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 버스터 6권 목차 1장 에일리언? 2장 변신 3장 미묘한 싸움? 4장 프란체스카! 5장 10서클 마법 레젠드 에어프레전! 6장 너무나도 위험한 스토커 7장 루네의 공습 8장 숨은 홀락찾기?! 9장 마룡 레시 10장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 1장 에일리언 여기는 분명 현실 세계다. 내가 사는 현실 세계 하지만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워프 된 이 도시는 개판이라는 거다. 완전히 부서진 건물들이라든가 무언가에 갈가리 찢긴 듯 보이는 자동차들까지 난장판이 따로 없다. 더군다나 바닥에 흥건한 피하며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인간의 살점들. 보기 역겨울 정도다. 다른 게임이야 알아서 치워 주겠지만, 이 게임은 저런 시체의 흔적 같은 것도 실제로 치우지 않으면 안 된다. 너무 실제적이어서 문제일 정도라니까. "이거 참." 현실 세계와 흡사, 아니 똑같은 모습을 본 케인 형의 한마디. 사실 이런 개판적인(?) 모습만 아니라면 진짜 현실인지 기임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저번 SF 세계에서는 딱 보기에도 뛰어난 과학기술이 있는 것 같았지만, 여기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의 과학 수준 정도랄까? "도대체 여기는 뭐 하는 곳일까?" 이제 뭐가 튀어나올지 겁이 나기도 한다. 워낙 다양한 인생 체험을 하다 보니 말이다. 터벅터벅. 그때 이 개판된 마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난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20대 중반인 남자인데 꽤나 잘생겼다. 그뿐만이 아니라 키가 170cm 정도에다가 보기 좋을 만큼의 근육까지. 흐음, 키만 컸다면 아주 완벽했을 남자? "아니, 이곳에 왜 있는 겁니까?" 그건 제가 묻고싶습니다만. 워프 되고 떨어진 곳이 여기이니 여기에 있는 거죠. 난 그 남자의 질문에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희들이 왜 여기에 있을까요?" "......" "하하하" 나의 반문에 남자는 어이없어 했다. 내가 생각해도 좀 어이가 없구나. "저기....." "네?" "이 도시, 왜 이런겁니까?" 난 물었다. 마치 짐승들에게 습격당한 듯 보이는 이 마을, 왜 이런 걸까? 나의 이런 질문에 남자가 화들짝 놀랐다. "에?" "......?" 뭘 그렇게 놀라요 ? 사람 무안하게. 그분은 질문한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엄청 놀라고는 흥분하더니 오히려 물었다. "설마, 이 마을이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시는 건가요?!" "그, 그럴걸요." "......" "하하하, 사실 저희가 좀 은둔 생활을 해서." "......" "어디 짱 박혀서 살고 있다가 나온 거거든요." "흐음." 구라가 너무 저급하다. 아, 왠만해선 이런 저급한 구라는 하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구라도 저급,중급,고급이 있는데, 방금 내가 한 구라는 저급이다. 그것도 초저급, 쳇! 하지만...... "지, 진짜인가요?" "......" "정말요?" "아, 네." 나의 초저급 구라를 믿으시는 이분, 순수하다고 해야하나, 멍청하다고 해야 하나? 도대체 현실 세계와 비슷한 이 동네에 짱 박혀 살 데가 어디 있단말인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없는데. "좋군요." "......" 그때 좋다고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는 남자. 좋기는 뭐가 좋은 건데, 이분아. 뜬금없는 한마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그런 내 시선을 느꼇는지 그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무지무지 신경 쓰입니다만? 난데없이 '좋군요' 라고 하면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분명 신경이 쓰일거다. 100% 다. "흐음." 그때 남자의 시선이 나머지 일행들을 향해, 아니 정확히는 여자들을 향해 갔다. "어마어마한 미녀들이시군요!" "......" "저런 미녀들은 처음 봅니다." "......" "정말 말로 표현이 불가능할 것 같은 분들이시네요." 감동해서 마구 멘트를 치신다. 하지만 뭐, 그만큼 맞는 말이기도 하니 동의하지만. 그 순간 아주 미세한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워낙 작은 목소리라서 내가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로. "그만큼 맛있지, 크!" 그만큼 맛있다고? 무슨 그녀들이 고기니? 맛있게? 아님 19금 멘트인거냐?! 이런 저질!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이건 19금 멘트가 아니다. 19금 멘트라기보다는 뭐라 해야 하나, 맛있는 고기 조각을 놔둔 자의 멘트? "아 참, 실례했군요. 일단 제가 사는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따라오세요." 그 말과 함께 남자는 앞장서서 갔다. 어라, 저기요? 전 간다는 말도 안 했는데요. 하지만 이미 승낙한 줄 알고 그 남자는 앞장서서 가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저놈이 한 대사, '그만큼 맛있지'라는 대사를 들은 나로서는 되게 찜찜하다. 물론 워낙 작은 목소리다보니 잘못 들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싼 어마어마한 사람들, 대략 만 명 정도 될 것 같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 하지만 바라보는 시선이 미묘하고 꽤 복잡하다. "저기, 이곳은 어느 도시인가요?" 물론 많이 부서지긴 했지만, 여러 군데에 적혀있는 걸로 봐서는 대구다. 하지만 어딜 봐서 대구라고 생각할 수 있단말인가! 아까 들렀던 도시보다 더 심하게 파괴되어 있는 대구. 이걸로 확실해졌군. 이곳은 우리가 살던 세계관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무슨 설정인지는 도통 모르겠으니, 이거야 원. 우리를 끌고 온 남자는 갑자기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외쳤다. "먹자!" ".....!" 푸드득. 푸드득. 푸드득. 이거 놀라운데? 그 말과 함께 사람들이 변신을 하고 있다. 요새 내가 변신물과 자주 논다는 느낌이 든다. 어째 내가 상대하는 애들은 심심하면 변신하네. 개인적으로 변신물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흐음, 물론 아리따운 여자들이 정의를 위해 변신하는 거는 특히 즐긴다(?) 치마도 짧아지고, 뭔가 마니아틱해지는 게 좋다고 해야 하나? 어찌 됐든 만화책이나 에니메이션에서 나오는 마법 소녀물들은 남자에게 꿈(?) 과 희망(?)을 심어 준다. 그리고 특히 변신할 때 올 누드 되더라? 그점이 특히 마음에 들어.물론 자세히 보여 주지 않아서 정말 슬프지만 말이다. 잠시 마법 소녀들에 대한 고찰을 나도 모르게 해 버렸군.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변신물이 있는 것에 비해 저런 저질적인 변신물도 있다. 인간이었던 몸이 완전히 찢겨 나가면서 그 안에 있던 실체를 드러내는 그분들은 대략 2미티에 달하는 몸집을 가지셨다. 인간 안에 있던 게 신기할 정도다. 그분들의 색깔은 초록색이다. 그리고 재수 없게(?) 생기셨다.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싹둑 잘릴 것 같은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 부가 옵션으로 침을 질질 흘리는 아름다운(?) 모습까지, 카! 나 저분들 많이 봤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만날 줄이야..... 왠지 모르게 반가워요? "크르르, 이 인간들을 먹자." 우리를 안내한 남자도 변신을 하더니 외쳤다. 순식간에 우리를 둘러싼 만 명의 존재들. 이제야 난 이 세계가 무슨 세계인지 감 잡았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다 감 잡았겠지. "이번에는 에일리언이냐?" 현실 세계와 에일리언의 박진감 넘치는 싸움이라는 설정인거냐?! 아름다워! 파아앗! 그때 한 에일리언이 엄청난 도약으로 내게 뛰어왔고, 난 그 모습을 보고 그대로 홀팍을 뽑았다. 그와 함께 몸의 상체와 하체가 아주 잘 분리되는 에일리언. 그리고 푸른색의 피를 마구 튀긴다. 기분 나쁠 정도다. "....." "....." "....." "....." 자신의 동료 하나가 너무나도 손쉽게 죽자, 당황하는 에일리언들. 그들 중 우리를 끌고 온 에일리언은 궁금한 듯 물었다. "왜 총이라는 기구들이나 미사일이라는 기구들은 쏘지 않는 거지?!" 왜 안 쓰냐고? 없으니까 안 쓰지. 그리고 그런 물건보다 내가 사용하는 검과 마법의 힘이 월등히 강하거든. 그런데 언제부터 에일리언들이 인간 언어 사용하고 무슨 무기 쓰는지 따졌더라? 내 기억속에 그런 에일리언들은 없는데. 흐음, 역시 세상은 진보한다니까. "죽여라!" 그때 갑자기 질문한 뒤 곧바로 죽이라고 명령하는 에일리언. 난 그 말에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내 나중에 돌아가면 책 한 권 발행한다. 에일리언들과의 뜨거웠던 시간이라는 거 말이다." 파앗! 순식간에 내 검은 에일리언들의 몸을 갈라 버렸다. 그러자 그와 함께 튀는 초록색의 피. 하지만 그 피는 내 근처에 오자마자 무언가에 막힌 듯 내 몸에 묻지 않았다. 후우, 역시 레나의 코팅 마법은 아름답다니까. 물론 실질적인 명칭으로는 코팅 마법이라고 불리지 않지만, 그냥 난 간단하게 '코팅 마법' 이라 한다. 옷 더럽히지 않게 해 주니까. 퍽! 그 순간, 주먹이 그대로 몸통을 부숴 버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와 함께 그 소리의 주인공은...... "크윽, 정말!" 이렇게 푸념을 하신다. 솔직히 말해 무기를 이용해 이 이상하게 생긴 에일리언들을 죽이는 거랑 실질적으로 주먹으로 때려죽이는 거랑은 아주 많이 차이 날 거다. 아무리 코팅 마법이 걸렸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저 이상한 괴물의 몸통을 직접 체험하시니 기분이 더 구리겠지. "파열지엄무!" 콰앙! 그때 진의 무감각한 한마디가 들려온다. 그와 함께 일어나는 대폭발. 난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대검의 충격파로 순식간에 에일리언들이 쏠려 버렸다. 왜 저 자식은 멋있는 거지? 제길! - 앗, 맛없어! 그때 홀락이 맛없다고 비명을 질렀다. 난 그 순간에도 하나의 에일리언을 베면서 말했다. "대충 처먹으렴." - 그래도 너무 맛없어! "....." - 나 이렇게 저질적인 맛 처음이야. 흐음,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한다. 보기만 해도 저질적인 맛 같아 보이는 초록색의 피, 물론 실제로 먹어 볼 마음 따위는 죽어도 없기는 하지만. 홀락의 말이 이어졌다. - 진짜 제일 거지 같은 맛이야! 개인적이지만 그 맛이 무슨맛인지 궁금하다. 거지같은 맛은 무슨 맛일까 하고 말이다. 뭐, 어찌 됐든 이 자식이 너무 시끄러워서라도 오래 시간 끄는 것은 안 될 거 같다. 단숨에 끝내 주지. 난 그 생각과 함께 그대로 허공을 저었다. 파지짓. 그러자 모습을 드러내는 은빛의 활. 아, 이 소환 신. 내가 생각해도 너무 감동적이야. 아무리 봐도 멋지다니까. 난 그런 생각과 함께 그대로 소멸의 활 데스피라를 잡았고. 이제는 꽤 능숙해진 손놀림으로 줄을 당겼다. 그런데.....! ㅡ데스피라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습낟. 컥?! 갑자기 들려온 한마디. 기절할 뻔했다. 데스파라의 기술이라니? 데스파라에게도 기술이라는 미묘한 힘이 있었던 거냐? 그냥 일반 공격만으로도 미친 공격이 데스파라다. 그런데 기술이라니! "크윽." 그때 마치 무언가 강제로 내 뇌에 주입이 되는 느낌, 그와 더불어 생소한 기억의 잔재들이 내 머릿속을 점거했다. "설마?!" 설마고 뭐고 없을 것 같다. 지금 내 머리속을 강제로 들어온 이것은 분명 그거다, 확실히 말이다. "....." 물론 가능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할 놈은 아니어서 말이다. "모두 물러나!" ".....?!" ".....?" ".....?" ".....?" 나의 외침에 전투를 벌이던 동료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내가 꺼낸 소멸의 활 데스파라를 보고 모두 물러섰다. 아마도 내가 할 것을 눈치 챈 거겠지만. 하지만 이번에는 일반 공격이 아니다. 데스파라의 '기술'이다. 일반 공격도 미쳤는데, 그 공격에 기술이라는 게 플러스 된다면? 생각만으로도 오싹해졌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얼마나 대단한 힘을 보여 줄지! "뒤로 물러선다.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우리가 뒤로 물러서자 후퇴하는 걸로 오해하고 에일리언들은 더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조금만 진정해 달라고, 잠시후 화려한 걸 보여 줄 테니. 파아앗. 난 그 생각과 함께 그대로 데스파라의 활시위를 잡았다. 그와 함께 생각되는 무형의 화살. 물론 옛날 같으면 그냥 놓으면 됐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 머릿속에 갑자기 입력된 이 기술, 이게 별미다. 한마디로 별미 중의 별미? 뭔가 이상하다. 어찌 됐든 아름다웠던(?) 변신물을 능욕한 저 빌어먹을 에일리언들에게는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정말 멋진 선물이. "인크레이션." 파아앗! "우욱!" 순식간에 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크윽! 일어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급작스럽게 힘이 빠졌다. 하지만 이렇게 해 놨는데 쓰러질 수는 없지! ".....!" "오, 오빠!" "데스티니?!" "무슨 일을 한 거냐?!" 그때 나를 보고 경악하는 일행들. 왜 그러는 거지? 하지만 금세 난 저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들이 저렇게 경악하는 이유는 바로 이거다. "이건 뭐냐?" 내 주변에 가득 차 있는 수천 개의 무형의 화살. 물론 지금 활시위에 걸려 있는 무형의 화살은 보이지 않지만, 이 화살들은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그리고 활시위에 걸린 화살보다는 힘이 약하긴 하지만, 하나하나의 화살을 무시할 정도로 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엄청나다. "....." "....." "....." 내 주변을 가득 메운 무형의 화살들을 본 에일리언들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느꼈겠지. 지금 뭔가 한바탕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를 말이야. "으윽." 그때 다시 후들거리는 내 다리. 이대로 있는 것조차도 힘들다. 그만큼 지금 내가 사용한 이 정체불명의 기술은 어마어마한 힘이 들어가는 게 분명하다. 아니, 뭐 당연한 건가? 그럼 이제 시간은 그만 끌고..... "변신물을 능룍한(?) 선물이다, 에일리언!" 파아앗! 난 놓았다, 화살을. 그러자 활시위에 걸려 있던 무형의 화살이 모든 걸 소멸시킬 듯 날아갔고, 그와 함께 수천개의 화살도 동시에 날아갔다. 한마디로 모든 공간을 무형의 화살들이 덮어 버린 거다. 그리고 잠시 후...... "크아악!" "꾸에엑!" "크악!" 모두 사라졌다. 거짓말 안 하고 대구라는 도시 자체가 내 눈에 보이는 부분이 완전히 사라졌다. 한마디로 자진 청소(?). 물론 청소라고 하기에는 좀 과격하기는 하지만, 부서졌던 건물들이라든가 자동차들, 그리고 핏물까지 모든 게 사라졌다. 하나도 남김없이 말이다. 한마디로 맑고 깨끗해졌어. 이거, 청소 업체에 특허(?) 내면 대박이겠는데? 물론 아무것도 안 남는다는 조건을 붙여야 하겠지만. "크윽!" 그 순간 나는 갑자기 신음하며 휘청거리다가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데스파라는 소환 해제되었다. "오빠!" 이런 내 모습에 제일 먼저 반응해 다가오는 레나, 그러더니 쓰러진 나를 보고 다급한 어조로 물었다. "괜찮으세요?" "어. 잠시 몸에 기운이 빠졌을 뿐이야." 얼마나 많은 힘을 잡아먹었는지 마치 모든 게 빨린 느낌이다. 물론 그 대가로 저 아름다운 청소는 가능했지만, 대체적으로, 힘이 무지 드는 기술인 건 확실한 것 같다. 드르륵, 드르륵. 휘이잉, 휘이잉. 그때 대형의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저 멀리서 보이는 존제들.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저건 탱크들과 병사들이 아닌가? 그리고 하늘에서는 전투용 비행기까지 날아다닌다. "....." "....." "....." "....." 이건 무슨 상황? 우리 주변을 둘러싼 수천 명의 군인과 탱크, 그리고 헬기들. 그들은 잔뜩 긴장한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그것도 잠시..... "에일리언의 반응이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흐음." "본래 이곳에 어마어마한 수의 에일리언이 있음을 확인하고 온 것인데, 어찌 된 일인지 에일리언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어떤 말도 안 되는 힘에 의해 대구의 일부분이 모두 소멸되었습니다." "흐음." 우리들 앞에 놔두고 정답게 이야기하시는 두 분. 한 분은 직책이 소령쯤 되고, 한 분은 중사쯤 되어 보인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거, 실례했네?" 그때 소령으로 보이는 40대 아저씨가 우리들을 향해 다가오더니 그렇게 말하신다. 나이는 40대지만 아직 짱짱해 보이는 저 몸 두렵구나. 흐음! 그 아저씨는 우리를 둘러보며 말했다. "이곳이 에일리언들의 서식지라는 말에 침공을 했는데, 에일리언들은 없더군, 아니, 오히려 자네들이 보이니." "하아아." 난 그 아저씨의 말에 어색하게 웃었다. 사실 여긴 에일리언들의 서식지가 맞다. 그렇지만 방금 전 내가 청소(?) 좀 해서 없어진 거다. 그 아저씨는 우리 일행을 살피더니 여자들 앞에서 시선이 멈췄다. 아, 저 지긋지긋한 눈빛! "정말 아름다운 분들이군." "....." "정말 믿을 수가 없네." "....." 저도 정말 믿을 수가 없어요. 어떻게 보이는 남자마다 저 대사를 먼저 치시는건지? 색다른 대사는 없는 겁니까? 좀 아쉽기는 하다. 만날 저 대사만 들으니 지겹기도 하고말이다. 한편 여자들을 보고 즐기던(?) 소령 아저씨는 자신의 저질적인(?) 모습을 깨달았는지 당황하더니 말했다. "시, 실례했네." "아닙니다." 난 이해해 준다. 남자라면 저 반응은 당연한 거지.저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남자가 있다면, 그 남자는 미친것이거나 게이거나 둘 중 하나다. 아니, 게이도 그녀들을 보면 여자에 눈뜰 테니까 미친 것밖에 안 남는군. "그나저나 자네들은 왜 이곳에?" 여자들 때문에 소령 아저씨의 질문 타이밍이 한참 늦었다. 난 그 질문에 바로 대답했다. 미리 준비했걸랑. "어디 짱 박혀 살다 지금에야 나왔습니다." "....." "....." "....." "....." "....." 어라? 내 한마디에 직책 좀 있는 군인 아저씨들이 나를 바라보더니 어이가 없다는 모습을 했다. 이상하다. 분명 몇 시간 전에 에일리언한테 이렇게 말하니 믿던데? 소령 아저씨는 뭔가 이상하다는 말투로 얘기했다. "이 나라에 어디 숨어서 살 데가 있을 리가?" 이렇게 말하면서 나를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헉! 제길. 이분들은 안 속는다. 역시 구라도 저질적인 구라였던 거다. 어떡하지? 소령 아저씨와 군인 아저씨들의 시선이 다시 경계의 시센으로 돌아갔다. 아,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으악! 그렇게 고민하던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진실을 말할게요." "....." "저희들은...." ".....?" 내 말에 소령 아저씨는 어서 말하는 눈빛을 보냈다. 난 하늘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다른 차원에서 놀러 왔어요." "....." "....." "....." 뭐냐, 방금 전 짱 박혀 살았다고 말했을 때보다 더 심각해지는 이 분위기는? 물론 좀 말이 안 되기는 한다. 차라리 어디 짱 박혀 있다 나타났다는 게 신빙성이 있지, 다른 차원에서 놀러 왔다고 (?) 하니 믿기 힘들겠지. 나라도 안 믿겠다. 하지만 믿게 하는 방법은 있다, "파이어 볼!" ".....!" "무슨 짓을?!" "뭐?!" "어, 어떻게?!" 순식간에 내 오른손에 생성되는 화염의 공을 보고 군인들이 경악했다. 난 그 아저씨들을 향해 말했다. "마법이라는 거, 들어보셨죠?" "....." "....." "이게 그 마법이라는 겁니다." "....." "한마디로 말해, 저희는 다른 차원에서 온 게 맞아요, 맞아." "....." 소령 아저씨는 입을 다물지 못하신다. 나 같아도 믿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바라본 소령 아저씨는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 자네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은, 자네들은 다른 세계에서 왔다?" "그렇죠." "그리고 그 세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법과 검이 존재하는 세계라?" "빙고입니다."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 건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나의 즉석 파이어 볼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가 보다. 아마도 어떤 술수를 써서 만들어 낸 거라고 생각하겠지. 난 그런 소령 아저씨를 향해 말했다. "그럼 저희들이 어떻게 하면 믿으실 건가요?" "흐음." 내 말에 순간적으로 고민에 잠긴 아저씨는 이내 입을 열었다. "마법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그 사람들의 상처를 순간적으로 치료하는 마법도 있지 않은가?" "물론입니다!" "그럼 그것을 보여주게. 그렇다면 자네의 말을 모두 믿어주겠네." 소령 아저씨는 지금 그걸 요구하고 있다. '힐'을 말이다.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상처를 치료하는 마법. 방금 내가 한건 어떤 속임수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힐이라는 마법은 아니다. 이건 속임수라는 것 자체가 안 되는 마법인 만큼 즉시 그 결과가 나타날 테니까. 그러니 확인하려면, 이 마법이 최고겠지? "그럼 저번 전투 중에 상처를 크게 입고 아직 낫지 않은 병사를 데려오겠네." 그 말과 함께 소령 아저씨가 중사를 쓱 바라보자, 중사 아저씨는 그대로 사라졌다. 아마도 그 부상당한 병사라는 분을 데리러 가는 거겠지. 다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 소령 아저씨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런데 그 치료마법인가 뭔가를 실행할 존재는 누구지?" "레나요." "레나?" "이 아리따운 아가씨요." "오, 오빠." 내가 레나를 가리키면서 말하자, 레나는 '아리따운' 이라는 말에 쑥스러운 듯 당황하신다, 훗. 당연한걸 말했을 뿐인데, 쑥스러워할 것까지는.... 그런 레나의 모습을 본 소령 아저씨는 감탄한 듯 말했다. "만약에 자네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저 아가씨처럼 어울리는 사람도 없겠군." "그럼요! 레나는 저희 세상에서도 최고의 성직자인걸요." "흐음." "한마디로 전문 치료 담당?" "전문?" "네, 저희 멤버는 각각 담당이 있습니다." "......" 내 말에 황당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소령 아저씨. 난 그런 아저씨를 향해 친절히 말했다. "간단하게 방금 말한 레나는 치료 담당이고요. 그리고 혈화, 저 얼음 아가씨는 은밀한 일 담당. 그리고 저 루네는 덮치는 담당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엘레니아 누나는 아름다운담당, 저 진은 폭력 담당, 저 이상한 베르는 악을 빌려 주는 담당, 그리고 저 케인 형은 베르를 감시하는 담당, 저 제킨은 여자 꼬드기기 담당입니다!" "....." 내 설명에 소령 아저씨는 감동 받은 눈빛을 보였다. 흐음,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잘 설명했다. 그 순간..... "그럼 자네는 무슨 담당인 건가?" "......" "저는 '순수'담당입니다." "....." "....." "....." 뭐냐?! 내 한마디에 모든 일행이 나를 보고 어이 없다는 모습이다. 물론 여자들은 빼고, 특히 남자 새끼들. 눈빛으로 봤을 때 '저 인간 미쳤구나?' 라는 뜻인 것 같은데? 으악, 이 자식들이! "소령님, 데리고 왔습니다." 그때 중사 아저씨가 한 군인을 데리고 왔다. 꽤 심하게 다쳤는지 그냥 보기에도 심각한 상태의 군인이었다. "저번 에일리언과의 전투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 병사네. 지금 저 상처도 일단 응급치료만 했을 뿐, 상처가 너무 깊네. 어서 대도시로 돌아가서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시간이 빠듯하네." "흐음, 한마디로 저 아저씨. 아니 저분을 치료해 달라는 건가요?" "그렇다네." "뭐, 레나야." "네?" 나의 부름에 레나가 대답했다. 난 그녀에게 미소와 함께 말했다. "부탁할게." "맡겨만 주세요." 그 말과 함께 레나는 조심스럽게 그 상처투성이의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런데..... 발그레. "....." 이 인간아, 왜 얼굴이 붉어지는 거냐! 금방 죽을 것 같은 모습을 한 군인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레나를 보고 갑자기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심히 난감하다. 보기만 해도 더럽게 아파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미소녀를 봤다고 미소를 짓다니, 자네야말로 진정한 남자네. 난 그의 불꽃 의지에 나도 모르게 감동했고, 그때 어느새 다가간 레나가 말문을 열었다. "힐!" 파아앗! ".....!" ".....!" ".....!" ".....!" 저 사람들 입장에서는 믿을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다. 레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순식간에 찢어지고 갈라지고 심각했던 상처들이 모두 치료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것도 흔적도 없이 완전하게 치료되는 중이다. "하아, 됐어요." 싱긋. 그리고 그 병사에게 미소를 지어 주는 레나. 그때였다. "여신님!" "꺅!" 병사가 그대로 레나를 껴안으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를 대비해서 이미 내 몸은 레나의 앞을 가로막았고, 그 저질적인 병사는 그대로 나를 껴안았다. 그리고 잠시 후였다. "너, 너무 탄탄하세요." 뭐가, 이 인간아? 군인은 나를 껴안은 채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렇게 좋냐? 난감하다, 난감해. 스윽. 그때 감았던 눈을 서서히 뜨는 변태 군인, 그리고.... "으악!" 절규를 하면서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난 그런 군인 아저씨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런 불법적인 일을 하시면 안 되죠." "....." "소령님, 이건 좀 아니죠?" "미안하네." 부하의 저질적인 행동에 소령은 엄청 미안해 했다. 그리고 그 군인은 그대로 동료들에 의해 끌려갔다. 물론 마지막엔 애틋한 한마디를 남기고서..... "여신님, 사랑해요!아이 러브 유! 스파르타! 땡스!" 정만 뭔가 절규가 느껴지는군. 흐음. "믿을 수 없군." 부하의 상처가 하나도 남김없이 치료된 걸 보고,소령 아저씨는 감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런 아저씨를 향해 싱긋 웃으면서 물었다. "이제 제 말, 믿어 주시는 건가요?" 2장. 변 신 "하아....." "....." "휴우." 우리들 자신들의 주둔지로 데려와 한숨을 내쉬는 소령 아저씨. 그는 상당히 난감하다는 표정이었다. 그것도 잠시..... "참 믿기 힘들군. 그렇다고 내 눈으로 직접 봤는데 안 믿을수도 없고....." 그렇게 말하신다. 도무지 그 마법이라는 힘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난 그런 소령 아저씨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뭐, 이상한 에일리언이라는 괴물도 있잖아요?" "흐음." "그러니 다른 차원이 있고, 마법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이 그리 특이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긴 하지. 사실 10년 잔만 해도 에일리언은 공상 영화에서나 나오는 괴물이었으니 말이야." 오호, 10년 전이라? 그 말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세계는 평범했고, 그 이후부터 에일리언들이 덮쳐서 지금 이 꼬락서니가 되었다는 거군. 소령 아저씨가 다시 궁금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내 개인적인 질문이기는 하지만...." ".....?" "이곳을 왔다는 건 목표가 있다는 건가?" "뭐, 그렇죠." "실례가 안 된다면 무엇인지 가르쳐 주겠나?" 뭐, 실례일 것까지야. 그리고 어차피 이곳 세계에서 사는 저분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 "흐음, 무슨 물건을 찾으러 왔어요." "물건?" "네. 무슨 보석인데 저한테 무지 중요한 거거든요. 그리고 지금까지 경험상 분명 그 보석은 어느 한 에일리언에게 박혀있겠죠." "흐음....." 그 말에 소령님은 이해가 안 된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난 그런 소령 아저씨에게 말했다. "이해하려면 엄청 복잡하니까 대충 그정도만 아시면 될거에요. 그럼 제가 한 가지만 질문해도 될까요?" "무엇인가?" 내 '질문'이라는 말에 소령님은 호기심을 드러내며 말했다. "혹시 여기에 특별한 에일리언 본 적 없어요?" "특별한 에일리언?" "네. 방금 전에 말했다시피 제가 찾는 보석이 타 존재의 몸안에 있다면 그 자식은 무지무지 강해지거나 맛이 가거든요." "....." "그러니까 그런 놈을 찾는 게 제 목적이죠." 그래, 그게 목적이다. 한마디로 또라이 계열을 찾으면 되는거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봐서 정상인 놈은 없었으니까 비정상적으로 압도적인 무력과 약간 맛이 가 버린 모습을 가진 에일리언을 찾는 게 목적이다. 프란체스카에 중독(?) 되면 다들 그런 반응을 보이니까. 이런 내 질문에 소령 아저씨는 난감한 듯 말했다. "이거, 답변 주기가 곤란하네." ".....?!" "자네, 하루에 생성되는 에일리언이 얼마나 되는 줄 아나?" "몰라요." "....." 갑자기 질문하면 내가 그걸 알 리가 있나? 그리고 솔직하게 모른다고 했는데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그것도 잠시, 소령 아저씨는 금세 평정심을 되찾더니 말했다. "수십만 마리네." "......" "전 세계에서 하루에 약 수십만 마리가 증식하고 있네." "......" "특히 인간을 먹었을 때 그 증식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네. 사실 그들이 강한 건 아니네. 총만으로도 그들을 충분히 제압할수 있어. 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죽여도 사라지지 않는 그 들의 번식 능력이네." "....." 한마디로 다구리라는 거냐?! 그래, 그러고 보니 에일리언이라는 놈들이 그렇게 강한 것같지는 않다. 굳이 비교하자면 에일리언 15마리에 오크1마리 정도? 그만큼 허약한(?) 애들이다. 하지만 저 소령 아저씨의 말대로 문제는 번식의 속도다. 일명 다구리 치기에 제일 적절한 놈들이라는 것이다. 소령 아저씨의 말이 이어졌다. "물론 한 번 대규모로 전투를 벌일 시, 화력 면에서 우리 인간들은 절대 밀리지 않네. 하지만 그들은 대규모 전투를 절대 하지 않네. 저번에 한 번 수십만 마리가 핵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후로는 모두 분산되어 있네. 그러니 한마디로 핵도 무용지물,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건 너무나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일 뿐만 아니라 많은 화력이 낭비 되네. 지금 이렇게 소모전만 하다가는 오래가지 못해." 소령 아저씨는 그렇게 심각한 듯 말했고, 난 그말에 궁금한 듯 물었다. "그 번식자를 공격하면 되지 않아요? 다시는 태어나지 못하게." "물론 전 세계에서도 그 생각을 하고 있지만 발견해 내는 것도 쉽지 않고, 그게 또 분산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네. 그뿐아니라 거기까지 가는 데 상당한 피해가 발생되고 말이야." "흐음." 그러니까 결론은 엄청 복잡한 일이라는 거네. 차라리 저 SF 세계같은 경우는 정예 부대였지만, 여기는 개때 부대다. 사실 소수가 강한 것도 무섭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게 바로 개때 모드다. 죽어도, 죽어도 계속 튀어나오니까. 예삼ㄹ에 공자가 이랬지. 개때는 위대하다(?). 믿든가 말든가는 자유고..... "휴우, 정말 골치아파. 아. 이거 미안하군. 나이도 어린 자네에게 나도 모르게 푸념을 해 버렸네." "아닙니다." "휴우, 고맙네 그럼 일단 피곤할 텐데 천막이라도 빌려 줄테니 쉬게. 아마도 내일은 다시 수도인 부산으로 향할 거야." "부산요?!" ".....?" "헉! 아, 아니에요." "....." 난 부산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고, 그런 내 반응에 소령 아저씨는 이상하듯 바라봤다. 당연하다. 난 엄연히 판타지 세계에서 넘어온 판타지 맨(?). 그런 내가 부산이라는 도시를 알고 있을 리는 없으니까. 그나저나 수도가 부산이라면, 서울 쪽은 완전히 밀렸다는건가? "아 참!" 그때 소령 아저씨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레나는 보더니 잔뜩 미안한 표정과 함께 입을 열었다. "저기, 부탁이 있는데 들어주겠나?" "네?" 레나는 갑작스러운 부탁이라는 말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놀랄 필요 없네. 아가씨의 엄청난 힘을 좀 빌리고 싶어서....." "제 힘을요?" "그렇다네. 여기엔 전투 중 심각한 상처를 입은 병사들이 좀 있네. 지금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병사들이야. 그들에게 치료 마법이라는 걸 걸어 주지 않겠나? 부탁하네." 그 말과 함께 소령 아저씨는 고개를 숙였다. 멋지다! 자신의 부하들을 위해 자존심 따위는 버린다는건가?! 저런 아저씨들이 많아야 세상도 잘 돌아가는데 말이다. 자신에게 머리를 숙이자, 레나는 당황했다. "고, 고개 드세요." "....." "제가 할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할게요." "고맙네!" 레나의 말에 아저씨는 감격했다. 레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니까 너무 좋아요." 싱긋 "....." 아, 저 천사 같은 소녀여! 넌 역시 천사야! "....." "저기요." "....." 나의 부름에 소령 아저씨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런 난 아저씨에게 물었다. "왜 치료가 끝나면 끝날수록 사람들이 많아져요?" "....." "그것도 왜 전부 다 골절인가요?" "....." "....." 내 말에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어버린 소령님은 그렇게 한참을 있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미안하네." "....." "정말 미안해. 아, 이것들을!" 여기서 대충 감 잡으신 분들이 있을 거다. 왜 병사들이 계속해서 골절을 당해 레나에게 가는지 말이다. 처음부터 수십 명의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을 레나가 치료해주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번개 같은 속도로 퍼져 나가는 소문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신이 강림했다는 거다. 그 여신은 치료 마법으로 어떤 것이든 다 고쳐 줄 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완벽한 외모를 가졌다고 알려졌다. 그렇게 되자, 난리 난 건 병사들이다. 특히 군인들 입장에서는 매일 칙칙한 남자만 보는 현실이다, 보통 그런 남자들 사이에 여자 한 명만 들어와도 발작을 하는데, 지금은 그냥 여자도 아니다. 완전 초특급 미소녀가 강림하신 거다. 연예인쯤은 헤드락으로 간단히 다운시킬 정도의 미모를 가진 분이 말이다. 그렇게 되자 이성을 잃어버린 군인들. 그들은 레나를 만나기 위해 그 방법을 썼다. 일명 '자해'. 여기서 왜 전부 다 골절이라는 병이 하루 만에 이렇게 발생됐는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레나를 만나기 위해 제 팔다리를 부러뜨린다는 소리다. 멋지신분들이다. 그분들이야말로 진정한 남자야! 아참 , 이게 아니라..... "그래 봤자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할 텐데." 맞다. 처음에 치료받은 저질적인 환자처럼 레나를 한 번이라도 겨안으려는 저질적인 생각을 가진 사라들은 그 꿈 버리는 게 낫다. 왜냐고? 그 옆에는 진이라는 분이 살벌하게 노려보고 계시니까. 그리고 그걸 극복하고 레나와 접촉하면 치료받은 뒤 뒈진다. 그 순간 카리스마 넘치는 소령님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지금 당장 골절된 병사들을 다른 곳으로 돌려라!" "아악!" "소, 소령님, 아파요!" "너무 아파요!" "안 돼!" "스파르타!" "큭!" 소령님의 지시에 줄을 서 있던 골절 환자들 사이에서 절규어린 비명 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미 소령님의 명령은 떨어졌고, 군인들은 순식간에 레나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치료를 받으러 가게 됐다. 난 그 모습을 보고 느꼈다. 그들의 희생정신은 아름다웠지만, 남는 건 없다는것! "하아....." 난 내게 주어진 막사 안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답답하다, 답답해.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에일리언 중에서 프란체스카를 찾아내라니, 이건 거의 모래사장에서 0.1그램 설탕 찾기보다 더 힘든 미션이다. = 주인. "왜?" = 좋은 정보 가르쳐 줄게. ".....?" 그때 뜬금없이 펜들이 좋은 정보를 가르쳐 준다고 나섰다. 저 자식이 오늘 뭐 잘못 먹었나? 왜 저래? 내 생각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 저번에 초능력 세계 기억하지? "아, 뭐 당연히." 그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세계를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는다. 펜들이 말했다. = 거기서는 인간이 프란체스카의 보석을 가지고 있었어. 물론 엘레니아가 파편을 가지고 있는 바람에 그힘을 사요하지 못했지만 말이야. "....." = 그래서 아주 재미있는 결론은...... "....." = 이 넓은 세계에서 인간이든가 에일리언이든가 수많은 존재들 중 하나에게 프란체스카가 흘러갔다는 거지. "....." = 한마디로 모래사장에서 0.0000001그램 설탕 찾기? 으악, 말도 안 돼! 난 펜들의 말에 순식간에 좌절했다. 잠시 잊고 있었다. 프란체스카의 보석은 어디서든지 서식(?) 가능한 잡종이라는 걸 말이다. 이건 몬스터뿐만 아니라 인간, 동물, 기타 등등 모든 존재에게 힘을 부여하는 보석이다. 한마디로 에일리언이라는 개때 속에 찾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데, 거기에다가 다른 존재들이 더 첨가가 된거다. 크윽! "들어가도 되겠나?" 그때 막사 밖에서 소령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그 목소리에 반응해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네." 스윽. 천막의 천이 걷히면서 소령 아저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혼자는 아니시다. 항상 부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따라다닌다. 물론 아까 그분이 아니라는 게 다르지만 말이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자네에게 미안하게 됐네."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 "아,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말이야." ".....?" "아까 자네가 있던 곳은 확실히 에일리언들의 서식지였어." "흐음." "내 옆에 있는 대현 상사가 제보한 내용이고, 그건 위성사진으로 확인되었네. 그리고 움직였는데 에일리언들이 아예 없어. 아니, 어떤 미지의 힘에 대구 일부분 자체가 소멸되어 버렸으니.... 혹시 자네, 아는거 있나?" 그 말과 함께 소령 아저씨가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아이, 그런 눈빛은 부담돼요. 안 하겠다. 그것보다 난 그 말에 웃으면서 말했다. "저희가 다 처리했다고 하면 믿으실래요?" "....." "믿기 힘드시죠?" "그, 그건....."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거다. 아무리 에일리언들이 약하다지만(?) 몇 명이서 만 명에 달하는 에일리언을 전멸시켰다는 건 도저히 상식 밖의 일일 테니까. 난 혼란스러워하는 소령 아저씨를 향해 말했다. "참고로 대구 일부분을 소멸시킨 그 미지의 힘은 제 힘이에요." "....." "변신물을(?) 능룍해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건 무슨 말인가?" "심오한 내용이 있어요." "....." 난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순수한 미소녀 변신물을 능룍한 그것들이 말이다. 모든 남자의 희망과 로망스를 부숴버리다니, 짜증나! 난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는 대현 상사를 본 뒤 미소 한 방과 함께 말했다. "이제 왜 동족들이 없어졌는지 아시겠어요?" ".....?" ".....!" 소령님은 무슨 말이냐는 눈빛이고, 대현 상사인가 뭔가 하는 사람은 순식간에 담담하던 표정이 무너졌다. 완전히 우당탕 와르르 말이다. 그러고는..... "무, 무슨 소리인가?" "어라? 분명 소령님한테 그 이야기를 들어 보자고 꼬드긴 거 아니에요? 갑자기 동료들이 사라졌으니 말이죠." "....." "소령님." ".....?" 나의 부름에 소령님은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난 소령님을 향해 말했다. "저분이 소령님께 질문하자고 하지 않았어요? 갑자기 에일리언들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묻자고요." "그, 그렇긴 한데 그건 당연히 군인으로서...." "아, 물론 이상한 건 없죠, 당연한 거죠. 하지만 저분은 아니거든요." 싱긋. 그 말과 함께 난 살인 미소 한 방을 날려 줬다. 그러자 대현 상사인가 뭔가 하는 남자는 손까지 부르르 떨고있다. 그는 잠시 후 침착함을 가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 지금 나보고 에일리언이라는 거냐?!" "어라? 제 뜻 이해하셨어요?" "....." "후훗." 나의 미소에 대현 상사는 몸을 덜덜 떨고 있다. 그렇게 좋아? 한편 이런 대화에 소령님은 무척이나 당황하면서 물었다. "대현 상사가 에일리언이라고?!" "방금 저분이 직접 말했잖아요." "아니, 그럴 수는 없네. 이 군부대 안에는 에일리언을 탐지하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고, 혹시라도 에일리언이 근처에 있다면 반응이 나타나네! 그런데 대현 상사가 에일리언이라니! 아무리 자네라지만 이건 엄연한 모독이네!" 소령 아저씨는 자신의 부하 편을 들었다. 흐음, 당연한 건가? 소령 아저씨의 말에 그 상사님은 기운을 얻은 듯 소리쳤다. "저 존재는 저를 능멸했습니다! 소령님, 합당한 처벌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뭘 요구하는데요?" "....." "말해 봐요." "....." 합당한 처벌을 요구한다기에 들어 봐 주려고 했더니만 침묵을 지키는 상사. 난 그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내 목숨이라도 원해요?" "....." "그게 목적인가요?" "지, 지금은 전시 상황이다! 물론 자네는 군인이 아니지만 충분히 나를 기만한 것에 대한 처벌로 목숨을 가져갈 수 있다." 지랄한다. 그러면 내가 주냐? 난 오래 살 거거든? 이 얼마나 끈질기다 못해 진득한 내 목숨을 노린단 말인가? 정말, 하아...... 그때 총을 꺼내는 그 상사님.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소령이 당황하면서 말한다. "자, 자네, 무슨 짓인가! 총이라니!" "나중에 처벌은 엄격하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저를 에일리언으로 몰고 간 저자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 말과 함께 총구를 내게 향한다. 흐음, 내가 눈치 채자 날 제거하고 싶은가 봐? 뭐, 그렇겠지. 탕! 그때 총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총알이 내게 날아오신다. 그리고 얼핏 봤지만 저분, 미소 짓고 있어. 하지만 말이야, 내가 총에 뒈질 정도의 레벨은 아니어서 말이다. 위성포도 검 한 자루로 갈라 버린 나다. 그런데 총알 하나 못 자르겠니? 아니, 자를 필요도 없지. "리버스 그라비티!" 그 순간 내게 날아오던 총알은 멈췄다. 아니, 갑작스러운 중력 변화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손을 한 번 젓자, 그대로 총알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 "....." 그 모습을 본 소령님과 상사님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다. 뭐, 이런 중력 마법은 처음 보신 분들이니까. "언제까지 이런 연극을 하실 건가요?" "....." "참고로 정말 재미없답니다." -크! 미 투야. ".....!" ".....!" 흠칫. 홀락의 한마디에 두 사람은 더욱 기겁한다. 난 그들을 향해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놀라지 마세요. 그냥 가끔 판타지에 등장하는 말하는 마검 정도에요. 뭐, 보통 마검과 달리 상당히 슈퍼 저질스럽기는 하지만요." -무슨 소리야! 저, 저질이라니! "그럼 네가 순수하니?!" -나, 난 순수해!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나보다 주인이 더 저질적이고 황폐해! 게다가 시간만 나면 이상한 상상만하고, 주인.... "루네." -..... 나를 비난하던 홀락은 나의 한 마디에 멈췄다. 역시 그분의 이름은 위대했던 거다. 후훗. 아니, 그것보다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상사님, 아니 에일리언님, 이제그만해요. 정말 재미없어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휴우." 끝까지 잡아떼신다. 저 정도면 거의 철가면을 3,000개 깔았을 때 나오는 철면신공의 마스터다.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럼 증거를 보여 드리면 되는거죠? 후훗." ".....!" 그 말과 함께 사라진 나. 아니, 사라졌다기보다 워낙 빨리 이동해서 저분들 입장에서는 안보였을거다. 그와 함께..... 푸직. 갑자기 그 상사의 옆구리 부분이 살짝 터지면서 피가 나온다. 물론 심하게 베지는 않았다. 살짝? 참고로 그 피는 붉은색이 아니다. 초록색이다. 후후. "이제 증거가 있네요오오?" "마, 말도 안 돼!" 소령님도 초록색 피를 흘리는 자신의 부하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정체가 밝혀지자, 상사는 곧바로 총구를 소령님에게 돌렸다. 그리고 그는 바로 쐈다. 탕! 경악에 찬 소령님의 모습과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 에일리언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내가 있는 한 변수는 생각해 주셔아죠? 스윽. 내 몸이 사라진다. 그와 함께 소령님의 앞을 막은 나는 가볍게 홀락을 휘둘렀다. 파아앗! 총알은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고, 동시에 내 몸은 앞으로 향했다. 푸직. "....." "바이, 바이." 난 배에 홀락을 집어넣은 채 인사해 줫다. 내가 생각해도 나, 인사성 하나는 죽인다니까. 케케케! - 으아악, 맛없어! 이 맛, 진짜 저질, 왕 저질, 슈퍼 저질, 개 저질이야! 그때 홀락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도대체 무슨 맛이면 저렇게 비명을 지르는 거냐?! 은근히 궁금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에일리언의 피를 시식해 볼 마음 따위는 절대 없지만 말이다. 툭! 그 순간 에일리언의 몸이 쓰러지더니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죽어 버렸다. 난 천천히 홀락을 뽑았다. 그러고는 이미 저세상으로 간 에일리언에게 말했다. "다시는 변신물(?) 하지 말라고 동료들에게 전해." 아직도 난 그 점이 기분이 나빴다. 3장 미묘한 싸움? "하아,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네." 소령 아저씨는 내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렇게까지 고마우면 머니 좀 주시면 됩니다만......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추잡스러워 보이겠지? 쳇! "그나저나....." 그때 궁금하다는 듯 나를 보더니 한마디 하시는 소령님. 그는 진지한 어조로 내게 말했다. "어떻게 상사가 에일리언인 줄 알아차린거지?! 에일리언 탐지기조차도 감지해 내지 못한 것을....." "뭐, 그거야 간단하죠." ".....?" "마나라고 해야 하나? 그게 좀 이상했거든요." "마나?" "뭐, 대충 제가 마법이라는 걸 쓰기 위해서는 이 마나를 끌어당겨야 돼요. 아니, 귿이 마법을 쓰지 않아도 각기 사람 몸에는 마나라는 고유의 힘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흐음, 생명선 같은 거라고 할까요?" "그게 기 같은건가?!" "뭐, 그런 거죠." 마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기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충 아시는 거 같다. 뭐, 그게 그거니까 상관없으려나. "그럼 그 힘이 상사에게는 독특했다는 건가?!" "그래요. 마나라는 게 다양하기는 하지만 보통은 일정 선의 호흡을 유지하죠. 하지만 저 에일리언 군은 아니더군요. 마나 자체가 불투명하고 호흡이 개판 오 분 전이라고 해야 하나요? 조금이라도 마나를 느낄 줄 알면 그 누구라도 금세 찾아낼 정도로 개판이었습니다." "그런 건가?" "그런 겁니다." 방금 설명했다시피 에일리언들의 마나는 정말 개판이다. 규칙적이지도 않고 뭔가 엉성한 마나의 힘. 사실 아무리 느껴 봐도 무슨 이런 이상한 마나가 있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뭐, 실제로 존재하니까. "그나저나 한마디 드리고 싶은데......" ".....?" "각종 탱크들이나 전투기를 뒤지세요. 분명 폭탄이라든가 이런 걸 설치해 놨을 거니까요." ".....!" "아마 원래는 전투가 일어나면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키고, 밖에서 공급하는 작전을 짜지 않았을까 합니다만....." "이런! 그, 그럼 이만 실례하네!" 그 말에 소령님은 다급히 밖으로 뛰처나갔다. 그때였다. 펑! =와, 주인 똑똑하다! "그러나?" =옛날의 닭대가리 주인이 아니야. 빠득. 내 귀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분명 이 단어가 나왔다. '닭대가리' 말이다.새대가리도 아니고 닭대가리라? 닭대가리라니,닭대가리....... 스윽. =헉! 순식간에 펜들은 내 손에 낚였다. 난 바둥거리는 펜들을 향해 말했다. "닭대가리라서 미안하구나." =노, 농담이었어! "진담이잖아?" =...... "자 펜들! 우리 닭대가리한테 뭐를 느끼고 싶은거니?" =주, 주인. 진정해. "히히히." =자, 잠깐! 나는 웃었다. 닭대가리니까. 넌 오늘 죽었어! 그 순간이었다. "큰일 났어요!" ".....?!" 갑자기 제킨이 들이닥치더니 큰일 났다고 외쳤다. 큰일났다니? 갑자기 이건 무슨 소리냐! 제킨은 속사포처럼 말했다. "어서 와 주세요!" "....." 이 미묘한 광경은 무엇인고? 난 내 앞에 수북이 쌓인 편지를 보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거짓말 안 하고 수천 통은 되겠다. 즉, 여기에 있는 군인들이 전부 다 편지를 썼다고 해야 하나? 이게 부모님한테 보내는 거라든가 선량한(?) 편지였다면 좋았을 거다. 하지만 이 편지의 목적지는 레나, 혈화, 루네, 엘레니아 누나였던 거다. 한마디로 그녀들은 각각 자기 앞으로 편지 수백 통씩 받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걸 받고 남자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는 난리 치는 루네와 아예 관심 없는 혈화. 그것을 즐기는(?) 엘레니아 누나와 이딴 편지 쓴 놈들을 다 죽이겠다고 묵묵히 가려는 진을 필사적으로 막는 레나까지.... 한마디로 표현해서 개판이었다. "....." - 미묘하군. 그 모습을 본 홀락의 말이 들려왔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묘하다, 미묘해. 정말 미묘해. "분명 이건 데스티니가 오염시킨 거다. 그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 어이, 어이! 진 아저씨, 왜 선량한(?) 저를 집어넣으시는 겁니까? 전 아무 짓도 안 했다고요. 억울하게 남 나쁘게 만들지마요. "그놈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오염시키는 오염 물질이다." 오염 물질이라니! 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하락되는 거냐?! 짐승만도 못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오염 물질. 으악! "그런 오염 물질에게 레나가 키스를 뺏기다니!" 저분, 아직도 저 소리냐? 저거 분명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야 나오는 이야기인데, 저분은 아직도 이야기 하신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저 진 자식, 뒤끝이 길다 못해 아주 줄줄 이어졌다는 거 말이다. "데스티니." 그때 내게 천천히 다가오더니 나의 이름을 부르는 혈화. "으응?"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글쎄." 앞으로 어떡할지 정말 나도 모르겠다. 머리아파, 진짜. 시간이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좋지 않은데 말이다. 그나저나..... "편지 안 읽어?" 난 혈화의 앞에 수북이 쌓여 있는 편지를 가리키면서 말했고 그 말에 혈화는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 "관심 없어." "....." "....." "그렇구나. 하하하." 본인이 관심 없다는데 어쩌겠는가. 괜히 생고생해서 편지 썼다고 전해 주고 싶구나. 아, 아니다. 착한 내가 대신 읽어 봐 주마. 도대체 남자가 여자한테 보내는 러브 레터는 어떤 식으로 쓰는지 궁금하니까.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랜덤으로 한 장의 편지를 뽑아서 곧바로 읽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아아아앙. 아아아앙. 좋아요! 그대의 모습 좋아용! 차가운 모습 좋아용! 그 얼음 같은 말투, 너무 좋아용! 미쳐 버리겠어요. 돌아 버리겠어용. 저를 사랑해주세용. 아이 러브 유.땡스! 하아, 하아아아아아, 당신의 얼굴을 본 뒤 모든 게 당신으로 보여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정말 아름다운 당신. 사랑해요! 얼음 공주님. 사랑해요! 뭐냐, 이 촌티 팍팍 날리는 정체불명의 러브 레터는? 러브 레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렇게는 안 쓰는 걸로 알고 있다만? 이건 무슨 또라이 수준의 사람이 쓴 것도 아니고 온통 사랑한다는 말하고 이상한 소리만 잔뜩 적어 놨다. 내 장담하건데 러브 레터 처음 써 본 사람이다. "왜 그래?" 황당하다는 내 모습을 본 혈화가 묻자, 난 그 편지를 조용히 접으면서 말했다. "전혀 새로운 세상을 알았다고 할까나?" "....." "편지가 심오해." 이렇게 심오한 편지는 다시는 없을 거다. 흐음, 그런데 하나 읽으니 또 하나가 읽고 싶어지네? 이번에는 반드시 정상적인 걸로 골라야지. 난 그런 생각과 함께 다시 혈화 앞으로 온 러브 레터 하나를 뽑아 읽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병장 이세환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편지를 보고 많이 당황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제가 이렇게 편지를 보내니까요. 하지만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제 가슴이 터질 것 같습..... 터져라. 난 보다가 때려치웠다. 뭐냐, 이 재미없는 러브 레터는? 그리고 당황하기는 뭘 당황해? 혈화는 아무런 반응도 없는데. 사실 지금 것보다 처음 게 훨씬 낫다. 방금 읽은 건 너무 형식적이라고 해야 하나?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구닥다리 러브 레터를 보내는거냐?! 하지만 이건 장난에 불과했다. 난 우연하게 미묘하게 미묘하다 못해 이상야릇한 장면을 목격했다. 그건 바로 두 병사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대화 내용은.... "야, 레나 죽이지 않냐?" "뭐, 죽이기야 하지." "진짜 저런 여자 친구가 내 여자 친구면..... 아, 미치겠다." "그래도 레나보다는 혈화가 낫지." "뭐라고?!" "솔직히 레나는 너무 순진해 보여서 재미없잖아. 그에 반해 혈화는 그 톡톡 튀는 맛이! 카!" "지금 레나 모욕하는 거냐?" "모욕이라니? 사실을 말했을 뿐." "하아, 참나. 혈화는 얼굴만 예쁘지, 그게 뭐냐? 얼음 공주? 염병." "지금 혈화 양 욕한 거냐?" "욕이라니? 나도 진실이걸랑?" "....." "....." 병장 계급을 달고 있는 두 군인의 미묘한 이야기. 그들은 웃었다. 근데 웃는 게 미묘해. 그리고 레나를 사랑하는(?) 병장이 말했다. "풋! 눈 저질이네." "이 자식이!" "뭐? 너야말로!" "이 자식이!" "으악!" 둘은 멱살을 붙잡고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걸 본 군인들이 그들을 떼어 놓기 위해 몰려들었다. 하지만 말리는 군인들을 뿌리치면서 서로의 멱살을 놓지 않는 두 병장 분. 순식간에 개판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폭풍 전야를 연상케 하는 일에 불과했다는걸 난 알지 못했다. 한 병장이 일병의 계급을 달고 있는 한 군인의 어깨를 툭툭쳤다. 그러더니 물었다. "야." "넵!" "루네 죽이지 않냐?" "그렇습니다!" "완전 섹지! 하아, 미쳐 버리겠어." "그렇습니다!" "너도 루네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지?" "아닙니다!" 꾸깃. 루네가 제일 예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자, 병장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리고 고 모습을 본 일병은 위축됐지만, 그것도 잠시..... "저,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하하하, 동의할 수 없다?" "물론 루네 양도 무지 아름답고 섹시합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엘리나이 님께서 더 미인이십니다." "하하하." "....." 그 말에 황당하다는 듯 웃는 병장. 하지만 우리의 일병은 당당한 모습 그대로다. "너, 죽고 싶냐?" "....." "지금 내 앞에서 하극상(?)을 벌이는 거냐?" "....." "아, 이게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게 왜 하극상인지 내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만 어찌 됐든 상황은 더욱 악화되다 못해 파욱(?)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녀들은 전혀 몰랐지만, 그녀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남자들만 있는 이 군대에서는 거의 파멸(?)에 가까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뭐냐?" 난 밖에서 참으로 유익한(?)광경을 목격하고 내 막사로 돌아와서 언제 쌓였는지 수북한 편지를 보고 굳었다. 그런데 이걸 편지라고 해야 하나? 편지라고 하기에는 좀...... 혈서도 보이고, 대충 훑어봐도 다 저주하는 글투성이다. 그중 하나 골라서 보자면.... 네놈이 뭔데? 앙! 왜 우리 천사 양들과 네놈 같은 놈이 같이 있는거냐?! 당장 떨어져! 이야기도 하지마! 천사들이 감염돼! 이 더러운 자식아! 퉤퉤! 미묘하군, 정말 미묘해. 이 편지를 보니 다른 건 몰라도 이건 확실히 느껴진다. 이놈은 이미 맛 갔다고. 완전 또라이 수준이 되었다는 거다. 사실 내가 뭘 했단 말인가? 순수하게(?) 그녀들을 알아 버린 죄밖에 없는 나다. 그런데 그 이유만으로 이렇게 남자들의 테러를 당해야 하다니, 뭔가 슬프다. 하지만 이해한다. 나라도 어떤 자식이 네 명의 초특급 미소녀와 어울려 다닌다면 분노한 것이다. 그것도 심히 저들의 입장을 생각해서 이해하자. 그래, 이게 바로 즐기는(?) 자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이해하는 거다! 난 천사니까. - 주인 미쳤다? "죽을래?" - 왜, 왜그래?! "방금, 나보고 개소리 했잖니.흐흐흐." - 잠깐! 그렇다고 갑자기..... "후훗, 난 천사니까. 절대 너한테 화풀이하는 거 아니란다." - 이건 명확한 화풀이잖아! "아니래도, 오해하지 마. 그러면 슬퍼잖아." - 으아악~! 홀락의 비명이 들려온다. 그리고 난 웃는다. 거듭 말하지만 천사인(?) 내가 절대 화풀이 따위를 하는 건 아니다. 절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기를..... 보통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일이든 조금씩 가라앉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은 더욱 커져만 갔다. 한마디로 시간이 지날수록 거의 모든 군인들이 분위기에 휩쓸린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다. 물론 직책 높은 군인들이 다시 이런 걸로 싸울 시 엄벌을 처하겠다고 했지만 암묵적인 싸움까지 그들이 막을 순 없었다. 아니, 높은 간분들도 대부분 장악(?) 당했다. 심지어는 애인이나 부인, 그리고 자식까지 있는 군인들도 장악을 당했다. 그만큼 그녀들의 힘은 거의 핵폭탄 수준이다. 사실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날 줄은 난 생각지도 못했다. 아무리 그녀들이 초특급 미소녀들이라지만 이런 말도 안돼는 일이 일어나다니, 믿고 싶지도, 아니 보면서도 안 믿어진다. "하아." "머리 아프군." 한편 다급히 나를 불러낸 소령님은 나를 보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머리 아프군." 저도 무지 머리 아픕니다. 이런 만화에서나 봐 왔던 걸 직접 보니까요. "하아, 이러다가 에일리언과의 싸움이 끝나기도 전에 병사들의 감정이 격해지겠네. 그렇지 않았던 병사들도 분위기에 휩쓸리고 간분들도 동참하고 있어. 사실 나도......." "움찔하셨군요?" "....." "뭐, 이해는 합니다만....." "어떻게 인간이 저런 미모가 가능한건가?! 판타지 세계에서 그런 건가?" "글쎄요."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일단 판타지에서 넘어온 사람들이지만, 실제로는 이곳과 같은 현실 세계에서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실 그녀들이 이상한 것이지, 오히려 이분들이 정상이다. 내가 생각해도 아무리 역사를 뒤지고 뒤져도 저분들만큼 예쁘신 분들이 있을 거라곤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만큼 그녀들은 완전히 축복받고 못해 너무 과하게 받으신 분들이다. 아 참, 이게 아니라....... "누가 마음에 들었는데요?" "가, 갑자기 이야기가 왜 그렇게.....!" "그냥 소령님 취향이 궁금해서요." "....." "뭐, 대충 필은 오지만요." "....." "루네인가요?" "컥!" 나의 한마디에 격하게 반응하는 소령님. 맞았군. 루네였던 것이다. 확실히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청순보다는 섹시를 더 찾는다던데.... 흐음, 참으로 신빙성 있는 발언이도다. "크음." 소령님은 쑥스러운 듯 살짝 고개를 돌렸지만 나는 이해해주기로 했다. 저분도 남자니까. 남자의 본능은 이런 거다. 절대 나를 정당화 시키려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한마디로 가끔(?) 했던 저질적인 생각들은 내가 절대로 순수했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왜 내 입에서 '순수'만 나오면 분위기가 싸해지지? 쳇! "아 참, 그나저나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소령님은 다시 고민에 잠겼다. 난 그분을 진하게 바라본 뒤 말했다. "방법은 있습니다." "정말인가?!" "네." 나의 말에 화색이 도신다. 물론 방법은 있다. 약간, 흐음, 조금, 아주 조금? 그러니까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100% 성공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아주 약간(?) 의 희생이 따릅니다." "무슨 말인가?" "한마디로 병사들이 약간씩 고통을?" "이해가 안가네만?!" "너무 미묘한 작업이어서 설명해 드리기는 그렇습니다." "....." "그렇지만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순수하니까요." "....." "딱 이 작전만 하고 나면 순식간에 조용해질 겁니다." "진짜인가?!" "그럼요!" 그 말에 나를 뻔히 쳐다보는 소령님과 웃고 있는 나. 잠시 후 소령님은 그래도 걱정된다는 듯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건가?!" "거듭 말하지만, 순수한(?) 일입니다." "....." "걱정 따위는 하실 필요 없어요.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그런가?" "네." "그럼 자네만 믿겠네. 다시 원래대로 군부대의 분위기를...." "물론입니다." 싱긋. 난 그 말과 함께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소령님은 움찍했다. 왜 소령님이 움찍하시는 겁니까? 설마 저를 못 믿으시는 건 아니겠죠? 아무튼 순식간에 개판된 이 분위기를 개선시켜 주겠다. 흐흐흐. "저, 이게 뭔가요?" "이게 뭡니까?" 내가 건네주는 검은 복면을 보고 똑같이 반응하는 제킨과 베르. 난 그들을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착용하라고." "....." "....." "왜?" "저기, 이걸 왜 착용하나요?!" 베르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난 베르와 제킨에게 천천히 설명해 주기로 했다. "거룩한(?) 일을 하기 위해서랄까?" "거룩한 일이요?" "그래, 거룩한 일." "....." "....." 내 말을 이해 못한다. 저런 이해 감감히 떨어지는 영혼들 같으니! 그냥 직석적으로 말해 줘야 하겠다. "한마디로 여자들에 대한 언급을 하거나 분쟁, 혹은 어떤일이든 말썽을 일으키는 놈들은 다 밟는다." "....." "....." "다시는 이야기를 거내고 싶지 않게 말이야." "....." "....." "흐흐흐." "....." "....." 내 말에 베르와 제킨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분명하다. 나의 그랑상스(?)한 작전에 모두 감동(?)한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도 멋지고 훌륭한 작전이야. 일명 '맞다 보면 정신 차릴 거야' 작전? "이 자식이!" "넌 뭐냐!" "레나가 최고라니까!" "하아! 이런 미친놈, 눈이 삐었냐? 혈화가 최고야!" 두 명의 군인이 서로 멱살을 잡고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싸우고 있다. 한 막사 안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등 뒤로 패를 나눈 채 군인들이 몰려있다. 이제는 광적이다 못해 미친놈들 다 되셨다. 아니, 미쳤나? 뭐, 그게 그거겠지만말이야. 난 잔뜩 긴장한 채 있는 베르와 제킨의 어깨를 두드린 뒤 말했다. "공습이다." "....." "....." "일명 난타!" "....." "....." "후후후." "....." "....." "....." "....." "....." 모든 군인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있어야 했다. 그 이유는 바로 갑작스러운 급습 때문이다. 그들은 너무 무서웠다. 인기척도 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물론 그냥 사리지는 건 아니다. 군인들을 거의 개 패듯이 패고 사라진다. 그렇게 공습당한 군인들만 해도 수백 명. 이곳 인원이 수천명에 달하니, 거의 10분의1 수준은 그들에게 습격당한것이다. "....." "....." "....." "....." 시간이 지나도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드려워할 정도로 말문을 열지 못했다. 그만큼 그 복면맨들의 악행은(?) 어마어마하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자신들도 사람이기에 개 패듯이 맞고 싶지는 않은 거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 병사가 말문을 열었다. "엘레니..... 으악!" ".....!" ".....!" ".....!"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람처럼 나타나서 엘레니아의 이름을 거론하려는 병사를 죽도록 밟는다. 물론 자신들에게 총이라는 무기가 있지만, 그건 소용없었다. 한마디로 분위기 자체에 압도되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퍼퍼퍽! 퍼퍼퍽! 퍼퍼퍽! "꾸에에엑!" "다시는 여자들에 대한 건 언급하지 말도록." 슈우욱, 그 말과 함께 사라지는 복면 3인조는 유유히 사라졌다. 그리고 적막이 흐르는 병사들. 그들은 무서웠다. "후우." 난 복면을 벗은 뒤 가볍게 땀을 닦았다. 드디어 진압이 완료됐다.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면서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만 하면 죽도로 개 패듯이 팼다. 그러자 이제 그녀들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로 되어 버렸다. 으길로 확실한 건 주먹은 사랑보다 강하다? 흐음. "수고했어." 난 나와 같이 고생한 베르와 제킨의 어깨를 두들기면서 말했고, 그 말에 베르와 제킨은 감동의 눈빛이 되었다(무지무지 겁먹은 눈빛임). 너희들, 나의 선행에 무지무지 감동한 것 같다? 베르와 제킨은 생각했다. 다시는 저 괴물 같은 인간에게 개기지 않겠다고. 그는 엄청났다. 아직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의 현란한 발길질은 신조차도 굴복할 것 같은 엄청난 힘이 담겨 있을 정도로 예술(?)이었다. 그리고 느꼇다. 다시는 그에게 반항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오래 살기 위해서는 복종만이 살길이라고 말이다. 4장 프란체스카 "저기....." ".....?" 나를 보고 소령님은 갑자기 곤란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는 잠시 후 말을 꺼냈다. "자네의 활약인가?" "뭐, 그렇죠. 후훗." "내가 듣기로는 순수하게...." "순수하게 했습니다." "그, 그런가?" "네." "....." "....." 순식간에 침묵 모드가 이어졌다. 내가 생각해도 좀 그렇다. 순수한 방법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애매했으니까. "아, 뭐 좋게 됐으니 된 건가? 하하하." "....." 그렇게 말하면서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이는 소령님. 난 소령님의 반응에 얼른 답했다. "그렇습니다! 좋은 거면 된 거에요!" "....." "....." 또 묘한 침묵이 흘렀다. 요즘 들어 묘한 침묵이 많네. 흐음. "아하하하." "아하하....." 우리는 그렇게 웃기만 했다. 진짜 난감하네. 그때였다. "아 참, 그러고 보니 혹시 그 사람도 자네와 같은 판타지 세계라는 곳에서 넘어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 "네?" "흐음, 우리 한국에서 엄청난 활약을 해 주는 친구가 한 명 있거든." "엄청난 활약이라니요?" "예를 들어 에일리언 몇만 마리를 혼자서 전멸시킨다든가?" "....." "그 존재는 무기란 무기는 대부분 다룰 줄 알더군. 그리고 검 실력 자체도 장난이 아니야. 특별한 검술은 배운 적이 없지만 말도 안 되는 동체시력과 파괴력, 스피드로 에일리언들을 상대한다고 하더군." 이 세계에서 검만으로 세계 평화(?)를 지킨다고? 그것도 특별한 검술도 없이 단순히 동체시력과 스피드,그리고 힘만으로? 그게 가능한거야? 아니, 가능할 리는 없다. 절대! 어떤 특수한 힘을 받지 않은 이상 말이다. "펜들, 네 생각은?" = 주인 생각과 동일. "흐음." = 확실히 이번에는 그 존재에게 들어간 것 같아. "그런 건가..." 소령님이 언급한 이름, 김영현. 한마디로 착하신 분이다. 에일리언과 전쟁을 선포한 뒤 지금까지 그것들과 싸움만하는 착한 영혼. 아무런 대가도 없이 말이다. 국가에서 돈을 준다고 해도 마다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어떤 행위도 하지 않는다. 자신은 단순히 사람들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좋단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상한 사람이다. 주는 돈은 다 받아야지. 주는 사람도 무안하지 않게 말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난 그 이유 때문에 그분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인다. - 그럼 주인이 엄청 착하게 살고 계신 사람의 힘을 뺏어서 에일리언들을 돕는다는 스토리인 건가? 크크크. "....." - 그럼 주인은 대악당! 멋지다! "....." 왠지 반박을 할 수가 없구나. 홀락의 말대로 내가 '김영현' 이라는 사람이 가진 프란체스카를 가지면, 그 사람은 순식간에 모든 힘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당연하지만, 이 세계를 지키던 힘도 사라진다. 그건 에일리언과의 싸움에서 에일리언의 편을 들어주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보석을 남길 수도 없는 일이고. 보석의 위치는 알아냈지만 이건 다 아니다. 정말 최악이야. 나쁜 놈이면 그냥 강제로 뺏으면 그만인데, 착한 놈이다. 그것도 무지무지. 으아악! 하지만 일단 만나는 봐야겠지?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그 사람이 사는 곳도 부산이었고, 우리의 목적지도 부산이었으니까. 그리고 소령님의 도움으로 손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만나고 나서가 문제였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내게 인사를 건네는 20대 초반의 남자가 보였다. "....." ".....?" "아, 네." 나는 눈이 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이게 과연 가능하단 말인가?! 저분에게선 빛이 나고 있었다. 정의의(?) 빛이. 보는 것만으로도 정의라는 느낌을 마구 주는 분이다. 내 평생 살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분위기를 가진 사람은 처음이다. 그뿐 아니라 외모 또한 너무나도 착해 보이는 모습이다. 이건 아니다. 으악! 너무 정의의 빛이 난다고! "저기, 그런데 무슨....?" "잠깐만요!" ".....?!" 난 그 말과 함께 엄청난 스피드로 밖으로 뛰어 나갔다. 헉! 헉헉! 헉, 헉, 헉! 이렇게 내가 헉 3연타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정의에 넘쳐 보여." 그렇다. 그저 단순히 정의로운 분위기에 압도된 나. 저분은 너무 착하고 정의감에 불타오르다 못해 녹아 버릴 정도다. 왠지 모르게 나와는 거리감이 무지무지 느껴지는데? - 크윽! 고, 고통스러웠어. 홀락의 한마디, 동의한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단지 정의의이 빛(?)에 의해 우리는 콘 고통을 당했다. 저렇게 맑은 사람은 처음이다. = 정말 최강의 적이군. 그때 펜들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한마디 해 준다. 그래. 최강의 적이다. 그 어떤 적보다 무섭다. 저렇게 맑고 깨끗하고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이 말이다. 난 말했다. "진짜 완전 하얀 도화지야." - 저기 주인? ".....?" - 궁금한게 있는데. "뭔데?" 뜬금없이 궁금한 게 있다는 홀락. - 저번에 분명 주인은 자신이 하얀 도화지라고 하지 않았어? "....." - 그럼 하얀 도화지가 하얀 도화지를 만나면 좋아하는게 정상 아니야?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거야? "....." - 왜? 홀락의 말에 난 완전히 말문이 닫혀 버렸다. 난 내 자신이 하얀 도화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저분을 만나고 깨달았다. 난 짜가 하얀 도화지였다는 걸. "난 이미 타락했을지도...." - ..... "....." 내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응? 왜 그러는 거지? 펜들이 말했다 = 주인, 설마 조크? "....." = '난 이미 타락했을지도'라니? 그 대사는 방금 주인의 본능을 깨달았다는 거야? "....." = 농담이지? "....." 쳇! 그냥 넘어가는 꼴을 못 보는군. 그래, 솔직히 인정하자. 내가 약간 더러워진 영혼이라는 건 인정한다. 그놈의 돈이 무엇인지, 타락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제일 순수하잖아." = 말도 안돼! -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나의 말에 펜들과 홀락은 크게 부정하고 나섰다. 난 그들을 향해 살짝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죽고 싶냐?" = 주인이 우리 중에서 최고 순수하지. - 그럼, 그럼! 그제야 인정(?) 하신다.하아, 꼭 이렇게 난폭한 말을 써야한단 말인가? 아니, 지금은 그것보다 이 난감한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 정의맨(?)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런, 제길! "실례했습니다." "아닙니다." 싱긋. 크윽! 내가 기다리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미소 짓는 저 남자. 진짜 완전 정의맨이다. 정의의 빛이 마구 나를 침목(?) 시키는 느낌이다. 켁! 그 순간이었다. 스윽. 갑자기 남자는 하나의 목걸이를 내게 내밀었다. 그러더니 말했다. "찾는 게 혹시 이건가요?" ".....!" "표정으로 보아하니 맞는 거 같군요." "....." 그 남자가 내게 내민 것은 다름 아닌 프란체스카였다. 그 남자는 말했다. "사실 이 신비한 보석 덕택에 저는 강대한 힘을 얻었습니다." "....." "에일리언 한 마리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했던 제가 말이죠." "....." "사실 이 힘을 사용하면서 연신 두려웠습니다. 혹시 악마의 힘은 아닌지, 내가 이걸 사용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건 아닌지 말입니다." "....." "하지만 당장 전 에일리언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고, 이 힘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지금 이 힘을 주는 보석이 반응을 하더군요. 당신을 보는 순간부터 말입니다." 그건 아마도 다른 보석들과의 공명일거다. 일명 보석은 보석을 알아본다는 공명. 믿든지 말든지 그건 자유다. 어찌 됐든 남자는 그 보석을 내밀었고, 난 그 남자를 향해 말했다. "이건 당신에게 엄청난 힘을 주던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선뜻 내줄 수 있는 건가요?" "물론 이건 제게 그 무엇보다 값진 것입니다. 오 년 전,저는 가족들을 다 잃었습니다. 그것도 에일리언이라는 존재에게 말이죠." "....." "그리고 그 잔인한 모습을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면서 돌아가신 부모님과 누나, 동생까지요." "....." "그런 저에게 복수라는 이름으로 에일리언들을 없앨 수 있게 해 준 보석입니다. 그 어느 것도 이보다 값질 수야 없죠. 하지만 원래 주인이 있다면 그 주인이 가져가는건 당연합니다." 뜨끔! 난 그 말에 가슴이 뜨끔거렸다. 주인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미묘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분은 내가 프란체스카의 주인이라고 믿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만약에 단순히 제가 이 힘을 노리고 온 나쁜 사람이면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이 보석은 그 누구에게도 단 한번도 반응하지 않았거든요. 유일하게 오늘 당신이라는 존재에게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머지 않아 본 주인이 이걸 찾으러 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본 주인은 아닙니다만...... 쿨럭! 정말 난감하다. 그리고 이분, 너무나도 착하시다. 보통의 경우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힘이 생기면 그 힘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어떤 행동이라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분은 오히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물건이라는 말과 함께 원래대로 돌아갈 뿐이라면서 내게 건네준다. 그러니 상당히 뒤가 구린 나다. 으윽! 그때였다.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그 남자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보석은 무엇인가요? 악마의 보석인가요?" "....." 그게 걸렸나보다. 악마의 보석이어서 다른 존재에게 피해를 줄까 하는 것이 말이다. 하지만 이건 악마의 보석 따위가 아니다. 신이 만든 보석, 신급 무기를 얻기 위한 열쇠일 뿐이다. 난 웃으면서 말했다. "아닙니다." "....." "이건 신이 만든 무기를 찾게 해 주는 열쇠일 뿐, 악마의 보석 같은건 아닙니다." "그렇습니까?" "네." "휴우." 그 말에 그 남자는 안도했다. 진짜 너무 착하니까 상대하는 내가 힘들 정도다. 이제껏 내가 상대한 놈들은 다 악질이다 못해 마구 패도 죄책감이 안드는 존재들이었는데. 그 남자는 그 보석을 내게 더 가까이 내밀면서 말했다. "아쉽기는 하지만 주인에게 돌아가는 건 당연한 거죠. 저는 제 나름대로 생각한 다른 방법으로 에일리언들에게 복수라는걸 해야겠습니다." "....." "그리고 좋은 일에 써 주시기 바랍니다." 무지무지 미묘하다. 과연 내가 하는 일이 좋은 일인 거냐?! 물론 게임 멸망을 막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과정에 불순함이 무지무지 섞여있지. 그건 바로 돈, 일명 머니를 위한 나의 투쟁. 좋은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저분이 저렇게 말하니 마구 양심에 찔리고 뭔가 켕긴다. 제길! 개인적으로 무보수는 절대 사절이지만 말이다. "한 가지 말씀하세요." "네?" "당신이 원하는 소원 말입니다." "....." "아마도 제 생각에는 모든 에일리언들의 소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그렇기는 하지만....." "알겠어요. 그 소원, 접수 합니다." ".....!" 난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미쳤지, 무보수로 모든 에일리언들을 소멸시켜 준다니. 하지만 왠지 저 남자의 소원은 들어주고 싶다. 절대 이상한 의미는 아니고, 그냥 단순히 마음에 든다고나 할까? 난 싸가지 없는 것들은 그대로 잔인하게 밟아버리지만, 저렇게 착한 존재는 나름대로 배려하는 스타일이어서 말이다. 그때 남자가 물었다. "저기, 당신의 정체는?!" "그냥 지나가는사람1?" "....." 으아악. 이건 분명하다. 전문용어로 난 미친 게 분명하다. 내가 잠시지만 정의에 오염(?)되어서 나도 모르게...... 크아악! - 주인 어떡하려고?! 에일리언들을 다 처리하는 건 주인의 힘으로 충분히 가능하지만 전 세계에 번식되어 있는 애들 잡으러 다니면 시간 많이 걸릴텐데?! "....." - 우리에게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없잖아? 홀락의 말대로다. 난 최대한 빨리 힘을 모아서 게르니아 군을 잡아서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무지무지 걸리는 일을 자처하다니! 크윽! = 흐응, 한가지 시간을 확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은 있어. ".....!" 그때 귀를 번쩍 뜨에게 하는 펜들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방법이 있다고?! 펜들이 말했다. =이 세계 자체를 다 복사하는 거지. "....." = 그리고 에일리언들의 고유 기운을 내가 잡아내서 그 에일리언들만 복사한 차원으로 옴기는 거야. "....." = 그렇게 되면 당연하게도 그 복사한 차원에는 에일리언들만 있을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이 깽판(?) 부려도 이쪽 세계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거. 헉! 한마디로 크레이스 존의 확장 팩 수준?! 원래 크레이스 존 자체가 차원을 복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지구를 전부 복사해서 그 복사한 차원안에 있는 에일리언들만 이동시킨다니! 이건 아무리 봐도 슈퍼 확장 팩 수준이다. 펜들, 너 알면 알수록 엄청난 솜사탕이었구나! 그때였다. = 하지만 모든 세계를 다 복사하는거야. 평범한 방법으로는 불가능해. "....." 펜들이 갑자기 불길한 말을 던졌다. 그럼 평범한 방법으로 안되면?! 펜들은 표정을 굳히면서 입을 열었다. = 어마어마한 마나가 필요해. 대략 40억 정도의 마나가.... "켁!" 뭐? 40억?! 그만큼의 마나 량이 있어야지만 그 크레이스 존 확장 팩이 설치된거는 거냐?! 그런 말도 안 되는! 물론 지구라는 곳 자체를 모두 복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넓이뿐만 아니라 에일리언들만 끌어오는 특수 능력을 발휘하는 기능이기는 하다. 하지만 40억이라니! 그런 마나를 구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대충 내가 알기로는 상급 마력석에도 대략 4,000만 정도의 마력이 담겨 있다. 그런데 40억이라니.... 이 말도 안 되는 수치의 마나를 어디서 끌어 오는 건데? 그리고 자체적으로 봐도 여기는 내가 있던 판타지 세계관보다 마나 배율이 약 5배 정도 적다. 그만큼 더 모으기 힘든 상태이다. 젠장, 한마디로 알아도 실행할 수 없는 방법?! 하지만...... = 방법이 있어. "저, 정말이냐?!" = 어. 40억이라는 마나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이..... 두근두근. 그 말에 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40억이라는 마나를 모을 방법이 있다니? 분명 펜들이 저런 말을 한 걸로 봐서는 구라는 아닐 거다. 확실한 방법이 있으니까 말한 것이다. 펜들이 굳은 표정을 유지한 채 내게 말했다. = 내게 보석을 줘. "....." 난 내 귀를 의심했다. 혹시나 내가 잘못 들었나 하고. 그래서 다시 앙코르(?)를 요청한다. "방금 뭐라고?!" = 보석을 달라고. "....." = 보석만 주면 내가 그 보석을 마나의 힘으로 바꿀 수 있어. 내게는 그런 능력이 있거든. "....." 그거 참 미묘한 능력이군. 보석 자체를 마나로 변활할 수 있는 능력이라.... 내 살다살다 그런 능력은 처음 들어보네? 난 펜들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펜들이 움찍하면서 물었다. = 왜, 왜 그래? "그거 사실이냐?" = ...... "보석 자체를 마나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거." = 무, 물론. "근데 왜 말이 떨려 나오지?" = ...... "왜 그렇게 몸이 떨리는 거지?" = ..... 내 말에 팬들은 더욱 움찔거렸다. 난 이걸로 알 수 있었다. 방금 전의 말은 구라였다는것! 다른 건 다 믿어 주는데, 저 자식이 돈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절대 안 믿는다. 그런 까닭에 보석을 주면 마나로 변환 시킨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따진 거고 말이다. 난 말이다. "40억이라는 것도 거짓말이지?" = 그, 그건 진짜야. "풋." = 컥. 내 유도신문에 걸린 솜사탕. 평소의 너답지 않구나. 아니, 당황하다 보니 너의 그 천재성이 잠시 사라졌나보네. 방금 전 내가 한 유도신문은 간단하다. '40억이라는 것도 거짓말이지?' 이렇게 묻자, 펜들 왈 '그,그건 진짜야!' . 그 말인즉, 방금 전 보석은 구라라는 걸 자신도 모르게 인정했다는 뜻이다. 펜들답지 않은 실수였다. 난 펜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보석은 필요 없다는 거네?" = ..... "그런거지?" = ..... "후훗." = ..... 아무 말도 못하는 펜들, 필요 없는 거구나. 확실히 저 자식은 이 기회에 한탕 해 먹으려고 한 게 분명하다. 자신에게 보석을 마나의 힘으로 변환시키는 힘이 있다고 구라를 친 뒤 보석을 꿀꺽 삼키겨로 한 엄청난 짓을 말이다. 하지만 돈에 관련해서는 나도 네놈 머리와 비슷하게 돌아가는가 보다. 난 펜들을 더욱 사랑스럽게 쓰다듬으면서 물었다. "그럼 제대로 말해 줄래? 40억이라는 마나를 모을수 있는 방법을?" = ..... "펜들, 여기서 선택한다. 냄비 속에 갔다 온 뒤 말할래. 아님 지금 말할래?" = 알았어! 그 말에 즉각 반응하는 펜들. 날 폭력적으로 좀 만들지마라. 자, 그럼.... "방법을 말해 보실까?" = 그, 그냥 시간만 있으면 돼. "흐음?" = 한 15시간 정도 마나만 모으면 가능해. "오호? 그런 거야?" = ..... "근데 보석이 갑자기 왜 나왔지?" = 그, 그건 그냥 넘어가. "뭐, 순순히 불었으니 넘어는 가지." 그러니까 요약해서, 공짜로(?) 확장 팩 크레이스 존을 쓸수 있다는거군. 후후! = 하지만 주인. 이건 도박이라고! "무슨 말이냐?" = 잘 생각해봐. 이 세계 전체를 복사해서 에일리언들이라는 괴물들을 다 끌어 오는 거라고. 한마디로 몇십억 마리가 될지도 모르는 에일리언들과 싸워야 하는 거야. 아무리 주인이 강하다지만..... "....." = 개때는 강하다고. 맞다. 분명 에일리언 놈들은 약하다. 하지만 개때는 강하다. 그리고 전 세계에 퍼져있는 에일리언 숫자는 방금 펜들이 말한 거처럼 몇십억 마리 아니, 몇백억 마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에일리언들과 싸우다니..... 아마도 지쳐서 죽을 거다. 제길. 으악! 하나가 해결되고 나면 다른 하나가 생긴다. 진짜 이건, 에잇! 그 순간이었다. 파지직! "어, 어라?" 갑자기 내 주머니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분명 저 주머니는 내가 프란체스카 보석 세 개를 넣어 둔 곳인데?! 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줄 알고 불안한 마음에 황급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석을 뺏다. 그때였다! 파지짓! "엥?!" 그 세 개의 보석이 그대로 뭉쳐졌다. 그러더니 모습을 드러냈다. 핏빛으로 물든 지팡이가 말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의 힘을 뿜어내는 지팡이. 마치 소멸의 활 데스파라를 봤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길이는 대략 1미터 20센티미터 정도? 그렇게 큰 건 아니다. 두 개의 날개 모양이 달린 핏빛의 지팡이. 보는 것만으로도 멋지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색깔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오싹하게 만드는 핏빛이다. 그 순간...... 파직! "크윽!" 내 머릿속에 강제로 무언가가 주입되었고, 난 순간적인 고통에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었다. 난 내 손에 쥐어진 지팡이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어거렸다. "크레시스 존.... 파멸의 지팡이." 그렇다, 확실하다. 이 자핑이는 크레시스 존이라고 불리는 파멸의 지팡이가 확실하다. 느낌만이 아니다. 내 머릿속에 들어온 내용을 보면 무조건 수긍할 수밖에 없다. "신들의 마법이라고 불리는 10서클 마법?" 내 머릿속에는 어느새 10서클의 마법 주문이 각인이 되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5장 10서클 마법 레젠드 에이프레전! 좀 당황스럽다. 저번 같은 경우는 프란체스카를 다 찾은 뒤로도 뭐 어디를 가라고 해서 갔다 오고 시험도 보고 힘들게 얻었는데, 그에 반해 이번에는 그냥 단순히 보석 세 개가 모이자 그게 지팡이가 되었다. 물론 저번과 비교도 안 되게 찾기가 힘들긴 했지만 말이다. 저번에는 한 차원에서 몰려 있는 것을 찾았지만, 이번에는 무려 세 개의 차원을 돌면서 찾았다. 한마디로 어마어마하게 고생했다는 거다. 아마도 그것 때문에 단순히 보석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지팡이가 내 손에 들어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시기적절하게 들어온 이 지팡이. 지금 나에게는 유일한 희망이다. 사실 펜들이 확장 팩으로 모든 에일리언들을 복사한 차원으로 불러온다고 해도 처리가 막막했는데, 이 지팡이만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단 한 번에 모든 에일리언들을 없앨 수 있다. 신들의 마법이라고 불리는 '10서클 마법 레젠드 에일프레전'이라는 초 절대 광역 마법으로 말이다. 이 작전명을 나는 이렇게 정했다. 개때 모아 박멸 작전. 한마디로 펜들의 능력으로 복사한 차원에 에일리언들을 몰아놓고 10서클 마법을 시전하는거다. 이 신의 마법이라는 10서클 마법이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에일리언 개때를 무너뜨리는 게 말이다. 하지만 단 하나, 지대한 단점이 있었으니, 마나 모으는 데 걸리는 시간 30분, 마법 주문 외우는데 30분이 소요된다는 거다. 한마디로 그 시간 동안 그 개때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마나 모으고 마법 주문 외우는데 걸리는 총 시간은 1시간, 하지만 그 시간 안에는 완전 무방비 상태가 되어 버린다. 그러니 그 시간안에 나를 지켜 줘야 할 존재가 필요한 것이다. 즉 개때처럼 몰려들 에일리언 군들 사이에서 나를 지켜 줘야 한다. 난 소중하니까(?) 아, 이게 아니라..... 나를 지켜 주기 위해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어마어마한 무력이 필요하다. 물론 혈화나 레나, 루네, 케인 형,베르와 제킨이 모두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존재, 진! 이분이 문제다. 사실적으로 말해서 혈화, 레나, 루네, 케인 형, 베르, 제킨의 무력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분이 진이시다. 그만큼 그의 힘은 어마어마하고 귀중한 것. 하지만 문제는 저분이 내게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거다. 순수한 내가 뭘 잘못했다고, 쳇! 일단은 진과의 사이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이라도 해 봐야겠지. 난 과묵히 있는 진에게 다가가 말했다. "진, 하이?" "....." "베이비?" "....." "굿 잡?" "....." "웰컴?" "....." 나의 수준 높은(?) 유머에 아예 반응을 하지 않는다. 크윽! 차라리 한마디라도 했으면 덜 무안할 텐데, 이렇게 완전 무시하니 급 무안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이미 각오한 일이다. 난 손을 불끈 쥔 채 활활 타오르는 전의를 가다듬었다. 그래, 진. 너에게 뜨거운 반응이 오도록 해 주지. 난 갸날픈 표정을 한껏 지으면서 물었다. "우리 뜨거웠던 시간, 기억 안 나?" "....." "너무 뜨거워서 활활 타올랐잖아." "....." "하하하하." "....." 제길, 이래도 반응 안한다, 이거냐? 이건 나를 완전히 개무시하기로 작정한 거다. 그렇다고 내가 포기할 사람도 아니다, 이거야! 난 진에게 다가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물었다. "원하는 게 내 몸이야?" 움찔. 그제야 진이 움찔한다. 역시 내가 생각해도 좀 강도가 센 발언이다. 하지만 완전히 저 무시 모드를 없애려먼 더 강한 걸 한 방 보여야 한다. "저질." "....." "....." 에에?! 하지만 다시 무시 모드로 들어간 진. 아, 크아악! 이건 진짜, 완전 허공에 삽질하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혼자서 쇼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제발 반응이라도 해 보라고! 퍼엉! 그때 나타난 펜들. 그는 갑자기 내 귀에 속닥인다. 잠시 후, 화색이 밝아지는 나! 확실히 이러면 저 무시 모드 깨진다. 확실히 말이다. 후후훗. 난 펜들이 알려 준 대로 실행하기 위해 진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레나 참 예쁘지?" 움찔. 레나라는 말에 움찔하신다. 단순히 레나라는 말에 움찔하다니, 저 시스터 콤플렉스 영혼같으니. 하지만 이걸로는 저 자식의 무시 모드를 완전히 풀기엔 모자라다. 더 강한 것을 해야한다. 더 강한 것을 말이다. "레는 참 귀엽고, 예쁘고, 깜찍하고.... 흐음, 착하고 순진하고...아, 너무 좋아." 움찔움찔. 난 그냥 내가 생각하는 레나의 모든 걸 읊었을 뿐인데 심하게 움찔하는 진. 후후후, 카운트다운이다! "그런 레나가 내 여자친구가 되면 소원이 없겠다." ".....!" 스윽! 그 순간 조용히 대검이 튀어나온다. 하하! 확실히 펜들 말대로 무시모드는 깨졌군. 확실히 말이다. 역시 저 시스터 콤플렉스. 다른 건 참아도 레나는 못 참는군. 그때였다. 내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얼굴! 너무나도 낯익어서 환장하겠다. 그녀는 얼굴을 붉힌 체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곧 바로 고개를 돌린다. 난 물었다. "레나야?" "....." "어디서부터 들었니?" "....." 내가 기억하기로는 방금 전 난 말했다. 레나 같은 여자가 내 여자 친구가 되면 소원이 없겠다고..... 물론 구라는 아니고 내 소원도 들어 있는 발언이기는 했지만. 어찌 됐든 그 앞전의 칭찬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본인 앞에서 사귀고 싶다는 발언을 하다니, 으악! "죄, 죄송해요!" "레, 레나야!" "....." 그때 홍당무가 된 채 인사하고 도망가는 레나. 난 굳어 버렸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으악! 그때였다. "이 오염 물질보다 못한 놈!" 진이 대검을 들고 달려오신다. 젠장, 이번에는 오염 물질보다 못한 놈이냐? 그 다음에는 어느 등급까지 떨어지는거냐?! 난 그런 생각과 함께 홀락을 집어들었다. 아우! 난 진과 한바탕 뜨겁게 붙은 뒤 다급하게 레나를 찾으러 나섰다. 여기서 '뜨겁게'라는 단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혹시나 있을지도 몰라 말하는데, 절대 이상한 의미는 아니고 한마디로 싸웠다는 거지. 그나저나 레나는 어디로 갔을까? "루네!" "응?" 난 아무것도 할 짓이 없어 노시는 루네 님에게 다가가 불렀고, 잠시후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레나 못봤어?" "레나?" "응." "한 20분 전에 저쪽으로 가던데." "아." 그러면서 한 곳을 가리키신다. 저기로 갔다고?! 난 다급히 루네가 가리킨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덮쳤어?" "풋!" "왜?" "무, 무슨 소리야?!" "아니, 레나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던데?" "....." "아니, 레나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있던데?" "....." "데스티니가 덮친 거 아니야?" "사람을 어떻게 보는거야!" "흐음, 그런데 왜 레나는 얼굴이 붉어진 채 도망가고, 데스티니는 그런 레나를 다급히 찾는 거야?" "그, 그거야....." "역시 덮친거 입막을 하려고?" "좀 행복한 상상을 해!" "행복하잖아?" 어딜 봐서 행복한 상상인데. 진짜 루네, 너의 그 미묘한 사상은 절대로 이해 못한다. 루네는 갑자기 내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과감하네." "이, 이상한 생각 하지마!" "에?" "난 그런 저질적인 행동 안했다고!" "정말?" "정말이야." "에! 뭐, 그것보다...." ".....?" 그 순간 말끝을 흐리는 루네. 잠시후 내 귀에 바람을 불어 넣더니 말했다. "나는 언제 덮쳐 줄 거야?" "....." "난 언제든지 가능해. 지금도 가능해." "....." "헤헤헤." 그렇게 웃지 마! 안돼! 잠시지만 정신이 혼미해진다. 안 된다! 어서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 "으악!" 난 그대로 레나가 뛰어갔다는 방향으로 절규와 함께 사라졌다. 괴롭다, 괴로워! = 흐응, 루네. 그러다가 주인이 진짜 덮친다? 한편 절규하면서 사라진 데스티니를 보고 한마디 하는 펜들. 그리고 그 말에 웃는 루네. 그녀는 말했다. "상관없는데?" = ..... "내가 농담하는 거 같아?" = 너 진짜 주인을 좋아하는거야?! 일시적인 감정 아니었던 거야? "글쎄, 일시적인 감정으로 덮쳐 달라고 할 정도로 나 헤픈 여자 아니거든?" = ..... "헤헤." 펜들은 저번에 생각했었다. 루네가 혹시라도 일시적인 감정으로 데스티니를 좋아하는게 아닌가 했다. 하지만 지금 루네의 말을 들어보면 그건 아니다. 그녀는 진심으로 데스티니를 좋아하고 있었다. 진심으로 말이다. = 그럼 여자는? "여자도 좋아!" = ..... 그래도 여전히 여자를 사랑하는 루네였다. 헉,헉,헉.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너무 흥분해서 나도 모르게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달렸다. 그만큼 루네의 유혹은 나를 마구 충동질했다. - 그런 악마 누나의 어디가 유혹적인 거야? 그때 홀락의 질문 "일단 미인이잖아?" - 성격은 이상한데? "....." - 그리고 동생이나 괴롭히는 악마같은 여자야. "....." - 그분의 진실을 못 본 주인은 나의 이런 말을 이해 못하겠지. 도대체 루네와 무슨 일이 있었기에 홀락은 저렇게 루네를 두려워하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이지만 나중에 꼭 둘 사이의 과거를 파헤치고 싶을 뿐이다. 한편 난 마구 돌아다니면서 레나를 찾았다. 그러자 다행히도 한적한 장소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레나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한숨을 쉬고 있다, 한숨을. 으악! 내 말이 그렇게 상처였던 거야?! 왠지 씁슬하다. 이렇게 거절(?)당하니 말이다. 흐흑. 그래도 어서 오해를 풀어야겠지? 진을 도발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그러니 불편해 할 필요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도발 겸 은밀한 고백이었을지라도 왠지 가슴이 아프다. 스윽. 난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레나에게 조용히 다가가 손가락 하나를 이용해서 그녀의 어깨를 건드렸다. 톡! 그러자 고개를 돌리는 레나. 잠시후..... "....." 날 보더니 순식간에 홍당무 할아버지가 되더니 고개를 푹 숙인다. 으악! "저, 저기, 레나야." "....." "그, 그러니까 아까 있잖아." "....." "예." 아이고, 미치겠다. 진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이렇게 땀이 흐를 줄이야....... 제길! 그 순간이었다. "저, 저도 오빠라면....." "응?" "괜찮아요." "....." 워낙 작은 목소리여서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내 귀는 첨단 과학(?)으로 이루어진 귀. 왠만해서는 잘못 듣지 않는다. 그러면 잘 들었다는 건데...... 저 말의 의미는 뭐지? 오빠라면 괜찮다니?! "죄송해요." 뭐가?! 그 순간 더욱 얼굴이 빨개진 채 도망가듯 사라지는 레나. 난 멍하니 그런 레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슨 뜻이지? 무슨 뜻이지? 무슨 말인거냐! - 크크크 내가 가르쳐줄까? "뭐냐?" 그때 홀락이 미묘한 웃음과 함께 내게 말했고, 나의 물음에 홀락은 대답했다. - 흐흐흐. 레나가 승낙했다는거지. 흐흐흐! 헤헤헤. "뭘 승낙해?" - 진짜 둔치다. 흐음, 한마디로 레나가 주인이 사귀고 싶다는 말을 승낙했다는거지. "아하! 그렇구나. 나랑 사귀는 걸 승낙..... 으악!" 진은 레나의 부탁으로 진짜 탐탁치 않은 모습으로 작전에 참여해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 "....." 나와 레나의 이 야릇한 분위기가 중요한 거다. 난 진을 도발할 겸 반 진심으로 레나랑 사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레나는 승낙했다. 거절도 아니고 승낙을 했다. 이 미묘하고 복잡하고 야릇한 상황, 누가 해결법을 좀 알려주라고! 으악! 지금 펜들은 13시간째 마나를 모으는 중이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한 번 접속을 끊었다가 들어온 상태지만, 난 접속을 끊지못한 채 펜들 옆에서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때 혈화가 갑자기 내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대뜸 물었다. "레나랑 무슨 일 있었어?" 뜨끔! 그 한마디에 완전 거대한 바늘이 내 심장을 관통했다. 역시 엄청나다. 그녀는 이 미묘한 분위기를 단박에 잡아낸다. 하지만 그대로 설명하기에는 곤란한 면이 없지 않다. 난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한 채 물었다. "무슨 말?" "....." "하하하! 후후후!" "너와 레나 사이에 무엇인가 있어. 레나도 너랑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헉! 그런 것까지 보신거야?! 진짜 대단하신 분이다. 역시 예사로운 분이 아니야. 아 참. 감탄할 게 아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때였다. 갑자기 혈화가 내 곁에 스르륵 다가오더니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너한테 패배한 뒤 결혼한다고 했어." "....."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네가 좋아." "....." "진심으로" "....." 그 말고 함게 그렇게도 감정 표현을 하지 않던 혈화가 얼굴을 약간 붉힌 채 뒤로 물러섰고, 난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늘 무슨 날이냐?! 왜 이러는 거냐?! 이건 너무, 너무, 너무 아니잖아?! 크아악! 그 순간 또다시 엘레니아 누나가 다가온다. 헉! 설마?! 난 엘레니아 누나가 오는 걸 보고 방금 전 두 여인의 행동이 겹쳐 보여 미리 패닉 상태에 걸리려고 했는데 엘레니아 누나는 내 생각과는 달리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데슨티니는 인기가 많네. 후후." "....." "이렇게 멋진 미소녀 분들을 휘어잡으니 말이야." "....." "하지만 데스티니, 여자를 울리는 남자는 나쁜 거야. 후훗." "....." "그리고 선택은 빨리 해.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그녀들을 위한 배려니까 말이야." 싱긋. 그 말을 남긴 채 엘레니아 누나는 사라졌다. 내 정신이 더욱 헤롱거린다. 나 이런경우 처음이야! 어떻게 해야 돼? 으아아아! 파짓! 파짓! 서서히 넓혀가는 펜들표 크레이스 존 확장 팩. 하지만 지금은 저것보다 레나와 혈화의 반응 때문에 더 혼란스러운게 사실이지만 정신 차려야 한다. 아직은 내가 해야 할 게 있어! 이 게임을 구원(?)하는 것과 게르니아 님을 잡아서 재벌(?)되는 것 말이다. 그때까지는 의식하지 말자! 아자, 아자! 난 그렇게 다짐했다 파지짓! 펜들표 확장 팩은 더욱 커져만 갔고, 이어 펜들의 음성이 들려온다. = 모두 준비해. 에일리언들이 개때처럼 몰려올 테니까. 모든 에일리언들을 복사한 차원으로 끌어들일거야! 두근두근. 그 말에 심장이 떨린다. 실패란 존재할 수 없다. 10서클 마법, 이것이 실패하는 순간 모든게 끝장난다. 그만큼 위험한 도박, 하지만 할 수밖에 없지. 파아앗! 그 순간 완벽히 지구라는 동네(?)가 모두 복사되었고, 그 동네로 어마어마한 에일리언들이 몰려온다. 말 그대로 정말 어마어마하다. "....." "....." "....." "....." 모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이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한 10배는 많다? 사실 어느정도 올 것이야 예상하고 있었는데, 저 끝도 안 보이는 에일리언들이 똘똘 뭉친 채 달려오는 모습을 보니 뭔가 미묘하다. 아마 하늘에서 보면 지구 반 정도가 에일리언으로 그려진 상태일 거다. 하하하. "멋지네." 케인 형도 그렇게 말했고, 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멋지다. 이런 개때 공습, 절대 다시는 못볼거야. 그만큼 지금의 개때 공습은 이제껏 내가 본 공습중에서 최고다. 예술 작품(?)이 존재하는 개때 공습이다. "주인, 감탄만 하지 말고 준비해!" "알았어! 다들 부탁해!" 파지짓! 그 말과 함께 난 허공을 저었고, 그와 함께 내 손에 쥐어지는 핏빛으로 물든 지팡이. 바로 파괴의 자핑이라고 불리는 지팡이다. 이 지팡이의 힘으로 신들의 마법이라고 불리는 10서클 마법을 사용할 것이다. 물론 1시간이라는 무지막지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동료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난 그 생각과 함께 그대로 지팡이를 땅에 놓은 채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데....! ".....!" 지팡이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주변의 모든 마나를 끌어당기고 있다. 진짜 황당하다. 이 정도 속도로 빨아들이는 데 30분이라니? 이대로라면 순식간에 세계 자체가 마나공황의 상태에 빠질 정도로 빨아먹는다(?)는 건가? 아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10서클 마법이니까. 지금 내 머릿속에 각인된 이 마법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그만큼 너무나도 무식하다 못해 화끈해서 문제일 정도다. "쿠에에엑!" "쿠에엑!" "쿠에엑!" 그때 에일리언들의 저질적인 하모니가 내 귀를 거슬리게 하지만, 무시해야 한다. 난 지금 한마디로 미친 짓거리를 하는 중이니까. 꼭 성공해야 돼! 실패란 있을 수 없다. 10서클 마법 레젠드 에이프레전! 반드시 성공 시킨다. 파짓!파짓! 내 주변으로 푸른색의 스파크가 모이고 있다. 너무나도 많은 마나가 모여서 그 힘이 저절로 뭉쳐서 튀는 경우다. 얼마나 마나가 많이 모이면 이렇게 스파크가 튀냐?! 정말 신비한 광경이구나. "광역진!" 콰아앙! 그때 케인 형은 스킬명을 외치며 바닥을 주먹으로 내려쳤고, 그 주먹에 의해 앞쪽 전체가 무너졌다. 워낙 에일리언 개때 군단이 모여 있다보니, 이렇게 한번 공격하면 기본적으로 몇백은 죽어가신다. 하지만....... "제길, 마나 모자라!" "마나 인캐스트!" "레나, 땡스!" 마나가 모자란다는 말에 마나를 끌어 주는 마법을 걸어 주는 레나. 하지만........ "뭐냐?! 마나가 안 들어와." 형, 미안하지만 이 지팡이님께서 온갖 마나를 다 끌어당기셔서 아마 무리일 듯 싶네요. "제길!" 케인형은 마나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대로 뛰쳐나가서 주먹을 마구 휘두른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에일리언들이 후루룩 쩝쩝(?) 쓰러지니 보는 사람은 참 통쾌하다. 하지만 쓰러지는 본인들은 아닐 테지? 스윽. 스윽. 한편 혈화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죽이고 있었다. 아마도 혈화는 이렇게 많은 상대를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상대하는지 아는 것 같다. 그렇기에 과도한 힘이 드는 기술은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의 힘으로 제거한다. 멋져요, 혈화 양! 그리고 대망의 진! 역시 무섭다. 그 말밖에 안 떠올라! 개때 에일리언의 안으로 파고들어가 포위된 상태임에고 불구하고 한 번에 에일리언들 다 관광 보내고 있다. 그 순간.... "오염 물질보다 못한 데스티니!" 이런 소리가 들려온다. 거듭 말하지만 내 귀는 첨단 과학으로 된 귀라 잘못 들었을리는 없다. 그렇다면 저 에일리언들을 지금 나라고 생각하고 죽이고 있는거냐?! 왠지 모르게 섬뜩해지는구나. 40분이 경과되었다. 이미 모든 마나를 다 끌어 모았고, 주문을 영창 중에 있다. 사실 어떤 주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 머릿속에 각인된 것을 읊고 있을뿐이다. "제길! 멀었냐?!" 케인 형이 나를 보며 물었다. 난 그 물음에 대답 불가다. 주문 외우고 있으니까. 대신 케인 형의 질문에 레나가 다급히 대답해 주었다. "20분정도 남은 거 같아요." "크아악! 진짜 최악이다!" 그러면서도 앞에 있는 에일리언들을 쓸어버린다. 미안하기까지 하다. 근데 쟤네들은 진짜 죽여도, 죽여도, 계속 나오네?! 다행히도 여자들은 피를 꽃잎 모드로 해 놔서 그리 거부감은 없어보이지만 케인 형은 아닐 테다. 저 형도 실제 모드를 좋아해서 저 초록색의 피가 그대로 보일 테니까. 뭐, 진은 당연한 거고..... "아 데스티니! 좀 빨리 당겨! 우리 죽어!" 저도 그러고 싶어요! 30분 동안 마나 모으고 30분 동안 주문 외우는 거, 정말 할짓 안 됩니다. 으악! 55분 경과. 이제 5분 남았다. 진을 제외하고는 거의 초주검 상태다. 레나의 회복 마법이 없었더라면 그들은 쓰러진 지 오래였을 것이다. 하지만 레나의 강력한 회복 마법 덕택에 견디는 것뿐이다. 그나저나 저 진 님은 스태미나도 넘쳐흐르나 보다. 1시간을 싸워도 날아다니니 말이다. 그것도 여전히 내 이름 부르면서 말이다. 내가 그렇게까지 좋은 건가? 좀 난감한데 말이다. "레나야, 몇분?!" "5분요." "으윽!" 케인 형은 레나의 5분이라는 말에 표정을 찡그린다. 형, 정말 죄송합니다. 1시간동안 싸움을 지켜보면서 주문을 외우는 저도 고달파요! 그렇게 5분의 시간이 지났고, 이제 최종 주문만이 남았다. 실수하면 안 된다. 실수하면 절대! "모두 물러서요!" "....." "....." "....." "....." 내 말에 일행은 그대로 물러섰다. 그리고 내 입에서 영창되는 10서클 마법의 주문. "모든 것을 소멸 시켜 버리는 위대한 힘. 세상에 재앙을 불러오는 힘. 세상의 모든 것을 파괴할 힘. 그 누구도 살아남을수 없을것이다. 이 힘은 파멸만을 위한 힘이니까! 레젠드 에이프레전!" 콰앙! 그 말과 함께 난 지팡이를 그대로 휘둘렀다. 그런데...... "어, 어라?" "....." "....." "....." "....." 아무런 입질이 엇다. 헉! 설마 실패?! 아무리 처음 시도했다지만 이렇게 실패하면? 으악! 순식간에 다들 절망하는 모습. 그리고 그 모습 보고 미안해 죽는 나. 그 순간 에일리언들은 더욱 몰려왔다. 으악! 이건 아냐! 하지만..... 파아앗! 문득 하얀색의 빛이 내 주변에서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 하얀빛은 우리를 향해 달려오던 모든 에일리언들을 단숨에 소멸시켰다. 그리고...... 콰아앙! 콰아앙! 순식간에 일어나는 화염 분출. 땅에서 수천 개, 아니 수만 개의 화염이 보이지 않는 지역까지 모두 덮어버렸다. 우르릉! 게다가 하늘에 모여든 천둥이 그대로 모든 에일리언들을 쓸어버렸다. 하지만 이건 그냥 장난 수준이었다. 허공에 순식간에 생기는 검은색의 블랙홀. 그 블랙홀은 모든것을 삼키기 시작했고, 그 순간 하늘의 게이트가 열렸다. 그리고 그 게이트를 통해 그것이 왔다. 운석이, 그것도 한 개가 아닌 수만 개의 운석이...... 콰앙! 콰아앙! 콰아아앙! 한마디로 최악의 재앙이었다. 모든것을 파괴하는 마법.한 차원을 종말로 이끌어 버리는 마법.... 그게 바로 10서클 마법, 레젠드 에이프레전 이라는 마법이었다. 레젠드 에이프레젼. 이 마법은 말 그대로 세상의 종말을 위해서 만들어진 마법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이 마법 시전 후 복사된 지구라는 곳은 모두 황폐화되었다. 한마디로 그 수많은 에일리언들 조차도 다 죽어 버렸다는 소리다. 신급 아이템이라고 하지만, 너무나도 위험한 물건이다. 혹시나 이 게임을 증오하는 사람이 이 지팡이를 가지게 된다면? 그리고 지팡이를 이용해 게임 자체를 소멸시켜 버린다면? 대책 안 선다. 물론 그게 손쉽게 되지는 않는다. 워낙 시전 자체가 까다로워서 말이다. 1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주변의 모든 마나를 빨아들여서 전세계의 마나를 일시적 공황 상태로 만든다는 점. 그리고 너무나도 거대한 마나가 모인 상태이기에 누구라도, 레벨 1짜리 유저라도 손 쉽게 찾아낸다는 점..... 이게 제일 걸리는 점이다. 방금 전같이 엄청 강한 사람들이 마법을 시전하는 사람을 지켜 주면 모를까. 아니, 그것도 힘들 것이다. 이 게임의 멸망이라는 걸 안다면 모든 초고렙 유저들이 몰려올 테니까. 사실적으로 시전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마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미쳐 버린(?) 마법을 만들었다니, 신이라는 분들도 꽤 할 짓이 없었나보다. 휴우. 뭐, 일단은 지팡이를 찾았으니 다시 돌아가서 생각해야겠다. "무슨 일입니까?" "어떻게 된 거죠?" "에일리언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영현 씨." 김영현을 찾아온 수백 명의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혹시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적을 만든 게 그가 아닌지..... 전에도 워낙 믿을 수 없는 전투력을 보여 준 까닭이었다. 하지만 김영현은 그들의 질문에 웃으면서 단 한마디만 했다. 단지 이 한마디만.... "신이라는 분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 ".....?" ".....?" 모두 물음표를 띄우고, 김영현은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 "정의감(?)이 넘쳐흐르는 신ㅇ의 사자를 보내 주셨으니까요." 어느새 이 세계에서는 데스티니가 정의감이 철철 흘러넘치다 못해 쏟아지는 신의 사자가 되어버렸다. 물론 데스티니가 알았다면 감동해서 울었겠지만, 아쉽게도 데스티니는 이미 자신의 차원으로 돌아가 버린 상태였다. 6장 너무나도 위험한 스토커 "왜 이래?" "오빠...." "레나야." "오빠." "헉!" 난 굳어 버렸다. 내 앞에서 얼굴을 무지 붉힌 채 하나씩 옷을 벗는 레나를 보고 말이다. 그녀는 그렇게 옷을 벗더니 마침내 속옷 차림이 되었다. 그러더니 물었다 "제가 싫어요?" "그, 그렇지 않아." "그럼 안아 주세요." "....." 헉! 이건 아니다! 우린 미성년자잖아?! 그리고 난 건전함의 대명사(?)고 말이다. 그런데....... 스윽. 그때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혈화와 루네. 그녀들의 복장도 미묘하다. 레나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속옷 차림이다. 그녀들은 내게 속삭인다. "데스티니......" "나도 덮쳐 줘." "오빠....." ".....!" 난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들을 보고 어찌할 줄을 몰랐다. 으악! 이건 꿈일 거야, 꿈일 거야! 난 그 생각과 함께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서 떳다. 그런데...... "....." "오빠아아아아아." "데스티니이...." "데스티니이...." "으아악!" 순식간에 그녀들의 모습이 에일리언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헉!" 난 어마어마한 악몽에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제길, 이런 지독한 악몽을 꾸다니! 에일리언들하고 너무 정답게(?) 놀다보니, 꿈속에서도 이놈들이 나타나서 나를 괴롭히나 보다. "젠장, 기분 더럽네." 차라리 그 앞장면에서 그녀들이 나오지 않았고, 나왔더라도 그녀들이 옷만 벗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 거다. 왜 중요한 장면에서 하필 에일리언으로 바뀌는 거냐! 제길! 난 왠지 모르게 거지 같은 꿈에 강한 분노가 상승 중이었고, 그 순간이었다. 똑똑.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난 무심코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고, 대충 12시가 넘어가는 광경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이 시간에 우리 집에 올 사람이라고 해 봤자 레나, 아니 유리뿐. 그녀가 도시락을 들고 온 게 분명하다. 난 더러웠던 기분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어서 유리를 보려고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런데..... "누구세요?" "김태현이라는 분인가요?" "그, 그렇기는 한데요." "유리 아가씨가....정말 죄송하지만 집으로 와 달라고 해서 말입니다." "엥?" 갑자기 유리의 이름이 거론되자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항상 유리가 왔는데, 갑자기 나를 자신의 집으로 부르다니? 한편 나를 찾아온 30대 초반의 남자는 표정을 굳힌 채 말했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거든요." "무슨 말씀이세요?" "아가씨에게 엄청난 스토커가 붙었습니다." "스토커 정도는....." "아뇨. 이번 스토커는 일반적인 스토커랑 다릅니다.엄청난 존재입니다." "....." "그래서 지금 아가씨는 외출 금지가 되었지만 태현 씨의 식사가 걱정돼서 이렇게 제게 부탁을 하신 거죠." "....." 허! 한마디로 지금 유리가 외출 금지 된 상태인데 그 와중에서도 내 식사를 챙긴다고? 흑! 정말 아름다운 소녀야. 아 참, 이게 아니라, 정말 무슨 일이지? "보통 심심하면 일어나는 사건이 유리 스토커인데....." "그렇긴 하지만 정말 이번에는 장난이 아닙니다. 그자는 지금 총기류 등을 다루는 것으로 나타났고, 상당한 싸움 실력도 가지고 있답니다." "....." "지금 그 대문에 유리 님을 보좌하던 전용 보디가드 여성분 한 명이 총에 맞고 지금 입원 중에 있습니다." "....." 컥! 말도 안 된다. 사실 유리가 한 미모 하는 건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일이다. 그렇다 보니 심심하면 생겨나는 게 스토커라는 이상한 애들이었다. 하지만 유리의 집안도 상류층에 속하는 관계로, 그녀의 곁에는 항상 보디가드들이 붙어있어서 거지 가은 스토커들이 나타나도 당장에 붙잡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보디가드가 총에 맞고 병원에 입원하다니? 우리나라는 무기를 유통할 수 없는 국가다. 그런데도 총을 사용했다는 건, 이 자식이 장난 아니라는 건데? 갑자기 유리가 걱정된다. 무지무지..... 음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세상에는 별 희한한 스토커들도 많다지만 이렇게 어마어마한 미친놈의 스토커도 존재할 줄이야.... 난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어서 가죠!" "죄송해요, 오빠." "아니야, 유리야. 다친 곳은 없어?" "네?" "아,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저를 경호해 주던 언니가....." 그러면서 유리는 몹시 죄책감은 느끼고 있다. 하아, 정말 착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소녀다. 어차피 보디가드라는 직업이 그런 걸 감안해서 하는 직업인데 말이야. 아니, 그나저나 지금 중요한건 유리한테 붙었다는 초또라이 스토커 녀석이다. 난 살다 살다 스토커가 그렇게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 본다. 아까 날 찾아온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총도 다를 뿐만 아니라 모든 무기들을 마스터했다는 스토커님이시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그분, 할 짓이 없어도 너무 없었나보다. 스토커나 하다니..... 사실 아주 약간은 이해가 간다. 유리라는 소녀는 모든 남자들이 꿈에도 그리던 소녀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만화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거다. "오빠, 배고프시죠? 제가 준비했어요." 싱긋. 그러면서 미소 짓는 그녀. 아, 정말 사랑스러워. 하지만 지금 식사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왠 미치다 못해 돌아서 날뛰는 자식이 유리를 스토커하고 있다. 스토커, 얘들은 꽤 심각한 애들이다. 한 존재를 죽도록 사랑하는 존재. 하지만 그 애정이 다른형태로 새어나가서 위험한 놈들이기도 하다. 그중 제일 위험한 것은 스토커가 자신이 좋아하던 사람을 죽이는 거다. 자신이 가질 수 없다면 남에게 줄 수 없다는 사상으로 죽인다. 이게 스토커가 진정으로 무서운 점이라고 할까? 스토커라는 놈들은 손 쉽게 웃으면서 넘어갈 존재들이 아니다. 그런데 그 스토커중에서도 엄청 능력 좋은 스토커라니, 왠지 미묘해. 흠! 그때였다. 유리가 앞에 있고 그 뒤에 내가 있는 상황이다. 그때 온몸이 싸해지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왜 이런 기분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단 하나,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지금 이 자리를 벗어나라고! "제길!" 난 그 말과 함께 그대로 뒤로 굴러 버렸고, 그때였다. 쨍! 건물의 유리가 완전히 박살났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내가 있던 자리에 하나의 총알이 박혀 버렸고 말이다. "꺅!" "주위를 살펴!" "어서!" "서둘러!" "저격이다!" "모두 비상사태!" 비명과 함께 보디가드들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난 순식간에 등에서 땀이 마구 흐르는 게 느껴졌다. 하하하. 어이 없다. 방금 저건 저격 총이다. 그것도 상당한 파괴력을 가진 저격총. 만약 내가 가만히 있었더라면 저 총은 분명 내 뇌를 관통했을 거다. 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보디가드들을 보고, 싸늘한 감정과 함께 흥미로운 감정이 들었다. 보통 이런 일을 겪으면 모두 패닉상태에 빠진다지만 난 아니거든. 2년 전의 그 일(?)들이 생각나서 말이다. "오빠!" 그때 유리가 다급히 내게 다가오더니 쓰러진 나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난 그런 유리를 향해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 "그, 그렇지만....." "괜찮다니까." "하, 하지만...제가 오빠를 불러서...." 그러면서 눈물을 글썽거린다. 난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아니. 어차피 저놈은 내 목숨을 사랑(?)하는 거 같거든?" "네?" "내가 유리랑 꽤나 친분이 있다는 건 저분도 분명히 알고있을 테니까." 명색이 스토커인데, 그정도의 정보를 모를 리는 없다. 분명 유리랑 유일하게 접촉하는 남자라고 대충 알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분명히 내 목숨을 노린거고..... 한번 해보자는 거냐? 재밌는데? 후후! 웅성웅성. 한국에서 총기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도 저격 총 총기 사건이 말이다. 그러자 당연하게도 경찰들이 몰려들었다. 이 정도는 예상했을 건데, 스토커님? 아니면 이런 경찰들은 무시해도 될 레벨이라는 거냐? 멋지다. "야, 지금 사용된 저격 총 이름하고 탄을 알아봐." "네!" 그때 한 형사가 자신의 부하를 명령을 내렸고, 난 그 모습에 다가가 말했다. "남아공의 에어로택 ARM,총알은 대략 20mm 사용한 거 같습니다만...." ".....!" 내 말에 형사는 눈을 동그랗게 뜬 체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더니 더듬거리며 묻는다. "너, 너는 뭐냐?!" "저 저격 총에 목표물이 되었던 순진한(?) 존재 입니다." "....." 나의 '순진한'이라는 말에 할 말을 잃어버리시는군. 역시 누구라도 인정(?)하는 건가(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히는것뿐)? 형사는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방금 네가 언급한 총 이름, 확실한거냐?!" "아마도요. 옛날, 즉 2010년까지 유행한 저격 총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파괴력으로 지상 최대의 파괴력을 가졌다고 알려진 총이죠." "그, 그런 걸 네가 어떻게?" "뭐, 그럴 일이 있답니다." "....." "휴우, 그나저나 이거 다루려면 장난 아닐텐데 말이죠." 난 그 말과 함께 산산조각이 난 창문으로 향했다. 요즘은 기본적으로 유리가 방탄으로 나온다. 가끔 일어나는 돌맹이 테러(?)를 방지도 할 겸 말이다. 그리고 일반 유리와 값이 그리 차이 나는 것도 아니다. 옛날에는 방탄유리가 상당히 비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나저나 이 방탄유리를 이렇게 무참히 부술정도의 파괴력은 아무리 생각해도 남아공의 에어로텍ARM에다가 20mm총알을 사용한 게 맞다. 그리고 추가로 무기도 좀 개조시켜서 더 강하게 만든 것 같고....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는 존재군. "하아, 정말 이런 어이가 없는 일이....내 형사 생활 20년 동안 스토커가 저격총으로 저격을 했다는 미친 소리는 처음 들어 보는군. 아니, 전 세계에서도 처음일거야." 그때 형사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한다. 동의합니다. 아무리 세상에 별별 일이 다 일어났다지만, 이런 놀라운 일까지 일어날 줄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저격 총을 다루는 스토커? 뭔가 미묘 복잡한 단어다. "일단 이놈은 스토커라는 명함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무조건 잡아야 해. 이 예사롭지 않은 총기 실력, 그리고 불법 총기소지에다가 약간 미친놈이다. 놔두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놈이다. 어서 최대한 조사해. 일단 이 자리에서 저격할 만한 곳을 찾아보고! 그리고 더 불러서 보안을 경계해." 그러면서 형사는 일사불란하게 경찰들을 움직였다. 흐음, 저 형사님 꽤나 카리스마 있으시군. 이렇게 말도 안 되고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척척 일을 진행시키니 말이다. 그러면 난 내 나름대로 유리를 지켜 볼까? 유리의 집은 럽이가 대략 80평이다. 흐음, 상당히 규모가 큰 집이다. 하지만 이 큰 집에 경찰들과 보디가드들이 좀 있으면 그렇게 커 보이지도 않는다. 밖에도 어마어마하게 배치해 두었다던데. 총기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극도로 예민해지는 건 사실이구나. 난 유리의 방 앞에서 열심히 얼쩡거려 줬다. 지금 임시방편으로 유리의 방 창문은 총알로 뚫을 수 없을 만큼 견고하고 해 놓은 상태니까 방금 전과 같이 저격에 대한 위험은 사라질 거다. 그래도 역시나 걱정되니 이렇게 방문 앞에서 얼쩡거릴 수 밖에 없구나. 하지만 이것도 영 마음에 안 내킨다. 직접 봐야 된다고 할까? 난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유리의 방으로 향했다. "유리야, 나 들어가도 돼?" "아, 들어오세요."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들려온 답변. 난 곧 방만울 열었다. 그러자 귀여워 보이는 푸른색의 잠옷을 입고 있는 그녀가 있었다. 좋군. 아 참, 이게 아니라! "부탁이 있는데....." "네? 부탁이요?" "어." 부탁이라는 말에 유리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난 그런 유리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자 당황하는 유리. 난 그녀의 침대에 앉았고, 그러자 유리는 더욱 당황한다. 절대 이상한 의미로 앉은 건 아니다. 단순히..... "우리 대화를 들으면 기분 나쁘지?" ".....?!" 난 그 말과 함께 침대 한쪽에 손을 불쑥 집어넣었다. 그러자 내 손에 자그마한 칩 하나. 난 그걸 손가락으로 부숴 버리면서 말했다. "귀 좀 아플 거다." "크읔." 태현의 말대로 갑자기 뭔가 터지는 소리에 귀를 붙잡은 스토커. 하지만 그는 이내 웃었다. 그러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재미있는 놈인데? 내 저격을 피하지를 않나, 도청기를 찾아내지 않나... 후훗, 평범하게 구르던 놈은 절대 아니라는 거군." "그, 그게 뭐에요?" "도청기." "아." "한마디로 유리 양이 하는 모든 말이 저쪽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거지." 움찔. 그 말에 유리는 움찔했다. 아마 그녀도 당황스러울 거다. 자신의 사생활이 모두 변태 스토커 또라이에게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뭐 이제는 제거했고, 한가하게 즐거운(?)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난 유리를 빤히 쳐다보면서 말했다. "유리야." "네?" "방금 전에 말한 부탁인데....." ".....?" "나....." "....." "이 방에 있고 싶어." "....."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난 다급히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저, 절대 이상한 의미 따위는 하나도 없고(정말?), 그냥 단순히 네가 걱정되어서 옆을 지켜 주고 싶다고 나할까? 에에, 그, 그럼!" 나는 마구 당황해서 횡설수설했다. 그리고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못 드는 유리.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오, 오빠라면....." 그건 나라면 좋다는거냐?! 으악! 너무 아름다운데? 갑자기 스토커가 매우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한다. 여자와 한 방에서, 그것도 초특급 미소녀와 같이 있을수 있다니. 이건 모든 남자들이 원하는 로망이자 꿈이자 최첨단 빛, 염원의 울림이다. 그걸 내가 할 수 있다니! 작살이다. 그 순간이었다. 콰앙! "꺅!" 난 갑작스럽게 일어난 어마어마한 폭발에 그대로 유리를 다급하게 껴안았고, 잠시 후 난 창문으로 보이는 광경에 경악했다. 어둠이 짙은 밤, 불타고 있는 경찰차들을 보고 말이다. 그리고 그 주변에 있던 수십 명의 경찰들이 그 불길에 휩싸여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 한마디로 지금 저곳에서 폭탄이 터진 거다. 바로 유리의 집 앞에서 말이다. 하하하, 이런 미친 스토커 자식! 진짜 뵈는 게 없다, 이건가? 경찰들조차도 죽이려고 하다니. 그리고 방금 저 폭탄, 일반적인 폭탄이 아니다. 절대로..... "폭탄의 종류를 알아내지 못했다고?!" "네!" 형사 아저씨의 말에 부하가 재빨리 대답했다. 그의 보고에 형사 아저씨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폭발 때문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 수십명이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폭탄의 종류도 알아내지 못하다니. 그들의 입장으로서는 어이가 없는 거다. 난 머리를 긁적였다. 뭐 이런 개거지 삼바 추는 자식이 있냐? 품질 보장(?)도 되지 않은 폭탄을 터트리다니. 하지만 이대로 가면 유리가 진짜 위험해진다. 다시는 구분들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는 않지만, 이 스토커는 완전 또라이의 최고봉이다. 나 혼자 감당이 안 된다. 쳇! "....." "....." "....." "....." 모든 경찰들이 철수했다. 왜냐교? 지금 내가 부른 재현 형이 내민 서류 한 장을 보고 말이다. 역시 이분들은 무섭다. "태현이 오랜만이네. 네가 우리를 부르다니 왠일이냐? 심각한 일인가 보구나?" 재현 형이 한마디 했다. 네, 심각합니다. 왠 미친 또라이 슈퍼 테러범이자 스토커가 유리를 노리고 있거든요. 난 내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두 분, 즉 재현이 형과 명제 형을 보고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형들, 죄송합니다. 안그래도 바쁘실 텐데." "아냐, 아냐. 그나저나 무슨 일이냐?" "스토커를 잡아야 하거든요." "스토커라? 스토커치고는 좀 미묘하네?" 폭발로 인한 사건의 흔적을 보고 말하는 재현이 형, 그리고 어느새 그 폭발 현장으로 간 명제 형. 명제 형은 현장을 보더니 단번에 말했다. "에크레이지다." "뭐?" "에크레이지 폭탄이야." "그거 유통되는 폭탄 아니잖아?" "그렇지." "허! 그 폭탄이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터졌다고? 그것도 스토커라는 분의 손에서 말이야?" "그런 것 같은데." 사실 뭔 말인지 모르겠다. 에크레이지 폭탄은 뭐 하는 폭탄인지 말이다. 지금 내 앞에서 정체불명의 용어를 나누시는 이 두 분,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각 나라에는 꼭 그분들이 계신다. 한마디로 특수부대라고 할까? 하지만 그건 거의 공식적으로 드러난 기관이고, 그 특수부대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부대가 존재한다. 정식 명칭까지는 모르겠고, 그냥 단순히 초 엘리트들만 모인 집단이라고 할까? 대부분의 테러나 엄청난 사건들은 그분들의 손에 마감이 된다니까 엄청난 분들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할 것이다. 내가 어떻게 이 엄청난 분들을 알고 있을까 하고..... 그건 2년전에 어느 한 국제 테러리스트를 잡을 때 잠시 이어서 말이다. 그 이후로 그런데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고, 제현이 형은 심심하면 나보고 이곳에 들어오라고 한다 (잘 생각해보면 나라는 인간도 너무 화려한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야하나? 아무나 할수 있는 건 아니다. 테러리스트랑 엮이고 이나이에 300억이라는 빚을 지는건 말이다) 나의 그 말도 안 되는 동체시력이나 감, 운동 실력, 싸움 실력은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태어났다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살벌한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아서 절대 거절중이다. 난 평화롭게 살 거다. 빚 다 갚고....... 하지만 그때 그 인연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진정 몰랐지. "테러리스트다." 명제 형의 짧은 한마디가 들려왔다. 테러리스트라.... 한마디로 지금 유리의 스토커이신 분께서 테러리스트? 난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요새는 테러리스트가 할 짓이 심히 없나 보군요. 한 여자 스토커나 하고 말입니다." "뭐, 난 이해가 가던데?" "....." 재현이 형이 뜬금없는 한마디를 했다. 이해가 가다니? 그는 갑자기 내게 다가오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능력 좋다?" "네?" "여자친구 말이야." "저 유리라는 소녀, 여자 친구 아니냐? 난 저런 미소녀가 이세상에 존재할 줄은 몰랐다. 가히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미소녀가 내 눈앞에 나타날 줄이야.... 뭐, 그 까닭에 테러리스트라는 분이 이렇게 스토커로 변한 거 같다만....? "....." 확실히 수긍할 만하다. 진짜 오버 같기는 한데, 그녀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외모눈 모든 남성들을 울리고 있다. 그러니까 테러리스트가 남자라면 그들이 스토커로 전향하는 말도 안되는 시추에이션이 벌어지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나 사귄 거냐? 쟤 친구들도 죽이지?" "아, 아니라니까, 형!" ".....?" "여, 여자 친구 아니에요!" "어라? 여자 친구 아니야?" "네. 그냥 좀 아는 사이라고 할까요?" "흐음." 그 말에 나를 빤히 바라보는 재현이 형. 형은 잠시 웃더니 말했다. "신이 내려 주신 기회를 버리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태현 군." "....." "잘해 보라고....." 말 그대로 신이 내려주신 기회일지도 모른다 몇백 년이 지나도 저렇게 착하고 아름다운 소녀와 알게 될 확률은 거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분 아니라 내 주변에는 저 분과 용호상박(?)으로 싸우시는 세 분이 더 계신다. 이걸로 미루어 보아서 난 진짜 이런 계열로는 완전 신이 내려 주신 사람? "아 참, 이런 쓸데없는 잡담은 그만두고, 일단은 테러리스트 스토커님을 잡아야겠지?" 재현이 형이 화제를 돌렸다. 그럼요, 지금 이것보다 미친 테러리스트 스토커님을 잡아야죠. 재현이 형은 살짝 웃더니 말했다. "내 이 일을 하면서 테러리스트가 스토커가 되고, 그 스토커를 잡는 일을 할줄이야.... 정말 세상은 오래 살아야 한다니까. 하하." 무지 동감합니다.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적에게 정보를 주지 않는 거다. 그런 까닭에 형들은 순식간에 집 안 곳곳에 숨겨 놓은 도청기를 찾아냈다. 역시 대단하다. 거의 소금 알맹이만 한 크기의 도청기를 그냥 스윽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찾아내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럼 여기는 형들에게 맡기고, 난 잠시 바람이나 쐬러 나갈까? "휴우." 난 밖에 나오자마자 숨을 몰아쉬었다. 역시 집 안에만 있다가 나오니 공기가 상쾌하구나. 지금은 오후 5시. 바람도 열심히 불어올 시간대이기에 더욱 좋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한참 공기를 들이마시던 나. 그런 나에게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20대 초반의 남자로, 훤칠한 키와 외모의 소유자다. 그리고 무척이나 순박해 보이는 얼굴이 유난히 클로즈업되는 남자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순박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좋은 첫이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 저 남자에게는 그게 안 된다. 분명 보는 것만으로도 '나 착해요!' 라는 느낌이 강한데도 말이다. 왜냐고 하면..... "게르니아?" 마치 그 자식을 보는 느낌이랄까? 이중성이라는 잣대의 지존이라는 게르니아,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보다 선량해보이지만 속으로는 파멸이라는 이름에 가장 근접한 분이다. 왠지 그분의 포스가 저분에게 느껴진다. 심히 말이다. "저기, 죄송한데요." 그때 그 남자가 나를 발견하더니 여전히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와 함께 내게 말했고, 난 그 물음에 미소를 지은 채 회답했다. 물론 게르나이 님과 포스가 비슷한 저 남자에 대한 경계를 최고로 올린 다음이지만 말이다. "네?" "물어볼 게 있어서요." "물어볼 거요?" "네." 싱긋. 그러면서 그 남자는 미소를 짓는다. 난 그런 남자를 향해 마음속으로는 더욱 경계를 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질문하세요." "총 맞아 죽는 기분은 어떤가요?" ".....?!" 그 순간 그 남자의 품속에서 권총 한 자루가 번개같이 뽑아져 나왔다. 워낙 빨라서 제대로 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내가 세심하게 경계하지 않았다면 무참히 당할 정도의 스피드. 하지만 이미 경계 상태는 100%다. 탕! 권총의 방아쇠가 당겨지면서 총알이 내게 날아왔다. 하지만 이미 난 고개를 숙인 상태다. 퍼억. "크읔." 그리고 어느새 내 주먹이 그놈의 배에 꽂힌 상태다. 그렇게 되자 그놈은 고개를 숙였다. 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놈이 권총을 쥔 손, 즉 오른손을 주먹으로 강하게 쳤다. 퍽! "아악!" 그러자 고통에 총을 놓아 버린 그놈. 난 떨어지는 총을 발리슛을 하듯 발로 걷어차 버렸고, 그 총은 저 멀리 떨어졌다. 그러고는 난 그 남자를 향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총 맞고 죽은 기분 따위는 느끼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빌어먹을!" 그 남자는 그 말과 함께 반격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게임 종료다. 왜냐하면....... 퍽! "크아악!" 어느새 내 무릎이 그 자식의 면상에 그대로 박혔으니까. 그뿐 아니라 그 상태에서 상큼하게 360도 돌려차기로 쓰러지는 놈의 얼굴을 한번 더 가격했다. "그악!" 그는 다시 한 번 비명을 지르면서 땅에 마구 뒹굴어 주신다. 난 그분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연기 실력 탈락입니다." "역시 넌 보통 인간이 아니야." "....." "너의 그 화려한 운동신경을 여기에 들어와서 펼쳐야 한다고!" "....." "그걸 모든 사람들이 원해!" 누가 그걸 원해요? 저는 재현이형의 그 발언이 생소합니다만.... "으윽! 저런 초인재가 일반인이라니! 이건 아니야!" 재현이 형이 절규하지만 난 절대 저런 위험 살벌한 곳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난 연약하니까. 믿든 말든! 어찌 됐든 이렇게 테러리스트 스토커라는 말도 안 되는 사건은 끝났다. "야, 근데 너, 저놈이 스토커라는 거 대충 감 잡아서 총 피해 낸 거지?" "아, 뭐." "능력도 좋다? 겉으로 볼 때는 다 속어 넘어갈 거 같은데." "하하하. 어느 한 분 때문이죠, 뭐." "어느 한 분?" "네." "그게 누군데?" "흐음, 간단하게 말해 저분보다 더 연기 실력 대단하신 분이랄까요?" ".....?" 재현이 형은 내 말을 이해 못하지만, 확실히 저 스토커는 연기 실력이 미흡했다. 연기 실력으로 따지만 게르니아가 한참 위야. 흐음, 그런 면에서 어쩌면 게르니아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고마워요." "아, 뭘. 유리가 안 다쳤으니 다행인걸." "....." 발그레. 내 한마디에 얼굴이 붉어지는 유리.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주변에서 몰아치는 이상하다 못해 야릇한 기운? 헉! 이건 뭐지?!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분위기다. 뭐랄까? 짬뽕에 자장면이 섞인 기분? 설마...... 이게 그 유명하다 못해 유명해서 남자들이 감동한다는 무엇이라도 해야 되는 분위기라는 거냐?! 지금 이곳 유리의 방에는 나와 유리만있다. 아무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이상야릇한 기분이 나를 점거한다. 그 말은...... "유리야....." "네?!" 내 말에 깜짝 놀라는 유리. 난 그런 유리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그래, 난 남자다. 이런 절묘하다 못해 아름다운 분위기를 버리면 난 남자 자격증을 잃어버리는게 된다. 그래, 이 기회를 살려야 돼!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른다. 말 그대로 완전히 분위기에 휩쓸렸다고나 할까. 이성이 제멋대로다. 으윽! 두근두근. 두근두근. 유리의 방은 뛰는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유리 조차도 당황하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유리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그 순간. 콰앙! "....." "....." 갑자기 방문이 화끈하게 열린다. 그러더니 모습을 보이는 한 남자. 난 그 남자를 보고 땀을 삐질 흘렸다. 그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절대 미묘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 "믿어 줘. 그냥 화목한 분위기였던 거셈. 진 사마." "....." 그렇다. 분명 외국에 있어야 할 진 사마께서 지금 내 앞에 계신다. 아마도 동생이 스토커 당한다는 말을 듣고 저 열혈 시스터브라더가 뛰어온 거다. 정말 저 열정, 감동적이다. 아 참, 이게 아니라..... "데스티니, 데스티니....... 왜, 왜 항상 이런 저질적인 분위기엔 네놈이 있는거냐!" "글쎄요?" "죽여 버리겠다!" "저기, 방금까지 삶에 위협을 당했는데, 또요?" "죽이겠다." "오, 오빠!" "으악!" 난 나를 쫓아오는 진을 피해 죽자 사자 도망가기 시작했다. 으악, 저 인간은 진짜 어디서든 내가 무얼 하든 쫓아온다. 저 자식이야말로 내 스토커 아니야? 7장 루네의 공습 어둠만이 가득한 동굴. 빛이라고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 나타난 한 인물이 있었으니...... "게르니아,여기는 무슨 일이지?" 동굴의 주인으로 보이는 자의 울림. 그리고 그 질문에 미소와 함께 대답하는 게르니아. "오랜만입니다, 마룡 레시 님." "난 인사 따위를 받고 싶은 게 아니다." "훗. 성격은 여전하시군요." "....." "기분 푸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렇게 나타난 것은 마룡 레시님에게 기쁜 소식을 드리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기쁜 소식?" "그렇습니다. 지금 마룡 레시 님의 봉인을 풀어 드림과 동시에 지금보다 더욱 강대한 힘을 드린다고 할까요?" "....." 게르니아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마룡 레시. 수백 마리의 드래곤과 마족과 천족의 연합군을 상대하고도 단 하나의 상처도 없이 승리를 따낸 전설의 마룡. 그가 지금 이 자리에 봉인이 된 채 있는 건 전적으로 자애의 절대신 루라스와 정령계의 신 데리니아의 힘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두 분보다 더욱 활약을 한 분이 있어서 가능한 거였지만. "나의 이 봉인을 풀 수 있다?" "그렇습니다. 풀 수 있습니다. 지금 파괴의 절대신 크리스트 님이 그 두 명의 신을 압도한 상태거든요. 훗." "....." "한마디로 지금 이 인간계에서 힘을 발휘하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 머지 않으면 이 세상으로 오실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파괴의 절대신 크라스트가?" "그렇습니다. 그전에 당신에게 기회를 드리고 싶어서 말입니다." "내게 기회를?" "그래요. 제가 원하는 조건만 들어준다면 지금 당신의 봉인을 풀어 줌과 동시에 더 강력한 힘을 주겠습니다. 더 강력한 힘을...." "....." 그 말에 침묵에 들어간 레시. 그러나 곧 침묵을 깨는 게르니아. "카란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습니까?" "카란?" 카란이라는 말에 엄청나게 흥분하는 레시. 그렇다. 그를 이곳에 가둔 존재는 카란이다. 물론 두 신의 힘이 컸다지만, 카란이라는 존재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이런 곳에서 몇천 년이나 되는 세월을 공허하게 살아갈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놈 때문이다. 그놈 때문에 모든 게...... "아 그리고 카란의 제자가 한 명 있습니다." "....." "파멸의 데스티니라고 불리는 놈인데, 카란이라는 인간보다 더 눈에 거슬립니다. 그러니 제 조건을 말하자면 카란과 데스티니, 이 두놈을 죽여줬으면 합니다." "....." "그럼 당신에게는 자유가 오겠죠?" 그 말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이곳에 있으면서 파괴에 대한 열정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카란이라는 이름이 거론되고 그의 제자라는 존재가 거론이 되자. 사그라졌던 그 파괴 본능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너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카란과 데스티니라는 놈, 죽이겠다." - 누, 누나. 왜 이래? 홀락이 급격히 떨리는 목소리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에 반응하는 루네. 그녀는 섬뜩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이번 작전에 너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해." - ...... "도와줄 거지?" - 무, 무슨 일인데?! "간단해. 데스티니에게 보석이 있다고 말해서 어느 한 장소로 데려오면 되는 거야." - ...... 루네의 말은 곧 데스티니를 홀락이 유인하기를 원하는 거다. 하지만...... - 나, 나 죽는단 말이야! "....." - 주인 성격 알잖아?! 보석 관련해서 구라 치면 주인은 완전히 버서커서 되어 버린다고. "....." - 나, 난 아직 죽기 싫어! 강하게 반항하는 홀락.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미소 짓는 루네. 그녀는 말했다. "그럼 지금 죽여 줄께. 헤헤헤." - ...... "이리 오렴, 홀락." - 최선을 다해 힘낼게요, 누님! 살기 위해서 열심히 바둥거리는 홀락이었다. "저기, 진 사마?" "....." "진짜 오해라니까요. 절대적으로 그런 이상한 분위기가 레나 방에서 돌아다닌 적 없어요." "....." "오직 진 사마가 욕구불만으로 이상하게 보신 것뿐이에요. 전 억울합니다." "....." 난 묵묵히 오염 물질보다 못한 사람을 눈빛으로만 째려보는 진을 향해 열심히 변명 중이었다. 거듭 말하자면 난 억울하다(?) 진이 들이닥치기 전까지 난 아무것도 레나랑 한 것도 없고, 그저 단순히 분위기만 미묘했을 뿐이었다. 내가 레나랑 손이라도 한 번 잡았으면 억울하지도 않은데, 진짜 아무것도 안했다. 그런데 진은 게임에 접속한 이후 내내 나를 째려보신다. 지금 검 안 드는 것도 레나 덕택이지, 레나가 없었더라면 벌써 저 대검, 한 수백 번은 뽑혔을걸? 쳇. "무슨 일이야?" 그때 진과 나의 대립을(?) 본 혈화가 다가오면서 내게 물었고, 난 그 물음에 손을 다급히 저으면서 말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지롱!" "....." "하하하." "이상해." "난 안 이상한데로롱롱." "....." 진과 지금 대화가 그렇게까지 아름다운(?) 대화는 아니었던 관계로 혈화에게 횡설수설하는 나. 그 순간이었다. "덮치려고 했다." ".....?"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불쑥 내뱉은 진의 한마디에 굳어 버린 혈화와 당황하는 나. 이건 무슨 개뼈다귀 훌라춤 추는 소리냐?! 진이 말했다. "데스티니라는 오염 물질보다 못한 놈이 내 소중한 동생을 덮치려고 했다." "단숨에 범죄자로 만들지 말라고!" 내가 언제 덮치려고 했단 말이냐! 난 그런 생각 해 본 적 절대 없었다! 그냥 단순히 분위기가 미묘해서 손이나 잡거나 잘 갔으면 키스까지 했을 수도 있겠으니 덮치다니! 내가 무슨 범죄자냐?! 여자를 덮치게! 하지만 이런 내 마음속의 말이 혈화에게 들릴 리는 만무하다. 그녀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져 갔다. 난 다급히 혈화에게 다가가 내 결백을 강조했다. "절대 아니걸랑?" "....." "저 진 사마가 원래 변태 기가 있잖아? 마음대로 이야기 창조하는 거야." "....." "진짜야!" 난 정말 억울하다. 진짜 이렇게 억울하기는 처음이다. 진 사마의 저질적인 상상력에 의해 순식간에 덮치려는 강간 미스범으로 전략한 나. 정말 황당, 억울, 당황스럽다. "....." "날 믿어줘!" 난 절규했다. 제발 믿어 달라고...... 그러면서 난 애절한 눈빛으로 혈화의 두 손을 붙잡았고, 그런 나의 솔직한 눈빛에 혈화도 살짝 믿는 느낌이다. 원래 혈화도 진이 자기 동생에 관해서는 말도 안 되게 부풀린다는 걸 알기에 가능한 거겠지.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잠시. "이번에는 혈화를 덮칠 건가?" "안 덮쳐!" 순식간에 망쳐 버리는 진이었다. 저 자식이 제일 무서운 복병이었다. 복병 말이다. "휴우." 장장 30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혈화의 오해를 다 풀어 줄수 있었다. 진이 한 발언의 파장이 워낙 커서 말이다. 덮치다니? 하아, 도대체 나를 어떻게 보기에 그런거냐?! 그리고 내가 언제 덮치려고 한거냐?! 진짜 말도 안 되는 소설 한 편을 지어내는 진 사마다. - 주인. ".....?" 그때 홀락이 갑자기 나를 불렀다. 난 그런 홀락을 향해 기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왜? 나 기운 없다. 놀아 주기 힘들다." 혈화에게 온 힘을 다해 설명을 했더니 기운이 쫙쫙 빠진 상태다. 쓸데없이 홀락과 놀아 줄 힘이 남아도는 내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 보석이 있는 곳을 알아냈어. ".....!" 파지짓!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깨졌다. 그리고 급격히 내 온몸을 감싸는 어마어마한 힘. 방금 전과 같이 기운 없던 내가 아니다. 한마디로 변신 한번 해 줬다. 난 카리스마가 넘치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냐?!" - ...... "안내해라, 홀락!" - 아, 알았어. 그 말과 함께 앞장서는 홀락. 그리고 기운차다 못해 폭발할 것 같은 기세로 그를 따라가는 나. 보석이다! 난 무지 씩씩한 발걸음으로 길을 떠났다. 그런데 그런 내 눈에 보이는 한 여인. 그 여인은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주저앉은 채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난 그런 그녀에게 당황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루, 루네?" "아아, 데스티니." "왜 그래?" "다리에 쥐가....." "쥐가?" "응. 어떻게 좀....." "자, 잠깐만." 난 바닥에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하며 오른쪽 발을 주무르고 있는 루네에게 재빨리 다가갔다. 사실 지금 보석을 찾는 마당이어서 보석도 중요하기는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동료다. 물론 저 장면ㅇ ㅣ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면 지금 내 태도가 살짝(거들떠도 안봤다) 달라졌겠지만 말이다. "괜찮아?!" 난 그녀에게 다가가자마자 걱정스러운 듯 말했고, 그 말에 루네는 바로 대답했다. "찌릿찌릿해." "....." 뭔가 미묘한 단어다. 분명 루네는 아무런 의미 없이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루네가 고통스러워하면서 찌릿찌릿하다고 한 말이 뭔가 남자의 본능을 일깨운다는 거? 큭! "아아...." 분명 아무 의미 없이(?) 한 비명이었을 거다. 분명히다. 아무런 의미가 담기지 않은 신음 소리인 거다. 그런 거다! 그런 거야! "저기, 데스티니....." "으응?!" 난 갑자기 매혹적으로 말을 건내는 루네의 말에 기겁해서 반응했고, 루네는 그런 나를 보더니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다리 좀 주물러 줘." "....." "아파." "아, 알겠어." "고마워." "뭐, 뭘. 하하하." 난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말에 대충 웃은 뒤 쥐가 났다는 다리에 무심코 손을 얹었다. 그런데.... 뭐지, 이 미묘한 분위기는?! 난 갑작스럽게 들이대는(?) 미묘한 분위기에 어쩔 줄 몰라했고, 그 순간이었다. "아아, 데스티니" "미, 미안!" 갑자기 신음을 흘리는 루네의 모습에 난 다급히 그녀의 오른쪽발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매끄럽다? 마구 흥분이 될 정도로 말이다. "아아......" "....." 꿀꺽. 루네의 신음 소리에 나는 더욱 자극이 되었다. 환장하겠다. 으악! 참고로 지금 루네는 붉은색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상태다. 그리고 주저앉아 있는 상황이다 보니 조금만 움젹이도 잘하면 팬티가 보일.... "쿠, 쿨럭." "왜 그래?" "아, 아니야." ".....?" "푸푸풋." "....." 나를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루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루네가 살짝 움직이면서 붉은색 미니스커트 속에 감춰줬던 붉은색의 팬티가 살짝 보인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대놓고 보이는 것보다 저렇게 살짝 보이는 것이 훨씬 더 자극적이다. 일명 '보일락 말락' 이라는 슈퍼 자극이다. "아앙!" "....." "데스티니..." "아, 알았어." 난 비음과 신음의 중간음을 지르는 루네의 다리를 열심히 주물렀다. 그래, 불건전한 생각은 안 된다. 안 보면 된다. 다리만 보자. 다리만 보는거야. 알라라라라 살라라라라라 굴랄라라라라 레라라라라라라 푸라라라라 코라라라라라 세라라라라 코랄라라라. 난 열심히 외웠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주문을..... 그렇지만! "아, 아파." "왜 그래, 루네?!" 갑자기 루네가 비명을 지르자, 나도 모르게 곧바로 루네에게 고개가 돌아갔다. 그러자 보이는 붉은색 미니스커트 속의 붉은색 팬티. 난 그대로..... "으윽!"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자 루네가 소리쳤다. "왜, 왜그래?!" "아, 아니야. 잠시만 실례할게!" 난 그 말과 함께 마구 뛰쳐나갔다. 안 돼! 난 이러면 안 돼! - 누나, 무서워. 한편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 일어나 있는 루네를 본 홀락이 한마디 했다. 그 말에 루네는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어머, 무섭다니. 남들이 들으면 오해하겠다." - ..... "난 사랑을 쟁취하려고 하는 것뿐." - ..... "가만히 있어 봤자 사랑은 오지 않거든." - ..... 루네의 말에 완전히 할 말을 잃어버린 홀락. 루네는 데스티니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이제 좀 흥분했을까? 후훗. 다음 작전으로 돌입해야겠다!" 그 모습을 본 홀락은 갑자기 여자가 무서워졌다. "헉, 헉, 헉." 이런..... '보일락 말락' 이라는 슈퍼 자극이 이렇게 나에게 충격을 주리라곤 진정 몰랐다. 차라리 전처럼 루네가 과감히 속옷만 입은 채 나를 덮치려고 할 때가 낫지, 지금은 장난이 아니다. 덮치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실수(?)로 팬티가 보이는데, 그게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나의 무언가를 자극한다고 해야 하나. 진짜 환장하겠다. "제길, 이러면 안돼! 난 변태가 아니야!" 난 그 말과 함께 단단한 결심을 하고 다시 루네에게 돌아갔다. "고마워." "으응?" "데스티니가 다리를 주물러 줘서 좀 괜찮아졌어." "그래?" "다, 다행이다." "헤헤." 밝게 미소 짓는 그녀를 보니 무언가가 내 가슴을 콕콕 찌른다. 방금 전 난 음흉한(?) 눈빛으로 루네의 팬티를 보고 급 흥분했다. 그런 내가 지금 루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들으니 되게 찔린다. 크억! "근데 데스티니?" "어, 어?" "뭘 그렇게 놀라?" "아, 아무것도 아니야." "....." "하하하." 루네는 자신의 부름에 무척이나 놀라는 나를 의아한 듯 바라본다. 절대적으로 방금 이상한 생각을 해서 그걸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 못하지. 그 순간 루네가...... "근데 어디 가는 길이었어?" "아." 난 그녀의 질문에 홀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홀락이 제보를 했거든." "제보?" "응. 보석이 있는 곳을 안다나, 뭐라나?" "와!" "그것 때문에 보석읅 찾으러 가는 도중에 루네를 본 거야." "아, 그래? 내가 방해한 거야?" "아, 아니." 그런데 오늘따라 좀 이상하다? 루네는 지금쯤이면 항상 덮치려고 햇었다. 그런데 그런 기미조차도 없고, 오히려 평소답지 않ㄱ ㅔ조신한 모습을 보인다. 루네 양, 뭐 잘못 먹었어요? 흐음. 그 순간 루네가 조심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아, 나도 심심한데 따라가도 돼?" "아, 뭐....." "헤헤. 고마워." 그러면서 싱긋 웃는 루네. 분명 원래의 모습과는 다르다. 하지만 저런 루네의 색다른 모습도 꽤 흥미롭다고나 할까? 흐음, 이상하단 말이야. "데스티니와 루네는?" "에?" 혈화의 질문에 당황하는 레나. 그녀는 당황하더니 말했다. "분명 방금 전까지 계셨는데...." "....." "어디로 가신거지?!" 혈화는 갑자기 찜찜해지기 시작했다. 한 명만 사라졌다면 찜찜할 이유가 없지만, 하필 데스티니와 루네라는 그 유혹만 하는 여자가 같이 사라졌다. 하필 말이다. 여긴 어딜까?! 난 곰곰히 방금 전까지 일을 생각해 보았다. 루네와 함게 난 홀락이 찾았다는 보물을 찾기 위해 열렬히 달려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발밑이 푹 꺼지더니 무지무지 추락한 후 모습을 드러낸 동굴 안. 한 20평쯤 되는 크기인데 모든 방향이 다 막혀 버렸다? 그렇다면 남은 출구는 방금 떨어진 곳인데 그곳으로 올라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플라이 마법으로 올라가기에는 너무나도 깊이 떨어졌거든. 한마디로 말도 안 되고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된 거다. 그리고 동굴을 보니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다. 마치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 혹시 누군가 여기를 집으로 만들어 놓은 거냐?!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지만, 아무리 봐도 이 막힌 구조랑 출구(?)를 계산할 때 지하 아주 깊숙이 있는집이라는 설정이 아주 말도 안 되는 상상이 아니라는 것 정도? 그나저나...... "홀락, 이 자식은 어디 간 거냐?" 보석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줄, 제일 중요한 놈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하필 이런 은폐된 미묘한 공간에 루네와 내가..... 어라? 뭔가 약간 이상한데? "아아, 데스티니." "어?!" 그때 난 생각을 마치지 못한 채 비명을 지르는 루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루네가 이마를 붙잡더니 말했다. "어, 어지러워." ".....?" "아....." "괘, 괜찮아?" "다리 좀 벌려 줘." "어, 어." 난 갑자기 어지럽다고 다리를 벌려 달라는 루네의 말에 당황하면서 그대로 자리에 앉은 뒤 다리를 쭉 뻗었고, 내 다리에 루네를 눕혔다. 그러자 루네가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 "아, 아니야." 오늘따라 루네의 모습이 진짜 미묘하다. 적응이 안 되기는 한데, 역시 이런 색다른 모습조차도 미녀가 하면 아름다워 보인다. 아니, 이게 아니라..... "어떡해야 하는거냐?!" 그렇다. 이 이상한 동굴 안에서 평생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무력으로 간단히 파괴하믄 끝나기는 하지만 이 깊숙한 지하에 있는 동굴이 무너져서 그대로 깔려서 뒈질 수도 있다는 거다. 한마디로 그 방법은 패스다. 그럼 무슨 방법을 써야 하는 거냐! 으악, 머리 아프다. 그렇게 머리가 아파서 속으로 비명을 지를 때였다. 루네가 지친 어조로 말했다. "아, 데스티니. 나 잠시 눈 좀 붙일게." "어, 그래." "미안해." "아, 아니야." "그리고 고마워." "....." 스윽. 그러면서 내 다리위에서 그대로 눈을 감는 루네. 그리고 묘한 적막이 흐른다. 폐쇄된 공간에서 남녀가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미묘한 분위기가 나는 건 사실이다. 그런 와중인데 섹시미가 넘쳐흐르는 초미소녀인 루네가 내 무릎에서 자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미묘한 분위기는 바람을 싣고(?) 확대 증폭된다. 으악! 그리고 추가적으로 암것도 모른 채 잠이 든 루네의 모습. 뭔가 남자의 본능이 꿈틀거린다.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꿈틀 거리기는 한다. 남자의 본성이..... 이게 뭐지?! 하아아악! 순식간에 혼란 체제에 들어간 내 대뇌. 그 순간이었다. "으음." 루네가 다리를 움직이면서 그녀의 치마가 살짝 올라갔고, 그와 함께 팬티가 보였다. 으아악! 지금은 아까처럼 뛰쳐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공간도 공간이지만 지금 루네가 내 다리에서 자고 있는 상태. 뛰쳐나가서 진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거다. "....." "....." 새근새근. 두근두근. 루네의 가는 호흡 소리와 내 야성의 심장이 마구 뛰는 소리가 뒤섞여 들려온다. 이건 아니다. 나를 믿고 편안히 잠든 루네에게 야성의 거친 심장 소리를 내뿜다니, 이건 아니야! 하지만 루네의 직격타 한마디가 들려왔다. "아아 데스티니, 살살 해 줘." "....." "나 처음이야." "....." "살살." 도대체 무슨 미묘한 꿈을 꾸는 거냐, 루네! 난 부인했다 아닐거다. 그런 야시시하다 못해 19금 꿈은 아닐 거다. 하지만..... '아아, 데스티니 살살 해 줘.' '나 처음이야.' '살살.' 방금 전의 대사가 내 귓가에 맴돌다 못해 직접 귓가로 다이빙하신다. 으악! 난 내 머리를 잡아 뜯었다. 그리고는 외쳤다. "난 어찌하란 말이오!" - 주인 미안해. 한편 그 동굴의 비밀 통로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홀락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한마디 했다. 비록 협박당하는 입장이기는 했지만 루네의 이 작전에 1등협조자였다. 자신이 협조만 안 했더라면 주인이 저런 고통(?)을 당할리는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루네의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협력했기에 지금 데스티니는 이런 시련(?)을 당하고 있는 거다. "아아앙, 데스티니....." "....." "하아....." "....." "조, 조금 살살....." 루네의 잠꼬대(?)에 이미 내 정신은 황폐해진 상태다. 난 견뎠다. 강력한 의지로!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루네의 알 수 없는 19금 잠꼬대는 더욱 심해졌고, 그렇게 되자 나는 점차 누적이 되어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도달하게 됐다. 지금이라도 당장 이성이 폭발을 일으킬 것 같다. 으아악! 난 비명을 질렀다. 이건 고문이야! 내가 생전 이런 고문을 당할줄은 몰랐다. 그 어떤 고문보다 고통스럽다 못해 눈물 나는 고문. 그런 생각이 드는 것과 함께 내 손이 루네의 풍만한 가슴으로 자동으로 이사(?) 간다. 절대 내 의지가 아니다. 왜 이러는 거냐! 이건 진짜 변태들이나 하는 짓이잖아! 아무리 분위기가 요상해도 그렇지, 이러면 안 돼! 하지만 루네가 흘리는 꿈의 내용이 나를 너무 자극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 이름을 부르면 모르겠는데, 내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19금 멘트를 치신다. 이런 점이 나를 더욱더 미치게 만든다. 두근두근. 서서히 루네의 풍만한 가슴으로 다가가는 나. 파앗! 그때 갑자기 내 머리에 직격하는 이성의 빛! 난 그대로 손을 턴해서 루네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흔들면서 말했다. "루, 루네. 오래 자면 더 머리 아파. 일어나." "....." "루네!" 강하게 루네를 깨웠다. 그러자 루네가 불만 가득한 얼굴로 일어나더니 나를 보고 볼을 부풀리면서 입을 삐쭉거린다. "쳇!" 그리고 정체불명의 말을 남긴다. 엥? 다 넘어왔었다. 데스티니가 자신의 가슴을 잡는 순간 덮치려고 했던 루네. 하지만 데스티니는 마지막에 이성을 되찾는가 싶더니 곧바로 자신을 깨우는 거였다. 생각 외로 데스티니는 강적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유혹하는데도 넘어오지 않다니, 이젠 세 번째 마지막 작전을 실행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 휴우, 견뎠다, 견뎠어! 난 해냈어! 이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짐승으로 변하지 않은 내가 이렇게 자랑스럽다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만약 그 순간 내가 짐승화가 되어 버렸다면 레나, 혈화, 엘레니아 누나 등 아무하고도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난 견뎠다. 최대의 난관을 말이다. 그런데...... "저기, 데스티니." "어?" 갑자기 야릇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루네. 그리고 엄습해 오는 불길한 기운. 루네는 천천히 내게 다가오더니 물었다. "내가 싫어?" "그, 그럴 리가...." "그럼 내가 매력이 없어?" "아, 아니지....." 너무 매력이 많아서 난감할 정도지. 그때 루네가 갑자기 상의를 훌렁 벗었다. 그러자 드러나는 풍만한 가슴. "컥!" 스윽. "....." 그대로 미니스커트의 후크를 열어 버리더니 미니스커트를 벗어 버린다. 그렇게 되자 남은 건 팬티와 브래지어. 루네는 천천히 다가온다. 그리고 난 물러선다. "왜, 왜 이래! 루, 루네." "알잖아." "....." "참을 필요 없어. 데스티니." "....." "이미 흥분 상태라는 거 다 알아." "....." 헉! 그걸 어떻게...... 설마! 그 순간 내 머리에서 마치 회로가 이어지듯 장면들이 마구 이어졌고, 난 이 사건의 모든 것을 깨달았다. 어울리지 않았던 루네의 갑작스런 행동과 홀락이라는 놈이 나를 보석으로 유혹하던 행동. 그 모든 게 맞춰졌다. 한마디로..... "홀락, 이 개자식! 나 낚은 거냐?!" 그렇다. 홀락, 이 자식이 주인인 나를 배신하고 낚은 거다. 크아악! 이 심한 배신감은 말로 형언하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배신감을 만끽(?)하기도 전에 루네 님과의 간격은 더욱더 좁아진다. 턱! 그 순간 등에 닿는 벽. 난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졌다. 지금 내 상황은 한마디로 궁지에 몰린 쥐라는 거? 그리고 루네는 고양이? 그리고 여기는 완전 밀폐된 공간이다. 누구의 도움 따위는 기대할 수 없다. "데스티니, 풀어 줘." "....." "어서!" "....." "너와 나만 모른 척하면 지금 우리 일은 정말 아무도 모를걸?" "....." "나만 믿어." 마치 유혹의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루네 말대로 지금 일은 우리 둘만 아는거다,발설만 안 하면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새 다가와 뒤로 돌아서서 나에게 브래지어의 후크를 열어 달라는 모습의 루네. 그리고 두손은 팬티에 가 있다. "데스티니가 브래지어 벗기면 곧바로 팬티 벗을게." 이런 엄청난(?) 대사를 치신다. 한마디로 내가 이 후크만 살짝 열면 곧바로 올 누드?! 헉, 헉, 헉. 거친 숨소리, 삐걱거리는 이성, 그리고..... 멍. 이미 내 정신은 누군가가 점령했다. 안 돼! 깨어나라, 데스티니! 안 돼! 하지만 지금까지 쌓여 있던 욕구불만(?)으로 인해 이미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다. 속으로 외쳐 보지만 몸은 이미 마음대로 움직였고, 손은 이미 그녀의 브래지어 후크에 간 상태다. 이제 내 손이 후크를 살짝 만지기만 하면 루네의 올 누드를 볼 수 있다. 볼 수...... "흐음." ".....!" 그 순간 분위기 다 깨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목소리는 분명! "재미있네요." ".....!" 나와 루네가 떨어졌던 그곳에서 들려온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중요하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갑자기 나타나더니 나와 눈이 마주친 채 말했다. "어라? 이런 우연이 다 있나요, 데 군!" "....." "이상한 데로 떨어졌는데 데 군이 보이다니, 정말 신기한 현상이죠? 그나저나 데 군, 뭐 하고 있으신 건가요?" 그러면서 지금 루네의 브래지어 후크를 풀려고 하는 내 손과 루네를 바라본다. 그러더니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즐기세요, 후훗." "그게 아니에요!" "후후. 다 젊을 때는 즐기는 거죠." "아니라니까!" 순식간에 분위기 개판됐다. 일단 난 살아왔다. 루네는 상당히 불만스러워 했지만, 비밀 통로로 우리를 다시 밖으로 나가게 해 주었다. 그러면 이제 남은건..... "홀락!" 이 배신자의 처단이었다. 이미 이 배신자는 어디론가 날았다. 한마디로 잠적. 내가 이렇게 분노할 것을 알았다는 거지. 하하하..... 홀락, 용광로에 쳐넣어 버리기에는 좀 비싼 놈이고,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느끼게 해 주지. 흐흐흐! "어디 있다 왔어?" "으응?" "루네 저 여자랑 어디 있다 온거야?" "그, 그냥 뭐." "....." "하하하." 내가 나타나자마자 혈화가 째려보면서 묻는다. 난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진실을 말했다가는 분명 혈화는 크게 토라진다. 그 모습도 귀엽기는 하지만. "저, 절대 그냥 바람 쐬러 갔다 온 걸까?!" "바람을 왜 저 여자랑 쐬는 거야?" "그, 글쎄? 우, 우연히 가다가 만났다는 거?!" "....." "지, 진짜야!" 내 말을 하나도 안 믿는 분위기다. 으악! 나에 대한 신용도가 이것밖에 안 된다 말인가?! 난 내 나름대로 신용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그 순간! "요오! 요새는 그런 밀폐된 공간에서 바람을 쐬나요?" ".....!" ".....!" "....." "....." 큭! 카란이라는 내 원수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진다. 난 다급히 카란이라는 작자에게 다가가 이를 악물면서 아주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하는 게 뭐요?" "흐음." "어서 말해요." "뭐, 별건 아니고 데 군을 따라가고 싶은 내 마음?" "....." "뭐, 싫으면 방금 전에 제가 본 동굴에서 바람 쐬던 모습(?)을 말해도 상관없고요." 으아악! 분하다, 분해! 하필 저 인간에게 그 엄청난 장면을 보이다니! 으악! 지금 저쪽엔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 진과 혈화가 계신다. 레나는 나를 믿는 모습이다. 으악! 하지만 비명도 잠시, 난 속으로는 완전히 분노에 휩싸였지만 겉으로는 웃으면서 말했다. "어서 오세요, 사부님." "데 군도 반가워요." "....." 빌어먹을 인간! 8장 숨은 홀락 찾기?! "네?" "네가 찾아다니는 세 번째 신급 무기를 누군가가 열심히 찾는 거 같다. 그것도 상당히 진행이 된 거 같고." "컥!" 말도 안 된다! 내가 찾는 신급 무기는 이제 한 개 남았다.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 이것만 찾으면 드디어 세 개의 신급 아이템을 모두 찾게 되는 거다. 하지만 하필 누군구가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에 눈독을 들였는지 열심히 찾고 있단다. 감히 내가 침 발라 놓은 것에 말이다. "제길, 누구야!" 그 신급 아이템이 다른 놈에게 들어가면 머리 아파진다. 이미 신급 아이템이라는 파괴력을 경험해 본 나일 뿐만 아니라 게르니아를 잡기 위해서는 그것들의 힘이 필수다. 그런데 막판에서 꼬이다니! 란젠 형이 말했다. "어떻게든 최대한 정보를 수집할 테니 기다려 봐라." "형, 고마워요." "그래?" "....." '고마워요' 라고 하면 '뭐, 이런 거 가지고'라고 대답하는게 인지상정. 하지만 이 형은 내 말에 '그래?' 이러셨다. 왜 그러셨을까? 그리고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한 가지 일 좀 맡아 줬으면 하는데." "....." "고마우면 말이야." "....." 역시나! 나의 이런 예상은 어찌 한 번도 안 틀린단 말이냐! 하지만 지금 난 힘들다. 난 란젠 형에게 힘들다는 어조로 말했다. "형, 왠만하면 다른 사람한테 시키면 안 돼요?" "흐음, 난감한 일이라서..." "난감한 일이라니요?" "요새 몇 개의 소규모 마을이 완전히 소멸되어 버렸다다. 아직 크게 번진 건 아니라 덮어 놓고 있기는 하지만, 더 일이 커지기 전에 알아봐 줬으면 해서 말이다." "....." 한마디로 뭔지도 모를 일에 집어 던져 놓겠다는 건가? 개인적으로 사절이다. 차라리 버그를 잡지, 돈 안 되는 일에는 별로 의욕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 "보수는 2,000만...." 덥석. 난 란젠 형의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고 초롱초롱 눈을 빛내면서 말했다. "맡겨만 주세요. 저는 원래 정체 모를 일을 하는게 취미거든요." "....." "....." "....." "....." "....." 갑자기 분위기가 미묘해졌나? 쿨럭. 흐음, 난 내 자신이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왜 이런 걸까? 왜 돈 이야기만 나오면 이성을 잃어버리는거지? 여자의 유혹은 그나마(?) 참아 내는 편인데 돈의 유혹은 1초도 참지 못하겠다. 아니, 거의 자동으로 반응해 버린다는 게 정확한 걸까나? "여전하군요, 데 군은요. 후훗." 그때 나를 보고 미묘한 미소를 짓는 카란이라는 인간(?). 카란이 말했다. "처음 만나던 당시의 기억이 아름다웠죠?" "별로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만?" "저는 아름다웠어요." "....." "몹시 아름다웠죠." "....." "제가 처음에 데 군을 만나서 한 질문, 기억하나요?" "아뇨." 내가 당신과의 추억 따위를 기억할 리는 없잖수?! 그럴 뇌 용량이 있으면 차라리 두꺼운 국어사전 다 외우겠다. 하지만 나의 이런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혼자서도 열심히 말하는 카란 씨. "힘을 가지게 되면 뭐를 하고 싶은지 물었죠." "그랬나요?" "그랬습니다." 그랬나 보다. 뭐, 관심 없음. 카란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때 데 군의 대답이 저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때돈 벌어서 빚 갚을 겁니다! 그렇게 장엄하게 말하는 늠름한 데 군의 모습, 정말 감동적이었죠." 감동할 게 그렇게 없나? 참으로 정신세계가 독특하시군. "정말 정말 열정적인 당신의 모습에 저는 반해 버렸다고 할까요. 아잉." 그러면서 얼굴을 붉힌다. 그 모습을 본 난 움찔거리면서 한 발자국 물러섰고, 카란은 나를 괴이한(?) 눈빛으로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즐거웠죠?" "난 절대 남자 싫습니다! 관심 꺼요!" 분명하다. 저 인간, 나에게 이상한 감정을 가진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 야리야리한 눈빛이라든가 갑자기 나를 따라오겠다는 둥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이런 격한 반응에 더욱 미소를 짓는 카란. 그는 미소와 함께 말했다. "농담이었어요오오오!" "....." "데 군도 참 순진해라." "....." "후훗." 농담이겠지? 그래, 농담일 거다. 분명 자기 입으로 농담이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 이상한 눈빛, 이상한 말투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그는 진지했다고나 할까? "후우, 그나저나 이 홀락 개자식." 난 연이어 4일째 실종 신고가 된 홀락의 이름을 나지막하게 불렀다. 날 루네에게 팔아넘긴(?) 뒤 종적을 완전히 감춘 홀락. 얼마나 꼭꼭 숨었는지 흔적도 찾아내지 못할 정도다. 특히 혈화에게 부탁해 혈화의 부하까지 동원해 보았지만 역시나 헛수고다. 그만큼 그 놈의 잠수 실력이 장난 아니라는 거, 인정한다. "죽기는 싫었나 보군." 분명 홀락도 느낄 거다. 지금 잡히면 평범하게 끝나지는 않을 거라고.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것일 테고. 하지만 나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감히 날 팔아넘기다니! 물론 그렇게 나쁘게(?) 팔아먹은 건 아니지만, 일단 나를 팔아먹었다는 게 중요하다. "아, 무슨 수로 찾아내야 하나." 이렇게 꼭꼭 숨었다면 내 입장에선 찾기 난감하다. 그렇다면 무언가의 미끼를 던지고 나오게 하는 방법! 무슨 동물들 먹이로 유인하듯 수준 낮은 작전이기는 하지만 홀락이니까 상관없다. 그 자식은 동물보다 머리가 떨어지거든. 그러니 본능이 더 앞서는 마검? 흐으음. 어찌 됐든 작전을 실행하려면 홀락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내야 한다. 뭐, 대충 홀락이 좋아하는 건 안다. '여자!' 여자라면 무조건 좋다고 달려드는 홀락. 하지만 그거 가지고는 뭐라 해야 하나? 실패할 거 같은 기분? 아무리 홀락이 바보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는 생각하고 있을 거다. 그럼 다른 걸 이용해야지. 난 싱글벙글 웃고 있는 루네에게 다가갔다. 그 누구보다 홀락에 대해 잘 아는 분. 그의 친누나겠지. "루네." "아잉?" "평범하게 대답해 주라." "헤헤헤." "....." "좋았어?" "....." 솔직히 나쁘지는 않았다. 뭔가 오묘한 소리라고나 할까? 하지만 지금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 루네의 신음 소리 비슷한 소리를 듣는거는 무안하다. 단둘이 있으면 상관없을 듯. 아 참, 이게 아니라..... "네 동생 말이야." "홀락?" "어. 홀락 자식이 좋아하는게 뭐야? 완전 숨어서 잠수 타 버렸네. 좋아하는 걸로 유혹하려고, 보기만 해도 막 흥분해서 달려드는 그런 거 없어?" "보기만 해도 막 달려드는 거?" "어. 웬만하면 여자보다 더 강한 걸로." "흐음." 그 말에 고민에 잠긴 루네. 한참을 그렇게 있던 루네는 갑자기 박수를 치더니 말했다. "기억났다." "뭔데?" 난 기대 어린 눈빛으로 루네를 바라보았고, 루네는 그런 내 모습에 베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여자 팬티." "....." "홀락, 여자 팬티면 완전 환장해." "....." "물론 일반적인 건 아니고 빨간색 팬티에다가 엄청 자극적으로 되어 있는 팬티 있지? 그런 거 무지 좋아하는 거 같던데. 예를 들어 T팬티나 망사 팬티." "....." "아마도 나뭇가지에 걸어 놓으면 미쳐서 울걸." "....." 난 루네의 말에 너무나도 충격을 받아서 아무 행동도 취할수 없었다. 그래, 홀락 자식이 좀(?) 변태 마검인 줄은 원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해도 해 준다. 그자식의 저질적인 행동 말이다. 하지만 일정 수준이라는 게 있지! 팬티만 보면 환장해서 달려든다니! 이거 내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의 초변태다. 그것도 그냥 일반 팬티도 아니고 꼭 붉은색의 자극적인 모양으로 되어 이는 팬티를 특히 좋아한다? 예를 들어 T팬티나 망사 팬.... 푸어억! 잠시 나도 모르게 코피가 쏟아질 뻔했다. "....." "데스티니!" "어?" 그때 내 이름을 부르는 루네. 그녀는 그윽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너도 그런 거 좋아해?" "안 좋아해!" "진짜?" "....." "진짜?" "쳇, 좋아하면 보여 줄려고 했지." 푸어억. 갑자기 숨이 막힌다. 보여 주려고 했다니. 그 붉은색의 망사 팬티나 T팬티를 내게 보여주려고 했다고? 크오어어아어아. 다시 말을 변경하고 싶다. 왜그렇지? 왜, 왜, 왜?! 하지만 그건 나의 말도 안 되는 바람일 뿐. 그렇게 말하면 난 홀락과 같은 저질적인 변태 수준밖에 안 된다. 참아야 한다. 난 성인군자잖아(언제부터?)! 휴우. 그렇게 루네의 시험을(?) 또다시 견뎌 낸 나. 내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구나! 아 참, 이게 아니라..... "그런데 그 물건을 어디서 구하는 거지?!" 맞다. 제일 중요한 거. 홀락이 제일 좋아하는 건 알았다. 붉은색의 자극적인 T팬티나 망사 팬티 계열. 하지만 문제는 그게 없다는 거다. "사면 되잖아?" 그때 나의 고민을 너무 손쉽게 대답해 주는 루네. 난 그녀의 말에 물었다 "누가?" "데스티니가." "내, 내가?" "응!" "....." "가서 달라고 하면 돼." "마, 말도 안 돼!" 내가 여자 속옷 가게에 가서 붉은색의 망사 팬티나 T팬티를 사 오다니. 말도 안 된다!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가는 난 완전 저질에다가 인생 밑바닥을 기는 변태로 오인받을 확률 99%다. 절대 못 간다. 난 내 대신 갈 사람을 구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어디 갔냐?" "아까 다 도망가던데?" "....." 남자 분들이 한 분도 안 계신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루네와 나의 대화를 듣고 속옷 가게를 들어가야 한다는 대목에서 모두 사라졌다. 모두 말이다. 흔적도 없이..... 이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것을 예측한 그들의 빠른 움직임? 그러다 보니 남은 건 여자들뿐. 하지만 레나나 혈화, 엘레니아 누나에게 저런 말도 안 되는 팬티를 사 와 달라는 건 진짜 아니고, 그나마 가능한 분은.... "루네, 부탁하면 안 되지?" "안 돼." "....." 너무나도 쉽게 잘라 버리신다. 허억. 조금 생각하는 척이라도 해 줘, 루네. 루네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같이는 가 줄 수 있어." "....." "싫음 말고." "....." "지금쯤 홀락은 너 낚은 거에 대해서 즐거워하고 있을걸." 발끈. 루네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발끈했다. 그래, 홀락 이 자식. 지금 분명히 숨어서 나를 비웃어 대고 있을 거다. 날 낚은 걸 말이다. 참을 수 없다. 이 자식을 잡고 만다! "가자!" 난 당당하게 앞서 나갔다. 하지만 그건 여자 속옷 가게 바로 앞까지만.... 르네아아 여자 속옷 전문점. 내 앞에 있는 간판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거대해 보이다 못해 에펠탑 200개를 쌓아 놓은 것을 보는 듯하다. 그만큼 여자 속옷 전문점이라는 글자가 나의 뇌를 점령했다. "안 들어가?" "....." "데스티니?" "저기, 루네." "응?" 난 조심스럽게 루네를 불렀다. 그런 다음 애틋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냥 루네가 사다 주면 안 될까?" "싫어." "....." "뭐, 난 상관없으니까. 그럼 난 간다." "허억!" 그러면서 곧바로 가 버리려는 루네 양! 난 다급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절망에 찬 어조로 말했다. "드, 들어갈게." "헤헤헤." 무섭다, 무서워. 여자 속옷 가게라는 던젼(?)에 입문해야 하다니! 무수히 많은 던전을 마스터한 나지만 이 던전만큼은 정말 무섭다. 우어억! 끼이익.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문 열리는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도 입구로 몰려온다. 그리고 다시 제 할 일을 하는 게 정상이지만 나를 보고 모두 멈춘다. 크오옥. "어머나? 남자 친구랑 같이 오신 분인가요? 흔치 않은데. 남자 친구가 용기가 많은가 봐요!" 그때 우리가 들어온 걸 본 30대 초반의 종업원이 다가가 그렇게 말했고, 난 그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다. 그냥 단지 이 시간이 얼른 지나가기를 바랐다. 진심으로. "헤헤. 자기가 꼭 자기 손으로 사 주고 싶다고 했거든요." "어머나, 자상한 남자 친구네요. 부러워요 잘생긴 데다 키도 크고 몸도 좋고, 부러워요. 완전 선남선녀 커플이네요." "헤헤." "....." 어느새 난 루네의 남자 친구로 변신했다.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서어서 물건을 조달(?)한 뒤 떠나고 싶다. 아까부터 신기한 듯 쳐다보는 저 여자들의 시선을 피해서 말이다. "그나저나 남자 친구 분, 어떤 종류의 속옷을 원하나요?" 그때 내게 질문하는 종업원. 난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 붉은색의 T팬티나 망사 팬티를 원한다고...... 가고 싶다. 가고 싶어! 우어억! 홀락에 대한 나의 분노가 아니었다면 난 벌써 뒤쳐나갔다. 하지만 홀락에 대한 나의 분노가 지금 나를 붙잡고 있는 거다. 그 종업원은 다시 내게 물었다. "쑥스러워 하지 마세요. 가끔씩 남자 분들도 오시니까요." "....." 가끔씩이잖아요! 자주는 아니잖아요! 난 솔직히 말해 남자가 여자 속옷 가게에 들어간다는게 뭐 어떤가 싶었다. 지금 이 상황을 겪어 보기 전까지 말이다. 하지만 난 겪고 알았다. 저 수십 명의 여자들이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는 시선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압도적으로 파묻어 줄 거 같은 여자 속옷들. 한마디로 할 말 없게 만든다. 정말..... "자기야~ 어서 말해." 그때 루네의 애교 어린 재촉. 그래, 말하자. 말하는거다, 눈 감고 말하는 거야! 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붉은색의 T팬티나 망사 팬티." "....." "....." "....." "....." 순식간에 매장 안이 미묘해졌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때 그 미묘한 분위기를 깨는 종업원의 한마디. "남자 친구가 벼, 변..... 아, 그러니까 좀 취향이.... 에...." 분명 저분, 나한테 변태 취미가 있다고 한 거다. 그런 거다. 그리고 마구 웅성거리는 여자들, 저분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지. 초변태. 흐흐흑. "....." 난 더럽혀졌다. 순수했던 내가 말이다. "데스티니, 미안." 이런 내 모습을 본 루네는 당황한 모습과 더불어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한다. "난 설마 데스티니가 진짜 할 줄은 몰랐어. 난 그저 곤란해하면 뽀뽀 받고 내가 사려고 했는데...." "....." "미안, 미안." 아니. 괜찮아, 루네. 정말 괜찮아 다 내 잘못이지. 내가 왜 그런 미친 소리를 한 걸까?! 루네 말대로, 그냥 물러났으면 됐다. 그런데 왜 굳이 그런 미친 발언을 해서.... 우어억! 그래, 이건 다 홀락 때문이다. 홀락, 그 자식 때문이야. 하하하하! 모든건 그 자식이다, 그 자식이야, 그 자식이야! 하하하하(모든 죄를 다 뒤집어 쓰는 홀락)! 흠칫. 홀락은 온몸이 싸늘해짐을 느꼈다. 이런 기분은 생전 처음이다. 그만큼 감당이 안 될 정도의 냉기가 그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증오와 파괴로 자신을 난도질할 거 같은 기분? 그만큼 홀락의 입장에서는 엄청 당황스러운 기분이었다. 그렇게 부들부들 떨던 홀락. 그는 우연하게(?) 보았다. 나뭇가지에 걸린 채 펄럭거리고 있는 붉은색의 티 팬티와 망사 팬티를 말이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거다. 그게 저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저게 왜 나뭇가지에 걸려있는가는 중요치 않다. 오직 그의 눈에 보이는 건 그 두 개의 팬티뿐. 그는 굉음을 지르면서 그대로 달려들었다. - 우어억! 그런데..... - ..... 팬티에 거의 근접한 순간 느껴지는 위압감. 한마디로 이성이 돌아왔다는 거다. 붉은색의 망사 팬티와 T팬티로 이성을 잃어버렸던 홀락이 이성을 되찾았다? 그만큼 엄청난 위압감이었다. 저걸 가지러 갔다가는 그대로 저것과 함께 사라질 기분? - 뭐지? 홀락은 한참을 그렇게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채 하늘을 부유했고, 그 순간! "홀락, 개자식!" - 우어억! 갑자기 데스티니가 튀어나왔다. 그렇게 되자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홀락. 그리고 그를 쫒는 데스티니. 그들의 아름다운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총 12시간 24분 추격전이 벌어졌다. 둘 다 필사적이었다. 홀락은 살기 위해 필사적이었고, 데스티니는 자신의 과거를(?) 잊기 위해서 필사적이었다. 그렇게 된 두 남자의 비극적인 추격 신. 하지만 그 추격 신의 승리자는 데스티니였다. "하아, 하아." - 주, 주인. 끝내 데스티니의 손에 잡힌 홀락.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데스티니를 보고 말이다. 그의 눈동자는 정상이라고 보기에는 절대 무리였고, 이미 야수의 눈동자에 근접했다고 할까? - 대화하자. "....." - 주인 사마. 우, 우리 즐겁게 춤을 추다가! 홀락이 개소리(?)를 해 보지만 이성을 상실한 데스티니에게 들릴 리는 만무하다. 잠시 후 그는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 이후, 그곳에서는 한 마검의 울부짖음이 있었다. 전설이 될 정도로 말이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악! 9장 마룡 레시 휴우. 괜히 홀락 때문에 잠시 나도 모르게 야만인의 모습을 보인 거 같다. 지금은 다행히도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그나저나 2,000만 원짜리 일. 갑자기 일어난 정체불명의 일을 해결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소규모 마을 몇 군데가 완전히 소멸되어 버린 일 말이다. 그런데 항상 생각하는데 이런 구린내 나는 일엔 항상 그분이 끼어 있더라? "게르니아." 그래, 항상 신비한 일이 생기면 그 안에 있는 분, 게르니아.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게르니아 님이 계신다!' 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항상 괴팍한 일에는 그가 입질당기고 있더라. "....." 난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더욱 굳어 버렸다. 란센 형의 말 그대로였다. 완전히 소멸됐다. 형태도 없이 마을 전체가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다고 해야 하나? 거짓말 안 하고 지금 내 손에 쥐어진 지도가 아니었다면 여기에 마을이 있었는지조차도 확인이 불가능했을 거다. 터벅터벅. 그때 그 현장을 보고 천천히 다가가는 카란 사마. 그는 현장에 도착하더나 눈을 감았다. 그러더니 댄스(?)를 추고 있다. 드디어 미친 거다. 저 인간 미치다니. 저 인간만은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크으윽! 왠지 모르게 미묘한 감정이 나를 뒤덮는군. 그때였다. 싱글벙글 웃던 카란이 허공을 보더니 말했다. "오랜만이죠?" "....." 그 말에 나도 카란이 바라보고 있는 허공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곳에는 미묘한 기운이 있다. 생전 처음 느껴 보는 생소한 기운 말이다. 파지짓! 그 순간, 그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허공이 반으로 쪼개지더니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대략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였는데,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카락과 아무런 감정도 없어 보이는 표정이 유독 인상적인 남자였다. 외모 또한 상당히 잘생겼고 키도 역시 185cm 정도로 훤칠하다. 한마디로 여자들한테 '꺄아악!' 이라는 비명을 충분히 들을정도의 남자였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거 같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 쪽, 아니 정확히는 카란을 보고 눈을 불태우고 있었으니..... "카란....." "어머나, 어머나!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세요!" "....." 저 인간의 뇌가 궁금하다. 저 압도적인 살기에 저런 식으로 대응하다니. 어느 의미에서는 정말 존경한다. "카란, 네 이놈!" 그때 카란의 장난에 그 남자는 분노에 휩싸이더니 그대로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어라, 뭐 하는 짓?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왠 삽질? 하지만 그것이 내 착각이라는 게 밝혀지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콰앙! 카란의 바로 앞 공간에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난 거다. 한마디로 공간을 무시해 버리고 그냥 공격해 버린 거다. 저 어마어마한 공격을 말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걸 또 손가락 하나를 내민 채 막은 카란. 뭐냐, 이 괴물들? 그 모습에 허공을 가로질러 나타난 남자가 표정을 굳힌 체 말했다. "여전하군, 카란." "요오, 감사합니다." "....."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대답한다. 그러다 카란은 약간 의구심이 생긴 듯 물었다. "근데 저번에 뵈었을 때보다 파괴력이 엄청 강해지셨는데요?" "당연히, 네놈과 네 제자 놈을 죽이기 위해 난 힘을 받은거니까." "흐음." "뭐, 뭡니까?!" 난 그때 당황한 마음에 둘 사이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뭐가 그렇게 당황스러웠나교?! 저 남자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네 제자놈을 죽이기 위해'라는 멘트가 무지 당황스럽다는 거다. 저 남자는 생전 본 적도 없는 나를 카란과 굴비 엮듯이 해버린 거다. 이렇게 당황스러울 수가! 내가 불쑥 끼어들자, 그 남자는 나를 바라봤다. "네가 카란의 수제자인가?!" "그냥 잠시 미묘하게 꼬였을 뿐, 아무런 사이 아님." "어머나, 데 군." "....." 그때 갑자기 눈을 깜빡이면서 말하는 카란. 그는 계속해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그 뜨거웠던 시간을 잊으신 건가요?!" "남들이 오해할 만한 대사는 치지 마세요!" "쳇," "....." 하아, 진짜 저인간! 왜 자꾸 날 이상한 존재로 만드냔 말이다. 난 진짜 순결(?)한데 말이다. 그 남자는 나에게서 카란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네놈의 수제자가 맞나 보군, 카란. 네놈의 목숨을 뺏은 뒤 제자도 보내 주지." "어머, 그건 불가능할 텐데." "....." "전 안 죽을 거거든요?" "....." 여전히 여유 만만한 카란 씨. 헉! 분위기만으로도 압도한다. 저 두 사람에 의해서 말이다. 한편 카란은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즐겨 볼까요?" "그러지." 그러면서 두 사람음 마주 봤다. 그리고 그걸 본 난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괴물 대 괴물의 싸움?" = ..... - ..... "왜 그러냐?" 어의가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는 펜들과 홀락 그들은 내 질문에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 주인의 입에서 괴물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몰랐어. ".....?" 무슨 뜻이지? 내가 펜들의 미묘한 말에 이해할 수 없어 난감해 하자, 펜돌은 너무나도 진지한 모습으로 말했다. = 주인은 초괴물이잖아. "죽었어, 임마!" = 꺄릉! 난 그대로, 펜들을 낚아채면서 한 방 패려고 했는데..... 콰앙! 그대로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시선을 그쪽으로 돌아갔고, 거기에는 믿을 수 없는 현상이 벌어졌다,. 꿈이기를 바랐다. 아니,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런 일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졌다.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카란. 하지만 방금 전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르다. 그 다른 것이라고 하면 카란의 입가에 흐르는 붉은색의 피. 한마디로 깊은 내상을 입었다는 거다. 많은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다, 단 한 번의 격돌이 일어난 시간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폭발음도 한 번 들렸고, 그런데..... "카란, 실망이군." "쿠, 쿨럭." "일격조차 견디지 못하다니." "난감하네요, 후후." "....." 그 남자의 한심하다는 말에도 여전히 미소로 회답하는 카란. 지금 어느 의미에서 그의 한결같음이 놀랍다. 하지만 그것보다 지금 카란의 입가에 흐르는 피가 더 놀랍다. 게르니아도 충분히 상대할 만한 힘을 가진 저 인간이 저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일격에 박살 나다니! 한마디로 카란은 게르니아를 가볍게 짓누를 수 있는 압도적인 무련을 가진 존재라는 거다. "내가 오 ㅐ네놈에게 봉인을 당했는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글쎄요, 당신이 심심했나 보죠? 후후." "....." "그런데 봉인당당 내내 약물 복용이라도 하셨어요? 많이 강해지셨네요." "....." 여전히 능글능글한 카란과 그를 무감각하게 바라보는 그 남자. 그 순간, 그 남자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 버린 카란. 젠장! 이번 공격은 카란도 막지 못한다. 이건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이번에 막지 못하면 카란의 목숨은 없다고 말이다. 난 그대로 허공을 저었다. "홀락!" - 오케바리! 순식간에 홀락이 소환됐다. 그와 함께 은빛의 팔찌를 풀어 낸 나는 곧바로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 파지짓! 그러자 난 순식간에 연한 금빛 머리카락을 가진 모습으로 변했다. 이걸로 두 번째인가? 후유증 막심으로 별로 원치는 않지만 저 괴상한 괴물 자식을 상대하는 데엔 필수일 거 같다. 스윽! 난 순간 이동이라고 할 정도의 속도로 몸을 움직여 카란의 앞을 막아섰다. 그러자 어느새 붉은색의 대검을 소환해 카란을 향해 긋는 그 남자. 난 그대로 홀락을 들어 그 검을 막았다. 콰앙! 검과 검이 부딪혔다. 하지만 부딪친 것치고는 너무한다. 순간적으로 가로 세로 20미터 이상의 구덩이가 생길 정도의 폭발이 일어났으니까. 나와 한 번 부딪친 후 뒤로 물러선 그 남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내 공격을 손쉽게(?) 막았다? 카란조차도 막지 못한 내 공격을......" "....." "....." 미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그 순간이었다. "꺅! 데 군, 저를 구해 주셨군요!" "....." "정말 감동이랍니다." "....." 갑자기 내가 왜 구해 줬을까 싶다. 정말 진심으로 말이다. 카란은 다시 그 남자를 보더니 말했다. "제 제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감동스럽죠?" "....." "참고로 제 제자는 초괴물이니 조심하세요." "누가 초괴물이에요!" "어머, 격한 반응, 긍정인가요?" "아닙니다." "호호호." 이 인간..... 크윽! 난 저 능글능글한 인간 때문에 속이 뒤집혔지만, 지금은 표현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저 앞에서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같은 저 남자 때문이지. "....." 그 남자는 한참을 날 뜨겁게 바라보더니 말했다. "게르니아에게 힘을 받은 나의 공격을 받다니, 카란의 힘을 훨씬 뛰어넘었군." "....." 그때 저 남자의 입에서 거론된 한 존재의 이름, 게르니아.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게르니아 아저씨가 출동한다(?)!' 라는 거 말이다. 그리고 확실히 이번에도 출동하셨군. 참으로 출동 하나만은 멋지신 분이라니까. 한편 그 말을 들은 카란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게 군도 참 미쳤나 봐요. 마룡 레시 님에게 이런 힘을 주다니 말이죠." "....." "하지만 레시 님, 그거 아세요? 게 군이 주는 힘은 부작용이 심해요오오오!" "상관없다. 네놈들만 죽일 수 있다면." "어머나." "....." 한마디로 증오심에 불타오르는 거구나! 카란 씨에게 말이다. 도대체 과거에 무슨 짓을 했기에 자기 목숨을 담보로 헤치우려는 걸까? 분명 평범하게 만나지는 않았을 거다. 카란과 저 남자의 대화를 종합해서 예측하건대 카란은 저 남자, 즉 마룡 씨를 봉인했다. 하지만 그냥 봉인 안 했을 거다. 저 인간 성격상 온갖 이상한 짓거리를 하면서 봉인했을 거다. 예를 들어..... '레시 군, 저를 잊지 마요. 아이잉.' '.....' '즐거웠어요!' '잘 가세요, 레시 군. 흐흑.' 이런 식으로 저 마룡을 능욕(?)했을 거다. 저 인간의 성격상 가능한 일이다. 그때 마룡님께서 말하신다. "난 네놈이 나를 봉인할 때 했던 말을 잊ㅈ ㅣ못한다." ".....?" "'레시 군, 저를 잊지마세요.' 라는 말을 말이다." "호오?" "수천 년 동안 그 말로 인해 난 죽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 내게 기회가 왔다. 네놈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참 뒤끈이 긴 분이군요." "....." 어이, 카란 씨. 뒤끈이 긴 게 아니라 당신의 행동에 무지무지 문제가 많다고요! 봉인하는 존재에게 '저를 잊지 마세요'라는 대사를 치면 나같아도 열 바당 뒈지겠다. 그리고 만약에 누군가가 목숨을 담보로 힘을 준다고 하면 덥석 물겠다. 그러고 보니 지금 이 일이 일어난 건 순전히 저 작자 때문이다. "말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다 죽이겠다." 파아앗! 그 말과 함께 사라지는 그 남자. 그리고 어느새 내 등 뒤를 점령하신다. 스윽. 그의 붉은색 검이 내 목을 향해 그어졌고,난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와 함께 그대로 홀락을 뒤로 쑤셨다. 그런데..... 퍽!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 홀락이 그 마룡의 배를 찔렀지만, 말 그대로 찌른 상태다. 간단하게 말해 그의 살을 뚫을 수 없었다는 거. 난 어색하게 그를 보면서 말했다. "단단하시군요." 스윽. "우오오!" 나의 말에 대답도 안 해 주고 그대로 검을 그어 버린다. 난 다행히도 뒤로 재빠르게 이동하는 바람에 살았지만 말이다. 그 순간 카란이 기억이 났다는 듯 말했다. "아, 맞다. 한 가지 말씀드리지 않은 게 있는데요." "....." "마룡 레시 님은 모든 마법에 대한 내성력이 절대적이고, 그의 비늘은 오리데오콘보다 한 5배는 강해요." "....." "저의정보에 감사할 필요는 없어요, 데군. 후훗." ".....!" 빌어먹을! 그런 정보는 좀 빨리 말하라고, 이 인간아! 한참 전투를 벌인 후에 말해 주는 주제에 엄청나게 뻔뻔함을 자랑하는 카란. 진짜 그는 번데기의 증조할아버지도 밟아 버릴 정도로 뻔뻔하다. "....." 한편 계속해서 나를 쫓아오는 그 마룡. 그는 계속 검만 휘둘렀다. 그에게 방어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공격만을 할 뿐이었다. 이런 말이 있다.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그만큼 공격에 사활을 걸면 확실히 강해진다. 물론 실수하는 순간 그대로 죽음이지만, 저분은 아니다. 실수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저 강력한, 그러니까 오리데오콘의 5배 이상의 강도를 가진 비늘이 절대적으로 지켜주니까 말이다. "으악." "....." "켁, 켁." "....." "나 살려!" "....." "헉, 헉, 헉." 난 온갖 비명을 지르면서 피해 내는 데 정신이 없었다. 어차피 공격해 봤자 데미지 0.0000001%도 안 들어간다는 건 알았다. 그리고 오히려 어설프게 공격하다가 어긋나면 그대로 뒈진다. 그냥 차라리 피해 내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하지만 이대로 가도 패배다. 그것도 절대적인 패배 말이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한 가지 아이템. 모든 것을 소멸시키고 파괴하는 그것. 그거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바로 소멸의 활 데스파라 말이다. 콰앙! 난 또 피해 냈다. 지금껏 수십번에 달할 정도로 피하기만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변신 업그레이드가 되는 바람에 시간제한이 없다는거. 전 같았으면 어린아이로 강제로 변신되어서 그대로 죽었겠지. 아무튼 지금 내게 중요한 건 단 하나, 소멸의 활 데스파라를 소환해서 저 마룡에게 선물해 주는 거다. 하지만 계속 공격만 하다 보니 그런 기회가 나지 않는다. "데 군, 파이팅요! 사랑해요! 아이잉!" 휘청. 빌어먹을 한 인간의 응원에 순간적으로 휘청한 나. 그리고 그 기회를 틈타 강하게 찔러 들어오는 마룡. 으차! 무지무지 위험한 상황이다. 그런데........ "헤이스트 인크로 배리어!" ".....!" 순간적으로 내 몸을 감싸 안는 엄청난 속도와 공간이 갈라지더니 그 공간으로 공격 자체를 블록시키는 기술. 이건...... "레나, 땡스!" 그렇다. 뒤에서 레나가 지원해 준 거다. 아자! 레나 양, 고마워요! 하지만 오히려 이건 독이 되었다. 파직! ".....!" 갑자기 사라지는 마룡 씨, 이번에는 내가 타겟이 아니다. 그러면? "레나! 빌어먹을!" 난 약간 고난이도의 기술인 이늨로 배리어를 사용한 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레나에게 냅다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젠장! 그때....... 콰앙! 갑자기 사라진 마룡 레시를 막는 자, 그의 이름 진. 그는 레시를 막았다. 하지만..... "....." "진?!" "오빠?!" ".....!" 막은 게 한계였다. 단 한 번 막았을 뿐인데 아까 카란과 마찬가지로 깊은 내상을 입어 입가에 피가 흐른다. 그리고 카란보다 심하다는 걸 알려 주듯이 검은색의 피가 흐른다. "빌어먹을!" 난 격한 감정을 안은 체 그대로 마룡을 공격했다. 한마디로 일도양단으로 마룡의 목을 공격한 것이다. 카란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안 됩니다! 데 군, 속임수에요!" 무슨 말인지 안 들린다. 단지 이 자식이 레나를 노렸고, 진은 심하게 상처 입었다. 그래서 단지..... 퍽! 하지만 난 카란의 말뜻을 금방 이해했다. 홀락이 마룡의 목에 박힌 채 전진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마룡은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인간이라는 존재들은 단순하다." 푸지직. "....." "오빠!" "데스티니!" "데 군!" "데스티니!" = 주인! - 주인!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것보다 내 배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붉은색의 검이 더욱 신경 쓰인다. 그리고 서서히 무언가가 희미해진다. 의식이 사라진다. "데스티니!" 혈화의 절규 어린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대답해 줄 수가 없다. 미안, 혈화. 털썩. "....." "....." "....." "....." "....." 모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붉은색의 검에 관통된 채 목숨을 잃어버린 데스티니를 보고 말이다. "크하하하! 크하하하!" 마룡 레시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한참을 웃었고,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참 재밌어. 그렇게 강하던 놈이 이렇게 순식간에 죽어 버리니 말이야. 하하하!" "....." "....." "....." 마룡 레시는 그렇게 웃었고, 그 모습을 본 진은 그대로 달려들었다. 엄청난 부상을 입은 채로 말이다. 항상 진과 데스티니는 사이가 좋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둘은 친구였다. 라이벌이자 친구. 그리고 자신 때문에 데스티니가 죽었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이 상처 입은 걸 보고 흥분해서 였지만 진이 생각하기에는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다. 푸욱. ".....!" 하지만 분노만으로 실력의 격차를 줄일 수는 없었다. 어느새 진의 배에 깊숙이 꽂혀 있는 붉은색의 검. 진의 입가에서 또다시 피가 흐른다. "오빠!" "진!" "제길!" "으악!" "미안하다, 레나. 지켜주지....못했다." "오빠!" 그 말과 함께 진은 숨을 거두었다. 한마디로 데스티니와 진 둘 다 목숨을 잃어버렸다. 그렇게 되자 남은 사람은 케인과 혈화, 레나, 엘레니아, 루네, 그리고 제킨과 베르, 마지막으로 카란 이렇게만 남았다. 하지만 이들의 힘으로는 저 마룡 레시의 옷깃조차 건드릴수 없다. "....." 그 순간 갑자기 사라지는 혈화. 그리고 그걸 본 레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언니, 안 돼요!" ".....!" 퍽! ".....!" 혈화는 그대로 땅바닥에 뒹굴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곧 죽을 것 같은 상처. 단 한 방의 공격만으로 저렇게 만들었다. "언니!" 레나는 다급히 그녀에게 다가가 치료 마법을 걸었고, 마룡 레시는 마치 장난감을 보듯 혈화를 바라보았다. "일부러 죽이지 않았다. 조금 가지고 놀고 싶어졌거든. 크크크." "제길!" 케인은 이렇게 무력해지기는 처음이었다. 데스티니와 진이라는 괴물 때문에 자신의 무력이 조금 달려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자신도 엄연히 손꼽히는 랭킹 안에 들어가는 실력자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말이다. "하하하,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들을 죽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 것 같군." "....." "....." "....." "저질이야." "흐음?" 한편 모든 여자들은 굳어 있었지만 루네만은 담담히 그렇게 말했고, 그 말에 마룡 레시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마족 년인가?" "....." "뭐, 네가 내 첫 재물이 되고 싶다면.... 크크크." 그러면서 레시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그 앞을 가로 막는 카란. 그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이길 수 없습니다! 모두 도망가세요!" "카란...." 앞에서 자신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존재를 나지막하게 부르는 마룡 레시.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카란은 여전히 미소와 함께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선은 못 넘어가실 거 같네요, 훗." "크크크. 좋아, 좋아, 좋아!" ".....?!" 그때 갑자기 마룡 레시는 이상한 소리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파드드득! 파드득! 파드득! "....." "....." "....." "....." 저번에 초능력 차원에서 일어났던 그 공작의 변형적인 모습이 마룡 레시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안 그래도 무적이라는 존재의 마룡 레시에게 말이다. 그는 즐거운 듯 말했다. "나의 모든 힘으로 너를 죽여 주지. 크하하하!" "이거 참 난감하네요." "카란, 죽는 순간에도 네놈의 입이 나불거리는지 지켜보지!" 그 말과 함께 레시는 거의 두 배의 공격력과 상승된 스피드로 카란을 공격했다. 변신 전의 공격도 막기 힘들었던 카란이었다. 이 공격을 막는 건 무리였다. 그런데...... 파아앗. ".....!" 믿을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다. 분명 죽었던 데스티니다. 그가 손가락 한 개로 마룡 레시의 일격을 막아 낸 거였다. 그조차도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네, 네놈이 어떻게.....!" "....." "부, 분명 죽었을텐데." "....." 하지만 데스티니는 말이 없었다.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했을 뿐이다. "당신이라는 존재는 사용하지 말아야 할 힘을 사용했습니다." ".....!" "저는 그 대가로 당신의 목숨을 가져가겠습니다." ".....!" 그 말이 끝이었다. 어느새 마룡 레시는 소멸되어 버렸다. 그 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마룡 레시가 단숨에 사라졌다. 그것도 흔적도 없이 말이다. 한편 너무나도 생소한 데스티니의 모습을 본 동료들은 잠시 동안 멈췄고, 제일 먼저 혈화가 달려왔다. "데스티니, 괜찮은거야?!" 하지만 그녀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다시 데스티니가 쓰러진 거였다. 그리고 죽음이었다. 10장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 낟 돌아왔다. 심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 돌아오기까지 말이다. 흑흑. 마룡 레시인가 뭔가 하는 잡놈한테 뒈져서 근 한 달을 돈도 벌지 못하고 잠수 타야 했다. 뭐, 그동안 휴식기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낫지만, 그래도 가슴 아프다. 그 까닭에 난 더욱 불타오른다. '게르니아 잡고 떼돈 벌자' 라는 모토가 말이다. 그나저나..... "마룡 레시를 내가 처지했다고?" - 주인, 기억 안나? "....." - 갑자기 주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주인답지 않은 대사 막쳤어. "....." - 그러더니 순식간에 마룡 레시를 소멸시켜 버리던데? "내가?" - 어. 다 봤다니까! 그 말에 고개를 돌리자, 다른 일행들도 맹렬히 동감한다. 그렇다면 지금 홀락의 말이 사실이라는 건데, 도무지 내 머릿속에는 기억이 전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순식간에 마룡 레시라는 존재를 소멸시킬 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가능은 하기는 하지만..... 아 참, 내가 무슨 생각을..... "이 인간은 어디갔음?" - 카란? "어." - 잠시 놀러 간다던데? "....." - 알아서 올테니 데 군이 외로워하면 달래라고 하더군. 미친....! 제발 오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잠시 말고 푹 장기간 놀기 바란다. 그리고 내가 왜 그가 없는데 외로워한단 말인가? 행복해 하면 행복해 했지. "흐에엥! 데스티니, 보고 싶었어!" "루, 루네...." 그때 내게 달라붙는 루네. 난 그런 그녀를 보고 난감한 듯 서 있었다. 사실 레나와 혈화 같은 경우는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있었지만, 루네는 아니다. 그녀는 게임 안에서만 볼 수 있는 거다. 그러니 지금 이 반응도 이해해 줘야 한다. 한편 루네는 나를 빤히 보더니 갑자기.... "데스티니...." 움찍. 내 오른쪽 귀에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하아." 움찔움찔.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에 몸을 부르를 떠는 나. 그리고, 그걸 본 루네는 웃으면서 물었다. "좋아?" "....." 사실 좋다. 왠지 모르게 좋아! 왜 이런 거냐! 특히 오랜만이어서 더 좋다. 마구 말이다. 그런데.... "둘이 뭐하는 짓이야?" "....." "....." 어느새 혈화가 다가와서 나를 째려보고 있다. 난 그 모습에 최대한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다. 왜냐고? 이제는 깨달았다. 오히려 당황하면 당황할수록 상대방에게 의심을 준다는 사실을. 침착이야 말로 모든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약이라는걸 말이다. 별 이상한 것만 깨닫는군. 일단 난 혈화의 째려보는 눈빛을 마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런 모습조차 귀엽다. 꺅! 안 한다. 어찌 됐든 어떤 표정을 짓든 너무나도 귀여운 혈화 양. 아 자꾸 왜 이야기가 다른 데로 새는 걸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난 나를 노려보고 있는 혈화를 보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응?" "....." "무슨 소리야, 혈화?" "방금 전 저 여자랑 무슨 행동했어?" "아? 그냥 뭐 루네가 장난삼아(?) 박람을 내 귓가에 분 거 같은데?" "....." "하하하." 내가 침착하게 또박또박 말하자, 할 말을 잃어버린 혈화! 바로 이거다. 내가 원하던 건 이거야! 유후!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혈화 뒤로 복면을 뒤집어쓴 남자 한명이 나타나더니 나를 이글이글 불타는 눈으로 바라본다. "저 여자가 귓가에 바람을 불어넣자, 황홀한 얼굴과 함께 이상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마스터." 분위기 싸해지는 건 금방이네? 혈화는 나를 더욱 매섭게 노려보았다. 결국 나는 당황해서 침착함이 사라지고 말았다. 빌어먹을 저 혈화 펜카페 자식! 어떻게든 날 헐뜯으려고 하루종일 나만 감시하는 거냐! 윽! 제길! "내 부하가 그렇다는데?" 혈화는 더욱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난 그 말에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네 부하 시력이 안 좋나 봐?" "둘다 2.0 입니다." "....." 그때 또 나타나더니 보고하는 혈화 어쌔신. 난 주먹을 쥐었다. 저 개 자식! 지금 나한테 시비인 거냐?! 앙?! 그때 갑자기 혈화는 고개를 휙 돌리더니 그대로 가 버린다. "혀, 혈화, 오, 오해라니까." "....." "혈화 양!" 화나서 가는 혈화를 쫓아가는 나와 그걸 보고 좋아하는 혈화 부하. 난 물론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퍽! "큭!" 그대로 혈화의 부하에게 하이킥 한 방 먹이고 그대로 삐쳐서 가 버리는 혈화를 애타게 불렀다. "난 순수해!" "혈화 양ㅡ 절대적으로 오해임." "....." "진짜야! 믿어 줘!" 난 잔뜩 삐쳐 있는 혈화에게 열심히 부인했다. 오해라고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삐쳐 있는 그녀.이런 색다른 모습이 왜 귀여운 거지? 큽! 이런 생각보다 일단 그녀의 기분을 풀어 주는 게 우선이겠다만. 난 혈화의 앞에 서서 맑고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계속 설명했다. "내 눈동자를 봐. 결백하잖아." "....." "응?" 이게 바로 나의 비기, 초롱초롱 눈동자 비기다. 일명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비기로, 내가 이런 일을 하도 많이 겪어서 그걸 대비하기 위해 만든 비기다. 이 눈동자에 휩쓸리면 일단 무조건 동정심이 일어난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완벽한 비기야! 한편 나의 이런 비기(?)에 흔들리는 그녀. 난 더욱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말했다. "절대로 루네의 말에 반응한 적 없어." "진짜?" "응. 응!" "....." "믿어주라." 그러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쏘아 보낸다. 그러자 혈화는 서서히 화를 풀었다. 호? 이거 효과 죽이는데?! 자주 사용해야겠다. 초롱초롱 비기(?) 말이다. 그 순간...... "데스티니...." "응?" "아니, 태현아." "에?" 갑자기 그녀가 내 본명을 부른다. 혈화는 나를 뜨거운 눈빛으로 지그시 바라본다. 헉! 혈화 양, 설마 그 눈빛은?! 난 혈화의 뜨거운 눈빛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고. 혈화는 조심스러운 어조로 내게 물었다. "사실대로 말해 줘, 태현아." "무, 무슨 일인데 그, 그래?" "말해 줄 거지?" "어? 어." 그녀의 애타는 말투에 나도 모르게 승낙을 했다. 그녀가 말했다. "나 싫어?" "아, 아니!" 싫다니! 혈화 같은 아름답다 못해 빛이 나는 여자가 싫다니! 그리고 외모가 문제가 아니라 혈화 자체가 난 좋다! 정말로 말이다. 난 맹렬히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절대 아니야! 난 혈화가 좋아!" "....." 잠깐! 분위기가...... 혈화가 좋다는 말에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고백과 같은 의미일 수도 있다. 난 그런 의미가 아니다. 물론 100% 아니라고는 하지 않지만, 지금 고백한 거 아니다. 절대 말이다. 그 순간, 갑자기 혈화가 다가온다. 그러더니 얼굴이 홍당무가 된다. 헉! 저건 원래 레나 전용 홍당무(?)인데 혈화가 하니까 뭔가 좀 미묘하다? 물론 이상하다는 건 아니고, 좀 색다르다고 할까? 항상 얼음 같은 표정만 짓는 그녀니까 말이다. 그녀는 잠시 후 내 앞에 서더니..... ".....!" "....." 그대로 내 입술에 키스해 버렸다. 아니, 그냥 키스도 아니다. 프렌치 키스를 말이다. 여기서 프렌치 키스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걸로 안다. 하지만 그래도 굳이 설명해 주면, 혀와 혀가 뒤엉키는 심오한 키스(?)라고나 할까? 한마디로 난이도가(?) 높은 거다. 그걸 혈화가 내게 한 거다. 크윽! 설명하다 보니 지금 이 상황, 엄청난 거잖아! 난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고, 폭주 기관차처럼 머리에서 스팀이 팍팍 돈다. 이게 프렌치 키스?! 그 전설(?) 이라는 그 키스?! 으아어으아아아! 미묘한 언어 나와서 죄송! 그만큼 흥분했다는 거다. 그때 혈화가 입술을 뗏고, 난 멍하니그런 혈화를 바라보았다. 혈화는 여전히 얼굴이 붉어진 채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난 절대 포기 안 해." "....." "네가 레나에게 조금 마음이 있다는 건 알아. 그렇지만 방금 내 말을 들어 보면 나도 그렇게 싫지 않다는 거지?" "물론." 싫기는커녕 너무 좋은데? 으으! 난 바람둥이인 거야?! 왜 이래! 이런 저질! 혈화가 떨리는 어조로 말했다. "바, 방금 그건 내가 너랑 진심으로 결혼하겠다는 선전포고야." "....." "기억해 둬." 후다닥. 그러면서 혈화는 사라졌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카와이! 하지만..... "....." 흐음..... 내 주변을 둘러싸는 인기척들이 마구 느껴진다. 살기가 너무 강하다. 마치 온몸이 갈가리 할아버지가 되는 느낌? 그 만큼 그들의 분노와 파괴 욕구가 절실히 느껴진다. 지금껏 경험한 중에서 최고다. 아마도 혈화와 한 것 중에서 최고로 행복한 전설(?)을 이루어 낸 데 대한 대가일까? 스윽. 스윽. 검은 복면의 사나이들이 나를 바라본다. 죽음을 각오한 채. 난 그들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혈화랑 프렌치 키스는 좋았는데, 뒤끝은 영 그렇다?" 그렇다. 뒤끝이 영 아니다. 저 스토커 놈들, 언제까지 날 괴롭힐 거니? 헉! 헉헉! 헉, 헉, 헉! 또 거친 3연타의 '헉'소리가 나고 있다. 아이고, 나 죽네! 저것들은 진짜 나를 죽이려고 작정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공격을 퍼부을 리는 없겠지. 그만큼 나를 증오하고 있다는 건가?!" = 주인은 오래 살겠다. "뭔 개소리냐?" 그때 펜돌이 나타나서 내게 한마디 던진다. 그놈은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 이렇게 많은 욕을 받으니까 오래 살겠지. "....." = 아주 장수하겠어. "....." 그래, 네 말대로 난 아주 장수할 운명이다. 내 주변의 아름다운 미소녀님들 덕택에 난 남자 놈들에게 이미 찢어서 구워 삶아 먹어도 모자랄 정도로 증오스러운 존재가 되었으니까. 그러니 아주 오래 살겠지. 푸욱! "....." 그 순간 내 주변에 단검들이 잔뜩 꽂혔다. 내가 살짝 몸을 비틀지 않았더라면 저 단검들이 내 몸에 깊숙이 박혔을 거야. 흑! 그리고 또 다른 어쌔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설마 오늘 날 죽이려고 작정한 건 아니겠지? 하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나? 어쌔신들은 점점 쌓여만 갔다. 자기들이 탑도 아니고, 잘도 쌓여가는구나! 그리고 잠시후, 혈화의 부하들이 거의 총집합했다. 대략 천 명 정도?! 사실 그들은 강하다, 정말 강하다. 그리고 참고로 난 저들의 목숨을 뺏을 수 없다. 혈화의 부하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들은 순수하게(?) 나를 증오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난 혈화의 프렌치 키스를 받은 슈퍼 짐승이었으니까. 저들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목숨을 빼앗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대로 당하는 싫어! 난 웅장한 목소리로 외쳤다. "혈화가 너희들이 이러는 거 알면 얼마나 실망하겠어!" "....." "....." "....." "....." "....." 움찔. 내 말에 어쌔신들이 움찔거린다. 난 의외의 반응에 눈을 반짝이면서 말했다. "내가 증오스럽겠지. 너희들이 좋아하는 마스터에게 좀 므훗한 거 받았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혈화는 이런거 원치 않는다고! 그리고 프렌치 키스...." 이글이글. 이글이글. 이글이글. 말 잘못했다. 그냥 프렌치 키스라는 말 안 꺼낼걸. 그 말 한마디에 어쌔신들은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 초버서커모드로 돌입했다. 난 머리를 붙잡았다. 난 왜 이러는 거냐! = 주인이 바보여서. "심히 죽고 싶나, 펜들?" = ..... "닥쳐라! 지금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 난 깐죽거리는 펜들에게 엄포를 놓은 뒤 그대로 홀락을 들었다. 하아, 진짜 내가 나쁜 놈인 걸까?! 혈화한테 프렌치 키스 받은 게 그렇게 나쁜 일인 걸까? 흑흑! "왜, 왜 그래?!" 거의 거지꼴이 된 체 나타난 나를 보고 혈화는 당황항 표정을 지었다. 난 그녀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부하들, 정말 멋져." ".....?" 정말 멋지다. 저 정도의 충성심이라니, 난 감동했다. 아니 사랑인 걸까?! 그들의 집착은 이미 평범함의 수준을 넘어섰다. 거의 미친놈 수준이었다. 전문용어로 '또라이'. 그만큼 그들은 혈화의 일이라면 전투력이 다섯 배 이상 증가 하는 버서커가 되어버린다. "무, 무슨 소리야?!" 혈화는 내 말뜻을 이해 못하는 지 되물었다. 난 그녀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면서 말했다. "넌 절대 안전할 거야!" "....." 그래, 절대 안전할 거다. 그들이 있는 한.... 혈화 직속의 변태 스토커 단체, 그들이 있는 이상 말이다. 그 순간 느껴지는 살기. 또냐, 또냐, 또냐?! 온몸에 부상을 당했어도 나를 노려봐 주는 어쌔신들. 정말 감동적이다. 저 열정 하나만은 무적이라고 봐도 되겠다. "조심해서 다녀." 한편 혈화는 나를 걱정해서 한마디 해 주신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나를 지켜보던 거머리님들의 살기를 더욱 가중시킨다. 이런 멋진 영혼들 같으니..... 참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왜 그래?" 내 모습에 혈화는 더욱 걱정해 준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의 고통은 증가된다. 지켜보는 저분들 때문에.... 난 주춤거리며 말했다. "으응. 괘, 괜찮아, 걱정 마." "진짜 괜찮은 거야?" "무, 물론! 무지무지 괜찮아." "그리 괜찮아 보이지 않는데." "괘, 괜찮아!" 난 그러면서 한 발자국 다가오는 혈화를 피해 한 발자국 물러섰다. 그러자 묘한 정적이 흘렀다. 난 다급히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아, 아니, 방금 전의 행동에는 무지무지 큰 이유가 있어." "....." "그러니까 에....." 하지만 혈화의 차가운 얼굴을 보니 약간 상처받은 느낌이 든다. 나 같아도 그러겠다. 누군가가 한 발자국 갔는데 그걸 피해서 뒷걸음질 치면 말이다. 안 돼! 난 혈화가 앞으로 오는 건 환영하지만, 저 지긋지긋한 것들때문에.... 하지만 이걸 말할 수도 없고, 젠장! 나는 고민했다. 지금 어떻게 해야 저 상처받은 혈화를 위로해 줄 수 있을까. 그 방법은.... "혈화 양, 내가 가고 싶어서 그런 거야!" 덥석! 그러면서 그냥 혈화를 껴안아 버렸다. 어차피 아무도 없으니 상관없다. 어쌔신님들 제외하고는 말이다. 한편 내 그런 행동에 혈화는 얼굴이 붉어졌고, 내 주변으로는 공기가 갈라지는 듯 강한 살기가 넘쳐흐른다. 대단하군! 엄청나! - 주인, 용감해. = 미 투. 그때 홀락과 펜들의 말이 들려왔다. 그래, 난 용기 빼면 시체잖니. 그나저나 혈화 안으니까 되게 포근하다. 하지만 이건 잠시 후, 일어난 폭풍 전의 행복?! 그날 밤. "으악!" "제거!" "제거!" "제거!" "제거!" "제거!" 난 싸웠다. 어쌔신 집단 스토커님들하고 말이다. 이놈들은 불사신이었다, 말 그대로 혈화에게 빠져서 사랑의 불사신이 된 몸. 죽도록 패도 재생해서 일어난다. 마치 좀비처럼 말이다. - 그들에게 좀비 상을 수여하면 어떨까 하는데? 홀락의 제안이었다. 그래, 나도 주고 싶다. 그런 상을 만들어서 저들에게 친히 수여하고 싶다. '좀비 상' 말이다. 하지만 내가 주는 이상 절대 안 받겠지?! 이 무서운 스토커들 그리고 추가로 14시간 24분간 그들과 놀았다는(?) 건 알아주었으면 한다. 흑흑! "게르니아 님, 이것입니다." "찾은 건가?" "네." "크크크!" 게르니아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흑백의 검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멋들어진 검은 아니다. 오히려 장식용으로는 별로다. 하지만 이건 실용성을 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게 신급 무기라고 불리는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 크하하하하!" 데스티니가 애타게 찾던 세 번째 신급 무기인 파괴의 검 지크라이트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