플라잉 버스터 7권 - 목 차 - 1장 진의 사랑? 2장 데이트? 3장 루네는 나의 주인님? 4장 데스티니, 모든 빚 다 갚다. 5장 병문안 6장 증폭석 7장 프렌시아 8장 트리네아 경매장 9장 서바이벌 10장 폭주 11장 파멸 에필로그 작가후기 === 1장 진의 사랑? === "아아악!" 난 소리를 질렀다. 왜냐고? 나의 검(?)이 실종됐으니 말이다. 물론 내 거라고 우기는 이유가 있다. 세 개의 신급 아이템은 형제다. 그중 두 명은 내가 데리고 있다. 그럼 자연스럽게 나머지 한 개는 내 거라는 결론! 누가 그런 결론을 만들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풍문에 떠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뭐. "그나저나 지크라이트에 대한 단서가 아무것도 없다니..." 란젠 형이 열심히 알아봐 주기는 하는데 아무런 단서도 없단다. 그저 누가 먼저 앞장서서 삽질한 것들의 모습만 발견해 낼뿐이다. 헉! 설마 나보다 먼저 누가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 찾은 거 아냐? 설마, 설마?! 그건 안 된다! "으악!" 난 그대로 내 머리카락을 붙잡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된다. 그게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다니! 그런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 그런 것 같다만? 왜 그런 거지? 하아, 그만 생각하자. 하면 할수록 머리 아프니까 말이다. "난 나가 보겠다." 그때 진이 갑자기 한마디 내던지고 나가 버렸다. 난 그런 진의 모습에서 뭔가 냄새를 맡았다. 한마디로 수상한 냄새랄까? 그때였다. - 냄새가 나는데? 그때 홀락이 냄새 난다고 말한다. 그래, 너도 나랑 같은 생각이구나. 지금 나랑 홀락이 이러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때문이다. 진이 매일 어딘가로 출근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일주일 전 부터였나? 항상 오후 3시경이믄 어디론가 나간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히 나가고 있다. 언제나 레나 옆에 달라붙어 있는 옵션 같은 진 사마였던 만큼 가히 충격적인 모습이다. 그 순간 홀락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 주인, 따라가자.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뭔가 나와, 확실히. "그래, 뭔가 나올거다. 무언가가...." 난 그 말과 함께 그대로 쪼르를 진을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최대한 안 들키게 조심하면서 말이다. 충격이었다. 난 믿을 수가 없었다. 진이, 진이... "미쳤나 봐." - 응, 심히 미쳤네. 나와 홀락은 몰래 뒤따라가다가 정말 못 볼 것을 봤다. 아니, 봐서는 안 되고, 보면 눈이 썩어(?) 들어가는 장면이랄까? 그건 바로 진이 '꽃집'에 들어간 거다. 이게 말이 되냔 말이다! 진이 꽃집이라니, 차라리 지나가던 똥개가 꽃집에서 응가싸는 게 더 멋있다(?). 아, 너무 충격적이다보니 횡설수설하는구나! 그만큼 진의 저런 모습은 생각지도 못했고, 생각하면 꿈에나타나 악몽이 될 정도로 끔찍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였다. 터벅터벅. 진은 꽃집에서 장미 한 다발을 들고 나타났다. 난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외쳤다. "마, 말도 안 돼!" 꽃집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저 인간이 미쳤다고 생각하는데, 꽃집에서 장미 한 다발을 사 가지고 나오다니! - 주인, 어서 따라가야지! "그, 그래야지." 난 너무나도 큰 충격에 말까지 더듬었고, 잠시 후 다시 살금살금 진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이제 뭐가 나올지 무섭다(?). "홀락, 꿈은 아니겠지?" - 응. 난 홀락의 말에 계속해서 눈을 비비며 바라보았다. 하지만 내 앞의 모습이 절대 환영이 아니라는 듯 아주 뚜렷하게 보인다. 진 사마가 어느 한 여인과 앉아 있다. 대충 나이는 18살 정도로 우리와 동갑, 즉 진과 동갑으로 보이는 소녀다. 그리고 한 미모 하는 관계로 남자들한테 인기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4대 미소녀 분에게는 비교도 안 되지. 아 참,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진이 그 소녀에게 장미꽃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소녀는 고맙다면서 받고, 그 얼음 땡땡이랑 즐겁게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간간히 진의 응답(?)도 들려온다. 허! - 주인.... "왜?" - 진, 쌍둥이 있남? "없는데." - 저게 진짜 진임? "그러게 말이다." - 미쳤다! "동의." 홀락과 난 여자에게 꽃다발도 주고 이야기도 하고 있는 진을 지켜보면서 말했다. 절대 진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절대 말이다. "그나저나 재진이도 여전하네." "....." "그 과묵함. 그래서 내가 너 좋아했잖아. 헤헤." "민아도 마찬가지다." "고백?" "....." "헤헤." 그때 두사람의 미묘한 대화가 들려왔다. 이것으로 봐선 저 두 사람이 안 지 꽤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레나라면 알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알려야 한다. 모두에게! "네?!" "마, 말도 안 돼!" "호오!" "믿을 수가 없다." "하하하, 이거 참...." 나의 보고에 모두 경악하고 있다. 그래, 당연한거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지. 진이 한 여인과 음란(?)하게 놀다니! 정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거야. 저질 자식! "레나야." "네?!" 그때 자기 오빠의 변태적인(왜 여자를 만나는게 변태적인지 이유 따위는 없음. 단순히 진이 자신에게 짐승이라고 한것에 대한 보복을 하고 싶을 뿐!) 모습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은 유리에게 난 말을 걸었다. 그래, 여동생 입장으로 그런 저질적인 진의 행동 보기 힘들겠지. 하지만 꼭 물어볼 게 있다. "혹시, 민아라는 사람 알아?" "아!" ".....?!" 내 물음에 그녀는 탄성을 질렀다. 그녀는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민아 언니, 어렸을 때 오빠랑 되게 친했던 언니에요." ".....!" "아마도 중2까지 같이 놀았을걸요. 하지만 오빠가 외국 가는 바람에..." "....." "아직도 기억나요. 항상 민아 언니가 놀러와서 오빠방에서 놀았는걸요." "뭐? 이런 불건전한 영혼 같으니!" "네?!" "아, 아니야." 내 말에 레나는 깜짝 놀랐다. 난 그런 그녀를 향해 웃으면서 안심시켜 줬고, 잠시 후 이를 갈았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짐승의 행동을 한단 말인가?! 도대체 말이다. 여기서 몇 사람은 지금 내 말이 이해 안갈 거다. 그래서 특별이 설명하자면, 진은 짐승이다. 그 이유는? 한 소녀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서 놀았기 때문이다. 이때 순수하게만 놀았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음란(?)하게 놀았다. 분명하다! 그런 주제에 감히 나 같은 순수한 남자에게 온갖 악평을 하다니! 으윽, 심히 열 받는구나. = 주인, 너무 오버 같은데? "뭐가?" = 단순히 주인이 너무 진한테 구박받으니까 기회다 싶어서 진을 짐슴으로 만들려는 모습이 보여서 말이야. "아니야!" = ..... "그럼 증거를 보여 주지!" 난 펜들의 이의 제기에 그대로 레나에게 다가가 물었다. "레나야." "네?" "방에서 놀 때 문 닫고 놀았어, 문 열고 놀았어?" "아마도 문 닫고 놀았을 거에요. 저희 집이 조금 쌀쌀한 편이어서...." 난 그 말(쌀쌀하다는 말은 귀에 안 들어온 데스티니)을 듣고 분개했다. 확실하다. 그런 거다! 난 곧바로 펜들에게 달려서 말했다. "들었냐?" = 들었기는 하지만. "저게 불건전하게 놀았다는 증거다!" = 어딜 봐서? "문 닫고 놀았다고 그러잖아!" = 그게 왜? "아니, 건전하게 놀 거면 문을 열어야지, 왜 닫아?" = 추우니까 닫았겠지. "아니야! 그 자식은 불건전한 행동을 하기위해 그런 거야! 이런 짐승만도 못한 자식! 으악! 그래 놓고 나를 모독하다니 오늘이야 말로 돌아오면 너의 그 짐승적인 모습을 제대로 공략해 주지." = 후우. 펜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든 진을 불건전한 인간으로 만들어서 자기 레벨급으로 만들려는 데스티니를 보고 말이다. 저런 열정을 다른 데에 쏟아 부으면 정말 최강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슨 일이지, 오염 물질 같은 존재?"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진은 들어오자마자 내가 자신의 방에 있자, 묵묵히 한마디 던졌다. 이제 그 별명도 오늘 이후로 끝이다! 후후. "진." ".....?" "난 알고 있어." ".....?" "너의 모든 걸 말이야." "무슨 개소리냐, 오염 물질 같은 데스티니." "후훗, 내가 이 말을 하고도 계속해서 그 명칭으로 부를 수 있을까? 이 음란하게 놀다 못해 짐승처럼 논 변태야!" "....." "다 알아." "....." "이런 초변태! 음란한 변태 자식!" 난 신나게 말했다.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그 치욕적인(?) 말들을 잊어버리기 위해... "증거 있나?" "....." "증거가 있나?" "즈, 증거는 없지만 네가 네 방에서 같이 놀았다면서?!" "그건 증거가 될 수 없다." "....." "그럼 난 쉬겠다. 가라." "....." 으악, 이럴 수가! 저 자식, 저딴 식으로 나온다 이거냐?! 증거 있냐고?! 허! 어이가 없다. 그렇다고 그냥 물러설 내가 아니다. 직접 그녀를 찾아가는거다. 진, 각오해! 너의 저질적인 모습은 샅샅이 밝혀내 줄 테니 말이다. 난 혈화의 도움으로 그녀가 있다는 곳을 알아냈다. 그리고 잽싸게 달려갔는데.... 짝! 좀 미묘한 광경이 보였다. 그녀가 한 남자에게 뺨을 맞았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에게 말이다. 그 남자는 잔뜩 독이 오른 모습으로 말했다. "개 같은 년이 그만 튕겨! 재미 없어." "저, 전 당신이 싫어요! 조,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요!" "허어! 그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석상?" "....." "나쁜 년, 내가 이렇게 잘해(?0 주는데 불만이야?" "....." "사람 성질 개 만들지 말고, 나랑 놀지?" "시, 싫어요." 짝! 그 순간 그녀는 다시 한 번 뺨을 세차게 맞았다. 그리고 내 머리는 퓨즈가 끊어졌다. 저런 개 싸가지 밥 말아먹은 자식이 있나!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때리고 지랄이야, 이 개자식이! 우욱! 난 욱해서 그대로 그 자식을 살며서 그어 주려고 했는데, 그때였다. "그럼 그 목상 같은 놈을 죽여 버리면 되나?" "아, 안 돼요. 채진이는!" "그럼 나랑 데이트해." "....." 저기요, 여기서 질문 하나 하는데요, 당신이 무슨 수로 진 사마를 죽입니까? 그 괴물에다가 완전 헐크인 진 사마를 말입니다. 그리고 저분은 설마 채진이 자식이 '진'이라는 이름을 쓰는 줄 모르는 건가? "아, 알겠어요, 그러니 채진이한테는 손대지 말아 주세요." "크크! 말귀를 이제야 알아듣네. 내일 이 시간까지다. 나랑 데이트하는 거다." "....." "알았나?" "약속을 지켜 주세요." "알았어, 개년아. 네가 좋아하는 남자 놈은 안 건들지. 크크!" "....." 그 말과 함께 여자는 고개를 숙였다. 난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그러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오늘도 향기로운 피 냄새가 나려나?!" 한편 그녀가 사라지자, 그녀를 막 대하던 남자는 부하들에게 말했다. "그 개새끼 당장 죽여." "네, 도련님." "아, 젠장! 거지 같네. 내가 미르티나 후작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 개새끼, 다시는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해주지." 흐음, 한마디로 그분이시구나. 선택받으신 분! 전에도 언급했지만 히든카드랑 비슷한 종류로, 처음부터 절대적인 유리한 조건 속에서 태어난다는 귀족이 있다. 저 사람이 아마 그 귀족 신분 같다. 미르티나 후작의 외동아들로 태어났으니 이런 싸가지 없는 행동도 가능하나? 뭐, 그것보다 내가 가만있을 수는 없지. "정의는 아름다워요. 호호호!" "....." "....." "....." 그때 갑자기 들려온 나의 멋진(?) 대사를 듣고, 그들은 감명을 받은 듯하다. 난 최대한 폼을 잡으면서 말했다. "정의의 용사라고 합니다." - 풋. 뭐냐, 홀락! 왜 비웃는거냐?! 난 홀락의 비웃음에 살짝 심기가 뒤틀렸고, 그때 그 미친놈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이건 웬 또라이냐?" "난 정상인데?" "하아, 미치겠네? 지금 내가 누군 줄 알아?!" "별 관심 없어." "이런 개새끼가!" 욕 좀 그만 하지? 듣는 사람 기분이 좀 미묘하다? 그때였다. "저 개새끼 당장 죽여!" 그러면서 그 인간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난 그 말에 웃으면서 말했다. "네놈 때문에 오늘 미르티나 후작인지 하는 곳은 확실히 지워지겠군. 후훗." 다시는 네가 권력 가지고 까불지 못하게 말이야. 물론 넌 이 시간부로 이 게임 접속 불가다. 다시 살아나면 혈화 부하들이 널 먼저 죽일 거니까 말이다. = 항상 투덜거려도 역시 진을 도와주는군. 주인 "별로 도와주고 싶지 않은데." = ..... "그냥 단순히 그 새끼가 마음에 안 들어서 말이야." = 그, 그런거야?! "그런 거지." = ..... "내가 할 짓 없이 남의 연예 사업에 행복을 주겠니?" = 그, 그건 그렇지만.... 지금 내 밥그릇도 제대로 안 챙겨지는데, 남의 연애 사업에 신경 쓸 여력은 없다. 절대 말이다. "저, 저기, 채진아." "왜 그러지?" 민아의 말에 진은 감각 없이 말했다. 그리고 그런 진을 보고 민아는 곤란하다는 듯 잠시 머뭇거렸다. 그녀는 굳게 입을 다물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저, 이 마을 떠나면 안 될까?" "....." "미, 미안. 그러니까 이상한 의미는 아니고..." "....." 그때였다. "야, 야! 너 들었냐?" "뭐?" "미르티나 후작네 완적 개박살 난 거." "아아, 들었어. 랭킹 1위 데스티니가 그랬다던데?" "응, 원래 그 집안 싸가지 없는 거 알아주잖아. 특히 자식놈이 완전히 싸가지를 밥 말아먹었는데, 속이 시원하다." "아무래도 데스티니 성질을 건들였나 봐?" "뭐, 그렇겠지." "그나저나 그 후작이 속한 제국에서는 어떤 반응이야?" "어떤 반응이기는, 입 다물고 버로우지, 뭐." "크크! 정말 아무리 봐도 데스티니 그 존재는 괴물이라니까." "동의, 동의." 두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민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녀는 잠시 후 진을 보더니 화사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방금 전 말 잊어." 하지만 이런 이상한 행동을 진이 놓칠 리는 없었다. "....." "왜, 왜?!" 갑자기 나를 빤히 쳐다보는 진의 모습에 난 경계의 몸짓을 했다. 눈빛이 심히 불건전하다. 진은 조용히 말했다. "다 알았다." "응?" "민아가 강제로 미르티나 후작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았고, 내 목숨을 담보로 승낙했다는 것까지." "어, 어라? 그걸 어떻게...." "혈화에게 물으면 된다." "....." 참, 혈화 씨도 별걸 다.... 아니, 그런데 이 녀석은 왜 나를 이렇게 쳐다보지? "근데 갑자기 왜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거냐? 설마 내가 너무 정의로워서 감동한 거냐? "절대 아니다." "....." 진 사마는 정색하면서 말씀하신다. ㄱ,렇게 정색하면 물은 내 입장은 어떨까요? 흐흑. 진은 여전히 무표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단순히 네놈이 오염 물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 허! 한마디로 내 별명이 사라지는 거냐?! 크아악! 드디어 나에게도 저질적인 별명이 사라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넌 짐승 수준이었다." "....." 저거 칭창인 게냐?! 뚜벅뚜벅. 그 말과 함께 진은 나가려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짐승 수준이었다니! 이게 칭찬 같기는 한데, 뭔가 칭찬이라고 하기에는 미묘한 단어... 정말 환장하겠네. 아, 맞다. 그것보다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 했었지. "야, 진!" ".....?" 내가 부르자, 진은 고개를 돌렸다. 난 그런 진에게 웃으며 말했다. "민아라는 아가씨랑 잘해 보라고." "....." "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너도 그 아가씨 좋아하지?" "....." 그 말에 진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난 그런 진에게 안심을 시켜 주려고 정말 건전한 마음으로 말했다. "앞으로 레나는 절대 안전하게 보살펴 줄 테니 걱정 말라고." "네놈의 목적은 그거였냐?" "으응?" "단순히 내가 레나에게 떨어져 나가기를 바란 거냐?" "무, 무슨 소리야? 난 진심으로 레나 신경 쓰지 말라고 순수하게 말한 건데." "....." "지, 진짜야!" "역시 너는 짐승이 아니다. 오염 물질이야." 쿵! 그 말과 함께 그는 사라졌다. 으악! 뭐야?! 왜 남의 순수한 마음을 이렇게 나쁘게 받아들이는 거냐! = 그건 주인의 과거를 생각해 보면 알지 않을까? 그때 펜들이 나타나서 한마디 했다. 그리고 난 곰곰히 과거를 생각해 봤다. 그랬더니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과거들이 휙휙 지나간다. 그리고 곧바로 수긍했다. 쳇! === 2장 데이트? === "크크크!" 게르니아는 음침하게 웃었다. "이제 드디어 '그것' 이 완성된다. 자신이 절대 데스티니에게 지지 않게 만들어 줄 그것이 말이다. 이것만 완성된다면, 데스티니가 자신을 이길 확률을 0%다. 무엇보다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가 자신의 손에서 빛나고 있었으니까. 세상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을까? 그건 아주 옛날에 제라스 데이트 사건때 언급했다시피 남의 데이트를 지켜보는거다. 물론 평범한 데이트 따위는 재미 없다. 만약 그 상대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면? 절대 평범한 데이트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아주 서프라이즈 하고 뭔가 입질(?)이 오는 그런 데이트를 할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 대상이 특히 진이라는 분이라면 말이다. 그리고 제라스와 진의 성격이 비슷해 보여서 비슷한 데이트가 나올 것 같은데, 아니다. 제라스와 진은 공통점이 있지만, 무지 다른 점이 있다. 공통점은 방금 말했다시피 둘 다 무감각, 무표정, 얼음땡이라는 거고, 다른 건 제라스는 언어가 잘 통하지 않지만 진은 그나마 대화가 통한다? 즉, 여자 쪽에서 유혹하면 뭔가 미묘한 이야기가 충분히 나온다는 것이다. 제라스는 대화 자체가 안 되니 절대 불가지만, 진은 가능하다는 거지. 크크! - 주인 좀 건전한 예는 없는 거야? "....." - 난 이런 주인이 실망스러워. "네놈한테 그런 개소리를 듣는 건 사절이다." - ..... "그리고 내가 이러는 건 진 저 자식도 남자 본능이 있다는걸 밝히기 위해서지." 그렇다. 진 자식은 자꾸 날 이상한 놈 취급하는데, 현장을 덮쳐서 너도 당해 봐라 하는 게 지금 내 심정이다. 그리고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레나를 보호해 준다니까 나를 단숨에 오염 물질로 만드는 저놈의 행동이 괘씸해서라도 반드시 범죄(?) 현장을 잡고 말겠다는 것이 내 의지다. - 주인, 유치하다. "닥쳐! 이건 유치한 게 아니야!" - 그, 그럼? "예술(?) 이야!" - ..... "난 지금 예술을 하고 있는 거야!" - 남 데이트 지켜보면서 어떻게든 비리를 캐내려는 주인의 모습이 어딜봐서 예술인데? "넌 몰라, 이 예술을." 그래, 모를 거다. 이건 나만의 예술이니까. 자자, 진 군, 난 기다릴 거네, 자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짓을 하기를 말이야. 크크! 은근슬쩍 손이라도 잡겠지? 저 자식도 남자니까! 뭐냐! 저 자식, 남자 아니야?! 난 어이가 없었다. 진과 여자 친구는 어느 한 카페를 향했다. 아니, 향하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중요할 뿐이다. 분명 내가 봤을 때, 저 둘은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분명 둘 다 알고 있을 거고 말이다. 그럼 당연히 남자 쪽에서 은근슬쩍 여자 손 잡는 게 예의(?)가 아니란 말인가? 그런데 손을 잡기는커녕 일정 거리를 벌려 놓고 걸어간다. 이건 충격이다. 충격이야! 그리고 카페에 횅하니 들어간다. 이런 제길! 그 순간 사람 허파 뒤집어지게 하는 홀락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 역시 진은 아무리 봐도 주인하고 달라. "무슨 의미냐, 홀락?" - ..... "너의 한마디에 의해 너의 목숨이 결정될 테니 잘 말하렴." - ..... 안 그래도 저 자식의 너무 깨끗해 보이는 이미지로 인해 기분이 찜찜한 나에게 홀락이 시비를 건다. 그리고 그 말에 홀락은 재빠르게 답변했다. - 에, 그러니까... 한마디로 진은 바보?! "....." - 저런 때는 과감히 스킨십을 해야한다고! 그게 바로 남자라는 거지! "그럼, 그럼." - 저런 미미한 자세는 여자들에게도 상처야! "네가, 뭘 좀 아는군." 손 정도는 잡아줘야 한다. 그리고 나란히 걸으면서 하는게 바로 데이트의 로망! 하지만 진은 그런 데이트의 로망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한편 카페에 들어간 진과 여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여자가 이야기를 하고 진이 고개를 간간히 끄덕이는 정도다. 저런 남자가 어디가 매력이 있다는 거냐! 제갈, 뭔가 짜증 나는구려. - 앗, 주인! "왜?!" - 저, 저기 봐! 주, 죽여! ".....?" - 오른쪽! 오른쪽! ".....?" 난 갑자기 지랄 발광을 해 대는 홀락의 말에 따라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거기에는 말 그대로 죽이는 광경이 있었다. 한마디로 내 불타는 심장을 죽인다고나 할까? 키 173cm 정도에 푸른색의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상의도 거의 몸이 다 드러날 정도의 티셔츠 하나만을 걸치 채 길을 걸어가는 한 미녀가 있었다. 나이는 20대 초반 정도? 그리고 몸매가 완전 S라인이다. 오오! 주, 죽인다! - 주, 주인.... 주, 죽이지?! "그, 그렇구나!" 사실 레나와 혈화도 한 몸매 하지만, 루네의 몸매가 약간 더 좋다. 한마디로 환상적인 몸매랄까? 하지만 바로 내 앞에 있는 저분은 루네의 몸매와 용호상박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슴, 히프, 다리의 삼박자가 완벽하다. 물론 얼굴도 한 미모 하지만, 루네에게는 밟혀 죽는 수준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몸매 하나는 정말 예술이다. 모든 남자가 한 번쯤 뒤돌아보게 할 정도로.... "....." - 주, 죽여! 오오! 막 흥분돼! "....." - 미, 미치겠는데?! 완전 벗었잖아?! 그래, 완전 벗었다. 사실 몸 위에 걸치기는 했지만, 거의 벗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에 이상한 걸 좋아하는 남자들은 여자들의 올 누드에 환장하지만, 나이 좀 들어 봐라. 그게 아니다. 오히려 자극적인 '보일락 말락' 이 더 흥분된다는 거지! 나이 든 자(18살밖에 안 됐음)만이 안다. 그러니 저 모습이 경력 쌓인 분들에게는 더 흥분된다는 거다! - 아아, 미치겠어! "동의한다." 난 거의 무심코 그 말에 대답하고 말았다. 그 순간, 그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누구랑? 나랑 말이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싱긋 웃었고, 잠시 후 내 쪽으로 오신다. 어라? 설마 몸매 좀 봤다고 뺨이라도 때리려고?! 헉!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당황했다. 그때였다. 그 여자는 내 앞에 서더니 싱긋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제가 마음에 들어요?" "네?" "제가 맘에 드냐고요." "무, 물론이죠." 사실 '아뇨' 라고 대답하기는 그렇고, 잠시지만 진하게 바라본 것도 있어서 그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내 대답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그래요? 저도 그쪽이 맘에 드는데." "....." "우리 데이트할까요?" "데, 데이트요?" "설마 거절하지는 않겠죠? 여자쪽에서 이러는데 말이죠. 후훗." 그러면서 그녀는 갑자기 팔짱을 꼈다. 그리고 너무나도 당황하는 나를 강제적(?)으로 끌고 가며 말했다. "당신 같은 미남자가 전 좋거든요." "....." 이게 바로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지면서 헤드 스핀 100바퀴를 돈다는 그 기적 같은 미묘한 상황일까?! 난 분명히 처음에 진을 추격했다. 그 이유는 바로 진도 남자라는 걸 내 눈으로 보고 약점을 잡기 위해서였지. 하지만 지금까지의 작전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렇지만 갑자기 일어난 이상 현상 하나가 있었다. 어떤 한 몸매 죽이는 미녀가 내 앞을 지나갔다. 그리고 그 미녀는 내가 마음에 든단다. 그러더니 강제로(?) 팔짱을 끼더니 나를 끌고 갔다. 그 순간 하필 카페에서 나온 진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영어로 풀이하자면, '아임 유어 직선' 이라고 표현도 하지! 어찌 됐든 진과 나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진은 나를 벌레를 보는 표정으로 보더니 데이트를 하고 있던 여자를 안쪽으로 가게 하고 내 앞을 가로 막았다. 그리고 가 버렸다. "....." "뭐 해요?" 그때 나를 유혹한 그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가 물었다. 난 그런 그녀를 보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저, 저 바쁜 일이...." "....." "하하하, 즐거웠어요!" 그러면서 그대로 뛰어갔다. 난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진 사마를 향해 웃으면서 물었다. "피곤하셨죠?" "....." "목욕물 준비할까요?" "....." "아님 식사라도?" "....." "원하시는 거 말씀하세요, 진 님." 나는 아주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말했고, 그말에 진은 단 한마디만을 내뱉었다. "말할 것이다." "....." "너의 그 짐승 같은 행동을 모두." 그러면서 나를 지나간다. 그러자 난 그대로 쫓아가 진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고는 변명을 시작했다. "지, 진짜 오해거든?" "....." "난 그 여자랑 정말 모르는 사이고...." "한마디로 모르는 사이인데 팔짱까지 꼈군." "아, 아니, 그러니까...." "....." "에, 뭐라고 해야 하나?" 진의 한마디에 나는 무지 당황했지만, 금세 안정을 취한 뒤 말했다. "그러니까 내 말 좀 들어 봐! 진짜 오해라는 건 그 여자가 갑자기 막 거의 벗은 채로 내 앞을 지나가는 거야! 그래서 살짝 본 거지. 진짜 살짝 봤거든? 정말 살짝('살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 나타나자마자 계속 봤음) 봤어." "....." "그런데 그 여자랑 나랑 정말 우연치 않게 눈이 마주친 거야. 하하하! 하필 내가 살짝 봤을 때 마주치는 기묘한(계속 보고 있었으니 맞을 확률이 상당히 높았음) 상황?" "....." "그런데 갑자기 그 여자가 다가오더니, 나보고 데이트를 하자는 거야." "....." "당황스럽지? 나도 당황스러웠어! 하지만 난 여자에게 상처를 주는 거 싫어하는 남자잖아. 너도 알지? 잘 알지?" "모른다." 어이, 모른다고 답변하면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합니까? 하지만 이 정도 난코스는 예상했다. 흔들릴 내가 아니다! 난 침착하게 다시 한 번 말했다. "하지만 상처 주기는 싫어도 갑작스러운 그런 대시에 넘어가는 내가 아니잖아?!" "....." "그래서 거절하려고 했어. 그런데! 자기 데이트를 승낙 안하면 자결하겠대!" "....." "잘 생각해 봐. 여자한테 상처 주기 싫은 내가 그런 소리를 들어봐. 어떡해? 말 그대로 잡힌 거야! 그래서 그 상황이 연출된 거라니까." "....." "믿어 줘!" 약간(?)의 구라는 첨가되어 있지만, 그런데로 진실도 첨가 되어 있다. 그러니 완전 거짓말은 아니라는 거다. 나를 바라보던 진은 무감각한 어조로 물었다. "이제 다 한 건가?" "으응?" "변명 말이다." "....." "들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해라. 그럼 난...." "저, 저기, 진...." "특히 혈화와 루네에게 반복해서 말해 주지." 헉! 루네라면 모르는데, 혈화는 100% 토라진다. 100% 말이다! 안 돼! 혈화의 귀로 들어가면.... 난 그런 생각과 함께 그대로 앞으로 가는 진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고는 그의 등 뒤에서 그대로 안아 버렸다. 그러고 나서 애절하게 말했다. "진 사마! 우리, 말로 해요!" "놔라." "진 사마, 이건 아니잖아요?! 이건 아니에요! 난 항상 진사마만 생각한다고요." "놔라." "진 사마!" 난 절규했다. 그 순간이었다. "에에?" "....." "....." 마침 그 광경을 엘레니아 누나가 우연히 보게 되었다. 내가 진의 등 뒤에서 진을 꼭 껴안은 모습을 말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타인이 보면 상황이 좀 미묘한 것 같기는 하다. 어느 한 남자가 떠나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남자를 말리기 위해 한 남자가 뒤에서 붙잡는다. 이건 게이 소설에나 등장할 만한 저질적인 장면? 컥! 엘레니아 누나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두 분 사이가 그런 줄은 전혀 몰랐어요." "아니거든요?" "헤헤! 데스티니, 괜찮아. 금단의 사랑도 아름다워." "진짜, 누나, 오해하지 마세요. 여기에는 깊은 사정이 있으니까요." ".....?" 젠장, 오늘 따라 재수 더럽게 없다. 난 다행히도 타협했다. 엘레니아 누나의 오해는 풀었고, 진과의 평화 협정(?)도 맺었다. 사실 진과의 평화 협정이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내가 우연치 않게 말한 한마디로 평화 협정이 이루어졌다. 그건 바로, 있는 힘껏 100% 사귀게 해 준다는 조건(사실 진의 성격상 이런 조건을 받아들일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물론 둘 다 지금 미묘한 분위기 흐르는 중이어서 조금만 입질해 주면 확실히 성과가 온다. 하지만 분명 난 진도 짐승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어느새 진 사마의 연예사업에 끼어들게 되었다. 빌어먹을! - 주인, 분명 주인 목적은 이게 아니잖아?! "나도 알고 있어. 제길." - 불쌍해, 주인. "으윽, 빌어먹을!" 하필 그 몸매에 잠시 휘청거린 내 자신이 밉도다! 그 정도는 참아 내야 했는데, 으아악! 그것때문에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된 거다. 도리어 내가 인질이 되어 버리다니.... 이렇게 슬픈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했다. = 그나저나 주인, 무슨 수로 100% 사귀게 할 거야? 펜들의 한마디가 내 가슴에 콕 박힌다. "....." 난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걸 내가 어찌 아냐? 그냥 그 순간에는 위기 상황이다 보니 막 나오는 대로 말한 것뿐인데..... 으아악! 100% 사귀게 하는 방법이라니! 물론 그 여자가 진에게 호감 있는 건 안다. 하지만 잘못 건들었다가는 그 호감도 비호감으로 추락하는 건 금방일 거다. 그러면 가망성은 제로다.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가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나의 찬란한 인생을 위해서. "룰루랄라!" 그때 뭐가 그리 즐거운지 흥얼거리는 제킨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난 눈을 번쩍였다. 제킨이라면?! "에, 그러니까 데스티니 님 말로는 지금 진 님이 누구에게 고백할 건데, 100% 성공하는 방법을 말하는 건가요?" "그, 그런 거야!" "그리고 그 여성분은 진 님에게 호감이 있는 듯싶고요?" "그렇지!" "그럼 쉽잖아요?" "너한텐 쉬울지 몰라도 난 어려워." 내 연예 경험 무. 이런 내가 잘못 건들여서 사이, 안 좋아지면 그 뒷일은 어떻게 감당해?! 그대로 나의 모든 것이 밝혀질테니 말이다. "그런가요? 상당히 쉬운데 말이죠. 일단 호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손쉽게 잡을 수 있다는 거니까요." "그, 그래?" "네, 그렇죠. 100% 가능합니다!" "오오!" 난 제킨의 말에 눈을 번쩍였다. "근데 그 방법이 뭔데?" "간단해요. 깡패와 영웅이요." "....." "왜요?" "저기, 제킨...." ".....?" "그건 너무 구식이다 못해 진부한 방법이 아닐까?" 깡패와 영웅이라니, 이 진부한 설정으로 가능할 리는 없을텐데 말이다. '깡패와 영웅'은 모든 대국민들이 알고 있는, 여자들을 쉽게 사귀기 위한 방법이다. 대부분 알 거라고 믿기에 간단하게 말하겠다. 깡패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깡패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나타나서 껄떡댄다. 그리고 그 순간 나타나 바람처럼 상대방을 제압하는 주인공. 그와 함께 주인공의 호감도는 급속도로 상승한다. 하지만 이 작전 자체가 국민 작전이고, 너무 표가 많이 나다 보니 요새는 거의 안 통할 텐데?! 한편 그런 내 질문에 제킨은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그냥 깡패와 영웅은 아닙니다." "그럼?" "그 2부 격이죠." "....." "한마디로 업그레이드 판? 진화하는 겁니다, 작업도." 그런거냐? 작업도 진화하는구나! 처음 알았다. 그리고 무섭다. 작업도 진화하다니, 허! 이런 말도 안 되는.... 그때 제킨은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말했다. "하지만 이 작전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단점?" "네." "그게 뭔데?" "깡패 연기하는 사람이 진짜 개 패듯이 맞아야 해요." "....." "항상 이 작전이 소용없게 되는 경우가 자기 친구들이 깡패 역활을 하다 보니 거의 어설프게 패는 연극을 해서 들키는 거죠. 하지만 그 깡패를 죽도록 패면 그 누가 친구라고 생각할까요?" "그, 그건 그렇다만...." "그리고 진 님 성격상 깡패 처리하고 대사 한 번 날려 주면 상당히 폼 나죠." 그건 인정한다. 그 자식, 개폼 하나는 끝내 주니까. 제킨이 말했다. "예를 들어, '그녀에게 해를 입힐 존재라면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 낼 것이다' 라는 대사?" "....." "남자가 듣기로는 상당히 거슬리지만, 여자들은 그런거에 또 환장하죠." "참으로 자세히 아는구나." "많은 연구를 거듭했거든요." 그래, 너 잘났다. 하지만 거슬리는 게 있다. 진짜 죽도록 맞으라니, 그건 좀.... "100% 성공입니다." 물론 해야지. "그러니까 치근덕 거리는 너를 마구 패면 된다는 거냐?" "뭐...." "좋은 작전이군." "....." 개뿔이! 좋기는 뭐가 좋은 작전이냐! 나만 골병드는 작전이지! 사실 이런 미친 짓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진에게 약점이 잡혀 있는 난 잠시의 고통으로 정신적 고통이 사라진다면 이 길을 선택하겠다. "그리고 네놈이 말한 대사를 하면 되는 거냐?" "그렇지, 뭐." "알겠다." 진은 진짜 고백하려는지 사뭇 진지하게 내 말을 듣는다. 저런 모습 처음이다. 그만큼 그녀에게 호감이라는 게 있는건가? 혹시 그녀 때문에 다른 여자들한테 눈길 한 번도 안 준것일 수도.... 뭐, 그거까지는 내가 알 필요 없는 일이니까. 난 이제 맞으러 가야지. 흐흑! "어이, 아가씨! 좋은데?" "네?!" "몸매 죽이잖아?" "....." "이 오빠랑 키스할까?" 난 올백으로 머리를 만들고 얼굴에 반창고 몇 개 붙이고, 껌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열심히 건달 역활을 했다. 진짜 열심히 말이다. 그리고 그런 내 반응에 그녀는 무척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그 순간이었다. 퍽! "으악!" 난 진의 가벼운 주먹 한 대에 날아갔다. 아프다. 흑! "채, 채진아." "저놈은 뭐지?" "자, 잘 모르겠어." "아니, 이 개 거지같은 놈이!" 난 그러면서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상상에 맡기겠다. 진, 나쁜 놈! 치사한 놈.... 참고로 진의 그 대사에 완벽히 뻑 간 그녀는 연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왜냐고? 나 더럽게 많이 맞았거든. "....." 흐흑! 뭔가 서럽다. 내가 도대체 뭔 잘못을 했기에 마루타가 돼서 이렇게 맞아야 하는 거냐! 크아악! 그때였다. "오, 오빠!" "레나야...." "고마워요." "응?" "저희 오빠를 위해서 노력하신 오빠 이야기, 제킨 님한테 다 들었어요." "....." "그렇게 맞으시다니, 그리고 오빠도 참...." 그러면서 진을 약간 원망하는 어투로 말하더니, 내게 치료마법을 걸어 주었다. 아, 너무 황홀하구나! "정말 고마워요, 오빠." "괘, 괜찮아." "아니에요. 정말 고마운걸요." 고마워하면 안 되는데, 나는 엄연히 나의 그 암흑적인 장면을 덮으려고 했을 뿐이니까. 절대 진을 도와주겠다는 순수한 마음 따위는 0.1%도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죽도록 쳐 맞는 건 더 사절이었고 말이다. "오빠...." "응?" "아...." 그때 레나가 할 말이 있는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살짝 넘어졌다. 그 때문에 난 레나를 잡으려고 했는데, 그게 하필 어떻게하다 보니 미묘하게 되어 버렸다. 지금 레나는 침대에 누워 있고, 난 그런 레나 위에 어슬프게나마 올라가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갑자기 공기가 미묘해진다. 이건 뭔가 한 건 쳐야 하는 거다. 그래야지만 이 미묘한 공기가 사라질 거야. "....." 질끈. 그때 레나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더니 그대로 눈을 감아 버린다. 레나? 이, 이건 설마! 으악! 미쳐 버리겠다. 크아악! 난 마구 아드레날린이 솟아 올랐다, 하지만 아니다. 이건 아니야! 이건 범죄(?)야!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레나의 위에서 다급히 내려오려고 했다. 그리고 이 장면이 만약 누군가에게.... "....." "....." 보이기라도 하면.... 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비이 보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최악의 상대에게는 아니라는 거다. 루네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데스티니가 레나 덮친다." "아, 아니야!" "헤헤헤." 이번에는 루네냐?! 으악! 인생 왜 이래?! === 3장 루네는 나의 주인님? === 아, 이럴 수가! 난 진정 누군가에게 저주를 받았단 말인가? 아니면 나의 불건전한 마음(진의 약점은 캐내는 것)이 만들어 낸 화란 말인가! 처음에 진과 이야기를 잘 끝나고 레나와의 스킨십, 여기까지는 무지무지 좋았다. 하지만 다음에 일어난 일은 악몽이었다. 즉, 실질적이지는 않지만, 내가 나를 덮치고 있는 걸 루네가 봐 버린 거다. 그 이후, 루네는 나를 보고 실실 웃는다. 난 저 웃음의 의미를 알아. 언제든지 진에게 이 사실을 말하겠다는 거지. 그리고 만약 이번에 이 소식이 진에게 들어가면 진짜 뭔가 일 난다. 저번 같은 경우는 내가 덮치는 경우가 아니어서 약했지만(?), 이건 엄연히 내가 덮치는 장면이었다. 아무리 봐도 말이다. 내가 위에서 레나를 깔아뭉개고(?) 있었으니까. 이 무슨 재앙인가! "저기...." "응, 루네." "헤헤." 난 루네가 부르자, 후다닥 그녀에게 다가갔다. 뭔가 미묘하기는 하지만, 난 평화를 좋아하니까. 한편 달려온 나를 본 루네는 갑자기 내 엉덩이를 툭 쳤다. 툭! "....." "귀여워, 데스티니." "고, 고마워." "헤헤." "....." 이게 바로 여자 상사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기분?! 근데 기분이 왜 안 나쁘지? 단순히 루네가 초미소녀여서 그런 건가?! 역시 성추행을 당하더라도 미소녀한테 당하면 다른거구나. 아 참, 이게 아니라, 지금 이 광경을 뻔히 바라보고 있는 혈화 양이 문제다. 조금 고개라도 돌려 주면 감사하겠지만, 진짜 1초도 안 돌리고 나와 루네를 지켜본다. 부담되게.... 그때였다. "데스티니, 우리 데이트할까?" 루네는 무지무지 큰 소리로 말하고 있다. 모두 다 들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ㅅ리에 반응해 등에 식은땀이 날 정도의 어마어마한 살기. 귀여운(?) 살기로 봐서 혈화 양이다. 이런 귀여운(?) 살기는 혈화밖에 못하거든. 보통 같았으면 저런 루네의 부탁을 당장 거절했다. 혈화가 너무 째려봐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덮...." "덮밥이 먹구 싶구나? 하하하! 루네, 가자! 가는 거야!" "헤헤." 그러면서 난 재빠르게 루네를 이끌고 나갔다. 나가면서 루네는 혈화를 보더니 귀엽게 메롱을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혈화는 나와 루네를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흐흑! 혈화야, 오해야. 나, 낚인거야! "저기, 루네 양...." "으응, 데스티니." "지, 지금 이러는 건 좋지 않아." "뭐가?" "팔짱." "싫어?" "싫은 건 아니지만...." "그럼 됐잖아." 싫은 건 아니지만 뒤의 시선이 너무 따가워서 말이다. 루네가 내게 팔짱을 끼자, 당연하지만 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아주 잘 느껴진다. 거듭 말하지만, 난 정상적인 남자이기에 이런 것을 조금(?) 좋아한다. 하지만 이렇게 부담된다는 듯 말하는 건 내 뒤에서 날아오는 살기 때문이다. 너무 므훗한 살기다. 아마도 예상하건대 지금 내가 고개를 뒤로 돌리면, 그녀는 나를 죽일 듯이 바라보고 있을 거야. 확실해. 흐흑! 툭! 움찔. 그때 루네가 다시 한 번 내 엉덩이를 살짝 치면서 나를 성추행했다. 역시나 성추해당하는 것치고는 너무나도 즐겁다(?). 하지만 즐거움과 별개로 살기는 더욱 부풀려진다. 아주 진하게 말이다. 그 순간, 루네는 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더니 태연하게 묻는다. "어머나, 혈화, 어디 가는 거야?" "....." "설마 남 데이트 쫓아오는 거야?" "....." "그럼 안 되는데." "....." 혈화를 도발하는 루네와 부들부들 떠는 혈화. 그것도 잠시, 혈화는 다시 침착함을 찾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가는 길이 같을 뿐이야." "그래?" "그래." "그런가? 헤헤헤! 뭐 상관없지, 따라오든가 말든가." "....." 부들부들, 그 말에 혈화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혈화 양, 저는 억울해요! 진짜 단순히 재수 없게 낚여서 이모양인 거에요! 오해하지마요! 흐흑. 그 순간 갑작스러운 루네의 제안이 들려왔다. 그녀는 혈화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 아가씨야, 내가 음식이야! 절반 주게! 다소 충격적인 발언에 난 멍해졌고, 뒤이은 혈화의 대답은 나를 더욱 아프게했다. "됐어." 너무나도 쉽게 거절한다. 흐흑! 그런 혈화의 거절에 루네는 알았다는 듯 말했다. "응, 그럼 뭐 데스티니는 내가 다 먹어야지." 저기요, 자꾸 그런 불건전한 단어 좀 쓰지 마세요! 연약한 제 심장이 떨리잖습니까! 하지만 이런 내 마음도 몰라주고 루네는 나에게 찰싹 붙어서 스킨십을 마구 한다. 그리고 뒤에서 마구 증폭되는 살기.... 나 지금 행복과 불행 사이를 마구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저, 저기, 루네." "응?" "어, 어딜 갈거야?" 난 주저 없이 아무 데나 갈 수 없는 관계로 루네에게 말했고, 내 질문에 루네는 매혹적인 미소와 함께 말했다. "좋은 데." "그 좋은 데가 어디?" "무지 좋은 데야." "....." 하지만 난 왜 그리 좋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루네는 너무나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말했다. "데스티니, 남녀의 필수 데이트 코스 알지?" "그, 글쎄?" "아이, 알면서!" 그 말에 난 다급히 생각한 다음 대답했다. "여, 영화관? 식당? 카페?" 난 아주 평범하게 하는 데이트 코스를 불러 보았지만, 루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말했다. "더욱 화끈한 곳." "나, 나이트클럽? 난 미성년자야!" "나이트클럽 아니야." "그럼 어디지?! 도대체 어디를 말하는 거냐. 그때 루네가 갑자기 어느 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도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굳었다. "....." "저기...." "루, 루네." "응." "저게 어딜 봐서 남녀의 주 데이트 코스인 건데?" "요새는 저게 주 데이트 코스야. 아이 참, 데스티니도 너무 촌닭 같아." 컥! 촌닭이라니! 나름대로 신세대인 나에게 촌닭이라니! 루네, 너무해. 흐흑! 하지만 그것보다 지금 루네가 가리키는 곳이 왜 주 데이트 코스인지 모르겠다. 난 말했다. "저, 모텔이... 왜 연인들의 주 데이트 코스일까?" "주 코스니까 가야 돼!" "....." "헤헤헤." "저, 저기ㅡ 루네! 모, 모텔은 좀...." 난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 혈화를 힐끗 본 뒤 말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혈화야!" ".....?!" "내가 재미있는 거 가르쳐 줄까?" ".....?" "데스티니가 레나를 덮...." 헉! 루네가 혈화에게 한마디 하려고 하자, 그런 루네의 입을 막아 버린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저, 저기 들어가서 덮밥 먹을까?!" "....." "꺅(?)." 난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루네가 가리킨 문제의 모텔로 들어갔다. 진짜 이건 아니야! 혈화는 확실히 이상함을 느꼈다. 자신이 이렇게 뻔히 보는데도 루네 한마디면 마치 주인 모시듯이 사라지는 데스티니의 행동을 보고 눈치가 빠른 혈화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리는 없었다. 그녀는 솔직히 말해 여자 혼자, 그것도 미성년자인 자신이 연인들이나 출입할 법한 모텔로 들어가는 게 어색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루네와 데스티니가 같이 있는 모습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살짝 얼굴을 붉히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럽게 데스티니와 루네가 사라진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쿵!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소리가 왠지 모르게 무섭다. 모텔에 들어오자마자 지배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루네를 보더니 황금빛 열쇠를 넘겼고, 그걸 본 루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최상층에 있는 이 방으로 날 이끌었다. 아마도 그 점으로 보아 루네는 미리 준비한 게 분명하다. 철두철미하신 분 같으니.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허니문 침대! 믿을 수가 없었다. 실제 내 눈으로 저런 멋진(?) 침대를 볼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갖 멋들어진 장식에 원형으로 이루어진 허니문 침대.... 뭐, 뭔가 저것만 봐도 흥분이?! 루네는 그 허니문 침대로 가서 눕더니 유혹적으로 말했다. "이리 와, 데스티니." "....." "어서." "....." 그, 그래! 일단 이야기를 해야 한다. 루네가 봤던 광경은 오해라고 말이다. 그건 절대 내가 레나를 덮치는 게 아니고, 정말 어떻게 하다 보니 우연치 않은 그런 자세가 나온 것뿐이라고. 그렇지만 그 핑계가 살짝 말이 안 되는 게 사실 만화에서나 가능하지, 그런 미묘한 자세가 절묘하게 나오는 건 무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히 나왔다. 그렇지만 믿을 수 없는 사실이기에 내 설명이 먹히지가 않을 것이다. 흐흑! 그나저나 저 유혹적인 루네에게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난 속으로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워야만 했다. '훌라 훌라 훌라 훌라 쿠쿠쿠쿠쿠 카카카카 케케케케 부들부들....' 솔직히 의미 따위가 있는 주문은 아니고, 단순히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한 나의 발악이었다. 그렇게 주문을 외우면서 침대에 누워있는 루네에게 다가간 난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저, 저기, 루네...." "응?" "그러니까...." "데스티니가 레나 덮치는 장면은 오해였다고 말하고 싶은거지?" "바, 바로 그거야! 그건 진짜 오해걸랑?!" "아하, 그러니까 데스티니는 우연히 레나가 넘어지는데 그 걸 잡아 주려다가 우연히 레나 위에 그런 미묘한 자세로 있었다는 걸 나한테 말하고 싶은 거야?" "바, 바로 그거야!" 내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루네는 알아서 미리 다 말해 주고 있다. 루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 후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 "....." "왜 우연히 넘어졌는데 데스티니가 레나를 덮치는 장면이 아주 생생하게 내 눈에 들어왔을까." "....." "그리고 내가 그쪽 방면을 좀 잘 알아. 덮치는 자세 100점중 데스티니의 자세는 100점이었어!" 그래, 고맙다. 100점 줘서.... 그런데 덮치는 자세 100점은 좀 그렇다. 그런 100점은 반납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 순간 갑자기 슬픈 얼굴로 나를 바라보던 루네는 눈물을 한 방울 흘린다. 헉! "루, 루네, 왜 그래?!" "내가 그렇게 싫어?" "저, 절대 아니야!" 여자의 눈물을 최강의 무기라는 말이 절실히 실감 난다. 단지 눈물 한 방울이었지만, 무지무지 가슴이 아프다고나 할까? 그 순간 루네는 내 말을 듣고 갑자기 안 어울리게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쑥스러운 듯 말했다. "키스해 줘." "....." "방금 전 말이 사실이라면...." "....." "그렇지 않으면 방금 전에 한 데스티니의 말, 거짓말로 알거야. 날 죽도록 싫어한다고 알 거야." 헉! 이건 무슨 협박이란 말인가?! 이런 행복하다 못해 아름다운 협박은 다시없을 거다. 키스해 달라는 협박 말이다. 그것도 루네 같은 미소녀가 말이다. 하지만 저 말을 따르기는.... 으악! 그렇다고 무시하기에는 방금 전에 본 루네의 눈물이 상당히 거슬린다. 으악! 나 어째! "소, 손님!" "....." "거기는!" 우당탕! 그때 밖에서 무언가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난 이 소리를 누가 내는지 알고 있다. 후훗. "쳇!" 한편 혈화가 다가오는 소리에 루네는 언제 울었냐는 듯 표정이 싹 달라졌다. 설마 연기였음?! 난 점점 진보해 가는 그녀의 모습에 두렵기까지 하다.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그녀다. 정말 어떤 의미에서는 존경스럽다. 그렇게 지금 이 사건도 마무리 지어지려 할 때였다. 파지직! ".....!" "왜 그래, 데스티니?" 내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자, 루네는 의아해 했다. 난 그런 그녀에게 소리쳤다. "루네, 당장 나가!" ".....?!" "어서!" "왜 그래?!" "나중에 설명해 줄께! 부탁이야!" "아, 알았어." 갑자기 내가 고함을 즈리자, 루네는 어안이 벙벙해 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루네에겐 미안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파지지짓! 다시 한 번 이상한 기운이 솟는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다. 방금 전 스위트룸이었던 방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오직 발을 디딜 수 있는 땅만 있는 공간으로 말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 이상한 기운이 가득 찼다. 마나다. 아니, 마나라고 하기에는 그렇다. 마나의 기운에서 변질됐으니까. 그와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 어찌 보면 너무나도 반갑고, 어찌 보면 너무나도 짜증 나는 목소리다. "오랜만이지, 데스티니. 크크크! 그리고 무지 반갑고 말이야." "글쎄다." "난 무지 반가운데, 데스티니 너는 아닌 것 같군." "반가울 수도 있지." 이 500억짜리 자식아! 게르니아는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나더니 미소를 지었다.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 너와 나 마지막 이별을 해야 할 것 같군." "무슨 개소리냐?" "한마디로 너 아니면 내가 죽는다는 거지. 후훗." "....." 미안하네만 난 죽어도 부활한다. 후훗! "지금 이 공간이 무슨 공간인지 아는 건가?" "내가 어찌 알아?" "데스 네이진." ".....?" "내가 상당한 시일을 걸려서 만든 공간이지." "그래서?" "내가 네놈과의 싸움이 두려워서 피한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 "너는 유저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지고 있기에 죽어도 또다시 시간이 지나면 부활한다는 걸 알고 있지." "....." "그래서 난 네놈과의 싸움에서 힘 빼기 싫었기에 싸우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야. 이번에 네놈이 죽는다면, 넌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 뭐라고?1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믿든 안 믿든 자유야. 하지만 이 공간에 들어선 이상, 너의 목숨은 단 하나다. 크크크." 그 말에 난 급격히 긴장했다. 마, 말도 안 돼! 저 자식, 무슨 짓거리를 한 거냐?! 도대체 무슨 수로 단 한 번의 죽음이 영원한 죽음으로 이어지게 만든거지? 젠장! 그때 게르니아가 추가 설명에 들어갔다. "아, 참고로 이 공간은 너와 나, 둘 중 한 명이 죽으면 자동으로 열리니까 알아 두면 좋겠군." "....." "크크크." 젠장! 갑자기 심리적인 압박이 느껴진다. 사실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나의 심리적인 압박은 엄청 줄어드는 편이었다, 하지만 저 게르니아 자식의 말대로라면 이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죽으면 나는 다시는 살아날 수 없다. 말 그대로 이 게임에서의 마지막 죽음이다.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지만, 그게 만약에 사실이라면?! "아, 그리고 추가 소식 하나! 이곳에는 마나를 모을 수 없으니 조심하라고 말이야. 크크크." "....." "너는 몸속에 있는 마나만으로 싸워야 한다는 거지. 나름대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나에게 고마워하라고...." "많이 뒈지고 싶나 보구나?" 하지만 내 말에 게르니아는 고개를 돌리고는 웃었다. "아니, 난 죽지 않아." "....." "절대 말이야. 나에게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이유가 많으니까, 한마디로 네놈은 나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승률 0% 지." "지랄하네." 0%라니, 나도 충분히 강해졌다. 충분히 말이다. 그 순간 게르니아는 손가락을 하나 치켜들더니 웃으며 말했다. "일단 가벼운 이유 하나, 넌 여기서 모든 마나를 소모하면 다시는 마나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그에 비해 난 이곳에서 수천 배 이상의 속도로 마나를 모을 수 있지. 한마디로 무제한의 마나가 사용이 가능하다." "그런 불공평한 시스템은 치사하네?" "치사? 후훗, 뭐라고 해도 상관없지. 난 이기기만 하면 되니까." "....." 참으로 마왕치고는 암울한 놈이다. 보통 마족들은 정정당당하게 치고 박는 걸 좋아하는데, 저놈은 뒤에서 공작하는 게 취미다. 그리고 손가락 두 개를 펴며 게르니아가 말했다. "두 번째, 이 공간에서는 그 어떤 존재도 너에게 도움을 줄수 없다.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너나 내가 죽기 전에 이 공간은 누구도 열 수 없으니까." "....." "하지만 난 내 부하들 수백 마리를 곧바로 만들어 내는 게 가능하지. 후훗." "....." 정말 짜증 나는 룰이네. 완전 자기 마음대로인 거잖아, 이건. "그리고 네가 이길 수 없는 절대적인 이유가 있지만, 그건 혹시라도 1세트를 넘긴다면 가르쳐 주지." "....." "크크크." "....." "자, 그럼 1세트를 시작해 볼까?" 파아앗! "젠장!" 갑자기 게르니아 주변으로 생성되는 수백 마리의 기괴한 몬스터들, 너무나도 익숙하다 못해 눈물이 난다. 버그라고 불리는 괴물들은 게르니아에 의해 특수 조작된 것들이다. 그게 수백 마리가 넘는다. "나는 잠시 잠 좀 자고 오지. 즐겁게 놀고 있으라고, 참고로 이 공간은 죽어도 깨지지 않으니까 괜한 희망은 갖기 않는게 좋을 거야." ".....!" 난 재빨리 게르니아를 공격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게르니아는 갑자기 사라졌다. 진짜 영 아니다. 솔직히 난 지금 게르니아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 내 마나를 고갈시키려는 것이다. 저놈은 당당하게 이곳에서는 마나가 차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르쳐 줬다. 그건 내가 알아도 별 상관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자기 부하들이 내 마나를 모두 사용하게 만들 자신이 있다는 소리다. - 주인, 최악인데? 그때 홀락의 말이 들려왔다. 그래. 최악이다. 말 그대로 정말 최악! 난 홀락을 향해 잔뜩 긴장한 체 말했다. "홀락, 마나가 전혀 없이 단순한 체력만으로 저 버그를 상대하는 게 가능할까?" - 솔직하게 말해서 무리야. 내 날에 마나가 씌어 있지 않다면 ㅅ십배의 힘을 더 줘야만 저 단단한 피부를 뚫을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게르니아 저 자식과 놀기 전까지는 마나를 사용할수도.... 빌어먹을." 저 개자식, 진짜 사람 미치게 만든다. 그리고 단 한 번의 목숨, 이점이 나를 너무 압박한다. 한마디로 지금 죽으면 여태까지 해 왔던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는 뜻이다. 모든 게 말이다. = 주인 지금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전투하는 건 불가능해. "....." 그때 펜들이 나타나서 진지한 어조로 말한다. 그럼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 솔직히 저 버그들을 쓸어버리는 건 쉽다. 너무나도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마나, 지금 이게 제일 중요하다. 마나만 있다면.... 빌어먹을! 새삼스럽게 마나의 소중함이 절실히 느껴지는구나. "크르릉!" "크르를!" "쿠어억!" "키이익!" 그때 버그들이 온갖 기괴한 소리를 내면서 달려온다. 난 그 모습을 보고 긴장했다. 마나 사용은 안 돼! 게르니아 자식 때문에라도 말이야. = 주인, 사용해. "안 된다니까!" 펜들의 말에 난 윽박지르듯 말했다. 그러자 엄청나다 못해 빛이 반짝반짝 내려오는 소식이 내 귓가에 들려온다. = 솔직히 지금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몰라! 게르니아 말처럼 이 공간 자체가 절대 부서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단 한 번, 우리가 있던 곳의 마나를 끌어들일 수는 있어. 단 한 번이지만! ".....!" 그 말은 지금 내 몸 안에 있는 마나를 사용해도 한 번은 리필(?) 된다는 거냐?! "크으르으으응!" "쿠어어억!" "케르르르" 하지만 커피 한 잔 마실 만큼의 여유도 안 주는 버그님들. 어떻게 해서든 1분 1초라도 빨리 잡아먹을 생각뿐이시다. 한마디로 난 먹이라는 걸까?! 그때 펜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주인, 그러니까 사용해! "좋았어!" 난 펜들의 말을 믿고 곧바로 마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저놈들을 단 일격에 쓸어버렸다. 단 일격에 말이다! "폭염지혈무!" 콰앙! 난 그대로 홀락을 바닥에 꽂아 버렸다. 그리고.... 콰앙! "크아아악!" "으악!" "크에엑!" 바닥에서 푸른색 용의 불꽃이 광범위하게 나타나 순식간에 모든 버그들을 삼켜 버렸다. 하나도 남김없이 말이다. 전문용어로 '싹쓸이 모드'. "헉, 헉, 헉." 그와 함께 산짝 숨이 찼다. 역시 이 기술은 마나가 많이 들어간다니까, 아니, 마나가 많이 들어가는 해도 이렇게까지 숨이 차지는 않는데 특실히 게르니아의 말대로다. 주변에 있는 마나를 통해 회복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하다니 숨이 찰 수밖에. 단 한 번의 마법으로도 이렇게 숨이 차다니! "빨리 죽고 싶나 보군?" 그때 자러 간다던 게르니아가 나타나서 나를 보더니 조소를 지었고, 난 그 말에 숨이 참에도 불구하고 미소와 함께 대답해 줬다. "전혀. 오래 살 거거든?" "후훗. 방금 전의 내 경고를 무시한 건가?" "무슨 경고?" "다시 마나가 차지 않는다는 경고 말이다." "아니, 무시는 하지 않았어." "그런데 이렇게 마나의 소모가 심한 기술을 쓰다니...." "리필이 되거든?" ".....?"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르니아. 하지만 직접 보면 알겠지?! "펜들!" = 오케이. 그 말과 함께 펜들이 공간의 문을 열었고, 그 공간의 문을 통해 순식간에 마나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평소의 마나보다 압축률이 강해서 그런지 소모되었던 마나가 급속도로 차기 시작했고, 1분 정도 후 내 모든 마나가 다시 찼다. 하지만 내 마나가 찬 만큼 펜들은 녹초가 된 체 헤롱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게르니아는 흥미로운 듯 말했다. "호오, 아무리 봐도 저 솜사탕의 능력은 감탄스럽다니까. 이 절대적인 공간을 임시로 열어서 마나를 끌어오다니." "원래 펜들이 돈을 밝혀서 그렇지, 다재다능한 솜사탕이거든." "크크크." 그 말에 게르니아는 기분 나쁘게 웃었다. "쟤는 좀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못 내냐? 꼭 소리를 내도 저런 저질스런 소리가 한계다. 게르니아는 그대로 뻗어 버린 펜들을 보더니 말했다. "그렇지만 한 번 이상 사용하긴 힘들겠는데? 크크." "....." 눈치도 빠르셔라. 쳇! "자, 그럼 이제 네가 궁금해 하는 걸 가르쳐 주지. 약속은 약속이니까." ".....?" 내가 궁금해 하는거라니? 갑자기 무슨 소리냐! 게르니아가 말했다. "네가 나를 이길수 없는 절대적인 이유." 별로 안 궁금한데?! 아니, 오히려 듣고 싶지도 않다. 근데 저분은 혼자 과대망상을 하더니 결론을 내려 버리신다. 참으로 피곤한 스타일을 가지신 분이라니까. "네가 나를 이길 수 없는 이유 세 번째, 난 네놈이 제일 싫어하는 것도 사용하거든." ".....?!"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거라니? 그게 뭐지?! 스윽. 그 순간 갑자기 게르니아의 모습이 사라졌다. 내가 이렇게 놀라는 건 그가 갑자기 사라져서거 아니다. 그가 사라질 때 마나의 유동 자체가 없었다. 그럼 마법은 아니라는 거다. 그럼 무슨 수로?! 아니, 이런 경험을 해 보기는 했지만....! "초능력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거지." 흠칫.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난 그대로 몸을 돌리면서 홀락을 들어 올렸고, 거기에는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바라보는 게르니아가 있었다. 게르니아는 웃으며 말했다. "아아, 방금 공격할 마음이 있었다면 공격했을 거라고. 그냥 단순히 가르쳐 준 거니까." 그러면서 마음껏 여유를 부린다. 젠장, 지금의 공간 자체에서도 내가 무척이나 불리한데 저번에 고전을 면치 못한 초능력이라는 것까지?! 진짜 이 자식, 와넞ㄴ히 날 새로 만들려고 작정했구나.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아앗! 그러면서 게르니아가 허공에 손을 젓자, 그 허공이 갈라지면서 흑백의 검이 나온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 막히게 하는 흑백의 검이었다. 이런 느낌, 익숙해서 알고 있다. 그리고 소멸의 활 데스파라와 영혼의 지팡이 크레이스 존이 반응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 "빙고! 정답입니다." "....." "하하하." 그러면서 게르니아는 웃었다. 그 말에 난 긴장으로 인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런 생각따위는 하고 싶지 않지만 들었다. 게르니아의 말대로 나에게는 승률이 0% 라는 것 말이다. 콰앙!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와 한 번 부딪쳐 줬다. 하지만 단 한 번의 부딪침으로 인해 내 마나가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다. 물론 지금 3차 변신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주르르 빠지는구나! "크크크." 게르니아는 또 한 번 웃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면상 한 방 갈겨 주고 싶은데, 지금은 그 여견이 안 되어서 너무나도 아쉬울 뿐이다. "즐겁지?" "염병." "말은 곱게 하는 게 좋다고!" 콰앙! 그러면서 다시 한 번 휘두른다. 그리고 그걸 또 힘껏 막아 내는 나, 동시에 또 마나가 빠진다. 으아악! 마나가 차지 않으니까 마나가 빠지면 빠질수록 힘이 주르르 빠지는 느낌이다. 그에 반해 저 자식은 마나 한 번 날아가면 1초 만에 다 찬다. 이건 진짜 불리한 싸움을 넘어 치사한 싸움이다. "아니, 재미있는 싸움이지." 그때 내 생각을 읽었는지 게 군이 한마디 한다. 난 그런 게 군을 향해 나름대로 미소와 함께 물었다. "잡생각은 왜 읽으셔?" "그냥 심심해서 말이다." "쳇." 심심해서 남의 잡생가까지 읽나. 완전 기분 더럽다. 마나는 저리 가고, 생각은 읽히고, 초능력이라는 괴상한 능력은 나를 엄청 괴롭히고,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의 파괴력은 거의 상상 초월이다. 정말 괴롭고도 괴롭다. 분명 이렇게 가다가는 5분도 버티지 못할 거다. "아니, 2분이면 충분할 듯싶은데 말이야. 크크." 그때 게르니아는 또 내 생각을 읽어 냈다. 정말 미워, 미워, 미워! 안 하겠다. 그것보다 진짜 무슨 방법이 없단 말인가? 힘들게 이 자리까지 왔는데, 이대로 허무하게 영원히 소멸되어야 한다고?! 으악! 내게 무슨 방법을....! 파직! ".....!" ".....!" 그때 갑자기 게르니아와 나를 감싸는 자그마한 공간이 생겼다. 한마디로 지금 있는 공간에 또 다른 아주 자그마한 공간이 만들어진 거다. 결론은 뒤로 물러날 공간이 없다는 건가. 그때였다. = 주인, 이 기회밖에 없어. 약 1분밖에 유지하지 못하니까 그 안에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를 뺏어! 펜들, 너였냐?! 무지하게 고맙다. 그러니까 1분 동안은 이 자그마한 공간에서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다는 거다. 즉, 순간 이동도 무효화가 되고, 추가적으로 무조건 치고 박고 싸워야 한다, 그거지? "크크크! 이런 작전을 쓴다고 내가 당할 것 같으냐?" 그때 게르니아는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그 말에 난 아무런 대답 없이 모든 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파지짓. "크윽!" 순식간에 모든 마나를 급격히 올리자,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해야 한다. 지금 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건 저 파괴의 검 지크라이를 가지는 것뿐이다. 세 개의 신급 아이템이 만나면 상상치도 못할 힘이 나타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난 거기에 모든 희망을 걸었다. "홀락, 간다!" 난 이때까지 살면서 느낀 최고의 고통을 참아 내면서 게르니아에게 다가갔고, 게르니아는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내 힘에 당황해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지금 이곳은 막혔거든. 푸직. "크악!" 난 그대로 게르니아의 오른쪽 팔목을 잘라 버렸다. 그러자 끔찍하지만 그 팔목과 함께 지크라이트가 땅에 떨어졌다. 난 생각할 것도 없이 재빨리 게르니아의 팔에서 지크라이트를 떼고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파지지짓! 파지지짓! 갑자기 바닥에 생겨나는 붉은색의 육망진과 어느새 내 주변을 돌기 시작하는 세 개의 신급 무기. 그 세 개의 무기가 모이자, 너무나도 큰 위압감에 그 누구도 움직일 수없었다. 예외는 없었다. 그리고 그 세 개의 신급 무기가 푸른색 빛과 함께 스스로 합체(?) 하신다. 파지지짓! 다시 한 번 폭발하는 힘과 함께 내 눈앞에 하얀색 원이 나타났다. 그리허게 큰 원은 아니었다. 단순히 내 주먹만 한 크기의 원인데, 그 원이 내 몸 안으로 들어온다? 어어, 이게 뭐야?! 그때 였다. -신급 아이템의 힙을 융합하였습니다. 컥! 신급 아이템의 힘 융합이라니?! 그리고 계속해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떤 무기를 사용하든 그 무기의 파괴력은 대폭 상승됩니다. -모든 신급 무기 기술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변의 마나를 수천 배 이상활성화 시켜 무기에 마나의 기운을 담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000 상승했습니다. -절대 부서지지 않습니다. -순간적으로 마나가 없는 공황 상태를 만들어 냅니다. 이럴 경우 상대방은 스킬이 발동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제외입니다. -피와 마나가 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속성이 자동 추가되었습니다. 정령 속성, 성 속성, 암 속성. 원하는 때에 마음대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속성의 데미지는 기본 800%이고, 상승효과가 올 시 총 2,000%의 타격을 줍니다. 참고로 성 속성의 공격을 할 시도 400%의 공격력이 들어갑니다. 성 공격은 암에게 2,000%. 암 공격은 성에게 2,000%. 정령 속성은 화, 수, 풍, 지, 무에 2,000%의 데미지를 줍니다. -순간적으로 모든 마나를 불태워서 모든 능력을 대폭 상향시키는 기술 '페르지안' 사용이 가능합니다. -모든 정령의 소환이 가능합니다. 계약을 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모든 천족의 소환이 가능합니다. 계약을 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모든 마족의 소환이 가능합니다. 계약을 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상대방의 방어력 무시 추가 데미지가 기본적으로 100,000 이 추가됩니다. -직접적으로 영혼을 타격하는 기술 소울 브레이크가 패시브 상태입니다. -엘리멘탈 드래곤의 소환이 가능합니다. -어떤 상태 이상도 불가능합니다. 뭐냐, 이 옵션은?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신급 세 개가 모이자 지들끼리 합체 하더니 방금 전과 같은 특수 기능들이 생겼다. 근데 그 특수 기능들이 입이 쫙 벌어질 정도로 엄청나다. 이게 말이 되냐?! 아무리 신급 무기 세 개를 찾은 자의 혜택이라지만, 이건 너무 오버다. 진짜 너무 오버야! "....." "빌어먹을!" 그때 다시 자신의 손을 회복하고 힘겹게 일어난 게르니아는 일어나자마자 나를 향해 필사적으로 공격해 온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 너무나도 빨랐던 거의 움직임은 굼벵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했고, 생각을 읽는 이상한 기운좇라도 내 주변에 오지 못하고 맴돌고만 있다. 한마디로 저 이상한 전자파(?)가 내 생각을 읽고 있는데, 지금 뭔가에 막혀 못 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많이 왔네? 난 그저 반사적으로 홀락을 들었다. 그런데 숨이 막힐 정도의 어마어마한 힘이 홀락에게 느껴진다. 난 허공을 향해 홀락을 그었다. 그런데.... 퍼억! "크아악!" "....." 진짜 말도 안 된다. 내가 직접적으로 홀락을 통해 데미지를 준 것도 아니다. 단순히 휘두루는 과정에 생긴 충격파가 그대로 게르니아를 날려 버린 것이다. 그것도 그냥 날린 게 아니라 상당한 데미지를 준 것 같다. 게르니아는 거의 죽어 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것이...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데스티니! 앞으로.... 한 달이면... 한 달이면...." 털썩. 그 말과 함께 게르니아는 쓰러졌다. 난 그 모습을 보고 황당하다는 듯 외쳤다. "죽...었어? 엥?!" 이건 아냐! 뭐가 이상해. 뭐가 상당히 이상해! 으악. 이런 말도 안 되는 힘, 너무 그렇잖아! 이게 바로 신들이 만들어 낸다는 힘인 거냐?! 그런데 마지막 말은 뭐냐 무슨 개소리인 거냐?! 이 자식은 죽는 순간에도 헛소리냐? 한 달이면 뭐?! 그때였다. 파지짓! 공간이 깨졌다. 한편 게르니아의 기운이 사라짐을 느낀 카란은 맑은 하늘을 바라보더니 중얼거렸다. "데 군, 이제 시작입니다. 당신이 느낀 힘은 신이라는 존재가 만든 물건의 극히 일부일 뿐이에요. 하지만 잘못하면 그 신이라는 존재를 만날지도 모르죠. 뭐, 물론 신이라는 존재를 만나는 이상 승률은 절대 없지만요. 그전에 무슨 수를 써야될 듯싶습니다." === 4장 데스티니, 모든 빚 다 갚다 === "정말 수고했다, 데스티니!" "수고했네." "오빠, 축하드려요." "수고했어, 태현아." "흐흑." 상금 전달식이 있자, 난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런 모습 보여 주기 싫었는데, 눈물이 주르륵 나온다. 란젠 형이 내게 건내는 통장 하나에 말이다. 이 통장은 그냥 통장이 아니다. 절대(?) 통장이다. 한마디로 이 안에 게르니아의 몸값(?) 500억이 들어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내가 빚진 모든 금액을 당장 처리하고도 200억이 넘는 돈이 남아 있다. 그 돈이, 그 돈이 내게 온다. 부들부들. 손이 마구 떨린다. 그런 나를 향해 란젠 형이 농담 삼아 한마디 건냈다. "안 받을거냐? 그럼 내가 가진다." "무, 무슨 소리입니까!" 난 란젠 형의 장난 어린 말에 과격하게 말하면서 재빨리 통장을 빼앗아 내 품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웃었다. 하지만 좋다. 좋아. 좋아. 나 미치겠어! 베리 굿 타임! 내가 돈을 가지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집 한 채를 사는 거였다. 집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그동안 너무 허름한 곳에서 살았다. 항상 갖고 싶었다. 아늑하고 따듯하고 발 좀 펴고 잘 수 있는 집을 말이다. 그리고 화려한 가구와 가전제품 등 모든 걸 말이다. 사실 지금 부모님은 외국에 나간 상태이기도 하고, 하시는 일이 있어서 지금 당장 귀국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가 모든 걸 처리하고 있다. 부모님도 나의 이 아름다운 쾌거에 눈물을 흘리시겠지. 후훗!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내가 구매한 40평 남짓한 주택으로 들어갔다. -- 주인님, 어서오세요. 오오, 미쳤다! 이게 바로 첨단 과학이라는 걸까? 감동이다. 막 말해! 오, 죽여, 죽여! 끼이익! 그 순간 대문이 알아서 스스로 열린다. 난 그 대문을 통해 당당히 들어가면서 소리쳤다. "난 행복해! 으악!" 뒹굴뒹굴. 나는 내 꿈을 열심히 이루는 중이다. 내가 집을 사면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것, 마룻바닥에서 열심히 뒹굴기. 난 그 소원을 이루었다. 그러면 다음에는..... "후훗, 소파에 누워서 간식 먹기인가?" 난 그런 생각과 함께 그대로 최고급 소파로 다이빙했고, 간단하게 한마디 했다. "간식!" -어떤 걸 원하십니까? "과자류." -알겠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 앞의 탁자 문이 열리면서 과자가 올라왔고, 난 그 모습에 또 마구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정상적인 생활이라는 거구나! 그런 거구나! 으하하하! "야, 우리 왔다." "오빠." "태현아." "어이, 어이." 그때 반가운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란젠 형과 유리, 채희, 그리고 케인 형까지 모두 와 주셨다. 난 그들을 향해 속사포같이 말을 건넸다. "아, 잘 오셨어요! 가는 거에요! 으아!" "....." "....." "....." "....." 하지만 약간(?) 이상한 나의 모습에 그들은 굳어 버렸다. 난 당황하면서 얼버무렸다. "자, 잠시 너무 기분이 좋다보니...." "그, 그러냐?" "네, 네네!" "하하, 말 템포가 좀 빨라졌다, 너?" "그런가요? 그런가 보죠!" 그딴 건 상관없다. 지금 이 기쁨, 할렐루야다! 으하하! "그나저나 집을 샀으니 집들이를 해야지?" "당연합니다!" 그 말에 열심히 동의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란젠 형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네가 음식 준비 따위를 할 리는 없을 터." 잘 아시네요. 그러더니 란젠 형은 유리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특별 요리사를 초대해 왔지." "오, 오빠...." 란젠 형의 말에 유리가 당황해 했다. 하지만 사실이다. 그녀 정도라면 특별 요리사 맞지. 맞고요! "자, 그럼 오늘 '데스티니 빚 다 갚은 날' 이라는 주제로 실컷 놀아 볼까?" "그래요! 그런 겁니다. 으허허!" 란 란젠 형의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 유리는 나를 보더니 물었다. "오빠, 주방 사용해도 되죠?" "물론, 되고말고!" "그럼 음식 만들어 올게요." "고생해." 난 그 말과 함께 유리를 바라보았고, 그 말에 유리는 싱긋 웃는다. 그때였다. "나도 도와줄게." 채희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난 그 말에 거의 번개와 마찬가지로 채희를 납치(?)했다. 아니,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왜냐고?! 그건.... "저, 저기, 채희 양." ".....?" "너, 너는 그냥 나랑 있자." "왜?" "그, 그냥 얼굴이 계속 보고 싶다고나 할까, 하하하." "....." 발그레. 나의 말에 채희는 얼굴이 붉어졌다. 사실 내가 그녀에게 지금 이런 느끼한 대사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모두 살고 싶어서다. 물론 요리하는 사람은 유리라고 하지만, 왠지 채희가 저 주방 들어가면 절대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절대 말이다. 나와 채희는 다시 거실로 들어왔다. 너무 기쁘다. 그런데 어느새 케인 형과 란젠 형은 캔맥주를 따 놓고 마구 마시는 중이었다. 아직 음식도 안 나왔는데 뭐 하는 거에요. 형들! 그때였다. 갑자기 유리가 앞치마를 한 상태에서 나오더니 곤란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저기, 제가 재료를 사 와야 할 것 같은데...." ".....!" 난 그 말에 엄청 불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항상 그 불길함은 맞더라? "내가 요리하고 있을게." "아, 언니가 하시게요?" "응." "그럼 부탁드려요." 유리는 싱긋 웃으면서 채희에게 앞치마를 넘겨주었다. 그리고 채희는 곧바로 주방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난 재빨리 유리에게 가서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내, 내가 사올게!" "....." "말만 해. 내가 사 올게!" "그게, 제가 직접 봐야 되는데...." "....." "오빠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아니, 사실 맞지. 요리 재료는 요리하는 사람이 봐야지, 나같은 사람이 봤다간 거지 같은 것들만 골라 온다. 그렇지만 여기서 주방에 들여가려는 채희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절대! 그렇다고 말리면 눈치 빠른 채희가 알 수도 있어. 난 신나게 웃고 떠드는 란젠 형과 케인 형을 보고 눈물을 머금었다. '형들, 미안해. 다시는 그 고통을 받기 싫어'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입을 열었다. "유리야, 그럼 내가 보호해 줄게." "네?!" "분명 집적거리는 놈들이 있을테니까! 자, 가자!" 난 그 말과 함께 당황하는 유리를 데리고 나왔다. 사실 이 외출은 도망가는 거다. 나중에 전화 걸어서 사정 생겨서 못 들어가니 알아서 하라고 할 예정이다. 형들, 정말 미안해. "오빠, 고마워요!" 집에서 나오자마자 유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난 그런 그녀에게 무슨 말이냐는 듯 물었다. "응? 뭐가?" "제 걱정해 주셔서 이렇게 직접...." "하하하하." 물론 유리가 걱정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 감춰진 진실, 그건 바로 도망 나오는 거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하다는 진실 속의 진실 다큐멘터리냐?! 지금 유리에게 먼저 진실을 알려야 한다. "저기 유리야, 오늘 저녁 늦게까지 집에 들어가면 안 돼!" "네?!" 갑작스러운 내 말에 그녀는 당황항 표정을 지었다. 난 그런 그녀에게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나 저번에 갑자기 행방불명된 적 있지?" "아." "그거 왜 그랬을까?!" "그때 오빠가 무슨 일이 있어서 어디 가셨다고...." "아니, 그건 진실이 아니야." "....." 내 말에 유리는 어리둥절해 했다. 난 그녀에게 말했다. "내가 입원하기 전에 사실 사건이 하나 있었어." "사건요?" "그래, 사건. 일명 초대 사건...." ".....?" '초대 사건' 이라는 말에 그녀는 더욱 황당해 했다. 사건이라면 뭔가 음침해야 하는데, 초대 사건이라고 하니까 이해가 안 가나 보다. 그럼 차근차근 설명해 주지. "사실 그날 난 채희에게 저녁 식사를 초대받았지." "언니한테요?" "그래." 그 말에 유리는 깜짝 놀란다. 하지만 이건 놀랄 것도 안 된다. 난 말했다. "난 그냘 채희 요리를 먹었지. 그리고 삼 일을 잠적했다." "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거구나. 간단하게 말해서 그녀의 요리를 먹고 큰 복통을 일으켜 병원에 실려 갔다는 거지." ".....!" 내 말에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한 반응이다. 무슨 이게 만화도 아니고, 음식 한 끼 먹고 병원에 삼 일이나 입원을 할까? 말도 안 된다. 전 세계를 뒤져도 없을 거다. 하지만 가능하다. 그걸 내 자신이 입증했기에 더욱 믿을 수밖에 없다. 유리는 그제야 생각난 듯 물었다. "아, 그러면 아까 언니가 못 들어가게 한 것도?!" "그래, 난 살고 싶었어." "....." "유리야, 우린 들어가면 안 돼. 이미 음식은 그녀의 손을 타고 있을 거야. 한마디로 절대적인 음식이 탄생되고 있다는 거지." "....." "난 너라도 살리고 싶어. 이런 오빠의 마음 몰라주겠니?" "....." 그 말에 할 말을 잊은 유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그, 그래도 언니가 상처를...." "아니, 상처받지 않아. 난 믿어. 란젠 형과 케인형이 잘 말해 줄 거라고." "....." "그러니 우리는 데이트나 하자꾸나." "데, 데이트요?!" "응. 갑자기 바쁜 일 생겨서 못 간다고 전화 한 통 하고 말이야." "....." 난 채희를 걱정하는 유리의 손을 과감하게 잡았다. 유리야, 난 너를 살리고 싶어. 이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걸랑. "뭐냐?" "왜 그래, 형?" "갑자기 태현이 자식하고 유리한테 일이 생겼다네." "뭐?" "알아서 놀다 가래." "뭐야, 주인공이 없잖아." "그래도 진짜 미안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냐. 급한 일이 생긴 거겠지. 뭐, 어차피 요리는 채희가 만들고 있고 술도 있겠다, 가는 거다!" "그럴까?" "그래!" 그때 채희가 음식을 하나 둘 들고 나오자, 그 모습을 본 케인이말했다. "태현이랑 유리는 무슨 일 때문에 어디 간데." "그래요?" "응." 그 말에 그녀는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것도 잠시었다. 그녀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요리를 보자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맛있을 것 같은 음식을 하나 둘 가져왔다. 그리고 그걸 보고 란젠과 케인은 침을 잔뜩 흘렸다. 그들은 그녀가 다 가져오기도 전에 소리쳤다. "먼저 먹는다!" "그러세요." "야호!" 그들은 열심히 젓가락으로 채희가 만든 탕수육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입 안으로 쏘옥. 그와 함께 갑자기 그들의 표정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걸 기대감 어린 모습으로 바라보는 채희. 그녀는 조심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어때요?" 여기서 거듭 말하지만, 채희 같은 초미소녀가 저렇게 간절하게 바라보는데 솔직하게 말할 남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죽어도 말이다. 한마디로 예전의 태현과 같은 상황인 것이다. 한편, 그 미묘한 음식을 먹은 케인과 란젠은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둘 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더니 말했다. "너무.... 맛있다." "저, 정말요?" "그래...."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채희를 본 그들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고, 채희는 곧 바로 웃으면서 말했다. "남은 음식들도 가져올게요!"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 그들은 쓰러졌다. 그와 함께 이어지는 뭔가 미묘한 회로선.... "....." "....." 그들은 똑같은 생각을 했다. '태현이 자식, 두고 봐라!' '태현이 자식, 두고 봐라!' "휴우." 난 유리와 함께 야경이 아름답게 빛나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유리는 스테이크를 자르다 말고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니, 누군가가 나를 증오하는 듯해서 말이야." "....." "아니, 하고 있겠지." 난 이 원한과 증오의 에너지가 어디서 발생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 아름다운 데이트를 망치고 싶지는 않다. 난 다시 유리를 본 뒤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먹을까?" "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 5장 병문안. === 세크라이스 병원. 지금 내 앞에 있는 병원의 이름이다. 내가 뜬금없이 이곳을 방문한 이유가 궁금할 거다. 하지만 난 죄(?)를 지었기에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휴우." 난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내가 안에 들어가자마자 살기, 폭등, 원한, 결집, 테러일발등 많은 일이 일어날 테니까. 하지만 그냥 갈 나도 아니다. 멋진 대비책을 마련한 것이다! 그건 바로.... "유리야, 갈까?" "아, 네." 유리 대동인 것이다. 하하하! 508호. 난 병실 문을 두들겼다. 똑똑. "들어오세요." 노크를 하자 란젠형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썩 내키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방금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난 죄를 약간(?) 지은 상태이기 때문이랄까? "들어오세요." 다시 란젠 형의 말이 들려온다. 그래, 어차피 한 번은 부딪혀야 할 일이다. 이렇게 피할수만은 없잖아?! 난 굳은 결심과 함께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갑자기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현이 자식!" "너, 너!" "....." 나를 보자마자 형들은 무척 반기(?)신다. 아이, 쑥스러워요. 형들은 나를 금방이라도 잡아먹지 않으면 성이 날 것처럼 바라보고 있다. 뭐, 저정도는 이미 예상했었다. 난 재빨리 내 뒤에 있는 유리를 앞으로 밀면서 말했다. "유리랑 같이 문병 왔어요!" "....." "....." 유리를 보자, 한바탕 욕이 난무하기 일 보 직전의 병실 안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그리고 유리가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어, 어, 그래." "유, 유리 왔냐." "네." 후훗, 이게 바로 초미소녀는 최고의 진정제라는 거다. 하지만 말만 하지 못할 뿐, 나를 보는 란젠 형과 케인 형의 시선은 뜨거웠다. 흠흠. "저기, 이거...." 그때 유리가 과일 바구니를 내밀었다. 그리고 그걸 본 형들은 눈이 반짝거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를 살벌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러더니 물었다. "난 없냐?" "그래, 넌?" 갑자기 형들은 내게 무언가를 요구한다. 난 그 말에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대답했다. "어차피 사 와도 못 먹잖아요." "....." "....." "한 삼 일간 병원에서 특수 요리한 음식 말고는 못 먹게 하던걸요." "....." "....." 그렇다. 내가 저번에 입원했을 때 겪어봐서 다 안다. 병원에서 직접 해 주는 특수 음식, 그러니까 미음인가 뭔가 하는 더럽게 맛없는 죽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그래서 일부러 안 사 온 것이다. "태현이 잘 아는구나." "흐흐흐." "....." 그런 것을 아주 잘 아는 나에게 화가 나나 보다. 난 최대한 형들에게 불쌍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도 피해자입니다." "....." "....." "단순히 오래 살고 싶었어요! 그게 죄인가요?" "그, 그건 아니지만...." "....." "형들도 느끼셨잖아요! 그 죽음의 음식 맛을 말입니다!" "....." "....." "형들이 제 입장이 되었다고 해도 제가 선택한 방법을 그대로 하지 않았을까요?" "....." "....." "그 맛을 본 상태에서 같이 죽음을 향해 달리는 건 그렇잖아요!" "그, 그것도...." "흐음." 나의 열변에 형들은 설득을 당하고 있었다. 휴우, 다행이다. 그만큼 채희 양의 음식은 무지무지 공감대가 형성되는 음식이라고 할까? 하지만 그때였다. 따르릉! 갑자기 내 핸드폰 벨이 울린다. 그와 함께 온몸이 오싹오싹해진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형들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뭔가 일어날 분위기다. 아니, 괜한 착각일 수도 있다. 침착하자, 침착해.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내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냈고, 그 휴대폰에 적힌 이름에 순간 경직됐다. 그리고 불안해하는 형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 누구냐?" "누구 전화냐?!" 난 그 물음에 나지막하게 말했다. "채희요." "....." "....." 평소 채희의 전화라면 아주 반길 나였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여건이 안 된다. 그분 때문에 희생자 세 명이 이곳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무시할 수도 없어서 난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덜컥. "여보세요." "태현아." "으응?" 다짜고짜 내 이름부터 부르는 채희는 걱정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너, 그거 들었어?" "뭐?" "란젠 오빠랑 케인오빠가 갑자기 병원에 실려 갔대." 저, 갑자기 실려 간 건 아니고 채희 양이 해 준 음식을 먹고 실러겼지요? 하지만 그런 말은 절대 할 수 없으니까 난 아무것도 몰랐다는 듯 되물었다. "그, 그래?" "응. 무슨 일일까? 그래서 문병 가려고 하는데, 나 혼자 가기는 그래서.... 같이 가 줄래?" "아, 그거야, 뭐." 문병 이야기였구나? 괜히 불안해 했네. 그런데 왜 방금 전에는 그런 불길한 느낌이 들었는고? 전혀 이해가 안 되는군. "그때 오빠들이 내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어 줘서 문병 갈때 음식이라도 가지고 갈 생각이야. 물론 태현이 것도, 그러니 밥 먹지 마." "....." "그럼 끊을게." 그 말과 함께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완전 굳어버린 나를 본 란젠 형과 케인 형은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무, 무슨 일이냐?!" "왜 그래?" "....." "야!" "정신 차려!" 멍해진 나를 보고 형들은 당황했다. 난 그런 형들을 향해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했다. "채희가 저희 세 명을 위해 음식을 싸 들고 온대요." "....." "....." 짜자자잔! 환청이 들린다. 죽음의 전주곡이.... "살려 줘!" "탈출할 거야!" "으아악!" "죽기 싫어!" 나의 정보에 형들은 살겠다고 아둥바둥하고 있다. 하지만 소용없다. 그녀는 이미 우리가 있는 곳을 파악했으니까. "형들이 피하면 눈치 빠른 채희가 상처 입을지도...." "....." "....." "하아." "그럼 우리보고 죽으라는 거냐?!" "맞아!" "저도 죽습니다." "....." "....." 병실 안에 진짜 죽음의 기운이 맴돈다. 그런 우리의 반응을 본 유리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사실 이 병실에 있는 사람 중 채희의 음식으로 인해 저세상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은 유리밖에 없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그리고 유리는 엄청 요리를 잘하는 소녀이니 더욱 이해가 안 갈 거다. 하지만 유리 양, 이 세상은 넓어. 죽음의 요리도 있단다. 스윽, 스윽. 그때 무언가 쓰는 소리가 들려오고, 난 그 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거기에는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 형들이 있었다. 난 형들을 향해 물었다. "뭐 해요?" "유서." "적고 가야지." "자, 너도 적으렴." "괜찮아. 초미소녀의 음식 먹고 죽으면 그래도 행복하잖아?" "....." 그러면서 형은 내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나도 적어야 하나. 크윽! 빚을 다 갚았더니 이제는 유언장이라. 이 무슨 봉변이다 못해 환장할 일이란 말인가! 나는 절규했다. 하지만 하늘은 날 버리지 않았다. 번쩍! 갑자기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굿 아이디어. 그렇다, 그런 거다! "형들!" ".....?" ".....?" "저흰 살 수 있어요!" "무슨 말이냐?" "정말?" 내 한마디에 형들의 얼굴이 급격히 밝아졌다. 난 형들의 반응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살 수 있어요!" "무슨 방법으로?!" "어떻게?!" 난 그들의 격한 반응에 당황하고 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깜짝 놀라는 유리를 보면서 나는 신이 나 말했다. "채희에게 이러는 거에요. 지금 네 요리도 무지무지 맛있지만, 좀 더 좋은 요리를 위해 유리에게 배우는 게 어떠냐고!" "오!" "굿!" "채희도 유리의 요리만큼은 인정하고 저번에 보니 배우고 싶어 하더군요!" "그, 그런 거냐?!" "정말!" "네!" "할렐루야!" "살 수 있어!" 주르륵. 그 말에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형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난 곧바로 유리의 오른손을 잡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당황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난 그녀에게 애절한 눈빛과 말투로 말했다. "우리 좀 살려 주라." "....." "부탁이야!" 웅성웅성. 채희의 집 안에 깔려 있는 검은색의 아저씨들이 오늘따라 되게 웅성거린다. 그 이유는 아마도 내 옆에서 쑥스러워 고개를 푹 숙인 체 있는 유리 때문이겠지. 사실 저들 입장에서는 채희급의 초특급 미소녀를 보는 건 처음일 테다. 그러니 저런 반응이겠지. 흠, 왠지 내가 부듯한데? 그렇게 우린 채희의 안내를 받으면서 집 안으로 들어갔고, 채희는 뭐가 그리 다급한지 앞치마를 유리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유리야, 부탁해." "저, 저라도 괜찮으면...." 그 말과 함께 채희와 유리는 번개같이 주방으로 가 버렸다. 난 그 모습을 보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런데 나 혼자만 남겨지는구나. 하지만 뭐 이정도야.... 난 그런 생각과 함께 근처를 둘러보았고, 그때 낯익은 한 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분은 나를 눈이 마주치자 후다닥 달려오더니 감격한 듯 외쳤다. "살았군!" "네, 살았습니다." "....." "....."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죽음과 싸운 사나이들의 비장한 텔레파시? 그런게 우리에게 통하고 있다. 채희 아버지는 다시 굳은 의지로 물었다. "오늘도 죽음과 싸우기 위해 온 건가? 채희를 위해서?!" "아닙니다!" ".....?" 내 말에 물음표를 띄우는 채희 아버지에게 난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채희가 배우고 싶어 할 정도로 뛰어난 요리를 하는 소녀를 데려왔거든요." "뭐, 뭐라고?!" "채희가 배우고 싶을 정도로 뛰어난 요리를 하는 소녀를 긴급하게 초청했습니다." "이럴 수가! 호텔 일류 요리사한테도 배우지 않으려는 아이이거늘!" "그만큼 그 소녀의 요리만큼은 채희도 인정한 거죠." "그런 건가?" "그런 겁니다!" "....." "....." 우리는 그 말과 함께 뜨거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사실 지금 여기에서 그 누구보다 감격에 겨워하는 사람은 채희 아버지였다. 왜냐고? 제일 가까이에 있다 보니 그녀의 요리에 제일 많이 희생되는 분도 채희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유리 덕택에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채희가 만든다면, 채희 아버지는 말 그대로 축복을 받는 거였다.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더니 말했다. "내 오늘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다면, 기념비를 세워서 오늘을 축하할 것이다!" 기념비를 세울 만큼 축하한다? 그만큼 고통스러웠던 거였냐?! 난 궁금했다. 왜 채희의 저런 궁극적인 요리가 탄생되었는지 말이다. 저런 요리는 사실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다. 그만큼 엄청나다는 거지. 한편 이런 내 생각을 알아차렸다는 듯 채희 아버지는 나를 빤히 바라보신다. 그러더니 입을 열었다. "궁금하겠지?" "네?" "채희의 저런 궁극의 요리의 탄생 배경이...." "....." 인간이라면 궁금한 게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채희 아버지는 잠시 천장을 바라보더니 생각이 잠기는 듯 싶었고, 잠시 후 말문이 열렸다. "채희의 엄마, 즉 나의 부인은 요리를 좋아했지." "....." "그 때문인지 몰라도 어릴 적 채희도 상당히 요리에 관심이 많았고 말이야." "....." "하지만 채희의 나이가 12살 때였나? 그때 내 부인이 이세상을 떠났지. 그리고 그때였을 거야. 채희가 요리라는 것에 엄청나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가...." "....." 한마디로 채희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채희는 요리에 집착하는 소녀가 되었다는 건가? 채희 아버지의 말이 이어졌다. "채희가 12살, 그 아이가 처음 만든 요리가 무엇인지 아나?" "그, 글쎄요." 제가 족집게가 아닌 이상 그녀가 처음 만든 요리를 알 리는 만무하죠. 이런 내 대답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럴 거면서 왜 물어보는 겁니까! 거참, 황당하게.... "계란 프라이였네." "....." "계란 프라이였어." "....." "계란 프라이였을까?" "....." "계란 프라이라고 부르기는 좀 그렇기도 한 요리였던 것 같군." 채희 아버지의 말이 점점 달라진다. 도대체 계란으로 어떤 요리를 한 거야, 채희 양! 어떤 요리를 하면 저런 말이 나오는 거지? 채희 아버지는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는지 몸을 한 번 부르르 떠시더니 입을 열었다. "그냥 계란 프라이였다고 하지." "네." "어찌 됐든 그 계란 프라이를 내게 건넸네. 그리고 난 그것을 먹었지." "....." "사실 그날 난 지옥을 경험했네. 진짜 지옥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말이야. 너무나도 지옥이었어."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느꼈으니까요, 그 지옥을. "사실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지금보다 더 심했네. 지금은 많이 좋아진 거지." ".....!" 컥, 말도 안 돼! 지금이 많이 좋아진 실력이라고?! 그럼 채희 아버지가 먹었던 12살 채희의 계란 프라이른 무슨 맛이었던 게냐?! 생각만 해도 온몸에 공포가 엄습해왔다. 채희 아버지는 그때를 회상하는 듯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렇게 채희는 자신이 한 요리를 먹는 나를 바라보았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이야." "....." "난 그날 선택했네. 사실을 말할 것인가. 거짓을 말할 것인가를 말이야. 하지만 내 생각은 그리 길지 않았네. 거짓을 말하기로 한 거지." "....." "기 이유를 자네는 알겠지?" "아마도 채희의 미소를 위해?" "그래, 채희의 미소를 위해서야." "....." "하지만 그날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 이 모양이 되어 버린 거지. 사실 채희의 요리를 먹은 사람은 무지 많네." "....." "간단히 말해, 이곳에 있는 보디가드들은 채희의 음식을 모두 맛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헉!" 그런데 어떻게 채희는 자신의 요리 실력을 눈치 채지 못한거지?! "하지만 여기에 있는 사람들의 성별이 무엇인가?" "다, 당연히 남자.... 아...." "그래, 남자지." "....." "그래, 남자여서 그런 거지." "....." 이유를 알았다. 모두 나와 같은 이유였던 것이다. 수많은 보디가드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채희의 아름다운 미소를 보기 위해 모두 희생한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죽는 한이 있어도 채희 같은 미소녀의 슬픔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너무 감동(?)적이야!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저, 저기...." "말하게." "채희는 자기 음식은 안 먹어요?" 그랬다. 분명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어 본다면 충분히 깨달을 터. 그런데 왜? 나의 질문에 채희 아버지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게 채희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 "네?" "자기 음식은 자기가 먹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만든다고나 할까?" "....." "그래서 채희는 자기 음식을 한 번도 먹은 적이 없지." 그래서 그런 궁극의 음식이 튀어나오는 거냐?! 정말 당황스럽다. 그래도 채희 양. 간은 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면 간을 보는 것조차도 안 배운 겁니까?! 무지무지 땀이 난다. 그날, 우리는 살았다. 채희가 한 요리는 솔직히 말해 진짜 평범하다 못해 극평범한 맛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평범한 요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채희의 요리를 먹은 전적이 있었던 사람으로서는 그 어떤 요리보다 환상적이다 못해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날 채희 양은 미친 듯이 먹는 우리를 보더니 말했다. "역시 유리한테 더 배워야겠다." 이렇게 말이다. 응, 응! 그래, 많이 배워. 근데 웬만하면 간 정도는 좀 봤으면 하는데? 채희 양, 이 미역국 너무 달콤해.... 그리고 그날, 채희의 집에는 무언가가 세워졌다. 기념비라고 하던데? 아마도 채희는 절대 모를 기념비일지도.... === 6장 증폭석 === "휴우, 오랜만이다." 난 일주일 전 마지막으로 로그아웃을 했던 여관에서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고, 그 순간이었다. 흠칫! 마치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느낌이랄까. 난 그대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거기에는.... "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요!" "데 군이 오기를 기다렸죠." "....."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오나요?"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옵니다만.... 아니 그것보다....! "왜 옷은 벗고 있어요!" 그렇다. 지금 난 어이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건 바로 상의를 완전히 벗은 채 가슴 부위에 이불을 둘러싸고 있는 카란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내 질문에 카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놀고 있었어요." "....." "일명 데 군에게 당한(?) 뒤 흐느끼는 남자?" "제발 그런 이상한 놀이 좀 하지 마요!" 난 어이가 없었다. 여자도 아니고 남자가 그런 말도 안 되다 못해 온몸에 경기가 일어나는 놀이(?)를 하다니! 으, 접속하자마자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난 기운 빠진 모습으로 카란을 향해 물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에요?" 그 질문 한마디에 카란은 갑자기 진지해졌다. 하지만 진지해진 것까지는 좋은데, 상체를 이불로 가린 모습은 영 거슬린다. 이런 내 마음도 몰라주고 카란은 자기 할 말만 한다. "데 군, 일단 축하드려요." ".....?" "게 군을 없앴으니까요." "그야 뭐...." 엄청 축하할 일이지. 드디어 빚도 다 갚았고, 게르니아가 사라지자 게임에 평화도 왔다. 뭐, 각 나라에서 시끄러운 건 어쩔 수 없고.... 어찌 됐든 이제는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거다. "데 군, 신이 만든 힘을 사용해 보았지요?" "잘 아네요." "저는 데 군의 심장이니까요." 이 인간은 어찌된 게 이렇게 표정을 굳힌 채 진지하게 말해도 저런 대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걸까?! 정말 저 인간의 뇌 구조가 심히 궁금해진다. "하나만 물어볼게요." ".....?" "데 군이 사용한 신의 함, 그 힘의 느낌은 어땟나요?" "흐음." 그 말에 난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때 단지 충격파만으로 나의 최강의 적이었던 게르니아를 죽여 버린 힘은 충격적이다 못해 경악할 정도였다. 아무리 신이 관련된 힘이라고 해도 너무 강하다는 느낌이랄까? 난 내가 느낀 대로 말했다. "완전 개사기에다가 미친 힘 정도?!" "그렇습니다. 신과 관련된 물건의 힘이니 그정도죠." "뭘 말하려는 거에요?" 난 왠지 모르게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 모든 건 끝났다. 버그들을 만들어 내는 게르니아도 죽었고, 압도적인 힘을 보여 주게 할 신들의 힘이 지금 내 손에 있다. 그런데 뭐가 문제지?! 카란은 더욱 표정을 굳히더니 말했다. "간단하게 말하겠습니다. 데 군이 사용한 신의 힘, 그건 신이 만들어 낸 극히 소량의 힘입니다." "....." "그런데 만약 그 신이라는 존재가 이곳에 온다면 어떻겠습니까? "....." "거듭 말하지만, 데 군이 사용한 힘은 신의 힘에 비해서 약 1,000분의 1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뭐? 말도 안 돼! 그 말도 안 되는 힘을 보여 준 신급 무기들이 다닞 신의 힘에 비해서 1,000분의 1 에 달하는 힘밖에 안 된다고?! 그렇다면 신이라는 존재는 도대체 얼마나 강하다는 거지?! 한마디로 넘볼 수 없는 존재, 말 그대로 신이라는 이름에 제일 걸맞은 존재인 건가? 그런데 이런 말을 왜 내게 하는 거야? 왜?! 그때 이런 내 불길한 느낌은 카란의 한마디로 모두 해소되었다. "그 신이라는 존재가 깨어나고 있습니다. 그것도 세 며의 신 중 최고의 힘을 가진 존재인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 님이 말입니다." 이게 바로 갑자기 뒤통수 후려갈기는 느낌이라고 할까?! 진짜 그런 느낌이다. 허! 게르니아가 사라지고 이제 게임에 평화(?)가 와서 즐거워 하던 내게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한마디였다.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인가 뭔가 하는 놈이 흐물흐물(?) 깨어나고 있다는 거다. 사실 내가 신의 힘이라는 걸 사용해 보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경악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사용해 보았다. 그리고 그 미친 힘에 경악했다. 그런데 이 미친 힘조차도 신에 비하면 1,000분의 1 에 달하는 아주 극히 소량의 힘이라니! 말도 안 돼! 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게 있다. "나머지 두 신은요?" 그렇다.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를 견제하는 두 명의 신은 어찌 됐단 말인가. 분명 그들이 있는 이상, 크라스트가 인간계로 넘어올 수는 없다. 그런데 어떻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지만 단 하나, 게 군이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것 같습니다." "준비라니요?"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 님이 다른 신들의 힘을 넘어설수 있는 무언가를...." "....." "그 때문에 한 달 정도 후면 크라스트 님이 이곳 인간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태가 올 것 같습니다." 게르니아 이 자식은 뒈졌어도 여전히 사람 짜증나게 만드는 데 재주가 넘쳐흐르는구나. 아, 그러고 보니 그 자식 뒈지기 몇 초 전에 분명 이렇게 말했지? 한 달만 있으면 그분이 깨어난다나 뭐라나? 그 당시에는 그게뭔 개소리인가 했더니, 지금 저 카란의 설명을 들으면 개소리는 아니였던 것 같구나. "그럼 어떡합니까?" 난 이게 제일 중요하다. 만약에 그 신이라는 존재가 튀어나오면 지금까지 발악한 의미자초다 없고, 게르니아를 헤치운 의미조차도 없다. 왜냐고? 그놈이 튀어나오는 순간, 이 게임 자체는 붕괴될테니까. 나의 이런 질문에 카란은 역시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한 가지 방법은 있습니다." ".....!" "제가 알기로는 게 군이 죽기 전에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 님의 힘을 증폭시키는 증폭석이라는 걸 설치한 것으로 압니다." "....." "그 증폭석만 찾아내면...." "그 증폭석을 부수기만 하면 원래대로 모든 신들의 힘이 같아진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 한마디로 그 게르니아가 설치한 증폭석인가 뭔가 때문에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의 힘은 엄청 강해졌고, 나머지 두 신을 밀어붙이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증폭석이 부서진다면? 말 그대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그럼 그 증폭석은 어디에 있을까? "몰라요." "....." "데 군이 묻고 싶은 건, 그 증폭석이 어디 있냐는 거죠?" "그, 그런데요." "모릅니다. 알 수가 없어요!" "....." "후훗." 너무 당당하게 말하니 무지 무안하다. 하아, 진짜 할 말 없다. 솔직히 말해, 모두 내 입장 되어 바라. 나름대로 힘들게(?) 게르니아 자식을 죽였는데 그 자식은 죽고 나서도 나를 괴롭힌다. 그것도 이번에는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인가 뭔가 하는 놈으로 말이다. 그리고 참고적으로 말하면, 그놈이 부활하면 승률 0%다. 이건 확실하다. 내가 사용해 본 신의 힘이 극히 일부분의 힘이라고 했으니까 진짜 신의 힘은 보통 미친 게 아닐 거다. 한숨만 나오는구나. "휴우." 진짜 미치겠다. 카란 이 인간은 그냥 단순히 '이제 한 달 안에 파괴의 신 크라스트가 부활할 테니 증폭석을 찾아서 부수세요!' 라고 하더니 그대로 튀었다. 어디로 가라든가, 뭘 하라든가 하는 제시는 안 하고 말이다. 그냥 막막한 사막에 나 홀로 집어던지고 튀셨다는 거지. 그때 이런 내 한숨을 듣더니 펜들이 한마디 한다. =주인, 일단 석을 잘 아는 존재를 찾아봐. "석을 잘 아는 존재?!" = 응. 봉인석을 제조하는 달인이 있을 거 아니야. 봉인석이라든가 하는 거 직접 제작하는 사람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이 게임에서는 그런 직업을 가진 분들도 많이 계신다. 혹 그분들이라면 증폭석인가 뭔가에 대해서도 알지 않을까?! "석을 제조하는 사람들?" "응. 부탁해, 혈화." "그런데 갑자기 왜?" "아, 아니 그러니까.... 하하하." "....." "에, 뭐라고 해야 하나...." 내가 갑자기 석 제조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봐달라고 하자, 그 이유를 묻는 혈화 양. 그렇지만 대답하기도 참 그렇다. 솔직히, 알아 봤자 그녀 입장으로서는 좋은 정보는 아니다. 한 달 뒤에 이 게임이 파괴신이라는 놈 때문에 완전히 파멸될지도 모르기에 그걸 막기 위해 게르니아가 제작한 석을 찾기 위해서니까. 그녀는 생각에 빠진 나를 빤히 쳐다본다. 부담돼, 혈화 양. 너의 미모는 남자들을 완전 노예로 만드는 미모란 말이다! 그때였다. "100만 골드 줄게." "크라스트." "....." "....." 으아악~! 뭐, 뭐냐? 나! 혈화가 가볍게 던진 한마디 '100만 골드 줄게'라는 말에 곧바로 크라스트라는 말을 발설하고 말았다. 분명 빚 다 갚고 지금 내 수중에도 상당한 돈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혈화가 정보료(?)를 준다니까 그냥 멋대로 자동 반응을 해 버린다. 이런 저질적인 몸뚱이를 봤나! 그리고 '크라스트'라는 말에 약간 경직되는 혈화 양.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크라스트라는 말에 갸우뚱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혈화 양은 아니다. 그녀는 정보를 엄청 많이 알고 계신다. 그리고 간단히 말해 눈치 100단이시다. 혈화를 나를 빤히 보더니 물었다. "크라스트?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를 말하는 거야?" "....." "그 존재의 이름이 왜 여기서 나오는 거야?" "....." "그리고 석과 크라스트라는 파괴신과 무슨 상관이야?!" 혈화는 나를 보고 열심히 묻는다. 당황스러워, 혈화 양. 너무 그렇게 캐묻지 말아 줘. 하지만 나를 너무 바라보신다. 이거 한마디로 말해 줘야 해야 되는 상황? "....." "하하하." 혈화의 트레이드마크인 차가운 얼굴은 어느새 경악과 충격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래도 예쁘다. 아니, 이게 아니지! "괜찮아?" 난 굳어 있는 그녀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고, 그 물에 혈화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사실이야?" "....." "말해 줘." "후우, 사실이야." "....." 그 말에 그녀는 다시 멍해진다. 그녀의 입자옫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금까지 항상 해 오던 게임이다. 그리고 이곳에서밖에 만날 수 없는 존재들도 많이 만났다. 그런데 그 세상이 사라진다? 솔직히 말해 내 입장도 그렇다. 사실 나도 펜들이나 홀락, 그리고 루네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하기도 싫다. 그러니 충분히 혈화의 저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럼 한 달 후면 지금까지 알던 모든 사람이...." "....." "사라지는 거야?!" "....." 혈화답지 않은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모습에 그녀도 여자였다는 사실이 마구 느껴지는구나! 난 그런 혈화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최대한 개폼을 다 잡으면서 말했다. "걱정 마. 최선을 다할 테니까." 카! 내가 대사를 쳤지만 진짜 감동적이다. 정말 멋지다, 멋져! 이런 내 모습을 본 혈화는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한다. "응." 크크크, 나도 이제 멋진 케릭터가 되는거야?! 하지만 그때였다. "근데 데스티니." ".....?" "안 어울려." "....." "원래의 데스티니 모습이 난 좋아." 이런 충격적인(?) 말을 던지신다. 간단하게 말해, 난 멋진 케릭터하고는 인연이 없다는 건가? 흐흑! "증폭석이라...." "아세요?!" "들어는 봤어요. 어떤 존재의 힘을 강하게 해 주는 결계석이죠. 하지만 설치하는 방법을 아는 존재는 없을 뿐만 아니라 설치하는 것조차도 안다고 해도 설치가 불가능할 정도의 결계석입니다." "....." 이럴 수가! 석 제작을 주로 한다는 사람들에게 물으면 저 대답밖에 들려오지 않는다. 그만큼 엄청난 거라는 얘긴데, 게르니아 이 자식은 용케도 설치했구나. 그것도 신이라는 존재에게 말이다. 근데 좀 너무하다. 이 증폭석이 신에게까지 영향을 주다니, 그건 좀 오버 아닌가? 휴우. 오늘 10시간 가까이 석 제작을 주로 하는 사람을 찾아가 봤자만, 성과는 제로다. 방금과 같은 대답만 수없이 들었을뿐이다. 하아. - 저기, 주인.... "왜?" 그때 나를 부르는 홀락은 내게 약간 애매한 어조로 말했다. - 저번에 들었던 것 같기도 해서..... "뭔 말이냐!" - 누나가 증폭석이라는 걸 이야기한 것 같아서. "루네가?!" - 확실하지는 않아. 근데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말하는 거야. ".....!" 난 그 말에 눈을 번쩍였다. "저기, 루네 양." "응, 응." "....." 루네는 너무나도 귀엽게 반응을 보인다. 점점 귀여워지시는구나. 안 그래도 섹시라는 장점이 있으신 분인데 귀여움까지 마스터하면? 크윽, 생각만으로도 공포다. 난 루네를 보고 긴장감 어린 말투로 말했다. "물어볼 게 있는데...." "내 속옷 색깔?" "....." "어머니, 데스티니. 엉큼해." 제발 저를 그런 이상한 놈으로 만들지 말아 주세요. 루네양. 크윽! 제가 갑자기 왜 루네 양이 속옷 색깔이 궁금한 겁니까. 아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약간..... 아니야! 정신 차려라, 데스티니! 난 잠시 루네의 한마디에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하도 당하다 보니 회복력이 업그레이드 되었다고나 할까? 난 다시 진중한 표정으로 루네를 보고는 물었다. "혹시 증폭석이라는 거 알아?" 그 말이 끝나자마자 루네는 나를 뻔히 쳐다보았다. 으윽, 왜 그러는 거야!?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나를 보며 물었다. "증폭석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거야?!" "아, 꼭 알아야 돼서.... 근데 알아?" "대충." ".....!" 안다고 한다! 루네가! 이건 정말 가뭄에 비 한 방울 같은 정보다. 만약에 루네 덕택에 그 게르니아 자식이 설치한 증폭석만 파괴하면 모든 게 해피 엔딩 스토리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루네는 씩 웃더니 말했다. "내가 문제 하나 낼게." ".....?" "여기서 내가 그냥 증폭석에 대해 말해 줄 것 같아, 아닐 것 같아?" "....." "맞혀 봐." "아닐 것 같아." "응, 맞아." 무슨 조건이 있는 거구나. 맞다. 루네 성격상 공짜로 뭐 해 줄 분은 아니니까. 그럼 뭘 원하는 거지?! 난 루네에게 말했다. "원하는 거 말해! 다 들어줄 테니까." "정말?!" "정말!" "그럼 말할게." "응." "네 몸을 원해." "....." "자, 침실로." "저, 저기, 루네... 그, 그건 좀 건전하지...." "뭐, 굳이 강요는 안해. 헤헤." "....." "그 대신 난 절대 증폭석에 대해서는 말 안 할 거야." "....." "데스티니. 자, 마음대로 해." "....." "나 어째? 흐흑. 난 나를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바라보는 루네를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저, 저기 루네... 다, 다른 건 안 될까?!" "다른 거?" "응!" 난 그 말에 경쾌하게 대답했다. "으음, 그러면 내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는데 납치해 줘." 들어주기는 좀 그러네. 어떻게 요구 조건이 저렇게 심히 난감하단 말인가! 조금 평범한 걸 말해 줘요. 제발 가능한 걸로 말입니다. 좌절하는 이런 내 모습을 본 루네는 배시시 웃으며서 말했다. "농담이야. 데스티니의 모습을 봐서는 아주 중요한 일 같은데, 그냥 가르쳐 줘야지. 사랑하는 사이잖아." "고, 고마워." "헤헤." "....." 그러면서 배시시 웃는다. 귀엽다. 큭, 안 돼! 저거 분명 설정일 거야! 넘어가면 안 돼! 속으로 마구 절규하던 나에게 그녀는 말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자세히는 몰라." ".....?!" "증폭석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존재는 따로 있어." "무슨 소리야?!" "간단하게 말해, 그걸 전문적으로 아는 존재가 있다는 거지." "....." 아하, 그런 뜻이군. 그 순간이었다. - 설마, 누나?! "홀락, 너 몰랐니? 프렌시아가 증폭석 잘 알잖아." - ..... "헤헤ㅡ 보고 싶어?!" - 차라리 날 죽여! 이건 뭔 소리냐? 프렌시아라니? 갑자기 왜 홀락이 자기를 죽이라고 하는 거냐?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난 궁금증을 잘 참지 못하는 호기심 청년이었기에 물어보았다. "저, 저기 루네." "응!" "프렌시아가 누구야?" "내 여동생." "....." "나랑 홀락의 여동생이지, 정확히는." - 이런 제길! 뭐냐? 이 불길한 기분은! 루네의 여동생이라고?! 갑자기 온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 난 안 가! 난 못 가! 차라리 죽여! 그때 홀락의 절규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말에 루네는 웃으면서 물었다. "프렌시아에게 그렇게 전해 줘?" - ..... 무언가가 무섭다. 무언가가.... === 7장 프렌시아 === 어둠만이 가득한 곳. 한 존재가 말했다. "왜 나를 방해하는 거지, 데스티니?" 그의 이름은 게르니아, 데스티니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게르니아였다. 이미 그는 육체도 없는 상황으로, 너무나도 많은 힘을 사용해서 영혼조차도 금방 소멸되기 직전이었다. "난 파괴하고 싶다. 나를 이렇게 만든 인간들을...." 그 말과 함께 게르니아는 자신의 과거를 들췄다. 그는 인간이었다. 그 누구보다 평범한 인간. 하지만 전쟁이라는 이름은 자신에게 모든 걸 뺏어 갔다. 자신의 앞에서 아버지와 형이 적에 의해 갈가리 찢기면서 죽는 모습을 보았다. 그뿐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와 자신의 어린 여동생은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노리개가 된 체 죽어 갔다. 그리고 자신도 죽었다. 하지만 그는 죽기 싫었다. 이런 사악한 인간들이라는 존재에게 죽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복수하고 싶었다. 인간들에게 말이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 그건 바로 최고의 절대신 크라스트의 달콤한 한마디 였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나?" "네." "인간이라는 존재들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파괴하고 싶나." "그렇습니다." "좋다. 너의 그 복수심으로 이 세상을 불태워라 그게 바로 내가 너에게 힘을 주는 대가다." 크라스트와의 대화, 그리고 자신이 마왕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준 힘. 그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크라스트의 말대로, 아니 자신의 의지대로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족속들은 끝까지 자기를 방해했고, 다시 한 번 그는 봉인이라는 이름 안에 잠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깨어났다. 이미 인간들의 힘은 옛날과 비교할 수 없이 약해졌고, 자신은 노련해졌다. 말 그대로 이제 모든 걸 파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앞을 막아선 한 존재, 파멸의 데스티니. 자신과 비슷한 명칭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자신을 방해했다. 인간들이 절규할수록 자신은 너무나도 좋았다. 과거에 자신이 당한 것에 대한 보상 심리일까? 너무나도 좋았다. 하지만 데스티니라는 놈 때문에 항상 그 즐거움이 줄어들고 있었다. 아니, 무엇보다 더욱 화가 나는 건 그런 괴물 같은 인간을 키워 낸 카란이라는 존재, 즉 자신의 친형이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믿지 낳은 게르니아였지만, 단 한 사람만은 믿었다. 자신과 함께 죽었던 친형 카란을. 카란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힘으로 다시 살아났다. 그는 그런 형에게 말했다. 모든 인간을 죽이자고, 아니 인간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 자체를 파괴하자고 말이다. 하지만 카란은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의 제안을 거부했다. 카란은 웃으면서 말했다. "저도 게 군과 같은 상상을 했습니다. 모든 가족을 잃었을때, 이 힘을 얻었을 때 모든 존재들을 파멸로 이끌고 싶었죠." "....." "하지만 저를 죽인 것도 인간이지만, 저를 구해 준 것도 인간이었습니다." "....." "이성을 상실하고 모든 것을 파괴해서 무수히 많은 상처를 많이 남겼던 저를 치료해 준 존재도 인간이었습니다. 그 소녀는 제가 왜 이렇게 다쳤는지 묻지 않았어요. 단순히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셨죠." "....." "전 그 말과 함께 알았죠." "....." "모든 인간이 똑같은 건 아니라고, 악이 있다면 선도 있다고. 악을 없애면 되지, 굳이 선이라는 존재까지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다고 말입니다." "....." "그래서 전 모든 것의 파멸이라는 것에 동참을 할 수 없습니다." 믿었던 마지막 존재에게 배신을 당했다. 게르니아는 더욱 모든 게 증오스러웠고,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었다. 하지만 단 하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네놈이 키워 낸 놈은 선이 아니다." 그렇다. 자신이 보기에는 절대 데스티니라는 존재는 선한 존재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냉정하고 잔혹할 수도 있다. 자신을 건든다면 그 누구도 살려 두지 않을 정도의 냉정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존재를 왜?! 그 말에 카란은 웃으며 답했다. "그래요, 데 군은 선은 아니죠." "....." "하지만 당신처럼 무조건 악도 아니죠." "....." "전 데 군이 참 맘에 들어요. 그거 아세요? 데 군은 자신에게 잘해 주면 그 수십 배를 잘해 줘요. 그리고 자신의 적이 되면 말 그대로 파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것을 소멸시키죠." "....." "한마디로 선과 악을 대하는 방법이 달라요." "....." "하지만 게 군은 아니죠. 이미 파괴라는 이름에 잠시되었으니까요." "....." "그리고 무엇보다 게 군. 아니 동생이라고 불리는 존재의 폭주를 막아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단한 존재를 불러야겠죠? 일반적인 존재는 무리이니까요."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던 걸까?! 단순히 악한 존재만을 파멸로 이끌고 선한 존재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게 했어야 했을까? 하지만 그렇게 갈등하던 게르니아에게 들려온 한마디. "이 세상에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크라스트의 한마디였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게르니아는 다시는 카란의 궤변(?)에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은 원한다. 모든 만물의 파멸을, 모든 것의 죽음을 말이다. "죽이고 싶어." 파지짓. 파지짓. 게르니아의 영혼이 빛이 나기 시작했다. 모든 빛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영혼이 말이다. 그리고 그 빛은 순식간에 형태를 가졌다. 게르니아는 말했다. "위대한 크라스트 님, 저를, 저를 가지십시오, 저를 가지셔서 파멸이라는 걸 보여 주세요, 파멸을 말입니다." 흠칫! "말도 안 됩니다!" 카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지금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항상 미소만 짓던 카란이 흥분을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일, 그건 바로....! "증폭석의 힘이 이렇게 강해지다니?!" 단숨에 4배 이상이나 강해졌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분명 그 증폭석을 만든 존재인 게르니아는 죽었다. 하지만 증폭석의 힘은 4배가 강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거죠?!" 이대로 간다면 한 달, 아니 일주일 안에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가 부활하게 된다. 그가 깨어나면 이 세상은 무조건 파멸이었다. 조금 난감하다. 루네의 여동생이라는 프렌시아 양, 이분은 여자를 별로 안 좋아한다. 한마디로 루네와의 취향이 반대랄까? 그럼 나름대로 정상인이라는(?) 건데. 흐음. 뭐, 그 때문에 지금 프렌시아 양을 만나러 온 사람은 나와 루네, 펜들 홀락이 전부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놔두고 우리끼리 왔다는 거다. 그리고 루네의 안내로 우리는 프렌시아라는 소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근데 집도 되게 평범하다. 뭐가 문제지? 흐음. 평범한 오두막에 평범한 취향, 뭐가 문젠지 감이 안 잡힌다. 그 순간 오두막의 문이 살며시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내는 한 소녀가 있었다. 대략 15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였을까? 첫 느낌은 한마디로 엄청 깜찍하다? 루네와 역시 피가 이어졌다는 듯 대단한 미녀이고 말이다. 그리고 키 162cm 정도에 푸른색의 원피스를 입으셨다. 아무리 봐도 그냥 귀여운 소녀인데? 그것도 깜찍한 소녀 말이다. 그 소녀와 난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찌릿! 뭔가 미묘하다, 미묘해. 루네로 인해 단련된 무언가의 센스가 마구 반응한다?! 왜 이러는 거냐?! 그 순간 소녀는 약간 수줍은 얼굴을 하더니 내게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 "네." 지극히 평범한 반응을 보인다. 그냥 다른 여자보다 더 여성스럽다 못해 귀엽다는 느낌밖에 안 든다. 그럼 방금 전에 나의 센스는 오작동인가?! 그 소녀는 홀락이 있는 곳을 바라보더니 말한다. "오빠, 보고 싶었어." - ..... "오빠도 나 보고 싶었지?" - 무, 물론. "헤헤헤." - ..... 저렇게 오빠를 반기는 여동생이라니, 무지무지 정상이잖아! 근데 홀락 이 자식은 왜 개소리를 해 가지고는 사람 긴장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괜한 걱정했잖아. 맑은(?) 소녀였는데 말이다. "아 참, 모두 먼 길 오셨는데 피곤하시죠.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그러면서 들어오라는 배려까지 해 준다. 너무 멋지다. 홀락과 루네의 동생치고는 깜찍함을 넘어서 귀여워 미치겠다. 다행히도 오빠랑 언니에게 감염(?)은 안 된 것 같군. 후훗. 그때였다. - 무, 무서워. 뜬금없는 홀락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갑자기 무섭다니? 도대체 왜 그러니, 홀락? 흐음, 멋진데? 그녀의 집은 그녀의 외모만큼 깜찍했다. 한마디로 인테리어조차도 딱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그녀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그녀는 우리를 소파에 앉히더니 순진무구한 얼굴로 물었다. "그런데 언니랑 오빠가 무슨 일이야?" "어, 우리 데스티니가 알고 싶은게 있어서." "우리 데스티니? 언니 남자 친구야?" "응!" "....." "제발 루네, 허위 정보는 흘리지 말아 주세요. 하지만 부정해 봤자 왠지 내 입만 아플 것 같다. 그냥 조용히 입 다물고 있자. "흐음, 그럼 형부인 거네?" "그래!" "흐음, 형부라.... 헤헤." "....." 흠칫! 그 순간 다시 한 번 울렸다. 나의 위기 감각 센스가 말이다. 마치 먹잇감이 된 느낌이랄까?! 루네가 자주 나를 덮칠 때 느끼는 그 위화감이다. 하지만 그 위압감의 출처를 모르겠다. 왜 이러는 거냐, 아까부터.... 난 자꾸 오작동(?)하는 내 센스가 약간 원망스러웠고, 그 순간 그녀는 루네를 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언니는 나가 있어 줘. 둘이서 이야기할 거야." "너, 설마...." "안 해. 언니 거잖아." ".... 응." 잠깐만요. 뭔가 대사가 이상한데요?! 제가 무슨 음식입니까?! 그리고 이런 불길한 대화, 뭡니까? 갑자기 너무나도 불길해진다. 마치 무언가가 나를 폭격하는 미묘한 느낌이랄까?! 한편 그녀의 말에 루네는 집 밖으로 나갔고, 그렇게 되자 집안에는 나와 프렌시아만 남았다. 아니 정확히는 홀락도 있지만, 이 자식은 아까부터 버로우다. 아, 불길하다, 불길해. 어서 용무를 마치고 이곳을 떠야겠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 난 그런 생각과 함께 프렌시아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저기, 물어볼게...." "차라도 한 잔 드시고 하세요. 저 안 도망가요." "아...." 그러면서 프렌시아는 차를 준비해 왔다. 엄청 빠르다. 마치 준비된 차 같아. 또르르. 프렌시아는 어느새 가져온 찻잔에 조심스럽게 차를 따랐고, 그런 다음 나를 보더니 싱긋 웃었다. "센크레이 차에요. 먹을 만하실 거에요." 사실 나한테 차 이름 말해 줘 봤자 모른다. 그냥 느낌상 비싼 것 같다. 향도 좋고 말이다. 난 사실은 증폭석에 대해 물어보는 게 더 중요했으나, 깜찍한 소녀의 배려를 생각해 얼른 마시고 질문을 해야겠지?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찻잔을 들었다. 그때였다. -주인, 먹으면 안 돼! "무슨 소리야, 갑자기?" - 거, 거기에는 수면제가 들어 있어! "뭐?!" - 어서 튀어! 살아남으려면 뒤어! 이 자식, 갑자기 왜 이래? 뭐 잘못 처먹었냐, 갑자기 수면제라니, 그리고 튀라니, 뭘? 난 이해할 수 없는 홀락의 행동에 물음표를 띄웠다. 하지만 머지 않아 그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오라버니, 죽고 싶나 봐요?" "....." - ..... "감히 제 작전을 방해하다니요!" "....." - ..... 그렇다. 방금 전까지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던 깜찍이 소녀가 무서운 소녀로 돌변했다. 물론 외모는 그대로지만 분위기가 무서워졌어. 으악! 그러자 홀락은 용기를 내며 외쳤다. - 주인, 도망가! 누나는 저 프렌시아에 비해서 천사야! 그만큼 악녀(?)야! 어서 ㄷ망가. 컥! 루네라면 악마라고 말하던 놈이다. 그런데 저 소녀에 비해서라면 천사라고?! 저 소녀, 뭐하는 소녀인 거냐?! 그때 홀락의 추가 설명이 들려왔다. - 프렌시아는 모든 남자들이 자신의 노예가 되기를 원해! "....." - 그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노예로 만들어! "....." 컥, 뭐라고?1 저 귀여운 소녀가?! 저 귀여운 소녀의 노예라면 한번 해 보는 것도... 아, 이게 아니라 그럼 지금 비상사태인 거야?! 으악! 그때 프렌시아가 여전히 살벌한 미소를 지은 채 나랑 홀락에게 말했다. "이미 이 집에는 다양한 결계석들이 쳐져 있어요. 이미 끝난 거에요, 후훗! 그나저나 형부를 노예로 가지면 짜릿하겠어요." "....." "형부 노예라, 새로운 느낌?" "....." 홀락이 무서워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저분, 진짜 무섭다. 그리고 너무나도 위험한 상상을 한다. 내가 루네의 남자 친구라는 소리를 듣고 '형부 노예' 라는 새로운 느낌을 원하신다. 진짜 무서운 소녀잖아! 그 소녀는 나를 보더니 천천히 다가온다. "어차피 반항은 무의미해요. 이제부터 순순히 제 노예가 되세요. 형부." "....." "흐음, 눈동자를 보니 그럴 마음이 없으신가 봐요? 그럼 어쩔 수 없죠. 조교 들어가겠어요." ".....!" 파지짓. 그 순간, 갑자기 수면 연기가 퍼졌다. 엄청나게 강한 거다. 그녀의 말이 들려온다. "수면석이라는 거에요. 그 어떤 존재도 못 견디죠. 드래곤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후후후!" 그녀는 자신만만해 하지만 미안하게도 저번에 신급 아이템을 얻으면서 상태 이상 완전 무적이라는 걸 얻은 터라 이런 것들은 안 걸리는데.... 그런데 나를 너무 기대 어리게 바라보신다. 쓰러지라는 눈빛으로. 난 결정해야 했다. 저분의 비위를 맞출 것인지 말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내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왜냐고? 증폭석을 아는 분은 저분밖에 없으니까. 그냥 비위를 맞춰 드리자. "으윽!" - 주, 주인! 그때 나의 화려한 연기에 홀락도 놀랐고, 난 그대로 잠든척해 버렸다. 에라, 몰라! 내가 기절하자, 그녀는 끙끙거리면서 날 이상한 방으로 데려왔다. 그 방은 멋졌다(?). 어느 의미에서는... 밧줄도 보이고, 사람을 묶을 수 있는 침대도 보인다. 그리고 채찍도 보이고, 그 뭐더라? 여자들이 채찍 휘두를 때 입는 그 엄청난 패션 옷(?)도 있다. 좋은데? 흠흠! 한편 끙끙거리면서 나를 침대레 올린 그녀는 내 팔목과 발목을 모두 묶어 버리고 곧바로 속옷을 포함해서 모든 옷을 훌러덩 벗어 버린다. 컥! 그러고는 그 아름다운 패션 옷을 입으러 가는데, 다 보인다. 이건 아니야! 눈 감아, 이 자식아! 왜 자꾸 실눈 뜨고 있는 거냐! 분명 난 저 소녀의 알몸을 보기 싫었지만(?) 몸이 계속해서 말을 안 듣는다. 전문적으로 자동으로 실눈이 떠진 상태라고나 할까. 그렇게 난 그녀의 옷 갈아입는 모습을 다 보았다. 한마디로 올 누드 감상? 으아악! 내가 이렇게 저질이었단 말인가. 안 돼, 안 돼, 안돼! 나는 그렇게 속으로 절규하고 있었다. 한편 복장을 갖춘 그녀는 내게 오더니 갑자기 내 옷을 벗기려고 한다. 헉, 이건 안 돼! 정말 안 되는데.... 소녀는 낑낑거리면서 내 상의를 벗기려 했다. 난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이건 좀 곤란한데...." "꺅!" 그녀는 갑자기 내 한마디에 놀라서 뒤로 넘어졌다. "....." 난 그녀를 난감한 듯 바라보았고,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어, 어떻게 벌써 일어난 거죠, 형부?" 그 뒤에 형부 소리는 좀 빼 주세요. 그리고 벌써 일어난 게 아니라 원래 일어나 있었다죠. 흐음, 난 솔직하게 말하기로 했다. 아주 솔직하게. "사실 잠 안 들었거든." "....." "하하하...." "어, 어떻게 그걸 견딜 수가? 아!" 그때 무언가가 떠오르는지 탄성을 지른 그녀는 잠시 후 엄청나게 얼굴이 붉어지더니 소리쳤다. "서, 설마 제, 제가 옷 갈아입는 것도!" "아, 아니 그, 그게...." "....." "난 절대 안 보고 싶었걸랑? 근데 막 몸이 막 저질적으로....." "결론적으로 봤다는 거군요." "....." "봤다는 거죠?!" "그런 거겠지." "그 누구한테도 보여 주지 않은 건데. 않은건데....으아앙!" "저, 저기...." 그때 프렌시아는 바닥에 주저앉더니 마구 울기 시작했다. 난 그녀의 울음에 깜짝 놀라서 가볍게 침대의 끈을 풀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조교 복장으로 울고 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미, 미안! 그러니까...." "흑흑." "저, 정말... 아우!" 솔직히 말해, 나 같은 상황 되어 바라. 당당하게 눈 감을 남자가 몇 명이나 될까?! 난 없다고 생각한다. 저런 귀여운 소녀가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는 건 본능적으로 해 줘야 하는 그런 거다. 뭔가 좀 비참하군. 어찌 됐든 지금 할 일은 저 소녀를 달래는 일이다. "프, 프렌시아, 진짜 미안...." "흑흑!" "미안, 미안." "아무한테도 내 알몸을 보여 준 적 없는데!" "....." 아무한테도 보여준 적 없다는 말이 왜 이리 가슴에 못을 박는지 모르겠다. 하아. 그때였다. 계속해서 울던 그녀가 갑자기 나를 노려봤다. 헉! 설마 복수?! 나도 벗으라는 그런 건가?! 이런, 그건 곤란한데? 진짜 벗으라 하면 어떡하지? 크윽! 하지만 머지 않아 이런 내 상상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방향이 콱 틀어졌다. 360도로..... "책임져요, 형부가!" "....." "제 모든 걸 봤으니까 책임져요! 앞으로 제 주인님이 되세요!" "....." "알겠죠?!"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일까? "주인님!" 프렌시아가 친숙한 듯 나를 부른다. 난 그녀에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저, 주인님은 좀 그렇지 않을까?" "그럼 형부 주인님?" "내가 말 안 했는데, 난 루네랑 그런 사이 아니거든?" "에? 언니랑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 "그래, 우리는 건전한(?) 사이야." 사실 건전한 사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진행도가 많이 나간 적이 있다만 나름대로 건전한 사이라고 난 생각한다. 그 말에 그녀는 갑자기 화색이 돌더니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주인님은 싱글이시네요?" "일단은." "꺅! 그럼 주인님은 제가 노리겠어요!" "....." 그건 좀 그것대로 난감한데 말이다. 프렌시아는 눈을 반짝이더니 말했다. "목욕재계하고 침대에 누워 있을까요?!" "저, 그런 거 안 해도 되는데...." "주인님이시잖아요." "....." "저를 마음껏 가지고 노셔도 돼요." 마음껏?! 크윽! 잠시 못된(?) 상상을 해 버렸다. 제길! 프렌시아, 15살짜리 귀여운 얼굴로 그런 자극적인 이야기는 하지 말란 말이야! 당하는 입장에서는 진짜 죽을 맛이다. "주인님, 주인님." "응." 포기했다. 그냥 주인님 해라. 그녀는 나를 보더니 물었다. "근데 뭐가 궁금하신 거에요, 주인님?" "아!" 그제야 내 목적이 떠오르는구나. 나도 참 정신을 어디다 놓았는지.... 난 그런 생각과 함께 잠시 한숨을 내쉬었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프렌시아를 향해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증폭석이라는 거 알아?" "네, 알아요!" ".....!" 그녀는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대답한다. 헉! 일이 너무 잘 풀려 가는데?!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시무룩해지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증폭석 제조법은 몰라요." "....." "죄송해요, 주인님." "아니, 내가 원하는 건 제조법이 아니라...." ".....?!" "그 증폭석의 기운이 퍼져 나오는 것을 감지하는 거에 대한...." "아! 한마디로 증폭석 탐지기 같은 걸 말하는 건가요, 주인님?" "그, 그런 건데...." "그건 할 수 있어요!" 번쩍! 프렌시아의 말에 나는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할 수 있다고! 그 말은 즉, 게르니아 놈이 설치한 그 증폭석을 찾아내서 부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난 그녀에게 기대감 어린 말투로 물었다. "당연히요, 주인님 말씀이라면!" "....." "저는 몸과 마음 다 주인님 겁니다. 마음껏 능욕하세요." "....." 제발 프렌시아 양, 지금 자신의 외모를 생각하세요! 지금 프렌시아 양의 외모는 귀여운 15살 소녀랍니다. 그런데 그런 엄청나게 수위 높은 대사를 막 치다니요! 그리고 그런 대사를 다른 사람이 들을 경우, 분명 나는 나쁜 놈에다가 짐승 쓰레기 인간 말종이 될 게 분명하다. 저렇게 귀여운 소녀를 괴롭히는 악당으로 생각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주인님." ".....?" 그때 프렌시아는 나를 불렀고, 잠시 후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그 증폭석 탐지기가 있으려면 뿡뿡뿡이라는 보석이 있어야 해요." "뿡뿡뿡 보석?!" "네, 주인님." "....." 그건 뭐 하는 보석이냐?! 이름도 엄청 독특하다. 뿡뿡뿡이라니, 뭔가 미묘한 이름의 결정체다. 흐음, 참고로 말하자면 그런 이름의 보석은 보지도 못했을뿐만 아니라 귀에 스쳐 지나간 적도 없다. 프렌시아가 말했다. "뿡뿡뿡 보석은 상당히 귀한 보석이에요.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오리데오콘 보다 수천 배 이상 구하기 힘들어요." "헉!" "....." 그럴 수가! 구하기 쉽지 않다니. 그것도 오리데오콘보다 수천 배 이상 구하기 힘들대! 뭐 또 이런 쌍쌍바 같은 일이!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미묘하다. 이름이 말이다. 뿡뿡뿡 보석이 뭐냐. === 트리네아 경매장 === "주인님! 헤헤!." "....." "....." "....." "....." 나를 보고 주인님이라고 하면서 팔짱을 자연스럽게 끼는 프렌시아를 보고 모든 일행은 굳어 버렸다. 전문용어로 '아임 유어 스톱?'. 그리고 거기에는 아름다운(?) 살기란 존경의 눈빛(?0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 아름다운 살기라고는 뭐 혈화고, 존경의 눈빛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 "이제는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소녀까지 만들다니, 데스티니 님은 과연 엄청난 분이십니다." "....."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다워요!" 제발 그런 쪽으로는 존경 안 했으면 좋겠는데, 제킨 군. 제킨은 감동받은 어조로 나에게 말했다. "이제 데스티니 님은 레젠드 오버 카사노바의 명칭도 하찮을 정도군요!" 자꾸 날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지 마라. 제킨, 난 정상이야. 아주아주 말이다. 그때 나를 아름답게 바라보던 살기의 주인공은 마치 살얼음판을 연상케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데스티니는 참 재주도 좋네?" "....." "이번에는 주인님이라고 불러주는 15살 소녀를 데려오다니 말이야." "....." "도대체 무슨 범죄를 저질렀기에 저 귀여운 소녀가 데스티니에게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걸까?" "....." "궁금해." 궁금해 하지 마, 혈화 양. 왜 자꾸 나만 나쁜 놈으로 생각하는 겁니까! 전 진짜 억울하다고요. 한편 제킨 형도 내게 다가오더니 슬며시 묻는다. "덮쳤냐?" "안 덮쳤어요!" "흐음." "도대체 저를 어찌 보는 거에요!" "짐승." "....." "그나저나 정말 부러운 능력이야. 이번에는 주인이라고 불러 주는 소녀를 데려오다니, 너의 그 다재다능한 능력에 나도 진심으로 감복했다." "....." 제발 그런 걸로 감복하지 말아 주세요, 슬픕니다. 그 순간 갑자기 살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너라는 악의 근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거한다! 이제 드디어 악의 근원까지 내려갔다. 참으로 많이 내려갔구나. 처음에는 아마도 짐승 같은 놈이었다가 그 다음에는 짐승보다 못한 놈이었다가, 그다음이 짐승이라는 이름조차도 아까운 존재라고 했다가, 그 다음이 오염 물질 같은 존재라고 했지? 근데 이번에는 악의 근원이래. 휴우. 난 모두를 보고 아주 간단히 물었다. "뿡뿡뿡이라는 보석에 대해 뭔가 아시는 분?!" "....." "....." "....." "....." 그 말과 함께 정적이 방 안을 휩쓸었다. 난 단 한마디 했을 뿐인데.... "저기, 오빠, 그런 보석이 있나요?" 그때 레나가 나를 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고, 난 그 물음에 프렌시아를 보며 말했다. "프렌시아가 있다니까 뭐...." "아." "지금 제 말을 못 믿는 건가요?" "아, 아뇨." "....." 찌릿. 그때 프렌시아가 내 옆에 찰씩 붙은 채 레나를 경계했다. 그리고 그녀의 한마디에 레나는 움찔했다. 레나야, 네가 언니야. 흐음. 그것보다 진짜 여자를 싫어하기는 하는구나? 온통 경계 발동 수준이다. 그에 비해 루네는 열심히 여자들을 보고 침을 흘리고 있다. - 어이, 아가씨! 그리고 여자만 보면 달려드는 변태 검까지, 한마디로 이들 삼남매는 '대략 난감'이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진이 레나의 앞을 막아서더니 조용히 검을 뽑으신다. 그러더니 레나에게 한마디 쏘아붙인 프렌시아를 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죽고 싶나 보군." "....." "....." 저기, 이 아저씨야! 아무리 시스터 콤플렉스라지만 15살 소녀 보고 뭐라는 게냐?! 좀 자중하지. 쿨럭! "오, 오빠." 한편 진의 그런 모습에 레나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자 진 사마는 한마디 던진다. "어차피 저 여자도 데스티니에게 감염되었을 거다." 내가 무슨 오염 물질입니까! 말도 해도 저렇게 어이가 안드로메다에 날아갈 만한 대사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하는 진이 정말 야속하다. 그때였다. "뭐라는 거에요. 이 얼음 아저씨(?)가!" "....." "....." 프렌시아의 당돌한 한마디가 들려왔다. 얼음 아저씨! 그 누가 진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모두 진의 압도적인 위압감에 밀려 꿈꿀 수도 없었던 명대사, 그걸 15살 소녀가 해냈다. 멋진데?! 하지만 프렌시아의 말은 끝이 아니었다. "우린 주인님보고 그런 소리 하는 얼음 아저씨가 더 오염 물질이에요!" "....." "....." "....." "....." 그 한마디에 엄청나게 정적이 흐른다. 프렌시아, 정말 고마워! 흐흑! 진짜 너무 고마워서 막 눈물이 나온다. 이때까지 진이 나를 이상한 놈으로 밀어붙이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하지만 프렌시아는 아니었다. 진의 위압감도 무시하고 내 편을 들어주신다. 프렌시아, 아이 러브 유, 땡스! 하지만 부작ㅈ용도 좀 심하기는 할 것 이다. "....." 파아앗. 진이 아무런 말없이 달려온다. 물론 살기가 없는 걸로 봐서는 죽일 생각은 아니고, 약간 때찌(?) 할 것 같은 느낌이기는 하지만, 난 내 편을 들어준 프렌시아가 때찌(?) 맞는 건 절대 바라지 않는다. 난 그렇기에 프렌시아의 앞을 막아섰고, 어색하게 말했다. "이, 이러지 마, 진." "....." "이건 범죄야!" "....." "어린 소녀를 향해 뭐 하는 거야!" "그래요, 오빠. 그러지 마세요." 그때 당황하던 레나조차도 한마디 했고, 진은 내가 열심히 한 말을 다 씹더니 레나의 한마디에 버로우 타신다. 저 인간, 정말 어느 의미에서 열 받게 한다! 으악! 그 순간 갑자기 내 등 뒤에서 반짝이는 눈빛이 느껴졌다. 그리고 난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거기에는 눈을 반짝인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프렌시아가 있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덥석! 그대로 껴안아 버린다. "꺅! 주인님, 사랑해요!" "....." "주인님, 마음껏 절 능욕하세요." "....." "언제든지 가능해요, 주인님." "....." 제발 남들이 들으면 무지 오해할 만한 대사는 하지 말아 줘, 내가 변태도 아니고 뭘 능욕하니? 하지만 이런 내 마음도 몰라주고 순식간에 주변의 살기가 가중된다. 혈화의 귀여운 살기는 자주 느끼니 상관없다만, 이 살기는 좀 새롭군. 그 살기의 주인공은.... "루네!" 그렇다. 루네가 배시시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다가갈 수 없는 무언가의 어마어마한 살기가 나오고 있다. 그녀는 천천히 자신의 여동생인 프렌시아에게 가더니 말했다. "내 거야." 저기, 전 물건이 아니에요. 흑흑! 정말 왠지 도매급 물건 취급 받아서 너무 서럽다. 한편 그런 루네의 말에 프렌시아도 싱긋 웃더니 대꾸한다. "주인님은 제 거에요." "우리는 갈 데까지 갔어." "저랑 주인님도 완전 갈 데까지 갔어요, 언니." "....." "....." 찌릿찌릿. 두 여인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기, 자매끼리 좀 친하게 지내는 건... 그 순간, 프렌시아의 한마디가 모든 존재를 잠재웠다(?). "참고로 주인님과 전 채찍 플레이도 매일 해요." "....." "....." "....." "....." 순식간에 나에게 시선이 몰린다. 난 그걸 보고 아니라고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안 믿는다. 이럴 수가! 그때 케인 형이 오더니 슬쩍 묻는다. "채찍 플레이 좋냐?" "안 했어요!" "저런 귀여운 소녀와 채찍 플레이라, 아마도 네가 여자 때리는 건 안 할 테니, 맞는 역활?" "제발 이상한 상상 좀 하지 마세요!" "풋, 괜찮아. 다 이해해." "....." "나중에 그 황홀한 느낌만 말해 줘. 후훗." 그러면서 간다. 으아악! 프렌시아, 제발 이상한 소리하지 마! 나만 점점 더 변태되잖아! 흑흑. 다행히도 1시간 20분이나 걸려서 모든 오해가 풀렸다. 채찍 플레이라든가 불건전한 행위를 절대 안 했다고. 하지만 이런 내 말에 유독 한 분은 절대 안 믿는다. 그 사람은 바로 진. 그는 '벌써 하고 남았지'라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뭐, 이제는 익숙해. 저분에게 이미 난 진짜 오염 물질일 거야. 흑흑! "데스티니." "응?" 그때 혈화가 내게 다가왔고, 잠시후 내 귓가에 속삭였다. "그 보석이 있는 곳 알았어." "정말?" "응." 그 뿡뿡뿡 보석이 있는 곳을 알았다니! 오리데오콘보다 수천 배나 찾기 힘든 보석을 말이다. 혈화가 말했다. "지금 트리네아 경매장에 있대." "경매장?" "응." 헉! 경매장이면 돈이 사라지는 그 동네?! 경매장은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두려워하는 동네다. 막 돈 싸움을 하는데 순식간에 돈이 막 급등하다 폭등하는 동네. 한마디로 돈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가슴 아픈 동네다. 그런 동네에 보석이 갇혀 있다니! 그때 혈화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근데 상당히 가격이...." "....." 비싼 거야?! 으악! 그럴 수가.... 아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오리데오콘보다 수천 배 이상 안 나온다는 그 전설의 보석 뿡뿡뿡 보석이니까. 그럼 어떻게 해야 돼? 나, 살 수나 있는 걸까?! 물론 내 수중에 현금으로 약 1억에 달하는 돈이 있기는 하지만.... 젠장! 하지만 혈화의 말은 내 생각과 정반대였다. "2,000원에 올라왔대." "....." "....." "저, 저기...." "응?" "2,000원?" "응. 현금가로 2,000원." "....." 미묘하군. 그 전설의 보석 뿡뿡뿡이 2,000원이라니! 그때 우리의 대화를 들은 프렌시아가 쪼르르 오더니 내게 말했다. "뿡뿡뿡 보석은 일반적인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못 받아요." "아!" 한마디로 특별 보석이라는 거냐?! 다행이다. 그 덕택에 돈 굳었다. 크크! 그럼 뿡뿡뿡 보석을 사러 가 볼까?! 트리네아 경매장은 역시 3개 경매장 중 하나라는 이름답게 더럽게 크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고가의 물건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저기가 아니다. 그냥 경매장 곳곳에 설치된 싸구려 물품들 코너에 온 거다. 뿡뿡뿡 아이템은 2,000원이니까. 한편 우리의 등장에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왜냐고? 당연한지 몰라도 여자들이 있었으니까, 특히 저기 침 줄줄 흘리는 아저씨들, 좀 참으세요. 그리고 왜 하필 프렌시아를 보고 침을 흘려요? 거참. 하지만 역시 진의 분위기에 압도되어서 아무도 못 온다. 이럴 때는 진이라는 분이 무슨 보호막 같아. 난 그런 생각과 함께 그 뿡뿡뿡 보석이 있다는 곳에 갔다. 그런데 한 명도 없다. 왜냐고? 사람들은 무슨 돌맹이같이 생긴 걸 보러 오는 취미는 없나 보다. 난 프렌시아를 보고 속삭이면서 말했다. "이게 뿡뿡뿡 보석?" "네, 주인님." "좀 독특하네." "외형이 모든 게 아니니까요." 그렇기는 하다만 돌맹이라니.... 물론 그냥 돌맹이는 아니고, 푸른색 칠을 한 돌맹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정말 당황스럽다. "이 돌맹이를 사실 건가요?" 돌맹이라고 말하는 경매장 직원을 향해 난 경쾌하게 대답했다. "네에!" "앞으로 1시간 안에 아무도 없으면 손님께 당첨됩니다." "....." 흐음,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나? 뭐, 그 정도야 기다려 주지. 그때였다. "그, 그분이다!" "어서 잘 보여!" "으악!" "그분이야!" "헉!" "진짜다!" 그때 갑자기 경매장에 있는 직원들이 웅성거린다. 아니, 직원뿐만 아니라 사람들까지 왜 그러는 거지?! 뭐, 돈이라도 떨어지나?! 그 순간 내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대략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키가 약 175cm에 옷에는 무슨 금칠을 해 놨다. 한마디로 금칠에다가 곳곳에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었다. 그뿐 아니라 무슨 버터를 얼굴에 쳐 발랐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느끼하다. 즉, 정말 재수 없다. 온몸에 닭살이 돋아. 한편 그 버터맨은 내 쪽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는다. 아니, 정확히는 내 주변에 있는 미소녀들을 보고 말이다. 그러고는 상당히 비싸 보이는 부채 한 개를 들고 개폼을 잡으면서 오신다. 그러더니 내가 사려는 뿡뿡뿡 보석을 보더니 묻는다. "이거 얼마지?" "지금 저분이 2,000원으로...." "풋." "....." 빠직! 나를 한 번 보고 비웃는 그놈 때문에 머리의 퓨즈가 나가려고 한다. 참자, 참아! 그때였다. "내가 10만 원에 사지." "저, 정말입니까?" "물론." 그러면서 여자들을 한 번씩 바라봐 준다. 이건 분명 저놈 개폼 잡으려는 거다. 하지만 난 이 보석을 놓칠 수 없다. 난 이를 꽉 다물고 외쳤다. "10만 100원!" "풋." "....." 이런 개 거지 삐리리리리리(너무 심한 욕이어서 공개 불가)같은 개 자식이! 지금 나를 비웃은 거지? 그런 거지! 으악! 난 지금 당장에라도 모든 걸 엎어 버리고 싶었지만 참아야했다. 저걸 가지기 위해서다. 그때 그남자는 다시 한 번 웃으며 말했다. "100만 원 주지." "헉!" 그러자 경매장 직원은 경악했다. 2,000원이었던 상품이 100만 원이 되니 당연하다. 하지만 지고 싶지 않아! 저걸 가져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저 녀석한테는 절대 지고 싶지 않다. 난 이를 빠득빠득 갈면서 외쳤다. "100만 1,000원." "....." "후훗, 1,000만 원." "....." 저런 미친 자식! 갑자기 1,000만 원을 부르다니! 막 갑자기 뒷골이 당긴다. 저 자식, 이건 확실하다. 도발이다. 한마디로 자기 돈 많다고 내 주변에 있는 여자들에게 자랑하는 거다. 그런 거다. 으악! 하지만 질 수 없어, 절대! "1,000만 1,000원!" "풋! 1억." 1억?! 내 전재산인데?! 그걸 저 남자는 무슨 장난삼아 부른다. 한편 1억이라는 말에 경매장 직원은 기절하려는 포즈를 취한다. 2,000원짜리 물건이 1억을 호가하니 당연히 기절할 만 하지. 크아악! 이대로 지는 거야?! 하지만 내 모든 전 재산을 걸기에는.... 빌어먹을! 고민은 길지 않았다. "1억 1,000원." "1억 1,000원 나왔습니다!" 웅성웅성. 어느새 사람들이 모인 채 웅성거리고 있다. 아마도 2,000원짜리였던 물건이 1억이 넘어가자 순식간에 소문이 났나 보다. 그리고 그 보석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완전 땡잡았다는 얼굴로 황홀한 표정을 한다. 으아악! 2,000원이면 사는데, 저 빌어먹을 버터 자식이! 그 순간이었다. "10억, 아니 100억 주지." "....." "....." "....." "....." 순식간에 흐르는 적막. 사일런스 마법이 걸리지도 않았는데, 모두 그대로 멈췄다. "그, 그럼 더이상 없다면.... 저분에게 100억에 당첨됩니다." "와!" "역시 대부호 체라!" "제일 갑부라는 게 진짜인가 봐!" "우아, 멋지다." "죽인다!" "....." 막 이런 소리가 들려온다. 한마디로 내 앞에 있는 저놈이 이 게임에서 제일 돈을 잘 버는 놈이라는 거냐?! 돈 잘 벌면 벌기만 하지, 왜 남의 앞에서 얼쩡거리는 거냐! 으악! 막 폭발하기 일 보 직전이었다. "아가씨들,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분들이 수준이 맞은 사람끼리 놀아야죠. 저한테 오시면 원하는 걸 모두 해 드리죠. 모두 말입니다." "....." "....." "....." "....." 저 자식의 주목적이 나온다. 하지만 그 말에 흔들리는 그녀들이 아니다. 으악! 멋져! 감사해. 한편 다른 여자 같으면 돈 보고 달려들 만도 한데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놈은 살짝 당황해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그럼 내기를 할까요?" 그러면서 나를 바라본다. 내기라니, 이 미친 버터 자식아! 그는 말했다. "간단합니다. 저희 집에 서바이벌을 만들었거든요. 지금 테스트해 주시는 분들이 1단계도 못 넘어서 참으로 재미없던터였습니다. 거기에 참여하셔서 그걸 통과하시면 이걸 드리죠." 그러면서 어느새 100억짜리로 바뀐 뿡뿡뿡 보석을 든다. 하지만 저 자식이 그냥 이런 조건을 내밀 리는 없다. 절대! "원하는 게 뭐야?" "뭐, 별거 아닙니다. 저 아름다운 여자 분들과 데이트 한번씩이라고 할까요? 단 한 번만 저와 있으면 다 제 걸로 만들 자신이 있으니까요." "이런 미친 자식, 모든 여자가 네놈처럼 돈만 있으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참고로 우리 파티에 돈을 좋아하는 건 미안하게도 남자 둘뿐이다. 나랑 펜돌 말이다. 여자 쪽에서는 아니걸랑?!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들을 걸고 내기라니, 말도 안 된다. 그녀들이 상품이냐?! 걸고 하게.... 그 순간이었다. "데스티니, 승낙해." "으응?" 그때 루네가 갑자기 한마디 던졌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말했다. "저 자식, 재수 없어." "....." "완전히 뭉개 버려." "....." "그래요, 주인님, 재수 없어요!" "그래." "루네, 프렌시아, 혈화가 모두 하라고 하신다. 다른 분들은 뭐 그냥 계시고.... "좋아, 해보지. 그 서바이벌인가 뭔가 말이야." "후훗. 죽지나 마시길." 이 빌어먹을 버터 자식, 끝까지 재수 없다. === 9장 서바이벌 === 헉! 헉헉! 헉, 헉, 헉! 나는 기절할 뻔했다. 왜냐고?! 최고 갑부집이라는 데를 보고 말이다. 수만 평이었다. 아니, 내가 직접 재 보지는 않아서 모르겠는데, 옆에서 사람들이 수만 평이라니까 그런가 보다. 사실 텔레포트라는 게 각 곳에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이 집 돌아다니지 못한다. 그만큼 크기는 더럽게 크다. 그리고 기가 팍 죽는다. 빌어먹을! "미소녀 아가씨들 마음에 드시나요?" 버터맨은 자기 집을 보여 주고 작업성 멘트를 한마디 날렸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전문용어로 입질이 없다는 거지. 그런 반응에 약간 당황하던 그는 잠시 후 미소를 짓더니 말한다. "재미 있어요." "....." "....." "더욱 흥미가 느껴진다고 할가요? 후훗." 버터 300통은 바른 듯 느끼한 대사를 친다. 듣는 내가 다 소름 끼친다. 그때였다. = 전 관심 많아요. 오빠. "....." "....." "....." "....." 갑자기 한 여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난 저분이 절대 여자라고 인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여장을 하려면 좀 더 성의 있게 할 것이지, 이것아! = 어머, 오빠! 멋져! "....." "....." "....." "....." = 완전 내 스타일이야! 꺅! 그러면서 완전 지를 발광을 한다. 펜들, 난 네놈이 쪽팔린다. 그렇다. 지금 내 앞에서 심히 미친 짓거리하는 놈의 본명은 펜들, 일명 솜사탕이라고 불리는 놈이다. 그놈은 돈에 눈이 휙 뒤집혀서 모든 걸 포기했다. 한마디로 인간형의 모습으로 바뀌더니 당당하게 여장을 했다는 거다. 이미 저 솜사탕에게 돈 앞에서의 자존심은 무의미하다. = 아이. 그때 펜들은 심히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메슥거리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 "속 무지 거북하다, 펜들." = 어머, 전 펜들이 아니에요." "....." = 펜 양이에요. "....." = 오빠도 참! 막 소름이 끼친다. 이렇게 소름 끼치다 못해 기분 더럽기는 처음이다. 한편 이런 모습을 본 그 버터맨은 비웃더니 입을 열었다. "참으로 할 짓 없나 보군요." "....." "....." "....." "정말 한심한 파티 입니다. 저런 미녀들이 있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워요." 크윽! 저 자식, 빌어먹을! 으악! 참자, 참아. 그래, 참아야 된다.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 그래, 그런 거다! 크, 크다. 진짜 이 인간, 미친 거다.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다. 내 앞에 펼쳐진 숲, 아니 서바이벌 하는 동네인가? 그 동네는 거의 수천 평에 달하는 크기로 제작되어 있다. 버터맨이 말했다. "약 1년 동안 300억이라는 돈을 들여서 만든 놀이동산(?) 이죠." "....." 이 자식, 진짜 미쳤어! 내가 300억이라는 돈을 갚는다고 완전 눈 빠지게 일하는 동안, 이놈은 무슨 이런 쓸데없는 것에 300억이라는 돈을 갖다 부었단 말인가? 진짜 돈 있는 것들의 머리를 해부하고 싶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만 잔뜩 하잖아! 그놈은 자신이 만든 서바이벌 숲을 보더니 흐뭇한 어조로 말했다. "이곳에는 수만 마리의 굶주린 몬스터가 있어요." "....." "들어가면 팔다리가 다 뜯겨 먹힐걸요. 후훗." "....." "자, 도전할 수 있겠어요?" "....." "뭐, 딱 보니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빠득빠득. 이 자식이 지금 나 약 올리는 거에 재미 들렸나? 정말 무척이나 사람 스마일(?)하게 만드는 구나. 스마일하게 말이다. 난 그놈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할 건데? 그 돌맹이나 내놔, 성공하면." "물론이죠. 전 약속은 잘 지키거든요." 지랄, 제일 약속 안 지킬 것 같다. 구라를 치려면 좀 제대로 치란 말이다. 그 순간 그 버터맨은 내게 한마디 속삭였다. "아 참, 여기 안에서 죽으면 아. 무. 런. 보. 상. 이. 없. 어. 요." "....." "그러니 그냥 죽는 거죠. 그리고 전 약속대로 저 여자 분들과의 데이트도 할 거고 말입니다." "하나만 묻지." ".....?" "저 안에있는 거 다 부숴도 아무 이상 없는 거냐?" "풋!" 버터맨은 내 말을 비웃었다. 난 표정을 굳히면서 물었다. "사람 목숨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면, 저 안에 있는 것 부숴도 아무런 보상이 없어야 되잖아?" "물론입니다. 저기 다 부숴도 돼요. 다 말입니다. 물론 부술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러면서 비웃는다. 그래? 다 부숴도 된다고? 300억이라는 돈을 투자한 것을 부숴도 된다는 거구나. 알겠다. 네 소원(?) 들어주마. 나는 그런 생각과 함께 그대로 숲으로 우거진 그 인공 서비아빌 동네로 터벅터벅 발을 들였고, 그때 그 자식의 얄미운 소리가 들려왔다. "몇 초나 갈까요? 흥미로운데요." "10초." "자기 죽는 시간을 예측하는 건가요?" "아니, 이거 다 부수는 시간." "....." 10초 후, 난 약속을 지켰다. 신의(?)의 대명사니까. 난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초전박살 난 서바이벌 숲의 모습을 말도 안 된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그 버터맨에게 물었다. "약속 지켰지?" "....." "자, 보석 내놔, 임마." "....." "도,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는? 잘했지 뭐. 수천 평에 달하는 숲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난 신급 아이템 덕택에 이미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힘을 소유했다. 이런 미니 동산(?) 정도야 금방이지 뭐. 하지만 그때였다. "이런 천민 같은 놈이 개 수작을 부려?!" "....." "죽여 버리겠다!" "....." "천민 자식이!" 버터맨은 자기 300억이 날아간 건 아까운지 발악을 해 댔다. 난 그런 버터맨을 향해 웃으면서 손을 내밀며 말했다. "그 돌멩이는 줘야지?" "거지 같은 새끼!" 그러면서 그 뿡뿡뿡 보석을 바닥에 던졌다. 난 흐뭇하게 그 보석을 주었고 말이다. 그는 이런 내 모습에 조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거지 같은 놈, 그건 네놈의 목숨 값이다. 저 여자들만 빼고 다 죽여 버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저택에서 마구 쏟아지는 존재들. 딱 보기에도 강해 보인다. 역시 돈의 힘은 강한 건가?! 흐음. 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나를 향해 이를 가는 그 버터맨을 향해 웃었다. 완전 스마일로 말이다. "지금 저한테 시비 거신 거 맞죠?" "미친 거냐?" "아뇨, 정상입니다만. 그냥 단지 확인하고 싶어서요." "....." "대답해 주실래요?" 스마일! 난 그 버터맨을 향해 웃었고, 그 말에 그 버터맨은 비웃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하찮은 천민 자식, 네놈한테는 선전포고라는 이름도 아깝다. 그냥 찌꺼기 처리하는 것뿐이다." "그렇군요." 난 그 말에 싹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대로 홀락을 뽑았다. 그때였다. - 주인, 진정해! "후후후." - 잠깐, 이건 좀.... "헤헤헤." - 물론 저 자식이 짜증 나기는 하지만, 이건 너무 커! "필요 없어. 다 죽었어!" - 으악! "모두 해피 투게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아니, 상상조차도 할 수 없었다. 이 게임에서 최고의 대부호라고 할 수 있는 체라의 집 붕괴 사건이 일어났다. 아니, 붕괴가 아니다. 모두 거의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다. 체라의 수만 평에 달하는 집이 말이다. 물론 범은이 누군지 아직까지 미궁에 빠져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범인이라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라는 거다. 체라의 집 자체를 모두 소멸시키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너지?" "....." "너였냐?" "....." "분명 너다." "....." "하아." 란젠 형은 나를 보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난 차마 할 말이 없었다. 형은 나를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어째 좀 조용히 산다고 했어. 그래, 조용히 살더라." "그, 그게 아니라...." "하지만 조용히 살았던 건 이 짓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지?" 그런 건 아니고, 전 정말 조용히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버터맨 자식이 무지무지 시비를 걸잖아요? 그래서 잠시 욱한것뿐인데.... 난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 형, 저는 정말 잘 참았어요. 진짜 잘 참았는데요, 그 자식이 자꾸 하찮은 천민, 천민 해 대는 거에요! 막 그러는데 퓨즈가 안 나가겠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살짝 욱해서...." "넌 살짝 욱하면 몇만 평 다 소멸시켜?!" "....." "신급 아이템 가지더니, 제어가 안 될 정도로 난폭 그 자체다." 흐흑! 저 정말 억울해요. 전 착하게 살고 싶었어요. 그때 형은 갑자기 내 모습이 그려진 그림 한 장을 내밀었다. 그러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물었다. "이게 누구냐?" "전데요." "그래, 너다. 네가 완전 박살 낸 대부호 체라라는 놈이 뭐하는 놈인 줄 알기나 하냐?" "그냥 돈 잘 버는 놈?" "그거 가지고는 이 게임에서 그만큼의 돈을 유지하기 쉽지 않아. 바로 우리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벌제니아 그룹의 외동아들이다." "....." "거의 대부분 현금거래로 모든 돈을 가져온다고 할 정도지." "....." "넌 그 벌제니아 그룹의 외동아들을 건든 거야, 임마." "....." "넌 그 벌제니아 그룹의 외동아들을 건든 거야, 임마." "하하하." 좀 무안하다. 쿨럭! 그런데 이 몽타주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은? "지금 우리 회사로 날아온 거야, 임마. 이 그림 안에 있는 놈에 대한 정보를 달라고." "....." "하지만 우리는 게임 안에서의 분쟁은 끼어들지 않는다는게 원칙이기에 거절했지. 그 때문에 지금 벨제니아 그룹하고 우리 회사랑 사이가 안 좋아." "....." "사실 처음에 너에 대한 정보 넘겨준다는 말이 있었지만, 내가 막은거다. 하아. 정말 진짜 너 때문에...." "흐흑! 형, 고마워요." "고마우면 사고나 치지 마, 임마! 그리고 현실에서 채희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벌제니아 그룹을 견제해줘서 지금 일 크게 안 벌어졌지. 만약에 채희 아버지 아니었으면, 또 무슨 일 일어났어." "....." "하아, 제발 이런 큰 사고는 치지 좀 마라." "....." "머리 아프다." 흑! 난 정당하게 싸웠을 뿐인데. 프렌시아는 그 뿡뿡뿡 보석으로 증폭석 탐지기의 제작에 들어갔다. 워낙 복잡하게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단기간에는 무리고, 대략 삼사 일 정도 걸린다고 할까? 한마디로 시간이 좀 남는다. 그리고 난 그 시간 동안 열심히 여관 침대에서 빈둥거리고 있다. 왠지 모르게 오늘따라 침대에서 뒹골고 싶은 한 남자의 마음 이랄까? 흐음, 설명하기에는 좀 미묘한 마음이다. 그렇게 열심히 빈둥거리는 나에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데 군!" "....." "데 군 양(?)." "....." "아이." 그렇다. 카란이라는 엽기 존재다. 그는 어느새 또 남의 방에 침범해서 나를 애타게(?) 부른다. 난 영 탐탁치 않은 얼굴로 나를 부르는 카란을 향해 물었다. "뭔 일이에요?" "데 군과의 뜨거운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요." "절대 사양입니다." "참으로 데 군도...." "....." 나는 생각한다. 저 카란이라는 인간, 저거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만큼 카란이라는 존재의 눈빛은 뜨거웠기에.... "이번에는 무슨 용건이에요? 용건이나 말해요, 용건." "아, 맞다!" "....." 그걸 말하러 온 분이 '아, 맞다!' 이러시면 진짜 곤란합니다. 이 아저씨야! 한편 카란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나를 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진짜 아무렇지도 않게 말이다. "엄청 큰일 났어요!" "....." "무지무지 큰일!" "....." "엄청 큰일이죠!" 왜 당신이 말하니 하나도 안 큰일인 것 같죠? 정말 알고 싶군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봐도 별로 큰일이 아닐 것 같다? 카란은 내게 여전히 웃으면서 말한다.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 님이 금방 깨어날 것 같아요." "아, 그래요?" "네, 한 달 정도 걸려야 돼는데, 게군이 무슨 짓을 했는지 일주일로 줄어들어 버렸어요." "그렇군요. 그거 참...." "중요한 일이죠?" "그래요, 중요.... 에에?" 난 저 방글방글 미소에 휩쓸려서 대충 대답하다가 잠시 후 내용을 되씹고 경악했다. 이건 그냥 웃으면서 할 이야기가 아니잖아. 이 인간아! 한 달 걸려서 부활한다던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가 일주일 안에 부활한다는 것, 이건 엄청남을 넘어 파괴적인 정보다. 그런데 왜 당신은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겁니까! 이런 내 마음을 알았다는 듯 카란은 대답했다. "울면서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건 그렇지만....이 아니라! 그래도 좀 분위기 좀 잡아서 이야기 하라고요. 그런 건! 그러자 카란이 말한다. "저는 칙칙한 게 싫어요. 청순한 남자거든요." "됐다, 저 인간 포기다. 아니 저 인간, 신경 끄자. ㄱ 시간에 차라리 지금 일을.... "으악! 어떡하지?! 가, 갑자기 일주일이라니! 어떡해! 증폭석 제조기가 며칠 걸리는데!" 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일주일 아닌데요." ".....?!" "정확히는 오 일이랍니다." 싱긋. 그러면서 웃는다. 참으로 좋은 정보.... 가 아니라.....! "으아악! 말도 안 돼!" 증폭석 탐지기가 완성되는 시간 삼사 일, 크라스트가 부활하는 데 오 일? 그럼?! 난 카란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 어떡해요!" "글쎄요?" "좀 대책을!" "휴우, 한 가지 방법밖에...." 번쩍! 그 말에 난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한편 카란은 허공을 보더니 말한다. "기도하죠." "....." "늦게 나오도록 말이죠." "....." "기도해요!" 이 인간아, 지금 장난해?! 으아악, 어떡하지! 무슨 방법을 써야 되는데, 으악! 지금 내 상태를 요악하면 한마디로 패닉 상태다. 카란이 전해 준 이야기는 나를 이렇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정작 나를 이렇게 만든 작자는.... "쿨쿨." "....." "음냐, 음냐." "....." "헤롱헤롱." "....." 별 희한한 소리를 내면서 침대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으아악! 난 당장 카란의 몸을 흔들면서 외쳤다. "지금 잠이 와요?!" 그러자. "네, 잠이 좀 많이 와요." 이런 대답이 들린다. 난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잠이 많이 오냐고 물으니 많이 온단다. 그럼 난 무슨 대답을 해?! 카란이 이불을 푹 뒤집어쓰더니 태연하게 말한다. "그렇게 고민해도 달라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당신은 너무 한가하잖아요! 그때 카란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근데 데 군 이불에서 데 군의 뜨거운 채취가...." "그런 거 느끼지 마요!" "느껴지기도 하는데, 여자 채취도 느껴지네요?" "....." "어머, 그 말인즉?!" "....." "여자가 이 이불 안에 들어왔다는 거?!" "그, 그건...." 난 그 말에 지금 상황도 잊어버린 채 당황하며 머뭇머뭇 말했다. "루, 루네랑 프렌시아가 갑자기...." "들어오기는 했다는 거네요." "....." "한마디로 남녀의 정열이 담긴 이불이라는 거죠?" "아닙니다." "괜찮아요. 전 알 수 있어요." 뭔가 이 인간하고는 진지한 이야기 자체가 절대 불가능하다. 그냥 이야기하지 말자. 그게 내 속이 편하다. 하아, 이럴 때 누구라도 같이 의논해 주면 좋을 텐데, 저 인간은 저 고락서니니, 후우... = 돈 주면 같이 의논해 줌. = 난 여자 주면! 그때 팬들과 홀락의 말이 들려왔다. 됐다, 이것들아. 정말 한숨만 나와. 왜 내 옆에는 이렇게 다들 긴장감이 없는 거냐?! 아니, 좀 더 정상인다운 반응만 보여 주는 것이 그렇게 힘든 거야?! 흑, 너무하다. 정말 너무해! === 10장 폭주=== "후우....." 한 남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한숨을 내쉰 이유는 바로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상위급 스킬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투가들에게는 상급 주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킬, 스크류 트타란. 공격할 때 순간적인 회전력을 이요해서 상대방에서 큰 타격을 주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상당히 힘든 기술이어서 왠만해서는 배우기 어렵다. 그런 기술을 자신이 배운 것이다. "하아, 뭔가 새로운데?" 사실 그 누구라도 새로운 스킬을 배운다면 저런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덤으로 이런 생각도 든다. "이스킬을 실험해 봐야지." 그렇다. 그 스킬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자연스럽게 실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보다 약한 몬스터를 통해 실험을 하게 된 다. 그리고 대부분 만능 샌드백인 오크를 택한다. "저기 한 놈 있다!" 그때 그 남자의 눈에 오크 한 마리가 들어왔다. 괜히 거슬리게 두세 마리도 아니고, 딱 한 마리다. 이런 때 참으로 자신의 기술을 테스트하기 절묘하다고 해야 하나? 그 남자는 그런 생각과 함께 그 오크를 향해 다가갔고, 오크는 인간을 발견하자 소리쳤다. "취이익! 이, 인간이다! 주, 죽인다!" 그러고는 몽둥이를 들고 온다. 그 모습을 보고 그 남자는 가볍게 새 기술을 시전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건 말 그대로 생각일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오크가 분명 달려왔다. 하지만 사라졌다. 아니, 정확히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자신에게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몽둥이를 휘두르는데, 그 몽둥이조차도 어마어마한 스피드다. 하지만 남자는 금세 침착함을 유지하고 건틀렛을 통해 그 공격을 막았다. 그러나.... 빠직. ".....!" 건틀렛이 그대로 산산조각 나 버렸다. 오크의 몽둥이질 한 방에 말이다. "이, 이게 어떻게?!" 남자는 오크의 이상 현상에 당황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오크의 몽둥이가 이미 그 남자의 머리를 내려쳤으니까.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고블린이 무슨!" "이건 뭐에요"!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지금 운영자들은 유저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그 이유는 한 가지, 갑작스럽게 폭주하는 몬스터들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최하급 몬스터인 오크나 고블린이 거의 최상급 몬스터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다른 몬스터들은 건드리기 무서울 정도로 강해지고 있다. 이런 반응에 운영진들은 땀을 삐질 흘렸고, 란젠 형은 나를 보더니 다급하게 물었다. "데, 데스티니,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아마도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의 힘이 몬스터에게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 그럴 수가.... 분명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네가 증폭석을 파괴하면 원래대로 돌아온다고...." "아뇨, 형. 한 달이 아니에요." ".....?!" "저도 몇 시간 전에 들었는데, 일주일이라더군요. 아니, 정확히는 오 일?" "뭐, 뭐라고?" 내 말에 믿을 수 없다는 듯 반응을 보이는 란젠 형에게 난 다시 말했다. "아마도 게르니아가 무슨 짓거리를 했다던데...." "무, 무슨 소리냐? 게르니아는 죽었잖아?!" "그래요. 죽었는데 말이죠." 도대체 죽었는데 어떻게 그런 짓거리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확실히 게르니아 자식은 죽었다. 그런데 어떻게 크라스트의 증폭석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서 시간을 앞당기는 거지? 란젠 형은 당황하면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 "....." "데스티니!" "....." 난 란젠 형을 보고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게임 서버를 닫아야 할 것 같아요." ".....!" "며칠간 말이에요, 아니, 영원히 닫힐 수도 있죠." "그, 그럴 수가...." "물론 이 세계가 파멸로 치닫는 경우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절대 말입니다." 그렇다. 이미 이 게임에서의 목적은 다 이뤘다. 사실 이 게임을 시작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돈을 벌기 위해서 말이다. 사실 이미 모든 돈을 다 갚은 나에게 이미 이 게임 자체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돈 때문에 이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 이 게임 덕택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나를 미소 짓게만들어 주는 존재들도 만났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들도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이 세상의 파괴는 절대 안 된다. 서버의 다운. 지금 이 게임 안에 있는 유저라고 해 봤자 나랑 진, 케인형, 그리고 레나와 혈화가 전부다. 비전투직인 엘레니아 누나는 빠졌다. 그렇게 되자, 남은 유저는 우리가 전부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이곳에 사는 존재. 란젠 형이 말했다. "지금 회사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불가능하다. 애초에 파괴신 크라스트가 나올 확률을 0%였다. 그런데 대책이 있을 리가..." "....." "젠장." 란젠 형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사실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가 이 게임에서 인간계로 내려올 확률을 0%였다. 하지만 게르니아 놈은 그 0%를 건드렸다. 그 때문에 지금 위기일발의 상황이라는 거지! "데스티니, 부탁한다. 그 증폭석을...." "믿어 주세요." 난 그 말과 함께 그대로 프렌시아가 묵고 있는 여관으로 향했다. 프렌시아, 부탁한다. 최대한 빨리 만들어 줘! 난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었다. 왜냐고? 할 게 없으니까. 마냥 프렌시아가 빨리 완성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하아." 깊은 한숨만이 나온다. 하아, 1분 1초가 너무나도 괴롭다고나 할까?! 진짜 이런 기분 처음이다. 제길! 크라스트라는 존재가 이곳에 등장하면 모든 것이 소멸된다,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 그는 신이었으니까. 신의 힘을 아주 소량이라도 직접 사용해 본 나로서는 잘 알수 있다. 신이라는 존재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대적할 수 없다는 것, 말 그대로 신이었으니까. 덜컥. 그 순간 방문이 열리고, 난 곧바로 방문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헉!" "헤헤." "루, 루네, 뭐 하는 거야?" "응?!" "지, 지금 그거...." "아하, 바니 걸 놀이." "....." 그렇다. 루네가 어느새 바니 걸 복장을 한 채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다리에는 망사 스타킹까지 아주 아름답게 입으셨다. 한마디로 바니 걸로 100점 만점의 100점을 줘도 손색이 없다. 아, 아니, 이게 아니라 왜 이러고 있는 거지? "루네, 가, 갑자기 무슨...." "응?" "그, 그건...." 마구 자극된다. 허! 내가 이렇게 저질적이었나? 왜 저런 것들만 보면 마구 심장이 뛰는 거냐? 난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좋다(?). 내가 마구 혼비백산하고 있을 때였다. "헤헤, 원래대로 돌아왔다!" "으응?" "데스티니. 원래대로 돌아왔어!" "무, 무슨 소리야?" "방금 전까지 축 처져 있었잖아!" "....." "그런 데스티니의 모습은 재미없어." "....." 설마 루네, 긴장으로 인해 기운이 없어진 나를 위해 그래 준 거야?! 제길, 뭔가 뭉클뭉클한 게 올라온다. 루네는 여전히 바니 걸 복장을 한 채 침애데 앉아 있는 내 옆으로 오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기운 내!" "....." "진짜 내 진심인데, 데스티니랑 이런 칙칙한(?) 분위기는 안 어울려. 하나도 안 멋지니까! 원래 모습대로 해." "....." "그게 내가 아는 진정한 데스티니거든. 헤헤!" 그러면서 그녀는 너무나도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난 그녀를 향해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물었다. "안 무서워?" "응?" "무섭지 않아?" "무슨 소리야?" "죽을지도 몰라." "....." "나 같은 경우는 이 세계에 오지 못할 뿐이야. 하지만 루네나 프렌시아, 홀락 펜들, 그리고 제킨이나 베르 같은 경우는 이곳에 사는 존재잖아." "....." "한 번 죽으면 다시는 살아날 수 없다고...." 난 그 말과 함께 다시 시무룩해졌고, 그 말에 루네는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안 무서워." "....." "데스티니,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 "만약에 내가 사라져도 데스티니는 나를 기억해 줄 거지?" "물론." "내가 이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루네는 절대 잊지 못할 거다. 그녀의 조금 그런 에로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진정 그녀를 잊지 못할 정도로 정이 들었으니까 말이다. 이런 내 말에 루네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됐어." ".....?" "난 이렇게 생각해. 내 심장이 멈추거나 내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은 건 죽음이 아니다."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 나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때가 죽음이 아닐까 하고 말이야." "....." "그 점에서 데스티니는 약속해 줬잖아, 기억해 준다고. 그러면 난 영혼이 살아 있는 거잖아? 헤헤헤." "....." "그러니 안 무서워." 제길,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이 든다. 왜 이러냐. 왜 자꾸 이런 느낌이.... 빌어먹을!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내 입술에 무언가가 닿았다. 그리고 혀가 강제로 내 입 안으로 침투(?) 했다. 컥, 루네! 갑자기 무, 무슨....? 이건 일명 그 행복하다 못해 죽을 만큼 행복한 프렌치 키스! 아니, 그것보다 수준이 더 높아. 으악! 너, 너무 아름다워(?)! 그렇게 약 몇십 초의 시간이 지났을까, 루네는 입술을 살며시 떼면서 나를 보고 웃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난 믿어." "....." "데스티니를 말이야." "....." "그러니 절대 걱정 없음. 하나도 안 무서워!" "....." "그리고 방금 건 힘내라고 주는 서. 비. 스." "....." "그러니 힘내!" 그래, 서비스라? 힘내는 서비스라.... 너무 힘이 나서 미치겠다. 그래, 루네. 날 믿어 줘.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세상이 사라지는 건 막을 테니까. 내 설령 이곳에서 영원히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끼이익. 그 순간 내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꺅! 주인님, 완성...." "그녀는 분명 '완성했어요!' 이 한마디를 하려고 한 것 같다만, 지금 상황을 보고 경악했다. 지금 상황이 어떠냐고?! 간단히 말해서, 바니 걸 복장의 루네가 내 침대에서 나랑 같이 오순도순 있다. 절대 건전한(?) 장면은 아니다. 그리고 루네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방금 뜨거운 걸 하려고 했는데..." "언니!" 제발 루네, 허황된 정보 누출 좀 하지 마. 방금 언제 뜨거운 걸 할 분위기였어! 나름 멋진(?) 분위기였다고. 그 순간 루네는 나를 보더니 말했다. "방금 전 그 핫 키스 좋았지?" "....." "....." "난 너무 좋았어. 데스티니가 그렇게 나를 덮칠 줄이야...." "뭔 소리야!" "헤헤헤. 부정하지 마." "....." 이 아가씨가! 내가 언제 덮쳤단 말인가! 거듭 말하지만 난 당한 입장이다. 절대 먼저 안했다. 이런 대화에 프렌시아는 울상을 지으면서 물었다. "정말인가요. 주인님?" "정말 아니야." "데스티니도 참! 거짓말은 나빠." 나쁘다는 사람이 거짓말을 더 잘해도 되는 겁니까, 루네 양? 휴우, 정말.... 그리고 무엇보다 증인이 있다, 증인이. "홀락, 설명해. 네가 본 거 그대로." 그렇다, 항상 홀락은 내 옆에 있다는 거다. 한마디로 루네의 말이 구라라는 걸 판명해 줄거다. 하지만 이런 내 믿음은 초전박살, 풍비박산 나 버렸다. - 주인이 누나 입술을 강제로..... "....." - 했....어. "이 홀락 개자식이!" 순식간에 나를 이상한 놈으로 만든다. 그리고 루네는 그걸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울상을 짓고 있던 프렌시아는 울먹이며 외쳤다. "으앙! 주인님 미워!" "아, 아니야! 프렌시아, 절대 아니거든? 난 당항 입장이거든?!" "그래도 했다는 거잖아요! 우에에엥!" "....." "주인님 나빠!" "프, 프렌시아. 지, 진정해. 으응?" "그럼 나도 해 줘요!" "....." "어서요!" "....." "정 그게 싫으면 채찍 플레이(?) 해 줘요!" "....." "어서 해 줘요!" "....." "주인님, 해 줘요! 으에엥." "뭔 일이야?!" 그때 갑자기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일행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난 울고 있는 프렌시아의 입을 막은 뒤 어색하게웃으면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님." "....." "....." "....." "....." 하지만 아무도 나를 순수하게 보지 않는다. 마치 무슨 일이라도 저질렀다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도대체 내 이미지가 왜 이래?! 난 나름 대로 진짜 건전하게 살았다. 아무리 뒤돌아봐도 내가 먼저 덮친 적은 없고, 진짜 나름대로 건전 그 자체로 살았다. 그런데 나를 바라보는 모두의 눈빛은 짐승을 보는 눈빛이야! 그때였다. "헉!" 케인 형은 루네의 모습을 보더니 경악한다. 그것도 잠시, 나를 보더니 엄청나다는 눈빛으로 묻는다. "이제 그 단계냐?" "무슨 소리에요?" "그 최고의 변태들만 한다는 제복 플레이?!" "....." "그것도 저런 미녀와 함께?" "....." "너는 이미 최고다. 레전드 오브 변태?" "아닙니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심각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어느새 개판 5분전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싫지 않다. 아니, 솔직히 말해 좋다. 이런 게 말이다. "이거에요, 주인님." 프렌시아는 그 말과 함께 은색의 돌멩이를 내밀었다. 돌멩이다. 더 이상 설명이 불가하다. 돌멩이 이상으로는 안 보인다. 단지 뿡뿡뿡 보석이 푸른색이었다면, 이 탐지기는 은색이다. 다른 점은? 없다. 난 어색한 듯 물었다. "이, 이게 증폭석 탐지기?!" "네, 주인님." "좀 희한하게 생겼구려." "원래 독특한 게 희한하게 생겼다죠!" "그런 거구나." "심히 독특하군. 뭐, 외형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 난 프렌시아를 본 뒤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해?" "그냥 간단해요. 그 안에 마나를 집어넣는 거에요." "마나를?" "네. 그러면 말해 줘요." "돌멩이가?" "네." "이게?" "네!" "이게?!" "네, 네!" 미친 거 아니야? 말해 준대, 이 돌멩이가.... 한마디로 내가 마나를 주입하면 체크한 다음 그 장소를 말해 주는 돌맹이인 거냐? 정말 신비한 돌맹이구나. 솔직히 말해, 돌맹이가 말하는 그런 이상한 상황은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프렌시아가 내게 거짓말을 할 리는 없으니, 결국 돌맹이 군(?)이 말한다는 거다. 참으로 세상 좋아졌구나. "주인님, 어서 마나를!" "아, 맞다. 서둘러야지." 잠시 망각했었다. 어서 서둘러 증폭석을 부숴야지.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돌맹이에 그대로 마나를 집어넣었다. 그렇게 약 몇 초가 지났을까? 그 은색의 돌맹이는 빛났고, 잠시 후였다. - 황무지 평원에 기운이 탐지되었습니다. 진짜 말한다, 돌맹이가.... 허허허. 세상은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아니, 뭐, 이해하자. 검도 말하고 솜사탕도 말하는 시대 아닌가? 그깟 돌맹이가 말한다고 뭐가 달라지냐?! 나중에는 지나가는 임식이 말하는 시대가? '나 먹어 줄래?' 라고 말이다. 근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이건 의미가 다르다. 방금 이 말을 듣고 이상한 생각한 사람은 변태! 나 같이 교육적인(?) 상상을 한 사람은 순수? ..... === 11장 파멸 === 우리는 강행군이나 마찬가지로 황무지 평원으로 이동했다. 황무지 평원은 한마디로 말해 미개척지라고나 할까?! 그 누구도 살 수 없는 동네다. 일단 이유라고 하면 사람에게 제일 중요하다는 물 자체가 없다. 뭐, 마법이라든가 무슨 특수한 방법으로 끌어당기면 되지 않느냐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게 안 된다. 흐음, 뭐라고 해야 하나? 물이 그 황무지 평원에 있으면 물이 사라지는 속도가 거의 수십 배 이상이란다. 마치 땅이 물을 원하듯 땅 근처에만 있으면 엄청난 흡입력으로 물을 다 빨아들인다니까. 그 때문에 절대로 개척할 수 없는 미개발 지역? 뭐, 그 덕택에 몬스터도 살아남지 못하는 황무지가 되었다. 그런 곳에 증폭석을 설치하다니, 어찌 보면 현명한 판달일수도 있다. 그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으니까. 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강행군에 힘들어 하는 여자들을 세심히 배려하면서 움직였다. 남자들은? 모른다. 내 알 바 아니다. 그렇게 이미지 작업에 열중하던 나는 문득 뭔가가 궁금해 진다. 평소 서류에 갇혀 살아서 그런지 심히 헉헉거리는 란젠 형을 바라보았다. 굳이 따라올 필요는 없는데, 이 세계가 달린 문제라고 따라오신다. 아 참, 이게 아니라 궁금한 걸 물어봐야지. 난 란젠 형을 보고 말을 걸었다. "저기, 형." "왜 그러냐? 힘들어 뒈지겠다." "....." "말하려면 말해." "일단 모두 쉬죠." 대부분 거의 힘들어 하는 관계로 난 쉬자고 말했고,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두 휴식 모드로 들어간다. 그리고 진 사마 이분은 굳이 레나를 위해서 바닥에 손수건까지 깔아 준다. 진짜 저 인간, 이미지에 안 어울려! "헉헉! 주, 죽겠다." 한편 란젠 형은 근처 바위에 앉더니 그렇게 말했고, 난 그런 형에게 물었다. "저기, 형." "후우, 왜?"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무슨 말이냐?" "이 게임 말이에요." ".....?" "물론 엄청난 자유도로 인해 현실 세계랑 다름이 없다지만, 게르니아같이 파괴를 원하는 존재와 크라스트 같은 신이 개입이 가능하다니요." "흐음...." "솔직히 말해 자유도가 높다 보니 파괴를 즐기는 존재들도 있죠. 하지만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이 그것도 예상 못했을까요?!" "....." "그 파괴를 즐기는 존재 중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진 존재들도 생길 거라는 사실을 말이에요. 게르니아 같은 놈 말입니다.." "아니, 알았겠지." "그런데 어떻게 이 세상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사태가 발생해도 아무런 제제조차도 없는 거죠? 이건 그냥 이 세상이 사라지라는 의미로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그렇다. 여타 게임이든 모든 것의 제어신은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다른 게임을 말해 보자. '프렌케니아'라는 롤플레잉 게임이 있었다. 그 게임도 이 게임에서와 같이 파과를 원하는 놈들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온적이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온 적만 있을 뿐, 그 파괴를 주도한 자는 허무하게 죽었다. 왜냐고?! 게임 안에서 제어선과 같은 설정으로 만들어진 NPC 덕택에 말이다. 물론 그자는 파괴가 극에 달하지 않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게임은 아니다. 이미 파괴가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나 몰라라 하는 수준이다. 이건 진짜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이 힘들게 만든 게임이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데 제어선조차도 설치를 안 하다니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그때 이런 내 질문에 란젠 형은 표정을 굳히면서 말했다. "너, 이 게임이 여타 게임과 다른 거 알고 있지?" "물론요. 그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잖아요." "그래, 이 게임은 사실 믿기 힘들 정도의 싱크로율을 갖고 있어. 예를 들어 여기서 일류 요리사가 되면 나가서도 일류 요리사. 그리고 여기서 상당한 운동신경을 가지고 밖에 나간다면 그 사람은 상당한 운동신경을 가지게 되지." "....." "한마디로 싱크로율 자체가 100% 에 달한다는 거야.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여타 다른 게임에 싱크로율이라고 해 봤자 약 3% 내지 5% 정도? 하지만 이 게임은 100%다." "....." "한때 수만 명의 과학자들이 그 의문을 풀어내가 위해서 이 게임에 뛰어들었지. 하지만 모두 포기했다. 그만큼 인간이 절대 만들어 낼 수 없는 거라는 거지." "....."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을 정도라고?!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리고 이 게임을 사실 누가 만든 건지 모른다." "모른다니요? 그 누구더라? 김제민 이라는 사람이?" "아니, 그 사람은 아니다." "말 그대로 앞에 세워진 존재일 뿐, 그가 만들지 않았어." ".....!" "이 게임 자체에는 수백 개의 미스터리가 있어. 인간이 풀수 없는 미스터리가 말이야." 컥, 그럴 수가.... 갑자기 혼란스러워진다. 인간이 풀 수 없는 미스터리라고?! 그럼 설마....? "신?" "모르지, 정말 신이라는 존재가 이 게임을 만든 건지도." "....." "그만큼 인간의 능력으로는 이 게임의 분석이 안 된다는거지." "....." "그리고 아무런 제어가 없다는 건 아마도 이걸 만든 사람이 이 세상 역시 독립 체제로 만들었기 때문인 거겠지. 우리 현실과 마찬가지로...." "....." "잘 생각해 봐라. 현실에서 만약에 게르니아 같은 엄청난 힘을 가진 존재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가 파괴한다. 그러면 게임에서처럼 제어선이 있을까? 없지. 말 그대로 모든 것의 파멸이다." "....." "그리고 이 세계도 그렇고. 이건 내 생각이기는 하지만, 여기는 게임이지만 게임이 아닌 곳. 말 그대로 현실과 같은 곳이지." "....." "비록 현실 세계에 사는 존재에게는 피해가 없지만 이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는 말 그대로 모두 사라지겠지. 모두." 머리 아프다. 그리고 무슨 말인지 이해도 잘 안 간다. 에잇! 제길, 머리 굴리는 건 사양이다. 신이 만들었든, 신보다 똑똑한 사람이 만들었든 내 알 바 아니다. 난 단순히 이 세계를 지켜 내고 싶으니까. 그거면 된다. "그럼 출발하자." 그때 난 휴식을 취하던 모든 일행들에게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좀 더 쉬게 해 주고 싶지만, 지금은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어서 말이다. 바로 그 순간, 갑자기 온몸에 한기가 들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기운이 몰려왔다. 이 기운은! 나는 흠칫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난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이 시간 자체를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어떻게 저놈이....! "게르니아?" "다시 만나는군, 데스티니." ".....!"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분명 게르니아는 죽었다. 그것도 내 손에 죽었고, 내가 지켜봤다. 그런 게르니아가 지금 멀쩡히 내 앞에 있다. 그렇다면 부활을 한 거야?! 게르니아가 혹시 유저?! 아니, 그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한편 게르니아는 나를 보더니 미소를 짓는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온 것을 봐서는 증폭석을 부수려고 온 것 같군." "....." "표정을 봐서 그렇군. 뭐, 이런 황무지에 올 이유 따위는 그거밖에 없으니까." 난 잔뜩 긴장한 채 언제라도 홀락을 뽑을 준비를 했다.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죽었던 게르니아가 저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자기가 뭐 좀비 인생도 아니고 말이다. 한편 게르니아의 시선이 나에게서 멀어지더니 한 곳을 향했다. 그곳은 카란이 있는 방향이었다. 하긴 카란과도 사이가 심히 안 좋지. 하지만 게르니아가 카란을 본 의미는 다른 의미였다. 한마디로 2연타 충격을 줬다고 할까. "카라느 아니 형이라고 불러 줘야 하나?" "....." "형?!" 컥! 형?! 잠깐! 무슨 이런 야릇한 상황이? 카란이 형이라니, 무슨 말인거냐?! 게르니아가 왜 카란을 형이라고 부르는 거지?! 그 말에 카란은 항상 짓던 스마일도 없애더니 게르니아에게 말했다. 진짜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진중한 목소리로 말이다. "그만 하죠." "뭐를 말이야?" "이런 유치한 짓 말입니다." "하하하! 유치한 짓? 이게 형에게는 유치한 짓으로 보여?" "....." "복수야, 우리 가족들을 잔인하게 죽인 인간들에 대한 복수." "....." "형은 바보야. 정말 바보야. 형만 아니었더라면 저 괴물 같은 데스티니도 없었고, 난 이세상을 없앨 수 있었어. 하지만 형 때문이야. 형이 바보여서. 하하하!" "....." 그러면서 게르니아는 미친 듯이 웃었다. 카란이 말했다. "더이상 가족들을 슬프게 하지 마세요." "하하하. 슬프게? 지금 누가 슬프게 하는데?! 그건 형이야! 형이야 말로 가족들을 슬프게 하는 거야, 알아?!" "글쎄요. 제가 슬프게 하는 것보다 게 군이 이렇게 폭주 상태인 모습을 보는 게 더 슬프지 않을까요?" "하하, 폭주? 난 정상이다. 정상이야!" 정상치고는 심히 미쳤는데? 아무리 봐도 정상인은 아니다, 게 군. 헉! 나도 모르게 카란 저 인간을 따라 해 버렸다. 감염됐나봐. 쿨럭! 게르니아는 카란을 보더니 눈물을 흘린다. 엥? 주르륵. "형만 아니었으면, 형만 아니었으면...." "....."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었어. 모든 걸...." "....." "형만은 믿었는데, 형만은...." "게르니아, 당신은 속고 있어요. 크라스트 님의 달콤한 한마디에 말입니다." "내가 속고 있다고?! 하하하, 내가 속고 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 내게 통할 것 같아?! 내가 누구에게 속는다? 하하하!" 그리고 미친 듯이 웃는다. 정말 미쳤나? 제정신이 아니야. 카란은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분명 크라스트 님은 이랬을 겁니다. 이 세상에 선한 존재는 없다고...." "그래, 그러셨어. 그리고 맞는 말이기도 하지." "그래요, 맞는 말이죠. 선한 존재는 없다." "형도 인정하는 거야?!" 그때 카란의 한마디에 게르니아가 기뻐하며 물었다. "하지만 악한 존재도 없죠." "....." "간단하게 말해, 이 세상은 진정한 선도, 진정한 악도 존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한마디로 크라스트 님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폭주하고 있는 당신을 이용하는 것뿐이라고요." "하하하! 이용? 그래, 이용당해도 상관없어. 그래도 상관 없어. 모두를 파멸로만 이끌 수만 있다면...." 카란 씨, 쟤랑 대화 안 돼서 답답하죠? 저도 답답합니다. 심히 미쳤다. 곱게 안 미치고 완전히 돌았다. 그런 애랑 대화가 가능할 리 만무하다. 한편 게르니아 자식은 갑자기 내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활짝 웃으면서 양팔을 벌렸다. 그러고는 말했다. "날 죽여." 뭐야? 저 자식 진짜 완전히 돈 거야?! 게르니아는 자신의 심장 부근을 가리키더니 말했다. "이곳에 내가 찾는 물건이 있다. 증폭석 말이야." "....." "날 죽여서 파괴해라." "....."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런 미친 게르니아의 행동을 말이다. 아니, 이해하면 나도 미친놈이 되는 건가?! 그나저나 진짜 돌아 버리겠다. 저 자식은 친절하게 증폭석이 있는 곳까지 가르쳐 주고, 자신을 죽이고 난 뒤 증폭석을 파괴하란다. 저건 분명 함정이다. 저 안에 증폭석 따위는.... - 반경 20미터 안에 증폭석이 있습니다. 그때 돌맹이가 알아서 한마디 해 준다. 뭐라고? 그럼 구라가 아니라고?!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아. 지금 내 심장에 있어. 어서 가져가. 크크, 어서." 그러면서 양팔을 벌린 채 천천히 내게 다가온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엄청난 긴장감으로 인해 제어가 안 될 정도다. 난 어떡해야 하는 거냐?! 이대로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저 자식을 죽이기도 찜찜하고.... 으악! 환장하겠다. 그렇게 수십 초 동안 몇 번을 고민했을까, 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른다. 단순히 저 자식이 미쳐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증폭석은 부숴야 한다. 무조건. "제길!" 난 그 말과 함께 그대로 뛰쳐나갔고, 그대로 홀락을 그놈의 심장으로 향했다. 그 순간이었다. "이런!" 카란의 비명이 들려온다. 그리고 게르니아가 두 손으로 홀락을 잡아 버리더니 나를 보고 웃는다. 이 자식, 뭐야?! "데스티니, 모든 것이 사라지는 걸 같이 즐겨 보자고." ".....?!" 푸욱. 그 말과 함께 그대로 홀락을 자신의 목에 찔렀다. 한마디로 자결?! 하지만 뭔가 찜찜한데? 콰앙! 콰앙! 그 순간 어마어마한 검은색의 충격파가 일어났다. 난 그 분출된 힘에 뒤로 쓰러졌다. 홀락도 놔둔 채 말이다. "쿨럭." 어느새 내 입가에는 충격파로 인해 검은 피가 흘렀고, 그 순간 내눈에 보인다. 홀락에 목이 관통된 채 살아있는 게르니아의 모습을 말이다. "....." 말도 안 된다. 목이 관통당했는데도 살아 있다니! 푸직! 그 순간 게르니아는 자신의 목을 관통하고 있는 홀락을 그대로 뽑아 버렸다, 그리고 피식 웃었다. 순식간에 목을 관통한 상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나아 버렸다. 무슨 짓을 한 거야, 게르니아! 난 말했다. "게르니아, 속임수였냐?!" 도대체 무슨 짓거리를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속임수인 건 확실하다. "게르니아? 흥! 그런 장난감 이름을 부르다니...." ".....?!" "내 이름은 그런 장난감 이름 따위와 비교되지 않는 존재." "잠깐! 설마? "나의 이름은 크라스트, 모든 것의 멸망을 원하는 자." ".....!" 지금 내 앞에 있는 게르니아, 아니 이제는 크라스트가 되어 버린 존재인 그는 웃고 있었다. 크라스트는 비웃음이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게르니아라는 장난감은 참으로 가지고 놀기 쉬웠단 말이야.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도 이렇게 내 부활을 위해 제 몸뚱이를 내주다니....크크크!" "....." "하하하하." 게르니아, 너도 별로 그렇게 멋진 인생은 아니었네. 저런 저질적인 파괴신 따위에게 농락이나 당했으니 말이다. 한편 크라스트는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네놈이군. 항상 게르니아라는 장난감이 파괴를 주도하지 못하게 한 존재가...." "....." "오호? 그러고 보니 지금 신의 힘이 느껴지는구나. 아주 극소량의 힘이 느껴지는데 말이야? 크크." 정말 재수 없다. 하지만 뭔가 할 수가 없다. 마치 모든게 정지되어 버린 느낌이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저 존재를 보는 것만으로도..... "으음, 이게 네놈의 검인가? 안에 마족이 있군. 뭐, 특별히 무기는 돌려주지." 휘이익. 그 말과 함께 크라스트는 홀락을 내게 던졌고, 난 그 홀락을 받아 든 뒤 힘들게 일어났다. 물론 어느새 내 곁에 다가온 레나가 다급히 치료 마법을 걸어 주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웃더니 말했다. "왠지 재밌을 것 같은데?" 그 말이 끝이었다. 퍼억! "쿨럭, 제길!" "오, 오빠!" 무형의 기운이 그대로 날 덮쳤고, 난 하염없이 그대로 날아갔다. 그리고 느꼈다. 이게 신이라는 존재의 힘?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존재, 이런 기분이 내 몸을 장악했다. "뭐, 뭐하는 거야!" 그때 그 모습을 보더니 루네가 흥분해서 달려들었고, 난 그 모습을 보고 외쳤다. "안 돼!" 하지만 이미 크라스트의 눈에 들어온 루네. 어느새 크라스트의 왼손에 그녀의 목이 잡힌 상태였다. "쿨럭." 그녀는 숨이 막히자 기침을 했고, 난 온 힘을 다해 그대로 일어났다. 그러자 크라스트는 나를 보고 비웃었다. 그리고.... 퍼억! "꺅!" "어, 언니!" - 누, 누나! 그대로 그녀의 배를 친 것이다. 하지만 평범하게는 절대 아니었다. 단 한 방에 그녀는 거의 한 바가지에 달하는 검붉은 색의 피를 내뱉었고, 숨조차도 거의 끊길 듯 보이는 모습이다. "죽이지는 않았어, 재미 없잖아? 크크크." "이 자식!" 난 진짜로 분노를 담은 채 그놈에게 달려갔다. 빌어먹을 이 새끼! 신이면 다냐? 이런! 콰앙! 하지만 다가가지도 못했다. 그대로 무언가가 내 가슴을 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희미해지는 의식.... 이건 말도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그때 크라스트는 내게 천ㅊ너히 다가오더니, 나에게 회복 마법을 걸어 주었다. 무슨 짓이냐?!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를 죽지 않을 정도로만 치료하더니 웃으면서 말한다. "절망해라, 비명을 질러라. 그게 나에게는 제일 좋거든, 크하하하하!" 몇 초여쓸까? 아니 몇 초나 지난 걸까. 그 수많은 인원은 크라스트의 손에 의해 이미 죽음과 근접한 시간이 흐른 게 말이다. "하하하. 재밌지? 재밌지? 재밌지?" "....." "크크크." 크라스트는 마지막으로 보기 끔직할 정도로 상처를 낸 프렌시아를 내게 내밀면서 말했고, 난 그 모습에 너무나도 분해서 말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놈은 말 그대로 즐기고 있었다. 절대 죽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최고의 고통 속에서 비명을 듣기를 원한다. 그게 바로 저놈이었다. "흐음, 일단 이놈들은 영원히 죽는 게 아니니 제거하고, 영원히 죽는 것들만 잠시 살려 둬야겠군." ".....!" 그 말이 끝이었다. "제길!" 그렇다. 혈화랑 레나, 진, 란젠 형, 케인 형은 그대로 죽여버린 것이다. 그것도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하고 말이다. 크윽, 이 자식! 그리고 어느새 이곳에 사는 존재인 루네와 프렌시아, 카란, 그리고 강제로 인간이 된 채 끌려 나온 홀락과 마찬가지로 인간형이 된 채 끌려 나온 펜들, 제킨, 베르까지 한 곳에 모아 두었다. 그러더니 웃으며 말했다. "어느 것부터 죽일까. 흐흐흐." "....." "쟤? 쟤? 쟤?" 그놈은 일일이 손으로 콕콕 집으면서 말했고, 난 그 모습을 보고도 움직일 수조차 없는 내 모습에 눈물이 덜컥 나왔다. 너무나도 분하다, 너무나도.... "흐음, 네 눈물이 선택한 거면 이년이군." 그때 피로 범벅이 된 루네를 의식을 잃어버리지 않게 고정 시킨 뒤 끙끙거리는 그녀를 들어 올린 크라스트는 말했다. "내 손이 이 여자의 심장이 간통되는 모습을 잘 보라고, 재미있을 거야. 하하하." "....." "잘 지켜봐." 그러면서 루네를 보고 싱긋 웃는다. 한편 루네는 거의 온몸을 쥐어짜듯 나를 보더니 억지로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데...스...티니.... 그... 동안... 정말... 즐거....웠어." 푸지직. 그 순간 루네의 심장이 뚫렸다. "하하하하!" 모든 게 부서졌다. 모든게, 모든 게....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내 머릿속에 무언가가 각인되기 시작했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이 말이다. 난 조용히 펜들에게 말했다. "펜들 마지막 부탁이다." "....." "가능하다면 해 다오. 저놈과 나를 이 공간과 완전히 단절된 공간으로 보내는 게 가능하다면." "....." "불가능한 거냐?" "가능은 해. 근데.... 주인.... 어떻게?" "묻기 말고 해 줘. 부탁한다." "알았어." 그러면서 펜들은 고통스러운 와중에서도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그 순간! 파지직! 너무나도 작은 공간이지만 크라스트와 나만 존재하는 공간으로 이동시킨 펜들. 그리고 그걸 본 크라스트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 "이 공간에 있으면 내가 갇혀 있을 것 같나." "아니." "....." "네놈이 이 공간을 부수지 못한다는 건 말도 안 되지." "그럼 네놈부터 죽여 달라는 소리냐?!" "어느 의미에서는...." "....." 그래, 난 죽는다. 말 그대로 영원한 소멸로 이곳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그들을 구할 수 있고, 루네의 복수만 할 수 있다면.... 나는 그대로 힘들게 일어나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 입에서 주문이 흘러나왔다. "혼돈과 영혼, 파멸. 그리고 모든 것의 소멸을 원하는 자. 나 데스티니. 운명의 파괴자. 영혼의 파괴자. 공간의 파괴자. 혼돈의 파괴자인 당신의 힘을 원합니다." ".....!" 내 주문이 외워짐에 따라 믿을 수 없다는 듯 크라스트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는 말도 안 된다는 듯 물었다. "이, 이건 프로니아 오브 레젠드의 힘을 끌어 오는 주문...?!" 빙고다. 너희들 신을 만들어 낸 최초의 신 프로니아 오브 레젠드의 힘을 끌어오는 주문이다. 혼돈과 제일 가깝고 파멸과 제일 가까운 존재인 그의 힘을 말이다. "마, 말도 안 돼! 제길!" 한편 내 주문에 크라스트는 마구 흥분했다. 하지만 이 주문이 시전된 이상, 끈난 거다. 너도, 나도, 모든 게.... 이 주문은 말 그대로 모든 걸 파괴하는 주문이다. 공간, 차원, 생물 등 모든 걸 파괴한다. 그때 문에 이 기술을 사용하면 차원 전체가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내가 펜들에게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나, 난 죽기 싫어!" 그때 크라스트가 다가오고, 나의 주문은 이어진다. "제게 모든 것을 파괴할 힘을 선사해 줄 것을, 모든것을 소멸시킬 힘을, 모든 것을 조각내어 버릴 힘을...." "으아악! 이런 제길!" "아이스크레이 블레이드...." 파지짓! 그 말과 함께 2미터에 달하는 핏빛 색깔로 이루어진 무형의 검이 내 손에 쥐어졌다. 이건 인간의 힘이 담긴 힘이 아니다. 말 그대로 최고의 신이라고 불리는 존재의 힘이 담긴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없애 버리는 힘이기도 하지. "네놈!" 크라스트가 달려오고 있다. 하지만 소용없어. 너와 난 이곳에서 죽는 거니까. 난 미소를 지으면서 그대로 아이스크레이 블레이드를 그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 '나의 힘은 모든것의 파멸, 후회는 없나?' 누군가가 내게 말을 걸었다. 난 그 말에 웃으면서 말했다. '후회는 없어요. 이걸로 잘됐잖아요.' '그런 건가.' '그런 겁니다. 뭐, 루네를 못 지킨 건....' 그러면서 울컥거렸다. 하지만 그때였다. '그녀를 살리겠다.' '네?!' '그녀는 살아날 것이다, 내 이름으로.' '저, 정말입니까?!' '그렇다. 나의 힘을 최초로 사용한 자에 대한 배려라고 하지.' '그, 그 말은? 당신은...?' '프로니아 오브 레젠드라 불린다.' "어, 언니...." "누나!" 프렌시아와 홀락은 심장이 뚫린 체 죽어 버린 루네를 보고 흐느끼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마치 신의 힘이 작렬하듯 붉은색의 빛이 모두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죽었던 모든 존재가 깨어나다. 그뿐만 아니라 상처 입었던 자들도 상처가 사라지고 있었다. "어라?!" "....." "에?" "무, 무슨 일이냐?!" 이미 죽었던 레나, 혈화, 진, 케인, 란젠도 부활했고, 엄청난 상처를 입었던 존재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상처가 사라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루네의 심장이 아물면서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어라?" 한편 조심스레 눈을 뜬 루네는 이 말이 먼저였다. 모두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다. 그때 루네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물었다. "저, 저기, 데스티니는?!" 그러고 보니 단 한 존재만 없었다. 데스티니 말이다. -당신의 케릭터는 영구 삭제되었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었다. "저, 저기, 진 님!" "인터뷰 좀!" "진 님!" "지금 특별 방송이어서...." "부탁드려요!" 랭킹 1위가 된 진에게 게임 인터뷰를 하려는 기자들이 모두 몰렸다. 하지만 그런 부탁에도 진은 묵묵히 자기 갈 길만을 갈 뿐이었다. 데스티니가 완전히 사라진 후, 당연한 말이지만 랭킹2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진이 그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진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왔고, 그때 한 용감한(?) 가지 한 명이 진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말했다. "부탁드립니다. 조금이라도....." "뭐를 말이지?" 처음으로 진이 입을 열자, 기자의 얼굴이 화색이 돌았다. 그는 말했다. "랭킹 1위이신 진 님께 몇가지 질문...."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네?!" "무슨 말이죠?!" "랭킹 1위는 내가 아니다." "그런 농담도... 하하하." 진의 농담(?)에 어색하게 웃는 기자. 하지만 그런 기자를 무시하고 진은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당황하던 기자는 다시 용감하게 그의 앞을 막으면서 말했다. "유머 감가도 좋으시네요! 랭킹 1위라 뭐가 다르십니다." "난 같은 말 안 좋아한다." "....." "거듭 말하지만, 난 랭킹 1위가 아니다." "그럴 리가요! 분명 1년 전 파멸의 데스티니라는 유저가 사라진 후 진 님이 랭킹 1위가 되셨고, 그 누구도 진 님에게 손끝 하나도 대지 못했는데 랭킹 1위가 아니라니요?" 그 말에 당황해서 묻는 기자에게 진은 딱 한마디만 했다. "랭킹 1위라는 명칭을 달 존재는 이곳에서 한 존재밖에 없다." "무슨 말씀이시죠?!" "너희들이 말하는 파멸의 데스티니. 인정하기 싫지만 그놈을 제외하고는 그 명칭을 달 존재는 없다. 랭킹 1위라는 존재를 만나고 싶으면 그를 찾아라." "....." 터벅터벅. 그 말과 함께 진이 걸어갔고, 기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데스티니는 영원히 사라졌다. 이 세계에서 데이터 자체가 남지 않은 존재다. 그런 조재가 랭킹 1위라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 그대로 침대에 누은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뭔가 무의미하다. 무언가가 내 심장에서 사라진 것 같아. 게임을 하지 못한 지 어느새 4개월이 다 되어 간다. 그날 이후로 말이다. 다른 애들의 말에 의하면 루네는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아마도 마지막 목소리의 주인공이 약속을 지켜 준 거겠지? 사실 그날 이후, 난 다시 한 번 캐릭터를 생성하려고 했다. 하지만 불가. 나에 대한 인식 자체가 아예 되지 않는다. 그 이후, 수없이 많은 게임을 했지만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냥 단순히 반복되는 행동을 할뿐이다. "하아...." 난 한숨과 함께 눈을 감았다. "휴우...." 카란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손에서 은은히 빛나고 있는 하얀색 빛의 조각을 보고 말이다. "정말 운이 좋네요. 데 군. 후훗! 그리고 웃는다. 그와 함께 그 빛의 조각을 보면서 조용히 읊었다. "지금은 비록 이만한 크기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건 당신의 영혼의 조각. 다시 한 번 이 세상으로 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죠. 그리고 이 영혼의 조각은 다시 원대래도 될 거에요. 데스티니 당신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만들 테니까요." 그 말과 함께 카란은 미소를 지었다. === 에필로그 === "으아악!" 한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그 남자는 날짜를 계산하는 듯싶더니 이렇게 비명을 지르는 것이었다. "이럴 수가! 내일이 사귄 지 1년 되는 날이잖아!" - ..... = ..... "이럴, 이럴 수가!" 그 남자는 거의 절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솜사탕 한 마리가 나타나 한심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솜사탕(?)은 말했다. = 내가 분명 사 일 전에 언급했어. 주인. "....." = 그때 뭘 생각했음? "....." = 그때 내가 기억하기로는 초미니스커트 입은 아가씨가 지나갔는데, 아마 내 말은 무시하고 거기에 집중했겠지? 그 말에 그 남자는 움찔했다. - 한심하다. 검이 말했다. 흑색의 검이 말이다. 하지만 그 말에 가만히 있을 남자는 아니었다. "난 남자야!" = ..... - ..... "그리고 레나는 그런 미니스커트 절대 안 입는단 말이야." = 입어도 난리치잖아. "그건 그렇지만...." = 주인은 여자 친구, 이제 머지 않아 결혼할 수도 있는 여자가 있다는 걸 자각했으면 하는데.... "....." 그 말에 남자는 벙어리가 되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 남자는 분위기를 반전을 위해 외쳤다. "그래, 가는 거야! 지금 돈 벌어서 하루 만에 엄청난 이벤트를 해 주는 거다!" 그 남자는 다소 황당한 행동을 했다. 피켓 하나만 든 채 당당하게 서 있는 거였다. 그리고 그 피켓에는.... 무엇이든지 풀어드립니다.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본 사람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고, 그때 였다. "진짜 어떤 일도 가능한 건가요?!" 20대 초반의 남자가 다급하게 달려왔다. 상당히 귀티 나는 옷을 입은 걸로 보아서 귀족 중에서 상위급 귀족이었다. 그 피켓을 본 남자는 눈ㅇ을 반짝이면서 말했다. "어서 오세요, 손님. 찾아가는 서비스 입니다." "....." "말만 하세요. 뭐든지 들어드립니다." "솔직히 이런 말을 하기는 그렇지만, 드래곤에게서 제 누나늘 구해 주세요!" 사람에게 드래곤에게서 사람을 구해 달라니, 말도 안 되는 부탁이었다. 그러고 그 부탁을 한 남자도 자기가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누나를 드래곤에게 뺏기기 싫어서 거의 절망적인 마음으로 매달린 거였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얼마 주실 건가요, 손님?" "1,000만 골드 드릴게요!" 번쩍번쩍! 그 말에 눈이 완전 번쩍거리는 그 남자는 영업용 미소와 함께 당당하게 말했다. "함께하는 퀵 서비스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10분 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드래곤에게 잡혀간 누나라는 여자가 돌아왔다. 그것도 당당하게 말이다. "퀵 서비스입니다." 싱긋. 그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 남자였지만, 그래도 그는 자신의 하인을 시켜서 약속대로 1,000만 골드를 지급했다. 그리고 그 돈을 받고 무지무지 좋아하는 그 남자는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언제든지 돈에 관련된 일이라면 퀵으로 달려갑니다." "....." "그럼...." 그러면서 그 남자는 신난다는 듯 뒤돌아 가 버렸다. 한편 그 의뢰한 남자는 바람같이 사라지는 남자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저, 저기, 이름이라도...." 그 말에 고개를 돌리는 그 남자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데스티니라고 합니다." "데스티니." "으응?" 난 갑자기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루네를 보고 굳었다. 왜냐고? 느낌이 미묘했으니까. 하지만 이런 미묘한 느낌은 나의 착각이라는 게 루네의 한마디로 밝혀졌다. 그건 바로.... "내일 너와 레나 사귄 지 1년 되는 날이잖아." "그, 그렇지." "그래서 선물을 준비했어." "선물?" "응!" 헉, 선물이라고? 루네가 선물을 준데! 내가 레나와 사귀는 중에도 여전히 나를 덮기치 위해 노력하던 루네가 나와 레나의 1년 축하선물을? 이럴 수가! 이건 루네가 나를 놓아주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마워! 루네,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되자." "응!" "근데 선물이 뭐야?!" "잠시 같이 가 줘야 돼. 좀 큰 거야." "그래?" "응!" 그 말과 함께 루네는 나를 안내해 주었다. 난 그런 그녀를 정말 아무런 의심 없이 따라갔다. 아무런 의심 없이.... 루네의 집으로 오자, 그녀는 내게 말했다. "잠시 여기에 있어. 선물 가져올게." 그러면서 루네는 밖으로 나갔다. 얼마나 대단한 선물이기에 이렇게 자신의 집에까지 데려와서 기다리라고 하는지, 왠지 모르게 기대감 백배다. 많이 큰가? 후훗! 그렇게 약 10분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누군가가 대문을 두드렸다. 똑똑. "계십니까?" "누, 누구세요?" 난 거의 무의식적으로 대답했고, 그 말에 밖에서 대답이 들려온다. "여기 데스티니라는 분에게 선물이 왔습니다." "선물이요?" "네." 루네도 참, 이게 선물인 거구나. 그냥 줘도 될 것을 굳이 이렇게 택배 신청까지 하다니, 너무나도 고마웠다.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대문을 열었고, 그와 함께 사람 절반 정도 되는 상자가 내 눈에 보인다. 그리고 거기에 배달하는 사람 세 명이 붙어 있었다. "루네라는 분이 자신의 집으로 가면 데스티니라는 분이 계신다고 이걸 전해주라고 하더군요. 데스티니라는 분이십니까." "아, 네." "사인 부탁드립니다." "네." 그 말과 함께 택배원이 종이와 볼펜을 내밀자, 난 그걸 받은 뒤 사인했다. 그러자 택배원들은 그 사인을 받고 루네의 집에 그 정체불명의 커다란 선물을 놓아두고 가 버렸다. 난 엄청난 기대 속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상자를 열었다. 그런데! 덥석. 무언가가 나를 덮쳤다. 나에게 해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루, 루네...." "응." "지금 뭐 하는 거야?" "선물 놀이." "....." "레나와 1년 사귄 선물은 나지요!" "....." 경악 그 자체였다. 루네는 붉은색의 속옷만 입은 채 붉은색 리본을 머리에 둘러싸고 자신을 선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건 아니잖아! 누가 다른 사람과 사귄 지 1년 되는 날, 자신을 선물하냐고! 루네가 말했다. "데스티니." "....." "너무 정직한 연예는 재미 없는 거야." "....." "한 번씩 바람도 피워 주고 불륜도 저질러 주고 이래야 신선하지. 그런 의미로 나를 가져." "....." "주인님!" 그때 갑자기 등장한 프렌시아도 막 내게 달라붙었고, 그렇게 되자 난 순식간에 두 명의 미소녀에게 샌드위치 상태가 되었다. 행복한데? 아, 아냐! 이게 아니야! 안 된다! 그럴 수는 없다. 난 이미 임자가 있어! 전 같으면 무지 흔들렸지만 지금은 아니야!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루네와 프렌시아를 내 곁에서 떼어 놓으려고 했는데.... 콰앙! "....." "....." 루네의 집 대문이 완전 날아갔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내는 아주 멋진 남자가 있었다. 그대는 멋진 남자였다. 그는 진정 분노하다 못해 분노한 모습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데스티니...." "....." "레나와 1년 된 기념으로 탐탁지 않지만, 레나를 위해서 축하해 주려고 왔다. 그런데, 그런데 네놈이라는 놈은...." "저기, 진 사마. 항상 이러니까 이상한데요. 오해거든요? 전 정말, 진짜 이번에는 당당하게 거부하려는데...." "....." "안 믿어 줄 거죠?" "문답무용. 너 같은 놈이 레나를, 레나를...." 난 조심스럽게 내 위에 올라탄 루네와 프렌시아를 옆으로 옮기고는 그대로 홀락을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홀락에게 말했다. "홀락, 나 억울하다고 좀 말해 주렴?" - 내가 말해 봤자 짜고 치는 고스톱인 줄 알걸. "나 근데, 정말 이번에는 억울하다?" - 나는 알아줄게. 네가 알아주면 뭐 하니? 저기 광 버서커 되기 1분 전인 진 님이 알아주셔야지. "죽여 버리겠다!" 그 말과 함께 진은 내게 힘차게 달려왔다. 그리고 난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도 아름답구나. 후훗!' <『플라잉 버스터』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