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춥고 어두운 동굴 속,,, 그러나 이곳을 보금자리삼는 존재에겐 전혀 어두움도 추위도 느껴지지 않는다 당연한 것, 지상 최강의 생물로 창조되었고 육체를 가진 생명중 가장 완전체에 가깝게 도달한 존재,드래곤은 왠만한 추위로는 한기조차 못 느끼는 것이다 물론 어두울 리도 없다.드래곤은 타고난 적외선 시각이 있기에 칡흑같은 어둠속에 서도 모든 사물을 인지할수 있다. 그 동굴의 한 거대한 공동속, 거의 작은 동산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드래곤이 웅크 려 있었다. 번쩍이는 붉은 각질의 비늘,드래곤중에서도 실버드래곤과 함께 최강으로 불리우는 레드 드래곤이다. 잠시후 그 거대한 생물체는 웅크리고 있던 몸을 서서히 펴기 시작했고,그 거대한 입에선 찢어질듯한 괴성이 울려퍼졌다. "으아!!짜증나!!짜증나!!짜증나!!!" 건장한 성인의 몸통만한 거대한 앞발가락,과연 드래곤 족중에서도 최대의 육체를 지닌 레드 드래곤다운 거대한 앞발이지만, 지금 그 웅장한 앞발가락에는 드래곤 손톱의 반정도 크기의 한 서적이 끼워져있었다. -대마도사 테롤드 크로워드의 서- 레드드래곤의 일족으로 카르세아린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은,그리고 길어서 부르기 힘들다는 이유로 '아린'이라고 불리우는 300살짜리 어린 드래곤은 저 -대마도사 테롤드 크로워드의 서-란 책자를 가지고 한참을 끙끙대다가 이번엔 환호성을 질렀다. "캬~~성공이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있는 조그마한 책엔, 깨알같은 글씨로 '폴리모프의 법' 이란 재목의 긴 문장이 쓰여져있었고,곧 웅장한 목소리가 동굴속으로 울려퍼졌다 주문을 외우는 아린의 얼굴은 희열과 함께 강한 자부심이 어려있었다. 드디어!장장 6개월만에 그는 자신의 원하는 서적의 내용을 전부 보는데 성공한것 이다. 글씨가 작은건 전혀 아린에겐 문제가 되질 않았다. 드래곤의 시력은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좋다 거,옛날 용자전설같은 모험담 보면 드래곤들은 , 자신을 찾아온 용사들의 검이나 갑옷의 문장만 가지고 어디 출신인지를 밝혀내지 않던가 "XX 가문이군" 혹은 "YY왕가인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인간으로 치면 5M밖의 떨어진 바늘 귀도 볼수 있을 정도이니 아린이 지금 들고있는 마법서도 충분히 읽을수 있다. 적어도 아린은 그런 생각으로 라르테아드 산맥 건너사는 인자한 (어디까지나 레드 드래곤 중에서)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 에게서 이 책을 슬쩍 해왔고, 역시나 아린이 문맹이 아닌 이상 글을 읽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아린이 원하는 마법,폴리모프의 법이 실려있으리라 기대했고 그의 기대 를 저버리지 않은 이 책은 의외의 곳에서 그를 짜증나게 해버렸다. 바로, 책장을 넘길수가 없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조그만데다가 재질은 왜 이리도 약한지, 아린은 처음 그 책을 펼쳤을때 찢겨진 부분이 '폴리모프 마법편'이 아닌것을 신에게 감사했었다.물론 그 후론 아주 조심스럽게 책을 다루었지만,,, 종이 한장이면 인간들 사이에서도 얇다는 표현으로 속담에 인용되는데 하물며 드래곤 손에서야,,(게다가 드래곤 손톱이 좀 날카로운가) 그야말로 밤낮을 낑낑댈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린은 드래곤족 가운데서도 인내심없기로 유명한 레드 일족, 아린이 책을 훔쳐온 6개월간,아린의 보금자리 근처에서 살고 있는 오크니 트롤, 오우거 그리폰 등등의 인간들 사이에선 몬스터라 불리우는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아린에겐 맛나는 식사거리인 이 생물들은 밤잠도 제대로 못자고 경계태세를 갖출수 밖에 없었다.저 어리고 성질급한 드래곤이 짜증날때마다 그들에게 화풀이를 했었기에. 어찌됐던간에 아린은 드디어 그 책에서 원하는 내용을 찾았다.아마 주변의 몬스터 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축제를 벌였을 일이다. "준비는 끝났다" 아린은 천천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폴리모프. 용이나 인간 혹은 그에 준하는 지성을 지닌 유사인간들이 사용하는 형체변환마법 이 마법으로 그들은 자신의 형상을 다른 종족의 형태로 바꿀수 있다. 인간들 세계에서는 꽤나 고위마법 취급받지만 용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마법에 지나지 않는다. 나이가 5~600살이 되면 본능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형태를 바꾸는 법을 체득하게 되고 그 이후로 그들의 선조가 쌓아놓은 고대의 지식과 지혜를 습득하게 되는데,,, 용들의 지식은 방대하고 그 방대한 지식을 드래곤 사이즈에 맞게 책자로 만들어 보관하는 용은 아직까지 없다. 즉 폴리모프로 다른 종족의 형태가 되어서 (대부분 인간을 선택하지만 취향에 따라선 엘프나 유사인간,괴팍한 드래곤의 경우 드워프나 고블린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용으로써의 긍지가 높은 자들은 드래크로니안 즉 용인으로 변하기도 한다.아무래도 드래곤 그들의 덩치는 너무 거 대한 것이어서 그냥 돌아다니면 세계에 심각한 영향이 미쳐지는 것이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이다. 그러므로 아린도 2~300년만 기다리면 저절로 익히게 될 마법이고 저렇게 신경질내 면서 배울 필요도 없다. 즉 고작 2~300년을 못 참아서 아린은 저 짓을 하고 있는 거였다.-2~300년이면 용들에겐 '고작'이지 암,,- %% 참고로 용들의 수명은 대략 7~8000년 정도로 5~600살 사이에 성년기를 맞고 청년기가 3000살까지 5000살을 넘기면서 노년이 시작된다 %% 아린은 당황했다. 분명히 폴리모프는 성공했다. 그런데 성공하고 보니 뭔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눈을 뜨고 있음이 분명한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 마치 50년전 찾아갔던 은빛산맥에 와있는 듯한 이 추위. "뭐,,뭐야?여기 내 집 아닌가???" 아린은 어둠속에서 우왕좌왕하다가 다시 폴리모프의 주문을 외웠고 드래곤으로 돌아갈수 있었다. 밝고 따듯했다(드래곤입장에서). 아린 집 맞았다. "음 내일 아침 해뜨면 나가서 다시 해야지,,인간이란거 되게 불편하군" 기껏 변신해놓고는 자기 모습한번 못 본채 아쉽게 잠속으로 빠져드는 아린이었다. 잔잔한 호숫가,울창한 수림 사이로 밝은 햇살이 스며들고 살랑이는 바람이 나무 잎새를 지나가는,,,,,으,, 어쨋든 경치좋은 어느 호숫가.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가 가지런히 허리까지 내려온채 새하얀 피부를 햇살에 드러내며 찰랑거리는 머리결을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가끔 손으로 툭툭 쳐가면서 수면위로 자신의 얼굴을 연신 비춰보는 한 소년이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미소년이란 얘기지) 소녀같은 귀여운 얼굴을 한채 실오라기 하나 안걸친 채 자신의 온 몸을 신기하다 는듯 살펴보는 그 순진한 모습. 그야말로 야요이 변태들이 보았다면 침을 질질 흘리고 달려들었을 그런 모습이지만,이곳은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의 영역. 야요이 변태들중 감히 드래곤의 영역에 침범할만큼 간큰 인간은 없는지라, 아쉽게도(?)아무 일없었다. "음,,생김새가 비슷한 걸 보니 제대로 되긴 됐나 보네,," 아린은 수면에 자신의 모습을 계속 이리저리 비춰보며 말을 이었다. "근데 왠 머리털은 이렇게 긴거야?내가 남들보다 뿔이 더 길어서 그런가?" 뿔이 긴 용일수록 폴리모프되면 장발? 그럼 인간상태에서 머리를 깍은 뒤 그 용이 본체로 돌아가면 남은 머리카락은 도로 뿔이 되겠네? 아직까지 머리카락이 용의 뿔로 변해버려서 망한 미용실이나 드래곤 슬레이어 할인 판매같은 소문은 들려온 적이 없으므로 근거없는 소리다 즉 단지 작가의 괴상한 취향덕택에 그런 장발이 되었단 예기다^^;; (꺄아아앙~~역시 장발 미소년이 제일 좋아~~~^^) 아린이 계속 자신의 몸을 살펴보며 성공의 쾌감을 맛보고 있는 중, 그의 뒷쪽 덤불에서 갑자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아린이 미쳐 뒤돌아보기도 전에 덤불에서 검은 형체가 튀어나와 아린을 덥쳤다. "으악~야요이 변태들인가~~????" 오크였다. 아니 10마리는 넘어보이니 오크들이다. "이,,,이런데서,,,인간이,,," "잡아,,,돈,,돈이다." "게다가 미소년,,비싸게 팔수 있다,,," 오크라도 미적기준은 인간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 모양이다. 아린으로선 당황+황당한 일. 감히 자기 식사거리 주제에 자신에게 덤비는 것이 황당했고,그 식사거리 크기가 엄청 커져버려서 자기 눈위치를 넘어선다는게 그를 당황하게 했다. "이,,,이것들이 감히,," 따악~~~~~!! 상황종료. 몽둥이의 타격음이 경쾌하게 한번 울리고 오크들은 한큐에 골로 가버린 아린을 들고 즐겁게 그들의 마을로 향해 출발했다. 2장 : [방랑검사 레이크] "이봐,,꼬마야,,정신 좀 차려라" 서서히 아린은 눈을 떴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느끼며 주위를 둘러보니 그 고얀 식사거리들은 전부 유통기 한이 지난 모습으로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었다. "쳇,여자인줄 알고 구해줬는데 ...." '엥?여자인줄 알았다고?폴리모프가 잘못되기라도 했나?' 아린은 당황해서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달릴거 달린거 보니 제대로 된 상태.아린 은 고개를 들어 음성의 발신지로 시선을 돌렸다. 190은 족히 넘어보이는 건장한 체구(참고로 아린 현재 키는 170),우람해보이는 어깨의 강인한 인상의 한 청년이 아린의 시선에 들어왔다. 허리에 찬 거대한 대검-나중에야 아린은 그 검이 바스타드 소드라 불린다는걸 알았 다-과 좀 낡아보이는 검은 망토에 가죽갑옷, 아린이 알고있는 모험가,,라는 것과 흡사하다. 폴리모프한 드래곤으로써의 인간형태가 아닌 순수한 인간을 아린은 지금 처음 보는 것이다. 그 모험가로 보이는 청년이 아린에게 물어왔다. "이 근처에 마을같은게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어쩌다가 이런데서 오크에게 (잠시 머뭇) 홀랑 벗겨져서 끌려가고 있었냐?" 으악 뭐라고 해야 하나,,난 사실 드래곤인데 어른들 몰래 폴리모프로 인간이 된거다? 호숫가에서 벌거벗고 자기 몸 구경하고 있다가 오크한테 몽둥이를 맞고 기절해서 이렇게 된건데요,,음 아린 스스로 생각해봐도 믿지 않을 이야기,,,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으으 "왜 아무 말이 없니?" 청년은 아린이 혼자 눈알만 굴리면서 조용히 있자 재차 물어왔다. '으 뭐라고 대답하지?' 사실대로 얘기하자니 믿을거 같지도 않고 또 믿는다 해도 너무 쪽팔리는 이야기. 그냥 드래곤으로 변신해버려서 앞발로 이 청년을 지긋이 밟아준뒤 없던 일로 하고 집에 가면 간단하고 뒷처리도 깨끗하지만,,아린이 꿈꾸던 계획-인간세상을 구경해 보겠다는 야심찬-계획에 있어서 이렇게 간단히 인간을 만난건 행운! 쉽게 인간세상으로 갈수있는 지름길이 눈앞에 있는데 그걸 지긋이 밟아버릴순 없는 노릇이다. 청년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집은 어디냐?" "이근처에 마을이 있니?" "여행중이었니?" "일행은 어딨니?" 아린이 인간들 집이 어디붙었는지 마을이 어찌 생겼는지 알리가 있나. 그는 정직하게 대답하기로 결심했다. "몰라요" 아린의 말을 들은 청년의 얼굴이 잠시 심각해졌다. "설마,,,기억상실증???" 기억상실증.왠만한 장편만화엔 꼭 한번씩 등장하고 스토리딸리는 만화가들이 가장 단골로 써먹는 주 병명. 아린의 머리속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거 괜찮네?무조건 나는 모르는 일입니다.기억나지 않습니다 만 반복하면 되자나?' 아린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갑자기 아린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모,,,몰라요,,난 누구지,,으으 머리가 아파,," 머리야 한큐에 기절할 정도로 세게 맞았으니 아픈 연기를 따로 할 필요가 없는 아린이었고,,, 덕택에 청년은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으음,,아마 일행들과 여행중이었나보군. 그러다가 몬스터의 습격을 받았고,,, 혼자만 있는 걸로 봐서 일행은 다 죽은 건가,,,뒤통수에 피가 묻은 걸 보니 머리 를 잘못 맞아 기억을 잃어 버린건가,,," 아린이 들어봐도 참 그럴듯한 이야기다. 인간과의 첫 만남은 아린으로선 만족스럽게 마무리지어졌다. 청년은 배낭에서 아린이 입을만한 옷가지를 던져주며 말했다. "내 이름은 레이크다. 너 이름도 기억 안나는 거냐?" 괜히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는 싫은 아린인지라 얼른 대답했다.물론 아픈 척 눈썹을 찌푸리며 떠듬떠듬하면서. "아,,아린,,그것외에는,,으으" 아린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기억상실이라는 병은 참 편했다.그냥 몰라,,,으으,, 머리가,,,하면서 말만 더듬거리면 상대방은 아무 의심 안하는 것이다. 사실 레이크가 의심을 안한 것은 아린의 연기가 탁월한 탓이라기보단.아린의 외모 탓이 더 크겠지만 말이다. 소녀같은 귀여운 얼굴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윤기나는 머리결.가늘고 하얀,전혀 위 험해보이지 않는 팔과 다리,,게다가 처음 만남이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채 오크들? ? 게 잡혀가는 모습이었으니 의심할 필요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 레이크였다. 뭐 아린이야 그저 자기 연기가 탁월해서 그런줄 알고있지만. "제길,여자인줄 알았는데,,짐만 늘어버렸군" 혼자 궁시렁거리며 아린이 옷을 입는걸 멀뚱히 보고있던 레이크는 그래도 할수없지 란 표정으로 배낭을 다시 정리했다. 용병으로 떠도는 레이크였지만 기억을 잃은 어린 소년-게다가 홀랑 벗은-을 드래곤의 영역에다가 그냥 버리고 갈만큼 매정한 인간은 아니었다. "대강 입어라 어차피 너한테는 맞지도 않는 옷이니." 워낙 레이크의 덩치가 커서 아린이 입으니 헐렁해도 보통 헐렁한게 아니었다. 그럭저럭 품이 큰 옷은 허리띠로 조르고바짓단 올리고 팔 걷고 해서 할동할만해진 아린을 보며 레이크가 입을 열었다. "일단 교역도시 라엘까지는 데려다 주마.거기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으니 네 기억 을 찾는데 도움이 될거고, 기억을 못 찾더라도 먹고 살순 있을거다. 난 갈 길이 바쁘니까 말이야" 계획이랑은 좀 틀리지만 모로가도 목적지로만 가면 되는거 아닌가. 아린은 즐겁게 레이크의 뒤를 따라 산속을 걸었다. 라르테아드 산맥 . 험란한 고개와 수많은 몬스터들로 인간의 발길이 끊긴지 1000년이 넘은 곳. 대륙 중앙를 차지하는 가이아네스 제국과 헤이드 6개국 연 합과의 경계선이기도 하다.그러나 이 산맥을 보금자리 삼는 한 존재때문에 제 국과 헤이드연합국은 어쩔수 없이 해상으로 교역을 해야만 했다. 카르슈타인 드 레드. 5000년을 넘게 살아온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라르테아드 산맥은 그의 포근한 보금자리였고 그 곳을 인간이 침범하는 것을 카르슈타인은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카르슈타인의 동굴에는 인간의 목소리가 높게 들리고 있었다. "칼슈타인님이 자꾸 바람을 넣으니까 얘가 그딴 짓을 하죠!도대체 그 어린 것한 테 마법서는 왜 주신거예요?' "내가 준건 줄 아나 그 몹쓸 것이 훔쳐간거지.귀엽다고 오냐오냐 해주니까 이런 짓을 해? 몹쓸 놈 같으니,,," "아니,,누가 몹쓸 놈이라는 거예요? 칼슈타인님이 부추기지만 않았으면 걔가 그 런 짓을 했겠어요? " "허참,,이보게 칼세니안,옛날 얘기 들려달라길래 들려준것도 잘못인가? 누가 들으면 진짜 부추긴 줄 알겠구만." 칼세니안이라 불린 붉은 장발의 미모의 여인이 마찬가지로 붉은 머리를 한 40 대로 보이는 붉은 법복을 걸친 사내한테 씩씩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붉은 법복을 입은 중년사내,칼슈타인의 폴리모프형체인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 놈이 우리 레드 일족 사이에서 태어나다니 원,,일족의 수치로군." 칼세니안은 발끈해서 소리쳤다. "뭐가 일족의 수치라는 겁니까?" "뭐긴 뭐야,역대 드래곤 역사상 무단가출한 최초의 드래곤인데,,역사로도 남겠군." "지금 비꼬는 거예요? 아린은 걱정되지도 않는 단 말이에요?" "흥,그놈 돌아오면 내가 가만 안둘테다.감히 내 물건을 훔쳐가?" "흥 이런 산맥 깊숙이 뒹굴고 있는 치매드래곤한테서 책하나 가져가는게 뭐 그리 대단한 죄라고 ." "뭐?치매 드래곤?자넨 존장에 대한 예의도 없나?어미가 요모양이니 아린녀석이 그 꼴이지." "뭐가 어째요?" 대화로 보아 카르세니안이란 여자는 아린의 엄마임이 틀림없다.즉 레드드래곤 이란 얘기다. 카르슈타인 드 레드. 고룡의 칭호를 받은 자. 오랜 세월동안 성질 많이 죽긴 했지만 그 역시 레드 드래곤.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고,타고난 성품은 고치기 힘든 법이고 또 레드 드래곤 하면 인내심없고 흉폭,포악하기로 유명하다. 일단 화가 나면 앞뒤 안가리는 것이다. 우선 죽여놓고 내가 왜 이 사람을 죽였 지?라고 자문하는 존재가 레드 드래곤의 본질,수많은 세월과 지혜의 교류로 많이 순화되긴 했지만 본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런 레드 드래곤 둘이서 이런 대화까지 와버렸으니 ,,,, 이 고요하고 평화롭던 라르테아드 산맥은 곧 불길에 휩싸여야 정상이겠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 옆에 그들의 중재자 레드 일족의 수령이자 적룡왕이라 불리우는 존재가 옆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좀더 대화가 진행되면 옆에 적룡왕이 아니라 절대신이 서있어도 일단 붙고 보자는 식으로 나올 두 드래곤들이라서 적룡왕도 슬슬 참견을 할수밖에 없었다. "양쪽다 그만하시오." 일단 잠잠..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쉰 적룡왕은 말을 이었다. "아린의 처리는 내가 직접 하겠소. 사실 이런 일은 처음 있는거라 당황스럽기도 하지만,,아린이 다시 본체로 돌아가면 그 파장을 난 느낄수 있을거요." 그러나 칼세아닌의 얼굴엔 여전히 수심이 감돌았다. "그 아인 이제 겨우 300살 무사할수 있을까요.." 사실 칼세아닌으로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드래곤의 육체는 그 자체로 인간들 사이에서 최고가의 기물로 매매되는 것. 아린같은 경험없는 어린 드래곤은 자칫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감히 칼슈타인같은 고룡에게 덤빌 골빈 인간들이야 없겠지만 아린정도의 드래곤 이라면 경험있는 뛰어난 모험가들한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칼세아닌을 보며 적룡왕은 부드럽게 그녀를 위로했다 "아린에겐 아무 일 없을거요.그 아이의 육체는 이미 성년기의 드래곤과 맞먹지 않소." "그거야 비만 드래곤이라서 그런거지,브레쓰는 300살수준 그대로더군" 아까 치매드래곤이라고 불린게 꽤나 기분나빴는지 옆에서 계속 비꼬는 칼슈타인 의 목소리였다. "내가 해결하겠소" 단호하게 말하는 적룡왕을 보며 칼세아닌은 불안어린 표정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교역도시 라엘. 헤이드 6국연합 중에서도 수위에 꼽히는 상업도시이다. 라르테아드 산맥의 끝줄기에 위치하여 제국과 헤이드 6국연합의 교역을 담당하 는 한편,6국연합간의 왕래에도 중요한 역활을 차지하는 인구 1만의 거대도시. 항구도시임에도 불구하고,내륙에 위치한 6국연합중의 하나인 바트란왕국과의 교역 도 담당하고 있어서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곳이다. 바트란왕국에서 이곳,교역도시 라엘이 있는 카르셀왕국과 교통하려면 바트란왕국과 카르셀 왕국을 연결하는 하난 강을 통하는 방법뿐이기 때문이다. 바트란 왕국과 카르셀 왕국의 국경을 그어주는 알 크리드 산맥이 그 무서운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의 서식지인 탓이다. 그러나 지금 그 무서운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께서는 연신 주변을 살펴보며 인간 청년을 졸졸 따라다니느라 여념이 없는 상태였다. "와," 두리번 두리번 "이야" 두리번 두리번 "우와" 두리번 두리번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인간이란 종족이 여긴 무슨 빵틀로 찍어내기라도 하는지 사방에 바글바글 거린다. 인간들도 많았고 집도 많았고 막대기에 옷걸어놓은 것 (천막이라고 부른다고 레이크 가 가르쳐주었다)도 많고 아린으로서는 도저히 용도를 짐작못할 알수없는 물건들도 사방에 깔려 있었다. 이러한 아린을 보며 레이크는 '이 녀석 기억을 잃기 전에도 상당히 외진 곳에서 살았나보군' 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곳은 '시장'이라고 부른다고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드래곤이 저녁거리 준비하러 장보러 갈리도 없고,집 같은 곳에서 살리도 없으니, 아린은 그저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보이는 것이다. 드래곤들은 철저히-심지어 부모 자식들 간이라 해도-자신들의 영역은 정확히 나눈다. 아린의 엄마인 칼세아닌도 아린과 같은 영역에서는 살지 않고 철저히 독립된 생활을 한다. 물론 같은 일족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이라면 허락을 구한 뒤 들어가서 자기 볼일 볼수도 있겠지만, 게으른 드래곤족이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게으른 종족이 바로 드래곤일 것이다 한번 잤다하면 2~3년씩 안 깨는 용도 있으니 말이다) 남의 영역까지 들어가야하는 그런 귀찮은 일을 만드는 일은 거의 없다. 빡빡하게 붙어있는 건물들을 보면서 아린은 생각했다 '역시 칼슈타인님말씀대로 인간들은 무리짓는 걸 좋아하는 구나.' "자 다 왔다.내가 말한 곳이 저기야." 레이크가 걸음을 멈추더니 아린에게 말을 걸었다. 레이크가 가르킨 곳은 3층으로 된 돌벽으로 만들어진,그 안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 ? 바깥까지 새어 나오는 건물이었다. [여행자의 휴식처]라는 간판을 단 그 건물 입구를 보며 아린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래도 레이크 뒤를 따라 종종걸음으로 들어갔다. "흐으음 기억상실이라,,,," 40대 중년으로 보이는 거칠게 생긴 사내가 아린의 턱을 손가락으로 받쳐들고 여자애 다루듯이 이리저리 훑어보고 있었다. 알고보면 상당히 무례한 짓이지만 아린이야 뭘 모르니 그저 가만히 있고. "어케 생각해요" "좋아,괜찮군." 레이크의 질문에 중년사내는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고는 말을 이었다. "그럼 잠시 따라오게,레이크" "여기 얘한테 빵두조각이랑 과실주스 한잔 줘요" 주문을 한뒤 레이크는 그 중년 사내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붙은 좀 수상 해보이는 방으로 들어갔다. 만사가 다 신기한 아린, 아린은 주변을 서서히 둘러보았다. 탁자와 의자 그리고 의자위에 혹은 탁자위에도 앉아서 술,,,이라는 걸 마시고 있는 인간들. 하나같이 즐거워 보여서 아린의 입가에도 미소가 맴돌았다. 그렇게 주점-들어오면서 레이크가 말해줬다-안을 구경하는 아린 눈에 아까 레 이크가 거칠게 던지고 간 배낭 사이로 책 한권이 삐져나와있는 걸 발견했다. 들여다봐선 안될 소중한 거라면 저렇게 거칠게 다룰리는 없을 터,뒤져봐도 별 소 리 안 듣겠지,,라고 판단한 아린은 그 책을 꺼내서 그의 앞으로 나온 빵과 과실 주스를 마시며 읽기 시작했다. [여행자를 위한 산맥구조와 몬스터서식지] 라는 긴 제목의 책을 읽어 가던 아린 은 읽다가 먹던 주스를 입으로 내뿜어 버렸다. 푸에엑~~~???? 저놈은 주스먹고 오바이트 하냐?라는 주위의 시선을 무시하고 아린은 다시 책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어째 많이 들었던 이름이 거기 나오는 것이다. -알 크리드 산맥- 대표적 몬스터:흉폭한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 -나이 :약 7~800살로 추청됨- (누가 내 나이를 이렇게 뻥튀기 해놨어?) <--아린의 독서감상 약 200년 전부터 알 크리드 산맥에 둥지를 틀었고 (내가 새냐 둥지를 틀게!!) 알 크리드의 산촌 4곳을 불태우고 200이 넘는 인명을 학살했음 (허참 근처에 인간이 살았음 내가 그 고생을 왜 해) 다수의 그리폰,와이번,오크등의 몬스터를 거느리고 있으며 (그런거 거느린 적 없는데 도시락으로 들고 다닌 적은 있어도) 인간을 적대시하므로 요 주의.30000골드의 현상금이 걸려있음 (30000골드?현상금?이건 또 뭐야??먹는 건가??) 여하튼 웃기는 이야기로군..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나가는 아린 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그렇게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를 까닥거리며 책을 읽고 있던 아린 뒤쪽에서 레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린.그거 가져와라" 뭐,거의 다 읽어서 미련은 없는 책.아린은 레이크에게 책을 건네주면서 물었다. "안에서 무슨 이야기한 거예요?" "별거 아니다.아는 사람한테 잘 부탁해 놓았으니 아무 걱정말고 카산 말만 잘 들 으면 돼.난 바쁜 일이 있어서 더 이상은 같이 못 다니겠구나." 처음 만난것이 10일전 알 크리드 산맥안,그후로 둘이서 먹고자고 했으니 정이 붙 을 법도 하건만 둘다 별로 섭섭한 표정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라엘까지만 데려다주기로 약속했던 레이크였기 때문에 아린도 슬슬 레 이크가 떠나리라 짐작했던 탓이다. 하지만 저 레이크의 얼굴에 희미하게 감도는 즐거운 표정들은 뭐지? 뭔가 좀 이상했지만 인간들은 원래 그런가부다 싶어서 아린은 그냥 넘어갔다. "아린이라고 했냐,이쪽으로 따라와라" 카산이라고 레이크가 소개한, 중년사내가 아린을 불렀고 아린은 카산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 2층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자라." 카산은 딱딱하게 한 마디를 내뱉고는 아린을 방안으로 밀어넣은 채 밖에서 문을 잠궈버렸다. "????" 카산의 태도가 왠지 비위에 거슬리는 아린이었지만 그보단 방안의 광경에 더 호기심이 발동해버렸다. "저게 얘기로만 듣던 '침대'라는 것이구나" 처음 레이크랑 노숙할때를 생각한 아린은 피식 웃으며 침대에 몸을 던졌다. 인간의 형태로 용처럼 웅크리고 잘려다 한참 뒤적거린 뒤 옆에서 레이크가 자는 폼을 보고 따라해서 겨우 잤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으│,푹신푹신하다~~" 처음에 저 푹신하다라는 어휘를 엄마한테 배울때는 도저히 이해가 안갔던 아린. '역시 말로만 들어선 아무것도 몰라.' 고생고생하며 6개월간 책장을 펼진게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며 아린은 잠에 빠져 들었다. 칼세아닌과 칼슈타인이 얼마나 화가 났을지에 대해선 생각도 안하고 있 는 아린이었다. [드래곤 슬레이어] 다음날 아침,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인간들과 시끄러운 소리,도시 전체가 살아움직 이는 듯한 활기참이 있는 라엘의 중앙광장에서 아린은 분수를 구경하고 있었다. 분수와 광장의 모습에 매료된 아린은 카산이 저만치서 수건같은걸 머리에 두른 상인과 이야기하는 동안 마음껏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다가 이상한 물체가 다가오 늘걸 보았다. "켁켁,,콜록콜록" 말에다 끈을 친친 감아서 번쩍번쩍하는 통에 매달고는 맹렬하게 먼지를 일으키며 광장을 질주하는 물체덕택에 아린은 기침을 하며, 얘기를 끝냈는지 그의 곁으로 되돌아온 카산에게 물었다. "저건 뭐고,지금 어디 가는 거죠?" 기침이라는 색다른 경험이 그다지 좋은 기분이 아니라서 아린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고 카산은 그 물체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툴툴거렸다. "에잉,이런 광장에서 마차를 저렇게 거칠게 몰다니" 마차라는 거였군. "그건 그렇고,,너 지금 어딜 가냐고 물었냐?" 툴툴대던 카산이 갑자기 인상을 찡그리며 아린에게 되물었다. ??? 질문을 이해못한 아린은 그냥 눈만 동그랗게 뜨고 카산을 쳐다보았고 카산은 다시 길을 걸으며 말을 이었다. "아침에 말했지않느냐,너는 내가 레이크한테서 샀다고,우리 집이 노예를 둘 만큼 부유해 보이냐? 당연히 노예경매장으로 가지 ." 산다??얻는다는 개념인가?드래곤인 게다가 어린 드래곤인 아린으로선 이해가 안 가는 소리라서 그냥 흘려 들었는데 뭔가 중요한 이야기인 모양이다. 화를 내던 카산은 다시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흠 그건 그렇고 정말 운이 좋군.몸도 건강해보이고 얼굴이 예쁘장하니 적어도 1000골드는 부를수 있겠어" '천골드란게 뭘까?부른다고 하는거 봐서 악기이름 같기도 하고...' 어쨋든 몸건강하고 얼굴예쁘다고 하는거 봐서 칭찬인가보다,,라고 해석한 아린은 방긋 웃으며 카산을 따라갔다. 한참을 따라 걷던 아린은 자기 본체만한 거대한 5층건물에 [라드엘 슈 라엘 노예경매장] 이란 번쩍거리는 글자가 박혀있는 걸 볼수 있었고 둘은 안으로 들어갔다. 노예매매를 금지하는 가이아네스제국과는 달리 헤이드6국연합은 노예매매를 법적 으로 승인하고 있었고 특히 이곳 교역도시 라엘은 노예매매의 중심지로 유명했다. 항구도시라는 위치상 여러 곳의 사람들이 몰려오고 또한 라엘에서도 노예매매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에 대륙에서도 1,2위를 다투는 거대한 노예경매장 이 이곳 라엘에 있었고 그중 하나가 바로 라드엘 슈 라엘 이었다. 우선 인간은 물론이고 엘프,묘인족,수인족,아인족등등의 다양한 리스트를 겸비하여 고객의 입맛을 맞추어 인기가 높았고 길을 확실하게 들여서 팔기때문에 신용이 있는 곳이다. 원래 노예라는 것은 반란자의 가족이나 빛을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범죄를 저지 른 자들로 구성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는 법 고객들이 반드시 인간만을 원한다는 법도 없거니와 오히려 인간보다 유사인종이 더 잘 나가는(^^;;)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제국과는 달리 헤이드 6국연합에서는 유사인종이 거의 살지 않았고 가끔 대륙에서 잡혀온 유사인종들끼리 합쳐서 마을을 만드는 경우는 있지만 원래부터 살고 있는 종족들은 없었다. (6국연합인들은 비록 지정학상으로는 대륙에 속하는 자신들의 영토라도 다들 섬으로 인식하고 산다.제국과 6국연합사이에는 라르테아드 산맥, 절대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고룡 카르슈타인이 서식지로 자리잡고 있으므로 바다로 막힌것만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외의 유사인종들도 국민으로 치는 가이아네스제국에서는 이 6국연합에 납치되는 유사인종들의 문제로 상당히 고심중이라고 한다. 제국에서 고심을 하건 말건 이 곳 카르셀에서는 그들은 동물로 취급된다. 제국 시민권을 가진 유사인종이라면 그것이 엘프건 드워프건 그리고 제국에서 무슨 위 치에 있던 한번 카르셀에 발을 디디면 그 나라안에선 집지키는 개랑 지위차이가 없어져버리는 것이다.(덕분에 제국과 6국사이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다.중간에 끼어있는 카르슈타인과 해룡 아르키어드 만 없었더라도 금방 전쟁이 터졌을 것이 다.그러나 자기 집근처에만 와도 뗑깡부리는 카르슈타인과는 달리 온화한 블루 드 래곤의 일족인 아르키어드는 전쟁등으로 시끄럽게만 안 하면 인간들이 배를 타고 자신의 영역을 넘나드는 걸 용납해 주었기에 뱃길로 인한 교역은 성행하고 있다. 게다가 제국관리들중에서도 카르셀의 노예경매장 고객이 상당수라 외교적으로도 큰 압력을 넣지 못하고 있다) 고급카페트가 깔려있고 화려한 그림들이 벽마다 붙어있는 이 곳은 아린이 카산을 따라 들어간 라엘에서 잘나간다는 노예경매장 라드엘 슈라엘 안, 카산은 아린을 왠 콧수염난 아저씨한테 넘겨버리곤 짤랑거리는 자루 하나를 들고 희희덕 거리면서 돌아가버렸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지?' 뭐가 뭔지 모르게 돌아가는 주변상황. 아는게 없으니 함부로 행동하기도 뭣 하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엄마의 말을 떠올리며 그냥 얌전히 사태를 지켜보는 아린이었다. 철컹~~끼이익~ 카산에게 짤랑거리는 자루를 주었던 그 콧수염난 사람이 아린을 데려간 곳은 녹이 좀 슬어보이는 쇠문이 달린 작은 방이었다. "생각보다 길들이기는 쉬워보이는군" 이라는 아린으로선 아리송한 말을 남긴 채 그 사내는 아린을 방안에 밀어넣고 문을 닫고 나갔다. 그리곤 잠시 문앞에서 움찔움찔 하더니 곧 손잡이에서 철컹 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사내의 발자국은 그대로 문에서 멀어져갔다. '왜 문앞에서 움찔거리면 철컹 소리가 나는 거지?' 도대체가 궁금한 것 투성이인데 카산이고 저 콧수염 남자고 물어볼 틈도 없이 휙휙 사라져 버린다. '이잉,레이크는 물어볼때마다 다 가르쳐 줬는데' 그 레이크란 작자가 자기를 노예로 팔았다는 건 생각도 안 하고 있는-사실 노예 가 뭔지 아린은 모른다-아린은 그저 물어보면 잘 가르쳐주는 레이크가 그리워졌 다. '뭐 모든 인간이 다 친절하라는 법은 없지' 아린은 좋게 생각하기로 마음먹고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2명의 소년이 각기 방구석을 하나씩 차지하곤 쭈그려 앉아있었다. 아린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그 소년들처럼 빈 구석으로 기어가서 두 팔로 다 리를 감싸고는 쪼그려 앉았다.눈치껏 비슷하게 행동하는게 덜 튀겠지,,라는 자신의 이론에 충실한 행동이지만 소년들에겐 불쌍하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물끄러미 아린을 보고 있던 갈색머리의 소년이 입을 열었다. "너도 생긴걸 보아하니 꽤 심한 일을 당한 듯 하구나" ???심한 일??뭐가?? 아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내가 생긴게 어떤데요?" 갈색머리는 힘없이 아린을 쳐다보다가 다시 다리사이로 머리를 파묻고 원래 자세 로 돌아갔다. 대신 아린 앞에 앉아있던 아린만큼이나 긴 검은 생머리의 소년이 말을 걸었다. "우린 다 같은 처지야,굳이 존댓말 할 필요가 뭐 있니?" 굳이 존댓말하고 싶어서 하는 아린이 아니다.주위에 있는 대화상대는 언제나 엄마 아니면 카르슈타인이거나 그외 2000살이상 된 웜 급의 용들뿐이었으니, 반말로 하려고 해도 하기 힘든게 아린의 상황인 것이다. "아 그냥 제 말투가 원래 이래요" 대강 얼버무린 아린,그러자 피식 웃은 그 검은색머리의 소년은 다시 질문을 던졌다. "너 몇년됐냐?" "몇년 되다니?뭐가?나이?" 인간들은 몇살이냐 란 식으로 묻는다고 들었는데,역시 그런 것도 지역마다 차이가 나나? 아니면 저게 말로만 듣던 사투리라는 것?-이라고 혼자 갸웃거리고 있는 아린을 보는 2사람의 얼굴에 동정의 빛이 맴돌았다. "저녀석 이번이 처음인가?설마." 고개를 파묻고 있던 갈색머리소년은 어느새 아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디 출신이니?" 아 어디 출신이냐고?나 알 크리드에서 사는 칼세아린이란 레드 드래곤이야,, 라고 답할수는 없는 아린.자신이 드래곤인게 발각되면 소문이 퍼질테고 그럼 당장 칼슈타인이나 아린엄마한테 딱~ 걸려버릴거다.(뭐 말한다고 믿지도 않겟지) 걸리면 분명히 마나도 봉인당할거고, 그럼 6~700년 내에 다시 인간세상구경하긴 글러버릴게 분명할테니,,게다가 아린 엄마는 성질더럽다는 레드 일족 사이에서도 성질더럽기로 유명하다.-오죽하면 감히 5000살이 넘은 칼슈타인한테도 바락바락 달라들었잖은가-이거 무사히 넘어가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면서 그제서야 칼슈타인과 엄마(카르세아닌)가 얼마나 화났을지 실감한 아린이었다. '절대 들키지 말아야지' 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는 아린,게다가 저런 유의 질문엔 이미 적절한 대처법이 있는 아린이다. "몰라,,레이크가 그러는데,,난 기억상실증이래,," 역시 편하다.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저 소년들이 알아서 적당히 아린의 프로필을 설정해 줄테니까. "노예가 뭔지는 아냐?" "몰라요" "그럼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는 알어?" "몰라요" "왜 팔려왔는진 알어?" "몰라요" "대체 아는 게 뭐야?" 몰라요 몰라 아무것도 몰라~~~ ............ 1시간이 지나고 아린은 그들과의 대화로 인간세상에 대해서 제법 많은 지식을 얻 을수 있었다. 그 2명의 소년이 자체설정해버린 아린의 프로필은 아무것도 모르는 산골에서 살던 미소년,그리고 꾀임에 넘어가 노예로 팔린 비운의 운명의 소년 이었고 그들은 아린이 궁금해 하는걸 친절하게 대답해주고 이거저거 가르쳐주기도 했다. 덕택에 아린은 돈이라는 반짝이는 물체의 사용법이나, 그 돈의 단위-1골드는 100 길드이고 1길드는 100실드다 라는 것-노예제도,국가,도시,기타 등등을 배울수 있 었고 또 인간들 중에는 '변태'라 불리우는 종족이 있어서 드래곤과는 달리 남자끼 리 교합을 즐긴다는 아린으로써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_^;;; "인간은 참 희안하군" 아린은 이렇게 중얼거리며 생각들을 정리하다가 드디어 자신의 처지가 어찌 된건 지를 깨달았다. '그럼 레이크가 나를 팔아먹었단 얘기네??" 아무래도 레이크는 드래곤의 영역에 버려져있는 기억을 잃은 어린 소년을 그냥 버리고 갈만큼 매정한 인간은 아니더라도, 어리고 기억을 잃은 그리고 아무 연고 자도 없으며 고가로 팔릴만한 미모를 지닌 소년을 친절히 데리고 다닐만큼 순진한 인간은 아니었나 싶다. '아니면 처음부터 팔아먹을려고 돌봐준건가?' 인간들의 모험담에 나왔던 만남을 꿈꿔오던 아린에게 냉혹한 현실을 가르쳐 준 레이크는 어찌 보면 상당히 훌륭한 스승이라고도 할수 있겠지만,, 지금 아린은 그런거 생각안한다.배신당한 기분인 것이다. 신경질난 아린은 철문을 세차게 걷어차며 외쳤다. "이봐요,난 잘못 온거야 여기,원래 노예가 아니란 말이다" 쾅쾅쾅쾅~~~ 한참을 두들기자 문을 찰칵 소리를 내며 열리었고 아린은 밖으로 나갈수 있었다 잠시후,,아린은 경비병복장의 험상궂은 청년에게 질질 끌려서 온 몸이 멍이 든채로 다시 방으로 들어 오게 되었다. 휘익~~ 철푸덕~~ 아린을 끌고 왔단 경비병은 아린을 그냥 방안으로 밀어넣어 버렸고, 정상적인 경 우라면 기절한 사람은 똑바로 서있을수 없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지라 아린의 몸 은 볼품없게 바닥으로 자빠져 버렸다. "아까 말릴걸 그랬나?" 갈색머리소년이 시큰둥하게 내뱉은 한마디였다. 해가 져서 이제는 어둑어둑해진 방구석,조그맣게 타오르는 등불심지의 불꽃으로 간신히 사물을 인지할 정도의 빛만을 비추고 있는 그 방구석에서 지금 아린은 쪼그려 앉아 심각하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아까 있던 두 소 년-둘다 3년째라고 들었다.그때야 아린은 몇 년째냐라는 질문이 노예생활에 대한 거란 걸 알수 있었다.-은 아까 나가더니 통 들어올 생각을 안하고 있어서 아린은 혼자서 아까 일에 대해 생각하는 중이었다. '어찌 해야 하나,,,' 인간들에게 억울하게 당한 폭행과 수모로 찢겨진 자존심과 그래도 인간생활을 궁금해하는 호기심이 아린의 마음속에서 계속 다투고 있었다. 아까 얻어맞을 때야 '본체로 돌아가 다 죽여버리겠어!!' 란 생각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막상 정신을 차리고 몸 아픈것도 사라지고 보니 절대적 우위를 차지했던 용으로써의 자존심을 달은 저울은 슬슬 내려가고 다시 호기심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얻어맞느라 바빠 정신집중을 못해서 결국 본체로 못 돌아가고 기절해버린 일이 억울하긴 했지만,한번 변신하면 다시는 인간세상을 볼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아린은 억울한 마음을 억눌렀다. '그러고 보면 아까 변신을 못 한게 차라리 다행인건가?' 정식으로,저절로 익힌 드래곤의 마법이 아닌 인간의 폴리모프마법의 형태로 주문 을 외워서 변화한 아린이기때문에 주문이 없이는 본체로 돌아가질 못한다. 주문외울 시간은 불과 3~4초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주문을 외울시 정신의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아까는 아무 것도 못하고 맞고만 있었던 아린이었다. 불과 3~4초의 시간이 없어서 변신을 못 했으니 이곳 노예 조련사가 얼마나 열심 히 아린을 두들겼는지는 충분히 알만 하지 않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 일은 열받는 아린. '그냥 다 날려버려~~??' '아니지 그랬다간 정말 700년은 외출금지될텐데...' 이리저리 저울질하던 아린은 결국 결정을 내렸다. '뭐 지금은 안 아프니까 갈때까진 가보자~~' 아린은 그냥 인간세상의 한 경험으로 쳐버리고 방바닥에 누워서 밤을 청했다. "앞으로 굴러" " 뒤로 굴러" " 구두를 핥아라" (으악!이건 빼고) 그날 이후론 착실하게 시키는 대로 뭐든지 할려고 아린은 노력했다. 인간들이 많은 도시에서 본체로 돌아갈수는 없으니 일단 노예로 팔린 다음 외진 곳에서 자신을 산 사람을 없애고 다시 세상 구경을 떠난다,,가 아린이 지난 3일동안 세운 계획이었다. 이를 본 조련사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아린은 드디어 내일 경매장에 나가 는 신세가 되었다. 라드엘 슈 라엘. 거대한 5층 높이에 왠만한 영주의 궁성에 달하는 거대한 넓이의 건물안에선 한창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오늘이 1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노예매매 의 날이기 때문이다.그리고 그 건물 3층에 위치한 #아름다운 소년들의 방#이라고 쓰여진 간판이 달린 소강당에선 한창 경매의 열기가 달구어 지고 있었다. "금화 400내겠다!" "금화 450!" "금화 500낸다!" "자, 더 안 계십니까? 더 안계시면 금화 500에 낙찰~~~~~입니다~~~~" 아린이 처음 이곳을 들어올때 보았던 콧수염사내가 높은 목소리로 "더 없습니까 "없다면 이 소년은 금화 500을 내신 분의 소유가 되겠습니다" 라는 소리들을 지르는 것이 무대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린의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 서있는 소년은 짧은 금발의 예쁘게 생긴 소년이었고 잠시 후 배불뚝이 중년인에게 끌려나갔다. 이곳에선 과연 대륙 최대의 경매장답게 고객의 편의를 위하여 시설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품종을 보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엘프룸,미소녀룸,미소년룸 들 고객의 취향에 맞는 노예를 편하게 살수 있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다가 특별히 어린 미소년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여성 미소년매니아와 남성 미 소년매니아의 방을 따로 구분하는 세심함마저 보여 라드엘 슈 라엘경매장은 언제 나 손님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다시 콧수염사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번엔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되겠습니다. 타오르는 듯한 붉고 가는 머리결을 지니고 귀여운 눈망울로 당신을 쳐다보아주는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하 고 있는 소년입니다!! 그리고 반바지만 입은 아린이 무대위로 글려나왔다. '윽,,어째 시선이 좀 야릇하네' 아린이 언제 이런 변태오야지들의 시선을 받아보았겠는가.딱히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사람들은 수치와 수줍음으로 받아들인 모양 이다. "금화 2000!" 금화 500부터 시작한 경매는 어느새 금화2000까지 올라가버렸고 이젠 왠 번쩍거 리는 원색의 조끼를 걸친 배불뚝이 중년인 하나와 새까만 망토를 머리 꼭대기까 지 둘러써서 얼굴도 제대로 안 보이는 쉰 목소리의 사내둘만 남아 계속 경쟁을 하고 있었다. 경매인: 아린: "금화 3000!내겠소" -번쩍조끼아저씨로군- "금화3500" -나직하고 쉰 목소리,이불을 온 몸에 뒤집어쓴 사람이군- "금화 1만!!!" -오,굵직하면서도 청량한 목소리,,목소리,,에엥???-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해졌고 그 곳에는 허리에 거대한 장검을 찬 은빛갑옷의 기사가 한명 서 있었다. 새하얀 은발의 머리카락과 은빛갑옷의 조화가 잘 어울려보이는 20대초반의 미청년의 모습이 아린의 눈에 들어왔고 그 청년은 다시 큰소리로 외쳤다. "그 소년은 금화 1만에 내가 사겠소!" 은발에 은빛갑옷,게다가 은빛망토까지 둘러서 온통 하얀 그 모습을 보며 아린은 단지 하얀거 되게 좋아하는 사람이군,,정도로만 생각하였지만 경매장안의 군중들 은 그 모습에서 아린이 모르는 다른 사실을 떠올릴수 있었던 모양이다. "앗,당신은?" 이라고 외친 사람이 말을 잇기도 전에 사방에서 말이 튀어나왔으니 말이다. "카르셀의 제일기사 다리오스가 아닌가?"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아린은 그 은빛청년말고도 2사람이 더 있는 줄 알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그것이 전부 저 허연 청년에게 주어지는 칭호란걸 알고는 호기심찬 눈으로 봐라보았다. '뭔지는 모르지만 대단한 사람인가보다' 카르셀제일기사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얼마전 사악한 백룡 그라테 우스를 무찔러 드래곤 슬레이어로써의 명성이 저 멀리 제국까지 미친 자. 당연히 대단한 사람이지만 아린이야 알리가 없고, 그렇게 멀뚱히 다리오스를 지켜 보는 아린에게 다리오스가 다가서며 다시 외쳤다. "그대들은 이 소년을 포기한 것입니까?그렇다면 이소년이 제 소유가 됨을 인정하 시겠소?" 다리오스의 말에 열심히 경쟁하던 두 사람들은 잠시 침묵했고 잠시 후 번쩍이는 옷 을 입은 중년인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허허헛,아닙니다 실버나이트여.그대가 그 소년을 원한다면 저는 깨끗이 물러나겠 소만,,,그건 그렇고 참 놀랍군요. 그대가 우리와 취향이 같을 줄이야 허허~" ?!?!? 다리오스는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뭔지 모를 동질감이 가득찬 눈빛들이 사 방에서 자신에게 내려꽃히고 있는게 아닌가. 은발의 미청년 다리오스와 붉은 장발의 미소년 아린. 그림으로 그려놔도 참 볼만 한 광경이었고,걔중에는 다리오스와 아린의 끈끈한 우정^^을 상상했는지 흥분된 얼굴도 보였다. '으악!!' 다리오스는 속으로 비명을 외쳤다. "뭔가 착각들 하나본데,,,," 무언가 변명을 하려던 다리오스는 차마 말을 못 잇고 그냥 아린을 데리고 강당 밖으로 잽싸게 나가버렸고 그 뒤로도 강당은 한참을 웅성거렸다. "허 다리오스가 그런데 관심이 있었다니,"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법이로군" 왠지 자부심이 깃들여져있는 말투들,자신들과 추앙받는 저 실버나이트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게 꽤나 자랑스러운 모양이지만 다리오스는 그 소리들을 뒤로 하고 얼굴이 뻘개진채 아린을 경매장앞마당까지 단숨에 끌고나왔다. 경매장 앞마당에는 아린이 광장에서 보았던 '마차'라는 물건이 수십개가 가지런 히 서있었고 그중 한 마차가 다리오스와 아린앞으로 서서히 다가왔다. "이 소년이군요" 마차안에서 한 기품있어 보이는 중년부인이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아린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다리오스는 대꾸도 안하고 병사가 끌고 온 자신의 애마 '그라테우스' (말에다가 자신이 죽인 용 이름을 붙였다)에 올라탔다. 이제 곧 카르셀 제일기사,실버나이트이자 드래곤 슬레이어의 명성이 드높은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가 금단의 사랑에 눈을 뜨다!!라는 루머가 카르셀 전역 으로 돌테니, 속이 편할리가 없는 다리오스다. "으,,내가 왜 이런 꼴이,," 속으로 궁시렁댔지만 이미 물건너간 일. 다리오스와 아린일행은 천천히 경매장을 빠져나가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마차안은 편안했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눈치를 보니,다리오스는 아린이 들었던'변태'라는 종족이 아닌 듯하다는 판단을 내린 아린은 마차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칼슈타인님,그다음은 어떻게 되었나요?" 작은 동산만한 거대한 드래곤이 용암호수곁에 걸터앉아서 말을 이었다. 라르테아드 산맥중 가장 거대한 휴화산 `에스게 슈 카르슈타인'. 카르슈타인의 불꽃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거대한 휴화산의 한 동굴속, 타오르는 듯한 열기와 숨막힐듯한 뜨거운 공기로 인간의 접근을 불허하는 이곳 은 2000년 전부터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포근한 보금자리였다. 돌조차 녹여버리는 뜨거운 용암호수.레드 드래곤인 아린도 너무 뜨거워서 근처에 웅크려 앉아있는 그 용암호수 가운데에는 거대한 몸의 대부분을 용암호수에 담그 고 자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잇는 한 드래곤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인간용사는 전설의 검 디멘션 블레이드를 빼어들고 파멸의 마왕 다베라 니오스에게 달려들었지,,,," 흔한 인간들의 용자전설,그 역사적 사실조차 제대로 인정되지 않는 흔한 여러 모험담이지만 아린은 언제나 그런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었었다. "보통 아이들은 인간들의 얘기보단 고대의 지식과 지혜를 더 추구하는 법인데 아린,넌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느냐?" 대부분의 드래곤들은 인간을 우습게 본다.실제로 우스우니까,하지만 아린은 인 간들의 모험담쪽이 고대의 지식보다도 마나를 운용하여 마법을 쓰는 일보다도 자연의 흐름을 느껴 정령을 다스리는 일보다도 훨씬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린은 심심하면 라르테아드 산맥으로 날아가 카르슈타인에게 이런저런 모험담을 들으면서 놀았다. '칼슈타인님도 많이 화나셨겠다,,,그 책은 나중에 꼭 돌려드려야지" 한참을 옛 생각을 하던 아린은 마차가 서서히 속력을 줄이자 다 왔나보다 싶어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늘은 저기서 야영을 하도록 한다" 다리오스의 목소리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저만치 넓지막한 공터가 아린의 눈에 들어왔다. 벌써 세상은 캄캄해졌고 어느새 정령의 달 에슈타르가 은은히 그들의 발길에 빛을 비춰줄 뿐이었다. 숲속 가운데 뻥 뚫려있는 공터.숲길의 여행자들을 위해 일부러 나무들을 깍아 만든 곳이다. 마차가 공터 중앙으로 서서히 멈춰서는 동안,다리오스와 20여명 의 병사들은 각기 자신의 말들을 나무그루터기에 매어놓고 있었다. "내리지 않고 뭐하니?" 마차를 같이 타고 왔던 중년부인이 친절하게 아린에게 말을 건넸고 잠시후,마차 문이 열리고 엷은 핑크빛의 예쁜 원피스를 입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붉은 머리를 가지런히 한 줄로 땋고 끝부분에 노란 리본까지 맨 어여쁜 소녀가 살며시 마차에서 내렸다. 마차안에서 중년부인이 준 옷을 그저 시키는 대로 갈아입은 아린의 모습이었다. "음 과연,,이건 닮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똑같군.내 눈으로 봐도 이오네님 같 은걸." 다리오스가 감탄한듯이 아린을 보며 말했지만,핑크빛 원피스의 어여쁜 소녀-가 되어버린-아린은 들은체 만체 저만치 나뭇가지와 지푸라기들을 쌓아놓고 야영준비 를 하는 병사들에게 종종 걸음으로 가버렸다.다리오스의 말보단 저 쪽에서 병사 들이 하는 [두 개의 돌을 탁탁 부딪혀 가면서 불씨를 지푸라기위에 떨어뜨리는 일]이 더 호기심이 갔던 탓이었다. 조금 뒤,드디어 불이 붙었고 곧 여기저기 모닥불이 피워지기 시작했다. 모닥불이 타오르자 사람들은 식사준비를 시작했고,아린은 다리오스가 시킨 대로 한 모닥불 곁에 앉아서 주변을 구경하고 있었다. 주변 병사들의 행동을 둘러보느라 바쁜 아린에게 다리오스가 말을 걸었다. "이름이 뭐냐?" "아린이요" "왜 그런 옷을 입혔는지 궁금하지 않느냐?" 그런 옷?이런 옷은 원래 안 입는 옷인가?? "뭐가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반문한 아린을 보며 다리오스는 잠시 얼굴을 붉혔다. "정말 똑같군." ????뭐가 똑같다는 거야? "왜 여자옷을 입혔는지 궁금하지 않느냔 말이다." '아하,인간들은 여자 옷과 남자 옷이 다르다고 했었지?그럼 이건 여자 옷인가?' 이젠 인간세상에 대해서도 제법 알고 눈치도 빨라진 아린이 잽싸게 대답했다. "궁금한데요" "정말 궁금하긴 한거냐,,,," 안 궁금한 건 아니었지만 현재 아린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다.아린의 코끝을 간지럽히는 이 고소한 냄새의 근원지가 더 궁금한 까닭이다. `으 배고파~~' 이 다리오스란 사람은 남의 속도 모른체 계속 말을 이어대고 있고,,,, "내가 너를 산 이유부터 설명해야 겠구나.내 친구중엔[여행자의 휴식처]의 단골 녀석이 하나있다.너도 거기 있던 적이 있지?근데 네 얼굴이 이오네님과,,,,, 그래그래 밥먹고 얘기하자,,." 다리오스의 이야기는 귓구멍으로 솔솔 흘린채 저쪽 스튜냄비만 뚫어져라 쳐다보 며 침을 삼키는 아린을 보고 다리오스는 쓴 웃음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알겠느냐,그래서 넌 이오네님의 역활을 대행해야 하는 거다." 배가 부른 다음에야 아린은 다리오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수 있었고 그 내용 은 대강 이랬다. 다리오스란 사람은 카르셀 왕국의 기사이고 그 왕국에 이오네란 공주님이 하나 있는데 그 공주란 사람이 아린과 똑같이 생겼고, 그 이오네란 공주가 사정이 생 겨서 아린이 그 공주를 대신해서 바트란 왕국이란 데를 가야한다는 거다. '음,간단하네?' 공주로써의 예법이나 기타 행실,궁정예의등을 배워야 하고 남자인 것이 들통나 서도 안 되며 ,남들이 눈치못 채게 연기도 철저히 해야한다는 점은 완전히 간과 해버린 아린의 생각이었다. 사태가 그다지 나쁘게 안 돌아가고 다리오스나 기타 다른 사람들도 모두 친절해서 일단 경매장에서 3일동안 세운-일단 노예로 팔린 뒤 으슥한 곳에서 본체로 돌아가 자신을 산 사람을 없애고 다시 세상구경을 떠난다는-계획은 잠시 미루어놓은 채 아린은 더 이상 말상대를 해주지 않는 다리오스 곁을 떠나 마차안에 있는 중년부인 -그녀는 자신을 레이시스라고 소개했었다-옆으로 다가갔다.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15살에 이미 카르셀 왕국기사단에 입단하여 3년만에 제일기사의 명예를 차지했고,그 후로 실버나이트라 불리우며 몬스터들에게 고통 받는 인간들을 구제해주기 위하여 대륙을 떠돌면서 5년간 수많은 모험담을 창조 해 내고 마침내 사악한 백룡 그라테우스를 해치우면서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최고의 명예를 얻을 수 있었,,???엥 드래곤 슬레이어??얼라? 마차안에서 레이시스와 얘기를 나누고 있던 아린은 그때서야 다리오스를 칭한 드래곤 슬레이어가 무슨 의미인지를 깨닫고 화들짝 놀랐다. '그럼 저 사람이 드래곤을 죽였단 말이야??' 아린은 밖에서 모닥불을 쬐며 뭔가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다리오스를 힐끔 쳐다 보았다. 드래곤 슬레이어....이 단어를 얘기할땐 인자하던 카르슈타인의 목소리에도 노 기가 감돌았었다. 자신의 명예와 욕심을 위해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드래곤에 게 접근해서 죽이는 쓰레기같은 것들,,이란 게 카르슈타인의 평이었다. (자기 집 근처에만 와도 인간들은 다 죽이면서 해를 안 끼치기는,,이라고 아린 이 생각하긴 했지만 대 놓고 말할수야 없었다.) 그래서 아린은 인간들의 모험담중 드래곤 슬레이어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가 없었고 그만큼 더더욱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것에 대한 궁금증은 늘어갔었다. 도대체 인간이 무슨 재주로 드래곤을 잡았을까?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계란 국물이 흘러나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그에 대해서 카르슈타인은 단지 살다보면 물렁바위도 있을수 있고 돌계란도 있 을수 있다는 소리만 해주었었다. 이제 그의 궁금증을 풀어줄 당사자가 저만치 10걸음도 안돼는 곳에서 느긋하게 모닥불을 쬐고 있다. 아린은 살며시 일어나 -행동을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하라고 한 레이시스의 말을 아린은 착실히 지키고 있었다- 다리오스 옆으로 다가갔다. 모닥불에 반사되어 기이한 아름다움을 내뿜는 붉은 머리의 아린을 보면서 다리오 스는 가슴속이 왠지 저려오는 것을 느꼈다.자신이 알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그의 머리속에 떠올랐기에,,,,(현재 아린은 여장상태죠^^) "무슨 일이냐?" 왠지 다리오스의 표정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린은 우선 제일 궁금한 것 부터 물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용잡은 이야기좀 해주세요."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 "프레임 스트라이크!" 검은 로브를 걸친 갈색머리의 마도사,가스터의 5서클 화염계주문이 발동되었고 영주의 저택만큼이나 거대한 화이트 드래곤의 몸체에선 맹렬한 폭팔이 일어났다 콰콰콰쾅 그러나 드래곤은 조금도 타격을 입지 않은 모습으로 거대한 날개를 휘둘렀고 그 풍압으로 인하여 주문을 사용한 가스터와,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가스터를 호위하던 카르셀 왕국기사부단장 플루토는 순식간에 10여미터 밖으로 나둥그러 져 버렸다. "가스터,플루토, 무사해요?" 헬레이스의 무녀,베라는 신성주문을 외운뒤 재빨리 동료들의 안부를 확인했고 그사이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는 날개를 펄럭거리며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 작했다. "라이팅 쉐이크리스!" (빛의 족쇄) 베라의 신성주문이 발동되었고 강렬한 빛이 드래곤의 주위를 감쌌지만 드래곤은 비웃기라도 하듯 '스펠 리프레스'-6서클의 주문억제술-로 가볍게 신성주문을 억제시킨 뒤 유유히 하늘로 날아올라 갔다. "파괴와 지배의 여신 헬레이스의 최고위 무녀인 베라의 신성주문이 저리도 쉽게 깨져버린단 말인가,,," 다리오스는 식은 땀이 등뒤로 흐르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분명히 화이트 드래곤이라면 화염계 마법에 약할 터인데 5서클의 프레임 스트라 이크정도는 전혀 통하지 않다는 듯 유유히 선회하는 그 모습은 드래곤이라는 존 재가 얼마나 막강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이대로 죽을수는 없다!' 다리오스는 손아귀에 쥐어져있는 성검 문 알슈타드를 한번 바라본뒤 동료들을 불렀다. "베라!가스터!플루토!" 드래곤이 주는 거대한 위압감에 사로잡혀 멍하니 있는 동료들은 그 외침으로 다시 정신을 차릴수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다리오스는 고개를 들어 드래곤을 바 라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사악한 백룡 그라테우스여!나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가 성검 문 알슈타드의 이름을 걸고 그대를 처단하겠다!" 그 용맹한 모습에 다리오스의 동료들은 다시 용기를 얻을수 있었다. 베라와 가스터는 다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플루토는 그들 앞을 호위하며 공중을 선회하고 있는 화이트 드래곤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용사모험담이 애들 여럿 버려놨구나,," 백룡 그라테우스는 냉소하며 한마디를 내뱉고는 곧 주위의 공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위이이이이이이잉-------- 세차게 빨려들어가는 공기의 소리를 들은 다리오스가 외쳤다. "브레스다!" "다리오스!플루토!어서 베라 곁으로!" 주문을 마친 가스터가 시동어를 외치려는 순간,공기를 찢는 굉음이 계곡 전체에 울려퍼졌다. 콰콰콰콰콰아아아아아아아아----------------- 엄청난 냉기가 계곡 전체를 뒤덮었고 그로인한 폭풍으로 주위의 나무들이 잇달 아 쓰러져갔다. 쉬이이이이잉---- 대기조차 얼려버리는 그라테우스의 브리저드 브레스로 인해 때아닌 눈이 내리고 있는 윈드 슈 그라테우스 계곡의 모습은 온통 새하얀 빛으로 변해있었고 그 새 하얀 대지 위에서 다리오스의 동료들은 전신이 얼어붙은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6서클의 프레임 실드에 베라의 홀리 바리어까지 융합했는데...." 온 몸이 얼어붙어 입도 제대로 열리지 않는 가스터는 그 와중에도 드래곤의 브 레스에 대한 경이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비록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기는 하지만 신의 축복을 받아 헬레이스대신전에서 도 최고위를 차지하는 베라와 40년 가까이 마법을 수련하면서 7서클까지 통달한 카르셀 궁정마도사인 가스터 자신이 혼신의 힘을 다해 두 방어마법을 사용했건 만,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의 브레스는 그들의 방어막을 가볍게 깨뜨려버리 고 그들에게 전투불능의 중상을 입힌 것이다. 도대체 2000살정도밖에 안 먹은,드래곤중에서도 가장 저능하다는 화이트 드래곤 의 브레스가 이정도라면 최강이라 불리우는 레드나 실버 드래곤의 브레스는 도대체 어느 정도란 말인가? 그 레드나 실버가 에인션트 급이라면? 드래곤이라는 종족을 만들어낸 신을 저주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가스터의 눈에 조금 얼어붙어있기는 하지만 꿋꿋히 서있는 다리오스의 모습이 보였다. "호오,멀쩡한 놈도 하나 있구나." 그라테우스는 천천히 날개짓을 하며 지상으로 내려와 흥미롭다는 어투로 혼잣말 을 하였고 그 소리를 들은 다리오스는 힘차게 소리쳤다. "성검 문 알슈타드가 나를 보호하는 한 ,그라테우스 그대의 브레스는 나에겐 아 무 상처도 줄수 없을 것이오!" 정말 성검 문 알슈타드의 힘을 믿는 건지 다리오스는 전신의 은빛갑옷을 전부 벗어버린채 얇은 겉옷만 착용하고 있었다. 갑자기 저 놈이 갑옷은 왜 벗나, 궁금해 하던 그라테우스는 그 소리를 듣자 기 가 막혀서 외쳤다. "너,,그럼 그 소리 할려고 그렇게 낑낑대며 갑옷을 벗은 거냐?" 얼어붙어서 잘 벗겨지지도 않는 갑옷을 억지로 벗는 걸 보고 뭔가 대단한 무기 라도 꺼내는 가보다,,싶어서 일부러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왔더니... 고작 저 소리 할려고 한 짓이었던 말인가... "아,뭐 네가 그 꼬챙이를 믿건 안 믿건 내가 알바는 아닌데,,,너 그렇게 있으면 안 춥냐?" 어이가 없어진 그라테우스는 이젠 싸울 기분도 들지 않았다. 그냥 저 인간이 공포로 돌아버렸나보다,,라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사악한 백룡 그라테우스여,믿기지 않는다면 어디 한번 브레스를 뿜어보라! 문 알슈타드의 성스러운 검날이 나를 보호할것이다!" 사방이 새하얗게 눈으로 뒤덮혀 있고 아직까지도 브레스의 잔재가 남아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는 이곳 윈드 슈 그라테우스계곡안에서 얇은 겉옷 하나만 입은 채 옛날 이야기에서나 나오는 고어체의 말투를 사용하며 소리를 질러대는 용맹 스러운 인간전사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그래,그래, 뭐 자기가 안 춥다는데,,," 더 이상 봐주기가 안쓰러워진 그라테우스는 다시 가볍게 숨을 들여마시기 시작 했고 그 순간 다리오스는 문 알슈타드를 손에 쥔채 허공에 몸을 날렸다. 다리오스는 미치지 않았다.물론 안 추운것도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얼어죽기 직전인 상태지만,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그의 브레스는 과연 강력했다. 아까는 가스터의 프레임 실드와 베라의 홀리 바리어,그리고 다리오스의 갑옷에 걸려져있는 프레임 사라만다의 마법 덕택에 동료들을 모두 쓰러트린 그 브레스 에서도 무사할수 있었지만,이젠 가스터나 베라는 전투불능 상태이고 갑옷에 걸 려져 있던 냉기로의 내성주문 프레임 사라만다도 그 브레스 한방으로 박살나 버 린 상태였다.그런데 그라테우스는 아직도 그러한 브레스를 두번이나 더 뿜어낼 수 있다. 이제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험을 하는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다리오스의 몸은 단숨에 20m이상 날아올라 그라테우스의 어깨부분에 착지하였고 그는 문 알슈타드를 있는 힘껏 그라테우스의 목부분의 혈맥에 꽂아버렸다. "크아아아아아악~~~~~~!!"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의 비명이 계곡안에 울려퍼졌고 그 소리로 인해 근처 의 숲들은 나뭇잎을 떨어트리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숨을 내뱉을려면 일단 숨을 들여마셔야 하는 법, 그라테우스가 브레스를 뿜기 위해 들이마신 그 숨결의 힘을 이용해 다리오스는 인간으로써는 불가능한 20m 높이의 도약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 한순간을 위하여 그라테우스한테 미친놈 취급까지 당하며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의 동료들도 그가 미쳐버린줄 알았을 것이다- 갑옷을 벗어 몸을 가볍게 하고,추위에 떨면서도 억지로 도발을 시킨 다리오스였기에 그는 필사적이었고 성검 문 알슈타드는 그라테우스의 목 부분에 검날이 안 보이도록 깊숙히 박혀있었다. "크으으으,,이,,,인간주제에 감히 나의 비늘을 뚫다니,,,," 나무를 검으로 베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검술실력이 뛰어난 검사가 평범한 검으로 베던가,평범한 검사가 잘드는 명검으 로 베는 두 가지 방법, 그러나 나무가 아닌 바위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검술실력이 뛰어난 검사가 잘 드는 명검을 가지고 있어야 벨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위가 아니라 드래곤의 비늘, 이 세상 그 어느 금속보다도 단단하다고 알려진 드래곤의 비늘을 뚫을려면 어찌해야 할까? 바로 무지하게 검술실력이 좋은 검사가 무지하게 잘 드는 명검을 가지고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다리오스는 검술실력이 무지하게 좋았고, 문 알슈타드는 용의 뼈를 30년간 제련 해서 만들었다는 무지하게 잘드는 명검이었다. 덕분에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 스는 목덜미 깊숙히 검을 박아넣은 채 포효하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순식간에 전세는 역전,다리오스는 깊숙히 박힌 문 알슈타드를 있는 힘껏 옆으로 그어버렸고 곧 엄청난 양의 피가 상처로부터 쏟아져 나왔다. 혈맥의 급소를 찔린 탓에 작은 상처임에도 불구하고 피는 콸콸 쏟아져 나왔고, 그라테우스는 다리오스를 떨쳐버리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목을 있는대로 휘두르는 그라테우스,잘 박히는 검이란 소리는 잘 빠진다는 의미 도 내포하고 있는지라 다리오스의 몸무게도 함께 지탱하고 있던 성검 문 알슈타 드는 스르륵 빠져버렸고,다리오스는 땅으로 추락하는 신세가 되었다. 휘이잉~~쿵~~ "크어어억!" 거의 20m가까운 높이에서 떨어진 다리오스.비록 극도로 단련된 육체를 가지고 있다지만 무사할리가 없다.땅에 부딪히는 순간 박살난 다리뼈의 고통을 참으며 이젠 저 드래곤이 출혈과다로 쓰러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다리오스는 드래곤이 외우는 주문의 영창을 듣고는 절망에 차버렸다. "생명의 빛,자애의 권능이여,나의 상처입은 육신에 새로운 ......." 신성주문 치유마법 `힐링 리프레스'의 주문이 그라테우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들으며 다리오스가 생의 집착을 포기해버린 그 순간, 강렬한 불기둥이 그라테우스의 목덜미의 상처에 직격으로 꽂혔다. [프레임 스트라이크] 다리오스가 그라테우스랑 실랑이를 하는 동안 그의 동료들이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피해가 제일 적은 가스터가 먼저 일어나 주문을 시도한 것이다. 가스터의 프레임 스트라이크가 작렬하면서 그라테우스의 상처는 더 벌어져 버 렸고, 그라테우스의 치유주문은 다 외워지지 못하고 깨져버렸다. 결국 그 거대한 새하얀 몸체는 엄청난 피를 뿜으며 조금씩 행동이 둔해져 가 기 시작했고 잠시후에는 활동을 멈추게 되었다. "결국 그 상태로 그라테우스는 죽음을 맞이했고 나는 베라의 주문으로 다시 다 리를 치유할수 있었다.그리고 그 다음부터 사람들이 나를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부르게 되었지, 알고 보면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이지만,,,,"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는 아린을 보면서 다리오스는 그렇게 이야기를 끝마치고는 풀숲위에 임시로 깐 자신의 자리에 누워버렸다. "너도 그만 자도록 해라,내일도 한참을 가야 한다." 좀더 다른 이야기들도 듣고 싶은 아린이었지만 아린 자신도 슬슬 졸리고 해서 포기하고 마차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인간의 입장이 아닌 용의 입장인 아린으로서는 그 이야기가 전부 재미있 게만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라테우스란 용이 다리오스를 깔보지만 않았다면 그렇게 죽는 일은 없었을텐데,,나중에 자신이 인간과 싸울 기회가 혹시 생길 땐 절대 방심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아린은 마차안에 비치되어있던 따뜻해 보이는 천을 두르고는 잠에 빠져들었다. P.S [드래곤 그는 누구인가~~] 이 세계에는 모두 7종의 드래곤족이 서식하고 있다. 각기 몸 색깔에 따라 레드,블루,그린,화이트,블랙,골드,실버 드래곤이라 불리우고 (꼭 무슨 바이오 용사 같군-_-;;) 각기 다른 브레스를 사용한다. 용의 숨결,드래곤에게 주어진 이 최대의 무기는 하루에 3번밖에 사용할수 없으며 각 드래곤마다 내뿜는 타입도 다르다. 레드 드래곤일 경우, 강렬한 불꽃의 브레스 프레임 브레스를, 블루는 전격,라이트닝 브레스.그린은 강한 산성가스를,블랙은 암흑가스를 그리고 골드 드래곤은 모든 종류의 브레스를 다 뿜을수 있다. (그러나 골드 드래곤은 다른 드래곤에 비해 브레스의 위력이 현저하게 약하다.) 실버 드래곤과 화이트 드래곤은 냉기의 브레스를 사용하는데 화이트 드래곤은 상대적으로 모든 드래곤중에서도 능력이 최하치이며 머리도 나쁘다고 알려져있다.(물론 어디까지나 드래곤중에서) 특별히 최강이라 칭해지는 레드나 실버드래곤일 경우, 5000년 이상의 에인션트 드래곤이라면 태운다,,라기 보단 정화시킨다에 가까운 의미의 프레임 브레스나 절대 영도에 도달하는 브리저드 브레스를 사용할수 있지만 그 정도 된 고룡이 브레스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 정도 된 고룡한테 덤비는 존재도 물론 거의 없다.) 고대의 마법과 정령술에 능통하고 (성년이 된 드래곤은 자신과 속성이 같은 정령은 마음대로 부릴수 있다) 지상 그 어느 생물보다도 거대하고 강력한 육체를 지닌 이 존재들은 다행스럽게도 상당히 게을러서 자신들을 귀찮게 하지 않는 한 세상에 폐를 끼치는 일은 거의 없고 덕분에 다른 인간이나 유사 인종들도 어째어째 연명해 가고 있는 것이다. 교역도시 라엘을 떠난지도 벌써 사흘째, 아린은 그 동안 레이시스에게 여러 궁 중예법과 관련지식들을 교육받았다. 레이시스가 고민한 여장부분은 의외로 쉽게 해결되어서 아린은 그녀를 흡족하게 했다. 애당초 인간들의 남녀 행동방식의 차 이를 모르고 있는 아린이라서 그냥 가르쳐주면 슥슥 빨아들일수 있었고,이제는 거의 완벽하게 공주로써의 행동을 할수 있는 아린이었다. "좋아요,이젠 완벽해보이는군요.단지 목소리가 다르다는 문제점이 남아있는데," 비록 아린이 미성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이오네란 공주와 목소리가 같을리는 없 는 터라 약간 고민되는 레이시스였지만, "그 문제는 궁성에 도착하면 해결되겠지요. 오,,저기 보이는군요. 아까 가르쳐 줬지요?저곳이 카르셀의 수도 세르카르셀입니다." 레이시스가 가르킨 손가락 끝을 따라 아린은 창밖을 내다보았고, 거내한 원형의 벽으로 둘러싸여진 한 도시가 넓은 분지위에 세워져 있는 것을 아린은 볼수가 있었다. 한참 아린이 그 도시를 구경하는 동안 마차는 세르카르셀의 성문앞까지 다가왔고 다리오스의 얼굴을 본 성문앞에 서서 창을 들고 있던 5명의 병사들은 허리를 직각으로 꺽으며 그들을 성안으로 들여보내주었다. 온갖 인간들 얼굴과 자연의 풍경이 그려진 거대한 벽화. 200년을 넘게 자란 떡갈나무보다도 굵은 돌기둥이 줄줄이 이어져있는 '홀'이라 고 부르는 넓은 공간을 지나서 아린은 레이시스의 안내로 울퉁불퉁하게 파여지 고 그 사이에 금박이 세밀하게 입혀진 문이 달린 방에 도착할수 있었다. "이곳이 아린의 방입니다.오늘부터 당신은 아린이 아니고 이오네 공주님이 되어 야 합니다.아시겠죠 아린?" "네" "아린이 아니라 이오네라고 했잖습니까? 이젠 아린이란 사람은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은 이오네,카르셀왕국의 공주 이오네공주라는걸 잊지마세요" 그 뒤로도 한참 잔소리를 해대고는 레이시스는 밖으로 나갔고,아린은 방안을 둘 러보기 시작했다. 새하얀 대리석의 벽으로 둘러싸인 그 방은 많은 그림과 비싸보이는 가구들로 이루어져있었고, 아린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 가구들을 자신 의 지식과 일치시키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매끈하고 주둥이가 얇으며 꽃이 꽂혀있다,,이게 뉴병이란 거군." "의자,,탁자,,다 본거긴 한데 여기 있는건 훨씬 예쁘게 생겼네." "내 얼굴이 비친다,,이게 거울이란 거구나~" 그러던 아린은 자기 얼굴이 그려져있는 한 초상화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가까 이 다가갔다. [이오네 엘 카르셀 ] --그녀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위하여-- 초상화 밑에 쓰여진 글을 읽던 아린은 그 그림이 자신이 아닌 이오네란 사람의 얼굴이라는 걸 알고는 다시 자세히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와,,정말 똑같이 생기긴 했네,," 거울과 초상화를 연신 비교해보고 있던 아린의 귀로 똑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녁식사이옵니다 이오네님." 와! 밥이다!! 그러나 고귀하게~~~ "가져오도록 해요~" 자신의 연기력에 내심 흡족해하고 있는 아린, 곧 문이 열리고 시녀로 보이는 한 검은 머리의 20대초반의 여자가 바퀴달린 은빛 통을 끌고 들어왔다. 밥이다~~밥~~ 그러나 아린은 기품있게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 그 시녀를 부드럽 게 미소지으며 바라보았고 그 시녀는 문을 닫더니 바로 웃음을 터트렸다. "꺄하하하하~~" ???? 얼라 ?내가 또 뭐 잘못했나?? 당황하는 아린을 보면서 그 시녀는 웃음을 멈추더니 아린을 응시하면서 말을 걸었다. "야,너 진짜 똑같이 생겼다.이오네님보다 더 기품있어 보이는데" 어어어?? "그건 그렇고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네,,너 남자 맞지? 쳇 남자얼굴이 여자인 나 보다도 더 귀엽고 이쁘다니,,치잇." "저기,,누구세요???" ................................. "히야,레이시스님이 철저히도 교육시킨 모양이다.하지만,,이오네님께선 그렇게 기품있는 행동은 못하신단 말이야. 거참,다소곳이 앉아서 미소짓는 이오네님의 모습을 내가 보게 될줄이야,,,,아, 이름을 안 말해줬구나.내 이름은 미나 라고 해,이오네님의 시녀중 한 사람이지." "와, 남자애 주제에 머리결 참 좋네,피부도 뽀얗고 너 무슨 물로 머리감니?" "우와 날씬하다.나보다 허리가 가늘잖아?" "꺄아~입술 발그레한 것 좀 봐~~!" "뒤로 좀 돌아봐봐,,이야 다리에도 털하나 없네,너 성별을 잘못 타고 태어났구 나,완전히." 아린주위를 빙빙돌면서 쏟아내는 수다에 아린은 머리가 빙빙도는거 같았다. 자기 집은 어디라는 둥,형제가 6명인데 집안이 가난해서 여길 왔다느니, 머리감을때 뭘 쓰냐느니, 하루에 얼마나 먹냐느니 하는 쓸데없는 수다들을 머리속에서 제거시키고 아린은 한참뒤에야 쓸만한 정보만을 종합시켜 머리속에 정리할수 있었다. '그러니까 미나라는 저사람은 내정체를 알고 있고 미나 외에 다른 시녀들은 내 시중을 들지 않으며,궁중생활에서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언제나 같이 있 어야 한다,,,라는 소리로군' 3줄로 요약될 내용을 30분에 걸쳐서 떠들은 미나는 아린이 자꾸 식기위로 시선 을 힐끔거리자 웃으면서 말을 마쳤다. "그래,내가 너무 말이 많았지?그냥 신기해서 그랬어. 밥먹자~~" 그러고는 자기가 먼저 뚜껑을 확 열어제기더니 닭다리 하나를 잡고는 으적으적 씹어버리는 미나를 보며,아린은 잽싸게 남은 다리 하나를 낚아챘고 두사람은 깔깔 대며 식사를 시작했다. ------------------------계속----------------------------- P.S [마법이란 무엇인가?] 세계를 지탱하는 근원적인 힘,마나를 이용하며 초자연적인 현상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사용할시엔 마법사가 우선 자신의 몸에 마나를 축적한 뒤에 주문의 영창을 통해 마나의 흐름을 조절하고 약속된 시동어를 외침으로써 발현시킬수 있다. 현재 인간들에게는 8서클까지의 마법만 전해지며 9서클 이상의 마법은 고대 에 사용되었다는 기록만 남아있다. 마법을 사용할때는 마나의 공간적 흐름을 머리속으로 연상해가면서 그에 따 른 수많은 수학적 계산들을 순식간에 계산해내어야 한다. 즉 머리나쁜 인간은 절대 못 배우고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덕택에 몸이 허약 하지만, (공부하느라 바쁜데 언제 몸을 단련하겠는가) 가끔 머리가 무지하게 좋으면서 체격도 건장한 사람들이 나오는 법도 있어서 그런 사람들은 마법검사라고 불린다. 그러나 검사보다 검 못쓰고 마법사보다 마법 못한다. 원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간 한 마리도 못 잡는 법이니까,,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우물만 열심히 파는 것이다. 참고로 이 소설의 마법은 작가가 멋대로 지어내는 마법이므로 디그마법이 9서클에 들어간다고 해서 말이 돼냐~~란 소리는 하지 말아주시고~~ (진짜로 디그마법이 9서클이란 소리가 아니고 말이 그렇다는 얘기다) 그냥 달리 등급 나눌 단위가 없어서 서클이라는 표현을 썼을 뿐이니, 그렇게 보아주시면 실로 감사하겠다. 혹시나 여기까지 다 보신 분이 계시다면 부디 가내평안하고 원하시는 일 다 잘 되며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 (봐주는 사람이 있을려나~~) "좋소.주문은 완벽하오." 저녁식사후 미나는 아린을 새까만 로브를 걸친 40대 중년사내에게 데려갔고 그 사람은 아린의 목에 손을 대더니 뭐라고 한참 중얼거린 후 손을 떼었다. "뭐가 완벽하다는,,얼라라??" 자기 몸에 아무런 변화도 없어서 의아해하며 그 중년사내에게 말을 걸던 아린은 곧 자신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가늘고 간드러지게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해 버렸다. "이젠 누가봐도 이 아이는 이오네님으로 보일 거요." "와 정말 이젠 목소리도 똑같네요!" 미나는 감탄하면서 중년사내를 쳐다보았고 중년사내는 별거 아닌 마법이라며 겸연쩍어 했다. 그동안 아린은 혼자서 자기 목소리를 시험하고 있었고. 미나가 아린을 데리고 간 방에는 중년사내외에도,레이시스와 검은 머리의 건장해 보이는 한 청년이 서있었고,아린이 자기 목소리를 시험해보는 동안 레이시스는 마법을 훌륭히 성공시킨 중년사내에게 찬사의 말을 건넸다. "훌륭하군요. 가스터님, [보이스 체인지]는 완벽하게 시전하기가 어려운 마법 이라고 들었는데요" "그거야 마법자체가 어려운게 아니고 그 당사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잘 기억하느 냐가 어려운 탓이니까요. 저야 이오네 공주님의 음성은 10년도 넘게 들어왔으 니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읍니다. 그건 그렇고, 이 정도면 그들도 충분히 속을거라고 생각치 않나, 플루토?" 가스터의 질문에 플루토라고 불린 검은 머리의 청년은 아쉬운 목소리로 답변했다 "닮긴 닮았군요.여자가 아니라는게 아쉽습니다. 하지만 화장실이나 욕실같은 부 분에서만 조심한다면 쉽게 들키지는 않겠군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아린은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들이 오가자 흥미가 생겨 두사람을 쳐다 보았고 곧 어디서 들었는지를 기억해냈다. "그러면 검은 보자기 뒤집어쓴 아저씨가 카르셀 궁정마도사라는 가스터고 검은 머리 아저씨가 카르셀 왕국기사부단장 플루토인가요?" "가스터님,플루토님 이라고 해야지!!" 아린의 질문에 미나가 옆에서 얼른 말을 고쳐주었고, 그 소리를 들은 가스터와 플루토는 희안하다는 얼굴로 아린을 바라보았다. "허어,,얘기를 들어보니 넌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모른다고 하던데,우리 이름은 어디서 들었니?" "다리오스한테서 들었어요.다리오스와 함께 드래곤을 죽였다면서요?" 가스터의 질문에 아린은 재빨리 대답했고 그 소리를 들은 가스터와 플루토의 입가엔 씁쓸해보이는 미소가 감돌았다. "허헛,,그래도 다리오스 입으로 들었으면 사실에 가깝게 들었겠구나." "우리 집근처의 술집에서 들은 제 검끝에서 섬광이 쏟아나와 드래곤의 날개를 찢었다는 얘기가 기억나는군요." 허털웃음을 동반한 가스터의 말에 플루토도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고,, 왠지 아린은 두 사람이 별로 기분좋아보이지는 않는거 같아서 의아해했다. "고향에 내려갔더니 내가 미티어 스트라이크로 용를 죽였다는 소리도 있더군. 9서클의 주문을 내가 터득했으면 그때 그 고생은 왜 했겠나,,," "가스터님은 약과입니다.다리오스녀석을 검기로 용을 두쪽으로 갈라버린 검신 으로 추앙하는 동네도 있어요.동상까지 세워져있던데요." 왠지 전혀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분위기.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칭호가 자랑스럽지 않으세요?" 인간들은 명예와 욕심을 위해 드래곤을 죽인다고 카르슈타인은 말했었다. 그런데 저 두사람도 그렇고 다리오스도 그렇고 별로 그 일을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지가 않다. "하,자랑스럽냐고?" 푸념에 가깝게 내뱉어진 가스터의 말에 플루토는 한숨을 쉬며 아린에게 말을 해주었다. "자랑스럽기야 자랑스럽지,,하지만 그때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우린 잠을 못 잔 단다.거기다가 사람들은 우리가 무슨 용 한두마리쯤은 가볍게 물리칠 수 있는 줄 알고 있으니,,제길 그 사람들이 드래곤을 직접 만나봐야돼, 말만 들은 음 유시인이 그 절대적인 공포를 표현할수 있을리가 없지...너도 얘기만 들어서는 모를거다 그 거대한 몸집에서 오는 위압감을,,," "다시 한번 드래곤과 싸우라고 누가 시키면 난 궁정마도사자리 사퇴하고 고향에 서 농사나 지을 거야.난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툴툴대는 가스터의 목소리. 흐음 하긴 인간들이 보면 무섭긴 무섭겠다,,라고 생각하며 아린은 말을 이었다. "속일수 있다는 말은 뭐죠?" 순간 가스터와 플루토는 안색이 변했고,레이시스는 그녀답지 않게 험한 인상을 쓰며 아린에게 말했다. "별걸 다 묻는구나.우리가 친절하게 대해주니 네 자신이 어떤 처지였는지 잊어먹은 게냐?쓸데없는 데 신경쓰지 말고 노예답게 시킨 일만 착실하게 하 도록 노력해라.." 아차,,맞어 난 노예였다.그러고보니 타이밍을 놓쳐서 용으로 되돌아갈수도 없네 또,,,라고 생각한 아린은 일단 얌전히 미나와 함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 고 잠을 자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며 생각에 잠겼다. '상황을 두고 볼까,,아니면 이대로 도망갈까,,,워낙 편하게 와서 내가 지금 노 예로 팔렸다는 걸 깜빡해버렸자나. 에잉,,이렇게 사람 많은 도시에서 변신했다 간 금방 들킬테고,,그래,,바트란 왕국까지 가야 한댔으니 가는 도중에 눈치를 봐서 행동해야,,,' "야~나 아직 안 나갔어 어디서 옷을 막 벗니?" ??또 뭐가 문제야? 원피스를 다 벗고 안에 덧입었던 짧은 반바지를 막 벗을려던 아린은 목소리의 주인공인 미나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그녀는 등을 보인채 삐질삐질 하면서 말을 이었다. "아무데서나 옷을 벗으면 남자라는게 들킨단 말야~그리고 어떻게 여자앞에서 그렇게 스스럼없이 옷을 훨훨 벗니?아무리 여장을 했다 쳐도 그렇지.." '거 되게 복잡하군...말을 들어보니 남자는 여자 앞에서 함부로 옷을 벗으면 안 돼는 모양이네,,인간들 수명이 짧은 이유를 알겠다. 이렇게 신경쓸 일이 많은데 어떻게 제 명에 죽어? 쯧..." 미나는 잠옷을 아린에게 휙 던져주고는 방문밖으로 나가버렸고 아린은 툴툴거리 면서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으,,심심해~심심해~" 아린이 세르카르셀에 도착한지도 벌써 1주일, 그동안 아린이 한 일이라곤 일어 나서 밥먹고 산책하고 책읽고 침대에서 무료함에 몸을 떨다가 잠드는 5가지 패 턴의 반복이었고 그 생활에 지겨워진 아린은 오늘도 침대위를 뒹굴면서 나른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기껏 혼날거 각오하고 인간세상에 나와서 여기까지 왔는데,,,아무 일도 안 일 어나네...아 지루해~~~' 침대위를 질주하며 나른함을 온 몸으로 과시하는 아린의 모습을 본 미나는 웃으 며 아린에게 말을 걸었다. "걱정마,오늘 저녁이 되면 심심하단 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정신없을 테니까." "어?오늘은 뭐 별다른 일이라도 있어?" 1주일동안 미나와 꽤 친해진 아린은 이제 미나에게 반말로 대하는 것이 익숙해 졌고 미나도 단 둘만 있을땐 반말로 아린을 대했다. "오늘은 이오네공주님이 6국연합회의를 위해 바트란 왕국으로 떠나는 걸 전송 하는 무도회가 열리는 날이니까." "아,거기 나도 낄수 있는거야?" "얘가 헛소리하고 있네, 네가 이오네 공주님인데 안 끼면 어떻하니?당연히 껴야 지." 무도회라,,춤이란 걸 추면서 노는 인간들의 모임이랬지?음식도 많이 나오고 '귀족'이란 사람들도 많이 온다고 그랬고,,,,, 아린이 침대에 누워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며 미나는 정색을 하며 말을 이었다. "쉽게 생각하지마,넌 거기서 철저하게 이오네님 행세를 해야 한다고. 자,시간이 좀 이르기는 하지만 지금부터 연습을 시작하자." 말을 끝낸 미나는 화려하게 치장된 옷장문을 열고 여러 벌의 드레스를 꺼내와서 아린이 뒹굴고 있는 침대위에 차례로 펼쳤다. "음,,일단 가슴이 파여진 드레스는 입을수 없으니까 이리로 제껴놓고,," "아린이 이오네님보다 키가 큰 편이니까 굽높은 구두도 신을수 없지..치마자락 이 짧은 옷도 일단 제끼고,,," 중얼중얼하면서 꺼내온 드레스들을 이리저리 뒤지고 있는 미나를 본 아린은 그 만 뒹굴기로 마음먹고 침대위에 쪼그려 앉았다. "자, 이게 어울리겠다." 한참 뒤 미나가 고른 옷은 팔부분외엔 노출이 거의 없는 길고 나풀거리는,붉은 빛이 맴도는 실트라는 고급 천으로 만들어진 드레스였고 미나는 그 옷을 들고 뭔가 기대하는 표정으로 아린을 재촉했다. "자자,,지금 입은 옷 벗고 이거 입어,내가 입는거 옆에서 도와줄게," 30분후,,, 세밀하게 세공된 서클렛을 이마에 차고 귀에는 아름다운 붉은 빛을 발하는 루비 귀걸이를 낀 기품있어 보이는 아름다운 숙녀가 하나 탄생했고 미나는 재미있다 는 듯 연신 그모습을 둘러보았다. "이오네님이 원체 절벽이라서 별로 티가 안나는구나, 자,,이젠 댄스 가르쳐줄게 이 쪽에 서서 내 손을 잡아봐,,응 응 그렇게 그리고 나머지 한손을 내 어깨에 얹고 ,,,,,,,,,,,,," 이오네공주가 들었으면 당장 모가지 날라갈 소리였지만 미나는 전혀 개의치 않 았고, 아린은 천천히 발을 옮기며 '스텝'이라는 것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화려한 무도회장, 수십명의 귀족들에 둘러쌓여서 아린은 한손에 포도주잔을 들 고 우아하게 무도회장 어느 한곳에 서있었다. "이오네 공주님.당신의 아름다움은 나날이 빛을 발하는 군요.그 아름다움을 조금 이나마 느낄 수 있게 저와 한곡 추시겠읍니까." "죄송해요. 전 선약이 있는 상태랍니다." "바트란까지의 여정이 무사히 끝나기를 여행자와 전령의 수호자,칼리어드의 이름 으로 빌겠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가는 인삿말에 대해 미나가 가르쳐준대로 다소곳이 서서 살며시 웃음지며 일 일히 답변하는 아린, 그러나 아린의 속마음은 음식에 대한 지대한 열망으로 가 득차 있었다. `아니 여기 모인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아서 저기 저렇게 줄줄 이 차려진 음식물도 안 먹고 쉴새없이 떠드는 거지,,,' 절대 음식물엔 손대지 말고 가끔 한입에 들어가는 작은 에스핀-비스켓의 일종- 같은 전채요리만 먹으라는 미나의 말때문에 진수성찬을 눈앞에 두고도 입맛만 다시는 아린. `저렇게 먹을게 많은데 요런거만 입에 넣어야 하나,,아 감질맛나~~' 조금뒤 궁정악단의 연주가 파티장안에 울리기 시작했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오가는 귀족들의 인사를 차례로 받고 있던 아린에게 은발의 미청년이 다가와 말 을 걸었다. "저에게 이번 곡을 같이할 영광을 주시겠읍니까?" "죄송해요. 전 선약이,,어 다리오스님?" 이크~~다리오스님이랑은 춤을 춰야한다고 했었지,,맞어,, "예.기꺼이~" 다리오스는 손을 잡고 아린을 파티장 중앙으로 이끌었고, 둘은 음악에 맞춰 천천히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네가 진짜 이오네라면 얼마나 좋을까,,,," "네?" 조그맣게 귓가에 스친 다리오스의 목소리에 아린은 소리를 죽여 반문했고 다리오스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네가 알 필요는 없는 것이지,,," "계획은 잘 되어가나요?" "순조롭습니다.몇몇 관계자들 외엔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르며 성안의 사람들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국경쪽은 어떤가요?" "모든 준비가 끝나있는 상황입니다.명령만 떨어진다면 언제라도 움직일수 있읍 니다." "좋군요.하지만 혹시라도 차질이 생기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다음 날 아침,아린은 50여명의 기마병이 호위하는 4두마차를 타고 세르카르센을 출발했다. "어? 여기는 왔던 길인데??" 바깥 풍경을 내다보던 아린은 낯익은 경치들이 눈에 들어오자 어리둥절해 했고 같이 타고 있었던 미나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참, 너는 라엘에서 왔다고 그랬었지,같은 길 맞어.바트란 왕국으로 갈려면 라엘에서 배를 갈아타야 하거등. 일단 너를 교육시켜 놔야 이오네님 대행을 할수 있을테니까 수도로 데려왔던거고, 왔던 길을 다시 가서 넌 별로 재미없겠 구나. 난 이 쪽 길은 처음 가보는데,,," 이해가 안간다는 듯한 아린의 표정을 본 미나는 잠시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차곡차곡 접혀진 하얀 종이를 꺼내 아린앞에 펼쳐보였다. "자, 이 지도를 잘 봐봐.여기가 카르셀 왕국이고 여기가 바트란 왕국이야, 두 나라에 걸쳐서 흘러내리는 하난 이라고 써있는 강이 보이지? 라엘도 찾았니? 그러니까 라엘에서 여기 하난강을 이렇~~게 배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는거야." 미나는 지도위에 손가락을 대고는 주욱 옮겨 가면서 아린에게 앞으로의 여정을 대강 설명해 주었고, 이야기를 들은 아린은 그 이야기에서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할수 있었다. "어? 여기로 가면 가까운데 왜 일부러 멀리 돌아가?" 아린이 손가락으로 가르킨 그곳은 알 크리드 산맥이라고 쓰여진 카르셀과 바트 란의 국경지대였다. "거기는 사람이 못지나가는 곳이야.악룡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의 서식지거든" 아?그러고 보니 여기 우리집이네?근데 악룡은 뭐야?나 그렇게 나쁜 놈 아닌데,, 아린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리가 없는 미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 드래곤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대,몇년전엔 그 곳에도 사람들이 살았었는데 그 카르세아린이라는 드래곤이 전부 몰살시키고는 그 근처를 폐허 로 만들었다는거야.인간그림자만 비춰도 그 일대를 숯으로 만들어 버릴정도로 인간을 적대시 하는 드래곤이래" 하...하...하... 거참,,내가 그렇게 무서운 사람,아니아니 드래곤이었나,누군지는 모르지만 존 경스러워지는걸? 그 인간 그림자라는 것도 못 봐서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데 도대체 뭔 소릴 하는거야?아니 게다가 내 이름은 또 어떻게 알지? "근데 그 드래곤이름이 카르세아린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대?" 황당한 표정으로 되묻는 아린을 보며 미나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거야 내가 아니? 책에 그렇게 써있었는데,너 표정보니까 꼭 내가 거짓말한다 는 것같은 눈치다?" 알 크리드 산맥에 사는 다른 드래곤도 없고 레드일족중 카르세아린이란 이름은 아린 하나뿐이니 그 악룡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이 자기를 지칭하는건 틀림없 는거 같은데,,,무엇보다 본인이 그런 일을 한적이 없으니 당연히 거짓말이고 그 소릴 듣는 아린표정이 황당한건 당연한 일.그렇다고 아 그거 순 거짓말이야 내가 그 레드드래곤 카르세아린인데 나 그런 짓한적 한번도 없어 라고 할수도 없는게 아린의 처지다. "하여튼 나도 잘은 몰라,그냥 책에서 읽은 거야,무엇보다도 지금 우리가 이렇게 빙 돌아가고 있는게 가장 확실한 증거잖아?" 왠지는 모르겠지만 아린은 이 카르셀에서 꽤나 악명높은 드래곤으로 인식되고 있는 거 같다. `하이고,,이러다간 나중엔 성검 문알슈타드를 빼어들고 "사악한 적룡 카르세아 린이여 나 실버나이트이자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 브러프가 그대를 처단하겠노라!!" 라고 외쳐대는 다리오스를 만날지도 모르겠군.' 아린은 도대체 자기가 뭔 짓을 했길래 이렇게 악명이 자자해졌는지 곰곰히 기억 을 더듬어 보다가 문득 궁금한 점이 하나 생각났다. "혹시 카르슈타인이란 드래곤에 대한 내용은 그 책에 없었니?" "어 있었어 근데 왜?" "아니 그냥 궁금해서,,헤헤" "뭐 별말 안 쓰여있던걸? 그냥 라르테아드 산맥 서식 에인션트 급 레드 드래곤 극도로 포악하니 무조건 접근 금지,,였었나??" 그 부분은 제대로 쓰여있으면서 내 이야기는 왜 그 꼴이야?? 혹시 자기도 모르는 새 무슨 일 저지른게 없었나 싶어서 아린은 열심히 기억을 더듬었고 미나는 피곤한지 조금식 졸기 시작했다. 어느새 세르카르셀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아린이 탄 마차는 울창한 숲속으로 진입하여 숲길사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P.S [마법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세계의 마법은 모두 4종류로 나뉘어집니다. 흑마법과 백마법, 그리고 정령마법과 신성마법이 그것이죠. 흑마법과 백마법을 사용하는 자는 마도사 라고 칭해집니다. 신성마법의 주문은 오직 신을 섬기는 성직자들만이 사용할 수있죠 정령마법은 정령과의 소통을 할수 있는 특이한 자들만 사용하는데 이것은 타고난 것이므로 적성에 안 맞으면 죽어라 연습해도 사용 할수 없는 마법이고 또 소통이 가능한 자라 해도 오랜시간의 연습 이 필요한 마법입니다. 대신 주문을 외우는 시간이나 복잡한 마나의 흐름따위는 전혀 필요없지요.얼마나 정령과 친해졌는가,얼마나 정령을 다룰 수있는가로 그 위력이 결정됩니다. 흑마법과 백마법은 저전편에서 소개한 대로 마나의 흐름을 제어하여 일으키는 마법이고,흑마법은 암흑계열의 신들의 힘을, 백마법은 빛의 계열 의 신의 힘을 빌리는 마법입니다. 뭐 둘다 사용하는 마도사도 제법 있읍니다. 앞집 순이한테 돈 꾼 사람이 뒷집 돌이한테도 돈 못 꾸라는 법은 없듯이 익숙하게 익히기만 하면 흑,백 양마법도 얼마든지 사용할수 있읍니다만,, 역시 돈도 꾸던 사람한테서 꿔야 신용도 생기고 잘 꿀수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흑 혹은 백마법 둘중 하나만 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평생을 노력해도 둘 중 하나도 제대로 못 배우는 것이 실태인데 둘다 배우려는 사람도 별로 없구요.둘다 쓸 줄아는 사람은 오히려 저급 마도사라고 봐야 합당합니다. 신성마법이 아닌 흑,백 양 마법은 신앙심같은 것은 필요없습니다. 자신이 몸속에 쌓아서 순화시킨 마나의 힘을 계약의 존재에게 바치고 그 댓가로 얻는 마법이니까요. 그래서 흑,백마법보단 신성주문이 훨씬 강해야 정상이겠지만 이 세계의 신들이 워낙 째째한지라 두 주문의 위력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드래곤의 마법이요? 몇 천년을 살아왔는데 뭔들 못하겠읍니까? 취향따라 아무 마법이나 골라잡아 익힐수 있읍니다. 이상 마법편이었습니다. 꾸벅~~ 지금 아린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면서 `켈트'라고 불리우는 좁은 폭을 지닌 목선의 갑판에 기대서서 우거진 숲들로 이어진 강변의 경치를 구경하며 즐거워 하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우고 상쾌한 내음이 코안으로 스며든다. `음...좋은 기분~~~' 드래곤의 모습일때는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더없이 강력한 드래곤의 육체는 고통에 둔감한 만큼 이런 시원하다,,라든가 따듯 하다,,라던가 하는 느낌에도 상당히 둔하다. 슬픔을 알아야 기쁨을 알수 있고 고통을 알아야 즐거움을 느낄수 있듯이 지나치게 강인한 육체 탓에 드래곤족은 감정의 성장이 지극히 더딜수 밖에 없었고 이것은 드래곤족을 게으르게 만든 큰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단지 드래곤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노력없이 지상 최강의 생명체로 군 림할 수 있고 끝없이 누릴 수 있는 수명은 시간이 주는 의미를 퇴색시켜 버렸기에, 드래곤...그들은 무엇을 하던간에 노력할 필요도 서두를 필요도 없었다. 고난이나 역경을 느끼지 못하는 삶이기에 성취감이나 달성감 역시 느끼지 못하는 드래곤족. 결국 그들은 어떠한 것에도 의욕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그것은 그들을 나태함으로 이끌었다. 아린 역시 인간이 되기 전엔 고통이나 쾌감같은 육체의 느낌을 받아본적이 없었고 추위나 더위같은 것 역시 몇 번 경험해보지 못했었기에 라엘의 노예경매장에서 구타당할 때도 비록 화가 나긴 했지만, 처음 경험하는 고통이라는 것에 더 놀라워 했었다. (그 전에 오크한테 한 방맞긴 했지만 그건 까먹은 아린이다) `역시 그때 변신 못한게 더 잘된 일이었어,덕분에 고통뿐만이 아니라 지금 이런 기분좋은 느낌도 겪을 수있게 되었잖아?' 아무리 자세한 설명이라도 장님에게 `색'을 이해시킬수는 없고 어떠한 미사여구를 글로 써도 귀머거리에게 음악의 감미로움을 설명할 수는 없다. 배우기는 했으나 이해하지 못 했던 여러 느낌들에 대한 어휘를 인간이 되어서야 실감할수 있었던 아린은 강바람을 맞으며 그'강바람이 주는 시원하고 청량한 감각' 에 한참 빠져 있는 중이었고 옆에 서 있던 미나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아린에게 말 을 건넸다. "이오네님.바람이 많이 차가와졌습니다.선실로 들어가시기를." "그래,이만 들어가자꾸나." 사람들 앞에서는 깍듯이 존대를 하는 미나, 아린은 세르카르셀에서 배운대로 미나 의 말을 받았고 둘은 선실안으로 들어갔다. 교역도시 라엘에서 배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는데는 대략 3일이 걸렸고 아린이 탄 배는 강어위에 있는 조그마한 부둣가에 도착했다. 강어위에 세워진 탓에 라엘의 거대한 항구에 비하면 초라한 감이 있는 그 곳에는 이미 바트란 왕국의 문장이 찍힌 말을 탄 기사들이 아린일행(정확히 말하면 이오 네공주일행)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은 아린일행을 그다지 크진 않은 하얗고 깨끗한 2층건물로 안내했다. 그 기사들의 문장은 붉은 두개의 머리를 지닌 드래 곤이었고 아린은 그걸 보고 속으로 굉장히 반가워했다. 뭐라해도 일단 객지에서 아는 얼굴보면 반가운 법이니 말이다. 비록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해도,,, "바트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고귀하신 카르셀의 왕녀시여... 작고 누추한 저택 이지만 편안히 쉬시기를 바랍니다." 귀족으로 보이는,화려한 옷을 입고 새하얀 수염을 멋드러지게 기른 인상좋은 노인 이 아린일행을 그 건물의 정문에서부터 맞이해주었고 아린 일행은 시종들의 인도 로 그 저택에서 여장을 풀었다. 저택은 분명히 작기는 했지만 절대 누추하지는 않았다.아린은 미나와 함께 방에 들 어가 이것 저것 바트란 왕국 수도 알카나스에 도착해서 알아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 을 교육받고 있었고 말이 교육이지 그것은 둘이 수다떠는거랑 다름이 없었서 아린 은 즐겁게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오네공주님,식사시간이옵니다." 바깥에서 시종이 아린이 쉬고있는 방문을 두드리며 저녁식사시간이 되었음을 알렸 고 아린과 미나는 그 시종의 인도에 따라 성찬이 차려진 넓은 테이블이 놓여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미 그 곳에는 대략 20여명쯤 되는 인원이 식사를 기다리며 이런 저런 대화들을 나누고들 있었다. 아린은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곧 식사가 나왔고 그들은 식사를 시작했다. `상황이 어찌되건 밥은 안 굶는구나~~나도 참 운이 좋단 말이야. 아는 사람하나 없이 인간세상에 뚝 떨어졌는데도 이렇게 끼니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는 먹잖아? 쩝,, 하긴 이런 귀찮은 짓 안하고 먹으면 더 좋았겠지만서도,,,' 아린은 속으로는 조금 투덜댔어도 포크와 나이프를 우아하게~사용하는 `귀찮은 짓' 은 세르카르셀에서 익숙해지도록 배웠기 때문에 아무 무리없이 식사를 계속했다. "카르셀의 왕녀이자 후계자이신 이오네공주님이십니까?" `쓰읍~~누가 드래곤 밥먹는데 귀찮게스리~~~' "예.맞습니다만 그 쪽은?" 속마음이야 저 기생오래비처럼 생긴 허여멀건한 청년이 무슨 말을 걸든지 상관말고 밥이나 계속 먹었으면 좋겠지만, 훈련을 착실하게 받은 아린인지라 그의 입에선 부드러운 대답이 흘러나왔고 말을 건 그 청년은 웃으며 아린에게 자신을 소개 했다. "리베이드 왕국의 제1왕자 카슬러 엘 리베이드라고 합니다. 카르셀왕국의 계승자 를 만나뵈어 영광입니다." `그래그래 너많이 영광해라,난 밥이나 계속 먹을란다...' "천만에요.제가 오히려 영광입니다." 수많은 수련으로 속마음과 겉모습이 완전히 따로 노는 아린,머리속 생각과 나오는 대사가 불일치함에도 불구하고 아린의 태도는 자연스러웠고 새초롬이 미소지으며 답변하는 아린의 표정을 호의로 생각했는지 카슬러는 계속 말을 이었다." "식사가 끝나셨다면 잠시 조용한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만,," "아, 저 밥 아직 덜,,,으엑! 예, 그럼 일어나기로 하지요." `히잉~~오늘도 밥 제대로 먹기는 글렀구나,,,이그,,미나도 참,,,살살좀 찌르지 세게 찌를려면 손톱이라도 좀 깍든가,,아이고 등이야,,," 각자의 주인 뒤에 조용히 서서 식사가 끝나기를 끝나고 있던 미나와 카슬러의 시종 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는 자신들의 주인이 자리를 뜨자 얼른 뒤를 따라 나섰고 나머지 사람은 잠시 그들을 지켜본 뒤 식사를 계속했다. "이번 6국연합회의에 대하여 관계자로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히,,그걸 내가 어케 아냐? 미나,,빨리 사인~~사인~~' "글?요. 카슬러님의 의견을 먼저 듣고 싶군요." 아린과 카슬러는 식당 옆의 테라스로 자리를 옮겼고 미나와 카슬러의 시종은 10여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일단 한 나라의 대표로 참가하는 만큼 꽤 나름대론 준비를 했지요.저는,, 6국연합이 비록 겉으로는 같은 위치에 있는 동등한 국가라고는 해도 사실 국가간의 차이는 상당하지 않습니까? 북의 군사국가 아라스난같은 경우엔 라슈타니엔 왕국의 두 배가 넘는 인구와 영토를 지니고 있지요. 기사도왕국이 라 불리는 저희 리베이드정도만 아라스난을 당해낼수 있을까,,나머지 왕국 들은 두나라가 합쳐도 만약 아라스난왕국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막아내기 힘들겠더군요. 아라스난왕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곳 바트란이나 사르바잔왕국으로썬 이번 회의에 관심이 상당히 높은 처지이겠죠. 카르셀왕국의 태도에 따라서 6국연합의 세력판도가 결정되니까요. 이번에 이오 네공주님이 이렇게 몸소 와주셨으니 바트란이나 사르바잔도 꽤 속으론 마음높고 있을 겁니다.하하하, 할수 없는 거죠 뭐 그게 약한 나라의 설움이라는 것이니까 하긴, 애당초 근거없는 소리때문에 회의가 열리는 것도 저는 조금 웃깁니다만, 이로써 아라스난과 카르셀의 연합설은 헛소문인게 확실해졌군요. 하긴 중간에 바트란이 끼어있는데 두 나라가 연합하기도 힘들겠죠.." `이야~~잘~~떠든다.' 열심히 자신의 유식함을 과시하는 카슬러를 보면서 아린은 그냥 싱글싱글 웃으며 조용히 듣고만 있었고 카슬러는 말을 마치고 잠시 숨을 돌린뒤 아린에게 다시 물어왔다. "제 판단이 올바른 것인지 깨우쳐주셨으면 합니다만,,?" `음 이번엔 미나가 귀를 어루만지는군.' "대체로 비슷합니다만 자세한 것은 알려드릴수 없군요." "그렇다면 카르셀의 태도는 변함없다고봐도 좋겠지요?" `이번엔 머리를 긁네' "틀리다곤 할수는 없지만 역시 자세히는 알려드릴수 없습니다." 미나가 보내주는 사인에 따라서 아린은 글쎄요 그쪽 생각을 먼저 듣고 싶군요,비슷합니다만 자세히는 알려드릴수가 없군요, 맞다고 할수는 없지만 자세한것은 알려드릴수가 없군요, 이 세 말만 반복했지만 아린이 눈치껏 어휘도 바꾸고 악센트도 줘가면서 대화를 해나갔기에 카슬러는 전혀 이상한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한참동안 대화가 오갈수 있었다. "그런데,,호위병의 인원이 너무 적어보이는군요.물론 카르셀의 용맹한 전사들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곳 바트란은 험한 산지와 숲들로 이루어진 국가. 카르셀과는 달리 몬스터가 상당히 자주 출몰하는 곳입니다. 한 나라의 후계자를 호위하는 병력치고는 좀 적어보입니다만...." `헤,,,적어보이는데 어쩌라구? 자자,,사인이,,어? 사인을 안 해주네' 아린은 뭐라 답해야 할지 고민되었지만 그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어느새 미나가 아린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걸어 준 덕분이었다. "이오네님,날이 저물어 공기가 차갑습니다.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실까 염려되오니 이만 들어가서 쉬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카슬러란 이 리베이드의 제1왕자는 아린을 놔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런 갸냘프신 공주님이라면 좀더 안전하게 호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평화로운 카르셀에서 강한 전사가 나올수 있을까요? 저에겐 10명의 기사와 200명의 용맹한 병사들이 있습니다.저와 동행하시는 게 어떨까요? 저 역시 그리 약한 편은 아닙니다." 말을 맺으며 허리의 장검을 가볍게 들어보이는 카슬러, 그 곳엔 리베이드의 기사 임을 증명하는 문장인 `황금사자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리베이드는 기사도왕국. 아무리 왕족이라도 능력이 없는 자에게 기사의 칭호를 내 리지 않는 곳이니 카슬러도 그리 약한 편이 아니라는건 틀림없었지만 동행을 요구 하는 카슬러의 속이 빤히 보이는 미나로써는 자시들의 나라를 멋대로 깔고 뭉개는 그의 오만함에 눈쌀이 찌푸려질수 밖에 없었다. 6국연합중 가장 튼튼한 경제력을 지니고 있는 카르셀왕국. 동으로는 라르테아드 산맥이,북으로는 알 크리드 산맥이 가로막고 있고 동으로는 동부대륙 최대의 강인 하난강으로 남으로는 바다로 둘러쌓여있는 천험의 지형을 가졌기에 6국중 역사적으로 가장 안정된 부강한 국가가 카르셀이었고 그 카르셀의 현 국왕 `라티스 엘 카르셀'에겐 왕자가 탄생하질 않았다.그것은 이오네 공주와 결혼하는 사람에게 이 카르셀의 왕권이 넘어간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카르셀의 움 직임은 6국연합에 세력에 기묘한 파문을 끼쳐왔다. 카르셀 자체로써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못하지만 다른 나라가 만약 카르셀을 손에 넣는 다면 나머지 국가들은 존속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리베이드 역시 카르셀을 노리는군. 뭐 동행하는게 계획에도 도움을 주겠지만,,, 저 오만한 표정, 맘에 안 들어." 잠시 머리를 굴린 미나는 정중하게 카슬러에게 말했다. "동행한다면 더없는 영광이겠지만,저희도 그다지 약하지는 않답니다." "아까보니 병사는 50명정도뿐이고 기사도 한 두명밖에 안 보이던데 과연 그 인원으 로 몬스터들이 출몰하는 이 곳 바트란 지방을 갈수 있을까?" 괜히 자존심 세우지말고 청할때 받아들이라는 식의 오만한 카슬러였지만, 그의 오만함은 미나의 답변과 함께 그의 얼굴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저희를 호위하시는 분중들중엔 드래곤 슬레이어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이 계시거든요." 카슬러가 팍팍 겁을 준 덕분에 아린은 상당히 기대를 가지고 바트란의 수도 알 카나스까지 가는 동안 연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기대했던 몬스터들은 나오질 않았다. 인간들의 모험담에서도 꼭 길가던 도중이면 몬스터가 뛰어나오고 그 몬스터를 멋지게 무찌르는 기사가 나오는데,,멋지게 무찌를 기사는 일행에 널리고 널렸건만 몬스터가 통 튀어나오질 않는 것이다. `이상하다.몬스터도 많은 동네라면서 왜 코빼기도 안 보여? 나는 인간으로 변신 하자마자 만났었는데,,' 이야기로만 들어왔던 멋진 인간들의 검술을 구경하고 싶었던 아린이지만 불행하 게도(?) 몬스터는 꼬리도 보이지 않았다. 몬스터를 무찌를 기사가 일행에 널렸다는게 문제라는 것까진 생각못한 아린이었 다. 사실 지금 아린의 일행은 원래 카르셀에서 데려온 50명에다가 카슬러의 호위 병까지 합쳐서 거진 300명이 가까웠고 이만한 대군이 `행진'하는데 감히 달려들 멍청한 몬스터가 있을리가 없는 것이다. 몬스터들의 소굴로 길을 잡아도 있던 몬스터들이 다 짐싸들고 도망갈 판인데 이들이 지나는 길은 원래 여행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안전한 길,가끔 한두명정도가 길을 가다가 몬스터들에게 습격 당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만한 인원이 습격당할리는 없는 것이라서 마차밖으로 연신 고개를 내밀며 `무슨 일이라도 안 일어날려나~~'란 기대를 품고 주위를 둘러보던 아린은 하루하루지나면서 점점 실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카슬러란 이 리베이드의 왕자에게는 굉장히 흥분되는 여행길이었다. 기사들의 우상,드래곤 슬레이어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과 같이 하는 여정인 탓이다. "드래곤의 브레스를 단 칼에 쪼개버렸다지요?" `드래곤의 브레스에 단 숨에 쪼개져버렸지,,,내 갑옷이 말이야...' "드래곤이 휘두르는 꼬리를 어떻게 피하시고 검을 내리쳤었나요?" `내리치긴 뭘 내리쳐? 도망다니느라 바쁘더구만' "그 거대한 드래곤과도 맞서싸우다니 정말 대단해요.좀 무섭기도 할텐데" `좀 무섭냐? 꿈에 나타날까 겁난다.' "백룡 그라테우스를 푸른 빛의 검기로 한 칼에 날개를 찢어버렸다면서요?" `음 참 여러가지 소문들이 많이 도는구만,돌려면 아예 화끈하게 돌지 왜 난 날개나 꼬리 같은 거고 다리오스만 몸통이야? 알고보면 숨통을 끊은건 가스터님인데,,뭐 다리오스가 다 죽인거긴 해도...' 흥분된 눈빛으로 연신 질문을 토해내는 이 리베이드의 젊은 후계자를 보면서 차마 `내 검기는 드래곤 비늘한장 못 잘랐었다'라고 말할수는 없는 플루토였다. "지나친 찬사이옵니다. 제 실력은 소문만큼 대단하지 않습니다." "과연 겸손하시군요.올해로 27살이시라고요? 휴우,,과연 저도 7년이 지나면 플루토 경처럼 될수 있을까요..." "전하라면 빠른 시간안에 저를 능가하실 겁니다." 비록 플루토가 스스로 자기비하를 해대고는 있었지만, 그가 비하해대는 것만큼 그의 실력이 나쁘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최상급의 실력이라고 해야 옳았다. 그는 6국연합중에서도 10명이 채 안 넘는다는 소드 마스터인 것이다. 마도사와는 다른 형식으로 마나를 사용하여 `검기'라는 기술로 인간 이상의 위력 을 낼 수 있는 검을 든 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궁극의 경지에 오른 자들을 사람들 은 소드 마스터라 부른다. 세계를 이루고 또 지탱하는 원천적인 힘,마나를 수련과 명상을 통해 자신의 몸에 쌓아 검이나 다른 물체를 이용해서 발현해내는 기술 `검기'는 푸른 혹은 하얀 빛으로 나타나지는 게 대부분이고 검 날을 흘러 내리면서 검의 파괴력과 타격력을 높여주는 기초적인 사용부터 검기를 모아서 원거리를 공격하거나 다수를 살상하는 고난이도의 기술까지 같은 소드 마스터라도 그 우열은 상당히 차이가 나 게 된다. 마도사나 소드 마스터나 마나를 사용한다는 점에 있어서 그 근원이 같긴 하지만, 마나를 계약의 존재에게 바치는 제물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마도사와는 달리 축적한 마나의 힘을 직접 사용하므로 넓은 파괴력은 없지만 한 곳에 집중된 힘은 마법 못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기사왕국 리베이드에서도 검기를 사용하는 자는 셋밖에 없으며 대부분 오랜 시간동 안 수련하여 겨우 얻은 힘이기 때문에 카슬러는 자신과 별로 나이차이가 나지 않는 이 드레곤 슬레이어를 경이에 찬 눈으로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어떤 식으로 수련을 하셔서 그 나이에 소드 마스터가 되신거죠?" "글쎄요, 단지 재능이 남들보다 조금 뛰어났을 뿐입니다. 다리오스 경은 저보다도 훨씬 강대하고 위력적인 검기를 사용할수 있지요." 아무리 옆에서 카슬러가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도 플루토의 마음은 그다지 편하지 못했다. 플루토,그의 검기는 솔직히 대단한 것이었다. 그 나이에 소드 마스 터인 것도 대단한 것이지만 나이를 떠나서 소드마스터로써도 그는 상당한 경지에 올라있었고 다리오스는 그보다 더 대단했었다. 그러나 그런 둘의 실력은 드래곤이 란 존재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다리오스가 방심을 틈타서,,검의 날카로움을 이용해 겨우 그 존재를 죽일 수는 있었지만,, 다리오스나 플루토나,,아니 그때 같이 싸웠던 4인 전부 승리감을 느낀 자는 없었었다. 그러한 그들에게 들려오는 과장된 찬사들은 오히려 듣기 괴로운 것이었지만,,자신들을 보아주는 남들의 시선 때문에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처지였다. p.s [마나는 뭐길래 그렇게도 애용되는 걸까요?] 마나는 앞에서도 언급한 대로 이 세계를 지탱해주는 `힘'입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오고 해가 지면 달이 뜨듯이 이 세계의 모든 현상을 이루 게 하는 근원적인 에너지의 칭호이죠.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습니다. 바람처럼 말이죠 그러나 마도사들은 그 마나를 이용해서 마법을 사용하고 검사들의 최고봉인 소드 마스터들은 그 마나로 검기를 사용합니다. 쉽게 생각하셔서 동양적인 `기'라고 받아들이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모든 게 순조롭군" "저 아이는 어쩔꺼죠? 그애는 아무 상관도 없어요." "기껏해야 노예에 불과하다. 일일이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공포로써 주어지는 의미] "카르셀의 이오네가 자이트렐 전하를 뵈옵니다." "어서 오거라,이오네. 3년 전에 봤을땐 귀여운 소녀였는데 지금은 아름다운 숙녀 가 되어있구나." "리베이드의 카슬러 엘 리베이드, 자이트렐 전하를 뵙습니다." "어서 오시오, 리베이드의 후계자여. 6국의 오랜 우정과 신뢰가 그대와 나사이에 서도 여전하기를 바라겠소." 6국 연합회의를 하루 앞두고 아린과 카슬러 일행은 바트란의 수도 알카나스에 도착 하였고 이미 그곳엔 사르바잔과 라슈타니엔,아라스난의 후계자들이 도착해 있었다. "카르셀의 기사 플루토 폰 크로워드가 자이트렐전하를 뵙습니다." "오! 플루토 경, 그대의 명성은 익히 들었소. 오히려 내가 영광이구려..." 금박의 샹들리에가 화려한 불빛을 사방에 비추고 대리석의 벽과 기둥은 그 빛을 반사해 새하얀 태양아래의 빛이 아닌 은은한 꿀색으로 물들어 있는 알카나스궁성의 연회장, 그 곳에서 아린은 바트란의 국왕 자이트렐 엘 바트란을 만나게 되었고 이제까지 배워온대로 이오네공주의 연기를 착실하게 해나가고 있었다. 플루토는 역시나 기사들과 귀부인들의 인기독점 캐릭터가 되어 한 구석에서 여러 질문에 답을 하고 있었고, 아린은 여러 왕국의 후계자들을 만나 이제까지의 교육받 은 부분에 대해 `시험'을 치루는 중이었다. "오랜만이에요. 이오네.키가 많이 크셨군요." "반가와요.라이스나. 라슈타니엔에서 이 곳까지 올려면 굉장히 힘든 여정이었을 텐 데 당신은 건강해 보이는군요." "사르바잔의 마드카엔이오. 6국연합회의에는 처음 참석하는 것입니다. 사르바잔의 정식 후계자가 작년에 결정이 난 탓이지요." "처음뵙겠습니다, 마드카엔 엘 사바르잔. 카르셀의 이오네입니다." 헤이드 6개국 연합. 아라스난,카르셀,리베이드,바트란,사르바잔,라슈타니엔 이 6왕 국으로 이루어진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국가연합체인 이 헤이드6국연합은 300년 전,제국의 압정을 피해 새로운 곳을 찾아나선 6명의 여행자들로부터 시작되 었고 그들은 각기 6개의 나라를 세운뒤 최대한 국가를 융성시켜서 제국에 대항하기 로 약속하고 헤어졌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그들은 국가를 세울수 있었고 여섯 친구 들은 자신들의 스승 헤이드의 이름을 따서 6 국을 연합하여 그 세력이 가이아네 스 제국을 위협시킬만큼 대단하였었다. 그들의 우정은 국왕의 자리가 오른 후에도 여전히 지속되었고 그들은 6국의 정세에 문제가 생길때마다 연합회의를 가짐으로 써 그 문제들을 해결하였다. 그들의 우정은 대를 이어져 내려왔고 6국은 정기적 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각 국의 후계자들을 참가시킴으로써 그들의 우정과 신뢰를 서로 확인하였다. 미나는 그동안 각국의 후계자들과 이오네공주의 관계자들의 신상명세서를 아린에 게 가르쳐왔고,가르친 보람이 있게 아린은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이오네의 역활을 잘 해내고 있었다. "어차피 회의는 내일이지만 사실상으론 오늘 끝난거나 다름이 없군요.이렇게 카르셀과 아리스난의 당사자분들이 버젓이 참가를 하셨으니 말입니다." 바트란의 제1왕자 데크슬레인의 말에 그 곳에 모인 당사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세 국가의 후계자들은 모두 동감을 표시했다. 이 회의의 논제인 카르셀과 아라스난의 연합설은 이들 카르셀과 아라스난의 후계자들이 이 곳에 나타남으로써 근거없는 소리나 마찬가지가 되버린 것이다. 한 나라가 너무 강대해져버리면 6국연합은 붕괴해버린다. 그래서 이번 회의에 임하는 카르셀과 아라스난의 태도를 보고 그 진위를 판단하고자 했던 나머지 네 국가들이었고, 카르셀과 아라스난은 전통대로 자신들의 후계자를 회 의에 참가시킴으로써 6국의 우정과 신뢰가 변함없음을 증명시켜주었다. `저 곳에서 친근하게 말을 주고 받는 6국의 후계자들, 저들의 모습을 보면 6국의 우정이 변치 않을 것이란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우리들이 너무 과 민 반응을 보인 게야,,' 자신들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불쾌한 빛을 보이지 않은채 카르셀과 아라스난 은 자신들의 후계자를 이곳 바트란으로 보내주었다. 자이트렐은 연회장의 구석에서 편히 앉아 6국의 후계자들이 보여주는 친밀한 모습에 자신들의 의심이 부끄러워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기나긴 연회도 막을 내렸고 자이트렐은 자신의 화려한 침상에 누워 오래간만에 마음 편히 잠을 청했다. `이제야 편하게 잠에 들겠군. 내일 회의는 다분히 형식적이 될테니 일찍 끝내버리 고 각 국의 후계자들끼리 친밀해 질수 있게 시간을 마련하는게 더 좋겠군 그래.' 한참 단잠을 자던 자이트렐, 그러나 그는 채 잠이 들기도 전해 한 전령의 급보로 인해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전하. 바트란 남부지구에서의 전령이옵니다." 늦은 밤 한참 단잠을 자던 자이트렐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억지로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만약 저 놈의 전령이 쓸데 없는 일로 나를 깨웠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나 그 전령의 한마디는 자이트렐을 단숨에 깨워주었다. "카르셀의 1만 병력이 남부지방을 침공하였습니다." "이거 너무 쉽구만..." "전투가 쉬워지기 위해서 하는게 기습이란 겁니다,가스터. 안 쉬우면 더 큰 일이 게요?" 검은 로브를 걸친 갈색머리의 40대중년의 마도사와 은빛갑옷을 걸치고 은빛망토를 두른 은발의 청년의 모습이 바위로 뒤덮인 작은 언덕위에 보인다. 카르셀 궁정마도사 가스터와 실버나이트 다리오스는 그들의 발밑에 벌어져있는 학살의 참상을 시큰둥하게 바라보면서 대화를 계속해나갔다. "그래도 좀 싸움같은 맛이 나야지,이건 완전히 일방적인 학살에 지나지 않는군." "하하,우리의 눈에도 학살로 보일 정도면 기습은 성공적이라 봐도 좋겠군요." 그들의 발밑에 벌여진 `학살의 참상' 1만의 카르셀 왕국의 문장`겹쳐진 라히드 나무의 가지의 문양'을 가진 병사들과 천여명이 채 안 되는 바트란의 병력의 전투는 카르셀의 일방적인 전진에 불과하였고 이미 바트란은 패색이 짙어보였다. 그러나 이 전투에서 지면 카르셀의 1만대군은 단숨에 바트란의 수도 알카나스까 지 진격할 것이고 그것은 바트란 왕국의 종말을 의미하기에 바트란의 남부지방의 병력이 총 동원된 그들은 나름대로 필사적이었고 그 광경은 보고있는 가스터를 짜증나게 해 버린 듯 하다. "이 정도 병력의 차이라면 어차피 질게 뻔한데 뭘 저렇게 버티는 거야?" 죽어가는 병사들..한때 비옥한 농토였었을 이 평야는 인간들의 피로 새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다.가스터에겐 그 것이 적의 피이든 아군의 피이든 간에 그 피를 흘리고 죽어 갔을 생명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그다지 달가운 일이 아니었었고 그와는 좀 의미가 다르지만 다리오스도 별로 속이 편하지는 않았다. 압도적인 병력탓에 쉴새없이 밀리면서도 바트란의 병정들은 카르셀에게 상당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었고 그 광경을 본 다리오스는 눈쌀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기를 꺽을 필요는 있겠군요. 우리 쪽 피해도 적은 편은 아니니까요. 뭔가 믿을 만한 존재가 사라진다면 그들도 슬슬 싸울 의지를 상실할 겁니다만,," "원래 군사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역활은 우리 마도사의 몫인 법이지" 가스터는 말을 맺으며 한 곳을 향해 손가락을 가르켰고 그 곳에는 바트란의 마도사 로 보이는 흰 로브의 마도사 3명이 주위의 엄호를 받으며 마법을 전개하고 있었다. "거꾸로 말하면 마도사가 사라짐으로써 저들의 사기가 꺽인 다는 뜻도 된다는 것이 라네,다리오스." 다리오스 역시 그 곳은 아까부터 눈여겨 봐왔던 곳이었다. 사실 높은 곳에서 바라보 면 눈에 잘 띄이는 곳이기도 했다. 혼란한 난전 가운데서 마도사들의 주위만 뻥 뚫 린채 주위의 병사들을 죽여가곤 했었으니 눈에 안 뜨이기도 어렵다. "저도 모르고 있던건 아니지만, 저 곳은 너무 멀지 않습니까? 가스터님이 저곳까지 가는 건 너무 위험하고, 그렇다고 원거리 마법을 쓰면 우리 카르셀군까지 휩싸일 텐데요." "하,, 누가 저기까지 간다고 했었나? 여기서 해결하겠네." "저 정도의 거리에서 마도사만을 해치우는 마법이 있었읍니까?" 그들이 서있는 언덕과 바트란의 마도사들이 있는 곳과의 거리는 대략 500m 1개체 마법은 그 곳까지 사정거리가 되질 않고 범위가 큰 기술을 사용하면 아군까 지 휘말린다. 마도사는 아니지만 이러한 이치를 잘 알고 있는 다리오스였기에 가스터에게 굳이 저들을 죽여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었다. 가스터를 제외하고도 이쪽에는 마도사가 5명이나 있었고 그들은 전투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이 쪽의 승리가 확실한 상황이니,지휘관인 다리오스나 가스터 는 멀리서 작전만 지시하면 되지 굳이 전투에 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핫, 잘 보게 다리오스. 마법이란건 사용하면 할수록 오묘해지는 법이니까." 가스터는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주문의 영창에 들어갔고 별로 높은 레벨의 주문은 아니었는지 가스터는 금방 주문을 발동시켰다. 다리오스는 적 측의 마도사들이 마법사용을 갑자기 중단하고 당황해하는 모습을 멀리서나마 희미하게 볼수 있었다. 마도사의 마법에 힘입어 전투에 임하고 있던 마도사 주위의 바트란국 병사들은 마법이 중단되자 얼마 못 버티고 카르셀군에 의해 빠른 속도로 쓰러져갔고 그 모습을 본 다리오스는 감탄의 표정을 지으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대단하군요. 이 정도 거리에서 유효한 마법이 있었나요?" 가스터는 주문을 마친 뒤 왠지 장난기 어린 얼굴로 다리오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저주의 일종이라네. 적의 좌표를 알면 시야에 들어 오는 거리내에선 사용할수 있는 마법이지." "하지만 이정도로 멀리서 저런 강력한 저주를 한꺼번에 3사람에게 걸수 있다는 겁 니까?" "상대방의 마나의 흐름을 정지시킬 정도로 강력한 저주라면야 당연히 이런 먼 거리 에서 걸수가 없지." 가스터의 저주마법에 걸린 마도사들은 이미 카르셀군에 의해 잘 다져진 시체가 되 있는 상태였고 가스터는 그 쪽을 힐끔 보고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1서클정도의 가벼운 주문이라면 이 정도 거리에서도 가능하지." 마도사가 사라진 바트란국 군사들은 슬슬 사기가 떨어진 듯이 보였다. 그들을 보호해주는 마도사는 죽음을 당했지만 적측에서는 여전히 한번에 10여명씩 태워버리는 위력적인 화염구들이 계속 날아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깨달은 병사들이 하나 둘씩 분대를 이탈하고 있었고 그런 이탈자의 존재 범위는 전염병처럼 적들의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됐군요. 적들이 흩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금방 결판이 나겠군요. 그건 그렇고 무슨 저주마법이길래 1서클에 불과한데도 그런 위력이 나오는 거지요?" 가스터의 얼굴에 어려진 장난기있는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하하핫, 이 대마도사 가스터님의 창작마법이지. 아주 위험하고 끔찍한 저주라고 나 할까." "대마도사 좋아하는군요. 고작해야 1서클 주문하나 개발해 놓고 뭐가 대마도사 라는 겁니까?" 마도사라면 자신이 익힌 레벨안에서는 새로운 마법을 창조해 낼수도 있다. 물론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다. 그러나 위력적이고 실용적인 주문 들은 이미 고대로부터 다 전해져 내려오니 결국 개발되는 마법은 대부분 쓸데없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아니,,어쨋던 간에 무슨 주문입니까?" "내가 직접 이름붙인 마법이지 바로~~~~~~~~ [임포텐츠 아더]!!라고 불리우는 남자에게 치명적인 저주를 거는 마법이지 키키키" "어째 이름이 요상하네요. 뭐하는 저주에요?" "조루증걸리게 하는 마법이야" 다리오스는 얼굴 가득히 황당함을 품고서 가스터를 쳐다보았고, 가스터는 여전히 장난기어린 의기양양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무,,,물론 상당히 무시무시하고 위력적인 저주임에는 틀림이 없는데요,,,, 아니, 그게 저 마도사들의 마법을 멈추게 하는데 어떤 효과를 내는 겁니까? 혹시 마도사들은 성적으로 왕성하지 않으면 마법을 사용못한다거나 하나요?" 가스터는 왠 드래곤 하품하다 브레스 새어나오는 소리냐는 듯이 다리오스를 바라본 뒤 피식 웃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당연히 마도사들의 마법과 밤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 자네가 마법에 대해 안 다면 이해가 잘 갈텐데 말이야,, 음,,뭐라 설명해야 되나...마법이 어찌 사용되는 지는 알고 있지?" "물론이죠"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추고 정령의 달 레테아르가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 이미 바트란의 병력은 대부분 괴멸되었고 남은 병력들도 자카르난 성으로 후퇴해 카르셀의 승리는 확정적이었고 최고 위치에 있는 이 사람들이 열심히 딴청피우는 와중에도 카르셀군은 작전대로 자카르난 성을 포위하고는 야전준비에 들어가고 있 었다. 그리고 카르셀군의 최고위치에 있는 지위자들인 이 가스터와 다리오스, 두 사람은 석양이 지는 언덕위에서 열심히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자신이 지니는 마나를 공간적으로 흐르게 하면서 자신의 계약자가 원하는 형태로 뒤바꾸어서 바치는 것이 마법의 사용법이지. 쉽게 예를 들어주지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벽을 쌓아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이 고이겠죠." "그렇지 물이 고여버리고 물의 흐름은 정지되어 버리지. 이것이 마법을 완전히 봉쇄시키는 저주라는 것이네. 그러면 벽만큼 거대한 장애물은 아니더라도 그곳에 바위를 하나 던져넣으면 어찌 되겠는가?" "바위가 가라앉습니다만.." "누가 바위 얘기 하랬나? 물의 흐름말이야!물의 흐름!" "글쎄요. 물은 여전히 졸졸 잘만 흘러갈텐데요?" "당연히 흘러야 가겟지만 흐름은 미묘하게 바뀐다네. 시냇물이야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마도사의 마나가 흐름이 바뀌면 곤란해 지지 않겠나?" "마나의 흐름이 변해버려 마법이 발동되지 않는 단 소린가요?" "비슷하긴 하지만 정답은 아닐쎄. 마도사가 시전하는 마나가 흐르는 공간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뭐랄까,,,자신의 구상속에 들어있는 거대한 공간이라고 해야 하나,,하여튼 그런 거라네.자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거대한 공간이지. 그러한 공간인 만큼 마나의 흐름은 여러 곳으로 흘러가고 그러한 그 곳에 흐름을 막는 작은 바위를 놓는다고 해도 사용을 억제 시키는 마법은 한정될수밖에 없지만 내가 개발한 이 [임포텐츠 아더]는 바위라기보단 거대한 그물같은 것이지 얇은 실로 짜여진 거대한 그물, 마나의 흐름 자체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못하지만 모든 마나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마법이지. 왜 마도사들이 [헤이스트]같은 마 법이 있고 근력을 높이는 마법,동체시력을 높이는 마법들이 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사로 전직하려 하질 않는 건지 아나?" "그거야 마법을 익히는데 바빠서 몸 간수할 시간이 없기때문아닙니까?" "물론 그런 이유때문에 마도사들이 몸이 약하긴 하지만, 위에서 내가 말해줬잖는가 체력이고 근력이고 다 높일 수 있는 마법이 있다고, 그렇지만 난 절대 육탄전은 안 한다네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나?" "글쎄요,,생각해본적 없군요." "저주나 보조마법이나 마나를 이식해서 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같은 이치이지, 일단 저주든 보조마법이든 한 번 걸리면 효력이 다 할때까지 그자의 몸속엔 그 저주를 유지시키기 위한 외부의 마나가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하는 법이라네 그래서 여러 보조마법들을 걸다보면 흐름의 충돌이 생기는 마법들이 늘게 된고 보조마법끼리도 충돌을 일으키니 다 걸지도 못하지,헤이스트면 헤이스트, 근력보조마법이면 근력보조마법 이렇게만 걸수는 있어도 두가지 세가지를 한꺼번에 걸수는 없거등, 게다가 마도사가 그런 보조마법들을 마구 걸 경우 마법의 사용에 있어서 극히 제한을 받게 된다네,,아까 그 마도사들도 마나의 흐름이 제멋대로 흘러가버려 꽤나 당황했을거야,," "히야,,그럼 그 저주에 걸리면 아무런 마법도 못 쓰는 겁니까?" "뭐 꼭 아까 그 저주만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저주나 보조마법이든간에 걸린 상태로 는 마법을 사용하기가 힘들걸? 충돌하지 않는 마법이라면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몸에 보조마법을 걸고 마나를 사역하는 마도사는 존재하지 않는 다네." "그럼 그 요상한 이름의 저주는 꽤 좋군요. 1서클짜리 마법봉쇄주문이잖습니까?" "뭐,,나도 사실 개발하다 우연히 발견한 부작용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 1서클자리 마법봉쇄주문이라,,효과는 똑같다고 해두지,," "그럼 누가 힘들여서 7서클의 절대마법봉인을 사용할까요? 1서클로도 충분한데?" "허허허,,,생각을 해보게, 시냇물을 가로막는 거대한 벽을 없애는 게 쉽겠나, 아니면 얇은 실로 짜여진 그물을 없애는 게 쉽겠나? 걸기가 쉬운 만큼 당연히 1서클을 마스터한 자라면 금방 풀어버릴수 있지,,," "흐음,,그럼 아까 그 마도사들은 1서클도 제대로 못 익힌 자라서 그꼴이 된 겁니까?" "전쟁터에선 주문을 풀려는 그 잠깐의 시간 사이에서 목숨이 오락가락한다는 걸 잊은 모양이군 다리오스. 게다가 그 주문은 내 창작주문이라고, 일단 마나의 구성을 알아야 해제할수 있을테니 1분정도는 걸릴 껄? 그 시간이면 충분히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지." "어쨋던 간에,,별 희안한 마법으로 해치웠군요,,남들 앞에선 그 소리 하지마세요" 가스터와 다리오스는 해가 완전히 저물자 언덕위에서 성을 둘러쌓으며 구축한 카르셀군의 진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흐음 우리 군사들이 성을 완전하게 에워쌓았구만,,떠드는 건 이정도 하고 내려 가도록 하지, 기습의 생명은 신속성, 한시라도 빨리 진격하는게 피를 덜 흘리는 길이야." "저 두터워 보이는 성문을 뭘로 부술까나 고민하세요 가스터,,진격은 제가 고민할 일입니다."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자카르난 성의 주위는 이미 수백개가 넘는 불꽃들에 의해 둘러싸여있었다. 카르셀군의 야전용 모닥불이었다. 카르셀군은 자카르난 성을 완전 포위하고 돌격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고 다리오스와 가스터는 계속 언덕아래로 내려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포위가 끝났습니다,가스터. 오늘 밤안으로 저 성을 점령해야 제 시간을 맞추겠는 데요. 아까같은 쓸만한 마법 또 없습니까? 저들 전부에게 복종의 마음이 들게 하는 마법이라던가 하는거요." "다리오스, 자네는 마도사가 무슨 신인줄 아나? 그런 마법이 있으면 세상의 국왕 들은 다 마도사 출신이었을 것이네." "그럼 피를 흘리지 않을 방법은 없겠군요. 되도록 적게 흘리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게 좋겠는데요,,,저들도 이미 궁지에 몰린 상황이니만큼 저항이 만만치 않을테고 되도록 전력을 유지하는게 바람직한데,,나중일도 생각해야 하고 말이죠." "그래서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생각나셨나, 다리오스?" 두 사람은 이제 언덕을 거진 다 내려왔고 카르셀의 중앙진영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 다. "여기서 저 성벽이면 아까와 거리가 별 차이 안나는데, 아까처럼 뭐 공포에 휩싸이? ? 한다던가 하는 그런 저주를 걸면 쉽게 점령할수 있을 거 같은데요." 자카르난의 높은 성벽을 다리오스는 힐끗 바라보며 가스터에게 질문했고 가스터는 조금 짜증내하는 어투로 말을 받았다. "공포의 저주는 4서클자리야, 이 정도 거리에서 거는 저주는 2서클까지가 한계네 나는,,게다가 아무리 바트란의 병력이 줄었다 해도 아직 저 성에 3~400은 남아 있을텐데 그 많은 인원에게 어떻게 다 저주를 거나?" "누가 병사들에게 다 걸랬읍니까? 우두머리로 보이는 인간들 몇몇한테만 걸라는 거죠. 그리고 4서클짜리 말고 1이나 2서클짜리 공포의 저주는 없나보죠? 아까는 1서클마법으로도 충분히 해결했잖아요?" "쯧쯧,다리오스.내가 아까 사용한 [임포텐츠 아더]는 어디까지나 조루증발병저주라 네. 개발하고 보니까 우연찮게 마나의 흐름를 전부 방해하는 희안한 부작용이 생긴 것뿐이지 내가 1서클짜리 마법봉쇄주문을 만들려고 한게 아니라고. 그런 쓸모있는 부작용이 생기는 마법이 흔한줄 아나 어디." "세르카르셀에서도 자기 방에 쳐박혀서 뭔가 열심히 연구하더니 결국 조루증저주마 법 하나만 건진겁니까? 다른 건 없어요?" "뭐 그거 외에도 2서클짜리 탈모증 저주마법도 하나 개발했고..하나 더있는데,,그게 뭐더라,,.아 생선비린내없애는 주문이었다,참." 다리오스는 실망한 표정으로 가스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니, 개발할려면 좀 그럴듯 한걸 하지 뭐 그리 요상한 것만 개발하셨읍니까? 그리고,,조루증발병저주나 탈모증의 저주마법은 왜 만든 겁니까? "누가 개발하기 싫어서 안 했나? 쓸만한 주문은 이미 고대에서 다 완성되어 전해져 내려오는데 고대의 마도사들이 미쳐 생각치 못한거나 개발하고 있어야지 뭐. 그리고 탈모증의 저주마법은 라티스전하를 위한 것이고 조루증은 ,,,으으으음 사실 내가 요새 몸이 좀 부실해서,,,,소문내지 말게 다리오스" "안티-스펠로 사용하려 했던거군요." 안티-스펠,마법의 역주문을 뜻하는 총칭이다. 저주는 따지고 보면 보조마법의 안티 스펠이라고도 할수 있다. 회복계 마법을 역으로 사용하면 강력한 부식의 저주로 바뀐다. 마찬가지로 부식의 저주를 역으로 사용하면 회복계열의 주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흑마도사도 회복계열의 마법을 얼마든지 사용하고 백마도사도 잔인한 공격마법들을 얼마든지 사용할수 있다. 즉 굳이 흑마법,백마법 둘다 익히지 않아도 마법을 쓰는데 불편함이 없기에 더더욱 둘다 사용하는 마도사는 드문 것이었다. 한 우물만 파도 물이 솟아오르는데 뭣하러 우물을 두개씩이나 파겠는가? 두 우물의 수질도 같은데 말이다. "마법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게 아닐쎄 다리오스, 파고들면 밑도 끝도 없어. 게다가 서클이 올라갈수록 개발하는 비율이 적어지는데 나라고 별수 있나? 1~2서클짜리만 심심할때 개발해 보는 거지." `서클'이라고 나뉘어지는 마법의 레벨을 측정하는 단위는 마도사가 자신의 구상공간 에 구성하는 마나의 흐름에 대한 모습으로부터 유래되어진다. 마나가 구상공간안을 흐르면서 그리는 빛의 도형의 형태가 몇개의 원으로 이루어져 있느냐에 따라 몇 서클이냐의 기준으로 나뉘는 것이다. 1서클의 마법일 경우 하나의 원안에 모든 마나의 흐름이 끝나므로 1서클이라 불리고 2,3,4 이런 식으로 서클이 늘어나면서 그려지는 원들의 갯수가 늘어난다. 더구나 그 원들은 3차원적으로 서로 겹쳐져 있으므로 서클이 늘어날수록 마나는 통제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다. 어쨋든 기본적인 마나의 테두리가 원을 그리고 있 는 탓에 고대의 마도사들은 그것을 `서클'이라 불렀다. 마법을 개발하고자 도전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다. 만약 1서클의 마법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구상공간안에 마나의 전체적인 테두리인 하나의 원을 그리고 그안에서 이리저리 마나를 흘려보면 되는 것이다. 물론 위력적이거나 효률성이 높은 마법들은 이미 고대에 다 개발이 되어서 전해져 내려오기 때문에 제대로된 마법이 만들어지는 예는 거의 없고 만약 만들어진다 해도 자잘한 마법들에 불과하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주문중에는 가스터의 [임포텐츠 아 더]처럼 의외의 효과가 있는 부작용이 만들어 질때도 있지만, 부작용은 어디까지나 부작용. 그러한 일은 극히 드문 일이고, 대부분 원래의 용도에서 크게 벗어나지를 못한다. 가스터야 새롭게 창조한 [임포텐츠 아더]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지만 그것도 자주 사용해서 다른 마법사들에게 알려진다면 곧 효용도는 없어질 터이다. 아까 그 마도사들은 처음 당하는 마법이기에 그 마법을 이루는 마나의 구성을 찾느라 시간을 소모해서 죽음을 당했지, 몇 번 더 써먹어서 그 구성이 알려진다면 2~3초도 안되서 풀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공법으로 나가야 겠군요. 자 원래 논제로 돌아갑시다.가스터 저 두터워보이는 성벽을 부술만한 마법은 있읍니까?" 다리오스는 자카르난의 두터운 강철의 테두리로 둘러싸여진 거대한 성문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내가 궁성에서 쓸데없이 주문만 개발하고 있었을거라 생각하나 다리오스?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까지 불리는 마도사인데 뭔가 좀 다르긴 해야겠잖은가? 저 정도의 성문이라면 파괴 못할 수준은 아니라네, 옛날의 내가 아니거등." 얘기를 나누면서 걷고 있던 다리오스와 가스터는 카르셀군의 진지안의 자신들의 막사앞에 도착했고 가스터는 막사앞에서 근처 경비병 하나를 손짓을 불렀다. "자르난과 라셀을 불러주게." 가스터는 부름을 받고 온 그 병사에게 지시를 내렸고 지시를 받은 병사는 재빨리 마도사들이 머물고 있는 막사로 향해 달려갔다. 다리오스는 먼저 막사안으로 들어가버렸고 가스터는 잠시 자카르난 성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다지 크지는 않은 성이지만 군사적인 기능을 강조한 높은 벽과 성 주위를 둘러쌓고 있는 해자 덕택에 침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만약 내가 없었더라면 여기서 꽤나 시간잡아먹었겠군. 의외로 튼튼해보이잖아? 뭐,,그래봤자 소용없는 일이지만." 가스터는 혼잣말로 잠시 중얼거린 뒤 자신도 얼른 막사로 들어갔다. 다리오스는 이미 막사 안에 준비된 윤기나는 가죽으로 덮힌 의자에 걸터앉아 느긋하 게 쉬고 있었다. 느긋하다,,,전쟁을 치루는 군대의 사령관격인 다리오스가 느끼는 감정이 이렇게 여유로와서는 안 되겠지만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수 없다. 압도적인 군사력에 군사들의 사기도 높고 마도사의 비율도 절대적이다 질래야 질 수 없는 전투. 시간에 맞추어서 수도까지 진격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긴 하지만 현재 그들이 지체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가스터도 다리오스 옆에 있는 자리에 걸터앉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한 것이 없으니 그다지 피곤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해야 할게 있으니 최대한 마나를 비축해 놓아야 한다. 가스터는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갔다. "자르난님과 라셀님이 도착하셨읍니다." 막사 바깥에서 경비병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가스터는 눈을 떳다. "들어오라고 그래." 곧 두명의 검은 로브를 입은 20대의 마도사가 막사안으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스승님." "왔구나 자르난, 라셀. 기뻐해라 그 동안 연습했던 거 써먹을 때가 왔다." 자르난이라고 불린 무뚝뚝해 보이는 청년의 가스터의 말에 무표정하게 가만히 고개 만 끄덕였고 라셀이라 불린 마도사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거 실제로 사용할려고 연습했던 겁니까? 장난인줄 알았는데요 저는." "스승님은 장난따윈 하지 않으신다.라셀, 이러한 전쟁에서는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 고 적의 기를 꺽는게 중요하지 않나. 그것이 우리 마도사들의 역활이다." "그건 나도 알어,자르난.하지만 실제로 쓸거라곤 생각 안했는데..." "자자, 둘다 잡담은 그쯤 해두고...나가자 라셀,자르난, 써먹지도 않을 거를 내가 왜 연습시키겠나. 이럴 땐 꽤 쓸모가 있단 말이다." 가스터는 쾌활한 어투로 막사를 나섰고 곧 그의 두 제자들과 도대체 연습이란게 뭔 지 흥미가 생긴 다리오스도 따라 나섰다. 물론 그 전에 자신의 부관에게 진격할 준 비를 갖춰놓으라는 말을 잊지 않고서 말이다. 4사람은 막사 사이의 둥근 공터에 멈추어섰고 가스터는 병사들에게 마법을 사용해야 하니 근처에 접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다리오스, 성문이 부서지면 곧 진격할수 있게 명령을 내려두게." 가스터는 주문을 시작하기전 다리오스에게 너무 느긋해서 사령관으로써의 임무 마저 잊은 게 아닌지 확인했다. "다 내려두었으니 얼른 부수기나 하세요." "좋아 시작하자 자르난,라셀" "대기에 흐르는 바람의 정이여, 나의 몸을 당신의 흐름속에 실어라! [레비테이션]!" 가스터의 비상주문이 발동되었고 곧 가스터는 희미한 빛의 입자에 쌓인 채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르난도 주문의 영창을 시작했다. "흐음, 이렇게 어두운 밤에 저렇게 눈에 팍팍 띄어가면서 떠오르면 저격당할텐데." 다리오스의 걱정대로 어두운 하늘에 빛을 내며 떠오르는 가스터의 모습은 적군,아군 할거 없이 모두 볼수 있었고 곧 웅성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걱정없읍니다. 여기는 사정거리 밖이라고요.저 쪽엔 마도사가 없지 않습니까? 아까 전멸당했으니,,,화살이 저 거리까지 날라갈 리도 없구요." 라셀의 목소리가 다리오스의 귀에 들려왔고 안심한 다리오스는 다시 가스터의 모습? ? 찾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가스터는 50여m쯤 되보이는 높이에서 상승을 그만둔채 허공에 떠있는 상태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찬란한 빛을 덮는 어둠의 지배자여, 당신의 맹약이 지금 움직이오니,,," 가스터는 두 팔을 하늘로 높이 쳐들었고 곧 그의 주위에서 수십개의 빛의 기류가 생겨나더니 세차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둠을 바라보는 자, 어둠을 원하는 자, 그 맹세의 권속이 당신에게 청한다..." 곧 가스터의 로브가 심하게 펄럭거리기 시작했고 요동치던 빛의 기류는 가스터의 몸 을 따라 돌면서 거센 회오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대의 힘에 실린 파괴의 권능이여...." 높이 쳐든 가스터의 두 손위로 서서히 붉은 빛의 마법진이 허공에 그려지기 시작했 고 그것을 본 지상에 있던 라쎌도 주문에 들어갔다. "나의 적을 꿰뚫을 화살이 되어라!!" 가스터의 외침과 동시에 마법진이 완성되고 가스터의 상공에 있던 어두운 하늘에선 먹구름이 푸른 전격의 형태로 방전하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마법이군." 자카르난 성주 사히켈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카르셀군의 마도사는 상공에 떠올라 주문을 외우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병사들은 혼란상태에 빠져있었다. 주문이 발동되기 전이지만 이미 자카르난은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성벽을 지켜야 할 병사들은 잇달아 자리를 이탈하고 있었고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보기만 해도 대단한 마법이니 발동되면 그 위력은 어떠하겠는가. 병사들이 겁에 질리는 것이 이해가 가는 사히켈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저들이 알 크리드를 넘었지?" " [루브라크래틱 애로우]!" 가스터는 주문의 영창을 끝낸뒤 시동어를 외쳤고 가스터가 그린 붉은 마법진에서 붉은 빛의 광선 수십개가 쏟아져나와 자카르난 성벽의 전면을 향해 내리 꽃혔다. 성벽 전체에서 잇달아 폭음이 들려왔고 자욱한 먼지가 사방으로 퍼져나가 카르셀 군의 진영에까지 미쳐졌다. 성벽은 잇달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그 파편들은 성주위의 해자 속으로 떨여져 해자를 메꾸고 있었다. "우와....." 다리오스는 감탄하고 있었다. 엄청난 위력이었다. 성벽 한 부분을 통채로 무너트릴 만한 마법을 가스터가 지니고 있었다니... 게다가 그 모습을 본 카르셀군은 모두들 흥분해서 진격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다리오스는 경탄에 찬 표정으로 서서히 하강하는 가스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가? 다리오스. 연출효과 죽이지?" 가스터는 땅에 착지한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소매로 한번 스윽 훔친뒤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예? 연출효과라뇨?" 가스터의 마법에 감탄의 말을 건네기 위해 다가갔던 다리오스는 가스터의 의외의 말에 놀라 다시 되물었고 가스터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 주문외울때 말야, 막 번쩍번쩍하고 구름 윙윙 도는거 멋져보이지 않았냐구." "아,,그야,,뭐 멋졌습니다만,,,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싶으신 겁니까 가스터?" 다리오스가 당황해하자 옆에 있던 라셀이 웃으며 다리오스에게 말을 해주었다. "저희가 연습했던거 써먹겠다고 아까 그랬었죠?" "그랬었지, 과연 대단한 마법이었어. 새로운 전체 마법인가?" 다리오스의 말에 가스터와 라셀은 웃음을 터트렸고 자르난은 무뚝뚝하게 그들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왜 웃는 겁니까? 가스터" "아하하,,,전체마법은 전체 마법이지,,,여러 명이서 써야 하니까,,,킥킥." 도대체가 알아들을수 없는 가스터의 말에 다리오스는 조금 짜증이 났다. "알아 듣게 말을 해요 가스터 웃고만 있지 말고." "전체마법 맞습니다 다리오스님 .단지 저와 자르난의 역활은 성벽을 파괴하는 게 아니었다는 문제점이 있어서 그렇죠." 그냥 웃고만 있는 가스터 대신 라셀이 다리오스에게 말을 걸었고 다리오스는 라셀 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자네들의 역활은 뭔가?" "자르난은 조명담당이고 라셀은 특수효과 담당이지." 다리오스의 질문에 라셀은 아무 말없이 싱긋 웃음만 짓고 있었고 가스터는 웃음기 를 얼굴에 계속 띄운 채 말을 이었다. "주문 외우는 도중에 번쩍번쩍하는 마법이 세상에 어디있나? 자네가 본건 순 폼이 라네. 멋있으라고 좀 효과를 넣은 거지." "자르난은 빛의 주문인 [라이팅]을 이용해서 다리오스님이 아까 보신 그 회오리를 만든 거고 저는 환각마법으로 구름모양좀 멋지게 했었죠." 즉,,아까 가스터가 주문외울때 주위에서 번쩍번쩍하던 빛의 기류와 푸른 번개로 방전하던 먹구름들은 다 뒤에서 연출한거다 이소리인데,,, "아니 그런 짓은 왜 한겁니까? 결국 위력이랑은 상관없다는 소리잖아요 가스터?" "폼나자나~~어때 다리오스 나도 조명빨 꽤 잘 받지?" 다리오스의 기운없는 질문에 가스터는 웃으면서 대꾸했고 그 모습을 보고있던 자르난이 진지하게 다리오스에게 말을 건넸다. "적의 사기를 꺽고 아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다리오스님. 주문을 외우시던 스승님의 모습을 본 아군의 사기는 극도로 올라있을 겁니다. 반대로 바트란은 지금 어떻게든 도망갈 기회만 노리고 있겠죠." 도대체 마도사들은 머리 속에 뭐가 들어있는건가? 골치아파진 다리오스는 빨리 가스터에게 찬사의 말을 건넨뒤 자기 볼일 봐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어찌 됐건 성벽을 함몰시킨 마법은 대단했읍니다. 아까 마법은 정말 대마도사같았어요." 그러자 가스터는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고는 로브안에서 보석목걸이를 하나 꺼내어 서 다리오스에게 보여주며 씁쓸하게 말했다. "그건 내 실력이 아니라네 다리오스. 이 것의 힘이지." 손가락 두개정도 크기의 붉은 빛이 감도는 마치 루비같은 보석이 매달려있는 목걸 이.그러나 다리오스는 그 것이 루비가 아닌 다른 보석임을 알아챌수 있었다. "이게 뭡니까?" "드래곤 하트라네." 인간들은 드래곤을 참 좋아한다. 물론 종족으로써의 드래곤이 아닌 죽은 드래곤이겠 지만 말이다. 드래곤의 뼈는 최강의 무구를 만들수 있는 재료가 되고 드래곤의 가죽 과 비늘은 최고의 방어구가 된다. 그 자체로도 가볍고 강할뿐만 아니라 마법에 대한 타고난 내성을 지니고 있어서 모든 전사와 마도사들에겐 최고가로 매매되는 기물이 드래곤의 가죽과 비늘이다. 그외에도 드래곤의 피는 마법시약을 만드는데 뛰어난 촉매역활을 하는 등 여러가지 용도가 있고 특히 마도사들이 꿈에도 갈구하는 것으로 드래곤의 심장인 `드래곤 하트'가 있다. 실제로 드래곤의 심장이 아닌,드래곤이 몸속에 지니고 있는 마나의 원천을 보관하는 붉은 빛의 뼈 비슷한 부분인데 이 것을 가공하여 보석의 형태로 만든 것이 드래곤 하트이다. 드래곤이 지니고 있는 엄청난 양의 마나, 비록 일부분밖에 담겨있지는 않지만 드래곤 하트에 담겨져있는 그 마나의 양은 인간으로썬 평생을 걸려도 모으 지 못할 막대한 양이다. "드래곤의 힘의 일부분만을 담은 이 보석만으로도 나는 아까와 같은 엄청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네,다리오스. 아무리 생각해도 그라테우스를 우리 가 무찔를수 있었다는게 믿어지질 않는군." "그라테우스의 드래곤 하트였군요,가스터. 힘을 빌렸든 어쨋든 당신은 저런 엄청난 마법을 사용했고 그런 마도사는 저 멀리 제국에도 없을 겁니다. 그렇게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제국에도 나같은 마도사는 없겠지, 그보단 그라테우스만큼 운나쁜 드래곤이 없을 거라고 하는게 옳겠군 그래...미친 척하는 가증스러운 전사에게 속아서 목을 찔려 죽다니,,쯧쯧." "어찌 됐건 저 성은 함락된 듯 합니다만..누가 미친 척하는 전사입니까? 그거 다 작전이었다니까요 작전." 다리오스와 가스터가 신나게 떠들고 있는 사이 카르셀군은 완전히 성을 점령해버 렸다. 저항이 없었으니 점령했다기보단 떠드는 사이 성에 도착했다..는게 더 옳은 표현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연합력 304년 레테아르의 달이 떠오르는 64일, 카르셀군은 바트란의 남부지대를 완전히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아린은 방에 누워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었다. 이제까지의 이오네공주의 역활은 그 로써는 별로 나쁘지 않았지만, 그다지 좋지도 않았다. 이제 인간세계에 대해서는 아린이 스스로 판단하기엔 대강 다 파악한 거 같았다. 자신이 인간세계에 나온 이유 는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모험담을 떠나기 위해서!인데 하루종일 마차에 실려 이리 저리 돌아다니기만 했다. 하지만 또 막상 떠나자니 아쉬운 게 너무 많았다. 비록 가짜이긴 했지만 깍듯이 공주대접을 받는 아린이다. 귀찮은 부분도 없는 건 아 니었지만 그만큼 좋은 부분이 많았기에 아린은 아직까지는 그다지 이 역활을 포기하 고 싶지는 않았다. `하이튼 인간이란 종족은 이해하기가 힘들어,,,' 노예시장에 있던 인간들은 꽤나 짜증나는 놈들이었다. 아린도 몇 번씩 인간노릇 때 려치고 다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할 정도로. 아마 거기 머무는 기간이 길 어졌다면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 다음에 만났던 인간들은 거꾸로 너무 친 절해서 아린은 그냥 넘어가버렸다. 친절하다,,과연 친절한 건지는 모르겟지만 아린 은 아직 아이에 불과하다. 드래곤의 나이를 인간으로 환산하면 아린은 기껏해야 5~6살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 인격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나이인 것이다. 표면적인 친절과 진정한 친절을 구분할수 있을 만큼 아린의 정신세계는 성숙해 있지 않았고 이제까지 아린이 만나왔던 사람은 그렇게 기분나쁜 일을 아린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뭐 조금만 더 이렇게 놀지 뭐' 아린은 침대에 누워 베게를 껴안고 뒹굴뒹굴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들려오는 폭파 음에 눈을 떳다. "미나~바깥에서 뭐가 터졌나봐~~" 폭파음에 눈을 뜬 아린은 창밖을 내다 보았고 저 멀리 궁성내의 한 탑에서 불길이 오르는 걸 보며 미나를 불렀다. "나도 알고있다.아린" 아린의 귓가에 싸늘한 미나의 목소리가 들렸고 아린은 놀래서 뒤를 쳐다보았다. "미나, 목소리가 왜 그래?" 이제까지의 다정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뭔가 차가운듯한 느낌의 목소리였다. 뒤를 쳐다본 아린은 미나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옷을 입고 있다는 걸 볼수 있었다. "아린.저 불꽃이 뭔지 궁금하니?" 미나는 이제까지의 시녀의 복장이 아닌 백색의 상의에 붉고 짧은 천을 걸치고 있 었고 하반신은 긴 천으로 앞과 뒤만을 가린, 다리선이 전부 드러나보이는 야시러 운 옷을 입고 있었다. "아니, 미나가 왜 그런 옷을 입었는지가 더 궁금해." 아린은 뭔가 미나가 이제까지와 다르다는 것은 느낄수 있었지만 뭐가 다른 건지는 알수가 없었다. "왜긴,. 이게 내 원래 복장이거등.좀 야하지? 어쩔수 없어 위에서 시키는거니까." "근데, 왠지 미나가 좀 달라보여." 아린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나를 쳐다보았고 그 모습을 본 미나는 차갑게 웃으며 두 손을 서서히 들어올렸다. "자세히 설명해줄 시간이 없구나 아린. 재주껏 살아남아보렴~~" 섬광이 번쩍였고 아린은 미나의 손에서 발출된 빛의 고리에 묶인채 창문쪽으로 날 아갔다. "우아아앗~~" 섬광은 아린을 묶은채 창문을 부수고는 밖으로 날아가버렸다. 몇 초전까지만해도 창문이었을 그 구멍으로 미나는 밖을 내다보며 조용히 중얼거렸 다. "내 손으로 죽일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이곳에서 살아 도망칠순 없을테니." "으아아아아악~~~" 푸른 빛이 번득이고 또 한명의 생명이 세상을 떠났다. "플루토 경. 기사의 긍지를 잊었단 말이오? 이게 무슨 짓이오?" 화려한 그림과 장식들로 치장되어 있었을 국왕의 집무실은 지금 선혈로 사방이 물들 어있었다. 그 곳에서 10여명의 바트란궁정기사단은 왕을 호위한채 단 한명의 침입자 와 대치하고 있는 중이었다. "자이트렐 전하,바트란의 정보가 이리도 늦습니까? 벌써 알고 계실줄 알았는데요?" 플루토는 자신의 검에 흐르는 핏물을 가볍게 검을 흔들어 떨쳐내면서 자이트렐국왕 을 바라보았다. "설마했었네 플루토경. 300년간 지속되던 6국의 우정을 나의 친우 라티스는 저버린 것인가?" "그거야 제가 알바 아닙니다 자이트렐 전하. 제 임무는 당신의 죽음을 책임지는 것 그리고 당신의 최대 관심사는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요?" 플루토의 도발적인 말투에 그와 대치하고 있던 바트란 궁정기사단들은 모두 흥분된 표정이었지만 섣불리 플루토에게 달려드는 자는 없었다. 그들앞에 서있는 저 인간 같지 않은 기사는 벌써 30여명이 넘는 경비병들을 도륙하고 그들앞에 서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장난하다간 날 새겠군요. 그만 죽어주시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플루토는 푸른 빛으로 빛나는 검을 들고 그들에게 달려들었 다. 수 개의 빛의 궤적이 그려졌고 그 궤적이 스쳐가는 모든 것은 베어졌다. 검기가 실린 플루토의 검은 검이면 검 방패면 방패 할거없이 전부 썩은 무우토막처 럼 베어버렸고 곧 궁정기사단은 전멸할 것처럼 보였다. "!!!" 플루토는 무엇인가가 자신의 배후를 덮친다는 것을 느끼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마도사로군!" 강렬한 화염구들이 자신을 덮쳐오는 것을 플루토는 보았다. 쾅콰콰콰쾅---------- 플루토의 몸은 곧 불길로 휩싸였고 복도에서 검은 로브의 마도사가 허겁지겁 달려 오는 것을 자이트렐은 볼수 있었다. "무사하십니까 전하." 자이트렐은 자신의 궁정마도사의 뒤를 따라 몰려오는 수십명의 군사들을 본 뒤에야 안심할수 있었고 그제서야 여유를 가질수 있게되었다. "고맙소,자피엘. 덕분에 살았소..." "궁성 곳곳에서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전하.카르셀과 아라스난의 사절들의 짓입니다. 현재 서쪽 종탑과 동쪽 창구,,," "굳이 일일이 보고할 필요 없습니다.마도사씨." 바트란궁정마도사 자피엘은 자신의 국왕이 안전한 것을 확인하자 곧 현재의 상황을 보고하려 했지만 그의 뒤에서 들려오는 한 마디때문에 말을 멈추게 되었다. "저 분은 오래 사실 분이 아니니까요~" 그 목소리는 불꽃 한가운데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럴리가! 정확하게 명중시켰는데!" "명중은 정확했읍니다. 너무 실망마세요." 불꽃에 휩싸여있던 목소리의 근원지에서 세찬 바람이 일어났고 타오르고 있던 불꽃 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단지 제가 좀 고급품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플루토는 자신의 주위에 있던 불길이 모두 사라지자 다시 눈을 뜬 뒤 망토를 살짝 들어보였다. 검은 색의 평범해 보이는 망토였던 것이 지금은 새하얀 빛을 내며 발 광되고 있었다. "드래곤의 가죽인가? 하지만 드래곤의 가죽으로 만든 망토라 해도 그걸 완벽하게 막는다는건 불가능해!" 자피엘이 썼던 주문은 [화이어 볼]. 하나의 위력은 몰라도 수 개가 동시에 날아드는 것은 아무리 드래곤의 가죽망토라도 막을수 없어야 정상이다. "그라테우스의 것입니다. 몇 백년된 썩어가는 시체에서 벗겨내는 그런 가죽과 비교 하시면 곤란하죠!" 플루토는 말이 끝내면서 바로 검에 마나를 주입했다. 곧 검은 푸른 빛을 띄며 빛났 고 플루토는 그 검을 천천히 들어 가슴높이까지 올렸다. "꽤나 군사들이 몰려왔군요 어디보자 대략 100명은 넘어보이는군." 마도사의 뒤쪽을 본 플루토의 빈정대는 말에 자이트렐국왕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플루토, 네 놈이 아무리 드래곤 슬레이어인들 여기서 살아날수 있을거 같으냐!" 플루토는 그의 말엔 신경도 안쓰고 혼자 중얼거리고 있엇다. "베라는 도대체 뭐 하고 있는거야? 에잉 이래서 여자는 안돼, 엉덩이가 무거우니 뭘 하든 미적미적댄단 말이야 쯧~" "플루토~~너 나중에 죽었어~~" 자이트렐은 천장에서 울리는 목소리때문에,자피엘은 마나의 응집을 느낀때문에 놀라서 천장을 바라보았고 곧 폭음과 함께 자욱한 먼지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쿨럭쿨럭~" 자이트렐은 방안을 감싼 먼지 탓에 기침을 하며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손을 휘둘렀 고 먼지가 걷히면서 방안의 광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국왕을 호위하던 기사단들과 궁정마도사 자피엘은 어느새 모두 플루토에 의해 시체가 되어있었고 군사들이 서있던 복도는 무너져내린 건물의 파편들로 꽉 막혀있었다. "헬레이스의 무녀 베라가 자이트렐전하를 뵈옵니다." 부서진 천정에서 한 여성이 가볍게 아래로 뛰어내렸고 그녀는 착지한뒤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얼마 못 살 사람한테 꽤나 예의를 차리는군." "어머 왜요?플루토.아무리 죽기 직전이라도 왕 대접은 해드려야지." "그대는 이오네 공주의 시녀였던,,,,여인이 아닌가?" 지금 옷차림이 꽤나 바뀐 미나,아니 베라였는데 저 국왕은 용케도 알아보고는 놀람 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썰미 좋으시군요 전하,," 베라는 싱긋 웃으며 한 손을 들어올렸고 그녀의 손바닥위로 마치 주위의 먼지가 뭉치는 것처럼 검은 빛의 가루가 서서히 응집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오네공주도 가짜겠군, 아라스난 역시 마찬가지일테고,," 일그러진 자이트렐의 얼굴을 보며 베라는 가볍게 손을 떨쳤고 그녀의 손에서 만들 어진 빛나는 검은 구형의 물체는 순식간에 자이트렐의 가슴을 관통해버렸다. "안녕히 가시지요 바트란의 마지막 지배자시여..." "베라, 이오네 역활하던 그 노예 물론 죽였겠지?" "아니요, 먼저 눈치를 챘는지 도망가버렸어요." "그냥 놔줬다고 그래, 뭘,,뭐 어차피 그 모습으로 돌아다니면 금방 어디선가 죽음을 당할테니 상관없긴 하군." "헉,,헉,,헉,,,"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것을 아린은 느낄수 있었다. 아린은 잠시 뒤를 돌아다보았고 저 재수없는 인간들은 여전히 그의 뒤를 ?아오고 있었다. 발목이 아파온다. "앙앙,,훌쩍,,아앙,,,흑흑." 재빨리 건물 구석진 곳으로 숨은 아린은 눈에서 나오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다시 한번 폴리모프를 시도했다. 어깨에 화살하나 허벅지에 하나, 전신에 긁히고 까진 상처. 전신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지만 특히 허벅지부분은 정말 아팠다. "왜,,,안 돼는거야,,히잉,,왜,,앙~~아앙~~" 걸을 수가 없다...하지만 여기서 있다가 들키면 자신은 죽을지도 모른다. 아린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고 흘러나오는 눈물을 억지로 닦아가며 사람들이 없어보 이는 곳으로 천천히 기어갔다. "훌쩍~~뭐야,,왜 안돼지,,훌쩍,,흑흑" 발목부분에서 심한 통증이 와서 제대로 걷기도 힘든 아린,,아까 도망치는 중에 발목을 삔 탓이다. 억지로 나무들이 우거진 곳까지 도달한 아린은 나무 사이에 으슥한 곳에 몸을 뉘이고는 다시 주문을 시도하려 했다. "진정해,,아린,,진정해,,안 될리가 없어,,,훌쩍,,안될리가 없어..." 아린은 다시 폴리모프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아린의 구상공간안에 서 마나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또 이래,,,흑,,," 아린은 다시 눈물을 글썽이며 주문을 때려쳤다. 몇 번이나 해보았지만 마찬가지다 마나의 흐름이 어딘가에서 마치 바위에라도 막힌듯이 자꾸 빗나가버린다. 처음으로 아린에겐 자신이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닥쳐왔다. 본체로 돌아가면 세상 그 어느것도 범접못할 존재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보통사람만 도 못한 처지이다. 육체는 미약하기 그지 없는 14~5세 소년의 수준이고 마법이라고 는 폴리모프 마법 하나밖에 모른다. 칼 한번 휘둘러본적 없다. "이오네공주를 발견했다!" 인간의 목소리다. 도망가야한다. 저들에게 잡히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아린은 한쪽 발을 질질 끌면서 나무에 기대어 다시 몸을 일으켰다. `두고봐. 다 죽여버릴거야. 다 죽여버릴꺼야...' 달이 휘엉청 떠오른 운치좋은 밤, 시조라도 한 구 읊으면서 술한잔 하면 죽여줄 만한 밤이었지만 그 밤의 지배아래 있는것은 비명과 불길 그리고 붉은 선혈이었다. "[가이아스톰]!" 검은 머리의 헬레이스의 무녀,베라가 휘두르는 손짓에 따라 순식간에 건물 하나가 무너져내렸고 곧 건물의 파편들이 거센 회오리가 되어 병사들을 덮쳤다. 궁성 곳곳에 일어난 불길로 바트란 경비병들은 당황했고 사방으로 흩어져 불길을 잡으려 했다. 그러는 그들에게 한명의 기사와 한명의 무녀가 나타났고.. 불길을 잡으려던 바트란의 궁성경비병들은 그 회오리에 갈갈이 찢겨나갔고 그 모습 을 옆에서 지켜보던 플루토는 검만 까닥거리고 있었다. "내가 할게 없군." "힘든 일은 연약한 여자한테 다 시켜놓고는 뒤에서 구경만 하는 주제에." 베라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피식 웃은 뒤 다시 주문을 시도했다. "헬레이스의 전능이 나의 손에 깃드노니 그 앞에 가로막을 것이 없으리라. [마그나트 헬]!" 회오리의 범위에서 벗어나있던 남은 병사들은 베라가 휘두른 손짓에 따라 차례로 짓눌려버렸다. 짓눌린 병사들은 땅바닥에 붉은 물감으로 그린 그림처럼 보였고 그 모습은 실로 처참한 것이었지만 그 두사람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내가 알기론 연약한 여자는 사람을 땅바닥에 판박이(?) 시킬수 없다고 들었어." 플루토는 고개를 휘적거리며 주위의 광경을 마치 산수화라도 되는 양 여유롭게 바라보면서 베라에게 말을 건넸고 그말에 베라는 플루토를 힐끗 째려보며 말을 꺼냈다. "요새는 연약하고 남자들이 보호해주는 청순가련형 미소녀보단 생활력있는 활기찬 여자가 인기라던데요?" "넌 청순가련형 미소녀도 아니잖아? 남자보다도 못 생긴게." "얼라? 플루토..그 말에 대한 납득이 갈만한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안 놔둘 꺼예요. 누가 들으면 내가 엄청 우락부락한 줄알거 아냐." "거 뭐더라,,,이오네님 역활하던 그 노예있잖아? 그 애보다 베라, 네가 더 이쁘다 고 스스로 생각하면 나도 잘못을 시인하지." "그게 남자냐? 정상적인 인간의 경우를 대란 말이야. 나도 이오네님 제외하고는 궁성에서 2번째라는 미녀소리를 들었었잖아요." "그래서 무녀가 좋긴 좋은 모양이더라. 허리살 줄이는 마법이랑 점빼는 마법도 있 을 줄은 몰랐었어. 어렸을때 부터 왜 신관들과 무녀들은 다들 훤칠하게 잘생기고 잘 빠진 늘씬한 미녀들뿐이었는지 궁금해 했었는데. 음 알고보니 뜯어고친 거였 잖아?" "난 별로 안고쳤어!!기껏해야 눈꺼풀이랑 허리살만 조금 뺐다고!!" 베라는 반말 존댓말 섞어가면서 플루토와 느긋하게 잡담을 하고 있었다. 뭐 존대, 반말 섞어가면서 하는 거 보면 둘이 무슨 관계인지는 대강 짐작이 가지 않는가? 한참 떠들던 플루토는 곧 불길로 인해 벌건 궁성의 하늘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 "거의 끝난거 같지 않아,베라?" "일단 우리 쪽은 할 일 다한 거 같은데요? 아라스난 쪽이 남았군요." 이미 궁성은 불길과 선혈로 곳곳이 파괴되어있었고 그들은 궁성의 정원이었을 시꺼 먼 재로 뒤덮힌 곳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곧 그들의 시야에 10여명의 병사들이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들어왔다. "보고드립니다,플루토님" 명목상으로는 이오네 공주의 호위, 그러나 실상은 고르고 고른 최고의 전사들 이다.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의 친위대와 플루토의 친위대중 최고의 실력자들만 뽑아놓은 것, 이번 작전을 위해서 그들은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었고 그 작전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이행되고 있었다. "라슈타니엔 사절 생포에 성공, 사바르잔 사절 생포성공입니다. 그들의 왕위계 승자들은 현재 하이란이 감독중입니다. 저희도 임무완수입니다. 이미 불길은 걷잡을 수 없게 번졌고 마도사들은 거의 저희에게 죽음을 당했읍 니다." 보고를 하고 있는 병사의 얼굴엔 만족감이 가득차 있었고 플루토 역시 미소를 지 으며 그들을 격려했다. "훌륭히 해냈다. 우리 측 사상자는 얼마나 되는가?" 병사는 자신의 갑옷을 바라보고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라스난 측은 몰라도 저희는 아직 사망자는 없습니다. 이 갑옷이 있는 한 평범 한 검은 저희를 벨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예정대로 아라스난과 합류 하겠읍니다. 몸조심하시길." 그 병사의 몸에 휩쌓인 새하얀 거대한 비늘을 여러장 엮어 놓은 볼품없는 갑옷. 그 갑옷을 그들은 전부 걸치고 있었다. 화아트 드래곤 그라테우스의 비늘을 구멍 을 뚫어 실로 이은 뒤 몸에 걸친 것이다. "역시 모양새는 안 나지만 효과는 최고로군. 드래곤 한마리만 잡으면 이렇게 우려 먹을게 많으니 다들 드래곤시체만 발견하면 환장들을 해가면서 덤벼드는거지,, 혹시 본국에서 그 그라테우스 뼈가지고 곰탕이라도 해먹는 건 아닌가 몰라?" 플루토는 드래곤 생각을 하자 다시 기분이 우울해졌고 병사들은 곧 그들을 떠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달려갔다. "내가 알기론 우린 600년만에 등장한 드래곤 슬레이어던데요? 나도 처음엔 내 자 신에 실망했었지만,,지금은 괜찮아요 인간들 중에선 현 시대에 우리만한 인간들 이 별로 없을 테니까." "우리가 어디 그라테우스를 실력으로 이겼었냐? 우리 공격은 아무것도 통하지 않 았었어, 난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내 자신이 초라해진다..." "하긴,,,별 볼일 없는 인간들 도뇩해봤자 깍인 자존심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겠지 요." 아린은 지금 구정물이 흐르는 하수구 속으로 기어들어가 있었다. 그를 ?던 인간? ? 은 덩치가 커서 더 이상 아린을 ?지 못했고 아린은 하수도 구석에 쪼그려앉아 울먹거리다가 지금 자신이 왜 이렇게 됐는지를 천천히 생각해보았다. 썩은 듯한 검은 물,,가끔 오물들도 둥둥 떠오는 그 구정물에서 아린은 구역질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우에엑,,훌쩍,, 어디서부터 잘못 됐던거지,,," 미나의 손에서 나온 이상한 빛의 고리가 아린을 감쌌고 그 다음 아린은 허공을 날 라 밖으로 떨어졌다. 친하게 대해주던 미나가 저런 짓을 했다. 미나도 자신이 처음 만났던 레이크처럼 친절하게 대한 뒤 뭔가 나쁜 짓을 할려고 한 거였다 라고 생각한 아린은 몸속의 마나를 서서히 움직였었다. 옛날처럼 참을 필요가 없다는 걸 요즘 깨달은 아린이었다. 어차피 용으로 변신해서 엄마나 카르슈타인 한테 들킨다 해도 도로 인간으로 돌아가,,그 뭐시냐,,시장 같은 데로 들어가버 리면 그들이 아린을 어떻게 찾겠는가? 드래곤의 입장으로만 생각해서 인간들은 그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아린은 여태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린은 마음편히 드래곤으로 변신해서 친절히 해주는 척하다가 레이크처럼 자신을 배신한 저 미나와 덤으로 며칠전 수모를 당했던 노예경매장까지 깡그리 혼내주고 다시 몰래 여행을 떠나자는 마음을 굳혔고 아린은 폴리모프의 마법을 외웠었다. `그리고는 마나가 뭔가에 걸린 거처럼 흐름이 제멋대로 가버렸었어,,훌쩍' 당황하는 아린에게 화살이 어깨에 박히고,울부짓는 아린에게 칼을 휘두르는 병사를 보며 아린은 도망쳤고,,, 그 다음부턴 도망다닌 기억밖에 없다. `침착해,,아린,,침착해,,,훌쩍' `그들이 왜 나를 죽이려 할까? 나는 이오네 공주의 대행을,,,' 상처로부터의 고통과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로 인한 구역질, 아린은 눈물,콧물에 입으로부터는 먹었던 음식물을 게워내면서 구석에 쪼그려 앉아 생각하던중 자기를 ?던 병사의 말이 머리에 스쳤다. "6국의 배신자 카르셀의 공주! 당신들에게 죽임당한 동료들의 원수를 갚겠다!" `맞아!그들은 나를 이오네란 사람으로 알고 있다' 아린은 하수도를 따라 계속 기어갔다. 워낙 좁아서 작은 덩치인 아린도 조금만 몸을 일으키면 머리가 토관에 닿았다. 그래서 아린은 개처럼 납작 엎드려서 그 속 을 기어가고 있었다. 썩은 음식물찌꺼기가 둥둥 떠다니는 그 구정물 속을 엎드려서 기어가다보니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르겠지만 아린의 코는 이미 마비되서 아무 느낌도 받지 못했고 한참 기어가다보니 출구가 나왔다. "아아악..." 하수도에서 기어나온 아린은 몸을 가누질 못하고 굴러떨어져버렸고 어깨에 박혀 있 던 화살이 땅에 부딛쳐서 아린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아린은 그 화살을 차마 뽑을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화살들이 그렇듯이 이 곳 바트란에서 사용되는 화살도 잘 안빠지게 갈고리 모양으로 되어있고 덕분에 아까 뽑으려다 자지러질듯한 통증을 느꼈었던 아린이다. `집에 가고 싶어..' 인간세상구경따윈 더 이상 아린의 관심사가 될수 없었다.고통도 더 이상 신기하지 않았다. `저 인간들이 찾는 건 이오네 공주이지 내가 아니야,,,그들도 그걸 알면 나를 더 이상 ?지 않을 거야...' 아린은 발목을 삔 데다가 화살까지 박혀서 잘 움직여 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지상에서 떼었다. 저만치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아린에게 들려왔다. "이오네공주다! 저 쪽!" 아까 ?던 사람들이다. 빨리 가서 그들의 착각을 고쳐준뒤 치료를 받아야지. 그리고 본체로 돌아가서 다 죽여버려야지. 반드시 그래야지... 아린은 비틀비틀 걸으며 그 인간들에게 다가가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한 줄기 푸른 섬광이 아린의 복부를 관통해버렸다. 그리고 솟아오르는 선혈. "끄,,꺼어어어,,,끄억,,," 아린의 눈은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부릎떠져있었고 목에서는 비명조차 제대로 나오 질 않았다. 눈 앞이 아득해진다...아린은 그나마 간신히 서 있을수 있었던 자신의 다리가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버리는 걸 느꼈다. 그리고 쓰러졌다. "왜 그런 거죠? 플루토! 굳이 죽일 필요는 없잖아요?" "아 나도 죽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따지고 보니까 저 아이는 꼭 죽여야 겠더라구." 자신들이 그렇게 ?던 사람이 눈 앞에서 쓰러지자 닭?던 개가 지붕쳐다볼때 자 주 짓는 표정이 궁성경비단들의 얼굴에 떠올랐고, 그들은 곧 그 시선을 푸른 섬광의 발원지인 저 두 남녀에게로 돌렸다. "당신들은 누구요!" 경비단의 우두머리급 되보이는 우락부락한 청년이 다가오는 두 남녀에게 물었지만 그 두사람은 신경도 안쓰는 듯이 보였다. "꽤나 정이 들었었나보군,베라. 당신한테도 그런 감정이 있었나? 고작 노예에 지나 지 않는 그 아이에게?" "그건 아니예요,플루토. 단지 불필요한 살생이 싫은 거지." "당신들은 누구냐!!" "헤,,불필요한 살생이 싫어? 그럼 아까 천장을 무너트려 군인들을 압사시킨건 누구 였지? 국왕 가슴에 바람구멍낸건? 돌바람(?)으로 군인들을 갈갈이 찢어놓은 건? 사람들을 땅바닥에 잘 그린 추상화로 만든것은 누구셨더라?" "그건 전쟁이잖아요. 그거랑 이거는 다르지!" "네놈들은 누구냐!!!" "의외로 되게 감싸는군. 그 녀석이 밤에 널 덮치기라도 했냐? 아냐,,니가 그 녀석 을 덮쳤으면 몰라도 그런 일은 없을테고..." "말꼬리 돌리지 말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요!"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겠다!!!!!!!!!!!!!" 질문을 던졌던 경비병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였다. 하긴 씹혀도 이 정도로 씹히면 그가 무슨 현신한 자애의 여신 하라에르 라도 되지않는 한 참기 힘들것이 다. 물론 그는 현신한 자애의 여신이 아니었고, 게다가 성격도 그리 좋다고는 할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검을 그에게 겨눈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아까 날라와 이오네공주(로 알고있는)를 꿰뚫은 그 섬광이 신경이 쓰인 탓이었다. 플루토는 옆에서 찡찡대는(?) 귀찮은 소음의 근원지에게로 눈을 돌렸고 그의 입가 엔 비웃음이 떠올랐다. 플루토는 푸른 검기가 ?혀있는 검을 손목으로 빙빙 돌리 며 장난스런 말투로 입을 열었다. "보면 모르냐? 처음보는 얼굴이 검기를 사용하면 니네 나라사람이 아닌 것은 그냥 알수 있잖아? 자 여기서 질문! 나는 누구일까요? 힌트 1.저는 검기를 사용한답 니다." 바트란왕국엔 소드마스터의 경지에까지 오른 검사가 없었고 당연히 그들은 플루토 의 검에 ?혀있는 푸른 빛줄기를 알아보지 못했었다. `그렇다면 저자의 검에 ?혀있는 것이 말로만 듣던 검기라는 것?' 경비병들은 동시에 플루토의 검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고 그들의 뇌리속에 역시 같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저만한 나이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자, 그리고 그들중 이 곳 바트란의 수도 알카나스에 있을 만한자..그들은 곧 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입에선 합창이라도 하듯 한 이름이 내뱉어졌다. "드래곤 슬레이어 플루토!!!" "정답!! 참 잘했어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플루토의 검이 지면을 강타했고 그의 발밑에선 푸른 빛을 띈 5개의 충격파가 지면을 가르면서 경비병들에게로 쏘아졌다. 콰콰콰콰쾅-------------- 으아아아아아아악------------- 푸른 섬광이 빛난 뒤 폭음이 울렸고 그 뒤로 경비병들의 비명이 합창으로 울려퍼졌 다. "음,,역시 힘없고 엄살많은 것들이 비명소리하난 크단 말이야.." 플루토는 검을 다시 검집에 꽃은 뒤 귀를 후비면서 중얼거렸고 베라는 옆에서 계속 따지려들고 있었다. "멋 좀 그만 부리고 대답을 해요 플루토! 꼭 죽여야 할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에요 아까 한 소리는?" "오? 멋있었나보지? 응 이게 말야 요즘 새로 익힌 기술인데 아직 이름을 안 붙였어 뭐라고 붙일까,베라?" "자꾸 말꼬리 돌리지 말고 제대로 답해줘요.플루토 죽여야 할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소리였나요? 아까는?" "응 있다는 소리였어, 아까 한 소리는." "그렇다면 그 꼭 죽여야 할 이유를 듣고 싶군요." 플루토는 얼굴에서 장난기를 지우고는 진지하게 베라를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 아이의 일을 남들이 알면 카르셀의 침략명분이 사라져." 바트란 국에서 6국연합에 반심을 품고 각 국의 후계자들을 억눌렀다. 이에 반발해 카르셀과 아라스난은 자신들의 미래의 왕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어쩔수 없이 검을 드는 수밖에 없었고 그들은 바트란을 침공했다. 또한 카르셀과 아라스난의 호 위들은 그들의 후계자들을 구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바트란의 궁성에 불을 지르고 바트란병사들과 맞서싸울 수 밖에 없었다...라는게 플루토가 설명한 `명분'이란 거 였고 베라는 그 플루토의 설명을 들은 뒤 한 마디했다. "순 어거지잖아?" "그거야 상관없지. 어차피 소문만 잘 퍼지면 괜찮아지는 걸 뭐, 음유시인들이 알아서 살을 붙여줄텐데." 이 곳 6국연합을 비롯해 저 멀리 대륙에서도 음유시인들은 꽤 그 수가 많았다. 음유시인들은 입에서 입으로 여러 소식들을 전파해 나갔고 위험한 몬스터들이 꽤나 득실거리는 이 곳에서 음유시인은 단지 음유시인만이 아닌 전사요 모험가이기도 했다.세상일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겐 음유시인의 시는 곧 세상이야기이 기도 했고 또한 하나의 오락이기도 하다. "어쨋거나 대강 알아들었겟지? 근데 저 노예가 살아있으면 곤란하잖아? 이오네님은 어디까지나 사절로써 이 곳 바트란에 와 계신 거라고, 그리고 그 분을 우리가 구출한 거고." 대강 납득이 간 베라, 그녀 역시 하잘것 없는 노예의 일가지고 오래 실랑이 하기는 싫었지만 그래도 불만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럼 아예 이오네님이 직접 오시지 그랬어,,그럼 명분도 훨씬 확실할텐데,,안 그 래 플루토?" "그랬다간 이오네님이 저 꼴이 되었을 걸? 우리가 이오네님을 지켜가면서 이렇게 성공적으로 모든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 플루토는 손가락으로 아린이 쓰러졌던 곳을 가르켰고 베라는 플루토의 검기가 남긴 폭팔의 여파로 아직도 뿌연 먼지 속을 눈을 찌푸리며 바라본뒤 다시 물었다. "무슨 꼴?" "저 녀석처럼 되었을 거란 말야~~저녀...어???" 플루토는 계속 손가락을 가르키며 말을 이으려 하다가 자신이 가르킨 그 곳에 아 무도 없다는것을 보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 것도 없잖아? 베라 너 혹시 그 사이 무슨 짓 했냐?" "바로 옆에 서있던 나보고 무슨 소리하는 거야?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건 아냐." 베라의 말대로 그곳에 아무 것도 없지는 않았다. 사방으로 퍼진,,땅을 흠뻑 적시고 틈틈이 고여있기까지 하는 붉은 피자국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피를 흘렸을 당사자,아린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없었 다. "혼자 일어나서 도망갔단 말야? 복부에 구멍이 나서 피가 철철 흐르는데? 베라 니가 보기에 그 노예가 그 정도 정신력을 가졌다고 보니?" "그건 절대 아닐걸, 그동안 내가 본바로는 적어도." 확실히 플루토가 보기에도 아린이 그정도로 강인한 정신력을 가졌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게다가 지면에 고여있는 피의 양이 저쯤 되면 이건 정신력이랑은 상관없이 그냥 죽었던가 아니면 꿈틀대다가 죽었던가 둘 중 하나이지, 몸을 움직일 만한 상 태가 아니다. 아무리 정신이 멀쩡해도 몸이 죽어있으면 그 정신은 정신이 아닌 `유령'일 뿐일테니 말이다 "그럼 결론은 하나네요 플루토." "그래, 누군가 그 아이를 데려갔군. 하지만 나는 아무런 인기척을 못 느꼈는데."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플루토가 인기척을 못 느꼈다는 것은 아린을 구출, 그 정도 상태면 죽었을 가능성이 확실하니 구출이란 말 표현을 쓰기가 좀 어색하 긴 하지만,,,,어쨋든 아린을 구출해 간 사람이 플루토와 맞먹는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른 자이거나,,,,,,, "마법사일지도 모르겠군." "그럴리는 없어요.플루토. 그랫다면 내가 당장 그 마나의 응집을 느꼈을테니까 요." 마법이 사용되는 모든 관련부분에는 강한 마나의 응집이 일어나고 그것을 마도사 나 신관, 무녀등의 마나를 사역하는 자라면 못 알아챌리가 없다. 마나를 단지 물질 로만 이용하는 소드 마스터는 몰라도 헬레이스의 최고위 무녀,베라가 못 느꼈다면 그것은 마법에 의한 것이 아닌 것이다. "다가와서 구출한 것도 아니고 마법을 사용하지도 않았다..라 희안한 일이군." 적어도 6국연합에 플루토가 인기척을 못 느낄 정도로 고강한 소드 마스터는 몇 안 돼고 그들중 이 곳 알카나스에 있는 자는 한 명도 없다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긴 한데요..." "뭔데?" "정령의 힘이라면 우리가 눈치를 못 채는 것도 가능하죠." 정령사..정령을 다스리는 자를 말한다. 그러나 마도사와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마도사는 마나를 사역하고 움직여서 사용하는 자들, 머리만 좋고 노력만 열심히 한 다면-물론 무지 머리가 좋고 무지 노력을 해야 하긴 하지만- 어떠한 사람이든 다 마도사가 될수 있지만 정령사는 마도사와는 달리 타고나는 특성이 있어야만 했다. 정령사와 보통인간의 차이는 의외로 간단하다. 정령과의 소통이 가능하느냐 가능 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노력을 아무리 해도 정령과의 소통은 타고나지 않으면 죽어도 불가능하고 타고 난 자들은 그냥 어느 순간 소통이 가능해져버린다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던 중이라던가, 난로가에 앉아 따듯한 불을 쬐고 있다던가,, 이러는 도중에 우연히 정령과의 소통에 눈을 뜨는 것이다. 또 하급정령을 지배할수 있다고 해서 노력해서 중급이나 상급정령을 지배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운 좋아서 정령과 교신이 가능하게 태어나서,,그리고 그 사실을 자각하여서 하급정령과의 소통이 가능해진 뒤 중급정령을 소환할려고 아무리 불꽃위에서 람바다를 추어봤자 안 돼는 것은 안 돼는 것, 인간이 정령을 소환하는 것이 아니라 정령이 자신과 친화력이 있는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노력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정령사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 인간이라도 정령사 자체 만으로 불리는 법은 드물다. 대부분 정령검사라던가 정령마도사 이런 식으로 직업 을 겹치는 게 대부분이다. 뭐 드물게는 정령농부-정령들을 이용해서 밭에다 물준다 던가 하는-같은 희안한 직업도 나오기는 하지만...대부분 검사나 마도사 신관 의사 등의 직업을 겹비한다. 정령사의 능력은 노력해서 얻은 것도 아니요 노력한다고 늘어나는 것도 아니니 이런 능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하고 신께 감사기도 한번 올린 뒤 자기 직업을 찾아가는 것이다. "정령사란 말이지...근데 왜 그 시체(?)는 끌고 간거야?" 플루토는 아린이 한때 쓰러져있었을 부분에 고인 핏자국을 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기나긴 밤이 끝나고 알카나스에도 아침이 찾아왔다. 은은한 새벽빛, 그리고 그밑 에 널려있는 참상, 그러나 베라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고 플루토는 싱글싱글 웃기까지 하며 베라와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좋아,,다 끝난거 같다.우리도 슬슬 아라스난사절단과 합류해야지.안그래,베라? "내일쯤이면 가스터님과 다리오스도 도착하겠군요." "그 쪽이 계획대로 잘 진군했다면 말이지..." 가스터와 다리오스는 계획대로 잘 진군하고 있었다. 바트란은 대부분의 병력을 아 라스난의 국경지대와 하난강유역에만 집결시켰었고 덕택에 알 크리드산맥을 넘 어온 카르셀군에게 대패해버렸다. 북쪽 국경을 맡은 바트란 북부수비군 역시 아라 스난의 전력을 다한 침공에 연달아 패하고 있는 중이다. "잘 진군하고 있을껄요? 그들을 막을 군대가 없잖아요." "남은 것은 다리오스들이 알아서 할 일. 나중에 합세하기로 하고 일단은 이 성 부터 완벽하게 장악해야겠지. 그나저나,,,과연 라티스전하라니까..이런 작전을 세우다니. 하여튼 몹쓸 짓 하는데는 도틔셨어." "몹쓸 짓인 건 사실일지도 모르죠. 어쨋든 우리는 승리했어요." 헤이드 연합력 304년 레테아르의 달 65일. 카르셀과 아라스난의 연합군이 동시에 남과 북에서 바트란을 침공한지 사흘째 되는 날. 바트란의 수도 알카나스 궁성은 300년만에 그 주인을 잃고 외부에 의해 점령되었다. "으아하하함~~~" 에르베트는 기지개를 쭈욱 펴며 2층 자기 방의 창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맑은 새벽공기가 시원하게 폐부로 스며들어오는 상쾌함을 느끼면서 그는 잠옷을 벗 고 졸린 눈을 비비며 옷을 갈아입었다. 눈이 충혈된게 상당히 잠이 부족해보였지만 에르베트는 그래도 억지로 자신을 깨우며 옷을 입었다. 어젯 밤 궁성에서 일어난 불길들을 보느라 잠을 얼마 못잔 탓이었다. "누가 한 짓인지는 몰라도 정말 통쾌했어~~" 에르베트는 혼잣말을 하며 침대를 정리했다. 아내라도 있으면 자기가 할 필요없 겠지만 불행히도 그는 아내가 없었고 그가 원하는 일에는 혈육이 끼어서는 안 되 기에 30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도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비록 지금 졸려 죽을 지경이긴 해도 에르베트는 어젯 밤 잠을 설친 것을 후회하지 는 않았다. 정말 통쾌한 광경이었다. 비열하고 오만함이 가득찬 저 왕족과 귀족들 의 성이 불타오르는 모습은 에르베트 뿐만이 아니라 앞집,옆집,뒷집 할거 없이 바트란의 일반평민들 모두 신나게 구경하고 있었다. 바트란의 수도 알카나스는 강으로 빙 둘러쌓인 요새를 겸하는 성이었다. 사실 요새 로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만한 왕족들의 생각 -더러운 평민들과 어찌 처마를 같이 하겠는가- 라는 생각에 입각하여 지어진 성이 었고 덕분에 불길이 자기 집까지 번질 위험이 전혀 없는 일반 평민들은 그야말로 자기 집에 편안히 앉아 `강 건너 불구경'을 밤새 즐겼었다. 저 거만한 왕족들의 성이 불타오르는 것만도 신나는데 비명도 스테레오로 난다. 그야말로 신나는 달밤인 것이다. "통쾌한 건 통쾌한 거고 난 일해야지,,일." 그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얼른 세수하고 약을 조제해야 한다. 그리고 도구들도 준비해야 하고,,,미리미리 해놓고 의자에 편히 앉아서 의학서라도 읽으면 서 잠을 쫓아야지..라는 에르베트의 생각은 문을 부수듯이 두드려대는 아랫층의 몰상식한 한 인간 덕분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게 되었다. `어떤 무식한 놈이 이 시간에 쯧쯧..' 그러나 급한 환자가 있다면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태도. 이런 일이 처음 있는 것도 아닌 에르베트였기에 조금 눈쌀만 치푸렸다. 그리고는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에르베트!!꼭 살려야 할 사람이 있다!!." 저 무식하기까지 한 큰 목소리의 소유자는 에르베트,그의 오래된 친구이자 가장 절 친한 친구인 가베인이였다. 어렸을적부터 같이 자랐고 같이 지옥을 겪었으며 같은 목표를 지닌 에르베트의 죽마고우가 꼭두새벽부터 그의 집을 찾아온 것이다. `저 녀석이 왠일이지?' 저 냉정한 친구가 이렇게 서두르는 것은 15년이 넘도록 사귀어 온 에르베트로써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에르베트는 문을 열었고 2m가까이 되는 거한,가베인을 본 에 르베트는 바로 입을 열었다. "왠일이냐 가베인? 네가 이렇게 흥분되어 있는 것은 처음보는데?" 가베인이라 불린 에르베트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거한은 에르베트의 말에는 대꾸도 안 한채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왔고, 곧 들고있던 시뻘건 보따리(?)를 조심스럽게 환자용침대시트위에 눕혔다. "환자다. 반드시 살려야 할 환자이지." "의사에게 모든 환자는 반드시 살려야 할 환자야." 에르베트는 그렇게 쏘아붙인 뒤 그 시뻘건 물체를 살펴보았다. 온통 피범벅에다가 머리카락까지 빨간 소녀,,이러니 시뻘건 덩어리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발목 골절에 어깨와 허벅지 부상. 곳곳에 찰과상. 게다가 어디서 썩은 물이라도 뒤집어 쓴건가? 상처가 심하게 악화되어 있군. 무엇보다도 복부에 나있는 손목만 한 크기의 관통상,,,,이봐 가베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걸 `시체'라고 부르 지 `환자'라고는 안 부른다고." "하지만 너는 의사잖아?" "그야 의사들은 용어가 좀 다르지. `사체'라고 부르니까 어쨋든 그게 그거야." 확실히 의사인 에르베트의 눈으로 볼때 이 정도의 상처를 입은 사람이 아직까지 살아있을리가 없지만 가베인의 생각은 좀 다른 모양이다. "그 아이는 살아있다.운디네가 상처를 억누르고 있으니까." 과연 그 붉은 머리의 미소녀가 당한 상처부위는 엷은 막으로 감싸져 있었고 에르베 트가 손목을 잡아보니 희미하게나마 맥도 뛰고 있었다. "물의 정령으로 상처를 감쌌군? 상당히 훌륭한 응급치료법인데? 하지만 어디까지 나 감싸고 있는 것 뿐이야. 정령이 떠나든 안 떠나는 이 아이는 곧 죽어." 에르베트는 의사, 눈 앞에 환자가 있다면 그리고 그 환자가 살아있다면 일단은 살리 고 보는 것이 그의 본분일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뻥 뚫려서 손이 들락날락해지는 저 구멍을 무슨 수로 때운단(?)말인가? 과연 에르베트의 말투는 퉁명스럽게 변해가 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에릭스 포션을 써. 그럼 살릴 수 있을 거다." "에릭스 포션을? 그정도로 중요한 인물이냐?" 에릭스 포션,치유계 주문을 극도로 응집하여 정제시킨 마법 시약. 최고위 마도사나 신관이 펼치는 치유마법과도 맞먹는 굉장한 효과를 가지고 있고, 효과가 좋으니 당연히 값도 엄청나게 비싸다. 가장 효능이 떨어지는 에릭스 포션이라도 최소 금화 500은 줘야 살수 있는 고가물이지만 한번 사용으로 떨어진 팔 다리까지 재생시켜주 는 그야말로 목숨의 담보나 마찬가지이다.에르베트가 가지고 있는 에릭스포션은 금화 2000개짜리 최고급품이었고 그는 그의 절친한 친구 가베인이 용병생활도중 심각한 상처를 입을 것을 우려하여 비록 의사이긴 하지만 평민의 신분이라 가난한 생활가운데서도 그것을 구입했었다. "내가 그 물건을 어떻게 샀고 어떤 생각으로 샀는지는 가베인 너도 잘알겠지?" "물론" "그런데도 써야 할만큼 저 아이가 중요한 인물인가?" 먹을거 안 먹고 입을 거 덜 입으면서 아끼고 아껴서 산 에릭스 포션이다. 그걸 그의 친구 가베인이 아닌 다른 인간이 꼴깍하는게 못내아쉬운 에르베트였다. "아직은 모른다.하지만 상황을 볼때 무슨 중요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저 아이를 어디서 줏어왔는데?" "알카나스" 가베인은 한 마디 한 다음 입을 다물었다. 에르베트가 아는 가베인은 절대 허언을 할 인물이 아니다. 게다가 자기 입으로 들어갈 그 비싼 약을 사용해가면서 살려야 할 정도면 뭔가 있으리라고 생각한 에르베트가 물었다. "비밀이 뭔지는 모르고?" "아직은 몰라, 하지만 어쩌면 우리의 원한을 풀 비밀일수도 있지." 대답을 하는 가베인의 얼굴에 짙은 살기가 떠올랐다. 그리고 에르베트의 얼굴 역시 험악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악몽을 끊어버릴 비밀일 수도 있다.에르베트." "그렇군..저 비열한 카르셀과 관련된 자인가,가베인?" 밝은 빛이 서서히 눈꺼풀을 찌르는 것을 느끼며 아린은 눈을 떴다. 눈을 뜬 순간 쏟아지는 눈부신 빛때문에 아린은 잠시 손을 들어 앞을 막았고 눈이 빛에 익숙해 진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 것도 걸려있지 않은 새하얀 벽과 줄줄이 놓여있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하얀 침대들,그리고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한참 둘러보면서 상황파악을 하려하는 아린의 귀에 계단 밑에서 나는 사람의 발자국소리가 들렸고 아린은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나려했다. `아야야야얏~~~' 일어나려는 순간 어깨와 다리,그리고 복부의 심한 통증이 닥쳐왔고 아린은 다시 누워있던 침대위로 쓰러져버렸다. `나,,,살아있는거야...?' 아린은 자신의 몸을 둘러보았다. 그의 몸은 온통 붕대로 감겨져 있었고 깨끗해 보이 는 줄무늬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살았구나,,,살았어,," 아린은 기운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정신을 잃기 전의 일이 아린의 머리 속에 떠 올랐다. 난생 처음 겪는 극심한 고통,두려움. 아무 힘도 없다는 무력감. `한번만 더,,,집중해서 시도해보자...' 아린은 폴리모프를 침착하게,천천히 시도했고 결과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였다. 드래곤으로 돌아 갈수 없다.자신은 언제, 어디서 개처럼 쓰러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자신은 지금 미약하기 그지 없는 육체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이 사실은 아린을 두렵게 했고 지금 들리는 인간의 발자국 소리는 아린에게는 공 포스럽게까지 들려왔다. "어? 일어났구나? 너 이름이 뭐니?" 호감이 가게 생긴, 친절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고 아린 곁으로 다가오는 20대 후반 의 잘생긴 청년. 그러나 아린에겐 그의 모습 어떤 것도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레이크도,다리오스도,미나도 저런 표정,저런 얼굴로 그에게 다가왔었고 그들은 아 린을 이렇게 만들었다. 아린은 이불을 감싸쥐고 두려움이 섞인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지? 여긴 어디야? 난 어떻게 된거지?" "나는 에르베트.의사다. 여기는 내 집이자 병원. 넌 지금 살아있다. 자 끝났지? 다시 질문하마, 이름이 뭐지?" 에르베트는 친절하게 일일이 답변을 해준 뒤 다시 아린에게 질문을 던졌다. `수상해보이지는 않아...하지만...' 언제 아린이 만난 사람중 수상해보이는 사람이 있기나 했었나? 하나같이 안수상하 게 생겼지만 전부 수상한 사람들이었다 (말이 어째 이상한 듯-_-;;) 더 이상 자신의 판단을 믿을 수 없는 아린이었다. "상당히 겁에 질려있군, 하긴 무리도 아니지만...어이 가베인 이리로 올라와봐!! 그 아이가 깨어났어!" 에르베트는 빙긋 웃으며 아린을 살펴보다가 계단 쪽을 향해 큰 고함을 질렀고 곧 한 거한이 계단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바로 아린에게 질문했다. "정신이 들었군.이름은 뭐고,너는 왜 그들에게 ?기고 있었지?" "가베인,너무 서둘지 않는게 좋아. 그아이는 지금 겁에 질려있어." 그러나 가베인은 에르베트의 말은 들은 체 만체 계속 질문을 아린에게 던졌다. "이름은 뭐든 상관없지,,대답해라. 왜 그들이 너를 ?고 있었지? 왜 드래곤 슬레 이 어인 플루토란 놈이 너를 직접 죽이려 했나?" 가베인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고 아린의 얼굴엔 두려움이 표정이 역력히 나있었다.그 모습을 본 에르베트가 약간 화난 목소리로 가베인을 책망했다. "진정해 가베인, 너답지 않아..우리가 추리한 추측이 맞다는 보장도 없고 더구나 저 아이는 아직 환자야.." 가베인도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는지 목소리가 줄어들었고 아린 옆에서 조금 떨어져 서 서있었다. "....미안하다,에르베트....하지만, 난 잊지 못한다. 내 부모가,친구가,형제가 내가 알고 친하게 지내왔던, 그리고 그날이후 전부 불살라져버린 그들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단 말이다." "나 역시 잊지 않고 있다.가베인.나 역시....." "............." "....................." "다시 묻자, 니가 누구라고?" "말했잖아!나는 드래곤이다!!!" "아 그랬었냐? 난 마왕이란다." 에르베트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린을 바라보다가 가베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가베인은 아무 말 없이 아린이 누운 침대 옆에 놓여진 환자용 침대에 걸터앉아 자신의 장검을 기름먹인 헝겊으로 ㄴ고 있었다. "어쩌지,가베인? 난 정신과쪽은 배운적 없는데..." 가베인은 자신의 검이 잘 ㄴ였는지를 이리저리 검을 돌려가며 살펴보다가 아린에? ? 말을 걸었다. "니가 누구이든 그것은 우리에겐 상관없다.이 것만 대답해주면 된다. 너는 왜 ? 기고 있었던 거지?" 아린은 흥분하고 있었다. 원래 겁에 질려 있었지만 한참 자신이 드래곤이라고 박박 우기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겁이 사라져버리고 흥분이 대신 찾아든 것이다. "내 말을 안 믿겠지.하지만 나는 진짜 드래곤이란 말이야." "어련하시겠어..이름은 뭐니? 칼슈타인?아르키어드?" "나는 드래곤 중에서도 최고의 위치에 있는 레드일족,카르세아린이다!!" 아린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르베트와 가베인의 몸이 동시에 꿈 틀거렸고 가베인은 자신의 검을 내려놓은채 아린에게로 다가갔다. "어디서 헛소리나 지껄여대고 있는거냐? 묻는 말에나 대답해라." "누,,,누가 헛소리라는 거,,예요,,난 진짜 드래곤,,이라니까.." 가베인은 아린에게 다가가자 말자 바로 아린의 멱살을 잡고는 거칠게 말을 꺼냈고 아린은 가운덕택에 숨이 막히는 것을 느끼며 간신히 대답했다. "너의 말이 헛소리라는거다.안 그래 가베인?" "원래부터 헛소리이긴 했지만, 넌 정말 운이 없군. 하필 카르세아린이라니." 가베인은 아린의 멱살을 잡아 위로 끌어올렸고 상대적으로 작은 아린은 쉽게 그의 손에 이해 침대에서 일어나졌다 "카르세아린이라는 드래곤은 없어! " 아린은 자신의 목을 감싸고 있는 가베인의 손을 푸느라 필사적이었고 그것을 본 에르베트는 가베인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그 정도의 중상을 입은 아이다. 헛소리를 해대는 것도 이해는 가.." "그건 알지만,,화가 나는군. 하필 카르세아린이라니..." 가베인은 손에 쥐었던 힘을 다시 풀었고 아린은 켁켁거리며 목덜미를 매만진뒤 아 까 했던 말의 진위를 알아보기위해 가베인에게 물었다. "왜 카르세아린이라는 드래곤이 없다는 거죠?" 한 번 목을 졸리니 다시 자기 처지가 이해가 되는 아린이다. 그래서 말투는 다시 공손하게 변했고 그 풀죽은 모습에 가베인도 조금 미안했는지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미안하군. 일단 네 얘기를 들려주면 나도 얘기해주마." 버젓히 살아있는 드래곤을 호적말소시켜버린 저사람에게 그 이유를 듣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필요가 있었고 아린은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오네 공주로 변장해서 성으로 들어갔고 갑자기 성에서 불이 난뒤 미나 가 자기를 창밖으로 내던져서 땅바닥에 떨어지고 보니 왠 군사들이 자기를 ?아오 고 열심히 도망다니다가 아무래도 이오네란 사람들을 찾는거 같아서 자기는 이오네 가 아니라고 알려줄려고 기어나갔더니 그다음엔 뭔가 번쩌하면서 정신이 흐릿해지더 라...는게 아린의 이야기였고 가베인과 에르베트는 그 이야기를 다시 해석하기 위해 한참 고심을 해야했다. 그리고는 에르베트가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군." "성 안의 사정을 알아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 에르베트의 미심쩍은 목소리에 비해 가베인은 뭔가 기대하는 어투였지만, 아린은 지금 그런 거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자신을 왜 있지도 않는 드래곤이라 고 했는지에 대한 해명을 듣고 싶은 것이다. 아린의 요구에 가베인은 귀찮아하지 않고 대답을 해주었다. "나와 에르베트는 알 크리드 산맥 안에서 자라났다." 알 크리드 산맥에는 여러 산촌들이 산개해 있었고 그들은 평화롭게 잘 살아왔었 다. 그러던 어느 날 한무리의 정병들이 마을 마을을 찾아다니면서 불을 지르고 인명을 학살했다. 가베인과 아르베트는 그날 숲속에서 장난치다가 길을 잃어서 마을에 4일만에 도착했고 그래서 그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조사해본 바로는....... "그 전까지는 알 크리드가 비록 몬스터들이 많은 곳이긴 했어도 사람들이 못 살 곳은 아니었지. 드래곤? 글쎄 난 거기서 13살까지 살았지만 한번도 드래곤은 구 경한 적이 없어,에르베트 역시 마찬가지였지. 그런데 숲속에서 길을 잃고 며칠 후에 집에 도착해보니 온통 숯이 되어있더군. 나와 에르베트는 울면서 생존자를 찾아다녔지만 아무도 살아있는 사람은 없었지, 그러나 그것이 인간이 저지른 짓 이라는 것만은 확신할수 있었어. 어떻게 알았냐고? 정령이 말해주었지. 물의 정 령 운디네가 말이야. 이 것은 인간의 짓이라고, 인간이 놓은 불이었고 인간이 흘리게 한 피였다고, 그리고나서 나와 에르베트가 떠돌아다니면서,,,뭐 떠돌아 다닐때의 일까지 너한테 해줄 필요는 없겠지? 하여튼 그러면서 한 이야기를 들었 지,,음유시인의 시인데,,내용이 대강 이런 거더군. 사악한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이 휴면기에서 눈을 뜨고는 알 크리드를 장악했대 나? 인간을 증오하는 그 사악한 드래곤에 인해 살육당한 알크리드의 사람들과 그 드래곤의 흉폭함 뭐 이런거지,, 웃기는 얘기야..누구인지까지는 몰라도 나는 인간이 행한 짓인 것만은 확실하게 알수 있었거든,,정령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까 말이야 그리고 나중에 우리 말고 또 살아남았던 다른 마을 사람하나를 만나 게 되었고 그 사람으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들었었다." 가베인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고는 잠시 말을 멈췄고 그에 이어서 에르베트가 얘기를 이었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했던 이야기인 듯 했다. 사실 설명해줄 필요가 그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린이 듣고 싶다고 해서 그 귀찮은 짓을 해줄 이유가 없는 것이지만 그들은 흥분된 어투로 자세히도 아린에세 설명해주고있었다. "아라스,,지금은 동료이지만 그때는 처음 만났던 사람이지..지하실에 있는 비밀통 로로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더군. 하지만 세상에 나와보니 반역자로 낙인이 찍혀있 어 할수 없이 이 곳 바트란에서 숨어 산다고 했었다. 아라스는 우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해 줄수있었어..그는 살인자들의 정체와 목적까지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 자들은 카르셀의 군병들이었다. 그들의 목적은 알 크리드 산맥에 존재하는 허 구의 카르세아린 이라는 드래곤의 존재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더군. 인간을 적대 시하는 흉폭한 레드 드래곤, 그런 것이 알 크리드에 존재한다면 그 곳은 이미 건너지 못하는 거대한 장벽이 되어버린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까 말이야.. 그들은 사악한 드래곤이 있다는 소문을 만들기 위해 알크리드 내의 모든 마을을 박살내고 태워버렸지..왜 그런 소문을 만들었는지는 나로써는 알수 없지만." 아린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했는데 그들은 대답이 아닌 더더욱 아리송한 문제들을 아린에게 제시한다. 확실히 레이크와 함께 술집에 처음 갔을때 레이크의 책을 보 면서 뭐 이런 웃기는 책이 다 있냐..낄낄 거리며 웃었던 기억이 나는 아린,,하지만 저들의 말을 들으면 그 내용이 이해는 간다. 그런데 왜 저들은 아린까지 만들어낸 존재라고 단정짓는 것인지,,알 크리드에서 사람이 살았었는데 왜 한번도 아린은 그 들을 본적이 없는 지,,왜 카르셀은 그런 짓을 했는지,,이런 부분에 대해서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는 아린이었다. "정말 알크리드에 살면서 드래곤을 한번도 못 봤어요?" 중요한 이야기는 다 넘기고는 왜 쓸데없는 것만 물어보는 것인가??가베인의 얼굴에 짜증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뭐 대답하는데 오래 걸리는 질문도 아니다. "응" "그럼 카르세아린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알았대요?" "그거야 그 놈들이 알아서 지어냈겟지 뭐,,책자까지 무료로 배포하는데 이름짓는 데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지어냈을 테니까......" 아린의 질문에 가베인은 단지 `응'이란 한마디 후 대답이 없었고 옆에 있던 에르베 트가 대신 아린의 질문을 받아주었다. 잠시후 가베인은 다시 몸을 일으키며 에르베 트에게 말했다. "나가서 어젯밤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좀 알아보고 오지.저 아이를 부탁해." "카르셀의 공주암살은 일단 실패로군 가베인. 저 아이가 공주대행이란 소리는 이곳 에 이오네공주가 없다는 소리잖아?" 에르베트의 말에 가베인은 쓴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뭐 알카나스궁성에 잠입하느라 고생한 거에 비하면 대가는 적지만,,,전혀 얻은 게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 아이 무언가 있을 거야.좀더 달래서 상황을 자세 히 좀 알아봐 에르베트." 붐비는 시장골목, 2m에 가까운 거인 가베인이 걷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눈에 잘 띄는 광경이었기에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법도 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전혀 신경도 안 쓴채 자기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여, 가베인~ 왠일로 이른 아침부터 여기를 다 찾아오셨어?" 가베인은 곧 길가에 있는 흔한 주점중 한 곳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선 빼빼마르고 그 모습에 안 어울리는 커다란 앞치마를 두른 술집 주인이 술잔을 닦다가 반가운 어투로 말을 걸었다. "어젯 밤 성에 있었던 일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겠지?" 가베인은 테이블을 밀치듯이 그 거구를 의자에 뉘였고 주인은 개의치 않은 표정으 로 맥주를 한잔 가져다 주었다. "뭐,,이런 시간에 사람들이 술집에 올리가 있나? 하지만 오늘은 보통때랑 좀 다르 군. 자네가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줄만한 사람이 있거든." 주인은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구석을 눈으로 힐끔 가르켰고 가베인이 시선을 돌린 그 곳에는 두명의 부상병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복장을 보아하니 분명 바트란궁성의 수비병들이다. 가베인은 마침 잘 됐다고 생각 하며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술 한잔 사도 되겠소?" 부상병들은 잠시 그들에게 다가온 거한을 의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다가 곧 그 거한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이 곳 바트란에서 저정도의 덩치를 찾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 니거니와 그들은 이미 이 거한의 정체가 짐작이 가는 것이다. "호오, 당신은 `폭풍의 가베인' 이 아니오?" 상당히 유치찬란한 작명센스이지만 용병들이 무슨 고상한 언어구사 능력이라도 있 겠나 어디? 좀 뛰어난 용병들에게 붙이는 칭호가 다 그렇고 그런 거지... 피바람의 xxx라던가 용병왕이니 뭐니 하는 기타 칭호들 그러나 용병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라면 보통 실력가지고는 안 되는 법인 것이다. 가베인의 이름 을 용병으로는 보이지 않는 저 두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가베인이 유능한, 능력있는 용병이라는 증명이기도 하다. "알아주니 고맙군, 주인장, 여기 라킬 3잔." 가베인은 곧 바트란에서 가장 애용되는 술인 선인장과 여러 과실들은 섞어 발효한 라킬 술을 시켰고 다시 부상병들에게 시선을 돌려 궁금한 점부터 물어보았다. "혹시 어제 있었던 사건들에 대해 알수 있겟소?" 부상병들의 얼굴에는 역시,,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가베인 이 접근한 이유가 뭔지 눈치 못챌리가 없다. 간 밤에 있었던 사건들,,용병이라면 한 건수 잡을지도 모르는 일인 것이다. 주인이 라킬술을 가지고 왔고 두명의 부상병 들은 그 술을 한번에 들이킨뒤 입을 열었다. "간단히 말하겠소. 바트란은 망했어." 얘기가 진행되는 동안 가베인의 표정은 계속 심각 그자체를 유지하고 있었고 말을 있는 부상병들도 조금씩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연신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결국 카르셀과 아라스난의 사절들은 다 위장이었소. 그들의 습격에 각국 사절들은 이미 다 붙잡힌 상태들이고 바트란 궁성의 호위기사들조차 드래곤 슬레이어 플로토 그 작자와 그 옆에 붙어있던 무녀로 보이는 여자덕분에 몰살을 당했지. 나와 이 친 구야 그 썩어빠진 귀족들에게 목숨 걸 이유는 없으니 재빨리 도망쳐나왔고... 게다가 그 카르셀의 사절들은 몸에 희안한 걸 걸치고 있더군 칼도 화살도 안 들어 가는 갑옷인데 그런 갑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움직이는데 지장이 있어 보이지 않더군." 얘기를 하던 부상병중 한명은 목이 컬컬해졌는지 술을 한 모금 마셨고 그 사이 남은 한 사람이 이야기를 이었다. "우선 자이트렐국왕마저 이미 고인이 되어버렸으니,,태자도 죽었고...그리고 내 상 관한테 들은 소식이지만 지금 카르셀과 아라스난에서 동시에 침공을 해 왔다더군. 특히 카르셀쪽이 신기한데,,,글쎄 알 크리드 산맥을 넘어왔다는 거야.. 처음에 보고받을때도 그 곳을 넘어왔다는 소리때문에 헛소리로 간주하다가 크게 당 했다더군. 우리같은 평민이야 어찌보면 더 나을 수도 있지. 안 그런가?" 얘기를 대강 끝마쳤는지 그 두사람은 술이 더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에만 신경을 곤 두세우고 있었다. 어젯 밤에 그런 일들을 겪었으니 아무리 이른 아침이라도 술한잔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가베인은 카운터로 가 술값을 계산하면서 소리를 쳤다. "고마왔소이다. 덕분에 새 일거리가 생길지도 모르겠군. 한 병 더 살테니 실㉭ 드시게나!." 에르베트는 아린의 치유력에 감탄하고 있는 중이었다. 원래 인간의 배를 들여다보면 당연히 반대편이 안 보인다. 근데 반대편이 보일정도 의 심각한 상처를 입었는데도 아린은 이제 거의 완쾌 상태에 와있었다. 아무리 그가 시술한 에릭스 포션의 비싼 물건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치유가 빠르다. 에르베트는 의사로써의 호기심이 발동하여 아린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는 중이었고 아무 힘도 없는 아린은 어쩔수 없이 그에게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인간같지는 않아,,,인간이라면 이럴수는 없어..." "말했잖아!! 난 드래곤이라고!!...요...." 소리를 치다 에르베트의 얼굴을 보니 도로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아린..에르베트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글쎄 드래곤이라면 왜 원래대로 돌아가질 못하지?" "나도 몰라. 갑자기 마나가 흐르질 않았단 말이야." "나도 마법에 대해서 문외한은 아니지.. 마법종족인 드래곤이 마나를 제대로 다루 지 못해서 본체로도 못 돌아간 다는 말을 내가 믿을거 같나?" 에르베트는 마법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원래 그는 마도사가 되려했었 다. 자신의 고향을 파괴한 카르셀에게 복수를 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가베인은 어려 서부터 힘이 좋았고 게다가 정령을 다루는 힘이 있었다. 에르베트 자신도 머리가 좋 다는 소리를 어려서부터 들어왔기에,,그리고 전사가 되기엔 자신의 몸이 너무 약하? ? 는걸 스스로 알기에 마도사가 되기위해 이름난 마도사의 밑에 들어가 한참동안 수련 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머리는 일반인들보다는 월등히 좋았을지 몰라도 마도사가 되기엔 터무니 없이 모자랐던 듯 하다. 결국 1서클의 마법도 제대로 못 배 운채 그는 마도사의 길을 포기했고 친구의 생명이라도 책임지자는 생각에 의학을 공 부했었다. 마법을 쓰기 위해선 구상공간에 마나를 흘려야 하고 그 마나가 어디로 흐를 것인가 를 지정해주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수학적 계산을 통하여 좌표를 지정해주어야 한다 마도사란 이름을 사용하는 자라면 그야말로 인간이상의 두뇌를 지닌 천재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드래곤은 인간처럼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 그래서 마법종족이고 ,, 그런데 너는 지금 저주에 걸려서 마법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하고 싶은거냐." 아무리 에르베트가 따져봤자 아린 스스로도 이유를 모르니 대답할 수 있을리가 만무 하다. 머뭇거리고 있는 아린의 귀에 문을 거칠게 여는 소리,,그리고 잇달은 큰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에르베트. 어쩌면 우린 굉장한 걸 잡은 걸지도 모르겠다." 허름하고 누덕누덕 기우기까지한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채 아린은 가베인의 뒤를 따라 열심히 걷고 있었다. 일단 이 곳 바트란은 빠져나가고 봐야 하니 잠자코 자 기를 따라오라는 가베인의 말에 아린은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어차피 자기 가 따라가기 싫다고 한들 안 끌고갈 가베인도 아니거니와 아린으로써도 얼른 이 곳을 떠나 그의 보금자리, 알 크리드 산맥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아린이 특별히 수배대상에 오른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일단 들켜서 좋을 일은 없기에 지금은 허름한 거지소년 복장에 머리도 단발로 짧게 깍아버린 아린이었고 명목상으론 가베인의 조카 뻘 정도로 되어있었다. "먹어라." 가베인은 무뚝뚝하게 아린에게 검은 빵 한덩이를 던져주었고 아린은 그것을 받아 먹으면서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가는 거지요?" 아무 말 말고 따라오라는 가베인의 말에 수도를 벗어날때까지 아무 말도 안 했던 아린이다. 슬슬 물어봐도 되겠다 싶어서 슬쩍 물어보는 건데 어째 가베인의 표정 은 좋아보이질 않는다. 수도가 내려보이는 언덕에서 두 사람은 나무 그늘에 앉아 빵을 씹고 있었고 한 입에 빵을 털어넣은 뒤 허리에 찬 가죽술병을 목으로 기울여 입가심을 한 가베인은 오물거리면서 빵을 씹는 아린을 힐끗 본 뒤 다시 고개를 수 도,알카나스 쪽으로 돌렸다. "넌 잠자코 따라오면 된다." 안 그래도 인상더러운 가베인이 인상 팍 주니 겁이 덜컥 나는 아린,,그래그래 지금 은 찍소리말고 빵이나 먹자,,나중에 넌 죽었다,,드래곤으로 돌아가기만 해봐,,,밟 아죽이고 찢어죽이고 태워죽이고 얼려죽이고 두들겨 패죽이고 음음,,또 어떤 방법 이 있을려나~~ "무슨 생각하냐?" 옆에서 아린이 아무 말 없이 빵을 상대로 찢고 쪼개고 하는 짓을 보며 가베인이 의아해하며 물었고 아린은 뜨끔한 표정으로 얼른 빵을 입에 넣엇다. "아우,,거도,,,아이에도,,웅웅"웅" 가베인은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는 수밖에 없었고 기분이 좋아졌나보다,,라고 생각한 아린은 억지로 빵을 삼킨뒤 가슴을 두드리며 가베인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알 크리드 산맥쪽으론 안 가나요?" "안 간다." <--표정 도로 굳어짐 "라르테아드 쪽은요?" "안 간다." <--인상 일그러짐 "그럼 어디 가는 건데요?" "잠자코 따라와라." <--인상 더러워짐,, 아린은 다시 기가 죽어서 씹던 빵이나 마저 씹었다. 화풀이할때라고는 빵밖에 없 으니 꼬박꼬박~~빠득빠득~~씹었고 덕분에 거친 검은 빵이지만 먹는데 지장을 못 느낀 아린이었다. 드래곤을 만나야 자기 몸이 어떻게 된 건지 알수 있는 아린,,,되도록이면 드래 곤의 서식지로 행선지를 잡고 싶은 아린인데 인간들에게 가자고 해봤자 갈리도 없고 저 인간은 아린의 말은 들은 척도 안 하니,,,, `몰래 도망갈까? 저 인간도 밤에는 잠을 잘 텐데..잠든 틈에 도망가면 눈치 못 챌 테고,,음,,,' "출발한다" "네,,네,," 가베인은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짐을 다 정돈하고 출발하는 태세였고 아린이야 짐이 없으니 옷자락에 묻은 풀잎만 조금 털고는 얼른 일어났다. 아린은 밤에 도망가겠다는 계획에 상당부분을 수정해야 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자기 혼자 도망가기에는 이 곳은 너무 험하다,,지금 아린의 눈 앞에 보이는 저 트롤이라 불리우는 몬스터,,드래곤일 시절에는 씹어도 씹어도 닳지를 않아서 껌 대용으로 자주 잡아먹었던 저 괴물이 (트롤에게는 재생능력이 있답니다. 안 씹어 봐서 모르긴 해도 껌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요?) 지금의 아린에게는 그 트롤의 몽둥이 한방에`고 카르세아린'이 되어 버릴수 있었고 믿을 만한건 저 무뚝뚝한 인간뿐이다. "숨어있어라." 가베인은 아린에게 단지 그 한마디만을 한 뒤 등에 메고 있던 거대한 검을 빼들 었고 곧 트롤들에게 달려들었다. "크아아아아악~~~~~!!" 트롤다운 괴성을 지르며 3놈중 한 놈이 몽둥이??비스무레한 나무토막위에 돌멩 이를 얼기설키 엮은 알수없는 물체를 휘두르며 가베인에게 돌진했다. "운디네." 가베인은 자신의 거대한 장검을 가볍게 한손으로 휘둘러 트롤의 공격을 막음과 동시에 물의 정령을 불렀고 곧 트롤의 발 부분에 조그마한 웅덩이가 생기면서 트롤의 중심이 흐트러졌다. "꾸에엑?" 돌진하던 힘을 못이겨 휘청~~하면서 트롤이 넘어지려는 것을 간신히 바로잡을려 는 순간 가베인의 검은 크게 휘둘러져 트롤의 어깨부터 허리까지 대각선으로 깊 게 베어버렸고 그 사이 남아있던 두 놈들도 자신의 무기를 휘두르며 가베인에게 달려들었다. "휴이테" 큰 동작을 시전하느라 등 부분이 비어있는 가베인, 그를 노리고 달려든 트롤의 눈 에 작은 회오리가 바닥의 흙을 동반한채 쏟아졌고 시야를 잠시 차단 당한 트롤이 당황하는 새에 가베인의 일격이 트롤의 허리를 갈랐다. 바람의 정령 휴이테를 사역한 결과였다. "크어어어어억~~~" 재생능력이 뛰어난 트롤을 상대할려면 몸을 아예 두 쪽내는 것이 가장 편하고 간단 한 방법, 보통 전사들이라면 두 손으로 간신히 사용하는 투 핸디드 스워드를 마치 바스타드 소드 다루듯이 하는 가베인에게는 가장 쓰기 쉬운 방법이었고 큰 동작으 로 말미암은 헛점들은 정령을 다룸으로써 커버할수 있다. 혼자 남은 트롤을 잽싸게 몽둥이를 던져버리고는 숲으로 도망가버렸고 그제서야 아린은 가베인 옆으로 슬슬 다가갔다. "다 해치운 건가요?" 가베인은 자신의 검을 다시 등에 메고는 길을 재촉하면서 아린에게 입을 열었다. "노숙할 준비를 해야 겠다." 타닥~~타닥~~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다. 어두운 숲 속,, 여행자들의 길이긴 하지만 원래 바트란은 여행자들이나 상인들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탓에 숲 속이나 다름 없었고 아린은 가베인이 아까 피워놓 은 모닥불 곁에 앉아 조용히 자신의 장검을 닦고 있는 가베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 아린은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까지의 동행자들은 겉으로라도 친절 했는데 저 가베인이라는 무식하게 생긴 거한은 아예 대놓고 불친절하게 대하면서 난 너를 이용해 먹을거다 라는 의지를 팍팍 표출하고 있었다. "저기요~~" 아린의 은근한 목소리에 가베인은 장검을 닦던 자신의 행위를 잠시 멈추고는 아린 을 쳐다보았다. "목 말라요~~' 물 한잔 마시지 못한 채 알 카나스에서 이곳 까지 걸어왔고 아까 점심먹을때도 그냥 있는 대로 꾸역꾸역 씹었던 탓인지 아린의 목은 꽤나 갈증을 호소하고 있었 다. 가베인은 아린의 요구에 아무 대답없이 자신의 배낭을 뒤지더니 곧 나무로 된 컵을 꺼내서는 아린에게 던져주었다. 그리고는 다시 배낭을 닫아버렸다. "저 혼자 떠와요? 저 이근처 지리 하나도 모르는데요? 샘이 어디 붙었는지도 모 르고요" 아니 다짜고짜 컵만 떡 맡기면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냐? 그런데 떨어졌다. "운디네" 가베인의 말이 떨어지자 금방 허공에서 푸른 물방울이 ?히기 시작했고 그 물방 울은 점점 커지더니 물덩어리로 변하여 아린의 컵 속에 부어졌다. "이거 ,,정령??" 신기해하는 아린, 일단 목이 마르니 물은 마시고,,,꿀꺽꿀꺽,,,물을 다 마신 아린 은 가베인에게 컵을 돌려주며 물었다. "정령술을 익힐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정령술은 노력한다고 익힐수 있는게 아니다. 타고난 능력이야." 가베인은 일단 컵을 받아 다시 챙기며 쌀쌀하게 대꾸했지만 아린은 신경쓰지 않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제가 혹시 그런 능력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혹시가 아니라 난 분명히 있단 말입니다. 드래곤이니까' 가베인은 아린을 보던 시선을 허공으로 옮기더니 조그만 소리로 무언가를 서조 렸다. "휴이테" 곧 가베인과 아린의 주위로 살랑바람이 불어왔고 가베인은 잠시 바람을 느끼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네가 정령사의 자질이 있다면,,바람이 불때 바람의 정령을 느낄 것이고 불이 피워 오를때 불의 정령을 느끼겠지, 물의 차가움을 경험할때 물의 정령을 느낄수 있고 말이다." "그럼 가베인은 언제 정령을 느꼈는데요?" "7살때쯤이다" "그럼 정령들을 다 다룰수 있겠네요?" "내가 다룰수 있는 것은 바람의 하급정령 휴이테, 물의 중급정령 운디네 뿐이다." "그것들은 어떻게 느끼게 되었는데요?" "휴이테는 어릴때 나무베다가 잠시 바람쐴때,,운디네는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다 가 느껴졌었다." `어째 좀 시시하군,,아까는 시처럼 서조리더니,,겨우 세수?' 아린은 잠시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차마 겉으로 웃을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이상 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럼 7살 되기전에는 한번도 세수를 한 적이 없었어요?" "나도 몰라 그전에도 세수 안 했다는 소리가 아니고 갑자기 느껴졌어..그 이상은 묻지 마라 귀찮다." 아린은 레드 드래곤, 즉 불의 정령을 지배할수 있는 종족이다.이제까지는 귀찮아서 굳이 정령술을 익힐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은 익혀놓으면 꽤 편하다는 생각이 든 아린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가르쳐줄때 잘 배워놓을껄...' 그래도 일단 불가로 다가간 아린, 아린은 모닥불에 두 손을 내밀고는 따듯함만을 느끼려 시도했다. `따듯하다~~따듯하다~~따듯하다~~' "너 뭐하냐?" "나도 정령 부를래요" 눈도 안 뜨고 고개도 안 돌린채 아린은 진지한 자세로 주문(?)을 외우며 가베인의 말에 대꾸했고 가베인은 잠시 실소하더니 곧 자신의 장검을 매만졌다. 다 닦았던 모양인지 이젠 숫돌을 꺼내 열심히 갈고 있는 중이었다. `따듯하다~~따듯하다~~헥헥~~따듯,,으 신경질 나~~~' 느껴지는 거라곤 손바닥을 태울듯이 뜨거운 불의 온기뿐,,아린은 잠시 자신의 두 손바닥을 옷자락에 비비고는 다시 모닥불을 향해 쳐 들었다. "그만 해라~" 가베인이 안쓰러운 목소리로 말을 던졌고 아린도 슬슬 포기할 마음이 들고 있었다. `아유 좀 되면 안되냐,,,정령이라도 다룰 줄 알면 좀 더 편할텐데...' "쓸데없는 짓 말고 자라!" 가베인의 성난 목소리,,아린은 은근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왜 상관도 없는 사람 게 자신이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비록 자기를 구해줬다고는 하지만 스스로에 게 힘이 있었다면 죽을 위험도 없었을 꺼다. 드래곤으로 돌아 갈 수만 있으면,,, 그럼 아무 문제가 없는데,,,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 칼슈타인이나 엄마(^^)에게 돌아 갈 정도의 힘만 지니고 있어도 될텐데,, `내가 힘만 있었어도,,,본체로 돌아가는것 까지도 안 바래,,내 몸을 지킬 정도의 힘만 있었어도,,,' 갑자기 모닥불이 세차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인가가 아린에게로 다가 오는 것을 아린은 느낄수 있었다. 빡~~~! "아야야야앙~~" 가베인의 묵직한 주먹이 아린의 뒷통수를 세게 (가베인으로서는 사살) 후려쳤고 아 린은 뒷통수를 두손으로 감싸않았다. "자라고 했잖느냐." "자께요,,자께요,,성깔하고는,,," "뭐야?" 아린은 허겁지겁 자신의 모포속으로 기어들어갔고 가베인은 그 모습을 보더니 나무 등걸 사이에 누운 것도 아니고 앉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자세로 기대어 한 손에 검 을 그대로 든 채 눈을 감았다. "어? 누워서 안 자요?" 서서 자는 인간은 또 처음보는군?신기한데?라고 생각하며 아린이 물었고 가베인은 눈을 감은채 대꾸했다. "깊이 잠들면 몬스터의 습격에 대비할수 없다." `음,,그렇구나. 그럼 서서 주무셔 난 누워서 편하게 잘란다~~' 아린은 모포를 뒤집고는 잠을 청했다,,아니 청하려 했다. 그리고 결국 잠을 청 하지는 못했다. 갑자기 그들앞의 모닥불이 세차게 타오르더니 엄청나게 거대한 불꽃이 아린의 시선에 들어온 탓이었다. "이건 뭐지?" 가베인은 어느새 자신의 장검을 빼어들고는 아린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으아 피곤하고 졸리다,,, 왜 이리 나른해지는 걸까,,봄기운을 타는 것일까~~~ 봄처녀~~~~~~ 으아아아아아악~~~~~~~~~~~ 모닥불은 이제 거대한 불기둥처럼 변했고 가베인의 얼굴에는 심각한 표정이 어려졌다. 물론 아린은 잽싸게 나무등걸 뒤로 들어가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있 었다. "저건,,불의 정령인가,,," 가베인은 자신의 장검을 굳게 쥐면서 점점 형체를 갖추는 거대한 불기둥을 바라보 았다. 불기둥은 점차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 있었다. 거한인 가베인보다도 2배는 더 큰 거인의 형태를 갖춘 거대한 불덩어리,,, 그 이글거리는 열기로 가베인은 얼굴이 따끔따끔해지는 것을 느꼈다. "말도 안돼,,,이것은 이프리트잖아!!!!!" 가베인의 목소리,,거의 비명에 가까운 그의 목소리는 아린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고 아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베인 곁으로 기어갔다. "혹시 아까 내가 소환한거 아닌가요?" "저건 불꽃의 정령왕 이프리트다!!감히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존재가 아니야!!" 가베인은 이제 얼굴에는 이프리트에 의한 열기로,,뒤로는 그의 존재로부터 오는 공포로 뜨거운 땀, 식은 땀 할 것없이 줄줄 흘리고 있었고 그 거대한 존재,,불의 최상급 정령 이프리트는 서서히 고개를 들어 가베인과 아린 일행을 쳐다보았다. "그대는 정령사인가?" 이프리트는 가베인과 아린 일행을 응시하면서 입(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열었다. "그대가 나를 불렀는가?" 가베인은 운디네를 소환해내어 자신의 앞 부분에 얇은 막을 치고 있었지만,,이프리? ? 의 막대한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프리트는 가베인의 모습을 잠시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말을 이었다. "아니지,,인간이 부른 것이면 내가 이렇게 올리가 없는데,,넌 아무리 봐도 인간으 로 보이는군,,뭐 좀 덩치는 크지만.." 가베인은 공포에 젖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위대한 정령왕 이프리트여,,,, 저는 미,,미천한 인간의 족속입니다. 감히 당신을 부를,,,,자,,자격도 없거니와 그와 같은 능력도...." 정령사인 가베인은 지금 앞에 있는 정령왕 이프리트의 엄청난 위압감에 입도 제대 로 열지 못 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아린은 아무 짓도 안 하는데 왜 저렇게 알아서 기고 있느냐는 듯 아주 태연한 모습이었다.(원래 무식한 놈이 용감한 법이다) "너 아닌 줄은 알고 있다." "혹시 제가 부른 게 아닐까요?" 아린의 천연덕스러운 목소리에 가베인은 기겁을 하면서 그를 감싸안았지만 이프리트 의 가벼운 손짓으로 일어난 불길에 저만치 밀려버렸다. "크어어어억~~" "어디서 끼어들려 하느냐. 너에겐 볼 일이 없다." 이프리트는 쓰러져 있는 가베인을 힐끗보며 꾸짖은 뒤 아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누덕누덕한 망토에 새까만 검댕이 잔뜩 그어진 얼굴에 머리카락도 지저분해서 붉은 빛인지 갈색인지 구분이 안 가는 왠 거지 소년하나가 아프리트의 눈에 들어왔다. "네가 나를 불렀느냐?" "몰라요. 그냥 아무나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요." 아린으로써는 솔직한 대답이었지만 이프리트로써는 무성의한 대답으로 들렸던 것 같 다. 이프리트는 갑자기 그의 오른 팔을 세차게 휘둘렀고 곧 불길이 아린을 덮쳤다. "우에에엑~~얼라?" 얼른 두 팔로 얼굴을 가리려던 아린은 곧 그 불길이 전혀 뜨겁지 않다는 사실에 다 시 두 팔을 내리고는 신기한 듯이 그 불길들을 쳐다보았다. 세찬 불길이 지나가면서 그의 얼굴에 묻은 검댕들과 때들 그리고 지저분한 머리카락들은 이미 목욕이라도 한 듯이 새하얀 피부와 타는 듯한 붉은 머리결로 바뀌었고 그것을 본 가베인은 놀라운 표정으로 아린을 쳐다보며 외쳤다. "말도 안돼. 아무리 정령사라도 불꽃가운데서 저리도 태연할 수는 없는데.." 단발로 잘려있지만 그것이 아린의 아름다움을 감소시키지는 못했다. 불꽃가운데서 새하얀 피부의 아름다운 얼굴과 마치 불꽃과 동화된듯한 붉은 머리결,그리고 그 사 이에서도 신기하다는 듯이 싱긋싱긋 웃으며 불꽃들을 만져보려 하는 귀여운 아린의 모습에 가베인은 순간 가슴이 뛰었다. (우히히히히) `저 녀석이 저렇게 예쁘게 생겼었나?' 수도에서 나올때 병사들에게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하여 얼굴과 머리를 한 껏 거지 꼴로 만들어 놓았던 탓에 가베인은 아린의 맨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환자였던 시절엔 얼굴에 붕대가 칭칭 감여져 있으니 더더욱 몇 번 보질 않았고.. 마치 불꽃 가운데서 뛰어노는 요정같은 모습,,그 모습을 보며 이프리트는 한 가지를 추측해낼수 있었다. "그렇군, 카르세니안의 딸이로군" "네에?" 신기한 불꽃을 가지고 노느라 잠시 눈 앞의 존재를 잊었던 아린,,아린은 이프리트를 쳐다보며 어이없는 말투로 말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데요?" "그렇다면 다른 레드 드래곤의 딸이란 말인가?" 순간 가베인의 얼굴에 사색이 돌았다. 이프리트의 말,,,그리고 아린이 고래고래 고함쳤던 그 소리들이 머리에 떠오른 탓이다. `그럼 진짜로,,,??' "저 남자인데요?" "에엥?" 이번엔 이프리트의 표정이 어이없다는 듯이 바뀌어버렸다. 불길로 휩싸인 그 근엄한 인간의 형상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자 아린은 잠시 키득거렸고 가베인은 여전히 경 악에 가까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쓰러진 채였다.) "아니,,,뭐,,남자라도 카르세니안의 인간형태랑 닮았으니 그렇다 치지만 목소리는 완전한 여자애 목소리인데,,,변성기 전의 소년의 목소리가 아니잖아,,??" 이프리트는 이제는 다 타버린 모닥불 위에서 걸어나와 허공에 책상다리를 한채 아린 을 뎅어보고 있었다. "이거요? 아,,,맞어,,궁성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인간마도사의 마법에 걸려서 이 렇게 된건데요?" "그렇군,,,근데 그 목소리가 마음에 드니? 왜 원래 목소리로 안 바꾸냐?" "바꿀 줄 모르는데요..." 아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이프리트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말을 걸었다. "아니,,너 몇 살이냐?" "500살 조금 넘었는데요.." "진짜로~~" "사실은 400살 조금 안 됐는...." "진짜로~~~~~~" "300살이에요! 그래,,치잇" "그렇군..네가 그 드래곤이구나.." 이프리트의 말에 아린은 내심 뜨끔했지만 일단 말의 기세를 잡자는 생각에 질문을 연달아 던졌다. "내 나이 속이는 줄은 어떻게 알았고 내가 드래곤인 줄은 어찌 눈치챘으며 내가 우리 엄마 아들이라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 알아챈건가요?" 마지막 말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이프리트는 일일히 대답을 해줄 필요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프리트의 불꽃에 무사할 수 있는 것은 레드 드래곤 뿐이다. 네 나이야 척 보아하니 성인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고 생김새가 카르세 니안이랑 빼닮았으니 딸,,아니 아니,,자식인가보다 했지..." 물론 드래곤의 폴리모프는 순 자기 이미지 마음대로이므로 이프리트의 추리가 전적 으로 맞다고는 할수 없지만, 아린은 처음 폴리모프할때 자신이 본 유일한 인간형 생 물체(?) 엄마 카르세니안의 모습을 따서 폴리모프를 시도했으니 비슷한 모습이 나오 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성별을 뛰어넘는 폴리모프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드래곤'이라뇨??" 몰라서 묻는 아린이 아니지만,,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질문해 보았다. "몰라서 묻느냐? 레드 드래곤 일족 사상 최초의 가출소년이라면서?" "킥~~" 가베인은 얘기를 듣는 도중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실소가 새어나왔고 황급히 자신 의 입을 틀어막았다. 다행히 둘다 구석이 쓰러져있는 가베인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쨋든 네 놈은 나를 소환 했으니 지시를 내려야지? 네가 비록 어리긴 해도 엄연한 레드 드래곤. 우리들 불꽃의 정령들은 레드 드래곤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한다. 아 물론 나 빼고..난 그들의 친구이니까" "음,,지시라,,정령술좀 가르쳐 줘요." 이프리트의 얼굴이 기묘하게 바뀌었다. "정령을 불러내놓고 정령술을 가르쳐달라는 거냐?" "그 소리가 아니구요,,당신은 맨날 못 부르니까 당신보다 하급정령을 부리는 법을 가르쳐줘요..어 아니다,,그러고 보니 나 아는 사람을 만난 거잖아? 차라리 내가 왜 본체로 못 돌아가는 지 알아낼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아린은 그냥 물어 본 말이지만 이프리트의 얼굴은 심각하게 변해있었다. "본체로 돌아갈수 없다는 소리냐?" "그런데요?"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런거 가지고~~란 표정으로 아린은 이프리트를 쳐다보았고 이프 리트는 아린을 잠시 주시하더니 입을 열었다. "글쎄다..내가 보기엔.." "넌 저주에 걸린 듯 하구나" 이프리트의 말에 아린은 얼굴 가득 기대를 품고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껏 빛내며 이프리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럼 그 저주 풀어줄 수 있어요?" "아니" 너무나도 짧고 단호한 이프리트의 대답에 아린은 왠지 실망감보다 맥이 빠져버리 는 것을 먼저 느꼈고 이프리트는 아린의 표정을 보면서 어처구니없다는 말투로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내가 너보고 정령술에 대해 가르쳐달라고 하면 어쩔테냐?" "전 정령술 모르는데요?" "누가 몰라서 묻냐? 정령왕인 내가 남에게 정령에 대해서 물으면 얼마나 웃기는 일이겠느냐? 마찬가지다 이것도, 아니 마법종족 드래곤이 모르는 마법을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하느냐 ?" 헤에,,듣고 보니 그렇기는 한데,,아무리 마법종족이면 뭘 하나,, 현재 아린은 아는 게 없단 말이다~~ "하지만 전 아는 마법이라고는 폴리모프 하나밖에 없는데요?" 이프리트는 아린의 대답에 그제야 눈 앞에 있는 이 소년이 아직 어린 드래곤이라는 걸 상기해냈다. "맞아,,가출했다고 그랬지? 그렇다면 네가 있는 위치를 카르세니안한테 알려주는 것은 어떻겠느냐? 그럼 금방 그녀는 날아올텐데." 아린은 잠시 이프리트의 말을 되새겨보았다. 머리속으로 그 상황이 닥쳤을때 일어 날 일들을 잠시 그려본 아린은 곧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이프리트의 제안을 거 부했다. "안돼요 저 맞아죽어요." 아무리 화가 났기로서니 설마 엄마가 자식을 죽일까? 좀 뒤지게 맞고 말겠지.. 물론 카르세니안의 성격상 며칠 거동을 못 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프리트는 정말로 이 어린 드래곤이 죽을 만한 죄라도 짓고 도망간 걸로 받아 들이고는 심히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 레드 일족은 역 사상 그런 일이 제법 있었던 편이었다) "뭔가 사연이 있는 듯 하구나..그렇다면 이 것은 레드 일족 사이에서 해결할 문제, 내가 끼어들기가 곤란하겠군.." 뭔가 상당한 착각을 하고 있는 이프리트였다. "그럼 그 문제는 내가 상관할수 있는 범위가 아니니,,,네가 날 소환한 이유나 들 어보자." "말했잖아요? 정령술 좀 가르쳐달라고." 이프리트는 아린을 잠시 응시하다가 허공에 손을 휘젓었고 공중에는 거대한 불 꽃이 생겨났다. "옛다. 상,중,하 골고루 불렀으니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라." 허공에 뜬 채 타오르는 그 불꽃은 잠시 후 세 개로 나뉘었고 곧 제각기 형체를 이 루기 시작하였다. 불꽃의 새, 불꽃의 도마뱀, 볼꽃의 용, 허공에 뜬 이 타오르는 형체들을 아린은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다시 이프리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걸 어쩌라고요?" "불러" "예?" "너는 레드 드래곤이다. 그냥 이 애들에게 명령을 내리면 된다. 그럼 끝이야." `호오~~간단하잔아?' "얘들아 일루 와봐~~" 아린은 손짓을 하며 그 불꽃의 형체들을 불렀고 그 형체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안 돼는데요?" "너 정말 정령술에 대해서 조금도 카르세니안이 가르쳐 주질 않았냐? 이름을 불러 야 할거 아냐!! 이름을!!!" 정령술이나 마법 같은 얘기만 나오면 어김없이 흘려들은 아린이기에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는 형편,, "이름도,,모르는데요..." "살다 살다 이렇게 무식한 드래곤은 처음 보는군. 도대체 300살이나 먹어가지고는 뭐하면서 살았냐?" "아까는 애래매요?" "말꼬리 잡지 말고!! 자 오른쪽부터 부를테니 까먹지 마라, 하급정령 카사 중급정 령 살라만더 상급정령 프리니아 다 외웠냐?" `새 이름이 하사,도마뱀이 살라만더, 저 허리 긴 용 이름이 프리니아라,,' "내 명령에 복종하라~~ 카사, 살라만더, 프리니아여~~!" 정령술이나 마법은 칼같이 흘려들었지만 인간들의 서사시나 영웅담은 꽤나 기억하 고 있는 아린이다. 이번에는 제법 고어체로 제스춰까지 곁들이며 멋있게 (본인이 생각하기에) 읊은 아린은 기대를 걸고 그 불꽃의 형체들을 바라보았다. 불꽃의 새와 도마뱀, 카사와 살라만더가 아린에게로 빠르게 접근했고 아린의 주위 에서 사라져버렸다. 불꽃의 용 상급정령 프리니아, 드래곤이 아닌 동양적인 용으 로 생긴 저 불꽃은 여전히 허공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자,, 카사와 살라만더는 너의 종속이 되었다." "쟤는 왜 안 와요?" 허공에서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프리니아를 아린은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이프리트 에게 물었다. "네가 아직 성년이 아니기 때문에 상급정령까지는 무리인 모양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프리니아도 다룰 수 있을 거다. 자 그럼 난 이만~~`" "어? 불꽃 아저씨? 잠까,,,가버렸네?" 공중에서 휘리릭 사라져 버린 이프리트의 빈 자리(^^;;)를 바라보던 아린은 그제서 야 가베인이라는 인간이 생각나 뒤를 돌아보았다. 가베인은 입을 떡 하니 벌린 채 아린을 지켜보고 있었다. "가베인 뭐 해요?" 아린의 말에 가베인은 문득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정말로,,,정말로,,너는,,아니,,당신은,,,드래곤이십니까?" "맞는데요?" 가베인은 질문에 아린은 시원스럽게 대답해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가베인의 무릎 이 팍 꺽여버렸다. "저를 당신의 종으로 삼아주십시오!" "네?" 아린은 갑자기 돌변한 가베인의 태도에 어리벙벙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가베 인은 무릎을 꿇은 채 아린에게 계속 외치고 있었다. "당신에게 충성을 맹세하겠읍니다! 부디 받아들여주시길,,," `이 양반이 왜 이러나?' "갑자기 왜 그래요 가베인?" 아린이 허리를 숙이고 가베인을 쳐다보자 가베인은 그 상태로 고개만 들고는 아 린에게 말했다. "그대과 진정 드래곤이라면 평생 그대의 종이 되겠소! 나의 작은,,작은 복수만 이룰 수 있다면 생명이라도 바칠 것을 맹세합니다." 왠지 오버액션하는 가베인,,둔한 아린으로써도 뭔가 수상쩍한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뭐예요? 가베인" 아린의 말에는 아랑곳 않고 가베인은 자심의 등에 있는 장검을 뺀 뒤 그 것을 땅 에 힘차게 꽃은 뒤 외쳤다. "나 가베인 라스트리드는 나의 주군 아린을 위해서 충성과 생명을 바칠 것을 서약 합니다." `이야,,이야기 같은 전개잖아?' 인간 모험담에서 자주 나오는 기사의 서약, 왠지 마음이 들떠지는 걸 느낀 아린은 이미 수상하다는 생각따윈 잊어버린 채 어떻게 맞장구를 쳐야 멋있단 소릴 들을까 를 열심히 고민하고 있었다. "그대의 충성을 받아들이겠어요." 결국 분위기에 휩쓸려버린 아린은 근엄하게 한 손을 내밀었고 가베인은 아린의 손 등에 서약의 키스를 했다. 마치 기사와 레에디의 서약과도 같은 아름다운 장면이었 다. 단지 불행한 점은 아린이 남자라는 것이고,,,더더욱 불행한 점은 그럼에도 전 혀 어색하지 않은 장면이었다는 것, 더더더욱 불행한 점은 손등에 키스한 뒤 아린 의 생긋 웃는 얼굴을 보며 가베인이 얼굴을 붉혔다는 것이었다!!! (무슨 글이 이따위냐,,아이고-_-;;;그냥 변태물로 나가버릴까^^::) 가베인은 다시 다리를 폈다. "이상하게 생각되겠지요 아린, 이제부터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모닥불부터 살려야겠군요." 가베인이 꺼진 모닥불을 살리기 위해 나무가지들을 주워 모은 뒤 부싯돌을 부씌히 는 모습이 아린에게 보였다. 아까 이프리트에게 얻은 정령들을 사용해 볼 좋은 기 회라는 생각이 아린의 머리속에 스쳤다. `어디 해볼까?' "살라만더~~" 아린은 손을 쌓여있는 나무가지들 위로 향하면서 중급정령 살라만더의 이름을 외쳤 고 곧 가베인보다도 더 거대한 불꽃의 도마뱀의 형체가 삽시간에 나무가지들을 휩 싸았다. "앗뜨뜨뜨뜨~~~" 덕분에 앞에서 열심히 부싯돌을 탁~탁~거리고 있었던 가베인은 앞머리가 왕창 그슬 린 채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고 나무가지는 순식간에 재로 변해버리고 있었다. "우와,,,,안 되겠다. 살라만더 너 이만 가라~~" 불이 붙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재가 되어버린 나무가지들,,,아린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이 부른 살라만더를 얼른 회수했다. 순식간에 타오르던 불꽃이 사라져 버리고 새하얀 재만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이야~ 이 정도면 쓸만하잖아!" 물론 본체일때의 브레스에는 비교도 안 되는 위력이지만,,지금 아린의 눈 높이를 생각해보라,,상대적으로 엄청 거대하게 보이는 불꽃이다. 아린은 얼른 가베인에 게로 눈길을 돌렸다. 가베인은 꽤나 꼴사나운 모습으로 그을려 있을 뿐 다행히 큰 상처는 없는 듯 했다. "가베인 괜찮아요?" 표정을 보아하니 한 대 치고 싶은 기색이 완연한 가베인이다. 애써 웃음지으며 아린을 쳐다보는 얼굴이 차라리 화를 낸 것만 못 하다. "괜찮습,(빠드득),니다,,(빠드득)," `차라리 화를 내던가, 정말 괜찮으면 괜찮다고 하지 괜찮다고 하면서 이를 갈건 또 뭐람? 어쨋거나 본인이 괜찮다고 했으니 괜찮은 거겠지, 넘어가자 ' 어쨋거나 가베인이 다시 나무가지들을 줏어 모으고, 이번에는 하급정령을 불러 불을 지핀 아린, 가베인과 아린은 겨우 다시 모닥불을 쬐며 쉴수 있게 되었다. "근데 이유가 뭔데요?" "카르셀의 멸망을 원합니다." "녜?" "아린님 역시 그들에게 생명을 위협당할 정도의 중상을 입지 않으셨읍니까. 그리 고 제 친구에게 구원을 받으셨을때 저희의 이야기를 들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서야 다시 죽을 뻔 한 일이 머리속에 스치는 아린, 날자로 따져봤자 3일도 채 안 지난 일인데 워낙 갑작스럽게 이런 일 저런 일들을 당했던 아린이라 잠시 잊어먹고 있었다. "후아,,잠깐만요 머리속 정리좀 하고.." "예? 아,,그러십시오,,,??" 어리둥절하는 가베인을 뒤로 하고 아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인간으로 변화한지 대략 한달 조금 넘었다. 근데 드래곤으로 있었던 300년 보다도 더 많은 사건들을 겪은 아린이었다. 드래곤으로 있을 시절, 언제나 똑같은 삶의 반 복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성이란 것이 생긴 지 100년 정도밖에 되질 않았으니 300년은 좀 심하다고 쳐도, 지난 한달 동안 겪은 일이 드래곤일 때의 100년보다도 길게 느껴지는 아린이었고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영 이해가 가질 않 는 것이다. `그러니까 가베인은 카르셀왕국에 원한이 있다. 그래서 복수를 하려고 한다. 가베 인의 말을 들어보면 나를 죽이려고 했던 인간이 그 플루토란 인간이다. 그럼 나 도 카르셀 왕국에 원한이 있는 건가? 이런 걸 원한이라고 하나?' 원한, 복수 까지의 거창한 개념은 이해가 안 가는 아린, 그러나 그냥 냅둘 생각은 절대 없는 아린이었다. 어찌됐건 간에 힘을 얻은 아린이다. 본체와 비교하면 미약 한 힘이긴 하지만, 게다가 힘을 얻은 것이라기보단 원래 주어진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불과하지만, 어쨋든 아린은 인간형태로도 강해졌다. `일단 그 못된 인간들은 죽이고 나머지는 나중에 생각하자 골치아프다~~' "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데요?" "그럼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까정도의 정령술이면 다들 쉽게 타죽겠지,,라고 편히 생각하는 아린, 하지만 가 베인은 자신의 이야기만을 열심히 나열하느라 아린이 눈알 굴리면서 딴 생각 하고 있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제가 나름대로 조사해본 결과, 저희 마을을 몰살시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카르셀의 현 국왕 라티스와 그의 딸 이오네공주입니다. 그자들만 죽이면 됩니다." "두명밖에 안 돼는데 가베인이 직접 하지 왜 나를 시켜요?" ".........." 분명히 2명이긴 하지,,하지만 그들은 왕과 왕위계승자이고 게다가 끝내주는 마도 사에 잘나가는 소드마스터도 둘씩이나 있는데다가 드래곤 한마리 싱싱할때 잡은 덕 분에 (시체조차 고이 남기지 못하는 그라테우스 옹(?)께 잠시 묵념) 아주 궁성 곳 곳에 마법적인 트랩들이 설치되어있다. 경비병이야 당연히 있고 게다가 드래곤이 좀 큰가? 바닥에 까는 카베트 부터 벽이며 상들리에 등등을 전부 드래곤 가죽 뼈 힘줄 기타 등등으로 도배를 해 놓아서 도저히 침입할수가 없다는 가베인의 설명에 아린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자칫하면 나도 카페트 신세?' 잠깐 오싹해진 아린, 하지만 지금은 인간모습이고 설마 인간 껍질 벗겨다가 카페트 만들 일은 없을테니 일단 안심한 아린이었다. 물론 드래곤으로 돌아가기만 한다면야 브레스 몇방 갈기고 꼬리 몇번 휘두르면 끝날 일이니 걱정할 거 없겠고,,, "아린님이 본체로 돌아가신다면 그까짓 왕국 하나쯤 무너트리는 것은 간단할 것입 니다. 원하신다면 알 크리드 산맥쪽으로 여정을 바꾸도록 하지요." "아 그럴 필요는 없구.." 힘도 생겼겠다, 가베인도 존대하면서 굽실거리겠다,,슬슬 입에서 반말이 나오는 아 린이었다. "혹시 알고 지내는 인간마도사는 없나?" 검사동료에 정령술까지 얻었다. 비록 한 달동안 빙빙 돌았지만 드디어 아린은 인간 모험담에 나오는 제대로 된 파티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 도로 카르세니안이나 칼슈타인에게 잡혀 갈 수야 없으니 일단 본체만 되찾은 뒤 모험을 떠나보자~~라는 생각을 굳힌 아린이었고 아린의 말에 가베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아린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는 마도사가 한 명있습니다. 현재 리베이드 왕국 궁정 부마도사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사람이니 그 쪽으로 가도록 하지요." 들뜬 얼굴이 도로 차가워지며 말투 역시 다시 무뚝뚝해지는 가베인, 흥분이 좀 가 라앉자 가베인은 모포를 아린에게 집어주며 다시 아까 그 자세, 서서 자는 자세를 취하며 눈을 감았다. "밤이 깊었으니 일찍 주무시도록 하시죠." "응 잘자 가베인." 가베인이 던져준 모포를 두르며 아린은 잠을 청했다,,아니 청하려 했다,,결국 아린 은 또 잠을 청하지 못했다. 갑자기 모닥불이 세차게 타오르는 탓이었다. "어? 불꽃아저씨? 왜 또왔어요?" 모닥불위로 타오르는 듯한 가베인의 2배,,어쨌든 정령왕 이프리트가 붉게 타오르며 아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상하군" "네?" 아린은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이프리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를 어떻게 소환해 내었는가 어린 드래곤이여?" `무슨 소리야 자기가 와놓고는?' "그냥 아무나 왔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불렀는데요? 모닥불에다 가 대고는,,그냥 중얼중얼,,," 아린의 대답에 이프리트는 알수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잠시 생각 에 잠겼고 가베인은 옆에서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다. 이 불쌍한 정령사에게 하루에 두 번씩이나 정령왕의 존재를 대 하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었던 것이다. 가베인이 비록 겁 없는 백전노장의 용병이긴 하지만 정령사인 이상 정령왕의 공포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가 인간인 이상은. 가베인이 떨건 말건 아린과 이프리트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자 기 볼 일들을 보고 있었다. "소환하는 대상의 존재조차 모르면서 이 나를, 사계의 한 부분을 지탱하는 불꽃의 정령왕 이프리트를 불러낼수 있었단 말이냐?" "있었는데요?" 부를수 있었으니까 당신이 왔잖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린이다. `뭐가 문제인데 그래?' 정령을 갖고 싶어서 정령을 불렀고 그랬더니 이프리트가 나타나서 이프리트한테 정령 좀 달라고 했더니 정령을 줬다.갖고 싶은 정령 을 가졌으니 아린은 더 이상 이프리트에게 볼 일이 없고 그래서 둘 은 헤어졌다. 아무 문제도 없지 않은가? 준게 아쉬워서 도로 뺐으러 오 것은 아니겠지? 헤 설마 정령왕쯤 되는 존재가 그렇게 째째할려구 ,,,,,,,,,,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들로 멍하니 서있는 아린이다. "거참,,,이럴리가 없는데,,음,,,하지만,,," 이프리트는 한참을 궁시렁대다가 고개를 들고는 아린을 직시했다. "이해할수 없는 일이군, 어린 드래곤이여 본체로 돌아가보라." "아까 말했잖아요? 저 지금은 폴리모프가 안 되요." "아,,그랬었지,,그렇다면 알아볼 방법이,,," "죄송하지만 무슨 의도이신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불꽃의 정령왕 이시여." 가베인의 아직 약간은 떨리는 듯한, 그러나 아까보다는 많이 차분 해진 목소리가 들려왔고 이프리트는 고개를 돌렸다. "이 무식한 새끼드래곤보다는 차라리 네가 더 말이 잘 통하겠구나. 정령에게 선택받은 인간이여,말해보라 이 어린 드래곤이 나를 부 른답시고 한 짓을 알고 싶다." 순간 가베인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뇌하 는 표정이다. 가베인의 입에서 떠듬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불꽃의 정령왕이시여.." 결국 가베인은 아까 아린이 벌인 촌극, 즉 모닥불을 쬐면서 중얼거 리다가 꿀밤한대 맞고 모포속으로 기어들어간 이야기를 참으로 상 세하게도 이프리트에게 전했다. 심지어는 아린이 모닥불을 쬐다가 기침을 한번 했다느니, 너무 불꽃에 손을 가까이 대서 화들짝 놀라 면서 옷자락에 손을 비볐다든가 하는 부분까지... 아린은 듣고 있으면서 가끔 내가 그런 짓도 했었나? 하고 갸웃거리 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헤,무뚝뚝한 척 하면서 볼 건 다 봤나부네..' 관심이 없는 척 칼이나 갈면서 퉁명한 말들만 내뱉었던 가베인이었 다. 그런데 알고보니 저렇게 세심하게 아린을 챙겨주고 있었다는 거 다. 갑자기 조금 기분이 좋아지는 아린이었다. "어차피 정령과의 소통에 의식이나 행동따윈 의미없는 것, 이 알수 없는 사태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행동이었겠지, 쓸데없는 말로 시 간만 뺐겼군. 그럼 이 현상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한다는 건가?" 쓸데없는 소리를 손짓발짓 해가며 열과 성을 다해 떠들어대던 가베인 은 머쓱한 표정으로 말을 그쳤다. "뭐가 문제에요? 뭐가?" 지겨움과 졸음이 반반씩 섞인 아린의 질문에 이프리트는 얼굴을 조금 일그러트리면서 대꾸했다. "너같은 어린 드래곤이 나를 부를 수 있었다는게 문제다." 좀 부를수도 있는거지 뭘 그런걸 가지고? 같은 말로 끝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이프리트는 그의 심각한 표정으로 아린에게 피 력했고 덕분에 아린도 뭔가 대단히 잘못 되었나보다 정도는 눈치를 챌수 있었다. "자세히 좀 말해줘요." "간단히 설명하자면,,,너는 나를 절대 부를 수가 없다는 거다. 아까는 미처 그걸 깨닫지 못하고 그냥 갔었지만 말이야,,,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성년이 되지 않고는 정령을 다룰 수 없어 게다가 정령왕쯤 되면 2000살 이상된 웜급의 드래곤이나 가능하 다. 더구나 웜들도 내 자아까지 소환할수는 없다. 단지 나의 힘을 소환하여 사역하는 것 뿐이지, 지금처럼 내가 완전히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낼려면 에인션트 급 드래곤이 아니 면 불가능하다. 드래곤외에 정령왕을 소환해낼 수 있을 만한 종족은 엘프뿐 이지,,그것도 하이엘프쯤 되야 가능할까? 그런데 너는 나를 완벽 하게 불러냈단 말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정령계의 게이트를 열었 어. 자신이 누구를 부르는 지도 모르면서 말이야,,," "으아,,하나도 안 간단한데요?" "너는 지금 정령계의 법칙을 훌륭하게 무시했다는 소리다." "........." 결국 이프리트는 아까처럼 휘리릭 사라져버렸다. 어차피 더 이상 있 어봐야 아린의 입에서 해답의 실마리가 될만한 것은 나올리가 만무하 니까. 덕분에 가베인이 기껏 모아서 태워놓은 모닥불은 또 홀랑 다 타버렸고 가베인은 정령사로서 실로 무엄하게도 정령왕을 욕하면서 허리를 숙여 4번째 모닥불을 위해 나뭇가지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린도 다시 자신의 모포 속으로 기어들어 갔다. 정말 잠좀 잤으면 좋 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정령왕과 드래곤이 함께 한 밤이라,,굉장한 날이로군 오늘은,,," 나뭇가지를 모아 모닥불을 다시 피운 가베인은 다시 자신의 잠자리인 나무등걸 근처로 가 기대어서서 잠을 청하면서 중얼거렸고 아린도 모포 속에서 잠을 청했다. 이부분에서 이프리트가 또 나타났으면 상당히 아린과 가베인의 표정이 볼만 했겠지만, 다행히 이번엔 모닥불은 잠잠했고 그래서 가베인과 아린은 편안히 잠에 빠져들수 있었다. "푸아~시원하다아~~"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여 수면에 반짝반짝 반사되고 있는 한 개울가,, 아린은 허리까지 빠져드는 맑은 개울물애 자신의 몸을 담근 채 물장구 를 치고 있었고, 가베인은 물가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랏차차~~!!" 우렁찬 기합, 그러나 가녀린 목소리로 인해 그 위력이 대폭 감소해버린 아린의 기합소리와 함께 그의 손이 강렬하게 수면을 내리치고는 물 속 으로 파고들어갔다. "뭐가 잡힙니까? 아린님?" 가베인의 조금은 웃음 띈 목소리가 들려왔고 아린은 얼굴을 붉힌 채 대꾸 했다. "이거 너무 빨라, 그리구 미끄러워, 안 잡혀." 물고기를 맨 손으로 잡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눈 앞에서 얼쩡댄다고 손 뻗으면 잡힐 물고기들이라면 지상에 있는 어류들은 벌써 멸종했을 것 이다. 하지만 아린은 잡히든 말든 신경쓰질 않고 있었다. 애당초 물고기를 잡음으로써 그들의 휴대식량에 이바지한다는 목적보다는 단지 물장구를 치며 놀아보자는 것이 아린의 목적이었으니까.. 그래서 가베인도 별로 신경쓰고 있지를 않았다. 이미 가베인이 충분히 잡 아놓았으니까 말이다. "식사하십시오." 가베인의 목소리가 들렸고 아린은 잽싸게 물 밖으로 기어나갔다. 물 속에서 설쳐댔더니 배가 고픈 아린이다. "배고파" 가베인이 건네주는 수건을 받아서 몸의 물기를 대충 닦은 아린은 자신의 배낭에서 그릇을 꺼내 잽사게 가베인 곁으로 가 앉았고 가베인은 잘 구워 진 민물고기와 베이컨, 그리고 옥수수빵을 썰어서 아린의 접씨에 담아주 었다. 맛나게 먹고 있는 아린을 잠시 보던 가베인이 미소를 띄며 입을 열었다. "아린님은 얘기로 듣던 드래곤과 조금 다르시군요." "우앙?" 입에 가득찬 빵부스러기들과 고기조각들로 정상적인 언어구사가 불가능한 아린, "당신은 마치 인간같습니다." 꿀꺼덕~~ 입안에 있는 것들을 삼킨 뒤 아린이 입을 열었다. "그런가?" "평범한 소,,(잠시 머뭇)년 같은 느낌이 듭니다만,," "웅,,웅,, 걱정마 나 드래곤 맞아." 다시금 빵을 입안에 집어넣고는 웅얼거리면서 대답하는 아린을 보며 가베 인은 그저 조금 웃음을 띌 뿐이었다. 식사가 끝났고 다시 길을 재촉해야 한다. 가베인이 뒷정리를 시작하자 아린은 식기들을 들고 개울가로 가 설겆이를 시작했다. 뽀드득 뽀드득 한참 그릇들을 씻고 있는 아린의 등 너머로 가베인의 말이 들려왔다. "아린님은 정말 레드 드래곤이십니까?" "응. 왜?" 다 씻은 그릇들을 자신의 배낭에 넣으면서 아린이 대꾸했다. "제가 듣기로는 레드 드래곤은 흉폭하고 포악하며 탐욕심이 많고 인내심이 없는 성급한 드래곤이라고 들었거든요." 아린은 잠시 자신이 알고 있는 레드 드래곤, 즉 일가 친척들을 잠시 떠올려 보았다. "그건 맞는 말인거 같애." "하지만 아린님은 그렇지 않잖습니까?" "왜? 나도 성급하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글쎄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군요." "그런가?" 둘은 다시 리베이드로 향해 발길을 돌렸다. 이미 바트란의 수도 알카 나스를 떠난지도 1주일이 다 되어가고 아린과 가베인의 사이도 많이 친밀해졌다. 원래 말이 별로 없는 가베인이었고 그래서 아무 말없이 길을 걸었었 지만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린이 좀이 쑤셨던 것이다. 그래서 자꾸 가베인에게 이런 저런 말을 건넸고 알카나스에서 출발할 때와는 달리 가베인이 아린의 말을 씹을(?) 군번이 아니므로 어쩔수 없이 대답하다 보니 둘은 서로에 대해 제법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아린님이 설겆이 한다고 하셨을때부터 저는 조금 놀랬읍 니다만,," 아린은 가베인을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그게 왜 놀라운데?" "드래곤께서 그런 귀찮은 일을 자진해서 하실 꺼라곤 생각되지 않거 든요." "할수 없잖아? 귀찮긴 해도 해야 나중에 깨끗한 밥을 먹지." "그 소리가 아닙니다. 저한테 시키면 될 일을 스스로 하시는 것이 이상하다는 거죠. 당신은 고귀하신 드래곤이 아닙니까?" 아린은 이제 가베인을 아주아주 의아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가베인한테 시키면 혼자해야 하니까 시간이 더 걸리잖아? 그럼 난 그만큼 본체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늦어지는데.. 내가 왜 가베인한테 시켜?" 잠시 가베인의 말문이 막혔고 아린은 여전히 그 표정을 고수하면서 가베인을 바라보았다. "귀찮지는 않으신가보죠?" "귀찮아" 가베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튀어나온 아린의 대답에 이번엔 가베인 이 아린의 표정을 그대로 지어보였다. "귀찮아도 하는 게 더 좋으니까 하는 거지. 가베인은 그럼 귀찮다고 배 고파도 밥 안 먹을 때도 있어?" "하지만 가증스런 이오네공주행세를 하실 때에도 얌전히 계셨잖습니까?" "얌전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그게 왜?" "드래곤은 자존심이 높은 종족이라고 들었거든요." "그게 자존심이랑 상관이 있어? 그런가?난 드래곤인게 들키면 안 되고 얌전히 있지 않으면 드래곤인게 들키고 안 들키고도 해결할 방법이 있는데 왜 얌전히 안 있지? 이해가 안 가.,,, 우우우우 어려워 그만해,,다른 이야기하자 가베인~~~" "꺄아아아아악~~~~~~" 야심한 산중에 울려퍼지는 여인의 비명소리,,아 얼마나 진부하고 평범 하며 흔한 이야기 전개인가. 그러나 산 속에서 여인이 비명을 지르고 용 사가 구출했다는 스토리가 많은 이유는 그만큼 산속에서 사람들이 몬스터 들에게 쉽게 당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음유시인의 노래중 대다수의 여인들이 고난을 당하는 3대 장소가 산속과 술집, 그리고 인적드문 산길이 아닌가? 도대체 여자들이 술집은 왜 가는 거야? (여기는 환타지 세계 여자들은 술집에 잘 안간답니다) 어쨋거나 여인의 비명은 제법 날카롭게 숲속으로 울려퍼졌고 저녁식사를 마친뒤 모포에 둘러쌓인 채 뒹굴뒹굴 하면서 불꽃의 정령들을 가지고 놀 고 있던 아린은 -가베인은 옆에서 모포가 탈 까봐 계속 가슴을 졸이고 있 었다- 그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발딱 들었다. "무슨 소리지?" "어떤 여인이 몬스터에게 ?기는 듯 하군요." "아 그래? 난 또 뭐라고,," 아린은 다시 모포에 누워 불꽃의 하위정령 카사를 가지고는 이리 저리 놀 기 시작했고 가베인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가베인도 구출 할 생각따윈 없었다. 그래서 아린이 구해주자느니 하 는 소리를 하면 말릴 작정이었는데 아예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돌아누워 버 리는 것이다. "신경쓰이지 않으십니까?" "어? 저거 우리한테도 위험한거야?" "아직은 모르지요." "음 그 소리 들으니까 신경쓰여." "살려주세요~~~~~~" 필사적인 목소리, 가베인은 살며시 칼자루에 손을 가져갔다. 속마음은 구해주고 싶은 가베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이런 곳에서 불필요한 전투로 만약 죽거나 불구가 된다면 그의 복수는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필요한 일이 아니면 절대 검을 뽑지 않는 것이 가베인의 신조였다. 그렇지만,,지금 그는 내심 그 여인이 이 모닥불을 보고 이 쪽으로 도망와주 기를 바라고도 있었다. "여기까지 올수도 있겠네?" "그렇지요 이 모닥불을 보았을 테니까." "그럼 몬스터도 끌고 오겠네?" "불을 무서워하지 않는 몬스터라면 가능성 있는 이야기 입니다." "웅,,차라리 오는 도중에 잡아먹히지,,그럼 편할 텐데.." 잠시 가베인의 몸이 굳어졌다. 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뭐라고 하셨읍니까?" 가베인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는 찔금한 아린. "그냥,,여기 오기 전에 잡아먹히면 편하겠다고...저거 봐,,지금 이쪽으로 오는거 같잖아.." 이젠 험악하다 못해 일그러진 가베인의 얼굴을 보고는 아린은 주눅든 표정 으로 물었다. "내가 뭐 잘못 말한거 있어?" 가베인이 뭐라고 입을 열려는 순간 어두운 숲속의 깊게 드리워진 그림자들 사이로 한 여인이 뛰쳐나왔다. 갈기갈기 쓺긴 옷가지 사이로 빼곰히 보이는 하얀 속살들을 억지로 감추고 있는 20대의 여인이었다. 아마도 근처의 농가 사람이겠지. 온 몸에 타박상과 찰과상이 있지만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큰 상처는 없 었다. 제법 발이 빠른 여인인 듯 하다. 가베인이 이런 저런 추측을 하는 동안 그녀는 아린과 가베인을 발견하고는 헐레벌떡 그들에게로 달려갔다. "살려주세요~~기사님~~" 그 여인의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 뒤로 열 마리의 발자국 소리가 이어졌다. "사,,살려,,살려주세요,,흑,,제발," 스르르릉- 가베인의 투 핸디드 스워드가 그의 어깨에서 뽑혔다. "아린님, 정령을." 가베인의 짤막한 말에 아린은 카사를 보내고는 사라만더를 불러내었다. 드디어 추적자들의 모습이 나무그림자들 사이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두운 숲속이었던 곳에 조금씩 빛이 비추어져 오더니 곧 나무 그림자들이 길게 땅으로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카라나타스잖아." 가베인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 듯 하다고 아린은 잠시 생각했고 그 사이 나무그림자들 사이로 곧 여러 개의 불덩이 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희안하게 생겼네?" 처음 보는 생물체라 아린은 우선 호기심부터 발동해버렸다. 개랑 인간을 합친뒤 촉수 여러개를 달고는 석유뿌리고 불붙이면 딱 적당 할 듯이 생긴 몬스터가 아린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물론 불꽃이 푸르다는 점을 빼곤 말이다. "모두 9마리로군" 가베인은 침을 삼키면서 손에 쥐고 있던 투 핸디드 스워드에 운디네를 부른 뒤 얇은 방어막을 쳤다. "저 괴물들이 뭐야?" "카라나타스, 원래 고대의 마법사로부터 만들어진 생명체라 알고 있읍니다. 자연적인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암컷이 없지요. 그래서 인간 여자를 사냥하여 그로 하여금 자손을 낳게 합니다. 어쩐지 저 여자에게 상처가 별로 없다 싶었습니다만,,."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한 이야기라서 아린은 잠시 후 다시 생각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베인은 고민하고 있었다. 카라나타스는 몬스터중에서도 상위에 속한다. 하나나 둘 정도라면 몰라도 지금은 너무 많다. 게다가 짐이 둘씩이나 있다. "아린님, 불꽃의 정령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저들에겐 불꽃은 아무 피해도 주지 못 할뿐만 아니라 오히려 양분이 됩니다." "그럼 가베인 혼자 다 이길 수 있어?" 아린의 질문에 가베인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린은 가베인의 얼굴에 띈 심각한 표정을 보고는 다시 물었다. "못 이기는 상대야?" "못 이기는 정도가 아니라 여기서 인생 마감 할 가능성도 있읍니다." 드래곤인 주제에 짐만 되면서 자꾸 귀찮은 질문만 던지는 아린,,가베인의 말투가 퉁명스러워 졌다 한들 그다지 욕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카라나타스들은 천천히 그들의 포위망을 좁혀가며 가베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로써도 여자를 살린 채 데리고 가야 하니까 말이다. 가베인은 운디네가 씌인 자신의 투 핸디드 소드를 든채 조금씩 뒤로 물러서고 있 었지만 원형으로 포위 된 처지라 더 이상 갈 곳도 없었다. "도망가자, 가베인." "이미 포위된 처지라 불가능 합니다, 아린." "음,,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아린은 손가락을 튕기더니 곧 정령을 소환했고 소환된 정령들은 거세게 허공을 꿰뚫으며 날아갔다 콰콰쾅---------- 불꽃의 하위정령 카사 4개체가 동시에 허공에서 충돌해버렸고 그로 인한 충격파 로 아린과 가베인의 신형이 잠시 흔들렸다. "소용없습니다. 아린님. 저들은 그 정도 충격파로는 끄떡이...." 고개를 돌려 아린을 바라본 가베인은 말을 잇지를 못했다. 상처투성이로 가베인에게 달려와 목숨을 구걸하던 그 여인이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카라나타스의 앞까지 날아가 버린 것을 발견한 것이다. 목표가 이탈하자 카라나타스들은 가베인과 아린을 그냥 나둔채 그 여인에게로 달 려갔고 곧 그들은 그 여인을 데리고는 숲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여인의 찢어질듯한 비명이 숲 속을 강타했다. "도,,도대체,,," "걱정마 가베인, 일부러 그 여자 앞에서 정령들을 폭팔시켰어 살아는 있을테니 까 그 괴물들이 다시 이 쪽으로 오지는 않을꺼야." 가베인은 그저 멍한 얼굴로 자신의 검을 든채 카라나타스들과 그 이름모를 여인 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베인? 뭐해? 잠 자자~~ 나 졸려~~" 가베인은 무의식적으로 아린에게 고개를 돌렸다. 순진해 보이는 붉은 눈동자를 지닌채 해맑게 웃고 있는 아린의 얼굴이 가베인 의 시선에 들어왔다. "어때? 이번엔 나도 한 몫 했지?" "........." 멍하니 서 있는 가베인을 보면서 아린은 그제야 뭔가가 이상하다는 걸 느 꼈다. "왜 그래?가베인? 여보세요? ???" "뭐,,,뭘 한 겁니까..." 한참 후에야 가베인의 입에서 떠듬거리는, 흔들리는 듯한 떨리는 목소 리가 새어나왔다. "뭘 한거냐니? 몬스터들을 쪼았잖아?" "그거 말고!!!" 갑자기 터져나온 가베인의 고함에 아린은 놀란 표정으로 한 발 뒤로 물러 섰다. 가베인의 얼굴은 이제 냉기로 가득차있었고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 공포스러워보이기까지 했다. "왜...왜 그래??" "왜 그러냐니,,그걸 몰라서 묻는,,," 가베인의 두터운 손에 잡힌 그의 투 핸디드 스워드가 부르르 떨렸다. 가슴 속으로부터 살기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가베인은 느낄수가 있었 지만 그와 함께 가베인은 다른 사실 하나도 느낄 수 있었다. `이 아이는 인간이 아니다...' 이 순진하고 아름다운 소년은 인간이 아니다. 비록 인간의 형태를 하고 인간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해 왔지만,,,그는 어디까지나 드래곤 이었다. 아린에게 있어서 아까의 행동은 위험에 처한 자신을 구하기 위한 당연한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베인은 자신이 이해한 것을 스스로에게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었 다. 어떻게 그 불쌍한 여인을 몬스터의 무리에게 집어던지고 저런 천진난 만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가,,아린 이 아이는,,, "아까의 행동은 잘못된 것입니다. 아린님" 한참 뒤에야 가베인은 자신을 진정시킬 수가 있었다. 어차피 아린은 인간이 아니니 그가 죄의식을 느낄리는 없다. 그렇게 따지면 인간들은 스테이크나 고깃국을 먹을 때마다 죄의식에 몸을 떨며 참회의 나날 을 보내야 할 테니까..뭐 성직자중엔 그런 사람도 있을란가 모르겠지만... 아린을 탓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하지만 그렇게 나둘 수는 없으니 적당히 저 어린 드래곤을 납득시켜야 하는 가베인이었다. "왜?" 예상했던 대답이다. 가베인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비록 당신이 드래곤이시기는 하지만, 지금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상 인간의 법을 따라야 합니다. 인간은 그렇게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인간 을 매정하게 뿌리쳐서는 안 됩니다. 아린님도 만약 처지가 뒤바꼈다면 어 쩌시겠읍니까? 인간들은 서로 돕고 사는 법이거등요.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쪽박을 깨서야 되겠읍니까?" 마지막 대사에서 가베인이 `내가 저런 소리를 어디서 들었더라?'라고 잠시 자문한 것 외에는 굴러먹던 용병입에서 나온 대사답지 않게 썩 훌륭한 말이 었다. "왜 서로 도와야 하는데?' "인간들은 서로 돕고 살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그럼 인간들은 다들 돕고 살아?" "물론이지요" "에이,,근데 서로 죽이는 인간들도 있던데?" "......." 용병생활 어언 10년....죽인 사람 숫자를 따지면 절대 천국에는 못 갈 가베인 이다. 도대체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지만,,결국 용병들의 규칙을 그 럴듯하게 말해주는 수밖에 없었다. "저 역시 사람들을 많이 죽였읍니다만,,그것은 전쟁터에서 용병으로써 일할때 뿐입니다. 그리고 그때도 여자나 아이들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린님은 힘없는 불쌍한 여성을 몬스터 무리에게 잔인하게 던져버 리시지 않았읍니까?" "하지만 난 아무 이유없이 그러지 않았는데? 우리 목숨이 위험했었잖아? 그럼 가베인의 사례랑 같은 데?" "하지만 연약한 여자와 아이는 보호받아야 하지요. 그들은 이 나라의 동량이 될 자라나는 새싹--;;;....." `도대체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가베인은 입으로는 열심히 횡설수설하면서도 머리속으로는 그런 자신을 한심 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오!~~양의심공?) `이건 애도 아니고,,아차 애지 참,,어쨋든 ,,,내가 왜 이런 당연한 소리들을 여기서 하고 있어야 하는 거지 제길,,' 그냥 한대 후려갈기고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라고 큰 소리뻑 지르고는 얼른 갈 길이나 재촉했으면 싶은 가베인이지만,,서열이 서열인지라 그런 심정 은 마음속에 꾹꾹 갈무리해두고는 열심히 아린을 설득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이튼 그런 상황에서는 그러면 안 되요. 그게 인간이라는 겁니다." "으음,," 뭔가 생각하고 있는 아린, 가베인은 이제야 자기 말이 좀 먹혀들어갔나 싶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야 좀 알거 같아." "오 그러십니까 아린님." "인간은 참 횡설수설하는 종족이구나." "............." "치잇, 그렇잖아 전부 앞뒤가 안 맞어. 둘다 자기 목숨이 걸렸는데 용병일때는 죽여도 되고 산속에서 여자를 만나면 죽이면 안되는게 무슨 소리야? 치잇. 하이튼 난 잘래,,졸려," 칭찬받기를 기대했다가 오히려 설교를 들었으니 뾰루퉁해진 아린이다. 띄붕띄붕하면서 모포속으로 기어들어간 아린은 곧 잠에 빠지기 시작했고 가베인은 나무 그루터기에 기대어 아까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과연 내가 혼자였다면 아린과 다른 행동을 했을까?' 아까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스스로에게 자문해본 가베인은 자신도 결국은 아 린과 비슷한 행동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몰론 죄책감으로 며칠 밤잠을 설치겠지만,,,복수라는 핑계로 그 죄책감을 떨쳐버렸을 것이다. 아마,,,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말이지,,,' 가베인은 아까 아린을 꾸짖었던 자신의 행동이 더없이 우습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결국 나도 구할 생각은 없었잖아? 아린, 네 말대로 인간은 이런 종족이지..' "얼마나 가면 돼?" "조금만 더 걸으면 됩니다. 조금 뒤면 하난강 어귀에 도착할 테니 거기서 배를 훔쳐 리베이드로 건너가기만 하면 더 이상 산 속에서 노숙하지 않아 도 되니까요." 숲 길을 걷고 있는 아린과 가베인 일행, 이제 리베이드와 바트란의 국경인 하 난 강에 거의 다 도착한 두사람이다. 아린에게 수배령이 내릴 게 뻔하다는 걸 알고 있는 가베인은 일부러 인적이 드문 산길을 이용했고 덕분에 그 동안 나타난 몬스터 수는 상당해서 아린은 제법 불의 정령을 다루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일단 마을에 들리기는 해야 겠는데,,아린님을 두고 갈 수도 없고.." 며칠전 들린 산골마을에서 가베인과 아린의 초상하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는 기겁을 한 가베인이었다. 초상화만 달랑 붙어있었으면야 기겁을 할 이유가 없 겠지만 그 밑에 -수배범 신고시 금화 1000개-라고 쓰여있고 카르셀 왕국의 직인 이 떡하니 찍혀있으면 충분히 기겁할 이유가 된다. 수도에서 빠져나올때 가베인의 얼굴을 본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뭐 수도에 정령사가 하나밖에 없다는 게 더 큰 이유겠지만.. "일단 리베이드로 건너가면 안전할 겁니다." "근데 가베인,,깜박잊고 안 물어봤는데..내가 왜 수배범이야? 아무 잘못도 안 저질렀는데?" "아린님은 명분입니다.아니 명분이었습니다." "???" "간단히 말하면 아린 네가 다른 나라 궁성에 가서 증언을 하면 카르셀과 아라 스난왕국의 말도 안 되는 침략명분이 사라져 버리거든. 그러니 열심히 ?는 게지" "맞습니다. 똑똑하시군요,,,??????" "엥???????뭐가?"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둘의 대화에 느닷없이 끼어들었던 것이다. 가베인은 재빨리 등에 매어놓은 투 핸디드 스워드를 뽑아들고는 주위를 살펴보 았다. 울창한 숲길사이로 스며드는 여름햇살, 그리고 초여름을 암시하듯 약하게 피어 오르는 아지랭이,멀리 보이는 마을과 그 너머로 아릿하게 보이는 하난강,, 뭐 경치는 괜찮았지만 중요한 게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없잖아?" "여기라네 젊은이." 그 목소리는 허공에서 들려왔다. 가베인과 아린은 동시에 고개를 치켜들었고 그 곳에는 4인의 형체가 공중에 떠 있는 채로 아린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가베인의 입에서 신음소리와 함께 한 사람의 이름이 틔어나왔다. 더없는 두려움 을 동반한채...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오! 역시 다리오스 자네가 제일 유명하구만, 쳇 말걸은 건 난데 왜 저 녀석이 먼저 튀지?" "옷이 튀잖아요,옷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새하얀 은색으로 도배를 해놓았는 데 저건 완전히 `난 실버나이트 다리오스요~~나를 알아봐주시오~~'라고 광고 하고 다니는 꼴 아닙니까?" "그런가? 근데 플루토 자네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까맣게 도배를 했잖은가? 근데 저 쪽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아니 블랙나이트 플루토!'란 외침은 안 들려 오는 걸?" "그거야 검은 갑옷은 워낙 흔하잖습니까? 드래곤의 목숨을 최후로 끊어놓고도 뒷전으로 밀린 어느 댁 마도사보다야 차라리 나은 편이죠 뭐.." "아무래도 좋으니 좀 내려가면 안 될까요 가스터. 허공에 떠 있을려니 상당히 불편합니다만,,," "알겠네 다리오스, 자 그럼,," 곧 4인의 형체는 천천히 먼지를 일으키며 땅에 착지하였고 가베인은 식은 땀을 흘리며 계속 서있었다. 아린? 아린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그냥 땀을 흘리면서 서있었다. (뭐냐 이건-_-;;) "아니 공간부유마법에 착지할때 먼지구름이 왠 말입니까 가스터?" "이보게 플루토 아무 일없이 사뿐히 착지하면 폼이 덜 나지 않는가?" "그렇다고 발밑에 윈드마법을 써요? 뭐 어쨋거나 역시 두 발이 땅에 붙어있어야 안심이 되는구만, 이제 좀 살겠네,,히유~~ 그냥 처음부터 이렇게 나타나면 좀 좋습니까 가스터? 마도사는 몰라도 우리 전사들은 공중에 떠 있는 게 영 익 숙하지 않단 말입니다." "허허, 플루토 경. 600년만에 등장한 용맹무쌍한 드래곤 슬레이어일행이 평범한 몬스터들처럼 숲사이에서 그냥 휭 하니 튀어 나온다면 얼마나 초라하고 한심한 등장이겠는가? 극적 연출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나의 예술적 감각을 알아보지 못하다니 실로 유감이네.." "둘이서 지금 만담해요? 빨리 일이나 처리하자고요. 하이튼 파티가 다 모이면 이게 문제야. 왠 남자들이 저렇게 수다스러워? 평상시엔 근엄한 양반들이,," "실버나이트 다리오스,,블랙나이트 플루토,,대마도사 가스터까지,," 가베인은 이제 식은 땀마저 흐르지 않는 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 아무리 가베인이 실력좋은 용병이라지만 저들은,,드래곤 슬레이어, 용을 잡은사람들이다, 게다가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자들,,한 사람만 나 타나도 가베인을 잡는 데 1분을 넘기질 않을 사람들이 전부 우르르 몰려온 것 이다. 헤이드 6국 연합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말이다. ".........." 가베인은 점차 절망이 자신의 심장을 잠식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푸헤헤헤~베라 넌 역시 아무도 몰라본다 야~~" "어흠 우리같은 유명인사들과 동행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여기게나~~" "둘다 그만, 일단 저 노예를 잡아서 가스터님의 마법을 해제하는 게 우선입 니다. 수다는 성으로 돌아가면서 신나게들 떠세요." 리더인 다리오스의 말에 가스터는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곧 주문의 영창으로 들어갔다. "허공을 꿰뚫는 빛의 기둥이여 나의 의지에 임하라. [라이덴트]!" 가스터의 손 끝에서 뿜어진 눈부신 한 줄기 빛이 가베인에게 쏘아져 나갔고 가베인은 자신의 투 핸디드 스워드를 휘둘러 그 섬광을 튕겨냈다. "호오? 검에다가 운디네를 씌워서 반사광을 만들었군,,젊은이, 센스가 괜찮은 데? 하지만 검을 쓰는 걸 보니 역시 `아사르아힘'이 아니었군. 괜히 4명 다 우르르 몰려 왔네 쳇." 가스터의 말을 듣고 있던 가베인이 힘겨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손목이 욱씬 거리고 손아귀에 힘이 빠지고 있다. 아무 말이나 해서 시간을 벌어 볼 속셈인 가베인이었다. "우리를 어떻게 찾았나? 산 속으로만 걸어왔었는데.." 검은 로브의 마도사 가스터가 미소를 띄며 가베인을 쳐다보았다. "그렇군 역시 설명은 해주는게 저승가서도 덜 억울하겠지,,사실은 나도 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니까 말이야,, 내가 자네를 찾느라 얼마나 고생했는 지 아나? 도대체가 단서라고는 정령사다~~달랑 이거 하나 뿐이니 말일께 인물묘사로 대충그린 초상화는 아무 도움도 안 되니까 말이지.." 잠시 가스터는 숨을 돌렸다. 왠지 궁금해 해 주었으면 하는 표정이어서 일단 가베인은 신경거슬리지 않을 정도로만 궁금해하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그래서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지,,아예 바트란에 있는 정령사란 정령사 는 다 투시해버렸다네. 크 1주일이 넘게 걸렸지~~~이런 무작위 투시마법은 하루에 한명이 고작이거든? " "덕분에 좋은 구경도 했잖아요 가스터?" "오~~자네 말이 옳아 플루토 나도 인생 제법 살았다고 자부했지만 정령사가 창 녀노릇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었네, 음,,게다가 그 획기적인 방법들이라니,, 땅의 정령을 그런 형태로 바꾸어서 사용한다는 점은 참으로 혁신적이었어.. 나도 정령에 대한 연구를 좀 해볼까? 정령은 한번 불러놓으면 신경 안 써도 되 니 참 편해보이더군. 그 여자 바람의 정령을 이용해서 땅위에선 상상도 못할 여러 체위들을 선보이는 것이 아닌가? 실로 감명깊었다네..나도 한번 만들어봐 야 할텐데,,,중력구를 이용하면 비슷한 효과가 날려나,,," "게다가 몸매도 죽이던데요?" "음 확실히 나쁜 편은 아니었다네 플루토. 아 자네도 같이 봤지 참..하지만 난 몸매보단 정령을 이용한 그 기막힌 발상들에 더 점수를 주고 싶군. 내가 물의 표면장력을 극대화 시켜서 침대대용으로 만드는 연구에 1년이 넘게 걸렸는데,, 그 여인은 물의 정령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더군?' "그거 말고 XXX해서 YY한 거라던가 ZZZ해서 SSS한 것도 있잖습니까?" "아 AAA해서 BBB하더니 CCC하는 것도 기억에 남는군 그래.." (자체심의입니다 심심하신 분은 알맞은 단어넣기 놀이라도 해보세요^^) "그만들좀 하세요 여기에 여자도 있잖습,,,,," 점점 이야기가 깊숙하게 전개되자 다리오스는 얼굴이 벌개진 채로 소리를 지르며 베라쪽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강한 실험정신을 가득 담은 채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는 베라를 바라보고는 잠시 혀가 굳어버리는 것을 느꼈다.(뭘실험하겠다는거야?) "여자는 빼더라도 애가 있잖습니까,,만은,,," 베라에 맞먹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담겨진 의미는 다르지만-플루토와 가스터의 대화를 착실히 듣고 있는 아린을 보며 다리오스는 말꼬리를 흐릴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가베인이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어쨋든 저 애나 잡자구요." 다리오스의 마지막 절규일까? -------------------------------계속-------------------------------- 29891번 -44- 98/03/27 03:01 읽음:2325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타아아아앗~~~~~~" 순간 가베인의 기합소리와 함께 수십개의 바람의 칼날이 동반되며 가스터에게 로 다가왔다. 바람의 하위정령이라 살상력은 없지만 주의를 분산시키기엔 충분하다. 그리고 그 틈에 필살의 일격을 가한다. 이것이 강적을 만났을 때의 가스터의 전법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상대를 잘못 만났던거 같다. "훗~" 가벼운 냉소와 함께 검은 그림자가 가베인의 앞을 가로막았고 곧 아린은 가베 인의 그 거대한 몸집이 하늘로 피를 뿜으며 떠올는 걸 볼 수가 있었다. "가베인~" 아린은 헐레벌떡 가베인이 쓰러진 자리로 뛰어갔다. "피투성이잖아!" "제길,난 ,,쉽게 안 ,죽어,,," 가베인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복부서부터 어깨까지 긴 검상에서는 이제 어느 정도 피가 멈추고 있었다. 운디네를 소환한 것이다. "아린님, 당신의 정령술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아린의 손에 ?힌 불꽃을 보면서 가베인은 힘겹게 말을 뱉었다. "싸워봐야 알지 그런 건.." 둘을 지켜보던 다리오스가 조금 놀란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저 녀석 정령사였어?" "아닐껄?" "몰라" "아니었는데?" "어쨋든 정령을 다루는 모양인데 조심할 필요는 있겠군." 진지한 다리오스의 말에 가스터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아린에게 다가갔다. "얘야, 어차피 네가 다룰 수 있는 것은 중급정령이 한계인거 같구나, 괜히 덤벼서 피보지 말고 냉큼 시키는 대로 하는게 이로울 꺼다,,흐흐흐. 젠장, 왠지 악역같잖아?" "한 짓을 생각해보세요 가스터, 우린 욕먹을 짓 많이 했다고요." "시끄러 베라, 위에서 시키는데 별 수있냐? 해야지 뭐.." "그러시겠죠 뭐~~~" 지위에 안 맞게 참 시끄러운 사람들이군,,이라고 생각하며 아린은 이 사태를 타 개할 좋은 방법을 떠올리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아무 생각도 안 났다. "아린, 잠자코 잡혀라! 적어도 저주는 풀릴 거 아니냐!" "저 녀석은 왜 자다가 봉창이야?" 억지로 서있는 가베인을 보며 가스터는 의미불명의 대사를 내뱉었고, 아린은 가베인의 말을 들으며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걸 발견했다. "내가 무슨 저주를 걸었다고 그래? 설마 [보이스 체인지] 마법얘기냐?" "그,,그럴지도 모르지,,," 가베인은 이제 완전히 핏기어린 얼굴이었다. 물의 정령력으로 억지로 생을 이어가 고 있는 처지이지만 얼마나 버틸지는 알수 없었다. "그렇지, 이왕 죽일 거면 내 원래 목소리나 돌려줘요." "천천히 천천히~~급할거 없잖아?" "가스터!!!!" "으힉!!" 아린의 찢어질 듯한 하이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가베인의 귓가를 울렸고 가베인은 하마터면 "예 공주님"하며 무릎을 꿇을 뻔 했다. 다행히 무릎을 꿇지는 않았지만 엉거주춤한 자세로 무릎을 굽힌 포즈 덕분에 동료들로 부터 당신 지금 뭐하는거요?란 의미가 가득찬 시선을 받아야 했다. 역시 10년동안 익숙해진 목소리라 몸이 먼저 자동반응하는 것이다. "쳇, 하긴 이왕 바꿀꺼 일찍 바꾸는게 덜 헷갈리겠군. [결계해제!]" 가베인의 시동어가 끝나고 그의 손가락이 아린의 목을 향했다..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았다. "뭐야? 아무,,어 목소리가 돌아왔네.." 이 순간 다리오스가 굉장히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어서 가베인은 조금 의아해 했지만 어쨋든 지금은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었다. "아린님 저주가 풀렸읍니다!" "응! 나도 알아!!" 아린은 힘차게 주문의 영창을 시작했다. "저 녀석 뭐하는 겁니까 가스터? 꼭 주문 외우는 거 같네요?" "정답이네 플루토. 그 사이 정령사뿐만이 아니라 마도사도 되었나보군." "근데 저거 무슨 주문입니까?" "폴리모프 주문이로군, 새가 되어서 도망이라도 갈 생각인가?" "도망가면 곤란하잖습니까?" 칼빼드는 다리오스,,,,,, "괜찮아 내가 이 주위에 몽땅 결계를 쳐 놓았으니 절대로,,,,어???" 느긋하게 구경하던 가스터는 순간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베라 역시 가스터를 보며 급하게 말했다. "가스터!이 느낌! 익숙하지 않아요?" "맙소사!이건,,,그럴리가!!!" 그리고는 아린의 몸주위로 강한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아린은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가스터,베라, 저 녀석 뭐하려는 거야?" 플루토의 외침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가스터와 베라는 동시에 주문의 영창에 들어가고 있었다. "%^#&^%$%^*$%##($&^*" 드디어 아린의 주문이 끝났고 그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혀졌다. " [폴리모프 셀프]!!!!" -------------------------------계속---------------------- 29894번 -45- 98/03/27 04:33 읽음:2368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크다,,,, 참 크다,,,,,,, 정말 크다,,,,,,, 가베인이 태어나서 최초로 본 드래곤에 대한 소감이었다. 더 이상 서서 버틸 여력이 없어서 누워있는 가베인이었지만 그래도 드래곤의 크기가 한눈에 다 들어 오질 않았다. 정말 커도 커도 무식하게 컸다. 이 거대한 생물체는 주위의 나무 들을 상당수 박살낸 체 가베인을 보호하듯 그의 앞을 버티고는 다리오스 일행과 대치하고 있었다. 드래곤에게 보호받는 인간,,상당히 감격스러울 수도 있었겠지만,,, 가베인은 지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덩치가 크다보니 X구멍도 참 크구먼,,,," 아린이 가베인을 자신의 바로 뒤에 둔채 본체로 돌아가버린 덕분에 가베인은 지금 정면으로 아린의 X구멍을 보며 쓰러져있는 중이었다. 상처로 꼼짝 못하고 있는 처 지라 장소를 이동할 수도 없는 가베인이다. 앞 쪽에선 다리오스 일행과 아린이 뭔가 심각한 대사들을 나누고 있는 듯 했지만,,, X구멍을 쳐다보며 그 대사들을 듣는 가베인은 그저 한없이 나른해져 가는것만 같 았다. `이 각도에서 아린이 큰 일이라도 치루면 나는 X더미에 파묻혀 돌아가시겠군.. 아니 그것보다는 아린이 덥썩 주저 앉아 사망할 확률이 더 클려나? 그럼 저 X구멍에 정통으로 깔리겠군,,어느 쪽이든 그렇게는 죽고싶지 않은데,,' 시시껄렁한 상상들을 하고 있는 가베인,,저 왠만한 군함두께만한 거대한 꼬리가 살랑거리는 앞에서도 왠지 가베인은 공포보다는 웃긴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가베인!!!살아 있어?" `이게 드래곤일 때의 아린의 목소리인가? 마치 하늘이 울리는 듯 하군.` "무사합니다,,,아린님이 깔고 앉지만 않으면요." 뒷 부분은 소리가 작아져서 못 들은 아린이지만 어찌됐든 무사한 거 같다 싶 은 아린은 다시 다리오스 일행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지금 패닉상태에 빠져있었다. "저녀석 드래곤으로 폴리모프 한거예요?" "아니다 이 바보야 원래 드래곤이었어 저 녀석은!!" "와우 잘됐네요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군 당신의 검기로 저 녀석을 두쪽내 는게 어떨까요?" "차라리 가스터보고 미티어 스트라이크를 쓰라고하지 그래?" "플루토가 검기로 날개를 꿰뚫어주면 할지도 모르지~~" "3사람다 뭐하는 거예요? 다리오스까지!!!!" "조심해 온다!!!!" 콰아아아앙~~~~ 곧 거대한 앞발이 그들을 덮쳤고 4사람은 제각기 날렵하게 사방으로 피했다. "18~~~더럽게 안 맞네~~~" 그리곤 거대한 레드 드래곤이 땅에 파묻힌 자신의 앞발을 다시 들었다. 이런 짓을 이미 수 차례 반복했었는지 지면곳곳에는 거대한 웅덩이가 파여져 있 었고 다리오스와 플루토는 푸른 검기가 도는 자신들의 바스타드 스워드를 들고는 아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라테우스와 싸울 때가 생각나는군.." "그래? 이번에는 성검 문 알슈타드가 자네를 안 보호해 주던가 다리오스?" "지금이 농담할 때야 플루,,,으헉~~" 다시 아린의 앞발이 작열~~~잽싸게 피하는 4사람. 마치 무슨 바퀴벌레 약 광고하는 듯한 장면이 수차례 연출되고 있었고, 다리오스 일행은 정말 바퀴벌레 뺨치게 빨빨거리며 잘 도망다니고 있었다. "헤~~한 번 드래곤과 싸워봐서 그런가,,옛날같은 위축감은 들지 않는군." "저 녀석 그라테우스랑 덩치가 비슷해" "나이가 같나부지 뭐." "아닐쎄 플루토, 저 드래곤은 레드야, 그러니 나이도 으허헉~~~~" 쾅~~~ 채 설명할 틈도 주지 않고 이번엔 아린의 꼬리가 거센 돌풍을 동반하며 내리 쳐졌지만, 또 다들 잘도 피했다. "아마 레드 일족이 저정도 크기라면 기껏해야 1000살정도 으히히힉~~" 쾅~~~ "밖에 안 먹었을 걸세,," "그럼 그라테우스보단 약하,,으히히힉~~~~" 휘이이이이잉~~~~ (꼬리 휘두르는 효과음_) "겠군요?" "그건 몰라 레드 일족은 드래곤중에서도 최강이니,,," 아린은 정말 짜증났다. 이 조그만 것들이 맞지도 않으면서 떠들 말들은 쉴새없이 떠들고 있는 것이다. 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그리고 다리오스 일행을 맹렬한 공기의 흐름을 느낄수 있었다. "브레스다!" "플루토 쪽이야!!!" 가스터와 베라가 동시에 주문의 영창에 들어갔고..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강렬한 화염의 기둥이 지면에 내리꼬혔다. 지표면이 거세게 흔들리고 그로 인한 열폭풍으로 주변의 나무들은 새까만 재가 되어갔다. 아린의 브레스로 인한 폭풍우의 여파로 쓰러져있던 가베인이 숲속 저만치 날아 가 나무에 부씌혀 버려 상처가 벌어지는 사태가 있었지만,,,, 아린의 X구멍을 바라보는 고역이 사라져서인지 가베인의 표정은 훨씬 편해보였 다. 휘이이이이잉~~~~~ 아린의 브레스는 금방 멈췄고 자욱한 연기사이로 빛의 결계가 새까맣게 그을 리고 움푹 파인 크레이터의 한가운데서 빛나고 있는 것이 아린의 눈에 들어왔 다. "진짜 안 죽네 저 인간들,,," 그 순간 빛의 결계 안에서 수십줄기의 붉은 섬광이 쏟아져 나와 아린의 몸에 작 열했다. 콰강~콰콰콰콰쾅--------- "루브라그래틱 애로우!!!!"멋집니다 가스터!!!!" 크아아아아아아아~~~~~~ 아린은 비명을 질렀다. 날개 곳곳에 구멍이 뻥 뚫렸고 전신이 고통으로 휩싸여 있 었다. 드래곤의 모습에서 이런 고통을 느낄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아린이었다. "저 레드드래곤, 덩치에 비해 브레스는 그다지 강하지 않아! 충분히 막을 수 있어!" 베라의 외침과 함께 다리오스 역시 자신의 검에 다시금 마나를 주입했다. "회복주문을 사용하기 전에 어서 공격을!!!!" 플루토의 푸른 5줄기의 검기가 아린의 상처중 하나에 작렬했다. "크아아아악~~~~" 맞은 데 또 맞으니 좀 아프겠는가..아린은 꼬리를 있는 대로 휘두르며 대항했지 만 이놈의 인간들은 왠놈의 동작들이 이리도 빠른지,,한대도 안 맞고는 잘도 피 해다니면서 아린을 공격해오고 있었다. "[마그나트 헬]!" "[하릴 프리즈]!" "오대명룡참!" "플루토 넌 기술이름 외칠필요 없잖아? 그냥 때려!" "........" `국왕의 카페트,,or 병사의 무장갑옷,,,' 느닷없이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의 사후가 생각나면서 등골이 오싹해지는 아린, 그 순간 아린의 머리속애 섬광같은 것이 스치고 갔다. `내가 왜 이인간들이랑 싸우고 있지? 도망가면 되잖아?" 이미 가베인의 존재는 머리속에서 축출된 지 오래였다.....-_-;; 구아아아아아아~~~~ 거센 바람이 불어오며 검은 먼지가 사방으로 휘날렸다. "날아오른다" "공중에서 브레스를 뿜을 속셈이야!" "가스터 결계준비를!" 레드 드래곤이 피에 물든 몸체를 억지로 공중으로 띄우는 것을 보면서 가스터는 주문의 영창에 들어갔고 베라 역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대의 보호가 내앞에 내리오니,,,어??" "어?" "얼라?" "나에게 북쪽의 권세를 허락하여 그 차가움이,,,??? 다들 왜 그래요?" 베라는 주문을 외우다가 갑자기 멈춘채 하늘을 바라보는 가스터와 마찬가지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다리오스와 플루토를 보며 주문을 유지한채 질문을 던졌고 플루토는 친절하게 하늘로 손가락질을 해주었다. "가버렸는데?" "네?" "가버렸어~~" "에엥?" "저거봐 저거? 저기 비틀거리는 빨간거~~ 보이지? 가버렸잖아?" 분명히 아린이 그들과 계속 싸울 이유는 없지만,,,설마 드래곤이 꼬리말고 도주 할거라고는 꿈에도 상상못한 다리오스 일행인지라 그저 멍하니 하늘만 보고 있었 다. 특히 가스터는 망연자실하기까지 했다. "다 잡았었는데,,," --------------------------------계속---------------------------- 29895번 -46- 98/03/27 04:34 읽음:2420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휴리아~ 오늘은 느티버섯도 좀 따오렴" "네에 엄마~~" 간단한 원피스 차림에 앞치마를 질끈 동여맨 검은 단발머리의 소녀가 곧 오두막 문을 박차고는 바구니 하나를 손에 든채 뛰쳐나갔다. "룰루룰루루~~" 부엌에서 들려왔던 요란한 칼질소리는 틀림없이 휴리아가 제일 좋아하는 차스테드 볶음밥~ 거기다가 휴리아가 느티버섯만 조금 따와서 넣는 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게다가 해키시나 오르틴 같은 비싼 약초들도 제법 눈에 띄어서 바구니가 두둑한 하루였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휴리아였다. "자자 약초는 다 땄으니 느티버섯채집여행을 떠나야지~~" 태어날 때부터 이 곳에서 살아온 휴리아였다. 비록 깊은 산속이긴 하지만 휴리아 는 몬스터가 안 나타나는 곳이라던가 언제 나타나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장정들도 감히 못 들어가는 깊은 계곡까지 마음껏 들락날랄할 수 있었다. 덕분에 어머니와 단 둘뿐인 생활이지만 그다지 큰 불편없이 살아온 휴리아였다. 어쨋거나 열심히 버섯따러 길을 걷고 있는 휴리아,,, 쿠웅~~~~~~~~~~~~~~~~~~~~~~~~~~ 끄으으으으으으~~~~ 뭔가 어마어마한 것이 떨어지는 듯한 굉음이 들렸고 누가 그 어마어마한 것에 맞 기라도 했는지 신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머? 이 근처엔 몬스터가 안 나오는데? 바위라도 무너졌나?" 몬스터는 안 나오고 신음소리는 들려온다. 휴리아는 구해줘도 무방하겠다고 판단하 고는 신음소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점점 신음 소리가 가까와 오고 휴리아가 절벽 근처에 다가갔을때,,, 휴리아가 본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피투성이의 레드 드래곤이었다. "으샨샨으으음,," 아린은 인기척을 느끼고는 눈을 떳다. 곧 그의 시선에 벌벌 떨고 있는 작은 소녀 (아마 아린의 인간형체였다면 결코 작다고는 못할 키였지만,,드래곤일땐 안 작아보 이는게 뭐가 있겠는가?) 한명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이다. "안녕하셔요?" "........" 이 느닷없는 예의바른 인사에 휴리아는 도망가려는 걸 잠시 멈추고는 생각에 잠 겼다. 어깨 넘어로 들은 이야기가 있으니 이 눈 앞에 있는 어마어마한 게 드래곤 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 휴리아였고, 어디서 들었는지 색깔이 화려할 수록 나쁜 드래곤이라는 희안한 정보 하나도 머리속에 인식해두고 있었다. (아마도 버섯과 헷갈렸나 싶다) "이봐요?" 기운은 없게 들리지만 그다지 나빠보이지는 않는 목소리,,이야기로 들었던 드래곤 과는 달리 예의발라 보이는 데다가 색깔이 머리부터 발끝, 아니 꼬리 끝까지 촌스 러운 빨간 색이니,,,아마도 좋은 드래곤인가 보다라는, 어마어마한 착각을 동반한 결정을 내려버린 휴리아,, "다치셨나요? 드래곤님?" `보면 모르냐?' "네" 일단 인간을 상대할 땐 친절히 해야 한다 라는걸 몸소 깨달은 아린,,그래서 속이 야 어떻든 입은 참 고운말 바른 말만 튀어나오고 있었다. (뭐 얼마 튀어나오지도 않았지만) "제가 약초가 좀 있는데,," 그러나 아린 곁으로 다가가면서 휴리아는 점차 자신이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절벽위에서 볼땐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다가갈수록 드래곤이란 존재가 얼마나 무식하게 큰지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절벽위에서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묻지 말기를,,,드래곤은 귀가 좋다. 가까이 다가간 휴리아는 일단 한숨부터 쉬었다. 자기 팔뿍만한 혈관으로부터 출발해서 그녀 몸의 두배는 되보이는 상처,, 게다거 그 것도 그다지 큰 상처가 아니다, 윗 부분에는 느겨의 오두막의 두 배 가 넘어보이는 커다랗다 못해 거대한 상처들도 투성이였다. 이걸 치료할려면 아파트에 페인트칠하는 페인트공마냥 줄매달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하염없이 약을 바르는 방법외엔 없을 것이다. "죄송해요,,치료해드리고 싶은데,,드래곤님이 너무 커요." "어? 의사에요?" 그리고는 무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 그 거대한 신체가 빛을 발하지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강렬한 빛때문에 잠시 눈을 감은 휴리아는 그 후 빛이 사라지자 조심스럽게 눈을 떳다. "꺄아아아아아~~~~" 그 거대한 몸집의 드래곤이 온데간데 없어진 것이다! 근데 왜 비명을 지르냐고? 당신은 뒷집산이 갑자기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리면 놀랍지 아니하단 말인가? 조금 진정한 휴리아의 눈에 드래곤이 쓰러져있던 자리에 붉은 머리의 소년?소녀? 하이튼 엎어져있어서 성별이 불가능한 사람이 쓰러져있는것이 들어왔다. "아까,,접니다,,폴리모프에요,,치,,치료를,," 히야 드래곤은 인간으로도 변할수 있나보네?게다가~~~ 엄청난 미인으로!!!!!!! 휴리아는 잠시 이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들춰보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꼈으나 일단 가슴과 목부분으로 만족하기로 하고는 입을만한 옷가지를 찾아보았다. "뭔가 몸을 가릴만한게,,," 결국 휴리아의 앞치마와 바구니에 깔아놓은 꾀재재한 천조각으로 간신히 가릴데만 가린 아린은 드디어 기절해버렸고 그를 보며 휴리아는 생극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꺄아,,정말 미인이네,,와 ~~내 얼굴이랑 바꿨으면 좋겠다. 아차 일단 집으로~~" 그렇게 되서 아린은 휴리아란 소녀의 등에 업힌채 그녀의 오두막으로 실려갔다. `여자애가 무식하게 힘한번 좋다.' 도중에 정신을 차린 아린이 휴리아를 잠시 보며 저런 생각을 했지만 휴리아는 미소년을 주웠다는 (?) 기쁨에 도취되어서인지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아린이 드래곤이라던가 하는 건 까맣게 잊은 휴리아였다. ------------------------계속--------------------------- 후아,,4월 5일까진 잠시 중단~~~ 킥 말 안 하고 중단한게 더 길긴 하지만 어쨋든 신캐릭터 등장입니다 에구 피곤해,,하루에 다섯 편은 무리인가? 임성협님의 변함없는 관심에 감사드리구요,, 이 초룡전기,,전체적인 줄거리만 있구요,,나머지는 그날그날 기분내킬때^^ 아무렇게나 쓰는겁니다만-_-;;; 이것이 진정한 아마추어 우히히히 29980번 -47- 98/03/29 05:13 읽음:2360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정신이 드니?" "예" 뭔가 이상한 대화이긴 했지만 기절도 많이 하면 익숙해 지는지 아린은 자다 깬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몸을 둘러보니 온통 흰 천으로 몸 주위를 감싸놓은 것이 아린의 눈에 보인다. "미안하다. 붕대가 모자라서 커튼 천으로 상처를 감쌌어. 끓는 물 에 삶았으니 상처가 곪지는 않겠지만, 움직이는데는 꽤 불편할 거 야 조금만 참으렴." 뭐, 이런 자그마한 산골 오두막에 붕대같은 것이 잔뜩 상비 될 리도 없으니 그냥 만족하는 아린, 일단 몸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한뒤 아린 은 이번엔 자신의 처지 역시 무사한건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린에게 다정스럽게 말을 걸어주는 아줌마가 눈에 들어온다. "누구세요?" "너를 구해준 사람 엄마." 장난기 어린 얼굴이다. 상당히 친절해보이고 자상해보이기까지 한다. 위험인물이다!! 라고 아린은 단정내렸다. 워낙 이제껏 만난 인간들이 친절해 보일수록 알고보면 속이 음흉한 인간들이었으니 무리도 아니다. `몸이 이꼴이니 함부로 변신했다간 큰일나겠고,,뭐 조금 사태를 지 켜보자, 무슨 마법걸려고 하는 거 같으면 그때 처리하지 뭐.` 그래도 처음에 비하면 꽤나 조심성이 생긴 아린이다. 침대 귀퉁이에 몸을 기댄 채 앉아있는 아린의 귓가에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왔고 아린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한 소녀가 오두막 문을 박차고는 들어왔다. "엄마~~그애 깼어?" 검은 단발머리에 겁없는 인간 소녀, 아린이 기절하기 전에 본 얼굴이었다. "그래, 깼다. 휴리아, 일단 약초들을 다시 좀 묶어 놓고 창고에 갖다놓아 놓거라." "헤 그것도 다 했다네~~그 애랑 이야기 하고 싶어." "하렴, 누가 말리니? 엄만 빨래하러 뒷산 개울에 갔다 올테니, 버섯이나 좀 씻어놓으렴." "네,엄마" 그러고는 그 자상하게 생긴 아주머니는 방 구석에 있는 빨랫감들을 들고 밖으 로 나가버렸다. 어머니가 나가자마자 휴리아는 생긋 웃으며 아린에게 다가갔다. "몸은 괜찮으세요 드래곤님?" "아,,예,,괜찮은데요..." "드래곤님의 정체가 들키면 안 되겠죠? 그래서 일부러 비밀로 했어요. 우리 엄 마한테두요. 아,, 그리구 반말하세요. 드래곤님들은 몇천 살씩 사신다면서요" 분명히 정체가 들키면 안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소녀는 도대체 어떻게 그 사실을 안 것일까? 그러나 아린은 거기까지는 생각못하고 그저 정체를 숨겨준다 니 그것만으로 안심한채 그냥 넘어가버렸다. "응 고마워, 나 정체 들통나면 큰일나,,그건 그렇고 ,,,,배고파,,," 몇천살까지는 살지 않았어도 일단 이 눈앞에 있는 휴리아라고 불린 소녀보다는 나 이가 많은게 확실하니, 아린은 은근슬쩍 반말을 꺼냈고 휴리아는 찬장에 가서 뭔가 뒤적뒤적하더니 곧 종이에 쌓인 빵과 치즈조각을 들고왔다. "자요~" "우걱우걱" (벌써 씹고 있다) 한참 아린이 빵과 치즈를 작살내고 있는 걸 보며 휴리아는 뭔가 주저하다가 말을 꺼냈다. "저기요, 어떤 일로 드래곤이 인간세상에 오신거죠? 혹시 마왕이라도 나타 났나요? 아니면 세상이 멸망하기라도? 혹은 마계의 문이 열린다던가, 사 악한 암흑용이 나타나서 그것을 퇴치해야 하신다던가,,," 음, 이 휴리아란 소녀는 아린이 무슨 전설의 모험담에 나오는 용사를 이끌어주는 전설의 드래곤이라던가, 인간의 형태로 정체를 감춘 채 마계의 문을 닫는 용사일 행을 도와준다거나 하는 그런 일을 하다 다친줄 아는 모양이었다. `얘도 나처럼 용사이야기 무지 좋아했나보다,,,,' 하지만 아린은 전설의 드래곤도 아니요,도와줄만한 알고 지내는 용사일행도 없다. 그저 가.출.소.년.에 불과한데,,,,뭐라고 해야 할지 순간 막막한 아린이었다. 있지도 않은 마왕이나 열리지도 않은 마계의 문을 팔아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뭐라고 할까,,또 기억상실증을 써먹을까?` 아린은 끙끙대다가 어렸을 때 읽은 모험담 중의 하나가 떠올랐다. 절벽가슴의 여자마도사랑 머리에 든게 없는 미청년검사이야기였는데,,돌인간도 하나 있었고,, 그중에 한 등장인물의 대사가 지금 떠올랐던 것이다. 아린은 휴리아를 향해 생긋 웃었다. "그건 비.밀.입니다" (언젠가 이대사를 써먹어보고 싶었어 흑~~) 휴리아는 납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런 세상의 운명이 달린 일에 제가 개입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역시, 잘 통하는구나 음히~~' 일단 휴리아를 납득시켰으니 남은 일은 이 빵과 치즈를 마저 퇴치하는 일뿐~~ 아린은 열심히 먹어제꼈고 휴리아는 빵조각이 목에 걸려 켁켁 대는 아린을 보며 얼른 물을 가져다 주러 부엌으로 달려갔다. 아린이 휴리아네 오두막 부근에 불시착(?)하고는 커튼을 온 몸에 두른 뒤 사흘 째 되는 날, 아린의 몸에 있던 상처는 깨끗히 나았고 휴리아의 어머니는 그런 아린을 경악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인간같지 않다는 이유다. 그러나 아린이 정령들을 몇 개 보여준 뒤 자신은 정령사라서 일찍 낫는다고 얼렁 뚱땅 둘러대자 그녀는 대강 납득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완치한 다음 날, 아린은 그들 모녀에게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감사합니다만 저는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길을 떠나야 합니다.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읍니다., 잘있어 휴리아." (이 대사는 헤어질때는 폼나야 한다는 생각에 인간모험담에서 아린이 그대로 인용한 것임) "잘 가고 산길 조심하거라~" "아린 잘가~~" 섭섭한 기색이 가득한 휴리아모녀였다. 며칠 같이 지내면서 정이 많이 들었던 터라 휴리아의 눈에는 눈물도 한두 방울 보였다. 그러나 아린은 지금 섭섭하다는 생각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생각에 몰두해있었다. `돈 좀 안 주나,,쩝,,' 그렇다. 지금 아린은 땡전 한푼 없는 빈털털이인 것이다. 아,사실대로 말하자면 언제나 땡전 한푼없는 빈털털이였지만,,,이제까지 항상 끌려다니기만 했으니 돈이란 걸 실제로 아린이 쓴 적은 한 번도 없었었다. "아참,여행할려면 여비가 필요하겠지,,얼마 안 되지만 이거라도 받게." "역시~~" "에? 무슨 소리니 아린?" "아,,아닙니다, 아주머니,,(삐질삐질)" 챙그랑 하는 상큼한 음향이 울린 뒤 아린의 손아귀에 금화 5개가 쥐어졌다. "우리 집이 그다지 넉넉한 편이 못 되서,,, 미안하다. 무사히 돌아가렴." "안녕히 계셔요." -----------------------계속----------------------------------- 음 약속을 어겨버렸군요 4월 5일까진 안 올린다고 하고는 올려버렸으니,, -앗 적어도 4월 5일까지는 네 놈의 소설이 게시판을 안 더럽힌다고 그랬잖아~~감히 거짓말을 해~~~죽어라 퍽퍽퍽- 이라고 하신다면야 눈물을 흘리며 맞는 수밖에요 (서,,설마,,,그정도로 몰인정들 하실려구,,) -겁난다-_-;;- 아 그리고 여기서 금화 한개는,,음 그냥 우리나라 돈으로 10000원쯤에 해당 된다고 보면 간단합니다^^ 29981번 -48- 98/03/29 05:14 읽음:2326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인적드문 산길에서 올러 걷고 있는 아린 군. 지금 그는 세 가지 인생의 전환점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이제부터의 선택에 따라 인간계에서의 그의 생활이 결정되므로 이 결정에 있어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됨은 두말할 필요 없다 하겠다. `음,,어느게 가장 어울릴까나~~' 이토록 아린이 신중하게 생각,고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용사가 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었다. `일단 용사들 출신이 대강 세가지 패턴이기는 한데,,,' 첫번째! 평범한 농촌에서 태어나 열심히 밭갈면서 살아오다가 어느 순간 모험에 휩쓸리게 되고 알고봤더니 자기가 무슨 용사의 핏줄이더라~~라는 설정 하나 `하지만 나는 농촌 출신이 아니잖아,,게다가 핏줄도 확실하고,,,' 두번째!! 왕국의 왕자로써 마왕군의 침략을 받아 ?기지만 훌륭한 동료들의 힘을 빌려 마왕을 무찔르고 마왕에게 잡혀있던 아름다운 공주와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는 설정 하나 `하지만 일단 나는 왕자도 아니고,,게다가 지금은 마왕도 없고,,,' 세번째!!! 용병으로 떠돌다가 그 능력을 인정받아 동료들을 얻게 되고 그 동료 들의 힘을 빌려서 사악한 마왕을 해치우고는 영웅이 된다는 설정 하나 `이게 제일 괜찮군! 마왕이 없으면 칼슈타인님보고 대역좀 하시라구 하면 되겠고,, 음,, 좋아 이걸로 하자' 아린은 마음을 굳힌 뒤 용병이 되기로 마음을 먹고는 다시 길을 걸었다. 그러나 아린에게는 지금 `용사가 되는 가장 빠른 지름길`보다는 `마을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선결조건이 따라붙고 있다. `칵 그냥 날아가버려?에이 그래도 좀만 더 헤매보자,,' 투덜투덜하면서 아린은 그래도 열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 근처라면 바트란이라는 인간들의 왕국이 있는 곳이겠군."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결의 사내가 상공에 뜬채 지상을 넒게 둘러보고 있었고 그 옆에 정말로 타오르는 붉은 머리(머리카락이 아니라)의 정령하나가 같이 허공을 날고 있었다. "이프리트, 자네가 그 아이를 본 것이 이쯤인가?" "그래, 저 근처의 숲이었어. " "그리고 내가 그 아이를 느낀 곳이 저 쯤이고,,," 곧 두 사람은 허공에서 사라져버렸다. "여기서 그 아이과 인간들과 싸움을 벌인 거 같네,," "저 브레스의 흔적만 봐도 대번에 알겠군." 두 사람이 나타난 곳은 아린과 다리오스 일행이 혈전을 벌였던 바로 그 곳의 상공이었다. "적룡왕이여,,자네는 혹시 그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건가?" 적룡왕이라고 불린 자는 근심스러운 기색을 감추지를 않고 있었다. "그럴 꺼라고는 생각치 않지만,,일단 상당히 상처를 입은 것만은 분명하겠군." 산 하나를 도배한 듯한 뻘건 핏자국이 있으니 누구라도 알수 있는 사실을 마치 자신이 추리해낸양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 붉은 머리의 사내였지만 뭐 이프리트는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미안하게도 난 자네에게 도움을 줄수가 없군 적룡왕이여. 나로써는 그 아이를 찾을 방법이 전혀 없어." "그 아이에게 정령을 주었다고 하질 않았나, 이프리트" "그 아이가 일반적인 인간 정령사일때야 내가 쉽게 찾겠지, 그 아이가 정령술을 쓰는 순간 나에게 포착이 될테니,,, 하지만 자네들 드래곤족은 인간들처럼 정령들과 친해지는게 아니라 정령들을 지배해서 사용하잖나, 드래곤의 정령이 되었을때부터 그 정령들은 나의 영역을 떠난 거야, 당연히 내 힘이 미칠 수가 없지." "어쨋든 그 아이를 빨리 찾지 않는다면,,,난리가 날 지도 몰라." "그 아이가 저지른 짓이 그렇게 큰 일인가?" 적룡왕은 주의깊게 주변을 살펴보며 이프리트의 말에 대답했다. "아니, 그 애가 저지른 짓은 전혀 큰 일이 아냐" "그런데?" "그 애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 생겨날 일이 큰 일이지,," 이프리트는 잘 모르겟다는 어투로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만약 아린 그 어린 것이 인간들에게 죽기라도 해보게,,인간들에겐 아린같이 힘 없고 어린 드래곤은 중요한 사냥감이 될수도 있어. 백룡족의 그라테우스를 생각 해보게,,아 미안 이프릿, 자네는 모르는 일이겠군." 이프리트는 사계를 지배하는 정령왕, 그리고 정령계의 지배자, 당연 인간계의 일은 자신이 관여할 부분이 아닌 이상 알리가 없다. 특히 요 500년간 한번도 소환된 적이 없으니 더더욱 그렇다. 적룡왕과 이프리트는 천천히 리베이드 상공으로 날아가며 계속 대화를 나누었다. "그애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그리고 그것이 인간이 한 짓이라면,," 그들의 발밑으로 수많은 풍경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인간들은 현존하는 최강의 용족,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분노를 사게 될거다." "맙소사..." 이프리트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카르슈타인 드 레드, 적룡왕 키아드리스를 능가하는 최강의 레드 드래곤, 그리고 레드와 함께 용족 최강의 자리를 다투는 실버드래곤족 중에서는 아직 5000살 이상 된 에인션트 급 드래곤이 없다. 1000년 전에 죽었던 것이다. 신과도 비길만한 힘을 지닌 존재인 그가 분노의 불길을 인간에게 뿜는다면,, "이곳,,리베이드라고 했던가? 이곳을 포함해서 이 대륙의 인간의 3분의 1은 불길과 함께 사라지겠군,," "인간뿐만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의 3분의 1이 사라지고 대륙의 3분의 1은 죽음의 땅이 된다." "그 꼬마를 만났을때 자네에게 연락을 했어야 했는데,,," "자네 탓이 아니야,,그리고 아무리 아린이 약하다 해도 일단은 드래곤이니 까 설마 그 그라테우스를 잡았다는 버러지 일행들을 만나기라도 하지 않은 이상 죽을 일은 없겠지만,,," 이프리트는 적룡왕 키아드리스의 얼굴을 빤히 본채 입을 열었다. "오는 길에 봤던 핏자국,,,인간중에 드래곤을 그 정도로 상처입힐 수 있는 인간들이라면,,,키아드리스 자네가 말한 그 버러지 일행들밖에 없는 거 같은데?" "그래서 걱정이다. 우리 드래곤족은,,,비싼 종족이란 말이야." ---------------------------계속--------------------------------- 와우, 정팅하는 데 참여해보았읍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대화,,들은 뭐 그다지 없었지만 글을 쓰는 활력소가 되더군요. 그래서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져서 이렇게 올립니다 ^^ 29993번 -49- 98/03/29 16:13 읽음:2333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다들 준비 끝났는가?" "신났군요 가스터,예 준비끝났읍니다." "하지만 우리 4인이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싸악 사라져도 되는 겁니까?" "걱정말게 다리오스, 이미 바트란은 완전히 점령했고 그 꼬마, 잡지는 못했지만 일단 내 마법은 해제시켜 놓았으니 다른 나라 궁성에서 증언할 증거도 사라지지 않았나? 당분간은 이런 휴전상태가 이어질테니, 그틈에 우리는 빨리 움직이는게 좋겠지." "헤, 이거 정말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어버렸군요. 드래곤이라면 치를 떨었 는데 이 쪽에서 잡으러 가게 될 줄이야..." 점령된 바트란의 왕궁 알카나스, 그리고 장엄한 궁성의 홀안에 4인의 모습이 보인다.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경, 블랙나이트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 대마도사 가스터 라트나일, 그리고 파괴신의 최고위 무녀 베라 카스나인.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를 잡아 한 밑천 톡톡히 챙긴 바로 그 드래곤 슬레이 어 일행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또 다시 한밑천 톡톡히 챙길 꿈에 부풀어 있 었다. 아,,다리오스 경을 제외하고는,,,, "정말 괜찮은 걸까요? 전 왠만하면 다시 드래곤과 싸우는 모험은 사절하고 싶 습니다만,,," "괜찮아, 괜찮아~~한 번 싸워보질 않았나? 그라테우스와는 달리 브레스도 영 허약하고 게다가 마법에 대한 보호능력도 별로 없더군, 뭐 그래봤자 5서클 이 하는 통하지도 않겠지만,, 난 지금 8서클의 마도사라네.. 충분히 이길수 있을 거야." 열심히 짐보따리를 챙기는 가스터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 머금어져 있다. 역시 옆에서 자신의 배낭을 챙기는 플루토와 베라도 생글거리기는 마찬가지다. "드래곤은 얼굴만 봐도 치가 떨린다더니, 갑자기 왜들 이래요?" "만만하잖아?" 자신있게 터져나온 플루터의 대답에 다리오스는 반박할 말을 잃었다. 사실 만만하기는 했다. 덩치에 비해 영 허약하고 느려터진 것이 화이트 드래곤이 몸에 염색하고 나타난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최강의 드래곤족이라는 레드드래곤답지않은 드래곤이었으니,,,하지만 다리오스는 역시 드래곤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었다. "그,,그래도,," "걱정말게나 다리오스군, 내가 보기엔 그 레드 드래곤은 아마 지진아 혹은 발육 부진드래곤인 모양이야, 덩치에 비해 능력이 너무 없어.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비교해 봐도 브레스는 거의 3,400살자리 새끼드래곤 수준이고, 아는 마법도 하나 도 없는 거 같으니,,이 기회에 얼른 잡아버리는 게 좋다네. 뭐가 문제인가? 이것도 나라를 위한 거라니까~~" 가스터의 마지막 말에 다리오스도 마음을 굳혔다. 그라테우스하나 잡은 걸로 카르셀 의 전력이 거의 2배 가까이 상승했던 건 다리오스 역시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보통 시중에 돌아다니는 최고가의 드래곤재질의 물품들,,,그것들은 살아있는 드래곤 을 잡아서 만든 것들이 아니다. 혹시나 드래곤의 시체라도 발견되면,,거기서 쓸만한 뼈부분이나 가죽부분 몇장 벗겨내서 만드는 것이므로 살아있는 싱싱한 드래곤을 한 마리 잡는 다는 건 국가를 하나 더 세울만한 전력이 되고도 남는다. 단지 근 600년간 아무도 드래곤을 잡은 일이 없었을 뿐이지,,, "갑시다, 그럼" 결국 다리오스도 마음을 굳혔다. "자 일단 그 드래곤과 싸웠던 곳으로 워프할테니,,거기서부터 뒤져보도록 하지" 그리고는 가스터의 주문과 함께 다리오스 일행들은 흰 빛에 휩싸이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워프하는 도중에도 여전히 플루토는 가스터에게 투덜대고 있었다. "워프마법이랑 라이트 마법, 같이 써도 되는 겁니까?" "말걸지 말게~정신 흐트러져~~" "에취~~" 드디어 발견한 마을, 아린은 느닷없이 터진 재채기에 잠지 갸우뚱거리긴 했 지만 곧 신경 끄고 마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산골마을이었다. 뭐 아무런 표지판같은 것도 세워져있지 않아서 마을 이름같은 것은 모르겠지만 일단 아린은 주점과 여관부터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 주점은 있는데 여관은 없네?" 열심히 마을을 돌아다녀보는 아린,,,그러나 눈 씨고 찾아봐도 여관은 보이지 않았다. "얘기가 다르잖아? 이러면 안되는데,,,,,," 아린이 읽었던 모험담에서는 들리는 마을마다 꼬박꼬박 여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야 이런 여행자가 드문 마을에 여관차렸다간 굶어 죽기 싶상일 것이고 그래서 아린은 한참을 고민해야 했다. `여관이 있어야 이야기가 전개되지~~아니 이야기는 안 전개 되더라도 일단 잠은 자야되는데`~" 일단 여관에서 잠을 자야 도적이 쳐들어오든 시비가 붙든 뭐가 일어나도 일어날텐 데,,,아예 여관 자체가 없다. 이야기와 현실과의 거리의 갭을 느끼며 아린은 일단 주점으로 갔다. "허어~못보던 분이시군 이런 마을에 무슨 용무이십니까? 아가씨?" `아가씨-_-;;' "맥주한잔~" 아린은 일단 맥주를 한잔 시킨 뒤에 슬금슬금 주점안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 주점은 이야기에 나오는 주점과 대강 비슷하여 합격점을 줄만한 곳이 었다.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저들끼리 술을 먹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고 아린이 두리번거리는 사이 술집 주인이 맥주와 작은 나무열매 몇가지를 가지고는 아린에 게 다가왔다. "여기있소, 이 곳에 외지인이 나타나는 건 정말 오랜만이군요. 어쩐 일입니까?" 친절하게 말을 거는 술집주인을 바라보며 아린은 가볍게 맥주잔을 기울였다. "나 나는,,에퉤퉤퉤~~~" `으악 맛이 뭐 이래~~윽 썩었잖아 이거~~~' 음,,아린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술이란게 알고보면 썩은 물 아닙니까^^) 갑자기 술집주인의 안색이 싹 바뀌었다. "호오~ 그안에 탄 약을 눈치채다니 과연 보통 모험가는 아닌 모양이구나." "에퉤퉤,,,,???????" 그리고는 구석에서 술마시던 장정들도 슬슬 손에 검이나 몽둥이들을 들고는 아린에 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멍청한 년, 그냥 잠자코 마셨으면 우리가 이렇게 수고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 "????????"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상황파악이 바로 되지 않는 아린,,그러나 제법 머리가 굴러가 게 된 아린이라 금방 분위기를 파악할수 있었다. "아하! 당신들은 지금 시.비.를 걸고 있는 거군요!" "................................" 잠시 술집주인과 장정들이 침묵..그러나 그 침묵은 오래 가질 않았다. "저 년 잡아!!!" 일당중 한명이 아린을 덥쳤고.... 퍼어어어어엉~~~~~~~~~~~~ 술집주인 일당들은 하늘을 가득히 메우는 시뻘건 고기조각들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그리고 날리는 육편들 사이로,,,오른 쪽 상반신이 통채로 날아가버린 한 인간의 육체가 천천히 쓰러지는 것이 그들 눈에 보였다. `이야 이거 효과는 좋은데,,이름을 아직 못 짓겠단 말이야?' 사라만다를 날려놓고는 카사를 바로 뒤이어 보내 공중에서 두 개체를 폭팔시켜 강한 열폭풍을 일으키는 기법, 가베인과 함께 다니던 때에 아린이 응용해낸 기술중 하나? ? 다. "또 덤빌 놈 있나~" 일단 이야기처럼 멋있게 대사를 읊으려는 아린,,그러나 쓰러진 시체를 잠시 보니 빼꼼히 드러나있는 창자들이 아린의 눈에 들어온다. `꼭 오우거 순대같네,,' 얼떨결에 어릴때 먹었던 음식들이 생각나면서 아린은 읊을려던 대사는 안 읊고 황당한 대사를 내뱉어버렸다. "맛있겠다~" ................................................... 그리고 술집일당들은 사색이 되었다. 예쁜, 순진한 얼굴을 가지고는 순식간에 사람 하나를 잘 다진 고기조각으로 만들어 놓은 뒤 그 모습 위로 마치 맛있는 케씐이 라도 보는 듯한 시선을 던지는 아린 양(?),,인간같지 않아 보이는 게 당연하다. "괴,,,괴물이다~~~~~" 장정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제각기 무기들을 버린채 줄행랑을 쳐버렸고 주점주인은 사색이 된 채 아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어어어어어,,,," 한참 자기가 박살내놓은 시체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던 아린은 (마치 식인종 같군요-_-;;;) 그제사 정신이 들어 주점주인을 노려보았다. "얘기 좀 들어볼까 아저씨?" -----------------------------계속----------------------------------------- - 정령사의 최대 특징은 정령을 부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당 정령이란 건 간단히 말하면 친구 에요 그냥 친구랑 친해질수록 이거저거 부탁할 수도 있고 무리한 요구도 할 수 있는 거죠 물론 아린은 지금 정령들에게 살신성인의 자세(?)까지 요구하므로 왠만한 정령과의 친화력이 있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일이지만 드래곤은 정령과 친구가 되는 게 아니라 정령을 부하처럼 다루는 것이므로 가능한 거죠 29994번 -50- 98/03/29 18:14 읽음:2362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무,,무슨 이야기 말씀이십니까?" "나한테 뭔 짓을 할려고 한 거지? 노예로 팔아먹을려구 그랬지?" "몰,,몰라뵙고,,,용서해주십시오,,," `노예로 팔아먹을려고 한 거 맞나보군' 원체 아린이 이쁘장한 얼굴을 지니고 있어놓으니,, 게다가 일행도 없고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전투력따윈 있어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을을 헤메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고는 납치해서 팔아먹자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주점주인은 고백했고 아린은 한번 노예시장에 잡혔을 때를 생각해보니 이 주인이 아주 괘씸했다. "맘에 안 드는데." "제가 몰라뵙고는 그만,,,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제가 돈이 급해서 어쩌다가 흑흑,,," 이글거리는 불꽃의 정령 사라만더를 아직 소환한채 들고 다니는 아린을 보며 주점 주인은 핏기가신 얼굴을 한채 벌벌 떨고 있었고 눈에는 눈물까지 흐르고 있었다. 병든 딸네미의 치료비가 없어 어쩔수 없이 한 짓이었고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주점주인,,그러나 아린은 지금 딴생각 중이었다. "으잉? 몰라뵙다니? 그럼 내 정체를 알았다는 소리잖아?" "예,,다시는 이러지 않을 테니....." 퍼어어엉~~~~~ 폭음이 울려퍼지고,,,,,,,,, 그리고는 봄날에 벚꽃잎 휘날리듯 무언가 빨간 조각들이 주점안을 가득 메웠다. "음, 어떻게 내가 드래곤이라는 걸 알았을까,,하이튼 이젠 들킬 일 없겠지." 주점 주인이 좀 불쌍해진다,,쯧쯧 저런 멍청한 드래곤에게 걸리다니,,, 어쨋든 아린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혹시 또 자기 정체를 아는 사람이 있으면 증거인멸을 해야 하겠지 않는가. 지금 아린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단 두가지뿐인 것이다. 드래곤인게 들켜서 집으로 끌려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자기 목숨. 그 이외의 문제에는 신경쓰질 않고 있는 아린이었다. `아무도 없구나' 정령술을 익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 드는 아린이다. 굳이 드래곤으로 변신 하지 않아도 이렇게 귀찮은 일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지 않나? 일단 맥주는 도저히 맛이 없어서 못 먹겠고, 맥주랑 같이 나온 나무열매들을 입 에 넣고는 오물오물 씹으면서 아린은 주점안을 둘러보았다. 이왕 돈 굳은 김에 식량이랑 돈도 좀 챙겨가자는 심보였다. 뒤적뒤적~~~ 아린은 한참 주점안을 뒤져서 금화 10개랑 식량 몇개를 챙겼다 그리고는 발걸음도 가볍게 주점을 나온 아린, "이제 여관으로 가서 잠을,,," 다시 원점,,여관이 없으니 잘 곳도 없다. "아까 그 술집가서 자면 되겠구나." 그리고는 도로 시체들이 널린 그 주점안으로 기어들어가는 아린이었다. 주점의 뒷쪽이 살림집으로 되어있었고 그쪽으로 통하는 문을 발견한 아린은 아무 거리낌없이 문을 열어제끼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셔요?" 주인을 방금 도륙해 놓고는 뻔뻔하게 `안녕하셔요?'라니,,저승에서 주점 주인이 보면 땅을 치고 통곡하겠지만 아린은 아무 생각없이 발을 옮기고 있었다. "누구세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아린의 눈에 띄었고 그 위에서 가녀린 여자 목소리가 들 려왔다. "잠좀 자러 왔는데요~" 지나치게 태연한 말투 탓인지 그 소녀는 그다지 의심을 안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계단 보이시죠? 그쪽으로 올라가서 왼쪽 첫번째 방으로 가시면 되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간 아린은 바퀴달린 의자에 앉아있는 한 여인의 모습을 볼 수 가 있었다. "이 마을에 여행자가 오신 것은 처음보네요. 여자분 혼자서 여행 다니실려면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새하얀 은빛 머리에 안색도 새하얘서 마치 살아있는 것 같지 느껴지지 않는,, 조용한 인상의 20대 중반의 미녀가 아린의 눈에 들어왔고 그 여자는 생긋 웃으 면서 말을 이었다. "처음에 여관 못 찾으셔서 꽤나 헤매셨을 거여요. 이 곳은 워낙 여행자들의 발 걸음이 닿지 않은 곳이니까요. 전 다리가 불편해서 아무 도움도 될 수 없지만 저희 아버지는 음식 솜씨도 좋으시고 자상하시니까 좋은 곳이 될거예요." 아무래도 이 여자는 아린이 자기 집에 민박하러 온 여행자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 이었다. 게다가 여자 (?)라서 그다지 경계심도 갖고 있지 않은 듯 했다. "그럼 다리를 못 움직여서 그런 바퀴달린 의자에 타고 있는 거예요?" "뭐 그런 셈이지요,,,저는 세리아라고 한답니다. 얼마나 묵으실지는 모르겠지만 편히 지내시길.." "전 아린이라구 하구요, 저 여자 아니에요^^" 세리아의 잠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며 아린은 싱긋 웃어준 뒤 자기 방으로 들어 가 침대에 몸을 뉘었다. "그럼 아린은 지금 모험을 떠나는 거네~~?" "응, 용사가 될꺼야 나는," "근데 마왕이 있어야 용사가 되지." "모험담 중에는 마왕 안나오는 모험담두 많어~~" 밤이 깊어지고, 아린은 세리아 방에 놀러가 둘이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는 중 이었다. 한참 재미있게 수다를 떨던 아린은 세리아의 다리에 정신이 미쳤다. "근데 세리아 누나는 왜 걸어 다니질 못 해요?" 웃음을 띄던 세리아의 얼굴에 슬픈 기색이 맴돌았다. "난 다음 해의 봄을 볼수 없단다 아린,," 갑자기 숙연해진 분위기에 위축된 아린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왜요?" "병에 걸렸거든," "병에 걸리면 고치면 되잖아요?" 당연한 듯 대꾸하는 아린을 보며 세리아는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린은 부잣집 도련님이었나봐,,,하지만 어느 의사나 마도사도 병을 공짜로 고쳐주지는 않잖니?" "그럼 나두 돈 있는데,,," 아린이 주머니를 뒤적거려서 나온 금화 15닢을 보며 세리아는 잠시 꺄르르 웃었다. "금화 15닢 정도로 치료될 병이라면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고민을 하시겠니? 아버지는 나한테 숨길려고 하지만,,최소한 금화 1만개는 든다고 하시더라,, 이런 가난한 산골 마을에서 무슨 수로 금화 1만개를 구하니,,,아버지에게 폐끼치고 싶지는 않아, 나도 별로 세상에 미련은 없단다,," 말을 맺으면서 세리아가 지어준 미소를 보는 순간, 아린은 가슴이 답답해지면 서 씁쓸해지는 이상한 감정을 맛보았다. "이상하네, 갑자기 조금 가슴이 답답해진거 같애, 거참 왜 이러지?" 아린의 말을 들으며 세리아는 미소를 띈채 가만히 아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흐음, 밥 아까 먹어서 배부른데,,몸에도 이상없구,,근데 가슴이 왜 이러지?" "아린은 주위의 사람을 잃어 본적이 없나 보구나?" 세리아의 말에 아린은 빤히 세리아를 쳐다보았다. -----------------------------계속--------------------------------------- 환타지 소설 게시판 번호 #12 /16 날짜 1998년9월15일(화요일) 16:30:35 E-mail joo84@hotmail.com 이름 이주훈 제목 [나우]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51-60회 원문 답변 30019번 -51- 98/03/30 02:44 읽음:2449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세리아의 말에 아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주위의 사람이라,,,' 솔직히 주위의 사람이라고 할만한 존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아린의 엄마 카르세니안이나 할아버지 격인 칼슈타인은 잃을 래야 잃을 수가 없는 양반들이다. 무슨 재주로 그들을 죽이겠는가? 드래곤이 병에 걸리는 것도 아닌데다, 인간들이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설쳐도 그것은 허약한 화이트나 그린드래곤 정도이지, 최강의 용족인 레드 드래곤은 아직껏 성년식만 치루면 제 수명 못 누린 드래곤이 전혀 없었다. (재수없으면 아린이 최초로 사냥당한 레드 드래곤이 될 수 도 있겠지만,,그럼 이 소설 끝인데 설마...) 그리고 인간세상에 와서 만난 사람들을 따지자면,,, `하나같이 못된 사람들 뿐이었어, 음.' 처음 만난 레이크도 그렇고 다리오스나 미나(베라이지만 아린은 미나로 알고 있다) 도 그렇고 좋은 인상 남긴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후로 죽을 뻔 하기도 했고,,만약 가베인을 안 만났더라면,,,가베인? 그러고보니,,, `맞다.가베인을 잊고 있었네....' "아린?" "아,,미안 세리아 누나, 잠시 생각 좀.." "그러니? 이제 그만 자렴 밤도 깊었는데,," 세리아의 친절한 말에 아린은 미소를 띄며 세리아를 쳐다보았다. "누나는 친절한데도 착한 사람이네" "???? 말이 좀 이상하지 않니 아린? 친절하니까 착한 사람이란 거면 몰라도 친절한데도 착한 사람이라니?" "아냐, 친절한 사람은 대부분 안 착하더라.." "그게 무슨 소리니?" 세리아는 아린을 쳐다보며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아린은 그 말엔 대 답하지 않고는 바로 다른 질문을 세리아에게 던졌다. "근데 주변 사람을 잃어본 적이 없는 거랑 가슴이 답답한 거랑 무슨 상관이야?" 세리아는 잠시 어두운 창문 밖으로 밤하늘을 쳐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린이 어디 사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굉장히 행복했었나봐.. 주변에 불행한 일을 겪은 사람조차 없었던 거 보니...... 귀족집의 자제분이실지도 모르겠네?" "으음, 그건 비밀,,근데 그거랑 이건 무슨 상관?" 아린의 갸우뚱거리는 표정을 보며 세리아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아린은 슬펐던 적이 없니?" "으음,,있어 칼슈타인 할아버지가 피곤하다고 이야기 안 들려줄때,,," 세리아는 아린에 대답에 꺄르르거리며 웃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주위에 돌아가신 분은 혹시 없니?" "없는데?" "그럼 친구나 하다못해 귀여워하는 애완동물이 죽었던 적도 없어?" "없어" "아린은 행복하게 자랐구나. 슬픔이라는 건 절망감과도 비슷한 거지,,도저히 빠져나올수 없는 수렁같은,,되돌리고 싶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생길때 우리들은 슬픔을 느끼지,," "으응,,잘 모르겠어.그럼 누나는 슬픔이란 걸 알겠네?" "글쎄, 아린 니가 나중에 커서 부모님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그땐 너도 저절로 알게 될꺼야. `그거 알게 될려면 최소한 2000년은 남았겠네,,' "그럼 이야기에서 동료를 잃은 용사일행이 우는 거랑 비슷한 건가?" "............." 세리아는 그제서야 눈 앞에 있는 이 아름다운 소년이 어딘가 수상쩍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한부 인생으로 살아오며 길러진 특유의 무감각한 느낌때문에 아무런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 했지만,, 지금은 확실히 뭔가 이상했다. "아린 너 어느 나라 사람이니?" "나? 음,,그건 비밀~~중요한 일이라서..헤헷.그건 그렇고 역시 감정이라 는 건 닥쳐보지 않고는 모르는 건가봐, 역시 여행을 떠나길 잘했어~~" `이 아이 뭔가 이상해,' 외모는 16,7세 정도의 절세미소녀(남자인줄 나중에 알긴 했지만)인데 왠지 대화하 는 내용은 7,8살짜리랑 대화하는 듯하고 게다가 그런 아이가 혼자 여행을 하고 돌 아다닌다는 것은 뭔가 이상했다. "아린, 너 혼자 여행하니?" "응." "그런데 혼자 다니면 위험하지 않아?" "아 위험해지면 본체로,,,가 아니고 헤헷,,,이 애들을 사용하면 되니까~~" 그러고는 아린의 주위에서 불꽃이 화라락~타올랐다. "꺄아아악~~" "소개할께 얘는 카사라고 하고 얘는 사라만더라고 해." 놀란 나머지 침대 위로 쓰러진 세리아를 보며 아린은 웃으면서 정령들을 거두어 보냈다. "헤 놀랐지? 내 정령들이야.." "아린은 정령술사?" 태어나서 한번도 마도사나 정령사를 구경해보지 못한 세리아다. 당연 놀라울 수밖 에 없었다. "응 내 몸지킬 정도는 돼. 그건 그렇고 졸리네..세리아누나 나 이만 잘께" "잘 자렴." 아린에게 미소를 보낸 뒤 세리아는 자신의 휠체어를 움직여 침대로 다가가 몸을 뉘 이려 했고 그런 세리아에게 창문밖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 마을사람들이 왜 저렇게 모여있지?" 손에 햇불을 하나씩 들고는 쇠스랑이니 곡괭이니 하는 것으로 무장들을 하고 다들 그녀의 주점앞에 진을 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세리아는 창문을 열고는 밖을 내다보았다. 2층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 세리아에 게 마을 청년 하나가 뭐라고 소리지르는 것이 들려왔다. "세,,아,,당신,,,,버지,,,음 당했,,,,마녀,,,,했다." 세리아는 곧 너무 멀어서 안 들린다는 식의 제스추어를 취했고 그 마을 청년은 얼른 주위의 청년들 몇 명과 함께 창문 밑으로 뛰어왔다. 그들의 모습이 가깝게 보이자 세리아는 바로 고함을 질렀다. "무슨 일이에요 ?" "세리아씨!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계속----------------------------------- 음, 정령에 관한 문제가 좀 있는데,, 그냥 정령왕보다 드래곤쪽이 좀더 급수가 높다고 해버릴까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겟지만,, 일단 드래곤이 정령이 된 정령은 정령계에서 소환되는 것이 아니라 드래곤 자신에게서 소환됩니다. 드래곤 자신의 육체가 곧 정령들의 새로운 집이라고나 할까요? 간단히 말하면 정령계에서 드래곤의 육체로 출장나갔다^^ 같은 이미지죠 대신 드래곤에게도 단점이 있읍니다. 속성이 같은 정령밖에 사용할수 없지요 그래서 아린은 불의 정령외에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답니다. 이것은 절대자급 드래곤인 칼슈타인이라도 마찬가지이지요 30345번 -52- 98/04/07 03:19 읽음:2312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 동네사람들은 잠도 안 자나?" 막 잠이 들려던 참이었는데,,밑에서 울려퍼지는 시끄러운 소리에 깨버렸다. 아린은 눈을 비비며 자신의 잠을 깨워버린 사람들에게 정당한 항의를 하기 위해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고는 아랫층으로 내려가려고 했고,,, 우당탕 쿵쿵~~~쾅~~와지끈 뚝딱~~~ 계단을 통해 내려간 아린의 눈에 박살난 의자 밑 테이블들과 손에 이것저것 하나씩 집어들고 살기등등하게 아린을 쏘아보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 들어 왔다. "저 여자요!" 한 떡대 하게 생긴 우락부락한 사내가 손에 든 식칼을 아린에게 가르키며 외 쳤고 그의 외침이 있자 마을주민들이 모두 강렬한 눈빛으로 아린을 쏘아보았 다. "뭐야? 왜 째려들 보는거야?" 느닷없이 나타나서 자는 사람 깨워놓고 강렬하게 째려본다. 그래서 아린은 왜 째려보냐?누군 눈 없냐? 는 식으로 맞받아서 열심히 째려보 아주었고 그랬더니 마을 사람들은 이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기까지 했다. 그러는 마을주민들 사이로 갑옷을 입은 한 청년이 장검을 든 채 아린에게 다가 서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난 이 마을의 자경대의 대장인 한스라고 한다. 당신이 오늘 저지른 참혹한 행위에 대해서 변명할 말은 없을 것이다! 법의 심판을 받아라!" "무슨 행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린을 보며 한스가 잠시 머뭇거렸고 그런 아린 을 보며 아까 아린을 알아본 한떡대사나이(우~이름짓기 싫어)가 고함을 질러댔 다. "저 여자는 마녀요! 당장 죽여야 돼요! 안 그러면 우리 마을에 저주를 내릴 지도 몰라요!" 마을주민들의 동요,,, "악마를 죽이자!!" 한떡대사나이의 외침이 좁은 술집안에서 울려퍼졌다. 그러고는 마을주민들 사이에서 괭이니 쇠스랑이니 호미 등등, 온갖 농기구가 아 린에게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퍽~ 그리고는 그 중 하나가 아린의 머리를 맞추었고,,, "아야야얏,,," 머리에 강한 통증,이마를 따라 눈 앞으로 흘러내리는 붉은 선혈,,, 그리고 흐르는 붉은 피 사이로 손에 든 것들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인간들의 모 습이 들어온다. "사라만더!" 아린의 손에서 거센 불길이 일어났고 곧 그것은 거대한 도마뱀의 형체를 갖추 면서 주민들 앞으로 쏟아져나갔다. "마법이다!" "역시 마녀다!" 달려드는 사람들의 몸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불길, 비명, 아우성 그 거대한 불꽃의 도마뱀은 홀안 곧곧을 맴돌았고 그의 이동궤적에 겹쳐있던 인 간들은 모두 지독한 노린내와 함께 검게 변하고 있었다. 술집안은 이미 아수라장이었고 그러는 동안에 밖에서 큰 소리가 주점안으로 들려 왔다. "세리아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자경대장 한스가 외쳤다. "모두 밖으로 나가시오! 빨리!" 그러자 주민들은 한스의 말에 따라 허겁지겁 부상자들을 데리고 주점밖으로 나갔다. "저 사람들 왜 온거야? 느닷없이 나타나서 남의 잠 깨우고는 막 이거저거 던 지고는 그냥 가네? 왜 괜히 찝쩍거려서 시체만 남기고 가는거야? 아린은 어이없어하면서 주의를 둘러보았다. 대부분 주민들이 데리고 나갔지만 사라만더에 정통으로 휩싸인 사람들도 몇몇있었고 그의 주위에는 4명정도의 불 탄 시체가 이곳저곳에 쓰러져있었다. 왜들 난리를 쳤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쩝, 일단 졸리니까 자고 내일 생각하지 뭐." 그리고는 아린은 도로 2층으로 하품을 하며 올라갔고,,, 2층의 자기 방으로 돌아간 아린은 왠지 방안이 뜨듯하다~고 느꼈다. "헤, 보일러라도 땠나?" "그럴리가 없어요!" "세리아, 믿어지지 않겠지만, 아버지는 이미,,," "이건 아버지가 아니야!!아니야!!아니란 말야!!" 세리아는 울부짓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한 때 그녀의 자상한 아버지였을, 그러나 지금은 머리와 상 체 일부가 사라진 고기조각과도 같은 모습의 시체가 뉘여져있다. 욕지기가 나오는 참혹한 모습. "아니야,,흑,,그럴리가 없어,,,아니야,,,," 마을주민들의 측은한 시선을 받고 있는 세리아의 눈에 불타고 있는 그녀의 주 점이 보였다. "건물을 빙 둘러싸시오! 마녀는 아직 안에 있소!" 한스의 외침이 터지고 그에 따라 주민들은 건물 곳곳에 불을 놓으며 주점을 둘 러싸며 연장을 든 손에 다시금 힘을 주고 있었다. 억지로 공포의 기색을 감추려는 얼굴들, 그들에게 마법이란 이야기로만 전해지 는 무언가 알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뒤에는 아버지를 잃고 눈물을 흘리는 가련한 여인이 있다. 주민들은 비장한 얼굴로 타오르는 주점을 응시하며 잔혹한 마녀가 튀어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두려워하지 마시오! 그 쪽은 한 명에 불과하오!" 그리고는 주점이 폭팔하였다. "빙고~나의 능력에 대해 감격해 해도 용서하겠네 플루토" "오 찾았읍니까? 하이튼 비싼 건 잘 찾는군요 이번만 감격해해 드리죠"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이동하도록 하죠. 베라~짐 챙기자" "잠깐 잠깐, 범위가 너무 넓어, 대략 어디쯤인지는 알겠는데,,,왜 정확한 좌 표가 안 느껴지는 거지? 이상하네,,일단 그 근처를 좌표로 삼고 가보는 수 밖에 없겠구만," "잠깐, 가스터~~정확한 좌표도 모르면서 워프를 하시겠다고요? 누굴 아공간의 미아 만들려고 그래요?" "좌표없이 하겠다는 소리가 아니다 베라, 그 근처로 가야 한다는 거지." "짐 다 쌌는데요?" "말들 많군요 자자~~일단 갑시다 가요" "아참 모닥불 꺼라, 산불날라~~" "얼른 주문이나 외워요. 끄고 있잖아 이렇게" "그 아이로군" "찾았나?" "그런데 느낌이 희안하군, 뭔가 뿌연 안개같은 느낌인데?" "무슨 소린가 키아드리스?" "그 아이의 느낌이 명확하질 않아,,방향이나 거리를 대강은 알겠는데,,, 정확한 위치를 느낄 수가 없군" "자네 그러고도 적룡왕 맞나?" "거참, 그런 소리 들어도 할말없지만,,이상하네, 왜 이런 느낌이 드는거지?" 그리고 주민들은 볼수 있었다. 전설로만, 이야기로만 들어오던 모든 것을 압도하는 거대한 존재를. -----------------------------계속---------------------------------------- 엄머~~~내가 6위나 되네^^ 살아생전 등수로 1자리 해보긴 처음이군요 이히~~ 일단 시험도 끝나고 연재를 재개해야죠. 아, 그건 그렇고 드래곤 라자,,, 정말 사람 글쓸 맛 떨어지게 만드는군요. 역시 재능이란 하늘에서 주어지는 거란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습니다 마무리 부분이 정말 훌륭하더군요. 에휴~~한숨나온다~~ 30348번 -53- 98/04/07 09:46 읽음:2323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으어어어어어어,,,,,,,,," 한스는 우두커니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저 거대한 생물에 대해 그의 두뇌가 그 사실을 빨리 인지하질 못하고 있는 탓이다. 툭~ 손에 쥐고 있던 장검이 떨어지고,,,, "드래곤,,,," 한스의 입에서 신음과도 같은 음성이 새어나왔다. "드래곤이다,," "드래곤,," "드래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마을주민들, 그러나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주민중 한 사람이 손에 든 무기를 내팽겨치고 도망가버렸고 그것이 신호가 되어 주민들은 일제히 무기를 내버린채 달아나기 시작했다. "푸하~숨막혀 죽을 뻔 했네~~" 아린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숨을 내쉬었다. "거참, 고정도 불꽃에 숨이 막히다니, 인간들 불편해서 어떻게 살지?" 그러는 아린의 귀에 주민들의 외침소리가 들려왔고 아린의 눈에 그들의 도 주광경이 잡혔다. "아차, 저 인간들도 내 모습을 봤지 참,," 아린은 숨을 크게 들여마시기 시작했다. 세리아는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장면들은 사실일리가 없는 장면들이다. 거대한 불기둥이 그녀의 눈앞에서 번쩍인 뒤, 다시금 비친 것은 검다못해 새 까맣게 그을린 마을 광장과,,허공에 흩날리는 타다남은 재들뿐,,, 그리고 아까까지도 자신의 곁에 서 있었던 주민들은 형체조차 온데간데 없고 그녀의 곁에는 하반신만 남은 시체뿐이다. 그리고 그 시체는 한때 그녀의,,, "아아아,,,,," 악몽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했다. 불길에 휩싸인 채 비명을 지르며 가족들의 이름을 울부짓는 주민들의 모습, 그 아비규환의 참상은 꿈으로 보기엔 너무나도 생생했다. "아아아아아아,,,,,,,," 세리아는 고개를 들었다. 까마득한 높이에서 드래곤의 붉은 눈동자가 번득이고 있다.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린은 다시 폴리모프의 주문을 외웠고 몇 번 해봐서 그런지 이젠 제법 빨리 본체와 인간형태를 오락가락 할수 있었다. 내심 흐뭇해하는 아린,,그의 귓가에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아린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린?" 세리아의 목소리,,, "아린이 드래곤이었어?" `죽여야겠군' 오늘따라 먹지도 않을 거면서 참 많이도 죽이게 되는군, 투덜투덜,,,거리면서 아린은 사라만더와 카사를 소환했다. 그리고는 세리아에게 조준, "아하하,,,아린이 내 아버지를? 네가? 맞아, 이건 꿈이야, 호호홋 꿈이었어, 빨리 깨야지,, 빨리,,빨리,,,빨리,,,," 아린은 정령을 소환한채 세리아를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맞지? 이거 꿈이지? 아하,,맞어 아린도 꿈이야, 전부 꿈이야 꿈,," 아린은 손이 나아가지질 않는 걸 깨달았다. 뭔지 모르겠지만 가슴속 한 구석 이 이상하다. 어색했다. "꿈아니야,," 억지로 아린은 그 한 마디를 할 수 있었다. "으허어어엉~" 세리아는 울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아린은 그대로 우두커니 세리아를 바라보았다. 세리아는 그의 정체를 알고 있고 아린은 자신이 드래곤이란 것을 들키면 안 된다. 세리아가 죽음으로 해서 아린에게 손해가 될 사항은 없으며 비밀은 지 켜진다. 그러므로 아린은 당연히 세리아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 "허어엉엉엉엉엉......" 당연히 죽여야 한다. 당연히,,당연히,,당연히,,당연히? `과연 당연한 건가?' 아린은 정령들을 돌려보냈다. 아린은 우두커니 땅바닥에 쓰러진채 오열하는 세리아를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죽이면 뭔가 큰 일이 생길것 같은 느낌이 아린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뭔가 가슴 쪽에서 걸리는 듯한,,, "마법에 걸렸나보다" 아린은 재빨리 자신의 마나를 순환시켰다. 만약 저주같은 것에 걸렸으면 또 드 래곤으로 돌아가질 못한다. "정상인거 같은데,,?" 세리아의 울음소리가 희미해지고 있었다. 아린은 세리아에게로 다가갔다. 물어봐야 했다. 도대체 그녀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아린,," 다가서는 아린의 귓가에 차분한 세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드래곤이죠?" "응" "왜지요?" "응?" 세리아의 질문에 잠시 아린은 머뭇거렸다. "뭐가?" "왜 이러는 거지요? 당신은 드래곤이잖아,,,왜 우리한테 이러는 거지?" ",,드래곤인게 들키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럼 나도 죽이셔야죠?,그 잘난 브레스로 한 줌의 재로 만드는 것은 당신에겐 숨쉬기 운동만큼이나 쉽겠지..죽이시죠 그래,," 세리아는 창백한 얼굴로 아린을 응시하고 있었고 그녀의 차분한 얼굴을 본 아 린은 다시 가슴 한 구석이 찝찝해지는 것을 느꼈다. "죽여야 되는 줄 아는데 그렇게 안 돼,,왜지?" "우갸갸~~놓쳤다~" "이런 돌팔이 마도사~" "이봐 플루토 말조심하게~" "그럼 이제 여기서 어쩌라고요 가스터! 이런 깊은 숲속에서!" "내 탓이냐! 갑자기 또 반응이 끊어졌단 말이야.." "적어도 이 근처란 얘기죠 가스터?" "그렇다네 다리오스,," "근처,,라는게 어느 정도를 얘기하는 거죠 그런데?" "아마 반경 10KM정도?" ".........놓쳤네요?" "그런 거 같아......" "놓쳤군." ".........."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이프릿. 내가 둔한 게 아니고 그 아이가 이상한 거라 니까." ".........." 아린의 질문에 세리아는 그냥 허공만 쳐다보고 있었다. "왜지?" "............" "내 가슴이 왜 이런 거지?" "아린,,당신은 절대 그걸 알수 없어." -------------------------------계속--------------------------------- 음 펜클럽이란 곳을 가보긴 했는데.. 와,,전 이 글 하나 쓰는 것만으로도 기진맥진인데 이것 저것 쓰시는 분 들은 머리 속에서 글이 넘쳐나는 것일까. 부럽네요 흑~ 30387번 -54- 98/04/08 01:05 읽음:2351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해할 수 없어." 아린은 멍하니 세리아를 바라보고 있다가, 그제서야 주위에 타오르는 불길들 을 눈치챘다. 아까 뿜었던 브레스의 위력으로 마을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던 것이다. 주위가 온통 시뻘건 빛으로 화하고 있었다. "굳이 이해할 필요 없지, 그냥 없던 일로 하자." 이제는 몸을 피해야 할 시간이다. 인간의 육신은 허약하다. 괜히 불길에라도 휩싸이면 또 본체로 돌아가야 하고,그것은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 "카사,,," 아린의 입에서 불꽃의 정령의 이름이 불리워졌고 아린의 손에서 한 줄기 섬광 과도 같은 불기둥이 뻗어져나갔다. "저쪽 산너머로 붉은 기운이 ?혀있다.산불이라도 난건가?" "해뜨는거 아니예요?가스터? 새벽 다 됐는데.." "요샌 해가 서쪽에서 뜨냐?" "일단 가보죠.가스터" 아침이 밝아왔다. 그리고 이미 재가 되어버린,한 때 마을이었을 그 곳에서 은빛갑옷의 기사가 주위를 둘러보며 분노하고 있었다. "지독하군,,"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거지?" 자신의 검은 로브에 묻어나는 재들을 손으로 탁탁 털어가며 가스터는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눈쌀이 절로 찌푸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왜 새삼 열받고 그러냐 다리오스? 이런 광경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태연한 플루토의 말, 다리오스는 그의 말에 신경쓰지 않고는 계속 주위를 살피 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플루토, 이번만큼은 좀 진지해지게나..무고한 양민들이 이렇게 대학살을 당했 는데도 그런 식으로밖에 말할 수가 없겠는가?" "뭐가 다르죠? 이 사람들이 무고한 지 안 무고한지는 신만이 알텐데.." "그만해요 플루토..당신도 신경이 날카로와져있어요." "미안,,베라,,하지만 이 광경을 보고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냐?" 툭~ 걷고있는 베라의 발끝에 무언가가 채였다. 검게 그슬린 바가지같은 모양의 형체에 두개의 구멍이 뚫린 무언가. "그나마 뼈라도 남긴 자들도 있는 모양이군." "브레스에 직격으로 맞은 게 아닐꺼야,다리오스." "두개골의 크기를 보아하니 아직 아이인거 같은데,,,거참 그 드래곤,,인간형 태일 때는 정말 착해보이더니,,,참 골고루,, 깡그리도 죽여놨군." "반드시 그 드래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잘못 찾아온 것일 수 도 있고,,," 다리오스 일행은 이제 마을의 광장으로 추측되는 곳까지 도달하고 있었다. "이 흔적을 보렴, 베라 이건 드래곤의 브레스야,,,의심할 여지조차 없어. 아직 지표면이 검게 탄 흙알갱이인 것을 보니 그다지 강한 브레스는 아니고,, 그렇다면 그 아린이라는 드래곤밖에 없잖아?" "그 아이가 이런 짓을 했다고는,,,," 베라의 혼잣말에 플루토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사람대가리랑 용대가리랑 같냐? 그 거대한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어떻게 알아?" 주위를 훑어보며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다리오스는 문득 궁금증이 생겨났다. "가스터, 아까 말씀중에,,만약 강한 레드드래곤이라면 불탄 흔적이 뭔가 좀 다릅 니까?" "만약 웜급이상의 레드 드래곤이라면,,,그 근처는 통채로 사막이 되어있을걸세. 그리고,,,에인션트 급이라면,,,," "에인션트급이라면요?" "이곳에 용암이 흐르고 있겠지..모든 것이 다 녹아버릴테니 말이야" 다리오스 일행의 눈에 마을광장이 비치기 시작했고,,,, "누군가 있다!" "뭔가 오는군. 이프릿 자네는 이만 돌아가게, 귀찮게 해서 미안하군." "도운 것도 없는데,,,하여튼 그럼 이만~" 불꽃의 거인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적발의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평범한 여행자의 옷차림을 한 미청년은 광장 한 귀퉁이를 바라보았다. 4명의 인간이 헐레벌떡 그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저사람들은 무언가 알지도 모르겠군." 그러나 미청년은 지금 그에게로 뛰어오고있는 4인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는 미처 생각치 못했다. "다리오스라고 합니다. 이분들은 제 동료들이구요" "키아스, 모험가입니다." 간결한 인사말이 오갔다. "도대체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군요." "저 역시 이곳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다리오스 일행과 키아스라 불린 적발의 미청년은 아직도 황량한 검은 재가 쌓여 있는 광장 한 복판에 서있는 중이었다. "언제 여기 도착하셨지요?" "오늘 아침입니다.다리오스경" "혹시 생존자는 없던가요?" "온전한 시체도 하나 없더군요" 다리오스와 키아스라고 자신을 소개한 미청년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베라의 목소리가 다리오스 일행의 귓가를 때렸다. "다리오스!저기! 멀쩡한 시체가 하나 있어요!" 베라가 가르킨 손 끝으로 다리오스 일행의 눈길이 모아졌다. "음, 여자네?" "심장이 관통되었군" "뭐 이 마을 들어와서 처음 보는 멀쩡한 시체이니만큼, 대단한 일이긴 하지만 시체 발견 된게 무슨 상관이야? 베라" "살리면 되죠!" "뭐!," "왜 이제와서 그래요? 제가 살릴께요. 이정도 상처라면 기억도 대부분 유지할 수 있었을 거고 뭔가 정보가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베라,,,네가 사용하는 부활은,,,언데드 화의 주문이잖아,,,," 아린은 새벽공기를 마시며 걷고 있었다. 가슴 속 한 구석이 찝찝했지만, 시원한 새벽공기를 들이키니 좀 나은 것 같기도 하였다. 자~어제 일은 없던 셈 치고 다시 아린의 유쾌한 모험담을 재개해야 한다. `아무 문제도 없고~~자 그럼 다시 용병이란 걸 되기 위해서~~~' 차곡차곡 계획이 아린의 머리속에 정리되어갔다. 일단 용병이 된다. 그리고 유명해진다. 동료가 생긴다. 마왕을 무찌른다. 영웅이 됨과 동시에 인간세에 길이 남을 모험담으로 전해내려진다. 음, 매우 좋다~~ 아린은 혼자서 싱글싱글거리면서 계속 길을 걸었다. 계속 이런 저런 계획을 머리속으로 세웠다. 조금이라도 어제 밤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짜증나는 현상이 나타나므로 다른 생각을 해서 그런 증상을 없애는 게 가장 편하다는 것이 아린이 내린 결론이었다. '근데 여기는 어디지?' 난 몰라 길을 잃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세리아네 집에서 지도라도,,, `가슴이 또 이러네.....' 아린은 길가의 나무 귀퉁이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버렸다. `이 느낌의 정체는 뭐지? 뭔가 인간의 감정중 하나일텐데,,누구한테 물어볼 수 도 없고,,계속 답답하기만 하고,,' 아린은 주머니에 들은 굳은 빵을 꺼내 거칠게 베어 물었다. `짜증나~재미도 없고~' -----------------------------계속----------------------------------------- - 거참,,머리 속에 있는 걸 글로 표현할수가 없군요 에잉,,,다 능력없는 탓이로다~~~ 얼른 이번거 넘어가고 유쾌한 분위기로 돌아서야지~~ 에공에공 30398번 -55- 98/04/08 17:33 읽음:2339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자자,,잡생각 관두고 밥먹고 마을이나 찾아야지" 얌냠쩝쩝 꼴깍꼴깍~~ 크아아아아아~~~~~!!! 주머니의 빵과 물로 참으로 간소하고도 다이어트적인 식사를 즐기고 있는 아 린의 귀에 익숙한 괴음이 들려왔다. "???" 아린은 소리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우아악~~~사라만더~~~~!" "꾸에에에엑~" 그리고는 개도 아니요 인간도 아닌 것이 불길에 휩쌓여서 비명을 지르고 땅바 닥을 구르고 있었다. 들개인간들이었다. "또 몬스터네. 이번엔 뭐야?" "크르르르릉~~" "크릉" "크르를" "윽, 저건 별로 맛없는데" 아린은 양 손에 불길을 휘감은 채 그의 주위를 포진하고 있는 들개인간들을 천 천히 노려보았다. 기본적으로 개와 다를 바는 없지만 두발로 걸을 수 있다는 점 에서 차이가 조금 나는 이 시대의 대표적 하급 몬스터. 가베인과 같이 다닐 때 가장 자주 만났던 몬스터이기도 한데,, "맞어, 가베인, 잊고 있었네?" "크아아앙~" "에잇 사라만더 카사!~~~~" 사라만더를 보낸 뒤 카사를 뒤이어 보내 두 개체를 허공에서 폭팔시켜 강력한 열폭풍을 만드는 기법. 제법 멋진 폭팔이 일어나는 데다가 효과도 좋고 해서 멋진 이름을 지을려고 아린이 한참 고심했던 그 기술이다. 뭐 아린 딴에는 있는 지식 없는 지식 다 동원 해서 `화룡참'이니 `열파탄'이니 `프레임크래셔' 등등 멋진(?) 이름을 지어볼려 했지만,,, 아시다시피 정령은 어 떻게 움직이는가? 아무리 정령술이 로딩하는 시간이 전무하다고는 해도 일단 이 름은 불러제껴야 튀어나오는 거 아닌가? 결국 저런 식으로 부르는 수밖에 없었 고 폼을 중시하는 아린으로써는 상당히 정령술에 불만을 품게 된 계기이기도 한 데,,,,, 퍼어어어엉~~~ "사라만더 카사!" 퍼어엉~~ "사라만더 카사!" 퍼어엉~~ 퍼엉~~펑~~ "깨갱 깽깽~~" 그리고는 들개인간들은 꼬리를 말고 달아나버렸다. 주위에 자신들의 동료들의 박살난 시체를 남긴채. 아린은 주위를 둘러보며 멀쩡한 고기조각이 있는지 찾 아보기 시작했다. 열폭풍으로 인해 잘 구워진 고기조각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뭐, 몇 개 주워 가자, 육포 남은 것도 얼마 없는데 잘 됐네~~" 맛은 좀 없지만 모험가들에게 음식의 맛을 따지는 것은 사치!!라고 언젠가 읽 은 모험담에서 나왔으니 아린도 자신의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잘 먹어둬야 한다. 잘 구워진 개고기(?)를 씹으면서 아린은 다시금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역시 정령술은 마음에 안 들어. 편하긴 한데 폼이 안 난단 말이야,, 자고로 모험담의 진미는 검사! 음 역시 검을 배워야 하겠는데,,," 아린은 계속 혼잣말을 하며 산길을 걸었다. 미처 지도는 못 가져온 아린이지만 대강의 지리를 들었으니 슬슬 산맥에서 벗어나 마을이 보일 법도 한데,, 반나절을 걸었지만 온통 숲뿐이다. 가베인이 있었으면 길잃을 리는 없을 테지. "우웅, 그동안 가베인을 까맣게 잊고 있었네." 무려 열흘 가까이 함께 지냈으면서 이제서야 가베인을 기억해내는 아린. "잘살겠지 뭐~" 그리고는 다시 뇌리에서 가베인의 존재를 지워버린채 아린은 계속 길을 걸었다. "제대로 된거야?" "일단은 성공. 하지만 이성이 있을지 없을지는 장담못해요." "갑자기 덤빌수도 있으니 조심해 베라." 그리고는 다리오스일행과 키아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새하얀 은발의 미녀가 눈을 떳다. "괜찮으십니까?" 다리오스의 질문이 있었고,, "당신들은?" 은발의 미녀의 힘없는 말소리가 들리자 베라는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던졌다. "지나가는 여행객입니다. 이 마을의 참상에 대해 알고 싶어서요." 다리오스가 뻗어준 손을 잡으며 은발의 미녀는 살며시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리오스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에게 무슨 짓을 한거죠?전 분명히 죽었었는데요." 당황한 다리오스가 입을 열려 했고 베라는 가벼운 손짓으로 다리오스를 저지한 뒤 은발의 미녀에게 말을 걸었다. "죽음을 인정하셨나보군요. 제가 당신을 살렸습니다. 이름을 듣고 싶습니다만." "세리아라고 합니다. 당신은 성직자이신가요?"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가스터가 의아스럽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걸었다. "상당히 차분하군 아가씨. 한번 죽었던 사람치고는 말이야." 그의 말에 세리아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삶에는 미련이 없어요. 이 마을의 참상이라,,말씀드리죠. 제가 아는 한도내에선 무엇이든지." 걷자~걷자~ 하염없이 걷자~~ 헥헥 대며 아린이 본체로 돌아가 날아오르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굳히면서 고개를 넘는 순간, 넓은 논밭이 펼쳐진 평야지대가 아린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을도. "갈등때리네,,왜 하필 지금 마을이 보이는거야?" 저 마을에 도착하면 무엇보다도 우선 지도부터 사리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면서 아린은 발걸음을 빨리 했다. "지도하나 주세요" "여기는 정육점인데요?" "그럼 여기서는 지도를 안 파나요?" "............" 정육점 주인의 설명에 따라 잡화점쪽으로 발길을 옮긴 아린은 거기서야 비로소 리베이드 전국지도를 구입할수 있었다. 그리고 잡화점 주인은 지도 하나를 금화 하나로 팔아먹는 폭리로 인해 즐거워하고 있었다. "여기가 리베이드란 데고. 아 어저께 마을이 사한마을이었구나. 여기는 어드 메냐 음~~~여긴가? 아~아저씨 이곳이 무슨 마을이죠? 차티란이라고요? 음 그 럼 여기네?" 지도를 들고는 중얼중얼 대면서 대로를 걷고 있는 아린, 그러는 아린에게 갑자기 뭔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요 거기 가는 아가씨~~" `어디서 듣던 목소리인데?' 그리고 아린이 목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때,, "어? 당신은?" "어라?" -------------------------------계속--------------------------------------- - 웅와~~제 글을 퍼가시겠다는 분이 계실 줄이야 실로 감격입니다. 더더욱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즐 거워~ 30451번 -56- 98/04/09 23:26 읽음:2356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190은 족히 넘어보이는 건장한 체구,우람한 어깨의 강인한 인상의 한 청년이 아린의 눈에 들어왔다. (옛날에 한번 나온 묘사라고 느끼시는 분은 진정한 초 룡전기의 애독자,있을리도 없는 그분에 대해 감사의 큰절을~~ ^^넙죽~~) "레이크!!" "아린?" 아린의 머리속에 주마등(죽을데도 안 됐는데?)처럼 옛 일이 리로드 되기 시작 했다. 처음 만난 인간이고 아린에게 더 없이 친절했으며 왠 노예상에게 아린 을 홀딱 팔아먹고는 도망가버린 바로 그 놈(^^)이다. "사라만더,,카사,,X10!!!!!!" 아린의 주위에서 불꽃들이 넘실거렸다. "레이크,,아주 반가워,,," (분노마크 삐직!) 아린의 눈에 쌍심지가 돋았다. "마도사?" 레이크는 자신의 바스타드 소드를 뽑아들었다. 뭐 일단 뽑기는 했지만,,, 덤빌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 자신이 무슨 소드 마스터도 아닌데 마도사, 그 것도 주위에서 온통 불꽃이 넘실거리는, 견습마도사도 아닌 정식마도사를 이 길리야 없을테니 말이다. 물론 아린은 마법을 사용하는게 아니지만, 무식한 용병출신이 그게 마법인지 정령술인지 알아볼게 뭔가? 그냥 희안한 기술이면 다 마법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아,,아린,,,뭔가 오해가 있었나봐?그 때일은,,,으악~~~~" 아린의 손에서 뻗어나간 한 줄기 불꽃이 레이크에게로 쏘아졌다. 쾅!!!!! `으헥!' 간신히 피한 레이크는 식은 땀이 등을 따라 주르륵 활강하는 것을 느꼈다. 불꽃이 작열한 부분은 아예 돌가루가 휘날리면서 깊게 파여져 있다. 맞으면 골로 간다! "아린,,잠깐 내 말 좀 들어봐~~오해라니까 그~크억~~" 레이크의 눈앞가득 붉은 빛이 넘쳐흐른다. `아~~정통으로 맞았다. 아버지 어머니,,사랑하는 나의 연인,,아 아직 쏠로 지? 어쨋든 세상이여 이젠 안녕,,,, 이게 왠 개죽음인가,,,,어?' 땅바닥에 보기 흉하게 찌그러져있기는 해도, 온 몸이 화끈거리기는 해도 아 직 살아는 있는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레이크는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사지 멀쩡하다. "뭐가 오해인데?" 레이크는 얼른 고개를 들어 아린을 쳐다보았다. 표정을 살펴봐야,, `워낙 이쁘게 생겨놔서 화내도 귀엽구만..' "아무 말도 못하는거 보니 역시 단순한 거짓말이었군, 사라만더,,," 그리곤 아린의 손에서 또다시 불꽃이 넘실넘실~~ "잠깐~~잠깐~~잠까안~~~~" 아린은 지금 마을주점에 앉아 레이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을 한 복판에서 사투를 벌였으니 아마 밖은 꽤나 시끄러울 것이다. 괜히 마을자경대라도 엇갈리면 귀찮아지니 레이크는 얼른 아린을 끌고 근처 에 있는 주점으로 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레이크는 주위의 시선을 무시한 채 자신의 취할수 있는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아린에게 자신의 오해(?) 를 설명하고 있었고 주점의 손님들은 그런 레이크를 흥미있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좋은 때지~~' `쯧쯧 사내대장부가 저렇게 비굴해서야~~' `저정도 미인이면 난 비굴해도 괜찮겠어 껄껄~~'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가 거슬리긴 했지만 일단은 더 급한 일이 있는 레이크. "그러니까 아린,,나는 진정으로 너를 불쌍히 여겨서 그 주인에게 잠시 의탁하 였던 거야. 나중에야 네가 노예로 팔렸다는 소리를 들었지,,그리고는 구출하 려고 했지만..." 그리고 한숨한번 깊게 내쉰 뒤 맥주한잔 걸쳐 목을 축이고~~ "그때는 이미 네가 팔려버린 후였어..나는 그래서 구출하려 했지,,그런데 너를 사간 사람이 무려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경이었단 말이야. 나같은 평범한 용병은 머리카락 한 올 건드려보질 못 할 사람이니,,후우." 한숨한번, 맥주 한잔. "미안하다..하지만 난 절대 너에게 그런 짓을 하지 않았어. 생각해봐, 내가 너 에게 한번이라도 나쁘게 대한 적 있었니? 그리고 그때 네가 마도사였다는 걸 내가 알았다면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을 거야. 난 선의에서 행한 일이었다구." 아주아주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그리고 억울하다는 표정을 동반한 채 말을 맺으 며 레이크는 슬쩍 아린의 눈치를 보았다. 표정도 많이 풀려있고 무엇보다 아까같은 독기도 상당수 눈에서 사라져있었다. "그랬었구나..그럼 레이크는 상관없는거야?" "그렇다니까" "그럼 나 과실주스나 한잔 더 시켜줘." 자신의 말이 끝나자 레이크가 왜 `휴우'소리를 냈는지 조금 이해가 안간 아린이 었지만 뭐 오해라니까 그냥 넘어가버리기로 했다. "그래그래, 얼다든지 더 시켜 나 돈 많어. 그때 일로도,,아니 아니,," "엥? 무슨 일?" "자자 내가 주스시켜올께~~뭐 먹고 싶은 거 있니?" "배고파" "거엄사아?~~" "웅..오물오물~~왜?" 이 시대의 주점은 곧 대중음식점이자 만남의 장소였다. 저기 동방에 어느 나라 처럼 2차 3차가는 습성이 이 시대에는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저녁으로 나온 스테이크를 입 안 가득히 씹으며 아린은 레이크의 반문에 뭐 잘 못낮냐는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고, "하지만 아린, 넌 마도사잖아?" "아까 그건 정령이야, 마법이 아니고. 와 이 물컹거리는 거 되게 맛있네~~ 레이크 하나 더 시켜줘~~" "주인장,여기 카스타드 푸딩하나 더. 정령사든 마도사든 간에,,,아린 너는,," "무슨 문제 있어?" 아린의 용병이 되겠다는 요구까지는 충분히 이해를 하는 레이크다. 아니 오히 려 환영이다. 마도사든 정령사든간에 아까 보여준 위력이면 어디가든 잘 팔릴테 니,, 근데 검사라니,, "음,,아린, 잠시 이거 한번 들어 봐." 레이크는 자신의 허리에 찬 바스타드 소드를 풀어서 아린에게 건네주었다. 스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검집으로 부터 그 새하얀 검신을 드러보이며 뽑힌 장 검, 아린은 기대에 찬 눈으로 그것을 받아 쥐었고, 휘처엉~~ "우엑~!" 아린은 검을 받아드는 순간 자신의 손목이 휘청하는 것을 느꼈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그게 검의 무게라는거다. 네 가는 팔로 들수 있을거 같아?" 아린은 양손으로 간신히 검자루를 쥔채 위로 조금씩 올려보았다. 휘청휘청하는 게 영 균형이 잡히질 않았다. "이,,이렇게 무거운 거였어?" 힘겨워하는 아린의 표정을 보면서 레이크는 피식 웃으며 한 손으로 자신의 장 검을 받아 쥔뒤 다시 허리에 꽃았다. "이건 무거운 것도 아냐, 원래 한손으로 다루는 거란 말이다. 아린, 넌 마법, 아 정령술이랬나? 하이튼 그걸로도 내가 보기엔 충분히 용병짓 할수 있을텐데 왜 검을 배울려고?" "검사가 더 멋지잖아?" 아린의 말에 레이크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검사가 멋지다라,,아 물론 멋지기야 멋지다마는,,아무래도 칼 휘두르는 거보단 불꽃이 허공을 가르며 쏟아져 내려 장대한 폭팔을 일으키는, 아까 레이크가 맞을 뻔한 그 기술이 일단 레이크 자신의 눈으로 보기에도 훨씬 멋있었다. "어쨋든 난 검사가 될거야." 남은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입안으로 가져가면서 아린이 강한 어조로 말을 맺었고 레이크는 어차피 무슨 상관이냐 싶어서 그냥 식사나 계속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뭐 좋을대로 하렴, 용병되는 건 쉬워, 그냥 용병길드에 가서 명단에 이름 올리 기만 하면 끝이야." "어? 무슨 시험이라던가 테스트같은 것은 없어?" "넌 용병이 무슨 기사단같은 건줄 아냐? 그런게 왜 있어?" "그럼 아무나 용병이 될 수 있겠네?" "물론, 하지만 그런건 상관없어. 어차피 약한 놈은 얼마 못가고 죽어버리니 까." ------------------------------계속--------------------------------------- 근데 카스타드 푸딩이 정말 물컹거립니까? 흑 어떤 영화에서 보고는 참 디게 맛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공포영화이고 푸딩안에 귀 떨어지는 장면이었는데,, 워낙 맛있게들 먹고있어서 그냥 "와 맛있겠다" 란 소리를 내 뱉은 후 동생놈한테 미친 사람 취급을 당했었지요... 아앙~~먹어보구 싶어. 슈퍼마켓에서 파는 것도 아니고,,이건 돈주고도 못 구하니 원 (어차피 돈도 없지만^^) 글구 여러 독자분들의 메일중 공통점이 아린이 너무 착하다랑, 설정이 좀 어색 그리고 중간진행이 어색하다는 거였는데,,앞에 두 가지는 깨달았는데 마지막 부분은 이해가 안 가네용. 저의 안목을 넓혀주셨으면~~ (왜 내가 쓴 글의 내용을 내가 이해못하는 거지T_T) 30465번 -57- 98/04/10 15:06 읽음:2304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레이크는 왜 따라 오는거야?" 밤이 깊었고 아린과 레이크는 주점을 나선 뒤 하룻밤을 묵기 위해 여관을 찾 아가는 중이었다. "너 아는 여관 있어?" "아니." "그럼 나 따라와, 내가 묵고 있는 곳이 있으니." 잠시후 길가를 걷고 있는 아린의 눈에 여관 간판을 단 2층건물이 눈에 들어왔 다.그리곤 -금빛노을-이라고 쓰여진 여관에서 레이크는 발걸음을 멈추었고 둘은 안으로 들어갔다. 레이크는 아무래도 이곳에서 꽤 알려진 듯 했다. 아린과 함께 묵으면서 방을 하나만 주문하자 곧 주인장의 시선이 응큼시레 바뀌는거 보니 말이다. 왜 느닷없이 여관주인이 새끼손가락을 드는 건지 의아한 아린이었지만 역시 신경끄고는 레이크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꼭 검을 배울거냐?" "당연하지" "누구한테 배울건데?" "아 그거야,,,,레이크한테!" 레이크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상황이 어찌되었건 이 천진하고 아름 다운 소년은 더 이상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이젠 강력한 마법 (끝까지 레이크는 정령술을 그냥 마법과 비슷한 무언가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 다)까지 사용하니 어따 써먹어도 써먹을 일이 많을 것이다. 용병에게 있어서 강 한 파트너는 생명보험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아린이 마도사일 때 얘기지,,, "아린,,,네가 내 동료가 된다는 것은 나도 찬성이야. 근데 난 검 쓰는 것은 못 가르쳐주겠는데,,," "왜에?" 아린은 침대에 엎드린 채 다리를 까닥까닥 거리며 턱을 괴고는 레이크를 빤히 바라보았다. 머리도 꽤나 다시 자라서 허리를 덮는 옛 길이만큼은 아니더라도 어깨선을 넘어서고 있었고, 결 좋은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흐트러트리며 침대위 를 뒹굴거리는 아린. 아마도 레이크가 아린의 누드를 본 적이 없었더라면 욕망에 이끌려 한 마리 늑대로 돌변할만한 귀여운 모습이었다. 뭐 그래봤자 결과는 늑대구 이로 끝나겠지만,, `저런 녀석이 남자라니 하늘의 실수로군,저 미모에 저런 순진함이니 여자였다 면,,으으으,,아깝다,,쩝.' "레이크? 무슨 생각해?" "아,,아냐 아무것도,,자자,,일단 아린 네 힘으로는 단검류나 레이피어같은 소 검류밖에 못 들테고,, 난 그런 검 다루는 방법은 모르거든? 달리 내가 아는 사람중 그런 정통적인 검술을 아는 사람도 없구,,자자 그러니까 검사는 포기 해, 내가 봐도 아까 날 죽일뻔한 기술 정말 화려하고 멋지더라.그냥 칼이나 휘두르는 검사가 뭐가 멋져?" "안돼 모험담의 꽃은 한 자루 검을 들고 천하를 오시하는 검사여야 해.물론 그의 손아귀에는 전설의 검인,,에,,뭐 아무거나 그런게 쥐어져 있어야 하고 그리구 정령사는 기술이름을 지을 수가 없어." `얘가 무슨 소리 하고 있는거야?' "그래그래, 지금은 자자. 내일 마저 이야기하고,,으하하함" 레이크는 이제 더 이상 아린의 횡설수설에 신경 끄고 잠이나 자기로 마음 먹었 고 침대에 누워 휙 소리를 내며 이불을 덮는 레이크를 보며 아린도 자신의 베게 를 껴안고 잠을 청했다. " 아니,어떻게 그런 일이,,," "내 눈으로 똑똑히 봤소. 그 마을은 저주를 받은 거야"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되었다. 아직도 단잠에 빠져있는 아린을 놔두고 레 이크는 세면을 하기 위해 1층으로 내려왔고 한참 세수하는 레이크의 귀에 뭔가 돈될만한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용병은 자고로 죽음과 전쟁에 관한 소식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그게 곧 돈이다. 돈. 레이크는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말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았다. 1층 홀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여관주인과 몇몇 상인들이 무언가 열심히 떠 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무슨 이야기들 하십니까?" "오 레이크군, 역시 용병이라 이런 이야기에는 귀가 솔깃하겠구먼,,허허 간밤에는 어땠나? 재미좋아보여?" 여관주인의 농에 레이크는 그냥 피식 웃기만했다. 괜히 그 아이 사실은 남자 인데요,라고 했다가 저 유명한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경처럼 금단의 사랑 에 눈을 떳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보단 저 분의 이야기를 좀 자세히 듣고 싶군요" 레이크의 지목을 받은 갈색머리의 중년상인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꺼냈 다. "이런이런, 또 처음부터 떠들어야 하나? 뭐 목이라도 좀 축일 수 있다면 좋 겠는데 말야." 그 뒤 레이크가 주문한 맥주을 들이킨 뒤 상인은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리베이드와 카르셀쪽을 왔다갔다하는 상인단의 일원이지, 그저께도 그런 이유로 산맥을 넘고 있었어. 원래 사한마을 쪽으로는 아무도 넘어다니지를 않지 워낙 험란하니까 말일쎄. 꿀꺽~ 커 시원하구먼. 그렇지만 우리가 카르셀에 갔을 때 하필 전쟁이 터져버렸더군. 자네들도 알지? 아라스난-카르셀 연합군의 바트란 침공,, 그래서 하난 강유역이 통제되는 바람에 거기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 뭐 날짜 못 지키면 우리같은 상인들은 끝장아닌가? 이 짓해먹을려면 첫째도 둘째도 신 용이니 말일쎄... 하여튼 그렇게 되서 어쩔수 없이 지름길로 오게 됐지. 뭐 몬스터만나면 끝장이었겠 지만 제 시간 못 지키면 어차피 결과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그냥 한번 미친 척해본 거지... 뭐 이번에는 사람수도 대여섯명이고 왠만한 몬스터 정도는 어찌 어찌 이기 겠더라는 거지,,물론 오는 길에도 고생 무지 했네,,아아,,지겨운 표정 짓지 마 이제 본론이니까.. 그래서 사한 마을에 들려서 묵을 생각이었지. 그러고는 한참을 걸어서 마을이 내려 보이는 언덕에 도착했고,,,,왠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더구만,, 마을 사람들이 집을 불태우고 있었어..처음에는 무슨 전염병걸린 집 같은 건줄 알았 지, 그런데,,,그 때였지,,그 불타던 집에서 ?구친게 무엇인거 같나? 짐작이라도 할 수 있겠어?,,,,,그건,,드래곤이었어,,,,마을 일부분을 통채로 뭉개버릴 만큼 거대하 더군,,, 그 크기만으로 나와 내 동료들은 그 자리에 얼어있었어. 그리고 곧 그 드래곤이 입 을 벌리고는,,,무지막지한 불기둥을 뿜어내더군.....그리고 나와 내 동료들은 도망 쳤네. 자신들이 뛸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숲에서 노숙하고는 아침에 다시 그 언덕 을 찾아가보았지. 죽음의 땅이 되어있었어... 새까맣게 타버렸고 생명체라곤 쥐새끼 하나 안 보이더군..에이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무슨 독수리인가? 언덕에서 쥐새끼가 보이게? 아마도 며칠 뒤엔 정식으로 왕실에서 조사단이 내려오겠지. 에고 이야기 끝났네 맥주나 한잔 더 사주면 안 되겠나? 레이크는 그 상인에게 맥주한잔을 더 주문해 준뒤 생각에 잠겼다. 조사단이 내려온다 해도 상대가 드래곤이니 사람을 모집할 거고, 보수도 짭짤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해도 드래곤이니만큼 위험수당도 많이 나올테고,,정말 드래곤이라면야 열심히 도망다녀야겠지만 그건 그때 생각할 일, 레이크는 마음을 굳히고는 일찌감치 길드로 가서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아무래도 보수 높은 일일 테고 경쟁자도 많을 것이니까. 레이크는 잽싸게 자기 방으로 올라가 아린을 깨우며 짐을 챙겼다. "아린, 일어나라. 용병길드로 가자. 어차피 너 길도 모르지? 내가 안내해줄께" ------------------------------계속---------------------------------------- - 쓸 시간 있을때 열심히 써놔야지,, 히힛^^ 비상하는 매가 올라왔군요. 좀 자주 올라오면 좋으련만.. 30497번 -58- 98/04/11 04:10 읽음:2395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용사가 될려면 필수조건이 바로 검술이란 말야! 마법을 배우면 맨날 뒤에서 이런저런 마법 써가면서 고생만 하고 인정도 못 받잖아?" "그,,그러냐?....근데 용사가 되서 뭐랑 싸우실려고?" "당연히 마왕이지!" "저기,,아린. 요즘 세상에 마왕이 어디 있니? 차라리 드래곤 슬레이어를 노 리는게 낫지,,하긴,,어차피 불가능인 점에서는 피장파장이지만,,,,그나마 드래곤은 존재하긴 하잖아? 있지도 않은 마왕보다야 낫지." "그건 드래곤 슬레이어지 용사가 아니잖아?" 대로를 따라 말을 타고 가면서 쉴새없이 수다를 떨고 있는 두 여행객, 바로 아린과 레이크였다. 가베인과는 달리 이 레이크란 양반은 꽤나 이야기하 는 것을 좋아해서 지금 아린과 레이크는 여자들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 다 는 말이 무색하도록 열심히 수다를 떨고 있었다. "무,,무슨 소리냐? 드래곤 슬레이어도 따지고 보면 용사잖아? 사악한 마룡을 해치웠으니 말야. 지금 용사로 명성이 자자한 다리오스 경만 봐도 알잖아?" "말이 돼? 드래곤을 해치우는 그런 악랄한 사람이 어떻게 용사가 돼?" "뭔 소리 하는 건지,,," 아린의 말이 이해가 안 되는 레이크다. 그러나 레이크가 아린이 들어온 모험 담이라는 게 어떤 종류인지 안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아린이 들은 모험담 중에 최후 보스가 드래곤인 모험담은 하나도 없었던 것이 다. 대부분 파멸의 마왕이니 붉은 절망의 마왕이니 푸른 혼돈과 허무의 마왕 이니 (근데 아힌샤르가 과연 라스트 보스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왕시리즈 거나 좀 격이 높으면 사신 혹은 마신, 파괴신등 악신 시리즈였지 마룡,악룡시 리즈는 하나도 없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린에게 인간모험담을 들려 준 이가 누구던가? 바로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이다. 그런 모험담의 끝은 항상 용사의 승리와 라스트 보스의 패배 후 죽음, 게다가 그 라스트 보스란 것들은 대부분 져놓고도 뒤끝 찝찝하게스리 자기는 다시 부활한다느니 저주를 내린다느니 하는 치사한 짓도 마다않는 작자들이 대부분이다. 드래곤 입장에서 그런 글 보면 어디 기분이 좋겠는가? 그런 작품이 인간들에게야 더없는 해피엔딩이겠지만 드래곤한테는 세익스피어 못지 않은 비극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아린은 드래곤이 악역으로 나오는 모험 담이라고는 들어보질 못했었고 당연 저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래그래, 네가 용사가 되든 뭐가 되든 그건 나중일 이고,,당장 어쩔 거냐? 용병짓한대매? 가서 설마 난 검사요~~할 생각이냐?" 레이크의 말에 아린도 조금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일단 검을 배우기는 배워야 겠고 레이크의 장검을 들어보니 도통 휘두를 엄두가 안난다. 레이크나 가베인 같은 몸으로 폴리모프를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일단 한 종족으로 변하면 완전히 그 모습을 마법적으로 지워버려야 하는데, 아린은 그런 것까진 할 줄 모른다. "어디 검술 가르쳐주는데 없나?" "그러니까 네 적성을 살리라니까? 멀쩡히 잘 하는 거 놔두고 왠 검술이냐? 게다가 네 가는 팔로는 어차피 단검이나 레이피어정도밖에 못 휘둘러." "그건 안돼! 단검 휘두르는 용사 봤어? 게다가 전설의 검은 대부분 바스타드 소드거나 뭐 그와 비슷한 거지 단검이나 레이피어는 아니란 말야!" 투덜대고는 있지만 아린의 허리에는 한자루 레이피어가 매어져있었다. 아침에 마을을 떠나면서 무기점에서 금화 5골드 주고 구입한 검이다. 보너스로 지금 아린이 자기 가슴팍에 갈무리해 놓고 있는 단검까지 주길래 꽤나 좋아했었지 만,,, 역시 레이크의 허리에 찬 장검이 은근슬쩍 탐나는 아린이다. "검술 가르쳐주는 데가 없는 건 아니지만,,,아린 너 돈 많냐?" "아니." "그렇겠지. 그럼 포기하고 내 말대로 그 정령술인가 뭔가 하는 마법이나 좀 더 연습해. 검술은 네겐 무리야. 하루 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 용사들도 모험을 겪으면서 강해졌으니까" 레이크는 그냥 힘없이 어깨를 늘어트렸다. 도통 말이 안 먹히니 그냥 포기해 버리자는 생각을 하며 빨리 자기 일이나 처리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굳힌 레이크다. `나참, 마법을 사용할 줄 알면서 저 딴 소릴 하나, 근데 처음 볼때는 마법같 은거 못 쓴 거 같은데.' "아린. 그러고보니 너 나랑 처음 만났을 때는 왜 오크들에게 질질 끌려가고 있었냐? 마도사면서?" "정령사라니까...." "그래그래,,어쨌던간에 그 때 오크들한테 왜 끌려가고 있었던 거냐? 기습당한 거야?" "아 그땐 정령술을 쓸 줄 몰랐거든." "정령술이라는게 한 달만에 그만큼까지 배울 수 있는거야?" "아니 배우는데는 얼마 안 걸려. 한 10초?" 레이크의 멍한 얼굴을 보며 아린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왜?" "야, 내가 너 팔아,,아니아니 나랑 헤어진 다음부터 아린 너 어떻게 지낸 거냐? 도대체 지금 이야기로는 감이 안 잡힌다." "그래서 다리오스 경한테 끌려가서 이오네 공주님 노릇을 했었다 그거냐?" "응, 그러더니 갑자기 날 죽일려고 했어. 나중에 검술익히면 다 죽여버려야지" 한참동안 아린은 자신의 모험담(?)을 레이크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뭐 레이크가 듣기에야 순 끌려다녔던 이야기뿐이지만 아린은 그것마저도 용사가 겪는 시련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듯 해서 그냥 잠자코 듣는 중이다. "헤~잘도 죽이겠다. 그럼 그 소문은 완전히 거짓임이 판명됐구만." "무슨 소문?" "아 소문 두개. 일단 첫 번째로 용맹무비한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브 러프 경이 금단의 사랑에 눈을 떠서 붉은 머리의 미소년과 밤을 지새며 사랑을 나눈다는 소문 하나랑" "음,,사랑을 나눠? 이상하네 사랑을 어떻게 나눠주지?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이 란 거랑 다른 건가?사랑이란 거 눈에도 안 보이고 만질수도 없다던데?" "그런 게 있어, 그리고 두번째로 바트란의 배신설,,네 이야기를 들으니 확실해지 는군 그래,," "뭐야 그건?" "왜 요새 도는 소문 있잖아. 바트란이 배신때려서 각 국의 사절들을 다 붙잡았는 데 그 사절 일행중 전설의 드레곤 슬레이어 플루토랑 북부 최강의 전사라는 게르 헤겐 덕분에 무사했대나? 그리고 아라스난과 카르셀은 바트란의 배신 행위에 대 해 인접국가로써 그 행위를 응징하는 의미에서 바트란을 점령했고 지금 바트란국 은 아라스난과 카르셀의 공동 지배하에 있잖아? 근데 네 말에 의하면...... ..............이 이야기 못 들어봤냐?" 도통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의 아린을 보며 레이크는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말을 이었다. "어쨋든 그건 넘어가고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래서,,,내가 어디까지 얘기했지?" "배에 빵꾸난데 까지." "아 그래서 막 정신이 희미해졌고,,,,,,," -----------------------------계속------------------------------------ 졸리다...오늘은 이만 쓰자..... 히익 새벽 4시네,,, 얼렁 올리고 자야지~~~ 30705번 -59- 98/04/17 18:13 읽음:2337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가베인이라고?" "어? 레이크도 알어?" 한참 아린이 자신의 모험담(?)을 레이크에게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그러는 중 인데 아린의 입에서 정령술을 사용하는 검사 가베인의 이름이 나온 순간 레이크가 펄쩍 뛰면서 놀라는 것이다. "크흐흐,,좀 알고 지내는 편이지,,," 놀라는 걸로 끝나면 상관없는데 입가가 치켜세워지면서 빠드득 소리와 함께 혈관 튀어나오는 손으로 주먹을 꽉 쥐는 레이크, 이마에 분노마크가 삐직! 하고 새겨지는 게 아무리 봐도 만나면 좋게 헤어질 사이는 아닌 듯 하다. 그러나 아린이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위인인가 어디? 그냥 가베인 이름이 나오자 레이크 반응이 격렬해지길래 되게 잘 아는 사인가 보다,,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으음, 아는 사람이었구나,,어쨋든 그래서 가베인이 날 구해주고 으,,뭐더 라 에,,무슨 의사한테 갔는데,," "에르베트겠지.." "그랬나? 몰라 잘 기억은 안나, 어쨋든 거기서 날 치료해주고,,," 그 뒤로도 한참 이야기를 떠들어 대는 아린이었지만 레이크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부분의 대화들을 귓구멍으로 솔솔 흘린 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이 멍청한 레드 드래곤께서 용으로 변해서 드래곤 슬레 이어 다리오스와 싸웠다느니 하는 얘기는 모조리 놓쳐버리고 말았고,,, `가베인, 바트란에 숨어있었다 이거지,, 의외의 곳에서 의외의 사람에게 정 보를 입수하게 되는군, 푸후훗 이래서 세상은 재밌다니깐,,,' 옆에서 아린이 계속 뭐라고 뭐라고 떠들고 있었지만 이미 레이크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레이크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푸른 하늘에 구름 한 조각 두둥실 지나가는게 날씨 한번 끝내준다만은, 레이 크는 지금 날씨감상할 마음이 아니다. `찾았다,,드디어 찾았어,,,' "푸하하하하하!" 레이크는 하늘을 향해 크게 웃어제꼈다. "뭐가 그렇게 웃껴?" "미안,,미안,,별거 아냐,,어? 삐졌어? 에이 용사님이 그런 걸로 삐져서야,," "삐지긴 누가 삐져?" 뚱한 얼굴을 한 아린을 보며 레이크는 쓴 웃음을 지으며 표정을 고치고는 아린을 달래기 시작했다. "자자, 이제 곧 아나스테이드가 보일거야 그 곳에 용병 길드가 있으니까 거기까지는 내가 데려다 줄게. 조금만 더 가면 돼.힘내" "애당초 별로 힘들지도 않았어,," "잘 한다 잘해~~ 이제 어쩔 셈이냐 베라?" "아유, 그렇게 될 줄 몰랐지~~!!!하도 얌전하길래,,," 한적한 대로 가운데에 5필의 말과 5명의 기수들이 보인다. 말들은 얌전히 잘 걷고 있었지만 그 곳에 탄 기수들은 말들 신경사납게스리 계속 투닥투닥 거 리고 있었다. "하필이면 부활의 주문을 써도 왜 [뱀파이어]를 사용한 거야? 어차피 얘기 들을 거만 들으면 도로 해체시킬 거면서!" 플루토의 성난 음성에 베라는 삐질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럼 뭘써? 그 여인을 좀비화 시키랴? 그런 미인을? 난 아름다움을 숭상한 다구,,,그런 예쁜 얼굴이 썩어가는 꼴은 못봐준단 말이야,,,,," "그럼 예쁘게 도로 죽여줬어야(말이 어째^^;;) 될거 아냐? 멀쩡한 사람을,, 아니아니 시체를 뱀파이어로 만들어놨으면 뒷처리도 잘해야지! 이제 어쩔 래?" 횡설수설하는 플루토와 베라를 보면서 가스터는 그냥 쓴 웃음을 짓고 있었고 다리오스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베라의, 도움을 갈구하는 간절한 눈빛을 두 사람은 그냥 무시해버렸고 의외의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베 라에게 다가왔다. "그만하세요 플루토경. 그 분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도 그때는 깜짝 놀랐거든요." "이렇게 된거예요. 그리고 그 아린이란 드래곤은 온 마을을 재로 만들고는 사라졌어요. 저는 보시다시피 죽어있었구요." 죽어있었다는 표현을 아주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하며 이야기를 끝마치는 세 리아를 보며 다리오스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외 나머지 사람은 측은한 표정보다는 단서를 잡았다는 기쁨에 좀더 휩싸여있는 듯 했다.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 않는가? 한 마디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다리오스가 뭐라 할려고 했지만,, "어차피 전 6개월도 못 살 운명이었어요 신경쓰지 마세요 친절한 기사님." 슬프지만 차분한 세리아의 말에 다리오스는 측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이런 가련한 여인을 눈앞에 두고 용잡았다~~라는 기쁨에만 휩싸여있 는 자신의 동료들에 대한 분노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봐요들,,," 그러나 다리오스의 분노는 표출되기도 전에 억제되어버렸다. 옆에서 조용히 있던 키아스란 작자가 바로 다리오스를 가로막아버리고는 다 른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 드래곤과 같이 있던 자는 없던가요?" 그러자 가스터 역시 맞장구를 치며 물었다. "그렇군. 혹시 그 드래곤 곁에 덩치는 어마어마하게 커가지고 인상 더럽게 생긴 검사 하나 있지 않던가?" "네?" 가스터의 질문에 왜 키아스가 의아한 표정이 되어서 고개를 돌리는지 조금 아리송한 다리오스였지만 일단은 하려던 말부터 끝내야 한다. 다리오스는 가 스터를 보며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너무 우리 생각만 하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가스터. 이분은 가족과 친지 들을 잃었어요." "아, 무슨 상관인가? 다리오스 어차피 살아있지도 않은,,아차차차," 황급히 입을 다문 가스터였지만 세리아는 멍청한 여인이 아니다. 세리아는 차분한 어조로 베라에게 질문했다. "저 분의 말씀의 의미는 제가 살아있지 않다는 걸로 들리는군요 무녀님?" 당황하는 베라를 보면서도 세리아는 계속 옅은 미소의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래서 베라는 조금 무뚝뚝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죠. 세리아 양. 전 성직자이긴 하지만 부활의 주문을 사용할 수는 없읍니다. 부활의 주문은 하리에르 여신의 성직자 그것도 고위급은 되어야 사용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레서 저는 당신을 뱀파이어로 부활시 켰읍니다." 그제서야 세리아의 얼굴에 당황의 빛이 지나갔다. "뱀파이어라면.....피를 빨아먹고 사는 흡혈귀 말입니까? 이야기 책에서 자주 나오는?" "맞아요. 이야기책이랑 좀 다르긴 하겠지만,,,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요.." 그리고는 베라는 조용히 오른 손을 모아쥐었다. 이제 들을만한 이야기는 다 들은 셈이다. 키아스나 가스터가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을 하기는 했지만 그 용병이 곁에 있건 없건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닌 터... "미안해요. 세리아 양. 죽음의 문턱에서 불러놓고는 다시 보내버려서,," 베라의 말과 동시에 그녀의 모아쥔 오른 손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오래 살 수도 없었는 걸요. 그런데 제가 지금 뱀파이 어라는 건 제가 살기 위해서는 피를 빨아먹어야 한다는 건가요?" 의외로 담담한 세리아의 말에 베라는 조금 움찔 하더니 곧 가볍게 미소를 지 으며 대답했다. "맞아요. 당신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지는 않으시겠죠." "그렇다면 당신들에게 보여줄 것이 있어요." "젠장 하도 얌전해서 완전히 속았잖아! 아니 그런 마을에 비밀 통로는 왜 있는거야? 누가 거기서 인신매매라도 하고 살았나?" "진정해요 가스터" "진정했는데 도로 생각하게 만들었잖아,,또 혈압오르는구만" -----------------------계속----------------------------------- 이 소설의 주제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대악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모토로 한^^,,그런 것은 아니고요 세리아를 드디어 뱀파이어화 시켰읍니다. 아린을 노리는 여러 적들중 하나이지요. 적은 멋지게 동료는 멍청하게,,가 제가 쓰고 싶은 소설이었는데,, 어째 다리오스 일행이 주인공처럼 되가는 군요--;; 즐통 되시길~~~~ 소설을 올릴 때는 쓰고 싶을 때 가끔 올리고 조회수는 매일 매일 체크한다 이것이 진정한 아마추어 움하하하하하하~~~~~~~ 저런 정신이 나날이 조회수가 떨어지는 원인인 걸까^^ 하지만 조회수 신경 안 쓰는 작가가 세상에 어딨읍니까? 좀 봐주세요^^ (오타조심합시다. 손가락 하나 차이로 초룡전기가 토룡전기가 되더군요 음 ) 30750번 -60- 98/04/18 20:12 읽음:2354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리베이드, 기사도의 나라, 기사도를 제일로 숭상하는 이곳은 그 이유덕 택에 헤이드 6국연합중에서도 치안이 가장 좋은 편이었으며 기사의 수도 가장 많다. 덕분에 기사들의 평균수준은 6국연합,,뭐 바트란을 아라스난 과 카르셀이 꿀꺼덕 해버렸으니 6국연합이라고 부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 만 ,,어쨋든 6국연합중에서도 가장 높아서 라르테아드 산맥 건너의 가이 아네스 제국과도 비등한 수준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기사들의 수준 자체 는 높았지만 소드마스터의 경지까지 오른 자들은 의외로 적은 편이기도 하다. 기사들에 대한우대가 그들의 평균 수준은 높였지만 뼈를 깍는 고행 을 요구하지 않게 된 것이다. 원래 배부르고 등따시면 사람들은 만족하게 마련아닌가? 어쨋거나 현재 레이크와 아린은 리베이드왕국중에서도 3번째로 큰 도시인 아나스테이드에 도착해 있었다. "근데 레이크. 용병길드란 데 꼭 가입을 해야만 용병이 될 수 있는 거야?" 레이크의 뒤를 따르며 아린은 얌전히 말을 몰면서 레이크에게 질문했다. 아린이 왜 말을 탈 수 있는지는 따지지 말자, 그냥 레이크한테 배웠나부 다~~ 라고 넘어가주시면 더더욱 감사하겠다. 다 작가가 무책임한 탓이 니--;; (까먹었단 말입니다,,음) "꼭 그런 건 아니지,,,하지만 길드에 가입하는 편하지 않겠냐? 안 그러면 어디서 일거리를 받을래? 길거리에 우두커니 서서 전 용병이오 의뢰를 하시오~ 라고 써진 푯말이라도 들고 있을래?" "그럴수야 없지만,,," 아린은 천천히 주변을 구경하면서 레이크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교역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라엘과는 달리 이곳의 건물들은 높아봐야 3층이 고 대부분 1~2층 수준이었지만 도시 자체의 크기만큼은 라엘보다도 더 거 대했다. 도시 곳곳에 개천이 흐르고 있었고 개관도 잘 되있었다. 한마디로 볼만한 도시였다. 한참을 말을 타며 주위를 구경하고 있는 아린의 귀에 바람소리와 함께 레 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린~점심~" 휙~소리가 나면서 봉지하나가 아린에게 날아갔다. 퍽!~~ "우갸갸~~잘 좀 던져~아야야" "미안~미안~" "근데 뭐야 이건?" 자신의 안면을 강타한 종이봉지를 풀어본 아린, "뭐긴 뭐냐? 먹을 거다." 레이크는 입에 흰 빵을 하나 물고서는 아린을 보고 있었다. "언제 산 거야?" "구경하느라 내가 빵집 갔다 온 줄도 몰랐군? 너 그러다가 미아 되기 싶상이겠다?" "흐으음" 아린은 살며시 봉지안을 뒤져 호도 머핀을 하나 꺼내 베어물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했다. "ㅇ있네~~" "아린, 난 이제부터 길드에 갖다 올테니까 넌 공원에서 점심이나 먹고 있어." "왜? 나도 가면 안돼?" "넌 아직 길드원이 아니잖아.아무나 함부로 용병이 되게 할 수는 없으 니까.." "전에는 아무나 할 수 있다더니?" "그렇다면 그런 줄 좀 알아라. 나도 설명하기 복잡하단 말이야" 레이크가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아린을 데려다 놓은 곳은 한 공원이 었다. 그래서 아린은 지금 공원 한 귀퉁이 나무로 만들어진 `벤치'라는 긴 의자에 앉아서 레이크가 사다준 빵을 먹어가며 느긋하게 레이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앙~졸리다." 나른~나른~ 화창한 오후, 따스한 햇볕이 얼굴을 간지럽히고 있고 가끔씩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준다. 기분 좋다~ 공원을 걷고 있는 다른 쌍쌍의 인간들을 바라보면서 아린은 나른하게 벤 치에 기대어 햇볕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어?" 어느 순간 아린은 자신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 "잠시 같이 앉아도 될까요?" 긴 검은 머리의 귀여운 소녀가 아린의 눈 앞에 서있었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헐렁한 상의 차림을 한채 생긋 웃는 모습, 아린은 멀뚱히 보고있 다가 얼른 자리를 옆으로 옮겼다. "고마와요~" 보통 소설이었다면 여기서 달콤한 로맨스의 시작이 될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아린의 가슴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린에겐 미모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니말이다. 사실 미에 절대값을 매길 수있다면 아린이 이제껏 만 난 여자들 중 아린보다 예쁜 여자 하나도 없다. 게다가 아린은 드래곤이 다. 게다가 새끼,,도저히 러브 신이나 서비스 신을 넣을 수가 없다 흑흑,, ,(아린이 당하는 거면 또 모르지만 그 글 썼다간 바로 나우에서 매장당할 테니,,, 뭐 내심 쓰고 싶기도 하지만^^;;;) "아뇨 뭘," 덤덤하게 대답하고는 아린은 다시 햇볕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금화 300은 줘야 해. 당신이 원하는 조건이 이보다 더 잘맞는 애도 없어" "그래도 300은 너무 비싼 거 아닌가. 250"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을텐데, 아마 기한이 1주일도 안남았지? 300." "하지만 자네한테 말고 그 아이한테도 또 줘야 하잖아?" "착수금만 줘놔, 어차피 용병일은 아나도 모르는 애야. 그러니까 300" "죽어도 300은 받아야겠다는 건가, 준다 줘.옛다" 철그렁~~ "원래 500은 부를 생각이었다가 300으로 깍은 거야 성공하면 5배도 넘게 벌거면서 째째하게 굴지좀 말라고, 졸트씨.길드연합장이면 통도 좀 커 야지." "레이크 너같은 놈만 없으면 나도 통 커질거다. 악착같이 긁어가는군 그래." "난 정당한 댓가를 받는 것 뿐이야. 조금만 기다려. 그아이를 데리고 오지." "잠깐~잠깐,,그 아이는 그 아이고 자네 일은 안 맡을 생각인가?" "의뢰 들어 온거라도 있나?" "비싼 거야." "위험하다는 소리로군. 뭔데? 호위냐 암살이냐?" "사냥,,에 가깝겠군. 흡혈귀를 퇴치해달래.. 자신있어?" "흡혈귀? 말로는 많이 들었어도 퇴치하는 건 모르는데." "일단 흡혈귀는 양파냄새니 십자가니 성수니 이 딴거 안 통하니까 착각하 지 말고 자기 능력 따져서 의뢰를 맡든지 말든지 해."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한거야?" "있다." "맡는다 그럼." ------------------------------계속---------------------------------------- -- 환타지 소설 게시판 번호 #13 /16 날짜 1998년9월15일(화요일) 16:33:37 E-mail joo84@hotmail.com 이름 이주훈 제목 [나우]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61-70회 원문 답변 30881번 -61- 98/04/22 03:04 읽음:2408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새근~새근~음냐~~~~" 따뜻한 벤치에 기대 어느새 졸아버린 아린, "자기야아~~여기야아~~" 한참 졸고 있던 아린은 자신의 좌측 상단부에서 들려오는 실로 간드러지다 못해 소름끼치기까지 하는 요사스러운 목소리에 잠을 깨버렸다. `으힉~뭐야?' 그리고 아린은 그 목소리의 발생지인 소녀가 한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밝게 웃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전에 아린 옆에 와서 앉아 있었던 소녀다. 왠 19~20세 쯤 보이는 평범한 청년이 얼굴 가득히 웃음을 띄면서 소녀에게 로 다가왔고 둘은 팔짱을 낀채 실실거리며 공원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뭐하는 거지?' 아린은 얌전히 두 손을 무릎위에다 올리고는 벤치에 앉아 두 남녀의 작태(?) 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작태라봤자 뭐 엄청 대단한 짓을 한 건 아니고 그 냥 걷고 있는 것 뿐이었다. (공원에서 엄청 대단한 짓을 할 수도 없겠지만,, 그러고 보니 요즘은 하기도 하나?) 무슨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무슨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둘이 철썩 들러붙어서 공원 안을 서성대는 것 뿐이다. 그런데 뭐가 저리도 재밌는지 둘의 얼굴에 미소가 가시질 않아 보였다. 간간히 꺄르르 하는 웃음소리도 들려왔고,,,, 그러고 보니 저 두사람 외에도 공원안에 비슷한 인간들이 꽤 보인다는 걸 아린은 깨달았다. "되게 재밌어보이네?" 도저히 재밌어보이지 않는 짓인데 표정은 그게 아니다. 눈앞에 무슨 보물 이라도 챙겨놓은 양 싱글벙글대는 사람들을 보며 아린은 그냥 멍하니 보고 만 있었다. 이해가 안 가는 건 나중에 레이크한테 물어보면 될테니까~~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린, "그건 그렇고 레이크 이 인간 정말 안 오네~~." 벌써 해가 서산을 넘어가는데 이놈의 레이크는 왜 이리도 안 오는가? 아린은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용병의뢰소는 왠만큼 큰 도시라면 대부분 퍼져있게 마련이다. 뭐 하는 일 이래야 의뢰받아다가 용병 연결시켜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니 집 평수 많이 차지할 일도 없고 인건비 많이 나갈 일도 없으니 조그만 사무실에 책상 하 나 의자 하나만 달랑 갔다 놓으면 끝나는 밑천 안드는 직업인 탓이 클 것 이다. 물론 아무나 할 수는 없음은 물론이다. 이 점은 가장 원초적인 문제를 따져봐도 분명하다. 일단 아는 용병이 있어야 연결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초반기 에는 전직 용병들이 주로 운영했었다고 한다. 용병들 입장에서도 쉽게 의뢰를 받고 또 보수를 좀 더 확실하게 챙길 수 있으니 굳이 꺼려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의뢰소가 점점 뭉치면서 결국은 조합의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것이 바로 길드였다. 이 곳 아나스테이드의 용병 길드도 그런 곳 중의 하나였고 레이크는 지금 그 아나스테이드 길드장 졸트 파틴의 멱살을 잡은 채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농담하는 거야? 이건 미끼잖아!" "케ィ~~야 임마~~이것 좀 놔~~" "미안,,어쨌든,, 이런 일로 붉은 머리의 소년을 찾는다고 한 거냐? 젠장,, 어쩐지 값이 후하더군. 나중에 뒷 탈 생기면 어쩔래?" "뒷 탈이 안 생길만한 애를 찾을려니까 그렇게 비싸지! 안 그러면 왜 그렇 게 많이 주겠어? 내가 무능해서 여지껏 붉은 머리소년 하나 못 찾은 줄 알 았냐?몽땅 다 뒤집어 씌울려면 그 붉은 머리소년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 어야 한단 말이다" 레이크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어 보았다. 생각해보니 아린이랑 자신은 아무 상관 도 없다. 굳이 자신이 화를 낼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랬군,,,500내라." "........날강도 놈." "내가 알고 있는 애는 네가 말하는 조건에 충족 될거다. 게다가 미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고.. 어쨋거나 뒷 탈은 없을거야. 가출한 놈이거든." "가출? 그럼 더 위험하잖아? 귀족집 아들이면 어쩔려고?" "네가 만나보면 알거다. 절대 귀족집 아들 아니야. 뭔가 나사 하나 빠진 놈이 거든 키킥~~노예로 팔아먹어도 뒷탈없었으니까 그건 그렇고,,난 이로써 두 번째 팔아먹는 건가?" "엥?" "별말 아냐. 자세한 서류나 줘. 검토해 보게" 찰그렁~찰그렁~ 레이크는 묵직한 금화 자루를 한번 흔들어보고는 내심 즐거 웠다. 원래는 아린의 정령술을 이용해먹어볼까 해서 데리고 다닌 건데 저 아이는 무슨 행운의 여신이라도 되는지 써먹는 족족 한 밑천 잡는 일만 생긴다. 아린 팔아먹고 챙긴 돈이 금화 300, 이번에 또 팔아먹어서 500 도합 800 그 것도 레이크 자신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정말 남는 장사 아닌가? 며칠전에 바베큐가 될 뻔한 기억이 잠시 레이크의 뇌리에 스쳤지만 묵직한 돈주머니의 중량감은 그 일을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졸트가 꺼내온 서류를 검토해보던 레이크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거 아린이 살아 남을 가능성이 없잖아?" "호오..그 애 이름이 아린인가?" "그렇대, 나도 이름 외에는 아는 것 없다." "그런데 그 아이가 네 말대로 따를 꺼라고 확신하는 건가? "그럴 껄, 뭔가 좀 어수룩한 놈이거든, 써먹기 딱 좋지" "악랄한 놈, 그러다가 너 벌 받는다." "헤~그럴 거면 나보다 더 악랄한 놈들 더 많다. 내 눈앞에도 하나 있고,,그 놈 들도 멀쩡한데 내가 왜?" "사람 면전에서 그런 소리 하냐 쓰읍,," 천천히 서류를 품에 갈무리하고는 레이크는 책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린의 일에 대한 서류와 함께 졸트는 흡혈귀에 대한 조사서류도 함께 레이크에 게 건네주었고 두 서류를 챙기던 레이크는 그제서야 자신이 이곳에 왔던 원래 목 적을 기억해냈다. "아차, 졸트 그러고보니 다른 일거리도 있을 텐데?" "무슨 일거리?" "이곳으로 오다가 들은 게 있지. 아마도 드래곤에 관련 된 일로 조사단 같은게 파견되었을 텐데? 내가 잘못 짚었나?" "있었어." "지금은 없다는 소리냐? 그새 그 일을 맡아간 놈이 있었어? 빠르군,," "자네도 들으면 놀랄 걸? 3년 전에 사라진 폭풍의 가베인이 다시 나타났어" 졸트는 말을 하다 말고는 입을 다물었다. 레이크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것 이다. 레이크의 입에서 희열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가베인,,가베인이란 말이지~~~" "가베인이랑 무슨 일이라고 있나?" "그런게 있어,,,크크크크 평생의 행운을 요즘 다 쓰는 건가 나는,,,정말 그 아이는 행운의 여신인지도 모르겠군 크하하하." "뭔지는 모르지만 조심하게. 비록 3년간 소식이 없기는 했지만 그자는 이 세계에 선 전설이나 마찬가지야.." 아린은 지금 조그마한 나무 덤불 뒤에 숨어있었다.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는~~그런 어둑어둑한 그늘에서 왠 인간남자 하 나와 인간 여자 하나가 신기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을 구경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음,,뭐하는 걸까,,막 둘이서 입을 맞대고는 뭉개고있네,,얼라? 옷은 왜 벗기지?' (어느 시대, 어느 세계이든 남자는 다 늑대라는 점이 강조하고 싶어진다.그럼 필자 는?에이 난 착한 걸^^;;) 물론 아린은 어디까지나 순수한 탐구심의 발동으로 인한 행동이라는 것을 독자여러? ? 께서는 잊으시면 아니 되겠다마는,,, 지금 아린의 꼴은 딱 변태,,그것도 상변태였다. "거기서 뭐하니?" "으힉!" "윽!" "꺄악!" 동시에 3가지 비명이 터져나왔다. -----------------------------계속----------------------------------------- 점점 소설이 늘어지는 군요. 하지만 뭐 이 세계는 워낙 평화로와서 다른 환타지 소설 처럼 굉장한 모험을 하지는 않을 거,,같죠? 하지만 굉장한 모험을 안 시키고 재미있게 쓸려면 무지하게 힘듭니다. (굉장한 모험을 시켜도 그다지 재미없겠지만--;;) 결국 일을 저지를 인간이 하나 필요한데,,,으으으으~~~~ 아 그리고 제 소설에서 다리오스 일행은 두말할 필요없 는 최강급!!!입니다 인간이라는 종족을 놓고 볼때 다리오스나 플루토를 이길 검사는 5손가락 안에 꼽 혀요. 가베인이 쪽팔리게 한 큐에 날아갔다고 해서 병신같은 노옴~~이라고는 생각치 말아주시길-_-;; 그럼 즐통되시구~~~이런 잡설까지 봐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친구 놈 하나가 제글을 보고는 너 이런 재미없는 글 왜 시간 버려가면서 쓰냐? 라고 묻더군요. 뭐 대답이 길지는 않았읍니다. "심심해서 쓴다 X끼야~" 31274번 -62- 98/05/03 08:58 읽음:2266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와우, 경치 죽이는군' 룰룰루~~레이크는 새삼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이 소년을 행운의 여신이 거나 적어도 그녀와 인척관계가 있는 무언가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얼마나 행운인가! 굴러먹던 용병인 그도 이런 싱싱한 영계들의 생생한 라이브 현장은 목격하질 못했었지,,음,,, 그러나 진도는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고 (당연한 것 아닌가?) 레이크는 아쉬운 한숨을 쉬어야 했다. (거봐 남잔 다 늑대라니까) 두 남녀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사라졌다. 처음부터 머쓱한 표정을 지었을 리야 없지 않은가? 당연히 남자쪽이 뭐라 한 마디 할려고 레이크를 째려보 았지만 (야린다 라는 저속한 표현도 있다고 한다) 레이크의 덩치와 그의 허 리에 매여진 바스타드 소드는 그 남자로 하여금 차분한 판단의 기회를 내려 주었다. 레이크는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는 두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아린을 부르지 않았더라면 좀더 끝내주는 장면들이 많았을텐데 아아 굴러들어온 복을 찾구나~~라고 레이크는 한탄하며 아린의 손목을 잡고 는 말들을 매어놓은 여관으로 끌고 가며 입을 열었다. "너 거기서 뭐한거야?" "레이크" "응?" "왜 입을 맞대고 뭉개는 거지?" "푸에에엑~~" 레이크는 입안에 든 맥주를 도로 컵안에 담는 묘기를 한 차례 연출한 뒤 벙 찐 표정으로 아린을 바라보았다. "저기,,뭐라고?" "왜 입을 맞대고 뭉개냐고,," "음 그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아린 너한테 감탄했다." "엉?" 레이크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고는 자신의 내용물이 담긴 (그래봐야 목구멍으로 안 넘겼으니 아밀라아제가 좀 섞인 맥주겠지만) 맥주잔을 치우고 는 다시 한잔 주문한 뒤 아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키스하는 거 보고 그러는 거냐?" "음 그게 키스라는 거구나,,," 지금 이순간 아린의 오랜 궁금증이 풀렸다. 모험담에서 용사한테 구출된 공주 가 거의 100이면 100 `키스를 했다'고 적혀있었지만, 그 키스란게 뭔지는 전혀 안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왜 그런 거가지고 칼슈타인님이 안 가르쳐줬지?' "왜 그런 짓을 하는데?" 순간 레이크는 장난기가 돌았다. "자신에게 신경써주는 사람에게 답례의 표시로 하는 거야." "음,,그럼 난 레이크한테 키스해야 돼나?" "그럼 그럼,,자 이리 와,,이히히히" 퍽!!~~~ 그리고 레이크는 뒤통수로부터 여관주인의 강렬한 맥주잔의 일격을 받을 수 있 었다. "이 양반아~술이나 마셔 미성년자 희롱하지 말고~" "축하한다. 너 용병하래.좋지?" "그럼 난 용병인 거야? 왠지 너무 쉽게 용병이 되니까 이상해." "네 붉은 머리에 감사해. 덤으로 검술도 배울 수 있을 거야." 아린은 레이크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말에 두서가 없으니 헷갈린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 "자 정리해줄께. 넌 용병이고 용병이니까 의뢰를 받아야지. 그리고 너한테 의뢰가 있어. 가면서 설명해줄께." "그럼 검술이란 건?" ---------------------------------------------------------------------- "어서오세요. 아린군. 참으로 아름다운 얼굴이군요.그 쪽에 앉으세요" "아..네,," 아린은 천천히 그의 눈앞에 있는 노부인의 말에 따라 방 한쪽에 위치해 있는 소파에 가볍게 앉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품위있는 방안에 놓여 있는 여러 장 식들을 보면서 아린은 얌전히 하녀가 내온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노부인 의 말을 경청했다. (설탕을 넣어야 한다는 걸 몰랐기에 마시느라 꽤 고역을 치뤘다) "그럼 우리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규칙을 읽어보도록 하세요." 그러면서 노부인은 한 장의 종이를 아린의 앞으로 내보였고 아린을 그 종이를 받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뭐 이거 하지마라 저거 하지 마라 말들이 잔뜩 쓰여 있는 종이였지만 읽으라고 했지 외우라고는 안 했으므로 아린은 한번 대 충 읽고는 노부인에게 말했다. "다 읽었는데요." "서류를 저에게 주신 뒤 스칼라를 따라가세요 방을 안내해드릴 겁니다." 스칼라라고 자신을 소개한 하녀가 아린을 불렀다. "저를 따라오세요" 레이크는 여관에 도착하자마자 아린에게 말했었다. "어때 간단하지? 넌 그냥 그 아카데미에 입학하기만 하면 되는거야. 그리 고는 나중에 내가 시키는 일 한 가지만 하면 되는 거지. 게다가 거기 들 어가면 네가 배우고 싶어하던 검술도 배울수 있어." "샤이하드 아카데미? 뭐하는 덴데?" "일종의 기사양성소야. 뭐 전부 귀족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평민도 가끔 있으니까 안심하라고." "기사양성소? 검술 가르쳐주겠네?" "좋지? 그럼 넌 거기 들어가서 시키는 대로 착실하게 가르쳐주는 거 배우 다가 나중에 내가 너한테 일을 하나 시킬꺼야. 그것만 해주면 돼." "무슨 일?" "그건 지금 말 못하고 어쨌든 넌 이제부터 대부호 아스란의 아들인 아린 아슬란이다. 잊지마 아린 아슬란." "그럼 난 뭘 해야 한다는 거야?" "아무것도 안해,,,그냥 거기 입학해서 그 쪽에서 시키는 대로 해. 그게 임무 야." "이곳입니다 아린님." 스칼라의 말에 정신이 든 아린은 얼른 고맙다는 말을 하며 방문을 열었다. "어~~?" 흰 색의 벽으로 이루어진 작은 방에 검소한 침대와 가구 몇가지가 놓여진 평범한 방, 그리고 두 침대중의 하나에 걸터앉아 책을 보던 한 소년의 얼 빠진 목소리가 아린의 귓가에 들려왔다. "저기,,,여자잖아요?" "남자분이십니다. 그럼 저는 이만." "자,,잠깐만,,," 소년의 어리벙벙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스칼라는 절도있는 동작으로 신속 정확하게 방문을 나서 버렸고 그 소년은 자신의 표정을 유지한 채 아린 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소년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존재의 1차적 관찰 을 시작했다. `일단 크고 귀여운 눈망울, 게다가 붉은 눈동자에 붉은 머리칼, 피부는 깨끗하다 못해 새하얗기 까지 하고,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오는 데다가 어깨도 좁고,,허리는 한손에 잡힐 듯한데 그나마 가슴이 절벽이라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아차차 남자랬지? 그럼 절벽인건 당연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읊은 프로필은 대중소설에 흔히 나오는 경국지색 의 여인들에 대한 묘사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 드는데,,,뭐 여자라면 꿀릴 것도 없겠지만,,,가슴 빼고는 남자란 걸 어필할 부분이 하나도 없는 놈 이잖아?' "안녕?" "으응,,안녕. 아린은 짐을 들고는 멍하니 서서 자신을 보며 눈을 굴리는 소년을 바라보 았다. 잘생기지도 이쁘지도 터프하지도 그렇다고 못생기지도 추하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평.범.해보이는 인상의 검은 머리의 소년이 아린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항상 잘생기거나 (다리오스) 예쁘거나 (아린 본인을 포함하여 여러 여성 들에다가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랑가 모르겠지만 노예시장의 꽃돌이들) 터프하거나 (가베인이나 레이크) 하는 사람들만 만나온 아린으로서는 상당 히 신선한 느낌이었을지도,,, 뭐 그외의 사람들은 못생겼다거나 추하다는 소리는 아니였지만,,,사실 평범하 게 생기기도 의외로 어려운 법이다. "이름은 아린 아슬란, 나이 16세 오늘부터 이 아카데미 학생이 되었는 데,,," "아,,나는 지하드 라슨, 나이는 17세이구,,,응,,으,,,만나서 반가워.." 아린의 미모는 이 순진한 소년의 말을 더듬게 하기에 충분했던거 같다. 샤이하드 아카데미, 원래는 일종의 학술 연구기관으로 마법과 약학, 의학, 법학 순수과학 등등을 연구하고 또 가르치는 학교비슷한 곳이었지만 리베이드의 기사도 우대 풍조는 이곳을 기사양성를 최우선으로 하는 종합대학 비슷한 곳으로 바꾸어 버렸고 그래서 지금의 샤이하드 아카데미는 원래의 취지와는 벗어난 기사와 마도 사 양성소가 되어버렸다. 이 기사 양성소라는 것 역시 리베이드만의 독특한 구조였다. 다른 국가나 저 멀리 가이아네스 제국은 마법학교같은 것은 있을지 몰라도 기사학교라는 것은 존재하질 않는다. 사실 기사라는 것은 직위이다. 직위에 걸맞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함 은 물론이지만 그런 힘을 못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당장 기사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 리베이드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그 유래가 없는 기사직위시 험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시험쳐서 기사가 된다는 얘기다. 덕분에 몰락기사니 타락기사니 (음 일본의 사무라이 같군요--;;)하는 종자들도 다 른 국가에는 꽤 있지만,,적어도 리베이드만큼은 없었다. 인간성이야 어찌 돼었던 적어도 능력만큼은 기사에 합당한 사람들로만 모여있는 것이다. 비록 왕자라 할지라도 시험에 떨어지면 기사자리는 꿈도 못 꾸는 곳이 이 곳 리베이 드였다. 아니 왕자는 더 잔인하다. 기사의 자질이 없으면 왕자자리마저 뺏긴다. 그래서 이곳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했다. -------------------------------------------------------------------------- --- 지금 아린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팔이 저려왔다. 마치 천근과도 같은 무게가 그의 팔을 압박하고 있었다. 점점 몸이 지쳐간다. `이것이 검사가 되기 위한 시련인 걸까,,,' 아린은 자신의 생각이 안일했음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모험담에서 볼때야 용사 가 겪는 시련이 멋져보이겠지만 직접 당해보라, 이만 갈릴 뿐일 것이다. (필자도 직 접 안 당해봐서 모르겠다.) 아린은 점점 자신의 팔이 내려가고 있는걸 깨달았다. 힘들다! "아린군 제대로 못하나! 이번에도 쏟으면 다음에는 두 통을 들고있게 하겠네!" 발렌슈타인 경의 목소리이다. 그럴 수야 없지,,아린은 팔에 힘을 주고는 다시 물이 가득 담긴 양동이를 머리위로 올렸다. 정말 후회막심이다. `조금만 일찍 일어났으면 지각 안하는 건데,,,' 아린은 자신의 팔을 주무르며 눈쌀을 찌푸리고 있었다. 에고고,,다 늦잠탓이니라,, 덕분에 첫 수업부터 당당히 늦어버린 아린은 자신과 동년배로 보이는 소년들이 땀 흘리며 검을 휘두르는 동안 땀흘리며 물이 가득 든 양동이를 들고 서있어야 했다. 기품있는 귀족집안의 자제들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저런 몰상식한 벌을 누가 생각해 냈는지 정말 의아스럽다는 것이 훈련교관 발렌슈타인 경의 입장이었지만 어쨋든 규칙은 규칙인지라 아린은 한시간동안 물양동이를 들고 서 있었다. 사실 수업에 늦는 사람들은 거의 없기도 했지만,,,(빠졌으면 빠졌지) "아린 괜찮아?" 지하드가 따뜻한 말투로 아린에게 말을 걸었다. 대부호의 아들로써 평민이라는 지위 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곳에 들어왔다는 소년, 아린 역시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고 알고 있어서인지 지하드는 꽤 친절한 태도로 아린을 대했다. 단지 친절하기는 한데 좀 건망증이 심해서 오늘 아침도 아린을 안 깨운채 휭하니 혼 자 연무장으로 나가버리기는 했지만,,,, 절대 고의는 아니었다. "아니" "음 노골적으로 솔직한 대답이긴 한데,,,그런 경우에는 좀 피곤해도 아냐,,괜찮아 라고 하는게 정상아닌가?" 지하드는 살살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사실 좀 미안한 감도 없지 않아서 얼렁뚱땅 넘기고 싶은데 어째 이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년은 화가 나있는 모양이다. 하긴 아침에 안 깨워준데다가 전날 저녁에 미리 말도 안 해줬으니,,, 그러나 아린은 진지하게 다음 질문을 던짐으로써 지하드를 당황하게 했다. "왜?" --------------------------계속----------------------------------------- 오랜만에 인사올립니다 드래곤 라자의 휴유증으로 글쓸 맛이 안났었읍니다 음 왠지 섭섭~~하군요 31275번 -63- 98/05/03 08:58 읽음:2234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왜,,라니?" 지하드는 멍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뭐가 왜?,,,라는 거야?" "팔이 아픈데, 안 괜찮은데 왜 괜찮다,,라고 해야하는 거야?" 아린의 표정은 화난 표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하드는 더 당혹스러워졌다. "아 그거야,,남들 다 그러니까,,아 그게,," "이해가 안 돼." "응,,몰라 하지만 사람들은 다 그러잖아? 아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거겠지 뭐,,," "음,,그럼 지하드 너는 나를 걱정한 거야?" 아린의 말에 지하드는 표피가 곤두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닭살이 돋았다는 얘기다. "그런 걸 굳이 말을 해야 돼냐?" "음,,그럼 나를 신경써주는 거야?" 높이 20여M,넓이50평방미터의 도옴 형식의 건물, 바로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제2연무장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 대략 20여명의 소년들이 저마다 무언가 대 화들을 나누고 있었다. 바로 새로 들어온 신입생에 관한 이야기였다. 뭐 여기가 나이대로 들어오는 곳도 아니고 언제 신입생이 들어와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곳이지만, 그 신입생이 아무리 뜯어봐도 남자로 안 보이는 청순가련순진천진난만형의 미소년이라면 이야기거리가 되고도 남는다. 물론 대부분의 화제라봤자,, A집안 자제분 A' :아깝군 여자였다면 ,,,, B집안 자제분 B' :아깝군 여자였다면,,,, C집안 자제분 C' :아깝군 여자였,,, D집안 자제분 D' :아깝군 여,, .................................................................. 이런 정도였지만,,,,,,,,,,,,,,,, 애당초 귀족집안의 자제들인 그들이 별 신경쓸 존재들은 아닌 것이다. 이 곳 샤이하드 아카데미는 원칙적으로 귀족들만 입학이 가능하지만 두 가지 예외가 존재했다. 바로 마도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과 평민중 샤이하드 아카데미에 거액의 기부 금을 내고 아들을 입학 시키는 기부금 입학이 그것이었다. 마도사야 그 어려운 마법적 계산을 해낸다는 것부터 평범한 인종이 아니니 사람 가릴 필요가 없었고 상업으로 성공한 평민대부호들의 기부금은 귀족들 에게도 꽤 이득이 되었기 때문에 별 반대가 있지를 않았다. 그리고 다른 곳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평민이라고 무시하거나 하질 않았다. 그렇다고 귀족들 자신과 동등하게 대하는 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높은 위치에서 관대하게 내려보는 것이라고나 할까? 평민은 귀족들에게 봉사하고 귀족들은 평민들을 보살필 의무가 있다,,,라는 것이 통칙으로 되어있었다. 뛰어난 평민출신 기사가 나온다면 그를 시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견스럽게 바 라보는 것이었다. 마치 아들이 출세한 것을 바라보는 부모처럼,,, ------------------------------------------------------------------------ 지하드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으음,,,신경써주는 거라니,,,야,,그런 말을 어떻게 막 하냐? 부끄럽게시리,," "왜 부끄러운데?" `미치겠네,,뭐야 얘는,,,' 같은 룸메이트라 잘 지내고 싶었는데 왠지 쉬울거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지 하드의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래,,그래,,신경써준 거다,,쳇 생색내는 거 같네,," "생색?" "그만 좀 해라,,하이고,,," "생색이 뭔데?" "몰라서 묻는거냐?" "응" `뭐 이런 애가 다 있냐?' 지하드는 포기하고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이 소년을 세상에서 제일 무식한 소년으 로 단정짓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틀린 것은 아니지만,,어찌 됐건 현재 세상에서 제 일 무식한 드래곤임에는 틀림없으니 말이다. (현재 성인이 아닌 드래곤은 아린과 블랙 드래곤족 중에 한 명을 제외하고는 하나도 없다) "자 아린군, 잘 들어요,,내가 생색낸다라고 한 것은 신경써준 다음 대가를 받고 싶어서 티를 내는 걸 말합니다. 또 궁금하신 점은?" "아 그런 거구나" "용하다. 나도 이해가 안 가는데 용케 이해는 한 모양이네?" "그럼 답례의 표시를 해야겠네?" "네 마음대로 해라." 그리고,,지하드는 아린의 붉은 눈동자가 갑자기 커지는 기현상을 목격했다. 아린의 가느다란 두 팔이 지하드의 목을 감싸안았다. 아린의 붉은 머리결이 지하드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리고,,,,그와 동시에,, 지하드의 입술에 촉촉하고 따스한 무언가가 와닿는 것이 느껴졌,,, "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연무장에 있던 기사후보생 일동. 지하드 라슨의 잊지못할 첫 키스였다 (아암~~잊을리가 없지^_^) "지하드군은 어디 있나?"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발렌슈타인 경은 이 박력넘치는 그의 제자들의 태도에 잠시 얼이 빠졌다. 감히 기사이자 그들의 스승인 자신 앞에서 이렇게 몰상식하게 웃어제낀단 말 인가? 그리고 유일하게 웃지않는 기사후보생,,아린 아슬란군을 보며 아까 가졌던 대책없는 학생이라는 생각을 잠시 수정하는 발렌슈타인 경,, "내 앞에서 이런 몰상식한 태도를 보였을 경우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그게 말이죠,,," 웃던 학생중 한명이 간신히 입을 열었고,, 그리고 제1연무장에서 수업을 끝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기사후보생들은 근엄하기로 유명한 기사 발렌슈타인 경이 그의 제자들과 같이 낄낄대는 모습 을 보며 충격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이해를 못한 채 멍하니 서있는 아린은 소외감이라는 새로운 감정 을 맛보는 중이었다. 그리고,,,오늘의 불행의 주역 지하드군은 숲속의 공터에 홀로 앉아 풀피리를 불고 있었다. 삘릴리~~삘릴리~~~ 삘릴릴리~~~ -----------------------------계속--------------------------------------- 으하하 서비스 신으로 키스신을 너었음,,퍼버버벅~~~~으아악 전 변태아닙니다. 아린도 변태아니구여. 무식은 죄가 아니지용^^ 이 소설은 학원물이 아니옵니다. 어디까지나 환타지~~환타지`~ (아린이 당하는 걸 한번 집어넣어 봐??^_^) 31395번 -64- 98/05/05 10:33 읽음:2191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슬슬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 안듭니까?" "포기는 무슨! 이 정도 노력도 투자치 않고 어찌 댓가를 바라겠는가?" "거참 무슨 몰이사냥 하는 것도 아니고,,,도망다니는 드래곤을 무슨 재주 로 잡는 단 말입니까?" "그 드래곤이 도망다니는 건 아니잖아,,그쪽은 우리가 ?는 줄도 모를걸 뭘,," 리베이드의 3대 도시중 하나인 아나스테이드, 그리고 그 도시안에 무수히 산재해 있는 주점중 한 곳에서 5인의 인물들이 모여서 열띤 토론의 장을 펼치고 있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기는 좀 아쉽지 않은가? 다리오스." "나랏일도 바쁩니다. 카르셀의 전력의 절반을 끌고다니시는 분이라면 좀 생각이 있으셔야 할텐데요!" "아 그럼 걱정되는 사람들은 돌아가면 되질 않나? 내가 언제 끌고 다녔어? 그리고 카르셀의 절반의 전력? 그렇게 대단했나 우리가? 하하,,"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에요 가스터." 그렇지,,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다. 카르셀의 중추부 중에서도 핵심인 4사람 이니,, 그러는 그들을 보며 플루토는 조용히 맥주만 마시고 있었고,,(플루 토 성격으로 볼 때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원래 애들은 입에 뭘 넣어주면 조용한 법^^) 곁에서 안주나 조금 집어먹으면서 한창 말싸움중인 두 사람을 보는 베라와 키아스가 있었다. 그 둘의 말싸움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키아스와는 달리 베라는 그 쪽이 아니라 키아스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모험가이기 때문에,,,드래곤을 자신의 눈으로 보고싶다는 이유로 따라다니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별로 의심할 필요는 없어서 그냥 따라다니게 나두 고,,,특히 경비를 자신이 계산하므로 가스터나 플루토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 지만 (다리오스:속물들!!) 베라는 그래도 좀 수상스럽게 보였다 (사실 이게 정상적인 인간의 반응이지만,,,,) 그러나 뭘 노리는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놔두는 중이었다. 조용히 맥주를 음미하던 플루토가 한잔을 다 비웠고,,도로 그의 입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가스터, 마법중에 사람 찾는 마법 있죠? 그거 왜 안 쓰나요?" "소용없어." 가스터는 자신의 앞에 놓인 잔을 들어 목을 축이며 대답했다. "안 찾아져,,,아예 존재가 안 나타나,," "예??안 나타나다뇨?" "나도 몰라,,그냥 안 찾아져,,,드래곤이라서 그런가봐,," 그때 조용히 있던 키아스가 입을 열었다. "드래곤일지라도 폴리모프시에는 인간과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요...." "음? 키아스군. 그런 소리는 처음 듣는데? 어디서 들은 소리인가?" 입도 안댄 자신의 맥주를 간절히 탐내고 있는 플루토에게로 자신의 잔을 밀 어주면서 키아스는 조용히 말했다. 플루토는 신바람내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 었고,,,, "오래된 책에서,,,제목이 부식되어서 알수는 없지만 드래곤에 관한 이야기 가 몇 개 써 있었거든요." "어쨋거나 찾을 방법도 없는데 ?아다니기도 그렇잖습니까?게다가 여기는 따지고 보면 적국이에요." 문제는 그거였다. 이곳은 리베이드 왕국. 그리고 카르셀은 헤이드 6국연합 의 300년의 우의와 신뢰를 깨고는 자신의 친우 바트란 왕국을 아라스난과 짜고는 꿀꺽 한 나라였다. 물론 대의명분은 있지만 리베이드 국왕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허술한 대의명분에 속을리야 없다. 게다가 공식적으로는 대의명분때문에 움직이지 못한다지만 실제로는 귀빈,,이라는 이름으로 인질 로 잡혀있는 왕자와 왕녀들때문에 움직이지 못할 뿐 군사적 준비는 꽤나 해 놓았을 것이다. -허술하면서도 쓸모있는 계획이야- 라는 것이 가스터의 평이었다. 어차피 명분이란게 거짓임은 뻔히 들통난다. 그러나 그런 명분이 민중으로 퍼 질 때는 채색되고 변모하는 법. 6국연합의 정부는 인질로써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6국연합의 국민들은 소문으로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다리오스 일행은 어떻게 이렇게 이 리베이드에서 당당히 움직이는 걸까? 아무도 눈치를 못 채서? 그건 절대 아니다. 그 증거로 이 주점의 주 인이 다리오스를 본 뒤 드래곤 슬레이어를 만난 것은 대대로 남을 명예라면서 서비스 맥주를 한잔씩 돌렸으니까,, (다리오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도배를 한 은빛갑옷과 그외 기타등등은 그로 하여금 이름표를 달고 다니는 것이나 다 름없는 결과를 낳게 해주었다) 그럼 어떻게 이들은 이렇게 이 곳 리베이드를 활보하는 걸까? 공식적으로 이들을 체포할 아무런 명분이 없기때문이었다. 리베이드는 기사도왕국,,정의를 신봉하는 이 곳에서 다리오스 일행의 입국을 거절할 아무 명분이 없었던 탓이다. 게다가 이들 드래곤 슬레이어의 실력을 아는 이상 함부로 대응하기도 힘든 노 릇이기도 했다. "어쨋거나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사실 드래곤으로써가 아닌 인간의 아린이란 소년의 모습도 흔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게 예쁜 남자라면 소문이 퍼질 법도 한데,,," "가스터,,,그건 그애를 남자라고 눈치채는 사람이 있을 경우 얘기죠.." 베라의 한숨섞인 말에 가스터는 말없이 술잔을 기울였다. 이제껏 그들이 헤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년을 보았소? 라고 묻고 다닐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도 남자라고 눈치챌수가 없으니,,,아린의 인상착의를 물었을때 100이면 100 그런 여자는 못 봤는데요? 라고 대답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그 드래곤이 잡고 싶습니까?" 그런 가스터에게 키아스가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암 잡고 싶지,,," "생명이 아깝지 않으신가요? 드래곤은 최강의 생물체라고 하던데,,," 키아스의 말에 가스터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대답했다. "푸하하핫, 그건 우리도 뼈저리게 느껴,,직접 싸워보기까지 했으니,,,"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말이군요." "호오 자네도 소문을 들었구먼,,하긴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뭐 어쨋든 이번에 만난 그 레드 드래곤은 영 신통찮아서 이길수 있다네 걱정말게 자네 목숨은 위태롭지 않을테니까,,," 그런 가스터의 말에 키아스는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드래곤의 보복은 두렵지 않으신가요?" 그 소리에 베라와 플루토, 그리고 다리오스의 안색이 변했다. 보복,,,여지껏 생각치 못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가스터는 태연했다. "걱정말게 드래곤은 보복하지 않는 종족이니 말이야 하하하" "어떻게 그리 장담할수가 있죠?" "여지껏 드래곤 슬레이어가 드래곤에게 보복당해 죽었다는 기록이 없지 않은 가?" 순간 키아스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답니까?" "농담이지 뭐,,,이봐 다리오스,플루토 왜 그리 얼어들 있나? 걱정말게 드래 곤은 보복같은 거 안해. 그들은 간섭하지 않는 종족이거든." 가스터는 멍한 표정의 자신의 일행들을 보며 좀 더 설명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드래곤은 독존의 생물. 그들은 서로 간섭하지 않아. 서로의 의사를 묻지 않고서는 서로에게 어떠한 영향도 끼치질 않지. 좋게 말하면 서로를 존중해 주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이라고나 할까? 죽음도 삶도 자신의 책임이 라는 거지 뭐, 게다가 그들은 그만한 힘과 능력이 있으니까,,,"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표정을 짓는 다리오스등등과는 달리 키아스는 여전히 미묘한 미소를 띄며 가스터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그 드래곤이 새끼일 때는 문제가 다르지요." 분위기가 이상하다. 가스터는 키아스의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는 걸 깨닫고는 얼굴의 미소를 지운 채 키아스를 바라보았다. "그야 드래곤의 새끼를 공격한다는 건 죽음을 초래하는 거겠지만,,,그 얘긴 왜 하는 건가? 내가 본 드래곤은 적어도 1000살은 넘어보였었어. 새끼는 아냐 확실히,," "아뇨 그냥 좀 겁이 나서요 하핫" "그럼 술이나 더 시킵시다! 복잡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요.주인장~~!!" 플루토의 기운찬 목소리가 주점에 울려퍼졌다 ----------------------------계속-------------------------------------- 31396번 -65- 98/05/05 10:34 읽음:2159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조용한 동굴속,,,어둑어둑한 그림자 속으로 칠흙같이 새까만 몸체를 지닌 거대한 생물이 보인다. 웜이라는 칭호로 불리는 블랙 드래곤 에이라, 그녀는 오늘도 조용히 사색에 잠겨있었다. 이미 중년,,, 솔직히 인간의 나이로 따져서 중년이지 그 이미 지는 전혀 다르기는 하지만 어쨋든 2000살이 넘은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지 식과 지혜를 가꾸는 일에 전념하는 중이었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상태, 어떤 드래곤이라도 마찬가지이지만,,그녀 역시 젊었을 시절에는 인간 세계에 나간 적이 있다. 드래곤이라고 몇 천년을 동굴에만 틀어박혀 사는 건 아니다. 다들 심심하면 가끔 인간세상에 나가서 놀기도 하고 이것 저것 해보기도 한다. 오크 떼에 섞여서 사냥하는 즐거움. 드워프처럼 자신의 힘으로 아름다운 보석을 발견 하고 가공하는 즐거움,,인간세상에서의 여러가지 감정을 터득하는 즐거움 엘프와의 지적인 대화등등 하지만,,드래곤의 수명은 억수로 길다. 드래곤의 `가끔' 이란 인간의 몇 세 대에 걸쳐지는 일, 인간의 시간으로는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인 것이다. 걔중에는 지배자의 야심을 가진 드래곤도 없는 것은 아니어서 악룡을 물리치 는 모험담이라든가 하는 것도 전해져 내려오고,,신으로 추앙받는 드래곤의 전설도 있지만,,드래곤으로써는 그저 좋은 추억거리? 정도일 뿐,,, 뭐 악룡으로 불리워져 죽은 드래곤에게는 안 좋은 추억거리이겠지만,, 그리고 타 종족의 육체와 드래곤의 육체는 다르다. 인간으로 변했을 경우의 10년은 엄청나게 긴 세월이지만 드래곤일 경우의 10년은 얼마 안되는 짧은 기간,,그것이 드래곤이 인간계에서 설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물론 극도로 게으른 탓도 있지만,, 지금 블랙드래곤 에이라는 옛 추억들을 떠올리며 살며시 미소짓는 중이었다. 옛 인간세계에서의 추억,,꽤 즐거운 일이어서 다시금 인간계에 나갈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지만,,, `뭐 나중에 나가봐도 안 늦지 뭐,,한 100년쯤 있다 가지' 그러는 중 그녀는 그의 소중한 보금자리에 웬 인간이 접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왠일이지 인간이 이 곳을 찾는 일은 별로 없었는데,,게다가 마도사,,' "여전히 그 왕자병걸린 공주님 생각중이신가?" 누군지 알만하군,,,에이라는 씁쓸한 목소리로 답했다. "왠일이십니까? 적룡왕께서 인간의 모습을 다 하시고?" "본체일 때는 왠지 서두를 마음이 안나서,,일부러" 그리고는 붉은 머리의 20대의 사내모습을 한 적룡왕, 레드 드래곤의 대표자 키아드리스의 모습이 허공에 천천히 나타났다. "오랫만이군 에이라." "위대한 레드의 대표자를 뵙니다." 대표자,,,대표자였다. 지배자가 아니다. 누가 감히 드래곤이란 존재를 지배한 단 말인가? 신이라 해도 불가하다. 드래곤이 타인의 지배를 받는 것은 오로지 성년이 되기 전까지일 뿐이다. "고민이 있어." 키아스,,아니 적룡왕 키아드리스는 에이라를 만나자마자 대뜸 뜬금없는 말을 내뱉었다. "제가 도울 일이라도?" "리베이드에 한 소년을 수배시켜주었으면 해서,,." "설마 그 가출했다는 어린 드래곤?" "블랙일족에게까지 그 얘기가 들어갔나?" "우리 에어린과 함께 현존하는 하츨링(드래곤새끼)이니까요. 다른 일족은 몰라도 저희 블랙은 알고 있어야죠.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애는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는 신중한 드래곤으로 키워야죠~~" 얄미운 야무진 말투. 게다가 거대한 블랙 드래곤의 입에서 그런 목소리가 흐르면 얄밉다기보다는 스산한 느낌이 든다. "제멋대로 키워서 미안하구만,,,어쨋든 칼세아린이 이곳 리베이드에 있는 듯 해서,,,거 웬만하면 사이즈 좀 줄이게,,,,,아님 내가 현신할까?" "아하하,,참아요. 참아,,, 남의 집 박살낼 일 있어요?" 에이라는 자신의 신체사이즈를 급속도로 줄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사이 즈가 달라 대화가 힘든 것이다. 그렇다고 키아드리스가 본체로 돌아갔다간 동굴이 미어터질테니까...(그의 본체 사이즈? 에이라 4배는 족히 된다. 힘은 실버와 함께 최강,,,그리고 덩치는 드래곤족중 최대인 레드 일족이니 까..) 곧 에이라는 조그마한 새정도로 작아져 키아스의 어깨에 살며시 앉았다. "왜 인간으로 폴리모프하지 않고?" "이게 더 편해요. 어쨋거나,,,,제가 도와드릴 일은?" "이 지역은 당신 것이니 당신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있더군. 그 리베이드 의 왕이라는 인간에게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년을 잡아오라고 명령해주 게." "무슨 명분으로요? 설마 나를 인육을 즐기는 악룡으로 만들 생각은 아니겠죠?" "하긴 인간들은 그런 상상도 하더군..나참 인육을 왜 먹어? 그렇게 맛없는 걸,," "그건 그래요.노린내나고 질기고 이것저것 알수없는 맛에,,," "게다가 양도 얼마 안 되고.." "게다가 몸에 치렁치렁 달고 다니는게 많아서 먹다가 목에 가시라도 걸리면 골치아프지,," 잠시 두 드래곤은 끔찍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곧 자신들의 대화가 삼천포로 빠 졌다는 걸 상기해내고는 다시 대화를 시도했다. "음,,어쨋든 그런 식으로 명령을 내려주면 뭐,,,아린이 얌전히 끌려오던 반항 하던 발견은 해낼 수 있을테니까.." "200년 전에 한번 나간 뒤론 인간들 만난 적 없는데,,,뭐 그러죠. 다른 일족 의 부탁은 흔한게 아니니까,," "부탁인데 지금 당장 해주겠어? 1~20년 쯤 지난 뒤 하면 늦으니까." "그럴께요.그럼 키아드리스님은?" "난 그라테우스를 죽인 자들과 같이 있는 중일쎄.뭐 그들과 있는 이상 아린이 그들에게 죽임당할 위험은 없을 테니까. 게다가 재밌는 인간들이기도 하고.." "어? 이 사람 어디갔지?" "누구말야 베라?" "그 키아스라는 모험가. 방에 없는데?" "산책나갔나보지 뭐,,," "저기 플루토,,지금 오후야,,," "응?무슨 소리야?" "12시 넘었다고 이 게으름뱅아~~" "으갸갸 베라 베게 던지지마~~~" 지나가는 이빨딱던 가스터. "부부싸움인가? 꽤 격렬하구먼`~" 동료들을 부르러 온 다리오스. "어? 가스터? 왜 이런 곳에 쓰러져 있어요?" 2층 계단을 올라오던 키아스. "여어 잠시 살 물건이 있어서,,,아니 누가 습격해왔읍니까? 가스터님 얼굴 이.." "음,,악녀한테 당했다네.키아스군" -----------------------------계속---------------------------------------- 와우 혼란의 위언자,,카오스 라이더??라이더라고 읽나 그거? 하여튼 그거 재밌더군요 완전히 스페이스 환타지~~ 게다가 막대한 분량이 더더욱 저를 즐겁게 해줍니다. 개인적으론 랜드가 가장 맘에 들지만,,음 미성년자를 꼬셔 애까지 낳게 하다니,,부러운 놈 흑흑 31397번 -66- 98/05/05 10:34 읽음:2212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지하드,,자니?" 아린은 건너편 침상에 누워있는 지하드를 향해 말을 걸었다. 오늘로써 이 아카데미를 들어온 지 1주일째,,,힘든 훈련은 그럭저럭 적응해내 는 아린이었지만 첫 날에는 친절하게 대해줬던 지하드가 갑자기 돌변하여 대 답도 잘 안해주는 사태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오늘도 그냥 자네,,칫,," 아린은 혼잣말을 하며 자신의 이불을 덮고는 침대에 누웠다. 언제나처럼 오늘도 지하드는 기숙사의 취침시간인 11시가 다 되어서야 방으 로 들어왔고 아린과는 얼굴도 마주치지 않은 채 재빨리 침대위로 들어가버렸 다. "심심한데,,," 떠들기를 좋아하는 아린에게 지하드의 태도는 매우 불만스러운 것이었다. 수업시간에는 떠들 수 없다. 떠들 여력도 없고,,무엇보다도 검을 휘두르다 보면 정신이 쏙 빠져버리니까,,하지만 저녁식사 이후는 자유 시간인데 지하 드는 그때까지도 연무장에서 검만을 휘두르며 아린의 말상대를 해주질 않고 있었다. `잠이나 자자~~' 지금 지하드는 수없이 같은 말을 속으로 되풀이하고 있었다. `저 녀석은 남자다. 저녀셕은 남자다. 저녀석은 남자다. 저녀석은 남...' 불쌍한 17세의 순진한 소년이여~~타오르는 불길은 훈련으로 흘리는 땀 정도 로 꺼지지 않았고 그의 이성은 점점 본능에의 갈구를 호소하고 있었다. 마지막 끈을 놓치면,,그는 돌아올 수 없는 나락에 떨어지고 만다. `이대로는 안 돼,,난,,짐승이 될 수는 없어 (짐승도 그런 짓은 안 해-_-;;)' 아린,,저 순진한 아이는 단지 신경써준다는 데 대한 감사의 표시일 뿐이라 고만 했다. 그러나,,세상 그 누구가 감사하다는 표시를 키스로 대신하는가? 아니 키스까지는 용서가 된다. 그러나 입,,입,,으으으~~~이해할수 없어!! 그러나 더더욱 이해할 수없는 것은 지하드 자신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남학교와 수녀원은 금단의 사랑이 싹 트는 장소라고,,,(그,, 그런가?) 절대 피어나서는 안 될 화사한 장미꽃을 이 남자만의 지역에 피워버린 자신 의 룸메이트는 매일 밤 귀여운 목소리로 자신을 유혹함으로써 (아린 왈:저기 ,,유혹한 적 없는데요??) 간신히 붙잡고 있는 자신의 폭주하는 욕망을 더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대로 계속 지낼 수는 없다. `난 어머님께 약속했어,,꼭 손자를 안겨 드리겠다고,,너에겐 라슨 가의 대를 이을 중대한 임무가 있단 말이다. 정신 차려라! 지하드 라슨!!!' 매일 밤 잠을 뒤척이다 벌건 눈으로 연무장을 나서고,,밤 11시까지 쉴새 없이 검을 휘두르는 이런 생활이 오래 간다면,,아무래도 제 수명 누리는데 지장이 많을 것,,무언가 방도를 찾아야 하는 지하드였다. 하지만 어떻게??? "바로 그거다!!!!!!" 순간 지하드는 머리속에 번뜩이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스스로 감탄한 나머지 소리를 질러버렸고 그 소리는 살풋이 잠에 들었던 아린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으으응,,,지하드,,왜 그래 갑자기?" 흐트러진 머리결이 더더욱 고와보이는,졸린 눈을 비비며 귀여운 목소리로 자 신에게 말을 거는 아름다운 그이 (웨에엑),,훗 하지만 이 계획이 실행되면 더 이상 갈등하지 않아도 된다. "아린 내일부터 내가 특수 훈련을 시켜주께!" "응?" "아린도 멋진 기사가 되고 싶지? 나랑 같이 훈련하자. 내가 잘 도와줄께." "으응,,고맙기 한데..나 졸려" 다시 이불속을 파고 드는 아린을 보며 다시금 마음이 흔들리는 지하드,,그 러나 자신이 세운 이 계획은 그를 이러한 사태에서 구원해 줄 것이다. "자 이번에는 누워서 이 역기들을 양쪽 손에 들고는 반복으로 들었다 내 렸다 하는거야.." "우우욱,,힘들어,," "당연히 힘들지.하지만 이런 것쯤은 가볍게 해내야 훌륭한 검사가 될수 있어." 다음날,,,검술 수업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제낀 채 지하드와 아린은 수업이 없는 연무장을 골라가며 수련에 힘쓰고 있었다. 자신의 하중을 최대한으로 근육에 얹고 짧은 시간에 많은 운동을 시도한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의 간단한 운동을 시작으로 여러 무거운 기구 들을 사용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것이 지하드가 시키는 운동의 전부였다. "우웅 팔이 잘 안 움직여 지하드,,," "그런 건 맛사지 잘해주면 다 풀려 걱정말구 해. 바스타드 소드를 가볍게 휘두르고 싶지 않아?" 지하드의말에 아린은 다시 오만가지 인상을 쓰면서도 역기를 다시 들어올렸 다. 바스타드 소드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럼 검술 시간에도 아린 혼자만 레이피어로 콕콕 찔러대는 연습 대신 다른 사람들과 마 찬가지로 호쾌하게 검을 휘두를 수 있을 것이다.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열심 인 아린이었다. `이잉,,이럴 줄 알았으면 가베인같은 몸으로 폴리모프 할 껄,,, 뭐 그때는 내가 본 인간이 엄마밖에 없었으니까,,,하지만 그래도 폴리모프 해제 편이 라도도 마저 읽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 어쨋거나 때는 늦었으니,,,지금 아린이 할 수 있는 일은 똥줄빠지게 역기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지하드는 그런 아린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열심히 해 아린. 몸에 근육이 붙으면 바스타드 소드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테니까." 바로 그것이 지하드가 노리는 것이었다. 아무리 미소년이라 할지라도 어깨가 딱 벌어지고 전신이 근육질로 변하면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을 것 아닌가!!! 이런 근육만을 단련 시키는 트레이닝은 스피드 저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치 못한 지하드였다. `아린에게 도움도 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지 뭐~~' 열심히 훈련하는 아린이 대견스럽게까지 보였다. `열심히 훈련해서 근육질의 남자가 되어주라~~너도 좋고 나도 좋은 일이다~~' 지하드는 훈련에 힘쓰는 아린에게 따스한 미소를 보내주었다. 기사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인 기사후보생 두명이 자신의 검을 들고는 이 른 연습을 하러 연무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이 본 광경은,,, "야,,저 저거 봐.왠 여자가,," "어,,저 사람,,,역시,,,그 소문 사실인가?,," "어? 저기서 연습하는 사람이 그 `남자와 진한 키스를` 의 그 사람이냐? 와 정말 왠만한 여자보다도 더 이쁘게 생겼네?" "저 녀석 봐봐,,표정이 장난이 아니잖아? 저 표정 분명 뭔가 있어,, 안 그러고서야 저렇게 따뜻한 표정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고,," "게다가 룸메이트라는데,,,음 그럼 혹시,,," "으아악 더 이상은 팔아파서 못 하겠어 지하드,," "일루 와봐 맛사지 해줄 테니까,,좀 풀리면 또 해. 열심히 노력해야 대가가 있는 법이야." "야야,,쟤네 뭐하는 거냐?" "으음,,,나도 잘 모르지만,,꼭,,,,애무,,,????" 지하드가 학원내의 떠도는 소문을 들은것은 그로부터 3일 후의 일이었다. "지하드? 오늘은 수련 안 시켜줘?" "말걸지마" "갑자기 왜 그래?" "말걸지 말라니까~~" ----------------------------계속------------------------------------- 꺄하하 재밌다. 아예 변태물로 나가버려? 31461번 -67- 98/05/06 15:35 읽음:2240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그럭저럭 아린이 샤이하드 아카데미에 들어온 지도 한달이 다 되어가고 있 었다. 그리고 이미 아린은 샤이하드 아카데미 최고의 명물로 자리를 잡는 중 이었다. 무슨 명물이냐고? 그야,,,신이 내려주신 종의 원칙대로라면 존재할 수가 없는 남학원내 커플,,일명 h.c.c 라고나 할까? 물론 지하드는 눈물을 삼키며 소문을 극구 부인했지만 대개 이런 류의 소문들은 그 진실이 어찌되든 그런 것은 상관없는 법인 것이다. 그냥 재미만 있으면 되는 거니까... "완전히 변태로 찍혔어...." 자신의 식판을 들고는 아린의 옆자리에 앉으며 지하드는 투덜거렸다 "어? 지하드도 변태라는 종족이었어?" "놀리냐...." 조용하고 평화롭던 지하드의 삶이 언제부터 이렇게 변모되어왔을까,,, 옛날에는 그는 그저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나아가면 되었었다. 기사가 되기 위해 검을 휘두르고 기사가 되기 위해 교양을 쌓으며 기사가 되 기 위해 지식을 습득하면 된다. 그리고 기사가 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녀석이 온 뒤로는 엉망이 되었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아린이란 녀석이 정말 변태는 아니었고 남녀관계에 무지해서 그저 감사의 표시가 키스인 줄 알았다는 걸 알게 된 것 하나랄까? 덕분에 이제 밤마다 아린이 덥치는 꿈은 꾸지 않게 낮지만,,, (지하드: 흑흑,,사실은 아린을 덥치는 꿈이었어요 엉엉) 대신 학원내를 떠도는 구설수에 시달려야만 하는 지하드였다. "지하드~~그거 안 먹을거야?" 한참 잡생각에 여념이 없던 지하드의 눈에 포크를 입에 문채 쪽쪽 빨면서 지하드의 식판에 놓인 호밀빵을 탐욕의 눈으로 바라보는 아린의 얼굴이 보였다. "머,,먹어라..." 덥썩~~우물우물 "대강 먹어. 점심시간 다 되가,," "웅웅웅~~" "좋군, 아린군. 제법 손아귀며 팔에 힘이 붙었어,," "그럼 저도 바스타드 소드를,,,아니,,롱 소드라도" "찌르기 100회 추가 실시!" "히잉,,," 비록 지하드는 아린의 훈련에 더 이상 관여하지를 않았지만,,아린은 혼자서 라도 꾸준히 지하드가 가르쳐준 훈련을 해왔다. 말이 꾸준히지,,, 귀찮을때 마다 하다 관두고 또 심심하면 하고 하다보니 실제 훈련양은 얼마 되지 않았 지만,,,, 그래도 안 한것보다는 나아서 이제는 무려!!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서있을 수 있을 정도로 근력이 향상되었다!!!(쯔쯔 불쌍한 것) `좋아~~저 검을 휘두를 날이 멀지 않다~~힘내라 아린! ' 계속 구석에서 콕콕 찔러대던 아린은 그러는 와중에도 슬쩍 슬쩍 주위를 둘 러보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대략 3부분으로 나누어지는 한 수업시간, 아 린처럼 레이피어를 사용하는 부류가 하나였고,,,라고는 하지만 레이피어를 쓰 는 건 아린 하나뿐이었고 실상은 롱 소드로 연습하는 부류 하나와 바스타드 소드로 연습하는 부류 하나가 있을 뿐이다. 호쾌하게 휘두르고 쳐올리고 내려 치는 멋진 모습들,,, `아~~앙~~ 부럽다아~~~' 그러나 지금의 아린으로써는 그저 하염없이 콕콕 찔러댈 뿐이었다... 뭐 사실은 이 찌르기야 말로 실전에서는 가장 유용한 기술이겠지만,,,멋을 추 구하는 아린이 뭘 알겠는가? (그럼 작가는 뭘 알아서 저렇게 썼단 말인가?음 모를 일이다.찌르기가 가장 유용하다고 어디서 주서들었던 것같기는 한데,,) "지하드~역시 잘 어울리는 구나~~멋진 커플이야,," 오늘도 찰떡궁합처럼 아린은 지하드 뒤를 졸졸 따라 연무장을 나왔다.실은 현 재 달리 이야기를 해본 사람이 없어서 지하드만 따라다니는 것이지만,,모르는 사람들이 보면야 어디 그렇게 보이겠는가? 게다가 야릇한 소문을 들은 사람 이라면? 그러나 당사자의 기분이 그런 것까지 배려할 리가 없는 법. 지하드의 말투가 험악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정중한 사과와 사생결단 중 하나를 택하라면?" "전자를 택하지,,농담입니다 농담~~" "됐어 세틴, 용건이나 얘기해" "음 대인 기피증 초기 증상이다. 지하드 너 위험한데?" "용건이나 얘기하라니까!" 세틴이라고 불린 흑발의 억센 인상의 소년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무투회 등록일이 오늘까지인건 알지?" "아차차,,,깜빡했다. 고맙군 세틴." "지하드. 무투회가 뭐야?" "작가들이 가끔 스토리 떨어지면 끼워맞추는 거" "엥?" "아니아니,,,그게 아니고 사실은,,," 샤이하드 아카데미는 기사와 마도사의 양성소이다. 기사는 싸움이 주를 이룬다. 마도사도 전투를 못하면 안된다. 둘 다 실전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아무한테나 시비걸 수는 없다. 결국 공식적인 경기를 통해 실력을 기를 필요가 있고 더군다나 기사도 의 나라 리베이드 왕국에 이런 무투회 같은 공식경기가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인 것이다 (결코 작가란작자가 스토리가 떨어져서가 아닌 것이다!!!) "역시 스토리가 떨어진게 아닐까?" "무슨 소리야 아린?" "아,,아냐 아무것도."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공식전 중의 하나인 샤이하드 무투회. 기사 마도사는 물 론이고 어떠한 병기를 사용하며 죽음도 상관치 않는다는 냉혹한 경기 룰을 지 닌 죽음의 데스매치가 아닌! 것은 당연한 것이다. 여기는 기사들의 나라니까. 물론 실전을 방불할 만큼 거친 싸움이 되기는 하지만,,어차피 훈련생들의 싸움 인데다가 뛰어난 고위 성직자들도 다수 대기하고 있는 만큼 이 무투회로 인해 사망자가 나오는 일은 전무했다. 뭐 몸 성히 나오는 일도 거의 없기는 하지만 그런 건 성직자들의 고위 치유주문으로 깨끗히 완치된다. 참가자격은 자유. 굳이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학생만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 고 또한 기사만 참가 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샤이하드 아카데미 학생은 참가비 면제라는 특전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검사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마도사나 기문병기를 사용하는 용병들도 대 다수 나오므로 상당히 거친 시합이 된다. 우승상금이 짭짤한 탓에 참가자들 수도 만만찮다. "히야 지하드. 그런데를 다 나가니?" "나가는 거야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 아린의 감탄어린 말투에 지하드는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아린,,내가 검술실력이 좋아서 나가는 게 아니야,,나 작년에는 2회전 탈락이 었어.한번밖에 못 이겼다는 말이지 뭐,," 지하드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 원생들 중에 아직 등록안 한건 우리밖에 없을 걸? 빨리 해야겠네. 쩝 나도 누구때문에 정신만 오락가락하지 않았으면 벌써 신청했을 거라고." "흐으음,," 이제 수업도 다 끝났고 기숙사로 돌아가 수다나 떨다가 자면 되는 즐거운 일 만 남았다. 아린은 종종 걸음으로 숙소로 돌아가려 했지만,, "아린, 너도 출장기록에 이름 올려줄께." "어? 나도 나가도 돼?" "당연하지. 이 무투회의 목적이 기사후보생들에게 실전경험을 주기 위한게 목 적인데,," 샤이하드 무투회의 승자는 대부분 외부인이다.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리베이 드에서 가장 큰 공식대회이고 상금도 그만큼 짭짤한데다가 명예도 뒤따라 오고 절대 죽는 일도 생기지 않는다. 누구나 한번쯤 욕심내 볼만한 대회인 것이다. 그리고 승자가 대부분 외부인인 이유는? 당연히 내부인이라는 뜻은 기사 후보생 들이라는 뜻인데 고작해야 10대의 소년들이 닳고 닳은 용병밑 뛰어난 기사 혹은 경륜있는 마도사들을 어떻게 당해내겠는가? 그러나 이 대회의 취지는 그런 것이 었다. 닳고 닳은 용병이나 뛰어난 기사 경륜있는 마도사들과의 전부를 기사후보 생들에게 경험시켜주는 것이다. 그래서 1회전에서는 학원생들끼리 싸우는 일이 절대 없다. 일부러 그렇게 짜놓는 것이다. 그래야 경험이라도 쌓을 수 있을테니 까. "걱정말고 너도 한번 지원해봐. 일단 실전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 일테니까." "재밌겠네~나도 그럼 이름 올려줘" "알았다. 넌 먼저 자, 네 것까지 이름 올려 줄테니까." "아 근데..아까 지하드,,대부분 외부인이 우승한다고 했었지?" "응 근데?" "그럼 내부인이 우승한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네?" "아,,그거...나도 얘기만 들었어,," "누군데.." "유명한 사람이야 너도 알걸?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그 사 람 이곳 출신이래,,기사후보생때 벌써 검기에 눈을 뜬 희대의 천재라던데,,, " 슬슬 카르셀로 돌아가야 할때가 가까와 오고 있다. 이미 찾아 다닌 지도 한달이 넘었고,,가스터도 수도에서도 못 찾는 다면 그때는 포기하고 카르셀로 돌아가겠 다고 했다. 물론 다리오스는 황당해했지만,,, 아니 수도에서 그 드래곤을 찾으면 또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설마 적국의 수도를 깡그리 부셔가며 드래곤을 잡겠다는 소린지,,,하지만 다리오스는 그런 이야기를 가스터에게 하지는 않았다. 그 역시 한번쯤 리베이드의 수도 케힐란에 들리고 싶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리오스는 침상에서 조용히 일어나 창문을 열고는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향의 하늘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그곳이나 한번 들려볼까,,," 조용한 독백이 다리오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계속------------------------------------- 요즘 들어 재밌어 보이는 신작이 막 나와서 드래곤 라자의 섭섭함을 씨어주 고 있답니다. 가온비님의 유니콘과 페가서스 퓨전 한 주인공 이야기도 좋구요,, 마왕의 정의라는 속시원한 글도 있구,, 카오스 라이어(라이더가 아니더군요) 도 좋구,, 즐통 되세요~~~ 31471번 -68- 98/05/06 17:04 읽음:2319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윤기나는 거대한 날개를 몸에 붙인채 칠흙과도 같은 아름답고 거대한 육체 를 그녀의 아늑하고 포근한 동굴 한 귀퉁이에 자리하고는 조용히 사색에 잠 겨있는 블랙 드래곤 에이라,,,고요한 그녀의 평화로운 오후, 그리고 즐거웠 던 추억들,,,, "즐거웠던 추억 좋아하네!!" "어? 키아드리스님? 왠일이십니까? " "이봐,,에이라,,,,,,,왠 일이라니!!!!!!!!!!!!!!!!!" 거대한 블랙드래곤은 자신의 머리를 쳐들어 눈앞에서 쨍쨍 대는 조그마한 인간을 올려보았다. "두말 안 하겠다. 어서 폴리모프부터 햇!!!!!!" "왜요?" "도대체 드래곤의 몸은 시간 관념이 엉망아닌가. 내가 부탁한거 기억도 안 나나?" 키아드리스의 흰 소리에도 에이라는 무슨 소리냐는 듯한 목소리로 느긋하게 반문했다. "아아,,그거요? 근데 왜 벌써?" "벌써가 아냐! 벌써가! 한달이나 지났다고!!!일단 인간으로 변해. 그래야 이야기가 통하겠다,," 날파리처럼 자신의 머리위를 날아다니며 앵앵대는 (-_-;;) 위대한 레드 드래 곤의 대표자 적룡왕키아드리스를 잠시 물끄러미 보던 에이라의 몸이 곧 검게 물들며 서서히 작아지기 시작했다. 검은 윤기나는 긴 머리결에 잘 빠진 8등신 미녀의 모습이 곧 키아드리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인간세상에 내려가면 길가던 사람중 고자와 장님을 제외하고는 전부 침을 흘릴만큼 어마어마하며 무지막지한 미녀인 것은 당연한 것이다. (왠지 묘사가 좀 이상하군-_-;;) 생김새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데 왜 굳이 추녀로 변하겠는가? "이럴 땐 인간이 좋아. 드래곤은 도통 서두를 생각을 안 한단 말이야,,, 그건 그렇고 에이라,,뭔가라도 좀 걸치게,,," "아차,,하도 오랜만에 폴리모프라서,,거의 500년만이라,," 에이라는 곧 마법주문을 영창하여 인간의 옷을 둘렀다. "자,,그럼 이제는 어쩌죠?" "지금 당장! 리베이드 국왕이라는 놈한테 가서 붉은 머리 미소년을 몽땅 불러들이라고 해주겠나,,," "그럴려면 일단 도로 본체로 돌아가야 하는데요?" "출발을 하란 말야!출발을! 드래곤의 몸으로 ,,에이 조금 있다 가자,,라고 생각해버리면 그게 1~20년씩 걸리잖아!!" 이것이 드래곤족의 문제점중 하나였다. 신체적 시간이 영 느려터져서 인간의 하루가 이들에겐 수 년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들의 개체수가 적은 이유이기도 했다. 사실 드래곤,,그들에게는 천적이 없다. 오로지 시간만이 그들을 죽음으로 이 끌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수명은 무한대에 가깝고 만약 그들이 인간 처럼 번식을 한다면 벌써 이 세상은 드래곤으로 미어터졌겠지만,, 드래곤의 새끼가 태어나는 것은 그야말로 1000년에 한 두번 정도밖에 되질 않았고 게다가 평생 자식을 갖지 않는 드래곤들도 부지기수였다. 신체적 시간이 느리다보니 게을러지고,,그래서 드래곤의 몸으로는 힘든 일을 거의 하질 않으려는 것이었다. (힘든 일? 뭐가 힘든데?) 드래곤 두 개체가 서로 다른 형태의 종족의 모습을 하여 자손을 남기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럼 그저 그 종족의 아이가 태어날 뿐이지 드래곤 이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드래곤의 성질이 어느 정도 있다고는 해도 완벽한 드래곤의 알을 낳을려면 본체로의 행위만이 가능하고,,,여기서 그들의 거대한 신체가 걸림돌이 된다. 상상하기도 힘들지만 상상해보라,,드래곤의 생식행위를,,,, 얼마나 힘들겠으며 주변에 끼치는 영향은 얼마나 막대하겠는가? 아마 폭풍 우가 불고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작가 자신도 상상이 안된다,,아마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 상상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극히 이성적인 존재인 드래곤에게 이미 본능은 퇴화된지 오래이고 자손을 남기는 생식본능은 사라진 지 옛날이다. 현존하는 해츨링인 레드 드래곤 카르세아린과 블랙 드래곤 에어린은 그야말 로 기적에 가깝게 태어난 하츨링인 것이다. 그래서 만약 새끼드래곤을 건드리는 자가 있을 경우엔,,,,그 종족은 전 드래 곤족의 분노를 사 멸망하게 된다. 인간의 창생사멸중 드래곤이 관여한 부분 도 역사책에 당당히 실려있다고 한다. "자자,,이제 인간의 육신을 하고 있으니 좀 서두를 맘이 날테지? 당장 출발 부터 해주겠나?동굴밖까지라도 좀 인간형체로 나가줘,," "확실히 이런 면은 인간이 났군요. 드래곤에겐 일에 대한 추진력이 없으니 까." 그 말과 함께 키아드리스는 워프주문의 영창에 들어갔고 곧 허공에서 사라졌 다. 물론 키아드리스는 가스터처럼 멋을 중시하지 않으므로 빛에 감싸여서 사라진다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휭 하니 사라졌다. "슬슬 부탁을 들어주어야겠지,,하여튼 성질도 급해. 누가 레드 아니랄까봐." 에이라는 중얼거리며 동굴을 빠져나온 뒤 다시 본체로 폴리모프를 시도했다. "근데 또 본체로 돌아오니 갔다오기가 귀찮아진단 말이야,,인간 형태로 사는 동족들이 이해가 가는군,," "폐폐폐폐폐폐폐폐폐하,,,," 리베이드의 국왕 퀘라히나 3세는 자신의 앞에서는 바람에 사시나무 떨듯이 오돌 오돌 떨고 있는 자신의 충성스러운 재상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왜 그러나? 자네가 이런 태도를 취하다니,,," "에이라입니다,,," "새로 들어온 시녀인가?" "에이라라구요 에이라!!! , 어둠의 대리자이자 검은 폭풍우라고 불리는 암흑룡, 블랙드래곤 에이라말입니다.그녀가 알현을 요청해왔습니다....." 그리고 리베이드의 국왕 퀘하리나 3세의 얼굴이 잿빛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허겁지겁 퀘하리나 3세는 연병장으로 달려나갔고,,그 곳에서 그가 본것은 하 늘을 뒤덮는 거대한 검은 그림자였다. 성 전체를 덮을만한 거대한 날개를 펄럭 거리며 유유히 궁성 상공을 선회하는 거대한 존재,,그리고 그 아래에서 화살을 장전하며 유사시에 대비하고 있는 겁에 질려 있는 병사들,,, `저런 조그만 화살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에이라가 비웃음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어쨋거나 국왕이라는 작자는 튀어나 온 것 같다. 에이라는 천천히 인간으로 폴리모프를 시도했다. 물론 이번에는 옷을 입는 것을 잊지 않았다. 검은 머리결의 눈부신 미녀가 퀘하리나 3세의 앞에 현신했고,,, 에이라는 방금전까지 공포의 대상이었던 존재인 자신을 보고 침을 삼키는 주변 인간들의 경이로운 성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니 인간들이 번성하는 거겠지,,어쨋든,,,' "그대가 인간들의 지배자인가?" "그,,그렇소만,,,," --------------------------계속------------------------------------------- 음 작가는 한달에 한번 마법에 걸린다??? 갑자기 요사이 글들이 잘 써지네요 에헤헤헤^^ 31603번 -69- 98/05/09 04:26 읽음:2303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위대하신 리베이드의 국왕이자 기사 중의 기사, 리베이드에서도 셋밖에 안 되는 소드 마스터중의 하나인 퀘하리나 3세 역시,,,,,,,,,,, 남자였던 모양이다. 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눈 앞의 여인에게 회가 동하니(?)말이다. 뭐 굳이 그 를 탓할 수는 없지만,,, (아잉 저런 속어를 써도 될려나?) 마치 드래곤의 비늘처럼 윤기나는 (진짜로 드래곤이니까 뭐,,) 검은가죽바지 와 자켓을 몸에 짝 달라붙게 입고 나온 8등신의 미녀가 눈앞에서 몸매를 과 시한다면 누구라도 한번쯤 응큼한 생각을 머리속으로 굴리기 마련 아닌가.. 여기서 좀더 블랙 드래곤 에이라의 인간형 모습을 묘사하자면,,,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고 윤기나는 머리칼과 풍만한 가슴에 잘록한 허리의 완 벽한 몸매, 그리고 드래곤의 가죽으로 만든 듯한 검게 빛나는 광택의 가죽 자켓과 바지들은 그녀의 몸에 일치되어 그녀의 몸매를 한껏 살려주고 있다. 얼굴? 물론 절세미녀를 떠나 고금제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에이 라가 이제껏 본 인간중 가장 예쁜 인간모습으로 변했던 거겠지만, (불행히도 그녀가 봤던 인간중 가장 예쁜 인간은 남자였었다고 한다,,) 10대의 청순함과 20대의 농염함을 동시에 갖춘 그 아름다운 얼굴은,,,음,, 점점 더 했다간 무협지에서 흔히 쓰는 묘사가 되버릴 것이니 이만 하기로 하자,,,결론은 얼굴 이쁘고 몸매죽인다는 거다!! (한줄로 묘사가 끝나는군) 그러나! 퀘하리나 3세는 기사중의 기사, 곧 정신을 찾고는 다시 눈 앞의 현실로 돌아왔다. "무슨 일로 인간세상에 나타나신 겁니까? 위대한 드래곤이시여." 에이라는 위대한 종족 드래곤다운 오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붉은 머리의 미소년들을 나에게 보내라." "예????" 블랙 드래곤 에이라,,250년 전 리베이드의 절반을 파괴하고 3분의 1의 인명을 학살한 존재, 감히 그녀의 뜻을 거슬린다는 것은 확실하고도 절대적인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리베이드를 괴멸 직전까지 가게 만들어 놓았지만 알수 없는 이유로 학살을 중지하고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서 다행히 멸망은 피했다고 기록 되어있고 그 기록은 퀘하리나 3세 역시 수없이 본 바 있다. 단지 그녀의 분노의 원인이 당시의 리베이드의 국왕이 그녀의 무언가의 요구를 무시하고는 감히 군대를 이끌고는 그녀를 토벌하려던 것 때문에 생겼다는 것만 알고 있는 정도 이다. 당연히 그녀의 요구를 이유 불문하고 이행하는 것이 마땅한 행동일 것이 다. ( 에이라가 학살을 중지한 이유는 그저 학살하기가 귀찮아 졌기 때문이었 다는,,,,,,,) 그러나,, "왜,,왜요?" 감히 퀘하리나 3세는 말대꾸를 해버리는 무례를 저질렀다. "감히 거부하는 것인가?" 에이라의 분노한 말투. "아,,아닙니다,,그게 아니고,,," 우물쭈물,,,,,,,,,, 에이라는 조금 어리둥절해졌다. 자신의 요구가 그들에게 받아들여 지지 않 았던 것일까? 그렇다면 가볍게 입김을 한 두번 뿜어주면 판단을 바꾸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좀 귀찮긴 하지만,,, 그러나 그녀의 주위에 있는 인간들의 표정은 거부의 표정이 아닌 좀 더 희 안한 표정이었다. `뭐야? 왜들 그러는 거야?' "그게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나의 분노를 겪고 싶다는 건가?" 그러자 멍해있던 퀘하리나 3세 대신 옆에 서있던 재상이 재빨리 대답했다. "아닙니다. 즉시 찾아서 바치겠습니다 위대한 드래곤이시어. 마음껏 즐기 시길 바래 마지 않겠습니다....." "마음,,,껏,,, 즐,,,겨??뭘???" 음,,,에이라는 잠시 현재의 상황을 머리속으로 되새겨보았다. 그녀는 악랄 한 블랙 드래곤 이들은 인간, 그리고 지금 그녀는 8등신의 미녀로 전신에 짝 달라붙는 가죽옷을 입고는 오만한 표정을 지은 채 미소년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으으으윽,,,,' 어째 저 인간들의 표정은 검은 가죽옷을 입고 채찍을 휘두르며 "여왕님이라 고 불럿!!오호호홋" 이라고 외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게 분명한 표정들이다. "이것들이!!!" 그리고 재상은 에이라의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무,,,례를 요,,,용서하시길,,,," `칵 뿜어버릴까?' 그러나 눈앞에서 오돌오돌 떨고있는 인간들을 보니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 어진다. "너희 인간들이 생각하는 그런 추잡한 것인 줄 아느냐? 역시 쓰레기 같은 종족 이로군,,," 찍 소리도 없다,,,그냥 조용하다,,그 고요속에서 에이라의 거만한 말만이 울 려퍼지고 있다. "기한은 10일, 그때까지 100명의 붉은 머리의 미소년들을 나에게 데려오라 그러지 않으면 리베이드는 지상에서 소멸할 것이다." 벌벌 떨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두고 천천히 에이라의 신형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명심해둬라 인간들아. 알량한 목숨을 보전하고 싶다면,," 그리고는 거대한 빛과 함께 하늘을 뒤덮는 거대한 검은 존재가 하늘 저편으로 날아가는 것을 병사들은 볼 수가 있었다. "저것이 드래곤이구나,,,,,,," 퀘하리나 3세는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대한 검은 날개를 사뿐히 펄럭이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육중한 몸체,,, 그 모습만으로도 다분히 위협적이 아닐 수 없었다. "재상!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겠지?" "예. 당장 전국의 붉은 머리의 미소년들을 수배하겠습니다." 총총히 뛰어가는 재상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퀘하리나 3세는 잠시 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맙소사,,,카르셀의 다리오스 경은 저런 존재를 죽였다는 것인가,,," "어쩌면 아라스난보다 카르셀이 더 위협적인 존재일지도 모르겠군요." 궁성경비대장인 랄트 제리트레인 경은 시선을 허공에 유지한 채 퀘하리나 3세 의 곁으로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 "드래곤에 대한 기록은 많이 읽어보았지,,,하지만 저 정도일 줄이야,,," "하지만 어쩌지요? 하필 이런 시기에 드래곤의 제물을 구해야 하다니,,,국민 들의 반응이 좋지 않을 겁니다." "할 수 없지 않은가,,,잘못하다간 카르셀과 싸우기도 전에 에이라에게 멸망 되고 말 걸세,,," 랄트 경은 이제 조그마한 점이 되어버린 에이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말했다.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드래곤을 이긴 건 둘째치고 저런 존재를 상대로 싸웠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사람이군요,,,," -------------------------------------------------------------------------- "드래곤 슬레이어를 뵙게 되다니 평생에 남을 영광입니다!!이건 제 성의 입니다. 부디 받아 주세요." "아예....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다리오스일행이 리베이드를 돌아다닌지도 거의 두달째,,결국 다리오스 일행과 모험가 키아스는 리베이드의 수도 퀘하난까지 도착했고 그들이 식사를 하러 들 어간 리베이드의 수도 퀘하난의 한 주점, 이곳 주점 주인도 이제까지 만났던 사람들 처럼 감탄사를 내지르며 서비스라면서 와인을 한병채 다리오스에게 선물했다. "역시 기사도의 나라여서 그런 걸까? 유독 드래곤 슬레이어에 신경을 쓰는군" "히야~~카르다스 산의 15년짜리 잖아? 이거 최고급인데?" 술좋아하는 플루토가 반색을 하며 덤벼들었고 옆에서는 가스터가 투덜대고 있었다. "쳇 다리오스가 혼자 드래곤을 죽였냐? 왜 자꾸 저 녀석만 튀는 거지?" "죄,,죄송합니다,,," 다리오스가 머쓱해하면서 뒷머리를 긁자 플루토가 호쾌한 목소리로 벙글거 리며 말했다. "무슨 상관이야~무슨 상관~~미안하면 다리오스 너는 마시지 않으면 되지 ,,이야~~맛이며 향기며~~음~~~죽인다~~" 홀짝홀짝~~ 퍽~~ "우엑~~왜 때려 이 난폭녀야~~~한 컵 쏟았잖아~~" "말이라고 해? 이 주정뱅이야~~대낮부터 술이냐? 우린 지금 밥먹으러 온거 라구 벌건 대낮부터 취해서 헤롱댈 셈이야?" "우씨이,,,이거 얼마나 귀한 술인데,,," "그만그만,,우리는 중요한 임무가 있질 않은가? 자 회의나 하세. 식사가 나오면 플루토군은 그 순간부터 꿀먹은 벙어리가 될테니까,," 가스터의 말과 함께 베라와 플루토는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어서는 회의자 세로 들어가 열렬히 대화을 나누기 시작했다. "방법은 지금처럼 초상화로 수배하기로 하지. 뭐 초상화야 이오네공주님 꺼 쓰면 돼니까 별 문제 없지,," "그리고 우리도 인원을 나누어서 동서남북으로 조사하기로 하죠." 도시에 들릴때마다 하는 회의,,그리고 언제나 똑같은 결론. 도대체 찾는 방법이 맨날 똑같으면서 회의는 왜 하는 걸까 의심스러운 다리오스는 그냥 조용히 식사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었고, 그런 다리오스에게 싱글거리며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다. "다리오스 경은 그다지 드래곤에 대해 관심이 없나보군요?" "아,,키아스 씨." "저 분들은 저렇게 열심이신데 말입니다. 사실 드래곤 슬레이어로써 알려지 신 분은 다리오스경 아니십니까?" "글쎄요." -----------------------------계속----------------------------------------- 추천이다아~~~추천이다아~~~오오옷 wp상승, wp게이지 완전회복. 글을 쓰자 글을 써`~룰룰루~~~~~~ 정말 기쁘네용~~ 힘이 납니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만-_-;;) 흑,,나는 전생에 드래곤이었을까,, 왜 이리 게으르지~~~ 31676번 -70- 98/05/10 11:09 읽음:2311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타아아아앗~~~~!!!!!" 콕콕~~콕콕~~ "싫어어~~이렇게 쑤셔대기만 하니까 기합소리가 의미가 없잖아앙~~잉잉" "아린군 좀 조용히 하지 못 하겠나!" "네에~~" 오늘도 샤이하드 아카데미에는 변함없이 아침해가 둥실 떠올랐고 여전히 아 린은 레이피어 하나 덜렁 든채 허공에다 콕 콕 쑤시기만 반복하고 있었다. "지루해,,,," 훈련교관인 발렌슈타인 경에게 자신도 롱 소드를 다루고 싶다는 소릴 했지만,,, 발렌슈타인 경이 말없이 던져준 롱소드를 한번 휘청 거리며 휘둘러 보고는 찍 소리 못한 채 자신의 레이피어를 들고는 구석으로 ?겨난 아린이었다. 물론 레이피어의 사용법이 찌르기 하나만 달랑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린은 이제 겨우 두 달이나 되었을까 싶은 기사초년생, 다른 기법을 가르쳐 줄리가 만무하다. 주위에서 자신의 한탄소릴 들으며 피식거리는 다른 훈련생들을 보 니 날로 부러움은 더해가기만 한다. `올려치고, 내려치고, 횡으로 베고,,저 애들도 8방향으로 베는 거 외엔 연습 하질 않네?' 이미 찌르기 하나는 제법 익숙해져서 아린은 열심히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면 서도 움직임이 흐트러지지 않는 경지에 이르렇고 그래서 발렌슈타인 경의 눈 을 피해 오늘도 아린은 열심히 다른 애들이 하는 훈련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도 이 레이피어로는 다 할 수 있는 동작들인데,,,나중에 연습이나 해 볼 까..쩝,," 물론 이 시간에도 아린의 손은 찌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콕콕~콕콕~ "지하드? 어 어디갔지?" 막 오전수업을 끝마치고 즐거운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지하드와 같이 식당을 찾 아가려는 아린. 그런데 보통때와는 달리 지하드는 아린을 기다려 주질 않고 어 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세틴~~지하드 못 봤어?" 아린은 그의 옆을 지나가며 뭔가를 즐겁게 떠들고 있는 한 무리를 찾을 수 있었 고 그 가운데 있는 세틴을 발견하고는 얼른 질문을 던졌다. "저런, 우리 지하드 군이 이런 귀여운 애인을 놔두고 어딜 가신 거야?" "애인??" 갸우뚱거리는 아린의 표정을 보며 킬킬거리는 기사후보생들을 뒤로 하고는 세틴은 짖궂은 미소를 띈 채 아린의 손을 잡고는 정중한 어투로 말했다. "자아~레이디, 내가 대신 에스코트 해줄테니 같이 식당으로 가실까요? 킬킬." "어? 나 남자야 세틴, 레이디 아닌걸?" 진지한 표정으로 세틴의 잘못을 지적하는 아린, 이쯤되면 놀리려던 사람이 오히 려 어리둥절하기 마련이다. 세틴은 한숨을 쉬며 조용히 읊조렸다. "지하드가 불쌍하군,,," "왜? 지하드가 무슨 일이 생겼어?" 역시 박력넘치는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오는 아린이다. "아무 것도 아냐, 지하드는 지금 일이 생겨서 잠시 불려갔고," "음 그렇구나, 그럼 이만,," 그리고는 획 돌아선 채 자신을 기다리는 즐거운 점심메뉴를 상기하며 총총 히 뛰어가버리는 아린. 세틴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아린을 보다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 "야, 아린. 지하드가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궁금하지도 않냐?" "아무 것도 아니래매?" "그야 그렇지만,,,보통 친구걱정같은 게 되야 정상아냐?" "아무 일도 아니라는데 걱정을 왜 해? 너 나한테 거짓말했냐?" "...........밥이나 먹어라." "음 그럼 난 이만,," 다시금 총총히 달려가버리는 아린의 뒷모습을 보면서 세틴은 그저 기막혀 할 뿐이었다. "고지식한거야? 멍청한거야? 아니면 둘 단가?" "지하드 군. 이번에 무사수행때 지하드군이 추천되었습니다. 신청하시겠습니 까?"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행정실, 그 안에서 지하드는 샤이하드의 행정사무관인 크 리스의 제안으로 벅찬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고생하면서 그의 말에 답했다. "물론이지요!" 샤이하드의 기사수행제도중의 하나인 무사수행제도,,보통 다른 나라에서는 그냥 집에서 검술이나 몇 개 배우고 마는 것이 대부분이라 실제 기사다운 전 투를 하는 것은 기사로 임명된 뒤에나 가능한 것이지만 이 곳 샤이하드 아카 데미에서는 무사수행이라 하여 누련한 기사의 수행원의 역활로 실제 수행을 떠나면서 실력을 갈고 닦는 그런 제도가 있다. 이 제도를 무사히 끝마친다는 것은 기사가 될 자격을 갖는 다는 의미로 기사가 되기 전에 필수로 행해야 할 것중 하나이기도 하다. 비록 옆에서 노련한 기사가 돌봐준다고는 해도 실제 몬스터와의 전투는 위 험하기 그지 없고 그래서 웬만한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 무사수행이다. 지금 지하드가 무사수행을 무사히 끝마치기만 한다면 바로 기사임명시험을 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좋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드 군을 부른 겁니다. 만약 무사수행을 떠나게 된다면 샤이하드 무투회에는 참가하실 수 없을 겁니다. 날짜가 겹치니까요. 무투 회를 포기하시겠습니까?" 지하드는 고민할 필요없이 바로 대답했다. "포기합니다." 시간은 이미 밤늦은 시간. 아버지에게 연락하고 이것 저것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다보니 이미 밤이 깊어 버렸다. 아린에게 뭐라고 해야 하나 고심하며 기숙사의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지하드. 그의 미안하다는 한 마디에 아린은 단지 조금 놀랍다는 표정만을 지었다. "에엥? 지하드가 안나가?" "미안 아린,,,그렇게 됐어." "음,,그럼 나혼자 나가지 뭐,," 아린의 표정을 보아하니 별로 섭섭하다거나,,아쉽다거나 하지는 않아보이는 표정이다. "의외로 별로 안 섭섭한 거 같네?" "뭐가 섭섭한데? 혹시 그 무투회 2인 1조로 싸우는 거였어?" "아,,아니,,," "그럼 달라질거 없네 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침대속으로 슬라이딩하여 이불과 침대사이로 교묘히 기어들어가는 아린을 보며 지하드는 약간 묘한 기분을 느꼈다. 뭔가 약속을 어긴 듯한 기분이었기에 지하드는 꽤 아린이 화를 낼 줄 알았 는데.....분명히 아린이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뭐,,라고 생각 하며 지하드는 먼저 침대속으로 기어들어간 아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상한 아이야,,,' 저 아이에게는 섭섭함이라거나 그런 게 없는 건가? 지하드는 잠시 아린의 평 온한 그리고 귀여운 얼굴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잠자리에 들었다. `달이 참 밝네,,,후훗 노숙할 때는 이렇게 마음 편히 달을 바라보지는 못하 겠지?' 수행을 떠날 생각으로 부풀어 잠이 오질 않는 지하드였다. -------------------------------------------------------------------------- 인적이 드문 어둑어둑한 변두리 산길, 나무 사이의 어두운 그림자 사이로 2사람의 그림자가 어슴프레 모습을 보였다. 마치 긴 머리의 날씬한 몸매의 여성이 한 남자를 뒤에서부터 껴안고는 애교를 부리는 듯한 장면,,그러나 실상은 조금 다른 듯 하다. 야릇한 교성이 들려온다. "으으으응~~" 목에서부터 전해져오는 달콤한 감촉이 몸을 한없이 나른하게 만든다. 청년은 자신의 모든 것이 분출하는 듯한 느낌으로 이미 정신을 차리지 못하 고 있었고 그런 청년의 목 뒤로는 새하얀 은발을 길게 드리운 채 붉은 선혈 을 입가에 머금고는 생긋 웃는 한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털썩,, 새하얀 시체가 되어서 쓰러지는 청년을 바라보며 입가의 선혈을 닦는 은발의 여인 세리아는 잠깐동안 흡혈의 쾌락에 젖어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곧 그녀의 표정은 강한 죄책감으로 변해갔다. "미,,안해요,,," 여전히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죽어있는 청년의 새하얀 시체를 보며 세리아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녀의 표정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마치 울고있는 듯해 보였다. "복수를 위해서,,,조금만,,조금만 더 악마가 되어야,,," 그녀의 독백과 함께 그녀의 아름다운 육체는 새하얀 은발의 털을 지닌 늑대의 형상으로 점점 바뀌었고 곧 긴 울음소리를 남기며 은빛늑대는 어둠속으로 모 습을 감추었다. 그녀의 상대는 절대적인 존재. 그 어느것도 침범치 못할 강한 생물. 그러나.. `인간의 형체일 때라면,,복수할 수 있어,,인간의 형체일 때라면,,' ----------------------------계속-------------------------------- 짜잔,,세리아의 등장. 환타지 소설 게시판 번호 #14 /16 날짜 1998년9월15일(화요일) 16:36:46 E-mail joo84@hotmail.com 이름 이주훈 제목 [나우]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71-80회 원문 답변 31867번 -71- 98/05/14 06:52 읽음:2240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숲은 고요했다. 한적하고 조용한 숲속에 그렇게 청년은 새하얀 시체가 된 채 쓰러져있었다. 달빛을 반사하여 하얗게 빛내는 그 시체의 모습은 곧 달의 움직임과 동시에 어둠속으로 천천히 뭇혀갔다. 그리고 그 주위에 존재하는 것은 새하얀,, 세리아의 순백의 원피스뿐이었다. 그리고 달빛이 비추어지는 그 숲길로 새하얀 은빛 늑대의 울부짖음이 들려오 고 있었다. 곧 은빛늑대가 달빛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전신이 마치 은처럼 빛나는 그 아름다운 백색의 신체가 점차 새 하얀 나신의 여인으로 변해갔고 그녀의 나신은 달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뱀파이어, 상대의 생명에 더부살이하는 존재, 어둠속에서만 존재하는 자. 그러나 그 모습만은 마치 천사처럼 빛나고 있었지만,,, 빛나건 말건 그것은 그녀가 이 곳으로 다시 온 이유랑 상관이 없었다. "깜빡 잊고 옷 놔두고 갔잖아?" 세리아는 투덜거리며 자신의 드레스를 집어 다시 입기 시작했다. "조심해야지,,변신하다보니 자꾸 옷을 잊어먹는 단 말야,,," 뱀파이어에게는 늑대와 박쥐 혹은 안개등등으로 변하는 타고난 능력이 있 다. 물론 세리아는 타고난 뱀파이어가 아니라서 박쥐나 안개 등으로 변하 지는 못 하지만 늑대로는 변할 수 있었다. 숲 길을 달리는데는 순백의 드 레스자락을 휘날리는 갸냘픈 미소녀보다야 야생의 은빛 암늑대가 더 유리 한 것은 당연한 이치인지라 숲길에서는 거의 늑대로 생활하고 있다. 물론 늑대인 상태로 옷을 물고가도 괜찮겠지만 그러면 이빨자국이 남는데 다가 옷을 물고 숲 길을 달리다간 살인늑대로 오인받기 딱 좋다. (실제로 살인을 저지르니 오인이라고 할 수야 없지만,,,) "야유, 먼지좀 봐." 세리아는 열심히 옷의 먼지를 털기 시작했다. 그나마 몇 벌 없는 옷이다. 특히 그녀는 아직 그다지 능력이 없는 뱀파이어라 완력보다는 미인계를 사 용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그리고 그럴려면 그나마 몇 벌 없는 옷이라도 깨끗히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어두운 밤에 요염한 미소로 남자를 유혹하는데 드레스가 꾀재 재하다면 어느 남자가 홀딱 넘어가겠는가? "동굴에 가서 잘 빨아야지" 세리아는 옷을 대강 턴 다음 다시 숲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참을 걸으며 그 녀는 찬찬히 생각에 잠겼다. 얼른 집에 가서 옷을 깨끗히 빨아 놓고는 다른 옷으로 다시 `사냥'에 나서 야 한다. 되도록이면 빨리, 빨리 힘을 모아야 한다. 그녀의 복수의 대상은 인간의 형체일때도 결코 약하지 않다. 그의 본체, 드래곤의 육체라면 그녀의 복수는 일 프로의 가능성도 없지만 인간일 때라 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조금만 더 힘을 모으면, 조금만 더 피를 얻으면,,, `그리고 조금만 더 사람을 해치면,,,,' 한참을 걷던 세리아의 귀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아가씨? 이런 밤 중에 돌아다니면 위험해요!!" 새로운 사냥감이 나타났다. `미안해요,,,,,,,,' 언제나처럼 죽을 자를 위한 사과, 그리고 세리아는 돌아섰다. 190은 족히 넘어보이는 건장한 체구, 우람한 어깨의 강인한 인상의 한 청년 이 세리아의 눈에 들어왔다. (두 번이나 등장한 묘사, 혹시 알아차릴 분이 계실려나?) "헤에, 되게 착해보이네, 잘못 짚었나?" "어머? 사람 찾아요?" 밝고 명랑하게 그리고 의심스러워보이지 않게, 이 것이 세리아의 사냥방식이 었다. 괜히 어둑어둑한 곳에 허연 원피스 입고 나타나서 요염한 미소를 흘리 면 솔직히 누가 "우왕 여자다 실실실~~" 하면서 따라오겠는가? 100이면 100 일단 의심하고 보지........ "아,,그런 건 아니구요. 이런 늦은 밤에 혼자서 산길을 돌아다니면 어떻해 요?" 비록 근처에 마을이 있지만 그래도 제법 떨어진 곳인데 그런 숲에서 여자 홀 로 돌아다니면 의심을 안 할 수가 없겠지만,,,,,, 세리아는 똑똑한 여자였다. "저 이 근처 살아요." "그래요? 이 근처에 집이 있었나?" 세리아는 방긋 웃음지으며 말했다. "저기 언덕 너머 나뭇군 지미 씨가 우리 아버지~~" 언덕너머에 나뭇군 지미씨가 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에게 딸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단,,세리아가 그의 딸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혹시나 해서요." "뭐가 혹시나인데요?" 세리아의 앞에 나타난 남자는 잠시 머쓱한 웃음을 짓다가 세리아를 가르키며 입을 열었다. "이 근처에서 뱀파이어가 자주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설마 했어요." `또냐.....위험해졌네...' 소문은 빨리 퍼진다. 특히 뱀파이어같은 경우는 목덜미에 마치 이 자는 뱀파 이어가 물어서 죽은 거요 라고 보란 듯이 흔적을 남기게 되기 때문에 더 빨 리 소문이 퍼진다. 그래서 그녀는 2달동안 10군데가 넘는 마을을 돌아다니게 되었고 이제 이 곳도 안전하지 않게 된 것이다. "아하하, 괜찮아요 저는. 그 뱀파이어는 남자만 노린다면서요? 그럼 저는 안전하잖아요?" "그렇죠.그런데 이런 늦은 밤에 왜 돌아다니는 거죠?" 남자의 시선이 다시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런 뱀파이어 헌터는 이미 두 번이나 상대해 본 세리아다. 이럴 땐 다 대처법이 있지. 그 녀는 얼굴을 잠시 붉히며 대답했다. (매우 노련한 연기였다) "저기,,개울가에 몸을 씻으러,,아무도 안 볼때 잠시,,," 세리아의 말이 끝나면서 남자의 얼굴은 의심에서 당황으로 바뀌어간다. 괜히 애꿎은 뒤통수만 벅벅 긁어가면서 말이지,,, "아,,저,,죄송합니다,,," `아무도 안 볼때 목욕한다는 말에 의심할 구석이 있겠니.' "아뇨,,괜찮긴 한데,,전 그쪽이야말로 수상해요. 왜 이런 늦은 밤에 돌아 다니는 거죠?" "아,,의심하지 마세요. 전 레이크라고 합니다.용병이죠." `으힉~용병?' 매우매우 위험한 상대다. 세리아, 그녀가 처음으로 만났던 뱀파이어 헌터는 그다지 힘이 없는 견습 성직자에다가 16~7정도밖에 안 먹은 사람이어서 완 력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 자는 일단 떡대가 좋다!! 물론 완력이라면 뱀파이어인 세리아가 더 좋겠지만 이 정도 덩치에 용병, 게다가 20대 후반인 만큼 애송이일 가능성도 적다. 물론 용병인 만큼 피를 빨게 되면 그녀의 능력도 한층 강해지겠지만..아무래도 위험한 일이다. 그녀는 전투경험이 전무하니까. `우웅,,어쩌지?' 세리아는 잠시 고민했다. 아무래도 어려운 상대. 그렇다면 그녀는 안녕 빠이 빠이하고는 집으로 가버리면 끝이다. "와,,용병이요. 멋지네요. 그럼 일 잘 하세요. 전 이만 집에 가 볼께요." 그리고는 세리아는 웃음지며 돌아섰다. `정말 아닌가?' 레이크는 고민하고 있었다. 한 밤중에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눈앞의 그녀를 뱀파이어라고 단정짓기는 어 려워서 이것 저것 질문을 던져봤지만..대화하면 할 수록 평범한 시골처녀에 불과하다는 느낌만을 받는다. 그리고 뱀파이어라면 당연히 레이크, 자신을 유혹해야 할 터인데도 먼저 집에 가겠다고 하다니? `어? 그럼 이거 기회잖아?' 일단 뱀파이어라는 의심을 한꺼풀 벗기면, 레이크의 앞에 선 이 여인은 그야 말로 절세미인, 게다가 숲속에서 자라온 평범하고 순진한 시골처녀. "저기, 위험한데 집까지 데려다 드릴께요." 레이크는 웃음을 지으며 세리아를 바라보았다. 잘만 꼬시면 이런 순진한 시 골 처녀는 금방 그의 매력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절차는??? 그야 뻔한 거 아닌가? 으헤헤헤 `역시 너도 남자구나,,,' 세리아는 잠시 이 기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꼴을 보아하니 집에 고히 보내 줄 인간은 아니다. 저 노골적인 친절한 표정에는 느끼함이 가득 묻어난다. 저쪽이 먼저 저런 표정으로 유혹한다는 건 의심은 완전히 풀렸다는 거겠지? "어머~~고마워요~~" 세리아는 발랄하게 웃으며 레이크의 호의에 답했다. 이정도면 충분히 순진하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압력을 넣을 필요가 있다. "사실 무섭지는 않지만, 이렇게 에스코트 받으면서 가니까 꼭 기사에게 호 위받는 공주님이 된 거 같아요~~" 이정도면 저 레이크라는 남자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 여인이 숲속에서 홀로 자라난,, 이야기 속의 로맨스를 동경하는 순진한 여자라는 확신이 설 것이다. `슬슬 시작하겠지?' `슬슬 시작해볼까?' 레이크는 얼굴표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입을 열기 시작했다. "기사는 아니지만 당신은 공주님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이는데요?" "어머,,,," `음 그 정도로 얼굴을 붉히다니 귀엽군,,' "저도 용병으로 수많은 곳을 돌아다녀봤지만,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인은 처음이었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름을 물어도 될까요?" 신사답게 신사답게 어디까지나 신사답게~~~ ----------------------------계속--------------------------------------- 오랫동안 쉬었습니다. 역시 전 전생에 드래곤임에 틀림없나봅니다. 왜 그 막대한 능력은 깡그리 잃고 이 게으름만 물려받았을까요. 그리고 마왕의 육아일기에 카르세아린이 언급되더군요. 허허 황제의 부친이라 기쁜 마음에 갈무리 사사삭^^ 근데,,풀 네임이 뭔지는 까먹어버렸답니다. 아마 치우님도 까먹지 않았을까요^^ 31868번 -72- 98/05/14 06:53 읽음:2195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세리아,,라고 해요." "세리아, 아름다운 이름이군요." "고마워요,,," 다시 얼굴을 붉히는 세리아. 아마도 그녀가 뱀파이어가 되고나서 제일 먼저 익힌 기술이 의도적으로 얼굴을 붉히게 하는 기술이 아니었을까 싶다. 피를 다루는 뱀파이어이니 그 정도야 쉽겠지만,,, "저기, 용병이라고 하셨죠? 용병이라면 목숨이 걸린 일들도 많이 하셨겠네 요?" `자자,,빨리 다른데로 끌고 가란 말이야~~' 세리아의 질문에 레이크는 웃음을 지으며 그윽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이런 곳에서 얘기하기엔 사연이 많지요. 너무 늦은 밤이라 어서 집에 들어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역시 한번쯤 튕기는군' "그래도 저는 들어보고 싶은걸요?" "그럼 잠시 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계실래요? 조금만 들려드리죠." ------------------------------------------------------------------------ "~~~해서 그때 저는 오우거의 머리를 베었죠." "우와~~멋있어요~~" 보드라운 잔디위에 다소곳이 앉아서 가끔 박수를 쳐가면서 이야기를 듣는 세 리아를 보면서 레이크는 내심 흐뭇해졌다. `훗, 완전히 빠졌군' "역시 남자답네요. 제가 아는 남자라고는 대부분 농부거나 상인이어서... 그런 멋없는 남자과는 전혀 다르군요." 약간 상기된 듯한 얼굴에 신나하는 저 표정, 여기서 잠깐 레이크가 분위기 있는 대사를 읊어주면 저 세리아라는 여자는 금새 넘어 올 것이다. "평범한 일을 한다고 멋없는 건 아니에요. 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람이니 까. 하지만 전 이 일에 만족하니까요." 말을 맺으며 레이크는 밝게 웃으려 노력했다. 밝게 웃어서는 안 된다. 밝게 웃으려 노력해야 하는 거다. 얼굴에 있는 수심은 여전히 드리운채,,그래야 동정표를 따낸다. 역시 레이크의 의도대로 세리아의 얼굴에는 가득히 동정의 빛이 나타났다. `대강 넘어간거 같은데?' `동정하는 표정을 지어주어야겠지?' 세리아는 동정의 빛을 지우지 않은 채 물었다. "왜 용병이 되신 거죠?" 이제껏 용병 놈들도 세리아의 사냥감이로 많이 걸려보았다. 대부분 용병들은 왜 용병이 되었냐고 물으면 그때부터 신세한탄이 시작된다. 그때 세리아가 불 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은근히 신세한탄하는 용병의 어깨에 기대기만 하면 알아서들 세리아를 덥쳤던 것이고 그럼으로써 세리아는 유유히 피를 빨아먹을 수 있었다. 세리아의 질문이 떨어지자 레이크의 얼굴은 급변했다. 어찌나 살벌하던지 옆에 있던 세리아는 가슴이 덜컥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크크크크,,,난 용병이 되어야만 했죠." 부드러운 표정은 어디론가 사라진 채 살기어린 표정을 띄는 레이크 `와 저게 연기라면 이 남자 보통내기 아니네?' "노,,놀랬잖아요,,이잉~~" 세리아의 애교어린 목소리에도 레이크는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에요. 그냥 흔한 복수 이야기죠 뭐,,," 그리고 레이크의 얼굴에는 짙은 수심이 깔렸다. 어찌나 진지하던지 세리아도 진짜로 동정심이 갈 정도다. "아름다운 이야기는 못 되요. 세리아씨처럼 아름다운 분이 들을 이야기는,," "어머,,제가 아름답다뇨,,," 다시 얼굴을 가득 붉히면서 수줍어하는 세리아를 보며 레이크는 살며시 세리아 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전 몇 년동안이나 용병노릇을 해왔어요. 그리고 수많은 여인들을 봐왔지요, 하지만 세리아씨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본적이 없어요." 닭살이 팍팍 돋지만 비지니스는 비지니스 (뭐가 비지니스인데??) 세리아는 착실 히 다음단계를 이행했다. "거,,거짓말,," 세리아는 붉어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며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했고 레이크 는 그런 세리아를 보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보아하니 이제 완전히 자기한테 넘어갔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슬슬 안겨볼까?' `슬슬 안아볼까?' 보아하니 이 여자는 완전히 자신에게 넘어왔다. 이제 바야흐로 때가 무르 익은 것이다. 레이크는 슬며시 세리아를 안은 어깨에 힘을 주었다. "아름다와요. 마치 여신같아요 당신은,," 세리아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레이크의 몸짓을 거부하지 않고 살며시 레이크 에게로 기대었다. "고,,마워요" `나이에 안 맞게 귀엽기까지 하군' "그리고 사랑스러워요.진짜 공주님이라도 당신같지는 않을 거예요" 갑작스런 프로포즈, 당황한채 상기된 표정이 귀엽다. "전,,그냥 나뭇군의 딸에 불과한데,,,." 레이크의 손이 세리아의 뺨을 따스하게 덮었다. 차가운 그녀의 뺨이 레이크 의 손에 와닿았다. 그리고 레이크는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세리아에게로 다가갔다. 진하고 감미로운 느낌이 레이크에게 느껴졌다. 세리아, 그녀의 입술은 차가우면서도 달콤한 여운을 지니고 있었다. "저 정말 아름다와요?" 세리아는 말을 하면서 살며시 레이크의 귓볼을 핥았다. 강인한 목덜미가 그녀의 눈앞에 먹음직스럽게 펼쳐진다. "물론, 그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다와." 말을 하는 레이크의 손길이 어느새 세리아의 가슴 부위로 다가가고 있었다. `어느 정도 부끄러워 해줄 필요는 있겠지,,' "아잉,,," 레이크의 목덜미를 감싸안은 자신의 두 손에 더욱 힘을 주면서 세리아는 서서히 입을 벌렸고 그 사이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달빛에 반사되어 새하얀 빛을 내뿜고 있었다. "정말 제가 제일 예쁘죠?" "그럼,,," 레이크의 손길은 점점 대담해지고 있었다. 스커트 자락을 들추는 소리가 세리아의 귓가에 들려온다. 그러나 레이크의 손이 어느 부위로 가건 이제 는 끝난 일, 세리아는 자신의 송곳니를 레이크의 목덜미로 다가갔다. 이미 모든 절차는 끝났다. 레이크는 자신이 피를 빨린다는 사실조차 인식 못 한채 황홀한 가운데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그나마 그녀가 그녀의 희생물에 게 해 줄수 있는 최대한의 사죄, 그것은 가장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해 주는 일. `미안해요,,,,,,' ----------------------------계속------------------------------------------ 음, 닭살돋아,,으으으으 31910번 -73- 98/05/15 03:14 읽음:2265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레이크의 목은 지방이 거의 없는데다가 혈관이 커서 위치잡기가 참 좋다. 세리아는 살며시 레이크의 목을 혀로 한번 핥은 뒤 자신의 송곳니를 레이크 의 경동맥에 갖다대었다. 이제, 물기만 하면 된다. 그때 레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정말 내가 본 여자중 가장 아름다와,아린 정도면 모를까 여자중에 선 당신만큼 아름다운 사람을 본 적이 없어." 그리고 순간 세리아의 몸이 경직됐다. `아린??' `이크,,쓸데없는 소릴 해버렸네,' 레이크는 순간 멈칫하는 세리아를 보며 그냥 말나오는 대로 막 해버리는 자 신의 입버릇을 저주했다. 하지만 이미 엎지른 물이요 쏘아진 화살이라~~ "남자애 얘기야, 남자애, 왜 어린 애들중 귀엽게 생긴 남자애들 있잖아? 그런 거야, 당신만큼 아름다운 여자는 없어~~" 얼른 주워담으려 했지만 세리아의 태도는 이미 쌀쌀해진 거 같다. `에그,,입이 방정이지,,' `아린이라고,,,' 세리아는 생각했다. 이남자는 아린을 알고 있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든간에 그 저주받을 드래곤이 어디있는지 이 남자라면 그녀에게 알려 줄 수 있을지 도 모른다. 그 빌어먹을 살인마가 어디있는 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리아는 억지로 생긋 웃으며 레이크의 목을 감싸안은 자신의 팔을 풀고는 레이크를 바라보았다. "그 남자애가 그렇게 예뻐요?" "............" "왜 그래요?" "에이,,해본 소리야 예뻐봤자 남잔데,,세리아가 훨씬 아름다워." 레이크는 허털웃음을 지으며 넘어가려 했지만,,, `나도 아는 애다. 이 양반아, 솔직히 나보다 이쁘더라,,,' "그냥 궁금해서요. 한번 보고 싶어지는데,,혹시 친척이에요?" "아냐, 그냥 내 부하같은 거야." "부하요!!" 갑작스레 목소리를 높인 세리아때문에 레이크는 순간 움찔했다. "왜? 왜 그래?" 그 엄청난 드래곤이 인간의 밑으로 들어갔다고? 세리아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세리아는 곧 그 아린이라는 드래곤이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 져 있는 듯이, 멍청한 면이 상당히 있었다는 걸 기억해냈다. 아마도 이 남자는 그 점을 이용해먹는 것이리라. 하긴 그런 멍청한 애는 어디가든 이용안 당할 리가 없겠지만,,, "흐음, 그 부하는 지금 뭐해요? 당신 곁에 없는거 같은데요?" "음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명예로운 학생이 되어있지." "와아, 거긴 높은 귀족들이나 들어 갈 수 있는데잖아요?" 세리아는 놀랐다. 하필이면 그런 곳이라니, 대도시라면 세리아로써는 상당히 활동이 제한되는데,,, 레이크는 그런 세리아를 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놀라운데? 뱀파이어가 그런 것도 알고 있나?" ----------------------------------------------------------------------- "언제부터 알고 있었지요?" "아까 억지로 웃으면서 나를 돌아볼때부터." "내 태도에 이상한 점이 있었나요?" "아니, 전혀,," "그런데 어떻게?" 세리아의 표정을 보던 레이크는 갑자기 낄낄거리며 웃더니 입을 열었다. "멍청한 흡혈귀로군, 다른 사람과 얘기 할땐 그 기나긴 송곳니 좀 숨기시지?" "!!!" 세리아는 레이크의 말과 동시에 자신의 입가로 손을 가져갔다. 너무 충격적인 말을 들어서 송곳니를 숨기는 것을 깜빡 잊어버린 것이다. "제기랄,," 세리아의 입에서 욕설이 흘러나왔다. "어쨌거나 난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겠군." 레이크는 말을 마치며 자신의 허리에 꽃힌 장검을 서서히 뽑아 들었다. 세리아는 내심 긴장했다. 생각같아서는 도망쳐버리고 싶지만, 잘못하다가는 도망도 못 치고 헛점만 생길 지도 모른다. 그녀의 눈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절대 애송이가 아니다. "미안하지만,,난 여기서 죽을 수는 없어요. 해야 할 일이 있거든,, 게다가 난 죽지 않는 몸이라고요." 목이 몸체와 분리해도 죽고 죽은 자의 피를 먹어도 죽고 심장이 바스러져도 죽고 태양빛을 쬐어도 죽고 성수를 뒤집어 써도 죽고 사실 불사신이라고 하 기엔 좀 핸디캡이 많은 견습뱀파이어(이런 용어도 있나?) 세리아지만, 어쨋 든 그녀는 뱀파이어. 죽지 않는 존재. 눈 앞의인간에게 그렇게 기죽을 필요 는 없다. 세리아는 천천히 자신의 손톱을 세우기 시작했고 날카로운 짐승의 손톱이 아름다운 세리아의 하연 손을 꿰뚫고 솟아났다. "목을 잘라도 죽고 심장을 부숴버려도 죽지. 흡혈귀란게 내가 생각했던 거 보다 그렇게 대단한 괴물은 아니더군. 설명을 듣기전엔 난 산산조각으로 부수어도 다시 살아나는 괴물인 줄 알았거든." 비장의 각오를 한 세리아에 비해 레이크의 표정은 여유로왔다. "아무리 흡혈귀라도 오우거보다 힘이 세진 않겠지, 가고일보다 빠를리도 없 고 말이야. 아쉽긴 하지만 내 피까지 노린 녀석을 가만 놔둘 수는 없는 거 아니겠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레이크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 왁자지껄한 저녁시간의 활기찬 장터,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그 곳에서 평상복을 한채 지루하다는 표정을 온 몸으로 발산하려 노력하는 검은 머리의 한 청년과 청년이 어떤 오만가지 표정을 짓든 깨끗히 무시한 채 쇼핑에 열중 하는 가느다란 흑발의 미녀가 서로 상반된 표정을 지은채 걷고 있었다. "와~~이거 봐 플루토. 마물결계석 세일한대~~" "어차피 이 도시에서도 못 찾으면 고국으로 돌아갈 건데 마물 결계석이 왜 필요하냐?" "혹시 모르잖아. 나중에 또 여행해야 할 경우가 생길 지도 모르는데." "베라, 결계석의 마력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게 너야,,제발 변비 좀 고치지 그래?" "누군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줄 알아? 노숙하면서 먹는 조악한 식사 탓이지" "헬레이스의 가호가 항문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군." 퍽~~~ 베라의 어퍼가 강렬히 플루토의 턱에 작렬했다. "여자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정말~~" "미,,미안,," 물론 플루토도 맞을 짓을 하기야 했지만,,,,그렇다고 어퍼를 날려? `보통 여자들은 때려봐야 뺨 정도잖아,,치잇,,'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보인다 플루토. 보통 여자라면 너랑 같이 다니지도 않았을 꺼야.." `게다가 눈치는 더럽게 빨라,,,' "어쨋거나 플루토 돈 좀 보태라. 너도 허허 벌판에서 결계석도 없는 채 큰일 보기는 싫잖아?" 마물결계석. 이 마법물품의 효과는 주입된 마력에 따라 일정시간 주위의 물 리력으로 부터 반경 1m정도를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다. 평균적으로 2~3분정 도를 보호하는 위력이 깃들어 있고 이 물품의 용도는 바로 위대한 모험가들 을 위한 것이었다. 생각해보라,, 숲이든 들판이든 언제 어디서 몬스터가 튀어나올 지 모른다. 인간들이 사는 농촌이나 마을 근처라면 별 문제 없겠지만 모험가들이 다니는 곳은 주로 인적이 드문 곳이 대부분이고 그런 곳에 화장실이 있을리는 절대 없지 않겠는가? 아무리 뛰어나고 노련하고 위대한 모험가라도 그가 인간인 이상 볼 일은 봐야 산다. 드래곤처럼 완전연소하지 않는 이상 인간이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4대 욕구의 하나!!! 이 물품은 그들로 하여금 2~3분 정도 물리적 공격에 대한 차폐막을 형성함으로써 모험가들에게 안정적이고 편안한 생리현상의 해결을 제공하는 마법시대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난 도대체 뭘 쓰고 있는 거지,,,) 어쨌든 베라는 열심히 쇼핑에 열을 올렸고 플루토는 짐꾼 노릇을 착실히 하고 있었다. 심심하게 베라의 쇼핑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플루토, "다리오스는 뭐하는 거지?" -----------------------------계속--------------------------------------- 와,,천리안으로 제 글을 퍼주시겠다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글을 굳이 퍼주시겠다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하지만 정말 기분 좋네요^^ 랄라~~~ 31988번 -74- 98/05/16 18:13 읽음:2356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오랜만이군,," 다리오스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눈 앞에 세워진 거대한 고딕 양식의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샤이하드 아카데미, 그의 유년시절의 추억들을 간직한 이곳은 여전히 그 위용 을 잃지 않은 채 태양을 반사하며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높은 첨탑들은 여전히 하늘을 지를 듯이 솟아있었고 초목들은 그때와 다름없 이 푸르름을 간직한 채 아카데미의 주위를 감싸고 있다. 다리오스는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정문으로 들어섰고 당연히 경비병이 그를 막았다. "누구냐!" "학장님께 다리오스 골드브러프가 왔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 다리오스의 공손한 태도에 경비병은 한껏 우쭐한 채 대답했다. "다리오스든 뭐든 학장님은 지금 바쁘시다. 무투회준비로 한창,,,근데 누구 라고?" "아,,다시 말씀 드리죠. 다리오스 골드브러프가 왔다고 전해드리겠습니까?" "다,,다리오스? 설마 그,,드래,,,드래,,," "그 설마입니다. 어서 연락 좀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 "오늘따라 왠지 부산스럽네?" 1교시를 끝내고 구석에 앉아 자신의 검을 만지작거리던 아린은 주위를 둘 러보며 아리송해하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절도있게 행동하던 여러 학생들이 이상하게 오늘따라 부산스럽 게 떠들어대며 무언가를 서로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틴~~~" 마침 눈 앞에서 세틴이 지나가는 걸 본 아린은 얼른 그를 불러세웠다. "왜들 난리야?" 아린의 간결한 질문에 세틴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아린,,아린,,그게 말이지,,," "진정 좀 해라,," "아니다. 일단 너도 따라와봐.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 (환타지에 이런 속 담이 나와도 돼나?) 다리오스는 학장과 함께 아카데미의 복도안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자네의 명성은 이 먼 리베이드에서도 똑똑히 들리더군."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학장님" 다리오스는 환한 미소를 띄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러 추억이 깃들어 있는 연무장이며 지친 몸을 뉘인 채 편히 쉴 수 있었던 기숙사, 그리고 수많은 후보생들,, 자신을 선망의 대상으로 봐라보고 있는 저 수많은 눈길들, 그들 역시 나중에는 훌륭한 기사가 되어 자신의 신념에 이바지 하리라,,다리오스 는 후보생들을 둘러보았다. "과연 아카데미의 학생들 답게 모두들 뛰어난 인재로 보이는 군요." 다리오스의 말에 학장은 껄껄 웃으며 답했다. "문제는 자네보다 뛰어난 인재가 보이질 않는다는 게지,,그런 자네가 이 곳 에 남아 주었다면,,," "죄송합니다. 학장님," "아닐쎄, 나 역시 기사. 이해할 수는 있네,,기사라면 한 여인을위해 목숨을 바칠 수도 있어야 하니까..그 여인이 리베이드 국민이 아니라 해도 말이야,, 그다지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단지 아쉬울 뿐이지,," "죄송합니다." 다리오스는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그의 고향이고 유년시절을 지배했던 곳, 리베이드를 배신한 자신을 리베이드는 비난하질 않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한 짓이 어떤 것이지 안다면,,이들도 저런 표정을 유지할 수는 없겠지' 선망의 대상을 바라보는 훈련생들의 표정을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속으로 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저 표정들이 얼마 안 있어 가장 증오스러운 자를 바라보는 표정으로 바뀌리라, `지금은 다들 저런 표정으로 봐주지만,,나중엔,,하하,,그것도 아닌가? 지금도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학생도 있군, 붉은 머리라,,꽤 특이,,,' "억!!!!!!!!!!!!!!!" "이봐 다리오스 군 왜,,,,왜 그러나?" 사색이 된 채 순간 멈춰서서 복도 한 귀퉁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다리오스를 보며 학장은 물론이고 지켜보던 훈련생들마저 놀라고 있는 처지였지만... `아린이잖아!!!!!!!!!!!!!' 다리오스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타오르는 듯한 빛나는 붉은 머리, 붉은 눈동자, 아름다운,,저 이오네님과 똑같은 얼굴,,, 아무리 이모저모 뜯어봐도 아린임에 틀림이 없다. `왜!!왜!! 하필 아린이 여기 있는 거냐~~~!!!!' 다리오스는 운명의 신 마할루이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리베이드는 두달동안 이나 샅샅히 뒤져도 못 만나던 거를 왜 하필, 절대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안심했던 이 곳 리베이드의 수도 퀘하나에서 만난단 말이냐아~~~ 다리오스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 사태를 타개할 적절한 방법을 구상해야 할 강한 필요성을 느꼈다. (방금 문장 논술이었으면 0점처리다) 가스터의 성미로 봐서 아린을 보게 되면 그 곳이 리베이드의 수도가 아니라 자신의 고향마을이라도 일단 마법부터 난사하고 볼것이 뻔하고...플루토야 단순하니 대뜸 칼부림부터 시작하겠지,,베라도 일단 전투 시작되면 누가 헬 레이스의 무녀 아니랠까봐 완전히 악녀로 돌변해버리고,,, 안된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제서야 가스터도 포기하고 카르 셀로 돌아갈 마음이 생겼는데,,,가스터가 이 사실을 안 다면 억지로 달래 서 수도에서의 대 혈전은 피한다 해도 계속 저 어린 레드드래곤을 잡겠다고 나설테고 자신은 그를 달랠만한 명분이 없다. 플루토야 모험을 워낙 좋아하 니 당연 가스터를 따라나서겠지, 베라 역시 플루토를 잔뜩 욕하면서도 따라 나설 테고,,, 자신의 남자니까,,다리오스 혼자 카르셀로 돌아갈 수 있으면 이미 옛날에 돌아갔겠지만,,,지금같은 상황에서 저들 셋이 빠진 카르셀은 엄청난 전력 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결국 다리오스도 따라가야만 한다. `어쩌지, 어쩌지,,어쩌지,,' 도대체 일가 친척 하나 없을 새끼 드래곤이 이 귀족들만 들락거리는 샤이하 드 아카데미에 어떻게 들어온 거야? 절대 없을 거라고 안심했던 곳에서 만나 게 되다니,, `이제서야 카르셀로 돌아가게 됐는데!!!' 다리오스는 식은 땀을 흘리며 아린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우웃, 다리오스가 왜 저래?' 아린은 표정을 완전히 굳힌 채 다리오스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저기서 다리 오스가 다시 자신에게 달려들면 자신은 어쩔 수 없이 드래곤으로 변신해야 하는데,, 그랬다간 당장 소문이 좌악 퍼져서 집으로 끌려갈 것이다. 어쩌지 어쩌지 징징,,,,,, `저 인간은 도대체 왜 온거야!!!' 자연 다리오스를 보는 아린의 눈길이 고울리 없다. 그런데 아린의 표정이 너무 박력있었던 것일까? 아린을 바라보며 다리오스가 식은 땀을 흘리고 있다? "저기,,다리오스군? 아는 사람이라도 있나?" 학장의 친절한 말에 다리오스는 일단 정신을 차렸다. "아,,예, 아린,,네가 여기 있을 줄은 몰랐다." 억지로 손을 흔들며 반가운 표정을 지으려 하는 다리오스다. 일단 저 녀석도 사냥당하는 건 질색일 테니 여기서 떠나라고 하던가, 변장 이라도,, `그렇지!!' 다리오스의 머리에 순간 섬광이 스치는 듯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아린, 정말 오랜만이구나,,학장님 잠시 아린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어도 될까요?" 후다닥 아린앞으로 걸어가 대뜸 손을 잡고는 질질 끌어오더니 학장을 향해 눈을 부라리는 다리오스, 그 정체모를 박력에 학장은 그냥 고개만 끄덕거렸 고 다리오스는 그 상태로 아린을 질질 끌고는 가까운 빈 교실로 들어가버렸다. 이 느닷없는 광경에 학장 밑 기사후보생들은 그저 멍하니 서 있었고,,, "아린이 드래곤 슬레이어랑 아는 사이?" 아린 옆에서 멍하니 서있었던 세틴의 혼잣말이었다. 텅빈 교실로 아린을 끌고 온 다리오스는 대뜸 입을 열었다. "아린, 난 너와 적이 아니다." "그런데요?" "그런데 내 동료들이 너를 잡고 싶어 해." "그래서요?" "그러니까,,,이걸 써라!!!" 다리오스가 비장의 각오를 안면에 띄우며 자랑스레 내보인 그것은,,, 염색약이었다. "염,,색,,야악?" "그래,,아린, 넌 그 붉은 머리가 하도 눈에 띄니까 머리색를 바꿔버리라고. 우리도 얼굴보다는 머리색으로 먼저 너를 찾게 되니까 말이야. 머리칼만 바꾸고 좀 멀리 떨어져 있느면 우리 동료들이 널 알아보질 못 할 거야.." --------------------------계속------------------------------------------- 꺄아아~~~ 메일을 통해서 비평을 해 주신 분이 계셨어요. 상궤를 깨는 소설이라,,저는 별 의도 없이 쓴 건데 읽어보니 참 기분이 좋더라 구요. 좀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메일 주신 분 정말 감사드립니당~~~ 헤헤, 이번엔 서랍속의 어드벤처를 슬쩍 도작??했는뎅,,, 혼,,날지도,, 32491번 -75- 98/05/27 14:00 읽음:2288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재상, 일은 잘 처리되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폐하. 소문이 돌지 않게 은밀히 붉은 머리의 미소년들을 모으 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아무래도 숫자가 부족합니다만,,," "역시,,그렇겠지,,," 리베이드의 국왕인 퀘하리나 3세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검지로 잠시 받치고는 고민에 빠졌다. 붉은 머리, 100명, 미소년 이 3조건을 전부 만족시키는 사람 은 의외로 상당히 적다. 특히 지고한 드래곤의 입맛에 맛는 미소년을 찾는다 는건 상당히 까다로운 일인 것이다. (이들은 여전히 착각속에 빠져있었다) 더구나 이젠 7일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훤칠한 인물들은 대부분 왕족이나 귀족, 그외에도 먹고 살만한 중산 층에 분포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먹고 살기 편해야 겉모습에도 신경 을 쓰는 법이고 또 아름다운 여인들은 대부분 귀족의 첩으로 들어가기가 싶 상, 원료가 좋아야 제품이 좋듯이 평범한 아낙과 결혼한 평민들 자식은 아무 래도 귀족들이나 중산층 자식들에 비해 인물이 좀 딸리는 편이다. "게다가 여자도 아닌,,아름다운 남자를 구해야 하죠,,,," 재상의 푸념에 국왕 역시 별로 반박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여자라면 평민중에서도 예쁜 인물이 없지 않지만,,남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예쁘게 태어났다 치더라도 거센 일을 하는 동안 점점 거칠게 변해버릴테 니,,, 평민중에서 미소년을 그것도 100명씩이나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블랙드래곤 에이라의 노여움은 막아야 하고,,, "염색약이라도 이용해볼까요?" "자네 미쳤나? 그러다가 들키면 리베이드는 그날로 끝장이야" "할수 없네요 그럼,,," "귀족이고 왕족이고 할것 없이 붉은 머리의 미소년이라면 모조리 잡아들이 게, 재상. 일단 잡아가 놓고 나중에 통보를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에이라가 그들을 잡아 먹으려는 건 아닐테니 목숨에는 지장이 없겠지,,, 잡아먹을 거면 굳이 미소년을 고집하지는 않았을 테니,," 한숨을 쉬면서 재상은 어전을 물러나왔다. 왜 하필 이 시기에 저 검은 도마 뱀이 갑자기 난리를 피우게 된 걸까,,,재상은 속으로 욕을 하며 미소년납치 특공대라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이없는 특수부대의 창설을 위해 재정상태 를 다시금 살펴 보아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다리오스가 다녀간지 3일째 되는 사이햐드 아카데미, 승마수업을 끝내고는 옷깃으로 땀을 닦는 아린에게 세틴이 다가왔다. "거 옷 더럽히지 말고 수건으로 좀 닦아라~" 라는 말과 함께 세틴이 던져주는 수건을 받은 아린은 대강 땀을 닦으며 세 틴을 돌아보았다. "흐응~ 세틴은 벌써 끝난거야?" "응, 그건 그렇고 지하드가 없어지니 외롭지 않디? 응?" "별로? 왜?" 태연하게 반문하는 아린, 세틴은 신경쓰지 않고 아린을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그냥 물어 본거야. 그리고 그 머리색, 어느 쪽이 진짜야? 붉은 색?검은 색?" 아린의 머리속에 다리오스의 당부가 다시한번 스쳐지나간다. {알겠지? 원래 검은 머리였다 너는, 붉은 머리가 아냐. 인간생활 편하게 하고 싶으면 내 말 듣는게 좋을 거야.} 확실히 다리오스일행과 싸우면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자신의 정체는 완전히 노출되어 버린다. 까짓꺼 시키는 대로 해도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으리라~~ "검은 색." 느긋하게 퀘하란의 거리를 둘러보던 다리오스, 그는 카르셀을 떠나고 최초로 편안한 기분에 빠져있었다. 지금도 가스터는 열심히 붉은 머리의 미소년 아 린을 찾아다니고 있겠지만,,,아무리 수소문을 해봐라, 아린이 발견되나. 직접 맞닥뜨리지 않는 이상 절대 발견 될 일은 없을테니 다리오스 자신이 할 일은 가스터를 샤이하드 아카데미쪽으로 들어가지만 않게 하는 일뿐이다. 사실 외지인인 가스터가 국립기관인 사이햐드 아카데미에 들어갈 수 있을리도 없겠지만,,, `모든 게 잘 됐다. 이제 며칠 더 여기서 쉬다가 카르셀로 돌아가면 되는구나~~' 그런 다리오스의 눈에 흥분한 얼굴로 거리를 질주하는 가스터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리오스구운~~~~~" "????" "헥헥,,하이고, 운동 좀 해야겠군,,헥헥" 거센 숨을 몰아쉬며 잠시 헉헉대던 가스터는 다시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플루토랑 베라는 어디 갔나? 그 저능아드래곤을 찾을 방법이 있네." "예에에에~~???" "일단 플루토군이랑 합세하세, 그때 얘기해주지,," `설마? 샤이하드 아카데미는 외지인은 못 들어가는데? 거길 갔다 온 건가?' 여관으로 돌아온 플루토와 베라는 상기된 얼굴로 가스터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다리오스? 그야 씁쓸한 얼굴이고,, "성 안의 근위병중 하나의 입에서 나온 건데, 지금 리베이드에서 붉은 머 리의 미소년을 대량으로 모으고 있다더군." "왜요?" "그건 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모으고 있다는 건 사실인것 같아." 가스터의 말에 플루토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거 믿을만한 이야기입니까?" "물론, 내가 몰래 마법으로 진위를 살펴보았는데, 절대 거짓말 하고 있는 건 아니었어. 아마도 그 지진아드래곤은 성 안에 있는게 틀림없어." "어쩐지 발견이 안 된다 했더니 성 안에 있었군요. 그럼 이제 어쩌죠?" "성밖으로 나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군요. 그럼 성 주위를 맴돌면서 좀더 정보를 입수할 필요가 있군요." "그래, 몰래 그 바보드래곤만 빼돌리면 되니까." 다리오스는 가스터와 플루토의 대화를 들으며 황당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하필 지금 리베이드에서 붉은 머리 미소년을 모집한다는 건가? "아,,저,," "왜 그러나? 다리오스군?" "아,,아뇨,,그게,,,"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생각난건가?" "아무 것도 아녜요......" 화창한 오후 신록이 푸르른 숲길을 걷는 한 일행이 있었으니~~ 가리워진 복면속의 두 눈이 형형하고 골격이 비범하여 범상치 않은 전사의 풍모를 가진 그들!! 바로 리베이드를 사악한 드래곤의 마수에서 구하기 위해 오늘도 밤낮을 가 리지 않고 분골쇄신하는 `미소년 납치 특공대' 였던 것이다아`~~ "우리가 뭐하는 짓이냐 이게,,," 꽁꽁 묶은 10대의 붉은 머리의 소년들을 어깨에 들러메고 영차영차 따라오 는 자신의 충성스러운 부하들을 보며 로빈스테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작의 칭호를 가진 명예로운 기사로써 자신의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 해 비밀리에 활동하는 임무를 가지고 지금도 열심히 길가다가 보이는 붉은 머 리 미소년은 닥치는 대로 납치하고 있는 로빈스테인 경과 그의 수하들,, "대장님, 잠시 쉬었다 가지요?" 어깨에 미소년 한보따리씩 짊어진 그의 수하들이 휴식을 요구해왔고 로빈스 테인 경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니들 맘대로 해라,,이게 뭐 대단한 임무라고 뼈빠지게 일하겠냐,,," "하지만 임무는 안 대단해도 임무를 실패하면 대단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습 니까? 너무 한심스러워 마시죠." "꼬락서니들을 봐라,,이게 나라를 위해 중대한 비밀임무를 띈 사람들의 차 림으로 보이냐? 완전히 변태 날강도 집단이지,," "어쨋거나 공터가 보이는 군요. 좀 쉬었다 갑시다요." 숲속 공터에 쪼롬이 둘러앉아 미소년들을 한 구석에 쌓아놓고 제각기 휴식을 취하는 자신의 부하들을 보며 로빈스테인 경은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복면이라도 했으니 망정이지,, 들키면 자손 대대로 망신이다....' 로빈스테인 경은 천천히 자신들이 둘러메어 온 미소년들을 훑어보았다. 왕족부터 시작해서 귀족,영족,평민,중인,노예,천민 할것 없이 참 골고루도 섞 여 있는 아이들,,,아!!이 얼마나 평등한 광경인가!! "대장님. 내일까지 10명을 채울 수 있을까요?" 한 부하가 로빈스테인 경에게 걱정스런 말투로 물었다. 그들 역시 비록 하는 짓 은 요상하더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나라를 구하는 길임을 알기에 애국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로빈스테인을 따라 미소년을 덜컥덜컥 납치하고 있었다만,, 현재까지 그들이 잡아 들인 미소년이 총 9명,, 10명을 채워야 하건만 의외로 붉은 머리가 도통 눈에 띄이질 않아 고심중이었던 것이다. "어찌 됐건 10명은 채워야 하지,,이봐 너희들. 절반으로 놔눠서 반은 이 애들 감 시하고 반은 이 근처 마을이라도 돌아다녀봐. ,,,,인상쓰지 말고,,이것도 알고 보면 애국하는거다,,," 엉덩이 툴툴 털고 일어나는 자신의 부하들을 보며 로빈스테인경은 이제 몇 번째인 지 기억도 안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차라리 드래곤과 싸우다가 명예롭게 죽는게 났겠군,,," -------------------------------------------------------------------------- "이런 작은 마을에 이쁘장한 놈들이 있을까 과연?" "그래도 일단 뒤져는 봐야지,,한 명만 더 채우면 되니까.."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마을을 둘러보던 로빈스테인의 부하 5명은 곧 한 곳으로 시 선이 집중되는 것을 느꼈다. "야,,저거,,,"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에 인간같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미청년이 그들 눈 앞에 서 빵을 한 아름 사들고 가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야,,저 정도면 합격아니냐?" "예쁘장하게 생겼긴 한데,,,좀 늙었잖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이쁘면 장땡이지 뭘. 어차피 드래곤은 몇 천년씩 사는데 10대고 20대고 그런거 가 리 겠냐 설마? 한 사람 모자라는데 딱 잘됐잖아. 잡자~~" "그래, 잡고 보자." 레드 드래곤의 대표자인 적룡왕 키아드리스는 자신이 에이라에게 부탁한 일이 실로 훌륭히 행해지고 있음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빵을 한 아름 들고가던 그의 앞에 한 무리의 건장한 청년들이 대뜸 그를 잡아가려 하는 것을 보고,,그리고 그들중 한 사람의 입에서 "미소년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일단 붉은 머리에다 이쁘장하게 생겼으니 합격선이다. 잡아" 라는 소리가 들리는 걸 봐서 에이라가 키아드리스의 부탁을 상당히 잘 처리했음이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이 것들한테 잡힐 수야 없지.' "으악~~" "크억" "케ィ~~" 키아드리스의 가벼운 매직 애로우 주문 몇 방으로 리베이드를 위해 분투쇄 신하는 이 건장한 5인의 청년들은 개성있게 땅바닥에 널부러져 신음소리를 내뱉고 있었고 키아드리스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슬슬 에이라를 찾아가봐야겠군. 이걸로 칼슈타인도 좀 화가 누그러지겠지.' 이리도 인간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미소년들을 닥치는대로 모으고 있으니 필시 아린도 그 안에 있을터, 키아드리스는 느긋하게 짐들을 다시 챙기고는 일행에게로 발길을 옮겼다. 상당히 유쾌했던 인간들인 다리오스 일행과도 이젠 작별할 때가 온것이다. "뭐하나 다리오스~~짐싸게~~키아스군이 오는대로 출발해야지." "저,,생각을 다시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굳이 그 드래곤을 잡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자칫하다가는 블랙드래곤 에이라의 노여움을 사게 될 겁니다." "걱정말게 다리오스. 100명중 한 명 빼돌리는게 뭐 그리 대수겠나. 우리는 몰래 그 드래곤을 납치하기만 하면 돼. 레드 드래곤의 심장은 마나의 초 집결체. 그것이 있으면 난 드디어 인간세에서는 전후무후한 9서클의 마도 사가 될 수 있다네,,흐흐흐흐." 타오르는 탐욕의 눈빛을 강하게 발산하며 보따리를 챙기는 가스터를 보며 베라는 나직히 읊조렸다. "눈빛을 보니 이미 말릴 단계가 지났군요." 결국 카르셀의 영화를 위해서라는 말은 겉치레임이 드러난 순간이다. 뭐 가스터가 9서클의 마도사가 된다면 사실 레드 드래곤의 뼈와 비늘을 얻는 것 보다 더 큰 수확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장검을 휘둘러보는 플루토와 욕망으로 앞뒤안가리는 가스 터를 보며 다리오스는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아유,,그래도 내가 명색이 파티의 리더인데,,도대체가,,쩝...' 어쩌겠는가? 말린다고 들을 사람도 아니고 버리고 갈 수도 없으니 그저 자 신도 따라다니는 수밖에... 그러는 중 방문에서 노크소리가 나며 식량보따리를 한아름 안은 적발의 미 청년이 들어왔다. `어? 어디갑니까? 그 드래곤을 찾았나요?' "단서를 잡았다네. 자네도 가고 싶으면 가겠나?" --------------------------------------------------------------------- 온갖 진귀한 화초와 그림 그리고 화려한 금은등의 비싸고도 쓸데없는 금속 들로 치장을 한 화려한 거실에서 건장한 20대청년하나와 40대 중년하나가 걱정스러운 듯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저기,,,나라에서 붉은 머리 미소년들을 닥치는 대로 모은다고 그러던데 요?" "내 소식통에 의하면 블랙 드래곤 에이라가 활동했다고 하더군.역시 우리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건가 레이크?" 굳이 소식통이 아니더라도 블랙드래곤 에이라가 미소년을 바치라는 요구로 나라안의 붉은머리 미소년이 씨가 말랐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소문으로 퍼 진 상태, "설마,,그 아이까지 잡혀갔을 리는 없겠지만,,,." "잡아갔을 가능성이 크다네, 레이크군.. 샤이하드 아카데미에서도 붉은 머 리를 한 소년들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더군..심지어 왕족까지..." 귀족과 왕족 그리고 부유한 자제분들이 모여 심신을 닦는 샤이하드 아카데미 야 말로 미소년이 탄생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이 아니던가? 자고로 밑천이 좋고 투자가 확실해야 가치있는 상품이 나오는지라 리베이드 왕실에서 이 곳 샤이하드 아카데미를 그냥 넘어갔을리는 만무하다. 안 그래도 모자라는 판에 10일이라는 시간제한까지 걸려있으니,,,, "그렇다면 역시 아린은 잡혀갔을 가능성이 크군요. 아슬란님,,," "그래서 부모의 자격으로 아린을 만나보려 했는데 거절당했다. 이제 결정을 내리는 수 밖에 없어.그 아이는 분명히 잡혔을 거다. 내가 국왕이라도 1순 위로 잡아갈 테니까,,쳇 아들놈을 사르바잔왕국으로 보내길 잘했군 그래,," 왕족이며 귀족까지 깡그리 사라졌는데 불만이 없을리가 만무하다. 당연히 아들네미 머리가 붉은색, 아니 붉그수레하기만 해도 샤이하드 아카데미에 아 들을 보낸 부모들은 밤잠을 못 이루었고 현재도 계속 아들을 만나겠다고 탄원 서를 보내는 입장. 물론 100%거절당하는 것도 여전하다. "빌어먹을,,드래곤이 그렇게 무서운가. 왕족과 귀족의 자제를 갖다바칠 정도 로? 자신의 권력이 흔들릴지도 모르는데?" 40대의 중년상인 아슬란은 욕설을 내뱉었다. 왜 갑자기 이렇게 일이 꼬이는 건지,, 아슬란은 들고 있던 와인잔을 신경질적으로 탁자에 내려놓았고 그 모 습을 보던 레이크는 입을 열었다. "권력이 흔들리는 걸 걱정하다가 리베이드가 멸망할 지도 모르는데요? 게다 가 드래곤은 은원이 분명한 존재이니 필시 국왕의 요청 하나 정도는 들어줄 테고,, 국왕은 권력이 흔들린게 아니라 1회용이긴 하지만 드래곤이라는 막대 한 전력을 소유하게 된겁니다." "그런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가? 지금 문제는 단 둘이야! 에이라한테 바친다 는 그 소년들을 찾아갈 것인가. 아니면 다시 계획을 세워서 그 물건을 입수 할 것인가지,," 레이크는 중년상인 아슬란의 말에 손가락을 턱에 괸 채 잠자코 생각에 잠기 었다. 그 `물건'을 입수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완비되어야 한다. 첫째, 내부에 협력자가 존재해야 하며, 둘째 그 협?"微?내부에서 의심을 받지 않는 존재여야 하고 셋째로 내부의 협력자가 그 물건과 함께 불타버렸 다는 확신이 들게끔 하여야 한다. 즉 거부로 유명한, 그리고 리베이드에서도 3손가란 안에 드는 미인을 아내로 맞은 아슬란의 아들다운 붉은 머리의 미소년이어야 하고 또한 아슬란의 아들 로써 행동할만큼의 기품이 있어야 하고 (아린은 이미 왕궁예법에 대해 뼈저리 게 배운 바 있다) 나중에 살인멸구 (음 무협지 용어인데,,환타지에서 써도 될 려나?) 하기 위해서 아무런 친고의 여지도 없어야 하며 또한 계획에 의심을 품을 만큼 영리해서도 안 돼며그렇다고 어설프게 행동해서 들켜서도 아니되니 멍청해도아니 된다. 즉 머리는 좋지만 순박한 천애고아에 절정미소년을 찾아야 하는건데,,, 이게 어디 쉽게 찾아지겠는가? "역시 그 아이만한 적임자가 없습니다,,," 레이크의 말에 아슬란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그 아이를 다시 찾아오게,,100명 중 1명 없어졌다고 그렇게 큰일이 일어 나지는 않겠지,,,뭐 큰 일이 일어나도 내가 감당하는 것도 아니고,," "알겠습니다. 그럼,,," 레이크는 정중히 아슬란에게 인사하고는 방에서 나왔다. 고민스러운 얼굴을 하며 생각에 잠긴 레이크의 귀에 어두운 실루엣으로 자신을 가린 한 인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이 잘 안돼나 보죠?" 가냘프면서도 상냥한 귀여운 여인의 목소리, 레이크는 목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아린 그 녀석 역시 잡혀간 모양이야..." "당연하죠. 나라도 1순위로 잡아갔겠어요." "후우,,,세이라. 정말 그 아린이란 꼬맹이가 드래곤인가? 그것도 레드 드래곤?" "물론. 내 눈으로 직접 본 사실이니 의심의 여지조차 없어요." "복잡하게 됐군. 원래 계획을 수정해야 하나,,," "그 아이는 내가 죽일 겁니다. 당신은 제 힘을 계속 증가시켜 주기만 하면 돼요." 살기어린 세이라의 목소리에 레이크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래서 그 꼬맹이를 죽인 뒤엔?" "더 이상 살아 있을 필요 없지요 뭐,," --------------------------------------------------------------------- 새하얀 대리석의 기둥이 줄줄이 서있는 테라스의 한 곳을 천천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두 명이 있다. 2미터가 넘어보이는 엄청난 거구에 보통 사람은 제대로 들지도 못할 거대한 장검,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자는 리베 이드 궁정마도사의 표식을 수놓은 로브를 걸치고 있었다. "그 말이 정말입니까?" "그렇소. 이미 에이라의 만행에는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오.." "음.. 설마 같은 드래곤끼리 무슨 짓 하지야 않겠지만,," "예? 무슨 소리이신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에이라의 보금자리까지 가기전에 일을 마쳐야 겠군요." "하지만,,가베인. 그 아린이라는 아이가 정말 우리 원한을 풀어줄 수 있 단 말입니까? 제가 리베이드의 궁정부마도사의 지위까지 올랐지만,,,복수 의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요,,,," 리베이드의 궁정부마도사 라카타는 한숨을 내쉬었다. 리베이드는 기사도 왕 국, 상대적으로 마도사의 레벨은 그다지 높지 않다. 아니 헤이드 6국연합중 최 저라고도 할 수있었다. 라카타 자신도 자신이 카르셀이나 라슈타니엔왕국 같은 곳이었으면 궁정부마도사는 커녕 왠만한 성의 초청마도사도 못 되었을 거란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그 아이부터 찾아와야겠군요. 그 다음 전부 말씀드리죠,," "당장 출발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 그리고 블랙드랙곤 에이라가 그 위용을 드러내며 거대한 신체를 레베이드 궁성에 나타낸지 10일째 되는 날 호위와 함께 은밀히 이동하는 한 집단이 에이라의 보금자리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빌어머글,,," 호위대 총 책임자 로빈스테인 경의 일갈이었다. 그와 함께 다리오스 일행과 가베인, 레이크와 세리아도 로빈스테인 경이 이끄는 일행을 천천히 쫓기 시작했다. 로빈스테인 경은 문뜩 자신들이 호위하는 100명이나 되는 대 인원을 힐끔 뒤돌아 보았다. "꼭 당근 잔뜩 널어놓은 것 같군.제길,," 로빈스테인 경의 욕설은 꽤나 오래 갈 모양이다. ---------------------------------------------------------------------- 한편 이 소설의 주인공 아린은 드디어 오랜 기간의 수련의 성과로 롱 소드를 휘두르게 된 기쁨에 젖어 홀로 즐거워하고 있었다. 물론 느닷없이 자신같은 붉은 머리 소년들이 몇 명 사라지는 불상사가 샤이하 드 아카데미에 생겨나 수련생들이 수군덕 대고 있었지만 드디어 용사의 길에 한 발자국 내 딛은 아린에게는 전혀 관심밖의 일이다. 무지 게을렀죠? 더 이상 변명할 말도 없네요. 만년 6위 벚꽃이었읍니다 (흑,,이번에도 또 6위야,,차라리 올라가던가 미끄러지던가 하지 그냥,, 어떻게 4,5,6월 전부 6위지? 역시 게으른 탓인가,,,) 리베이드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등뼈와 같은 역활을 하는 나사크 산맥,, 그리고 그 속엔 리베이드 역사에 단 한번 등장하고 그 단 한번으로 인간들 에게 잊을 수 없는 공포를 선사해준 블랙 드래곤 에이라의 보금자리가 존재 한다. 물론 인적이 드문 곳임은 당연하다. 또한 인적이 드무니 깊은 숲속일 것은 너무나 뻔하다. 깊은 숲속은 위험하다. 게다가 먹음직스러운, 야들야들한 어린 소년들은 몬 스터들은 물론이거니와 들짐승들의 표적이 되기도 쉽다. 100명이나 되는 인원을 안전하게 호위하는데 200여명의 병사가 동원되는 것은 보통때엔 충분한 호위인원이겠지만 이런 깊숙한, 특히 가면 갈수록 드래곤의 서식지로 다가서는 험준한 나사크 산맥에서라면 오히려 모자란 감이 없지 않 않겠지만,,, 그러나 이들은 여지껏 들짐승의 수준 이상의 몬스터들을 만난 적은 없었다. "거참 이상하지요?" 촤아아악~ 선두에 선 한 병사가 자신의 손에 들린 장검으로 얼키설키 얽혀 있는 덩쿨들 을 쳐내면서 길을 만들며 옆에서 근 20여일간 시큰둥한, 뚱한 표정을 얼굴에 유지하고 있는 로빈스테인 경에게 말을 걸었다. "뭐가 말인가?" "몬스터들의 습격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숫자가 많다고 잠자코 포기할 놈들 이 아닌데요." "그것도 그렇군." "오크나 오우거 무리가 일행을 노릴 법도 한데,,," 병사의 말에 로빈스테인은 그냥 얼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안 덥치면 좋은 거지." "그것도 그렇군요." 병사는 그러려니 하는 표정으로 다시금 길을 헤쳤고 300여명이나 되는 인간 들은 인간이 들어온 적이 거의 없던 이곳에 강렬한 자취를 남기며 전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조그마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곤충형 정찰용 마수 `무래크`의 눈으로 일명 `블ⅸ드래곤 에이라 전상용 붉은 머리 미소년 군단' 을 주시하고 있던 가스터. "흐음.." 가스터는 정찰용 마수를 허공에 고정시킨 뒤 잠시 중얼거렸다. "주변에 몬스터가 없는 건 아닌데,,,," "근데 왜 저리들 조용하죠? 배가 부른가?" 베라는 팔짱을 낀 채 가스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고 그녀의 말에 가스터는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 "역시,,블랙드래곤 에이라의 보호를 받고 있는 듯 하군." "벌써요?" 베라의 놀란 어조에 허둥대는 플루토. "에엥? 벌써 이 근처에 에이라가 있단 말이야?" 허둥지둥 칼을 뽑고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플루토를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던 베라는 플루토에게 어찌 이리도 멍청할 수 있냐는 듯한 신 랄한 말투와 함께 말을 이었다. "누가 에이라가 이 근처에 와 있대? 내 말은 벌써 이곳이 에이라의 영역이 냐 하는 거지. 드래곤의 영역에서 몬스터들이 함부로 날뛰지는 못할 테니 까 말이야,," "아마도 에이라가 특별히 지시를 내린 모양이다. 이 산맥 전체에,,그녀도 역시 자신의 진상품에 흠집이 가는 것은 달갑지 않을 테니까,," 가스터는 말을 끝마치며 다시 주문을 읊조렸다. `무래크'의 눈으로 좀더 상 황을 지켜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런 가스터를 보며 키아스가 입을 열었다. "어쨋거나 아린의 얼굴은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어,,100명이나 되는데 그게 어디 쉽게 파악이 되나,,근데 정말 안 보이는 군. 설마 저 안에 없나? 용케 안 잡혔나보네?" "그럴 가능성도 있죠. 역시 카르셀로 돌아가는게,,,"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단무지라도 잘라야지!! 어찌 이대로 물러선단 말 인가!!!!" "그,,,그렇죠,," 뭔가 굉장히 켕기는 듯한 표정을 하며 삐질삐질 물러서는 다리오스와 드래곤 을 잡아서 9서클을 챙기겠다는 확고한 결의로 무장한 가스터를 대조해 보던 키아스는 그냥 피식 웃으며 속으로 생각에 잠겼다. `설마 저 안에 없는건 아니겠지? 그 아이 용모로 볼때 거의 가능성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일이 어찌 돌아가던 머리 쓰는건 달갑지 않은 플루토다. "어쨌거나 또 날이 집니다 그려,,야영할 준비 합시다. 배도 고픈데,," 말과 동시에 자신의 망토를 180도 앞으로 휙 돌리고는 땅바닥에 엎어지는 플루토를 보며 가스터는 마법을 거두었고 다른 인원들도 야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다른 인원들은 문화인답게 준비해온 모포를 이용했다. "다리오스 땔감 준비해 오게~~" 뚝딱뚝딱~~ 헤이드 6국연합 최강의 검기를 자랑하는 드래곤 슬레이어, 실버나이트 다리 오스 폰 골드브러프의 검이 푸른 검기를 번뜩이며 작렬했고 곧 다리오스는 나뭇가지를 한 아름 안아 들고는 일행에게 도착했다. 그렇게 모아온 땔감은 헤이드 6국연합 최강의 마법을 구사하는 가스터의 화 염마법에 의해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이 되었고 수많은 몬스터들을 동강낸 플루토의 애검 `라이트 블링거'는 준비해온 햄을 써느라 분주한 동작을 행하고 있었다. 베라?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 국을 끓이는 중이다. 이들의 솔선수범을 보면 아무리 적룡왕 키아드리스라 한들 놀수는 없는 노릇, 키아드리스, 즉 키아스는 열심히 옥수수가루를 반죽하며 빵을 굽는 중이었다. "솜씨가 좋으시군요. 키아스씨." "별 말씀을. 플루토 경." "저들의 동향은?"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오." "건량과 마른 고기로 때우는 우리보다 훨씬 느긋한 일행이군요." "느긋할 만큼 실력을 지녔으니까,,,뭐 몬스터 한 두마리 등장한다고 눈하나 깜빡 할 인간들입니까 저들이,," "어쨌거나,, 가베인. 저들의 목적이 우리와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근거가 있나요?" "자세한 이야기는 못 하지만 노리는 것은 같지요. 그건 확실합니다. 그전에 반드시 우리가 먼저 아린을 찾아야 합니다. 이곳에서 아린이 현신하다가는 블랙 드래곤 에이라의 분노를 살지도 모르니까요." "솔직히 레드 드래곤이 우리 편이 된다고는 생각치 않지만,,,그래도 희망은 가져보는 것이 좋겠죠...." "밥먹고 얘기합시다. 배고파요." 말소리가 그치고 숲속 덤불사이 어두운 그늘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 려왔다. (가끔 쩝쩝 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찰랑이는 아름다운 금발의 생머리, 모든것을 덮어주는 한 겨울의 눈빛처럼 새하얀 피부, 뾰족한 두 귀로 정령의 소리를 접하고 그 외모는 각 종족중 최고를 자랑하는 아름다움과 미의 종족, 자연과 친화하는 정령의 일족. 바로 환타지의 감초, 로맨스의 히로인, 활과 정령술로 일행의 후미를 담당 하는 믿음직스러운 동료 엘프,, 지금 그 엘프족중의 한 사람이 목에 피를 줄줄 흘린 채 한 은발 머리의 여 성에게 물린 채 그 여성이 고개를 흔드는 대로 대롱대롱 움직이고 있었다. "원래 피는 엘프가 가장 고귀하고 깨끗하다고 하지,," "그런거 같군요....인간을 물때보다야 죄책감이 좀 덜하다는 것도 좋구요." 너무 피를 빨려 새하얗다 못해 이제는 푸르딩딩해진 엘프의 목에서 송곳니를 떼고 나서 세리아는 조금 침울한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서 긴 원통을 눈에 대고는 연신 주위를 살피는 레이크를 바라보았다. "뭐가 보이나요?" "역시 거리가 너무 멀어. 개개인의 얼굴은 구별이 안 되는군. 좀더 가까히 가지 않으면 식별하기 힘들겠는데?" 조금 더 망원경을 지켜보던 레이크는 눈에서 망원경을 뗀 뒤 시체를 갈무리 하는 세리아를 보며 조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뱀파이어의 능력중에 박쥐나 기타 잡것으로 변하는 능력 있다고 하지 않았 나? 그거 언제쯤이나 할 수 있는거야? 이렇게 열심히 피를 갖다 바치는데,," "미안하군요. 박쥐로 변하기엔 아직 좀 능력이 미약해요. 난 정상적으로 변한 흡혈귀가 아니라서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잖아. 도울려면 확실히 도우라 고 '도시락' 값이 얼마나 비싼데,," 레이크의 태연한 말에 `도시락' 즉 노예시장에서 밀수입해온 엘프들은 손발이 묶인 채 벌벌 떨고 있었다. 눈 앞에서 동족이 푸르딩딩한 시체가 되는 걸 목 격하고도, 게다가 자신의 운명 역시 그렇게 될거라는 걸 알고도 제 정신인것 만 봐도 과연 엘프들이 지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라는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어쨌거나 현재 이들의 처지는 뱀파이어 세리아의 `도시락' ,,,, 두리두리 엮어 놓은 굴비짝과 별 다른 처지가 못 되는 것이다. "미안하군요. 하지만 내일정도면 박쥐로 변하는 능력 정도는 키울 수 있을 거예요" 조금씩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있는 세리아를 보며 레이크는 활짝 웃었다. "좋아~좋아~ 밥값은 하는구만.그건 그렇고,,," 레이크는 다시금 망원경을 눈에 갖다 대었다. 그 순간 가스터는 다시 정찰용 마수 `무래크'를 띄워 정찰을 시작했으며 가 베인과 리베이드 궁정 부마도사 역시 수정구를 통해 자신들의 목적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 입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말이 터져나왔다. "근데 이 아린이란 놈은 어디있는 거야?" ---------------------------------------------------------------------- "에취~에취~에취이이~" "어? 아린 감기 걸렸냐?" "아,,괜찮아. 세틴. 근데 이상하네,,,코만 맹맹거리는게 아니고 귀도 아까 부터 자꾸 간지러운게,,..." 훈련교관 발렌슈타인의 날카로운 눈은 수업시간에의 딴청을 용서치 않는다. "거기 두사람. 좌우 베기 추가 100회 실시!!!" "큭,,아린 너때문이야,,," "누가 말 걸랬냐?" "걱정해주니까,,,쩝,," "빨리들 안 하나!!!!!!!" 헛둘~헛둘~~~으어어어어`~~(기합소리) 이렇게 오늘도 평화로운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아~~~~~~ 천지를 뒤흔드는 듯한 드래곤의 포효, 분노가 깃든 이 포효는 주변의 몬스 터들을 겁먹게 하기에 충분했고 몬스터들은 도대체 왜 저 흉폭한 레드 드래 곤 카르세니안이 분노하게 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제각기 몸을 숨기기에 바빴다. "키아드리스만 믿고 있다가는 영영 아린 얼굴도 못 보겠다. 더 이상은 못 참아,,," 자신의 거대한 몸뚱아리를 인간으로 폴리모프 시키며 칼세니안은 동시에 워프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역시 칼슈타인님이랑 상의를 좀 해봐야겠어..." 그리고 환한 빛과 함께 칼세니안의 모습이 동굴 한가운데서 사라지기 시작 했다. "마침 잘 왔다 칼세니안,,아린은 어떻게 되었나?" 조급해 하는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칼세니안은 더더욱 급해지는 자신을 깨달았고 그녀는 이 마음을 한마디로 답했다. "감감무소식." 칼슈타인은 근 500년간 움직이지 않았던 자신의 용암호수에서 거대하다 못 해 웅장한 거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벌써 3개월은 족히 지났어. 더 이상 적룡왕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 "동감이에요." 칼슈타인은 자신의 눈 앞에 둥둥 떠다니는 칼세니안의 인간형 모습을 바라 보며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거의 1000여년간, 그는 자신의 날개를 펼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오랜 기간에도 불구하고 칼슈타인의 날개를 동굴 전체를 뒤흔드 며 사방으로 뻗쳐졌고 곧 그의 육중한 몸체를 천천히 허공으로 띄워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칼세니안은 그런 칼슈타인을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웅장하고 멋진 위용이긴 한데요 칼슈타인님,,,어쩔 생각이죠? 아린은 아마 그 모습 보자마자 어디론가 꽁무니 칠 텐데요,,폼 잡을 때가 따로 있 지,,나참,," "아,,그렇군,," 칼슈타인의 몸체는 등높이만 100여미터에 전체길이 500미터,,한창 블록버스 터로 기대를 모으는 고질라와 삐까먹는 덩치가 아니던가? 아마도 10키로 밖 에서도 그 모습이 확인가능할 것이고 아린은 그 모습을 보고 "와~~칼슈타인님 반가워요~" 라고 하면서 달려들리 만무하다. 죄지은 게 있으니,, "폴리모프는 거의 500년만이로군,,," 그리고 그 고질라와 삐까먹는 덩치가 환한 빛을 발하며 급속도로 수축되기 시작했다. 젊음은 좋은 것이다. 누구나 젊고 예쁘고 잘생긴 것을 좋아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6000년을 살아 오며 지혜와 힘을 쌓은 칼슈타인 역시 그다지 예외 가 아니었는 듯 싶다. 에인션트 드래곤, 고룡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칼슈타인은 10대의 예쁘장한 미소년으로 폴리모프했고 이 모습에 대한 소감을 카르세니안은 간단하게 표현했다. "늙어서 주책이야,,," "뭐가 어째?" -9서클 [메테오 스트라이크] 발동준비!- "누가 틀린 말 했나요? -9서클 [헬파이어 스웜 홀] 발동준비!- 그러나 더 급한 일이 우선인지라 일단 휴전을 제의한 카르세니안에 의해 두 드래곤은 가출한 아린을 찾아오는 일에 우선점을 두고는 의논에 들어갔다. "뭐 좋은 방법 있어요?" "아 좋은 방법이 있지,,일단 브레스로 아린이 있을 만한 곳을 전부 지져 버리면 아린만 살아남을테니,," "남의 집 귀한 자식 통구이 만들려고 그래요? 아니 칼슈타인님 브레스 맞고 남아나는 존재가 어딨어요? 대륙을 몽땅 사막화 시킬려고 그러나,," "그럼 어쩔려구?" "아린이 있을만한 곳에 가서 적당히 박살 내고 인간들보고 아린을 찾아 오 라고 할까요?" "하지만 드래곤족의 규정상 다른 드래곤의 영역에서 난동부릴 수는 없잖은가?" "애가 어찌 될지 모르는데 규정이 문젭니까 지금?" "그래도 규정은 지켜야지,,괜히 다른 드래곤들이랑 시비붙으면 골치아파,," 모든 것이 자유롭고 상대방에게 아무런 간섭을 안 하는 드래곤에게도 최소한 의 규정은 존재한다. 바로 드래곤의 새끼, 해츨링은 종족을 막론하고 절대적 으로 보호받게 되어있으며 또한 다른 드래곤의 영역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 역 시 금지되어있다. 이 규정을 어겼을땐 전 드래곤족의 규탄을 받기에 현존하는 최강의 용족 에인 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이라 할 지라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라 할 지라도 전 세계의 드래곤을 전부 상대할수는 없기에,, 칼세니안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터,,비록 자식걱정에 말도 안 되는 소 리를 우겨보긴 했지만 다른 해결책을 재빨리 간구하고 있었다. "끄응,,생각 안나네,," 머리를 맞대고 섹시한 미녀와 귀여운10대의 미소년이 고민하는 모습은 참 보기 는 좋았지만 당사자들은 심각하다. 그러나 6000년이란 세월은 헛 산 것이 아니다. 칼슈타인은 곧 그럴듯한 아이디어 하나를 자신의 두뇌 속에서 발굴해냈다. "그럼 인간들을 이용해보세." "인간을요?" "거 뭐더라,,아직까지 남아있는지는 모르겟지만 아마 내 영역안에 가이아네슨가 뭔가 하는 나라가 있었을텐데,,,꽤 튼튼한 나라였으니까 1000년 정도는 버텼을 게야,,그 놈들한테 찾아보라고 시키지 뭐,," "흐음. 하지만 지역이 다르잖아요? 거긴 라르테아드 산맥 동쪽에 위치해 있는데 ...아린이 간 곳은 서쪽이라고요." "침략하라고 하면 돼,,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서..내 보금자리가 더럽혀지는 건 불만이지만 일단은 아린의 안전이 우선이다. 우리 귀여운 아린이 인간세상에서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르는데,,그까짓 앞마당에 벌레 끓는게 대순가?" 칼세니안은 동감의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도 내 구역안에 있는 것들을 움직이게 하죠,,우리 동네엔 인간은 별로 없지만 대신 오크랑 오우거들은 바글바글하니까." 결정이 내려졌으니 실행에 옮긴다. 성질급한 레드 드래곤인 만큼 행동력 하나는 드래곤족중 최고! 칼세니안은 잽싸게 워프를 시도해 자기 집으로 돌아갔고 칼슈타인은 다시 본체로 폴리모프를 시도했다. 속으로 괜히 폴리모프했다는 생각을 되새기며,,, "기다려라 아린아,할애비가 간다(-_-;;;)." "으,,그 아린이란 드래곤 얼굴 아직도 안 보입니까?" "이상하네,,없나? 왜 안 보이지?" 가스터의 의아해하는 말에 키아스는 조금씩 초조해졌다. 일이 쉽게 끝날줄 알았는데 어째 자꾸 시간을 끈다. 레드 일족이 성질급한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그 성질급한 두 양반-칼슈타인&칼세니안-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 수 있다. `일단 흥분하면 눈에 들어오는게 없으니 좋게 끝날리는 없다.' 그다지 큰 능력이 없는 자신이 적룡왕이 된 이유도 자신이 레드 일족중 가장 침착하기 때문이었다. 빨리 아린을 안 찾으면 분명히 뭔가 뒷처리가 골치아 픈 일이 생겨날 것이다. `정말 저 안에 없나본데...허 참,,곤란하네,,,' 중앙대륙 전체를 전란의 바람으로 휩싸게 된 가이아네스와 헤이드 6국연합 과의 전쟁은 이런 사소한 이유로부터 시작되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에는 전해지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역사에는 10여년의 긴 전쟁에 대한 비참함과 대륙의 쇠퇴, 그리고 그 와중에 활기를 찾은 몬스터들의 흉폭한 행위만이 기록되어 전해 진다. "야~아린~" 셋째수업인 궁술수업을 마치고는 다음 강의실로 이동하는 아린의 뒤로 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세틴." 지하드가 무사수행을 떠난 지도 한 달째, 전설이 되어버린 실버 나이트 다리오 스와 아린이 아는 사이란 걸 안 다음부터 왠지 아린의 가장 절친한 친구가 된 기사후보생 세틴이었다. 원래 아린은 가는 친구 안 잡고 오는 친구 안 막는 주위인지라 자신에게 친절 하게 대해주는 사람이면 그다지 신경을 안 쓴다. 드래곤 특유의 둔감증은 몇 번이나 친절한 척 하면서 뒷북치는 인간들로 혼이 나고도 잘 사라지지 않는 것 이다. 세틴 사라세나인은 아린의 곁으로 다가와 얼굴에 웃음을 띄며 입을 열었다. "우리 집에 놀러 안 올래?" "엥? 너네 집?" 아린은 세틴을 보며 무슨 소리냐는 듯이 반문했다. "바로 옆 방인데 놀러가고 자시고 할게 어딨는데?" "기숙사 말고......우리 부모님들 집 말이야..." "아아....." 아린은 전에 들었던 세틴의 집안 내력을 잠시 떠올렸다. 사라세나인 가문이라면 리베이드에서도 3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수한 가문이 다. 특히 현재 가문의 가장인 라트비히 폰 사라세나인 경이라면 리베이드에 서 셋 밖에 없다는 소드 마스터의 일인인 유명한 기사이다. 요약하면 잘나가는 집안이란 뜻이다. "왜 그래? 아린? 다른 약속 있니? 너희 아버지 지금 리베이드에 안 계실텐 데?" "아버지??" "??. 아슬란 씨 말야." "아,,맞어,,응 그래 아버지다,,음 맞어 여기 없지.." "아버지조차 잊고 사냐? 쯧쯧.." 알고보면 얼마나 수상한 구석이 맞은 답변이었는가? 그러나 아린이 평상시 보여주었던 얼빵한 짓거리 덕분에 세틴은 조금의 의심도 하질 않고 바로 다 음 화제로 들어갔다. "하여튼 갈 수 있지?" "응. 언제 가는데?" "무투회 전에 부모님 얼굴이라도 좀 뵙고 올려고..." 걸으며 이야기하던 중에 아린은 다음 수업장에 도착했고, 일단 세틴과 헤어지 고는 얼른 수업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보자. 자세한 이야기 해줄테니." "잘가 세틴." 시간이 유수처럼 흘러가서 때는 바햐흐로 샤이하드 무투회 예선전 1주일 전. 각각의 후보생들은 집에 갈 준비로 짐싸느라 분주한 모습이었고 아린과 세 틴 역시 그다지 다를 바 없었다. 무투회 예선전 1주일 전부터 샤이하드 아카데미는 일종의 방학을 훈련생 전원 에게 준다. 무투회에 참가하기 전 그 동안 단련해온 심신을 잠시 풀어주고 마지막 마음의 준비를 하는 기간,,이라는 것이 명목상의 이유이고 실질적으로 는 무투회 준비로 도저히 아카데미 운영에 필요한 인원을 차출할 수 없다는 것이 실질적 이유가 될 것이다. 어쨋거나 노는 거 마다할 사람 없으니 다들 고 향 앞으로~ 갈 꿈에 부풀어 있는 중이다. 하지만 다른 훈련생들과 다르게 세틴은 좀 더 무투회에 도움이 되는 계획을 짜고 있었다. "내일 출발하는거야 아린." "응." "둘이서만 우리 집까지 여행하는거지. 중간에 몬스터들이 좀 나오겠지만 우리들 실력이면 충분히 무찌를 수 있을거야." 현재 아린의 실력도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기술만 보면 제법 그럴듯 하다. 그러나 완력이나 근육은 단 기간에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서 여전히 실전에는 레이피어를 사용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세틴은 단 둘이서만 여행을 떠나자는 조금은 무모한 계획을 세우고는 혹시 아린이 반대하면 어쩔까 약간 고민하고 있었다. 집안에서 보내주는 마차와 호위대를 마다하고 떠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아린은 당연한 소릴 왜 저리도 비장하게 하는건지 세틴이 이해가 안 가 는 중이었다. 뭐 아린이 귀족집안이 아닌 탓이지만,,, "그래, 빨리 준비하자.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도 사다 놓아야 하는데.." "그래!" 의외로 시원스럽게 대답하는 아린을 보며 세틴은 히죽 웃음을 지었다. "모포랑, 냄비랑,,포로포 약초도 사구,,포션도 몇 개 넣어~~" "야 냄비는 하나만 사. 프라이팬은 왜 사는거야?" "프라이팬도 없이 달걀 후라이를 어떻게 해먹어?" "그걸 왜 해먹어!! 원래 여행자들의 주식은 건량과 마른 육포란 말이야!!" "음,,그렇군. 와 똑똑하다 세틴." 세틴과 아린은 한창 여행물품을 사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좋은집안 아들네미들 답게 여행경비도 충분히 있다. "아유, 귀엽게도 생겼네 검은머리아가씨. 이건 서비스에요." (현재 아린은 검은 머리로 염색했죠) "와~감사합니다~~" (간드러지게) 이런저런 물품을 사며 보너스로 받은 단풍나무 사탕을 입에 넣고 쪽쪽 빨며 싱글거리는 표정으로 가는 아린을 바라보며 세틴이 입을 열었다. "여자라고 오해받으면 기분 안 나빠?" "우물우물~~ 아마 사탕 안 줬으면 기분이 나빴을 꺼야." "너도 의외로 약삭빠른 놈이었군.: "세틴의 가르침 덕이지 뭐." "내가 그렇게 얍쌉하냐?" "난 그런 소린, 할짝할짝~~ 안했당~~할짝~~" "말이나 구입하러 가자...에그,,,........근데 그게 그렇게 맛있냐?" "어 세틴도 줄까?" "야~~어디서 더럽게 먹던 걸,," 세틴 사라세나인. 올해로 18살. 한창 꿈을 꿀 나이이고 자신들의 힘으로 여행을 하겠다는 의지는 참 좋다. 그리고 제법 꼼꼼하게 여러 물품들을 구입하고 말들을 사고 지도를 보며 몬스터들의 서식지를 살피며 길을 잡는 모습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노련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세상일이 그렇게 관념적으로 돌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어린 기사후보생 둘이서 여행을 한다는 것이 상상처럼 유쾌하고 모험이 가 득찬 여행일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어린나이에 객기부리면 객사하기 딱 좋다,,는 소릴 세틴이 실감하게 된 것은 샤이하드 아카데미를 출발하여 하루종일 말을 달리고는 아그센 산맥 초입에 들어서서는 노숙을 준비했을 때부터였다. "세틴 뭐지 저것들은?" 아린은 허리에 레이피어에 손을 가져댄 채 조심스럽게 세틴에게 물었다. "크릴고블린이군.." 세틴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아린에게 답해주었다. 모닥불의 어른거리는 불빛만으로는 숲의 어둠속에 녹아내려있는 크릴고블린의 형체를 확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세틴은 이미 이 경로내의 몬스터들에 대해 전 부 조사해보았기 때문에 크릴고블린이 어떤 몬스터인지 잘 알고 있었다. 고블린족의 일종으로 키는 50cm에서 80cm정도의 작은 종족. 상당히 원시적인 생활을 하며 달리 무기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고 그저 이빨과 손톱만이 최대의 무기인 놈들이다. 몬스터 도감에서는 f급으로 분류해놓은,,들짐승과 별 차이가 없는 하류 몬스터. 이러한 하류 몬스터들에게 당할 세틴과 아린이 아니었고 그래서 세틴 역시 아무 신경도 쓰질 않고 있었는데,,, `빌어먹을,,그 책 어디에도 이 놈들이 근 30마리씩 떼로 몰려다닌 단 소린 하지 않았잖아!!' 그러는 도중에 크릴고블린의 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되었고,,세틴은 재빨리 배운대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타아아아아앗!!!!!!" -------------------------------------------------------------------------- - "이 아린이란 놈 혹시 저기 없는 거 아녜요?" "그러게, 어쩌면 모습을 바꿨는지도 몰라.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돌아가요 가스터. 이젠 더 이상 그 드래곤을 ?을 시간이 없습니다." "크으,,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눈 앞에서 사냥을 실패하다니,," 다리오스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가스터는 그저 무래크의 눈으로 한번이라도 더 [블랙드래곤 전상용 붉은머리 미소년군단]을 살펴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 를 버리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곧 포기하게 되리라,,,다리오스는 이제서야 카르셀로 돌아가게 되었 구나,,란 생각에 잠겼다. `지금쯤 라티스 전하와 이오네님은 모든 준비를 끝마쳤겠지.' 차아악- 단련된 솜씨로 일거에 크릴고블린 한 마리를 베어버린 세틴은 그 대가로 어깨 죽지 부분에 다른 고블린의 손톱자국을 남겨야했다. "크으윽,," 아펐다. 하지만 이 정도 아픔은 샤이하드 아카데미에서도 종종 맛 보는 것이 었고 그다지 세틴에게 영향을 주지 못해야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세틴은 상처를 움켜쥔 채 비틀비틀 뒤로 물러섰다. 심리적 압박감이 그를 위축들게 한 것이다. 또 다시 4마리의 고블린이 동시에 덤벼들었고 세틴은 다시 검을 횡으로 길게 그었다. 빠르고 강한 그의 장검이 또 다시 2마리의 고블린의 허리를 단숨에 베어버렸지만,,세틴은 그와 동시에 허벅지에 긴 상처를 얻게 되었다. "크윽,,,뭐야 이 놈들은,," 카오오오오~~ 동료가 죽어 가는데도,,,라는 말을 내 뱉을 틈도 없이 재차 공격이 가해졌고 세틴은 있는대로 장검을 휘둘어 그들을 막아내며 식은 땀을 흘렸다. 검을 한 번 휘두르면 1~2마리의 고블린의 목숨을 앗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와 동시에 세틴의 몸엔 상처가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단 죽는다...' 세틴은 초조해져가는 자신을 깨달았다. 적의 숫자는 30가 넘는다. 아린의 실력으로는 자기 몸 지키기도 벅차다. 자신이 아린도 지켜주어야 하는데,,, 이 상태라면 지켜주기는 커녕 먼저 죽게 생겼다. 저렇게 동료를 방패삼아 달려드는 데 어쩌란 말인가? "하아아압~~" 기합소리와 함께 좌우베기를 크게 휘둘러 몇 마리의 고블린에게 상처를 입힌 세틴, 그리고 그는 그 댓가로 우측에서 달려든 고블린의 손톱에 의해 오른 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부상을 입게 되었다. 주춤거리며 후퇴하는 세틴의 왼 발에 나무뿌리가 걸렸고 세틴은 넘어졌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 앞에 번뜩이는 이빨을 들이대며 덤벼드는 고블린들이 들어온다. 케에에에에에~~~~ "에이이잇!" 들어지지 않는 손으로 억지로 검을 뻗어보았지만 그의 검은 헛되이 허공을 갈랐고,,, 세틴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제기랄!" 콰아아앙--------!! 대 폭염, 세틴은 죽음의 순간 눈 앞을 가득 메운 붉은 빛의 커튼에 자신의 처지를 잊고는 다른 생각에 빠졌다. `아름답다...' "세틴 괜찮아?" `아린? 살아있었나? 그보다,,,난 살은 건가?' 세틴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고 아린의 목소리 쪽을 돌아보았다. 아린은 무사했다. 아니 옷자락 하나 찢어지질 않고 있었다. "아린?" 그의 친구는 주위에 타오르는 불덩이들을 허공에 띄운 채 그것들을 하나씩 던짐으로써 30마리나 되는 고블린들을 가볍게 재로 만들고 있었다. 퍼엉~~ 콰과강~~펑 펑 가벼운 손짓만으로 아린의 주위를 포진하던 불덩이들은 아린의 충실한 수족 처럼 정확히 고블린들을 직격했고 고블린들은 대부분 불에 탄 시체가 되어 있었다. "자아 간다 사라만더 카사!!!" 아린은 양손을 모아 힘차게 앞으로 밀며 외쳤고 아린의 손바닥 앞에서는 거 대한 화염의 도마뱀이 허공에 붉은 궤적을 그리며 앞으로 쏟아내려졌다. 그리고 폭팔, 그와 함께 고블린들은 전멸했고 아린은 잠시 옷을 털고는 웃으며 세틴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많이 다쳤네,,음,,,이렇게 하는 거였나?" "으악~ 사,,사살 좀 해라,," "미안해 세틴,,하지만 나 붕대매는 건 배운적 없단 말이야." 세틴은 고통이 몸을 엄습했지만 아직 기절하지는 않고 있었다. 옆구리, 허벅지, 어깨죽지 , 오른팔에 크게 베어졌고 그외에도 자잘한 상처들이 꽤 있다. 고통이 상당할 것이지만 세틴은 기절하지 않고 억지로 자신의 의식을 가다듬고 있었다. "으,,빨랑 좀 해 맘편히 기절하게,," 세틴이 극심한 고통에서도 의식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의 굳건한 의지나 기사로 써의 자존심 같은 것 보다는,,,역시 후환이 두려웠던 탓이었다. 잠자리로 땅바닥에 그냥 깔아 놓은 모포를 부욱 찢어서는 소독은 커녕 물에다 헹구지조차 않고 바로 상처에다 감쌀려는 아린을 보며 흐려지는 의식이 번쩍 돌아오는 걸 느낀 세틴,,,세틴은 그때 자신이 기절했다면 어찌 되었을지를 생 각하자 모공이 다 쭈삣 서는걸 느꼈다. 깊게 베인 부분을 꼬맬 생각까진 안 한다 쳐도 어떻게 상처 사이에다가 붕대 (랍시고 모포를 찢어서 아린이 만든 것)를 쑤셔넣는 단 말인가? 게다가 시장에서 값비싼 포션은 왜 사왔는데? 상처가 났으면 얼른 그것부터 발라야 할것이 아닌가? 무턱대고 모포찢어서 상처를 감쌀려고만 하는 아린을 극구 말린 뒤 자기 힘으로 포션을 상처에 부은 뒤 대강 꼬매고 준비해온 붕 대로 잘 감는 세틴의 모습은 이미 전장을 수십차례 다닌 노련한 전사의 모습 과도 비견되어 보였다. `내가 이야기책에서나 나오는 짓을 스스로 하게 될 줄이야...' 노련한 전사는 스스로 자신의 생살을 뚫어가며 상처를 꼬맨다고 들었고 그때 세틴은 세상에 그런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어딨겠느냐고 코웃음쳤다. 그러나 지금 세틴은 깨달을 수 있었다. 분명히 이야기책의 그 인물도 지금의 자신 못지않은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역시 동료를 잘 둬야 고생을 덜 한다는 옛 현자의 말이 하나도 들린 거 없다는 생각을 하며 세틴은 상처를 다 꼬맸고 극도의 긴장와 고통으로 탈진해버린 세틴은 곧 바로 기절해 버렸다. 이제서야,,모든 조치를 취했으니 안심하고 기절한 것이다. 물론 기절하기 전에 아린에게 절대 상처를 건드리거나 붕대를 갈거나 하는 짓을 하지 말라고 당부해두는 걸 잊지 않은 세틴이었다. ------------------------------------------------------------------------ 어두운 동굴속에 소리 없이 나타난 붉은 머리 미청년. 블랙드래곤 에이라는 곧 그 존재를 눈치채고는 인사를 나눴다. "어서오십시오 적룡왕이시여." "반갑군 에이라." "원하시는 바를 성취하셨읍니까?" "불행히도 그렇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신의 수고에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100명의 미소년들은 자신들의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벌벌 떨고 있었다. 그 어떤 궁성의 첨탑보다도 높은 곳에 위치한 블랙드래곤 에이라의 머리에는 허공에 부유하는 한 인간이 에이라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그 대화의 내용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결정되어질 것 아닌가? "그 아이가 모습을 바꿀 가능성이 있지 않을 까요?" "그럴 리는 없다 에이라. 그 아이가 훔쳐간 것은 칼슈타인님의 수집품중의 하나인 인간의 마도서라고 하더군. 종족에서 종족으로 변할 수는 있어도 자신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는 없어. 저기 있는 아이들은 미안하지 만 더 이상 쓸모가 없으니 에이라 자네가 알아서 해주었음 좋겠군." "그렇다면 그 아이의 생김새는 여전히 카르세니안의 모습을 하고 있겠군요?" "어쩌면 여자로 행동하는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을 테니,,어쨋든 협력에는 감사한다. 후일 신세를 갚지." 말을 끝마치며 적룡왕의 모습은 스르륵 사라져버렸고 그 모습을 보며 에이라는 미소를 지었다. "호옷, 그럼 저 미소년들은 어쩌지? 뭐 이왕 불러모은 김에,,,꺄하하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이라의 거대한 신체는 폴리모프의 빛으로 휩싸이고 있 었다. ------------------------------계속---------------------------------------- 현재 등장하신 드래곤. 레드: 카르슈타인 (아린할애비? 촌수는 확인된바 없음) 카르세아닌 (아린엄마) 카르세아린 (아린본인) 키아드리스 (적룡왕) 블루: 아르키어드 (이름만 달랑) 그린: 등장한 적 없음 블랙: 에이라 에어린 (아직 새끼 나이는 400살 정도?) 화이트: 그이름도 찬란한 그라테우스 (현재 카르셀 궁성 곳곳에 존재함. 샹들리에 검 카페트 등등으로) 골드: 등장한 적 없음 실버: 등장한 적 없음 -------------------------------------------------------------------------- 세틴이 정신이 든 것은 다음 날 아침, 절대 상처를 건드리지 말라는 세틴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밤새도록 비싼 힐링포션을 펑펑 부어제낀 아린 덕분에 세 틴은 금방 상처를 치료할수 있었다. "야!임마! 이게 얼마나 비싼 건줄 알아!!!" 아린의 친절한 간호에 세틴은 위와 같이 정중히 답했고 덕분에 현재 아린과 세틴은 포션 한방울 남지 않는 상황이다. (대신 얼마나 부어제꼈는지 세틴의 몸 엔 흉터하나 남지 않았다.) "미치겠네, 포션 아낄려고 일부러 생살까지 꼬맸는데,,으그그극" 세틴은 중얼거리며 지도를 펼쳐보기 시작했고 아린은 옆에서 뭔가 자기가 굉 장한 죄를 지은 기분이 들었던 탓인지 조용히 걷기만 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틀만 더 가면 되지만,,," 세틴은 열심히 고민에 빠져 중얼거리고 있었다. "과연 어제같은 전투 없이 도착할수 있을까? 아린의 정령술이 보통수준이 아니긴 했지만,,," 아린이 정령술사였을 줄이야, 흔치 않은 존재라서 더욱 놀랐고 게다가 위력의 강대함에 더더욱 놀랐다. 어젯 밤 아린이 보여준 정령술,,,실로 감동적으로 강했다. 특히 죽기 직전 살아난 처지인 세틴이라 그 감동은 더하다 하겠지만,,, 세틴의 감동은 아린이 그 이후 벌여놓은 사태 덕분에 상당부분 감소해 있었고 그래서 세틴은 지금 행로를 다시 정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었다. "아린, 네가 사용할 수 있는 정령의 숫자가 총 몇이나 돼?" "응? 숫자라니?" 마법과 달리 정령술의 강약은 얼마나 높은 수준의 정령을 소환하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수의 정령을 소환하는가로 달려있다. 마법과는 달리 레벨이 하급,중급,상급, 달랑 셋 뿐이니 말이다. "정령을 한꺼번에 얼마나 소환할수 있냐고? 지금 정령 할수 있는데 까지 소환 해봐.네 수준을 좀 알고 싶어서." "아아,,응 알았어." 세틴의 질문에 아린은 잠자코 자신의 주위에 머무르는 정령들을 하나 둘씩 소환 해보았다. 하나, 둘 , 셋 넷,, "카사카사카사카사카사~~~~" 화르르르르~ 허공에 붉은 기운이 점차 ?히기 시작했다. "우아아앗~" "히이이이잉~~~~~~" 곧 수십개의 불꽃들이 아린 주위를 맴돌았고 그 열기로 세틴은 뒤로 물러 설수 밖에 없었다. 그 열기는 멀찌감치 메어놓은 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는지 흥분들 을 하고 있었다. "엄청나잖아?" 하나하나가 웬만한 파이어 볼에 맞먹는 화력을 지닌 불꽃들이 수십개가 아린주 위를 맴돌면서 엄청난 열기를 내뿜고 있었고 세틴은 열기를 가리기 위해 손을 들어 눈을 가리며 아린에게 말했다. "됐어~됐어~~그만해,," "어? 사라만더도 남아있는데?" "지금만으로도 충분해 ." 아린은 가볍게 허공에 손을 한번 휘젖었고 그의 주위에 있던 불꽃들은 스르르륵 허공에서 소멸해버렸다. 그 모습을 보며 세틴은 마음을 굳혔다. "좋아 이대로 계속 가자!!" "??아니 그럼 계속 안 가려고 했어?" "아린 네가 포션을 몽땅 날려먹었잖아! 상식적인 모험가라면 아무런 의료준비 없이 이런 산길을 걷질 않는다고,,하지만 우린 갈 길이 바쁘니 어쩔수가 없는 거지,,괜히 가까운 신전 들렸다 집으로 가면 무투회 날짜를 못 맞추거든." 상식적인 모험가라면 애당초 이런 빈약한 인원에 허술한 실력으로 산길을 걷지 않는다는 것 까진 생각못하는 세틴,,,어쨋거나 아린이 그런거 따지는 인물인가 ? 어디? 그냥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는 아린이었다. "어쨋거나 그대로 가잔 이야기지?" 숲길에서는 말을 달리기가 힘들다. 그래서 아린과 세틴은 말에서 내려 걷고 있었고 그 틈에 세틴은 궁금한 점을 아린에게 묻기 시작했다. "아린,,아린,,정령술 어떻게 배웠어?" "불꽃아저씨가 줬어." "????" 세틴 역시 귀족가문의 아들인지라 읽은 책이 꽤 된다. 정령술이란 게 아무 나 배울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불꽃 아저씨가 줬던 물 바가지 아저씨가 줬건 관심없는 세틴이라 아린의 헛소리에도 대강 넘어가고 있었다. "그럼 정령검사가 되고 싶은 거야?" "아니, 난 용사가 될거야." "요옹사아?" 세틴의 벌어지는 입을 보며 아린은 희안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왜? 뭐가 잘못됐어?" "용사란 게 뭐하는 건지는 아냐?" "마왕을 물리치고 잡혀있던 공주와 결혼해서 왕이 된 뒤 유명해져서 행복하 게 사는거,," "어,,그러냐,,모범답안이구나,,," 세틴은 자신의 혀가 왠지 의지를 벗어나고 있는 걸 깨달았다. "그,,근데 용사는 어떻게 되실려고?" "그야 검술을 배운 다음 동료들을 모아서 전설의 검을 발견한다음 마왕을 죽이면 되지,," "................." 대꾸없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세틴의 시선을 느끼며 아린은 말을 이었다. "왜? 세틴도 끼고 싶어? 그럼 세틴도 동료로 해줄께,," "................." "왜 말이 없어 갑자기?" "................." "이봐요? 세틴? 여보셔요? 모시모시? 헬로우~~?" "..........저기,,아린,,," 한참이 지나서야 세틴은 가까스로 한 마디를 꺼낼 수 있었다. "너 몇 살이냐?" "정신차려 아린. 니가 지금 애냐!! 갑자기 왠 귀신 자다가 봉창 두들길 용사타령이야?" "귀신이 자다가 봉창은 왜 두들기는데?" 세틴은 아무래도 자신이 아린의 레벨로 내려가지 않으면 대화가 이어가질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말꼬리 잡지 말고!!! 그런 옛날 이야기랑 현실이랑 구분도 안 가냐!! 말이 좋아 용사지 그거 알고보면 날백수야 날백수. 하사받은 영지가 있길 하냐. 마왕을 물리쳤다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길 하냐? 운이 좋아서 마왕을 물리쳤다 해서 잡혀있던 공주가 반한다는 보장이 있기나 해? 재수없으면 고생 직싸게 하고는 한푼도 못 건진 채 거창한 이름만 가지고 낙향하게 된단 말이다!!" 대사를 보아하니 세틴 역시 용사모험담 매니아가 아닌가 싶지만,, 세틴의 말을 끝나질 않았다. "게다가,,요새 무슨 마왕이 있냐 엉!!설사 있다 쳐,,헤이드 6국연합이 랑 가이아네스제국 그리고 건너편에 도시국가들 다 합쳐봐도 마왕한테 잡혀간 공주같은 건 없다고! 어떻게 용사가 될래?" "어,,안 돼나,?" "에고,,." 세틴은 저열해지는 자신을 한탄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럼 아린,,용사는 왜 되고 싶은데?" 반색을 하며 대답하는 아린. "유명해지잖아! 재미있을 거 같고.스릴과 서스펜스와 로맨스의 세계로 빠져 드는 멋진 직업이잖어!!" "스릴? 서스펜스? 그거 단어 뜻이나 알고 말하는거냐?" "아니, 몰라" "......" 한참 걷던 세틴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피식 웃으면서 아린을 쳐다보았다. "용사말고도 영웅이 될수있으며 유명해지고 재미있으며 스릴과 서스펜스의 세계로 갈 수 있는 길이 하나 있는데 소개해 줄까?" "??" "현재 네가 말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하나 있잖아?용사라고 불러 도 손색이 없을 만한 사람 하나." "누군데 그게?" "드래곤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에취~~" "허어 다리오스 감기기운이라도?" "가스터, 내 걱정말고 어서 주문이나 외워요." "알겠네,,쩝,,그 드래곤을 잡았으면 더 좋았을 걸." 그리고는 번뜩이는 빛과 함께 허공에 검은 구멍, 즉 게이트가 형성 되었고 다리오스 일행은 그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쩝,,쩝,,,쩝,,," "이제 그만 좀 아쉬워 하시죠." "알았어,,쩝,," 그리곤 드디어 카르셀로 돌아가게 되어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는 다리오스와 그에 반대되어 온갖 아쉬움을 남긴 채 끌려가는 듯한 표정을 한 가스터, 그리고 별 생각 없는 베라와 플루토가 게이트안으로 들어섰고 가스터는 서서히 워프의 주문을 읊조렸다. "근데 키아슨가 하는 그 사람은 어디로 간거야? 작별 인사도 못 했잖아." "애당초 수상한 사람이었어 플루토." "베라, 넌 그 인간불신증을 좀 고칠 필요가 있어." "그만 좀 떠들게 주문이 완성됐어." 그리고 가스터의 시동어와 함께 허공에 생성된 게이트가 급격히 작아지며 서서히 소멸하기 시작했다. 가이아네스.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초거대제국. 인간의 인구만 3000만이 넘는 엄청난 국가이고 아인족이나 유사인종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추정하기조차 어렵다. 이 거대한 제국을 황제 한 사람 이 다스린 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리하여 중앙에 위치한 황제 령을 제외한 동서남북은 모두 왕의 칭호를 받은 대영주들의 관할하에 놓 여있었고 그 네 사람들은 황제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황 제의 권위를 뒷받침하고 있다. 무왕 라르고. 제국의 서쪽을 지배하며 황제 한 사람을 제외하곤 그 어떤 자도 그에게 명령이나 강요를 할 수 없다. 감히 제국의 2인자이자 제국 최 고의 소드 마스터, 그리고 드레곤 슬레이어 다리오스와 함께 대륙 최강의 검사인 그에게 누가 강요를 할 수 있겠냐마는,,, 현실은 종종 빗나가기 마련인지라 지금 서령주 무왕 [라르고 아파카인 에레 아이스네 디테이로스틴] 이라는 작가도 외우기 어려운 긴 이름을 지닌 이 사람은 지금 전신에 식은 땀을 흘린 채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전하,,어쩌시렵니까,,," 라르고는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다가 문득 자신의 수하의 말에 고개를 돌 렸다. "현재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라르고는 부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다시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원칙대로라면 맑고 공활한 가을하늘이 보여야 하건만,,라르고의 시선안에는 온통 붉은 빛외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하늘을 뒤덮는 거대한 육체. 타오르는 듯한 붉은 신체와 지평선과 지평선을 연결하는 듯한 엄청난 두장의 날개, 왠만한 성 하나만한 굵기의 기다란 꼬리 ,비록 꼬리부분은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바로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모습이었다. 라르고가 머뭇거리는 순간 다시 한번 하늘 전체를 울리는 듯한 굉음이 들려 왔다. "어리석은 인간들아, 다시 한번 명령한다. 나에게 복종하겠는가?" 라르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엄청난 위압 감에 휩쌓여 말이 나오질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속모르는 자신의 부하는 벌벌 떨면서도 라르고를 재촉하고 있다. "저,,전하,,,어서 답변을,,,," 지금 이순만만큼은 상대방의 진정한 힘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거대한 모습만 보고 벌벌 떠는 자신의 부하가 그리도 부러운 라르고였다. 마나의 힘으로 검기를 만들어내는 소드 마스터인 라르고였기에 마나의 흐름 에 굉장히 민감하다. 거대한 육신만으로도 위압적이지만 그보다도 더 라르고 를 압박하는 것은 칼슈타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엄청난 양의 마나, 그저 칼 슈타인이 자신의 몸을 허공에 띄우기 위해 사용되는 마나의 폭풍만으로도 라르고는 지금 거의 실신지경인 것이다. "바,,,바,," 라르고는 억지로 입을 열었다. 드래곤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저 마나의 폭풍을 피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싶은 라르고였다. 그러나,,입이 혀가 육체가 말을 듣질 않고 있었다. "하겠습니다 뭐든지 하겠습니다. 위대한 드래곤이시여 그렇죠 라르고 전하?" 라르고의 비서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라르고의 눈에는 희열의 빛이 떠올 랐고 비서는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눈치에 감동했다. 필시 연말 보너스가 두둑하리라. 칼슈타인의 음성이 하늘가득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좋다. 그렇다면,,,,어,,,어라?" `아차' 칼슈타인은 당황하고 있었다. 자신의 영역 안의 인간들 우두머리를 찾아 본 모습을 현신하고는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아가면서 인간들을 협박한 것 까진 아주 좋았다. 그의 의도대로 저 밑의 인간들은 완전히 쫄아있었고 그래서 칼슈타인은 자 신의 요구를 그들에게 전달했으며 그들은 감히 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 하였다. 이제 칼슈타인이 할 일은 그들에게 아린을 찾아오라고 시키는 일과 그들이 찾아야 할 소년의 모습을 가르쳐 주는 일...... 그러나,,, `그러고보니 아린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모르잖아?' 저 밑의 인간들은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자신이 어서 용건을 마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어쩐다,,에고' 칼슈타인은 자신의 눈 아래에 깔린 인간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여전히 공포에 질린 모습이긴 하지만 하나 둘씩 뭔가 의아해하는 표정들이 얼굴에 떠오르고들 있다. 여태껏 신나게 폼잡고나서 이제와서 `앗 미안하군. 찾는 사람 얼굴을 몰라 서 그러니 나중에 다시 와서 가르쳐주겠네' 할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아마도 `뭐 저런 싱거운 드래곤이 다 있어? 란 소문이 파다할 것이니 자신 같은 고귀한 드래곤으로써 어찌 그 모욕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럴 줄 미리 알고 아린의 얼굴이라도 인식하고 찾아왔어야 오랜 기간을 살 아온 지혜롭고 현명하다는 에인션트 드래곤 칼슈타인답겠지만,,,, 역시 레드 드래곤이 성질급하다는 것은 빈말이 아닌 것이다. 칼세아닌과의 얘기가 끝나자마자 앞뒤 안가리고 이 곳으로 바로 날아와 버리 지 않았는가? `으,,이래서 성질 좀 죽이려고 했는데,,,' 칼슈타인의 잔머리가 사정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드래곤이시여?" 라르고는 드래곤에게서 뿜어져나오는 강렬한 위압감이 상당히 감소되었음을 느끼며 그제서야 입을 열수 있었고 그의 입에서는 의아함을 품은 질문이 터져나왔다. 라르고는 드래곤이 왠지 우물쭈물대는 거 같다는 생각을 감히 한 스스로를 황당해하는 중이었다. "인간들은 듣거라!!!!" 라르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칼슈타인의 목소리가 한층 볼륨을 높힌채 위엄 과 권위를 채우고는 허공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그대들을 나의 수족으로 삼노니 너희들의 군세를 이끌고 나의 산맥을 넘어 서쪽을 점령하라. 나의 영광이 곧 너희들의 영광이니 너희들은 새로운 땅을 얻을 것이요, 나 는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다. 나의 권능으로 그들을 점령하고 나의 이름을 퍼트려라. 나는 레드일족의 최고자 카르슈타인 드 레드. 그대들이 받들 이 름이요 그대들을 보호할 이름이다. 인간의 수장이여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칼슈타인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라르고는 벌벌떨며 입을 열어 답했다. "라,,라르고, 라르고 아파카인 에레아이스네 디테이로스틴입니다,," 칼슈타인은 생각했다. `이름한번 더럽게도 길게 지었군.풀 네임으로 부를 필요는 없겠지?' 어쨋거나 이 쪽팔린 상황을 빨리 모면할 필요가 절실한 칼슈타인이다. 칼슈타인은 더더욱 목소리를 깔고는 말을 이었다. "라르고여. 그대에게 나의 권능의 일부분을 주겠다. 이로써 그대는 나의 명 령을 수행하기에 합당한 능력을 지녔으니 그대의 힘으로 서쪽을 지배하라. 그대의 능력을 보겠노라." 그리고는 라르고의 앞에 거대한 장검이 빛을 발하며 허공에서 생성되기 시작 되었다. "나를 거부하는 자, 사그러질 것이다. 명심하라." 말을 끝마치며 칼슈타인의 거대한 육체가 이동을 시작했다. 엄청난 강풍이 불어닥쳤고 모든 사람들은 날려가지 않기 위해 주위의 사물을 붙잡느라 혼 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드래곤의 권능이라고?" 엄청난 강풍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은 채 라르고는 조용히 자신의 앞에 꽃힌 장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검의 검집에 쓰여진 고대어를 발견 할수 있었다. "스톰 브링거라,,,," 칼슈타인의 모습이 저 멀리 점으로 화해 사라지고 나서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라르고의 비서는 재빠르게 라르고 곁에 와서 입을 열었다. "어? 드래곤이 준 검입니까? 보통 검이 아니겠군요." 라르고는 조용한 어투로 답했다. "중앙대륙 전체를 통틀어서도 5개밖에 없는 마력검이다. 폭풍의 힘을 다룬다는 마검 스톰브링거. 이런 엄청난 것을 도대체 그는 나에게 왜 준것일까?." "마력,,검이라뇨? 뭐죠 그게?" "마법을 사용할수 있게 해주는 검이다. 아마도 바람의 마법이 대부분이겠 지." 마력검. 검자체에 마법의 주문을 불어넣고는 그 체계를 검에 새긴다. 시전자 가 마법에 대해 문외한이더라도 의지만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마검 이고 전 대륙에 5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법의 구현에 필요한 마나를 시전자로부터 흡수하므로 제대로 사용하 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시키는 마나의 힘까지 빼앗겨버리므로 목숨을 빼았는 마검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라르고는 중얼거렸다. "나는 소드 마스터. 이미 마나의 흐름을 깨우친 자. 마나가 충만하는 자이다. 생명을 깍아먹으면서 사용하질 않지. 그렇다면 그 드래곤은 이런 사실까지 알고 있었던 것일까. 도대체 뭘 원하는 것이지?" 라르고는 천천히 장검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어찌돼었든 헤이드 6국연합은 멸망되어야 할 나라. 어찌 보면 좋은 기회인 지도 모른다." 칼슈타인은 고민하고 있었다. `크,,그냥 첩자나 좀 보내서 잡아오라고 할 작정이었는데,,완전히 전쟁을 붙여버렸네? 애꿎은 스톰브링거만 날리고,,뭐 그런 빈약한 검따윈 상관 없지만 그나저나 아린은 이제 어떻게 찾지? ' 칼세아닌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칼슈타인이다. `모르겠다. 아린 놈 생김새파악한다음 다시 가지 뭐,,,' 세틴과 아린은 산을 넘었다. 물도 건넜다. 산넘고 물건너 으│으│ 가다보면 당연히 중간에 객사하지 않는 한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고 다행히 그들은 객사하지 않았다. 물론 몬스터들에게 무진장 치였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세틴의 검술과 아린의 정령술은 호락호락한 것 이 아니었고......... 그리하여!!그들은 목적지인 사라세나인 영지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고! 세틴 도련님,,이게 무슨 꼴이십니까?" 이 대사는 세틴이 영지에서 생활할 때 상당히 그를 귀여워 해 주었던 대장장 이 한스가 세틴을 처음 보았을 때 내뱉은 소리였다. 다행히 객사,,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있는 포션 전부 날린채 몬스터들과 들 짐승들이 우글거리는 산길을 앳된 소년 둘이서 걸어온 댓가를 전신의 타박 상과 찰과상,그리고 걸레로 변한 옷과 전신에 풍기는 악취로 갚게 되었던 세틴과 아린들이었다. (사실 아린은 그다지 다치지 않았다) "괜찮아요 한스. 좀 꼴은 말이 아니지만,,하하,, " 큰 상처는 없었지만 영주님의 아들답지 않은 꾀재재한 몰골들은 주민들의 동정을 사기에 충분했고 그들의 눈물어린 (?) 환대를 받으며 세틴과 아린 은 영주의 저택인 `세틴네 집'으로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리베이드에서도 세손가락안에 꼽히는 유수한 가문의 저택답게 사라세나인 저택의 크기는 거의 수도의 저택 못지 않았다. 장미와 기타 이름모를 꽃들 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정원을 통과하여 화려한 대리석의 기둥들 사이를 지나서 세틴과 아린은 한 서재로 들어갔고 그 곳에는 안락의자에 앉아 느 긋하게 병법서를 읽고 있는 유쾌해 보이는 인상의 중년 사내가 앉아 있었 다. 바로 세틴의 아버지, 라트비히 폰 사라세나인 경이었다. "오랜만에 뵙니다 아버님." 세틴의 인사에 사라세나인 경은 반가운 얼굴로 세틴을 껴안으려다 문뜩 눈쌀을 찌푸리며 말했다. "오 세틴 어서 오너,,킁킁,,거,,,,꼴이 말이 아니구나,,,,반갑기는 하지 만 좀 씨고 오는 게 어떻겠니?" 역시 꾀재재한 옷에서 풍겨나오는 체취는 아무리 상대방이 오랜만에 본 귀여 운 아들네미라도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하긴 몬스터의 체액과 피도 뒤집어 썼었고 그 동안 제대로 쓿지도 못 했으니 그럴만도 하지만,,,,,,, 그러나 세틴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아,예. 그리고 이 쪽은 아린 아슬란.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동기생입니다." "음. 아스란 씨의 따님이시구만. 여기사라니,,드문 일이군. 난 라트비히 사 라세나인이라고 한다네. 세틴의 애비지. 일단 피곤할테니 좀 씨고 쉬는게 좋겠구나." 아린의 미모는 험한 여행속에서도 쇠퇴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린을 보며 눈 요기에 열중하는 아버지에게 세틴은 머뭇거리면서도 진실을 알려야만 했다. "저,,아버지,," "왜? 달리 할 말이 있느냐?" "남자인데요..." "엉? "아린은 남자입니다. 뭐 착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세틴의 말에 사라세나인 경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답했다. "으,,으음. 에고,, 세틴이 참한 며느리감 하나 데려왔다고 내심 좋아했더니 ,, 내 아들이 금단의 사랑에 눈을 뜰 줄이야,, "아?? 저기?? 아버님??" "세틴아,,자고로 인간이란 조물주의 섭리를 따라야 하는 법이란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고치고..." "아빠!!!!!!!" "하하하핫.. 이제야 내 아들 세틴 같군. 그래 일단 목욕부터 하고 오너라.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 한 번 보자. 보내주는 마차도 거절하고는 사서 고생을 한 데에는 그만큼 자신이 있음이렸다?" "아버지상대야 안되겠지만 만족을 시켜드릴 수 있을걸요?" "일단은 목욕부터 해라." 사라세나인 경의 말에 따라 세틴은 일단 목욕부터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아린 은 세틴 곁에 서서 입 한번 뻥긋하지 못 한채 졸졸 그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래. 확실히 더럽긴 더럽구나. 아린..음,,너 먼저 해라 난 나중에 할테니" "왜? 세틴? 같이 하지?" "괴상한 소문나면 곤란해." "흐음,," 그러나 아린을 여자로 착각한 하녀들이 욕탕을 두 개 준비하는 바람에 결국 세틴과 아린은 나란히 들어가 목욕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랜,,이래봤자 사흘이었지만 지름길로 오는 바람에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도 못 하고 몬스터들과의 일전을 불살랐던 세틴과 아린은 그대로 목욕 탕에서 골아떨어졌고 그들이 다시 깨어난 것은 다음 날 정오가 다 되어서였다. 태양이 머리꼭대기로 올라선 때, 저택 뒷 편의 연무장에서 긴 기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타아앗!" 세틴의 검이 거세게 중단을 향해 휘둘러졌고 사라세나인 경은 파리 ?듯이 가볍게 그 검로를 차단해버린다. 몇 번씩 검로를 바꾸어 보고 페인트를 써가면서 기습을 노렸지만 사라세나 인 경의 검은 철벽이라도 되는 양 헛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옆에서 구경하는 아린으로써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아린이 실력이 낮은 탓이지만 말이다. 사라세나인 경의 검은 정확하게 세틴의 검이 궤도에 오르기 직전 검로를 끊어 버리는 고급검술이었지만 아린 눈에는 그저 아무렇게나 칼을 휘두르는 걸로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아린은 그냥 시큰둥하게 주스나 마시며 그들의 대무를 구경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당하는 세틴으로써는 환장할 노릇이고 검이 가는 도중에 끊겨버리니 공격도 못하고 체력만 자꾸 떨어진다. "제법 기본이 잡혀있구나 세틴. 역시 아카데미에서 게으름 피우지는 않은 모양이군." "헉헉,,,그래봤자 전 옷깃도 한번 스쳐보지 못 했는걸요." 세틴의 숨찬 목소리를 들으며 사라세나인 경은 크게 웃었다. "허허허, 내가 괜히 소드 마스터인 줄 아느냐? 레벨이 달라 레벨이,," "아직 어린 아들네미 헉헉,,,상대로 검 몇 번 튕기고는 헉헉,,,되게 기고 만장하시네요 정말.헉헉헉,,," "숨이나 돌리거라. 안쓰러워 못 보겠다." 세틴은 헉헉대며 검을 검집에 꽂은 뒤 연무장 한 켠에 있는 의자에 가 앉아 하녀들이 가져다 주는 과실주스를 마시고 있을 때 아린은 사라세나인 경의 가까이 와보라는 손짓에 어리둥절하며 연무장 중앙으로 나서는 중이었다. "저 부르셨어요?" "그래. 아린군. 너는 정령술에 소질이 있다면서? 세틴이 침이 마르도록 칭 찬하더구나. 어디 한번 대무해보자. 물론 검과 정령을 동시에 써도 상관없 다." "그래도 돼요? 다칠 지도 모르는데요?" 아린의 걱정스러운 말에 세틴은 웃으며 고함을 질렀다. "걱정마 아린. 다쳐도 내 아버지가 다치는 거니까 넌 신경 쓸 필요 없어~~!" "저런 고약한 녀석같으니,,허허" 그러나 이들 부자의 정겨운 대화는 아린의 대사와 함께 끊어져버렸다. "저 아저씨 다치면 나 여기서 ?겨나잖아? 나 돈 없단 말이야." ".........." 그리곤 사라세나인 경의 약간은 화난 듯한 모습을 본 세틴은 머리를 긁적 이며 아린에게 다시 소리쳤다. "걱정마라 아린. 우리 아버지는 소드 마스터야. 네가 상처라도 입힐 수 있을 거 같냐? 안심하고 마음껏 공격해 봐." "흐음 그렇다면야..." 아린은 중얼거리며 허리에 찬 레이피어를 꺼내 들고는 사라세나인 경 앞에 가서 섰다. "자. 카사!카사!카사!카사!카사!카사!카사!카사!카사!카사!......." 시뻘건 불덩이들이 사라세나인 경을 행해 맹렬히 날아갔고 그 뒤로 아린이 레이피어를 들고는 그나마 가장 자신 있는 기술, `찌르기'를 시도 했다. 눈 앞 가득 메운 불덩리들은 사라세나인 경을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고 그는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헉. 이런..." 번쩍! 순간 새하얀 섬광이 번뜩이면서 순식간에 사라세나인 경에게 덥쳐가던 불꽃들 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 섬광은 동시에 아린의 레이피어를 산산조각 으로 만들고 아린의 목을 덥쳐가고 있었다. "어?" 한꺼번에 소환할수 있는 불꽃의 하위정령 카사를 전부 소환하여 상대방에게 날리고는 바로 검을 찔러넣으려던 아린은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몰라 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 섬광은 아린의 목 앞에서 바로 정지한 채였다. "후우. 어린 나이에 엄청난 정령술이구나..나로 하여금 검기를 사용하게 만 들다니,,," 사라세나인 경은 말을 마치며 자신의 검을 거두었다. 그의 검은 새하얀 검기 로 백열하고 있었고 그제서야 아린은 사태가 어떻게 된 건지를 알 수 있었다. 아린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그의 입에서 비명이 틔어나왔다. "으앙. 내검 뽀개졌잖아~~" 방금 자신의 목이 떨어질뻔 했다는 사실은 깨끗이 무시한 외침이었다. "씩씩...." "얼굴 좀 풀어 아린. 내가 새 검 하나 갖다 줄께,," 세틴이 아린을 살살 댈랬지만 뾰루퉁한 아린의 얼굴은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양 볼이 부어서 씩씩대는 아린의 삐진 얼굴을 본 사라세나인 경은 그냥 피식 웃으면서 하인을 손짓으로 불러 무언가를 지시했고 세틴은 아린의 양 볼을 늘어지게 당기면서 계속 아린을 달래는 중이었다. (저게 달래는 거 맞나?) "자자, 웃어라 아린. 그러고 있으면 예쁜 얼굴 망가지잖아 응~~~" "놔눠라 세틴. 삐진 얼굴이 더 귀여운 걸?" "아빠! 이젠 남자한테까지 마수를 뻐칠 셈인가요?" "아니 전혀! 난 신의 섭리에 충실히 따를 생각이다. 하지만 귀여운 건 귀여 운 거잖니?" "...........뾰루퉁......" 연무장 한 켠에 비치해놓은 테이블에 삐진 사람 하나, 달래는 사람 하나, 보 면서 즐기는 사람 하나가 둘러앉아 있었고 곧 하인이 손에 무언가를 감싼 긴 보자기를 쥔 채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주인님. 분부하신 것을 가져왔습니다." "그래 물러가도록." 하인이 물러간 뒤 사라세나인 경은 하인이 가져온 보자기를 풀러보았다. "아린아, 검을 부러트려서 미안하구나. 이걸로 대신 사과하면 안 되겠니?" 보자기가 풀리고 그 안에서 길이 1.2미터의 환도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길이는 롱 소드랑 비슷하지만 검날이 좁고 검신이 약간 휘어져 있어 찌르기용 인지 베기 용인지 아리송한 형태였다. 현재 중앙대륙에서는 보지 못한 기이한 형태의 검. 세틴은 곧 궁금증이 일었다. "뭐예요 이게?" "`예도' 라고 한다더구나. 중앙대륙의 것이 아니야." "???" "동방대륙에서 건너온 거라고 하더구나. 네 애비가 젊을 때 여행하다가 구 한 건데,,,,솔직히 말하면 쓸데가 없어서 그냥 처박아 두고 있었다." "쓸데가 없다뇨?" "내가 배운 검술로는 도저히 이 검을 다룰 수가 없거든. 도대체가 가벼워서 휘두르기도 어색한데 레이피어나 망고슈처럼 찌르기 용도 아닌 베기용이라 니,,,괜히 사용했다간 헷갈리기만 해." "그런 걸 아들 친구한텐 잘도 주는 군요?" 세틴과 사라세나인 경의 대화는 이미 아린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아린의 눈엔 화려한 검집과 검의 손잡이쪽으로만 눈길이 가 있었던 것이다. 금빛으로 허리길고 뿔달린 도마뱀의 형상이 수 놓아진 화려한 검집, 손잡이의 끝 부분에도 번쩍거리는 보석이 하나 틀어박혀 있는게 요리보고 조리봐도 보통 검은 아니다. 이미 검날의 형태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즉, 이것은 아린이 말로만 듣던 영웅들의 검에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검이란게 입으로 묘사할 때는 검날보다는 검의 화려한 외모쪽에 더 치중이 되는 지라 아린이 이렇게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쨋거나,, `횡재했다' 는 것이 아린의 지금 심정이었다. 검을 계속 주시하는 아린을 보며 사라세나인 경은 입을 열었다. "한번 휘둘러 보려무나. 네 손에 잘 맞는지 봐야지?" 그의 말에 따라 아린은 눈앞의 화려한 예도를 들고는 자신이 배웠던 검술을 시전해 보았다. "............???" 몇 번을 걸쳐 검을 휘두르는 아린은 뭔가 요상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뭔가 어색한 감이 없지 않은 것이다. 사실 펜싱하던 사람이 갑자기 검도를 하면 안 어색하고 배기겠는가? 이와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검을 포기하기에는 검생김새하며 특히,,무게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검은 오히려 그가 사용해왔던 레이피어보다도 가벼웠다. "디게 가볍네요?" 아린은 검을 내려놓으며 사라세나인경을 바라보았고 그는 웃으며 답해주었다. "그럴거다. 마법검이거든." "아마도 이쪽 대륙으로 건너오면서 시전이 되었을 거다. 동방에서는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다고 들었으니까.." 사라세나인경의 말에 아린은 가만히 자신의 검을 한번 더 살펴보았고 세틴은 궁금한 걸 묻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마법이 걸려있는 건데요 아버지?" "아마도 근력증가의 마법이 걸려있을 게다. 사실 검에 경량화의 마법을 거는 건 레이피어나 망고슈같은 걸 제외하고는 실전에 소용이 없거든.아마 저 검 을 쥐었을 때는 세틴 너라면 나머지 한손으로 투 핸디드 소드도 휘두를 수 있을게야." "하지만,,,내가 알기로 마법검이란 건,,," "그래, 세틴 니가 짐작하는 대로 마법검은 사용자의 마나를 흡수해서 마법을 발동시키지,,그래서 마검이라고 불리는 거고..." "그런 걸 아들 친구한테 함부로 줘요? 아버지 말대로라면 저건 사용할 때마다 생명을 깎아먹는 다는 소리 아녜요?" 이 시대에는 검에 마법을 주입시키는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드물지 도 않았다. 어느 수준 이상의 마도사라면 검에 마법을 새기는 일은 그렇게 어 려운 일이 아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수준의 주문을 새기느냐 하는 것은 개인 의 역량의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마법검의 사용은 제작이 비교적 쉽고 또 효용성이 높음에도 불구하 고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 마법검은 주문없이도 순식간에 의지만으로 마법 을 사용할 수 있다. 즉 만약 9서클이 새겨져있는 마법검이라면 그 사용자는 순식간에 9서클 주문을 펑펑 사용할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대로 마법을 사 용하는 것은 주문에 의한 마법에 비해 수십배의 마나가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1서클짜리 매직애로우 주문을 한번 발동시키는데 거의 5,6서클짜리 주문을 사용하는데 쓰이는 마나의 양이 필요한 것이다. 평범한 검사가 9서클주문을 마법검으로 발동시키려다간 발동하기도 전에 전신의 생명력을 잃고 한 줌 재 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마도사라면 5,6서클을 사용할 수준이면 1서클짜 리 주문은 거의 순식간에 시전할수 있다. 5,6서클을 마법검으로 시전할만한 마력이 있는 자라면 거의 궁극의 경지에 다다른 자이니 결국 마법검없이도 순식간에 5,6서클 주문을 사용할 수 있다. 즉 마도사에겐 아무 쓸모가 없다. 또한 소드마스터라면 굳이 마법검을 사용치 않아도 검기로 훨씬 뛰어난 살상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이라면 검을 사용할때마다 생명을 깍 아먹는다. 이래놓으니 누가 마법검을 사용하려 하겠는가? 덕분에 마법검은 복수에 미친 몇몇 용병들을 제외하곤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고 점점 세상에서 그 존재가 사라져가고 있었다. "얘야 세틴아,,너는 이 애비가 아무 생각없이 그 검을 네 친구에게 주었을거 같니?" "네." 아들의 단호한 대답에 잠시 말문을 잊은 사라세나인 경,,쯧쯧 "자식농사 헛거군. 하여튼 걱정마라. 저검은 마법검이 아니야. 마력검이다." "마력검이요? 마법검이랑 뭐가 다른데요?" 세틴의 질문에 사라세나인 경은 히죽 웃으면서 답해주었다. "마력의 소모가 심하지 않아." "예?" "마법검은 1서클짜리 주문 사용할 때에 5~6서클어치의 마나가 사용되잖니? 마력검은 1서클짜리 주문 외울때 쓰일 만큼의 마나만 소유하고 있으면 사 용할 수 있어. 즉 주문없이 마법을 바로 사용하게 하는 검이지..." 사라세나인 경의 말에 세틴은 잠시 경탄의 눈빛으로 아린이 들고 있는 검을 보다가 문득 아카데미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 아버지,,내가 알기론 대륙 전체를 통틀어 마력검은 전부 5개뿐이라고 들었는데?" 사라세나인 경은 아들의 얼굴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폭풍의 검 스톰브링거, 화염의 검 블레어스 타이나, 뇌신의 검 카라스테인 지평의 검 케이어스 퀘이사, 음부의 검 다크 어벤져.......... 중앙대륙의 역사 속을 지배하는 다섯 마검의 이름이지,,," "그럼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건?" 세틴은 얼굴에 경탄의 표정을 띄운 채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며 물었다. "몰라." "네에?" "이 바보같은 아들아. 내가 준 저 검이 전설의 다섯 마검중 하나라면 미쳤 다고 그걸 덜렁 주겠냐? 저건 동방에서 건너온 거야. 유래는 나도 몰라. 그리고 마법도 별볼일 없는 근력증가의 마법 하나밖에 안 걸려있어." "마력검이라면서요?" "그거야 내가 써보니까 마력검이었다 이거지. 마나의 소모도가 현저히 작았 거든,,아마 드래곤 중 누군가가 심심풀이로 슬쩍 하나 만들었나봐. 원래 마력검은 드래곤들밖에 못 만드니까,," "흐음,,그런건가,,하긴 그렇게 좋은 검이면 짠돌이 아버지가 덜렁 줄리가 없지." 세틴과 사라세나인경이 만담을 나누는 동안 아린은 그저 새로운 이 검을 살펴 보는 일에 열중해있었다. "아린! 어디 그 검 나도 좀 보자,," "아? 응 여기. 한 번 휘둘러봐 디게 가벼워." "검이 가벼운게 아니라 검을 쥐고 있는 동안 네 힘이 강해지는 거야. 근력 증가의 마법이니까 아마 네 힘이 원래의 4~5배 이상 강해질 걸?" "꼭 OPG같네? 이거 표절 아냐?" "어차피 아마추어 소설이니까 상관없어 검이나 줘봐." 말을 마치며 아린의 손에서 검을 받는 세틴을 보며 사라세나인 경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 "잠깐! 세틴. 네가 사용하면 큰일나!" "어? 왜요?" 당황한 얼굴로 세틴은 자신의 아버지를 쳐다보았고 사라세나인 경은 얼른 검을 아린에게 돌려준 다음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마법검이나 마력검이나 마나를 흡수한다는 점에선 똑같아. 단지 흡수하는 정도가 다를 뿐이지. 마나가 충만하지 않은 사람은 사용하다간 큰일 난단 말이다." "그러니까,,,아버지 말씀은 마법검으로는 10년 수명이 줄걸 마력검을 쓰면 반년정도밖에 수명이 줄지 않는 단 말이에요? 결국 생명을 깍아먹는 건 마찬가지네요?" "어,,그런 셈이지." 세틴이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해서 버르장머리 없다고는 못 할 상황이다. "그런 걸 아들 친구한테 덜렁 줘요!?" "아,,아린은 괜찮아. 저 아이는 정령사잖니?" 세틴은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서야 납득을 할 수 있었다. 마법검이든 마력검이든 시전자의 마나를 뽑아서 사용하는 검이기 때문에 시전자 는 검을 쥐고 있는 한 계속 생명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마나를 흡수당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가 있으니 바로 마나가 충만한 자들, 즉 마나를 다루는 마도사나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검사, 그리고 극히 드문 정령사 들이 예외라고 할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위 사람들은 마법이나 검기, 정령들 을 시전할 때 마나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마법검에 의해 마나를 소모당해도 생 명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다. 물론 오래 사용하면 어찌 될지 모르지만,,,, "아까같은 어마어마한 정령술을 쓰는 아이이니까 이 검도 쉽게 다룰 수 있 을거다. 솔직한 내 심정은 검사 관두고 정령사로 전업하라고 하고 싶지만,," "그 소린 나도 했어요 아버지." "검 부서진 정도로 징징대는 아이이니 그럴 리야 없겠고.. 어디 무투회때 그 검을 써보거라. 의외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다. 일단 완력만큼은 출전 자 중 아린 네가 제일 강할테니 말이다." 아린이 허리에 선물받은 예도를 차는 걸 보면서 사라세나인 경은 한 마디를 덧 붙였다. "그 검의 이름은 `명룡도'라고 한다더구나.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알아는 두거라.아 그리고 끝에 달린 보석 비싼 거니까 나중에 돈 궁하면 팔아치워두 돼고. 그건 내가 달아놓은 거그든.." "감사합니다 아저씨." 아린의 반짝반짝하는 고마움이 가득찬 눈을 보며 사라세나인 경은 너털 웃음 을 지었다. "어차피 쓸데도 없었고 그렇다고 남주기도 아까운 검이었으니까...음 보석은 조금 아깝군..어쨋든, 치기나 찌르기 수법은 네가 배운 거랑 느낌이 다르겠 지만 베는 수법은 그다지 차이가 없을게다. 원한다면 내가 조금 손 봐주마.. 동방검술에 대해 조금 알고 있으니까." 조금 안다고 말은 했지만 상대는 소드 마스터, 동방검술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 음이 분명하다. 친절한 사라세나인 경의 목소리에 아린은 좋아라 하며 얼굴에 웃음을 띄었고 세틴은 이상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왠일이에요 아버지? 나한테도 이렇게 잘 대해준 적 없으면서?" "인석아, 내가 너한테 못 해준게 어딨냐? 그리고 미인은 성별을 떠나서 사랑받 아야 하는 법이야." "리베이드 3걸 중 한분의 입에서 나온 말씀 치곤 참 시시껄렁하군요." 자식의 비꼬는 말에도 사라세나인 경은 그저 껄껄 웃으면서 연무장을 나가고 있 었다. "혓바닥은 그대로구나 세틴. 어쨋거나 밥먹자 배고프다." 사라세나인 저택에서의 사흘간. 아린은 사라세나인 경으로부터 계속 검술을 지 도받고 있었다. 샤이하드 아카데미로 출발하는 날의 아침까지도 그는 계속 검 을 휘두르고 있었다. 아린은 드래곤이다. 물론 현재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 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있던 마나가 어디로 가는 건 아닌지라 아린은 넘치는 마나의 힘으로 사흘 내내 명룡도를 휘둘러댔고 펑펑 부서지는 나무와 바위들을 보며 샤이하드 아카데미에서의 스트레스를 마음껏 해소하고 있었다. "허허,,저 애 잠재된 마나의 양은 엄청나구나. 잘만 다듬으면 역대 최강의 소 드 마스터가 되겠군." 사라세나인 경의 부러움 섞인 한 마디였다. 그 역시 소드마스터, 마나의 흐름 을 느낄 줄 아는 자라 아린의 힘을 대강 어림짐작하고 있었고, 그가 느낀 아 린의 마나는 자신의 힘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사실 드래곤이니까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러나 검술의 소질은 없군.' 어느 정도 수준에는 올라있지만 사라세나인 경이 여지껏 지도했던 사람들에게 비교했을때 특출나게 뛰어난 점은 보이지 않는 아린이었다. 즉 정령사로써의 힘은 강하지만 검사로써는 일정 수준이상 올라가기 힘들겠군 ...이라는 것이 사라세나인의 결론이었다. `역대 최강의 정령사라는 아사르아힘도 저 정도는 아니었어..정령술에 매진하 면 정말 굉장해질텐데,,,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러는 중 마차가 준비되었고 사라세나인 경은 열심히 날뛰고(?) 있는 아린과 그 옆에서 착실히 검술을 수련하고 있는 세틴을 불러들였다. "출발할 때가 됐다. 이번엔 마차타고 얌전히 가려무나 세틴." "객기부리는 건 한번으로 족해요." "현명한 선택이다. 그럼 출발하도록 해라. 무투회때 성적 좋으면 이 애비가 뽀뽀해주마." "차라리 1회전 탈락하라고 저주를 하지 그래요?" "넌 떨어져도 돼. 내 관심은 아린이거든." "변태중년오야지." 그리고 잠시 후 해가 정오에 떴을 무렵 정수리에 혹 하나를 달고 있는 세틴과 명룡도를 쥐고는 계속 희희락락하는 아린은 드디어 샤이하드 아카데미로 출발 했다. 머리통을 부여잡고는 투덜거리는 세틴을 보며 아린은 말했다. "세틴 아버지 굉장히 재밌는 분이시다." 투덜대던 세틴이 조금은 머쓱해 하면서 답했다. "하는 짓은 주책맞지만 그에 반비례해서 엄청 강한 사람이기도 하지. 어쨋든 존경받을 가치는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 "흐으음" 세틴의 약간은 발그스레한 표정을 보며 아린은 그냥 싱글싱글 웃었다. 뭔가 따스한 느낌이 든다. "헤에, 세틴 아버지 되게 좋아하나부네?" "쩝,,,성격은 저래도 검사로써는 존경받을만 하니까." "으응,,세틴은 아버질 사랑해?" "갑자기 왠 헛소리야! 잠이나 자!" "아하핫" 마차는 경쾌하게 대로를 향해 달리고 있었고 그 속에는 약간 삐진 듯한 얼굴 로 창밖을 보는 검은 머리의 소년과 그 옆에서 계속 장난기어린 표정을 짓는 검은 장발의 소년이 보인다. "와 세틴 귀여워." "아린,,,니가 지금 나한테 그런 소릴 할 군번이냐?" "하지만 귀여운 걸?" "귀여운 거 찾을려면 입에 장미 한송이 물고는 거울앞으로 가서 서있어 봐. 신물나게 보게 될꺼다." "????" "잠이나 자!" 리베이드의 수도 퀘하나의 성벽 건너편에 있는 넓은 평원에서 지금 거의 30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잔뜩 모여 한 곳을 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총장이 목소리에 무게를 잡아가 며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전통과 품위, 그리고 그 실전성과 국왕에의 충 성들에 대한 연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총장의 길고도 감동깊은 , 그러나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는 연설이 끝나 고 바로 한 서기관의 목소리가 외쳐졌다. "샤이하드 무투회를 시작하겠소!" 그리고 총 참가자 700여명에 달하는 리베이드 최대 규모의 무투회가 개시되 었다. 물론 700명중 대부분은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기사후보생들과 견습마도사 들이긴 했지만 말이다. 예선전으로 8조로 나뉘어서 경기를 하고 본선 32강부터 국왕의 참관하에 경 기를 치루게 된다. 어찌 보면 출세길의 일종이기도 해서 상당히 참가자가 많 은 대회였다. "아린 넌 몇 조니?" "A조라는데? 세틴 넌?" "F조다. 너랑 싸울 일은 없겠구나.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거대한 평원에 8개의 무대가 설치되었고 그 주위는 관계자와 구경꾼들로 가 득찼다. 수십개의 임시건물들이 들어섰고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 었다. 비록 세틴과 경기장이 다르긴 했지만 위치상 바로 옆인지라 바글거리는 사 람들 속에서 아린은 느긋하게 세틴 뒤를 따라 대진표를 보러갔다. "내 번호가,,,153,,음 다음다음이네?" "난 643번이다. 아린. 한참 뒤네,,응원할테니 잘 해봐!" "응. 근데 응원하면 뭐가 달라져?" "기분이 달라지지. 남의 집 귀한 검까지 받았으니 한번 이겨보라고. 하긴 네 정령술이면 본선까지도 갈수 있을거 같지만,,," A조 경기를 구경하러 가면서 수다를 떨던 아린과 세틴은 경기장에 도착하는 순간 대화를 멈추고는 빤히 경기장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은 A조 예선전 경기장 주변에 있는 그외의 사람들과 그다 지 다른 형태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하나같이들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는 표정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경기장 위에 올라가 있는 한 여인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물론 그 이유가 그 여인이 절세미인이라던가 아주 유명한 인물이라던가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세틴은 그 여인을 본 감상을 한마디로 표현했다. "저 여자는 집에서 대들보를 뽑아왔나?" 아린 역시 동시에 한마디 했다. "왠 서까래를 들고 있네?" 여인의 얼굴은 잘해봐야 20대 초반에서 중반 정도, 머리색 역시 흔하디 흔 한 갈색숏컷에 얼굴 역시 못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눈에 확 들어 올 정도의 미인도 아니었다. (눈에 확 들어오는 미인은 현재 세틴 옆에 서있다) 몸 역시 여자치고는 제법 근육이 있는 몸이었지만 여자 특유의 몸매를 손상 시킬 정도의 엄청난 근육은 아니었다. 복장 역시 평범한 용병복장이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용병이상은 아닌 그녀를 세인의 집중을 받게 하는 것은 그녀의 손에 들려진 한 철검이었다. "세틴. 저거 2M도 넘겠는데?" "세상에 검신 폭만 해도 30CM는 되겠다 아린." "두께가 내 손목만 해." "근데 저 여자 저걸 한손으로 들고 있네?" "와 가베인이 쓰던 투 핸디드 소드도 저정도는 아니었는데.." "아린. 저건 투 핸디드 소드 2배도 넘는 크기야. 검이라고 부르기도 뭐 한 걸." "오! 그렇다면 저건 포 핸디드 소드가 분명하군." "............아린, 사람 팔은 두개뿐이란다." 잠시 따사로운 세틴의 눈총을 받아내는 아린, 그러나 세틴은 금방 아린에게서 눈을 떼고는 다시 그녀를 쳐다보았다. 감시관 역시 조금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는 직분에 충실했다. "용병 아리아 세스헤네스와 견습기사 라르하트 젠켄스레일의 결투를 시작하 겠소!" 그리고 경기대위의 두 검사가 각기 상대방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라르하트는 생각했다. 그가 비록 10대의 소년이긴 하지만 샤이하드 아카데미 에서 피나는 수련을 해 왔다. 그리고 앞에 서 있는 여자는 비록 보기에도 끔 찍해 보이는 어마어마한 검을 들고 있지만 반드시 강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아마도 경량화의 마법이라도 걸린 검이겠지. 아니면 특별히 가벼운 재질로 만든 것이거나,,,' 경량화의 마법이라도 저 정도의 철검을 저런 가는 팔목으로 든다는 건 불가능 하다. 아마 겉보기에는 저래도 엄청 가벼운 재질의 검임에 틀림없다. `저런 류의 검은 대부분 패검. 무게가 실려있지 않으면 쓸모없는 겉치레일 뿐 이다.' 생각을 정리한 라르하트는 날쌔게 돌력하며 자신의 롱소드를 휘둘렀다. "타아아앗!" 갈색머리의 여인 아리아가 그녀의 손에 쥐인 `철판덩어리'를 거세게 휘둘렀고 엄청난 검풍을 동반하며 라르하트의 검에 부씌혔다. 카캉~! "크어어억." 그리고 라르하트는 십여m 밖의 허공 속을 노닐면서 자신의 판단미스를 한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채 한탄하기도 전에 땅으로 곤두박질쳐 기절해버린 라르하트에게로 신 관들이 치료마법을 펼치며 부산을 떠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세틴, 저 여자 조상 중에 오우거가 있나봐?" "한 큐에 가는구만?" 저 아리아라는 여검사는 라르하트가 검과 함께 돌격하는 것을 마치 야구라 도 하듯이 검과 사람을 한꺼번에 십여 미터밖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세틴은 그 모습에서 한가지를 확신할 수 있었다. "일단 경량화의 마법은 아니군." 사람을 한번에 저 거대한 검으로 날려버렸으니 검이 가볍다기보단 저 여자의 힘이 검을 들만큼 강하다고 하는 편이 옳다. 하지만 어떻게 저 가는 팔로? "혹시 이거랑 비슷한 거 아냐 세틴?" 아린은 말을 하며 자신의 허리에 찬 동방검 `명룡도'를 툭툭 건드렸다. "그렇다면 아린 너 큰일인 걸?" "? 왜?" "대전표를 봐 대전표를." 대진표대로 하면 아린이 1회전을 이길 경우 2회전에서는,, "저 무시무시한 괴력의 여자를 만나게 된다. 어쩌냐 아린? 네가 믿을 만한 건 그 검과 정령술 뿐인데? 저 정도 넓이의 검이면 세워서 방패로 써도 충 분하겠다." 세틴의 말에도 아린은 그다지 심각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괜찮아. 앞으로 막으면 정령을 돌려서 뒤에서 덮치라고 하면 돼지 뭐." "이미 한번 우리 아버지한테 쓴 맛을 봤을 텐데?" "설마 그런 양반이 세상에 흔할려구? 그리구 지면 지는 거지 뭐 어쩌겠어?" 펑~~ 으악~~ 데굴데굴,,, 쾅~~ 으악~~ 데굴데굴,,, 무투회 참가자 700여명이 저마다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며 고전분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엑스트라의 비애가 어디 가는 건 아닌지라 그들의 전투씬은 단 한 줄로 끝이 났고 드디어 세틴의 차례가 돌아왔다. "잘 해봐 세틴~~! 응원하고 있을께!!" "그래!" 아리따운 미인(?)의 응원을 받으며 세틴은 대회장으로 올라갔다. 작년에 이 샤이하드 무투회에 참가했을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1회전에서부터 검 한번 못 휘둘러보고 몰리다가 장외패 된 것이 생각나는 세틴. 계단을 올라 대회장에 오르면서 세틴은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이번엔 좀 다를 거다~" 세틴은 허리에 찬 자신의 롱 소드의 무게를 실감하며 상대방을 노려보았다. 용병 특유의 복장을 하고 있는 30정도 돼 보이는 나이의 상대였다. 용병 특유의 복장이 뭐냐고? 미적 발란스를 극도로 배제한, 마치 길가다가 하나씩 사모은 듯한 갑옷과 투 구, 그리고 검과 방패를 보면 용병과 기사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싸움터를 전전하는 용병이 셋트로 된 멋진 방어구를 갖추고 있을 리가 없지 Ŀ은가? 건틀렛 하나 부서졌다고 통채로 방어구 셋트를 사는 골빈 용병이 있을 리가 없으니 말이다. 즉,,좀더 간략이 말하자면,,, 용병은 그다지 멋이 없다^^....... 그야 옷걸이가 멋지다면 또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옷이 날개인 법이 더 흔하니까. 세틴이 상대의 기량을 살펴보는 동안 주심관의 경기시작소리가 울려퍼졌다. "세틴 사라세나인군과 언더힐 그랭크의 시합 시작하겠소!" 그리고 시합이 시작되었다. "훗, 온실속의 도련님에게 검은 아직 무거울 텐데.." 언더힐의 비아냥에도 세틴은 침착하게 그의 눈만 바라보고 있었고 시작신호가 울리자 언더힐은 거칠게 소리쳤다. "애송아. 너같은 것에게 질 언더힐님이 아니시다! 차아앗!"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언더힐의 검이 세틴에게로 날아들었다. 내려치는 상대의 검을 올려막으려는 세틴, 그리고 순간 멈칫하는 상대의 검의 기세에 세틴은 재빨리 검을 횡으로 베어들어갔고 그의 검은 캉! 소리와 함께 도중에 멈춰섰다. 상단 내려치기의 페인트 모션 실제로는 횡자 베기. 세틴의 재빠른 반격에 검을 교환한 언더힐의 눈에 잠시 이색이 어렸다. (근데 횡이 가로였나 종이 가로였나? 무식하면 평생 고생이군-_-;;하여튼 전 가론 줄 알고 쓴 것이니 만약 틀렸으면 메일 좀^^ 왠지 가로베기는 좀 폼이 덜나거든요^^) "호오, 용케 페인트를 눈치챘군. 애송이라고 한 것 사과하지.그럼 어디 이걸 받아.... 크으윽!!!" 노련한 용병 언더힐씨는 생사가 걸린 격투 도중에 나불나불 떠들어 댄 댓가로 어깨에 칼침을 맞고는 헐레벌떡 물러서게 되었다. 세틴은 언더힐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채 그의 헛점이 보이자마자 어깨에 재빠른 일격을 찔러넣은 것이다. `이 자식, 의외로 침착하네?' 세틴은 부여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노도같은 세틴의 공격이 이어졌고 언 더힐은 막기에 급급하고 있었다. (팅~탱~통~팅~탕하는 검날 부딪히는 소릴 적 을 필요는 없겟지?) 언더힐이 반격을 시도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세틴은 급소를 교묘히 노리며 그 를 놀라게 하고 있었고 심사위원들도 세틴의 검술에 대해 서로들 수군대고 있 었다. "그렇군. 사라세나인 공작의 장남이시군요. 저 나이에 저런 뛰어난 검술을 지 녔다니,,," "기본에 충실한 검입니다. 게다가 나이에 맞지 않게 실전 경험도 제법 있는 듯 해요." 어린 소년기사가 30은 돼보이는 거친 용병을 수세로 몰고있다. 주위의 환호성이 높아지고 세틴의 응원소리가 높아졌지만,, 지금 세틴은 그의 아버지가 해준 소리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싸울 땐 싸움만 해라. 주절주절 떠드는 놈치고 제대로 된 인간 못 봤다. 전투시 말을 한다는 건 호흡에도 큰 지장이 있고 상대가 냉정할 경우 오히려 자신의 집중력만 떨어지게 된다.' `근데 아버진 싸우면서 주절주절 떠들잖아요?' `욘석아 그건 아버지는 이미 경지에 다달랐잖니? 일종의 여유지 여유. 하지만 나도 네 나이때는 검 휘두르는 것 외에 아무 생각이 없었어.' 아린과 함께 사흘간 객기부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그 여행이 검실력을 크 게 향상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침착성과 냉정함을 키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이런 큰 대회에 출전한 10대 소년답지 않게 세틴은 냉정하게 상 대의 공격을 끊고 내려치고 방어하며 시종일관 승기를 붙잡고 있었다. 타아앙! 세틴의 검이 언더힐의 손목을 강타했다. 손목뼈가 크게 부서진 언더힐은 검을 손에서 놓을 수 밖에 없었고 얼굴을 일그 러트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졌다,," "어? 세틴 이겼어? 잘됐네?" "야! 아린! 응원 한대매? 뭐 보고 있었냐!!" "볼게 하도 많아서 뭘 봐야 할지 헷갈리던 걸...." "그럼 다음부턴 내가 시합할 땐 내 시합만 봐." "응.." 예선시합장이 8개나 되니 호기심 많은 아린이 진득하게 한 자리에 붙어있을리 가 없다. 결국 빨빨거리며 여기기웃 저기기웃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좀 섭섭한 세틴이지만 악의가 있는 행동도 아니고 게다가 그가 알고 있는 아린이란 소년은 뭔 짓을 해도 밉지 않은 미모를 지녔으므로(^^) 그냥 용서하기로 했다. 역시 호부 밑에 견자 없다고 아버지의 색탐이 아들에게까지 이어진 것일지도.. (그게 저 속담이랑 무슨 상관이지?) 세틴은 잔소리들으면서도 싱글대는 아린을 보면서 그냥 웃어버렸다. "됐다. 됐어. 그나저나 너 시합시간 다 됐을텐데 이러고 있어도 돼?" "맞다! 큰일났네!" 아린이 화들짝 놀라 자신의 예선경기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참 낙천적인 놈이라니까..." "아린 아슬란군! 없습니까? 아린 아슬란군!!" 아린이 헐레벌떡 자신의 예선대회장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주심관이 아린을 한 창 찾는 중이었고 그래서 아린은 주심관의 실로 화사한 눈총을 받으며 경기장 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아카데미 학생이 아니었다면 실격처리되었을거요! 조심하도록 하시오!" "죄송합니다앙~~~" 사과는 정중하게! 아린이 인간세상에서 치이면서 터득한 진리였다. 인간들은 쓸데없는 자존심이 워낙 많아서 그냥 웃으면서 허리만 꾸벅 숙 이면 대부분 그냥 넘어간다. "험험,,뭐 다음부터 안그러면 되는 것이고, 어쨋든 조심하시오." 아린의 태도를 본 주심관은 그냥 헛기침을 조금 하며 넘어갔고 곧바로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아린 아슬란군과 서머드 나이카르의 시합을 시작하겠소!" 주심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린은 허리에 찬 명룡도를 기세좋게 빼 어들었다. 손끝으로부터 마나가 새어나가는 느낌과 그에 비례해서 몸 전체 에 힘이 넘치는 느낌, 아린은 자세를 잡으며 상대방을 노려보았다. "자아,,간다,,,아???" 눈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린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다. 시야가 확실히 보이는 거 보니 눈에 는 이상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이번엔 고개를 좌로, 우로 돌려보았다. 관중들과 주심관의 얼굴이 보인다. 그러나,,,, `도대체 누구랑 싸우라는 거야?' 아까 주심관의 말대로라면 서머드 그 뭐시냐 하는 양반이 자신과 싸우는 사 람일텐데 보일 건 다 보이는데 정작 중요한 사람이 보이질 않고 있었다. `땅으로 꺼졌나 하늘로 솟았나?' 그때 아린은 자기 머리 위에서 껄껄대는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을 들 을수 있었다. "파하하하핫, 검사란 족속들은 결국 이렇게 허공에 있는 적에겐 무용지물이 지!" `음, 하늘로 솟았었군.' 새하얀 로브를 걸친 모습이 아무리 봐도 마도사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 저자가 허공에 떠있는 것은 아마 부유의 마법이겠지. 그는 지금 거의 10미터 가까이 공중에 떠서는 아린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아린이 허공을 쳐다보자 마도사 서머드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공격하고 싶으면 공격해 보아라. 네 검이 여기까지 닿는다면 말이다! 전능한 마나의 힘을 법칙에 돌리니 그의 권능이 화살이 되어... " 주위에서 치사하다! 정정당당히 승부해라! 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서머드는 미동도 안 한채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나의 의지로 적을 꿰뚫을 것이니..... 받아라 [매직애로우]." 그리고 한 줄기 섬광이 창공을 뚫고는 번쩍였다. "카사 전원 집합!!!!" 아린의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아린의 주위에서 엄청난 불꽃들이 순식간에 생겨났고 곧 그 불꽃의 새들은 허공을 향해 쏟아져갔다. 섬광은 무지막지한 불덩이들의 난무속에서 허무하게 소멸되어버렸고 수십 개의 불꽃들은 섬광을 소멸시키고도 계속 한 곳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관중들이 모두 입을 벌리는 가운데,,,공중에서 굉장한 폭팔이 일어났고,,, "뭐야 저거? 웃기는 사람이네?" 아린은 공중에서 숯이 된 채 떨어지는 마도사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뇌까렸 다. 명룡도를 써보지도 못 하고 이겨서 상당히 서운한 듯한 표정이었다. 인원이 700명을 육박하는 대 규모의 무투회가 하루만에 끝날리는 없는 법 1회전을 치룬 것만으로도 반나절이 지나가버렸다. 아린은 세틴과 함께 나 무그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1회전 통과 축하해 아린." 아린과는 달리 착실히 친구의 경기를 지켜본 세틴이 축하의 말을 건네자 아린 은 웃으며 세틴을 쳐다보았다. "이상한 사람이었어 그지? 세틴." "뭐가 그리 이상한데?" "웃기잖아,, 공중에 둥실둥실 떠있다니,, 꼭 자길 맞춰달라고 하는 거 같잖 아?" "그거야 그 사람은 네가 정령사인 줄 모르니까 그랬지,,아마 나였으면 이기 지 못 했을지도 몰라. 어쨌거나 허공의 적을 상대할 방법은 없으니까.." "그런가? 어? 세틴은 오렌지 싫어해? 그럼 나 주라~~" 즐거운 점심식사시간이 되었고 워낙 사람이 많은 관계로 식당이 미어터지는 걸 본 세틴의 배려로 아린과 세틴은 나무 그늘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는 중이 었다. "자,, 먹어. 그건 그렇고 아까 뭐라고? 카사 전원 집합? 그렇게 불러도 정령 이 움직이니?" "우물우물,,아,,일일이 부르기 귀찮아서 한 짓인데,,,돼던데?" "흐으음,,하긴 나는 정령사가 아니니,,돼나보지 뭐...." 세틴은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지만 아마 정령사가 그 광경을 보았으면 놀래 자빠졌을 것이다. 정령을 사용하려면 일단 정령과의 친화력이 있어야 하고 또 그 정령이 물질계에서 행동하는 데 필요한 마나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정령을 자신의 수족처럼 동화하여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정령을 다 룰 수 있다. 그러나 아린은 드래곤, 애당초 정령을 친구가 아닌 부하로 다스리는 종족이다. 본인이 그 사실을 모른다 해도 정령은 아린의 육체에 속박되어있는 것, 이미 자연계의 정령이 아닌 탓에 그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아린의 의지를 따른다. 드래곤에겐 정령과의 친화력따윈 필요없다. 동화하여 느낄 필요도 없다. 그저 존재에 필요한 마나만 부여하면 되는 것이다. 정령사가 놀래자빠지건 말건 아린과 세틴은 즐거운 점심식사를 만끽하고 있었 다. "헤엥~~세틴,,그거 맛있겠다아~~" "제발 남자주제에 콧소리 좀 내지마!!" "하지만 세틴은 내가 이런 소릴 내면 대부분 들어 주잖아?" "으이그,,애초에 저 외모에 혹하는 게 아니었어,,제기랄. 자 먹어." "우적우적,,,," 넓은 평원에 8개의 대회장이 설치되어있고 그 주위로 상당한 가건물들이 건 축되어 있다. 대부분 식당이나 가벼운 음료등을 파는 가게들이었고 도시락을 다 까먹은 아린은 현재 세틴을 졸라서 산 사과주스를 마시며 입가심을 하는 중이었다. 이미 여행경비로 돈을 다 썼고 레이크로부터도 연락이 없어서 현 재 아린은 빈털털이다. 그리고 세틴은 그다지 쫀쫀한 인간이 아니었고,, "홀짝~~ 우에~~ 너무 달어 이거,,." "도대체 내가 아카데미 동기생과 같이 있는 건가? 아니면 세살박이 애를 보 고 있는 건가?" 세틴의 자조섞인 한숨소리에도 아랑곳않고 아린은 주스를 홀짝홀짝 마셔가며 다시 경기장으로 향했고 가는 도중 그들은 경기장 주변에 나있는 큼지막한 떡갈나무에 기대어 눈을 감고있는 한 여자를 보게 되었다. 왁자지껄한 사람들을 피해서 한적한 곳에서 쉬는 모양이었다. 손잡이까지 포함하면 3m가 넘는 거대한 대검을 땅바닥에 그냥 꽃아 놓은 채 그녀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졸고 있단 얘기다. "어? 세틴, 저기 봐봐. 그 괴력녀다." "괴력녀?" "괴력의 여자, 줄여서 괴력녀. 맞잖아?" "야, 들리면 어쩔려고?" 짧은 갈색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헝클여 놓은 채 나무에 기대어 졸고 있던 그녀가 스스륵 고개를 움직였고 아린은 뜨끔한 표정으로 세틴 뒤로 쪼르르 숨었고 대신 세틴이 그녀를 보며 말을 걸었다.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워낙 철이 없어서요." 일체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상관없습니다." 의아해 한 세틴이 그녀의 눈을 보았을 때,,,세틴은 섬뜩한 무언가를 느꼈다. `촛점이 없다.' 그녀의 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지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심한 눈, 설사 그림이나 조각이라도 그것이 명품일 경우엔 무생물임에도 그 감정 이 느껴질 것인데 저 여자의 눈은 마치 수정으로 깍아놓은 광물질인 양 조금 의 생기도 느껴지질 않고 있었다. 하지만 눈동자가 움직이는 걸 봐서 의안,, 같은 것은 아니다. `꼭 죽은 사람 눈동자같군...' 세틴이 잠시 생각하는 동안 아린이 잽싸게 입을 열었다. "당신이랑 2회전에서 맞붙을 아린이라고 하는데요.." "난 아리아 세스헤네스." 역시 무미건조한 목소리, 그러나 아린은 아랑곳않고 말을 걸었다. 아린이야 세틴이 느낀 걸 본인도 느낄만큼 예민하지 못하니 분명 저 호기심은 거대한 장검을 휭휭 휘두르는 저 여자의 괴력으로부터 연루된 것이리라. "누나 힘 되게 세던데요. 그 검 제가 한번 들어 봐도 돼요?" "!!" 아린의 천연덕스러운 말에 세틴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사에게 무기는 생명과 도 같은 것, 무례도 이만저만한 무례가 아니다. 그러나 아리아라는 여인은 그냥 고개만 좌우로 흔들어 거절을 표했을 뿐 화내 거나 하질 않았다. 그 냉정한 모습을 보며 아린은 생각했다. `거 되게 폼잡네?' 머쓱해진 아린이 뭐라고 하려고 할 때 그녀는 갑자기 기대있던 나무에서 벌떡 일어나 땅에 꽃힌 그녀의 검을 움켜지고는 한번에 뽑아버렸다. (그 거대한걸) 그리고 그녀는 뭔가 말하려는 아린을 휙 지나쳐서는 그냥 걸어가버렸다. "아,,저기? 가버리네? 세틴,내가 귀찮게 했나?" "귀찮게 한 건 사실이지만,,,지금은 다른 이유인거 같은데?" "뭔데?" "2회전 시작시간이 다 되었어." "아,,시합하러 갔구나아,," "야 아린,,저 여자 상대가 너잖아!" "아! 맞어!" 종종종~~~ (아린 뛰어가는 소리~~) "아린 아슬란 군과 아리아 세스헤네스! 시합을 준비해 주시오!" 예선 A조 경기장 주위의 관중들을 억지로 뚫으며 세틴은 겨우 아린이 보이는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원래 예선은 한꺼번에 8개씩이나 치루어지기 때문에 한 경기장에 사람이 몰리지를 않는다. 그러나 이번엔 상당한 수의 관중들이 경기장 근처에 모여있었다. "여쓿군,,이봐 세틴, 그 이쁘장한 애가 엄청난 정령사라며?" 세틴은 말소리가 나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카데미의 동기생 중 한명 이다. "어, 니켈 선배. 선배도 아까 아린 시합 봤어요?" "아니 얘기만 듣고 온거다. 마도사들이 하도 떠들어대서 궁금해서 온 거야. 뭐래더라? 그만한 정령을 다루는 사람은 아사르,,뭐? 하여튼 그 사람밖에 없다나?" 세틴은 니켈 선배의 말을 듣고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역시 관중들의 대부분 은 마도사들이었다. 샤이하드 매직 아카데미의 견습마도사들도 잔뜩 있었고 간간히 흑색로브도 보이는 것이 역시 다들 궁금해 하는 거 같았다. 그리고 시합개시를 알리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허리의 명룡도를 힘차게 빼어들어 아리아를 겨누는 아린, "차아앗!" 아린은 기합을 넣으며 아리아에게로 돌진했다. `무모하군.' 아리아는 무표정하게 자신의 검을 살짝 돌렸다. 세틴의 예상대로 워낙 검의 검신이 넓으니 충분히 방패로도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돌린 상태에서 그녀는 손목을 위로 치켜들었다. 곧 거대한 벽이 아린의 눈 앞에 펼쳐졌고 그 벽은 통채로 아린을 올려치고 있었다. 간단히 묘사하면 거대한 후라이팬으로 후려치는 꼴이랄까? 그러나 아린의 공격은 무모하지 않았다. 내려치는 자세에서 바로 사라져버 린 아린, 그리고 아리아는 낮은 자세에서 옆구리 쪽으로 강하게 날아들어 오는 칼날을 느꼈다. `..속았다..' 아리아는 아린의 검이 자신의 허리부분을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뒤로 몸을 뺐다. 그러나 이미 허리는 한치가량이나 베여있었고 스친 옷자락 사이로 피가 배여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아린의 입에서 득의양양한 외침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어떠냐! 아린류 살신기 환영참이다!" `뭐가 어째? 아린류 살신기? 우리집 가전검술중 하나인 주제에,,' 세틴이 황당해하고 있는 동안 옆에서 니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리고 있 었다. "직선공격에서 바로 좌나 우로 낮은 자세를 돌입하여 올려치기를 먹이는 건가? 근데 저게 왜 환영참이야? 환영도 없는데?" 견습기사 니켈의 혼잣말은 주변 관중의 심리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선배의 의문에 세틴은 친절히 답해주었다. 매우 힘빠진 목소리를 동반하여,, "쟤가 원래 저래요,,," "그래?뭐,, 경기나 계속 보자." 신바람나는 아린이 다시 검을 움켜잡고는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아리아의 대검의 넓은 검면에 탱~하니 그냥 부씨쳐 버리는 명룡도. 그리고 아리아는 명룡도와 아린을 통채로 후려쳐버렸고 아린은 뒤쪽으로 한 참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아마 명룡도의 근력마법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허공 에 훨훨 날아도 이상하지 않을 강렬한 일격. 그 틈을 타 아리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짧게 중얼거렸고 곧 그녀의 손에 새하얀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치유의 힘이 이곳에. [힐링]." 그리고 아리아의 빛나는 손이 그녀의 허리로 다가가자 상처는 삽시간에 아물 어 버렸다. 그러자 관중 중의 한 사람이 그 모습을 보고는 놀란 목소리로 외 쳤다. "마법검사? 말도 안돼." 관중들의 소란에도 아랑곳않고 아리아는 상처가 치유되자마자 검을 휘두 르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캉~하는 소리와 함께 아린의 명룡도가 아리아의 대검과 맞부씨혔고 또다시 아린은 뒤로 주르륵 밀려가버렸다. 그와 함께 아리아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아야야,,팔이야,,," 울상을 짓는 아린의 사정을 아리아는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허공으로 몸을 띄운 아리아의 검끝이 세차게 흔들렸다. 세틴의 안색이 급변했다. `헉! 환검의 일종이다.' "아린! 옆으로 굴러. 막으려 하면 안돼!!" "타앗!" 짧은 기합과 함께 아리아의 검이 단숨에 4갤 불어나더니 아린의 전신을 압박 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아린, 이미 피하기엔 늦어버렸다. 아린은 필사적으로 외쳤다. "카사 몽땅 다!!!" 그리고는 수십개의 불꽃들의 난무가 시작되었고 불꽃들은 순식간에 아리아의 기세를 억누르고는 바로 아리아를 덮쳐갔다. "우와! 정령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저건 정말 끝내주는데?" 니켈의 말대로 경기장은 `끝내주는' 장면을 연출하고있었다. 아리아가 있었을 그 장소는 불꽃들에게 휩싸여 폭팔음을 내고 있었고 관중 들은 `쯧쯧 한 사람 죽었네,'라는 심정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마도사들은 그와 함께 도대체 얼마나 정령들과 친화력이 있길래 저 정도의 숫자를 무리없이 다루는가를 같이 고심하고 있었다. "헉,,헉,,헉." 워낙 급하게 정령을 소환했던 탓인지 아린 역시 머리가 조금 띵 했다. 비록 드래곤의 마나를 지니고 있지만 현재는 인간의 몸이다. 육체에서 마나가 빠져나가는 속도가 충족되는 속도보다 너무 빠른 바람에 아린은 마나를 계속 흡수하고 있는 자신의 검 명룡도를 허리에 꽂은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밑빠진 물통에 비유할수 있다. 보통때에는 아린이 아무리 정령를 사용하여도 드래곤으로써의 아린의 마나가 다하지 않는 이상 아린은 마나의 소모를 느끼지 않는다. 마치 물통 밑에 조그 마한 구멍이 있어서 가끔 거기를 이용해 물을 빼더라도 위에서 계속 물을 붓고 있는 한 물통이 비지 않는 것 처럼,, 그러나 아까처럼 한꺼번에 막대한 양의 마나를 사용해버리면 마치 물통밑바닥이 통채로 없어지고 물이 빠지듯이 마나 가 새어나가버리게 되고 그럴 땐 아린 역시 마나의 소모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었다. 아린은 힘든 와중에서도 기대에 찬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이겼겠지?" 서서히 불꽃의 세력이 약해질 쯤 아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다시 명룡도를 꺼 내들었다. "루나틱 실드인가?" 니켈의 말에 근처에서 같이 관전하던 마도사도 입을 열었다. "6서클의 주문인데,,저걸 저렇게 순식간에 한다니 믿어지지가 않아요. 저 정도 실력이 있는데 왜 검사가 됐지?" "마도사가 아니에요." 세틴의 심각한 어투에 니켈과 관전하던 마도사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 다. "저 여자가 들고 있는 검을 봐요. 아까는 없었던 마법 문자가 검에 새겨진채 희미하게 빛나고 있잖아요." "마법검? 설마! 그런 걸로 6서클 주문을 썼다간 저여자는 1년도 채 못 살고 죽어." 마도사의 말에 니켈도 말을 보탰다. "마력검은 아냐. 전설의 다섯 마검은 전부 바스타드 소드야. 저런 어마어마 한 대검은 아니라고." "역시 마법검이겠죠. 그리고 저 여자는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면서 저걸 들고 다닌다는 이야기고." 세틴은 말을 맺으며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넘실거리는 불꽃사이로 무표정한 아리아의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리아의 주위는 새하얀 은빛 안개로 휩싸여져 맹렬히 소용돌이치고 있었고 아린의 불꽃들은 그 주위에서 계속 소멸되고 있었다. "에잇 사라만더!" 아린은 머리가 띵한 가운데에서도 다시 사라만더를 소환했다. 이번에도 아리 아의 거대한 검이 빛나는 문자를 드러내며 빛을 발하여 사라만더를 단숨에 베어버렸고 곧 불꽃은 소멸해버렸다. 아리아의 검은 그에 그치지 않고 기세를 탄 채 아린에게 육박했고.. 챙 하는 소리와 함께 아린의 명룡도가 저만치 날아가버렸다. 검으로 아린의 목을 겨눈 채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리아를 보 며 주심관은 아리아의 승리를 선언했다. "아리아 세스헤네스양의 승리입니다!" "헤에,,져버렸다~" 아린은 조금 김샌 얼굴로 경기장을 내려와 세틴에게로 다가갔다. 그다지 패배의 아픔을 간직하는 그런 류의 표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세틴은 착실히 위로를 해주었다. "아냐, 아린 잘했어. 넌 검 배운지 6개월밖에 안 됐잖아? 근데 이정도면 정말 대단한거야. 단지 저 여자가 너무 무식하게 강한것 뿐이니까." 물론 똑바로 이야기하면 검술이 대단한게 아니라 그 엄청난 정령술과 계속 마 나를 흡수하는 명룡도를 가지고도 끄덕없는 아린의 마나가 대단한 것이지만 굳이 그런 걸 밝힘으로써 친구의 기를 꺽을 생각은 없는 세틴이었다. "그렇다 아린. 저 여자는 지금 죽기를 각오하고 검을 휘두르고 있어 솔직히 정규 기사라 해도 저런 여자는 이기기 힘들걸?" 니켈의 말에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근데 아저씨 누구세요?" 순간 니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니켈 나이 올해로 22 아직은 팔팔한 청춘이 라고 자부하던 그에게 아저씨라는 단어는 꽤 쇼크였던 거 같다. "아저,,씨,,,,하아아,,,세틴,,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냐?" "20대들어가면 원래 다 아저씨 아닙니까?" 빈정거리는 세틴에게 꿀밤을 한 대 선사한 니켈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쨌거나 좋은 구경했다. 난 시합이 있어서 가볼테니 세틴 너도 잘해라." 걸어가는 니켈의 뒷모습을 보며 아린이 재차 물어왔다. "저 사람 누구야?" "우리 선배. 그나저나 저 아리아란 여자, 저러다간 정말 금방 죽어버릴텐데 괜찮을려나?" "어? 죽다니? 왜?" "마법검을 쓰잖아? 전에 우리 아버지의 설명 들었지? 그럼 이해가 갈 거 아냐" 사라세나인 공작은 마법검을 궁금해하는 아린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었었다. -원래 마나라는 것은 세계를 지탱하는 근원적인 힘이잖니? 세상의 모든 걸 이 루는 일종의 결합력으로도 생각할 수 있고 근원 에너지라고도 할 수 있지,, 내가 마도사가 아니라서 잘 설명은 못 하겠지만 비유를 들자면 이런거지. 마나를 물로 비유했을때, 우리 인간의 몸은 얼음으로 만든 물통이랑 같은 거 란다. 마나를 몸에 쌓는다는 건 그 얼음물통에 물을 붓는거랑 같은거야. 물론 그 물통에 물이 들어있는 사람은 마도사나 소드 마스터, 정령사등의 일 부 인간들에 불과하지만,,,그외의 인간들도 비록 물통에는 물이 없지만 얼 음이라는 형태로 물을 지니고 있잖니? 근데 물통에 물, 즉 마나가 없는 사람 이 마법검을 사용하면,,,마법검은 사용할때마다 마나를 흡수하지, 이건 당연 한거야. 그런데 마나가 충만치 않은 사람이 사용하면 어떻게 되겠니? 마법검은 얼음 즉 물통을 녹여서라도 자신의 원하는 마나를 흡수하게 되고 물통은 점점 얇 아지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 뻥! 하며 부서져버릴거란 말이야. 하지만 아린 너는 정령사니까 어느 정도 물통에 물이 들어있는 셈이란다. 그래서 이 명룡도를 사용해도 안전하고..물론 한계까지 사용하면 위험하니 까 조심해서 쓰도록 해라. - "그 여자가 곧 죽는다고? 아쉽다. 멋있던데..." "멋있어?" "응, 내 이상형이야." 아린의 말에 세틴은 놀란 눈으로 아린을 쳐다보았다. "이상형?" 세틴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고 있었고 아린은 그런 세틴을 보며 왜 그러 냐는 듯이 반문했다. "응, 이상형. 왜? 뭐가 잘못됐어." "아린,,넌 그런 스타일의 여자가 좋아하냐?" 세틴의 말에 아린은 아리아의 스타일을 떠올렸다. 거대한 장검을 마치 나뭇가 지처럼 가볍게 휘두르는 완력에, 검이 순식간에 4개로 분리되는 멋진 검술을 쓰는데다가 마법 역시 매우 멋있었다. 그야말로 딱 용사!가 아닌가. 이 얼마나 매력적인 스타일인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인 것이다. 사실 아린은 아직 맘에 드는 검사를 만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샤이하드 아카데미에서는 다들 훈련생이니만큼 자신이 원하는 용사의 모델에 적합하지 않았고 사라세나인 공작은 검술만큼은 자신의 이상에 근접했지만... 너무 늙었다. 아린은 모든 모험담을 근거로 하여 판단한 결과, 나이30이 넘으 면 절대 용사가 못 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다리오스의 경우는 아린과의 전투시 빨빨거리며 도망가는 걸 열심히 앞발로 내려치기만 했으니 당연 좋은 기억이 남아있지를 않았고, (이땐 아린은 본 체인 드래곤이었죠.) 플루토는 워낙 번쩍! 하는 순간 끝나버려서 멋있는지 없는지 판단하지조차 못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아린의 앞에 마음에 드는 모델이 나타난 것이다. 아린의 눈으로 보기에도 마법이며 검이며 그럴싸하게 보였고 이제까지 본 사람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응, 난 좋은데?" 세틴은 아린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아까 본 그 무표정한 여인의 스타일을 떠 올리기 시작했다. 여자답지 않은 짧은 머리에 흔하디 흔한 갈색의 거친 머리결, 몸매는 제법 나쁜 편이 아니었지만 가슴도 작았고 여자치고는 근육질이어서 그다지 매력 이 없었다. 얼굴은 못 생긴편은 아니었고,,아니 조금 예쁜 얼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틴은 현재 무지하게 예쁜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래서 아리아는 얼굴에서도 점수를 따지 못했다. "하지만,,성격이...." 여자라면 자고로 애교떠는 귀여운 맛이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은 남자인, 그리고 귀족인 세틴으로썬 당연히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 아리아라는 여 자는 귀여운 맛은 커녕 음산한 느낌마저 풍긴다. 죽은 자의 그것처럼 무표정한 얼굴,, "성격이 왜? 얼마나 좋은 성격이야?" 아린은 세틴이 말꼬리를 흐리자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얼마나 멋진 성격인가? 냉혹한 검사, 냉정하게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조금도 흥분하거나 하지 않는 그야말로 용사다운 태도가 아니던가? 세틴은 친구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그의 눈빛은 동경의 눈빛으로 이미 맛이 가 있었다. "그렇게 저여자가 좋아?" 세틴은 생각했다. 사랑에 눈이 멀면 눈에 콩깍지가 씌인 다더니 자신의 이 아 름다운 친구가 드디어 남자가 되어가는 것이 틀림없다. "당연히 좋지, 그럼 세틴은 싫어?" 저렇게 훌륭한 용사모델을 싫어할 이유가 뭐가 있지? 라는 것이 아린의 생각 이었다. 세틴은 아린의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다고 판단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 은 채 자신의 예선 경기장으로 걸어갔다. 자신의 경기시간이 다가온 탓이었다. "아리아 세스헤네스양이시죠?" 아리아는 고개를 들었다. 새까만 흑백의 로브를 입은 자가 그녀를 내려다 보 고 있었다. 흑마도사다. 아리아는 그의 질문에 아무 말없이 고개만 조금 까닥 였고 그 마도사는 그런 아리아를 보며 눈에 이채를 띈 채 다시 물었다. "당신이 사용하는 검이 마법검이라는 걸 알고 있나요?" 아리아는 역시 무표정하게 고개만 조금 까닥임으로써 긍정을 표시했다. 그러는 그녀의 눈은 여전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검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도 아실 텐데요?" 이번에도 아리아는 그냥 고개만 까닥였고 흑마도사는 좀 질린듯한 표정을 하 더니 다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자신의 생명을 함부로 하는 것을 차마 볼수 없어서 외람되지만 충 고라도 몇 마디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다." 말을 마치며 흑마도사는 안타까운 마음에 아리아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마치 만들어진 인형인 냥 무표정하게 허공을 응시할 뿐이었다. `마치 바위나 돌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군.' "아까같은 짓을 자꾸하면 당신은 6개월도 채 못 살 겁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저로서는 잘 모르지만 당신을 위해서도 그 검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마도사의 진심어린 충고에도 아리아는 조금도 표정의 변화를 일으키질 않고 그저 무표정한 촛점없는 눈동자를 허공에 주시할 뿐이었다.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마도사는 짜증이 났다. 왜 자신은 이렇게 상관없는 일에 끼어드는 걸까... 흑마도사 주제에 왜 자꾸 신관이나 백마도사 흉내를 낼까.... 저 여자가 죽든 말든 자신이랑 무슨 상관인가? 하지만 그는 스스로의 천성을 잘 알고 있었다. 스승님도 언젠가 너무 착한 그 마음씨때문에 큰 일을 당할 거라고 누누히 경고해왔었다. 그때 아리아의 입에서 고저차가 전혀 없는 음성이 새어나왔다. "귀찮군." 그리고 아리아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버렸고 그 마도사는 머쓱한 채로 그냥 물 러나버리고 말았다. 세틴은 생각했다. 자신의 친구는 첫 사랑을 잘못 택했다. 그러니 자신은 친 구로써 아린을 도와주어야만 했다. 저 멍청한 녀석은 아마 대뜸 가서는 당신 이 좋아요 결혼합시다! 라고 할 지도 모르는 놈이다. 평범한 여자에게도 거절당할 판인데,,하긴 그 미모면 의외로 거절당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 아리아라는 여자는 아린의 미모에 눈도 깜짝하지 않 을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슬쩍 주선을 해주어야겠구나....' 아슬란 가의 대부호의 아들이고 또 저런 뛰어난 외모에 착한 마음씨(??) 까지 지녔으니 비록 그 인형같은 여자라 할 지라도 거절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라는 게 세틴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린의 방식대로 하다간 될 일도 안될 가 능성이 크다. `왜 저런 여자한테 빠진 거야?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 하지만 그 눈빛이며 계속 그 여자에 대한 칭찬만 하는게 단단히 빠진 모양이라 고 판단한 세틴,,그래서 그는 친구를 위해 둘을 연결시켜줄 궁리를 하느라 정 신이 없었고 덕분에 주심관은 3번째 큰소리를 지르며 세틴을 불러대어야만 했 다. "세틴 사라세나인군! 세틴 사라세나인군!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실격입니다" "어? 아..예! 죄송합니다" `으,,잠깐 딴 생각하는 바람에...지금은 딴 생각 말자..' 세틴은 경기장을 오르며 힐끗 아린을 바라보았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아린은 자신에겐 관심도 없는 채 무언가를 생각하느라 골 똘한 표정이었다. `거참,,,취향한번 괴팍하지,,,' 주심관의 시합시작소리가 울렸다. "기사후보생 세틴 사라세나인군과 견습마도사 아즈라엘 샤나인양의 시합을 시작하겠소!" `일단은 여기서 이겨야지?' 세틴은 검을 단단히 움켜잡고는 상대를 노려보았다. 샤이하드 아카데미는 총 세가지 분야로 나뉘어지고 있었다. 나이트 아카데미와 매직 아카데미, 그리고 문관출신들의 학술 아카데미가 그것이었고 그 중 매직 아카데미는 비록 헤이드 6국연합 중 리베이드왕국이 마법에 가장 뒤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그 규모는 만만히 볼 것이 아니었다. 샤이하드 아카데미와 함께 오랜 명성을 지닌 샤이하드 매직 아카데미의 자 랑스러운 일원인 견습마도사 아즈라엘 양은 세틴을 보며 조용히 품 속의 마 법지팡이를 꺼내 주문을 외울 준비를 하였다. 준비가 끝난 그녀가 상대를 노려보며 천천히 작전을 짜기 시작했고,,,, `자아! 일단 매직애로우의 주문을..' "타아앗!" 퍽!! 꺄악~~ 어린 마도사 아즈라엘 양은 주문을 외울려고 폼을 잡기도 전에 세틴의 번개 같은 일격에 뒷통수를 강타당하고는 조용히 기절해버렸고 등장한지 10초만에 잊혀진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마도사가 1:1로 검사를 어떻게 이기겠다는 거야?" 세틴은 피식 웃으면서 자신의 승리를 확인 한뒤 경기장에서 내려왔다. 그때까지도 아린은 뭔가 다른 생각을 한 채 계속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그러다가 문뜩 자신의 어깨에 팔 하나가 걸쳐지는 걸 깨달은 아린,, "아린아, 사랑은 아름다운 거란다. 하지만 그릇된 판단은 사람으로 하여금 아픈 상처를 가지게 하기도 하지,, 하지만 이 형아가 있으니 걱정마라. 내가 다리를 잘 놓아 줄테니까." "????" 한참을 아까 아리아가 했던 검이 4개로 갈라지는 검술을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던 아린은 그냥 세틴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승승장구. 현재 세틴의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1회전을 통과하 기도 힘든 이 무투회를 세틴은 계속 이겨나가고 있었고 옆에서 아린은 손가 락만 쪽쪽 빨며 세틴을 구경하는 중이었다. 사라세나인 가문의 핏줄을 이어 받은 뛰어난 검의 재능과 본인의 노력이 어우러져 세틴은 지금 무시못할 검 사로 성장해 있었고 예선전을 치루는 도중에도 그는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무투회가 개최된 지 사흘 째 되는 날, 오전중에 예선전 마지막 경기를 치룬 세틴에게 주심관은 큰 소리로 세틴의 승리를 알렸다. "세틴 사라세나인군. 본선진출이 확정되었읍니다!" F조 예선전 4강에 무난히 든 세틴은 본선 32강 티켓을 따낸 채 아린의 곁으 로 돌아왔고 아린은 그런 세틴을 하염없이 부러움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 고 있었다. "좋겠네~~좋겠어~~" "왜? 약오르니 아린?" "당연하지잇~~~ 우씨 세틴이 본선까지 올라갈 정도면 나도 충분히 갈수 있 는데 왜 하필 그런 여자가 걸려가지구 ,,,우씨,," "팔자려니~~해라. 네가 못 다한 몫까지 내가 잘해줄테니.." "그래봤자 약올리는 소리로밖에 안 들려..." "원래 약올리는 소리였어.." "쳇, 너도 그 여자나 만나서 팍 져버려라~~" "........." 본선 경기장은 퀘하나 성 안쪽의 거대한 투기장에 마련되어 있었다. 이미 국왕을 비롯하여 문무백관들이 영광의 승리자를 보기 위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고 콜롯세움을 연상케하는 거대한 투기장을 둘러보며 아린은 계속 세틴을 노려보고 있었다. `잉,,세틴도 나가는데 내가 떨어지다니,,,' 그러나 세틴은 지금 아린의 시선따윈 신경쓰질 않고 있었다. 대기실 창밖으 로 비추어지는 수많은 관중들, 역시 아직 어린 소년인 세틴인지라 중압감을 안 느낀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와우,,저런 엄청난 인원 앞에서 시합을 해야 하나? 은근히 떨려오는데,," "아,,저런데서 우승하면 금방 유명해질텐데,,히잉 나도 나가고 싶다." 거대한 콜롯세움의 한쪽 귀퉁이에는 단조롭지만 웅장한 장식의 관람대가 설 치되어있었고 그 안에서 두 명의 남자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폐하, 이번 무투회에는 놀랍게도 아카데미 학생이 두명이나 본선에 진출 했더군요. 양쪽 모두 굉장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양쪽 모두 약관의 나이를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리베이드 국왕 퀘하리나 3세는 자신의 비서관의 말에 호기심을 표하며 질문을 던졌다. "허어 10대의 어린 학생들이 본선에? 어느 가문이던가?" "세틴 사라세나인이라고 하더군요. 검성 사라세나인 공작의 장남입니다. 올해 18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검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피는 속일 수 없는 법이군. 그리고 또 하나는?" "매직아카데미의 학생인데요...올해 16세의 조그마한 여자아이입니다. 궁정 부마도사 라카타의 제자인데 이미 스승의 실력을 넘어섰다는군요." "그건 정말 반가운 소리로군. 우리 나라는 워낙 마법쪽이 취약해서,,,, 어쨌거나 지금은 일단 경기를 관람하도록 하는게 좋겠네." 퀘하리나 3세는 웃음을 지으며 경기장 쪽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경기장 양 쪽 에서 두 명의 검사가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었고 그들은 곧 자신의 검을 거세 게 휘두르며 멋진 대결을 펼쳐보임으로써 관중들을 즐겁게 하고 있었다. 몇 차례의 시합이 있은 뒤 드디어 세틴의 차례가 되었고 세틴이 자신의 대결자 를 확인하는 순간... "아린,,축하해,,네 저주가 통한거 같다..." 세틴은 잔뜩 긴장된 얼굴로 아린에게 씁쓸한 한마디를 던진 뒤 경기장으로 천천히 향했다. 아린 역시 조금은 긴장된 얼굴이었다. "헤에,,그냥 해본 소리인데 정말 이루어져버렸네?" 이미 경기장 가운데에는 짧은 갈색머리의 평범한,,그러나 한 손에 길이 3M에 폭만 40CM를 육박하는 초대형 장검을 든 여인이 무표정한 얼굴로 세틴을 기 다리고 있었다. 세틴이 경기장에 도착하자 주심관의 목소리가 콜롯세움 전체 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세틴 세라세나인군과 마검사 아리아 세스헤네스의 시합이 시작되겠습니다!" 속전속결! 말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세틴의 몸이 바람처럼 아리아에게로 돌진 해 들어갔다. 세틴은 아까 아린이 어떻게 졌는지 알고 있다. 정식으로 붙으면 도저히 가망이 없는 상대다. 어차피 가망없는 전투라면,, `쉐도우 크래쉬,,,미완성이지만 써보자~~' 쉐도우 크래쉬, 작명센스가 빵점인 사라세나인 공작이 젊었을 시절 개발한 검 술로써 순간적으로 잔상을 남길만큼 엄청난 스피드를 요구하는 기술이었기에 아직 세틴으로써는 5번에 한번 성공 할까말까한 기술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밑 져야 본전이다. 세틴의 검끝이 세차게 흔들리더니 곧바로 2개의 검영이 아리아의 좌우로 날아들 어갔다. 세틴의 신형이 순간적으로 흐릿해지며 단숨에 양쪽으로 분열되어 아리 아를 압박해버렸다. `잔상? 미숙하군.' 아리아는 단숨에 세틴의 본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비록 빠른 속도이긴 했지만 분신을 쓸만큼의 속도는 되지 못 했고 그래서 본체에 비해 잔상은 흐릿흐릿해 서 그녀로써는 쉽게 구별이 가능했다. "핫!"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아리아의 검이 그녀의 오른 쪽을 찔러들어갔고 그녀의 검은 자신을 정확히 찔러오는 상대의 기세에 놀라 잽싸게 몸을 틀었던 세틴의 가슴자락을 길게 찢어놓았다. 세틴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터졌다. "우앗!" 빗나갔음을 느낀 순간 아리아의 손목이 옆으로 비틀어졌고 그녀의 대검이 허공 에서 직각으로 꺾였다. 파밧,,,, 세틴은 어깨에서 흐르는 피를 보며 은근히 공포가 몸을 잠식하는 걸 느꼈다. 직선찌르기는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그 동작에서 바로 직각으로 꺽어들어서 나를 베었던 거지? 그런 짓 을 한다면 먼저 손목이 박살날텐데?' 그러나 아리아는 세틴이 마저 생각할 여유도 주지 않았다. 그녀의 검이 순간 흐릿해졌고 허공을 찢는 충격파와 함께 아리아의 신형이 4명으로 분리되어 단숨에 세틴의 주위를 덥쳐들어갔다. `아까 아린이 당한 그 기술!' 날카로운 금속성과 함께 세틴의 검이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세틴은 전신에서 피를 뿜은 채 서너걸음 밖으로 날아가버렸다. 길이 3미터짜리 초대형 장검이 허공에서 번쩍거리며 2개 4개씩 늘어난다. 얼마나 볼만하겠는가? 멋모르는 관중들은 그저 거대한 검이 공중에서 휭휭 궤도를 꺽으면서 화려하게 공격을 해대니 멋있다며 박수만 쳐대고 있었지만,,,(어차피 상대가 좀 다쳐도 신관들이 확실하게 치유를 해 주기때문에 다들 잔인하다는 생각따윈 그다지 하질 않는다. 물론 신관들은 투덜대겠지만,,,) 구경하고 있는 리베이드의 무관 들과 로얄석(?)에 앉아 있는 퀘하리나 3세 및 그의 부관들은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퀘하리나 3세의 비서관 역시 의문을 표하며 국왕에게 말을 걸었다. "폐하, 저거 혹시 종이에다가 회색칠한거 아닐까요?" "종이칼이 사람을 저렇게 난도질을 해대나?" "그럼 저건 어떻게 된겁니까? 저런 동작은 인간이 아니라 오우거나 트롤이라 도 불가능한 동작일틴데요?" "이봐,라스텔레일 경. 자네 기사지?" "기사죠." "근데 왜 나한테 묻나? 나도 몰라." "에이, 폐하는 소드 마스터시잖아요? 저보다는 보는 눈이 높으실거 아닙니까?" 비서관의 말에 퀘하리나3세는 허탈한 목소리로 답했다. "소드마스터가 아니라 그레이트 울트라 하이퍼 소드 마스터(?)라도 저런 짓은 못해. 몸체가 인간보다 5배 이상 크면 또 모를까? 바스타드 소드라도 한손 으로 저러다간 바로 손목이 나가버릴텐데,,,저런 무식한 검으로 허공에서 궤도를 마구 꺽어대면 아마 손목이 뽑혀버릴 껄?" "근데 저 여자는 잘만 휘두르잖습니까?" "그래, 굉장한 사람이다. 이번 시합의 우승은 안 봐도 뻔하군." "혹시 보기에만 저렇고 사실은 가벼운 검일까요?" "격투장면을 보고나서도 그런 소릴 하나? 내가 보기엔 오히려 철보다도 무 거운 금속 같은데?" 퀘하리나 3세 정도되는 고강한 검사라면 격투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역량을 확실히 알수 있었고 그가 보기에 저 아리아라는 여자는 검이 가벼워서 저런 동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힘이 좋아서 저런 동작을 한다는 걸 간파 할수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인간이라면 극력의 한계가 있는 법인데 ... 게다가 저 여인은 그다지 뛰어나게 근육이 발달되지도 않았다. "거참 알수 없는 여자로군요." "나중에 물어보지 뭐. 남자였다면 좋았을텐데,,여자라 좀 아쉽군." 한편 경기장에서는 피를 주변에 자욱하게 고이도록 흘린 채 신음하고 있는 세틴이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고 한 켠에는 안색하나 안 변하고는 조용히 검 을 어깨에 다시 붙이는 -붙이는 것이었다. 아리아의 대검은 검집같은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거대한 장검 가운데에 파인 홈을 등 뒤로 맨 벨트에 끼우는 방식이었다.하긴 그만한 장검을 어떻게 검집에 끼우겠는가?- 아리아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주심관을 바라보며 시합의 심판을 기다리 는 중이었다. "크으윽." 전신에 난 검상을 보며 세틴은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와 함께 요새 참 이리저리 많이도 찢어진다는 씁쓸한 생각을 하며,,,, 피를 많이 흘려서인지 주위 광경이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아리아 세스헤네스 양의 승리입니다!" 주심관의 판정소리를 아릿하게 들으며 세틴은 기절해버렸다. 이미 경기장 주변 에는 119 뺨치는 뛰어난 신관들이 대거 밀집해 있으니 마음놓고 기절할 수 있는 세틴이었고 신관들은 부랴부랴 널부러져 있는 세틴을 끌어낸 다음 치유마법을 쓰기 시작했다. ".............으으음,," "어? 세틴? 정신들어? 자 이거보여?" 흐릿한 광경속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아름다운 흑발의 미인이 자신을 내려다 보며 양 손을 휘적휘적 흔들고 있었다. 세틴은 눈을 비비며 살며시 일어났다. "아웅,,쩝쩝,,,아린이냐,," "너 왕창 찢어지고 째지고 했잖아... 어때? 이젠 안 아파?" 아린의 말에 세틴은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벗겨진 웃통에는 붕대같은 건 매여있지 않았다. 하긴 신관이 서너명씩 달려드는데 굳이 붕대를 맬 필요도 없을 거이었고 완전히 치유가 되었을 거란건 안 봐도 몸의 감각으로 이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마치 한잠 푹 자고 일어난 사람처럼 개운하기까지 하다. 세틴은 아예 두 팔을 쭉 뻗고는 기지개까지 펴가며 아린의질문에 답했다. "하아아암~~~잘잤다. 거 신성마법이라는 거 정말 대단하군." "와!세틴. 겨드랑이에 털났네." "쓸데없는데 보지 맛!" 세틴의 말을 충실히 이행하는 아린은 눈길을 세틴의 겨드랑이에서 벗은 웃통쪽 으로 돌렸고 흔적도 남지않은 세틴의 몸을 보고는 아린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그 양반들 재주 좋네. 깔끔히 나았잖아?" "당연하지. 이곳 퀘하나는 자애의 여신 하리에르의 대신전이 있는 곳이야. 아마 대신전의 장로님들은 부활의 주문도 사용하실 수 있을껄? 이 정도야 그 분들에겐 약과지.." 아린의 감탄에 부연설명을 하며 세틴은 팔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다가 문득 창문을 바라보았다. 날이 져가는지 어둑어둑해지는 바깥을 보며 세틴은 황급히 아린에게 물었다. "맞어! 무투회! 어떻게 됐어? 벌써 끝난건 아니겠지?" "아, 그거? 막 준결승전이 다 끝났어. 조금 뒤에 결승전 시작한다더라.." 아린의 말에 세틴은 벌떡 일어나더니 바로 문으로 향해 걸으며 말했다. "그럼 이럴 때가 아니잖아!! 구경가야지!" "팬티만 입고?" 세틴은 도로 침대속으로 쪼르르 기어들어갔다. 결승시간이 임박했고 경기장에는 이미 주목을 받을대로 받고 있는 신진고수 (무협진가?) 아리아양과 견습마도사의 로브를 걸친 10대의 어린 소녀가 서로 경기장을 오르고 있었다. 역대 무투회 사상 결승전이 양쪽다 여자인 것은 처 음 있는 일이었고 그래서 관중들은 더더욱 관심을 가지고 그녀들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물론 개중에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느니, 남자 망신이라느 니'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무투회 결승을 시작하겠습니다! 초거대장검을 종이장처럼 사용하는 용병 아리아 세스헤네스양과 샤이하드 매직 아카데미의 견습마도사 유나 차크 라나키 양입니다." 주심관의 선언과 함께 엄청난 환호성이 콜롯세움을 가득 메웠고 그 함성에 괜 시리 흥분되어 콩닥콩닥거리는 아린은 열심히 주변을 밀치며 잘 보이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미 세틴이 탈락해버려서 더 이상 대기실에서 편안히 구경할 수가 없게 된 것 이다. "세틴~ 빨랑 와 아직 안 늦었어. 지금 막 시작하는 걸" "제길 여긴 너무 외각이잖아 잘 안보여.." "할수 없잖아 우리가 너무 늦게 왔는데..." "저기 자리 비었다. 저기라도 가서 앉자~~" 해는 이미 저물어서 서산을 넘어가고 있었지만 마도사들의 라이트 마법으로 콜롯세움 내부는 대낮처럼 환히 빛나고 있었고 그 중앙에는 최후로 남은 두 사람이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데엥!~~~ 결승전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가 콜롯세움 내부에 울려퍼졌고 그와 함께 아리아 의 신형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마 마도사랑 검사가 싸울 때는 검사로써는 어떻게든 마도사의 마법이 완 성되기 전에 주문을 깨뜨리는게 우선일 것이다 (그런가?) 그러나 대다수의 관중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선제공격을 가한 것은 견습마도사 유나였다. 징이 울리자 말자 그녀의 로브가 펄럭이면서 3자루의 단검이 쏜살 같이 아리아의 급소를 노리고 날아든 것이다. 그 정교한 단검투척 솜씨는 구경 하던 세틴으로 하여금 "저거 로브만 뒤집어 썼지 순 도둑이네?" 라고 할만큼 놀라운 것이었다. 아리아 역시 창촐지간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는 그저 검을 반전해서 단검 을 튕기는 수밖에 없었다. 원체 가는 여인의 몸이라 폭 40CM짜리 대검을 살짝 뒤집으니 빈틈없는 훌륭한 방패가 되었고 유나가 튕긴 단검은 허무하게 땅바닥 에 떨어져버렸지만 "공간을 흐르는 진실의 빛이여 허공을 꿰뚫어 적을 쳐라...." 그 사이 유나는 여유있게 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샤이닝 톤]" 유나의 수인에 따라 바닥이 갈라지며 빛의 파동이 마치 파도를 치듯 땅을 타고 아리아를 덥쳐갔다. 이미 아리아가 피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었고 그녀는 주저 앉고 검을 땅에 꽃은 뒤 짧게 외쳤다. "[이미지 미러]" 아리아의 대검이 빛을 발하며 은빛 기류를 검주위에 생성했고 아리아를 덮쳐오 던 빛의 파도는 검과 부씌히면서 서서히 소멸하기 시작했다. 그 소멸하는 빛의 파도 사이로 3개의 단검이 또 다시 아리아를 노리고 날아들어왔다. 아리아는 순간적으로 판단했다. `검을 다시 뽑기엔 너무 늦다...' 유나라는 저 마도사는 겉보기보다 상당히 전투경험이 풍부한 듯 싶었다. 하긴 경험이 풍부하니까 무투회 결승까지 올라 올수 있었것 아니겠는가? 단검들은 시간차로 정확한 타이밍을 노려 아리아의 심장을 노리고 있었고 그녀는 검자루에서 손을 놓은 채 두 팔로 단검을 그냥 받아내었다. 푸우욱! 섬뜩한 소리와 함께 단검은 아리아의 팔에 깊숙히 박혀버렸다. 유나의 입에서 놀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미쳤어! 팔병신 되면 어쩔려고 저렇게 무모하게?" 당연히 상대방이 피할걸 예상하던 유나는 당황한 나머지 주문의 발동 타이밍을 잃고 말았다. 그녀가 그렇게 잠깐 머뭇대는 사이 아리아는 팔에 단검을 꽂아놓 은 채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땅바닥에 박힌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서는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허어? 저건 마법검?" "제 소견도 그렇습니다 폐하. 아까 마법을 사용할 때 검신에서 마법문자가 빛 을 발하는 걸 똑똑히 봤습니다." 비서관의 말을 들으며 퀘하리나 3세는 씁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쓸만한 인재를 하나 발견하나 했더니,,결국 마법검에 생명을 팔아가며 얻 은 실력이었나.. 실망이군,,," "그럼 그 이상하리만큼 강한 완력도 저 검의 위력이겠군요." "그래,,근데 저런 상처를 입고서도 저렇게 무표정하게 아무 거리낌없이 움직 인다는 건 좀 이해가 안가는군. 안 아픈가? 아니면 저것도 마법?" "글쎄요. 검사라면 좀 냉정한 면이 있어야 하긴 하지만,,저건 좀 지나치군요. 아무 감정이 없는 고렘을 보는 느낌이에요." 국왕과 그의 비서관이 열심히 해설을 하는 와중에도 결승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타이밍이 흐트러진 유나로써는 아리아의 패검을 막을 방도가 없었고 그녀는 본 능적으로 피하려했지만, 이미 아리아의 검은 그녀의 목을 베어가고 있었다. "꺄아아악!" "거기까지!" 주심관의 외침과 함께 아리아의 검이 허공에서 멈추어졌고 곧이어서 주심관의 승리선언이 이어졌다. "아리아 세스헤네스양이 우승을 선포합니다!" 콜롯세움이 떠나갈듯한 환성이 터졌고 그와 함께 신관들이 허겁지겁 아리아 에게로 달려가 그녀의 팔에 박힌 단검을 뽑아내고는 치유주문을 걸었다. 그 모습들을 보며 세틴은 화난듯이 서조렸다. "흥,,마법검의 의존한 승리따윈 인정 못해." "그래도 부럽긴 하당..." "정당한 실력이 아니니 부러워 할 필요도 없어." "오!세틴, 그럼 저 여자가 보통의 평범한 바스타드 소드로 싸웠을 경우엔 이길 자신이 있나보네?" 아린의 말에 세틴이 이를 갈면서 대꾸했다. "젠장,,없다 그래,,쳇" 관중들의 환호성속에 퀘하리나 3세는 동참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물론 우승자 아리아의 검술 실력은 뛰어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전투 방식으로 볼때 그녀는 마법검의 넓은 검신과 그 길이에 의존을 많이 하고 있었고 소드 마스터 퀘하리나 3세의 눈으로 보기엔, 아리아 그녀가 만약 그 검을 사용치 않았다면 본선까진 모르겠지만 우승까지는 힘든 실력이었다. 단지 놀라운 것은 저 거대한 검을 종이장처럼 휘두르는 그녀의 완력이었고 타고난 완력이 저리도 엄청나니 좀더 기술을 갈고 닦으면 패검의 달인이 될 거라 기대했었는데 그 모든 것이 마법검의 위력이었던 것이다. "저 여자 방금 [이미지 미러] 마법만으로도 수명이 10년은 깍였을텐데. 저렇게까지 하면서 우승해야 할 필요가 있었나?" "뭔가 목숨을 걸고서 이 대회에서 우승해야 할 이유가 있나봅니다. 아마도 돈이겠지요. 어쩌면 저 여자의 아버지가 불치의 병에 걸렸는데 치료비가 없 어서 눈물을 머금고 생명을 바쳐가며 돈을 벌었던 것일지도 모르고... 음,,생긴게 반반하니 생명대신 몸을 팔아도 될거 같은데,," 중얼거리는 비서관을 바라보며 퀘하리나 3세는 거칠게 소리쳤다. "소설쓰고 있구만. 내려 가세! 어쨌거나 그녀는 우승자야" 무투회의 우승자에게는 100만골드의 상금이 주어지고 출신에 상관없이 국왕으 로부터 직접 기사,혹은 궁정마도사단의 작위를 받게 된다. 비록 평민출신일 경 우 국왕직속 기사단이 아닌 소영주나 근위기사단정도밖에 할수 없지만 평민의 출세는 꿈도 꿀수없는 다른 헤이드 6국연합이나 가이아네스 제국에 비하면 상당 히 발전된 케이스라고 볼수 있겠다. 퀘하리나 3세는 우승자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단상으로 내려갔다. 그 곳에는 이미 팔뚝의 상처를 치료한 아리아가 무장을 해제한 채 여러 무관들 과 함께 대기하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며 퀘하리나 3세는 단상 아래에 꽃혀 있는 거대한 장검에 눈을 돌렸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그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 다. `가까이서 보니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나는군. 그러고보니 저 여자 그럼 저 검을 휘두를 때도 계속 마나를 흡수당한 건가? 맙소사 그럼 수명이 채 1년도 안남았 겠군. 여지껏 살아있는 게 다행이다.' 단상에 내려온 퀘하리나 3세는 아리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투회의 승리를 축하하오. 이토록 놀라운 위용을 보인 당신의 이름은?" 아리아 특유의 무미건조한 음성이 바로 국왕의 말을 대꾸했다. "아리아 세스헤네스라고 합니다. 그대가 리베이드의 국왕이자 최고의 기사 퀘하 리나 3세이십니까?" 아리아의 목소리에 퀘하리나 3세는 눈쌀을 조금 찌푸리면서 대답했다. "그렇소." 그순간, 단상에 있던 모든 무관들,,단상 아래에 도열하고 있던 병사들, 콜롯세 움을 가득 메운 채 우승자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모두들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관중들의 함성으로 떠나갈듯했던 콜롯세움은 삽시간에 정적속에 빠져버 렸고 주위 사람들 모두 굳어버린 채 단상위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마치 퀘하리나 3세를 껴안은 듯한 포즈의 아리아,그러나 그녀의 좌수는 정확히 퀘하리나 3세의 심장을 꿰뚫고 등뒤로 빠져나와있었다. "커억,,," 그와 함께 아리아의 입에서 굵직한 남자의 음성이 울렸고 그 음성은 콜롯세움 전 체를 진동하기 시작했다. 아린의 귀에 아주,,아주 익은 그 음성... "나는 대마도사 가스터 라일하트. 기억하라 그대들이 복종해야 할 이름이다." 천천히 쓰러지는 퀘하리나 3세를 보며 제일 처음 반응을 보인 것은 그의 충실한 비서관 라스텔레일 경이었다. 그는 그저 얼빠진 목소리로 뇌까렸을 뿐이었다 "가스터 라트나일?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그 대마도사?" 무표정한 아리아의 입이 다시 열렸다. "너희들의 지도자는 죽었다. 그리고 이제 너희들도 죽는다. 오늘이 리베이 드 멸망의 첫째 날이 될 것이다." 상반신을 피로 물들인 채 음산한 말을 내뱉는 아리아를 보며 단상위의 무관들 은 그제서야 허겁지겁 장검들을 뽑아들고 아리아를 겨누기 시작했고 그 순간 아리아는 10여미터 높이의 단상을 뛰어내려 단상의 밑부분에 착지했다. 그곳은 그녀의 거대한 장검이 꽃혀있는 곳이었다. 검을 빼어드는 아리아를 내려다보며 라스텔레일은 재빨리 외쳤다. "네 놈은 누구냐! 대마도사 가스터는 남자다! 그리고 카르셀의 궁정마도사인 그가 이런 짓을 할리가 없다!" 그 순간 아리아의 입에서 너털웃음이 새어나왔다. "허허허헛, 당연히 나는 남자라네, 이 아리아라는 아이는 내 꼭둑각시야. 그리고 이런 짓을 할리가 없다라니? 설마 수석비서관인 자네가 몰라서 그 런 소릴 하는 건 아닐텐데?" 라스텔레일 경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렇다면 역시,," 수많은 무관들과 병사들에게 둘러쌓여있음에도 아리아의 얼굴은 평온(?)하기 만 했고 그 중 한 젊은 기사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아리아에게 소리쳤다. "헛소리마라! 카르셀이 6국의 우정을 배신하고 리베이드에게 칼을 내민다는 것이냐!" "헐헐헐,,자넨 별로 지위가 높질 않나보군. 윗대가리들은 다 아는 이야긴데." 무표정한 여인의 입에서 너털웃음으로 웃어대는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틔어나 오는 것은 으시시하기까지 했다. 수많은 관중들은 이 상황에 대해 제대로 파 악이 안 되고 있는 탓인지 자리에서 뜨지도 않은 채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 었고 곧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가 그 침묵을 깨고나섰다. "저 여자를 잡아라!! 국왕 시해범이다!!!" 비서관의 목에서 피를 토하는 듯한 음성이 콜롯세움 안을 메아리쳤다. 한 좁고 어두운 방안, 그곳 한쪽 벽에서 거대한 수정이 네모반듯하게 깍여져 벽에 박힌 채 한 영상을 비추고 있었다. 가로 3미터 세로 2미터의 거대한 수정 체로부터 만들어진 그 영상은 갈색머리의 무표정한 여자가 사람들을 도륙하는 장면을 상세히도 묘사했고 방안 가득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크아아아아악" "크어억" "아아아악" "허어어억" 그녀의 거대한 장검은 계속 사람들의 목이며 팔다리들을 허공으로 날리고 있었 고 온통 선혈이 바닥에 흥건히 고여있다. 검이 한번 휘둘러질때마다 검의 주위 에서는 새하얀 빙무가 쏟아져나왔고 그 은빛 안개에 닿는 것들은 모두 얼어 바스라졌다. "예상외의 성과로구만,,," 그리고 방 한 가운데에서는 검은 로브를 쓴 갈색머리의 중년마도사가 소파에 앉은 채 그 모습을 보며 싱글벙글 웃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가 만든 거지만 참 잘 만들었단 말이야. 수명이랑 발란스 문제만 해결하면 대량생산도 가능할텐데,,아 재료가 딸려서 대량생산은 곤란하겠군.. 어쨌든 불량품도 이렇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으니 실용화되면 정말 끝내줄 텐데,,쩝.너무 비싸려나?" 그 때 어두운 방 한 구석에 빛이 새어들어왔고 그 빛은 두개의 긴 그림자를 바 닥에 드리우고 있었다. 가스터에겐 너무나도 눈에 익은 그림자들. "저희를 부르셨다죠 가스터님?" 가스터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어서 오십시오 이오네 공주님. 그리고 베라 카스나인 양. 천안의 방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결에 붉은 눈동자, 아린과 완전히 똑같이 생긴 한 소 녀가 베라와 함께 방안으로 들어왔고 곧 그 소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가스터에 게 질문을 던졌다. "이 곳이 천안의 방? 그렇다면 저 평평한 유리가 수정구의 역활을 하는 건가 요?" 그녀의 말에 가스터는 만면에 자랑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소 이오네 공주님. 저 평평한 유리는 거대한 수정을 통채로 깍아다가 벽 에 붙여버린 것으로 좀 더 3차원적이고 또렷한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이 가스 터가 직접 제작한 거랍니다. 와일드 비젼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멋지죠? 자,,거기 소파들 있죠? 앉아요 앉아." 과연 방 한가운데에는 넓직하고 편안해보이는 소파가 3쌍식 3줄로 놓여있었고 이오네공주와 베라가 소파에 앉아 가스터의 설명도 이어졌다. "저 벽 구석에 붙어있는 건 음성전용수정구라고 영상을 전달하는 기능을 대폭 삭제해버리고 음성전달능력만을 개량시킨거죠. 이 수정들을 방 곳곳에 6개를 배치함으로써 반음향효과를 극대화 시켜서 이 곳에서 수정을 보는 사람들은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까지 일게 합니다. 스테레오 음성다중 효과라고도 하지요. 수정체를 보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쾌적한 조건을 구비하기 위해서 소파도 최고급으로 구입했습니다. 아 거기 옆에 손 뻗어보게 베라양." "아,,이거요?" "그래 팝콘있지? 음 그거 먹으면서 천천히 관람하게나, 쇼타임은 이제 시작이 니까. 크크크크..목마르면 왼쪽에 음료수 있고.아,,그리고 이오네 공주님. 이 방은 저의 기능미가 극대화한 곳으로써 마력과 기술 그리고 기능미가 융합 되어 이미 일종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되어 있지요, 그 예로써,,,,주절주절~~~" 그러나 이오네공주는 가스터의 설명을 들은 체 만체 수정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거대한 수정`와일드비젼'-_-;;;은 이젠 검신 전체가 은빛으로 발광 하는 거대한 검을 한손으로 휘두르며 마도사들의 화염마법을 튕겨내는 갈색머 리의 여인을 계속 비추는 중이었다. 이미 여인의 오른팔은 어깨죽지부터 잘려 나가 검붉은 피가 엉겨붙어 있었고 얼굴 역시 반쯤 불에 지진 듯 일그러져있 었다. 그러나 그런 흉한 몰골을 하면서도 여인은 무표정하게 주위의 인명들을 닥치는 대로 살상하는 중이었다. "저 여잔 누구죠? 좀 불쌍하네요,,," 이오네공주의 질문에 가스터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별거아닙니다 공주님, 제 실패작 중 하나지요. 하지만 수명이 짧다는 거랑 육체와 정신의 발란스가 불완전하다는 걸 빼면 나머지 기능이 훌륭하기에 이번 작전에 투입시킨 겁니다." 이번에는 수정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베라의 입에서 질문이 틔어나왔다. "실패작? 이봐요 가스터. 그럼 저 여자는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요?" "글쎄,,인간을 기초로 한 것이긴 하지만 뭐,,인간이라고 부르기도 뭣 하군. 오크며 오우거며 트롤, 드래곤 등등 안들어간게 없으니까..그나저나 두번은 못 만든다는 게 아쉬워,,비용에 비해서 수명이 너무 짧거든." "안 들어간게 없다뇨 가스터? 무슨 소리죠 그게?" 이미 주변의 인물들을 대부분 학살한 채 콜롯세움 한 가운데서 숨을 고르고 있 는 갈색머리의 여인, 아리아를 보며 베라는 되물었고 그녀의 질문에 가스터는 자신의 로드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음,,생체개조라네 베라. 원래 금단이긴 하지만 뭐,,내 몸에다 하는 거 아니면 상관없지." 가스터의 대답에 베라의 안색이 조금 차가와졌다. "가스터! 인간을 개조했단 말이에요?" "뭐,,그렇게 됐어..어쨋든 효과는 좋잖아? 국왕도 암살했고 리베이드 고위층은 저걸로 전멸일 걸? 애꿎은 우리 병사 희생시키는 거보다야 낫지." "그게 가능했단 말이에요?" "발란스가 엉망이라서 할수 없이 그라테우스의 드래곤 하트를 왕창 집어넣었 다네, 결국 결점을 보완하진 못 했지만 새로운 유용도를 찾아냈으니 밑진 건 아니지. 가스터의 대답에 이오네 공주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가스터님,,새삼 느끼는 건데,," "느끼는건데??" "당신 참 악당이네요." "시킨 건 공주님 아니신가? 피차일반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할말없어요."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며 마도사 한명이 헐레벌떡 방안으로 들어왔고 그는 숨을 돌리면서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스승님. 발동준비가 끝났습니다." "잘 했네 자피엘군. 물러가 있게." "예, 그럼." 자피엘이 물러나자 가스터는 자신도 소파에 걸타앉더니 잽싸게 팝콘과 오 렌지주스를 꺼내들고는 수정을 쳐다보며 즐거운 듯 소리쳤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라네! 두번은 못 볼 구경이지. 8서클 궁극마법 [미티어 샤워] 천천히 감상하시게나...." -----------------------계속---------------------------------- 운석소환 마법의 종류. 미티어 샤워 (아마게돈에서 뉴욕을 부셔버린거) 8서클 궁극주문 미티어 스웜 (아마게돈에서 홍콩을 부셔버린거) 9서클 초반 주문 미티어 스트라이크 (아마게돈에서 파리를 부셔버린거) 9서클 후반 주문 미티어 폴 (아마게돈에서 지구를 향해 열심히 날아오다 반으로 쪼개져 버린거) 9서클 궁극주문 마법을 이딴 식으로 막 만들어도 돼나? 작가맘이다 우헤헤헤 하여튼 아마겟돈 정말 재밌더군요 으흐흐^^ 속이 다 시원해 하이고오~~~ 부셔라 부셔 ~~~~~~~ 근데 메테오가 맞는 건지 미티어가 맞는 건지? -------------------------------------------------------------------------- "뭐가 어떻게 된거야?" 세틴은 콜롯세움 중앙에서 숨을 고르는 아리아를 보며 혼잣말을 했다. 관중들은 이미 썰물때라도 된듯이 계속 콜롯세움을 빠져나가고 있는 중이었 으며 현재 아리아와 대치하고 있는 마도사와 병사들은 섣불리 덤벼들지 못 하고 그저 서로의 눈치만 살피며 아리아 주위를 크게 원형으로 포위하고 있 었다. "저 여자 저러다가 죽으면 어떻하지?" 아린의 걱정스러운 말에 세틴은 아린을 휙 돌아보며 무서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빌어먹을 놈아!! 너는 폐하께서 돌아가셨는데도 아직도 여자타령이냐!" "어? 왜 그래 세틴?" 화를 버럭 내는 세틴을 보며 아린이 갸우뚱거렸지만 세틴은 다시 시선을 경 기장 중앙으로 옮겼다. 전투는 재개되고 있었다. 마도사의 화염주문와 빙계 주문이 사방에서 아리아에게 내리꽃히기 시작했고 그 주문들은 그녀의 거대 한 대검에 부씌히는 순간 허무하게 소멸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선혈을 내뿜 으며 허공으로 치달리는 무수한 육편들, 세틴은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저 살인귀의 주위에 있는 수많은 육편들, 찢 어진 팔다리,흥건히 고여있는 핏물들, 널부러져있는 내장들은 원래 리베이 드에서도 가장 충실한 명예로운 기사들의 것이었다. 명예로운 사라세나인 가의 장남으로써 이대로 도망갈 수는 없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감히 저 여자에게 이기지는 못 하겠지만 관중들과 함께 도 망가버리는 것은 좀 치사스럽게 느껴졌던 것이다.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서도 그는 싸우는 것을 택했다. 비록 개죽음이라 할 지라도. "아린, 넌 도망가,난 내려간다." 비장한 목소리를 내뱉으며 세틴은 자신의 장검을 뽑아든 채 계단을 타고 아 래로 달려나갔다. 이미 아래쪽은 전멸 상태였다. 원거리 공격 위주의 몇몇 마도사들을 뺀 나머지 병사나 기사들은 전부 갈갈이 찢긴 고기조각으로 변해있거나 예전에 달아난 지 오래였다. 그리고 그나마 남은 인원들도 검은 로브의 흑마도사 몇몇을 제외하고 는 이미 마력의 고갈로 더 이상 마법을 쓸수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리아는 이제 수비 위주에서 벗어난 채 몸을 날리며 그 거대한 장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단련되지 않은 육체를 지닌 마도사들은 허무하게 죽음을 당하 고 있었다. 세틴은 다급해졌다. "제길, 빠,,빨리,,," 세틴이 계단을 미끄러지듯이 뛰어내려가 바닥에 도착할 무렵 대검을 휘두르며 마도사들의 마법을 튕겨내던 아리아의 신체가 갑자기 붉은 빛을 발하면서 허공 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 세틴은 그저 고개를 쳐들고는 허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리아를 물끄러미 바라 볼수 밖에 없었다. 아리아의 신형은 계속 상승중이었고 이미 마력이 고갈된 마 도사들로써는 그녀를 요격할만한 마법이 남아있지를 않았다. 세틴은 이를 갈면서 중얼거렸다. "어쩌려는거지?" "어쩌려는거죠?" 입안 가득히 팝콘을 우물우물 씹어먹으며 수정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바라보던 이오네공주의 질문에 가스터는 얼굴가득 미소를 띄우며 답했다. "말씀드리지 않았읍니까? 두번은 못 볼구경이라고..자,,나도 준비를 해야지" 가스터는 자신의 로브에서 붉은 빛의 보석이 붙은 로드를 꺼내들었고 곧 눈을 감으며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수정에 비춰지는 아리아의 얼굴이 마구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앗!" 아리아의 입에서 괴성이 틔어나왔다. 팔 하나가 날아가버리고 얼굴 반쪽이 불 꽃으로 일그러질 때에도 고통의 표정하나 짓지 않던 아리아의 얼굴이 극도로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얼굴이며 팔다리 곳곳에 혈관이 불쑥불쑥 틔어나오고 있 었다. 그리고 그 괴성 틈틈히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시를 읊듯히 간간히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엘 에크르 퀘이사 ,,,,크론트 디에르니 ,,,,,,,하리테르, 억겁을 ,,,,,,,부 유하는 시간의 ,,,,,,,파편이여 지금 마나의 흐름을 동결시켜 ,,,,,,,그대 의 시간,,,,을 제어한다,,,,,,,,,,,,," "으아아아아아악!!!!!!" 아리아의 혈관이 마구 터져가면서 피가 ?구치기 시작했고 피부가 온통 거북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지기 시작햇다. 관절 곳곳에서 우드득거리는 소리가 울 리기 시작했고 그녀의 눈꼬리는 찢어진 채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수정을 통해 그 모습을 보는 베라는 눈쌀을 찌푸렸다. "나도 사람 많이 죽였지만 저렇게 비참하게 죽는 인간은 또 처음이네. 차라리 고문을 해도 저정도는 안되겠다." 이미 아리아의 몸은 걸레조각이 되어가고있었다. 가스터의 입이 쉴새없이 움 직이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가스터의 목이 아닌 아리아의 목에서 울려퍼지 고 있었다. "공간의 파편이여 나의 소환에 응하라! [미티어 샤워]!"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리아의 입에서 선혈이 쏟아져나왔다. 혀가 박살나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녀를 감싸던 붉은 기류가 삽시간에 허공을 꿰 뚫어버렸다. 대기를 찢는 굉음이 울리고 상공의 구름이 구멍이 뻥 뚫린 채 붉은 빛의 기둥 을 감싸돌고 있었다. 그 기둥 가운데에 떠있던 아리아의 몸이 부유력을 잃고 낙하하기 시작했고 점점 그 속도가 빨라지더니 결국 먼지를 일으키며 추락해 버렸다. 그런 아리아의 모습을 보며 베라는 씁쓸히 웃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다음에 태어날 땐 저런 인간만나지 않길..." 흥미깊게 수정을 바라보던 이오네 공주가 손가락으로 구름 가운데를 꿰뚫고 있는 붉은 빛의 기둥을 보며 의문을 표시했다. "저게 다에요?" 가스터는 친절히 답했다. "시간이 좀 걸리는 마법이거든요. 외공간에서 운석을 끌고 와야 떨어트리든지 말든지 하죠, 아마 지금쯤 창공에 돌입하고 있을 겁니다. 그게 뭐 어디 금방 떨어지겠습니까?"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아리아를 보면서 베라는 수정체에서 눈을 돌려 가스터 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저 여자는 어쩔 거죠? 저대로 끝인가요 가스터?" "어차피 더 이상은 쓸모없다네,,내가 그래서 그 레드 드래곤을 그렇게 노렸는 데..그 드래곤만 잡았으면, 레드드래곤의 피를 이용해서 그라테우스의 드 래곤하트와도 평형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을,,여전히 아쉽구먼,,," 가스터는 마시다 만 오렌지 주스를 입에 털어부으며 말을 이었다. "드래곤의 마나를 감당할만한 생물이 어디 있어야 말이지. 이것저것 다 시험 해 봤는데도 실패했다네,, 그나마 그라테우스의 피를 이용해서 욱체의 붕괴 를 지연시키긴 했지만,,그것도 한계가 있고. 역시 레드나 실버 드래곤의 피 가 필요해.옷!! 시작이다 시작이야. 떨어질 때 됐다." 잽싸게 자리를 잡고는 눈을 빛내는 가스터였다. 세틴은 천천히 아리아가 추락한 부분으로 다가갔고 "헛!" 아리아의 시체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던 세틴은 곧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살아있다!' 얼굴 반쪽이 불에 지져져 일그러지고 그 열기로 눈 한쪽은 터져버렸고 팔은 이미 어깨부터 잘라진 채 피가 엉겨붙어있다. 입가에도 피가 가득했고 팔다 리 전체가 혈관이 터져 붉게 물들어 있었는데,,, `믿을 수가 없군.' 그럼에도 아리아의 심장은 미세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런데 이걸 어쩐다?' 상대방은 카르셀의 사악한 마도사 가스터의 수하로 국왕을 시해하고 무수한 기사들을 살상한 마녀, 살려줄 생각 같은 건 눈꼽만치도 없었던 세틴이지 만.... 가스터의 말에 따르면 이 아리아라는 여자는 마도사 가스터의 꼭둑각 시에 불과한 모양이다. 게다가 지금 그녀가 당한 상처는 리베이드 군사들에 게 당한 것이 아닌 붉은 빛에 휩싸인 후 저절로 터진 상처들이 대부분이었다. 보기만 해도 절로 동정심이 일어날 만큼 흉칙한 몰골, 결국 세틴은 그녀를 들쳐 업었다. 솔직히 살아나도 사람 행세 제대로 못 하겟지만 이용만 당하 다가 죽은 그녀를 그냥 방치한다는 건 역시 찝찝한 세틴이었다. 옷을 적시는 선혈들과 코끝을 간지럽히는 혈향들로 눈쌀을 찌푸리던 세틴 의 귀에 하늘 저편에서 은은히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뭐지?" 세틴이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하늘로쳐든 순간.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앙~~~~~~~~ 불타오르는 거대한 불덩어리가 검은 연기를 길게 늘어트리며 하늘에서 쏟아 져 내리고 있었다. 하늘이 불타고 있었다. 작게는 직경 1미터에서 크게는 10여미터까지, 하늘 전체가 타오르는 화염구 로 뒤덮혀있었고 그것은 대기를 찢으며 허공에 한줄 검은 궤적을 남긴 채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내리고 있었다. 콰콰쾅! 파아아앙! 콰쾅! (이런 의성어를 넣어야 하나-_-;;) 수십,수백개의 불덩어리가 대지를 강타하기 시작했고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 이 리베이드 왕국의 수도 퀘하나의 전역에 울려퍼졌다. 수도 곳곳에서 불길 이 솟아 올랐고 무너져내리는 건물들의 파편들은 불길과 함께 사방으로 불어 닥치며 모든 것을 부숴버리고 있었다. 미처 대응할 새도 없이, 사람들은 무너 져내리는 건물에 깔려죽거나 불길과 함께 휘몰아치는 파편의 폭풍에 몸이 갈 갈이 찢기어지고 있었고 자욱한 검은 연기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이 수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땅위를 걸어야 할 것이 하늘로 날고 있었고 방금전까지 만 해도 사람들로 가득 메우던 수도의 거리들은 불길의 강이 되어 넘실거리 기 시작했다. 허공을 가르던 검은 줄기를 멍하니 보던 세틴은 갑자기 발밑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당혹해했다. "무슨 일이지 이게 도대체,,," 세틴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한 가닥 불기둥이 콜롯세움 외벽에 직격으로 꽃혔다. 공기가 진동하는 폭팔음과 함께 콜롯세움 한쪽 편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콜롯세움을 지탱하던 거대한 대리석의 기둥들이 하나씩 하 나씩 쓰러져가며 무수한 파편을 형성해내었다. 세틴은 아리아를 들쳐멘 채 땅바닥을 뒹굴었다. 지축이 뒤틀리더니 바닥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하며 무수한 어둠의 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세틴! 괜찮은 거야?" 간신히 고개를 든 세틴은 아연해했다. 이미 콜롯세움 내부는 수많은 건물의 파편들과 불길 그리고 먼지들로 인해 눈뜨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강렬한 바람이 내부 곳곳에서 불어닥치고 있었고 한 치앞도 제대로 안보이는 자욱한 먼지구덩이 속에서 당혹해하는 세틴의 귀에 아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바보야! 도망가라더니 왜 왔어?" 세틴은 아린을 보면서 소리쳤다. 그래도 친구라고 이런 위험한 곳까지 같이 있 어주는 아린이 고마웠던 것이리라. 아린은 한손에는 명룡도를, 한손으론 정령 들을 부리면서 날아다니는 건물의 파편들을 부수며 세틴에게로 달려오고 있었 다. 물론 아린의 검술로 볼때 그 파편들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불꽃의 정령들은 자신의 숙주를 보호하느라 필사적이었고 그 덕에 아린은 조금 긁힌 상처를 제외하고는 무사한 상태였다. 점점 지표면의 흔들림이 심해졌고 세틴에게 도착한 아린은 재빨리 세틴을 부축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너 놔두고 내가 어딜 가겠냐? 용사는 원래 동료를 안 버려." 아마도 아린이 세틴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달려왔다기보다는 그저 이야기속의 용사가 동료를 구출하는 장면을 모방하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옛날같으면 나 몰라라 도망갈 것이 분명한 아린으로써는 꽤나 장족의 발전이다. 하지만 지금의 세틴이야 그저 감격할 따름이지,, "아직도 용사타령이냐,,그보다 이 여자나 좀 업어라.너 그검 잡으면 힘쎄지?" 세틴이 어깨에 맨 아리아를 아린에게 건네주자 아린은 처음엔 도대체 이 잘게 다져진 고깃덩어리가 무언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곧 정체를 알아차리고 는 세틴의 말에 응답했다. "어? 이거 아까 난리치던 그여자? 왜? 구해줄려고?" "그냥 놔두고 갈수는 없잔아.." 세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린. `그렇지, 모름지기 용사라면 이럴 때 혼자 달랑 도망가서는 안 되겠지?' 가뿐하게 아리아를 들쳐업은 아린은 주위를 둘러보며 당혹감을 표시했다. "근데 어디로 도망가냐?" 사방이 무너져내리며 먼지구름을 피워올리고 있고 또 지진은 점점 심해져서 이젠 서있기조차 힘들었다. 아리아를 들쳐업은 채 아린이 드래곤으로 돌아갈까 말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중에 한 갸냘픈 소녀의 외침이 세틴과 아린의 귀에 들려왔다. "거기 두명! 살아있으면 이쪽으로 뛰어요!! 빨리!" 황급히 고개를 돌린 세틴과 아린의 눈에 찢어진 하얀 로브를 걸친 10대의 어 린 소녀가 아직 무너지지 않은 콜롯세움의 외부통로 앞에 서서 허둥지둥 손짓 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 사람은 무투회 결승의,,?" "따질 때가 아냐 아린! 뛰어! 뛰어!! 뛰어!!!" "꺄아! 멋있어요!" 짝짝짝~~ 수정체를 들여다보던 이오네 공주는 박수까지 쳐대며 좋아하고 있었다. 물론 이 수정체는 가스터의 곤충형 정찰용 마수 `무래크'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라서 대략 1000미터 상공에서 수도 전역을 보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수도 내에 있던 마수들은 이미 불길로 화한지 오래이다.) 그래도 수백개의 운석이 하나 하나 지표면을 강타하면서 건물들과 수많은 화려한 궁성들, 탑 과 사원들을 박살내는 장면은 굳이 카메라 이동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멋있는 장면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러나 직접 운석을 맞아가고 있는 수도의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이게 어디 좋아할 일인가? 베라가 이오네공주를 보며 비꼬았다. "이오네 공주님이 헬레이스의 무녀가 되셨다면 정말 끝내주셨겠어요? 이렇게 신앙심이 깊으신데.." 확실히 파괴의 여신 헬레이스가 이 장면을 본다면 이오네 공주의 깊은 신앙 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오네 공주는 수정에 정신이 팔 려 베라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와, 대단해요 가스터님. 이렇게까지 엄청난 마도사이신 줄은 몰랐어요." 가스터는 이오네 공주의 말에 흐뭇해하며 대답했다. 흐뭇해하는 거 보니 이 양 반도 헬레이스에 대한 신앙심이 돈독한 모양이다. "사실은 인간의 신체로는 감당할 수 없는 주문입니다. 허용량의 마나수치를 엄청 뛰어넘어버리는 마법이거든요? 물론 그라테우스의 드래곤 하트로 마법 발동에 필요한 마나는 충족했지만 그것을 사용할 육체가 없었지요. 그래서 아까 그 여자를 이용한 겁니다. 그러나 역시 감당해내지 못하고 육체가 붕괴 되더군요. 뭐, 마법을 발동시키고 붕괴해버려서 다행이긴 하지만..." 가스터의 말에 베라가 의문을 표했다. "그럼 마인드 콘트롤을 이용한 건가요? 여인의 의식을 제압하고는 이쪽에서 주문을 완성하여 그녀의 정신에 직접 제어력을 가해서 공간을 뚫고 워프시 키는 방식? 그럴려면 가스터의 마력도 꽤 손상되었을 텐데요?" "누가 아니래나? 힘들어 죽겄다. 에구 삭신이야, 5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근데 지진은 왜 일어나는 거지? 역시 한 곳에 마나를 급하게 역류시켜서 공간의 균형 자체가 흔들리는 건가?" 수정체가 진동하며 굉음을 내뿜고 있었고 게다가 가스터가 최상의 음향효과를 지원한답시고 만든 찬안의 방이라서 방안은 수정에서 울리는 소리만으로도 소파 를 진동시키고 있었다. "이걸로 리베이드도 끝장이군. 다리오스야 잘 싸우고 있을 테고.. 베라양, 플루토는 어찌 됐나? 출발한 건가?" "그럴껄요. 플루토야 워낙 싸움을 좋아하잖아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이오네 공주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웃기 시작했다. "호호호, 바트란, 리베이드, 사르바잔까지.... 아라스난이 라슈타니엔을 함락하기만 하면 드디어 헤이드 6국 연합이 완벽 하게 통일 되겠군요." ************************************************************ 어두운 동굴 속 그 한 켠에는 화려한 보석들로 가득찬 황금침대가 놓여있었고 그 안에는 거의 반라의 검은 머리의 아름다운 여인이 미소년을 끼고 누워있었 다. 한창 재미난 짓(??뭘까??)을 하던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갸웃거리 며 중얼거렸다. "어? 어떤 놈이 내 영역에서 불장난하는 거야?" 그러자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를 가진 미소년이 옆에서 귀여운 눈망울을 빛 내며 여인에게 물었다. "왜그러십니까 에이라님?" "음,,가볼까 말까,," 아린과 세틴이 그 백마도사의 손짓에 따라 열심히 뛰어가보니 그곳에는 아직 무너지지 않은 콜롯세움의 출구가 하나 있었고 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아린 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왜 이리 느려요! 빨리 이쪽으로!" 곧바로 세틴이 뛰어들고 아리아를 들쳐업은 아린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 제는 먼지로 회색빛에 가까워진 로브를 억지로 몸에 걸친 그녀가 재빨리 통 로안으로 뛰쳐들어갔고 그와 함께 콜롯세움의 거대한 대리석 기둥 하나가 통채로 무너져 내리며 그들이 들어왔던 통로를 그대로 뭉개버렸다. 와장창 하는 굉음과 자욱한 먼지를 피워올리며 그들이 방금 들어왔던 통로는 완전히 막혀버렸고 세틴이 그 모습을 보며 씁쓸하게 말했다. "이 통로조차 막혀있으면 우린 이대로 생매장이군." "떠들 시간이 있으면 뛰어요!" 쉴새 없이 발을 놀리며 소녀가 소리쳤고 세틴과 아린도 문뜩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뒤따라갔다. 통로 천정이 사정없이 흔들리며 우수수 먼지를 떨어트리고 있었고 그 모습은 이 곳 역시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걸 뜻했다. 사정없이 뛰는 세 사람, 맨 앞에서 뛰고 있던 소녀의 입에서 주문의 영창이 흘러나왔다. "아름다운 빛의 권능이여 나의 손에 머무소서! [라이트 문]." 소녀의 손에서 새하얀 빛이 떠올랐고 어두컴컴한 통로가 환하진 않아도 눈으로 식별이 가능한 정도까지는 밝아지기 시작했다. "나만 따라와요! 이 곳 길은 대강 아니까!!" 쉴새없이 뛰고 있었건만 이 곳 통로는 왜 이리도 긴지,, 하지만 빨리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면 그대로 깔려서 생매장이다. 세틴은 그런 식으로 죽고 싶지는 않 았다. 자연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샤이하드 아카데미에서의 단련된 체력으로 세틴은 점점 속력을 높이고 있었고 아린 역시 명룡도의 힘으로 그 야말로 나는 듯이 달리고 있었다. 자연 육체보다는 정신을 단련하는 마도사인 그녀는 뒤쳐질 수밖에 없었지만 길을 아는 것이 그녀이니 아린들 역시 먼저 뛰 어 갈 수도 없었다. 아린이 그녀를 채근해봤지만... "좀더 빨리 못 뛰어요?" "헉,,헉,,헉,,난 마도,,사라서,,,뜀박질은,,," "따라오래더니 자기가 뒤쳐지면 어떻해?,,,쩝,,에라 모르겠다." 앞서서 뛰고 있던 소녀가 자꾸 뒤쳐지자 귀찮아진 아린은 아예 그녀까지 번쩍 들어서는 아리아의 피로 물든 시체(?)위에 차분히 포개어 버렸다. 짐짝이 두배 로 늘어나니 명룡도의 힘으로 5배의 완력을 자랑하는 아린도 슬슬 힘이 부치는 걸 느꼈지만,,,지금은 그런 거 따질 상황이 아니다. 일단 뛰어야 하는 것이다. "학,,학,,미,,미안해요." 아린의 어깨에, 정확히 말하자면 아리아의 시체위에 포개어져 가쁜 숨을 쉬던 그녀가 사과의 말을 꺼냈고 아린은 열심히 달려가며 외쳤다. "미안한건 둘째치고 길!길!길! 이번엔 어느쪽?" "왼쪽으로 꺽어요.." "세틴! 왼쪽이랜다!" "알았어!" 이미 그들이 지나온 통로는 완전히 무너져있었고 그들이 뛰어가는 뒤쪽에서도 계속 붕괴가 연달아 일어나고 있었다. 콜롯세움의 건축 특성상 내부보다 외각 의 통로가 하중을 더 잘 버티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이 지나오는 뒤쪽 통로는 점차 붕괴되어가고 있었다. 조금만 발걸음을 지체해도 바로 깔릴 상황. 우르르르르릉 통로 가득히 붕괴의 굉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차아아앗!"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는 세틴은 장검을 뽑아들고는 무너져내리는 파편들을 튕겨가면서 앞장서서 뛰어가고 있었고 조금 뒤를 2사람이나 짊어진 아린이 헥헥대며 ?아가고 있었다. "헥,,헥,,입에서 단내난다아~~" "다 왔어요. 조금만 힘내요!" "댁이야 편하지만 난 안 편해!" 아린의 일갈에 소녀는 몸둘바를 모르며 당황해했지만 당사자인 아린은 워낙 정 신이 없어서 자기가 무슨 소릴 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아린은 지금 숨이 턱 까지 차오르는 상황이었다. `칵 그냥 현신해 버릴까?' 아린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 생각은 실로 매력적인 제안임에 틀림이 없지만,, 지금 멈춰서서 주문을 외우다간 반도 외우기전에 저 뒤에서부터 우르릉 소리를 내며 붕괴해오는 돌더미에 파묻혀 깔려죽는다. 아린 역시 그걸 알기에 그냥 뛰고 뛰고 또 뛰는 수밖에 없다. 그때 세틴의 목소리가 아린의 귓가를 때렸다. "빛이다아아아아아아~~~~" "????" 빛이 보이는거 보니 드디어 출구가 나온 모양인데 세틴의 목소리가 왜 저리도 멀어져만 가는 것일까? 아린은 정확히 3초 후에 자신의 궁금증을 풀 수 있었 다. "왜 그래? 세티,,,,,,으아아~~~" 지진으로 인한 여파로 지표면은 심하게 굴곡이 져 있었고 출구는 땅바닥으로 부터 10여 미터 위에 위치해 있었던 것이다. 세틴과 아린, 그리고 놀란 나머지 아린의 어깨에서 떨어져버린 마도사소녀는 상공 10여 미터에서 그대로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데굴~~대굴~~~데구르르르르~~~~ "아구구구,,," 아린은 머리를 흔들면서 주위를 살폈다. 아무래도 떨어질 때 아리아를 잽싸게 쿠션으로 삼은 덕분인지 몸은 타박상 조금 이외에는 무사했고 아리아는,,,,, 아무리 무감각한 아린의 눈으로 보기에도 참으로 참혹한 형상을 유지하고 있 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아린은 생애 최초로 불쌍하다는 감정과 미안하다는 감 정을 느끼며 삐질거리는 중이었다. "으힉 미안해라,,쩝,,어, 근데 세틴은?" 아린이 주위를 둘러보니 저만치에서 검을 굳건하게 손에 쥔채 그대로 쓰러져 있는 세틴의 얼굴이 보였고 마도사소녀가 그를 어깨에 들러메려고 낑낑대는 광경 역시 눈에 들어왔다. 아린의 시선을 느낀 소녀가 소리쳤다. "기절한 것 뿐이에요! 생명엔 지장 없어요!" 쉬이이이이이이이잉~~~~~~~~~~콰과과과광!!!!!!!!!! 그 순간 또 다시 하늘에서 운석 하나가 내려와 그들 근처를 강타했고 그 충격 으로 다시 아린들은 땅바닥을 굴렀다. 엄청난 돌바람이 주위를 불러닥쳤고 그것들은 아린의 몸 곳곳에 긴 상처를 그어놓았다. 아린은 재빨리 몸을 땅바닥 으로 웅크리며 비명을 질렀다. "우아앗!" [미티어 샤워]의 효력시간은 대략 10분에서 15분 정도, 적어도 앞으로 5분간은 저만한 게 계속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들이 떨어져버린 구덩 이는 절대 5분 안에는 못 기어올라갈 높이였다. 물론 아린이 미티어 샤워의 효력시간이나 기타 상식을 알고 있을리는 없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깨닫고 있었다. 더 큰 일나기 전에 빨리 도망가야 한다. 통로에서와는 달리 적어도 지금은 10여 초정도의 여유는 있다. 아린은 중얼거렸다. "에라이~이판사판이다. 살아 있어야 모험을 하든 뭘 하든 하지!" 아린의 입에서 주문의 영창이 흘러나왔다. ******************************************************** "엇! 이건 아린인가? 아닌가? 맞나? 미치겠네, 왜 이리 헷갈려!" 서치마법으로도 절대 찾아지질 않고 마나를 직접 탐색해 봐도 도저히 존재조차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레드 해츨링 카르세아린, 비록 서치마법을 방지하는 역주문을 걸었다 치더라도 드래곤 본연의 힘을 느끼 는 것은 다른 드래곤은 몰라도 적룡왕인 키아드리스 자신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상시에 곳곳에 흩어져 있는 드래곤들을 찾아낼수 있기 때문이다. 뭐 드래곤들이 다 모이는 경우는 1만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겠지만,, 그런데 이 300살밖에 안 먹은 새끼드래곤은 이상체질인지 전혀 그 존재를 탐색 할 수가 없었다. "제길 그 뿌연 안개같던 그 느낌이 더 심해졌어! 마치 안개가 점점 짙어지는 거 같군." 조그마한 동굴 내에서 정신을 집궁하던 키아드리스의 인상은 자연 일그러질수 밖에 없었다. 순간 붉은 빛이 사방으로 뿜어나갔고 그와 함께 마도사인 유나는 감히 자신 은 꿈도 못 꿀 어마어마한 마나가 허공에서 급격하게 생성되는 것을 깨달 았다. 인간의 수천, 수만 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마나, 그리고 곧 그 마나의 집결지에서 한 존재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백마도사 유나 차크라나키는 들러메려던 세틴의 몸을 땅에 그냥 떨어뜨려버 렸다. 그녀는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에 놀라 아무 생각도 못 한채 멍하니 고개만을 쳐들고 있는 중이었다. 하늘은 붉었다. 물론 불타면서 떨어지는 운석 의 비때문이기도 하고 석양 노을의 빛때문에 붉기도 했지만 현재 그녀의 하늘 을 뒤덮고 있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여자인 자신이 보기에도 샘이 날 정도로 예쁜 그 소년이 갑자기 전신에서 빛을 발하더니 붉고 거대한, 정말이지 하늘을 뒤덮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드,,,래곤,,,,,,," 유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미 그 드래곤이 적인지 아군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보기만 한 것으 로써 유나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최고,최대,최강의 존재, 이미 인간들에겐 잊혀진 모든 마법에 능통하며 타고난 마법종족, 무한에 가까운 수명을 지니고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부터 이땅을 지배 해오던,,,, 육체를 가졌으되 신에게 가장 가까운 생명체, 드래곤. 10살때부터 리베이드 궁정부마도사 라카타의 수발을 들면서 그녀는 마법이 일상 생활처럼 쓰였었다는 고대에 대한 관심이 많았었다. 어리고 평범한 아이도 마음 껏 화염마법이나 빙계마법을 펑펑 구사한다던 그 시대. 이제는 멸망해버리고 문 서조차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잊혀진 시대의 유물에서도 드래곤이란 존재는 최 강임을 기록하고 있었다. 신들이 지상에 강림하여 인간과 함께했다는 5000년전의 마도이야기, 그때의 인간들은 지금의 인간들과는 달리 신의 사랑을 받아 어린 아 이라도 고위 마법을 마음껏 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고대의 이야기에 서조차 드래곤은 공포의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다. 말로만 들었을 때는 실감못했던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위압감, 그 위압감이 유 나의 전신을 압박하고 있었고 그녀는 그에 감히 저항하지 못했다. 그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함과 그녀가 여태껏 읽었었던 드래곤의 능력에 의한 수많은 문헌들 은 유나에게 사고능력을 상실케 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공포로 인한 눈물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레드 드래곤의 머리가 하늘로 향해 치켜올라갔고 곧 드래곤의 포효가 하늘가득 울려퍼졌다. 허공을 가득 메우는 드래곤 피어, 어떠한 생물체라도 복종시킨다는 공포의 음성. "쿠오오오오오오~~~꾸에엑!" 뎅~~~! 쇳소리가 나며 멋지게 포효를 외치던 아린의 머리가 직각으로 휙 꺽여버렸다. 하필 그때 운석 하나가 정통으로 아린의 머리를 강타해버린 것이다. 덕분에 간만에 폼 좀 잡으려던 아린은 앞발로 머리를 감싸안은 채 깨갱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유나를 압박하던 위압감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역시 300살밖에 안된 아린이 드래곤 피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리라. "아하하,,," 유나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웃을 수도 울수도 없는 상황,,,그러나 유나는 덕분에 한층 차분해질 수 있었다. `어째 좀 모자란 드래곤같네?' 배어나오던 눈물도 멎고 다리의 떨림도 멎었다. 유나는 천천히 일어나기 시 작했다. `히이잉,,아프당~~히잉,,아 맞어.그 여자!' 한편 아린은 열심히 머리를 쓰다듬다가 그제서야 유나의 존재가 생각이 났다. 힐끗 세틴을 보아하니 아직도 기절한 상태, 그럼 저 유나란 여자아이만 죽이 면 자신이 드래곤이란 소문 퍼질 걱정을 없을 것이렸다~~ 게다가 폼 잡다가 뒷통수 맞은 사건도 자연히 은폐되니 꿩먹고 알먹기가 아닌가! 아린은 다시 안면에 인상을 팍 쓰고는 유나를 쳐다보며 자신의 거대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마치 지옥의 입구를 연상케 하는 듯한 그 레드 드래곤의 입 에서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죽어줘야겠다. 내 정체가 소문이 나면 곤란해..." 그러나 이제와서 폼잡아봤자 사라진 위압감이 회복되지는 않았다(-_-;;). 설마 위대하고 현명한 드래곤이 아무 이유없이 죄없는 사람을 죽이겠는가 싶은 유나가 감히 아린에게 되물었다. "왜죠! 들키면 안된다면 내가 비밀을 지키면 되잖아요!" 비록 번지수는 훌륭히 틀린 유나였지만 반론은 바로 맞아들어갔다. 잠시 머리를 갸웃거리던 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의 의사를 표시했던 것이다. "오! 그렇군. 그럼 죽일 필요가 없군." 유나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아린을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솔직히 말 하면 정말로 그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라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 `........농담인가 진담인가?' 그러나 아린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시 되물었다. "안돼, 네가 거짓말했을 지도 모르잖아?" 조금은 머리가 돌아가게 된 아린이다. 이제는 `의심'이란것도 다하니 말이다. "그럼, 당신을 따라다니께요. 매일 옆에서 감시하면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 지 알것 아니에요!" "그런가? 음,,그런거 같기도 하고,,아야얏!!, 지금은 이런 얘기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느긋하게 만담이나 나누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아린 덩치가 좀 큰가? 그렇다보니 면적도 넓어지고 아린의 몸에 운석들이 간 간히 내려꽃히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운석낙하가 아린의 몸에 치명상은 주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맞으면 안 아픈 건 아니다. 게다가 드래곤의 비늘을 격하고 타박상을 남긴다는 건 사실 보통 마법으로 될일이 아닌 것이다. 아까보다는 현져히 그 수가 줄었 지만 여전히 하늘에서 낙하하고 있는 운석우들을 보면서 아린은 결심했다. `일단 튀자.' 아린은 한손에는 세탄과 유나를, 다른 한손에는 이미 주물럭(?)이 되어버린 아리아를 쥐고는 뒤뚱뒤뚱 뛰어가기 시작했다. 원래 드래곤은 네 발 동물이다. 게다가 버젓히 날개도 있다. 그래서 두 발로 걷는 것은, 게다가 특히 뛰는 것 은 전혀 익숙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린은 꼬리를 씰룩거리며 어기적어기적 서커스불곰 재롱 부리듯이 뛰어가고 있었다. 아린은 자신의 포즈를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얼마나 꼴사나운 모습인 가? 하지만 지금 운석이 계속 떨어져내리는 상황에서 날개를 폈다간 금방 날 개에 송송송 구멍이 뚫릴 것이 분명하다. 간간히 몸에 부씌혀 오는 운석들도 솔직히 무지하게 아픈데 그런 걸 약한 날개에 맞으면 무사 할리가 없다는 것 쯤은 알고 있는 아린이다. 그렇다고 세틴들을 놓고 4발로 뛰어 갈 수도 없는 노릇. 안전권으로 벗어나기까진 계속 동물원 곰 쑈를 펼칠 수밖에 없는 아린 이었다. 그렇게 아린이 운석들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뛰어가는 동안,,지상에서는 아비 규환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진으로 가뜩이나 약해진 지표를 아린이 그 거대한 몸집으로 뒤흔드니 어디 대지가 버텨나겠는가? 2차 진동이 수도를 직격하면서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마저 또 다시 죽음을 맞보기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린이 그런 사람들까지 신경쓸리는 만무한 일, 아린은 그저 애들 꼭 안고는 운석 피해가며 열심히 뛰고만 있었다. 그러던 중,,, 슈우우우우우우우웅~~~~ 순간 아린은 운석 하나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아까와는 달리 운석을 피하느라 사방으로 신경을 곤두서고 있는 아린이었고 그가 감지한 운석은 거의 지름이 10여미터는 되어 보이는 것이었다. 아린의 입에서 곧 굉음 과 함께 강대한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아 그 운석과 마주 충돌해버렸다. "콰과과과곽과과과과과.........캐액,,캑캑,," 아린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던 운석은 그 추진력을 점차 잃어 갔지만 외공간 으로부터 떨어져 내린 운석의 낙하력은 어설픈 아린의 브레스로 막아낼 종류 는 아니었다. 게다가 직경 1~2미터짜리가 아닌 10여미터 짜리의 운석, 결국 운석은 브레스를 뿜어내는 아린의 입속에 직통으로 쑤셔박혀버렸다. "애퇴퇴,,,애퇴,,아우,,목천장 다 까졌겠다." 입가에 묻은 피를 앞발로 딱아내는 아린, 역시 인간생활을 오래 해서인지 아린의 동작에는 인간의 그것이 많이 묻어나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보며 아린은 계속 뒤뚱뒤뚱 걸었고 워낙 덩치가 큰지라 아린은 곧 미티어 샤워의 영향권을 벗어나 날개를 자유로히 펼 수 있게 되었다. 날개를 펼치고는 유유히 날아오른 아린은 곧 불타오르는 수도를 뒤로 한 채 서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면서 분통을 터트리는 한 마도사가 있었다. "빌어먹을 저 아린자식! 언제 수도에 간거야! 왜 코앞에서 놓친 거지 난!! 역시 대인공격에는 루브라크래틱 애로우가 최고야.. 기껏 10미터짜리 운석 을 낙하시켰는데도 소용이 없다니,,제기랄." 가스터는 수정체를 붙잡고는 이를 갈며 소리쳤지만 이미 아린은 화면 저편으 로 사라지고 있었다. 수도를 떠나 날아온지 10여분 뒤, 대략 10km쯤 날아와서는 아린은 인근 야산에 착륙을 시도했다. 강한 광풍과 함께 아린의 몸은 천천히 지표면에 안착했고 아린이 다시금 손 아귀를 (정확히 말하면 앞발이지만) 폈을때는 세상모르고 편안히 기절해있는 세틴과 바들바들 떨면서 이빨을 딱딱 부딛히는 마도사소녀, 그리고 전신이 피 로 흠뻑 적셔져있는 아리아의 몸이 보였고 아린은 그들을 지표로 내려놓은 뒤 폴리모프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의 시동어가 외쳐지고 레드 드래곤 의 거대한 신체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빛을 발하며 인간의 형체로 변환하기 시작했다. 곧 빛은 사라지고 인간의 형체가 점차 모습을 갖추어지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붉은 장발(왠지 아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듯하다-_-;;), 새하얀 팔뚝, 섬세한 어깨선, 미끈한 다리, 가느다란 허리의 윤곽, 말랑말랑 해보이는 궁둥이,,궁둥이???? "꺄악!" 아린을 보며 덜덜 떨던 유나는 아린이 인간형체로 변하자 얼굴을 잔뜩 붉히며 두손으로 양눈을 가렸다. 현재 아린은 원초적인 모습으로 거릴낄 것 없이 그녀 앞에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말인즉슨, 올 누드란 얘기다. 올해로 방년 16세의 순진한 소녀 유나양께서 어찌 그 모습을 태연히 보랴~~ 당연히 두손으로 눈을 가리긴 했지만,,, 그러나 본능적인 이성에의 갈구의 알수없는 욕망에 의해 (무슨 소리야??) 유나는 손가락 사이를 힐끔힐끔 벌려가며 볼건 다 보고 있었다. 솔직히 남자 뒷모습이라고는 그다지 생각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허리가 조금굵고 엉덩이가 작다는 걸 빼면 구별도 잘 안가는 모습이다. 그와 함께 격심한 패배감도 함께 느끼는 유나, 그러나 이것은 아린이 워낙 남자같지 않게 예쁘장하게 생긴 탓이지 절대 유나가 못생긴 건 아니다. 한편 아린은 주문을 끝마치자마자 들리는 소리에 놀란 상태였다. `갑자기 왠 비명이지' 아린의 몸에서 발하는 빛이 사라지고 비명소리에 놀란 그가 뒤를 돌아보려 하자 유나의 입에서 이번에는 거의 고함에 가까운 비명이 터져나왔다. "저기 뒤돌아보지 말고,,그러니까,,몸이나 좀 가리고!!!" "???" 아린은 거리낌없이 뒤를 돌아보았다.물론 몸도 같이 따라돌았다.(저런 쯧쯧) 유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휙 돌린 뒤 허겁지겁 자신의 로브속을 뒤적 이기 시작했다. 역시 호기심에 손가락 사이를 살짝 벌릴 정도는 되어도 남자 의 정면을 직시할 만큼 유나의 신경은 아직 굵지 못한 모양이다. "저기,,제 여행자 복장이지만,,그러니까 이거라도,," 유나는 말을 제대로 잇지도 못하면서 벌개진 얼굴로 로브안에서 옷가지를 아린에게 휙휙 내던졌다. `와! 저게 어떻게 저 안에 다 들어가있었지? 요술망또네?' 아린은 옷 한벌이 고스란히 튀어나오는 유나의 로브에 경탄을 표하며 날아오 는 옷가지들을 주워서는 천천히 입기 시작했다. 눈치껏 시간을 재서 하반신은 가려졌겠다고 느껴진 유나가 그제서야 아린에게 고개를 돌렸다. 옷을 입는 아린에게 그녀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저,,드래곤님. 저는 이만 볼일이 있어서 그러는데요. 슬슬 갈 시간이 되서." 특별한 볼일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드래곤의 옆에서 오랜 시간 있는 다는 건 겁나는 유나였다. 그러나 유나의 질문에 아린은 단 한마디로 답했다. "안돼." 다시금 삐질거리기 시작한 유나... "왜,,왜죠..." 아린은 태연하게 상의속으로 한쪽 팔을 집어넣으며 답했다. "네가 그랬잖아. 너 나 따라다닐테니 거짓말 하나 안 하나 보라구.. 그러니까 나 따라다녀야 하는거잖아. 안 그러면 죽던가." 논리성이 심히 결여된 소리이지만 그것이 드래곤의 입에서 나온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특히 죽인다니 뭐니 하는 말이 딸려나오면. "저.....아까 한 말이.....진담이셨읍니까?" "?? 그 상황에서 내가 농담하게 생겼니?아 그리구 반말해. 아린이라고 그냥 부르고. 세틴한테까지 들키면 곤란해, 세틴은 왠지 죽이기가 좀 그렇그든" 아린의 태연한 대답. 이제는 완전히 옷을 걸친 아린은 요리조리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어째 좀 전에 세틴이 사준 여행복이랑은 느낌이 달랐다. 일단 다리통이 훤히 내보이는데다가 옷감도 야실야실거리는 천이었다. "뭔가 좀 어색한데?" "아,,그야 제 옷이니까..." 그러나 유나는 자신보다 더 잘 어울리는 아린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욕설을 퍼붓는 중이다. `드래곤이면 드래곤답게 좀 터프하게 변신할 것이지 저게 무슨 꼴이람,,' 하지만 아린의 모습이 어울리든 말든 지금은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 유나. "저,,그렇다면 제 생명은 보장되는 건가요?" "??? 니 생명을 왜 내가 보장하니? 알아서 챙겨!" 아린의 말에 유나는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고는 안심할 수 있었다. 당장 이 드래곤에게 죽을 거 같진 않고, 게다가 드래곤이란게 생각만큼 무서운 존재는 아니란 것이었다. 내뱉는 말은 무시무시했지만, 그다지 악한 드래곤같 지는 않다. (그리고 사실 내뱉은 말도 드래곤이 한 소리만 아니었으면 그다지 무시무시하지도 않았다.) "그럼 저는 언제까지 드래곤님의 곁에 있어야 하는 건가요?" "반말! 반말하랬잖아!" "하,,하지만,," "내 이름은 아린이니까 그냥 그렇게 불러. 글구 내가 용사가 되면 자연히 너도 용사님의 동료가 되서 음유시인의 노래로 불려질 텐데 서로 좋잖아?" "전, 유나 차크라나키, 견습 백마도사이고,,,근데 용사라뇨???무슨 소리이 신지??" 그 유나의 질문에 아린은, 레이크에게 가베인에게 지하드에게 그리고 세틴에 게 이제껏 열심히 떠들어왔던 자신의 웅대한 포부를 또다시 유나에게 열심히 떠들어대기 시작했고 유나는 아린의 웅대한 포부로부터 한 가지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드래곤이라면 얼마든지 같이 있어도 안전하다는 확신. `레드 드래곤은 포악하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아닌가? 드래곤들에게도 개성 차는 있나보지?' 한편 아린은 유나가 마도사라는 사실을 알고는 상당히 좋아하고 있었다. `나랑 세틴이 검사니까,,(여전히 아린은 검사의 길을 고집하고 있었다.) 검사 둘에 마도사까지, 이젠 도둑이랑 엘프만 모으면 모범적인 용사파티의 완성이구나!! 야호! 용사의 길이 보인다..' 신바람내는 아린을 보며 차마 유나는 지금 세상에는 마왕이 없는데요... 라고 해줄수는 없었다. 뭐,,유나가 그런 소릴 했어도 아린은 귓가로 솔솔 흘려 버렸겠지만,,유나는 그보다는 기절해있는 소년검사쪽이 더 신경이 쓰였다. "아린님,,," "반말!" "아,,아린, 그러니까 어,, 세틴? 세틴 맞지? 하이튼 저 검사를 치료해야 하거 든?" "아 맞어!" 유나의 말에 아린은 허겁지겁 세틴을 놔두었던 자리로 달려갔다. 세틴은 아예 기절한 김에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유나는 잠깐 마법을 걸 어보더니 웃으며 아린에게 말했다. "아,,이 분은 걱정없겠군요. 아린." "반말!" "원래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반말하면 더 어색해요." "어 그런가??" 긁적긁적~~ 그래서 둘은 이제 아리아에게로 다가갔다. 물론 치료해줄 생각은 전혀 없었고 양지바른 자리에 묻어주거나 할 생각이었다. 애당초 살기는 글렀었으니까. 특히 10여 미터를 구르는 동안 쿠션 혹은 썰매 대용으로 아리아를 썼던 아린 은 내심 찝찝하고 미안한 감정도 없지 않게 있었는데,,, "헉!!" "어???" 아리아의 몸은 거의 완벽하게 치유되어 있었다. 분명히 날아간지 한참이었던 왼쪽 팔은 흉터없이 말끔이 아리아의 어깨에 붙어있었고 불꽃으로 일그러졌던 오른쪽 얼굴 역시 멀쩡했다. 가슴부분은 오르락 내리락 하며 숨을 내쉬고 있 었고 심장 역시 힘차게 뛰고 있었다. 놀란 유나가 황급히 아리아를 자세히 살펴보았고 유나는 잠시 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단을 내렸다. "멀쩡한데요?" "에엥? 그럴리가 없는데?" 아린과 유나가 당황하는 사이에 아리아의 몸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순간 단 한 마디 신음소리조차 없이 아리아의 눈이 번쩍 떠지더니 일체의 미동도 없이 스르륵 아린과 유나쪽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결국 유나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아린은 그다지 놀라지 않고는 아리아를 쳐다보며 물었다. "일어날 수 있어요?" 그녀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있어요" "그럼 일어나요. 그리고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한테 감정없으 면 땔감 좀 구해올래요?" 어차피 무기도 없는 아리아이니 겁낼 것도 없는 아린이다. 죽을 걸 살려줬으니 그 정도는 하지 않겠냐는 아린의 생각에 아리아가 동조 했는지 안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쨋든 그녀는 조금 뒤 한 아름쯤 되는 나뭇가지들을 구해왔다. 결국 코를 골며 잠들어 있는 세틴 곁에 아린과 유나 그리고 아리아는 일단 모닥불부터 밝힌 뒤 노숙을 하기로 했다. 이미 밤이 어두워진지 한창이라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고 해서 아린일행은 굳이 세틴을 깨우지는 않았고 대신 김밥말이처럼 모포로 둘둘 말아 구석에 처박힌 신세가 된 세틴이었다. 그리고 아린과 유나는 아리아를 취조(?)하는 중이었다. 어떻게 하면 주물러놓은 걸레짝이 부활할수 있냐는 아린의 질문에 아리아는 답변은 안 하고 무심한 어조로 딴 소리를 중얼거렸다. "내가 살아났군요." "왜 살아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잠에서 깰 때는 좀 인간적으로 깨어 나는 게 어떤가요 아리아씨? 누가 보면 묘지에서 흡혈귀 깨어나는 줄 알겠 어요 젠장." 유나의 삿대질에 아리아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답할 뿐이었다.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니군요." 아리아의 말에 유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틀린 말이 아니라뇨? 설마,," 유나는 오늘 낮의 일을 상기했다. 아리아가 사용하던 무식한 마법검, 그리고 콜롯세움에서 국왕을 암살하고 수많은 관중들과 병사들을 도륙하던 모습, 아무래도 그 모습은 인간이라고 하기엔 뭔가 어색한 점이 많았다. 무덤에서 흡혈귀 일어나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게 틀린 말이 아니라고? "뱀,,파이어? 아니지,,뱀파이어라면 마지막에 마법을 사용할 리가 없는데?" 기록에서만 전해져내려오는 8서클 궁극마법 [미티어 샤워]. 자세한 상황을 알수는 없는 유나였지만 적어도 눈치껏 그때 상황을 살펴보면 가스터란 마 도사가 아리아를 조종했고 그 다음에 무언가 수를 써서 아리아의 몸을 통해 [미티어 샤워]를 발동시켰을 것이라는 정도는 추리해낼수 있었다. 아리아는 아마도 그 발동의 여파를 이기지 못해서 육체의 붕괴가 일어났던 것일테고. 하지만 음의 차원에 존재하는 뱀파이어라면 타고난 능력이 비록 대단하긴 하지만 주문에 의한 마법의 발동은 불가능하므로 뱀파이어는 아니 다. 뱀파이어는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마나를 흘려보낼 구상공간을 만들어 낼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럼 아리아의 정체는?? 혼자서 이런 저런 추리를 유나를 보며 아리아가 입을 열었다. "난 인간이었어요." 말투가 진행형이 아닌 과거형이라는 걸 느낀 유나가 의아해하는 눈으로 아리 아를 쳐다보았다. 아리아는 여전히 촛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쌀쌀하 게 말을 이었다. "지금은 뭔지 몰라요. 가스터가 날 이렇게 만들었으니까요." 만들었다는 말에 유나가 움찔거리는 것이 옆에 앉아있던 아린에게까지 느껴 졌다. 유나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아리아에게 물었다. "설마,,,금단의 비술을??" "가스터가 그러더군요. 나는 섞인 존재라고." "섞인 존재,,,말로만 듣던 정령력을 이용한 생체개조??" 유나의 놀라움 섞인 질문에 아리아는 가볍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녀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양 태연하게 말을 받고 있었다. "아니요. 피를 이용한 거라더군요." "피,,요?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나도 몰라요 더 이상은." 그때 심심해진 아린이 이야기 속에 끼어들었다. "어,,저기 유나. 금단의 비술이 뭔데 그래?" "으음,,말 그대로에요 생체개조죠. 신이 부여한 생명과 마나를 멋대로 마법적 으로 재배치하는 거예요. 좀더 고능력의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가이아네스 제국에서 시험했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책으로만 읽어서 잘 모르지만 신을 모욕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될 마법 행위라고 해요. 물론 의도대로만 만들면 쓸모 있는 생명체가 탄생하겠지요. 예를 들면 오우거의 몸에 가고일의 날개가 달리고 입에서 와이번처럼 불을 뿜 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건 성공사례도 없을 뿐더러 인간에게 사용하는 건 지독히 사악한 행위라서 절대 금한다고 되어있어요." 아린이 잠자코 듣고 있다가 의문을 표시했다. "그럼 그 생체개조란 걸 시험하는 마도사에게는 무슨 일이 생기는데?" "무슨,,일이라뇨?" "왜,,금단이래매,,그럼 가스터도 저주같은 걸 받아야 할거 아닌가? 신을 모욕하 는 행위라면 신전에서 추살을 한다던가,,대부분의 옛날 이야기는 그렇던데?" 아린의 질문에 유나는 자신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잘 모르겠지만,,,행위가 사악하기 때문에 금단이라고 불리우는 것이지,, 자체에 무슨 저주같은 게 있다고 들은 적은 없는거 같은데요..." "그럼 뒤만 든든하면 해도 상관없네? 유나 넌 할줄 몰라 그거?" 아린의 말에 유나는 화를 내려 했지만 곧 아린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 하고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난 할줄 몰라요. 그리고 할 줄 알아도 안 해요. 그런 짓을 거리낌없이 할 정 도로 난 악당이 아니니까요.근데,,생체개조라면 그럼 아리아씨는 어떻게 되 신 건지,,,??" 아리아의 입이 열리며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천천히 그러나 끊이지 않고 새어나 오기 시작했다. "아리아라는 여자는 원랜 조그마한 산골에서 살았었어요. 바트란의 국경 인근 에서 밭이나 갈던평범한 시골처녀였으니까.. 그런데 전쟁이 터지고 바트란이 함락되어버리더군요. 그 와중에 먹고 살길이 빠듯해진 아리아는 도시로 나갈 수밖에 없었고 도시에 도착했을때 그녀는 이미 지쳐쓰러져가는 도중이었죠. 그때 자르난이란 검은 로브를 걸친 마도사가 와서는 자신과 계약을 하면 먹 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한다길래 그녀는 앞뒤 생각도 안하고 승락해버렸어요. 계약이 끝나자 아리아는 마차안으로 태워졌고 그 속에는 이미 수명의 여인들 이 자리를 잡고 있었죠." 듣고있는 유나와 아린은 지금 아리아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야기 를 하고 있었다. 아리아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녀들이 카르셀 왕국에 도착하자 자르난은 그녀들을 어떤 중년마도사에게 로 인계했어요. 그 마도사는 자신을 가스터라고 소개한뒤 하나 하나 끄집어 내더니 그녀들을 상대로 실험을 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아리아도 그 실험 의 일환으로 희생되었고요. 그녀는 그 와중에 죽었어요. 마치 다른 사람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말투, 그래서 아린은 물었다. "죽,,다뇨? 아리아는 여기 있잖아요?" "아뇨. 아리아는 죽었어요. 바로 그때. 이건 껍데기죠." 아린은 아직은 아리아의 말뜻을 이해할 만큼 이해력이 깊지 못했다. 무슨 소린가 갸우뚱대던 아린에게 유나가 귀속말을 해주었다. "그러니까 아리아는 자신이 아리아라는 걸 인정할수 없는 거예요. 이미 그녀는 인간이 아닌 아무것도 아닌 생명체이니까." 뭔가 어렴풋이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한 아린이었다. 아린은 잠시 아리아를 쳐다보다가 문득 질문을 던졌다. "어쩔거예요? 가스터에게 돌아갈 건가요." 그녀는 잠시 허공을 주시하다가 힘없는 어조로 답변했다. "돌아갈 곳따윈 없어요. 아리아는 1년 전에 죽었고 여기 있는 건 움직이는 시체에 불과하니까,,," 유나의 얼굴에 동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견습마도사인 그녀가 아리아를 위해 해줄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이미 별종의 생명체, 인간도 오크 도 트롤도 드래곤도 그 어느 것도,,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유나는 그저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린은 그저 문맥상의 말만을 이해하고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어? 혈색이 좋아서 몰랐었는데 시체였어요? 좀비같은 건가? 그럼 어쩔거예요 아리아? 무덤 하나 만들어줄테니 들어가 있을래요?" 아린이야 콜롯세움에서 탈출할 때 아리아를 썰매니 쿠션등으로 사용한 데 대한 죄책감을 벌고자 하는, 아린 나름대로는 친절한 제안이었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어디 그렇겠는가? 아리아의 얼굴에 최초로 조금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것은 분노였다. "너무 하는군요.." 그러나 아린은 쫄지 않고 오히려 탄성을 질렀다. "우와? 아리아도 표정이란게 있었어요?" 그러자 아리아는 순간 멈칫 하더니 다시 표정을 딱딱히 굳히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도 다시 원래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돌아왔다. "밤이 깊었습니다. 내가 불침번을 설테니 주무세요." "근데,,당신은 가스터의 주술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가요?" 유나의 질문에 아리아는 답했다. "그럴겁니다. 그와 연결되어있던 정신의 끈이 끊어진 걸 느꼈거든요." 유나는 그래도 쉽게 안심이 되지 않아서인지 그냥 모닥불 근처에 주저앉아 있 었다. 그리고 아린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유나와는 다른 이유로 잠을 못 이루는 것이었다. 귀뚜라미 구슬피 우는 아름다운 달밤, 그리고 그 아래 모닥불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여행자들,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살랑이고 타닥타닥 튀는 불씨는 그들에게 오두막의 난롯가처럼 포근함마저 들게했지 만,,, 그러나 그러한 이 모든 제반 상황은 현재 아린과 유나, 그리고 아리 아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 점심 먹은지 거의 10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고 특히 아린과 유나는 콜롯세움이 붕괴될 때 더운 날 땀빼가 며 운동하고 난 다음이라 그들의 뱃속에서는 지금 밥달라는 아우성이 사방으 로 울려퍼져 주위의 귀뚜라미 소리를 질식시킬 지경에 이르르고 있었다. 아린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배고프다아~~~" 꼬르르르륵~~~~ 젖지 않은 부분을 골라 모포를 편 뒤 자리에 누운 아린은 계속 뒤척 뒤척거리 며 잠을 이루질 못하고 있었다. 뱃속이 요동을 치고 있는 탓이었다. 은근슬쩍 유나와 아리아의 눈치를 보니 그녀들 역시 티는 안 내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그녀들의 배에서는 계속 꼬르륵 소리가 울리고 있어 아린의 귀에까지 들리는 중이었다. 결국 아린은 분연히 자리를 떨치고 일어섰다. "안 되겠다,,뭐라도 잡아서 구워먹자..." 그리고 아린은 유나와 아리아의 기대에 찬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숲속을 향 해 들어갔다. 잠시 후 고함소리가 아스라히 들리더니 숲 속에서 붉은 빛이 한 번 번쩍였고 조금 뒤에 아린이 한 손에 노릇노릇하게 끄슬린 토끼를 두마리 잡아서 들고 오는 모습이 보였다. 유나는 아린의 손에서 나는 구수한 냄새에 경의를 표하면서 아린을 칭찬했다. "진짜 빨리 잡아오네요? 사냥꾼으로 먹고 살아도 되겠어요?" "아,,드래곤 피어를 사용했어. 인간의 몸이라 자신없었는데,,그럭저럭 되긴 되네?" 고작 토끼를 잡는데 태고의 힘인 드래곤 피어를 쓰다니.... 그러나 아린이 드래곤 피어를 사용했든 브레쓰를 사용했든 지금 유나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로브 속을 뒤지더니 곧 단검과 통구이용 꼬챙이를 꺼내 고나서 토끼 2마리를 통채로 꿰어서는 털을 뽑고 배를 갈라 속을 들어내더니 곧바로 모닥불에다가 얹은 뒤에 빙빙 돌리며 굽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또다시 유나의 손이 로브 속으로 바쁘게 움직였고 소금과 후추가 구수하게 익어가는 고기위에 살살살 뿌려졌다. "빠,,빠르다..." 여기까지의 총 작업에 걸린 시간이 고작 30초! 아린은 이번에는 유나가 혹시 로브만 뒤집어썼지 원래는 요리사가 아니었는가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내게 되었다. 마침내 토끼는 완전히 익었고 아린은 잽싸게 뒷다리를 뜯은 뒤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유나의 요리솜씨를 칭찬했다. "와 유나 요리 잘하네? 잘 먹을게~~" 그러나 당사자 역시 먹느라 바빠서 아린의 인사는 허공으로 흩어져버렸다. 조금 뒤 아린와 유나는 한층 느긋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자리에 누울 수 있었 다. 아리아는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뼈다귀까지 삭삭 핥아먹는 걸로 봐서 꽤나 배가 고프긴 했던 모양이다. 배가 부르니 기분도 좋다.그래서 아린들은 오늘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도 잠시 잊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끙끙대봤자 무슨 해결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해서 유나는 아무 생각없이 포만감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남은 고기를 나뭇잎에 잘 싸놓은 유나는 입가에 묻은 토끼고기의 기름기를 혀로 살살 ㄽ고 있는 아린을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배도 부를텐데 잠 안와요 아린?" "아? 응응 이젠 진짜 자야지,,아 맛있었당~~~." "식사를 대접받았느니 답례를 해야겠죠?" 그리고 유나는 로브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이번엔 왠 은빛 하프가 하나 그녀 의 손에 딸려올라왔다. 별의 별 물건이 다 나오는 그녀의 로브에 이번에는 아리 아마저도 놀란 빛을 보이고 있었다. "유나." "왜요 아린?" "그 로브 요술망토지?" "꺄하하,," 유나는 웃더니 아린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갑자기 하프를 타기 시작했다. 조용하면서도 선명한, 아름다운 선율이 유나의 손끝에서 울려퍼져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아린은 그 모습을 보며 유나의 직업에 대한 의심 이 한층 짙어져가는 자신을 깨달았다. `저거 마도사 맞어? 나이도 어린 인간이 별거 별거 다 할 줄 아네,,' 천천히 유나의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대 알고 있나요. 더 없이 높은 분이 낮은 자와 함께 하던 잊혀진 그 시대를. 처음으로 그 택한 백성에게 가르치게 한 그 잊혀진 자들을. 흩어진 바람결이 시대의 자취를 노래하고 나 지금 바람의 속삭임을 들어 그 시대를 한 줄기 바람에 실어 세상에 노래하고 있어요. 산도 들도 바람도 그 모든 것이 한 줌 의미가 되어 마음껏 움직이던 그 마법의 시대가 이제는 낡은 이야기책의 동화로만 남을 뿐이죠. 그대 알고 있나요. 존재하되 존재치 않는 지고한 권위가 우리를 되세우고 축복의 자리로 돌리시었고 나 이제 잃어버린 그 낙원의 아릿한 꿈을 노래하고 있어요. 의미가 힘이 되는 낙원의 삶들 속에서 대지에 흐르는 생명의 강이 한 줄기 폭포가 되어 그들의 가슴을 적시우고 모든 달리는 것들에게 힘을 불어넣었지요. 그대 알고 있나요..................... 청량한 유나의 목소리가 아린의 귓가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멀어지고 작아지는,, 그러나 아름다운 노래. 아린의 눈이 조금씩 감겨가기 시작했고 아린의 입에서 색색 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자그맣게 아린의 귀에 들리는 샹냥한 유나의 목소리. "안녕히 주무세요. 귀여운 드래곤님." "푸우하하하하하하하핫~~~~~~~~" 다음 날 아침, 세틴은 아무런 이상없이 태연자약하게 일어났고 그가 둘둘 말렸던 모포에서 벗어나 최초로 행한 일은 아린을 보며 웃어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세틴의 모습에 아린은 심히 염려를 표시했다. "야야! 세틴? 얘가 돌았나? 혹시 어제 구르면서 머리라도 무씌힌 거 아냐?" "파하하,,야,,아린. 네가 이쁘장한 줄은 내 익히 알았다만,,,이렇게 여장이 잘 어울리는 줄은 몰랐다. 야, 나중에 니가 거울봐봐..그나저나 진짜 이쁘 네...화장은 안 하냐?" 세틴의 말에 아린은 자신의 복장을 훑어보았다. 전에 세틴이 사줬던 여행복 과는 달리 바지도 짧은 반바지에다가 엉덩이 부분에 길고 흐느적거리는 천까 지 달리고 가슴 부분에는 붉은 리본이 예쁘장하게도 매어있는 옷, 완실한 여 성용 여행복이고 아린 역시 여자용 옷과 남자용 옷 정도는 이제 구별할 줄 안 다마는..,,아린은 이미 온갖 드레스를 섭렵한 경력이 있는, 여장에 대해서는 조예가 깊은 몸이다. 그래서 이번에 유나 옷을 대신 입는 것에도 전혀 거부감 같은 건 느끼고 있질 않았다. 그러나 세틴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자니 왠지 놀림당하는 느낌이 든다. 아린의 얼굴에 홍조가 일었다. "왜,,이상한가??" "아니,,잘 어울려, 지독히도! 그래서 더 문제라는 거지. 남자주제에 그 꼴이 뭐냐? 파하핫.." "우우웅...그만 좀 웃어!!" "야야,,남자가 여장하는 꼴 보며 안 웃을 사람이 어딨겠냐? 킥킥킥." "이제까진 아무도 안 웃었는데....치잇.." 하긴 아린의 여장은 여자보다도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으니, 이제껏 사람들이 웃을리야 없었겠지만 세틴은 샤이하드 동기생으로 아린과는 서로 목욕까지 같이하던 사이다. (물론 이상한 루머가 또다시 샤이하드 아카데미에 퍼졌었고 세틴은 그 이후 절대 아린과 목욕을 하지 않았다.) 아린이 예쁘면 예쁠 수록 더 웃기는 것이다. 세틴의 웃음소리에 얼굴이 점점 벌개지는 아린, 당장 옷을 벗어버리고 싶어진 아린이었다. 그러나 어차피 이 옷 이외에는 입을 것도 없는 처지이니 마다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얼른 마을로 가서 옷부터 제대로 한 벌사겠다는 다짐을 굳히는 아린을 보며 세틴이 질문을 던졌다. "얼랄라? 근데 여기는 어드메냐? 왠 산속이야?" 세틴의 질문에 이번에는 유나가 답했다. "저기~~ 저 언덕에 올라가 봐요. 그럼 퀘하나 시가지가 보일테니. 단,, 마음 단단히 먹고 보는게 좋을 거예요. 그다지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니..." "오잉? 뉘신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세틴을 보며 유나가 싱긋 웃었다. "유나 차크라나키입니다. 아직은 견습인 백마도사예요. 샤이하드 매직 아카 데미에서 수학 중이었어요." "아,,세틴 사라세나인입니다. 아린이랑 나이트 아카데미 동기죠." "그리고 저기 계신 분은 아시죠? 아리아 세스헤네스양이라고.." 유나의 목소리에 나무에 기댄채 팔짱을 끼고 서있는 아리아가 고개를 돌렸다. 세틴은 일단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아리아를 보고 기겁을 했지만,,주위에 그 거대한 검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금방 침착해졌다. "하아! 놀래라..저 아가씨 살아있었네? 어? 그러고 보니 팔도??" 세틴의 의문에 아리아는 간략히 답했다. "깨어나보니 이렇게 되어있었어요. 왜 그런지는 몰라요." "아아,,어쨌거나 전 일단 언덕위에 좀 올라가보겠으니 잠시.." 서로간의 인사가 끝나고 세틴은 허겁지겁 언덕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휴우,,,샤이하드 아카데미는 무사할가...' 덤불을 헤치며 나아가는 세틴의 앞에 드디어 푸른 하늘이 펼쳐졌고 그밑으로 드넓은 대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세틴이 언덕위를 다 오르게되었고.. "................." 세틴은 아무 말이 없었다. 적어도 세틴은 샤이하드 아카데미가 어찌 되었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만은 풀수 있었다. 틀림없이 완전히 개박살났을것이다. 그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했다. 리베이드의 수도로써 300년동안 번성하던 도시, 퀘하나는 지금 폐허가 되어있었다. 수많던 탑과 궁성들과 저택들 그리고 신전들과 가옥들은 이미 산산히 부서져 있었고 둥글둥글한 크레이터들만이 어제의 일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도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퀘하나를 보며 세틴은 그냥 우두커니 보고만 있을수 밖에 없었다. 언덕에서 내려온 뒤로도 한참이나 말이 없던 세틴이 다시 기운을 차린 것 은 그로부터 한 시간 쯤 뒤의 일이었다. "이제 어쩌지,,," 어젯 밤에 아린들이 먹다남은 토끼고기를 뜯으며 세틴은 고민에 휩싸였다. 앞으로 어쩔 것이냐는 질문에 유나라는 저 백마도사는 느닷없이 이유도 말 해주지 않고 아린의 동료가 되겠다며 여행길에 자신을 참가시켜주길 원했고 아리아는 자신은 어디로 가도 상관없는 몸이니 자신을 구해준 세틴이 마음 대로 처리하라고 했다. 세틴은 동료한테 버림받은 여인을 내칠 만큼 잔인하 지 못했다. 그리고 아린은 어쩌지?어쩌지?란 소리만 남발하며 정작 쓸모있는 의견은 하 나도 내놓지를 않고 있었다. 자의든 타의든 행선지는 세틴이 정해야 할 판이 다. "음,,아슬란 씨는 지금 사르바잔으로 갔다고 들었는데,흐으음,,아린 어쩔래?" "뭘 어째?" "이미 샤이하드 아카데미는 끝장이야. 수도가 저모양이니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에겐 두 가지 길이 있지, 우리 집으로 가느냐 니네 아버지를 찾아서 가느냐." "아버지라니??" "대부호 아슬란 말이야." "아아,,그거,,힉,, 어쩌지??" 그제서야 아린은 자신이 용병이며 레이크의 지시에 따라 샤이하드 아카데미에 서 뭔가를 하나 훔쳐냈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까,,, 까먹고 있었다...어쩌지? 이미 한참 전의 일인데,,,' "근데 아린에게는 미안하지만 역시 우리 집으로 가야할 거 같아. 지금 너나 나나 돈 한푼 없는 신세잖아. 일단은 사라세나인 영지로 가야지..." 세틴의 의견에 아린은 거절의 뜻은 커녕 오히려 환영의 빛까지 보이며 찬성 했고 그들은 모닥불을 끄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린 일행은 도로를 따라 걸었다. 말 한필 없는 처지들이니 다들 터덜터덜 걷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세틴은 1시간쯤 걸었음에도 아직 아스라히 보이 는 수도 퀘하나의 모습을 눈쌀을 찌푸리며 바라보다가 문득 물었다. "야, 아린. 도대체 어젯밤에 얼마나 도망나온거야? 이렇게 멀리 오다니...." "아아,,그냥 뛰다보니,,," "수도에서 여기까지 10KM는 족히 되겠는데? 이렇게까지 멀리 도망칠 필요가 있었냐?" "구해줬음 됐지 잔소리가 많다!" 여전히 납득이 안 가는 표정의 세틴을 보며 아린은 열심히 딴청을 피웠고 고개를 좀 갸웃거리던 세틴은 아마도 어디서 말이라도 하나 훔쳐타고는 밤새 달렸나보다~~ 라고 간단히 생각해버리기로 했다. 이미 지나간 일은 접어두고라도 어차피 생각할 일은 많이 쌓여있는 상태다. 도대체 어제 있었던 일은 무슨 뜻인가? 그 가스터란 마도사는 세틴 자신이 알기로는 카르셀의 궁정마도사라는 데 왜 갑자기 그런 어마어마한 마법으로 퀘하나를 폭격했을까? 퀘하리나 3세 폐하께서 돌아가셨으니 이젠 리베이드 는 어떻게 될까? 샤이하드 아카데미 동기생들은 다들 무사할까? 이제 카르셀 과 리베이드 사이의 전쟁이 일어날 것인가? 세틴의 머리속은 계속 이어지는 의문으로 혼란상태였다. "게다가 아린 네 머리색은 왜 도로 붉어졌냐?" "염색약이 풀려서." 폴리모프를 시도했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면 옷이 갈갈이 찢어지듯 염색한 부분도 산산히 흩어져 버리게 된다. 게다가 염색효과도 떨어질 때가 되었었고. 그래서 세틴은 아무 말 않고는 그냥 걸었다. 한참을 걷던 세틴의 귀에 유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이제 조금만 더 걸으면 퀘하나 시가지가 보이겠군요." 유나의 말에 아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 세틴,그럼 지금 세틴네 집으로 가는 거 아니었어?" "아니, 일단은 수도로 돌아가야지." 세틴의 말에 유나가 동감을 표했다. "그래요, 비록 폐허는 되었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고.. 우리 도움이 필요할 거예요." "유나양 말이 맞아 아린. 일단은 퀘하나로 가서 미약하겠지만 우리도 도와 야지 게다가 우린 지금 빈털털이 신세라고. 여행에 필요한 장비도 하나 없고. 일단 수도로 돌아가서 나름대로 구조활동도 좀 하고 샤이하드 아카 데미 가서 내 돈도 가져와야해. 젠장, 내 방이 깊게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 는데..." 사람들을 도와야한다는 말에는 뭔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돈 얘기가 나오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아린, 그때 조용히 일행들 옆에서 걷기만 하던 아리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세틴과 유나의 발걸음이 순간 멈칫했다. 그러고보니 아리아라면 바로 어제 리베이드의 인명들을 수없이 해쳤고 마법을 구사하여 퀘하나를 쑥밭으로 만 든 장본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가스터에게 이용당한 것이니 아리아에 게 죄를 물을 수는 없었지만 사실 세틴과 유나도 아리아에게 아직 호감을 가지고 있진 못했다. 무엇보다 아리아의 손에 존경하던 기사들이 산산히 찢 겨지는 광경을 본 세틴으로써는 더더욱 호감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아리아의 냉기가 풀풀 넘치는 표정없는 얼굴이 워낙 호감이 가지않는 다는 점도 있었다. 하지만 아린은 태연하게 아리아를 향해 웃어보였다. "상관없잖아요? 아리아 얼굴 아는 사람은 어제 전부 아리아가 죽였잖아요?" ".............." 결국 아리아는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리고는 뒤따라가게 되었다. 그 이후 1시간 가량 그들은 도로를 따라 걸었고 마침내 그들은 한 때 퀘하나 의 남쪽 성문이었을 한 무더기의 돌무덤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틴이 돌무더기 위에 올라가 시가지를 살펴보기 시작했을 때 세틴은 자신의 생각보다 더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어,,이거 도저히 길을 모르겠는데,,," 동서남북의 구분이 없이 완전히 끝없는 돌무덤들의 연속이라 도저히 샤이하드 아카데미가 어느쪽인 지 구분이 안 가는 것이었고 또 사방이 기둥과 돌덩이로 뒤덮혀 있어 걸어서 가기엔 아무래도 무리였다. 다른 일행들도 돌무더기 위에 올라와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고 세틴은 그 중 유나를 보더니 반가운 듯 말 했다. "아, 맞어. 유나양은 마도사니까 혹시 하늘을 나는 마법같은 거 할 줄 모르 나요?" "아, [레비테이션]은 5서클 주문이라 견습마도사인 저로써는 아직,,," 유나는 부끄러워하며 답했고 대신 아리아가 입을 열었다. "제 검이 있다면 제가 가능한데요..." 아리아의 말에 세틴이 눈쌀을 찌푸렸다. "마법검은 생명력을 잠식하는 검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요." 세틴의 충고에 아리아는 차갑게 대답했다. "전 그 검을 써도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그래요? 아린이랑 비슷한 이치인가?" 결국 일행은 콜렛세움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비교적 거대한 건축물이었던 콜롯세움이라 원형이 어느 정도는 보존되고 있었 고 그래서 아린일행은 콜롯세움까지는 걸어올 수 있었다. 살아있는 자는 보이 지 않았다. 대신에 오는 도중에도 무수히 많은 시신들이 사방에 널려있었지만 아리아의 얼굴은 무표정하기만 했고 그래서 세틴은 더더욱 아리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콜롯세움의 잔재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던 유나가 아리아를 불렀다. "여기 같아요 아리아씨!" 콜롯세움 중앙부로 추측되는 돌무더기 위에 아리아가 멈춰섰고 곧 그녀의 가느 다란 팔이 바위를 요란한 소리와 함께 꿰뚫고 들어가버렸다. 그 모습에 유나는 절로 감탄사가 입에서 나오는 걸 깨달았다. "와아..." 아리아의 머리 뒤로 굵직굵직한 기둥의 파편들이 휭휭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집채만한 바위들과 건물 파편들을 마치 조약돌이라도 되듯이 휭휭 집어던지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세틴은 입만 딱 벌리고 있었다. `검이 없어도 힘은 그대로? 그럼 그 엄청난 힘은 마법이 아니라는 거야? 하아,,그런데도 대들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있는거 보니 믿을만한 거 같 기도 하고,,,' 잠시 후 아리아는 먼지 구덩이 속에서 거대한 널판지같은 것을 꺼내들고는 일행에게 다가왔다. 그 엄청난 대검을 찾은 것이다. 아리아는 검을 쥐고 잠시 중얼거렸고 곧 검이 옅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검을 그냥 놓아버렸고 검은 허공에 둥둥 뜬채 가로로 길게 눕기 시 작했다. 아리아는 일행들을 보며 말했다. "타세요." 순간 세틴의 얼굴이 기묘하게 변했다. 물론 대검의 길이는 손잡이를 제외하고도 2,4M에폭만 40CM. 4명이서 충분히 검신 위에 올라탈 수야 있겟지만,,,아무래도 검위에 올라타는 건데 누군들 찝찝하지 않으랴,, 특히 명예로운 기사의 후손임을 자부하는 세틴이 무사의 혼이나 다름없는 검위에 올라탄다는 건... 그러나 아리아는 머뭇거리는 세틴의 태도를 다르게 해석한 모양이었다. "날이 다 빠져서 안전합니다. 걱정마세요." "아,,아니,,그게 아니라.." 결국 호기심많은 아린이 덥석 검 위에 올라탔고 그 뒤로 유나가 얌전히 두 다리를 오무린 채 아린 뒤쪽에 앉았다. 머뭇거리던 세틴은 결국 아린 앞에 다리를 꼬은채 타버렸고 아리아는 유나 뒤쪽에 살짝 걸터앉았다. 그러나 원체 검이 크다보니 자리는 아직도 많이 남아 한 두 사람은 더 탈 수 있을거 같다. "[레비데트 아더]" 아리아의 시동어가 외쳐지자 검은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린의 입에서 미소가 새어나왔다. "와~~날으는 벤치다~~" 확실히 크기만 따지면 벤치랑 별 차이 없는 대검이었고 아린 일행은 그네 타는 기분으로 대검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고도가 올라가면서 점점 시가지가 훤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 아린이잖아. 저건?" 무너진 기둥과 건물의 파편사이를 걷고 있던 허름한 용병차림의 청년이 문득 하늘을 보고는 놀란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그러자 옆에 있던 은발머리의 여인 이 허겁지겁 고개를 들었다. "정말인가요?" 과연 그녀의 눈에도 무슨 길다란 널판지 같은 거에 탄채 천천히 공중을 선회하 는 사람들이 보였고 그 중 붉은 긴머리의 아름다운 소년의 얼굴이 그녀의 시선 에 들어왔다. 저 천진난만한 얼굴은 그녀가 꿈에서조차 잊지 못하는 살인마의 얼굴. "아린,,," 여인의 미간이 일그러지며 입가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진정해, 세리아. 지금 우리에겐 더 급한 일이 있지 않나? 그리고 지금은 태 양이 떠 있어. 당신이라 해도 돌아다니는 게 고작이라고.." "알았어요. 레이크..." 허공을 선회하던 아린들은 기둥과 파편의 그늘에 가리워진 레이크와 세리아를 눈치채지 못하고는 바로 날아가버렸고 그 뒷모습을 보며 레이크가 중얼거렸다. "드래곤이라,,드래곤이였단 말이지?" 중얼거리던 레이크가 갑자기 어깨를 피더니 호탕하게 소리쳤다. "두고봐라!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나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봉인이 모이는 날! 그 어떤 존재도 나를 대적하지 못 할것이다! 나는 이 세계의 절대자가 될 것이다!!! 파하하하" 웃고 있는 레이크에게 세리아의 일갈이 떨어졌다. "닥치고 빨랑 뒤지기나 해요! 2류 검사 주제에 폼잡기는.." 수백의 피를 빨아먹은 세리아는 이미 레이크의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고 있었 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녀의 성품도 조금씩 변해가는 중이었다. "세리아 당신은 옛날이 더 붙임성 있었어..쳇, 난 분위기 좀 잡으면 안돼나" 레이크는 머쓱한 표정으로 웃음을 멈추고 계속 땅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레이크는 계속 뒤적거리면서 통로를 찾았다. 세리아 역시 마찬가지. 엄청난 돌무덤이 뒤덮힌 이곳은 한때 수많은 기사후보생들이 피땀을 흘리 며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던 곳, 그러나 지금은 허무한 시신만이 남아있 을 분이다. 세리아는 뱀파피어의 힘으로 바위들을 계속 들춰내었고 둘다 흙과 먼지로 온통 더럽혀진 후에야 하나의 문이 그들앞에 나타났다. "드디어 발견했다.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제 13지하실. [파루시아, 재림의 인]이 숨겨진 곳.. 최고의 결계와 마법으로 보호되는 곳, 그 운석우가 아니었다면 절대 들어갈 수 없었을 곳이었겠지.." 끼이익 하는 거친 쇳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눅눅한 공기가 레이크의 얼굴을 때렸고 그는 희열에 찬 표정으로 외쳤다. "운석우는 신의 힘, 지금 내가 이세계의 봉인을 뜯으니 이는 신의 뜻이다!" 뭔가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레이크였다. 한편 레이크에 의해 졸지에 신으로 취급당한 가스터 옹께서는 지금 푸르른 에르카르셀의 봄의 궁전 안뜰을 거닐며 한 소녀와 담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아름다운 외모와 착한 마음씨로 카르셀 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올해 17세의 아름다운 소녀, 이오네 엘 카르셀이 가스터의 이야기를 미소를 지으며 경청하고 있었다. "다리오스의 백룡기사단이 리베이드의 국경지대의 주 거점인 마르나 요새를 점령했다는군요. 플루토 역시 암살 임무를 훌륭히 해내고 있는거 같고..." 백룡기사단. 다리오스이 주 친위대로 전부 그라테우스의 비늘로 무장되어있는 초 엘리트 기사단들이었다. 물론 실력만 따지면 리베이드 기사단에게는 못 미 치겠지만 그들이 걸친 드래곤의 비늘은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벼우면 서도 그 어떤 금속보다도 단단하고 마법의 저항력 또한 뛰어나다. 단지 결점이 있다면 그라테우스의 비늘을 가공할 만큼 실력있는 대장장이가 카르셀에 없는 관계로 비늘을 대강 구멍만 뚫어서 얼키설키 엮었기 때문에 옷 맵시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뭐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전쟁 터에서 패션이나 신경쓰는 그런 기사들은 애당초 백룡기사단으로 뽑히지도 못한다. 게다가 적당히 이거저거 붙이고 망토로 감싸고 해서 그럭저럭 갑주 비스무레한 모양은 갖추었으니까 기사들도 그리 불만은 없었다. 무엇보다도 방어 효과가 절대적인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군요 가스터님, 그럼 다리오스 경께는 어느 분이 가 계시죠?" "제 수제자 중의 한 명인 라헬 군이 가 있습니다. 아까 그에게서 연락이 왔지 요. 리베이드 왕국의 동부를 완전히 점령했으니 전열을 정비한 뒤 바로 진격 하겠다더군요." 이오네공주는 따사로운 햇살에 눈이 부신 듯 잠시 눈을 감았다 뜨더니 문득 머리를 갸웃거리며 가스터를 쳐다보았다. "근데,,아까 말씀 중 `있고'가 아니고 `있는거 같고'라뇨? 플루토 경에게는 연락이 없었나요?" 가스터는 힐끗 동쪽 첨탑의 한 창문을 바라보았다. 헬레이스의 최고위 무녀 베라가 창틀에 걸터앉아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가스터는 웃으며 답했다. "플루토에게 연락이 있다면 베라가 저런 꼴로 앉아 있겠습니까? 플루토는 원래 싸움에 한번 빠지면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오는 타입이니 까요. 어디선가 베라 몰래 바람피우고 있는 지도 모르죠." 이오네공주 역시 힐끗 베라를 쳐다보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건 괜찮을 거예요. 뭐라고 해도 플루토 경은 베라한테는 꽉 잡혀있으니까 말입니다. 플루토 경에게는 누가 가 있지요?" "시종도 필요없다고 해서 그냥 수정구만 하나 줘서 혼자 보내버렸습니다. 어차피 플루토의 임무는 인원이 많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지금쯤 리베이드의 궁정마도사들과 소드 마스터들은 대부분 죽임을 당했을 겁니다. 한달 내로 리베이드는 함락될 겁니다." 이오네 공주의 입가에 미소가 그윽하게 생겨났다. "가스터님의 마법이 가장 절대적이었으니까요. 덕분에 리베이드 왕국의 수 뇌부는 이제 하나도 남지 않았지요. 그외에 뛰어난 기사들은 플루토가 전부 처리할테고요. 그들에겐 더 이상 대항할 힘이 남아있지 않아요." "하지만 마법 [미티어 샤워]로 인해 오히려 반항심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솔직히 가스터는 이오네공주의 수도를 박살내달라는 요구에 그다지 탐탁치않게 생각해왔다. 물론 정의나 도의등을 고려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쥐도 궁지에 물리면 고양이를 물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수도를 박 살낼 만한 마법을 사용해버리면 오히려 카르셀에 대한 반심이 높아지지 않을 까 하는 우려때문이었고 걱정말라는 이오네공주의 말에 안심하고 [미티어 샤 워]로 퀘하나를 박살내긴 했지만 여전히 조금은 찝찝한 가스터였다. 정원 가운데를 걸으며 꽃들의 향기에 취해있던 이오네는 멀치감치 하녀들이 테이블을 준비하는 것이 보이자 좋아라 발걸음을 빨리하며 가스터에게 말했 다. "반항심은 어디에나 다 있어요. 그리고 미안해요 가스터님, 악역을 맡게 해서." "예?아,,악역이야 뭐 얼마든지 맡을 수 있습니다마는,,문제는 제가 아니고 카르셀이..." "괜찮아요. 가스터님이 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는 만큼 그들에게 반대 효 과를 가져다 주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무슨 소리신지?" 이오네공주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실버 나이트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경께서 카르셀의 정의의 상징이 되어줄테니까요. 정의로운 기사 다리오스 경과 사악한 마도사 가스터. 사악한 마도사 가스터님은 국민들의 공포의 상징이 되고 정의의 기사 다리오스 경은 국민들의 희망이 되지요. 공포와 덕망을 조화롭게 조절함으로써 왕권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게 되고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 전하께서는 그 두사람을 조화로히 다루시는 지혜로운 국왕으로 이름이 드높아지겠죠. 그래서 죄송한데 공식석상에서는 다리오스 경이랑 사이좋게 지내면 곤란할 거 예요 앞으론. 플루토 경 역시 마찬가지고. 다리오스 경은 공포의 마도사 가스 터님에게 맞서서 홀로 정의를 구현하는 정의의 기사가 되어주어야 하니까요. 플루토 경은 다리오스 경과의 우정을 지키는 기사가 되어야 하고." "음,,사악한 마도사 가스터 라트나일이라,, 이름에 걸맞게 사악한 주술들이라도 부려볼까요?" 너털웃음을 짓는 가스터를 보며 이오네공주는 눈을 힐겼다. "이미 실㉭ 해 놓고는...그 아리안가 하는 여자 금단의 비법으로 재창조한거 라면서요?" "선견지명인가봅니다. 어차피 사악하다는 소리 들을 바예야 확실히 사악해지 는거죠 허허허허" "근데 다리오스 경이 정의의 기사 역활을 잘해주어야 하는데,, 그는 착하긴 한데 너무 우유부단해서,,쯧쯧. 좋은 신부감 없나? 뭐 결혼이라도 하면 좀 나아질지도 모르죠 호호홋." 이오네 공주는 정말 기분좋다는 듯 웃으며 정원 가운데에 위치한 테이블에 살 며시 앉았다. 이미 그곳에는 티 타임을 위한 차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엇고 이 오네공주는 찻잔을 들고는 티타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런 이오네공주를 보며 가스터가 방금전까지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 다. "공주님, 그런데,," "어머? 왜요 가스터님?" 가스터는 한번 헛기침을 한 뒤 마음을 다잡고는 이오내공주를 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다리오스 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오네공주는 진지한 가스터의 얼굴을 보고서도 입가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무슨 소릴 하고 싶으신 건가요 가스터님?" 가스터는 다시금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다리오스 경의 마음에 대해 뭔가 느끼시는 것 없나요?" "뭘요?" 이오네 공주의 천진한 표정에 가스터는 억지로 떨어지지 않는 입을 떨어트렸다. 같이 돌아다니면서 끙끙 앓던 다리오스의 상사병이 차마 못 봐준 가스터였다. 채이던지 말던지 확실하게 하라는 주위의 조언에도 그 멍청한 녀석은 삐질삐질 하면서 자꾸 결정을 내리지 못했었다. 지금도 이 말을 해야하나 계속 흔들리는 가스터다. 솔직히 아무 관련도 없는 제 3자인 자신이 이러는 게 옳은건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도저히 옆에서 낑낑대는 다리오스를 봐주기가 어려운 가스터는 결국 결심을 했다. "다리오스 경은 공주님을 사랑하고 있읍니다." 순간 이오네공주의 얼굴에 홍조가 일었다. 마치 가을산에 단풍이 들듯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며 태도 또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등등의 반응을 기대한 가스터는 아니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놀란 표정은 지을 줄 알았건만,,이오네공주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재미있다는 듯이 빙글빙글 웃고있었다. "그래요? 저도 알아요. 하지만 저는 그에게 별 관심없어요." "그렇다면 다리오스 경이 남자로써 부족하다고 느껴지십니까? 어째서 아라스난 의 파르세일왕자와 약혼을?" 이오네공주는 가스터늬 질문에 조금 목소리를 높여 웃었다. "호호호홋, 다리오스 경은 매우 이상적인 남성이지요. 한 여인만을 사랑하고 보호해주고 아껴주는 절대 다른 곳으로 눈돌리지 않을타입. 하지만 제가 원하는 건 그런 남성이 아니예요." 가스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오네공주는 그런 가스터를 보면서 생긋 웃으며 찻잔을 들었다. "가스터님, 다리오스 경은 제 힘으로 어떻게 될 사람이 아니예요. 제 남편은 멍청하고 색을 밝히며 권력욕이 강해야 해요. 물론 야망만 있지 실현할 능력은 없어야 하고요. 그렇지 않으면 제 이상을 실현 할 수 없어요. 그런 면에서 파르세일왕자만큼 적임자는 없죠. 그나저나,,,이런 이야기는 그만 하고 티 타임을 즐기시는게 어떤가요 가스터님?" 돌,돌,돌. 기둥,기둥,기둥. 먼지,먼지,먼지. 이것이 아린들 앞에 펼쳐진 퀘하나 시가지 광경의 전부였다. 이 폐허속에서 샤이하드 아카데미로 추정되는 건물을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래서 아린들은 한참동안이나 공중에서 그테타듯 아리아의 검을 타고 날아다녀야했다. 몇 번씩이나 헤메고 나서야 세틴은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잔재를찾아낼 수 있었고 그 폐허더미를 보고 세틴은 단지 한숨 만을 쉬고 있었다. "아린,,여행경비는 포기하자.." "어? 그럼 어제 어쩌지?" 아린이 시선이 뭐든지 나오는(?) 유나의 로브에게로 주어졌고 유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도 돈은 얼마 없어요." 유나의 요술망토(?)에도 돈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 이제 아린일행에게는 여행경비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텅빈 폐허 위로 아린의 절규가 이어졌다. "말도 안돼. 돈에 쪼들리는 용사가 세상에 어디있어!!" 그러나 하늘은 참으로 무심치 않아 용사를 꿈꾸는 아린에게 한 가지 호구 지책을 마련해주셨나니.... "참! 아린! 네 명룡도!" 세틴의 희열이 담긴 외침에 아린은 자신의 명룡도를 바라보았다. 허리긴 도마뱀이 금박으로 수놓아진 멋진 검집, 인체기능미를 한껏 살린 아름 다운 검손잡이,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돈이 궁한 일행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끝부분에 매달려 있는 실로 찬란한 빛을 사방에 한껏 뿌리고 있는 푸른 색의 영롱한 보석이었다. "맞다! 이 보석이 있었지!!" 아린은 기꺼운 표정으로 보석을 떼어내었다. "세틴.이거 얼마쯤 할까?" 세틴은 아린의 손에서 보석을 받아들며 대답했다. "적어도 500골드는 족히 될거야. 여행 경비로는 충분하겠군." "역시!! 용사는 돈 궁한 법이 없다니까!!" ".............." 그러나 기뻐날뛰는 아린과 세틴에게 찬물을 끼얻는 목소리가 있었다. "근데 그걸 어디서 팔죠?" "아...." 유나의 날카로운 지적에 아린과 세틴은 다시금 자신들이 있는 곳을 둘러 볼 여유를 갖게 되었다. 이 곳은 폐허, 가게따위가 남아있을 리 없다. 그리고 설사 가게가 남아있더라 해도 가게주인은 이미 비명에 갔을 것이다. 세틴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제일 가까운 마을이 아마 테스레크 영지의 켈렌 마을일텐데..우리에게는 말도 없으니...적어도 사흘간은 아무 준비없이 여행하는 수밖에 없겠군.." 결국 퀘하나에 와서 건진거라고는 아리아의 그 무식한 대검하나,,, 세틴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앞날이 깜깜하다. 이거 완전 거지잖아..." 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세틴에게 들려왔다. "뭐가 필요한 거죠?" "아? 아.. 아리아양, 근데 뭐가 필요하다뇨?"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들이 필요한 것인가요?" 아리아의 말에 세틴은 뭐 그렇게 당연한 걸 새삼 물어보냐는 표정을 지었고 세틴의 표정을 본 아리아가 다시 말을 꺼냈다. "이 곳이 샤이하드 아카데미였었다면 근처에 세틴씨가 원하는 물품을 판매 하는 가게가 있었을 겁니다. 그곳을 뒤지면 되지 않나요?" "누가 몰라서 안 그럽니까? 자,,저기가 가게있던 위치니까 저 무지막지한 바위들을 치울 자신이 있으면 한번 해보슈.." 누구 약올리나? 세틴의 대답이 퉁명스러워진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아리아는 세틴의 말이 떨어지자 아무 대꾸 없이 몸을 돌리더니 세틴의 손가락이 가르킨 돌더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수북히 쌓여있는 돌산들 앞에선 아리아가 갑자기 검을 놓고는 두 손으로 바위 를 움켜잡았다. 아리아의 키를 넘어서는 무지막지하게 큰 바위가 아리아의 손 아귀에 잡혔고 그와 함께 우수수 돌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아,,," 아리아의 머리 뒤로 바위가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위들 이 지면을 강타했고 세틴을 비롯한 아린일행들은 입만 쩍 벌리고 있었다. 새삼 아리아의 괴력이 깨달아지는 아린들이었다. 유나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힘만 따지면 오우거는 고사하고 미노타우르스도 능가하겠군요.." "완력 센 줄이야 아까도 알았다지만 저 정도일 줄은,," 세틴과 유나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아린은 금방 정신을 차 리고는 아리아옆에서 그녀를 도와 바위들을 옮기는 중이었다. 물론 아리아 처럼 바위를 허공에 비상(?)시키지는 못하지만 명룡도의 힘을 빌어서 아리아 가 바위들을 집기 좋게 구석구석 틈을 만드는 정도는 할 수 있는 아린이었고 절세의 명검 명룡도는 지금 지렛대가 되어 바위들을 움직이고 있었다. 한편 아리아의 넓은 대검은 삽으로 전직하여 흙더미를 옮기는 중이었다. 한참 아리아를 돕던 아린이 문득 세틴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세틴? 뭐하니? 안 도와?" 세틴은 아린의 말에는 대꾸하지 않고 단지 중얼거리고만 있었다. "아아,,,무사의 혼이,,," "모포 두개, 배낭하나, 약초 세개,," "아린, 그 약초 더러워져서 못 써. 빼버려." "어 그래? 그리고 냄비하나, 후라이팬 하나, 접시는 모조리 깨졌고 나무로 된 식기는 무사한 거 같은데 너무 더럽다아. 뭐 깨끗히 씻으면 되겟지?" "밀가루 포대 하나,,그외의 음식들은 전부 바위에 묻혀버려서 못 쓰겠고,,, 와우..여기 베이컨 넣어놓은 통은 무사하군,,," "어? 시체다." "그건 못 먹는 거니까 저쪽에다 치워야...뭐!! 시체?" "아무래도 가게주인인 와르테일아저씨같은데,,어쩔 거야 세틴?" "후우우우,,,할수 없지 우리가 장례를 치뤄 줄수도 없고. 잘 모아놔, 나 중에 화장이라도 해드리자. 이렇게 물건을 챙겨가는데,,그런 거라도 해 드려야지.." "크래커 봉지 하나 있는데 반쯤 흩어져버렸어.. 뭐 남은거라도 싸 갈까?" "일단 챙기고 봐, 무엇보다 배낭같은 거 없냐? 담을 데가 없잖아?" "없으면 테이블 보같은 걸로 대강 싸면 되잖아! 어 근데 세틴? 포션같은건 하나도 없는데?" "당연하지 약병은 모조리 깨졌을 걸? 아깝다 무사하기만 하면 한 밑천 잡는 건데. 적어도 한 병에 100골드는 되는 것들인데,," 세틴과 아린은 인간굴착기(?) 아리아의 노고로 드디어 가게의 내부를 발견할 수 있었고 다행히 기둥과 기둥이 엇갈려 내부는 비교적 공간이 남아있었다. 세틴과 아린은 환호를 지르며 안으로 뛰어들어간 뒤 잽싸게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유나는 그 모습을 한 마디로 평했다. "무덤 도굴하는 좀도둑들 같아,," 그러나 유나 역시 열심히 물건들을 챙기는 중이었다. 그녀는 특히나 실용품 보다는 값비싼 귀중품에 좀더 신경을 썼지만 잡화점에서 보석 팔리도 없고 해서 그녀는 가게주인이 피땀 흘려 벌어놓은 금화들을 남김없이 있었다. 한편 아리아는 저 장물쟁탈전에 참가하지 않고 한 곳에 팔짱을 끼고는 아린 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한참 챙기던 아린이 아리아를 보며 물었다. "아리아는 짐 안 챙겨요?" "저는 짐을 들겠습니다. 준비는 아린이 하세요." "흐음,,뭐 좋으실대로.." 잠시후 만족스러운 얼굴로 한 보따리씩 싸짊어지고 나오는 세사람이 아리아의 눈에 보였다. 아린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어깨의 중량감을 느끼다가 문득 세틴 에게 말을 걸었다. "세틴! 이 근처에 보석상 있었지?" "오! 그렇군,,,저기 아리아양,,..." "거절합니다." "음,,아린! 아카데미에서의 네 주특기를 발휘해라." 아린의 목소리가 간드라지기 시작했다. "아잉~~그러지 말고,,,힘 좋잖아요~~멋진 누나~~바위로 허공을 가르는 위용 스러운 모습이 보고 싶어요오오~~~" ".............하죠,,아린 당신의 부탁이니.." 결국 바위가 한 차례 더 하늘을 날아다녔고 잠시 후 세틴과 아린, 그리고 유나는 실로 행복에 겨운 표정을 지으며 보석들을 주머니 안에 채워넣기 시작했다. 아린일행은 돈과 여행물품을 간추려 어깨에 짊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대부분의 짐은 아리아가 짊어졌고 남은 건 세틴이, 유나는 그녀의 로브안으로 물건을 갈무리했으며 아린은 홀홀단신(?)이었다. 해가 저물기 시작했고 석양이 깔려 붉은 빛을 띄우는 퀘하나의 폐허는 더더욱 음산하기 짝이 없었다. 아린일행의 앞에 거대한 모닥불이 피워졌으며 아리아와 세틴은 발견되는 시체들이라도 안에 넣고는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세틴은 짐을 어깨에 지고는 폐허가 된 퀘하나 시가지와 높게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우수에 찬 눈빛을 지었다. "카르셀, 그리고 마도사 가스터여,,그대들이 저지른 이 죄업은 꼭 받게 될 것이다. 업의 윤회는 죄를 방치하지 않는 것이니." "세틴, 우리도 가게 털었잖아?" "시끄러, 아린,,쩝쩝. 대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장례치뤄드리잖아." 이미 날이 늦었으니 아린일행은 일단 수도 외각으로 나가서 노숙을 하고는 내일아침 일찍 켈렌마을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탁탁 불티를 내며 타오르는 모닥불을 지긋히 응시하던 세틴은 문득 자신의 귀여운 친구를 돌아보았다. 아린은 그의 붉은 머리카락을 사방으로 헝클어트 린 채 곤히 잠들어있었다. 가끔 아린은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내어 세틴의 입 가에 미소를 짓게 하였고 그 옆에서는 유나가 새우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는,, "잠이 오지 않습니까 아리아양?" 아리아가 팔짱을 낀 채 우두커니 바위에 기대있었다. "때가 되면 잘 생각입니다만..." 세틴은 허리의 장검을 갑자기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살벌한 목소리 가 세틴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아리아양, 당신이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지만 난 아직도 당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국왕암살범이니까요. 그리고 그 부분이야 이 용당한 처지이니 제껴두더라도,,,당신이 굉장히 강합니다. 적어도 제 눈으 로 볼때는요. 그런 당신이 굳이 저를 따라올 필요가 있습니까? 도저히 저는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세틴의 눈빛을 보던 아리아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는 세틴 당신이라기보다는 아린을 따라다니는 겁니다." "아린,,요?" 아리아는 여전히 쌀쌀맞은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린,그가 없다면 저는 이 세상을 살아갈수 없어요." "!!!!" 세틴은 기겁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도대체 아린의 외모의 어디가 여성에게 어필되는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유나양도 그러더니 이제는 이 인간같지 않은 냉혹한 여자도 아린을? 허 그 녀석 인기 좋네? 근데 여자 입장에서 자기보다 더 예쁜 남자가 그리 좋을까? 역시 여자란 알수 없는 존재로군,,게다가 뭐? 그가 없다면 이 세상을 살아갈수 없어요??? 화아 아리아도 저런 소릴 다하 는군..허허~~닭살이로다`~' 세틴은 한참동안 궁시렁거렸고 그래서 그는 아리아가 다음에 한 말을 미처 듣지 못하고 넘어가고 말았다. 아리아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난 그의 피가 필요해요,," 수도를 떠난 지 이틀째 되는 날, 노숙을 하기 위해 모닥불을 지피고 저녁 준비를 하는 아린 일행에게 오늘도 어김없이 몬스터들이 나타났고 일행은 오늘도 어김없이 나타난 몬스터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이번에 나타난 것들은 웨어울프, 키가 2미터쯤 되는 크고 흉폭한 늑대인간들 이 20마리정도 떼지어서 은은한 달밤에 아우우우우우~~거리는 한 줄기 고성 을 지르며 등장했고 결국 지금 그들은 괴성을 지르며 난도질당하는 중이었다. "크어어억~~!!" "카아아아악~~~" " 케에에에엑" "타아앗!" 아리아의 짧은 기합과 함께 그녀의 검이 휘둘러진다. 아리아의 검은 참으로 넓고 커서 한번 휘두를때마다 늑대들의 머리며 팔 다리 를 허공으로 휭휭 날렸고 심지어 상반신 전체가 날아다니는 웨어울프들도 있 었다. 원래 웨어울프들은 무리의 우두머리를 먼저 공격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 에 대부분의 늑대인간들은 아리아를 덮쳤고 지나치게 강한 아리아덕분에 아린 을 비롯한 세틴과 유나등등은 아예 손놓고 구경만 하다가 간간히 그들 곁으로 다가오는 웨어울프들을 힘을 합쳐 해치우고 있었다. 상황인즉슨 대강 이렇다. 아린은 떠들고 세틴은 맞받아치고 유나는 구경한다. 그러다가 웨어울프 한 놈 이 그들에게 슬슬 다가간다. "이야 새삼 느끼는 건데 아리아 정말 잘싸운다~~" "아린, 저기 한 놈이 이쪽으로 오는데?" "그래? 그럼 싸울 준비 하지뭐.." 검이 뽑혀지고 불꽃이 넘실거리고 주문의 영창이 시작된다. "차아아앗!!" "사라만더 카사!" "[샤이닝 톤]!" 세틴이 때리면 아린이 태우고 유나가 마무리한다. 이로써 웨어울프 하나가 사신의 배를 타고 죽음의 강을 고히 건너시는데,,, 같은 시간에 저어기~아리아네 동네에서는 웨어울프 수십마리가 아예 합승을 해서는 통채로 죽음의 강을 건너는 중이었다. 슥슥!! 삭삭!! 퍽퍽!! 서걱서걱!! 쾅쾅!!! 온ㄷ 종류의 효과음이 골고루 울려퍼지고 나면 아리아의 주위에는 수많은 몬스 터의 시신들이 널부러져 있게 되고 이는 퀘하나를 떠난 이후 언제나 같은 패턴 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패턴은 당연히 유나의 손놀림이 있게 마련이다. 웨어울프의 발톱이나 이빨, 혹은 웨어 타이거의 털가죽등등 몬스터들 중에는 갖 다 팔면 돈되는 부위를 가지고 있는 놈들이 제법 있고 그런 부위는 유나에 의해 사뿐히 도려내어진다. 도려내어진 가죽이며 발톱 이빨등등은 유나의 알수 없는 허용량을 지닌 로브 안에 고스란히 안착되고 이로써 싸움은 막을 내린다. 검을 등부분에 다시 안착시킨 뒤 숨을 고르는 아리아의 곁에 유나가 다가갔다. "괜찮아요 아리아씨? 다치신 데는 없구요?" 다친데 없을 줄 뻔히 아는 유나지만 그래도 예의상 한번쯤 물어보는 그녀였고 아리아 역시 언제나와 같이 차갑게 답했다. "괜찮아요." "아리아! 괜찮으면 여기 와서 이것 좀 도와줘,," 아린의 목소리가 아리아를 불렀고 그녀는 아린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는 아린의 요구에 따라 그녀의 거대한 대검을 모닥불 위에 올려놓고 기름을 두른 뒤 대검이 달구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아리아의 대검위는 밀가루 반죽과 베이컨이 올려졌고 곧 그것들은 고소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타고다니질 않나 삽으로 쓰질 않나 후라이팬으로 쓰질 않나,,정말 아리아의 검이 불쌍해지는 세틴..... "세틴,,피냄새 맡으면서 저녁을 즐길 셈이야? 얼렁 치워!" "오냐 알았다 아린. 유나양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러죠." 그리고 유나와 세틴은 난도질당한 늑대인간의 시신을 풀숲사이로 훨훨 내던졌다. 터져죽은 늑대인간의 시체들을 보며 구역질을 억지로 참는 세틴에 비해 유나는 늑대인간의 갈라진 뱃가죽 사이로 대롱거리는 내장들을 보고도 왠 아까운 곱창 들이냐~~는 시선을 던지고 있어 세틴으로 하여금 유나의 소싯적 시절을 의심케 하고 있었다. 잠시후 식사가 시작되고 한창 운동을 한 이들은 맛있게 저녁식사 를 즐기기 시작했다. 물론 조금 미식거리는 세틴을 제외하고 말이다. 씹던 베이컨을 목구멍으로 넘기고는 세틴은 아리아를 보며 감탄한 듯 말했다. "그나저나,,정말 대단하군요. 소드마스터라는 우리 아버지정도는 되야 이렇게 할수 있을까,, 정말 왠만한 검사는 아리아양의 상대가 안 되겠군요." "어,,세틴 그럼 세틴 아버지가 더 쎄, 아리아양이 더 쎄?" 입에 음식을 넣은 채 우물거리는 아린에게 세틴의 일갈이 떨어졌다. "야, 아린! 음식 입에 넣은 채 말하지 말랬지! 그리고 아리아양에게는 미안 한 말이지만 아마 우리 아버지가 더 강할 거야. 일단 우리 아버지는 소드 마 스터이시고 아리아 양은 아직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 했으니까.." 그때 묵묵히 식사만을 하던 아리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세틴, 당신의 아버지가 소드 마스터이신가요?" "그렇소만??" "그럼 그대의 아버지는 라트비히 폰 사라세나인 공작이신가요, 아니면 플로베르 폰 듀네일 백작인가요?" "전자, 사라세나인 공작이신데,,,왜 묻죠 그건?" 그러자 아리아는 조금 멈칫했다. 잠시 후 아리아는 말했다. "세틴, 당신의 아버지는 이미 죽었을거예요." 순간 세틴의 얼굴이 삭막해졌다. "그게 무슨 소리지?" 세틴의 살벌한 얼굴에도 아리아는 전혀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이야기를 이었다. "제가 리베이드의 국왕을 암살함과 동시에 블랙나이트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이 이 나라의 모든 소드 마스터들과 마스터급 마도사들을 암살하기로 되어있어요. 만약 세틴의 아버지가 사라세나인 경이라면 플루토 경의 제 1척살 대상이니만 큼 살아있을 가능성은 적지요.듀네일 백작이라면 사라세나인 공작을 먼저 해치 워야 하니 아직 시간이 있겠지만,,,," "플루토? 드레곤 슬레이어라는 카르셀의 제2기사?" 세틴의 다급한 말에 아리아의 고개가 말없이 끄덕여졌다. 세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럴리가,,플루토 경이라면 나 역시 존경하고 있던 기사인데,,설마,,," "제 말엔 거짓이 없으니 나머지는 세틴이 판단하세요." 아리아는 쌀쌀맞게 말을 끝맺었고 세틴은 고민거리가 하나 늘은 것에대해 짜증 내했다. "설마,,아버지가 지실 리야 없겠지만,,플루토 경은 드래곤도 물리친 엄청난 기사라는데,,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어쩐다,,하아아 요새 왜 이렇게 일이 자꾸 연달아 일어나는 거야!! 아유우,,," 그러나 세틴이 안달복달해봤자 무슨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세틴이 할수있 는 것은 최대한 빨리 사라세나인 영지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고 그럴려 면 내일 안에 마을에 도착해야 한다. 빨리 도착하려면 지금 푹 자고 피곤을 풀 어야하고 말이다. 잠자리를 준비하는 아린을 보며 세틴도 잠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유나는 식기 들을 들고는 근처의 옹달샘을 찾아갔고 아리아는 역시 나무에 기댄체 눈만 감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상황에서도 몬스터들의 접근을 귀신같이 알아낸다는 것을 이틀간 세틴도 확인한 바 있었고 게다가 어제는 아예 일행이 깨기도 전에 접근한 오크 4명을 도륙해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불침번은 항상 아리아가 맡 고 있었다. `그래,,지금 내가 고민해봤자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세틴은 결국 마음 한 구석에서 피워오르는 불안은 한 켠으로 미뤄두고는 잠을 청했다. 헤이드 6국연합은 전화의 바람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카르셀은 아라스난과 합작하여 그 사이에 끼인 바트란 왕국을 점령했다. 군사국가 아라스난 왕국은 마도왕국 라슈타니엔을 침공했다. 무역국가 카르셀은 기사도왕국 리베이드를 침공했다. 사막국가 사르바잔은 갑자기 일어난 몬스터들의 대 군세에 카르셀과 아라스난 의 도발에 대응하지도 못 한 채 왕국 서쪽에 있는 화룡산의 수만마리의 몬스터 군단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 또 다른 군세가 헤이드 6국연합을 침공하 고 있었다. "라르고 폐하. 역시 드래곤의 수호가 산맥 전체에 감싸진거 같습니다. 어떠한 몬스터도 보이지 않으며 어떤 방해물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 속도 라면 사흘이내에 우리 군은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 카르셀와 바트란의 인 접지대에 도착할수 있을 겁니다." 화려한 플레이트 메일을 걸친 용맹스러운 인상의 한 장군이 말에 탄 채 부관의 보고를 듣고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 "카르슈타인이라고 했던가? 그 드래곤? 수천년을 살아왔다는 에인션트 레드 드레곤이랬지?" "기록에 의하면 틀림없습니다.라르고 전하" "좋아, 그분의 목표와 우리의 이상이 일치하니 거부할 이유가 없지." 라르고는 허리에 찬 바스타드 소드를 힘차게 빼어들었다. 검은 묵빛 줄무늬가 검신에 아로새겨진 신비한 기운이 감도는 장검, 그리고 그 검신 한 구석에는 고대어로 검의 이름이 조그맣게 새겨져있었다. 중앙대륙을 지배했던 다섯 개의 전설의 검중의 하나, 푹풍의 검 스톰 블링거. "진격하라 군사들아! 이 산맥 너머에 그대들의 부와 영광이 있다! 드래곤의 가호가 우리와 함께 한다! 깃발을 올려라! 붉은 용의 깃발을! 나아가라! 영광스런 드레곤 카르슈타인의 이름으로!!" 한편 그때 영광스러운 드래곤 카르슈타인께서는 자신의 용암 호수에 앉아 아린의 얼굴을 알아내는 방법을 한참 고심하는 중이었다. "이 놈의 적룡왕이랑은 왜 이리 연락이 안 되는거야? 괜히 앞마당 (라르테 아드 산맥)만 더럽혔잖아,,그렇다고 드래곤 체면에 한번 한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고,, 하이고,,,," 결국 카르슈타인은 울부짖었다. "크아아아!! 이놈의 아린녀석 잡히기만 해봐라,,다리몽뎅이를 그냥,," 크아아아아아아!!! 칼슈타인의 분노는 메아리가 되어 라르테아드 산맥 전체를 울리게 했고 그 엄 청난 울부짖음에 라르고는 환희했다. "들어라! 병사들이여! 드래곤께서 응답하셨다! 우리의 앞길에 영광이 깃들것 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사기충천한 가이아네스 제국의 서부지국의 10만 대군은 환호를 지르며 라르테 아드 산맥을 넘기 시작했다. 지금은 카르셀과 아라스난왕국의 지배하에 들어간 바트란왕국의 동부지방, 그곳에는 `용의 숲'이라 불리는 절대 금지구역이 하나 있다. 알 크리드 산맥 을 넘어 진격한 카르셀왕국의 다리오스나 가스터마저도 이 곳으로의 진격은 감히 시도하지 못하고 빙 돌아갔으며 예전 바트란왕국의 지도도 마치 초승달 마냥 옆구리가 뻥 뚫린 모양으로 출판될 정도로 이 곳에 대한 인간들의 지식 은 전혀 무지했다. 인간들의 침입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무인의 지대, 오로지 몬스터들과 들짐승, 그리고 소수의 엘프족만이 살아가는 라르테아드 산맥의 언저리에 위치한 거대한 숲. 낮은 산지로 이루어져 거친 침엽수가 울창한 이곳이 `용의 숲'이라 불리우 는 이유는 이곳에 1000년이 넘게 살았다는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의 서식 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성년이 지나 청년기에 접어든 젊은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는 분노의 포효를 `용의 숲' 전체에 울리우고 있었다. (용의 성년기는 700살) 감히 인간들이 그의 숲에 쳐들어온 것이다. 나뭇꾼이나 사냥꾼도 감히 들어 오지 않는 이 곳을 침입한 놈들은 의외로 군인들이었고 헬메르노드는 그 어 리석은 인간들에게 자신의 강렬한 포이즌 브레스를 선사하고자 날아올랐었다. 그린 드래곤인 헬메르노드, 그의 브레스인 포이즌 브레스는 식물에게는 전혀 영향을 주질 않지만 동물이나 광물질에는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맹독의 숨결, 그러므로 그 군인들은 전부 창자루나 나막신등을 제외하고는 한 줌 핏 물이 되어 이 숲의 거름이 될 것이 틀림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헬메르노드는 자신의 뜻을 행사하지 못하고 다시 자신의 레어(동굴) 로 돌아 올수 밖에 없었다. 씩씩대는 헬메르노드에게 조용한 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왜 그리 분노하셨나요 헬메르?" 자신에게 말을 거는 호리호리한 체구에 뾰족한 귀, 그리고 긴 금발을 일자로 땋은 엘프여인을 보며 헬메르노드는 잠깐 폴리모프를 시도했다. 곧 그는 녹색의 머리결을 가진 호리호리한 체구의 엘프 청년의 모습을 한 채 그녀 앞에 섰고 그는 이를 갈며 답했다. "나의 숲에 인간들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 그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되도록. 언제나 그래오지 않았나요?" 헬메르노드는 엘프여인의 가느다란 금발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머리결은 결이 가늘면서도 곱고 부드러워서 그는 언제나 그녀의 머리결을 쓰다듬는 걸 좋아 했고 지금도 조금 진정이 되는 자신을 깨닫는 헬메르노드였다. 헬메르노드는 그래도 얼굴을 일그러트린 채로 뇌까렸다. "빌어먹을,,나도 그러고 싶어,,하지만 그 놈들은,,카르슈타인님의 뜻이라면 서 깃발에 크게 쓰고 돌아다니더군,, 게다가 그 대장같이 생긴 놈은 폭풍의 검, 스톰 브링거를 들고 있었단 말이야. 속성의 검은 2000년 이상 되는 웜 급의 드래곤이 아니라면 만들수 없고 게다가 속성을 뛰어넘는 초신기는 에인션트 드래곤밖에 만들 수 없으니,, 정말 칼슈타인님이 시킨 건가봐,, 그 분이 갑자기 왜 그런 거지? 나를 무시하는 건가? 아무리 내가 그 분에 비하면 어리디 어린 드래곤이라지만,," 엘프여인은 또 다시 흥분하는 헬메르노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진정하세요 헬메르, 당신의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직접 문제에 뛰어들어야 해요. 그대는 지고한 존재가 아니던가요? 드래곤의 율법은 단 두가지라고 들었어요. 칼슈타인님이 아무리 최고,최대,최강의 드래곤족이라 할 지라도 율법의 가르침에서 벗어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헬메르노드는 그제서야 조금 인상을 폈다. "그래, 당신 말이 맞아, 클래리어. 일단 칼슈타인님께 진상을 들어보는 게 우선이겠지,,휴우...어쩐지 1000년이 넘게 살아온 나보다 200년밖에 살아오 지 않은 당신이 더 어른같군." "저는 엘프로써는 이미 나이가 많은 편이니까요. 하지만 헬메르 당신은 아직 도 무한한 삶이 남아있지요." 지금은 엘프의 모습을 한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는 그녀의 말에 겨우 입가에 다시 미소를 띄울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나에게 할당되었는가. 하지만 적어도 하나는 약속할 수 있어. 당신이 죽기 전에는 난 다른 자를 사랑하지 않아." 말을 마치며 헬메르는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고 그러자 엘프여인의 입가에 조소가 어렸다. "그리고 제가 죽은 뒤에는 또 새로운 삶을 찾아가시겠죠? 새로운 삶, 새로운 사랑, 새로운 관계를. 그런 것이 바로 드래곤 아닌가요?"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대와 나는 걸어가는 시간이 달라. 그대의 1년은 나의 하루, 이제까지의 여인들도 나의 애정이 식기도 전에 이 세상을 떠나곤 했지.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녀들과 함께 한 시간들만큼은 충실했다구." 드래곤은 무한한 수명을 지닌 존재, 그리고 다원적인 존재이다. 어떤 일이라도 할수 있고 어떤 생명체으로도 영구적인 변환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은 어떠한 삶이라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무한에 가까운 삶동안 수 많은 타인과의 관계를 맺게 된다. 엘프여인 클래리어는 헬메르노드의 목을 가느다란 두 팔로 살며시 감싸며 속삭 였다. "헬메르, 언제쯤 당신의 아이를 가지게 될까요?" "소용없어 클래리어, 당신도 잘 알잖아. 지금의 내 모습과 결혼해봤자 엘프 의 아이만이 태어날 뿐이라고." 대륙을 통틀어서 하프엘프등의 인간이나 유사인종끼리의 혼혈이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드래곤들은 대부분 인간이나 엘프, 등등의 모 습으로 떠돌면서 그들의 삶을 살아가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들 드래곤과 다른 종족 사이의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전혀 드문 일이 아니다. 단지 드래곤들은 대 부분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을 뿐더러 드래곤의 폴리모프 형태는 오로지 폴리 모프한 종족의 특성만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하프 드래곤이니 하는 종족은 존재 하지 않는다. 가끔 드래곤의 엄청난 마나의 힘을 이어받아 원래 힘 이상의 마나 를 잠재하고 태어나는 경우는 있어도 드래곤의 특성을 지니고 태어나는 자들은 전혀 없다. 그래서 드래곤의 새끼는 더욱 귀하고 그래서 드래곤새끼를 건드렸을 경우에는 전 드래곤족의 복수로 일생을 시달려야 할 것이다.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의 말에도 클래리어는 동요하지 않았다. "상관없어요. 저는 당신의 흔적을 갖고 싶을 뿐. 하긴, 당신의 자식도 이 대륙 어딘가에 꽤 있겠죠? 1000년 동안 살아오셨으니.." "나의 핏줄,,,어딘가에서 번성하고 있겠지.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나의 핏줄이 라고 할 수 없어. 나는 드래곤. 드래곤의 피를 잇는 것은 드래곤뿐이다. 그들은 단지 인간이거나 유사인종일뿐, 드래곤인 나, 그리고 지금 엘프청년으 로 당신 앞에 서 있는 이 헬메르노드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자들이야." 클래리어는 냉정한 헬메르노드의 말에 조금 움찔했다. "그들에게 조금의 부정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가요? 그대는 그들의 선조에요 당신은 그들과 조금도 혈연관계를 느끼지 못하는건가요?" 헬메르노드는 클래리어를 보면서 웃었다. "클래리어, 당신은 드래곤이란 존재를 몰라. 폴리모프했을 때의 나는 그린 드 래곤 헬메르노드가 아니야. 엘프청년 헬메르노드, 혹은 건장한 청년검사 헬 메르겠지. "이해가 가질 않아요 헬메르." "이해할 필요없어. 적어도 지금의 난 당신을 사랑하니까." 클래리어의 눈에 슬픈 빛이 어렸다. "당신과 저의 아이가 생기면,,당신은 그 아이 역시 사랑해 주실건가요?" 헬메르는 주저않고 대답했다. "몰라." "사랑해주지 않으실 건가요? 당신과 저의 사랑의 결정인데도 말인가요?" 헬메르의 눈빛이 조금 차가와졌다. "클래리어. 드래곤을 구속하려 하지마라.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그렇다고 그대에게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할 수는 없어. 난 단지 용납할 뿐이다. 그대가 낳은 아이는 그대의 아이일뿐. 나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와는 아 무 관련이 없다." 클래리어는 슬픈 얼굴로 헬메르를 쳐다보았다. "과연 그대는 제가 죽으면 슬퍼할까요? 눈물을 흘려줄까요?" 헬메르노드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어조로 대답했다. "드래곤은 사랑할 줄 알고 즐거워 할줄 알며 노여워 할줄 아는 종족이지. 하지만 우리들에게 슬픔이라는 감정은 존재치 않아. 우리가 슬퍼하는 경 우는 단 한 가지뿐. 성년이 되지 않은 해츨링이 죽음을 당했을 때 뿐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드래곤의 슬픔이니까." "그렇다면 저는 당신의 무엇이죠?" "가장 사랑스러운 꿈이지." "제가 죽으면 그 꿈도 깨어나는 건가요? 그리고 저는 당신에게서 잊혀지는 건가요?" 클래리어의 눈빛을 본 헬메르는 그녀를 꼭 껴안으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즐거운 꿈은 잊혀지지 않아." 닭살돋는 사랑타령이 끝나고 둘은 다시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에 촛점 을 돌렸다. "그나저나,,당신, 서로의 뜻을 알아본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래, 클래리어. 잠깐 칼슈타인님께 갖다 올께. 그분이 그 분의 화산에 그 냥 계셨으면 좋겠는데.." "계실겁니다. 그분은 천년간이나 그 곳을 떠나지 않으셨으니까요." "그건 모르는 일이야. 그분이 갑자기 이런 일을 하신 이유를 듣고 싶군 정말. 이미 그 분은 인간들이나 기타 생물의 생활은 전부 경험하셨던 걸로 아는데.." "무지는 오해가 되지요. 서로의 뜻을 확인하고 오세요." "갖다오지. 혹시 그 인간들이 레어에 접근한다면,,,그때는 그대가 적절히 막아 줘, 부탁해." "다녀오세요." 곧 헬메르노드의 신형은 워프주문과 함께 허공의 틈으로 사라져버렸고 엘프여인 클래리어는 헬메르노드가 사라진 공간의 틈을 잠시 보다가 곧 발걸음을 돌렸다. 그녀는 레어 구석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그녀의 방 한가운데 있는 수림 의 정령목에 대고 그녀는 나직하지만 힘있게 소리쳤다. "숲의 지배자 위대한 헬메르노드의 대리자로써 명령한다. 그대들은 인간을 살육치 말라. 그러나 인간들의 접근 역시 허락치 말라. 그 분의 뜻이 확고해질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말라. 단, 스스로를 보호하라. 그리고 그분을 기다려라. 명령한다. 숲 전체에 이 뜻을 펼쳐라." 고룡의 보금자리 라르테아드 산맥. 라르테아드 산맥 제일의 휴화산인 에스게 슈 카르슈타인의 산 언저리에 워프 의 공간이 생겨났고 그곳에서 녹색머리의 엘프 청년이 툭 하고 튀어나왔다. 헬메르노드는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제대로 왔군. 500년 전 성년식때 찾아 뵙고는 못 뵈었는데." 이 곳 화산지대는 불의 기운이 워낙 강성한데다가 카르슈타인이라는 절세의 고 룡이 살고 있는 곳이라서 열기가 보통이 아니라서 함부로 워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헬메르노드는 일단 산 언저리에 워프한 뒤 칼슈타인의 거처까지 날아 가기로 마음먹었다. 헬메르노드의 입에서 비상주문 [레비테이션]의 주문이 시작되었고 곧 그의 신형 은 하늘을 가르며 빠르게 화산의 최고봉인 분화구를 향해 쏘아지기 시작했다. 헬메르노드는 바람을 가르며 뇌까렸다.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은 안 넘어간다. 단단히 따져야지.." 한편 칼슈타인은 안식처 `용암탕'에 자신의 몸을 담근 채 느긋하게 졸고 있었 다. 뭐 지금 칼슈타인이 낑낑대며 고민해봤자 무슨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해서 아예 카르세니안이나 적룡왕 키아드리스의 연락이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원래 드래곤들은 이런 감정전환이 상당히 빠른지라 칼슈타인은 뜨끈뜨끈한 용암의 온기를 느끼며 졸고 있었고 그런 그의 감각에 무언가가 걸려들었다. 무엇인가가 빠르게 자신의 레어로 날아들어 오고 있는 것이다. "감히 누가 이 곳에 발을 디디느냐!" 카르슈타인의 포효가 분화구를 통해 울려퍼졌고 산 전체를 뒤흔들었다. 물론 이 근처에 사는 들짐승들이나 몬스터들은 하루이틀 당하는 일이 아닌 만큼 저 양반 또 저러는구만~~하고 말았지만 분화구를 날아드는 존재에게는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곧 분화구 속으로 한 형체가 날아들어왔고 그는 들어 오자마자 자신의 수백배가 넘는 거대한 칼슈타인에게 기세좋게 소리쳤다. "아따, 목청 한번 되게 크네. 아직 발 안 디뎠어요! 봐요, 떠있지." 드래곤앞에서 객기부리는 종족은 드래곤뿐이다. 그래서 칼슈타인은 침입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비록 엘프의 모습을 하고 있 지만 그 모습에서 칼슈타인은 허용량을 뛰어넘는 거대한 마나를 느낄 수 있었 다. 이 지상에서 오로지 드래곤에게만 허용되는 방대한 마나. "누구냐? 충만한 마나의 기운을 보아하니 동족인 거 같은데? 그린일족인가?" 머리색이 녹색이니 당연 그린일족이다. 헬메르노드는 일단 점잖게 인사부터 올렸다. "500년 전에 뵈었었습니다. 위대한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님. 그린 일족의 헬메르노드입니다. 카르슈타인은 잠시 기억을 더듬다가 기억의 저편에서 헬메르노드의 이름을 찾아내었다. "아, 성년식으로 찾아왔던 그 녹색꼬마?" 헬메르노드는 순간 삐질거렸다. "아..물론 당신에게 비한다면야 아직도 꼬마입니다만,," "근데 왜 왔누?" 카르슈타인의 시큰둥한 반응에 헬메르노드는 분노했다. "예? 왜 왔냐뇨? 아니 인간들을 바글바글 제 숲으로 침입시켜 놓고 왜 왔냐 고 하시는겁니까?" "에? 인간들이 니네 숲은 왜 들어갔는데? 그리고 들어갔으면 쓸어버림 그만 이지 왜 나한테 따져?" 어리둥절하는 카르슈타인의 반응에 더더욱 화가 난 헬메르노드. "칼슈타인님이 시키고도 기억을 못 하십니까?" "??. 자네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건가? 내가 뭘 시켰다는게야?" 헬메르노드의 말이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그 인간들은 어찌 된겁니까? 깃발이란 깃발에는 죄다 드래곤의 문양 을 뻘겋게 칠해놓고 그밑에 카르슈타인이라고 알아보기 쉽게 크게도 적어놓았 던데요? 그 대장같은 놈은 스톰 브링거를 휭휭 휘두르며 칼슈타인님 이름만 불 러제끼고 졸개들은 열심히 대장 말 따라하면서 숲을 헤치고 다니는데... 졸개들 숫자도 더럽게 많더구만,,이래도 기억이 안나십니까?" 고룡 칼슈타인이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의 동요는 용암호수에게 영향 을 미쳤고 그가 잠겨있는 용암호수가 심하게 물결치기 시작했다. "아,,그거.." 그제사 칼슈타인의 머리에 석달전 라르고라는 인간에게 시켰던 일이 생각났다. (잠깐의 시간차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라르고가 스톰브링거를 받은 건 아린이 샤이하드 아카데미에서 검술을 배울 때입니다.결국 이 느긋한 양반은 3달씩 이나 사우나만 즐기고 있었단 소리도 된다는,,) 그리고 라르테아드 언저리에 있는 숲에 드래곤 하나가 살고 있다는 사실도. "자네가 옆집(?)에 산다는 그린드래곤이었나?" "예, 그 그린드래곤 맞으니까 어서 해명을 해주세요. 칼슈타인님이랑 상관없 으면 빨랑 가서 청소하게." "아,,그게 말이지,," 칼슈타인은 헬메르노드를 보며 삐질거리기 시작했다. 카르세아린이 가출했다는 것도 사실 일족의 수치라서 쉬쉬하고 있었는데 (알 만한 드래곤들은 다 알지만서도) 게다가 자신이 멍청하게시리 아린 얼굴도 모 르고는 무턱대고 인간들보고 찾아내라고 시키려다가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전 쟁을 붙여버렸다..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랬다간 정말 치매 드 래곤 취급받기 쉽상이다. `차라리 저 놈보고 쓸어버리라고 할까? 안 그래도 일 벌이고 수습하기 귀찮 았는데?' 하지만 지고한 드래곤이 그렇게 함부로 약속을 어길 수는 없다. 특히 자신같 은 위대한 에인션트 드래곤은 더더욱. 그런데 저놈의 그린드래곤은 남의 속 도 모르고 자꾸 벅벅 긁어대고 있다. 결국 카르슈타인은 결심했다. `얼버무리자!' "무엄하구나 헬메르노드. 그대 앞에 선 자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거냐? 무한의 시간을 살아온 나에게 함부러 덤비려 하다니!!" 용의 언어는 분노를 표시했고 분노는 포효가 되어 분화구 안을 떨리게 했다. 쿠아아아아아아아~~~ 태고의 힘이라 불리우는 드래곤들만의 힘, 모든 피조물들을 복종시키는 공포 의 음성 드래곤 피어가 카르슈타인에게서 거세게 뿜어나왔고 그 여파는 라르 테아드 산맥 전체에 퍼져 고블린 애기가 경기하고 오우거 노인이 급살하는 등의 엄청난 여파을 미치며 울려퍼졌다. 그러나 헬메르노드에게는 잘 안 통했던 모양이다. "소리만 지르지 마시고 해명을 해달라니까요!" `쩝,,안 통하네,,' 헬메르노드는 고룡의 분노에도 굴복치 않고 자신의 요구를 피력했다. "이것은 명백히 율법에 어긋납니다. 위대한 고룡 칼슈타인님이라도 율법의 가 르침에는 충실하시겠지요? 드래곤의 단 두가지뿐인, 그러나 절대적인 율법. 어떤 일에 우선하여 종족을 막론하고 해츨링을 보호할 것. 그리고 타 드래곤의 영역에는 절대 간섭을 금할 것. 뭔가 둘러대고 싶은 카르슈타인이었지만 아무리 궁리해봐도 율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그럴듯하게 들리는 그런 핑계거리는 생각나지 않았고 결국 카르슈타인 은 그동안의 제반 상황를 줄줄 읊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말이지..." 로 시작해서 ".....였던 거야." 로 칼슈타인의 이야기가 끝났고 그제서야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는 납득할 수 있었다. 분명 칼슈타인의 행위는 율법에 어긋나는 타 드래곤의 영역을 침범한 행위, 그러나 해칠링의 일은 그 율법의 위에 선다. "그렇다면 카르세아린이 가출을 했다? 300살밖에 먹지 않은 주제에? 게다가 마법이라곤 하나도 모르면서? 그거 놀라운 일이군요. 그리고 칼슈타인 님은 아린을 찾으려는 와중에 실수를 하셔서 그렇게 된 것이고? 그런데 그 인간들은 그럼 어쩌실 겁니까?" "글쎄..어쩌지?" "그걸 왜 저한테 묻습니까?" 잠시 두 드래곤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졌고 결국 우회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헬메르노드, 자네가 가서 적당히 숲 어지르지 말고 통과하라고 잘 타일러봐. 폼 잡으면서 얘기하면 잘 통할거야." "그러죠 뭐..그럼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무례를 용서하시길 위대한 에인션 트 드래곤이시여..." "잘 가게, 숲을 소란케 한 점은 사과하네,," "별 말씀을...신경쓰지 마십시오.율법은 더 큰 율법에 지배당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헬메르노드는 다시 허공으로 날아올랐고 빠르게 분화구를 벗어나기 시작 했다. 그리고 칼슈타인은 아린 놈이 돌아오면 정말 100년은 바깥구경 못하게 뒤지게 패놓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헬메르노드는 다시 자신의 숲으로 돌아왔고 자신의 동굴에 들려 인간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는 거기서 바로 원래의 모습으로 폴리모프하여 수많은 인간들의 자취가 느껴지는 곳으로 날아갔다. "하이고 내 숲,,,정말 되게 많군." `용의 숲' 이곳저곳에서 모닥불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수만명은 되보이는 바글바글한 인간들이 숲을 가득 메우며 제각기 야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헬메르노드의 눈에 보였다. 그는 허공을 선회하며 주위 를 둘러보았다.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 그린 드래곤족이 드래곤족중에서는 비록 두번째로 작은 종족이지만 그래도 그의 머리부터 꼬리끝까지 50미터는 족히 된다. 아린보다도 조금 작은 몸이긴 했지만 그래도 큰건 큰거다. 그만한 덩치가 내릴 수 있는 장소는 이 숲에도 흔치 않다. 다행히 그의 거대 한 몸집이 착륙할만한 공터가 그 근처에 있었고 그는 광풍을 일으키며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앉은 뒤 웅장한 포효를 외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아~~~~~~~ ┴슈타인님의 충고대로 일단 있는 힘껏 폼부터 잡으며 나타나는 그린 드래 곤 헬메르노드. 숲의 나무들이 모두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고 나뭇잎들이 숲사 이로 우수수수 떨어졌다. 말들이 울부짓고 병사들은 공포에 질려 모닥불을 차거나 땅바닥에 주저앉아 떨고 있었다. 헬메르노드는 문득 병사들을 쳐다보 았다. 숲의 나무들을 마구 베어내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인간들. 워낙 인간들 숫자가 많다보니 베어지는 나무숫자들도 장난이 아니다. 헬메르노드는 이 가엾은 조그마한 피조물들이 자신의 숲에 행하는 짓거리에 또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들은 칼슈타인과 계약을 맺은 자들. 함부로 죽 일 수는 없다. 헬메르노드의 거대한 입이 천천히 열리고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나는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 이 숲의 지배자이다. 나의 숲을 침범한 인간들이여, 그대들의 침입은 용납할수 없는 짓. 그리고 그대들은 손님으로써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 했다. 그러나 나 헬메르노드는 그대들에게 주인된 대접을 하리라. 그대들의 우두머리를 내게 데려오라. 이 숲의 주인에게 예의를 갖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그대들을 모두 멸하리 라." 은근히 [드래곤 피어]를 실어 음성을 내보낸 헬메르노드의 눈에 병사들이 우르르 한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고 그는 내심 자신의 대사에 만족해하며 인간들의 우두머리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 대사는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 클래 리어가 방금 전 손수 지어준 것. 헬메르노드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참 멋진 대사였다. `역시! 이런 말은 클래리어가 정말 잘 한단 말이야. 그나저나 왜 이리 늦누? 하긴,,워낙 조그마한 인간들이니 오는데 꽤 시간이 걸리겠지' 한참 후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고 나무사이로 화려한 플레이트 메일 을 걸친 억센 인상의 한 기사가 헬메르노드의 눈 앞에 나타났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른 뒤 고개를 한껏 꺽고 헬메르노드를 쳐다보며 힘차게 외쳤다. "드래곤이여..그대가 이 숲의 주인인가?" 헬메르노드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어쭈? 저게 반말하네? 그래, 칼슈타인님을 보고나니 나같은 건 만만해 보인다 이거지?' 목구멍이 근질근질하다. 당장이라도 브레스로 확 녹여버리고 레어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 헬메르노드. 그래도 그는 칼슈타인의 체면을 봐서 그냥 참기로 한채 라르고의 말에 대답해주었다. "나는 이 숲의 지배자 헬메르노드. 초대받지 않은 자여 그대의 이름은?" "나는 라르고 아파카인 에레아이스네 디테이로스틴. 가이아네스 제국의 4왕의 한 명이며 위대한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첨병이다!." 유달리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이라는 말과 `카르슈타인'이라는 말에 악센트를 넣으며 헬메르노드를 은근히 겁주려는 라르고. 그렇다고 헬메르가 겁을 먹었거 나 할리야 없겠지만,, 헬메르노드는 멍한 얼굴을 한 채 라르고를 쳐다보고 있었 다. `라르고 아파아파 엘렐레..였나? 무슨 이름이 저렇게 길어? 뭐 어쨋든..' 웅장한 숲의 나무사이로 드래곤의 음성이 메아리쳤다. "라르고! 손님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침입자의 우두머리여! 그대들을 당장 멸할 것이 당연하나 그 간특한 생명을 불쌍히 여겨 이번만은 살려준다. 떠나라, 이 숲을 통과하는 것을 허락해주마. 그러나 머무르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곳은 인간이 발디딜 곳이 아니다!" 헬메르노드는 무리한 요구따위를 할 생각은 없었다. 이들이 짐을 꾸리고 출발 할 준비를 할 시간정도는 얼마든지 줄 아량이 있다. 그러나....... 잠시 후 헬메르노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사실 드래곤은 귀가 없으니 귀라 기 보단 고막이지만...) 감히 인간이, 인간이 자신에게 "거절한다! 드래곤이여!!" 이라고 소리쳤던 것이다. 라르고는 계속 외쳤다. "우리의 인원이 이 숲을 지나가려면 이틀내내 꼬박 걸어야한다. 나의 충실한 부하들에게 그런 무리한 일을 시킬수 없다! 우리에겐 칼슈타인님의 가호가 뒤따른다. 그러니 양해해주길 바란다!!" `하아,,그러셔? 뭐? 양해??' 이제 헬메르노드의 머리속엔 더 이상 칼슈타인의 체면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분노가 소리가 되어 대기를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감히 나를 거역하는 것이냐! 이 하찮은 피조물들아! 내 자비의 마음으로 그 대들을 용서하려 했거늘 네 놈들은 용서받을 자격조차 없도다!" 드래곤이 분노하자 사방이 뒤흔들렸고 숲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헬메르노드 는 그린드래곤. 그가 분노하자 숲도 분노했고 그가 소리치자 숲도 소리쳤다. "허리의 알량한 스톰브링거따위를 믿고 감히 드래곤을 능멸하느냐! 받아보라 나의 분노를!" 거세어지는 공기의 흐름, 빨려들어가는 공기가 대기에 휘몰아쳤고 라르고의 안색이 그와 함께 시퍼렇게 변했다. 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 녹색의 기운이 헬메르노드의 입에서 강렬하게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넓고 깊고 강렬하게, 그의 브레스는 인간들을 잠식해가기 시작했다. "죽어라 미천한 것들.." 라그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의 손이 재빨리 허리에게로 갔고 그의 검이 뽑 혀짐과 동시에 그의 장검이 빛을 발했다. "트리플 [토네이도]!" 그 순간 돌풍이 불었다. 거대한 용권이 세 가닥으로 휘감겨 헬메르노드의 브레스 를 천천히 잠식하기 시작했고 곧 브레스의 대부분은 돌풍에 휘말려 하늘 높이 흩어지고 있었다. 허공에 흩어지는 녹색구름. 그러나 그 잠깐 사이에도 이 근처에 있는 인간들은 모두 녹아내리거나 몸의 일부가 마치 뜨거운 후라이팬에 버터를 올려놓은 것처 첨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다. 또한 흩어진 녹색구름 아래에 있는 것만으로도 병사들의 얼굴에 자그마한 수포들이 연속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자 신의 피부를 감싸며 비명을 질렀다. 브레스의 대부분을 라르고의 스톰브링거가 일으킨 바람으로 흐트려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500여명에 가까운 병사들 이 죽거나 독에 의해 피부가 타들어가고 있었다. "크아아악!!" 으허허허헝!!" "아아아아악!!" 헬메르노드는 자신의 브레스를 날려버린 찬란히 빛나는 라르고의 장검, 스톰 브링거를 잠시 바라보았다. 자신이 알량하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알량하 지는 않다. `과연,,그 분이 만드신 검답군. 하지만 사용자가 인간이어서야 쓸모가 없지.' 스톰브링거가 일으킨 [토네이도]는 5서클후반의 주문. 그것은 직경 10미터내 외의 거대한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주위의 나무들과 몇몇 병사들마저 빨아들일 정도로 강력한 마법, 그런 마법을 라르고는 연거푸 세번식이나 사용했고 그럼 으로써 간신히 그는 그린드래곤의 포이즌 브레스를 막을 수 있었다. 마법은 연거푸 사용하면 마나의 소모량이 배가 된다. 그런 것을 연거푸 3번씩 이나 사용한 라르고는 지금 지쳐있었고 그런 모습을 보며 헬메르노드는 비웃 었다. "제법이구나. 자 어디 또 한번 막아볼테냐?" 그런 헬메르노드에게 라르고의 외침이 들려왔다. "나는 나의 병사를 구하려 한 것뿐. 내 몸만 살고자 하였으면 그런 무리한 주문을 사용할 리가 없지 않소!" 사실 라르고가 자신의 몸만 보호하려 했으면 토네이도를 연속으로 3번씩이나 사용할 필요는 확실히 없다. 자신의 몸 주위에만 일으키면 그만이니 말이다. 하지만 헬메르노드 역시 넓은 반경의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브레스를 넓게 퍼트려 뿜었기 때문에 여전히 할말은 있는 상태다. "훗, 그러냐 인간아. 내가 네 놈만을 노렸다면 아까의 마법정도로 살아남 을 수 있었을 것 같은가!" "병사들이 없었다면 어찌 그대의 브레스가 나를 해하리오!!" 확실히 겁이 좀 났는지 라르고의 말투가 아까보다는 그래도 좀 정중해졌다. 하지만 그의 대사는 완전한 도발이었다. 말인즉슨 딸린 짐이 있어서 못 싸우 겠다. 어디 단 둘이서만 붙어보자...였고 헬메르노드는 그에 응하기로 했다. "그래? 그렇다면 병사들을 물리게 하라. 그리고 한번 다시 막아보라. 그대가 나를 억누른다면 그대들은 이 숲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을것이다." 헬메르노드의 말에 라르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더니 곧 병사들에게 손짓을 했고 병사들 가운데에서 새하얀 로브를 입은 마도사가 나타났다. "폐하, 부상자를 이끌고 철수하오리까?" "그러도록 하시게. 그레더. 나는 이 드래곤과 볼일이 조금 있으니 나중에 간다고 장군들에게 전하게.." "예. 부디 옥체보중하시기를." "나에겐 이 스톰브링거가 있다! 너무 걱정말고 기다리시게." 병사들이 우르르 부상병들을 이끌고 철수하는 광경을 우두커니 보던 헬메르노드 는 문득 라르고에게 웃음을 지었다. "훈련이 잘 돼어있군 그래. 게다가 장수에 대한 신임도 보통이 아니야. 드래곤을 상대로 저들은 당신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가본데? 아니면 그 스톰 브링거를 믿고 있는것인가?" 라르고는 스톰브링거를 두 손으로 잡고 말에서 내렸다. "그린드래곤 헬메르노드여. 그대의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 그대가 나에게 패하면 그땐 이 숲을 자유롭게 통과하도록 해 줄테지?" "물론이다. 드래곤의 이름을 걸었을때는 약속을 깰 수가 없거든. 하지만 네 놈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넌 다시는 그들을 보지 못 할테니" 이제 텅빈 공터에는 거대한 그린드래곤 헬메르노드와 제국서령주 무왕 라르고 그리고 헬메르노드의 포이즌 브레스에 녹다 남은 시체들과 녹아버린 핏물만이 남아있었다. "덤비거라 미천한 것아. 드래곤의 힘을 보여주마." 가스터는 힐끗 창밖을 쳐다보았다. 비록 해가 떠있긴 하지만 이미 거의 저물 어가는 상태였고 파란 하늘 한가운데 떠있는 달은 기괴하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가스터의 속마음은 의문으로 그런 게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 고 그는 어서 의문점을 해결하고 싶어졌다. "그래, 몸조심하게 플루토," "걱정도 팔자유." 플루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모습은 곧 빛을 잃으며 수정구 속에서 사 라졌고 가스터는 수정구를 로브안으로 잘 갈무리해넣은 뒤 턱에 손가락을 괸 채 방안을 맴돌기 시작했다. 뭔가 고민거리나 깊이 생각할 일이 생겼을때 자 주 나오는 가스터의 버릇, 고개를 몇 번이고 갸웃거리던 가스터는 느닷없이 방문을 박차고 복도쪽으로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대빗자루를 들고 정원을 쓸던 하녀 두명이 호기심 찬 눈으로 그를 쳐다보는 것에는 신경도 안쓴 채. "가스터님이시다." "해저무는데 갑자기 왜 저리 서두르시지?" "원래 마도사들은 좀 이해가 안 가는 구석이 있으니까아,," 그런 하녀들에게 떨어지는 하녀장의 일갈, "거기 수다만 떨지 말고, 제대로 안 쓸어?" "네,,네,,네" 혼나는 하녀들의 배경으로 복도를 통해 뛰어가는 로브를 펄럭이며 뛰어가는 가스터의 모습이 보였다. 화강암의 기둥으로 받쳐지는 거대한 5개의 5층건물들이 10개의 복도들로 서로 오각형의 형태로 연결이 되어있고 그 한 가운데에는 거대한 탑이 솟아나있다. 카르셀 궁성과 인접한 가스터의 개인궁전 마도궁, 바로 대마도사 가스터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그 수하인 마도병단 300여명과 그외 다수의 하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카르셀의 3대 세력중의 하나였다. 다리오스와 플루토의 백룡기사단과 암흑기사단, 그리고 베라의 헬레이스 신전 의 무녀들과 더불어 카르셀의 국력을 부강하게 하는데 일조한 세력들이다. 마도궁의 한복판, 하늘을 찌를 듯한 거대한 탑 `바벨' 그리고 그 탑을 통하는 유일한 입구인 높이만 5미터가 넘는 거대한 문 앞에서 가스터는 숨을 헥헥거리 며 멈춰섰고 그 모습을 본 문지기들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 "이곳은 이상없습니다. 어인 일이십니까? 가스터님." "잔말말고,,헥헥.. 비켜 비켜~~" 가스터는 숨을 고르며 문지기들의 인사를 들은 체 만체 허겁지겁 문에 손을 대었고 그런 가스터의 입에서 주문이 흘러나왔다. "열려라 마법의 문이여,,나 그대의 계약의 주인, 나의 명을 따라 닫혀진 것 을 개방하라." 그의 손에서 찬란한 푸른 빛이 퍼져나오기 시작했고 곧 거대한 문은 천천히 가스터 앞에 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스터는 어지간히 급했던지 채 열리 지도 않은 그 문에 몸을 비집어 넣으면서 문지기들에게 한 마디만을 남기고 는 사라져버렸다. "세조와 클레이튼을 불러오게 당장!" "두 분은 식사중이신,,," 문지기는 말을 채 못 마치면서 이미 안쪽으로 사라져버린 가스터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은 소리도 없이 서서히 닫혀버렸고 그 뒤를 문지기 두 사람이 얼떨떨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세조와 클레이튼, 마도궁의 총관과 내무관이고 또한 엄청난 마도사이기도 하다. 대마도사 가스터의 수제자로 마도사이기는 하지만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들이기도 하다. 문지기들이 함부로 말도 못 붙일 군번이긴 하지만,, "어서 불러오게 카스. 아무리 귀족들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가스터님의 제자 들이 아닌가.." 지적당한 문지기가 허겁지겁 복도를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가스터는 계단을 한꺼번에 두 세개씩 건너뛰어가며 윗층으로 윗층으로 올라 갔고 그는 한 방문 앞에서 잠시 무릎을 굽히고는 헉헉대며 숨을 고를 수 있었 다. "다음엔 창생의 방을 1층에다 만들어야겠군. 아니면 내가 운동 좀 하든가.. 하이고 다리야,,," 가스터는 중얼중얼하면서 금박이 아로새겨진 방문에 손을 대고는 주문을 외웠다. "열려라 계약의 문이여." 문은 소리도 없이 조용히 열렸다. 거대한 수정의 관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히 메꾸고 있고 반대편에는 20개가 넘는 책장들이 무수히 많은 책들을 꽂아놓은채 진열되어 있다. 수정관과 그에 연결 된 수많은 파이프들과 알수 없는 액체들, 그리고 그것들이 담기어져있는 검은 색의 항아리들, 대부분 있던 것들이지만 절반 정도는 5년 전 새로 입수한 것들 이다. 바로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의 레어에서 발견한 것들. 고대의 지식들 과 유물들이 그것이다. 200평도 더 되어보이는 이곳 `창생의 방'은 그런 것들 로 가득차 있었고 가스터는 주저않고 그중 한 책장으로 가 다짜고짜 서류들과 마도서들을 꺼내들고는 훑어보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상성이 맞지 않는 종족들을 결합시키기 위해 일부러 매개체인 그라테우스의 드래곤 하트를 집어넣었는데 ,,,덕분에 보유하고 있던 드래곤 하트의 절반 가량이 날아가버렸군. 그중 성공작은 NO.95 아리아 세스헤네트,,,이거 하나 뿐이고...하지만 드래곤 하트로 인한 부작용으로 육체가 마나의 허용량을 견디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붕괴하게 되는 건데......0 젠장 나돌아다니느라 제자놈들한테만 맡겨놨더니 이거 중간 과정이 영 아리 까리하구만..." 가스터는 아예 훑어보았던 책과 서류들은 엉덩이에 깔아뭉개고는 비비적거리면 서 닥치는 대로 마도서들과 두루마리들은 뒤져보는 중이었고 깨끗히 정리되어 있었던 이곳은 이미 마굿간이나 다름없는 아수라장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가스터는 개의치 않았다. 아니 아예 신경도 쓰고 있질 않았다. "가만가만,,그 바보드래곤(아린을 칭하는 거 같다)의 피가 혹시 아리아에게 흘렀을 경우? 하지만 그렇게 된다해도 마법적 가공을 하지 않은 드래곤의 힘을 키메라의 육체가 받아들일 리가 없는데...재수좋게 육체가 부활한다 해도 정신과의 발란스가 극도로 붕괴되어 미쳐버리거나 하는 게 정상이 거늘......" 한참을 중얼거리며 고민하는 가스터의 귀에 화들짝 놀라는 굵은 남자의 목 소리들이 들려왔다. "히익! 아니 스승님. 뭐하시는 겁니까?" "저기,,스승님? 뭘 찾으시길래?" 가스터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금발 머리의 30대 중년으로 보이는 검은 로브의 흑마도사 2명이 가스터에게 의아한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아,,이런 너무 어질렀군." 가스터는 머리를 긁적였다. 닥치는대로 연구보고서들을 뒤적거리다 보니 방 안은 허연 종이들이 나풀나풀 허공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알아봐야 할게 있다. 아마 자네들이 담당이었지? 이번에 리베이드 폭격에 가담한 키메라의 연구결과들을 주르륵 챙겨오게나. 출신지부터 최종결과까지.." 그러자 세조와 클레이튼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그 실험체는 이미 사용하시지 않았나요? 1회용이라 별 효용도 없었는데?" "살아있어." "네엣?" 세조와 클레이튼의 얼굴에 아까 가스터의 얼굴 못지 않은 경악이 새겨졌다. 가스터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그 둘을 보다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도대체 어디를 관과했는지 알고 싶군 내 자신이..그러니까 빨랑 연구결과나 가져오게.." 그러자 세조와 클레이튼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아,,그게 저..." "왜 그러나? 설마 버리거나 한 건 아니겠지?" 우물쭈물하는 세조와 클레이튼의 태도에 가스터가 버럭 화를 냈지만 곧이어 나오는 세조의 대답에 가스터는 겸연쩍은 표정을 할수 밖에 없었다. "스,,승님,,엉덩이 아래 어딘가에 깔려있지 않을까요..." "............." 결국 가스터는 단호하게 권유했다. "찾자!" 10여분 정도 대마도사 가스터와 카르셀에서 1,2위를 다투는 두 명의 마도사 들은 엉덩이를 하늘로 올린 채 바닥을 기어다녔고 마침내 클레이튼이 그 서 류를 찾아낼수 있었다. "여쓿군요. 스승님. NO 98 아리아 세스헤네트. " "이리 주게,,어디....." 가스터의 손이 서류의 첫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4두마차 3대가 연이어서 바트란의 수도 알카나스를 빠져나와 황량한 초원을 달려나가고 있었다. 덜컹~덜컹~ 비록 길이 조금 험해서 덜컹거리기는 했지만 마차안은 안락한 편이었다. "우물~우물~" 아리아는 배를 열심히 채우면서 아까의 생각에 잠겨있었다. 자신을 따르라는 마도사의 말에 아리아는 조금 고개를 갸웃거렸을 뿐 별 생각없이 그의 뒤를 따랐었고어둑어둑한 뒷골목들을 지나 한참을 따라가던 아리아의 눈에 커다란 마차 3대가 정차해있는 것이 보였었다. "타라." 금발의 마도사는 아리아를 수수해보이는 4두마차로 안내했고 그 속에는 이미 몇 명의 여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그녀들을 태운 마차는 지금 어 디론가 달려나가는 중이었고 마차안에는 음식물들이 마련되어 있어 굶주린 아리아의 눈을 빛내게 했다. 입이 미어터지도록 빵과 고기조각들을 쑤셔넣고 있는 아리아를 보며 금발의 마도사가 말을 걸었다. "어떤가? 나와 계약하지 않겠나?" "???" 입안 가득한 음식물들로 말을 하지 못했던 아리아는 그냥 고개만 열심히 끄 덕거렸다. 어디서 무얼 하건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될 일은 없을 것 아닌가? 계약을 하건말건 아리아에겐 관심밖이었다. 자신은 시키는대로만 하면 된다. 그것이 무엇이든간에,,,그렇다면 그녀는 이번처럼 맛있는 음식을 또다시 배 불리 먹을 수 있을것이다. 마도사는 입가에 미소를 띄며 물었다. "맛있느냐?" 끄덕~끄덕~~ 배가 불러오자 그제서야 아리아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몇몇 여인들이 마차안 에 타고 있었고 하나같이 옷들이 남루한 걸로 보아 자신과 비슷한 처지로 이 마도사를 따라온것 같았다. 힐끔거리는 아리아에게 하얀 종이 한장이 주어졌 다. "사인해라,," "저기,,글을 모르는데요..." 아리아는 고개를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평범한 농촌 처녀였 던 그녀가 글을 배워야 할 필요따위가 있지 않았으니,,글을 알리가 없다. 그리고 마도사 역시 그 점을 짐작하고 있었던 거 같다. "손도장이라도 상관없다. 맨 끝쪽, 그곳에 찍어라.." "여,,여기요?" "그래,," 뭐라고 쓰여있는지도 모르면서 아리아는 그냥 마도사가 시키는데로 도장을 찍 었고 금발의 마도사는 그 계역서를 품안에 집어넣었다. 마도사는 아리아와 그 외의 여인들을 바라보면서 눈쌀을 찌푸렸다. "우선 옷들을 갈아입혀야겠구나.. 지금 옷들은 너무 더럽군." 마차는 계속 달렸다. 배가 부른 아리아에게 마차의 요동은 오히려 요람과도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하였고 그녀는 서서히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달이 참 밝구나..' 그녀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밤새도록 달린 마차는 중간지점의 어느 중소도시에 들렸고 그곳에서 아리아와 마차를 타고 있던 여인들은 잠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마도사들이 그녀 들을 데려간 곳은 의외로 고급으로 보이는 옷가게였다. 마도사는 그녀들을 보며 말했다. "그 옷들을 입고 마도궁으로 갈수는 없지 않느냐." 그 곳에서 금발의 마도사는 그녀들에게 각기 옷들을 한벌씩 사주었고 그 옷을 만져본 아리아는 감격해했다. 그녀가 고향에 있을때는 구경도 못해보았던 실 크로 된 원피스였다. 하늘하늘한 느낌, 부드러운 감촉..다른 여인들 역시 아 리아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모습에 마도사는 흐뭇해하는거 같았다. 아리아는 그런 금발의 마도사를 보며 물었다. "저,,마도사님,,,성함을 여쭈어도,,괜찮을까요.." 마도사는 여전히 입가에 사람좋은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세조,,세조 자르난. 어느쪽이든 마음대로 부르게." 아리아와 그외의 여인들 카르셀왕국 도착. 아리아는 놀랐다. 그녀의 앞에는 바트란에서는 구경도 못할,,수도에서조차 보지 못했던 거대한 궁성이 세워져있었다. 까마득히 높아보이는 성벽,,그리 고 그 성벽을 통과하자 수많은 탑들이 세워져있는 거대한 5개의 궁성이 그녀 앞에 펼쳐졌고 그 한 가운데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탑이 세워져있었다. 마차안에서 연신 주위를 살펴보는 여인들,,그런 여인중에는 아리아도 예외가 아니었고 여인들 중 한명이 세조를 보며 물었다. "자르난님. 저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거여요?" 세조는 웃었다. 마치 그는 웃는 것 외에는 다른 표정이 없다는 듯이.. 인자해보이는 그 웃음을 얼굴 가득 담고서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무 것도 안해도 돼." 의아해하는 여인들 앞에 거대한 탑이 나타났고 마차는 5미터도 넘어보이는 거 대한 문앞에 멈추어섰다. 세조는 탑을 바라보며 희열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다 왔구나,,너희들의 목적지 `바벨,이다. 신에게 도전하시는 분이 계신 곳이 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가스터는 서류를 읽다 말고 세조를 흘겨보았다. "뭐? 신에게 도전하시는 분? 허허,,여기에 그런 사람도 사나? 인사라도 드리러 가야겠구만.." (근데 이 세조라는 놈은 연구보고서를 소설로 적은 걸까요? 그건 아니겠죠?^^;;) 그러나 세조는 얼굴색 하나 안 변한 채 미소를 띄우며 가스터를 쳐다보았다. "스승님은 충분히 그런 칭호를 받으실만 합니다. 당신은 위대하시니까요." 가스터는 머쓱한 표정을 얼굴가득 담은 채 세조를 바라보며 뇌까렸다. "너나 네 형 다카스 자르난이나...한 놈은 무뚝뚝하고 한 놈은 빙글거리는 거 빼곤 똑같구나..사람 추켜세우는 거 말이다." 가스터의 말에 세조는 미소를 지우고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5000년 전,,지금의 인류가 생기기도 전,,신과 인간이 함께 살았다는 그 시대 에도 8서클의 마도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9서클의 마법은 신과 드래 곤들만의 전유물이었지요." 진지한 얼굴을 한 세조를 보며 가스터는 시큰둥하게 물었다. "그래서?" "고금 최강의 마도사, 5000년 동안 8서클을 터득한 마도사는 단 한명도 없었읍 니다. 있다면 그것은 드래곤의 폴리모프였겠지요. 인간의 몸으로 궁극의 경지 에 다다르신 분을 칭하는 제 표현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가스터는 시큰둥했다. "그래? 그럼 너는 그렇게 많이 부르렴. 난 관심없다." 가스터는 중얼거리며 다시 서류를 보기 시작했고 잠시후 그의 입에서 짜증섞인 목소리가 틔어 나왔다. "초반 부분은 다 거기서 거기잖아? 몇 장 더 넘기고 실험기간부터 봐야겠군." 마도의 탑 `바벨' 의 창생의 방. 차디찬 수정관들이 한쪽 벽을 잔뜩 장식하고 있고 그 속에는 얇은 옷 한벌만 입은 여인들이 저마다 하나씩 갇혀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아리아의 모습 역시 보이고 있다. `끄으,,끄그,,끄으으윽..........' 아리아는 고통스러웠고 그래서 그녀는 비명을 지름으로써 이 고통을 호소하고 싶었다. 그러나 투명한 수정관 안에서 붉은 빛의 물속에 감싸여 둥둥 떠있는 그녀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었고 그래서 그녀의 입에서는 작은 신음소리밖에 새어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하얀 원피스는 이미 붉게 물들어있었다. `아,,파,,아파,,,아파,,' 이 고통은 이미 하루가 넘게 지속되고 있었다. 전신에 새끼손가락만한 수십개의 강철파이프들을 박아넣은 아리아,, 그 파이 프들을 통해 붉은 액체가 계속 흐르고 있었고 그녀는 그저 묶인 팔다리를 더 욱 세차게 흔드는 것외에 어떤 행동도 행하지 못하고 있다. 붉은 액체가 그 녀의 몸을 맴돌때마다 마치 바늘로 혈관을 긁어대는 듯한 통증이 뒤따랐다. 그녀는 마음속으로나마 더더욱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 그런 그녀의 앞을 마도사 두명이 지나가고 있었고 그들은 수정관들을 둘러 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그들 앞으로 금발의 마도사, 세조 자르난이 예의 그 사람좋아보이는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는 다가왔고 두 명의 마도사들은 세조를 보며 무언가를 보고 하기 시작했다. "NO.98 아리아 세스헤네스, 타잎은 베타 프러스. 실험은 성공적으로 보입니 다. 2단계를 실행할까요?." 그러자 세조는 눈을 빛내며 아리아가 들어있는 수정관을 들여다보았고 아리아 는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그에게 증오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흐음,,일단 시험을 해봐야겠군. 꺼내라." "예." 그리고 아리아의 몸에 박혀있던 수십개의 강철파이프들이 뽑혀나갔다. 수정관이 열리고 아리아의 결박이 풀어졌다. 팔다리가 자유로와진 아리아가 제일 먼저 취한 행동은 하나였다. `도,,도망갈거야..' 아리아는 앞뒤 생각도 안 하고 달리려 했다. 그저 도망치겠다는 생각만이 그녀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리아에겐 움직일 힘이 남아있지를 않았다. 아리아는 힘없이 방바닥에 엎어졌고 그런 그녀를 마도사 두명이 각기 팔을 잡고 는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아리아는 애원하고 싶었다. 살려달라고..제발 살려달라고.... 그러나 그녀의 입에 물려진 재갈은 단단하기만 했다. "어디,," 세조는 아리아를 살펴보면서 검은 로브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잠시후, 아리아는 복부부분의 섬뜩한 통증을 느끼며 두 눈을 부릅떴다. "끄,,끄극...." 세조의 손에 들려진 것은 날이 시퍼런 단검, 그것이 아리아의 배를 잔혹하게 파헤쳐버렸던 것이었다. 아리아의 눈에 실핏줄이 벌겋게 일어났다. "끄어어........." 그러나 세조는 아리아의 입에서 새어나온 신음소리에는 아랑곳않고 꽂았던 단검을 가로로 주욱 그어버렸고 아리아는 전신을 벌벌 떨며 눈물만을 흘리고 있었다. `차라리 기절해버렸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이런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마도사들이 무슨 수를 썼는지 아리아는 기절할 수 없었다. 그녀의 입에 물리어진 재갈이 뻘겋게 물들어갔다. "끄,,으으,,으음,," 잠시후 통증은 사라졌고 마도사의 말이 아리아의 귓가에도 들렸다. "아물고 있습니다." "좋아,,트롤과의 합성은 성공적인거 같군. 2단계로 올려보내게." "2단계의 어느 쪽으로 올릴까요?" "이미 외부의 유입은 트롤의 피가 거부반응을 보일테니...제6실험실로 보내게. 골격을 바꿔야지,," 놀랍게도 복부의 상처는 물론 전신에 뚫린 새끼손가락만한 구멍들도 대부분 아 물어가는 아리아였다. 몸을 가누질 못하는 아리아를 마도사 2명이 부축했고 그 들은 그녀를 창생의 방과 연결되어있는 10개의 연구실 중 6이라고 쓰여진 곳으 로 끌고 갔다. 그때, 창생의 방의 정문이 활짝 열렸고 아리아를 붙잡고 있던 마도사를 비롯한 창생의 방에 있던 마도사 전원이 가슴에 손을 얹고 정중히 허리를 굽히기 시작 했다. "?..?.." 아리아는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서 그들이 경의를 표하는 대상을 바라보 았다. 주름진 샤프해보이는 얼굴, 대략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깡마른 듯한 인상의 갈색머리 사내가 검은 로브를 걸치고는 마도사 사이를 걷고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외쳤다 "세조! 클레이튼! 자네들 어디있는 건가? 도대체가 전부 시꺼먼 보자기만 뒤집어썼으니 영 구분이 되야지 이거..." 그러자 세조가 황급히 그에게로 뛰어나갔다. "저 여기 있습니다. 가스터님, 저의 스승이시여." "어디서 그런 고어체는 배운건가? 안어울린다 쓰지마."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아리아의 머리속에 가스터란 이름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시대 최고의 용사라는 실버나이트 다리오스의 동료로써 드래곤을 물리칠 정도로 어마어마한 마법을 구사한다는 카르셀의 궁정마도사, 고향의 어른들이 가끔 술마실때 서로들 떠들던 이야기들이었다. 아리아의 눈길이 차가와지며 증오가 어리기 시작했다. `대마도사 가스터.....' "얼마나 진전이 되었는가?" 가스터는 주위를 둘러보며 질문을 던졌고 세조는 손에 한 웅큼의 두루마리를 쥔채 가스터의 질문에 정중히 답했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화이트 드래곤 그라테우스의 레어(동굴)에서 발견한 것 들은 대부분이 사멸한 고대어, 알려진 일반 어법이 아닌 마도의 어법과 용들 의 언어가 혼합되어 있어서 해독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자 가스터는 눈쌀을 찌푸리며 물었다. "나참,,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리는군..그래 1단계인 {깨지지않는 영혼의 그릇}도 힘든 실정이다,,이건가?" "굳이 1단계만 통과할 거면 못 만들것도 없지만,,,지나친 마법적 융합으로 인 해 실험체의 자아가 붕괴되어 버립니다. 가사상태에 빠져버려요. 게다가 마나 를 주입하면 종족의 피끼리 서로를 배척하기 때문에 육신의 붕괴가 일어나버 립니다." "애당초 쉬울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천천히 하게.. {영원의 마나를 지닌 깨지지않는 영혼의 그릇}....육신을 가지고 신에 필적 할 유일한 방법..인간이 드래곤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인데 그게 쉬울리는 없지 않은가...어디까지나 느긋하게~느긋하게~" 가스터는 잠시 주위를 둘러본 뒤 다시 방을 나갔고 그 뒤를 세조가 뒤따랐다. "여행을 떠나신다고 들었습니다 스승님. 도대체 어디를 가시는 건지?" 그러자 가스터의 입가에 미소가 ?혔다. "레드 드래곤 잡으러 간다네." 아리아가 이곳을 도착한지도 수십일이 지났다. 조그마한 감옥, 그안에 갈색머리 여인이 구석에 웅크려 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스, 휴나, 레이라,,," 아리아는 조용히 여인들의 이름을 읊조렸다. 한때 이 감옥안에서 같이 잠을 자던 여인들의 이름,, 아리아의 몸이 점점 웅크려져갔다.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갔고 그와 함께 아리아주변의 여인들은 하나,하나 사라 져갔다. 다섯이 넷이 되고 넷이 셋이 되고... 그들은 매일 아침 함께 밖으로 끌려나갔으나 모두가 함께 이곳으로 돌아오지 는 못했다. "나,,하나 남았네,,하하,," 방구석에 앉아 멍하니 쇠창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을 바라보던 아리아는 문득 자신의 두 팔을 들어보았다. 새하얗고 가느다란, 적당히 근육이 있는 생동감 넘치는 팔. 그러나 아리아는 그것들이 자신의 팔이 아님을 알고 있다. 바로 오늘 그녀를 끌고간 마도사들은 그녀의 어깨를 마법으로 얼린 뒤 두 팔을 잘라내었고 보기에도 흉칙하게 생긴 끔직한 괴물의 팔을 그녀에게 융합시켰다. `신기해...' 아리아의 입가에 허무한 미소가 어렸다. 그녀의 어깨와 융합한 괴수의 팔은 곧 급격하게 변하여 마치 그녀의 원래 팔인양 아무런 흉터나 위화감없이 그녀 의 팔의 일부분이 되었고 그것을 지켜본 마도사들은 좋아라 서로들 토론을 나 누고 있었다. "역시 마도생물 카에룬의 조직의 적응력이 훌륭히 융합된 것 같군요. 가장 어울리는 형태로 본신의 위력을 잃지 않은채 훌륭히 융합을 마쳤읍니다." "하지만 예상외의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오. 여기까지 살아남은 건 이 실험 체 하나뿐이잖습니까?" "기록하겠습니다. NO.98 아리아 세스헤네스 전체 융합 성공." 마도사들의 대화는 아리아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결국 요약하면 그녀는 훌륭하게 괴물이 되었다는 이야기일 테니까.. 아리아는 문득 그제 일이 생각났다. `그래,,그제보다야 이게 낫지..그런 고통을 당하는 것 보다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가스터는 서류를 읽다 말고 세조와 클레이튼을 보며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와,,자네들 용케도 생살을 찢고 째고 했구만. 원래 그런거 맨정신으로 하기 힘든데.." "스승님이 시켰잖아요!!!!" 합창으로 터져나오는 대답에 억울함이 섞여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그래도,,그저께보다야,,' 아리아는 그저께의 실험을 생각하며 몸서리쳤다. 그녀는 마도사들에게 이끌려 어느 곳으로 끌려갔고 그곳은 사방이 피로 시뻘겋게 물들어 있어 혈향이 가득 한 곳이었다. 제8실험실, 그 곳에 놓여있는 여러 개의 실험대 위에 이미 몇몇 의 여인들이 엎어진 채 팔다리가 묶여있었고 곧 아리아도 같은 처지가 되었다. 그녀는 공포에 떨며 생각했다. `뭘,,할려는 걸까..' 벌벌 떠는 아리아의 등부분의 옷자락이 주욱 찢겨나가고 섬뜩한 칼날의 느낌이 아리아에게 느껴졌다. 엎어져 있는 아리아는 그저 공포에 떨고 있는 수밖에.. 그러나 공포는 곧 고통으로 화했고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아니 지르려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있었다. "끄,,끄그,,끄아아악..." 지독한 통증이 그녀를 업습해갔고 그녀의 머리속이 새하얘졌다. 그저 죽고 싶다 는 생각의 반복,,억겁과도 같은 시간을 기절조차 하지 못한채 고스란히 고통을 맛보며 괴로워하던 아리아는 한참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등 부분이 허전했 다. 여전히 지독한 고통이 수반되고 있었지만,,아까보다는 괜찮은 편이다. `뭐,,뭘 한거지,,' 그녀는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런 그녀의 눈에 피로 물든 연구실 바닥 한 구석에 아무렇게나 내팽겨진 이상한 모양의 뼈무더기가 보였다. 그것의 정체를, 아리아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마도사들의 입으로부터 알아챌 수 있었다. "NO.98 척추제거 성공,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NO.45 사망입니다" "NO.29 사망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이 실험체 NO.98뿐이군. 드래곤 본을 준비하게. 이식을 거 행하기로 한다." "시작합니다." 그와 함께 또 다시 덥쳐오는 지독한 통증,,기절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신세.. `하아아,,' 아리아는 상념을 멈추고 멍하니 감옥안을 비추어주는 달빛을 바라보았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머리가 깨져 뇌수가 흘러나올 지경이 되도록 벽에 머리를 부딛혀보기도 했고 옷자락을 찢어 목을 매달아보기 도 했다. 숨겨둔 접시조각으로 목덜미를 그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의 육체는 그녀에게 지독한 고통만을 안겨주었을 뿐 안식을 선사하 지는 못했다. `............' 멍한 아리아의 눈에 새하얀 달빛이 눈부시게 비쳐지고 있었다. 마도궁의 복도를 거칠게 걸어가고 있는 검은 로브의 마도사, 이 시대 최강의 마도사라고 불리우는 드레곤 슬레이어 가스터 라트나일,,그러나 오늘 그는 이오네 공주의 무리한 주문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복도를 종횡무진하며 한손으로 턱을 괸채 오락가락하는 가스터의 모습을 보고 마침 옆을 지나가던 클레이튼이 의아해하며 가스터에게로 다가갔다. 그의 스승이 이런 행동을 할대는 뭔가 고민이 있거나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을때마다 하는 행동이라는 걸 아는 탓이었다. 클레이튼은 가스터에게 인사한 뒤 그에게 물었다. "고민이 있으십니까? 왜 그리 오락가락하세요?" 가스터의 한쪽 눈이 치켜세워졌다. "오락가락?" "아,,아뇨,,왜 그리 우왕좌왕하세요?" "우왕좌왕...." "제가 말을 잘못했나요?" 가스터는 치켜뜬 눈을 풀며 클레이튼에게 말했다. "아니다 아냐,,,크,,이오네공주로부터 골치아픈 주문을 받아서,,," "스승님이 해결하지 못할 정도란 말입니까?" 가스터는 어이없는 얼굴로 말했다. "리베이드의 수도 퀘하나를 박살내달래. 쥐새끼 하나 안 남기고 전부.." 클레이튼의 얼굴 역시 어이없게 변했다. "아니,,이오네 공주님은 가스터님이 무슨 신이라도 되는 줄 아시나보죠?" 그러자 가스터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나라면 가능하긴 해..." "네엣?" 클레이튼의 얼굴은 경악으로 가득찼다. 그가 알기로 그의 스승은 헛소리는 잘 해도 허튼 소리는 하지 않는 분이셨다. 가스터가 할수 있다면 할수 있는 것이 다. 그러나 도시하나를 박살낼 만큼 엄청난 마법을? 그렇다면 그건 이미 인간 이 아니지 않는가? 경악해하는 클레이튼의 얼굴을 보며 가스터가 말을 덧붙였다. "8서클 궁극주문 [미티어 샤워]라면 가능하지.." "드디어 그걸 익히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스승님." 그러나 가스터는 그다지 좋아하는 표정이 아니었고 오히려 그는 시큰둥한 표정으 로 클레이튼의 축하를 받아쳤다. "익히기는 했는데 쓸수가 없어." "네에?" "생각해봐라, 8서클 궁극주문이다. 그걸 썼다간 내 몸은 한 조각 육편이 되어 아름답게 허공속을 노닐 걸세.. 내가 미쳤냐? 그런 걸 쓰게?" 클레이튼은 알아듣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마법의 반발력,,그걸 생각못했군요." "내가 사용할수 있는 최강의 주문은 8서클 중반 부분인 [루브라크래틱 애로우] 가 최고야.. 그 이상은 내 몸이 못 견뎌. 난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싶지는 않다네.." `지금 나이가 몇인데 요절이람,,참나..' 물론 클레이튼은 현명하게도 마음속의 말을 입밖에 내지 않았고 대신 다른 이 야기를 꺼냈다. "그럼,,대용품을 사용해서 마법의 반발력을 대신 주는 그런게 있다면요?" 가스터의 얼굴에 솔깃한 표정이 떠올랐다. "무슨 좋은 계획이라도 있나?" "왜 거 있잖습니까? {영혼의 그릇 프로젝트}.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키메라 하나 남아있잖아요?" "오! 그렇군. 그거면 되겠어..그럼 당장 마인드 콘트롤부터 걸어야겠군." 그러자 클레이튼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그게,,문제가 있어서요.." "문제?" "그 실험체의 증오심이 워낙 강해요. 뭐 당연한 거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마인드콘트롤이 잘 안 먹힐거 같습니다." 그러자 가스터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그럼 그 실험체를 잠시 머리속을 백지화 시키면 되는거 아닌가? 뭐가 문 제야?" "하지만,,워낙 이거저거 섞어 놓아서 정신계열 마법이 전혀 안 먹히거든요.." 그러자 가스터는 클레이튼에게 혀를 찼다. "에그,,왜 모든 일을 마법으로만 해결하려 하는가?"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으신 건가요 스승님?" 가스터는 빙글빙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간단하잖나. 궁성의 병사들중 건장한 장정 10명 정도 모아서 최음제에 중독시킨 다음 좁은 방에다 가둬놓게나. 그 다음에 그 실험체를 팔다리 를 마비시켜서 그 안에 던져넣어." 클레이튼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변했지만 가스터는 태연하기만 했다. 가스터는 빙글빙글 웃으며 말을 맺었다. "한 3시간만 지나면 마인드콘트롤을 하기에 아주 이상적인 상태가 될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가스터는 서류를 갈무리하며 미소를 지었다. "야,,이 가스터란 놈 참 나쁜 놈일쎄,,새삼 글로 읽어보니 느끼겠구만." 그러나 클레이튼이 재빨리 가스터의 말을 받았다. "아닙니다 스승님. 인간의 진화를 꾀하시는 스승님의 숭고한 이상을 위해 작은 희생은 불가피한 것 아닙니까? 후세에는 스승님의 업적이 찬란히 빛날 겁니다." 클레이튼과, 동감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세조를 보며 가스터가 나직히 말을 걸었다. "그런 건 다 헛소리다. 그 작은 희생에 너나 내가 포함된다면 어쩔테냐? 그래도 작은 희생이라는 말이 나올까? 자신이 한짓은 사내답게 인정하는 게 좋아. 난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악한 행위를 했다. 아무리 말을 좋게 한다 해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러자,,클레이튼과 세조의 얼굴에 의아한 표정이 떠올랐다. 말씀이야 딱 공자님 말씀이고 구구절절 옳은 소리기는 한데 그 소리가 가스터 의 입에서 틔어나오면 색다른 감흥이 있는것이다. 아니 이 양반이 갑자기 개과천선을 한 것일까? 왜 안 어울리는 소릴? "스,,스승님?" 하지만 가스터는 개의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아무리 말을 나쁘게 한다 하더란 그것들은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질 못한다. 그 누가 감히 나를 막겠는가. 허허허허허....." 호쾌하게 웃던 가스터가 문득 웃음을 그치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가만,가만,,지금 웃고있을대가 아니군..,결국 왜 그 키메라가 살아있는지는 전혀 못 밝혀냈잖아? 에잉,," 새하얀 빛과 함께 몸이 허공을 헤메는 듯한 느낌이 지났고 다시 아린이 정신 을 차렸을 때는 이미 전혀 다른 경치가 아린 앞에 펼쳐져있었다. 아린은 턱을 매만지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여,,여긴 어디?" 아린은 주위를 살펴보고는 바로 이곳이 어딘지 알아챌 수 있었다. 사방이 온통 모래,모래,모래,, 그리고 내려쬐이는 뜨거운태양. 누가 봐도 이곳이 사막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단지 문제는 왜 그들 이 이곳으로 왔느냐다. 멍한 아린을 보며 모래에 반쯤 파묻혔던 세틴이 일어났다. "아우,,갑자기 왠 사막이야?" 푸르딩딩하게 온통 멍이 든 세틴은 피가 흐르는 코를 감싸고는 주위를 살펴보았 다. 사방이 모래언덕으로 이루어져있었고 주변에는 어떠한 생물도 보이지 않는다. 세틴은 머리를 굴려 방금 전의 일을 기억해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내가 아리아양을 안고는 ,,그다음에 유나양이,,앗,,유나양?" 유나는 지금 전신에 땀을 흘린채 아리아의 곁에 쓰러져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세틴은 재빨리 유나에게로 다가가 물었다. "유나양? 갑자기 왜 그래요?" 유나는 대답을 않은 채 신음만을 내뱉고 있었다. "헉,,허헉,,헉.." 한편 그때 아린은 아리아를 깨우느라 고심중이었다. "아리아? 이봐요 아리아? 자요?" 흔들어보고 꼬집어보고 깨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어쨋든 별의 별짓을 다해보았 지만 아리아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플루토가 어디를 어떻게 때렸길래 이 괴물같은 여자가 이렇게 정신을 잃을 수 있는지 아린은 궁금해졌 지만 일단은 아리아를 깨우는 일이 더 급하다. 한참을 아리아와 실랑이한 아린은 결국 세틴을 불렀다. "세틴. 아리아가 안 깨어나.." "이 쪽이 더 급해! 유나양이 땀을 흘리고 있단 말이야!" "더우니까 땀 흘리는게 당연하지 뭘,," "그런 문제가 아니고! 뭔가 잘못됐나봐.."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유나를 보며 세틴은 당황해했고 그런 그에게 한 가 지 생각이 떠올랐다. "아,,맞아 이게 있지.." 마침 플루토가 주었던 포션이 생각난 세틴...세틴은 잽싸게 그것을 유나의 입 으로 밀어넣으려 했지만,,,, 그녀는 도저히 그것을 삼키지를 못했다. 세틴은 고민했다. `어쩐다...' 물론 음유시인들의 모험담에서야 기절한 여인에게 물을 먹이는 기막힌 방법 마우스 TO 마우스가 있기야 하지만 그게 어디 실행하기 쉬운 일인가? 병을 들고 우두커니 앉아 안절부절못하는 세틴을 보며 아린이 물었다. "야? 세틴 뭐하냐?" "아 그게말이지..." 세틴의 손짓발짓을 통해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린은 그게 뭐 대단하냐는 듯 세틴 에게서 포션을 빼았았고 그것을 입안에 머금었다. 세틴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아린을 쳐다보았다. "야,,아린,,너 정말로 할거야?" 볼이 부풀은 아린이 세틴을 쳐다보며 답했다. "우앙?" "아,,아냐.." "................" 낮뜨거운 장면,,으로 보기엔 아린이 너무 예쁘게 생겨서 좀 어울리지 않았지만 어쨋든 아린은 유나와 입을 맞추었고 아린의 입을 통해 유나의 목으로 포션이 넘어갔다. 그러나 별 차도가 보이지는 않았다. "에이,,아까운 포션만 날렸네.." 아린은 아무렇지도 않게 중얼거렸지만 방금 전 낯뜨거운 키스신을 라이브로 목격한 세틴은 어디 그런가? 그는 한참을 버벅대고 있었다. "야,,아린,,너,,그러니까,,그게,," "??? 야 세틴,,너 왜 그래 아까부터??" "............" 버벅~~버벅~~~ 세틴의 패닉상태는 금방 회복이 되었지만 두 아가씨들의 상태는 영 회복될 기 미가 보이질 않는다. 유나는 단지 미약하게 신음할 뿐 정신을 거의 못 차리고 있었고 아리아는 아예 기절상태,,,, 남아있는 건 세상물정 모르는 두 도련님들 뿐이다. `젠장,,갑자기 뭐가 어떻게 된거지? 아리아씨야 후드려 맞았으니 그렇다 치고 유나양은 왜 이러는 거야? 게다가 여긴 또 어디지?' 어찌되었건 둘다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 판명되었고 그래서 세틴은 고민스러웠다. 플루토의 손에서 도망쳐와 사막 한 가운데에서 말라비틀어지는 결말은 그다지 당하기 싫은 세틴이었고 그래서 일단 세틴은 그늘진 곳에서 유 나나 아리아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모래언덕 근처의 자그마한 그늘을 발견한 세틴은 아린과 함께 유나와 아리아를 그곳으로 옮긴 후 그녀들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아리아가 정신을 차린 것은 해가 지고나서였다. 사막의 밤은 춥기 그지 없다. 주위에 나무 한그루 없는 사막 한가운데니만큼 아린과 세틴은 모닥불을 피우지 도 못하고 그저 모포를 뒤집어쓰고 벌벌 떨고 있었다. 게다가 아린은 아까 플루 토와의 전투로 기운을 허비한 탓인지 불의 정령들을 소환하지도 못했고 그래서 둘다 그냥 추위에 떨고만 있었는데,,,, 깨어난 아리아는 전혀 추위를 안 타는 듯 무표정하게 플루토에게 맞았던 목 부위를 약간 흔들어 볼 뿐이었다. 그런 아리아를 보며 아린이 물었다. "괜찮아요 아리아?" 아린의 염려에 아리아는 무표정하게 고개만을 끄덕인 뒤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 했고 그녀의 입에서 무뚝뚝하지만,,아린과 세틴에게는 더없이 궁금했던 이곳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여기는,,,사르바잔왕국 남부 허드세일 근처군요." "그걸 어떻게 알죠?" 세틴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리아라면 플루토에게 한 방 맞고는 한참을 기절했던 사람 아닌가? 그런데 깨어나자 마자 이곳이 어딘지 대번에 알아맞추 다니,,그녀의 머리속에 헤이드 6국연합의 지리가 모조리 들어있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이야기다. 아리아는 세틴의 의문에 답해주었다. "제가 마지막으로 지정했었던 장소이니까요." "지정이라뇨?" 아리아는 세틴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주위를 둘러보며 혼자서 중얼중얼 하고 있었다. "유나양은 아마도 제 검을 이용해서 이곳으로 온듯하군요. 하긴 워프는 5서클 후반의 주문,,아직 그녀가 사용하기에는 무리였겠지요.." "검이라면,,아리아씨의 마법검?" "예,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유나양의 상태와 지금 이곳의 위치를 보면 그런 추리밖에는 할 수가 없군요." 그때 아린이 세틴과 아리아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럼 유나는 왜 저러는거예요? 아까부터 골골대는데?" 아리아는 유나의 곁으로 가 잠시 그녀를 살펴보았고 잠시후 단언하듯 말했다. "마법검의 부작용이예요." "부작용?" "허용치 이상의 마법을 무리하게 사용해서 생존에 필요한 마나까지 한꺼번에 빼앗긴 거예요. 아마도 수명이 10년은 줄었을 겁니다." 그리고 두 가지의 반응이 튀어나왔다. "10년씩이나!!" "애개? 고작 10년?" 어느쪽이 누구의 반응인지는 굳이 묘사할 필요 없으리라. 어쨋거나 아린은 세틴의 따사로운 눈길을 한번 받은 뒤 어깨를 으쓱하며 그냥 유나의 곁으로 가 흘러내린 모포를 다시 덮어주었고 세틴은 아리아를 보며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 었다. "지정했던 곳,,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싶은데요 아리아양." "아,,제가 리베이드로 들어갈때 용병의 이름을 얻기 위해 사르바잔 왕국으로 부터 남하해서 국경을 넘었기 때문이죠. 가스터의 명령이었습니다. 만일을 대비해서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는 불필요한 일인줄을 알았지만..." 그러자 세틴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차 물었다. "궁금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기는 하지만,,일단은 중요한 것부터 물어보죠. 이 근처의 가까운 마을의 위치와 유나양을 치유할 방법에 대해 아십니까?" "궁금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기는 하지만,, 일단은 중요한 것부터 물어보죠. 이 근처의 가까운 마을의 위치와 유나양을 치유할 방법에 대해 아십니까?" 아리아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왜 한 소릴 또 하죠?" "그거야,,독자분들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 아리아는 세틴의 질문에는 대답치 않고 대신 신음하며 누워있는 유나쪽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모포를 두세장씩 겹쳐서 덮고는 아린 옆에 누워있었고 아린은 그런 그녀 주위를 불꽃의 정령으로 둘러싸며 따뜻하게 해 주는 중이 었다. 이제는 제법 기운을 차린 아린이라 정령술을 다시 어느정도 쓸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나는 비록 땀을 흘리며 신음을 낼 망정 보기에는 따뜻하고 편안하게 보호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린의 처지는 좀 달랐다. "추,,,춥다아,,,~~~~" 정령술의 특징상 아린의 불꽃정령들은 그에게 아무런 따스함도 선사해 주질 못했던 것이다. 원래 자신이 부리는 정령은 시술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만약 피해를 줬으면 정령사들 수십명 죽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항들이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를 않았고 그래서 아린 은 벌벌 떨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아린을 보며 아리아가 중얼거렸다. "뭔가 따뜻하게 할 것이 필요하겠군요." 자신의 모포를 유나에게 빼앗긴 아린의 궁상은 차마 눈뜨고 볼 광경이 아니 었고 그래서 아리아는 말없이 자신의 검을 쥐어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아린이 물었다. "어? 아리아,,근처에 몬스터라도? 갑자기 검은 왜?" 두 손을 맹렬히 비비면서 가끔 손에 입김을 분다거나,,두 다리를 오돌오돌 떨며 유나의 모포를 탐욕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거나,,저 모포를 도로 뺐을까 말까 고민하며 중얼거린다거나 하는 온갖 궁상을 떨고 있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는 말없이 아린에게 검의 손잡이 쪽을 건네었다. "이 검을 잡으세요. 그리고 [화이어 슬레이드] 라고 외치시면 됩니다. 따뜻 해 질거예요." "?? 호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검 손잡이를 잡아가는 아린에게 세틴의 따가운 외침이 들 려왔다. "잠깐!! 잡지마 아린!!" 아린이 놀래서 외침이 터진 쪽을 바라보았고 그 곳에는 세틴이 흥분한 표정으로 아리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하는 겁니까 아리아씨?" "...뭔가 몸을 따뜻하게 만한게 필요했을 뿐입니다만?" 태연하게 대답하는 아리아를 보자 세틴의 언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 검, 유나양을 저 꼴로 만든 마법검이잖소? 그걸 아린에게 쓰게 하려는 겁니까? 무슨 일이 날지 어떻게 알려구요?" 인상을 쓰는 세틴을 보며 아리아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린이 쓸 때는 아무 이상이 없을겁니다." "그걸 어떻게 확신하죠?" 세틴의 대꾸에 아리아는 잠시 세틴을 바라보다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제가 하도록 하죠." 그리고는 다시 검을 회수하는 아리아를 보며 세틴은 의문의 눈길을 계속 그녀 에게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리아는 개의치 않고 그녀 자신이 검을 쥐었고 곧 검은 시뻘겋게 달구어지기 시작했다. "[화이어 슬레이드] 원래는 검에 마법을 씌우는 공격형 마법이지만,,, 지금은 큰 도움이 되겠지요. " 말을 마치며 아리아는 검을 땅에 꽂았다. 시뻘겋게 달구어지며 불꽃이 일렁이는 그녀의 검은 더없는 훌륭한 난로였고 아린과 세틴 그리고 아리아는 검을 중심으 로 모여 앉아 따스한 불꽃검의 온기를 쬐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틴은 황당한 표정으로 검을 보며 말했다. "거,,참,,검을 별의별 용도로 사용하는군요..." "뭐 어때 세틴? 따뜻하고 좋은걸?" 따뜻한 불꽃을 쬐자 기분이 좋아진 아린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욕구가 해결되자 곧 또다른 욕구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원래 등이 따시면 다음 차례로는 배가 불러야하는 법이다. 아린은 세틴과 아리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베고파~~뭐 좀 먹자~" 마른 건량과 육포로 매우 모범적인 여행자의 식사를 끝낸 아린일행은 아리아의 난로검(?)을 중심으로 잠자리를 마련하는 중이었다. 미리 따스한 곳에 유나를 돕힌 세틴이 자기 잠자리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아리아는 검에서 조금 떨어져서 무릎을 꿇고 쭈그려 앉았다. 달랑 자기 모포만 펴놓고 안으로 쏙 들어간 아린 은 고개만 빼꼼히 내놓고 두 손을 턱에 괸채 그런 세틴과 아리아를 구경하고 있었다. "아린,,나 좀 볼래?" "응? 왜?" 아린은 갸우뚱하며 세틴을 쳐다보았고 세틴은 그런 아린을 보며 머뭇거리다가 조용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아린,,," "??? 왜?" 세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젠 너랑 헤어져야 할 거 같아.." "???" 느닷없는 세틴의 말에 아린이 갸우뚱거리며 세틴을 쳐다봤고 세틴은 그런 아린 을 보며 조용하게 말을 이었다. "원래 너는 대 부호 아슬란씨의 아들이잖아... 그자는 카르셀과 사르바잔 왕국 에도 자신의 상인단을 지니고 있는 갑부고 카르셀 고위층과도 친하니까.. 이제 그만 아버지께로 돌아가..난 보다시피 완전히 망했어.. 아마 리베이드는 카르셀군에게 완전히 점령당할 거고 이젠 난 더 이상 귀족도 뭐도 아니라고,," 침울하게 말하는 세틴을 보며 아린은 당황해했다. `그,,그렇지,,세틴은 내가 용병인 줄 모르지 참,,' 본인조차도 용병이라는 걸 까먹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아린은 세틴을 놓칠 생각이 없었다. 그는 동료가 되어야 한다. 용사 아린의 동료가...그래서 함께 마왕을 물리쳐야 한단 말이다... 뭐,, 물론 어디까지나 이루어지지 못할 꿈이지만.. "흐으응,,뭐 어때? 난 세틴을 내 동료로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괜찮아." "하하,,," 아린의 말에 세틴은 피식 웃더니 아린을 쳐다보며 비웃음이 섞인 어조로 말을 받았다. "동료? 무슨 동료?" "그거야,,용사가 될 동료...." 세틴의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용사같은 소리하고 있네! 야 아린, 이제까지는 너나 나나 샤이하드 아카데미 의 견습기사일 뿐이고 아버지의 후광밑에서 자라왔을 뿐이란 말야! 그러니 용사타령을 하던 뭘 하던 상관이 없어! 하지만 이젠 다르단 말야!" "뭐가 달라?" "넌 나를 따라올 필요가 없단 말이야.." 세틴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잇기 시작했다. "이젠 더 이상 애들 장난같은 생각으로 돌아다닐 수 없어.. 난,,복수를 해야 해..드레곤 슬레이어라고까지 불리는 이시대 최고의 검사중의 한 사람인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에게 말이야..." 심각해진 세틴을 보며 아린도 왠지 분위기가 가라앉는 걸 느꼈고 그래서 아린 은 억지로 웃으며 세틴에게 말했다. "나,,나도 도우면 되잖아?" "니가? 나를? 무슨 수로?" 비꼬는 듯한 세틴의 태도에 신경이 거슬리는 아린, 그래서 아린의 말도 조금 씩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왜,,왜 못 도와? 세틴은 나보다도 약하잖아? 나도 정령이랑 검이랑 같이 쓰 면 강하단 말이야." "말을 똑바로 해 아린, 넌 정령술사로써는 강해도 검사로는 3류야. 검으로만 따진다면 넌 길거리 시정잡배들이나 간신히 이길 정도라고.." "뭐,,뭐야?" 아린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틴은 그런 아린의 변화를 개의치 않았고 계속 냉정한 어투로 말하고 있었다. "현실은 냉정한 거야 아린,, 예전이야 배우는 입장에 불과하니까 아무 소리 안했었지만,,넌 검술에는 전혀 소질이 없어...우리 아버지의 말씀이셨으니 까 정확할거야.." "흥! 그런 아저씨가 어떻게 알아? 지금이야 배운지 얼마 안 되서 그렇지 조 금만 더 배우면.." 흥분하며 말하는 아린을 보며 세틴이 중간에서 말허리를 끊었다. "난 지금이 중요해!" "....." "물론 너는 강해. 아마도 정령을 부리면 널 이길만한 사람 흔치 않을꺼야. 하지만,," 아린이 퉁명스럽게 세틴의 말을 되물었다. "하지만 뭐?" "용사나 되겠다는 세살박이 애도 안할 소리를 계속해대는 녀석을 내 복수에 동참시킬 수는 없어." 아린은 세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아린은 지금 왜 용사가 되겠다는 소리가 세살박이 애도 안 할 소리인지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세틴은 멍하니 있는 아린을 보며 말을 맺었다. "미안해 아린. 하지만 넌 너무 순수해. 아직 세상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어려. 물론 나도 어리지,,하지만.... 나에겐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너는 다르잖아? 아버지에게로 돌아가... 날 따라다녀봤자 고생만 하다가 죽게 될거야.....내 복수는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광활한 사막 한복판,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을 터덜터덜 걸어가는 3명의 일행이 있었다. 붉은 머리가 더 없이 아름다운, 그러나 불타는 듯한 그 머리 로 쳐다보는 일행들에게 더위만을 가중시키는 소년 한명과 그 옆에서 오락가 락하는 표정으로 발을 옮기는 검은 머리의 소년하나, 그리고 이 찌는 듯한 태양아래에서도 땀 한방울 안 흘린 채 거대한 검에 천덩어리같은 것을 둘둘 둘러만 채 어깨에 메고는 무뚝뚝한 얼굴로 걷고 있는 여인 하나,, 바로 아린과 세틴 그리고 아리아 일행이었다. "유나는 편하겠다.." "아린,,농담이라도 그런 소린 하지 말아,,환자인데..." 개처럼 혓바닥을 축 늘이고는 터덜터덜 걸어가는 아린의 한 마디에 역시 눈 이 게슴츠레하게 풀린 세틴이 힘없이 꾸짖었고 그래도 아린은 부러운 눈길을 하며 유나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편해보이는걸.." 아린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는 유나양께서는 지금 기운센 천하장사 아리아양의 힘으로 편안하게 호송되는 중이었다. 유나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고 그래서 누군가가 그녀를 운반해야 했다. 그리고 힘쓰는 건 언제나 정해진 사람이 있는 것이다. 세틴은 중얼거렸다. "정말 별의 별 용도로 다 사용하는 검이라니까,," 아리아의 검은 실로 다목적이어서 어제만 해도 난로의 소임을 훌륭히 해냈던 그녀의 검은 오늘은 그 드넓은 폭을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아리아는 유나를 그녀의 검에 눕히고는 모포로 둘러싼 다음 그대로 밧줄로 묶 어버렸던 것이다. 그래놓고는 그녀는 검을 수평으로 든채 어깨에 메고는 마치 식인종이 사냥거리 잡아가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보무도 당당하게 아린들 앞을 걷고 있었다. 확실히 아리아의 검은 폭만 해도 40cm이니,,어깨가 좁은 유나에게는 훌륭한 이동침대가 될수 있다. 게다가 아리아는 유나가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음으 로써 병이 악화될 것을 우려,,천천히 석쇠에 고기굽듯이 검을 빙글빙글 돌 리는 친절함 역시 사양하지 않았다. "확실히 편해보이기는 하지만,,저거봐,,꼭 꼬치구이통닭같잖아..저거 유나 양이 나중에 정신차리면 자존심에 상처받지 않을까?" "세틴,,우리는 뭐 다르냐? 꼬치구이통닭이든 삶은 통닭이든 처지는 비슷 해.." "하긴,,정말 끓는 냄비안에 들어와 있는 거 같다,," 물론 저 소리는 끓는 냄비안에 안 들어가 본 세틴의 엄살이라고 할수 있 었다. 귀족은 그로써는 이런 사막을 걸어서 지나간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세틴은 리베이드를 떠나본 적도 없다. "하아,,,여행을 떠나보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이런 경우를 원한건 아니었는데,," "할수 없잖아 세틴? 그나마 나라도 따라가 주니까 안심해,," 그러자 세틴의 눈에 어이없어하는 빛이 떠올랐다. "하긴,,정말 놀라기는 했다. 네가 용병이었다니,,그럼 도대체 그 레이크 라는 사람은 뭐하러 너를 샤이하드 아카데미에다 집어넣은 거야?" "나도 몰라. 그냥 검을 배우고 있으면 나중에 임무를 준다길래,,그냥 그러 라구 했는걸?" "그래? 근데 아린,,그럼 기억을 되찾고 싶은 생각은 안 들어? 넌 기억상실 증이래매?" "아,,?? 아아,,기억상실,,맞어,,물론 드,,들지,,응 들어..." "정말 기억 잃은 사람치곤 너무 태평해 너는,,어쨋든 난 너를 고용했으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 뭐,,잘 부탁해.." "헤헤 그래도 내가 꽤 도움이 될껄 너한테?" "너가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아리아씨는 무조건 너만 따라다니겠다니까 뭐,,그녀는 확실히 도움이 되지 음,," "나도 도움이 된다고! 흥!" "누가 뭐래? 어쨋든 잘 부탁한다고.." "알았어 세틴,,, 근데 옛날이랑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네,,," "정말,,뭐가 달라진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이유도 없이 날 따라다녀도 돼?" "원래 옛 이야기의 모험담의 동료들이 논리적으로 동료되는 거 봤어? 그래도 세틴이 제일 맘에 들어, 이제까지 만난 사람들중. 그게 전부야. 아리아씨도 이유없이 날 따라다니잖아?" "글쎄,,아리아씨야 이유를 말해주질 않으니,,그리고 혹시 너한테 내가 맘에 드는 이유가 먹을 걸 많이 줬다거나 그런 거는 아니겠지?" "그런 것도 있구..." "에구,," 조용히 걸어가는 아리아에 비해 아린과 세틴은 끝없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끝없는 사막을 걸어가자니 그저 수다나 떠는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까마 득한 사막 저편을 바라보며 걸어야하는데 그럼 더욱 마음이 지치는 것이다. 그러나,,수다를 떨면 마음은 안 지치는 대신 몸이 더 지친다. "그만 떠들자 아린,,기운빠진다." 세틴은 아린을 쳐다보던 시선을 다시 정면으로 돌렸다. 끝없이 펼쳐진 지 평선,, 그것은 순수하게 모래로만 이루어져 있었고 그 한가운데를 아리아는 그저 묵묵히 걸어만 가고 있다. 세틴은 퀭한 눈으로 아리아를 불렀다. "아리아씨,,얼마나 남았나요?" 아리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하긴 오늘 아침부터 20번도 더 받 은 질문이니 아무리 아리아라도 좀 짜증이 났으리라. "4시간만 더 걸으면 마을이 보일겁니다. 여기는 마을과 얼마 안떨어진 곳 이에요 단지 이곳의 지대가 높아서 안보이는 것뿐이니 걱정마세요." 4시간,,,세틴은 아예 바닥으로 눈길을 주면서 아리아의 발끝만을 쳐다보며 걷기 시작했다. "4시간,,,그 사이에 쓰러지지 않으면 다행이겠군..머리가 어질어질한데.." 세틴은 주머니를 뒤져 물통을 찾아내었다. 어젯 밤 아리아의 마법으로 수 증기를 얼려서 만든 물이었다. 검에 [아이스 슬레이드]의 마법을 걸면 검 자체에 지독한 한기가 서리게 되고 당연히 공기중의 수증기들이 검에 얼어 붙는다. 그걸 떼어다가 주머니에 넣어놓으면 훌륭한 식수가 되는 것이다. (물론 구멍이 난 주머니여서는 안 되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홀~~~짝! 얼마 없는 물, 세틴은 아쉬움을 억지로 참아내고 입술만 조금 축인 뒤 주머 니를 다시 챙기며 중얼거렸다. "하아,,역시 난 어려..." 철썩!! 아린은 얼굴 가득히 덥쳐오는 차가운 느낌에 화들짝 놀라며 눈을 떴다. "우엥~~ 장난치지마!!!세틴!!" 아린은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상반신이 온통 흠뻑 젖은 아린은 신 경질을 내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얼라?" 돌로 된 가옥들이 즐비한 마을 한복판, 그리고 아린이 주저앉아 있는 곳은 마을 우물 바로 옆이었다. 수많은 행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아린은 우물 옆에 주저앉아 있었고 아린은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 여기 어디야 세틴?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 세틴이 손에 물양동이를 든 채 한심하다는 듯이 아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린,, 너 오는 도중에 사막에서 쓰러졌어.. 그래서 아리아씨가 업고 온거야." "그,,그래? 에고,," 아린은 쑥쓰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긁다가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고는 세틴을 의심쩍은 눈으로 째려보았다. "어? 세틴? 근데 너도 나처럼 상의가 흠뻑 젖었네에~~?" "아,,그,,그게 말이지...아하하..." 결국 세틴은 자신도 도중에 쓰러졌음을 밝혔고 둘은 쓴 웃음을 지으며 서로 를 쳐다보았다. 그럼 아리아는 유나에다가 아린이랑 세틴까지 포함해서 3명 을 업고 이 마을에 왔다는 결론이 내려지는데,,,, 아린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히야,,굉장한 구경거리였겠다?" "그랬겠지..아리아씨라면 그렇게 큰 체구도 아닌데,,3명씩이나 업고 그런 거대한 칼까지 차고도 전혀 안색하나 안 바뀌고 걸었으니,,,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젠장,,나는 남자면서 이게 무슨 꼴이람,," 아린이 눈쌀을 찌푸렸다. "어이 세틴, 나도 남자야." "아린 넌 남자로 안 보이니까 상관없잖아.." "쳇,,,어쨋거나 세틴 너는 무투회 본선까지 진출할 정도의 실력자면서 뙤약 볕에서 조금 걸었다고 기절을 하냐?" 이번에는 세틴의 눈쌀이 찌푸려졌다. "너도 기절했잖아,," "뭐어~나야 2회전 탈락한 형편없는 3류검사일 뿐인데 당연한거지 뭐~~" "너,,어제 밤에 한 소리에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냐?" "너도 대놓고 3류검사라는 소리 들어봐라, 기분 좋은가. 말은 그렇게 해놓고 는 결국 자기도 기절한 주제에,," 아린은 옷자락을 쥐어짜면서 그렇게 푸념을 내뱉었고 세틴 역시 멎쩍은 표정 으로 뺨만 긁적이고 있었다. "그래,,덕분에 내가 얼마나 약한지 깨닫게 됐다. 검술실력과 세상을 살아나 가는 건 별개의 문제더군." "아,,근데.." 아린은 물기가 빠진 자신의 상의를 툴툴 털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물을 긷는 아낙네들 사이로 마을의 풍경의 아린의 눈에 들어왔다. 노란빛이 감도는 하얀 벽들이 줄줄이 이어져있고 그 벽들은 저마다 상점이나 기타 가정집들의 대문이 나있었다. 이제까지의 마을과는 좀 다른 희안한 건축 물들을 보며 아린이 신기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제까지는 각기 한 채의 건물이 하나의 집을 이루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이곳은 크고 낮은 건물 한채에 여러 개의 대문이 저마다 따로 있었다. 건물들이 희안하게 연결되있고 특히 구름다리들이 상당히 많아서 아린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을이었다. 또한 나무들도 이상하게 길쭉하기만 하고 잎사귀가 큼지막하기는 한데 달랑 몇 개 안나있는 것이 꼭 바람개비처럼 생긴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게다가 이 동네는 카펫트를 매우 사랑하는 동네인거 같다. 사방 팔방에 카펫 트로 보이는 천들이 걸려있었고 문에도 하나씩 걸려있다. 아린은 물었다. "아까부터 묻는 건데..여기 어디야?" 세틴은 들고 있던 물통을 저만치 갖다 놓고 와서는 바로 대답해주었다. "사르바잔 왕국 남부의 순례도시. 오아시스마을 중의 한곳인 허드세일이야. 달의 여신 하르니안를 섬기는 대신전이 있는 곳이라서 순례자들이 상당 한가봐. 일종의 상업도시지." "오호? 많이 아네?.." 아린은 대강 물기가 빠진 겉옷을 다시 걸쳤다. 축축한 대신 시원해서 그럭저 럭 입을 만했고 게다가 이렇게 내려쬐이는 태양이라면 금방 옷이 마를 것이다. 옷매무새를 잡던 아린은 그제서야 아리아의 모습이 안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세틴, 아리아는 어딨어?" "여관잡으러, 나는 너 깨우느라 남았고." "그래? 그럼 아리아가 데리러 올때까지 꼼짝없이 여기서 기다려야겠네." "오래 걸릴꺼야. 아리아씨가 유나양을 하르니안 신전에 의탁하고 나서 온 다고 했거든. 간지 30분쯤 지났으니까,,아마 아직 신전에 도착하지도 못 했을껄.." "그래? 그럼 우린 어쩌지? 여기 구경이나 할래?" 아린의 의견에 세틴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아지랭이와 모 래바람들..쾌적한 쇼핑환경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어보이지 않는가? 뭐 다른 사람들은 잘만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글쎄,,날이 더우니까 움직이기도 싫다 야...해저물고 좀 시원해지면 그때 돌 아다니자 아린." "흐음,,동감이야." 그리고 아린과 세틴은 마을 우물 옆에 솟아나있는 몇 그루의 대추야자나무 그늘에 주저앉아 더위가 가시기를 기다렸다. 이미 해가 많이 기울어지기는 했 지만 완전히 질려면 1시간 이상 남아있고 작열하는 태양은 마지막 꼬리를 길게 드리우며 끊없이 열기를 내뿜어 아린들을 지치게 하고 있었다. 그늘인데다가 고작 주저앉은 지 30분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아린의 상의는 완전히 말라버렸다. 그러나 잠시 후 아린의 상의는 다시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것이다. "히잉~~옷이 끈적끈적해~~씨고 싶어~~" 아린의 투정에 세틴은 조용하게 반박했다. 지쳐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싫은 세틴이다. "마음대로 해라,,수많은 행인이 오가는 이곳에서 홀랑 벗을 각오가 돼있다면 야.." 아마도 다음 순간 어떤 목소리가 외쳐지지 않았다면 허드세일 주민들은 아름 다운 미소년의 섹시한 (?) 스트립쇼를 거리 한복판에서 구경할 수 있었을 것 이다. 굵직한 목소리가 저만치서부터 울려오고 있었다. "몬스터들이오! 모두들 대피하시오!!" 막 옷을 벗을려는 아린이 의아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엥? 이런 도시에도 몬스터가 나타나나?" 옷을 벗어제끼는 아린을 보고 화들짝 놀라 아린을 뜯어말리던 세틴도 궁금 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게? 몬스터들이 군대라도 이루지 않은 이상 감히 이 곳을 쳐들어올 생각을 못 할텐데?" 의아해하는 아린과 세틴 앞으로 가죽갑옷을 입은 전사한명이 말을 타고 거리를 질주하며 지나갔다. 그는 계속 외치고 또 외치고 있었다. "모두들 대피하시오! 몬스터들이 나타났소!" 순간 거리가 혼잡해졌다. 수많던 행인들이 제각기 어디론가 헐레벌떡 뛰어가기 시작했고 물을 긷던 아낙네들도 물통을 버려둔 채 뿔뿔히 흩어지고 있었다. 잠시 후,,거리는 그야말로 조용해졌고 간간히 모래섞인 바람만이 불어내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 아린과 세틴의 귓가에 한 여 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요! 거기 왜 멍청히 서있는 거예요? 빨랑 피해요!" "앙?" "예?" 아린들은 얼떨결에 소리를 지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자상한 인상의 중년부인이 초조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었다. "빨리 와요! 몬스터들에게 죽기 싫으면!" 상황을 모르는 아린은 세틴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지?" 그러나 한가지 사건이 그들의 결정을 도와주었다. 잠시 후 도로 저편에서 먼지폭풍이 우르르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와함꼐 거센 말발굽 소리와 펄럭이는 날개소리, 그리고 수많은 몬스터들의 고함이 뒤섞인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도시 가득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 후다다다닥!!!! 화들짝 놀란 세틴과 아린이 재빨리 중년부인의 집으로 뛰어들어간 것은 당연한 행동이리라. 그들이 들어오자 말자 통나무로 만들어진 대문은 단단히 잠겼고 아린들을 부른 아주머니는 재빨리 문 앞에 무거워보이는 가재도구들을 쌓아놓 고 단검이며 창들을 창문 주위에 쌓아놓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중년부인을 보며 아린은 물었다. "아줌마 이거 무슨 일이에요?" 바깥에서 울리는 몬스터들의 고함와 발걸음소리가 점차 커져가기 시작했고 아린들을 불렀던 중년부인은 벌벌 떨며 아린에게 말했다. "몬스터가 쳐들어왔단다." 아린과 세틴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누군 몬스터들이 쳐들어온 줄 몰라서 묻나 어디? 방금 그거 보고 놀래서 여기 들어온 건데? 이번에는 세틴이 다시 물었다. "아뇨,,그게 아니고,,왜 이런 도시까지 몬스터들이 쳐들어오는건지..." 물론 이곳은 허드세일의 외각 부분이라서 성벽의 보호 바깥이긴 하지만 그렇 다고 해서 몬스터들이 저렇게 부담없이(?) 쳐들어 올수 있는 곳은 절대 아 니다. 무엇보다도 몬스터들이 저렇게 먼지구름이 피어오를 정도로 큰 무리를 짓는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가 없는 일인 것이다. 세틴의 질문에 중년부인은 머뭇거리며 말문을 열었다. "아,그게 말이지..." 그러나 미처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갸냘픈 비명소리가 창문밖으로 아스라히 울려퍼졌다. "꺄아아아아아악!!" 놀란 세틴이 잽싸게 창문으로 다가가 틈사이로 밖을 내다보았다. 하늘에는 수십마리가 넘어보이는 가고일들과 와이번들이 새까맣게 깔려있었고 거리를 통해 수백마리의 몬스터들이 맹렬히 달려오고 있었다. "맙소사..." 오크,오우거,트롤,가고일,고블린 등등의 여러 종류의 몬스터들이 하나의 군단 을 이루어 돌진하고 있다. 보통때라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몬스터들이 저렇게 다른 종족들끼리 무리를 짓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무언가 절대적 인 존재가 그 뒤에 있지 않는 한... 그러나 세틴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고 단지 눈 앞의 광경에 놀라고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이 ?기고 있어..." 그의 눈에는 수백마리가 넘어보이는 몬스터들과 그들에게 ?기는 몇몇의 여인 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몇몇 사내들이 검을 휘두르며 대항하고 있었지만 점점 그 수는 줄어가고만 있었고 결국 그들은 몬스터들의 잔혹한 발톱과 이빨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져 거리에 나동그라지게 되었다. 세틴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젠장! 왜 아무도 저들을 구하러 가질 않는거죠!" 아린들을 부른 중년부인이 침울한 표정으로 세틴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조금만 버티면 신전기사단이 올거야..그때까지만 참으면 돼.." "그러다간 저 사람들은 다 죽어요!" 흥분으로 얼굴이 빨갛게 상기한 세틴을 중년부인이 천천히 달래기 시작했다. "어쩔수 없잖은가 젊은이. 저 많은 몬스터들을 상대로 우리가 어떻게 한다는 게야..." 중년부인의 말은 전적으로 옳았다. 저런 수백의 몬스터들을 상대하려면 기사단 이나 정식군인이라면 모를까 이런 일반시민들이 어떻게 해볼 상대는 아니다. 게다가 세틴이나 아린같은 10대의 소년이 저런 대군앞에서 뭘 해볼수 있는 것 도 아니다. 세틴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바깥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물론,,내가 뭘 할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의 눈에 비추어진 장면은 참혹했다. 연인으로 보이는 한 쌍의 남녀, 남자는 지금 오크의 창에 꿰뚫린 채 피를 흘리 며 쓰러져 있고 여인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간다. 그러나 곧 잡히고 그녀는 그녀 의 연인과 함께 나란히 창에 꿰뚫리는 신세가 되었다. 아직 10살이 넘지 않아 보이는 어린 아이 한 명이 피투성이가 된 채 길거리에 쓰러져있다. 그리고 곧 그 아이의 몸은 몬스터들의 발에 짓ㅁ혀 형체가 보이지 않았다. 분노하는 세틴의 귀에 기도하는 중년부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르니안이시여,,,, 부디 우리 집만은 무사하게...." 세틴의 눈썹이 역팔자로 일그러졌다. 수십의 생명들이 사라지고 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그들에게 대항하는 자는 없다. 몬스터들은 닥치는 대로 아무 집이나 쳐들어가 죽이고 약탈하고 또 죽이고 약탈하고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바로 옆에서 비명이 울리는데도 불구하고 그 옆집에서는 조금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단지 자기 집에만 쳐들어오지 않기 를 신에게 빌고만 있을 뿐. "제기랄.." 세틴은 자신의 주제를 잘 안다. 며칠 전에도 그리고 방금 전 사막에서도 자 신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를 뼈저리게 깨달았었다. 자신이 지금 저들에게 덤벼봤자 자신의 생명만을 잃을 뿐이라는 건 굳이 남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아는 사실이다. "빌어먹을..." 하지만 지금 밖에서는 몬스터들에 의해 살육되는 시민들의 비명이 계속 들려오 고 있다. "제길!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 세틴은 허리의 장검을 움켜쥐고는 창문을 열어제꼈고 아린은 당황해서 세틴을 바라보았다. "세,,세틴? 얌마! 너 뭐해!" "미안, 아린. 넌 나오지마!" 아린이 채 말릴 새도 없이 세틴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세틴?" 남은 아린은 바깥상황을 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쩌지? 나도 가야하나?" 세틴은 나오지 말라고 했지만 그걸 곧이 들을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은 아린이 다. 세파에 부대끼다보니 그정도 눈치는 생긴 것이다. 하지만 과연 아린이 나갈 필요가 있을까? 이곳은 적어도 바깥보다는 안전한데? 아린은 생각했다. 밖에서 비명이 들리건 말건 그거야 아린이 알바 아니니까 신경쓸 필요없다. 하지만 그것이 세틴의 비명이 된다면? 그 때에도 아린은 아무 신경 안 쓸수 있을까? 과연 아린에게 세틴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존재인가? 아린은 스스로에게 해답을 물었고 그는 곧 해답을 찾아낼수 있었다. `세틴이,,죽으면,,싫겠지..왠지는 모르겠지만...' 합리적이지 못한 스스로의 해답, 이해가 가지 않는 아린이었지만 어쨋거나 세틴이 죽으면 싫다는 답변은 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더 급한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세틴 저거 왜 뛰쳐나간거야? 으이그.." 수백의 몬스터들이 우글대고 있지만 까짓꺼 위급하면 세틴 기절시킨 다음 본체로 돌아가서 후우욱~~한번 불어제끼면 끝날 일, 아린은 투덜거리면서 허리에 채워진 자신의 검 `명룡도'를 붙잡았다. 세틴은 거리로 뛰쳐나가 본 광경은 한 떼의 오크들이 여인을 희롱하고 있는 것이었고 그는 검을 쥐어들고 그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 "이 놈들아! 그 여인을 놔주어라!" 긴장한 표정으로 검을 움켜 잡으며 파이팅 태세를 갖추고 있는 세틴을 보며 오크들의 눈빛이 달라졌고 왠일인지 오크들은 세틴의 말에 순순히 여인을 놔주었다. 그리고 "쿠에에에에에엑!!!!!!!!" 일제히 창칼을 휘두르며 세틴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세틴은 검을 가로로 눕 힌 채 달려가며 외쳤다. "죽여버리겠다! 이 더러운 괴물들아!" 차차창!!! 오크들의 창칼이 세틴에게로 덥쳐들어갔고 세틴은 검을 휘두르며 그것들을 튕겨냈다. 검신을 비스듬히 기울여 상대의 공격을 흘리는 기법, 어릴때 무수히 보아왔던 아버지의 기법이 세틴의 손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타아아앗!"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가 원을 그리며 비스듬히 오크들의 창을 옆으로 흘려내렸 고 세틴은 몸을 회전시키며 흘려지는 기세를 타고 검을 내질렀다. "꾸에에엑!!" 피보라가 일었다. 세틴의 검은 단숨에 오크들의 머리를 일도양단해버렸고 그와 동시에 번뜩이는 검광이 세틴 주위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검과 검, 검과 창이 부씌히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퍼졌고 오크들은 하나 하나 쓰러져가고 있었다. 세틴은 검을 휘두르며 스스로에게 놀라는 중이었다. 어릴때 이론으로는 허구헌 날 들었던 아버지의 기법들, 몇 번이나 시범을 봐왔지 만 도저히 시전할수는 없던 기술들. `되..된다. 예전에는 이해가 안 가던 기법들이었는데..' 최후의 한놈이 허리에 길게 피를 뿌리며 쓰러졌고 세틴은 숨을 고르며 오크들 에게 희롱당하던 여인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빨리 피하세...! 어라?,,벌써 피했네?" 그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역시 그 여인은 이 긴박한 순간에 그 자리에 멀뚱히 남아 `고마워요 기사님~' 하며 감동의 눈빛을 보일만큼 골빈 여자는 아니었는 듯 했다. 세틴은 씁쓸히 웃으며 다른 쪽을 쳐다보았다. 과연, 약탈을 일삼던 몬스터들이 행동을 멈추고 세틴을 응시하고 있었다. 수십개의 눈들이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깨달은 세틴, `제길,,역시 객기에 지나지 않았던 걸까.." 세틴에게로 몬스터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창칼을 번뜩이며, 발톱을 날카롭게 세우면서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세틴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땀때문에 조금 미끄럽다. `쳇, 누군가는 했어야 할 일이야. 후회따윈 안해.' 다가오던 몬스터들의 신형이 순간 빨라지며 세틴에게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후회따윈,,' 웨어울프 하나가 그의 날카로운 발톱을 세틴에게 휘둘렀고 세틴은 검을 들어 그것을 막았다. 그러나 그 엄청난 괴력은 세틴을 한참이나 뒤로 밀려나게했다. 팔이 뻐근해지는 걸 느낀 세틴, 그의 이마에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쳇,,좀 후회되는 걸..' 웨어울프의 손톱이 허공에 궤적을 그리며 번뜩였고 세틴은 허리를 숙여 공격 을 피함과 동시에 웨어울프의 어깨 아래로 단숨에 파고들었다. 검을 쥔 손목을 역으로 꺽으며 세틴의 입에서 기합성이 외쳐졌다. "하아아앗!" 그리고 숙여진 세틴의 허리가 탄력을 받아 ?구치며 그 힘이 그대로 검의 기세 에 실렸다. 세틴의 신형이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아래에서 위로, 일직선으로 검광이 번뜩였고 웨어울프의 몸이 피를 뿌리며 단숨에 둘로 갈라져 버렸다. 쏟아지는 핏물을 그대로 맞으며 세틴이 눈쌀을 찌푸렸다. `큭,,아고고 허리야,,' 사라세나인 경의 동방검술중의 하나인 고난이도의 올려베기 수법, `천상익연격'. 아직 세틴이 구사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수법이다. 세틴은 욱씬거리는 허리의 통증을 참으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피보라는 금방 사그라들었지만 피내음으로 몬스터들의 흥분은 더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흥분된 몬스터들이 두 눈을 번뜩 이며 그에게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제길,,내가 왜 뛰쳐나왔지,,순간 울컥해서 그냥,,'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이미 늦은 법. 세틴이 상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 앞에 거대한 미노타우르스가 세틴 자신의 몸만한 무지막지한 도끼, 배틀 액스를 세차게 휘둘렀다. 미노타우르스, 신장 3미터에 육박하는 소대가리를 가진 인간형 근육질 몬스터, 맞든 막든 골로 가는건 마찬가지다. 세틴은 잽싸게 허리를 굽혀 땅바닥을 굴렀고 배틀액스는 돌가루를 휘날리며 세틴이 서 있었던 포장도로를 박살내버렸다. "타앗!" 재빨리 일어난 세틴이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검을 미노타우르스의 허리에 찔러댔지만 미노타우르스는 재빨리 도끼를 휘둘러 검을 튕겨내었고 다행히 검을 놓치지 않은 세틴은 덕분에 검과 함께 허공으로 튕겨져버렸다. "크으윽!" 세틴은 신음을 내뱉으며 땅바닥에 굴러떨어졌다. 굉장한 괴력, 그런 세틴에 게로 오크들의 창날이 바람을 가르며 쏟아져왔다. 피하기엔 너무 늦다. 세틴은 급히 검을 횡으로 베어들었지만 오크들의 창에 부씌혀 오히려 튕겨 져버렸고 그런 세틴에게 창날이 번뜩이며 날아들어왔다. "!!!!" 순간 오크들의 서있던 자리가 강렬한 폭팔음과 함께 불구덩이로 변했고 쏟아 지던 창대들이 불꽃에 밀려 저만치 날아가버렸다. "세틴! 살아있어?" 미성의 목소리, 세틴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목소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손에는 불꽃을 한손에는 동방검 `명룡도'를 쥔 아린이 그에게로 달려오며 사방으로 불꽃의 정령들을 날리고 있었다. 과연 아린의 정령술의 위력은 상 당했다. 불꽃에 휩싸인 몬스터들은 곧 까맣게 그을린 채 구수한 냄새를 풍기 며 쓰러져가고 있었다. 불꽃을 날리며 아린은 쓰러진 세틴 곁으로 다가왔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세틴 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라? 세틴? 다리 다쳤어? 왜 못일어나?" 문득 정신이 든 세틴. "아냐,,괜찮아.." 세틴은 검을 다시 쥐어들고 일어섰다. 몬스터들은 날리는 불꽃의 정령들로 인해 차마 덤비지는 못한채 그냥 세틴과 아린을 빙 둘러싸며 원을 그리고 있었다. 세틴은 다시 검을 움켜쥐고 자세를 취한 뒤 성난 목소리로 아린에게 말했다. "이 바보야, 왜 왔어?" 명룡도를 쥐고 전방을 주시하던 아린이 주눅든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 오면 안되는 거였어? 미,,미안해,,,그럼 도로 갈께.." 세틴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가긴 어딜가? 그냥 해본 소리지.... 와줘서 고마워 아린.." 아린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세틴에게 물었다. "엥? 그냥 해본 소리라니?" 사방이 몬스터들로 인해 포위된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세틴의 입에서 피식 하는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쯧, 어쨋든 고맙다. 내가 이래서 아린 너를 좋아한다니까." 아린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얼굴, 어쨌거나 좋다는 이야기지? "그래? 응 나도 세틴 좋아." "크르르르르,,," 그러나 주위를 둘러싼 몬스터들이 세틴과 아린의 달콤한 우정다지기를 잠자 코 보아주기만 했을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타오르는 불꽃에 잠시 주춤하긴 했어도 몬스터들은 다시 그들에게 덤벼들었다. 세틴은 달려드는 몬스터들에게 힘차게 외쳤다. "그래 와봐라!" 세틴은 몬스터무리속으로 뛰어들어가며 검을 휘둘렀고 아린 역시 사방으로 불꽃 을 날리며 명룡도를 사방팔방 휘두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몬스터들의 비명소 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 "크으윽!" "크아악!" 세틴과 아린은 몬스터들무리 사이를 종횡무진 하고있었고 몬스터들은 약탈을 멈춘 채 이제 그들을 포위하고는 앞다투어 아린들에게로 덤벼들고 있었다. "타아앗!" 검을 좌우로 크게 베어들어가며 웨어타이거 하나를 두동강 내는 세틴, 그러나 세틴의 몸은 이미 수십개의 상처들로 덮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또한 세틴의 검 역시 차차 느려지고 있었다. 이미 아린들은 둘이 합쳐서 100여개체에 가까운 몬스터들을 쓰러트렸다. 지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 뭐 아린은 인간이 아니긴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인간의 육신인 것이다. `어라,,힘이.. 차오르지를 않네,,' 점점 힘에 부치는 걸 깨달은 아린, 이미 쉴새없이 수십개의 정령들을 소환 하고 또 소환하다보니 마나가 채워지는 속도가 마나의 소모도를 점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아린이 쥔 명룡도 역시 대량의 마나를 소모하는 검. "헥,,헥,,헥.." 아린은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줄기를 손등으로 훔치며 다시금 외쳤다. "사라만더 카사!" 아린의 손끝이 향해진 곳에 또다시 강대한 폭팔이 일어나고 몬스터들이 산산히 흩어졌다. 그러나 몬스터들은 끝없이 몰려오고 있었다. 세틴과 아린 주위에도 200마리 가까이 남아있었고 게다가 저 멀리서 또다시 2차로 먼지구름이 피어오 르는 것이었다. 검을 휘둘러 가고일의 날개죽지를 베어들던 세틴의 눈에 절망이 어렸다. `이렇게 나는 미약한가? 적어도 신전 기사단이 올 동안은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기껏해야 10분을 못 버티다니...' 세틴의 검이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그런 세틴을 보고 아린이 놀래서 정령을 날렸 다. 막 세틴을 덥쳐들어가던 고블린 하나가 불꽃에 휩사여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아린은 소리쳤다. "왜 멀뚱히 서있는 거야 세틴!" 정신이 번쩍 든다. `제길,,이게 무슨 꼴이냐..정신차려라 세틴.." 세틴의 검이 다시 둥글게 원을 그리며 주위에 피보라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한편 아린은,,, `어라? 저기 또 오네?" 저 멀리 수십개의 붉은 깃발들을 들고 요란한 발걸음소리와 함께 달려들어오는 수백마리의 몬스터들의 본진을 바라보자 아린은 슬슬 신경질이 나기 시작했다. `귀찮은데,,그냥 세틴 몰래 현신해 버릴까?' 지금 계속 정령들을 날리자니 점점 숨이 차오고 힘이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지금 아린은 아예 마나만 소모하는 `명룡도'는 허리춤에 다시 채우고는 전적으 로 정령술에만 의존하여 싸우는 중이었다. "크윽!" 잠깐 정신을 흐트리는 동안 오크의 창날 하나가 아린의 어깨를 관통했다. 섬뜩한 느낌과 함께 지독한 통증, 아린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감히,,,이런,,오크따위가,,!!! 사라만더!!!!!!!" 퍼어어엉~~~~~~!!! 아린의 어깨에 꽃힌 창의 앞자루만 남긴 채 오크는 재가 되어버렸다. 아린은 고통으로 손을 벌벌 떨며 창자루를 쥐었다. 다행히 뼈는 다치지 않았다. "아야야야얏~~~!!!" 아린은 고통으로 눈물까지 글썽이며 창자루를 뽑고는 바로 외쳤다. "카사, 사라만더 전부 나와! 다 죽여버려!!!!" 아린 주위로 굉음과 함께 거대한 불꽃의 파문이 일었다. 단숨에 수십개의 불꽃을 사방으로 터트려 주위의 몬스터들을 몰살시킨 아린은 그 틈을 타 잽싸게 폴리모프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타고난 족속의 형체여 그대의 육신은 정해진 것이 아니니 나 법칙의 힘으로 법칙을 수정하여........" 순간 아린의 입에서 주문이 정지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아린의 표정역시 고통스러운 가운데 당황스런 표정이 아로새겨지기 시작했다. 아린의 시선은 저 멀리 달려오는 몬스터군단의 본진,,그리고 그들이 들고 있는 수십개의 깃발들에게 고정되어있었다. "저,,,저건,,," 붉은 깃발, 인간 3,4명은 뒤덮을수 있을것 같은 거대한 깃발에는 이 시대에는 잊혀진 문자, 오로지 용들만이 사용하는 드래곤들의 문자가 적혀있었다. 살기등등한 몬스터들의 얼굴 위로 펄럭이는 붉은 깃발. 그리고 그 곳에 쓰여진 용들만의 언어. 아린은 천천히 그 글자들을 읽어내려갔다. `아린아,돌아와라 모든걸 용서하마, 사랑하는 엄마 카르세니안.' 아린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터져나왔다. "히엑!!엄마다!!!" `아린아 돌아와라, 모든걸 용서하마 사랑하는 엄마 카르세니안' 살기등등한,,흥분된 표정으로 괴성을 지르며 돌격하는 몬스터들이 들고 있기 에는 좀 무리가 있는 문구겠지만, 뭐 몬스터들이야 뭐라고 쓰였는지 알게 뭔 가? 주니까 받았고 받았으니 들고다니겠지. 하지만 읽을 줄 아는 아린은 당황했다. 물론 다른 의미에서다. `우엥~~어쩌지? 엄마 오신건가? 아,,오진 않으셨겠다 몬스터들 날뛰는 꼴 보니까..' 틀림없이 우아함과 세련미를 추구하는 카르세니안이 이곳에 왔다면 몬스터 들이 저렇게 무식하게 날뛰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아린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하지만,,이렇게 되면 변신을 못 하잖아?' 아린은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수법을 쓰는지 대강 들어서 알고있다. 원래 드래곤들은 잘난척 하기 좋아하는 종족인지라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가 직접 나서는 일은 드물다. 대부분 남에게 시켜놓고 자신은 멀찌감치서 구경하는 것이다. 문제는 일을 시키는 쪽의 의사따윈 상관 안 한다는 것과 일을 시키기는 시 키는데 제대로 시키는 적이 없다는 것이지만,,,어찌되었건 여기서 아린이 본체로 돌아간다면 당장 엄마한테 잡혀서 집으로 끌려갈거라는 점은 명백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어쩌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발 동동 구르다보니 어느새 불꽃에 놀라 후퇴했던 몬스터 들이 다시 아린을 덥치기 시작한다. "크르르르를" 웨어울프 하나가 으르렁거리며 아린에게로 달려들었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든 아린이 다시 손짓을 해대어 정령을 불렀다. "아차차! 카사!" 순간 아린에게서 흐르던 마나의 흐름이 일시정지해버렸다. 지나치게 소모만 하다보니 일시적으로 마나가 동결된 것이다. 물론 몇 분 지나면 도로 다시 채워지겠지만,,그 몇 분 사이에 아린은 늑대밥이 된 최초의 드래곤으로 드 래곤 역사상에 길이 새겨질 수도 있다. 아린은 당황했다. "어,,왜 이러지?.." 아린의 손짓은 헛되이 허공을 휘저었을 뿐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았고 당황한 아린에게 웨어울프의 신형이 날쌔게 덥쳐들어갔다. "크아오오오!!" 긴 울부짖음과 함께 웨어울프의 송곳니가 아린의 허벅지를 관통했고 아린은 비틀거리며 지면에 주저앉았다. 아린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아야,,아야야..." 기회는 찬스다. 아린이 쓰러지자 뒤에서 구경만 하던 평범한 늑대들이 일제 히 아린에게로 덤벼들었다. 주저앉은 아린이 두 팔을 휘둘러봤지만 늑대들의 이빨에 허무하게 상처만 입었고 놀란 아린이 비명을 질렀다. "꺄악! 아린 살려!!" "아린!!" 그때 세틴이 몸을 날리며 아린에게로 뛰어들어 검을 휘둘러 달라붙은 늑대들을 떼내었다. 그러자 힘없는 축생에 불과한 늑대들은 꼬리를 말고 다시 후퇴했고 웨어울프 밑 기타 몬스터들이 다시 그들에게로 덤벼들기 시작했다. 눈물 범벅이 된 채 땅바닥에 쓰러진 아린을 보호하며 세틴이 검을 들었다. "아린,,괜찮아?" "안 괜찮아! 아파 죽겠어." 아린의 울음섞인 외침에 세틴은 어깨를 으쓱 하며 중얼거렸다. "괜찮은 모양이군." 그리고 몬스터들이 일제히 덤벼들었고 세틴은 칼을 크게 베어들어갔다. 쓰러진 공주님을 보호하는 정의의 기사 사악한 몬스터들을 무찌르고 공주님을 구출하다,,라고 봐도 무리없는 장면이긴 했지만, 첫째,,공주역활이 남자였다는 것과 둘째 정의의 기사분께서 탈진 일보직전이라 는 것때문에 몬스터들은 대본과는 달리 기세등등하게 세틴의 검을 허공에 날릴 수 있었다. 세틴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욱씬거리는 팔목의 고통, 그리고 검사가 생명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검을 놓쳤다는 것에 대한 마음의 고통. "제기랄!!!!,"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는 저만치 날아가 챙그렁 하는 소리와 함께 볼품없이 뒹굴 었다. 급한 김에 옆에 있는 오크들의 창들 중 하나를 주워서 크게 돌리는 세틴이 었지만 이미 몬스터들은 다 잡은 먹이인 아린들을 둘러싸고는 앞발로 툭툭 건드 려가며 고양이 쥐 희롱하듯이 세틴을 희롱하고 있었다. 세틴의 목에서 울음섞인 외침이 터져나왔다. ",,신전기사단인가 뭔가 왜 아직도 안오는거야!" 파아아아앗! 그때 허공을 찢는듯한 파공음이 울려퍼지며 순간 아린들을 포위하고 있던 몬스터들이 삽시간에 갈갈이 찢겨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둥근 빛의 원반이 허공을 갈라 크게 원을 그리며 몬스터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세틴이 식은 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왜 구조대는 죽기 일보 직전에만 나타나는거지? 좀 일찍 오면 안돼나?" 고통으로 눈물을 글썽이던 아린이 세틴을 바라보며 물었다. "신전기사단이야?" 정신을 차린 세틴이 휘몰아치는 빛의 원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빛의 원의 정체는 빠르게 빛을 발하며 회전하는 검, 그것도 엄청나게 거대한 검이었고 세틴에게 아주 낮익은 검이기도 했다. "아리아씨다!" 사방으로 피가 튀기 시작했다. 세틴과 아린은 왜 그 고생을 했던가... 아린들의 고생이 무색하게도 아리아 는 간단히 몬스터들을 도륙하고 있었다. 몬스터들을 한 차례 갈아뭉개고 돌 아온 그녀의 대검은 다시 아리아의 손에 쥐어졌고 아리아는 몸을 날리며 몬 스터들 사이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차아아아앗!" 거친 기합소리와 함께 아리아의 검은 사방으로 휘몰아쳤고 한번 베어갈때마 다 족히 몬스터 대 여섯은 절단내고 있었다. 멀리서 깃털이나 화살을 쏘는 놈들도 있었지만 그럴 때는 불꽃, 빛의 화살, 얼음의 결정 등등 하여튼 날 리는 마법이란 마법은 모조리 아리아의 검에서 튀어나왔고 튀어나오는 족족 몬스터들은 통채로 태워지거나 꿰뚫리거나 날라가고 있었다. 세틴의 표정이 왠지 허탈해졌다. "저렇게까지,,강했나.인간의 수준을 넘었군.." 아직까지도 아리아의 정체를 제대로 모르는 세틴의 한 마디였다. 몬스터들 의 선발대 400여 마리 중에서 아린과 세틴이 죽기 일보직전까지 싸워가며 간신히 해치운 100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300마리를 별로 힘도 안 들이고 도륙하는 아리아의 모습은 오히려 몬스터들에게 동정심이 갈 정도로 처참한 것이었다. "저 여자는 누구지?" "사람 맞아?"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창문이 하나둘씩 열렸고 주민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 으로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밖을 내다보았다. "오,,신이시여.." "여,,여자쪽이 더 무서워,...." 아리아의 검은 쉴새없이 휘둘러졌고 아리아의 몸은 새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 다. 머리카락을 따라 흐르는 몬스터들의 핏물을 머리를 흔들어 가볍게 떨쳐내 며 다시 검을 휘두르는 아리아. "크에에에엑!!" 마지막으로 남았던 웨어울프 하나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몬스터 군단의 선발대 400여 마리는 모조리 전멸해버렸다. 아리아는 자신의 대검을 허공에 두어번 휭휭 돌려 핏물과 엉겨붙은 몬스터들 의 신경조각이랑 살점들을 떼어낸 뒤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아린에게 물었다. "살아있나요 아린?" 쓰러진 아린이 얼떨결게 대답했다. "에? 사,,살아는 있지만.." "다행이군요." 무지 아프단 말이야! 라고 아린이 미처 소리치기도 전에 아리아는 몸을 휙 돌려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저만치 돌격해오는 몬스터들에게로 달려나갔다. 달려가는 아리아의 뒷모습을 보며 세틴이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싸우고 지치지도 않나?" 그러나 달려나가던 아리아의 걸음이 순간 멈추었다. 수백개의 화살들이 일 제히 몬스터들에게로 날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주민들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오오오 신전기사단이오!"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성기사들이다!" 호화찬란한 갑옷들을 입은 한 무리의 기사들이 말을 타고 거리를 질주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창을 빼어들고 여신의 가호를 외치며 달려드는 용맹스러 운 모습들에 마을사람들은 환호했다. "여신의 가호가 그들에게 있으라!" 그들 뒤로 두 발만 달랑 가지고 말탄 기사들을 헥헥대며 따라가는 보병군 단이 뒤따랐고 그들에겐 아무도 여신의 가호를 외쳐주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출세를 해야 한다.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그들을 보며 아리아는 검을 다시 등 뒤에 찬뒤 아린을 바라보았다. "유나양은 신전에 의탁하게 되었습니다. 치료가 좀 시간이 걸린다는군요. 어쩔건가요 아린? 신전에 가볼건가요?" 아린은 찬성했다. 진심으로 찬성했다. 지금 팔다리가 피를 줄줄 흘리고 있 으니 치료가 간절한 아린이다. 게다가.. "빨랑 가요. 아파죽겠어 이잉~~ 역시 파티에 성직자가 없으면 안돼..잉.. 이럴때 성직자가 있으면 척 하니 치료해줄거 아냐..징징.. 이번에 신전 가면 성직자부터 하나 꼬셔야겠어,,히이잉" 울고불고 하면서도 할말은 다하는 아린, 아리아는 징징대는 아린을 업고는 세틴을 부축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검타고 날아가자 아리아~~" "안돼요. 너무 힘을 많이 소모했어요." "조금만 참아요 세틴, 아린." 저 멀리 신전기사단과 몬스터들의 전투가 한창 벌어지기 시작했고 피투성이 가 된 아린과 세틴,,그리고 자신의 피는 아니지만 전신이 피로 물들어있는 아리아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별 상처가 없지만 세틴과 아린이 지독한 상처를 입었기때문에 살살 걷고 있는 것이었다. 아리아가 피범벅이 된 세틴을 바라보며 물었다. "세틴씨의 검을 가져오지 않아도 될까요?" 저만치 돌바닥에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자신의 바스타드소드를 힐끗 본 세틴이 힘없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날도 다빠지고 수명이 다 된 것이니까.." 온 몸이 쓰라리고 아려서 어디를 어떻게 다친건지조차 모르는 세틴은 그저 미간을 찌푸리며 한걸음 한걸음 발을 옮겼다. 전신을 지배하고 있는 통증들, 결코 10대의 소년이 감당할만한 고통이 아니었지만 세틴은 참아내고 있었다. 겸을 놓치고 여자한테 목숨을 구원받았다. 여기서 고통의 신음까지 흘리는 것만은 절대 세틴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난,,기사중의 기사 사라세나인가의 후계자다,,이 정도로 신음소릴 내뱉어 서야,,,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지...' 입가에 새어나오는 신음을 억지로 참으며 그는 통증으로부터 신경을 돌리기 위해 계속 아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눈앞이 흐릿해지네요..자칫하면 이대로 신전까지 가기도 전에 출혈과다로 죽겠군요.." 그런 세틴에 비해 아린은 솔직담백하게 자신의 고통을 피력하고 있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늑대한테 뜯길 뻔한 아린이 더 상처가 많아보이지만 세틴의 상처는 근육조직에까지 치명적으로 새겨진데 반해 아린은 기껏해야 피륙의 상처에 불과하니 그 고통의 정도는 감히 비교할 것이 못 된다. 그러나,,아린의 엄살은 세틴의 자존심만큼이나 높았다. "아야야,,아파아파아파,,,끙끙,,,히이잉,,히이잉,,," 바로 귓가에서 징징대는 소리가 울려퍼짐에도 불구하고 아리아의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걱정마세요 세틴. 곧 달의 여신 하르니안 신전의 성직자들과 무녀들이 주민들 을 구하기 위해 온다고 들었습니다." 세틴이 코웃음을 쳤다. "누굴 구하겠다는 거죠 그 사람들은? 생존자 아니면 사망자 뿐인데? 부상자라 면 나랑 아린밖에 없잖아요? 몬스터와 대치한 자들은 전부 죽었잖아요!!" 아린은 울고 있었다. "아파,,아파 아프단 말야!!,,히이잉,,징징,,잉잉잉" 징징 짜대는 아린을 일단 무시한 세틴과 아리아, 소리지르는 세틴을 보며 아리아가 대답했다. "아마,,기사단을 위한 것이겠죠. 거기까지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않나 요 세틴씨?" 무시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린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아파죽겠어 히잉,,,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몸통도 아프고,,꼬리,,는 없지 참,,어쨋든 아파!!!!!" 세틴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리아를 노려보았다. "바로 옆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내다보지도 않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 다니....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우리 리베이드라면 이렇지 않아!" 아린은 아직도 울고 있었다. "세틴,,나 아파,,아리아,,나 아파,,,너무 아파,,징징징징징~~~" 아리아가 세틴을 차갑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여기는 사르바잔 왕국이니까요. 나라마다 개성이 있을테고 그건 우리가 알바 가 아니지요. 저도 아린이 위험해 처해있지만 않았다면 그런 몬스터들에게 힘 을 소모할 필요가 없었어요." 여전히 높낮이가 없는 조용한 말투였지만 아리아의 말은 다분히 비난조였다. 말인즉 왜 분수도 모르고 설치느냐? 덕분에 사서고생했다.. 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눈 앞에서 주민들이 살해당하는 걸 본 세틴은 아리아의 말에 찬성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거기서 비겁하게 숨어있..." "아파아~~잉잉~~아파~~" "..어야 했다는 건가요 아리아?" "하지만 상대도 안 될걸 알면..." "아프단 말이야 징징징징~~~~~~" "..서 덤비는 것은 만용이라고밖에 할수 없습니다. 그건 용기가 아니에요." "그렇지만 제가 나섬으로써 다른 사람이 살아.." "아파아파,,,히이잉!!!" "나지 않았나요..후아,,아린!! 조용히 좀 해!!!" "아픈데 어떻게 조용히 해!!" 세틴과 아리아가 극구 무시하려 노력했지만 아린의 땡깡은 결코 무시하기 쉬 운 것이 아니었고 세틴의 이맛살에 실핏줄이 살폿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세틴은 흥분을 간신히 억누르며 느릿느릿하게 말을 꺼냈다. "아린,,,너만 아픈거 아니잖아,,좀 참을 수 없냐??" "아파!!아파!! 아프단 말이야!.." 아리아는 고개를 돌려 그녀의 등에 업혀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는 아린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안 아프게 해줄께요." "아픈데 어떻게 안 아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아린이 조용해졌고 놀란 세틴이 아린을 쳐다보 았다. 아린은 코피를 줄줄 흘리며 아리아의 등에 죽은 듯이 업혀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주절거리던 아린이 갑자기 잠이 들었을리가 없지 않은가? 놀란 세틴이 아리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리아씨? 어떻게 하신..." 말을 꺼내던 세틴은 아리아의 손등에 아까까지는 없었던 핏물이 고여있는 걸 발견했다. "아리아? 설마 아린을?" "잠재운 겁니다. 기절한 사람은 고통을 못 느끼지요. 아린에게도 좋을 겁니 다." 물론 기절한 사람은 고통을 못 느낀다마는,,, "그렇다고 정통으로 안면을 후려갈겨요? 코뼈라도 내려앉았으면 어쩔려고!" "신관께서 치료해주실겁니다. 어차피 여기서 상처 하나 더 늘어난들 무슨 상 관이겠어요? 어찌됐든 제 응급처치로 아린은 고통을 잊게 되었잖아요." 아리아의 응급처치는 아린뿐만 아니라 세틴마저도 잠시 고통을 잊게 할 정도로 훌륭한 것이었다. 기가 막힌 세틴은 통증도 잊은 채 입을 쩍 벌리고 아리아를 바라보았다. `과,,과격하다..에구,,불쌍한 아린...' 그러나 이미 업질러진 물이요 쏘아진 화살이라,,이제와서 다시 아린을 깨워봤 자 귓가에서 앵앵거리기만 할테고 그래서 세틴은 잠자코 있기로 결심했다. 어찌됐건 조용하니 한결 살만한 것이다. 그때 청아한 미성의 목소리가 세틴과 아리아에게로 들려왔다. "부상자를 좀 볼수 있을까요?" 세틴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새하얀 법복을 입은 15살쯤 되보이는 금발의 미소년과 그 옆에서 조용히 서 있는 무녀복장을 한 금발의 미소녀가 세틴의 눈에 들어왔다. 과연 `신은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신다' 라는 미명아래 반만년동안 몸 가꾸는 마법에만 치중해온 신전의 종사자들 답게 둘다 보통 미모가 아니다. 게다가 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견습수도사가 아닌 정식 수도사의 복장을 하고 있었고 당연히 세틴의 표정이 반가워질 수밖에 없었다. 세틴은 고통을 참으며 정중히 말했다. "리베이드 왕국 사라세나인가의 후계자, 세틴 사라세나인입니다.." 그러자 금발의 미소년이 화사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세틴에게 입을 열었다. "달과 죽음, 그리고 사그라지는 생명을 관장하시는 하르니안의 종입니다. 저는 신관 피트, 이쪽은 무녀 에리아. 우선 상처피료가 우선이니 어서,," "...아우웅,,,우앙???" 아린은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언제나 아침에 일어나는 건 고역 이었는데,,오늘따라 굉장히 몸이 개운한게 예삿 아침 같지가 않았다. 아린은 창밖을 쳐다보았다. "어? 밤이네?" 작은 별들이 반짝이며 아름답게 비치고 있었다. "아흠,,," 기지개를 켜며 눈을 깜빡이던 아린은 고개를 갸우뚱 하며 기억을 더듬기 시 작했다. "에,,그러니까 세틴이랑 같이 몬스터들이랑 싸우다가 다쳤는데 아리아가 구해주러 왔고 그래서 아리아 등에 업혔는데 갑자기 눈 앞이 번쩍했고,, 음,,.그 다음은 기억 안나는군,,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아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새하얀 작은 방, 소박해보이는 침대가 몇개 놓여있을 뿐인 단순한 구조의 방 이었고 그곳에는 아린 혼자만 누워있는 것 같았다. "어째 몸이 허전하네,,얼라 이건 뭐지?" 마침 옆을 보니 하얀 평상복이 놓여져있었고 그래서 아린은 자신이 알몸이란 걸 그제서야 발견할수 있었다. 그와 함께 그 많던 상처들도 모조리 사라지고 또다시 뽀얀 흰 살결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아린은 주섬주섬 옷을 줏어입은 다음 방문을 나섰다. 긴 복도에는 그저 수많은 문들만 끝없이 나열되어 있었고 희미한 촛 불만이 앞길을 어렴풋이 비추어주고 있었다. 조용한 복도를 따라 걸으며 아린이 중얼거렸다. "여긴 또 어디야? 왜 난 잠에서 깨면 항상 이상한 데 와 있는거지?" 어슴프레한 불빛 아래에서 세틴은 침대에 누운 초췌한 인상의 소녀에게 계속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를 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유나씨,,저때문에 그런 일을 당하게 해서..." "아녜요. 제 수명이 좀 줄어들기는 했지만 덕분에 아리아씨가 무사했으니까 저는 별로 신경 안 써요." 개의치 않는 소녀의 표정에 비해 세틴의 표정은 어둡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제 일로 저희 영지에 오신 건데,,이런 일을 당하게 해서,,정말,," "할 수 없죠 뭐,, 하여튼 살아났으니 그걸로 다행 아닌가요?" 약간 안색이 안 좋긴 하지만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소녀, 유나는 밝게 웃으며 세틴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를 보며 옆에 있던 금발의 소년 수도사가 걱 정스런 말투로 입을 열었다. "마법검의 부작용은 막았습니다만,,줄어든 수명까지는 저라해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죄송하군요." 유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아니예요. 어차피 여행자에 불과한 저희들에게 고위 사제이신 피트님께서 직 접 손 봐주신 것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도시의 수많은 주민들을 구하고 몬스터들의 선발대를 모조리 해치운 은 인이신데요,,이 정도는 당연한 겁니다." 피트는 화사하게 웃으며 감사의 눈빛을 유나 곁에 앉아있는 세틴에게로 보냈다. 그리고 세틴은 그런 피트의 눈빛에 심히 가슴 한 구석이 찔려오는 중이었다. 세틴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피트에게 말했다. "저,,저는 별로 한게 없는데,," 정말 세틴은 한게 없다. 총 500여 마리의 몬스터들중 400마리 정도는 아리아가 작살내었고 80마리 정도는 아린의 불꽃정령이 태워죽였다. 기실 세틴이 죽인 숫자는 20여마리정도밖에 안되는 것이다. 물론 몬스터들을 그 혼란 속에서 20마리씩이나 상대한 세틴의 검술이 결코 약하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의 인식은 저들 3명이서 500마 리를 죽였으니 한 사람당 셋으로 나눠서 166.666....(-_-;;)마리씩 해치웠 을 거란 반응쪽으로 굳혀지고 있었다. 물론 사람들이 좀 자세히 몬스터들의 시신을 살펴보면 금방 눈치챌 문제이긴 하다. 홀랑 태워먹는 아린이나 왕창 갈아버리는 아리아에 비해 유달리 깨끗하게 베여진 20여구의 몬스터시체, 누구 작품인지는 뻔한 것 아닌가? 씁쓸히 웃는 세틴을 보며 피트는 생각했다. `강하고 정의롭고 겸손하기까지 한 인물이다. 과연 리베이드 제1의 가문이라 는 사라세나인 가의 후계자답군..' 그때 유나가 무엇인가 생각난 듯이 고개를 돌려 세틴을 바라보았다. "아 세틴씨,,그러고보니.." "왜 그러시죠 유나양?" "그때 플루토 경이 세틴 당신을 잡고 뭐라고 하던데요... 무슨 이야기였죠?" "아.." 세틴은 그때의 일을 떠올렸다. 떠올리기도 싫은 굴욕의 기억. 세틴은 잠시 머뭇 거렸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는 입을 열었다. "제 어머니의 보석...을 찾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뭐라더라,,,색이 매일 변 하는 보석이라던데,,," "보석이요? 플루토 경이 노름빚이라도 졌었나? 왠 보석이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농담을 섞어가며 되묻는 유나, 그런 유나의 말을 가로 막고 허겁지겁 세틴과 유나의 대화 사이를 끼어든 자가 있었다. "매일 색이 변하는 보석? 혹시 이름이 리에기스가 아닙니까?"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세틴에게 질문을 던진 것은 그들 옆에서 조용히 서 있기 만 하던 신관 피트였다. "리,,에기스? 아닌데요?" 세틴은 갑자기 호들갑을 떠는 피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고 그러자 피트는 한층 흥분된 목소리로 세틴에게 물었다. "그렇다면,,파루시아?" 세틴이 순간 손바닥을 짝 소리를 내며 쳤다. "맞아! 파루시아였어! 그래,,이제 확실히 기억난다,,,아 근데..." 세틴은 피트를 향해 의심쩍은 눈빛을 보내며 물었다. "신관님께선 어떻게 그걸 알고 계시죠? 설마 당신..." 피트는 조금은 당황스런 미소를 지으며 세틴을 바라보았다. "드래곤 슬레이어 프루토 경과 한 패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거기까지 알고 있다니,,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유나 앞을 막아선뒤 자신을 노려보는 세틴을 보며 피트는 피식 웃더니 손을 까닥거리며 세틴을 불렀다. "걱정마세요. 대강 얘기를 들어보면 당신들은 플루토라는 인물한테 당했던 적이 있고 그 플루토란 인물은 파루시아를 찾고 있으며 저 유나양은 거기서 탈출하기 위해 마법검을 무리하게 사용했고 덕분에 저렇게 되었다...라는 것 정도는 금방 눈치 챌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 그 플루토란 인물이 드래곤 슬레이어로 유명한 블랙나이트 플루토란 건 어떻게 아는거죠! 잔뜩 경계하는 세틴에 비해 피트는 여전히 화사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몬스터 400마리를 단 3명이서 도륙할 정도의 강자들이 마법검까지 사용해가 며 탈출할 정도의 상대,,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에서 제가 아는 플루토는 블 랙나이트 플루토 뿐이니까요." "그,,그렇다면.." "게다가,,파루시아, 라면 고대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씩은 들어본 이름이니까요." 확실히 이 신관이 플루토와 한패일 가능성은 원래 전혀 없었다. 우연히 만난 사람에 지나지 않지 않은가? 세틴은 피트에 대한 의심을 버렸다. 그러자 세틴은 자신이 신관, 그것도 자 신들을 치유해준 신관에게 무례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머리에 미쳤다. "아..죄..죄송합니다. 요 사이 좀 일들이 터져서..." 겸연쩍어진 세틴은 그냥 뒷통수만 벅벅 긁어댔다. 그리고 무안함으로 얼굴을 못 드는 세틴 대신 유나가 피트를 바라보며 물었다. "파루시아,,어렴풋이 들은 것 같기는 한데 저도 잘 모르겠군요. 혹시 아시나 요 신관님?" 그러자 피트는 노래하든 조용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육신의 인 가이아스, 마나의 인 자에드라실, 재림의 인 파루시아, 파괴의 인 리에기스,,," 호기심 찬 세틴과 유나의 얼굴을 보며 피트의 표정에 미소가 어렸다. "5000년전 번영한 현세의 인류의 조상들의 시대. 신과 인간이 공존했던 세계. 마나가 넘쳐흐르는 마법의 시대, 지금은 잊혀진 고대문명 `슈리테르',,,,,, 아마도 두분다 들어 본적은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세틴과 유나의 얼굴에 수긍의 빛이 어렸다. 샤이하드 아카데미나 매직아카데미 를 들 것도 없이 일반 서민들 사이에서도 전설로 동화로 설화로 신화로 전해져 내려오는 옛날옛적 이야기. 고대문명 `슈리테르'. 지금은 세계를 관장하는 지고한 위치에 있는 여러 신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 가던 시대, 그때의 인간들은 모든 인류가 신의 축복을 받아 병들지도 아프지 도 약하지도 않았다고 전해졌다. 신의 힘이 함께 하여 모든 인간이 단순한 의지나 동작만으로 마법을 쉽게 행하던 마법의 시대, 모두가 아름답고 현명한 낙원과도 같은 세계, 신의 품안의 인간들은 행복했고 어떠한 재앙이나 위험에 도 처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오로지 자연 가운데에서 생을 즐길 뿐이었다는 행복의 시대. 세틴이나 유나도 어릴때 동화책이나 이야기책으로 많이 들어본 내용이었고 세틴은 눈쌀을 찌푸리며 피트에게 물었다. "아,물론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만,,그게 그 파루시아라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지요?" "그 동화속에서 그 시대의 멸망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쓰여있던가요?" "아,,,그러고보니.." 들어본 적 없었다.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무엇보다 5000년전의 이야기에 대한 것인데 왜 멸망했느냐 하는 건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차피 제대로 믿지도 않으니까. "가이아스, 자에드라실, 파루시아, 리에기스... 그 시대를 멸망시킨 존재,,사악한 힘으로 신들을 이 땅에서 내?은 존재.. 거신족의 후예, 지상의 최강의 생명체이자 신들과도 맞먹는 힘을 지닌 저 간악한 드래곤들의 수장이었다고 전해지는,,,, 16장의 암흑의 날개와 7개의 모든 드래곤의 머리를 지녔다는 드래곤이면서도 드래곤을 초월한 존재,, 초룡, 혹은 전능수라 불리우는,,, `티탄 엘사나드'의 4개의 봉인입니다." "티탄,,엘사나드?" "예, 고대의 마물, 신들조차 죽일 수 있다는 전설의,,," 세틴이 귀찮다는 듯 피트의 말을 끊었다. "아,,그렇군요,,예 그래요.." 진지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잔뜩 깔고 정말 놀랍지 않냐는 듯한 눈치를 주는 피트에 비해 듣는 세틴과 유나는 그다지 놀라는 표정이 아니었다. 세틴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피트를 바라보았다. "초룡,,전능수라,, 무슨 마왕같은 겁니까?" "예?? 그,,글쎄요.." "아린이 들으면 좋아하겠구만..." 세틴은 황당하다는 듯 어깨만 한번 으쓱였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유나는 재밌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 세틴과 유나를 보며 피트가 안타까운 듯 말을 이었다. "웃을 일이 아닙니다. 만약 봉인이,," "만약 봉인이 풀리기라도 하면 그 전능수라는 게 다시 이땅에 강림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파괴하고 모든 생명체가 죽어간다...뭐 그런 거겠죠?" "그,,,그렇긴 합니다만,," "와우,,무섭네요." 유나는 그렇게 하나도 안 무서운 표정으로 말을 맺었고 세틴은 피식 웃으며 혼잣말 비슷하게 중얼거렸다. "때가 어느때 인데 마왕이람,,음유시인들의 이야기속에서도 옛날에 유행 지 나간 이야기 아닙니까?" 피트는 이제 조금 화난 어조로 세틴과 유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제 말을 못 믿으시는 모양인데,,, 이건 고대의 문서에 당당히 기록되어 있는 사실성이 높은 이야기입니다. 만약 드래곤 슬레이어 플루토가 그 봉인을 찾아다닌다면 문제는 커져요." 그러자 유나가 피트를 바라보며 물었다. "미안하지만,,저도 고대문명에 대해 제법 관심이 많았는데,,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피트는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건 저희가 모시는 하르니안을 비롯 이 세계의 신들께서는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계시니까요. 신전에서는 여전히 그 기록이 남아있지요. 아마 마 도사들에게는 전해지지 않는 이야기일 겁니다. 게다가 신관들도 그다지 관 심을 가지지 않는 기록이거든요." "그렇다곤 해도,,너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무엇보다 그 봉인이 란 거 있기나 한거예요?" 유나의 질문에 피트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아,, 사실 그 봉인 중 두 개는 저도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유나가 놀라 물었다. "피트님이요? 그걸 어떻게?" "굳이 저만 아는게 아닙니다. 생각해보세요. 봉인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매일 색이 변하는 보석이라고..." 피트의 말에 유나가 뭔가 생각난듯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그러고보니..혹시 그거?" "유나님이 생각하시는게 맞을 겁니다." 뭔가 알겠다는 듯한 표정의 유나, 그런 유나에게 미소를 보내는 피트,, 왠지 소외의 벽이 쳐진 듯한 느낌을 받은 세틴이 유나를 바라보았다. "유나양,,저도 좀 압시다. 무슨 이야기에요?" 유나는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 봉인이라는 것 중 두개의 위치는 저도 안다는 뜻이죠 뭐." 세틴이 의아한 표정으로 유나와 피트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 봉인이란 거에 -이것은 초룡의 봉인입니다-라고 써있기라도 하나요?" 유나는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아뇨, 그럴리가. 저도 그게 봉인인 줄은 몰랐지요." "그럼?" "아마 기사인 세틴씨는 모르겠지만요. 귀금속매니아들에게는 꽤 유명한 보 석이 있지요. 매일 색이 변하는 찬란한 보석, 싯가 1억골드를 상회하는 무지하게 비싼 보석이죠. 그거 구할 수만 있다면 평생 떵떵거리며 살걸요?" 세틴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였다. "그러니까 그게 뭔데요?" "가이아네스제국 황제 `로히나스 크렐 가이아네스'의 권위를 상징하는 두 개의 보물, 황제의 옥새와 권위의 로드를 각각 장식하고 있는 두개의 보석이 매일 색이 변한다고 들었어요." 유나는 빙글빙글 웃으며 말을 이었고 세틴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유나를 바라보 았다. "황제,,,의 보석?" "예 세상에 4개밖에 없는 희귀한 보석이라서 엄청 비싸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 그게 보석이 아니고 봉인이었구나..그래서 4개밖에 없다는 거였군.." 혼잣말을 하는 유나를 보며 세틴이 땀을 흘렸다. "상,,당히 잘 알고 있네요? 시세하며 위치하며,,,꼭 도적,,같이.." "아,,한때 그쪽에 종사한 일이 있거든요." 유나의 말에 세틴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기껏해야 15,6살로 밖에 안보이는 소녀치고는 꽤나 파란만장한 과거가 아닌가? "도적이었어요 유나양?" "먹고살려면 뭔 짓을 못해요? 나중에 라카타님을 만나서 마도사로 전직하긴 했지만,," "도대체 마법을 배운지 몇년이나 지났길래?" 어이없어 하는 세틴을 보며 유나는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렸다. "2년이요." "어쩐지,,," 세틴은 그제서야 납득이 갔다. 어쩐지 마도사치고는 몸놀림도 빠르고 단검던지 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싶더니,, "아,,근데요 피트님." 세틴과 유나의 대화를 옆에서 구경하던 피트는 느닷없이 유나가 자신을 부르자 조금 당황하며 답했다. "예?" "그러고보니,,황제가 그 봉인을 두개나 가지고 있었으면,,,제국의 힘으로 나 머지 두개를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겠죠?" "그,,그렇겠죠..." "근데 용케 우리는 번성하고 있네요? 그 초룡인가 뭔가도 안 나타나고?" 유나의 질문에 피트는 표정을 굳히며 유나를 바라보았다. "아,,원래 300년 전 당시의 가이아네스 제국의 황제는 4개의 보석을 모두 지 니고 있었다고 알려집니다. 이건 굳이 비밀로 할것도 없이 왠만한 신전에서는 대부분 아는 사실이죠." "와,,그럼 그때 그 황제는 다행히 착한 사람이었던 모양이군요? 그 초룡을 소환하질 않았으니..." 비꼬는 듯한 유나의 말투에 신경쓰지 않고 피트는 자신의 표정을 고수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고민하는 겁니다. 그때의 황제는 그 4개의 봉인을 구했지 만, 그 봉인을 어떻게 해야 초룡이 소환되는지를 모르고 있었거든요. 물론 저 도 모릅니다. 어느 누구도 모르지요. 그래서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면서도 아무 도 신경안 쓴거죠. 그리고 4개의 보석 중 2개는 현재 헤이드 6국연합을 이루었 던 6인의 시조들이 이 땅에 가지고 왔다고 전해집니다. 어디 있는지는 저도 모 르지만요." 유나는 안심했다는 듯 말을 맺었다. "그럼 지금도 신경 안쓰면 되네요?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데..." "아뇨,,플루토 경이 움직였다는 건 그 뒤에 대마도사 가스터와 실버나이트 다리 오스가 있다는 것, 그들이 어차피 풀지도 못할 봉인을 위해 찾아다닌다고 보십 니까?" "아무도 모른대매요?" 피트의 목소리가 진중해졌다. "예,,인간이라면 아무도 모르겠지요. 하지만,,5000년, 그 까마득한 세월이 기 껏해야 평생의 3분의 2정도밖에 취급되지 않는 종족이 있지요." 그제서야 유나의 얼굴이 조금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드래곤,,,,?" "그리고 다리오스일행은 드래곤 슬레이어입니다. 어쩌면 이제껏 그 누구 도 알아 내지 못했던 그 봉인을 푸는 방법을 알아냈을지도 몰라요. 뭐니 뭐니해도 인류 역사상 단 3팀밖에 없었던 드래곤슬레이어일행이니까요." 드디어 자신이 아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껏 이야기에 끼지 못하던 세틴은 아는 이야기가 나오자 무심결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1000년전,, 황룡 크라이튼을 죽였다는 가이아네스제국 초대 황제라는 라하 가스 가이아네스,,그리고 600년 전 마룡 파드닐을 해치웠다는 가브리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룡 그라테우스를 해치운 다리오스 골브브러프..." 피트는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들이 그라테우스의 레어에서 봉인을 푸는 방법이라도 발견했다면 어쩌실겁 니까?" 세틴과 유나의 표정에서 장난기가 사라졌다. 세틴,유나의 얼굴에서 장난기는 비록 사라졌지만,,단지 사라졌을 뿐이다. 그다지 심각한 표정 역시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피트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별로,,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시는 모양이군요...." "당연한거 아닌가요?" 침상에 앉아 있던 유나가 코웃음을 치며 피트를 바라보았다. "드래곤 슬레이어 플루토 경이 전능수의 봉인을 찾는 것이 우리랑 무슨 상관 이죠?" 피트는 유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무슨 뜻인지...잘..." "상대방은 드래곤 슬레이어들이에요. 게다가 인간계 최강의 소드 마스터와 인간계 최강의 마도사가 끼어있는,, 그리고 각기 한나라를 뒤집어 엎을만한 세력들을 가지고 있지요." 그러자 피트가 침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확실히,,,다리오스경의 백룡기사단이나 플루토경의 암흑기사단이라면,,한 나 라를 뒤집어 엎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유나의 목소리가 날카로와지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이 전능수의 봉인을 모은다고 치죠. 그리고 그들이 그걸 이 땅에 강림시킨다고 쳐요. 그런데 우리가 뭘 할수 있죠? 이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 해 그들을 저지할 건가요? 무슨 수로?" 피트는 쓴웃음을 지으며 유나의 말을 끊었다. "아,,세계가 파멸된다고까진 안 했습니다만,,어쨋든 그건 저희가 고민할 일이 아니군요.. 장로님에게 말씀드려봐야겠습니다. 그럼,,편히 쉬시길.." 말을 맺으며 피트는 방을 나갔고 그숱 뒷모습을 보고 있던 유나가 고개를 돌려 세틴을 쳐다보았다. "이제 어쩔건가요 세틴? 저야 어차피 아린을 따라다니는 신세이니 행로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순간 유나의 말을 세틴이 끊었다. "한 가지 솔직하게 대답해주셨음 합니다 유나양." "에,,예?" 말을 하다말고 유나는 어리둥절하며 세틴을 바라보았다. "아린을 따라다니는 이유가 뭐죠?" "아,,그건..." 유나는 당황했고 세틴은 그런 유나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유나양도 아리아씨도 도무지 이해가 안가요. 단지 아린을 따라다니겠다고만 했지요? 둘다? 이유가 뭐죠? 아리아씨는 눈치를 보아하니 아린한테 반해서 따라다니는 거 같은데,,당신은,,?" 세틴은 말을 계속 잇지를 못 했다. 순간 유나가 두 눈을 반짝이며 호기심을 담뿍 담고서 세틴을 쳐다보며 소리친 탓이었다. "아리아씨가요! 아린한테??? 와! 왠일이니? 아리아씨도 그런 면이? 세틴씨는 어떻게 알았어요? 아리아씨가 그런 얘길 해요? 와 그런 거 남한테 이야기하기 힘든데,,아냐 아리아씨는 원래 무뚝뚝하니까 별 신경 안쓸지도,,아닌데,,그런 무뚝뚝한 사람이 남을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그것도 이상하잖아? 아리아씨가 정말 아린이 좋다고 그랬어요?" "자,,잠깐 잠깐.." 끊없이 나오는 수다에 질려버린 세틴이 유나에게 손을 내저었다. "난 단지 아리아씨가,,`전 아린 없으면 못 살아요.' 라고 한 걸 들었을 뿐 이라고요..." "그게 그 소리잖아요!!" "오,,그럼 역시?" 원래 말이란게 어 다르고 아 다른지라,,, 세틴과 유나는 아린과 아리아의 생기지도 않은 로맨스 스토리를 만들어내느라 분주하게 입을 놀리기 시작했 고 잠시 후 방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올때까지도 둘은 별의 별 소릴 다 해대며 희희덕거리고있었다. "역시 아리아씨도 여자였어,,음,,그런데 아린도 아리아씨가 이상형이라고 했었나요?" "그렇다니까요! 무투회때 아리아씨를 보고 거의 넋이 빠져있더라구요." 희희덕거리는 세틴과 유나의 등너머로 싸늘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하는 거죠?" "히엑!!!" "아,,아리아씨,,언제 왔어요?" "방금 들어왔습니다만,,이야기를 나누느라 소리를 못 들었나보군요." 방문을 열고 들어온 아리아는 무뚝뚝하게 두 사람을 둘러볼 뿐이었고 세틴과 유나는 실없는 웃음을 실실 내가면서 아리아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 아리아의 눈동자에 의아한 빛이 잠시 어렸지만 그것은 곧 없어졌고 아리아는 세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어쩔 생각이죠 세틴씨? 저야 아린을 따라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만,, 아린이 당신을 따라다니니 결국 당신이 행선지를 정해야겠군요." "아,,그거요.." 세틴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나름대로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건 아니다. 세틴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유나와 아리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국으로 갈 생각입니다." 유나의 눈이 동그래졌다. "제국,,이요?" 가이아네스제국, 실상 이 중앙대륙에 제국이라곤 그거 하나뿐이라 사람들은 어렵게시리 풀 네임을 전부 부르기보단 간단하게 `제국'이라고만 부르는 일 이 많다. "예,,저희 아버지께서는 젊었을 시절 상당히 유랑을 많이 다니셨습니다. 제가 10살이 되기 전까지 전 아버지 얼굴을 모르고 자랄 정도였으니까요. 나중에 아버지께선 제게 검의 기본을 가르치시며 그분이 여행했던 이야기들을 들려 주시곤 했었지요." 세틴의 얼굴에 아련한 그리움의 기색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중, 제국을 여행하던 시절의 이야기중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제국에서 그분은 검기에 눈을 뜰수 있었다고,,아마 그때가 아버지께서 30세가 좀 넘 으셨을 때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이야 실버나이트 다리오스경의 등장 으로 퇴색되어버렸지만 그때 당시는 젊은 나이에 검기에 눈을 뜬 희대의 천재라는 소리도 들으셨다고 하더군요." 유나가 장난어린 말투로 세틴에게 말했다. "하긴,,다리오스 경은 10대후반에 이미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으니,, 아마 세틴씨 나이쯤이었죠?" "후아,,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지 못했으니 어쩔수가 없지요..어쨋든 그곳 제 국에 있는 분이야말로 아버님께서는 자신의 유일한 스승이라고 말씀을 많이 하셨읍니다. 아직 살아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세틴의 목소리가 단호해졌다. "그분을 찾아 검을 익힐 생각입니다." "검을 익힌다면 굳이 제국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요? 이 곳 사르바잔왕국에도 훌륭한 기사들이 많을텐데요?" 세틴은 쌀쌀맞은 말투로 물어오는 아리아를 잠시 바라보다가 굳은 어조로 대답 했다. "주제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이곳엔 소드 마스터가 없지요..저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야합니다. 검기에 눈을 뜨지 않고서는 아버지의 이름을 욕되게 할 뿐이니까요." "그럼 세틴씨는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자신이 있나보군요?" 물론 아리아는 전혀 목소리의 고저없이 무뚝뚝하게 말했을 뿐이지만 세틴에게 는 빈정대는 소리로 들렸다. 세틴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입니다 그건." 흥분으로 상기되어있는 세틴을 보며 아리아는 차갑게 되물었다. " 소드마스터가 되어서 플루토경에게 복수하실 생각입니까?" "관둬요. 무슨 소릴 하려는지 알고 있으니까.." 세틴은 흥분된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승산이 전혀 없지요. 알고있습니다 저도.. 제가 간신히 검기에 눈을 뜨게 되면 그때 블랙나이트 플루토는 제가 다다르지도 못할 머나먼 경지에 도달해있겠지요. 이건 완전히 계란으로 바위치기이지요..하지만,," 세틴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맺혔다. "살다보면 돌계란도 있고 물렁바위도 있는 법. 내 귀여운 친구가 예전에 해 준 말이죠. 전 그말을 믿고 싶습니다." 그러자 아리아는 알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방문을 나섰고 문을 닫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세틴씨,,돌계란은 계란이 아닙니다. 타원형의 돌덩어리일 뿐이죠. 본질은 결국 변하지 않아요." "......" 찝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세틴에게 유나의 의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데 아린은 어디 있죠?" "여기가 어드메냐~~하이고~~" 아린은 푸념을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괜시리 신기해보이는 지하실 통로가 있어서 잠깐 구경한답시고 들어온 것이 화근이었다. 한참을 들러와 도 별 신기한 것이 눈에 뜨이지 않아 돌아가려 했고 그 뒤로는 아무리 헤메 도 단지 두갈래 세갈래로 갈라진 길목들과 어두침침한 긴 복도, 그리고 그 사이로 듬성듬성 박혀있는 빛을 발하는 둥근 구슬들이 박혀 어슴프레 빛을 내는 모습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린은 투덜대면서 계속 걸었다. "길,,잃었나? 도대체 여긴 뭐하는 데길래 이렇게 복잡하게 지어놓은거야? 네모반듯하게 딱딱 지어놓으면 얼마나 좋아? 하여튼 인간들이란...." 아린은 투덜대면서 계속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확실히 인간 들의 주거지는 드래곤들에게는 복잡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궁성이나 신전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드래곤의 덩치가 좀 큰가? 그러니 드래곤들의 레어 역시 왠만한 사이즈의 동 굴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드래곤이 살만큼 거대한 동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동굴들이 서로 연결되어있을 정도로 큰 동굴은 거의 없고 설사 연결되어 있다 할지라도 드래곤이 통과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작은 것이 대부분이다. 덕분에 대부분의 드래곤들은 단칸방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아마 드래곤들이 인간처럼 성을 짓고 산다면 꼭대기는 성층권에 도달할 것이요 지하실바닥은 맨틀층에 도달하리라, 하지만 다행히 드래곤들은 현자의 기품을 지니고 있어 자기 몸 뉘일 곳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도가사상의 신봉자들이라 몸들어갈만한 공간만 있으면 대부분 만족하고 산다. (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산다) 물론 불만족스러워도 별 도리 없다. 그냥 살아야한다. 누가 드래곤을 위해 집 을 지어주겠는가? 저기 제국의 드워프들이라면 몰라도 평범한 인간들은 어림 도 없는 공사인 것이다. (게다가 게으른 드래곤들이 직접 집을 지을리가 없다) "정말 불합리한 구조야.." 아린은 투덜대었다.하지만 투덜댄다고 길이 나올리는 없지. "세틴!! 유나!! 아리아!! 금발사제님!! (피트를 부르는 듯 하다)" 한참을 걷다보니 다리가 아파오는 아린, 아린은 잠시 벽을 등대고는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자기가 온 곳을 다시한번 되새겨보지만, ,,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여기서 드래곤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만약 아린이 이렇게 좁은 통로에서 현신했다간 끔직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지상의 건물의 복도라면 드래곤으로 변신하면서 다 부수고 나갈수 있을테니 아무 문제가 없지만 아린은 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왔도 이곳은 상당한 지 하, 이런 지하에서 변신하다가는 틀에 끼인 드래곤소세지 꼴이 나는 것이다. "히이잉~~세티인~~유나아~~아리아아아아아아~~앙~~~~~" 외침은 울음으로 바꼈다. 아린은 울상을 지으며 계속 길을 걷고 있었다. "배고파,,,히잉" "어! 빛이다!" 한참을 걷던 아린의 눈에 주변의 불빛과는 확연히 다른 백색의 빛이 통로너 머로 희미하게 비처오는 것이 보였다. 아린은 뛰기 시작했고 백색의 빛은 점 점 아린에게로 가까워졌다. 빛이 새어나오는 곳 앞까지 도달한 아린이 뇌까렸다. "문이네?"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철이 아닌 푸른 빛이 감도는 금속성의 육중해보이는 문 이 아린 앞에 존재했고 그 문 틈사이로 희미한 백색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아린은 문을 살펴보았고 곧 그는 글자를 발견했다. 문 상단부분에 새겨져있는 글은 잊혀진 언어, 고대 용족의 언어가 적혀있었다. 현재 용들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 거의 사멸된 것이나 다름없는 언어,,드래곤 들사이에서도 중요한 의식이 있을때나 사용하는 언어이고 당연히 아린은 그 언어를 모른다. 그러나 아린은 문에 쓰여진 글을 읽을 수 있었다.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또박또박 말이다.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카르세아린] "에엥?" 비록 잊혀진 언어라서 거의 모르는 아린이지만 그래도 자기 이름정도는 쓸 줄 아는 아린이다. 그 육중해보이는 문의 상단 중앙부분에는 황당하게도 아린의 풀 네임이 적혀있었다. "내 이름이 왜 여기 적혀있지?" 이런저런 이유를 생각해보는 아린이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았고 이럴때 궁금증을 풀려면 어떻해야 하는지 아린은 알고 있었다. 아린은 결심했다. "들어가보자!" 문제는 일단 부씌혀야 해답이 나오는 법, 아린은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으려 했다. "얼라?" 아린의 손은 허공을 쥐었을 뿐이었다. 손잡이가 전혀 없는 것이다. 잠깐 당황해하던 아린이 곧 알겠다는 듯 탄성을 내질렀다. "아하!" 원래 옛 이야기에서 이런 타입의 문은 100이면 100 마법의 문인 법이다. 보 라, 문 틈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이 예사롭게 보이지는 않지 않는가? 아린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카르세아린!" 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고 아린은 당황했다.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을 이리저리 매만져보기 시작했다. "어어? 이상하네,,원래 이런 문은 위에 적혀있는 게 명령어인 법인데.. 모험담같은 거 읽어봐도 이런 문은 윗 부분에 그 신의 세계담당과목을 적어놓고 그 신의 이름을 턱 하니 부르면 스르륵 소리도 없이 열린다.. 라고 써 있던데.. 그새 유행이 지났나? 카르세아린,,카르세아린.." 혼자 있으니 좀 심심하겠는가? 물론 드래곤인 아린이 어두운 복도에서 혼자 남았다고 무서움을 타거나 하지는 않지만 심심한 건 어쩔수 없는 것이다. 아린은 아무도 듣지 않는데도 혼자서 중얼중얼하면서 문을 밀어보고 당겨 보고 때려보고하며 별 짓을 다하고 있었다. "카르세아린,,음 내 이름이랑 비슷하기만 한 다른 단어인가? 근데 토씨하나 안 틀리잖아? 가만있자,,나는 신이 아니니까 담당과목같은 것도 없고... 어디,,용사! 미소년! 검사! 천재! 순진! 청순! 가련! 귀여움! (????)" 자신이 관련된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을 모조리 나열해보는 아린, 그러나 문은 움직이지 않았고 아린은 결심했다. "에라,,부수자!" 그리고 아린의 명룡도가 힘차게 그의 허리에서 뽑아져나왔다. "하아아압~~~" 아린은 샤이하드 아카데미에서 배운대로 기합을 모으며 명룡도를 두손으로 굳게 쥐었고 곧 명룡도는 푸른 빛이 감도는 금속의 문을 향해 힘차게 내리 쳐졌다. 탱!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아린의 검은 그대로 튕겨져버렸고 튕겨진 검의 반동력은 아린의 손아귀에 찢어질듯한 아픔을 선사했다. "아야야야야.." 아린은 손을 주물거리며 명룡도를 다시 허리에 찼다. 마법의 힘으로 인간 이상의 괴력을 발휘하는 아린의 힘으로도 흠집하나 안난 놀라운 푸른금속의 문을 보며 아린은 조금 혀를 찻지만 다시 쾌활하게 외쳤다. "흐음,,칼이 안되면 정령술이다. 사라만더 카사!" 아린의 손아귀에서 거대한 볼꽃의 도마뱀이 문으로 쏘아들어갔고 그 뒤를 불꽃의 새가 뒤따랐다. 볼꽃이 튀어오르며 폭팔이 일어났고 문이 부숴지길 기다리는 아린의 눈에 기이한 광경이 들어왔다. "어?" 마치 욕조에 구멍이 뚫여 물이 거세게 바져나가는 듯이 일어오르던 불꽃들 이 삽시간에 금속의 문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었다. "얼랄라,," 아린은 잠시 망연자실하게 서있었다. 검도 정령술도 통하지 않는 것이다. 눈치를 보아하니 모든 힘을 흡수하는 마법 비슷한게 걸린 모양이다. 아린은 잠시 고민에 빠졌고 곧 좋은 생각을 떠올릴수 있었다. 아린은 다시금 양손에 불꽃들을 일렁이게 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레어를 짓는 요령 제 1장. 뚫려있으니 문이요 가로막으니 벽이라...아무 데든 들락거릴수만 있으면.." 불꽃이 쏘아들어갔다. "그게 바로 문이다!" 아린의 외침과 함께 폭팔음이 울리며 돌가루가 휘날렸다. 아린은 문 대신 문 바로 옆의 돌벽을 부수어버린 것이다.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움푹패인 돌벽의 구멍을 바라보며 아린이 다시한번 손끝에 불꽃정령들을 소환했다. "자! 또 가라~" 폭발음,,,폭발음,,,폭발음,,, 대여섯차례의 폭발음이 있은 후 문 바로 옆의 돌벽은 주먹만한 구멍이 뚫려 백색의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강력한 정령술인가,,두께가 어른 머리통을 넘어서는 두꺼운 돌벽이 대 여섯차례의 정령소환만으로 구멍 이 뚫려버린 것이다. 불꽃의 힘을 타고난 레드드래곤이니까 가능한 것이지 인간이라면 절대 불가능한 정령술이었다. 뻥 뚫린 구멍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을 보며 아린이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봐라! 이것이 레드드래곤의 힘이다 하하핫!" 그러자 굳세게 닫혀있던 푸른 금속의 문이 소리도 없이 스르륵 열리며 환한 빛이 쏟아져나와 복도를 뒤덮기 시작했다. "엥?" "..........." 아린은 멍하게 서있다가 문을 향해 조그맣게 소리쳐보았다. "레드드래곤." 문은 소리없이 조용히 닫혔다. 아린은 다시한번 외쳤다. "레드드래곤" 문은 소리없이 조용히 열렸다. "뭐야,,이런 거였어?" 아린은 허탈한 표정으로 활짝 열려진 푸른 금속의 문과 자신이 뚫어놓은 돌 벽의 구멍을 번갈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괜히 힘만 뺐네,,쳇.." 하여튼 문은 열렸다. 괜히 돌가루 뭍혀가며 벽을 통과할 필요는 없게 된 것 이다. 아린은 문을 통해 나오는 환한 빛무리 사이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문 안쪽은 그다지 넓지 않았다. 평범해보이는 석실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전혀 평범해보이지 않는 아린 키의 2배가 넘는 (물론 인간버젼) 거 대한 육각모양의 수정이 세워져 백색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조각조각 빛이 반사하여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거대한 수정체. "우와,,예쁘다." 감탄한 아린이 멍하게 수정을 바라보자 수정 내부에서 서서히 빛무리가 움직 이기 시작했다. 조금씩조금씩 뭉쳐진 빛무리,,곧 그 빛은 인간, 그리고 여인 의 형상으로 모아졌고 완연한 여인의 모습이 되자 곧 두 눈을 떴다. "히익!" 놀란 아린의 귀에 방안전체를 울리는 조용하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대가 약속된 자인가요?" "네?" 당황해하는 아린을 보며 여인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 "이곳은 인간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공간, 당신은 누군가요?" "아린인데요?" 버벅대는 아린을 보며 여인이 다시 물었다. "그 모습은 허울에 지나지 않는 것, 당신의 진면목은 저 신들을 굽어보는 위 대한 드래곤의 그것이겠지요?" 그러나 아린은 이미 여인에게 흥미를 잃고 있었다. 더 신기한 게 발동된 것 이다. "아,,그렇죠 뭐.." 아린은 여인의 질문에 대강대강 답했다. 여인이 등장하면서 갑자기 바닥에 자 욱한 안개가 깔리기 시작했고 또한 수정으로부터 뿜어져나오는 백색의 빛이 안개에 부씌혀 허공에 빛의 입자를 형성하고 있었기에 아린은 지금 그걸 구경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신비롭고 놀라운 광경들,,, `와,, 이 안개 어디서 나오는거야? 구멍도 없던데? 와 저 빛의 구슬 너무 예 쁘다아,,' 아린은 주위를 쳐다보다가 문득 여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참,,근데,,누구세요?" 수정체의 영상 속의 여인이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다.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존재입니다. 당신이 카르세아린인가요?" "네,,근데요?" 그러자 여인의 표정은 수정 밖에서도 알수있을만큼 확실한 고민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어찌하여 벌써,,그대는 너무 일찍 왔군요 카르세아린." "네에?" 의아한 아린의 표정을 보며 여인은 계속 당황해했고 결국 뭔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여인이 아린에게 말했다. "저를 묶는 계약에는 시간의 의미가 존재하지 않았지요. 아직 당신에게 주어 져서는 안 될것이지만,,약속은 약속.." "저기요..알아듣게 좀 말씀해주실래요?" 아린의 질문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다시 눈을 감았고 점차 수정체가 더더욱 빛 나기 시작했다. 방안 전체를 맴돌며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금 계약을 이행합니다. 카르세아린, 그대에게 주어질 것을 취하세요. 이것은 그대만을 위한 것. 당신의 것입니다." 점점 빛이 강해지기 시작했고 아린은 두 팔을 들어 눈을 가리며 투덜대었다. "거참,,되게 신기한 척 하네,,뭐야,, 알아듣지못할 말만 하구..." 그러나 투덜대는 아린의 목소리 한 귀퉁이에는 분명한 희열의 빛이 감돌고 있 었다. 아린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싸! 뭔가 하나 건졌나보다. 어쩌면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드래곤들의 유물일 지도 몰라. 음 그렇다면 역시 나는 보통 드래곤이 아니었나보다. 암,,암,, 봐,,얼마나 성장이 빨라? 남들 다 700살 되어서야 인간세상에 나가는 데 난 300년만에 인간세상에 적응을 했잖아? 역시 난 뭔가 있는 놈이었어 히히히' 빛의 발산이 정점에 이르르자 곧 수정체는 날카로운 음향과 함께 산산히 조각 나기 시작했다. "으악!" 산산히 흩어지는 수정조각들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낸 아린이 비명을 질렀지 만 수정체는 아린의 몸에 긁힌 상처 하나 내지 않은채 바닥으로 떨어졌고 아린 은 그제서야 살그머니 눈을 떠 수정체가 있던 자리를 쳐다보았다. "??" 산산히 흩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정조각들은 여전히 희미하게나마 백색의 빛을 내뿜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아린은 수정체가 있던 자리에 무엇인가가 놓여져 있 다는 걸 발견했다. "거,,검? 검이네?" 붉은 검집 속에 채여진 한 자루의 바스타드 소드가 수정체 위에 놓여있었다. 아린은 살금살금 그쪽으로 다가가보았고 아무일 없다는 걸 확인한 후 그곳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잠시후 아린의 입에서 실망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뭐야? 바스타드 소드 하나랑 양피지 한 장만 달랑 있잖아?" 그래도 내심 왕년에 마왕이라도 잡았던 검이 아닐까 기대하며 주위를 살피는 아린이었고 별 위험은 없다고 판단한 아린은 살며시 양피지조각을 들어본 뒤 천천히 양피지조각을 펼쳤다. 아린은 흥분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무슨 굉장한 검술이라도 적혀있을지도 몰라." 양피지에는 글이 적혀있었다. 드래곤들만이 읽고 쓸수 있는 용족의 언어, 그것도 사멸한 고대어가 아닌 현재 사용되는 일상언어로. -성년식을 축하한단다 나의 사랑하는 아린아~~ 놀랬지 아린아? 어떠니 이 엄마의 깜짝 선물이? 아린아, 어른이 된 걸 축하한다. 이 엄마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모르겠구나 이제는 너와 이 엄마는 남이 되었단다. 너도 물론 알고 있겠지? 이제부터는 독립된 존재로써 너 자신에게 모든 책임이 뒤따른다는 걸.. 이건 엄마가 너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 네가 태어났을 때 만들었 던 레드일족 최강의 마력검 `블레어스 타이나'란다. 명심하거라..이제 너는 혼자란다. 이젠 일족으로서의 카르세아린이 있을 뿐 이야. 칼세니안의 아들은 없는거야.. 그럼 즐거운 인간생활을 즐기고 있길 빈다. -사랑하는 엄마 카르세니안- "................" 아린은 멍한 표정으로 양피지와 수정체가 있었던 부분에 놓여있는 바스타드 소 드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성,,,년,,식?" 아린의 머리속이 점차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간단히 말해서 아린은 지금 너무 일찍 온 것이었다. 이것은 400년 뒤 아린이 성 년을 치룰때를 위해 카르세니안이 만들어놓은 것이 분명했다. 아마 자신의 레어 에 가장 가까운 이곳 하르니안 신전에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일 것이다. 아린의 얼굴에 실망스런 기색이 어렸다. "치,,뭐야,,난 또.." 뭔가 대단한 것이리라 기대가 막심했던 아린은 맥이 탁 풀리는 걸 느꼈다. 전설의 검도 아니요, 숨겨진 고대의 유산도 아니었다. 단지 아들에게 주는 엄마의 선물이었을 뿐... "가만,,그러고 보니 블레어스 타이나면...마력검이잖아?" 실망하던 아린은 곧 그렇게 실망할 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지금 자신에게는 인간들에게는 전설의 검이라고 알려져있는 불꽃의 마력검 블레어스 타이나가 놓여있는 것이다. 오히려 고대의 유산보다 더 나은 것일 수도 있다. 아린은 생각을 고쳐먹었다. "뭐,,일단 챙겨두자.." 아린은 손을 뻗어 바스타드 소드를 쥐어 검을 뽑아들어보았다. 검은 스르릉 하 는 소리와 함께 별로 힘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뽑아져나왔다. 아린은 검을 흔들어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가볍다." 과연 드래곤 본으로 만든 검답게 블레어스 타이나는 바스타드 소드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이 만든 레이피어보다도 가벼웠다. 인간들이 환장을 해가며 드래곤의 뼈를 발굴하려는게 괜히 하는 짓이 아닌 것이다. 잠시 검을 휘둘러본 아린은 다시 검을 검집으로 집어넣고는 다시 방을 빠져나왔 다. 기대와는 달랐지만 어쨋든 굉장한 무기를 하나 얻은 것이니 기분좋은 아린 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린을 계속 기분좋게 만들어주질 않았다. 아린은 힘없이 중얼거렸다. "의외의 소득을 챙긴 건 참 좋은데.." 아린은 눈을 들어 끝없이 펼쳐져있는 어두운 복도의 양 끝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나가는 길은 어디야!!!" 그 후 세틴과 유나, 그리고 아리아가 신전 지하에서 징징대며 자신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울먹거리는 아린을 찾은 것은 이미 새벽이 지나고 동이 틀 무렵 이었다. "아하하함,," 세틴은 기지개를 펴며 졸린 눈을 억지로 떳다. 어제 밤 미아찾는 소동을 벌이느라 새벽까지 잠을 못 잔 덕분에 결국 정오가 넘어서야 눈을 뜬 것이다. 아직 잠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오후늦도록 잘수는 없는 노릇이라 세틴은 침상의 유혹을 억지로 뿌리치고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우,,졸려죽겠다. 아린 저 놈은 왜 느닷없이 신전 지하로 기어들어가서 사람 귀찮게 만드는거야?" 어제 일을 생각하니 어처구니없는 세틴이었다. 세틴은 옆 침대에서 골아떨어 진 아린을 툭툭 치기 시작했다. "얌마~ 아린. 일어나 아하함.." "아웅아웅,,왜 깨워 세틴? 졸려죽겠는데.." 아린이 게슴츠레한 눈을 억지로 비비며 세틴을 바라보았고 세틴 여기 맛이 간 눈을 억지로 치켜세우며 아린에게 호통을 쳤다. "야야,,해가 중천에 떴다. 빨랑 씨어. 아하함,,아우,,하품 나와 죽겠네.. 이그,,왜 거기는 기어들어가가지고...점심 먹어야지 점심. 배고프만 안돼 사람은 자고로 해뜰때 움직여야 하는 법이야." "그래,,밥먹자 밥.." 졸린 탓에 말에 두서가 없는 세틴이었지만 아린 역시 정상적 사고를 하지 못 하는 상황이라 전혀 신경을 쓰질 않았고 동문서답해가면서도 둘은 자리에서 일 어나 옷을 갈아입고는 목에 타올을 한장씩 걸친채 어슬렁거리며 방을 빠져나와 복도를 걷고 있었다. "아하함,,두 사람 꼭 좀비같아요.." 발뒤를 직직 끌면서 힘없이 걸어가는 두 사람을 보며 옆방에서 잠들었던 유나가 복도 중간에서 하품을 하며 농을 던졌지만, 두 사람은 정말 좀비인양 전혀 반응 을 보이지 않은 채 하염없이 우물가로만 걸을 뿐이었다. "아유 둘다 정신 좀 차려요..아하함.." 핀잔을 주는 유나 역시 연신 하품을 해대는 것이 꽤 잠이 부족했던 모양이었고 세틴은 그런 유나를 바라보며 힘없이 대꾸했다. "유나양이야말로,,,잠옷 입고 세수하러 갈건가요?" "꺄아아악!" 이로써 유나의 잠은 확 달아나게 되었지만,,아린과 세틴은 여전히 좀비스텝(?) 으로 우물을 향해 걸을 뿐이었다. 우물물을 바가지채 뒤집어 쓰고서야 잠이 깬 두 사람은 점심식사가 끝나지 않 았기를 진심으로 빌면서 어젯밤 피트가 가르쳐 준 신전 2층에 있는 수도사들의 식당으로 달려갔고 다행히 식사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배려를 해준 피트의 노고로 점심을 거르지 않을 수 있었다. 이미 유나와 아리아는 식사를 시작했고 세틴과 아린도 재빨리 자리를 잡았다. 빵을 잘라내어 버터를 바르던 피트가 세틴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세틴씨는...제국으로 간다고 하시더군요? 방금 유나양에게 들었습니다만.." 빵을 베어문 세틴이 잽싸게 우물거리던 것을 목구멍으로 넘기며 대답했다. "아,,예..그럴 생각입니다." "어떻게 가실 생각이신지요? 카르셀과 아라스난이 리베이드와 라슈타니엔을 침범했다는 소식은 들으셨나요?" 세틴의 얼굴이 침울해졌다. "역시,,," "일반인들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겠지만 저희 신전같은 경우는 순례자들의 연락으로 제법 그런 소식을 빨리 알수 있는 편이죠. 전쟁의 향방이 어찌 될지는 저희같은 신전관계자들에게는 관심이 없는 상황입니다만,, 제국으로 건너가는 길이 막힌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피트의 말에 세틴이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제국과 통하는 유일한 길은 라헬 항을 통한 뱃길 뿐인데,,, 그곳이 카르셀의 영역이니.." "아마도 쉽게 제국으로 건너가지는 못 할 겁니다. 일단은 적지이니까요." 세틴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래요.." 고민하는 세틴의 표정을 보며 피트가 한 가지 제안을 꺼냈다. "저희와 같이 가시는 게 어떨까요?" "네?" 피트의 말에 세틴뿐만 아니라 유나와 아린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피트를 바라 보았다. 무뚝뚝하게 빵을 베어물며 대화속에 참여치 않는 아리아의 눈에도 의 아한 빛이 감돌고 있었다. 피트는 좌중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국가간의 전투는 사실 저희 성직자들에게는 의미없는 싸움입니다. 교권은 속권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니까요. 하지만,,전능수에 관한 이야기는 다르 지요." 피트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고 진지한 빛이 감돌았다. "전능수, 초룡 티탄 엘사나드가 이 땅에 강림한다면 제일 먼저 타격을 입는 것 이 무엇이겠습니까? 그 옛날 전능수를 봉인한 위대한 신들, 그리고 그들을 섬 기는 우리 성직자가 아니겠습니까?" 냅킨을 들어 입가를 닦으며 피트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어제 저희 교단에서 회의가 있었고 최고장로께서 한가지 의견을 제시하셨습니다. 방비하는 집에는 도둑이 들지 않지요. 2개의 봉인, 가이아스와 자에드라실을 가지고 있는 제국황제를 만나 직접 이 위기에 대해 건의하기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래서 성기사 4명과 우수한 신전의 병사 50명이 그 임무를 맡고 제국으로 건너가게 된겁니다. 어쩌시겠습니까? 함께 가실 의향이?" 그러자 유나가 피트를 바라보며 물었다. "물론 저희야 거절할 이유가 없지만,,왜 그런 친절을 베푸시는지?" "아,,물론 조건이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세틴씨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해 들 은 것에 불과합니다. 마침 세틴씨도 제국으로 가실 예정이란 소릴 듣고 생 각한 것인데,,세틴씨가 황제 앞에서 증언을 해주셨으면..해서요." 세틴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고 곧 세틴은 흔쾌히 찬성을 표했다. "좋습니다. 저도 같이 가도록 하죠. 아린 너는 어쩔래?" "어,,나? 뭐 달리 갈데도 없는데 세틴 따라가지 뭐." "그럼 같이 가는거고, 유나양과 아리아씨는 역시 아린을 따라?" 두 여인은 동시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모습을 본 피트는 웃음을 지으 며 세틴에게 말했다. "1주일뒤,,출발할 예정입니다. 준비에 시간이 꽤 걸리거든요. 그 동안 신전에 서 편안히 쉬시길,, 편하게 지내시도록 미리 말을 해 놓겠습니다." 리베이드왕국 로이스테이드 시, 그리고 그 저잣거리에 듬성듬성 산개해있는 주점들중의 하나인 술집 [황소의 뿔]에서는 해가 짐과 동시에 사람들이 꾸역 꾸역 모여들어 대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술잔들이 오고가고 외침소리가 높아 져 갔지만 그들 중 즐거워보이는 사람들은 보이질 않았다. 탁자마다 술잔을 움켜쥔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기 짝이 없었다. 주점 중앙부분에 모여앉아 신경질적으로 술을 들이키던 중년사내 하나가 한탄 을 터트렸다. "빌어먹을,,리베이드왕국은 완전히 망했어..."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건가 그래,,풍문으로는 대마도사 가스터의 마법으 로 수도 전체가 박살이 났다더군. 뭐라더라? 하늘에서 수많은 불덩어리가 떨 어지고 완전히 지옥과도 같은 광경이었다던데..." 그러자 한탄하던 사내 대신 얼굴을 잔뜩 일그리고 있던 상인 한명이 대신 입을 열었다. "내가 수도의 생존자를 얼마전 만났다네,,이곳 로이스테이드로 피난왔다던 데...얘기를 들어보니 끔찍했다더군.. 가스터 그자의 마법은 이미 신의 경지 에 다달았다더래..마녀를 조종하여 단숨에 리베이드의 기사 수십명을 학살 했다더군." "게다가 카르셀제1기사 실버나이트 다리오스의 백룡기사단이 1만병력을 이끌고 리베이드왕국 동부를 완전 점령하고 이젠 중부지대로 진격중이라고 하고. 중년상인의 입에서 허탈한 어조가 튀어나왔다. "얼마 안 있으면 이곳도 점령 당할걸세..." "도대체 그 잘나신 기사들께선 뭘하고 있길래 이렇게 엉망인가? 아무래도 사업을 정리하고 사르바잔왕국이나 라슈타니엔 왕국으로 도망가야 하나.." "하이고,,그런 말 말게나. 이미 라슈타니엔왕국은 아라스난 왕국에게 점령당했 고 사르바잔 왕국은 갑자기 몬스터들이 들끓어 매일 사람이 수백씩 죽어간 다더구만.." 두 사내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모피상인 한명이 한숨섞인 목소리로 중 얼거렸다. "허어,,리베이드가 망하면 우리같은 상인들은 그동안 개척해놓았던 상권들을 모조리 잃을 텐데,,,." "카르셀의 배나온 돼지들이 우리 자리를 차지하고는 더더욱 배를 불리겠지 흥!!,," "왜 하필 다리오스같은 절정의 검사와 가스터같은 엄청난 마도사가 카르셀 같은 약소국가에서 나타난 거지? " "그거야 나도 모르지...젠장...술이나 마시세.." 그 뒤로도 계속 카르셀, 아라스난왕국과 권위의식에만 차있다는 리베이드의 힘없는 기사들등등을 욕하며 상인들은 술들을 들이키고 있었고 그 옆에서 조용히 맥주를 음미하며 미소를 짓는 한 청년이 있었다. "역시.. 가스터는 이리저리 욕먹는구만 쯧쯧..." 간단한 평상복만을 착용했을 뿐인 검은 머리의 청년이었지만 그의 몸은 잘 살펴보면 매우 잘 짜여져있다는 걸 알수 있었다. 스피드와 근력의 조화를 이루 는 날렵해보이는 근육, 무식하게 두껍기만 한 근육이 아닌 철저한 전투적 근육 의 몸체인 것이다. 몸에 방어용 갑주하나 걸치지 않은 채 검은 머리의 청년은 허리춤에 단지 한 자루의 바스타드 소드 [라이트 블링거]만을 달랑 차고 있을 뿐이었다. "젠장,,나는 드래곤 슬레이어 아니냐? 왜 내 이야기는 없는거야? 음 역시 세계는 2위를 기억하지 않는다,,,인가.." 청년은 맥주잔을 연신 기울이며 중얼대고 있었다. "갑옷색을 바꿔볼까? 레드나이트? 그린나이트? 브라운나이트? 음,,아무리 생 각해도 검은 색이 제일 무난하긴 한데... 때도 안 타고..이름도 폼나고.. 대신 분위기가 영 음침해보인단 말이야 쩝쩝.. 그나저나 다리오스 놈은 그 은빛갑옷 용케도 새하얗게 유지를 하고 있단 말이야? 때 금방 탈텐데,,, 설마 매일 빠는 건 아니겠지?" 청년의 중얼거림이 일순 멈췄다. "어라? 벌써 다 떨어졌나?" 청년은 맥주잔을 들어 마지막 한 방울을 혀로 ┓으며 심히 아쉽다는 눈치를 보였지만 곧 잔을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노닥거리는 시간은 끝났다. 근무시간이 된 것이다. 검은머리의 청년, 명검 라이트 블링거의 주인인 드래곤 슬레이어 플루토 폰 크로워드. 그러나 지금은 허름한 여행복 차림이어서인지 아무도 그를 알아 보는 사람이 없었다. 플루토는 마지막으로 남은 나무열매들을 입가에 던져넣으며 중얼거렸다. "역시,,갑옷입지 않고 오길 잘했지,,사람들마다 다들 나를 알아보면 큰일이지 큰일이야...음,,근데 갑옷입는다고 누가 알아봐 주기나 할려나? 아무리 내가 다리오스한테 뭍혀살아도 알아보긴 하겠지? 아니야 못 알아볼지도..음.." 시시껄렁한 소리만 중얼대던 플루토는 카운터로 다가가 계산을 청했고 주점주인 이 상업적 미소를 안면에 띄며 인사했다. "45길드 30실드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플루토의 손가락이 튕겨지며 5골드짜리 금화가 하나 튕겨져올라 카운터 탁자위 를 땡그르르 구르기 시작했다. "여기있소. 나머지는 댁이 가지슈." 주점주인의 눈이 던져진 금화만큼이나 동그래졌다. 희열과 반신반의의 표정이 공존하는 주점주인의 얼굴을 보며 플루토가 바지 뒷주머니를 뒤적거렸고 곧 구겨진 종이 한장이 튀어나왔다. 플루토는 주인에게 그 종이를 내밀며 말했다. "대신 여기 위치 좀 가르쳐줘요." 주인장은 종이를 낚아채듯 플루토의 손에서 뺐어들었고 곧 의아한 표정를 띄 우며 플루토를 바라보았다. 종이에는 간단한 약도와 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 었다. "게오르그 옐리네크? 리베이드의 수석궁정마도사셨던 그 분 말입니까?" "그렇소. 이 곳 로이스테이드에 사신다고 들었는데...제가 이곳을 잘 모르는 데다가 .......솔직히 말해서 이 약도 좀 보세요. 이게 어디 길찾아가라고 그려놓은 약도입니까? 무슨 던전 탐사하는 암호문도 아니고 원,," 플루토의 푸념에 주점주인장은 약도를 들여다보았고 곧 그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약도는 단지 산 하나,길 하나 집하나만 달랑 그려져있었다. "그렇긴 하군요.. 도대체 누가 그려준 겁니까? 여섯살박이 애도 이거보단 잘 그리겠군요. 허허" 주점주인은 심플하기 그지없는 약도그려진 종이를 구겨버리고는 대신 안채를 향해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세리아양! 잠깐 이리로 나와봐요!!" 소리를 지른 주인이 플루토를 바라보며 웃었다. "팁으로 치기엔 너무 큰 돈을 받았으니 이 정도 서비스는 해야 옳겠죠? 저희 주점 하녀가 이곳까지 안내해 드릴 겁니다 손님." 곧 주방 안쪽에서 찰랑거리는 긴 은발의 20대 초반 미녀 한명이 휘장을 제치 면서 나왔다. "무슨 일이에요 아저씨?" "아,,이 분이 길을 찾아야 하는데,,네가 좀 안내를....어라 세리아양? 표정이 왜 그런 거유?" 말을 잇던 주인은 놀란 기색이 가득한 은발여인의 표정을 보며 의아해했고 그런 주인의 어깨를 가볍게 짚어오는 손이 하나 있었다. 그와 함께 플루토 의 말이 주점주인의 귓가에 들려왔다. "아,,전에 한번 만났던 아가씨로군요." 플루토의 얼굴이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표정 한편에 놀람의 기 색이 어려있었다. 그 기색을 감추려는 듯 플루토는 세리아에게 평범한 어투로 인사말을 건네었다. "오랜만이야 아가씨." 세리아의 안색이 창백해지며 그녀의 입이 저절로 열리기 시작했다. "프,,플루" "잠깐,,잠깐,,지금은 서로 조용히 있는게 피차 좋지 않겠어?" 플루토의 말에 세리아는 멈짓하며 입을 다물었다. 복장을 보아하니 플루토는 현재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서는 안 될 처지인 것 같다. 물론 세리아가 플루토의 정체를 감춰주어야 할 의리따윈 없지만,,그녀는 플루 토보다 더 큰 비밀을 안고 있질 않은가? 세리아는 떠듬떠듬 대답했다. "그렇겠죠." 플루토는 자신의 짐들을 어깨에 메며 기운차게 외쳤다. "자,,그럼 길이나 안내해주라구..주인장 장사 잘 되길 빌어요." "아,,예,,예,,"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리둥절해하는 주점주인을 뒤로 하고 플루토는 세리아와 함께 문밖을 나섰다. 저녁시간이라서 그다지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 들은 얼마 없었고 어두운 밤거리를 걸으며 플루토가 세리아에게 물었다. "죽은 사람치곤 안색이 꽤 좋네? 뭐하고 지냈습니까?" "아,,그게 저,,," 세리아는 당황하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리 수십,수백의 피를 빨아먹고 힘을 기른다 할지라도 그녀는 소드 마스터의 상대가 될수 없다. 순수한 마나 의 집합체, 백열하는 그들의 검기는 어둠의 힘을 가진 뱀파이어에게는 거의 천적이나 다름없기 때문, 게다가 플루토는 그런 소드 마스터들 중에서도 최 고위 검사 드래곤 슬레이어의 칭호를 받은 자다.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플루토가 비아냥거렸다. "아주 인간들 틈에 끼어사는 거 보니 피 꽤나 빨아먹은 모양이네요 아가씨?" "미,,미안하군요.." 세리아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플루토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계속 길을 재촉하 고 있었다. "뭐,,지금은 흡혈귀 퇴치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일단은 살려두죠 뭐. 무엇보다도 길을 안내받아야하니까." 싱글대는 플루토를 보며 세리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제가 길을 안내한 다음에는요?" 그 순간 플루토의 얼굴에 강한 살기가 어린 미소가 띄워졌다. "뭘 모르나본데 아가씨.." 지독한 살기, 세리아의 전신을 송곳처럼 엄습하는 그 살기로 그녀는 숨도 제 대로 못 쉴 지경이 되었고 그런 그녀를 노려보며 플루토가 말을 이었다. "난, 인간이 아닌 존재는 절대 살려두지 않아..특히 법칙을 거역한 존재는 더 더욱." 예민한 흡혈귀의 감각이 위험신호를 부르짖고 있었다. 세리아는 걸음을 멈춘 채 전신을 떨며 플루토를 바라보고 있었고 공포에 질린 세리아의 눈을 보며 플루토는 살기를 다시 지운 뒤 원래의 장난스러운 말투로 돌아갔다. "뭐,,길 안내할때까지는 살아있을테니 안심하라구 아가씨.." 세리아의 어깨를 툭툭 친 뒤 플루토는 빨리 안내하라는 식의 눈치를 세리아에 게 보냈고 세리아는 공포에 젖어 멍하니 발걸음을 옮겼다. `나,,죽게 돼,,,안돼,,그건 싫어...' 이미 흡혈의 쾌락을 알아버린 그녀, 삶의 강한 욕구는 그녀를 더더욱 떨게 만들 었고 그런 그녀의 발걸음은 어느덧 거대한 저택의 정문 앞까지 옮겨졌다. 이제 길안내는 끝났다. `어쩌지..' 세리아는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녀는 이 플루토라는 사신으로부터 도망가야만 했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플루토는 느긋한듯 보였지만 잠시도 그녀에게서 주위를 떼지 않았다. 박쥐나 안개로 변한다 해도 그 순간 플루토의 검기가 그녀를 두 동강내버릴 것이다. 한편 플루토는 고개를 들어 그 정문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휘익~저기가 리베이드 유일의 마스터급 마도사 게오르그 옐리네크의 저택인 가? 생각보다 화려하네? 돈 꽤나 긁어모은 모양이지? 어쨋든, 그럼 다 왔다 는 이야기인가?" 말과 동시에 플루토의 손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고 그런 그를 보며 세리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정말 나를 죽일 생각인가요?" "내가 아가씨를 죽여서는 안 될 이유 10가지만 대면 살려줄 수도 있지." 장난섞인 플루토의 말투에 세리아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지독하군요. 죽일려면 곱게 죽여요! 농락하지 말고!" 울상섞인 세리아의 목소리, 그런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가 언제 당신들에게 살려달라고 했었나요? 나를 이런 꼴로 만든게 누군 데! 죽을 권리를 빼았아 놓고는 이번엔 살아있을 권리마저 빼았겠다는 건 가요? 당신에게 그런 권리가 있어요? 난 살고 싶어요! 이런 뱀파이어의 생 이라도 연명하고 싶단 말이에요! 난,,,다시 죽을만한 용기가 없단 말이에 요,,,,흑....." 말을 맺으며 울음을 터트리는 그녀를 보며 플루토의 동작이 정지했고 울먹이던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플루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와 함께 그녀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 플루토의 두 눈엔 동정심이라고는 조금도 스며들어있지 않았다. "끝났어?" "예,,,예?" "끝났나보군,,그럼 이만 죽어라." 플루토의 말에는 여전히 장난기 이외의 그 무엇도 존재하질 않았고 세리아의 두 눈이 언제 눈물을 흘렸냐는 듯 순식간에 표독스럽게 돌변했다. "그건 싫어!" "싫긴 뭐가..으힉!" 플루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리아의 두손이 플루토에게로 덥쳐들어갔다. 날카로운 짐승의 손톱이 거칠게 플루토를 ┴퀴어갔고.. "이럴 줄 알았다니까.쯧." 희미하게 빛나는 플루토의 손이 일직선으로 세리아의 두손을 쳐내었고 마치 예리한 단도에 잘린 듯 세리아의 손목부분이 피를 뿜으며 잘려나갔다. 그와 함께 플루토의 왼발이 세리아의 복부를 강타했다. "크아아악!!" 세리아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굴렀다. 손목언저리가 완전히 잘라져 피를 뿜어내고 있었고 그녀는 송곳니를 한껏드러내며 짐승의 울음소리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크르르르를,,," "이게 완전히 흡혈귀 다 됐네? 진도 한번 빠르다. 흡혈귀 된게 언제인데 벌 써 이 정도야? 피한번 무지하게도 빨아먹은 모양이군." 플루토의 미간이 가볍게 찌푸려졌다. "사람 꽤나 죽였겠군. 베라한테 나중에 단단히 따져야겠어.." 세리아는 몸을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은발의 청순하기까지 한 아름다운 미녀가 두 손목이 잘리고 전신에 흙과 피 범벅이 되어 땅바닥을 뒹구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절로 동정심을 사게 할만큼 애처러운 장면이었지만 그래도 플루토는 눈 하나 깜짝하질 않았고 그런 플루토를 보며 세리아가 악을 쓰며 소리쳤다. "당신 그러고도 남자야! 눈 앞에서 여인이 이렇게 죽어가는데,," "미안하지만 나한테 여자는 베라하나뿐이야. 그외엔 난 여자로 취급 안 한다 구. 난 애처가라서.." 말을 마치며 플루토의 백열하는 왼손이 세리아에게로 쏘아져갔다. "잘가라." "무슨 짓이냐!!" 그 순간 굵은 외침과 함께 저만치서 한 자루의 장검이 플루토에게로 쏜살같이 날아들어왔다. "쳇.." 물론 플루토는 가볍게 그 장검을 맨손으로 잡아내었다. 그로써는 맨손으로 날 아오는 장검을 잡는 것 정도는 눈감고도 할수 있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세 리아의 전신이 안개로 변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런,,놓쳤잖아..." 그러나 플루토는 눈쌀을 찌푸리며 단지 그렇게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그런 플루토의 말투는 모기를 잡다 놓친것 만큼의 아쉬움도 깃들어있지 않았고 장검을 던졌던 사내가 오히려 얼이 빠진 채 사라진 세리아가 쓰러져있던 부분 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여쓿수. 검이나 챙겨요." 플루토는 그런 사내에게 검을 휙 던져주었고 사내는 멍하니 서있다가 화들짝 놀라 검을 받아들었다. 당황한 나머지 검날에 손을 조금 베일 정도였던 그 사 내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미안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미,,미안하구려...난 그냥 불량배가 여인을 핍박하는 중 알고..." "뭐,,모르고 한 일이니 어쩔수 없지. 당신은 볼일이나 봐요." "미안하게 됐소. 당신이 만약 의뢰받아 저 흡혈귀를 해치우려던 것이라면 내가 대신 보상해주겠소. 이래뵈도 레이크란 이름은 용병계에서는 꽤 이름 이 있으니..." "됐다니까요..가요 가.."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젓는 플루토를 보며 사내는 머쓱한 얼굴로 골목길을 따라 사라져버렸다. 그런 사내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그냥 재수없군..정도로 생각하 던 플루토는 뭔지 모를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걸 느꼈다. "어째 뭔가 찜찜한데?" 플루토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곧 표정을 고치고는 눈 앞의 거대한 저택을 바 라보기 시작했다. "어쨋든 원래 목적은 여기 찾아오는 거였으니까 뭐.." 플루토의 발걸음이 마도사 옐리네크의 저택을 향하기 시작했다. 플루토는 옐리네크의 저택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고 당연하게 문지기의 제지를 받았다. "누구냐!" "여기가 마도사 옐리네크의 집 맞지?" "무엄하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입을 놀리느냐?" 문지기들은 기세등등하게 플루토의 앞을 창을 교차해 막으며 외쳤고 그런 문 지기들을 보면서 플루토가 오만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플루토 크로워드가 왔다고 전해라." "플루토고 뭐고 이곳이 네 놈 함부로 들락날락 거릴 수 있는 곳인 줄 아느 냐!" 문지기들은 플루토의 이름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응이 없었다. 하긴 현재 플루토의 옷차림은 갑주는 커녕 허리춤에 바스타드 소드 하나만을 달랑 차고 있는 3류 용병의 그것이었으니 문지기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들은 지금 그들 눈앞에 있는 이 검은 머리 청년을 용병이 되겠다고 칼만 덜렁 들고 뛰쳐나온 철없는 젊은이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었고 그런 문지기들을 보며 플루토의 얼굴이 측은하게 변해갔다. "쯧쯧,,뼈다귀가 약하면 눈치라도 빨라야 오래 살지. 이렇게 눈치들이 없어 서야 원.." "건방진 놈이로구나!" 비아냥거리는 플루토의 말투를 듣다못한 문지기 한 명이 창을 꼬나쥐고는 그 대로 플루토에게로 찔러들어갔다. 단지 교훈을 주려는 목적이었는지, 창살이 앞이 아닌 창대가 앞을 향하는 모양이었다. "이런,,성질 하고는.." 플루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직선으로 그를 향해 찔러들어오는 문지기 의 창. 플루토는 허리를 굽혀 쏘아져오는 창대을 피했고 피함과 동시에 플루토의 오 른팔꿈치가 숙였던 허리의 탄력을 그대로 받아 문지기의 명치로 ?구쳤다. 문지기의 두 눈이 부릅떠졌고 창을 쥔 두 손이 스르륵 풀렸다. "탓!" 플루토의 짧은 기합과 함께 그의 왼팔꿈치가 빠르게 호선을 그리며 문지기의 관자놀이를 강타했고 문지기는 짧은 신음을 내질으며 쓰러져버렸다. 오른팔꿈치로 명치를 강타하고 그 반동력으로 바로 왼팔꿈치가 관자놀이를 강 타, 그리고 결과는 머리 한쪽이 움푹 파인채 피를 쏟으며 쓰러지는 문지기 한명.. 이 모든 것이 행해지는데는 불과 1초도 채 지나지 않았고 동료가 땅바닥으로 엎어진뒤에서야 나머지 문지기들은 상황을 파악할수 있었다. "저,,적이다!!" "해치떰!" "적인 줄 이제 알았나..나 참..." 창을 고쳐쥐고는 거칠게 찔러들어오는 문지기들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심드렁 하게 중얼거렸지만 그의 입과는 달리 그의 손은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움직 이고 있었다. 쏟아지는 창대로 손을 내밀어 원을 그리며 가볍게 그 힘을 흘린다. 자신의 힘 을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지는 문지기의 팔을 마치 뱀처럼 타고들어가 는 플루토의 오른손. 플루토의 다섯손가락이 갈고리처럼 웅크러져 문지기의 팔뒷꿈치를 움켜쥐자 빠각! 하는 소리와 함께 덤벼든 문지기의 왼팔이 비정상 적인 각도로 휘어버렸다. 그리고 비명. "으아아악!" 문지기 한명의 팔을 꺽는 동시에 플루토의 왼손은 양쪽으로 잔상을 남기며 움 직여 그의 반대편에서 찔러들어오는 창살을 손바닥으로 살짝 밀어내었고 플루토를 향해 찔러들어오던 두 개의 창살의 힘은 서로 방향이 바뀌어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각기 다른 문지기들이 멍한 눈으로 서로의 배를 관통하고있는 자신의 창살을 보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것인가? 플루토의 손놀림은 평범한 문지기들에 불과한 그들 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들이 본 것은 서로가 서로의 복부에 자신의 창을 꽂아넣고 있다는 것. "끄,,끄으윽..." 복부를 관통당해 피가 뿜어져나오는 와중에도 그들은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런 둘의 생각은 거의 같았다. `난 저 자식을 찔렀는데 왜 저 친구가 찔려있는거지?"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의 어이없는 표정을 지켜보며 천천히 쓰러졌고 그런 문 지기들을 바라보며 손을 털던 플루토가 개운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자,,이제 들어가볼까? 귀찮은 것들의 방해도 이제 없,," 중얼거리는 플루토의 귓가에 거친 고함이 들려왔다. "누구냐!" "지도 않구나,,쳇." 저택 안 쪽에서 한 무리의 경비대원들이 무장을 완비하고는 플루토에게로 달 려오고 있었다. 하긴 정문에서 그 소란을 피웠으니 경비대가 출동 안 하는게 이 상한 일이기도 했다. 플루토는 손몬을 까닥거리며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경비대 원들을 시큰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그들은 곧 플루토를 둥글게 원을 그리며 에워쌓을 수 있었다. 자신을 둘러싼 그들을 보며 플루토가 중얼거렸다. "훈련 잘 돼있군. 역시 리베이드야.." 그들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30대 초반의 검사 하나가 눈쌀을 찌푸리며 주위를 바라보았다. 머리 한쪽이 완전히 함몰된 문지기 하나, 복부에 서로의 창을 쑤셔넣고 쓰러 져있는 문지기가 둘, 팔 한쪽이 완전히 부러져서 바닥을 뒹구며 끙끙대는 문 지기 하나.. "이 무슨 잔인한 짓이란 말인가! 그대는 누구요! 왜 이런짓을 하는가?" 경비대장의 호통에 플루토는 조금 기대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나는 플루토 크로워드라고 하는데,," "그런가? 그런데 왜 이런짓을 하는 건가 젊은이?" 조금도 알아보는 눈치가 아니다. 플루토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쳇,,역시 난 무명인가봐 흑~ 다리오스같았음 이름만 대면 바로 알아볼텐데. 에잉...." 플루토의 장난기 섞인 혼잣말속에서 흘러나온 한 이름을 듣자 경비대원중 한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다,,리오스? 그건,,드래곤슬레이어의 이름..." 그와 함께 경비대원들 사이에서 경악의 표정이 은은히 번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왜 모르겠는가? 전 대륙을 강타하고 있는 드래곤 슬레이어의 전설을,, 흘러들어오는 음유시인들의 이야기가 그들의 머리속으로 스쳐지나갔다.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그리고 그의 동료들인 마도사 가스터, 블랙나이트 플루 토, 무녀 베라. 백룡 그라테우스를 죽이고 드래곤 슬레이어의 명성을 얻은 자 들.. 경비대장이 경악에 찬 표정으로 외쳤다. "그렇다면 당신이 드래곤슬레이어라는 블랙나이트 플루토!" 플루토가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까닥거렸다. "맞긴 한데,,좀 대번에 알아봐주면 안돼나? 왜 다리오스 놈 이름을 꺼내니까 그제사 알아보는 거야?" 경비대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플루토를 바라보았다. 과연 이 실실대는 젊은이가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그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일까? 문지기 4명을 해치운 것 은 물론 강하다고 할수 있으나 그것이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증명은 되질 않는 다. "다,,당신이 진짜 플루토 경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수 있소?"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오는 경비대장을 보며 플루토의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미 소가 걸렸다. "내가 플루토가 아니라면? 그래도 문지기들을 저 꼴로 만들었으니 적이겠지. 내가 플루토라면? 그럼 카르셀의 제2기사이니 당연히 적일꺼고.. 어찌 됐든 뻔한 걸 왜 물어보시나? 쓸데없는 소리 말고 옐리네크라는 마도사 나 불러와." 너무나도 여유로운 플루토의 모습에서 경비대장은 한 가지 확신을 내릴 수 있었 다. `저자가 드래곤슬레이어든 아니든 적어도 지금 인원정도는 가볍게 이길수 있는 강자임은 분명하다.' 머리굴리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경비대장을 잠시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던 플루 토가 갑자기 소리를 뻑 질렀다. "잔말말고 대답이나 해! 옐리네크 어딨어?" 그때 정문 안쪽 뜰에서 껄껄대는 노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옐리네크 여쓿소이다. 허허허" 플루토는 입가에 살기어린 미소를 띄우며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 다. "역시! 개를 두들기면 주인이 나오는 법이라니까." 새하얀 로브를 걸치고 로브에 어울리는 새하얀 수염을 가슴까지 기른 인자해보 이는 노인이 4명의 검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플루토를 노려보고 있었다. "과연,,엄청난 힘을 느낄수 있구려..그대가 드래곤슬레이어 다리오스경의 동 료라는 블랙나이트 플루토요?" 플루토가 쓸씁한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그래,,이 몸이 위대하신 드래곤슬레이어 다리오스 경의 옵션으로 졸 졸 따라다니는 그 플루토 맞소." 노인마도사 옐리네크는 유쾌하다는 듯 웃었다. "허허허헛,,뭔가 기분이 상하셨는듯 하오만..이거 사과를 드려야겠군.." "사과는 무슨,,조금 있으면 내가 당신한테 사과해야 할텐데.." "호오,,문지기들 이야기말이오 플루토 경?" "아니~ 당신을 죽여야 하거든?" 장난기어린 얼굴, 살기어린 미소, 그리고 두 눈에 스며든 짙은 살기.. 플루토를 바라보는 옐리네크의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내 70평생 이렇게 노골적으로 살기를 뿜어대는 사람은 처음 보겠군." 플루토의 오른손이 허리춤의 장검으로 다가갔고 그 모습에 옐리네크가 흠칫하 며 자신의 왼손에 움켜쥔 수정지팡이를 가슴 높이로 들었다. 옐리네크의 지팡이 끝 빛나는 수정구를 바라보며 플루토가 나직히 읊조렸다. "재주껏 잘 막아봐 할아범, 이제부터 공격이니까.." "그전에 이것부터 막아보시게! [화이어볼]!" 역시 노련한 마도사답게 옐리네크는 미리 마법을 외워놓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옐리네크의 주름진 오늘손에서 거세게 불꽃이 타오르더니 곧 4개의 화염구가 꼬리를 길게드리우며 플루토에게로 작열했다. "우왓! 성질급한 영감일쎄!" 플루토가 서있던 앞뜰의 지면이 폭팔했고 날리는 흙먼지와 풀잎들 사이로 플 루토의 몸이 빠르게 옐리네크를 향해 쏘아들어갔다. "이젠 내 차례겠지! 받아봐라! 나의 검기를!" 플루토의 영손에 쥐어진 바스타드소드가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오대명룡포]!" 플루토의 바스타드 소드 `라이트 브링거'가 번뜩였고 플루토의 푸른 검기가 대지를 갈랐다. 흙먼지를 일으키는 다섯의 푸른 검기가 노마도사 옐리네크를 향해 굉음을 동반하며 쏘아들어갔다. "굉장한 검기로군! [프리래스타드 폰]!" 옐리네크의 두 다리가 크게 벌어지며 대지를 굳게 디뎠고 그의 손이 붉게 빛 나며 길게 허공에 붉은 빛의 장막을 치기 시작했다. 파바밧! 푸른 다섯줄기의 검기가 옐리네크를 둘러싼 붉은 빛의 장막에 휩싸여 힘없이 소멸해버렸고 그 모습에 플루토의 안색이 조금 바뀌었다. "어? 제법인데?" 붉은 빛의 장막이 사라지고 다시 옐리네크의 모습이 플루토의 시야에 잡혔다. "마스터의 칭호를 받은 마도사를 우습게 보지 않는게 좋을거요." "그거야 싸워보면 알 일이지!" 플루토의 신형이 흐릿해졌다. 지면에 흙먼지가 휘날리며 단숨에 플루토는 옐리네크의 근처까지 접근했고 당황하는 4명의 검사들을 바라보며 큰 소리 로 외쳤다. "아류 섬열참 소나기!" "수호의 힘이여 빛이 될지니. [루나틱 실드]!" 수십 수백개의 푸른 검광이 옐리네크에게로 쇄도해들어갔고 옐리네크의 주위 에 바람에 휘몰아쳐 풀잎들이 날아올랐다. 그러나 플루토의 검은 옐리네크의 주위를 둘러싼 빛에 가로막혀 모조리 튕겨져버렸고 플루토는 쓴 웃음을 지으 며 다시 뒤로 물러났다. "주문 외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군. 영감." "70년동안 헛산건 아니니까." "그래 내가 보기엔 헛산거 같은데? 저 사람들은 모조리 다진 고기조각이 되 었는 걸?" 플루토의 시선이 힐끗 앞뜰 한쪽으로 향했고 그곳에는 전신이 칼자국으로 난 도질된 4명의 시체가 쓰러져있었다. [루나틱 실드]는 1인 보호주문, 옐리네크 를 보호하던 4명의 검사들까지 막아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검기가 실린 플루토의 검을 막을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아마 시체가 말을 할수 있다면 `도대체 우린 왜 나온거지?'라고 한탄을 할 법 도 하다. "어쩔수 없는 일! 그대를 죽임으로써 저들의 한을 풀어주리라." 대꾸하는 옐리네크의 두 손이 그의 가슴 앞에서 좌우로 교차했다. "빛의 화살 적을 쳐라 [매직애로우]!" 그러자 플루토의 입에서 당황섞인 외침이 튀어나왔다. "진짜 빠르잖아?" 재빨리 검을 좌우로 교차해 그의 앞으로 쏘아져오는 빛의 화살들을 튕겨내는 플루토의 머리속에 마법이론에 대한 가스터의 말이 생각났다. 마법은 사용하면 할수록,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그 주문의 길이를 줄일 수 있다. 문제를 풀기위해 공식을 대입하듯 주문을 외움으로써 마법의 실현을 좀 더 구체화시키는 것이 마법의 사용이다. 익숙해지면 공식없이 바로 그 이미지를 머리속에 구체화시킬수 있고 가스터 정도라면 가장 기초적인 공격주문인 매직 애로우 정도는 주문 없이도 발동시킬수 있다. 특히 공격마법의 경우 얼마나 주 문의 길이를 줄이느냐가 마도사의 실력과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었다. "라는 말은,,,보통 마도사가 아니라는거군..리베이드 마도사는 별볼일 없대더 니..돌아가서 두고보자 다리오스 녀석,,으이그.." "전투중에 꽤 여유가 있군 플루토 경..." 플루토가 빛의 화살을 튕기고 혼자 중얼거리는 사이 [라이트닝 볼트]의 주문을 외워놓았던 옐리네크가 플루토를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플루토 경 그렇게 마도사 앞에서 여유부리다간 큰 코 다칠텐데... 아직도 내가 우습게 보이는거요?" 양 손에 푸른 전격의 주문을 준비하고서 호탕하게 외치는 옐리네크를 보며 플루토가 피식 웃었다. "미안한데,,아직은 우습게 보이는군." "[라이트닝 볼트]" 플루토의 비아냥에 대한 답변은 불규칙적인 각도로 단숨에 쏟아져오는 전격의 주문이었고 플루토가 광속인간이라도 되지 않는 이상은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는지라 플루토는 쏘아진 전격을 온 몸으로 고스란히 맞게 되었다. "자업자득이다 플루토.." 전신이 푸르게 방전하는 플루토를 보며 옐리네크가 나직히 읊조렸지만 잠시 후 그의 두눈이 경악으로 부릅뜨게 되었다. "헉!" "믿는게 있으니까 여유도 부리는게 아니겠어 영감?" 플루토는 전격의 주문에 전신이 감전되고도 조금도 타격을 입지 않은 모습 으로 옐리네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어떻게 갑주도 입지 않은 맨 몸으로?" "검기란게 반드시 검을 통해서만 방출하는게 아니더라고.." 빙글빙글 웃어대는 플루토의 전신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아,,대신 마나의 힘을 감당할 만큼 육체가 단련되어 있어야 하긴 하지만,," "크큭,,," 잔뜩 일그러진 옐리네크의 표정을 보며 플루토가 검을 한바뀌 휭하니 돌리더니 씨익 웃었다. "하지만 당신이 강한건 사실이야..그런 뜻에서 이제부턴 기술이름을 외치지 않도록 하지,,어때? 제법 인정받은거 같나?" "대,,단히 고맙구먼 그래.. 그럼 이건 어떨까? 타오르는 겁화여 나의 뜻에 따라 지금 이곳에 계약에 따라 나타날지니 광대한 그 모습이여 한 줄기 불꽃기둥이 되어 나의 뜻에 따라 적을 칠지어 다..." 조용히 주문을 외우는 옐리네크, 외우는 시간이 긴 걸로 봐서 제법 강한 마법 인것 같았다. 사실 동료가 없는 마도사가 이러는 경우는 거의 자살행위이다. 이럴 경우 상대하는 검사로써는 외우는 도중에 슬쩍 다가가서 검으로 목 뒷부 분을 가볍게 내려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플루토는 검을 쥔채 움직이질 않고 있었다. "자자,,이번엔 좀 쓸만한 마법이길 빌어.." "충분히 쓸만할 걸세, [프레임 스트라이크]!" 이를 갈며 주문을 방출하는 옐리네크, 그의 두 손에서부터 뻗어나오는 붉은 화 염의 기둥이 플루토에게로 쏟아져갔고 광범위한 열기로 주변의 풀들이 모조리 노랗게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죽어라, 이 건방진 놈." 5서클 최강 주문중의 하나인 [프레임 스트라이크]. 그런 것이 자신에게로 쏘아들어옴에도 불구하고 플루토의 표정은 태연했고 오히려 희열에 차기까지 했다. "쓸만하군! [다크 블래스트]!" 플루토의 외침과 함께 그의 전신에서 무엇인가가 뿜어져나왔다. 검은 기운이 사방에서 휘몰아치며 삽시간에 불꽃의 기둥을 집어삼키기 시작했 다. 옐리네크가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며 바라보는 가운데 그의 마법[프레 임 스트라이크]는 검은 기운에 휩쌓여 점차 사그라들고 있었고 곧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렸다. 그리고 불꽃기둥을 소멸시킨 검은 기운은 점차 한 곳으로 모이 기 시작했다.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은 검은 기운, 그리고 그 기운은 플루토의 바스타드 소드 `라이트 블링거'에 ?힌채 넘실거리고 있었다. "이거,쓸만한 걸? 그나저나 미안하군 영감, 버릇이 되놔서 또 기술이름을 외쳐버렸다 키키킥.." 검게 빛나는 플루토의 검을 보는 노마도사 옐리네크의 표정은 놀라움 바로 그것 이었다. "뭐,,뭐냐? 검은 빛을 띄는 검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당연하지! 이건 내 창작품이야. 어디.." 그리고 플루토의 검이 옐리네크를 가르켰고 곧 한 줄기 검은 기운이 허공을 번뜩였다. "이런! [루나틱 실드]!" 놀란 와중에서도 옐리네크는 방어마법을 외워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과연 노련 미가 넘치는 마스터급 마도사다운 행동이었지만..... "커어억!" 검은 기운은 루나틱 실드를 가볍게 뚫고 옐리네크의 왼쪽 가슴을 관통하고 있 었다. 고통으로 두 눈을 부릅뜬 옐리네크에게로 플루토는 천천히 다가가며 혼 자 또 중얼중얼하고 있었다. "좋아..이 정도면 다리오스 녀석도 함부로 무시할수 없겠지?" "뭐,,뭐지 그건?" 피를 토해내면서도 옐리네크는 플루토에게 검은 기운에 대한 것을 물어오고 있 었다. "뭐? 아 이거?" 말과 함께 자신의 검게 빛나는 장검을 들어보이는 플루토, 옐리네크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옐리네크를 보며 플루토가 말을 꺼냈다. "아유,,사실은 별거 아닌데,,내가 블랙나이트잖수? 근데 아무도 못 알아보더 라 이거야..당신도 그랬지? 열받잖아 안 그래? 다리오스만 드래곤 슬레이어 고 난 아니냐? 어차피 둘다 상대도 안된건 마찬가진데? 그래서 검기라도 좀 새까맣다면 다들 좀 알아볼까 싶어서 개발한 건데 개발 하고 보니 위력이 장난이 아니더군. 키키킥..." "대,,대단하군.." 뭐가 대단하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옐리네크는 그말과 함께 숨을 거두 었고 플루토는 주변을 둘러보며 개운하다는 듯 기지개를 폈다. "으│~~이제 임무 끝났다. 이제 베라보러 가야지~~" 주변에서 하인들과 옐리네크의 제자들, 이 저택에서 거주하고 있던 여러 사람들 이 멀찌감치서 웅성웅성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플루토에게 덤벼드는 사람은 없었 다. 리베이드 최강의 마도사가 허망하게 쓰러졌는데 누가 감히 덤빈단 말인가? 플루토는 그런 그들을 힐끗 쳐다본 뒤 약간 경멸어린 어투로 말했다. "역시 마도사쪽 제자들은 근성이 없군 그래? 사라세나인가 쪽에서 싸울땐 경 비대쪽 놈들이 하도 덤비는 통에 지루하기까지 했는데..하긴 거기서도 몇몇 근성없는 놈들은 제 주인 잡아오겠다고 설치는 놈도 있었지만,,뭐 .....그나저나.." 플루토는 잠시 주머니를 뒤적거렸고 곧 자그마한 수정구를 하나 꺼내들었다. 플루토가 그 수정구에 약간의 마나를 불어넣자 점차 수정구가 빛나기 시작했고 곧 빛나는 수정구 한 가운데에 갈색머리의 중년사내의 모습이 나타났다. 카르셀 궁정마도사이자 대마도사 가스터의 모습. "가스터~~ 방금...." 그러나 플루토가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가스터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플루토! 왜 이제야 연락하는 건가? 이쪽에서는 연락이 잘 안된단 말이야! 어쨋거나 임무 일단 중단하고 빨리 카르셀로 와줘야겠어!" 가스터가 호들갑떠는 일이야 맨날 보는 거지만 이번에는 진지함이 감돌고 있었 고 그래서 플루토는 의아해하며 말을 꺼냈다. "아,임무는 방금 끝냈는데...왜요? 파루시아나 리에기스의 위치를 찾았나요?" "아. 리에기스는 라슈타니엔 왕국 지하에 있는 것 같네,,파루시아는 아직 못 찾았,,아니아니 지금 이런 얘기 할때가 아니지.." "호오 라슈타니엔 왕국 지하라,," 그때 가스터가 버럭 화를 냈다. "말좀 돌리지 말게 플루토! 헷갈렸잖아..에잉 지금 리에기스가 문제가 아냐!" "왜 그리 난리입니까 가스터? 가스터답지않게?" "젠장! 빈집털이 당했어!" "네에????" 플루토의 손에 들려진 빛나는 수정구, 그 속에 비쳐지는 갈색머리의 중년마 도사가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딱 빈집털이야! 가이아네스제국의 무왕 라르고가 병사들을 10 만명이나 이끌고는 왕년 바트란 왕국을 침입해왔어!!" "네에?" 플루토의 얼굴에 의아한 표정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의 입이 점차 빠르게 놀 려졌다. "무슨 수로요? 뱃길쪽은 블루드래곤 아르키어드가 자리잡고 있고 육지의 경 계선은 무려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서식지 라르테아드 산맥 이 가로막고 있는데?"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왔어! 게다가 깃발에 자네가 말하는 칼슈타인의 상 징까지 그려넣고서!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네만은,,넘어 온건 사실이 야."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함을 깨달은 플루토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딱 빈집털이군요..지금 아라스난이나 카르셀이나 전군을 서쪽으로 집결시켰 잖아요?" "그러게,,아니 칼슈타인이 노망이 들었나? 드래곤은 원래 인간일은 잘 개입 을 안 하는데?" 플루토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서,,설마,,,칼슈타인이 그들과 손잡은 것은.." 방금전까지 여유작작한 모습은 어디갔는지 잔뜩 겁먹은 표정이 애처롭기까지 한 플루토였지만 가스터는 탓하지 않았다. 아니 탓할 자격도 없었다. 가스터 역시 잔뜩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드래곤과 실지로 붙어본 그들로써는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나도 제발 아니길 빌 뿐일쎄..그라테우스를 죽였을대도 순전히 운이 좋았을 뿐이었는데...만약 레드 드래곤인,,게다가 6000년을 넘게 살아온 에인션트 드래곤인 칼슈타인과 상대한다면..." 등골로 써늘한 것이 지나가는 걸 느낀 플루토였다. 플루토는 떠듬거리며 가스 터에게 물었다. "그,,칼,,슈타인이란 드래곤,,그라테우스보다 강하겠죠?" "그걸 질문이라고 하나? 드래곤은 나이에 비례해서 힘이 강해지는 종족이야. 게다가 레드라면 같은 나이의 화이트드래곤의 두배의 크기,,힘이나 마력은 세배가 넘을걸쎄.." 힐난하는 가스터의 답변에 플루토가 잠시 칼슈타인의 가상도를 머리속에 그려 보기 시작했고 잠시 후 경악한 표정으로 가스터에게 말했다. "그라테우스가,,2000살 정도였으니까...레드로 따지면 1000살정도의 크기,, 그럼,,그라테우스의 6배의 크기에 힘은 10배라고요????" 상상도 잘 되지 않는 거대한 붉은 드래곤의 모습이 플루토의 머리속을 가득메 웠다. 수정구에 비춰지는 가스터의 한숨이 플루토에게까지 들려왔다. "하아,,제발 칼슈타인이 단지 체스놀이 즐기듯 한 짓이기를 빌 뿐이네... 제길,,비참하군 그래..왜 이 세상엔 드래곤같은게 있는거지? 아무리 인간 이 날뛰어봤자 그들이 한번 개입하면 모든게 끝 아닌가!!" "역시,,전능수의 봉인을 빨리 찾아내야겠어요. 드래곤들의 존재는 이 세계에 너무 위협이 커요." 플루토의 진지한 모습을 보며 가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말이 옳아. 신들이라 할지라도 그 힘에 걸맞는 책무가 주어지는 법인데 그들은 신들과 비등한 힘을 지녔음에도 아무 구속도 받지 않질 않는가!! 이건 너무 불공평해." "역시,,이 세계를 위해서나,,인간들을 위해서나 전능수의 봉인을 빨리 찾을 필요가 있겠군요. 이 땅에서 드래곤이란 존재를 몰아내기 위해서.." "그래,,설마 전설에서처럼 초룡이 또 등장하지만 않는다면...가능하겠지.. 아 그리고보니 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거지? 빨랑 데려오는게 더 급한데 말이야.." 가스터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말하자 플루토도 고개를 끄덕이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예,,일단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그러지,,수정구에서 손을 떼지말게..워프의 주문을 준비할테니.." 잠시 후 플루토의 전신이 빛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그 찬란한 빛 속에서 플루토 의 투덜거림이 들려왔다. "이 급한 상황에서도 꼭 멋을 부려야겠습니까 가스터?" "나의 미의식은 급한 상황일수록 더더욱 빛이 나는 법이지.." "......" "들었나 세리아?" "분명히 들었어요. 뭐 당신이야 인간이니 들릴 리가 없겠지만..플루토는 리에기스가 라슈타니엔 지하에 있다고 했어요." 리베이드 최고의 마도사였던 게오르그 옐리네크의 죽음을 슬퍼하는 그의 제자들 과 하인,하녀들 사이로 살며시 빠져나가는 두 남녀가 있었다. 용병의 차림을 한 건장한 청년 하나와 은발의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미녀, 레이크와 세리 아의 모습이었다. "다행이군. 아슬란 그 돼지새끼가 입수해준 정보는 파루시아에 대한 위치 뿐 이었으니 말이야..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플루토의 뒤를 따라온 보람이 있었 어.." "아슬아슬? 난 죽는 줄 알았다고요!" 날카롭게 외치는 세리아를 보며 레이크가 소름끼친다는 듯이 몸을 떨었다. "어쨋든 지금 무사하잖아? 내참,,설마 드래곤 슬레이어라는게 그 정도로 엄청 날 줄 내가 알았나? 솔직히 세리아 당신은 지금 내 힘을 가볍게 능가할텐데 ..완전히 고양이 앞의 쥐새끼 꼴이던걸?" 레이크의 말에 화를 내던 세리아의 표정이 새초롬한 삐진 표정으로 바꼈다. "쳇,,틀린 말이 아니니 변명할 수도 없군요..어쨋든 이야기를 들어보니 카르 셀왕국쪽에 가이아네스 제국이 침입해 온 모양이던데요?" "제국이? 아니 제국은 또 어떻게?" "뭐래더라? 칼수탄? 뭐 그런 드래곤이 있는데 그게 넘어가게 해줬대나? 저는 잘 모르는 이야기라서..." 세리아의 말에 레이크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턱에 오른손을 가져대며 중얼거 리기 시작했다. "아마,,칼슈타인이었을거야...라르테아드 산맥에 사는 고룡이지..여지껏 일종의 제국에 대한 반란자인 이 헤이드 6국연합과 가이아네스 제국이 전쟁 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 두 존재때문이었는데.. 흐음,,그렇다면 의외로 라슈타니엔궁성으로 들어가기가 쉬울지도 모르겠는걸?" "아,,내 힘도 이제 상당히 늘었으니 침투하는 것 정도는 쉬울거예요." 자신만만해하는 세리아를 보며 레이크가 미간을 찌푸리며 힐난했다. "그게 쉬운게 아니니까 문제지,,솔직히 파루시아도 그때 왠 운석우로 샤이 하드 아카데미가 박살나지만 않았으면 우리가 쉽게 들어갈수 있었을거 같 아? 얼마나 많은 마법적 방어가 걸려있는 곳이었는데 거기가..." "그,,런가요?" "그래,,왠만한 곳이었으면 아슬란이 굳이 붉은 머리소년을 그 안으로 침투 시키지도 않았지. 게다가 이번엔 라슈타니엔이라니 원,,,그곳은 마도왕국 아닌가? 아무래도 리에기스를 얻기는 꽤나 힘들거 같군 그래..." 고민하며 앞서 걸어가는 레이크의 뒷모습을 보며 세리아가 요염한 미소를 입 가에 지었다. "그정도야 당신의 잔머리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당신은 그런 쪽으로는 머 리가 잘 돌아가잖아요?" "욕이야, 칭찬이야?" "호호호..." 도끼눈을 한 레이크를 바라보며 세리아가 까르르 웃었고 그런 세리아를 보던 레이크의 입가에 씨익 웃음이 어렸다. "어쨌거나..가스터 그 호색한 늙은이한테는 감사해야지. 안 그래? 전능수, 초룡 엘사나드의 봉인을 푸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이렇게 귀중한 정보까 지 휙휙 흘리고 다니니..." 그러자 세리아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레이크에게 말을 꺼냈다. "아,,그러고보니...레이크, 우리가 알고있는 이야기랑 저쪽이 알고 있는 이야기랑 다른 거 같던데요?" "엥?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쪽은 초룡이란 거랑 전능수란 게 따로 있는걸로 알고 있던데요?" "에엥? 초룡이 전능수 아냐?" "아뇨,,워프하기 조금 전에 플루토가 든 수정구로부터 흘러나온 소리였는 데.... 뭐래더라? 초룡이 나타나지만 않으면 전능수로 드래곤들을 죽이겠 대나?" 세리아의 말에 레이크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그럼 초룡이란게 따로 있고 전능수란게 따로 있는건가? 이거 어떻게 된거야? 그럼 우리가 찾는 건 어느쪽이지? 전능수? 초룡?" 그러나 갸우뚱거리는 레이크와는 달리 세리아는 별로 대단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느 쪽이든 엄청난 것임은 분명하죠? 그럼 됐어요. 원래 계획에 지장은 없으니까.." 카르셀왕국 수도 세르카르셀 중앙궁전의 한 별실. "베라? 여기서 뭐해?" 작은 별실 한구석에 놓여져있는 소파에 비스듬이 기대어앉아 조용히 신학책을 탐독하고 있는 베라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헬레이스의 최고위 무녀인 그녀에게 감히 반말을 건넬만한 사람은 고위귀족과 왕족들이 드글드글한 이 곳 세르카르셀 궁성 안에서도 손가락에 뽑을 정도밖에 없다. 그리고 들려온 목소 리는 가늘고 고운 소녀의 목소리, 그런 사람은 한명뿐이다. "무슨 일이시죠. 이오네공주님?" 베라는 신학책으로부터 눈을 돌려 아름다운 실크드레스의 붉은 머리의 미소녀 를 쳐다보았고 붉은 머리의 미소녀, 이오네는 그런 베라를 보며 장난기어린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라니? 왜? 내가 온게 반갑지 않은거야?" "아뇨,,그냥 무슨 일인가 해서요.." "좋은 소식을 알려주려고 왔지~" 생긋 웃는 이오네 공주를 바라보며 베라가 의아한 눈초리를 보냈다. "좋은 소식? 그런 건 하녀들을 시켜도 될텐데요?" "어머~ 베라, 왜 그렇게 쌀쌀맞아? 역시 사랑하는 님이 곁에 없어서 시무룩한 건가? 응?" 짖굿게 말을 거며 자신을 바라보는 이오네공주를 보며 베라는 눈을 반쯤 뜨고 는 그녀에게 쏘아붙였다. "그냥 독서를 방해받아서 언짢은 것 뿐입니다만..." 불경스럽기까지 한 퉁명스러운 대답이었지만 이오네공주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그래? 어머,,미안해라~~ 그럼 기분 풀어줄 소식을 들려줄까?" "???" "플루토 경이 귀환했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베라의 손에 들려졌던 신학책이 휭하니 허공을 날아 바닥 에 아무렇게나 뒹굴었다. 공간이전의 방에서 걸어나온 플루토가 제일 먼저 해야 할일은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기사단의 보고를 듣는 일이었고 그래서 일단 가스터를 뒤로 한채 플루 토는 암흑기사단장 `슈테른' 경을 먼저 만나기로 했다.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플루토님. 아무 일 없으셨는지?" "아 고맙소. 아무 일없소." 플루토는 거대한 대리석의 기둥들이 줄줄히 세워져있는 세르카르셀 북쪽 궁의 연무장 복도를 따라걸으며 자신의 옆에 서있는 30대 후반의 기사에게 간단한 답례의 말을 건넸고 그 기사는 형식적인 인삿말이 오가자마자 이내 용건부터 꺼내들었다. "제국군 10만병력이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 이쪽으로,," "그건 다 들은 이야기이니 우리 측 전력에 대해서 보고하시오." "아,,예. 암흑기사단 300명 전원 출전준비를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암흑군단 총 인원은 기마병 3000, 보병 5000, 궁병 2000. 공병 및 보급부대가 780명입 니다." "그런가? 가만,,제국군이 10만이랬지? 그럼,,우리 암흑군 말고 정규군이랑 가스터의 마법병단은 얼마나 되오?" "가스터님의 마도병단은 제 권한으로 자세히 알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규군 은 대부분이 리베이드쪽으로 가있거나 사르바잔과의 국경지대로 진군해 있 어서...." 플루토가 한숨을 내쉬었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도 없다는 소리로군? 이런,,기껏 키워놓은 내 사병들만 죽어나게 생겼네?" 플루토의 한숨섞인 푸념을 듣자 검은 갑주를 걸친 기사 슈테른 경이 정색을 하 며 플루토에게 우렁차게 외치기 시작했다. "저희 암흑기사단은 이미 적을 분쇄할 모든 준비가 끝나있습니다 플루토님. 암흑군 역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 그들은 1당 100을 당해낼 수 있 으리라 믿습니다!" 슈테른 경에게 잠시 눈을 흘긴 플루토 경이 또한번 한숨을 쉬며 그에게 말했다. "고맙소 슈테른 경. 그럼 여태처럼 기사단장인 당신이 내 대리가 되어서 모 든 절차를 준비하도록 해 주시오." "예!" 호쾌하게 경례를 올려붙이며 절도있는 걸음걸이로 물러나는 암흑기사단 단장 슈테른 경을 바라보며 플루토가 팔짱을 낀채 나직히 투덜대었다. "나 참,,사기가 하늘을 찌르면 뭘해? 하늘찌를 시간있으면 적군이나 하나 더 찌르는 게 낫지.. 어쩐다,,10만,,,10만,,10만,,, 내 사병 암흑군 다 합쳐봐야 1만명 조금 넘는데,,그걸로 어떻게 10만대군을 박살내란 말이야? 에잉,,사병을 한 10만명쯤 기를 걸 그랬나?" 그때 발자국 소리를 동반한 굵직한 목소리가 플루토의 오른 편에서 들려왔다. "허허허,,플루토. 자네 사병이 10만명씩이나 되면 나같은 사람은 어쩌라는 건 가? 카르셀 전국의 상비군도 5만명밖에 안된다네..." 플루토는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차렸고 곧바로 정중히 그쪽을 향해 예를 올렸다. "왠 일로 이곳까지 행차하셨는지요. 전하." 40대 후반의 건장해보이는 붉은 적발의 중년사내, 매우 평범한 얼굴인 사내 였지만 그가 입은 옷은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권위있어보이는 화려한 예복,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 쓰여진 것은 황금의 왕관, 카르셀의 현 국왕 라티스 엘 카르셀이었다. "그야,,자네가 돌아왔다길래 얼굴이나 한번 볼까 했네만,," "영광이군요." 피식 웃으며 허리를 드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국왕의 입에서도 웃음이 새어나 왔다. "아,,사실은 산책중이기도 했고..." 웃는 국왕의 얼굴을 보며 플루토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예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전하. 제2기사 플루토 방금 귀환했습니다." "오늘따라 안 어울리게 왜 이러나? 그나저나,,사병이 10만? 왜? 왕이라도 되볼 생각인가? 하긴,,그건 아니겠군. 지금 있는 암흑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겠지 플루토 경?" "지,,짓궂으십니다 전하,,근데.... 정말 안 어울리나요 이 말투?" "전혀, 안 어울려. 설치던 녀석이 얌전하니까 기분이 다 묘하군." 뒷머리를 긁적이던 플루토가 갑자기 고개를 빳빳히 들더니 말투를 싹 바꾸기 시작했다. "아유~ 하도 답답하니까 이러죠! 도대체 1만 명가지고 10만명을 무슨 수로 무찌르라는 겁니까? 제국군이 전부 허수아비도 아니고요..." 투덜대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국왕이 수염이 떨리도록 웃어대기 시작했다. "허허허...자네의 암흑기사단과 암흑군의 위명이라면 1당 100도 문제 없을텐 데 뭐가 그리 걱정인가? 게다가 그들의 지위자는 드래곤슬레이어로 그 명성 이 대륙을 뒤덮은 블랙나이트 플루토경이 아니던가?" "대륙을 뒤덮은 건 다리오스입니다. 전 찬밥이에요.." "저런,,저런,,하지만 자네의 용맹이라면 제국군을 물리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겠지?" "농담이시겠죠?" "진담이라면?" "병법서들을 한번 더 정독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만.." 플루토의 농섞인 표현에 라티스가 유쾌하게 웃어댔다. "허허헛, 어차피 자네도 읽지 않았잖은가?" "그렇기야 합니다만.." 머쓱해하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라티스가 웃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는 계속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왜 물리칠수 없다고 보는겐가? 암흑기사단과 암흑군이라면 조직력, 전투력, 행 동력 충성심 전술 등등 그 모든 것이 완벽한 군대가 아니던가? 이름이 유달리 유치하다는 걸 빼고는 흠잡을 데가 없어보이는데?" 플루토의 얼굴이 벌개졌다. "유치해서 미안합니다 그래..치잇..전하도 옛날엔 좋다고 맞장구 쳤잖아요?" "허허허.. 그럼 내 무릎팍에 앉은 9살짜리 꼬마애가 눈을 반짝이며 "암흑군이 라고 할래요 어때요? 이름 멋지죠?" 라고 물어올때 내가 무슨 대답을 했어야 옳은 건가?" "그땐 내 사병이 아니고 제 아버님의 사병이었잖아요? 하여튼 아버지도 주책 이야.. 아니, 9살짜리 애가 한 소리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면 어쩌겠다는 거야?" "하하하핫" 투덜대는 플루토를 보며 유쾌하게 웃던 라티스의 두 눈에 돌연 따스한 빛이 감돌았다. "그나저나,,조심하거라 플루토. 네가 강한 건 나도 잘 안다마는,,그래도 세상일은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란다.." 플루토의 입가에도 따뜻한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걱정마세요 전하. 원래 잘난 인간은 쉽게 안 죽어요." "너처럼 설치는 놈이 전쟁터에선 먼저 죽는게야,,쯧,,어쨋든 조심해서 나 쁠 건 없다. 조심해라. 넌 내 아들이나 다름없어.." 아들이 없는 라티스국왕에게 플루토는 아들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그야..제 아버지가 돌아가신 10살때부터 줄곧 궁성에서 생활했으니까요. 쩝,,그때의 일은 계속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하..." "그래,,마음같아서야 네가 이오네와 결혼해서 진짜 아버지처럼 나를 불러주었 으면 좋았겠지만...너의 선택을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 "당신은 제 아버지입니다. 여지껏도..앞으로도.." "고맙구나 플루토.." 정이 넘치는 눈빛으로 플루토를 바라보던 라티스국왕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플루토에게 말을 꺼냈다. "그리고보니,,,베라를 만났느냐? 베라 지금 성에 있는데.." "네? 베라가 여기 있어요? 신전에 가 있을 기간인데?" 화들짝 놀라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가 대답했다. "제국군이 10만씩이나 쳐들어왔는데 맘편히 신전에 가있을리가 없지 않느냐? 아마도 지금쯤 자네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오고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자 플루토가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크,,큰일났네? 막 여행에서 돌아와서 지금 엄청 꾀재재한데..." 우왕좌왕하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국왕이 짓궂은 말투로 입을 열었다. "사랑하는 여인이 애타게 기다릴텐데 그런 모습으로 만나서야 쓰겠나? 나같으면 우왕좌왕할 시간에 옷부터 갈아입겠네만..." "그,,그렇군요! 전하 그럼 전 이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휭하니 어디론가 달려가버리는 플루토의 뒷모습을 보며 라티스국왕이 혀를 찾다. "좋을 때다~~" "어때요 공주님? 엷은 녹색이 나을까요? 아니면 푸른 색?" "핑크빛은 어때?" "안돼요 그건 뚱뚱해보인단 말이에요" 일렬로 도열한 하녀들은 전부 손에 제각각의 여성용 의복을 들고 있었고 평 상복에서 드레스까지 온갖 종류의 옷들이 하녀들의 손과 베라의 손을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옷가지들을 들고는 이리맞춰보고 저리맞춰 보며 연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베라를 보며 이오네공주가 피식 웃었다. "어차피 여행다닐 땐 둘다 꾀재재한 차림이었을텐데 뭘 그렇게 신경쓰는거 야?" 그러자 베라가 이오네공주를 흘겨보며 쏘아붙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구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옷차림이 지저분하다면 플 루토가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꺄하하~~ 그래그래. 계속 열심히 옷이나 골라." 손을 내저으며 까르르 웃어대는 이오네공주를 뒤로 한채 옷고르기에 여념이 없는 베라를 보며 이오네공주가 재밌다는 듯 말을 꺼냈다. "아유~ 재밌어. 내가 베라 이러는 꼴 볼려고 일부러 왔다는 거 아니야? 언제나 베라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니까안?" 그러나 이미 베라의 귀에는 이오네공주의 말따윈 들려오지 않았다. "리디스~ 내 입술연지.." "예 여기요 베라님.." "글구 목걸이는,,음 뭘로 하지? 루비?사파이어? 에메랄드? 다이아?" "전부 들고왔으니 직접고르세요 베라님." 한편 세르카르셀 궁성 반대편의 플루토의 별실, 이곳의 상황도 그다지 베라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음,,예복을 입어? 아니야,,그냥 오랜만에 만나는건데 예복을 입으면 더 웃기 지. 그냥 수수하게,,이건 너무 평범하구,,음 이건,,,색이 별로..." 하인들이 들고 서있는 옷가지들을 연신 들춰내며 중얼거리는 플루토, 그런 그를 문지방에 걸터앉아 턱을 괴고는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검은 로브의 갈색머 리 마도사가 있었다. "뭐하는 짓인게야 저게,,에그.." "흰색,,검은 색...어느걸 입어야 더 멋져보일까,,음.." 아직 채 마르지 않아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연신 뒤로 넘기며 열심히 옷을 뒤적거리는 플루토를 보며 가스터가 신경질을 냈다. "이봐 플루토! 자네 멋있다는 거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세상이 다 아니까,, 대강 입고 나가는게 어떤가? 지금이 무슨 연회장이나 결혼식 가는 것도 아니 잖아?" 그러자 옷을 고르던 플루토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소리쳤다. "연회장가는 거면 그냥 아무거나 입고 나가죠 차라리!" "에휴,,뭘 그리 골라대누 원,,어이 플루토 거기 그거 멋지구만..갈색옷.. 그거 입고 나가세,,그냥." "이그,,중년취향을 팔팔한 젊은이에게 고집하지 말란 말입니다 가스터. 전 갈 색 칙칙해서 싫어요." "중년취향이라닛! 나의 섬세한 미적감각을 뭘로 보고 하는 소린가?" "가스터의 미적감각이 어떤지야 내 모릅니다만 패션감각이 엉망이란 건 알고 있습니다. 허구헌날 시꺼먼 보자기 한장만 뒤집어쓰고 돌아다니니 원..." "그거야 내 직업탓이지 내 센스탓인가?" 감히 자신들로써는 올려다보지도 못할 카르셀의 최고위층의 두 사람의 의미없는 실랑이질에 입한번 뻥긋못한채 얼어있는 불쌍한 하인들,, 그들은 그저 빨리 플루토가 옷을 골라 방을 나서기만을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빨랑 가자,,응?" "조,,조금만 기다려봐요..거 참.." "플루토오~~~" (에코~~) "베라아~~~" (역시 에코) 꼬오옥~~~ (갑자기 감미로운 음악이 배경에 깔린다) 오랜만의 감격의 상봉을 나누는 두 연인,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도끼눈의 소유자 가스터. "논다,,놀아...얼씨구,,," 그러나 베라는 가스터의 말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플루토의 목을 가느다란 두 팔로 꼬옥 감싸안은 채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아무 일 없었어? 다친덴 없고? 밥은 꼬박꼬박 챙겨먹은거야? 몸은 건강하 지?......" "응,,응,,걱정마, 누가 감히 나한테 상처를 낼수 있겠어?" "그래도 옆에 없으면 걱정되는 걸..." "헤에,,이런 사랑스러운 여인을 두고 먼저 죽는 남자가 세상에 어디있겠 어? 그리구,,,오늘따라 예뻐보이네 베라. 나때문에 단장한거야?" "그,,그냥 평상시처럼 하고 온것뿐인데 뭘,,플루토야말로 멋진걸?" "그래? 그런거 신경 안 썼는데." 이 사랑하는 두 남녀를 보며 속으로 울부짓는 중년사내가 있었으니.. `야이,,이 뻔뻔한 사기꾼들아!!' 그러나 그 소리가 이들에게 들릴리 없다. 플루토는 베라의 허리를 감싼 오른손에 힘을 주며 그녀를 끌어안았고 곧 두 사람의 입맞춤이 길게 이어졌다. 실눈을 뜨며 닭살 돋는다는 듯한 표정을 고 수하던 가스터가 머쓱해하며 헛기침을 했다. "이,,이봐,,자네들,,내 눈은 눈도 아닌가? 허허험.." 움찔하면서 조금 얼굴을 붉히는 베라와는 달리 플루토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이 었다. 플루토가 베라를 양팔로 안은채 가스터를 돌아보아보며 웃었다. "샘납니까? 가스터? 샘나면 가스터도 한 우물만 파세요. 괜히 여기저기 쑤시 고 다니지 말고..." "쑤,,쑤시다니,,원,,듣기에 따라선 엄청 저속한 말이구먼,," 당황해하는 가스터를 보며 베라가 혀를 낼름 내밀었다. "베에~~ 저속한 짓만 하고 다니니까 저속한 소리를 듣는 거라구요. 그러니까 이제부턴 유부녀만 골라서 희롱하는 짓은 좀 관두는게 어때요?" 베라의 말에 가스터가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 "아,,그건 관두기로 했네." "정말요?" "이젠 처녀가 더 좋아.." ".........." 침묵을 지키던 플루토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처,,처녀까지는 좋은데요..가스터. 제발 18세 미만은 손대지 마세요. 국가망 신입니다. 그건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이라고요." "내가 언제 도덕 지키는거 봤나 플루토경?" "아뇨 전혀. 애당초 씨도 안 먹힐 이야기인줄 알면서 하는겁니다만,," "그럼 왜 그 소리를 하는건가?" "아유 그래도 그렇지, 좀 나이생각도 하세요 가스터." 옆에서 베라도 맞장구를 쳤다. "맞어,,어떻게 자기 딸만한 여자랑.." 그러나 가스터는 태연했다. "사랑에 나이와 국경이 있을수 있는가?" "가스터는 사랑이 아니라 욕정이잖아요?" "말만 다르지 그게 그거야.." 그러자 플루토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엄연히 다르지요. 사랑이라는 것은 서로를 아껴주고 위해주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고차원적인 정신적 만남이라고요. 그지 베라아~?" "응~~" 그러자 가스터가 화를 버럭내며 소리쳤다. "그만 좀 하게,,이러다간 내가 닭이 되서 하늘로 비상하겠다. 슬슬 카르셀에 닥쳐온 제국의 위협에 대하여 진지하게 토론을 나눠볼 생각들은 없는건가?" 그제서야 베라를 안고있던 플루토의 두 팔이 떨어졌고 플루토가 머쓱한 표정으 로 중얼거렸다. "아,,맞다. 원랜 그거때문에 왔었지?" 가스터의 별실들중 하나인 이곳, 조그마한 원형의 수정탁자와 그 주위로 둥글게 둘러앉은 세 사람, 가스터와 플루토 베라의 모습이 보인다. 방금 전까지는 유쾌하고 떠들고 있던 이들이었지만 역시 당면한 과제는 심각한 것이었고 심각하게 둘러앉은 이들 중 제일 먼저 입을 열었던 것은 가스터였다. "벌써 제국군은 바트란의 동부지대를 거의 다 점령했다네,,하긴 지키는 군인 자체가 얼마 없었으니 당연하겠지,,게다가 그 소식이 온제 1 주일 전이니 지금 쯤 카르셀의 국경지대로 다가왔을게야.." "완전히 우리가 예전에 써먹었던 수법이랑 같군요. 다른게 있다면 우린 가짜 드래곤을 하나 만들어낸거고 그쪽은 진짜 드래곤의 영역을 넘어온 것?" "아,,가짜는 아닐쎄 플루토. 실제로 알 크리드 산맥엔 카르세아린이라는 드래 곤이 있어." "그래요?" "응,,단지 서식지가 라르테아드 산맥 안 쪽이라 거의 눈에 안 뜨인 것 뿐이 지..어쨋든 지금 중요한 건 그런게 아니고,,," "예,,10만,,10만,," 잠시 고민하던 플루토가 베라와 가스터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물었다. "두 사람이 지금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먼저 대답한 쪽은 가스터였다. "내 마도병단이 300명, 마스터급 마도사가 5명일쎄. 이정도면 적군 1만에 필적 하지.." 그리고 베라가 말을 이었다. "헬레이스 대신전의 성기사가 100명, 군사는 보병 3000, 이것도 용병들까지 끌어 모아서 겨우 만든 거예요. 그나마 전투와 파괴의 헬레이스의 신전이라서 이 정 도마나 모인거지만..." "그리고 정규군은 기대하지 말게 플루토. 다리오스가 몽땅 끌고가 버렸어." "각 도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치안유지를 위한 군대만이 남아있죠.." 그러자 플루토가 머리를 쥐어싸매기 시작했다. "내 암흑군이 1만명 조금 넘고..제국군이 10만이면 거기엔 마도사나 신관들도 1000명가까이 있다는 소리니까...결국 우리의 딱 10배라고 보는게 좋겠군요. 흐아,,이걸 어떻게 하지? 이런 건 다리오스가 잘 처리하는데...에잉..." 플루토를 물끄럼히 바라보던 베라가 가스터에게 물어왔다. "다리오스는 이 사실을 알고 있나요." "연락은 보냈지만,,다리오스가 다시 군사를 이끌고 회군해서 카르셀로 돌아오 려면 보름은 걸려,,그땐 이미 카르셀 점령당했을테고..." 그러자 플루토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끼리 싸워서 이겨야 하거나 적어도 보름이상 버텨야 한다는 소리,,,그럼 가스터, 아라스난 왕국 측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쪽은 군사가 제법 남아있 을텐데요?" "안 그래도 연락이 왔어,,3만명의 군세를 이끌고 바트란 지역쪽으로 진군하고 있다더군. 하지만 숫적으로 열세이니 빨리 우리랑 합류하지 않으면 그 쪽도 위험할게야..." 가스터의 설명에 베라도 부연을 덧붙였다. "그래요,,아라스난왕국은 지금 사바르잔과 라슈타니엔 왕국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으니,,아무리 국사국가라 해도 군사를 빼돌리기는 힘들거예요." "3만이라,,좀 희망이 보이는군요. 그럼 어디...." 손가락을 세어가며 뭔가 중얼거리던 플루토가 돌연 고개를 들더니 가스터를 바라보며 대뜸 물었다. "가스터, 가스터가 마법을 쓴다면 몇명이나 죽일 수 있겠습니까? 대단위 면적을 파괴하는 그런 마법으로요." 그러자 가스터도 고개를 들고는 뭔가 생각하면서 뇌까리기 시작했다. "어,,,아무래도 제국군쪽도 마스터급 마도사가 꽤 될테니까...음,,어디보자. 그쪽이 내가 발동시킨 마법을 방해할 것까지 미리 계산하면... 음.... 8서클 [월드 프레임 맵]을 넓게 깔아서 불바다로 만든 다음 3서클 [화이어 월]을 100개 정도 발동시켜서 일직선으로 죽죽 밀고,,,,그 담에 관통형 소환 마수 [게르나크]를 한 1000마리쯤 뽑아서 위에서 덥치게 시키면,,,, 1만명 정도? 그 정도는 혼자 힘으로 죽일 수 있네만..." 1만의 생명을 무슨 굴러다니는 돌멩이 취급하는 가스터의 답변, 이 얼마나 엄청난 마법의 힘이냐마는,,플루토와 베라는 전혀 그의 답변에 놀라 거나 하는 기색을 보이질 않고 있었다. 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음,,하긴 가스터라면 그정도는 가능하겠죠. 근데 가스터, 그 리베이드 수도 퀘하란을 폭격했던 8서클 궁극주문 [미티어 샤워]는 또 못쓰나요? 그거 한 방이면 적어도 절반은 몰살시킬수 있을거 같던데." 그러자 가스터가 베라에게 버럭 화를 냈다. "아니,,내가 펑~하고 허공에서 산산히 박살나는 꼴이 그렇게도 보고 싶은겐 가? 지금은 그때랑 달라서 못 쓴단 말이야. 내 몸으로 발동시킬수는 없는 마법이니까....." 말을 이으며 베라를 향한 가스터의 시선이 플루토에게로 옮겨졌다. "그러게 자네가 그 키메라를 잡아왔으면 이런 고민 할 필요도 없을거 아닌 가...아쉽구먼,,," "지나간 일에 마음두지 맙시다 우리..어디보자 내 경우는..." 가스터의 힐난을 슬쩍 흘린 플루토가 또다시 손가락을 꼽아보기 시작했다. "1초당 한명씩 베어버린다 치고, 1분이 60초, 1시간이 60분이니까... 육육은 삼십육이고,,1시간이면 3600명,,대략 세시간 정도면 내 마나의 힘이 고갈될테니,,,,제가다 1초에 못 죽이는 경우도 가끔 생길거고..음... 저도 대략 1만명 정도? 베라 너는?" 미리 계산해놓았었던 듯 베라의 답변이 신속하게 틔어나왔다. "기껏해야 5000명이 한계에요. 환영계 신성주문인 [인피스트]를 적군 1000명 정도한테 걸어서 서로 상잔시키고, 중압주문 [마그카트 헬]이랑 역중력 주문 [리버스 그래비티]를 교차시켜서 광범위하게 발동시키면,,중간에 끼인 3000 명 정도는 케찹만들 자신있어요." "그 다음엔 탈진해서 쓰러지는 거고?" "플루토 당신은 뭐 1만명이나 베어넘기고 힘이 넘쳐날거 같아요?" 무슨 사람 죽이는 걸 논에 심어놓은 볏단 자르는 것처럼 묘사하는 이들의 대화 를 남들이 들었다면 아마도 미친 놈들 취급을 했겠지만,, 이들에게는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 "좋아~좋아~ 우리측 군사가 4만명이라 치고 음,,승산이 보이는 거 같은데? 하지만 플루토, 자네는 1만명씩이나 벨 필요는 없다네.." "어? 왜요?" "한 명만 죽이면 돼 한 명만,,누군지 알겠지?" 플루토의 얼굴에 기대섞인 희열의 표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군요..무왕 라르고, 제국최강의 소드마스터,,,새로 개발한 암흑투기를 시험하는데는 딱 안성맞춤의 상대로군요..." 기대감으로 흥분한 플루토의 얼굴을 보며 베라가 한숨을 쉬었다. "에휴, 저 단순한 싸움광,," 그때 가스터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참고로 알아둘게 있는데,,우리가 이자리에서 떠들었던 모든 상황은 고룡 칼 슈타인이 뜨면 아무 소용없어진다는 거 알지?" 플루토의 입가에 쓴웃음이 ?혔다. "그 상황이 되면 명령 간단해져서 좋겠군요. 딱 이거 아닙니까? `전군 철수 재주껏 살아남아라~' 아마 그때만큼은 엄청 말 잘들을 겁니다. 어느 병사든 간에.." 그러자 베라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이번 일이 끝나면 빨리 전능수의 봉인부터 찾아가는게 좋겠군요. 드래곤을 이 땅에서 없애지 않는 한 인간들에겐 도저히 미래가 보이질 않아요." "동감일쎄. 하지만 이번 일은 걱정말게. 칼슈타인은 개입 안할테니.." 자신만만한 가스터의 말에 플루토가 의문을 표시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합니까 가스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호들갑이시더니?" "자네들이 옷갈아입는다고 호들갑떠는 동안 귀중한 손님이 한분 찾아오신 덕 분이지.." 벌겋게 달구어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쑥쓰러워하는 플루토와 베라를 바라 보던 가스터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재미있는 소리도 들었거든? 자네들은 짐작도 못한 이야기일 걸세..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전하께서 레드드래곤의 후손이었다는 건 말이야.. "예에?" 플루토와 베라가 동시에 의문을 표시하며 입을 쩌억 벌렸다. 가스터는 놀라움으로 두 눈이 동그래진 플루토와 베라를 바라보며 알수 없는 희열에 빠져드는 자신을 느꼈다. 원래 인간이란 뭔가 자신만이 아는 비밀을 남들에게 폭로하는것에 대해 알수없는 쾌감을 느끼는 법이다. "사르바잔왕국 서쪽, 화룡산의 지배자, 레드 웜 카르세니안,,이름정도는 자네 들도 들어봤겠지?" "무,,물론입니다만,,," 가스터가 앉은 자세를 고치며 말을 이었다. "우리 카르셀왕국이 어떻게 생겼던가? 300년 전 제국의 압정을 피해 달아난 6명의 영웅에 의해 탄생된 곳이 이곳 헤이드 6국연합이지..그리고 카르셀의 건국왕이 그중 상인과 도적을 겸직한 케사테스 엘 카르셀 그 분이었고, 그의 오랜 연인이자 카르셀의 초대왕비였던 에르네르 카르셀의 정체가 레드 웜 카르세니안이었다는구만..." 앞부분은 아는 이야기, 뒷부분은 전혀 짐작조차 못했던 충분히 놀라운 이야기였고 그래서 플루토는 재차 물었다. "그,,그러면 현 카르셀왕족은 전부 드래곤의 핏줄?" "근데 말이야,,사실 드래곤의 핏줄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게 아니라네,,, 어차피 인간으로 폴리모프했을시의 드래곤은 인간과 100% 동일한 육체를 지니고 있거든? 그래서 인간이랑 다를바가 전혀없어,,," "그,,렇다해도 놀라운 일이로군요..라티스전하가 드래곤의 후손이었다니,," "드래곤의 후손이라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없다니까? 플루토 자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 간단한 설명을 붙여주지,,이렇게 생각하게. 인간의 몸에 드래 곤의 영혼이 스며든거랑 똑같아. 어때 좀 이해가 가나?" 아무 의미없다해도 드래곤의 후손 하면,,뭔가 대단하게 들리는 법이다. 그래서 플루토는 그래도 놀라운 표정을 지우지 않았고 그런 플루토를 보며 가스 터가 말을 계속 이었다. "왜 우리나라 이름이 카르셀이겠나? 건국왕 케사테스는 잘 알려져있지는 않지 만 원래 사생아였지, 그런 그는 자신을 따르고 사랑해준 여인, 나중에 정체를 알게 된 그여인 레드 웜 카르세니안의 이름을 따서 자신의 성을 카르셀이라 붙였고 또 그게 우리 왕국의 이름이 된거라네,,," "그렇군요..거 참,,상상치도 못했던 이야기를 오늘 듣게 되는군 이거..." 허탈하게 중얼거리는 플루토와 베라를 보며 가스터가 한층 기대를 품고 입을 열었다. "이정도로 놀라선 곤란한데 플루토,,,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야." "또 있습니까?" "자네 크로워드가문,,카르셀의 제1의 귀족가문인 자네의 선조 중에도 드래 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뭐라구요???" 이제 플루토의 얼굴은 경악을 넘어서서 불신의 눈초리를 가스터에게 보내고 있었다. "너무 놀라지는 말게 나도 조금 전에 들은 이야기이고...자세한 건 몰라. 단지 자네 가문중 폴리모프한 블랙드래곤과 결혼한 사람이 있다는 것정도 만 알뿐일쎄.." "그럴리가요? 블랙드래곤이라니...." 혼란스러워하는 플루토를 멀뚱히 쳐다보던 가스터가 문득 눈을 감고는 뭔가 중얼중얼하더니 다시 눈을 뜨며 말했다. "글쎄,,그 뒷부분은 나도 잘 모르니 슬슬 당사자에게 들어보는게 어떻겠나?" "당사자,,,?? 앗! 가스터, 왠 마나의 응집이?" 벽 한귀퉁이로부터 강한 마나의 응집이 느껴졌고 그것의 정체를 눈치챈 베라 가 놀라서 소리쳤다. "뭐죠? 워프의 공간이 열리고 있어요." 3사람만이 들어앉아있었던 그곳에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한 인간의 형체가 천 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직한 중저음의 쇠붙이를 긁는 듯 한 기괴한 음성이 방안을 울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가스터 저녀석도 제대로 모른단다. 나머지는 내가 설명해주마..그리 고 칼슈타인님이 왜 갑자기 그런 짓을 했는지도.." 플루토와 베라는 경계의 눈초리로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마치 해골을 연상케하는 깡마른 얼굴의 쭈글쭈글한 노인이 검은 로브로 전신 을 감싼 채 그들에게로 스르륵 다가오고있었다. 그를 바라보던 베라에게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난 또,,당사자라길래 드래곤이라도 등장하는 줄 알았네,,,' 원래 드래곤들은 폴리모프로 자신의 몸을 맘대로 바꿀수 있는 종족이니 저렇게 추하게 변할리는 없다는 베라의 생각이었다. 물론 드래곤들 중엔 저런 식으로 변하는 드래곤들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베라의 생각은 `설마 몸을 맘대로 바 꾸는데 굳이 못생긴 걸로 변할까?'정도였기에 그녀는 눈 앞의 존재가 드래곤은 아니라고 판단했고 그녀의 추리과정은 틀렸지만 나온 해석은 정확했다. 가스터가 유쾌하게 소리쳤다. "소개하지 플루토. 자네의 머나먼 선조이기도 하고 동시에 나의 스승님 이시라네,,테롤드 크로워드, 내가 나타나기 전엔 유일하게 7서클을 전부 마스터한 마도사로써 대마도사의 칭호로 불리운 분이지..." 그런 가스터를 보며 해골같은 인상의 노인이 대뜸 소리를 질렀다. "잘났다 이놈아. 그래 네놈은 요새 8서클 주문도 사용할 줄 안다며? 20년가까히 못본 동안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던 모양이로구나?" 그러자 가스터가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는 노인을 바라보며 희희덕거렸다. "아 그거야 다 제가 잘난 탓 아닙니까 스승님? 그리고 지금은 8서클을 전부 마스터하고 9서클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런 잘난 제자를 키우신 것에 대해 뿌듯해하셔도 좋을 듯 한데요." "대단하다,,그래..너 잘났다." 시꺼먼 두 마도사들의 만담을 멍하게 보고있던 플루토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테,,,테롤드 크로워드,,라면,,200년 전 크로워드 가문 유일의 마도사이자 당시 카르셀의 궁정마도사였다는 그 분? 하지만 그분은 200년 전,,사람..." 놀라움으로 말을 잇지를 못하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테롤드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내 나이가,,올해로 243살이군 그래,,허허,,아이야,,네가 내 후손이라는 플루 토더냐?" "예..예.." "내가 왜 이 나이까지 살아왔는지 궁금하겠지? 난 리치란다." 불사의 마법 [리치]. 마도사가 자신의 생명력을 마나로 응집시켜 한 구상공간 안에 저장하고 그 마나가 다하지 않는 한 그의 육체는 불사가 된다. 흑마법 중에서도 최고위 마법 중의 하나 7서클 궁극주문의 하나인 리치화의 마법은 불사의 육체를 주는 대신 인간의 특성마저도 빼았아버리기에 금단의 비술로 통하고 있다. "!!!" 리치에 대해서는 플루토도 어느 정도 상식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그는 의아 한 눈으로 테롤드를 바라보았다. 인간으로 살아갈 수도 없건만 왜 그런 짓을 감행한 것일까? 테롤드가 허망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말을 전한다기보단 혼자 중얼거리는 것에 더 가까울 정도의 나직한 목소리. "내가 어리석었지...그녀와 언제까지라도 같이 있고 싶은 욕심에 이런 짓을 감행했으니,,덕분에 죽지도 못한 괴물의 육신으로 떠돌아다니게 되었고 그녀까지 잃게 되었어..." 조용히 허공을 쳐다보는 테롤드, 마치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는 듯 그의 깡마 르고 주름진 얼굴에 아련한 그리움이 나타났고 그런 그를 보며 베라가 우물 쭈물하며 물었다. "그,,녀,,라면,,누굴 말씀하시는 건지....?" 허공을 바라보던 테롤드가 다시 표정을 바꾸고는 시선을 아래로 옮겼고 그의 입에서 나직한, 그리고 기묘한,,그리움과 증오, 공포, 애증 그 모든것이 결 합된 듯한 괴음이 듸어나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잘못되었던 일이다. 드래곤이란 존재가 이 땅에 있는 것부터가.. 내 평생 유일한 사랑이었던 여인,,,내 어머니이자 나의 아내. 내가 사랑했던 두 아들의 어미,,,한 인간의 가정를 파탄으로 이끌고도 조금도 개의치않아했던 그 여인... 너희들도 들어본 적이 있을게야... 어둠의 대리자라고 불리우는 리베이드 동쪽 나사크 산맥의 지배자. 블랙드래곤 에이라의 이름을... "................." 침울한 테롤드의 혼잣말에 플루토는 잠시 침묵했고 대신 베라가 질문을 던졌 다. "테,,롤드님? 어머니이자,,,아내,,라뇨?" "말그대로,,나를 낳아준 어머니이자 나와 몸을 섞은 아내,,우리 인간들의 관 점에선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거늘 그녀는 전혀 신경쓰지 않더군....." 이를 갈며 대꾸하는 테롤드에게 이번엔 가스터가 놀란 목소리로 물어왔다. "아니,,스승님? 아까는 그런 말씀 없었잖아요? 그럼 엄마가 자식이랑? 뭐 그런 종족이 다 있습니까!" "드래곤이란게 원래 그래,,,자네들은 모르겠지만,,,,." 테롤드가 탁자 주위에 놓여진 빈 의자에 몸을 던지듯 걸터앉으며 말을 이었 다. "기나긴 수명 탓이겠지,,1만년에 가까운 기나긴 수명..그 긴 시간을 그들이 무료하게 레어에만 쳐박혀 보낼리가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드래곤들은 별의 별 종족으로 폴리모프해서 그 생애를 보낸다네,,, 문제는 그 생애를 보내며 모든 인생을 경험하고 싶어한다는거지,,," "모든,,,인생? 무슨 소린지,,,?" 의문을 표시하는 플루토를 보며 테롤드가 한숨을 쉬었다. "말그대로,, 모든 인생이지,,사랑, 애증, 전쟁, 권력욕, 불행,,부도덕.. 인간이 생각 할수 있는 생애란 생애는 전부! 게다가 인간의 생애가 싫증 나면 그때는 다른 종족으로 눈을 돌리고,,,이것이 그들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지..." "인생을 경험한다라,,,잘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그렇다고해도 고고한 그들이 테롤드님말씀처럼 그런 추악한 짓을,,," 플루토의 혼잣말에 테롤드가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고고? 고고하긴 하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드래곤으로 존재할 경우에 한 해서야! 드래곤이 아닐때의 그들은 그야말로 아무 제약없이 제멋대로 행동하 는 난봉꾼들에 지나지 않아. 어차피 그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삶이란 드래곤으 로 존재할때 뿐이고 그외의 생애는 뭐랄까,,일종의 환상? 말표현이 좀 웃기기 는 하지만 마약중독자들이 겪는 그런 환상과 동일한 것으로 취급한다고나 할 까?" 비아냥거리던 테롤드의 목소리가 다시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나 혼자 이렇게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어봤자...그녀는 나와의 생활을 아예 현실로 인정하지도 않으니까,,," 노마도사 테롤드, 이제는 인간이라고 할수도 없는 그의 머리속에 수백번이고 반복되었었던 상념들이 또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득한 200년 전의 기억,, 그러나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할수 있는 그때..... ********************************************************* "어,,머니...왜 이러시는 거지요?" 올해로 23세가 된 금발의 아름다운 청년이 당황하며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신경쓰지 말아라. 테롤드. 너도 날 사랑하지 않느냐?" 어두운 그림자가 방안을 드리우고 희미한 촛불만이 은은하게 방안을 밝혀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놓여져있는 화려한 침상, 그 부드러운 비단자락 위로 한 검은 머리의 여인이 청년의 뺨을 쓰다듬으며 그의 귓볼을 깨물고 있었다. "어머니,,왜 이러는,,," 여인이 다시 물어왔다. 그녀의 속삭임이 청년의 귓가를 맴돈다. "날 사랑하지 않느냐? 테롤드?" 테롤드는 당황했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아름답기 그지 없는 이 여인,, 에를린 크로워드, 자신의 어머니...23살이 된 아들을 두고도 여전히 10대의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불가사의한 여인이 지금 자신의 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침대 한쪽 귀퉁이에 걸터앉은 그녀의 몸이 점점 청년에게로 숙여졌다. 여인이 다시 물어왔다. 그녀의 감미로운 숨결이 속삭임과 함께 청년의 귓볼 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가슴이 뛴다. "날 사랑하지 않느냐 테롤드?" 물론 테롤드는 그녀를 사랑했다. 아름답고 정숙하고 자애로운 그녀.. 카르셀의 제1의 귀족가문이자 최고의 기사들로 유명한 크로워드 가문, 이곳의 후계자였던 그가 갑자기 기사로써의 길을 관두고 마도사가 되겠다고 했을때,,, 사람들이 얼마나 반대했던가... 그를 유일하게 이해해준 것은 에를린, 그녀의 어머니뿐.... 그녀덕분에 그는 마도사로써의 길을 갈수 있었고 지금은 정식마도사 가 되어 가문에서도 인정을 받을수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 무,무슨 일이십니까?" 여인의 새하얀 손이 당황하는 청년의 뺨을 어루만졌다. "모를 줄 알았더냐 테롤드? 나도 어미이기 이전에 한 여자란다." 테롤드의 얼굴이 붉어졌다. "무,,슨 소리이신지..." "정녕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무,,슨..." 여인의 붉은 입술이 청년을 덮어들어갔다. 청년의 눈이 부릎 떠졌다. `어,,,머니,,,' 감미로운 입술, 오랫동안 꿈꿔왔던 환상, 결코 이루어 질수없는, 이루어 져서는 안될 현실이 청년에게 다가왔다. 청년의 두 팔이 여인을 감싸안았 다. 그의 이성은 계속 경고하고 있었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녀는 너의 친어머니다 테롤드. 자애롭고 정숙한, 저 위대한 기사중의 한명이었던 너의 아버지의 현숙한 아내란 말이다. 비록 그녀의 외모가 10대의 소녀의 그것일지라도,, 비록 그녀의 미모가 그 어떤 여인과도 비길수 없다 할 지라도.. 그녀외에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게 되버렸다 할지라도.. `이분은 나의 어머니...나를 낳아주신 분.' 그러나 부드러운 혀의 감촉은 청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청년은 결심했다. 인륜? 알게뭐냐. 도덕? 개나 갖다줘버려라. 이성? 그딴건 필요없다. `에를린...'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여인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부르며 테롤드는 이성의 끈 을 놓아버렸다. "에를린!" 청년은 그녀를 거칠게 껴안았다. 화창한 아침햇살이 눈부셨다. 그리고 그 햇살을 받아 찬란히 빛나는 그의 어머니의 나신은 더욱 눈부셨다. 테롤드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품안에 안겨 있는 작고 귀여운 여인의 뺨에 입맞춤을 하며 중얼거렸다. "에를린..." 테롤드는 행복했다. 또한 불행했다. 오랜동안 기원해왔던 꿈이 이루어진 날. 그러나 그 꿈은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었고 그는 당황했다. "으,,으응? 일어났어 테롤드?" 여인이 눈을 떴고 테롤드는 또다시 당황했다. "어,,머니,,어제,,일은..." 무슨 짓을 한것이냐? 무슨 짓을 한것이냔 말이다 테롤드.. 테롤드는 떨었고 여인은 웃었다. 환하게 웃었다.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환한 웃음. "어머니라니? 에를린이라고 불러." 교테로운 그녀의 몸짓, 그녀의 가느다란 두 팔이 테롤드의 목을 감쌌고 그녀 는 청년의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사랑스러운 목소리. 목소리..목소리...어머니만 아니라면,,친어머니만 아니었 더라면,,, "이미,,아침이고,,또,,가,,가볼 곳이 있,,있어서..." 청년은 떨었다. 그리고 도망쳤다. 발가벗은 육신을 침대에서 끄집어내 아무 옷 이나 닥치는 대로 입히고 청년은 무턱대고 밖으로 나갔다. 가볼곳?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 하더라? 무슨 일이 있더라? 청년은 달아났다. 자신의 말에 안장을 걸치고 위에 올라타고 의아해하는 마굿간 지기의 시선을 뒤로 한채 무조건 달려나갔다. 타다닥 타닥 다그닥... 귓가에 들려오는 말발굽소리가 청년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전신을 쬐어오는 아침햇살이 청년의 기억을 환기시켰다. 따사로운 햇볕이 청년을 간지럽혔다. 팔,다리, 가슴,,전신을 핥아가는 따사로운 봄의 햇살. 어제,,달빛과 함께 그 여인이 간지럽혔던,, 그 여인이 핥아갔던.. 바로 그곳, 바로 그부분.. "으아아아아아아아!!!!" 청년은 괴성을 질렀고 말에서 떨어졌다. "아아악!!아아아아악!!!!" 울부짖었다. 아무도 없는 고원에서 청년은 손아귀에 잡히는 풀잎들을 움켜뜯으 며 울부짖었다. 그녀의 환한 웃음, 그녀의 감미로운 육체,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 그녀의 사랑스러운 미소.... 머리속을 뒤덮는 상념들이 청년의 가슴을 찢어발겨갔고 청년은 울부짖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청년은 사흘이 지나서야 그의 저택으로 돌아왔고 하인들은 의아해하면서 그를 맞이했다. 변한 건 없었다. 여전히 에를린은 크로워드가문의 고귀한 미망인, 귀족여성다운 품위와 지성으 로 칭송받는 여인이자 크로워드가문의 수장, 카르셀궁정 부마도사 테롤드라는 자랑스러운 아들을 가진 어머니, 테롤드는 그의 아들... "어딜 갔었느냐? 궁정마도사 오펜하이머님께서 계속 너를 찾으셨단다." 풀잎과 흙먼지로 더럽혀진 몸을 이끌고 저택문을 두드린 그녀의 아들에게 에를 린은 변함없는 목소리로 청년을 맞이했다. 청년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잠시 일이 생겨서 미처 그분께 연락을 드리질 못했었 군요." "오펜하이머님은 지금 저택에 와계신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가 하 시며 걱정하시더구나,,,좀 씨고 만나뵙도록 하거라.." "예." 테롤드는 고개를 숙인 뒤 에를린의 앞을 빠져나왔다. 10대의 소녀와도 같은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며 아쉬어하는 자신을 발견한 그의 숨 결이 거칠어졌다. "...헉,,,헉...헉..." 테롤드는 발걸음을 옮겼다. 숨이 차고 가슴이 뛰었다. 머리 끝으로 피가 몰리 며 뇌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황야에서 울부짖으며 자신의 죄를 신에게 속죄하던 청년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 가? 이성을 찾아라 있을수 없는 일이다라고 스스로 울부짖던 기억들은 왜 자 꾸만 희미해져가는가? 왜 자꾸 그녀의 아름다웠던 나신과 달콤했던 목소리만이 자신의 머리속을 맴도는가? 청년은 중얼거렸다. "신이여,," 궁정마도사이자 자신의 스승인 오펜하이머가 뭐라고 했었는지,,,테롤드는 기억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언제 몸을 씨고 그를 만났으며 자신이 뭐라고 그에게 말 했었는지, 테롤드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스승이 저택을 나서며 안색 이 나빠보인다고 걱정할 때 화들짝 놀랐던 것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 뭔가 알아챈건 아닐까? 내가 뭔가 말실수한 건 없었을까? 오펜하이머를 배웅한 뒤 멍하게 서재에 홀로 앉아 기억을 더듬어보려 애쓰는 테롤드의 뒤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리 고민하는 거지 테롤드?" "어머,,니.." 당황하며 돌아보는 태롤드에게 여인이 배시시 웃었다. "아무도 없을때는 에를린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는데...?" 여인의 손이 청년의 몸을 쓸어내렸고 그의 이성은 또다시 그를 저버렸다. 시간이 흘렀다. 달이 차오르고,,또 다시 달이 이그러진다. 해가 떠있는 낮동안은 여전히 여인은 청년의 어머니, 청년은 그녀의 아들.. 그러나 해가 저물면 욕망에 몸을 맡긴 두 남녀가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서재에 앉아 마법서를 읽던 청년이 문득 창밖을 내다보며 떨리는 목소 리로 중얼거렸다. "오늘도 해가 지는군..." 해가 저물면 밤이 다가온다. 청년은 밤이 두려웠다. 거리낌없이 그에게 안겨오는 그의 사랑스러운 여인이 두려웠고, 그녀를 거리 낌없이 받아들이는 자신이 두려웠다.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는 어둠의 시간이 어서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테롤드~" 여인의 목소리에 테롤드는 읽고 있던 마법서를 덮었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왔던 시간이 또다시 찾아든 것이다. 생긋 웃으며 안겨오는 여인을 보며 테롤드는 홀린듯 그녀의 옷자락을 움켜쥐 었다. 사라락 하는 소리와 함께 여인의 옷자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윤곽을 따 라 아래로 흘러내린다. 청년의 본능이 여인의 육체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여인의 교성이 청년을 자극했다. "하,,,하악..." 청년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고 그때마다 청년의 가슴은 점점 찢겨나가고 있었다. 해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었다. 점차 그와 그녀들을 보는 시선들이 야릇해지기 시작했다. 새어나가지 않는 비밀은 없는 법이다. 하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고 하녀들은 쑤군덕대었다. 청년은 당혹해했고 그는 비밀을 지켜야했다. 위대한 기사였던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서도,,현숙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어머니의 명예를 위해서도,,, 제1의 귀족가문인 그의 가문 크로워드가를 위해서도... 무엇보다 그녀와 계속 함께하기 위해서도.... 하나, 하나, 하인들이 교체되었고 하녀들이 새로 들어왔다. 그러나 교체되어 들어온 하인들은 있으되 나간 하인들의 소식은 묘연했고 하녀들이 잇달아 실종되는 사건이 잦아졌다. 세인들은 의심했다. 청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점점 커져갔고 그러던 와중에 더 이상 청년을 버틸 수 없게 만드는 일이 터졌다. 그날 이후로...... 언제나 똑같은 밤,,언제나 똑같은 방,,언제나 똑같은 광경.. 테롤드의 침실, 그의 어머니의 방과 마주해있는 청년의 침실 한 가운데의 화려 한 침상 위에서 나체의 여인이 청년의 가슴을 베고누워 있었다. "테롤드,," 귀엽고 앙증맞은 목소리,,과연 이 여인이 20대 중반의 아들을 가진 여인이 맞 을까? 혹시 다른 사람은 아닐까? 그녀는 테롤드의 가슴 위로 두손을 얹어 쓰다 듬어갔고 그녀의 입술이 테롤드의 귓가에 닿았다. "나 임신했다아~~" 테롤드의 전신으로 싸늘한 기운이 스쳐지나갔다. 그녀의 배가 불러왔다. 7년전 청년의 아버지가 이 세상을 뜬 후 절개를 지키며 아들을 키워내던 고귀한 귀부인의 배가 눈에 띠게 불러오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숨길수만은 없었고 청년은 결심했다. 그녀를 잃을 수는 없다. 그들의 관계가 들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세상이 모두 그를 손가락질할 것이다. 가문의 명예를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더 이상 크로워드가는 존재하지 못 할것이다. "떠나자 에를린,,이 곳은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야..." 모두 버리고 떠나자,,궁정마도사의 지위도,,가문의 재산도,,,명예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고 테롤드는 가문을 떠났다. 당황하는 크로워드가문의 어른들,,,당황하는 카르셀궁정인사들,,, 아들과 어미가 동시에 사라졌고 그들은 예전부터 불명예스러운 소문을 안고 있었다. 이들의 행동은 그 소문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은가? 소문은 점점 퍼져만 갔다. 크로워드가문은 극구 소문을 부인했고 궁성의 마도사들도 그럴리 없다고 떠들 어댔다. 그들이 아는 테롤드란 인물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조그마한 오두막, 그 속에서 난로속에 가끔 땔감을 던져넣으며 조용히 아기를 달래고 있는 한 여인과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이제는 아버지가 된 청년이 의자에 기대어 나무조각들을 깍으며 중얼거렸다. "그들에겐 미안하지만,,," 테롤드는 깍다만 나무조각들을 이리저리 들어보았다. 어째 사슴을 만들려 했는 데 개처럼 되버린거 같다..아예 뿔을 잘라버리고 개라고 우겨볼까?? 테롤드는 피식 웃으며 다시 나무조각에 칼을 가져다 대었다. ",,,지금이 제일 편하군..." 오랜만에 맛보는 평온이었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갔다. 청년은 늙었고 아이들은 장성했다. 아기였던 아이들이 소년이 되고 소년이었던 아이들이 어느새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고 또한 젊었다. 테롤드는 늙었고 그녀는 젊다. 또한 그녀의 아들들 또한 젊고 아름답다. 테롤드는 그녀가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녀는 그녀의 아들인 테롤드,그 자신과 관계를 맺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테롤드의 아들과 또 그런 짓을 반복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단 말인 가? 그 생각은 추측에서 의심으로 의심에서 확신으로 굳어져갔고,, "테롤드? 왜 그렇게 울어요?" 오두막 언저리에서 빨래를 하던 에를린이 두눈 가득 눈물을 흘리며 그녀에게 로 다가오는 테롤드를 보며 의아해했고 그는 대답했다. "우리,,아이가,,아이가..." 테롤드는 울먹거리며 띄엄띄엄 이야기를 시작했다. 귀여운 우리 아들들과 사 냥을 나갔다가 잠시 눈돌리는 사이에 그들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자신은 마도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구하지 못했다고,,,아이들의 시체를 보기 두려워 그냥 뛰어왔노라고 그는 울부짖었다. "슬퍼말아요 테롤드..아이는 또 낳으면 돼요. 당신이 무사하다면 저는 만족 해요.." 그녀는 슬픈 표정을 하면서도 오히려 테롤드를 위로했고 곧 아이들의 시체를 찾아 절벽으로 가자고 했다. 그들은 장례를 치루었고 테롤드는 안심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믿는것 같았다. 테롤드의 찬란했던 금발머리가 어느덧 새하얗게 변해갔다. 그리고 여인은 여전히 젊고 아름다웠다. 테롤드는 생각했다. 그녀는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니,,인간이 아닐것이다... 아니..틀림없이 그녀는 인간이 아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테롤드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를 잃기 싫었다. 그가 늙어가고 언젠가 죽는다면 그녀는 그의 곁을 떠나 다른 남자에게 갈지고 모른다. 테롤드는 두려웠고 영원히 그녀와 함께있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금단의 마법에 손을 대었고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아,,그게 저,,," 세리아는 당황하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리 수십,수백의 피를 빨아먹고 힘을 기른다 할지라도 그녀는 소드 마스터의 상대가 될수 없다. 순수한 마나 의 집합체, 백열하는 그들의 검기는 어둠의 힘을 가진 뱀파이어에게는 거의 천적이나 다름없기 때문, 게다가 플루토는 그런 소드 마스터들 중에서도 최 고위 검사 드래곤 슬레이어의 칭호를 받은 자다.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플루토가 비아냥거렸다. "아주 인간들 틈에 끼어사는 거 보니 피 꽤나 빨아먹은 모양이네요 아가씨?" "미,,미안하군요.." 세리아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플루토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계속 길을 재촉하 고 있었다. "뭐,,지금은 흡혈귀 퇴치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일단은 살려두죠 뭐. 무엇보다도 길을 안내받아야하니까." 싱글대는 플루토를 보며 세리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제가 길을 안내한 다음에는요?" 그 순간 플루토의 얼굴에 강한 살기가 어린 미소가 띄워졌다. "뭘 모르나본데 아가씨.." 지독한 살기, 세리아의 전신을 송곳처럼 엄습하는 그 살기로 그녀는 숨도 제 대로 못 쉴 지경이 되었고 그런 그녀를 노려보며 플루토가 말을 이었다. "난, 인간이 아닌 존재는 절대 살려두지 않아..특히 법칙을 거역한 존재는 더 더욱." 예민한 흡혈귀의 감각이 위험신호를 부르짖고 있었다. 세리아는 걸음을 멈춘 채 전신을 떨며 플루토를 바라보고 있었고 공포에 질린 세리아의 눈을 보며 플루토는 살기를 다시 지운 뒤 원래의 장난스러운 말투로 돌아갔다. "뭐,,길 안내할때까지는 살아있을테니 안심하라구 아가씨.." 세리아의 어깨를 툭툭 친 뒤 플루토는 빨리 안내하라는 식의 눈치를 세리아에 게 보냈고 세리아는 공포에 젖어 멍하니 발걸음을 옮겼다. `나,,죽게 돼,,,안돼,,그건 싫어...' 이미 흡혈의 쾌락을 알아버린 그녀, 삶의 강한 욕구는 그녀를 더더욱 떨게 만들 었고 그런 그녀의 발걸음은 어느덧 거대한 저택의 정문 앞까지 옮겨졌다. 이제 길안내는 끝났다. `어쩌지..' 세리아는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녀는 이 플루토라는 사신으로부터 도망가야만 했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플루토는 느긋한듯 보였지만 잠시도 그녀에게서 주위를 떼지 않았다. 박쥐나 안개로 변한다 해도 그 순간 플루토의 검기가 그녀를 두 동강내버릴 것이다. 한편 플루토는 고개를 들어 그 정문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휘익~저기가 리베이드 유일의 마스터급 마도사 게오르그 옐리네크의 저택인 가? 생각보다 화려하네? 돈 꽤나 긁어모은 모양이지? 어쨋든, 그럼 다 왔다 는 이야기인가?" 말과 동시에 플루토의 손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고 그런 그를 보며 세리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정말 나를 죽일 생각인가요?" "내가 아가씨를 죽여서는 안 될 이유 10가지만 대면 살려줄 수도 있지." 장난섞인 플루토의 말투에 세리아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지독하군요. 죽일려면 곱게 죽여요! 농락하지 말고!" 울상섞인 세리아의 목소리, 그런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가 언제 당신들에게 살려달라고 했었나요? 나를 이런 꼴로 만든게 누군 데! 죽을 권리를 빼았아 놓고는 이번엔 살아있을 권리마저 빼았겠다는 건 가요? 당신에게 그런 권리가 있어요? 난 살고 싶어요! 이런 뱀파이어의 생 이라도 연명하고 싶단 말이에요! 난,,,다시 죽을만한 용기가 없단 말이에 요,,,,흑....." 말을 맺으며 울음을 터트리는 그녀를 보며 플루토의 동작이 정지했고 울먹이던 그녀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플루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와 함께 그녀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 플루토의 두 눈엔 동정심이라고는 조금도 스며들어있지 않았다. "끝났어?" "예,,,예?" "끝났나보군,,그럼 이만 죽어라." 플루토의 말에는 여전히 장난기 이외의 그 무엇도 존재하질 않았고 세리아의 두 눈이 언제 눈물을 흘렸냐는 듯 순식간에 표독스럽게 돌변했다. "그건 싫어!" "싫긴 뭐가..으힉!" 플루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리아의 두손이 플루토에게로 덥쳐들어갔다. 날카로운 짐승의 손톱이 거칠게 플루토를 ┴퀴어갔고.. "이럴 줄 알았다니까.쯧." 희미하게 빛나는 플루토의 손이 일직선으로 세리아의 두손을 쳐내었고 마치 예리한 단도에 잘린 듯 세리아의 손목부분이 피를 뿜으며 잘려나갔다. 그와 함께 플루토의 왼발이 세리아의 복부를 강타했다. "크아아악!!" 세리아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굴렀다. 손목언저리가 완전히 잘라져 피를 뿜어내고 있었고 그녀는 송곳니를 한껏드러내며 짐승의 울음소리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크르르르를,,," "이게 완전히 흡혈귀 다 됐네? 진도 한번 빠르다. 흡혈귀 된게 언제인데 벌 써 이 정도야? 피한번 무지하게도 빨아먹은 모양이군." 플루토의 미간이 가볍게 찌푸려졌다. "사람 꽤나 죽였겠군. 베라한테 나중에 단단히 따져야겠어.." 세리아는 몸을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은발의 청순하기까지 한 아름다운 미녀가 두 손목이 잘리고 전신에 흙과 피 범벅이 되어 땅바닥을 뒹구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절로 동정심을 사게 할만큼 애처러운 장면이었지만 그래도 플루토는 눈 하나 깜짝하질 않았고 그런 플루토를 보며 세리아가 악을 쓰며 소리쳤다. "당신 그러고도 남자야! 눈 앞에서 여인이 이렇게 죽어가는데,," "미안하지만 나한테 여자는 베라하나뿐이야. 그외엔 난 여자로 취급 안 한다 구. 난 애처가라서.." 말을 마치며 플루토의 백열하는 왼손이 세리아에게로 쏘아져갔다. "잘가라." "무슨 짓이냐!!" 그 순간 굵은 외침과 함께 저만치서 한 자루의 장검이 플루토에게로 쏜살같이 날아들어왔다. "쳇.." 물론 플루토는 가볍게 그 장검을 맨손으로 잡아내었다. 그로써는 맨손으로 날 아오는 장검을 잡는 것 정도는 눈감고도 할수 있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세 리아의 전신이 안개로 변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런,,놓쳤잖아..." 그러나 플루토는 눈쌀을 찌푸리며 단지 그렇게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그런 플루토의 말투는 모기를 잡다 놓친것 만큼의 아쉬움도 깃들어있지 않았고 장검을 던졌던 사내가 오히려 얼이 빠진 채 사라진 세리아가 쓰러져있던 부분 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여쓿수. 검이나 챙겨요." 플루토는 그런 사내에게 검을 휙 던져주었고 사내는 멍하니 서있다가 화들짝 놀라 검을 받아들었다. 당황한 나머지 검날에 손을 조금 베일 정도였던 그 사 내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미안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미,,미안하구려...난 그냥 불량배가 여인을 핍박하는 중 알고..." "뭐,,모르고 한 일이니 어쩔수 없지. 당신은 볼일이나 봐요." "미안하게 됐소. 당신이 만약 의뢰받아 저 흡혈귀를 해치우려던 것이라면 내가 대신 보상해주겠소. 이래뵈도 레이크란 이름은 용병계에서는 꽤 이름 이 있으니..." "됐다니까요..가요 가.."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젓는 플루토를 보며 사내는 머쓱한 얼굴로 골목길을 따라 사라져버렸다. 그런 사내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그냥 재수없군..정도로 생각하 던 플루토는 뭔지 모를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걸 느꼈다. "어째 뭔가 찜찜한데?" 플루토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곧 표정을 고치고는 눈 앞의 거대한 저택을 바 라보기 시작했다. "어쨋든 원래 목적은 여기 찾아오는 거였으니까 뭐.." 플루토의 발걸음이 마도사 옐리네크의 저택을 향하기 시작했다. 플루토는 옐리네크의 저택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고 당연하게 문지기의 제지를 받았다. "누구냐!" "여기가 마도사 옐리네크의 집 맞지?" "무엄하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입을 놀리느냐?" 문지기들은 기세등등하게 플루토의 앞을 창을 교차해 막으며 외쳤고 그런 문 지기들을 보면서 플루토가 오만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플루토 크로워드가 왔다고 전해라." "플루토고 뭐고 이곳이 네 놈 함부로 들락날락 거릴 수 있는 곳인 줄 아느 냐!" 문지기들은 플루토의 이름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응이 없었다. 하긴 현재 플루토의 옷차림은 갑주는 커녕 허리춤에 바스타드 소드 하나만을 달랑 차고 있는 3류 용병의 그것이었으니 문지기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들은 지금 그들 눈앞에 있는 이 검은 머리 청년을 용병이 되겠다고 칼만 덜렁 들고 뛰쳐나온 철없는 젊은이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었고 그런 문지기들을 보며 플루토의 얼굴이 측은하게 변해갔다. "쯧쯧,,뼈다귀가 약하면 눈치라도 빨라야 오래 살지. 이렇게 눈치들이 없어 서야 원.." "건방진 놈이로구나!" 비아냥거리는 플루토의 말투를 듣다못한 문지기 한 명이 창을 꼬나쥐고는 그 대로 플루토에게로 찔러들어갔다. 단지 교훈을 주려는 목적이었는지, 창살이 앞이 아닌 창대가 앞을 향하는 모양이었다. "이런,,성질 하고는.." 플루토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직선으로 그를 향해 찔러들어오는 문지기 의 창. 플루토는 허리를 굽혀 쏘아져오는 창대을 피했고 피함과 동시에 플루토의 오 른팔꿈치가 숙였던 허리의 탄력을 그대로 받아 문지기의 명치로 ?구쳤다. 문지기의 두 눈이 부릅떠졌고 창을 쥔 두 손이 스르륵 풀렸다. "탓!" 플루토의 짧은 기합과 함께 그의 왼팔꿈치가 빠르게 호선을 그리며 문지기의 관자놀이를 강타했고 문지기는 짧은 신음을 내질으며 쓰러져버렸다. 오른팔꿈치로 명치를 강타하고 그 반동력으로 바로 왼팔꿈치가 관자놀이를 강 타, 그리고 결과는 머리 한쪽이 움푹 파인채 피를 쏟으며 쓰러지는 문지기 한명.. 이 모든 것이 행해지는데는 불과 1초도 채 지나지 않았고 동료가 땅바닥으로 엎어진뒤에서야 나머지 문지기들은 상황을 파악할수 있었다. "저,,적이다!!" "해치떰!" "적인 줄 이제 알았나..나 참..." 창을 고쳐쥐고는 거칠게 찔러들어오는 문지기들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심드렁 하게 중얼거렸지만 그의 입과는 달리 그의 손은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움직 이고 있었다. 쏟아지는 창대로 손을 내밀어 원을 그리며 가볍게 그 힘을 흘린다. 자신의 힘 을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지는 문지기의 팔을 마치 뱀처럼 타고들어가 는 플루토의 오른손. 플루토의 다섯손가락이 갈고리처럼 웅크러져 문지기의 팔뒷꿈치를 움켜쥐자 빠각! 하는 소리와 함께 덤벼든 문지기의 왼팔이 비정상 적인 각도로 휘어버렸다. 그리고 비명. "으아아악!" 문지기 한명의 팔을 꺽는 동시에 플루토의 왼손은 양쪽으로 잔상을 남기며 움 직여 그의 반대편에서 찔러들어오는 창살을 손바닥으로 살짝 밀어내었고 플루토를 향해 찔러들어오던 두 개의 창살의 힘은 서로 방향이 바뀌어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각기 다른 문지기들이 멍한 눈으로 서로의 배를 관통하고있는 자신의 창살을 보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것인가? 플루토의 손놀림은 평범한 문지기들에 불과한 그들 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들이 본 것은 서로가 서로의 복부에 자신의 창을 꽂아넣고 있다는 것. "끄,,끄으윽..." 복부를 관통당해 피가 뿜어져나오는 와중에도 그들은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런 둘의 생각은 거의 같았다. `난 저 자식을 찔렀는데 왜 저 친구가 찔려있는거지?"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의 어이없는 표정을 지켜보며 천천히 쓰러졌고 그런 문 지기들을 바라보며 손을 털던 플루토가 개운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자,,이제 들어가볼까? 귀찮은 것들의 방해도 이제 없,," 중얼거리는 플루토의 귓가에 거친 고함이 들려왔다. "누구냐!" "지도 않구나,,쳇." 저택 안 쪽에서 한 무리의 경비대원들이 무장을 완비하고는 플루토에게로 달 려오고 있었다. 하긴 정문에서 그 소란을 피웠으니 경비대가 출동 안 하는게 이 상한 일이기도 했다. 플루토는 손몬을 까닥거리며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경비대 원들을 시큰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그들은 곧 플루토를 둥글게 원을 그리며 에워쌓을 수 있었다. 자신을 둘러싼 그들을 보며 플루토가 중얼거렸다. "훈련 잘 돼있군. 역시 리베이드야.." 그들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30대 초반의 검사 하나가 눈쌀을 찌푸리며 주위를 바라보았다. 머리 한쪽이 완전히 함몰된 문지기 하나, 복부에 서로의 창을 쑤셔넣고 쓰러 져있는 문지기가 둘, 팔 한쪽이 완전히 부러져서 바닥을 뒹구며 끙끙대는 문 지기 하나.. "이 무슨 잔인한 짓이란 말인가! 그대는 누구요! 왜 이런짓을 하는가?" 경비대장의 호통에 플루토는 조금 기대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나는 플루토 크로워드라고 하는데,," "그런가? 그런데 왜 이런짓을 하는 건가 젊은이?" 조금도 알아보는 눈치가 아니다. 플루토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쳇,,역시 난 무명인가봐 흑~ 다리오스같았음 이름만 대면 바로 알아볼텐데. 에잉...." 플루토의 장난기 섞인 혼잣말속에서 흘러나온 한 이름을 듣자 경비대원중 한 사람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다,,리오스? 그건,,드래곤슬레이어의 이름..." 그와 함께 경비대원들 사이에서 경악의 표정이 은은히 번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왜 모르겠는가? 전 대륙을 강타하고 있는 드래곤 슬레이어의 전설을,, 흘러들어오는 음유시인들의 이야기가 그들의 머리속으로 스쳐지나갔다.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그리고 그의 동료들인 마도사 가스터, 블랙나이트 플루 토, 무녀 베라. 백룡 그라테우스를 죽이고 드래곤 슬레이어의 명성을 얻은 자 들.. 경비대장이 경악에 찬 표정으로 외쳤다. "그렇다면 당신이 드래곤슬레이어라는 블랙나이트 플루토!" 플루토가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까닥거렸다. "맞긴 한데,,좀 대번에 알아봐주면 안돼나? 왜 다리오스 놈 이름을 꺼내니까 그제사 알아보는 거야?" 경비대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플루토를 바라보았다. 과연 이 실실대는 젊은이가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그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일까? 문지기 4명을 해치운 것 은 물론 강하다고 할수 있으나 그것이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증명은 되질 않는 다. "다,,당신이 진짜 플루토 경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수 있소?"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오는 경비대장을 보며 플루토의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미 소가 걸렸다. "내가 플루토가 아니라면? 그래도 문지기들을 저 꼴로 만들었으니 적이겠지. 내가 플루토라면? 그럼 카르셀의 제2기사이니 당연히 적일꺼고.. 어찌 됐든 뻔한 걸 왜 물어보시나? 쓸데없는 소리 말고 옐리네크라는 마도사 나 불러와." 너무나도 여유로운 플루토의 모습에서 경비대장은 한 가지 확신을 내릴 수 있었 다. `저자가 드래곤슬레이어든 아니든 적어도 지금 인원정도는 가볍게 이길수 있는 강자임은 분명하다.' 머리굴리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경비대장을 잠시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던 플루 토가 갑자기 소리를 뻑 질렀다. "잔말말고 대답이나 해! 옐리네크 어딨어?" 그때 정문 안쪽 뜰에서 껄껄대는 노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옐리네크 여쓿소이다. 허허허" 플루토는 입가에 살기어린 미소를 띄우며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 다. "역시! 개를 두들기면 주인이 나오는 법이라니까." 새하얀 로브를 걸치고 로브에 어울리는 새하얀 수염을 가슴까지 기른 인자해보 이는 노인이 4명의 검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플루토를 노려보고 있었다. "과연,,엄청난 힘을 느낄수 있구려..그대가 드래곤슬레이어 다리오스경의 동 료라는 블랙나이트 플루토요?" 플루토가 쓸씁한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그래,,이 몸이 위대하신 드래곤슬레이어 다리오스 경의 옵션으로 졸 졸 따라다니는 그 플루토 맞소." 노인마도사 옐리네크는 유쾌하다는 듯 웃었다. "허허허헛,,뭔가 기분이 상하셨는듯 하오만..이거 사과를 드려야겠군.." "사과는 무슨,,조금 있으면 내가 당신한테 사과해야 할텐데.." "호오,,문지기들 이야기말이오 플루토 경?" "아니~ 당신을 죽여야 하거든?" 장난기어린 얼굴, 살기어린 미소, 그리고 두 눈에 스며든 짙은 살기.. 플루토를 바라보는 옐리네크의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내 70평생 이렇게 노골적으로 살기를 뿜어대는 사람은 처음 보겠군." 플루토의 오른손이 허리춤의 장검으로 다가갔고 그 모습에 옐리네크가 흠칫하 며 자신의 왼손에 움켜쥔 수정지팡이를 가슴 높이로 들었다. 옐리네크의 지팡이 끝 빛나는 수정구를 바라보며 플루토가 나직히 읊조렸다. "재주껏 잘 막아봐 할아범, 이제부터 공격이니까.." "그전에 이것부터 막아보시게! [화이어볼]!" 역시 노련한 마도사답게 옐리네크는 미리 마법을 외워놓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옐리네크의 주름진 오늘손에서 거세게 불꽃이 타오르더니 곧 4개의 화염구가 꼬리를 길게드리우며 플루토에게로 작열했다. "우왓! 성질급한 영감일쎄!" 플루토가 서있던 앞뜰의 지면이 폭팔했고 날리는 흙먼지와 풀잎들 사이로 플 루토의 몸이 빠르게 옐리네크를 향해 쏘아들어갔다. "이젠 내 차례겠지! 받아봐라! 나의 검기를!" 플루토의 영손에 쥐어진 바스타드소드가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오대명룡포]!" 플루토의 바스타드 소드 `라이트 브링거'가 번뜩였고 플루토의 푸른 검기가 대지를 갈랐다. 흙먼지를 일으키는 다섯의 푸른 검기가 노마도사 옐리네크를 향해 굉음을 동반하며 쏘아들어갔다. "굉장한 검기로군! [프리래스타드 폰]!" 옐리네크의 두 다리가 크게 벌어지며 대지를 굳게 디뎠고 그의 손이 붉게 빛 나며 길게 허공에 붉은 빛의 장막을 치기 시작했다. 파바밧! 푸른 다섯줄기의 검기가 옐리네크를 둘러싼 붉은 빛의 장막에 휩싸여 힘없이 소멸해버렸고 그 모습에 플루토의 안색이 조금 바뀌었다. "어? 제법인데?" 붉은 빛의 장막이 사라지고 다시 옐리네크의 모습이 플루토의 시야에 잡혔다. "마스터의 칭호를 받은 마도사를 우습게 보지 않는게 좋을거요." "그거야 싸워보면 알 일이지!" 플루토의 신형이 흐릿해졌다. 지면에 흙먼지가 휘날리며 단숨에 플루토는 옐리네크의 근처까지 접근했고 당황하는 4명의 검사들을 바라보며 큰 소리 로 외쳤다. "아류 섬열참 소나기!" "수호의 힘이여 빛이 될지니. [루나틱 실드]!" 수십 수백개의 푸른 검광이 옐리네크에게로 쇄도해들어갔고 옐리네크의 주위 에 바람에 휘몰아쳐 풀잎들이 날아올랐다. 그러나 플루토의 검은 옐리네크의 주위를 둘러싼 빛에 가로막혀 모조리 튕겨져버렸고 플루토는 쓴 웃음을 지으 며 다시 뒤로 물러났다. "주문 외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군. 영감." "70년동안 헛산건 아니니까." "그래 내가 보기엔 헛산거 같은데? 저 사람들은 모조리 다진 고기조각이 되 었는 걸?" 플루토의 시선이 힐끗 앞뜰 한쪽으로 향했고 그곳에는 전신이 칼자국으로 난 도질된 4명의 시체가 쓰러져있었다. [루나틱 실드]는 1인 보호주문, 옐리네크 를 보호하던 4명의 검사들까지 막아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검기가 실린 플루토의 검을 막을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아마 시체가 말을 할수 있다면 `도대체 우린 왜 나온거지?'라고 한탄을 할 법 도 하다. "어쩔수 없는 일! 그대를 죽임으로써 저들의 한을 풀어주리라." 대꾸하는 옐리네크의 두 손이 그의 가슴 앞에서 좌우로 교차했다. "빛의 화살 적을 쳐라 [매직애로우]!" 그러자 플루토의 입에서 당황섞인 외침이 튀어나왔다. "진짜 빠르잖아?" 재빨리 검을 좌우로 교차해 그의 앞으로 쏘아져오는 빛의 화살들을 튕겨내는 플루토의 머리속에 마법이론에 대한 가스터의 말이 생각났다. 마법은 사용하면 할수록, 익숙해지면 익숙해질 수록 그 주문의 길이를 줄일 수 있다. 문제를 풀기위해 공식을 대입하듯 주문을 외움으로써 마법의 실현을 좀 더 구체화시키는 것이 마법의 사용이다. 익숙해지면 공식없이 바로 그 이미지를 머리속에 구체화시킬수 있고 가스터 정도라면 가장 기초적인 공격주문인 매직 애로우 정도는 주문 없이도 발동시킬수 있다. 특히 공격마법의 경우 얼마나 주 문의 길이를 줄이느냐가 마도사의 실력과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었다. "라는 말은,,,보통 마도사가 아니라는거군..리베이드 마도사는 별볼일 없대더 니..돌아가서 두고보자 다리오스 녀석,,으이그.." "전투중에 꽤 여유가 있군 플루토 경..." 플루토가 빛의 화살을 튕기고 혼자 중얼거리는 사이 [라이트닝 볼트]의 주문을 외워놓았던 옐리네크가 플루토를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쳤다. "플루토 경 그렇게 마도사 앞에서 여유부리다간 큰 코 다칠텐데... 아직도 내가 우습게 보이는거요?" 양 손에 푸른 전격의 주문을 준비하고서 호탕하게 외치는 옐리네크를 보며 플루토가 피식 웃었다. "미안한데,,아직은 우습게 보이는군." "[라이트닝 볼트]" 플루토의 비아냥에 대한 답변은 불규칙적인 각도로 단숨에 쏟아져오는 전격의 주문이었고 플루토가 광속인간이라도 되지 않는 이상은 도저히 피할 방법이 없는지라 플루토는 쏘아진 전격을 온 몸으로 고스란히 맞게 되었다. "자업자득이다 플루토.." 전신이 푸르게 방전하는 플루토를 보며 옐리네크가 나직히 읊조렸지만 잠시 후 그의 두눈이 경악으로 부릅뜨게 되었다. "헉!" "믿는게 있으니까 여유도 부리는게 아니겠어 영감?" 플루토는 전격의 주문에 전신이 감전되고도 조금도 타격을 입지 않은 모습 으로 옐리네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어떻게 갑주도 입지 않은 맨 몸으로?" "검기란게 반드시 검을 통해서만 방출하는게 아니더라고.." 빙글빙글 웃어대는 플루토의 전신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아,,대신 마나의 힘을 감당할 만큼 육체가 단련되어 있어야 하긴 하지만,," "크큭,,," 잔뜩 일그러진 옐리네크의 표정을 보며 플루토가 검을 한바뀌 휭하니 돌리더니 씨익 웃었다. "하지만 당신이 강한건 사실이야..그런 뜻에서 이제부턴 기술이름을 외치지 않도록 하지,,어때? 제법 인정받은거 같나?" "대,,단히 고맙구먼 그래.. 그럼 이건 어떨까? 타오르는 겁화여 나의 뜻에 따라 지금 이곳에 계약에 따라 나타날지니 광대한 그 모습이여 한 줄기 불꽃기둥이 되어 나의 뜻에 따라 적을 칠지어 다..." 조용히 주문을 외우는 옐리네크, 외우는 시간이 긴 걸로 봐서 제법 강한 마법 인것 같았다. 사실 동료가 없는 마도사가 이러는 경우는 거의 자살행위이다. 이럴 경우 상대하는 검사로써는 외우는 도중에 슬쩍 다가가서 검으로 목 뒷부 분을 가볍게 내려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플루토는 검을 쥔채 움직이질 않고 있었다. "자자,,이번엔 좀 쓸만한 마법이길 빌어.." "충분히 쓸만할 걸세, [프레임 스트라이크]!" 이를 갈며 주문을 방출하는 옐리네크, 그의 두 손에서부터 뻗어나오는 붉은 화 염의 기둥이 플루토에게로 쏟아져갔고 광범위한 열기로 주변의 풀들이 모조리 노랗게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죽어라, 이 건방진 놈." 5서클 최강 주문중의 하나인 [프레임 스트라이크]. 그런 것이 자신에게로 쏘아들어옴에도 불구하고 플루토의 표정은 태연했고 오히려 희열에 차기까지 했다. "쓸만하군! [다크 블래스트]!" 플루토의 외침과 함께 그의 전신에서 무엇인가가 뿜어져나왔다. 검은 기운이 사방에서 휘몰아치며 삽시간에 불꽃의 기둥을 집어삼키기 시작했 다. 옐리네크가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며 바라보는 가운데 그의 마법[프레 임 스트라이크]는 검은 기운에 휩쌓여 점차 사그라들고 있었고 곧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렸다. 그리고 불꽃기둥을 소멸시킨 검은 기운은 점차 한 곳으로 모이 기 시작했다.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은 검은 기운, 그리고 그 기운은 플루토의 바스타드 소드 `라이트 블링거'에 ?힌채 넘실거리고 있었다. "이거,쓸만한 걸? 그나저나 미안하군 영감, 버릇이 되놔서 또 기술이름을 외쳐버렸다 키키킥.." 검게 빛나는 플루토의 검을 보는 노마도사 옐리네크의 표정은 놀라움 바로 그것 이었다. "뭐,,뭐냐? 검은 빛을 띄는 검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당연하지! 이건 내 창작품이야. 어디.." 그리고 플루토의 검이 옐리네크를 가르켰고 곧 한 줄기 검은 기운이 허공을 번뜩였다. "이런! [루나틱 실드]!" 놀란 와중에서도 옐리네크는 방어마법을 외워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과연 노련 미가 넘치는 마스터급 마도사다운 행동이었지만..... "커어억!" 검은 기운은 루나틱 실드를 가볍게 뚫고 옐리네크의 왼쪽 가슴을 관통하고 있 었다. 고통으로 두 눈을 부릅뜬 옐리네크에게로 플루토는 천천히 다가가며 혼 자 또 중얼중얼하고 있었다. "좋아..이 정도면 다리오스 녀석도 함부로 무시할수 없겠지?" "뭐,,뭐지 그건?" 피를 토해내면서도 옐리네크는 플루토에게 검은 기운에 대한 것을 물어오고 있 었다. "뭐? 아 이거?" 말과 함께 자신의 검게 빛나는 장검을 들어보이는 플루토, 옐리네크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옐리네크를 보며 플루토가 말을 꺼냈다. "아유,,사실은 별거 아닌데,,내가 블랙나이트잖수? 근데 아무도 못 알아보더 라 이거야..당신도 그랬지? 열받잖아 안 그래? 다리오스만 드래곤 슬레이어 고 난 아니냐? 어차피 둘다 상대도 안된건 마찬가진데? 그래서 검기라도 좀 새까맣다면 다들 좀 알아볼까 싶어서 개발한 건데 개발 하고 보니 위력이 장난이 아니더군. 키키킥..." "대,,대단하군.." 뭐가 대단하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옐리네크는 그말과 함께 숨을 거두 었고 플루토는 주변을 둘러보며 개운하다는 듯 기지개를 폈다. "으│~~이제 임무 끝났다. 이제 베라보러 가야지~~" 주변에서 하인들과 옐리네크의 제자들, 이 저택에서 거주하고 있던 여러 사람들 이 멀찌감치서 웅성웅성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플루토에게 덤벼드는 사람은 없었 다. 리베이드 최강의 마도사가 허망하게 쓰러졌는데 누가 감히 덤빈단 말인가? 플루토는 그런 그들을 힐끗 쳐다본 뒤 약간 경멸어린 어투로 말했다. "역시 마도사쪽 제자들은 근성이 없군 그래? 사라세나인가 쪽에서 싸울땐 경 비대쪽 놈들이 하도 덤비는 통에 지루하기까지 했는데..하긴 거기서도 몇몇 근성없는 놈들은 제 주인 잡아오겠다고 설치는 놈도 있었지만,,뭐 .....그나저나.." 플루토는 잠시 주머니를 뒤적거렸고 곧 자그마한 수정구를 하나 꺼내들었다. 플루토가 그 수정구에 약간의 마나를 불어넣자 점차 수정구가 빛나기 시작했고 곧 빛나는 수정구 한 가운데에 갈색머리의 중년사내의 모습이 나타났다. 카르셀 궁정마도사이자 대마도사 가스터의 모습. "가스터~~ 방금...." 그러나 플루토가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가스터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플루토! 왜 이제야 연락하는 건가? 이쪽에서는 연락이 잘 안된단 말이야! 어쨋거나 임무 일단 중단하고 빨리 카르셀로 와줘야겠어!" 가스터가 호들갑떠는 일이야 맨날 보는 거지만 이번에는 진지함이 감돌고 있었 고 그래서 플루토는 의아해하며 말을 꺼냈다. "아,임무는 방금 끝냈는데...왜요? 파루시아나 리에기스의 위치를 찾았나요?" "아. 리에기스는 라슈타니엔 왕국 지하에 있는 것 같네,,파루시아는 아직 못 찾았,,아니아니 지금 이런 얘기 할때가 아니지.." "호오 라슈타니엔 왕국 지하라,," 그때 가스터가 버럭 화를 냈다. "말좀 돌리지 말게 플루토! 헷갈렸잖아..에잉 지금 리에기스가 문제가 아냐!" "왜 그리 난리입니까 가스터? 가스터답지않게?" "젠장! 빈집털이 당했어!" "네에????" 플루토의 손에 들려진 빛나는 수정구, 그 속에 비쳐지는 갈색머리의 중년마 도사가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딱 빈집털이야! 가이아네스제국의 무왕 라르고가 병사들을 10 만명이나 이끌고는 왕년 바트란 왕국을 침입해왔어!!" "네에?" 플루토의 얼굴에 의아한 표정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의 입이 점차 빠르게 놀 려졌다. "무슨 수로요? 뱃길쪽은 블루드래곤 아르키어드가 자리잡고 있고 육지의 경 계선은 무려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서식지 라르테아드 산맥 이 가로막고 있는데?"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왔어! 게다가 깃발에 자네가 말하는 칼슈타인의 상 징까지 그려넣고서!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네만은,,넘어 온건 사실이 야."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함을 깨달은 플루토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딱 빈집털이군요..지금 아라스난이나 카르셀이나 전군을 서쪽으로 집결시켰 잖아요?" "그러게,,아니 칼슈타인이 노망이 들었나? 드래곤은 원래 인간일은 잘 개입 을 안 하는데?" 플루토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서,,설마,,,칼슈타인이 그들과 손잡은 것은.." 방금전까지 여유작작한 모습은 어디갔는지 잔뜩 겁먹은 표정이 애처롭기까지 한 플루토였지만 가스터는 탓하지 않았다. 아니 탓할 자격도 없었다. 가스터 역시 잔뜩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드래곤과 실지로 붙어본 그들로써는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나도 제발 아니길 빌 뿐일쎄..그라테우스를 죽였을대도 순전히 운이 좋았을 뿐이었는데...만약 레드 드래곤인,,게다가 6000년을 넘게 살아온 에인션트 드래곤인 칼슈타인과 상대한다면..." 등골로 써늘한 것이 지나가는 걸 느낀 플루토였다. 플루토는 떠듬거리며 가스 터에게 물었다. "그,,칼,,슈타인이란 드래곤,,그라테우스보다 강하겠죠?" "그걸 질문이라고 하나? 드래곤은 나이에 비례해서 힘이 강해지는 종족이야. 게다가 레드라면 같은 나이의 화이트드래곤의 두배의 크기,,힘이나 마력은 세배가 넘을걸쎄.." 힐난하는 가스터의 답변에 플루토가 잠시 칼슈타인의 가상도를 머리속에 그려 보기 시작했고 잠시 후 경악한 표정으로 가스터에게 말했다. "그라테우스가,,2000살 정도였으니까...레드로 따지면 1000살정도의 크기,, 그럼,,그라테우스의 6배의 크기에 힘은 10배라고요????" 상상도 잘 되지 않는 거대한 붉은 드래곤의 모습이 플루토의 머리속을 가득메 웠다. 수정구에 비춰지는 가스터의 한숨이 플루토에게까지 들려왔다. "하아,,제발 칼슈타인이 단지 체스놀이 즐기듯 한 짓이기를 빌 뿐이네... 제길,,비참하군 그래..왜 이 세상엔 드래곤같은게 있는거지? 아무리 인간 이 날뛰어봤자 그들이 한번 개입하면 모든게 끝 아닌가!!" "역시,,전능수의 봉인을 빨리 찾아내야겠어요. 드래곤들의 존재는 이 세계에 너무 위협이 커요." 플루토의 진지한 모습을 보며 가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말이 옳아. 신들이라 할지라도 그 힘에 걸맞는 책무가 주어지는 법인데 그들은 신들과 비등한 힘을 지녔음에도 아무 구속도 받지 않질 않는가!! 이건 너무 불공평해." "역시,,이 세계를 위해서나,,인간들을 위해서나 전능수의 봉인을 빨리 찾을 필요가 있겠군요. 이 땅에서 드래곤이란 존재를 몰아내기 위해서.." "그래,,설마 전설에서처럼 초룡이 또 등장하지만 않는다면...가능하겠지.. 아 그리고보니 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거지? 빨랑 데려오는게 더 급한데 말이야.." 가스터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말하자 플루토도 고개를 끄덕이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예,,일단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그러지,,수정구에서 손을 떼지말게..워프의 주문을 준비할테니.." 잠시 후 플루토의 전신이 빛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그 찬란한 빛 속에서 플루토 의 투덜거림이 들려왔다. "이 급한 상황에서도 꼭 멋을 부려야겠습니까 가스터?" "나의 미의식은 급한 상황일수록 더더욱 빛이 나는 법이지.." "......" "들었나 세리아?" "분명히 들었어요. 뭐 당신이야 인간이니 들릴 리가 없겠지만..플루토는 리에기스가 라슈타니엔 지하에 있다고 했어요." 리베이드 최고의 마도사였던 게오르그 옐리네크의 죽음을 슬퍼하는 그의 제자들 과 하인,하녀들 사이로 살며시 빠져나가는 두 남녀가 있었다. 용병의 차림을 한 건장한 청년 하나와 은발의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미녀, 레이크와 세리 아의 모습이었다. "다행이군. 아슬란 그 돼지새끼가 입수해준 정보는 파루시아에 대한 위치 뿐 이었으니 말이야..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플루토의 뒤를 따라온 보람이 있었 어.." "아슬아슬? 난 죽는 줄 알았다고요!" 날카롭게 외치는 세리아를 보며 레이크가 소름끼친다는 듯이 몸을 떨었다. "어쨋든 지금 무사하잖아? 내참,,설마 드래곤 슬레이어라는게 그 정도로 엄청 날 줄 내가 알았나? 솔직히 세리아 당신은 지금 내 힘을 가볍게 능가할텐데 ..완전히 고양이 앞의 쥐새끼 꼴이던걸?" 레이크의 말에 화를 내던 세리아의 표정이 새초롬한 삐진 표정으로 바꼈다. "쳇,,틀린 말이 아니니 변명할 수도 없군요..어쨋든 이야기를 들어보니 카르 셀왕국쪽에 가이아네스 제국이 침입해 온 모양이던데요?" "제국이? 아니 제국은 또 어떻게?" "뭐래더라? 칼수탄? 뭐 그런 드래곤이 있는데 그게 넘어가게 해줬대나? 저는 잘 모르는 이야기라서..." 세리아의 말에 레이크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턱에 오른손을 가져대며 중얼거 리기 시작했다. "아마,,칼슈타인이었을거야...라르테아드 산맥에 사는 고룡이지..여지껏 일종의 제국에 대한 반란자인 이 헤이드 6국연합과 가이아네스 제국이 전쟁 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 두 존재때문이었는데.. 흐음,,그렇다면 의외로 라슈타니엔궁성으로 들어가기가 쉬울지도 모르겠는걸?" "아,,내 힘도 이제 상당히 늘었으니 침투하는 것 정도는 쉬울거예요." 자신만만해하는 세리아를 보며 레이크가 미간을 찌푸리며 힐난했다. "그게 쉬운게 아니니까 문제지,,솔직히 파루시아도 그때 왠 운석우로 샤이 하드 아카데미가 박살나지만 않았으면 우리가 쉽게 들어갈수 있었을거 같 아? 얼마나 많은 마법적 방어가 걸려있는 곳이었는데 거기가..." "그,,런가요?" "그래,,왠만한 곳이었으면 아슬란이 굳이 붉은 머리소년을 그 안으로 침투 시키지도 않았지. 게다가 이번엔 라슈타니엔이라니 원,,,그곳은 마도왕국 아닌가? 아무래도 리에기스를 얻기는 꽤나 힘들거 같군 그래..." 고민하며 앞서 걸어가는 레이크의 뒷모습을 보며 세리아가 요염한 미소를 입 가에 지었다. "그정도야 당신의 잔머리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당신은 그런 쪽으로는 머 리가 잘 돌아가잖아요?" "욕이야, 칭찬이야?" "호호호..." 도끼눈을 한 레이크를 바라보며 세리아가 까르르 웃었고 그런 세리아를 보던 레이크의 입가에 씨익 웃음이 어렸다. "어쨌거나..가스터 그 호색한 늙은이한테는 감사해야지. 안 그래? 전능수, 초룡 엘사나드의 봉인을 푸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이렇게 귀중한 정보까 지 휙휙 흘리고 다니니..." 그러자 세리아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레이크에게 말을 꺼냈다. "아,,그러고보니...레이크, 우리가 알고있는 이야기랑 저쪽이 알고 있는 이야기랑 다른 거 같던데요?" "엥?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쪽은 초룡이란 거랑 전능수란 게 따로 있는걸로 알고 있던데요?" "에엥? 초룡이 전능수 아냐?" "아뇨,,워프하기 조금 전에 플루토가 든 수정구로부터 흘러나온 소리였는 데.... 뭐래더라? 초룡이 나타나지만 않으면 전능수로 드래곤들을 죽이겠 대나?" 세리아의 말에 레이크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그럼 초룡이란게 따로 있고 전능수란게 따로 있는건가? 이거 어떻게 된거야? 그럼 우리가 찾는 건 어느쪽이지? 전능수? 초룡?" 그러나 갸우뚱거리는 레이크와는 달리 세리아는 별로 대단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느 쪽이든 엄청난 것임은 분명하죠? 그럼 됐어요. 원래 계획에 지장은 없으니까.." 카르셀왕국 수도 세르카르셀 중앙궁전의 한 별실. "베라? 여기서 뭐해?" 작은 별실 한구석에 놓여져있는 소파에 비스듬이 기대어앉아 조용히 신학책을 탐독하고 있는 베라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헬레이스의 최고위 무녀인 그녀에게 감히 반말을 건넬만한 사람은 고위귀족과 왕족들이 드글드글한 이 곳 세르카르셀 궁성 안에서도 손가락에 뽑을 정도밖에 없다. 그리고 들려온 목소 리는 가늘고 고운 소녀의 목소리, 그런 사람은 한명뿐이다. "무슨 일이시죠. 이오네공주님?" 베라는 신학책으로부터 눈을 돌려 아름다운 실크드레스의 붉은 머리의 미소녀 를 쳐다보았고 붉은 머리의 미소녀, 이오네는 그런 베라를 보며 장난기어린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라니? 왜? 내가 온게 반갑지 않은거야?" "아뇨,,그냥 무슨 일인가 해서요.." "좋은 소식을 알려주려고 왔지~" 생긋 웃는 이오네 공주를 바라보며 베라가 의아한 눈초리를 보냈다. "좋은 소식? 그런 건 하녀들을 시켜도 될텐데요?" "어머~ 베라, 왜 그렇게 쌀쌀맞아? 역시 사랑하는 님이 곁에 없어서 시무룩한 건가? 응?" 짖굿게 말을 거며 자신을 바라보는 이오네공주를 보며 베라는 눈을 반쯤 뜨고 는 그녀에게 쏘아붙였다. "그냥 독서를 방해받아서 언짢은 것 뿐입니다만..." 불경스럽기까지 한 퉁명스러운 대답이었지만 이오네공주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그래? 어머,,미안해라~~ 그럼 기분 풀어줄 소식을 들려줄까?" "???" "플루토 경이 귀환했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베라의 손에 들려졌던 신학책이 휭하니 허공을 날아 바닥 에 아무렇게나 뒹굴었다. 공간이전의 방에서 걸어나온 플루토가 제일 먼저 해야 할일은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기사단의 보고를 듣는 일이었고 그래서 일단 가스터를 뒤로 한채 플루 토는 암흑기사단장 `슈테른' 경을 먼저 만나기로 했다.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플루토님. 아무 일 없으셨는지?" "아 고맙소. 아무 일없소." 플루토는 거대한 대리석의 기둥들이 줄줄히 세워져있는 세르카르셀 북쪽 궁의 연무장 복도를 따라걸으며 자신의 옆에 서있는 30대 후반의 기사에게 간단한 답례의 말을 건넸고 그 기사는 형식적인 인삿말이 오가자마자 이내 용건부터 꺼내들었다. "제국군 10만병력이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 이쪽으로,," "그건 다 들은 이야기이니 우리 측 전력에 대해서 보고하시오." "아,,예. 암흑기사단 300명 전원 출전준비를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암흑군단 총 인원은 기마병 3000, 보병 5000, 궁병 2000. 공병 및 보급부대가 780명입 니다." "그런가? 가만,,제국군이 10만이랬지? 그럼,,우리 암흑군 말고 정규군이랑 가스터의 마법병단은 얼마나 되오?" "가스터님의 마도병단은 제 권한으로 자세히 알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규군 은 대부분이 리베이드쪽으로 가있거나 사르바잔과의 국경지대로 진군해 있 어서...." 플루토가 한숨을 내쉬었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도 없다는 소리로군? 이런,,기껏 키워놓은 내 사병들만 죽어나게 생겼네?" 플루토의 한숨섞인 푸념을 듣자 검은 갑주를 걸친 기사 슈테른 경이 정색을 하 며 플루토에게 우렁차게 외치기 시작했다. "저희 암흑기사단은 이미 적을 분쇄할 모든 준비가 끝나있습니다 플루토님. 암흑군 역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 그들은 1당 100을 당해낼 수 있 으리라 믿습니다!" 슈테른 경에게 잠시 눈을 흘긴 플루토 경이 또한번 한숨을 쉬며 그에게 말했다. "고맙소 슈테른 경. 그럼 여태처럼 기사단장인 당신이 내 대리가 되어서 모 든 절차를 준비하도록 해 주시오." "예!" 호쾌하게 경례를 올려붙이며 절도있는 걸음걸이로 물러나는 암흑기사단 단장 슈테른 경을 바라보며 플루토가 팔짱을 낀채 나직히 투덜대었다. "나 참,,사기가 하늘을 찌르면 뭘해? 하늘찌를 시간있으면 적군이나 하나 더 찌르는 게 낫지.. 어쩐다,,10만,,,10만,,10만,,, 내 사병 암흑군 다 합쳐봐야 1만명 조금 넘는데,,그걸로 어떻게 10만대군을 박살내란 말이야? 에잉,,사병을 한 10만명쯤 기를 걸 그랬나?" 그때 발자국 소리를 동반한 굵직한 목소리가 플루토의 오른 편에서 들려왔다. "허허허,,플루토. 자네 사병이 10만명씩이나 되면 나같은 사람은 어쩌라는 건 가? 카르셀 전국의 상비군도 5만명밖에 안된다네..." 플루토는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차렸고 곧바로 정중히 그쪽을 향해 예를 올렸다. "왠 일로 이곳까지 행차하셨는지요. 전하." 40대 후반의 건장해보이는 붉은 적발의 중년사내, 매우 평범한 얼굴인 사내 였지만 그가 입은 옷은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권위있어보이는 화려한 예복,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 쓰여진 것은 황금의 왕관, 카르셀의 현 국왕 라티스 엘 카르셀이었다. "그야,,자네가 돌아왔다길래 얼굴이나 한번 볼까 했네만,," "영광이군요." 피식 웃으며 허리를 드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국왕의 입에서도 웃음이 새어나 왔다. "아,,사실은 산책중이기도 했고..." 웃는 국왕의 얼굴을 보며 플루토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예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전하. 제2기사 플루토 방금 귀환했습니다." "오늘따라 안 어울리게 왜 이러나? 그나저나,,사병이 10만? 왜? 왕이라도 되볼 생각인가? 하긴,,그건 아니겠군. 지금 있는 암흑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겠지 플루토 경?" "지,,짓궂으십니다 전하,,근데.... 정말 안 어울리나요 이 말투?" "전혀, 안 어울려. 설치던 녀석이 얌전하니까 기분이 다 묘하군." 뒷머리를 긁적이던 플루토가 갑자기 고개를 빳빳히 들더니 말투를 싹 바꾸기 시작했다. "아유~ 하도 답답하니까 이러죠! 도대체 1만 명가지고 10만명을 무슨 수로 무찌르라는 겁니까? 제국군이 전부 허수아비도 아니고요..." 투덜대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국왕이 수염이 떨리도록 웃어대기 시작했다. "허허허...자네의 암흑기사단과 암흑군의 위명이라면 1당 100도 문제 없을텐 데 뭐가 그리 걱정인가? 게다가 그들의 지위자는 드래곤슬레이어로 그 명성 이 대륙을 뒤덮은 블랙나이트 플루토경이 아니던가?" "대륙을 뒤덮은 건 다리오스입니다. 전 찬밥이에요.." "저런,,저런,,하지만 자네의 용맹이라면 제국군을 물리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겠지?" "농담이시겠죠?" "진담이라면?" "병법서들을 한번 더 정독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만.." 플루토의 농섞인 표현에 라티스가 유쾌하게 웃어댔다. "허허헛, 어차피 자네도 읽지 않았잖은가?" "그렇기야 합니다만.." 머쓱해하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라티스가 웃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는 계속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왜 물리칠수 없다고 보는겐가? 암흑기사단과 암흑군이라면 조직력, 전투력, 행 동력 충성심 전술 등등 그 모든 것이 완벽한 군대가 아니던가? 이름이 유달리 유치하다는 걸 빼고는 흠잡을 데가 없어보이는데?" 플루토의 얼굴이 벌개졌다. "유치해서 미안합니다 그래..치잇..전하도 옛날엔 좋다고 맞장구 쳤잖아요?" "허허허.. 그럼 내 무릎팍에 앉은 9살짜리 꼬마애가 눈을 반짝이며 "암흑군이 라고 할래요 어때요? 이름 멋지죠?" 라고 물어올때 내가 무슨 대답을 했어야 옳은 건가?" "그땐 내 사병이 아니고 제 아버님의 사병이었잖아요? 하여튼 아버지도 주책 이야.. 아니, 9살짜리 애가 한 소리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면 어쩌겠다는 거야?" "하하하핫" 투덜대는 플루토를 보며 유쾌하게 웃던 라티스의 두 눈에 돌연 따스한 빛이 감돌았다. "그나저나,,조심하거라 플루토. 네가 강한 건 나도 잘 안다마는,,그래도 세상일은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란다.." 플루토의 입가에도 따뜻한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걱정마세요 전하. 원래 잘난 인간은 쉽게 안 죽어요." "너처럼 설치는 놈이 전쟁터에선 먼저 죽는게야,,쯧,,어쨋든 조심해서 나 쁠 건 없다. 조심해라. 넌 내 아들이나 다름없어.." 아들이 없는 라티스국왕에게 플루토는 아들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그야..제 아버지가 돌아가신 10살때부터 줄곧 궁성에서 생활했으니까요. 쩝,,그때의 일은 계속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하..." "그래,,마음같아서야 네가 이오네와 결혼해서 진짜 아버지처럼 나를 불러주었 으면 좋았겠지만...너의 선택을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 "당신은 제 아버지입니다. 여지껏도..앞으로도.." "고맙구나 플루토.." 정이 넘치는 눈빛으로 플루토를 바라보던 라티스국왕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플루토에게 말을 꺼냈다. "그리고보니,,,베라를 만났느냐? 베라 지금 성에 있는데.." "네? 베라가 여기 있어요? 신전에 가 있을 기간인데?" 화들짝 놀라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가 대답했다. "제국군이 10만씩이나 쳐들어왔는데 맘편히 신전에 가있을리가 없지 않느냐? 아마도 지금쯤 자네 소식을 듣고 이곳으로 오고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자 플루토가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크,,큰일났네? 막 여행에서 돌아와서 지금 엄청 꾀재재한데..." 우왕좌왕하는 플루토를 보며 라티스국왕이 짓궂은 말투로 입을 열었다. "사랑하는 여인이 애타게 기다릴텐데 그런 모습으로 만나서야 쓰겠나? 나같으면 우왕좌왕할 시간에 옷부터 갈아입겠네만..." "그,,그렇군요! 전하 그럼 전 이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휭하니 어디론가 달려가버리는 플루토의 뒷모습을 보며 라티스국왕이 혀를 찾다. "좋을 때다~~" "어때요 공주님? 엷은 녹색이 나을까요? 아니면 푸른 색?" "핑크빛은 어때?" "안돼요 그건 뚱뚱해보인단 말이에요" 일렬로 도열한 하녀들은 전부 손에 제각각의 여성용 의복을 들고 있었고 평 상복에서 드레스까지 온갖 종류의 옷들이 하녀들의 손과 베라의 손을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옷가지들을 들고는 이리맞춰보고 저리맞춰 보며 연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베라를 보며 이오네공주가 피식 웃었다. "어차피 여행다닐 땐 둘다 꾀재재한 차림이었을텐데 뭘 그렇게 신경쓰는거 야?" 그러자 베라가 이오네공주를 흘겨보며 쏘아붙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구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옷차림이 지저분하다면 플 루토가 얼마나 실망하겠어요?" "꺄하하~~ 그래그래. 계속 열심히 옷이나 골라." 손을 내저으며 까르르 웃어대는 이오네공주를 뒤로 한채 옷고르기에 여념이 없는 베라를 보며 이오네공주가 재밌다는 듯 말을 꺼냈다. "아유~ 재밌어. 내가 베라 이러는 꼴 볼려고 일부러 왔다는 거 아니야? 언제나 베라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니까안?" 그러나 이미 베라의 귀에는 이오네공주의 말따윈 들려오지 않았다. "리디스~ 내 입술연지.." "예 여기요 베라님.." "글구 목걸이는,,음 뭘로 하지? 루비?사파이어? 에메랄드? 다이아?" "전부 들고왔으니 직접고르세요 베라님." 한편 세르카르셀 궁성 반대편의 플루토의 별실, 이곳의 상황도 그다지 베라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음,,예복을 입어? 아니야,,그냥 오랜만에 만나는건데 예복을 입으면 더 웃기 지. 그냥 수수하게,,이건 너무 평범하구,,음 이건,,,색이 별로..." 하인들이 들고 서있는 옷가지들을 연신 들춰내며 중얼거리는 플루토, 그런 그를 문지방에 걸터앉아 턱을 괴고는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검은 로브의 갈색머 리 마도사가 있었다. "뭐하는 짓인게야 저게,,에그.." "흰색,,검은 색...어느걸 입어야 더 멋져보일까,,음.." 아직 채 마르지 않아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연신 뒤로 넘기며 열심히 옷을 뒤적거리는 플루토를 보며 가스터가 신경질을 냈다. "이봐 플루토! 자네 멋있다는 거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세상이 다 아니까,, 대강 입고 나가는게 어떤가? 지금이 무슨 연회장이나 결혼식 가는 것도 아니 잖아?" 그러자 옷을 고르던 플루토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소리쳤다. "연회장가는 거면 그냥 아무거나 입고 나가죠 차라리!" "에휴,,뭘 그리 골라대누 원,,어이 플루토 거기 그거 멋지구만..갈색옷.. 그거 입고 나가세,,그냥." "이그,,중년취향을 팔팔한 젊은이에게 고집하지 말란 말입니다 가스터. 전 갈 색 칙칙해서 싫어요." "중년취향이라닛! 나의 섬세한 미적감각을 뭘로 보고 하는 소린가?" "가스터의 미적감각이 어떤지야 내 모릅니다만 패션감각이 엉망이란 건 알고 있습니다. 허구헌날 시꺼먼 보자기 한장만 뒤집어쓰고 돌아다니니 원..." "그거야 내 직업탓이지 내 센스탓인가?" 감히 자신들로써는 올려다보지도 못할 카르셀의 최고위층의 두 사람의 의미없는 실랑이질에 입한번 뻥긋못한채 얼어있는 불쌍한 하인들,, 그들은 그저 빨리 플루토가 옷을 골라 방을 나서기만을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빨랑 가자,,응?" "조,,조금만 기다려봐요..거 참.." "플루토오~~~" (에코~~) "베라아~~~" (역시 에코) 꼬오옥~~~ (갑자기 감미로운 음악이 배경에 깔린다) 오랜만의 감격의 상봉을 나누는 두 연인,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도끼눈의 소유자 가스터. "논다,,놀아...얼씨구,,," 그러나 베라는 가스터의 말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플루토의 목을 가느다란 두 팔로 꼬옥 감싸안은 채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아무 일 없었어? 다친덴 없고? 밥은 꼬박꼬박 챙겨먹은거야? 몸은 건강하 지?......" "응,,응,,걱정마, 누가 감히 나한테 상처를 낼수 있겠어?" "그래도 옆에 없으면 걱정되는 걸..." "헤에,,이런 사랑스러운 여인을 두고 먼저 죽는 남자가 세상에 어디있겠 어? 그리구,,,오늘따라 예뻐보이네 베라. 나때문에 단장한거야?" "그,,그냥 평상시처럼 하고 온것뿐인데 뭘,,플루토야말로 멋진걸?" "그래? 그런거 신경 안 썼는데." 이 사랑하는 두 남녀를 보며 속으로 울부짓는 중년사내가 있었으니.. `야이,,이 뻔뻔한 사기꾼들아!!' 그러나 그 소리가 이들에게 들릴리 없다. 플루토는 베라의 허리를 감싼 오른손에 힘을 주며 그녀를 끌어안았고 곧 두 사람의 입맞춤이 길게 이어졌다. 실눈을 뜨며 닭살 돋는다는 듯한 표정을 고 수하던 가스터가 머쓱해하며 헛기침을 했다. "이,,이봐,,자네들,,내 눈은 눈도 아닌가? 허허험.." 움찔하면서 조금 얼굴을 붉히는 베라와는 달리 플루토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이 었다. 플루토가 베라를 양팔로 안은채 가스터를 돌아보아보며 웃었다. "샘납니까? 가스터? 샘나면 가스터도 한 우물만 파세요. 괜히 여기저기 쑤시 고 다니지 말고..." "쑤,,쑤시다니,,원,,듣기에 따라선 엄청 저속한 말이구먼,," 당황해하는 가스터를 보며 베라가 혀를 낼름 내밀었다. "베에~~ 저속한 짓만 하고 다니니까 저속한 소리를 듣는 거라구요. 그러니까 이제부턴 유부녀만 골라서 희롱하는 짓은 좀 관두는게 어때요?" 베라의 말에 가스터가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 "아,,그건 관두기로 했네." "정말요?" "이젠 처녀가 더 좋아.." ".........." 침묵을 지키던 플루토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처,,처녀까지는 좋은데요..가스터. 제발 18세 미만은 손대지 마세요. 국가망 신입니다. 그건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이라고요." "내가 언제 도덕 지키는거 봤나 플루토경?" "아뇨 전혀. 애당초 씨도 안 먹힐 이야기인줄 알면서 하는겁니다만,," "그럼 왜 그 소리를 하는건가?" "아유 그래도 그렇지, 좀 나이생각도 하세요 가스터." 옆에서 베라도 맞장구를 쳤다. "맞어,,어떻게 자기 딸만한 여자랑.." 그러나 가스터는 태연했다. "사랑에 나이와 국경이 있을수 있는가?" "가스터는 사랑이 아니라 욕정이잖아요?" "말만 다르지 그게 그거야.." 그러자 플루토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엄연히 다르지요. 사랑이라는 것은 서로를 아껴주고 위해주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고차원적인 정신적 만남이라고요. 그지 베라아~?" "응~~" 그러자 가스터가 화를 버럭내며 소리쳤다. "그만 좀 하게,,이러다간 내가 닭이 되서 하늘로 비상하겠다. 슬슬 카르셀에 닥쳐온 제국의 위협에 대하여 진지하게 토론을 나눠볼 생각들은 없는건가?" 그제서야 베라를 안고있던 플루토의 두 팔이 떨어졌고 플루토가 머쓱한 표정으 로 중얼거렸다. "아,,맞다. 원랜 그거때문에 왔었지?" 가스터의 별실들중 하나인 이곳, 조그마한 원형의 수정탁자와 그 주위로 둥글게 둘러앉은 세 사람, 가스터와 플루토 베라의 모습이 보인다. 방금 전까지는 유쾌하고 떠들고 있던 이들이었지만 역시 당면한 과제는 심각한 것이었고 심각하게 둘러앉은 이들 중 제일 먼저 입을 열었던 것은 가스터였다. "벌써 제국군은 바트란의 동부지대를 거의 다 점령했다네,,하긴 지키는 군인 자체가 얼마 없었으니 당연하겠지,,게다가 그 소식이 온제 1 주일 전이니 지금 쯤 카르셀의 국경지대로 다가왔을게야.." "완전히 우리가 예전에 써먹었던 수법이랑 같군요. 다른게 있다면 우린 가짜 드래곤을 하나 만들어낸거고 그쪽은 진짜 드래곤의 영역을 넘어온 것?" "아,,가짜는 아닐쎄 플루토. 실제로 알 크리드 산맥엔 카르세아린이라는 드래 곤이 있어." "그래요?" "응,,단지 서식지가 라르테아드 산맥 안 쪽이라 거의 눈에 안 뜨인 것 뿐이 지..어쨋든 지금 중요한 건 그런게 아니고,,," "예,,10만,,10만,," 잠시 고민하던 플루토가 베라와 가스터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물었다. "두 사람이 지금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먼저 대답한 쪽은 가스터였다. "내 마도병단이 300명, 마스터급 마도사가 5명일쎄. 이정도면 적군 1만에 필적 하지.." 그리고 베라가 말을 이었다. "헬레이스 대신전의 성기사가 100명, 군사는 보병 3000, 이것도 용병들까지 끌어 모아서 겨우 만든 거예요. 그나마 전투와 파괴의 헬레이스의 신전이라서 이 정 도마나 모인거지만..." "그리고 정규군은 기대하지 말게 플루토. 다리오스가 몽땅 끌고가 버렸어." "각 도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치안유지를 위한 군대만이 남아있죠.." 그러자 플루토가 머리를 쥐어싸매기 시작했다. "내 암흑군이 1만명 조금 넘고..제국군이 10만이면 거기엔 마도사나 신관들도 1000명가까이 있다는 소리니까...결국 우리의 딱 10배라고 보는게 좋겠군요. 흐아,,이걸 어떻게 하지? 이런 건 다리오스가 잘 처리하는데...에잉..." 플루토를 물끄럼히 바라보던 베라가 가스터에게 물어왔다. "다리오스는 이 사실을 알고 있나요." "연락은 보냈지만,,다리오스가 다시 군사를 이끌고 회군해서 카르셀로 돌아오 려면 보름은 걸려,,그땐 이미 카르셀 점령당했을테고..." 그러자 플루토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끼리 싸워서 이겨야 하거나 적어도 보름이상 버텨야 한다는 소리,,,그럼 가스터, 아라스난 왕국 측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쪽은 군사가 제법 남아있 을텐데요?" "안 그래도 연락이 왔어,,3만명의 군세를 이끌고 바트란 지역쪽으로 진군하고 있다더군. 하지만 숫적으로 열세이니 빨리 우리랑 합류하지 않으면 그 쪽도 위험할게야..." 가스터의 설명에 베라도 부연을 덧붙였다. "그래요,,아라스난왕국은 지금 사바르잔과 라슈타니엔 왕국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으니,,아무리 국사국가라 해도 군사를 빼돌리기는 힘들거예요." "3만이라,,좀 희망이 보이는군요. 그럼 어디...." 손가락을 세어가며 뭔가 중얼거리던 플루토가 돌연 고개를 들더니 가스터를 바라보며 대뜸 물었다. "가스터, 가스터가 마법을 쓴다면 몇명이나 죽일 수 있겠습니까? 대단위 면적을 파괴하는 그런 마법으로요." 그러자 가스터도 고개를 들고는 뭔가 생각하면서 뇌까리기 시작했다. "어,,,아무래도 제국군쪽도 마스터급 마도사가 꽤 될테니까...음,,어디보자. 그쪽이 내가 발동시킨 마법을 방해할 것까지 미리 계산하면... 음.... 8서클 [월드 프레임 맵]을 넓게 깔아서 불바다로 만든 다음 3서클 [화이어 월]을 100개 정도 발동시켜서 일직선으로 죽죽 밀고,,,,그 담에 관통형 소환 마수 [게르나크]를 한 1000마리쯤 뽑아서 위에서 덥치게 시키면,,,, 1만명 정도? 그 정도는 혼자 힘으로 죽일 수 있네만..." 1만의 생명을 무슨 굴러다니는 돌멩이 취급하는 가스터의 답변, 이 얼마나 엄청난 마법의 힘이냐마는,,플루토와 베라는 전혀 그의 답변에 놀라 거나 하는 기색을 보이질 않고 있었다. 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음,,하긴 가스터라면 그정도는 가능하겠죠. 근데 가스터, 그 리베이드 수도 퀘하란을 폭격했던 8서클 궁극주문 [미티어 샤워]는 또 못쓰나요? 그거 한 방이면 적어도 절반은 몰살시킬수 있을거 같던데." 그러자 가스터가 베라에게 버럭 화를 냈다. "아니,,내가 펑~하고 허공에서 산산히 박살나는 꼴이 그렇게도 보고 싶은겐 가? 지금은 그때랑 달라서 못 쓴단 말이야. 내 몸으로 발동시킬수는 없는 마법이니까....." 말을 이으며 베라를 향한 가스터의 시선이 플루토에게로 옮겨졌다. "그러게 자네가 그 키메라를 잡아왔으면 이런 고민 할 필요도 없을거 아닌 가...아쉽구먼,,," "지나간 일에 마음두지 맙시다 우리..어디보자 내 경우는..." 가스터의 힐난을 슬쩍 흘린 플루토가 또다시 손가락을 꼽아보기 시작했다. "1초당 한명씩 베어버린다 치고, 1분이 60초, 1시간이 60분이니까... 육육은 삼십육이고,,1시간이면 3600명,,대략 세시간 정도면 내 마나의 힘이 고갈될테니,,,,제가다 1초에 못 죽이는 경우도 가끔 생길거고..음... 저도 대략 1만명 정도? 베라 너는?" 미리 계산해놓았었던 듯 베라의 답변이 신속하게 틔어나왔다. "기껏해야 5000명이 한계에요. 환영계 신성주문인 [인피스트]를 적군 1000명 정도한테 걸어서 서로 상잔시키고, 중압주문 [마그카트 헬]이랑 역중력 주문 [리버스 그래비티]를 교차시켜서 광범위하게 발동시키면,,중간에 끼인 3000 명 정도는 케찹만들 자신있어요." "그 다음엔 탈진해서 쓰러지는 거고?" "플루토 당신은 뭐 1만명이나 베어넘기고 힘이 넘쳐날거 같아요?" 무슨 사람 죽이는 걸 논에 심어놓은 볏단 자르는 것처럼 묘사하는 이들의 대화 를 남들이 들었다면 아마도 미친 놈들 취급을 했겠지만,, 이들에게는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 "좋아~좋아~ 우리측 군사가 4만명이라 치고 음,,승산이 보이는 거 같은데? 하지만 플루토, 자네는 1만명씩이나 벨 필요는 없다네.." "어? 왜요?" "한 명만 죽이면 돼 한 명만,,누군지 알겠지?" 플루토의 얼굴에 기대섞인 희열의 표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군요..무왕 라르고, 제국최강의 소드마스터,,,새로 개발한 암흑투기를 시험하는데는 딱 안성맞춤의 상대로군요..." 기대감으로 흥분한 플루토의 얼굴을 보며 베라가 한숨을 쉬었다. "에휴, 저 단순한 싸움광,," 그때 가스터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참고로 알아둘게 있는데,,우리가 이자리에서 떠들었던 모든 상황은 고룡 칼 슈타인이 뜨면 아무 소용없어진다는 거 알지?" 플루토의 입가에 쓴웃음이 ?혔다. "그 상황이 되면 명령 간단해져서 좋겠군요. 딱 이거 아닙니까? `전군 철수 재주껏 살아남아라~' 아마 그때만큼은 엄청 말 잘들을 겁니다. 어느 병사든 간에.." 그러자 베라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이번 일이 끝나면 빨리 전능수의 봉인부터 찾아가는게 좋겠군요. 드래곤을 이 땅에서 없애지 않는 한 인간들에겐 도저히 미래가 보이질 않아요." "동감일쎄. 하지만 이번 일은 걱정말게. 칼슈타인은 개입 안할테니.." 자신만만한 가스터의 말에 플루토가 의문을 표시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합니까 가스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호들갑이시더니?" "자네들이 옷갈아입는다고 호들갑떠는 동안 귀중한 손님이 한분 찾아오신 덕 분이지.." 벌겋게 달구어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쑥쓰러워하는 플루토와 베라를 바라 보던 가스터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재미있는 소리도 들었거든? 자네들은 짐작도 못한 이야기일 걸세..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전하께서 레드드래곤의 후손이었다는 건 말이야.. "예에?" 플루토와 베라가 동시에 의문을 표시하며 입을 쩌억 벌렸다. 가스터는 놀라움으로 두 눈이 동그래진 플루토와 베라를 바라보며 알수 없는 희열에 빠져드는 자신을 느꼈다. 원래 인간이란 뭔가 자신만이 아는 비밀을 남들에게 폭로하는것에 대해 알수없는 쾌감을 느끼는 법이다. "사르바잔왕국 서쪽, 화룡산의 지배자, 레드 웜 카르세니안,,이름정도는 자네 들도 들어봤겠지?" "무,,물론입니다만,,," 가스터가 앉은 자세를 고치며 말을 이었다. "우리 카르셀왕국이 어떻게 생겼던가? 300년 전 제국의 압정을 피해 달아난 6명의 영웅에 의해 탄생된 곳이 이곳 헤이드 6국연합이지..그리고 카르셀의 건국왕이 그중 상인과 도적을 겸직한 케사테스 엘 카르셀 그 분이었고, 그의 오랜 연인이자 카르셀의 초대왕비였던 에르네르 카르셀의 정체가 레드 웜 카르세니안이었다는구만..." 앞부분은 아는 이야기, 뒷부분은 전혀 짐작조차 못했던 충분히 놀라운 이야기였고 그래서 플루토는 재차 물었다. "그,,그러면 현 카르셀왕족은 전부 드래곤의 핏줄?" "근데 말이야,,사실 드래곤의 핏줄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게 아니라네,,, 어차피 인간으로 폴리모프했을시의 드래곤은 인간과 100% 동일한 육체를 지니고 있거든? 그래서 인간이랑 다를바가 전혀없어,,," "그,,렇다해도 놀라운 일이로군요..라티스전하가 드래곤의 후손이었다니,," "드래곤의 후손이라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없다니까? 플루토 자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 간단한 설명을 붙여주지,,이렇게 생각하게. 인간의 몸에 드래 곤의 영혼이 스며든거랑 똑같아. 어때 좀 이해가 가나?" 아무 의미없다해도 드래곤의 후손 하면,,뭔가 대단하게 들리는 법이다. 그래서 플루토는 그래도 놀라운 표정을 지우지 않았고 그런 플루토를 보며 가스 터가 말을 계속 이었다. "왜 우리나라 이름이 카르셀이겠나? 건국왕 케사테스는 잘 알려져있지는 않지 만 원래 사생아였지, 그런 그는 자신을 따르고 사랑해준 여인, 나중에 정체를 알게 된 그여인 레드 웜 카르세니안의 이름을 따서 자신의 성을 카르셀이라 붙였고 또 그게 우리 왕국의 이름이 된거라네,,," "그렇군요..거 참,,상상치도 못했던 이야기를 오늘 듣게 되는군 이거..." 허탈하게 중얼거리는 플루토와 베라를 보며 가스터가 한층 기대를 품고 입을 열었다. "이정도로 놀라선 곤란한데 플루토,,,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야." "또 있습니까?" "자네 크로워드가문,,카르셀의 제1의 귀족가문인 자네의 선조 중에도 드래 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뭐라구요???" 이제 플루토의 얼굴은 경악을 넘어서서 불신의 눈초리를 가스터에게 보내고 있었다. "너무 놀라지는 말게 나도 조금 전에 들은 이야기이고...자세한 건 몰라. 단지 자네 가문중 폴리모프한 블랙드래곤과 결혼한 사람이 있다는 것정도 만 알뿐일쎄.." "그럴리가요? 블랙드래곤이라니...." 혼란스러워하는 플루토를 멀뚱히 쳐다보던 가스터가 문득 눈을 감고는 뭔가 중얼중얼하더니 다시 눈을 뜨며 말했다. "글쎄,,그 뒷부분은 나도 잘 모르니 슬슬 당사자에게 들어보는게 어떻겠나?" "당사자,,,?? 앗! 가스터, 왠 마나의 응집이?" 벽 한귀퉁이로부터 강한 마나의 응집이 느껴졌고 그것의 정체를 눈치챈 베라 가 놀라서 소리쳤다. "뭐죠? 워프의 공간이 열리고 있어요." 3사람만이 들어앉아있었던 그곳에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한 인간의 형체가 천 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직한 중저음의 쇠붙이를 긁는 듯 한 기괴한 음성이 방안을 울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가스터 저녀석도 제대로 모른단다. 나머지는 내가 설명해주마..그리 고 칼슈타인님이 왜 갑자기 그런 짓을 했는지도.." 플루토와 베라는 경계의 눈초리로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마치 해골을 연상케하는 깡마른 얼굴의 쭈글쭈글한 노인이 검은 로브로 전신 을 감싼 채 그들에게로 스르륵 다가오고있었다. 그를 바라보던 베라에게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난 또,,당사자라길래 드래곤이라도 등장하는 줄 알았네,,,' 원래 드래곤들은 폴리모프로 자신의 몸을 맘대로 바꿀수 있는 종족이니 저렇게 추하게 변할리는 없다는 베라의 생각이었다. 물론 드래곤들 중엔 저런 식으로 변하는 드래곤들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베라의 생각은 `설마 몸을 맘대로 바 꾸는데 굳이 못생긴 걸로 변할까?'정도였기에 그녀는 눈 앞의 존재가 드래곤은 아니라고 판단했고 그녀의 추리과정은 틀렸지만 나온 해석은 정확했다. 가스터가 유쾌하게 소리쳤다. "소개하지 플루토. 자네의 머나먼 선조이기도 하고 동시에 나의 스승님 이시라네,,테롤드 크로워드, 내가 나타나기 전엔 유일하게 7서클을 전부 마스터한 마도사로써 대마도사의 칭호로 불리운 분이지..." 그런 가스터를 보며 해골같은 인상의 노인이 대뜸 소리를 질렀다. "잘났다 이놈아. 그래 네놈은 요새 8서클 주문도 사용할 줄 안다며? 20년가까히 못본 동안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던 모양이로구나?" 그러자 가스터가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는 노인을 바라보며 희희덕거렸다. "아 그거야 다 제가 잘난 탓 아닙니까 스승님? 그리고 지금은 8서클을 전부 마스터하고 9서클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런 잘난 제자를 키우신 것에 대해 뿌듯해하셔도 좋을 듯 한데요." "대단하다,,그래..너 잘났다." 시꺼먼 두 마도사들의 만담을 멍하게 보고있던 플루토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테,,,테롤드 크로워드,,라면,,200년 전 크로워드 가문 유일의 마도사이자 당시 카르셀의 궁정마도사였다는 그 분? 하지만 그분은 200년 전,,사람..." 놀라움으로 말을 잇지를 못하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테롤드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내 나이가,,올해로 243살이군 그래,,허허,,아이야,,네가 내 후손이라는 플루 토더냐?" "예..예.." "내가 왜 이 나이까지 살아왔는지 궁금하겠지? 난 리치란다." 불사의 마법 [리치]. 마도사가 자신의 생명력을 마나로 응집시켜 한 구상공간 안에 저장하고 그 마나가 다하지 않는 한 그의 육체는 불사가 된다. 흑마법 중에서도 최고위 마법 중의 하나 7서클 궁극주문의 하나인 리치화의 마법은 불사의 육체를 주는 대신 인간의 특성마저도 빼았아버리기에 금단의 비술로 통하고 있다. "!!!" 리치에 대해서는 플루토도 어느 정도 상식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그는 의아 한 눈으로 테롤드를 바라보았다. 인간으로 살아갈 수도 없건만 왜 그런 짓을 감행한 것일까? 테롤드가 허망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말을 전한다기보단 혼자 중얼거리는 것에 더 가까울 정도의 나직한 목소리. "내가 어리석었지...그녀와 언제까지라도 같이 있고 싶은 욕심에 이런 짓을 감행했으니,,덕분에 죽지도 못한 괴물의 육신으로 떠돌아다니게 되었고 그녀까지 잃게 되었어..." 조용히 허공을 쳐다보는 테롤드, 마치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는 듯 그의 깡마 르고 주름진 얼굴에 아련한 그리움이 나타났고 그런 그를 보며 베라가 우물 쭈물하며 물었다. "그,,녀,,라면,,누굴 말씀하시는 건지....?" 허공을 바라보던 테롤드가 다시 표정을 바꾸고는 시선을 아래로 옮겼고 그의 입에서 나직한, 그리고 기묘한,,그리움과 증오, 공포, 애증 그 모든것이 결 합된 듯한 괴음이 듸어나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잘못되었던 일이다. 드래곤이란 존재가 이 땅에 있는 것부터가.. 내 평생 유일한 사랑이었던 여인,,,내 어머니이자 나의 아내. 내가 사랑했던 두 아들의 어미,,,한 인간의 가정를 파탄으로 이끌고도 조금도 개의치않아했던 그 여인... 너희들도 들어본 적이 있을게야... 어둠의 대리자라고 불리우는 리베이드 동쪽 나사크 산맥의 지배자. 블랙드래곤 에이라의 이름을... "................." 침울한 테롤드의 혼잣말에 플루토는 잠시 침묵했고 대신 베라가 질문을 던졌 다. "테,,롤드님? 어머니이자,,,아내,,라뇨?" "말그대로,,나를 낳아준 어머니이자 나와 몸을 섞은 아내,,우리 인간들의 관 점에선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거늘 그녀는 전혀 신경쓰지 않더군....." 이를 갈며 대꾸하는 테롤드에게 이번엔 가스터가 놀란 목소리로 물어왔다. "아니,,스승님? 아까는 그런 말씀 없었잖아요? 그럼 엄마가 자식이랑? 뭐 그런 종족이 다 있습니까!" "드래곤이란게 원래 그래,,,자네들은 모르겠지만,,,,." 테롤드가 탁자 주위에 놓여진 빈 의자에 몸을 던지듯 걸터앉으며 말을 이었 다. "기나긴 수명 탓이겠지,,1만년에 가까운 기나긴 수명..그 긴 시간을 그들이 무료하게 레어에만 쳐박혀 보낼리가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드래곤들은 별의 별 종족으로 폴리모프해서 그 생애를 보낸다네,,, 문제는 그 생애를 보내며 모든 인생을 경험하고 싶어한다는거지,,," "모든,,,인생? 무슨 소린지,,,?" 의문을 표시하는 플루토를 보며 테롤드가 한숨을 쉬었다. "말그대로,, 모든 인생이지,,사랑, 애증, 전쟁, 권력욕, 불행,,부도덕.. 인간이 생각 할수 있는 생애란 생애는 전부! 게다가 인간의 생애가 싫증 나면 그때는 다른 종족으로 눈을 돌리고,,,이것이 그들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지..." "인생을 경험한다라,,,잘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그렇다고해도 고고한 그들이 테롤드님말씀처럼 그런 추악한 짓을,,," 플루토의 혼잣말에 테롤드가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고고? 고고하긴 하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드래곤으로 존재할 경우에 한 해서야! 드래곤이 아닐때의 그들은 그야말로 아무 제약없이 제멋대로 행동하 는 난봉꾼들에 지나지 않아. 어차피 그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삶이란 드래곤으 로 존재할때 뿐이고 그외의 생애는 뭐랄까,,일종의 환상? 말표현이 좀 웃기기 는 하지만 마약중독자들이 겪는 그런 환상과 동일한 것으로 취급한다고나 할 까?" 비아냥거리던 테롤드의 목소리가 다시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나 혼자 이렇게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어봤자...그녀는 나와의 생활을 아예 현실로 인정하지도 않으니까,,," 노마도사 테롤드, 이제는 인간이라고 할수도 없는 그의 머리속에 수백번이고 반복되었었던 상념들이 또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득한 200년 전의 기억,, 그러나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할수 있는 그때..... ********************************************************* "어,,머니...왜 이러시는 거지요?" 올해로 23세가 된 금발의 아름다운 청년이 당황하며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신경쓰지 말아라. 테롤드. 너도 날 사랑하지 않느냐?" 어두운 그림자가 방안을 드리우고 희미한 촛불만이 은은하게 방안을 밝혀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놓여져있는 화려한 침상, 그 부드러운 비단자락 위로 한 검은 머리의 여인이 청년의 뺨을 쓰다듬으며 그의 귓볼을 깨물고 있었다. "어머니,,왜 이러는,,," 여인이 다시 물어왔다. 그녀의 속삭임이 청년의 귓가를 맴돈다. "날 사랑하지 않느냐? 테롤드?" 테롤드는 당황했다.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아름답기 그지 없는 이 여인,, 에를린 크로워드, 자신의 어머니...23살이 된 아들을 두고도 여전히 10대의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불가사의한 여인이 지금 자신의 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침대 한쪽 귀퉁이에 걸터앉은 그녀의 몸이 점점 청년에게로 숙여졌다. 여인이 다시 물어왔다. 그녀의 감미로운 숨결이 속삭임과 함께 청년의 귓볼 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가슴이 뛴다. "날 사랑하지 않느냐 테롤드?" 물론 테롤드는 그녀를 사랑했다. 아름답고 정숙하고 자애로운 그녀.. 카르셀의 제1의 귀족가문이자 최고의 기사들로 유명한 크로워드 가문, 이곳의 후계자였던 그가 갑자기 기사로써의 길을 관두고 마도사가 되겠다고 했을때,,, 사람들이 얼마나 반대했던가... 그를 유일하게 이해해준 것은 에를린, 그녀의 어머니뿐.... 그녀덕분에 그는 마도사로써의 길을 갈수 있었고 지금은 정식마도사 가 되어 가문에서도 인정을 받을수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 무,무슨 일이십니까?" 여인의 새하얀 손이 당황하는 청년의 뺨을 어루만졌다. "모를 줄 알았더냐 테롤드? 나도 어미이기 이전에 한 여자란다." 테롤드의 얼굴이 붉어졌다. "무,,슨 소리이신지..." "정녕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무,,슨..." 여인의 붉은 입술이 청년을 덮어들어갔다. 청년의 눈이 부릎 떠졌다. `어,,,머니,,,' 감미로운 입술, 오랫동안 꿈꿔왔던 환상, 결코 이루어 질수없는, 이루어 져서는 안될 현실이 청년에게 다가왔다. 청년의 두 팔이 여인을 감싸안았 다. 그의 이성은 계속 경고하고 있었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녀는 너의 친어머니다 테롤드. 자애롭고 정숙한, 저 위대한 기사중의 한명이었던 너의 아버지의 현숙한 아내란 말이다. 비록 그녀의 외모가 10대의 소녀의 그것일지라도,, 비록 그녀의 미모가 그 어떤 여인과도 비길수 없다 할 지라도.. 그녀외에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게 되버렸다 할지라도.. `이분은 나의 어머니...나를 낳아주신 분.' 그러나 부드러운 혀의 감촉은 청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청년은 결심했다. 인륜? 알게뭐냐. 도덕? 개나 갖다줘버려라. 이성? 그딴건 필요없다. `에를린...'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여인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부르며 테롤드는 이성의 끈 을 놓아버렸다. "에를린!" 청년은 그녀를 거칠게 껴안았다. 화창한 아침햇살이 눈부셨다. 그리고 그 햇살을 받아 찬란히 빛나는 그의 어머니의 나신은 더욱 눈부셨다. 테롤드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품안에 안겨 있는 작고 귀여운 여인의 뺨에 입맞춤을 하며 중얼거렸다. "에를린..." 테롤드는 행복했다. 또한 불행했다. 오랜동안 기원해왔던 꿈이 이루어진 날. 그러나 그 꿈은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었고 그는 당황했다. "으,,으응? 일어났어 테롤드?" 여인이 눈을 떴고 테롤드는 또다시 당황했다. "어,,머니,,어제,,일은..." 무슨 짓을 한것이냐? 무슨 짓을 한것이냔 말이다 테롤드.. 테롤드는 떨었고 여인은 웃었다. 환하게 웃었다.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환한 웃음. "어머니라니? 에를린이라고 불러." 교테로운 그녀의 몸짓, 그녀의 가느다란 두 팔이 테롤드의 목을 감쌌고 그녀 는 청년의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사랑스러운 목소리. 목소리..목소리...어머니만 아니라면,,친어머니만 아니었 더라면,,, "이미,,아침이고,,또,,가,,가볼 곳이 있,,있어서..." 청년은 떨었다. 그리고 도망쳤다. 발가벗은 육신을 침대에서 끄집어내 아무 옷 이나 닥치는 대로 입히고 청년은 무턱대고 밖으로 나갔다. 가볼곳?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 하더라? 무슨 일이 있더라? 청년은 달아났다. 자신의 말에 안장을 걸치고 위에 올라타고 의아해하는 마굿간 지기의 시선을 뒤로 한채 무조건 달려나갔다. 타다닥 타닥 다그닥... 귓가에 들려오는 말발굽소리가 청년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전신을 쬐어오는 아침햇살이 청년의 기억을 환기시켰다. 따사로운 햇볕이 청년을 간지럽혔다. 팔,다리, 가슴,,전신을 핥아가는 따사로운 봄의 햇살. 어제,,달빛과 함께 그 여인이 간지럽혔던,, 그 여인이 핥아갔던.. 바로 그곳, 바로 그부분.. "으아아아아아아아!!!!" 청년은 괴성을 질렀고 말에서 떨어졌다. "아아악!!아아아아악!!!!" 울부짖었다. 아무도 없는 고원에서 청년은 손아귀에 잡히는 풀잎들을 움켜뜯으 며 울부짖었다. 그녀의 환한 웃음, 그녀의 감미로운 육체,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 그녀의 사랑스러운 미소.... 머리속을 뒤덮는 상념들이 청년의 가슴을 찢어발겨갔고 청년은 울부짖었다. "으아아아아아아!!!!!!!!!!" 청년은 사흘이 지나서야 그의 저택으로 돌아왔고 하인들은 의아해하면서 그를 맞이했다. 변한 건 없었다. 여전히 에를린은 크로워드가문의 고귀한 미망인, 귀족여성다운 품위와 지성으 로 칭송받는 여인이자 크로워드가문의 수장, 카르셀궁정 부마도사 테롤드라는 자랑스러운 아들을 가진 어머니, 테롤드는 그의 아들... "어딜 갔었느냐? 궁정마도사 오펜하이머님께서 계속 너를 찾으셨단다." 풀잎과 흙먼지로 더럽혀진 몸을 이끌고 저택문을 두드린 그녀의 아들에게 에를 린은 변함없는 목소리로 청년을 맞이했다. 청년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잠시 일이 생겨서 미처 그분께 연락을 드리질 못했었 군요." "오펜하이머님은 지금 저택에 와계신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가 하 시며 걱정하시더구나,,,좀 씨고 만나뵙도록 하거라.." "예." 테롤드는 고개를 숙인 뒤 에를린의 앞을 빠져나왔다. 10대의 소녀와도 같은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며 아쉬어하는 자신을 발견한 그의 숨 결이 거칠어졌다. "...헉,,,헉...헉..." 테롤드는 발걸음을 옮겼다. 숨이 차고 가슴이 뛰었다. 머리 끝으로 피가 몰리 며 뇌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황야에서 울부짖으며 자신의 죄를 신에게 속죄하던 청년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 가? 이성을 찾아라 있을수 없는 일이다라고 스스로 울부짖던 기억들은 왜 자 꾸만 희미해져가는가? 왜 자꾸 그녀의 아름다웠던 나신과 달콤했던 목소리만이 자신의 머리속을 맴도는가? 청년은 중얼거렸다. "신이여,," 궁정마도사이자 자신의 스승인 오펜하이머가 뭐라고 했었는지,,,테롤드는 기억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언제 몸을 씨고 그를 만났으며 자신이 뭐라고 그에게 말 했었는지, 테롤드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스승이 저택을 나서며 안색 이 나빠보인다고 걱정할 때 화들짝 놀랐던 것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 뭔가 알아챈건 아닐까? 내가 뭔가 말실수한 건 없었을까? 오펜하이머를 배웅한 뒤 멍하게 서재에 홀로 앉아 기억을 더듬어보려 애쓰는 테롤드의 뒤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리 고민하는 거지 테롤드?" "어머,,니.." 당황하며 돌아보는 태롤드에게 여인이 배시시 웃었다. "아무도 없을때는 에를린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는데...?" 여인의 손이 청년의 몸을 쓸어내렸고 그의 이성은 또다시 그를 저버렸다. 시간이 흘렀다. 달이 차오르고,,또 다시 달이 이그러진다. 해가 떠있는 낮동안은 여전히 여인은 청년의 어머니, 청년은 그녀의 아들.. 그러나 해가 저물면 욕망에 몸을 맡긴 두 남녀가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서재에 앉아 마법서를 읽던 청년이 문득 창밖을 내다보며 떨리는 목소 리로 중얼거렸다. "오늘도 해가 지는군..." 해가 저물면 밤이 다가온다. 청년은 밤이 두려웠다. 거리낌없이 그에게 안겨오는 그의 사랑스러운 여인이 두려웠고, 그녀를 거리 낌없이 받아들이는 자신이 두려웠다.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는 어둠의 시간이 어서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테롤드~" 여인의 목소리에 테롤드는 읽고 있던 마법서를 덮었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왔던 시간이 또다시 찾아든 것이다. 생긋 웃으며 안겨오는 여인을 보며 테롤드는 홀린듯 그녀의 옷자락을 움켜쥐 었다. 사라락 하는 소리와 함께 여인의 옷자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윤곽을 따 라 아래로 흘러내린다. 청년의 본능이 여인의 육체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여인의 교성이 청년을 자극했다. "하,,,하악..." 청년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고 그때마다 청년의 가슴은 점점 찢겨나가고 있었다. 해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었다. 점차 그와 그녀들을 보는 시선들이 야릇해지기 시작했다. 새어나가지 않는 비밀은 없는 법이다. 하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고 하녀들은 쑤군덕대었다. 청년은 당혹해했고 그는 비밀을 지켜야했다. 위대한 기사였던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서도,,현숙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어머니의 명예를 위해서도,,, 제1의 귀족가문인 그의 가문 크로워드가를 위해서도... 무엇보다 그녀와 계속 함께하기 위해서도.... 하나, 하나, 하인들이 교체되었고 하녀들이 새로 들어왔다. 그러나 교체되어 들어온 하인들은 있으되 나간 하인들의 소식은 묘연했고 하녀들이 잇달아 실종되는 사건이 잦아졌다. 세인들은 의심했다. 청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점점 커져갔고 그러던 와중에 더 이상 청년을 버틸 수 없게 만드는 일이 터졌다. 그날 이후로...... 언제나 똑같은 밤,,언제나 똑같은 방,,언제나 똑같은 광경.. 테롤드의 침실, 그의 어머니의 방과 마주해있는 청년의 침실 한 가운데의 화려 한 침상 위에서 나체의 여인이 청년의 가슴을 베고누워 있었다. "테롤드,," 귀엽고 앙증맞은 목소리,,과연 이 여인이 20대 중반의 아들을 가진 여인이 맞 을까? 혹시 다른 사람은 아닐까? 그녀는 테롤드의 가슴 위로 두손을 얹어 쓰다 듬어갔고 그녀의 입술이 테롤드의 귓가에 닿았다. "나 임신했다아~~" 테롤드의 전신으로 싸늘한 기운이 스쳐지나갔다. 그녀의 배가 불러왔다. 7년전 청년의 아버지가 이 세상을 뜬 후 절개를 지키며 아들을 키워내던 고귀한 귀부인의 배가 눈에 띠게 불러오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숨길수만은 없었고 청년은 결심했다. 그녀를 잃을 수는 없다. 그들의 관계가 들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세상이 모두 그를 손가락질할 것이다. 가문의 명예를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더 이상 크로워드가는 존재하지 못 할것이다. "떠나자 에를린,,이 곳은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야..." 모두 버리고 떠나자,,궁정마도사의 지위도,,가문의 재산도,,,명예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고 테롤드는 가문을 떠났다. 당황하는 크로워드가문의 어른들,,,당황하는 카르셀궁정인사들,,, 아들과 어미가 동시에 사라졌고 그들은 예전부터 불명예스러운 소문을 안고 있었다. 이들의 행동은 그 소문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은가? 소문은 점점 퍼져만 갔다. 크로워드가문은 극구 소문을 부인했고 궁성의 마도사들도 그럴리 없다고 떠들 어댔다. 그들이 아는 테롤드란 인물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조그마한 오두막, 그 속에서 난로속에 가끔 땔감을 던져넣으며 조용히 아기를 달래고 있는 한 여인과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이제는 아버지가 된 청년이 의자에 기대어 나무조각들을 깍으며 중얼거렸다. "그들에겐 미안하지만,,," 테롤드는 깍다만 나무조각들을 이리저리 들어보았다. 어째 사슴을 만들려 했는 데 개처럼 되버린거 같다..아예 뿔을 잘라버리고 개라고 우겨볼까?? 테롤드는 피식 웃으며 다시 나무조각에 칼을 가져다 대었다. ",,,지금이 제일 편하군..." 오랜만에 맛보는 평온이었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갔다. 청년은 늙었고 아이들은 장성했다. 아기였던 아이들이 소년이 되고 소년이었던 아이들이 어느새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고 또한 젊었다. 테롤드는 늙었고 그녀는 젊다. 또한 그녀의 아들들 또한 젊고 아름답다. 테롤드는 그녀가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녀는 그녀의 아들인 테롤드,그 자신과 관계를 맺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테롤드의 아들과 또 그런 짓을 반복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단 말인 가? 그 생각은 추측에서 의심으로 의심에서 확신으로 굳어져갔고,, "테롤드? 왜 그렇게 울어요?" 오두막 언저리에서 빨래를 하던 에를린이 두눈 가득 눈물을 흘리며 그녀에게 로 다가오는 테롤드를 보며 의아해했고 그는 대답했다. "우리,,아이가,,아이가..." 테롤드는 울먹거리며 띄엄띄엄 이야기를 시작했다. 귀여운 우리 아들들과 사 냥을 나갔다가 잠시 눈돌리는 사이에 그들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자신은 마도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구하지 못했다고,,,아이들의 시체를 보기 두려워 그냥 뛰어왔노라고 그는 울부짖었다. "슬퍼말아요 테롤드..아이는 또 낳으면 돼요. 당신이 무사하다면 저는 만족 해요.." 그녀는 슬픈 표정을 하면서도 오히려 테롤드를 위로했고 곧 아이들의 시체를 찾아 절벽으로 가자고 했다. 그들은 장례를 치루었고 테롤드는 안심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믿는것 같았다. 테롤드의 찬란했던 금발머리가 어느덧 새하얗게 변해갔다. 그리고 여인은 여전히 젊고 아름다웠다. 테롤드는 생각했다. 그녀는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니,,인간이 아닐것이다... 아니..틀림없이 그녀는 인간이 아니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테롤드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를 잃기 싫었다. 그가 늙어가고 언젠가 죽는다면 그녀는 그의 곁을 떠나 다른 남자에게 갈지고 모른다. 테롤드는 두려웠고 영원히 그녀와 함께있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금단의 마법에 손을 대었고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후두둑, 후두둑 굵은 빗방울들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빗줄기가 굵어졌고 어느새 폭우로 변해버렸다. 서서히 바람이 거세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돛 대를 휘감아 오르며 사방으로 휘몰아친다. 검은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뇌성이 울려퍼진다. 배가 사방으로 요동치기 시작한다. "돛을 내려라!" "거기! 제대로 얽매! 끌러지지 않게!" 갑판 위가 요란했다. 쏟아지는 장대비가 갑판을 때렸고 그 사이로 분주한 발자 국 소리와 시끄러운 목소리가 바람소리에 휘감겨서 선실안까지 울려퍼졌다. "괜찮을까요..으윽.." 선실 안쪽에 몸을 의지한 세틴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들 안 색이 창백하다. 배가 심하게 요동칠때마다 그들은 쓸려가지 않기 위해 몸을 고정 시켜야했고 그것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다른 분들은 괜찮을까...으악!" 또다시 선실이 뒤흔들렸고 세틴과 유나 그리고 피트는 제각기 주변의 고정물을 붙잡고 몸을 지탱했다. 세틴이 하다 만 질문에 피트는 고개만 끄덕임으로써 답 변을 했다. 다른 선실에 묶고 있으니 성기사일행들이 어찌 되었는지 피트가 알 리는 없지만 뭐 자신들도 이렇게 잘 버티는데 그들이 못 버틸 이유는 없지 않 겠는가? 과연 잘 버틴다고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세틴이나 유나나 피트나, 지금 안색이 시퍼렇게 변해서 진동이 올때마다 그저 몸 을 가누는데에만 전력을 쏟고 있었다. 또 다시 파도에 배가 밀리우고 이번엔 제 법 크게 요동을 친다. "으갸아아~~!" 쿵! "아야야..." 남들 열심히 몸 지탱하고 있을 동안 멍청히 앉아있었던 덕분에 아린은 선실을 날아올라 화려하게 한쪽 벽에 착륙을 시도했고 당연하게도 비명을 지르며 나뒹 그러졌다. 많이 아픈 모양인지 머리를 움켜쥐고 울상인 아린을 보며 세틴이 고 함을 질렀다. "야 아린! 이 바보야! 빨리 아무거나 붙잡아!" "응!" 꼬오오옥~~~ ".......얌마, 내 다리말고...딴 거 잡아....." 자신의 오른다리에 엉겨붙어있은 채 양손을 꼬옥 잡고 있는 아린에게 세틴이 어이없어하며 말을 건넸고, 그래서 아린은 멎적어 하며 손을 놓았다. 그순간 또다시 선실이 좌우로 크게 흔들렸고 또 아린의 몸이 튕겨지듯 날아올랐다. "으헥!" 그러나 이번에는 아까처럼 머리를 찧지 않은 아린이었다. 물론 아린이 절세의 운동신경이 있어서 낙법을 했다느니 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아린의 허리춤 은 한 가느다란 여인의 손이 굳게 잡고 있었다. "아...고마워요 아리아." 세틴의 지고한 노력덕분인가,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무려 감사를 표할 정도 로 예의가 향상된 아린이었다. 그러나 아리아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대신 피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상황, 위험한가요?" 아리아는 현재 매우 안정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한쪽팔로 단지 기둥 하나 를 붙잡고 있을 뿐인 그녀지만 완력이 워낙 엄청나다보니 몸을 가누는데 부족 함이 없는 것이다. 한손엔 기둥을 한손엔 아린을 대롱대롱 들고 있는 아리아 를 보며 피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그...글쎄요. 그건 선장한테 물어봐야...." 원래 바다의 폭풍우란 것이 이렇게 대단한 것인지, 아니면 오늘따라 이들이 재수가 없었던 건지... 뭐 아까 다녀간 선장이 창백한 얼굴로 안심하라며 떠듬거리는 걸 볼때 보통의 흔한 폭풍우는 아닌 듯 싶지만 그래도 피트로써 는 확언할수 없는 대답이다. 아무말이 없이 아린을 바닥에 내려놓는 아리아대신 세틴이 눈쌀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폭풍우.. 오래 갈지도 모르겠군요." 아린은 인상을 썼다. 아까까지는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안 재미있다. 자꾸 흔들리니 균형잡기도 힘들다. 비록 뿌리박힌 기둥처럼 굳건한 아리아의 팔뚝을 붙잡고 있기는 해도 말이다. 처음 몇번은 신기했지만 이제는 배에서 내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아린이었다. 아린의 마음속에 매우 매력적인 제 안이 떠올라 그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내려버릴까?' 내려버리면 된다. 내리면 이런 고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뭐 지금 주위에서 휘청대는 세틴이며 유나들이 그걸 몰라서 저러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 린 본인은 내려도 별 상관이 없지 않은가? "세틴, 나 잠깐만 나갔다 올께!" "엥? 야 아린 어딜 나...야! 아린!" 세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린은 아리아의 팔목을 놓고는 대뜸 선실문을 향 해뛰어갔고 그 모습에 세틴이 화들짝 놀라서 소리쳤다. "아린! 저게 미쳤나! 나가긴 어딜 나가!!" 선실문을 박차고 나가는 아린을 보며 세틴이 황급히 뒤를 ?았다. 그순간 또 다시 세틴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꽤나 강하게 강타당했는지 선실전체가 뒤흔들 렸고 세틴은 주르륵 바닥으로 굴러버렸다. "아윽! 아린 저 바보가...." 선실벽에 어깨를 세게 부씌힌 세틴이 눈쌀을 찌푸리며 다시 몸을 일으켰고 그 런 세틴에게 아리아가 말을 건넸다. "제가 데리고 오지요." 말을 마치며 그녀의 몸이 선실쪽으로 내달려졌다. 아프다. 아파죽겠다. 선실복도를 나가는 중에도 천정이며 바닥이며 양쪽 벽에 무수히 몸을 들이받은 아린이었다. 덕분에 전신이 욱씬거린다. 아린의 눈은 이 미 반쯤 풀려있었다. "에고고 삭신이야...일단 내리자, 내려." 갑판문을 열자 전신을 때리는 거친 장대비가 아린을 환영했다. "우악! 비 엄청 오네." 비뿐만이 아니라 바람역시 보통 거센게 아니었고 그래서 아린은 휘청거리며 난간을 향해 걷고 있었다. 거친 빗줄기가 시야를 가렸고 그래서 아린은 손을 더듬어가면서 난간에 도달했다. 아린은 밑을 내려다보았다. 저 아래로 검푸른 물결이 거칠게 요동치는 것이 보였다. 빠지면 최소한 사망 일 것이다. 만약 인간이라면 말이다. "타고난 족속의 형체여...." 아린의 입에서 조용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비에 젖은 그의 붉은 머리결이 마치 한 폭의 비단처럼 어둠속에서도 빛났고 그 모습은 갑판 근처에서 밧줄을 동여매고 있던 선원의 눈에도 들어왔다. 선원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이봐! 아가씨! 거기서 뭐해요! 위험해요!" 선원의 눈에 비친 것은 한 붉은머리소녀가 배가장자리에서 신형을 앞으로 기울 이는 것이었고 그는 화들짝 놀래 하던 일을 내팽겨친 채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너무 늦은 것이었을까? 휘몰아치는 푹풍우와 거센 파도사이로 소녀의 몸이 빠져들어갔다. "으악!" 선원은 경악하며 그 소녀가 빠진 바다로 고개를 내밀었다. 이미 검푸른 물결이 그녀를 집어삼킨 지 오래였다. 요란하게 때려대는 굵은 빗줄기와 이따금 터져나 오는 뇌성으로 선원의 귀가 멍멍해졌고 그래서 그는 그 소녀가 마지막으로 외친 소리를 미처 듣지 못했다. "[폴리모프 셀프]!" 파도가 그의 몸을 집어삼키기 직전 아린의 입에서는 외마디 외침이 터져나왔고 지금 아린은 느긋하게 바닷속 광경을 관찰중이었다. 제 아무리 푹풍우가 휘몰아 치고 파도가 높이 인들 아린이 빠져있는 이곳 바다속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후아~편하당~~이제 좀 살겠네. 나중에 비 그치면 다시 올라가야지.' 아린은 얼른 명룡도를 주워서 자신의 비늘 사이에다가 끼운 뒤 그의 거대한 날개 를 서서히 펼치기 시작했다. 거대한 붉은 드래곤이 물살을 가르며 서서히 나아갔 고 그 모습에 바닷생물들은 모두 자리를 피하느라 급급이었다. `룰루~ 헤엄은 처음 해보는 건데...음 잘 되네?' 드래곤의 몸은 원래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그래서 아린은 처음으로 해보는 헤엄 이었지만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나아갈 수 있었다. 두 날개는 지느러미가 되고 네 발은 스크류가 꼬리는 방향키가 된다. 물론 인간의 눈으로 보면 개헤엄이나 드래곤헤엄이나 거기서 거기겠지만 아린은 나름대로 자신이 우아하게 헤엄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주위를 몇번 선회하던 아린이 문득 고개를 들어 수면 위를 쳐다보았다. 그 거대하던 배가 이젠 조그맣게 밑창만 보일뿐이었다. `근데 얼마나 오래 저러고 있을려나?' 원한다면 한두시간정도는 숨 안쉬고 충분히 견딜수 있는 드래곤의 육체이니만큼 아린은 느긋하게 수면을 바라보며 물속을 유영하고 있었다. 역시 바다밑은 편하 다 "아린이 틀림없나요?" "이름은 모르지만 붉은 긴머리의 굉장히 아름다운 소녀였소.갑자기 바다로 뛰 어들었는데....왜 그런 건지..." 쏟아지는 빗소리로 인해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선원은 떠듬거리며 비통 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눈앞에서 아리따운 소녀(?)가 자살을 했으니 비통하 기도 하리라. 선원의 말에 아리아는 그녀의 발치에 펼쳐진 검푸른 바다를 바라 보았다. 선원의 말에 의하면 이곳으로 퐁당! 했다는 것이었다. 비통한 선원의 표정과는 달리 아리아는 아무 표정없이 단지 한 마디만을 중얼 거렸을 뿐이었다. "찾아야겠군요." 아리아는 거리낌없이 뛰어들었고 그래서 선원은 다시 한번 경악할 수밖에 없 었다. "으악! 미친...등에 그런 무식한 칼을 매달고..." 그때 갑판문이 삐꺼덕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렸고 흠뻑 젖은 세틴이 입만 떡 벌리고 있는 선원을 향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봐요! 무슨 일이예요? 우리 일행 본적 없습니까?" 왜 본적이 없겠는가? 방금 두 명이나 보지 않았던 그가 아닌가? 선원은 얼빠진 표정으로 그저 요동치는 바다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뿐이었다. 아래로,아래로. 아리아는 바다속 깊숙이 빠져들고 있었다. 등에 짊어진 그녀의 무식한 쇳덩어리 덕분에 그녀는 빠른 속도로 빠져들고 있었고 곧 그런 그녀의 눈에 거대한 붉은 물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두운 바다속 한가운데를 붉게 물들이는 거대한 물체. 상선 하나를 뒤덮을만 한 거대한 2장의 날개를 유유히 움직여가면서 물밑을 맴돌고 있는 그것은 아 리아가 예전에 본 적이 있는 그것이었다. `붉은 드래곤...아린인가.' 점차 붉은 물체가 커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아리아의 눈앞을 가득메웠다. 비늘 한장 한장이 식별될 정도로 가까워지자 아리아는 등에 멘 검을 뽑아들고는 검에 마나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검날에 빛나는 문자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 고 곧 아리아의 대검이 물속 한복판을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다. 레비테이션의 마법을 건 것이리라. 아리아는 검에 몸을 의지한 채 다시 주문의 발동을 시작했다. `{아린. 괜찮은가요?}' 의식을 전달하는 고대의 마법중의 하나 5서클 [켈리미네트], 의식과 의식을 연결해주는 이 마법이 아리아의 의미를 아린에게 직접 전달했고 아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했다. `{어라? 아리아? 근데 왜 머리속에서 목소리가 울리지?}' `{마법입니다. 나를 의식하고 뜻을 전달하고자 하면 대화를 나눌수 있어요}' 레드 드래곤의 거대한 머리가 물살을 가르며 돌아갔다. `{아? 거기있구나.어라? 그러고보니 난줄 어떻게 알았지?나 지금 본체인데?}' 자신을 응시하는 거대한 붉은 눈동자의 모습에 아리아가 잠시 멈칫하긴 했지 만 그녀는 곧 표정을 굳혔다. 아린에게 전달하는 아리아의 의식속의 목소리가 조용하지만 또렷하게 아린의 머리로 전달되었다. `{저도 유나와 같이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리아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아린. 왜 본체로 돌아갔죠? 다친 곳이라도?}' 레드드래곤의 머리가 까닥거렸고 그 여파로 흙먼지가 뭉게뭉게 일었다. `{아뇨. 왜요?}' 아린의 대답에 아리아가 말없이 아린을 빤히 쳐다보았고 아린이 우물쭈물하며 말을 이었다. `{무슨 일 있어요?}' `{없어요.}' `{근데 왜 내려왔어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직히 답했다. `{걱정되니까.}' 아린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자긴 분명히 나간다고 얘기 하고 나가지 않았는 가? 근데 왜 걱정을 한다는 걸까? 게다가 아리아의 표정은 아무리 봐도 걱정 하는 표정이 아니다. 자신을 올려보는 무감각해보이는 그녀의 시선에 아린은 그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걱정이요? 나를? 왜요?}' 아리아의 눈초리가 조금 올라갔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 역시 죽게되요. 걱정을 안 할수 있겠 어요?}' 보통때와는 달리 말이 많아진 아리아의 모습에 아린은 조금 당황했다. 아린 은 머뭇거리며 아리아에게 말했다. `{저...무슨 소린지는 모르지만, 내 정체를 안다면서요? 근데 왜?}' 아리아의 얼굴이 다시 쌀쌀하게 변했다. `{뭐..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해두죠.}' 아리아의 말에 아린이 그 거대한 앞발을 들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인간일때 의 행동이 지금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아린이 조금 아리송한 목소리로 중얼거 렸다. `{쓸데없으면 걱정할 필요 없는 거 아닌가?}' 아리아가 서서히 헤엄을 쳐 아린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고 아린은 자신의 앞발 을 들어 아리아에게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자신의 한 손에 꼭 잡힐 정도로 작 아진 채 자신의 손가락 사이를 헤엄치는 그녀를 보니 왠지 우습다는 생각이 드는 아린. `{아린? 내 말 들어요?}' 잠시 딴 생각 하느라 못들은 아린. `{엥? 아..무슨 말 했는데요?}' `{앞으로도 이럴 것인지를 물었어요.}' 아린은 자신의 검지손가락을 부여잡고 있는 아리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뭘...앞으로 이래요?}'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늘같은 행동.}' `{오늘같은 행동이 어떤데요?}' `{남에게 걱정을 끼치는 행동}' 아린이 머쓱해하며 물었다. `{걱정을 끼쳤나요?}' 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아린이 다시 물었다. `{나를 걱정했나요? 왜요? 나한테 무슨 일이 없을 거란 건 알고 있잖아요? 세틴이라면 몰라도 아리아는 내가 드래곤이라는 걸 안다면서요? 근데 왜 걱정을 해요?}' `{몰라서 묻나요?}' 아린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모르겠는데요?}' 아리아는 몸을 날렸다. 숨이 가빠오지만 어차피 조금 괴롭기만 할뿐 별로 지장 이 없는 그녀였고 아리아는 어느새 아린의 콧잔등에 앉아있었다. `{나중에 알게 될거예요.}' `{........}' 모를 소리로다. 아린이 계속 의미파악에 신경을 쓰는 동안 아리아는 아린의 콧 잔등을 쓰다듬으며 말을 잇고 있었다. `{아린은 순수하군요. 선하다고 할수는 없지만...원래 당신들은 그런가요?}' 아린은 자신의 눈앞을 가득 메운 이 조그마한 인간여자를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그녀는 미소짓고 있었다. `{아리아도...웃을 줄 아네요.}' 그것은 슬퍼보이는 미소였다. `{지금은...웃을 수 있지요. 아린이 곁에 있으니까. 잠시나마 편해질 수 있겠 지요. 지금은...}' `{???}' 무슨 소린가??? 그러나 아리아는 아린의 언어이해능력을 그다지 고려해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 었다.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고 있었다. `{아린이 있는 한, 난 살아갈수 있으니까...}' `{거참 아까부터 무슨 소리예요?}' 아리아가 문득 수면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바다는 요동치고 있었다. 잠시 수면을 바라보던 그녀는 다시 아린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아린. 당신의 피가 필요해요.}' `{에엥?}' 화들짝 놀라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가 말을 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레드 드래곤의 피,,이겠죠. 난 실패작이고 그래서 당신의 피가 필요해요.}' 무슨 소린가? 아리아는 흡혈귀라도 되는건가? 근데 왜 드래곤의 피를? 입이 고급이라서 그런가? 등등의 상상을 하고 있는 아린에게 아리아가 다시 말을 건넸다. `{아린. 제가 피를 달라고 하면 주실건가요?}' 앞뒤 설명도 없이 피내놔! 하는 아리아의 태도에 아린이 의심을 품는 건 어 찌보면 당연한 행동일 것이다. `{네엥? 그게..설마 그거 주면 나도 흡혈귀가 된다거나 뭐 이런건 아니겠 죠?}' 아리아가 까르르 웃기 시작했다. 재미있다는 듯이..비록 바다속이라서 웃음 소리를 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감정은 고스란히 아린에게 전달되었다. `{꺄하하..그럴리가요. 제가 직접 빨아먹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빨이 들어 가지도 않을텐데...}' 우습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아리아는 천천히 아린의 콧잔등 위에 엎드리고 는 아린의 두 눈을 정면으로 보고 있었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그녀의 태도에 아린은 당황했다. `{아리아... 맞아요?}' 아리아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쪽이 진짜에요.}' `{근데 왜 지금까진...?}' 자신의 콧잔등에 누운 채 두 다리를 까닥거리는 아리아의 모습은 아린에게는 생소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고 황당한 나머지 그 커다란 두눈만을 껌벅이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가 재촉하는 듯이 말을 건넸다. `{피 줄거예요? 안 줄거예요?}' 아린이 삐질거리며 물었다. `{아무 일 없는거죠?}' `{없어요 없어!}' `{그럼...줄께요. 쬐금만이예요.}' 아린의 대답이 떨어졌고 아리아는 웃었다. `{고마와요...}' 그 대답과 함께, 미소를 띄운 그녀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린의 콧잔등에 엎드린 채 고개를 숙였다. 간간히 어깨를 들썩였을 뿐 소리도 나지 않고 별다른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아린은 그 녀가 왜 그러는지 알수 있었다. 의식의 마법은 연결이 되어있었고 그래서 아린 은 그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아..리아?}' 아린은 눈앞에서 어깨를 들썩이고 있는 조그마한 여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우..는 거예요?}' 그녀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그래서 아린은 조용히 기다렸다. 그녀의 감정은 여전히 아린에게 전달되고 있었고 그래서 아린은 잠자코 있는 수밖에 없었 다. 그녀의 상념은 온갖 감정의 파편이 되어 아린의 가슴에 내리꽃히고 있 었고 아린은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단지 하나만을 계속 되풀이해서 중얼거 리고 있었다. `돌아가고 싶어...그때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순간, 흐느끼던 아리아의 왼쪽 어깨죽지가 길게 찢어지며 붉은 선혈을 수중에 뭉게뭉게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눈앞을 가득 메 우는 붉은 안개에 아린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아리아!}' 아리아가 일그러진 얼굴을 들었다. 바다속이라서 눈물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표정은 분명히 울고싶어하는 표정이었다. 그녀의 의식이 아린의 머리속으로 전달되었다. `{난.. 마음껏 울수조차 없군요.}' `{아리아, 어깨에서 피 나와요.}' 화들짝 놀란 아린의 태도에 아리아가 씁쓸하게 웃었다. `{부서지는 거에요.}' `{네에?}' 아리아는 눈을 감았다. `{대마도사 가스터의 실패작. 육신과 정신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폐기처분될 운명인 나예요. 원래 마법적 합성으로써 이루어진 생물이기때문에 나에게 는 금기 사항이 있지요.}' `{금기 사항?}' 아리아의 말은 이어지고 있었다. `{감정을 가져서는 안된다. 정확히 말해서는 감정을 표출해서는 안된다. 맞 지않는 육신을 지닌 나는 감정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컨트롤할 만큼 정교하 지가 않아요. 그래서 실패작이고요. 지금까지처럼 겉으로 표출을 하질 않 는다 해도...난 결국 인간. 완전히 감정을 없애지 못하는 이상 점점 육신 은 붕괴되는 거죠.}' 아린은 단지 두 눈을 껌뻑거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 아무래도 아린에겐 너무 어려웠던 이야기인 모양이다. 아리아는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는 저 거대한 붉은 드래곤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붉은 안개가 그녀의 주 위를 돌며 그녀의 미소를 가렸다. 그녀의 살갖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갈라졌 고 그녀는 마치 홍무에 둘러쌓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이유는 모르지만 당신의 피는 부서지는 제 육신을 바로 잡아주더군 요.}' 아리아의 눈꼬리가 길게 찢어지며 붉게 물들었다. 양옆으로 길게 늘어지는 그 핏줄기가 마치 눈물처럼 보인다는 생각이 든 아린이었다. `{이대로 놔두면 아마 나는 산산조각나겠지요.}' 점점 아리아를 둘러쌓는 붉은 안개의 농도가 짙어졌고 그녀의 몸이 가리워지기 시작했다. 그 의미는 그녀의 육체가 점점 붕괴되고 있다는 것, 아린이 다급히 물었다. `{그..그럼 피만 주면 돼요?}' 아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아린은 다시한번 물었다. `{어..얼마나요?}' `{내 몸을 적실만큼...}' 눈 앞의 조그마한 여인의 몸을 적실만큼의 피, 드래곤인 아린에게는 정말 극 소량에 불과했고 그래서 아린은 생각했다. `헤? 뭐 손끝만 조금 따면 되겠네?' 아린은 자신의 앞발을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 앞발을 길게 긋기 시작했다. `우잇! 아프당!' 엄살이 심한 아린이었지만 왠지 지금은 그런 엄살따위 피우고 싶지 않은 기분 이었다. 이대로 계속 아리아에게서 저 이상한 감정을 전달받고 싶지는 않다. 빨리 그녀를 원래대로 만들어주고 싶다. 곧 붉은 핏줄기가 바다속을 붉게 수놓았다. 서서히 번져가는 홍무사이로 아 리아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던졌다. `{고마와요 아린.}' 홍무는 아리아의 몸을 집어삼켰다. 붉게 비추어보이는 아리아의 찢기워진 피부 가 서서히 아물어갔다. 어느새 홍무는 사그러지고 그곳에는 눈을 감고있는 한 여인만의 모습만 남아있었다. 조용한 그녀의 태도에 아린이 머뭇거리면서 질문 을 던졌다. `{괜찮아요 아리아?}' 여인의 두 눈이 뜨였고 그녀의 입에서 무뚝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올라가요 아린. 세틴씨가 걱정하고 있을겁니다.}' 그녀의 눈은 더이상 감정을 담고 있지 않았다. 쾅! "암초다!" "무슨 소리하는거야! 이 해역에는 암초가 없어!" 선원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가득 어렸고 그 모습에 갑판 위를 우르르 도열한 세 틴 일행역시 낭패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진 동이 배 전체를 업습했고 묵직한 굉음이 울려퍼지더니 곧 배가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갑판 위로 뛰어올라온 선원 하나가 창백한 얼굴로 외쳤다. "좌측 후미 크게 파손! 수리할 수가 없습니다!" 선장의 얼굴에 절망감이 어렸다. 배를 포기해야 하는 그 심정을 누가 이해할수 있으랴. 하지만 곧 그는 정신을 차렸고 재빨리 지시를 내렸다. "선객들을 피신시키고 보트를 내려라!" 그러자 선원한명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파도가 너무 거셉니다! 금방 뒤집힐 거예요!" "그럼 어쩌란 말인가? 곧 이 배는 가라앉을텐데!" 우왕좌왕하는 선원들을 보며 눈쌀을 찌푸리던 피트가 세틴을 향해 고함을 질 렀다. "세틴씨! 아린과 아리아씨는?" 쏟아지는 폭우속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세틴이 간신히 대답을 던졌다. "모르겠어요! 바다에 빠졌을 수도..." 순간 하늘이 뒤집어졌다. "푸어헉.." 세틴은 고개를 쳐들었다. 입안 가득히 짠내가 진동을 했다. 세틴은 닥치는대로 손에 잡히는 나무판자를 움켜쥔 채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온통 검푸른 바다뿐이었고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세틴은 있는 힘껏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이봐요 유나양! 피트씨!" 휘몰아치는 파도 저편에서 저만치서 가느다랗게 음성이 들려왔다. "여기에요!" 유나가 허우적대며 세틴에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세틴은 한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수영을 할줄 모른다. "아..." 세틴은 판자를 움켜쥔 채 발을 놀려 그쪽으로 다가가려했다. 그러나 세틴 역시 헤엄이라곤 어릴 적 강가에서 조금 해본 것이 전부였고 이런 거친 파도가 이는 바다 한복판에서 그런 경험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믿을 건 오로지 손아 귀에 굳게 쥐어진 나무판자뿐. "크으윽..." 세틴은 있는 힘껏 발을 놀렸고 결국 그녀 근처로 가 유나의 손을 잡았다. 그녀 의 두손을 판자 위에 걸치게 하고서 세틴은 유나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봐요! 유나양! 정신차려요!" 유나가 힘없이 두 눈을 뜨고는 세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 지만 아직 여유를 잃지는 않은 듯 했다. "안 죽었으니 좀 조용히 해줘요..." 여유를 잃지않았다기보다는 억지로 여유를 가지려는 모습, 유나는 이미 판자를 쥘 정도의 힘조차 없는 듯 했고 세틴은 유나의 허리를 부둥켜 안고는 다시 판자 를 굳게 쥐었다. 이런 상황에서 허리 좀 안았다고 난동부릴 바보같은 여자는 아 니었는지 유나는 아무 말없이 세틴에게 안기었고 둘은 파도에 몸을 실은 채 주위 를 둘러보았다. "침몰한 걸까요?" 흠뻑 젖은 머리칼을 힘없이 쓸어올리며 유나가 물었고 세틴은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얼마나 배와 멀어졌는지 도저히 알수가 없다.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이 라고는 끊없이 쏟아지는 빗줄기와 검은 구름들 그리고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시꺼먼 바다. "그..글쎄요." 세틴이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려는 순간 거센 파도가 그들을 덥쳤다. "우앗! 세틴씨! 뒤를!" 유나가 창백해진 표정으로 손가락질을 했고 세틴은 다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들이 한때 타고있었던 그 상선이 길게 쪼개진 채 파도에 휩쓸려 자신들을 덥치고 있었다. 빠르게 후려쳐들어오는 거대한 돛대의 모습, 세틴은 짧게 욕 설을 내뱉었다. "제기랄!" "꺄아아악!" 그들의 눈앞을 빠르게 쓰러져오는 거대한 나무기둥의 모습에 유나는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꼭 감았다. 여기서 죽는 건가라는 생각이 유나의 머리를 스치 면서 뭔가 육중한 진동이 유나를 덮쳤다. 하지만 유나는 무사했고 그녀는 의아해하며 눈을 살며시 떴다. "도대체..." 유나의 눈에 비추어진 것은 자신을 감싸고 있는 세틴의 모습이었다. 그녀를 감싸안은 세틴이 입에서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고 그의 등 부분은 완전 히 피로 물들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된 것인지 유나가 모를리가 없다. "크윽..괘...괜찮나요 유나양...큭." 세틴이 피를 토했고 유나의 가슴자락이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곧 씨겨져갔다. 유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봐요! 세틴씨 괜찮아요? 왜 이런 짓을..." 세틴의 눈이 힘없이 감기기 시작했고 그의 목소리가 점점 조그맣게 줄어들었다. "남자라면..이..럴땐 여성을 보호해야..." 세틴은 미처 말을 맺질 못하고 기절했고 유나는 재빨리 그런 그를 안고는 몸을 의지하고 있던 나무판자를 굳게 쥐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다시 생겼는지는 유 나 자신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파도에 휘말리면서도 결코 판자를 놓지 않고 있 었다. 몰살에 휩쓸려면서도 유나의 입가에는 어이없는 미소가 어렸다. `바보, 꼴에 남자라고 폼잡기는....' 세틴을 바라보는 유나의 얼굴에 홍조가 어렸다. `하지만...남자한테 보호받는 거...기분은 좋구나 역시.' 순간 거대한 파도가 또다시 그들을 덮쳤고 유나는 몰살에 휩쌓였다. 거대한 흡인력이 자신을 끌어당기는 듯한 그 느낌에 유나는 더더욱 판자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딴 생각 할때가 아냐 유나. 이걸 놓지 않는 일만 생각하자....' "아야야야~~~" 아린은 앞발로 자신의 머리를 부둥켜안고는 물속에 동동 떠다니고 있었다. 그 거대한 몸체가 꼬리를 말고는 둥실둥실 떠다니는 모습은 꽤나 우스운 광경 이었지만 아리아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아린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리아는 잠시 수면위를 쳐다보고는 다시 아린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많이 아파요?}' `{당연히 아프지! 우씨..}' 아린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머리를 강타함으로써 그에게 고통을 주고 이렇게 낑낑대게 만든 그 물체를 힐끗 째려보았다. 아린이 뾰루퉁하게 중얼거렸다. `{난 잘못 없어. 저게 갑자기 부씌힌거야...}' 이미 배는 거의 부숴져있었고 수면 군데군데 희미한 점처럼 나무조각들과 몇 몇 인간들만이 떠다니고 있었다. 아린은 머리를 쓰다듬다가 문득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고보니 저 배에는 세틴 일행이 타고 있지 않은가? `{큰일났네? 배 가라앉는다. 어쩌지 아리아?}' 아리아는 차갑게 대답했다. `{일단 일행은 구해야겠죠.}' 아린이 재빨리 날개짓을 시작했고 그의 거대한 붉은 신체가 빠르게 상승했다. 곧 거대한 물기둥과 함께 붉은 각질의 드래곤의 모습이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 내었다. 칠흙같은 어두움 속에서 갑자기 ?아오른 붉은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 . 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광경인가? "으악! 괴물이다!" 아린은 자신의 머리위에서 울려퍼지는 비명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덕분에 뭔가가 아래로 떨어졌다. 퐁당! "???" 아린이 미처 확인하기도 전에 그것은 물속으로 사라졌다. 아마도 승객의 일부였 으리라. 아린은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신의 콧잔등 위에 서있는 아리아에 게 말을 걸었다. "아리아! 세틴이랑 유나 좀 찾아봐요." "찾고 있습니다." 아리아는 쌀쌀하게 대답했다. 하긴 아리아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쌀쌀맞을 것 이다. 머리로 배를 들이받아 침몰시킨 장본인한테 누군들 친절하게 웃을 수가 있겠는가? "저근처에 성기사들 일행이 있군요." 아리아가 어느 곳을 손가락질 했고 그녀의 말에 아린이 신경질을 냈다. "세틴 찾으랬더니 저 사람들은 왜 찾아요?" "...." 순간 아린의 눈에 작은 물체가 들어왔다. 예전에도 서술했다시피 드래곤의 눈은 좋아도 보통 좋은게 아닌지라 아린은 그것의 정체를 곧 알아챌 수 있었다. 판자 한에 매달려 있는 힘껏 몸을 띄우려하는 자그마한 소녀, 새하얀 로브를 입 고서 옆에 검은 머리의 소년을 끼운 그녀는,,, "유나! 세틴! 아리아 찾았어. 저기야!" 곧 아린은 물살을 가르며 거칠게 그곳을 향해 헤엄쳐갔다. 또다시 큰 파도가 일 어났고 아마도 이 파도로 인해 멀쩡히 살아있던 승객들도 대다수 죽었으리라. 자신도 모르는 새에 악룡 카르세아린의 이름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는 아린이 었다. "기절했군요." 세틴과 유나를 건져올린 아리아가 아린에게 말했다. 현재 아리아는 아린의 콧잔 등이 아닌 앞발에 앉아있었다. 아무래도 눈앞에서 뭐가 왔다갔다 하니까 신경거 슬리는 아린이었던 것이다. "그래? 둘다 살아있지?" 아린이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고 아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린의 두 날개가 수면을 박차고 드넓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럼 날아올라볼까!" 그때 아린의 눈에 한 소년이 띄였다. 금발의 미소년사제, 피트였다. `아! 맞어 신관도 필요하지 참?' 잽싸게 피트역시 챙겨두는 아린이었다. 그리고 옆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옷보따 리 역시 빼놓지 않는 섬세함까지 보여준 아린의 모습은 이미 일류살림꾼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챙길거 다 챙겼고. 이젠 진짜 가자." 더부룩한 아랫배를 미덕으로 삼는 육지의 드래곤과는 달리 샤프한 몸매선을 자랑하는 블루일족, 물론 육지의 드래곤들은 대꼬챙이같다느니 날개달린 지 렁이같다느니 하는 몰상식한 소리를 해대지만 올해로 4500살이 넘은 블루드 래곤 아르키어드는 전혀 그런 소리를 개의치 않았다. 자기네들이 뚱뚱하니까 이 날렵한 몸매를 부러워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확실히 그의 몸은 바다가 아닌 육지나 허공에서는 바다에 비해 운신에 불편함이 많았고 그래서 그는 거의 바다를 떠나지 않았다. 드래곤의 육신일 때는 말이다. `폭풍우로군' 아르키어드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틀면서 바다속을 유영하고 있었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는 화려하다. 수면 가득 펼쳐진 그 기하학적인 모습은 한폭 의 장대한 그림이었고 아르키어드는 그 모습을 보기를 즐겼다. 그래서 폭풍우가 칠때마다 꼭꼭 챙겨서 구경을 나오는 아르키어드였다. 물론 가끔가다가 인간들이 그의 모습을 보고는 용신의 노여움을 풀어야 한다느 니 하면서 멀쩡한 처녀들을 홀랑홀랑 집어던지는 일이 있어서 그것들을 구출해 다가 자신의 레어로 돌아가 즐기는 맛도 꽤 삼삼한 재미가 있었고 아르키어드는 오늘도 상선 한척을 보고 즐거워하며 그곳으로 가는 중이었다. 굳이 잡으러 갈 필요도 없이 저쪽에서 알아서 처녀를 던져주니 얼마나 편한가? 그러나 오늘은 어째 일진이 안 좋은 모양이다. `엥? 배가 왜 부숴졌지?' 이 근처는 암초가 없어서 왠만한 폭풍우로는 배가 침몰하지 않는다. 인간들이 그렇게 쉽게 침몰할 배를 만들지는 않는데다가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히 잘 버티 던 배가 잠깐 한눈 팔다 와보니 박살이 나있는 것이다. 그로서는 실로 의문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흐으음..' 아르키어드는 주위를 둘러보았고 곧 그는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거대한 붉은 몸체, 자신의 동족 레드 일족의 모습. 단지 의아한 것은 왜 레드일 족이 이곳에 와있는가 하는 것. 아르키어드는 자신의 영역을 들어온 손님에게 주인된 대접을 하기 위해 서서히 몸을 날렸다. `얼마 안 크군.' 아르키어드는 그 레드드래곤에게 가까이 가면서 생각했다. 블루일족인 그에 비 해 레드이면서도 3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크기, 기껏해야 1000살 조금 넘은 젊 은 드래곤인 듯 했다. `다른 일족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군.' 그는 즐거워졌다. "누구의 아들이더냐?" "누구세요?" 주섬주섬 동료들을 챙기고는 이제 날아오르려는 아린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었고 아린은 의아해하면서 목소리의 주인공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아린은 흠쓺했다. 거대한 푸른 드래곤이 파도 사이를 넘나들며 그 거대한 머리를 아린에게 들이대 고 있었다. "아르키어드. 블루일족이다. 누구의 아들이더냐?" 아린은 눈 앞의 거대한 푸른 드래곤을 올려보았다. 선원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 아저씨가 아르키어드님이구나!" 아르키어드의 입가가 조금 비틀려 올라갔다. "내 질문은 언제쯤 답을 맞이하게 될까?" 폭풍속을 길게 가로지르는 웅장한 드래곤의 음성. 쏟아지는 비와 휘몰아치는 폭풍은 이 거대한 두 피조물앞에서 그 위용을 잃고 있었다. "아...아린. 아린인데요." "음 이름은 아린이구나. 하지만 내가 원했던 답은 아닌데." 아린은 그제야 아차 하면서 공손히 대답했다. "레드 웜 카르세니안의 자식, 카르세아린이라고 합니다." 아르키어드의 입에서 감회깊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카르세니안...그래 그 아이 성년식때 한번 본 기억이 나는군. 허허 그 아이 가 벌써 자손을 생산하여 이리도 키웠는가." 아르키어드는 유쾌해보였고 그래서 아린은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아린을 굽 어보던 아르키어드가 문득 아린의 손에 쥐어진 인간들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뭐냐 그건?" "아? 아, 제 동료들인데요." "그렇군. 한창 꿈을 꿀 나이지." 아르키어드는 피식 웃더니 서서히 그 거대한 육체를 바다속으로 가라앉히기 시 작했다. "그럼 내가 손님의 대접을 할 필요는 없겠군. 그대의 꿈속에 내가 파고들 이 유가 없지 않은가..." "네에?" 어리둥절해하는 아린을 보며 아르키어드가 말을 이었다. "즐겁게 지내길 바라네 젊은 동족이여. 음, 그래도 뭔가 해주긴 해야겠고.. 어찌 해줄까? 폭풍우라도 잠재워줄까?" "할수 있어요?" 아린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보자 아르키어드는 유쾌해졌다. "날씨변화의 마법은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지 않는가? 주인된 도리로써 길 을 마중하는 것 정도는 해야겠지." 아르키어드는 말을 마친 뒤 곧바로 하늘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단지 노려보았 을 뿐,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검게 물들여 요동치는 하늘은 그의 시선이 닿 자마자 곧 둥글게 갈라지며 찬란한 햇빛을 대양으로 내리꽂았다. 아린은 감탄의 눈빛으로 아르키어드를 바라보았다. "와아~~" 빗방울이 가늘어지더니 곧 비가 그쳤다. 둥글게 갈라지는 거대한 먹구름과 그 사이로 눈부신 태양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구름이 산산히 갈라지며 파도가 점점 그 기세를 잃어갔다. 파란 빛이 검은 빛을 몰아내고 하늘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거세게 불어오던 바 람은 어느새 소리없이 잠잠해졌다. 주문을 외우지도 않고 단지 의식만으로 이런 힘을 보이는 아르키어드의 모습에 아리아는 생각했다. `굉장하군. 아린과는 비교도 안돼네.' 아르키어드는 다시 시선을 아린에게로 돌리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 정도면 즐겁게 길을 떠날수 있겠지?" 실로 화창한 날씨였고 그래서 아린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뭐 드래곤이 밝게 웃 어봤자 뭐가 달라보이겠냐마는 드래곤끼리는 다 알아본다. "고맙습니다!" 아린은 힘차게 날개를 펼쳐 하늘을 날아오르기 시작했고 세차게 일어오르는 물 결을 피해 아르키어드는 바다속으로 서서히 몸을 담구었다. "잘 가거라. 카르세아린. 좋은 꿈 꾸길." 길고 거대한 푸른 드래곤이 그 가는 신체를 구불텅하게 꺽으며 물 밑을 천천 히 나아가고 있다. `흐으음' 아르키어드는 기분이 좋았다. 귀여운 동족을 만난 것도 그렇고 그 동족이 자 신이 아는 드래곤의 아이라는 것도 그를 유쾌하게 했다. 특히 레드답지 않은 그 공손함은 아르키어드로 하여금 친절을 베푼 것을 조금도 유감스럽지 않게 해주었다. 사실 레드일족한테는 친절을 베풀어봤자 제대로 감사의 인사한 마 디 듣기 어려운데 저 카르세아린이라는 드래곤은 뭔가 다른 것이다. `거참. 어미는 그렇게도 괄괄하던데 아들은 상당히 예의가 바르군.' 아르키어드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자신의 레어로 발길을 돌렸다. 뭐 배 가 박살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신경 쓸 필요거리도 안된다. `300년 전 레드의 새로운 아이가 태어났다고 떠들썩했던게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저 아이가 저렇게 컸다니..음..음...으응???' 흐뭇하게 미소를 짓던 아르키어드는 문득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가만...카르세니안의 아이는 300년 전에 태어났는데?' 300년 전에 태어난 아이가 어느새 1000살이 되어 그의 앞에 나타났다? `말이 안되잖아?' 당황한 아르키어드는 곰곰히 바다밑에 또아리를 틀고 지난 일을 되새겨보기 시작했다. `300년 전 카르세니안의 아들이 태어났고, 아들이름은 카르세아린이었고 그 아이는 당연히 300살일 꺼고 아까 그 녀석은 1000살은 되어보였다. 뭐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드래곤이 자신의 정체에 대해 감출리가 만무하다. 도무지 이유가 없으니까. 게다가 레드 일족 다 합쳐봤자 10명 안팍이고, 저렇게 젊은 드래곤은 아마도 카르세니안과 결혼한 그 1500살짜리 레드드래곤 외에는 절대 기억이 나질 않 았다. 그리고 그 드래곤 지금은 2000살이 다 되어갈텐데..... `뭐지 그럼. 아까 그 놈은?' "......." "세틴! 정신이 들어?" 세틴은 두 눈을 조용히 떴다. 햇살에 눈이 부시다. 눈부신 햇살 사이로 흐릿 하게 일그러진 무엇인가가 비춰온다. 누군가가 그를 붙잡고 흔들며 말을 걸고 있다. 귀에 익은 목소리. "아...린?" 일그러진 그 형체는 점점 안정된 모습으로 변해갔고, 곧 동그란 두 눈으로 걱 정스럽게 자신을 쳐다보는 붉은 머리결의 한 소년이 되었다. "으...아린이냐...살아있었구나..." 아린이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우, 멀쩡한 거지 세틴?" "그래. 나 아직 안 죽었다. 으그극..." 세틴은 신음을 내며 몸을 일으켰다. 전신이 쑤시고 기운이 없었지만 그는 비틀 거리면서도 땅을 짚고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여기가...어디지?" 새하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평범한 해변가의 모습이 세틴의 눈에 들어왔 다. 군데군데 열대성 식물들이 그 뿌리를 내리고 돋아나있다. 세틴은 젖은 머 리칼을 한손으로 휘저어 물기를 털어내면서 아린에게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세틴이 무사한 것이 꽤나 기뻤는지 아린은 방실거리며 답했다. "아리아는 물뜨러갔고 유나는 장작가지러, 피트는 너 치료하느라 기운을 빼 서 그런지 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어." 그제서야 세틴은 자신의 등이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무기둥 에 정통으로 부씌혀서 사실 살아날 거라고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았는데... `피트, 역시 대단한 능력을 가진 모양이군.' 저만치서 나무그늘에 주저앉은 채 젖은 옷자락을 쥐어짜고 있던 피트가 문득 세틴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세틴과 아린은 그에게로 다가갔다. "아...감사합니다 피트씨.." 고개를 숙이는 세틴을 보며 피트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아뇨. 성직자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렇다해도, 정말 대단한 신성력을 지니셨군요." "하르니안님의 은총이시지요." 이야기를 주고받는 피트와 세틴을 보며 아린은 그냥 방실방실 웃고만 있었고 그때 저편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세틴의 귓가를 때렸다. "세틴씨! 무사했네요?" "아, 유나양." 유나는 나뭇가지들을 한아름 들고오고 있었다. 곧 그녀도 나무그늘 아래로 도착 했고 나뭇짐들을 주르륵 내려놓은 유나가 세틴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 다. "무사했군요. 다행이예요." 세틴은 겸연쩍어하면서 뒷머리를 긁었다. "아뇨 뭘.. 피트씨가 아니었더라면 어찌 되었을지는...." "잘된거죠. 괜히 남자라고 폼잡다가 거기 빠져죽으면 억울하겠죠?" 빤히 자신을 쳐다보며 싱글싱글 웃음짓는 유나의 모습에 세틴의 얼굴이 벌개 졌다. "아...그거야... 일단 저는 기사로써의 교육을 받았고 또..." "꺄하하. 됐어요. 고마워서 한 소리에요." 깔깔대는 유나의 태도에 세틴은 그저 벌개진 얼굴로 뒷머리만을 벅벅 긁고 있 었고 그런 모습을 본 유나가 웃음을 멈추고는 세틴을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요. 진심이예요 이건." "........" 세틴은 그저 말없이 애꿎은 뒷머리만 계속 긁어대고 있었다.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다. 그리고 그 주위를 5명의 사람들이 둘러앉아 이야기꽃 을 피우고 있다. 정겨운 광경처럼 보였지만 그들이 처해진 상황은 그다지 정겹 지만은 못했다. "그나저나...여기 어디죠 도대체." 세틴의 말은 모두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었다. 기절했던 유나나 피트 역시 세틴 과 상황이 다를바 없다. 아린도 깜깜이긴 마찬가지였다. 무작정 날다가 육지가 보이자 그냥 내려앉았던 것이다. 조용히 타오르는 모닥불만을 바라보던 피트가 문득 입을 열었다. "글쎄요. 저는 그보다 어떻게 신기하게 이 인원만이 이렇게 모여있는지가 더 신기하군요." 그의 말에 유나와 세틴 역시 몸을 움찔거렸다. 그러고보니 여기 있는 인원 중 피트를 제외하고는 전혀 헤어진 사람들이 없다. 우연이라 하기엔 좀 무리가 있 었다. 유나의 머리속에 순간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아하. 그렇게 된건가." 곧 유나는 아린에게 의미있는 눈빛을 보냈다. "??? 뭘 그렇게 쳐다봐 유나?" 유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아린에게 말을 건넸다. "아뇨 그냥..." 실수했다. 아린이 눈빛만 보고 그 사람의 의향을 알아챌 정도로 눈치빠른 인 물이던가 어디? 그래서 이번에 유나는 아리아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을 끄덕거렸다. `역시.' 한편 세틴과 피트는 둘이서 나름대로 그럴듯한 결론을 도출하고 있었다. "신의 뜻입니다. 저희 성기사들의 소식이 근절되고 다들 뿔뿔이 흩어진 이때 당신들은 단 한명도 헤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여신 하르니안의 가호가 당신 들에게 있음이요, 그 분의 뜻이 당신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역시, 운명은 나를 그 길로 끌어들이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엔 그렇군요. 이 세계의 모든 현상은 우연으로 보이나 사실 모든 것이 정확하게 짜맞춰 돌아가지요. 우리들이 이렇게 헤어지지 않은 것은 신의 역사하심이라고 볼수 있겠습니다만..." 진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법(?). 둘의 대화를 듣고있자니 웃음이 나오 는 유나였다. "키득..." 피트가 이맛살을 찌추리며 유나를 째려본다. "뭐가 우스운가요 유나양?" "아..아녜요. 그냥 웃겨서..." "웃겨서?" 세틴고 피트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아린은 말없이 챙겨온 보따리들을 뒤지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 모습에 세틴과 피트는 그제사 자신의 소지품에 정신이 미쳤다. 뭐 소지품이라 해봤자 입고 있는 옷 한벌이 전부다. 피트가 어이없는 말투로 허 탈하게 중얼거렸다. "하하,,이거 빈털털이군요." 세틴도 쓴웃음을 지으며 허리에 찬 두 자루 검을 두들겼다. "전 이 검 두자루가 전부입니다." 아린에게 받았던 마검 블레어스 타이나와 평범한 바스타드 소드, 그리고 입고 있는 여행복 한벌이 전재산이 되어버린 세틴이다. 세틴은 유나에게로 눈길을 돌렸고 그녀는 말없이 어깨만을 으쓱해보였다. 세틴이 힘없이 중얼거렸다. "결국 다들 한푼도 없게 된겁니까?" 그 폭풍우속에서 짐까지 알뜰히 챙겨올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그런데 있다. "세틴! 나! 나!" 보따리를 뒤지다말고 손을 번쩍 들어 흔드는 아린을 보고 세틴이 물었다. "어? 아린? 그러고보니 너 그 보따리 어디서 났냐?" "주웠어. 봐, 돈있어." 세틴이나 피트나 유나는 물론이고 아리아 역시 짐을 모두 선실에 놓고 온 터라 다들 아린의 말에 귀가 솔깃했고 그래서 가까이 다가갔다. 몇몇 옷가지와 알수없는 도구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찬란히 빛나는 금화. "흐음 130골드 45길드라.." 돈을 세어보던 세틴이 힘빠지는 목소리로 뇌까렸다.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5명이 제국 수도까지 여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 다. 그래도 세틴은 그 긴박한 상황에서 보따리를 챙겨온 아린의 노고에 대해 칭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물론 남의 보따리이긴 했지만.... "잘했어 아린. 그래도 우리 완전 알거지는 아니구나." 그래도 돈이 모자란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 또 돈될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아린. 이번이야말로 그 명룡도에 붙은 보석 팔아야겠다." 세틴의 말에 착하게도 보석을 떼어주는 아린이었다. 금화와 보석은 자동으로 세틴의 관리하로 들어갔고 주섬주섬 그것들을 챙긴 세틴은 이제 어둑어둑해 진 주변경관을 둘러보며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 "우선 이곳에 사람이 살기를 바래야겠군요. 섬같은데 떠내려 온건 아닌가 모르겠네요..마을이 있을려나." 세틴의 말에 무표정하게 모닥불을 바라보며 이따금 장작들을 집어넣고 있던 아리아가 특유의 그 목소리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마을을 찾으려고요?" "아,예." 아리아는 손가락을 들어 숲 어느 한곳을 가르켰다. "저만치, 마을이 있더군요." "어,,어떻게?" "연기." 세틴은 잠시 그곳을 응시하다가 고개를 돌린 뒤 좌중들에게 말했다. "밤이 늦었으니 내일 가도록 하죠 뭐. 옷도 거의 다 말랐고." 세틴은 조용히 모닥불근처의 나무등치에 기대어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깊숙히 잠들었는데 왜 이리 자신만 잠이 안 올까. 세틴은 뒷머리를 긁으 며 주변 사람을 돌아보았다. 5발자국 정도 떨어진 나무등치에는 아리아가 아 린과 함꼐 잠들어있었다. 아린은 피곤했는지 모닥불 근처에서 아리아 무릎을 베고는 깊은 잠에 빠져있 었고 가끔 뒤척거리며 혼자 뭐라뭐라 중얼거리기도 했다. 아리아는 한쪽 무릎 에 아린의 머리를 올려놓은 채 주저앉아 두 눈을 감고 있다. 표정만 봐서는 도저히 눈만 감고 있는 건지 잠을 자고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그녀의 모 습에 세틴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상한 사람이긴 해도...아린한테 저렇게 신경쓰는 거 봐서는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은데...' 잠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손은 그 거대한 대검을 움켜쥐고, 또 한손은 아린의 붉은 머리결을 매만지고 있는 아리아였다. 마치 철저하게 새끼를 보 호하려는 어미 사자의 모습같다. 세틴의 입에서 실소가 터졌다. `그러고보니 왠지 어울리는군...' 언제부터 아린이 아리아랑 같이 잤었나? 세틴은 의아해하다가 그냥 신경끄기 로 마음먹고 피트가 누워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금발의 아름다운 소 년신관은 완전히 곯아떨어져있었다. 온통 흐트러진 금빛의 머리결을 다듬을 생각조차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있는 그 모습에 세틴은 조금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피곤하기도 했겠지...게다가 나까지 치료했으니...' 그리고 세틴은 유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하얀 로브자락을 뒤집어서 모포 대용으로 삼고는 누워서 두눈을 뜬 채 하늘을 보고 있었다. "어라? 깨어있었어요 유나양?"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던 유나가 세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 잠이 안 와서요. 근데 세틴씨야말로 안 자요?" "아...뭐 저야.." 머쓱하게 웃는 세틴을 바라보며 유나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몸을 일으 켰고 로브자락의 먼지를 턴 뒤 세틴에게로 다가가 살며시 옆에 앉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타닥거리는 모닥불만이 어슴프레하게 주변을 밝혀주고 있 었다. 문득 유나에게 세틴이 정색을 하고 말을 걸었다. "유나양은 힘들지 않나요?" "예? 뭐가요?" 세틴이 두 팔을 턱에 괸채 조용히 중얼거렸다. "저희를 따라다니는 것. 죽을뻔 하고 수명까지 깍이고 바다속에 수장될 뻔하 기까지 하고..." "왜요. 제가 당신들을 따라다니는 것이 탐탁치않은가요?" 유나의 야멸찬 반문에 세틴이 당황한 채 손을 저었다. "아뇨. 절대 아닙니다. 큰 도움을 받았지요 그동안." 그러면서 세틴은 저만치 아리아에게 안긴채 잠들어 있는 아린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저 놈보다야 낫지요" 유나가 따라 웃으며 대꾸했다.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세틴은 유나의 대꾸에 잠시 의아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유나는 그저 싱 긋 웃고만 있었다. 세틴은 잠시후 표정을 바꾸며 말을 이었다. "어쨋든, 아리아씨는 아린한테 볼일이 있는 듯 하더군요. 저도 거기까지 캐볼 생각은 없습니다. 행동을 보면 다른 의도가 없다는 것 쯤은 알수 있으니까요. 단지... 지나친 살생만 피한다면...좋겠지만.." "흐으음..." "전 가문의 복수를 해야합니다. 피트씨는 제국으로 가 봉인에 대해 알려야 할 의무가 있지요. 아린은 원체 애니까 이유없이 저를 따라다니는 게 의심스 럽지 않습니다. 아리아씨는 아린에게 볼일이 있는 듯 하고요." 유나가 조금 기분나쁜 표정으로 세틴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저만 따라다니는 이유가 없다 이건가요?" 세틴은 고개를 끄덕였고 유나는 물끄러미 아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유나는 조용히 바닥의 흰 모래를 손으로 쥐어올렸다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 는 의미없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살며시 빠져나가는 모랫알들을 물끄러미 바 라보던 유나가 문득 조용히 중얼거렸다. "글쎄요. 왜 따라다니냐라...뭐 이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게 이유의 전 부라고 할수도 없군요." 갑자기 유나가 고개를 번쩍 들어 세틴을 응시했다. "저를 못 믿겠나요?" 세틴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오. 믿습니다." "그럼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유나의 두눈을 응시하던 세틴이 조금 목소리를 딱딱하게 굳혔다. "믿는다고 해서 이유를 물어보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그럼 이유를 말씀드릴까요?" 유나의 말에 세틴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웃으며 세틴을 바라보았 다. 그녀의 얼굴에 장난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내가 당신한테 반해서...라는 이유라면 믿겠어요 세틴?" "네?" 싱글거리는 유나의 얼굴을 빤히 보고 있던 세틴은 잠시 후에야 무슨 소리인 지를 알아들었고 곧 그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벌겋게 물들었다. "에? 아,,저 그...그건..." 계속 입을 떠듬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고 벌개진 얼굴로 뒷머리만 긁어대는 세 틴을 보며 유나가 까르르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농담이예요 농담." "아...예." 머리를 긁적이는 세틴에게 유나가 조용하게 말을 건넸다. "저는 이만 자야겠군요. 잘자요 세틴." "아..잘자요 유나양." 유나는 곧 자신의 자리로 가 다시 몸을 눕혔고 세틴은 여전히 나무등치에 기 대앉아 있었다. 조금 후에 당황한 기색이 가시자 세틴은 잠시 자신의 뺨을 긁 으며 피식 웃었다. `쳇 농담이었나...결국 이유는 못들었네...뭐, 잠이나 자자.' 세틴은 눈을 감았다. 바트란왕국 남부 알크리드산맥의 초입부. 그곳에 진을 치고있는 10만명의 가이아네스 제국군 사이로 지금 함성이 울 려퍼지고 있었다. "동글동글 불꽃 [화이어볼]!" 주문의 영창과 함께 수십개의 화염구들이 한 검은 로브의 마도사의 손을 벗어나 사방으로 뻗어가 굉음을 울렸고 그 자욱한 연기와 불꽃 사이로 검은 갑옷의 기사가 푸르게 빛나는 검을 내리그었다. 짙은 피보라와 함께 또다 시 한 생명이 그의 검에 의해 이승을 떠났지만 기사는 개의치 않았다. 한두번 해본 짓이 아니다보니 별로 신경안쓰는 것이다. 기사는 검을 휘두르 며 흑마도사를 향해 길게 외쳤다. "가스터! 제발 소원인데 그 놈의 주문 좀 제대로 만들어요! 듣기 괴롭단 말입니다!" 휘몰아치는 불길 가운데에서 흑마도사가 기세좋게 외쳤다. "아따! 잔소리가 많다! 줄이다보니 이렇게 된거야! 이거보다 더 짧은 주문 있으면 나와보라구 그래! 동글동글불꽃 [화이어볼]!!" 또다시 사방으로 퍼져 각기 화려하게 불타오르는 화염구들, "긴장감이 없잖아! 긴장감이! 동글동글불꽃, 이딴 소리 들으면서 내가 검을 휘두르니 뭐가 제대로 돼겠어!" 검은 갑옷의 기사가 고함을 지르며 또다시 검을 횡으로 크게 베었고 뻗어나오 는 푸른 검기가 단숨에 병사들 대여섯명의 허리를 두동강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가스터가 어깨를 한번 으쓱한 뒤 소리쳤다. "플루토! 긴장감이야 자네가 알아서 유지해보게나 난 몰라~~" "어쭈. 그렇게 나온다 이겁니까 가스터? 좋아요 두고봅시다." 플루토의 검이 단숨에 반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검기를 뻗어냈고 근접해 있던 제국병들이 또다시 피를 뿌리며 날아갔다. 그 틈에 플루토가 검을 땅으로 드 리우며 검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오...대...명...룡...." 플루토의 검이 푸른 색에서 흰 색으로, 흰색에서 검은 색으로 점점 변하기 시작 했고 어느 순간 그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참! 참! 참! 참! 참!!!" 도합 스물 다섯개의 검은 검기가 땅을 타고 사방으로 휘몰아치며 병사들을 덥 쳐들어갔고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옆에서 가스터가 얼빠진 표정으로 플루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게 뭔가 플루토? 왜 참참 거리나?" 플루토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가스터를 쳐다보았다. "오대명룡참을 개조했지요. 한꺼번에 5번을 연속으로 사용할수있다 이겁니 다. 어때요? 멋지죠?" 가스터는 별로 멋있게 봐주는 표정이 아니었다. "꼭 그렇게 참참거리며 써야 나가는 기술인가?" "그건 아니지만 가만히 있자니 입이 심심해서요." 플루토의 대꾸에 가스터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알았어 화이어볼 안쓸께. 쳇. 어디,,이번엔 이거다. 주문없이도 쓸수있는 대마도사의 초필살기! [매직애로우] 10연발!!' 가스터의 양손이 뒤집히며 그 사이로 빛의 화살이 뿜어져나갔고 또다시 10인 의 제국군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역시 기왕 쓸꺼면 멋진 주문쪽이 낫지 케케케." 저렇게 수다를 떨면서도 가스터가 부담없이 적을 도륙하는 이유는 그의 주위를 돌고있는 4개의 푸른 불꽃덕분이었다. 그 불꽃은 근처에 병사가 접근하기만 하 면 자동으로 가스터를 보호했고 그래서 가스터는 겹겹이 둘러쌓인 병사들의 벽 안에서도 여유있게 마법을 난사하고 있었다. 마도사는 접근전에 약하다는 속설 을 훌륭히 깨고 있는 가스터였다. 주위에서 검을 휘두르던 플루토가 가스터를 향해 힐끗 눈을 돌렸다. "그래. 매직애로우 좋잖습니까? 애시당초 그거나 쓰시지....으힉! 에라 죽어 라! 어딜 덤벼." 빈틈을 타 창을 찔러가려던 병정의 목이 허공에 궤적을 그었다. 플루토 역시 검을 휘두르며 적진 깊숙히 파고들어 종횡무진 날뛰고 있었다. 피보라를 일으키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그의 검기는 병사들로 하여금 공포라는 것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고 병정 한명이 창을 부둥켜쥐고는 공포에 찬 외 침을 내뱉었다. "괴물들! 저건 괴물들이잖아!" 외침이 끝나자마자 플루토의 검이 그 병정의 목을 허공으로 날렸다. "그런 욕은 당사자가 없을때나 하는거라고." 피.피.피. 끊임없이 터지는 고함과 비명속에서도 플루토와 가스터는 오히려 느 긋하기까지 했고 그때 한 여인이 두 손 가득 빛을 쥔 채 뛰어오며 그들에게 악 을 썼다. "전쟁터에선 둘다 제발 잡담 좀 그만 해요! 에잇! [인피스트 셸]!" 그녀의 두손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나오자 그 빛에 물들은 병사들이 비명을 지 르며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창과 칼이 부식되고 피부가 썩어가고 근육이 괴 사하는 동료들의 모습에 병사들이 비명을 질렀다. "마녀다!" 그들의 비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초생달 모양의 검기가 그들을 강타했고 곧 한줌 핏물로 만들어버렸다. 검은 갑옷의 기사 플루토가 검을 고쳐쥐며 피식 웃었다. "뭐... 틀린 소린 아니군." 그때 플루토의 귀를 찢는 날카로운 여인의 목소리. "플루토오? 뭐가 틀린 소리가 아니란 거예요?" 베라가 도끼눈을 한채 플루토를 째려보고 있었다. "어, 야. 베라 너 안 싸워도 돼?" 삐질거리며 반문하는 플루토에게 베라가 야멸차게 소리쳤다. "괜찮아요 당분간 저것들이 처리하겠지. 그보다, 뭐가 틀린 말이 아니란 거예 요? 내가 마녀에요?" (이봐이봐, 전쟁터에선 잡담하지 말자며?-_-;;;) 플루토는 베라가 말한 저.것.들.을 바라보고는 잠시 멍해졌다. 방금전 베라의 마법으로 썩어들어간 병사들이 모조리 좀비가 되어서 같은 편 병사들에게 마구 덤벼들고 있었다. 플루토는 황당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글쎄, 멀쩡한 사람을 죽여서 좀비로 만든 다음 같은 편을 죽이게 만드는 여 자에 대한 적당한 칭호로 뭐가 좋을까 베라?" 베라가 자신있게 소리쳤다. "능력있는 여자!" 플루토가 밝게 웃었다. "뭐, 좋군. 에라! 연인끼리 대화하는데 어딜 껴!" 제국기사의 복장을 한 청년 하나가 복부에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악!" 덤벼드는 좀비들 사이를 몰래 빠져나와 플루토에게 칼을 휘두르다가 되려 복부 깊숙이 검에 찔려 쓰러진 제국기사, 그가 복부를 움켜쥔 채 이를 갈며 외쳤다. "제기랄! 이런 지독한 짓을 하고도 기사라고 할수 있는가!" 발치에 쓰러진 제국기사를 보며 플루토가 비아냥거리듯 반문했다. "그럼 어떤 짓을 해야 기사다운 건데?"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 이런 지독한 짓을 할수 있단 말이냐!" 플루토들을 둘러싼 제국병들이 다들 동감의 표정을 지었다. 플루토,가스터,베라, 이들은 간크게도 달랑 셋이서만 이 제국의 진지 한복판 에 침입해들어와 대학살을 시행하는 중이었고 문제는 이들 3명을 그 누구도 상처하나 입힐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제국병 하나가 그들 앞에 서있는, 주위 반경 100미터 내외를 피바다로 만든 장본인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악마들... 블랙나이트 플루토, 대마도사 가스터, 파괴신의 무녀 베라. 그들 단 세명이서 여지껏 학살한 제국군의 숫자는 1천명에 가까왔다. 특히 그들 중에는 죽어서도 안식을 얻지 못하고 다시 일어서야만 했던 불우한 병사들도 끼어있다. 하지만 플루토는 그다지 공감가는 표정이 아닌듯 하다. 그의 입가가 삐쭉 올라가며 잔인해보이는 살기어린 미소가 입가에 어렸다. "이게 지독한 짓이냐?그럼 쳐들어오지 말았어야지? 누가 10만명씩이나 이끌고 쳐들어오래?" 출혈로 점점 기력이 다해가는 제국기사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대는 기사로써의 정의도 모르는가!" 그러나 플루토는 계속 비아냥거릴 뿐이었다. "기사의 정의? 떡하니 말타고 평원에서 만나서 당신 기사야? 나 플루토야. 이러면서 대판 붙어서 둘중 하나 죽어나가는 거 말씀이신가?" 제국기사의 눈에 경멸의 빛이 어렸다. "그대는 기사로써의 품위조차 없군. 어찌 그대같은 힘을 지닌 자가 하찮은 일반병사들과 드잡이질을 할 생각을 하는가..." 이미 제국기사의 얼굴에는 죽음의 빛이 드리우고 있었다. 하지만 플루토는 죽어가는 그의 얼굴을 보고도 조금도 안색을 바꾸지 않았고 비아냥거리는 것 역시 멈추지 않았다. "병사가 하찮아? 제국에서는 병사를 빵틀로 찍어내냐? 거참 부럽구만 그래. 우리 카르셀은 제국처럼 사람이 안 남아돌아서 병사하나하나가 귀중하다고. 졸병 목숨 아낄려면 이렇게 대가리들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하는거 아니겠어? 얼라? 야? 죽었냐? " 절명한 제국기사를 검끝으로 쿡쿡 찔러보는 플루토를 보며 베라가 어깨를 으쓱 하며 말을 걸었다. "플루토. 더 이상 안덤비는데요?" 그말에 플루토가 저 멀리 가스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방금 그 자신 이 쿡쿡 찔러본 그 시체가 이들의 지휘관이었던 듯 했다. 자신들뿐만 아니라 가스터의 주위에도 다들 넓게 포위하고만 있지 덤빌 생각들 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플루토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게 지휘관이었나? 몰랐네.. 너무 쉽게 죽길래." 지휘관이 쓰러지자 주변의 제국병들은 모두 둥글게 원을 그린 뒤 창을 빼들고 침입자들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애시당초 상대가 안 되는 전투였다. 저쪽은 손한번 휘두를때마다 수십명씩 죽일수 있지만 이쪽에서는 상처하나 못 낸다. 가까이 다가가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자신의 머리나 허리가 날아가거나 동강나는 것이다. 그들의 눈엔 더 이상 저 검은 기사와 흑마도사, 그리고 무 녀가 사람으로 보이지않았다. "흐음, 눈치들만 보고 있군 그래." 플루토는 피에 물든 자신의 라이트 블링거를 까닥거리다가 문득 병사들에게 손을 휘휘 내저으며 소리쳤다. "이봐! 당신들! 도망가면 안?아갈테니 도망가도 돼! 안 ?아가! 정말이야!" 베라가 옆에서 자상한(?) 웃음을 입가에 지으며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믿어도 돼요. 이 이는 도망가는 적 ?는 거 귀찮아서 못하거든요." 제국병들은 이순간 한마음한뜻이 되어 동일한 단어를 마음속 깊이 외치고 있었 다. `누군 도망가기 싫어서 안 도망가냐!!!' 하지만 그들로써는 도망갈수도 없다. 이곳은 제국군의 진지 중심부인 것이다. 가긴 어디로 도망을 가는가? 가봤자 진지 안인데. 그때 하늘높이 뿔피리소리가 울려퍼졌고 그 소리에 병사들의 얼굴에 환희가 어렸다. "음 제국병들은 음악에 깊은 소양이 있나보지? 되게들 좋아하네?" 뿔피리소리를 좋아한다기보단 그 피리소리가 가진 의미에 환희를 보내는 것이 겠지. 일제히 후퇴하는 재국병들을 보며 상대적으로 뻥 뚫린 벌판에 홀로남겨 져버린 플루토가 중얼거렸다. "다들 후퇴한다 이거지. 왜 제국군들은 이리도 발전이 없을까." 턱을 긁으며 중얼거리는 플루토를 보며 베라가 생긋 웃으며 말을 건넸다. "10만명이나 되는데 그때 그사람이 그때 그사람이겠어?" 알수없는 대사를 읊은 베라를 바라보던 플루토가 피식 웃으며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말장난 같군. 뭐, 어쨋든 슬슬 준비하자 베라. 날아올 시간 됐다." 거대하게 둘러쌓은 병사들의 벽 너머로 우렁찬 외침이 울려퍼졌다. "전군 화살을 쏴라!" 후반의 궁수대에서 일제히 수백개의 화살들이 플루토들을 향해 쏟아져왔다. 플루토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역시 날아오는군. 화살이다." 베라와 가스터 역시 그다지 표정이 다르지 않았다. "또 화살이네. 지겹다." "또 화살이군." 이 3인의 악마들은 쏟아지는 화살가운데에서도 태연하기 그지없었고 가득한 화살의 비를 보며 플루토의 입에서 기합이 외쳐졌다. "으럇샤! 온몸방어!" 플루토의 몸 전체가 푸르게 빛나며 날아오는 화살들을 모조리 튕겨내기 시작 했고 플루토를 강타했던 수십개의 화살들이 하나하나 힘없이 땅바닥을 굴렀 다. 마나를 육체에 주입시켜서 강철같은 보호력을 가지게하는 플루토의 기술. 한편 베라는 단지 두 손을 가슴사이로 모으고 가볍게 한마디를 외칠 뿐이었다. "독, 작명센스하고는.. 빛의 수호여 [프로텍트]." 가스터 역시 단순하게 그저 손을 앞으로 한번 휘저었다. "보호의 힘이여 [실드]." 동작은 단순했지만 위력은 단순하지 않았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는 화살들 은 베라와 가스터의 보호막에 부씌혀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효과가 없다는 게 제국군의 눈에는 안 보이는지 화살은 계속 날아들어왔고 플루토들은 마치 우산쓰고 봄비맞아가며 대화나누는 연인들처럼 여유롭게 잡담을 해대고 있었다. "많이도 쏜다. 거 화살 아깝네. 좀 챙겨갈까?" "그보다는 보검류를 노려요 플루토. 원래 제국기사들은 검에다가 이런거 저런거 붙이는 거 좋아하잖아." 플루토는 아예 베라의 프로텍트안으로 들어와 느긋하게 쏟아지는 화살의 비들 을 구경하고 있었다. "제국 돈 많은가봐. 이렇게 돈들을 하늘에 뿌리고 다니니." "이렇게 보니 꼭 비내리는 거 같네요." "베라, 비(?) 그치는데?" 소용없다는 걸 알았는지 화살의 비가 그치기 시작했고 마법을 거두는 베라와 플루토에게 가스터의 외침이 들려왔다. "플루토, 베라, 쇼타임이다!" 가스터의 고함소리에 베라와 플루토가 몸을 날렸고 곧 그들은 가스터의 곁으 로 다가갔다. 가스터는 웃고있었다. "거리도 적당하고, 풍향 좋고, 효과 끝내주겠군 그래." 가스터는 미소를 지으며 주문을 영창했다. "드높은 불꽃이여 이 세계에 임하라. 드넓은 불길이여 이 땅에 강림하라. 나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정화하고 모든 것을 사그를지니 나르하이드 엘 에스크 타하나 폰 크리나트 하르넨, 퍼져라 불꽃이여 대지를 뒤덮어 라." 저 멀리서 가스터의 행동을 지켜보던 제국군 제14기병대 대장 켈제니크 경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제기랄! 마법이다! 그것도 대마도사의!!!" 켈제니크 경이 마상에서 검을 뽑아들고는 힘껏 소리쳤다. "돌격하라! 마법을 사용치 못하게 하라!!!!" 와아아아아아아아~~~~~~~~~ 제국병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가스터의 눈에 희열이 어렸다. 가스터는 유쾌하다는 듯이 힘차게 소리쳤다. "8서클 화염계 주문 [월드 프레임 맵]!" 가스터의 손짓과 함께 그의 발밑에서부터 일제히 불길이 솟아올랐다. 끝없는 불꽃의 벽이 위로, 옆으로 장대하게 펼쳐지고 있었고 그 모습에 가스 터가 힘껏 두손을 앞으로 밀며 기운차게 소리쳤다 "죽죽 밀어라!" 켈제니크 경은 절망했다. 하늘을 뒤덮는 거대한 불길의 벽이 그들에게로 덥쳐오고 있었다. 병사들이 도망가기도 전에 그 불꽃의 벽은 시뻘건 혀를 날름거리며 병사들을 하나하나 집여삼키고 있다.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사방이 불길에 휩싸였다. "크아아아악!" "어머니!!" "으아아악!" 귓가를 찢는 수하들의 비명소리, 켈제니크 경은 거대한 불꽃 너머로 보이는 3인의 형체를 보며 이를 갈았다. "악마들...." 불길의 소용돌이가 천막을 휘감고 하늘높이 말려올린다. 말도 사람도 그 모든 것이 시꺼먼 연기를 뿜으며 한 줌 재가 되어가고 있다. 밀려오는 겁화의 불길 속의 대마도사 가스터, 그는 웃고 있었다. "크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통쾌하다는 듯, 더없이 통쾌하다는 듯이 웃고 있었고 붉게 물든 하늘 한가운데 에 서있는 가스터의 모습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다. 제국병들도 제국기사들도 켈제니크 경도 불길에 휩싸이며 비명을 질렀다. "이 악마들아!!!" 가스터는 웃고 있었다. "크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 "가스터? 뭐가 그리 좋습니까?" 무지 즐거워하는 가스터의 모습에 플루토가 고개를 갸웃거렸고 가스터가 굉 소를 멈추지 않으며 띄엄 띄엄 답했다. "으하하하!! 플루토, 반대편에서 본다고 상상해보게 으하하하하!!! 얼마나 멋지겠는가 우리들의 모습이 으하하하하.. 콜록콜록..에고에고. 사래걸렸다 제길." 베라가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손수건을 가스터에게 건네주었다. "그게 가스터가 미친듯이 웃는 거랑 무슨 상관이예요?" 가스터는 기침을 좀 한뒤 다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드넓고 드높은 불길의 벽 한 가운데에서 광소를 터트리는 대마도사 가스터. 이 얼마나 멋진 광경이겠는가? 나의 명성을 떨치기 위해서는 약간의 쇼맨 쉽도 불가결한 법일쎄 으히히." 가스터의 말에 베라의 입이 턱 벌어졌다. "그게...이유에요?" "물론! 안 그럼 내가 미쳤다고 그렇게 웃어댔겠나?" "그러셔요...흐아.." 그때 플루토가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가스터, 불질러놓은거 저쪽에서 꺼버리네요." 과연 불길의 벽이 거대한 폭풍에 휩쌓여 사그라지고 있었고 그 모습에 가스 터가 표정을 굳히며 중얼거렸다. "나왔군. 무왕 라르고." 베라가 미소를 지었다. "많이 빨라졌네요? 벌써 등장하다니." 플루토가 검을 회수하며 웃었다. "뭐, 저같아도 안 빨라지고는 못 배기겠죠. 킥킥킥." 불길이 사그러지고 그 사이로 화려한 갑주를 걸친 기사 한명이 검게 타오른 들판을 질주하며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폭풍이여!" 무왕 라르고, 그의 오른손에 굳게 쥐어진 바스타드 소드에서 강대한 회오리가 일어나 밀려오는 불길들을 공중으로 휘감아 올렸다. 병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오오! 라르고님!" "우리의 왕이시여!!!" 그들의 환호성을 뒤로 하고 새까맣게 탄 시체들 사이를 질주하며 라르고가 다시 한번 큰소리로 외쳤다. "[워터스크린]!" 라르고는 다시 자신의 검에 마나를 주입했고 이번에는 물의 장막이 타오르는 대지위를 덮어갔다. 점점 불길은 그 기세를 잃어갔고 그 모습에 가스터가 혀를 찼다. "역시 스톰브링거인가. 위력 한번 끝내주는군. 8서클주문이 무효화되다니." 플루토가 눈쌀을 찌푸렸다. "괜히 전설의 마검이겠습니까? 저거만 없었어도 한판 붙을텐데...에잉." 라르고는 속력을 줄이지 않은 채 마상에서 전방을 주시했다. 검게 그을린 대지, 그 위에서 유일하게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는 둥근 지역, 그 가운데에 3인의 남녀가 서있었고 라르고는 대번에 그들을 알아보았다. 카르셀 왕국의 드래곤 슬레이어들,,, "크윽, 저 비열한 놈들. 이번엔 서쪽에서 나타나다니..." 라르고는 불길들을 끄면서 말을 몰았고 그 뒤로 십여명의 근위기사단들이 그를 따랐다. 거칠것 없는 대지를 박차며 라르고가 길게 외쳤다. "서라! 이번에도 도망갈 셈이냐!" 그 모습을 본 가스터가 씨익 웃었다. "물론! 도망가야지." 베라도 옆에서 거들었다. "미쳤다고 스톰브링거를 든 무왕과 상대를 하겠어요?" 플루토는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라르고를 도발하고 있었다. "억울하면 그쪽도 혼자 쳐들어오슈. 친절하게 환영해드리지." 라르고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비열한 자들!" 그들에게 다가가기까지 대략 50여미터정도 남았고 라르고는 박차를 가해 속력 을 높였다. 그런 그에게 친절히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가스터는 손을 흔들며 미소까지 지었다. "잘 있게나 무왕 전하. 나중에 또 보지. [아스트랄 로드]!" 급해진 라르고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거기 서라!! [윈드 캐논]!" 서라고 진짜 서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당연히 라르고는 외침과 함께 스톰브 링거를 앞으로 겨누었고 곧 그의 검에서 무형의 기운이 바람이 되어 소리를 가르며 가스터들에게로 덥쳤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그럼 이만!" 플루토의 깨끗한 작별 인삿말과 함께 순간 찬란한 빛이 가스터들을 감쌌고 [윈 드캐논]이 그들에게 날아갔을때는 그들은 이미 빛속에 휩싸여 사라져버린 뒤였 다. 라르고가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이게 몇 번째인가! 이런 치졸한 싸움을 하다니,,,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명성 이 아깝군." 마상에서 검을 빼어들고 숨을 내쉬며 분노를 삭이는 라르고의 곁으로 검은 로 브를 입은 백발의 노마도사 한명이 조랑말을 타고 조용히 다가왔다. "진정하시지요. 현재로써는 방책이 없습니다. 결국 하루라도 빨리 진군을 하 질 않으면 저들 3인에게 우리 군사가 모조리 박살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라르고는 쉽게 진정할수가 없었다. "이게 몇번째인가! 벌써 6번째야! 군사들을 이끌고 싸우는 것도 아니고 장수 들끼리 일대일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그저 3명이서 불쑥 나타나 몇천명씩 학살하고는 나와 근위기사가 나타나면 잽싸게 도망가버리는 꼴이라니!! 정말이지 정떨어지게 치졸한 자들이로군..." 라르고가 씩씩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벌써 1주일째, 하루 진군할때마다 그들은 1,2천명의 병사를 잃었고 지금 플루토들에게 학살당한 제국병의 수는 1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개개인의 무력차가 지나치게 크다보니 생기는 일이었다. 플루토 하나가 평범 한 인간 수백을 도륙할 정도로 지닌 힘의 격차가 크니, 이런 말도 안돼는 전 법이 효과를 거두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들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자가 제국 군에게 없어서 계속 당하는 것이 아니라 워낙 군사가 많다보니 어디선가 그들 이 나타났다면 거기까지 라르고들이 가는 동안 이미 병사 수백명이 학살당하는 것이었다. 물론 가스터들은 어떻게 알아채는지 절대 라르고가 있는 동네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라르고가 땀 뻘뻘 흘리며 ?아왔을때는 방금 전 처럼 마법으로 휘리릭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젠장! 오스테이르. 그대의 마법으로 정녕 워프봉쇄가 불가능한가?" 라르고의 질문에 오스테이르라고 불린 흑마도사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말씀드렸잖습니까? 가스터는 현재 드래곤들을 제외하고는 현존하는 최고, 최강의 마도사입니다. 그는 이미 8서클을 마스터했다고 들었습니다. 인간으로써는 절대 넘을수 없다는 마법의 그 궁극의 영역을 이미 마스터한 자를 어떻게...." 라르고도 알고 있었다. 사실 문제는 플루토나 베라가 아닌 가스터였다. 비록 플루토가 강하다하나 스톰브링거를 든 라르고 자신이 진다고는 생각치 않았고 파괴신의 최고위 무녀라는 베라라면... "플루토는 내가 상대하면 된다. 파괴신의 무녀 베라는 새벽의 무녀 스칼라가 상대하면 되고, 그런데 정녕 가스터를 상대할 자는 없단 말이냐!" 라르고의 외침에 근위기사들 사이에서 긴 금발의 차가운 인상의 여인이 라르고 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새벽의 여신 칼리오네스의 최고위무녀 스칼라였다. 그녀가 라르고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국을 통틀어서 마스터급 마도사는 20여명 정도이지요. 그리고 그중 7서클 중반을 넘긴 마스터들은 저분, 오스테이르님을 포함해 다섯뿐입니다. 제국 최고의 마도사이신 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님이 7서클을 겨우 마스터하셨 구요. 마도사들이나 신관들이 다 모여도 마법으로는 가스터를 이길 수 없습 니다. 힘의 크기가 아닌 수준의 차이가 있거든요." 안다. 라르고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래서 더 답답했다. "미치겠군. 언제까지 이렇게 농락당해야 한단 말이냐!" 혹시나 해서 몰래 숨어서 기다리기도 했고 나타났다는 전갈이 오면 바로 워프 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아무리 숨어서 기다려도 절대 그 근처로는 나타나지 않았고 워프조차 가스터의 방해로 좌표가 설정되지 않는다는 마도사들의 궁 색한 변명으로 소용이 없는 현실이었다. 가스터와 맞설만한 마법을 구사하는 것은 어이없게도 검사인 라르고뿐이었다. 그의 스톰브링거라면 가스터의 마법 에 대항할수 있다. 하지만 스톰브링거의 마법은 직접공격을 위한 마법뿐이었고 툭 하면 나타나 들쑤시고 도망가는 저들을 막을만한 마법은 적혀있지 않았다. "가스터는 우리들의 마법을 얼마든지 방해할수 있으나, 저희는 그의 마법을 방해할수 없습니다..." 오스테이르의 답변은 라르고를 더더욱 화나게 하였을뿐이다. "고작 카르셀의 별볼일 없는 놈들에게 이렇게 당하다니..." 그때 스칼라가 라르고에게 말을 건넸다. "죄송한 말씀이오나, 그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드래곤 슬레이어들입니다. 제국의 사령주들께서 전부 모이신들 과연 드래 곤이란 존재를 죽일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 저희가 유리한 것은 머릿수 밖에 없습니다." 라르고 역시 드래곤을 본적이 있다. 자신은 고사하고 제국 최강의 인물들 100명이 모여서 덤빈들 눈하나 깜짝 안할 엄청난 드래곤을... "드래곤슬레이어..." 물론 그가 본 드래곤은 현존하는 최강의 드래곤 카르슈타인인 만큼 좀 어 폐가 있긴 하지만, 드래곤을 죽였다는 그들의 실력에 주눅감이 드는 건 사 실이다. 주눅든 자신의 감정을 떨쳐버리겠다는 듯 라르고가 고함을 질렀다. "말도 안돼! 도대체 어떻게 카르셀이란 조그마한 나라에서 제국의 사천왕 을 능가하는 인재들이 나온단 말이냐! 그것도 하나같이 젊기 짝이 없는 데! 그대 오스테이르여, 그대는 올해로 몇 살이 되셨소?" "부끄럽게도 일흔을 넘겼읍니다." 쑥쓰러워하는 오스테이르를 바라보며 라르고가 이를 갈았다. "그래! 일흔! 이게 보통 마도사들의 기준 아니던가... 머리가 백발이 되어 서야 겨우 마스터의 칭호를 받는데, 가스터는 50이 되기전에 8서클을 마스 터해? 남령주 세를레네가 10대의 소녀인 것이야 원래 그쪽 가계가 마법을 의식으로 전수하니까 이해할수 있다 치지만, 그는 그런 것도 아니잖은가?" "천재,,,라고밖에는 달리 할말이 없습니다. 부끄럽게도..." "마도사는 그렇다 치고, 플루토는 어찌 된 것인가? 나는 서른이 넘어서야 겨우 검기에 눈을 떴다. 그런데 그들은 어찌 된건가? 어떻게 20대에 저런 힘을 보이는 거지? 베라라는 여인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나이에 비해 지 나치게 강하지 않은가?" 라르고의 외침은 주위 근위기사와 마도사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다가 다시 오스테이르를 보며 입을 열었 다. 그의 목소리는 한결 차분해져 있었다. "어쨋든 지금 우리로써는 한시바삐 진격하는 수밖에 없겠소 정녕?" "그렇지 않고서야 저들의 수법을 막을 수 없을테니까요.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카르셀 국경을 넘는 것이 그나마 병사들의 피해를 줄이는 길일겁니 다." 그의 말에 라르고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래. 카르셀 국경을 침입하면 그때부턴 제대로 된 전투가 벌어지겠지. 아무리 그들이라 한들 영토를 희생할수는 없을테니..." 현재 가스터들이 워프해간 곳은 알크리드 산맥의 한 계곡 사이였다. 플루토는 갑갑한 갑옷을 벗고 셔츠 한장만을 걸친 채 넓은 나뭇잎으로 부채질 을 하며 계곡물에 발을 담드고 있는 중이었다. 이미 날씨가 쌀쌀해졌는데도 불 구하고 플루토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거참, 가을이 다 지나갔건만 땀빼니까 덥군 그래. 아참, 가스터. 그 스톰브 링거 효력을 없애는 마법같은 거 없습니까?" 옆에서 로브를 벗어던지고 무거운 돌을 양손에 든채 들었다 놨다 하는 갈색머 리의 중년인이 웃기지 말라는 듯한 말투로 대꾸했다. "그런게 나한테 있으면 내가 드래곤이지 인간이겠나?" 머쓱해하던 플루토가 문득 가스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근데 가스터. 지금 뭐하는 겁니까?" 양손에 무거워보이는 돌들을 들고 올렸다내렸다 하던 가스터가 피식 웃으며 플 루토를 바라보았다. "육체단련. 알면서 왜 물어보나?" 플루토의 얼굴이 기묘해졌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마도사가 몸은 가꾸어서 뭐할려고요?" 가스터는 힘이 부쳤는지 잠시 돌들을 내려놓고는 땀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아, 며칠전부터 시작한 건데 꼬박꼬박 운동 좀 할려고." "그러니까 왜 그럴 생각이 들었냐고요?" 가스터가 팔을 들어 힘을 주어보이며 말했다. "나도 좀 섹시한 몸매를 가꾸어 보려고 그런다네. 왜? 불만인가? 나의 아름다 운 몸매에 반해 베라가 변심이라도 할까봐?" 플루토는 실로, 실로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대었다. "푸헤헤헤헤헤!!! 고작 며칠 한거 가지고 나의 이 아름다운 육체를 따라올거 같습니까?" 플루토가 별안간 번쩍 일어나더니 셔츠를 훌렁 벗어제꼈다. 그리고는 팔을 오 므리며 온갖 포즈를 잡기 시작했다. "보시죠 가스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마침내 예술로 승화시킨 이 아름다운 근육의 향연을!!" (초,,초형귀냐-_-;;;) 무식하게 울퉁불퉁 튀어나온 근육이 아닌 날카롭고 탄탄한, 군더더기라고는 조 금도 없는 플루토의 몸매에 가스터는 박수를 보냈다. "멋지군. 에구 부럽다. 하긴 머리가 돌이니 몸이라도 튼튼해야지." "누구 머리가 돌이라는 거예요?" "내 머리에 비하면 돌이잖아? 왜 불만있어?" "마도사 대가리랑 일반인 대가리를 비교해서야 쓰겠습니까?" "쯧쯧, 그런 저속한 용어를 쓰다니 입 좀 순화하게나.그러게 사람은 머리가 있어야 해 음.." "훗 내 몸매가 부러운거죠? 쯧쯧, 그러게 젊을 때 운동도 좀 하시지." "나도 배는 안나왔어 봐라 근육 나오잖아!" 웃통 벗어제끼고 입씨름에 열중하며 온갖 폼을 잡아보이는 두 사람, 굳이 필설 로 형용하지 않아도 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아주 추태를 부려도 골고루도 부리는군요 두 사람 다..." 머리위로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에 플루토와 가스터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축축한 머리결을 수건으로 닦고 있는 베라가 어이없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플루토가 머쓱해하며 입을 열었다. "어? 베라 왔네? 목욕 다 했어? 누가 엿보진 않던?" "안 엿봐. 여기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래? 그보다 난 누가 당신들 봤을까봐 더 겁난다 이그...뭐하는 짓이야 이게?" 플루토가 재빨리 화제를 돌리려는 듯 베라를 끌어안고는 머리결에 코를 갖다 대었고 베라가 당황하며 소리쳤다. "꺄악. 플루토 왜 그래?" "흠흠. 어디 얼마나 깨끗해졌나 볼까?" "뭐해에? 가스터도 있는데..." 화기애애한 플루토와 베라를 보는 가스터의 눈길이 곱지 않음은 실로 당연하 다. 가스터는 한번 입을 삐죽거리더니 주섬주섬 돌들을 챙기고는 다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래 잘됐군 이젠 두 사람이서들 놀게나. 난 운동이나 더 해야지." 베라를 껴안고 있던 플루토가 문득 정색을 하고는 가스터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정말로 왜 하는겁니까? 마도사라면 끊임없이 수행을 쌓아야한다고 들 었는데...이래도 되는 거예요?" 가스터는 팔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은채 대답했다. "그거야 보통 마도사들 이야기이고. 나는 이미 마법의 극에 달했잖나? 익혀 놓고도 몸이 버티질 못 해서 못 쓰는 판인데." "그럼 그 운동하면 고위마법에도 몸이 버틸수 있는겁니까?" 플루토의 질문에 가스터가 피식 웃었다. "아닐껄? 하지만 적어도 몸은 튼튼해 지지 않겠는가? 어차피 더 이상 마법은 파고들 여지도 없는데 뭐...검이나 배워봐?" 가스터는 그말을 끝으로 다시 운동을 계속했다. "음...뭐 열심히 하세요.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렇게 시간을 끌수 있을 까..." 플루토의 혼잣말에 베라가 살며시 그의 목을 감싸안으며 중얼거렸다. "걱정마요 플루토. 사흘, 사흘만 잡아두면 돼요." "그렇지. 그때는 다리오스가 귀환하겠지." 플루토가 베라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싸안은채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가스터는 운동한다더니 하던 운동은 안 하고 괜히 트집잡는 중이었다. "거 제발 소원인데 분위기 잡을려면 좀 안보이는 데서 하면 안될려나?" 베라가 입가를 가리며 까르르 웃어댔다. "어머? 안 보이는데서는 해도 돼요?" "맘대루 하슈!" "어머 화났나봐? 어쩌지 플루토오~~?" "노총각 히스테리란 거야~~" "타오르는 업화의 볼꽃이여..." "으악! 가스터! 진정해요 진정!!" 웃고 즐기는 가운데 알크리드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자고로 돈없어도 지닌 능력만 뛰어나면 밥 굶지는 않는 법이다. 몇푼 안돼는 돈으로 제국까지의 긴 여정을 떠나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세틴은 채 이틀이 지나서 자신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그들이 떠내려온 바닷가에서 숲으로 진입한 지 이틀째, 결국 마을은 보이지 않 았고 그들은 결과적으로 길을 잃은 셈이 되었지만 그들에게는 길잃은 사람 특 유의 긴장감같은 건 가지고 있질 않았다. 오늘도 소녀의 목소리가 밀림을 가 르고 있었다. "아린! 빨랑 불러요!" "응! 하나,둘,셋! 으아아아아아아!!!!!!" 유나의 신호에 따라 아린의 입에서 우렁찬 외침이 터져나왔고 곧이어 산토끼 두 마리가 비실거리며 일행 앞에 나타났다. 물론 나타난 산토끼들은 아린의 일검에 기절했고 피트는 옆에서 침을 삼키며 모닥불을 지피는 중이었다. 유나가 아린 곁으로 다가가 다른 사람들에겐 들리지 않게 살짝 물었다. "아린. 인간의 몸으로도 드래곤 피어를 사용할수 있나요?" 토끼의 두 귀를 붙잡고 집어올리던 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곤거리는 목소 리로 유나에게 말을 건넸다. "으응, 사실 지금 쓴건 드래곤피어가 아니라 그냥 기운으로 제압하는 거지 만 요령은 같으니까 인간의 몸으로도 쓸수는 있어.따지고 보면 드래곤피어 는 아니지...히히" 불을 지피던 피트가 아린을 재촉한다. 배 되게 고픈 모양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속삭입니까? 빨랑 토끼나 가지고 오세요." 유나가 아린으로부터 토끼 두마리를 받아들고는 싱긋 웃었다. "자, 솜씨발휘합니다~" 일행 전속요리사를 자처한 유나의 화려한 요리솜씨에 의해 산토끼들은 곧 구 수한 냄새를 풍기게 되었고 그런 모습에 세틴은 그냥 멍하니 입만 벌리고 있 었다. 참으로 대단한, 어디다 떨어트려도 살아남을 이들의 서바이벌 기술에 감탄을 보내는 중이었다. "식사시간입니다!" 아리아의 대검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프라이팬이 돼었고 그릇들은 아리아가 나무 몇번 베어넘기고 유나가 단검으로 슥삭슥삭 몇 번 다듬으니 금방 생겨났다. 포크나 나이프등은 아린이 챙겨온 보따리 안에 들어있었고. 일행들은 지금 산토끼 고기를 자신의 식기에 한껏 담아놓고는 나름대로 배 를 채우느라 열중이었다. 소금기가 없으면 고기가 및및하다고? 아린이 건져올린 보따리를 쥐어짜기만 하면 소금은 얼마든지 나온다. 뭐 위생상에 좀 문제가 있겠지만... "우물우물...고기말구 다른 것도 먹고 싶다아.." 아린의 말에 세틴은 아무 말없이 아린이 토끼잡을 동안 자신이 따온 이름모 를 과일들을 일행앞에 풀어놓았고 유나는 과일중 푸른 빛이 띠는 타원형의 열대과일을 집어올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이건? 처음 보는 과일인데? 독이라도 있는 거 아닐까요?" 고기를 씹어삼키던 아린이 우물거리며 대꾸했다. "그땐 또 피트가 해독해줄텐데 뭘..." 피트는 상당히 이 생활이 마음에 들었는지 유쾌한 목소리였다. 벌써 그는 열매하나를 들어 입에 넣고 있었다. "먹고 봅시다. 맛 좋은데요 뭘." 즐거워보이는 피트의 모습에 세틴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피트씨는 꽤 재밌어보입니다?" 세틴의 말에 피트가 씹던 열매를 내려놓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글쎄요. 저는 이제껏 신전안에서만 자라서, 이런 생활은 꿈도 못 꾸었지요 물론 제 나이가 어린 탓도 있지만,,,뭐 지금은 재밌다고 해야하나? 여하튼 즐겁군요. 아, 안드실겁니까? 그럼 제가..." "나 먹을 겁니다!" 세틴역시 질세라 과일들을 집어들었다. 방금전까지 나무를 오락가락하며 힘들 게 자신이 따온 거다. 먹는게 남는거고 하나라도 많이 먹어야 남는다. 과일들을 뒤적거리던 아린이 야자열매를 들고 통통거리며 투덜대기 시작했다. "이건 뭐가 이렇게 단단해? 이얍! 이얍!" 주변 돌덩이에 야자열매를 꽝꽝 쳐대는 아린에게 아리아가 손을 내밀었다. "주세요." "아?" 꽈직!! 아리아는 야자열매를 들고는 그저 한번 후려갈겼을 뿐이었고 아린을 그렇게도 낑낑대게 만들었던 그 단단한 껍질은 한번에 박살이 났다. "고마워~ 잘먹을게~~" 싱긋 웃으며 아리아에게 감사를 표한 아린은 열매에 입을 대었고 조금 뒤 눈 쌀을 찌푸리며 곁에서 고기를 뜯고 있는 유나에게 말을 걸었다. "유나! 이거 미지근해! 얼음 좀 넣어줘." 유나는 잠시 중얼거리더니 아린이 들고 있는 야자열매를 향해 손짓을 했고 곧 열매즙들이 새하얗게 얼기 시작했다. 아린은 홀짝홀짝 마셔보더니 맛있 다는 표정으로 방실방실 웃다가 문득 세틴을 바라보았다. "음~시원하다~ 세틴 먹어볼래?" "당연하지! 누가 따온 건데! 내놔!" 참으로 여유로운 일행들이다. 옷들은 워낙이 좋은 천들로 해입어서 별로 더럽 거나 해어지지들 않았고 배부르게 3끼밥 꼬박꼬박 챙겨먹는다. 누가 이들을 조난자로 보랴~ 한창 식사에 열중인 아린일행들에게 느닷없이 들려온 소리는 이들이 조난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입에 뭐든간에 하나씩 물고있던 아린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외침이 터진 숲 저편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한 소녀, 옷은 이미 해어질대로 해어지고 온통 더럽기 짝이 없는, 산발을 한채 한쪽 다리에 화살을 박아넣고는 피를 흘리며 다리를 질질 끄는 17~8세쯤으로 보이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일행들이 일제히 외쳤다. 아, 물론 아리아는 안 외쳤다. "사람이다!" 아린들은 잽싸게 일어났다. 드디어 이곳이 어디인지 알려줄만한 사람이 나타 난 것이다. 이 어찌 반갑지 않으랴. 아린과 유나, 세틴이 재빨리 소녀에게로 달려갔고 그들의 모습을 본 소녀는 힘없이 외치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소녀가 쓰러지기 직전 그녀에게 도달한 세틴이 잽싸게 그녀를 부축했고 그뒤 를 아린, 그리고 유나순으로 도착했다. 유나가 헉헉대며 세틴의 품에 안긴 그 소녀를 바라보았다. "흐아,,,왕년에 이정도로 안 지쳤는데..체력 엄청 떨어졌네..헉헉. 이 사람 기절했나요 세틴씨? 설마 죽은 건 아니겠죠?" 세틴이 뭐라 답변을 하기도 전에 소녀가 신음을 냈다. "으으...사,,살려" "괜찮은것 같군요. 단지 상처로 인한 피로도가 조금 심할뿐..." 세틴의 답변에 아린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피트한테 데려가자. 치료하겠지. 그리구 길 좀 물어보자." 그때 유나가 조금 굳은 목소리로 소녀가 뛰어온 쪽을 가르키며 중얼거렸다. "길은 저 사람들에게 물어도 되겠는데요?" 세틴과 아린이 유나의 말에 놀라 그녀의 손가락이 가르킨 쪽으로 고개를 돌렸 다. 한무리의 병사들이 무장을 갖추고는 그들에게로 달려오고있었다. "그 소녀를 넘겨라!" 제국의 문장이 그려진 복장을 한 한무리의 병사들중 대장으로 보이는 한 인물 이 검을 세틴들에게 겨누고는 큰 소리로 외쳤고 세틴은 재빨리 검을 뽑아들며 반박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연약한 소녀를 핍박하는 무리에게 어떻게 그 녀를 그냥 넘기겠소!" 단호하게 소리치며 바스타드 소드를 굳게 쥔 세틴의 모습, 그 전의가 가득한 모습에 병사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그 검사가 눈쌀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미치겠군. 또 영웅심리에 빠진 애송이인가?" 검사가 세틴을 향해 경멸어린 눈길을 보내며 외쳤다. "당신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오! 두말말고 물러나시게!" 그러나 세틴은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눈 앞의 불의를 보고도 그냥 물러날 수는 없소! 그대들이 계속 이 아가씨를 핍박하겠다면 부득히하게 손을 쓰는 수밖에!!" 두눈을 부릅뜬 채 검을 겨누며 당장이라도 달려들듯한 세틴의 태도에 유나가 어이없다는 듯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우와..저런 느끼한 대사를 잘도 하는군." 물론 유나의 말은 세틴에게 들리지 않았고 세틴은 지금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 한 태세였다. 병사들의 눈빛이 매서워졌고 세틴 역시 검을 고쳐쥐고는 전투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런 세틴의 모습에 유나는 눈쌀을 찌푸리기는 했지 만 곧 로브 안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상황도 모르고 끼어드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도대체 저 소녀가 무고하다는 증거가 어디있다고 저렇게 무턱대고 달려드려는 건가 세틴은? 유나로써는 불만이었지만 현재 일행들의 행동방향은 세틴이 쥐고 있으므로 그녀 역시 어쩔수 없었다. 아린이 세틴을 졸졸 따르니 말이다. "지금은 세틴씨를 응원해야겠군요." "어? 싸움이야?" 아린이 그제사 명룡도를 움켜쥐었고 검사는 한판 붙어보자는 세틴들의 태도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치겠군. 자기가 무슨 정의의 기사인 줄 아나?" 세틴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내 기사는 되지 못 했으나 연약한 여인을 건장한 장정 여럿이서 핍박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것 정도는 알수 있소!" "제기랄! 누군 기사아닌줄 아나? 나도 기사고 나도 정의롭다면 정의로운 인 물이야! 핍박할만 하니까 핍박하는 거지, 내가 미쳤다고 애꿎은 계집애 데 려다가 토끼몰이하고 있겠나!" 검사의 반문에 세틴이 나직하게 말을 건넸다. "그렇다면 그 이유를 좀 듣고 싶소만...." 검사가 잠시 머뭇거렸다. 사실 이유를 설명할 처지였으면 그가 왜 처음부터 이유를 대지 않았겠는가? 머뭇거리던 검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크윽...제길,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라서 되도록 설득하려 했는데 그 놈 참 고집 한번 쎄군. 나를 원망마라 애송아!" 검사의 허리에서 장검이 길게 뽑혔다. "네 놈이 자초한 일! 나랏일을 방해했으니 국법에 따라 처단하겠다." 검사가 몸을 날리며 세틴에게로 돌진해 들어갔고 세틴 역시 맞받아쳤다. "타앗!"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둘의 검이 사정없이 맞붙었고 곧 도열해있던 병사들 역시 일제히 예의 상처입은 그 소녀를 안고 있는 아린과 유나에게로 덤벼들 었다. 아린은 웃었고 유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싸움이다!" "쳇, [세레니엄]!" 분위기를 틈타 미리 주문을 외워놓은 유나의 섬광마법이 주위의 자잘한 나무 가지들을 부수어가면서 병사들에게로 쏘아졌고 몇몇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그런 그들을 보며 유나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지." 쓰러진 병사들이 신음을 흘리고 있긴 했지만 다들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관계없는 일로 살인을 하긴 싫은 유나였던지라 단지 타격계 주문만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멋모르는 아린은 그저 신바람만 내고 있었다. "좋아! 덤벼라!" 그의 손에 쥐어진 명룡도가 서서히 허공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얍! 받아라! 아린류 살신기 환영...! 우엑!" 튕~~ 아린이 기술이름 줄줄 내뱉는 걸 그대로 기다려줄만큼 제국병들은 자상하지 않았고 명룡도는 말 그대로 허공에서 춤만 추다가 휭하니 튕겨져 날아가버렸 다. 역시 아무리 명검이라도 아린의 손에 쥐어져있으면 목도만 못한 것이다. 게다가 주절주절 대사까지 나불대는대야... 그나마 이제까지는 기교가 없는 몬스터들만 상대해온 터라 명룡도의 완력증가 마법으로 어찌어찌 상대했지만 지금은 다들 노련한 병사들, 결국 아린은 급한 김에 정령들은 소환할수밖에 없었다. "사라만더 카사!" 검사로써는 3류일지 몰라도 정령술사로써는 초일류인 아린이다. 타고난 능력 만 있으면 연습도 필요없는 것이 정령술이니 그럴수 밖에 없다. 아린의 명룡도를 튕겨낸 뒤 바로 검을 휘두르려던 그 병사는 곧바로 거친 불길 에 휩싸였고 그 모습에 제국검사가 외침을 터트렸다. "라든! 자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최초의 사상자는 아린의 손에 의해 탄생되었고 세틴과 맞붙던 제국검사는 그 런 아린의 모습에 호통을 쳤다. "제길! 그 소녀는 국가적 중죄인이다! 알지도 못하고 계속 방해할 셈이냐!" 아린은 검사가 호통을 치던 말던 전혀 개의치 않은 채 불꽃을 날리고 있었고 병사들은 피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아린의 불꽃정령 카사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 실력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세틴과 맞붙은 이 검사의 실력은 그 동안 상당히 강해진, 성기사들을 가볍게 패퇴시킬 정도로 강해진 세틴으로써 도 감당하기 쉬운 것이 아니었고 병사들 역시 평범치 않은 실력들을 가지고 있었다. 기사도 아닌 일개 제국병의 복장을 한 병사들이 말이다. `그런데 살의는 없다?' 세틴의 얼굴에 이채가 어렸다. 지금 그와 맞붙는 검사는 전혀 자신을 죽이고 자 하는 의도가 없어보였다. 단지 제압하고자 할뿐. 병사들 역시 급소는 전혀 공격하지 않고 있었다. 비록 그가 살기를 느낄 정도로 대단하지 못하긴 하지 만 적어도 눈치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정말 죄인인가? 만약 오해라면...' 생각이 흔들리자 검에 실린 기세 역시 약해졌고 그 틈을 검사는 놓치지 않았다. "빈틈!" 외마디 외침과 함께 제국검사의 검이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를 날렸다. "섬!" 당황하여 날려간 장검 대신 허리춤의 블레어스 타이나를 뽑아들려는 세틴의 목 에 검의 차가운 감촉이 와닿았다. 검사는 머뭇대는 세틴의 목에 검을 댄체 조용 히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하는 모양인데, 저 소녀는 중죄인이다. 오해로 피를 보고싶지는 않으니 이정도에서 멈추는 게 어떤가? 이미 우리는 한명을 잃었다." 그의 말투는 강바적인 것이 아닌 설득조의 그것이었고 그래서 세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제국검사가 표정을 굳힌 채 주위를 향해 크게 소리 를 질렀다. "그만 그치시지! 이 친구의 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유나와 아린의 동작이 일시 정지했다. "세틴씨!" "세틴?" 병사들 역시 검과 창을 거두었고 당황하는 아린과 유나를 보며 제국검사가 조 금 안도한 듯 차분히 말을 꺼냈다. "이 일은 당신들이 오해한 모양..." 그러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끄어...어억...." 어느순간, 검사의 입에서는 한 줄기 핏물이 흘렀고 "헉!!" 당황한 세틴이 검사를 돌아보았을 때, 그는 어깨에서부터 허리까지, 길게 베 러져 두 동강이 난 채 피를 뿜고 있었다. 사방으로 퍼지는 붉디 붉은 선혈, 그 사이로 거대한 대검이 자리잡았고 그 대검의 손잡이는 한 여인의, 차디찬 눈빛을 한 젊은 여인의 손에 의해 굳게 쥐어져 있었다. "아리아씨! 이게 무슨 짓입니까!" 두 쪽으로 쪼개어져 버린 제국검사의 모습에 멍하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세틴은 그제서야 아리아에게 고함을 질렀지만, 아리아는 무표정하게 제국병들 을 굽어보고 있을 뿐이었다. "대...장님?" 정적이 그들 사이에 흘렀다. 병사 한 명의 입에서 신음과도 같은 떨리는 음성이 띠엄띠엄 새어나오기 시작 했다. 병사들은 하나둘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아린의 중얼거림에 병사 한명이 이를 갈며 소리쳤다. "그분은 궁성 제3경비대장이셨다! 네 놈들이 감히 나랏일을 방해하고 관리까 지 살해하다니....." "......" 세틴은 멍하게 주저앉아 있었고 아리아는 한발자국 내딛으며 검을 휘둘러 고 인 핏물을 떨친 뒤 검을 병사들에게 겨누기 시작했다. 무표정한 그녀의 입이 열렸다. "괜찮은가요 세틴씨?" 아린이 아리아에게 말을 건넸다. "왜 이제 왔어요 아리아?" 아리아는 검을 제국병들에게 겨누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채 대꾸했다. "다들 안전한 것 같아서. 근데 세틴씨가 위험해지셨더군요." 병사들의 얼굴에 살의가 어리기 시작했고 그들 중에서 제법 나이가 많아 보 이는 한 병사하나가 떠듬떠듬 아리아에게 말했다. "일개 모험가들이 감히 법의 집행을 방해하고 관리를 살해했으니... 순순히 법의 심판을 받아라!" ".........." 아리아는 말이 없었고 병사는 계속 외쳤다. "너희들이 도망간다 해도 이미 수배자가 될 것! 이 땅을 디디는 이상 법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순순히...." 병사가 말을 맺기도 전에 조용히 관전하고 있던 유나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젠장! 이미 엎질어진 물, 아리아씨! 다 죽여요!" 아리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플레어 번]!" 유나의 외침과 함께 아까의 타격계주문과는 달리 살상용으로 충분한 위력을 지닌 불꽃의 창이 제국병들에게로 쏘아졌고 그 순간 아리아도 몸을 날렸다. "......" 눈치만 보고 있던 아린 역시 명룡도를 휘두르며 정령을 소환하여 사방으로 뿌려기 시작했다. 불길에 휩쌓여 병사들이 죽어갔고, 마법에 관통당해 병사 들이 죽어갔고 거대한 대검에 의해 두쪽,세쪽으로 갈라져 그들은 죽어갔다. "그만둬요! 멈춰요 다들!" 세틴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나왔고 그 모습에 유나가 차갑게 소리쳤다. 그녀는 마법의 화살들을 연신 날리며 병사들과 대치 중이었다. "이미 피를 봤으니 어쩔수 없어요." "아아......" 아리아의 대검은 울창한 밀림속에서도 그 위력을 잃지 않았다. 걸리는 것이 나 무덩쿨이든 나무가지이든 사람이든, 그 모든 것을 한번에 베어버리는 그녀의 검의 위력은 결코 일개 제국병사들이 감당할수 있는 게 아니었다. 상황은 금방 끝났다. 그들은 모두 죽었다. 하나도 남김없이. 푸르렇던 밀림은 붉게 물들었고 붉게 물든 밀림, 사방에 널린 제국병들의 시 체들 한가운데에서 세틴은 고함을 질렀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어쩔수 없어요. 말했잖아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인상을 쓰며 대꾸하는 유나를 보자 세틴은 기운이 빠지는 듯 나무에 기대어서서 말을 이었다. "하아...도대체 그들을 왜 죽인 겁니까?" 유나가 차갑게 대꾸했다. "그들이 도망가면 우린 곧바로 교수형일걸요 이렇게~" 목매달리는 시늉을 하는 유나를 보며 세틴이 안타까운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 다. "오해였잖소 그건. 그러니 잘 말하면.." "당신은 역시 귀족출신답군요. 일개 병사가 죽었을때야 넘어갈수 있지만 관리를 살해하고도 오해였소 미안하오~ 이러면 아 그렇군요 하하하 하면서 풀어줄 것 같나요? 게다가 그들의 복장을 보니 여기는 제국땅임이 분명한 것 같은데... 그들이 우리같은 일개 모험가를 그냥 놔줄 거 같아요? 세틴씨가 리베이드에서 는 귀족이었을 지 몰라도 여기서는 그냥 일개 평민이라고요! 제국은 헤이드의 작위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그래도...죄없는 병사들을..." 머뭇거리는 세틴의 대꾸에 유나는 화를 버럭 내며 소리쳤다. "그럼 우리는 죄가 있어서 잡힌 뒤 교수형 당해야 한단 소리에요? 그러게 누가 낄데 안낄데 분간도 못하고 덤비랬나 참내...." "아두리 그래도 상황을 설명하면......" "세상이 그렇게 이치대로 돌아가는 줄 아세요?" "크윽..." 유나의 비아냥에 세틴은 신음을 내며 풀석 주저앉아버렸다. "둘다 왜그래? 우리가 이겼잖아?" 아린은 그저 돌아가는 사태에 대한 이해력부족으로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었고 아리아는 천천히 대검을 등에 동여맨 뒤 세틴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들은 적이 아니었나요?" 세틴은 머리를 싸매쥐고는 주저앉은 채 말이 없었고 대신 유나가 아리아에게 말을 건넸다. "잘은 모르겠지만 세틴씨가 영웅심을 발휘해서 왠 소녀를 구하려 하셨는데 알고보니까 죄인인 모양이예요. 그래서 서로 아이구 오해였소 그렇소 죄송 하오~ 뭐 이러고 넘어가려는데 아리아씨가 덥썩....." 비아냥거리는 유나의 말을 끊으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던 세틴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젠장! 그만해요!" 세틴의 얼굴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유나 역시 속이 편할리는 없는 지라 묵묵히 서있기만 했고 아린은 연신 고개만 갸웃거렸다. 그때 피트의 목소리가 일행을 불렀다. "이 소녀가 깨어났는데요?" 유나가 쌀쌀맞게 세틴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젠 어쩔건가요?" 세틴은 띠엄띠엄 말했다. "우선... 사정을... 들어보지요..." 피트의 치유술은 굉장한 것이었다. 그래서 소녀의 상처는 모두 아물었고 엉겨붙은 핏물을 닦아낸 그녀의 모습에 세틴이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꼴깍!" 허리까지 내려오는 가는 금발의 머리결, 긴 속눈썹, 가느다란 팔다리, 새 하얀 피부, 그리고 이제껏 아린의 얼굴에 익숙해져서 여자를 여자로 보지 않던 세틴의 마음을 울렁이게 하기에 충분한 미모의 얼굴.(불쌍한 유나-_-;) `이야, 아린만큼이나 예쁘다.' 옆에서 도끼눈을 치켜뜨고 있는 유나의 눈치를 살금살금 보면서 세틴이 소 녀를 살짝 흔들어보았다. "이봐요? 아가씨?" "으응..." 소녀가 살며시 눈을 떴다. 영롱한 푸른 눈동자가 세틴을 응시했고 그녀는 잠깐 주변을 둘러보더니 곧 두려운 눈빛으로 덜덜 떨기 시작했다. "저...저기..." "안심하세요. 지금은 안전합니다." 세틴이 친절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고 소녀는 아린일행을 차례로 둘러보고는 그제서야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고마워요." 유나는 그녀가 마음에 안드는지 상당히 쌀쌀맞았다. "우리는 별로 안 고마워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꽤나 큰 죄를 지은 거 같은데 왠만하면 자수하시죠?"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합니까 유나양!" "안 그러게 생겼어요? 아직도 할말이 남았나요 세틴씨?" 버럭 화를 내는 세틴에게 유나가 째려보며 비아냥거렸고 대신 피트가 주변상 황에 겁먹고는 벌벌 떨고있는 그 소녀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무슨 일로 그렇게 ?겼는지...아니, 일단 이름부터 묻는게 예의겠군. 아가 씨의 이름이...?" 피트를 바라보며 소녀는 더럽혀진 옷매무새를 다듬고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세를레네... 세를레네 아파카인 데레스테이나 카킬라이드." 일행들의 입이 함지막만큼이나 벌어졌다. 아,, 아리아는 안 벌렸다.(꼭 튀는 놈이 있어 이렇게 -_-;;;) 잠시 후 피트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기...길군요." 이 어마어마하게 긴 이름은 우선 이 소녀가 범상치 않음을 일행에게 재확인시 켜 주기 충분했고 이어서 나온 말은 더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제국 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로 불렸었죠." 멍청히 있는 아린과는 달리 유나와 피트, 그리고 세틴의 표정은 소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창백하게 굳어졌다. 헤이드 6국연합의 6배에 달하는 거대한 영토를 지닌 가이아네스 제국, 그 거대한 영토를 한 사람이 완전하게 다스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왔다. 그래서 제국은 실질적으로 5개의 국가로 분열되어 통치되고 있었고 제국황제 로히나스 크렐 가이아네스가 직접 다스리는 중앙령을 제외한 그 외 나머지 부분은 대대로 제국의 4령주들에 의해 다스려져왔다. 동령주 현왕 제히드 아파카인 세리오네이드 하야데이나트. 서령주 무왕 라르고 아파카인 에레아이스네 디테이로스틴. 남령주 마왕 혹은 마도여왕 세를레네 아파카인 데레스테이나 카킬라이드. 북령주 신왕 브로데일 아파카인 토울 세키나트 라이크리드. 딱 들어보면 일단 보통 사람같지는 않지 않은가? 이 길디긴 이름들이 우선 범상치않고 그들 앞에 붙은 칭호가 또한 범상치않다. 제국과 가문, 자신의 영광과 책무를 의미하는 이 기나긴 이름들은 물론 공식 석상에서만 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긴 하지만 그들앞에 붙은 왕의 칭호는 제국의 사천왕으로써 물건너 헤이드 6국연합에까지 알려져 있다. 물론 그 기나긴 이름 다 외우고 다니는 골빈 사람은 없다. 제국황제도 못 외운다. 황제가 미쳤다고 할일없이 저딴거나 외우고 있겠는가? 국정만도 복잡한데. (작가도 못 외운다) 이들은 제국의 나머지 영토를 4분하여 다스려왔고 그들의 지위는 공식적으 로 동등하다. 즉 지금 아린들의 앞에 주저앉아 있는 이 소녀의 말대로라면 그녀는 제국의 2인자인 남령주 세를레네라는 소리다. 솔직히 믿기 힘든 이야기이였고 그래서 유나와 피트의 얼굴에 의심스런 빛이 짙게 감돌았다. "제국의 사천왕중의 하나로써 제국 최고의 마도사이고 7서클을 마스터했다 는 그런 엄청나신 마도사께서 저런 평범한 병사들한테 ?기고 있었다... 이 말인가요?" 유나가 미심쩍은듯이 소녀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러자 그녀의 두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당연히...안 믿겠죠. 아무도 안 믿어요. 어릴때부터 키워주신 분들조차.. 흐흑...우아아앙~~" 결국 그녀는 울음을 터트렸다. "어라? 우네?" 느닷없이 울음을 터트리는 그 소녀를 보자 더더욱 의구심은 깊어져만 가는 유나였고 대신 세틴이 당황한 채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다. "우..울지마요.뚝~뚝~ 그녀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니라...자, 이거라도.." 세틴이 손수건을 건네주자 소녀, 세를레네는 그것을 살며시 받아들고는 눈물 을 닦기 시작했다. "훌쩍,훌쩍, 고마와요..훌쩍. 푸헤헹~~" 음, 코도 풀었다. `저렇게 질질 짜는 계집애가 제국의 남령주라고?' 유나는 어이없는 듯이 그저 세틴과 세를레네가 하는 꼴을 멀뚱히 보고만 있었 고 대신 아린이 흥미가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으음, 세를레네? 세를레네맞지? 세를레네는 왜 아까 그렇게 ?긴 거예요?" 아린의 질문에 피트가 맞장구를 치며 물었다. "그러게말입니다. 당신말대로라면 그들은 당신들의 수하가 아닙니까?" 그녀의 주위를 둘러싼 불신의 눈빛에 세를레네는 훌쩍거리면서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믿지 않으실지도 모르지만...실은 보름전쯤의 일이었어요." .................................... 보름 전, 어느날 밤. 제국 남령지구 수도 사우스 가이아네스, 그리고 그곳의 중심지인 1000년이 넘게 내려온 사우스 가이아네스의 수도 이델론의 궁성 이델린느의 최고층 여왕의 홀, 그리고 그곳에 한구석에 위치한 그녀의 침실 에서 한 소녀가 침상에 누워있다. "냥~ 음냐음냐." 포근한 자신의 침실에서 세를레네는 편안히 수면에 빠져있었다. 계속되는 마법 의 연습, 의식으로 물려받은 마법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능숙하게 쓰는 것은 결 국 그녀의 몫, 태어나서 지금까지 오로지 배운것이라고는 마법뿐인 그녀가 유일 하게 자신의 생각을 펼칠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침상에 누워있을 때 뿐이었고 그녀의 유일한 휴식의 시간이기도 했다.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시간. "...으응?" 어느 순간 세를레네는 이질적인 기운을 느끼고 살며시 눈을 떳다. 고요한 그녀 의 침실 한구석에서 천천히 응집해오는 정체불명의 마나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녀는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마도사의 기운, 그것도 삼엄한 궁성의 경비 한복판을 뚫고 조용히 잠입할 정도로 가공할만한 마도사의 기운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누구냐.." 세를레네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비록 실전경험은 없지만 그녀는 7서클을 마 스터한 마도사, 새장안의 새라도 독수리는 독수리이고 이런 무례한 침입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녀의 지위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녀의 외침에 어두운 침실 한구석에서 인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이 동네 왕이지?" 세를레네는 당황했다. 그녀의 귀에 들려온 목소리는 갸냘픈 소녀의 목소리, 자 신과 그다지 나이차가 나지 않는 듯한 소녀의 목소리였고 그녀는 의아해하며 시선을 소리가 들린 쪽으로 집중했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그 암흑에서 한 소녀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흑단과도 같은 검고 윤기있는 머리결의 귀 여워 보이는 단발머리 소녀가 그녀, 세를레네를 보며 웃고 있었다. "떨고 있네? 몰래 마법까지 준비해가면서? 귀엽다아." `마법을 외우고 있는 걸 눈치챘건가...' "...누구지..." 세를레네는 억지로 자신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떨려오는 목소리를 완전히 감 출 수만은 없었고 소녀는 그런 그녀의 불안섞인 표정이 재미있는 듯 방실방실 웃음만을 짓고 있었다. 결국 세를레네는 날카로운 톤으로 소리높이 외쳤다. "경비병!" "소용없어. 이미 이 주위는 결계를 쳐놨거든." 소녀의 깔보는 듯한 태도에 세를레네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사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지껏 이런 적이 없었던 터라 제대로 머리가 돌아 가지 않는 그녀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겁이 났다. 세를레네는 겁먹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겠다는 듯 덮고 있던 이불을 밀치고서 두 손을 앞으로 내밀며 힘차게 외쳤다. "무례하구나! [플레어 번]!" 침실 전체가 붉게 빛나며 세를레네의 손에서 불꽃의 창이 길게 뻗어나갔고 그 러자 소녀는 생긋 웃으며 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소리쳤다. "[절대마법봉인]" "!!!!" 거대한 마나의 기운이 단발머리소녀로부터 뿜어나와 단숨에 불꽃의 창을 무 력화시키며 곧바로 세를레네를 잠식해갔고 항거할수 없는 그 거대한 마나의 양에 그녀는 기겁하며 있는 힘껏 힘을 개방했다. "야아아압!" 세를레네의 마나의 힘은 결코 그녀만의 것이 아니었다. 선대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의식의 마법, 그것을 통해 마법을 구현하는 그녀의 가계는 1000년 전부터 길게 내려져왔고 그안에 담긴 마나의 양은 인간이 대항할수 없는 양이다. 그러나...너무 늦었다. "꺄아아아악!" 세를레네의 전신을 검은 마나의 기운이 맴돌며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녀 는 힘없이 침대아래로 굴러떨어져버렸다. 보통때였다면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그녀가 이론뿐인 마도사라 할지라 도 제국최고의 마도사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쉽게 당할 리는 없을 것이다. 그저, 자신외에도 7서클 궁극주문을 구사하는 자가 제국 내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았고 그래서 미리 그에 비교할만한 강력한 마법을 외워놓지 않았던 탓이었으나, 그 결과는 컸다. "말..도 안돼...어떻게 궁극주문을..." 세를레네는 전신의 마나가 경직되는 것을 느끼며 떠듬떠듬 입을 열었고 그녀 의 말에 단발머리소녀가 까르르 웃었다. "미안, 네 자리가 재밌어보여서 그런 거야. 놀아보고 재미없으면 도로 줄 께." "무...무슨 소리야!" "보면 알아. 음..타고난 족속의 형체여...." 세를레네의 외침에 아랑곳없이 소녀는 또다시 무언가 조용히 중얼거렸고 그런 그녀를 떨리는 눈으로 지켜보던 세를레네의 입에서 경악이 터졌다. "꺄악!" 검은 단발의 머리가 순식간에 길게 자라나면서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검은 두 눈동자가 푸르게 변했다. 전신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잠시 후 세를레네의 앞에 서있던 그 소녀는 세를레네 자신이 되어 빙긋 웃으며 그녀, 세를레네를 내려보고 있었다. "넌 나가서 놀아. 여긴 이제 내꺼야." 자신의 얼굴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세를레네 그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아...아아..." 말문을 열지못하며 공포에 젖어있는 세를레네를 보며 그 소녀가 조용히 마법의 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공간을 꿰뚫고 그 사이를 뛰어넘어 곳과 곳의 거리를 없앨지어다. [워프]!" ..................................... "....그리고...정신이 들어보니 수도근처의 어느 숲속이었고, 마법은 모조리 봉쇄당했어요. 그래서,,,힘들게 궁성으로 돌아갔을때는...흑..으아아앙..." `또 우냐...쯧..' 유나의 의심스러운 눈길과는 달리 세틴과 피트는 눈 앞의 가녀린 소녀가 울먹 거리며 신세한탄을 해대는 것에 지극히 동정하는 표정이었다. 아린? 아린은 멍청히 이야기만 듣고 있었다. 세를레네는 울먹이며 이야기를 이었다. "그래서...겨우 궁성에 도착했다가...오히려 간첩으로 오인받아 감옥에 갇히 고...그때 래픽시스경의 도움으로 겨우 궁성을 빠져나왔지만...흑...이런 오지에까지 ?기다가 결국 래픽시스경마저 비참하게 돌아가시고..으아아앙" 이제 세틴의 표정은 눈앞의 가녀린 여성을 위하여 이 한몸 불사를 각오가 단 단히 되어있음을 강력히 표방하는 그런 표정이 되어있었고 그런 세틴을 보며 유나가 한심하다는 듯 혀를 몇번 찻다. `도대체..저 이야기 어디가 믿을 구석이 있다는 거야?' 결국 유나는 한심한 동료들의 생각을 깨우쳐주기 위하여 말문을 여는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요. 제국의 마도여왕이면 7서클의 마스터죠?" 세를레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유나는 말을 이었다. "제가 알기론 가스터를 제외하곤 7서클을 마스터한 인간은 마도여왕 세를레 네뿐일텐데요?" "역시..못 믿는거죠. 훌쩍훌쩍," 또 울음을 터트리려는 세를레네를 보며 유나가 재빨리 그녀를 제지한뒤 빠르 게 입을 놀렸다. "이봐요. 믿을만 해야 믿죠. 마도여왕 세를레네라면 7서클을 마스터한 마도 사예요. 가스터를 제외하고는 인간계 최고라고 마도사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고요. 그런데 왠 어린 소녀가 그녀를 가볍게 제압하고 자리를 차지해요? 그 정도 능력이 있다면 굳이 당신을 몰아낼 필요도 없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 어요?" "나도 몰라요! 사실이 그런데 나보고 어쩌란 말이예요! 으아아아앙!!!!" 큰 소리로 울어대는 세를레네를 달래며 세틴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유나씨! 너무 다그치지 마세요! 무슨 짓입니까!" "세틴씨는 안 수상해요 저 여자의 말이?" 세틴과 유나는 이제 험악한 분위기가 되었다. 이제 그런 둘을 말릴 사람은 하 나뿐이다. "아아..둘다 진정하구..뭘 그런 걸 가지구 그래? 응.. 근데 세를레네? 아까 그 사람들요. 나쁜 사람들 아니예요?" 아린의 태연한 말에 세틴은 멋적은 듯 뒷머리만을 긁었고 유나 역시 입을 다물 었다. 그리고 이어선 아린의 질문에 세를레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며 떠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나를 ?던 그 병사들은요?" "아리아가 다 해치워줬어요." "그들은 궁성의 최고정예병들인데 어떻게...." 말을 잇던 세를레네는 아린의 말없는 손가락질에 그가 가르키는 곳으로 눈 길을 돌렸고 순간 흠칫 놀랐다. "힉!" 그녀의 눈에 한 여인이 들어왔다. 이야기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는 듯 그냥 나무 한켠에 기대어선 여인의 모습, 평범해보이는 여인이었지만 한가지 평범치 않은 구석이 있었으니...아리아는 그녀의 예의 그 거대한 대검을 한 손으로 들고서 헌 천으로 핏물을 닦아내고 있는 중이었고 세를레네는 어이없는 듯이 입을 벌 리고는 아리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거...검이예요?" 아린이 고개 끄덕끄덕. 세를레네는 다시 물었다. "저거.. 안 무거워요? 강철로 만든 검은 아니겠죠?" 아린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무지 무거워요. 세틴이 그러는데요, 강철보다 더 무거운 금속이래요." "근데 어떻게..." "아리아는 힘이 세요." 참으로 간단한 문답이고 참으로 아린다운 답변이었다. 그러나 세를레네는 아리아를 계속 관찰하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용히 있던 아리아가 문득 세를레네의 시선을 의식하고는 잠시 손놀림을 멈춘 채 그녀를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 "왜 그러죠?" 세를레네는 아무말없이 계속 아리아를 응시하다가 잠시 후 머뭇거리며 아린 일행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린,유나,피트,세틴.. 그들을 둘러보던 세를레 네는 그나마 세틴이 가장 리더같아 보였던 모양이었다. 하긴 유나와 아리아는 여자이고 아린 역시 남자로 보기엔 무리가 있고, 또한 피트는 신관이므로 누가 봐도 세틴이 이들의 리더로 보일 것이다. 사실이 그 렇기도 하고. 그래서 세를레네는 세틴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누구죠? 저런 걸 만든게?" 의아해하는 세틴대신 유나가 흠쓺 놀라 세를레네를 쳐다보았고 세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세를레네에게 반문했다. "만들다뇨? 뭘 만들어요?" 의아한듯한 세틴의 반문에 세를레네가 어깨를 약간 움츠리면서 아리아를 손가 락질한뒤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저거, 저 키메라..말이에요..." "키메라? 아리아씨가?" 놀라서 아리아를 돌아보는 세틴대신 유나가 쌀쌀맞은 말투로 세를레네에게 말을 건넸다. "사람을 앞에 두고 이런거 저런거,라고 칭하다니, 꽤 예의바르시군요." 유나의 말에 세를레네는 어깨를 더더욱 움츠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삐질거리며 대꾸했다. "죄..죄송해요." "유나양!" "왜 고함을 질러요? 내가 틀린 말했나?" 눈쌀을 찌푸리며 고함을 치는 세틴을 보며 유나는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고 묵묵히 있던 아리아가 대신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를 만든 자의 이름은 대마도사 가스터. 알고있나요?" 세틴과 피트가 놀란 얼굴로 아리아를 돌아보았으나 아리아는 전혀 표정의 변화없이 말을 잇고 있었다. "당신은 어떻게 나를 알아본거죠?" "아리아씨가?" "키메라?" 세틴과 피트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한마디씩 내뱉었고 아린은 키메라가 뭐길래 저렇게들 놀라는 표정을 하고 있나 궁금해하는 중이었다. 세를레네는 아리아를 보면서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골격과 힘의 상관관계를 보고요.당신의 힘은 법칙에 따른 것이 아니더군요. 그리고..예전에 선대 여왕이 영혼의 그릇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알아볼수 있어요. 비록 마력은 잃었지만 지식마저 잃은 건 아니 예요." 아리아는 여전히 표정의 변화가 없었고 아린은 아리아와 세를레네를 연달아 쳐다보다가 문득 유나에게 나직하게 질문을 던졌다. "유나. 키메라나 뭐야?" "합성수라는 의미예요. 마법에 의해 원래의 종족을 이질적으로 융합시키는 것. 금지된 마법 중의 하나이고 특히 인간을 상대로 하는 건 절대 엄금되어있는 데..." 유나는 아린에게 설명을 해주다 말고 세를레네를 응시하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런데...영혼의 그릇? 아리아씨가?" 아리아의 무심한 눈빛에 이채가 여렸고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영혼의 그릇.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영혼의 그릇. 깨어지지 않는 영혼의 그릇. 고대의 비술. 불사를 바라는 자들의 궁극의 비법. 전설에 의하면 수십, 수백만년, 아니 더 오래된 측정할수 없는 시간의 저편에서 거신족들이 자신들을 얽매는 책무로부터 자유로와지기 위하여 스스로의 육체를 창조해 내었던 비술이라고 한다. 궁극의 힘을 지녔음에도 세계를 지탱하는 책무에 얽매인 거신족들은 그들의 의무로부터 달아나기를 원했다. 변함없는 삶속에서 오로지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그들의 삶에 넌더리를 낸 그들은 자유로와지기를 원했다. 제한된 시간이라도 자신들의 의지를, 자신들의 삶을 펼치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들은 법칙에서 자유로와지기로 결심했다. 그들, 거신족은 필요했다. 거신족의 신력을 지탱할수 있는 최강의 육체가 필요했다. 억겁의 시간이 흐르고... 수많은 실패 끝에 마침내 그들은 해내었다. 1만년에 이르는, 불사에 가까운 기나긴 수명. 어떤 생명으로도 변할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무엇보다 거신들의 신력을 감당할수 있는 육체가 창조되었다. 지상 그 어떠한 것보다도 단단한 비늘로 뒤덮이고 창공을 가르는 거대한 두 장의 날개와 대지를 디디는 굳건한 4개의 다리를 가진 최고, 최대, 최강의, 그들 자신에게 흡족한 육체를 창조해낸 거신족들은 자신의 정신을 그 육체에 이입시켰다. 더 이상 신이기를 거부하고서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와졌다. 그들은 새로운 존재, 드래곤이 되었다. 드래곤. 그들에게 있어서는 해방의 의미로, 신들에게 있어서는 배반자, 사악을 상징 하는 의미를 지닌 거신족을 칭하는 새로운 칭호. 법칙에 의하여 창조되어 오로지 세계를 지탱하는 것에만 그 삶을 살아오는 다른 신들에게 있어서, 신족이면서도 의무를 버리고 스스로 한계를 지닌 존재로 내려앉은 드래곤들은 이단자로 낙인찍혔고 그리하여 그들은 자유을 얻음과 동시에 신들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개의치 않았다. 드래곤들은 사악의 상징으로써 그 지위를 굳혔으나 그들이 가진 신족의 힘은 여전했고, 숨결로 나타나지는 그들의 신력은 책무에 얽매인 신족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드래곤들은 자유로왔고 신들은 얽매인 존재. 사악한 존재인 드래곤들은 세계의 균형에 무슨 일이 생기던지 상관없이 그들 이 지닌 신족의 힘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으나 묶여있는 존재인 신들로써는 제약에 따라 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존재하나 존재치 않고 무한하나 또한 유한한 존재인,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신족들은 그래서 배신자를 응징하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사용했다. 그들은 인간을 창조했다. 신력을 높이고 마나를 거둬들이기 위하여 신들은 자신의 도구로써 인간들을 창조해내었고 그로써 배신자들인 드래곤들을 응징하고자 하였다. 인간들은 번성했고 기대대로 그들의 창조주인 신들의 충실한 수족이 되었다. 그러나, 인간들의 능력은 드래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세계의 균형을 깨지않기 위해 신들은 인간의 육체를 평형적으로 창조해내어야만 했고 또한 신들에게 반기를 들지 않게 하기위해 그들의 정신을 편협하게 제어할 필요가 있었다. 신들 역시 그들이 드래곤과 동등한 힘을 지니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 다. 신들은 그들이 절대다수로서 드래곤들을 제압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드래곤들의 힘은 강대했다. 아무리 뭉치고 아무리 신들의 힘을 빌려도 법칙에 의해서 창조된 자가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를 당해낼 수는 없었고 결국 인간들은 창조자의 의지를 따르는 것보다 눈 앞의 공포인 드래곤들에게 복종하는 것을 택했다. 신들은 분노했다. 신들을 저버린 인간들과 그들을 그렇게 만든 드래곤들을 신들은 증오했다. 책무를 버리고 멋대로 달아난 드래곤들을 신들은 시기했다. 책무에 얽매이지 않은 드래곤들의 자유분방함을 신들은 질투했다. 끝없는 세계의 순환, 그 억겁의 무한한 의무에서 달아난 자유로운 그들을. 신들은 법칙을 어겨서라도 드래곤들을 처단하기로 결정했고 그래서 신들은 결국 드래곤들의 비술 {깨어지지않는 영혼의 그릇]을 역이용했다. 그 결과, 대 드래곤용 생체병기 전능수가 창조되었다. .............................................. 한참을 설명하던 세를레네의 말은 중간에 끼어든 질문으로 인해 끊어졌다. "네에? 전능수라면... 드래곤들의 수장이라는 그 머리 7개에다가 날개 16장 이라는 전설의 드래곤아니예요?" 세를레네의 말을 중간에 끊은 것은 유나였고 피트 역시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세를레네를 바라보았다. "이상하군요. 전능수, 초룡 티탄 엘사나드가 신들에 의해 창조되었다니..." 그러자 세를레네는 오히려 피트와 유나를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네에? 초룡? 초룡이 뭐죠? 그리구 엘사나드라는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데요? 저는 단지 전능수라고만 알고 있는데...." "네에?" 유나가 어이없다는 듯이 되물었고 피트는 의아한 표정으로 세를레네를 바라보 다가 입을 열었다. "저..혹시 이런 이야기는 들어보셨읍니까?" 피트는 자신이 신전에서 알아왔던 이야기를 세를레네에게 들려주었고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리송해하다가 잠시후 침묵했다. 그들은 서로 생각에 빠져있었다.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 전설은 내려오면서 퇴색되고 변질되어 간다. 과연 어느것이 진실인가? 피트는 나름대로의 체계적인 신학적 지식을 지니고 있었고 그것을 맹신했다. 위대한 신들이 드래곤을 시기하여 인간을 만들고 또 전능수를 창조해내었다? 웃기는 이야기다. 전능한 그들이 왜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하지만 세를레네의 말은 신전에서 금기되다시피 했던 드래곤이라는 존재에 대해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어느 쪽이 진실인 건가? 아린은 어려운 이야기가 나오자 들은체 만체 딴청을 하고 있었고 세틴은 뜻도 제대로 이해못한 주제에 그들의 침묵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아리아의 조용한 음성이었다. "사설은 빼지요.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제가 인간이 될수 있는가...이니까요." 세를레네는 피곤했는지 세틴이 모닥불 한구석에 마련한 모포에 누워 곤히 잠들 어있었다. 유나는 아리아의 무릎을 베고서 곯아떨어져있는 아린을 잠시 보고는 다시 모닥불의 불씨를 살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낮의 일이 마음에 걸려서인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이 오질 않는 모양이군요." 피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차분히 유나를 쳐다보며 말을 건넸고 유나는 피식 웃 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금발의 고운 머리결, 남자다운 매력과 중성적인 아름 다움이 결집된 피트의 얼굴을 보자 유나는 왠지 웃음이 나오는 걸 느꼈다. "키득.." 아린, 피트, 세를레네...세상에는 참 아름다운 사람들도 많구나. 그리고 그들 은 다들 뛰어난 자들이다. 한 사람은 지상최고의 종족 드래곤. 이는 그가 아무 리 멍청하고 순진하다해도 변하지 않는 사실. 한 사람은 최고위 신관, 신의 사랑을 받아 어린 나이에 아름다움과 힘을 겸비한 자. 한 사람은 제국 최고의 마도사, 나이차이는 유나 자신과 얼마 안나지만 그녀는 마스터급 마도사, 자신 은 견습마도사. 유나는 웃음이 나왔다. 평범한 평민출신에 그나마 부모를 잃고 도적으로 전전긍긍, 리베이드 궁정부마 도사의 눈에 띄어 필사적으로 마법을 수련한 것이 지난 2년간, 겨우 손에 얻은 것은 견습마도사의 로브.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자부했지만 저들 중 그 누구와 비교해도 자신이 뛰어난 점따위는 없었다. 외모도 능력도 힘도 자신감도....자신이 그렇게 얻기를 갈망했던 것들을 노력 없이 얻은 저들을 보자 왠지 웃음이 나온다. 그저, 기운이 빠지며 웃음만 새어 나온다. "왜 웃으십니까?" 피트는 멎적어하면서 유나를 쳐다보았고 유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 를 가로저으며 저만치서 잠에 취해있는 세틴을 바라보았다. `잘도 자는군. 그래, 저런 사람도 있지. 세상엔.' 유나의 상념을 음산한 여인의 목소리가 깨어버렸다. "어떻게 생각하죠? 아까의 이야기?" 섬쓺하기까지 한 목소리였지만 이제는 면역이 되어서인지 유나는 전혀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은채 목소리의 발신지로 고개를 돌렸다. "아까의 이야기? 아리아씨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그 이야기?" 아리아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유나는 계속 말했다. "글쎄요. 조리가 있어요. 믿을만한 이야기같아요." 아리아는 한쪽 손은 아린의 머리에 한손은 그녀의 대검을 붙잡고 무표정하게 유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유나는 무심한 아리아의 눈동자에 일순간 감정의 빛 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아리아가 말을 이었다. "가능한 일인가요? 전 마도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글?요. 저도 지식이 얼마 없으니 모르겠지만...그녀의 말대로 아리아가 영 혼의 그릇인가 하는 그 비술로 만들어진 거라면, 그녀의 해법 역시 옳은 것 이겠죠." 유나의 답변에 아리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다. -우선, 영혼의 그릇에 대한 정보는 제가 워낙 어릴적 이야기라 잘 몰라요. 그리고 선대여왕님 역시 결국 영혼의 그릇에 대한 것은 성공하지 못했지요. 솔직히 말하면 전 지금 당신을 만들었다는 그 마도사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예요. 이정도나마 성공했다는 건 그가 보통 마도사가 아니라는 거죠. 가스터 라트나일. 신의 권능에 도전할 자격이 있는 자로군요. 과연 대마도사라는 칭호에 걸맞는 능력...- -하지만 선대여왕님은 영혼의 그릇으로 인체실험을 직접 할만큼 사악하지 않은 분이셨어요. 그래서 그 분은 자신의 몸에 비술을 행했고...그 결과 실패한 뒤 다시 인간의 육신으로 돌아가 수명을 다하셨지요. 그러니 아마 도서관 어딘가를 뒤져보면 그때의 기록이 있을거예요. 분명히 그 분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셨으니까요. 하지만...제가 이런 처지라서 도움을 드릴 수는 없겠군요...죄송해요...- 문득 아리아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녀가 진짜 마도여왕 세를레네일까요?" 유나가 뭐라고 대답을 하려던 순간 피트가 그녀들 사이를 끼어들었다. "우선, 저 소녀가 제국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라는 것은 믿을만한 이야기 같습니다. 일개 소녀로 보기엔 지닌 지식이 너무 커요. 특히 아리아씨를 알 아본다는 건...음 저는 마도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만...상당한 마법의 지식을 지녔다는 의미이고..." "됐어요. 저 소녀는 제국 남령주가 틀림없는 것 같아요." 피트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단정내리는 유나의 태도에 피트가 의아해하며 되물 었다. "어? 유나양이 제일 그녀를 의심하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의심스러웠고 지금은 의심이 풀렸으니까요. 무엇보다 아리아씨를 알 아보고 그 정체까지 꿰뚫어본 걸 보면 보통 마도사는 아니란 소리지요." 그러자 이제 피트에게는 새로운 의문이 떠올랐다. "그렇다면...10대의 소녀로써 7서클을 마스터한,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마도사가 또 이세상에 존재한다는 겁니까? 남령주 마도여왕같은 경우가 아니 고서야 그 나이에 7서클 이상의 수준을 가진다는 건 불가능해요. 천재중의 천재로 불리우는 가스터도 40이 다 되어서야 7서클을 마스터했습니다." 유나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꼭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요..." 유나는 아리아에게로,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무릎을 베고 곤히 잠들어있는 아 린에게로 힐끗 눈길을 주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인간이 아니라면요? 예를 들면 드래곤이라던가...." "인간이 아니라면요? 예를 들면 드래곤이라던가...." 사르바잔 왕국의 중부도시 저그라넨시의 중심가 어느 저택에서 거대한, 2미터 가 넘어보이는 거인이 의자에 주저앉아 이야기를 내뱉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 대는 건장하지만 거인덕택에 상대적으로 왜소해보이는 중년상인 하나, 그가 거 인의 이야기에 눈쌀을 치푸리며 대꾸했다. "이보게 가베인. 그들이 왜 우리를 돕는단 말인가? 우리에겐 그들의 환심을 살만큼 많은 양의 보석은 없다네...그리고, 복수에 관해서는 난 그다지 내키지 않는군." 가베인의 눈쌀이 가볍게 찌푸려졌다. 인간은 이렇다.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고 그 모습을 빤히 지켜봤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현 생 활을 끝내 포기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과연 말할수 있을 까? 그에게는 새로운 가족과 새로운 생활, 새로운 터전이 있다. 그런 것들을 위험으로 빠트리는 일을 그는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긴...아무리 복수심에 불탄다해도 쉽게 승락하기 힘들 테니..' 사실 가베인 스스로 생각해봐도 카르셀과 대적하는 것은 어림도 없는 짓이었 다. 그들은 지금 인류역사상 최고의 검사와 마도사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300년 이래 최고의 국력을 자랑하고 이미 리베이드와 바트란왕국을 점령하여 그 세력이 6국연합 최고를 달리는 국가. 그러나, 레드드래곤 아린을 만남으로써 가베인은 희망을 품게 되었다. 비록 지금은 어디 있는지, 그 드래곤 슬레이어들과의 전투에서 아린이 어찌되었는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들에게 죽음을 당했다면 또 한번 드래곤슬레이어들 의 위명이 대륙을 진동시킬테니 그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왔었다. `아린...' 그렇다면 아린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충성의 서약을 받아들였다. 그를 찾기만 한다면, 가베인은 이제껏 모아온 돈과 군사로, 그 리고 무엇보다도 지상 최강의 종족을 앞세우고 카르셀에 통쾌하게 복수를 할 수 있을것이다. 그럴려면 우선 그를 찾아야하고 또 군사를 모아야한다. 카르셀에 원한을 가진 자는 많았다. 그러나 카르셀에 정면으로 대항할 마음을 가진 자는 전무했다. 결국 가베인은 그들에게 자신의 승부수를 보여주었고 이번에도 그는 눈앞의 부호, 크리드 라슨에게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제가 알고 있는 레드드래곤이 하나 있습니다. 그 레드드래곤 역시 카르셀 왕국에 유감이 있지요. 그는 저를 돕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중년상인 크리드 라슨이 혀를 차기 시작했다. "쯧쯧...난 여지껏 가베인 자네가 허튼 소리하는 걸 본적이 없네...게다가 자네는 지금 정신도 멀쩡해보이는군." "물론입니다. 전 단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불리하지 않다는 걸 설명드 리려 한것 뿐입니다." 가베인의 자신만만한 대답에 상인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그럼 그 드래곤에게 직접 부탁하게. 그럼 되겠구만." "못 믿겠다는 말이시군요?" "그럼 그 말을 나보고 믿으란 말인가? 자네 원래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 복수에 눈이 멀어 사람이 변했구먼..." 상인의 태도에 가베인이 정색을 하고는 상인을 노려보며 조용히, 그러나 힘있 는 말투로 말을 꺼냈다. "제가 이제껏 거짓을 말한 적이 있습니까?" 상인은 가베인을 바라보다가 고래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가 아는 한 가베인은 거짓을 말한 적이 없는 인물, 상인인 그로써도 가베인만큼 신용있는 용병은 여 지껏 본적이 없었다. 상인의 태도에 가베인은 조금 안도한 표정을 짓더니 이야 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저에겐 사정이 있습니다. 사실은 그 드래곤의 행방을 놓쳤지요. 그리고 그 드래곤을 찾기 전에 함부로 일을 일으킬 생각은 없습니다." 상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가베인은 말을 이었다. "하지만...그 드래곤과 다시 만났을때, 모든 준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금 라 슨씨의 재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당신의 이름과 재산을 철저히 은닉될 것이며 설사 들통난다 해도 투자한 돈을 잃은것일 뿐입니다." 상인의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는 가베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단 한가지 목적만을 위해 살고 있는 자이지만 그는 신용이 있었고 그의 말대로 라면 승산 역시 뚜렷했다. 드래곤, 지상 최고의 종족이 자신들의 편을 들어준다면 세상에 그 무엇이 두렵 겠는가? 상인은 결정을 내린 것 같았다. "음...그렇다면 재정문제는 내 아들과 의논하게." 가베인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만약 그가 자신의 신용을 믿지 않는다면 그는 또다시 자신의 수명을 깍아내가면서 `그'를 불러야 했을 것이다. `그'를 한번씩 부를때마다 정령사인 가베인에게는 타격이 컸다. 다행히 이번에 는 중년상인 라슨이 그를 믿어주는 것 같았다. 상인은 하인을 불러 뭐라고 전갈을 보냈고 잠시후 응접실의 문이 열렸다. 평범해보이는 한 청년이 방안으로 들어왔고 상인이 그를 가베인에게 소개했다. "내 아들일쎄. 원래는 기사를 시키려했는데...쩝. 리베이드왕국이 멸망하는 바람에." 청년은 정중하게 가베인에게 악수를 청했다. "지하드. 지하드 라슨입니다." 가베인은 의자에서 일어나 자신에게 내밀어진 청년의 손을 맞잡았다. "가베인. 용병이네. 그냥 가베인이라고 부르시게." 청년은 자신보다 머리 두개는 더 커보이는 거대한 가베인의 체구를 바라보며 상당히 감탄한 듯 했다. "와우. 당신이 폭풍의 가베인인가요? 정말 듣던대로 굉장히 크군요." `윽!..그 유치찬란한 별명이 여기까지 퍼져있었나...그나저나...' 가베인은 방으로 들어온 청년을 살펴보았다. 평범해보이는, 그다지 강한 인 상을 주지는 못하는 그런 얼굴이었고 그래서 가베인은 미심쩍어하며 중년상 인 라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라슨씨, 아드님께 모든 권리를 위임하시겠다는 것인가요? 아드님과 상의한 것이 당신의 뜻과 일치되지 않는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일치할걸세 허허허..그 녀석은 재능이 있거든. 문무를 겸전한 녀석인데다가 상업 쪽으로도 놀라운 능력을 보이고 있더군. 허허허허.." 상인의 자식자랑에 가베인이 어깨를 조금 늘어트렸다.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귀엽다더니...' "난 이만 가보겠네." 상인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는 방을 나서버렸고 얼굴을 굳힌 채 상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가베인에게 청년이 말을 걸어왔다. "우선 앉으시지요." `음?' 가베인은 청년이 권하는대로 다시 의자에 앉으며 청년을 바라보았다. 청년은 반대편 의자에 자리잡고는 미소를 지으며 가베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민답 지않게 청년은 행동에 어느 정도 기품이 서려있었고 그래서 가베인은 우선 가벼운 이야기부터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귀족같이 행동하시는군 지하드군. 전에는 기사를 원하셨다고..?" 가베인의 의도를 눈치챈 지하드가 미소를 지었다. 딱딱한 거래이야기에 앞서 우선 분위기를 풀어보자는 뜻, 지하드가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는 웃으며 대꾸했다. "그렇습니다. 리베이드왕국의 샤이하드 아카데미의 견습기사였지요." 가베인은 잠시 기억을 더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샤이하드 아카데미...수도 퀘하란에 있는 그것말인가?" "그렇습니다. 평민이 귀족이 될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었지요. 뭐 지금은 물건너갔습니다만.." 아쉬운 듯한 지하드의 말에 가베인이 조금 놀란 어투로 대꾸했다. "그곳이라면 가스터의 마법으로 초토화된 곳이 아니었던가? 용하게도 살아남 으셨군 그래.." "전 무사수행중이었습니다." 지하드의 대답에 가베인은 한층 놀랐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무사수행은 아마도 기사임명 바로 전의 수행단계일 것이다. 물론 리베이드왕국은 거기에 기사로써 적합한지에 대한 시험이 한 차례 더 있기는 하지만, 무사수행을 떠날 정도면 상당히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뜻. "그럼 거의 기사에 임명될 뻔하셨었군? 아까우시겠어.실력만으로는 이미 기사 에 부족함이 없으시겠군?" 칭찬섞인 가베인의 말에 지하드가 쑥쓰러워하며 대꾸했다. "나름대로 검을 놓지는 않습니다만..기사라고 불리기엔 많이 부족하지요." "하하하..." 뒷머리를 긁으며 쑥스러워하는 지하드를 보며 가베인은 슬슬 이야기의 본론으 로 들어갈 때라고 생각했다. 가베인은 자세를 고쳐앉으며 입을 열었다. "정말 문무겸전이군. 게다가 라슨씨가 전적으로 믿고 맏길 정도로 상술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는거 같고.." 가베인의 말에 지하드는 쑥쓰러워하던 기색을 없애고는 다시 야릇한 미소를 입가에 맺었다. "그렇지요. 음..슬슬 본론으로 들어갈 때가 된겁니까?" 가베인은 지하드의 입가에 걸린 야릇한 미소에 약간 눈쌀을 찌푸렸다. 저것은 상인들 특유의 미소, 결코 호의도 적의도 나타내지 않는 상인들만이 지을 수 있는 유들유들한 미소였다. 가베인은 지하드를 바라보며 퉁명스럽게 말을 꺼냈다. "라슨씨 말이 맞는거 같군 그래...자넨 재능이 있어." "칭찬으로 듣지요." 빙긋 웃은 지하드는 두 손을 테이블 위로 올리고는 표정을 굳힌 뒤 진지한 목 소리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럼, 의논을 시작해볼까요? 우선 사정을 자세히 알았으면 좋겠군요. 밖에 서 대강 듣기는 했지만, 잘은 모르니까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기에 이곳 으로 오셨겠지요? 설마 드래곤을 팔아먹을 줄은 몰랐지만 말입니다." 말을 맺으며 빙그레 웃는 지하드의 태도에 가베인이 기분나쁘다는 듯이 미간을 일그러트렸다. 지하드의 태도에는 가베인에 대한 어이없어하는 눈빛이 깔려있 었다. "자네는 내 말을 믿지 않는 모양이군?" 지하드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가베인의 퉁명스러운 태도에 지하드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죠. 전 아버님을 믿습니다." "저희 라슨가도 이번 리베이드 침략으로 꽤 손해를 보았다고 들었습니다. 개 척해 놓았던 상권의 30%가 날아가버렸으니까요. 이 상황에서 가베인씨에게 돈 을 투자한다는 것은 큰 모험입니다. 비록 가베인씨가 용병들 사이에서는 이 름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대세에 영향을 줄수는 없지요." 줄줄이 읊어대는 지하드를 보며 가베인이 나직히 되물었다. "무엇을 원하는 건가?" "자세한 이야기. 카르셀왕국에 드래곤슬레이어들이 있는 이상 드래곤이라는 존재도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 할겁니다.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말이죠. 그렇다면 나름대로의 계획정도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자세한 이야기라...어디서부터 이야기하란 건가?" 가베인의 대꾸에 지하드는 예의 유들유들한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반문했다. "당신의 배후자. 일개 용병인 당신이 이렇게 큰 돈을 주무른다고는 생각치 않 아요. 배후자가 있겠지요?" 지하드의 말에 가베인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어리군 어려. 이게 무슨 옛 이야기인줄 아나? 무슨 엄청난 음모인 줄 아느냔 말이다. 물론 나 혼자서 이런 일을 행할 수는 없지. 배후자는 아니지만 동업 자가 몇 있다. 난 단지 계획을 실행시키고 그들에게 만족스러운 조건을 내걸 뿐이야." "옛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엄청난 음모에는 근접했다고 보는데요? 카르셀과 아 라스난의 두 연합군을 해치우려면 보통 능력가지고는 힘들겁니다." 미소띤 지하드의 지적에 가베인은 의자를 뒤로 제낀 뒤 혼잣말하듯 중얼겨렸다. "뭐..굳이 감출 일도 아니다. 한 배를 탔다면 어차피 했어야 할 이야기." "들려주시겠습니까?" 가베인은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라슈타니엔왕국의 잔류군사 1만. 그중 마스터급 마도사가 5명. 그외 마도사가 30명. 견습마도사들을 제외했다." "흐으음..." "제롬웰 경의 리베이드왕국 부흥기사단과 리베이드 서부지역의 군사력은 건재 하다. 다 합치면 1만 가까이 되지. 어떤가?" "한참 부족하군요." 지하드의 말에 가베인이 이번엔 좀 소리를 높였다.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그 다음이 내 동료들이다. 용병대, 돈만 주면 부모라도 죽이는 작자들이지만 신용하나는 확실하지. 그들이 5000." "흐으음.." "그리고 이것, 이곳 사르바잔왕국의 국왕 사르카슨전하의 약조. 카르셀과 아라스난을 치는데 우리들과 연합하겠다는 약조를 받아내었다." 이번엔 지하드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가베인을 빤히 바라보며 말도 안된다는 듯이 소리를 높여 반문했다. "사르바잔왕국에 그런 군사적 여력이 어디 있다는 겁니까? 이곳은 지금 몬스 터들에 대항하기만도 바빠요. 그런 와중에 카르셀과 아라스난을 어떻게 상 대한다는 겁니까?" 지하드의 말에 가베인이 피식 웃으면서 대꾸했다. "정보가 느리군. 그 몬스터들의 군단은 일주일 전 해산했다네." "네에?" "이유는 국왕도 모르더군. 하지만 그동안 각 마을을 습격하던 몬스터군단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졌다. 궁정마도사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완전히 흩어졌고 더 이상 습격은 없을 거라 그러더군. 소규모의 여지껏과 같은 습격을 제외하 곤 말이야." "...." 지하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는 듯 도로 예 의 그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지하드의 그런 모습에 가베인이 킬킬대며 웃었다. "아직 어리군 그래." "이야기나 계속 하시죠." 기분나빠보이는 지하드의 말투에 가베인이 웃음을 멈춘뒤 말을 이었다. "그러지. 뭐 더 이상 할것도 없군.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남았으니까.. 드래곤에 관한 이야기. 나는 드래곤에게 충성의 서약을 했었고 그 드래곤은 자신의 수하인 나를 위해 카르셀을 해치워주기로 약속했다. 끝." 말을 맺은 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식어버린 홍차를 거칠게 들이키는 가베인을 보며 지하드가 나직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 드래곤은 못 찾았고 말이죠?" "그렇지..." 결국 문제는 아직까지 아린을 못찾았다는 것, 힘없이 대꾸하는 가베인이었지만 그에 비해 지하드는 오히려 아까보다 가베인은 더 대단하게 보는 듯한 눈치였다. "생각보다 대단하군요? 일개 용병인 당신이 어떻게 그런 고위층을 골고루 만나 고 다니는지 신기할 정도로 말이예요. 심지어는 드래곤까지..." "고향친구들 덕분도 있고..뭐 이런 저런 친분도 있고...나도 나름대로는 용병계에서 이름이 있으니까..." 가베인은 지하드의 말에 그저 피식 웃으며 답했을 뿐이었고 지하드도 그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캐묻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그정도로 카르셀&아라스난 연합군을 무찌를 수 있을까요?" 사실 가베인도 이 정도로 카르셀과 아라스난의 연합군을 당할 거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그러나 가베인, 그 자신에게는 운 또한 따르고 있었다. "우리에게 운이 따르더군. 예상치 못한 응원군이 나타났으니까." "응원군?"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는 가베인의 태도에 지하드가 고개를 갸웃거렸고 가베인은 나직하지만 힘있게 말문을 맺었다. "제국서령주 무왕 라르고. 그리고 10만의 제국군." "제국서령주 무왕 라르고. 그리고 10만의 제국군." 플루토는 언덕위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저 아래를 지켜보고 있었다. 휘날리는 바람결 사이로 그의 눈에 비친 것은 광대한 지역에 걸쳐져있는 제국군의 야영지, 그 끝이 보이지않는 제국군의 막사들이었고 그것들은 알크리드 산맥내의 분지 들을 끼고 길게 늘어져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이지만 그들이 피워놓은 모닥불들은 멀리서도 훤히 보였다. "미치겠군. 저걸 무슨 수로 이기지." 플로토는 심기가 불편했다. 처음에 계획한대로 들락날락거리면서 병사들을 도륙 하면 좀 시간을 벌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제국군은 진격의 속도를 더 빨리 하였고 지금은 거의 알크리드 산맥을 다 넘어 카르셀의 국경지대에까지 다다르고 있었다. 일단 저들이 국경을 침범하면 그땐 플루토나 가스터라도 도리가 없다. 정면으로 전투를 붙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플루토들은 무사할지 몰라도... "긁어 부스럼만든거 아닌가 몰라? 국경에 있는 우리 군사가 1만인데...에고고 10만대군 몰려오면 처참하겠구만..."" 플루토의 중얼거림에 바로 옆의 바위에 주저앉아서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있던 가스터가 불쑥 입을 열었다. "아니지 플루토..우리가 왕창 줄여놨으니까 이제는 9만명쯤..일껄?" 가스터가 무엇인가를 끄적이던 그 바위위에서 플루토와 마찬가지로 제국군의 야영지를 지켜보던 베라가 플루토 대신 가스터의 말에 대꾸했다. "그래도 불리하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요 가스터." "그래. 9만이나 10만이나 그게 그거지. 그 숫자가 몽땅 밀고와봐. 우리 쪽은 그대로 전멸일걸?" 가스터의 대꾸에 플루토가 웃음지으며 말했다. "어쩔수 없군요. 계획대로 정면으로 부씌힙시다. 제가 라르고를 맡는 거 맞죠?" "응." 플루토는 언덕에서 내려와 베라가 앉아있는 바위위로 몸을 날렸다. "으샤! 가스터! 그런데 다리오스한테는 연락없습니까?" 플루토는 바위위에 착지하자 마자 대뜸 고개를 아래로 내려 가스터에게 말을 걸었고 가스터는 플루토의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자 플루토는 다시 고개를 들면서 퉁명스럽게 중얼거렸다.. "다리오스 녀석. 이럴땐 연락이라도 자주 좀 할것이지. 쯧쯧." 바위아래에서 종이들을 잔뜩 널어놓고 무엇인가를 끄적이던 가스터가 불쑥 한 마디를 내뱉었다. "연락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고, 내가 연락을 못 받는다는 소리야." "왜요? 그 수정구 안 들고 왔어요?" 의아해하며 되묻는 플루토를 보며 가스터가 딱하다는 듯이 반문했다. "이봐. 자넨 통신마법이 냅다 걸면 척척 걸리는 그런 건줄 아는가? 지금 내가 연락을 받을려면 마도궁 내에 있는 그 수정구만큼 거대한 수정체가 필요할 걸? 송신용 수정체에 힘을 불어넣어야 수신이 가능해지니까." 가스터의 말에 멍해있던 플루토가 중얼거렸다. "....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군요. 결론이 뭡니까?" 가베인이 짜증난다는 듯 소리쳤다. "나 다리오스 어디 있는지 몰라!" "그렇군요. 이건 알아듣기 쉽네. 진작 그렇게 말씀하시지. 근데 말이죠~~" "또 뭐?" 플루토는 심심했는지 계속 가스터에게 말을 걸었고 가스터는 뭘 하는 건지 계 속 그것에 정신이 팔려 제대로 대꾸를 해주지 않고 있었다. 잠시 후 가만히 바위 위에 앉아있던 그들을 바라보던 베라가 몸을 일으키며 유쾌하게 소리쳤다. "해가 집니다 여러분! 일하러 갑시다!" 그러나 플루토가 얼빠진 소리로 베라의 유쾌함을 대폭 삭감시켰다. "나 배고픈데?" 베라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갖다와서 먹어!" 플루토도 지지않았다. "싸우다가 배고파서 힘빠지면 어쩔려고?" "싸우는 도중에 화장실이 급해지는 것보단 나아.잔말말고 가자 플루토.응? 응? 빨랑 갖다가 빨랑 와야 밤에 놀 시간이 늘지이~~" (이봐? 뭘 하고 놀 건데? ^///^ ) "음...그렇군." 플루토 고개 끄덕끄덕. 결국 애교작전으로 돌아선 베라의 팔짱으로 플루토는 고픈 배를 부둥켜안고 다시 전장으로 끌려가게 되었으나, 의외의 곳에서 그를 구원해주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직은 때가 아닐쎄!!" 귓가에 울려퍼지는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기까지 한 가스터의 외침에 플루토 와 베라가 몸을 굳혔다. 곧 플루토와 베라의 의혹에 가득찬 시선이 가스터에 게로 향했고 가스터는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들에 담긴 의문을 해소해주기 로 결심했다. "아직 이것이 끝나지 않았어!" 가스터는 손아귀에 잔뜩 헝크러진 종이들을 움켜쥐고는 플루토와 베라에게 내 밀었고 베라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뭔데요?" 가스터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음..굉장히 심오한 이론을 검토중일?." "와아~ 드디어 9서클의 마법에 도전하시는건가요?" 플루토가 감탄섞인 어조로 말을 건네었고 그러자 가스터는 왠 얼토당토않은 소리냐는 듯이 태연하게 말을 받았다. "아니. 쓰지도 못할걸 내가 왜?" "그럼?" "가르쳐주지!" 의문을 가득 품은 저 4개의 눈동자들을 보며 가스터는 검지손가락을 치켜올린 뒤 자신의 웅대한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등장해야 가장 멋있고 화려하게 등장할 것인가! 이거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더군. 마법따위와는 비교도 안돼." 플루토와 베라의 어깨가 추욱 늘어졌다. ".............." 그들의 어깨가 늘어지건 빠지건간에 그것은 가스터에게 전혀 고려사항이 되지 못한다. 가스터는 지금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생각해보게 오늘은 우리가 이제까지와는 달리 정면으로 그들과 맞붙어야 한 다네. 그러기 위해선 제국군들의 사기를 꺽는 것이 급선무이지. 그러기 위 해서는 우리의 위명에 어울리는 멋진 등장이 필수적이야!" "그래서요?" "우선 가장 기본적인 조명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는 기필코 달을 등지 고 등장하여야만 하네. 다행히 오늘은 멋진 보름달. 최고의 연출이 기대되는 군. 어슴프레한 어둠속에서 등장한 용맹무쌍한 드래곤 슬레이어 일행! 그 명예에 걸맞는 놀라운 용맹을 보이다! 음 음유시인들에게 더없이 멋진 소재 가 될게야." 플루토와 베라가 도끼눈을 뜨고 가스터를 바라보았지만... 이미 흥분한 가스터 에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열변은 계속 토해졌다. "그리고 또한 저 제국군들이 대부분 우리의 모습을 볼수 있게 위치를 선정 해 주어야하는 것을 빼먹으면 안되지. 또한 적절한 바람이 불어와 우리들 앞에 적당히 먼지를 일으켜 주어야하고, 우리의 목소리가 계곡 안을 적절 히 울려퍼지도록 음향의 반사각도 계산해야한다네. 불규칙적인 자연현상 에 대한 적절한 융합도 필요하지. 우리가 호통을 한번 칠때마다 나무에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이 모든 조건을 완비한 곳을 찾으려면 그런 모든 제반사항을 계산하여야 하고 이건 마법 의 연구와는 비길수 없는 고생이지...허허허허." 플루토와 베라의 머리속에 동시에 같은 단어가 흐켜지나갔다. `미치겠군.' 베라가 허탈하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플루토." "응." "우리 밥먹고 오자." "응.그러자." "잠깐! 아직 이야기가 남았는데....." 기사로써의 수업을 할때에는 비단 검뿐만이 아닌 창이나 활,기타 등등의 무구 들을 골고루 연습하지만 지금 라르고와 플루토는 오로지 바스타드 소드 외에 는 아무런 무기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는 방패조차도. 그들은 소드마스터, 검기에 눈을 뜬 자들. 그들에겐 이미 무기의 구별이 무의미해진지 오래다. 일단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르게 되면 사실 여러 용도의 다른 종류의 무기를 사용해야하는 제약에서 벗 어나게 된다. 소드마스터의 검에서 뿜어나오는 검기는 소드마스터 개인의 숙련 도와 마나의 소모도에 따라 얼마든지 그 길이나 형태가 자유롭게 변한다. 원한다면 창보다도 더 긴 리치를 가질수 있고 화살보다도 더 효율적인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검기를 다루는 소드마스터들에게는 무기따위는 별 문제가 안되 는 것. 물론 그 무기 자체의 강도로 어느 정도 전투에서 이득을 볼수는 있겠지 만 그정도 되는 수준이라면 전설의 마검이 아니라 나뭇가지를 손에 들어도 동 일한 위력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오우! 장삼봉? 달마대사?) 물론 소드마스터라 할지라도 검기에 눈을 뜬지 얼마 안 되었다거나 그 숙련도가 부족할 때는 다른 무기들을 사용할 때도 있지만, 블랙나이트 플루토와 무왕 라 르고들은 이미 무기의 구속에서 벗어나 맨손으로도 얼마든지 검기를 발출하는 경지에 이르러 있다. 그들이 굳이 지금 바스타드 소드를 빼드는 이유는 그저 익숙해진 검이라는 매체를 통해 검기를 발출하는 것이 가장 마나의 소모도가 적기 때문이다. "자...과연 무왕이라고 불리는 재국 최고의 검사의 검기는 어느 정도일까?" 플루토는 중얼거리면서 자신의 오른손에 쥐어진 라이트 브링거를 서서히 들어 올렸고 플루토의 애검은 점점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후후후...실망시키지 말아줬음 좋겠구나, 드래곤 슬레이어여..." 라르고의 오른손에 쥐어진 스톰브링거 역시 푸른 섬광에 휘덮이고 있었다. 싸늘한 바람이 대지를 한 차례 휩쓸고 간 바로 그 시점에서, "타앗!" 어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기합성이 외쳐졌고 그와 함께 두개의 푸른 빛이 공기를 찢는 굉음을 내며 허공에서 맞부씌혔다. 검과 검, 검기와 검기가 교차한 그 한 점에서부터 강렬한 푸른빛의 파장이 넓게 퍼지기 시작했다. 베라는 나무와 나무사이를 가볍게 날아다니며 제국군의 진지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중이었다. 그녀는 나무가지와 가지 사이를 마치 평지를 걷는 양 조금도 거리낌없이 몸을 날리는, 일반인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 다. 그녀가 익힌 무투술은 낮은 수준의 것이 아니었고 그녀의 몸에 걸린 마법들 역시 그녀로 하여금 인간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주게 하는 것에 한 몫했기에 베라 는 조용히, 그러나 빠른 속도로 거친 숲속을 나아가고 있었다. 마도사들은 자신의 몸에 직접 구상공간을 설정하고 또 그것으로 마법을 발당시 키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영구적인 마법을 걸수가 없다. 걸어놓은 마법이 또다른 마법의 흐름을 방해하는 탓이었다. 그러나 신관이나 무녀들은 다르다. 그들은 신앙심을 기초로 하여 신들의 힘을 직접 빌려서 마법을 구사한다. 즉, 자신의 몸으로 마법을 실현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들에게 빌면 신들이 마법을 대신 구사해주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육신에 여러가지 영구적 인 마법들을 걸어놓을 수 있었고 이미 온갖 예뻐지는 마법을 몸 구석구석에 덕 지덕지 발라놓은 그들이 근력증가마법이나 스피드증가마법,반사신경활성화마법 등을 왜 안 걸겠는가? 게다가 그들은 마도사와는 달리 두뇌를 혹사시킬 필요가 없다. 무조건 광적으로 신에게만 매달리면 되는 것이고 그러니 몸 가꿀 시간도 적지 않다. 이래놓으니 자연히 고위층 사제들은 대부분 체술에도 뛰어난 위력을 보였고 게다가 베라는 파괴의 여신 헬레이스의 최고위 무녀, 지금 그녀가 보여주는 움 직임들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고 볼수 있다. `플루토...제발 아무 일 없어야 할텐데...' 나무 사이를 건너뛰는 베라의 속마음은 그다지 편치 못했다. 라르고를 플루토가 맡아서 시간을 끌면 그 사이에 베라와 가스터가 제국군 진 지의 양옆으로 돌아가 서로의 강대한 마법을 이용하여 제국군을 혼란에 빠트 린다. 이것이 플루토가 나름대로는 그럴싸하다면서 내놓은 제안이었고 베라는 다시 한번 자신의 연인의 두뇌수준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제국군에 돌대 가리만 모여있지 않은 이상 그런 초보적인 양동작전을 누가 못 알아채겠느냐는 베라의 반박에 플루토는 머리만 긁었지만 가스터는 오히려 찬성을 표했다. "스톰브링거만 없다면 내 마법을 막을 수 있는 자는 드래곤밖에 없다! 그거 괜찮은 생각이군. 어차피 적들도 양동작전에 대비는 하겠지만 라르고가 플 루토와 싸우고 있다면 내 마법 막을 사람 하나도 없을테니..허허허." 이것이 가스터의 대답이었고 그의 이 호언장담에 베라가 고개를 끄덕인 것이 오늘 낮의 이야기, 제국군이 피해를 무릅쓰고 계속 국경을 향해 전진하자 당 황하며 다시 회의를 했던 결과였다. 국경에 주군해 있는 것은 플루토의 1만 병력과 베라의 5000병력이 전부, 즉 이들 세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든 제국군의 병력을 자신들과 비슷하게 끌어내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비록 제국에서야 치사하다느니 비열하다느니 욕들을 해대겠지만 그들은 꾸준히 제국군의 병사들 만을 노렸다. 베라는 자신들이 치사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치사하다고? 애당초 일 만병력밖에 없는 곳에 10만대군을 이끌고 들어오는 것 자체가 치사한 게 아니 던가? 그렇게 병사들 목숨이 귀하면 애당초 전쟁터로 끌고 들어오지를 말던가 아니면 자기들처럼 수뇌부만 싸우면 될것 아닌가? 위선적이다. 베라는 그래서 플루토를 좋아했다. 플루토는 절대 자신의 병사들을 지는 싸움에 몰아넣지 않았다. 주로 병사들의 전투는 전력과 병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바, 자신의 머리가 전략을 짜는데 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아는 플루토는 아예 자신은 전 략을 짜는 것에 참가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머리좋은 참모를 둔 것도 아니 었다. 500명의 군사를 이끌고 1000명을 죽이러 가는 일이 생기면 혼자 적진에 잠입해 들어가서 적군 500명을 죽여 병력의 평형을 맞춘다, 이것이 플루토의 전법이었다. 사실 전법이라고 부르기도 우스운 무식한 짓이었지만...플루토에 게는 그 둔한 머리를 메꾸고도 남을 힘이 있었다. 그리고 힘이 안되면 플루토 는 결코 망설이지 않고 도망갔다. 절대 지는 전투는 하지 않는 플루토였다. 그런 그가 왜 혼자일때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절대 도망가지 않느냐는 베라의 질문에 플루토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왜냐니? 그때야 홀몸이 아니니 부하들 챙겨야돼고, 지금은 홀몸이니 나 하나 만 챙기면 되잖아? 나야 도망 안가고 죽어도 내 의지니 억울할게 없지만 부 하들이 내 자존심으로 죽어간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어?" 그래서 베라는 플루토를 비꼬으려 했었다. "어휴, 그런걸 따지는 양반이 적군은 잘도 도륙하네? 적군들도 참 억울할텐 데 가슴아파서 어떻게 그러셔?" 그러자 플루토는 왠 헛소리 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베라를 보았었다. "거긴 적이잖아? 내가 적군까지 챙겨야겠냐? 내 부하챙기기도 바쁜데?" 베라는 그때 까르르 웃으며 플루토를 껴안안고 플루토는 왜 그러냐는 듯 이상 한 눈으로 베라를 바라보았었다. 그녀는 플루토의 그런 솔직한 점이 좋았다. 그래서 그를 사랑했다. 그래서 지금 그녀는 그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설의 마검 스톰브링거를 든 제국 최강의 검사....' 솔직히 플루토가 기사단을 이끄는 몸이었다면 두말않고 꼬리를 말았을 상대이 겠지만 그는 지금 혼자인 몸, 그렇게 되면.... `그 단순한 싸움광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지....' 둘 중 하나가 죽기 전까지는 결코 라르고와 플루토의 승부는 끝맺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베라는 둘 중 살아남은 자가 플루토일 것이라는 확실한 자신 이 없었다. 그래서 베라는 조급했고 그녀의 몸놀림을 갈수록 빨라지고 있었다. `빨리! 가스터와 함께 제국진지를 어지럽혀서 라르고로 하여금 정신을 분산 시켜야 해!" 서두르는 베라에게 기이한 기운이 느껴졌다. 살기였다. "!!!" 그순간 한 줄기 푸른 빛이 베라에게 날아들어왔고 베라는 그 와중에서도 허공 에서 공중제비를 하며 그 빛을 피했다. 빛은 그대로 나무몸통을 강타했고 수백 년을 자라온 그 굵은 수목의 줄기가 단숨에 꺽여져 땅으로 곤두박질쳐지기 시 작했다. 꺽여진 수목이 대지를 강타하며 피워올린 흙먼지 사이로 베라는 몸을 날렸고 그녀는 건너편 나무가지에 안착한 뒤 빛이 날아들어온 곳을 쏘아보았다. 그녀의 감각이 그녀에게 고하고 있었다. 위험하다.위험하다.위험하다. `제길, 나와 비등한 능력을 가진 무녀인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긴 금발의 머리를 한 줄로 땋고 은은한 회색빛 옷 을 몸에 두른 싸늘해보이는 가는 눈의 여인이었다. 베라는 그녀의 정체를 곧 알수 있었다. 그녀의 옷에 새겨진 문장은 새벽의 여신 칼리오네스의 그것이었 다. 그녀가 베라를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어딜 그리 급히 가시나요. 헬레이스의 무녀시여?" "....." 베라는 당황했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저 여인, 베라의 전신에 느껴지는 이 강한 신성력으로 볼때 새벽의 여신의 최고위 무녀 스칼라임이 틀림없는듯 했다. 쉽게 끝낼 상대가 아니었다. `실수다. 저 정도의 무녀가 제국군에 있었다니...뭐, 어쩔수 없는 일.' 베라는 차분히 마음을 다스린 뒤 스칼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새벽의 무녀시군요. 나한테 볼일이라도?" 말은 저렇게 했지만 무슨 볼일인지 모를 베라는 아니다. 베라는 천천히 양손에 마나를 응집시키기 시작했고 그런 베라의 모습에 스칼라가 얼굴을 굳히며 외쳤다. "죽어간 동료들의 복수를 하겠다!" "쩝,쩝,쩝." 가스터는 어둠이 지배하는 허공의 한 점에 몸을 고정시킨 채 발밑에서 우글대 는 제국군의 진지들을 보고 있었다. "이 높이에서 보니,,,인간이 꼭 개미같군 그래. 재밌는 걸? 그나저나..." 가스터의 태도는 여유로운 듯 보였지만 사실 그의 속마음은 상당히 난감해 해 있는 상태였다. 뭔가 베라쪽에 일이 생겼는지 약속된 신호, 즉 제국군 진지를 날려버리는 강대한 폭팔이 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생겼나?" 계획대로 안되간다. 벌써 일이 터졌어도 단단히 터졌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베 라쪽에 무슨 일이 생긴게 분명하다고 판단한 가스터는 곧 고민에 빠져야했다. "베라를 구하러 가느냐, 아니면 나 혼자서라도 다 때려부수느냐..인데..." 그러나 가스터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설마 베라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 혼자 하지 뭐." 허공에 떠있던 가스터의 검은 로브자락이 바람에 휘날렸고 그에 가스터가 눈쌀 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높이 올라와있으니까 춥네...로브에 솜이라도 좀 채워넣을까? 쩝..." 가스터는 시덥잖은 소리를 중얼거리며 진지들을 훑어보았다. 그가 찾는 부분 은 가장 병사들이 많아보이고 가장 군사적으로 중요해보이는 막사, 그가 지금 부터 폭격해야할 과녁을 찾는 것이었다. "좋아, 저기서부터 하자.." 제국병들을 내려다보던 가스터의 양손이 그의 머리위에서 교차되었고 그와 함께 가스터의 입에서 주문의 영창이 시작되었다. "찬란한 빛을 덮는 어둠의 지배자여, 지금 당신의 맹약을 움직이노니, 어둠을 바라보는 자이자 어둠을 원하는 자, 그 맹세의 권속이 당신에게 청 한다..." 가스터의 손짓에 따라 허공에 붉은 궤적이 그려졌고 그것은 곧 하나의 빛나는 마법진을 만들어내었다. 그 불길해보이는 붉은 빛의 마법진, 바트란왕국과의 전쟁에서 자카르난 성벽의 한부분을 몽땅 함몰시켜버린 가스터의 단일 최강주 문, [루브라크래틱 애로우]을 발동하기 위한 마법진의 모습이었다. 물론 그때와는 달리 조용,조용하게 마법진이 가스터의 손끝에서 맴돌았고 그 것을 만들어낸 가스터가 주문의 영창을 계속했다. "그대의 힘에 실린 파괴의 권능이여, 나의 적을 꿰뚫을 화살이 되어라.." 가스터의 손끝에 맴도는 마법진이 금방이라도 터질듯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가 스터는 주문의 시동어를 외치며 마법진이 담긴 양 손을 힘차게 사방으로 퍼트 렸다. "8서클 섬광계주문, [루브라크래틱 애로우]!" 순간 가스터의 마법진으로부터 뿜어져나온 십여개의 붉은 빛의 기둥이 대지를 강타했고 그 빛은 곧 사방팔방으로 뻗쳐나가면서 그 기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대지가 파이고 흙먼지가 날리고 병사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으아아아악!!!!!" "크아악!" 마치 거대한 붉은 뱀이 대지를 넘실거리는 듯한 광경, 그리고 그 뱀의 이동궤 적에 있는 모든 것은 불타고 사그라지고 터져가고 있었다. 공기를 찢는 폭팔로 인해 진지 곳곳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고 제국군의 진지 곳곳은 거대한 피웅 덩이들로 온통 혼란의 도가니였다. 온통 불타오르는 막사와 피웅덩이와 시체의 산뿐인 그들의 진지에 그려진 저 거대한 마법의 흔적, 족히 제국군 수천명은 죽 었음이 틀림없을 그 흔적을 보고도 가스터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는 지금 의아해하고 있었다. `저항이 없다?' 전려 대항하려는 기운이 없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가스터의 정보에 따 르면 저 곳에 최소한 마스터급 마도사가 5명은 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들은 전혀 가스터의 마법을 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긴, 그들이 힘을 합쳐봤자 8서클주문을 무효화할 수 있을리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자신의 주문을 약화시킬 거라고 예상했던 가스터였다. `허허. 설마 병사들을 그냥 내버려두겠다는 건가?' 치솟으며 타오르는 불길들을 잡느라 분주한 제국군의 진지를 굽어보며 가스터 는 한번 더 시험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또다시 주문의 영창이 시작되었고 또다시 붉은 마법진이 허공에 그려졌다. 또 다시 가스터의 입에서 외침이 터졌다.. "[루브라크래틱 애로우]!" 지상은 또한번 지옥으로 바뀌었다. 어찌나 불타오르는지 자신의 발밑까지 올라 오는 그 매캐한 검은연기사이로 가스터는 눈쌀을 찌푸렸다. 왜 마도사들이 대항하지 않는가? 설마 다 죽었나? 의문은 곧 풀렸다. 불타오르는 제국진지들 사이로 12개의 은은한 빛줄기가 은빛가루를 밤하늘을 수놓으며 길게 날아오르고 있었고 그것을 본 가스터는 그것의 정체를 곧 알수 있었다. 그것은 비상주문 [레비테이션]의 흔적이었다. 12개의 은은한 빛은 단숨에 가스터에게까지 날아올라 허공의 그를 포위하고는 공중에 그 움직임을 고정시켰고 가스터는 차분히 자신을 둘러싼 빛줄기들을 살 펴보았다. 빛의 정체는 은은한 빛에 휩쌓인 흰 로브의 마도사 6명과 검은 로브 의 마도사6명, 게다가 가스터 자신이 느끼기에도 최소한 절반 이상은 마스터급 의 마도사임이 분명했다. 그들이 뿜어내는 마나의 기운은 이들이 보통 마도사 들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들 중 제일 나이가 많아보이는 흑마도사 하나가 가스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 다. "이 시대 최고의 마도사를 만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오. 나는 7서클에 종사하는 오스테이르, 미약하지만 마스터의 칭호를 가지고 있소이다." 비록 오스테이르가 일흔을 넘긴 나이이고 가스터는 아직 50이 되지 않은 나이 이지만 마도사들은 서로의 계보가 같지 않은 이상 서로에게 존대를 한다. 그런면에서 볼때 이 가스터란 작자는 상당히 무례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가스터는 그들을 향해 여유로운 표정을 지어주었다. "그렇구려, 난 가스터, 가스터 라트나일. 8서클의 마스터." 순간 가스터를 포위하고 있던 마도사들 사이에 동요가 일었다. 가스터 라트나 일, 대마도사의 칭호를 가진 저자는 8서클을 그 사이에 완전히 마스터해버렸 단 말인가? 경악하는 마도사들의 표정을 즐거운 듯 감상하던 가스터가 비꼬는 듯이 한 마디를 더 건넸다. "이런 영광은 아무때나 누리는게 아니니 마음껏 누리시게나...킥킥, 그나저나 말장난은 대강하고 서로들 용건으로 들어가야 할 시기가 아니던가?" 느긋한 가스터의 태도에 흑마도사 오스테이르는 잠시 움찔하더니 다시 얼굴에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대라도 8서클 주문을 연달아 썼는데 지치지 않고 배길까? 허세부 히지 말고 항복해라. 우리는 12명이다!" 가스터는 살며시 두 주먹을 움켜쥐어 마나를 응집시키면서 자신을 둘러싼 모두에게 비아냥거리듯 입을 열었다. "내 힘을 떨어트리기 위해서라...그덕분에 제국군 족히 1만명은 죽었을텐데? 밑지는 장사 아닌가 이거?" 하지만 오스테이르는 비아냥거리는 가스터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뭐 그 결과로 당신을 죽일 수 있다면야, 오히랴 값싼 대가가 아니겠소? 시작하라!! [프레임 스트라이크]!" 미리 주문을 외워놓았었는지 흑마도사 오스테이르는 말이 마치자 마자 바로 시동어를 외쳤다. 그의 손에서 한 줄기 붉은 굉염이 가스터에게로 쏟아져나갔 고 그와 함께 나머지 11인의 마도사의 손에서도 붉은 불기둥이 한꺼번에 쏘아 져나왔다. 하늘가득 붉은 기운이 어리어졌다. 허공의 한 점을 향해 내리꽃히는 붉은 12개의 불기둥, 그러나 그 내리꽃히는 불기둥의 과녁인 가스터는 태연하기 그지없었고 그는 자신의 오른손을 곧추 세운채 가볍게 뒤집으며 중얼거렸다. "죽일 수 있다면 말이겠지...마나의 힘이여 나를 감싸라 [아크 필드]!" 뒤집은 가스터의 오른손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나와 가스터의 주위를 맹렬히 회전했고 그와 동시에 12개의 불기둥이 그에게 내리쫓혔다. 그는 엄청난 폭팔 에 휩쌓여버렸다. 허공에 타오르는 붉은 기운을 바라보며 백마도사의 로브를 걸친 한 사람이 떨 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긴...걸까요...?" "이 정도로 죽을리야 없겠지만..어느 정도 타격은 주었을 겁니다." "음..아무리 대마도사 가스터라 하더라도 12인의 마도사의 힘을 한꺼번에 받은 것인데...성할리는.."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목소리로 말을 주고받던 마도사들의 안색이 어느 순간 창백해져버렸다. 붉은 기운이 점차 가시는 허공의 한점, 채 꺼지지않은 불꽃들 사이로 새하얀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불길은 점점 기세를 잃었고 새하얀 빛 은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마도사들은 볼수 있었다. 새하얀 빛의 정체를. 대마도사 가스터, 그는 새하얀 빛의 구에 둘러쌓인 채 조금도 상처입지 않은 모습으로 그들,재국의 마도사들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웃고 있었다. "장난은 대강하고 제대로 해보는게 어떤가? 바람의 정이여 그 예리한 날개를 창공에 뉘이거라! [윈드캐논]!" "모두들! 막아라!" 가스터의 손날이 허공을 가르자 찢어지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음파의 파장이 그들 12인의 마도사들 전체를 덥쳐들어갔고 온갖 보호마법으로 보호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스터급을 제외한 나머지는 코와 귀에서부터 핏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경악했다. 고작 5서클의 주문인 [윈드캐논]이 이런 위력을 보일거라고는 그들은 미처 몰랐다. 하지만 가스터는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것도 받아보시게! 어둠이여 내손에 모일지어다.. 그리하여 거슬리는 자들 을 꿰뚫을지니. 그 권능이 화살이 되리라! [다크스테인]!" 주문의 영창과 함께 가스터의 오른손에 점점 어둠이 둥글게 뭉치기 시작했고 시동어가 외쳐지는 순간 그것은 사방으로 뻗어져나갔다. 음속의 속도로 뻗 어나오는 검은 기운이 또한번 12인의 마도사들을 하나하나 강타했고 그들은 당황해하며 그저 보호마법에만 온 정신을 쓸수밖에 없었다. `크윽..과..과연..' 오스테이르는 자신의 [실드]로부터 느껴져오는 반탄력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만 감탄해버렸다. 그는 대단했다. 6서클의 주문을 저렇게 빨리 그리고 이렇 게 위력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과연 대단했다. 그들 마도사들 사이에서는 이 미 가스터의 마법은 전설적인 것. 역시 대마도사의 칭호가 아깝지 않은 자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대마도사라 한들! 12명이서 덤벼서 하나를 못 이긴다면!" 오스테이르는 자신의 실드를 강타하는 이 어둠의 기운을 재빨리 흘려보내면 서 자신의 손에 ?힌 빛의 기류를 허공에 휘저었다. 마법진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소리쳤다. "그 또한 수치다! 불꽃이여 창이 될지니! [플레어 스피즈]!" "흐르는 마나의 힘이여 내 뜻에 따라라. [리니드]." 가스터는 태연하게 한손을 내밀어 자신에게 날아온 불꽃의 창을 가볍게 튕겼 다. 그러나 속마음은 그다지 태연한 편이 못 되었다. `일이 꼬이는군. 여기서 이 놈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는데...' 마음같아서는 빨리 해치우고 싶은 가스터였지만, 한꺼번에 큰 마법을 구사했 다간 틈만 보일 것이다. `젠장, 까다롭게 됐군..' `이 양반들 뭐하고 있는거야?' 허리 아래에서부터 깊숙히 베어들어오는 라르고의 푸른 검기를 간신히 튕겨낸 플루토가 속으로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벌써 뭐가 터져도 단단히 터져야 정상 이거늘 어째 조용하다. 아 물론 얼마전에는 두어번의 끝내주는 폭팔이 있었고 덕분에 기운차게 검을 휘두를수 있었던 플루토였지만, 어째 라르고는 예상밖으 로 그다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플루토의 검기를 막아냈다. 바로 등뒤에서 부하들이 죽어가는데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는 건... `부하들 생명정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 플루토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라르고가 부하들의 생명에 관심이 없 다 쳐도 한 나라의 수장이 이렇게 태연할 수는 없는 법..그렇다면 `아니면, 뭔가 믿는게 있다는 것...' 아무래도 베라고 가스터고 간에 계획대로 잘 안되는 모양이다. 플루토는 초조해 졌고 그래서 더더욱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지만, 그럴수록 헛점만 생기는 법. "크윽.." 방심한 사이 라르고의 푸른 검기가 플루토의 어깨죽지를 스쳐지나갔고 갑주의 일부분이 박살나면서 붉은 피가 허공에 뿌려졌다. "나와의 대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드래곤 슬레이어여? 상당히 한눈을 팔고 있군 그래..." 라르고의 느긋한 어조에 플루토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어차피 베라나 가스터 정도쯤 되는 사람들이 무슨 큰일을 당할리는 없다.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때 가장 위험한 것은 전설의 마검과 상대해야하는 플루토 자신. 플루토는 어깨죽 지의 상처가 그다지 깊지 않음에 안도하며, 의기양양한 표정과 함께 자신을 노려보는 라르고에게 나직히 외쳤다. "그렇군 라르고. 이제 제대로 싸워보기로 할까?" 말이 끝남과 함께 플루토는 검을 쥔 오른손에 있는힘껏 마나를 주입시켰고 그와 동시에 플루토의 검기가 순식간에 검게 물들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검은 기류가 그의 라이트 브링거를 따라 회오리치며 휘말려올라갔고 그에 따라 플 루토는 마치 수 미터의 거대한 어둠을 손에 쥐은 형상이 되어 라르고를 노려보 고 있었다. 플루토가 다리오스를 능가하기 위해 여러 해 고심해서 개발했던, 암흑검기라고 명명한 자신만의 기술. 플루토는 살기어린 미소를 띄우며 라르고 를 노려보았다. "자..재밌는 걸 보여드리지 라르고." 어둠을 지배하는 듯한 플루토의 모습. 그런데 라르고는 그런 플루토의 검은 검 기의 모습에 그다지 놀라와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검은 검기라.. 제법이군. 하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지..." 플루토의 두 눈썹이 꿈틀거렸다. "마치 잘 아는 듯한 말투로군.." 불만스러운 듯한 플루토의 말에 라르고가 크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크하하하! 잘 알지. 알고 말고. 그것이 틀렸다는 것 역시.. 그것은 보통의 검기보다 마나의 응집력을 수십배 더 압축시켜서 중량을 증 가시키는 비법. 하지만 사실 그것은 무식하게 힘만을 소모하는 방법일 뿐 이지...사실은 이렇게...." 라르고의 말과 함께 라르고의 손에 굳게 쥐어진 스톰브링거, 그것을 감싼 푸른 빛이 점점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고 그것은 서서히 눈부신 은빛으로 변하고 있 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스톰브링거의 모습에 플루토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고 그런 플루토를 바라보며 라르고가 미소를 지었다. "검기를 수십배 빠르게 순환시켜서 그 위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제대로 된 사 용법이지. 역시 혼자만의 깨달음으로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자여서인지 도중에 길이 어긋난 모양이군." 플루토의 두 눈에 짙은 살기가 어렸다. "흥! 대단히 잘난체 하는군 그래! 그런건 붙어봐야 아는 법이다!" 외침과 동시에 플루토는 수 미터에 해당하는 자신의 암흑검기를 크게 휘둘렀다. 마법의 흑마 팬텀스티드위에서 마치 그는 창을 휘두르듯이 아래에서 위로 허공 을 가르며 라르고에게로 어둠을 쏟아냈고 자신을 덮쳐오는 그 기세에 라르고가 비웃음을 지으며 스톰브링거를 앞으로 쏟아냈다. "그릇된 것이 올바른 것을 이길 것 같나!" 묵빛의 그 기운은 도중에 여지없이 막혀버렸고 은빛으로 빛나는 라르고의 스톰 브링거는 어둠을 길게 찢어발기고는 그대로 플루토에게로 쇄도해들어가기 시작 했다. 은빛섬광이 플루토의 옆구리를 길게 베어들어갔고 갑주의 절반이상이 박 살이 나며 흩어졌다. "큭!" 짧은 비명과 함께 플루토는 팬텀스티드에서 몸을 날렸다. 다행히 재빨리 피해 서인지 몸통이 절반으로 두동강나는 사태만큼은 막았지만, 그의 옆구리에서는 한손으로 꼭 누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붉디붉은 선혈이 조금씩 배어나오 고 있었다. 플루토의 입에서 어이없는 한숨이 튀어나왔다. "하하...내 몸에서 피흐르는 걸 본 적은 정말 오랜만이군..." 라르고가 스톰브링거의 힘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검기의 싸움만으로 자신이 패배할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않았던 플루토였고 섬뜩한 옆구리의 고통 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플루토, 그는 지금 당황하고 있었다. "다리오스를 제외하고는 내가 최고일줄 알았는데..." 플루토는 가슴 깊숙이 무엇인가가 부숴지고 또 무엇인가가 자신을 잠식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 다리오스를 처음 보았을때 느꼈던 그것. 그것은 산산히 부숴지는 자존심과 그와함께 자신을 잠식해들어가는 좌절이라는 이름의 그 무엇. 플루토의 입에서 욕설이 터졌다. "빌어먹을!" "파괴의 빛이여 나의 손에 머물지어다! [헬레이드 핸드]" 그녀의 외침과 함께 베라의 오른손이 검붉게 물들었고 베라는 그대로 눈앞의 무녀, 스칼라에게 똑바로 손을 뻗어갔다. 그런 베라의 공격에 스칼라가 조용 히 중얼거렸다. "체술쪽은 내가 앞서는군요." 스칼라는 베라의 파괴의 권능에 맞서기보단 그 힘을 흘리는 방향을 택했다. 그녀는 자신의 심장을 향해 뻗어오는 베라의 오른손을 재빨리 자신의 왼쪽팔 꿈치로 찍어누른뒤 곧바로 오른발을 후퇴시키며 몸을 틀어 베라의 공격을 피 했다. "웃!" 당황한 베라가 미처 자세를 가다듬기도 전에 스칼라는 왼손을 아래로 반전 시켜 베라의 오른손을 자신의 등뒤로 흘렸고 곧바로 스칼라의 왼발이 베라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우욱!" 내장이 뒤집어질듯한 진동에 베라가 신음을 내며 재빨리 땅을 박차 스칼라 에게서부터 멀리 떨어졌고 그런 베라를 보며 스칼라가 가슴앞으로 두손을 교차하여 신성주문을 발동시켰다. "그분의 뜻에 따라 내가 살아가노니, 나 그분의 권능을 얻으리![아크레일]!" 회색의 은은한 기운이 공기를 가르며 저만치서 복부를 움켜쥐고 허덕이는 베라 에게로 쏘아져들어갔다. 자신에게 쏘아지는 마나의 기운을 느낀 베라가 왼손을 앞으로 내밀며 거칠게 외쳤다. "그래도 신성력은 내가 앞선다! 수호의 빛이여 [프로텍트]!" 뿌연 안개가 베라의 앞에 막을 형성했고 쏘아지던 회색기운은 그 막에 가로 막혀 사방으로 비산되어 버렸다. 자신의 주문이 가볍게 무산되어버리는 그 모 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스칼라가 씁쓸한 듯이 중얼거렸다. "원거리전은 절대 불리하다... 이건가? 붙어서 싸워야겠군." 스칼라가 다시금 베라에게 몸을 날렸다. "큭! [마그나트 헬!]" 자신에게로 쏘아들어오는 스칼라의 모습에 당황한 베라가 재빨리 중압주문 [마그나트 헬]을 발동시켰지만 스칼라는 교묘히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가면 서 중압주문의 영향력을 비껴갔고 어느새 다시 베라에게로 접근해왔다. "칫!" 꿇어앉아있던 베라가 그 상태 그대로 몸을 탄력적으로 튕겼고 그 탄력을 이 용해 두손으로 대지를 디딘 후 곧바로 회전을 넣으며 스칼라의 정면에 왼 발을 내리꽂았다. 그리고 그런 베라의 모습에 스칼라가 싱긋 웃었다. "체술은 내가 앞선다고 했죠?" 스칼라는 내리꽃는 베라의 왼발을 비껴흘리며 몸을 낮추었고 곧바로 마당을 쓸듯이 오른발을 크게 돌려 축이 되고있는 베라의 양손을 길게 후려찼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베라는 균형을 잃고 볼품없이 땅위로 나뒹그러졌다. 그리고 이런 경우후속타는 반드시 들어오는 법, 나뒹그러진 베라에게로 스 칼라의 중압주문 [이니셰이드]가 직격으로 꽃혔다. 베라가 쓰러진 대지 주변 이 둥글게 움푹 패이기 시작했고 베라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아아악!. 히..힘이여...무위로 돌변...나..계약의 존재의 의지로! [라이트 슬레인]!!" 비명을 지르면서도 베라는 있는 힘껏 손을 놀려 중압주문을 해소시켰고 고통 스러운 가운데에서도 재빨리 땅을 박차고 스칼라에게로 돌진해갔다. 스칼라는 중압주문이 걸려있는 상태에서도 그것을 무효화시키고 또다시 달려드는 베라의 모습에 좀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 "쳇! 신성력 하난 정말 끝내주네.." 베라의 두눈에 독기가 어렸다. "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것 같아! [가이아스톰]!" 베라의 외침과 함께 이 일대 전체가 폭풍우에 휩싸였다. 온갖 숲의 파편들, 나무조각, 자갈, 돌멩이, 기타 모든 파편들이 한꺼번에 휘몰아치는 바람에 그 몸을 실었고 베라의 손길에 따라 파편의 폭풍우는 스칼라에게로, 그녀의 몸을 찢어발길듯이 불어닥쳤다. 스칼라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렸다. "꺄악! [켈리필드]!" 체술로 붙어서는 상대가 안된다는 걸 깨달은 베라였고 그래서 이번엔 아예 피하지도 못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마법을 구사해버렸다. 물론 자신의 힘도 상당히 떨어지겠지만, 그전에 저 무녀가 먼저 쓰러질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학..학..학.." 예상대로 새벽의 무녀 스칼라는 베라의 마법을 막는것에 상당한 신성력을 써버 렸고 그녀는 조금이라도 베라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를 노리기 시작했다. 물론 베라는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면서 마법을 구사했고, 도망치고 ?는 자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플루토의 두발이 대지를 박차며 검은 기운을 전신에서 뿜어올렸다. "타아앗!!" 플루토의 기합성이 울려퍼지면서 라이트 브링거가 대지를 강타했고 그와 함께 검에 ?혀있던 검은 기운이 5갈래로 갈라져 라르고에게로 쏘아들어갔다. 플루토가 애용하는 기술중의 하나인 오대명룡참, 물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기술이름 외친다느니 하는 그딴 짓을 하지 않은 플루토였다. 목숨이 오락가락 하는데 멋부리게 생겼는가? 게다가 옆구리며 어깨죽지, 팔뚝 기타 등등의 갑주 가 박살나고 피가 줄줄 흐르는 상황에서는 한 마디라도 덜 하는게 체력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미 수차례 반복된 검기의 충돌에서 플루토는 연신 밀리고 있었 고 그는 지금 얼굴을 잔뜩 굳힌 채 최후의 힘을 짜내서 검을 내리쳤지만, "어림없다 플루토!" 그에 반해 느긋하신 무왕 라르고께서는 할말 다 해가면서 싸우고 있었다. 라르고의 스톰브링거가 허공에 휘둘러져 크게 원을 그렸고 은빛 궤적이 그의 앞에 생겨나며 쏘아지는 검은기운을 모조리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거대한 은빛 소용돌이에 힘없이 말려드는 자신의 검기를 바라보던 플루토의 얼굴이 점점 굳 어지고 있었다. 라르고는 통쾌하게 웃으며 플루토를 내려보았다. "크하하하하하! 그래 그동안 힘없는 병사들만 학살할때는 기분이 좋았겠지? 이제 좀 세상 넓은 게 보이는가? 확실히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허명은 믿을 게 못되는 모양이군 그래...크하하하하." 라르고는 정말 통쾌하다는 듯이 다시 웃어대었다. 하긴 좀 통쾌하겠는가? 그동안 날아간 제국군 병력이 몇만인데,,, 그에 비해 플루토는 그저 미간만 찌푸리며 선혈이 흐르는 어깨죽지를 꾸욱 누른채 비틀거리고 서서 라르고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지나치게 힘을 소모한 탓일까... 플루토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저 그의 장검 라이트브링거를 지팡이삼아 기대고 있었다. "허억..허억..." 그런 플루토의 모습에 라르고가 스톰브링거를 고쳐쥐며 다시 외쳤다. "왜 그러나 플루토? 드래곤 슬레이어여? 드래곤조차 퇴치했다는 그 놀라운 힘은 어찌된건가? 설마 길가다가 와이번 한 마리 잡은게 와전된 이야기였 었나?" 플루토의 입에서 으드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할말없게 만드는군 그래..." 어둠이 짙게 깔린 벌판 한가운데에서 플루토는 그저 말없이 라이트브링거를 고쳐쥐고는 그의 애마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무왕 라르고에게로 다시 겨누었다. 아무래도 자신은 두 다리 놀려가면서 싸워야하고 라르고는 위치 적으로 높은 곳에 있다보니 불리했다. `젠장, 가스터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이미 팬텀스티드는 사라진 지 오래였고 그런 걸 봐서 가스터 쪽도 뭔가 일이 생겼다는 걸 대강 눈치챈 플루토였다. 플루토는 비틀거리며 간신히 몸을 지탱 하면서도 아까전 사라진 팬텀스티드를 생각하자 문득 웃음이 나오는걸 느꼈다. `그나마 다행이지, 타고 싸우던 도중 사라졌어봐? 얼마나 황당해? 그야말로 자손 대대로 망신이지...' 피식 웃는 플루토를 바라보는 라르고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여유있군. 웃음이 나온다 이건가? 이제 그만 끝내지!" 라르고의 스톰브링거가 찬란히 빛을 뿜으며 그의 머리위로 휘저어지고서 곧바로 수십갈래로 갈려졌다. "받아랏!" "흥! 나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아!" 덮쳐오는 수십개의 거대한 빛의 기둥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라이트브링거를 마주 들었고 그의 검은 검기가 쏘아지는 은빛의 기둥과 그대로 맞부씌혔다. 그러나 힘의 차이는 여전한 법, 플루토의 검은 기운이 힘없이 사그라지며 라르고의 검 기는 그대로 그 기세를 실어 플루토에게로 내리쳐졌다. "크윽!" 그리고, 짧은 비명성과 함께 검은갑주를 걸친 건장한 남자의 팔뚝이 피를 뿌리 며 허공으로 날렸다. "[브리자드 캐논]!" 베라의 외침과 함께 어른팔뚝만한 얼음조각들이 스칼라에게로 쏘아져들어갔고 스칼라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그것들을 피하며 계속 달리고 있었다. 얼음탄환 하나가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 그녀가 타이밍에 맞추어 재빨리 머리를 틀지않 았다면 그녀의 머리에는 아마 거대한 바람구멍이 뚫렸을 것이다. "우웃!" 자신의 귓가를 스치는 싸늘한 느낌에 몸서리치며 금발의 무녀 스칼라가 베라에 게 소리쳤다. "야이! 그러고도 당신이 파괴신의 최고위 무녀야? 치사하게 도망만 가지말고 정정당당히 싸우자!!" 자신의 주문이 또다시 빗나간 것을 아쉬워하던 베라는 계속 몸을 뒤로 날리며 스칼라에게서 떨어지고자 노력중이었고 마침 스칼라의 외침이 터지자 비아냥거 리듯 큰 소리로 반박했다. "너 나랑 사귀냐? 왜 자꾸 달라붙을려고 그래? 난 여자엔 취미없어!" 일단 체술로 붙어서, 근접전으로 싸우게 되면 자신은 스칼라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깨달은 베라는 그냥 숲을 빙빙 돌면서 도망만 다니고 있 었다. 물론 스칼라는 그런 베라를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땀을 빼고 있었고. 사실 베라가 스칼라보다 몸놀림이 떨어지므로 그녀는 곧 스칼라에게 따라잡혀 야 정상이겠지만 스칼라는 그녀의 그 월등한 몸놀림으로도 베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무모하게 몸을 날리면 곧 베라의 그 무지막지한 신성력을 바탕으로한 신성주문에 그냥 카운터로 걸려들어버릴 것이다. 결국 스칼라는 함부로 접근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떨어져서 싸울수도 없는 어정쩡한 상태에 놓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 상황은 베라라고 뭐 대단히 유리 한 상황도 아니었다.신성력이 월등히 앞서니 마법을 펑펑 난사해서 상대방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가능한데, 이길려면 우선 맞추어야 할것 아닌가? 워낙 스칼라의 몸놀림이 빠르다보니 마법을 모조리 피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베라는 계속 도망다니면서 멀리서 마법을 쏴대고 스칼라는 ?아가면서 날아오는 마법을 피해다니는, 그런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는 자 쪽이 더 신경질이 나게 마련이다. 게다가 베라는 상대방의 신경질을 돋구게 하는데 제법 조예가 깊었다. "아유~ 새벽의 무녀들은 전부 여색 취향인가봐? 왜 자꾸 달라붙으려고 해? 에이~변태! 난 임자 있어~ 다른데 가서 알아봐!" 스칼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 짜증나... 뭐 저딴 애가 다 있어? 정말 성질 돋구는 소리만 골라서 하 네" "이것도 재능이다? 가스터랑 한 5년만 같이 다니면 당신도 나만큼 할수 있을 껄?" 스칼라는 인간의 육안으로 구별이 안갈 정도로 빠르게 나무사이를 건너뛰면서 도 숨도 그리 기빠하지 않은 채 투덜대는 여유까지 보여주고 있었고 베라도 도망가는 입장이긴 하지만서도 틈틈히 스칼라의 속을 벅벅 긁어놓는 말들을 해대고 있었다. 지상에서 10여미터의 높이를 가지들을 밟으며 평지처럼 뛰어 다니는 그녀들의 모습, 정말이지 인간이라고 보기 힘든 동작들이다. 숲 사이를 가로지르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계속 건너뛰는-게다가 수다까지 떠는- 두 여인의 모습은 거의 숲의 종족 엘프의 화신(?)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한참 후, 스칼라가 ?다?다 지쳤는지 악받친 목소리로 베라에게 고함을 질렀다. "치사하군! 언제까지 마법을 그렇게 난사할수 있을까?" 베라라고 좋은 기분이겠는가? 그녀 역시 쏘다쏘다 지쳤는지 짜증내는 목소리로 스칼라의 외침에 길게 대꾸했다. "너야말로! 언제까지 그렇게 내 마법을 피해다닐수 있을까?" 결국 어느 한쪽이 지치기 전까지는 결판이 안날 것이라는 생각이 베라와 스칼 라의 머리에 동시에 스쳤다. 가스터는 지금 매우 짜증이 나있었다. 12인의 마도사들은 아예 시간차 공격 으로 가스터를 옭아매고서 그를 꼼짝도 못하게 하고 있었다. 즉 그들은 가스 터가 감당하지 못할만큼 강대한 마법을 쓸수는 없었지만 대신 자잘한 마법을 시간차로 계속 난사하는 수법을 썼고 아무리 날고 기는 가스터라도 결국 몸 뚱아리는 인간이므로 그것들을 하나하나 막아내는 방법밖에 없었던 것이다. "으..짜증나.." 좀 위력있는 주문을 외워서 일제히 몰살시켜버렸음 딱 좋겠는데, 제국의 마도 사들은 가스터에게 절대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고 가스터는 또다시 시간차로 날아들어오는 그들의 불꽃주문들을 일일히 튕겨내면서 인상을 썼다. "아..신경질나...에라! 그럼 아예 1서클로 승부해주마! [매직애로우 리미트 쇼트]!" 가스터의 두 손에 연두빛의 안개가 자욱하게 모이며 둥그런 구를 형성하기 시 작했고 가스터의 시동어가 외쳐지자 그것은 수백개의 빛의 화살이 되어 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제국의 마도사들에게 일제히 쏘아졌다. 제국의 마스터급 마도사 오스테이르가 경악했다. 1서클주문인 [매직애로우], 가장 기초적인 공격마법으로써 마도사라면 가장 처음 배우는 주문이다. 물론 오스테이르정도의 마스터급 마도사라면 주문없이도 발동시킬수 있고 가스터가 그것을 주문없이 순식간에 구사하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 었다. 그러나 그것을 한꺼번에 수백개를 난사한다는 것은 마스터급 마도사인 오스테 이르로써도 상상치도 못했던 일이었다. 즉 가스터는 수백개에 해당하는 [매직 애로우]의 마나서클을 동시에 그의 구상공간에 흘려 그것을 계산할수 있다는 소리였다. 덕분에 가스터는 지금 관자놀이를 꼬옥 누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머리를 하도 굴렸더니 골이 다 띵하군 그래.." 오스테이르의 입에서 신음이 흘렀다. "저게 인간의 능력인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50개체 이상은 불가능한 매직애로우를 수백 개체로 구현시키다니, 적이지만 정말이지 부럽기 짝이 없는 능력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감상에 빠져 날아들어오는 빛의 화살을 등한시 할만큼 초 보마도사는 아니었다.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그의 입은 빠르게 주문의 영창 을 토해냈다. "창공의 흐름이여 내 앞에 머물라! [샤이닝 필드]!" 오스테이르에게로 쏟아지던 수십가닥의 빛의 화살들은 그의 앞에 구현된 무형 의 막에 의해 모조리 튕겨져버렸다. 물론 다른 마도사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재주껏 잘들 막아낸것 같았고 빛의 화살들은 사방으로 비산되어 그 힘 을 잃고 사라져버렸다. 가스터의 얼굴이 씁쓸하게 바뀌었다. "근데..효과는 전무하다..이건감? 쩝..이거 안되겠군 그래.." 가스터의 빛의 화살들을 막아낸 한 제국마도사가 큰 소리로 외쳐댔다. "가스터! 그정도로는 전혀 효과가 없을 거요! [플레임 스피어]!" 가스터의 마법효과가 전무하다는 걸 확인시켜주기라도 하는 듯, 또다시 차례로 불꽃의 기둥들이 허공을 가르며 하나,하나 가스터에게 꽃히기 시작 했고 가스터는 눈쌀을 찌푸리면서도 그것을 하나,하나 튕겨내고 있었다. `미치겠군. 주문 외울 시간을 안주네...' 입놀릴 시간이 없었다. 마법을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주문의 영창과 적절한 손놀림, 그리고 마나를 구상공간에 지정된 방식대로 흘러넣는 이 3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물론 점점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주문의 영창을 줄 이거나 아예 없애버릴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저 3가지는 지켜야 하는 것 이다. 가스터가 아무리 엄청난 마도사라 해도, 다른 마도사들에 비해 주문 의 발동시간이 극도로 짧다고 해도, 지금의 가스터에겐 그 잠깐의 여유조 차 없었다. 반사마법 [리니드]로 일일히 불꽃의 기둥들을 튕겨내자 뒤이어서 바로 섬 광계마법 [세레니엄]이 무슨 파도타기하듯이 차례로 가스터에게 밀려들어 왔고 가스터는 어쩔수 없이 또다시 그것들을 막을 주문을 영창했다. "제기랄, 치사하잖아 이거. [루나틱 실드]!" 빛의 파동이 넘실거리며 허공에서 작열했고 제2타,제3타 로 계속 동일한 마법이 작열했다. 물론 가스터는 [루나틱실드]의 보호아래 매우 안전하게 허공에 동동 떠있었지만, 루나틱실드를 시전하고 있는 도중엔 다른 마법을 쓸수가 없으니 결국 제대로 된 공격은 못하고 그저 시간만 잡아먹고 있었 다. 이틈에 라르고가 플루토 해치운뒤 스톰브링거 휘둘러가면서 이쪽으로 달려오기라도 하면... `이거 야단났네..대책없잖아?' 시야가 차단될 정도로 눈부신 빛의 파동이 계속 밀려들어왔지만 [루나 틱실드]의 보호아래 있는 가스터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채 대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머리를 쥐어싸매고 있었다. `스톰브링거라면...9서클 주문도 쓸수있다. 내가 아무리 잘나고 뛰어나고 위대하고 똑똑하고 인간 역사상 그 유래가 없는 초절정 대마도사라 할지 라도..(-_-;;;), 발동시간이 전무한 9서클의 마도사를 당할수야 없잖아? 이거 난리났네. 플루토가 이긴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하지만 가스터도 두눈 똑바로 박혀있는지라 저멀리 지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쯤은 충분히 알수있었다. 그동안 자잘한 마법밖에 안 썼 으니-사실은 큰 마법 쓸 시간이 없었던 거지만- 대신 이리저리 한눈을 상당히 팔았던 가스터였고 그래서 플루토가 라르고에게 계속 병든 닭모냥 비실비실 ?기는 꼴을 똑똑히 볼수있었다. `플루토 저 녀석, 설마 저대로 죽는 건 아니겠지?' 오스테이르는 슬슬 승부수를 띄울때라고 생각했다. 이정도면 아무리 대마도사 라 해도 상당히 지쳤을 것이고 마력도 떨어졌으리라. 오스테이르는 주위를 향해 크게 외쳤다. "마스터들이여, 준비된 주문의 영창을! 나머지는 저자를 지속적으로 얽맨다!" 그의 외침과 함께 가스터를 둘러싼 12명의 제국의 마도사들 중 절반이 제각기 빛의,불꽃의,얼음의, 기타등등의 공격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물론 가스터 는 이번에도 그것들을 가뿐히 막았다. 애당초 그다지 수준높은 공격이 아니었 던 것이다. 이제까지처럼 가스터가 공격마법을 사용치 못하게 하기 위한 견제의 주문, 그러나, 9서클 궁극주문[파워워드 킬]을 맞으나 가장 초보주문인 1서클 [매직 애로우]를 맞으나 가스터가 비명횡사하는데는 별 차이가 없다. 결국 또 방어마법을 발동시켜야하는 가스터였고 그는 두눈 빤히 뜨고도 제국 의 마스터급 마도사들이 제각기 기나긴 주문을 영창하는 것을 보고있어야만 했다. 그들의 입에서는 조용한, 그러나 공기를 떨리게하는 웅혼한 목소리가 흘러나 오고 있었다. "칼날같은 바람이여 그 기운이 힘이 되어 극한의 대지에서 이곳으로 불어닥칠 지니..." 빛의 장막을 시전하여 날아오는 불꽃들과 빛의 화살들을 일일히 막아내고 있는 가스터의 얼굴에 순간 당혹스런 표정이 어렸다. `빌어먹을! 7서클 빙계주문이다!' 가스터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마나의 힘이여 나를 감싸라! [아크 필드]!" 가스터의 주위로 찬란한 빛의 기운이 맴돌았다. 가스터는 최대한 서둘러야했다. 저들의 마법의 영창이 끝나기 전에 7서클의 주문에 방어할만한 마법을 발동시키며, 또한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 이 자잘한 마법들 역시 막아내야한다. 결국 가스터는 좀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자신을 수 호하는 이 [아크필드]에 더블스펠을 걸어서 여러번 중첩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고.... "발동된 마나의 흐름이여 너의 흐름을 되풀이하라! [더블스펠]!" 가스터를 둘러쌓은 빛의 기류가 순식간에 몇배로 두터워졌고 가스터의 마법이 발동을 끝마치는 그 순간 6명의 제국의 마스터들이 동시에 주문의 시동어를 외쳤다. "설원의 폭풍이여! [블리자드 스톰]!" 어두운 하늘이 은은한 흰 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서서히 정지해있던 공기의 흐림이 그 움직임을 더해가고 허공에 하나둘 새하얀 결정이 응집된다. 공기의 움직임이 그 기세를 더하고 새하얀 결정들이 그 흐름에 몸을 실어 사방 으로 불어닥친다. 완만한 흐름은 어느새 격류가 되어 귓가를 찢을 듯한 파공음 을 내며 하늘을 뒤덮었다. 7서클 빙계주문 [블리자드 스톰], 그 모든 것을 얼어붙히는 설원의 폭풍이 이곳 알 크리드 산맥 상공에서 광대하게 불어닥치며 그 기세를 한 곳으로 몰아 가고 있었다. 마법의 과녁은 빛의 수호에 의해 몸을 지키는 대마도사 가스터, 그 찬란한 빛을 향해 새하얀 결정의 폭풍이 거대한 회오리를 형성하여 과녁을 찢어발기겠다는 듯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가스터는 지금 초조했다. 불어닥치는 설원의 폭풍 [블리자드 스톰]. 뭐 그것은 지금 잘 막고있으니 별 문제가 아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불고있는 새하얀 회오리의 틈 사이로 힐끔 힐끔 보이는 제국마도사들의 일그러진 표정들을 보는 것 역시 뭐 그리 기분 나쁜 것은 아니었고 그것이 초조할 이유는 더더욱 아니었다. 문제는 현재 가스터의 눈에 비치는 광경, 저 멀리 지상에서 현재 팔 한쪽 날려먹고는 은빛의 검기에 휩싸여 꼴사납게 도망다니는 검은 갑주의 기사에 대한 것이었다. `플루토. 저 멍청한 자식...그걸 못 버티냐?' 물론 가스터 역시 남말할 처지가 아니었지만...투덜대는거야 자기 마음이니까. `그나저나 이걸 어쩐다.' 가스터의 눈에 비친 플루토의 모습을 보아하니 당장이라도 목과 몸뚱아리가 분 리된다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형국이었고 베라 역시 도통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 가스터 본인은 이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버렸다. 즉 결론은... `완벽하게 작전실패로군...쳇, 너무 자만한건가?' 머리를 굴려보지만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가스터였다. [블리자드 스톰] 의 발동시간은 앞으로도 3분은 더 유지될 것이고 저 마도사들이 원한다면 그 이 상도 가능할 것이다. 플루토 당하는 꼴을 보니 3분이란 시간은 베라가 과부되기 에 충분한 시간으로 보인다. 뭐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서도... 비상마법[레비테이션]으로 날아가자니 주변의 12인의 마도사들이 그걸 가만히 내버려둘리가 없고, 그렇다고 다른 마법을 쓰자니 [블리자드 스톰]을 막고 있는 보호마법을 먼저 풀어야한다. 물론 보호마법을 푼다면 가스터는 매우 시원한 기 분을 맛보게 될 것이고... 결국 가스터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결단을 내렸다. `할수없다. 좀 무리가 있는 수법이지만...' 가스터는 [아크필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또다시 마나를 응집시키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가스터의 두눈이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가스터의 마음 한켠이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잘못하면 뇌가 녹아버린다... 침착해라 가스터..' 굳게 닫혀있던 가스터의 입이 열리며 주문의 영창이 흘러나왔다. "닫혀진 문이여 그 입을 열어라. 갈리어진 공간이여 그 곳을 맞잡아라..." 눈과 얼음의 폭풍이 회오리쳐지는 한가운데, 그 찬란한 빛의 기운 사이로 어두 운 그림자가 서서히 뻗쳐나오기 시작했다. 오스테이르는 또한번 경악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해야만 했다. 그는 오늘 벌써 수차례 자신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현상들만 보아왔다. 그리고 그 현상을 일으킨 것은 다름아닌 가스터, 그는 이제 또다시 기적, 오스테이르의 입장에서 보면 기적에 가까운 일을 행하려 하고 있었다. "말도 안돼! 마법을 발동시키면서 동시에 또다시 마법을 외워? 저것은 용들 에게나 가능한 것인데!!" 어렴풋이 들려오는 오스테이르의 외침에 가스터는 깨질듯한 머리를 움켜쥐면 서도 피식 웃었다. `그거야 내가 잘난탓 아니겠어? 아구 머리야...' 어느 순간, 가스터의 입에서 주문의 시동어가 외쳐졌다. "공간의 문이여 열릴지어다! [워프게이트]!" "플루토여, 드래곤슬레이어여. 어찌하여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만 보이시는 가? 크하하하하하!!" 라르고의 광소와 함께 그의 은빛검기가 재차 날아들어 플루토가 서있던 지면을 길게 갈랐고 플루토는 출혈로 눈앞이 흐릿해지는 가운데에서도 재빨리 몸을 날 려 그의 공격을 피했다.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플루토는 볼품없이 땅바닥 을 구른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플루토는 재빨리 푸른 검기를 라르고에게 뿜어내어 어떻게든 반격을 해보려 시도했다. 그러나 라르고는 가볍게 그것을 막아냈다. 이미 승패는 결정난 것이었고 죽기 직전의 발악에 말려들만큼 라르 고는 수준낮은 검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플루토의 발악에 가까운 반격에 라르고가 비웃으며 외쳤다. "꼴사납구나 플루토! 그대의 명성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면 기사다운 죽음을 맞이하는게 더 보기좋을 것이다!" 하지만 플루토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 목이 붙어있는 이상은 하는데까지 해봐야지!" 어깨죽지에서부터 잘려나간 자신의 오른팔이 대지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것을 보면서도, 어깨죽지로부터 검붉은 피가 끊임없이 샘솟듯 솟아나는 것을 보면서도, 전혀 힘이 남지않아 반격은 고사하고 제대로 피하지 못할 지경이 되어서도, 플루토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또한번 푸른 검기를 쏘아냈다. 이미 힘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검기의 위력은 미약하기 그지없었고 라르고는 고개만 까닥하여 그것을 피해낸뒤 그런 플루토의 모습에 조금 감탄한 표정으 로 중얼거렸다. "허허..삶의 집착 하나는 끝내주는군 그래..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더더욱 추하게 만들뿐이라는 걸 모르나?" 그러자 플루토가 고통스러운 신음 가운데에서도 입가에 비웃음을 띄며 라르고 를 바라보았다. "웃기는군. 자기가 불리할때마다 목내밀고 죽여줍쇼~하다간 내 목숨이 몇개 라도 모자랄거다! 죽는 걸 멋으로 아는건가? 웃기는 양반이군." 라르고는 아무말없이 플루토를 내려다보았다. 흙먼지에 뒤덮히고 한쪽팔이 잘려 온통 피범벅이 된 검은 갑옷의 기사, 블랙 나이트 플루토의 모습은 실상 곧 죽는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대로 말을 달리기만 해도 말발굽에 밟혀죽을 듯이 보였다. 하지만 라르고는 기사답게 목을 날려주는 자비를 베풀기로 결정했다. "이젠 마지막이다 플루토!" 플루토의 눈 앞 가득 은빛광채가 펼쳐졌다. "제기랄!!" 플루토는 떨리는 남은 한팔을 억지로 쳐들어 눈앞가득 펼쳐진 광채에 들이 밀었다. 미끄러질듯 한 손아귀에 더더욱 힘을 주어 라이트브링거를 은빛광 채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귀를 찢는 금속성과 함께 하는 소리와 함께 플루토는 볼수있었다. 자신의 라이트 브링거가 산산히 흩어지는 것을, 찬란한 파편을 뿌리며 허공 으로 깨어져가는 그 모습을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플루토는 그 모습을 천천히, 천천히 볼수있었다. 망연자실한 플루토의 표정을 바라보며 라르고는 오만하게 외쳤다. "쳇, 목을 날리려 했건만...뭐 상관없다! 이번엔 실수하지 않으리!" 스톰브링거가 빛난다. 은빛으로 찬란히 빛나고있다. 그 모든 것을 꿰뚫을 절대적인 힘이 ?혀 환하게 빛나고 있다. 그리고 은빛광채가 찬란히 빛날 수록 플루토의 표정은 점점 망연해지고 있었다. "에고..이제 어쩐다.." 이젠 밑천도 없다..도망칠 힘도 없다...무기도 없다. 플루토의 머리속에 절망이라는 두 단어가 떠올랐다. "이번이야말로 끝이다!" 그때였다. 라르고가 스톰브링거를 휘두르기 바로직전 그의 애마 바로 옆공간 이 열리고 검은 게이트가 형성되며 그 곳에서 검은 로브의 갈색머리 중년마 도사가 뛰쳐나오면서 바로 마법의 시동어를 외친 것이다. "살아있구나 플루토! [프레임 스트라이크]!" "허헉!" 놀란 라르고가 미처 대처를 하기도 전에 한줄기 불꽃의 기둥이 허공을 가 르며 주변을 불태우고서 곧바로 라르고에게로 작열했다. 라르고에게로 작열하여 광대하게 폭발하는 가스터의 [프레임 스크라이크]를 멍하니 바라보던 플루토, 그가 문득 가스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일찍일찍 좀 다니면 어디가 덧납니까 가스터?" 꼴사나운 모습을 하고있으면서도 플루토는 기세좋게 가스터에게 투덜거렸다. 말은 저렇게해도 반가웠기 때문이리라. 그러자 가스터가 머리를 움켜쥐고서 인상을 쓰면서 띄엄띄엄 대꾸했다. "어허! 뇌가 녹아버릴 각오로...아그그... 구하러와줬더니 말버릇한번 고약타! 아고곡,,," 가스터는 대꾸를 하면서도 계속 머리를 움켜쥐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고 그래서 플루토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뇌가 녹아요? 어라 그러고보니 머리는 왜 쥐어뜯고 있습니까? 고민있어요?" 그러자 가스터가 어쩜 이리도 무식한 발언만 할수 있는지 신기하기 그지없다 는듯한 표정으로 플루토를 잠시 바라보다가 띄엄띄엄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무리하게 마법을 연속으로 발동시키서...휴우증이 생긴거야...걱정말게... 한 10분정도만 지나면 다시 마법을 쓸수 있으니까..." 플루토가 마법에 대해서 알게 무언가? 그러나 플루토는 적어도 지금 현 상 황에서 전혀 도움이 안될 사실 하나를 가스터의 말에서부터 유추할수 있었다. "그러니까...지금부터 10분간은 마법을 못 쓴단 소리네요?" "오! 자네 생각보다 똑똑한 걸?" 플루토는 가스터의 칭찬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지금 제 정신..아야야... 목소리를 버럭 높이던 플루토는 결국 어깨죽지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지르며 다시 무릎을 꿇었고 잠시 숨을 돌린 후 다시 따지기 시작했다. "입니까?..애구구...도망도 못 가게 됐잖아요?" "죽을 놈 살려줬더니 잔말이 많구만.." 도끼눈을 하는 가스터를 보며 플루토가 힘없이 중얼거렸다. "살려준건 고마운데...결국 둘이 손잡고 죽게 생겼잖습니까!" 그때 휘몰아치던 불꽃의 소용돌이 그 중심부에서 굴직한 사내의 목소리가 사 방으로 울려퍼저기 시작했다. "크으윽...대마도사 가스터. 12인의 제국 최고의 마도사들로도 그대를 막지 못하였단 말인가..." 불꽃이 갈라지고 빛의 광채가 불꽃들을 뒤덮어 그 위세를 내리눌렀다. 그 힘 에 억눌려 불꽃의 소용돌이는 길게 갈라지며 길을 열었고 그 사이로 그을린 갈색 군마에 타고 있는 한 검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바로 무왕 라르고, 제국최강의 검사이자 스톰브링거의 소유자. 가스터는 그런 그의 모습에 조금 당황한 듯 했다. "저 자식 살아있네..." 플루토가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가스터에게 흰소리를 내뱉었다. "그 정도로 죽을 인물이었음 내가 이 고생을 했겠수?" "그건 그렇군.." 불꽃을 빠져나온 라르고가 스톰브링거를 높이 치켜들며 큰 소리로 외쳐대기 시작했다. "가스터여! 그대의 힘은 나 역시 찬탄하는 바! 그러나 나에겐 용의 권능이 있다! 이제 그대에게 죽어간 제국군들의복수를 하겠노라!" 스톰브링거가 윙윙 소리를 내며 떨리기 시작했고 그에 맞춰 주변의 공기 전체 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 괴이한 현상에 플루토가 조금 겁먹은 표정으로 가 스터에게 말을 걸었다. "가스터." "왜?"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가스터에게 플루토가 재차 물었다. "대책있습니까?" "없는데.나 10분간 마법못 쓰니까 자네가 알아서 생각해봐." 태연한 척 말하는 가스터이지만 플루토는 가스터의 대꾸에서 떨리는 기색을 쉽게 발견할수 있었고 그래서 괜히 처연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죽었네요?" "글쎄다..베라가 와주길 기도할까?" 플루토가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나도 참 팔자한번 기구하군. 이럴때 같이 황천길 가는 사람이 중년 변태 흉악 마도사라니..." ".....자네 너무하는군. 기껏 구하러 왔더니..." 라르고의 입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스톰브링거! 폭풍의 검이여! 그대의 위세를 이곳에 떨쳐라!" 가스터가 쪼르르 플루토 뒤로 숨어버리고 플루토가 억지로 몸을 일으켜 라르 고의 공격에 대항하려하던 그 시점, 그 순간 갑자기 저멀리서 한 줄기 은빛 섬광이 허공을 가르며 라르고에게로 내리꽃혔고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 라 라르고는 그것을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크아악!" 굴러떨어진 라르고가 당황하며 은빛검기가 날아온 절벽위를 바라보며 길게 소리쳤다. "누구냐!" 그러자 웅장한, 우렁찬 외침이 계곡을 가득 메웠다. "나는 카르셀의 제1기사, 실버나이트의 칭호를 가진 자이자 드래곤 슬레이 어의 명예를 지닌 자다!" 라르고는 보았다. 절벽위로 환하게 걸려있는 달빛, 그 달빛 한가운데에서 달을 등지고 마치 전신에서 빛이 나는 듯한 모습으로 서있는 새하얀 백마와 그위에 위엄있게 자리하고 있는 은빛의 기사를. 대륙에까지 그 명성이 들려오는 그 살아있는 전설의 검사를. 라르고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터졌다. "다리오스!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쳇. 저 라르고란 작자, 내가 나타나니까이름도 제대로 모르더니 다리오스가 나타나니까 풀네임을 불러제끼는군. 아 서럽다." "농담할 기운이 있는거보니 아직 죽을 지경은 아닌 모양이군." "뭐..베라가 빨리 와주지 않으면 출혈과다로 죽을지도 모르죠..벌써 눈이 침침한데..." "음..난 마법 회복하려면 아직도 꽤 있어야 해." "근데 다리오스 자식 어떻게 알고 온거죠?" "몰라? 그나저나 재주한번 용하다. 역시 잘난 놈들은 멋있는 장소로만 출현 할수있는 능력이 있는건가? 내가 그렇게 계산하고 머리싸매서 발견한 장소 에 본능적으로 탁 올라가 서있군 그래?" "어? 다리오스 놈 내려온다. 저 백마..그라테우스였나 이름이? 하여튼 재주 도 좋네? 절벽을 그냥 내려오고?" "크윽!" 라르고는 당황했고 제국군진지는 술렁거렸다. 다리오스가 절벽을 내려옴과 동시에 절벽을 사이에 끼운 협곡 그 위로, 그 전면으로 카르셀의 군세가 일제히 몰려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자욱한 먼지구름이 피어나는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플루토가 힘없이 중얼거 렸다. "다리오스 저녀석. 어쩐지 일찍왔다 싶더니 혼자와서 대신 내 암흑군 끌고 온 거였군.." 먼지구름 사이로 간간히 플루토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검은 깃발에 황금빛 사자의 문양을 지닌, 바로 크로워드가문의 문장이었다. "내 마법병단도 끌고왔는 걸?" 하늘로 날아들어오는 검은 로브의 마도사들을 바라보며 가스터가 시큰둥하게 말을 받았다. 히이이이잉!! 다리오스의 애마 `그라테우스'는 길게 울어대며 단숨에 절벽을 타고내려와 라르고의 앞으로 달려나왔고 그런 다리오스의 모습에 라르고가 스톰브링거를 고쳐쥐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는 방금전 다리오스의 검기에 의해 굴러떨어 졌던 차라 꽤나 흥분된 어조였다. "다리오스! 실버나이트여! 그대가 기사라고 자부한다면 조금 전의 행동이 얼마나 비열했던 것인지 스스로 느끼고 있으리라 믿소만?" 그러자 고삐를 당기며 그라테우스를 멈춰세우던 다리오스가 의외로 라르고의 외침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죄송하오. 하지만 플루토, 그는 나의 오랜 친우, 너무나도 급한 상황이라 무례를 범할 수 밖에 없었소." 다리오스는 눈쌀을 찌푸린채 스톰브링거를 자신에게 겨누고 있는 라르고를 보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라르고, 준비를 갖추시오. 검을 고쳐쥐고 숨을 고르시오. 그대의 애마에 올라타 새로운 결투를 준비하시오. 이것은 내가 보인 그대에 대한 무례를 조금이나마 씨고자함이니, 내 그대의 용서를 구하려 함이오." "..........." 이 얼마나 플루토와는 극히 대조되는 모습인가? 라르고는 당연히 다리오스 가 무슨 치사한 짓을 하려고 그러는 것인가 의심스러워하며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하긴 그동안 플루토와 가스터에게 당한 걸 생각하면 앞으로 카르셀 기사가 하는 소리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고싶지 않은 라르고일 것이다. 그러나 다리오스의 눈빛은 맑았고 그 눈빛에 담긴 의지는 순수해보 이는 것이었다. 결국 라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그대의 무례를 용서하겠소." 그러자 다리오스는 순순히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고맙소." 라르고는 다리오스의 말에 물끄러미 다리오스를 쳐다보다고 다시 플루토를 돌아다보았다. 두 눈에 담긴 그 눈빛은 어떻게 같은 기사단이면서도 저 깜 둥이들(?)랑 이 흰둥이(?)랑 이렇게 차이가 날수 있는가? 하는 듯한 의미가 강하게 담긴 눈빛이었다. 라르고는 숨을 잠시 고른 뒤 잽싸게 자신의 갈색 군마에 올라타고는 싸울 채비를 갖춘뒤 다리오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결투의 절차에 따라 검을 아래로 내리고 라르고의 준비를 기다리고 있 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구려." "아닙니다." 이제야말로 라르고의 상식에 걸맞는 제대로 된 결투가 벌어지는 것이다. 라르고는 오히려 반가운 느낌마저 들었다. 그는 스톰브링거를 다리오스에게 겨누고 힘차게 외쳤다. "다리오스여! 나는 제국의 무왕 라르고! 제국최강의 기사의 칭호를 가진 자! 그대와 정당한 승부를 결하고자 하오!" 그러자 다리오스 역시 자신의 애검 문 알슈타드를 높이 뽑아들며 우렁차게 외쳤다. "라르고여! 나는 카르셀의 제1기사! 드래곤 슬레이어의 칭호를 가진 자. 그대의 검에 맞서 정당하게 자웅을 가리리다!" 두 검사의 검이 하늘을 꿰뚫듯이 뽑혀 그 빛을 사방으로 비산시켰다. 그들의 외침이 계곡 전체를 뒤덮으며 울려퍼졌다. 그 고함에 담겨진 호기와 위엄에 제국군과 카르셀군 양쪽 모두에서 커다란 함성이 울려퍼졌다. 와아아아아아아!!!!!!! 가슴을 뒤덮는 이 흥분된 분위기는 가스터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는지 가스터 는 피식 웃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음 멋지다. 저런 건 역시 타고나나봐.." 그러나 가스터의 순수한 감탄이 플루토는 영 미덥지 않은 모양이다. "생쑈를 하네..아이고. 닭살이다 닭살..서로 죽기살기로 싸우는 판에 저런 짓은 도대체 왜 하는거야? 결국은 둘중 하나가 죽을텐데...저러고 싸우다 죽으면 멋있는 줄 아나?" 다 죽어가면서도 투덜대는 플루토의 모습에 그를 부축하던 가스터가 피식 웃으면서 대꾸했다. "멋은 있는데?" "........." 가스터 말대로 확실히 멋은 있다는 걸 부인할수는 없는 플루토였다. 병사들의 고함은 하늘을 찌를 듯하고 그와 함께 대지를 진동시킬 듯한 말발굽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 흥분의 도가니 그 정점에서 두 명의 기사가 천천히 그들의 기량을 겨루려 한다. 뭐 플루토가 보기에도 멋있어 보인다만 그래도 할말은 있는 플루토였다. 플루토는 샐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전쟁터에서까지 멋찾는게 웃기다는 겁니다." "......." 웃기는 놈이 되버린 가스터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냥 구경이나 해야지. 가스터는 고개를 다리오스에게로 돌렸다. 양쪽 진영에서 지르는 함성때문 에 상당히 시끄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와아아아아아아~~~~~~~~~ 인간들의 고함소리가 계곡전체를 진동시키는 가운데 다리오스는 천천히 검을 자신의 가슴으로 숙였다. 라르고에게 선공을 양보하겟다는 것, 그럼으로써 자신이 그에게 행한 비열한 행위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것, 라르고는 그런 다리오스의 의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대의 뜻을 받아들이리다. 조심하시게." 라르고의 스톰브링거가 푸른색으로, 백색으로, 거기서 휘황찬란한 은빛으로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다리오스의 문 알슈타드 역시 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격돌했다. "............." 플루토는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아니 멍하게 서있는 것은 비단 플루토뿐만이 아니었다. 거대한 절벽을 양쪽으로 끼고 대치해있는 수만명의 제국군과 카르셀 의 군세들도, 가스터를 ?던 12인의 제국마도사들도, 그들에게 덤벼들던 가스 터의 제자들도, 심지어는 가스터조차도 지금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결투, 라르고와 다리오스의 대결을. 플루토의 입에서 절망어린 신음이 새어나왔다. "다리오스...저 정도였나..." 자신은 전혀 막을수 없었던 라르고의 은빛검기, 그러나 다리오스는 그것을 가볍게 막아내고 있었고 그 이유를 플루토는 곧 알수 있었다. 다리오스의 애검 문 알슈타드, 그것은 라르고의 스톰브링거와 마찬가지로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 던 것이다. "벌써 저 경지까지 올랐나..." 절묘하게 쏟아지는 은빛의 검기를 몸을 틀어 튕겨낸 다리오스가 그 기세를 몰 고 다시금 검을 휘두른다. 그의 검이 2개,3개,4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면서 허공 가득히 빛무리를 채우고 그것이 라르고에게로 내리쳐지면, 라르고의 스톰 브링거가 거대한 원을 그려 그것들을 튕겨낸다. 주위에 맴도는 말발굽소리와 함 께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그 위로 빛무리가 사방으로 비산되며 파괴의 힘을 서로 에게 내리치고 또 서로는 그것들을 막아낸체 다시금 공격에 들어간다. 검기가 휘둘러짐에따라 빛의 입자가 허공에 뿌려지며 찬란한 빛무리가 솟아오르 고 회전하고 소용돌이치며 주위의 공기를 밀어낸다. 검사의 궁극의 모습들이 그들앞에 펼쳐지고 있었고 그것은 보는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는데..." 플루토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자신이 빗나간 길을 걸어 그릇된 방식으 로 힘을 얻고 좋아하는 동안 다리오스는 이미 올바른 방식으로 힘을 얻은 것 이다.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오산이었다.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빗나간 길을 돌아나가 다시 올바른 길을 걸을려면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 것 인가? 플루토는 인정할수 없었다. 자신의 세월이 허송세월이라는 것만은 결코 인정할수 없었다. 그의 입에서 신음에 가까운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단지 내 수련의 정도가 약했을 뿐이야. 길은 결코 그릇되지 않았어..." 드넓은 계곡과 그 사이를 끼고 대치해있는 양 국가의 군세, 그 수십만의 정 병들이 지금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왕 라르고와 실버나이트 다리 오스, 그들이 보여주는 절대적인 무위의 모습, 심지어는 검을 다루지 않는 양국의 마도사들조차감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들이 싸우는 그 장소를. 막상막하, 그야말로 승부를 예측할수 없는 일전이었지만, 그들의 결투는 조금씩 결말로 치닫고 있었다. "타아아앗!" 용솟음치는 두 기류의 은빛검기, 막상막하로 보이는 두 기사의 결투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그 기세의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점차 은발의 기사 다 리오스의 장검 문알슈타드가 라르고를 서서히 핍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순간. "크윽!" 허공에 3개의 은빛 원이 그려지면서 라르고의 왼쪽뺨에 길게 핏줄기가 그어 졌다. 당황하여 검을 횡으로 베어가는 라르고의 공격이 날카로운 금속성과 함께 무위로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다리오스의 검기가 라르고의 어깨를 일 순 관통해버렸다. 라르고의 오른손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그와함께 다리오 스의 검기가 라르고의 정수리를 내리쳤고 라르고는 몸을 잽싸게 틀어 말에 서 뛰어내려 볼품없이 땅바닥을 뒹굴었다. 다리오스의 검기는 그대로 내리쳐졌고 라르고의 애마는 반으로 쪼개졌다. "히이이잉!!!" 단말마의 비명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단말마의 비명이 아니겠는가 ^_^) 과 함께 반쪽으로 쪼개진 그의 말에서부터 뿜어나오는 붉은 선혈, 사방으로 폭사되는 그 붉은 선혈을 한껏 뒤집어 쓴채 라르고가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라르고는 내려쳐지는 다리오스의 검기를 미처 완전히 피하지를 못했고 그 대가로 그는 왼쪽 허벅지 아래를 대지에 바쳐야 했던 것이다. 그의 입가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승부는 갈렸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인지 양측의 군세들은 조용했고 그 적막을 깬 것은 쓰러질듯이 몸을 가누질 못하는 라르고의 중얼거림이었다. "다리오스, 드래곤 슬레이어...과연 대단하군..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었어..." 자신의 애마 그라테우스에 올라탄 채 고통으로 일그러진 라르고의 얼굴을 바라보던 다리오스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그대는 패했소. 나의 승리를 인정하시겠소?" 라르고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잘리어나간 왼쪽 허벅지 아래에서 끊임없이 피가 치솟고 있고 관통된 어깨죽지의 상처로 인해 한쪽 팔은 더 이상 그 역 활을 행할 수 없게 되었다. 라르고, 그는 패했다. 완벽하게. 짙은 굴욕감이 전신을 감싸오는 것을 느끼며 라르고는 띄엄띄엄 입을 열었다. "인...정하오..." 고요한 가운데 라르고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지는 이곳 알크리드 산맥의 이름 없는 한 계곡 한, 그 안에 가득한 그 적막과도 같은 고요를 깨고 카르셀의 진지 어느 한곳에서 미약하지만 사방으로 울려퍼지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다리오스 경의 승리다!" 외침은 도화선이 되었고 곧 카르셀 진지 전체가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위대한 드레곤 슬레이어 다리오스경이 제국의 최고의 검사라는 무왕 라르고 를 패퇴시켰다. 이런 강대한 기사가 수호하는 카르셀의 앞날이 어찌 밝다 아니할 수 있으랴? 승리자에 대한 찬사와 신뢰를 가득 담은 외침이 계곡안을 울려퍼졌다. 그와 함께 제국측 진지에 고요가 맴돌았다. "라르고 폐하...." 라르고의 충실했던 시종장 엘라이나가 멍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눈앞에 광경을 그는 믿을수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존재가 지금 적앞에 무릎을 꿇고 신체의 일부분을 잃은채 패배자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심정은 여타 다른 제국군들의 심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폐하...." 그러나 라르고는 지독한 굴욕감속에서도 조금씩 냉정을 되찾고 있었다. 그는 검사이기에 앞서 제국의 한부분을 다스리는 제왕이었고 그것은 그 에게 계속 감상에만 빠져있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패했다. 단지 그뿐이다...' 라르고의 두 눈에 생기가 어렸다. 한편 다리오스는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라르고를 내려다보며 위엄있는 목소리 로 입을 열었다. "라르고. 그대의 군세를 물리고 이 땅을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그때 나직하지만 힘있는 목소리가 고개숙인 라르고에게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다리오스. 그대의 승리다. 이는 인정한다." 주저앉은 라르고의 한손에 쥐어진 스톰브링거가 빛나기 시작했다. 그와 함 께 고대의 문자가 스톰브링거의 검신에 찬란하게 아로새겨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당황한 다리오스가 다시금 바스타드 소드를 뽑아들고 라르고에게 겨누었고 그때 그는 스톰브링거의 검신에 새겨진 빛의 문자를 볼 수 있었다. 그의 입에서 놀람섞인 한 마디가 틔어나왔다. "치유주문인가?" 라르고의 전신이 푸른 빛의 입자로 휩싸이며 그의 상처입은 육신을 감싸고 맴돌았다. "그러나 그것이 제국의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리오스는 볼수 있었다. 라르고의 외침과 함께, 라르고의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어 들어가고 잘린 허벅지아래가 빛에 휩쌓이며 새로운 육신이 생겨나는 것을. 다리오스는 아차하는 심정으로 검을 고쳐지며 중얼거렸다. "그래, 저 검은 스톰브링거, 마법검이었지..." 검을 쥔채 긴장하는 다리오스에게 라르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리오스. 드래곤 슬레이어여..." 라르고가 순간 고개를 쳐들었다. 그의 두 다리가 다시 대지를 딛고 일어섰다. 그의 두 손이 다시금 검을 움켜쥐었다. 그의 두 눈에 다시금 투지의 빛이 맴돌았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검사 라르고는 패했으나 무왕 라르고는 패하지 않았다! 폭풍의 검이여! 너의 힘을 떨쳐라!" 스톰브링거가 빛을 발했고 순간 계곡 전체가 요동치며 울부짖었다. "치사한 자식이네." 잘리어진 한쪽 팔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플루토가 중얼거렸다. 다리오스와 라르고의 결투는 10분이 지난지 한참이었고 덕분에 가스터의 마법도 부활했다. 그래서 가스터의 마법의 힘으로 일단 상처의 지혈만을 간단하게 해놓은 플루토였다. 굳이 가스터도 잘리어진 그의 팔뚝을 재생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왕이면 무녀인 베라가 하는 쪽이 더 확실했기 때문에 지금은 일부러 지혈만 해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가스터는 `아까 말끔히 치료해 놓을 걸...'이라는 후회섞인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고쳐놓는 건데..." "이제와서 한탄해봐야 소용없지요..." 플루토는 기운없이 가스터의 말에 대꾸하며 다시 고개를 쳐들어 그것을 보 았다. 그것은 그의 눈앞에서 불어닥치는 거대한 3 줄기의 용권풍, 깊게 뿌리 내린 계곡의 수림들을 가볍게 빨아들어올리고 집채만한 바위조차도 가뿐히 허공으로 솟아올리는 거대한 3줄기의 회오리 바람, 계곡 전체를 뒤덮고 손에 닿는 모든 것을 마음껏 유린하는 바람의 칼날. 바로 폭풍의 검, 스톰 브링거의 위력이었다. 서서히 카르셀의 진영으로 다가오고 있는, 눈앞을 가득 메우는 거대한 대기 의 진동을 바라보며 플루토가 중얼거렸다. "라르고? 무왕? 쳇, 아까는 엄청 정정당당한 것처럼 떠들어대더니..." 가스터가 긴장한 어조로 대꾸했다. "저런 인간일수록 급하면 원래 체면따윈 내다버리기 마련이지..." "그렇죠. 괜히 멋만 부리다가 급해지면 체면이고 뭐고 다 갖다버리지. 누구처럼 말이야... 흥.." "나..나는 왜 쳐다보나 플루토?" 그때 다리오스의 목소리가 가스터의 귀를 찔렀다. "지금 그런 소리 하실때가 아니잖습니까 가스터! 어떻게 좀 막아봐요.." 가스터가 화를 버럭 내며 소리쳤다. "젠장! 저건 8서클 마법이란 말이다!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느려보이지만 결코 느리지않게 3줄기의 용권풍은 카르셀의 진영을 향해 계속 다가오고 있었고 현재 가스터의 제자들이 억지로 그것을 멈춰세우기위해 마법을 난사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8서클중에서도 후반에 속하는 이 거대 한 용권풍 앞에서 그들의 마법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었다. 군사들은 동요하고 말들이 날뛰었다. 이미 카르셀의 군세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가스터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소용없어...같은 서클의 주문이 아니고서야 저걸 막을 방법은 없어.." 금방이라도 진지를 덮쳐 모든 것을 빨아올릴듯한 거대한 용권풍을 바라보며 다리오스가 가스터에게 다시금 질문을 던졌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없는 건 아니지만..." 말꼬리를 흐리는 가스터의 답변에 다리오스가 눈쌀을 찌푸리며 재촉했다. "있다면 쓰세요! 뭘 망설이십니까!!" 다리오스의 재촉에 잠시 고민에 빠졌던 가스터가 무언가 결심한 듯이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으음...그래 하긴 나도 한번 시험해보고 싶기는 했어..하지만 이렇게는 아니었는데...젠장..." 휘몰아치는 폭풍속으로 가스터의 주문의영창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대기에 흐르는 바람의 정이여! 그대의 흐름속에 나의 몸을 실어라! [레비테이션]!" 순간 가스터의 신형이 허공으로 날아올라갔다. 용권풍의 기세속에서도 가스터는 자신의 위치를 꿋꿋히 고수한채 허공에 부유하고 있었고 그의 입에서 천천히 주문의 영창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가스터의 얼굴에서 여지껏 보지못했던 비장한 각오가 어리며 그의 두손이 어느 한 곳을 향했다. 폭풍의 원천, 스톰브링거를 쥐고 있는 라르고에게로. "자아..해보자.." 그와 함께 그의 입에서 우렁찬 외침이 터져나왔다. "[절대마법봉쇄]" "[절대마법봉쇄]?" 제국 남령지의 작은 마을, 그리고 그 안의 어느 작은 여관에서 금발의 미 소녀와 적발의, 미소녀를 가장한 미소년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예, 원래 절대마법봉쇄라는 주문은 각 서클마다 궁극의 마법으로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금발의 미소녀, 세를레네의 답변에 적발의 미소녀를 가장한 미소년(으.. 길다-_-;;;) 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흐응..." "일단 한번 발동되면 외부에서 그 이상의 마력을 지닌 자가 해지하지 않 은 이상 절대 해지가 불가능해요.." 세를레네의 설명에 아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재차 질문을 던졌다. "근데...각 서클마다...라니?" ----------------------------------------------------------------------- 컴이 고장난 김에 펑펑 놀았더니 정말 글 안써지더군요^_^;;;에구에구 연재재개!!입니다 열심히 써야죠^_^ (아 하이텔에서 중간에 빠진 거요. 그거 글을 올리다가 번호가 삑사리 난 것입니다. 빠진 것은 없어요^^;;;) (초룡이 안올라와서 맘이 편하셨던 박XX님. 다시금 연재재개를 함으로써 심려를 끼쳐드리게 한점 사과드립니다.^_^ 이젠 아린나와요^^) -근데 미화한 걸로 보였나요?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세를레네를 만난 아린일행은 결국 그녀의 인도로 제국의 남부 한 작은 마을 에 도착할 수는 있었었다. 단지, 직선거리로는 얼마 안되지만 세를레네 역시 워낙 길을 헷갈렸는지라 그들이 마을에 도착했을때는 거의 보름이 지나서였다. 거기서 아린일행은 자그마한 농촌마을을 보았고 또 여관을 볼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여관이 얼마나 반갑겠는가? 오랜만에 보는 침대는 또 얼마나 반 갑겠는가? 그 여관이란게 일반 농촌 집에다가 그저 침상 몇개 더 갖다놓은것 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그리고 방이 하나밖에 없어서 남녀 안가리고 한방에서 자야할지라도, 침상이 면이불에 짚을 집어넣은 싸구려라 할지라도, 배의 침몰로 인해 모포하나 못건진 탓에 그동안 노숙에 애로가 많았던 아린일 행들에게는 정말 눈물나게 반가운 것이 아닐수 없었다. 특히 고생 전혀 안 하고 살아온 피트에게는...(아린은 사실 고생을 꽤 한 편이다 ^_^;;본인이 워낙 둔해서 모를 뿐이지) 그래서 세를레네와 아린이 서로 침대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피트는 그 아름다운 금발머리를 침상에 부대끼며 계속 안락하게 누워있는 중이 었다. 한편 세를레네는 아린이 물어봤던 세를레네, 그녀가 걸린 마법 절대봉쇄주문 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주고 있었다. "원래 절대마법봉쇄 주문은 각 서클마다 존재해요. 예를 들어서 1서클 주문 의 절대마법봉쇄라면 1서클에 해당되는 모든 마법을 전부 봉쇄할수 있지요 해제하려면 봉쇄자의 마나를 상위하는 마나의 힘을 부여해서 주문을 깨뜨리 거나 상위서클의 주문을 이용해야 하는거죠. 제가 걸린 주문은 7서클의 절대마법봉쇄주문이니까 7서클 이하의 주문은 전혀 못쓰는 거죠..." 세를레네의 설명에 아린이 고개를 재차 갸웃거리면서 끼어들었다. "그럼 세를레네는 지금 마법을 전혀 못 쓰겠네? 8서클 주문 모르지?" 아린의 질문에 세슬레네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인간들 중에는 8서클 주문을 익힌 자는 단 하나뿐이에요.바로.." "가스터 라트나일..대마도사 가스터란 이야기지? 하도 들어서 성까지 다 외 워버렸다아.." 아린이 툴툴대면서 대꾸했다. 대마도사 가스터. 아린도 귀가 따갑게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이름이다. 뭐가 그리 잘났는지 인간들은 마법얘기만 나오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바로 가스터의 이름인 것이다. 아린은 한때 자신의 몸을 꿰뚫었었던, 붉은 빛을 쏘아대는 갈색머리의 중년사내를 머리속으로 연상하며 조용히 중얼거 렸다. "그 아저씨가 대단한 사람이긴 했나보네..." 작게 중얼거리던 아린이 재차 물었다. "아..근데 그럼 세를레네가 다시 마법을 풀려면 어떻게 해야 돼?" "예. 지금 저에게 걸린 마법을 다시 해제하려면 저희 궁성마도사들에게 부탁하 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그 전에는 아무것도 안돼요. 설마하니 그 가짜가 제 마법을 풀어줄리도 없구요..." "흐으음.." 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왕성으로 어떻게든 들어가야하는 건가? 그래야 아리아를 고치려면 그 것이 필요할테니... "하지만 그 문서는..." "예. 제 마도여왕으로서의 증표인 타닌의 홀이 있어야하죠. 게다가 그 타닌 의 홀은 저밖에 못 다룹니다. 마법이 아니라 마나를 다루는 요령의 문제이 니까요." 그때 마주보던 침상에서 뒹굴거리던 피트가 심심했는지 문뜩 이야기에 끼어 들었다. "되도록이면 제국황제에게로 가는 쪽이 더 빠르지 않을까요? 이건 저희들이 끼어들기에는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어차피 상관도 없는..." "........." 피트의 말은 도끼눈을 한채 그를 째려보는 세를레네의 태도로 인해 도중에 끊겼고 대신 아린이 어깨를 으쓱하여 말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끼리는 못 가잖아? 아리아는 무조건 여기 남아서 세를레네를 돕겠다는데...." 아린의 대꾸에 피트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름전 세를레네를 만났던 그 밀림. 세를레네는 자신을 구해준 실력있어보이는 모험가들, 즉 아린일행에게 도움을 청했었고 그래서 아린일행은 고민끝에 그녀를 돕기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유나나 피트는 세를레네를 도와 그녀가 다시 자신의 지위를 찾게하자 는 의견에 그다지 찬성하지 않았다. 세틴 역시 도와줬으면 하는 생각정도는 있었지만 며칠 전의 일로 함부로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에 회의적으로 변해 있었다. 아린은 애당초 아무 생각이 없으니 아무도 그에게 의견을 묻질 않 았다..... (이 녀석 정말 주인공인가?^_^;;;)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들이 세를레네, 제국남령주 마도여왕인 그녀를 돕겠 다고 나서는 것은 오로지 아리아의 태도때문이었다. "우웅 아리아 지금 뭐하지?" "빨래할껄요?" 작은 농촌마을..제대로 된 여관이 있을리었다. 사실 여관이라고 간판만 달았지 종업원도 없는 1층짜리 농촌집이었고 그래서 주인들은 전부 밭일 하러 나가버렸기에 이곳엔 손님을 접대할만한 일손이 없었다. 셀프서비스였던 것이다. 게다가 아린일행이 돈이 많은 것 도 아니어서 딱 숙박비만 내었던 탓도 있었다. 덕분에 아리아는 3시간동안 열심히 빨래를 해야했다. 아린은 창틀에 몸을 걸친채 밖을 내다보았다. 창밖으로 널찌막한 앞마당이 보였 고 그 한켠에 색색가지 옷들이 주렁주렁 빨랫줄에 걸려있었다. 그리고 바람에 펄럭이는 옷자락들 사이로 가끔씩 앞치마를 두른 아리아의 모습이 아린의 눈에 들어왔다. 피트도 몸을 일으켜 아린옆에 서서 아리아를 쳐다보았고 피식 웃으 며 중얼거렸다. "의외로 앞치마가 잘 어울리는군요. 초거대장검을 휘두를때와는 달리,,, 왠지 저쪽이 더 잘 어울리는 듯하네요..뭐 표정만 빼고,,," 아린은 몸을 일으켜 창틀밖으로 몸을 뺀뒤 무뚝뚝한 표정으로 빨래를 널고있는 아리아에게 고함을 질렀다. "아리아~~ 옷 언제 말라아?" 쌀쌀한 답변이 돌아온다. "곧 다려줄께요." 대답과 함께 아리아는 빨래줄 구석에 걸려있던 갈색 상의를 집어들고서 집안으 로 들어왔고 잠시후 여관방문을 열고서 그녀의 그 거대한 `전천후 다목적 장 검'을 집어들었다. "엥~ 이옷 입기 싫어. 너무 거추장스럽단 말이야.." 툴툴대는 아린을 뒤로 한채 아리아는 검을 쥔 손에 마나를 불어넣었고, 검은 곧 새하얀 수증기를 내뿜으며 달구어지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아 리아는 그걸 들고서 천천히 옷들을 다리기 시작했다. 무수한 몬스터들을 학살한 그 대검이 지금은 다리미대용으로 쓰이는 것이다. 실로 다목적 검이라 아니할수 없겠다. 신기한 듯 검주위를 얼쩡거리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데입니다." 그러나 아리아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아린은 까불며 돌아다니다가 결국 손끝을 데었다고 한다... 그녀의 거대한 장검이 방안을 누비며 옷을 다리는 동안 나머지 사람들은 침상 위로 올라간 채 (검 길이가 2미터가 넘다보니 다들 침대위로 올라가야만 했다) 조용히 옷이 다려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아린이 데인 손끝을 입안에 넣고 쪽쪽 빨며 재차 투덜댔다. "이젠 이런 옷 입기 싫어..." 아린의 말에 피트 역시 대꾸는 안 했지만 표정으로 동감을 표했다. 그동안의 긴 여정으로 더러워질대로 더러워진 옷들, 당연히 아린일행은 마을 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옷부터 제대로 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린일행의 식모이자 뒤치닥거리를 책임졌던 아리아가 현재 빨아서 널어 놓는 중이다. 즉 현재 그들이 입고 있었던 옷은 아리아가 몽땅 빨았다. 그럼 이들은 뭘 입고 있겠는가? 있는 옷이라곤 여관주인한테 얻은 옷들이 전부다. 그래서 아린은 헐렁해서 어깨가 늘어내리고 무릎까지 덮는 큰 상의에 바지는 아예 입지도 않아서 새하얀 허벅지를 그대로 드러낸체 거의 원피스 차림으로 침상에 앉아있었고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고위사제 피트군은 잼뱅이 바지에 헐렁한 셔츠를 입어 완벽한 농꾼의 모습을 하고있었다. 햇볕이 따가와서 밀 집모자도 썼다. 이러니 불만이 안나오겠는가? 그러나 의외로 농촌 아낙네가 되어버린 마도여왕 세를레네께서는 별 불만이 없는 듯 조용히 옷을 다리는 아리아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녀는 옷차림에 별 관심없는 듯 꾀재재한 앞치마를 그냥 두른 채 다림질에 열중이었다. `정말이지 지독하게 무표정하네..." 하지만 세를레네로써는 아리아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리아 에게도 마찬가지였고. 시간이 조금 흐르자 상의가 다 다려졌고 바지 역시 다 말랐다. 아리아가 건네주는 바지를 양다리에 끼워넣는 아린을 보며 피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휴우...할수 없지. 아리아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되니..." 아무리 잘난 모험가라도 일단 먹고 싸고 입는 이 3가지는 하고 살아야 한다. 게다가 애당초 준비해온 도구를 몽땅 잊어버린 그들이니만큼 거의 야생에 가깝게 헤쳐나왔다. 짐승 잡아먹고 산나물 캐먹고 과일따먹고..뭐 이러면서. 게다가 옷도 몇벌 없으니 잘 빨아입고 다녀야 한다. 안그러면 병난다. (병걸려도 피트가 고쳐주기는 하겠지만..) 그렇다면... 이런 사소한, 하지만 필수적인 일들을 그동안 누가 책임졌겠 는가? 귀족인 세틴이? 고위급 신관인 피트가? 아니면 여왕으로 자란 세를레네가? 그것도 아니면 레드드래곤인 아린이? 이도저도 아니면 전직 도둑, 현직 마 도사인 16살짜리 어린 꼬맹이가 하랴? 결국 농촌 처녀로 자라난 예비 주부(?) 아리아양이 모든 것을 도맡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녀로써는 맨날 하던 일이었으니까.) 게다가 그녀는 파티의 최강전력이었다. 정말이지 그동안 몬스터 무수히 만난 아린일행이었지만 아리아의 장검덕분에 손 하나 까닥할 필요가 없었다. 그뿐이랴, 야외에서 노숙을 할때에는 몬스터들의 습격에 항시 대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리아의 감각은 그야말로 절대적이어서 거의 인간경보기였던 것 이다. 경보기뿐인가? 알아서 몬스터들을 도륙하고 돌아오니, 잠 푹 자고 다음 날 일어나면 주변에 몬스터들 시체가 즐비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런 아리아가 세를레네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전 이 분을 돕겠습니다." 라고 하니 나머지 사람들로써는 찬성안 할 도리가 없었다. 물론 피트는 "저희는 이런 일에 끼어들만큼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라고 역설했고 세틴은 "난 하루라도 빨리 아버지의 스승님을 찾아야합니다." 라고 우겼지만, 여지껏 바늘가는데 실 가듯이 세틴을 졸졸 따라다니던 아린이 딱 배반때리고 "응..난 아리아 도와주고 싶어..난 아리아랑 갈래.. 라고 하자, 그리고 그런 아린의 태도에 세를레네에게 영 못마땅한 태도를 보 이던 유나도 아린을 따라가겠다고 의사를 밝히자 결국 세틴 역시 아리아를 돕기로 태도를 바꿨다. 결국 피트 하나빼고는 전부 아리아의 의견에 찬성 표를 던졌고 그래서 피트는 좀 돌아서라도 제국의 남부지구 수도인 엘 파르드 까지 같이 동행하기로 결정을 보는 수밖에 없었다. 피트가 생각에 잠긴 사이 아리아는 나머지 옷들도 차례대로 다림질하기 시작했 고 아리아가 건네준 갈색상의로 머리를 들이미는 아린을 보며 피트는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음...수도까지 가서, 달의 신전을 찾은 뒤엔 이들과 헤어져야겠구나.." 시대를 막론하고, 여행자나 상인들, 행상들이 자주 오고가는 교통 요충지상 의 고개에는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꼼짝마라!" 혹은 "가진 것 다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으하하하!!" 라는 실로 간결하면서도 그 뜻을 명확히 전달할수 있어 언어학적으로 매우 훌 륭한, 허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진부하기 그지없는 그 대사를 부르짖으며 여행자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산적'이라는 것이었다. 제국 남령지 곡창지대를 지난지 사흘째에 접어든 아린 일행은 남령지 사우스 가이아네스의 중부지대로 넘어가는 이 마다인 산 고개에서 이곳의 터줏대감 들을 만나게 되었다. "꼼짝마라!" 여행경비가 빈약한 탓에 말들의 구입이 여의치 않아 그냥 체력이 약한 세를 레네와 피트를, 그리고 스스로 걸을수 없는 여타한 여행용 물품들을 미리 사놓은 말 3필에 얹어놓고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던 아린일행은 그들앞에 나 타난 20여명에 달하는 한 무리의 산적떼들의 모습에 걸음을 멈춘채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렇다. 그들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산적들은 눈치가 꽤 없었는지 아니면 자신들의 기량에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는지 비실비실 웃 어대며 아린 일행을 둥글게 포위했고 그중 목청좋게 생긴 덥수룩이 사내 하나 가 모닝스타를 어깨에 짊어지며 생긴값을 하겠다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가진 것 다 내놓으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으하하하!!!" 어쩜 저리도 토씨하나 틀리지 않을까... 얼굴에 `나는 틀림없는 정통산적을 지향하는 자다' 라는 것을 표방하기라고 하듯 하나같이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근데 사실 산적들이 수염이 덮수룩한 것은 당연하다. 그들이 뭐 남들에게 이쁘게 보이겠다고 매일 아침 수염을 깍는 수고를 해야하겠는가? 그게 얼마나 귀찮은데 ) 애써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보기에도 무시무시해보이는 온갖 기괴한 모양의-그러나 실전에서의 유용도는 보장할 수 없는- 번뜩이는 무기들을 철컹거리는 그들의 모습은 만약 말을 안 들을 경우 매우 아프게 때려주겠다는 명백한 의사를 표시하고 있었다. 아린일행을 포위한 산적들 중 한 사람이 아린과 세를레네, 그리고 피트를 연달 아 쳐다보며 실실 웃어댔다. "흐흐... 생긴것들이 다들 이쁘장한데요 두목?" "그렇군. 그냥 갖다팔아도 돈 꽤나 받겠는데 크하하." 호탕하게 웃는 그들의 두목의 말에 옆에 있던 건장한 장정 하나가 아리아를 보 며 음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저기 저 여자는 값어치가 좀 떨어지는 거 같으니 우리들이 깔개로 쓰지요. 에헤헤." 아~ 이 얼마나 정통산적다운 대화일손가? 과연 그들 `마다인 산적단'은 산어귀 에 있는 여관에서 여행자들이 마다인산에 대해 물을 때마다 꼬박꼬박 "저 산에 는 무서운 산적이 있으니까 산을 오르지 마세요"라고 조언을 해줄만큼 명성이 있는 산적단들인 것이다. 당연히 그들, 산적들은 눈앞의 이 어린 남녀 여행자들이 공포로 얼굴빛이 하얗 게 변하면서 잽싸게 목숨만 살려달라고 빌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째 이들의 태도가 이제까지의 경험과는 좀 다르다는 걸 그들이 느끼는데는 오 랜 시간이 걸리지않았다. 우선 강해보이는 인상을 한 검은 머리소년의 한마디가 그들의 비위를 거슬렸고 "저런..산적이군." 붉은 머리의 갸냘파보이는 미소녀-로 보이는...- 가 맞장구를 쳤다. "우와 저게 산적이란 거야? 오랑우탄 같네?" 금발의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리까리한 이쁘장한 소년의 대답 역시 가관이었고. "일단은 사람입니다만..." 갈색머리의 약간 나이먹어보이는, 등에 거대한 널판지 비스무레한 걸 짊어 진 한 여인은... 그저 무표정할뿐. "......" 새하얀 보자기를 뒤집어쓴 왠 꼬맹이 소녀는 아예 한숨까지 쉰다. "여관에서 들었던 대로군요." 이와 대조해서 자신들을 보며 덜덜 떠는 표정의 금발 미소녀가 그나마 분위기 를 맞춰주긴 햇지만.... "모두들..조심하세요..." 단지 금발의 절세미소녀, 갖다팔면 한 밑천 톡톡히 잡을 것같은 그 미소녀의 반응만이 제법 산적들의 기호에 걸맞았을 뿐 나머지 인간들의 반응은 그야말 로 무시, 그 자체였고 그래서 산적들은 일단 당황했다. 그리고 다음으로 황당 해했다. "어쭈..이 놈들 봐라?" 일반 시민, 혹은 좀 단련된 용병이라 할지라도 이런 산적들의 모습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서로에게 적절한 통과세를 바침으 로써 부드럽게 넘어가는 관례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눈 앞의 어린 것들, 하나 같이 10대의 소년 소녀에 약간 나이먹은 여인 하나로만 이루어진 비리비리한 일행이 공포에 떨긴 커녕 오히려 눈을 내리깔고는 불쌍하다는 표정을 자신들에 게 지어보이는 것에 대해 이해를 할수가 없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덕분에...무식은 몰이해를, 몰이해는 분노를 불렀고 원래 무식한 놈이 목소리는 큰 법인지라 그들 중 두목급쯤 되어보이는 자가 앞으로 나서더니 참으로 쩌렁 쩌렁하게도 외치기 시작했다. "말이 말같지 안 들리나? 어린 것들이 무서운 줄을 모르는구나!" 외침과 함께 아린일행을 둥글게 포위하고 있던 산적들이 제각기 무기들을 철컹거리며 다분히 위협적인 동작들을 제각기 선보이기 시작했다. "에휴..." 물끄러미 눈앞에서 웅성대는 산적들을 바라보던 유나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 왔다. 도대체가 저놈들은 두 눈을 멋으로 달고 다니는 건가? 그저 약간 나이먹은 듯 한 그 여인의 등에 길이 2.4미터짜리 초대형 장검이 매달려있다는 건 보이지도 않는 건가? 예쁘장하기만 한 금발의 미소년만 눈에 들어오고 그가 입고 있는 고위사제의 복장은 알아보지도 못하는 건가? 하다못해 백마도사의 로브정도는 알아봐야 할것 아닌가? "빨리 끝내죠." 유나는 기운없이 아리아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고 그런 유나의 모습에 아리아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남은 일행들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펼쳐질 멋진 활극을 가장 편한 자세로 구경하기 위해 자세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물론 세를레네는 떨고 있었지만... (왜 꼭 하나씩 튀는 놈이 있는 걸까? 글쓰기 힘들게시리...) 산적의 외침이 도화선이 된 듯 그 순간 아리아의 신형이 솟구쳤다. 그리고 산적 들은 그제서야 그녀가 메고있는 회색빛의 네모난 널판지(?)의 정체를 알수 있었 다. 원래 제대로 된 상식을 가진 자라면 아리아의 등에 매어진 거대한 검을 보고 도 싸움을 걸지는 않을 것이다. 덕분에 이곳 마다인 산의 터줏대감들께서는 몰상식의 댓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었다. "으아악!" 아리아의 대검이 바람의 저항을 받아 거세게 휘둘러졌고 그 흐름의 궤적 안에 산적 하나가 걸려들었다. "꾸에에엑" 그녀의 돌려차기가 산적 하나의 복부에 깊게 꽃혔다. "크허어으아악~~~" 이어서 터져나오는 온갖 체술과 검술의 화려한 콤비네이션! 쿵쿵~~쾅쾅~~퍼버버벅~~~ 뻑적지근한 타격음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산적들은 하나하나 쓰러져갔고 아린일행은 이제까지처럼 옆에서 멍하니 구경하거나 혹은 아린처럼 검을 만지작거리며 낄까말까 고민하는, 아님 피트처럼 말 위에서 쓰러져가는 산적들을 내려다보며 그들을 위해 안식의 기도를 올린다던가 하는... 뭐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세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왠일로 오늘은 아리아씨가 아무도 죽이질 않으시는군요?" 일단 바스타드를 뽑아들고 일행들 앞을 호위하고 있는, 그러나 휘두를 기회 는 갖지 못한 세틴이 조금 이상하다는 듯이 중얼거렸고 그 소리에 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그리고 유나도 아리아의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에 의아해하는 중이었다. "이상하네요 정말? 인간이라고 봐줄 아리아씨가 아닌데?" "그...그럴리가?" 안식의 기도를 올리던 피트 역시 놀란 눈으로 아리아를 쳐다볼 뿐이었다. 대체로 이제껏 아리아가 펼친 활극의 그 장르가 컬트 호러물이었던 것에 비해 오늘은 코믹 액션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동안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와는 달리 이번엔 그저 넓직한 칼날의 옆면으로 휘적휘적 날려버리기만 하는 아리아였고 물론 산적들은 그때마다 실로 다채로운 비명을 지르며 자신들의 개성을 마음껏 과시했다. 상황이 종료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 얼굴 반쪽이 퉁퉁부은 산적두목은 물끄러미 자신의 수하들을 완벽하게 패버린 저 괴물녀(?)를 바라보았다. 이미 대다수의 산적들이 쓰러져있는 지금 아리아 는 더 이상 전투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지 그 널부러진 채 신음을 내뱉는 산적떼들 사이에서 말없이 서있을 뿐이었다. 산적두목은 어이가 없었다. 불과 10여분 지났을 뿐인데 20명 끌고와서 멀쩡한 놈은 하나도 없게 되었다. 단지 비틀거리거나 휘청거리는 놈들이 몇몇 남았을 뿐. 결국 얼굴반쪽이 퉁퉁부은 산적, 몇분 전까지만 해도 호탕하게 웃어대던 산적 두목은 이를 갈며 소리를 칠수밖에 없었다. "후..후퇴다...!!" 산적들은 쓰러진 동료들을 하나둘씩 둘러메고 아리아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숲속으로 그렇게 사라져갔고 아린일행은 꽁지빠져라 도망가는 산적들을 바 라보며 무덤덤히 바라보다가 다분히, 다분히 예의상 아리아를 향해 안부를 물었다. 뭐 다친데 없을 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그러나...아리아에게 손짓을 하며 말을 걸은 세틴의 표정이 놀람으로 바뀌 었다. "아리아씨, 괜찮?....어 피가?" 아리아의 새하얀, 그녀의 초거대장검을 가볍게 쥔 그녀의 새하얀 손에는 붉은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팔을 덮은 셔츠의 천이 붉게 물들 어있었다. 하지만, 천은 멀쩡했다. 유나가 다급히 물었다. "이..이게 어떻게 된...?" 산적들의 피가 튄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아리아는 그저 그들을 두드려 쫓아보냈 으니까. 산적들은 전신이 타박상으로 붓기는 했을지 몰라도 피를 흘리지는 않 았다. 하지만 아리아가 입은 상처라면 천이 이렇게 멀쩡할 리는 없지... 주위의 의아해하는 시선들을 느끼며 아리아는 검을 바꿔지고서 검을 쥐었던 오른손을 살짝 들어 바라보았다. 새하얀 손과 그 위에 흐르는 붉디붉은 선혈.... "...실수했군. 거스르지 않았어야 했나..." 아리아의 나직한 중얼거림에 일행들의 표정이 걱정에서 의아함으로 바뀐다. "????" 그러나 아리아는 일행들의 궁금증에도 불구하고 그냥 고개를 돌린채 셔츠를 갈아입을 뿐이었다. 일행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되었지만 셔츠자락을 벗어든 그녀의 팔에는 이미 상처가 없었다. [나우] 카르세아린 184회 산속에서는 날이 빨리 저문다. 멍청한 산적양반들이 꽁지빠져라 도망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주위는 금방 어둑어둑해졌고 말없이 뚜벅뚜벅 걸어만 가고 있던 아린이 문득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해저문다." "또 노숙인가..." 피트의 혼잣말에 묻어나오는 진한 비애(?)에 일행들이 동감하며 걸어가는 도중 -두 명은 말을 타도 가던 중-그들의 눈에 한 희끄무레한 건물 하나가 들어왔다. 건물, 건물인 것이다. 지붕이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지붕이 있다는 건 차가운 밤이슬을 피할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자연히 일행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고 곧 그들은 허물어져가는 낡은 2층짜리 목조건물을 하나 발견할수 있었다. "음? 이런 곳에 이런 건물이?"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며 세틴이 혼잣말을 내뱉었고 세를레네가 그런 세틴의 혼 잣말에 조용히 대꾸했다. "사냥꾼들의 오두막 아닌가요?" 이런 산중에는 사냥을 나서는 사냥꾼들이 비상용 오두막을 지어놓는다는 소리 를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는 세를레네, 그러나 그녀의 말은 유나의 대꾸로 그 신빙성을 잃게 되었다. "사냥꾼들이 뭣하러 오두막을 2층씩 올려서 짓겠어요?" 유나의 말대로 눈앞의 건물은 평범한 집 이상의 크기는 아니었지만 오두막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비록 낡긴 했지만 2층 창문-이었을 걸로 보이는 뻥 뚫린 구멍-앞에는 테라스 의 형태를 지닌 나무판자들과 난간들도 비교적 그 형태를 잘 고수하고 있었고 겉보기보다는 제법 튼튼해보여서 최악의 상황, 즉 자는 도중에 지붕이 무너진 다거나 하는 날벼락은 면할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드는 건물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낡긴 했어도 하룻밤 묵어가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어보이는 건물이라는 이야기였고 그 사실은 노숙에 진절머리가 난 일행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맨바닥보단 그래도 여기가 낫겠지요?" 세틴의 말에 모두들 동감을 표했다. 그동안 첫번째 마을을 들린 이래 꼬박꼬박 여관에서 잠을 자와서 노숙을 다시 한다는 것이 영 미덥지 않은 그들인데다가 산속의 밤은 춥고 비록 다 허물어져가는 낡은 폐가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낫기에 결국 아린일행은 오늘 밤은 그곳에서 묵기로 결정을 보았다. 앞장선 세틴이 대문을 살짝 밀어보았고 그것은 삐걱거리는 거슬리는 음향을 내며 스르르 열렸다. 먼지가 제법 피어올라 손을 휘저으며 실내를 살펴보던 세틴의 발 치에 문득 무엇인가가 툭하고 채였다. "?" 나무로 된 다 삭아들어가는 간판. 그리고 그곳에는 대륙공용어로 [라이라의 INN]이라고 적혀있었다. "원래는, 여관이었던 것 같군요." 세틴의 말에 일행들은 집안 내부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상당히 지은지 오래되었는 지 군데군데 부서져있는데다가 자욱히 거미줄까지 끼어있어서 안그래도 어둑어둑 한 저녁녘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세틴이 주위를 둘러보며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실내에서 무엇인가가 날아올랐 다. 푸다다다다다다닥!!!! 사방으로 울려퍼지는 날개짓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꺄아악!" "?! ???" 비명성에 흠칫한 아린이 정신없이 고개를 둘러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난 또 뭐라고..." 검은 무엇인가가 실내를 가득 덮고서 사방으로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사방으로 비산하며 각각의 구멍들로 빠져나가는 날짐승, 그것은 이런 곳에 흔히 서식하 는 흔한 박쥐들이었고 그래서 아린일행들은 그다지 놀라지도 않았다. 세틴이야 그런 정도에 놀랄리 없고 유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린은 자신의 레어에 쌔고쌘게 박쥐니 반가우면 반가왔지 놀랄리가 만무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비명을 지른건가? "걱정마세요 단순한 박쥐들입니다. 원래 이런 폐가에는 박쥐들이 잘 살지요." 세틴은 자신의 팔에 매달려 벌벌 떠는 세를레네를 보며 부드럽게 말을 건넸고 그제서야 그녀는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쑥쓰러운 듯 세틴의 팔에서 손을 떼었 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세틴의 손은 꼭 붙잡고 있는 중이었다. "하아..하아...노..놀래서 그만..." "아하하...괘..괜찮습니다만..." `.....' 세틴에게 달라붙은 세를레네와 벌개진 세틴의 얼굴을 곱지 않은 눈으로 쳐다 보던 유나는 그저 눈쌀을 약간 찌푸린 뒤 다시 집안 내부로 시선을 돌렸다. 홀임이 분명한 1층 공간에는 부서진 탁자와 의자들이 이리저리 나뒹그러져있 고 그위로 수북히 먼지가 쌓여있었다. 그 먼지를 손끝에 약간 묻힌뒤 입으로 휙 날려보던 피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왜 이런 곳에 여관이 있었을까요?" "그야...이곳은 산어귀에서도 들었던대로 교통의 요충지이니까..." 시야의 확보를 위해 라이팅의 마법으로 불을 밝힌 유나가 피트의 말에 조용히 대꾸했고 시야가 밝아지자 홀 이곳 저곳을 걸어다니며 이것저것 만져보던 세틴 이 유나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을 던졌다. "그럼 왜 이렇게 폐가가 되었을까요?" 여전히 오른손에 세를레네의 왼손을 꼭 쥐고 있는 세틴을 보며 유나가 퉁명스 럽게 대꾸했다. ".....그 산적들 때문이 아닐까요?" "그 형편없는 작자들때문에 말입니까?" 세틴이 고개를 돌려 반문을 던졌다. 아예 세를레네는 세틴의 뒤를 졸졸 따라 다니기로 작정을 했는지 그의 손을 꼭 잡은 채 겁먹은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 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유나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아무 대꾸 없이 그냥 일 행들이 자리잡을만 한 곳을 물색하는 중이었고 머쓱해하는 세틴의 얼굴을 보 며 피트가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아마도 그들은 이곳에 자리잡은 산적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군 요. 아마도 급수가 낮은 놈들이었겠고...그 정도의 기량으로 그렇게까지 유명 해질리는 없으니 말이죠. 그렇다면 패거리들이 또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데.." 말을 하며 피트가 슬쩍 아리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뭐 아리아씨가 있으니 무슨 걱정이겠습까마는...." 피트의 말에 세틴과 유나가 쓴웃음을 지었다. 피트의 말에 연상된 의미를 깨 달은 탓이었다. 그녀의 힘은 지나치게 강했다. 다른 일행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덕분에 언제부터인지 모든 전투를 아리아에게 미루어버리게 된 아린일행이었고 피트도 문득 그 생각을 했는지 쑥쓰러운 표정으로 말꼬리를 붙였다. "그래도 조심은 해야겠지요?" 혼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는데 아무리 아리아가 무뚝뚝하긴 하지만 좋을 리가 있을까? 그래서 피트가 말꼬리를 슬쩍 흘리며 그녀의 눈치를 보았지만 , 그러나 아리아는 개의치않고 홀 한쪽 비교적 멀쩡한 마루부분을 발견하고 서-특히 박쥐똥이 없는 곳을 찾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곳의 가구나 부서진 나무판자들을 치우는 중이었다. 전혀 신경쓰지 않는 태도. 그런 그녀에게 아린이 폴짝대며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 "아리아~ 나 배고파." 그녀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금방 되요. 기다려요." 이들이 함께 여행을 해온지도 꽤 오래되었고 그동안 거의 대부분의 잡일은 아리아가 맡아왔지만, 적어도 하나만큼은 유나가 줄곧 해왔다. 그것은 요리였다. "피트씨. 이것 좀 휘젓어주실래요?" 스프냄비에 버터와 옥수수가루를 넣고서 잠시 휘저어 놓은 유나가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피트를 불렀고 피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로 다가 갔다. "아..예" 피트가 유나의 말대로 마루 일부분을 뜯어 만든 화덕으로 다가가 그곳에 걸려 있는 둥근 냄비 속을 국자를 들고 하염없이 휘젖는 동안 아리아는 다른 쪽에서 조용히 감자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한편 그 옆에서 하나하나 저녁식사용 검은빵을 데우고 있던 유나가 문득 세틴 에게 고함을 질렀다. "아참, 물 떨어졌겠다. 세틴! 물 떠와요." 세틴은 군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나는 요리, 아리아는 잡일 혹은 감자껍질까기같은 고난이도의 숙련도을 요하 는 기술을 행하는 동안 손재주없는 기타 인물들은 허드렛일을 도맡아하고 있었다. 다른 모험가 파티들은 어찌하는지 모르겠다만 이쪽 동네는 워낙 할수 있는 일 이 딱딱 정해져서인지 돌아가며 요리를 한다거나 뭐 돌아가며 불침번을 본다거 나 하는 일이 발생하지를 않는 것이다. 유나. 요리한다. 피트, 단순하면서도 힘 적게 쓰는 작업을 한다. 세틴, 단순노동, 즉 힘쓰는 작업이 그의 몫이다. 아리아? 남은건 전부 그녀의 몫이다. 그래서 유나는 지금 세틴을 마치 머슴 부리듯이 마음껏 불러대고 있었고 세틴도 별 반감따위는 가지고 있지않았다. 식사시간엔 유나가 왕이다..라는 법칙이 은연중 성립된 것이다. 물론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아린에게 뭘 시키는 것만큼 바보같은 짓은 없다는 걸 일행들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톡톡히 깨닫고 있는지라 아린은 옆에서 가만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거라는 옛속담 말대로 쫄랑 거리면서 다른 사람 일 방해는 하지 않게 되었으니 꽤 진보한 거라고 해야하나? 세틴이 짐꾸러미에서 수통을 찾아든 뒤 저만치서 스프냄비앞에 주저앉아 열심 히 국자를 휘젖는 피트에게 말을 걸었다. "근처에 시냇가같은 거 없습니까?" 고개를 끄덕인 피트가 눈을 감고 한손을 곶추세운 뒤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고위사제의 복장을 한 절세의 미소년이 한손으론 국자를 휘젖으며 한손으로는 주문을 영창하고 있다. 꽤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아닌가? 그래서 세를레네가 킥 하고 웃어댔다. "키킥.."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별로 안 웃겼는지 별 반응이 없었고 머쓱해진 세를레네 가 고개를 숙이는 동안 피트가 눈을 번쩍 뜨더니 세틴에게 외쳤다. "있네요. 물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200미터쯤 저 쪽으로... 아마도 시내가 흐르는 모양이군요." 말을 이으며 그의 손가락이 창문 한쪽을 가리켰고 그러자 세틴은 감사하다는 표시를 한뒤 수통을 들고 유나에게로 다가갔다. "설겆이 할거 줘요. 쓸것만 빼고. 가는 김에 그것도 마저 해옵시다." 그때 가만히 앉아있던 세를레네가 유나에게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저도 뭔가 돕고 싶어요." 유나는 멀뚱히 그녀의 눈앞에 있는 금발의 아름다운 소녀를 바라보았다. 여왕으로 자라난 그녀가 할수있는 일이 도대체 뭐가 있을까? 유나의 입에서 시큰둥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래요? 그럼 세틴 따라가서 이것 설겆이라도 해오실래요?" "설겆이..." 유나가 건네주는 식기들을 받아든 세를레네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무엇인가 를 결심한 듯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번도 안해봤지만...해볼께요. 잘 할수 있어요." 그리고 세틴과 함께 설겆이거리들을 들고나서는 세를레네를 바라보던 피트가 유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피식 웃었다. "금속식기라서 다행이네요..." 유나가 생긋 웃으며 답했다. "그래요. 깨트리진 않겠지요." 어찌됐건 다들 바쁘다.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한가하기 그지 없는 붉은머리 의 미소년이 있었으니... 다들 제각기 바쁘게 움직일때는 혼자 쉬는 인간이 더 심심한 법이다. 심심한 나머지 괜히 투정한번 부려보는 아린이었다. "배고프다~~" 그러나 그의 하소연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쯧쯧..) 한편 스프가 끓자 유나에게 국자를 빼앗긴 피트는 창틀에 기대어 세틴과 세를 레네가 간 쪽을 조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그 산적들이 패거리를 몰고 오기라도 하면..." "괜찮을 걸요. 먼 거리도 아니고,,," 스프를 휘젖던 유나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세틴은 그정도로 약하지 않으니까요." 피트가 가르쳐준 방향으로 200미터쯤 걸어가니 과연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얕은 시냇가가 세틴의 눈에 띄였고 세틴과 세를레네는 물가로 다가갔다. 그리 고 세틴은 그 곳에서 양철로 된 그릇들을 들고서 멍하니 서서 뭘 어찌해야 할 지 자문을 구하는 눈초리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금발의 소녀에게 친절히 말을 걸어주었다. "설겆이 해본 적 있습니까?" 도리도리~~ 세를레네의 고개가 좌우로 휘저어졌고 세틴이 조금 한심스러워 하는 말투로 중얼거렸다. "하긴..직위가 직위니 만큼...손에 물 묻혀본적도 없겠지요." 세를레네가 우물쭈물하면서도 야멸차게 대꾸했다. "있어요! ...세수할 때..." 세틴의 얼굴에 기막혀하는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그런 뜻으로 물어본게 아 니잖는가? `하아...이건 뭐 또 하나의 아린이구만...' 세틴이 기운빠지는 음성으로 수통의 물을 채우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세수는 본인의 손으로 했나보군요. 다행이네요." 그러자 세를레네가 얼굴을 붉히면서 조용히 대꾸했다. "아뇨 궁에서 나온 다음에...래픽시스 경과 같이 있을 때.." "......궁에서는요?" "그야 당연히 시녀들이..." "..........." 잠시 말문을 잃은 세틴이었다. 하지만 세틴은 자신 역시 유나에게 설겆이 하나 제대로 못한다고 구박받았던 시절을 기억해냈다. 하긴, 그녀는 여왕이 었다. 비록 실감은 잘 안나지만 그녀가 진실로 제국의 2인자라면 이런 반응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결국 세틴은 수통의 물을 다 채운 뒤 식기들을 들고서 우물쭈물하는 세를 레네를 물가로 이끌었다. "음..내가 시키는대로 해요. 자, 이 밀기울뜨물가지고 여기를 박박 문질 러요. 이건 수세미니까 여기를 이렇게,,,," 말을 함과 동시에 팔을 걷어붙이고 그릇들을 닦는 세틴. "음..으음.. 이렇게요?" 세를레네는 열심히 세틴의 흉내를 내었고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혹시라도 식기 가 두둥실 떠내려간다던가 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 우고 있던 세틴은 잠시 후 피식 웃으면서 세를레네에게 칭찬의 한 마디를 건 넸다. "그래도 아린과는 다른 점이 있군요. 쭈그려앉아 수세미로 그릇들을 문지르던 세를레네가 땀방울 어린 얼굴을 들고 세틴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에?" "걔는 가르쳐줘도 못하거든요." "꺄하하하..." 얼마 안 가서 세를레네는 익숙하게 설겆이를 할수 있었다. 뭐 그렇게 칭찬받을 일은 아니지만....설겆이 못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있는가?-아린은 드래곤이니 제외하도록 한다.- 한참을 그렇게 쭈그려 앉아있던 세를레네는 단순반복작업이 심심했는지 옆에서 같이 설겆이를 하고 있는 세틴을 보며 말을 걸었다. "그러고보니..아까 왜 그리들 놀라셨지요?" "뭐가요?" 세틴이 갸웃거리며 대꾸하자 세를레네가 다시 물었다. "아리아씨가...사람을 죽이지 않는다고..다들 이상하게 놀라시던데..." 세틴은 당연한 걸 왜 물어보냐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그제서야 세를레네는 아리 아의 본모습을 본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에 구출할때 아리아가 제국병사 들을 학살하는 장면, 그 장면은 기절하느라 보지 못한 그녀였다. 그 이후로도 밀 림에서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 빼고서 제국령으로 들어온 후에는 별다른 전투를 하지 않은 아린일행이었다. '아..사실은..." 세틴은 되도록 완곡한 표현을 써서 세를레네에게 그동안의 일들을 설명해주었 다. 아리아를 처음 만났던 그때부터 그 이후까지의 일을. 혹시나 여린 마음에 아리아에게 겁먹을까봐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세를레네는 그런 것에는 의외로 별 신경을 안쓰는 것 같았다. 그녀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듯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흐음...그런데 갑자기...사람을 죽이지 않게 된거라..." 그때 세틴은 볼수 있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세를레네의 표정을. 그것은 마도사의 표정, 냉혹하게 모든 것을 연구가치로만 판단하는 마도사들 특유의 표정....잠시 놀란 세틴이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서 설명을 맺었다. "뭐 몬스터들을 상대할 땐, 전과 다름이 없다가 갑자기 오늘따라 이상하시길 래..뭐 그래서 놀란 거죠." 세틴의 설명은 끝났지만 세를레네에겐 의문이 남아있다. "그럼 피는 왜 흘렸을까..." 그때 세틴이 고개를 숙이며 나직한 목소리로 세를레네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떠들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네에?" 배가 고프니 잡소리 말고 빨리 설겆이나 끝내라는 뜻일까? 세를레네가 의아한 눈으로 세틴을 바라보는 순간 그의 입에서 고함이 터졌다. "타앗!" 그순간 풀숲 사이에서 화살 하나가 바람을 가르며 세를레네에게 날아들어왔 고 그와 동시에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가 화살을 튕겨냈다. 화살은 저만치 튕겨 져 나갔고 그제서야 세를레네는 사태를 파악했다. "꺄아악" 낮은 자세로 검을 쥐고서 주위를 훑어보는 세틴의 눈에 풀숲 한 곳이 흔들리며 건장한 장정 십여명이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젠장...아까 그놈들 패거리인가?" 뻔하지 않은가? 보나마나 아까 쫓은 산적들의 한패거리일 것이다. 세틴은 아이디어 빈곤의 극치에 달한 나머지 이런 흔하디 흔한 상황을 연출해버린 이 빌어먹을 소설의 작가를 속으로 욕하며 한 손으로 세를레네를 그의 뒤에 세운채 그들을 노려보았다. 한편 그들중 덩치가 제일 큰 30대의 사내 한명이 세틴을 보더니 눈쌀을 찌푸리 며 호통을 질렀다. "저런 어린 놈들에게 당했다는 거냐? 한심한 놈들..." 옆을 보아하니 몇 시간전 아리아한테 두들겨맞고 쫓겨난 걸로 추청되는 덥석 부리 멍든 사내들 몇몇이 서있다. 세틴은 일단 인원이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안심하며 그 덩치큰 사내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누가 한심한지는 아직 모르는 법이지." 사내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제법 기개가 있는 놈이로군.." "실력도 있지." 세틴은 느긋하게 대꾸했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그렇게 느긋하지만은 못 했다. 사실 세틴 혼자라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 그의 곁에는 짐이 딸려 있는 것이다. `뭐..그렇다고 불리한 상황도 아니지. 난 몬스커들 떼거리와도 싸워봤는데.. 고작 산적들 정도야...' 세틴은 검을 굳게 움켜쥐고서 주위를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정신차려라 세틴. 힘없는 여인 하나 보호하지 못하고서야 무슨 기사란 말 이냐!' -------------------------------계속----------------------------------- 약속은 깨지라고 있는 법이지 그럼 약속을 도대체 누가 한단 말이오? 그야...배신 당하고 싶은 녀석들이 by 쿠베린 (쿠베린 그 이름을 찬양하라! 그는 인생을 아는 사나이였다.) ^_^;;;웃자 웃어 허허허..난 스토리만 있으면 글이 펑펑 써질줄 알았지 뭐 돌을 던지슈 돌을! 다 맞아줄께유 엉엉~~~ (호언장담은 이틀만에 갖다버린 벗꽃의 발악. 아 애처럽도다~~) -다른 사람은 다 돌을 던져도 로오나님과 펜릴님만큼은 나한테 돌을 못 던 질 껄~~~- 오오 아름다운 밀크팀이라니까...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85- 스프는 보글보글~ 고기는 자글자글~ 빵은 따끈따끈~ 이 행복해보이는 저녁식사풍경에 쳐들어온 불청객들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구석에서 쪼그려앉아있던 아리아였다. "적입니다." 조용히 앉아있던 아리아의 입에서 갑자기 무뚝뚝한, 그리고 전혀 긴장감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스프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동안 이리저리 편 한대로 앉아있던 유나와 피트 그리고 아린의 귀에는 절대 긴장감없이 들리지 않았고 그래서 그들은 흠칫 놀라 아리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아무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 그녀는 예의 그 초거대장검을 한손에 쥔채 조용히 눈을 감고 서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유나가 피트에게 나직히 말을 걸었다. "...아까 그 산적들일까요?" 피트가 창문너머를 힐끔 쳐다보았다.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아리아의 감각을 절대적으로 믿고 있었다. "틀림없을 겁니다." 아우말없이 서서 두 눈을 감고있던 아리아가 두눈을 그대로 감은 채로 유나 에게 말을 걸었다. "포위되었습니다.. 숫자는 대강 50~60. 원형으로 이 곳을 포위하며 천천히 다 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거리는 대강 30~40미터." "어쩌죠?" 유나가 자신의 로브를 다시 걸치며 아리아에게 말을 걸었고 아리아 대신 아린이 자신의 허리춤에서 명룡도를 뽑아들고 기세좋게 입을 열었다. "어쩌긴 뭘 어째? 악랄한 나쁜 산적들을 물리쳐야지." 악랄한 나쁜 산적이라....아린은 아무 생각없이 한 소리였겠지만 전직 도적의 경력을 가진 유나에게는 꽤 거슬리는 소리였던 모양이다. "그들도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에요." 퉁명스럽게 아린을 쏘아붙이던 유나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하긴..그래도 지금은 그런거까지 생각할 상황이 아니지.." 아리아의 목에서 고저차 없는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재차 흘러나왔다. "적의 거리 10여 미터." "더이상 굳이 중계해줄 필요없어요 아리아씨." 유나가 아리아의 말에 핀잔을 주면서 그녀의 로브 속에 갈무리된 3개의 단검 을 움켜쥐고 말을 이었다. "저렇게 다 보이는데요 뭘.." 그녀의 말에 아리아가 눈을 뜨고서 유나가 가리킨 쪽을 바라보았다. 여관의 삭아부스러진 창틀 건너편으로 한무리의 우락부락한 장정들이 손에 검이며 체인액스, 모닝스타-막대기에 별사탕 모양의 쇠뭉치 달린 거. 맞으면 매우 아프다- 등을 들고 그들 아린들이 있는 여관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대략 3~40명 정도, 아마도 시야밖에도 그만큼 더 있을 것이다. 하나같이들 기세가 흉흉한게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기에 유나는 눈쌀을 찌 푸렸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 아린이 명룡도를 움켜쥐고서 기세좋게 외쳤다, "뭐해! 빨랑 나가서 싸우자!" 유나는 그런 아린의 말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지만 피트는 오히려 웃음을 지 으며 아린의 말에 찬성을 표했다. "하긴..기껏 찾은 바람막이가 날아가면 곤란하겠지요?" 이런 낡은 여관에서 격투를 벌이다간 몽땅 무너져버릴게 틀림이 없다. 특히 아리아가 검을 휘둘러댄다면 그 확률은 더더욱 높아지는 것, 아린일행은 이 소중한 하룻밤의 잠자리와 그 속에서 끓고 있는 스프냄비를 포기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그렇군요. 뭐 저 정도 인원이면...." 아리아씨가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라고 하려던 유나가 슬쩍 그녀의 눈치를 보았고 그러자 아리아가 검을 움켜쥐고 먼저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도 재빨리 아리아의 뒤를 따랐다. "무슨 일이신가요?" 마당 한가운데로 걸어나간 유나는 주위를 둘러싼 험상궂은 사내들을 힐끔거 리며 부드럽게 말을 걸었고 넓지막한 앞마당을 가득 메우는 험상궂은 장정 들, 그 사이를 태연하게 걸어나와 태연하게 말을 거는 그녀의 태도에 산적들 은 일순 당황했다. 그리고 그중 한 갈색머리의 2미터가 넘어보이는 거한 하나가 자신의 몸만큼이 나 거대한 배틀 액스를 한손으로 들고서 유나의 말에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 "배짱이 제법 좋군 그래..." 입가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꼬맹이 소녀를 바라보던 거한의 말에 유나 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어머, 그 칭찬 해줄려고 온 건가요?" "아 물론 그건 아니지..." 거한은 말꼬리를 흐리면서 2미터가 넘는 그 거대한 도끼를 한바뀌 휭 하고 돌린 뒤 땅에 내리꽃았다. 단순한 시위, 아마도 그로써는 이런 어린 애들과 실랑이하고 싶은 생각이 그다지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거대한 도끼, 필시 무게도 상당할 것이 분명한 그 배틀액스를 저렇게 가볍게 휘두른다는 건 보통 힘이 아니다. "...우리 애들이 꽤 신세를 졌다고 들어서 말이야." 거한은 인상을 쓰며 유나에게 누가 산적 아니랠까봐 흔하디 흔한 대사로 대꾸했고 그러자 유나가 꽤 무섭다는 눈치로 거한을 보며 입을 열었다. "와~ 대단히 거대한 도끼네요?" "흐..이제서야 겁이 난거냐? 그럼 얌전히 말이나 들어라..계집애 주제에 건방지기는..." 거한의 말투에 어린 경멸조의 어투에 유나가 얼굴을 조금 찡그리고서 한 쪽을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이 쪽이 더 큰거 같은데요?" "응?" 그 거한은 유나의 말에 문득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고 그래서 그 는 흠칫했다. 그곳에는 갈색머리의 170이 약간 안되어보이는 자그마한-물 론 여자로써는 작은 키가 아니지만 거한 입장에선^_^- 여인이 서있었고 그 녀의 손에는 자신의 도끼의 몇배나 되어보이는 무거운 대검이, 그것도 한 손에 쥐어져있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휘두르는 것이 불가능해보이는 거대한 대검. 그러나 자 봐라 무섭지? 그러니까 알아서 기어~라는 의미로 말했던 유나와 는 달리 거한은 코웃음을 쳤다. "흥..보아하니 경량화의 마법이 걸린 모양인데, 원래 검이란 그 속도와 기세, 무게에 그 위용이 있는 것. 크기만 크고 속은 텅빈듯한 그따위 검이 소용이 있을 것 같나? 멍청한 기사들이나 검에 경량화의 마법을 거는 법이지. 실전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는데 말이야." 이럴땐 유식한 게 죄인거 같다. 차라리 무식했으면 그냥 쫄아서 도망이나 갈텐 데 말이지... 유나는 이 눈치없는 거한을 보며 말을 이었다. "경량화의 마법이 아니라면요?" 유나의 대꾸에 거한은 아무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저건 인간이 아니게?' 거한은 눈앞의 이 당돌한 꼬맹이소녀를 내려보다가 아리아쪽으로 시선을 돌렸 다. 남자체면이 있지, 이런 꼬맹이랑 어떻게 다툰단 말인가? 차라리 저기 있는 여검사를 가볍게 제압함으로써 겁을 주는 편이 차라리 더 낫다. " 저 여자를 믿는 모양인데...검과 함께 날려보내주지." 말을 끝맺음과 함께 그 거한이 배틀액스를 휘두르며 아리아에게로 덤벼들었고 그와 함께 조용히 서있던 아리아의 오른발이 땅을 박찼다. "타아아앗!" 그리고 거한의 도끼가 크게 회전하며 아리아의 대검과 맞부딛혔고 "으헉!" 아리아의 검에 부딛힌 순간 엄청난 중량과 힘을 함께 느낀 그 거한의 안색 이 삽시간에 새하얗게 바뀌었다. 그런 그를 보며 유나가 피식 웃었다. "크기만 큰게 아니랍니다." 거한의 얼굴에서 땀이 흘렀다. 맞부딛히는 순간 뼈가 부수어지지 않았을까 하 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난 힘이 느껴졌었다. 거한은 눈앞의 무표정한 여인 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뭐냐 이 년은?' 그때 웅성대던 산적들 중 한 명이 고함을 질렀다. "두목!!! 이 자식들이...모두 해지워 버려!!!!!!" 그의 외침과 함께 아린일행들 포위하고 있던 산적들이 일제히 그들에게 덤벼 들었다. 정말 끝까지 전형적인 대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녀석들이었다. "이거...보통 놈이 아니잖아?"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에 무기를 떨군 산적하나가 비명에 가까운 외침을 외쳤고 그것이 그의 유언이 되고 말았다. 세틴의 허리가 깊게 숙여지면서 낮은 자세로 산적의 허리 아래로 쏘아들어가 그대로 반전하면서 검을 위로 베어올렸다. 가슴 부위가 섬뜩해지는 것을 느 끼며 재빨리 몸을 뒤로 져친 갈색머리의 사내, 거의 본능적으로 세틴의 일검 을 피해낸 그 산적의 눈에 베어올린 자세 그대로 허공에서 몸을 180도 회전 시키며 그대로 자신의 눈앞으로 닥쳐들어오는 세틴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손에 잡혀있는 바스타드 소드도. 그의 눈앞에 푸르른 검광이 번뜩였다. "으아아악!" 세틴은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었다. 느껴진다. 느껴진다. 느껴진다. 공기의 흐름. 주변의 사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존재들. 굳이 두 눈으로 보지 않아도 생생히 피부로 느껴지고 그 위치가 느껴진다. 그에게로 쏘아져오는 빠른 속도의 날카로운 물체가 느껴진다. `단검 3자루...' 막 산적의 목 하나를 허공으로 날린 세틴은 착지와 동시에 재빨리 몸을 회 전시켜 검을 횡으로 크게 3번 내리 그었고 그와 함께 그에게로 날아온 단검 3자루는 날카로운 금속성을 내며 허공으로 튕겨졌다. 세틴은 단검이 투척된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헝크러진 흑발의 험상궂은 사내가 세틴의 검술에 당황한 듯 다시 단검을 꺼내들고 있었다. 세틴의 입에서 기합성이 터져나왔다. "하아앗!" 세틴의 두 다리가 대지를 박찬다. 그의 몸이 산적들의 허리 아래로 낮게 미끄러져 들어가며 길게 검광을 뿌린다. 검붉은 피가 대지에 뿌려진다. 그리고 단말마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또 하나의 생명이 지금 그 빛을 잃었다. "크아악!" 낮은 자세, 세틴은 그의 아버지에게 배운대로 자세를 상당히 낮게 잡고서 마치 뱀이 대지를 기어가듯이 미끄러지며, 그러나 산적들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들을 하나하나 쓰러트리고 있었다. "이 조그만 녀석이..." "당신보단 커." 한 산적 하나가 모닝스타를 휘두르며 세틴에게로 돌진했고 세틴은 그런 그에 게 짧게 한 마디를 내뱉은 뒤 휘둘어진 모닝스타의 궤적 반대편으로 몸을 날 렸다. 그때 세틴의 감각에 머리 위를 스쳐지나가는 모닝스타의 풍압과 그 뒤 로 찔러들어오는 또 하나의 검의 감각이 동시에 걸렸다. "타앗!" 세틴의 검이 길게 내려찍는 모닝스타의 사슬부분을 찔러들어갔고 그의 검이 모닝스타의 사슬부분을 스쳐지나가며 모닝스타의 힘을 흘림과 동시에 곧바로 아래로 꺽여 돌아 상대방의 허리를 베어들어갔다. 세틴의 검이 피를 뿌리는 순간 거의 동시에 그의 검에 의해 비껴나간 모닝스타의 금속추가 뒤애서 덥 쳐들어오던 산적의 머리통을 박살내버렸다. "크아아악" "크어억" 두 가지 비명이 동시에 울렸다.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86- 세틴이 산적들을 상대하는 동안 세를레네는 그저 시냇가 한 구석에 서서 닦다 만 식기들을 들고서 벌벌 떨고만 있었다. 하지만 세틴이 점점 유리해지자 그녀의 표정도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화아아..." 세를레네의 두눈에 찬탄의 빛이 어렸다. 세틴의 놀라운 검술에 감탄한 것이 었다. 그녀가 알기로 저 정도 나이에 저정도의 검술을 지녔던 검사는 없었다. 물론 그녀가 검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그것이 세틴의 실력을 깍아 내리는 이유는 되지 못했다. 그런 그녀의 눈에 세틴의 뒤에서 산적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있던 단검 하나를 세틴에게 내던지는 것이 들어왔다. "세틴씨! 위험..." 그러나 세틴은 그녀가 미쳐 외치기도 전에 몸을 크게 숙인뒤 상체를 크게 돌려 원을 그리며 날아온 단검을 피해냈고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이 단검을 투척한 그 사내에게로 쏘아들어 갔다. 산적이 당황하며 검을 휘둘었지만 세틴은 재빨리 그것을 옆으로 이동하여 피하면서 한껏 고개를 숙여 산적의 허리 아래로 숙여들어갔다. "타앗!" 또 한차례의 기합성,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 피에 물든 붉디붉은 그 검이 숙여진 기세를 타고 탄력을 받으며 다시 위로 솟구쳤다. 검을 채 휘두르기 도 전에 눈앞에서 달려오던 세틴이 사라지자 사내는 당황했고 그런 그의 눈에 시리도록 붉은 검광이 일순 번득이는 것이 보였다. "크아아악" 비명. 사내는 가슴앞이 길게 갈라져 새하얀 갈비뼈를 드러낸체 붉은 피를 흩뿌리 며 쓰러졌고 그 순간 세틴의 검이 횡으로 베어져 사내의 목을 날렸다. 인간의 머리가 그 있어야 할 위치를 잃고 땅바닥을 뒹굴었다. 그리고 그것은 세를레네의 바로 발치에 떨어졌다. "꺄아아악." 곱게 자란 세를레게에게 이런 참혹한 광경은 전혀 익숙치 못한 것이었고 그래서 그녀는 그만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아버렸다. 귓가에 울려퍼진 비명성 에 당황한 세틴의 눈에 주저앉은 세를레네에게로 다가가는 산적 사내 하나가 들어왔다. 세틴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젠장..도망을 가야할꺼 아냐. 왜 주저앉는 거야?` 세틴과 세를레네의 거리 약 15미터. 여기서 그녀를 향해 뛰어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리고 그 산적사내는 주저앉은 그녀를 인질로 삼으려는 듯 그녀에게 손을 뻗고 있다. 세틴은 결심했고 또 실행했다. 그의 입에서 기합성이 터져나왔다. "타앗!" 세틴은 상반신을 180도로 틀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 반탄력으로 그의 바스타드 소드를 일직선으로 날렸다.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음향 이 허공에 울려퍼졌다. 사라세나인가 가전검술 -비검 천살섬-. 그것이 펼쳐진 순간 산적은 목덜미에 검이 꽃힌채 나무그루터기로 쳐박혔고 세틴은 맨손이 되었다. "스켄! 자네가.." 갈색머리의 산적 하나가 나무에 꽃혀 절명한 산적사내를 바라보며 비통한 외침을 터트렸고 그와 함께 또다른 한 사람이 악을 쓰며 세틴에게 검을 휘 둘렀다. "죽어라 이 빌어먹을 놈아!!!" 이를 갈며 덤벼드는 3명의 산적 사내. 이미 그들은 몇명 남지도 않았다. 왠만하면 도망갔을 그들이지만 이미 상당수의 동료들이 세틴에게 죽어버린 지금 그들은 악에 박혀있었고 그런 그들의 악받힌 모습에 순간 당황한 세틴, 그의 왼손에 또 한자루의 바스타드 소드가 잡혀왔다. 세틴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마검 블레어스 타이나..." 아린이 준 전설의 마검, 불꽃의 검 블레어스 타이나. 마나를 소모하는 마력검. 그 주인된 자가 검기에 눈을 뜬 자가 아니고서는 생명을 소모한다는 마력검. 그리고 세틴은 아직 검기에 눈을 뜨지 못했다. `써도 되는 걸까...' 순간 그의 아버지 사라세나인경의 이야기가 머리로 스쳐지나가는 세틴, 그러 나 검술만을 주로 익힌 그는 악에 받혀달려드는 저 산적들을 맨손으로 해치울 만한 기량은 없었다. 생각은 길었지만 행동은 빨랐다. `어쩔수 없군.' 세틴은 자신에게로 돌진해오는 그들을 바라보며 검자루를 힘껏 움켜쥐었다. 쥐는 순간 알수없는 기운이 그에게서부터 빠져나가며 힘으로 화하는 것을 세틴은 느낄수 있었다. `괜찮은건가..' 산적들은 그에게로 덤벼들고 있었고 그에게 고민할 시간따위는 주어지지 않 았다. 생각은 길었지만 지나간 시간은 길지 않았다. 세틴은 검을 뽑았다. 순간 그의 눈앞이 붉게 물들며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폭염이 그 붉은 옷자락을 허공에 가득 메웠다. 그리고 비명이 울려퍼졌다. 눈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갔다. 머리가 잘리고 내장이 튀어나오며 붉은 선혈을 사방으로 뿌리며 죽어갔다. 그녀의 바로 눈 앞에서 비명을 지르며 죽어갔다. 세를레네는 울고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울지않았다. "저..저건?" 세를레네는 울 것같은 기분속에서도 세틴의 장검이 뽑히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고 그의 검이 뽑힘과 동시에 강대한 불꽃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산적들을 태워버리는 것 역시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숯이 되어버린 산적 들의 시신과 자신이 쥔 검을 번갈아 바라보며 경악하는 세틴, 그가 쥐고 있는 붉게 타오르는 그 바스타드소드의 검신 한가운데에 아로새겨진 고대어문자를 놓치지 않았다. "브..블레어스 타이나? 그 전설의 마검?" "용사의 검을 받아라! 사라만더 카사!!!" 이봐 이봐..검이 아니잖아 그건... 아마도 사내의 목숨이 붙어있었다면 그는 이런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이미 불꽃에 휩쌓여있었고 그의 입은 비명을 지르는 것 외에 다 른 행위를 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으아아아악!!!" 아린의 손끝에서 한 줄기의 불꽃기둥이 쏟아져 산적하나를 불태웠고 그 순간 아린의 명룡도가 그의 목을 날렸다. 홀랑 태워버리고도 또 목까지 날리다니 잔인한 일이다. 불붙은 사내의 목이 땅바닥을 뒹굴었지만 아린은 전혀 개의 치않고 다른 상대를 찾아나서서 다시 불꽃의 정령들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카사! 카사카사카사!!!" 산적들은 불꽃에 휩싸여 재가 되었고 그들의 목은 명룡도에 의해 그 거점으로 부터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그들을 그렇게 만든 붉은 머리의 미소년, 아린은 그것을 즐거워하며 웃음까지 터트리고 있었다. "꺄하하하하! 이것이 용사의 힘이다아!!" `미치겠군. 나중에 잔소리 좀 해야겠어..' 그래서 유나는 눈쌀을 찌푸렸지만 지금 일일히 아린에게 흰소리 할만큼 상황이 여유롭지는 않았다. "[세레니엄]!" 유나의 손에서 넘실거리는 빛의 파동이 재차 쏘아졌고 산적 두어명이 쓰러졌다 있는대로 불꽃의 정령을 사방으로 흩뿌리는 아린과는 달리 유나는 타격계 마법으로 적을 쓰러트리며 간간히 단검을 적의 허벅지로 날려 움직임을 봉할 뿐이었다. 도적도 사람이고 생명은 귀중하다? 뭐 그런 이유로 이러는 것은 아니 었다. 단지 불필요한 살인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유나였다. 원래 어릴적 경험으 로 미루어보아 원한 살 짓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인생에 이롭다는 걸 잘 아는 유나다. 물론 주변의 인물들 덕분에 그녀의 시도는 대부분 수포로 돌아가겠 지만... `보나마나 아리아씨가 다 도륙을 하겠지...' 점점 가빠오는 숨을 가다듬으며 유나는 몸을 재빨리 놀려 멀리서 단검이나 마법들을 난사했고 그 와중에 아리아를 힐끗 보았다. 그리고 놀랐다.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아리아는 어쩐 일인지 대검은 대지에 그냥 박아넣고서 맨손으로 도적들을 상대 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손은 그냥 손이 아니라 흘륭한 흉기였지만, 그런 아리아의 손에 걸린 산적들 중 죽은 자는 없었다. 맨손으로 검날을 잡아 그 검을 쥔 사람까지 함께 공중으로 내던져 버린다. 낙하의 충격으로 던져진 사내가 신음을 터트릴때 그 옆에서 그의 동료가 그녀 의 가벼워보이는 손짓으로 10여 미터 가까이 날아가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왼발이 크게 회전을 넣으며 또 하나의 사내의 턱을 강타 한다. 아리아의 몸이 스쳐지나갈때마다 그들은 쓰러졌다. 그러나 그녀, 아리아는 산적들을 죽이지 않았다. 관절이 꺽이고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고 사방으로 나뒹그러져 신음성을 내뱉긴 했어도... 아직 죽은 자는 없었다. 그녀를 상대한 사람들 중에는. 그러나 쓰러진 상황만큼은 처참하지 않다곤 말할수 없었고 그런 동료들의 모습 에 비교적 멀쩡한 산적 하나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이런 놈들이 다 있지..." 강하다. 지나치게 강하다. 그저 체면을 살리려 했다가 이곳에서 뼈를 묻게 되었다. 산적들의 얼굴에 공포의 빛이 연신 지나갔다. 그들은 도망가고 싶었다. 모든 걸 놓아버리고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저 붉은 머리의 잔혹한 미소년은 등을 돌리는 산적들을 그의 과녁으로 삼 은 듯 족족 단숨에 재로 만들고 있다. 그들에겐 도망갈 기회조차 주어지질 않았고 그래서 필사적이어야만 했다. "젠장! 저 꼬마를 노려라!" 산적 하나가 싸움에 끼지 않고 뒤로 물러나 여관벽에 기대어 구경만 하고 있던 피트를 손가락질했고 그의 외침에 산적 서너명이 피트에게로 달려들었다 유나가 피트에게 다급한 외침을 터트렸다. "피트씨! 위험해요!" 그러나 피트는 당황하지 않았고 그저 쓴웃음을 조금 지을 뿐이었다. "이런..내가 그렇게 만만해보였나.." 자신의 아름다운 금발머리를 조금 긁적이고서 피트는 주문의 영창을 시작했다. "달빛에 어리어진 광기의 미학이여, 그 자락을 드리워라 [루너리스버서커]!" 그와 함께 피트의 손에서 은은한 황금빛의 파동이 그에게 덤벼들던 산적들을 덮쳐버렸다. 산적 3명의 몸에서 황금빛이 어리며 그들의 입에서 기괴한 목소 리가 흘러나왔다. "으어어어어..." 그들의 동공이 풀렸다. 어깨가 축 늘어지면서 그들의 입에서 괴성과 함께 가쁜 숨이 몰아쳐졌다. 그들의 두 눈이 붉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변화를 보면서, 그리고 감탄어린 표정을 보내오는 유나를 보면서 피트가 쓰게 웃었다. "이래뵈도 하르니안의 고위 사제인데..." 산적들은 광전사가 되었다. "자..나의 수하들아, 나의 명에 따라 적을 쳐라. 적은..어.." 피트는 광전사로 변한 그들에게 손짓을 하며 명령을 내리려하다가 움찔거렸다. 광전사들은 적아의 구분이 없고 이성이 마비되어있기때문에 구체적이면서도 간 단한 명령이 필요했다. 잠깐 고민하던 피트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간단하면서도 아주 확실한 적아의 구별법이 떠오른 것이다. "수염난 자들을 공격해라!" 이 얼마나 확실한 구별법인가. 아마도 오늘 살아남은 산적들에겐 매일 면도하 는 버릇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 아마 대륙에서 가장 말쑥한 산적단으 로 유명해지겠지.... 그들은 명령에 따라 동료들에게로 덤벼들었고 이미 전의를 잃은 산적들은 속수 무책으로 당할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유나는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다. "모두들 손을 멈춰요!" 그녀의 외침에 장내가 잠시 그 행동을 멈추었다. 불꽃을 뿜어대던 붉은 머리의 미소년도, 광전사들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던 금발의 미소년도, 피에 물든 채 산적들을 날려대던 갈색머리의 여인도. 그리고 산적들은 그제서야 움찔거리며 그들의 손길로부터 벗어날수 있었다. 유나는 산적들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사라지세요. 살고싶다면..." 더 이상 싸울 이유도 필요도 여력도 없는 그들, 산적들은 눈치를 봐가며 쓰러진 몽료들을 안고서 일제히 꽁무니를 내뺐고 그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유나가 그녀에게서부터 10여미터쯤 떨어져서 숨을 고르는 아리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유나는 흠칫 놀랐다. 그녀는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아리아씨?" 그녀의 옷은 피로 물들어있다. 검도 사용치 않고 체술만으로 산적들을 상대 한 그녀가. 그렇다면 이것은 그녀의 상처일까? 그저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저들에게 그녀가 저 정도의 피를 흘릴만한 상처를 입었다는 건가? 의아해하며 유나는 아리아에게로 다가가려다 옆에서 뚱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 보고있는 아린의 시선을 깨닫고서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왜 그러죠 아린?" 아린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쁜 놈들을 왜 그냥 보내주는거야?"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볼이 부은 아린을 보며 유나는 인상을 조금 쓴뒤 그에게 되물었다. "누가 그들을 나쁜 사람이라고 했나요?" "세틴이..산적은 나쁜 놈들이라고 그랬는데?" 유나는 이 마당에 아린을 붙잡고 도덕교육을 시키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고 그래서 그녀는 그냥 한 마디만을 내뱉고는 아린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세틴이 잘못 가르쳐줬나보군요. 쓸데없는 싸움을 굳이 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거야? 헷갈리네..."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린의 곁으로 피트가 지나쳐갔다. 그는 이미 광전사가 되 어 자신의 동료들을 공격해야만 했던 그들의 광기를 거두었고 도망가는 3명 의 산적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승리자는 언제나 즐거운 법이다. 바로 옆에서 새까맣게 재가 된 산적들의 시체가 굴러다님에도 불구하고 피트는 기분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소짓던 피트는 문득 아리아가 피에 물들어 있다는 걸 발견했고 그래서 가만히 마당 한가운데에 서있는 아리아에게로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제가 치유술을 펼쳐드리죠." 그때 한 외마디 목소리가 그의 들뜬 분위기를 일순간에 가라앉혔다. "손대지마!!!" 터져나오는 외침과 함께 그녀의 손이 바람을 갈랐고 그녀에게 치유술을 펼치 려던 피트의 옷 앞섶이 단숨에 찢어발겨졌다. "헉!" 피트의 입에서 비명이 흘러나왔고 그와 함께 아리아의 입에서 숨이 막힐듯한 딱딱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 몸에 손대지마..." 피트가 사색이 된채로 움찔하면서 물러났다. 자신의 찢어진 옷자락 사이로 붉은 선혈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한발자국만 더 가까이 갔었다면 ...그땐 찢어발겨지는 것은 옷자락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피트는 그제서야 이제껏 아리아를 상대했던 자들의 공포를 그 자신도 느낄수 있었다. 삽시간에 여관의 앞마당은 정적과 공포로 휩쌓였다. 그것도 그들의 동료에 의해서. 유나와 피트는 동시에 아리아를 보며 겁에 질린 채 그냥 서있을수밖에 없었다. 아리아의 헝클어진 머리 사이로 두 눈이 붉게 빛나고 있었고 그녀의 입에서 으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연신 울려퍼지고 있다. 두 손이 벌벌 떨리며 그녀 의 혈관 곧곧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 또다시 숨가쁜 목소리가 울려 유나와 피트의 귓가를 때렸다. "내 곁으로 오지마..." "아..아리아씨가 왜 저러는 겁니까?" "나..나도 몰라요.." 떨리는 목소리로 대꾸하는 유나의 말에 피트가 역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 거렸다. "키메라..라고? 영혼의 그릇? 역시..뭔가 불안정한 건가?" 어느 누구라도 느낄수 있을만큼 지독한 살기를 풍기면서 마치 상처입은 야 수처럼 가쁜 숨을 몰아쉬는 아리아를 보며 유나와 피트가 우물쭈물하는 사 이 아린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아리아에게로 다가갔다. "왜 그래 아리아?" 아린은 말을 걸면서 아무 생각없이 아리아에게로 다가갔고 그런 아린의 모습에 유나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아린..위험.." "응?" 유나는 차마 말을 못 잇고 피트와 함께 질린 눈으로 아린을 바라보았다. 역시 무식하면 용감한 법인가.. 아린에게는 저 살기넘치는 아리아의 모습이 그냥 멍하게 서있는 걸로만 보인 모양인지 용감하게도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을 뿐만 아니라 살기를 풀풀 풍기는 아리아의 뺨을 두손으로 보듬어 안고 이리저리 흔들어보기까 지 했다. 아린이 멍하게 서있을 때 세틴이 자기한테 자주 하던 짓이기에 아린은 아무 생각없이 한 것이지만...보고있는 유나와 피트의 얼굴에는 핏기가 가신다. 당장이라도 아리아의 새하얀 손이 아린의 심장을 꿰뚫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피트와 유나의 머리속에 동시에 스쳐지나갔다. 아린이 재차 질문을 던졌다. "괜찮은거야? 아리아?" 그러나 식은 땀을 줄줄 흘리던 아리아는 오히려 평온해지는, 정확하게 말하면 다시 무표정해지고 있었고 그런 그녀를 보며 아린이 걱정스러운 듯 되물었다. "괜찮아?" 무표정한 아리아의 얼굴에 또다시 감정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것은 아까와같 은 살의어린 것이 아닌 좀더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의 뺨을 보듬어 안고서 자신의 눈을 바라보는 이 소년에게 아리아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덕분에..." "엥???" 뜬금없는 아리아의 대꾸에 아린은 그냥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아리아의 입가에 미소가 어리자 주변을 가득 메웠던 살기도 사라졌다. 유나와 피트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유나는 아무래도 세를레네가 돌아오면 상의를 좀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고 피트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며 서로를 돌아다 보았다. 그리고 그 둘은 그제서야 세틴의 상황이 생각에 미쳤다. "그러고보니 세틴은..." 그들의 얼굴에 걱정하는 빛이 어렸다. 이 곳에 산적들이 쳐들어왔다면..그쪽에도 안 갔으리란 보장이 없질 않은가? 그때 풀숲 한 곳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냈고 그곳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 려왔다. "휘유..여기도 한 바탕 했군요." "아..세틴..어라 세를레네씨가?" 무사해보이는 세틴의 모습에 유나가 반가운 표정을 짓다가 그의 품에 안겨있 는 금발머리의 소녀를 보고 순간 움찔거렸다. "어찌된 거예요?" 세틴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이 안아들고있는 소녀의 얼굴을 잠시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기절했어요." "기절?"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하는 유나를 지나치며 세를레네를 안고 걸어가던 세 틴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뭐 눈앞에서 시체들이 널려있는데 기절 안하면 그거도 이상한거죠 뭐.." 그러자 아린이 이상하다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고 "흐으음. 뭘 그런 걸 가지고 기절까지...거참..." 피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다들 세티의 품에 고히 잠들어있는, 정확히 말하면 기절해있는 세를레네를 보 며 쓴웃음을 지었고 그러던 도중 그들은 지금 상당히 배가 고프며 저녁식사시 간이 상당히 지나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하반신이 울부짖는 꼬르륵 소리에 세틴이 유나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배고파요. 밥이나 먹읍시다." 어쨋거나 상황 종료이고 그들에게는 또다시 평온한 저녁식사 시간이 돌아오 게 된 것이다. 세틴의 말에 전적인 동감을 표한 일행들은 다시 여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그 와중에도 유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툴툴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스프 다 눌어붙었겠다..에잉..." 웃기는 놈들, 귀찮게시리 와가지고는...찝적대기는..하여튼 저 세를레네라는 여자도 웃기는 군. 뭘 그런 걸 가지고 픽픽 기절이나 해대고, 귀하게 자랐다는 거 시위라도 하는건가... 세를레네를 안고 걸어가는 세틴의 뒷모습을 보며 투덜거리건 유나, 문득 유 나의 머리에 망치로 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순간 유나의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아린이 태워먹은 목없는 산적들의 시체가 아직도 마당을 굴러다니면서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있고 그 사이를 그녀의 동 료들은 아무 생각없이 웃으며 지나가고 있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언제부터 우리가 사람 죽이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무관심해졌지.."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87- 달이 밝다. 환한 달빛이 어슴프레한 어둠을 스며들어와 사물을 분간하게 해주고 그 환한 어둠 속에서 한 소녀가 자리를 일어났다. 덮고있던 모포를 걷고 살짝 몸을 일으킨 유나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리아와 아린의 모습이 눈에 띄인다. 한손에 그 거대한 장검을 움켜쥐고 다른 한손에 자신의 무릎을 베고 곤히 잠들어있는 아린의 붉은 머리결에 얹고 있는 아리아를 잠시 바라보던 유나는 곧 시선을 돌렸다. 모닥불 가까이서 모포를 두르 고 잠에 빠져있는 금발머리소년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잠들어있는 금발머리소녀, 차례로 시선을 돌리던 유나는 곧 검은 머리소년과 눈을 마주쳤다. "잠이 안 옵니까?" 유나는 눈이 마주친 상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세틴이나 저나 정말 밤잠이 없는 모양이군요." 세틴은 유나의 말에 미소를 살짝 짓고서 그녀에게로 입을 열었다. "뭐 아까부터 유나양이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엎치락 뒷치락 하길래.." 말을 하다말고 잠시 우물쭈물하던 세틴이 결국 용기를 냈는지 말을 이었다. "....잠시 산책하실래요?" "나쁠 거 없죠. 잠도 안 오고..." 여관문을 나서니 사방에 새까만 시체들이 어슴프레한 달빛을 받아 기괴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유나와 세틴의 눈에 들어왔고 유나가 그런 시체들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아린이 태워죽인 시체들이로군요." "음..정령술이 많이 늘었군 아린녀석." 감탄의 빛을 곁들이는 세틴의 대꾸에 유나가 목소리를 낮추고 조용히, 속삭이 듯이 입을 열었다. "아린은... 이 산적들을 이렇게 죽인 것에 대해 아무 생각도 안 하겠죠? 그럼 세틴은 어떤가요?" 이 뜬금없는 질문에 세틴은 잠시 당황했다. "그..글쎄요? 아마도 이들이 이런 꼴을 당했으니까 더 이상 이곳에 그터를 잡 을수는 없을 겁니다. 아마도 이젠 이곳도 교통의 요충지이니만큼 다시 사람들 의 발길이 오고가겠지요. 그러면..." 순간 유나가 세틴의 말을 끊었다. "그런 것 말고요...참혹하지 않아요?" "음 참혹하네요." 시큰둥하게 바로 대답하는 세틴의 태도에 유나가 조금 눈길을 찌푸리면서 반문 했다. "정말 참혹하다고 느끼는거예요?" "글쎄요.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머쓱해하는 세틴을 뒤로 하고 유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어둠이 짙게 깔 린 앞마당을 지나가며 중얼거렸다. 사방에 널린 시체들을 바라보며. "시체를 보고 욕지기를 느끼는 것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죽음이 그 이유일까 요. 아니면 그 참혹한 모습과 코를 찌르는 고약한 냄새때문일까요." "...." 세틴은 대꾸가 없었고 유나는 나직히 말을 이었다. "너무 많이 봐온 탓일까요? 별 감흥이 안 드는군요."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르던 세틴이 한숨섞인 유나의 말에 미소띄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야 그동안 만났던 몬스터들 내장 뒤집힌게 한둘입니까.뭐 이정도 광경이야... 저도 처음에는 구역질을 했지만 지금은 뭐..." 세틴은 발끝으로 굴러다니던 새까맣게 늘어붙은 산적의 시체 하나를 툭 하고 건드리면서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산적들의 죽음에 이상하게 민감하게 반응하시는거 같습니다. 이들은 어차피 죽일 놈들이었는데요. 뭐..." "죽일 놈들이라....과연 그걸 누가 결정할수 있을까요." 오늘따라 이상하게 침울한 유나를 보며 세틴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유나를 향 해 정색을 하고 입을 열었다. "그들은 먼저 우리에게 덤볐고 우리는 그들을 죽였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시 는 겁니까? 그들을 해치움으로써 이제 인근 주민들은 밤잠을 편히 잘수 있 게 될겁니다. 우리가 옳았어요." 유나는 여전히 침울한 표정으로 아무 대꾸를 하질 않았고 그러자 세틴의 어 조에 역성이 섞이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가 어떻게 했어야 옳다는 거지요? 그들의 죽음이 억울하다는 겁니 까? 그들은 이 일대에 유명한 산적들이었고 그들의 악행은 이 산위를 오르기 전 여관주인에게 이미 잘 들었었습니다. 그들은 응당한 댓가를 받은 것뿐이라 고 생각합니다만..." 세틴의 표정에는 한점 죄책감도 어려있지 않았다. 저것이 당연한 태도일지도 모 른다. 그래서 유나는 어깨를 조금 으쓱거리면서 나직히 중얼거렸다. "...아녜요. 우리가 옳았어요. 우리가 옳았지요." 유나는 말없이 고개를 들어 달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달을 보았고 그녀는 조용히 읊조렸다. `죄책감을 느끼는 건 내가 한때 도적출신이었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시체들이 쌓여있는 곳은 아무리 달빛이 은은하게 비춰준다 해도 음산한 분위기 이상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익숙해진 건 익숙해진 거고 기분 나쁜 것은 기분나쁜 것. 그래서 세틴과 유나는 숲속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그때 뒤쪽에서 삐걱거리는 문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와 함께 갸냘픈 소녀의 목소리도. "두 분...안 주무세요?" 허리까지 내려오는 찬란한 금발이 달빛을 반사시키며 그 빛을 어둠속에 뿌려 대고 있고 새하얀 피부가 어둠속에서 창백해보이기까지 하는 아름다운 미소녀 가 세틴의 눈에 들어왔다. 세틴은 머쓱해하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어? 세를레네양 안 주무셨나요?" 그녀, 세를레네가 세틴의 물음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움츠렸다. "아..예" 세를레네는 발걸음을 옮겨 세틴에게로 다가왔고 도중에 널려있는 불타버린 시체들을 보며 끔찍하다는 듯 눈쌀을 찌푸리며 세틴에게 입을 열었다. "너무...끔찍해요." 어깨를 움츠리는 세를레네를 보며 세틴이 정색을 하고 입을 열었다. "그들은 죄의 댓가를 치룬 것뿐입니다." 유나와는 달리 세를레네는 얌전히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그냥 고개만을 끄덕일 뿐이었다. "예.." 바람이 분다. 차가운 밤바람이 3사람을 가볍게 휘몰아 다시 어디론가 불어간 다. "그리고..세틴씨..낮에 일..정말 감사했어요." 생긋 웃으며 머리를 조아리는 세를레네의 모습을 보며 세틴이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내저었다. "아..아닙니다.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인걸요." "하지만...정말 전 세틴씨정도로 강한 검사는 처음 봤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 나이에 견습기사로 수련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세틴의 얼굴이 붉어졌다. "저는 아직 견습기사입니다. 실력 역시 대단치 않습니다." "아녜요. 저희 왕궁에서도 세틴씨정도로 강했던 검사는 기사단장 급들을 제외 하고는 거의 없었어요." "그거야..산적들을 상대로 했으니까요." 오고가는 겸양의 말과 함께 세를레네의 시선이 세틴의 허리춤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 검 역시..." 순간 세틴의 표정이 급변했다. "쉬잇." "아..죄..죄송해요." 화들짝 놀라 어깨를 움츠리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 세를레네의 모습과 그런 그 녀를 향햐 눈짓을 하는 세틴을 보며 유나는 그저 고개만 갸웃거릴 수밖에. "???" 유나의 눈에 아니꼬운 빛이 맴돌기 시작했다. 저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삐죽 삐죽 서서 말을 잇고 있는 세틴과 세를레네사이로 유나가 끼어들어 질문을 던졌다. "뭐..마침 잘되었군요." "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유나가 진지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아리아씨에 대해 묻고 싶은 게 있었어요." 세틴과 세를레네는 모르는 일. 하지만 유나에게는 오후에 있었던 아리아의 살 기넘치는 태도를 정확히 감상했고 그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영혼의 그릇. 그리고 아리아씨가 오늘 보였던 이상한 태도에 대해서도..." 세를레네의 표정이 바뀌었다. 청순한 소녀의 표정은 냉혹한 마도사의 표정으로 바뀌었고 거친 세상사에 내던져져 두려움으로 떨던 갸냘픈 눈빛은 탐구하는 자 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뀌었다. "상황을 설명해 주실래요?" [나우] 카르세아린 188회 "마나의 역류로 육신이 붕괴하는 걸까요?" 유나에게서 상황을 전해듣고서 걱정어린 안색으로 아리아가 잠들어있는 낡아빠진 여관안으로 시선을 돌리던 세틴과는 달리 세를레네는 상당히 흥미로운 눈빛으로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그 후 대뜸 알아듣기 힘든 `언어' 를 내뱉었다. 당연히 칼잽이 세틴은 이해를 못해서 고개만을 갸웃거렸고 그것은 비록 마도사라고는 하나 견습마도사라 실력이 변변찮은 유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세틴의 정중한 요청은 세를레네에게 받아들여졌다. "예... 우선 마나라는 힘의 본질에 대해서는 알고 계시겠지요?" 세틴은 고개를 좌우로 거칠게 흔듬으로써 자신의 무지를 피력했다. "모든 것을 구성하는 근원적인 힘 마나. 그것은 존재를 승인하는 힘... 쉽게 말해서 시간과 공간에 `있음' 을 고정하고 또 지탱하는 원천적인 힘이예요." 세를레네 딴에는 쉽게 말한다고 말한 건지 모르겠지만 듣는 세틴과 유나 에게는 완전히 귀신씨나락까먹는 소리로밖에 안 들렸고 그래서 세를레네는 부연설명을 해야만 했다. "모든 존재는 정해진 마나를 부여받아요. 존재한다는 것은 곧 마나가 있다는 뜻이지요. 예를 쉽게 들어서...아..비유하자면.. 이 세계, 그러니까 우리가 현존하는 이 시공간을 새하얀 도화지라고 비유해봐요. 그리고 그곳에 위치하는 존재, 즉 우리나 기타 모든 자연, 우리가 세계 라고 부르는 이것, 이것은 새하얀 시공간인 도화지위에 위치해야 합니다. 이렇게..." 세를레네는 친절하게 나뭇가지를 주워들어 땅바닥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설명을 해주고 있었고 그래서 유나와 세틴은 쪼그리고 앉아 흐응~호오~ 라는 음성을 내가며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계. 이 돌멩이를 `세계'라고 친다면 이 돌멩이가 도화지에 붙기 위해서, 즉 도화지라는 시공간에 존재하기 위해선 접착제나 풀을 이용 해서 붙여야하지요. 이 접착제 역활을 하는 것이 마나예요. 물론 조악 한 비유이고 이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일단 시공간이라는 측면만으로 봤을때는 이렇다는거지요." 도대체 무슨 소린란 말인가? 세틴의 표정에 지겨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세를레네씨. 그러니까 그것이 아리아씨의 상황과 무슨 상관..." 세를레네가 서두르지 말라는 듯한 표정으로 세틴의 질문을 끊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광범위한 의미의 마나라는 건 그런 거라고요. 그리고 이번엔 그걸 인간의 측면으로 그 범위를 국한시켜보도록 하지요. 음 그러니까 존재를 이루는 마나와 마도사나 소드마스터들이 다루는 마나의 종류는 같으면서도 같은 게 아니어요." 슬슬 세틴의 눈에 진한 지겨움이 맴돌기 시작했다. (독자분들 눈에도 설마??)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예를 들어 세틴씨가 길을 가다가 나뭇가지를 꺽어 몽둥이나 지팡이로 사용한다고 쳐요. 세틴씨는 그것을 세틴씨 마음대로 사용할수 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세틴씨 자신의 일부는 아닙니다. 세틴씨가 자신의 팔을 휘두른다면 그것은 세틴씨 자신의 일부이지만 말이죠." "저희 마도사들이나 검기를 다루는 소드마스터들이 사용하는 마나의 힘, 그것은 이 세계를 구성하는 마나를 자신의 몸속에 축척해서 사용하는 것이지요. 아.. 여기서 몸이라는 의미는 육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예요. 자신의 존재를 이루는 마나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어쨋든 그들 소드마스터들이나 우리 마도사들이 사용하는 마나는 비유하 자면 나뭇가지를 꺽어 도구로 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거죠." 그녀의 설명은 길어지자 그와 비례해서 세틴의 하품빈도횟수 역시 잦아진다. 비록 세를레네가 하품을 하는 세틴을 원망스러운 듯 바라보긴 했지만... 누가 그를 탓할수 있으랴? 그러나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자신의 이야 기를 세이경청하는 유나가 있었기에 세를레네는 서운해하면서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마나는 순환해요. 그리고 소멸되고 생성하지요. 존재 그 자체를 이루는 본질, 그것이 마나지요." 마나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매일 들어왔던 전혀 낮설지 않은 명칭, 그러나 유나는 지금 그 낮설지 않은 명칭의 낮설은 설명에 당황해하면서도 열심 히 마도사적 호기심을 발휘하고 있었지만 세틴은 좀 달랐다. "그럼...마나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강 알겠는데... 아리아씨는 왜 그랬었 더랬습니까?" 지겨웠었는지 세틴의 말꼬리가 이상하게 올라갔고 세를레네는 피식 웃었다. "아마도 감정의 변화를 존재가 감당할수 없고, 그 존재가 흔들림에 따라 육신이 적절하게 세심한 콘트롤을 할수없는, 그런 상태가 아닌가 싶은데 요." 세틴은 이제 어지러운 머리속을 콘트롤할수 없는 상태란 것을 안면으로 표시하고 있었고 유나는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세슬레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혀를 내두르는 세틴을 보며 세를레네가 미안한 듯 생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제..제가 너무 어렵게 이야기 했나요?" "아뇨. 계속하슈." "어려웠군요..." 세틴은 투덜대는 것도 사실 당연하다. 마나가 뭔지 몰라도 칼잽이 세틴이 살아가는데 하등 지장이 없다는 것은 명백한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계속된다. 눈을 빛내며 수첩을 꺼내는 유나가 있는 한. "그러니까..마나는 순환합니다. 마나는 존재속을 순환하고 존재는 육신을 즉 물질을 구성하지요. 물론 생명체가 아닌 존재에는 원칙적으로 마나가 순환하지 않아요. 언데드류의 몬스터들은 일단 예외로 하지요. 원칙적 으론 순환하는 마나, 그것이 생명이지요." 그녀의 입은 계속 움직였다. "어쨋든 순환하는 마나, 그 흐름은 언제나 일정치는 않습니다. 때로는 역류하고 때로는 소용돌이치며 때로는 거칠어지지요. 그때 일어나는 마나의 흐름과 흐름의 충돌은 인간에게 있어서 감정이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사람은 마나의 흐름이 원만하고 고요한 것이죠. 흐름이 불규칙적이고 거칠수록 감정적이 되고요. 화가 나면 심장이 뛰지요? 심장은 생명의 이미지적 원천이지요. 마나가 흐르면 육체가 영향을 받고 그 영향은 가장 먼저 전신을 도는 피에 가게 됩니다." 세틴은 이해의 유무를 떠나 세를레네가 그냥 한마디 한마디 할때마다 반사적으로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었다. 이것 이외에 그가 할수 있었던 것이 없는 것이다. 어렵기도 하구나..라고 세틴이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강을 비유로 들어볼께요. 강 역시 그 흐름이 심할수록 침식의 정도가 심해지지요? 이런 것처럼 `마나'라는 물은 그것이 흐르는 `존재'라는 강에 흐르고 그 존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즉 감정의 표출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존재를 깍아먹는 것이지요. 물론 보통 인간의 경우 마나 의 흐름이 존재를 침식하기도 전에 육신의 생명이 끝나게 되니 별 문제가 없긴 하지만 존재를 뛰어넘는 지나치게 거대한 마나를 보유하게 되었을 때에는 문제가 크지요. 아리아씨가 이런 경우이지요." "이해가 잘 안 되나요? 에 그럼...예를 들어보면...마나의 흐름이 정도 이상으로 부딛히게 되면 무형의 기운이 발생하게 되지요. 살기나 드 래곤 피어, 간혹 몬스터들이 지닌 `현혹'의 기운같은 것이지요. 존재감이라는 말 있지요? 대체로 정확한 말이예요." 끊임없이 이어지던 가녀린 소녀의 목소리가 굵직한 소년의 목소리에 의해 가로막혔다. "언제쯤이나 아리아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이제 나와요." 세를레네는 투덜대는 세틴에게 방긋 웃어보인 후 말을 이었다. "아리아씨 같은 경우, 그러니까 {영혼의 그릇}같은 경우는 강한 육체와 방대한 마나를 지니고 있는데 그 존재가 마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여요. 즉 그녀의 상태는 넘치기 일보직전의 범람하는 강을 둑으로 간신히 막아놓은 상태라고 할수 있어요." 말을 잇던 세를레네가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이미 터졌어야 정상인데..도대체 `둑'의 역활을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설명이 이어졌다. "어쨋든 감정이 움직이면 마나가 거칠게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존재를 침식해들어가지요. 물론 존재가 사그러지면 육신도 사그러지게 되는거죠. 당연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예요." 세틴이 하품을 했다. 그래도 그녀의 강의는 계속된다. "드래곤은 인간의 육체로 폴리모프하지만 그 강대한 마나로 인해 육체를 손상받지 않습니다. 인간의 육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예요. 존재 그 자 체가 마나를 포용하니까요. 존재가 다치면 육신은 붕괴합니다. 육신이 다치면 존재는 타격을 입지요. 하지만 존재가 부서지지는 않습니다. 뭐 이런 거죠." 세틴의 눈이 졸려죽겠다는 듯이 껌뻑여졌다. 하지만 이미 세를레네는 강의에 열중해서 세틴의 반응 따위는 안중에도 들어오 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리아씨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고...그녀의 감정이 격해질수록 그녀의 존재는 부스러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아마도 그녀의 육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아마도 제 추측이 거의 맞을 거예요." "존재와 육신의 관계는 마도사들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이런거지요. 존재는 육신에 묶이고 육신은 존재에 귀의합니다. 존재가 흐트러지면 육신은 더 이상 그 존개가치를 잃게 되지요. 육신이 다친다면 치료마법으로 치유가 가능하지만, 존재가 흐트러지면 자연적 치유력외에는 어떠한 것으로도 치유가 불가능하지요." 아예 노골적으로 나 졸려죽겠소~라는 표정을 짓고있는 세틴과는 달리 두 눈 을 번뜩이며 설명을 듣던 유나가 의아하다는 듯 반문했다. "존재가 흐트러지는 경우?" "아리아씨같은 경우라거나..아니면 인간의 몸으로 8서클 이상의 마법을 사용한다거나..뭐 그런 경우겠죠."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89- 세를레네의 설명, 세틴이라고 해서 관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설명은 마나의 본질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고위마도사들에 게나 필요로 하는 이야기였기에 세틴은 물론이고 유나 역시 이해 반 아리송 반으로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그저 죄가 있다면 이해력이 떨어지는 그의 두뇌에 그 죄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관심을 가지고 들으려 해도 이해가 안되는데 어쩌라는 건가? 그저 나오느니 하품일수밖에.. 떨어지는 이해력을 보유한 자신의 범죄적 두뇌를 부둥켜안고 세틴이 괴 로워 할 무렵, 제국 남령주 마다인 산맥으로부터 수백KM 떨어진 이곳, 알크리드 산맥과 카르셀 국경지대의 중간 부분에 위치하는 한 야전천막 안에서 세틴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으며 똑같이 머리를 혹사하고 있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러니까 마법의 구성원리는 의외로 간단한 거라네. 아까도 얘기했다시 피 마법을 발동시키는 데에는 마나를 흘리는 구상공간의 여유가 있어야 하고 그 구상공간은 마도사의 재량과 능력에 따라 그 범위가 결정되는 게 지. 마법끼리 부딛힌다는 의미는 구상공간안에서 위치상으로 그것이 겹쳐 진다는 의미이고, 그럴때는 먼저 깔려진 마법에 우선권이 있는게야." 갈색머리의 마도사, 인간계 최고의 마도사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이 중년인 은 지금 이 검은 머리를 한 청년, 하나도 이해못하겠다는 눈빛으로 그저 고 개만 끄덕이고 있는 최악의 제자에게 이해가 될만한 설명을 하느라 고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의 육체로서 8서클 중반 이상의 주문은 사용할 수 없다네. 육체라는 말은 그럴듯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육체라기보단 존재..라는 의미에 더 가깝겠지. 육신이 부서진다면 재생하면 그만이지만 존재가 흐트 러지면 그건 재생이고 뭐고 안 되지. 인간의 엉덩이에 재생마법을 건들 꼬 리가 돋아나는 것을 보았는가? 마찬가지야. 존재가 부수어진다. 즉 나같이 이렇게..." 고심하는 갈색머리의 마도사, 가스터가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걸친 로브를 들어보였다. 한때 인간의 팔이 달려있었던 그 부분은 휑하니 허전한 공간만을 남기고 있어 그 어깨부분만 조금 드러나있을 뿐이었다. 그는 외팔이였다. "8서클 마법의 반발력으로 내 팔은 완전히 흔적도 없이 날아갔지. 뭐 그나 마 육체 전체가 산산히 찢기지 않은게 다행이지 조금만 내 정신력이 흐트 러졌었으면 팔로 안끝났을테니... 아마도 자연적인 치유 외에는 내 존재를 다시 회복할수 있는 방법은 없을 거라고 보네... 이런 경우는 사실 역사상 내가 최초라서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을 멈추고 잠시 허전한 자신의 왼쪽 어깨를 매만지던 가스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인간의 육신, 아니 존재를 구성하는 마나는 8서클이상은 받아드릴수 가 없지. 그나마 8서클 중반까지 내가 사용할수 있었던 것도 나라는 존재 가 인간 이상의 마나를 지니게 된 덕분이고...내가 {영혼의 그릇}에 그렇 게 열중했던 이유도 이거지..." 검은 머리의 청년 플루토는 눈 앞에서 열변을 토하는 중년마도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의 허전한 왼쪽 어깨 아랫부분도. "가스터. 그럼 그 팔은 재생이 전혀 불가능한 겁니까?" "글쎄...일단 지금으로썬 그럴게야. 그래서 완성된 {영혼의 그릇}이 필요 했던 것인데..그걸 완성시킨다면 육신이 아닌 존재 역시 드래곤과 맞먹는 존재로 변할것인데...사실 그라테우스의 레어에서 가져온 {영혼의 그릇} 에 대한 지식 역시 육신과 마나에 대해서는 나와있는데 존재 가치를 높이 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안되어있단 말이야...어쩌면 그것 자체로 써 드래곤들의 {영혼의 그릇}은 완성된 것이 아니었을까? 그들은 존재의 마나적 가치를 높일 필요가 없을테니...그 자체로써도 충분하니까 말이야 단지 그들에게 걸맞는 강인한 육체만을 만들면 될 거고,,음..." 이제 가스터는 설명인지 독백인지 모를 정도로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물론 듣는 플루토로써는 아까나 지금이나 어차피 이해 안가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별로 신경을 쓰고 있지를 않았지만.... "그 없어진 왼팔...사는데야 지장이 많을테고...마법 쓰는데도 지장이 있 습니까?" 플루토의 질문에 가스터가 눈썹을 지켜세우며 반문했다. "아..이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플루토를 보며 가스터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마법을 구사함에 있어서 마나의 흘림외에도 손동작 역시 중요한 역 활을 수행한다네. 물론 내 경우는 낮은 서클의 주문을 사용할때는 거의 필 요가 없지만..에 뭐라고 해야하나. 주문과 손동작은 이런 것으로 비유하면 이해하기 편할걸세. 자네 어릴떼 산술(수학)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지?" "뭐..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맨날 졸았으니..어쨋든 있다고 치죠. 그래서요?" "마법의 주문은 산술의 공식과도 같은 역활을 하고 손동작은 자를 대고 똑 바로 그리는 것과도 같은 역활을 하지. 수준이 높아지면 쉬운 문제는 공식 을 따로 종이위에 써가면서 계산할 필요가 없지? 바로 암산이 되니까... 이런 식으로 마법 역시 수준이 높아지면 주문이나 손동작이 점점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지..." "아..네..근데..마법 쓰는데 지장 있습니까?" 했던 질문 또하는 플루토를 보며 한숨쉬는 가스터. "쩝..하나도 이해를 못 했구먼..." 결국 간략하게 추려서 결론만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가스터였다. "4서클 이하의 주문을 쓰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5서클 이상의 주문을 쓸때는 지장이 생길지도 모르겠어. 한손만으로 그 구상공간에 흘리는 마나를 제어해야 하니..시간이 좀 걸리겠지. 그리고..." 잠시 말꼬리를 흘린 가스터가 씁쓸한 어조로 단정지으며 말을 맺었다. "7서클 중반 이상은 절대 사용불가야..." "...제길...알겠습니다. 그런 것이군요." 말을 마치며 자리를 일어나는 플루토의 귀에 이어지는 가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말이야 원래... 마나라는 것의 본질 자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또 다시 가스터의 강의가 시작되고야 말았고 플루토는 눈쌀을 찌푸리면서 -물론 가스터에겐 안 들키게-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밤은 깊어만가고 가스터의 목소리는 낭랑하게 야전천막 안을 울려퍼진다. 이 어찌 졸리지 않을손가? 플루토의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의에 열중한 가스터는 완전히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어가고 있 었던 탓인지 플루토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자..이렇게 된게야.." 설명을 마친 가스터가 미심쩍은 눈으로 플루토를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 "..라고 설명을 하긴 했는데..듣고있긴 한건가 자네? 어이? 자냐?" 야전 천막안에서 가죽의자에 앉아 마주 앉은 가스터를, 그리고 그가 잃은 한쪽 팔부분을 번갈아 쳐다보던 검은머리의 청년이 두눈을 비비더니 어깨 를 으쓱하며 가스터의 말에 반문을 던졌다. "어..끝났습니까?" "미안하군...끝났다. 그래 끝났어!" 한숨을 쉬며 대꾸하는 가스터를 보며 플루토가 껄껄 웃어댔다. "아 뭐 중요한 건 다 이해했으니까 걱정마요." 의자에서 일어나 천막 밖으로 나서는 플루토를 보며 가스터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중요한 거라니?" 플루토가 천막의 휘장을 걷으며 가스터를 돌아다보았다. "우리 측 마도사의 전력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는 소리 아닙니까.." 수백개의 야전천막들이 즐비한 이 넓지막한 분지, 그곳 중 중심부에 위치한 지휘자급의 야전천막에서 안 검은 머리 청년이 실로 지겨웠다 는 표정을 하며 밖으로 나왔고 밖으로 나온 플루토는 그냥 아무나 지 나가는 경비병을 덥썩 붙잡고 대뜸 질문을 던졌다. "어이. 다리오스 어딨어?" 아무래도 카르셀의 최고층에 위치한 위대한 블랙나이트의 입에서 나왔 다고 보기엔 너무 위엄없는 말, 경비병도 일견 황당한 얼굴을 했지만 차분하게 대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눈앞에 있는 이 청년, 그들의 지휘자가 어떤 성격인지 아는데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 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비록 군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선배들의 말로 미루어보아서 충분히 그들의 지도자이자 카르셀의 위대한 드래곤 슬 레이어의 성격을 파악할 역량이 그에게는 있었고 그래서 그는 이 황당한 질문에 차분하게 대답했다. "다리오스 경께서는 생각하실 것이 있다고 하시면서 저쪽 구릉 너머로 가셨습니다만..." 플루토는 경비병이 가리킨 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은 낮은 구릉에 나무 몇그루가 서있고 잡초들이 잔뜩 덮혀있는 낮은 언덕, 플루토는 언덕과 그 위에 휘엉청 떠오른 밝은 달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혀를 차며 중 얼거렸다. "궁상떨기 딱 좋은 곳이군. 또 혼자 끙끙대고 있는건가. 바보같은 자식." 나지막한 언덕 한 곳에 잡초들 사이로 셔츠자락의 은발사내가 홀로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평범한 셔츠자락으로 그 섬세하고도 날렵한 근육 질의 팔뚝을 그대로 드러낸 체 다리를 꼬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은발의 사내, 드래곤 슬레이어,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그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야를 가끔식 가리는, 바람에 휘날리는 자신의 은빛 머리결을 손으로 매만지며, 그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음...?" 문득 하늘을 보며 조용히 사색에 잠겨있는 다리오스의 귀에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너무나도 익숙한 발자국 소리, 다리오스는 고개를 돌려 그에게로 다가온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벌렸다. "플루토..." 다리오스, 그 자신의 오랜 친우, 블랙나이트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검은 머 리의 날렵해 보이는 청년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그는 손을 들어 다리오스에게 잠깐 흔들어보이더니 바로 독설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다. "여어 은빛의 궁상나이트. 이번엔 여기서 궁상의 자락을 펼치시나?" 저벅저벅 걸어오면서 마치 땅투기꾼이라도 되는 마냥 휘휘 둘러보던 검은 머리의 청년, 플루토가 다리오스의 곁으로 걸어오며 피식 웃었다, "바람 은은히 불고 스쳐지나가는 풀잎소리 운치있고 달빛은 휘엉청 밝게 떠올랐군. 궁상 떨기에는 최고의 장소구나. 너 어떻게 이런 장소는 독사같이 찾아다니는 거냐?" 플루토의 비꼬는 듯한 어조에 다리오스는 씁쓸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고 아무 대꾸가 없자 플루토는 다리오스 곁에 덜썩 앉아버렸다. 그리고 그들은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잠시 정적이 그들 사이에 흘렀다. 스쳐지나가는 바람소리를 제외하고는 그 저 고요만이 깔려있었다. 이 고요를 먼저 깬 것은 플루토였다. "나같으면 한번 부딛혀 보겠다. 언제까지 이럴꺼냐? 남 신경 안쓰는 내가 안쓰럽게 볼 정도면 심각한 거라고 보는데...??" 시선을 하늘에서 대지로 늘어트린 은발의 청년이 기운없는 목소리로 나직히 대꾸한다. "..난 자격이 없어..." 다리오스의 힘없는 대꾸에 대한 반격은 바로 틔어나왔다. "자격? 카르셀 제 1기사이자..제국 최강의 검사 무왕 라르고를 가지고 노신 절세의 소드마스터가?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인간계 최강의 검사이실텐데 그런 위대한 실버나이트께서 자격이 없으면 도대체 맨날 어긋난 길만 걷는 멍청한 깜둥기사는 어찌되는거야?" "...너 뭔가 꽤 쌓인게 있는거 같다?" "시끄러..."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다리오스의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며 플루토는 쓴웃음 을 지은채 고개를 돌렸고 그런 그를 보며 잠시 미소를 지은 다리오스가 다시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공주님이 누굴 좋아하는지 너도 잘 알잖아." "물론. 그녀석 날 좋아했지. 눈치 보니까 지금도 좋아하는 거 같고. 녀석, 남자보는 눈은 있다니까..." 태연스레 대꾸하는 플루토를 질린 눈으로 쳐다보던 다리오스가 약간 버벅거리 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어쩜 넌 그렇게 태연하게 그런 걸 말할수가 있는거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나랑은 상관없는 걸." 누굴 약올리자는 것인가? 자신이 그렇게도 원하는 걸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 멩이만도 못하게 취급하다니? 다리오스의 미간이 서서히 찌푸려졌다. 다리오스의 입에서 조금 신경질적인 음성이 틔어나왔다. "그래, 너한테는 그녀의 관심이 조금도 신경쓸 일이 아니겠지..." "당연하지. 난 베라 챙기기도 바빠. 하루종일 베라 생각만 해도 모자랄 판에 딴 여자 생각할 틈이 어딨냐?" 태연한 듯 대꾸하는 플루토를 보며 결국 다리오스는 한숨을 쉴수밖에 없었다. "...후우 너답다...단순하지만 확실하구나..." "욕이야 칭찬이야?" 플루토의 치켜뜬 눈을 동반한 의구심어린 질문은 대답을 받질 못했다. 말대꾸 를 해주어야 할 다리오스, 그가 다시 하늘로 시선을 옮겼기에. 잠깐의 침묵 후 플루토가 다시 입을 열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야? 상자속에 보물이 들었는지 몬스터가 들었는지는 열어 봐야 아는 법이야... 내가 아는 넌 결과가 두려워서 시도도 안해보는 그런 남자가 아니었어.. 지금도 그렇고."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야..." "그럼...?" 다리오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머리속이 8년전으로 거슬러갔다. 그가 최초로 그녀를 보았을 그때로.. 그는 떠올렸다. 지금의 이오네공주를 안고있던 그 아름다운 카르셀의 왕비를, 지금의 이오네 공주와 똑같은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던 그녀 세르니안을.. 자신의 감정에 최초로 파문을 일으킨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난...그녀를 사랑할 자격이 없어. 진심인지 아닌지조차 확신이 없는걸.."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나직한 다리오스의 혼잣말에 플루토는 눈을 찌푸렸다. "...무슨 소린지 원..왜 내 주위에는 이렇게 이해못하는 소리만 해대는 인간 들이 줄을 선걸까?" 투덜대는 플루토를 보며 다리오스는 피식 웃은 뒤 그의 허리춤에 차여있는 한 자루 장검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새 검은 손에 잘 익었나?" 교묘히 화제를 바꾸려는 다리오스의 의도는 그대로 먹혀들어갔다. "아아..새 팔만큼이나.." 플루토는 다리오스의 말에 검을 꺼내들었다. 달빛이 검날에 반사되어 은은 하게 빛나는 바스타드 소드가 그들 앞에 놓여졌고 다리오스는 우선 감탄의 빛을 보였다. 검이 아닌 그 검을 들고 있는 건장한 팔뚝을 향해. "과연 베라의 능력은 놀랍군." 한번 잘린 팔이 저만큼이나 위화감없이 다시 생길수 있다니. 역시 최고위 무녀의 지위는 범상한 것이 아니다. 회복 마법의 수준을 넘어선 재생의 마법 은 고위급 신관이라도 함부로 시도할 수 없는 최고위의 신성주문인 것이다. "당연하지 베라가 그정도 능력이 없었다면 아마 이오네한테 암살당했을 걸?" 자랑스러운 듯 새로운 팔을 휘둘러 보는 플루토를 보며 다리오스가 눈쌀을 찌 푸렸다. "암살이라니? 농담을 해도 좀 가려가면서 해라.." "왜? 기분 나쁘냐? 이그..넌 걔가 얼마나 무서운 앤지 넌 몰라서 그래..." 약올리는 듯한 플루토의 말투에 다리오스가 발끈하기 시작했다. "난 항상 옆에서 봐왔어. 모르는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에스렐(애욕의 정령)이 씌인 사람한테 뭔 소릴 하겠어? 마음대로 생각하라 구~~" "그러는 넌 에스렐에 씌이지 않았나? 베라에게 완전히 달라붙어있는 주제에." "저런, 위대한 실버나이트께서 그런 저열한 시비를 걸다니, 놀라운데?" "위대한 실버나이트라...역시 너 뭔가 쌓인게 있구나?" "...관두자 관둬.."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나누던 다리오스와 플루토들이 다시 잠잠해졌고 잠시 후 걱정어린 말투로 다리오스가 플루토에게 입을 열었다. "팔은 이상없나?" 플루토는 친우의 걱정에 안심하라는 듯 밝게 웃어주었다. "잘렸던 팔이란 느낌은 안드는데..굳은 살이 다 사라져서 이게 좀 불편하군. 쩝..뭐 그런건 금방 다시 생기니까 상관없다만..." 말과 함께 플루토는 들고있던 바스타드 소드를 달빛에 비춰보았다. "어쨋든 이런 짭짤한 수확이 있었으니까..." 검날을 따라 새겨진 검은 묵빛 줄무늬, 그 검신 한가운데에 아로새겨진 고대어가 달빛에 반사되어 다리오스의 눈으로 들어왔다. "스톰브링거..아름답군. 폭풍의 검...과연 드래곤 본이야..전설의 마검, 용의 권능..." 다리오스가 감탄에 찬 어조로 중얼거리자 플루토는 검을 몇 번 까닥거려보인 뒤 다시 허리춤에 채워넣으며 투덜댔다. "왜? 탐나냐? 그런 뭔가 있어보이는 의미없는 단어들을 다 나열하게? 어차피 지금은 전혀 쓸모없는 그냥 단단한 검일 뿐이야." "흐음. 멋지다고는 했지만 탐나진 않아. 내겐 문 알슈타드가 있으니까." 다리오스의 말미가 점점 작아진다. `그녀에게 하사받은 검이...' 뒷부분은 플루토에게 들리지 않는 나직한 목소리였고 그래서 플루토는 약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별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 뭐... 이런거 가지고 있어봤자 검술에는 도움도 안되지. 이게 사실 검이냐? 마법지팡이지..이런 거 가지고 있으면 실력후퇴하기 딱 좋겠다." 허리에 찬 검을 툭툭 건드려보는 플루토를 향해 다리오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가스터나 주지 그래?" "그러려고 했는데..가스터가 워낙 단단히 봉인을 해봐서 궁정 마도사 전원이 와서 덤벼들어도 봉인이 안 풀려...젠장 좀 살살 걸든가 하지..멀쩡한 전설 의 마검을 폐품으로 만들다니... 능력이 너무 뛰어나도 문제라니까?" "하지만 그때 그렇게 안했으면 우린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지도 못했을 거야." "그래...그땐 정말 아슬아슬했으니까..." ┌───────────────────────────────────┐ │ ▶ 번 호 : 8951/9132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07일 13:1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0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233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04 18:52 읽음:1376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짙은 혈향이 바람을 타고 흘러간다. 혈향을 동반한 사방을 찢어발기는 파괴의 바람, 카르셀의 군세로 가득 메운 계곡의 양 절벽 사이를 할퀴고 빨아올리며 지나가는 3줄기의 용권풍, 귀를 찢을듯이 불어닥치는 그 날카로운 폭풍의 교향곡을 뚫고 한 사내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졌다. "[절대마법봉쇄]!" 마나를 실은, 공간을 뒤흔드는 목소리. 한 줄기 검붉은 섬광이 허공에 몸을 고정시킨 가스터에게서부터 뿜어져나가 대지를 디디고 선, 검을 움켜쥔 무왕 라르고에게로 쏟아져갔고 라르고는 소드마스터답게 스톰브링거를 휘둘러 그것을 막아내었다. 섬광은 허공으로 비산되는 찬란한 반탄광과 함께 라르고의 재빠른 반격에 막혀버렸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하지만 실은 그것이 가스터가 노리던 것. "후훗,,," 불시의 습격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막아낸 자신의 검술에 만족한 표정을 지 으며 라르고는 습격을 시도한 가스터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만족스러웠고 그래서 웃으려했다. 그러나 그는 웃을 수 없었다. 막 가스터를 올려다보려던 자신의 시선에 그의 스톰브링거가 기이하게 빛나는 것이 보였던 것이다. 그에게로 쏘아진, 그리고 훌륭히 막았다고 자부한 그 검붉은 섬광이 마치 뱀처럼 라르고, 그의 스톰브링거의 검신을 타고 올라가 삽시간에 검신 전체를 휘감아버렸다. "어엇?" 라르고는 스톰브링거로 주입되던 자신의 마나가 일순 멈추어지는 걸 느끼며 당황스런 신음을 내뱉었고 그와 함께 휘몰아치던 용권풍이 그 형태를 잃어 가기 시작했다. 공간의 떨림이 멎는다. 휘몰아치던 용권풍이 서서히 그 기세를 잃고 사라져가며 그동안 무수히 빨아올리고 찢어발기며 삼켜올린 자연의 피조물들을 천천히 내뱉는다. 귓가에 불어닥치던 파괴의 괴성이 그 목소리를 죽이고 사라져간다. 쫓기던 카르셀의 군병들, 그리고 허공에서 스톰브링거의 힘을 잠재워보고자 노력했던, 그와 함께 자신의 무력함을 실감하며 이를 갈던 카르셀의 마도사 들은 놀라움이 담긴 시선으로 가스터와, 그가 일으킨 마법의 위력을 번갈아 펴다보기 시작했다. 양 계곡사이에서 불어닥치던, 수백명의 카르셀군의 생명을 단숨에 앗아간 바람의 칼날이 삽시간에 그 위세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마도사에게 감탄을 보냈고 그것은 지상에서 허전한 한쪽 팔을 부둥켜쥐고 신음을 내뱉던 플루토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와...굉장하다." 플루토가 마법에 대해서 뭘 아는 건 없지만, 적어도 1. 가스터의 제자들 열댓명이 달려들었지만 용권풍은 미동도 안 했다. 2. 가스터가 짠 하고 나타나서 뭐라뭐라 외치니까 단숨에 조용해진다. 3. 고로 가스터는 매우 잘난 마도사임이 틀림없다. 정도의 유추는 할수 있었고 그래서 플루토는 경탄의 눈빛으로 허공에 몸을 실 은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놀랐다. "가스터?" 사그라졌으나 아직도 그 여세가 남아있는 대기의 흐름은 검은 로브의 마도사 가스터의 로브자락을 연신 펄럭이게 하고 있었고, 펄럭이는 그의 로브자락은 검붉은 피로 물들어 그 틈새 사이로 붉은 육편을 조각조각 떨어트리고 있었다. 한편, 라르고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스톰브링거를 든채 당황스러운 태도를 보이 고 있었다. "이..이게 어찌 된거지? 폭풍! 폭풍이여!" 스톰브링거는 반응하지 않았다. 평범한 철검 이상의 반응 외에는. 당황한 라르고의 눈빛이 감탄으로 바뀌었고 그와 함께 그는 놀라움과 경탄이 담긴 눈빛을 허공의 가스터에게 보내었다. 라르고의 입에서 허탈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가스터 저자는... 드래곤의 권능조차 능가한단 말인가?" 전설의 마검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이 사실은 라르고로 하여금 잠시 자신의 상황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그는 지금 대륙을 울리는 살아있는 전설,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와 대치하고 있었다는 그 상황을. 그리고 그 허점을 다리오스는 놓치지 않았다. 다리오스 역시 놀라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지금 그가 가장 최 우선적으로 해야 할일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결투는 끝나지 않았다. 상대방인 라르고가 헛점을 보이는 지금 그것은 더없는 공격의 기회, 자칫 스톰브링거의 힘이 돌아오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타앗!" 다리오스는 가벼운 기합성과 함께 몸을 날렸고 잠시 멍해있던 라르고는 그제서야 아차 하는 비명을 지르며 자신에게로 쇄도해오는 다리오스에게 로 고개를 돌렸다. 마치 날아오는듯이 빠르게 돌진하는 다리오스, 그리고 그의 손에 쥐어진 은빛의 기류가 그의 눈에 들어온다. 단숨에 그와 다리오스와의 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었다. "으윽!" 한 줄기 은빛섬광이 라르고의 눈앞을 가렸고 그는 이를 악물며 몸을 뒤로 날렸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다리오스의 은빛 검기가 번뜩였고 스톰브링거가, 그리고 그 검자루를 꼭 쥐고있는 소드마스터 라르고의 오른손이 피를 흩뿌리며 공중으로 날아올 랐다. "크으.." 라르고의 비명을 채 이어지지 못했다. 허공에 검광의 궤적을 남긴 다리오스의 은빛검기가 베어간 기세 그대로 궤도를 바꾸어 라르고의 목으로 단숨에 베어 들어간 것이다. 섬뜩한 느낌과 함께, 라르고는 이성의 끈을 놓쳐버렸다. 비등한 실력을 가졌을때는 잠시의 헛점이 큰 결과를 초래한다. 하물며 기량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한눈을 팔았으니... 둥근 무엇인가가 하늘로 솟구치면서, 베어들어가는 그 기세를 이기지못해 그대로 라르고를 스쳐지나간 다리오스의 전신에 피가 쏟아진다. 그의 은빛머리결이, 은빛갑옷이, 새하얀 피부가 붉게 물든다. 자신의 몸에 묻은 타인의 피를 손으로 대강 훔쳐내며 다리오스는 뒤를 돌아보 았다. 너무나 순간적으로 일어낳던 일이기 때문이었을까? 무왕 라르고, 제국최강의 검사의 목없는 육체는 아직 대지를 디디고 서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신의 어깨위로 뿜어오르던 선혈이 점점 사그러지기 시작하자 흘러내리는 붉은 핏물이 한때 라르고였던 그 시신을 서서히 덮어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그것은 대지 위로 누웠다. "...." 다리오스는 잠시 그것을 지켜보았다. 아무말없이. 그에게 있어서 타인의 죽음을 보는 것은 그다지 기분좋은 일이 되지 못했다. 특히 그것이 자신을 투영시킬만한 거울일때는. 그러나 지금은 감상에 빠질 시기가 아닌 것, 다리오스는 곧 정신을 차렸다. 한꺼번에 전력을 폭팔시킨 탓에 전신의 기운이 빠져버렸지만, 그래도 그는 해야할 일을 잊지 않았다. 그는 대지위를 구르는 라르고의 목을 주워들고서 높이 쳐든 채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들어라 제국의 병사들이어!" 그의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계곡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것이 침략자의 최후! 그대들의 지도자는 쓰러졌다!" 카르셀의 1만군세가 제국의 10만명의 군사들을 압도하는 기이한 현상이 지금 알크리드산맥의 한 이름없는 계곡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통솔자를 잃은 제국의 병사들은 이미 사기를 잃을대로 잃었고 게다가 절대적 존재였던 무왕 라르고의 죽음은 제국군으로 하여금 일관된 명령 체계를 갖지 못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수뇌부가 몽땅 사라져버린 것은 카르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카르셀 측은 잘만 싸우고 있었다. 기세등등하게. "야아..냅둬두 잘 싸우는구만." 카르셀의 1만군세의 총사령관 플루토 경께서는 지금 근처 바위에 주저앉 아 자신의 수하들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흐뭇했다. 플루토는 정말 흐뭇했다. 플루토, 자신은 지금 팔이 잘려나간데다가 힘이 다 빠져버려 아무것도 못 하 는 처지, 가스터는 지금 허공에서 똑~하고 떨어져 플루토와 동병상련의 아픔 을 겪으며,즉 팔병신이 되어 그의 옆에 누워 피칠갑을 한채 아이고~데이고~ 하고 있고 베라는 어디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통 감감무소식이다. 다리오스는 라르고와의 전투에서 힘을 다 뺐는지 저만치서 어기적 어기적 플 루토에게로 걸어오고 있다.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왠 사람머리 하나를 든 채. 이렇듯 수뇌부 전원이 비리비리한데도 불구하고 그의 부하들은 정말 잘도 싸우고 있는 것이다. 어찌 흐뭇하지 않을 수 있으랴. 플루토의 암흑군은 그 유치찬란한 작명센스 외에도 큰 단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일관된 명령체계를 내릴만한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장은 돌인데 부하들은 똑똑하다보니 애당초 전술이나 용병술을 상의할 때 플루토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비록 플루토의 머리가 둔한 것은 아니었으나, 아무래도 그는 머리를 굴리 는데 있어서 사전지식을 요하는 행위를 극도로 싫어하는 관계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외에는 그다지 외워두지를 않았고 게다가 살아가는 데 큰 불 편이 없으므로 더더욱 머리 쓰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검사라면 본능에 의지하여 검을 휘둘러야 한다...라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 침하기 위해서라고 플루토는 되뇌이고 있지만... 허나 플루토, 본인은 살아가는 데 불편이 없겠지만 그런 경우 대체로 주변 인물이 꽤 불편한 법이다. 그래서 한때 플루토도 병법을 한번 제대로 공부해보려는 생각을 가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플루토는 돌은 깍아도 돌이고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라는 가스터의 격언을 되새기며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특수한 경우, 즉 수뇌부가 전부 비리비리하게 되어 버린 경우에는 오히려 장점으로 바뀐다. 수뇌부가 전혀 통솔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통제가 되는 것이다. 비록 머리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 플루토였지만 그런 그에게 충성을 바치지 않는 장수들은 없었다. 병사들의 생명을 아끼기 위해 혼자 적진에 뛰어드는 플루토에게 그 누가 충성을 바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쩝...계획은 어긋났지만..." 자욱한 먼지구름 사이로 죽어가는 양측의 군세들, 그리고 죽은 자의 대부분은 제국의 병사, 그 모습을 바라보던 플루토가 기운빠진 모습으로 주변 바위에 등을 기대며 입을 열었다. "하아...이긴 것 같군 뭐...어찌되었건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지..." 플루토의 입에서 피곤이 깃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계속------------------------------------------ 음...수많은 질책이 있었으나..(사실은 수많지도 않았음. 흑~~) 벗꽃은 할말이 없사옵니다. 네에...할말없습니다. 우짜겠습니까? 글을 안 쓴 걸.,으흐흐 열심히 쓰려고 노력중입니다...라고밖에는 할말이 없군요 에헤헹~~ 고메고메고메네~~~ ^_^;;(웃음으로 때우자...) P.S 아 스톰브링거의 버그...네 드디어 발견하셨군요 그거 버그입니다. 원래 전설의 마검이라 할지라도 8서클까지밖에 사용을 못합니다. 제 소설에서 9서클의 마법은 신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거 든요. (정신나간 몇몇 드래곤은 실랑이할때 쓰기도 합니다만...) ^_^ ┌───────────────────────────────────┐ │ ▶ 번 호 : 8951/9132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07일 13:1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1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244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05 20:42 읽음:1213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저 붉은 들판 위에~~비명소리 들려오네~~검광은 반짝반짝 사람들은 으악 으악~~" 비탈녘의 약간 높게 위치한 바위들 중 하나에 올라앉아 등을 기대며 플루토는 시인지 노래인지 정체모를 무엇인가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호위는 없었다. 이미 격전지는 멀치감치 떨어져 플루토가 위치한 곳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잘싸워라~잘싸워~ 운좋으면 살고 재수없으면 죽는 곳~오 피에 물든 아름다운 산맥~~" "너...뭐하는 거냐?" 플루토의 목소리에 다른 남성의 목소리가 일순 끼어들었다. "대지는 저들의 피를 양분삼아 또다시...어~ 다리오스 왔냐?" 응고하여 이제는 검붉은 빛을 띤 피와 살점들을 곳곳에 붙인 은발의 사내,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오는 다리오스를 보며 플루토가 손을 흔들었다. "잘왔다~ 왠일로 이렇게 빨리 온거냐? 너 지금 리베이드에 있어야 하잖아? 게다가 백룡기사단은 어쩌구?" 팔이 잘린 플루토를 보며 잠시 안색을 찌푸린 다리오스는 플루토의 쾌활한 목소리에 다시금 표정을 푼 뒤 힘없이 대꾸했다. 아무래도 상당히 기운이 빠진 듯한 목소리였다. "자르난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 수정구로, 그래서 나만 먼저 워프마법으로 카르셀로 돌아갔지. 그 다음엔 플루토 네 암흑군을 이끌고 출격한 거고..." "그렇군. 하긴, 네 백룡기사단에도 마도사는 있으니까..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너만 먼저 부를 껄, 괜히 셋이서 끙끙댔네..칫. 뭐 끝이 좋으 니까 남의 군대 함부로 끌고 온 점은 용서해주지~" "그나저나..." 대화를 나누던 다리오스의 얼굴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뭘 그렇게 흥얼거리는 거야 플루토?" "음유시인 플루토의 즉흥서사시~ 제목은 전쟁터의 피바라암~~" 태연스레 대꾸하는 플루토를 보며 다리오스가 잠시 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셀수조차 없는 시신들과 병장기들이 널부러진 계곡 사이, 피로 내가 이룬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곳. "....저 꼴을 보고도 노래가 나오냐?" "못 나올 건 또 뭐냐?" 다리오스의 말투에 성난 음성이 깃들기 시작했다. "... 저 참혹한 모습을 보고도 노래가 나온단 말이야?" 그러나 플루토는 태연하게 다리오스의 말을 받아쳤다. "참혹한데 어쩌라고? 우리가 이기고 있잖아? 안 기쁘냐 다리오스?"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다리오스의 목소리가 점점 올라갔고 그런 다리오스의 말에 플루토의 장난기 어린 대꾸가 뒷따랐다. "흠~우리편이 죽었다면 이야기는 다르지만..그게 아니잖아? 적군많이 죽었고 적군많이 죽었으니까 우리가 이겼고 우리가 이겼으니 기분좋 고 기분이 좋으니까 노래를 흥얼거린다. 뭐 잘못됐냐?" 다리오스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그럴수는 없는 거다 플루토." 진중해지는 다리오스의 음성, 그 속에 섞인 비난조의 어투에 플루토의 얼굴에 깃든 미소가 사라졌다. 플루토의 찌푸린 시선이 다리오스를 향했다. "그렇게 죽어간 사람들이 애처러우면 전쟁을 일으키지 말던가, 아니면 농사 짓고 살아. 아니면 라티스폐하의 야심을 끝까지 막아보던가." "난 헤이드6국연합이 통일됨으로써 모두들 평화롭게 살기를 원했을 뿐이야." "말은 잘한다. 야! 다리오스. 언제 헤이드6국연합끼리 전쟁을 하기는 했냐? 전쟁일으킨 건 우리 카르셀왕국이랑 아라스난 왕국이 최초야. 설마 라티스 폐하의 그 말도 안돼는 명분을 진짜로 믿는 건 아니겠지?" 명분. 다리오스의 머리속에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 엘 카르셀의 목소리가 다시 금 들려왔다. 그의 기억에 의해 재생되어. -지금 헤이드6국연합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다. 어느 나라든지 비정상적 으로 한가지만을 고집한다. 리베이드는 기사도만, 바트란은 오로지 농업에 입각한 대토지를 가진 영주들만,라슈타니엔은 마도사들만, 사르바잔은 말도 안되는 이상한 기술이니 뭐니 하는 것만! 게다가 아라스난은 오로지 군대만 키우느라 정신이 없지...- -하지만 그것은 제국으로부터 효율적으로 우리들을 방어하기 위함이 아니 었습니까?- -그렇지, 그리고 그것이 이 6개의 나라가 통일되어야하는 이유다.- -지금은 두 드래곤으로 인해 제국의 침략이 있지를 않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힘이 아니다. 높은 성벽을 믿고 그 안에서 안주하다가는 언젠가 반드시 그 댓가를 받게 될 것이다.- 다리오스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었다.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때 일을 생각하며 피식 웃은 다리오스, 그는 플루토의 냉소에 나직하게 대꾸했다. "물론 난 바보가 아니다. 하지만, 그분의 말씀 중 옳은 것이 있지. 가이아네스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선 헤이드 6국연합은 뭉쳐야 한다. 그것만이 이 나라를 제국의 마수로부터 구해내는 길." 이 나라가 아니겠지...라고 플루토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것 을 입밖으로 내지는 않는 그였다. "흐음 난 그런 귀찮은 거 신경안쓴다 다리오스." 플루토는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다시 말투를 장난기어린 말투로 바꾸기 시작 했다. "피를 안 흘리는 방법은 간단해. 제국에도 항복하면 되는거야. 뭐가 문제 냐? 기사의 명예가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애당초 그런 위 선을 보이질 말던가~" "....위선이 아니라 인간이 가져야 할 당연한 덕목이야." "어련하시겠어? 하지만 난 죽여놓고 시체앞에서 슬퍼하느니 당당히 내 승리 를 기뻐하는 타입이라서~" "...비록 살아가는 데 있어서 타인을 죽여야 할 경우가 어쩔수 없이 생긴 다 해도, 그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만큼은 경건함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 하는데..." "뭐, 나야 아는 사람만 신경쓰자는 주의니까~~"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대꾸하는 플루토를 다리오스는 그저 질린 눈으로 볼수밖에 없었다. 원래 다리오스와 플루토가 한번 말다툼을 하면 쉽게 끝을 보지 않는다는 건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래서 다리오스는 그냥 대꾸없이 주저앉기로 결심했다. 그는 안그래도 라르고와의 전투로 상당히 피곤했고 이곳은 등을 기댈만한 편 안한 자리가 사방에 마련되어 있다. "어? 그거 라르고 머리잖아?" 다리오스가 아무런 대꾸를 안 하자 다시금 즉흥곡(?)을 흥얼거리던 플루토의 눈에 근처에 앉을만한 자리가 없나 눈을 굴리는 다리오스의 한쪽 손에 들린 동그란 것이 들어왔다. "그런 걸 왜 들고 온거냐? 써먹을 데도 없는데? 술 담가먹을려고?" 다리오스는 플루토의 농담에 아무런 대꾸없이 손에 들었던 것을 근처 바위위 위에 살짝 올려놓은 뒤 플루토 옆에 털석 주저앉았다. 그리고 잠시 먼 곳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먼지가 피어오르는 제국과 카르셀의 격전장을.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분위기는 대강 잡고 이제 대꾸 좀 하는 게 어때요? 다리오스 겨엉?" "하하..." 다리오스는 웃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를 지우며. "무왕 라르고, 제국 최강의 소드마스터, 그런 자의 시신을 격전지의 말발굽 아래에 휩쓸리게 만들수는 없었어..." 나직하게 들려오는 다리오스의 목소리에 플루토가 코웃음을 쳤다. "헤에~ 냅두면 저쪽에서 어련히 안 챙겨갈까봐?" "...뭐랄까...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않았어. 그냥... 전쟁터에 놔두고 올 수가 없었을 뿐이야. 그는 강했고,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자였으니까... 적어도 경의를 표할만 한 적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의를 갖고 매장하는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해." "흐음. 뭐 좋을대로~ 도대체 다리오스 네 사상은 이해가 안가지만," 플루토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굳이 말싸움 할필요 없지. 그래, 그 머리 어쩔려고? 명당자리 찾아서 잘 안장하려고?" "그래... 저 무왕 라르고의 머리는.." "불에 넣고 구운 다음 잘 갈아서 돼지 먹이로 줘버려!!!" "그래..잘 구워서 갈아만든 돼지먹이로...에앵?" 순간 버벅거린 다리오스, 막 분위기잡고 이야기하는데 어디서 왠 굵직한 목소리 하나가 끼어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리오스가 익히 들었던 목소리. 다리오스는 말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 뒤 눈을 동그랗게 떳다. "어? 가스터? 거기 누워서 뭐해요?" 바위 틈새로 검은 로브를 걸친 가스터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끙끙대고 있 는, 다리오스에게는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진기해보이는 광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가스터가 저정도로 비참하게 끙끙대는 건 한번도 못 봤던 다리오스였다. 그라테우스와의 전투때도 저정도는 아니었다. "보면 몰라!" 신경질적인 대꾸에 의아해한 다리오스가 가스터를 자세히 관찰했고 그제서야 다리오스는 발견할수 있었다. 그의 로브에 묻은 검붉은 흔적과 허전하게 날리는 그의 한쪽 어깨를. 다리오스의 입에서 다급한 음성이 터져나왔다. "헉! 가스터 괜찮나요?" --------------------------계속--------------------------------------- 음 감동깊은 초룡이 F/W를 이기는 법 4가지... 그럼 1번인 조회수조작건..누가 해주실 분 계십니까? 으히히... 2번 꾸준한 연재..흑~~맘만은 꾸준하고파요~~하지만 현실은 냉혹 3번 설정을 까먹지 않는다...-_-;;; 내대가리닭대가리새대가리 으아아앙~~ 대가리가 죄라니까... 설마 플루토 대가리는 내 대가리를 모티브? 4번 나우에 올라오지 못 하게 막는다! 어..그럴듯허다..제일 말된다. 어차피 난 하이텔에서 F/W 보니까 나우엔 못 오게 막아봐? (욕 바가지로 먹겠지?^_^;;;) 근데..무슨 수로 막나? 누가 막을 수 있는 법 좀 가르쳐줘요? 그런 거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까? 위의 결론을 유추한 결과, 초룡은 절대 F/W를 이기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 어~ 씁쓸한 걸...무엇보다 그 무지막지한 연재량이 웬수야 엉엉 글을 잘쓰면 그만큼 느려야 할것인데..세상은 불공평해!!! P.S LMK 서장 마법의 검을 찾아서의 완결을 축하하며 펜릴님께 바치는 노래. 축하합니다~축하합니다~ 당신의 완결을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축하합니다~ 길었던 마법검이 끝났더군요~~ 그동안 끝낸다고 호언장담한게~ 도대체 몇번이나 되었던 것일까~~ 수많은 장담후에 이제야~ LMK 완결지었네~ 축하합니다~축하합니다~~ 당신의 완결을 축하합니다~~~ 원곡 생일축하노래에 맞추어 부르시면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무슨 진가?) (그러나 그것은 서장에 불과했다! 서장, 즉 프롤로그라는 이야기인데... 역대 소설사상 프롤로그쓰는데만 4년 걸린 소설 있음 나와보라구 그래~) P.S 2: 음 세틴의 비검 천살섬!!! 검을 날려 적을 꿰뚫는 기술!! 이거 어검술 아니옵니다. 어검술은 날린 다음 돌아와야 어검술이죠. 공중에서 막 커브도 돌아야하고. 이건 단지 잘~던져서 적을 맞추는 기술입니다. 당연히 회수할때 어검술은 손만 번쩍 들면 검이 알아서 손에 잡히지만 이건 걸어서 주으러 가야 함. P.S 3: 하이텔 시리얼란에 마룡난무가 떴습니다!! 마룡난무 떳습니다~~자리에서 일어나~~서~ 모두모두 키보드 잡고오~ 때리시라 GO 시리얼 재밌으면 추천도 좀^^ (뭐 재미없으면 말구~~오호호호^_^) (잡담최강전설! 도대체 이거 몇 페이지더냐? 아 뻔뻔하도다 벗꽃이어~~) ┌───────────────────────────────────┐ │ ▶ 번 호 : 8951/9132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07일 13:1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2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250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06 17:39 읽음:826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게 괜찮아 보이냐? 아파서 돌아가시겠다! 신관이든 마도사든 아무나 좀 와봐! 젠장..빌어먹을 다 어디 간거냐 앙! 제기랄.." 가스터, 그는 악을 쓰고 있었다. 하긴, 팔 하나가 통채로 날아갔으니 좀 아프겠는가? 연장자의 체면상 눈물을 흘리지만 않았을 뿐 가스터의 얼굴 은 완전히 울상이었고 그래서 바위 틈새에 끼어서 계속 낑낑대는 가스터 였다. 그럼 플루토는 이런 가스터를 그동안 그냥 바위뒤에 벌렁 내버려놓았단 말인가? 다리오스는 어이없는 눈으로 플루토를 바라보았고 그러자 플루 토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망토찢어다 지혈하고 진통제인 하르트 약초가루 먹이고, 난 할만큼 했 다. 누군 팔 안잘렸나? 왠 엄살이 저렇게 심하담." 상대를 말자..란 생각을 하며 다리오스는 가스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쩌다가?" 다리오스의 의아함과 걱정이 섞인 질문에 가스터가 미간을 한껏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다리오스 자네가 들고있는 머리통의 원주인 덕분이다..아고고고. 젠장.. 마침 잘 들고 왔어..거기다가 화풀이나.." 이를 가는 가스터의 표정을 보니 정말 돼지먹이로 할 가능성이 다분한 지라 다리오스는 라르고의 머리를 살짝 가스터의 눈앞에서 치운 뒤 다시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도대체 왜? 아까까지는 멀쩡하셨더니..." 눈 앞에서 라르고의 머리가 사라지니 좀 진정이 되는 모양이다. 가스터 는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중에...설명해 주겠네... 젠장 스승이란 사람이 아파서 돌아가시겠 는데 제자란 작자들은 도대체 다 어디간거야?" "어디 가긴요. 저기서 싸우고 있잖아요?"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플루토, 그의 손가락이 허공을 향했다. 저만치 멀어진 먼지구름과 그 위에서 마법을 서로 난사하는 마도사들이 있는 그 곳으로. 플루토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잠시 멍하게 바라본 가스터, 그리고 그 뒤 로 그는 징징대지 않았다. 그저 신음만을 가끔 내뱉을 뿐. 먼지구름 피어오르는 격전지를 바라보며 세 사람이 앉아있다. 한 사람은 흥얼흥얼~한 사람은 낑낑~끙끙~ 한 사람은 침묵~ "어?...다리오스는 언제 온거야?" 할일없이 주저앉아 멍하니 있는 세 사내들의 귓가에 고운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피곤에 지친 세 사내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고 그러자 플루토 의 입에서 반가움이 깃든 음성이 터져나왔다. "베라! 무사했구나! 뭐하다 이제 온거야?" "미안, 플루토. 나도 나름대로 바빴거든." 기운없게 들리지만 상냥한 음성, 그와 함께 바위듬성이 사이로 헝크러진 갈색머리결을 다듬으며 왠 사람을 하나 질질 끌고 나타난 10대 후반의 미 녀가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뭐하다 이제서야 온 건가?" "미안해요 가스터. 하아아..." 기운빠진 모습으로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베라의 모습을 보던 다리오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베라의 왼손에 왠 금발머리의 여인 하나가 무녀의 복장을 한채 딸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잔뜩 헝크러지고 찢긴 복장을 한 그 금발머리의 무녀를 바라보며 다리오 스가 베라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베라. 옆에 그 여인은 도대체?" 다리오스의 그 질문에 베라의 손에 잡혀 질질 끌려오던 그 금발의 여인이 힘없이 고개를 들었다. 힘없는 동작이었다. 이미 그녀의 사지는 힘줄이 끊 겨 제 구실을 하지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결코 힘없이 빛나지 않았다. 온갖 증오로 점철된, 자신을 응시하는 날카로운 그녀의 눈빛을 보며 다리 오스가 해명을 바라는 표정으로 베라를 쳐다보았다. 답변은 곧 나왔다. "새벽의 여신의 무녀. 잡느라 땀 꽤나 뺐어요. 나랑 지위가 같았거든." 말을 하면서 근처 바위에 주저앉는 베라를 바라보며 플루토가 피식 웃었 다. 그와 함께 플루토의 눈빛이, 표정이, 어투가 상냥하게 바뀌었다. 살짝 일어나 베라에게로 다가가며 플루토의 입이 열렸다. "음..무사해서 다행이야. 베라. 걱정했잖아." "으응.." 베라의 어투도 귀염성떠는 여인의 목소리로 바뀐다.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는 베라, 그와 함께 그녀의 손에 질질 끌려온 새벽의 여신 칼리오네스의 최고 위 무녀 스칼라 양은 베라의 발에 툭 차여 저만치 바위 틈새에 내팽겨쳐지는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데굴~데굴~ "으으으으..." 그러나 그녀의 신음소리가 들리건 말건 베라에게는 관심밖의 일. 베라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플루토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플루토처럼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다음엔 걱정 안 끼칠게 플루토." "너만 무사하면 됐지 뭘...정말 다행이야." 낮게 깔리는 플루토의 중후한 목소리와 그에 반응하여 귀여운 비음으로 떠 드는 베라. 아주 주변에 화사한 분위기를 팍팍 조성하는 두 사람이었다. 뭐 행복하게는 보인다만... "......" 두 연인은 행복한지 몰라도 그것을 옆에서 구경하는 두 사내의 표정은 그다 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물론 저 작태(?)를 옆에서 관람한 것이 하루이틀 이 아닌 만큼 다리오스는 그냥 그려러니~하고 넘어간채 굴러떨어진 스칼라양 을 부축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가스터에게는 용서가 안 되었던 모양이다. 자신은 팔이 잘려서 아파죽겠는데 저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용납이 될리가 없는 것이다. "눈꼴시다~눈꼴셔~하이고오~둘다 대강 좀 하게나...하루이틀이 아니잖아 이거? 지겹지도 않냐! 아구구..어쨋든...그러고보니 베라. 저 여자 왜 여기까지 끌고 온건가?" 재빨리 말꼬리를 돌리려는 가스터의 의도는 그대로 들어먹었다. 막 껴안기 일보직전이었던 베라가 가스터의 질문에 정신이 들었는지 그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대꾸했다. "아...내가 이런 꼴을 당했으니 아무래도 플루토가 위험해지지 않았나 싶 어서, 위급하면 인질로라도 쓸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말을 하다말고 저만치 내팽겨쳐둔 금발의 미녀 스칼라, 막 다리오스의 손에 의해 부축을 받는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베라는 어깨를 으쓱한 채 말을 덧붙였다. "음..그러고보니 지금은 쓸모가 없네. 히잉, 괜히 힘만 뺐잖아?" 말을 하다말고 문득 베라는 플루토의 모습에서 뭔가 괴리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으응?" 그리고 그녀는 그 이유를 알아챘다. "플루토! 파..팔이?" 기사들은 망토를 뒤집어쓰고 다닌다. 마도사들은 로브를 뒤집어쓰고 다닌다. 그래서 다리오스도 가스터가 팔 잘린 것에 대해 처음에 눈치채지 못했었다. 로브속에 가려진데다가 로브 자체가 검은 색이라 쉽게 눈에 안 띄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검은 망토로 둘러쌓인 플루토에게도 비슷한 경우였기에 베 라는 이제와서야 플루토의 부상을 알아챘고 그래서 그녀는 당황했다. "이..이게 어떻게 된거예요?" 허전한 왼쪽어깨(왼쪽이었나 오른쪽이었나? 아 헷갈려--;;), 팔이 있어야 할 부분이 텅 빈 채 망토자락에 가려져 있다. 다급한 나머지 목소리가 올라가는 베라, 그런 그녀를 보며 플루토가 피식 웃 은뒤 태연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되긴? 잘린거지." "어쩌자고! 안 아파요? 응?응?" 호들갑을 떠는 자신의 연인을 보며 플루토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안 아픈 건 아니지만..뭐 참을만 해." "도대체 어떤 놈이..." "누구긴, 저기 저 머리통의 주인이었던 무왕 라르고지.." 플루토의 손가락이 어느 한 점을 가르켰고 그 지시선에 따라 베라의 시선 이 이동한다. 그녀의 시선에 목만 덩그라니 남은 30대후반의 남자얼굴이 걸린다. "저자가?" 베라의 입에서 노성이 틔어나왔다. 감히 플루토의 팔을 자르다니? 용서할수 없었다. 그녀로써는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극악무도한 행위인 것이다. "흥! [샤나인]!" 베라의 손이 앞으로 뻗어지며 한 줄기 빛무리가 작렬했다. 펑~ "어...." 다리오스의 입이 떡 벌어졌다. 한 줄기 섬광과 함께 방금전까지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던 라르고의 얼굴이 산산히 흩어져 한 조각 육편으로 변 해버린 것이다. 아무리 적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 한 것 아닌가? 다리오스의 얼굴에 노기가 어렸다. "이..이봐! 베라! 이게 무슨 짓..." 그러나 이미 베라는 그쪽에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를 않았다. "조금만 기다려요. 플루토 내가 금방 안 아프게 해줄게요..." 방금전 머리통을 박살내던 표독스러운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마치 성녀라도 되는 냥 상냥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으며 플루토의 다친 어깨를 빛으로 감싸는 베라였다. "베라.잠깐 나 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문을 잇는 다리오스, 이번에 그의 말은 중년사내에 의해서 가로막혔다. "플루토는 잘 참는 것 같은데... 이쪽부터 좀 해결해주면 안되겠나?" 한참 플루토를 치유하던 베라의 눈에 오만상을 찌푸리며 울기 일보직전의 궁 상맞은 표정을 한 중년마도사의 얼굴이 비추어진다. "음~ 우리 플루토 다 고치구요." "베라..저..." 뭔가를 말하고 싶은지 손을 휘젓는 다리오스의 행동은 이미 동료들에게서 무시당한 듯 하다. "제길, 이거 정말 서럽구먼, 서러워!" 정말 서러운 듯한 표정을 짓는 가스터, 참 불쌍한 표정이었지만... 베라에게는 씨도 먹히지 않았다. "조금만 참아요. 우리 플루토 치료하고 곧 해줄게요." 베라의 냉정한 목소리는 가스터로 하여금 체념하고 자기 차례나 기다리자는 판단을 내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저기 이봐 베라..." 아양떨기에 여념이 없는 베라에게 그의 목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는다. "플루토. 금방 치료해줄게요~ 좀만 참아요~" 다리오스 침묵하다... "......" 새하얀 뼈가 그 모습을 되찾아간다. 근육이 되살아난다. 조직이 재생된다. 으물거리는 생체조직이 플루토의 잘린 팔뚝으로부터 스물스물 기어나와 새로운 형상을 취하고 있다. 새빨간 근육조직위로 신경이 연결되고 혈관 이 되살아난다. 새하얀 피부가 붉은 근섬유 위를 차분히 덮어간다. 이윽고 베라의 손에 어린 빛무리가 그 힘을 다했다. 그리고 플루토는 팔을 되찾았다. "안 힘들어 베라? 기운없어 보이는데." 플루토의 팔을 재생시킨 후 이마로 흐르는 땀을 훔치며 피곤한 기색을 짓는 베라를 보며 플루토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을 걸었고 그런 그의 말에 베라 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아직은 괜찮아요. 이 무녀의 신성력을 흡수했으니까.." 활짝 웃는 베라와 그 옆에서 이제 플루토를 치료했으니 자기 차례겠지~ 라는 눈빛으로 베라를 바라보던 가스터. 그때 저만치 쓰러져있던 스칼라가 고개를 들어외쳤다. "악랄한 년! 그 엄청난 신성력은 그런 방법으로 얻은 것인가?" 갑작스레 터져나온 외침에 모두들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헝크러진 금발의 머리카락사이로 증오로 가득찬 그녀의 눈빛이 새어나온 다. 오싹하기 그지없는 표독스러운 눈빛, 그러나 베라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아~ 난 재활용주위자라서."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수 있다면 지금 베라는 산산히 찢겨졌을지도 모르 겠다. 베라의 대답에 어이없는 표정을 짓던 스칼라의 입에서 절규가 틔 어나왔다. "차라리 죽여라!" 태어났을 때부터 무녀로써만 살아왔고 그것이 없다면 그녀는 존재가치 가 없게된다. 지녔던 강대한 힘을 잃은 그녀는 절망하고 있었다. 힘없는 목소리, 하지만 그 안에 담겨진 한의 기운은 결코 낮은 것이 아 니었고 그래서 다리오스는 오싹하는 느낌을 받으며 베라와 스칼라를 동 시에 쳐다보았다. 저런 눈빛을 받고도 맘이 편할 수 있을까? 베라는 편할수 있는 모양이다. "음..뭐 그럴까? 사실 더 이상 쓸모도 없는데..." 태연스레 중얼거리는 베라의 말에 다리오스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을 무렵 옆에서 스칼라를 보며 아까부터 눈을 번득이던 가스터가 입을 열었다. "아 잠깐 베라.." "왜요 가스터?" "재활용할꺼면 끝까지 하자." "??" 의아해하는 베라를 보며 가스터는 미소를 지었다. "몸뚱아리가 남았잖아? 그거 최고위무녀라며? 생명력 강한 육체가 필요하 거든," "으음..인체개조실험하려고요?" "왜? 안돼?" "쩝..뭐 마음대로 하세요. 난 몰라." 두 사라믈 대화를 듣다못한 다리오스가 눈쌀을 찌푸리며 그들 앞으로 나섰다. "너무들 하는군요. 정말.." 왠만하면 동료들이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다리오스의 행동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그로써도 용납이 되질 않았고 그래서 그는 화를 내려 했 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또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음 확실히 다리오스의 의견에 난 찬성." 막 화를 내려던 다리오스의 어깨를 플루토가 잡아끌면서 입을 열었던 것이다. "재활용도 좋지만 버릴 건 버리는 게 좋아. 베라." 왠일로 플루토가 저런 소릴 하나? 베라와 가스터는 물론이고 다리오스마저도 의아한 눈빛으로 플루토를 바라볼 무렵, 플루토는 말없이 다리오스의 허리에 서 그의 장검 문 알슈타드를 스윽 꺼내들었다. "어? 플루토, 내 검은 뭐하러?" 갑작스러운 플루토의 태도에 다리오스가 어이없어하며 그를 바라보았고 플루토는 그대로 다리오스의 문 알슈타드를 든채 그를 스쳐지나가 스칼라가 쓰러진 곳까지 걸어가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가스터도 문제에요." 플루토의 오른손이 쓰러진 스칼라의 얼굴을 집어올렸다. "언제까지 이 여자를 유린할 생각입니까?" 새로운 팔, 새로운 손, 그 안에 잡혀있는 차디찬 장검 문 알슈타드. 플루토는 자신의 새로운 손에 들려진 다리오스의 검을 보며 잠깐 중얼거렸 고 "문 알슈타드, 흐음..옆에서 맨날 봤지만 사용해보긴 처음이네." 플루토의 중얼거림이 끝남과 함께 문 알슈타드의 검날이 스칼라의 목부위로 번뜩였다. --------------------------계속--------------------------------------- 꺄아~~추천이다~ 이젠 안 올라오나부다 싶어서 그냥 손놓고 기대도 안 했는데~~엉엉 아이 좋아~~ T_T 간만에 밀려오는 개떼같은 감동의 물결. 좋아! 간만에 WP회복! 글을 쓰자!! P.S 1 그나저나 이우형님은 사망하셨나? 어이하여 소식이 없담? 검형도 통 안 올라오고..23일날 올리고는 감감무소식... 게다가 비뢰도 검류혼님은 군발이가 되셨다 -_-;;;으그그...간만에 즐기던 개그무협이었는데... 하여튼 뭐든지간에 좀 재밌어질라고 하면 군대가 덥썩 집어가냐 그래... P.S 2: 예리님이 라디오프로에 나가서 인터뷰를 하셨음. 이주노의 음악 캠프...였나??? 고로 몇몇 SF군상들이 일제히 대화방에 모여 라디 오를 시청하면서 수다난무. 아~~ 아는 사람 라됴에 니오니까 진짜 재밌네~~ ┌───────────────────────────────────┐ │ ▶ 번 호 : 8951/9132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07일 13:2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3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257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07 03:08 읽음:403 관련자료 없음 --------------------------------------------------------------------------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 불과 몇일 전만 해도 격전장의 하늘이었던 이곳이지만 지금의 밤하늘 은 조용하기만 했다. 조용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며칠전 일을 되새기던 다리오스가 문득 그의 옆에 있는, 아예 팔베게를 한채 벌렁 누워있는 플루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그렇게 주저없이 목을 날릴 수가 있는 거지? 그것도 여인을?" "그거야... 내가 착한 사람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여자목은 귀하고 남자목은 안 귀하냐? 다 같은 모가지인데 무슨 차이가 있어?" 천연덕스러운 플루토의 대꾸에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다리 오스, 잠시 후 다리오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표정을 풀고서 다시 시선 을 허공으로 고정시켰다. 그의 입에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여기가 지옥이라면... 우리도 선인대열에 들어갈 수 있겠지." "...뭘 또 궁시렁대냐?"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는 듯 플루토가 자세를 일으키며 다리오스를 향해 투덜댔고, 일어나앉은 플루토의 눈에 저만치서 허리까지 오는 잡 초숲을 헤치며 천천히 걸어오는 검은 로브의 중년인이 들어왔다. 플루토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저런..지옥에서도 환대받을 훌륭한 악인이 오시는데?" "내 욕 하고 있었나? 어째 표정이 수상쩍구만?" 펄럭이는 검은 로브의 오른쪽 어깨자락를 매만지며 다리오스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온 가스터는 오자마자 대뜸 눈을 부라렸고 그의 말에 플루 토가 어깨를 으쓱였다. `에구~예리한 양반. 누가 자기 욕하는건 칼같이 알아챈단 말이야.' 물론 플루토는 아무말 없이 입가에 씨익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고 대신 다리오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가스터를 맞이했다.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가스터?" "뭘 일어나나? 도로 앉게. 나보고 자넬 올려다 보면서 이야기하란 건 아니겠지? 앉아 앉아." 말을 마치며 근처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는 가스터의 모습에 다리오스 도 머쓱해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고 그러자 가스터가 입을 열었다. "에..일단 척후병들한테서 온 소식인데, 제국의 패잔병들은 지금 바트란 왕국의 `용의 숲' 언저리까지 후퇴했다더군." "어? 몇 명이나 남았댔습니까?" 플루토의 질문에 가스터가 고개를 기울이며 대꾸했다. "글쎄다? 대략 6만명쯤? 일시적인 패배였으니 아마도 다시 전열을 정 비해서 쳐들어오겠지." 그때 잠자코 있던 다리오스가 입을 열었다.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가스터. 그들은 자신들의 지도자 무왕 라르고를 잃 었습니다. 이런 경우 구심점이 없는 그들이 계속 그 뜻을 이어받는다고 생 각하기는 어렵군요. 아마도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어서 다시 제국 서령지쪽 으로 향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네만...다리오스, 자넨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군 그래." "중요한 사실?" "라르테아드 산맥이 마음내키는대로 들락날락 할수 있는 곳이었나 어디?" "아....." 아차하는 심정으로 입을 벌리는 다리오스와 플루토를 바라보며 가스터가 눈 쌀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들은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명을 받았다고 되어있다. 물론 스승님의 말에 의하면야 칼슈타인은 별 생각없이 한 짓이라지만.... 제국의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 게다가 제국에서 우리 헤이드 6국 연합은 그저 반역자의 집단에 불과하니까 말이야." 제국측에서는 드래곤의 분노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대로 물러날 리가 없 다. 물론 가스터들이야 칼슈타인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를 가스터의 스승이 자 플루토의 먼 선조인 테롤드 크로워드에게 이미 들었으니 칼슈타인이 이 전투에 개입하는 것만큼은 안심하고 있지만, 제국 측에서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것이다. 전열을 정비해서 다시 쳐들어올 것이 뻔한 지금 상황, 게다가 칼슈타인의 언급은 플루토들에게 지금 상황과는 별개의 또다른 고민거리를 되새겨주고 있었다. "일났네... 해츨링을 다치게 하면 가해자의 국가가 날아간다고 그랬었지 아마?" 플루토의 낮은 중얼거림에 가스터가 동감의 뜻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때 다리오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스터에게 물었다. "가스터, 근데 그거, 정말입니까 그 이야기? 그 아린이랑 칼슈타인이랑... 자르난한테서 대강 듣기는 했는데..." "그래. 무엇보다 저 제국놈들이 멀쩡히 산맥을 넘어온 것이 증거이지 않나?" 신경질적으로 라르테아드 산맥쪽을 삿대질하는 가스터의 대답에 다리오스 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아뇨. 그게 아니고...아린이 해츨링이라는 거 말이에요." 그때 플루토가 살짝 끼어들었다. "어. 솔직히 사실같지 않냐? 애가 좀 어벙했잖아 그 아린이란 애. 드래곤은 고사하고 그 나이또래의 인간 소년도 걔처럼 멍청하지는 않아." "그럼 그 가해자의 국가가 날아간다는 것도 사실이란 말이야 플루토?" 화들짝 놀라는 다리오스를 보며 가스터가 손짓을 했다. "진정하게 다리오스. 뭐 자네가 드래곤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이해가 간다만 ...아직 희망이 없는 건 아니야." 가스터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적어도 아직 칼슈타인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 했으니까." "그걸 어떻게 압니까?" "뻔하지 않은가? 아직 카르셀이 멀쩡하잖아? 그럼 모르는 거지 뭐." 어, 그렇구나...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플루토를 뒤로 하고 다리오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전능수의 봉인부터 먼저 찾아야하는 것 아닙니까?" "제국군은 아직도 6만명이나 남았다. 여기서 우리가 빠지면 어떻게 될 거 같냐?" 자신의 질문에 힐난조의 말투를 던진 플루토를 보며 다리오스가 그것도 그렇군...이라는 표정을 지었고 그런 그들을 보며 가스터가 나지막한 목 소리로 입을 열었다. "...뭐 나도 그 생각을 안 한건 아니라네. 게다가 리에기스의 위치도 알 고..." "라슈타니엔 왕국 지하라면서요?" "그래 플루토, 내가 얼마전에 자네한테 이야기했었지 참...하지만 저 제 국군때문에 미처 우리가 직접 못 갔었잖아. 그래서 대타를 보냈었다." "거기 마법왕국인데? 믿을만한 대타입니까?" 의구심이 섞인 다리오스의 질문에 가스터의 말투가 일순 힐난조로 바뀌었다. "믿을만 했는데...영 못믿을 인간이었다. 에잉 형편없는 사부같으니..." 투덜대는 가스터의 뒤로 순간 검은 그림자가 스르륵 나타났고 그 모습에 플루토가 뜨금한 표정을 지으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가스터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정말 이 대마도사 가스터님의 스승이면서 그런거 하나 제대로 못 하냐. 쯔쯔...형편없는 사부라니까 정말.." 투덜대는 가스터...그는 왜 지금 갑자기 플루토가 입을 떡 벌리고 가스터 자신을 향해 무언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를 일찍 눈치챘어야 했다. 퍽~~ 눈치없음의 댓가로 등판에 강한 반동력을 하사받은 가스터는 그 덕분에 대지와 입을 맞추는 영광을 안게 되었고 "우게객~~!!" 등판에 발길질을 맞으며 비명성과 함께 땅바닥에 얼굴을 쳐박는 가스터 의 모습에 플루토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순간 당황한 다리오스. 그러나 그는 다행히 눈치가 빠른지라 가스터에게 발길질을 한 자가 누군지 금방 눈치챌수 있었다. 땅바닥에 얼굴을 쳐박은 가스터의 뒤로 검은 로브의 깡마른 노마도사가 방금 가스터의 등을 걷어찬 자신의 오른발을 로브 안으로 회수하면서 성난 표정 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적일리는 없다. 적이라면 플루토가 화를 내기는 커녕 안쓰러운 표정으로 거보슈,쓸데없는 소리 하니까 그런 꼴을 당하지..'라는 눈빛을 가스터에게 보내고 있을리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뻔한 것 아닌가? 그러나 가스터는 채 눈치를 못 챈 모양이다. "누구냐!!!" "네가 말한 형편없는 사부님이시다. 이 빌어먹을 제자놈아..." 버럭 화를 내며 고개를 돌리는 가스터의 표정이 일순 장난치다 걸린 아이모냥 뜨금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어 스승님? 언제 오셨어요?" 가스터와 정체불명의 괴인(?)을 전갈아 쳐다보던 다리오스는 자신의 눈앞에 비친, 마치 해골을 연상케 하는 깡마른 얼굴의 쭈글쭈글한 노인마도사의 정 체를 곧 알수 있었다. 바로 7서클의 마스터. 가스터의 스승이자 200년이 넘게 살아온 리치. 테롤드 크로워드였다. "방금 왔다. 네놈들 여기 옹기종기 모여있다길래...그런데," 테롤드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진다. "남은 뼈빠지게 고생해가면서 네놈들 뒤치다꺼리하는데 말투가 그게 뭐냐 앙?"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을 가스터이지만... 그래도 뻔뻔하게 대꾸하는 가스 터였다. "뭘~고생도 별로 안 했으면서..." "에그...내 저놈을 제자로 삼을때 인격적인 문제도 고려를 했어야 했는데..." "제자가 스승 닮지 누굴 닮겠습니까?" "시끄럽다 이놈아! 정말이지 한 마디도 안 지려하는군." "그거 다 스승님 닮아서 그렇다니까요..." 정이 넘치는 이 사제간의 이야기를 오래 듣고픈 마음이 없었는지 플루토가 불쑥 입을 열었다. "근데 조상님.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됐길래 이렇게 구박을 먹으십니까?" 그러자 테롤드가 그 주름진 얼굴을 찡그리며 플루토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에잉..리에기스때문이다." -------------------------계쏙~^_^-------------------------------------- 오~ 영도님께 술을 먹인 다음 은근슬쩍 나우에는 올리지말라고 꼬신다~ 그리고 나중에 사나이가 한번 호언장담을 했으면 지켜야지라고 협박해서 나우로 F/W를 못 올라오게 한다...라는 그럴싸한 이야기가 왔습니다. 네~~시도해보고픈 강한 욕망을 느끼는 메일입니다만... 전..나우독자분들께 돌맞아 죽어서 한 무데기 돌무덤으로 남고싶지는 않사와요^^ P.S: 세틴의 비검 천살섬. 네 이거 검을 자아알~~던져서 적을 맞추는 기술입니다. 네 누구나 할수 있는 거지용. 하지만..검을 던지는 건 누군들 못합니까? 그 날아간 검이 적을 정확하게 맞추는 건 아무나 못 하죠 그래서어~~기술이옵니다. 음...난 기술이름 외치는 거 정말 싫어하는 타잎인데^_^;;; 기술이름 외치는 놈은 플루토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그나마 급하면 안 외치죠. P.S2: 한번 발동된 마법을 멈출수 있냐고요? 그건 마법에 따라 다릅니다. 그냥 휭 하고 날아가고 끝나는 마법이라면 몰라고 용권풍처럼 지속적인 파괴력을 내는 마법은 당연히 마나의 주입이 끊기면 그 효력도 사라지는 거지요. 아린은 지금 폴리모프 상태이기때문에 끊임없이 마나를 소모하 는 상태입니다. 단지 그 정도가 지극히 미약할 뿐이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 │ ▶ 번 호 : 9158/9181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0일 10:48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4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289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09 22:04 읽음:661 관련자료 없음 --------------------------------------------------------------------------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육신의 인 가이아스, 재림의 인 파루시아, 마나의 인 자에드라실, 그리고 파괴의 인 리에기스. 전능수의 봉인이라고 널리...까지는 아니지만 고대역사에 관심이 있는 자들에 게는 제법 잘 알려진 그다지 낮설지 않은 명칭이다. 그리고 그 중 자에드라실과 가이아스가 제국황제의 옥새와 권위의 로드를 장 식하고 있다는 것 역시 그다지 큰 비밀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곳 라슈타인엔 왕국, 300년 전 7서클의 마스터였다는 레이딘 1세가 왕국을 건립한 이래 마법왕국으로 칭송받고 있는 이곳의 수도 하샤테인의 왕궁 라가룬의 지하에 그 중 하나인 파괴의 인 리에기스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에 속했다. 아무리 쓸모없는, 봉인을 풀수없는 전능수의 봉인이라도 해도 그 자체로써 보석 의 가치가 있는 것이 바로 리에기스인 것이다. 게다가 세상에는 보석이라면 눈 을 뒤집어가면서까지 구하려는 돈많은 졸부들이 적지 않은 관계로 라슈타니엔 왕국에서는 제법 삼엄한 경비체제를 리에기스를 위해 투자하고 있었다. 봉인을 풀 방법은 없다. 그러니 누가 가져간들 별 쓸모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풀리면 세계가 멸망한다고 전해져내려오는 봉인이다. 그냥 방치해둘수도 없다. 그래서 삼엄한 경비를 가장한 다분히 형식적인 경계아래 리에기스는 몇십년째 이대로 이 지하의 보물창고중의 하나인, 정사각형 모양의 석실 안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쓸데없는데 신경쓰는 사람이 의외로 적은 탓에 리에기스는 이제껏 사람의 손길에서 멀어져 왔었지만, 지금 이곳, 형식적이라고 해도 온갖 경계 마법은 기본으로 걸려있는 이 어두운 석실, 자그마한 등불의 빛만이 어슴프레 하게 주변을 밝혀줄 뿐인 이곳에 지금 새로운 3인의 침입자의 그림자가 등불빛 에 의해 흔들리고 있었다. " 이것이 리에기스인가? 파루시아와 그다지 달라보이진 않는군." 190쯤 되어보이는 건장한 체구의 검사 하나가 방안을 물들이는 자주빛의 그 물 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색이 다르기는 하지만..뭐 원래 얘네들은 맨날 색이 바뀌니까.." 검사의 옆에 선, 은발의 긴 생머리를 허리까지 드리운 갸냘파보이는 창백한 미녀가 은은히 사방을 밝히는 옅은 불빛으로 반사되어 빛나는 자주빛 보석 을 바라보며 검사의 말에 나직히 대꾸했다. "이로써 2개째. 일단은 우리가 앞서가는군요." 정방형의 작은 석실, 그 중앙에 위치한 것은 검은 돌로 이루어진 투박한 제단 이었다. 그리고 그 제단 한 가운데에 존재한 것은 이들 남녀, 레이크와 세리아 가 원했던 바로 그 것, 사람주먹만한 크기로 자주빛을 띠는 보석 리에기스였다. "자..어디.." 레이크는 미소를 지으며 보석으로 손을 내밀어 그것을 들어올렸다. 그다지 무겁지는 않았다. 주먹만한 크기의 보석임에도 불구하고. 그러자 슬쩍 챙겨드는 레이크의 뒤에서 그동안 아무말없이 서있던 백마도사 의 로브를 걸친 30대 중반의 사내가 다급한 듯이 입을 열었다. "나..난 약속을 지켰다." 리에기스를 품안에 잘 갈무리한 뒤 그와 똑같이 생긴 붉은 빛의 보석을 대신 원래 리에기스가 있던 자리로 꽂아넣던 레이크가 뒤에서 들려오는 사내의 목 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누가 뭐랩니까?" 백마도사의 말이 점차 올라가기 시작한다. "내 아들! 내 아들은 무사하겠지?" "물론이요. 내가 이곳을 무사히 나가기만 한다면, 모든 약속은 이행될 것 이오. 아들은 무사히 당신 품으로 돌아갈 것이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데 충분한 돈이 주어질 겁니다. 난 6서클의 마도사에게 원한을 사고 싶지는 않거든요." "으으..." "자, 나갑시다. 이런데 오래 있어봐야 좋을거 하나도 없지." 태연스레 대꾸하며 방을 나서는 레이크와 세리아를 번갈아 쳐다보던 백마도사 는 결국 이를 갈면서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 길을 안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쪽이요." 앞서 걸어가며 방향을 지시하는 백마도사의 뒤를 따르던 세리아가 문득 레이 크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놓고 온거..붉은 빛의 보석이었잖아요? 괜찮을까요?" "매일 색이 바뀌는데 누가 알겠어? 아마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안전할 꺼야. 그리고 그 사이 우리는 안전하게 빠져나가는 거지."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대꾸하던 레이크가 문득 정색을 하고 엎서가는 백마도 사에게 나직히 말을 걸었다. "자..마지막 계약을 끝내시죠. 어디로 나가면 됩니까?" "..안내하고 있잖소..." 백마도사의 심정은 복잡했다. 그래서 자연 대답은 퉁명스러운 정도를 넘어 노 기를 띄고 있었다. 이들을 안전하게 왕궁 바깥까지 안내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는 다시 자신의 아 들을 볼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들이 정해진 시간에 나오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들의 태도가 이상하다면 아들의 생명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이미 자신의 귀여운 아들의 잘려진 새끼손가락을 볼때부터 제 정신이 아 니었다. 다음 차례로 아들의 목이 담긴 상자가 그에게 배달되는 사태만은 막 아야 하는 것이다. 그는 빨리 일을 마치고 어디론가 숨어버리기로 작정했고 그래서 그의 발걸음 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궁성 뒤편에 달빛이 간간히 고개를 드리운다. 그곳에 위치한 정원, 계절마다 변화하여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5천 헥타르 넓이의 거대한 왕궁 정원의, 좌우로 위치하여 열대식물을 기르는 식물 원들을 위시하여 그 가운데로 정열되어있는 침엽수의 수림과 그 사이를 메꾸는 덤불의 미로들, 그 미로 어느 한 곳의 대지가 일순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뒤집혔다. "흐음...여기는 왕실 정원이군. 이런 쪽으로 나오게 될 줄이야? 희안한 데로 비밀통로를 지어놓았군 그래?" 흙과 잔디로 위장된, 사람 두어명 정도가 지나갈듯한 네모반듯한 철문이 그 모습을 드러내자 그 밑으로 뚫린 암흑 속에서 건장한 사내 하나가 나직히 중얼거리며 기어나왔다. "으음...근처엔 아무도 없는 것 같군요. 당신~ 신용있네요?" 레이크의 뒤를 따라 올라오며 주변을 살피보던 세리아가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 그녀의 뒤를 따르던 백마도사를 보며 살짝 애교어린 미소를 지 었고 그런 그녀의 태도에 백마도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씁쓸한 듯한 어조로 대꾸했다. "...교대시간을 노린 거요.." 왕궁의 교대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아무래도 교대시간이 가장 스파이가 숨어 들기 쉽다는 점에는 다들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경비병들 을 세울수도 없는데다가, 거의가 별일 안생기는 따분함의 일상이다보니 경비병 들 역시 교대시간만큼은 자세가 흐트러질수밖에 없고 그 사이 슬쩍 잠입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왕궁에서는 궁여지책으로 교대시간을 매일 매일 정하는 방식으로 택했다. 그리고 그 시간대를 아는 사람은 당일 근무인 경비병들과 경비대장들 뿐이었다. 레이딘 1세 이래 마법을 숭상하는 풍조가 만연한 이곳 라슈타니엔왕국에는 그에 걸맞게 기사와 마도사로 양측 책임체제로 운영된다. 물론 실지로는 마도 사들은 연구에 몰두하는 경향이 크기때문에 거의 형식적이긴 하지만. 그리고 지금 이곳 왕궁의 경비대장중 하나였던 백마도사 아이크, 그는 이제껏 쌓아왔던 마도사로써의 명예와 지위를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그의 아들과 맞 바꾸고 있었다. "이거 완전히 미로네...길 잊어버리지는 않겠지요?" 도대체 귀족들은 왜 이런 쓸데없는데 돈을 쓰는 걸까~라며 투덜거리는 레이 크의 말에 아이크가 퉁명스레 대꾸했다. "..따라오기나 하게." 비록 결단을 내렸으나 그는 여전히 주저하고 있었고 그래서 그의 발걸음은 무겁기 그지 없었다. 덤불의 미로를 좌로 우로, 혹은 직진으로 계속 걸어 가던 백마도사 아이크가 문득 자신의 뒤를 따르는 남녀에게 질문을 던졌 다. "도대체 왜 리에기스를 노리는거요? 그것의 보석의 가치이기때문에? 하지만 당신들이 나에게 제시한 금액이나 내 아들을 납치하는 수고에 비하면 그다지 큰 액수도 아니오. 그렇다면 전능수의 봉인이라서? 그것이 쓸모없는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이 와중에도 아이크의 마도사적 호기심은 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레이크는 그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의향이 없는 모양이다. "어떻게 쓰려나~하는 것까지 고민해주실 필요는 없소이다. 길이나 빨랑 안 내하슈." 레이크의 곁에서 주변을 살피며 정신을 집중하던 세리아도 한마디를 덧붙였 다. "당신은 우리를 빠져나가게 해주고 원하는 것을 받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었 나요? 쓸데없는 데는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쌀쌀맞은 그녀의 음성과 그 안에 실린 명령조의 어투에 백마도사의 목소리에 노기가 어려졌다. "나를...속이거나 하는 짓은 안 하는게 좋을 거다." 앞서 걸어가던 아이크의 걸음이 문득 멈추며 그의 시선이 레이크와 세리아를 번갈아 응시하기 시작했다. "난 6서클의 마도사. 검 좀 만질줄 아는 용병나부랭이와 되다 만 뱀파이어 여인따위를 상대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테니까..." 살기넘치는 그의 태도에 레이크가 잠시 움찔거렸다. 사실 6서클의 마도사쯤 되 면 1서클의 매직 애로우 정도는 삽시간에 발동할수 있다. 레이크 그는 아직 날 아오는 화살을 검으로 쳐낼만큼 솜씨가 좋지 못했다. 그것이 마법의 화 살이든 그냥 화살이든간에.. 하지만 현재 칼자루는 레이크, 그가 쥐고 있는 것. 그래서 그는 태연할수 있 었다. "아까부터 하는 이야기지만..누가 뭐랩니까? 빨랑 길이나 안내하슈." 결국 백마도사는 속으로 나직한 욕설을 내뱉으며 발걸음을 빨리 했고 그들 은 잠시 후 덤불숲의 미로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미로를 벗어난 그들은 재 빨리 왕실 후문쪽으로 향했고 저 멀리 높은 왕실후문의 철창이 보이는 순간 백마도사의 걸음이 멈칫했다. "겨...경비병들이?" 후문을 지키던 6명의 경비병들이 전부 목없는, 혹은 허리위쪽이 통채로 소실된 참혹한 시체가 되어 사방에 널려있다. 뒤를 따르던 레이크와 세리아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고 곧 그들은 이 참혹한 현장을 연출해낸 장본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만치 떨어진 후문 근처 허공에 몸을 실은 채 어둠속에 녹아내린 듯한 검은 로브를 입은 노마도사를. "흐으음...저 놈들은 뭘 알고 있을려나?" 자신들을 바라보는 그의 나직한 중저음의, 마치 쇠붙이를 긁는 듯한 거북한 음성에 아이크의 눈이 찌푸려졌고 레이크와 세리아 역시 인상을 썼다. 하지만 검은 로브의 마도사, 테롤드 크로워드는 그다지 개의치않았다. "이번엔 마도사도 하나 있군. 저 놈한테 물어볼까나..." -------------------------계쏙------------------------------------------- 으으 질책이 머나먼 천리안에서부터까지 들어오다니 엉엉--;; 네 해명을 하지요. 문제 1: 왜 베라는 신성력을 빨아먹었는가? 그거 말이 되나? 신앙심은 신정주문의 수준을 높이지요. 신앙심이 깊을 수록 높은 수준의 신성주문을 쓸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마나 가 필요합니다. 베라가 의미한 신성력은 그 마나를 뜻하는 것이지요. 마나의 보유량이 많을수록 그 위력과 지속시간이 증가되는 거죠 같은 수준의 신성주문이라 해도...(MP죠 뭐...간단히 말해서) 그리고 남의 신성력을 빨아먹는 건 베라나 기타 몇몇 여신들의 무녀에 한합 니다. 파괴의 여신..딱 들어보면 좋은 여신 같지는 않잖아요? 문제 2: 베라는 신보다 플루토를 더 사랑하는가? 그런데도 신앙심이 깊다고 할수 있는가? 음 파괴의 여신 헬레이스양께서 레즈가 아니신 관꼐로 상관이 없겠씁니다 으하하~~~ 신앙심은 믿음입니다. 그 믿음은 연인과의 관계라기보단 부모자식과의 사랑 과 더 비슷한 것 아닐까요? 문제3: 라르고는 돌대가리인가? 왜 멀쩡히 눈앞에 있는 다리오스 냅두고 딴데 다가 용권풍을 써가지고서리 그래 기습당해서 목이 뎅겅~~이냐. 음..다시 읽어보고 제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원래 다리오스는 그 용권풍에 휘말려있는 상태입니다. 플루토가 호신강기(^_^;;)를 쓰듯이 다리오스도 쓸수 있지요. 그러다가 바람 좀 잔잔해지니까 그제서야 어? 바람 안 부네 이러고 휘 리릭 덮친거죠. 이렇게 머리속으로는 생각해놓고 글로 쓸때 깜빡 빼버렸습니 다-_-;;;; 네 역시 저는 닭대가리 문제4: 라르고는 부하들의 죽음에 관심이 없는 건가? 플루토랑 상대할때 왜 그리 여유가 넘쳐 내를 이루고 바다로 흘러가는가? 으음..굳이 설명해야 하나...가스터와 베라가 당한 꼴을 보세요 아주 날잡 아서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혼쭐내겠다는 두터운 각오가 보이지 않습니까? 이미 작전 다 짜놓고, 게다가 작전대로 잘 되고 있으니 여유로울 수밖에요 원래 유명한 건 다리오스 뿐입니다. 가스터도 마도사사이에서만 유명하죠 플루토&베라는 찬밥커플 (쯔쯔 불쌍한 것들...) 음 일단 해명...비스무레한 것을 했사옵니다. 그리구.. (묵향 외전 좀 빨랑 써요 으르릉) -내가 이런 말 할 자격은 없지만-- ;;아 글안써져 P.S!!! 하이텔에 초룡전기 일러스트를 오늘 올렸는데요 환동 자료실.. 이거 언제 올라오는 거죠? 나우누리엔 앙끄동 자료실에 있구~~ㅡ히히 광고광고 ┌───────────────────────────────────┐ │ ▶ 번 호 : 9221/9225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2일 10:14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5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09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11 21:31 읽음:663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정체모를 흑마도사 괴노인. 이 느닷없는 불청객의 존재로 인해 아이크는 적지않게 당황했고 그래서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것 역시 레이크와 세리아, 자신의 아들을 납치해간 이들 의 계획과 연관된 일일까? 그들의 얼굴에는 아이크 자신과 별 다를바 없는 당황스러움이 가득찬 표정 이 맴돌고 있었고 그래서 아이크는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그가 요구받은 조건 중에는 `정해진 시간 내에' 레이크와 세리아가 왕궁을 빠 져나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남의 집 귀한 자식을 부담없이 납치해갈만한 위 인들이 이러한 돌발상황으로 인한 시간의 지연을 용납해줄 리가 없는 것이다. 결국 아이크는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은 이 두 남녀를 위해 눈앞의 음습한 노마 도사, 풍기는 기운만으로도 결코 예사 마도사가 아님을 바로 알수 있는 이 흑 마도사와 자웅을 결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후문 경비병들의 참혹한 꼴을 보면 결코 이 노마도사가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 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명백한 일이다. 한편 아까부터 눈치만 보고있는 눈앞의 백마도사를 보며 테롤드가 여유있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도움을 청해봤자 소용없을 것이다. 크흐흐흐..." 음습하게 웃어대는 노마도사를 보며 아이크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실이라기보단 느낌의 그것. 전신의 마나를 죄어오는 어둠의 기운. `이것은...' 경비병들도 사람이고 사람은 당연히 비명을 지를 수 있는 입을 하나씩 보유하고 태어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매우 아플때 비명을 지르게 마련이다. 경비병들의 시신을 보면 그들이 죽을 때 매우 아팠을 것이란 점은 두말할 여지 가 없건만, 왕궁은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무언의 결계]로군...' 5서클 중반주문 [무언의 결계]. 일정범위내의 소리를 전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는 결계. 이것이 펼쳐졌다면 안에서 오만가지 비명성이 울려퍼져도 밖 에서는 모기소리만큼도 안들리는 것이 가능하다. 마도사인 아이크가 이것을 이제서야 느낀다는 건 실상 고위마도사 자격박탈 이라고 봐도 좋다. 마나를 다루는 자가 마나에 둔감해진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으니. 물론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미쳐 느끼지 못했던 기운 이긴 하지만 아이크는 이 와중에도 자신의 부족한 마도사적 소양을 속으로 책망하며 노마도사를 바라보았다. 검은 로브의 노마도사,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리에기스 어디있느냐? 알면 살려주고 모르면 죽인다." 아이크의 입이 황당함으로 일순 크게 벌어졌다. 그것은 그 협박의 내용이 리에기스를 원한다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 갑자기 그동안 아무도 찾지도, 원하지도 않던 전능수의 봉인을 찾는다는 의미를 담 았고 그것이 이 세계에 새로운 위협이 된다는 문제점때문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 형식이었던 것이다. 이런 단순무지한 협박이라니....그것도 마도사가... 차라리 무식한 용병출신인 레이크의 협박이 더 세련되었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저열한 협박은 처음 들어보는군...' 아이크가 어이없다는 듯이 속으로 뇌까렸지만 그의 심정은 그의 독백만큼 여유 롭지 못했다. 협박은 저열했으나 직선적이었고 그만큼 효과적이었다. 그것이 자신감이든 아니면 자만심이든 간에, 그것들은 상당한 강함을 소유하지 않고는 부리기 힘든 감정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저 노마도사를 바라보고 있던 3사람은 한마음한뜻이 되어 동시에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크으..일이 꼬이는군.' 레이크는 저 노마도사의 정체를 대강 짐작할수 있을 것 같았다. 보나마나 가 스터의 수하 마도사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면 그 수준 역시 장난이 아닐 것이다.... 추측이 모두 들어맞은 것은 아니지만 레이크의 짐작은 제법 정확한 편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긴장했다. 그것은 아이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척 보기에도 절대 만만해 보이지않는 마도사, 그러나 아이크는 리에기스의 위치를 덜렁 가르쳐주고도 자신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멍청한 자는 아니었다. 상대방, 저 깡마른 노마도사, 한밤중에 몰래 남의 왕궁 담벼락 타넘어 물건 훔치러 온 저 도둑놈이 자신의 정체를 아는 이들을 살려준다면 그 상대가 그의 은덕에 감사해서 경비병력을 절대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자일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것이다. 결국 아이크는 결심했다. "당신들은 몸을 피하시오. 저자는 내가 막겠소..." 아이크는 비장한 각오를 목소리 전체에 깔고서 레이크와 세리아에게 손짓을 했다. 저 정체모를 노마도사에게 이들이 그다지 상관없는 일행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레이크 역시 눈치가 없는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 대꾸없이 살살 뒤로 물러나다가 일순 뛰었다. 아니, 뛰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뜻을 이행하지 못했다. "어쭈? 이것들 봐라? [다크세레인]!" 나직한 중저음의 기괴한 고함소리와 함께 공기의 파동을 동반하며 새까만 기류가 그들에게 날아들었고 그 엄습하는 기운에 멈칫하는 레이크를 세리 아가 뱀파이어 특유의 빠른 몸동작으로 재빨리 뒤로 이끌었다. "위험해요!" 그 순간 그들 발치 바로 앞의 포장도로가 박살이 나며 산산히 흩어졌다. "어딜 도망갈려구..." 그러나 노마도사 테롤드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빈틈! 빛의 성시여 적을 감싸 그 육신의 소멸을! [샤라엔]!" 순간 아이크의 외침과 함께 그의 교차된 두 손에서 공기를 진동시키는 파공음 을 동반한 새햐얀 빛무리가 소용돌이치며 테롤드를 향해 뻗어갔다. 아이크, 그 자신도 저 검은 로보의 노마도사가 레이크와 세리아를 얌전히 보내 줄 것이라는 기대따위는 애당초 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이크와 세리아가 도망 간다면 그는 반드시 저지할 것, 게다가 리에기스의 행방을 알고자 하는 그가 함 부로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 역시 깔려있었던 아이크였다. 계획은 성공했고 노마도사 테롤드는 헛점을 보였다. 그리고 그 헛점을 이용 섬광 은 멋지게 작열했다. 그러나 테롤드는 그저 눈을 좀 찌푸렸을 뿐이었다. 그의 입이 일순 빠르게 움직 이며 재빠른 주문의 영창이 공기속을 진동했다. "강림하라! 시현계의 검은 불꽃! [다크프레임]!" 섬광은 담숨에 찢어졌다. 그 자욱한 어둠의 기운에 의해서. 작열함과 동시에 사그러지는 자신의 빛의 소용돌이와, 그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노마도사의 오른손에 어린 타오르는 검은 불꽃을 보며 아이크는 자신의 판단미 스를 인정해야만 했다. 저 노마도사는 마스터급이었던 것이다. 4서클 암흑계 주문 [다크프레임]을 저렇게 단숨에 구사할 정도의... "어린 것이 잔머리를 굴리는군." 테롤드의 목소리에 노기가 어렸다. 한편, 이 느닷없는 상황에 레이크는 당황하고 있었다. `이..이걸 어쩌지...' 지닌 바 실력이 없으니 잔대가리를 열심히 굴려보는 레이크, 그러나 그에게는 이 상황을 타개해 갈만한 어떠한 뾰족한 수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옆에서 긴장감넘치는 얼굴을 하고있는 세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비록 뱀파이어라지만..그건 일반적으로 강한 몬스터에 속할 뿐이지 저런 무지막지한 마도사에게는 상대가 안된다. `제길..자기 아들 목숨이 걸려있으니..저 백마도사가 알아서 하겠지...' 레이크는 그저 저 아이크라는 백마도사가 뭔가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내어 이 상황을 타개해주길 비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레이크의 기대에 아이크는 조금도 부흥할 수 없었다. 도무지 상대가 안된다는 걸 곧바로 느낄수 있었으니까. `누구지...저렇게 강한 흑마도사라면...이름이 널리 알려졌을텐데...' 아이크는 식은 땀을 흘리며 저 흑마도사의 외모를 찬찬히 뜯어봤지만... 도무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테롤드는 200년 전 인물이었 고 게다가 그의 용모는 이미 상당히 파손된 상태였다. 7서클 궁극주문 [리치]의 마법으로 인해. "흐음..대답은 하지도 않고 바로 공격이라? 그렇다면 네 녀석은 리에기스가 있는 곳을 안다는 이야기렸다?" 테롤드의 신형이 서서히 땅을 디디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그의 눈이 매섭게 빛났다. "아무래도 약간의 폭력이 동반되어야 좀더 이야기가 술술 나오겠군." 울려퍼지는 음산한 목소리와 함께 자욱히 깔려오는 마나의 폭풍, 그리고 그때 아이크는 한번 더 자신의 판단미스를 깨달았다. 이건 마스터급 정도가 아니었 다. 마스터 중의 마스터, 7서클을 이미 완벽히 마스터한 자에게만 풍겨나오는 기운이다. 그리고 그 기운속에 실려져오는 짙은 살기는 마나를 다루지 못하는 레이크와 세리아 역시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세 사람의 얼굴에 당혹감을 동반한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 상황은 역전되었다. "네 놈은 누구냐!" 갑자기 사방이 환하게 빛나며 테롤드의 감각에 수십명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그리고 태롤드는 볼수있었다, 어느새 수십명의 마도사들이 잔뜩 대기하고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을, 손바닥을 테롤드에게로 향하고 눈을 부라리며 입을 열심히 놀리는 자세, 즉 마법을 발동시킬 준비를 하는 자세를 말이다. 어느새 사방에 [컨티뉴얼 라이트]가 밤하늘을 찬란히 빛내고 있고 그 빛무 리 아래에서 수십명의 마도사들과 백여명에 달하는 경비병들이 중무장을 한 채 자신을 향해 눈을 부라리는 모습을 본 테롤드가 어이없는 듯이 중얼거렸 다. "으잉? 어떻게 알았지?" 당황한 테롤드가 황당하다는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러자 밀집해있는 마도사들 사이에서 백마도사의 로브를 입은 한 노인이 걸어나오며 더욱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테롤드를 바라보았다. "당신 바보인가? 이렇게 방대하게 결계를 펴놓고 안들킬 줄 알았단 말 인가?" -------------------------계속---------------------------------------- 내가 왜! 왜! 왜! 아저씨입니까? 나는 78의 꽃다운 청년. 이제 막 20대의 길을 접어든 만 20세 아저씨라는 소리는 천부당만부당 유언비어를 믿지 맙시다아~~~~ P.S 왜 벗꽃이 이리도 연재를 질질 끄느냐면요... 어~~스타크래프트 재밌더군요~~~ 특히 퀸으로 상대방 시즈에 브로딩 걸어서 야금야금 죽이기랑 (걸리면 날개잘린 X파리들이 땅바닥을 기어댕기죠.) 땅파리 러쉬도 재미있을 듯? 디파일러로 다크스웜 걸은 뒤 저글링 러쉬... 네 역시 스타크는 마약이었더랬씁니다. 흑흑--;; 반성할께요. 원래 저는 백수--;; ┌───────────────────────────────────┐ │ ▶ 번 호 : 0/9248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3일 15:0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6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15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12 16:45 읽음:922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렇게 된거지 뭐..." 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언덕위의 잡초들을 엉덩이로 무참히 깔아뭉개며 주저앉아서 자세한 이야기를, 리치였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거기서 뼈를 묻을 뻔 했다며 고개를 흔드는 자신의 스승의 이야기를 눈쌀을 찌푸리면서 듣던 가스터가 스승의 말이 끝나자 어이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스승님 정말 바봅니까?" 물론 할말없는 테롤드는 그저 이 시건방진 제자의 하극상에 그저 오만상을 찌푸릴 뿐이었고 말을 끝내며 한숨을 쉬던 가스터는 문득 옆에서 `왜 바보라는 거지?' 라는 표정을 짓고서 고개를 연신 갸우뚱거리는 플루토를 보자 말을 이었다. "아니, 마법왕국이라는 라슈타니엔 왕국에 들어가서, 그래 [무언의 결계] 를 써요? 소리만 안나면 안 들킬줄 알았습니까? 거기 마도사가 한둘입니까? 카르셀의 2배라고요! 2배! 으이그...리치가 되면 뇌도 썩어가는 건가..." 혀를 차며 가스터는 말문을 맺었고 그러자 크로워드 가문의 두 남자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한 쪽은 으응..그렇구나..라는 의미로, 그리고 또 한 명은 그래, 이젠 스승이 안중에도 없냐? 아주 막가는구나...라는 의미로. 사실 가스터의 발언은 충분히 두들겨맞을만한 발언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매우 아프게. "왜...왜 그런 눈으로 봐요?" 깡마른 얼굴의 노마도사의 표정에 자욱히 몰려드는 위협적인 기운에 가스터가 일순 삐질거리기 시작했다. 노마도사 테롤드, 가스터의 스승이자 7서클의 마 스터인 그가 사부다운 중후하고도 위엄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어 자신의 제자 에게 말을 건넸다. "가스터. 너..좀 맞아야겠다." 그리고 바야흐로 마대전이 시작되었다~ 한편, 플루토와 다리오스는 우렁찬 타격음이 들리는, 때로는 섬광이 번뜩이 고 불길이 올라오며, 가끔은 반짝반짝 번개도 치는 `궁상의 언덕'을 떠나 야전천막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었다. 그들 뒤로 들려오는 사제간의 정겨운 대화를 흘려들으며. "고작 7서클 중반밖에 못 쓰는 네놈이 지금 나한테 덤벼? 마침 잘됐다 이놈, 어디 혼좀 나봐라...[다크프레임]!" "인간이 그렇게 치사하게 살면...으헤헤헥 [아크 필드]!" 검은 불꽃이 허공을 너울거린다. 찬란한 빛의 방패가 사방으로 퍼진다. "안되는 겁니다 스승님. 하나밖에 없는 귀여운 제자가 팔병신이 됐는데 위로 는 못 해줄 망정 치사하게 이러깁니까? [세레니엄]!" 끊임없이 밀려오는 빛의 파도가 검은 마도사에게로 작열한다. "어쭈? [루나틱 실드]!" 찬란한 달빛이 사방으로 드리워져 노마도사의 주위로 비산되며 빛의 파도를 분산시킨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네 놈이 눈꼽만큼이라도 귀여운 짓을 했었나. 마침 잘됐다. 오늘 날잡아서 확실히 교육 좀 시켜야 쓰겠군. 마법도 필요없 지.." 그리고 이제까지의 호화찬란했던 음향과는 조금 색다른, 복날 개패는 듯한 오묘 한 음향이 허공으로 울려퍼졌다. 퍽퍽~퍼버벅~~퍼버버벅~퍼벅~~ "우게게게객...마도사 주제에 왠 놈의 손발이 이렇게 빠른 거야!!" 숨가쁜 비명속에서도 할말은 하고 사는 가스터였지만...그래도 구타는 계속 된다. 그리고 패는 쪽에서는 못할 말이 없으니 느긋하게 수다를 떨수 있다. "리치의 특권이지. 이제 좀 사부님이 눈에 보이냐 이놈아?" 이제는 아릿하게 들려오는 저 두 마도사들의 함성에 플루토가 다리오스를 보며 피식 웃었다. "참 다정한 사제지간 아니냐?" 다리오스는 그저 쓰게 웃을 뿐이었다. 라슈타니엔 왕국의 중남부지방의 인구2만의 대도시 카타투스, 사르바잔 왕국와 아라스난 왕국 그 사이에 위치하여 그동안 교역도시로써 그 이름이 드높은 도 시였던 이곳은 자연히 헤이드 6국연합을 넘나드는 상인들의 중간지 역활을 톡톡 히 해왔었다. 비록 지금은 라슈타니엔 왕국과 아라스난의 전쟁으로 인해 행상의 숫자가 상당히 줄어 상당히 한산한 분위기를 띄고 있긴 햇지만. 헤이드 6국연합은 일종의 국가공동체적 성격을 띠고 있었었고 그래서 상인들이 국경을 넘나드는데는 그다지 큰 제약이 존재하지 않았다. 국경통과증과 행상길드 의 인증서를 받는데 드는 절차도 별로 복잡한 것이 아니었고. 하지만 지금은 전시였고 그래서 상행위는 상당한 제약을 받을수밖에 없었다 단 한가지 무기상인들을 제외하고는. 그들은 오히려 호경기를 맞아 비축해두었던 무기들은 물론이거니와 저 멀리 제국 에서부터도 무기들을 수입해와 큰 이득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역활을 행하는 상인들은 대부분 카르셀에 적을 두고 있는 상인들이었다, 상인들은 그 특성상 초 국가적 영역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무기상인으로 유명한 아슬란 역시 이곳 카타 투스에 다른 상인들 못지않은 호화스러운 저택 한채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이 곳 호화스러운 저택 한 부분에 붙어있는 자그마한 밀실에서 얼굴에 자르르한 개기름이 농도짙게 흐르고 왠만한 코끼리저리가라급의 허벅지를 소지한 채 뭉뚝한 그 콧등 위로 짖어진 두눈을 희번득이는 배불뚝이의 중년 사내, 전형적인 중년상 인의 모습을 넘어서 아주 모범적인 중년상인의 모습을 한 그는 즐거운 듯한 표정 으로 눈앞의 남녀들과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잘해주었네 레이크. 자네 능력있군." "원래 제가 한 잔머리 하잖습니까? 으하하핫" 호탕하게 웃는 레이크, 그러나 아슬란의 시선은 그의 웃음이 아니라 그의 손 에 쥐어진 황금빛 보석으로 가있다. "그래..그것이 리에기스...인가?" "그렇습니다. 자 여기.." 그러자 아슬란의 입에서 찬사가 터졌다. "역시 아름답군..." "그것만이 이 물건의 가치는 아니죠..후후후" 품안의 리에기스를 넘겨준 레이크는 아슬란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고 그 러자 옆에 서있던 세리아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로써 남은 건 황제의 옥새와 권위의 로드..그건 어쩔 생각이죠?" 리에기스를 받아 밀실 한쪽에 위치한 서랍 안에 잘 안치해놓은 아슬란이 문득 생 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렇군. 뭐 사실 그건 대책이 없다네.." "네에?" 뭔가 또 그럴싸한 정보를 기대한 레이크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슬란을 바라 보았고 그러자 아슬란이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제국 황제 수도로 파고들 방법이 어디있나? 말도 안되는 소리지." "그럼??" "하지만 그 정도 능력을 지닌 집단이 카르셀에 있지 않은가?" "아..드래곤 슬레이어..."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크, 그를 보며 아슬란이 씨익 웃었다. "그래..그들이 권위의 로드와 황제의 옥새를 우리에게 가져다 줄걸세..." 그때 세리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카르셀왕궁은 어떻게 보면 제국보다 더 침입하기 힘든 곳인데요." "누가 거길 침입한다고 했나?" "다른 방법이라도?" 레이크의 질문에 아슬란이 번들거리는 콧기름을 슬쩍 문지르며 호탕하게 웃 었다. "가스터, 그자는 자신의 욕망때문에 호된 맛을 보게 될걸세." 하하하핫!" 그러가 문득 생각난듯이 아슬란이 레이크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보니...사고가 있었다지? 어떻게 용케 빠져나왔군 그래?" "별거 아니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긴 하지만...그래도 그 혼란통을 틈타 무사히 빠져나올수 있었으니까요." "흐음..그럼 그 백마도사는?" 아슬란의 눈에 깃든 음흉한 누빛을 보며 레이크가 당당히 어깨를 폈다. "한 보따리 잘 싸서 아들네미랑 함께 돌려보냈습니다." "음..아들을 보고 발작하지는 않던가?" "아뇨. 아들의 새끼손가락이 무사한 걸 보고 되려 기뻐하던데요." 씨익 미소를 짓고 있는 레이크를 보며 아슬란이 만족스러운 듯이 웃었다. "역시...손가락을 안 자르기를 잘했군. 이미 병신된줄만 아들이 멀쩡하다는 걸 알면 반감을 사그라지기 마련이지. 게다가 돈도 톡톡히 줘서 보냈고... 왜 실제로 손가락을 안 자르나 햇더니, 그런 계산이었군 그래..." "아무나 애 하나 잡아서 손가락만 자르면 되는데요 뭘. 그게 누구 손가락인 지 사실 어떻게 압니까? 본인도 잘라놓고 자기 손가락 찾아보라고 하면 못 찾을 걸요. 하긴..손가락쯤은 재생하면 그만이겠지만...중요한 건 아들이 고통을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니까." "어쨋든..그럼 그 마도사는 그럭저럭 뒷탈없이 해결된 거 같군 그래... 그쪽에서도 입 뻥긋할만큼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고개를 끄덕이는 아슬란을 보며 레이크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그래도 위험은 남아있지요." "응?" "금화 10만개나 투자했죠? 그들 한 보따리 싸주는데?" "나중에 세계가 들어온다면 그까짓 10만개쯤 싼 투자이지..." "아마 도로 우리 수중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금화 10만개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요. 상인은 최대한 이득을 남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슬란의 머리가 갸우뚱해졌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계속---------------------------------------- -- 벗꽃의 환타지 20선~~물론 다분히 개인적이며 편협적인 취향^^ 1위: 비상하는 매!!! (하도 많이 떠들어서 이젠 떠들것도 없음) 2위: 드래곤 라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어찌되었건 엄청난 작품) 3위: 쿠베린 (네 화끈한 소설이죠. 화끈해요 끝내줘요~~) 솔직히 귀환병이야기는 그렇게 재미있게 못 봐서리^^;; 4위: LMK 마법의 검을 찾아서 (시리어스한 걸 지독하게 싫어하는 벗꽃이 재 미있게 볼수밖에 없었던 소설. 내가 증오하는 장르의 소설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 에 감탄한 소설.) 5위: 하얀 로냐프강 (닭살돋는 걸 지독하게 싫어하는 벗꽃이 감동적으로 볼수밖에 없었던 소설. 무려 6번의 시도끝에 탐독을 실시 그날로 2부끝까지 독파...라벨이 제일 멋짐) 6위: 가즈나이트 시리즈 (옜날에 이거때매 나우누리 가입했는데...) 7위: 패리어드 이야기 (음 스탠..미중년의 꽃 그대는 아름다운 사람) 8위: 서랍속의 어드벤처 (궁극의 개그를 지향하는 소설) 단점은 월간 연재라는--;;; 9위: 다크 문 (피의 폭주, 피보라가 이는 밤, 오 붉은 빛은 아름다울지니..) 10위: D&D 데로드엔 데블랑 (소설공장--;;; 이카르트가 너무 멋짐) 11위: 묵향 외전 (최근에 빠져든 소설이지요. 어 좀 황당. ) 12위: 마왕의 육아일기 (옛날에 읽은 거라 좀 느낌이 반감되었군요) 13위: 용의신전 (내용은..사실 전혀 좋아하는 내용이 아니지만...근데 재미 있었던 소설...왜 재미있는 걸까?) 14위: 타임 리미트 (제일 첫 화를 제외하고는 훌륭한 소설,,,첫 화가 문제 야 첫 화가...) 15위: 마룡난무 (솔직히 나도 끼어있는 릴레이소설이지만..내가 봐도 웃긴 다) 16위: 블루문 게이트 (엄청 재밌는 소설이지만..본 지 한참 되서 감동 반감 그래서 순위낮음..아무래도 현재 보고 있는 것이 더 재미있을 수밖에 없지요) 17위: 정령왕 이야기 (군대가 왠수라니까 제기랄...) 18위: 뉴트럴 브레이드 (이거 진짜 시리어스함...눈씻고 찾아봐도 개그는 ...그러고보니 가끔 있음) 19위: 피트에리아 (속으로 욕하면서도 끝까지 다 본 소설...솔직히 재미는 있는데...사상이 나랑 안 맞아...) 20위: 바람의 마도사 (진짜 옛날이야기군 이거,..그땐 세상에서 이거보다 재미있는 소설 없는 줄 알았는데...) 으 사실 196과 197은 한편 분량입니다. 근데 미리 회를 나눠버린 탓에 둘로 올리게 되었군요. 그래서 대신 잡담으로 페이지를 때우는^_^;;; ┌───────────────────────────────────┐ │ ▶ 번 호 : 0/9248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3일 15:0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7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17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12 21:36 읽음:823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뭐긴요. 지금쯤 제가 보낸 암살자들이 도로 들고 올거란 이야기죠." 잠시 아슬란은 멍해있었다. 그리고 레이크는 말을 이었다. "뭐 비밀을 가장 확실히 지키는 방법이지요." "그럼..왜 처음부터 입을 막지 않고?" 떠듬거리며 다시 묻는 아슬란을 보며 레이크가 친절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는 6서클의 마도사입니다. 물론 그냥 암살을 시도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 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아들을 잃고 한창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때보다는, 아들을 되찾고 아들의 무사함에 기뻐하고, 게다가 충분한 돈을 받고, 내심 상대방들이 비록 아들을 납치하기는 했어도 약속은 지키는 인물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쪽이 더 암살하기가 쉬운 것 아니겠 습니까? 게다가 지금은 어디론가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떠나려 할테니, 하루정도는 정신이 없을 겁니다. 지금쯤 소식이 올때가 되었는데..." 말문을 흐리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레이크와 그를 보며 잠시 멍해있는 아슬란. 물론 멍해있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이거 믿음직스럽군 그래..허허헛."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는 아슬란을 보며 레이크 역시 자랑스러움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던 중 문득 그동안 옆에서 조용히 두 사람의 말을 경 창하기만 하던 세리아가 입을 열었다. "장소는 아직도 못 찾았나요?" "장소?" 의아한 듯 되묻는 아슬란의 태도에 레이크가 부연설명을 덕붙였다. "전능수가 잠들어있다는 그곳 말입니다. 봉인의 해제지." 그러자, 아슬란이 갑자기 입가의 미소를 지우고 대신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연락이 오긴 왔어. 아마 가스터의 제자 중 하나를 꼬신 모양이야.. 그래서 장소를 알아내긴 했는데..." 왠지 우물쭈물하며 말꼬리를 흘리는 아슬란의 답답한 태도에 레이크가 의구심어린 목소리로 그를 재촉했다. "했는데 뭐요?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음..그래 엄청난 문제가 있다네.." "엄청난 문제요?" 뜸만 계속 들이는 아슬란의 태도에 조바심이 난 레이크는 물론이고 옆에 서있는 세리아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아슬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슬란은 한자한자 또박또박 발음하기 시직했다. "제국과 헤이드 6국연합의 경계, 라르테아드 산맥. 그중에서도 가장 거대 한 휴화산인 에스게 슈 카르슈타인의 지하에 전능수가 잠들어있다더군, 물론 입구는 에스게 슈 카르슈타인의 용암동굴에 존재하고...." 기운없이 내뱉는 아슬란의 말에 레이크는 감시 고개를 갸우뚱했으나 곧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고는 공포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수밖에 없었다, "라르테아드 산맥이라면..." "그래.." 숨길수 없는 공포를 동반한 목소리가 아슬란의 목에서 흘러나왔다.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카르슈타인의 레어가 있는 곳이다." 잠시 아무도 말을 못했다. 물론 봉인이 있을만한 곳이면, 그것도 세계를 멸 망시킬만한 힘을 지닌 존재가 있는 곳이라면 만만치 않은 곳이란 것 쯤은 레이크나 세리아도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지만... 하필이면 칼슈타인이라니? 지상 최강의 드래곤이 있는 곳이라니? 사실 따지고보면 이곳만큼 안전한 곳이 세상에 또 있을까마는, 그래도 그걸 찾아야하는 입장으로써는 별로 짐작하고 싶지 않은 곳. "드래곤의, 그것도 현존하는 최강의 드래곤이라고 알려진 칼슈타인의 레어 에 하필 입구가 있다니...제길," 레이크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천정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에서 한숨에 가까운 쉰 목소리가 흘런나왔다. "이거...정말 최악의 사태로군..." "이거...정말 최악의 사태로군..."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동굴, 도대체가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거대한 그 공동속에 거대한 한 존재와 그외 기타 다수의 존재들이 제각기 편한 자세로 용암호수 속에 혹은 그 근처에 아무렇게나 자리잡고 있었다. "아니, 그 놈은 거긴 또 왜 건너간건가?"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용암호수, 그 속에 잠기어있는 거대한 붉은 드래곤의 입에서 한탄에 가까운 목소리가 흘러나와 동굴 전체를 울리게했다. "가출한 녀석이 어딘들 못 가겠습니까? 자기 맘이겠죠." 기타 다수..중에 속해있던 검은 머리의 미녀 하나가 퉁명스럽게 칼슈타인의 말을 받아친다. 더운지 연신 땀을 흘리면서. 확실히 덥긴 더운 것이다. 이곳은 쪄죽지 않은게 이상할 정도로 열기로 가득 한 곳이었으니. 물론 여인은 그저 땀만 조금 흘리고 있었고 그것은 그 여인이 범상치 않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쪽도 애 잊어먹었으면서 그렇게 태연할수 있는 거예요 에이라?" 에이라, 웜의 칭호를 지닌 블랙드래곤이자 나사크 산맥의 지배자, 역시 이 정도되는 존재였으니 이 용암호수 근처에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땀 정도로 끝 난 것. 사실 드래곤의 육체였다면 땀도 안 흘렸겠지만, 지금은 인간의 육 신을 하고있고 마법으로 열기를 차단해야만 했으니까. 물론 이런 어마어마한 존재에게 핀잔을 준 이 붉은 머리의 20대 중반의 미녀 역시 범상치 않은 존재임은 물론이다. "그만 하게. 카르세니안. 나 말하는 중이잖아?" 용암호수속에 그 거체를 대부분 파묻은 붉은 드래곤이 혀를 차자 두 여인은 조용해졌고 그래서 드래곤은 눈앞의 푸른머리 청년, 아린의 소식을 가져온 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보통 동굴이라 함은 어두운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은 상당히 밝았다. 용암의 열기와 함께 뻗어나오는 은은한 붉은 빛의 기운이 사방을 비춰주고 있는 탓이 었다. "에잉..." 이곳 라르테아드 산맥의 지배자이자 에스게 슈 카르슈타인의 주인인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 그는 잠시 혀를 차며 안좋은 소식을 가져온 이 눈앞의 푸른 머리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에게 되물었다. "그래. 아르키어드. 아린이 소위 인간들이 말하는 제국으로 건너간 것이 확실 한가?" 늘씬한 체구를 지닌 그 푸른 머리의 청년이 칼슈타인의 질문에 그 조용해보이 는 입매를 열었다. "그렇습니다 칼슈타인님. 위대한 고룡이시어. 나는 그때는 미처 그 아이의 나이를 짐작을 못 했지요. 설마 해츨링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 아이의 육체는 이미 성년의 그것이었으니까요." 칼슈타인의 입에서 욕설에 가까운 말이 틔어나왔다. "미치겠군. 더 찾기 힘들어진거 아냐? 거기 무지하게 넓은데..." 뮨득 아르키어드, 남해의 지배자이자 4500년가까이 살아온 블루웜, 거의 고룡 에 가까운 블루드래곤인 그가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근데 그녀석 덩치가 왜 그리 큽니까?" 붉은 머리의 20대 중반의 미녀가 살짝 끼어든다. "그야 내 자식이니까~요~" 아린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 깃든 그녀의 얼굴을 보며 조용히 서있던 흑룡왕 에르카스가 황당하다는 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비정상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안드나 칼세니안." "애 쑥쑥 잘 크는데 뭐가 문제에요?" ".........." 생각없는 칼세니안의 말은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드래곤들로 하여금 그녀에게 정말 어쩜 저렇게 생각없이 살수 있는가? 라는 눈총을 주기에 충분했고 그러 자 그녀 역시 왜 째려보냐? 내가 뭐 잘못 말했냐? 한판 붙어볼래? 라는 듯 그들을 죄다 째려보아주었다. 그러자 칼슈타인을 제외한 다른 이들이 움찔거렸다. 6500살 먹은 고룡 칼슈타인 앞에서도 성질부리는 그녀다. 다른 일족에서 실로 모범적인 레드 일족의 표본으로까지 불리는 카르세니안이니, 그녀의 그런 눈 빛에 다른 드래곤들이 삐질거리지 않을 수 없다. 안그래도 레드 일족이 최강 이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게다가 그들이 물불 안가린다는 건 더더욱 유명한 사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레드일족은 뒷일 생각 안하고 일 단 일부터 벌려보는 습성이 매우 강하다. 게다가 카르세니안은 레드 중에서도 무식하기로, 지식이 아닌 지혜 쪽의 방면에서 무식하기로 제법 이름이 드높다. 아린이 무식한게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즉 요약하자면, 여기서 수틀리면 용들의 전쟁이 벌어질수도 있다는 이야기 다. 물론 칼슈타인이 있는 이상 그렇게까지는 안 되겠지만. 그리고 그녀를 말릴만한 사람은 역시 레드치고는 상당히 인내심이 강한, 그 덕분에 용왕의 자리로 오른 붉은 단발머리의 미청년, 적룡왕 키아드리스뿐 이었기에 키아드리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물론 부드러워야 한다.- 카르세 니안을 타일렀다. "그것도 정상이라고는 볼수 없소. 카르세니안. 하지만 지금은 애 찾는게 급선무이지요." 다행히 칼세니안은 성질이 급한 만큼 성질 가라앉는 것도 빠른지라 금방 또 그렇구나~하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고 그때 옆에서 땀을 훔치고 있던 흑룡왕 에르카스가 키아드리스를 보며 말을 걸었다. "그렇소 키아드리스 레드의 용왕이여. 우리 측 역시 에어린, 그 어린 아이의 행방이 시급하오." 그러자 칼세니안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일단 아르키어드님이 와주신 덕분에, 아린의 행방은 알았어요. 에어린의 문제는 블랙의 것, 저는 아린을 찾아나설래요." 에이라도 한 마디 했다. "누가 에어린까지 찾아달래요? 에어린은 우리가 찾을 거예요." 자신도 이곳에 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는 듯 아르키어드가 입을 연다. "제국이 얼마나 넓은데..쉽게 찾기는 힘들거요." 그러자 용암호수에서 가급적 떨어져 지금껏 조용히 있던 녹색머리의 훤칠한 엘프청년이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무슨 상관인가요? 그때는 현신해버릴겁니다. 적룡왕이시여 그대가 아린의 형상을 알고 있으니 이젠 찾기도 수월하겠죠." 그러자 키아드리스가 머쓱해하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미안하오. 미처 아집에 빠져 그대들에게 연락하는 걸 잊었소." 어느새 이 조용했던 칼슈타인의 보금자리는 와글와글~하는 소리로 가득차게 되었다. 도대체가 입들이 한둘이 아니니 대화가 통 중구난방인 것이다. 그래서 흑룡 왕은 일단 대화들을 중재해야 할 필요부터 느꼈다. "레드일족이 아린을 중시하듯 우리 블랙 일족도 에어린을 중시하오. 하지만 해츨링의 문제는 전 일족의 문제. 일단 차분차분 해결해야 할 문제요." "아린부터!" "에어린부터!" 동시에 두 대답이 틔어나왔고 그와 함께 두 여인이 쌍심지를 켜고서 서로를 노려 본다. 그리고 이름만 좋아 용왕이지 사실 다른 드래곤들 뒤치다꺼리하기바쁜 두 용왕 들이 그들을 말린다. "진정하시오 진정.." 애시당초 다들 제멋대로라 도저히 이야기가 진행이 안된다는 걸 느낀 아르 키어드는 아예 저 두 여인네들은 무시해버린 채 칼슈타인에게 말을 건넸다. "사실 여기 모인 드래곤들이라면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얼굴과 위치를 안다면, 그리고 그것은 아린이 먼저지요." "으음.." "일단은 아린부터...찾아야 할 겁니다. 보통같은 경우라면 드래곤으로 현신 할 경우 바로 용왕들이 찾을 수가 있지요. 하지만 그 아린이란 아이는 본체 로 현신해도 못 찾는다면서요? 그러니 일단 아린을 주축으로 찾아다니다가 에어린의 기운이 느껴지면 재빨리 그곳으로 워프하면 될겁니다. 사실 에어 린이 드래곤으로 현신한다는 건 그만큼 위험한 일이 생겼다는 의미도 되니 까요." 레드인 자기로써는 때려죽여도 할수없는 아르키어드의 저 조리있는 이야기에 칼슈타인은 그 거대한 앞발을 턱밑으로 갖다대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말대로 여기 모인 드래곤의 숫자는 상당하다. 적룡왕 키아드리스, 흑룡왕 에르카스, 레드웜 카르세니안과 블랙웜 에이라, 이제는 거의 고룡에 근접한 블루 웜 아르키어드, 아직 웜의 칭호를 받지는 못한 젊은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 그리고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현존하 는 최강의 용족인 칼슈타인이 있는 것이다. 이정도의 드래곤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일은 극히 드물고 그래서 그는 가출 소년,소녀들을 찾는 일에 제법 자신감이 생겼다. 정 수틀리면 그땐 아예 허공에다가 거대한 아린의 얼굴을 비춰버린 다음 인간들보고 잡아오라고 시키면 그만이니까. 뒷감당이 좀 힘들지만... 무슨 뒷감당이냐고? 그야 지고한, 신과도 비길만한 지상의 지배자, 위대한 종 족 드래곤의 해츨링이 가출을 해버렸다는 불명예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드래곤들 사이에서는 소문이 퍼질대로 퍼져버렸으니... "그러고보니..." 문득 칼슈타인이 구석에 있는 녹색머리의 훤칠한 엘프청년을 보며 의아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헬메르노드, 자네는 왜 온건가?" 의구심어린 예의 거대한 붉은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칼슈타인을 보며 녹색머 리의 엘프, 헬메르노드가 인상을 약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저도 이 일의 피해자입니다. 칼슈타인님 덕분에 내 숲은 엉망이 되었어요. 이미 개입한 이상 빨랑 처리하는 게 났지요." 칼슈타인이 `쫀쫀한 놈 지난일 가지고 아직도 꿍해있다니..에잉' 이라고 되새길 무렵 갑자기 용암동굴 위로 뻥뚫인 분화구 푸른 하늘이 보이는 그 거대한 동공 한 가운데로 갸냘프게 들려오지만 동굴 구석구석까지 울려퍼 지는 한 소녀의 음성이 울렸다. "그런 류의 피해자라면 제 쪽이 좀더 할말이 많은데요?" 그와 함께 금발의 10대 후반의 미소녀 하나가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것이 칼슈타인 외 기타 드래곤들의 눈에 들어온다. 감히 인간이 이곳 라르테아드 산맥에 올리가 있단 말인가? 물론 칼슈타인은 놀라지 않았다. 하도 드래곤들이 자주 찾아오다보니 또 드래 곤이겠거니 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추측은 정확했다. "누군가? 풍기는 기운을 보니 종족이요, 머리꼬라지 보니까 골드일족인 거 같은데..." 소녀는 점차 속도를 줄이더니 결국 지상에 살며시 안착했고 그와 함께 그녀의 웨이브진 금발머리도 다시 모여들었다. 그녀는 지상에 도착하자마자 정중히 이곳의 주인에게 예를 올렸다. "처음 뵙겠습니다. 칼슈타인님, 위대한 고룡이시어. 라플레이어트의 자손 로자르아힘입니다." ------------------------------------계쏙---------------------------------- - 이게 왠 용판이냐^^~~~ 자자..드래곤들 이정도쯤 모여서 떼거지로 돌아다니게 시키는거다!!! 사랑스러운 드래곤슬레이어일행들에게도 이제 시련이 닥치나니~~ 시련을 뚫고 영웅이 되어라 은발의 기사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P.S 저번 편에 이어서 이번에는 벗꽃의 무협지 20선~~~!!! 황당한 무협지가 난무하는 가운데 벗꽃은 사상이 삐뚤어진 관계로 괴상한 소설 만 골라보기 때문에...명작이라고 생각한 것이 안 끼어있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제 취향입니다 제 취향. 아무리 노벨문학상의 빛나는 수상작이라 해도 전 재미없으면 안 봅니다 그리고 여기 올린 글은 제가 최소한 10번 이상 본 소설들입니다. 여러번 봐도 재미있단 얘기죠. 참고로 전 중국무협은 영웅문빼곤 싫어해서^^ 1위~~!!!! 반인기 (제가 본 최초의 여자가 주인공인 무협지. 게다가 너무나도 매력적 인 여주인공...초룡전기의 아리아의 모티브 캐릭터) 돈주고 살 가치가 있는 무협. 소장용으로 강력히 추천^^ 2위 광혼록 (개그무협의 진수를 보여주는 무협소설.) 3위 만인동 (굉장히 진지한 듯함...을 가장한 개그소설) 4위 흑랑가인 (휘긴경의 소설이죠. 두말할 필요없는 최강의 개그) 단점은 얼마 안된다는 것... 5위 비뢰도 (이것 역시 무지막지한 개그무협..난 개그밖에 안 좋아하는 군 그러고보니--;;;작가께서 군발이가 되셔버렷음. 음 슬픔.) 6위 묵향 (음...내가 본 무협지 사상 이렇게 늙은 주인공은 처음이었음. 도대체 몇 백살인가? 게다가 이렇게 질알같은 주인공도 처음. 정말 질알같이 강함. 명대사:능비계: 글렀다! 각성이다!... 초반부는 거의 무협대백과. 끼워맞추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자 부했던 벗꽃이 감탄사를 연신 터트린 소설.) 7위 독비객 (무협 사상 초유의...주인공 60살의 무협...작가 한번 만나고 싶 을 정도의 소설. 당삼 개그무협) 8위 무예 (안 개그무협. 어케 보면 소설이라기보단 무술 다큐멘타리같은 느낌도 드는 소설...그러나 벗꽃이 돈주고 산 몇 안되는 무협지 중 하나) 9위 야광충 (주인공이 캡 멋있음. 알카드 같은 분위기 남. 피도 빨아먹음 역시 돈주고 산 무협) 10위 천산검로 (정통 무협...개그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음. 그러나 돈주고 샀음. 참고로 벗꽃은 일단 한번 빌려보고 몇번을 다시 봐 야 할 가치를 느낄때만 돈주고 삼) 11위 악인지로 (인간이 이렇게 파탄적일 수도 있을까? 주인공이 희대의 대 악인) 12위 정과 검 (무협..지라고 나오긴 했는데...영 장르가 아리까리한 소설) 13위 금강불괴 (뭔가...뭔가 있는 소설. 그러나 뭐가 있는지는 모르겟음 단지 느낌이^^;;;) 14위 대사형 (아웃사이더의 비애를 그린^_^;;???? 무협. 돈주고 샀음) 15위 독보건곤 (실전무예..라고 프로필을 달긴 했는데..별로 그런 느낌은 안 들고...하지만 정말 주인공의 강함이 실감나는 소설 어케 된 주인공이 갈비뼈가 드러나는 중상을 입어도 술한잔 걸치고 달리기 몇 바뀌 돌면 다 나음. 돈주고 사..진 않았고 대여점에서 빌린 뒤 안 갔다줬음) 설마 대여점 아저씨가 이 글 보진 않겠지?^_^;;; 16위 대도오 (실전무예...정말 실감나는 무협..솔직히 내가 본 최초의 실전 무협.) 17위 생사박 (실전무예에다가 뭔가 더 있는 소설. ) 18위 묘왕동주 (솔직히 1부만 따지면 5위안에 드는 소설인데...2부가 좀..) 19위 장풍파랑 (음...아웃사이더의 비애? 무적? 뭔가 있는 소설) 20위 추룡기행 (용이 나와 용이!!!) 음 전 장영이 번뜩이니 100여장이 초토화되더라~~라는 무협을 좀 싫어해서요^^;; 아싸~~페이지 많이 때워먹었다...~~~ (돌..날아올 것 같아^^) ┌───────────────────────────────────┐ │ ▶ 번 호 : 9237/9293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5일 12:38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8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27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13 21:46 읽음:1145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자신을 향해 정중히 허리를 굽히는 이 금발의 소녀를 보며 칼슈타인이 슬쩍 질문을 던졌다. "몇 살인가?" 물론 이 소녀는 겉보기로는 10대중반에서 후반 정도의 어린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애당초 폴리모프한 상태에서의 외모상 나이는 의미없는 것이다. 소녀는 칼슈타인의 동굴 안을 떨리게 하는 웅장한 음성에 조금 질린 듯한 목소리로 조용히 대답했다. "미약하지만, 200년전 성년식을 받았습니다" 드래곤의 힘과 지혜와 지식 그리고 육체적인 강함은 무조건 나이와 비례한 다. 그래서 일단 나이만 들으면 어느 정도인지 대강 짐작이 가는 것. 칼슈타인은 좋을때다~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러자 로자르아힘은 눈앞의 거대한 드래곤의 위용에 조금 짖눌렸는지 공손히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 그때였다. "아직 애로군...1000살도 되질 않았잖아?" 구석진 곳에 서있던 카르세니안이 혀를 차며 툴툴대는 목소리가 금발의 소녀, 골드드래곤 로자르아힘, 그녀에게 들렸고 그녀는 대뜸 신경질적인 태도로 칼세니안을 돌아보았다. 잘 만났다, 드디어 찾았구나~라는 눈빛을 하고서. "칼세니안님..이시죠?" 우선은 확인절차를 거치는 로자르아힘. 과연 골드드래곤다왔다. 이 얼마나 신중한가? 레드 일족이라면 이런 일은 때려죽여도 못한다, "응." 간략한 대답이 나왔고 로자르아힘은 자신이 번지수 제대로 찾은 것임을 확인할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볼일을 처리하는 것뿐. 소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동굴안을 울린다. "칼세니안님...도대체 칼세니안님때문에 제가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아세요?" "내가 왜?" 뻔뻔하게 고개를 치켜세우는 카르세니안. 로자르아힘이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그녀를 돌아보며 대뜸 따져대기 시작했다. "왜..냐라뇨? 아니 그 몬스터들이 그럼 칼세니안님의 수하들이 아니란 말입 니까? "무슨 몬스터?" "왜 있잖아요! 손에는 이상한 돌도끼같은 거 들고 다니면서 대문짝만한 플랫 카드에 ~아린아 모든 것을 용서하마 돌아오거라~~였나? 하여튼 그런 내용의 깃발들을 펄럭거리고 다니는 놈들!!" 미간을 찌푸리며 따져대는 로자르아힘의 모습에 칼세니안이 그제서야 아하~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걔네? 아린이 제국으로 건너갔다길래 다들 집에 가라고 시켰는데? 근데 왜? 아직 남은 놈들이 있나?" 로자르아힘의 그 예쁘장한 입이 떡 벌어졌다. (음, 미소녀로써는 실격이군) 할일없어졌으니까 그냥 해산시켜버렸다고? 과연, 레드 일족답다,라는 생각이 로자르 아힘의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하긴, 일이 있어서 불렀고 일이 없어졌으니 해산시켰다, 참 합리적인 생각 이기는 하지만... 이랬다저랬다 하는 주인을 만난 몬스터들도 참 고역이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녀는 말을 이었다. "...남이 꿈 잘꾸고 있는데 그렇게 훼방하기입니까? 내 동료 전원이 죽어버 렸고 나는 본체로 현신해야했단 말이에요! 도대체 그 마력돌도끼? 라고 해 야 되나? 어쨋든, 그딴 건 왜 쥐어보내 준 거예요?" "음...힘이 모자라다길래 줘서 보냈다. 왜? 불만있어?" 고개를 바싹 치켜세우고 도도한 자세로 되묻는 칼세니안의 모습은 로자르아힘 으로 하여금 드래곤들 사이에서 유명한 칼세니안의 악명을 상기시키기에 부족 함이 없었다. "...아닙니다. 말이 안 통하는군요." "불만있으면 말로 해 말로." "말로 했잖아요!" 그렇군. 말로 했군. 카르세니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도도하게 되물었다. "그래서 어쩔건데?" "....." 그렇다. 칼세니안 말대로였다. 일단 울화통이 터져서 온갖 수소문을 해가면서 이곳 칼슈타인의 레어까지 찾아온 것은 좋지만...그 다음엔 어쩔 것인가? 상대방은 레드 일족이다. 말 안통하기로 유명한. 결국 약간 주눅든 목소리로 로자르아힘은 말을 맺었다. "다음에는 그런 일이 있을 경우 좀 주의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러 온 겁니 다만..." 그러나 칼세니안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건 다음 번에 생각할 일이고." 결국 로자르아힘은 그래~현명한 골드일족인 내가 참아야지...원래 레드일족 이 좀 무식하냐? 어쩌겠어? 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다른 인원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일단 하고싶은 말은 했고, 비록 듣고싶은 말을 못 들어서 그렇지 온 목적은 달성했으니까 이왕 온거 얼굴들이나 익히고 가자는 생각 이었다. 참 쓸데없는 일로 멀리서도 왔다 싶었지만, 어차피 시간은 남아도는게 드래 곤이란 종족의 특성이라서 별로 시간낭비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로자르아 힘이다. 검은 머리의 남녀, 푸른 머리의 청년, 녹색머리결의 엘프청년,붉은 단발 머리의 미청년...로자르아힘은 슬쩍슬쩍 하나하나 훑어보며 눈치를 보았다. 하나같이 엄청난 드래곤들임에는 틀림이 없어보인다. 풍겨오는 존재감이 그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생활을 하기 위해 폴리모프한 것이 아니고 그저 칼슈타인의 동굴이 그다지 넓지 않아서, 물론 동굴로만 따진다면 무지막지하게 넓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드래곤 8마리가 들어앉기에는 턱없이 좁은 탓으로 단순히 모여있기 위해 폴리모프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들 굳이 존 재감을 감추거나 하질 않았고 특히 엘프청년에게서는 낮익은 존재감이 느껴지는 로자르아힘이었다. 그 존재감의 정체를 깨달은 로자르아힘이 살짝 웃으며 엘프청년, 헬메르 노드에게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이군요 헬메르노드님. 아니, 인간일때 만난 것이니 헤이드 메 르나드라고 해야하나요? 아, 지금은 엘프의 모습이시니 다른 이름이 시겠군요." 헬메르노드는 이미 로자르아힘의 정체를 알고있었는지 미소를 띄우며 그녀 를 맞이했다. "지금은 엘프 헬메르다. 나 역시 다시 보니 반갑군 아사르아힘. 여전히 인간생활을 하는가? 최강의 정령사라는 칭호를 들어가면서?" 로자르아힘의 얼굴이 약간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어린 드래곤인 탓에 아직 인간들 사이에서 그들이 자신을 떠받을어 주는걸 즐기고있는 로자르아힘이다. "그야..저는 아직 어린 드래곤이고 그런 것에 아직 흥미가 있답니다." "하긴..그 나이때에는 그런 기분이 들게 마련이지..." 쑥쓰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로자르아힘을 보며 엘프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헬메르노드가 고개를 끄덕였고 로자르아힘은 쑥쓰러워하다가 문 득 헬메르노드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그러는 헬메르노드님도 제 나이때 아예 인간들의 나라를 세우셨잖아요?" "내가 세웠나? 내 제자들이 세운 거지." "그래도요. 헤이드6국연합이라고 아직까지 부릅니다." "뭐 지금 보니까 풍지박산 났던데. 쯔쯔. 별 감흥은 없지만.." 그 밖에도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다른 드래곤들은 도대체 저 골드 일족의 꼬맹이는 왜 온건지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또 이야기가 샛길로 새어버린 것이다. 흑룡왕 에르카스가 허망한 듯 동굴천정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여튼 드래곤들은 이게 문제야. 또 딴 소리잖아...' 결국 둘의 인사는 아들에 대한 모성애로 불타오르는 카르세니안의 한 마디로 끝을 맺게 되었다, "어이 거기 어린 것들! 잡소리 적당히 하고 아린 찾을 궁리부터 해라. 헬메르, 너도 웃긴다. 몇살이나 먹었다고 니 나이, 내 나이 타령이냐?" 여기 모인 드래곤 치고 웜급 아닌 드래곤은 헬메르노드와 로자르아힘 둘뿐. 그래서 그들은 찍소리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적룡왕과 흑룡왕들이 보내주는 잘 말렸소~라는 눈빛을 한몸에 받으며 카르세 니안이 으쓰댈 무렵 저만치 높은 곳에서 그들의 행동을 일일이 보고있던 칼 슈타인이 웃긴다는 듯이 한마디 던졌다. "칼세니안. 자네도 어리긴 마찬가지야." "좋겠수~ 노인네라서..." 단 한마디도 지지않는 칼세니안이었다. "자. 아린부터 찾는 겁니다. 불만없죠?"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듯 흑룡왕 에르카스가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사방에서 수군덕대고 있으니 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정도로 정리되면 이들이 드래곤족일 리가 없다. "뭐 불만은 없지만...그래도 아린이 있을만한 위치라면...아무래도 그 아 이는 나이가 꽤 어리니까.." "덩치가 남산(환타지에 남산이 있나?)만하다면서요?" "근데 적룡왕께서는 지금까지 뭐 하느라 소식이 없었던 겁니까?" "그게..아린을 찾다찾다 나중에는 오기가 나서... 전부 투시해버린 뒤 탈진 해 버리는 바람에 며칠 내 레어에서 요양 좀 했소. 아직도 머리가 띵하군 에잉.." "이프리트를 불렀다면서요? 거참 내가 웜급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둠의 정령왕을 부르지 못하고 있는데..." "암~~ 누구 자식인데요~ 우리 아린이 좀 뛰어나죠 오호홋" "그렇게 뛰어나서 가출을 해요?" "댁의 따님은 가출 안했나요? 피장파장이지." 어수선어수선, 수군덕수군덕. 결국 흑룡왕 에르카스의 목소리는 높아질수밖 에 없다. "이봐요들! 제발 이야기 좀 진행합시다! 적룡왕 당신까지!!" ----------------------------계속--------------------------------------- 날아올라 무찔러라~~드래곤의 용사들아~~ 악랄한 카르셀을 없애는 거다아~~~~ 다..리오스 일행..불쌍해^_^;;쯔쯔쯔 8인의 드래곤이라니,.. 이걸 어케 요리를 할까 으흐흐 으흐흐 다크스폰님의 비평 감사히 보았습니다만... 전 뻔한 스토리로는 안 나가요. 성공스토리라면 끝이 뻔하게요? 꺄하하하하 P.S 음 초룡 리메이크 판. 네 물론 리메이크는 할겁니다 하지만 이걸 다시 게시판에 올리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초룡 완결짓고 주르르륵 리메이크한다음..아마 6개월쯤 걸리겠죠 자료실에 딱 올려서 마무리 지을 생각입니다. 우선은 완결을 향해 치달려야겠지요. P.S 2: 네 저번에 올린 무협 20선..물론 묵향의 현재 나이는 72살이지요 하지만 뒤에 나가면 거진 200살까진 산다더구만요. 그담에 500살짜리 고수한테 깨진대나? 그래서 몇 백살..인가 라는 이야기를 한 겁니다. P.S 3 천리안의 전동조님. 혹시 이글 보시면 답변 좀 해주세요 묵향외전만 연재하고 문향 본편은 어째 조용합니다? 외전도 재미있지만 난 본편도 보고싶은데.... 본편은 언제쯤 재개하실 계획이신지? 답변은 묵향 외전 다음 편으로 주시기를 (즉 이것은 외전 다음편을 빨랑 올리 라는 협박성 글이었던 것이다. 아 난 머리가 참 좋아. 으하하) 음 그리고 참고로...굳이 묵향을 여자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요? (물론 저는 침을 흘리면서 봅니다. 반노환동한 애늙은이보다야 팔팔싱싱한 미소녀가 더욱 좋은 건 당연지사 웃흐흥~~~^^) 중원에 돌아갔을 때 마법을 못 쓰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어차피 중원에 환타지의 신들이 있을리가 없잖습니까? 아무리 손짓발짓해가며 주문외워봐야 힘 빌려줄 신이 없으니... 상관없지 않을까요? 그동네 신들이랑 이동데 신들이랑 다른 양반 들인데... (모르죠 뭐 국민은행 카드들고 외완은행에서 돈 뽑을 수도 있으니..) 천리안으로 메일을 보내기가 귀찮아서 아예 뒷 잡담으로 보내버리는 벗꽃. 훗 통신망을 넘나드는 새로운 메일전달방식이 아닐까 싶음 우히히^^ (게다가 이 방법의 좋은 점!!은 페이지를 때울수 있다는 것이다... 요새 나 왜 이렇게 잡담이 길어지나 몰라?) ┌───────────────────────────────────┐ │ ▶ 번 호 : 9237/9293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5일 12:38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9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31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9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14 05:41 읽음:1052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결국 이야기는 끝을 맺었고 용왕들의 노고가 빛나는 가운데 결론은 났다. 그것은 아린을 먼저 찾으러 간다는 것이었고 물론 이게 전부였다. 그런데 왠 잔말이 그리도 많았단 말인가? 용왕들이 한숨을 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후우...어쨋든 갑시다. 가면서 이야기해요." 기운빠진다는 듯 흑룡왕 에르카스가 한숨을 쉬자 저만치 위에서 아랫드래곤들 이 놀고있는 모습을 재미있는 듯 지켜보던 칼슈타인도 한 마디 하면서 그 거대 한 거체를 서서히 움직였다. "그럼 나도 슬슬 변해야겄다~~~" 그리고 대지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들끓는 용암호수에 거대한 파동이 일고 그 사이로 붉디붉은 각질의 비늘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대한 비늘의 윤곽 사이로 붉은 용암이 서서히 흘러내 린다. 동굴 전체가 가득 떨리며 창공을 뒤덮을 거대한 두 장의 날개가 흐 르는 용암과 함께 수면위로, 타오르는 용암호수위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것이 허공을 뒤덮는다. 동시에 사방이 어둠으로 가리워진다. 높은 곳에 위치하여 모든것을 굽어보던 거대한 붉은 드래곤의 머리는 이제 까마닥한 곳에서 12개의 뿔과 함께 아스라히 비칠 뿐, 화끈한 열기와 함께 칼슈타인의 앞발이 용암호수 근처를 내딛었고 그와 함께 대기는 이지러졌 다. 열기가 사방으로 폭풍처럼 불어닥치자 드래곤들, 인간의 육신을 한 그들은 제각기 몸을 피했고 그와 함께 붉디붉은 수면 위로 붉은 거체가 몸을 일으 킨다. 마침내 칼슈타인, 지상 최대의 드래곤이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었다. "......" 그린 드래곤 헬메르노드와 골드 드래곤 로자르아힘, 그들은 눈앞을 가득메 우는 붉은 거체, 난생 처음으로 보는 에인션트드래곤의 거대함에 완전히 압도되어 말을 잃고 있었다. 그들 역시 드래곤이었지만, 이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거대함. 그중 로자르 아힘이 간신히 한 마디를 내뱉었을 뿐이었다. "어..엄청나군요. 이것이 에인션트 드래곤..." 그러나 적룡왕 키아드리스, 올해 4800살인, 그래서 본인 역시 거의 고룡에 접 근하고 있는 그로써는 그다지 칼슈타인의 저 압도적인 거체가 큰 감흥이 없 었는듯 시큰둥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폼 적당히 잡고 빨리 폴리모프나 하시오 칼슈타인." 사실 무슨 신기한 일도 아니었다. 인간으로 따지면 노인네가 욕탕에서 걸어 나오는 거랑 전혀 다를게 없지 않은가? 크기에 감탄한 건가? (무슨 크기?^^;;;) 감탄사를 보내는 것은 헬메르노드와 로자르아힘 단 둘뿐, 나머지는 별로 신기 한 것도 아니라는 듯 시큰둥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달은 칼슈타인 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그리고 그의 거체는 빛에 휩쌓였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그 빛또한 장난이 아니었고 눈부신 빛무리가 삽시간에 동 굴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그 빛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빛남과 동시에 급 속도로 작아진 것이다. 작게 작게 더욱 작게. 동굴을 가득 메웠던 눈부신 빛은 순식간에 자그마한 인간의 형체로 변했고 빛무리 속에서 작고 가느다란, 새하얀 팔다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빛과 함께 허공에 천이 생성되고 그 천은 점차 변화하여 한벌의 옷이 되었 다. 그리고 그것은 빛과 동화되었다. 잠시 후 이곳 용암호수 근처의 대지위로 이제껏 없었던 12세가량의 자그마 한 붉은 단발머리의 미소년, 동그란 눈을 귀엽게 깜빡이면서 자신의 육체 를 살펴보는 반바지차림에 조끼를 걸친 귀여운 미소년이 나타났다. 미소년은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 어떤가? 어울리나?"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 드래곤들은 말이 없었다. 정말이지 할 말이 없었다. 방금까지 존재하지도 않았던 저 생글거리는 붉은 머리의 미소년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졌을리는 없을테니 그 정체는 뻔한 것이고 그래서 그들은 언어중추의 심각한 마비현상을 느껴야했다. 그리고 이 순간 대부분의 드래곤들의 생각이 일치했다. 도대체 칼슈타인은 자신의 나이가 6500살이란 건 전혀 망각한 것인가? 아무리 폴리모프 했을시의 나이는 본체와 관련이 없다고 해도...자신들 의 모습이 대부분 20대의 모습이거늘, 12살 짜리 애한테 존대말을 쓰면 서 인간세상을 돌아다니라는 거냔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드래곤들과는 달리 좀더 칼슈타인, 늙어서 주책이다,,라는 격언을 훌륭이 이행하고 있는 그에게 호의를 보이는 측도 있었다. "히야..귀여워요 칼슈타인님," 로자르아힘은 마치 친동생을 보는 듯한 눈빛을 동반한 찬사를 칼슈타인에게 보냈다. 그래서 칼슈타인은 생글생글 웃었다. 매우 저주스럽게도 12세의, 그것도 미소년의 모습을 한 그였는지라 실제로도 상당히 귀여웠다. 에이라 역시 비슷한 반응. "진짜네. 너무 귀여워요." 칼슈타인 방긋방긋. "저 망할 영감탱이...." "뭣이?" 한창 좋아하던 칼슈타인은 자신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무엄하게도 마구 내뱉은 붉은 머리의 미녀를 바라보며 고룡으로써의 위엄과 권위를 담은 채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눈 부라려봐야 동글동글해서 귀여운 눈 더 귀엽게만 보일 뿐이다. 결국 카르세니안은 말 한번 잘했소이다~~속이 다 시원하구료~~라는 기타 드래 곤들의 눈빛을 한 몸에 받으며 칼슈타인의 째려보는 눈빛에 코웃음을 쳤고 여기서 또 이야기 딴 데로 새는 것만큼은 절대 피해야한다는 투철한 사명 의식으로 무장한 용왕들이 칼슈타인에게 얼른 말을 걸었다. "자자..빨랑 아린이나 찾으러 갑시다! 빨랑요." 그때 웨이브진 금발머리의 소녀가 살짝 손을 들며 입을 열었다. "저도 가겠습니다. 괜찮을까요?" 이 일과는 큰 상관이 없는 그녀의 의견에 적룡왕 키아드리스가 의아한 표정 을 지으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로자르아힘, 그대는 무슨 이유로?" "해츨링의 일은 전 용족의 공통문제, 그것은 일족의 선을 뛰어넘는 문제가 아닙니까?" "그렇군. 좋을 대로 하게." 그리고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드디어...드디어 출발을 하는 것 이다. 하긴, 굼뜬 종족 드래곤이 벌써 출발준비가 되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만... 어쨋든 8인의 개체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물론 이 와중에도 제각기 각자행동을 안 하면 드래곤이 아니다. 원래 드래곤은 완전히 독립된 존재인 만큼 다른 존재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다. 그래서, 수다는 계속되었다. "하여튼..마나만 느껴지면 금방 찾겠는데..." "에어린이야 드래곤으로 안 변했다고는 하지만...아린은 그동안 꽤 드래 곤으로 변했었다고 들었소만?" "그렇소. 그런데 나날히 안개같은 것에 가리워지더니 요즘은 아예 존재감 자체가 사라져버리는군. 아르키어드의 말에 따르면 분명히 그때 드래곤으 로 변신했으니 내가 느낄수 있어야 하는데..." "어쨋건 빨랑 나갑시다. 더워죽겠네 하이고." 일단 이 용암동굴을 벗어난 다음 워프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드래곤의 육체라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지금은 모두들 인간의 육 체이었고 이곳읜 칼슈타인의 레어로써 화염의 정이 가득차 있는 곳, 괜히 함 부로 워프주문을 시도하다가 좌표라도 어긋나는 날에는 상당히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된다. 분화구를 빠르게 솟아올라가던 8인 중 12세의 미소년, 칼슈타인이 문득 옆에 서 들려오는 흑룡왕과 적룡왕의 대화에서 뭔가 생각나는 듯 중얼거렸다. "가만있자...비정상적인 크기에 존재감없는 육신이라?" 고개를 갸웃거리는 칼슈타인의 모습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솟아오르던 아르 키어드가 질문을 던졌다. "왜 그러십니까 칼슈타인님?"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단 말이야?" 이 말에 흑룡왕 에르카스와 적룡왕 키아드리스 역시 고개를 돌렸다. "혹시 아시는 거라도?" 칼슈타인이 설마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설마? 엘..사나드?" "예? 엘사나드라뇨?" 의아함을 품고 반문하는 키아드리스의 모습에 칼슈타인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그럴리가 없지." "뭔가..짚이시는 거라도?' "아무것도 아니야. 갑자기 옛 친구 생각이 나서 그랬다." 왠지 비감이 묻어나오는 칼슈타인의 목소리에 키아드리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 었지만 칼슈타인은 곧 밝은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자 아린 잡으러." 그때 한 소녀의 목소리가 모두의 발걸음, 아니 날아가는 것이니 비행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것을 멈추게 만들었다. "근데..어디로 가죠?" "......" 그렇다. 제국이 좀 넓은 땅이던가? 로자르아힘의 지적은 정확한 것이었고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못했던 칼슈타인이 과연 골드 일족은 똑똑하구나... 라고 생각하며 그의 옆에 떠있는 푸른 머리의 청년에게 말을 건넸다. "어. 그렇네? 이보게 아르키어드. 아린이 건너간 데가 어디라고?" 아리키어드는 공손히 대답했다. "제국 남령주..라고 합니다만.." "남령주라고 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 누구누구 사는 데지?" "아...저희 일족은 바다에서 사는지라...그것까진 잘 모릅니다만.." 그때 칼세니안이 불숙 끼어들었다. "아 거기라면, 그이가 살잖아요?" "그이?" "우리 아린이 아빠! 레드 웜 카르타나스. 아마 그 쯤일껄요? 안 가봐서 모르지만.." "칼세니안 말이 옳소. 그곳은 카르타나스의 구역이지요." 적룡왕 키아드리스의 말에 흑룡왕 에르카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음 블랙웜 에라스티오드도 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카르타나스 쪽으로 가는 것이 더 편하겠군요. 자기 애의 일이기도 하니...뭐 어차피 해츨링 의 일은 모든 동족의 문제이긴 하지만..." "근데..집에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칼세니안의 근심어린 말에 에이라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받아쳤다. "가보면 알겠죠 뭐." "그래. 없으면 다른 집 찾아가면 그만이고. 일단 가자, 가" 칼슈타인의 말에 키아드리스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앞으로 휘저었다. "제가 문을 열지요. [워프게이트]" 6서클의 이동주문 [워프게이트]. 그것은 조금의 주문의 영창없이도 삽시간에 키아드리스의 손놀림을 따라 허공에 방대하게 그려졌다. 그리고 바야흐로 8개체의 드래곤이 인간의 형상을 한 채 동시에 아린을 찾아 워프게이트 속으로 몸을 던졌다. 12세의 미소년(^_^;;) 칼슈타인의 이갈린 음성을 남긴 채 "아린. 이놈의 자식 잡히기만 해봐라..." ----------------------------계속--------------------------------------- 참 어수선한 종족이죠 드래곤? ^_^ ┌───────────────────────────────────┐ │ ▶ 번 호 : 9316/9316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5일 21:5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0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52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15 20:56 읽음:118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아린, 이놈의 자식 잡히기만 해봐라..." 가이아네스 제국 남령지의 3대 도시 중의 하나인 라르테르돔, 그 드넓은 도시 속의 수많은 여관들 중 하나인 `어둠의 날개' 여관, 그 곳의 정문 앞에서 검은 머리의 억센 인상을 가진 10대 후반의 한 소년이 이를 갈고 있었다. "제자리에 진득하게 붙어있으면 좀 좋아? 이 야밤에 볼게 뭐가 있다고 싸돌 아다니는거야?" 검은 밤하늘은 구름으로 자욱하고 간간히 달빛이 고개를 내밀었다가 곧 사그 러지는 어둑어둑한 거리, 힘없는 등불만으로 밝히고 있는 그 곳 위로 3인의 소년,소녀의 모습이 어슴프레 모습을 드러내었다. "음..뭐 아리아씨와 함께 구경간다고 횡 하니 가버리더군요. 진정하십시오 세틴씨, 무슨 큰일날 것도 아닌데 뭘..." "자꾸 다른 행동을 하니까 문제 아닙니까 피트씨..." 세틴은 혀를 찼다. 지금이야 개별행동을 해도 별 상관이 없지만 나중에 위급 한 상황이 되어서도 같은 짓을 한다면 아마 상당히 곤란한 일이 일어날 것이 라고 생각하는 세틴이었다. "그동안 아린도 많이 심심했을 거예요. 아리아씨와 함께이니 무슨 큰일 당할 리도 없고...사실 아린 정도의 정령술이면 혼자 다녀도 별일 일어나겠어요?" 유나가 살짝 세틴을 달랬고 세틴도 크게 화가 난 것도 아니고 단지 자꾸 개별 행동을 취하는 아린에게 짜증이 좀 났을 뿐이라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을 풀었다. 그러자 유나가 세틴에게 눈짓을 하며 말을 이었다. "그럼 저희는 시장에 좀 갔다 올게요. 아직까지 열었으려나 모르겠네?" "그러세요. 저랑 세를레네씨는 여관에 들어가서 좀 쉬어야겠군요." 어둑어둑한 밤거리 사이로 사라지는 세틴과 유나를 보며 피트는 피식 웃은 뒤 세를레네를 보며 입을 열었다. "세를레네씨. 우리는 먼저 들어가서 쉽시다." "네에..." 저만치 걸어가는 두 사람을 응시하는 세슬레네의 대답은 왠지 힘이 없었다. 한산한 밤거리는 조용하기만 했다. 간간히 늦은 밤길을 바삐 걸어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그들 눈에 스치긴 했지만 그들은 아린에게 눈길을 주질 않았다. 아리아의 어깨에 메인 거대한 대검, 그리고 보기드문 미녀의 얼굴을 하고 있는 아린의 모습이라면 눈길을 사로잡을만도 하건만, 그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밤길 을 재촉할 뿐이었고 그래서 아린은 심심했다. "어째 심심하네. 야시장같은 거 안 열리나?" "지금은 때가 아닌 모양이군요." 아리아의 쌀쌀맞은 대답에 아린은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뭔가 좀 시끌벅적한 것을 기대하고 구경을 나왔는데, 어째 썰렁하다. "축제같은 거 안 열리나?" 모험담에서는 주인공이 가는 곳마다 축제가 열리는데 왜 자기는 안 그럴까? 라는 현실과 이야기 속의 딜레마에 빠져 고민하던 아린을 보며 아리아가 무뚝 뚝하게 입을 열었다. "조용해도, 나름대로 볼 것은 있지요." "볼 거?" 아린이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썰렁한 밤거리에 다들 집안에 콕콕 틀어박혀 서 저녁 짓기에 바쁜데 뭐가 볼게 있다는 건가?" "당신은 드래곤이지 않나요? 이런 생활이 낮익은 것이 아닐텐데요?" "낮익은데?" 아린은 반문했다. 이게 뭐 그리 신기한 풍경이란 말인가? 밥먹을 때 되어서 자기 집 기어들어가서 밥 먹는건 아린에게 있어서 흥미를 유발시킬 어떠한 상황도 되지 못한다.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는 건 천고의 법칙이니까. "주위를 보세요. 그럼 알거예요." 조용한 아리아의 말에 아린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거리는 한산했고 저녁 때이어서인지 대부분의 집들, 그 지붕위로 위치한 굴 뚝으로는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고 있었다. "주위에 뭐?" 아리아는 간단하게 답했다. "들어보세요. 그리고 느껴봐요." 말을 마치며 아리아는 아린을 처마 근처로 이끌었다. 아린은 좀더 자세히 살펴보았고 그러자 과연 다른 것들이 감각에 걸려왔다. 작은 창문 너머로 희미하게 풍겨오는 빵굽는 냄새가 일단 그의 코를 찔렀고 스쳐지나가는 처마 아래로 소리높여 웃는 아낙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린의 감각이 사방으로 옮겨졌다. 시끌벅적한 소리, 어머니에게 혼나는 아이의 울음소리, 고함을 지르는 사내 의 목소리와 날카롭게 울리는 아녀자의 음성, 보이지않아도 들려오는 온갖 소리들이 아린의 귀를 자극했다. 아린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밤거리는 이제 더 이상 고요하지 않았다. "진짜네? 재밌다. 아리아는 이런 걸 어떻게 알았어?" 좀 의도가 벗어난 듯한 질문이었지만 아리아는 여전히 무뚝뚝한 태도를 유지 하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직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저도 예전에는 몰랐어요." 아리아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하던 아린은 이내 흥미의 대상을 바꾸었다. 그를 자극하는 것은 소리뿐만이 아니다. 코끝을 찡하게 하는 향긋한 장작타는 냄새, 연기와 함께 풍겨오는 내음, 장작냄새에 약하게 실리는 저녁식사의 단란한 느낌이 이 도시를 뒤덮고 있다. 아린은 신기했다. 이제껏 수없이 보아온 광경이었는데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신기했다. 문득 아리아가 걸음을 멈추었다. "어? 아리아?" 먼저가던 아린이 놀래서 뒤를 돌아보았다. 아린이 조금 크기는 하나 그것은 1,2센치의 차이일뿐 거의 자신과 같은 키를 가진 그녀, 그러나 지금 어둠속 에서는 더없이 작게만 보이는 그녀가 멍하니 무엇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하늘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시선은 하늘을 덮는 새하 얀 연기, 흔하디 흔한 가정집의 지붕 그 하나의 굴뚝부분을 멍하니 바라보 고 있었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 침묵은 청량한 미성의 소년의 목소리로 인해 이내 깨졌다. "왜 그래?" 그녀는 자신과 거의 같은 키의 이 귀여운 얼굴의 소년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아린, 손을 잡아도 될까요?" "응?" 아린은 느닷없는 아리아의 질문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곧 고개를 끄덕 였고 아리아는 아린의 손을 잡았다. 그와 함께 아리아의 눈빛이 변했다. 차디찬 두 눈에 생기어린, 그러나 결코 힘있는 그것이 아닌 힘없는 빛이 돌 았다. 언제나 긴장되어있던 시선이 살며시 풀렸다. 부드러워졌다...라는 것이 아린이 아리아를 보며 느낀 감정. 약간은 주눅든 듯한 표정, 그 위로 드러나는 힘없는 눈빛, 아린은 그것이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 했고 그래서 그냥 고개 만 연신 갸웃거렸다. 굴뚝은 연기 빠지라고 만든거다. 연기빠지라고 만든 곳에서 연기 나는 것이 뭐 그리 신기하다고 뚫어져라 쳐다보는지 아린은 이해가 가질 않았고 그래서 아린은 물었다. "굴둑 처음 봐 아리아?" 드래곤인 자신조차도 하등 신기할 게 없는 장면이거늘 아리아가 처음 봤을리 가 만무하다는 것까지는 생각 못하는 아린이었고 아리는 그런 아린의 질문에 그냥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리고 그뒤로 그녀는 말이 없었다. 그대로 한참을 그녀는 아린의 손을 잡은채 멍하니 서있었고 그런 그녀의 표 정을 바라보던 아린은 점점 뭔가 거슬리는 것이 가슴 한 구석에서 자라나는 것을 느끼며 눈쌀을 찌푸렸다. 가슴 한구석에서 울렁거리는 이 괴이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아린은 결국 입을 열었다.. "으음...아리아..." "왜요 아린?" 아린은 무엇인가가 엉켜있는듯한 가슴 한구석에 살짝 손을 얹으며 조용히 입 을 열었다. "나, 예전에 이랬던 적이 한번 있는 것 같아." "밤이 늦었으니 어서들 들어가시오." "네에." 밤늦은 거리, 조용한 그 거리 위로 한 쌍의 남녀가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걷는 그 모습에 경비대원 중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고 그러자 미소를 동반한 상냥한 대답이 돌아왔다. 손에 한아름 가득 무엇인가를 싸들고 있는 하얀 로브의 소녀와 그녀와 마찬 가지로 등에 짐을 얹고 걸어가고 있는 검은 머리의 소년의 모습에 밤거리를 경비하는 도시경비대들은 그냥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보냈다. "다행이네요. 아직 문을 닫지 않은 가게가 있어서..." 유나는 세틴이 짊어진 헝겁가방을 보며 생긋 웃었다. 헝겁으로 급조해 만든 작은 가방, 그러나 제법 쓸모는 있는 그것 안에는 지금 온갖 식료품 및 생활용품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세틴 역시 안심된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래요.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수 있게 되었군요." "사실 서두를 필요 없는 일 아니었나요?" "서둘러야죠. 지금 우린 빈털털이라고요." "파하하핫!" 야멸찬 듯 대꾸하는 유나의 말에 세틴이 웃음을 터트렸고 그러자 유나가 정색을 하며 세틴을 바라보았다. "웃을 일이 아니예요. 수도에 있는 하르니안의 신전에서 피트씨의 도움이라 도 좀 받지 않는다면 정말 거지꼴 나요." "하긴 명룡도에 붙은 보석도 팔아버렸으니..." 유나의 현실적인 대답에 세틴이 웃음을 그치며 그녀의 말에 동조했지만 그래도 세틴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있었다. 문득 다리를 건너던 유나가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혼잣말을 꺼냈다. "으음..다리 아파.." 그런 그녀를 보며 세틴이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저만치 가교 근처에 두명이 앉을만한 난간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물론 세틴은 이정도로 피곤을 느낀다거나 하지는 않았고 그가 생각하기에 유나도 이 정도로 피곤을 느낄리 는 없을만큼 강인한 소녀였는지라 좀 의아해했지만, 뭐 본인이 피곤하다는데 야...게다가 시간은 많다. "그럼. 잠시 쉬었다 갈래요?" 그리고 두 사람은 짐을 구석에 내려놓았다. 난간은 제법 넓직했다. 두 사람이 앉아있어도 그 안정성에 의심이 가지 않을 만큼. 멍하니 하늘을 보던 유나가 문득 세틴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 다. "세틴오빠는 소드 마스터가 꿈이지요?" 세틴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네..네넷?" 오...오빠? 잠시 앉아 다리근육을 풀던 세틴이 당황해서 반문했고 그러자 유나가 왜 그러 냐는 듯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왜요?" "가..갑자기 오빠..라뇨..." 당황해서 말을 못 잇는 세틴을 보는 유나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어렸다. "이상한가요? 제가 오빠보다 나이가 어리니까 오빠라고 불러야죠." "하..지만..." "모르던 사람도 아니고, 이미 충분할 만큼 같이 여행을 해왔고... 아직 까지 서로 존댓말 하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그..그렇기는 합니다만.." 또박또박한 유나의 말에도 여전히 존대를 그만두지 않는 세틴의 태도에 그녀가 약간 목소리를 높였다. "싫은가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생긋 웃으면서, 마치 장난치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새초롬히 쳐다보는 그녀의 말에 세틴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러운 눈빛과 함께 세틴은 잠시 생각 에 잠겼다. 잠시후 세틴은 환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한결 느긋한 표정을 지으며. "싫을리가 있어 유나?" ----------------------------계속--------------------------------------- 200회다!!!!!! 으허허허!!!! 200회 특집 인기투표!!!!!!!!! 초룡전기에서 마음에 드는 인물 3명과 갈아죽여도 시원치 않는 놈 3명을 1위2위3위로 나누어서 투표해주세요!!! EX/ 좋아하는 캐러 1위: 아무개 2위 저무개 3위 그무개 싫어하는 캐러 1위: 이놈 2위 저놈 3위 그놈 이유를 적어주시면 더욱 좋고요 귀찮으시면 이름만 보내주셔도 상관없어용~~~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부탁부탁~~ 하이텔은 WOLFIZEN. 나우누리는 벗꽃AOI. (벚꽃..이 아닙니다 시읏받팀!!!) (제..제발..참여 좀 해주세요~~T_T) P.S 왜 아린이 그렇게 금방 비리비리해 졌는가? 네 그것은 아린이 무식하게 써댔기 때문입니다. 아린은 과녁에 정확히 노리고 쓴게 아니지비요 막 써댄 겁니다. 보통 다른 마도사나 설사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약간 의 시간차는 줘가면서 마나를 소모합니다. 그러나 무식해서 용감한 우리 아린군께서는 그냥 있는대로 펑펑 마나를 소모했고 그래서 후라락 없어져버린 겁니다. 2~3초만 지나면 다시 회복되는 것이죠. 그것은 찰나의 순간! 제로의 영역에 도전..(무슨 소리냐?) 에~~해명이 되었을까나? P.S 2 왜 헬메르노드가 칼슈타인을 보고 놀랐는가! 변명이 필요없는 버그였습니다-;;우길려고 머리를 짜내어봤지만.. 우길 건덕지가 없더군요. 네에~리메이크에선 시정합지요~~ ^_^;;; ┌───────────────────────────────────┐ │ ▶ 번 호 : 0/9369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19일 10:36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1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382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18 22:06 읽음:656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밤바람은 차가왔다. 하지만 세틴은 그 차가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일단 용기를 내 반말을 꺼내기는 했지만 역시 쑥쓰러웠던 것이다. 그래서 세틴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마치 경치라도 감상하겠다는 듯 이. 불행한 것은 어두워서 통 뭐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세틴 은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고 그들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곧 침묵은 깨졌다. 상냥한 소녀의 목소리로 인해. "세틴오빠는 어쩔 셈이야?" "으..으응?" 느닷없는 유나의 질문에 세틴은 당황했다. 그 질문에 담긴 의미에라기보다는 그녀의 반말조의 친근한 말투에 더더욱 당황한 세틴이었다. 아무래도 아직은 어색한 것이다. 멍한 표정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세틴의 모습에 유나가 살짝 웃었다. "어색한가? 음, 오빠는 이제 어쩔 셈이냐고. 유나의 볼이 살짝 붉어지는 것 보니 그녀 역시 아직은 어색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세틴은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목소리 역시 좀더 차분하게 흘러나왔다. "응, 어쩔 셈이라...앞으로의 계획? 아니면 좀더 장래의 문제?" "둘다." 짤막하게 대답하는 유나의 답변에 세틴은 시선을 허공으로 옮겼다. 밤하늘을 수놓는 수많은 별빛들이 그의 눈속에 들어온다. 확실히 하늘은 좋다. 밤하늘 은 어둡고 그 사이로 별이 빛난다. 시인들이라면 그럴싸한 시를 한수 읊을 수 도 있겠지만 세틴은 문학적 소양과는 그다지 친분관계를 쌓지 못한 처지라 그런 면으로 하늘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늘은 쑥쓰러울 경우 시선을 돌릴수도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보이게 해준다. 게다가 밤하늘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그 조용한 반짝임으로. 잠시 마음을 가다듬은 세틴은 다시 시선을 유나에게로 돌렸다. 아까보다 훨씬 차분한, 약간은 웃음기도 띄운 목소리가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소드마스터. 일단은 그것이겠지." "그건 알고 있고..." 순간 세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가능하다면...블랙나이트의 죽음이겠지." 유나는 움찔했다. 삽시간에 주위의 공기가 싸늘히 식어가는 느낌이 그녀를 엄습했다. 그것은 유나에게 있어서 그다지 낮선 경험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살기, 유나는 세틴의 눈을 살짝 훔쳐보았다. 그의 두눈은 살의의 빛이, 검사가 아닌 아무것도 모르는 유나에게도 확실하 게 느껴질 정도로 강한 살의의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세틴은 계속 말했다. "아버지의 죽음, 그것이 정당한 대결이었는지 아니면 블랙나이트 플루토 경 의 암습이었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아마 정당한 대결이었을 거라고 추 측하고 있어. 플루토, 그는 암습을 할 필요가 없을테니까. 드래곤 슬레이 어의 명예를 가진 자니까...." 세틴의 표정은 기묘했다. 분노와 그리움이 섞인, 그와 함께 감탄의 의미 역시 섞여있었다. 온갖 감정이 뒤섞인 기묘한 그의 표정에 유나는 말을 꺼낼수가 없었다. 세틴은 말을 이었다. "난 강해져야 한다." 의지가, 분노가, 살기가 담긴 한 마디가 그의 입에서 틔어나왔다, "우선은 내가 강해져야 해. 난 강해져야만 해. 난 리베이드 최고의 가문인 사라세나인 가문의 적자다. 난 리베이드 최강의 기사의 아들이야."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려는 듯 세틴은 단어를 하나하나 씹듯이 내뱉었고 그런 세틴의 모습에 유나는 간신히 한 마디를 내뱉을수 있었다. "가문을 일으켜세워야 한다는 거야?" "..유나. 으음.. 쩝..아직도 어색하군" 막 유나를 부르던 세틴이 잠시 머리를 긁으며 쓴웃음을 지었고 그와 함께 유 나를 사로잡던 싸늘한 느낌은 사라졌다. 유나는 살짝 한숨을 쉬었고 세틴는 다시 입을 열었다. "사라세나인 가문은 작은 가문이 아니야. 휘하의 기사단만 50여명에 개인사 병만 해도 1000여명에 달한다고." 유나는 의아해했다. 그때, 세틴의 뒤를 따를때, 그리고 그 플루토를 만났을때. 이미 그 저택에 있었던 것은 플루토 뿐이었다. "그치만 그때 플루토가...." 그때 분명 그 저택안에는 플루토 외에는 경비병조차 없었었다. "그건 우리 아버지의 취향 탓이었지. 아버지는 가신들에게 둘러쌓여 호휘받는 걸 좋아하시지 않았으니까. 항상 말씀하셨지. 위험 속에 몸을 던져라. 위기는 너의 육체를 성장시키고 너의 정신을 차분히 할것이다. 벽 안에서 안주하지 마라. 검은 끊임없이 단련해야 한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검로가 흐트러지고 마음이 느슨해지면 검로가 무디어진다..." 세틴의 얼굴을 보던 유나는 할말이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점차 낮아지고 느려 지고 나직해졌다. 추억속에 빠져있는 것이겠지... "...좋으신 분이었나봐..." 세틴은 웃었다. 슬픈듯이. "좋은 분이셨지. 아버지로써도, 그리고 검사로써도, 그리고 기사로써도.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몇몇 하인들 외에는 경비병조차 세워두지 않으셨어. 그분은 항상 단련은 평생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되새기곤 하셨어. 어차피, 상대가 드래곤 슬레이어 플루토경이었다면 인원의 다수는 의미가 없었겟지 만..." 가볍게 새어나오는 그의 한숨소리가 유나의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과연 어떻게 되셨을까 아버지는...과연 돌아가시긴 한 걸까? 하지만 상황을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우리 가문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이크 경이 이끌고 있을까? 아니면 카르셀의 군세에 휩쓸렸을까?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차가운 돌다리 위로 강바람이 스쳐지나간다. 세틴은 그 뒤로 말이 없었다. 그리고 유나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렇게 둘은 조용히,조용히 앉아있었 다. 문득 세틴이 검자루를 쥐었다. 그리고 뽑았다. 스르르릉- 섬뜩한 소리와 함께 새하얀 검날이 달빛에 반사되어 번뜩인다. 갑작스러운 세틴의 태도에 유나는 아무말없이 그를 바라보았고 세틴은 검을 든채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잠시후 나직한, 그러나 강인하게 들리는 굵은 목소리가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난 강해질 것이다. 지금 어디론가 흩어지있는 사라세나인 기사단을 지휘할 만한 자격을 갖춘 몸이 되기 전까진 돌아갈수 없다..." 섬뜩한 예기가 검날을 타고 세틴의 전신에 흐르는 듯한 느낌에 유나는 섬찢해 하면서도 속으로 감탄했다. 검사가 아닌 마도사인, 이런 류에 대해서는 평범 한 사람과 전혀 다를바가 없는 자신에게 이런 살기를 느끼게 한다는 것에 대 해서. 세틴, 그는 이미 살기에 본능적으로 눈을 뜨고 있었다. 그러나, 살기는 금방 사라졌다. "어차피 카르셀에 점령당했으니 돌아갈 방법도 없지만..." 괜시리 폼잡은 것이 쑥쓰러웠던지, 아니면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 부끄러웠던 건지, 세틴은 머쓱해하며 다시금 바스타드 소드를 검집으로 집어넣었다. 그런 세틴의 태도에 유나는 살짝 웃었고 잠시후 질문을 던졌다. "으음...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그러자 세틴의 표정에 미소가 가셨다. "난 돌아가면 죽어." "어째서?" "국가가 국가를 점령했을때 가장 먼저 죽음을 당하는 자들이 누굴까?" "그..글쎄?"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나의 모습에 세틴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왕족이다. 구심점을 끊어놓는 거지. 어차피 지방 영주들은 지배자가 바뀐 다고 해서 큰 생활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 단지 똑같은 세금과 부역의 의무를 징수하는 자가 달라졌을 뿐이지. 뭐 우리 리베이드는 기사도정신 이 강하니까 그런 일 없겠지만..." "으음...근데...세틴 오빠가 왜?" "...나에게도 왕실의 피가 흐르고 있거든." 유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리베이드 제1의 가문이라면 왕족의 여인과 결 혼하는 것 정도는 그다지 신기한 일도 아니었기에. 단지 유나는 생각보다 그녀와 세틴 사이에 놓여진 벽의 크기가 상당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제까지는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그래서 그녀 는 입을 다물었다, 세틴은 여전히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거의 독백에 가깝게. "아버지의 스승, 그분을 찾고자 하는 여정이었지만, 현재 나름대로의 길은 잡힌 것 같아. 뭐라고 말로는 할수 없지만, 뭔가 느껴져. 하지만 그것이 옳은 길인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나에겐 스승이 필요해. 내 스스로도 지 금 무엇인가 길은 잡았다. 하지만 그 길이 옳은 것인지 확신이 없어." 밤이 깊어졌고 그래서 기온은 떨어졌다. 유나는 살짝 떨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이럴 필요없었겠지. 하지만...그렇다면, 내가 이런 처지에 놓이지 않았다면...언제나 제자리였을지도..." 추운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유나가 입을 열었다. "굳이 제국까지 건너갈 필요가 있어?" "사라세나인 가문에는 이제 소드마스터가 없으니까." 당연하다는 듯 대꾸한 세틴, 그런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플루토는 소드마스터이니까." 세틴은 추위조차 못 느끼는지 계속 나직하게 말을 꺼냈다. "난 아들된 도리로써 복수를 하겠다거나 하는 건 아니야. 그때 만난 플루토 경은 사악하기는 햇어도 결코 암습따위는 하지 않을 인물인 듯 했어. 아마 정당한 대결이었을 거야. 그리고 아버지가 패배했겠지. 정당한 대결의 패배 에 복수라는 치졸한 감정이 들어갈 수는 없다." 차가운 강바람에 로브자락을 여미던 유나는 그 순간 세틴의 입가에 씁슬한 미소가 어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난 가문의 명예를 되세워야 해." --------------------------------------계속----------------------------- 아~~쓸데없는 내기를 해버렸다 으아아악!!! 제가 무슨 수로 5편을 올리겠습니까? 그나마 한편 올립니다. (아유~지사랑님도 너무해 조크!였잖아 조크!) 한번 5편 두들겨볼라고 맘잡은지 2시간만에 넉다운 된 벗꽃아오이 올림~ (역시 아그라님은 인간이 아니다. 어떻게 소설을 3편씩 두들기지?) p.s 죄송합니다. 한편으로 만족해주시길--;;; ┌───────────────────────────────────┐ │ ▶ 번 호 : 0/9445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23일 13:04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2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04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21 19:51 읽음:1182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제국남령지 최남단의 항구도시 휴스노프, 그리고 이 늦은 시간, 해가 느지 막하게 저물어가는 늦저녁에 시원한 맥주로 하루의 피곤을 풀어보고자 퍼브 (PUB) `석양의 홀', 맥주맛이 좋기로 유명한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지금 테 이블 앞에 놓인 술잔들을 기울일 생각조차 하지 않은채 홀 가장자리에 위치 한 한 무리의 여행자들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하필 이럴때 놀러나가냐..에잉.." 12,3세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어린 소년이 대뜸 반말을 하자 20대 중반의 청년 이 공손히 고개를 숙인다. "어쩔수 없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지요." 정말이지 희안한 자들이었다. 하나같이들 이쁘장하기 그지없으니 일단 그것이 시선을 끌었고 도저히 알수없는 상하관계가 또한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모험가로 보기엔 차림새가 너무 간편한데다가 저렇게 선남선녀들만 모여있기도 참 힘든 것이다. 뭐 영웅담이나 음유시인들의 이야기에서야 파티란 파티는 죄 다 미남,미녀들 뿐이지만 현실이 어디 그런가? 그런데 지금 시민들 눈앞에 그런 일행이 있으니 흥미거리가 되지 않을래야 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시민들은 좀더 귀를 기울였다. "음, 녹색꼬마. 다른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거냐?" 12~3살짜리 어리디 어린 소년이 청년을, 그것도 엘프를, 수백년의 수명을 지닌. 아무리 못 살아도 저 어린 소년의 열배는 살아왔음이 분명한 녹색머리의 엘 프에게 꼬마라고 불러대며 반말을 하는 것도 흥미로웠거니와 엘프청년이 그 것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치 않고 그냥 공손히 대답을 하는 것 역시 충분히 흥미를 유발시킨다. "음..일단 칼타나스님이 안 계시니 그 분의 허락을 굳이 받을 필요는 없겠 지요." 칼타나스...제국 남령지 중앙부의 카티나스 산맥을 지배하는 레드 웜의 칭호, 이것이 그들입에서 나오자 시민들은 움질하며 맥주잔을 붙잡은 채 살짝살짝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걸 안다면 기분 좋을 사람을 얼마 없을 것 아닌가? 게다가 이야기 내용이 심상치 않은 데에 야.... 그래서 그들은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척 하면서 그들의 시선을 끄는 저 8인의 일행들을 곁눈질하고 있었고 둔한건지 관심이 없는 건지 그들은 전혀 신 경을 쓰지 않은 채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율법에 이르기를 해츨링의 일은 모든 율법에 우선한다고 되어있네. 굳이 허락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시민들은 푸른 머리의 날렵한 청년이 해츨링의 이야기를 입에 담자 움찔하면 서 시선을 다시 테이블로 돌렸다. 해츨링이라면 드래곤의 새끼를 말하는 것 인데..왜 저들은 그런 것을 막 입에 담는 것일까? 혹시 드래곤 슬레이어를 꿈꾸는 자들일까? 그렇다면 왜 아까 카르타나스의 이릅에 `님'을 붙인건가? 그때 일행중 붉은 머리의 차분한 인상을 가진 청년이 입을 열었다. "아니오 아르키어드. 그렇다 해도 다른 영역으로 들어오는데 최소한의 예의 는 갖추어야 하질 않겠소." 홀안을 메운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제각기 수다를 떠는 것이 다. 물론 그 수다의 대부분은 왜 저 푸른 머리 청년은 남해의 제왕이라는 블루 드래곤 아르키어드를 자신의 칭호로 삼았을까? 하는 이유에 대한 것이었고 드래곤 슬레이어를 꿈구는 자들일 것이다. 뭣 모르는 새내기 모험가들이라서 겁대가리없이 저런 소릴 하는 것이 아닐까? 등등도 있었다. 걔중에는 어쩌면 저들은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일행일지도 모른다...라는 의견 을 내놓았다가 멍청한 자식아, 지상 최강의 종족인 드래곤들이 한꺼번에 모여 다닐리가 있냐? 라는 핀잔을 받으며 고개를 숙이는 사람도 있었다. "키아드리스님. 어쨋든 칼타나스는 레어에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근처 인 간들에 대해 잘 아는 다른 동족을 찾아봐야 할듯 한데요." 푸른 머리의 청년이 붉은 단발머리의 예쁘장한 청년에게 정중하게 의견을 내 놓았다. 물론 시민들은 떠드는 척 하면서 다 듣고 있었고. 남해의 제왕 블루드래곤 아르키어드라면 제국 남령지의 최남단 도시이자 3대 항구도시인 휴스노프 시민들이 모를리가 없는 이름, 그것은 항해하는 자들에게 공포와 함께 배를 보호하는 신으로 섬김받는 자의 칭호였다. 하지만 키아드리 스라는 이름은 그들에게 충분히 낮설은 이름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고개를 갸 웃거렸다. 그러나 걔중에는 키아드리스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있으며 그 이름이 주는 의 미를 깨닫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모험가들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살 짝 떨었다. 물론 펍 안의 인간들이 수다를 떨건 몸을 떨건 저 특이한 선남선녀 일행들 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나저나 에르카스. 왜 하필 이런 바닷가로 온건가? 난 소금냄새 싫은데..." 일행중 가장 어린, 게다가 대부분 20대초반에서 중반 정도의 나이를 하고 있 는데 비해 혼자서만 동떨어진 10대초반의 나이를 가진 귀여운 소년이 투덜거 리는 목소리로 검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닌 청년을 쏘아보았고 그러자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칼슈타인. 그대가 오랜만에 술을 먹고 싶다고 해서 이곳으로 온 것이 아니 오? 난 이쪽 동네는 영 문외한이니... 여기도 아르키어드가 그나마 좌표를 알고 있어서 온 것이잖소." "으음... 카르타나스 녀석이 그냥 레어에 진득하게 붙어있었으면 좀더 편한 곳으로 갔을텐데..쩝." 아쉽다는 듯이 맥주잔을 들고 혀를 차는 칼슈타인의 모습에 시민들은 어린 것 이 술을 마셔~저런~못쓸 것~이란 표정으로 분노를 표시했고 그때 붉은 찰랑이 는 장발의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미녀가 버럭 화를 내었다. "지금 술이나 마실 때예요? 아린이 찾아야지!" 흑발의 여인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아린이도 아린이지만 우리 에어린은 어쩔건데요?" 언제나 뒤치다꺼리는 용왕들의 몫인 법. "진정...진정...일단 애찾는 방법부터 생각해봅시다." 잠시 제각기 머리들을 굴려본 일명 `가출소년,소녀 수색 8용전대'들은 잠시후 모르겠다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러자 적발의 20대중반의 여인이 빠르 게 입을 열었다. "그야 이동네 인간들중 제일 잘난 놈한테 가서 찾으라고 시키면 그만 아닌가 요?" 칼세니안의 단순명료한 말은 일행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리석은 짓이군요. 이유는 뭐라고 댈겁니까? 애가 가출했다고? 그래서 찾아 달라고? 종족의 망신입니다 절대로 안 되요." 에이라의 날카로운 반문에 옆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술잔을 기울이던 칼슈타인 이 어깨를 으쓱하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이유를 왜 대? 찾으라고 하면 그만이지. 인간들이 건방지게 이유를 물을 것 같나?" "하지만 그 방법은 이미 효과가 없음이 드러났잖소? 이제까지의 경황을 보면 아린은 제법 실력있는 자들과 같이 다니고 있음이 분명하오. 괜히 더 꼭꼭 숨어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적룡왕 키아드리스가 점잖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고 그러자 아르키어드가 맞장 구를 쳤다. "그렇습니다. 그때 본 그 인간의 여자. 엄청난 괴력이더군요. 제가 아무리 폴리모프를 한다해도 그런 무식한 검을 드는 신체를 만들수는 없습니다." "게다가...대대적으로 찾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이미 리베 이드 왕국에서 실패를 했었으니까요." "그럼 어쩌죠?" 애타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두 여인을 보며 키아드리스는 침착하게 대 답했다. "그러게요?" "........" 한참 진지하고 침착한 어조로 논리정연하게 설명을 하여 일행들로 하여금 레드 일족의 편견을 깨부수는데 일익을 담당했던 키아드리스는 마지막 한 마디로 역 시 레드일족이구나..라는 시선을 받게 되었고 그때 이제껏 조용히 있던 금발의 소녀 하나가 살짝 손을 들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그러자 칼세니안의 탐탁찮다는 듯한 태도로 얼른 대꾸했다. "아? 누렁이냐? 말해봐라." "로...로자르아힘입니다만...누렁이라뇨.." 삐질거리며 땀을 흘리는 로자르아힘의 반문에도 칼세니안은 전혀 개의치 않았 다. "머리 누렇잖아? 잔말말고 대답이나 해봐." 칼세니안의 표독스러운 대꾸에 로자르아힘은 자신의 탐스러운 금발의 머리결에 대한 아름다움과 자신의 머리결이 얼마나 곱고 가는지에 대한 반론을 토로할 기 회마저도 뺐겨버렸고 그래서 울상을 한채-속으로 지는 빨갱이면서 라고 되새기 며- 입을 열었다. "도적 길드를 이용했으면 하는데요?" 그러자 다른 일행들이 다들 의아하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도적길드?" 그리고 일행들의 의문을 대변하려는 듯 칼슈타인이 질문을 던졌다. "도둑놈들, 물건 훔치느라 바쁠텐데 걔네가 사람은 왜 찾아?" "요새는 사람도 찾아요 의뢰만 하면..." "그래? 아르바이트인가?" 로자르아힘은 칼슈타인의 어이없는 대답에 한숨을 쉬었다. 이들에게 도적길드 는 물건을 훔치는 것만을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이나 귀족들의 귀중 한 정보 수집 혹은 숨은 범죄자들에 대한 수색,탐문 등 길드의 특성을 살리는 정보력의 총칭을 뜻한다는 것을 굳이 이야기할 필요를 못 느끼는 로자르아힘 이었다. 칼슈타인이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모두들 의아해하는 것이야, 대부분 최근에 인간세상에 나가서 논 적이 없으니 그렇다 치지만.. 그리고 그의 말에 주점 안의 손님들이 다들 몸을 사리는 사태가 생겼다. 아까부 터 이야기를 슬쩍슬쩍 듣고 있자니 점점 확신이 가는 이야기만을 하고 있는 것 이다. 지고한 자의 칭호를 옆집 강아지 부르듯 마음내키는대로 부르는 태도하며 방금의 대사까지 종합해서 정리해보면...이들의 정체가 왠지 파악이 되는 시민 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생각을 입밖으로 내질 않았다. 그것을 입밖으로 낼 경우 일어날 사태에 대해서 그들은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시민들은 하나 둘 주점을 떠나기 시작했다. 물론 시민들이 떠나건 말건 이들, 칼슈타인 일행등은 신경쓰지 않았다. "칼세니안. 자네도 얼마전까지 꿈을 꾸고 있었지?" "그랬죠. 한 10년 되었나?" "그런데 도적길드? 길드맞지? 어쨋든...그거 하나 이용할 생각도 못 하나?" "난 왕비였었다고요. 그런걸 내가 알리가 없죠." 칼슈타인과 칼세니안의 의미없는 실랑이질에 흑룡왕 에르카스가 얼른 주위를 환기시켰다. "뭐 어쨋든 로자르아힘. 계속 이야기해 보시오." "네. 전 얼마전까지 꿈을 꾸던 처지였으니까...게다가 이쪽 동네에도 제가 아는 도적들이 제법 있습니다. 문제는 어디있느냐 하는 것인데..." "아는 도적..이라는 의미가 좋은 쪽이요? 아니면 나쁜 쪽이요?" "양쪽 다에요. 어쨋든 그들을 찾아가서 아린의 생김새를 알려주고 의뢰를 해보는게 어떨까요? 얘기들어보니 참 무식하게도 인간들을 동원했던데... 차라리 은밀하게 찾는 것이 더 효과가 높을 거예요." 그리고 드래곤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제껏 나온 의견 중 가장 그럴듯 한 것이다. 그래서 칼슈타인은 매우,아주,굉장히 대견스럽다는 듯이 로자르아힘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그럴듯하군. 과연 지혜로운 골드 일족답군" 그 순간 펍(PUB)안의 몇몇 손님들이 테이블을 엎는 사태가 있었지만 그 정도 는 역시 개의치 않는 그들이었다. 키아드리스가 자리를 정리하자는 듯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일행들을 둘러 보았다. "그럼, 그 방법으로 해봅시다. 하지만 워프를 편하게 하려면 이 근처 지리 를 잘 아는 자가 필요한데..." "대강 마시고 에라스티오드에게 가봐요. 그 친구라면 우리 아린이 아빠 옆동 네 사니까 이 근처 지리에 대해 잘 알거예요." "그러지..그나저나 이거 오랜만에 마시니 맛 괜찮군 그래. 흐음." "대강 마셔요. 지금 당장 가게..." "알았네 칼세니안...음, 들고갈까?" 그리고 펍안의 시민들이 12살짜리 소년이 500CC들이 맥주잔을, 그것도 알차게 맥주가 담겨진 무거운 술잔을 한꺼번에 두세개씩 번쩍 들어올리는 것을 보며 경악할 무렵 "가자!" 라는 소년의 외침과 함께 그들은 빛무리를 일으키며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 펍 안 가득 정적이 맴돌았다. 그리고 다들 어이없는 눈으로 한때 8인이나 되는 일행들이 있었던 그 테이블, 지금은 텅 빈 채 접시 몇 개와 술잔 몇개만을 남겨놓은 그곳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주점의 카운터를 맡고 있던 주인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설마...서..설마..." 펍 안은 삽시간에 싸늘한 정적이 맴돌았다. 그의 입에서 나올 금기의 단어, 공포로 치장된 다음 단어를 듣기 위해. 그러나 그 공기는 투철한 상인정신으로 무장한 주인장의 한 마디로 곧 풀렸 다. "저...저 자식들 돈도 안 내고 튀었어!" -------------------------------계속----------------------------------- 으음..그 버그..말되게 끼워맞추느라 고심중입니다. 말되게 끼워맞추면 나중에 연락을 드리죠 쿠헬헬헬 (간단히 말해서 버그라는 얘기죠) 하긴, 초룡이 버그가 한두개였나 쿠하핫 ┌───────────────────────────────────┐ │ ▶ 번 호 : 0/9589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27일 10:56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3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34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24 22:04 읽음:1447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남령지의 해변가에 떠내려온지 근 한달만에, 처음으로 들린 이름없는 촌락에서 부터 제국남령지 3대도시중 하나인 라르테르돔을 걸쳐 여행을 계속한 아린일 행은 낮게 땅거미가 깔리는 느지막한 저녁녘의 고개 너머로 드디어 자신들의 목적지를 볼수 있었다. 제국 남령지 수도 이델론. 총 인구 80여만을 육박하는 지상에서 두번째로 거대한 도시를. "저것이 이델론인가." 세틴의 피곤에 지친, 그러나 기쁨어린 기색이 완연한 굵직한 목소리가 일 행들의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그동안 돈없이 여행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세틴의 목소리는 일행 전원의 상태를 대변하고 있었다. 드디어 그들은 목적지에 도달한 것이다. 아리아를 인간으로 만들 실마리가 있는 곳, 그러나 현재 일행들의 경우 아리아를 인간으로 되돌리겠다는 숭고한 목적보다는 저 곳에 도착하면 돈 걱정 안해도 된다는 현실적 목적 면에서 더더욱 기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쁨은 그들의 시선 아래에 펼쳐진 남령지의 수도 이델론의 정경을 보며 서서히 사그라졌고 일행을 대변하려는 듯 아린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크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기쁨이 가시고나자 그 다음으로 아린일행을 사로잡은 감정은 수도 이델론의 거대한 위용이었다. "진짜 크네요." 피트의 얼빠진 목소리에 유나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주변에 비해 높은 축에 속하는 그 고갯길 위에서 아린들은 시선을 아래로 굽어살피며 이델론 전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붉게 물든 석양노을 아래 펼쳐져 있는 것은 끝이 안 보이는 거대한 탑과 성벽 그리고 온갖 고색창연한 석조건물들의 연속이었다. 지평선 너머로 아른히 보이는 것은 도시외각을 둘러싸는 외성의 일부가 분명했고, 그 중심부에는 주변건물들을 압도하는 웅장한 궁성 이델린느의 모습이 노을 에 젖어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비록 제국에 비하면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소국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국의 최고위급 귀족출신이었던 세틴조차, 왕궁정도는 수십번을 들락날락했으며 한때는 일국의 수도에서 먹고자고했던 그조차 지금 이 거대한 도시의 위용에 눌려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다른 일행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린이 놀랍다는 듯 시선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와..저거 언제 다 지었지?" 이제껏 보아온 도시와는 그 크기 자체를 달리하는, 지평선까지 펼쳐진 제국 남령지 수도 이델론. 아린은 연신 시선을 이동시키며 구경에 바빴고 그중에 서도 특히 아린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 거대한 도시 한가운데에 존재한 궁성 이델린느,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존재한 거대한 탑이었다. 방사형으로 주위를 둘러쌓인 수십개의 탑과 그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원통형의 층탑, 뾰족한 첨탑들로 주위를 장식한 그것을 보며 아린이 신기해하자 세를레네가 그런 아린을 보며 그것을 소개했다. 저것이 라젤의 탑, 높이가 400여미터에 달하고 밑면적의 지름이 300여미터 를 육박하는 저 거대한 탑이야말로 제국의 마법의 본산지라고. 아린은 신기해 하며 세를레네에게 되물었다. "저런 걸 어떻게 만든거야?" 아린의 질문은 타당했다. 저런 건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만들수 없다. "라젤의 탑는 저희 인간이 만든 게 아니예요" 당연한 것이겠지만, 일행중 유일하게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세를레네 가 아린의 의문에 친절히 대꾸했다. 조금은 자랑스럽다는 의미 역시 내포한 채. "드워프의 수장 라죠루의 도움으로 100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지요. 단일 건물로써는 지상에 존재하는 가장 거대한 건물일 거예요." 그러자 아린은 탐난다는 눈빛으로 그 탑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 정도로 넓으면 나라도 마음편하게 팔다리 뻗고 잘수 있겠다." 물론 아린은 드래곤인 자신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지만..그의 정체를 모 르는 세틴의 입장에서는 웃기는 소리가 아닐수 없다. "...왠 헛소리냐 아린아?" "아..아냐 아무것도 에헤헤." 느닷없이 당황해하며 배실배실 웃음을 흘리는 아린의 모습에 세틴이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때 유나가 라젤의 탑을 가르키며 세를레네에게 질문 을 던졌다. "저 라젤의 탑이...제국의 마법의 총화라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다는 거지요?" 세를레네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살짝 웃었다. "상주하는 마도사가 1000명에 가까운걸요?" "1000명...이요?" 듣는 순간 유나의 입이 떡벌어지자 세를레네가 뭘 그런걸 가지고 놀라냐는 듯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마스터급 마도사만 50여명에 달하죠." "우리 리베이드 전역의 마도사들을 다 합쳐도...100명이 안되는데... 참 엄청나군요." 유나가 놀랍다는 듯이 띄엄띄엄 말을 건넸다. 1000명이라면 결코 적은 숫자 가 아니었다. 게다가 견습마도사들은 마도사로써 인정을 해주질 않기 때문 에 세를레네의 말은 당장 국가전력에 도움이 되는 마도사가 무려 1000여명 이 상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녀의 눈앞에 존재하는 저 거대한 탑 안에. 유나의 표정속에 담긴 의미를 눈치챘는지 세를레게가 얼른 말을 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연구에 몰두하기 때문에 전력에는 크게 도움이 되질 않 아요. 물론 제국 전체가 위험해 질 경우에야 그땐 이야기가 좀 다르겠 지만..." "1000..명이면 드래곤이라도 격퇴시키겠군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숨길수없는 감탄의 기색이 숨어있었다. 그러나 유나의 질 문에 자신만만했던 세를레네의 안색이 약간 바뀌었다. "...글쎄요. 물론 마법적 방어라면 8서클 궁극주문이나 9서클 주문 일부까 지도 막아낼 자신이 있지만...상대가 드래곤이라면...뭐..한 두마리 정도 는 어떻게 되겠지만...아무래도 그들은 신적인 존재, 지고한 권위를 지닌 자들이니까..." "흐으음..." 한숨어린 세를레네의 드래곤에 대한 찬사를 들으며 아리아와 유나가 아린을 힐끗 쳐다본 것은 일견 당연한 행위라고 할수있다. 그리고 그런 두 여인의 생각이 순간 일치한 것 역시 그다지 특이한 상황은 되지못한다. `신적인 존재? 지고한 권위? 저게?' 그녀들의 시선은 아무생각없이 연신 눈을 굴리는 붉은 머리의 예쁘장한 소년 에게로 집중되어 있었고 덕분에 세틴은 그런 그녀들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 릴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아린은 왜 보는 거지? 이야기와 연관이 없잖아? 있다고 하면... 그건...' 아린. 애당초 생각해보면 수상해도 보통 수상한 녀석이 아니었다. 게다가 오랜 기간 같이 여행을 해오며 무엇인가 자신은 모르는 것을 유나 와 아리아 둘이서 알고있다는 느낌 정도는, 그리고 그것이 아린에게 관련 된 것이라는 정도는 눈치채고 있는 세틴이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 세틴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아린을 보았고 그래서 아린은 세틴의 뜨거운 시선에 대한 답례로 해맑고 따사로운 미소를 보내주었다. 간단히 얘기하면 아무 생각없이 방긋 웃었다는 이야기다. "왜 그래 세틴?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냐 아린." 아린의 얼굴을 보며 세틴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버렸다. `생각이 지나친가. 우선 말이 안 되잖아? 아린은 너무 멍청해.' 한편, 고갯길 한가운데 제각기 상념들을 안은채 -혹은 구경에만 열중한 채- 멍하니 서서 통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자신의 일행들을 보며 피트가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어쨋든, 우선 신전으로 갑시다. 돈이 다 떨어졌으니 여관에 묶을 수도 없잖아요. 시간 늦으면 저녁도 못 얻어먹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일행들은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의 말대로였다. 아무리 이델론의 정경이 웅장하고 화려무비하고 고색창연 한 미사여구로 치장되어있다 해도 그런 것이 일행들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그들은 돈이 없다는 것, 그리고 신전에서 돈푼 이라도 챙기지 못한다면 거지꼴 난다는 것, 설마 이들 정도의 실력을 가진 자들이 굶을리야 없다만 그들의 실력은 대부분 무력의 그것이었고 그런 류 의 실력을 발휘할수 있는 곳은 의외로 적다. 게다가 돈은 하루아침에 벌리는 것이 아니었고 그들은 당장 배가 고팠다. 그래서 그들은 허겁지겁 발걸음을 옮겼다. "아참..세를레네씨." "네?" 한참 발걸음을 놀리던중,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자신을 부르는 유나의 목소 리에 세를레네가 고개를 돌렸다. 유나는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걸.." 유나가 세를레네에게 건넨 것은 그녀가 항시 뒤집어쓰고 다니던 새하얀, 물론 지금은 때가 좀 껴서 꾀재재한 회색빛을 하고 있지만 어쨋든 한때 새하얗던 그녀의 로브였다. 백마도사의 증표인 견습 마도사의 로브. "이건 왜요?" "...수배중이라면서요? 맨 얼굴로 수도에 들어갈수 있어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잠시 세를레네를 바라본 유나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 고 세를레네는 아차하는 표정으로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걸쳤다. 머리를 가리고 얼굴을 그늘지게 뒤집어쓴 세를레네는 그러고 서 유나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표정을 보내었다. "고마와요. 유나양. 이렇게 신경을 써줄 줄은..." "당연한 거예요. 신경쓸 필요 없어요." 그녀의 답변은 퉁명스러운 듯 했으나 세를레네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 다. 답변을 던진 유나가 겸연쩍은 표정을 하고 있었기에. 한편, 옆에서 발걸음을 옮기며 유나와 세를레네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 던 세틴이 유나를 보며 슬쩍 입을 열었다. "헤에. 로브 벗으니까 달라보이네?" 항상 걸치고 다니던 로브를 벗은 유나의 모습은 간편한 여행복 차림의 보라빛 단발 머리를 한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었다. 이제까지 세틴이 그다지 눈여겨 보지 않았던 모습, 그러나 지금은 하나하나 그의 눈 안에 새겨들어오는 모습. "어색해요? 전에도 많이 벗고 다녔는데?" 의아하다는 듯이 대꾸하는 유나의 반응에 세틴은 머쓱한 표정으로 말을 얼 버무렸다. "아니..뭐.." 결국 그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채 꺼내지 못했다. `귀엽다고....' ----------------------------계속----------------------------------------- 어,,초룡 출판될거 같습니다. 좋은 일이지요. 네 좋은 일입니다.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요, 아유~~ 즐겁습니다~~^________^ (히------죽~~~) 근데 출판하게 되면 초룡의 이 무수한 버그들은 다 어떻게 잡지요? 하늘이 노랗군요.... 아무래도 글쓰는거보다 수정하는게 더 힘들거 같아요. (원래 그런가요?) 그나마 리메이크 다시 쓸 생각으로 꾸준히 자료 모아놔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러니 이제부터 초룡 버그 혹시 잡으신 분은 가차없이 메일을! 게시판두 좋구 뭐 어차피 초룡 버그가 한두개였나^^ 이제와서 몇 개 더 들킨다고 달라질 것도 없으니 작가 체면따윈 봐줄 필요없이 팍!!팍!! 집어주시면 감사~감사~ (근데..버그를 잡을만큼 관심있게 봐주시는 독자분이 있을랑가^_^;;;) 뭐 자세한 건 아직 안 정해졌지만... 일단 난리는 쳐야겠군요. 이제부턴 조회수에 눈이 멀은 벗꽃AOI 모드에서 -> 돈독이 올라 눈이 벌개진 벗꽃AOI모드로 전환하고 필사적으로 글을 쓸 생각 입니다 단! 문제는 생각만 한다는 거죠--;; 실행이 어려워요 흑흑~~ 과감히 목숨걸고 두드려봐야겠습니다. FOR THE MONEY!!! (나는 금전예찬론자.) 책이 잘팔리려면 무조건! 글이 훌륭해야 잘 팔리는 것이 상식. 훌륭한 글 쓸 자신은 없고 최선을 다해봐야겠군요. (무려 저는 스타크래프트 시디까지 봉인해버렸단 말입니다!!!! 뭐 오늘 마지막 으로 3시간 때렸지만서도^_^;;) 이미 스토리는 어긋날때로 어긋났으니 가베인이나 레이크의 근황은 해결되지 않으면 버그인 줄 아시길^^ -그대는 아십니까 원래 다리오스는 냉혈무비의 검사였고 가스터는 따듯한 마 음을 가진 마도사였더랬습니다. 근데 우짜다가 요로콤 됐나몰라???- 만사태평형 작가 벗꽃AOI 였더랬습니다.~~ (아무래도 무사안일형 작가가 더 어울릴듯 한데...) ┌───────────────────────────────────┐ │ ▶ 번 호 : 0/9589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27일 10:57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4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42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25 20:57 읽음:1269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고개들어 하늘을 본 세틴이 허탈하다는 듯이 말했다. "달떴다..." 유나가 황당하다는 듯이 대꾸한다. "오빠도 참..달 뜬게 언제인데...근데 정말 넓네. 이놈의 도시..." 세틴이 기운빠진 표정으로 피트를 돌아본다. "아무래도 밥 얻어먹기는 글른 거 같죠?" 피트 역시 기운이 빠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밥은 고사하고 문이나 열어줄지 모르겠군요..." 이미 거리는 대부분 불이 꺼져 어두컴컴하다. "세틴~ 나, 배고파아~~~" 아린의 하소연을 들으며 그들은 달이 두둥실 떠 있는 검은 밤하늘 아래 어둑어둑한 거리를 계속 걸었다. 이미 해는 아까 졌고 지금은 한밤중. 그 지대한 넓이로 아린일행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수도 이델론의 거리는 그들로 하여금 도시를 횡단하는데 막대한 시간을 잡아먹게 만들었고 덕분에 아린일행이 수도 이델론의 중심부, 자하르 거리에 위치한 대신전 카타카론, 달의 여신 하르니안을 모시는 프리스트들의 성소인 그곳에 도착한 것은 이미 저녁시간이 한참 지난 후였다. 굳게 닫힌 신전의 거대한 대문, 금박으로 수를 입힌 거대한 백양목의 대문에 서 세틴이 피트를 바라보며 눈짓을 했다. "문이나 두들겨봅시다. 처마 밑에서 잘수는 없잖아요?" "음...그러죠." 피트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똑~똑~~똑똑똑똑똑똑!!!!!!!!!!!1 그러나 힘없는 그의 목소리와는 달리 처마밑에서 잘수는 절대 없다는 굳건한 의지가 담긴 힘찬 노크소리덕분에 다행히 신전의 문은 활짝 열렸고 그래서 그들은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게다가 더더욱 다행스러운 것은 그들은 피곤에 지친 몸을 편안한 침상위에 뉘이고 싶다는 욕구 외에 다른 욕구 또한 해결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밥때 놓쳤으니 밥 얻어먹기는 글른 것이어야 정상이겠지만, 그곳에서 피트는 자신이 매우 지위가 높은 프리스트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련의 행위, 즉 옛날에 끝났을 것이 분명한 저녁식사시간을 아린일행을 위해 한번 더 돌아오게 함으 로써 그들을 크게 기쁘게 만들었고 그래서 지금 아린일행들은 등따시고 배부 른 상태로 침상위에 걸터앉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앙 배부르니까 졸리다아~" "졸리면 자라. 누가 말리냐?" 행복한 표정으로 침실 귀퉁이에 위치한 침상에 몸을 던진채 베게에 얼굴을 비 비는 아린을 보며 세틴과 피트가 피식 웃었고 그런 그들에게 하르니안의 견습 사제들, 이들에게 방을 안내한 그들이 미소를 지었다. "방이 마음에 드시는지?" 세틴은 진심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과분할 정도입니다." 먼길을 행차한 지위높은 교우와 그들의 동료를 위해 2개의 침실이 신전으로 부터 마련되었고 아린일행은 그 호의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물론 도중에 아 린이 태평하게도 세틴과 피트를 따라 거리낌없이 남자방으로 들어가는 바람 에, 약간의 성별확인절차 소동과 큰방 하나, 작은방 하나로 준비되었던 침실 이 3인용 침실 2개로 대치되는 소동이 잠시 있었지만 당사자인 아린일행들은 일단 편안한 수면이 급선무여서인지 그다지 신경을 쓰질 않았다. 그들은 졸리고 이곳에는 침상이 있다. 뭣이 더 필요하겠는가? "그럼..편안한 밤 되시기를..." 일행들을 방으로 안내한 그들이 고개를 숙였고 그래서 아린들도 제각기 저마 다의 진심어린 감사를 표했다.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어둠을 밝히시는 하르니안의 은총이 그대들에게 비추어지기를." "고맙습니다아~~" 견습사제들이 물러나고 방문이 닫혔다. 그리고 아린들은 간만에 포근한 이불속에서 푹 잘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세틴과 아린의 침실로 옆방의 아리아와 유나,세를레네가 건너 왔다. 수도에 도착을 했으니 세를레네에 대한 일을 의논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같이 동고동락했던 피트가 아침미사를 나가버리는 바람에 그들은 의논을 잠시 미룬 채 피트를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피트없이도 의논을 못 할건 없지만, 돈 없이는 의논이 불가능한 것이다. 잡지도 못한 그리폰 가죽값을 먼저 셈하는 꼴이니까. 그리고 지금 돈 나올만한 구석이라곤 피트밖에 없다. "이거 상당히 구차하게 되었군..." 세틴의 하소연에 다른 일행들은 아무말없이 그냥 피트가 빨리 좀 오기만을 , 그리고 그가 돈푼꽤나 챙겨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물론 내색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그들은 경건한 아침미사와 경건한 아침청소와 경건한 아침기도와 경건한 식전기도등등이 아린일행으로 하여금 `경건'이라는 두 글자가 치 가 떨리도록 되풀이되고 나서야 피트를 다시 만날수 있었다. "어떻게 되었나요 피트씨?" 벽한쪽 귀퉁이의 침상에 걸터앉아 기다림에 지친 표정을 하고있던 유나가 방 문을 열고 들어오는 피트를 보자 곧바로 질문을 던졌고 피트는 겸연쩍은 웃 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뭐가 어떻게 되었냐는 거죠 유나양?" 유나는 간략히 대답했다. "돈문제, 그리고 전능수의 봉인." 돈 문제가 먼저 나오는 것을 보니 상당히 급하긴 급했던 모양, 세틴이 그런 유 나를 향해 슬쩍 눈치를 줬지만 같이 돈문제로 고생한 피트는 그녀를 탓하지 않았고 단지 살짝 웃을 뿐이었다. "우선 돈 문제부터 해결해드리지요," 피트는 품안에 손을 넣었고, 다시 나온 그의 오른손에는 짤랑거리는 아름다운 금속성을 동반한 묵직해 보이는 가죽자루가 하나 들려져있었다. "귀하들이 저희 신전의 형제에게 보여주신 호의와 헌신에 대한 작은 답례입 니다..." 정중한 어투로 유나에게 돈자루를 넘겨주던 피트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라고 일단 기록은 해놓았습니다. 그럴듯하죠?" 묵직한 돈주머니 탓인지 유나의 목소리는 한층 밝았다. "그럴듯하군요 호호홋." "그리고 다음으로는 봉인의 문제가 있는데..." 그리고 피트는 우물쭈물거리며 말을 얼버무리기 시작했고 의아하게 여긴 세틴 이 질문을 던졌다. "왜 그러시죠?" 피트가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며 김빠지는 미소를 지은채 대답했다. "이미 전갈이 갔다는데요?" "예에?" 일행들의 표정가득 어린 의문을 해소시키기 위해 피트가 설명을 시작했고 대충 이야기를 요약해보면 이랬다. 피트가 탄 배가 침몰되고 피트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신전에서는 다른 사자에게 세틴이라는 증언인물대신 나름대로의 증거를 찾아보냈다는 것이 다. "증거?" "예. 파루시아와 리에기스에 대한 소식을 나름대로 전했다더군요. 게다가 다른 신전의 프리스트들도 함께 말입니다." 세틴의 질문에 피트가 간략히 설명하자 세틴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피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세히 좀 들려주시겠습니까?" 피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300년 전, 6인의 영웅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마도사 헤이드의 가르침으로 각 기 재능을 갈고닦아 제국의 압정을 물리치려 했다. 그러나 제국 가이아네스 의 힘은 너무나도 거대했고 그래서 그들은 뜻을 이루지 못한채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야만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무리를 이끌고 떠났다. 제국 서쪽 너머로 라르테아드 산맥 저편에, 몬스터들만이 들끓는, 인간은 물 론이고 유사인종조차 존재하지 않는 불모의 대지로. 고룡 칼슈타인과 블루웜 아르키어드의 존재로 인해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그 불모의 대지만이 그들이,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무리들이 안심할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라르테아드 산맥을 넘는다는 것은 마치 단도로 자신의 목을 베는 것 만큼 이나 무모한 일이었기에 그들은 해로를 택했다. 폭풍우와 온갖 바다괴물들 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새로운 땅을 찾아 전진했다. 그들에게는 날씨 조차 뒤바꾸는 위대한 대마도사 헤이드의 존재가 있었기에 그들은 용기를 가질수가 있었고 블루 웜 아르키어드의 존재가 남해에서 그 순간 자취를 감 추었는지 전혀 나타나지를 않았기에 그들은 신천지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러나 제국의 집요한 마수는 그곳에까지 미치고 있었다. 그들은 제국의 보물이었던 전능수의 봉인을 들고 사라졌었고 그것으로 전능한 존재가 되려던 제국의 황제는 꿈을 잃게 되었기에, 황제는 분노했고 그래서 그들을 없애려했다. 그러나 그들의 뒤를 쫓던 군함은 블루 웜 아르키어드와 거대한 녹색드래곤에 의해 모조리 침몰되어버렸고 황제는 야욕을 버릴수 밖에 없었다. 제국의 야욕을 막기 위해 훔친 전능수의 두 봉인, 파루시아와 리에기스. 그들은 이것을 함부로 다룰수 없었고 그래서 그들은 그들중 제일 강한, 이미 사라져버린 그들의 스승 다음으로 강한 마도사 헤르넬 라슈타니엔에게 리에기 스를, 가장 강한 검사이자 소드마스터였던 케자르 리베이드에게 파루시아를 맡겼다. 6인은 6개의 나라를 세웠고 여섯국왕이 되었다. 그리고 30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파괴의 인 리에기스. 그것은 라슈타니엔왕실의 보호아래 그 모습을 감추었고 재림의 인 파루시아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가치를 잃고 단순한 보석으로써 의 가치만을 가지게 되었다. 전 국왕 퀘하리나 3세의 누이동생 로제린 왕녀의 결혼식을 축하하며 파루시 아는 그녀의 남편에게 하사되었고, 그는 자신의 아들을 입학시키며 그의 아 들이 입학한 국가 최고의 교육기관 샤이하드 아카데미에 파루시아를 기증했 다... "..로제린..." 문득 이야기를 듣던 세틴의 얼굴에 그리움이 떠올랐다. "왜그래 세틴오빠?" 고개를 갸웃거리며 둥근 눈을 깜빡이는 유나의 모습에 세틴이 피식 웃었다. "로제린 사라세나인. 우리 어머니 성함이셔...그랬군. 그래서 플루토가 나에 게 그런 소릴 했던 것인가?" 그러나 그는 얼굴에 떠오른 아련한 그리움의 기색을 얼른 지우고 피트를 닥달 하듯 물었다. "으음..근데 결론이 뭡니까?" "에..어쨋든 이 이야기의 결론은 이겁니다." 쉴새없이 이야기를 해대서인지 피트는 잠시 숨을 골랐고 그 뒤 다시 빠르게 입을 열었다. "간단히 말하지요. 리에기스는 카르셀의 마도사에게 도둑맞았고 파루시아 역 시 도둑맞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폭격당한 퀘하나, 그리고 샤이하드 아카데 미가 있던 그곳에서 파루시아를 도굴해간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계속-------------------------------------------- 글 정말 쓰기 싫아---~~~앙앙앙 나두 소설공장 차려서 소설공장공장장 하고 싶어 징징징 ┌───────────────────────────────────┐ │ ▶ 번 호 : 0/9638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1월 28일 10:51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5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460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1/27 21:44 읽음:763 관련자료 없음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유니는 시큰둥했다. 어찌되었건 간에 피트가 설명해준 이야기, 전능수의 부활이니 세계의 파멸 이니 하는 사실들은 이들 아린일행들에게 위기의식이나 장렬한 사명감 따위 를 고무시키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들이 뭘 할수 있단 말인가? 유나 는 자신들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고 목표또한 잘 알고 있었다. 세틴은 소드 마스터가 되어 가문을 일으킨다. 아리아는 인간이 된다. 그리고 자신은 드래곤의 마법을 얻는다. 아린? 그는 애당초 인간이 아니다. 이러한 제반 사실 속에 전능수의 부활에 대한 걱정따위는 그녀에겐 없었다. 전능수가 부활하면 세상이 파멸된다는데, 설마 그거 찾는 인간들, 즉 카르셀 의 드래곤슬레이어들이 뭐가 아쉬워서 세상을 파멸시킨단 말인가? 아마도 지 배를 원하는 것이겠지. 그들이 설마 부활시키면 세상을 파멸시키는 전능수를 굳이 부활시킬 이유는 없을테니, 인간들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아 울러 세계에도. 카르셀로 모자라서 헤이드 6국연합을 전부 지배하려 든 그들, 이제 그것도 모자라서 제국까지 넘보는 것일까? 그렇게 되면 뭐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그들이 봉인을 풀던 말던 어차피 피지배자층일수밖에 없는 유나로써는 상관 없는 일이다. 어느 쪽이는 결과는 마찬가지. 그래서 나온 유나의 대답은 이거였다. "웃기게 됐네요?" 기껏 뼈빠지게 제국 수도까지 찾아온 보람이 없지 않은가? 이거 돈 받은게 미안할 지경인 걸? 유나는 이 이상 심각하게 생각치 않기로 했다. 할 필요 도 없었고. 결과는 마찬가지다. 자신과는 상관없다. 윗대가리들은 윗대가 리들끼리 알아서 싸우라고 그래. 피지배층일수밖에 없는 자신은 어느쪽이 든 승리자의 밑으로 기어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결국 제반상황만 놓고 볼때 웃기는 일일수 밖에 없었다. 기껏 전갈 전하러 고생고생하면서 왔더니 벌써 전갈이 갔다더라... 웃기는군. "그지요?" 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반문하는 피트를 보며 유나가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 렸다. "...그럼 우린 왜 온거지? 아니..우리..는 아니구나..." "그렇지요. 여러분은 세틴씨를 따라 온 것 아니었나요?" 방안의 시선이 세틴에게로 모였다. 유나와 아리아는 아린을 따라온 것이고 아린은 아무생각없이 세틴만 따라다니는 것이니, 결과적으로 세틴을 따라 왔다는 말이 맞기는 하다. 하지만 피트는... "..단지 제 처지가 우습게 되어버렸군요. 아하하..." 몇달에 걸친 여정이 헛수고가 되었을 뿐더러 휘하의 성기사단을 모조리 잃고 임무마저 이루지 못했다. 피트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감출수 없는 비감이 어 려있었다. 그때 아리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피트씨는 어쩔 거죠?" "글쎄요? 일단 임무는 실패했으니, 돌아가서 문책을 받아야겠죠 뭐..." 씁쓸하게 대꾸하는 피트를 보며 이제껏 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세를레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희를 도와주실 의향은 없나요?" 피트는 잠시 눈앞의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은 아름 다운 푸른 빛, 그리고 그 속에는 떨리는 기색을 동반한 청원의 빛이 어려있 다. 겁먹은 어린 작은 새, 피트의 느낌은 그것이었다. 그것도 매우 아름다운. 하지만 피트는 매몰찼다. "개인적으론 도와드리고 싶지만, 전 신전의 종이지요. 제 의지대로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임무실패에 개인행동까지 추가된다면 더욱 빠져나갈 곳은 없게 된다. 피트는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세를레네의 다음 말이 피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신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괜찮지 않나요? 임무의 실패를 누를 정도의 공 을 세워서요." 피트의 귀가 조금 솔깃해졌다. "무슨 의미이신지?" 세를레네가 다부진 어조로, 이제껏 보지 못한 굳은 태도로 입을 열었다. "제 위치를 되찾는데 도움을 주세요. 그렇다면 저 역시 이곳 카타카론에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지요. 남령지 제1의 신전의 자리를 드리겠습니 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피트는 생각에 잠겼다. 프리스트라고 기도만 올리면 하늘에서 빵이 뚝 하고 떨어지는 것은 당연히 아니니 세를레네의 저 제안은 피트에게는 꽤나 그럴싸하게 들렸다. 안 그 래도 신의 사랑을 받아 어린나이에 장로급의 위치에 오른, 장로라고 불리 지만 않을 뿐이지 거의 그들과 동등한 위치를 가진 피트로써는 이번 실패 로 인해 어떤 부당한 일이 생길지 사실 고민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제국 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면? 남령지 전체에 교세를 떨칠수 있다면? 하나의 교리에 대해 국가적인 지지를 받는 교단은 없다. 만약 잘만 된다면 남령지 뿐만이 아닌 대륙 제1의 교세 를 떨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실패 정도는 우습게 넘어가는 큰 공훈일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것을 추구할 발판이 될수도 있다. 피트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 하지만 피트에게는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었다. "으음..난 아직 반신반의 중입니다. 세를레네양. 제 칭호를 들으시면 아시 겠지요? 전 당신을 전하라고 부른 적이 없으니..." 그녀의 모든 말이 진실이라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문제. "하지만 그녀의 지식은 틀림없는 고위마도사의 그것이었어요. 제가 장담해 요." 대화중 살짝 끼어들어 한마디 하는 유나의 말이 아니더라도 피트는 그동안 세를레네가 진실된 여왕일 거라는 심증이 꽤나 굳어있다는 걸 느꼈다. 고위마도사의 지식, 피트는 지식이 아닌 지혜 면에서 더더욱 세를레네를 믿고 싶었다. 확실히, 마도사가 아닌 피트 자신이 판단하기에도 세를레네 의 마법적 지식은 범상치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주워들은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말할수도 있는 일.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여러 행동들은 그녀가 상당히 높은 마법적인 깨달음을 지니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고 피트는 결심했다. "어차피 늦었으니 여기서 며칠 더 늦는다고 해서 무슨 일 생길리도 없겠 죠?" 환한 얼굴을 하는 세를레네를 보며 피트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 왕궁의 지도인가요 세를레네양?" "예." 일행들이 둘러앉은 작은 테이블, 그위에 놓인 여러 장의 종이들을 들여다 보며 세틴이 의아한듯 다시 물었다. "이거...얼마나 정확하죠?" 세틴이 가르킨 대여섯 장의 종이, 그 위에는 조잡한 도면이 가득 그려져 있었다. 바로 왕궁 이델린느의 지도, 워낙 거대한 곳이라서 간략하게만 그려져있기는 하지만 지도는 제법 상세했고 그것은 세를레네의 정체에 더 욱 믿음이 가게 했다. 세를레네가 자신감있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전 이곳에서 17년간이나 살았어요. 100% 정확하다구요." `하긴, 그녀의 말이 진실이라면 여긴 바로 자기 집일테니...' 세틴과 그외 일행들은 지도를 검토하며 생각에 잠겼다. 세를레네의 설명을 곁 들여가면서 그들이 이 지도를 그린지도 벌써 30분이 지났고 결국 지도는 완성 이 되었다. 세틴은 세를레네의 이야기를 되새기고 있었고 유나는 지도의 단면을 보며 이 거 힘들겠네, 도둑질 하기 가장 힘든 구조잖아? 등등을 중얼거리는 중이었으 며 피트는 일단 돕기로 했으니 그들이 현재 의탁하고 있는 신전 카타카론에 세를레네에 대해 뭐라고 설득을 해야 할지를 고민중이었다. 아리아는 아무말없이 지도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아마도 길을 하나하나 머리속에 외워놓는 모양이었다. 아린? 아린은 옆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_-;;;) 아까 지도를 조금 보다가 골치아파졌는지 도로 침대로 기어들어간 것이다. 아침일찍 일어난 탓인지 아린은 아까부터 졸려했고 결국 자버렸다. 물론 그런 아린을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현재 아린은 꿈나라여행 중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연신 지도를 들척이고 있었다. "냥~~쿠우울~~" 베게를 꼭 껴안고 윤기나는 붉은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흐트러놓은채 침상 위에서 색색거리며 잠들어 있는 아린의 모습에 세틴이 약이 올랐는지 슬쩍 볼을 꼬집으며 투덜거렸다. "잘도 자네 아린 녀석." "조용해서 좋잖아요?" "아하하.."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반문하는 세를레네의 태도에 세틴은 웃었고 아린은 볼 이 꼬집히자 우엥~~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반대편으로 뒤덮었다. 푸닥거리하는 듯 화들짝거리다가 다시 새근새근 잠드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가 살짝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었고 세틴은 아린에게서 신경끄고서 다시 지도로 신경을 돌렸다. 지도를 훑어본 세틴은 결국 감탄할수밖에 없었다. 잘 그리긴 정말 잘 그린 지도였다. 물론 지도 그 자체를 잘 그렸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었다. 단지 그 위치가 너무나도 명확하게 되어있다는 이야기였다. 알려져서는 안될 비밀통로, 경비병과 근위기사들의 위치, 마도사들의 연구실, 마법적 트랩의 위치와 발동요건, 하인, 하녀들의 숙소, 게다가 절대 비밀 임이 분명한 각종 마법물품의 보관실과 창고들조차 낯낯히 밝혀져 있는 이 대여섯장의 지도들. 한장이라도 외부로 유출되면 도적길드에서 눈에 불을 켜고 사들이려 할 것이 다. 그리고 이것을 보며, 세틴은 세를레네에 대한 마지막 의심 역시 버렸다. 틀림없었다. 그녀는 여왕이다. 제국 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다. 그리고 그 사실은 세틴에게 이제껏 잊혀졌던 사실 하나를 상기시켜주었다. "아..그러고보니...이제까지 무례도 이만저만한 무례가 아니었군요. 세를레 네 전하." 세틴의 말에 다른 일행들도 뜨끔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보니 자신들은 엄청난 무례를 계속 저지르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러나 세를레네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예요. 이름을 그냥 불러주시는 것이 편해요." "그래도..일국의 왕인데." 일국의 왕 정도냐? 무려 다스리는 영토가 헤이드 6국연합만 하다. 새삼 자신 이 그동안 얼마나 객기를 부렷는지 깨달은 탓에 우물쭈물하는 세틴을 보며 세를레네가 화사하게 웃었다. "지금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여러분은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분들인데요."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위에 모은채 귀엽게 미소지으며 일행들을 향해 고마 움의 눈빛을 담아 시선을 옮기던 세를레네가 세틴의 얼굴을 보이자 어깨를 으쓱거리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렸다. `특히 세틴씨는...' 말꼬리를 흘리는 세를레네와 왜 그녀가 갑자기 말을 하다말고 수줍은 듯이 고개를 숙이는건지 의아해하는 세틴, 그 둘을 살짝 째려보던 유나가 얼른 말을 가로챘다. "그럼 부르던 대로 부를께요 세를레네씨..이 지도대로라면 적어도 안에서 헤멜 일은 없는 셈이고...아까 우리가 찾아야 할게 타닌의 홀? 맞지요?" 그런 유나의 질문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세를레네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것만 몰래 가져오면 끝나는 건가요?" "예. 절대마법봉인은 마도사의 구성공간을 마나의 벽을 쌓아 움직임을 억 제시키는 것이에요. 그걸 다시 해제하려면..." "어? 그럼 그 가를레네를 죽여버릴 필요는 없는 건가요?" 유나의 질문에 세를레네가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가를레네?" "가짜 세를레네. 줄여서 가를레네." "꺄하하하" 잠시 세를레네가 웃음을 터트렸고 그후 그녀가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안돼요. 절대마법봉인은 시전자와는 별개로 다른 힘을 발휘하는 방식이니까 요. 외부에서 지속적인 힘이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나포스를 내부에 잠재 시켜서 마나의 흐름을 막는 방식이에요." 그리고서 그녀는 단정짓듯 말을 맺었다. "결국 타닌의 홀, 그 홀을 장식하는 드래곤 하트가 필요해요." "그럼..그것만 훔치면 된다 이거군요?" "네."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난 또 그 정체모를 가를레네랑 싸워야 할줄 알았는데 ..." 안심이라는 듯 크게 한숨을 내쉬는 유나를 보며 세를레네가 씁쓸한 미소를 지 은채 말을 이었다. "근데..그게 간단하지가 않아요..." "에?" "타닌의 홀은 여왕의 증표에요. 그 가짜가 몸에서 떼어놓고 다닐리가 없어요. 저도 그랬었고. 그게 율법이니까." 여왕의 징표라면...당연히 여왕이 맨날 들고다닐 것이고 그걸 훔치려면 여왕의 침실까지 잠입해야한다. 이쯤돼면 들이는 수고는 암살자와 다를게 없지 않은가? "흐으음..." 유나가 신음에 가까운 음성을 내며 입을 다물자 구석진 곳에서 아린이 누워있 는 침상 언저리에 조용히 앉아있던 아리아가 문득 입을 열었다. "그건 제가 알아서 하지요. 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차갑게 내뱉는 아리아의 말에 세를레네가 힘들거라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리아씨가 강하다는 건 저도 알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저곳은 제국의 마법의 총본산이에요." 아리아는 무표정하게 세를레네를 그냥 바라보았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듯 유나가 손뼉을 치며 입을 열었다. "자자...그럼...두 가지 방법이 있겠군요?" "어떤?" 세틴의 의문에 유나가 살짝 웃으며 오른 검지손가락을 들었다. "첫번째는 밤에 몰래 담을 넘는 거예요. 담을 넘어서 경비병을 죽이고 또 가다가 경비병 만나면 죽이고 또 가다가 경비병 만나면 죽이고..." 어이없다는 듯 세틴이 중얼거렸다. "저 곳은 마법의 총본산이라며? 설마 마법적 경계하나 없을까..." "응 세틴오빠. 그러니까 우리가 택해야 할 건 두번째 방법이지." 유나의 오른손이 브이자 모양을 그렸고 그녀는 다시금 일행 전원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가장 흔하지만 가장 효과가 높은 거죠. 시녀나 하인으로 들어가서 기회를 엿보는 것. 그러다가 기회가 생기면 그때를 틈타 타닌의 홀을 빼돌리는 것. 교과서적인 방법이지만 그 이상 좋은 방법은 떠오르질 않는데요?" 그때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하는 유나의 말에 찬물을 끼엊는 듯이 세를레네가 단정적인 말투를 내뱉었다. "무리에요." "왜요?" "내성의 하녀나 하인들은 철저하게 신분조사를 걸쳐요. 3대에 걸쳐서 신분이 확인되지 않으면 절대 들어갈수 없어요. 저곳은 마법의 비밀이 많은 곳이고 그만큼 경계도 엄중하지요." 내성이라면 라젤의 탑을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분명히 궁성 이델린느는 라젤 의 탑과 그것을 방사형으로 둘러싸는 여러개의 탑으로 이루어져있었지? 잠시 생각을 해본 유나가 재차 물었다. "그럼, 외성은요?" "외성은 좀 덜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연고자 없이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어요." 세를레네의 단정적인 말에 유나가 힘없이 손가락을 내렸다. 그리고 그때 이 제껏 조용히 있던 피트가 입을 열었다. "연고자라면 제가..." 연고자, 카타카론 신전의 증표라면 충분히 통할 것 아닌가? 피트는 그런 생각 을 하며 입을 열었지만 그의 말은 유나의 야멸찬 대꾸로 도중에 끊겨야만 했 다. "피트씨. 하녀나 하인은 평범한 평민들이 하는 거예요. 고위급 사제를 도울 만큼 능력있는 모험가들이 그런 직업을 원한다는 걸 신전에서 납득할까요?" 확실히 그녀의 말도 옳았다. 이들 아린일행이 뭐가 아쉬워서 단지 하녀노릇이 나 하고 있겠는가? 이미 피트가 자세한 사정을 오늘 아침에 이야기 했으니 신 전은 이들의 정체를 대강 알고 있는데. 하지만 피트 역시 아무생각없이 한 소리는 아니었다. "그야 세를레네씨, 아니 세를레네 전하의 정체를 신전에 밝히면 되지 않습니 까?" "안돼요. 너무 위험해요. 이곳 신전이라고 해서 저희 말을 믿어주리라는 보 장도 없는 데다가 오히려 거꾸로 그 가를레네한테 당할 위험도 있어요. 가 짜가 진짜 노릇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어쩌면 권력층의 권력다 툼일지도 모르고, 일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몰라요. 아무래도 신전 측에는 왕성의 사람들도 제법 있겠지요?" "그..그렇겠지요." 피트가 우물쭈물하면서 답하자 유나는 거보란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 었다. "우리가 할일만 생각해요. 괜히 신전에 알렸다가 그 가짜에게 들키면 큰일나 요. 그러니까..." 유나는 잠시 숨을 돌린 뒤 빠르게 말을 내뱉었다. "이 방법밖에 없을 것 같네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말을 이었다. "따로 연고자를 만들어요." --------------------------계속--------------------------------------- 무설정,무계획,무책임의 3무를 훌륭히 갖춘 벗꽃aoi 현재 사망 일보직전. 아린의 아이큐가 누굴 모티브로 했었는지는 의심할 여지조차 없다. 아아~~글쓰기 시러`~글쓰기시러`~ 솔직히 말하면 글을 쓰기 싫은게 아니라 두드리기가 싫어~~^_^ 앙앙앙~~~막 입으로 부르면 타이핑되는 타자기 좀 하늘에서 안 떨어지나... -이상 폭주모드의 벗꽃군의 푸념이었습니다~- 에구 주우욱~~겠네요오~~~ 놀고 싶다!!! 나는 놀고 싶단 말이야!!!! 눈 앞에서 나의 귀여운 저글링과 히드라가 나를 유혹하고 있어!!! 좀비드론들이 막 오락가락해!!! 안돼 유혹을 이겨야 해 !!!! 근데 왜 이놈의 뮤탈들은 내 주위를 오가는거냐 아아아~~ 스팀팩이라도 맞은 건가? 환영이 보여~~안돼 금단증상이 일어나고 있어~ -스타크 증후군 중기 편- 말기에 들어서게 되면 뻘건 점이 보일때마다 가슴이 섬뜩하다던가 친구들과 길을 걸을때 자기도 모르게 한 줄로 간다던가 어슴프레한 모닥불을 바라보며 앗 레이스다! 라고 소리를 친다던가 하는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 │ ▶ 번 호 : 0/9984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04일 14:15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6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10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03 19:03 읽음:946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아리아~ 나 저거 먹고싶어." "네. 아린." 웅성대는 저잣거리 사이로 활기차게 뛰어돌아다니는 새하얀 빌로드드레스차 림의 붉은 장발의 소녀, 그녀와 하등 상관없는 행인들마저 한번씩 뒤돌아볼 만한 절세의 미모를 가진 그 소녀가 길가에서 파는 오렌지를 발견하고서 옆 에 있는 차가운 인상의 약간 나이먹은 여인에게 열심히 졸라대자 그녀는 말 없이 지갑을 꺼내 가게주인에게 오렌지대금을 지불한다. 그러자 적발의 소녀 는 만족스러운 듯 오렌지껍질을 살짝 까서 알맹이를 입안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행복해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오물거린다. 주위의 시선과 관심은 전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냠~냠~ 음. 달다." 물론 아린은 주위의 시선과 관심에 안중이 없지만 그 것들을 보내는 거리의 남자들은 확고한 자세로 계속 자신들의 입장, 즉 생전 처음 보는 미녀에 대 한 관심과 시선을 고수하고 있었다. "허허, 고것 귀엽네." "누구지? 저런 미모의 아가씨는 여태껏 본 적이 없는데?" 이곳 이델론이 넓다고는 하나 저런 미모를 가진 소녀는 드물었고 그래서 소녀의 모습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생기발랄하게 움직이며 이리기웃 저리기웃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마디 씩 내뱉지 않을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처음보는 얼굴인데, 여행자들인가?" "그것 참 이쁘게도 생겼군. 쩝.." "나한텐 왜 저런 여자 하나 안 떨어지냐..." "킬킬. 원래 저런 계집일수록 밤일로 들어가면..." "푸헐~ 밤일로 들어가면 뭐?" "키키킥." 원래 남자라는 족속들은 이쁜 여자만 보면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주제에 쓸데없이 끼어들기를 좋아하는 데다가 그들은 여성을 이러쿵저러쿵 멋대로 평함으로써 남들에게 자신의 안목이 드높음을 인식시켜 줄수 있다는 고상한 착각 역시 함께 가지고 있는 일이 많다. 그래서 지금 아린 일행들이 걷고 있는 이곳, 남령지 수도 이델론시 외각의 시장지역인 판체론 거리는 아린의 등장으로 인해 꽤 시끄러워졌다. "귀족인가? 귀족집 어리숙한 딸이 몰래 바깥구경 나온거 같은데?" "저런..뭘 모르는 아이로군." 물론 거리의 행인들이 뭐라고 수군대던간에 적발의 아름다운 소녀-로 인식 되고 있는 아린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맛나보이는 먹을 것들을 챙겨들며 마냥 즐거워하고 있었다. "저거 사줘~아리아~저것두~이것두~~요것두~~그것두~~" "네. 아린" 평범한 바스타드소드 하나를 허리에 차고서 저만치서 아린과 아리아를 바라보 던 검은 머리의 소년이 아린의 모습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정말 잘 어울리네. 저거보고 남자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 드레스차림의 완벽한 소녀의 모습을 한 아린과 그 옆에서 평범한 복장을 한, -사실 평범한 복장이래봤자 그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칼을 놓고왔을 뿐이긴 하지만- 아리아의 모습을 보며 세틴이 중얼거리자 옆에 서있던 유나가 반문 을 던졌다. "남자,여자를 떠나서 저건 `애'잖아. 세틴오빠." "뭐 어쨋든간에..." 세틴은 시선을 유나에게로 돌렸다. 그녀는 현재 하얀 셔츠차림에 까만색 조끼 , 짧은 반바지 차림으로 세틴과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그녀가 마도사라는 것은 조금도 드러나있지 않았고 그래서 행인들에겐 그저 평범한 소녀로만 보일 뿐이었다. 그녀의 조끼 안쪽에 감추어진 7개의 단검들 을 눈치채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런 방법이 통할까?" 세틴의 혼잣말에 유나 역시 그다지 확신이 있어보이지는 않는 말투로 조용히 답한다. "..글쎄. 일단 접선은 해 봐야지." 연고자를 만든다. 이것이 의논의 결론이었지만 문제는 그 결론을 해결할 방 법이 그리 마땅찮은 것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일행들은 그냥 유나의 의견을 택했다. 그리고 그 의견은... "한 나라의 수도에 도적길드가 없을리는 없을테니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째..." 말을 하던 유나가 아린쪽을 힐끗 바라보며 말을 마쳤다. "나타나질 않네. 세상물정 모르는 저런 귀족집 딸, 게다가 호위병 하나없는 저런 소녀라면 꽤 돈벌이가 되는 일일텐데...아무래도 좀더 으슥한 곳으로 가야하나?" 아린과 일행이 아닌척 조금 멀리 떨어져서 유나와 함께 길을 걷던 세틴이 유나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나야 뭐 도적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말이야, 한 가지는 알겠다." "뭐?" "벌건 대낮에 강도질하는 도적들도 있냐?" 세틴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지금은 한낮이고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하지는 않 을지라도 누군가가 강도질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충분히 북적거린다. 이런 곳 에서라면 아무리 도적들이라도 귀족집 딸로 분장한, 그들 눈으로 볼때 상당한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건수라 할지라도 그냥 지나치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둑들 아무나 하나 잡아서 길드의 위치를 불게 한다는 이들의 의도 역시 빗나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유나 역시 일리가 있는 답변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물론 없지. 이대로 왔다갔다 하다가 해가 지면 으슥한 곳으로 유도할 거야. 그래야 좀더 확률이 높지. 게다가 지금 시간은 강도짓이 아닌 다른 부수입 을 올릴수 있는 시간이고." "부수입?" 의아한 듯 되묻는 세틴의 말에 유나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예를 들면 소매치기라던가..." 바로 그때, 저만치 세틴들과 10여미터쯤 떨어져서 따로 걷고 있던 아린과 아리아, 그들의 곁으로 한 허름한 차림의 소년이 날쌔게 지나가며 아리아 의 손에 들려진 가죽지갑을 잽싸게 낚아챈 뒤 부리나케 달아나버리는 일이 터졌다. "에...." 거리의 빵집자판대에서 애플 파이 하나를 집어들고 아리아가 대금을 계산 하기만을 기다리던 아린이 멍한 표정으로 달아나는 소년의 뒷모습을 물끄 러미 바라보고 있는 동안,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유나는 잘 되 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달아나는 소년의 등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네~ 저렇게 말이죠." 물론 유나와는 달리 세틴은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야야..저거 도망가는데? 잡아야 되는거 아냐?" "괜찮아 오빠. 일부러 아리아씨보고 잡지 말라고 그랬어." 왁자지껄한 군중들 사이로 사라져버리는 소년의 모습과 지갑을 날치기 당하 고도 기분좋다는 표정을 짓는 유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세틴이 해명의 눈초 리를 그녀에게 보냈다. 물론 유나는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지갑에 추적마법을 걸어놓았거든. 이제 저 꼬마가 우리를 길드, 뭐 길드는 아니더라도 그와 관련있는 곳까지 안내할꺼야." 자랑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는 유나, 그러나 그녀의 미소는 세틴의 한 마 디로 곧 깨졌다. "얼라? 그것도 아닌거 같은데?" 세틴의 말이 떨어지며 그의 손가락이 방금 전의 날치기 소년이 사라졌던 인파 속을 가르킨다. 유나는 의아해하며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고 곧 어이없는 한숨 을 쉬었다. "이런..." 그 허름한 옷차림의 소매치기소년은 한 금발머리의 귀티나보이는 청년에 의해 뒷덜미를 잡힌 채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인파들 사이로 그는 발버둥치는 소년 의 뒷덜미를 움켜쥔 채 곧바로 아린과 아리아가 있는 곳까지 걸어왔고 소년을 휙 땅으로 밀치면서 입을 열었다. "후우..이런 나쁜 놈을 봤나. 아가씨 큰일날뻔 하셨군요. "에..에..아..네.." 이게 아닌데..라며 당황하는 아린의 모습에 옆에 서있는 아리아에게 지갑을 공손히 돌려주던 청년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머금어졌다. 청년이 아린의 손을 잡더니 가볍게 키스하며 입을 열었다. "아젤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아가씨." ----------------------------계속--------------------------------------- 캐..캡 무섭다...잊혀진 작품이라... 정신이 다 번쩍 드네요 음냐.... ┌───────────────────────────────────┐ │ ▶ 번 호 : 0/9984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07일 23:37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7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60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07 18:10 읽음:55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청년은 자신이 더할나위없는 정의롭고 친절한 신사라는 것을 강조하기라도 하듯 청록빛의 두 눈동자에 한껏 선의의 빛을 띄운 채 아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귀하신 분 같은데, 이런 곳에 시녀 하나만을 대동하고 돌아다니다니요. 자칫했으면 저런 못돼어먹은 것들에게..." 말을 하며 청년이 금발을 약간 살랑인 후 고개를 돌려 자신이 잡은 날치기 소년을 내려다 보았다. 소년은 재수 옴 붙었다는 표정으로 청년을 쏘아보고 있었고 청년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었다. "소매치기 당할뻔 하셨군요. 이런 쓰레기같은 놈들이 이 곳에는 꽤 있답니 다. 조심하셔야지요." "아..네..네.." 상황파악이 채 안된 아린은 그냥 고개만 끄덕였고 그런 아린의 모습에 청년은 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이런 곳은 위험합니다. 제가 데려다드리지요." 이 얼마나 정의로운 일인가? 사람사는 시장바닥이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하다고 몸소 집까지 배웅을 해주겠다니, 과연 남성들의 정의감과 그 성실함은 의심할 여지조차 없는 것이다. 비록 그 정의란 것이 아리따운 여성이 곤경을 처하고 그 곤경이 처리하기 쉬운 일-예를 들면 13살짜리 비루먹은 꼬마애가 소매치 기를 할때 슬쩍 잡아준다거나 하는 아주 힘안들고도 생색을 많이 낼수 있는 일-일때라는 두 가지 조건이 일치할 때만 발휘된다 할지라도 지금 이 아젤이란 청년의 정의감은 과연 타인의 귀감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 증거로 이들 아린근처에 대다수의 남정네들이 실로 아쉬운 눈초리로 아 린을, 그리고 부러움의 눈초리로 아젤을 바라보는 것을 보아도 충분히 알수 있지않은가. 틀림없이 선의를 행사할 기회를 잃은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눈초리이리라. 물론 아린은 아젤의 호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었고 그래서 당황한 눈으 로 아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했다. "아리아...어쩌지?" "....." 아리아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리가 있나? 결국 둘은 저만치 떨어져있는 유나에게로 시선을 모을수밖에 없었다. "으..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10여미터 떨어져서 아린들을 바라보고 있던 유나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굴리며 입을 열었다. "또 정의에 불타는 열혈바보인가? 하이튼.." "또...라니?"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유나를 바라보는 세틴이었지만 유 나는 그의 시선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잠시 고민에 빠졌다. `저걸 어떻게 처리하지? 저런 작자들이 끈질기긴 되게 끈질긴데...' 유나에겐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그녀가 고민하는 이 순간에도 저 만치 10미터 밖에서 구원의 눈빛을 보내는 그녀의 동료들이 있는 것이다. 결국 유나는 이 처치곤란한 상황을 깔끔하게 마무리짓기로 결심했고 그래서 유나는 가벼운 손동작으로 아리아에게 신호를 보냈다. 손날을 세워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의미를 담은 동작을 말이다. 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에 사시는지요?" 아리아는 우선 당황하는 아린의 새하얀 왼손을 살며시 붙잡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걸고 있는 아젤이란 청년에게로 다가갔다. 당황하는 아린 의 얼굴이 보인다. "아..저는.." 그리고 그녀는 유나의 신호를 그대로 이행했다. "부끄러워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분이시군요. 이름을 듣는 영광을...꾸엑!" 아리아가 그녀 특유의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거 어쩌죠?" 유나가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으음..아무데나 으슥한데 갖다 버리죠 뭐." 덕분에 세틴은 황당한 표정으로 두 여인을 번갈아 바라보게 되었다. 우선 오른손에는 입에 게거품을 문 채 눈이 뒤집어져 허옇게 된 아젤이라는 청년의 멱살을 쥐고있고 다른 한손으로는 허름한 차림을 한 날치기소년의 목 뒷덜미를 가볍게 쥐고있는 아리아가 손을 까닥거리면서 빨리 이 청년의 처신을 결정하라는 신호를 유나에게 보내고 있고 그러자 유나는 아무데나 갖다버리라는 말투로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린다. 세틴으로써는 이 상황이 황당하지 않을수 없다. "유나! 이 사람은 선심에서 행한 행동이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뒷통수를 후려갈겨서 입에 게거품을 물게하고 눈이 뒤집어지게 할수 있느냐? 라는 세틴의 다음 말은 유나의 야멸찬 대꾸로 인해 채 나오지 못하 게 되었다. "세틴오빠. 이 사람이 선의로 저 꼬마를 잡아줬다고 생각해? 아린이 아니 라 다른 평범한 시민이었어봐. 이 자가 눈이나 깜빡했을까.." "그건 너무 심한 비약 아니냐?" "그렇잖아, 지갑 찾아줬으면 서로 인사꾸벅하고 제 갈길이나 갈 것이지. 왜 아린한테 집적되는 건데?" 달리 말대꾸를 할 것을 찾지 못한 세틴이 그냥 뒷머리만 긁적거리며 말을 잃자 유나는 경멸의 눈초리로 아리아의 오른손에 들려있는 게거품청년을 재차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무데나 버려요. 어차피 깨어나면 알아서 집에들 기어들어가겠지 뭐... 그리고 우리는..." 유나의 시선이 현재 아리아의 왼손에 잡혀있는 날치기소년에게로 옮겨졌다. "역시 차선책을 써야겠군요. 귀찮은 절차를 밟아야겠네 이거..." 아리아는 고개를 끄덕인뒤 오른손을 활짝 폈다. 물론 손아귀를 활짝 폈으니 쥐어져있던 물체가 땅으로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신전으로 돌아가요 우선은." 유나의 말에 따라 아린일행은 게거품을 물고서 길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아젤 을 뒤로 한채 날치기소년을 끌고 발걸음을 옮겼다. 거리의 행인들의 온갖 눈총을 받으며. 문득 거리의 시선이 신경쓰였는지 유나가 한 마디를 내뱉었다. "확실히 애를 질질 끌고 다니는건 눈에 뜨이네요." 그녀의 그 한마디로 날치기소년은 후두부의 통증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흐려지는 소년의 의식속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소리. "아..아리아씨...기절시키라는 뜻이 아니었는데..." "아니었나요?" 기절하는 와중에도 뭔가 대단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소년이었다. 서서히 정신이 든다. 시야가 환해진다. 사물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소년은 몸을 일으켰다. `으으..머리야...' 소년은 오늘 정말 재수없는 날이라고 속으로 되새기며 자신이 끌려온 이곳을 둘러보았다. 우선 한 무리의 일행들, 아까 보았던 그 소년소녀들이 보이고 그 뒤로 자그마한 창문이 햇살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그 작은 창문너머로 보이는 것은 짧은 첨탑과 새하얀 초생달과 보름달의 어지러운 교차가 그려진 문장이 나부끼는 깃발, 소년은 이곳이 어디인지 곧 알아챌수 있었다. 여기는... `카타카론,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신전이군..'. 소년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치켜떳다. `내 팔자에 신전을 올 일이 생길 줄이야...' 소년은 이들, 자신이 지갑을 훔친 여인과 아는 사이로 보이는 이 소년,소녀들 을 보며 슬쩍슬쩍 눈치를 보았다. 그들은 소년을 이 곳 카타카론 신전의 작은 방 한쪽으로 끌고온 모양이고 그래서 소년은 현재 방 한구석에 앉아 불안과 불만이 적절히 섞인 표정을 구사하고 있었다. `제기랄....그 웃긴 자식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그 금발머리놈이 한대맞고 뻗은 건 고소한 일이었지만, 그것 이 자신과 무관한 일이 아닐 경우에는 그다지 편하게 웃을수만은 없는 일이다. 특히 상대방이 맨손으로 멀쩡한 장정의 뒷통수를 가볍게-그렇다. 소년의 눈에 는 틀림없이 가벼워보이는 손길이었다- 내리쳐 게거품을 물게할수 있는 여자 라면 더더욱 맘이 편할수는 없는 것이다. 소년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이곳까지 끌고왔음이 분명한 그 괴력의 여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별로 힘쎄보이지도 않는, 그러나 건장한 장정을 멱살채 집어올려 대롱대롱 들 고있으면서도 힘들어하기는 커녕 눈 하나 깜짝안 하던 그 여인은 저만치 떨어 진 창틀가에 기대어 조용히 자신을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어려진 무심한 눈길, 소년은 섬칫함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그 괴력의 여인 바로 옆에는 굉장히 예쁜, 그래서 아까 소년으로 하여금 소매 치기를 하는데 약간의 죄책감이 들게한 -물론 매우 약간이었다. 그의 주린 배 는 죄책감을 억누르기에 충분했다- 아리따운 붉은머리 아가씨가 뭐가 그리 좋 은지 계속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길드원 소속이냐?" 소년은 자신을 부르는 가느다란 소녀의 말에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일단 문가에는 사제의 복장을 한 금발의 17~8세 정도로 보이는 한 소년이 흥미로운 눈길로 소년을 바라보고있었고 그 옆에선 창틀가에 앉아있는 붉은머리소녀만큼이나 아름다운 소녀가 얌전히 두 손을 모은채 침대 귀퉁이 에 앉아있었다. 소년은 그들의 눈치를 보았고 곧 그들이 자신을 부른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 차렸다. "왜 대답이 없니?" 아까보단 약간 부드러워진 목소리, 소년은 다시 시선을 옮겼다. 소년의 눈에 아까 자신을 잡아온 그 여인과 한패였던 보라색머리의 꼬맹이 소녀와 억세보이는 인상의 소년검사가 들어왔다. 소년은 입을 열었다. 일단 마음을 가다듬으며. "무슨 소리하는거예요? 길드원이라니?" ----------------------------계속-------------------------------------- 히이잉..데스나이트래... ^_^ 죄죄송송합합니니다다다~~~ 열열심심히 올올릴릴게게요요오오~~~돌돌던던지지마마요요~~~^_^_^_^ 그그럼럼 즐즐통통~~~ 으으하하하하하 ┌───────────────────────────────────┐ │ ▶ 번 호 : 0/9984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09일 16:51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8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73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09 15:54 읽음:104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유나는 피식 웃었다. 그렇지, 쉽게 정체를 불어버리면 도적들은 옛날에 씨가 말랐겠지. 물론 유나는 이 소년이 길드원, 아니 길드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어 느정도 줄은 닿아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나도 그랬었으니까..' 그녀의 말투가 바뀌었다. 그와 함께 그녀는 이제까지의 태도가 아닌 위압적인 눈빛으로 소년을 내려보며 입을 열었다. "안내해라. 우리는 의뢰를 하려고 하는 거니까." 소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침을 계속 때지도 않았다. 사실 16살 짜리,게다가 키도 자신보다 얼마 안 큰 작은 소녀가 위압적으로 말 해봤자 뭐가 무서울게 있겠나? 그러나 소년은 지금 창틀에 기대어서서 자신에 게 무표정한 시선을 던지는 아리아 역시 고려를 해야했고, 그래서 고민했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눈치보니 길드에 대해 제법 아는 눈치다. 길거리 소매치기 꼬마가 사실은 길드에 소속되어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적다. 실은 길드의 허락이 없다면 아무것도 못하는데도 말이지. "좋아요. 안내할께요." 의외로 순순히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고 방안의 일행들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 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쉽게 만날수 있는 거였나? 그러나 유나는 그저 미소만을 살짝 지을 뿐이었다. 아마, 이 소년도 그녀가 배 웠던 것과 비슷한 것을 배웠으리라. 상황의 대처방법을. "출발하죠. 귀찮아지긴 하겠지만...만날수는 있을거 같네요." 이 한 마디를 일행전원에게 남긴 채 유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 침입자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을때 햐크는 시큰둥하게 보통때처럼 처리하 라고 손을 내저었다. 그가 책임지고 있는 이곳 `라리헨의 주점', 겉으로 보기 엔 평범한 주점이요 속으로는 길드에 대한 수사탐문을 하는 왕궁의 끄나풀들 이나 여러 경비병들을 처리하기 위한 일종의 처리소인 이곳에 배치된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결코 많은 수는 아니었었지만 가끔씩 그가 처리해야 했던 `분쟁'의 숫자는 적 지 않았다. 그리고 `처리'의 문제에 있어서도 그는 큰 고민이 필요없었다. 가끔 찾아오는 것이라봤자 열혈 애송이들뿐이었고- 그것이 왕궁의 끄나풀이든 길가던 모험가일행이던 간에- 그들이 상대하기엔 이곳의 길드원들은 너무 노련 했으니. 우선 철저하게 주점의 홀로 분장한 그곳 구석에 위치한 비밀통로가 있다. 사실 멍청한 일반인들은 꼭 도둑들은 비밀스러운 곳에서 비밀스럽게 일을 처리 한다고 믿는다. 생각해보면 웃기는 소리였다. 왜 그런 짓을 하겠는가? 물론 훔친 장물들이야 당연히 비밀스러운 곳에 숨겨야겠지만 단지 길드원들을 만나거나 서류관리를 하는 것은 백주대낮에도 충분히 할수 있는 일이다. 야밤에 돌아다니며 슬쩍 서신을 교환한다는 눈에 띄는 짓을 굳이 할 필요는 없지. 도망가기 위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비밀통로를 파놓는 것은 필수이지만 그 비밀통로에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즉, 주점의 홀 구석에 있는 비밀통로는 순전히 함정에 불과했다. 직접 이들을 만나고 싶다면? 그냥 뒷문으로 나가서 옆집 문 두드리면 된다. 상황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말이겠지만.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통로로 안내되고 거기서 곧바로 관으로 들어 가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뚫고나올만한 실력자라면 아예 이런 쪽으로 오지도 않는다. 총장에게로 직행할테니. 잠시 후 부하들이 해치웠다는 보고를 하러올테니 그때까지 먹던 거나 마저 먹 자, 라는 심정으로 막 스프를 비우는 햐크에게 헐떡거리는, 당황에 가득찬 굵 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점장님! 이미 그들은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푸엑~ 에구, 먹던 스프가 틔어나오는군. 맙소사 여길 어떻게 알았지? 햐크는 우선 놀랐고 그리고 고민에 빠졌다. 여기는 라리헨의 주점 바로 뒤에 붙은, 지극히 평범한 일반가정집-9명이나 되 는 장정들이 궁상맞게 같이 산다는 걸 제외하면-이고 당연히 여기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여지껏 없다. 아니 여기가 아지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얼마 없다. 남자들끼리 같이사니 궁상스럽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째? 돈없으면 궁상스러워도 같이 살아야지. 이런,이런 어찌되었건 이 럴때가 아니군 그래.. 햐크는 생각을 정리하며, 또 동시에 식탁을 정리하며 재빨리 물었다. "그들이 필살의 복도를 통과했단 말이냐!" 햐크의 저주받을 작명센스로 인해 필살의 복도로 명명된 그 곳을 햐크는 맹신 했고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진짜 거길 통과한 놈들-끝이 막혀있으니 통과라기보단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이라고 표현해야겠지만-이라면 이들은 재빨리 짐싸서 도망가야 하는 것이다. "아뇨! 아예 처음부터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만..." 짐싸서 도망갈 필요는 없겠군... "멍청한 놈! 그렇다고 그래 덥썩 문을 열어주냐! 여태껏 뭐 배웠어! 문간에 서 처리해야지!" 얼빠진 부하의 목소리에 짜증이 난듯 햐크의 목소리에 노기가 어렸다. 그러나 부하 역시 할말이 남아있었다. "그 놈들은 벽을 도려내고 들어왔단 말입니다!" 역시 짐싸야 하나?.... "저 놈들인가?" 허겁지겁 방을 나선 햐크가 본것은 복도가득 즐비하게 쓰러져있는 그의 동료들 과 그 한가운데에서 태연한 태도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한무리의 남녀들이었 다. 그리고 특히 햐크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네모반듯하게 도려내진, 한때는 벽이었으나 지금은 휭휭 바람이 불어오는, 사람 여럿 통과시킬만큼 큰 네모진 구멍과 그 구멍을 만드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을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대검이 었다. `보통놈들이 아니군.' 햐크의 오른손이 날쌔게 움직였고 어느새 번뜩이는 대거가 쥐어졌다. 쓰러진 동료들의 숫자는 7명. `전멸이군..멍청한 것들...고작 저런 것들한테 당하냐?' 햐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눈앞에 있는 일행들은...아무리 잘 봐줘봐 도 도저히 전투력이 있어보이는 일행들이 아니었다. 기껏해야 아직 애송이 티를 벗지 못한 검은머리의 소년 정도가 좀 강할려나? 아니지,,저 무지막지한 대검을 든 여인도 포함시켜야겠군. 저거 무게가 도대체 얼마야? 어쨋건 나머지는 몽땅 여자가 아닌가? 금발의 이쁘장한 녀석을 제외하면...근데 저런 놈들한테 당해? 덩치가 아깝다 쯔쯔... 답답한 속을 가누며 햐크는 아린일행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원래 생김새에 맞지않게 강하다면... `마도사나 신관인가 보지. 뭐 충분히 가능성있는 이야기니까.'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요. 길드의 폐쇄성은 저 역시 잘 알고 있기에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썼어요." 하나도 안미안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보라빛머리의 자그마한 소녀를 바라보며 햐크가 눈썹을 약간 찡그렸고 그런 모습에 유나가 피식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우린 의뢰를 하러 왔어요." 의뢰를 하러 오는 사람이 벽을 도려내? 햐크는 대거를 든 손을 약간 낮춘 채 차분히 대꾸했다. "의뢰? 번지수 잘못찾으셨군. 용병길드 주소 가르쳐드릴까?" "뭐하러요? 당신은 우리가 무력이 부족해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생각해요?" 웃긴다는 듯한 말투로, 실제로 미소를 띄우며 되묻는 유나를 보며 햐크는 그녀가 옳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능력을 보건대 왠만한 용병가지고는 명함도 못 내밀듯 보인다. 아니면 이미 용병들일지도 모르지. 외모는 그렇게 안 보이지만. "훔쳐내야 할 물건이 있는거요?" 햐크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자신들의 직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일로 인해 찾아았다면...그렇다면 이들은 고객이 아니던가? 손님은 왕이다. 이런,,차라도 대접해야 하나? 하지만 왕궁의 끄나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니 조심은 해야겠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햐크를 보며 유나가 말을 이었다. "그런 셈이지만...당신들보고 훔쳐달라고는 안해요." "...우리들을 무시하는거요?" 의아한, 그리고 기분나쁘다는 의미를 담은 햐크의 표정을 보며 유나는 말을 이 었다. "당신들이 여왕의 물건을 훔칠수 있다면, 제 무례를 사과하지요." "여왕의 물건?" "드래곤하트, 타닌의 홀. 훔쳐줄수 있나요?" 하도 당당한 유나의 말에 햐크는 잠시 그녀가 의미하는 바를 깨닫지 못했다. 타닌의 홀이라면.... 의미를 깨달은 순간 햐크는 놀라 소리쳤다. "당신들 미쳤군! 내성은 절대 출입불가요! 차라리 여왕을 납치해 오라고 하 는 편이 낫겠군 그래..." 타닌의 홀이라면 여왕의 증표, 라젤의 탐 중앙에 있는 것. 제국 최대의 마법적 방어망이 구축된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걸 훔치라고? 햐크는 이제 이 일행들이 상당히 강할뿐만 아니라 그 강함에 비례해서 과대망 상 역시 상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증상은 애송이들에게 잘 나타난다. 특히 세상모르고 날뛰는 어린 애송이 들한테. 햐크는 연장자의 위엄을 보이기로 결정했다. "당신들이 제법 강하다는 거야 저 뚫린 구멍만 봐도 알수 있겠지만 세상..." 세상은 만만치가 않다. 세상엔 강자들도 많고 지금 당신들은 우물안 개구리이 며 더 강한 사람 만나서 피보기 전에 얼른얼른 자기 주제를 알아라...라고 하 고 싶었던 햐크였지만 그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니까! 거기까지는 안 바래요. 더 이상 당신과는 할 이야기가 없군요." 말하다 끊기고 머쓱한 표정을 짓는 햐크를 보며 유나는 단언했다. "총장을 만나게 해줘요." ---------------------------------계속------------------------------------- 아파아파 징징징~ 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 히잉 약먹구 디비 자야지.... 왠 몸살감기람--;;; 초룡 한번에 다 읽은 독자님들 존경해버릴테야... 난 그거 다 읽고 몸살걸렸는대--;; 아파라~~T_T 죄송합니다 아파서 더 못 쓰겠어요. 히잉..20페이지는 채우고 싶었는데... P.S 꺄아! 드디어 SF특전대가 모양을 갖추었습니다 좌날림 사쿠라(접니당^^) 우뒷북 카인 남통장 엘라인 경 (통신장애) 북연중 로오나 사마 (연재중단) 중허언 펜리르 오퍼레이터 메카오크 아그라 님에 이어서 드디어 프린세스 래더가스트님이 입대(?)하셨다는^^;; 우리모두 별나라 공주님 래디사마를 찬양합시다 랄라라 음냐~열때문에 제정신이 아닌가벼... 다음 글은 좀 열내리면 써야겄다. ┌───────────────────────────────────┐ │ ▶ 번 호 : 0/9984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11일 11:02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9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85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0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10 19:53 읽음:81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믿어도 되는거야?" 햐크의 안내를 받으며 늦은 오후의 이델론 시내를 걷고있는 아린일행, 그중 세틴이 옆에서 걸음을 옮기는 유나에게 살짝 질문을 던졌고 유나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을 끄덕였다. "....." 믿어도 된다니, 믿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어디 쉽게 믿어지나? 세틴은 검자 루를 꽉 쥐었다.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저들의 패거리들에게 대처하기 위 하여. 눈치들 보아하니 다른 일행들도 자신과 별로 다르지 않은 생각인거 같 고... 음 아린은 제외. 그러나 앞장서 걷고있는 햐크에게 이들을 몰래 습격한다거나 하는 흉악한 생 각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다. `총장이라고?' 유나는 길드의 최고자, 즉 도둑놈들의 두목을 총장이라고 불렀다. 지점장, 총장등의 칭호는 길드에서는 흔한 일, 그러나 이런 것들을 바깥에서는 인정 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길드 자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즉 기껏해야 도둑놈들 두목따위가 무슨 총장이냐 라는 반응인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거리낌없이 총장이라고 불렀고 그 어투속에는 거부감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가 이쪽 직종에 종사한 경험이 있다는 것일 까? 햐크는 어지러웠다. 이대로 이들을 안내해야 하는가, 아니면 한번 믿 어봐야 하는가. 애태우는 햐크의 시선에 무엇인가가 반짝였다. `음..신호다.' 뒤에 따르는 이들은 모르겠지만 햐크의 눈에는 보였다. 평범해보이는 가정집 창문틈으로 비춰지는 짧고 끊어지는 빛의 신호가. 그 신호는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저들의 뒤를 따르는 어떠한 자들도 없다.' 햐크는 이들을 제대로 안내하기로 결심했다. 진짜라면 건수하나 거진거고 가 짜라면 거기서 총장이 알아서 처리하겠지라는 속편한 생각으로. `꼬리를 달지 않은거 보면, 그래도 끄나풀들은 아닌 모양이군.' "이곳이오." 흔한 가정집들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골목과 골목을 꺽어가며 마침내 햐크는 3층높이의 제법 넓은 한 벽돌건물 앞에 멈춰서서 아린일행들에게 공손하게 손짓을 했다. "으으음...겉보기엔 도적들 소굴같지는 않은데?" "당연하지. 그럼 간판에 도적길드라고 써있을 줄 알았어?" 유나의 구박을 한귀로 흘리며 세틴은 건물을 살펴보았다. 붉은 벽돌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그 건물은 `모든이들의 쉼터'라는 뭔가 아리 송한 간판을 단 전형적인 여관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창문 너머로는 몇몇 테이블이 놓여져있었지만, 사람은 없었다. "들어오시오." 햐크는 저 한 마디를 남긴채 먼저 들어가버렸고 아린일행들은 다들 긴장된 얼 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곳은 길드의 본거지이고 아무래도 자신들은 우호 적인 태도로 그들을 상대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아리아가 먼저 천으로 잘 감싼 그녀의 대검을 살짝 풀기 쉽게 고쳐쥐었고 세틴 역시 언제든지 검을 뽑을 준비를 했다. 피트는 그냥 조금 긴장된 표정만을 지을 뿐이었다. "위..험한가요?" 조용히 세틴의 뒤를 따르던 세를레네가 겁에 질린 말투로 입을 열었다, 하긴, 이제껏 태평한 유나마저도 지금은 단검을 잘 뽑히게 고쳐끼우는 판이었 으니 세를레네가 한껏 겁먹은 얼굴을 짓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건 아니지만..조심해서 나쁠건 없지요. 그러니까 아린도..." 라고까지 말하며 아린을 찾은 유나의 눈에 황당함이 어렸다. "뭐해? 안들어와?" 긴장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을수 없는 해맑은 표정으로 아린은 문고리를 움켜쥐고서 일행을 부르고 있었다.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들어가봅시다. 뭐가 나올지는 몰라도, 뭐 아리아씨가 있으니까." 제일 먼저 발을 뗀 것은 피트였고 결국 일행들은 일제히 문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옵쇼~~" 라는 굵직하면서도 더할나위없는 친절함이 담뿍 배인 여관주인의 목소리가 그들을 반겼다. 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카운터에 앉아있는 대머리중년사내. 매복된 도적들의 번뜩이는 대거라던가 날아오는 화살, 등등의 상황이 아닌 것에 감사하며 유나가 햐크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봐요?" 햐크, 그는 어느새 테이블 하나 붙잡고 주저앉아 있었다. "자 여기까지 안내했으니까 담은 알아서 가슈. 2층에 208호실이야. 젠장. 타르 여기 럼이나 한잔 줘...에 재수없는 날이군..저런 재수없는 것들 만나는 일도 드문데." 갑자기 용맹을 떨치는 햐크의 말투에 잠시 아린일행 어안이 벙벙. "......." "뭐해? 계단 저기있잖아? 올라가 봐. 헤이 이봐 타르. 솜씨좋은 미장이 아는데 없나?" "왜냐고? 아 우리집 와보면 알아. 제길 밤에 따뜻하게 자기는 글렀어. 제기랄 저 무식한 놈들. 멀쩡한 문놔두고 벽을 도려내냐. 으그극" 술병을 가져오는 여관주인의 의아한 눈빛을 받으며 아린일행은 서로를 바라 보았다. 저 자식이 왜 갑자기 저렇게 막 나가지? 라는 공통적인 의미를 담은 눈빛으로. 갑자기 바뀐 햐크의 태도를 본거지로 들어온 안도감의 발로로 이해한 유나가 일행들에게 살짝 올라가자는 눈짓을 했고 그래서 그들은 햐크를 뒤로 한채 계단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린일행중 가장 선두에 선 세틴이 208호실이라 적힌 작은 펫말이 붙은 그 방 문을 벌컥 열어졌혔을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어이없다는 듯이 뇌까렸다. "어라?" 네모반듯한 정사각형의 작은 방안에 평범해보이는 침상 하나와 나무로 된 둥근 테이블, 그리고 수십권의 책이 빽빽히 꽃혀있는 책장하나가 전부인 평범해 보이 는 광경이 세틴의 눈에 들어왔다. 책장만 없다면 다른 여관방과 다를바 없는 모 습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 서서 자신의 방문을 거칠게 열어제낀 방문객들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는 자는, 푸른 물결치는 머리결과 아름다운 얼굴, 뾰족한 귀를 가진 20대 초반의 미청년이었다. 세틴은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아까와 별 다르지 않은 말투로. "엘프잖아?" 원래 엘프라 함은 숲의 종족으로써 귀는 길고 매우 예쁜 종족이며 우아하고 고상하고 품위있으며 절도있고 만물과 조화를 이루는,,,뭐 좋다는 수식어는 다 같다 붙여도 돼는 종족이다. 아, 덤으로 늙지도 않으니 마누라 삼으면 최고라는 속설도 있다. 어찌되었건 결론은 우아한 종족이라는 거다. 헤이드6국연합쪽에 엘프가 자생(?)하지는 않지만 노예로써 물건너온 엘프 들이 제법 되는지라 세틴은 엘프를 처음 보는 것은 아니다만 지금 현상황을 생각할때는 놀랄만한 일이었다. 지금 세틴은 도적길드의 우두머리를 만나러 왔다. 그래서 이곳으로 안내되 었으며 와봤더니 엘프가 있더라. 세틴은 이 상황에서 가장 합당한, 그러나 믿기지 않는 추측을 내뱉었다. "엘프가 도둑질을?" 물론 세틴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들도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였 으므로 그들은 다들 유나를 바라보았다. 원래 엘프들도 도둑질을 가끔 하 는 모양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도둑질이란 직업은 우아함이라는 단어와는 좀 거리가 있는 듯 싶은데? 라는 의미가 담긴 시선을 동반하며.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지금 유나의 얼굴에 떠오른 그것에 비하면 오히려 평온하다고 할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어이없다 못해 경악 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마침내 유나, 그녀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에..엘라인?" 그러자 조용히 아린일행을 바라보고 있던 그 엘프청년이 너털웃음을 터트 렸다. "하핫..혹시나 했는데..유나, 너를 이곳 제국에서 보게 될 줄이야..." 엘프청년의 목소리에는 숨길수없는 반가움의 기색이 깃들어 있었고 그래서 잘 아는 사이인듯한 두 사람을 번갈아보던 아린일행이 해명의 눈초리를 유나에게 보내려던 때, 엘프청년이 반갑다는 듯이 다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랜만이구나. 귀여운 내 딸." ------------------------계속----------------------------------------- 결국은 등장시키고야 말았다 파괴엘프 엘라인...클클클 이로서 특전대는 모이는 것인가? ┌───────────────────────────────────┐ │ ▶ 번 호 : 0/9999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12일 10:1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0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92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11 14:24 읽음:1096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그것은 곧이어 터져나온 외침으로 오래 가지 않았다. "딸?" 합창이라도 하듯 일시에 터진 일행의 목소리 뒤로 의구심어린 목소리가 뒤따라온다. "유나. 유나가 엘프였어?" 아린의 목소리에 이어 세틴 역시 동감의 뜻을 표했다. "유나..딸..이라니?" 세틴이 유나에게 너 하프엘프였냐? 따위를 묻지 않은 이유는 지금 그녀의 태도때문이었다. 그녀의 태도는 세틴의 눈으로 판단하건데 아무리 좋게봐 줘도 아버지를 만난 감격에 들뜬 딸아이의 표정으로는 봐줄수 없었다. 게다가 저 엘라인이라는 엘프청년의 표정 역시 딸을 만난 아버지의 자애로 운 표정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었다. 그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능글맞은 미 소와 음흉한 눈빛뿐. 유나의 입이 열리며 차디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신같은 타락한 엘프따윌 아버지로 둔 기억은 없어." 차갑다못해 섬뜩한 목소리. 세틴이 슬쩍 유나 곁으로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된거야 유나? 지금 저 사람이 길드장이라는 거야?" "..세틴오빠. 진짜 고귀한 품성을 지닌 엘프들이 숲을 떠날리가 있어요?" 엘라인이라 불린 엘프청년을 비아냥거리는 태도로 가리키며 유나가 말을 이었다. "결국 인간과 어울리는건 저런 작자, 타락하여 숲에서 추방당한 엘프들이 대부분이죠." "추방?" 의아한듯 되묻는 세틴, 그러나 유나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엘라인이 안면에 미소를 띄우며 일행에게로 다가왔다. "하핫...숲의 고리타분한 장로들이 나를 파괴엘프니 뭐니 매도하면서 타락이니 뭐니 한거요. 거참 나무 몇개 태워먹었더니 왠 난리들인지 원..." 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반갑소. 제대로 인사하지. 나는 엘라인 케이너스, 이곳 이델론 길드의 총장을 맡고 있소. 보아하니 우리 유나의 동료분이신 모양..." "아..네네.." 친절한 목소리로 악수를 청하는 엘라인의 태도에 세틴이 얼떨결에 손을 내밀 었다. 그 순간, 유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방안은 울려퍼졌다. "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 난 당신같은 사람 몰라!" 이제껏 보지못한 유나의 태도에 일행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유 나,그녀는 여지껏 저렇게 평상심을 잃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그러나 엘라인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이었다. "저런,저런. 이젠 컷다고 애비를 무시하다니,..쯔쯔 역시 딸자식은 키워 봐야 순 헛거라니까." 뭔가 상황파악이 안되는 일행을 대표하여 아린이 살짝 물었다. "유나? 유나 아빠야?" "말이 돼요!" 버럭 화를 내는 앙칼진 그녀의 목소리에 아린이 깨갱~하며 꼬리를 말고 아리아 뒤로 숨는 동안 유나가 다시 시선을 엘라인에게로 돌렸다. "저 자는 단지 고아인 나를 거둬서 부려먹은 작자일 뿐이에요." 씹어먹을듯한 목소리로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 유나, 방안에 삽시간 차가 운 냉기가 흐르는듯한 느낌에 세를레네가 움질거리며 옆에 있는 피트에게 살짝 물었다. "어..떻게 된거죠?" 피트 역시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리가 있나. 그래도 어느 정도 상황파악은 할수있는 피트였다. "전들 알겠습니까...아마 유나양과 예전에 안 좋은 일이 있었나보군요." "....." 그 정도는 누구라도 알겠다...라는 속생각을 입밖에 드러내지 않은채 세를레 네는 다시 시선을 방 한가운데로 돌렸다. 엘라인, 그는 장난이라도 치자는 듯한 표정이었다. "부려먹다니..너무하구나 유나야. 내가 널 얼마나 아끼면서 키웠는데... 섭섭하네..." 섭섭하다라는 말의 정의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지 엘라인의 얼굴에는 섭섬함 따윈 눈꼽만큼도 나타나있지 않았다. 그저 나타나있는 거라곤 그의 입가에 여전히 머금어진 엘프답지않게 능글맞은 음흉한 미소뿐.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옛날처럼 내가 손수 목욕이라도 시켜주련? 응?" 유나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다..닥쳐!" "왜? 3년전만해도 내가 꼬박꼬박 손수 씻겨주지 않았니? 너도 좋아했잖아?" 능글맞은 미소, 능글맞은 말투. "조..좋아..하긴 누가..." "저런..좋아하지 않았단 말이냐? 그럼 그때 그 표정은 뭐지? 채 솟아나지도 않은 작은 가슴을 가진 꼬마여자애라도 느낄건 다 느끼는 모양이던데? 3년이나 지난 이야기로군 그래..." 이제 일행들은 이게 무슨소리냐는 듯한 시선을 일제히 유나에게 보냈다. 그녀는 떨고 있었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그런 유나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던 엘라인이 마치 노래라도 부르듯 운율에 맞춰 말을 이었다. "내 손길이 네 가슴에 닿을때는 비음이 새어나왔고 내 손길이 가랑이 사이로 파고들때는 입에서 단내까지 났었지 아마? 13살밖에 안 먹은게 뭘 안다고 푸하하핫." "이...이..." 이제서야 일행들은 대충 상황파악이 되었다. 물론 아린빼고. 세틴이 조용히, 그러나 노기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알겠군. 대강.." 웃음을 터트리는 엘라인과 그 앞에서 수치와 모멸감으로 두 주먹을 쥔채 부들 부들 떠는 유나의 모습, 세틴은 자신의 바스타드 소드를 움켜쥔채 한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적당히 하시지." 그의 목소리에는 살기가 배어있었다. "으음?" 칼자루를 뽑기 쉽게 아래로 늘어트린 채 자신을 노려보는 검은머리소년의 모 습, 엘라인은 놀랍다는 표정을 과장되게 짓다가 다시 한번 능글맞은 미소를 입가에 띄었다. "오호, 그렇군! 우리 유나가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나 했더니 남자가 생겼 군 그래. 어디, 유나랑 자 봤나 애송이? 어떻던가? 저 애 왕년에 내가 좀 주물럭거리기는 했어도 아직은 처녀라고. 아, 모르지, 3년동안 굴러먹으면 서 순결을 잃었을지도..." 결국 세틴은 폭팔해버렸다. "이 비열한 자식!" -----------------------------계속------------------------------------ 으음...피곤하다..나날히 양이 줄어드는군... 이러다가 몰매맞지...아그극...오늘만 봐주오~~히잉..피곤해 몰라 몰라,,그냥 쓸래 징징징 ┌───────────────────────────────────┐ │ ▶ 번 호 : 0/9999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12일 10:14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1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595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11 19:59 읽음:95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엘라인은 세틴이 덤벼들거라고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고 그래서 충분히 대비를 했다. 그러나 저 10대의, 아직 소년 티를 벗지 못한 검은 머리검사의 검술에 대해서는 충분한 평가를 내리지 못했던 거 같다. "......." 세틴의 외침이 터지고, 엘라인이 그럼 그렇지 라는 심정으로 칼자루를 움켜 쥐는 순간 어느새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는 그 날카로운 검끝을 엘라인의 목젓 에 바짝 붙인채 푸른 빛을 발하고 있었다. 허리에 찬 자신의 검을 반쯤 뽑으려 다 만, 의표에 찔린 얼굴로 잠시 머뭇거리던 엘라인이 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어린 나이에 솜씨가 대단하군." 세틴, 그는 한 손으로 바스타드 소드를 쥔채 팔을 뻗어 엘라인을 겨누고 있었 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완력도 완력이지만, 그의 눈에 잔상이 남을정도로 빠 른 검술이라면... 엘라인의 입에서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빠름을 위주로, 낮은 자세에서 파고 올려치는 기법...믿을수가 없군. 바스타 드 소드로 이런 스피드가 가능하단 말인가?" 세틴이 살짝 고개를 들어 엘라인을 노려보며 그의 혼잣말에 나직히 답했다. "가속와 원심력의 조화이지.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는 거야." 엘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니 목젓이 영 거추장스럽다. 날카로운 물체에 목젓을 대고 있는 것은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하물며 그것이 날이 시리도록 잘 선, 면도를 할 수있을 정도로 날카로운 바스타드 소드라면 더 더욱 그렇겠지. 그러나 엘라인은 금방 당황한 기색을 지우고 다시 예의 그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있었다. "그렇군. 사라세나인 가의 검술이었어. 리베이드 3대 가문중의 하나인..." 왠 엘프가 저리도 검술에 관심이 많단 말인가? 저거 엘프 맞나? 세틴은 짜증 이 났다. "잘난 척 그만하고 유나에게 사과하시지!" 세틴의 흥분된 목소리가 터지며 그의 검끝이 엘라인의 목젓을 슬쩍 밀었다. 뒷걸음치는 엘라인.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했다. "흐음..그건 자네가 알바 아니지 않는가? 이건 우리 부녀간의 일이야... 저런,저런, 그 표정은 뭔가? 나를 찌르기라도 하게? 자네들은 의뢰를 하러 온것 아니었나? 아쉬운 건 그쪽이었던 거 같은데?" 엘라인, 그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말은 다하고 있었다. "..으윽..." 잠시 세틴의 손이 떨리며 검끝이 흔들렸다. 그 모습에 엘라인은 그럼 그렇지 라는 미소를 지었고. 그때 한층 가라앉은 유나의 목소리가 세틴의 귀에 들려왔다. "됐어요 세틴오빠...어차피 지금은 난 저사람이랑 아무 상관이 없으니까. 우리 일이나 처리해요." 가라앉기는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평온해진 것은 아니었다.여전히 가벼운 떨림이 울려오는 그녀의 목소리가 세틴의 감각을 거슬렸다. 잠시 사그라진듯 했던 세틴의 눈빛이 다시 이글거렸다. "아니, 난 사과를 받아야겠어." 아무래도 세틴은 타협할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한껏 인상을 쓰며 검을 움켜쥔 왼손에 더욱 힘을 주는 세틴을 보며 엘라인이 혀를 찼다. "이런..이런..혈기왕성한 젊은이군..하지만.." 엘라인의 왼손이 잔상을 남기며 그의 허리춤으로 움직였다. "이거나 좀 치우시지!" 챙! 날카로운 금속성과 함께 엘라인의 허리에 차여진 에스터크가 어느새 그의 목을 겨눈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 옆면을 슬쩍 밀며 곧바로 세틴에게로 엄 습해갔다. "길드의 총장자리를 포카쳐서 딴 줄 아나?" 엘라인의 외침과 함께 자신에게 일직선으로 찔러오는 날카로운 기운을 느 끼며 세틴은 잽싸게 몸을 틀었다. 보고 피하면 그땐 늦는다. 감각으로 피 해야한다. 세틴은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그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타앗!" 또다시 금속성이 울렸다. 그러나 이번에 울린 것은 검날이 스치는 미약한 음향. 정통으로 세틴의 바스타드 소드와 맞붙는다면 가느다란 엘라인의 에스터크가 멀쩡할리 없다. 그래서 엘라인은 검을 스쳐서 세틴의 검로를 바꾸는 방향을 택했다. 자신의 검이 미끄러지듯이 허공으로 흘러가버리는 걸 느낀 세틴의 이마에 식 은 땀이 흘렀다. 아까는 아무래도 저쪽이 방심했던 것 같다. 저런 묘기는 왠만한 실력으로 보여줄수 있는게 아니다. `저런 얇은 검으로 저런 묘기를? 나도 못하는 건데? 생각은 길었지만 동작은 빨랐다. 한 차례의 검격이 교환된 후 세틴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자세를 낮추었다. 마치 사자가 먹이를 노리듯이 낮게 웅크린 자세, 스프링처럼 힘을 축적했다가 일시에 튀어나간다. 이것이 그의 검술이자 그의 가문 사라세나인가의 검술. 엘라인 역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검을 길게늘어트린 채 옆으로 비껴섰 다. 찌르기를 위주로, 상대의 공격을 막기보단 흘리거나 피하면서 적의 의표 를 노리는 검술의 자세. 이 크지않은 여관방 안에 긴장이 감돌았다. 서로의 눈빛이 매섭게 변한다. 발을 살짝 옮기면서 검끝을 조금씩 비틀기 시 작한다. 또 한차례의 격돌을 위해. "........." 그때 날카로운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둘다 그만해요!" 막 몸을 날리려던 세틴이 움찔거린다. 유나는 걸음을 옮겼다. 검은 든채 자세를 취하는 세틴의 두손을 맞잡으며 조 용히, 달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세틴오빠..우린 싸우러 온게 아니잖아요. 진정해요..." 잠깐의 정적, 세틴은 결국 고개를 끄덕인뒤 자세를 풀며 검을 다시 검집으로 채워넣었고 그와 동시에 엘라인도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풀었다. 팔짱을 낀채 엘라인이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가격만 맞다면 우리는 어떠한 의뢰라도 환영하지. 뭘 원하는건가?" 끝까지 그의 말투는 초지일관 능글맞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쨋거나, 의뢰얘기부터 하지요. 가격은,,," 그럭저럭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유나는 의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고 그 시도는 금방 먹혀들지 않았다. 엘라인이 대뜸 하는 소리로 인해서. "가격은 무슨, 관두렴 관둬 내가 어찌 사랑하는 딸에게 돈을 받을수 있겠 니? 무료로 해줄게." 막 말을 꺼내려던 유나가 어이없는 듯 엘라인을 바라보았다. 물론 다른 일행 들도 마찬가지다. "???" 엘라인이 입가에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대신 어릴때처럼 부녀간에 오붓하게 목욕이나 같이 하자는 거지..." "..........." 일행의 표정은 이제 기가 막히다는 일관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세틴이 어 이없다는 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정말 비열하군. 저거 엘프 맞아?" "시끄럽다 애송아. 거 자기 여자라고 되게 챙기는군." "뭐야!" 또다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그러나 세틴은 아까처럼 대뜸 달려들지는 않고 단지 검자루를 굳게 움켜쥘 뿐이었다. 지금 아까처럼 달려들다가는 방심하지 않은 엘라인의 에스터크로 오히려 반격만 당할 것이다. 적어도 세틴은 느낄 수 있었다. 제대로 싸우면 아마 자신이 질것이라고, 뭐 쉽게 당하지는 않겠 지만. 엘라인, 저자의 성격상 오래 살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막 나갈수 있는데는 역시 튼튼한 실력이 뒷받침되는 것이다. 그때 이제껏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아리아가 한발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엘라인을 응시하면서. "당신...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드네요." "아리아씨?" 유나가 놀란 듯 뒤를 돌아다보았다. 여태껏 한마디도 입을 열지 않은 채 조용 히 아린 옆에만 서있었던 아리아가 입을 연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 차갑게 굳어있는 입이 열리자 약간의 노기가 깃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잠시 후 다시 이야기하세요 유나양. 얘기하기가 편해질 거예요." 그말을 남기고 아리아는 세틴을 뒤로 한채 엘라인에게로 그냥 걸어가버렸다. 엘라인은 처음에는 황당했다. 왠 시골처녀같이 생긴 여자가 시골처녀들이나 입 는 옷을 입고 등에는 길다란 보따리까지 맨 채 겁도 없이 자신에게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보며 일행들이 아무도 안 말리는 거 보니 뭔가 실력은 있는 모양이다. "무슨 일이신가?" 말과 동시에 엘라인의 에스터크, 그 날카로운 검끝이 정확히 그에게 다가오고 있는 아리아의 목젓을 겨누었다. 겉으로 보기에야 별거 아닌 여인으로 보이지만 아까의 실수도 있고 해서 일단은 주의를 기울이는 엘라인이었다. 일직선상으로 놓인 아리아의 인후부와 수평으로 기울어진 엘라인의 에스터크, 아리아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저런, 그대로 다가오시면 목에 구멍이 뚫릴텐데?" 아리아의 목에 에스터크의 끝이 갖다대어지자 엘라인이 조금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뭔가 이상했다. 정상적이라면 여기서 몸을 틀던가 뒤로 빼던가 하는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으..으헥?" 아리아의 보폭은 대강 30CM정도... 현재 상황은 아리아의 목젓에 검끝이 갖다대어져 있다. 아리아는 걸음을 그대로 옮겨버렸다. 그녀는 걸음을 멈 추지 않았다. 뚝...뚝...뚝... 아린일행도, 엘라인도 모두 순간 말을 잃었다. 엘라인의 에스터크는 단숨에 아리아의 목을 관통하여 반대편에서까지 그 모습을 볼수 있었다. 새빨간 선 혈을 사방으로 흩내리면서 그것은 아리아의 목을 꼬치꿰듯 꿰뚫고 있었다. 엘라인의 목에서 떠듬거리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미..미친 여자였잖아?" 그러나 엘라인은 한번 더 공포를 느껴야만 했다. 목에 칼을 꽂은채 서있는 여인이 자신을 올려다본다. 무표정한 두 눈이 자신 을 응시한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엘라인은 자신의 검을 놓은채 허 겁지겁 뒷걸음질을 쳐야만 했다. 뒷걸음질 치던 엘라인의 등에 벽이 닿았다. "!!!" 그러자 아리아도 걸음을 멈췄다. 그와 함께 그녀가 짊어진 거대한 보자기가 풀어헤쳐진다. 회색빛의 철덩어리, 엘라인은 미처 그것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것을 눈치채게 해준 것은 아리아가 다음에 취한 행동. 그녀의 가느다란 팔뚝이 움직이며 그녀의 자그마한 손이 쇠덩어리의 윗부분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쳐들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천정 일부가 움푹 패였다 그리고 엘라인은 그것의 정체를 깨달았다. "거..거검이었나?" 엘라인의 의문을 확인시켜주겠다는 듯, 아리아는 그것을 휘둘렀다. 수평으로 길게, 크게, 빠르게 휘둘렀다. 콰콰콰콰콰쾅..... 폭음이 울렸다. "유나양, 이젠 좀더 편한 분위기가 될거예요." "고마와요 아리아씨." 유나는 방긋 웃었다. 엘라인, 그는 질린 표정으로 뻥 뚫린 벽 앞에 서있었다. 자욱한 먼지가 아 직도 방 곳곳에 끼어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충 사물의 식별을 가늠하지 못 할 정도는 아니어서 엘라인은 슬쩍 뒤를 돌아다보았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여러 가게들, 평화로운 이델론의 경치가 보인다. 아, 무너져내린 건물들을 보며 웅성대는 사람이 더 많긴 하지만. "뭐지..저 괴물은?" 엘라인은 200여년에 걸친 자신의 생애동안 단 한번도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맹세할수 있었다. 자신의 목에 칼을 꽃은 채 대들보만한 쇳덩어리를 휘둘러 벽의 일부를 박살내버리고 아무일 아니라는 듯 목에 박힌 검을 다시 뽑아내는 20대 초반의 여인따위는 절대 본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아 그거야 의뢰와는 상관없는 거예요." 엘라인의 질린 목소리에 비해 유나의 목소리는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잠시 멍하니 유나와 아리아를 번갈아보던 엘라인이 한숨어린 웃음을 터트리 며 입을 열었다. "아하하...그래 그쪽도 만만치 않다 이거군. 그럼 제대로 일부터 들어보자. 뭘 원하는거야?" 유나가 승리자의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대꾸했다. "이제야 말이 통하는군요." ------------------------------계속------------------------------------ 음하하 글 잘써진다. 음 아프니까 밖에 못 나가고 밖에 못 나가니까 심심하고 심심하니까 글이 써지는군. 거참..남들은 아플때 글 못 쓰지 않나?" 음 빨랑 병나아야 또 탱자탱자 놀러댕길텐데 히이잉.... 방구석에서 뒹굴뒹굴~ 아 불쌍해라~~ P.S 사실은 여기까지가 210편이지만...이미 편수를 나눠버려서 어쩔수가 없었 어요. 그냥 봐줘요^^;; 흑 배고파~배고파~배고파 그 있어야할 곳에 있지 않음이 멸망의 진조로다..라고 어디서 들었는데 쌀통에 쌀이 없고 밥통에 밥이 없다 역시 세기말인가? 역시 내년에 공포의 대왕은 내려올지도 몰라. 몰라~~ 내려오든 말든 알게뭐냐. 난 배고파~~~~ 그양반 내려오면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해볼까? 명색이 대왕인데 안주빨 세우진 않겠지? 난 왜 이런 희안한 상상만 하지--;; 다 배가 고픈 탓인가보다... 에구 콜록콜록~ 즐통되세요~~ P.S 2 엘라인경 죄송해요..이렇게까지는 안 망가트릴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팔자려니 하시고 다음에 당신 소설속에서 복수하세요. ^_____________^ (그래도 비굴한 건 뺐습니다. 나 착하죠?) ┌───────────────────────────────────┐ │ ▶ 번 호 : 0/10244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12일 19:55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2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04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12 19:30 읽음: 3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음..." 세틴은 조용히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깊은 밤이었고 간간히 풀벌레들 우는 소리외에는 고요하기 그지없는 달밤, 세틴은 테라스에 두팔을 걸친 채 조용히 서있었다. 도적길드 본거지가 여관겸용이라는 것이 이럴때는 편하군...이란 생각을 하며 세틴은 조용히 웃었다. `나도 정말 잠 어지간히 없군 그래...' 아까, 오늘 오후에 엘라인과 나누었던 의뢰에 관한 이야기들을 되새겨보며 그는 밤하늘을 올려보았다. `성공할 수 있을까...' 계획은 그럴듯 하지만, 계획대로 세상이 돌아간다면 좌절이란 단어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겠지. 엘라인은 한번 아리아에게 풀이 꺽인 뒤 그 다음에는 더 이상 그런 허튼 소리따위는 하지 않았고 의뢰는 받아들여졌다. 3일 뒤, 그들은 외성 시녀로 잠입하게 된다. 그리고 피트의 도움으로 내성으로 잠입하여 타닌의 홀을 훔친다. 이들의 실력으로는 어림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들에게는 왕성 라젤의 탑을 100% 파헤친 비밀지도가 있다. -물론 엘라인에게는 절대 비밀이다- 문제는 현재 자리가 남는 것이 하인이 아닌 시녀들뿐이라는 것. 당장은 하인자리를 구하질 않는다는 것이 엘라인의 대답이었고 그래서 세틴은 어쩔 수없이 세를레네와 함께 남아있어야만 했다. 그것이 그의 불만이었다. `아린도 들어가는데 내가 남아있어야 하다니...' 하지만 어쩌겠는가? 시녀밖에 안 뽑는다는데, 아린은 그냥 드레스만 입히면 완벽한 -그것도 매우 예쁜- 시녀가 될수 있지만 세틴을 여장시키면... 음, 상상에 맞기겠다. 필설로 감히 형용할 수 없다. 여장한 자신의, 스스로의 모습을 잠시 상상해본 뒤 헛구역질과 비웃음을 동시에 구사하며 킥킥대던 세틴. `하지만 아리아와 유나만 들어가도 돼지 않았을까?' 아리아 혼자만으론 부족하다. 유나의 계획에 따르면 최소한 2명은 필요하다. 그러나 아린은 왜? 세틴의 생각으로는 아린이 그곳에 들어간다는 건 일을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지만, 그래도 아린은 들어가야 했다. 아리아를 위해서. "저는 아린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 움직일수 없어요." 아리아의 그 차가운 목소리를 되새기며 세틴은 의아해했다. 아린도 자신은 아리아와 같이 있겠다고 우겨대는 것이야 워낙 생각없이 사는 아이인데다가 요즘 들어 부쩍 아리아를 따르니 이해가 가지만, 유나나 아리아가 반대는 커녕 오히려 아린과 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런 경우 인원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질 않는다. 실력있는 소수일수록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녀들의 태도가 이 해가 가질 않는다. "어찌되었건...여자와 애들을 위험한데 보내고 나는 안전한 곳에서 아무 것도 못하고 주저앉아있어야 하나..." 유나가 "세틴오빠는 세를레네씨를 보호해주세요." 라고는 했지만 이곳 길드 한구석에 쳐박혀있는 세를레네에게 무슨 큰 위협이 닥칠 가능성도 적으니 아무래도 미안한 감정이 먼저 드는 세틴이다. 한참을 그러던 중, 세틴의 귀에 누군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세틴오빠? 잠이 안 와?" 낮익은 목소리, 세틴은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다. "아, 유나." 간편한 평상복차림의 보라빛머리의 자그마한 소녀가 달빛어린 창가 옆에서 살며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세틴은 고개를 돌려 유나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생긋 웃으며 세틴 곁으로 다가가 테라스난간 위로 사뿐히 몸을 날렸다. 그러나 단지 날리기만 했을뿐... "꺄아!" 난간이 좀 높았다.... "아야야.." "괘..괜찮아 유나?" 마도사로 생활한지 오래되어 이미 몸이 둔해질대로 둔해진 유나는 난간위로 걸터앉겠다는 소기의 목적을 이행하지 못했다. 세틴이 잽싸게 잡아주지 않았 다면 꽤나 볼품사납게 굴러떨어졌을 것이다. "고..고마워..아하하..어렸을때는 이런 건 식은 죽 먹기였는데..." 유나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는 간신히 답했다. 사실 부끄럽기도 했겠지... 그러나 세틴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세틴은 그냥 미소만을 지어보인 뒤에 유나를 껴안은 팔을 풀고 다시 난간에 팔을 걸친채 하늘을 바라보았다. 얼굴을 잔뜩 붉힌 유나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살며시 세틴 곁으로 다가간다. "뭐..봐?" 세틴은 미소지으며 조용히 답했다. "글쎄...그냥 좀 생각할 게 있어서..." "흐응..." 말을 흐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유나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던 세틴이 다시 시선을 어두운 밤하늘로 옮겼다. 그리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으음...저기 오빠..." 잠간의 침묵을 깨고 유나가 입을 열었고 자신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는 그녀의 태도에 세틴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유나를 바라보았다. "응? 왜?" 나직하게, 거의 죽어들어가는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아까..오후에 있었던 일..." "그거? 왜?" "으응...아냐..." 고개를 저으며 말을 흐리는 유나. "아. 엘라인 그 작자가 지껄였던 헛소리때문에 그러는거야?" 태연한 세틴의 말에 유나가 조심스러운 말투로 다시 물었다. "그 말...신경쓰여?" "아니. 그런 자가 하는 말따위는 신경쓸 가치가 없지." 세틴의 대답에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세틴의 등뒤로 살며시 기대었다. 세틴이 흠칫 놀라서 물었다. "유..유나?" 그녀의 숨결이 세틴의 뒷덜미를 간지럽힌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지, 그녀의 가슴이 세틴에게 밀착되어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세틴의 숨결이 조금씩 거칠어지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한 것인지, 유나는 세틴의 등에 살며시 두손을 포개어 기대고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 궁성에 잠입할동안은 세를레네씨랑 둘이서 지내겠지 오빠는?" "으응? 그..그렇겠지." 갑자기 왜 이런것을 묻는지 어리둥절한 세틴의 목소리를 들으며 유나는 웃었 다. 그와 함께 그녀의 말투에 장난기가 어렸다. "좋겠네에?" "응? 나쁠거야 없으니까 뭐..." "흐으음." 무슨 소리냐는 듯 아리송한 얼굴로 자신을 보는 세틴을 보며 유나는 피식 웃 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세를레네씨...예쁘지?" 평상시와는 다른, 뭔가 조용하면서도 애교어린 유나의 목소리에 세틴이 당황해하며 대꾸했다. "아... 물론 아름다운 분이지..." "그리고, 제국 최고의 마도사이고...착하고..상냥하고...여자답고..." 유나의 연이은 말에 세틴은 그저 당황하며 대답할 뿐이었다. "아? 아..으응..그..그렇겠지.." "리베이드 최고의 귀족가문인 세틴오빠와는 잘 어울릴 상대겠지?" 그녀의 목소리가 침울해졌고 세틴은 당황해하면서도 머뭇머뭇 입을 열기 시 작했다. "그녀는 제국의 제 2인자이시잖아? 나는 그녀 입장에서 본다면 그저 반역 자의 후예로밖에 안 보일텐데 뭘..." 유나가 세틴의 등에서부터 손을 떼었다. 그녀는 세틴에게서 한발 떨어진 뒤 세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세틴은 다시한번 당황했다. 이제까지의 유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언제나 자신감있어보이는, 활기차고 즐거워보였던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세틴은 머뭇거리다가 결국 굳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나한테 무슨 할말이라도 있는거니?" 유나는 말없이 세틴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고 세틴은 그냥 머뭇거리며 그녀를 마주보았다. 그는 이런 방면에 소질이 없었다. 이럴때 뭐라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하는지 전혀 머리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없었다. 결국 세틴은 침묵했다. 그 잠깐의 고요를 깬 것은 유나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잘 자 세틴오빠." 돌아서는 유나의 표정을 보는 순간 세틴의 머리에 뭔가 실수하는거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세틴은 이럴때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전혀 알지 못했고 그가 당황하는 사이 유나는 생긋 웃으며 세틴에게 잘자 라는 인사를 한 뒤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리고 세틴은 볼수 있었다. 웃고있는 유나의 표정을, 입가에 어린 미소와는 대조적으로 지금이라도 눈물을 뿜을 듯한 그녀의 두 눈을. 그러나 여전히 세틴에게는 그녀에게 뭐라고 해야할지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 다. 세틴은 결국 결심했다. 에라 모르겠다. 말이 안되면 몸으로 보여주는 거다. 세틴의 오른손이 막 들어가려는 유나의 한팔을 거칠게 붙잡아 그에게로 끌어 당겼다. "꺄악..오빠, 왜 그래.." 화들짝 놀란 유나의 귀에 세틴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으음....." 입술에 와 닿는 따스한 감촉을 느끼며 유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따스한 숨결이 전해져왔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환한 달빛 아래 세틴과 유나, 두 사람의 그림자가 서로 포개어진채 발코니 사이로 길게 드리워지며 천천히 기울어지고 있었다. --------------------------계속--------------------------------------- 아시는 분들은 이번 화 보고 황당했겠죠? 네 저는 재활용주의자랍니다 ^________^ 열심히 쓴거 같다버리기는 아쉽잖아 홍홍홍(모르시는 분들은 절대 모를 내용) 러브스토리라...어렵단 말이야... 일단 쓰고싶은건 다 끼워맞추고는 있는데... 헤엥 러브♥~~러브♥~~~러브♥~~~드디어 제대로 된(?) 키스씬이 등장했다... 키스씬은 2번이나 등장했었지만...하나는 남자 VS남자였고 하나는 구명활동의 일원이었으니^^;;; 이번 화는 작자가 객기 좀 부려봤습니다. 개판이라도 이해해 주세요. 독자:이게 무슨 키스씬이야! 퍼버버벅! 작가:푸하하 저한테 뭘 바라슈? 사사삭~~<--돌 피하는 소리 (하도 돌을 많이 맞아온 터라 피하는데 도가 텄음) 즐통되세용~~ ^__^;;; ┌───────────────────────────────────┐ │ ▶ 번 호 : 0/10244 ▶ 등록자 : MAY1ST │ │ ▶ 등록일 : 98년 12월 16일 10:37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3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29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15 17:15 읽음:10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제국의 압정에 맞서싸워 영광된 승리를 거둔 저들을 찬양하라!" "찬양하라!" 시민들의 환호속에 1만의 카르셀군은 귀환하였다. 수많은 관중들에 휩쌓여 그들은 위풍당당하게 대로를 걸으며,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찬사를 아낌없이 받아들인채 미소를 지었고 시민들은 그들에게 찬사를 던지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카르셀왕국의 수도 세르카르셀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10만의 제국군의 위협을 단신으로 막아낸 카르셀의 네 수호신들을 향해 시민들은 환호했고 귀족들은 연달아 찬사를 던졌다. 그리고 축제가 벌어졌다. 왕명에 의해 3일동안 왕성에서 연이어 연회가 벌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첫 날인 오늘, 이곳 `장엄의 홀' 에서는 수많은 귀족들과 귀부인들은 구국의 용 사들, 그중에서도 제국 최강의 소드마스터 무왕 라르고의 목을 벤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경과 한마디 대화라도 나누기 위해, 단신으로 수천의 목을 벤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의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기위해 이 넓은 연회장을 가득 메우며 연회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플루토에게는 이 모든것이 단순히 귀찮은 의식에 불과했다. 논공행상이 오가고 많은 찬사와 지위와 칭호가 새로 주어졌지만, 플루토는 그게 뭐였는지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지금이 연회의 첫날이며 자신은 많이 취했다는 것, 그러므로 빨리 밖에 나가서 찬 공기라도 좀 쐬어야 겠다는 것이었다. "음냐...너무 마셨나? 이거 알딸딸하네..." 왕실의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2층 발코니에 두 팔을 걸친 채 플루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역시 주는대로 넙죽넙죽 받아먹다보니 상당히 취했다. 아무리 플루토가 술이 강하다해도 일제히 밀려와 축배를 건네는 귀족 들의 건배의 파도를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게다가 그는 그다지 술이 센 편도 아니었다. 술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음..적당히 시원하군." 플루토는 눈을 감고 얼굴에 와닿는 시원한 밤바람을 만끽했다. 술기운이 조금 가셔지는 느낌이다. 그때였다. "여기 계셨군요. 플루토 경." 가늘고 청량한, 맑은 목소리가 플루토의 귀에 들려왔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아...이오네 공주님." 그의 시선에 연회장을 뒤로 하고 발코니로 걸어나오는 한 소녀가 들어왔다. 금실로 수놓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녀가 루비빛 눈 동자를 반짝이며 플루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오네 엘 카르셀, 왕위계승순위 1번의 카르셀의 공주인 그녀를 향해 플루토는 정중히 예를 갖추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신지?" 플루토의 질문에 이오네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는 말없이 걸어나와 플루토의 옆으로 다가서서 왕실의 정원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플루토가 다시 물었다. "연회를 즐기시지 않으시려는 겁니까? 그녀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플루토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밤바람에 이오네의 루비빛 머리결이 찰랑이며 나부껴 사르륵거리는 소리를 낸다. 그녀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리며 플루토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플루토...오빠." "오빠..라...오랜만에 들어보는 칭호로군." 플루토는 씁쓸하게 웃었다. 이오네가 그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게 된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그녀가 17세이던 때에, 왕성 정원에서 그와 베라가 열렬히 키스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그때부터 그녀는 결코 플루토 에게 어릴적과 같은 칭호로 불러주지 않았다. "왠일이지?" 플루토는 말투를 바꾸었다. 어릴적, 왕성에서 살 때, 그가 작위를 받고 가문으로 돌아가기 이전 이오네와 나누었던 오빠와 여동생의 자연스러운 말투로. 이오네는 개의치 않는 듯 했다. 아니, 그걸 바랐던 거 같았다. "그냥...오빠라고 불러본 적이 꽤 된거 같아서..." 말꼬리를 흘리며 이오네공주는 사뿐히 플루토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말없이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채 그녀는 플루토에게로 다가갔다. 발코니 난간에 얹혀서 흔들거리고 있는 플루토의 오른팔을 살며시 껴안고 그녀는 플루토에게로 살짝 몸을 기대었다. "야야...너 뭐하냐?" 갑자기 왜 이러냐는 듯한 플루토의 당황한 목소리에 이오네공주가 새침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누이동생이 오빠한테 기대는 거야." 플루토는 잠시 멍해졌다. 가만 있자...이런 때에는 뭐라고 해야 하나? 그녀의 마음에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리고 플루토는 그녀를 어릴적부터, 그가 9살때부터 봐왔다. 그녀가 3살박이 어린 아기일 때부터. 16년동안 한결같았던 이오네의 마음씨를 플루토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플루토에게 있어서 이오네는 사랑스러운 누이동생 이상은 아니었고 그에게는 진정한 연인이 따로 있다. 게다가 그는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하는 성격이었다. 누구와는 다르게. 그래서 플루토는 적당히 농담조를 섞어 입을 열었다. "으...팔빼라. 나 베라한테 혼나." 이오네는 여전히 플루토의 한쪽 팔을 한껏 껴안고 있었다. 그녀는 새초롬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흐응. 베라는 고작 이런 거 가지고도 질투하는 모양이지?" "아니, 하지만 알아서 기어야 사랑받지." ".....잘났다."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다시 팔을 빼는 이오네를 보며 플루토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너 어째 오늘 이상하다?"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플루토오빠." 또 잠자코 말이 없는 이오네를 바라보다 지겨워졌는지 정원으로 시선을 돌 리려던 플루토의 귀에 그녀의 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날짜가 정해졌어." "무슨 날짜?"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있는 플루토를 보며 잠시 멍한 표정을 짓는 이오네공주, 그녀가 잠시 후 약간 짜증내는 어투로 대꾸했다. "내 결혼식 말이야." "결혼식? 결혼식?" 플루토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갑자기 왠 결혼식 타령이지? 하도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니 도통 기억이 안나는군... 한참동안 기억의 저편을 이리저리 더듬어보던 플루토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아..그거." "관심도 없었군 에휴..." 한참 뒤에야 알아채는 플루토의 태도에 이오네는 한숨을 쉬었고 플루토는 그제 야 좀 미안한 듯 말을 빨리하기 시작했다. "아, 이제 확실히 기억나는군. 아마 아라스난 왕국의 파르세일 왕자랑 결혼 하는 거였지? 아라스난 왕국 왕위계승서열 1위라는..." "응..." 그녀의 목소리는 풀이 죽은 듯했고 그래서 플루토는 입을 다물었다. 파르세일 왕자가 이오네, 그녀가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쯤은 플루토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 누구라도 알수 있는 일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상대는 단 한명뿐, 그리고 그것은 바로 그 자신... 그녀의 성격이 변했던 것에 책임이 있는 것도 플루토 자신. 물론 플루토는 자신이 잘못한 점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그래서 알바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찝찝한 것은 어쩔수 없었다. 비록 베라 다음 순위이기는 하지만, 이오네는 그에게 있어서 소중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소중한 여동생이었으니까. "기억이 떠오르니까... 이오네 너한테 하고 싶었던 이야기 역시 같이 떠오르 는군." 잠시 혼잣말을 한 플루토가 이오네를 불렀다. "이오네." "응?" "한 가지만 묻자. 다리오스가 좋아? 아니면 파르세일 왕자가 좋아?" 단순한 플루토의 질문에 그녀는 마찬가지로 단순하게 답했다. "둘다 좋아하지 않아." 플루토는 예상했었던 대답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뒤 빠르게 다시 물었다. "근데 왜 파르세일이지? 그 아무 힘도 없이 머리도 돌인데다가 색욕만 넘쳐 서 사방에서 욕먹는 그 멍청한 왕자를 택한 거야?" 그러자 이오네가 웃으며 대꾸했다. "오빠도 머리는 돌이잖아. 색욕도 넘치구...베라가 그러더라 뭐~~ 가만..오빠 도 사방에서 꽤 욕을 먹었었나? 별로 다를것도 없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느닷없이 예상치 못한 카운터를 두들겨맞은 플루토. "...야... 너무 한다. 너..간신히 분위기 좀 잡고 얘기하는데..." "꺄하하하하하" 까르르 웃어대던 이오네가 웃음을 멈춘뒤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플루토에게 입 을 열었다. "그는 아라스난 왕국의 후계자야. 왕이라고 왕. 일개 기사인 오빠가 함부로 말할 위치가 아닐텐데?" "훗, 그까짓 아라스난 왕국쯤, 우리 넷이서 각기 사병만 끌고가도 3달안에 점령할 수 있어. 멸망시키는데엔 한 달이면 족하고." 이오네와 마찬가지로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는 플루토, 그러나 이오네는 그의 이야기가 허황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들 4명이 사실상의 카르셀의 전력의 전부인 것이다. 지나치게 강해져버린 4사람, 그리고 그들의 세력. 그들 자체가 정치에 그다지 미련이 없고 그냥 라티스국왕의 명령에 착실히 복종하기에, 라티스국왕과 군신관계라기보다는 거의 친구사이에 가까운 가스 터나 아들이나 다름없는 플루토가 있기에, 그리고 4명 사이에서 서로 정치나 세력따위에 신경쓰지 않은 채 워낙 친하게 지냈기에 카르셀의 왕권이 탄탄하 기는 했지만, 만약 이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들중 하나가 카르셀, 아니 헤이 드 6국연합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허황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인간의 경지를 넘은 극강의 힘과 세력, 그리고 재력,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래곤 슬레이어로써의 명성을 지닌 자들. 그래서 국왕 라티스, 이오네의 아버지인 그도 이오네에게 다리오스와 결혼하 기를 바랬었다. 아니, 원래는 플루토와 결혼하길 바랬었지만, 그는 이미 자신 의 사람을, 자신의 사랑을 찾았다. 그래서 국왕은 다리오스를 원했다.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전 대륙에 걸쳐서 드래곤슬레이어의 명예를 떨치고 인간계 최강의 검술을 지닌 그리고 무엇보다 이오네를 더없이 사랑하는 그가 이오네의 남편이자 카르셀이 국왕이 되어주기를 라티스는 원했다. 그러나 이오네공주는 아버지의 제안을 거부했다. "왜 파르세일 왕자야?" 플루토의 질문에 이오네는 대답이 없었다. 단지 시선을 돌려 저 아래 어둑 어둑하게 땅거미가 내린 왕실의 정원을 내려 볼 뿐. 조용히 정원을 내려다보는 이오네를 향해 플루토가 다시 한번 물었다. "왜 다리오스가 아닌거지?" -----------------------------------계속------------------------------- 저는!!! 78년 생!!! 78! 78! 78! 만으로 20세!!(만이라는게 중요) 아저씨라니 말이 돼요! 꽃다운 청소...년은 아니고 뭐 청년...(흑흑) 미중년이라니 얼토당토한 소리이옵니다!!!! (근데..추한 20대 청년보단 멋진 미중년이 나을 듯도 한데... 하지만 현실은 변함 없는 걸?) p.s 아 드래곤의 충치 말입니다. 뭔래 드래곤도 자잘한 병은 걸립니다. 뭐 날개디스크라던가....음 감기에는 용암욕이 좋다던가,,, 그러나...드래곤의 그 무지막지하게 강해서 다들 눈이 뒤집어서 달라드는 드래곤본을 갉아먹는 세균이라...말이 안돼죠? 있다면 지상 최강의 생물이겠 군요.... 네에~~버그였습니다 이로써 버그 88개,,,또 하나 늘었네 헤엥 버그에 관해서는 무자비하게 꼬집어 주세요. 그래야 리메를 좀더 잘쓰죠^^ (그나저나, 버그 적어놓은 공책을 훑어보니 수정이 암담할 뿐이로다... 제 시간 맞출 수 있을까...) 즐통 되셔요~~음냐리냐리냐리 냥냥냥~~~~ ^____^ ┌───────────────────────────────────┐ │ ▶ 번 호 : 0/10244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8년 12월 18일 23:07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4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676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18 22:07 읽음: 7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오네는 대답이 없었고 그러자 답답했는지 플루토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다리오스의 어디가 부족한거야? 솔직히 그녀석 보면 열받는 구석 많다는 거 야 나도 잘 알지. 답답하고 고지식하고, 하지만 아무리 비교해봐도 파르세일 왕자보다는 못한 게 없을 것 같은데?" 한층 진지한 얼굴을 하며 열변을 토하는 플루토의 모습에 이오네가 미소를 짓 더니 결국 피식 웃어버렸다. "꺄하하하..오빠. 아니 어떻게 인간계 최강의 검사와 오크 수준의 저열한 인간을 비교대상으로 놓을 수가 있어?" 깔깔대는 이오네를 보며 플루토의 얼굴에 머쓱한 표정이 떠올랐다. "오크인 줄은 아네?" 그러자 그녀의 말투가 바뀌었다. 나직하고, 음산하게, 가느다란 그녀의 목 소리와는 극히 이질적이게. "파르세일왕자같은 멍청한 사람은 다루기가 쉽거든. 시녀들 속에서 향락에만 빠져있으라지. 그리고 그때 아라스난 왕국은 완전히 내 손아귀에 들어 올 테 니까. 그런 작자는 다루기가 쉽거든. 나중에 수틀리면 암살해버리면 그만이 고. 아하하하." 음산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이는 이오네를 소름끼친다는 듯 멍하게 바라보던 플루토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암..살? 네 남편...이잖아? 아니 네 남편이 될 거잖아?" "아무렴 어때? 어차피 정략결혼인데." "...결국 몸을 아무렇게나 굴리겠다?" "뭐 어때. 어차피 나는 지배자가 될거고 결혼따위는 그를 위한 방편일 뿐이 야." 태연하게 대꾸하는 이오네를 보며 플루토는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는 것을 느 꼈다. 이런 아이가 아니었다. 플루토가 아는 이오네란 소녀는 이런 아이가 아 니었다. 3년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며 정치같은 데엔 관심도 없 었던 귀여운 소녀였다. 아니, 정치에 관심이 많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 신을 위해, 정치 자체를 치를 떨어하는 플루토 그를 위해 가진 관심- 이오네는 돌대가리 플루토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이었고 그 가운데에 권력욕같은 것은 개입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던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은 플루토 자신이다. 나름대로의 죄책감을 타파해보고자 플루토가 떠듬떠듬 이오네를 설득하기 시 작했다. "음...이왕 몸을 굴릴거면 다리오스가 났잖아?" "엥? 무슨 소리야?" 한쪽눈을 치켜세우며 자신을 노려보는 이오네의 시선을 뒤로 한채 플루토가 말을 이었다. "거참..나같으면 다리오스를 받아들이겠다. 뭐가 불만이냐? 목숨걸고 사랑해 준다는데... 명성있겠다. 세력 또한 굉장하고...권력욕도 없고... 게다가 얼굴도 반반하겠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니? 그리구 이왕 몸을 굴릴거면 밤일쪽도 다리오스가 훨씬 낫지. 그 녀석이 몸매가 얼마나 좋은데...짜악 빠 졌어..단지 아직까지 총각이라서 테크닉이 떨어진다는게 문제...가만가만... 이건 상관없는 이야기인가?" 말을 하다말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플루토. "....." 이오네는 잠시 저게 플루토가 자신을 설득하려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약올릴 려고 하는 소리인지 고민해봐야 했다. 지금 저걸 설득이라고 하는건가? 어찌되었건 눈치없는 플루토는 계속 말을 잇는다. "어쨋든..어 그러니까..다리오스를 좋아하면 모든게 해결된다 이거지...음 맞아 이거야..그럼 아무 문제가 없잖아? 다리오스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거 아냐? 맨날 걔 달만 뜨면 멍하니 앉아서 궁상떤다. 불쌍하지도 않냐?" "....." "에..그러니까...음...다리오스가 너 좋아하니까..응 조건도 좋고..그러니까 너도 다리오스를 좋아하면 되는건데...음." 점점 횡설수설로 빠져드는 플루토였다. 말하다 말고 슬슬 자신도 뭔가 말이 이상해지고 있다는 걸 눈치챘는지 플루토는 입을 다물었고 그러자 이오네가 조용히 고개를 들어 플루토의 두눈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왜 그래 이오네? 내 얼굴에 뭐 붙었냐?"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단지 그녀는 플루토,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후, 플루토는 볼수 있었다. 이오네의 아름다운 붉은 두 눈동자에서 물기가 어려오는 것을 그는 볼수 있었 다. 그녀가 앙칼지게 외쳤다. "그럼 플루토오빠는?" "응?" 당황해하며 거의 반사적으로 대꾸를 한 플루토의 귀에 또 한차례 앙칼진 이오 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왜 내가 아닌거지?" 자신을 바라보며 소리치는 이오네의 붉은 두눈에는 물기가 어리어있엇고 그 래서 플루토는 움찔거렸다. "왜 베라인거지? 나를 택하면 이 카르셀이란 나라를, 아니 헤이드 6국연합 전체를 지배할수 있잖아! 나도 목숨걸고 오빠만 사랑할수 있어! 모든 욕심 다 버리고 오빠 옆에만 있을 수 있단 말이야! 나 정도면 얼굴도 반반하잖아!" 플루토는 말이 없었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해줄말도, 할수있는 말도 없었 다. "왜 베라야! 내가 아니고..." 결국 울먹이는 음성에 파묻혀 이오네는 말을 채 잇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플루토가 해줄수 있는 말은 없었고 결국 플루토는 한숨을 쉬었다. "후우...그래 뭐 사람 마음이란게 인의로 되는 건 아니니까..." 잠시 말미를 흐린 플루토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말이다 이오네." "으응..." "너 여왕이 되겠다고 했지?" 이오네는 아무런 대꾸가 없었고 플루토도 그냥 말을 이었다. "그것의 이유가 어찌하던간에..내가 뭐라고 끼어들 문제는 아니지...하지만 말이야, 아무리 비교해봐도 다리오스쪽이 더 가능성있는 걸? 그 녀석 솔직 히 친구인 내가 이런 소리하기는 그렇지만, 이용해먹기 좋은 성격이야. 욕심도 없구, 자기 주장을 또렷하게 외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주변에서 하 라는대로 졸졸 따라다니는 타잎이거든?"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 이오네를 바라보며, 플루토는 씁쓸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미 어쩔수 없는 일이다. "네가 원하는 것, 그쪽 측면을 생각해봐도 파르세일 왕자보다는 다리오스 쪽 이 낫다는 생각 안 드냐? 이왕이면 친구 잘돼는 걸 보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나도." "......" 플루토는 나름대로 위로하려 한 짓이었다. 악의는 없다. 저 인간은 원래 저런 인간이다. 그래서 이오네는 플루토의 황당한 말들에도 불구하고 굳이 토를 달지는 않았다. 대신 그녀는 고개를 숙인채 간단하게 대꾸했다. "다리오스 경은 안돼." "왜?" 이해가 가지 않았는지 플루토가 재차 물었고 그녀는 조용히 답했다. "그는 나와 같아." "응? 무슨 소리야?" "우리 둘다...원하는 사랑을 얻지 못했으니까...게다가 다리오스 경같은 고결한 기사에게 가식적인 모습을 보일만큼 난 악녀가 못돼." 점점 작아져서 마침내는 들리조도 않는 이오네의 목소리, 그리고 그와함께 고개를 숙이는 그녀의 태도에 플루토는 얼굴을 굳혔다. "...그렇구나." 그리고 둘은 말이 없었다. 이미 길은 갈린 것, 이오네 역시, 플루토 역시 그걸 알고 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잘못은 없다. 그저 서로의 마음이 엇갈 린 것뿐이다. 단지 그뿐이다. "너무 늦었네. 난 이만 들어갈께." 이오네는 희미한, 그래서 서글퍼보이는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서 플루토를 바 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자세를 고쳤다. 격식없이 오빠에게 매달리던 여동생 의 모습에서 한 나라의 공주에 걸맞는 우아하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그녀는 드레스 자락을 살짝 들어올린 뒤 정중하게 플루토에게 고개를 숙였다. "플루토 경. 대화 즐거웠습니다. 저는 이만 홀로 가보겠어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플루토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 역시 정중하게 예의를 차리며 입을 열었다. "예. 이오네공주님. 즐겁게 지내시기를." 그녀는 돌아섰다. 그리고 화려한 불빛과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연회장 을 향해 우아하게 걸어들어가버렸다. 그리고 사라졌다. 수많은 호화스런 드 레스들 사이로. 연회장을 가득 메우는 화려한 움직임들 사이로 그녀는 사라 져버렸다. "후우" 마치 악전고투를 치룬 뒤의 노곤함과도 같은 것이 온몸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에 플루토는 한숨을 쉬며 난간에 두 팔을 걸치며 몸을 기댔다. "흐으음..거참 골치아프네." 이런 문제는 정말 짜증난다. 게다가 해결방법이 없을때는 더더욱 그렇지... 발코니의 유리문 너머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아름다운 선율들을 들으며 플루토 는 잠시 정원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그는 외쳤다. "야 들었냐 다리오스! 나와봐라! 고백조차 자기 입으로 못해서 친구동원하는 이 은발얼간이야!" 플루토의 폭언에 가까운 목소리가 어둠속을 울렸다. 그와 함께 발코니 한쪽의 어둠으로 휩쌓인 작은 공간에서 한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치 아무것도 존재치 않는 듯한 그 어둠속에서 새하얀 달빛에 찬란히 빛나는 실버블론드의 아름다운 청년이 예복을 입은 채 모습 을 드러낸다. 은발의 청년, 다리오스가 얼굴을 약간 찡그린채 플루토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 다. "...너무 한다 너." 확실히 은발얼간이라는 발언이 너무하긴 하다. 하지만 플루토는 말을 번복할 생각따윈 없었다. "너무하긴 뭐가 너무해? 파티도 제대로 못 즐기고 발코니 기둥 뒤에 쪼그려 앉아서 달쳐다보면서 궁상떠는 자식한테 그럼 내가 뭐라고 하리? 밝기나 하 면 내가 말을 안해. 어두침침한데 쪼그려앉아서 달보면서 궁상궁상. 할말있 냐?" 다리오스가 할말이 있을리 없다. 그는 그저 씁쓸하게 연회장을 한번 흘깃 쳐 다보고서 플루토에게로 걸어가 그 옆에 털석 기대었다. 그리고 또 달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다라오스는 조용히 혼잣말을 내뱉었다. "고결이라..고결. 도대체 누가 고결하다는 건가?" ----------------------------계속------------------------------------- 잠시 경거망동이 있었습니다. 음 뭐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테니^^;; 어쨋든 귀환^^ 역시 난 SF게시판이 좋아요. 제발이지 이번 일을 교훈삼아 다들 좀 잡담을 올릴때 한번 더 훑어보고 올립시다. 물론 제 독자분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없을거라고 믿고 있으니 여기다가 이런 글 적어봤자 아무 소용없겠지만^^;;; 그래도 어디엔가 하소연은 하고 싶거든요^^; 캠페인! 우리모두 이상한 글 올라오면 반박하지 맙시다! 우리가 반박하니까 다들 얼라? 하고서 그 글을 보고 또 반박 그래서 이런 난리가 일어나는 거죠. 우리모두 무시해버리면 그 글은 저절로 사라질 겁니다. 깨끗한 게시판을 만들어봅시다!! 비평도 좋고 비난도 좋습니다! 글 때려쳐라는 글도 다 좋아요! 메일로 보냅시다 메일로. 전 비평 대환영입니다. 안그래도 출판준비때문에 대대적인 버그사냥에 나서야 하거든요. 아 그리고 드래곤의 뼈를 갉아먹는 생물...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있어 야 정말 드래곤 시체가 썩겠더군요. 음 미처 생각이 짧았음. 전 이런 걸 원하는 겁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햇던 걸 간단한 잡담 속에서 번쩍 생각해낼때가 많거든요. P.S 초룡전기 만화원고가 있사옵니다. 예전에 말했던 바와 같이 초룡은 원래 만화스토리 용입니다. (뭐..소설출판에 눈이 어두워 배신때려버렸습니다만^^;; 오오~~~돈~~돈~~돈~~~ 내가 죽일 놈이지 뭐) 글구 그 원고 이번 아카전에 실린답니다. 여러 캐러 일러스트와 함께요. 가격은 3000~4000원대이구요. 주문판매도 가능하데요.(잘은 몰라요) 혹시 사주실 마음씨 착하고 너그럽고 아리땁고 총명하고 자비로운 (^_^;;) 독자분이 계시다면!!!!! 아이디 벗꽃AOI !!! 로 메일을 좀 보내주시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야 있건없건 그 은혜는 잊지 않겠사옵니다. 지금 주소를 보내주실 필요는 없구요. 그냥 사실 건지 안 사실건지만 메일로 알려주시면 돼요. 왜냐면 동인지라서 얼마 안 뽑거든요. 혹시나 많은 분이 (아아 희망사항..T_T) 신청을 해주셨는데 책 모자라면 안되니까, 다음과 같은 양식으로 보내주시면 되어요 제목:신청, 동인지 내용: 나 책 3권 살래요! 이런 식으로요^^;; (많이 사서 친구들에게도 나누어주신다면 또한 우정이 돈 독해지어 평화로운 이상사회를 건설..퍼버벅~~) 그럼 제가 나중에! 나중에! 일일히 주소를 여쭤 본 뒤 메일을 보내드리겠사 옵니다. 즉 굳이 지금 주소를 보내실 필요는 없다는 거죠. 그냥 사겠다는 의미의 메일만^^ 부디 많은 참여 있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아, 만화 그린 사람은 초룡 출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____________^ (싸자나요~~좀 사줘여~~^^) (궁극의 잡담이로군. 이거 몇 페이지냐?) ┌───────────────────────────────────┐ │ ▶ 번 호 : 0/11006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8년 12월 21일 19:3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5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03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21 17:44 읽음:21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쓸쓸히 내뱉어지는 다리오스의 독백은 옆에 서있는 그의 친우에 의해 곧 중 단되게 되었다. 플루토, 그가 다리오스 하는 꼴을 못 봐주겠다는 듯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입을 열었던 것이다. "누구긴 누구야? 전 대륙에 걸쳐 위명을 떨치는 드래곤 슬레이어이자 인간계 최강의 검사이신 카르셀 제1기사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경을 이야기하는 거지." 쉴새없이 틔어나오는 플루토의 말에 다리오스가 잠시 입을 떡 하니 벌렸다. 세성에, 저걸 다 외우고 있었단 말인가? 그것도 플루토 머리로? 삶에 도움되 는 것 아니면 절대 허용치않는 플루토의 두뇌가 저런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 건가? 다리오스는 감탄해버렸다. "와...너 그거 다 외우고 있었냐?" 그러자 플루토의 입가에 씁슬한 미소가 어려졌다. "...안 외울수가 없었으니까. 주위에서 하도 떠들어대서 말이지" 다리오스의 과장섞인 감탄 속에 담기어진 의미를 플루토는 눈치챈 듯 했다. 플루토는 또 한번 씁쓸하게 웃었다. "계속 내 귀를 따갑게 하는 소리이니..절로 외워지더군..." 퉁명스러운 플루토의 목소리에 다리오스가 피식 웃었다. 다리오스 역시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나 사람들에 입을 오르내릴 때 플루토는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의 동료검사,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 스와 플루토...가 아니라 드래곤슬레이어와 그의 동료검사 플루토였으니까. 이것이 세인들의 인식이었다. 원래의 사실이 어찌하였던 간에. "미안하군 그래." 다리오스는 슬쩍 농담조로 말을 넘겼다. 화제를 돌리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이런 화제는 찝찝했다. 아무리 친한 친구인 플루토를 상대로 하는 것일 지라도. 아니 상대가 플루토이기에 더욱 찝찝했다. 친한 친구의 찡 그린 모습을 보고싶지는 않은 다리오스였다. 그러나 다리오스의 예상과는 달리 플루토의 태도는 가소롭다는 듯이, 실로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대는 것이었고 그래서 다리오스는 당황했다. "뭐? 미안해? 푸하하하! 뭐가 미안하다는 거냐? 내가 너 부러워하는 줄 알아?" "으응?" 의외로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는 플루토를 보며 다리오스가 당황한 기색을 얼 굴에 떠올리자 플루토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말을 이었다. "다리오스. 다리오스. 뭔가 착각하고 있군." 플루토의 두 눈이 다리오스를 직시했다. "내가 부러워하는 건 네가 아니야 다리오스. 착각하지 말아. 내가 부러워하 는 것은 네가 오른 검의 경지야. 너라는 인간자체는 하나도 안 부러워." 이번엔 다리오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밤하늘을 향해 울려퍼진다. "그런건가...하하..내 존재가치는 오로지 검 뿐인가..." 그러자 플루토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스레 다리오스의 혼잣말을 받아쳤다. "명성도 있잖아?" "그까짓게 무슨 소용일까?" 다리오스는 한숨을 쉬었다. 대륙최강의 검사인들, 명성이 대륙을 떨친들 그것 이 다 무슨 소용일까? 자신이 원하는 것은 하나도 얻질 못하는 삶이거늘. 잔뜩 굳어진 다리오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금 말이 심하다 여겼는지 플루토 는 그냥 비실비실 웃었다. 이런 진지한 주제로 넘어가는 건 유쾌한 삶을 살아 가는데 전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하는 플루토다. 골치아픈 건 잊어 버리고 유쾌하게 살자가 인생의 모토인 그로써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그는 그냥 장난스런 어투로 말을 받았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고결하게 굴래? 이오네 말 못 들었어? 고결해서 싫대잖 아?" "하하핫..." 다리오스는 웃었다. 플루토의 의도가 눈에 보인다. 귀찮다 이거지? 하긴 다리오스도 이런 이야기를 언제까지고 남 앞에서 할 생각따윈 없었고 그 래서 그는 그냥 플루토에게서 시선을 돌려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밤바람이 그의 실버브론드의 은빛 머리결을 찰랑이며 스쳐지나간다. "이오네 공주. 전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거늘...너무 나를 높게 봐주는군. 고결? 고결은 얼어죽을...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주제에..." 바로 옆에 서있는 플루토에게조차 들리지 않을만큼 조그마한 목소리, 다리오스 는 한숨을 쉬었고 그런 그를 보며 플루토가 손가락질을 했다. "슬슬 들어가봐야지? 무왕 라르고의 목을 베고 동료들의 목숨을 구해 카르셀 을 제국의 마수로부터 벗어나게 한 위대한 기사를 만나기 위해 귀족들이 줄 을 서있잖아?" 환한 빛이 새어나오는 연회장 쪽으로 손가락질을 하는 플루토. "후우...너는 어쩔꺼지 플루토?" "나? 가스터처럼 살짝 빠져나갈까 하는데? 어차피 오늘의 주인공은 너잖아? 내가 계속 있을 필요는 없다고." "흐음..그래, 좋을대로 해라. 난 이만 들어간다." 그리고 다리오스는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가 원하지도 않았던 찬사와 경의를 받기 위해. 그가 검을 휘두름은 사랑을 얻기 위해서였는 데 그의 검이 가져다 준 것은 명성과 찬사와 타인의 시기,질투들 뿐이었다. 단 한 사람을 위하여 검을 휘둘렀건만 그 사람은 이제 없다. 자신의 분신만을 남겨둔 채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그는 검을 휘두를수밖에 없었다. 이제껏 그 래왔고 앞으로도 그럴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내가 할수있는 유일한 일이고...실버나이트 다리오스의 유일한 존 재가치일테니...' 온갖 상념에 빠진 채 연회장으로 걸어들어가는 다리오스의 뒷모스에는 기력이 라곤 전혀 없어보였고 그래서 연회장으로 돌아가는 다리오스의 맥없는 뒷모습 을 바라보던 플루토는 결국 피식 웃어버렸다. "훗, 확실히 저 녀석의 저런 모습을 보면 위안이 되긴 하는군...나도 참 못된 놈이라니까..." 플루토는 피곤했다. 차라리 적들 사이로 돌진해서 베어넘기는 편이 훨씬 쉽지, 이런 문제들은 딱 질색인 플루토다. "골치아파...골치아파..." "다리오스 녀석도 그렇고 이오네도 그렇고, 으..생각하면 골치아프군. 그냥 신경 끄고 사는게 딱인데, 한 놈은 절친한 친구고 또 하나는 귀여운 여동생 이니 그럴수도 없고...에잉.." "이오네 녀석 남자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날 선택한거야 좋은데... 푸힛, 이 소리 누가 들으면 나 당장 흑발의 나르시스트로 명성을 떨칠지도 모르겠군." "흐음, 그러고보니 가스터는 뭐하고 있을려나 모르겠네? 아까 이거저거 줏어 먹다가 슬쩍 도망가더니, 소식이 없구만 이거." 아무도 대꾸해줄 이 없건만 그래도 꿋꿋하게 떠드는 플루토였다. 누가 보면 미친 놈이라고 할지도 모르는 일련의 행위-난간에 기대어서 깜깜한 밤하늘에다 대고 혼자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것-를 즐기고 있던 플루토, 그때 허공를 대하고 혼자 떠들었던 플루토의 독백은 가늘고 고운 여인의 목소리에 의해 답변을 받게 되었다. "가스터 말인가요? 가스터는 지금 즐거움 밤을 보내고 있을테니까 신경쓰지 마요." 자욱하게 깔린 어둠 저편으로 은은히 들려오는 여인의 목소리, 어떻게 생각하 면 상당히 소름끼칠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플루토는 오히려 밝게 웃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일찍 왔네 베라." "신전에 가지 않았었나? 벌써 일이 끝난거야?" 아무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 대고 말을 거는 플루토, 어둠속에서 다시한번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네. 별로 시간이 걸리는 일은 아니었거든요." 플루토는 환한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울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발코니 건너편 짙은 어둠속에서 무녀의 복장을 한 담갈색 머리결의 단발머리 여성이 천천히 허공을 디디고서 플루토에게로 다가오고 있다. 파괴와 지배의 여신 헬레이스의 최고위 무녀, 베라의 모습. 대지를 두 발로 디디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어 인간이라고 보 기에는 이질감이 있는, 마치 여신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자태에 대해 플루토는 그것을 단 한 마디로 평했다. "베라. 두 다리는 걸어다니라고 달린 거야." "신의 은총은 사용하라고 내리신 거죠." 살며시 발코니 위로 발을 올리며 새침한 표정으로 대꾸하는 베라에게 플루 토는 두 손을 내밀었고 베라는 살짝 웃으며 손을 뻗어 플루토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대로 그에게로 안기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 보고 싶었어요 플루토?"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질문인 거 알지?" 싱긋 웃으며 대꾸하는 플루토의 말에 베라는 플루토의 목을 껴안은 양 팔에 힘을 주며 고양이처럼 혀를 내밀어 플루토의 입술을 살짝 핥았다. 촉촉하고 따스한 느낌과 함께 그녀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진다. 플루토는 미소를 지으 며 베라를 내려다보았고 그대로 그녀의 발간 입술에 살짝 키스했다.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연인의 숨결을 맛보며 베라는 잠시 눈을 감았다.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눈을 떳고 그리고 플루토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연회에 참가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한손으로 베라의 허리를 껴안은 채로 플루토는 그녀의 담갈색 머리결을 쓰다듬 고 있었다. 달빛을 받아서 담갈색이라기보단 적갈색으로 보이는 그녀의 머리결 을 살짝 쓰다듬으며 플루토는 입을 열었다. "아..도저히 취향에 안 맞아서...그나저나 가스터가..뭐라고 했더라? 즐거운 밤을 보내고 있을거라고?" 베라는 고개를 한번 까닥거렸고 그래서 플루토는 피식 웃었다. "쯧쯧.가스터에게 있어서 즐거운 밤이라면...뭔지 뻔하군. 상대가 누군데?" 베라는 장난스레 대꾸했다. "글쎄요? 15살짜리 시녀 하나가 가스터의 침실로 질질 끌려들어가는 건 봤 지만 뭐, 누군지야 낸들 알겠어요?" "누군지는 몰라도 최악의 밤을 맞이하게 되겠군 쯧쯧...가스터보고 영계 밝히는 버릇 좀 버리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도통 못 고치는 모양이 네. 에구 남자 망신이다. 딸만한 아이를 안고 자고 싶을까?" "하여튼, 팔 하나 잘린 주제에 할 건 다 하더라. 대단한 사람이야. 나이 생각도 좀 하시지." "알게 뭐야? 그건 가스터의 일이고 우리가 참견할 필요는 없지 뭐." 플루토의 말에 베라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말 그대로였 다. 알게 뭔가? 그들은 모두 자기 앞가림 충분히 할수 있는 사람들이다. 필요 없는 걱정은 간섭일 뿐이다. 그쪽에서 손을 내밀지 않는데 구태여 이쪽에서 신 경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혹시 모르지. 남 간섭해대면서 그것이 남을 위하는 건줄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 타인이 어찌 생각하든 그건 신경도 안 쓰고 자신 이 이렇게 신경써주니 감사하게 여겨라~~라는 식으로 사는 사람들이라면 또 모 르겠지만, 적어도 플루토나 베라는 그런 사상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머리결을 쓰다듬는 연인의 손길을 느끼며 플루토의 탄탄한 가슴팍에 안겨있던 베라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아? 다리오스는?" 플루토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 은발얼간이? 내가 결국 다리놓아줬지." "호오,,결과는?" "부실공사. 팍삭 무너져버렸다." "저런...안 됐네."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는 베라의 모습에 플루토가 웃으며 대꾸 했다. "알게 뭐야?" 아까의 대꾸를 되풀이하며 플루토는 베라의 허리를 안은 왼팔에 힘을 주었다. 머리결을 쓰다듬던 그의 손길이 베라의 뺨을 지나 목을 타고 내려와 어깨에 까지 이르른다. 플루토의 숨결이 베라의 귀를 간지럽히고 또한 그녀의 가늘 고 하얀 목덜미를 쓰다듬는다.그의 입술이 새하얗고 향기로운 베라의 피부를 살짝 건드렸다. 베라는 살짝 몸을 틀며 투정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흐응.플루토, 뭐하는 거예요? 여긴 다른 사람들도 있단 말이에요." 베라의 투정에도 불구하고 플루토의 손길은 그치지 않았다. 그의 손길이 스치 자 그녀의 왼쪽 어깨끈이 어깨에서 사르륵 미끄러져 내린다. 뽀얀 그녀의 피 부를 음미하며 플루토는 베라의 투정을 장난스런 말투로 받아쳤다. "아까 말하지 않았었나? 신의 은총을 사용하라고 내린 거랬지 아마?" "연회는 어쩌고?" "주인공은 내가 아닌걸. 아무도 신경 안 쓸 꺼야. 그러니까 이제까지처럼 해 그냥." "흐응.." 베라는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두 팔을 뻗어 플루토의 목을 감싸며 수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이내 연인의 뜨거운 초대에 응했다. 그녀의 전신을 감싸도는 연인의 뜨거운 손길을 느끼며 베라는 아찔한 가운데에서도 천천히 주문의 영창을 시작했다. "열려라 공간의 문이여..." 그녀의 나긋나긋한 손길이 허공을 휘젖자 그녀의 손길 속에서 검은 기류가 마치 하늘거리는 비단천처럼 허공에 생겨났다. 그 검은 비단천은 욕망의 불 속에서 하나로 결합하려는 두 연인을 서서히 감싸며 짙게 감추어주기 시작했 고 검게 중첩된 어둠의 천 속에서 연인들이 모습이 완전히 감추어지자 그것은 다시 천천히 흐려졌다. 기류의 마지막 파편이 바람에 휩쓸려 흩뿌려지고 모습을 완전히 감추자 그 남 은 자리에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았다. --------------------------------계속--------------------------------- 게을러..게을러...며칠만의 재연재냐... 이러다가 나 버림받을지도 몰라... 갑자기 겁이 벌컥 나네. 플루토&베라..닭살커플. 음.... (어째..초룡이 성인용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지사랑! 당신 책임이야! 책임져 엉엉...나 머리속까지 썩어버렸어) 자제하자..자제자제. 이..이정도면 건전한 거 아닙니까? 맞죠? 건전하죠? ^^;;; (거..건전하자나~~) p.s 질문원천봉쇄용 ps ^_^ 아니 왜 베라가 황홀한(?) 가운데 정신이 흐려지면서도 주문을 외울수 있 는가? 잘못해서 좌표라도 어긋나면 우짤라고? 라는 질문이 혹시 있으실지 몰라서 미리 답변 답변은..한 두번 해본 짓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 ▶ 번 호 : 0/11006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8년 12월 22일 23:1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6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13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22 16:56 읽음:52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어젯밤, 베라의 주문으로 단숨에 둘만의 스위트룸으로 직행하여 뜨거운 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즉 오늘까지 느긋하게 단잠을 자고있던 플루토와 베라. 한참 잠에 취해있는 플루토의 귀에 불현듯 그의 수면을 방해하는 가녀린, 그 러나 꽤 시끄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플루토님!" 꽝꽝꽝~~ "플루토님! 일어나셨어요?" 플루토는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떳다. 귀에 익은 소리. 시녀중 한명의 목소리 다. 감히 일개 시녀주제에 해떳다고 그의 단잠을 마구 깨울리는 만무한데다가 원체 플루토는 늦잠을 많이 자기로 시녀들 사이에서 악명이 자자하니 이렇게 간크게 자신을 깨운다 함은 뭔가 용건이, 그것도 중대한 용건이 있다는 뜻. 플루토는 결국 하품을 하며 몸을 일으킨 뒤 머리를 긁적이며 목청을 높였다. "무슨 일이냐?" 또다시 방문 너머로 시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폐하께서? 아니 왜 이런 꼭두새벽부터..." 말을 하다말고 플루토는 자신이 누워있는 침상을, 그리고 침실 안을 훑어보 았다. 시선을 돌리는 플루토의 눈에 비단침상위 자신의 곁에 누워 아직도 잠에 빠져있는 베라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춰온다. 그리고 방안의 사물 역시 명확하게 들어온다. 새벽의 여명만으론 이렇게 잘 보일리가 만무하다. 그렇다는 것은 즉... "에고...꼭두새벽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군..." 재차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쓴웃음을 짓는 플루토. "어쨋든, 무슨 일로 부르신다더냐?" 여전히 귀찮아죽겠다는 음성이었지만 시녀는 공손히 대답했다. "아침식사을 같이 드시자고 하십니다." "엥?" 황당하다는 듯 대꾸하는 플루토의 목청이 꽤 컸는지 그의 곁에서 잠들어있던 베라가 살며시 눈을 떳다. 아직 졸음이 가시지 않았는지 두 눈을 비비며 일어 나 주위를 둘러보던 베라가 멍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하함...무슨 일이야 플루토?" "폐하가 같이 아침 먹자는데?" "희안하네? 아침먹자고 일부러 우릴 부른단 말이야?" 간밤의 온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붉은 비단이불을 가슴팍까지 감싸올린채 베라 는 몸을 일으키며 의아한듯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플루토가 피식 웃었다. "아마 오랜만에 얼굴이나 좀 보자는 거겠지. 나 요새 많이 나돌아다녔잖아?" "흐응.." 납득할만한 추측은 아니었지만 별로 대수럽지는 않게 여겼는지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베라의 뺨에 플루토는 살짝 키스를 남겼고 그 뒤 침상에서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자자..어쨋든 일어낫!" 일어나자마자 버럭 이불자락을 걷어올리는 플루토. "꺄악! 뭐하는거야 플루토!" 옷들을 걸쳐입고 대충 세수하고 어기적어기걱 왕궁의 복도를 걷는 플루토, 여전히 졸음이 가시지 않았는지 가끔 늘어지게 하품을 해대며, 베라와 이런 저런 농담을 해가며 라티스국왕이 기다리고있다는 왕성 홀로 발걸음을 옮기 고 있던 플루토의 눈에 저만치서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뒤뚱뒤뚱 걸어오는 갈색머리의 중년마도사의 모습이 비추어졌다. 검은 로브 한쪽 소매가 허전 하게 늘어져있는 모습, 카르셀 궁정마도사인 대마도사 가스터였다. "어? 가스터도 불렀어요?" "그래. 아침 같이 먹자더라. 에구 허리야,,," 왠지 상당히 피곤해보이는 가스터였다. 연신 손등으로 허리를 두드려대는 가 스터의 모습에 베라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꺄하하하, 왠 허리타령?" "아, 어제 중대한 마법실험이 있어서..." 진지한 얼굴로 해명을 하려는 가스터, 그러나 플루토의 말이 더 빨랐다. "요즘 마도사들은 침실에서 실험을 합니까? 15세짜리 애를 데리고?" 어떻게 알았지? 라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두눈을 가늘게 뜬 채 자신을 노려 보는 가스터의 모습에 플루토는 그냥 피식 웃었다. 그리고 능글맞은 말투로 질문을 던졌다. "아니 무슨 마법실험이길래 침실에서 한대요?" 그러자 가스터의 입에서 웃음이 터졌다. "후후후..하하하하하핫!!!" "???" 플루토는 어디까지나 놀려먹을려고 던진 질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광소를 터트리는 가스터의 모습에 조금 당황 해버렸고 가스터는 한참을 웃어제낀 후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새로운 마법도구를 개발해서 그 효용성을 실험 해보았지.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와서 흐뭇하군 껄껄껄." 당연하게도 플루토와 베라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래서 가스터는 손 을 로브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자랑스럽게 꺼냈다. "이것일쎄!" 플루토와 베라의 시선이 가스터의 손을, 정확히 말하면 그 손에 잡혀있는 그 무언가에게로 모여졌다. 그들은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았고 곧 정체를 알수 있 었다. 얇고 흡수성이 좋으며 통기성이 좋은 네모난 천조각으로 구성되어 두 장이 겹쳐져있으며 퍼런 줄무늬가 세로로 죽죽 나있는 그것. "...팬티네요?" 어이없다는 듯 내뱉는 플루토의 말을 이어 베라 역시 멍하게 중얼거렸다. "게다가 남자팬티로군요..." 가스터의 입에서 재차 자랑스러워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후후훗. 이것이 평범한 팬티로 보이나?" "아뇨. 좀 누렇긴 하군요. 언제 빤거예요?" "...." "네..하여튼 넘어가고, 그게 뭔데요?" 잠시 삐진 표정을 지어보이던 가스터, 그러나 그에게는 자신의 새로운 성과를 발표하려는 마도사적 욕구에 충실해야 할 과제가 있다. "허허허. 새로 개발한 걸쎄. [안티 임포텐츠]가 영구히 걸린 것이지. 인류의 존속과 번영을 위해 이바지할 놀라운 아이템 아닌가? 어때? 멋지지?" "....."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 가스터의 발언에 이게 왠 얼토당토한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겠지만 원래 플루토는 대화의 요점만을 간략하게 꿰뚫어보는 놀라운 직관 의 소유자인지라 대뜸 중요한 것만을 골라서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플루토는 가스터의 어깨에 손을 걸치며 매우, 매우 안쓰럽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가스터..." "왜?" "요새 밤일이 시원치 않은가 보죠?" 그와 함께 대단히 애처럽다는 듯이 가스터를 바라보는 플루토. 플루토의 두 눈은 세월의 풍상을 견디지 못해 허물어져가는 중년의 힘(?)을 애달파하는 깊은 비감이 어려있었다. "...자네도 나이먹어봐. 예전같은가. 나도 젊었을 적엔..." 입을 삐쭉거리는 가스터, 그러나 이미 플루토와 베라의 관심은 그에게서 멀어 져가고 있다. "네.네.네. 자 베라, 우린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그래요 플루토." 다정하게 손잡고 총총히 사라져버리는 두 연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직 히 중얼거리는 가스터. "....나중에 빌려달라고 해도 안 빌려줄거다. 흥." 어찌되었건 식사는 해야하니 투덜투덜대면서도 플루토와 베라의 뒤를 따르는 가스터였다. -----------------------------계속------------------------------------ 연재량 대전 개막! 과연 비축분 27개의 아그라사마를 이길수 있을까? 음 꼴찌만 면하자^^;;' ┌───────────────────────────────────┐ │ ▶ 번 호 : 0/11006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8년 12월 27일 00:1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7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755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26 16:25 읽음:54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대리석의 복도를 지나 플루토와 베라, 그리고 가스터는 백양목으로 만든 화 려한 방문앞에 도달했다. 시녀들에 의하여 문은 곧 열렸고 방안으로 들어선 플루토가 유쾌하게 소리쳤다. "저희 왔습니다~" 홀 안은 단순했다. 약간의 수수한 장식이 벽에 걸려있고 가운데에 있는 것은 길이가 족히 10미터는 될법한 길다란 식탁. 왜 저렇게 무식하게 길게 만드는 지야 내 모른다만 하이튼 식탁은 길었고 또 썰렁했다. 아침식사를 상다리가 휘어져라 차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식사는 간단했다. 빵과 스프, 몇가지 전 채들과 샐러드 정도가 전부였다. 국왕의 아침식사로 치면 간소한 데가 없지 않게 있었지만, 라티스국왕는 사소한 식도락같은 것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성미였기에 그를 잘 아는 플루토는 별 생각없이 홀 안을 둘러보았다. 길다란 테이블을 끼고서 3인의 남녀가 미리 앉아 식사를 하며 그들을 기다리 고 있었다. "늦었구나 플루토."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붉은 머리의 사내가 플루토를 보자 놀리던 나이프를 잠시 놓고 환하게 웃으며 그를 반겼다. 라티스 엘 카르셀, 현 카르셀왕국의 국왕. 그의 옆자리에서 다소곳히 앉아있는 루비빛 머리결의 소녀 이오네 엘 카르셀, 그녀 역시 어젯밤의 일은 전혀 생각나지 않는 듯 환하게 웃으며 플루토들을 반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오네 공주의 앞자리에 앉아있는 실버블론드의 청년, 환한 아침식사 분위기를 단숨에 어두침침하게 만드는 수심어린 표정으로 묵묵히 빵을 찢는 저 청년은... "어? 다리오스도 와 있네? 너 왠 일이냐?" "폐하의 부르심이다." 자리에 앉으며 왠일이냐는 표정으로 질문을 건네는 플루토에게 다리오스는 간략하게 대꾸를 던질 뿐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다리오스, 그는 상당히 피곤해보였다. `어제 그토록 시달렸으니, 피곤하기도 하겠지.' 구국의 영웅이라 함은 다리오스를 비롯한 플루토,베라,가스터를 말하는 것. 그중 3명이 연회 도중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으니 결국 남은 것은 다리 오스 하나뿐일 것이 분명하고 그가 어젯 밤 플루토들 몫까지 도맡아서 귀족 들의 엉겨붙음에 시달렸을 건은 뻔한 일이다. `이거 미안한걸..뭐 어쨋든...' 자신의 앞에 놓인 흰빵을 손으로 찢은뒤 스프에 적셔 입안에 쑤셔넣으며 플 루토가 볼멘 목소리로 물었다. "왜 부르신겁니까 폐하?" 그러자 라티스는 잠시 나이프를 놓고나서 중후한 목소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자네들의 충성에는 언제나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네. 그에 대해 너무 내가 무 관심한 거 같아서 오붓하게 아침이나 먹자고 부른 걸쎄." 피~하는 목소리로 대꾸하는 플루토. "음 상이 아침밥이에요?" 결국 라티스국왕의 목소리는 평범한 중년사내의 목소리로 돌아가버리고 말았 다. "왜? 불만이냐?" "좋을 것도 없잖아요? 잘자는 사람 깨워서 부르길래 뭔가 엄청난 거라도 주 는 줄 알았지 뭐." "쯔쯔. 오랜만에 얼굴이나 좀 제대로 볼려고 부른거다. 이 녀석아. 어젯밤 에도 파티 도중에 슬쩍 도망가버렸잖아." "저 그런데 싫어하는 거 잘 아시잖아요?" "그런 건 싫어하는 놈이 명성 좀 다리오스 경한테 뒤진다고 그렇게 끙끙대 고 사냐?" "...쩝..쩝. 음 이 빵 맛있군." "말꼬리 돌리는구나 쯧쯧." 왕과 신하의 관계라기보다는 거의 다정한 부자지간에 가까운 두 사람들을 보 며 베라는 웃었고 가스터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오네와 다리오스는 여전 히 식사에만 열중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식사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했 고 그렇게 한참을 떠들던 중... "음...맞다 맞아. 할 얘기가 있었지." 플루토와 장난치던 가벼운 목소리를 버리고 다시 진중한 음성으로 돌아가는 라티스국왕의 태도에 플루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할 얘기?" 라티스국왕이 입을 열었고 다들 행동을 잠시 멈춘 채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들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얘기는 금방 끝났다. 플루토가 한숨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환영식이 어제였었지 아마?" 베라도 플루토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말투로 대꾸했다. "그렇죠. 우리가 카르셀로 귀환한게 이틀 전이고." "보통 이런 경우 좀 푹 쉬라고 휴가같은 거라도 주지 않나?" 기운빠진다는 듯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서로를 바라보는 플루토들의 모습에 라티스국왕 역시 미안해하는 말투였다. "그러니까 내가 일부러 불렀잖니 플루토." "하해와도 같은 성은에 감사하긴 하는데..그래도 너무하는군요." "짐한테 따지지 말고 반란군을 원망하거라." 국왕의 전언은 간단했다. 리베이드의 잔여병력 2만여명과 사르바잔왕국의 정예군, 라슈타니엔왕국의 마도병단 3000. 용병단 5000 이들 모두가 바트란과 카르셀의 인접 국경 하 난 강 유역으로 진군 중이며 이미 리베이드 대부분을 수복했고 현재 카르셀 의 정규군 3만이 대파, 아라스난왕국군과 합류했으며 하난강 유역까지 패퇴, 지원 요청중. 온통 찡그린 플루토들의 표정을 훑어보며 라티스국왕이 입을 열었다. "의견을 듣고 싶군 그래." 제일 먼저 대답한 것은 다리오스였다. "조국이 위기에 빠졌거늘 어찌 편히 쉴수가 있겠습니까?" "과연 다리오스. 모법적인 답변이었어. 박수 쳐주랴?" 플루토의 비아냥에 다리오스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고 머쓱한 표정으로 플루토도 고개를 끄덕였다. "뭐 찬밥 더운밥 가릴때가 아니니 나도 다리오스의 그것에 별 이견 없음 입니다." "저도 별 반대없어요." 베라 역시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상황이 상황인 것 이다. 라티스의 시선이 가스터에게로 향했고 그러자 가스터는 힘없이 웃었다. "에구..이 늙은 몸 계속 혹사시키는 건 너무하지 않소 폐하? 팔까지 잘라먹 고 온 불쌍한 신하이거늘." "하나도 안 불쌍하니까, 얼른얼른 출발하시구려." "...." "어젯밤 이야기를 듣자하니 기운 펄펄한거 같더구만 뭘." 여유있게 차를 마시며 가스터를 흘겨보는 라티스와 뜨끔한 표정으로 아니, 어떻게 다들 알고있는거지? 라는 생각에 라티스의 눈치를 보는 가스터. "어쨋든, 어쩔텐가 가스터?" "가라면 가야지 별수 있소?" 가스터라고 이견이 있을리는 없었다. 적이 쳐들어왔는데 나 피곤해 안 나가. 이럴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다들 에이 재수없군, 정도 표정에서 이야기를 마치는 것을 보자 라티스국왕이 안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나이프를 들 었다. "그럼 이의들은 없는 거 같군. 나중에 부관들에게 자세한 설명들을 듣게나. 지금은 먹던 거나 마저 먹지 그래." 그리고 홀은 다시 왁자지껄한 식사시간으로 돌아갔다. ----------------------계속-------------------------------------------- 음..초룡 진지해지면 역시 재미없을까? 하지만 원래 진지해져야 이야기가 되 는데...할수없지 뭐. 그래도 원래 스토리대로 흘러가야지^^ (인기를 위해서 엔딩을 고치느냐. 아니면 인기를 포기하고 그대로 쓰느냐. 인데...저는 그냥 쓸렵니다. ^^;;;) 후아~드슬 일행 이야기 끝! 다시 아린 이야기로^^ 나도 꽤 왔다갔다 하는구만. 음 그나저나 이집트의 왕자 정말 멋지더군용~~오 ^_^/♥~~ ┌───────────────────────────────────┐ │ ▶ 번 호 : 0/1094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07일 01:4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8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9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31 13:22 읽음:187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아린은 바빴다. 정말정말 바빴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방에 서너명씩 꾸역꾸역 집어넣는 시녀들의 숙소, 그곳 에서 아린은 해가 채 뜨지도 않아 여명이 길게 자락을 드리우는 새벽녘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같은 방을 쓰는 것이 유나와 아 리아뿐인지라 남자라는 사실이 발각될 염려는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안 들 키려면 제법 주의를 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귀찮은 것은 귀찮 은 것. 다행히 시녀들의 복장은 검은 원피스에 하얀 앞치마, 머리에 두르는 새하얀 두건 하나가 전부인지라 옷 갈아입는데에는 그다지 큰 시간이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침일찍부터, 그것도 해도 뜨지 않은 새벽부터 벌떡 일어 나 옷입고 세수하고 바로 홀안을 청소해야 한다는 건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 중 가장 게으른 종족이라는 드래곤의 후예인 카르세아린에게는 너무나도 가 혹한 일이었다. 그러나 성질대로 브레스 뿜어대며 싫어~싫어 나 더 잘거야~~라고 했다간 유나 가 고심고심해서 세운 계획이 그냥 산통깨져버린다는 것쯤은 이제 이해하고 있는 아린이다. 참 철 많이 들었다고 아니 할수 없다. 어쨋든간에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이 왔고 아린을 눈을 떳다. 어디선가 일어나 라고 깽깽대는 소리가 들려오니 안 일어날 수는 없다. 졸린 눈을 억지로 띄우고 어기적어기적 걸어나가면 어디선가 빗자루가 나타난 다. 물론 새벽녘의 아린의 사고능력으로는 그 빗자루가 어디서 나타나는지까지 는 상상이 불가능했지만 어쨋든 빗자루가 나타나고 어디선가 홀을 청소해라~라 는 웅장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하루 일과의 시작. 바닥을 빗자루로 휙휙 쓸고 물걸레로 윤기나게 싹싹 닦고 일일히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먼지털고 높은 곳 청소할때는 열심히 사다리 심부름까지 하면 홀 청소 는 끝. 아둥바둥 청소끝내면 배에서는 밥내놓으라며 대거농성, 그러나 그 농성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그 이후로도 부엌바닥에 쪼그려앉아 자그마한 주머니칼로 감자껍질을 쉴새없이 까야했고-물론 제대로 깐 건 하나도 없지만- 높으신 분 들을 위해 식사를 마련하는 고참시녀들의 옆에서 열심히 심부름을 오락가락했 으며 -물론 제대로 갖다주질 못해서 남들 한번 갈때 두세번씩 왕복해야했다 만..- 게다가 아린으로써는 거의 필연적으로 저지를수 밖에 없는 여러 실수들에 대한 기나긴 꾸지람 역시 하루 일과의 하나였기에 이 모든 의례를 통과해야만 아린은 겨우 조촐한 아침상을 맞이할수 있었다. 그럭저럭 아침부터 점심 사이는 좀 쉴만한 편, 가끔 수다도 떨수있고 간간히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 하지만 저녘때가 다가오면 아린에게는 또다시 수난의 시간이 계속되는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아린은 잘 버티고 있었다. 특유의 아무 생각없는 듯한 밝은 미소를 입가에 여전히 머금은 채. "아린이 잘 버티는거야 당연하지. 쟤가 일 저지르면 맨날 우리가 수습해야 하는데..." 유나는 한숨을 쉬었다. 검은 원피스에 하얀 앞치마, 왕실공식시녀전용 유니폼 을 착용한 시녀모습을 한 채 그녀는 계단난간에 기대어 피곤에 지친 얼굴로 잠 시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아린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아린은 제법 잘 하고 있었다. 열의도 보였다. 아리아를 위해 드래곤의 자존심 도 갖다버리고 나이많은 시녀가 마구 구박을 해도 그냥 찍 소리 안하고 고개를 숙이는 거 보면 대견스럽기까지 한 유나였다. 물론 아린은 드래곤치고는 의외로 자존심이 전무한 편이었지만, 거기까지야 유나가 알지 못하는 것이고... 그러나 문제는 아린의 열의가 불타면 불타오를수록 그 불꽃에 희생양이 되는 것은 아리아와 유나라는 것이었다. 오늘만 해도 괜히 부엌에 기웃거리다가 프라이팬 뒤집는 통에 아리아는 오른 손에 가득 끓는 기름을 뒤집어 써야했고 -다행히 5초만에 원상복귀되었기에 아무에게도 들키지는 않았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아린이 자랑스레 내미는 설겆이거리, 자신은 깨끗히 닦았다고 극구 우기는, 음식물찌꺼기가 덕지덕지 묻은 그것들을 또 한번 일일이 왕창 씻어내느라 유나는 허리의 뻑적지근한 통증을 느껴야만 하지 않았던가? 덕분에 얼마없는 휴식시간마저 뺐겨가면서 그 뒷처리를 하고 온 유나에게 적당히 햇살이 비치는 이 곳 외성 시녀들의 기숙사 뒷뜰계단은 상당히 편안 한 안식처. 그러나 그곳에서도 그녀는 맘편히 쉴수만은 없었다. 손가락을 꼽아가며 날짜계산을 해보던 그녀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슬슬 시간이 되었나.' 유나는 한숨을 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럭저럭 이곳으로 침투해 들어온지도 1주일이 다 되어간다. 그 동안 얻은 것 이 있다면 지도와 안의 지리가 완벽히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을 제외하고 는... "얼마없네. 음, 감자는 빨리 깍을수 있게 되었나? 킥킥. 아 설겆이 솜씨도 꽤 늘었지 참." 초조한 탓인가? 왠지 혼잣말이 조소에 가깝다. 유나는 조용히 마음을 다스리 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쉽지않았다.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고 점점 그녀의 가슴은 쿵쾅거리고 있었다. 유나는 솔직하게 현 상황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녀는 자신을 속이는 취미따위는 없었다. "역시...초조한 거겠지." 초조하지만, 그래도 할수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 뿐. 자신이 왜 이런 위험천만 한 일에 끼어들게 되었는지 후회가 없지 않은,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적지 않 은 유나였다. 이곳이 어디인가? 제국 남령지의 수도 이델론, 그중에서도 제국의 마법의 총본산 라젤의 탑이 위치한 왕궁궁성의 외성. 유나정도 레벨의 견습마도사는 몇백명이 넘는 곳 이다. 물론 유나가 견습에 맞지않게 실전경험이 풍부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디 까지나 왕년에 굴러먹던 도적으로써의 능력이 가미되어 전투적인 측면에서 강인한 것이지 순수한 마도사적인 면에서는 그녀와 같은 레벨의 다른 마도 사들보다 하등 나을 것이 없다. 주문자체의 위력이 남들보다 조금 강하기는 할 지언정... 게다가 그것 역시 그다지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아직 5서클 주문은 구경도 못해봤고 4서클 주문도 절반 정도밖에 사용할수 없는 유나였다. 이 곳에 유나, 그녀를 누를 마도사는 삼태 기로 쓸어버릴만큼 많다. 그녀는 여전히 견습마도사였다. "더 배워야 해..." 더 배워야했다. 아직 마법의 길은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싸움에서라면 비슷 한 레벨의 마도사를, 혹은 그녀보다 조금 수준이 높은 정식마도사라도 그녀는 이길 자신이 있었다. 최소한 5서클을 마스터한 정도의 정식마도사라면 상처없 이 이기기는 불가능해도 그녀가 우위에 설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단지 그 뿐이었다. 마도사가 싸움을 잘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마도사가 몸이 빠르고 단검을 잘 던질 줄 안다는 것이 무슨 자랑거리란 말인가? 헤이스트 스펠 하나면 제 아무리 단련한 검사라도 못 따라올만큼 재빠른 움직 임이 가능하고 매직애로우를 주문없이 발동할 수준이라면 단검따위는 눈에 들 어오지도 않는다. 마도사는 마도사여야 했다. "난 뭐지?" 유나는 씁쓸한 미소를 머금으며 중얼거렸다. 마도사로써도 제대로 배우지 못 하고 도적으로써도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다. 물론 양쪽다 보통 사람들은 따라 오지도 못할만큼 뛰어난 재능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녀의 나이 16세, 이정도 나 이에, 게다가 마법을 배운지 채 3년이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4서클을 절반이 상 터득하고 게다가 실전에서 샤이하드 아카데미 결승까지 올라갈 정도면 그녀 의 재능이 범상치 않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유나 역시 자신의 마도사적 자질이 나쁘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재능은 재능일 뿐이다. 그것은 실력이 아니다. 실력을 키울려면 역시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배움을 얻으려면 스승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녀의 스승은 이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 폐허속에서 인간이 살 아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으므로. `다른 마도사의 제자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긴 했겠지...' 그녀정도의 재능이라면 환대받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디가서 괄시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하는 건가? 그녀는 평범한 시골마도사의 제 자가 되어 경지에 이르러보지도 못하고 사그라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샤이하드 매직아카데미만한 곳이 또 있었을까? 비록 다른 왕국 에 비하면 미약하기 그지없다해도 그녀의 스승 라카타 또한 수준낮은 마도사 는 아니었고, 게다가 리베이드 왕국에는 마법의 취약점을 덮을만큼 방대한 자 료가 있었다. 기사도를 중시하는 나라이기에 가능했던, 대다수의 마도사들이 꼭 꼭 숨기고 절대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방대한 마법서적들이 그곳에는 존재했 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재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무자비한 불꽃의 폭우로 인해 사그라져버린 그녀의 보금자리, 샤이하드 매직 아카데미와 함께. 그곳은 이제 없다. 이제 그녀에게는 돌아갈 곳이 없었다. 돈만 내면, 혹은 재능만 있으면 마법을 배울수 있는 곳은 기껏해야 리베이드 왕국이나 마법왕국이라는 라슈타니엔 뿐. 두 곳도 지금쯤 카르셀과 아라스난 왕국에 의해서 점령되어버렸을 것이다. 사막국가이자 천험의 요새를 지닌 사 르바잔왕국이라면 아직 버틸지도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던간에..이제 더 이상 마법을 배울 수는 없는 건가?" 유나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어.' 유나는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시선을 옮겼다. 시들은 잡초를 발 아래 둔채 계단에 힘없이 주저앉아 무릎위에 턱을 괴고 있던 보라빛 머리의 작은 소녀, 유나의 시선이 저만치서 앞뜰 빨랫줄에 빨아놓은 빨랫감이 한아름 가득 담긴 보퉁이를 한손으로 가볍게 든 채 무뚝뚝한 표정으로 휙휙 그것을 빨랫줄로 던지는 20대 초반의 여인에게로 옮겨졌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시선은 그 여인의 옆에서 기웃거리며 제딴 에는 도와주겠다는 의사가 역력히 보이는, 그러나 객관적인 주변인물의 눈으로 볼때 아무리 잘 봐줘도 방해 혹은 훼방놓는 걸로밖에 안 보이는 일련의 행위를 구사하고 있는 붉은 아름다운 루비빛 머리결의 한 소녀에게로 가있었다. 유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린..." 더없이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그는 소년, 그리고 그 정체는 레드 드래곤.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법을 꿰뚫고 있는 종족의 후예. 그리고 그녀는 그의 친구. 적어도 아린은 유나 자신을 친구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리라 그녀 는 믿었다. 그러기 위해 이곳까지, 이 위험천만한 곳까지 왔다. 유나는 웃었다. 그녀의 마지막 희망은 이곳에 있었다. "저기..아리아..." 무뚝뚝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아리아. "네." "나...도와줄께." 한참 빨래를 널고 있는 아리아에게로 다가와 주위를 서성대는 아린. "괜찮아요 아린. 이건 제 일입니다. 아린은 쉬세요." "하지만..." 아리아는 여전히 그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아린의 제의를 정중히 거절했 지만 아린은 물러나지 않았다. 아린의 예쁘장한 얼굴에는 미안한 기색이 가득 서려 있었다. "손...은..." 한 손가락을 입에 문채 다른 한손으로 빨래를 널고있는 아리아의 새하얀 오른손 을 가리키며 말꼬리를 흐리는 아린의 모습에 아리아는 아린이 왜 이러는지 깨달 았다.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프지 않아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아까는 아팠을거 아냐?" 주눅이 든 표정으로 삐질삐질 말을 잇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는 잠시 하던 일 을 멈추었다. 그리고 아린의 두 손을 맡잡았다. 그녀의 두 손은 새하얗고 또한 깨끗했다. 화상이나 흉터자국이라고는 전혀 없는 매끈한 손. "아린." 조용히 아린을 부르는 아리아의 입가에 미소가 새겨졌다. 누가 보기에도 그것 은 확실한 미소였다. 아리아는 웃었다. 고개를 움츠리며 동글동글한 눈망울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린의 태도에 그녀는 웃으며 자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프지 않아요." 아린은 아리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끓는 기름 한방울이 손바닥에 살짝 튀기만 해도 얼마나 따끔한데, 기름을 통채로 뒤집어썼음에도 불구하고 하 나도 안 아프다? "음..머리카락같은건가? 막 잘라도 안 아픈거처럼, 아리아도 그런거야?" 아린 나름대로는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하며 물어본 말이었지만 아리아는 고 개를 저었다. "아뇨." 아리아는 잠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가, 다시 입을 열 었다. "감각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통증은 아니에요." "우웅?" 이해가 안가는 아린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를 보며 아리아는 말을 이 었다. "감각의 강약은 존재해요. 하지만 저는 그것을 통증이나 고통이라고 받아들 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요." "우웅?" 역시 아린이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운 이야기. 아리아는 달리 쉽게 설명할 다른 비유를 찾지 못했고 그래서 말을 끝맺기로 결정했다. 다시금 아린의 두 손을 놓고서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며 아리아가 말을 맺었 다. "아린은 이해가 가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아리아는 하던 일을 계속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멍하니 보던 아린 이 불현듯 정신을 차린 듯 입을 열었다. "아리아! 내가 도와줄께!" "아린 저 녀석....뭐하는 거야?" 유나는 아린에게서 연신 빨랫감을 뺏기지않기 위해 옥신각신하면서 ~아리아 내가 도와줄게, 괜찮아요 아린. 아냐 도와준다니까? 부지직..어 찢어졌네. 거봐요. 제가 할께요. 아냐 이번엔 잘 할수 있어. 훌렁~ 어 떨어트렸다.등등 의 대화를 주고받다가 결국 깨끗히 빨아놓은 원피스 하나를 땅에 떨어트려 더럽히고나서 이걸 어디서 다시 빨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가련한 갈색머리 여인을 위해 아린을 불러들이기로 결정했다. "아린! 아리아 방해하지 말고 이쪽으로 와요!" 안그래도 빨랫감 더럽혀놓고 이걸 어쩌나 하며 난감해하던 차에 유나가 부르는 소릴 들은 아린, 좋아라 종종걸음으로 치마를 나풀거리면서 뛰어 오는 아린의 모습에 유나는 실소를 터트렸다. 귀여웠다. 저 모습 어디가 남자란 말인가? "왜 웃어?" 자신에게로 다가와 고개를 갸우뚱하는 아린을 보며 유나는 웃음을 멈추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린. 때가 되었어요." "오늘 밤이야?" 자기딴에는 긴장감이 감도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아린의 모습에 결국 유나는 피식 웃고야 말았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렸다. 저멀리 외성 저편으로 보이는, 오후의 화창한 햇살을 받아 더 없이 새하얗 게 보이는 거대한 탑, 하늘을 지를듯이 우뚝 솟은 라젤의 탑을 바라보며 유나는 나직하게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계획대로라면, 오늘 밤이겠지요. 피트씨가 잘 했을려나 몰라?" --------------------------계속--------------------------------------- ┌───────────────────────────────────┐ │ ▶ 번 호 : 0/1094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07일 01:5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9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19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1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31 13:23 읽음:178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낙엽쓸어 모으는 사각사각하는 음향과 함께 하늘높이 울려퍼지는 맑고 고운 목소리. "산골짜기 해츨링~아기 해츨링~ 오우거 점심가지고~ 소풍을 간다~ 드래곤아~드래곤아~브레스나 한번 뿜으렴~~ 화알~활 화알 활활활~ 마을 정말 잘 탄다~" 시간이 되었든 때가 왔든 간에 시녀로써의 하루일과는 칼같이 해야 하는 것이 아린들의 현 입장이다. 노닥거리는 시간은 짧았고 유나와 아리아는 또 다시 맡은 바 시녀로써의 책임을 완수하기 위하여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몇 천년의 역사속에서 길이길이 전해져내려오는 작가미상의 드래곤 전래동요 를 한참 흥얼거리며 늦은 오후녘의 햇살 아래 빗자루를 들고 시녀장이 시키 는대로 힘차게 뒷뜰을 쓸고 있는 아린. 영차영차 낙엽을 쓸어모으는 아린의 귀에 어느 순간 까르르거리는 가느다란 음성이 들려왔다. "꺄하하~무슨 노래가 그러니?" 누가 감히 드래곤 사이에서 몇 천년동안 전해져 내려온 이 유서깊은 노래를 무시한단 말인가? 아린은 뒤를 돌아보았다. "어? 카미?" 아린과 동일한 복장을 한 검은 단발머리의 예쁘장한 10대 후반의 소녀가 저 만치서 빗자루를 든채 아린에게로 다가오며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벌서 청소 다 했어? 빠르네? 카미 너는..." 자신보다 더 늦은 시간에 시작해서 자신보다 더 많은 분량의 일을 벌써 해치 운 저 카미라는 시녀를 보며 아린은 놀라움섞인 말투를 꺼내었고 아린의 감탄 한 어조에 그에게로 다가오며 주위를 둘러보던 카미가 기막히다는 표정을 우선 짓더니 다음으로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네가 느린거야. 아직도 이거밖에 못 했니?" 아린은 자신의 주위를 손가락질을 해대는 카미의 태도에 그냥 배시시 미소만 을 지었다. 낙엽은 여전히 이리뒹굴 저리 뒹굴, 새하얀 벽돌계단이어야 할 곳 은 여전히 흙먼지가 가득, 반도 채 치우지 않았으니 할 말이 있을리가 없는 아린이다. 빗자루를 양손에 부둥켜쥐고 생글생글 웃기만 하고 있는 아린의 모습에 카미 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열었다. "제대로 말하면 느린 것도 아니지만..." 얼굴은 웃는 얼굴이었지만 말투는 아린을 탓하는 것임이 분명한 카미의 태도에 아린은 머리를 긁적였다. 확실히 손바닥만한 작은 뒷뜰 청소하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건 조금 문 제가 있는 것이다. 물론 아린에게도 멀쩡한 두 팔이 있고 빗자루질을 하는데 에는 심오한 전문적 기술이 필요가 없으므로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아린이 어디 진득하게 청소만 하고 있을 애인가? 빗자루질 몇 번 슥슥 하다가 옆에 개미떼라도 지나가면 한참을 쪼그려앉아 그거 구경하고 있느라 시간보내질 않나, 낙엽 조금 쓸어 모으다가 위에 참새 라도 날아다니면 그거 쫓아다녀도 보는 등, 청소하는 시간보다 딴짓하는 시간 이 더 많으니 당연히 진도가 더딜수 밖에 없다. "에헤헤헤" 죄 지은게 있으니 할말이 있을리 없고 그래서 아린은 또한번 배시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움츠린채 최대한 귀엽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세틴에게는 상당히 잘 통하던 전법이라 아예 이것이 몸에 익어버린 것이다. 단지 이곳으로 돌아오면서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미 몸에 배어버린 버릇인지라 이번에도 역시 무 의식중에 일명 `귀여운 척'을 해버린 아린. 그런데 의외로 이번에는 그것이 통한 모양이다. "...뭐, 오늘은 도와주러 온거니까." "어?" 아린은 한바탕 잔소리를 퍼부을 줄 알았던 눈앞의 소녀가 의외로 화를 안내는 걸 보자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카미 에를라인. 아린과 같은 구역에서 일하고 있는 10여명의 시녀들 중 한명 이기도 하고 아린에게 이것저것 교육시키는 일도 겸해서 맡은, 이곳 외성 시 녀로 들어온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소녀. 간단히 말해서 아린의 시녀 선생님이라는 소리인데... 아린의 정체- 레드 드래곤이란 것-를 알고있는 유나조차도 잔소리를 안 할수 없게 만드는 것이 아린의 행동이거늘, 이 카미라는 시녀는 오죽했을까. 지난 1주일동안 온갖 잔소리란 잔소리는 다 들어본 아린이었다. 물론, 잔소리할때 빼고는 아린과도 잘 놀아주고 마음씨도 착해서 이곳에서 1주일동안 생활하며 아린이 꽤 따르게 된 소녀이기도 했다만... 그래도 잔소리 할때만큼은 확실하게 하는 카미인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아린을 보며 카미가 입을 열었다. "자자..수다 떨 시간없어. 일하자 일. 빨리 넌 저기나 쓸어." 아린의 등을 떠밀며 낙엽쌓인 구석으로 밀어붙이는 카미. 그렇게 아린을 떠다밀고는 자신 역시 힘차게 빗자루질을 하는 카미였다. "뭐하니? 아린? 나 혼자 하라는 건 아니겠지?" "응? 아..응" 도대체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러는지 의심스러운 카미의 태도때문에 비록 멍한 목소리로 대답하기는 했지만 수다는 적당히, 일은 열심히, 라는 모토로 무장된 카미의 솔선수범에 아린은 충실히 따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어느새 뒷뜰에는 빗자루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라는 건 사실 거짓말. "우..점심때 먹은 감자스프때문인가..배 아프다." "배 아파?" "응" "난 멀쩡한 걸? 괜히 이상한 것 줏어먹은 거 아니니 아린?" "카미! 나 그런거 안 줏어먹어!" "누가 뭐래? 배 아프다길래 해본 소리야." "우웅...아 배아픈게 아니고 배고픈 건가?" "아니 어떻게 아린 넌 아픈거랑 고픈 걸 구별 못하니?" "너무 고파서 아픈거야 씨이." "꺄하하하" 애당초 단순노동을 하며 수다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입이야 아무리 떠들어대도 두 손이 빗자루질을 하는데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이다. 덕분에 종알종알 말도 많은 두 사람들이었다. 그렇다고 일을 게을리 했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간간히 떠들어대기는 했지만 둘은 빗자루를 부둥켜쥔채 열심히 쓸어내렸고 노련한 카미의 빗자루질 솜씨에 의해 뒷뜰 청소는 금방 끝났다. "세상에...둘이서 10분이면 끝날 걸 1시간씩이나 끄냐..." 깨끗해진 뒷뜰을 바라보며 이마를 훔친 카미가 한심하다는 듯 아린을 바라보 며 웃었다. 한심하게 쳐다보던말던 카미가 아린을 도와주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 아린은 착실히 인사를 차릴정도의 예의는 세틴에게 이미 배웠다. "고마워. 근데 왠일이야?" 고개를 꾸벅 숙이며 그와 동시에 질문을 던지는 아린. 덕분에 상당히 희안한 포즈가 되었지만 카미는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보통때 같으면 안 도와주겠지만, 지금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거든?" 두 눈을 가볍게 치켜세우며 아린의 말에 새침한 말투로 대꾸하는 카미의 모습에 아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 있어?" 그러자 아린을 바라보는 카미의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가 머금어졌다. "신의 은총을 받으러 가야지." "은총?" 이게 무슨 소리야? 아린은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무 고개를 갸웃거려서 이제는 목이 다 아플 지경이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 아린은 해명을 바라는 눈초리를 카미에게 보냈고 카미는 따라와보면 안다는 식으로 아린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답변을 보내주 었다. 그리고 먼저 발걸음을 떼더니 종종걸음으로 앞장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따라와. 아직 안 늦었을 거야." "어? 같이 가~" 종종걸음으로 뒤를 따르는 아린이었다. ----------------------------계속--------------------------------------- 재활용의 제왕이라 불러주시오 겔겔겔겔. P.S 으..악마성 드라큐라 X 월하의 야상곡... 여기서 시계탑 다리 무너지는 부분 무슨 수로 건너죠? 매뉴얼에는 늑대로 변해서 가뿐하게 건너라고 되어있는데--;; 늑대로 변해서 가뿐하게 떨어지는 우리의 알카드--;; 젠장! 드라큐라성에마저 부실공사가 있단 말인가!!!! 집 좀 제대로 짓지..드라큐라 백작사마~~엉엉엉 (하긴..문닫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또 말짱하긴 하지...그 짧은 시간에 다시 짓는 건가? 음 그래서 부실공사인 것?) 게다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알카드사마를 괴롭히는 푸른해골 13호 들--;; 다 미워미워미워~ 내손이 삐꾸인 건가 매뉴얼이 엉망인건가? 누가 좀 가르쳐줘요!!!! 엉!엉!엉! 으...이것때매 잠도 못자고 나는 왜 이런 것에 한번 빠지면 대책없이 빠져드는 걸까--;; 술값이고 뭐고 신경 안 쓰일 정도로... 저 다리 건너는 일에만 몰두해버렸다-- 결국 포기했지만..혹시 제가 틀린 건가요? 늑대로 변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것이 라면 누가 좀 가르쳐 줘요~~엉엉엉 만약 늑대로 건너는 거라면 팁이라도 좀^^ ^_^ 즐동되세요~~ ┌───────────────────────────────────┐ │ ▶ 번 호 : 0/1094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07일 01:5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0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26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8/12/31 23:37 읽음:168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카미의 뒤를 졸졸 따라가던 아린이 도착한 곳은 아린이 묵고 있는 시녀들의 기 숙사 바로 옆에 위치한 넓지막한 창고 앞뜰이었다. 평상시라면 가끔 흙먼지만 휘날리는 썰렁한 곳인데... "뭐야 저거?" 오늘은 무엇인가로 가득 앞뜰을 메우고 있었다. 창고 앞뜰에 줄줄이 도열한 목재 짐마차 10대, 그리고 그 위에 가득 쌓인 네모진 보따리들과 두툼한 자루들을 보며 아린이 카미의 옆구리를 툭 건드렸 고 카미는 웃었다. "마차야. 좀더 세밀하게 설명하자면 짐마차라고 할 수도 있지." "짐마차인줄은 나도 알아! 우씨..내 말은 왜 이런게 여기 와 있냐는 거잖아." 보통 왕성에서 사용하는 생필품이나 식료품들, 혹은 제국 각지에서 진상되어 올라오는 여러 특산품들은 이 곳으로 오지 않는다. 이곳은 시녀들이나 하인들 이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그러나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을 운송하는 곳. 아린 역시 그 정도는 배웠다. 바로 옆에 있는 카미에게. 뾰루퉁한 얼굴로 대꾸하는 아린을 보며 깔깔 웃어대던 카미가 다시금 입을 열 었다. "음...각 신전에서 겨울을 맞이해서 평민들에게 이것저것 하사하는 거지. 귀족들의 자선 물품들도 포함되어 있고. 왕성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 평민들한테 주는거야." 카미의 대꾸를 아린은 간략하게 이해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이해한 것에 대한 확인을 위해 되물어보는 신중함마저 발휘했다. "공짜야?" 단순의 극에 달한, 그러나 정확하게 핵심을 찌르는 아린의 질문에 카미는 잠 시 뭐라 대꾸해야 할지 난감해 할수 밖에 없었고 결국 말꼬리를 흘리며 대충 입을 열었다. "공짜냐라...글쎄다..." 아린이야 별 의미없이 물어본 질문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카미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공짜냐고?' 귀족들과 신전의 하사품... 그냥 겉보기에는 공짜일지 몰라도, 결국 저 물품들은 자신들, 평민들의 피땀 속에서 태어난 것들 아니었던가? 이럴때마다 선심이라도 쓰는 듯이 내려오는 저런 하사품들을 바라보는 카미의 눈빛은 그다지 곱지만은 않았다. 저런 걸 하사함으로써 귀족들이나 신관들이, 자신들은 덕이 많고 자상하다는 것을 뽐내려 하는 것으로도 보이는 것이다. `차라리 세금이나 감면해주는게 더 평민들을 위한 것일 껄?' 그러나, 감면해줄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티가 나지않는 세금감면보다는 훨씬 더 생색도 낼수 있고 비용도 적게드는 것 이 이쪽이니... 하지만 이런 곳에서 마음 속의 말을 꺼냈다간..당장 시녀직 사표내야 할테니 조용히 속으로 말을 삭이는 카미였다. `쩝...그래도 아예 저런 것이 없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갑자기 잠잠해지는 카미를 보며 의아한 듯 갸웃거리는 아린. "공짜 아닌가?" "아..음..공짜야 공짜." 얼떨결에 카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쨋던간에 공짜는 공짜니까. "와~" 싱글벙글하는 아린을 보며 쓴웃음을 지은 뒤 카미는 시선을 짐마차에게로 돌 렸다. "어쨋든, 겨울은 날수 있겠네. 근데 어쩐 일로 이렇게 일찍 왔지? 보통 보름 정도 후에나 오는데?" "저거...안에 뭐가 들어있을까?" "뭐..옷이라던가 식료품이라던가...그런 거겠지." 가볍게 대꾸하며 카미는 짐마차에게로 시선을 집중했다. 건장한 남자들, 외성의 여러 하인들이 웃통을 벗어제치고 두툼한 근육을 과시하 며 마차의 짐들을 창고로 하나하나 옮기고 있는 걸 지켜보며 카미가 문득 생 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어느 신전일까?" 카미는 궁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물론 짐마차마다 꺼먼 글자가 대문짝만하게 박혀있지는 했고 또한 그것은 카미의 눈에도 생생히 들어왔지만, 그녀는 읽을 수 없었다. 그것은 고대어로 적혀있었다. 마도사들이나 신관들만이 사용하는, 일상생활에는 전혀 쓸모가 없지만 고대 의 마법이나 성서를 읽을 때는 필수적인 언어인 고대어. 고귀하신 신의 언어를 어찌 수준낮은 일반어로 쓸 수 있느냐는 신관들의 태도 에 따라 성서는 죄다 고대어로만 적혀있었고 그 덕분에 전혀 고대어로 쓸 필요 가 없는 짐보따리에마저 그들은 고대어를 남용하고 있었다. `하긴..나야 그냥 글도 제대로 못 읽는데...' 궁금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카미는 그다지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 집착하지 는 않았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평상어조차도 떠듬떠듬 읽는 카미의 실력으로 어찌 고대어 로 적혀진 저 글자들을 읽을 수 있겠는가? 아마도 저녁때 쯤에 시녀장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알려주며 감사기도라도 올리자고 한바탕 난리를 칠테니, 그때쯤 되 면 알수 있을 것이다. 그 전에는 도저히 알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카미의 예상을 벗어났다. "카타카 론...이라고 써있는데?" 별 생각없이 글자를 읽어버린 아린이 잽싸게 대답해버린 것이었다. 카미는 놀랐다. "아린.. 저거.. 읽을 줄 알아?" "응. 왜?" 뭘 그런거 가지고 다 놀라냐는 듯 태연하게 대꾸하는 아린의 모습에 그냥 고 개를 설레설레 젓는 카미. "아..아냐..." 하지만 그녀는 결국 놀라워하는 기색을 감추지는 못 했다. 문맹률 80%에 육박하는 이 곳 제국 남령지 사우스 가이아네스. 여기서 글을 읽을 줄 안다는 것은 상당한 신분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고대어라니? 마도사나 신관이 아니고서는 읽을 수도 없고 읽을 일도 없는 것이 고대어다. 마도사나 신관이 아니라면 그것은 상당한 신분의 귀족들, 교양으로써 고대어 를 익히는 몇몇 귀족들밖에 그것을 읽을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개 시녀인 아린의 신분을 상당하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어보인다. 카미는 수상쩍은 눈빛으로 아린을 잠시 바라보았다. 어디서 고대어를 배웠 을까? 고대어를 배울 정도의 신분이 왜 여기서 시녀를 하고 있는 걸까? "왜 그래 카미?" 아린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티끌이라고는 한 치도 안 담은 채 짐 나르는 것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러던 와중 자신을 멀뚱히 쳐다보는 카미의 눈빛 을 눈치채고는 순진무구 그 자체의 표정으로 반문을 던졌다. 카미는 피식 웃었다. 과한 생각이다. 어디서 단어 몇 개 줏어들은 거겠지 뭐. 그와 함께 카미는 머리속에서 방금 전의 생각들을 지웠다. 별 것도 아닌 거 머리속에 집어넣어봤지 골치만 아플 뿐이다. "흐응?" 이상해보이는 카미의 태도에 잠시 갸우뚱한 아린이었지만, 그의 관심은 다시 짐마차쪽으로 옮겨졌다. 저쪽이 더 아린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음...착한 사람들이네? 어디서 주는 걸까?" 어딜까?어딜까?를 연발하고 있는 아린을 보며 카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카타카 론이라면,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신전이구나. 뭐 어디든 무슨 상 관이냐만은..." "하르니안? 하르니안?" 어째 어디서 들어 본것 같은데?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아~ 불쌍한 피트군. 동료에게조차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다니...) 어디서 들었더라..라는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거리는 아린의 귀에 카미의 목 소리가 순간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뭐하니 아린? 들어가서 정리해야지." 등을 툭 때리는 카미의 태도에 아린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 미 창고에는 마치 비스켓에 개미떼 달라붙듯 검은 원피스 차림의 수많은 시녀 들이 아웅다웅 붙어서 뭔가를 열심히 꼼지락대고 있는 것이다. 뭔가 굉장히 파탄적인 장면이라고 스스로 되새겨보는 아린의 귀에 카미의 날카 로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린! 빨리 안 올래?" 그녀는 벌써 앞장서서 창고로 걷고 있었다. "앙~카미 같이 가~" ---------------------------------계속--------------------------------- 망했다 망했어...술값이나 내자 에구에구. 흑흑흑~~ T_______T (그래도 50%는 너무 가혹해--;;내가 왜 이딴 짓을 했을까 흑~) ┌───────────────────────────────────┐ │ ▶ 번 호 : 0/1094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07일 01:51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1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895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06 19:07 읽음:813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라젤의 탑 중상위 층, 이곳 라젤의 탑을 방문한 귀중한 손님들을 위해 마련된 객실 한 가운데에서 금발머리의 10대 후반의 더없이 아름다운 한 소년이 지친 기색으로 창 너머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고 해는 저물어가고 있다. 곧, 밤이 온다. 그리고 그것이 이 소년을 긴장감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었다. "아직은.. 별 것도 아닌데 괜히 긴장되네..." 긴장한 탓인지 덥지도 않은 날씨이건만 연신 이마에서 땀이 흐른다. 소년은 이마의 땀을 훔치며 중얼거렸다. "어찌 되었건...아직까지는 잘 된거 같지?" 소년은 아무도 듣는 이 없건만 계속 혼잣말을 해대었다. 물론 아주 조용히. 스스로에게 하는 소리일수도 있다. 역시 소년은 불안했다. 마음 속에서 생 겨나는 소년의 불안감이 나직한 혼잣말이라는 형태로 표현되고 있었다. "들어오는 것까지는 잘 되었지만..." 이곳은 라젤의 탑, 이델론의 중심부이자 온갖 마법으로 수호되는 곳이다. 하지만 들어오는 것까지야 자신의 지위를 생각한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것을, 그다지 위험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소년은 잘 알고 있다. 소년은 피식 웃었다. `그냥 문열고 들어오면 되는 것이니까.' 소년의 지위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고위 사제. 그것도 장로급의 하이 프리스트. 이것이 이 금발의 아름다운 소년, 피트에게 따라붙는 칭호. 마법이 극도로 발달한 이곳 제국 남령지수도 이델론은 그만큼 사제들의 신성 력의 수준이 낮았다. 아무래도 사회풍조가 신관보다는 마도사를 선호하는 만큼 뛰어난 인재들이 대부분 라젤의 탑으로 빠지는 탓에, 달의 여신 하르니 안을 섬기는 신전이자 남령지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는 카타카론 신전이라 할 지라도 그 크기는 얼마 되지 않았고 게다가 그곳의 프리스트들 또한 그다지 신성력이 높지 않다. 제 아무리 신앙심이 깊다해도 신성력을 받춰주는 것은 개인의 자질인 법. 이곳의 가장 고위급의 프리스트가 겨우 5급 신성주문을 사용할 정도이니, 여기서 피트의 능력은 이들의 눈으로 볼때는 거의 신과도 같아 보이는 것 이다. 덕분에 피트가 느닷없이 라젤의 탑을 방문하여 이곳의 지배자에게 인사를 올리고 이곳 여러 귀족들의 자선품을 나눠주는 카타카론 신전 고유의 연중 행사에 자신이 직접 참가하겠다고 했을때 감히 반대하는 다른 사제들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아무런 제지없이 라젤의 탑 안으로 들어와 여왕까지 알현하고 지금 그에게 내려진 왕성을 방문한 자들 중에서도 귀빈 들에게나 주어지는 넓은 대리석 기둥의 침실, 그 한가운데에 서서 화려한 무늬로 치장된 창너머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 피트는 티를 안내려 노력은 하 고 있었지만 상당히 피곤에 지쳐있었다. 이렇게 긴장되는 순간을 여지껏 겪어보지 못한 탓이었다. 피트는 또다시 희미하게 실소를 내뱉었다. `쳇, 아직까지는 별로 대단한 일 한것도 아닌데...이래서야 오늘 밤에는 제 대로 할수도 없겠는 걸?' 그러나 그를 이곳까지 안내한 20대 초반의 시녀는 그의 얼굴에 감도는 피곤에 지친 기색을 눈치채지 못했고 그래서 그냥 형식적으로만 질문을 던질 뿐이었 다. "무슨 도움이라도 필요하신지요?" 피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없습니다. 물러가도록 하세요." 아름다운 용모의 피트가 활짝 미소를 띄우자 시녀는 벌겋게 달아올라 방을 나 섰고 곧 문은 닫혔다. 이제 방안에는 피트 그 자신만 존재하고 있다. "휴우...물건은 잘 갔겠지?" 피트는 혼잣말을 하며 잠시 주위를 둘러본 뒤 자신의 짐을,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죽자루를 꺼내들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가죽자루이지만, 이것은 지금의 피트에게는 어떠한 것보다도 소중한 것. 피트는 자루를 폈다. 세를레네가 적어 준 이곳 라젤의 탑 내부의 지도와 뛰어난 마도사들의 명단과 그들의 특기 및 취약점이 모조리 적힌 10장의 종이가 2중으로 된 가죽자루 밑 바닥에 비밀스럽게 존재하고 있었다. 피트는 그것을 슬그머니 꺼내들었다. 그리고 다시한번 그것들을 훑어보기 시 작했다. 시간이 되었다. 오늘 밤이다. "잘 할수 있으려나?" 겁이 안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물러설 생각은 없는 피트였다. 시녀에게 아까 던진 질문들이 새삼 생각이 났다. "여왕님의 성격이 바뀐 적이 없냐고요? 어떻게 아셨죠?" 이것이 피트가 이곳에 도착하여 혹시나 하면서 이곳 제국 남령지 마도여왕 세를레네를 밑에서 직접 모셔봤다는 시녀 한명에게 슬쩍 언급을 해보자 그녀가 대뜸 한 소리였다. "으음...아마도 두 달쯤 전부터, 갑자기 성격이 바뀌시긴 했어요. 원래는 굉 장히 조용하고 내성적인 분이시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굉장히 쾌활하고 발랄 해 지셨어요. 좋은 현상이죠." 시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아마도 그녀가 섬기는 고귀한 여인이 밝은 태도로 바뀌자 꽤나 기쁜 모양이다. 그러나 피트는 다른 것부터 생각해내고 있었다. `우리가 세를레네, 그녀를 만난 것이 한달 하고도 보름 전이다. 그녀의 말을 미루어 볼때...' 날짜가 딱 맞았다. 게다가 이곳 라젤의 탑으로 들어오면서 피트는 더 이상 그 녀가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평생을 지내지 않았더라면, 그중에서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수 있 는 위치가 아니라면, 게다가 머리가 극히 좋은 마도사가 아니라면, 이렇게 완 벽하면서도 곳곳의 비밀통로및 마법적 방어시스템과 알람시스템, 각 경비들의 위치와 교대시간, 마도사들의 연구실,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여왕의 침실까지 침투할수 있는 길등을 적을 수는 없다. "틀림없군 그래." 피트는 또 한번 웃었다. 잘만 된다면, 그래서 저 가짜의 정체를 밝히기만 한다면 그는 이번 실수를 충분히 만회할 뿐만 아니라 이곳 전체의 책임자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교권은 속권에 우세하고 이곳에 고위급 프리스트가 없는 이유는 단지 교세 가 미약하다는 이유 뿐. 그러나 피트 그 자신이 성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교세의 미약함은 국가적 단위의 전폭적 지지를 받게 된다면 얼마든지 늘릴수 있는 것. 피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이제서야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그때였다. 똑~똑~똑~ 누군가가 피트의 방문을 조용히 두들기는 것이 피트의 귀에 들려왔다. 피트는 조용히 손에 쥐어져있는 지도들을 다시 자루 속에 잘 감추어 놓고서 조용히 입 을 열었다. "누구신지요?" 방문을 열고 들어와 피트에게 환한 미소를 띄우며 인사하는 사람은 아름답 기 그지없는 한 여인이었다. "피트님이시죠? 달의 여신 하르니안을 섬기시는 분." 피트는 그에게 미소를 보내며 말을 거는 갈색머리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외모를 한 놀랄만큼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며 의아해하는 표정을 떠올렸다. "래..디님?" 피트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오늘 오전, 여왕을 알현하러 알현의 방으로 그가 찾아갔을때, 이 여인은 여왕의 옆에 서있었다. 그러나 피트는 단지 그것때문에 이 여인을 알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 여인은 훨씬 유명한 존재였다. `포 소서러스? 저 여자가 여기는 왜?' 그는 머리속에 이미 단단히 인식되어있는 세를레네로부터 받은 마도사들의 명단을 주르륵 훑어보기 시작했다. `포 소서러스라면...' 제국의 마도여왕 세를레네를 보좌하는 4명의 여마도사이자 전원 마스터급 마도사, 7서클을 완전히 마스터한 세를레네를 제외하고는 마법으로써는 제국 전체에서도 견줄 자들이 없는 자들. 피트의 머리속에서 그들의 명단이 차례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갈색의 마녀 래디 옐 가스트리아, 적색의 마녀 세스 헤트리스. 자색의 마녀 루시 페를라인, 그리고 백색의 마녀 프쉬케 샤를라인이었지?' 피트는 눈앞의 미녀를 바라보며 속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아까까지의 여유는 이미 사라지고 또다시 그의 전신에 긴장감이 엄습한다. 그의 눈앞에 서있는 저 미녀의 칭호는 갈색의 마녀. 제국의 제 2위의 마도사, 갈색의 마녀 래디 옐 가스트리아. 겉보기에는 저리도 아름답고 섹시한 여인의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60살이 넘은 노파, 그리고 그 나이가 흐르도록 마법을 익힌 마스터급 마도사이었고 포 소 서러스 중에서도 최강이라고 정평이 나있는, 수준만으로는 뒤질지 몰라도 실전 에서만큼은 세를레네도 능가한다는, 제국내에서 당할 자가 없다는 궁극의 마도 사, 이 모든 것이 그녀를 칭하는 여러 칭호들 중의 하나였고 그래서 피트는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왜 자신을 찾아온 걸까? 신관인 피트 자신에게 저 갈색의 마녀의 방 문을, 이곳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그녀의 방문을 받을 만한 중대한 일이 있는 걸까? 피트는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피트는 등뒤로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내심 찔리는 것이 없지 않은 그였다. 안절부절하는 피트를 보며 래디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잠시 시간을 낼수 있을까요?"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용모만큼이나 아름답고 또 감미로왔다. 그녀의 나 이와 어울리지 않게, 그러나 그녀의 모습과 너무나 잘 어울리게. 피트는 최대한 침착하려 노력하며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아..예." 태연한 척 대답하려 했으니 피트의 심장은 요동을 치고 있었다. `왜 온걸까? 들킨 건가? 혹시 아린 쪽에서 무슨 실수라도...' 그러나 래디는 피트가 상상하는 그런 류의 목적을 가진 방문은 아닌 듯 했다. 그런 류의 목적을 가진 방문이라면 저런 류의 미소를, 남자를 유혹하려는 내음이 짙은 관능적인 미소를 피트에게 보낼리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피트는 거기까지 눈치채지는 못했다. 그는 신관이었고 게다가 아직 10대 후반의 어린 소년이었다. 물론 왠만한 10대라면 이미 알거 다 아는 나 이이겠지만 신전 속에 파묻혀 산 피트는 간접적으로 얻은 지식은 있을지 몰 라도 본질은 순진하기 이를데 없는 소년에 불과했다. 게다가 지금은 다른 걱 정거리로 머리를 꽉 채우고 있지 않은가? 보통때 같았으면 아무리 피트라도 눈치를 챘겠지만..왜, 도둑이 제발 저리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피트는 왜 저여자가 자길 보면서 왜 자꾸 실실 쪼개는지 상당히 궁금 해하는 중이었다. 어찌되었건 그녀는 자신을 찾아왔고 그래서 피트는 우선 자리부터 안내하기로 마음먹었다. "잠시 앉으시겠습니까?"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를 표한 뒤 피트가 내밀은 테이블 의자에 앉 았고 그 뒤로 피트가 그녀에게 바로 질문을 던졌다. "어쩐 일이신지요?" 래디는 미소를 지으며 피트를 바라보았다. 더없이 고혹적인 미소를. 그리고 입을 열었다. "어떤 일로 온 것 같나요?" 피트는 눈앞의 여인이 왜 자꾸 자신을 바라보며 실실 웃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니,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내심 짐작가는 곳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때문에 그는 더더욱 래디의 행동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설마...들키기라도 했나? 우린 아직 아무 짓도 안했는데?' 아직은 아무 짓도 안했다. 근데 왜 찾아온 것일까? 설마 마도사, 그것도 고위급 마도사에겐 예언이나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마법같은 것도 있는 걸까? 가슴 한 구석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느낌에 피트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 최대한, 최대한 태연스레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가장하면서. "잘..모르겠습니다만?" "잘 모르신단 말이죠?" 래디는 미소를 지었다. 잘 모른다라...근데 태도는 그게 아닌거 같은데? 그녀는 눈 앞의 소년을 보며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꽤나 고생을 해야했 다. `역시 신관들은 이쁘단 말이야. 저 뽀시시한 피부를 좀 봐! 에구 귀여운 것. 금발의 머리결이 찰랑찰랑~ 하지만 속마음에서처럼 입을 헤죽 벌리다간 산 통 다 깨지겠지? 음 진정하자 진정. 오호호홋~' 눈치를 보아하니 아까부터 저 금발의 아름다운 소년이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자 신을 보며 은근히 침을 꼴깍꼴깍 삼키는 모습이 전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고... 비록 자신의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아마 좀 꺼리는 마음은 있을 것이라 이해를 하는 래디였다. 그러나 그녀의 외모는? 래디는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있었다. 늙지 않는 마법을 이용하여 젊음을 붙 잡아두고 있는 그녀다. 물론 덕분에 애꿎은 사람들이 좀 일반인들에 비해 일찍 늙기는 했지만...어차피 전부사형수들이었으니 사실 애꿎은 것도 아니지. 이래서 이래저래 드레인은 좋은 마법이다. 꿩먹고 알먹고 아닌가? 어차피 사그라질 생명을 흡수함으로써 인류발전에 이바지하는 위대한 마도사들 의 생명의 일부가 되니 이 어찌 영광스럽지 않으랴? 물론 당하는 사람이야 절대 그렇게 생각 안하겠지만, 대다수의 사형수들의 경우 날이 시퍼렇게 선 도끼를 목에 대고 죽을래 생명 10년 내놓을래 하면 다들 생명 10년 빨아드세요~ 를 택하는 것이다. 물론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 라고 뻐팅기는 사형수들도 있다. 물론 그런 자 들은 죽인다. 어떻게 죽이냐고? 생명력을 몽땅 빨아먹으면 사람이란 건 원래 죽게 되어있지. 암~암~. 과정이야 어찌되었든간에 결과만 본다면 그녀는 젊었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흐음~' 자신을 바라보며 당황한 기색을 역력히 보이는 피트의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래디였다. 그야말로 간만에 건진 미소년인 것이다! 게다가 이대로 그냥 보낸다면 그것은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땅을 치고 통곡할 정도의 절세 의 미모! 과연 신들은 아름다움을 사랑하신다라는 미명아래 반만년동안 몸만 가꿔온 신관의 후예다운 것이다. 수려한 이목구비와 살랑이는 금발머리결, 맑디맑은 푸른 두 눈동자와 새하얀 피부, 가늘고 긴 팔다리... 저정도 되는 미소년은 왠간해선 찾기 힘들다! 래디는 찢어지려는 입가를 모으느라 고생을 좀 해야만 했다. 물론 그녀는 고 생을 약간 했을 뿐, 겉으로는 전혀 티는 내지 않았다. 나이는 헛 먹은 것이 아니다. 그녀는 다 안다는 듯이, 더더욱 짙은 내음이 담긴 미소를 피트에게 보내며 입 을 열었다. "정말 모르는 건가요?" 피트는 불안했다. 저 마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혹시 이 러는 도중에도 마법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피트는 슬쩍 마나를 운용해보 았다. 별 다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결국 피트는 살짝 눈을 내리깔며 그녀에 게 대꾸했다. "정말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러자 래디, 갈색의 마녀의 입가에 상냥한, 그러나 적어도 지금의 피트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상냥해 보이지만은 않은 미소가 짙게 어려지기 시작했다. "굳이 스스로를 속일 필요는 없어요." 피트는 그순간 자신의 심장이 아래로 덜컥 떨어져버린게 아닌지 의심해야 했 을 정도였다. 래디의 그 한 마디는 결정적이었다. 피트는 기운없이 고개를 들어 래디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용건을 자세하게 말씀해주시면 안될까요?" 그녀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반문했다. "오늘 밤, 무언가 바쁜 일이 있나요?" 오늘 밤...오늘 밤...오늘 밤... 래디의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피트의 머 리속을 울리고 있었다. 피트는 다시한번 침을 꼴깍 삼켰다. 도대체 저 여인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만약 알고 있는 것이라면 왜 저런 상냥해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는 건가? 피트 그 자신이 모르고 있는 무언가 다른 사정이 있는 걸까? 예를 들면 왕궁대의 암투라던가... 피트는 무난한 답변을 택하기로 마음먹었다. "바쁘지는 않습니다만..." 건졌다! 건졌어! `..오호호호호홋' 속마음 같아서야 광소를 터트리고 싶은 래디였다만, 이제와서 그런 짓 하면 이미지만 망친다. 그래서 그녀는 살며시 웃으며 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제 시녀가 당신을 안내할 거예요." 삐질거리는 피트를 보며 래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찌감치 오늘 일 끝내 놓고 꽃단장한채 저 아름다운 미소년을 기다려야 하니 말이다. "안녕히..." "나중에 뵙죠." 피트의 인사말에 그녀가 할수 있는 최대한의 상냥하고 아름다운 미소로 답한 래디는 곧 방을 나섰고 그야말로 동상이몽 속에서 두 남녀는 그렇게 헤어졌 다. 그리고 남은 것은 한숨을 푹푹 쉬는 아름다운 금발머리 소년뿐. "이제 어쩌지..." 아까의 자신감따윈 이미 사라져버린 피트의 한숨어린 독백이었다. ------------------------------------계속-------------------------------------- 음 저번에 올렸던 건 너무 개판 5분전이라서 다시 써서 올립니다. 흑~내 피같은 조회수--;; 하지만 그 개판인 글을 그대로 둘수도 없으니--;; 죄송합니다~~~ 제가 아무리 날림작가라지만, 그냥은 둘수가 없었어요--;; P.S 소년이여~ 남자가 되어라! 겔겔겔겔 ┌───────────────────────────────────┐ │ ▶ 번 호 : 10974/1100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08일 00:15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2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07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07 20:47 읽음:16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음냐~~피이이~~ 쿨쿨쿨~~" 보람찬 하루일을 마치고나서 노곤한 몸을 뉘이는 이 따스한 잠자리는 어찌 이리도 편안하단 말인가? 침상은 푹신푹신~ 따끈따끈~. 잠을 자자~냥냥냥~~ "아린...일어나요!" "우엥?" 한참 단잠을 자는 아린의 감각에 무엇인가가 그의 전신을 요동치게 만드는 기 묘한 느낌이 걸려온다. 아린을 살짝 실눈을 떴다. 보라빛 머리의 귀여운 인상 의 소녀가 얼굴을 일그린채, 침대속에 파묻혀 있는 아린을 열심히 흔들고 있었 다. "우우웅~" 유나네? 근데 한참 잘 자는 사람을 왜 깨우는 거야? 아린은 체온으로 인해 한층 따뜻해진 그의 건초베게를 꼭 껴안고 거기다 부비부비 머리를 비비며 돌아누웠다. 자는 드래곤 깨우지마~ 앙! 물어버린다~ 도리도리 고개를 흔들며 돌아눕는 아린의 모습에 기가 찼는지 잠시 말이 없던 유나, 맘 같아서야 이불채 홀랑 뒤집어버리고 싶은 유나였다만, 그렇게 되면 또 시끄러워질테니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 유나는 이번엔 아예 두 손을 모은 채 아린의 귓가에 갖다대고서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다. "일어나라니까요!" "우엑!!!" 이게 왠 자다가 날벼락이냐. 귓가에 울려퍼지는 벼락같은 음성에 결국 일어 날 수밖에 없었던 아린. 자그마한 두 손으로 양 눈을 비비면서 아린은 미간 을 찌푸린채 유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히잉~ 왜 깨워?" 퉁명스러운 아린의 대꾸에 유나는 잠시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린을 바라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오늘 오전은 둘째치고라도 막 저녁먹을때까지만 해도 긴박감 넘치는 얼굴로 오늘 밤이지? 오늘 밤이지? 이러면서 포크랑 나이프로 연신 챙챙 소리를 내며 혼자 스릴과 서스펜스에 가득찬 표정을 짓고 있더니, 그 새 잠들어버린 아린에게 그녀가 뭐라고 달리 해줄 말이 있겠는가? 잠시 말문을 잊은 유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오늘 밤이잖아요. 빨리 준비해요." 오늘밤?오늘밤? 고개를 갸웃거리던 아린의 뇌리에 그제서야 예정된 시간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 맞다. 오늘 밤이었지 참?" 그리고선 실로 아쉽다는 눈초리로 자신의 침상을 한번 바라본 뒤 밖으로 기어나 오는 아린이었다. "갈아입어요." "우아하하함~~아웅~~응?" 새하얀, 원피스 형식의 잠옷차림으로 어깨를 움츠리며, 두 팔은 쭉 벌리며 늘어지게 기지개를 펴는 아린의 발치에 무뚝뚝한 음성과 함께 옷 한벌이 훌쩍 던져진다. 아린은 기지개를 편 채로 고개를 끄덕인뒤 옷을 주우며 입 을 열었다. "응. 갈아입을게. 아리아는 안 갈아입어?... 가 아니구나. 벌써 다들 갈아 입었네?" 아린의 중얼거림대로 이미 유나와 아리아는 시녀복을 벗고서 움직이기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후였다. 간편한 반바지에 검은 조끼와 셔츠차림을 한 유나와 여느때랑 별 다를 바 없는, 단지 치마대신 검은 가죽바지를 입었을 뿐인 아리아를 보며 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아린도 갈아입어야 한다. 훌렁훌렁~ 아린은 단숨에 속옷차림이 되었고 그래서 유나는 얼굴이 벌개져서 돌아섰다. 아무리 생김새가 소녀같다고 해도 벗겨놓으면 아린도 어엿한 남자인 것이다. 그러나 아리아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옷갈아입는 아린을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다. "다 입었으면 가요." 무뚝뚝한 아리아의 말에 아린은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가자." 제국 최대의 마법적 수호를 받고있는 난공불락의 요새 라젤의 탑에 잠입하는 것을 무슨 재미있는 장난거리로밖에 생각을 안 하는건지... 긴장과 흥분으로 어우러진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아린을 보며 유나는 한 숨을 쉬었다. 확실히 이런 일에 아린이 낀다는 건 일의 성공확률상 불리했음 불리했지 이로울 건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왜 데려온건가? `뭐, 까짓거 수틀리면 아린 변신시켜서 타고 도망가면 되니까.' 라는 속생각이 유나가 아린을 데려온 가장 큰 이유였던 것이다. 적어도 생명유지는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익한 보험이지 않은가? 그것도 상당 히 믿음직스럽고 확률높은. 이렇듯 유나가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서있 던 아리아가 문득 두 눈을 뜨더니 입을 열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자고 있습니다. 출발하죠." 유나와 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그들은 방문쪽이 아닌 창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어둠이 깔려있는 밤하늘을 향해 창문을 살짝 열고서 몸을 날렸다. 아 물론 몸을 날린 것 아리아뿐이고 아린과 유나는 그녀의 양손에 하나씩 매달렸긴 하지만...어쨋든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팔에 매달리던 다리에 매달리던 3층높이에서 뛰어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하기만 하면 됐지 방법 따질 필요는 없지 않은가? 사뿐히 풀밭위로 착지한 뒤 양 팔에 엉겨붙은 두 사람을 떼어놓은 아리아가 잠시 두 눈을 감았다 뜨더니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일단 주위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군요." 유나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와 함께 짙게 깔린 한밤의 어둠속으로 빠른 걸음소리를 내며 3인의 인영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역시 이곳 외각, 게다가 기껏 중요한 건물이래봐야 시녀들의 기숙사나 재고품 창고들 뿐인 이곳에 경비따위가 서 있지는 않았다. 무슨 중요한 곳도 아니니 서있을리가 없다. 덕분에 아린들은 도중에 아무 제지없이 오늘 오후, 카타카 론에서부터 온 하사품들을 가득 실었었던 짐마차들이 가득 세워진 이곳 창고 뒷뜰까지 무사히 올수 있었다. "어느 것일까요?" 주루룩 늘어져있는 짐마차들을 바라보며 유나가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러자 아리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마차를 하나 하나 점검해보기 시작했다. "가운데에서 좌로 2번째. 중간 사이즈에 이륜마차..." 마차...이기는 하지만 짐을 나르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거의 달구지에 더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는, 10여대가 일렬로 세워져 있는 마차들 중 하나인 길이 5.5미터에 폭 4미터짜리 중형 짐마차앞에서 아리아는 멈춰섰다. "이것이군요." 단정짓든 말을 끊으며 아리아는 두 손을 내밀어 마차 밑 부분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쪼개버렸다! 길이 5.5미터에 폭 4미터 짜리 중형 짐마차가 썩은 널판지토막 모냥 단숨에 두 동강이 난 것이다! "세상에..." 아리아의 괴력이야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저 커다란 마차가 단숨에 쪼개지는 장면은 여전히 유나에게는 경악스러운 장면일수밖에 없었다. 우지 끈 하는 소리와 함께 반쪽이 나버린 마차 밑창에서, 번뜩이는 금속성의 물체 가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나는 것이 유나의 눈에 들어왔다. 날리는 나뭇가루속에서 두 손을 털던 아리아가 조용히 중얼거리며 손을 내밀 었다. "피트씨쪽은 제대로 하는 모양이군요." 아리아가 손을 내미는, 쪼개져버린 두툼한 널판지 사이로 길이 2.4미터에 폭 40센티미터를 육박하는 거대한 대검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리아는 자신의 대검을 움켜쥐고서 그것을 뽑았다. 우수수 먼지가 날리며 거대한 칼날이 허공을 향해 세워진다. 그와 함께 그것이 존재했었던, 지금은 텅빈 공간 한 귀퉁이로 다른 물건들도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중 시꺼먼 천조각을 집어들어 툭툭 털면서 유나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더 많이 준비해놨군요. 내 로브까지 넣을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공간이 의외로 크네?" 원래는 새하얀 로브이어야 하겠지만, 야밤에 은밀히 움직여야 하는 유나가 새 하얀 로브를 입고 돌아다닌다면, 그것만큼 튀는 일이 또 없다. 그래서 그녀 의 로브는 특별히 까맣게 염색되어 있었다. 로브를 걸치며 다른 물건들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한 유나, 그녀는 곧 한 자 루의 검, 1.2미터짜리 동방검 명룡도와 그 옆에 차분히 놓여있는 한 꾸러미의 가죽주머니를 들어올려 아리아에게 건네주었고 그것을 받은 아리아가 아린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린. 여기." "와! 명룡도다." 허리에 명룡도를 찬채 간만에 검사가 된 기분을 느끼며 싱글벙글하는 아린 을 뒤로 하고 아리아와 유나는 가죽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손 에 여러장의 종이뭉치를 꺼내든채 유나가 아리아를 향해 어깨를 으쓱했다. "분명히 시녀들의 숙소로부터 남쪽으로 100여미터 떨어진 하수구 속이었죠?" 아리아는 간단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대답했다. "네." "그래도 한번 더 확인해봐야겠어요." 이미 성안의 지도는 신물나게 외운 유나와 아리아였지만, 그래도 다시한번 가 죽주머니 속에서 꺼낸 여러 장의 종이뭉치, 세를레네가 그려준 라젤의 탑 밑 외성 이델론의 내부지도인 그것을 훑어보며 확실하게 길을 외우는 두 사람이 었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손해볼 일은 없다. 차례로 그것들을 훑어본 뒤 하늘을 올려다보며 대략의 시간을 측정해보던 유나 가 다급한 목소리로 일행을 채근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 서둘러요." --------------------------계속--------------------------------------- 이번에도 지면 개망신이다. 힘을 내자! p.s 왜..본격 성인물이지^^;;; 에구...에구... ┌───────────────────────────────────┐ │ ▶ 번 호 : 0/11137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09일 08:3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3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1927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09 00:40 읽음:39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자고로 상수도는 깨끗하고 하수도는 더러운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그러므로 지금 어둠이 자욱하게 깔린 늦은 밤에 그 더러운 하수도를 역행해서 기어들 어가야만 하는 아린 일행들의 기분 역시 더러울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다고 해야 하겠다. 하지만, 의외로 아리아가 쪼개버린 짐마차가 있었던 곳으로부터 100여 미터 떨어진 이곳, 높이가 10여미터가 넘는 성벽 그 아랫부분에 뚫려있는 원통형 에 지름 1~2미터 내외인 하수구를 바라보는 아린일행의 표정은 이런 더러운 하수구 속으로 기어들어가야 하나? 참 기분 더럽네,라는 표정따윈 전혀 떠올 라 있지않았다. 단지 아린이 "히잉. 또 하수구 속으로 기어들어가야 하는거야?" 라고 중얼거리는 바람에 도대체 위대한 드래곤의 후예이자 광폭하기 짝이 없는 레드일족의 피를 이어받은 이 어린 해츨링에게 도대체 왕년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하수구를 다 기어들어가 봤는지 유나가 궁금증 가득한 눈으 로 아린을 잠시 흘겨보는 일은 있었지만, 그 정도로 이들의 얼굴에 맴도는 긴장감 어리는 표정을 없애지는 못 했던 것이다. 그만큼 이들은 긴장해 있었다. 긴장보다는 흥분에 더 가까운 아린의 표정이야 열외로 놓는다 치더라도 유 나는 이미 전신에 가득 긴장을 담고 있어서 옆에서 보고있는 아린의 눈에도 안쓰러울 정도였고 아리아는 여전히 무뚝뚝했지만 쉴새없이 두 눈을 감았다 떳다를 반복하며 주변을 탐색하는 걸 보니 그녀 역시 티는 안나지만 속으로 는 꽤 긴장되어 있는 모양이다. 이번에도 역시 조용히 눈을 감고 주변을 탐지해보던 아리아가 불현듯 눈을 뜬 뒤 대검을 곧게 쥔채 표정이라곤 전혀없는 예의 그 차가운 얼굴로 아린 과 유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나직히 말을 걸었다. "주변엔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발걸음을 옮겼다. 유나가 나직히 아린과 아리아를 보며 말을 건넨다. "옷에 냄새가 배이지 않게 조심하세요." 냄새가 옷에 배이는 것이 조심한다고 해결되는 일인지야 잘 모르겠다만 어 쨌든 유나의 말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바로 셋은 하수구 속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디뎠다. 어둡고 좁고 역겨운 냄새가 가득 나는 그 긴 원 통형의 하수구 속으로. 그리고 그들은 조용히 걸었다. 한참을 하수구 속을 통과하며, 이젠 적어도 들킬 위험은 없다는 안도감이 생겨나자 흘러내리는 오물들이 묻지않게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던 유나가 왠지 억울하다는 듯이 나직히 중얼거렸다. "에구. 우리는 이렇게 더러운 하수도를 통과하고 있는데 피트씨는 뭐하고 있을려나 몰라? 화려한 방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겠지? 시간이 될때까지 말이야." 피트는 분명히 화려한 방에 들어앉아있었다. 그러나 절대 느긋하게 쉬고 있지만은 못했다. 그는 안절부절 못한채 방안을 8자로 종횡무진 오락가락하면서 연신 중얼거 리고 있었으며 그것은 누가 보기에도 결코 느긋하게 쉬는 모습으로는 볼수 가 없었으니 말이다. 오른쪽으로 걸어가면서 중얼거림과 동시에 한숨 한번. "휴우...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 거지?" 왼쪽으로 발을 옮기며 중얼중얼. "아니면 그냥 한번 떠본 것에 불과한 걸까?" 하도 빙글빙글 방안을 돌아다녔더니 머리가 다 어질어질한 피트였지만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가슴속에서 연신 솟아오르는 이 짙은 불안감 이 그를 가만히 한 자리에 붙어있지 못하게 했다. 심장이 연신 터질듯이 두근거려서 무엇인가 바쁘게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그는 지금 불안해 하고 있었다. `아무리 교권이 속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해도, 이런 경우는 내가 먼저 속권에 개입한 경우니까...' 지금 왕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도여왕 세를레네, 그녀가 진짜 여왕이든 가짜 여왕이든 간에 그녀가 현재 권력을 쥐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무리 피트 자신이 장로급의 지위높은 프리스트라 할지라도 이런 일에 그가 연루되 었을 경우, 하르니안 대신전에서 제국의 권위에 반발하고 나서서 피트 자신 을 옹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니지. 희박한 게 문제가 아니라 곧바로 파문장부터 날아오겠지? 우린 그런 사람 모르니까 거기서 알아서 하시게~ 이런 식으로 말이야...으으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이거...으으' 그렇게 머리를 부여쥐고 한참을 끙끙대던 피트의 발걸음이 어느덧 점차 느 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은 멈췄다. 멍하니 방 한가운데에 멈춰선 피트가 스스로에게 세뇌를 걸듯 조용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아니지. 일단 상황을 잘 정리해보자. 일단은..."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래디의 의도. "자, 우선은 왜 그녀가 나를 찾아왔느냐 하는 건데..."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피트는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단 차분히 생각해보니 조금씩 상황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러고보니 이상하네? 만약에 들킨 것이라면 왜 나를 그냥 두는 거지?' 피트는 스스로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내리기 위해 한손을 턱에 괸 채 고민에 빠졌다. 우선 생각할수 있는 것이라면... `권력의 암중투쟁...일까?' 예전부터 피트가 생각했었던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먼저 떠오른 단어였다. 일단, 모든 상황을 종합해 판단해볼때 적어도 지금의 여왕이 가짜라는 것 하나는 확실해 보였다. . 만약 그녀가, 오늘 아침에 피트가 알현한 마도여왕 세슬레네의 왕자에 떡 하 니 앉아있던 그녀가 진짜라면 세틴과 함께 있는 그 소녀가 가짜라는 이야 기인데, 시녀들의 이야기를 슬쩍 들어봐도 성격이나 행동상 저쪽이 진짜라는 확신이 굳어지는 피트다. `그렇다면...포 소서러스의 반란?'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려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주변인물들이다. 아무리 외모가 같고 행동거지가 비슷하다 할 지라도 그녀와 같이 자라왔던 주변인물 들이라면 이상한 점을 바로 눈치를 채게 마련이다. 물론 주변인물들조차 눈치 를 못 챌정도로 완벽하게 행동한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잠시 여왕을 모셨 던 시녀조차도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낄 정도라면 적어도 그런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겠군. 확실한 증거가 있던가, 아니면 주변인물의 동조.' 확실한 증거. 아무리 성격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고 심지어 기억조차 오락가락 한다 할지라도 남들이 뭐라고 말 못할 확실한 증거가 마도여왕 세를레네에게 는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법. 7서클을 완전히 마스터한 소녀라면 가짜노릇을 하는게 가능하겠지.' 하지만 피트는 그것이 말도 안돼는 소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현재 7서클을 완벽하게 마스터했다고 알려지는 마도사는 단 둘 뿐이다. 8 서클을 완전히 마스터한, 그래서 7서클은 당연히 마스터한 카르셀의 대마 도사, 드래곤 슬레이어 가스터와 이곳의 마도여왕 세를레네뿐인 것이다. 포 소서러스 중에서 최강의 마도사라는 래디조차도 7서클을 완벽하게 마스 터하지는 못했다. 즉,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애당초 7서클의 마스터는 그들 둘 이외에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설사 존 재한다 할 지라도 그정도 실력자가 굳이 가짜노릇을 할 필요가 뭐가 있겠 는가? 어딜 가든 그 실력이라면 충분히 대우를 받을텐데. `그럼 남는 건 이 경우 뿐이군.' 하나하나 경우를 꼽아보던 피트의 마지막 손가락이 살짝 접혀졌다. `포 소서러스. 여왕의 측근들이 서로 짜고 여왕을 몰아 내었을 경우.' 가장 말이 되고 상황에도 맞았다. 진짜 세를레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녀는 마법봉쇄를 당해서 마력을 잃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포 소서러스가 모두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측근인 그들이 꼭둑각시로 가짜 세를레네를 내세운 것이라면 여지껏 들키지 않은 것 또한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가정이 가장 말이 된다고 느낀 피트. "그렇다면 나를 부른 이유는 뭐지?" 자신이 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요소가 있을까 과연? 피트는 어렵지않게 그 요소를 찾아냈다. `진짜 마도여왕, 세를레네씨의 행방을 알고 싶은 것이겠군 그래.' 아마도 어떠한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그녀들은 피트들의 계획을 미리 알아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아마도 아린들은 놓쳤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녀가 그렇게 웃는 낯으로 피트 자신에게 접근할 리가 없으니. `아린들은 무사할까?' 원래대로라면 피트는 그들을 맞이하러 나가야만 한다. 이 철옹성 라젤의 탑 속으로 그들을 초대하기 위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함부로 몸을 움직일 수도 없으니...' 피트의 심장이 또다시 터질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럴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질 않는다. 지금 이순간에, 아린들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까? 아니면 들켜서 도망가고 있을까? 모든 것이 불확실하니 남는 것이라고는 가슴속을 가득 메우는 짙은 불안감 뿐이다. 힘없이 한숨을 내쉬며 피트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래디 옐 가스트리아...." 도무지 속을 알수없는 갈색의 마녀. "그녀는 뭐하고 있을까? 포 소서러스를 모아놓고 이번 일에 대해 의논하고 있을까?" 호화스러운 장식들로 치장된 넓은 한 침실. 값비싸보이는 붉은 융단이 바 닥을 장식하고 벽이란 벽은 죄다 기품있어보이는 그림들과 여러 장식물들 로 치장되어 있는 이 침실의 한쪽 귀퉁이에 존재하는, 침실 못지않게 화 려한 한 욕실에서 두터운 수증기층을 뚫고 가느다란 콧노래소리가 나직히 흘러나온다. "룰루루~~랄라라~~루루루루~~" 당연히 그속에서 존재하는 자는 이곳의 주인. 자신에게 주어진 수많은 업무결재들은 비서들에게 대강대강 떠넘기고 여러 영주들이나 기타 귀족들을 만나는 일은 몸 아프다는 핑계로 모조리 다음날 로 미루어놓고 연구하고 있던 수많은 마법들도 몽땅 내팽기고서, 제국 제2 의 마도사이자 포 소서러스 중 최강의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갈색의 마녀, 그리고 이 호화스러운 침실의 사용자인 래디 옐 가스트리아께서는 지금 향 유가 가득 담긴 호화스런 목욕탕에 몸을 담근 채 곧 다가올 뜨거운 밤에 대 한 부푼 기대로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와따..문장 한번 길다--; 7줄이네...) 결재야 내일 해도 되고 사람이야 내일 만나도 되고 마법이야 내일 연구해도 된다. 그러나 오늘 밤은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 법이지! "흐으음~" 그녀 자신의 부드럽고 새하얀 피부를 쓰다듬으며 향유를 듬뿍 적시는 래디 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어렸다. 뽀얀 수증기 속에서 아릿한 여인의 실루엣 이 은은히 비춰온다. 은은한 향기가 욕실을 가득 메운다. 왠만한 서민들의 집한채만한 면적을 통채로 차지한 래디의 욕실은 누가 고 위층 아니랄까봐 겁이라도 났는지 과연 화려하기 짝이 없었다. 대리석 욕조 에 황금장식, 그리고 은은하게 밝혀져있는 마법의 등불들과 욕탕 가득 담긴 향유. 아마 욕실 치장에 들어간 돈만 따져도 왠만한 일가가 평생 호의호식 하면서 살 것이다. 물론 그런 것 신경쓰면서 산다면 그건 이미 권력자일수 없다. 권력자란 모 름지기 서민들의 10년 생활비를 굴러다니는 개밥그릇으로 치부해야 진정한 권력자인 것이다. 그리고 래디는 권력층이 가져야할 행동을 이행하는데 주 저함이 없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그녀가 몸을 담그고 있는 이 향유욕에 들어간 항유비용이 이델론의 일개 평민 10년치 생활비라던가 그 돈으로 굶어죽는 소년들 수백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채 느긋하고 편안하게 목욕을 즐기 고 있는 래디. "아름다운 그대여~ 감미로운 그대여~ 룰루랄라~" 어디서 줏어들었는지 출처를 알수없는 기괴한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녀의 입 가에 미소가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수많은 밤을 보내봤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오늘 밤은 특별한 밤이 될듯한 예 감이 드는 이유는 역시 그녀의 뇌리속에 강렬하게 박혀있는 저 금발의 아름 다운 소년때문이리라. 피트의 얼굴을 떠올리며 래디는 자기도 모르게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아름다운 소년은 처음이야..." 수많은 미소년을 섭렵해본 그녀이건만 아직까지 신관은 건드려보지 못했다. 아니, 사실 찝적댈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째 이곳의 신관들은 수준이 낮아서 그런지 외모가 영 `아니올씨다' 였던 것이다. 물론 이곳의 신관들이 못새겼다는 소리는 결코 아니었다. 단지 남자는 잘 생기고 봐야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장된 래디의 남성감식안의 수준은 드높기 짝이 없어서 왠만한 얼굴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데다가 이미 고르고 고른 12인의 미소년을 곁에 두고 있는 그녀이기에 이곳 신관들의 용 모 정도는 도통 성에 차질 않았던 것인데... 그러나 이번에 여왕을 알현한, 저멀리 헤이드 6국연합에서부터 건너온 피트 란 이름의 이 소년사제는 래디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조건을 상회하는 용모였다. "흐으음..아유 귀여운 것~~" 허리까지 내려오는 자신의 긴 갈색 머리칼을 풀어헤치며 래디는 주도면밀 하게 피트를 잡아먹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까 눈치 보아하니 그 냥 눈짓 몇번 하면 넘어올 것 같은 분위기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래디의 지 위가 지위인지라 덥썩 안아버리기는 좀 그렇고, 뭔가 사무적인 이야기를 꺼 내면서 슬그머니 다가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래도 신관의 직위를 지니고 있는 만큼, 신전에서 결혼을 금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금욕적인 생활을 요구 할 것은 뻔한일, 그런 피트를 넘어 오게 하려면 그럴듯한 핑계거리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래디는 이미 그 핑계거리를 생각해놓았다. "일단 그 제안을 한 뒤, 그러면서 은근스리슬쩍~~오호호호호홋." 가냘픈, 그러나 우렁찬 광소가 욕실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래디의 시중을 들기위해 욕실 밖에서 타올과 옷가지를 준비한 채 대기하고 있던 30대 후반의 한 시녀가 욕실안에서 들려오는 괴상한 음향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모습이 대리석의 벽위로 흔들리는 촛불속에서 아련하게 비춰온다. 희안하게도 그녀는 그저 고개만 흔들뿐 그다지 의아한 듯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또 시작이군..' 이라고 한 마디하고는 신경 꺼버리는 그녀였다. 자신이 모시는 주인이 목욕 잘 하다말고 갑자기 엽기적인 광소를 터트리다가 조용해지다가 희희덕거리다가 또 품위있는 웃음을 내보이다가 도로 퇴폐적인 광소를 터트리는 등 별의별 기괴한 짓거리를 행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신경쓰 지 않은 채 그녀가 시중에만 열중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저분을 모신게 10년이 다 되가는데..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어디 한 두번 보는 일도 아니고 해서, 그냥 그려러니 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단지 그녀는 혀를 조금 차며 툴툴댈 뿐이었다. `저 나이에 기력도 좋지...' 사라라는 이름을 지닌 30대 후반의 노련미넘치는 시녀인 그녀가 갈색의 마녀 래디를 모신지도 어언 10년이다. 그녀가 이곳에 처음 왔을때도 래디는 지금의 모습과 전혀 달라진 부분이 없었다. 여전히 그녀는 젊고 아름다왔다. 실제로는 그녀의 어머니뻘 되는 여인인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8살이 되는 자신의 딸과 같은 또래로 보이는 용모 라니... `과연 마녀는 마녀야...' 그때였다. "사라. 뭐하는 거지?" 잠시 딴 생각을 하는 사이 래디의 목소리가 욕실 안에서부터 울려왔다. 욕실 문이 살며시 열리며 새어나오는 그윽한 향내가 그녀의 코끝을 간지럽힌다. 래디의 향유욕이 끝난 모양이다. 사라는 재빨리 움직였다. "래디님. 타올을 가져왔습니다." "오냐." 사라가 내미는 붉은 타올을 받아 젖은 몸을 감싸는 래디를 보며 사라는 얼른 래디의 등 뒤로 재빨리 옮겨갔다. 그리고서 허리까지 오는 그녀의 긴 갈색머 리를 틀어올려주며 사라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손님이 오셨습니다." "어머? 벌써?" 래디의 머리속에 오늘 오후에 만났던 아름다운 금발의 소년사제가 스쳐지나 갔다. 저런, 생각보다 성급한 아이인걸? 아직 시녀를 보내지도 않았는데... 그러나 이어지는 사라의 말로 인해 래디의 예상은 빗나가게 되었다. "세스 헤트리스님이십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이름이 사라의 입에서 틔어나오자 곧 실망하는 래디. `하긴, 그 소년이 내 침실을 알리가 없지...가만..세스라고?' 실망한 표정을 잠시 떠올렸던 래디의 표정이 갑자기 바뀐다. "세시가?" 10대의 어린나이에 이곳 라젤의 탑에 들어와 거진 50년이 다 되도록 함께 한 래디의 자매, 포 소서러스중의 하나인 세스 헤트리스. 애칭 세시. 그런 그녀가 이곳엔 느닷없이 왜 왔단 말인가? 물론 래디의 속생각이야 느닷없이...라고 표현되었지만 사실 느닷없은 방문 은 아니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어머머? 도대체 이 늦은 밤에 왜 찾아온거지? 또 스크롤 만드는데 도와 달라고 찡찡댈 셈인가?" 마도사인 주제에 마법주문 외울 생각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스크롤 만드는 일에만 열중하는, 거의 편집광적 증세를 보이는 희안한 (래디가 보기엔) 마도사가 세스 헤트리스였던 만큼 그녀의 느닷없는 방문은 사실 포 소서러스 사이에서는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래디 심정이 어디 그런가? 한참 꽃단장하고 꽃미남을 기다리고 있는 판에 이곳으로 들어오겠다니.... "쳇. 할수없군. 사라, 내 옷을 다오." 인상을 찡그리며 래디는 사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강 걸쳐입고 나가서 세 시를 만나자. 그래서 뭔 용건으로 왔는지 모르겠다만 대충 얼버무려서 쫓아 내야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지 않는가! 한번 마음을 먹고 나자 래디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계속---------------------------------------- 흐음...세상은 2위를 기억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꼭 1등할거다! 그래서 꽁술 먹고 신나게 놀거다! 아자아자자자리리리릴~~~~~~~~~ 믿음이 있다면 기적은 일어난다! 모세는 바다도 갈랐다! 나도 할수 있다! ^__^ ┌───────────────────────────────────┐ │ ▶ 번 호 : 0/11439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4일 15:4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4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04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4 01:47 읽음:71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래디는 손님이 왔다는 시녀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가벼운 옷차림으 로 몸을 대강 감싼 뒤 자신의 응접실로 발을 옮겼다. 응접실 중앙에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귀여운 인상의 소녀가 테이블에 앉아 발을 까닥까닥거리고 있는 것이 래디의 눈에 들어온다. 래디는 의자에 앉지도 않은 채 재빨리 물었다. "간단하게 물을께. 세시 너 왜 왔니?" 래디의 질문은 정말 간단했다. 게다가 질문 속에 포함된 극히 귀찮아하는 기색 덕분에 래디의 질문을 받은 적색 머리결의 포니테일 아가씨, 마도사 사상 유래가 없는 시뻘건 로브를, 단지 자신은 적색의 마도사니까 빨간 옷 을 입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아래 멀쩡한 로브를 시뻘겋게 물들여놓고 자랑 스럽게 입고 다니는 이 귀여운 인상의 아가씨는 잠시 말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 "....." 이게 왠 푸대접인가? 보통은 이렇게 자신을 맞이하지 않는다. 특히나 자매나 다름없는 포 소서 러스 사이에서는 더더욱. 그러나 그녀는 곧 이유를 깨달았다. 황당한 기색을 가득 담고서 자신이 들 어온 이 곳, 래디의 침실을 한번 둘러 본 순간. `이런... 타이밍이 안 좋았네...' 세시의 코끝을 찌르는, 방안에 자욱하게 어려있는 향내와 온갖 마법등불들 의 조화로 붉은 빛으로 물들어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래디의 침실. 세시는 왜 래디의 침실이 푸줏간 모냥 이렇게 벌겋게 되었는지 능히 추측할 수 있 었다. 붉은 빛 아래에서 여자는 더더욱 섹시하게 보인대나 어쩐대나? 그와 함께 꽃단장을 마친 채 뭔가 준비가 완료된 듯한 래디의 표정을 보자 세시는 자신의 추측에 확증을 더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물론 래디에게는 들리지 않게. `또 어디서 이쁘장한 소년이라도 하나 건진 모양이군...' 만약 세시의 추측대로라면 래디의 푸대접은 매우 지당한 것이었다. 또한 세시가 매우 실수한 것이기도 하다. 원래 밥먹을땐 개도 안 건드리는 법. 건드리면 물리기밖에 더 하겠는가? 세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 하필 지금이냐? `에잉...잘못 찾아왔잖아..' 우물쭈물하는 세시의 귀로 짜증내는 기색이 역력한 래디의 질문이 들려 왔다.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는 거니?" 이 늦은 야밤에 여기까지 찾아와 놓고, 막상 들어와서는 눈쌀만 찌푸린채 우물쭈물 방안만을 훑어보는 세시를 보며 래디는 답답하다는 듯 그녀를 째려보았다. 이제 준비완료이고 시녀를 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왜 저 아이는 느닷없이 와서 시간만 잡아먹고 있는 건가? 별 거 아니기만 해봐라, 가만 안 둔다 ...라는 강한 의지를 담은 래디의 두 눈을 보며 세시가 떠듬떠듬 입을 열 었다. "아..아냐 래디 언니, 원래는 중요한 일이라면 중요한...뭐 그런 일이었 는데..." 세시는 말을 흐렸다. `에구, 저 눈 벌건 것 좀 봐.' 지금 저 욕망에 불타올라 붉게 물든 래디의 두눈을 보아하니 이미 다른 말 은 귀에도 안 들어올 거 같고, 그렇다면 어차피 대답도 똑같을 것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전달은 해야지.' 세시는 입을 열었다. "탑에 침입자가 있는 거 같아서." 래디와 세시의 대화를 옆에 다소곳이 서서 경청하고 있던 사라의 안색이 굳 어졌다. 침입자? 참입자라고? 이 철통같은 경비를 자랑하는 라젤의 탑에? 이것은 절대 별 거 아닌 일일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의 래디에게는 그다지 큰 위기요소가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어 그래? 하는 듯한 눈빛으로 세시를 잠시 노려보더니 이내 간략하면서도 명쾌한 답변을 내렸다. "네가 잡아." 그리고 래디는 세시를 그대로 번쩍 들어다가 방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래도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은 안색이 바뀔거라는 세시의 기대를 무참히 뭉개버린 채 래디는 단지 네가 잡아~~ 이 한 마디만을 남기고서는 세시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뒷덜미를 그대로 번쩍 집어들어서 질질 끌어내린 뒤 휭 하니 밖으로 던져버리고 문을 쾅 닫아버린 것이다. 여기까지 진행하는데에는 3초 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울려퍼지는 뻑적지근한 음향. 휘이잉~ 꺄아아악~~우당탕탕~~ 방문밖에서 에구구구~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래디는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별 것도 아닌거 가지구 왜 난리야? 그런 것쯤은 알아서 처리해야지." "....." 옆에서 얌전히 서있던 사라는 제국 남령지의 최고위 권력층 중의 하나인 저 적색 머리칼의 여인이 허공을 날아가는 보기드문 장면을 보며 단지 멍하게 입만 벌리고 있을 뿐이었다. 여러 해 래디를 시중들어왔던 사라지만 이런 장면은 그녀로써도 처음 보는 것. 저 가느다란 팔의 어디에서 저런 무지막지한 힘이 나오는지 의아해하며 자신 을 바라보는 사라의 시선을 뒤로 한채 래디는 옷매무새를 다시 잘 가다듬더 니 사라를 향해 싱긋 웃었다. "사라." "네..네?" 사라는 엉겁결에 고개를 숙였다. 그런 사라를 보며 래디는 화사하게, 실로 화사하기 그지없는 아름다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살며시 입을 열었다. "그 소년을 데리고 와 주시겠어요?" 게다가 목소리는 완전히 은쟁반 위를 또르르 굴러가는 옥구슬 수준. "......" 방금전의 그녀의 작태가 아직도 사라의 머리속에 생생하건만, 저런 가증스러 운 태도를 보이다니...사라는 속으로 기가 찼지만 물론 대꾸하지는 않았다. 자매처럼 몇십년을 같이 자란 포 소서러스조차도 그냥 내던져버리는데 하물며 그 상대가 평범한 시녀라면 오죽할까? "예..." 사라는 고개를 한번 더 꾸벅 숙인 뒤 재빨리 방을 빠져나갔다. 차마 세시가 나가떨어진 방문으로는 나갈 수 없었던 탓에 일부러 뒷문으로 향하는 사라였 다. 짙은 검은 색을 띈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이 길다란 복도 한 가운데에서 한 검은 단발머리의 소녀가 휘둥그레한 놀란 눈초리로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 된, 아까까지는 열려있었고 지금은 굳게 닫힌 저 방문과 그 곳에서 튕겨져 나온 -그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해도 튕겨져 나온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 았다- 적색 머리결의 소녀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아야야야야..히이잉.." 튕겨져 나온 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뒹굴어진 뒤 복도 구석에 처박혀 낑낑대는 세시를 보며 검은 머리의 소녀가 걱정스러운 듯 입을 연다. "세시님?" 소녀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왜 들어갈 때는 두 발로 멀쩡히 걸어들어 간 세스, 저 적색의 마녀께서 나올때는 허공을 비상하며 날아나오는 것일 까? 소녀의 생각이 미치는 한도내에서는 도무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안 그래도 난생 처음 들어와 본, 아마 이번 일이 없었다면 평생 구경도 못 해봤을 라젤의 탑 속인지라 소녀는 연신 눈치만을 살피는 중이었니... 한편, 복도 한 구석에 거꾸로 쳐박힌 세시는 소녀의 물음에 신경도 안 쓴 채 주저앉아 연신 허리를 주물러가며 투덜대는 중이었다. "아야야야...치잇. 노인네가 힘도 좋아..." 투덜대는 세시의 말에 소녀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이 갈색의 마녀 래디 옐 가스트리아의 방이라는 것쯤이야 아까 들어 서 알고 있는 그녀였고 포 소서러스라면 전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아름 다운 외모로 보이지만 사실은 죄다 50대 이상의 노파라는 사실 또한 들어 서 알고 있다. 고로 세시가 투덜대는 저 노인네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추측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근데 왠 노인네 타령? 그러는 자기는? 세스 역시 포 소서러스이지 않은가? 몇 십년동안 마법만을 갈고닦은 절세의 마도사이지 않은가? 자기는 뭐 만년청춘인 줄 아나? 나이가 60대이든 50대이든 거기서 거기 아니 었나? 자신도 노인네라는 것까진 미처 생각치 못한 세시의 발언에 잠시 소녀는 멍 한 표정을 지었고 그런 소녀의 모습을 보며 세시는 벌떡 일어나 로브를 툭툭 털더니 별거 아니라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 언니 원래 저래." 아무래도 세시는 소녀의 표정을 래디의 태도에 대한 어이없는 반응으로 인식 한 모양이었다. "어디서 또 미끈한 애 하나 줏었나보지 뭐. 흥~" 말투는 별 거 아니라는 말투였지만 세시의 표정은 그렇지 못했다. 대충 옷 매무새를 가다듬은 후, 세시의 눈빛이 매섭게 변하며 흰자위가 눈동자를 가 득 메웠다. 말인즉슨, 래디의 방문을 째려보았다는 얘기다. "애당초 무슨 큰일도 아니었고, 그냥 절차대로 한번 보고를 하러 온 것 뿐 인데... 이렇게 내던지냐? 저러고도 사람이야? 흥~ 잘 먹고 잘 살라지~" 뭘 잘 먹고 뭘 잘 살라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세시는 그대로 두 눈에 쌍심지 를 켠 채 굳게 닫힌 방문에 대고 몇 마디 욕설을 더 퍼부어대었다. 10대의 가녀린 소녀의 입에서 걸쭉하기 짝이 없는 육두문자가 마구 쏟아져나와 사 방으로 난무해대며 허공을 맴돌기 시작한다. "이 **해서 ***하고 ****한 다음 ***할 XX. 혼자서 XXX데리고 XXX나 실컷 하시지~ 흥~" (자진삭제) 한참을 그러더니 그제사 좀 화가 풀리는 듯 세시는 고개를 돌리고서 아까부 터 그녀의 옆에서 벌벌 떨고 있는 -자신은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할 엄청난 고위층의 마도사가 신경질을 바락바락 부리고 있는데 누가 겁이 나지 않을 까?- 검은 단발머리의 소녀를 바라보며 살며시 웃었다. 자신이 언제 화를 냈냐는 듯 새초롬이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서 살짝 웃음 지으며 입을 여는 세시. "카미라고 했었니? 할수없지 뭐.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내 연구실로 가자." "....네..." 방금전까지 핏대세워가며 신경질을 팍팍 부리다가 갑자기 청초한 미소를 입 가에 머금으며 자신에게 손짓을 하는 세시의 태도에 카미는 멍하니 고개만을 끄덕였다. 아무리 잘 봐줘도 이 나라 최고의 지위를 지닌 존재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황당한 면이 많다. 역시 마도사들은 괴팍하다는 속설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그러던 와중 카미의 머리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저기...왜 직접 나서시는 거죠?" 따라오라는 손짓을 해놓고도 한번 더 래디의 방문을 째려보고 있던 세시가 카미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하더니 반문했다. "왜냐니?" 카미는 우물쭈물하면서 말을 이었다. "아니..저는 그냥 의심스럽다 정도일 뿐이고..그래서 아무 경비병에게나 말 씀을 드리려 한 거였는데..." 카미, 그녀가 발견한 것은 사실 별 것 아닌 일일 수도 있었다. 시녀가 고대어 를 알고 있다...와 그 시녀들과 같은 방을 쓰던 3명의 시녀들이 몽땅 오늘 밤 에 사라졌으며 카미는 혹시나 해서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찾아가 본 것인데 어쩌다가 그것을 발견했다...정도의 사실은 알고보면 별일 아닌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위법이고 게다가 위 상황하 연결시키면 그럴 듯한 추리 하나가 가능하기에 처음에 탑 외성을 지키는 경비병을 찾은 것이었 다. 혹시 의외로 큰 건수라면 포상이라도 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런데 일이 이상하게 꼬이지 않는가? 자기는 말만 전하고 그냥 잠이나 더 잘 생각이었는데 경비병, 경비대장, 수호기사, 순으로 자꾸 카미 자신을 찾 는 사람들의 지위가 올라가더니 결국은 여기까지 왔다. 카미는 의아했다. 포 소서러스가 직접 나서다니? 드래곤 슬레이어로 고블린 베는 격이 아닌가? 저만치 지위에 있는 일명 `높으신 분'이 이런 확실하지도 않은 일에 몸소 나 선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그러나 세시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심심해서. 왜?" --------------------------계속--------------------------------------- 혹시 신촌에 노래방 중 애니 주제가 (한국 노래^^일본노래 다 좋아용) 많은 노래방 알고 계신 분 있으시다면. 급히 연락 좀 제발 부탁입니다아~~~ ┌───────────────────────────────────┐ │ ▶ 번 호 : 0/1156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6일 02:05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5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5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5 22:57 읽음:33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피트씨가 늦는군요." 천정에서부터 똑똑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들을 보며 초조한 얼굴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던 유나가 결국 나직하게 한숨을 쉬었다. 아린일행이 지금 틀여박혀 있는 이 작은 석굴, 탑 외각의 하수구를 타고 거슬러올라와 하수구 중간쯤에 숨겨져있던 비밀통로로 잠입해서 이 어두 운 석굴까지 들어온 지도 벌써 30분이 거의 다 되간다. 게다가 이곳에는 이미 15분쯤 전에 도착했었다. "이상하네. 벌써 15분이 넘게 기다렸는데..." 유나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잠깐 툴툴 댄 후 또다시 고개를 돌려 그녀의 왼쪽에 위치한, 희미하게 빛이 새어나오는 작은 구멍에 눈을 갖다대었다. 벌써 15분이 넘게 이 암굴 속에서 저 아래 보이는 작은 등불들이 연달아 켜져있는 이 곳 라젤의 탑 지하복도를 바라보고 있었건만 피트는 도무지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유나는 초조함만 더해가 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나?" 유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금 지도를 펴서 희미하게 빛이 새어나오는 그 작 은 구멍에 갖다대고 지도를 들여다보았다. 지도상으로 보면 이곳은 라젤의 탑 지하에 위치한 `연금술의 층'이었고 그 방들을 빙 에워쌓는 긴 복도의 중간쯤, 원추형으로 된 탑의 가장 외각에 위치한 이곳의 통풍구 바로 위에서 아린 일행은 발이 묶인 채 피트만을 기 다리고있는 중이었다. 마음 같아서야 대뜸 통풍구를 열어제끼고서 그냥 침투해버리면 속이 시원하겠지만, 그렇게 할수 있을거 같으면 애당초 피 트를 기다릴 필요도 없었던 아린일행이다. 초조한 탓인지 유나는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계획이 어긋났나?" 계획대로라면 벌서 피트가 이들을 마중나와야만 했다. 아린일행의 발목을 이 어두운 암굴에다가 붙잡아놓고 연신 통풍구를 통해 아래를 바라보며 복도 저 편에서 피트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게 만든 바로 그 원흉인 `디텍트 크리스 탈'을 무효화시켰다는 소식과 함께. 초조하게 눈길을 복도저편에 주고있던 유나의 귀에 가느다란 미성의 목소리 , 나직하지만 짜증내는 기색이 역력한 아린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냥 들어가면 안되나?" 유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옆에서 한참을 기다리면서 연신 지겹다며 투덜투덜대는 아린의 얼굴을 보자 왠지 짜증이 유발되는 그녀다. 그러나 굳이 말대꾸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그녀는 고개만 설레설레 흔들었다. `들어가면 안 되니까 여기서 이러고 있지. 몰라서 묻나?' 여기서 더 들어가다간, 그대로 `디텍트 크리스탈' [디텍트 마나포스]가 영구 유지되는, 라젤의 탑을 6망성의 형태로 감싸고 존재하여 이곳 라젤의 탑 전 체를 샅샅이 탐색하는 마법적 물품에 의해 단숨에 아린일행의 정체가 탐지 되어버릴테고 그러면 곧바로 크리스탈과 연결되어있는 알람주문이 꽤나 시끄 럽게 발동될 것이다. 그럼 그 다음 순서는 뻔한거지 뭐. 와글와글 몰려오는 군인들과 마도사들. 그리고 물 건너간 도둑질. 이미 알아듣게 잘 설명해줬는데도 저 멍청한 새끼드래곤은 왜 계속 툴툴대는 걸까? 유나는 짜증이 났다. 그러나 뭐라고 한 마디 하기도 전에 아린의 입 을 틀어막는 새하얀 손이 있었다. "진정해요 아린." 예의 그 거대한 대검을 가슴에 품은 채 암굴 한편에 쭈그려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있던 갈색머리의 여인, 아리아가 문득 아린의 입을 틀어막은 것이었다. 그녀의 표정은 무뚝뚝했지만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아린은 멍하니 아리아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희안하게도 아리아 말은 잘 듣는 아린인지라 아린은 곧 입을 다물었고 그런 모습을 보며 유나는 피식 웃고나서 다시 지도로 눈길을 돌렸다. 정말이지 지도를 들여다 볼때마다 유나는 기가 찼다. 마나 디텍터의 기능을 하고 있는 `디텍트 크리스탈'. 누가 만들었는지 참 머리 엄청 굴렸다고 아니 할수 없었다. 어떠한, 아무리 평범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몸을 유지하고 생명활동을 행하 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마나를 소유하고 있다. 마나 디텍터의 역활은 그런 마나포스의 흐름을 보이는 물체들을 탐색해내는 것, 마나의 기척을 지우는 마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린일행중 그런 고난이도의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마도사는 없었다. 아리아의 대검에조차. 한 마디로 요약하면 대책이 없다는 소리였다. 게다가 이 `디텍트 크리스탈'은 단지 마나 디텍터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아무래도 피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는 판단 아래 유나는 지도를 들 춰보고 세를레네의 말을 상기해가며 머리를 굴려보기 시작했다. 세를레네의 말에 따르면... `일단 `디텍트 크리스탈'의 기능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번째는 수정 자체를 파괴시켜 버리는 거고, 두번째는 디스펠 매직을 걸어서 잠시 무효화시키는 거죠. 첫번째 방법이 쉽기는 하지만..' "수정을 파괴하면 나중에 다른 수정의 영역에 다다랐을 때 또 그 수정을 파괴해야 된다고 했었지?" 유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수정구는 일단 외부에서의 침입에는 절대적으로 그 위치를 탐색해내지만 일단 내부에서의 움직임에는 전혀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세를레네의 이야기였고 그래서 수정을 파괴하면 또다시 수정구 밖의 영역이 되므로 다 른 수정체의 디텍터 기능에 탐지가 된다는 것이다. 디스펠 매직 주문으로 잠시 무효화시킨다면 기능이 되살아날때 자연스럽게 아린일행들도 수정구의 영향권 내로 들어오게 되므로 상관이 없어지지만. 물론 그럴려면 누군가가 멀찌감치서 `디텍트 크리스탈'에 [디스펠 매직]을 걸어야 하는데 마법은 그야말로 마나덩어리가 아니었는가? 당연히 디텍터 에 걸린다. `난감하군.' 정 안되면 수정을 일일히 파괴하는 방법도 생각 못 해본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수정을 파괴하는 일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일단 수정의 위치 자체가 보란 듯이 내놓은 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 그리고 견고한 밀실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영역밖에서 화살이나 기타 파괴력이 강한 무기로 밀실을 차괴하지라도 않는 한은 아예 크리스탈 구경 도 할수 없다. 그런데 그정도로 강력한 날리는 무기가 있을까? 마나의 힘 을 빌리지 않고서 단지 물리적인 힘만으로? `소드 마스터들처럼 검기라도 쓴다면 또 모르겠지만...' 하지만 검기 자체도 마나의 응집력이므로 디텍터에 당연히 걸린다. 게다가 밀실을 뚫고 크리스탈을 부술만큼 강한 화살이나 기타 물리적인 힘으 로 날리는 병기가 있다해도, `디텍트 크리스탈'의 기능 중에는 수정의 힘이 미치는 범위내에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움직이는 물체가 존재할 시 자동으 로 방어마법 [아크필드]가 수정체를 감싸게 되어있고 그와 동시에 [프레임 월]과 [아이스 스톰]이 발동되어 그 물체를 박살내버리는 기능도 존재하고 있다. `방법이 없네. 방법이..' 유나는 결국 힘없이 한숨을 쉬며 지도에서 눈을 떼었다. 하긴, 방법이 있었 다면 굳이 피트를 탑 내부로 침투시키지도 않았을 것이다. 세를레네의 말에 따르면 밖에서의 몰래 잠입은 절대 불가능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안에서부터의 연계였다. 외부에서의 침입은 모두 검색하는 크리스탈이었지만 내부의 움직임에는 전혀 탐지를 하지 않으니 일단 피트를 먼저 침투시킨 뒤 크리스탈에 [디스펠 매직] 을 걸어 크리스탈을 무효화시킨 뒤 아린일행을 크리스탈의 영역권 내로 끌어 들이면 그다음부터는 아린일행 역시 내부인물로 인식이 되므로 안전하게 돌 아다닐수 있다는 것이 세를레네의 설명이었다. 귀찮은 짓 하지말고 그냥 피트 본인이 훔쳐오면 안전하고 빠르지 않느냐는 세틴의 의견이 있었지만, 우선 피트 본인이 자기는 그런 겁나는 일 혼자서 하라고 하면 때려죽여도 못 한다~라고 바득바득 우긴데다가 애당초 피트가 혼자 한다고 했을지라도 세를레네의 의견때문에 묵사발이 되었을 것이다. 크리스탈만 처리했다고 전부가 아니다. 탑 내부를 돌아다니는 수많은 경비병들은 어찌 할텐가? 통로 곳곳을 잠입하려면 필수적으로 만나게 될 경비병 숫자가 꽤 되는데, 피트의 능력으로는 그 경비병들을 해치우기는 불가능했다. 신을 모시는 사제이기는 했지만 신관들이라면 당연히 익히는 체술보다는 신성주문 쪽에 더 신경을 써온 피트였기 때문에 신성주문없이는 일반 경 비병 한명도 당해내기 힘들다. 물론 신성주문을 펑펑 쓴다면야 몇 십명 정도는 상대할 수 있겠지만 그런 짓을 탑 내부에서 했다가는 수많은 마도사들이 거주하는, 어떻게 보면 탑 자체가 거대한 마나 디텍터라고도 할수 있는 이곳에서 의아하게 여길 것이 뻔했다. 마도사들이야 허구헌날 마법적 실험을 펑펑 해대니 마법적인 마나의 움직임 이 느껴지는 건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었지만, 이 라젤의 탑 안에서 신성주 문의 흐름이 느껴진다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적어도 경비병들을 물리적인 힘으로 물리칠만한 사람이 필요했 다. 여기서 아리아와 세틴이 정해졌고, 남자라는 이유로 세틴 탈락. 그리고 일단은 물건 훔치러 가는 일이므로 유나의 전직을 토대로 한 경험 역 시 필요했고 아리아의 강력한 요구로 아린이 첨가. 처음에는 피트가 일행들을 함께 탑으로 데리고 가면 안돼는냐는 의견이 있었 지만 그것 역시 세를레네의 말에 의해 묵살되었다. 원래 라젤의 탑에는 아무리 고위층이라도 시녀나 하인을 못 데리고 들어간다 는 것이다. 그래서 최고의 방책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확률높은 방법을 택한 것이 지금 아린일행이 행하고 있는 이 짓이었는데... "이상하네. 늦어도 너무 늦잖아?" 또다시 터져나오는 유나의 하소연대로, 피트가 통 나타나지 않으니 아린들의 미간이 날로 찌푸려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우우웅~~~피트 왜 안와~~~" 아린은 지겹다는 듯이 기지개를 폈다. 하도 쪼그려 앉아있었더니 팔다리가 뻐근하다. 하긴, 일어서면 머리가 부딛히는 이 조그만 암굴에서 거의 20분 가까이 쪼그려 앉아있었으니 몸이 찌뿌둥한 것은 당연지사겠다. 그래서 설 마하니 기지개 좀 편다고 무슨 큰일 나지는 않겠지,,란 생각에 아린은 늘 어지게 기지개를 폈다. 그때였다. 큰일이 일어나 버린 것은. "아우우..우우웅? 얼라라?" 아린의 몸이 일순 휘청거리며 심각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그대로 오른쪽으로 쓰러져 버렸다. 몸을 꼬아가며 두 팔을 쭈욱 벌리던 아린이 그 순간 무게 중심을 잃고 한쪽 으로 휘청한 것이다. 아린을 얼떨결에 오른손을 땅을 짚었다. 상당히 훌륭한 대처법이라고 할수도 있었지만, 매우 운나쁜 일은 아린이 짚은 오른손 바로 아래에 복도와 암굴을 통하는 통풍구가 있었다는 것. 우당탕탕~~ 요란한 효과음과 함께 아린은 통풍구를 막고 있던 쇠창살을 부둥켜안고 복도 한 복판에 요란스러운 착지를 성공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새어나오는 비명. "아야야야~~~히이잉 아프당..." 거꾸로 굴러떨어졌으니 재수없게 목뼈라도 부러졌으면 그대로 아린은 사망 했겠지만 다행히도 떨어지면서 공중제비(?)를 넘은 덕분에 엉덩이부터 떨어 져서 그다지 큰 상처는 없었다. 아린은 얼얼한 엉덩이를 두 손으로 슥슥 쓰다듬으며 울상을 지었다. "잉잉.." 그러나 지금 문제는 아린이 3미터 높이에서 떨어졌으니 다칠 뻔 했다...가 아니잖는가? "헉!" 유나의 눈이 동그래졌다. 차마 말도 나지도 않는다. 고요한 정적 속에서 요란스럽게 울려퍼진 저 쇠창살 소리. 유나의 가슴이 터질듯이 요동치며 그녀의 눈앞에 군사들과 마도사들이 대거 몰려오는 환상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다...다 틀렸다. 제길, 내가 왜 아린을 데려왔을까...' 유나의 눈동자 가득 절망감이 새겨졌다. 그것은 암굴 저편에서 무표정하게 복도로 굴러떨어진 아린을 바라보는, 그러나 두 눈빛만큼은 심하게 떨고 있는 아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길.." 곧 이어서 시끄럽게 울릴 알람소리를 상상하며 유나는 무심결에 두눈을 감 아버렸다. -------------------------------------계속---------------------------- 묵향 외전의 잡담에서 왜 드래곤의 머리칼 색이 왜 레드드래곤은 빨간 색, 골드드래곤은 금발이냐...라는 잡담이 있더군요. 그것은 당연한 겁니다! 왜냐! 레드드래곤에게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색깔이 무엇이겠습니까? 빨간 색입니다. 블루드래곤에겐? 파란 색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이죠. 그렇다고 인간으로 폴리모프했을 시 온 몸을 뻘겋게 혹은 퍼렇게 했다간 미친 X소리 듣기 딱 좋으니 만만한 머리색을 기호에 맞춰서 물들이고 다 닌다는 것이 초룡의 설정. 으하하하 고로 초룡 드래곤도 머리색 마음대로 할수 있지만 레드는 빨간색만을 고집 하고 블루는 파란 색을 골드는 금발만을 고집하는 거죠. 드래곤 고집이 좀 셉니까? ^__^ P.S 동조님이 갑자기 글빨이 오르시는 모양이더군요. 으 세상 작가 다 나보다 빨라도 동조님만은 나와 동격일 줄 알았는데. 배신자~~흑흑 (안 그래도 LMK도 사라지고 해서 연재속도 느리다고 사 방에서 쿠사리. 그게 D&D가 비정상이라니까요? 정상작가라면 그런 속 도 못 내요...) 이상하게 요새 연재소설들은 속도가 무지 빠르단 말이야... 묵향 하나 믿고 게으름피우고 있었는데. 어흐흐흑 ┌───────────────────────────────────┐ │ ▶ 번 호 : 0/1156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6일 02:06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6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5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5 22:58 읽음:326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요란스레 굴러떨어진 뒤 바닥과 강렬한 접촉을 해버린 덕분에 지금 아린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욱씬욱씬한 궁뎅이를 연신 쓰다듬는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 아린은 뭔가 이상한 걸 느끼고 고개를 위로 올렸다. 그리고 의아해했다. `아이 아파... (엉덩이 슥슥)...어? 근데 표정들이 왜 저러지?' 통풍구 바깥에서 유나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아리아도 무표정하기는 했지만 눈빛을 보아하니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왜 유나랑 아리아가 저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 아린은 나름대로 추측해보았다. `내가 어디 다쳤을까봐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저 걱정스런 기색이 가득한 두 여자들에게 아린은 동료의 의무로써 자신의 무사함을 알릴 필요가 있다. 아린은 유나와 아리아를 향해 오른손을 흔들어보이며 활짝 웃었다. "나 멀쩡해~다친 데 없어~" 얼라? 이젠 한심하기 그지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한숨만 푹푹 쉬네? 왜 저러지?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 다. 우선 양 옆을 번갈아 보고 -어두운 복도가 보인다- 통풍구를 한번 올려다 본뒤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아린은 화들짝 놀랐다. "히익! 나 들켜버린 거야?" 아린의 표정 가득 당황한 기색이 어리기 시작했다. 여기 오기전에 얼마나 유나가 자신에게 신신당부를 했었던가? 근데 왜 이 런 실수를 해버린걸까... 아린은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어깨를 움츠리며 주변을 살폈다. 이제 곧 경비병들이 잔뜩 몰려오겠지, 그럼 어쩐다? 변신해서 날아갈까? 아리아랑 유나도 태워서 가야겠지? 근데 여기 마법사들이 너무 강해서 나 마법 맞아 죽으면 어떻하지? 그 가스터란 사람도 마법사이던데...여기에도 그런 마도 사 있으면 어떻하지? 등등의 상상을 하며 우왕좌왕하는 아린. 그런데... ".....얼라?" ...어째 사방이 조용했다. 세를레네의 말대로라면 벌써 알람이 울렸어야 하지 않았나? 그런데 복도는 여전히 고요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호들갑떠는 아린의 소리뿐. 어째 사태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혼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오도방정을 떨고 있던 아린은 슬그머니 하던 짓(?)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직히 중얼 거렸다. "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네?" 한편, 통풍구 위에서 아린을 바라보고 있던 유나도 이 의외의 사태에 당황하 고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죠?" 고개를 돌려 아리아를 바라보며 물어보는 유나였지만, 아리아라고 알리가 없 지 않은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아리아를 보며 유나는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를 생각해보려 노력했다. `혹시 여기가 아닌가? 우리가 길을 잘못 찾아왔나? 그럴리는 없을텐데? 다 른 부분은 완벽하게 지도와 일치하는데? 그럼 설마 세를레네양이 지도를 그리면서 착각을 한 걸까? 그럴리도 없는데? 다른 곳은 완벽하게 적어놓 은 세를레네양이 여기만 헷갈릴 리는 없잖아? 하지만...그렇다면 왜 알 람이 안 울리는 거지?' 유나의 머리속이 핑핑 돌아갔다. 안 들켰으니 좋은 일이기는 하다만, 세를레네의 지도를 100% 신용하고 있던 그녀로써는 오히려 불안한 일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그녀의 지도가 어긋나서 살았지만, 그렇다면 앞으로도 틀릴 가 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도 되지 않는가? 이건 더 큰 문제이지 않는가? 하지만 이렇게 완벽한, 척도까지 확실한 지도를 그릴 수 있는 그녀가 이런 중요한 문제에서 착각을 할까 설마? 마도사, 그것도 엄청나게 수준높은 마도사였던 그녀인데, 마도사답게 엄청 난 기억력을 지니고 있는 그녀인데 설마 이런 걸 빼먹을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초조해하는 유나의 귀에 저 아래에서부터 아린의 목소 리가 들려왔다. "유나! 아리아! 그 사람잡는 수정(?)이란 거~ 고장났나봐, 아무 일도 안 벌어져."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나 잘했지? 라는 듯한 미소를 안면에 띄고서 자신을 바라보는 아린의 태도에 유나는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고장날게 따로 있지...이런 마법무구들도 고장이 나나?"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유나는 왜 알람이 안 울리는지 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설마..진짜 고장났나?' 어쨋든 주변이 조용한 것을 보니 들키지는 않은 모양,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유나는 통풍구 쪽으로 몸을 날리려 했다. 그때였다. "기다려요." 라는 낮은 외침과 함께 아리아의 왼손이 유나의 어깨를 부둥켜잡았다. 덕분 에 발걸음을 멈춘 유나가 아리아를 돌아다보았고 자신의 행동을 저지한 이유 를 캐묻는 유나의 눈빛을 보며 아리아는 조용히 말을 덧붙였다. "아린은 인간이 아닙니다. 그걸 염두에 두세요." 아린은 고개를 좌우로 연신 움직어가며 눈치를 보았다. 주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조용하기만 하다. 들키지 않은 것은 확실한 모양이 다. 그래서 아린은 얼른 유나와 아리아에게 내려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런데 어째 유나와 아리아는 시궁창에 숨은 쥐모냥 도통 저 어두운 암굴, 자신들이 기어왔던 저 비밀통로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 왜 안 내려와 둘 다?"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만큼 멀치감치서 -잠입하는 주제에 목청껏 소리를 지를 수는 없으니까- 연신 손목을 까닥거리며 내려오라는 손짓을 하다가, 유나와 아리아가 통 움직일 생각을 안 하자 결국 통풍구 근처까지 와서 천정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질문을 던지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린. 우리가 내려가도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어요." "왜? 이거봐. 아무 일 없어." 팔다리를 휘저어가면서 과장스러운 몸짓으로 아무일 없음을 피력하는 아린 을 보며 아리아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아린과 우리는 다르잖아요?" "달라? 뭐가?" 아린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하긴, 다르긴 다르다. 저들은 인간, 아린은 드래곤. 이해한 듯, 하지만 왠지 어색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아린을 보며 아리아는 말을 계속했다. "아린은 괜찮다 할 지라도... 우리까지 괜찮을 지는 모르는 일이에요." "그런가?" 아린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사실 하나를 아리아가 상기시켜준 것이다. "지도 기억하고 있죠?" 이어지는 아리아의 질문에 잽싸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린. "응." "아린이 먼저 디텍트 크리스탈을 찾아서 그것을 [디스펠 매직]으로 봉쇄 시켜줘요." 아린은 힘차게 대답했다. "응!" 그리고 아리아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아린은 복도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다가 문득 머리속에 스치는 생각. "어..나 [디스펠 매직]..인가? 그거 쓸 줄 모르는데?" 아린은 마법이라곤 [폴리모프] 단 하나밖에 못 쓰지 않는가? 그러나 아리 아는 미리 그것 역시 염두에 두었었는 듯 곧바로 대꾸했다. "이걸로 쓰면 돼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통풍구 저편에서 거대한 대검이 쑥 떨어진다. 길이 2.4미터에 폭 40CM의 초거대장검, 바로 아리아의 마법검이 통풍구를 통해 복도바닥으로 살며시 내려와 벽 한켠에 기대어졌고 대검을 내리면서 아리아가 말을 이었다. "이 검의 손잡이를 잡고 크리스탈 위에 나머지 한손을 올린 뒤에 [디스펠 매직]이라고 외치면 돼요." 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리아는 치밀해. "근데.." 아리아의 대검을 일단 받아쥐는 아린, 워낙 커서 폴짝 뛰어서 손잡이를 잡 아야 할 정도였다. 게다가 이 대검의 무게는 또 얼마나 나가던가? 그러므로 "이걸 내가 어떻게 들어?" 라는 아린의 투덜거림은 일견 지당한 것이었다. 물론 아리아는 그것 역시 염두에 두고 있었다. "명룡도의 힘이 있지 않나요?" "아! 맞다. 이게 있었지." 아린의 허리에 채워진 동방검을 가리키는 아리아를 보며 아린은 또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근력증가의 마법이 걸려있는 마력검인 동방검 `명룡도'. 이 것의 힘을 빌리면 휘두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아리아의 대검을 그냥 들고 다니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아린의 힘으로도 가능하다. "그럼 나 갖다 올께!" 임무가 생겼다는 것에서 오는 희열때문일까? 아린의 목소리는 밝았다. 한손에 명룡도를, 다른 한손에는 아리아의 대검을 움켜쥐고 종종 걸음으로 복도 저편으로 뛰어가는 아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유나가 슬 쩍 아리아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일단, 안 들켰는데다가, 다른 방법이 생겼으니 다행이긴 한데...도대체 피트씨는 어떻게 된 걸까요?" 자신을 모시러왔다는 사라라는 이름의 래디의 시녀의 뒤를 따라 피트가 이 곳 래디의 침실로 들어왔을 때 일단 느낀 것은 우선 섬뜩함이었다. `헉!' 피트는 우선 놀랐다. 왜 이렇게 방이 온통 시뻘건 거지? 그리고서 다음으로 피트는 일단 겁에 질린 눈으로 사방을 훑어보는 것부 터 시작했다. 마치 피빛으로 물든 듯한 시뻘건 방... 방 자체는 생각보다 멀쩡했지만 -마녀의 방이라기에 온갖 기괴망칙한 것들이 즐비하리라 기대했던 피트 였다- 온통 시뻘건 불빛이 방안을 가득 맴도는 것이 상당히 음산한 분위 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과연 마녀의 방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피트는 방 중앙에 놓은 테이블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래 디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 한번 놀랐다. `보..복장이 왜 저래?' 래디, 그녀는 얇고 검은 천으로 전신을 엷게 두른 채 속이 훤히 비치는 선정적인 복장으로 피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보았다면 눈 돌아갈 장면이었지만 잔뜩 긴장한 지금의 피트에게는 좀 다르게 보이 고 있다. `저것이 말로만 듣던, 마녀들의 사교 의식을 위한 복장인 건가?' 피트는 혹시 저 마녀가 자신을 무슨 마왕에게 바치는 제물로 삼을려는 것 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가득한 눈초리로 래디를 쏘아보았고 그런 피트의 태도에 래디가 살며시 웃으며 말을 걸었다. "어서와요 피트." 피트는 의외로 래디의 목소리가 친절하기 그지 없자 당황했다. 저 래디라는 마녀가 왜 갑자기 저렇게 곰살맞게 구는 거지? 어쨋든 피트도 인사는 해야 한다. "아..예..예.." 일단 허리를 숙이며 인사 꾸벅... 그러다가 피트는 문득 깨달은 것이 있었다. 아, 이 얼마나 멍청해보이는 태도냐! 피트, 정신 차려라! 너는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고위사제가 아니냐! 그런데 왜 이렇게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이 지? 피트는 자신도 모르게 잔뜩 주눅이 들어있음을 깨닫고는 그제서야 이 방안 의 분위기를 눈치챌 수 있었다. 피트 자신도 모르게 이 섬뜩한 분위기에 압 도되어 있었던 것이다. 피트는 우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아직 요구가 뭔지도 모르는데, 계속 저자세로 나갈 수야 없지.' 피트는 고개를 빳빳히 들고 이제까지의 태도를 버린 채 래디를 쏘아보았다. 그리고 도전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이제 슬슬 용건을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만..." `아유 귀여워~아유 귀여워~아유 귀여워~' 래디는 싱글벙글한 기색을 보이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녀의 요염한 미소가 입가에 지속적으로 머물게 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저 피트라는 소년의 행동이 너무 귀여운 걸 어떻하나? 자꾸 실실 웃음이 새어나오는데. 처음에 들어왔을때는 이 선정적인 방안의 분위기에 도취되어 헬렐레한 표정 만을 짓고 있다가 이제서야 저렇게 신관다운 태도를 보여봤자, 이미 다 들통 난 건데 말이다. 하지만 좀 귀찮은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저렇게 체면떨지 말고 그냥 안기면 좀 좋아? 눈빛을 보아하니 이미 반쯤 넘 어온 것 같은데 말이야. 어쨋든 용건을 들려달라고는 하는데, 그렇다면 알려 줘야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래디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피트에게로 살며시 다가가 피트의 곱고 새하얀 손을 잡아끌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용건을 알려드릴게요." 래디는 웃었다. 자, 이제 용건을 실행해 줄 차례인 것이다. 저 아름다운 소년을 살며시 침대로 이끌자~ 따뜻하고 포근한 그녀의 침대로~ 물론 어디까지나 섹시하게~섹시하게~ "아...네네..." 피트는 당황했다. 이상하게 래디의 목소리가 너무 곱다. 뭔가..일이 이상 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아..저기...용건이..." 피트는 그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저 래디라는 여인의 분위기가 왠지 심 상치가 않다. 그래서 피트는 래디의 태도에 미처 반응을 하지를 못 했고 그녀의 나긋나긋한 손놀림에 사로잡혀 얼떨결게 방안을 가로질러 끌려가고 본 이 곳은...침대... 침대? 왠 침대? "에..저..래디님?" 피트는 버벅거리며 입을 열었다. 뭔가, 대단히 착각한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째 자신의 생각했던 상황과는 좀 다른 것 같지 않은가? 버벅대는 사이에 이미 피트는 침대까지 끌려와버렸고 래디는 침상 한 모퉁 이에 걸터앉아 피트의 목을 새하얀 양팔로 감싸안고 있었다. 피트를 감싸안은 래디의 고운 두 손이 피트의 양 뺨을 쓰다듬었고 그녀의 입술이 피트의 귓가를 간지럽힌다. 그와 함께 피트의 귓가에 맴도는 래디 의 나직한 속삭임. "아무 말 말아요. 아름다운 분." "에...?" 피트는 어이가 없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게다가 갑자기 왜 이래? 이거 설마... 래디는 아무 말 없었다. 대신 그녀의 두 손이 피트의 앞가슴을 살며시 어 루만지기 시작했다. (으메, 남사시러버라) "어..저..저기..래디님..." 아무리 눈치없고 순진한 피트라도 이정도 왔으면 상황파악을 못 할리가 없 다. 그래서 피트는 래디의 착각에 대하여 올바른 조언을 해주고자 래디를 불 렀다. 그러나 래디는 피트의 부름을 다른 의도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피트를 보며 생긋 귀엽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피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살며시 포개었다.... "읍..으읍..!!!" 발성기관을 제압당한 피트가 더 이상 말을 내뱉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다고 이제와서 뭐라 할말이 있는것도 아니다. 피트의 양 팔이 힘없이 아 래로 축 늘어졌다. 될대로 되라~ 모르겠다 이제~~ 대신 속으로 황당한 듯 중얼거릴 뿐이었다. `이게 아닌데...큰일났네...' 피트의 머리속에 비밀통로에서 애타게 자신을 기다리는 아린일행의 영상이 주마등처럼(주마등? 죽을 때도 아닌데?) 스쳐지나갔다. 이걸 어쩐다? 그러나 현 피트의 감각을 지배하는 래디의 따스한 입술의 촉감은 머리속에 떠오른 아린들의 영상을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피트는 이성의 끈을 놓쳐버렸다. -------------------------계속---------------------------------------- 까울..죽갔네...이거 언제 다 쓰냐. 뭐 쓰다보면 끝나겄지. T_T 요샌 희안하게 이런 장면만 나오는군--;;성인물이라 욕먹어도 정말 할 말 없겠는 걸? 안 쓸라고는 하는데--;; 이상하게 스토리 따라가다보면 쓰게 된 단 말이야. 쩝... ┌───────────────────────────────────┐ │ ▶ 번 호 : 0/1156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6일 02:06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7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5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5 22:58 읽음:303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멀쩡히 서있다가 갑자기 눈 떠보니까 침대위에 있더라...라는 경험은 반드 시 술주정뱅이들에게만 적용되는 법칙은 아니었다. 그 일례로 지금 아리아 의 손날에 후두부를 강타당하고 바닥에 엎어지는 저 두 명의 경비병들도 아마 내일 아침쯤에는 비슷한 경우를 당할테니 말이다. "음. 디텍트 크리스탈을 너무 맹신한 탓일까요? 경비 자체는 그다지 치밀 하지 않군요." 복도 중간에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경비를 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느닷없는 일격에 곧바로 침몰하는 두 경비병과 그 뒤에서 사뿐히 내려앉는 아리아를 보며 유나가 조용히 중얼거렸고 아린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실, 경비자체가 치밀하지 않다기보단 아리아가 너무 강한 탓도 있겠지만, 이들이 침입해온 경로를 보면 쉽기는 쉬웠던 것이다. "말로만 듣던 것보다, 더 쉬운 걸?" 지도를 상기하며 유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린일행이 있는 이 곳 라젤의 탑 5층 화염의 층에 도착하기까지 만난 모든 경비병들이 아리아의 일격으로 꿈나라 여행을 갔다. 뒷통수에 한대씩만 톡톡 때려도 아리아 힘이 워낙 무 식하게 강하다보니 맞는 사람에게는 머리가 부수어질 정도의 위력이 되는 것이다. 덕분에 이 곳까지 올라오면서 유나는 한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유나는 허탈한 듯 중얼거렸다. 긴장감도 이미 많이 풀린 상태다. "경비가 상당히 허술하네? 심심하게스리." 그때였다. "미안하지만 그렇게 허술한 것도 아니랍니다~" 복도 저편에서 가느다란 여인의 음성이 사방으로 반사되어 어두운 복도를 가득 메우며 울려펴지며 시끄러운 철갑소리가 복도를 울리게 만들기 시작 한 것은. 그리고 풀어진 유나의 긴장감을 다시 빳빳히 돋구게 만든 것은. "이런!"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소리가 울려온 복도 저편으로 고개를 돌리는 아린일행 의 눈에 수십명의 중무장한 기사들과 그 한가운데에서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두 명의 여마도사들의 모습이 들어온다. 수많은 기사들 가운데에서도 뚜렷하게 두 눈에 각인되는 두 명의 여인. 적색의 로브를 걸친 포니테일의 붉은 머리결의 여인과 자색의 로브를 걸친 허리까지 내려오는 웨이브진 보라빛 머리결의 여인의 모습에 아리아는 두 눈을 가볍게 찌푸렸고 유나의 입에서는 신음성과도 같은 음성이 새어나왔다. "붉은 로브와 자색의 로브....적색의 마녀 세스 헤트리스, 자색의 마녀 루시 페를라인...포 소서러스!" 2말이 씨가 된다..라고 누가 그랬었던가. 유나의 하소연은 최악의 상황으로 보상을 받게 되었다. 포 소서러스, 제국 최강의 위치에 있는 마도사들과 대치해야 하는 것이다. 저 튼튼하기 이를데 없어보이는 중장갑주를 걸친 수십명의 기사들을 포함해 서. "으음..." 무표정한 얼굴로, 아까 경비병들을 소리없이 해치우기 위해 복도 한켠에 놓 아두었던 자신의 대검을 쥐어드는 아리아의 입에서도 나직한 신음이 새어나 왔다. 어느새 복도 한쪽을 완전히 봉쇄하고서 수십명의 중장비갑주를 걸친 기사들 을 호위로 거느린 채 나타난 두 여인, 그 중 아린일행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던 적색의 마녀 세시의 입에서 가늘고 고운, 그러나 다른 사람을 깔보는 듯한 거만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귀여운 쥐새끼들이군. 게다가 전부 여자들이네?" 유나는 당황했다. 왜 이들이 이 곳에 나타난 건가? "어..어떻게..." 어떻게 알아챈 거지? 아무런 알람신호나 기타 들킬만 한 짓은 하지 않았는 데? 역시 피트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당황하는 유나의 표정은 무시한 체 세시의 옆에 서있던 자색의 로브를 입은 보라빛 머리결의 여인이 아린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들 덕분에 탑내부를 뒤지는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그 댓가를 받게 해주시겠습니까?"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으나 그녀의 말투는 싸늘하기만 했다. 자신들을 쳐다보며 싸늘한 눈빛을 보내는 자색의 마녀 루시 페를라인, 그녀 를 바라보며 유나는 말없이 로브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자신의 단검들을 매만 졌고 아린 역시 명룡도를 한 손에 쥔 채 정령들을 부를 준비를 했다. 그러나 루시는 그런 모습들을 보며 그저 재미있다는 듯 뇌까릴 뿐이었다. "호오? 싸울 생각입니까? 그렇다면야..." 루시는 가소롭다는 듯 한 마디를 덧붙였다. "라젤 기사단의 위력을 보여드리지요." 그녀의 말이 신호가 되었는 듯 그 순간 그녀들을 호위하고 있던 수십명의 기사들이 일제히 아린들에게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아리 아도 자신의 대검을 움켜쥐고서 몸을 날렸다. 가벼운 기합을 외치며. "타앗!" 세시와 루시는 자신들의 계획미스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애당초 세시나 루시가 라젤 기사단, 라젤의 탑을 호위하는 최정예병들을 끌 고 온 것은 아린들의 전력이 막강할 것이라거나 이 곳 라젤의 탑까지 잠입해 왔으니 뭔가 대단한 재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그들을 끌고 온 것은 아 니었다. 워낙 이곳 라젤의 탑이 접근을 불허하는 철옹성이다보니 기껏 비싼 돈 들 여가며 유지하는 라젤 기사단이 허구헌날 놀고먹기에 그 꼴 보기 싫어서 이 기회에 군기나 좀 잡아보자는 의미에 몽땅 끌고 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두 여인은 좀 더 끌고 왔어야 했나..라는 생각으로 그녀들의 눈앞에 펼쳐진 격전의 장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저건?" 세시의 어이없는 독백에 루시 역시 동감을 표한다. "무지막지하네?" 두 여인의 뇌까림대로였다. 저 격전의 중심지에서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는, 저 상상조차 하기 힘든 거대한 검을 마치 나뭇가지처럼 가볍게 들고다니는 갈색머리의 여인의 실력은 의외로 엄청났다. 원래 좁은 복도 내에서는 검 이외에 다른 무기를 사용하기가 힘들다. 스피어 같은 던지는 무기나 할버드같은 파괴력이 높은 무기들은 전부 복도 사방에 벅 벅 긁혀서 화려한 불꽃을 내뿜으며 도중에 움직임이 멈춰버리는 것이다. 그러 나 검만 가지고 싸우기에는 저 중장비를 갖춘 기사들의 갑주를 뚫어버릴 수가 없다. 그러므로 세시와 루시는 아리아가 그녀의 대검을 세워들고 몸을 날릴때 뭐 저런 멍청한 여자가 다 있냐~라는 심정으로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황은 그녀들의 예상과 좀 달랐다. 아리아, 그녀는 검을 휘두르지를 않았던 것이다. 검은 그냥 다른 한 손에 쥔채 거의 방패 대용으로 사용하여 기사들의 바스타 드 소드를 막아내는 용도로 쓰고 있었고 그녀가 공격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저 두터운 갑주를 입은 기사들을 쓰러트리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의외 로 그녀의 새하얀 맨손이었다. 그러나, 그 맨손은 결코 녹록하지가 않았다. 두께가 만만치 않은, 경량화의 마법이 걸려있지 않다면 움직이기조차 힘든 저 갑주들을 맨손으로 뻥뻥 뚫어버리고서 성인 장정을, 그것도 중장비 갑주 를 걸친 기사들을 가볍게 들어올려 사방으로 내던지는 가느다란 맨손이라니? 저 가는 팔의 어디에서 저런 힘이 나온단 말인가? 근육도 하나 없거늘... 세시가 어이없는 듯 중얼거렸다. "뭐지 저 여자는? 인간이 아닌가?" 세시의 중얼거림에 루시는 전적으로 동감을 표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잠입자를 잡는 기사들의 전투가 아니라 무슨 오우거 사냥에라도 나선 사냥꾼들의 전투같아 보였다. 그것도 오우거에게 압도적으로 당하고 있는. "죽어라 이 괴물!" 굵직한 외침과 함께 왼쪽에서 무엇인가가 다가오는 감각이 전신으로 느껴 진다. 아리아는 몸을 틀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다가오는 물체의 확인을 시도했다. 길이 130cm정도에 폭 2.5cm의 길다란 장검이 공기를 가르며 그 녀에게로 쇄도하고 있다. `바스타드 소드.' 확인되는 순간 그녀의 왼손, 굳게 대검을 부둥켜쥐고 있는 아리아의 왼손이 검과 함께 작게 회전하며 다가오는 바스타드 소드를 튕겨냈다. 회전하는 힘에 못 이겨 저멀리 튕겨져 나가는 장검과 충격으로 동작을 일시적으로 멈 춘 그 기사를 보며 아리아의 신형이 빨라졌다. `적'은 빈틈을 보였고 아리아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리아의 입에서 짧은 기합성이 흘러나왔다. "탓!" 잠시 멈칫하는 그 순간, 아리아의 오른손이 쏜살같이 쏘아져나가 그 기사의 갑주를 가볍게 꿰뚫고서 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그 대로 천정으로 내팽겨쳐버렸다. 퍽! 천정이 패이고 돌가루가 우스스 떨어질 정도의 강렬한 일격에 그 불운한 기 사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아마 갑주로 몸을 보호하고 있지 않았다면 이 곳 복도 천정에는 새로운 추상화류의 벽화가 그려졌을 것이다. 그것도 그로 테스크한. "으..." 기사단 중 한명이 저도 모르게 짤막한 신음을 흘렸다. 뭐 저런 괴물이 다 있는가? "으 맨날 놀고먹기만 했으니 저 모양 저꼴이지..." 뒤에서 들려오는 루시의 독백이 기사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 라젤기사단은 루시나 세시의 억측과는 달리 매일 놀고 먹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적이 없는만큼 더더욱 열심히 수행에 정진하는 기사들이 이들 라젤 기사단이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루시에게 매일 놀고먹기만 했다, 라는 소 릴들어도 할말이 없을만큼 무자비하게 박살나고 있었다. 마치 호랑이 아가 리에 먹이를 갖다주듯이, 차례로 덤벼들어 차례차례 날아가고 있다. 저 갈색머리의 여인 단 하나때문에. 하지만 기사들 역시 억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힘만으로도 괴물같은 여자이 거늘 손놀림 역시 단순해보이기는 하지만 결코 단순한 힘자랑뿐이 아니었던 것이다. 적절한 힘의 안배와 타이밍 좋게 날아들어 기사들을 움켜쥐는 그 솜씨는 그 것을 구사하는 자가가 저런 괴력의 소유자가 아닐지라도 보통 대단한 솜씨가 아니다. 그런데 저 할망구- 겉보기에야 이쁘장한 미녀들이지만-들은 속도 모르고 저런 소리나 지껄이고 있다니... 기사들 중 한명이 악에 받혀 소리를 질렀다. "제길! 한꺼번에 덤벼!" 다른 기사들이 모두 미간을 찌푸렸다. 기사의 체면에 어찌 가녀린 여자를 상대로 한꺼번에 덤빌수 있겠냐마는, 일단 저건 아무리 봐도 가.녀.린 여자는 아니었고 게다가 기사의 체면은 이미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할수만 있었으면 한꺼번에 덤볐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안된다는 것. 맘 같아서야 기사의 체면이고 뭐고 벗어던지고 한꺼번에 싸우고 싶지만, 이 좁은 복도에서 한번에 3명 이상이 한꺼번에 덤벼들었다간 자칫하면 아군의 칼에 맞아죽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이들은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우물쭈물하는 기사들의 태도를 보며 세시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저정도 괴물이면, 기사들을 탓할 수도 없잖아? -----------------------------계속------------------------------------ 쓰고 보자 쓰고 봐! ┌───────────────────────────────────┐ │ ▶ 번 호 : 0/1156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6일 02:07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8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5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5 22:59 읽음:303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질풍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여 사방으로 내던지는 아리아의 영역을 벗어나기 란 그녀와 대치하고 있는 이 라젤의 기사들로써는 참 힘든 노릇이다. 그래서 아리아의 뒤에 서서 기회만 나면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던 아린과 유나는 아직까지는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나는 언제까지고 아리아가 버틸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이곳은 적지이고 저들의 뒤에는 포 소서러스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 슬슬 도망가야 할 시기다. 이 라젤의 탑 내에서 갈 곳이 어디있겠냐마는 일단은 저 포 소서러스의 눈은 피해야 하지 않는가? 유나는 단검을 여전히 손에 쥔채 아리아를 바라보았다. 괜시리 잘못 불러 서 아리아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라도 하면 곤란하기에 이제까지는 가만히 있었지만 더 이상은 기다릴 수가 없다. "아리아씨!" 유나의 외침에 아리아는 고개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유나 의 외침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했다. 안 그래도 그녀 역시 슬슬 한계를 느 끼고 있다. `슬슬 한계인가...' 원칙을 어긴 결과였다. 살인을 해야만 했다. 자신의 육체가, 만들어진 이 육체가 그것을 원하고 있 었다. 육체의 흐름에 거슬리면 남는 것은 흐름에 휘말려 파괴되는 육신 뿐. 아리아는 여태까지의 감각이 사라지며 대신 인간의 감각, 즉 고통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괜찮았지만,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 다. 이대로 조금만 더 계속 싸우면 아마 전신이 갈갈이 찢겨나갈 것이다. 무엇인가, 다른 수를 써야 했다. 그러나 아리아는 서두르지 않았다. `조급하게 굴지 말고...천천히...' 그러는 와중에도 아리아의 두 손은 쉬지 않았다. 연신 그녀에게로 엄습해오 는 장검들을 튕기고 기사들을 집어던지며, 그러면서 아리아는 슬슬 뒤로 후 퇴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밀리는 아리아를 보며 기사들은 더더욱 거세게 공격에 나섰고 복도의 중간쯤, 아리아의 머리속에 새겨져있는 지도에 따라 그녀가 원하는 장소에 다 달았을 때 아리아는 이제까지와는 달리 자신의 대검을 크게 휘두르며 사방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큭!" "크어억!" 거대한 아리아의 대검, 그 넓지막한 검면에 맞아 몇몇의 기사가 박살난 갑 주와 함께 복도 저만치 멀리 나뒹그러진다. 동시에 잠깐의 소강상태가 이루 어졌다. 그리고 삽시간에 주위에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낸 아리아가 재빨리 다음 행동 을 취했다. 아리아는 그녀의 대검을 쥐고 한 손을 위로 뻗고, 나직하지만 정확하게 외쳤다. "[프레임 스트라이크]!" 그녀의 전신에 조용히 스며들어있던 방대한 양의 마나가 일순간 요동치며 아 리아의 오른손에 쥐어져있는 대검으로 물밀듯이 쏟아져간다. 아리아는 고통 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대검에 붉은 고대어 문자가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손에서 한 줄기 붉은 불꽃의 기둥이 일직선으로 뻗어올라가 사방으로 비산하며 복도 천정과 충돌하여 강렬한 폭팔을 일으켰다. 콰과과과광!!! 좁은 복도 가득히 폭팔음이 울려퍼지며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들이 대치하고 있던 복도 천정이 와지끈 내려앉았다. 기사들과 아린일행, 그 둘사이에 거대한 돌무더기의 벽이 형성되며 기사들은 아린일행의 모습을 놓쳐버렸다. "이런..." 세시는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저기는 막다른 곳인데...왜 길을 막아버 린 것인가? 세시는 저 건너 편, 돌무더기로 가로막힌 복도 저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단순히 창고하나가 존재할 뿐인 막다른 곳이었 다. 그녀들이 안심하고 몰아붙였던 이유도 이곳이 막다른 곳이기 때문이었는데, 설마 정신이 없어서 막다른 곳인지 확인도 안 하고 그냥 길부터 막고 본 건 가? 세시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기까지 침입해들어 올 정도면 제법 상세한 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참을 탑 내부를 뒤졌음에도 5층인 이곳까지 올라올 정도라면. 그래서 세시는 안심할 수가 없었다. 생각외로 이 자들은 평범한 자들이 아니 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날려오는 먼지로 더러워진 로브와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잠시 생각에 빠졌던 세시는 곧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루시, 그녀도 아무래 도 세시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는지 둘은 눈빛을 공유했고 곧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시는 그녀의 자색의 로브를 훨훨 털면서 로브에 묻은 흙먼지를 제 거하고 있는 루시 페를라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앞에 쌓여있는 저 돌무더기를 가리키며. "뭐하니 루시? 얼른 치워." 루시의 얼굴이 일순 일그러졌지만...어쩌겠는가? 서열이 서열인데. 귀찮은 짓 시키는 세시를 노려보면서도 루시는 돌무더기 앞으로 다가갔고 돌무더기 위에 한 손을 얹은 루시의 입에서 나직한 주문의 영창이 울려퍼졌다. 막다른 복도 한켠에 위치한 물품창고 천정, 그 곳에 통해져있는 비밀통로를 통해 들어온 아린 일행은 지금 어두운 암굴 속을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일단 들키기는 했지만 적어도 시간은 좀 벌었으니 어느 정도 안전한 위치에 서 다음 계획을 실행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으로 한참을 달리던 중, 유나의 뒤에서 쫓아오던 아린이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는 것이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유나! 잠깐만!" "학..학..왜요. 아린?" 느닷없이 멈춰선 아린때문에 유나는 화를 내며 아린을 쏘아보았다. 저 뒷편 에서 그들을 쫓아오는 기사들의 발걸음 소리가 여기까지 울려퍼지는 듯 한데 -그럴리야 없겠지만- 왜 갑자기 멈추는 것인가? 설마 뻔번하게 숨차~ 좀 쉬 었다 갈래~ 따위의 소릴 내뱉는 것은 아니겠지? 마도사인 자신조차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말이야... 유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가 알고 있는 아린이라는 소년은 충분히 저 런 소리를 할 사람, 아니 드래곤이었다. 그러나. 아린이 외마디 비명을 듣고 나선 유나의 안색 역시 바뀌었다.. "유나! 유나! 아리아가 이상해!" "에?" 어두운 암굴 저편으로 유나가 되돌아가서 본것은 가만히 서있는 아리아였다. 아리아, 그녀는 아직까지 서있었다. 그러나 단지 서있을 뿐이었다. 언제 쓰러 져도 이상하지 않을듯한 표정으로.... "으..으으윽...크으으으..." 그녀는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전신의 옷이 조금씩 빨갛게 물든 채 휘청거리 는 다리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서 한 쪽 팔을 암굴 석벽에 기댄 체 그녀는 붉 게 물든 두 눈을 억지로 부릅뜨며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아린이 걱정어린 기색이 가득한 표정으로 아리아에게 다가간다. "아리아..왜 그래? 괜찮아?" 아린은 무턱대고 아리아에게로 다가갔지만 유나는 차마 그러질 못 했다. 저 번에 한번 보았던 현상이 또다시 유나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그때, 아 리아는 피트를 죽일 뻔 했었다... 소름끼치는 공포를 맛 보며 가만히 서서 신음에 가까운 괴성을 내뱉는 아리 아와 거리낌없이 다가서는 아린을 보며 유나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멍 하니 그들을 쳐다보고 있을 무렵... "아리아?" 아리아의 양 손이 삽시간에 그녀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 보려는 아린에게로 덥쳐들어갔다. 채 유나가 아린에게 경고를 보낼 틈도 없 이. "꺄아아악!" 유나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터졌다. 아리아의 새하얀 손이 아린의 가슴을 꿰뚫고서 시뻘건 선혈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등등의 상상을 하며 두 눈을 감아버렸던 유나는 들려야 할 아린 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자 의아해하며 다시금 눈을 떴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와 함께 의구심어린 눈빛을 두 사람에게 보 내었다. 그곳에는 유나로서는 의외의 모습이 비춰지는 중이었다. "아리아씨?" 아리아는 아린의 목덜미를 껴안고서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벌벌 떨 고 있었다. 멀리 떨어져있는 유나에게도 들릴만큼 커다란 신음소리를 내며. "으..으으윽.." "아리아? 어디 아파?" 아린은 우선 당황했다. 갑자기 아리아가 자기를 와락 껴안았으니 당황 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린은 자신의 품에 안겨 벌벌 떨고 있는 아리아를 보며 일단 그녀를 달래기 시작했다. "왜 그래? 왜 그래? 응?" "헉..허어억...헉헉.." 자신의 가슴에 파묻혀 벌벌 떨고 있는 아리아를 보는 아린의 얼굴이 울상이 된다. 아린은 물었다. "많이 아파?" 그순간 아린의 몸이 아래로 휘청거렸다. "하아악..하악.." 다리에 힘이 빠졌는지 아리아는 그대로 주저앉았고 그래서 아린도 엉겁결에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두 팔로 아린의 목을 감싼 채 아리아는 연신 몸을 떨 면서 숨가쁜 신음을 내뱉는 중이었다.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던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린이 울상을 하며 유나를 쳐다본다. "우웅..어떻하지 유나?" 유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유나인들 어떻해 해야 하는지 알리가 없다. 그냥 걱정스런 기색으로 아리아와 아린을 번갈아 쳐다보던 유나의 귀에 그 순간 가녀린, 연약하기 그지없는 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아린..." 아린의 품속에서 새어나오는 가느다란 음성에 아린이 탄성을 질렀다. "아리아! 정신이 들었어?" 아리아는 아린의 가슴에 파묻었던 얼굴을 들었다. 그때 유나는 보았다. 절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리아의 표정을. 약하디 약한, 힘없는 소녀의 눈빛을 한 아리아의 겁먹은 표정을. 그러나 그 표정은 일순간이었고 곧 사라졌다. 아리아는 여전히 힘없는, 그러나 이제는 또렸한 목소리로 아린의 질문에 대꾸했다. "네에..." 아리아는 살며시 아린에게 안고있던 두 팔을 풀었다. 전신을 벌벌 떨던 아리아의 안색이 곧 차분해졌고 그리고서 아리아는 안겨있던 아린의 품 을 떠났다. 또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며. 그리고 무뚝뚝하게 아린과 유나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시간을 지체했군요. 어서 움직여요." 말을 맺으며 자신의 대검을 한손으로 쥐어드는 그녀는 이미 멀쩡해보였다. 암굴을 통해 다시 나온 곳은 아까와 별로 다를바 없어 보이는 긴 복도였다. 단지 곳곳에 얼음이 얼어있고 사방에 한기가 돈다는 것을 뺀다면. "지도를 보아하니, 라젤의 탑 4층 [빙설의 층]인 것 같아요. 이제 어쩌죠?" 지도를 들여다보며 유나가 난감한 듯 중얼거렸다. 곳곳에 숨겨져 있는 비 밀통로 만으로는 그들이 원하는 타닌의 홀이 있는 `여왕의 홀'까지 접근 할 수없다. 결국 어디로 가든 들키게 된다는 소리다. 지도를 연신 뒤져보며 머리를 긁적이는 유나를 차갑게 쏘아보며 아리아가 입을 열었다. "유나, 아린을 데리고 타닌의 홀을 찾으세요. 전 시선을 끌지요."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이던 유나가 번뜩 정신이 들어서 반문을 던졌다. "네? 하지만 이미 들켰는데..." 아리아는 간단히 답했다. "비밀통로." 그렇다. 저들이라 할지라도 여왕만이 알고있는 비밀통로까지는 모를테니까. 그 덕분에 자신들도 이렇게 피할수 있었잖은가? 누군가가 저들의 시선을 끌 어주고 그 사이에 비밀통로를 교묘히 이용해 움직인다면, 비록 들켜버린 상 황이긴 하지만 타닌의 홀을 훔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유나는 아리아의 말에 찬성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옆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야 그거 말된다~그러지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저 멍청한 새끼드래곤 과는 달리. "하지만..." 유나는 말꼬리를 흐렸다. 그렇게 한다는 것은, 아리아가 미끼가 된다는 것 이 아닌가? 그것도 구출할 가능성이 전혀없는. 아리아는 그런 유나를 보며 태연스럽게 대꾸했다. "세를레네씨를 데리고 다시 오시면 돼요." 유나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물론 세를레네가 자신의 힘을 되찾는다면 아 리아도 무사하겠지. 그러나... "하지만 그 동안 아리아씨가..." 그녀와 아린이 타닌의 홀을 찾아 무사히 빠져나온다 해도 아리아는 결국 이 곳에 붙잡혀 있게 된다. 비록 나중에 유나가 세를레네를 데리고 온다 할지라 도, 그동안의 아리아의 고초는? 아리아는 걱정없다는 말투였다. "전 불사신입니다. 절대 죽지 않아요." 그녀의 육체는 유나도 대강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도 유나는 절대 아리아의 말에 찬성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이성은 현재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음을 가리키고 있다. 결국 유나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요 아리아." 아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제 일이에요." 복도 저편으로 사라지는 아린과 유나의 뒷모습을 보며 아리아는 미소를 지 었다. 미소를 지음과 동시에 끔직한 통증이 전신에 어리면서 그녀의 본질 을 자각시켜 준다. 아리아는 그 통증을 느끼며 잠시 눈을 감았다. `흐으음...'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저주스러운 육체를 벗어나는 것도. 아리아는 그녀의 대검을 움켜쥐고 서서히 걸어갔다.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 렸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아리아가 걸어가는 복도 저만치서 왠 커다란 연구실로 보이는 방 하나를 호위하며 서있는 두 명의 경비병들이 아리아의 눈에 들어왔다. 아리아는 말을 이었다. "...흐름에 몸을 맡기자." 서로들 무엇인가를 떠들며 희희덕거리던 두 경비병들은 그제서야 어둠 저 편에서 한 손에 거대한 무엇인가를 들고오는 한 여인의 모습을 발견했고 그래서 그들은 검과 창을 고쳐쥐며 날카롭게 외쳤다. "누..누구냐!" "설마! 침입자들이라는!" 아리아의 독백은 계속되었다. "이번만..." 그녀의 몸이 허공을 갈랐다. 미처 경비병들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르게. "인간이기를 포기하자." 삽시간에 그녀의 두 손이, 거대한 대검이 피로 물들었다. 복도를 울려퍼지는 경비병들의 비명소리를 동반하며. "끄아아아아아악!!!!!!!" ----------------------------계속------------------------------------- 아아..빨리 쓰자 빨리 써. 지금 시각 10시...잘 하면 한편은 더 쓸수 있겠군. ┌───────────────────────────────────┐ │ ▶ 번 호 : 0/1156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6일 02:07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9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5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2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5 23:00 읽음:32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으, 저 괴물 어떻게 여기 와 있는 거지?" 세시는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5층에서 놓친 그 괴녀(?)가 느닷없이 4 층에 출몰하여 엄청난 도살장을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저 여인의 주위를 가득 메꾸고 있는 붉은 피웅덩이들... "게다가, 왜 저렇게 변한거야?" 세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4층에 나타났다는 보고에 황당해하면서도 기사단을 이끌고 가봤더니 바닥에 자욱히 고여있는 피웅덩이들이 그녀를 반기었고 눈 앞에 펼쳐져있는 것은 도망가는 경비병들까지 알뜰살뜰히 베어넘기는 한 악귀의 도살극이었 다. 세시의 옆에서 자신의 자색의 로브를 만지작거리며 초조함을 나타내는 중이 던 루시가 어이없는 듯 중얼거렸다. "아까는 안 저랬는데..." 그녀의 눈에 비친 저 거대한 대검을 휘두르는 갈색머리의 여인은 아까의 그 여인과는 전혀 달랐다. 단지 기사들의 공격을 대부분 피해다니며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사방으로 던져 기절시킬 뿐이었던, 적이기는 하지만 참 성격 되 게 착한 여자다,,,란 생각을 루시의 머리속에 하게 만들었던 그 여인은 온데 간데 없고 전신을 피로 물들이며 라젤기사단과 이곳 경비병들을 닥치는대로 학살하는 한 살인귀만이 그녀의 눈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라젤의 탑 중심부의 높은 홀 한 가운데에서 벌어지는 저 참 혹한 도살극을 바라보는 세시의 미간이 시간이 가면서 더더욱 찌푸려졌고 그 모습을 옆에서 같이 바라보던 루시가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젠장. 이러다가 라젤기사단 몽땅 전멸하겠다." "제길. 저 괴물같으니..." 라젤기사단의 기사단장 카인, 올해로써 38살의 나이를 먹은 노련한 기사인 그는 지금 피눈물을 흘리는 심정으로 자신의 부하기사단원들의 시신을 바라 보며, 그리고 그 시신을 밟고 서서 거 거대한 검을 휘두르는 갈색머리의 여인, 전신에 붉은 칠을 한 채 사방으로 몸을 날리며 그의 부하들의 목을 착실하게 하나 하나 따고 있는 저 여인을 보며 이를 악물고 있었다. `으. 내가 왜 그런 짓을...' 처음에 저 살인귀를 발견하고서, 그리고 그 밑에 자욱히 고인 피웅덩이와 그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경비병들의 시신을 발견하고서도 카인은 치밀어오 르는 분노를 삭혀야만 했다. 아까의 경우로 미루어볼때 좁은 복도에서는 도무지 승산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밀어붙였다. 한꺼번에 달려들수 있는 곳으로. 저런 악마를 상대로 기사도를 운운할 만큼 카인은 어리석지 않았기에. `그것이 이런 결과를 낳을 줄이야.' 카인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말 후회막심이다. 하필 몰아붙인다고 몰아붙인 곳이 4층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한 홀이었고 그 때는 단지 넓은 곳으로 밀어붙이면 한꺼번에 덤벼서 해치울 수 있겠다는 생 각에 한 짓이었는데, 그것은 완박한 판단미스였음을 지금 이 중년기사는 뼈 저리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마녀의 대검이 허공에서 삽시간에 5개로 불어나며 그대로 한 기사를 찍어 누른다. 자욱한 혈향이 번지며 또 한명의 기사가 산산히 박살났다. 그러는 와중에 틈을 노려 할버드를 내려찍는 또다른 기사의 행동에 마녀는 크게 대검으로 원을 그리며 반경 5미터 내의 모든 물체를 박살내버리고 박살난 시신들을 밟고 올라타 허공으로 몸을 날리며 좌우로 크게 검을 휘둘러 또 다시 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피가 사방으로 솟구치고 비명이 홀을 가득 메웠다. 지금은 그나마 저 마녀 를 꼼짝못하게 가두어 놓고 있기는 하지만,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설사 저 마녀를 잡는다 할지라도 이쪽의 피해가 너무나 컸다. "으으윽..." 카인은 더 이상 가만히 서서 기사들을 지휘나 하고 있을 수가 없었다. 이제 까지는 기사단장이라는 위치에 얽매여 어쩔수 없이 검만 움켜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이 악마!" 카인은 자신의 검을 들고 눈앞의 마녀, 아리아에게로 돌진했다. 아리아의 머리속은 텅 비어있었다. 이성도 감정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단지 전신에 흐르는 마나의 흐름에 따라 꼭둑각시인형처럼 몸을 움직일 뿐. 그녀의 이성은 외부세계와 거의 차단되어있었다. 움직이고 베고 찍어누르고 박살낸다. 이것만이 아리아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 "타아아앗!" 아련하게 누군가의 기합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후 뜨거운 선혈이 아리아의 안면을 덮었다. 아리아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육체는 착실하게 다가 오는 생명체를 일도양단해버렸고 또한 활동을 중단하지도 않았다. 적들이 더이상 공격하지 않는다. 그럼 이젠 이쪽에서 찾아갸야 한다. 아리아의 육신이 생명의 기운을 찾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둥근 홀을 가득 메운 채, 이제는 거꾸로 덮쳐오는 저 마녀의 칼날을 피하기 에 급급한, 그러다가 결국은 끔직한 비명과 함께 반으로 쪼개져버리는 라젤 기사단의 잔여인원과 몇 명 남지도 않은 경비병들의 최후를 바라보며 세시 의 얼굴이 굳어졌다. 루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기사단장 카인 경마저 죽었군요." 자색의 마녀 루시 페를라인, 그녀는 이미 전투할 준비를 끝마친 듯 두 손을 가슴팍에 모으고서 세시의 눈치만을 보고 있었다. 세시는 기운없이 대꾸했다. "그래, 그것도 엄청 허무하게..." 저만치서 도망가는 한 경비병의 머리를 그대로 움켜쥐고서 박살내버리는 아 리아의 모습을 보며 세시가 로브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채 말을 이었다. "우리가 나서자. 이러다간 몽땅 죽겠다." 루시는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요. 세시언니." 좀더 일찌감치 나섰어야 했거늘, 설마하니 여자 하나 못 당해낼까 싶어서, 포 소서러스가 이런 일에 굳이 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가만히 있었던 것 이 화근이었다. 좀더 일찍 나섰더라면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 았을 것이다. 세시는 분노의 표정을 안면에 가득 띄우며 로브속에서 손을 뺐다. 새빨간 표지의 두터운 책 한권이 그녀의 로브에서부터 틔어나왔다. 세시는 그대로 홀안으로 걸어들어가 아리아를 바라보며 이를 갈듯 중얼거 렸다. "포 소서러스의 힘을 보여주마." 닥치는대로 도망가는 자들을 학살하던 아리아의 동작이 일순 멈칫거렸다. 저 쪽에 가만히 있는 사냥감이 있다. 강한 생명력을 풍기는 도망치지 않 는 사냥감. 아리아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세시 언니!" 루시의 다급한 목소리가 세시의 귓가를 때렸다. 세시는 웃었다, 그녀의 두 눈에도 저만치서 단숨에 거리를 좁혀오는 아리아의 모습이 생생히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책을 오른손 위에 놓고서 -스크롤- 이라 적힌 그녀의 새빨간 책을 펼쳤다. 차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책장이 넘어간다. 이미 아리아는 거의 세시에게 근접해왔다. 찰나의 순간 세시가 원하는 페이지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고 그중 한 장을 움켜쥔 뒤 세시는 그대로 북 찢으며 외쳤다. "화염의 장 36페이지! [프레임 스트라이크]!" 세시의 정면으로 한줄기 폭염의 기둥이 일직선으로 솟구쳐오르며 곧바로 작 열했다. 그녀에게로 돌진해오던 아리아의 육체에. 엄청난 폭팔음이 홀 전체를 뒤흔들었고 세시와 루시는 로브를 들어 몸을 가 렸다. 저 열기의 폭풍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도대체 그냥 찢기만 하는 스크롤을 책으로 만들고 다니면서 왜 찢을때마다 꼬박꼬박 저런 소리를 외치는지야 모르겠다만, 과연 포 소서러스의 일인이 만든 스크롤답게 위력 하나는 강대했다. 엄청난 폭팔과 함께 아리아는 그 행동력을 잃은 채 불길에 휩쌓여 타오르기 시작했고 잠시 후, 홀안을 맴도 는 검은 연기와 코끝을 찌르는 살 익은 냄새에 루시가 인상을 쓰며 입을 열 었다. "죽었나? 정통으로 맞았는데?" 세시의 얼굴은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희안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그녀 는 왠지 우습다는 듯한 말투로 대꾸했다. "아닌거 같은데?" 세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루시의 눈앞에 엄청난 화상으로 잔뜩 일그러 진, 흉칙하기 그지없는 한 괴인이 불꽃과 자욱한 검은 연기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루시는 일단 기겁을 했다. 그러나 곧 그 괴인의 정체를 깨달 았다. 전신의 문드러지고 살점이 떨어져나간 이목구비의 구분조차 명확하지 않은 저 괴인의 오른손에는 아까까지도 루시의 뇌리속에 강하게 남아있었던 그 거대한 대검이 쥐어져있었다. 루시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진짜 괴물이네. 저 상태로 살아있단 말이야?" 세시는 고개를 저었다. "진짜 괴물인 점은 그게 아닌걸?" 세시의 말에 의아해하며 다시금 저 시꺼먼 괴인을 들여단 루시는 그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방금전까지도 살이 완전히 익어서 새까맣게 되고 일부는 떨어져나간, 팔 하나는 아예 날라가버린 저 흉칙한 괴인의 모 습이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이었다. 문드러진 피부가 점차 매끄럽게 변하기 시작하고 일그러진 이목구비 역시 삽시간에 정상적인 위치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반들반들하게 타버린 새까 만 머리에서 갈색의 머리칼이 놀라운 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일그러지고 문드러져서 윤곽조차 희미했던 몸의 곡선이 되살아나며 풍만한 여인의 나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 아리아는 완벽하게 제 모습을 되찾았다. 단 한 가지만 빼고. 루시가 기겁한 듯 신음을 내뱉었다. "히익!" 그녀는 천 한조각 걸치지 않은 완벽한 나체의 모습으로 예의 그 거대한 대 검을 움켜쥐고 있었다. 세시의 입에서 때아닌 실소가 흘러나왔다. "크..몸이나 좀 가리지." 세시의 눈에 사방에서 몸을 추스리며 공포, 경악, 헤벌레~의 순으로 표정을 바꿔가는 경비병 밑 기사단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세시는 어이없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그..남자들이란 그저...' 방금전까지 저 여자에게 쫓겨다니며 박살난 동료들의 시신을 발밑에 두고서 도 일단 여자가 홀랑 벗은 걸 보며 멍하니 쳐다보는 저 늑대 사촌쯤 되는 종 족들을 보니 기가 막힌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아리아의 몸이 다시금 움직였다. 완벽하게 회복된 모양이었 다. `아무래도 엄청난 재생력을 가진 무슨 키메라의 일종인 모양인데... 그렇 다면 어디..' 검을 움켜쥐고서 또다시 덤벼들 채비를 하는 아리아를 보며 세시는 다음 공격을 시도했다. 그녀의 책이 차르르륵 펼쳐지고 부욱 하는 소리와 함께 스크롤이 찢겨지며 세시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빙설의 장 28페이지 [브리자드 스톰]!" -----------------------------계속------------------------------------ 설마..이거가지고도 야하다고 그러지는 않겠지? 그렇다고 안 타는 옷감이다...라고 할수도 없고... 재생력을 보여주자니 다른 마법으로는 불가능하고... 에잉..나도 모르겠다. 믿음이 있다면 기적은 일어나요 룰루~ 음 하루에 5편을 두들기다니, 나도 하면 할수 있구만... ┌───────────────────────────────────┐ │ ▶ 번 호 : 0/1156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6일 02:07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0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37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5 23:54 읽음:234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걸치고 있던 옷이 전부 사라졌지만 아리아에게는 전혀 부끄럽다거나 하는 인간적인 감정따위는 없었다. 단지 몸이 좀더 원활하게 움직인다는 의미가 있을 뿐. 아리아의 육신은 자신이 또다시 전투에 들어갈수 있다는 것을 알렸고 그래 서 아리아는 다시금 몸을 날렸다. 이번에는 신중하게, 마나의 흐름을 온몸 으로 느끼며. "[브리자드 스톰]!" 가냘픈 여인의 음성과 함께 사방에서 차가운 기운이 모여드는 것이 느껴진 다. 아리아는 허공에서 몸을 뒤틀어 자신의 대검을 곧추세우고 그 뒤로 몸 을 숨겼다.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수많은 얼음의 결정체들이 서서히 응집 되기 시작하며 거대한 흐름이 홀 내부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설원의 폭풍 [브리자드 스톰]. 그것이 사방에서 불어 닥치며 그 중심부에 있는 아리아에게로 쇄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전신으로부터 느껴지는 위험한 감각에 아리아는 재빨리 검을 휘두르며 나직 히 외쳤다. "[화이어 월]! [프레임 실드]!" 동시에 두 가지의 마법을 구사함으로써 마나의 흐름은 더욱 가속화 되고 그에 따라 아리아의 육신은 더더욱 망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의 아리아에게는 고통이라는 의미조차도 불분명한 것이 현실. 그녀의 외침이 터져나오는 순간 아리아의 대검이 또다시 붉은 고대문자를 검 신에 찬란히 빛내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젠장! 저거 마법검이었나? 그럼 아까 것도 저 검의 위력?" 허공에서 브리자드 스톰의 영향으로 꽁꽁 얼어붙기를 기대했던 아리아가 삽 시간에 마법을 구사하자 그것을 지켜보던 세시는 어이없는 듯 소리쳤고 그 순간 아리아의 몸이 다시금 땅을 디디었다. 아리아를 바라보던, 또 홀안을 바라보던 세시의 얼굴이 점차 굳어지기 시작 했다. 홀 안을 메우던 빙설의 기운, 새하얀 빙무가 곧 이어서 일어난 거대한 불꽃 의 벽에 가로막혀 그 위세를 잃어가기 시작했고 저 마녀의 몸에 일어난 불꽃 의 방어막때문에 세시가 구사한 [브리자드 스톰]의 영향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게 변해버렸다. "어떻게 마법검으로 저런 마법을 펑펑 쓰는 거지? 그렇게 마나가 남아도나?" 세시는 이를 악물며 다음 장을 펼치려 했다. 그러나 아리아는 결코 그 틈을 주지 않았다. "타앗!" 삽시간에 자신을 보호하는 [프레임 실드]로부터 벗어나 몸을 날린 아리아 의 신형이 세시와 그녀 사이의 거리를 단숨에 좁히며 세시의 전면에 육박 해 들어온다. 세시는 당황했다. 미처 책을 펼칠 틈 조차 없다. 당황한 세시의 입에서 짧은 비명성이 터저나왔다. "꺄악!" 그러나 아리아는 미처 하나를 잊어먹고 있었다. 세시와 동등한 위치를 지닌 강력한 마도사, 포 소서러스의 일인인 루시 페를라인을. 막 세시에게로 검을 내려찍으려는 순간, 그녀의 왼켠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아리아는 고개를 돌렸다. "리버스 그래피티!" 자색의 로브를 걸친 보라색머리의 여인, 루시 페를라인이 다급한 표정으로 두 손을 앞으로 내민 채 시동어를 외치는 것이 아리아의 두눈에 선명히 새 겨졌다. 그리고 그순간, 아리아는 자신의 세반고리관이 심각하게 요동치는 것을 깨 달았다. 중력이 역전되며 바닥에 있던 모든 것이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 다. 물론 아리아 역시. 7서클의 마도사답게 루시의 역중력 주문 [리버스 그래피티]의 범위는 정확 하게 세시와 아리아의 바로 경계선을 지정했고 그래서 세시와 아리아의 거 리는 삽시간에 수 미터 이상 멀어지게 되었다. 한 사람은 땅에 그리고 한 사람은 허공에. "헉..헉.."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세시는 재빨리 책부터 펼쳤다. 잘못했으면 죽을 뻔한 것이다. 허공에서는, 특히 중력의 그물에 걸린 상태에서는 어떠한 짓도 할수없다. 몸을 가누질 못하는 것을 느낀 아리아는 우선적으로 재빨리 그녀의 대검 을 움켜쥐고 외마디 외침부터 터트렸다. 일단은 내려앉고 봐야 하는 것이다. "[안티 스펠]! [안티 리버스]!" 역중력 주문을 상성화 시키는 중압주문 [안티 리버스 그래피티]. 아리아의 대검을 통하여 이것이 발동되는 순간 허공으로 치솟던 중력의 힘은 사라졌고 라젤의 대지는 또다시 원래대로의 중력을 되찾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는 세시 역시 가만 있지를 않았다. 그녀의 책장이 빠른 속도로 펼쳐지며 날카로운 세시의 외침이 이어졌다. "환영의 장. 37페이지 [스텍트럼 포스]!" 일곱빛깔 무지개빛 광선이 세시의 외침과 함께 아리아를 향해 돌진해갔다. 이 위급한 상황에서조차 세시는 버릇을 고치지 못 하고 있었다.... "[매직 애로우]!" 수십줄기의 빛의 화살이 아리아에게로 쏟아져온다. 그러나 아리아는 전혀 거 리낌없이 세시에게로의 돌진을 계속했다. 쏟아져오는 빛의 화살을 일일히 검 으로 튕겨내며. 검면이 워낙 넓다보니 약간만 각도를 맞춰도 한거번에 몇 개씩 튕겨져나가는 것이다. 루시의 [매직애로우]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아리아는 또다시 세시에게로 접근 해 그녀의 거리, 그녀의 대검으로 단번에 세시를 두동강낼 수 있을만큼의 거 리로 접근해 버렸다. 눈 앞을 가득 메우는 거대한 아리아의 대검의 모습에 세시의 입에서 비명성이 터져나왔다. "이이익!"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며 다른 마법을 준비하던 루시의 입에서도 다급함이 섞 인 외침이 흘러나왔다. "세시 언니!" 그러나, 역시 세시는 포 소서러스의 일원이었다. 그 급한 와중, 절대절명의 순간이긴 했지만 그녀는 이 순간을 벗어날 만한 필살기 쯤은 역시 지니고 있 었다. 그녀의 스크롤 북을 아무 장이나 펼치고서 아무 페이지나 손에 잡히는대로 마구잡이로 찢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세시는 외침을 터트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연속 찢기!" 그녀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며 동시에 수십장이 스크롤이 찢겨져나 갔다. 한 장당 왠만한 집한채 가격인 그 비싼 스크롤이 마치 화장실 휴지모 냥 사정없이 찢기어나간다. 그와 동시에 수십개의 마법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며 사방으로 난무하기 시작 했다. 그 중심지에 있는 아리아를 노리고. ----------------------------------계속------------------------------- 헥헥..어케든 한편 더 올려보고자^^ 그래서 이번편은 양이 적습니다요^^ ┌───────────────────────────────────┐ │ ▶ 번 호 : 0/11756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19일 07:42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1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079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19 02:27 읽음:21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전격, 섬광, 불꽃, 빙설, 폭풍. 세시의 찢기어진 스크롤조각이 허공으로 난무함과 동시에 모든 종류의 공격 계 마법이 한꺼번에 발동되기 시작했다. 빠지직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방전하는 푸른 전격의 그물이 허공을 넘실거리 며 홀 안을 가득 메우고, 그 방대한 푸른 전격의 그물 속에서 모든 것을 찢 어발기는 바람의 칼날이 차디찬 얼음의 결정을 실어 새하얀 빙무를 형성하며 용솟음친다. 푸르고 새하얀 이 잔혹한 폭풍의 도가니에서 검붉은 화염이 시뻘건 혀를 낼름거리며 소용돌이치듯 휘몰아친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며 수십배의 증폭된 파괴력을 지닌 채 발동된 이 모 든 파괴의 힘들이 허공의 한 점, 새하얀 나신을 드러낸 채 거대한 검을 쥐 고 몸을 날리는 갈색머리의 여인, 아리아에게로 쏟아져갔다. 이중 가장 먼저 도달한 것은, 작열하는 수십 줄기의 백색 섬광이었다. 불어닥치는 강한 폭풍에 의해 세시에게로의 접근을 저지당한 아리아는 우선 그 폭풍을 발판으로 삼아 다시 허공에서 몸을 뒤틀며 뒤로 몸을 날렸다. 그와 함께 수십개의 섬광이 그녀의 전신을 스치듯, 혹은 꿰뚫을 듯 지나갔고 그녀는 재빨리 허공에서 몸을 움츠려 그녀의 대검 뒤로 몸을 숨겼다. 수십줄기의 섬광이 대검에 작열하며 거친 파공음이 울려퍼진다. 아리아의 손아귀에 전달되는 대검의 진동과 함께 섬광은 대부분 대검에 부 딛혀 사방으로 비산하며 그 위력을 잃었다. 그때였다. "!!" 아리아의 전신,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녀의 피부전체에서 강한 위험신호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피부 전체를 압박하는 불꽃,전격,폭풍,빙설의 모든 힘. 그녀는 곧바로 대검을 비틀어쥐었다. 그녀는 꼭둑각시 인형, 정해진 마나의 흐름이라는 실에 따라 움직이며 파괴 라는 연기를 행할 뿐인 단순한 꼭둑각시 인형. 그녀에게 있어서 두뇌의 생각따윈 필요치 않았고 그래서 저 위협적인 파괴의 힘에 대한 신체적 반응 또한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아리아의 대검이 또다시 붉은 문자를 빛내기 시작했고 그녀는 가장 단순하면 서도 확실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그녀의 마나가 육체를 거스르며 대검으로 스며들어간다. 아리아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안티 매직 셸]" 그리고 대검은 빛났다. 시리도록 푸르게. 거대한 마나의 파동이 그녀의 대검으로부터 넓게 퍼져나갔다. 보이지는 않지만 마나를 다루는 자들이라면 전신으로 느낄 수 있는 방대한 마나의 파동. 모든 마나의 움직임을 강제로 제어하고 원래의 위치로 돌리 며 모든 일어난 마법적 행위들을 무로 만드는 마법적 고요의 공간이 넓게 넓게, 홀 안을 가득 메우며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전격이 소멸되었다. 불꽃이 사그라들었다. 폭풍의 흐름이 멎었다. 빙설에 의해 차갑게 식혀진 홀 안의 공기가 다시금 따스한 온기로 돌아갔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던 수십줄기의 섬광이 허공에서 삽시간에 소멸되어버렸다. 아리아의 대검이 빛남과 함께, 공간을 구성하며 가득 넘실거리던, 결정된 이치에 따라 뒤틀리고 충돌하고 휘몰아치며 정해진 파괴의 힘을 발동시키 던 마나의 격류가 일순 잠잠해졌다. "큭! 저 상황에서 어떻게 저렇게 빨리..." 세시의 미간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모든 마법은 정지되었다. 그녀의 눈에 아무 이상없이, 세시의 발치에 널려있는 장당 수만 골드짜리의 수십장의 스크롤을 휴지조각만도 못 하게 만들어 놓고서 아무 이상없이 다 시 신형을 바로잡으며 지상에 착지하는 갈색 머리의 나신의 여인이 들어온 다. 다시금 지상으로 착지한 아리아는 재빨리 몸의 균형을 가다듬은 뒤 또다시 몸을 날리는 중이었다. 이미 한번 노렸던 사냥감을 획득하는데 두 번이라 는 실패를 겪었다. 그녀의 본능이 다른 방법을 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아리아는 달리는 두 다리에 더더욱 힘을 주었다. 거리는 단숨에 무가 되었 고 그녀의 육체에 가속이 붙어 아리아는 한 줄기 새하얀 빛으로 화했다. "이런..." 세시는 당황했다. 사방으로 퍼지는 이 마나의 파동이 무엇인지 그녀가 모 를 리는 없었다. "[안티 매직 셸]이라니...그것도 이런 넓은 영역에..." [안티 매직 셸]이라면 마도사 바보만드는 데 가장 효과가 좋은 마법이 아 닌가? 이제 세시와 루시는 평범한 여인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대책이 없 는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렇다면 세상에서 제일 강한 마법이 [안티 매직 셸]이겠지. 세시는 서둘러 책장을 펼쳤다. "안티..안티..안티..상성계 계열이 몇 페이지더라..." 마나가 흐르지 않는 고요의 공간. 그렇다면 그 고요의 벽을 깨버리면 된다. 그녀의 스크롤 북에는 [안티] 계열의 주문 역시 상당히 수록되어있었다. 물론 만드는 비용은 보통 스크롤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지만... `이거...엄청난 지출이군.' 세시는 한숨을 쉬었다. 수십년을 살아온 세시이지만 그녀의 생애를 통틀어서도 오늘만큼의 과다 한 지출은 한 적이 없었다. 한 장을 만드는데 가장 싸구려 스크롤이라도 왠만한 쌍두마차 한 대 가격인 스크롤. 그 비싸디 비싼 마법무구들이 걸 레쪽처럼 찢어져 사방에 흩어져 있다. `에구. 아까워.' 생각은 길었으나 시간은 짧았다. `여기군.' 그녀가 원하는 페이지를 찾는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고 그래서 세시는 그 부분을 쥐고서 고개를 들었다. 원하는 마법을 찾았으니 목표물 을 지정해야한다. 그러나 그 순간, 세시는 숨을 들이마시며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세시의 목표물, 갈색머리의 여인 아리아는 이미 다음 동작을 취하고 있었 다. 그 짧은 순간에. 그녀를 공격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끝마친 채.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막 두 발을 홀 바닥에 디디는 아리아의 육체가 바 닥에 착지하자마자 단숨에 사라진다. 미처 세시가 무엇을 어떻해 해볼 겨 를도 없이. 그리고 새하얀 빛이 허공에 번뜩이더니 단숨에 그녀의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단지, 자기도 모르게 몸을 굳혔을 뿐 "!!" 그녀는 엉겁결에 비명도 채 지르지 못 한채 아무 페이지나 닥치는대로 찢었 다. 부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새하얀 빛이 그녀에게 도달하기 바로 직전, 스크롤은 찢어지고 그 속에 담겨진 마법은 발동되었다. 공간을 메우던 마나의 정적이 깨짐과 동시에 폭풍이 휘몰아쳤다. 아리아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일으켰던 [안티 매직 셸]의 결계가 사라 지고 그와 함께 그녀에게로 폭풍이 휘몰아쳐 오는 것을. 또다시 마법이 발 동되었다. 대비를 해야했다. 아리아는 검을 들어 수평으로 놓았다. 이제까진 꼬박꼬박 친절하게 알려주던 저 적색의 마녀가 이번에는 안 가르쳐준 탓에 도대체 어떤 마법이 발동한 것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 에 대처법은 알고 있는 아리아였다. 애당초, 이번의 사냥감은 저 적색 머리의 까다로운 여인이 아니었다. 아리아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저만치서 놀란 표정으로 자신과 세시를 번갈아쳐다보는 보라빛 머리칼의 자색 로브를 입은 여인이 아리아의 두 눈에 새겨진다. 너무나도 느린 동작으로. 아리아의 움직임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것이었고 그녀의 반사신경은 주위의 것들을 너무나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덕분에 지금 그녀의 두 눈에는 다가오는 폭풍마저도 느리게 보였다. 그 사이에 실린 홀의 파편과 돌 조각 하 나하나가 다 구별이 갈 정도로. `목표는 저것.' 아리아의 이성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그녀의 육체에 명령을 내렸다. 이 폭 풍의 힘을 받아 방향을 틀어라! 그리고 곧바로 저 보라빛 머리의 여인에게로 가라! 그리고 베어라. 아리아는 그대로 행했다. "으헉!" 모든 명령을 이행한 아리아의 두손이, 그 두손에 쥐어진 어느새 한 여인을 단숨에 두동강내는 것은 그저 찰라의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손아귀를 통해 전해지는 사냥감의 마지막 요동을 느끼며, 벌거벗은 그녀의 나 신을 통채로 적시는 사냥감의 뜨거운 피의 감촉을 느끼며 아리아는 웃었다. 흡족했다. 이제 또다른 사냥감이 그녀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아리아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귀에 울러퍼지는 또다른 사냥감의 울음섞인 경악의 외침을 들으며. "루시!" -----------------------------------계속------------------------------ 에구. 팔 다리 허리야... 글쓰는 건 별거 아닌데...진득하게 컴 앞에 앉아있을 수가 없구만... 노트북이라도 하나 사서 누워서 글칠까? ┌───────────────────────────────────┐ │ ▶ 번 호 : 12034/1203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25일 01:28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2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151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23 21:05 읽음:113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짙은 향기가 감도는 아름다운 침실, 그리고 그곳 한 구석에 자리잡은 화려 한 침상, 그 위에서 래디는 자신의 긴 갈색머리를 풀어헤친 채 만족스러운 얼굴로 누워있었다. 포근한 침상의 감촉을 느끼며, 그녀의 옆에 누운 아름 다운 금발소년의 품에 안겨 소년의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래디는 소년의 새하얀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누워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홀랑 벗고 둘이 엉켜있었다는 얘기다.- "아하함~" 래디는 살짝 하품을 했다. 그 상태로 있자니 졸음이 온다. 벌거벗은 전신에 나른함이 감돌고 래디는 그대로 눈을 감고 싶어졌다. "흐응~" 래디는 아양섞인 목소리로 몸을 뒤척이며 그녀의 옆에 누워있는 금발의 소 년,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대사제인 피트의 품속으로 더더욱 안긴 채 눈을 감았다. 방금 전의 일을 생각하며 래디는 미소를 지었다. 발갛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녀는 두 팔을 뻗어 피트의 목을 감싸고 뺨에 살며시 키스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사랑해요. 피트~♥" 사랑이란 단어의 정의를 `끝내주는 밤을 보내게 해주어 고맙다'라는 용도로 사용하는 래디이기에 가능한 중얼거림이었다. 어쨋든, 이렇듯 기분좋은 래디에 비해, 피트의 태도는 조금 달랐다. "...." 그는...멍하니 누워 천정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반쯤 맛이 간 눈 으로. "하르니안이시여..." 피트의 입에서 허무에 가득찬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신관이라 할지라도 결혼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후계자를 갖 지 않은 신관은 장로로써의 위치에 오를수 없는 교단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 교단이라 하더라도 공통적인 것은, 육욕에 빠지지 말지어다 라는 규율이었다. 그러므로 미색에 홀랑 넘어가버린 피트의 현 정신적 충격을 실로 지대한 것 이라 하겠다. 게다가 17년동안 고이 간직한 동정을 68살먹은 노파-외모는 10대의 미녀이겠지만-에게 뺏겨버렸으니 그 충격이 오죽할 것인가. 이제 피트는! 더이상!! 총각이 아닌 것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 쏘아진 화살이로다~~(은근히 부합되는 면이 있어. 저 속담...) "하아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피트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어쩌다가 이 렇게 된 걸까? 어찌어찌하다보니 입이 막혔고 어찌어찌하다보니 옷이 벗 겨졌고 어찌어찌하다보니... "으으윽!" 피트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더 이상 생각하기 싫었다. (더 이상 묘사하면 18금 초룡이지^^;;;) "왜 그래요 피트?" 멀쩡히 잘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고개를 뒤흔드는 피트의 모습에 래디가 놀라서 물었고 피트는 그런 래디의 얼굴을 잠시 바라본뒤 힘없이 대꾸했다.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 것도 아니란 말로 끝날일이 아니다. 이것이 교단에 들키기라도 한다 면 자신은 곧바로 파문이다. 게다가 이 일로 인해 신성력이 하락하기라도 하면 더 큰일. 피트는 또다시 한숨을 쉬었고 그런 피트의 모습에 래디는 또다시 살짝 웃었다. "흐으응~~" 앞길창창하고 전도유망한 소년사제의 미래를 홀랑 말아먹고도 전혀 개의치 않은 채 미소를 짓는 래디였다. 그러한 래디의 태도를 보고도 피트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 했다.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자기도 결국 홀랑 넘어가버린 주제에. "하아아..." 피트는 또 한숨을 쉬었다. 그저 나오느니 한숨뿐이었다. 한참을 이렇게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 그중, 마치 장난감이나 애완동물을 쓰다듬는 듯이 재미있어하는 표정으로 피트의 뺨을 쓰다듬고 있던 래디의 귀에 시끄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다급한 목소리 도... "래디님! 래디님!" 발자국 소리는 요란했다. 한두명의 발자국 소리가 아니었다. 래디의 안색 이 급변했다. 이 시간대에 저렇게 난리를 칠 정도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무슨 일이지?' 래디는 일단 피트의 눈치를 살폈다. 피트는... "......" 그의 두 눈동자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고 전신의 힘은 전부 빠진 채 축 늘어져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의 정신은 완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 주변의 경과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말인즉슨 완전히 맛이 갔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피트를 보며 "꺄하하하~~" 래디는 웃었다. 피트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귀여웠다. 왠만하면 그의 품을 떠나기가 싫을 정도로. (이 여자...새디로군--;) 그러나 래디는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안녕히 주무세요 나의 아름다운 분." 래디가 가볍게 고개를 들어 피트의 이마에 키스한 순간, 피트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와 함께 래디는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움직여야 한다. 이 야밤에 자신을 부를 정도의 일이라면 보통 일은 아닐테니. `별거 아니기만 해봐...' 속으로 조용히 투덜거리며 래디는 침실 한쪽 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녀의 옷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 미친 래디언니는 왜 안 오는거야! 루시가 죽었는데!" 세시는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도대체 몇 명이 죽어간 것인가? 저 갈색머리의 괴물로 인해. 세시는 저만치서 경비병들을 학살하는 갈색마 녀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마법으로 아리아를 잡으 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녀에겐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어떠한 마법이라도, 전부 피해버리거나 무효화시켜버리는 마녀. 도대체 어떤 미친 작자가 저런 괴물단지를 만들었는지 질리도록 이갈리는 세시 였다. 세시가 이렇듯 이를 가는 동안에도 비명성은 연달아 이어지고 있었다. "끄아아아악!" 또 한사람이 죽었다. 세시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 나왔다. `거의 3초당 한 명 꼴이군...' 왜 이런 마당에 이런 계산을 했는지는 세시 자신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저 비명소리와 피튀기는 소리에 면역이 되어버린 건가? 세시는 그저 기사들 속에 몸을 숨긴채 멀찌감치 떨어져 마녀의 난동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래디언니...왜 안 오는거지?' 그녀는 눈앞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갈색머리의 저 발가벗은 여인의 스피드는 엄청났다. 거의 잔상이 남을 정도 로. 그 빠름 앞에서, 그리고 그 빠름을 뒷받쳐주는 무지막지한 완력 앞에서 병사들은, 그리고 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마도사는 이미 안 통하고...' 세시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날뛰는 아리아의 발밑에는 흥건한 피에 젖은 수백개의 로브조각들이 바닥 을 가득 덮고 있었다. 바로 얼마전, 아리아에게 도륙당한 마도사들이 입었 던 그 로브들이. 마도사만 가지고는 안된다. 저 빠른 움직임을 잡을 전사가 필요했다. 그러 나 이곳 라젤의 탑에는 그정도로 수준높은 전사도 없거니와 또한 있다해도 저 무지막지한 재생능력을 가진 키메라의 상대가 될 만한 자는 없었다. 소드마스터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제국 내에도 소드마스터는 손에 꼽을 정도, 이곳에 그런 검사가 있을리 없다는 것쯤은 잘 아는 세시였다. `래디언니라면 가능할텐데...' 래디 옐 가스트리아. 실전에서는 7서클의 마스터인 세를레네조차 능가하는 궁극의 마도사인 그녀라면 저 괴물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단순한 수준높은 마도사일 뿐만이 아닌 다른 전투방식을 가진 갈색의 마녀 인 래디라면. 그런데... `왜 안오는 거지? 아직...소식이 안 간 건가? 그럴리는 없는데...' 세시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 기사들이나 병사들이 얼마나 죽어가든 그거야 좀 안됐다~저런~ 이러고 조금 동정만 보내주면 끝날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 서 이들이 다 죽는다면, 그녀를 지키고 있던 이 인간방패들이 사라진다면 다음 타겟은 세시 그녀다. 그리고 그 상황이 닥쳤을때 세시는 자신이 이긴 다는 확신이 없었다. 자꾸 저만치 홀 중앙에 널부러져 있는 일도양단된 루 시의 시체로 눈이 가는 것이다. 세시는 속으로 절규를 터트렸다. `도대체 왜 안오는거야!!! 이 느림보언니!' 그때였다. "뭐야 이건?" 홀 건너편에서 갈색 로브의 한 미녀마도사가 홀 안의 광경을 보며 어이없 다는 듯 중얼거린 것은. 세시의 목에서 반가움 가득찬 외침이 터져나왔다. "래디 언니!" ---------------------------계속-------------------------------------- 쓰는 족족 올리자. 에구에구....^_^;;; 하루에 10화씩 두들기는 묘안이 없을까? ┌───────────────────────────────────┐ │ ▶ 번 호 : 0/12254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27일 19:28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3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07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27 17:35 읽음:17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세시의 반가움 가득 섞인 외침을 뒤로 한채 래디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입을 쩍 벌리고서 멍한 눈초리로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홀 안의 정경을 훑어보는 것이었다. 이곳 라젤의 탑 4층 `빙설의 층'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거대한 광장 빙설의 홀. 이 곳을 구성하고 있던, 대리석과 화강암으로 절묘하게 쌓아올려 홀의 웅장함을 더해주던 거대한 석주들과 순백색의 대리석으로 아름답게 빛나던 홀의 바닥은 더이상 그녀의 시선 안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꿀색 으로 은은한 색상을 뽐내던 석주들에는 검붉은 선혈과 말라붙은 고기조각이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새하얗던 홀 바닥은 시뻘건 피웅덩이로 가득 차 있었 다. 그 위에 널부러진 수많은 시신들과 함께. 래디는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되어버린 건가? 물론 그 녀가 그 해답을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 리는 순간 해답은 곧 나왔으니. 홀의 중앙, 아까부터 줄곳 래디의 귀를 따갑게 만드는 시끄러운 비명소리들 의 근원지인 그 곳으로 시선을 돌린 래디의 두 눈에 갈색머리의, 전신에 실 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한 나신의 여인이 여성의 치부를 죄다 드러낸 체 사방으로 날뛰고 있는 장면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래디는 할 말을 잃었다. "...." 죽어가고 있었다. 수많은 병사들이 어이없이 죽어가고 있었다. 창을 들고 돌격하던 한 병사의 머리가 산 채로 뽑힌 채 피분수를 내뿜으면서 그와 동시에 옆에서 검을 휘두르던 한 병사의 허리가 단숨에 반으로 쪼개 져버린다. 검광이 스쳐지나가는 궤적,궤적마다 자욱한 혈무가 펼쳐지고 그 밑으로 검붉은 웅덩이가 잔뜩 고인다. 래디가 홀에 도착해 잠시 둘러본 그 짧은 순간에도 병사들은 계속 죽어가고 있었다. 애당초 도저히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계속 나 신의 여인, 아리아에게 덤벼들수 밖에 없었다. 아리아를 상대할 자가 오기 전까지 그녀를 이곳에 붙잡아두기 위해서. 그것들이 이들의 의무. 그러나 병사들의 얼굴에는 이미 더 이상 의욕이나 용기따위는 존재하지 않 았다. 이미 감정마저 마비된 듯, 아니면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린 듯, 뭔가 홀린 듯이 그들은 자신의 육신을 저 거대한 검풍 속으로 내던지고 있었다. 단지 명령에 복종할 뿐인 기계인형처럼 사방에서 둥글게 포위하여 덤비고 죽고 또 덤비고 죽고를 반복하는 라젤의 병사들의 모습, 그리고 이 거대한 포위진의 중앙에서 검붉은 피보라를 일으키면서 한 손에 쥐어진 거대한 대 검을 팔랑개비처럼 휘둘러 연신 병사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나신의 여 인, 아리아의 모습을 번갈아 쳐다보며 래디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저건?" 도무지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일이었다. 완력, 스피드, 솜씨. 그 모든 것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저 도살극 중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것은 검 이라기보단 거의 쇠뭉치에 가까운 저 거대한 대검, 래디의 두뇌는 그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추측을 해냈고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경량화의 마 법'이었다. 그러나 래디는 그 추측을 금세 뇌리에서 지웠다. 경량화의 마법이라면 저 무지막지한 완력, 사람을 통채로 삶은 감자처럼 으 깨어버리는 저 괴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인간의 골격으로는 불가능한 저 괴력을. 게다가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저 스피드 역시 래디의 머리를 혼란케 했 다. [헤이스트] 주문이 아닌 인간 본연의 힘으로 저런 속도를 내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가능하다면 그는 이미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자일 것 이다. 도무지, 정체를 알수 없었다. 도대체 저 여인은 무엇인가? 일단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한데... `누가 키메라 만들다가 실수한거 아냐?' 키메라. 래디의 지식으로 미루어볼때 저 괴물은 절대 인간이 아니었다. 골 격과 힘의 상관관계를 보면 그런 것은 대번에 알수 있다. 그러므로 키메라 라는 그녀의 추측은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래디는 곧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된다. 저 정도 되는 합성수를 만들 수 있는 실력자라면 이 마법의 총본산 라젤의 탑에서도 단 한 명뿐이다. 바로 래디 자신. 7서클을 완벽하게 마스터한 마도여왕 세를레네라 할지라도, 이런, 주문 쪽 마법이 아닌 부여마법이나 기타 보조마법 류에는 래디 그녀보다 못 하다. 그러나, 그녀가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한다 할지라도 저런 것은 만들지 못 한다. 적어도 그녀가 알고 있는 지식 내에서는. `그렇다면, 도대체 저 괴물은 어디서 틔어나온 것인가?' 눈앞의 광경, 이치에 맞지 않는, 그러나 눈앞에 분명하게 펼쳐져 있는 이 어이없는 광경에 보며 잠시 멍하니 서있던 래디의 귓가에 순간 날카로운 비명성이 울러펴졌다. "끄아아아악!!!!!" 래디는 정신을 차렸다. 이러는 도중에도 병사들은 계속 죽어나가고 있었고 그들이 내지른 비명은 멍한 래디의 정신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이..이런...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래디는 재빨리 홀 안으로 뛰어들었고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병사들이 일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사방에서 덤벼들던 사냥감들이 더 이상 덤벼들지 않자 나신의 여인, 아리아는 잠시 행동을 멈추었고 그런 그녀를 보며 래디는 두 주먹을 움켜쥔 채 서서히 마나를 응집시키며 나직히 중얼거 렸다.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잡고 보자." 아리아는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끊임없이, 쉬지않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 되는 그 순간까지. 그러나 그녀가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상대방의 생명이 다하는 그 짧은 순간 뿐. 막 또 하나의 생명을 앗으며, 피가 튀고 뼈가 으 깨어지는 묵직한 촉감이 대검을 따라 그녀의 손에 전달되어 왔고, 그녀는 웃었다. 짧은 만족감의 시간은 곧 지나간다. 아리아는 다른 사냥감을 찾았고 이내 덤벼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었다. 어디선가 확고한 의지로 그녀 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죽여라.' 아리아는 명령에 충실했다. 그녀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이미 풀러져 버린 이성의 매듭은 다시 부여잡을 수가 없었고 그녀의 움직임 은 이미 한계점 이상까지 도달해있었다. 어렴풋이 남아있던, 마지막을 위해 보존하고 있던, 그녀가 인간이기 위해 간직하고 있던 마지막 한 조각 이성이 라는 것은 이미 끊없는 살육의 쾌감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아리아는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검을 휘둘렀다. 그녀는 움직이고 희생물들은 비명을 지른다. "끄아아아악!" "크으윽" 막, 두 사람의 목과 허리를 한꺼번에 베어버린 아리아가 검을 고쳐들고 움직 임을 멈췄다. 홀 저편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런 자질구레한 사냥 감보다 훨씬 그럴듯한 사냥감이 나타났다. 아리아는 고개를 돌렸다. 홀 저편 에 한 사람이 걸어오는 것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갈색의 로브를 걸친 한 여인의 모습. 아리아는 웃었다. 강한 자일수록 그녀의 만족감도 커진다. 저 쪽이 훨씬 재미있어 보였다. 아리아는 검을 고쳐쥐고 곧바로 몸을 날렸다. 그녀에겐 망설임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래디는 일순 당황했다. 저 홀랑 벗고 설치는, 괴상하면서도 망측하기 그지없 는 저 여인이 갑자기 하던 짓 멈추고 래디, 그녀에게로 돌진해 오는 것이다. 물론 겉보기에도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는 여인이었지만, 최소한 눈치라도 좀 보던가, 자세라도 좀 가다듬을 줄 알았던 래디였다. 그래서 긴장감을 서서히 고조시키며 마나를 모으고 있었는데, 저 나신의 여인은 아예 중간과 정을 몽땅 생략해버린 채 곧바로 덤벼들어버리는 단도직입적인 태도를 취해 버린 것이다. 래디의 심장이 일순 덜컥 내려앉았다. "히익!" 그러나 화들짝 놀라는 가운데에서도 래디는 역시 노련했다. 아리아의 몸이 채 반도 다가오기 전에 이미 그녀의 두 손은 가슴위로 교차하며 수인을 맺고 있 었고 아리아가 대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서 외마디 외침이 터져나 왔다. "[프레임 스트라이크!]" 그녀의 두 손이 허공을 가리키는 순간, 거대한 불기둥이 폭음과 함께 허공을 작렬했다. 5서클의 주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데다, 발동시간 또한 짧은 편이고 소모되는 마나의 양도 적은, 그래서 마도사들에게 가장 많이 애 용되는 불꽃의 주문 [프레임 스트라이크], 그러나 그것은 래디에게로 쇄도해 오는 저 나신의 갈색머리 여인을 막는 데에는 그다지 큰 효과를 주지 못했다. "이런..." 래디는 보았다. 아리아의 대검, 그 거대한 검신이 새하얗게 발광하며 쏟아지 는 불꽃의 기둥을 가르고 있었고 그 대검의 주인은 대검 뒤로 몸을 숨긴채 약간 기세가 덜해졌을 뿐 여전히 맹렬하게 그녀에게로 돌진하고 있었다. 자신이 주문이 이토록 허무하게 뭉개지는 걸 보며 래디는 어이없는 듯 고개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마도사로써는 이기기 힘들겠는데?" 이 긴박한 순간에 왠 잔소리란 말인가? 옆에서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래디와 아리아를 바라보던 병사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순식간에, 거의 찰나의 순간 에 이미 아리아의 대검은 래디의 정수리를 내려찍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브링크]" 한 마디 가벼운 외침과 함께 래디의 신형이 삽시간에 사라져버렸다. --------------------------계속---------------------------------------- 이제부터의 목표! 최소한 하루에 한편 이상씩은 올린다. 못 올리면 나는 개다 개. (멍~멍~) ┌───────────────────────────────────┐ │ ▶ 번 호 : 0/12254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29일 11:2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4 [퍼온글,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31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28 23:52 읽음:76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콰앙! 거세게 내려쳐진 아리아의 대검은 헛되이 돌바닥을 부수며 사방으로 돌가루 를 풀풀 휘날렸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었던 아리아의 타겟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 아리아는 비록 표정은 바뀌지 않았지만 내심 당황했다. 이제까지의 모든 전투에서, 그녀가 목표물을 놓친다는 건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인간이 되고자 하는 아리아가 아닌 지금의 아리아라면, 기사도왕국 리베이드의 수 많은 기사들을 학살해가던 그때의 아리아와 같은 힘을 발휘하는 지금이라면 그녀는 플루토나 베라를 상대로도 이긴다는 보장은 하지 못 할망정 결코 움 직임을 포착하지 못 할리는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앞에 존재하던 저 갈 색로브의 여마도사는 그런 그녀의 심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표연히 사라져버 렸다. 아리아는 눈동자를 굴렸다. 일단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고 또한 보이지도 않 았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예상할수 있는 공격은 등 뒤로부터의 기습. 아리아는 재발리 몸을 틀며 대검을 들어 크게 원을 그렸다. 상대방의 위치를 잃었을 때는 일단 주위의 모든 것을 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편하다. 걸리는 것은 무엇이든지 베어버린다. 적이든 아군이든 간에, 그리고 지금 아리아의 주위에 아군이 있을리는 없다. 아리아는 재빨리 검을 크게 휘둘러 자신을 방어한 뒤 주위를 둘러보았다. "...?" 주위에는 래디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있는 것이라고는 손에 검이며 창 을 꾹 쥔채 그녀를 겁먹은 눈빛으로 바라보는 라젤의 병사들과 그 밑에 자 욱히 깔려있는 검붉은 살점들. 그리고 그 중에 래디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 다. 아리아는 눈동자를 굴렸다. 이 상황은 위험하다. 현재 아리아의 이성을 지배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성이 조용히 상황판단을 내리기 시작했다. `[브링크]주문만 사용한 것이 아니었나?' [브링크]. 일정한 공간내에서 짧은 거리의 공간이동을 가능케 하는 주문. (맞나? 뭐, 틀리면 오리지날 설정이라고 바득바득 우긴 다음 출판때 고치 지 뭐~~랄라라~~^_^) 그리고 아리아가 알고 있는 상식 내에선 [브링크]주문으로 모습이 보이지 않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렇다면... `투명술...인비지빌리티(Invisiblity)인가? 동시에 두 가지 마법을?' 한가지 마법을 구사하면서 또다른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가스터 정도라면 모를까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수법. 그러나 그것 이외에는 저 상황을 설명할 다른 이유가 없었다. `....' 아리아는 칼을 고쳐쥐었다. 상대방이 어떤 수법을 썼던 간에, 그것은 그녀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었다. 어떤 방법으로, 어디로 사라졌던 간에 결국 래 디는 아리아 자신을 공격해야 하고 그 순간 아리아는 다시 래디의 존재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반격은 그때 하면 된다. 그것이 어떤 공격이던 간 에, 그 순간 래디는 자신의 위치를 드러낼 것이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전신의 피부로부터 느껴지는 감각을 세밀하게 관찰했다. 제 아무리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기척만큼은 감출 수 없 다. 아니, 모습이 보이지 않을 수록 기척은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더 크다. 일단 안심이 되니까. 그러나 세상에는 예외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는 법이다. "윽!" 차분히 기다리고 있던 아리아에게 그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은 채 그녀 의 어깨부분에 강렬한 통증이 밀려왔다. 한순간 꿰뚫는 푸른 섬광으로 인 하여. 하지만 아리아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섬광이 발동되는 그 순간, 그녀는 느꼈다. 기척이 아닌 공기의 흐름을. 그러나 그때는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럴땐 차라리 어깨를 관통당하 는 대신, 적의 위치를 찾는 편이 빠르다. 어차피 그녀에게 있어서 상처라 는 것은 무의미하니까. `남동쪽!' 아리아의 두 발이 땅을 박찼고 그녀의 신형이 허공을 갈랐다. 그녀의 대검 이 섬광이 발동된 그 지점을 무서운 기세로 베어들어갔다. 아리아의 어깨가 꿰뚫리고서 1초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 그러나 그녀의 대검은 헛되이 허공 을 가를 뿐이었다. 래디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계속----------------------------------- 대단히 죄송합니다 전 그저..개가 되기 싫었을 뿐입니다 모자란 페이지는 내일 보충하겠습니다 ┌───────────────────────────────────┐ │ ▶ 번 호 : 0/1241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30일 01:3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5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47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29 23:40 읽음:284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프레임 스트라이크]가 그렇게 쉽게 무효화되어버릴 줄이야...' 아리아의 대검이 래디 그녀가 서있던 자리로 돌진하며 무서운 기세를 타고 검을 휘둘렀을때, 이미 래디는 저만치 떨어져서 허공을 가르는 아리아를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가른 뒤, 다시금 자신을 찾는 아리아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래디는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 혔다. 일단 아리아는 래디의 기척을 찾는데 열중해서인지 더 이상 살생을 계속하 지는 않았고 그저 검을 움켜쥔 채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덕분에 약간의 시간을 벌었다. 래디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세시와 루시가 쩔절맨게 이해가 가는군.' [프레임 스트라이크]를 저렇게 간단히 무효화시켜버린다면, 왠만한 다른 마 법 역시 통용되지 않을 것은 뻔한 일. 저런 움직임을 구사하는 데다가 마법 적 방어가 튼튼하다면, 아무리 수준높은 마도사라 할 지라도 상대하기 힘들 다. 강한, 그리고 위력적인 공격은 직선적이고 좁은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넓은 범위로 광대하게 마법을 발동시킨다면 아무래도 그 하나의 개체 자체 에 적용되는 마법의 위력은 떨어지게 마련인 것이다. 게다가 마법검을 사 용하는 자라면, 마법의 발동시간이 거의 전무한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 법검을 사용하는 자가 거의 없는 이유는 그 무지막지한 마나의 소모량 때문 인데... `도대체 얼마나 지닌 마나의 양이 많길래 저렇게 마법검을 펑펑 써대면서 도 무사할 수 있는 거지? 아무리 키메라라도 그렇지...드래곤 하트를 사 발로 퍼넣어도 저렇게는 안 되겠다...' 래디는 머리를 굴렸다. 상대방의 정확한 파악만이 승리를 거며쥘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처음 구사한 [프레임 스트라이크] 주문 하나만으로 도, 그리고 세시와 루시의 모습만으로도 래디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상대는 키메라. 그것도 무한대의 마나를 지닌...도대체 누가 어떻게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래디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 여자가 든 거대한 대검의 정체는 마법검이 분 명하다. 래디는 방금전 자신의 주문을 가르는 아리아의 거대한 대검에서 고대어 문자가 선명히 빛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러므로 마법에 의한 공격은 일단 먹히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저 거대한 마법검에 새겨진 마법주문이 몇 서클까지 구사할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5서클 최고주문을 저렇게 간단히 소멸시켜 버린다면, 최소 한 6서클 이하는 통하지 않는다는 결론. 그렇다고 7서클 이상의 주문을 사 용하자니 발동시키는데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리고 주문을 발동시키는데 정신을 집중하면, 간신히 숨기고 있는 래디의 인기척은 곧 드러나게 될 것 이다. 전혀 방법이 없는 듯 했다. 마도사인 래디로써는. 그러나 래디는 오히려 여유가 깃든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그럼, 이 방법으로 나가면 간단하겠군..' 래디는 아리아를 바라보며 서서히 몸을 풀었다. 전신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다시 적절히 힘을 줘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기운을 빼고 두 팔을 가볍게 아래로 늘어트리며 래디는 웃었다. '마도사가 아닌 래디로써 싸우면 되는거잖아?' 래디의 얼굴에 여유가 돌아왔다. 지금 아리아로부터 그녀의 위치를 들키지 않게 하는 기척을 지우는 수법, 이 수법을 래디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그녀의 다른 능력이 그녀로 하여금 오히려 여유를 가지게 해주고 있었다. 래디는 오른손을 들었다.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 오른손 중지에 끼워진 금빛 의 반지와 은빛의 반지, 이 두 개의 반지를 동시에 살짝 어루만졌다. 그녀가 선대의 마도여왕으로부터 하사받은 두 개의 반지, 드래곤의 뼈로 만들어진 마력아이템 `빛의 반지'와 '부정의 반지'를. (으..반지이름은 나중에 다시 만들어야지...난 왜 이렇게 작명센스가 빵점일 까? 서글프도다~~) 래디는 잠시 반지들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나는 이미 사용중이고 다른 하나 는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이제는 사용해야 겠지만. 래디는 그녀의 오른손에 끼워진 금빛의 반지를 의식하며 그녀의 마나를 그곳에 불어넣었다. 반지는 정해진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래디가 몸을 날렸다. 아무것도 존재치 않던 허공에서 갑자기 푸른 섬광이 번뜩이며 일직선으로 쏘아져나가고, 거의 동시에 살이 꿰뚫리는 육중한 음향과 함께 붉은 선혈 이 솟구쳤다. "...!!!" 아리아는 무표정하게 그녀의 오른팔에서 치솟는 붉은 피를 바라보았다. 아무 런 기척도 없이, 심지어는 공기의 흐름조차 없이 갑자기 무엇인가가 그녀의 오른팔을 베어버렸다. 상처를 입는 그 순간 재빨리 몸을 틀지 않았다면 아마 관통된 것은 그녀의 오른팔이 아니라 그녀의 심장일 것이다. 아리아는 중얼거렸다. `...전혀 감지가 되지 않아.' 이토록 아무런 기척이 없이 움직일 수가 있다니? 아리아는 자신의 판단미스 를 인정했다. 암살자들이 자신의 기척을 죽이는 것이야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마도사인 래디가 이런 방식의 전투를 택할 것이라고는 미처 판단 하지 못한 아리아였다. 하지만 이제 그녀의 전투방식을 알았으니 적절하게 대응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상황이 이상했다. `마치 이 곳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래디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녀가 암살자로써의 수업을 쌓았기 때 문이라고 치고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인비지빌리티]의 마법의 역활때문 이라고 칠 수있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래디가 아리아 그녀를 공격하는 그 짧은 순간에 아리아는 반격을 시도했고 그때마다 그녀의 검은 허무하게 허공 을 갈라야만 했던 것은 저 두가지만으로는 설명이 되질 않았다. `이상해...' [브링크]주문을 사용한다면 공간의 일그러짐이 느껴져야 할 것이고 빠른 속 도로 몸을 피한 것이라면 공기의 흐름이 느껴져야 한다. 그리고 아리아는 저 두가지 모두 극한에 이르기까지 감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 의 감각기관에는 둘중 어떠한 것도 걸려오지 않았다. 공기의 흐름을 감지하던가, 공긴의 일그러짐을 감지하기만 하면, 아리아는 곧바로 거센 일격을 먹여서 그녀의 육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 또다시 아리아의 등뒤로 무수한 불꽃이 쏟아져내려오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방어를 포기했다. 어차피 어떠한 상처를 입어도 곧 재생되는그녀다. 대신 그녀는 몸을 날렸다. "타앗!" 짧은 기합성이 울려퍼졌다. 펑! 퍼펑! 짧은 폭팔음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수십개의 화구에 맨몸으로 돌진하며 아리아는 대검을 휘둘렀다. 거의 단숨에, 전신이 화상으로 문드러지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가장 빠른 시 간에 가장 빨리 적에게 도달하기 위해 그녀는 최대한의 스피드로 최소한의 거리를 가로질러 거의 순식간에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역시 이미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고 아리아의 대검은 여젼히 허공만을 갈랐을 뿐이었다. `휴우...' 래디는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머리 위를 스쳐지나가는 아리아의 대검을 바 라보며, 그리고 붉게 문드러진 화상자국을 전신에 새긴 채 다시 바닥으로 착지하는 아리아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세상에, [헤이스트] 주문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저 검을 피하는 게 이렇게 아슬아슬하다니... 나중에 저 것 잡으면 연구 좀 단단히 해봐야겠군.' 래디는 허공에 고정시킨 자신의 신형을 서서히 가속시키기 시작했다. 가속주문 [헤이스트]의 위력으로, 주위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만큼 래디의 속도는 빨랐고 또 점점 가속되고 있었다. 원래, 일정치 이상으로 몸을 움직이면 공기저항에 의해 오히려 자신에게 피해가 온다. 거대한폭풍의 벽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꼴인 것이다. 그러나 래디는 바람의 결계를 이용하여 대기를 억지로 움켜쥔 채 그 사이를 넘나드는 수법을 익히고 있었고 그래서 그녀의 움직임에는 거침이 없었다. 공기의 움직임을 억지로 고정시켜놓았으니, 아리아인들 공기의 흐름으로 그 녀를 감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 반격이 빠르단 말야?' 래디는 정신을 곤두세워야만 했다. 그녀에게도 아리아의 대검의 스피드는 결코 느린 것이 아니었다. 여기서부터는 전사의 역량이다. 마도사가 아닌, 암살자로써의 래디의 역량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시도하질 않았었는데..아직 나도 쓸만하네? 이 정도면 현역으로 뛰어도 되겠는걸?' 지나친 긴장을 풀기위해 스스로에게 가벼운 농담을 건네기는 했지만, 래디는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아무리 자신이 우위에 서있다 할지라도, 이렇듯 한 대도 안 맞고 공격을 펑펑 해댄다 할지라도 저 나신의 여인은 상처를 곧 재생버린다. 그것이 어떠한 상처이든, 그리고 얼마나 심각한 상처이든간에. 결국 공격은 마음내키는대로 할수 있으되 상처를 입힐 수는 없다는것. 지 니고 있는 마나가 무제한일 리야 없을테니, 이대로 시간을 끌면 제 풀에 쓰러질 지도 모르지만, 그전에 래디가 먼저 탈진하는 경우도 무시할수 만 은 없는 것이다. `마법검을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사용하는 자라면 말이야...' 래디는 또다시 주문을 발동시켰다. 일단, 저 여자의 재생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 무였다. "!!!!" 또다시 섬광이 번뜩였고 또다시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아리아는 무표정하게 섬광이 스치고 지나간, 관통된 그녀의 복부를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꾸물꾸물거리는 검붉은 내장이 징그럽게 새어나오는 자신의 복부를. 아리아는 크게 대검을 좌우 상하로 휘둘렀다.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베어 버리겠다는 듯이. 여전히 검끝에는 아무런 느낌도 오지않았고 느껴지는 것은 오로지 아리아 자신의 대검이 허공을 가르며 발생하는 공기의 파동뿐이었다. 그녀의 감각이 감지하는 어느 곳에도 래디의 자취는 느껴지지 않았다. `...' 아리아는 천천히 두손으로 그녀의 대검을 움켜잡았다. 이제 그녀에게는 두가지 선택이 남아있었다. 사냥하기 어려운 래디를 포기하고 좀더 쉬운 사냥감을 찾는 것과 끝까지 래 디를 사냥하여 그녀의 심장을 뽑고 그 피를 뒤집어쓰는 것. 아리아는 전자를 택하고 싶었다. 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뼈를 부수고 살을 자 르는 그 촉감을 맛보고 싶었다. 그쪽이 훨씬 쉽고 빠를 것이다. 그러나 그녀를 지배하는 거대한 이성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보다 강한 자를 죽여라.- 그것은 이렇게 명령하고 있었고 아리아에게는 그것을 거스를 힘이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그녀는 래디를 잡아야만 하고 또 그것을 위해 움직여야만 한 다. 아리아를 지배하는 그것은 이 상황에 걸맞는 판단을 내렸다. `마법적 공격.' 아리아는 재빨리 발걸음을 옮겨 홀의 가장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검붉게 물든 대리석의 기둥중 하나에 기대었다. 마음같아서는 구석진 곳으로 이동하고 싶었지만, 원통형의 홀 어느 곳에도 구석진 곳이란 존재 하지 않았다. 아리아는 기둥에 등을 기댄 체 검을 수평으로 들었다. 어디서 어떻게 공격이 오던간에, 그녀는 그순간 래디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쾌감은 덜하겠지만, [브리자드 스톰]이라면 래디의 움직임을 막게 하는 데, 막지는 못하더라도 그녀의 모습을 보이게 하는데 더없이 유용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위치는 드러난다.' 래디의 공격이 이루어지는 순간, 홀안을 가득 뒤덮는 빙설의 폭풍이 래디의 자취를 드러내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아리아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럴려면, 그 타이밍은 래디가 공격을 한 직후여야 했다. 아리아가 발동시킨 [브리자드 스톰]을 무효화시키지 못 할만큼 빠르게 반격을 해야만 했다. `.....' 아리아는 움직임을 멈추고 조용히 상대방의 공격을 기다렸다. -----------------------------계속------------------------------------ 매일연재를 하자. 개가 되지 말자 왈~왈~ 멍멍~ P.S 와! 전화 디게 안걸리네...하마터면 개될뻔 했다... ┌───────────────────────────────────┐ │ ▶ 번 호 : 0/1241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1월 31일 23:21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6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66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30 23:37 읽음:126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인비지빌리티]의 마법을 육신에 건 채 기타 공격주문, 예를 들면 섬광계 주문인 [아그니스 캐논]등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인간의 두뇌에는 동시에 두 마법을 처리할만큼 뛰어난 연 산기능이 주어져 있지 않을 뿐더러 마법적 충돌이 쉽사리 일어나기 때문 에 체내의 구상공간에 마나 서클을 만들기가 용이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 래디는 두 마법을 동시에 구사하며, 거기다가 부유마법 [레비 테이션]까지 곁들이고 있었다. 이렇듯 인간으로써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 게 하고 있는 래디의 비밀은 그녀의 오른손 중지에 겹쳐 끼워져있는 두 개 의 반지였다. 드래곤 본으로 만들어지고 또 드래곤의 마법에 의해 가공된 은빛과 금빛의 두 반지, 부정의 반지와 빛의 반지. 각각 [인비지빌리티]와 5서클 섬광계 주문[아그니스캐논]이 새겨져있는 마 력아이템인 이것이 있음으로 해서 래디는 동시에 3가지 마법을 구사하는 것이 가능했다. 래디는 그녀의 버릇대로 자신의 반지를 살짝 돌리며 중얼거렸다. `선대의 마도여왕 케시아의 반지...제국 전체를 통틀어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마력아이템....' 마법검이나 마력검을 만드는 방법과 비슷하게, 마법적 아이템을 만드는 것 역시 가능하다. 물론 반지나 팔찌등은 아무래도 검에 비해 크기가 작으므로 마법문자를 새겨넣는데 어려움이 많은데다가, 문자만 새겨넣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 문자에 맞게 마법적 가공을 곁들여야 하기때문에 대부분 마법검이나 마력검과는 달리 한개 혹은 두어개 정도의 주문만 적혀있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나 그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른 점이 없다. 마법검과 마력검의 차이와 마찬가지로 이런 팔찌나 반지, 귀걸이같은 장신 구에 새겨져 마법을 발동시켜주는 아이템들 역시 차이가 크다. 마법아이템 과 마력아이템의 차이가 그것인데, 이것 역시 기본적으로는 마법검과 마력 검의 차이와 다른 점이 없다. 마법아이템은 왠만한 수준의 마도사라면 누구든지 만들수 있으나 워낙 엄 청난 마나를 소모하기 때문에 거의 쓸모없는 물건, 그에 비해 마력아이템 은 원래 그 주문을 사용할 때 소모하는 만큼의 마나만을 받아들인다. 마치 마력검과 마법검의 차이와 같이. 물론 마력아이템을 만들수 있는 자는 오로지 드래곤뿐이란 것 역시 마력검의 그것과 일치했고, 그래서 마력아이템은 제국 전체를 통틀어서도 5개밖에 없 었다. 그러나 이 희귀한 마력아이템도 마력검에 비하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다. 마력검은 대륙을 통틀어서도 현 시대에는 단 하나밖에 나타나 지 않은 것이다. 바로 무왕 라르고의 스톰브링거, 엔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에게서 받은 파괴의 바람이자 폭풍의 마검. 그에 비하면 마력아이템은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많은 편이어서 대륙 전체에 알려진 마력아이템의 숫자만 해도 12개나 되었다. 물론 말이 좋아 상대적이 지 그것이 실질적으로 많은 숫자라고는 볼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것. 사실상 극히 희귀한 이 마력아이템중 단 3개만이 이곳 남령지 라젤의 탑의 소유였다. 제국의 마법을 상징하는 `타닌의 홀'과 두개의 반지. 래디는 자신의 오른손가락에 제국의 마법의 상징을 끼우고 있는 것이나 다 름없는 것이었다. '반지의 힘까지 사용했는데 질수야 없지.' 래디는 단호하게 중얼거리며 거대한 홀의 상공에 몸을 싣고서 저 멀리 그 녀의 발치 아래로 보이는 벌거벗은 갈색머리의 여인, 거대한 대검을 두손 으로 곧추 세우고 붉게 물든 홀의 기둥을 등진 채 반격의 기회만을 노리는 아리아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벌써 몸의 상처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군...' 분명히 그녀의 섬광이 저 키메라의 어깨를 짖어발기고 복부를 꿰뚫어 치명상 에 가까운 상처를 입혔었건만, 고작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상처는 커녕 조그 마한 긁힌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래디는 속으로 혀를 찼다. 간단히 끝날줄 알았는데, 이건 전혀 간단하지가 않았다. 정말이지 지독할 정도로 놀라운 재생능력이다. 트롤조차 저 정도 재생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게다가 오우거를 능가하는 괴력에 엘프를 능가하는 스피 드와 마법검임이 분명한 저 거대한 대검을 마음껏 휘두르며 펑펑 고위마법을 써댈수 있는 무한한 마나보유량. 이정도면 거의 괴물이라고 봐야 한다. `...어떤 식으로 싸워야 하나...' 상대방에 대한 파악을 하고 나니, 전혀 효과적인 공격방법이 생각나지 않 는다. 세시와 루시의 전철을 이을 수야 없으니, 마법난무로 나갈 수는 없다. 래디 그녀의 마력만을 소모할 뿐이다. 그러나, 이렇듯 몸을 숨겨서 공격을 해대어 봤자 효과가 전무하다면 문제가 있었다. 지금의 래디에게는 저 키메라를 쓰러트릴 마땅한 방법이 전혀 떠오 르질 않았고 이런 식으로 계속하다간 그녀가 먼저 지쳐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지...' 래디는 두 손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7서클의 마도사, 마스터급 마도사다. 대륙의 절반을 지배하는 가이아네스, 저 위대한 제국의 마법 문화를 상징 하는 몇 안되는 마도사 중의 하나다. 그런 그녀가 저런 정체모를 키메라따위에게 쩔쩔맨다는 것은 말도 안 돼는 일이다. 래디는 이를 악물었다. `저 발가벗은 여자가 무엇을 노리는 지는 뻔하지만...' 저렇게 노골적으로 반격의 기회만을 노리는 아리아의 의도를 래디가 모를 리는 없다. 그러나 래디는 물러설 수 없었다. 그녀는 포 소서러스. 제국 최강의 마도사들 중 하나다. `나는 포 소서러스 중 최강. 제국 2위의 마도사. 갈색의 마녀 래디다...'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며 래디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아리아에게로 접근해 가기 시작했다. `어딘가, 약점이 없을리는 없겠지...그걸 우선 찾아야 해.' 굵은 기둥을 등뒤로 한 채 아리아는 차분히 기다렸다. 주위 병사들의 요란스러운 움직임이 그녀의 전신신경에 세밀하게 느껴졌지 만, 아리아는 그것에 현혹되지 않았다. 시끄러운 발자국소리가 홀을 가득 울렸지만 아리아는 그것에 신경쓰지 않았다. 잠시라도 다른 데 신경을 쓰다 간 래디의 공격을 그대로 허용할 지도 모른다. 지금은 오로지 반격만을 생각해야 할 때다. `오른쪽? 왼쪽일까? 아니면 위쪽?' 곧 공격이 있을 것이다. 아리아는 그 타이밍을 잡아야 했다. 전신의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아리아는 반격을 위해 두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제 곧, 어디선가 공격이 있을 것이다. 그때를 놓치면 안된다. 바로, 반격에 나서서 [블리자드 스톰], 그 거대한 빙설의 폭풍으로 사방을 뒤덮는다면, 투명술을 걸고 있는 래디의 자취 역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 다. 투명한 허공에 인간형체로 얼어붙은 얼음조각들의 모습이 래디의 정체를 곧 드러나게 해줄테니. 아리아는 정신을 집중했다. "!!!!!" 왔다! 싸늘한 기운이 아리아의 미간을 정통으로 내리꽂고 있다! 아리아는 그대로 머리를 들이밀며 그녀의 대검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외쳤다. "[블리자드 스톰]!" ------------------------계속----------------------------------------- 음 키메라가 너무 강하다고요? 아리아는 리베이드에서 수많은 기사들을 찜쪄먹은 여인입니다. 강한 게 당연하죠. 보통 키메라도 아닌데... 게다가 가스터! 가스터는 12명의 마도사와 상대했어도 끄떡없었잖아요? 그 12명중 6명이 마스터급 마도사입니다. 포 소서러스랑 동등한 위치라 이 거죠. 물론 약간 수준이 떨어지긴 하겠지만...포 소서러스 4명이면 저들 마스터급 마도사 6명과 비슷한 수준이니까요. 팔잘리기 전의 가스터는 포 소서러스는 물론이고 마도여왕 세를레네까지 함께 덤벼도 상대가 안됩니다. (얘는 드래곤 급이라니까요^^) P.S 훗 동조님~ 저를 유혹하지 말아요! 매일연재는 칼같이!!! (그러나 반쯤 넘어갈 뻔 했던 벗꽃이었다) 절대 멍멍이가 되지는 않을 꺼란 장담을 해드리죠 후후훗 복날 기대하셔봤자 헛일입니다 우켈켈켈켈 P.S 훗. 오늘도 시간없어서 요만큼만^^ 매일매일이 스릴의 연속이로군 이거 재밌네^^ -진짜 P.S- 음...전투씬이 길어서 지루하다는 소리가 많아서...그냥 써버렸었습니다만.. 역시 제가 쓰고 싶었던 걸 써야 할거 같기에 다시 수정합니다. 저번 236편을 보신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역시, 작가는 자신이 쓰고 싶은 걸 써야 할거 같아요. 내가 작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P.S 그렇다면 왜 지우고 다시 올리지를 않고 이렇게 위에다 겹쳐 적는 것인 가? 다 `멍멍이 선언' 때문이니라~~흑흑흑 ┌───────────────────────────────────┐ │ ▶ 번 호 : 0/12867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01일 02:38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7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280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1/31 23:41 읽음:406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아리아의 외침이 터짐과 동시에 허공의 한점에서부터 푸르른 한 줄기 섬광이 그녀의 미간에 직격으로 꽂히며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아리아의 고개가 뒤로 세차게 젖혀졌다. 그녀의 어깨를 찢어발기고, 복부를 단숨에 관통시켜버린 바로 그 주문. 그러나 그것을 정통으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리아의 젖혀 진 고개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때에는 그녀의 미간은 한 줄기 붉은 핏물만 약간 묻어있을 뿐, 다른 상처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아리아는 재빨리 상태를 파악했다. 인간이라면 급소에 해당하는 미간이었지 만 그녀에게는 오히려 가장 튼튼한 부분 중의 하나다. 복부나 신체의 다른 부위와는 달리 중요한 기관들을 보호하고 몸의 주축을 이루는 부분인 두개골과 척추만큼은 드래곤 본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몸은 무사하다. 그럼 적은?' 아리아는 거의 충격이 없어보이는 모습으로 그녀의 눈앞을 가득 메운 새하 얀 눈보라를 올려다 보았다. 있었다. 사방으로 휘몰아치는 폭풍과 그 기세에 실려 홀안을 나부끼는 자욱한 얼음 입가 사이로,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뚜렷한 투명한 그림자가 홀의 상공에 몸을 싣은 모습이 아리아의 눈앞에 선명히 비춰지고 있었다. `찾았다...' 적의 위치가 드러났다. 새하얀 얼음입자들의 흐름을 허공에서 거슬러가며 뚜렷하게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투명한 그림자로써. 아리아는 그녀의 검을 가로로 비껴들고서 곧바로 뛰어올랐다. 자칫 머뭇거리기라도 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타앗!"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아리아는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검을 휘둘렀다. 그녀의 몸이 단숨에 10여 미터를 뛰어오르며 그녀의 대검이 거친 검풍을 일으켰다. 새하얀 검광이 맹렬한 기세로 그 투명한 그림자를 베어들어간다. 살을 베는 육중한 음향이 나직하게 울렸다. 푸우우욱! 감촉이 있었다. 살을 베고 뼈를 으깨는 묵직한 감촉이 그녀의 대검으로부터 아리아의 손목을 타고 정확하게 느껴져온다. 아리아는 확신에 찬 판단을 내렸다. `베었다!' 동시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허공의 한 점에서 피분수가 거세게 솟구쳤다. 아리아는 만족스럽게 그 붉디 붉은 선혈을 전신에 뒤집어썼다. 뜨거운 선혈 을 맛보며 그 생명력을 전신으로 느끼기 위하여. 그리고 그 순간. `..!!' 아리아는 순간 당황했다. 그녀가 뒤집어 쓴 선혈은 차가왔다. 마치 죽은 자의 그것처럼. 바닥에 착지하기 전까지의 잠깐의 만족감을 즐기려던, 그리고 그녀의 기대 와는 달리 무엇인가 어긋난 것을 느낀 아리아가 두 눈을 번쩍 떴다. `...피가 차갑다?' 부릅뜬 아리아의 두 눈에 투명술이 풀리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허리 에서부터 어깨까지 반쪽이 난 한 구의 시체가 비쳐져 왔다. 부유력을 잃고 서 바닥을 향해 돌진하는 그 시체는, 그리고 같이 바닥으로 떨어지던 아리 아가 바라보고 있는 그것은 평범한 병사의 복장을 한 건장한 청년의 시신이 었다. `속았다...' 그 순간이었다. "걸렸구나!"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청년의 시체, 반으로 쪼개져있는 저 평범한 병사의 시체 바로 뒤에서 외마디 외침이 터져나온 것은. 아리아는 재빨리 검을 휘두르려했다. 그러나... "[마나 웨이브]!"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무엇인가가 아리아의 턱을 곧바로 쳐올렸고 그 순간 이질적인 마나의 파동이 아리아의 턱을 통해 단숨에 두개골을 뚫고 들어와 그녀의 뇌를 곤죽으로 만들어버렸다. 삽시간에 아리아는 의식의 끈을 놓쳐버렸고 그대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아직 [블리자드 스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아 작은 눈송이가 사방으로 떠다니는 이곳 홀 안의 허공에 서서히, 투명한 가운데 점차 자취를 드러 내는 갈색로브의 여마도사의 모습이 비쳐줘온다. "휴우..." 천천히 하강하며 한숨을 내쉬는 그녀의 모습은 꽤 힘을 소모한 듯이 보였다. 입으로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하게 맺혀있다. 그런 상태로 그녀는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점차 몸의 윤곽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을 무렵엔 이미 그녀는 갈색의 마녀 래디의 모 습이었다. "어렵다. 어려워..." 래디는 가뿐히 두 발로 바닥을 디디며 나직히 투덜거렸다. 비록 그녀의 계략 이 먹혀들어가긴 했지만, 자칫했으면 래디 자신도 저 거대한 대검에 통채로 두동강 날뻔 했다. `포 소서러스의 체면이 말이 아니군,,,' 나직히 중얼거리며 고개를 돌리는 래디의 시선에 홀 한쪽 구석에 허리가 두 동강 난 병사의 시신이 걸려들어온다. 래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미리 검의 길이를 계산해놓았기에 망정이지...' 그 순간, [인비지빌리티]를 걸어놓은 병사의 시체를 앞으로 내던지며 재빨리 몸을 틀지 않았다면, 아마 래디 자신도 홀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저 병사와 같은 처지가 되었을 것이다. 오싹하는 느낌에 어깨를 한번 움츠리던 래디의 시선이 저만치 쓰러져있는 나체의 여인에게로 옮겨져갔다. 그리고 그 모습에 래디는 정신이 확 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나신의 여인, 아리아는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손가락, 발가락의 미묘한 움직임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것만 은 틀림없다. 뇌를 통채로 곤죽으로 만들어버렸는데도! `그새 저만큼 재생되었나? 이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 래디는 피곤한 가운데에서도 발을 옮겼다. 저 무지막지한 재생력을 가진 괴 물이 언제 부활할 지 모르는데, 이렇게 느긋하게 상념에 빠져 있을수 만은 없다. 그녀는 그녀의 갈색의 로브를 펄럭이며 저만치 쓰러져있는 아리아에게로 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스르륵. 스슥. 슥.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지나가는 발걸음 곳곳에 쓰러져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의 참혹한 시신, 그들이 장비하고 있던 장검이나 단검들이 래디가 스쳐지나갈때마다 허공으로 천천히 떠오르더니 그녀의 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허공에 떠있는 수십개의 장,단검들을 등 뒤로 한채 쓰러진 아리아의 앞에 도달한 래디가 아리아를 굽어보며 나직히 중얼거렀다. "이런 건 확실하게 처리해야지." ---------------------------계속--------------------------------------- 다른 걸 쓰고싶어서 스토리를 변경하다뇨. 그런 작가가 어디있어요? ^^ 자기가 쓰고 싶은게 스토리인데. 초룡은 스토리라인과 세계관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니 심려마시길~ (저번 편은 아니었지만..뭐 그거야 고쳤으니까) 전투씬이 너무 긴가? 모아서 보면 긴것도 아닌데 뭘... -크..하루하루 연재할려니까 이거 자꾸 한 화 분량이 준다... 오늘 밤에 잠 자지 말고 글 좀 써야겠다.- ┌───────────────────────────────────┐ │ ▶ 번 호 : 0/1284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08일 10:45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8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57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07 10:35 읽음:113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주위에 마치 위성처럼 수십자루의 장,단검들을 띄운 채 도도히 발걸음을 옮 기는 갈색 로브의 여마도사 래디 옐 가스트리아. 스크롤 북이 다 찢어지는 바람에 아무 것도 못하고 뒷전에서 열심히 구경만 한 -응원도 했다, 참.- 세시가 감탄의 눈빛을 래디에게 한껏 보내기 시작했 다. 강하다. 과연 강하다! 마스터급 마도사 둘을 상대로 백여명이 넘는 기사와 병사들을 단신으로 살육 하던 저 괴물을 저렇듯 상처하나 없이 물리치다니! 역시 포 소서러스 중 최강자이자 실전에서 제국 최강의 마도사! 이것이야말 로 마스터급 마도사 갈색의 마녀 래디 옐 가스트리아의 힘인 것이다!...아? "에엥?" 한참 지속될 듯이 보이던 세시의 감탄어린 눈빛이 곧 사그라졌다. 그럴듯한 포즈를 취하며 저만치 홀랑 벗고 자빠져있는 아리아에게로 그럴싸 한 발걸음으로 다가가던 래디가 갑자기 그녀의 주위를 빙빙 돌고있던 허공의 장검 손잡이 하나를 버럭 움켜쥔 것이었다. 물론 손잡이는 움켜쥐라고 만든 것이고 그것을 움켜쥔 래디의 행동이 뭐가 잘못 되었겠냐마는... 푸우욱! 수욱! 철철철~~ 서걱서걱서걱~~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그 장검으로 쓰러진 저 나체의 여자를 난도질하기 시작한다면 충분히 의아하고도 남음이 있다. 피와 살이 튀기 시작했고 세시는 어이없는 가운데에서도 미간을 찡그렸다. 아무리 키메라라고는 하지만, 그리고 저 키메라가 그녀의 오랜 자매를 죽 이고-그냥 죽인 것도 아니고 반으로 쪼개버렸다- 수많은 라젤 기사단을 살 육한 괴물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미 죽었지 않은가? -세시 눈엔 죽은 걸로 보였다- 이미 죽은 시체를 저렇게 땀까지 흘려가며 일일히 다질 필요는 없지 않은 가? 아아..이러는 동안에도 칼질은 계속 된다. 서걱~서걱~서걱~ "학.학." 힘든지 가쁜 숨을 내쉬는 래디의 이마에 찬란히 빛나는 노동의 흔적이 비추 어지고 있다. 어찌나 열심히 칼질을 해대는지 옆에서 보고있던 세시가 다 안쓰러울 지경이다. 물론, 래디에게라기보단 그녀의 노동의 대상에게. 이렇듯 열심히 칼질을 해대던 래디가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듯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리고 또 칼질. 또다시 울려퍼지는 섬찢한 음향. "래디언니?" 멀쩡한 시체의 생살을 저미고(?) 있는 래디의 태도를 이해해보고자 세시가 살짝 래디를 불렀다. 그녀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행동이 좀 바뀌었다. 다질만큼 다졌다고 생각되었는지 이젠 래디의 주변에 뜬 장검이란 장검은 모조리 아리아의 전신에 쑤셔넣기 시작한 것이었다, `잘 다진 다음 꼬치로 만드나?' 그 대상이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차마 할수 없는 생각이겠지만, 제반 사항만을 놓고 볼때 그렇게 보이는 걸 어찌하나? 게다가 상대는 인간도 아니 다. 세시는 그렇게 생각하며 별 거 아니란 생각을 하려 했지만...아무리 그 래봐야 멀쩡한 인간모습이었던 키메라고 지금 래디의 모습은 미친 짓으로밖 에 보이지 않는다.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장검 하나가 꽃히고 피가 분출. 그리고 그것의 무한 반복. 어이없는 나머지 세시가 미처 래디에게 말을 못 건네는 동안, 아리아였던 그것은 이제 거의 형체를 잃어가고 있었다. 잠시 후, 세시의 눈에는 아리아라는 여인의 모습은 간데없고 왠 잘 다져진 시뻘건 고깃덩어리 하나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지독하다.' 세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주변을 호위하던 살아남은 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주변엔 더 처참한 시체들이 많은지라 구역질 하는 인간들은 없었지만 그러고 싶은 기분만큼은 다들 공통으로 느끼고 있 었다. 처참했다. 오랜 자매 루시 페를라인을 잃고 아리아에 대해 증오심을 불태우고 있던 새 시와 살아남은 라젤기사단의 생존자들조차 눈쌀을 찌푸리며 동정어린 눈빛을 아리아에게 보낼 정도로. "래디 언니? 뭐 하는거야?" 세시는 다시금 래디를 불렀다. 아무래도 겁이나서 큰 소리로는 못 불렀다만 그래도 래디의 귀에는 들린 모양이었다, "거의 다 끝났어. 나중에 설명해줄께." 하는 짓은 이미 맛이 간 듯 보였지만 대꾸하는 래디의 목소리는 멀쩡했다. 극히 이성적으로. 세시는 입을 다물었다. 이유없이 저런 미친 짓을 할 래디가 아니란 걸 잘 아 는 그녀였다. "왜 그런거야?" 세시의 질책섞인 질문에 래디는 땀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이걸 무슨 수법으로 잡았는지는, 너도 옆에서 봤으니까 잘 알겠지?" 래디의 근처로 슬금슬금 다가오던 세시가 래디의 발밑에 놓여있는 시뻘건 고깃덩어리를 힐끗 바라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흐음. [인비지빌리티]를 건 상태에서 구사한거라 잘은 모르지만, [마나웨 이브]를 저 키메라의 턱을 주축으로 관통시켜서 뇌에 파동을 집어넣어 뇌 를 녹여버린 거 같은데..맞아?" 래디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지었다. "정확해." "근데...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 이미 쓰러트린 시체를 열심히 난도질한 이유와 키메라를 쓰러트린 방법과 무 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세시의 의문에 래디는 가볍게 손가락질을 할 뿐이었 다. 그녀의 발치로. "잘 봐봐." 세시는 래디의 말대로 했다. 물론 두눈 또바로 뜨고 보기에는 좀 참혹한 장면 이었지만 몇 십년을 살아오면서 그 정도 시체는 수도 없이 본 세시다. 게다 가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런 류의 시체는 이곳 홀 안에도 널려있다. 그러나, 홀안에 널려있는 것들과 `이것'은 엄연히 달랐다. "헉..이거 죽지 않은거야?" 세시는 자기도 모르게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시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꿈틀거리며, 서로와 서로를 이어가며, 혈관이 달라붙고 뼈와 뼈가 이어지 며, 그렇게 자기 자리를 되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세시의 안색이 창 백해졌다. 이정도로 재생력이 강하단 말인가? 뇌가 녹아버린 상태에서도 육체가 재생될 정도로? 경악에 빠져있는 세시를 보며 래디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 정도 재생력을 가지고 있는 괴물이 뇌라고 재생이 안되겠냐?" "...설마?" 말도 안 된다. 간단한 생체조직은 재생이 가능할지 몰라도 인체중 가장 복잡 한 뇌 부분은 도저히 재생이 불가능하다. 적어도 세시가 알고 있는 마법적 지식 내에서는. "설마가 아냐."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내젓는 세시를 보며 래디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건 별거 아니라는 듯이. "그 증거로,,," 래디의 허리가 굽혀지며 그녀의 오른손이 발치에 놓여있는, 이제는 거의 재생이 끝난 모양인지 거의 완벽한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는 그것에게로 뻗쳐져갔다. 이미 아리아는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고 있었다. 수십개의 칼날에 꽃혀있지만 않다면 전혀 상처라고는 없어보이는 아리아. 래디는 그녀의 갈색머리칼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치켜들며 말을 이었다. 싱글거리는 웃음을 동반하며. "이렇게 벌써 정신을 차렸잖아?" 세시는 그 순간 지독한 공포를 느껴야만 했다. "헉!"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은 세시의 눈에 비친, 래디의 손아귀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섬뜩한 느낌의 무표정한 여인의 얼굴, 그리고 그 가운데 에서 또렷히 자신을 바라보는 무심한 갈색눈동자. "말도..안돼..." 아무말 없이 자신을 노려보는, 분명하게 움직이는 아리아의 갈색 눈동자를 마주보며 세시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뇌...뇌마저 재생이 된단 말이야?" 아무리 봐도 멀쩡해보인다. 아까 전의 그 핏덩이와 동일한 것이라고는 상상 조차 되지 않는다. 세시는 경악스러운 눈빛으로 래디를 돌아보았고 그녀는 그런 세시와 그녀의 발치에 놓인 아리아의 모습을 잠시 번갈아 바라보더니 조용히 혼잣말을 시작했다. "전신의 힘줄을 끊고 관절을 들어내고, 그 틈바구니마다 이물질을 끼워넣어 서 재생을 막고, 그러고서야 겨우 잡을 수 있었던 괴물이다. 재생을 막으 려면 어쩔 수 없었어. 뭐 남들 눈에는 미친 걸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속삭이듯 중얼거리는 래디의 독백에 세시가 고개를 내둘렀다. "도대체 누가 이런 걸 만든거지? 마법검을 펑펑 쓰는 마나를 보유한 무한한 재생력을 지닌 키메라라니...완전히 상식에 어긋나는군..." 확실히 저 정도 재생력이라면, 래디의 태도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리 말끔히 재생된다고는 해도, 세시의 머리속에는 아 직 난도질당한 아리아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어?" 래디는 태연했다. "뭐 어때? 인간도 아닌데." ----------------------------계속------------------------------------- 음..좀 많이 쉬었나? 하여튼 연재 재개^_^ p,s 초콜릿 줘~~ 흑흑흑 T_T 하긴...단 한명이라도 온다면 그건 기적이겠지만... (이상이 벗꽃을 포함한 초룡 캐러 전원의 울부짖음이었음) 주소 공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2동 삼성아파트 108동 1001호 우편번호 431-061 플리즈~~깁미초코! ┌───────────────────────────────────┐ │ ▶ 번 호 : 0/12843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08일 10:46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9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365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3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08 00:24 읽음:48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인간이 아니다. 세시는 피식 웃었다. 래디의 말대로였다. 인간도 아닌데 그 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세시는 그녀를 호위하던 기사단에게 손짓을 했다. "끌고가라. 우리 연구실에 갖다 놔." 나중에 찬찬히 연구해보리라 마음먹은 세시였다. 그러자 아리아의 머리칼에서 손을 떼며 몸을 일으킨 래디도 말을 보탰다. "그 상태 그대로, 그대로 갖다 놓고 절대 이 괴물의 몸에 꽃혀있는 것들 을 뽑아서는 안된다. 명심하도록. 나 이거 두번 잡을 자신은 없다." 물론 라젤의 병사들은 래디의 말을 깊이 새겨들었다. 흘려듣기에는 아리아 의 무용이 너무 강렬하게 그들에게 와닿아 있는 것이다. 승리자임이 분명한 래디의 목소리에는 그다지 여유가 없었고 그런만큼 세시의 손짓에 따라 주 춤주춤 쓰러져있는 아리아에게로 다가간 라젤의 병사들은 쉽게 아리아에게 로 접근하려 하질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눈치만 볼뿐. "가..가자.." "으..으응.." 그리고 슬슬슬 접근한 병사들은 자신들이 들고가야할 `짐'을 내려다보았다. 전신에 검이 꽃힌 것을 제외한다면 병사들의 눈앞에 있는 것은 나체의, 그 것도 제법 이쁜 편에 속하는 여인. -세시와 래디의 발아래 있어서 좀 미모 가 감소하긴 하지만, 원래 남자라는 것들은 생리적 특성상 옷입은 여자보단 홀랑 벗은 여자쪽으로 눈길이 가게 되어있다- 미인이 있다면 그것이 괴물인 줄 알면서도 일단 눈뒤집어지고 보는 이들의 늑대 근성을 고려해볼 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주변에 널려있는 시 신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있는 이들 중 아리아를 더 이상 여자로 보는 골빈 병사들은 없었고 그래서 다들 힐끔힐끔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동시에 공통적인 외침이 일어난다. `저런 건 들고가기 싫어!' 그러나, 상관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하는 것이 자고로 졸개들의 서글픔 인 법. "뭐해! 빨리 안 들고 가고!" 세시의 호통소리에 그제서야 서너명의 병사들이 아리아를 조심스레 들고서 홀 밖으로 걸어나갔고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세시는 한숨 돌렸다는 듯 안도의 표정으로 래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래디는 저만치 떨어져있는 아 리아의 대검에게로 눈길을 주는 중이었다. "음..." 길이 2.4미터에 폭 40CM의 검같지도 않은 커다란 대검. 검이라기보단 뒷마 당의 벤치로 쓰면 딱 좋을 크기. 어찌보면 웃기는 무기였다. 뭐하러 이렇게 거대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이걸 휘두를 정도 능력이면 더 작은 검을 휘두 르는 편이 효율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래디는 웃지 않았다. 이 웃기는 검으로 인해 제국의 마법의 본산지, 라젤의 탑은 오늘 역사상 최대의 인명 피해를 낸 것이다. 이 정도 되는 물건이 래디의 관심을 끌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 다. 그녀는 슬쩍 바닥에 떨구어진 아리아의 대검에게로 다가가 쪼그려앉아 살짝 손잡이를 잡아보았다. -무거워서 들지는 못 했다- 그리고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매직애로우]" 마법은 곧 발동되었다. 검날의 한 부분에서 빛나는 고대어문자가 떠오르며 한 줄기의 섬광이 래디의 의지에 따라 홀 한쪽 벽으로 날아들어간다. 쾅! 약한 폭음이 울렸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래디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의 예상이 어긋났다. "으으음?" "왜 그래 래디언니? 뭐 이상한 점이라도?" 세시의 눈에 비친 래디의 표정은 미묘했다. "이거..마법검이 아냐..." "뭐? 그럼 설마 마력검?" 세시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래디를 바라보았다. 마력검이라고? 세시의 상식에 따르면, 그럴 리가 없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마력검의 종류는 전부 바스타드 스워드, 저런 족보에도 없는 무식하게 거대한 검이 아니란 말이다...라고는 해도 세시는 융통성있게 머리를 굴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호오. 요 근래 드래곤이 만든 건가보지?" 마력검이란 것 자체가 드래곤의 산물. 저런 무식한 키메라도 두눈으로 똑똑히 본 마당에 저런 거대한 마력검이 없 으란 법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래디는 고개를 저었다. "둘다 아냐..." 의아해하는 세시를 바라보며 래디가 말을 이었다. "마법검보다는 월등히 효율이 좋아. 하지만 마력검 정도는 아니야. 음.. 대략.. 말을 하다말고 자신의 마나소모도를 잠시 계산해보는 래디. "마력검의 3~4배 정도의 마나가 필요하군...뭐 설명보다는...세시. 네가 직접 확인해." 말을 맺으며 바닥에 떨어져있는 아리아의 대검을 손가락질을 하는 래디의 태도에 세시가 의아한 표정으로 떨어져있는 아리아의 대검을 쥐었다. 잠 시 후 그녀의 표정이 래디의 그것과 똑같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엄청난 효율이잖아? 누가 이런 걸 만든 거지?" "드래곤은 아니지. 드래곤이라면 마력검을 만들지 이런 걸 만들리가 없으 니." "그렇다면 인간?" "인간이라...과연 이런 걸 만들 능력을 가진 자가 인간중에 있을까?" 래디의 반문에 세시는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반문을 던진 래디 역시 마찬가지였다. 7서클 중반 이상을 터득한, 몇 십년을 마법과 함께 살아온 이들 `포 소서러 스'를 놀라게 하는 마도사가 과연 있을까? 제국을 통털어서도 최강에 손꼽히 는 이들이 상상조차 하지못할 경지에 이른 마도사가 과연 있을까? 유명한 마스터급 마도사들의 명단이 그녀들의 머리속에서 차례차례 넘어가기 시작했다. `오스테이르,예르메즈,데자인,다휴프...' 제국의 마스터급 마도사들, 그러나 래디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들 중 그녀보 다 강한 자는, 그녀보다 수준높은 자는 없었다. 그때, 세시가 문득 침울한 목 소리로 중얼거렸다. "제국이 아니라면?" 제국이 아니라면? 래디는 자신의 맹점을 깨달았다. 언제나 제국 위주의 사고 만이 머리속에 틀여박혀있다보니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 한 것이 다. 래디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리고서 일단 대륙 전체로 범위를 넓혀보자, 해답은 곧 나왔다. "있군..." 있었다. 그녀들의 마법의 지식을 훨씬 벗어난 존재가. 그녀들의 나이의 2/3정도밖에 살아오지 않았으면서, 그녀들이 도달한 경지를 이미 30대 초반에 깨우쳐버린, 그리고 지금은 인간으로써는 불가능하다고 여 겨진 경지에 올라선 자... 래디와 세시는 서로를 바라보며 동시에 한 사람의 이름을 내뱉었다. "8서클의 마스터. 카르셀 궁정마도사 가스터 라트나일..." 반역자들의 후예로써 제국 마도사계에서는 언급하기를 기피하는, 그러나 암중으로는 누구나 최강임을 인정치 않을 수 없는 궁극의 대마도사.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최고의 명예를 지니고 여지껏 그 누구도 터득하지 못한 8서클 의 마법을 터득은 커녕 아예 마스터해버린 존재. "그 자라면 가능할지도... 그렇다면 저 키메라도?" 조용히 중얼거리는 래디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하아아..." 래디는 허리를 폈다. 고민거리는 산더미같았지만 그녀는 서두르지 않았다. 서두르면 일을 망친다는 것쯤은 오랜 경험으로 잘 터득하고 있는 그녀다. 일단은 눈앞의 일부터 해결해야 한다. "여하튼..루시가 죽었다. 이제 포 소서러스의 한 자리는 공석이 되었어." 래디는 냉정하게 말을 맺었다. 몇 십년동안 같이 해온 소중한 자매의 죽음이 그녀인들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보다는 이 사태의 수습이 먼저다. 슬퍼하는 것은 그 뒤에 해도 충분하다. "알아..." 세시는 침울한 표정으로 홀안을 둘러보았다. 그녀들이 이런저런 고민에 잠겨 있는 동안, 홀 안은 대강 수습이 끝난 상태였다. 물론 사방을 물들이는 검붉 은 핏자국은 그대로였지만, 적어도 사방에 널부러져 있던 수많은 시신들은 말끔히 치워져있었다. 루시의 시체 역시. 세시와 함께 서글픈 눈으로 루시가 쓰러져 있던 장소를 멍하니 바라보다 문 득 래디의 머리속에 의문이 생겼다. "프쉬케는?" 포 소서러스는 말 그대로 네 명. 그중 하나는 죽었고 둘은 여기 있다. 그럼, 이 난리를 쳤는데도 불구하고 나머지 한명은 어디로 간 것인가? "원래 잠입해 들어온건 세 사람이야. 근데 여긴 그 키메라 하나뿐이었어." "그럼 다른 쪽에 프시케가?" "응. 저것에 비해 남은 둘은 강해보이지 않았거든. 그래서 혼자 보냈는데.." 세시의 대꾸에 래디는 눈쌀을 가볍게 찌푸렸다. 아리아의 외모가 어디 강해보 였었던가? 하지만 그녀의 손에 포 소서러스 중 일 인이 죽음을 당했고 백여명 에 달하는 인명피해를 입었다. 그런 괴물의 동료라...그것도 2명이나... 래디와 세시가 동시에 굳은 얼굴로 서로를 응시했다. 세시의 입에서 씁쓸한 혼잣말이 틔어나왔다. "프쉬케...위험 할지도...모르겠는데?" "제길!" 욕설을 내뱉으며 벌떡 일어나는 래디의 목소리에는 긴박감이 어려져 있었다. "가자! 더 이상 자매를 잃을 수는 없어!" ----------------------------계속------------------------------------- 난 내 입으로 아리아의 대검이 마법검이라고 한 적 없음. 단지 극중 등장인물이 계속 오해를 하였을 뿐. 가스터 얘는 작가 공식 초천재마도사라니까요^_^ 이건 둘러대는 게 아니라 진짜로 버그 아님^^(믿어줄 사람이 있을려나?) P.S 오늘도 변함없는 벗꽃의 절규 초콜렛 줘요!!!!!!!!!!!! ┌───────────────────────────────────┐ │ ▶ 번 호 : 0/1315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18일 00:3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0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20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12 19:05 읽음:1900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여기에요." 유나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낮게 외쳤다. 옆에 서서 명룡도를 움켜쥔 채, 자기 딴에는 비장감 어리는 얼굴로 주변을 도리도리 살피던 아린 역시 유 나의 외침에 기쁜듯이 대꾸했다. "여기가 `타닌의 홀'이 있는 곳이야?" "그래요 아린." 감격한 그들의 눈앞에 버티고 서있는 것은 높이가 5미터가 넘는 거대한 철문 이었다. 검고 투박한, 아무런 무늬도 새겨져있지 않은 평범한 철문... 바로 라젤의 탑 최상부에 위치한, 가장 수준높은 마법무구만을 보관해놓는다 는 거대한 보관실 `존속의 당'의 입구. "반은 왔군요..." 유나는 나직히 안도의 한숨을 쉬며 철문으로 다가갔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 다. 비록, 타닌의 홀을 입수했다 하더라도 다시 밖으로 나가는 것이 결코 쉽 지만은 않은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디텍트 크리스탈의 영향에서 벗어난 덕분에 곳곳에 걸려있는 마법적 저주가 작동하지 않는 것 정도? 그러나 적어도 절반은 통과했다는 생각이 그녀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유나는 살며시 문을 열었다. 문은 그 거대한 크기에 비해 의외로 쉽게 열렸다. 한 치앞도 보이지 않는 짙 은 어둠이 그들 앞에 펼쳐졌다. "아린. 정령을 준비해줘요." 유나가 살짝 아린에게 말을 걸었고 아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카사를 소환할 준비를 했다. 일단 유나가 안쪽의 안전을 확인하게 되면 바로 소환할수 있 게. 그리고 최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로 유나는 방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전신의 신경을 있는대로 곤두세우며 그녀는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유나가 조심스레 방안으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 어둡던 방안이 갑자 기 환하게 밝아졌다. "윽!" 갑자기 비추어오는 환한 빛에 유나와 아린이 얼떨결에 눈을 가렸다. 마법에 의한 자동조명인 듯 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귀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직한 여인의 목소리가 `존속의 당' 안쪽에서부터 빠르게 울려왔다. "어서와요. 역시 목표는 이 곳이었군요. 하지만, 이런 위험한 곳에 오면서 고작 눈부신 것 가지고 저렇게 헛점을 훤히 내보이다니...쯧쯧" 동시에, 유나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들켰다...' 들켰다. 그렇게 몰래 숨어다니면서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들켜버린 것이다. 절망적인 심정으로 유나는 살짝 눈을 떳다. 그사이 어느정도 시야가 익숙해 졌는지 사물을 파악하는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약간 따갑긴 했지만. 유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목소리가 흘러온 쪽으로 살짝 시선을 옮겼다. 한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존속의 당을 가득 메운, 양옆으로 가득 놓여진 책장과 여러 마법물품들을 보관해놓은 거대한 선반들 사이로, 새하얀 로브를 입은 차분한 인상의 아름 다운 미녀가 입가에 연신 웃음을 머금은 채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유나의 두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유나의 안색이 굳어지며 그녀의 입에서 자 신도 모르게 나직한 혼잣말이 새어나왔다. "백색의 마녀... 프쉬케 에를라인...포 소서러스!" 자신의 은빛 머리결을 가볍게 쓸어넘기며 아린과 유나를 번갈아 바라보던 그녀, 백색의 마녀 프쉬케가 문득 피식 웃었다. "저런...굳이 일일히 소개할 필요는 없는데..." 아린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프쉬케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곧 상황을 파 악할 수 있었다. "어? 들켰네?" 왠지 얼빠진 목소리다. 유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걸(?) 믿고 이 위험한 라젤의 탑 한복판까지 들어왔다니, 왠지 한숨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도 뭐, 급하면 변신시키면 되니까...' 드래곤이란 것만 빼면 쓸모 하나도 없는 아린이었지만 그래도 그 유일한 쓸 모라는 것이 상당히 막강한 보험인 것이다. 유나는 정신을 차렸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불리한 상황만은 아니다. 물론 아린을 잘 설득시켜서 드래곤으 로 변신시켜야 하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 성공하면 탈출이 문제가 아 니라 타닌의 홀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아무리 싫어도 막상 자기 목숨 위험하게 되면 그땐 말 듣겠지..' 결국 유나는 결심했다. `싸우자!' 싸워야 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고초를 겪고 있을 아리아를 위하여.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하여. 유나의 두 눈에 비장함이 어렸다. 상대는 백색의 마녀 프쉬케. 7서클의 마도사다. 유나같은 견습마도사로써는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할 경지 에 이르른 자. 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드래곤, 지상 최강의 종족이 있다. 유나는 웃었다. 불현듯 용기가 솟아나는 느낌이었다. 로브속에서 단검들을 꺼내쥐며 유나가 나직히 말을 건넸다. "아린. 전투준비를 하세요." "하고 있어." 아린이 긴장감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슬슬 덤빌 마음이 나는 모양이군요." 프쉬케는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있었다. 비록 양 손에 단검을 쥔 채 프쉬케를 노려보는 유나였지만, 그녀에게는 투지 라던가 살기 따위의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녀에게 는 어차피 이길 생각따위는 없었다. 견습마도사인 그녀가 어떻게 포 소서러스를 이기겠는가? 현재 유나의 목적은 적당히 얻어터짐으로써 아린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저 멍청한 새끼드래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절대 위험이라는 걸 느끼지 못 하는 체질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현재 유나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유나는 슬쩍 그녀의 `희망'을 바라보았다. 아린은 명룡도를 치켜들고 무시무 시한 눈초리로 -프쉬케 눈에는 귀엽게만 보였지만- 프쉬케를 노려보고 있었 다. "탓!" 어느 순간,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아린의 두 발이 땅을 박차며 동시에 몸을 날렸다. 아린의 급습에, 미리 대비한 듯 가볍게 한손을 들며 나직히 주문을 영창하는 프쉬케에게로 아린의 신형이 날쌔게 돌진한다. 아린의 검이 공기를 가르며 날쌔게 휘둘러졌다. 동시에 프쉬케의 오른손이 아린을 겨누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타앗!" "[슬립]" 그리고 유나의 `희망'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대로 땅바닥에 엎어져버렸 다.... 유나는 무릎을 꿇었다. [슬립]주문의 범위는 그녀까지 포함하는 것이었던 모양이었다. 지독한 졸음이 밀려왔다. 가물가물한 의식 속으로 프쉬케의 목소리가 아련히 울려퍼진다. "세상에... [슬립]주문에 이렇게 빨리 쓰러지는 사람은 또 처음 보네. 정신력이 제로인가?" 그녀는 멍청한 눈빛으로 그녀의 코앞에 고꾸라져 있는 붉은 장발의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 프쉬케의 황당해하는 듯한 독백에 유나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할 말도 없 었거니와 그녀 자신도 지금 덥쳐오는 수마를 억제하느라 제 정신이 아니다. 사실 버틸려면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애당초 [슬립] 주문은 전투용 주 문이 아닌, 보조주문에 가까운 것이고 쏟아지는 졸음으로 인해 정신력의 쇠 퇴는 가져다 줄 지언정 사람을 아예 기절시키는 마법은 아니다. 즉 왠만한 정신력만 있다면 참아낼수 있는 마법이라는 뜻이었다. 기껏해야 졸음을 참을 수 있을 정도의 정신력만 있으면... 그렇기에 넓은 범위에 짧게 발동시키는 저급 주문일 수 있는 것이고 유나 역시 조금만 정신을 집중한다면 지금 그녀 자신에게 걸린 [슬립] 주문 정 도는 해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 뭘 하나? 이미 그녀의 `희망'은 저만치 굴러가서 콜콜 단잠에 빠져있거늘... 희망이 사라지자 의지도 약해졌다. 눈꺼풀이 천근같이 느껴진다. 유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모든 게 끝났다. "허무해..." 단 한 마디만을 남긴 채 유나는 천천히 쓰러져버렸다. "허무해? 뭐가?" 너무 간단히 이겨버리자 오히려 찝찝한 프쉬케였다. 간만에 생긴 침입자라서 내심 기대를 하고 왔던 프쉬케는 멍한 눈초리로 그 녀의 발밑에 자빠져있는, 전투를 시작한지 10초만에 쓰러진 2사람을 보고 있 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도대체 어떻게 이정도 재주로 여기까지 침입 한 거야'라는 시선을 유나와 아린에게 쏘아붙이고 있는 프쉬케의 귀에 문득 요란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애타게 그녀를 부르는 한 여인의 목소리도. "프쉬케!" 프쉬케는 고개를 돌렸다. "어? 래디 언니? 게다가 세시언니도?" 어두운 통로 저편을 갈색과 붉은 색의 로브를 펄럭이며 열심히 뛰어오는 두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들을 바라보며 프쉬케는 의아한 표정을 지 었다. 왜 저리들 호들갑인 건가? 게다가 그녀에게로 다가오자마자 버럭 어깨를 잡고서 바로 건네는 걱정어린 말투라니... "너 무사한 거니?" "당연한 거 아녜요? 별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들...?" 태연하게 받아치는 프쉬케를 보며 세시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그리 고 침울하게 입을 열었다. "루시가 죽었어..." "에에엣?" 프쉬케의 눈동자가 휘둥그레하게 커졌다. "이쪽은 별거 아니었었는데..." 그리고 세 여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단지 서로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을 뿐...그리고 쓰러진 두 소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릴 뿐.... 몇 십년을 같이 해온 그녀의 자매를 생각하며 숙연한 얼굴을 취했을 뿐... 그러던 중... 쓰러진 소녀들 중 붉은 머리의 소녀를 힐끔 쳐다보던 래디의 얼굴에 불현듯 화색이 돌았다. "오잉? 남자네 이거?" 착 가라앉은 분위기를 단숨에 일소해버리는 래디의 환한 목소리에 세시가 어이없다는 듯 대꾸했다. "무슨 소리야 언니?" 이제는 아예 손가락질까지 해가며 노골적으로 환한 얼굴을 짓고 있는 래디. "보면 모르냐? 남자애잖아 이거?" 휘둥그레한 눈으로 `이 양반이 미쳤나?' 라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세시 와 프쉬케를 보며 래디가 싱글벙글한 웃음을 입가에 가득 머금고 쓰러진 아 린을 더듬으며 말을 이었다. "봐봐. 가슴도 평평하고, 목덜미도 울퉁불퉁하고..." `저..저게 어디가 남자라는 거야?' 프쉬케와 세시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생각을 공유했다. 하긴...듣고보니 가슴이 꽤 빈약하긴 했다. 그리고 목덜미에도 미약하게, 아주 미약하게나마 뭔가 틔어나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미묘 한 차이는 지금 얘기를 들은 프쉬케나 세시조차도 긴가민가 할만큼 미약했 는데.... 과연 미소년을 탐지하는 데에는 본능적인 감각이 있는 래디였다. 프쉬케는 래디의 지고한 남성감식안에 깊은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연 몇십년동안 갈고 닦아온 감각답구나..란 생각을 동반하며. "대단해..." 세시와 프쉬케의,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찬사를 뒤로 흘리며 래디 는 아린에게로 다가가 미소를 지었다. 섬뜩하리만치 잔인한 미소를... "불쌍한 루시..." 래디의 새하얀 손이 곤히 잠들어있는 아린의 뺨을 쓰다듬는다. "너의 원혼을 달래는 의미에서..." 붉게 타오르는 듯한 아린의 머리결을 쓸어올린다. "이 소년에겐 좀 잔인해지겠어~~♥" 말을 마치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래디. `그..그게 원혼이랑 무슨 상관인데?'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세시와 프쉬케의 두 눈에 비친 것은 복수를 빙 자한 격조높은 취미생활을 즐기고자 아린을 보쌈해가는 래디의 뒷모습... 거기에는 이미 몇십년을 함께 한 자매를 잃은 슬픔따위는 눈꼽만큼도 비 추어있지 않았다.... "........" ------------------------------계속----------------------------------- 음...지적해주신 올뺌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정신은 차렸습니다만, 글이 옛날로 돌아갈지는 자신이 없군요. 하지만 노력중이랍니다~ 다시한번~~ 고마와용~ 아울님~~^_^ 아리아 전투씬은 10화인데 아린 전투씬은 단 한줄로 끝나는군,,, 이 녀석 주인공 맞나? (어쩌겠니, 다 능력이 없는 탓인 걸.) ┌───────────────────────────────────┐ │ ▶ 번 호 : 0/1315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18일 00:39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1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24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13 05:13 읽음:171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남령주 수도 마도도시 이델론의 어느 시가지, 뭐하러 지나다니는지야 모르겠 다만 시민들이 상당수 오락가락하고 있는 이곳 거리 위로 한 떼의 선남선녀 들이 주위의 시선을 한껏 모으며 길을 걷고 있었다. 빨강, 금발, 초록, 등등 칼라풀한 머리색깔만으로도 일단 눈길을 끄는데다가 하나같이들 그림으로 그려놓을 법한 미모들, 시선을 끌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자들이었지만 그들은 아예 시선이 안 느껴지는 듯 태연하게 저희들끼리 열심히 떠드는 중이었는데... "이 도시 맞니 누렁아?" 붉은 장발의 미녀가 당당하게 그녀의 앞을 걷고 있는 금발의 소녀를 툭툭 찔러가며 재촉하고 있다. 그 `누렁이'라는, 식용견에게나 붙일 법한 놀라운 칭호로 불리는, 오만상을 찌푸리고 앞서 걷던 금발의 소녀가 힘없이 고개 를 끄덕인다. "네. 칼세니안님...그리고 전 로자르아힘입니다만...." 서글픈 목소리가 더더욱 애처럽게 들리우는 금발소녀의 목소리였다. 소녀, 로자르아힘은 힘없이 어깨를 늘어트렸다. 명색이 위대한 자이자 지혜로운 자, 골드 드래곤의 후예인 그녀다. 누렁이 라는 칭호가 기분좋을리 만무한 것. 그러나 자아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해 필사적인 로자르아힘의 노력은 칼세니안의 일갈과 함께 그 효과를 잃었다. "누렁이가 부르기 더 편해. 잔소리말고 빨리 가기가 해!" `지는 빨갱이면서! 빨갱이! 빨갱이! 빨갱이! 빨갱이!!!!!' 로자르아힘은 당장이라도 입밖으로 터트리고 싶은 말을 속으로 꾹꾹 눌러참 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모질게 다짐하는 중이었다. `참자. 무식한 종족이라서 그런 거야. 현명하고 지혜롭고 고아한 골드일족 인 내가 참아야지...' 칼세니안의 목소리가 로자르아힘을 연신 채근했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야?" `성질은 또 더럽게 급해요...내 다시는 레드일족이랑 얼굴도 안 본다. 다 시 만나면 개다 개...' (위험한 결심이군~^^) "조금만 더 가면 되요..." 생각과 대사가 완벽하게 따로 노는 로자르아힘이었다. 정녕 지혜롭다는 골드 드래곤의 일족이라 아니 할수 없다 (정말?) 한참을 걷던 중 칼세니안이 문득 로자르아힘을 돌아보았다. "응? 뭔가 뾰룽퉁해 보이네? 무슨 불만 있니?" 양볼이 가득 부어있던 로자르아힘의 눈초리가 돌연 매서워졌다. "아아아~~뇨오~~ 그럴리 가아아~~~?" "그러니? 뭐, 아니면 말고. 자 빨랑 가자~" 길게 말꼬리를 늘리며, 나는 매우매우 불만이 많으며 그 원인은 대부분 당신 에게 있다! 라는 듯한 눈치를 팍팍 주는 로자르아힘의 태도에 칼세니안은 단 지 어깨만을 으쓱일 뿐이었다. 덕분에 뭔가 꼬투리 좀 잡아볼려던 로자르아 힘의 어깨는 더더욱 축 늘어진다.... "......" 왜 레드일족이 최강이라고 불리겠는가. 육체는 일족 중 최대요 마나는 일족 중 최강, 게다가 드높은 무식함과 드넓은 눈치없음을 겸비한 그들에게는 결 코 한번 비꼬아 말하는 수준높은 독설이 통용되지 않는 것이다.(로자르아힘 이 말한 게 수준높은 독설인지야 잘 모르겠지만...) 자고로 무식한 놈 이길 사람 아무도 없다는 격언이 있듯이, 로자르아힘은 더 이상 상대하기를 포기하고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앞장서 당당하게 걸어가는 두 여인을 바라보며 그 뒤를 졸졸 따르는 6명의 남녀들은 슬쩍슬쩍 눈치만 보는 중이었다. 결국 못 참겠는지 검은 머 리의 20대 초반의 청년이 옆에 선 12세의 꼬마를 바라보며 나직히 물었다. "저거, 왠지 불안하지 않습니까?" 흑룡왕인 자신의 위치에서 간섭할 일은 아니지만, 에르카스의 눈으로도 칼세 니안의 태도는 지나친 감이 있었다. 당장이라도 이곳 인간들의 도시 한복판 에서 용들의 전쟁이 일어나도 신기하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뭐 그런 거 일어나서 인간들이 죽어나가는 거야 에르카스가 알바는 아니지만, 흑룡왕이라 는 막중한 직무를 맞고 있는 그로써는 기필코 그 싸움을 말려야 하므로 상당 히 귀찮아져버린다. 고로 그의 걱정은 지당하다 할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질문에 붉은 단발머리의 소년은 시큰둥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그래서 에르카스, 자네가 어쩔건가? 칼세니안한테 꾸중이라도 할 셈인가?" "아뇨, 뭐 약간의 조언이라도...너무 버릇이 없지 않습니까?" "푸하핫~" 한참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한 붉은 단발머리의 청년 이 낮게 웃어댄다. 에르카스가 어이없는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시오 키아드리스?" 피식거리는 적룡왕을 대신해 12세의 소년, 엔션트 드래곤 칼슈타인의 폴리모 프 형태인 그가 씁슬한 웃음을 동반하며 입을 열었다. "우린 뭐 귀여워서 냅두는 줄 아나? 전 레드일족이 몽땅 달라들어서 몇백 년동안 두들겨패도 고쳐지지 않은 성미가 자네 말을 듣는다고 고쳐지겠나 그래? 오죽하면 나도 요새는 포기하고 살잖아?" 하긴, 칼슈타인이라고 그동안 그냥 내버려두었을리도 만무하다. "그것도 그렇군요. 음." 에르카스뿐만 아니라 그들의 대화를 옆에서 힐끔힐끔 듣고 있던 다른 일행들 역시 이제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끄덕. 게다가 저만치 앞장서서 걸어가는 금발의 소녀 로자르아힘의 고개 역시 희 미하게 끄덕여졌다. 즉, 그 의미는... `다 들려!! 이씨!!!!' 칼세니안의 얼굴이 벌개졌다. 아무리 뻔뻔한 그녀라도 저런 소리를 듣는데야 부끄럽지 않을리 없는 것, 그렇다고 대뜸 신경질을 내자니 정말 성질더럽다 는 소리를 들을거 같아서 차마 화도 못 내고 있는 칼세니안이었다.(어차피 마찬가지인거 같지만...) 어찌되었건, 이런저런 수다를 떨어가면서도 일행들은 착실히 로자르아힘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대로를 벗어나 구비구비 굽어진 뒷골목을 따라들어가 며 아무말없이 발걸음만을 재촉하던 로자르아힘이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아. 다 왔네요. 여기에요." 붉은 벽돌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3층 높이의 건물, `모든이들의 쉼터'라는 간판을 전형적인 여관이 그들앞에 나타났다. 일행들은 일제히 멈춰서서 고 개를 들어 여관을 바라보았고 이어서 다들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호오~ 여기란 말이지?" "집 좋네~" "여기가 도둑놈들 사는 곳인가?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음 옛날 도둑들은 이런데 안 살았는데..." "제발 몇 백년전 이야기 좀 하지마요.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데,.." "아린 찾으면 다음은 바로 에어린이죠? 빨랑 들어가요 그럼!" 웅성웅성왁자지껄, 다들 입달렸다는 걸 위시라도 할 셈인지 시끌벅적하게 떠들기 시작한다. 로자르아힘은 애써 웃으며 발걸음을 떼었다. "자자..그럼 잠시 제가 먼저 들어가..." 도적들간에 통용되는 암호를 되고 정해진 절차를 밟아 의뢰를 해야한다... 라고 로자르아힘이 채 덧붙이기도 전에, 칼슈타인이 불쑥 앞으로 나서며 그의 앙증맞은 고사리같은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귀찮게시리,,,간단하게 하자." "에? 칼슈타인님?" 의아해하는 로자르아힘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칼슈타인은 여관을 시큰둥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끝을 까닥하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무너져라." 그리고 여관은 그대로 폭삭 무너져버렸다. ----------------------------계속------------------------------------- 음 존댓말의 상관관계가 이상한가요? 드래곤에겐 무조건 나이=지위입니다. 단 칼슈타인과 키아드리스는 서로에게 존대를 하죠. 칼슈타인이 나이가 많으 니까 키아드리스는 존대, 키아드리스는 적룡왕의 위치이므로 레드일족인 칼 슈타인도 존대. 그러나 다른 일족의 장인 흑룡왕 에르카스에게는 굳이 칼슈타인이 존대를 붙 일 필요가 없지요. 즉 드래곤, 웜, 엔션트 순으로 계급이 나뉘고 같은 계급안에서는 서로 존대를 합니다. 물론 웜이 드래곤에게, 엔션트가 웜에게 반말을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요. ┌───────────────────────────────────┐ │ ▶ 번 호 : 0/1315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18일 00:40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2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24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13 06:28 읽음:188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혹시 조용한 2층 방안에서 따스한 오전의 햇살을 받으며 느긋하게 홍차를 맛보는 여유를 즐기던 중, 벽이 일순 흔들리더니 갑자기 사방이 모래가루 처럼 허물어지며 1층 바닥까지 논스톱으로 굴러떨어진 적이 있는가? 어제까지만 해도 엘라인은 자신에게 누군가가 그런 질문을 던지면 `당신 약 먹었소? 제정신이 아니구만?'이라고 대꾸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그는 당당한 태도로 자신의 폭넓음 경험에 비추어 난 그런 일 을 당한 적이 있다! 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게 되었다. 아주 쓰라린 고통을 동반하면서... "아그그그극..." 엘라인은 갑자기 일어난 이 참변(?)에 어리둥절하며 욱씬거리는 허리를 부 여잡고 몸을 일으켰다. 그의 손가락에 방금전까지 그에게 그윽한 홍차를 제공해주던, 깨진 홍차잣의 자그마한 손잡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갑자기 멀쩡하던 자신의 아지트가 왜 모래성마냥 무너져버렸단 말인가? 무엇이 그의 감미로운 티 타임을 이토록 무참하게 뭉개버렸단 말인가? "무...무슨 일이야 이거..." 엘라인은 잔뜩 먼지낀 자신의 푸른 머리를 대충 털어내며 주위를 살펴보았 다. 그의 소중한 아지트가 무너져도 아주 폭삭 무너져있었다. 그의 소중한 부하들이 신체의 극히 일부분만을 드러낸체 사방에서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 다. 사방에 가득한 모래가루에 파묻혀 손만, 혹은 발만, 혹은 허리만 내민 체... "아고고고~~" "아가가각...신이시여~~~" "우게게게...어머니~~" "으으으윽~" 개성넘치는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다... `적인가!" 엘프로써는 제법 젊은 편이지만, 그래도 인간에 비하면 턱없는 세월을 살아온 엘라인이다. 이런저런 황당하다는 일들을 제법 당해본 경험도 풍부했 다. 그래서 그는 이 와중에서도 재빨리 허리에 찬 에스터크의 손잡이를 잽 싸게 움켜쥔 채 사방을 살펴보는 노련미 넘치는 반응을 보일 수 있었다. 엘라인은 거칠게 외쳤다. "누구냐!" 그와 함께 홀-이제는 완전히 박살나서 홀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게 되어버렸지 만..- 저편에서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방금 그거 어떻게 한거예요?" "뭐? 방금 집 뭉갠거? 별거 아냐. 그냥 용언의 힘이니까. 골드의 아이야. 너도 내 나이 되면 할수 있는 거다." "헤에...몇 천년은 더 기다려야겠군요." "저거 두목 맞죠?" "분위기 보니까 대강 맞는거 같소." "그래에? 그럼 어디~" 엘라인은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 무리의 이쁘장한 젊은이 들이 웅성대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중 아름다운 적발의 신비스러운 미모를 지닌 한 여인이 뚜벅뚜벅 거침없이 그에 게로 다가오는 것 또한 볼수 있었다. 도도하기 그지 없는 표정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 엘라인은 재빨리 추리했다. 집이 폭삭 무너지고, 무너진 잔해 위로 저들이 있고 저들은 이 사태에 대해 서 뭔가 관련이 있는 듯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했다. "이게 무슨 짓이오?"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엘라인의 어조는 지극히 정중했다. 그는 눈앞에서 집을 폭삭 무너트려버린 -혹은 그랬을 가능성이 다분한- 사 람들을 상대로 객기를 부릴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그러나... "네가 여기 두목이냐?" 라고 외치며 대뜸 걸어와 자신의 멱살을 부둥켜쥐는 적발의 미녀를 향해 "뭐...뭐야, 이 년은?" 이라고 외친 건 결코 현명하다고 할수는 없는 행동이었다. 엘라인은 이제까지, 마법이란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 줄만 알았 다. 그러나 지금 그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있는 중이었다. "[매직 해머] 무차별 난무!" 퍼버버버버버벅~~~ "끄아아아아악!!!!" 마법이란 사람을 이리도 `아프도록 두들겨 패 전신에 시퍼런 멍이 들게 하고 뼈마디를 욱씬거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만드는 효과 역시 겸비하고 있었 던 것이다. "년? 이 녀석이 어따 대고 대뜸 욕이야? 응? [아크메이스]! 10연타!" 퍼버버버버버벅~~~ "끄아아아악!!" 요란스러운 타격음이 하늘높이 울려펴진다. "뭘..뭘 원하는 거요?" 사방에서 날아오는 붉은 메이스를 전신으로 막아내면서 -간단히 말해서 죽어 라 두들겨 맞으면서- 엘라인은 재빨리 그가 그토록 외치고 싶었던, 그러나 그 동안 비명을 지르느라 채 못 외쳤던 한마디를 내뱉었다. 말 한 마디 잘못 뱉은 덕분에 황천가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었다. 필사적으 로 내뱉은 그 한 마디에 다행히도 적발의 여인은 행동을 멈추었고 그러자 사방에서 날아들던 붉은 메이스들도 사라졌다.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엘라인은 천천히 다음 말을 건넸다. "뭘 원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 힘으로 가능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결해 주겠소. 그러니 용건을 말하시오." 그러자 적발의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열받아서 잠깐 잊어먹고 있었다." "....아그극." 불현듯 생각났다는 듯한 그 태도에 엘라인이 얼마나 분통터졌는지는 굳이 형용할 필요 없으리라. 그러나 엘라인이 이를 갈든 말든 여인은 자기 할 말만 착실히 하고 있었다. "나랑 같은 얼굴을 한 소년이 있다. 그 앨 찾아라." `뭐야? 결국은 의뢰였나?" 뭔가 원한때문에 온 것인 줄 알았던 엘라인은 다시금 안심하며 의뢰를 접수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평상시대로 말을 꺼냈다. "그 애가 어디..." 있는데..라고 채 말을 꺼내지 않은 자신에 대해 엘라인은 매우 대견해했다. 앞부분을 내뱉는 순간 여인의 오른 손에 붉은 빛무리가 또다시 맺히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것이 방금 전 자신을 두들겨 팼던 그것이라는 것 쯤은 쉽사리 알수 있었고. 그래서 엘라인은 일단 고개부터 끄덕이며 재빨리 말을 이었다. "...있던지 간에 그..금방 찾을 수 있소.암~ 당연히 찾을 수 있지. 금방 찾 을 수 있소이다." 찾고 못 찾고가 문제가 아니다. 일단 승락부터 하고 봐야 했다. 엘라인의 오랜 경험으로 미루어볼때, 지금 그가 못 찾는다고 한다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말을 머뭇거리거나 해서 저 여인이 `이거 딴 마음 품고 있는 거 아냐?' 라는 무시무시한 오해를 사기라도 한다면, -오해 자체가 무시무시한 건 아니었지만 그 오해로 인해 닥칠 일은 충분히 무시무시했다- 곧바로 이 자리에서 인생 종칠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생각없이 일단 고개만 열심히 끄덕이던 엘라인은 문득 그녀의 얼 굴이 낮설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어라? 그러고보니?' ------------------------계속----------------------------------------- 세상에. 2월이 절반가까이 지나갔는데 고작 5개 올렸네? 나 게을러도 무지 게을렀구만.--; 엘라인 경 미안해요~~하지만 얘는 원래 이런 역이었는 걸^^; ┌───────────────────────────────────┐ │ ▶ 번 호 : 0/13496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23일 12:0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3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4730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18 11:24 읽음:192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 정도 엄포를 주었으니 잘 하겠지.' 칼세니안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기간은 1주일 이내. 만약 못 찾으면..." 은근히 말꼬리를 흘림으로써 공포를 배가시키는 수법조차 구사하는 칼세니안 이었다. 뭐 사실은 어휘력이 딸려서 바로 말이 안 틔어나온 것 뿐이지만... 어찌되었건 얼어붙은 채 멍하니 주저앉아있는 엘라인의 표정을 보면 충분히 효과는 있었던 모양이었다. "..죽을 줄 알아." 뭔가 그럴싸한 말을 하고 싶었은 모양이었지만 결국 어휘력이 딸렸는지, 상 당히 진부한 한 마디를 남기며 칼세니안은 고개를 돌렸다. 물론 그녀가 성질부리면 엘라인의 목숨이 날아가는 것 정도로 끝날리가 절 대 없다는 걸 잘 아는 적룡왕과 흑룡왕은 서로를 바라보며 `저 성격에 성미 뒤틀리면, 이 곳 인간들의 도시 전체가 재로 변할텐데,.. 그때 저 왈가닥을 무슨 수로 말리나?' 라는 심정으로 눈빛을 교차하고 있었고, 엘라인은 자신이 이곳 마도도시 이델론의 수십만 시민의 목숨을 한 손에 쥐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멍하게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문득 엘라인이 멍청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당신...아린 닮았네?" 여덟 드래곤의 시선이 한꺼번에 엘라인에게로 옮겨졌다. 그와 동시에 칼세니 안의 고개가 또다시 돌아갔다. "아린...이라고?" "어디서 봤어?!!!" "캑...캐캑..." "지금 어디 있지 그 아이는?" "이...이것 좀 놓고... 그러게 왜 쓸데없는 소리는 해가지고 도로 멱살을 잡히냐... 엘라인은 자신의 목덜미를 움켜쥔 칼세니안의 곱디 고운 하얀 손을 부둥켜쥔 채 캑캑거렸다. `곱상하게 생긴 것이 힘 한번 더럽게 쎄네...' "빨리 말해!!!" 이거, 빨리 말하지 않으면 목졸라 죽일 기세다. 잠시 딴 생각을 하던 엘라인 , 정신이 번쩍 든다. "저기! 저저기! 저거...저거..저거..." 숨을 쉬기 위해서, 미약한 목숨이나마 이어보고자 엘라인은 필사적으로 손 가락질을 했고 동시에 그의 손가락을 따라 여덟 드래곤의 시선이 한꺼번에 이동했다. 그리고 저마다 한 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뭐야 저건?" "탑이네?" "여기 들어올때 본 그거네? 저거 왕궁이라고 안 했냐?" "아린이 인간들 왕궁에는 왜 가있지?" "그새 출세했나보죠? 그 녀석 진도 빠르네? 우리 에어린은 뭐하고 있을려 나...훌쩍~" 제각기 한 마디씩 떠드는 그들의 시선에는, 방사형으로 주위를 둘러쌓은 수십개의 탑과 그 한가운데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거대한 원통형 의 층탑이 비치고 있었다. 높이가 400여미터에 달하고 밑면적의 지름이 300여미터를 육박하는 거대한 탑, 그것을 보며 그들중 푸른 머리의 아름다운 청년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 며 아는 척을 했다. "아...라젤의 탑이군요." 그러자 붉은 머리의 자그마한 소년이 청년을 바라보았다. "라젤의 탑? 아르키어드. 자네 저것에 대해 아는가?" "네 칼슈타인님. 브로델리안이 세운 탑입니다. 드워프로 꿈을 꿀때 세웠다 던데..." 소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브로델리안? 실버일족이냐?" "예." 순간 소년이 푸핫~ 하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헤~ 그럼 은빛머리 드워프였겠네? 그 녀석도 제정신 아니구만." "아하하핫..." 이렇듯, 다들 아름다운 실버블론드의 부드러운 머리결을 지닌 오동통한 드 워프를 상상하며 킥킥댈 무렵, 엘라인은 그들이 원하는 바를 가르쳐 주었 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편안한 공기를 맛보지 못하고 있었다. 칼세니안의 손아귀는 아직도 그에게 자유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저기 있는 게 확실해! 앙!" 흔들흔들 캑캑캑... "무..물론이오!!" 앙칼진 칼세니안의 목소리에 열심히 엘라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칼세니안은 그제서야 손을 놓았다. 그리고 무시무시하게 외쳤다. "가요 모두들! 이제야 찾았다. 이놈의 자식..." 그리고서 그들은 횡하니 사라져 버렸다... "헉...헉...헉,,," 엘라인은 아직까지도 얼얼한 자신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며 숨을 몰아쉬었다. "살다살다 저렇게 경우없이 막나가는 여자는 또 처음보는군..." 궁시렁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던 엘라인이 문득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그..멍청한 것들." 그의 시선에는 이리저리 처박혀 아직까지도 끙끙대고 있는 수십명의 장정들 만이 비추어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곳에 이 곳 이델론 도둑길드의 노련한 도둑들의 모습따위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았다. 무능력한 수하들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오른 엘라인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다들 뭐하는 거냐!" 그러나... "일어나라! 이 멍청한 것들아!" 라고 소리를 질러봤자...파묻힌 사람이 무슨 재주로 일어나겠는가? 일어나기 싫어서 어디 저들이 안 일어났나? 결국 엘라인은 툴툴거리면서도 하나 하나 일일이 발굴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20여분 뒤, 파묻힌 수하들을 전부 끄집어 낸 다음에야 엘라인은 오늘의 이 느닷없는 사태에 대해 조용히 사색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엘라인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도대체 저들은 뭘까?" "마법사가 아닐까요?" 수하중 한명이 문득 묻는다. 엘라인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걸 누가 모르냐?" 공사판 일꾼들 수십이 달려들어야 겨우 무너트릴 멀쩡한 3층 건물을 한번에 폭삭 내려앉게 만드는 기술이 마법말고 또 뭐가 있겠는가? 멍청한 소릴 지껄인 자신의 수하를 한껏 째려본 뒤 엘라인은 다시금 말을 이 었다. "도대체 그 사람들이 왜 유나 녀석 일행을 찾아왔는지를 모르겠다...이 말 씀이야..." 그러자 아까 그 사내가 또한번 불쑥 엘라인의 독백을 끊었다. "사람을 찾는 경우는 대부분 두 종류죠. 그건..." 말끝을 흐리며 살짝 엘라인의 눈치를 보는 검은머리의 사내... 자신의 혼잣말에 불쑥 끼어든 검은 머리의 우락부락한 장정을 바라보며 엘라 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을 계속하라는 신호였다. "에, 그 사람 자체가 필요한 경우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가 필 요한 경우, 대부분 이 두 가지인데...어느 쪽일까요?" 엘라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렇게 약간의 침묵이 지나가고 엘라인은 다시 금 입을 열었다. "뭐, 어찌되었건 그건 우리가 알바가 아니다. 그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우리가 알바는 아니지." "그럼...?" "그 녀석들이 문제다." 엘라인의 뜬금없는 소리에 다들 잠시 멍해졌으나 곧 그들은 무엇을 말하는 지 깨달았다. "...그 일행들중 남은 소년 하나랑 소녀 하나 말씀이십니까?" "...알려주었어야 했을까?" 라고 중얼거리는 엘라인. 그러나 사실은, 알려줄 겨를도 없었는 걸? "아마도, 유나의 동료라서 그 아린이라는 애를 찾을 가능성은 없을테고. .." 그러자 이번엔 다른 부하 한 명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왜요?" 아는 사람을 찾기 위해 왔을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엘라인은 그렇게 생 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들이 한 짓을 봐라. 그게 어디 친인척 찾는 태도였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추리였다. 특히나, 박살난 그들 의 아늑한 안식처를 다시금 둘러보면 그 추리는 더더욱 신빙성이 굳어진다. 수하 중 하나가 물었다. "그렇다면?" "몰라. 뭔가 사정이 있겠지. 그런 건 우리가 알바가 아냐." 결국 엘라인은 간단한 결정을 내렸다. "그 녀석들을 쫓아내. 더 이상 이 일에 관련되는 건 위험하다. 여기서 잠시 사라졌다가 반응을 봐야겠어..." 아예, 없었던 일로 하고 상관을 말자, 그리고 어디론가 숨어버리자. 엘라인의 본능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고 이는 그의 부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쨋거나 앞으로의 일들이 결정되었으니 이젠 움직여야 할 때, 주위를 둘러보 던 엘라인이 문득 씁쓸하게 웃었다. "그나저나... 이제 오늘밤은 어디서 자나..." ---------------------------계속-------------------------------------- 감사합니다아~~~~~^________^ P.S 초코릿 받아먹은 주제에 왜 안 올리느냐? 벗꽃이 지금 DDR(댄스댄스레볼루션)에 빠져버렸습니다 한 마디로 대책없이 방방 뛰고 있음... 폴짝폴짝~ 캡 재미있네~ 비트매니아도 그렇더니...ddr도 마약이당..음 이걸로 살이나 뺄까? ┌───────────────────────────────────┐ │ ▶ 번 호 : 0/13496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23일 12:0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4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521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22 22:15 읽음:86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채찍." "네~ 마침 물소가죽으로 만든 것이 있습니다. 질기고 탄력이 있어서 살에 찰싹 달라붙는 최상급품이죠. 50길드 되겠습니다." "가시를 박아서." "아 옵션을 주문하시려면 추가로 10길드를 더 내셔야 합니다. 또 필요하신 것이라도?" "밧줄." "마침 튼튼한 놈이 있습니다요. 무슨 던전탐사라도 떠나시는 모양이죠? 10실드 되겠습니다. 또 필요하신 것이라도?" "양초." "엥? 양초요? 그보단 이 램프가 더 나을텐데요? 바람이 불어도 쉬 꺼지지 않고 특히 던전내에서는 최고의 빛을 보장..." "양초!!!" "아..네...아따 성질 하고는,.. 개당 2실드 되겠습니다. 근데 어디다 쓰실려 고..." "자 여기 대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아그라 잡화점을 종종 애용해주십쇼! 안녕히 가십쇼!" 정오를 갓 넘긴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게 내려쬐이는 가운데, 이델론의 시내 한 복판에서 대로를 활보하며 방실방실 미소짓는 한 여마도사의 모습이 보였 다. 갈색의 로브에 갈색의 머리결을 가진 놀랄만큼 아름다운 미모의 여인, 포 소서러스 중 최강자인 래디 옐 가스트리아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랄라~" 쇼핑을 마친 래디의 발걸음은 실로 가볍기만 했다. 그녀의 품안에 한아름 가 득 안겨있는 즐거운 쇼핑의 부산물들은 그 만만찮은 무게에도 불구하고 래디 에게 새털만큼의 중량도 되지 않았다. 무거울리가 있겠는가? 어찌 이걸 무거워 할수가 있단 말인가? 이제 곧 요긴하 게 쓰일 물건이거늘!! (어디다 쓸 건데?) 이 물품들을 사용해볼 대상자를 생각하며 래디는 문득 헤죽 웃었다. `아유 귀여운 것~~♥` 타오르는 듯한 붉고 가는 머리결과 그 아래 있는 야들야들한 피부, 긴 속눈썹 아래 존재하는 귀여운 눈망울과 붉은 입술~~그리고 그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올 가냘픈...으히히히. `에구에구..정신차리자...' 래디는 고개를 흔들었다. 일단 지금은 벌건 대낮에 큰길 한 복판이고 이런 곳 에서 지나친 상상의 나래를 펴다간 미친 X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래디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진짜진짜 해보고 싶었지만 그동안 차마 못해본 짓이다. 지식은 방대하나 실천 이 어려웠던 것이다. 어찌 가녀린 미소년에게 그런 잔혹한 짓을 할수 있겠는 가! -그 전에 했던 짓은 절대 안 잔혹했다고 생각중인 래디였다.- 그러나 이제 핑계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 핑계를 대며 당당하게 물품을 구입, 비치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살거 다 샀지?" 래디는 다시한번 오늘의 구입품목을 확인해보았다. 틀림없이 다 샀다. 이제 곧 이 기구들로 아름다운 붉은 머리의 미소년을 고문(???)할 일을 생각하니 이젠 아예 발걸음이 가볍다 못해 능공허도를 거쳐 허공답보에까지 이를 지경 이었다. 그렇게 둥실둥실 떠다니며(??) 발걸음을 옮기는 래디의 이마 위로 찬란한 땀방울이 햇살에 반짝 빛난다. `음..지금 몇 시야?' 래디는 문득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청명하도록 새파란 하늘 한가운데에 눈부신 태양이 한껏 찬란한 햇살을 사방으로 내리쬐이고 있다. 참으로 화창한 오후였다. `쳇. 해 질려면 아직 멀었네...' 래디는 불만섞인 한마디를 토해냈다. 빨리 저 동글동글한 놈이 사라져야 밤이 올 것이고 밤이 와야 즐거운 시간이 도래할 것 아닌가? 제 아무리 뻔뻔한 래디라도 벌건 대낮에 쇼핑물품 시범 가동회를 가지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빨리 탑으로 돌아가자~~' 래디는 발걸음을 빨리 하기 시작했다. 래디에게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적발 의 아름다운 소년을 위해 오늘 구입한 새로운 무기에 대한 숙련도를 높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으히히히히~~" 이렇듯 걷다 웃다가 갑자기 하늘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빨리하면서 헤죽거리는 미소를 흘리거나 하는 온갖 알수 없는 행동을 일삼으며 래디는 총총 탑을 향해 사라져버렸다. 덕분에 그녀를 바라보던 이델론의 길가던 시민 A.B.C.D.등등은 그들의 지배자 포 소서러스의 우두머리인 래디의 이 기괴한 작태에 대해 그저 서로들 수군 거릴 뿐이었다. 아무래도 미친 X소리 면하기는 힘들거 같지만 이미 래디의 머리속에는 그런 것 따윈 남아있지 않았다. 오로지 불타는 복수심(??)으로 두 눈을 희번덕일 뿐... "아하하함~~~ 아웅. 잘잤다." 아린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요 근래 아무도 안 깨우던 적이 없었던 탓인 지 간만에 늘어지게 단잠을 즐긴 아린이었다. "우앙~~" 아린은 두팔을 활짝 펴며 기지개를 한껏 해대었다. 몸이 찌뿌둥한 게 너무 많 이 잔 모양이었다. `왠일이지? 유나가 안 깨웠네...' 까지 생각하며 눈을 비비던 아린은 그제서야 불현듯 현 상황이 머리속에 강 렬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얼라? 여긴 어디냐?" 갑자기 뭔가 굉장한 괴리감이 아린을 엄습해왔다. 아린은 잽싸게 고개를 돌 려 주위를 살펴보았다. 호화스러운 장식들로 치장된 넓은 침실 한 가운데에 놓여진 화려한 침상, 아린은 그곳에 주저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우선 발견할수 있었다. 아린은 시선을 옮겼다. 값비싸보이는 붉은 융단이 바닥을 장식하고 벽이란 벽은 죄다 기품있어보이 는 그림들과 여러 장식물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이 곳 침실의 정경을 둘러 보며 아린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어떻게 된거야?" 잠시 고개를 갸웃, 그러나 해답은 곧 나왔다. "잡혔구나!!" 그동안의 고생으로 인해 제법 상황파악이 빨라진 아린이다. 탈출해야 겠다 는 생각이 번쩍 든 아린이 잽싸게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 했다. "꽥!" 목을 죄는 강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아린은 비명을 지르며 다시금 침상 위로 벌렁 누웠다. "뭐..뭐지?" 캑캑거리며 아린은 목덜미를 만지작거렸다. 뭔가 강한 끈 같은 것이 만져졌다. "???" 의아해하던 아린의 눈에 문득 침실 건너편에 비치된 경대가 들어왔다. 그리 고 그와함께 침상위에 주저앉아있는 왠 붉은 머리의 소녀의 모습도. 침상 한 복판에 주저앉아있는, 속이 훤히 내비치는 하늘거리는 푸른 원피 스-레이스까지 달린!-차림의 붉은 장발의 소녀가 가죽으로 만든 듯이 보이는 축생용 목걸이를 목에 달랑 찬 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기둥 한 귀둥이에 튼튼하게 걸려있는, 자신의 목걸이와 연결된 굵은 쇠사슬 을 바라보며 아린이 어이없는 듯 뇌까렸다. "엥? 왠 개목걸이?" ----------------------------계속------------------------------------- 하우스, 테크노, 코나믹스... 다 좋다 이거야... 스카..이거 깨는 사람 인간으로 안 보여... 결국 포기...글이나 쓰자... 비트매니아 스카를 깨려 일주일간 달라붙다 결국 포기한 벗꽃 왈 T_T P.S 강남역 원더파크에 비트매니아 서드 믹스 나왔음...음 어쩐다? ┌───────────────────────────────────┐ │ ▶ 번 호 : 0/13496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24일 02:43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5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529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23 19:28 읽음:763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잡혀온 신세에 개목걸이면 어떻고 수갑이면 어떻겠는가? 그러나 아린은 거 기까지는 생각치 못하고 그냥 목걸이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움직이기 거추장스러우니까 풀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잉.잉." 타이트하게 조여놔서 그런지 잘 안 들어갔다. 그럭저럭 억지로 손가락을 쑤셔넣는데 성공한 뒤 아린은 있는 힘껏 그것을 좌우로 잡아당겼다. "이이잇!!!" 매우 당연하게도 목걸이는 풀리지 않았다. 늘어날 기미조차 안 보인다. 하긴, 쉽게 풀릴 것이면 누가 채워놓나? "에잉!에잉!" 이젠 아예 침대에 주저앉아 발버둥을 치며 사력을 다하는 아린이었다. 젖먹던 (드래곤이?) 힘까지 다해가며 오만상을 찌푸리는 아린. "으싸으싸!" 바둥바둥~ 안 풀어진다. "에잉에잉~" 바둥바둥~ 그래도 안 풀어진다. 바둥대다 지쳤는지 문득 아린이 한숨을 쉬 며 중얼거렸다. "거 되게 세게도 묶어봤네 엥...명룡도 있었으면 간단할텐데..." 중얼중얼 하면서 무심결에 고개를 돌린 아린의 눈에 그 순간 들어온 것은... "어?" 길이 1.2미터의 섬세한 손잡이를 지닌 동방형 예도가 방 한쪽 귀퉁이에 얌전 히 놓여있다. "내 명룡도네?" 마침 잘 됐다~ 라고 생각하며 아린은 몸을 일으켰다. 저걸로 끊으면 간단할 걸 그동안 괜히 고생했잖아~라고 중얼거리며. 그러나... "꾸엑!" 목걸이를 생각해야지 목걸이를...쯔쯔.. 기둥에 박힌 채 아린을 제약하고 있는 쇠사슬의 길이는 아린으로 하여금 명룡도까지 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덕분에 또한번 침대 위로 발랑 누운 채 목을 캑캑 거리던 아린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기둥에 박혀있는 쇠사슬 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거부터 뽑자." 아린은 아무생각없이 손을 쳐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사라만더 카사!" ..... 조용한 방 한가운데 가냘픈 미성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얼라? 사라만더 카사!!!"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카사! 사라만더! 카사!카사! 카사 야 너! 왜 안 나와! 카사!카사!" 휘이잉~ 밀폐된 이곳의 어디에서 불어오는지야 내 모르겠다만, 한 줄기 스치우는 바람소리가 더더욱 썰렁함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아린의 이마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어...이거 왜 이래? 카사! 카사!" 불길한 예감이 불현듯 아린을 엄습했다. 예전에도...이런 경험이 있었다. "카사!..카사...히잉~~" 아린의 마지막 외침은 이제 거의 울먹거리는 수준에 가까왔다. 불안했다. "..그..그럼 일단 폴리모프라도..." 콩당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아린은 띄엄띄엄, 조용히 주문을 외우기 시 작했다. "타..타고난 형체의 버..법칙이여..훌쩍~...." 잠시 후... 어두운 복도 한쪽 귀퉁이 어느 방문으로부터 우렁찬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우에에엥~~ 또 안돼..앙앙~" "후아..." 세시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 앞에 펼쳐진 두루마리들을 주르륵 넘겼다. "도대체 몇 명이 죽은 거야? 인적손실액에 유가족 보상금에, 건물 수리비.. 지출이 장난이 아니네..." 사방이 확 트인 넓지막한 방, 그러니 지금 그 곳은 전혀 넓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있었다. 수십명이 오락가락하며 손에 손에 서류들을 들고 분주히 뛰어 다니고 있으니, 오히려 좁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이들이 이렇게 뛰어다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엊그제 라젤의 탑 사상 최 악의 인적, 물적, 그리고 재산적 손실을 입은 탓에 그 뒷수습이 시급했던 것이다. "세시 언니. 이거..." 새하얀 로브를 걸친 은발의 미녀가 세시에게로 다가와 두루마리를 내민다. 세시는 고개도 채 돌리지 않은채 손가락만 까닥거렸다. "아, 프쉬케. 그건 제로스 경에게 맡겨..." 종종걸음으로 뛰어가는 프쉬케를 힐끗 보며 세시는 한숨을 쉬었다. "아..정신없어.." 바빴다. 왠만한 일이라면 밑의 비서들에게 처리하게 시키겠지만 일의 사양이 사양 인 만큼 직접 뛰어야 하는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던 세시의 귀에 어느순간, 방문 저편에서부터 신나죽겠다는 억양이 강하게 내포된, 그래서 세시로 하여금 울화통이 터지 게 만드는 곱고 가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세시~♥, 프쉬케~♥" 세시의 미간이 한껏 일그러졌다. "래디 언니..." 저 여자는 바빠죽겠는데 어딜 쏘다니다 이제 오는 거냐....얼씨구? 손아귀에 가득 들고 있는 저건 또 뭐야? 세시는 꼴보기도 싫다는 태도로 고개를 홱 돌렸다. 얄미워 죽겠다. 남은 이렇게 잠도 제대로 못자며 눈이 벌개져라 서류들을 처리하고 있는데, 저렇게 느긋한 태도를 보이다니...저거 몇 십년 같이 지낸 언니 맞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프쉬케는 래디가 안고 있는 푸짐한 꾸러미에 호기심이 일었는지 그 녀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래디언니? 뭘 사온거야?" 고개를 갸웃거리는 프쉬케를 보며 래디는 말없이 꾸러미를 바닥에 내려놓았 고 프쉬케는 슬쩍 그것을 끌러보았다. 그리고 가장 위에 있는 것을 들어보 였다. "잉? 하드 레더...인가? 근데 모양이 어째 좀 요상타..???" 가죽을 무두질하여 만든 검은 옷...원래 이런 것은 갑주로 잘 쓰이지만 굳이 옷이라고 한 이유는 그 생김새가 어째 갑주와는 좀 거리가 먼 탓이었다. 어깨부분도 훤히 노출이 되어있고 군데군데 빈틈도 많다. 이리저리 훑어보던 프쉬케가 문득 그것을 자기 몸에 대어보더니 어이없는 말 투로 중얼거렸다. "게다가 왜 이렇게 작은 거야?" 래디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타이트해야 하거든~♥" "???"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프쉬케는 다시금 손에 든 것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일단 재질은...하드레더인 것 같기는 한데...어째 구멍이 사방으로 뻥뻥 뚫 린게 방어라는 개념을 극도로 무시한 디자인... 거참... 되게 시원해보이는 하드레더였다. (진짜 하드레더인지도 사실 의심스 러웠지만...) "아니, 왠 급소란 급소는 죄다 구멍을 뚫어놓은 거야?" 역시 래디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거기가 포인트거든~♥" "???" 고개를 갸웃거리는 프쉬케의 손아귀에서 날쌔게 하드레더(?)를 빼앗아 쥐며 래디는 꾸러미를 주섬주섬 싸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연신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몰라도 돼요~♥ 몰라도 돼~♥" 흥얼흥얼하면서 방 저편으로 사라져버리는 래디. 역시 일 도와주러 온 것은 아니었음이 틀림없다. 프쉬케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뭐..뭐지? 저 하트난무는?" 세시도 중얼거렸다. "도대체 여긴 왜 온 거야 저 언니?" 멍하게 서있는 두 여인들을 뒤로 하고 래디는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근데 세시언니." "응?" "래디언니가 사온거..뭐야?" "프쉬케야.." "응?" "가끔은 모르고 사는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도 많단다..." "????" -------------------------계속---------------------------------------- 뭔가..은근슬쩍 기대하시는 분이 계신거 같은데^^;;; 그런거 쓰면 짤려요~ 전 짤리기 싫어요~~ 초룡은 건전소설! 건전소설! (완벽성인물? 흑흑T_T) ┌───────────────────────────────────┐ │ ▶ 번 호 : 0/13560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2월 26일 02:32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6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555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2/25 20:27 읽음:52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으으음..." 아린은 침대위에 얌전히 주저앉아 있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혼자서 질질 짜며 울먹거리고 있었지만, 당장 무슨 일 생긴 것도 아닌데 울긴 왜 우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자 지금은 좀 차분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여전히 아린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어..어쩌지..." 진정이 좀 되자 이제는 겁이 덜컥 났다. 전에 한번 힘을 잃었을때, 그때를 상기하며 아린은 부들부들 떨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러나 지금은 마치 어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는 기억,,, 쫓기고, 사방에서 까지고 다치고 발목삐고, 게다가 구르면서 생겼던 타박상에 마지막엔 죽는 줄만 알았던 엄청난 복부의 통증까지 겪었던 그 때의 쓰라린 기억들을 상기하면서 아린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죽어도 그런 일 다시 당하긴 싫었다. 그때는 정말 정말 아팠다. 아린은 다급해져서 이리저리 쇠사슬을 매만져보았다. 그러나 소용은 없었다. "무슨 수를 써야 되는데...우웅.." 목걸이는 튼튼했고 쇠사슬은 단단해보였다. 그것이 이어져있는 기둥은 더 단 단해보인다. 현재 아린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처분만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 아린은 한숨을 쉬었다. `이거 완전히 꼼짝달싹 못 하게 되어버렸네...' 그러던 중, 아린의 뇌리에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어? 그러고보니...." 아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화려하긴 하지만 썰렁한 침실의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는 아린 혼자뿐이다. 그렇다면...다른 사람은? "아리아? 유나?" 아무도 없었다. 왜 여지껏 그들 생각을 못 했을까? 아린은 스스로 의아해 하며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았지만, 아리아의 모습은 고사하고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아린은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쪼그려앉았다. 사실, 해답은 이미 나와있지 않은가? 양자택일. 잡혔거나, 아니면 죽었거나... 아린은 애써 잡혔을 거란 결론으로 추측을 돌렸다. "다들 잡혔나보네..." 아린은 가만히 쪼그려앉아 손을 모으고 침울하게 고개를 숙였다. 가슴이 답답했다. "우웅..." 쪼그려 앉은 채 양 무릎사이로 사이로 머리를 파묻으며 아린이 나직히 중 얼거렸다. "아리아... 보고싶어..." "에구..주인님은 또 어딜 나가신 거람..." 혼자서 이런저런 소리를 중얼거리며 래디의 침실 건너방에서 이것저것 정리 하며 방을 청소하고 있던 사라의 귀에 문득 똑똑똑 하고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라는 살짝 문을 열었다. 그리고 조금은 놀란 듯이 방문 자에게 물었다. "어머? 어쩐 일이신지요?" 방문 저편으로 금발의 10대 후반의 아름다운 소년이 새하얀 사제복을 단정히 입고 입가에 방실방실한 미소를 띄우며 사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리의 질문에 소년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래디...님을 만나러 왔습니다...만?" 사라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남자는 애나 어른이나 별수없구만... 어제는 아 예 혼이 나간 듯한 태도더니 하루도 안 지나서 도로 기어들어오다니... 물론 이 어려보이는, 그러나 자신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높은 신분의 소년에 게 속마음을 들킬만큼 사라는 서툴지 않았다. 그녀는 이래뵈도 10년 경력의 노련한 하녀인 것이다. 하긴, 그게 뭐 대단한 자랑거리겠냐마는... 사라는 공손히 대답했다. "예..하지만 래디님은 지금 외출중이십니다. 피트님." 래디 없으니까 헛물 켜지 말고 네 방 가서 못잔 잠이나 자라! 는 의미였다. 명백한 거절의사. 그러나 피트는 아직도 눈치를 못 챈 듯 했다. "먼저 들어가 있겠습니다. 어차피 상관없잖습니까?" 괜시리 곰살맞게 구는 피트의 태도에 사라는 의아해했다. '래디님이 그렇게 좋았나?' 사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신관인데 이렇게 대낮부 터 남의 침실에 쳐들어오다니...얘 신관 맞아? 사라는 약간 얼굴을 찡그린 채 좀더 단호하게 대꾸하기로 결정했다. "죄송합니다만...손님이 와 계셔서요 지금은.." "붉은 머리의 여자같이 생긴 예쁘장한 소년이라죠?" 미처 말을 맺기도 전에 틔어나온 피트의 대꾸에 사라는 약간 놀라면서도 그 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새로 들어온 저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어 디서 듣고 불끈! 해서 쫓아온 모양이었다. 하긴, 원래 티는 안 나지만 남자들이 질투는 더 심한 법이니까... 사라는 되도록 소년의 기분에 거슬리지 않게 웃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어머? 어떻게 아세요? 경비병들이 떠들고 다녔나? 쯧쯧..." 보나마나 울그락불그락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사라의 상상과는 달리 소년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뜬금없는 한 마디를 내뱉었다. "제대로 왔군." "네?"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라의 눈앞에 하얀 손바닥이 일순 나타나더니 일 순간 푸르게 빛났다. 그리고 나직하게 울려오는 목소리... "명하노니, 달의 권능이여 이 자의 정신을 가두어라. [샤르나이드]." 사라는 그 순간 자신의 이성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몰롱해지는 의식의 끈을 놓치며 그녀는 방 한 구석에 털석 주저앉았다. "일시적인 자폐증일 뿐이니 곧 깨어날 겁니다." 쓰러진 사라를 보며 피트는 쓸씁할 어조로 한마디 내뱉은 뒤 곧바로 래디의 침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나직히 중얼거리며... "간신히 하나 찾았군,.." 두 다리를 모으고 쪼그려 앉아있으면 당연하게도 다리에 쥐가 난다. 그리고 다리에 쥐가 나면 대부분 매우 저리게 마련이다. 게다가 침대는 누우라고 만든 가구이지 주저앉아있으라고 만든 가구가 아니다. 그래서 아린은 지금 저린 다리를 풀기 위서는 물론이요, 이왕 편하게 있기 로 마음먹은 이상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할 생각이었는지 아예 팔다리 활짝 편 채, 적어도 열심히 구하러 온 피트의 눈에는 분통터질 정도로 느긋한 태 도로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아린?" 피트는 조금 어이없다는 투로 아린을 바라보았다. 이건 무슨 포로가 아니라 자기 집 안방에 들어앉아 있는 태도가 아닌가? 한편, 자신을 부르는 나직한 음성에 팔 다리 활짝 펴고 느긋하게 누워서 쇠사슬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아린이 벌떡 일어나며 고개를 돌렸다. 동시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피트!" 아린의 입에서 반가움 섞인 고함이 터져나왔다. 아니, 터져나오다 못해 아예 쩌렁쩌렁 울린다. "쉿! 조용히 하세요!" 재빨리 입을 막는 피트, 아린은 입이 가려진 채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고 피트는 주위를 유심히 살펴 본 뒤 인기척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아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다친 곳은 없나요?" 다친 곳은 없었다. 적어도 아린에게는... 그리고 아린에겐 그것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있었다. "아리아는! 유나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린의 태도에 피트의 얼굴이 일순 일 그러졌다. "그들은..." 피트는 말미를 흐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의 태도를 그녀들의 행방을 모른다는 의미로 인식했는지 아린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어디 있는지 몰라?" 피트가 변명하듯 힘겹게 대꾸햇다. "모르는 건 아닙니다만..." "그럼...아리아 무사한 거야?" 아린의 질문에 피트는 고개를 돌렸다. 피트가 아리아에 대해서 모를래야 모 를 수가 없었다. 현재 탑 전체가 그녀로 인해 떠들석하지 않은가... 라젤의 탑 사상 최악의 재앙이라고 다들 떠들석했다... 사상자 수가 거의 300여명에 달하고 탑 군데군데 파괴된 부분을 보수할려면 라젤의 탑 반년 예산이 흔들거린다고 들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가장 큰 타격은 포 소서러스중 한명의 죽음... 피트는 아리아에 대해선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질러놓고 도 무사하기를 바란다는 건 말도 안된다. "...붙잡혔습니다. 아리아양은..." 침울한 피트의 대답에 아린은 오히려 다행스럽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럼...살아 있다는거네 아직은?" "살아 있긴..하겠죠...살아 있긴..." 피트는 띄엄띄엄 대답했다. 분명히 살아있기는 할 것이다. 온갖 혹독한 고초 를 겪고 있을지는 몰라도, 아직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로써도 이번 사 전의 배후자를 찾아내고 싶을 테니까. 설마하니 아리아가 갑자기 홱 돌아서 탑 안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생각할 리야 없을테니... "왜 그래 피트?" 우울해보이는 피트의 태도에 아린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러자 피트가 다급 하게 말을 걸었다.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 아린. 탈출해야 해요." -----------------------계속------------------------------------------ 쳇...꾸역꾸역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볼려고 기대하고 있던 여러 무협소설.. 일부러 한 3개월간 통신무협에 손을 안 대었다. 그리고 오늘 기대에 찬 마음으로 다시 찾아보았다... 묵향...한 4개 올라왔나? (그렇다고 외전이 자주 올라온 것도 아니고--;) 검형...뭐냐 10월 이후 단 하나도 없다니... 비뢰도... 맞아 이 양반 군대갔지--;;; 제길..결국 좌절~ 글이나 쓰자--; ┌───────────────────────────────────┐ │ ▶ 번 호 : 0/13685 ▶ 등록자 : BEECHUN │ │ ▶ 등록일 : 99년 03월 02일 02:11 │ │ ▶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7 [퍼온글,출처:나우누리] │ └───────────────────────────────────┘ 『게시판-SF & FANTASY (go SF)』 2597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02 01:02 읽음:14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피트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아린은 재빨리 일어서려 했다. 피트 말 대로 탈출을 위해서. 그리고 목에 강한 통증을 느끼며 뒤로 벌렁 자빠졌다. 이걸로 3번째... "캐액!" 또 목걸이의 존재를 잊었던 것이다. "아야야야~~" "....." 정말이지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아린을 바라보는 피 트. 그러나 지금은 한시가 바쁜 때이고 이런 때 아린 아이큐 운운하고 있다 간 붉은 머리의 미소년 아린은 잘 차려진 밥상이 되어 래디의 한 끼 식사(?) 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경험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피트인지라, 그는 아 무 말없이 아린을 일으켜주었다. 그리고 간단히 물었다. "정령은?" 울상으로 아픈 목을 슥슥 쓰다듬던 아린이 간단히 대꾸했다. "안 나와." 짧은 질문에 짧은 대답, 그러나 의미는 확실히 전달되었다. 피트는 난감한 표정으로 아린의 목에 채워진 가죽끈을 바라보았다. 겉보기 에는 평범한 가죽끈같이 보였지만, 뭔가 마법이 걸려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피트의 지식으로는 그것이 무엇인지...까지는 구별해낼 수 없었다. `마법..을 봉인하는 것이라면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정령술같은 것도 봉인하는 마법이라면 들어 본 적이 없는데...마나의 흐름을 동결시키는 종 류인가?' 마나의 흐름 자체가 정지되어버리면 당연히 정령이고 뭐고 안 나올 수 밖 에... 피트는 조금 생각하다 이내 상념을 떨쳤다. 지금은 래디의 고명한 마법솜씨를 탐구하고 있을 만큼 여유가 없다. 피트는 재빨리 아린의 목걸이를 움켜쥐었다. 손가락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다. `제길...단단히도 조여놨군..' 피트는 내심 투덜거리며 손날을 세웠다. 새하얀 빛무리가 그의 오른손에 희미 하게 맺힌다. 피트는 그걸 그대로 아린의 목걸이에 갖다대었다. 지져버릴 작 정이었다. "앗뜨뜨뜨뜨~~~" 당연하게도 아린은 폴짝폴짝 뛰었다. 그리고... `제길...' 피트의 내심을 대변하는 듯 목걸이는 흠집 하나 나 있지 않았다. 피트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이 정도 신성주문이 안 통한다면, 목걸이 끊기 는 틀렸다. 물론 더 강한 주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로 목걸이를 끊으려 하다간 목걸이를 끊기 전에 아린의 목이 먼저 뎅겅 잘려버릴 테고... "끙..." 피트는 아린의 목걸이을 움켜쥐고 있던 왼손을 슬쩍 놓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 들었다. "안 풀려?" "안 잘리는군요." 난감해하는 피트와는 달리 아린은 그다지 실망한 표정이 아니었다. 대신 자신의 목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굵은 쇠사슬을 피트에게 들이대었다. "그럼, 이 쇠사슬부터 잘라줘." 굳이 아린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는지 피트의 오른손은 이미 새 하얗게 백열하고 있었다. 한 줄기 빛무리가 쇠사슬 위를 번쩍 스쳐지나가자 쇠사슬은 거짓말처럼 두 동강이 나버렸다. 아린은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나 쪼르르르 침실 구석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한 구석에 기대어져있는 한 자루의 예도를 향해 손을 내밀며 피식 웃 었다. "목걸이는 이걸로 끊어버리면 되지 뭐..." 그러나 아린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라?" 아린은 명룡도를 움켜쥐고 멍하니 손목을 까닥였다. 원래 명룡도를 쥐면 당연 하게 느껴지던, 마나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멍하니 명 룡도를 움켜쥐고 있는 아린의 귀로 피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용없습니다. 아린. 마나의 흐름이 제어된 모양인데. 그렇다면 명룡도 역 시 사용할 수 없을 거예요. 그거 마법검이죠?" 정확히 말하면 마법검이 아니라 마력검이지만, 아린은 그런 사소한 것쯤은 무시한 채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목걸이를 풀기전에는 명룡도도 사용할 수 없을 겁니다. 게다가, 아까 쓴 주문으로도 잘리지 않는다면, 명룡도를 정상적으로 쓸 수 있다 해도 자르 긴 힘들거예요." 단정짓는 피트의 나직한 설명에 아린의 예쁘장한 얼굴이 보기좋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잉...이거 달고다니면 보기 흉한데..." 피트는 잠시 어이가 없었다. 아니, 힘이 몽땅 없어진 판에 보기 흉한 거 따지 고 있게 되었나? 아니면 목걸이가 곧 풀어질 거라는 철석같은 믿음이라도 있는 건가? 과연 아린은 믿는 것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뭐 할수없지. 아리아보고 풀어달라고 해야지." 하긴, 아리아의 괴력이라면 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트는 고개를 끄 덕이지 않았다. `아리아씨를...구할 수 있다면 말이겠지...' 피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아린은 말을 마치 자마자 명룡도를 허리에 찬 채 쌩 하니 밖으로 달려나간다. "가자? 뭐해?" 목에 걸린 쇠사슬을 짤랑거리며 총총히 침실밖으로 빠져나가는 아린의 뒷 모습을 보며 피트도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그의 입에서 불현듯 한숨이 새어나왔다. `여기까진 쉬웠지만...이제부턴...' 래디는 부푼 가슴을 안고 그녀의 귀중한 쇼핑 꾸러미를 품안에 안은 채 자신 의 방까지 와 방문을 발로 찼다. 원래 이런 짓을 많이 했었었는지, 거친 래 디의 발길질에도 불구하고 방문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주 부드럽게 열렸다. "사라! 얼른 나와서 이것 정리해 놔!" 래디는 고함을 버럭 지르며 거실 소파 위에 꾸러미를 휙 던졌다. 그리고 잠시 옷매무새를 고쳤다. 그런데... "사라! 뭐하는 거야?" 뭔가 이상했다. 래디의 안색이 살짝 굳어졌다. 보통 네이~ 하면서 달려올 시간이건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래디는 굳어진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고 곧 저만치 거실 바닥에 깔려있는 붉은 양탄자위에 엎어진 30대 중반의 하녀를 발견했다. 마치 자고있는 듯 편안히 누워서 코를 고는 사라의 모습이었다. "사라?" 물론 양탄자가 폭신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래디가 아는 사라에게는 결코 양 탄자 위에서 잠을 청하는 취미가 없었다. 래디의 안색이 급변했다. "설마...." 래디는 허겁지겁 침실 쪽으로 달려갔다. 굉장히 불길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방문을 벌컥 열었다. "이런..." 방안을 훑어보던 래디의 눈동자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를 가는 래디의 입에서 작은 쇳소리가 새어나왔다. "제기랄...도망갔잖아..." ----------------------계속------------------------------------------- 음... 바쁘다 바빠. 내가 제일 바빠~ (정말?) P.S 하이텔에 초룡전기 소모임이 생겼습니다. 오시는 법은 GO 초룡 많이들 들락거려주세요~~~ 『게시판-SF & FANTASY (go SF)』 2645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07 08:31 읽음:71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피트는 나직히 외쳤다. "[샤라넨]." 동시에 어두운 복도 사이로 옅은 은빛 운무가 조용히, 그러나 자욱하게 바 닥을 타고 사방으로 깔아들어갔다. 복도 사이를 오가며 저마다 수다를 떨고 있던 경비병들의 전신을 휘감으며 운무는 그들을 감싸안았다. "으으음..." "으음..." 그들은 일제히 쓰러졌다. 편안한 표정으로. 생각보다 경비는 심하지 않았고 아린들은 수월하게 이동할수 있었다. 피트의 신성주문이 강한 탓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아리아가 하도 난리를 쳐대서 인 력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그러기에 신성주문을 써대면서도 피트가 무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같은 시기에 방안에 쳐박혀서 맘편하게 마법연구나 하고 있을 마도사가 있 을리가 없으니... "여기야?" "그럴겁니다." 어두운 복도 속으로 울려퍼지는 것은 나직한 발걸음 소리와 어울리지 않는 청 량한 금속음 뿐. 짤랑~ 짤랑~ 목에 건 쇠사슬을 찰랑거리며 연신 뛰어다니느라 숨가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 아린을 힐끗 쳐다보며 피트는 무뚝뚝하게 대꾸한 뒤 계속 발길을 재촉했다. 그는 지금 의리와 실리라는 두 저울추를 맹렬히 저울질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 태였다. `어쩌지...이제 곧 갈림길인데...' 갈림길, 세를레네에게 이 곳의 지도를 전부 건네받고 또한 그것을 죄다 외운 피트는 약간 허둥대기는 해도 마치 이곳에 오래 살았었던 사람처럼 노련하게 발길을 옮기며 길을 찾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는 알고 있었다. 이 복도가 마 지막이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다. 갈림길이 다가온다. 두 가지 갈림길, 왼쪽은 실리 오른쪽은 의리. 곧 선택해야 한다. 피트는 고민했다. 그의 발은 연신 달리고 있었고 그의 머리는 고민으로 가 득차 터질 지경이었다. 의리를 지켜 유나와 아리아를 구출하러 간다? 음, 멋진 일이다. 폼도 나고 멋도 있다. 나중에 아들이나 손자 생겼을 때 자랑하기도 딱 좋다.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나 죄의식으로 평생 고민할 필요도 없다. 굉장히 후련 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실리였다. `살아남아야 자랑이건 자책이건 할수 있지...' 아리아가 적당히 설치다가 잡혔다면 별 문제 없을 것이다. 아니, 다 차지하고 라도, 포 소서러스만 죽이지 않았다 해도 고민이 조금은 수월했을 것이다. 이곳의 최고위층을 양단해놓고도 평범한 죄수처럼 흔한 감옥에 덜렁 갖혀 있 을거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더할나위없는 바보나 하는 짓이다. 엄청날 것이다. 엄청난 경비가 서 있을 것이다. 게다가 피트는 신관이다. 그다지 강하지 않다. 물론 일반인과 비교하면 방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은 분명하고 또한 지닌 능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쯤은 스스로 자각하고 있지 만, 여기는 라젤의 탑, 지상에서 가장 마도사가 많이 모인 곳이다. 전투능력으로만 따지면 단일최대의 단체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대놓고 싸움을 거는 것만큼 바보짓도 없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 짓 을 태연하게 거행한 멍청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 왜? 왜 그래야 하는 건가? 그는 위대한 하르니안의 대사제이자 교단에서도 앞 날이 유망한 젊은이이다. 왜 그가 미래를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 "피트. 어느 쪽이야?" 아린이 옆에서 물었다. 갈림길에 도달했다. 왼쪽은 실리, 오른쪽은 의리. 피트는 결심했다. 사실, 이미 결정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가슴 속 어딘 가에서 희미하게 부르짖는 양심이라는, 살아가는 데 하나도 쓸모없으면서 골 치아프기만 한 그 무엇인가 때문에 주저하고 있었을 뿐이다. 피트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왼쪽입니다." `미안합니다 아린.. 어쩔수가 없군요.' 피트는 마음속으로 아린에게 깊이 사과를 보냈다. 스스로 결심한 흉악한 계 획에 대해서 그 피해자에게 깊이 사죄했다. 뭐, 허식일 뿐이지만. 계획을 실행해야 했다. 이왕 실리를 추구한 이상 스스로 완벽하게 일을 처 리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있었다. 자신의 정체가 들킨다면, 그땐 이미 피트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교단 전체의 문제가 된다. 들켜서는 안된다. 어떻게든 감춰야 한다. `비밀통로로...' 피트는 결심했다. 이대로 아린을 몰래 밖으로 비밀통로 한구석에서 죽여버리자. 그의 입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유나나 아리아쪽은 걱정없겠지... 그들은 똑똑하니까...' 똑똑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최후의 수단쯤은 감춰두고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녀들이 지금 기대할만한 수단은 오로지 피트 뿐, 그러므로 쉽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있다. 문제는 아린이었다. 이 멍청한 소년은 아마 아주 기초적인 유도심문만으로도 자신의 이름을 술술 불어버릴 것이다. 본인이야 전혀 그럴 마음이 없을지 몰라도... 그전에 처리해야 한다. 피트는 그의 옆에서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며 달리고 있는 이 아름다운 붉은 머리의 소년을 바라보았다. 피트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도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티없이 맑은, 한치의 의심도 보이지 않는 맑은 눈빛으로 피트를 바라 보며 생긋 웃는다. 피트는 씁슬하게 웃었다. `어리석었지...제기랄...' 순간의 욕심에 눈이 멀어 이런 계획에 찬성했던 것부터가 잘못이다. 어차피 진실이 드러나기란 요원한 것. 세상이란 그렇게 쉽게 돌아가지 않 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 계획에 찬성했던 것이 잘못이다. 세틴과 함께 있는 그녀가 진정한 마도여왕 세를레네라는 것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피트는 그것에 대해서만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뭘 하는가? 진짜이든 가짜이든 중요한 것은 이름과 지위이지 그 본질 이 아니다. 허수아비라 할지라도 세를레네란 이름만 받으면 이 곳 전체의 권력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다. 세틴과 함께 있는 그녀가 진정한 여왕이라 한들 어차피 힘없고 능력없고 게다가 이름마저 없다면, 그녀는 여왕이 아닌 것이다. 어리석었다. 정말 어리석었다. "이쪽입니다. 아린." 피트는 아린에게 손짓하며 발길을 돌렸다. 아린은 고개를 돌려 그의 손짓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어두운 복도가 입을 벌리고 있다. 이 곳을 따라들어가 면 비밀통로가 나온다. 세를레네가 적어준 그 지도가 확실하다면. 피트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 상황은 그로써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었다. 그에게는 미래가 있었다. 피트는 결심했다 그는 미래를 지켜야했다. 이런 곳에서 이런 한순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앞 날을 망칠 수는 없었다. "따라오세요." "응!" 아린은 조금도 의심치 않고 피트를 따랐다. ----------------------계속------------------------------------------- 별의 별 일이 다 생겨서...좀 글이 늦어지는군요... 쩝..쩝..쩝...좀 분량이 작습니다 그래서--;; P.S 나 좀 가만히 두란 말이야! 내가 동네북이냐! 『게시판-SF & FANTASY (go SF)』 2662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4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09 07:41 읽음:36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인기척이 없는 어두운 복도가 피트와 아린들의 앞에 펼쳐졌다. 뭐, 이제까진 인기척이 있었냐? 라고 하면야 할말은 없지만, 내심 흉악한 계획을 세우고 있 는 피트에게는 이 고요한 통로가 새삼 색다른 감명이 있다. `지도대로구나. 여기서 우로 꺽으면 바로 안 쓰는 창고가 나오고 그 곳 천장 에 비밀통로가 있다고 했으렸다?' 피트는 세를레네가 준 지도를 상기했다. 확실히 욕나올 정도로 복잡한 지도였다. 물론 피트는 자신의 뛰어난 두뇌를 밑바탕으로 지도를 확실하게 외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었지만 그래도 복잡한 것은 복잡한 것이다. 남들 뼈빠지게 지도 외울때 침대에 누워 잠만 콜콜 자댔던 아린이 조금씩 투덜대기 시작했다. "얼마나 가야 되는 거야?" 이리 꺽이고 저리 꺽이고, 길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다보면 기분 이 안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아린은 지금 약간 신경질이 나 있는 상태였다. 안 그래도 불빛이라고 는 어렴풋한 햇불 뿐이니 앞길도 잘 안 보이는데다가 뒤에서부터의 기습을 대비해 길도 모르면서 앞장서서 가는 처지이니, 신경이 곤두설 법도 하다. "거의 다 왔습니다." 피트는 그래도 화사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곧 죽을 아이이니 마지막 가는 길 이나마 웃으며 보내주자는 심보였을까? `시나리오는 완벽해...' 피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천재적 역량(?)이 두드러지게 나타 나는 이 멋진 완전범죄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았다. `아마도 지금쯤 아린이 사라졌다는 것을 모두들 눈치챘을 것이다. 그리고 쓰러진 사라라는 시종을 깨운 뒤 누가 그랬는지를 추궁하겠지. 그녀는 갑자기 혼미해지며 아무런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고. 정신에 작용하는 주문으로는 하르니안의 신성주문을 따라 갈 것이 없으므 로 절대 들킬리는 없을 것이다. 그 뒤로 래디와 기타 포 소서러스들은 헐레벌떡 아린 잡으러 떠나겠지.' 피트는 이 곳에 와서 그저 래디의 품속에서 녹아나기만 하지 않았다. 그는 강 인한 정신력의 소년이었고 70세 노파(?)에게 동정을 빼앗긴 이 쓰라린 경험에 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정보들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경비병들과 시녀들의 말에 의하면 유나와 아리아는 [죄악의 당]에 갖혀있다고 했다. 세를레네가 준 지도에 따르면 라젤의 탑 4층에 위치한 중죄인들의 감옥 및 고 문소라는 [죄악의 당]에. 유치찬란한 이름과는 달리 그 안에서 행해지는 일에 대해 세를레네에게 이야 기를 들을 때 피트가 눈쌀을 찌푸렸었던 그곳. 그곳에 유나와 아리아가 갖혀있다고 했다. 아린이 없어졌다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몰려 갈 곳 역시 그 곳이라는 뜻이다. 아마도 다들 유나와 아리아를 구출하러 간다고 생각 할테니. 그 시간이면 피트는 이곳 사람없는 창고에서 아린을 죽인 뒤 유유하게 자기 방으로 돌아가 시치미 뚝 떼고 잠에 빠져들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나중에 시체가 발견되더라도 피트 자신과 그 일을 연관짓지는 못할 것이다. `아무 문제없다!' 피트는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완벽하지 않은가? 그 누구도 자신과 아린들 과의 연관관계를 알아채지 못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피트는 이 허술한 계획에 대한 득의의 미소를 마음속으로나마 지었다. 확실히 겉늙은 척 해도 나이는 속일수 없다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어찌되었건... `마음을 독하게 먹자...' 피트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안 할려면 아예 시행하질 않던가 할려면 확실하게 해야한다. `미안해요 아린...' 피트의 오른 손이 품속으로 슬며시 스며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꺼내어 졌다. 시퍼렇게 날이 선 한 자루의 단검을 쥔 채. 피트는 앞을 보았다. 자신의 코앞에서 주위를 도리도리 살피며 조심스레 발걸 음을 옮기는 붉은 머리의 소년의 뒷모습을 보았다. 아린의 등은 참으로 맞추기 쉬운, 크고도 가까운 표적물이었다. 또박,또박,또박, 쿵쾅,쿵쾅,쿵쾅 발걸음 소리와 심장소리가 어색한 불규칙적인 화음을 만들며 피트의 귓전을 따갑게 때린다.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친다. 피트는 다시한번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아린...' 피트의 오른손이 치켜올라갔다. 시퍼런 검날이 번득인다. 햇불에 반사되어 어 둠 사이에서 희미하게 번뜩인다. 그리고 한순간, 푸르른 빛이 어둠을 갈랐다. "꺄아아악!!!!" 가냘픈 비명이 울려퍼졌다... -------------------------------계속---------------------------------- 음 점점 양이 줄어만 간다... 그래도 올리는 이유는? 나중에 왕창 올리려고,,,일까? 아무도 안 믿겠지? 어찌되었건 작가대전은 시작이다. 이번에도 2위해서 술값 조금 내야지 오호호호^^ 『게시판-SF & FANTASY (go SF)』 2670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0 09:18 읽음:40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뚝...뚝...뚝... 한 줄기 붉은 선혈이 차가운 석조바닥 위로 방울방울 맺혀떨어진다. 새하 얀 천 위로 붉은 빛이 천천히 번져나간다. 고결을 상징하는 새하얀 사제복 이 붉게 물든다.... 새하얀 사.제.복.이 말이다. 그리고 방금 애처러울 정도로 가냘픈 비명을 지른 `피트'군께서는 지금 선혈이 흘러내리는, 자그마한 화살 하나가 보란듯이 박혀있는 자신의 어깨 죽지를 바라보며 그리고 그의 앞에 서서 "네 놈들은 누구냐!" 라고 외쳐대는 저 떡대좋은 경비병의 모습을 번갈아보며 오만상을 찌푸 리고 있었다. 한 손에 소궁을 움켜쥔 채 그는 어두운 통로 저편에, 분명히 세를레네의 지도에 따르면 빈 통로여야 할 부분이었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육 중한 철문으로 막혀있는 그 곳 앞에 서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제길...이게 어떻게 된거야? 여긴 분명 아무도 없을텐데...' 피트는 궁금했다. 여기에는 아무도 있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어떻게 `있어서는 안되는 경비병'이 `있어서는 안되는 활'로 `있었서는 안 되는 화살'을 쏘아서 자신의 팔을 관통시켰을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순간 계획이 틀어져버려 당황한 채 멍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피트와 그 앞에 서서 명룡도를 꺼내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는 아린의 모습을 번갈아 보던 그 경비병이 문득 외쳤다. "통로 저편에 수상한 빛이 번쩍거리길래 혹시나 했더니...그 마녀들과 한 패로구나!" 피트는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보았다. 표정을 보아하니 재빠르게 화살을 날려 중요한 범죄자들을 저지한 자신의 놀라운 선견지명에 뿌듯해하는 표정임이 분명하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 만^_^- 순간 피트의 이마에 쌍심지가 돋았다. `너는 수상하면 무조건 화살부터 쏘고보냐!!!' 물론 경비병의 추측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제멋대로 단정 지어도 되는 건가? 그냥 길가던 시종이었으면 어쩔려고 그랬던 거야? 피트는 우선 기가 막혔다. 정말이지 체면따위 갖다버리고 고래고래 악이라 도 지르고픈 심정이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이를 갈아봤자 이미 늦은 일이다... 시끄러운 발자국 소리가 "누구냐!" "침입자다!" 등등의 목소리와 함께 통로 저편에서부터 울려온다. "피트! 들켰나봐!" 귓전을 때리는 날카로운 아린의 비명을 흘리며 요란한 통로저편을 바라보던 피트는 결국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그는 지금 외치고 싶었다. 왜! 왜 여기에 경비병이 서있는 거냐! 그것도 한두명이 아니라 거의 한 부대 가까이!!!! 분명히 아무것도 없는 안 쓰는 창고에 불과한 이곳에 왜 육중한 철문이 세워져 있는 거야? 그리고 왜 저 경비병이 소리를 침과 동시에 통로 저편에서 수십명의 경비병들이 몰려오는 거냔 말이야!! 왜! 왜! 왜!! 여기는 분명히 아무것도 없어야 하지 않느냔 말이다!!! 물론, 아무리 속으로 한탄을 해봐야 눈앞에서 돌진해오는 저 일련의 경비 병들의 모습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피트가 속으로 투덜거리는 동안에도 그들은 착실하게 아린들에게로 돌진했고 어느새 그들은 아린들을 가볍게 포위했다. 그리고 리더로 보이는 한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장년사내가 기세등등한 목 소리로 아린들을 향해 창을 겨누며 외친다. "순순히 포박을 받아라!" 완전히 순서 무시하고 일단 잡고보자는 태도. 현재 완벽한 짐으로 전락해버린 아린이 당황하며 피트를 바라보았다. "어..어떻해 피트! 어떻해?" 피트의 미간이 있는대로 일그러졌다. `제길..친한 척 좀 하지마....' 이제와서라도 `저는 이 아이랑 아무 상관없는데요~'라고 해버릴까? 그럼 누가 믿기나 할까? 이제와서 발뺌한들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판이거늘, 아린은 아주 친밀감이 넘쳐흐르는 태도를 보이며 피트와 저는 동료입니다~ 라고 경비병들에게 시 위를 하고 있는데... 게다가 경비병들 눈치들도 더럽게들 빠르다. "아니, 저 붉은 머리의 소녀는!" "그 마녀의 동료!" "게다가 저 사제복장을 한 소년은?" "아까 피트라고 했던 거 같은데?" "설마, 달의 여신 하르니안의 대사제!" "그렇다면..." "달의 신관이 이들과 한 패였단 말인가!" "그렇군! 하르니안 교단이 그 마녀의 배후였었군!" 미리 연습이라도 했는지 아주 간결하게 상황을 떠들고 있는 경비병들이다. "......" 다들 한마디씩 떠들어대는 폼이 나중에 보고할때는 달의 여신 하르니안 신전 에서 국가전복기도를 노리고 국외의 반란집단 헤이드 6국연합과 손을 잡고 반역음모를 꾸몄다...라는 거창한 보고서가 올라갈 지경이다. `이제 이곳의 하르니안 신전은 다 박살나겠군...난 몰라...' 눈앞이 캄캄해지는 피트였다. 어느덧 산산히 박살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아 련한 환영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피트의 심중은 아랑곳않고 -아랑곳할 이유도 없겠지만- 경비병 들의 리더로 보이는 장년사내가 소리를 질렀다. "체포하라!" 대충 상황파악이 끝났는지 손에 창이며 칼이며 기타등등의 무기들을 움켜쥐고 쌍심지를 켜며 달려드는 경비병들의 모습을 보며 피트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 고 거의 자포자기의 심정을 오른손을 들며 외쳤다. "월광의 힘이여! [휘오레이언]!" 허공을 휘젖는 피트의 오른손이 잔상을 남기며 서서히 분열한다. 잔상은 흐 트러지고 퍼져나가면서 붉은 기운이 되어 사방으로 뻗쳐나갔다. 자욱한 붉은 운무가 갑자기 사방을 휘감기 시작했다. 아린과 피트를 포위한 채 일제히 덤벼들려던 경비병들에게로 거대한 안개의 회오리가 덮쳐들어갔다. "끄아아아악!" "크어어어어억!!!!" 비명성이 울려퍼졌다. 그 거대한 운무는 빠르게 경비병들을 잠식해들어가며 살을 발라내고 피를 토하게 만들고 있었다. 거대한 죽음이 그들 위로 덮쳐들 어간다. 하르니안의 대사제의 권능은 일개 경비병들 무리가 당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젠장! 망했다! 제기랄...에라이~ 다 죽어버려라!!!' 혼돈으로 가득찬 피트의 심층심리를 대변하듯 운무는 빠르고 확실하게 그들 을 몰살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크어어어어억!!!" 사방이 시체들로 덮여있었다. 운무의 영향은 절대적이어서 살아남은 몇몇 경비병들은 아예 꽁지빠지게 도망가버렸고 나머지는 죄다 피에 물든 시체가 되어 사방에 널려있었다. 널부러진 시체의 산을 뒤로 한 채 피트는 구석에 쓰러져 가쁜 숨을 내쉬는 한 경비병에게로 다가갔다. 그는 다른 경비병들과는 달리 아직 살아있었다. 그의 복부에 뻥 뚫린 휑한 구멍을 보아하니 곧 죽을거 같지만. 쪼그려앉아 그를 툭툭 건드린 뒤 피트는 간단히 물었다. "...왜 이곳에 경비병들이 이렇게 많은 거지?" "으으으..." 다 죽어가면서도 그 경비병은 피트의 질문에 충실히 답했다. "으...여긴 임시감옥이고...원래 감옥이 있던 곳은 오늘 나타난 마녀로 인 해 다 박살이 나 버려서, 어쩔수 없이 이곳에 임시로 만들었습니다. 저,, 저기 푯말이..." 숨을 헐떡이며 경비병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두툼한 철문을 향해 손가락질 한다. 피트는 고개를 들었다. 과연 그곳에는 [임시 죄악의 당]이라고 쓰여진 볼품 없는 나무판자가 철문 한복판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 잠시 말문을 잃은 피트가 띄엄띄엄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오늘 나타난 마녀가 4층을 몽땅 부숴버려서 이곳에 임 시 감옥을 지었다...는 말이냐?" "..네...네..." 허허...팔자 한번 모질기도 하다... 절로 헛웃음이 나오는 피트였다. 속이 쓰리다. 특히 `임시'라는 두 글자를 보자 더더욱 쓰리다. 역시 세상은 계획한 대로 돌아가질 않는 법이다. 누가 들으면 어거지같은 이야기라도 그 것이 실제로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머리가 멍해지는 피트였 다. 그러나, 그래도 경비병은 계속 떠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오늘 나타났던 그 마녀는 이곳에 수감되어 있고...그 동료인 소 녀도 같이 이곳 안에 있습니다. 통로는 이쪽 철문 뿐이고 저 쪽은 폐쇄 되었으니까 한 사람이 이 곳을 막고 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저...저인들 사제님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랬겠습니까? 어차피 상대도 안 된다는 걸 잘 아는데...그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수가 없었단 말입니다. 집에는 병든 노모가 그저 제가 약값이나마 벌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저,,저도 어쩔수 없었던 겁니다... 그저 이 한 목숨 살려주시면 그 때는 사제님께 충성을 다할 자신이 있습니다요..." 묻지 않은 말까지도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는 경비병이었다. 자기도 무슨 소리 떠드는지 잘 모르겠지...아마도 말 잘들으면 치료를 해주지 않을까 기대했던 모양이다. 뭐니뭐니해도 눈앞의 아름다운 소년은 자애와 사랑을 이 땅위에 펼 치는 신관이 아닌가! 그러나 피트는 열변을 토하는 경비병을 가볍게 무시해버렸다. 하긴, 내 팔이 아파죽겠는데 남의 배에 구멍 뚫린게 보이기나 하겠는가? "아...저기..." 헐떡이며 손끝을 바르르 떠는 경비병을 보며 피트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리고 차갑게 한 마디를 던졌다. "아라이라고 했던가?" "네..?" 피트의 한손이 새하얗게 빛났다. "[세스테인]" 콰직!~~ 어두운 통로 저편으로 잘 익은 수박깨지는 경쾌한 음향이 울려퍼졌다. 사방으로 터지는 붉은 뇌수를 피해 몸을 움직이며 피트는 나직히. 차갑게 중 얼거렸다. "대뜸 화살부터 쏜 놈이 말이 많군..." 자신의 어깨죽지를 치료하며 피트가 내뱉은 한 마디였다. `이제 어쩐다...' 피트는 고민했다. 아까 도망가버린 대여섯명의 경비병들. 그들을 놓친 것이 천추의 한이었다. 사실 그들이 도망가주지 않았다면 지나치게 큰 기술을 사 용한 뒤 헐떡이는 피트와 아무 전투력없이 검만 덜렁 든 아린은 그대로 잡혀 버렸을테니 오히려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이 틀어진건 틀어진 거다. `....' 한편 아린은 잔뜩 굳어있는 얼굴로 멍하니 서있는 피트를 보며 의아해하는 중이었다. "왜 그래 피트? 잘 찾아왔잖아?" "...에휴.." "??? 뭐 잘못됐어?" "...에휴휴휴휴..." "???" ---------------------------계속-------------------------------------- 음 일단 250라인 채웠다. 자 오늘 내로 250라인 더 쓸수 있을까? 뭐, 일단 해보자~~ 역시 작가대전이 열려야 뭐가 된다니까 난^^ 아참..아라이님 쏘리^_^~~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버려서^^ (원랜 이게 아그라경 역활이었는데...그 분은 이미 SM상점 주인으로 등장) P.S 아참...드사모 8번란에 초룡 게시판 생겼습니다 와서 그냥 말 한마디씩만 좀 남겨주세요^^ 썰렁해요~~엉엉 썰렁해~ 썰렁해~ 썰렁해~ (손님도 글 남길수 있어요^_^) 『게시판-SF & FANTASY (go SF)』 2685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2 14:06 읽음:494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통로를 가로막은 육중해보이는 철문은 생각보다 쉽게 열렸다. 당연한 일이었다. 열쇠가 있었으니까. 단지, 널려있는 시체구덩이 속에서 감옥열쇠를 찾는게 좀 욕지기가 나왔을 뿐이지. 끼이이익~~ 문이 열리자 아린이 조심스레 안을 힐긋 들여다보았다. 안에 경비병이라도 서있으면 기습을 당할테니 자기 딴에는 매우 조심스러운 행동을 한답시고 한 짓이었다. 그때, 피트가 불쑥 옆에서 머뭇대는 아린을 무시한 채 거침 없이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벌컥! 뚜벅뚜벅뚜벅~ 고요한 어둠 속으로 문 열어제끼는 소리가 고함과도 같이 크게 울려퍼진다. 거의 살얼음판을 걷는 수준으로 느릿느릿,조심조심 움직이고 있던 아린이 화들짝 놀라 나직히 외쳤다. "히익! 피트, 안에 누가 있으면 어쩔려구?" 문을 열어제낀 뒤 안을 힐끔힐끔 살피던 피트가 나직히 대꾸했다. "있었으면 아까 소동때 다 뛰어나왔겠지요." 왠지 퉁명스러운 말투,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기분이 나빠보인다. 덕분에 또 자기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싶어서 은근슬쩍 피트의 눈치를 보는 아린, 그러나 피트는 그런 아린에게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하긴, 그는 지금 또다시 그의 주특기인 `괜히 혼자 넘겨짚은 뒤 끙끙대며 고민하기'를 시행하는 중이었으니 아린이 옆에서 무슨 짓을 하건 신경이 쓰일리가 없을 수 밖에... `제길, 이렇게 되버렸으니 이제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 건가? 아니면 이제라 도 어떻게 얼버무려 봐? 아니야, 아까의 그 경비병들을 다 해치웠더라면 몰라도 이제와서 변명하기엔 너무 설득력이 없어...' 이왕 이렇게 된 바에야 이 탑을 탈출하는 것이 최선의 차선책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진짜 마도여왕 세를레네의 저주를 푸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 물론, 7서클의 마스터가 또 존재한다는, 그리고 그가 이들에게 도움을 줄 마음이 있을때 이야기지만... 그래도, 일단 탈출해서 며칠이라도 더 살려고 한다면 그땐 아리아의 힘이 절실히 필요했다. 피트 혼자서는 도저히 이 탑을 빠져나갈수가 없다. 차라리 애초에 처음부터 도망쳐버렸으면 모르겠거니와 이제와서 혼자 도망가기에는 너무 늦어버렸 다. 아마도 지금쯤 탑 전체에 경계가 강화되어있을 것이고 피트 자신에게도 수배가 내려져있을 것이다. 아리아의 힘이 필요했다. 포 소서러스와도 대등한 대결을 벌인, 탑 안을 들쑤셔놓고 라젤의 탑이 세워 진 이래 최악의 재앙이라고까지 수군대는 아리아의 무력이 필요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의외로 경비병들이 없었다는 거야...' 워낙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간 탓인 모양이었다. 아까의 경비병 정도면 사실 지금의 라젤의 탑에서는 엄중히 경계한 셈이라는 것이다. 오늘 하루만 해도 거의 기사 100여명에 경비병 300여명이 죽어나갔으니. 덕분에 어려울 것이라 고 생각했던, 그래서 포기했었던 원래의 목적이자 아린이 바라는 목적은 의 외로 쉽게 이룰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제길, 그렇다고 해서 이 사건이 해결이 되는 건 아니란 말이야!' 그는 이제 교단의 배신자가 되어버렸다. 교단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할수있는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판결, `파문'이 피트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여기서 살아나간대해도 현재 세틴과 함께 있는 진짜 세를레네를 원상복귀시키지 못한다면, 피트는 더이상 신관으로써 행세할수 없다. 피트는 절망했다.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리고 있었다. 한편, 온갖 상념으로 머리 싸잡고 제멋대로 상황을 넘겨짚으면서 혼자 괴 로워하고 있는 피트와는 달리 아린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아리아와 유 나가 잡혀있는 곳까지 왔으니 이제 남은건 구출만 하면 된다. 저 안에서 아린의 소중한 동료들이 그가 구출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 을 것이다. 아린은 살짝 웃었다. 용사들의 모험담에서 나온 멋진 장면이 아린의 머리속을 스쳐키나간다. `얼른 구해준 다음 멋있게 여기를 탈출해서 칭찬 받아야지~ 그러면 아리 아도 좋아하겠지?' 아주 북치고 장구치고 시나리오 혼자 다 쓰고 있는 아린이었다. 덕분에 아린은 옆에서 피트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괴로워하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나봐?" 어두운 철문 저편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아린은 중얼거렸다. 이곳은 급 조해서 만든 탓인지 라젤의 탑 곳곳에 박혀있는 마법조명석이 박혀있지 않 았다. 단지 햇불 몇개만이 벽 군데군데 걸린 채 을씨년스러운 빛을 내뿜고 있을뿐. 아린은 안을 들여다보았다. 가로 10여미터 세로 5미터 정도의 직사각형 모양의 어두운 옥실이 그의 두 눈에 비춰졌다. 철문 안쪽 벽에는 중간중간에 이끼가 끼어있었고 일정한 간격으로 급조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햇불걸이들이 걸려있었다. 벽 틈새로 틈틈히 부서져내 리는 벽돌조각들을 제외하면 그다지 희안할 것이 없는 벽돌로 된 공간이다. 중앙에는 나무로 된 테이블 하나와 의자 몇개가 놓여있고 그 위엔 먹다남긴 빵조각 몇 개가 뒹굴고 있다. 아마도 아까 그 경비병들이 보통때엔 이 안에서 경비를 보는 모양이었다. "아리아는 어디 있을까?" 아린은 눈을 굴렸다. 저만치 보이는 거무튀튀한 또 하나의 철문 외에는 사 방이 벽이다.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살며시 명룡도를 움켜쥐고 발걸음을 옮기며 주위를 살피는 아린을 보며 피트가 태연스레 입을 열었다. "문이라곤 저 철문 하나밖에 없는데, 저안에 있겠죠 뭐..." 역시 퉁명스러운 말투. "???" 왜 저러는지는 모르지만 아린은 일단 신경끄기로 마음먹었다. 지금은 유나 와 아리아를 구출하는 더 웅대한 목적이 있지 않은가? 일일이 신경쓸 시간 없다. 아린은 어깨를 한번 으쓱인 뒤 -세틴의 버릇이었다- 피트에게서 시선 을 뗏다. 그렇게 피트를 무시하며 방을 가로질러간 뒤 아린은 방 저편에 있던 또 하 나의 철문으로 다가갔다. 열쇠구멍따윈 없었다. 아마도 굳이 잠글 필요가 없는 모양이다. 아린은 안심하고 그것을 밀었다. 거무튀튀한 철문이 끼이익~ 하는 거칠은 음향을 내며 살며시 열렸다. 그와 함께... 문을 염과 동시에 탁한 공기가 새어나오며 아린을 덮쳤다. 아린은 무심코 코를 움켜쥐었다. "윽! 뭐야? 이 냄새..." 아린은 당황하며 중얼거렸다. 철문 저편에서부터 형언할 수 없는 야릇한 악취가 풍겨오고 있었다. 눈쌀이 찌푸려졌다. 굉장히 거북스러운 냄새였다. 굳이 말하자면 화장실의 악취 비슷한 거라고 해야 할까? 아린은 슬쩍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뭔가 좀 자기가 생각했던 거랑은 다른 거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 래도 아린은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용사이므로 위 험에 처한 동료를 구출해야 하기 위해서 이런 곳에서 겁을 먹으면 안되는 것이다! 한편, 아린 뒤에서 혼자 상념에 가득차 낑낑대고 있던 피트가 문득 아린을 보며 질문을 던졌다. 성격상 잽싸게 뛰어들어갈 애가 철문 앞에서 머뭇거 리기만 하고 있으니 희안하게 보이는 것이다. "왜 그럽니까 아린?" 상황이 이왕 이렇게 된거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는지 피트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바뀌었다. 그리고 자신의 질문에 말없이 코를 막으며 철문 안 쪽 을 손가락질 하는 아린을 뒤로 한채 그는 천천히 아린이 열어놓은 철문 저 편으로 눈길을 주었다. 이어서 피트는 속에서 새어나오는 악취에 미간을 찌 푸렸다. "윽!" 뒤에서 아린이 호들갑을 떨며 입을 열었다. "어둡고 냄새나. 꼭 화장실같애. 잘못 왔나봐..." `요새는 화장실문을 철문으로 만드냐?' 황당한 소리를 하는 아린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피트가 한 생각이었다. 하긴, 이 악취는 정말 배설물의 그것과 비슷하긴 하다. 아린이 저런 소릴 하는 것 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피트는 아린처럼 호들갑을 떨진 않았다. 아린의 등 너머로 침착하게 안을 들여다보며 그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안에는 횃불이 없군요." 피트 말대로, 악취가 새어나오는 철문 저편은 어둠 그 자체였다. 피트는 허공으로 손가락을 휘저었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암흑에서 더욱 찬란한 여신의 빛이여." 그의 손가락이 허공을 휘젖자 그 궤적을 타고 자그마한 광구가 생겨난다. 피트는 가볍게 손가락을 까닥였다. 광구는 천천히 어둠 속을 헤쳐나가며 전 진하기 시작했다. 어슴프레한 불빛이 사방을 감싸안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주위가 밝아지자 아린은 조심스레 철문 안쪽으로 고개를 내밀었 다. 피트가 만들어낸 광구가 방안을 어렴풋하게 비춰준다. 사물의 식별이 어느정도 가능하게 되었다. 아린은 시선을 집중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 방안은 좁았다. 3~4미터 정도의 정사면체의 작은 방이었다. 건너편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철문이 있는. 그 와중에서 아린의 눈에 제일 먼저 띄인 것은 벽 한쪽에 기대어져 있는 검 은 물체였다. "아?" 아린은 자기도 모르게 낮은 신음을 터트렸다. 왠지 그 물체는 낮익었다. 아 린은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곧 그것의 정체를 알수 있었 다. 그것은 사람, 그것도 어린 소녀의 모습이었다. 더러운 천 한장으로 몸을 대충 가린, 전신이 피로 낭자한 한 소녀가 어두운 암실 한쪽 귀퉁이에 기대고 있었다. 벽 한쪽에 고정된, 소녀의 두 팔을 묶 어놓은 쇠사슬 사이로 검붉은 피가 엉켜있다. 몸을 지탱할 힘조차 없는 듯 쇠사슬에 전신을 맡긴 채 힘없이 늘어져있는 그 소녀를 보며 아린은 순간 놀라버렸다. 전신을, 등 뒤로 무엇인가 싸늘한 게 지나갔다. 그러나 아린 은 이 색다른 경험에 대해서 미처 신기해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뭐..뭐야 저거?" 당황한 아린이 화들짝 뒤로 한발 물러서자 피트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그 역시 자세하게 그 소녀의 모습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피트는 보았다. 광구 아래 비치는 지저분한 어깨선, 그 틈틈히 보이는 새하얀 피부와 그 위 로 덮여있는 붉은 피...가냘픈 허리선 위로 그어져있는 수십줄기의 가는 상 처들, 검붉게 굳어있는 피딱지들을 채 떨쳐내지도 못한 채 지저분하게 매달 고 있는 보라빛 머리결을 보았다. 피트는 말했다. 나직하게, 조금은 침울하게... "...유나양이군요..." 아린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린은 피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저 더럽고 지저분한, 악취를 풍기는 물체가 결코 유나일리는, 자신의 동료일리는 없었다. 아니, 없어야 했다. 아린은 결심했다. 확인해봐야 한다. "유..나?" 아린이 살며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소녀의 고개가 약간 움직였다. 그러나 아직도 더러운 보라빛 머리칼이 얼굴을 가리고 있어 소녀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었다. "유나..야?" 다시 한번 불러보았다. 쇠사슬에 얽혀있는 두 팔 아래로 제멋대로 엉겨붙어 있던 헝클어진 보라빛 머리칼이 사르르 풀어헤쳐졌다. 말라붙은 피딱지들이 하나둘 떨어져나간다. 시체나 다름없던 모습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윽고, 소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아린은 얼어붙어 버렸다. "에..."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낮익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낮익지 않았다. 틀림없는 유나의 얼굴이었지만, 동시에 저것이 유나인지 의심스러웠다. 창백한 피부와 군데군데 말라붙은 검붉은 피딱지, 그녀의 얼굴 전체를 흉칙 하게 가로지르는 상처들과 헝크러진 머리칼 위로 붙어있는 배설물 조각들... 팔다리가 묶여있어 앉은 자리에서 배설을 해버린 탓인지 그녀의 주위는 온통 악취로 가득했고 전신에 새겨진 상처들은 이미 곪아서 고름이 새어나오고 있 었다. 끔찍했다. 아린은 멍하니 유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구출해야 했지만, 왜인 지 손가락 하나 꼼짝 할수 없었다. "......" 피트는 침묵을 지켰다.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었다. 아리아가 죽인 인명의 숫 자가 몇이며 이 곳에 입힌 손해액이 몇이었던가? 게다가 이 곳의 지배자 중 하나를 죽였다. 그리고 유나는 아리아의 동료, 저 정도면, 사지가 멀쩡한 정 도면 그래도 자비를 베풀어준 거라고 할수 있는 것이다. 단지 동료이고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라면 그다지 잔인하다고는 할수 없는 것 이다. 그는 마도사들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 실험체를 제멋대로 다루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피트는 아린에 비해 더 빨리 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정도의 참 혹한 정경은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그는 유나가 묶여있는 벽까지 벌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까이 감에 따라 악취가 더욱 심해졌다. 피트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재빨리 쇠사슬을 끊어버린 뒤 그녀를 부축하며 물었다. "괜찮습니까 유나양?" 힘없이 피트의 품안으로 넘어진 유나가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피트는 자기도 모르게 눈쌀을 찌푸렸다. 아무리 동료라고는 하지만, 더러운 배설물이 묻어있 는 소녀를 껴안고 있자니 어쩔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피트는 최대한 웃는 얼굴로 다시 물었다. "괜찮습니까? 걸을 수 있어요?"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단지 비틀비틀 다리를 세우려고 할 뿐이었다. 무엇인 가 이상함을 느낀 피트가 유나를 바라보며, 약간은 진중한 목소리로 다시 물 었다. "유나양?" 유나는 그저 몸을 갸누기 위해 비틀거릴 뿐 피트의 말을 무시하는 것 같았다. 피트의 머리 속에 불현듯 불길한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피트는 재빨리 유나의 두 뺨을 감싸쥐었다. 순간, 힘없이 흐느적거리던 그 녀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이..이러지 좀 말아요!" 당황한 피트가 유나의 팔다리를 낚아채자 그녀는 반항을 멈추었다. 힘이 없었 다, 그녀의 두 팔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유나의 팔다리가 힘없이 축 늘어져버렸다. 동시에 그녀의 두 눈에서 샘솟듯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손등을 타고 흐르는 그녀의 눈물을 훔쳐내며 피트는 그녀의 입을 억지로 벌 려보았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맙소사..." 그녀의 혀는 혀뿌리에서부터 뭉텅 잘려있었다. --------------------------계속--------------------------------------- 빨리 쓰자 빨리 써. 묵향보다도 연재가 느리다면 그건 치욕이닷! 헉...헉...헉... (같이 느긋하게 쓰자매요? 배신자~배신자~배신자~) P.S 아참. 동조님. 저도 카르세아린 다 날려먹었걸랑요^^ 저 200회 이후밖에 없어요^^ P.S 2 하루 300라인 쓰기 힘들텐데^^;; P.S 3 음...불쌍한 유나~~^_^ 『게시판-SF & FANTASY (go SF)』 2699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4 01:26 읽음:127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맙소사...' 피트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유나를 바라보았다. 혀를, 혀를 잘라버리다니? 그녀는 이제 언어를 잃게 되었다. -음식 맛을 보는 용도는 일단 둘째치고- 일반인에게 있어서도 언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며 귀중한 것인가는 굳이 말할 필요없겠지만, 특히나 마도사에게는 그 가치가 크게 다르다. 주문을 외울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마법을 발동시키기 위한 요소인 손동작과 주문, 그중에서도 특히 마나를 재 배치함에 있어서는 언령의 힘이 필요했다. 손동작은 촉매의 역활을 하는, 마 법을 사용함에 있어서 길잡이 역활을 해주기는 해도 그것이 없다 해서 전혀 마법을 쓸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령의 힘은 달랐다. 말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으로 마나를 움직이고 그것을 정해진 배열로 재배치시켜서 마법을 발동시키는 것이 마법의 구현원리. 언령의 힘의 근본인 말을 잃은 마도사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게 된다. 아무리 뛰어난 두뇌와 방대한 지식이 있다해도, 더 이상 마도사일 수는 없다. 그녀는 이제까지 익혀왔던 모든 힘과 앞으로 다가올 모든 가능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포소서러스는 정말이지 확실한 처벌을 그녀에게 가한 것이다. "......" 피트는 뭐라 할말을 찾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유나를 부둥켜안고 있는 수 밖에 없었다. 문득, 유나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생기잃은 두 눈이 피트를 올려다보는 순간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 피트는 그녀의 눈빛이 무엇을 의 미하는지를 깨달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희미한 기대감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그가 그녀에게 다시 한번 절망을 안겨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미안합니다 유나양..." 그는 고개를 저으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는 유나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 줄 권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피트는 유나의 무언의 질문에 나직하게 대 꾸했다. "재생의 주문은,,,신체의 일부가 완전히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재생시킬 수 있는 신성주문은 오직...각 교단의 최고위 무녀들밖에 사 용하지 못합니다..." 피트는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지금의 그의 능력으로는 어림도 없 거니와 그가 수준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그녀를 치료하지는 못 할 것이다. 신체 자체의 치유력을 활성화 시키는 치유주문이 아닌, 인간 자체의 힘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원래 상태로 `재생'시키는 주문이라면 그가 평생을 수련한다 해도 얻지 못하는 힘이다. `여자로 태어났다면 또 모르겠지만...' 대체로 검술이나 완력에 있어서는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기본적으로 월등히 앞서기 마련이다. 이것은 신체적 특징이다. 대신, 신의 힘을 빌리는 신성 력, 신성주문을 발동시키는 원천이 되는 마나를 의미하는 신성력이 아닌 신의 기적을 현신시키는 신성주문의 레벨을 의미하는 신성력이라면, 이 경 우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월등히 우세했다. 아마도 타고난 자질 상의 문제인 모양이지만, 이것은 교단 내에서도 이유를 밝혀내지 못 했다. 어쨋든, 신성주문에 있어서는 같은 자질을 가지고 같은 시간에 같은 노력을 들여 같은 수련을 했다 하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우세하기 마련이 었고 그래서 각 교단의 최고위 신관들은 언제나 무녀인 법이었다. 피트는 남자다. 게다가 장로급 정도의 신성력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물론 그 정도면 교단 내에서도 열손가락안에 꼽히는, 남자치고는 엄청난 신성력이 지만, 지금의 유나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선, 다른 곳부터 치료하도록 하죠..." 유나의 눈동자를 외면한 채 피트는 그녀의 몸에 아로새겨진 상처들부터 치 료하기 시작했다. 그의 입에서 신성주문이 흘러나왔다. 그의 두 손이 엷게 빛나며 푸른 빛이 그녀의 상처를 감싸안고 더듬어올라갔다. 더러운 고름이 흘러내리던 흉칙한 그녀의 자상들과 찰과상들이 서서히 흔적 을 감추기 시작한다. 상처가 서서히 아물어지기 시작했다. 상처가 어느정도 아물자 유나가 다시금 피트를 바라보았다. 피트는 그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금방 알수 있었다. 그녀는 아직도 약간의 희망을 가 지고 있는 것이다. 피트 역시 미리 예측했던 태도... 피트는 나직히 말했다. "재생술이란 건...지금 쓰는 치유의 신성주문과 다릅니다. 새로운 존재를 갖다붙이는 것이랑 비슷한 이치이죠. 평범한 치유주문은 지니고 있던 마나 를 재배열하여 신의 권능을 행사하는 것이지만, 재생술은 지닌 마나 그 자 체를 소진해가면서 사용해야 합니다... 한번 시전할때마다 지니고 있던 힘 이 약해지지요..." 피트는 거기서 말꼬리를 흘리며 말을 맺었다. 그러나 유나는 그가 하고 싶었 던 뒷부분에 대해 충분히 짐작 할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 이다. 기껏해야 견습마도사 따위를 위해, 자신의 힘을 깍아가면서까지 재생주문을 시술해줄 무녀가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그것을 할수 있는 권능을 가진 자는 최고위 무녀뿐. 비록 자상하고 자비로운 무녀가 있다 하더라도 그녀는 최고 위 무녀의 지위를 지니고 있고 교단을 대표하는 자이다. 그런 그녀가 한낮 자신의 일을 위해 신성력을 깍아내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최고위무녀의 능력은 교단의 위세와도 관련이 되니까. 다시금 생기를 잃어가는 유나의 눈동자를 보며 피트는 침울하게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유나양..." 유나의 고개가 힘없이 수그러졌다. 그녀는 깨달았다. 이제 그녀는 영원히 마나를 다룰 수 없게 되었다... 아린은 멍청히 서있었다. 피트가 유나를 안아들고 그녀의 치유를 끝내는 동안, 그는 그렇게 멍청히 서있기만 했다. 마치 얼어붙은 듯이... 물론 아린도 얼른 피트를 도와서 그녀를 부축한다던가, 아님 망을 본다던 가 등등 뭘 하든 해야한다는 것을, 어찌되었건 멍청히 서있을 때는 결코 아니라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 것도 할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머리속이 텅 비워진 듯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았다. 아니었다. 이런 것이 아니었다. 그가 원했던 것은 결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린은 유나와 아리아를 구출한 뒤 멋지게 탈출해만 했다. 그녀들은 쇠사 슬을 풀어주는 아린에게 감사의 눈길을 보낸 뒤 그를 도와서 멋진 활극을 벌여야 했다. 그리고 이 동네를 지배한다는 그 가짜여왕을 몰아낸 뒤 멋지 게 정의를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린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냉혹 했다. 자신을 도와 멋진 탈출극을 펼칠거라 기대했던 유나는 마치 비루먹은 강아 지처럼 비틀거리며 자신의 몸도 못 가누고 있다. 지저분하고 더러운 상처입 은 육신을 걸친 채 모든 능력을 잃고서... 아린은 벌벌 떨었다. 목이 메어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목소리가 쉽게 나오질 않았다. 가 슴 한 구석이 무엇인가에 틀어막힌 것처럼 답답해지고 있었다. 가까스로, 움직이지 않는 혀를 억지로 움직여서, 아린은 겨우 말문을 열었다. "...아리아는?" 아린의 질문에 유나가 힘없이 손가락을 들었다. 비틀거리는 그녀의 손가락이 반대편을 가르킨다. 얼떨결에 아린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손가락 끝은 통로 저편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들이 들어온 곳과 반 대쪽에 위치한, 을씨년스러운 검은 빛을 발하고 있는 두터운 철문 저편을. 침을 꿀꺽 삼킨 뒤 아린이 띄엄띄엄 입을 열었다. "....피트, 나... 아리아한테 가볼께..." 피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아린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리아에 게 가봐야 했다. 쉽지 않았다.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불과 3미터도 채 안되는 그 철문 앞을 가기 위해 아린은 있는 힘껏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걸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저 거무튀튀한, 평범하기 그지없는 저 철문으로 다가가는 것이 무서웠다. 그것을 열고 그 안을 확인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아린의 손은 어느덧 철문의 손잡이를 가볍게 돌리고 있었다. 끼이이익- 거친 쇳소리가 아린의 귀를 따갑도록 자극했다. 아린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철문 너머의 짙은 어둠 사이로 피트의 광구로부터 새어나오는 희미한 빛이 틈새를 비집고 아린을 등진 채 쏟아져 들어갔다. 짙은 어둠 사이로 희미하게 사물이 구별되기 시작했다. 아린은 조심스레 안쪽을 살펴보았다. 실내는 유나가 갇혀있던 곳과 그리 다르지 않은 어두침침한 감옥이었다. 아린은 시선을 안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실내를 살피기 시작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쌓은 평범한 석실의 모습, 아린은 시선을 옮겼다. 문득 아린은 멈칫하며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가 들어온 입구 맞은 편 벽으로 한 여인의 모습이 아린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모습은...한 마디로 처참했다. 허름한 누더기 한벌 만을 걸친 채, 수십줄기의 강철선으로 육체를 관통시키 고 손가락만한 쇠사슬들이 피부를 찢고 근육을 통과하여 처참하게 얽혀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아린의 눈에 생생히 틀어박힌다. 그녀의 몸을 관통시키는 은빛 강철선으로 말미암아, 그녀는 석실 한쪽 구석 에 마치 인형극의 꼭둑각시처럼 힘없이 매달려있었다. 마치 피로 물든 마리오네트처럼... 아린의 입에서 신음에 가까운 중얼거림이 새어나왔다. "아리아..." --------------------------계속--------------------------------------- 묵향보다 느려선 안돼! 묵향보다는! 묵향보다는! 맹세! 묵향보단 많이 올린다! (같이 게으름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다가 혼자 배신때리다니~~ 엉엉 두고봅시다) P.S 과연 유나는 벙어리가 될 것인가? (정말?) (환타지는 참 좋다~ 작가 맘이거든~)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04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4 14:43 읽음:91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빛이 들어온다. 어렴풋이 눈앞이 밝아진다.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목소리, 귀에 익은 목소리, 겁먹은 듯 떨고 있는 작은 목소리... 전신을 얽매이는 지독한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움직임을 제어하는 이 은빛 족쇄들을 억지로 떨쳐내며,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이 목소리는...' 그리고 그녀, 아리아는 힘겹게 눈을 떳다. 보였다. 저 아래, 빛을 등진 채 한 아름다운 소년이 그녀를 바라보며 울먹이는 모 습이 보였다.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아름다운 루비빛 두 눈에 담뿍 담은 채 그녀를 바라 보고 있는 작고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만신창이가 된 정신을 죽지도 못하는 육신 속에 밀어넣은 채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그저 의지없이 흘러가야 할 운명이 었던 그녀에게 빛이 되어준 소년이 그 곳에 서있었다. 위대한 자로써, 가장 드높은 자로써, 가장 강대한 자로써 존재하면서도 가 장 약하고 가냘픈 그가, 그녀를 구하러 여기까지 왔다... 만신창이가 된 그녀 앞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애정어린 슬픔으로써 그녀 를 바라보고 있다... 슬펐다. 소년의 눈빛이 그녀를 슬프게 했다. 그녀는 단지 생을 잇기 위해서 소년의 곁에 서서 그를 보살폈을 뿐이었는데 ... 그녀는 저런 아름다운 눈빛을, 순수한 애정이 담겨있는, 진심어린 격정 이 묻혀있는 눈빛을 받을 자격이 없는데... 아리아는 미소를 지으려 했다. 소년의 눈동자에 맺힌 슬픔의 빛을 조금이나 마 지우고 싶었다. 그러나, 격렬한 통증이 또다시 밀려왔다. 어렴풋한 미소 는 통증의 격류에 휩싸여 사라져버렸다. 슬펐다. 저런 아름다운 눈빛에 대한 답례로 하잘것 없는 작은 미소조차 보 내지 못한다는 것이 그녀를 슬프게 했다. 동시에 기뻤다. 그녀에게도, 모든 이가 괴물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그녀에게도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이 더없이 기뻤다. 그녀에게도 보살펴주고 보살핌받을 존재가 있 다는 것이 더없이 기뻤다. 비록 그 존재가 인간이 아니라 해도, 그녀가 감 히 함께 할수 없는 지고한 종족이라 해도, 그런 것은 이제 아무 상관 없이 느껴졌다. 결심했다. 소년의 곁에 있으리라. 그녀에게 허용된 모든 시간을 그의 곁에서 보내리라. 어차피 그녀는 소년의 존재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다. 그가 사라지면 그녀 도 사라진다. 그리고 소년은 그녀에게 있어서 충분히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소년의 이름... 작고 아름답고, 제멋대로이고 순진한, 그리고 더없이 사랑스러운 그녀의 연 인의 이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아리아는 그 이름을 나직히 불렀다. "아린..." 그녀가 자신을 부른다. 아린은 그 순간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왜 이런거지...' 아린은 당혹해 했다. 왜 자신이 이런 느낌을 가지는지를 알수가 없었다. 왜 이리도 슬퍼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리아의 모습은 처참했다. 하지만 아린은 저런 모습을 처음 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와의 첫 만남 속에서 그녀는 이보다 훨씬 처참한 모습이었 다. 하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슬프지 않았었다. 전혀 슬프지 않았다. `아...' 아린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녀를 풀어 줘야 한다. 그녀를 얽매는 저 잔인한 족쇄로부터, 그녀의 뼈와 살을 찢어발 기는 저 고통으로부터 그녀를 풀어줘야 한다. 아린은 허겁지겁 아리아에게 로 달려갔다. 그러나 막상 아리아에게 가까이 접근하고 보니, 무엇을 어찌 해야 할지 도 무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그녀의 전신을 관통하는 족쇄들은 그녀를 꿰어놓 은 채로 그녀를 허공에 매달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끊어야 할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아리아..." 쇠사슬과 강철실들을 만지작거리며, 이리저리 그것들을 끊어보려 애쓰던 아린 은 결국 울상을 하며 아리아를 올려다보았다. 방법이 없었다. 도저히 지금의 아린으로써는 그녀에게 자유를 가져다 줄수가 없었다. 아린은 서글픈 듯 아리아를 올려보며 입을 열었다. "많이 아파?" 많이 아프냐고? 아리아는 웃고 싶었다. 귀여웠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작은 연인이 너무나 도 귀여워서 그녀는 웃고 싶었다. 그를 꼭 껴안고 괜찮다고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팔다리는 한 올의 힘조차도 들어가질 않았다. 그리고 아린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가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느낀 순간, 여지껏과는 비교도 안되는 고통이 그녀에게 닥쳐왔다. 엄청난 격통이 밀려 왔다. `크으으윽!' 은빛 강철실이 미약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신음을 참으려 아리아는 이를 악 물었지만 그것은 허황된 반항일 뿐, 그녀의 목소리는 나직하고 또렷하게 어 두운 석실 사이를 흘러내리고 있었다. "크으으으..." 고통스러워하는 아리아를 보며 아린이 울먹거렸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많이 아파?" 아프다라...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틀림없이 그녀는 고통스러워했지만 그 것은 그녀를 얽매고 있는 쇠사슬과 강철실들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 들은 그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족쇄는 될지언정 그녀에게 고통을 안겨다 주지는 못 한다. 그녀가 겪고 있는 고통은 피륙의 그것과는 격이 달랐다. 그녀는 인간이 아니다. 그녀의 육체는 인간의 그것이 아니다. 이미 그녀는 허용치 이상의 힘을 사용해버렸고 그 힘은 그녀의 체내에서 그 녀의 세포 하나하나를 파괴시키며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가고 있었다. 아린 의 모습을 본 순간, 그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그녀에게 허용되지 않은 감 정의 회오리가 그녀의 전신을 갈가리 찢을 듯이 불어닥치고 있었다. 고통스럽다. 가장 말초적인 부분까지도 극심한 고통이 쏟아지고 있다. 존재 자체가 흩 어지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그녀를 엄습하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눈을 감았다. 가라앉히자. 모든 것을 가라앉히자. 이 차가운 심장에서 모든 감정을 지워 버리자. 조금씩 고통이 사그러지기 시작했다. "아리아..." 아린은 울먹이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생기없는 창백한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은빛의 실이 관통한 새하얀 그녀의 팔다리가 대리석처럼 빛나는 것이 보였고 헝크러진 갈색머리칼 아래 차갑게 다물어져있는 보라빛 입술이 보였다. 어슴프레한 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나는 그녀는 마치 아름다운 인형처럼 힘없이 허공에 매달려있었다. 아린은 문득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갑자기, 그녀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를 만져보고 싶어졌다. 저 차가운 석고상과도 같은 뺨을 쓰다듬어보고 싶어졌다. 아린은 손을 뻗었다.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닿지 않았다. 키가 모자랐다. 아린은 힘껏 발돋움을 했다. 그리고 다시금 손을 뻗었다. 닿았다. 손끝으로 차가운 냉기가 전해져 온다. 아린은 두 팔을 힘껏 뻗었 다. 그리고 감싸안았다. 조심스럽게, 싸늘한 그녀의 목을 조심스럽게 감싸 안았다. 두 손을 내밀어 그녀의 헝클어진 갈색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두 팔을 벌려 아리아의 새하얀 얼굴을 살포시 감싸안고서, 아린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괜..찮아?" 아리아의 얼굴이 평온해졌다. 아린의 체온이 닿자, 그가 가지고 있는 마나 의 흐름에 닿자 그녀의 고통이 빠르게 사라져갔다. 부서져가던 `인형'은 다시금 인간이 되었다. 이젠 웃을 수 있다. 이제 다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아리아는 힘없이 미소지으며 아린을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고마워요...아린..." --------------------계속--------------------------------------------- 웅 근래 들어서 답장을 못 해드렸습니다. 이게 해야지 해야지 싶으면서도 정신이 없어서 그만... (꼭 빠른 시일내에 보내겠습니다~) 제가 좀 게으릅니까-_-;; 이 게으른 작가에게 돌을 던지시라,... P.S 아 글구...초코 보내주신 분...죄송한데요... 주소 적은 종이를 잊어먹었어요~~^_^;;; 한번만 더 메일 보내주세요~~ 나중에 초룡 책 나오면 보내드리게^_^;;; (문제는 그게 언제냐는 거다--; 아 빨리 써야 되는데...)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49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9 23:21 읽음:168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아리아의 얼굴을 매만지며 아린은 나직하게 속삭였다. "아리아, 조금만 기다려. 피트 데리고 올께. 피트라면 이걸 끊을 수 있을 꺼야...아파도 조금만 더 참아..." 아리아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절부절하는 아린의 모습 이 귀여웠다.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되어있지만 않았더라도, 머리라도 쓰다 듬어 줄수 있었을텐데... 아리아의 얼굴에 미소가 깃드는 것을 보며, 아린은 울상을 한 얼굴을 조금 폈다. 그리고 재빨리 피트를 불렀다. "피트!" 그러나, 아린의 외침에 답한 것은 가는 여인의 목소리였다. "어이어이~ 거 분위기깨서 미안한데...적당히들 하시죠? 눈꼴셔서 못 봐 주겠네 정말..." "!!!" 느닷없이 귓전을 때리는 비아냥거리는 어투의 가느다란 여인의 목소리. 아린은 흠칫 놀라며 목소리가 흘러나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어두운 감옥 저편의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는 출구를 등진 채, 아린을 바라 보며 서있는 3명의 여마도사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들의 뒤로, 마치 보이지않는 끈에 의해 매달려 있는 듯, 허공에 붙잡혀 있는 두 명의 소년,소녀의 모습이 아린의 두 눈에 생생히 들어왔다. 아린의 입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나왔다. "유나! 피트!" 감옥 안을 날카롭게 울리는 아린의 목소리... 그러나 그들은 이미 기절해있는지 미동도 하질 않았다. 이미 저 여인들에 게 제압당해있는 듯 했다. 아린은 침착하게 명룡도를 뽑으며 그녀들을 노려보았다. `누구지? 도대체 누군데 피트를 저렇게 간단히 제압했지?' 아린의 의문은 그의 등뒤로 흘러나오는 가냘픈 중얼거림으로 곧 해소되었 다. 아리아, 그녀의 힘없는 독백으로 인해. "포...소서러스..." "휴우, 다행이다. 아직은 안 늦었네..." 세시는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경비병들의 보고를 들었을 때 그녀의 가슴이 얼마나 철렁 내려앉았었던가? 무시무시한 일이었다. 겨우,겨우 잡은 저 괴물-아리아를 칭하는 거 같다-이 다시 풀려난다니, 생각만 해도 오싹해질 일인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꿈에 나 타날 정도로 무서웠던 세시였다. 지배자라는 위치상 티를 안 했을 뿐이지... 근데 그 괴물이 다시 풀려난다고?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오죽하면 경비병의 보고를 듣는 순간, 아예 워프주문을 이용해서 단숨에 여기까지 돌입해버린 세시였다. 탑 내부에서 워프 주문을 사용하는 것은 꽤 위험부담이 큼에도 불 구하고. 그러나, 직접 두 눈으로 아리아의 위용을 똑똑히 견식한 세시와는 달리 프쉬 케는 태연해보였다. "뭐가 그리 난리에요? 어차피 탑 밖으로 빠져나가지도 못 할걸..." "농담마. 저 괴물이 풀려났으면...이번엔 너나 내가 루시 뒤를 따라갈뻔 했 단 말이야..." "그래요?" 하긴, 그녀도 루시가 죽었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원래 인간이란 자 기 눈으로 보고 직접 당하지 않으면 위기란 것을 못 느끼는 종족인지라, 프쉬 케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어쨋든, 빨리 저 녀석들 가두고 올라가요 언니들, 산더미같은 결재서류가 우리를 기다린다고요..." 느긋한 목소리. "쳇...네가 한번 호되게 혼나봐야 그런 소리가 안 나오지..." 태평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오랜 누이동생이 불만스럽기는 했지만 세시는 그냥 고개만을 끄덕거렸다. 어차피 저 괴물은 그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 든 저 은빛 족쇄에 의해 꼼짝도 못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다행히 그녀들 의 족쇄는 무사했다. 게다가, 그 앞에 서서 눈을 부라리고 있는, 그래서 동글동글한 눈망울이 더 귀여워보일 뿐인 저 붉은 머리의 소년은 목에 여전히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볼때 저 소년에게 전혀 전투력이 없다는 건 뻔한 추측, 일찌감치 피트를 제압한 이상 상황 종료인 것이다. 세시는 한층 느긋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며 태평하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하르니안의 사제가 이들의 배후였다니, 뭔가 아리송해지는 걸?" "저 키메라 말로는 카르셀이 배후라면서요? 여왕님 암살하러 온 거였대매 세시언니?" "응. 그때 분명히 그렇게 진술했었었는데...그래서 우린 일단 외부로부터 의 침입만 철저하게 감시했지. 탑 내에는 수상한 사람이 없었거든? 설마 하르니안의 사제가 한 편일 줄이야... 근데 하르니안이면 사르바잔왕국에 교단을 두고 있잖아? 그런데 카르셀 의 편이 될 수도 있나? 이게 좀 이상해..." "어차피 다 같은 반역자들의 후예잖아요?" "프쉬케, 너야 방에 틀여박혀서 연구만 해대고 있으니까 모르겠지만, 지금 그 동네 전쟁 났어. 지들끼리 박터지게 싸우고 있다고..." "그래요?" 아리아가 여전히 묶여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서일까? 그녀들은 완전히 긴장을 푼 채 수다에 전념하고 있었다. 아린은 완전히 무시한 채. 하긴, 아린 정도가, 그것도 마나를 제어당한 정령사가 그녀들의 위협이 될리 는 결코 없으니 그다지 이상한 것도 아니지만... 문득 프쉬케가 의아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래디언니는 왜 저렇게 무시무시한 눈초리로 저 꼬마애를 바라 보고 있는 거에요?" 그러고보니, 프쉬케의 말대로 래디는 아예 세시와 프쉬케쪽으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그녀는 지금 프쉬케의 말 그대로, 무시무시한 눈초리로 아린을 바라보며 조용히 서있을 뿐이었다. 이상한 일 아닌가? 지금쯤 시끄럽다고 흰 소리 한번 해댈 법도한데... 의아해하는 눈으로 래디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프쉬케의 모습에 세시가 피식 웃으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잘 차려놓은 밥상이 발 달려서 도망갔거든? 울화가 끓어오르는 중일텐데 지금 우리 이야기가 들리기나 하겠어?" "????"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는 프쉬케, 세시는 피식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몰라도 돼요. 몰라도 돼...어?" 손을 내젓다 말고 힐끔 아린을 바라본 세시가 문득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 개를 갸웃거렸다. "어머머? 근데 쟤는 또 왜 저러니?" 세시가 본 아린의 모습은 그녀들이 예상하는 일반적인 대응, 즉 들켰다는 심정에서 우러나오는 당혹감이나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 하 는 것 등을 고민하는 모습과는 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아린,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린은 생각했다. 저들이다. 저들이 아리아와 유나를 이렇게 만들었다...저들이 그녀들에게 고통을 주고 이렇듯 참혹한 모습으로 아파하게 만들었다... 손끝이 떨려왔다. 열기가 치밀어 올랐다. 저 밑바닥에서 부터 알수없는 무엇인가가 뜨겁게 치 밀어오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피가 혈관을 타고 치달린다. 참을수 없을만큼 뜨거운 열기가 치밀어와 오히려 차갑게 느껴진다. 전신의 근육이 딱딱하게 경직된다. 굳어버린 근육의 경련으로 인해 부들부들 떨면서 아린은 나직히 외쳤다. "당신들이지..." 걷잡을 수 없는 열기가 심장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눈시울이 뜨거 워진다. 아린의 입에서 고함에 가까운 외침이 터져나왔다. "당신들이 유나와 아리아를 이렇게 만들었지!" 뜨겁다.뜨겁다.뜨겁다. 전신이 견딜수 없을만치 뜨겁다. 아린은 부들부들 떨었다. 그것 외에 그가 할수 있는 일은 없었다. 스스로를 주체할수 없었 다. 처음으로 겪는 이 기이한 감정... 그것은 분노였다. "다 죽여버릴꺼야!" "어쭈?" "얼씨구?" "하~ 거참..." 아린의 태도에 대한 포 소서러스들의 반응은 이렇듯 각기 다르면서도 결국 같았다.그녀들의 반응을 요약하자면 한 마디로.. 기가 막혔다! 이것이야말로 적반하장이 아닌가? 남의 집에 몰래 기어들어와놓고 이제와서 바락바락 대들어? 꼴을 보아하니 자기 친구들한테 좀 못되게 굴었다고 신경질 부리는 듯 한데... 그럼 남의 집에 몰래 기어들어와 집주인 암살하러 온 사람에게 -그녀들은 아 리아의 진술에 따라 이렇게 알고 있다- 칙사대접이라도 해주란 소리인가? 게다가 그녀들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기나 한 것처럼 눈을 부라리는 데, 도대 체 누가 먼저 잘못을 저질렀는데 저렇게 큰소리인가? 그녀들이 어디 얌전히 길가는 아린일행을 아무 이유없이 잡아들여다가 이런 짓을 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자기들이 먼저 쳐들어와놓고, 몰래 움직이다가 들키니까 애꿎은 라젤기사단 수십 명 학살하고 경비병들 기백명 절단내고 건 물 곳곳을 난도질 해놔서 폐허로 만들어 놓고... 게다가 그녀들의 소중한 여동생을 일도양단해놓고도 저렇게 되려 화를 내? 도대체 지금 누가 누구한테 화를 내고 있는 거냔 말이다! 물론 유나나 아리아의 모습이 참혹해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쪽은 그래도 어린 것들이라서 그냥 처벌의 의미로 마법만을 봉쇄시켰을 뿐이다. 혀를 뽑 았으니 마도사로써의 꿈은 버려야 하고,또한 음식맛도 못 보겠지만 그래도 사지는 멀쩡하게 남겨주었다. 솔직한 심정 같아서는 뼈 채 갈아서 불살라버린 뒤 짐승들의 사료로 주고 싶었지만, 극도의 고통을 주며 잔인하게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나 이가 어려서 자비를 베푼 셈이다. 그런데 저 꼬마는 기껏해야 고작 혀 잘린 거랑 강철실만 뽑으면 티끌하나 긁힌 데 없이 멀쩡하게 원상복귀되는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화를 내고 있 어? 자신들과 몇십년동안 같이 살아온 자매는 지금 시체조차 온전히 남기지 못한 채 한줌의 재가 되어버렸고 아리아가 날뛴 라젤의 탑 4층에는 아직도 기사 들과 경비병들의 피가 바닥에 가득 고여있다. 벽이며 기둥마다 그들이 붉은 선혈이 진하게 배여있다. 그들의 가족들의 통곡이 아직도 탑 주변을 끊임없 이 메아리치고 있다. 친구를 잃은 슬픔, 아버지를, 형을, 동생을, 남편을 잃 은 슬픔의 통곡이 아직도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런데 지금 누가 누구한테 화를 내고 있단 말인가? "......." "........." "............" 하도 기가 막힌 나머지 세 여인들이 잠시 말문을 잃은 틈에 흥분한 아린이 날쌔게 그녀들에게로 돌진해 들어갔다. 명룡도의 검광이 푸르게 번뜩였다. "타아아앗!" 아린의 기합소리가 어두운 감옥속에서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계속--------------------------------------- 에구에구..화환 8때문에 정신이 없었습니다..고멘네~~ 고메고메고멘네~~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49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9 23:22 읽음:160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용맹스럽게 돌진하는 아린의 태도에 대한 래디의 반응은 간단했다. "놀고있네, [실드]!" 팅~~~ 약간은 유쾌한 음향이 울려퍼지며 아린은 가볍게 튕겨져나가 감옥 바닥을 데 굴데굴 굴러버렸다. 그의 명룡도가 래디에게 쇄도하는 순간 래디의 정면으로 푸르른 빛의 막이 생겨나 그를 튕겨버린 것이다. "그 녀석 참 황당하네..." "어려서 그렇지 뭐..." "에구, 저런 애들 상대하는 게 제일 짜증나. 말이 안 먹힌단 말이야..." 구석에 쳐박히는 아린을 보며 래디들이 떠든 소리였다. 황당하다는 듯, 짜증 난다는 듯, 귀찮다는 듯 그녀들은 아린의 흥분에 대해 조금도 신경 쓰지 않 고 있었다. 하긴, 신경쓸 이유도 없지만... "제길..." 아린은 벌떡 일어나 다시금 칼을 움켜쥐었다. 원체 돌진력이 없다보니 반탄력 도 그다지 크지 않았고 그래서 별로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했다. 아무런 힘도 없는 이 가느다란 팔다리가 원망스러웠다. 이 빌어먹을 정도로 연약한 인간의 육체가 원망스러웠다. 본체로, 본체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땐 저 사악한 자들을 모조리 없애버릴수 있을텐데... 저들을 벌레 짓밟듯 짓밟고 잘근잘근 씹어죽일 수 있을텐데... 타고난 권능인 자신의 숨결, 지옥의 겁화로 저들을 깡그리 불태워버릴 수 있을텐데... 머리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살의와 절망, 분노, 원망 등등이 혼란스럽게 얽 혀 간다. 머리속이 어지러워진다. 뜨거운 무엇인가가 뇌리를 마비시키는 듯 했다. 이럴 때가 아니다. 앞에 적이 있다. 적? 적은 해치워야 한다. 해치워? 왜? 적이니까! 눈앞에 적이 있으니 덤벼서 죽여야지! 그게 당연한 거잖아! 죽여! 눈앞의 적을 죽여! 저들을 죽여라! 머리속에서 무엇인가가 날뛰기 시작했다. 전신으로 밀려드는 뜨거운 열기가 아린의 뇌리에서 이성이라는 것을 점차 지우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이성을 무시한 채 거의 무의식적으로 아린은 다시 덤벼들었다. "타아아앗!" 퍽! 이번에는 은빛 섬광이 날아들어왔다. 래디의 손에서 뿜어진 한 줄기의 은빛 섬광에 의해 호되게 복부를 강타당한 뒤 아린은 명룡도를 놓친 채 뒤로 밀 려 날아가 감옥 한쪽 구석에 볼품없이 처박혀버렸다. 쿵! 이번엔 아까와 같은 반탄력이 아닌 타격계의 주문의 힘으로 강타당한 것, 구석에 아린이 처박히자 꽤나 큰 소리가 울려퍼진다. 먼지가 풀풀 날렸다. 그래도 아린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전신이 쓰리고 아려왔다.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프다... 그러나 그것은 순간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아린의 몸을 감도는 기이한 감정이 그의 육체로부터 고통을 밀어내주기 시작했다. 점차 감각이 사라져간다. 고통이 지워져간다.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로지 느껴지는 것은 하나뿐... 그것은 짙은 살의. 그리고 한 가지 일. 저들을 죽여야 한다. 저들을 없애야 아리아는 편해질 수 있다. 그녀를 위해 서 저들을 죽여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것이 어떤 방법이라도 상관없으니 저들을 죽이기만 하면 돼! "크르르르..." 이윽고 아린의 입에서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기이한 울음소리가 흘 러나오기 시작했다. 나직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년 의 입에서 흘러나오며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한순간, 귓청을 찢을 듯한 거대한 포효가 터졌다. "크아아아아아아!!!!" "뭐..뭐야?" 래디는 당황하며 뇌까렸다.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당혹스러웠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저 붉은 머리의 소년은 피아도 구별못하고 혼자 괜시리 날뛰는 철없는 철부지에 불과했다. 그런 소년의 입에서 난데없이 짐승의 포효라니? 게다가 이어서 일어나는 사태는 더 당혹스럽다. 사방의 공기가 압축되는 듯이 팽팽해져 온다. 마나의 힘이 아니다. 마나의 기운은 한 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인가 알수없는 힘이 격렬하게 그녀들의 전신을 압박하고 있다. 느껴지지 않는,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거대한 힘, 그것이 그녀들을 압박하고 이곳을 짓누르고 모든 것을 요동치게 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발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석실 일부분이 흔들리며 부슬부슬 돌가루가 떨어져 내린다. 점차 흔들림이 심해지며 사방이 요동을 친다. 탑 전체가 무너져내릴 듯이 흔들리고 있다.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자욱한 먼지연기 속에서 래디는 버럭 외쳤다. "세시!프쉬케! 주문을!" 동생들의 이름을 외치며 래디는 자신 역시 재빨리 주문의 영창을 시작했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알수 없는 위기감이 느껴졌다. 본능이라는 이름의 무엇인가가 그녀를 채근하고 있다. 알수 있었다. 이성적으로는 말이 될수 없지만 그녀들의 오랜 경륜에서 나오는 본능이란 이름의 그 무엇인가가 그 녀들에게 한 가지 명제를 절실히 외쳐주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주문을 완성시키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이곳에서 죽는다! "[아크 실드]!" "[포스 필드]!" "[루나틱 실드]!" 세 여인의 고함이 동시에 터져나오며 제각기 마법적 방어막이 그녀들을 감 싸안았다. 그리고 그순간, 그녀들의 눈 앞에서 거대한 붉은 빛이 터져나왔 다. 찬란한 붉은 빛무리가 사방으로, 모든 것을 뒤덮으며 퍼져나간다. 그 빛에 닿는 모든 것이 붕괴되어간다.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주변의 모든 것을 무너트린다. 우르릉 거리는 굉음이 울려퍼진다. 탑 전체가 무너져 내 릴 듯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붕괴가 일어났다. 이제까지의 미약한 굉음이 아닌, 그야말로 대기를 찢는 듯한 엄청난 굉음이 울려퍼졌다. 사방으로 싯누런 모래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폭풍이 불 어 닥쳐 웅크리고 있던 래디들의 신형을 방어막 채 허공으로, 마치 가랑잎 처럼 날려버렸다. 그녀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꺄아아아악!" 잠시후... 어느순간, 주위는 거짓말처럼 고요해졌다. 굉음은 사라지고 자욱 한 모래안개만이 주위를 감돌고 있다. 무너져내린 돌더미에 깔린 채 자신의 방어막이 이 돌더미들을 버텨주기만을, 제발 자신이 버틸수 있는 한계선 이 상의 무게가 가중되지 않기만을 기원하던 래디는 문득 사방이 조용해지자 서서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 일단, 그녀가 제압하고 있던 피트와 유나는 그녀의 방어막 내에서 무사히(?) 기절해있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흙먼지가 요란하게 일어나 시야가 뿌옇기는 해도 그녀와 몇 발자국 안 떨어진 곳에 제각기 희미한 방어막들이 보이는 것 보니 세시와 프쉬케도 일단은 무사한 모양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래디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자칫하면 돌더미에 깔려 생매장될 뻔 했다 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쳐온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짐작도 가질 않는 다. 갑자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냔 말이다! 멀쩡한 탑이 무너져내리다니... 지나치게 빠른 캐스팅 탓에 숨을 헐떡이며 래디는 슬쩍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때 그녀는 볼수 있었다. 그녀가 궁금해하던 질문의 해답이 거기 있 었다. 자욱한 먼지 안에서 희미하게 비춰지는 거대한 붉은 빛...그녀의 시야의 전 부를 차지하는 거대한 존재... 한번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너무나도 익숙 한 존재... 머리속이 새하얘지는 느낌을 받으며 래디는 멍청히 그 존재의 이름을 중얼 거렸다. "드...드래...곤...." ---------------------계속-------------------------------------------- 아린 변신! 자 짓밟는 거다!!!!! 강한 자가 곧 정의인 법! 밟아라 아린! p.s 아 글구 메일 말입니다. 나우는 제가 답장을 꼬박꼬박 보내는 편인데, 하이텔은 잘 못 보냅니다. 왜냐면 하이텔은 제가 거의 안 가거든요--; 글쓸때만 잠시 갑니다... 라고는 해도 제가 워낙 게으른 탓이죠 뭐--;;; 요새 화환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래도 정신차려서 죽어라 썼습니다. 용서를~~~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49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9 23:22 읽음:160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하늘은 푸르고 날씨는 화창했다. 빛나는 태양이 한껏 햇살을 비춰주는 기 분좋은 오후, 이델론 시내의 사람들은 다들 활기차게 움직이고 거리는 생 기에 넘쳐 돌아간다. 특히 이곳 이델론의 여러 공원 중의 하나인 로오나 공원에서는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려는 시민들이 제각기 느긋하게 산책을 나다니고 있었다. 참으로 느긋하고 행복해보이는 광경. 그러나 이런 화창한 광경과는 달리 공원의 어느 한쪽 벤치에서는 날씨와는 무관하게 어두침침한 그림자를 안면에 가득 띄운 채 울상을 짓고 있는 한 엘프가 있었다. 그는 지금 3명의 절세미녀와 4명의 초절세미청년, 그리고 1명의 너무나도 귀엽게 생긴 붉은머리 소년에게 둘러쌓여 공원을 거니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중이었다. 물론 사람들이 시선의 의미가 `저 엘프는 왜 이런 좋은 날씨에 공원에 나와서 저렇게 울상을 짓고 있는 거지?' 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저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나가다 힐끗힐끗 보는 시민들의 시선에 그 엘프의 표정까지 감지될리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냥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기엔 참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그래서 가끔 연인 들이 공원을 거닐다가 "이야...저 쪽 좀 봐...다들 엄청 잘 생겼다..." "그래..쳇..이야 저 여자들도 엄청 이쁜데?" "흐음..자기야?" "응?" "저 여자들이 이뻐, 내가 더 이뻐?" "야... 비교할 데다가 비교를 해야지, 네 얼굴이 저런 하늘에서 하강한 천 사같은 여인들이랑 비교가 된다고 생각하..." 짝! 등등의 닭살쑈를 펼치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었지만, 막상 당사자인 푸른 머리의 엘프, 엘라인에게는 지금의 상황은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았다. 그는 지금 진땀을 빼며 쉴새없이 입을 놀리는 중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린이 인간들이랑 같이 여기까지 왔었다, 이거지?" "네. 저희가 그 소년과 여자 두명을 라젤의 탑에 침투시켰습니다...아! 이건 어디까지나 그 쪽이 요구한 사항입니다. 제가 시킨 게 절대! 절대 아닙니다!" "그래..흐음..계속 얘기해 봐." "네..." 지나가는 연인들이 탄성을 내지르는, 엘라인 앞에 서있는 이 붉은 머리의 미녀는 지금 엘라인에게는 거의 사신처럼 보이고 있었고 그 주위를 둘러쌓 고 있는 이 `미'짜 돌림 소년,소년,청년등등은 사신 친구 혹은 친척처럼 보이고 있었다. 이들은 엘라인의 소중한 아지트를, 짓는 데 1년이나 걸린 그 피땀어린 아 지트를 단 1초만에 박살내버린 장본인들인 것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들의 정체는 `가출소년소녀해츨링 수색 8용 전대'. -공식 명칭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엘라인의 정면에 서서 그의 취조(?)를 맡고 있는 것은 다름아 닌 칼세니안이었다. "그럼, 세틴이라는 애랑 세를레네라는 애는 여기 있다는 소리냐?" "아..네..." "데리고 와!" "아..저 그게..." "그게 뭐!" "일이 커지는 거 같아서,,," "같아서?" "개입되기 싫어서 쫓아내버렸습니..." 퍽!!!!! 데굴데굴~~~ "아그그극...." 엘라인은 슬펐다. 무슨 잘못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건만, 왜 자신이 지금 멀쩡한 대낮에 마 법을 맞고 고통에 겨워하며 복부를 움켜쥐고 땅바닥을 굴러야 하는가... 자신이 한 일이라고는 어릴 때 귀여워해주던 딸네미가 동료를 끌고 왔길래 반가운 마음에 도와준 것 뿐이지 않은가? -귀여워해주던 방법이 틀렸다는 생각은 절대 안 하는 엘라인이었다- 후회막심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아지트가 박살날 때 뒤도 안 보고 도망가는 건데... 잠시 미적거리는 틈에 다시 저 괴물들이 나타나다니.... "뭐하냐? 계속 얘기해!" "으으으...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세게 때려놓고도 저 적발의 여인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숨도 제대로 못 쉬겠는데 계속 이야기를 하라니... 이가 갈린다. 아주 바득바득 갈린다. 그럼 어쩌나? 힘이 없는데...자고로 폭력은 이치를 앞서가는 절대적인 법 칙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가만...누가 그랬더라?? "무슨 딴 생각 하냐!" 퍽! "꾸엑!" 또 다시 보이지 않는 마법의 기운이 엘라인을 강타했다. 데굴데굴~~ 아팠다...정말 저 여자는 사람을 `아프게' 때리는 확실한 방법을 알고 있 는 듯 했다. 엘라인은 결심했다.이럴땐 차라리 빨리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 준 뒤 이 자리를 뜨는 것이 상책인 것이다. 엘라인은 혼미한 정신 속에서도 입놀림을 빨리 하기 시작했다. 아린엄마, 에어린 엄마, 아린 할아버지(?) 옆집 아저씨(?) 등등, 뭐 하여 튼 이제껏 죽어라 아린의 뒤만을 쫓아왔던 여덟 드래곤들은 지금 열심히 엘 라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어찌나 열심히 경청했던지 조금만 말이 늦게 나와도 대뜸 마법부터 휘두를 정도로...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겨우, 겨우 만난 아린에 대한 단서이니, 절대 흘려들을 수가 없지 않은가? 물론 아까까지만 해도 얘기를 듣자마자 흥분해버려서 앞뒤 안 가리고 라젤의 탑으로 돌진했었지만 탑에 점점 가까이 가다보니 다들 생각이 바뀌었던 것이 다. 라젤의 탑은 거대했다. 이거 너무 거대했다. 자기들 몸집보다도 더 크다. 거의 칼슈타인의 몸체만한 크기다. 이런 탑 안에서 작은 인간 하나를 찾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골치아픈 일인지 그들은 곧 깨달을 수 있었다. 그냥 찾는 것이라면 문제는 없지만 그들의 수 색 대상은 그들이 나타났다는 걸 눈치채자마자 어디론가 도망가버릴 것이 뻔하니 함부로 행동할 수도 없는 것이다. 결국 결론은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 확실하게 잡자는 것으로 결정나버렸고 덕분에 엘라인은 맞아가며 땅바닥을 구르며 열심히 떠들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조금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된 겁니다..." 로 엘라인의 설명을 끝을 맺자 드래곤들은 엘라인에게서 신경을 끈 채 서 로를 바라보며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럼...저 안에 있는 지위높은 인간을 족쳐서 하녀들을 전부 모아오라고 시키면 되겠군..." 탑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리는 칼슈타인의 모습에 푸른 머리의 청년으로 변신 한 블루 웜 아르키어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인다. "네...물론 우리가 아린 몰래 그 인간들을 잡아야 한다는 건 물론이고 말 입니다." "그렇지..포 소서러스라고 했었나? 뭐 마나가 가장 많이 느껴지는 인간들 만 잡으면 되겠지. 저 엘프 말로는 여기는 마도사가 지배하는 곳이라니 까..." 말을 맺으며 칼슈타인은 고개를 들었다. 다른 드래곤들 역시 고개를 들어 칼슈타인의 시선을 쫓았다. 그들은 거대한 탑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원의 푸르른 숲 너머로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건축물 라젤의 탑, 그들을 이제껏 고생시킨 -물론 남들이 볼 때는 그들은 고생 전혀 안 하고 관련된 사람들만 고생했지만 어쨋든- 장본 인이 숨어있는 곳을. 8쌍의 눈에 희열이 맴돌았다. 찾았다! 드디어 아린 녀석을 찾은 것이다! 흥분된 심정 탓일까? 그들의 눈에 비친 라젤의 탑은 찬란한 햇살에 반사되어 더없이 빛나보이고 있었다. 너무나도 빛나보이는 나머지 흔들려보이기까지 한다... 흔들려? "엥?" 탑을 올려다보던 여덟 드래곤의 입에서 동시에 같은 한 단어가 틔어나왔다. 갑자기 멀쩡히 서있던 탑이 지진이라도 만난 것처럼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것 도 뭐 조그만 초가집같은 것도 아닌 직경 300미터에 높이 400미터짜리 초거대 건물이! 칼슈타인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멍청히 중얼거렸다. "저거 왜 저래? 왠 난리야 갑자기?" 칼슈타인의 물음에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른 사람인들 알리가 있는가? 다들 칼슈타인처럼 멍청히 탑만을 바라보고 있거늘... 조금 바라보고 있자니 이젠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탑 일부분이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뭉게뭉게 싯누런 먼지구름이 피어오른다. "....." 드래곤들은 잠시 말문을 잃었다. 차라리 마법으로 부숴진 거라면 간단하게 이해를 하겠지만 그건 아니었다. 저만한 탑을 붕괴시킬만한 마나의 흐름이라면 그들이 못 느낄 리가 없다. 마나가 개입된 것도 아니고 지진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멀쩡한 건물이 갑자 기 폭삭 무너져내리는 광경은 오래 살아온 드래곤들로써도 생판 처음 보는 광 경, 도저히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짐작도 가질 않는다... 잠시 후 칼슈타인이 두렵다는 듯,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공사하나?" "인간들은 공사를 저렇게 뻑적지근하게 합니까?" "세월이 많이 흘렀잖아? 요샌 그러나보지 뭐..." "부실공사 아닐까요?" "부실공사로 만든 탑이 300년씩이나 버티냐?" "......" 그때, 다들 어이없이 탑을 물그러미 보던 그 순간,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의외로 투철한 모성본능으로 무장한 레드 웜 칼세니안이었다. "저기요...아린한테 무슨 일 생긴 거 아닐까요?" 로자르아힘이 멍청히 대꾸했다. "어..그럴수도 있겠네요..." 그.럴.수.도.있.겠.네.요??? 칼세니안은 다른 사람들 째려보았다. 다들 눈 앞의 황당한 사건으로 인해 머리속이 잠시 표백된 듯한 표정이다. 칼세니안은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앙칼지게 외쳤다. "그럼 지금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욧!!!우리 애가 저 안에 있단 말 이에욧!!!!" -------------------------계속---------------------------------------- 질문은 GO 드사모 8-4번 란으로! 거기에 초룡 전용 게시판이 있답니다!!! 메일 답장 보내기에는 너무 바빠서^^;;;; (게으른 거잖아 게으른 거!) P.S 사실은...게시판이 너무 썰렁해요 흑~~T_T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500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9 23:23 읽음:158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모든 것이 허물어지고 있다. 발 디디는 곳곳마다 움푹 꺼지며 지면이 요동 을 치기 시작한다. 라젤의 탑, 300년을 지탱해온 제국의 마법의 총본산이 허무하게 허물어지고 있다. "세시! 프쉬케!" 무너져내리는 돌무덤 사이로 래디는 고함을 냅다 질렀다. 라젤의 탑은 이제 포기해야만 했다. 아직은 원형을 그럭저럭 갖추고 있지만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 탑의 1/4 의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존재가 탑 내부에 꽉 틀어막혀 있으니 그 존재가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그날로 탑은 붕괴하는 것이다. 게다가 저 붉은 드래곤이 래디들을 위해 가만히 있어 줄리가 만무하지 않은 가? 지금도 그 거대한 육체을 꿈틀거리며 붕괴를 가속화 시키고 있는데... 자욱한 흙먼지 사이를 헤쳐나가며 래디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사명을 상기 했다. 포 소서러스는 마도여왕의 친위대, 여왕 세를레네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 해야 한다. 비록 탑 내부의 수백명에 달하는 마도사와 경비병 일반 하인들 이 불쌍하기는 해도, 지금 당장은 그곳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래디는 다시 외쳤다. "지금 당장 여왕님께로 가!" 굉음이 사방으로 울려퍼져 그녀의 목소리는 묻혀버렸지만, 세시와 프쉬케 는 용케도 래디의 의사를 파악하고서 날쌔게 움직였다. 그녀들 역시 나이를 헛 먹지는 않은 것이다.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쯤은 모르지 않는 것이다. 마도여왕 세를레네. 그녀가 비록 7서클의 마스터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 니지만, 자기 한 몸 정도는 충분히 건사할 수 있을 거라는 걸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그녀들의 사명이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드래곤의 포효가 터져나왔다. 사방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공기의 압 력이 휘몰아친다. 그리고 드래곤은 서서히 몸을 움직였다. "빨리! 빨리! 빨리!" 래디는 악을 썼고 세시와 프쉬케는 있는 힘껏 내달렸다. 한시라도 빨리 이 곳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 저 무시무시한 존재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녀들의 신형이 날쌔졌다. 동시에 층과 층사이가 겹치듯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숨이 막힐 정도의 탁한 먼지가 눈앞을 가득 메운다. 굉음이 끊이지를 않는 다. 크르르르릉...쿠구구궁... 자욱한 흙먼지를 뚫고 무너져내리는 돌더미를 피해가면서 세명의 여마도 사들은 제각기 자신의 마법 방어막을 발동시킨 채 붕괴하는 지역을 재빨리 벗어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놀라고 칼세니안의 앙칼진 고함소리에 쫓겨서 허겁 지겁 라젤의 탑 상공으로 날아온 여덟 드래곤들은 지금 제각기 허공에 몸 을 고정시킨 채 저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탑이 무너져내리는 광경은 굉장했다. 붕괴지역을 중심으로 자욱한 흙먼지가 수백미터가 넘도록 퍼져나가고, 우 르릉거리는 굉음이 몇 십미터 이상 멀찌감치 떨어진 채 허공을 부유하는 그들에게까지 미쳐져온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아르키어드가 문득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휴우,,이거 먼지가 잔뜩 끼어서 도통 뭐가 보이질 않네..." 그의 말대로 지금 그들의 눈에 비춰진 것은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는 누 런 흙먼지 뿐이었다. 이들은 일단 고민했다. 애를 찾자니 저 먼지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봤자 아무 것도 안 보일 거 같고 그냥 있자니 아린이 저기서 돌더미에 깔리기라도 하면 천추의 한이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중, 일행들과 마찬가지로 탑을 내려다보고 있던 칼슈타인이 문득 이상하다는 듯 눈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어?" "왜 그러시오 칼슈타인?" 키아드리스가 궁금하다는 듯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뭔가 기막힌 애 찾 는 방법이라도 발견한 게 아닌가 하는 기대도 약간은 품고서. 그러나 칼슈타인의 대답은 영 뚱딴지 같은 것이었다. "방금..탑에 날개가 돋아난거 같아서,,," "에에?" 일행은 일제히 칼슈타인을 쏘아보았다. 그리고 칼슈타인은 방금 자신이 한 발언에 대하여 지금 다른 드래곤들이 죄다 저 양반 드디어 노망났군...이 라는 의미가 담뿍 담긴 시선을 보낸다는 걸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치매드래곤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거늘 어찌 저 눈초리를 용납할 수 있으랴? 칼슈타인은 자신의 정신이 말짱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강한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그를 그러기 위해 그는 바로 옆에 떠있던 헬메르 노드의 목을 부둥켜쥐고 아래를 손가락질 하며 입을 열었다. "이봐, 이봐...자세히 봐봐. 진짜로 있다고..." "그래요 어디..." 미심쩍은 눈빛으로 칼슈타인이 가리키는 방향을 힐끗 쏘아보는 헬메르노드, 그런 그의 두 눈이 불현듯 빛났다. 그의 입에서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어?" 정말 칼슈타인의 말 대로 누런 먼지 속으로 무엇인가 시뻘건 게 힐끗 지나가 는 게 아닌가? 게다가 모양이며 크기며 그 용도는 클림없는 `날개'였다. 그것 도 동족의 날개. 드래곤의 그것. 헬메르노드가 멍청하니 괴이한 음향을 내뱉자 다른 드래곤들도 관심을 가지고 그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의 곁으로 다가와 아래를 내려다보며 에르카스가 질문을 던졌다. "뭐가 보였나 헬메르노드?" 헬메르노드는 멍청히 대꾸했다. "날개 맞는데요?" "그지?" 칼슈타인이 자랑스레 맞장구를 쳤다. 아마도 자신이 치매드래곤이라는 오명을 벗어난게 꽤 기쁜 모양이다. 뭐 하는 짓 보니 치매드래곤 맞는 거 같긴 하지 만... 어쨋든 워낙 힐끗 지나간 것이라 헬메르노드도 자신이 본 것이 확실한 것인 지에 대한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과연, 싯누런 먼지속에서 뭔가 시뻘건게 힐끔힐끔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저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자신은 없다. 헬메르노드는 다시 한번 멍청히 중얼거렸다. "...근데..정말 맞나?" "......." 하여튼 하도 시야가 뿌옇게 가려져 있어서 제대로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헬메르노드와 마찬가지로 먼지구덩이 속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드래곤들의 귀 에 또다시 칼슈타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번엔 꼬리같은 것도 보인다 야..." "어 진짜다. 뻘건 통나무 같은게 힐끗 지나갔어요." "음...어째 저거 낮익지않아요?" "아유! 또 가려졌네?" 제각기 시선을 내리깔은 채 웅성웅성 떠들고 있는 드래곤들이었다. 먼지구덩 이 속을 한참 들여다보던 중 키아드리스가 답답해졌는지 한 마디를 꺼냈다. "저 먼지 좀 치워버릴까요?" 직경 수백미터짜리 먼지를 치운다라...엄청난 이야기를 그는 참으로 별 거 아닌듯, 그냥 마루의 흙먼지 쓰는 듯이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그러나 다른 드래곤들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야 그들도 얼마든지 할수 있는 일이니까. 그렇다면 왜 다들 이제까지 안 했었던가? "먼지 치울려다가 탑까지 박살낼려고요? 우리 아린이가 돌에 깔려죽기라도 하면 어쩔려구요!" 칼세니안이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누군들 먼지 치울 줄 몰라서 안 치웠 나? 먼지 치울려다가 몽땅 쓸어버리는 수가 생기니까 문제 아닌가? 그리고 몽땅 쓸었다간 그 속에 들어있다는 아린이는 어떻게 되는 거냐? 지금도 사 실 가슴이 조마조마한 판인데 거기서 몽땅 압사시켜서 확인사살할 일 있나? "그런 무식한 방법 말고 좀 그럴듯한 방법을 찾아보란 말이에욧!" "으윽...." 키아드리스, 용왕으로써의 체면을 있는대로 구긴 채 찍소리 못하고 물러남... -참고로 레드일족에게 무식하단 소리를 들으면 그건 세상에 다시 없는 욕이 된다.- 한편, 웅성웅성 떠들고 있단 일행과는 달리 조용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던 금발의 소녀가 문득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저거 우리 동족 같잖아요? 저렇게 거대한 다른 생명체가 있을리 는 없으니까..." "그걸 누가 모르나? 아무 것도 안 느껴지니까 그렇지. 이상하단 말이야.. 동족이 현신했다면 뭔가 느껴질텐데..." 의아한 듯 중얼거리는 아르키어드의 모습에 다들 공감의 표정을 지었다. 그 들 역시 아까부터 그것이 의아했던 것이다. 그때 칼세니안이 별거 아니라는 듯 아르키어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걔는 원래 그래요..." "엥? 원래 그래요?" "네. 그래서 이제까지 [디텍트 마나포스]로 못 찾았잖아요..." "가만, 그게 인간으로 변신한 뒤, 마나를 감춰서가 아니고... 원래 마나 가 안 느껴진단 소리입니까?" "네. 그게 왜요?" "......." 아르키어드는 태연하게 대꾸하는 칼세니안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 아니, 왜 자신들이 저 거대한 붉은 물체를 보면서도 드래곤인지 아닌지 헷갈려 햇는지 정녕 몰랐단 말인가? 사실 저런 거대한 생명체는 오로지 드래곤 뿐 이다. 그런데 드래곤이라면 당연히 느껴지는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다들 확신을 못 내리고 있는 것이지 않는가? 그걸 이제와서 별거 아니라는 듯 이야기해? "아 맞다. 아린이 걔 원래 마나 안 느껴진다." 칼세니안 옆에 서서, 아니 떠서 멍청하게 중얼거리는 적룡왕을 보니 한층 더 기가 막힌다. `하여튼 레드 일족은...머리속에 지식만 잔뜩 쌓인 덩치 큰 오우거래더니 정말 빈말이 아니구만...' 아르키어드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럼 결론은 뻔하잖아요..." 모든 드래곤들의 시선이 아르키어드에게로 집중되었다. 아르키어드는 나지 막하게, 그러나 확신을 담고서 입을 열었다. "드디어 찾았군요. 아린입니다" ----------------------------계속------------------------------------- 헉헉헉...힘들다.... 화환8하다가 하루만에 밀린 거 쓸려니 죽을 맛이네... 난 왜 맨날 작가대전 하면 미리미리 안 쓰고 막판에 와서 질X일까... 이 버릇 고쳐야 돼...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뭐 하는 거--;;;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50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9 23:24 읽음:1564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혹시 아늑한 자신의 거실 안에서 따스한 오전의 햇살을 받으며 느긋하게 홍 차를 맛보는 여유를 즐기던 중, 벽이 일순 흔들리더니 갑자기 사방이 모래 가루처럼 허물어져본 적이 있는가? 어제까지만 해도 마도여왕 세를레네, 7서클의 마스터이자 제국 최강의 마도 사라는 칭호를 곁들이고 있는 이 금발의 아름다운 소녀는 자신에게 누군가 가 그런 질문을 던지면 `당신 미쳤군요. 제정신이에요?'라고 대꾸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당당한 태도로 자신의 폭넓은 경험을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쓰라린 고통을 동반하면서 말이다. "아야야야야야...."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누런 먼지 사이로 한 소녀의 갸냘픈 신음 소리가 흘러 나온다. 그리고 그 짙은 흙먼지 속에서 한 소녀가 부티나보이는, 그러나 이리저리 찢기고 지저분한 먼지가 가득 묻은 덕분에 그 부티가 상당량 감소하는 짙 은 회색의 드레스를 -원래는 새하얀 순백색 드레스였다- 걸친 채 기침을 콜록거리며 기어나왔다. 풍성한 금발 머리가 허리까지 드리우는 아름다운 소녀, 그러나 지금 꼴은 딱 굴뚝청소하다 기어나온 하녀의 몰골... 바로 3초전까지만 해도 더없이 우아한 폼으로 소파에 앉아 오후의 티타임을 만끽하던 이곳의 지배자, 제국의 4령주 중의 하나인 마도여왕 세를레네의 모습이었다. "아야야야...이게 무슨 일이야?" 세를레네는 손으로 휘날리는 흙먼지들을 휘휘 저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딱 3초전까지만 해도 더없이 아름답고 우아하고 고상하고 고아하고...간단 히 말해서 돈 좀 투자한 보람이 충분했던 아름다운 그녀의 거실이 누군가 가 거대한 쟁기로 갈아엎기라도 한 듯이 아주 폐허가 되어 있다. 주위를 둘러보던 세를레네의 목소리가 점차 멍청해졌다. "뭐야..이 난리는?" 갑자기 소파가 홀랑 뒤집히더니 커튼이 내려앉고 바닥이 솟아오르더니 모든 것이 뒤집어져버린다. 이게 왠 날벼락이란 말인가? 세를레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이 사태에 대해 설명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니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곳곳에 돌더 미 틈으로 빼꼼히 새어나온 사람 팔이라던가 쌓여있는 건물의 파편사이로 붉은 핏물이 개울물처럼 졸졸 흘러나오는 모습은 보였어도... "끙..." 세를레네는 이마를 감싼 채 고민에 휩싸였다. 이 사태에 대한 합당한 추리를 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잠시 후, 그녀는 중얼거렸다. "공사하나?" 벽이 무너진다. 천정이 내려앉는다. 돌더미가 요란하게 굴러떨어진다. 콰콰콰콰콰쾅~~~ "꺄아아아아악!" 공사하나? 라는 세를레네의 추리가 거부당하는 데는 채 3초가 걸리지 않았 다. 아예 벽이 통채로 무너져 내리고 바닥이 꺼지는데 아직도 그런 추리를 하 고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그녀는 재빨리 방어막을 발동시킨 뒤 발 가는대로 도망다니는 중이었다. 일단, 깔려죽지는 말아야 할 테니 말이다. 콰콰콰콰콰콰쾅~~~ "꺄아아아아아악!" 돌더미가 쏟아질때마다 비명을 질러대면서도 세를레네는 용케도 터럭 하나 다치지 않은 채 앞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하긴, 방어막을 발동시켰으니 다 칠리도 없지만... -결국 저 비명은 죄다 엄살이란 얘기다- 한참을 뛰어가며 아직은 멀쩡한, 그러나 곳곳에 금이 쩍쩍 간게 무너지기 일보직전으로 보이는 한 통로를 지나가던 세를레네의 귀에 순간 한 여인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세..세를레네님!!!" "래디!" 세를레네는 반가움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무너져내리는 돌더미 사이로 날아 들어오는 갈색 로브의 여마도사를 바라보았다. 드디어 이 괴상한 사태에 대 해 설명해줄 사람이 생긴 것이다. "이..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래디!" 그러나 래디는 숨을 헐떡이며 세를레네의 손을 덥썩 잡아당길 뿐이었다. "설..명은 나중에..일단 피신하셔야 합니다!" 호들갑을 떠는 래디의 태도에 세를레네는 눈살을 찌푸렸다. 상황도 모르고 그냥 무턱대고 도망가라는 건가? 그녀는 화가 났고 그래서 화를 내려했다. "무슨 소리에요! 일단 설명을..." 그 순간 엄청난 굉음이 그들을 덮쳤다. 하늘이 보였다. 분명히 이 곳은 탑 내부, 그것도 좁은 복도였는데도 불구하 고 말이다. 물론 먼지로 가득 덮여서 누렇기는 해도 은은하게 햇빛이 내리 쬐이는 것 보니 저건 분명히 하늘이다. 게다가 바람도 불고 있다. 그러나 세를레네와 래디는 그보다 더 신경쓰이는 존재에게로 시선을 주고 있었다. 붉디 붉은 각질의 비늘,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을 압도하는 듯한 붉은 눈, 무엇보다도 신체의 극히 일부분만으로도 그녀들의 시야를 전부 가리는 저 압도적인 거체... 그 존재가 어떤 자인지 래디는 똑똑히 알고 있었다. 모든 역사서와 마도사와 신앙서로부터 최악의, 그러나 최강의 존재로 기록 되어있는, 조우하는 것은 곧 절대적인 죽음을 의미한다는 고대의 종족. 육 신을 가진 신들의 후예... 드래곤. 래디는 절망에 차오르기 자신을 발견했다. 드래곤과의 대적은 그야말로 확 실한 자살행위 중의 하나다. 그런데 그녀는 이미 그 짓을 해버렸다. 래디는 기운없이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저것이 이 사태의 이유입니다 세를레네님,..." 래디가 그토록 화려한 수식어를 붙여가며 묘사한, 그녀들의 눈앞을 가로막 은 거대한 존재를 바라보는 세를레네의 태도는 의외로 태연했다. "...저거 레드 일족이잖아?" 태평하게까지 들리는 세를레네의 고요한 중얼거림에 래디는 기겁해버렸했 다. 아니,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조차 위기를 못 느낀단 말인가? 래디는 잽싸게 세를레네의 어깨를 움켜잡고 뒤흔들었다. 혹시나 그녀가 난생 처음 보는 드래곤이란 존재가 주는 위압감에 휩싸여 얼 어있을지도 모르니까 "세를레네님! 드래곤입니다! 피하셔야 돼요!" "아, 그건 나도 아는데...저 아저씨 왜 저런대?" `아저씨?' 단어사용에 뭔가 의구심이 들지만, 지금은 그런 거 따질 시간없다. 래디는 서둘러 그녀의 팔을 움켜쥐고 드래곤이 가로막은 반대쪽으로 몸을 날렸다. "빨리 피하셔야 합니다! 자, 이쪽으로...윽!" 몸을 날리는 그녀의 신형이 무엇인가에 의해 제압된다. 래디는 놀라며 뒤 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더더욱 놀라버렸다. 그녀의 움직임을 제압한 것은 저 레드 드래곤이 거칠게 들여마시는 숨결의 힘이었다. 위이이이이이이잉----- 주변의 공기가 모조리 빨려들어가며 거칠게 울부짖는다. 저 현상이 의미하 는 바는 딱 하나....래디의 입에서 절망에 찬 외침이 터져나왔다. "브...브레스!" 잠시 후, 공기의 흐름이 멎었다. 한순간 태풍의 눈과도 같은 고요가 맴돌았 다. 그리고... 콰콰콰콰콰콰콰콰------ 거대한 한 줄기 진홍빛 기류가 그녀들의 눈앞을 가득 메웠다. 엄청난 열기 를, 이 지상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어마어마한 열기를 동반한 절 대적인 파괴의 불길이 그녀들을 덮쳐들어갔다. 세를레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꺄아아아아아악!" ----------------------계속------------------------------------------- 발악을 해보자 발악을...꼴찌만은 면하자 냥.... 어차피 상위권에는 못 들겠지만...술값 한푼이라도 아껴야지...냥...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50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5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9 23:24 읽음:157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한편, 칼슈타인 일행은 여전히 라젤의 탑-이제는 폭삭 무너져버렸으니 라젤 의 탑 폐허라고 해야하겠지만- 상공을 부유하며 아래를 내려다 보는 중이었 다. 아무래도 저 안에서 날뛰는 붉은 물체의 정체가 아린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고 그렇다면 남은 일은 슬슬 먼지 치우고 애 끄집어 내는 일뿐인 것이 다. "자 아린 녀석 끄집어내자." 칼슈타인은 팔을 걷어붙이며 호기있게 소리쳤다. 뭐 그래봐야 12살짜리 애 목소리이긴 했지만... 그때였다. 그들의 발 아래로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던 모래구름 사이로 갑자이 대기 가 압축되더니 한 순간 거대한 불기둥이 쏟아져 나왔다. 먼지구름의 일부분 이 단숨에 날려지더니 직경 수십미터 짜리 거대한 불기둥이 허공을 가르며 그대로 쏟아져 나와 이델론 시내를 직격해버렸다. 허공 가득 붉은 빛이 너 울거리며 끔찍한 굉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콰콰콰쾅!!!!!! 대기가 흔들리며 폭음이 울려퍼졌다. 거대한 불꽃의 창이 이델론의 절반을 크게 가로지르며 단숨에 갈라버린다. 이델론 시, 인구 80만의 초 거대도시 를 단숨에 스쳐지나가며 웅장한 불꽃의 장막을 형성시킨다. 수십미터짜리 높이의 불꽃장막이 하늘높이 솟구친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나버린 일이었다. "....." 허공에서 무심히 불기둥이 이델론으로 작열하여 도시를 가로지르며 거대한 도랑을, 너비가 수십미터는 되는 거대한 도랑을 형성시키는 것을 바라보고 있던 여덟 드래곤, 그중 칼슈타인이 의아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거...브레스지?" 전원 고개 끄덕끄덕. 설마 자기들의 숨결인데 그걸 못 알아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슈타인이 굳이 물어보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럼 저게, 아린이 한 짓이란 말이야?" 드래곤들은 대답이 없었다. 물론 그 이유가 아린의 브레스 -로 추청되는- 에 인해 애꿎게 죽어간 수천의 이델론 시민의 유명을 슬퍼한다거나 죄책감에 몸 을 사린다거나 하는 도의적인 이유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그들이 침묵한, 그들이 당황해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들은 단지 의아했을 뿐이었다.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듯 칼슈타인이 말을 이었다. "그 녀석 덩치만 컸지 브레스는 제 나이, 그러니까 300살 수준이었잖아?" 칼세니안이 멍하게 대답했다. "그랬죠." "근데 이건 거의,.." 칼슈타인은 잠시 말끝을 흐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라벨의 탑이 있었던 위 치로부터 거의 수키로미터에 달하고 지름만 수십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파괴 의 흔적, 아직도 잔여불꽃이 곳곳에 남아있어서 벌겋게 대지를 달구고 있는 어마어마한 위력, 칼슈타인은 멍청하게 대지에 그어진 또랑(?)을 손가락질하 며 말을 이었다. "1000살 넘은 성룡의 브레스인데?" 다들 아무 말이 없었다. 물론 그들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저 정도 위력의 브 레스를 못 뿜는 드래곤이 없으니, 위력에 감탄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문제 는 다른 곳에 있었다. 실로 겁난다는 듯이, 칼슈타인은 입을 열었다. "혹시...저거 아린이 아닌거 아냐?" 도대체 저 알수없는 드래곤의 정체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잠시 제각기 머 리를 굴리느라 여념이 없는 동안, 뭔가 가만히 생각하고 있던 금발의 소녀, 골드 드래곤 로자르아힘이 문득 의견을 꺼냈다. "저 먼지, 치워봐요." 그러자 칼세니안이 눈을 부라렸다. "저게 아린이가 아닐지도 모른대매? 그럼 먼지 치우다 아린이 날아가면 어쩔려고 그래?" 로자르아힘은 태연하게 대꾸햇다. "어차피 저기, 무너질대로 무너졌으니까 이제와서 먼지 좀 날린들 별 문 제있겠어요?" 말을 마치며 아래를 손가락질하는 로자르아힘. 옆에서 아르키어드가 맞장구 를 쳤다. "그것도 그렇군. 보아하니 먼지만 자욱하지 더 이상 무너지는 소리같은 것 도 안 들리잖소? 치워봅시다." 일리있는 소리였다. 어차피 여기서 수다만 떨고 있어봐야 무슨 해결책이 나 오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하겠소." 아르키어드의 말에 다른 드래곤들은 슬쩍 몸을 날려 그에게서부터 조금 떨 어졌다. 아무래도 큰 마법이 발동될때는 인간의 육체로 있다가 무슨 사고 라도 일어나기 십상이니까. 다른 드래곤들이 전부 자신에게서 떨어졌다는 것을 확인한 뒤 아르키어드는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며 몸을 잠시 움직였다. 그리고 주문의 영창이나 기타 들어가는 모든 시간을 제외해버린 채 바로 시동어를 외쳤다. "[토네이도]!" "헉헉헉..." 래디는 몽롱한 정신 속에서 서서히 눈을 떳다. 아직도 주위가 후끈후끈한다. 뜨겁다... `뜨거워?' 래디는 얼굴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 감각이 느껴진다. 왠지 화끈한 열 기가 피부 전체로 와닿기는다. 그렇긴해도 그다지 움직이는 데 불편은 없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녀는 브레스를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절대적인 죽음을 의미한다는 드래곤의 브레스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래디는 의아해하며 자신을 살펴보았다. 분명히 그 거대한 드래곤이 브레스 를 뿜는 순간, 자신은 가장 빠르고 강력한, 자신이 할수 있는 최대한의 마 법적 방어막을 발동시켰었다. 그래, 틀림없이 기억난다. 그리고 그것이 거대한 불기둥에 닿는 순간 허무하리만큼 쉽사리 사라져버 렸다는 것 역시 기억난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래디는 고개를 들었다. 도대체 누가 자신을 보호해준 것인가? 저 절대적인 죽음의 숨결에서...아니, 그럴만한 존재가 과연 이 지상에 존재하기나 할 까? 있다면 그것은 신 뿐이다. "헉!"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본 순간. 래디는 숨을 삼키며 소스라치게 놀라버렸 다. 그리고 그녀는 브레스를 막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존재가 지상에 있었다 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것은 마치 프라이팬 위의 버터처럼 기형적으로 녹 아버린 수많은 바위의 대지와 그 앞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는 거대한 붉은 드래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작아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인간인 래디의 눈 으로 볼 때 거대할수밖에 없는 검은 드래곤의 모습... 래디는 제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멍청히 중얼거렸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계속--------------------------------- 발악! 발악! 발악! 발악을 하자!!!! 『게시판-SF & FANTASY (go SF)』 2750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19 23:25 읽음:1766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크르르르르를...." 검은 드래곤이 울부짓는다. "크르르르르를...." 붉은 드래곤도 울부짓는다. 대기가 진동한다. 거센 폭풍이 불어닥친다. 이윽고, 포효가 터졌다. "크아아아아아아!!!!!!!" 이 위대한 존재, 지상에서 제일 강한 종족, 신족의 후예들은 지금 서로를 노려보며 모든 피조물들을 압도하는 그 포효를 터트리고 있었다. 대기가 흔들리고 대지가 진동했다. 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무서운 장면인가! 그러나... "크아아아아아! (아저씨 누군데 남에 집에 와서 행패에요?) "크르르..클르...(다 죽여버릴꺼야....)" "크르르를... (엥? 왜 자다가 봉창이야? 어머, 웃겨...)" "크라라라라! (죽여버릴꺼야!)" "크루루룰,,, (아저씨, 번지수 잘못 찾아온 거 같은데요? 여기 찾아온 거 맞 아요?) "크르르르...(죽여버릴꺼야...)" "크루르, 크라라라라! (뭐야? 미친 양반이잖아? 에잉 재수없어.) 이렇듯 현실은 좀 달랐다.... 위압감에 몸을 떨며 공포스러워하는 지상의 피조물들이 알아들으면 억울하 리만치 그들은 한심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의 내용이야 어찌되었건, 포효는 이어진다. "크르르르를.... (죽여버릴꺼야....)" "........." "크르르르르를......(다 죽여버릴꺼야...)" ".........;;;;;;" 검은 드래곤, 에어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400살 먹은 블랙 해츨링은 지금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오고 있었다. 기껏 가출해서 근사한데 자리잡고 여왕님으로 떠받듬당하며 우아하고 세련 되게(???) 인간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이게 도대체 왠 날벼락이란 말인가? 처음에는 혹시 자기 잡으러 왔나보다 싶어서, 조마조마하며 슬쩍 말을 걸어 보았는데, 이거 완전히 반쯤 맛이 간 드래곤 아닌가? 이런 드래곤때문에 자 신의 기품높은 인간생활이 박살이 나다닛! 정말 울화통 터진다!!!! "크르르르...(아, 화나...)" 뭐, 그렇다고 해도 당장 에어린이 뭘 어쩔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방금 전의 브레스의 위력만으로도 에어린은 기가 팍 죽어버렸다.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극강의 방어마법을 드래곤의 특성상 이중삼중,사중 으로 층층이 겹치고 냉기주문 걸고 대기의 방어벽을 치고, 그야말로 마법 으로 할수 있는 것은 모조리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 레드드래곤 아저씨의 브레스는 가볍게 그녀의 모든 방어벽을 뚫어버리고 그녀의 피부에, 무려 드래곤인, 비록 아직 해츨링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상 최강의 종족의 후예인 그녀의 피부에 심각한 화상을 입힌 것이다. 비록 화상이야 치유주문으로 다 고쳤다고는 하지만, 만약 마법적 방어를 게을리 했다면 지금쯤 그녀는 한줌의 재가 되어 라젤의 탑 상공을 아름답 게 나풀나풀 날리는 팔자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혹시 자신이 가출한 것 때문에 엄마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에라 저런 못된 딸네미 안 낳은 셈 치자~ 란 심정으로 자길 죽이라고 시켰나? 라는 생각까 지 해본 에어린이었다. 근데 막상 만나봤더니, 반쯤 돌아버린 레드 드래곤 아저씨가 아닌가! 아, 왜 아저씨냐고? 덩치를 보아하니 거의 에어린 엄마만한 사이즈. 저 정도 면 성룡일껀 불문가지이니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 뿐이다. 어찌되었건... "크라라라라라!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나한테 무슨 유감 있어요?) 에어린은 기세좋게 포효를 내질렀다. 물론 언제라도 도망갈 만반의 준비를 한 채.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한 판이니 소리라도 좀 지르고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에어린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붉은 드래곤의 대꾸를 듣지 못했다. 하긴, 대꾸를 했다 해도 어차피 듣지 못 했을 것이다. 그녀가 포효을 외치는 순간, 갑자기 엄청난 돌풍이 그녀를 휘감으며 허공 으로 빨아올려버렸던 것이다. "크라라라라라라! (꺄아아아아아악!)" 남해의 제왕 블루 웜 아르키어드, 그는 지금 허공을 부유한 채 자신의 권 능이 만들어낸 자연의 예술품을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중이었다. 대기가 휘몰아치며 하늘높이 솟구친다. 자욱한 모래먼지가 단숨에 빨아올려 진다. 거대한 흐름이 소용돌이치며 대기의 기둥을 만들어 주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흡수하고 그리고 내던지고 있다. 아름다운 나선의 흐름, 아르키어드는 그 흐름을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중이었 다. 그러던 중, "으잉?" 문득 아르키어드의 눈초리가 요상해졌다. 분명히 휘몰아치는 먼지구름 사이로 레드드래곤의 모습이 뚜렷히 보이니 그건 문제 될 것이 없다. 토네이도의 위력으로는 성체의 레드드래곤을 허 공으로 띄울만한 힘이 없으니 저 레드드래곤에게 무슨 위해가 가해진 것도 아니다. 게다가 옆에 떠있던 칼세니안이 그 드래곤의 모습을 보자마자 "아린이닷!" 이라고 소리치는 거 봐서 저 드래곤은 아린임이 분명하고, 그렇다면 그들이 찾아헤메던 레드의 해츨링이 저 돌무덤 속에 깔려 비명횡사할 가능성도 없어 졌다.만사가 잘 풀린 것이라 봐도 무방한 것이다. 그런데. 옆에서 시큰둥하게 아린을 바라보고 있던 에이라가 왜 느닷없이 "에어린아~~~~!!!!" 이라고 절규를 터트리는거냐? 왜 갑자기 이런 상황에서 자기 딸 이름을 저리 도 애타게 외친단 말인가? 아린 얼굴보니 자기 딸네미가 그리워졌나? 드래곤 이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을리는 없을텐데? 아르키어드는 의아해하며 시선을 집중해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있는 것이라곤 여전히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대기의 폭풍과 그 사이에 서 몸을 버티고 있는 레드드래곤의 모습뿐.... 이번엔 혹시나 하며 아르키어드는 자신의 권능이 이루어낸 예술품, 대기의 소용돌이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헉! 하며 신음을 내질렀다. 대략 15미터 정도의 작은 블랙 해츨링 한 마리가 가랑잎이 폭풍 만난 듯 이리 저리 소용돌이 속을 떠돌며 파닥파닥 날개짓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소용돌이를 벗어나 볼려고 날개짓을 해대는 폼이 참으로 애처러워 보인다... "........;;;;;"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아르키어드의 귀에 칼슈타인의 목소리가 멍하니 들려 왔다. "저거 에이라 딸네미 아냐? 쟤가 왜 여기 있냐?" 아르키어드는 멍청히, 정말 누가 들어도 멍청하게 들릴만한 목소리로 멍하니 대꾸했다. "그러게 말예요?" ----------------------계속-------------------------------------------- 아그라님의 말이 옳았습니다. 인간은 하루에 7편을 쓸수 있습니다. 단, 궁지에 몰리면요. P.S 이번에도 뒷통수 때리기~~~~랄라 즐거워~ 다들 나 오락하는 줄 알았겟지? (근데 18일까진 진짜 화환8만 햇음...) p.s 2 훗...누가 달팽이라는 겁니까? 자자 거북이양반 쫓아와봐욧! 크핫핫핫핫핫 (근데...연재량 넘은 거 맞긴 맞나?) 『게시판-SF & FANTASY (go SF)』 28010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26 00:15 읽음:264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크라리라리라~~~(아이고오~~~)" 허공에 세워진 폭풍의 기둥, 그 한가운데에서 사정없이 이리 날리고 저리 날 리며 몸을 가눠보고자 아둥바둥 날개짓을 하고 있던 블랙 해츨링 에어린의 입 -동물이니까 아가리인가??- 에서 절로 비명이 새어나온다. 갑자기 이게 왠 마른 하늘에 날바람(?)이란 말인가! 원래 바람이란 때와 장소 를 가려서 부는 법이거늘 어디서 이런 무식한 돌풍이 틔어나온거냐? 에어린은 더더욱 힘껏 날개짓을 하기 시작했다. 이 돌풍에서 벗어나야 한다. 날자,날자, 파닥파닥... 물론 양날개길이가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인간들 입장에선- 드래곤의 비행 을 묘사하는 단어로 파닥파닥은 적당치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근데 어쩌나, 딱 파닥거리는 수준인 걸. 이 느닷없이 불어닥친 용권풍의 위력은 육중한 그녀의 본체를 가볍게 들어올 려 마치 프라이팬 위의 팬케익마냥 허공에서 홀랑홀랑 뒤집어 버릴 정도로 막강했던 것이다. 하긴, 원체 용권풍이라는게 불었다 하면 대지에 뿌리박힌 멀쩡한 아름드리 나무도 가뿐히 뽑아다 하늘로 비상시킬 위력이 있는 것이 거늘 날짐승(?)인 에어린이 어찌 견디겠는가... "크~라~롸~롸~롸~ (어~지~럽~다아~~~)" 폭풍의 기둥이라는 거대한 `믹서기' 안에서 열심히 `쉐이크'되어가며, 위대한 종족의 후예 블랙해츨링 에어린양은 그저 죽어라 날개짓만 하는 수밖에 없었 다. "아이고오..." 에이라는 발을 동동 굴리며...아니아니, 공중이니까 발을 동동 놀리며(???) 그녀의 소중한 딸이 허공에서 아름답게 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춤추고 있는 모습에 혀를 차는 중이었다. "도대체가 드래곤들은 적당히란 말을 모른다니까!" 그러며 폭풍의 근원, 블루웜 아르키어드를 향해 눈을 부라리는 에이라, 그 살기어린 모성애에 아리키어드는 슬쩍 칼슈타인 뒤로 도망가버렸다. 아무래 도 남의 귀한 자식을 허공에다 올려놓고 사정없이 뒤흔들었으니 죄책감이 오죽하겠는가... 일 벌여놓고 수습할 생각도 안 한 채 멀찌감치 도망쳐버린 -그래봐야 3미터 -_-;;;- 아르키어드를 잠시 쏘아보다가 에이라는 슬쩍 앞으로 나섰다. 그저 자기 자식은 몸소 칼같이 챙겨야 하는게 세상의 이치인 것, 직접 구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녀는 손을 휘저으며 가볍게, 역시 아르키어드와 마찬가지로 주문의 영창 이나 발동시간같은 것은 모조리 제외한 채 앙칼진 목소리로 대뜸 시동어를 외쳐버렸다. "[디스펠 매직]! 반경 100미터!" "크르르를...." 거친 용권풍, 총 길이가 70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아린의 몸체를 전부 뒤덮 고도 모자라 계속 허공으로 빨아올리려 하는 웅장한 광풍의 움직임, 그 속에 서 아린은 네 발을 펼쳐 대지를 힘껏 움켜쥔 채 그에게 가해지는 거력에 저 항하고 있었다. 주위의 모든 것이 맹렬하게 돌아간다. 전신으로 온갖 파편들이 부딛혀온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끝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대기의 흐름과 그에 실린 온갖 대지의 파편들의 무도회... 아린은 울부짖었다. "크아아아아!!" 누구냐? 누가 그를 방해하는 거냐? 누가 그에게 감히 이런 짓을 한단 말인 가? 아린은 대지를 움켜쥔 채 다시 한번 포효를 터트렸다. "크라라라라라라라라!!!!!" 살의가 밀려온다. 아린의 그 거대한 육체 전신으로 뜨거운 열기가 밀려올라 온다. 머리 속으로 한 가지 절대적 명령이 계속 아우성을 치고 있다. 죽여버려라. 너를 방해하는 자들은 모두 적이다! 그리고 적들은 죽여야 한다. 불살라라! 모든 것을 불사르고 모든 것을 재로 만들어라!!! "크아아아아아아아아" 아린은 울부짖었다. "크르르를....(에구에구....)" 에어린은 힘없이 폭풍속을 유람(?)하고 있었다. 아무리 날개짓 해봐야 힘 만 빠지는데다가 하도 파닥거렸더니 기진맥진해 버린 것이다. 바람은 세차 게 불어만 대는데 기운은 하나도 없으니 그저 떠다니는 수밖에... 저 밑에서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울리고 누가 아득바득 악쓰는 소리도 간간 히 들려오지만 지금의 에어린에게는 관심없는 일이다. 그녀의 상태는 한 마디로, 힘들어죽겠다~ 였다. 그동안 수련한 마법의 세월을 생각해볼 때 마법으로 이 폭풍을 잠재울만한 시도정도는 해볼 법도 하건만 그녀는 그런 것까진 채 생각도 못 하고 있었 다. 왜냐고? 어디 한번 허공에서 10바퀴쯤 뒤집혀 보라, 논리적 이성이나 합리적 사고 따윈 원래 바람과 함께 사라지게 되어있다. 결국 무념의 상태로 하염없이 동동 허공을 부유하고 있는 에어린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느닷없이 바람이 멈춰버렸다. 그렇게도 강렬하게 몰아치던 대기의 흐름이 삽시간에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사방을 울리던 웅웅거리는 바람소리가 서서히 그치며 모든 것을 떠올리던 강대한 힘이 씻은 듯이 소멸되어 버린다. 허공으로 빨아올려져 이리저리 날리던 여러 부유물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카르? (어?)" 에어린은 몽롱한 가운데에서도 뭔가 이상한 걸 느끼고 눈을 떴다.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 같은데? 뭔가 기분이 묘하잖아? "크라? (얼라?)" 뭔가 주변경치가 빠르게 위로 올라가는 듯 하다...왠지 시원한 바람이 올 라오고 있다... 에어린은 이 제반사항을 놓고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을 추리해 보았다. 그녀는 지금 아무 생각없고 바람은 그친 거 같고 그녀의 날개는 착실하게 차곡차곡 그녀의 등에 접혀있다... 해답은 곧 나왔다. 그녀는 추락하고 있었다! "크에에엑! (히이이익!)" 에어린은 화들짝 놀라며 다시 날개를 펴려 했다. 그러나 너무 늦어버렸다. 이미 저만치 지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대한 대지의 벽이 그녀에게로 쇄 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지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은... 그녀를 이 꼴로 만든 바로 그 원흉, 미쳐버린 그 레드일족 아저씨... "캬라라라라! (꺄아아아악!)" 갑자기, 바람이 멎었다. 주위가 잔잔해진다. 아린의 몸을 제압하고 있던 거대한 힘이 점차 수그러져간다. 아린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크르르를..." 바람이 가셨다. 이제 아린에게, 그의 육신을 제압한 `적'에게 응징을 가해 야 할 차례가 온 것이다. 이제 그를 구속하는 바람의 족쇄가 사라졌으니 그 의 `적'을 향해 분노의 숨결을 토해낼 때가 온 것이다. 그렇게 크르를대며 적을 찾으려던 아린의 감각에 문득 이상한 느낌이 걸려 왔다. 왠지 머리 윗부분에서 괴상한 고함이 들려온다. 아린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크를? (으잉?)" 멍청히 고개를 드는 아린의 두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맹렬한 기세로 곤두 박질 치고있는 거대한 검은 드래곤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나 아린의 시선을 끄는 것은 현 시각, 아린의 이 마를 향해 정면돌진하고 있는 검은 드래곤의 단단해 보이는 머리통이었으 니... "크르륵! (히이익!)" 땡~~~!!! 순간, 쇠바가지 깨지는 우렁찬 굉음이 대기를 뒤흔들었다. 그와 함께.. "꾸에에에엑!" "꾸구구국!" 우렁찬 포효, 그러나 여태껏과는 달리 뭔가 좀더 절실한 감정이 담뿍 배어나 오는 포효가 터져나왔다... -------------------------계속---------------------------------------- 화이날 환타지 8의 톤 베리 인형과 사보텐다 인형을 구합니다. 구해주시는 분께는 초룡 책 전질 증정합니다. (나오는 즉시 차례차례 보내드 립니다. 물론 우송료 제가 부담.) 아니면, 물품값 따로 드리고 또 직접 싸인해서 (책 더럽히지 말라고 하면 싸인 안 하고 깨끗하게 보내드릴 수도 있습니다^^) 초룡 1권 드립니다~ 일본 가실 일 있으신 분 혹시나 계시다면 이 애타는 호소에 귀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개당 2000엔이라더군요. 두 개면 4만원이네 냥...) 혹시 일본가실 분 계시면 메일 보내주세요~~~ 자료사진 보내드립니다^^ P.S 초룡 전질을 싸게 건질 기회입니다^_^ (음...조언대로 하기는 했는데...누가 해줄려나...흑...) P.S 2 옆에서 책이나 빨리 내고 이딴 소리 지껄이라는군요^^ 후훗. 빨리 써야죠^^ P.S 일단 오늘은 예의상 한편올려서 작가대전 개막을 알립니다. 가가갓가가갓가오가이가!!!!!! (승리의 열쇠는 파이날 퓨젼이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2806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26 20:52 읽음:256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아프다! 무지 아프다!! 장난아니게 아프다!!! 아린은 앞발(?)로 머리통을 움켜쥐고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머리가 욱 씬욱씬 쑤시며 두개골 안에서 누가 파티라도 여는지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아린의 입에서 구슬픈 비명소리가 새어나왔다. "끄르르를..." 그러면서 아린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흩어졌던 아린의 이성이 점차 모 이기 시작한다. 전신을 감돌던 살의가 씻은 듯이 사라져간다. 역시 미친 놈에게는 매가 약이라는 고대의 속담이 틀린 말 하나도 없는 모양이다. 머리를 쓰다듬은채 여전히 동동 발을 구르면서도 아린의 정신은 서서히 그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끄응..이거..내가 어떻게 된 거지?' 열심히 쓰다듬다보니 좀 고통이 가시는 거 같자 아린은 그제사 자신의 상 황이 뭔가 묘하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세상 만물이 왠지 상당히 작게 보 인다. 저멀리 지평선이 아련하게 보인다. 이건 결코 인간인 아린으로써는 , 즉 최근의 아린에게는 익숙치 않는 광경이다. 아린은 의아해하며 자신을 굽어보았다. 그리고 그는 놀라버렸다. `잉? 내가 언제 본체로 돌아왔지?' 아린은 당황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라젤의 탑 안에서 래디를 죽이려고 덤볐던 일, 근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고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보니 자신은 본체로 돌아와 이상한 폐허 위에 서있다... 이것은 충분히 당황할 이유가 된다. 잠시 멍해있던 아린은 문득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고 화들짝 놀라버렸다. `아..아리아! 아리아는?' 동시에 아린은 그 거대한 머리로 허공을 휘휘 휘저으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아린은 다시 한번 의아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전혀 보이지 않고, 대신 아린의 뒤에서, 뭔가가 잔뜩 부서진 채 널려있는 그 폐허 위에서 왠 쬐끄만 검은 드래곤 하나가 머리를 움켜쥔 채 폴짝폴짝 뛰고 있는 것이다. `얘는 누구야? 왜 여기 있어?' 아린은 실로 궁금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그의 소중한 동 료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대신 이 정체모를 블랙일족의 꼬마가 여 기 와서 자기랑 같은 폼으로 폴짝폴짝 뛰고 있는 걸까? 아린은 이 기묘하기 그지없는 상황을 설명해줄 누군가를 찾기위해 고개를 돌 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아린과 얼마 떨 어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허공에 존재하는 8명의 인간들을 보며 아린은 또 다시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 허공에 인간이 떠있는 것 자체가 신기할 거야 하나 없지만 지금 상황은 적어 도 아린에게는 매우 신기한 장면이었다. 그들은 지금 사정없이 지면으로 추락하고 있었던 것이다. 칼슈타인은 외쳤다. "야이 또라이같은 여편네야!" 아르키어드 역시 지지않겠다는 듯 외쳤다. "도대체가 드래곤들은 적당히란 단어를 모른다니까!" 칼세니안의 목소리는 실로 앙칼지기까지 했다. "어미가 저 꼴이니 애가 가출을 하지!" (누워서 침뱉기...지만) 그외 다른 드래곤들도 저마다 투덜투덜대고 있었는데... 그러나 이 저속하기까지한 험담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검은 머리의 미녀는 지금 아무런 반박도 않고 있었다. 이는 그녀의 성격을 반영해 볼때 실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에이라는 지금 그녀가 드래곤이 아니라 히드라라도, 쉽게 말하면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 처지였다. 현 상황은 그녀가 바로 [디스펠 매직]을 발동시킨 탓 아닌가? "........" [디스펠 매직]. 발동된 마법을 소멸시키는 6서클 주문. 이것의 특징은 말 그대로 마법을 소멸시키는 주문이라는 것이고 그녀는 [토네이도]를 제어하고자 이를 사용 했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다. 불어닥치는 용권풍은 사라졌고 그녀의 소중한 딸은 무사히 -엄밀히 말하면 무사히는 아니지만...- 용권풍 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단지 문제는 디스펠 매직의 범위가 100미터였다는 것이고 더더욱 문제는 그 범위 안에 `가출소년소녀해츨링 수색 8용전대'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며 가장 큰 문제로 그들은 비행주문으로 허공을 날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비행주문으로 허공을 날고 있었는데 주문이 깨졌으니 아무리 날고 기는 드래 곤인들 어쩌겠는가? 떨어져야지. 결국 그들은 귓가를 스치우는 시원한 바람소리를 들으며 아래로,아래로 하염 없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휘이이이잉~~~ 점점 다가오는 넓지막한 지면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뭔가 대책을 강구하기 로 결심했다. 드래곤이, 그것도 위대한 고룡인 자신이 추락사한다면 그건 만고에 남을 망신이다. 죽을 때는 죽더라도 이렇게 억울하게 죽을 수는 없 는 것이다. 칼슈타인은 기세좋게 외쳤다. "떠올라라!" 그와 동시에 절대적인 고룡의 힘, 용언마법이 발동되었다. 현 시점에 존재 하는 모든 마법적 논리를 엎어버리는 초월적인 힘이 칼슈타인을 감싸며 그 의 자그마한 신체는 곧 추락을 멈추고 곧바로 허공의 한 점에 무사히 안착 할 수 있었다. "하이고, 놀래라..." 칼슈타인은 이마의 땀을 딱으며 놀랜 가슴을 좀 진정시켰다. 심장이 요동치 듯 쿵쾅거린다. 아무래도 12살짜리 꼬마애의 육신이다보니 정신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지만 육체가 기겁을 한 모양이다. 어쨋든, 추락을 면했으니 망 신도 없을 것이고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안도 하고 있는 칼슈타인, 그의 귀에 그 순간 아련한 메아리가 합창으로 들려오 기 시작했다. "카알~~슈우~~타아~~이인~~니이이임~~~~" "너어~~무우~~해~~~" "???" 뭔가 아련하게 멀어지는 낮익은 목소리들. 칼슈타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음성의 진원지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화들짝 놀라며 헛바람을 삼켰다. "아..." 그의 발밑으로 7명의 인간의 형체를 가진 자들이 여전히 아래로,아래로 떨 어지고 있는 것이 칼슈타인의 눈에 또렷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깜박 잊 고 용언마법을 자기 자신에게만 걸어버렸던 것이다. "맞다...쟤네 까먹고 있었다..." 그래도 칼슈타인은 무슨 걱정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명색 이 드래곤인데 설마 떨어져 죽을까... 이제는 아렷하게 점으로만 보이는 7개의 형체들, 칼슈타인은 그들을 바라 보며 느긋하게 중얼거렸다. "뭐, 어떻게든 살겠지. 정 방법없으면 현신해도 되고..." --------------------------계속---------------------------------------- 톤 베리~~사보텐다~~톤 베리~~~ 사보텐다~~~ 누가 나에게 톤 베리인형을 주오~~~~ 하늘이여~~ (?????) P.S 오늘은 영 부진하네..그냥 올리자. 에구 힘들어... 나날히 분량이 주는구만--;; 『게시판-SF & FANTASY (go SF)』 2812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27 21:57 읽음:260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잠시 도시 저편 하늘을, 그리고 하염없이 떨어지던 정체모를 인간들을 바 라보던 아린은 곧 고개를 돌렸다. 하늘에서 인간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꽤 보기드문 현상임에는 분명할지 몰라도, 그것이 지금의 아린에게 관심을 끌게 할 수는 없었다. 지금의 아 린에게는 좀더 절실한 문제가 있었다. 방금 저편을 바라보며 그는 중대한 사실 하나를 깨닫고 섬짓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본체로 돌아가는 바람에 사이즈가 달라져서 잠시 알아 보지 못한, 자신이 서있는 곳의 위치를 그제서야 알아챈 것이다. 낮익은 도시의 정경, 단지 사이즈가 다를 뿐이지 그 모양새며 모든 것이 꽤 익숙한 여러 건물들과 도로들, 그리고 도시구조... 여기는 이델론 시였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는 이 무지막지한 돌무더기의 조합들은 바로 라젤의 탑 이었던 것이다! "히이익!"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깨달은 아린은 순간 기겁해버렸다. 라젤이 탑이 부서지든 망가지든 그거야 아린이 알 바 아니지만 지금 당장 문제는, 이 라젤의 탑은 그가 지금 애타게 찾고 있는 소중한 동료들이 있던 곳이 아니었던가? 그 탑이 이렇게 무너져버렸다는 건 이 거대한 돌무덤 안에 아린의 동료들이 파묻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이야기도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처한 상황 -거대한 본체로 돌아가 와장창 망가진 라젤의 탑 을 밟고 서있는- 과 이 사실들을 조합해 보면 왜 멀쩡하던 탑이 요 모양 요 꼴이 되어 있는지에 대한 원인은 너무나도 뻔하다. "..아..." 아린은 멍청하게 입을 벌렸다. 그리고 그의 주변을 가득 메우는 돌무덤으로 시선을 옮겼다. 거 바위들이 굵직굵직한게 한번 깔리면 쬐그만 인간들은 뼈 도 못 추리게 생겼다... 아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히익! 아리아! 유나!! 피트으!!!" 동시에 아린은 허겁지겁 돌무더기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래도 본체로 돌 아간 덕분에 돌무덤을 파헤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 이라고 해야 할까? 아름드리 통나무만한 거대한 드래곤의 앞발가락들이 세차게 움직이며 집채 만한 바위들을 휙휙 사방으로 내던진다. 자욱한 먼지가 피어오르며 또다시 우르릉거리는 굉음이 울려퍼진다. 그와 동시에 이리저리 바위들이 굴러떨어 지며 그나마도 거의 붕괴되어버린 라젤의 탑은 다시 한번 재난을 겪기 시작 했다. 이로써, 겨우겨우 바위들 틈사이에 끼어 목숨을 부지하고 있던 몇 안 되던 인간들마저 확실하게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땅파는 폼 자체야 개들이 땅파는 모습과 별다를 것이 없었지만 사이즈가 사 이즈인지라, 그것이 지면에 미치는 피해는 상당히 심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린은 미처 그것까지는 생각못하고 있는 듯 했다. "이 것도 아니고...이 것도 아니고..." 휙~ 휙~ 앞발가락에 걸리는 수많은 인간의 시체들을 하나하나 뒤로 던지며 아린은 계 속 땅을 파고 있었다. 어찌 보면 실로 공포스럽기까지 한 장면이다. 거대한 피빛의 붉은 드래곤이 한 순간 나타나 인간들의 지배의 상징, 이델 론의 왕성 라젤의 탑을 통채로 붕괴시켜버린 뒤, 그것도 모잘라 일일히 파 내며 시체들을 확인한다... 그야말로 희대의 악룡으로 인간세에 길이 구전될 법한 장면인 것이다. 물론 아린은 그런 것 역시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잉...아리아...유나..히이잉..." 뒤져도 뒤져도 팔다리가 으깨지고 머리통이 터지고 산산히 박살난 시체들만 나올 뿐 자신이 찾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자 아린은 울음을 터트렸다. "우에에엥...아리아..." 물론 그 울음소리 역시 그나마 살아남은 사람들에겐 악마의 포효로 들렸지 만 -지금 아린은 드래곤이다- 역시 이것도 아린은 저언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어쨋든, 그렇게 울먹울먹하면서 한참을 땅을 파헤치고 있던 아린의 귀에 불 현듯 괴상한 굉음이 들려왔다. 쿵!~ 쿵!~ 쿠쿠쿠쿵~~!!! `쿵?' 아린은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뭔가 대단히 거대한 것들이 연달아 지면으로 추락하는 듯한 희안한 소리가 아닌가? 이건 또 무슨 난리야? 아린은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아린은 그순간, 왠 붉고 푸르고 노랗고 꺼멓고..그야말로 형형색색 의 거대한 드래곤들이 무슨 샌드위치마냥 차곡차곡 포개진 채 이델론 시의 서쪽지역을 왕창 뭉개가면서 바둥대고 있는, 정말이지 돈주고도 못 볼 진귀 한 구경을 할수 있었다. "???" "아이고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서깊은 깊은 가게인 `아그라 잡화상'을 경영하 고 있는, 올해로 30의 나이를 바라보는 이 가게의 현 주인인 아그라 씨는 현재 피눈물을 좍좍 뽑으며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우르르릉.... 또! 또 무너진다! 튼튼하게 만든 석조가옥 수십채가 한꺼번에, 마치 파도에 휩쓸리는 모래성 처럼 허무하게 붕괴되어 버린다. 쏟아지는 돌무덤 속에서 공포에 찬 아우성 과 비통에 찬 신음이 가득 흘러나온다. 이델론 시내는 지금 혼돈의 도가니에 잠겨있었다. "사람살려!" "어머니!" "신이시어!" "으아아아악!!" "아아아악!" 고함과 함성과 비명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이델론시민 들의 물결속에 휩쌓여 열심히 발을 놀리면서도 아그라는 가슴이 메어지는 심정으로 뒤를 연신 힐끗힐끗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만든 가게인데, 어떻게 키운 가게인데, 그의 생계가 모두 달린 가게 인데...조금만 더 벌면 장가밑천 마련해서 노총각 신세 벗어버리고 남들처 럼 버젓한 가정을 꾸밀 수 있었는데... 그러나 그의 소박한 희망은 지금 저 거대한 존재의 발 아래에서 이제 흔적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그 폐허를 바라보며 아그라 는 눈물을 지었다. 왜!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인가... 어째서 이런 재앙이 그에게 닥쳐왔는가... 아그라는 눈물을 닦으며 자신의 희망을 붕괴시키고 이곳 이델론 전체에 혼 란을 안겨주고 있는, 바라보기가 아득하리만치 거대한 저 괴물을 올려다보 며 한서린 목소리를 내뱉었다. "제기랄! 뭐야 저 괴물은!!!" 아그라의 눈에 비친 것은 7개의 머리와 7개의 꼬리, 하늘을 뒤덮을 듯한 거대한 14장의 날개를 거대한 존재, 그것은 어찌나 거대하던지 마치 이델론 시내 한 복판에 갑자기 솟아난 산처럼 보였고 그 거대한 육체로 이델론 시 내를 잔혹하리만치 부수고 짓밟으며 파괴의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있었다. 거리는 저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공포에 찬 아우성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주 하는 시민들로 가득했고 대기는 자욱한 흙먼지로 가득했다. 사방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며 건물들이 허무하리만치 쉽게 차례차례 무너져간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이델론이 여러 탑과 신전들, 수뱁 채에 달하는 가옥과 건물들이 저 `하늘에서 내려온 재앙'에 의해 차례로 붕괴되어가고 있다. 이 혼란으로 가득찬 광란의 도가니 속에서 한 노인이 길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공포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재...앙인게야... 하늘의 뜻을 어기고 마법의 연구만 일삼은 이곳에 천벌 이 내린게야..." "재크 씨!" 시민들의 물결 속에 뭍혀 열심히 도망가고 있던 아그라의 눈에 불똥이 튀었 다.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옆집에서 야채가게를 하고 있던 재크노인이다. 그는 잽싸게 쓰러진 노인을 부축해들었다. "천벌이 내린게야...이 타락한 도시에..." 아그라의 부축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응하지 않은 채 정신이 나간듯 멍하게 중얼거리는 이 검버섯 핀 노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아그라는 세차게 고개 를 흔들었다. 천벌! 왠 얼어죽을 천벌이란 말인가! 자신은 잘못한 기억이 없다. 그는 언제나 정직했고 양심껏 장사를 해왔다. 성실히 일했고 남을 속인 적도 없다. 결코 그는 이런 일을 당할 정도의 죄를 진 기억따윈 없다! 그 순간, 아그라의 두눈에 저만치서부터 밀려오는 거대한 푸르른 무엇인가 가 비춰왔다. 마치 거대한 범선만한 크기의 괴물체, 그것은 저 괴물의 꼬리 들 중 하나였다... 아그라는 비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악!!!' 가이아네스 제국 최대의 도시 중 하나라는 남령주 수도 이델론, 이 인구 80 만의 이 거대도시 위로 이순간 잔혹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그 잔혹한 죽음의 그림자 위에서 그 거대한 괴물은 공포스러운 포효를 터트 렸다. "크아아아아!!!" "크아아!" "크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 7개의 포효가 이델론의 하늘을 가득 메우며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재앙들이라 일컬어진 이 거대한 드래곤꾸러미(?)속에서 붉은 드래곤이 거칠게 포효를 터트린다. "에이라! 거 날개 좀 치워요!" 그러자 검은 드래곤 역시 분노에 찬 포효를 터트린다. "칼세니안! 당신이야 말로 내 얼굴에 뒷발 들이대지마!" 그러자 그 옆에 낑껴있던(?) 다른 검은 드래곤도 우렁차게 소리를 지른다. "아르키어드! 지금 자네 허리가 두 용왕을 동시에 깔아뭉개고 있다는 거 알고 있나!" 붉은 드래곤 역시 가만 있지 않는다. "이그..블루 일족 허리 긴 줄 세상이 다 아니까, 빨랑 좀 비키게!" 그러자 거대한 푸른 드래곤의 입에서 왠지 억울한 듯한 포효도 터진다. "키아드리스님은 내 목에 얹힌 그 꼬리나 좀 치워줘요! 그래야 비키든 말든 하지!!" 그들 아래로 왠 노란 드래곤이 아주 구슬프게 울부짖는다. "저기요오...전 제일 밑에 깔려있단 말이에요오..." 그러자 아주아주 기운없는 목소리가 노란 드래곤 아래에서 흘러나왔다. "로자르아힘...당신 밑에 깔려있는 난 그럼 뭐요?" "어머! 미안해요 헬메르노드. 있는 줄 몰랐어요..." "....-_-++++" 이곳 역시 이델론의 지상과 마찬가지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나름대로는 말 이다. 그리고 그 거대한 `혼돈의 재앙'들 머리 위측 상공 500미터 부근에서 한 붉은 머리의 자그마한 귀여운 소년이 그들을 내려다보며 혀를 쯔쯔 차고 있었다. "잘들 논다..아이고..." -----------------------------계속------------------------------------ 헥헥...이번엔 좀 1등해볼까 했더니... 아주 일일 3연참으로 나가는구만... 글공장이 괜히 글공장이 아니야--;;; P.S 컴맹은 슬픕니다. 전 며칠전에야... 통신을 하면서 MP3를 돌릴 수 있다는 놀랍고도 신비로운 사실을 깨닫고 지금 즐겁게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는 중입니다^^ 음..세상 좋아졌어.. 『게시판-SF & FANTASY (go SF)』 2829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29 23:00 읽음:2304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얼키고 설켜있는 와중에서도 에이라와 칼세니안은 고개를 들었다. 자신들의 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그리고 문맥상의 그대로의 의미에서도- 그녀들의 자식들을 보기 위해. 그리고 그 모습은 아린의 두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드래곤은 눈이 좋다. 조그마한 인간들의 얼굴도 세세하게 알아 볼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눈이 좋다. 그런 드래곤의 눈을 가진 아린이 조그마한 인 간도 아니고 자기만큼, 혹은 더 거대한 덩치의 드래곤들을 못 알아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고로, 당연하게도 아린은 저 엉켜있는 드래곤들의 정체를 곧 알아보았다. "어..." 특히나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린의 시선을 자극하는 것은 그의 두배는 되는 거대한 붉은 여성드래곤... -도대체 무슨 수로 남성,여성을 구별하는지는 작가가 드래곤이 아니라서 도저히 모르겠다...- 그 모습이 보여주는 의미에 아린은 자기도 모르게 헛바람을 삼켰다. "허억!" 그리고 아린은 실로 공포와 두려움을 담아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엄마다!" "엄마다!" "엄마다!" 이델론의 공허한 하늘 위로 순간 터져나온 두 갈래의 포효... 잉? 두 갈래? 아린은 그 와중에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아린의 입은 하 나이거늘 왜 소리는 둘이란 말인가? "???" 뒤를 돌아다 본 아린은 정면으로 시선을 맞딱드릴 수 있었다. 자기와 마찬 가지로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끄러미 자기를 바라보는 검은 드래곤 과 말이다. 그들은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똑같은 생각이 그들의 머리속에 스쳐간다. 실로 의아할 수 밖에 없는 생각이... `왜 얘는(이 아저씨는) 우리 엄마보구 자기 엄마라고 하는 것일까?' 이 알수없는 상황에 대해 아린이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리는 동안, 그래도 100살이나 더 먹은 누나(?)인 블랙 해츨링 에어린양은 이 희안한 상황에 걸맞는 합리적인 추리를 해내기 위해 잠시 머리싸매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기야 엄마 몰래 집 나왔으니 화들짝 놀라는 것이 실로 당연하지만, 이 아저씨는 왜 저리도 화들짝 놀란단 말인가? `저 아저씨도 가출했나?' 거기까지 생각한 에어린의 머리 속에 문득, 자신의 가출기의 근원이자 본보 기가 된 레드 해츨링의 이야기가 스쳐지나갔다. 300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레드일족으로써의 성룡의 덩치를 가졌다는 그 비만드래곤... `이거 혹시...' 에어린은 고개를 들고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저 거대한 붉은 드래곤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니가... 아린이니?" 물어보며 은근슬쩍 눈치를 보는 에어린. `반말로 했다가 건방지다고 두들겨 맞으면 어쩌지? 안 그래도 레드 일족 무식하다던데... 아까 보니까 그말 맞는거 같던데...히잉...' 아무래도 아까 좀 겁을 집어먹은 에어린이였던 것이다. 그러나 저 거대한, 에어린의 3배는 넘어보이는 저 거대한 육체는 의외로 순 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어째서 나를 알고 있죠? 라는 듯한 눈빛을 그녀에게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에어린은 생각했다. 아무래도 그 가출 해츨링 맞는 모양이다. 갑자기 왠지 한숨이 나온다. 뭐냐 이건? 알고봤더니 자기보다 100살이나 어린 새파란 꼬마애였잖아? 아 까까지 겁먹은 게 억울할 지경이네? 갑자기 자신감이 생겼는지, 에어린은 고개를 빳빳히 들고서 아린을 노려보 며 당당하게 자기를 소개했다. "나 에어린이라고 해. 올해로 412살이야." 은근히 나이를 강조하는 에어린이었다. 물론 아린은 신경도 안 썼지만... "에어린?"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분명히 현 시대에 존재하는 자신 말고 또 하나의 해츨링의 이름... "응, 난 너보다 100살이나 많으니까 넌 나한테 누나라고 불러야 해." 은근히 연장자로써의 위엄과 권위 -그런게 있다면 말이겠지만- 를 담아 아 린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이는 에어린의 말에 아린은 멍청히 고개를 끄덕 였다. "나...난 아린..." 의외로 순순이 고개를 끄덕이는 아린을 보며 에어린은 방긋 웃었다. -드래곤이 방긋 웃는게 어떤건지 역시 작가는 드래곤이 아니라서 모르겠다- 그러나, 그순간 이들의 이 화기애애한 상견례를 단숨에 깨부수는 우렁찬 포효가 터져나왔다. "크아아아아아!!!" "히이이이익!!!!" "흐이이이익!!" 아린과 에어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방금의 포효는 바로 `이 놈의 자식들 잡히기만 해봐라!!' 라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한 그들의 어미들 목소리가 아니었던가? 에어린이 허둥지둥 날개를 펴며 입을 열었다. "아이고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구나!" 아린의 입에서 다급한 포효가 터져나왔다. "그럼..어..어떻해!" 에어린은 덩치만 큰 주제에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 어린 `동생'을 바라보며 눈쌀을 찌푸렸다. "어떻하긴 뭘 어떻해?" 그리고 외쳤다. "도망가야지!" --------------------------계속--------------------------------------- 긴장감 넘치다가 갑자기 개그로 곤두박질... 이상하게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이런 게 원래 인생인 법이죠^^ 세계는 코메디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_^ P.S 지독한 슬럼프다...글이 안 써져... 아이디어는 안 모자란데 어휘력이 형편없으니--; 제길..난 초룡이 태어나서 처음 써본 소설이란 말이야! 징징징 『게시판-SF & FANTASY (go SF)』 2840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3/31 08:16 읽음:229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저 놈들 왜 저래?" 칼슈타인은 정말이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저 검고 붉은 두 해츨링이 `갑자기 동시에 소리를 빽 지른 뒤 동시에 서로를 바 라보고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린뒤 생글생글 웃으면서 서로 고개를 꾸벅거리 다가 또다시 갑자기 동시에 소리를 꽥 지르는' 상황에 대해서 그들이 왜 그 랬어야만 했는지는, 6500년을 살아온 그로써도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 던 것이다. 하지만 칼슈타인은 곧 자신은 지금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는 걸 깨달았다. 저 멀리, 라젤의 탑 폐허 위를 장악하고 있던 두 거대한 존재들이 슬슬 날 개를 피더니 힘차게 날개짓을 하며 허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눈치들 보아하니 잽싸게 도망가겠다는 거 같은데... 홀로 이델론 상공에 둥둥 떠다니며 멀찌감치서 저 어린 일족들을 그저 구경 만하고 있던 칼슈타인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얼씨구? 저 놈들 도망가는거 보게?" 자신들을 그렇게 고생시키고, -도대체 무슨 고생을 했다는 건지는 모르겠지 만- 인간들 앞에서 개망신당하게 만들고 -도대체 그게 왜 아린들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머나먼 이델론까지 떼거지로 쫓아오게 만드는 등, 어른들을 이토록 귀찮게해놓고 또 도망을 간단 말인가? 칼슈타인은 저 철없는 두 어린것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가벼운 제재를 가 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그들을 혼내는 몫은 어디까지나 저들의 어미들의 몫이니만큼 칼슈타인은 신중히 그들을 혼내주어야 했다. 어디까지나 그는 보좌역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이다. 괜히 남의 집안 일 심하게 끼어들다가는 그 고생하고도 욕만 먹는다. `도망이나 못 가게 하면 되겠지...' 칼슈타인은 피식 웃으며 살짝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주위를 빙 둘러 보았다. 인구 80만의 거대한 이델론 시내 전체가 한눈에 그의 동그란 눈동자 위로 비춰졌다. 칼슈타인은 그의 발 아래 펼쳐져있는 거대한 인간의 도시를 바라보면서 한번 더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범위 설정하긴 편하겠군. 알아서 선을 그어놨네?" 말을 끝마치기가 무섭게, 그의 조막만한 자그마한 오른손이 살짝 허공을 휘 저었다. 동시에 칼슈타인의 입에서 나지막한 외침이 터졌다. "감싸라!" 검고 붉은 두 거대한 존재가 도시 상공을 거세게 가로질러간다. 광풍이 지면 에까지 몰아닥친다. 그리고 그 밑에선 수많은 인간들이 비명을 질러대며 사 방팔방으로 도망다니고 있다. "으아아아악!" "사람살려!" "아아아아악!!!" 사실, 드래곤이 그냥 하늘로 날아가도 겁먹을 판에 이미 그들이 도시 한 구 석을 왕창 헤집어 놓았으니, 인간들이 겁을 안 먹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린과 에어린은 죽어라 날개짓하느라 바쁜 나머지 그 들의 모습이 현 이델론 시민들에게 얼마나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긴, 신경 쓸 이유도 없다. 특히나 에어린은 딴 생각으로 머리를 굴리는 도중이라 더더욱 신경쓰지 않고 있었고... `여기서 도망간 뒤 엄마들 눈 피해서 다시 폴리모프 하면 돼!' 죽어라 날개짓을 하면서도 에어린은 스스로의 놀라운(?) 판단력과 그에 따른 이 최상의 결론에 대해 만족의 미소를 지었다. 일단 지평선만 넘어간 다음 다시 폴리모프해버리면 엄마들이 무슨 수로 그 녀를 찾을 것인가? 그녀들의 시야 내에서라면 아무리 조그마한 생명체로 폴리모프한다 할 지라도 드래곤의 그 어마어마한 시력으로 곧 정체를 들키 겠지만 시야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그때부턴 도로 원상복귀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은 이 도시를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애초에 덩치가 덩치이니만큼, 그들은 허공으로 날아오른 지 몇 초 지 나지도 않아서 이델론 외각에 거의 도달할 수 있었다. 에어린은 재빨리 이델 론을 벗어나고자 더더욱 힘차게 날개짓을 했다. 그때였다. 에어린의 이 야심찬 계획이 뿌리부터 틀어져버린 것은. 바람이 불었다. 현 지상에 존재하는 두 번째로 거대한 도시 이델론, 그 주위를 감싸는 지 평선까지 이르르는 거대한 성벽, 그 대지의 선을 따라 자그마한 돌풍이 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풍은 곧 대지를 가르는 차가운 대기의 칼 날이 되었다. 그 거대하면서도 잔혹한 칼날은 이 광활한 대지 한 가운데 세워진 인간들의 도시를 가뿐하게 대지로부터 분리시키기 시작했다. 이델론을 둘러싸는, 높이가 수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성벽들이 삽시간에 무 너져내린다. 지면이 흔들리며 지진이라도 일어나는 듯 사방에서 우르릉거 리는 굉음이 도시 전체에 울려퍼진다. 이윽고, 거대한 진동이 도시 전체를 강타했다. 도시 전체가 붕괴될 정도로 엄청난 진동이 거대한 이델론의 대지 전체를 습 격하며 동시에 이델론 시의 경계를 따라 일순 웅장한 황금빛 광주가 솟아올 랐다. 구름을 꿰뚫고 하늘 저편까지 솟아오르는 거대한 일곱개의 광주, 그것들은 곧 서서히 주위로 퍼져가며 서로 서로를 연결시키면서 거대한 황금빛 장막 들로 변해갔다. 그 찬란한 빛 아래에서 이델론의 굳건하던 성벽은 모래가루 처럼 허무하게 허물어져갔고 광활한 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퍼져나간 황금의 광막들은 삽시간에 대지를 가르고 파괴음을 불러일으키며 거대한 이델론시 를 천천히 감싸안기 시작했다. 이윽고 불과 몇 초 지나지도 않아서, 거의 순식간에 이델론의 상공 그 푸른 하늘 위에는 지름이 거의 30KM에 이르는 거대한 황금의 반구가 덮어씌워졌 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이델론의 하늘, 그 찬란한 빛 아래 비추어지는,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황금빛으로 빛난다. 그들의 머리 위로 씌여진 황금 의 장막, 도시 전체를 뒤덮는 이 거대한 초월적 힘을 느끼며, 도시 한쪽 귀퉁이에서 가만히 주저앉아있던 골드드래곤 로자르아힘은 감탄사를 터트렸 다. "와아...고룡이 괜히 고룡이 아니군요..." 마법도 신성주문도 아닌, 그저 자신의 의지속에 담긴 힘의 근원을 끌어내서 사용하는 용언의 힘, 지상에 펼쳐진 신의 기적이 그들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 다. 이는 거신족의 후예이자 지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신족인, 그리고 그 힘 의 한계에 다다른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위력... "...이것이 일족 최강이라고까지 불리우는 저 분의 힘인가..." 에르카스는 로자르아힘의 감탄에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 감탄에 젖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사방을 덮어씌우는 이 절대적 결계, 마법으로 단지 일반적인 물리적 결계를 도시 전체에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면 좀 힘든 일이긴 하겠지만 에르카스, 블 랙일족의 대표자인 그정도라면 가능하긴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까짓 마법의 힘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같은 용족으로써, 그리고 거의 고룡에 근접해가는 자로써 사방에 펼쳐진 이 초월적 힘을 느끼며, 에르카스는 지금 감탄을 넘어서 경악에 가까운 심정으 로 황금빛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멍하니 고개를 쳐든 그의 입에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이건 그냥 자네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물리적 결계가 아니야. 마법적, 물리 적, 신적 개입에 절대 면역, 게다가 시간과 공간적 개입마저 배제하는 절 대 결계다... 아마 저 결계를 깰만한 존재라면, 현재의 신들이 직접 지상 에 강림해야 할껄?" 멍하니 중얼거리는 에르카스의 키아드리스가 피식 웃으며 말을 보탰다. "우리의 대표자, 엔션트 드래곤 로드께서도 지닌 힘만으론 칼슈타인님보다 뒤질껄세. 저 분의 힘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니까..."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사방을 감싸는 이 황금빛 하늘을 그저 말없이 바 라보고만 있던 거대한 해룡, 블루드래곤 아르키어드도 무심코 입을 열었다. "음...나 역시 의지만으로 대기와 해류를 움직일 수 있지만... 그건 어디 까지나 지금처럼 본체인 경우에 한해서일 뿐인데 저 분은 연약한 인간의 껍질을 뒤집어 쓰고도 저런 힘을 보이시다니..." 웜의 끝에 다달아, 이미 고룡에 가까운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보이는 이 경탄에, 그들의 옆에 서서 멍한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던 그린 드 래곤 헬메르노드가 부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제가 저 분 나이가 되면 이런 게 가능할까요?" 키아드리스는 피식 웃었다. "힘들껄? 저 분은 레드 일족이라고..." "흐으음...하긴.." 고개를 약간 수그리는 헬메르노드의 모습을 보며 키아드리스는 다시금 그 거대한 머리를 쳐들었다. 그리고 저 멀리, 이 도시의 경계이자 황금빛 광 막의 끝 부분을 바라보았다. 같은 동족에게도 경이를 가져다주는 고룡의 힘을... "그런데... 고작 애들 잡을려고 이런 힘을 쓰다니...칼슈타인님도 웃기는 데가 있으시군." "칼슈타인님으로써는 저게 제일 간단한 방법이었을 거요. 뭐, 우리야 느 긋하게 구경만 하는 처지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지만..." 에르카스의 말에 다른 드래곤들은 피식 웃었다. 그들은 꽤나 여유있게 행 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긴, 저만치서 신경질부리면서 아들네미,딸네미들을 쫓아가야하는 두 `엄 마들'과는 달리 이제 그들의 일은 더 이상 없다. 이미 애들은 찾았으니 그 걸로 일족의 율법은 지켜졌고 여기서부터는 남의 집 집안사정이다. 한켠에 비껴서있던 로자르아힘이 뿌듯하다는 듯 편안한 소리로 중얼거렸다. "...뭐 이걸로 이번 여행은 끝났군요... 재미있었어요." 다른 드래곤들 역시 쓴웃음으로 그녀의 말에 응수했다. 사실, 그들이 이런 일에 낀 이유는 그것 아니었던가... 어떠한 위험한 일도 일어나지도 당하 지도 겪지도 않는 드래곤들에게 이런 사태는 꾸던 꿈을 포기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들 역시 현실에 몸담고 있다는 실감을 할수 있으니까.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아르키어드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흐음, 꿈을 꾸는 것이 아닌 현실의 사태를, 우리 일족으로써의 사태를 막으러 직접 다니던 것은 정말 오랜만이군...거의 2000년만에 맛보는 재 미였던 거 같아. 하긴, 워낙들 일이 안 생기니까..." -------------------------계속---------------------------------------- 꺄~꺄~꺄~ 모노노케 히메 봤습니다^__^ 환타지다! 고대신들도 멋지다! (특히 늑대아자씨^^;; 가만...아줌마던가?) 주인공도 이쁘다^^ 재밌다 냥냥 (근데..히로인이랑 주인공이랑 얼굴 똑같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재미없다는 둥 어쨌다는 둥 욕도 많은 거 같던데...전 재미만 있더만요 (실은 그 사람꺼 나우시카밖에 본적 없음...전 기계문명을 질색하거든요^^) 근데...치명적인 단점이--;;;;; 왜! 왜! 죄다 숏다리인 것이냐! `왜'국이라서 그런가? 엉엉T_T 그 얼굴에 그런 몸매라니, 이건 죄악이야... 지나친 리얼리티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사실 하나를 깨달은 벗꽃이었습니 다^^ 『게시판-SF & FANTASY (go SF)』 2860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4/03 03:09 읽음:285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 아린은 멀뚱히 서서 눈앞에 놓인 황금빛 광막을 살펴보고 있었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일까? 왜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걸까? 아린은 일단 궁금증의 해결을 위해 그것을 슬쩍 건드려보았다. 그 순간... "우에에엑!" 강력한 기류가 아린의 전신을 휘감아오며 엄청난 반탄력이 아린의 거대한 육체를 단숨에 튕겨내버렸다. 휭이이잉~~~ 쿵!!! 주르르르~~~~~~ 덕분에 아린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또 가옥 수십 채 작살내며 이델론 시내 를 주르르 미끄러져내린 뒤 도시 한 쪽 구석에 쳐박혀야만 했다. 도시 한쪽에 머리부터 처박혀 버린 거대한 붉은 드래곤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깊지 않을 수 없다... 이델론 시민들의 멍한 눈초리를 한 몸에 받으며 아린은 몸에 묻은 흙들을 털기 위해 날개를 푸드닥거렸다. 그리고 일어섰다. "에구구구,,," 신음성을 내며 고개를 들어 다시금 저 황금빛 장막을 올려다보는 아린의 입에서 절로 놀란 기색이 역력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뭐..뭐야 저건?" 정말이지 아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드래곤인 자신을, 크기만 해도 거의 왠만한 동산만한 자신의 거체를 이렇게 간단히 날려버리는 힘이라니... 도대체 이 번쩍이는 누런 막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놀라움과 경이로 멍하게 황금빛 광막을 올려다보는 아린, 바로 그순간 아린 의 귀에 앙칼진 -드래곤 귀로 듣기엔- 에어린의 고함소리가 울러퍼졌다. "야이 바보야! 뭘 멍하게 주저앉아있니!" "아차!" 아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고보니 지금은 절대 느긋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그들의 뒤로는 지금 `사신!'이 쫓아오고 있는 것이다!! (엄마보 고 사신? 이래서 자식새끼는 낳아봐야 다 헛거라는 거다...) 빨리 도망가 지 않으면 잡히고 만다!!! 그러나, 아린이 화들짝 놀래서 뒤를 돌아다 보았을 때는 이미 어미들이 그 들 바로 뒤까지 육박해 왔을 시기였다. 아린과 에어린의 입에서 동시에 비명을 터져나왔다. "히이익!" "꺄아아악!"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눈 앞은 가로막혔고 달리 도망갈 데는 없다. 그들의 어미들은 코 앞까지 와 버렸고 그들은 곧 잡힐 것이고 잡히면 매우 아프게 얻어맞을 것이다. 어쩌나 어쩌나 이를 어쩌나... 결국 그들 앞에 닥쳐진 절대적인 위기(?)앞에서, 아린과 에어린은 자신들이 아직 새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주고야 말았다. 가로막힌 황금빛 광막을 뚫는 시도를 해보는 대신 옆으로 따라 도망가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인간의 아이들의 경우에도 어렸을때 무슨 잘못 저질러서 엄마한테 두 들겨 맞을 경우, 그 조그만 방안에 피할 데가 어디 있다고 요리조리 어떻게 든 도망을 가지 않는가? 뭐, 그래봐야 맞을 건 다 맞지만... 스케일이 좀 스펙타클했다 뿐이지 (오~ 문자썼다.) 아린들의 행동은 위의 그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고 그들은 사방이 막혀버린 이 이델론 시내를 따 라 반대방향으로 죽어라 달리기 시작했다. -급한 나머지 날개짓도 채 못 한 모양이다- 그 모습을 바라본 칼세니안과 에이라의 입에서 동시에 같은 소리가 틔어나왔 다. "...얼씨구?" 엎드려서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휭 하니 도망가버리는 아들네미 딸네미 들의 뒷모습... 이 모습을 본 그들의 어미들 혈압이 팍팍 솟구쳐 오르는 것 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할수 있겠다. "거기 안 서! 너 정말 죽을래~~!!!" 분노에 찬 어미들의 포효가 이 거대한 이델론을 가득 떨쳐울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 또다시 진동이 밀려온다. 두 팔 위로 육중한 흔들림이 뼈를 부술 듯이 생생 히 전달된다. `...또 무슨 난리지?' 짙은 어둠속에서, 아리아는 고개를 슬쩍 들었다. 그녀의 전신을 제압하고 있던 은빛 강철실들은 이미 뽑힌지 오래, 하지만그 녀는 그녀 위로 쌓여있는 이 무수한 탑의 파편들로 인해 그 엄청난 괴력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꼼쭉달싹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할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무너져내린 바위들의 틈과 틈 사이를 받쳐 줌으로써 그녀의 발밑에 쓰러져있 는 그녀의 동료들을 보호하는 것. 아리아는 그녀의 보호아래 있는, 기절해있는 유나와 피트를 힐끗 내려다 본 뒤 다시금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녀의 청력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일에 대해 서는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청력이 나빠서 안 들린게 아니라, 너무 소리가 커서 이해를 할수가 없었던 것 이다. 듣자하니 뭔가 굉장히 거대한 것들이 와글와글 돌아다니는 듯한 소리같 은데, 이곳 이델론에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것 외에는 도저히 이 무지막지한 굉음 -아리아 귀는 예민하다- 을 설명할 수 없었다. `뭐야 도대체...크으윽!' 잠시 방심한 순간 또다시 한 차례의 육중한 진동이 밀어닥쳤다. 아리아는 틈을 지탱하고있던 자신의 가느다란 두 팔에 더더욱 힘을 주었다. 우수수 돌가루가 떨어져내리며 간신히 무너져내리려던 바위들이 붕괴를 멈춘 다. "하악..하악..." 아리아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이번 진동은 꽤 치명적이었다.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아리아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자신의 두 팔을 바라보았다. 한 치의 빛도 없 는 어둠이지만 그녀의 눈에는 방울방울 맺어져 팔을 타고 흘러내리는 붉은 핏방울이 선명히 비쳐졌다. 아리아의 육신으로도 이 무게는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틈새를 지탱하기 위 한 힘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두 팔이 못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힘을 받아내는 주춧대에 해당하는 그녀의 척추부분은 드래곤 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버틸 수 있는데까지는 버텨보자...' 아리아는 결심했다. 일단은 살고봐야 한다. 최후의 최후까진! 애당초 이들, 이델론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안겨준 아린들의 `술래잡기'는 그다지 오래 가지 못할 운명이었다. 당연한 소리다. 사방이 막혔는데 지들이 가봤자 얼마나 가겠는가? "야! 너 거기 안서!" 등 뒤로 울려오는 어미의 포효를 들으며, 아린은 달렸다. 이미 아무 생각없 는 아린이었다. "저게 그냥!" 칼세니안의 두 눈에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저 녀석이 이 속타는 에미 맘도 모르고 저렇게 도망을 가다니,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오른다!! 일단 흥분하면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게 또 레드의 특징인 법, 칼세니안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크크크크크크....." 칼세니안의 입으로 주변의 공기가 거칠게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브..브레스!!!' 아린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브레스... 브레스라니? 애꿎은 아들네미 불태워 죽일 일 있나? 물론 아린의 덩치상 브레스 맞아봤자 죽을리는 없겠지만... 드래곤의 브레 스란 게 맞아서 안 죽는다고 얌전히 맞을 성질의 것이 아니지 않는가! 아린은 사력을 다해 그 순간 몸을 왼쪽으로 꺾었다. 그리고 동시에 굉음이 터져나왔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 그순간 아린의 거대한 육체를 비껴지나며, 아린의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거의 서너 배는 되어보이는 거대한 불기둥이 이델론의 하늘을 가로질렀다. 허공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불꽃의 기둥, 그 과녁에 도달하지 못한 불꽃의 창은 그대로 아린을 스치고 지나가 이델론의 북쪽 시가지로 직격했다. 폭음이 울리고 대기가 터져나오며 눈부신 붉은 빛이 솟아올랐다. 자욱한 검은 연기가 은은히 이델론 상공으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사방으 로 퍼져나간다. 안 세어봐서 모르긴 하지만, 또 보나마나 이델론 시민 수 천 명은 떼몰살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태를 빚은 `원흉'은 그저 눈앞의 아들네미가 감히 어미의 사랑의 매(???)를 피했다는 것에만 분노하고 있었다. "이 놈이 감히 피해!" 외침과 동시에 칼세니안의 거대한 앞발이 앞으로 주욱 내밀어졌다. "타아앗!" 쏘아져들어오는 브레스를 잽싸게 몸을 틀어 피한 뒤, 아린은 우렁찬 기합 을 외치며 대지를 박찬 뒤 활짝 날개를 폈다. 날아오르려는 것이었다. 물론 날아올라봐야 도망갈 곳이 어디 있겠냐마는, 지금의 아린에게는 그런 거 따질 겨를 따위는 없었다. 그러나, 힘차게 날아오르려던 아린은 바로 그 순간 그의 꼬리로부터 전해 져오는 강한 악력에 절망을 느껴야만 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아린을 꼬리부터 끌어당겨 대지로 내팽겨치는 이 가공 할 악력에... "우에에엑!" 그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아린은 그대로 지표면에 처박혀버렸다. 또 다시 몇십채에 달하는 가옥과 건물들이 아린의 육체에 짓뭉개져 가루가 되어버 린다. 뭉개져버린 채 흙먼지를 풀풀 피워올리는 건물들의 폐허 위에서 아 린은 울상을 지었다. 이제까지도 많이 두들겨(?) 맞았지만, 이번만큼은 표 면이 울퉁불퉁해서 그러지 이번엔 진짜 아팠다. 게다가 더욱 큰 문제는... `우엥...잡혔네...' 잡혔다... 잡혔다... 잡혀버렸다~~! 야심찬 꿈을 안고 출가 (가출이겠지...) 한지 1년도 채 못 넘기고, 이곳에 서 아린은 결국 자신의 웅대한 포부를 접어야만 하는 것이다... 괜시리 비장해지는 마음에 땅바닥에 머리를 파묻은 채 기운없는 한숨을 쉬 며 아린은 힐끗 곁눈질을 했다. 저만치서, 함께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며 열심히 도주를 꾀하던 블랙 해츨링 에어린이 왠 블랙일족 아줌마에 의해 날개죽지를 붙잡힌 채 땅바닥에 엎어져 바둥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역시 저쪽도 잡힌 모양이다. "......." 아린은 살짝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꼬리를 움켜쥐고 있는 우락부락한 거 대한 붉은 앞발과 그것의 주인인, 비늘과 두터운 가죽으로 뒤덮인 무시무 시해보이는 붉은 드래곤의 모습이 아린의 두눈에 틀어박히듯 비춰진다. 아린은 공포에 떨며 신음성에 가까운 소리를 내뱉었다. "엄..마..." "드디어 잡았다. 이놈의 새끼..." 그때 아린은 보았다. 그의 어머니 칼세니안, 아린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그 거대한 레드 드래곤의 붉디 붉은 두 눈동자 위로 시퍼런 독기가 스쳐지 나가는 것을... `우에엥....' -----------------------------계속------------------------------------ 용자왕 가오가이가! 오오오 열혈! 근성! 불타는 청춘! 오퍼레이터마저 열혈에 불타는 이 얼마나 멋진 애니인가! 흥분된 혈기를 참지 못하고 타오르는 근성으로 이 벗꽃, 한 곡 뽑겠습니다. 제목: 勇者王誕生! ガガガッ 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갓 가오가이가! ガガガッ ガ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가갓 가오가이가!! いかれ はがねの サイボ-グ 분노하라. 강철의 사이보그. あかい たてがみ きんの うで 붉은 갈기, 황금의 팔. ひかりかがやく Gスト-ン 찬란하게 빛나는 G스톤. ちきゅうの きぼう まもるため 지구의 희망을 지키기위해 いまこそ たちあがれ 지금이야말로 일어서라. ひとの こころの しあわせを 사람들의 마음속 행복을 こわす ゾンダ- ゆるせない 부수는 존다. 용서못한다. ガガガッ 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갓 가오가이가! ガガガッ ガ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가갓 가오가이가!! ファイナルフュ-ジョン しょうにんだ! 파이널 퓨전이 승인됐다! いまだ! ちょうじん がったいだ! 지금이다! 초인 합체다! くうかん わんきょく! ディバイディング·ドライバ-! 공간 만곡! 디바이딩 드라이버! きせき! しんぴ! しんじつ! ゆめ! 기적! 신비! 진실! 꿈! たんじょう! むてきの ドでかい しゅごしん 탄생! 무적의 커다란 수호신. ぼくらの ゆうしゃおう! 우리들의 용자왕! ガッガッガッガッ ガオガイガ-!! 갓갓갓갓 가오가이가!! はしれ がんきょう ロボくんだん 달려라. 완강한 로봇군단. あかい まなざし ぎんの むね 붉은 시선. 은빛 가슴. ししの きずなは Gスト-ン 사자의 유대는 G스톤. うちゅうの みらい すくうため 우주의 미래를 구하기위해 いまこそ はっしんだ 지금이야말로 발진이다. ひとの たましい くいやぶる 사람들의 영혼을 좀먹는 ゾンダ-メタルを うちくだけ! 존다메탈을때려부숴라! ガガガッ 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갓 가오가이가! ガガガッ ガ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가갓 가오가이가!! ファイナルフュ-ジョン しょうにんだ! 파이널 퓨전이 승인됐다! いまだ! ちょうじん がったいだ! 지금이다! 초인 합체다! こうてつ ふんさい! ゴ-ルディオン·ハンマ-! 강철 분쇄! 골디온 해머! むうげん! ふしぎ! きゅうきょく! あい! 몽환! 신비! 구극! 사랑! たんじょう! ゆうひに おおしく そびえる 탄생! 석양에 늠름하게 서있는 ぼくらの ゆうしゃおう! 우리들의 용자왕! ガッガッガッガッ ガオガイガ-!! 갓갓갓갓 가오가이가!! ガガガッ 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갓 가오가이가! ガガガッ ガ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가갓 가오가이가! ガガガッ 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갓 가오가이가! ガガガッ ガガガガッ ガオガイガ-! 가가갓 가가가갓 가오가이가! まりょく! きりょく! ちょうりょく! ガッツ! 마력! 기력! 초력! 근성! (<--이게 포인트!!!) たんじょう! ヒ-ロ-! くろがねの きょじん 탄생! 히어로! 강철의 거인. ぼくらの ゆうしゃおう! 우리들의 용자왕! ガッガッガッガッ ガオガイガ-!! 갓갓갓갓 가오가이가!! P.S 너무나도 피가 끓어올라 주체할 수가 없었음... (역대 초룡 사상 가장 긴 잡담이 아니었을까^^;;;) 음...다음엔 애니메탈을 불러봐? ^_^~~~ (애니메탈이 42분이던가 43분이던가~~) P.S 2 드래곤들의 폴리모프는 마법이 아니라 고유의 능력입니다 그러니까 그건 디스펠 마법에 전혀 영향이 없죠 버그아녜욧!!! (캬캬캬캬캬!) ^_____^ 『게시판-SF & FANTASY (go SF)』 2885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4/05 04:34 읽음:295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대지가 울부짖는다... 끝없는 통곡과 비명과 함성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생명을 가진 자들의 비탄 이 거리마다 넘쳐흐른다... 놀라운 마법의 힘으로 풍요와 번영을 누리던 마도의 도시, 이델론. 그 유구한 역사가 오늘로써 종지부를 끊는다. 영원할 듯 했던 그 번영이 한 줌 재로 흩어지고 있다. 보라! 저 사악한 존재를! 신들을 거역하고 신들을 배신하고 타락의 늪으로 빠진 저 어둠의 종족을! 죄악과 탐욕과 사악의 이름... 배신과 증오와 타락의 이름... 드래곤이라 불리우는 저 사악한 자들을! 피빛처럼 붉은 육체를 이끌고 끝없는 파괴의 힘을 이 땅 위에 펼치는도다! 어둠처럼 짙은 육체를 이끌고 끝없는 살육의 힘을 이 땅 위에 펼치는도다! 그들의 숨결이 대지를 뒤엎으니 스쳐지나가는 모든 것에 파멸이라는 이름의 재앙이 강림하는도다! 그들의 육신이 생명을 짓밟으니 거쳐지나가는 모든 것에 죽음이라는 이름의 재앙이 내려앉는도다! 그 절대적인 파괴 앞에서 연약한 인간의 힘은 실로 무력할수밖에 없으니 죽어가는 자들의 절규와 비통이... 죽어가는 자들의 공포와 절망이... 대지를 뒤덮고 하늘에 떨쳐 울리는구나! 그러나, 보라! 신들은 무심치 않아 이 연약한 자들을 위해 구세의 빛을 내려 주셨나니 구세자가 강림했도다. 7개의 머리와 14장의 날개를 가지고, 사악을 쳐부술 거대한 육신을 지닌 채 연약한 이들을 위해 그들이 내려왔도다... 그 성스러운 모습은 곧 죄악의 모습으로 화했나니... 죄악의 모습, 드래곤으로써 죄악을 다스리고자 내려왔도다... 그 위엄과 위용과 신성에 타락한 존재가 쫓겨가노니 신성한 빛이 이델론을 감싸는구나! 찬란한 황금빛이 이델론의 하늘을 가득 메우는구나! 저 사악한 존재들이 거대한 신성에 휩쌓여 사그러져가는구나! ....사그라져가는구나... 사그라져가는구나... 사그라져...?? "가만...저 붉고 검은 드래곤들이 아직 사라진 건 아니잖아? 음, 고치자" 부숴져가는 이델론 남쪽 시가지, 그 무너져내리는 폐허 속에서 한 청년이 한손에 펜대를 들고 한손엔 허름한 종이꾸러미를 가득 쥔 채 격정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연신 중얼거리고 있었다. "음...저 사악한 존재들이...거대한 신성에 휩쌓여...사그라지진 않았으니 까..쫓겨가는도다? 아냐, 이건 이미 많이 써먹었어...패퇴해가는도다? 웅~ 왠지 어감이 안 좋아... 심판을 받는도다? 좋아...이걸로 하자." 잠시 후, 청년은 종이를 활짝 펴며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사크라. 사크라야. 너는 어쩜 이리도 운이 좋단 말이냐..." 그는 무너져내린 건물의 틈에서 저만치 떨어진 거대한 존재들을 바라보며 정말이지 자신은 운이 너무나도 좋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용사와 드래곤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본 자가 자신 이외에 또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음유시인으로의 첫발을 내딛고자 첫 여행을 떠난 순간 또다시 이런 대서사시적 사건과 맞닥드리다니! 이는 그가 진정 음유시인으로써의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하지않는가? 보라! 이 화려하고 웅대한(?) 필체 속에서 탄생한 감미로운 대서사시를! 사크라는 넘치는 흥분을 참지 못한 듯 제자리에서 무릎을 꿇어버렸다. 그리고 격정에 겨워 외쳤다. "오오... 신이시여! 이 시를 정녕 제가 지었단 말입니까!!!" 사크라가 도시 저편에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감격에 겨워 눈물 좍좍 뽑고 있을 무렵, 드래곤들은 다들 혀를 차며 우두커니 눈앞에 펼쳐진 `참혹한 아 동학대의 현장'을 견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나 그들의 시선을 자극하는 것은 붉디붉은 저 레드 일족의 모자관계였다. 아린의 붉은 두장의 날개를 양 앞발로 굳게 움켜쥔 채 굵직한 꼬리로 연신 아린의 엉덩이를 후려갈기는가 하면, 몸뚱아리를 발로 걷어차 그 거대한 아린 의 육체가 이델론의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게 만들고, 주위에 있는 손에 잡히는 굵직굵직한 것 -예를 들면 이델론의 유서깊은 첨탑이라던가...- 들 로 잇달아 아린을 후드려 패고 있는 칼세니안의 모습은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저들이 진짜 모자관계 맞나? 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 고 이런 모습은 칼세니안 바로 옆에서 에어린의 꼬리를 통채로 붙잡고서 바닥에 패대기를 치고 있는 에이라의 모습을 보고도 드래곤들이, `그래도 저기는 얌전하네 뭐...' 라는 가당치도 않은 결론을 내리게 하고 말았던 것이다. 차라리 적당히 패기라도 했으면 대충 말릴 엄두라도 나겠지만, 저건 뭐 거 의 생사결단의 수준이 아닌가? 덕분에 이델론 시는 이제 거의 괴멸 직전의 상황으로 가고 있었지만... 원체 드래곤들이란 존재가 인간이라는 잡것들에 대해 무심하다보니 기껏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래도 가장 최근까지 인간으로써 꿈을 꿔온 로자르 아힘정도뿐이었다. 그것도 그나마 한참 애 패는 것 구경하다가 문득 생각난듯 주위를 둘러보며 나직히 중얼거리는 로자르아힘이었다. `와아...이거 몇명 죽은거야? 한 30만명은 죽었겠네...쯔쯔 안됐다...' 아주... 아주 무심한 어조였다. 칼세니안의 꼬리가 아린을 강타한다. 칼세니안의 날개가 아린을 후려친다. 아린은 굴렀다. 하염없이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칼세니안의 앞발이 아린을 두들겨팬다. 사방으로 무식한 타격음이 울려퍼진 다. 아린이 최대한 몸을 사리며 저 쏟아지는 구타로부터 몸을 피한다. 이는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었지만... "어쭈? 피해?" 덕분에 칼세니안의 화만 더더욱 돋구었을 뿐이었으니... 울화통이 터진 칼세니안이 저만치 굴러가는 아린의 날개를 움켜쥐고서 꾸역 꾸역 밟기 시작한다. 퍽~퍽~퍽~퍽 결국,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멀찌감치서 `남의 집 집안사정이니까 끼어 들면 안되지~' 란 심정으로 그저 무심코 바라보기만 하고있던 다른 드래곤 들의 눈쌀이 점점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이거, 어째 사랑의 매로 보기엔 강도가 좀 지나친 감이 있는 것이다. 이윽고, 연신 이어지는 저 아동학대의 현장을 더 이상은 못 봐주겠다는 듯 로자르아힘이 자신의 콧잔등 위에 앉아있는 작고 귀여운 붉은 머리의 소년 을 보며 슬쩍 [전언]을 날렸다. 그냥 목소리로 냈다가는 이 가까운 거리에서 작은 소년으로 변한 칼슈타인 의 고막이 날아가버릴 것이 뻔한 것이므로 일부러 [전언]을 이용한 로자르 아힘이었다. "저기... 칼슈타인님..." 머리 속으로부터 울려오는 로자르아힘의 음성에 그녀의 콧등에 앉아있던 칼 슈타인은 뒤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보다도 거대한 황금빛 눈 동자를 응시하며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왜?" "저거..저대로 나둬도 될까요?" 걱정스런 로자르아힘의 질문에 칼슈타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다시금 반 문을 던졌다. "왜? 저게 뭐?" 왜...라니? 저게 뭐..라니? 로자르아힘은 우선 어이가 없었다. 일족에게 있어서 소중하기 그지없는 해 츨링이 저렇게 두들겨맞고 있는 걸 보고도 저렇게 태연할수 있단 말인가? "아니...저... 그게..." 그게...저...그게...저... 머뭇거리는 로자르아힘을 보며 칼슈타인이 다시 한번 되물었다. "저게 뭐 어때서 그래?" 로자르아힘은 결국 말문은 채 잇지 못했다. 칼슈타인, 레드일족의 최고령자 인 이 위대한 고룡은 진짜로 별거 아니라는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이다. 로자르아힘은 결국 `레드는 다 저런가보다~ 내가 골드일족으로 태어난 게 다행이지...'라는 심정으로 입을 닫았다. "아..아녜요. 아무것도..." 로자르아힘은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분위기상 누가 옆에서 말리기 전까지 는 도저히 안 끝날 분위기인데, 저 칼세니안이라는 희대의 폭군을 말릴 만한 인물은 여기서 칼슈타인 하나뿐이지 않은가? 그녀는 그저 칼슈타인이 빨리 좀 말렸으면 하고 바라는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나 그 이후, 칼슈타인의 입에서 "누가 좀 말려라...저러다 애 잡겠다..." 라는 소리가 나온 것은 그로부터 한 참 뒤, 거의 석양이 질 무렵이었다. ----------------------계속------------------------------------------- 음...가가갓가가갓가오가이가! 원래 열혈청춘물의 주인공들은 아무생각없는 법입니다. 열혈과 근성은 물리법칙조차도 초월하지 않습니까? 캬하하핫! 『게시판-SF & FANTASY (go SF)』 2993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4/16 23:14 읽음:312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해가 저문다. 이델론의 거리 위로 석양이 길게 꼬리를 드리운다. 서산을 넘어가는 저 붉은 태양을, 피트는 마냥 맥빠진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피트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주위를 힘없이 둘러보았다. 그의 두눈에 주변의 풍경이 적나라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분명 저 태양이 중천에 떠있을 무렵만 하더라도, 그가 서 있는 이곳은 세상 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들 중 하나로 손꼽히던 마도도시 이델론이었다. 그러나... "하하..하..." 피트는 허탈하게 웃었다. 지금 그의 두 눈에 비쳐지고 있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폐허였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 짧은 시간 안에 이 넓은 면적을 초토화시킬수 있단 말인가? 작정하고 덤벼들어도 철거하는 데만 수 달이 걸릴 이 거대한 도시 를... 게다가 내막을 알고나니 더 기가 막힌다. 뭐? 엄마가 애잡느라 주변기물 좀 파손된 것 뿐이라고? 피트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후우우..." 왠지 피곤해졌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피트는 천천히 주저앉았다. 그가 서있는 곳, 사방이 구별이 안 갈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돌무더기와 무 너진 건물들의 폐허, 그 위로 피트는 천천히 주저앉았다. `유나양은 아직도 기절해있나?' 피트는 그의 곁에 있는, 무너진 돌무더기 구석에 대충 눕혀놓은 보라빛 머 리의 소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마치 잠든 듯 조용히 눈을 감고 있 었다. `아직도 깨어나질 못 했나...하긴, 그런 일을 당했으니...' 단순히 신체의 일부를 잃었다는 의미를 떠나서, 그녀의 모든 미래가 짓밟혀 버린 유나다. 설사 평범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정신력이 극도로 저하되어 있 을터인데 하물며 이런 광란 속에서야... `광란..광란이라...' "킥킥킥..." 피트는 문득 나지막한 실소를 터트렸다. 광란. 말 그대로였다. 그의 기준에 서는 아무리 봐도 그것 이상의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피트는 계속 킥킥대며 슬쩍 고개를 돌렸다. 저만치 10여미터쯤 떨어진 곳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익숙한 두 얼굴이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는 모습도... 문득 피트의 입에서 힘없는 독백이 흘러나왔다. "드래곤... 드래곤이었단 말이지?" 칼세니안은 우선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죽어라 두들긴 것에 대한 죄책감도 좀 있었다- 입을 열었다. "아린아, 이제 집에 가자." 그러나 아린은 이 자애로운(?) 어미의 말에 퉁명스레 대답했다. "싫어. 못 가." 칼세니안의 이마에 실핏줄이 살풋이 돋았다. 그래도 아직은 상냥하게 입을 여는 칼세니안이었다. "왜 못 가? 넌 아직 어려서 이런데 돌아다니면 안된단 말이야. 집에 가자." 의외로 상냥한 어미의 다독거림, 아까 두들겨맞은 여파로 주눅이 들어있던 아린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진다. "해야 할 일이 있어. 못 가!" 제법 다부지게 대꾸하는 아린이었다. 칼세니안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 "정말 못 가?" "응!" "정말?" "응! 할일이 남았어! 못! 가!" 아린은 어깨를 폈다. 집에 돌아갈 수는 없었다. 물론 그 이유가 가출(?)한 이유인 용사가 되고 말고의 문제따위는 아니었다. 그에겐 더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굳게 다문 입술과 부릅뜬 눈, 아린의 얼굴 전체에 떠오르는 결의의 표정을 보며 칼세니안은 설득을 -설득..인가?-을 잠시 멈추고 한숨을 쉬었다. "하아아..." 그리고, 갑자기 그녀의 입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놈의 자식이 맞아죽을라고 작정을 했나! 못 가긴 어딜 못 가!!!! 너 죽 을래!!!" 동시에 칼세니안의 섬세하디 섬세한 새하얀 두 손이 아린의 멱살을 부둥켜 쥔다. 아린의 신체가 통채로 들어올려지며 칼세니안의 얼굴에 살기가 풀풀 넘쳐흐르기 시작한다. 아린의 얼굴이 또다시 시퍼래진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돌무덤 한쪽 구석에 느긋히 앉아 돌멩이를 들었다 놨 다 하며 무료한 듯 장난을 치고 있던 칼슈타인이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야! 말려! 말려!" 채 외침이 떨어지기도 전에, 옆에서 불안한 눈으로 계속 저 레드드래곤 모 자를 지켜보던 다른 드래곤들이 `그럼 그렇지'하는 눈빛을 동반하며 잽싸게 칼세니안의 팔다리를 하나씩 움켜쥐었다. 미리 연습이라도 한듯 아주 노련한 솜씨였다. "놔요 좀!" 팔다리가 잡힌 상태에서도 울화를 참지못해 고래고래 악을 쓰는 칼세니안이 었다. " 야! 이 XX야! 너 정말 안 따라올래! 앙! 너 여기서 XXX하랴!" 그러나, 모성애가 듬뿍 담긴, 담기다 못 해 넘쳐흐르는 이 폭언에도 불구하 고, 눈앞에서 살벌한 주먹질이 오락가락함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아린은 뜻 을 굽히지 않고 있었다. "...그..그래도 못 가..." `뭐하는 거야?' 피트는 둘무덤 위에 주저앉은 채 저만치 떨어진 아린일행의 모습을 보며 고 개를 갸웃거렸다. 듣자하니 지금 저기서 주위사람들에게 -사람? 드래곤이겠 지- 잡힌 채 아득바득 악쓰는 저 붉은 머리의 여인은 아린엄마라고 하던데... `모자상봉으로 치기엔 좀 무리가 있는 걸? 거의 탈옥수 잡아놓고 심문하는 분위기인데?' 아린이 가출했다는 소리는 대충 들어서 알고 있다. 게다가 300살밖에 먹지 않은 해츨링이라는 것도. 로자르아힘이라는 자기 또래로 보이는 저 금발의 소녀가 자신을 구하면서 대강 설명해주었었으니까. 그러나 이것이 정녕 지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족이라는 드래곤의 행동들이란 말인가? 이것이 인간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을만치 오래된 고대의 지식과 지 혜를 가진 이들의 행동이라는 건가? 피트는 저만치서 바둥거리는 칼세니안의 모습과 폐허가 된 이델론의 정경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 모습들 속에서는 오래 살아온, 무한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다는 존재의 지혜 따위는 눈꼽만큼도 비쳐지지 않는다. `배운거랑 다른 걸?' 피트는 신전에서의 생활을 상기했다. 신전에서 가르치는 드래곤이란 존재는 신들을 배신한 사악한 존재이자 타락 한 존재. 그러나 그가 배운 지식, 신관들의 관점으로 본 그 지식들속에서도 그들은 어둠의 지혜를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적어도 드래곤들이 이렇게 막 나간다는 소리따위 들은 기억은 확실히 없다. 더구나 그들이 저렇게 괴팍하다는 소리따위는 절대 들은 적이 없다! "아? 그것도 아닌가?" 피트는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듯이 멍하게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예전 어떤 책에 비슷한 내용이 있기는 했었지..." ------------------------------계속----------------------------------- 후아...요새 정말 정신없네여. 초룡 앞부분 수정도 해야 하고... (진짜 개판이다. 뭘 손대야 할지 감도 안 잡히네--;; 차라리 새로 써? 아서라..그럼 더 개판 되겄지...) 간만에 재연재입니다.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만... (뭐 말이 그렇다는 거 죠. 우여곡절은 얼어죽을...) 어찌되었건 하던거는 마저 해야죠. 게다가 수정하면서 느끼는 건데... 있는 거 수정하는 거 보다 그냥 쌩으로 쓰는 게 100배 쉽습니다 T_T 아웅~~~ 오늘은 양이 적지만, 일단 발동 걸어놓는게 더 중요할 거 같아서^^ 어쨋든~ 연재재개! 입니다~♥ 늦어서 죄송~ 『게시판-SF & FANTASY (go SF)』 3056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6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4/22 18:45 읽음:222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신의 반열에서 피조물의 자리로 내려앉았으되 범접할 수 없는 육신과 무한 의 시간을 지닌 존재, 신성은 버렸으되 신력은 그대로 지닌 존재... 드래곤에 대한 칭호는 세인마다 각기 다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부분은 있다. 위대한 자, 지혜로운 자, 지상 최강의 생명체... 세인들이 가지고 있는 드래곤이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은 거의 대부분 이런 부류일 것이다. 그리고 이 인식이 그다지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것은 아니 다. 그러나 여기서, 지혜로운 존재라는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이 있어야 한 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위대한 존재일 지는 몰라도 지혜로운 존재일 수는 없다. 억겁의 시간 속에서 인간들은 상상하지도 못 할 방대한 지식을 쌓았을 지는 몰라도, 그들 이 그 지식을 활용하는 지혜를 지녔다고는 볼수 없다. 더없는 강함을 지니고 있는 자는, 그에 걸맞는 지혜로움을 갖추고 있어야 한 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일 뿐이다. 강한 힘을, 혹은 그에 상응하는 무엇인가를 얻을려면, 그에 걸맞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많은 좌절을 겪으며, 수많은 역경을 디디고 올라서야만, 그 `힘' 이라는 것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힘'을 얻은 자라면 그 과정에서 좌절 과 역경을 겪음으로써 생기는 부산물, `지혜'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지혜롭다. 그러나 드래곤은? 처음부터 최강의 존재로 태어났으며, 어떤 생명체와도 경쟁을 하지 않고도 아 무 노력도 없이 지상의 모든 것의 정점에 올라 설수 있는 그들이 과연 지혜로 울 수 있을까? 아무런 좌절도, 역경도, 고난도 겪지 않은 그들이 과연 지혜로 울 수 있을까? 지혜라는 것은 자신이 지닌 `힘' 이상을 요구하는 무엇인가에, 즉 `벽'에 부 딛혔을 때 그것을 극복해내는 능력이다. 드래곤,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능력을 넘어서는 역경이 존재치 않는다. 가장 단순한 방식과 가장 기본적인 사고만으 로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지혜로울 필요가 없는 존재들이다. `..아슈타프 코우지...의 저서였었지?' 피트는 무심히 한손을 턱에 괸 채 저만치를 바라보았다. 폐허 한 쪽 공터에 모여있는 아린과, 그 밖의 드래곤들의 모습을. 그들을 바라보며 피트는 생 각에 잠겼다. 예전에 그 글을 읽었을 때는 그냥 `이런 의견도 있구나...'정도로 흘려보낸 피트였었지만, 지금 저 모습들을 보면 너무나도 잘 부합되는 이야기라는 것 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어리석다는 의미로 적은 것은 아닐꺼야... 그렇다고 드래곤들의 강함을 찬미하고자 적은 것은 더더욱 아닐테고...' 폐허가 된 인간들의 도시 위에서, 그 장본인들을 바라보며, 피트는 무심결 에 중얼거렸다. "가장 순수하고...자유로운 존재들...인가..." 한편, 피트로부터 10여 미터 떨어진 폐허 속의 공터, 드래곤 모자간의 골육 상쟁(???)이 한창이었던 그 곳은 지금 일시적인 소강상태로 빠져들어 있었다. 말도 안 듣는 아들네미 안 낳은 셈 치고 때려죽이겠답시고 난리법석을 떨던 칼세니안은 지금 칼슈타인의 고룡다운 위엄이 듬뿍 담긴 호령 한마디에 찍소 리 못 하고 공터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었고 -용언의 힘에 당했다는 이야기 다.- 아린은 반대편 구석에 쪼그려 앉아 슬금슬금 `어른들' 눈치를 보는 중 이었다. "......." 이리 힐끔, 저리 힐끔. 완전 주눅이 들어있는 아린이었다. 하긴, 그렇게 두 들겨 맞았는데 주눅이 안 드는 것이 더 신기할 지도 모르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그 와중에서도 또다시 어미한테 달라들은 아린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두들겨맞고도 또다시 바락바락 어미에게 대드는 것만 봐도 아린은 훌륭하게 레드 일족의 피를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미처 생각치 못 하는 다른 드래곤들로써는 레드일족인 아린이 저렇게 주눅이 들어있는 모습에 상당한 컬쳐쇼크를 느끼고 있었다. 난폭하기 그지 없고 제 잘난 맛에 살며 어떤 경우에서도 자신감만은 잃지 않는 -좋게말해서 자신감이지... 뻔뻔하다는 이야기다.- 레드일족의 후손이 저렇게 주눅든 모습으로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니! 다른 드래곤들의 눈길이 죄다 칼세니안에게로 돌아갔다. 그들은 지금 한결 같이 한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지 새끼라지만... 애를 저 꼴로 만들어 놔?' 똑같이 가출을 했건만, 에어린은 지금 자신의 어미의 품 안에서 제법 즐거운 듯 떠들고 있었다. 블랙일족의 특징상 맺고 끊는게 분명한 에이라였고 그녀 는 에어린을 잘 설득시켜서 이미 모든 매듭을 푸른 상태였다. 그런데 칼세니안은? 그저 윽박질러서 집에 가자! 안 가면 죽인다! 주의로 나 왔으니... 애가 반항을 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은가? 점점 칼세니안을 쏘아보는 드래곤들의 시선이 날카로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들의 무언의 비난의 화살이 우수수 꽃히고 있는 `과녁' 칼세니안에 게서는 아무런 대꾸도 나오질 않았다. 당연하다. 입도 뻥긋 못 하는 판에 대 꾸는 무슨 대꾸인가? 그저 공터 구석에 석상처럼 우두커니 주저앉은 채 눈망울만 데굴데굴 굴리며 아린, 칼슈타인, 기타 드래곤 할 거 없이 죄다 살기어린 눈빛으로 쏘아보고만 있는 칼세니안이었다. 문득,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사태를 관전만 하던 한 금발의 소녀가 상냥한 미 소를 지으며 아린에게로 다가갔다. 골드 드래곤 로자르아힘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아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린아?" 누구와는 다르게 상냥한 미소로 -아마 그 미소의 대부분은 고소하다, 그렇게 나보고 누렁이라 불러대더만...쯔쯔쯔... 라는 의미가 들어있었겠지만.- 자신 에게 말을 거는 소녀의 모습에 이리저리 눈치만 보던 아린은 조금 안심한 목 소리로 살짝 반문했다. "네?" 로자르아힘의 미소가 짙어졌다. "왜 집에 안 가겠다는 거니?" 나같애도 집에 가기 싫겠다. 저런 어미랑 무슨 수로 같이 사냐? 라는 생각으 로 질문을 던진 로자르아힘이었다. 그러나 아린의 대답은 전혀 의외의 것이 었다. 아린은 나직하게, 그러나 확고한 어투로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아리아를 인간으로 만들어 줘야 돼요." `아리아를?' 피트는 문득 놀래서 고개를 돌렸다. 아린과 피트의 거리는 10여미터 정도, 그다지 먼 거리라고는 할 수 없다. 아린의 목소리 정도는 충분히 들리는 거 리인 것이다. 더구나 쥐죽은 듯 고요한 이런 폐허 위에서라면. 아린의 예상외의 대답에 피트는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아린을, 그리고 아린 근처 작은 바위위에 홀로 앉아있는 갈색머리의 여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리아, 그녀는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위의 일들은 자신과 무관 하다는 듯 아무런 반응없이 하늘만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던 그 거대한 대검은 라젤의 탑이 붕괴하면서 잃어버렸다. 아무런 무기 없이 그저 바위 한켠에 쪼그려 앉아있는 아리아의 모습, 그 모습에 피트는 문득 쓴웃음을 지었다. 저 모습 어디에서 그녀가 수백명의 인명을 학살하고 포 소서러스 중 일인을 살해한 살인귀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까... 지금 그녀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여인 그것일 뿐이다. `하긴..원래부터 그녀는 평범했지만...' 피트는 나직히 중얼거리며 시선을 돌렸다. 생각해보면, 아리아, 그녀가 무슨 대단한 존재였었던 적은 없다. 남들보다 조금 강한 힘을 지니고 있고 조금 무뚝뚝할 뿐... 하지만 그녀 역시 별 다를 것 없는 인간에 불과하다고 피트 는 생각했다. `아니...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겠지만...' 문득 피트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의 그른 생각을 떨쳐버리겠다는 듯이. 그녀는 인간이다. 자신에게 내려진 육신의 업을 짊어진 채 그것을 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 는, 다른 이들과 똑같은 인간이다. 풀르지 못할 쇠사슬을 짊어지고 괴로워 하는 그런 어리석은 인간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거... 점점 신파극처럼 되가는군..그것도 3류...' 왠지 점점 말도 안되는 생각을 전개시키고 있는 것 같다.... 피트는 점점 어두운 곳으로 치달아가는 자신의 상념을 바로잡으려 했다. 하지만 잘 되질 않았다. 이런 폐허 위에서 이런 광경을 바라보며,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 자 가 어디 있겠는가? 피트는 그렇게 자기변명을 하며 애써 자신의 상념을 가다 듬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렸다. 아린과 아리아의 모습 쪽으로. `그녀가 아린에게 집착했던 이유가 이런 것이었나? 그럼 그녀는 아린을 알 고 있었다는 건가?' 피트는 내심 기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리아, 그녀는 과연 자신의 쇠사슬을 끊어버릴 수 있을까? 피트는 무심결에 또다시 웃었다. 가능할 것이다. 그녀는 이제 기회를 얻었다.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아린의 의외의 대답에 당황한 것은, 단지 피트뿐만이 아니었다. "아리아? 그게 누구야?" 칼슈타인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에게는 이 아린의 대답은 의외 이 상의 의미를 주고 있었다. `아린과 같이 다녔다는...그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인가? 맙소사.. 생각보다 더 이 아이는 인간세에 물들어버렸군. 이러다간 정말 인격붕괴까지 이르를 지도 모르겠는걸?' 칼슈타인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드래곤들이 아닌,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 렸다. 아린의 인간 동료들이라는 그 어린 꼬맹이들과 아린 건너편에서 쭈그 려있는 20대 초반의 여인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온다. 그때 칼슈타인은 아 린 건너편에 앉아있던 갈색머리의 여인이 살짝 고개를 들어 아린을 바라보는 것을 볼수 있었다. 칼슈타인은 약간 목청을 크게 하여 여인을 향해 외쳤다. "네가 아리아냐?" 아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칼슈타인은 고개를 조금 갸웃 거렸다. `겉보기엔 멀쩡한데? 저거 인간 아니었나?' 키 약 170CM 정도... 체형은 약간 마른 편에 평범한 인상... 그럭저럭 예쁘장 하긴 하지만 그다지 특징은 없는 얼굴... 칼슈타인이 본 아리아의 인상은 이것이었다. 그리고 이 모습에서 칼슈타인은 그녀에 대한 무엇인가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고 무슨 언데드 류도 아닌 것 같고...' 결국 칼슈타인은 상념을 머리속에서 지웠다. 사실 그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그에게는 별것 아닌 일이다. `뭐, 조사해 보면 알겠지...' 그냥 조사해보면 금방 알수 있는 일, 칼슈타인은 아리아를 향해 이쪽으로 와보라는 듯 그 조막만한 손을 까닥였다. "너. 이리로 와보렴." 10대 초반의 쬐끄만 꼬맹이가 다 큰 어른을 건방지게 손짓으로 보르는 장면, 아주아주 싸가지 없어보이는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아리아는 개의치 않았다. 하긴, 누가 그의 요구에 반박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비록 외모는 어린 아이라 할 지라도, 그는 이 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자'인 것이다. 그녀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칼슈타인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 칼슈타인은 가까이 온 아리아를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턱을 들 어 이리 저리 살펴보고 팔 다리를 만져보고... 왠지 노예상인이 노예 품질 조사하는 듯한 장면이 잠시 연출 된 뒤, 칼슈타인 은 문득 놀랍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이거..." 주위를 에워싼 채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아리아와 칼슈타인을 번갈아 바라보던 드래곤들이 솔깃한 표정으로 칼슈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로써도 아리아의 어디가 인간이 아니라는 건지 영 의아해했던 탓이었다. 물론 아르키 어드 같은 경우는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 더욱 궁금해했지만... 잠시 후, 칼슈타인은 믿어지지 않는 다는 듯, 띄엄띄엄 입을 열었다. "...전능수잖아? 어떤 미친 놈이 이딴 걸 만든거야?" --------------------------계속--------------------------------------- 아싸! 1권 넘겼다! 이제 출판사에서 빠꾸 먹기 전에 잽싸게 연재를 하자! 음..시한부 인생이구만. 그래도 한 사흘은 벌었겠지? 으 사흘동안 얼마나 스토리를 진행시킬 수 있을까 ,,, 에구..다 지가 게으른 탓이거늘 누구를 원망할까... 게다가 왜 난 당연히 빠꾸먹을 거라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음... P.S 크하핫! 초룡은 역시 비추천도 범상치 않다! 째째하게 한 두개씩 안 올라오고 연참으로 팍팍 올라오잖아? 역시 대단한 초룡이다! 크하하하핫! (왠지... 더 서글프다...T_T) 『게시판-SF & FANTASY (go SF)』 3081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4/25 13:42 읽음:19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엥? 그럴리가?" 피트는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전능수라니? 갑자기 그 이야기가 왜 나온단 말인가? 자신이 듣기론 아리아는 분명... "뭐냐 인간?" 그때, 드래곤 무리중의 일인인, 푸른 머리의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피트를 노려보며 한 마디를 쏘아붙였다. 피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푸른 머리의 청년, 그 실체는 피트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존재, 바로 남해의 제왕 블루 웜 아르키어드. 피트는 자신의 경거망동을 한탄했다. 지금은 자신이 나설 자리가 아니다. 저들의 기분 하나에, 저들의 손짓 하나에 피트 정도는 한낮 먼지처럼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칼슈타인은 이 느닷없는 피트의 태도에 되려 흥미를 느낀 듯 했다. 칼슈타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채 당혹해하고 있는 피트를 잠시 물끄 러미 바라보더니 문득 입을 열었다. "네가..이름이..." 뒷말을 잇지 못하고 머쓱한 듯 뒷머리를 벅벅 긁는 칼슈타인, 애당초 그는 인간들 따위에겐 관심도 없었고 그래서 이름도 묻지 않았다. 묻지도 않은 이름을 그가 알고 있을리가 만무한 것 아닌가? 피트는 잽싸게 대답했다. "피트라고 합니다." "아, 그래 피트..." 칼슈타인은 잠시 고개를 두어번 끄덕거리며 피트의 이름을 되새겨보았다. 그리고 장난기 어린 말투를 섞어서 피트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근데 말이야... 뭐가 그럴리가? 라는 게냐?" 피트는 칼슈타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는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위대하신 고룡이시여..." "...그래서 세를레네씨의 말에 따르면 아리아씨는 드래곤을 창조한 비술이 라는 [영혼의 그릇]이란 것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엥?" 꽤나 길게 이어지고 있던 피트의 설명 도중에, 문득 칼슈타인의 입에서 의 아하다는 듯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영혼의 그릇이 뭐라고?" 왠지 놀란 듯한 말투... 피트는 잽싸게 입을 다물고는 칼슈타인을 바라보았 다. 혹시 자신이 무슨 말실수라도 한 것일까? 하지만 슬쩍 칼슈타인의 눈치 를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피트는 더듬거리며 칼슈타인의 질문에 대답했다. "에.. 그야... 드래곤을 창조한 비술..." 그러나 피트는 뒷말을 채 잇지 못하고는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갑자기 칼슈 타인이 웃음을 터트린 것이다. "하하하핫.." 피트는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웃음을 터트린 것은 칼슈타인 뿐만이 아니었다. 주위에 기립해있던 드래곤들, 그들 전부 피트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하하하..." "[영혼의 그릇]이 드래곤을 창조해낸 비술이라..." "인간들은 재미있는 발상을 하는군..." "인간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이야기이니 틀릴 가능성이 많지 않겠소." "그것도 그렇군요. 하긴, 저들에게는 까마득한 세월일테니까." 하나같이들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그리고 또 피트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드래곤들의 모습, 피트는 조심스레 칼슈타인을 바라보 며 입을 열었다. "그럼... [영혼의 그릇]이 드래곤을 창조한 비술이 아니라는 건가요?" 칼슈타인은 장난기어린 미소를 입가에 띄운 채 아무 대꾸없이 고개를 흔들 었다. 그리고 그는 옆에 서있던 아리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이곳에서 이야기되는 것들이 마치 남의 일이라도 되는 듯,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우두커니 서있었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마치 인형같은 얼굴... 칼슈타인은 손짓을 해 그녀를 불렀다. 그리고서 그는 자신에게로 다가온 그녀의 새하얀 팔목을 붙잡아 피트의 눈앞으로 옮긴 뒤, 갑자기 손끝으로 그녀의 팔뚝을 길게 그어버렸다. 손끝으로 그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칼에 베인 듯한 긴 자상이 아리아의 팔뚝 전체로 그어져나갔다. 새빨간 선혈이 솟아올랐다. "무...무슨...!" 피트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아니 열려고 했다. 그러나 칼슈타인 은 그에게 반박의 기회를 주질 않았다. "꼬마야." 칼슈타인은 싱글거리며 자신이 상처입힌 아리아의 팔목을 피트의 눈앞으로 가져가 보였다. 그리고서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넌 드래곤이 이렇게 재생 빨리 되는 거 본 적 있냐?" 피트는 멍하니 고개를 저었다. 아리아의 팔에는 이미 상처의 흔적따위는 남 아있지 않았다. ------------------------------계속----------------------------------- 아아아....죄송합니다. 오늘은 양이 적군요--;; 어제 모여서 술 좀 먹었더니--;;; 음...술 먹으면 개 되는 벗꽃--; 속 뒤집히네 이거--;; (근데 왜 허리가 쑤시고 옆구리가 결리지--;; 술처먹고 또 굴렀나 나--;) 게다가 왜 팔꿈치가 까지고 다리에 멍이 든거지--; 알수 없다...난 도대체 어제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아우 속쓰려...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04)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72 , 줄수 : 204 초룡전기 271 『게시판-SF & FANTASY (go SF)』 3102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4/27 03:11 읽음:541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피트는 즉시 자신의 착오를 알아차렸다. 아리아, 그녀의 어느 부분도 드래곤 을 연상시키는 부분은 없었다. 그녀의 특징 중 어느 것 하나도 그것이 드래곤 과 연관되는 것은 없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왜 자신이 세를레네의 설명을 그 대로 믿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피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영원한 시간을 걸어가시는 분이시여..." "허허허...." 칼슈타인은 웃었다. 피트는 말을 이었다. "미천한 이 어린 자에게 가르침을 주시겠습니까? 저희 인간에게는 진실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습니다." 피트는 확신했다. 칼슈타인, 그가 이 청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그가 입을 열 생각이 없었다면 애당초 자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칼슈타인, 그는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피트에게 있어 서 놓칠 수 없는 지식이 되리라. 그가 이야기하는 지식이 그저 전능수에 연관 된 것만은 아닐테니까. 과연, 칼슈타인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녀석, 말 하나는 번지르르하군. 어디서 저런 영감탱이 말투를 배운걸까?" 그리고 칼슈타인은, 순간 붉어지는 피트의 얼굴을 무시한 채 바로 아린과 에 어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말을 이었 다. "노인네는 원래 이야기해주는 걸 좋아하는 법이지... 게다가 그 상대가 귀여 운 동족의 아이들이라면 말이야..." 칼슈타인은 후덕한 동네 할아버지들이 꼬마아이들을 바라보는 표정으로 아린 과 에어린을 바라보았다. 그 자상해보이는 모습에 옆에서 굳어(?)있던 칼세니 안이 살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주책맞은 영감탱이, 꼬맹이 몸을 한 주제에 왠 노인네?" "...누가 저 여편네 입에 재갈 좀 물려." "....." 그래도 입에 재갈 물기는 싫었는지 칼세니안은 입을 다물었다. 하긴, 감히 재갈 물릴 배짱을 가진 이도 없겠지만...-드래곤이라 해도 말이다- 그리고, 구석에 쪼그려앉아 피트와 칼슈타인을 번갈아 쳐다보던 아린과, 이 제는 세를레네의 모습에서 벗어나 검은 단발의 귀여운 인상의 소녀의 모습을 한 에어린이 슬쩍 칼슈타인에게로 다가가 앉았다. 칼슈타인은 다시 한번 웃으며 피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인간아. 재주껏 끼어듣거라. 허허허허... 아린이 너도 예전처럼 들려주려고 하면 바로 졸거나 도망치지 말구 이번에 잘 들어두고." 혓바닥을 낼름 내밀며 뒷머리를 긁는 아린. 칼슈타인은 천천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럼... 태초의 이야기부터 들려줄까?" 그리고 칼슈타인은 서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간은 물론이고 끝없는 수명을 지닌 드래곤조차도 확인할 수 없으리만치 아득한 옛날... 수십, 수백, 수천만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 전의 이야 기를... 이 세계가 창조되던 때, 물질은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마저 존재하지 않았던, 그야말로 아무 것도 존재치 않았던 그 곳에서, `없음'으로부터 최초로 비롯 된 것은 `법칙'이었다. 원인을 제공함으로써 결과를 내보이는 이 절대적인 인과율은 태초와 함께 생겨났다. 그리고 자신이 내재한 인과률대로, 법칙은 법칙에 따라 질서를 낳았다. 하지만 그 질서는 정리되지 않은 무질서의 질서. 최초로 창조된 세계는 `혼돈'이었다. 그 혼돈 속에서 자신이 낳은 `질서'로 하여금 법칙은 인과율에 얽매이기 시작했다. 무질서는 정리되었고 법칙은 또다른 법칙을 탄생시켰다. 최초의 법칙은 `마나(mana)의 창조'였다. 공간을 구성하고자 마나가 창조되었고 시간을 출발시키고자 마나가 순환되었 다. 공간이 지탱되자 마나는 응축하였고 시간이 흐르자 마나는 서로 연관 되며 섞이기 시작했다. 그로써 물질이 구현되었다. 두번째 법칙은 `고정'이었다. 마나로 인해 얽혀있던 공간이 지탱되었고 멈춰있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으며 이 세계가 고정되었다. 공간속을 떠돌던 `물질'이 제각기 마나의 격류에 휩싸 여 `존재'로써 지탱되면서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세계, 즉 지상이 생겨났다. 세번째 법칙은 `정해진 순환'이었다. 세계 전체를 순환하던 거대한 마나의 격류, 격렬하게 공간을 흘러넘치던 그 흐름이 점차 완화되고 안정되어가면서 개체적인 `지류'로써의 흐름을 만들어 내었다. 마나는 나뉘어졌고 제각기 독립된 개체로써 일정한 순환을 시작했다. 그로써 생명이 탄생되었다. 네번째 법칙은 `안정'이었다. 순환에 의해 탄생된 생명의 존재는 극히 미미했다. 그들은 안정적이지 않았고 단순했으며 불완전했다. 순환에 의해 탄생된 존재가 순환에 거스르는 존재로 변하자 마나는 또한번 격렬하게 흘러내리며 그들의 존재를 세계로부터 씻어내 렸다. 그리고 그 거대한 격류는 점차 체계적으로 조정되어갔다. 그리하여, 거대한 흐름을 지니고도 그것을 체계적으로 다스리며 합리적으로 구현할 줄 아는, `최초의 이성을 가진 자'들이 태어났다. 세계의 모든 것을 지탱하는 자들, `신'들은 그렇게 탄생했다. 최초의 이성을 지닌 자들이자 이성을 지님을 허락받은 자들... 신들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세계의 순환을 지탱해야만 했다. 그 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수행했다. 불규칙적으로 흐르며 부딛히고 서로 휘말리던 마나의 흐름들이 규칙적이고 세 밀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대지, 창공, 바다, 세계를 유지하는 거대한 구성요소들이 그들로 인해 안정 되어갔다. 미약하고 불안정했던 태초의 생명들이 그들로 인해 삶과 죽음이 라는 체계적인 규칙 속에 갖힘으로써 순환을 거스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비로소, 세계는 안정되었다. 다섯번째 법칙은 `방관'이었다. 법칙에 따르는 자들, 그들의 의지는 법칙을 거스르지 않았고 그로 인해 세 계는 안정적이었다. 더이상 `법칙'이 직접 세계에 개입할 필요가 존재치 않 아졌다. 그래서 세계는 신들의 직접적인 의지 하에 놓이게 되었다. 이 막대한 책무에 신들은 당황했다. 그들이 의지하던 거대한 흐름은 사라져버 렸다. 그리고 남은 것은 그들에게 주어진 의무뿐, 스스로에게 주어진 이 의무 를 시행하기 위해 신들은 세계를 좀더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들이 다루는 거대한 세계의 흐름 속에 생겨나는 작은 오류들, 그 오류들을 수정할 또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은 생명을 번성시켰다. 조잡하고 단순하던 태초의 생명들이 신들의 조작 속에서 체계화, 분류화되어 널리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체적인 생명의 흐름을 가지고 신들 의 세세한 오류를 훌륭하게 수정함으로써 세계를 유지시켰다. 신들은 기뻐하며 더더욱 생명의 존재를 체계화시켰다. 뿌리를 내리는 존재, 대지를 활보하는 존재, 창공을 거니는 존재, 전 세계에 생명의 기운이 흩뿌려 졌다. 그 후 오랜 기간, 세계는 안정되었다. "......아린아? 재미없냐?" 칼슈타인은 문득 말을 멈추고 아린을 바라보았다. 아린의 그 귀여운 얼굴 아 래로 살며시 머금어진 고운 입매, 그 사이로는 어느새 맑디맑은 침이 졸졸 흘러내리고 있었다. 졸고 있다는 얘기다. "역시 조는구만... 칼슈타인은 머쓱해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나마 에어린은 아직 듣고는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지겨워 돌아가시겠지만 일족의 최연장자님의 말씀이 니까 마지못해 들어는 준다....' 라는 의미가 강하게 박혀있었다. 단지 피트만이 더더욱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칼슈타인의 다음 말이 어서 시 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칼슈타인은 문득 한숨을 쉬었다. `에구... 지들 들으라고 하는 얘긴데...' 칼슈타인은 슬쩍 피트를 바라보았다. 눈치보아하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죽겠는데 감히 재촉은 할수 없어서 눈치 만 살살 보는 분위기, 칼슈타인은 이야기를 잇기로 결심했다. `어찌되었건 들어주는 놈이 하나는 있잖아?' --------------------------계속--------------------------------------- 이게 무슨 개소린겨? 이거 이해할 독자분들이 계실려나--; 내 딴엔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쓴 거지만... 막상 다시 읽어보니 나도 이해가 안 간다--; 끙..머리 속에 있는 걸 글로 옮기기가 어려워--; 끙..끙..끙... p.s 이해하셔도 되고 못 해도 그만입니다. 소설 보는덴 지장없어요 대충 훑어보고 넘어가십쇼^^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05)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66 , 줄수 : 239 초룡전기 272 『게시판-SF & FANTASY (go SF)』 31670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5/04 04:52 읽음:5246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그후로 오랫동안 세계는 안정적으로 순환되었다. 흐름을 거스르는 일도 생기 지 않았고 법칙에 어긋나는 현상도 생기지 않았다. 끝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서 그렇게 아무런 변화 없이, 세계는 유지되었다. 신들은 세계의 흐름을 다스리고 생명은 오류를 수정하며 거대한 흐름은 세계 를 고정시킨다. 끝없이, 끝없이, 끝없이... 어제와 오늘이 같았고 오늘과 내일이 같았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오로지 정해진 법칙대로만 움직이는 변화없는 세계가 오래토록 유지되어 왔다. 이윽고, 반론이 터져나왔다. 영원히 같은 행위만을 억겁의 시간동안 반복해야 하는 이들, 그리고 그 행위 를 스스로 의식할 수 있는 `최초의 이성을 지닌 자'들에게 이 끝없는 행위는 가혹한 단순노동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책무에 싫증을 내기 시작 했다. 그러나 그 책무를 저버리는 것은 곧 존재의 의미를 잃게 되는 것이고 그것은 곧 소멸을 의미한다. 그래서 신들은 의무를 계속 이행해야만 했다. 그 소멸의 운명을 감수하면서까지 책무를 벗어나려는 신들은 없었다. 하지만, 또다시 억겁의 시간이 흐르자, 가혹한 불멸 대신 자유로운 소멸을 선 택하는 자들이 생겨났다. 최초의 반기를 든 자는 사계의 원소를 담당하는 정령들의 관리자, 거신족들이 었다. 그들은 스스로의 의무를 저버렸다. 끝임없이 유지되기만 하는 변화없는 세계 를 그들은 견뎌낼 수 없었다. 그들은 세계를 지탱하는 단순한 부품으로써 영 원히 존재하는 것보단 짧은 시간만이라도 그들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가는 것 을 택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불멸이 사라지고 세계의 섭리로부터 벗어나 영원 한 소멸의 운명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그들은 자유롭게 존재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법칙을 재해석했고 자신들의 그릇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끝없는 단순 한 운명 속에서 시간이란 무의미한 것이었기에 그들은 결국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었다. 그리고 그릇이 완성되었을 때, 그들은 미련없이 자신들의 신성을 저버렸다. 가장 파괴적인 불꽃, 갑작스런 흐름의 중단과 역류을 담당했던 불꽃의 정령거신 칼락스, 그는 레드 드래곤이 되었다. 차가운 얼음의 결정, 존재의 유지와 고정을 담당했던 얼음의 정령거신 루신, 그는 실버 드래곤이 되었다. 찬란한 빛의 현현, 생명의 창조와 사계의 조화를 담당했던 빛의 정령거신 아메네온, 그는 골드 드래곤이 되었다. 허공을 가르는 폭풍, 이동의 흐름과 거스름을 담당했던 바람의 정령거신 벨가릭, 그는 블루 드래곤이 되었다. 감싸안는 짙은 어둠, 존재의 공포와 안식을 담당했던 어둠의 정령거신 아메드, 그는 블랙 드래곤이 되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대지, 생명의 순환과 재생을 담당했던 대지의 정령거신 우스트락스, 그는 그린 드래곤이 되었다. 끝없이 순환하는 흐름, 생명의 치유와 번성을 담당했던 물의 정령거신 타미논, 그는 화이트 드래곤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책무를 저버린 채 피조물의 자리로 내려앉았다. 스스로 의 몸을 나누어 성을 구별하고 수명을 지정하며 후손을 남기는 존재인, 그들은 생명체의 자리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소멸의 그날까지 자유를 만끽했다. 그리고 소멸의 운명을 맞았다. 그렇게 그들은 소멸했지만, 그들의 자손은 자유롭게 대지 위를 걷고 창공을 누 비게 되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들은 진정 자유로와졌다. 신들은 당황했다. 아무런 변화없이 유유히 흘러가던 섭리의 한쪽 귀퉁이가 일그러졌다. 세계의 균형이 깨어졌다.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 미래는 동일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은 미래를 알 수 없게 되었다. 지상을 누비는 이성적인 존재, 허용되지 않는 대지를 밟는 자들이 그들의 세 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아무도 알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서둘러 마나의 흐름을 일부 뒤틀었다. 사라진 신들의 자리 안에 대신 그들의 의무를 행해줄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은 정령왕을 창조해냈다. 사라진 불꽃의 정령거신 칼락스, 그 자리를 불꽃의 정령왕 이프리트가 대신 했다. 사라진 얼음의 정령거신 루신, 그 자리를 얼음의 정령왕 프라곤이 대신했다. 사라진 바람의 정령거신 벨가릭, 그 자리를 바람의 정령왕 이시리엘이 대신 했다. 사라진 대지의 정령거신 우스트락스, 그 자리를 대지의 정령왕 아르도가 대 신했다. 사라진 물의 정령거신 타미논, 그 자리를 물의 정령왕 루타미론이 대신했다. 사라진 빛의 정령거신 아메네온, 그 자리를 빛의 정령왕 펠리크가 대신했다. 사라진 어둠의 정령거신 아메드, 그 자리를 어둠의 정령왕 카르온이 대신 했다. 새로이 창조된 자들, 신들은 그들에게 `배신자'들의 의무를 부여했다. 그리고 그들은 의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배신자'들은 피조물로 내려앉아 `신성'을 저버렸으되 `신력'은 고스 란히 가지고 가버렸다. 새로이 태어난 자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훌륭히 해냈었 지만, `배신자'들의 지배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배신자들의 의지 하나만 으로도 언제든지 세계는 다시 균형이 깨질 수 있었다. 신들은 초조했다. 균형이 깨지는 세계는 결국 멸망으로 치닫게 된다고 그들은 믿었다. 그들은 자신의 존속을 위하여 저 `배신자'들을 없애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세계라는 조직 속에 물려돌아가는 톱니바퀴, 그들이 그 자리에 서 이탈하는 순간 그들은 존재가치를 잃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소멸을 의미한 다. 그들은 그릇이 필요했다. 자신들이 내려앉지 않으면서도, `배신자'들과 동일한 위치에 설 필요없이 자신들의 힘만을 담아 저 `배신자'들을 처단할 그릇이 필 요했다. 그들은 새로운 존재를, `허락되지 않은 이성을 지닌 자'를 만들어 내기로 결심했 다. `배신자'들을 처단하기까지만 존재시키는 시한부적인 생명체, 법칙에 어긋나는, 그러나 그 어긋남이 아주 미약하여 언제라도 세계를 현상태로 돌릴 수 있는 존재를. 그리하여 부정한 자들, 인류가 탄생했다. "마..말도 안돼는!" 피트는 자신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리고 당황해서 입을 다물었 다. 그러자 칼슈타인이 잠시 말을 멈추고 피트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어떠냐, 소년이여. 너희들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지 않느냐?" 피트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금 혼란에 빠져있었다. 말도 안된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자신이 숭배하고, 찬양하며, 믿고 따랐던 존재가... 이 세계를 창조한 위대한 그분들이 고작 세계를 지탱하는 톱니바퀴에 불과하다는 건가? 그리고 인간은... 칼슈타인은 멍하니 서있는 피트의 모습에 빙그레 웃어보였다. "왜 그러느냐? 네가 모시는 그 양반들은 이런 소리를 해주지 않은 모양이지? 자신의 의무에 묶인 채 영원히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저 머저리들이 말이야." 피트는 억지로,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떼어 간신히 한 마디를 내뱉을 수 있었다. "우리 존재는... 그럼 우리 존재는 부정한 것이었습니까?" 칼슈타인은 실로 의아하다는 듯이 간단하게 대꾸했다. "왜?" 피트는 절규하듯 대꾸했다. "우리 존재가 세계를 어지럽힌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순리에 거스르는 존재라 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우리는 있어서는 안 될 존재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칼슈타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확실히 인간이든 드래곤이든, 아니, 이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성을 지닌 자들은 세계를 어지럽히지. 그리고 그것은 세계를 멸망으로 치닫게 할 지도 모르지..." 피트는 애타게 소리쳤다. "그런데 왜?" 칼슈타인은 간단히 대답했다. "그게 뭐가 잘못인가?" "예?" 세계를 어지럽히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건가? 그들로 인해서 세계의 흐름이 가로막히고 결국 멸망으로 치달릴 수도 있는데, 그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건가? 의문으로 가득찬 피트의 얼굴을 보며 칼슈타인은 당당하게 대꾸했다. "아무 변화없이, 그저 끊임없이 같은 것만을 반복하기만 하는 세계 따위, 영원 히 존재해서 뭐하겠나?" 피트는 또다시 말문을 잃었다. 그리고 그런 피트를 보며 칼슈타인은 부드러운 미 소를 지으며 말을 맺었다. "세계의 부품이 되어 정해진 법칙대로 영원히 존재하느니, 차라리 자유롭게 파 멸을 기다리겠네. 그것이 삶이라는 것 아니던가?" 피트는 침묵했다. 그리고 그 침묵 위에서 드래곤들은 서로 웃음을 터트렸다. "와, 그래도 나이 헛먹은 건 아니네요 칼슈타인님?" "로자르아힘...너까지 나를 치매드래곤으로 봤었냐?" "아뇨, 그럴리가...꺄하하하." "속지마라 누렁아, 저 영감탱이 그냥 어렸을 때 들은 말 그냥 읊는 걸껄? 자기도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하는 소릴꺼야." "...칼세니안... 내가 직접 재갈을 물리길 기다리는겐가?..." "알았어요! 입 다물께요!" 그러는 와중에 문득 가냘픈 미성의 목소리, 그러나 소녀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변성기 전의 소년의 목소리가 그들 사이로 울려퍼졌다. "저기요 칼슈타인님?" "응?" 칼슈타인은 고개를 돌렸다. "아리아 이야기는 언제 나와요?" 그것은 아린의 목소리였다. 상당히 지겨워하는 기색이 완연한. 그러나 칼슈타인은 오히려 웃었다. `그래도 듣긴 듣네?' 칼슈타인은 입을 열었다. "그래, 건너 뛰고 거기부터 이야기해주마." --------------------------계속-------------------------------------- 아무래도 조만간 초룡 앞부분 삭제해야 할꺼 같습니다... 음..적어도 하루 2화 체재를 유지해야...날짜 맞출 수 있는데... 아그..게으름 작작 피우고 글 쓰자--; P.S 칼슈타인 옹의 개소리도 거진 끝나가는군요... 역시 설정은 어려워~ 냥~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06)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63 , 줄수 : 239 초룡전기 273 『게시판-SF & FANTASY (go SF)』 32620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5/14 15:32 읽음:500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신들의 힘을 담을 새로운 그릇들, 인류. 신들의 의도대로, 인류는 번성했다. 의지가 곧 힘이 되는 신력을 타고난 그 들은 곧 지상의 패자가 되어 모든 생명체들을 지배하고서 널리 번성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행하지는 못했다. 자신의 신력을 고스란히 지니고 내려간 드래곤들의 힘은 강대하기 그지없었 고 단지 신들의 힘의 극히 일부만을 허락받은 인류의 그것은 그들에게 통용되 지 않았다. 그러나 신들은 인류에게 주어진 것 이상의 능력을 부여할 수 없었 다. 그들은 세계의 흐름 속에 종속되어야만 하는 존재들, 언젠가는 사라져야 할 도구들이었다. 그래서 신들은 그들에게 가변성을 부여했다. 그들의 능력을 평등치 않게 조절하여, 수많은 교배 가운데에서 드래곤을 능가 할 뛰어난 그릇이 탄생하기를 기다렸다. 정해진 수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 러면서도 신들의 강대한 힘을 담을만큼 거대한 그릇을. 그러나 신들의 의도는 어긋났다. `허락받지 않은 이성을 지닌 자'들, 그들은 교활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의 무를 이행하기보다는 드래곤들의 범위 밖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 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힘을 의무를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요구 대로 사용하는 것을 택했다. 그리하여 인류는 번성했다. 지나치게 번성했다. 세계의 흐름을 사용하는 것을 떠나서 흐름을 어지럽히기 시작했고 종국에는 자신들의 힘을 이용하여 새로운 종족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수 많은 유사인종들이 태어났다. 신들은 결국 그들의 과오를 바로잡고자 인류를 멸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들은 인간들에게 주어진 힘을 거두었다. 그들에게 내려지는 모든 신력을 차단했다. 그로써 인류는 의지만으로 사물을 다스릴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이미 지상의 패자였고 신력이 없이도 법칙 을 이용하여 사물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인류은 멸망하지 않았다. 세계의 조화를 위하여, 신들은 또다시 새로운 종족을 창조했다. `파괴의 본능을 가진 자들' 인류가 몬스터라 불리운 여러 인위적인 종족들이 지상 위를 걷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본능으로 인류의 수를 줄 였다. 이제 인류는 법칙의 흐름 속에서 흘러가게 되었다. 적절한 삶과 죽음의 저울추 사이에서 그들은 세계의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제각기 삶을 살게 되었 다. 그로써, 비록 시한적인 안정이지만,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불안정한 안정이 지만, 아귀가 맞지 않는 엉망의 안정이었지만, 일단 세계는 다시 안정되었다. 그러나, 인간들의 폭주는 막았으되 원래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 드래곤들은 여전히 자유롭게 지상을 활보하고 있었고 그들은 조금도 달라진 것 없는 삶을 누리고 있었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 자신들의 노력이 헛되었다는 걸 안 신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그들은 깨달았다. 법칙에 어긋난 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역시 법 칙에 어긋나야만이 가능했다. 결국 그들은 법칙을 어기고 자신들의 권위를 모조리 사용해버렸다. 그들의 행위가 파멸을 가져올 지더라도, 그들은 더 이상 드래곤들을 용납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금단의 비술 `깨어지지 않는 영혼의 그릇'을 창조해 내었다.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을 융합하여, 심지어는 드래곤조차 이용하여, 그들은 금단의 존재를 탄생시키고야 말았다. 어떠한 물리력이나 마법력조차도, 심지어는 신력조차도 통용되지 않는, 그 어떠한 장애나 제어로부터 완벽하게 어긋난 역칙의 존재... 신들은 전능한 짐승, 전능수를 창조해내었다. 그러나 그 절대적인 존재에게 신들은 이성을 부여할 수 없었다. 이미 지닌 능력만으로도 세계를 파멸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는 전능수에게 그에 걸맞는 이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곧 자멸을 의미했다. 그러나 본능만으로 제어하기 엔 전능수는 너무 위험한 존재, 단순한 본능의 제어만으로는 드래곤만을 소 멸시키는 명령을 받아들이게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신들은 그 곳에 인간의 영혼을 부여했다. 가장 불안정한, 스스로 의 힘을 견뎌내지 못 하고 책무만을 수행한 뒤 곧 자멸할 미약한, 그러나 전 능수를 통제할 만큼 강대한 모순적인 영혼을. 그리고 `허용되지 않는 이성을 지닌 자'로써 그 전능한 육신에 머물 이성적인 영 혼으로 선택받은 인간... 그렇게, 한참을 이어지려던 칼슈타인의 이야기에 문득 날카로운 미성의 목소리 가 끼어들었다. "칼슈타인님? 아리아랑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 뿐이잖아요?" 칼슈타인은 잠시 이야기를 멈춘 채 목소리의 주인공, 아린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뭘 듣고 싶은게냐 그럼?" 아린은 불만스럽다는 듯이 칼슈타인을 노려보며 대꾸했다. "아리아를 인간으로 만들 수 있냐는 거 물어봤잖아요? 자꾸 말돌리지 말고 그 거나 가르쳐줘요." "....."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고개 빳빳히 들고 듣기 싫으니 가르쳐줄 거나 빨랑 가르쳐 주고 끝내슈~ 라는 듯한 아린의 태도. 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 는 아린의 시건방짐에, 칼슈타인은 깊은 감명을 받은 얼굴로 아린과 몇 발 자국 건너 동상처럼 굳어있는 칼세니안을 번갈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 다. `역시 그 어미에 그 자식이구만...' 칼슈타인은 이야기를 끝내기로 결심했다. 애가 듣기 싫다는데 얘기는 해서 뭐 하나? 물론 피트는 옆에서 잡아먹을 듯이 아린을 바라보았지만, 그런 것따윈 칼슈타인의 안중 밖의 일이다. 칼슈타인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런 방법따윈 없을 걸?" 아린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왜요? 칼슈타인님의 힘으로도 안 돼요?" 칼슈타인은 슬쩍 허리를 편 뒤 고개를 돌렸다. 갈색머리의 무표정한 여인 아리아, 칼슈타인은 그녀를 힐끗 쏘아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애당초 인간이 아닌데 그걸 어떻게 인간으로 만드냐?" 아린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인간이 아니다...라고? 그때 옆에서 잠자코 듣고만 있던 키아드리스가 불쑥 얘기에 끼어들었다. "흐음. 불가능하진 않을 거 같은데요? 폴리모프를 이용하면..." 인간이 아닌 존재를 인간으로 만든다... 얼핏 듣기엔 불가능한 것 같지만 사실 이들 역시 드래곤임에도 불구하고 인 간으로 폴리모프해서 잘만 돌아다니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것이다. 물론 폴리모프란 게 오래토록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방대한 마나가 소모되기는 하지만, 이들이 누구인가? 하해와 같은 마나를 지닌 드래곤들이 아니던가? 별 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여보이는 키아드리스를 보며 칼슈타인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해보시오. 되나 안 되나." "...? 어? 안 되네?" 아리아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려보인 뒤 고개를 갸웃거리는 키아드리스를 보며 칼슈타인이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저게 비록 조잡하게 만들어져서 그렇지, 저래뵈도 전능수야. 유지마법이나 정신계 마법같은 건 아예 안 통한다고. 물리적인 건 통하겠지만... 하긴, 그 것도 재생력을 이용해서 커버하는군...." 문득 칼슈타인이 의아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아리아를 쏘아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근데 신력은 어떻게 부여했지? 그게 신기하단 말이야?" 모든 종족의 특성을 융합하여 장점만을 남긴 채 단점을 없애버린 것이 전능수 라는 존재,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금단의 비술 [영혼의 그릇].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데 필수적인 힘이 바로 `신력'이다. 고대의 인간들이라면 모를까 현세의 인간들은 신력을 부여받지 못 한 것이다. 그런데 비록 조잡하기는 하지만 [영혼의 그릇]을 터득해 저런 존재를 만들어 낸 자가 있다는 건가? 도대체 무슨 수로? 그때 흑룡왕 에르카스가 칼슈타인의 어깨너머로 나직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저 유체에서 느껴지는 것은 화이트 일족의 기운입니다. 그라테우스 인 모양이군요. 드래곤하트 속에 깃든 우리들의 신력을 이용한 모양인데요?" "흐음..." 에르카스의 말을 귓가로 흘리며 한참 이리저리 아리아를 뜯어보던 칼슈타인은 결국 두손 놓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툴툴대기 시작했다. "원체 조잡하게 만들어놔서 도저히 모르겠군. 만들려면 좀 제대로 만들지... 에잉. 그럼 알아보기나 쉽잖아." 잠시 툴툴댄 후, 자신을 향해 왠지모를 기대감으로 반짝이는 아린의 두눈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힘없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아린아, 포기해라. 저건 불가능해." 그러자 아린이 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냐는 듯 대꾸했다. "가능하다던데요?" "엥?" 칼슈타인뿐만 아니라 그 주위에 서있던 모든 드래곤들이 놀란 눈빛으로 아린 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지식 내에선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인데, 그걸 가능하 게 한 사람이 있다고? 수천년동안 지식을 쌓아온 자신들이 모르는 것을 한낮 인간이 알고 있다는 건가? 주위의 경악에도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아린은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 "이미 성공한 사람이 있다던데요?" "엥? 누가?" "세를레네가 그랬어요." 태연스레 대꾸하는 아린, 칼슈타인의 미간이 재차 찌푸려졌다. "...세를레네는 또 누구야?" 그때 로자르아힘이 잽싸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까지 `꿈'을 꾸 던 드래곤이어서인지 그녀가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곳의 지배자였던 인간입니다 칼슈타인님." "그래? 흐으음..."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숙이는 칼슈타인, 문득 칼슈타인이 고개를 번쩍 들더니 칼세니안과 기타 다른 드래곤들을 바라보며 호기심어린 말투로 불쑥 입을 열었다. "칼세니안, 아린 끌고 집에 가는 건 잠시 보류하세. 이거 흥미가 생겼어." -----------------------------계속------------------------------------ 후아...출판사 출퇴근 하느라 연재할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은 요상한 핑계 대고 하루 쉬는 날^_______^ 덕분에 글 좀 올릴 수 있게 되었군요. 올릴 수 있는데 까진 올려봅지요! P.S 초룡 거품 페이지 특별편 제 2탄!! ^_^ (1탄은 가오가이가?) 초룡 272편 간략하게 해석하기!!!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07)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76 , 줄수 : 243 초룡전기 274 『게시판-SF & FANTASY (go SF)』 3393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5/29 08:04 읽음:5829 관련자료 있음(TL)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칼슈타인은 결심했다. 어차피 아린은 잡았으니 볼일은 끝났다. 여기서 미적거리든 빨리 집으로 가 버리든 이제 그것은 신경 쓸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 피트라는 인간 소년이 제시한 의문은 오랜 시간을 무료하게 지낸 그에게 상당한 흥미거리 였다. 칼슈타인은 이제는 아예 석상처럼 굳어버린 가련한 칼세니안을 위해 손끝을 까닥거려 보인 뒤 -용언의 해제- 곧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 그럼 그 세를레네라는 인간을 찾으러..." 그렇게 말문을 열던 칼슈타인이 문득 뒷머리를 긁으며 말을 흐리더니 로자르 아힘을 바라보며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 "가만... 근데 그 세를레네란 인간이 여기 통치자라고?" 활기차게 일어나다가 도로 인상을 쓰는 저 귀여운 적발소년의 뒷모습에 로 자르아힘은 잠시 의아해했다. 세를레네가 여기 통치자라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닐텐데 왜 저렇게 인상을 쓰는 건가? 그래도 일단 로자르아힘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칼슈타인님." 그러자 칼슈타인이 실로 난감하다는 듯 과장스레 두 팔을 벌려 주위를 향해 펼쳐보이며 말을 받았다. "그럼, 여기 산단 소리잖아?" 지나치게 과장스러운 칼슈타인의 몸놀림에 드래곤들은 일제히 주위로 시선 을 옮겼다. 당연하게도 그들의 시야로, 칼세니안의 살벌한 모성애가 빚어놓 은 처참한 이델론의 광경이 들어왔다. 이리저리 갈아엎은 거대한 밭과도 같 은, 그러나 사실은 인간들의 도시였던 마도도시 이델론의 광경이. 로자르아힘의 입에서 당황스런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그...그렇겠네요?" 칼슈타인이 기가 막히다는 듯 재차 뇌까렸다. "...여기 어딘가에 있겠네? 로자르아힘 역시 멍한 목소리였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리고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칼슈타인의 입에서 힘없는, 실로 허탈한 듯한 목소리가 새어나왔 다. "...살아있을려나 모르겠다?" 운좋게 파괴의 발톱을 피한 지역이라면 모르겠거니와, 저렇게 노골적으로 갈 아엎은 부분에서 과연 인간의 육신을 한 존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칼슈타인의 미간이 일그러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때였다. "어? 살아있는데요 칼슈타인님?" "응?" 가늘고 고운, 아직은 앳된 목소리. 칼슈타인은 고개를 돌렸다. 흑발의 귀여운 소녀, 이제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이라기보단 세를레네의 모습에서 벗어난- 에어린이 칼슈타인을 빤히 바라보며 자신만만하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제가 건 저주가 아직 풀리지 않았어요. 살아있는 것 같은데요?" "저주?" "아, 여기 처음 올때 걸은 건데요. 절대 마법 봉인이거든요? 근데 안 풀렸어 요." 상황무시,설명무시의 무시무시(?)한 에어린의 발언에 칼슈타인이 고개를 갸 웃거리는 것은 실로 당연했다. "...무슨 소리야?" "아, 그러니까..." 그리고, 막간을 이용한 에어린의 설명이 잠시 있은 후, 그제서야 상황을 알아들은 칼슈타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에어린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그럼, 어디 있는데?" 에어린은 다소곳이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저기요." 에어린의 손가락은 석양 아래 깔려있는 거대한 도시의 일부분, 무더기로 쌓여 있는 돌무덤 한 쪽을 가르키고 있었다. 집채만한 돌들이 수북히 쌓여있는, 채 원형조차 남아있지 못한 채 폐허가 되어버린 이델론의 주택가 일부분을. 에어린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이동하던 칼슈타인의 입에서 문득 멍청한 듯 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거, 용하네... 어떻게 저기서 살아있지?" 그러며 칼슈타인은 힐끗 아리아를 쳐다본 뒤 말을 맺었다. "뭐, 일단 건져내보자. 저걸 건진 식으로 하면 되겠지?" *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어둠, 사방이 가로막힌 바위와 바위의 자 그마한 틈새 사이에서 세를레네는 조용히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너져내 린 공간의 틈새로는 공기조차 가까스로 스며들어 올 뿐, 한 점의 빛조차 그 녀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일어난 알수 없는 참상, 대지가 흔들리며 사방이 무너져내리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기억은 끊겼다. 그리고 다시금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 녀의 눈앞에는 단지 어둠만이 존재했다. 그때 그녀는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따스한 체온이 없었더라면, 그녀의 귓가로 걱정어린 굵은 신음 들려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자신의 생사를 구별하지 못 했을 지도 몰랐다. 자신을 껴안은 채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고 있는 세틴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 녀는 그제서야 그녀의 위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바위 아래 갇혀 있었다. 사람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만한 틈새 사이 로, 그녀를 안고 있는 세틴의 위에 겹쳐져 있는 모습으로로. "하아,하아. 크윽..." 숨소리가 들려왔다. 낮고 굵은, 고통스러워 하는 신음이 섞인 나지막한 숨 결이 세를레네의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그녀를 감싸는 선행의 댓가로 오른 다리 아래를 무너져내린 바위 아래 바쳐야 했던 세틴의 신음이 세를레네의 두 귀로 생생히 들려왔다. 세를레네는 조심스레 몸을 틀었다. 자신을 껴안고 있는 세틴의 체온이 새삼 스레 느껴졌다.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울먹거리는, 가냘픈 음성이 어두운 공간 사이로 조용히 울렸다. "죄송해요, 세틴씨... 저 때문에..." 세틴은 애써 미소를 지으려 했다. 그러나 이 곳은 짙은 어둠만이 머무는 공 간, 미소따위는 의미없는 곳이었다. 대신 그는 최대한 고통을 억누르며 태연 을 가장한 채 세를레네를 향해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괜찮..습니다. 이건 제 의무..니까요. 기사로써, 그리고 남자로써의..." 세틴의 말은 곧 흐려졌다. 등으로부터 전해져오는 차가운 땅의 냉기가 몸서리 쳐질 만큼 시리게 그를 압박해오고 있었다. 세를레네를 감싼 자신의 두 팔로 부터 긁히고 찢긴 상처의 통증이 생생히 전달되고 있었다. 게다가 바위에 깔 려 으스러져버린 오른다리로부터 오는 지독한 통증은 결코 소년에 불과한 그 가 참아낼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약했다. 그의 품 안에 안긴 이 금빛의 작은 새를 보호하기엔, 그는 아직 너무 미약했다.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지않기 위해서 그는 이를 악물었고, 그래서 세틴의 말은 곧 흐려졌다. 그런 세틴을 바라보며 세를레네는 울고 싶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알 수 있었다. 보이지는 않아도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힘만 있었어도... 예전의 절반의 힘만 있었어도...' 세를레네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적어도 상처만이라도 치유해 드릴 수 있을텐데...' 대신 그녀는 몸을 최대한 웅크린 채 세틴의 품에 안겼다. 조금이라도 세틴 이 지탱해야 할 공간을 줄여주기 위하여. 그것이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유 일한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녀는 또다시 되뇌었다. 이제껏 수없이 해왔단 중얼거림을 또다시. "죄송해요..." 그러나 세틴은 웃었다.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고통을 억누르며 최대한 태연을 가장한 채, 그는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뭘요. 오히려 제가 실례를 범하고 있으니 제가 용서를 빌어야죠." 실례라... 세를레네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세틴의 가슴으로 얼굴을 더욱 파 묻었다. 따스한 체온과 함께 세틴의 땀내음이 세를레네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자신을 보호하는 이 소년의 체취를, 왠지 싫지 않은 그 내음을 맡으며 세를 레네는 조용히, 바로 곁에 있는 세틴에게조차 들리지 않을만큼 조용한 목소 리로 중얼거렸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걸요..." -----------------------------계속------------------------------------ 위험한 상황에서 사랑이 싹트는 건, 사실 사랑이 아니라 종족보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 중 하나라죠? 이거 시티헌터에서 본거 같은데... 맞나 몰라? 자! 싸나이 세틴! 과연 그는 싸나이(억양에 강세 있음)답게 조강지처(?)유 나 냅두고 딴 여자랑 놀아나고(?) 있다. 자, 이걸 어떻게 처리해 볼까? 으흐흐흐^^ 그리고 특보!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1,2권이 나왔습니다. ^_^ 무협틱한 분위기가 풀풀 풍기는 초룡전기를 떼버리고 제목은 『카르세아린』이 되었구요. 출판사는 자음과 모음입니다. 전 9권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천리안이나 유니텔에 올라가 있는 초룡, 200회까지 지워주세요. 1주일 간격으로 나오니까요^^ (가격은 권당 7000원) 이상! 시니컬한 시선으로 부조리한 사회와 냉혹한 현실을 냉소하는 카르세아린의 작가였습니다! 크하하하핫! P.S 키텔...기가 막힌 곳이군요. 키텔에 있는 초룡은 전부 지워주시기 바랍니다. 전 애당초 천리안,유니텔 외에는 퍼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전에 퍼가요 퍼가~ 라고 막 나가던 경우는 있었지만. 그 사이에도 키텔은 없었습니다. 빨리 지워주시기 바랍니다.) P.S 2. 나도 가즈처럼 나우에 광고때리고 싶다. 아 부러워. 어떻게 하는 거지? P.S 3 한달 이상 수정에만 매달리다가 연재재개할려니 글 되게 안 써지는군요 속도 좀 붙으면 괜찮아지겠죠 뭐. 게다가 이젠 대충 수정 다 했으니까~ 으..출판 기일 맞출려면 지금부터는 하이페이스다. 날짜 계산해보니 하루 3화씩 써올리면 오케이로군. AGRA경이 실로 부럽다 T_T (나 미쳐!) 게으르면 평생 고생이라니까 에잉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10)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74 , 줄수 : 787 초룡전기 275 276 277 『게시판-SF & FANTASY (go SF)』 3692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6/30 07:56 읽음:330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칼슈타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물었다. "저 근처라 이거냐?" 에어린은 쑥쓰러워하며 대답했다. "예. 정확한 장소는 잘 모르겠지만요. 저 근방 몇 백미터 이내에요" 근방 몇백미터라면 그게 장소를 안다고 할 수 있는 문제일까? 그러나 칼슈타 인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럼 모조리 띄워놓고 찾아보지 뭐." 그리고서 그는 아린을 향해 손짓을 하며 가볍게 몸을 띄웠다. 작은 소년의 모 습인 그가 허공으로 떠오르자 아린의 신체 역시 함께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그들은 에어린이 가리킨 폐허로 날아갔다. 그가 가진 권능은 바람의 저항조차 받지 않는 듯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빠른 속도에도 불 고하고 칼슈타인은 머리칼 하나 휘날리지 않고 있었다. 잠시 후 그들은 폐허 위 상공에 몸을 안착했고 그 상태에서 칼슈타인은 가볍 게 손을 흔들며 가냘픈, 그러나 지극히 위엄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떠올라라!" 동시에 거대한 초자연적인 힘이 작은 소년의 몸에서 겁잡을 수 없이 뿜어져 나왔다. 반경 수백미터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그러 나 확실히 느낄 수 있는 힘의 기류가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힘의 기류가 스쳐지나간 모든 지역에서, 중력이 역전되었다. 산산히 부서져 있던 거대한 돌조각들과 폐허의 자취들, 그것이 서서히 허공 으로 몸을 의탁하며 떠올랐다. 대기가 진동하며 거친 공기가 주위를 감싸안 으며 공중으로 솟구친다. 수십, 수백조각의 폐허의 잔해들, 그 모든 것들이 중력을 벗어나며 천천히 허공에 자신을 안착시킨다. 칼슈타인의 말이 떨어진 지 채 수 초도 지나지 않아서, 그 폐허는 거대한 크레이터만이 남게 되었다. 허공에 떠있는 수많은 부유물들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아린을 향해 시큰둥 하게 물었다. "저기 어디 있는 거 아니냐?" 아린은 눈을 부릅떴다. 아리아를 찾아냈던 것처럼, 그는 이번에도 저 수 백개 의 부유물 중에서 자신의 오랜 친구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세틴은 문득 눈을 떳다. 뜨나 감으나 어차피 눈 앞은 적막에 찬 어둠으로 가득할 뿐이었지만, 그는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 이 폐허의 틈 사이로 일순 기이한 감각이 그의 육신을 엄습해 온 것이다. "어?" 세틴의 입에서 순간 멍청한 듯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무릇 날개를 지니지 않은 자라면 당연하게 구속되는 대지의 속박, 그것이 지금 풀리어지고 있었 다. "어어어......" 몸이 떠오른다. 주위의 모든 것이 떠오른다. 한 치의 틈조차 없이 첩첩히 쌓여있던 무수한 돌무더기 사이로 서서히 빛이 새어들어온다. 거친 바람이 휘파람 소리를 내며 틈과 틈 사이를 왕래하기 시작한다. 세틴은 당황하며 고통을 호소하는 팔다리를 억지로 놀려 세를레네를 감싸안 았다. "뭐, 뭐지?" 차라리 무너져내리는 것이라면, 암담한 상황이기는 해도 이해는 빨리 할 수 있겠지만, 이건 거꾸로 아닌가? 그들을 감싸고 있던 무수한 돌덩이들은 `위 로' 무너져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당황하는 세틴의 품에 안긴 채 벌벌 떨고 있던 세를레네가 가냘픈 목 소리로 그의 귀에 속삭였다. "역중력 주문이에요." "...그렇다면?" 세틴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는 하나만은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금 그들은 구조되고 있었다. 누군가가 마법을 써서 그들을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위로,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쌓여 있던 돌무더기들이 하나하나 흩어지면서 세틴은 점차 시야가 밝아지는 것을 느꼈고 그는 우선 재빨리 아래를 살펴보았다. 저 아래로 폐허가 된 이델론의 시가지가 보였다. 아마도 그들은 벌써 30여미 터 이상 상승한 모양이었다. 자신들이 묻혀있던 곳이 어딘지 알길은 없었다. 세틴의 시야에 들어온 모든 곳은 전부 동일한 형태, 즉 확실한 파괴만이 지 배하는 곳이 되어있었다. 세틴은 경악했다. `도...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그리고 그의 품에 안겨 있던 세를레네의 얼굴에도 경악의 표정은 마찬가지 로 어리어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경악의 원인은 세틴의 그것과는 좀 달랐 다. `도..도대체 어떻게 이런 위력이?' 묻혀있을 때는 미처 몰랐지만, 막상 떠오르고 보니 그녀의 눈에 비친 장면들 은 실로 경악스러운 것들뿐이었던 것이다. 눈앞을 가득 메우는 수백, 아니 수천 톤을 될듯한 무수한 돌더미들, 그 모든 것들이 허공에서 마치 솜털이라 도 돼는 냥 가볍게 부유하고 있는 장면은 검사인 세틴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지도 모르겠지만, 8서클의 마스터로써, 비록 그 힘을 잃기는 했지만 지식만은 여전히 지니고 있는 그녀에게는 경악을 넘어서서 경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었 2다. 그래도 경악에 차있는 세를레네와는 달리 세틴은 그래도 현실파악이 좀 빠른 편이었다. 그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수천년간 멀쩡하던 이델론의 중력이 지금 와서 이상현상을 벌일 리는 만무할 터, 그렇다면 이 현상을 이끌어낸 시전자 가 이 근처에 있다는 소리였다. 게다가 그 시전자는 그들을 구해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세틴은 그가 누구일지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이만한 위력의 마법을 구사한들 전혀 놀랍지 않을 그의 동료, 거대한 대검을 휘두르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이 세 틴의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아리아씨인가?' 그러나 그의 시선이 허공 어느 한 점에 고정되는 순간, 그의 예상은 깨졌고 그순간 세틴은 믿어지지 않는 광경을 보아야만 했다. 그들과 같은 눈높이를 가진 곳에 몸을 안착시킨 채, 세틴을 바라보며 환호성 을 지르는 저 붉은 머리의 소년과 그를 바라보며 자신들을 향해 손가락질 하 는 10여세의 작은 꼬마아이, 허공에 몸을 싣고도 마치 평지에 있는 냥 조금 도 어색해하지 않는 소년들의 모습이 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이다. `어?' 세틴은 또한번 당황해버렸다. 그들중 한 명은 세틴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소년이었고 그가 알기론 그에 게는 절대 이러한 능력이 없었다. 세틴의 입에서 어이없는 신음이 새어나왔 다. "...아린?" * 석양이 깃든 이델론, 끝없는 폐허들 중 하나인 반쯤 부수어진 폐가의 담벼락 아래에서, 한 무리의 인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뭐... 대충 이렇게 된 겁니다. 세틴씨. 그나저나 살아있었군요. 다시 보 니 정말 반갑습니다. 하하하..." "그렇군요..." 피트는 반가운 듯이 세틴을 바라보며 웃었지만 세틴은 피트의 목소리에 깃 든 힘없는 기색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이유는 쉽게 짐작이 갔다. 세틴 은 이미 피트에게서 상처를 치유받으면서 대강의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그 이 야기를 전해들은 세틴 역시 지금 힘없이 돌무덤 한 귀퉁이에 주저앉아있었으 니까. "유나는 괜찮을까요?" 세틴은 문득 곁으로 시선을 돌리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몇 발자국 떨어진 곳 에 서있는 두 명의 소녀와 갈색머리의 여인, 그들중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는 소녀의 모습으로 시선이 갔다. 피트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잔혹한 일을 당했지요. 너무 걱정은 마십시오. 드래곤들이 함께 계시니 어떻게든 치유해 주겠지요. 저같은 미약한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들 이시니 말입니다." "그것 참 다행이군요..." 왠지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투가 오갔다. 세틴은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들 어 저 타오르는 석양과 그 아래 서있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한숨이 새어나왔다. "드래곤이라... 아직도 믿을 수가 없군요." "저 역시..." 피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피트는 세틴의 놀라움이 자신의 그 것과는 차원이 다를거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자신은 단지 중간에 끼어든 인물에 불과하고 저들, 정확히 말하면 저들 한 가운데에서 즐거운 듯 웃고 있는 저 붉은 머리의 소년과 그다지 큰 친밀감을 가진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악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세틴의 심정은 지금 어 떻겠는가? 피트는 힐끗 세틴의 옆얼굴을 훔쳐보았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서 내심을 읽 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는 단지 지쳐보일 뿐이었다. 문득 세를레네가 의아하다는 듯 저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모두의 시선이 저쪽, 그러니까 또 하나의 무리들이 모여서 무엇인가를 열심 히 떠들고 있는 곳으로 모아졌다. 문득 세틴의 입에서 심드렁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위대한 드래곤들이 무슨 일을 하던 그것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겠소?" * 블랙일족을 대표하여 흑룡왕 에르카스는 말했다. "그럼 이만 가보죠. 이젠 일족의 문제는 끝났고 저희들이 함께 할 이유가 없군요." 그리고 이 말을 끝으로 그들은 공간이동 마법진에 휩싸여 사라져갔다. 그들 이 사라진 자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칼슈타인은 고개를 돌렸다. "헬메르노드, 로자르아힘, 아르키어드. 자네들은 어찌 할텐가?" "저도 돌아가겠습니다. 별로 도운 것도 없고... 게다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요." "저도 돌아가야죠. 위급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도움이 된 것같지는 않 지만..." 그 말과 함께 녹색 머리의 엘프 헬메르노드와 푸른 머리의 인간청년 아르 키어드의 모습 역시 사라졌다. 칼슈타인은 이번에는 로자르아힘을 바라보았다. 어차피 다들 반 재미삼아서 따라다니는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린을 찾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그녀가 아닌가? 그녀를 바라보는 칼슈타인의 눈빛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자네도 떠날텐가?"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저었다. "저는 굳이 갈 필요가 없군요. 좀 더 어울리겠습니다. 어차피 우리에게 시간이란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으니까요." 칼슈타인은 피식 웃었다. 역시 젊은 것들은 시간 아까운 줄 모른다니까. 뭐, 그렇다고 늙은 드래곤에 속하는 칼슈타인이 시간 아까운 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드래곤이란 게 그런 종족인 것이다. 로자르아힘은 말을 이었다. "게다가 전 원래 꿈을 꾸던 차에요. 이 기회에 제국 쪽에서 다시금 유희 를 즐길까 하는데요?" "그래라. 어차피 상관없지 뭐." 칼슈타인은 고개를 끄덕인 뒤 저편의 인간 무리들, 정확하게 말하면 그중에 서도 아리아와 세를레네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 줄 사람들을 말이다. 물론 그런 것 쯤 모른다고 해서, 그리고 아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 는다고 해서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어차피 지금 레어로 돌아가봤자 용암호수 속에 몸 담그고 허구헌날 조 는 일밖에 없는 판이다. 흥미거리가 생기는 일은 그들 드래곤들에게는 아주 드문 일인 것이다. 특히나 칼슈타인같은 나이든 드래곤에게는. 그러나 칼세니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우리도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칼슈타인님. 저 여인을 인간으로 만든 뒤 말이죠." 그저 빨리 아린을 집으로 데려가야겠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칼세니 안의 말에 키아드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벌써 밤이 다되어가는군. 일단은 어디 묶을 곳을 찾아야겠소만? 우리야 상관없지만 저 아이들이 문제잖소? 저들은 아린의 친구들이오." 칼세니안의 입에서 냉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해츨링의 꿈은 가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무시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키아드리스는 싱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에게 시간이란 남아도는 것, 간단히 말하면 가장 무가치한 자원이니 까 말일쎄." 칼세니안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러나 그녀도 그다지 크게 반대하는 눈 치는 아니었다. 일단, 그의 아들은 그녀의 곁에 있고 이제 별로 큰 문제는 남 아있지 않는 것이니. 여하튼, 결론이 내려졌다. 일단 밤이 깊었으니 어디가서 숙식을 해결하자는 것으로. 그것은 드래곤인 그들에게 있어서 절박한 문제는 절대 아니지만 아린 의 동료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고 그래서 아린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 다. "그럼, 어디로 가죠?" 아린의 이 당연한 질문에 드래곤들은 일순 서로를 바라보며 곤혹에 빠졌다. 지금 그들이 밟고 있는 곳은 이델론이고 또한 이델론은 지금 박살이 나있으 며 당연히 여관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멀쩡한 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은 대부분 빈집인 것이다. 그들이 묶을 곳을 찾는 이유는 아무래도 `숙'보다는 `식'에 더 큰 비중이 가니만큼 음식이란 음식은 모조 리 흙먼지로 진탕이 된 그런 빈집들이 만족스러울 리는 절대 없다. "아, 거기로 가요." 문득 무엇인가가 생각난 듯, 로자르아힘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어려졌다. "그 엘프 도둑 있잖아요? 엘라인이었던가? 도둑이면 비밀 아지트 정도는 있 을 거 아닙니까? 거기서 묶죠 뭐." -----------------------------계속------------------------------------- 으..정신없이 바쁘군... 내가 왜 출판한다고 설쳤지... 무진장 후회되네. 『게시판-SF & FANTASY (go SF)』 3693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6/30 08:36 읽음:302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하이고... 아주 박살이 나버렸군, 제기랄." 지금 엘라인이 석양에 붉게 물들어가는 도시, 과거2에는 현존하는 2번째로 거 대한 도시였고 현재는 단순한 돌무덤에 불과한 이델론을 바라보며 욕설을 내 뱉었다고 해서 그것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발코니에 몸을 걸친 채 연신 욕설을 내뱉고 있는 이곳은 이델론 시가지 가 한눈에 내려보이는 이델론 인근 야산의 중턱에 위치한 낡은 저택이었고 지금 이 곳에는 단지 그의 부하 몇명만이 그와 함께 있었으니까. "단순히 그 위험한 여자로부터 몸 좀 피하가는 목적이었는데, 생명을 구하 게 되어버렸군요." 건장한 검은 머리의 청년이 엘라인의 곁으로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엘라인 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조용히 대꾸했다. "그건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저 돌덩어리들 아래 어딘가에 깔려있었을테 니." 말을 마치며 엘라인은 문득 피식 웃었다. 자신이 이제껏 만난 여인 중 가장 재수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 여인이 지금 생각해보면 생명의 은인이 아닌가?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 여인이 없었다면 엘라인은 결코 이 호 경기 때 `영업'을 중단하고 비밀아지트로 옮겨올 리가 없는 것이다. 원래 도적이라 함은 직업적 특성상 켕기는 게 많은 법이고 그래서 이런 `아 지트' 정도는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엘라인은 운좋게도 귀 족이 짓다만 별장을 싼 값에 인수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들은 안전하게 이곳 을 이용하고 있었다. 아무리 짓다 말았다고 해도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집이다. 좀 낡긴 했지 만 그 속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물론 귀족들의 취향에 맞는 우아한 생활이야 불가능하겠지만... 게다가 행정 서류를 약간만 조작하면 이 집은 여전히 그 귀족의 소유가 되어 있는 것이니 -물론 그 귀족은 이러한 사실을 절대 모른다. 이델론 내에서만 통용된다는 이야기다- 안정성 여부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다. 그 안정성이 증명된 자신의 저택을 내려다보며 엘라인은 미소를 지우고 대신 고민에 빠졌다. 일단 자신들의 영업터가 무덤터가 되어버렸으니, 슬슬 구역 을 바꿔야 하는데.... "다른 길드가 존재하는 곳에 끼어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델론 시가 재건되기를 기다리자니 굶어죽기 딱 좋다. 물론 살아 남은 자들에게는 국가적인 차원의 보조가 내려지겠지만 그것은 이들처럼 비 합법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기대하기 힘든 보조이기도 하다. "어쩐다..." 문득 엘라인은 자신의 표정에 자신도 모르게 또다시 미소가 띠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욕설을 내뱉고 투덜거려도, 살아가던 터전이 완전히 무너져버려 앞날이 막막하다 해도, 그는 일단 살아있는 것이다. "살아있다. 이것만으로도 확실히 운은 좋다고 할 수 있지." 엘라인은 발코니에 기대어 짙은 미소를 머금었다. 어찌 되었건 살아있다. 그 것이면 충분하다. 적어도 저 광대한 무덤 속에 함께 묻힌 것만 면해도 그것 은 큰 행운인 것이다. 엘라인은 스스로의 행운에 감탄하며 웃었다. 그때였다. "여기 틀림없나 로자르아힘?" "네 칼슈타인님. 아린을 못 찾을 경우를 대비해서 아까 몰래 탐지주문을 걸 어놓았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이용할 줄은 몰랐지만요." "음, 그럼 여기서 쉬는 거야?" "거참, 이거 자꾸 엘라인씨께 폐를 끼치게 되는군요." "그런 비열한 인간한텐 폐 좀 끼쳐도 상관없어요." 갑자기 어둠 사이로 환한 빛이 일순 번뜩이더니 거진 10 여명은 되어보이는 한 떼의 무리가 그의 저택 앞마당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무엇인가 열심히 떠 들기 시작한다. 엘라인은 미간을 모으고 시선을 집중하여 그들을 바라보았다. "저들은?" 어째, 낮익은 얼굴들... 아니다. 죄다 낮익다! 특히나... "유나 친구들이랑... 그때 그 여자!" 공허한 어둠 사이로 엘라인의 목소리가 비명처럼 울려퍼졌다. 그 소리에 적발 의 여인이 고개를 들었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야 너!" 엘라인은 자신도 모르게 섬짓하며 몸을 떨었다. 여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배고프니까 일단 저녁식사부터 마련하고 또 얘들 피곤하니까 방들도 준비 해놔. 어쭈? 뭘 그렇게 쳐다봐? 빨리 안 움직여?" 부하들이 발코니로 달려나왔다. 그리고 엘라인과 같은 포즈로 -발코니에 두 손을 걸친 채 기가 막히다는 태도로 떨고있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서로의 눈 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엘라인의 직속부하들, 그리고 직속부하라 함은 엘라인의 아지트가 무너질 때 깔렸었던 자들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겁부터 집어먹기 시작했다. 문득 자신이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불행이 찾아오나 심사숙고하 고 있던 엘라인의 귀에 멍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쩌죠 마스터?" "어쩌긴 뭘 어째!" 곁에 서있던 청년의 어리숙한 목소리에 엘라인은 빽 하니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밑에 있던 칼세니안의 눈빛이 오묘하게 바뀌었고 -아무리 봐도 호감가 질 수 있는 눈빛은 아니었다- 그러자 엘라인의 목소리가 다시금 조용히 기어들 어가기 시작했다. 나지막하고 처량하게, 그는 중얼거렸다. "밥 지어..." 피트에게 자신의 미약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하고 유나를 그토록 절망하게 했 던 그녀의 상처는 칼슈타인의 단 한 마디로 깨끗히 사라졌다. "치유되라." 인간세상에서 더없이 강력한 마법사이자 가스터를 제외하면 최강의 마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도여왕 세를레네, 그녀를 평범한 소녀로 만들어버리고 덕 분에 아린들로 하여금 그 난리를 피우며 무수한 사람을 죽이게 만들었던 그녀 의 봉인은 칼슈타인의 단 한 마디로 깨끗히 제거되었다. "풀려라." 그리고 칼슈타인은 지금 도대체 자신들은 왜 그 고생을 했던가...라며 허망 한 나머지 기운없이 앉아있는 사람들, 정확하게 말하면 이 곳에 모인 사람들 중 인간이라는 종족들을 제외한 나머지와 함께 즐거운 식사를 즐기고 있는 중 이었다. 원래 도적이라는 직업의 특징상 겸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엘라인의 부하 들 중에는 이델론에서 제법 이름난 요리사 출신도 있었고 덕분에 식사는 성찬 이라고까지는 말 못했지만 상당히 훌륭한 편이었다. 그리고 칼슈타인은 칭찬을 하는데 그다지 인색하지 않았다. "도둑놈들이 거 음식 한번 잘 만드네. 전업해라 너네들." 단지 문제는 칼슈타인은 순수한 칭찬이라고 한 것이 엘라인들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생각해보라. 새파랗게 어린 12살짜리 꼬마가 반말 틱틱 해가며 건방지기 짝이 없는 말투 로 말을 걸어오면 누가 기분이 좋겠는가? 그러나 엘라인 일행들은 소태씹은 표정으로 그저 아린일행에게 음식만을 열심히 나르고 있었다. 자신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저 여인조차 저 붉은머리 꼬마에게는 존대말을 쓰는 판이니 자신들의 불만 따윈 의미없다는 것을 그들은 일찌감치 깨달은 것이다. 어쨌든 만족스러운 식사를 끝내고 나자 칼슈타인은 귀엽게 미소지으며 바닥 에 벌렁 누워버렸다. 그리곤 나직히 중얼거렸다. "거 오랫만에 맛보는 포만감이라는 것도 괜찮군. 이왕 나온김에 꿈이나 다 시 꿀까? 확실히 이쪽이 더 재미는 있는데 이상하게 본체로만 돌아가면 만 사가 다 귀찮아진단 말이야." 그때 다른 일족과 마찬가지로 마음 편히 포만감을 만끽하던 로자르아힘이 문 득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알아내실 것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칼슈타인님?" "아, 그거?" 순간 세를레네와 아리아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리고 그것은 피트와 마법사인 유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엘라인 일행은 음식만 나른 뒤 다른 방으로 사라져 버렸다. 하긴, 그 사람들 입장에선 잠시라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피곤한 몸을 일으켜세우고 각자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세를레네는 자신의 지식을 풀어놓을 준비를. 그리고 나머지 일행은 그 지식을 경청하기 위한 준비를. 그러나 세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칼슈타인은 여상스레 대꾸했다. "배부르니까 졸음 온다. 내일 아침에 듣기로 하지." 그리고 그는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계속------------------------------------ 과연 인간은 하루만에 얼마나 쓸 수 있을까? 현재 최고기록이 6화였는데... 『게시판-SF & FANTASY (go SF)』 3693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6/30 08:41 읽음:310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사방으로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끝없 이 펼쳐진 이곳, 리베이드와 바트란, 카르셀왕국이 동시에 교차되는 보라스 분지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잔혹하리만치 짓밟히고 있었다. "휴우..." 리베이드 부흥 기사단장 제롬웰은 문득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진지에서 눈앞의 평원을, 격전의 중심지가 되어 무수한 생명들이 사 라지고 있는 저 곳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 로지 한숨을 쉬며 절망에 찬, 아니 거의 체념에 가까운 심정으로 힘없이 중 얼거리는 것 뿐이었다. "허망하군." 허망했다. 리베이드의 부흥을 꿈꾸며 일어난 1만의 자랑스러운 리베이드의 정병들과 잃 어버린 왕국을 되찾기 위해 모인 바트란의 1만 병력, 그리고 사르바잔 왕국 의 정규군들이 합쳐진 이 3국연합군이 지금 그의 눈앞에서 산산히 패퇴하고 있었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제롬웰 경은 승리를 자신했었다. 3국의 병력을 총집결한 거의 7만에 육박하는 대군, 각 나라의 경제적 사회 적 여력을 볼 때 비록 이긴다 할 지라도 전후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일으 킬 것을 감안하면서까지 집합시킨 이 대군이었다. 그에 비해 카르셀의 군세는 고작 2만에 불과했다. 원래의 카르셀 왕국의 상 비군은 전혀 없이 오로지 실버나이트와 블랙나이트들의 사병만을 이끌고 온 저들이었다. 압도적인 병력차인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나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이들이라 해도, 대륙 전체에 명성을 떨치는 드래곤 슬레이어들이라 해도 그들은 고작 4명에 불과했고 그 4명의 힘이 5만이라는 엄청난 병력차를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는 그는 상상조차 하 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는 절망에 빠져있었다. 대지를 가르며 단숨에 수뱁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저 무지막지한 마법을 구사 하는 자, 마법이 취약한 리베이드에서는 거의 전설로까지 알려진 9서클의 마 스터, 대마법사 가스터 앞에서 병사들의 사기는 땅으로 떨어졌다. 단신으로 적진을 종횡무진하며 한번 검을 떨칠때마다 수십 개의 검기로 수백 명의 피를 허공으로 솟구치게하는 저 은빛의 기사와 검은 기사, 실버나이트 다리오스와 블랙나이트 플루토, 저 궁극의 소드마스터들 앞에서 자랑스럽던 리베이드의 기사들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파괴의 여신의 무녀가 펼치는 신력, 죽었던 친우가 참혹한 모습으로 되살아나 자신을 공격해대는 장면은 이성을 가진 인간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저들만 없었어도..." 제롬웰은 다시 한번 한숨을 쉬었다. 너무나도 분노했고 너무나도 좌절한 나머 지 오히려 그는 아무런 감각도 느끼질 못 하고 있었다. 그는 멍하니 전장을 내려다 보았다. 7만 병력의 3국 연합군이 카르셀의 일개 사병들에 불과한 저 2만의 병력에게 압도적으로 밀리는 저 참혹한 전장을. * "뭐, 간단하군 그래." 자신의 애마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플루토는 싱긋 웃었다. 적진 한 가운 데로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장에서 벗어나 있었다. 즉, 이미 그곳 에 있던 모든 적들은 섬멸당했다는 이야기였다. 플루토는 부관을 향해 말없이 손짓을 보냈다. 이젠 그들의 개입이 필요없어 진 시기인 것이다. 부관은 말없이 부복한 뒤 곧바로 말을 몰아 플루토의 곁 을 떠났고 그 뒷모습과 그 너머로 보이는 아스라한 전장의 먼지폭풍을 바라 보며 플루토는 느긋하게 스톰브링거를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때 낮익은 목소리가 플루토의 귓가로 들려왔다. "스톰브링거는 어때? 손에 잘 익었나?" 플루토는 뒤를 바라보며 또한번 피식 웃었다. 전신이 붉게 물든 은빛 갑주의 기사가 역시 붉게 물든 백마 위에서 시무룩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친우의 걱정어린 말투에 가볍게 대답했다. "아, 이거 상당히 밸런스가 좋아. 역시 검 자체는 드래곤이 만든 게 아닌 모양인걸? 드래곤이 이런 정교한 작품을 만들리가 없으니까." 플루토의 말에 다리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또 하나의 목소리가 그들 사 이로 끼어들었다. "어이! 다들 무사한건가?" 머리 위로부터 들려오는 유쾌한 목소리에 그들은 고개를 들었다. 플루토의 입 에서 반가움섞인 외침이 터져나왔다. "여어! 가스터! 한 팔로 용케도 마법 잘 쓰데요?" "당연하지. 외팔이라고 있던 마나가 사라지냐? 8서클 중반까진 얼마든지 사용 가능이야! 그나저나 대충 끝났나?" 플루토의 뒤를 이어 이번엔 다리오스가 진지한 어투로 말을 받았다. "대충은요 가스터. 하지만 반란군의 수뇌부들은 아직 잡지 못 했습니다." 곧이어 검은 로브를 걸친 갈색머리의 외팔이 중년마법사가 허공으로부터 날아와 땅 위로 가볍게 착지하며 시큰둥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겠지. 수뇌부들은 어차피 막사 귀퉁이에 꼭꼭 숨어있을테니까." "이 기회에 뿌리까지 뽑아버리는게 좋지 않을까요? 저들을 살려둔다면 언제 고 후환이 될 겁니다." 걱정스러운 듯 자신을 바라보는 다리오스의 모습에 가스터는 로브를 가다듬으 며 고개를 저었다. "내버려두게. 지금 저 놈들을 몽땅 잡는다고 반란이 안 일어나나? 어차피 반란은 일어나게 마련일쎄. 우리는 300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국가를 멸망 시킨거라네. 반란이 안 일어나면 그게 더 이상하지." 그래도 다리오스는 여전히 탐탁치 않은 눈치였다. "그래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만?" "그렇지도 않아. 차라리 이 쪽이 더 바람직하지." "그럴까요? 그래도 나중에 더 큰 피를 흘리지 않게 하려면..." 여전히 다리오스는 저들을 끝까지 뒤쫓아 후환을 없애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 심중을 눈치챈 듯 가스터가 진지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라니까. 저들을 이곳에서 몰살시킨다면 물론 몇 년간은 조용할 걸 세. 그러나 결국은 마찬가지의 결과가 일어나는게야. 어차피 작은 구심점만 있어도 명분 아래에서 사람들은 모여드니까 말일세. 하지만 저들이 살아있 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어떻게 말입니까?" 의아해하는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그리고 빠르게 말을 이었다. "우선은 카르셀의 고위층을 암살하려 들겠지." "암살? 그건 더 위험하지 않습니까?" 화들짝 놀라는 다리오스의 모습에 가스터의 장난기어린 미소가 짙어졌다. "누가? 우리가?" 순간 다리오스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고보니 그들을 암살할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전무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반드시 우리가 아니더라도..." "음, 다리오스. 자네가 지금 저들의 입장이라면, 누구에게 제일 먼저 암살자 를 보낼거라고 보는가?" 가스터의 질문에 다리오스는 머리를 긁었다. 너무 뻔한 질문이었고 뻔한 답변 이었다. "우리 넷. 그중에서도 가스터와 저...겠군요." "그렇지. 저 쪽에서 보면 우리 네명이 가장 이갈리는 인간들일텐데." "...하긴, 차라리 암살 쪽이 피를 적게 흘리는 것이겠군요. 우리 스스로 우 리 몸만 보호하면 그만이니." "뭐, 그럴려고 이 방법을 택한 것은 아니라네. 어차피 암살 몇번 시도해보다 가 안되면 다른 방법을 택할 게 뻔하거든. 그럴 경우 이제 작은 규모의 도적 질이나 -자기들은 의적이라고 칭하겠지만- 지방영주 암살 등으로 타겟을 돌 릴걸세. 적어도 왕궁은 암살자가 들어오기 쉬운 곳이 아니니까." 다리오스는 살짝 눈쌀을 찌푸렸다. 어찌되었건 결국은 백성들이 피해를 본다는 소리가 아닌가? 그러는 와중에도 가스터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나? 민심은 흉흉해지고 전국적으로 혼란상태에 빠질 걸세 아마도." "그건, 충분히 큰일 아닙니까?" "그러니까 저들을 살려두어야 한다는 게야. 백성이란게 원래 정치나 이념보단 빵 한조각, 편히 낮잠을 즐길수 있는 한 줌의 평화로운 시간을 택하기 마련 이니까. 지금이야 아직 망한지 얼마 안 돼서 애국심이니 뭐니 머리속에 남아 있어 저들에게 동조하겠지만 나중에 가면 지겨워 할껄?" 문득 가스터의 목소리가 해학적으로 바뀌었다. "어느 쪽이 지배하든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제발 조용히 좀 살자! 뭐 이런 식이라는 거지.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백성들에게 확실하게 미움 받을 사람을 고정시켜 놓는 것이 편하단 말일쎄." "그렇게 잘 될까요?" "뭐 그러니까 최대한 푸대접하지는 말아야겠지. 원래 망국의 서러움따윈 차별대우가 사라지면 자동으로 녹아버리게 마련아닌가. 허허허" 말을 맺으며 간단한 거 아니냐는 듯 너털웃음을 터트리는 가스터의 모습에 플루토와 다리오스는 잠시 아무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원래 가스터는 그의 성격상 그는 바깥 세상 이야기엔 전혀 관심이 없었었는데, 오늘은 왠지 꽤 관심이 많아보이지 않은가? 플루토가 의아하다는 듯 가스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럴듯 하긴 한데... 가스터, 정치에 관심있었어요?" "아니? 내가 왜?" 태연하게 대꾸하는 가스터의 태도에 이번엔 다리오스가 의문을 표시했다. "관심없는 사람치곤 너무 자세하다는 생각 안 들어요?" 가스터는 문득 피식 웃었다. 눈치 보아하니 저 양반이 왜 안 하던 짓을 하냐? 라는 듯한 눈치다. 가스터는 그냥 사실대로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 "사실은 이오네 공주가 했던 이야기라네. 나보고 수뇌부들을 죽이지 말고 티 안나게 놓아주라더군. 그쪽이 아예 얼굴도 안 내밀어줘서 상당히 편하 게 됐지 허허허." "그럼 그렇지. 가스터가 왠 일인가 했다." 문득,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플루토를 보며 말없이 웃음만을 지어보이 던 가스터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음, 그런데 베라는 왜 안 오는게야? "아마도 뒷정리 중인 모양인데... 왜요? 급히 찾을 일 있어요?" "아 그야, 이쪽도 정리되었고, 이제 슬슬 원래 계획을 시행해야 할 것 아 닌가." "원래 계획?" "봉인 말일세. 전능수의 봉인. 원래 우리 계획은 그거잖은가?" 그러자 플루토와 다리오스가 처음엔 아차 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리고는 어 이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둘다 그것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실상 카르셀의 존망이 걸려있을 정도 로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놈의 봉인이 어떻게 된게 찾으려고만 하면 이상하게 일이 터지는 바람에 자꾸 미루어지긴 했지만... 뭐 지금부터 찾아도 늦은 건 아니니까." 툴툴대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쓴웃음을 약간 지었다. 하긴, 워낙 맡은 일들이 많으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찾아나서 는 것이 중요하겠지. 다리오스는 조용히 질문을 던졌다. "근데, 방법이 있습니까?" 가스터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물론이지." ----------------------------계속------------------------------------- 휴우... 이제부턴 모든 정력을 다 쏟아서 연재다! 과연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수정원고 보다가 연재하니까 신나긴 신나는구만...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12)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72 , 줄수 : 500 초룡전기 278 279 『게시판-SF & FANTASY (go SF)』 3693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6/30 08:41 읽음:293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전 리베이드 왕국 동부지방의 군사요충지중 하나였던 보라스 산성, 지금은 카르셀의 지배하에 놓여있는 그 곳의 한 저택에서 드래곤 슬레이어 일행들 은 잠시 머물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금 가스터는 자신의 침상에서 귓 가를 속삭이는 한 여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기분좋게 누워있었다. "가스터님?" "왜 그러느냐?" 테라스 창을 통과하는 은은한 달빛 아래로 호화스러운 침상이 비춰졌다. 침 상위로 비쳐지는 것은 나신의 남녀, 한 금발의 여인이 외팔이 중년사대의 가슴에 몸을 기댄 체 속삭이듯 말을 걸고 있었다. "승리하신 것을 축하드려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었겠지요?" 슬프다는 듯, 그러나 가스터가 무사해서 기쁘다는 듯, 여인은 미묘하게 상 반된 어투로 가스터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그에 반해 가스터의 목소리는 태 연하기 그지 없었다. "당연히 많이 죽었겠지. 그게 전쟁이라는 건데." 냉정한 듯한 가스터의 목소리에 여인은 살며시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문 득 처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그럼 그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지." 여전히 태연하게, 조금은 장난기어리게 대꾸하는 가스터의 태도에 여인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럴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조용한 가운데 낮은 숨소리만이 은은히 들려왔다. 문 득 가스터가 몸을 일으키며 여인의 머리결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굳 은 목소리로 여인에게 말했다. "그만 가보려무나. 나도 이제 할 일이 있구나." "예." 때아닌 한밤중에 일이 있다는 가스터의 말에도 여인은 전혀 의아해하지 않은 채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사실 그녀에게 있어서 이런 경우는 전혀 낮선 것 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가 가스터를 만난 이래 그는 언제나 이랬었으니까. 여인은 옷을 걸쳐입고서 가스터를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리고 방을 나섰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에 가스터의 얼굴에 잠시 씁쓸한 표정이 맴 돌았다. 그러나 그것은 곧 지워졌다. 그는 다시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잽싸게 몸을 일으켰다. "자, 그럼 나도 슬슬 일하러 가야겄지. 에구구 허리야. 간 밤에 좀 무리했 나?" 피곤한 듯 허리를 두드리며 로브를 줏어입는 가스터였다. 로브를 걸친 뒤 자신의 침실을 나선 가스터는 곧 저택 한쪽 귀퉁이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가스터가 방에 들어서서 최초로 들은 소리는 바로 플루토의 비아냥이었다. "일찍도 오셨수." 가스터는 멎쩍은 듯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미안미안, 내가 좀 늦었군 그래." 방 안은 작고 전혀 별 다른 장식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여져있었고 그곳에 3인의 남녀가 둘러앉아있었을 뿐이었다. 가스터의 실실거리는 웃음에 그들중 은발의 청년이 노기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가스터! 이 시급한 와중에도 여자나 찾고 있는 겁니까?" 그러나 가스터는 태연했다. "라슈테 말인가?" 다리오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벌써 2시간째 가스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불러오자니 방에서 요상한 짓거리하고 있는 그를 차 마 부르지도 못 하고 마냥 끙끙대고만 있었던 다리오스였다. "할수 없지 않나? 그녀가 바로 단서인데..." "네?" 쑥스러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대꾸하는 가스터의 말에 다리오스 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그의 의문을 대변하는 듯 반대편에 앉아있던 흑발의 남자 플루토가 대신 질문을 던졌다. "그 여자가 뭐길래요?" 가스터는 재미있다는 듯이 대답했다. "첩자거든." "처..첩자?" 워낙 가스터가 태연하게 대꾸해서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플루토의 눈이 문득 휘둥그레해졌다. 그리고 그것은 다리오스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싱글거리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다리오스가 눈쌀을 찌푸린 채 다시 물었다. "어디서?" 짐작이 가는 곳이 없어서 물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짐작가는 곳이 너무 많 아서 물은 것이다. 워낙 이리저리 벌려놓은 일이 많다보니 어디서 첩자 혹은 암살자가 들이닥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왜 있지 않나. 그 사부님 일거리 잽싸게 새치기한 놈들. 그 쪽인 거 같던 데?" 별 거 아니라는 듯한 가스터의 답변에 다리오스는 안색을 굳혔다. 그들이야 첩 자가 오든 첩자 할아버지가 오든 별로 상관이 없지만, 첩자가 잠입했다는 것은 암살자도 잠입할 수 있다는 뜻이고 만약 그들이 잡입한 지 오래되었다면,그것은 카르셀의 경보태세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도 되는 것이다. "언제부터 알고 계셨습니까?" "왕궁에 있을 때부터. 교묘히 이것저것 정보를 빼가더군그래." 왕궁이라 하면, 거의 두 달 전 이야기... 다리오스의 언성이 높아졌다. "아니, 그럼 알면서도 그냥 내버려두셨단 말씀입니까?" 순간 가스터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어리어졌다. "아, 워낙 몸매가 좋아서... 잡아버리기엔 좀 아쉽더구만. 잡으면 못 즐기잖 나?" 순간 다리오스는 입을 떡 벌리고야 말았다. 아니, 도대체 저 양반은 여인의 몸 매와 국가의 안위를 뒤바꿀 작정이란 말인가? 실어증에 걸린 듯 어버버대는 다 리오스를 보며 플루토 옆에 앉아있던 갈색머리의 여인, 베라가 한숨을 동반하 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다리오스. 질문을 한 당신이 잘못이군요." "...그런 것 같소." 좌중들이 어찌되든 그것은 가스터에게는 관심없는 이야기인 모양이었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모두를 향해 기운차게 외쳤다. "어쨋든 가세들! 이 근방에서 공간이 약간 뒤틀린 거 보니 워프 마법이거나 뭐 기타 아이템을 사용한 모양인데, 역탐지 주문을 걸어놓았으니 찾기 힘들 지는 않을거야." 자신만만한 가스터의 태도에 황당해하면서도 다리오스들은 제각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가끔 저렇게 어이없는 짓을 하기는 해도 가스터는 역시 능력있 는 마법사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제각기 여정을 꾸리는 다리오스들을 보며 가스터는 자신의 배낭을 훌쩍 어깨에 둘러맨 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가서 봉인을 접수해와야지." 사르바잔 왕국의 중부 도시 저그라넨 시, 그곳의 외각 쪽 평민들의 주택가 자 그마한 골목길에서 문득 검은 기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기류는 곧 원이 되었 고 그것은 허공에 천천히 그려졌다. 검은 원이 곧 거의 사람만할 정도로 거대 해지자 잠시 후 그곳에서 한 금발의 여인이 살며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휴우. 낌새가 심상치가 않아... 가스터, 눈치를 챈 건가? 좀 더 조심해야 겠어.' 그녀는 잠시 주위를 둘러본 뒤 손에 쥐고 있던 자그마한 깃털들을 잠시 들 여다보았다. `워프의 날개 숫자도 얼마 안 남았네. 하긴, 이젠 더 이상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지도 모르니...' 워프의 날개. 정해진 숫자가 있고 또 정해진 곳으로밖에 워프가 안 되는 데다가 결정적으 로 어마어마한 가격대로 서민들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마법사가 아닌 보통 일반인이라도 어느때건 워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널리 -라고 해봤자 비싸서 긴박한 임무를 지녔을때나 사용할 수 있지만- 사용되는 마법 아이템. 그녀는 이제는 몇 개 남지 않은 그것을 품 속에 곱게 집어넣은 뒤 잽싸게 몸 을 날렸다. 비좁고 어두운 골목길 사이로 그녀의 모습은 어둠에 묻혀 점차 사라져갔다. ----------------------------계속-------------------------------------- 룰루~ 그래도 수정보단 그냥 글 쓰는게 훨 편하다 냥 ^^~ 『게시판-SF & FANTASY (go SF)』 3693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7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6/30 08:42 읽음:297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지루하군. 제길..." 레이크는 눈쌀을 찌푸린 채 무엇인가를 연신 중얼거리며 자신의 방을 서성대 고 있었다. 그는 지금 벌써 2달째 이곳 저그라넨 시의 아슬란의 저택에 틀여 박혀있었고 그것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용병인 그에게는 꽤나 힘든 일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는 지금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었다. "일단 2개는 이쪽에 있지만... 나머지 2개는 손을 뻗치기에는 너무 위험한 곳에 있고..." 레이크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리에기스와 파루시아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결국 4개를 모두 모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나머지 2 개, 육신의 인 가이아스와 마나의 인 자에드라실은 제국에 있다. 황제의 옥새 와 권위의 로드라는, 훔치기에는 너무 위험한 형태로. 그들이 봉인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해도,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두 물건을 허술히 다룰 리는 없는 것이다. "아슬란 그 인간이 무엇을 믿고 저렇게 자신만만한지를 모르겠단 말씀이야. 제국에서 빼돌리는거나, 드래곤 슬레이어 일행들로부터 빼돌리는거나 어차 피 불가능해보이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아슬란의 말을 빌리면,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알아서 그것들을 빼았아 와줄테 니 그때 봉인을 슬쩍 하면 된다는 것인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차라리 제국에서 훔쳐내는 게 더 쉽지 않을까란 생각마저 드는 레이크였다. "게다가 4개를 다 찾았다 한들 그것으로 어쩔 속셈이지? 설마 멍청하게 고 룡 칼슈타인의 레어로 기어들어가겠다는 생각은 아니겠지?" 레이크는 결국 풀썩 소리나게 의자위에 걸터앉으며 욕설을 내뱉었다. "젠장!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지?" 그때 방 한 켠에서 나직한 여인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왔다. "레이크? 혼자서 뭐해요?" 레이크는 어깨를 으쓱여보인 뒤 고개를 돌렸다. 가냘픈 몸매에 새하얀 피부, 찬란한 은빛머리결의 한 여인이 방 구석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레이크는 손을 들어보였다. "아, 세리아." 그리고 그는 손가락으로 천장을 향하며 말을 덧붙였다. "이번에도 부탁하오." 세리아의 시선이 천장으로 옮겨졌다. 그녀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러죠." 동시에 그녀의 육신이 안개로 화하여 허공으로 산산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안개로 변화시킨 뒤 세리아는 살며시 천정의 환기구로 스며들었다. 한두번 해보는 짓도 아니고 이미 길은 훤히 알고 있는 곳이다. 이리저리 일견 복잡해보이는 비좁은 환기구 내를 그녀는 조금의 망설임없이 스며들어갔고 곧 어느 작은 별실 위로 도달할 수 있었다. 작은 테이블과 벽 한쪽을 장식한 책장들, 그리고 방 군데군데 흩어져있는 서 류들, 바로 아슬란의 집무실 위로 그녀는 도착해있었다. `아직은 없나?' 세리아는 방 내부를 살피며 생각에 잠겼다. 방은 비어있었다. `기다리자. 언제나처럼...' 그녀는 환기구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서 조용히 기다리기 시작했다. 들 킬 염려는 없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 그녀는 정식으로 만들어진 뱀파이어가 아니라 신력의 힘에 의해서 부활된 뱀 파이어라서 이렇듯 안개로 화하면 마법적 탐지는 불가능해진다. 물론 신관이 라면 바로 그녀의 존재를 느끼겠지만, 아슬란의 저택에 신관 따윈 없었고 그 것은 세리아에게 있어 참 다행스러운 일 중 하나였다. 그 상태로 그녀는 조용히 아슬란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끼이익! 몇 십분이 지났을까? 문득 방문을 여는 거친 나뭇결소리가 그녀의 귀속을 파 고들었다. `음? 왔네.' 세리아는 슬쩍 아래를 내려보았다. 방으로 들어서는 아슬란의 모습이 보였 다. 그녀는 상념을 떨쳐낸 뒤 귀를 기울였다. 아슬란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의자에 걸터앉더니 바로 누군가를 불렀다. "라슈트." 그러자 이색적인 굵은 목소리가 방 어디선가 은은히 들려왔다. "예." 아슬란은 무심한 어조로 조용히 말을 이었다. "어떻게 되었나?" "이번에는 좀 깁니다. 직접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러게나." 은은하게 울려오는 굵은 목소리와 함께 별실 벽에 붙어있던 책장 하나가 마 치 문이라도 되는 양 스르륵 열렸다. 세리아의 눈이 일순간 빛났다. 이제껏 언 제나 목소리로만 대화하던 그 정체모를 자가 -물론 세리아는 안개로 화할 수 있으니 굳이 알려고 하면 못 알아낼 것은 없었겠지만, 그렇게 되면 들킬 위험 성이 있다- 이번에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곧이어 책장 뒤의 검은 통로로부터, 한 금발의 여인이 소리없는 발걸음으로 걸어나왔다. `여자? 하긴, 목소리가 어딘가 어색하긴 했지만...' 세리아는 피식 웃었다. 여자든 남자든 알게 뭔가? 중요한 것은 저 여인이 가지 고 온 정보일 뿐. 그녀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아슬란은 자신의 탁자에 몸을 기댄 체 조용히 물었다. "알아낸 것은?" "일단 이것을." 여인이 품 속에서 한 뭉치의 서류를 아슬란에게 넘겨주었다. 세리아로써는 알 아보기 힘든 고대어와 고급어법이 섞여있는 문장들, 그러나 아슬란은 그것들을 무리없이 읽어나가고 있었다. 서류를 훌어보는 아슬란을 잠시 조용히 바라보다 가 여인이 문득 입을 열었다. "전능수와 초룡은 전혀 다른 개체입니다. 또한 전능수는 드래곤이 아닙니다." 아슬란의 눈고리가 조금 치켜올라갔다. "드래곤의 돌연변이의 일종이 아니라는 건가?" "그건 초룡이죠." 여인의 간략한 답변에 아슬란은 다시금 서류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그로써도 읽는데는 무리가 없을지 몰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데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듯 했다. 애당초 마법사들의 연구를 상인에 불과한 그가 이해하기란 힘든 것이다. 그는 서류를 연신 검토하면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조작방법은?" 여인은 이번에도 역시 간략히 대답했다. "봉인의 해제, 그리고 촉매가 되는 인간의 영혼." "인간의 영혼?" 아슬란의 말투에 배어나오는 의문의 뜻을 이해한 듯 여인은 재빨리 부연설명 을 덕붙였다. "개체로써의 의지라기보다는 전능수는 무리로써의 의지의 집합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 구심점이 되는 작은 핵이 필요하다는군요. 이성을 부 여하기 위해서." "그것이 인간의 영혼이라는 건가?" "예." "흐으음... 구심점이기 위한 조건은?" "없는 걸로... 압니다만." "그럼 아무나 전능수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건가?" 아슬란은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그렇다면 어떠한 인간이든, 봉인을 풀기만 하면 그 절대적인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소리인가? "무슨 다른 특별한 조건따윈 없단 말인가?" "그들은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그 조종이라는 것이 제어를 의미하는 것인지 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흐으음..." 말꼬리를 흐리는 여인의 답변에 아슬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좀 더 정보가 필요하군. 이렇게 되면 레이크를 계속 이용할 수도 없는데. 물론 서로 딴 마음 먹고 있는 거야 뻔히 알지만, 그래도 내 쪽에 정보가 있는 이상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 거라 봤거늘... 이렇게 되면 시험삼아 그 녀석에게 봉인을 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괜히 그랬다가 그 녀석 이 모든 것을 갖게 되면 곤란하지. 그렇다고 확실치 않은 일에 내가 직접 뛰어들수는 없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서류 넘기는 소리만이 고요한 방안을 맴돌고 있었다. 문 득 아슬란이 서류를 덮으며 여인에게 걱정스러운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아직까지 그 쪽이 별다른 의심을 하지는 않던가?" 그 쪽이라 함은, 바로 가스터를 의미하는 것. 여인은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안 그래도 슬슬 가스터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그녀였다. "사실, 요즘들어 낌새가 이상하긴 했습니다." "그래..." 아슬란은 서류를 서랍 속에 갈무리하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여인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이번 건에서 손을 떼라." "예?" 여인은 순간 의아하해했다. 지금의 불완전한 정보만으로는 부족할 텐데? 그녀의 의문을 해소시켜주려는 듯 아슬란은 더더욱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낌새가 이상하면 바로 손을 떼는 게 좋아. 첩자는 또 침투시키면 되니까. 게다가 자네 혼자만 그쪽에 가있는 것도 아니고." "예..." 여인은 말꼬리를 흘리며 나직히 대답했다. 첩자가 그녀 하나가 아니었었나? 여인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여러 명을 침투시켜놓고도 서로를 알려주지 도 않았었단 말이지... 그러나 그녀는 속마음을 결코 내색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한 뭉치의 깃털들을 꺼내어 아슬란에게 넘겨주며 공손히 말 했다. "여기 워프의 날개를 반환합니다." 아슬란은 말없이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물론 그가 그녀를 믿지 못 해서라든가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하나당 가격이 왠만한 고급마차에 호가할만큼 비싼 물건이니만큼 상인의 기질이 무의식적으 로 발동된 것이다. 그러던 그의 미간이 문득 얕게 찌푸려졌다. "응?" 여러 장의 하얀 깃털들 중 하나가 다른 것과 약간 달랐던 것이다. "뭔가 이것은?" 여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물론 그녀의 눈으로 보기에는 아슬란의 손에 잡힌 깃털이나 그 외의 것들이나 전혀 달라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슬란이 이유도 없이 저런 말을 할리는 없다. "무... 슨 말씀이신지?" "이건... 워프의 날개가 아닌데?" 아슬란의 미간이 짙게 찌푸려졌다. 이름난 상인 중 하나인 그가 워프의 날개 의 진위를 판단하지 못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 그가 받아든 여러 개의 깃털 중 하나는, 비록 교묘히 가공되긴 했지만 분명히 워프의 날개는 아니었 다.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제길! 들켰군." 아슬란의 입에서 일순 욕설이 틔어나왔다. 그러나 상황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 았다. 정말 타이밍좋게도, 그 순간 무지막지한 폭음이 울려퍼지며 지축을 뒤흔 드는 진동이 사방에서 닥쳐온 것이다. "헉!" "꺄악!" 벽이란 벽마다 죄다 금이 쩍쩍 가기 시작하더니, 일순 와르르 무너져내린다. 아슬란과 라슈트라 불린 여인은 재빨리 탁자 아래로 몸을 숨겼다. 쏟아지는 돌무더기와 피어오르는 먼지들 속에서 아슬란은 이를 갈며 되뇌었다. "벌써 온건가? 제기랄!" ------------------------계속----------------------------------------- 음, 과연 제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인가? 아리까리하구만. 마감이 두려워 엉엉 음 삽질 그만하고 얼렁 글이나 써야지 냥.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14)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70 , 줄수 : 547 초룡전기 280 281 『게시판-SF & FANTASY (go SF)』 3693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6/30 08:42 읽음:3536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어두운 밤거리, 그러나 지금은 밤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사방이 훤히 보일 정 도로 밝은 저그라넨 시의 주택가 일부, 그 곳에서 4인의 인간들이 어두운 밤거리를 밝히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있는 불타는 저택 정문 앞에서 저택을 바라보며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기 맞아요?" "아, 틀림없다니까 그러네." "잘못찾아온 거라면?" "미안하게 됐수다, 이러고 나오면 그만이지." "호오, 저택의 절반을 날려놓고도?" "보수해주면 되잖아?" "불타죽은 사람들은?" "위로 연금 지급하지 뭐." "철저해서 좋군요. 히힛." 희희덕거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검은 머리의 청년과 갈색머리의 마법사,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블랙나이트 플루토와 대마법사 가스터였다. "역시 쌈구경과 불구경은 인류 역사상 길이 내려오는 양대 구경꺼리인 법! 음, 멋지구만." 3층 높이의 화려한 저택, 그러나 지금 그곳은 저택의 일부를 몽땅 날려버린 채 불꽃에 휩싸여 완전히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리고 그 광경을 연출한 것은 다름아닌 가스터, 그의 플레임 스피어 마법 한 방에 저택은 저렇듯 잘도 불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멋지다는 듯 싱글거리며 보고있는 플루토나 가스터와는 달리 다리오스 는 아까부터 계속 소태씹은 얼굴로 둘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멀쩡히 죄없는 사람들이 죽을 지도 모르는데 저렇게 웃고만 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 지 않는 장면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따지자니 말발이 밀리고... 이리저리 표정만 찡그리고 있는 다리오스였고 그 광경을 보다못한 베라가 가 스터를 바라보며 따지듯 물었다. "진짜 정확한 거 맞아요?" 가스터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틀림없어. 이 곳에 역탐지 주문의 흔적이 새어나오고 있거든. 워프의 날 개들 중 하나에 섞어서 보냈지. 만약 상대방이 눈치채고 깃털을 버렸으면 자동으로 역탐지도 끊겨. 워프의 날개에서 흘러나오는 마나를 원천으로 가 동되는 것이니까." 그래도 여전히 의심스러웠는지 베라가 다시한번 따지듯 물었다. "그 쪽이 봉인들고 도망가버리면?" "당연히 결계도 세워놓았지. 걱정말게, 들어갈 수는 있어도 나올수는 없는 결계야. 게다가 불꽃이 번지는 것도 막아주니 대화재 날 일은 없을 걸쎄." 베라는 입을 다물었다. 하긴, 실실거리기는 해도 일 하나는 확실하게 처리하 는 가스터인 것이다. 가스터는 싱긋 웃으면서 화염에 휩쌓여있는 아슬란의 저택을 향해 손가락질 했다. "자, 그럼 슬슬 들어가 볼까?" "뭐야! 이 난리는!" 레이크는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 순간 저택이 흔들릴 때 본능적으로 탁자 밑으로 숨어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저 무너져내린 돌더미에 깔려 비명횡사할 뻔 했던 것이다. "지진인가?" 돌더미를 치우고 탁자 밑에서 기어나오며 레이크는 그렇게 뇌까렸다. 그러나 창문밖을 본 순간 그는 자신의 가설을 지워야만 했다. 창문밖으로 비친 도시 의 모습들은 멀쩡하기 그지 없었다. "젠장. 뭐야 그럼?" 레이크는 투덜거리면서도 잽싸게 복도로 뛰쳐나갔다. 매캐한 연기가 사방으로 피어오르고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한치앞도 안 보이는 자욱한 검은 장막 사이로 처절한 비명이 간간히 들려왔다. 레이크는 눈쌀을 찌푸렸다. "화재라도 났나?" 그러나 화재라면 보통 불이 난 뒤 벽이 무너져내리지 벽이 무너져내린 뒤 불이 나지는 않는 법이다. 답답한 나머지 레이크는 큰 소리로 고함을 질러버렸다.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야 도대체?" 그에 대한 답변은 의외의 곳에서 주어졌다. "레..레이크." 자신을 부르는 가냘픈 목소리에 레이크는 순간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가 녀린, 마치 10살에서 12살 정도의 어린 소녀의 목소리, 레이크는 그 나이대의 소녀를 알고 지낸 적따윈 절대 없었다.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불꽃이 채 번지지 않은 복도 저편에서 한 은발 의 조그마한 어린아이가 힘겨운 듯 그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잠시 시선을 집중한 뒤, 레이크는 그 어린 소녀의 얼굴에서 자신이 잘 아는 여인의 윤곽을 찾아낼 수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는 되물었다. "세..리아?"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가?" 래이크는 잠시 눈을 껌벅였다. 20여세의 여인이 단숨에 애가 되서 눈앞에 나 타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에 불과했다. 놀라운 일이기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것이다.쏟아지는 레이크는 일단 그녀 를 안아드는 것부터 시도했다. 그의 품에 안기며 세리아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마법의 영향권 내에 있었던 모양이에요. 잠입하느라 안개로 화했을때 신체 의 절반을 잃었어요. 다행히 본신일 때 당한 건 아니라 재구성이 가능했지 만 힘은..." 레이크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마법? 누가?" "가스터." 레이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슬란이 무슨 꼬투리를 잡혀 그들이 이 곳으로 쳐들어 온 것이 분명한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자라면 3국을 걸쳐서도 이름있는 상인인 아슬란에게 이렇듯 거 친 태도를 보일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누구인가? 안하무인의 대명사로 길이 길이 이름을 떨치는 -물론 상인들이나 귀족들 사이에서의 이야기지만- 드래 곤 슬레이어들인 것이다. "이제 어쩌죠?" 세리아는 힘없이 물었다. 정통으로 맞은 것도 아니고 단지 가스터의 마법의 일부에 신체가 스쳤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신체의 절반 가 까운 부분을 소실당했다. 남은 부분을 재구성하느라 여력마저 다 쓴 탓인지 그녀는 지금 걸을 힘도 제대로 없어보였다. "아슬란은 틀렸어. 봉인은 뺐졌군. 이제 남은 것은 하나뿐인가?" 레이크는 세리아를 품안에 안으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걸리적거리는 그녀를 이 기회에 버려버릴까도 생각해봤지만, 일단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터라 사실 운신에도 그다지 큰 지장이 없었고 게다가 이제껏 쏟아들인 돈이 아까 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들의 종착지에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는 수밖에 없군." 씹을듯이 내뱉는 레이크의 독백에 세리아의 얼굴이 일순 놀라움의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저들, 드래곤 슬레이어들의 종착지라 함은... "칼슈타인의 레어에?" 세리아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의 레어에 먼저 가있자는 것인가? 인간을 극 도로 적대시하는 그 절대적인 죽음의 입구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겠단 소리인 가? 세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굳이 그런 방식으로 자살할 필요는 없을 텐데요?" 그러나 레이크도 나름대로 계산은 있는 모양이었다. "나음대로 승산은 있다. 일단 고룡 칼슈타인은 기껏해야 한 두명의 인간때문 에 직접 레어를 나설 리는 없어. 군대나 뭐 그런 것이라면 모를까. 즉 그곳 이 인간의 발길이 끊긴 이유는 그곳에 사는 수많은 몬스터들 때문이라구. 위험하긴 마찬가지지만, 드래곤이 아닌 몬스터들이라면 어떻게 승산이 있겠 지...게다가..." 그리고 레이크는 이를 악물며 나직히 외쳤다. "이제와서 포기할 수는 없어!" 가스터는 말했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봉인을 2개나 찾았잖아?" 플루토도 말했다. "그럼 남은 건 제국 쪽 뿐이군요. 어쩔까요?" 다리오스가 확답을 내리듯 잘라말했다. "가야지. 제국으로."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새하얀 빛속으로 사라져갔다. 아주 작은 푸념만을 남 긴 채. "징하다. 징해. 외팔이가 되어서도 멋부리는 버릇을 못 없앴수 가스터?" "시끄럽다 플루토!" ---------------------------계속-------------------------------------- 랄라...오늘은 여기까지. 훗^^ 『게시판-SF & FANTASY (go SF)』 3742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04 16:52 읽음:318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삐그덕. 창문이 열렸다. 화려하게 치장을 한, 그러나 오랜 세월 손질하지 않아 허름 하기 그지 없는 -버려진 저택이 삐까번쩍하다면 그 누구라도 의심을 할 테 니까- 저택 2층 발코니 위로 어두운 밤하늘 아래 검은 머리의 소년이 천천 히 걸어나왔다. "하아..." 세틴은 잠시 숨을 들이마시더니 그대로 내뱉었다. 고요한 밤하늘로 세틴의 숨소리가 아련히 울려퍼졌다. "모두들 자나?" 세틴은 힐끗 옆 방 창문을 살펴보며 중얼거렸다. 이 저택은 상당히 넓었고 -저택치고는 표준이었다. 원래 귀족들이란 어디다 쓰는지도 모를만큼 방을 왕창 만드는 괴팍한 습성이 있는 법이다. 도대체 왜 쓰지도 않을 방을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들 일행은 제각기 독방을 쓰고 있었다. 저택은 고요했다. 아마도 엘라인의 부하들 중 몇 명은 망을 본다거나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직업상 망은 봐야 안심하고 잘 수 있을테니까- 적어도 세틴의 눈에 비친 이 저택은 고요했다. "나 혼자 깬건가?" 세틴은 피식 웃었다. 희안하게 밤잠이 없는 자신이 기이했다. "하지만 지금 잠이 오지 않는 것은 내 체질 때문만은 아니겠지." 세틴은 키득거리며 그대로 발코니에 몸을 기대었다. 사실 그는 거의 반나절 을 잠으로 -정확히 말하면 기절로- 보낸 것이다. 그 어두운 폐허 속에서. 당연히 잠이 올리가 없다. 그래서 그는 대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많은 별들이 수놓아져있는 저 아 름다운 밤하늘을. 그리고 그는 중얼거렸다. "드래곤이라... 드래곤이란 말이지?" 세틴의 목소리는 낮았다. 마치 속삭이는 듯이. "저 멍청한 녀석이, 드래곤이란 말이지?" 그의 목소리가 점점 기이하게 바뀌어졌다. "내 친구가 바로 위대하신 종족, 신과 비등한 종족, 지상의 인간 따위는 벌레 로밖에 안 보는 저 지고하신 종족이었단 말이지? 이거 황송스럽지 않은가?" 세틴은 스스로를 비웃고 있었다. 믿을 수가 없다라는 감정 따위는 없었다. 단지 스스로가 우스울 뿐이었다. "크크크큭..." 배신당한 기분이랄까? 아니, 그것과는 조금 다른 기분인가? 세틴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피트가 들려준 이야기는 실로 잔혹했다. 자신이 아린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친구들 사이라도 지켜주어야 할 비밀이 있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경우없는 그는 아 니었다. 게다가 아린은 지나치게 비밀이 많았다. 숨긴다는 것을 뻔하게 알아 차릴 수 있을 정도로. 그러나 그는 굳이 알려고 들지 않았다. 그는 아린을 믿었으니까. "믿었었는데..." 세틴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래, 믿었었다. 아린의 정체가 무엇이든, 그 우정만큼은 진실이라 믿었다. 세틴, 그 자신의 여행 경로는 결코 순탄한 것이 아니었지만 아린은 자신을 따라와주었다.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은 채. 그리고 생명을 걸어가며 그를 도와주었다. 타인을 위해 목숨을 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세틴은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자신의 이 귀여운 친구와의 우정을. 물론 아린은 언제나 세틴 자신을 따라다니는 이유로 모험타령을 해대었지만, 세틴은 그것을 흘려들었다. 어느 누구가 목숨을 걸어가며 위험한, 그리고 생 기는 것도 없는 여행을 따라오겠는가? 단지 쑥쓰러움에 기인한 변명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따라오는 저 친구에게 어떠한 것도 못 해주는 현재의 자 신을 한탄하며, 언젠가 몇십배로 갚으리라고 계속 다짐을 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군. 그 말이 원래 진실이었어..." 그는 허무하게 웃었다. 웃으며 중얼거렸다. "내게 있어서 전부였던 것이 그 녀석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었던거군..." 세틴은 자신의 행동이 아린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 했다. 그는 비아냥거리는 듯 입을 열었다. "위대한 드래곤에게 이 미천한 인간의 행동이 어땠을까?" 우정이란 서로 동등할 때 성립된다. 세틴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아린과 우정을 나누는 것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보았다. 비 록 세틴이 귀족 출신이기는 하지만 지금 그를 귀족으로 인정할 리베이드는 이제 지도상에서 사라졌고 그와 아린은 동등했다. 나름대로 여러 생각을 했 던 세틴이었다. 그러나, 세틴의 이 모든 생각은 전부 허망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는 미소를 지운 채 한숨을 쉬며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뜬 금없는 말을 내뱉었다. "고양이가 된 기분이군." 그리고 또다시 피식 웃었다. 고양이는 개와는 달리 자신을 키우는 주인을 단지 친구 정도로만 인식한다 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양이와 주인 사이에 우정이 성립되는가? 고양이는 어디까지나 주인에게 있어서는 애완동물일 뿐이다. 세틴은 자신과 아린의 관계가 마치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아린과 자신이 동등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린에게 있어서 세틴은 흔하디 흔한 인간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 중에서 우연히 흥미가 생긴. "아니군. 고양이만도 못 해. 적어도 고양이는 주인이 자신을 친구로 생각치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는 않으니......" 고양이는 생명의 유지를 위해 한 끼의 식사를 내놓는 주인을 보며 우정을 느낄지 몰라도 그 주인에게는 그것은 단지 먹다남은 음식 찌꺼기일 뿐이다. 자신이 우정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린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유희에 지 나지 않았다. 자신은 그가 모든 것을 걸고 그와 함께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는 단지 아주 조그만 손해조차도 보지 않고 있었다. 그는 마치 어항 속의 관상어를 보며 즐기듯, 자신들을 보며 즐기고 있었을 뿐인 것이다. 그 선량한 미소로 자신을 감춘 채. 세틴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빌어먹을..." 그때 세틴의 귀로 불현듯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왠 욕이에요 세틴씨?" "헉!" 세틴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때 그는 깨달았다. 밤잠이 없 는 것은 그 뿐이 아니라는 것을. 틀림없이 그는 낮에 이미 충분한 잠을 -결코 쾌적한 취침자세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자야만 했었고 그런 그와 같은 처지 에 놓였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던 것이다. 건너편 발코니, 서로의 사이가 단지 30cm정도 떨어졌을 뿐인 그곳에 한 소녀 가 잠옷 바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순금을 뽑아낸 듯 달빛 아래 찬란 히 빛나는 금발의 머리칼, 하얗고 깨끗한 피부의 아름다운 소녀. 세틴은 그 소녀를 보며 상념을 접고 조용히 말을 건네었다. "안 주무십니까 세를레네 씨?" "예. 잠이 안 오는군요." 세틴은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발코니와 발코니 사이의 간격이 워낙 좁아서,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데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보였다. 발코니에 팔 을 걸친 채, 세틴은 세를레네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괜찮으십니까?" 문득 세를레네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어두운 밤하늘 아래 펼쳐진 그 곳, 이 곳 저택에서는 더욱 잘 보이는 이델론의 전역을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 "저들은 진정 잔혹하군요." 세틴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녀의 심정이 어떨지 그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 었다. 그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그녀가 느끼는 심정과 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수도 없군요. 저들의 힘은 강대하고 우리는 그 들에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못 할 만큼 미약하니까." 그녀는 거의 우는 듯 했다. 세틴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다스리 는 거대한 땅, 그 중심지, 그리고 그녀가 다스리던 수많은 사람들, 이제는 저 폐허 속에 묻힌... 상념에 빠진 세틴의 귀로 마치 노래하듯, 혼이 빠져나간 듯한 기운없는 세를레 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저들이 은원이 분명한 존재이기를 빌어요." 목소리에 생기가 없다. 마치 죽은 자의 그것처럼. 세틴은 그렇게 느꼈다. 그녀 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밀알만큼의 책임감이라도 느끼기를 빌어요." 문득 세틴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녀는 이 와중에도 드래 곤들이 예의바른 종족이기를 기대하는 것인가? 기만과 횡포와 독선으로 가득 찬 저들에게? 그들에게 있어서 인간은 한낮 놀이기구에 불과한 것 아닌가? 문득 세틴은 깨닫는 것이 있었다. `그렇군. 그녀는 피트씨에게서 이야기를 듣지 못 했어.' 그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앞마당에 살충제를 뿌린 뒤 벌레들의 죽음에 애통해하는 정원사가 있을까요 ?" 그녀의 대답은 여전했다. 생기없는, 감정없는 목소리. "저희가 저들에게 벌레만도 못 하지 않기를 빌어요." 그러나 그 뒤로 이어지는 세를레네의 독백에서, 세틴은 미약하게 분노의 기색 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죽은 자들의 원한이 풀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유나는 눈을 떳다. 그리고 말했다. "아... 아..." 그녀의 혀는 매끄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멀쩡하구나..." 평상시라면 전혀 의미없는 행동이겠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말을 할 수 있다 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그녀는 살짝 혓바닥을 내밀어 보았다. 틀림없이 무사했다. 동시에 아까의, 저녁때의 일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좌절 속에서 정신을 차리자 붉은 귀여운 인상의 꼬마가 단 한 마디로 자신을 치유해버렸을 때 느꼈던 허탈감과 그 꼬마의 정체를 깨달았을 때 느낀 당혹감. 문득 그녀는 웃었다. "아하하하..." 재미있었다. 재미있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게 좌절하고 또 자살까지 생각 했었던 자신의 모습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해보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 었다. 정신을 잃기 전에는 마법사로써의 모든 것을 부정당한 그녀가 있을 뿐 이었는데 정신을 차리자 고대와 현세의 모든 마법을 마치 수족처럼 다루는 종 족들이 눈 앞에 있다. 그녀는 생애 최대의 좌절과 희망을 하루만에 맛 본 것이다. "난 과연 운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유나는 침상에 누운 채 싱글거렸다. 어느 누구 하나 들을 사람이 없건만 그녀는 계속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잃어버렸던 언어,잃어버렸던 힘, 그것을 다시 되찾 게 된 기쁨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더불어 더 이상의 것을 추구할 기회를 얻 은 기쁨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일까, 아니면 노력한 자는 댓가를 받는다일까?" 그녀는 연신 싱글거렸다. 드디어 아린의 일족을 만나게 되었다. 과연 그들이 그녀에게 마법을 전수해 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기회만은 온 것이 다. 이런 생각이 없었다면 그녀가 왜 아린을 따라다녔겠는가? 그것도 그 위험을 감 수하면서까지. 물론 유나는 미리부터 기대하는 것은 나중의 실망이 더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 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이 들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했다. "아무렴 어때. 적어도 큰 손해는 본 것은 없으니까 뭐. 설마 아들 친구를 박대 하지는 않겠지." 유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침대 -지나치게 화려하고 지나치게 허름하 다는 모순을 지닌- 에서 몸을 일으켰다. 계속 기절해있다가 저녁 무렵에야 깨 어난 탓인지 전혀 잠이 오질 않았다. 유나는 창문을 내다보며, 그리고 어둠 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달을 바라보며 또 다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잠 못이루고 뒤척였던 것에 비하면 꽤 시간이 지났네?" 아무래도 잠이 오질 않았다. 그녀는 튕기듯 침상에서 일어나 발코니 쪽으로 걸 었다. 그리고 장난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맑은 밤공기라도 좀 마셔야겠다." 그러나, 그녀가 발코니에 다가서는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발 코니 건너편으로 나지막한, 도적 경력이 있었던 유나가 아니었다면 결코 눈치채 지 못 했을 가느다란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세를레네 씨와... 세틴 오빠?' 어라? 과년한 남녀가 야밤에 뭐하는 짓거리야? 그녀는 침을 삼키고 살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새하얀 발코니 위에 선 두 남녀 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귀를 기울였다. -------------------------------계속---------------------------------- 죽갔군... 에구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18)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68 , 줄수 : 663 초룡전기 282 283 『게시판-SF & FANTASY (go SF)』 3742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04 16:52 읽음:3134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어쩔 수 없지...' 의외로 세를레네는 금방 가슴에 맺힌 분노를 풀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 분노라는 것은 생각만큼 대단한 것이 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하긴, 생전 보지도 못한 사람들의 죽음에 애통해하는 것도 사실 힘든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은 다행히 무사했다. 그녀가 아닌 마도여왕을 위해 목숨 바쳐 충성한 포 소서러스도, 그녀를 법 의 그물 아래 가두어놓던 거대한 탑도, 그녀에게 책임이 있는, 그러나 그녀 는 한번도 보지못한 그녀의 수많은 백성들이 아닌, 오로지 타인의 요구에 의해서만 살아온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최초로 발견한 소중한 것이 아직 그녀의 곁에 무사히 존재하는 것이다. "아, 세틴씨." 그녀는 아까와는 달리 미소를 머금으며 발코니에 몸을 기댄 체 입을 열었다. "아까 일,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은 이 말을 전해드리려고 한 거였어요." 세틴은 멋적은 듯 웃었다. "아뇨, 뭐... 그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겁니다. 단지 그 와중에 제가 실례를 끼친 것이 좀 거슬리지만요." 그녀를 껴안은 것에 대해서 신경쓰는 것일까? 세를레네는 배시시 웃었다. 쏟아져내리는 돌무덤으로부터 여인을 보호하기 위해 껴안는 것이 실례라 면 도대체 세상에 실례가 아닌 것이 있을까? 겸양이 지나치네. 세를레네는 야무진 말투로 말했다. "기사도에 대해서는 누구나 외울 수 있지만 그것을 직접 행하는 것은 아 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그녀의 말은 세틴을 기쁘게 만들었던 것 같았다. "그 말씀만으로도 감사의 인사는 충분한 것 같군요." 그는 정말 기쁘다는 듯이 인사를 받아들였고 그래서 세를레네는 문득 말문 이 막히는 자신을 깨달았다. 이게 아니야. 이런 소릴 하려고 나온 게 아니 라고. 그녀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저..." "예?" 세틴의 의아하다는 듯 한 표정을 보며 세를레네는 들리지 않게 침을 꼴깍 삼킨 뒤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세틴 씨는... 저..." 생각보다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은 뒤 태연하게, 최대한 태연하게 들릴 수 있도록 말을 건넸다. "앞으로 어쩌실 생각이신가요?" 세틴은 잠시 세를레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떤 의도로 이런 질문을 하 는 것일까? `나한테 관심있나?' 스스로의 생각에 세틴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원래 남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착각들 중 하나가 자신은 여자들에게 인기 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착각이다. 여자들은 단순한 예의로 행한 태도를 그 들은 호의로, 심각하면 호감으로까지 착각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은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믿고 그들이 자신은 꽤 괜찮은 남자다, 라고 착각하는지야 도통 이해 못 할 일이지만, 적어도 세틴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남자라는 것과 그래서 그런 습성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멍청한 착각인지도. 아마도 그녀는 단순한 궁금증으로 자신의 행선지를 알고 싶어하는 모양이고, 이런 웃기는 착각은 재빨리 접어두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지, 라고 생각하 며 세틴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우선은 아버지가 걸으셨던 그 길을 저 역시 걷고자 합니다. 그 외의 것은 아직 생각치 않았습니다만..." 그러자 세를레네는 단언하듯 대답했다. "그렇다면 수도로 가셔야겠군요." 세틴은 의문의 눈빛을 세를레네에게로 보냈다. 물론 그는 제국으로 가야한 다. 그러나 그것을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닐텐데? 세틴의 의문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세를레네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 곳에는 그 분이 계시죠. 아르킨 케시아드. 제국 최고의 스승." 아르킨 케시아드. 제국 최강의 소드 마스터는 아닐 지 몰라도 최고의 소드 마스터인 것만은 틀림없다는 평을 얻는 자. 단순히 싸우기 위한 검기를 느 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세계의 일부를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그래서 검 기의 위력보다는 오히려 세계과의 감응력이 더 뛰어난 자. 그리고 그 놀라 운 경험을 후학들에게 인식시켜주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일컬어지는 자. 그의 명성은 제국 뿐만 아니라 헤이드 6국연합에까지 퍼져있었고 세틴 역시 그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었다. 검을 든 자라면 결코 몰라서는 안 될 이름이 니까. 마치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의 그것처럼.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고 그래서 세를레네는 의아해하면서 다시 질문을 던 졌다. "당신은 다른 분을 염두에 두셨나요?" 세틴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아버지의 스승을 찾을 뿐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그 분은 아르킨님은 아닐 겁니다. 아버지는 그 분이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산다고 하셨었죠." "찾기 힘들겠군요. 단서가 있나요?"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압니다." "그렇군요......" 말꼬리를 세를레네는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제국 내의 소드 마스터들이라면 제가 모를리가 없을 거에요. 성함을 들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전 성함을 듣지 못 했습니다." "더욱 찾기 힘들겠네요?"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세틴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분은 노인입니다." "대단히 특이하군요?" 세를레네의 장난기어린 말투에 세틴이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타는듯한 붉은 머리를 지니셨지요." "노인이?" "예." "그 정도로 특이하다면 찾기 쉽겠군요. 그냥 수도에 가서 물어보기만 해도 되겠는데요?" "그것이 제가 아버지께 들은, 그 분을 만나는 방법이었죠." "그런데....." 세틴은 또다시 말을 더듬는 세를레네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려야 했다. 도대 체 아까부터 왜 저러는 거야? 그녀는 다시 힘들게 -적어도 세틴 눈에는 힘들어보였다.- 입을 열었다. "그 다음에는 어쩌실 건가요?" "예?" 세틴은 당황했다. 도대체 의도를 파악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택한 대답 역시 얼버무리는 것에 가까웠다. "그...글쎄요?" 그러자 그녀는 정말 말하기 힘든 부탁을 간신히 꺼낸다는 듯 - 그 내용상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제국에 계실 생각은 없나요?" "예에?" "저에게 은혜를 갚을 기회를 주시지 않겠어요?" "예? 은혜랄게 뭐가 있다고..." 한번 말을 꺼내고 나자 그녀의 말투는 부드러워졌다. 단지 문제는, 이젠 거 꾸로 세틴의 말문이 막혀버렸다는 것이지만. "제국에 남지 않으실래요?" 그녀의 말투는 간곡하게 들렸다. 그래서 세틴은 당황했다. 그녀가 간청하는 말투로 그를 붙잡을 필요따윈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그는 그 와중에 서도 간신히 입을 열 수 있었다. "제가 제국에 남아서 뭘 하라고요? 연고자 하나 없는 이 곳에서?" "제 신분을 잊으셨나요?" 그녀는 자신만만하게 대꾸했다. 아까까지의 머뭇거림이 마치 거짓인 듯. "8서클의 마스터, 제국의 5분의 1을 다스리는 자가 그대의 눈앞에 있어요." 세틴은 침묵했다. 그녀가 바뀌었다. 도도해보이는 눈빛, 굳은 의지를 담은 목소리, 확신에 찬 태도, 아까까지의 소녀 세를레네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마도여왕 세를레네가 서있었다. 그녀는 위엄있게 다시 물었다. "제 곁에 계셔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세틴은 나직히 대꾸했다. "여왕님의 기사가 되라는 말씀이십니까?" "예." 세틴은 피식 웃었다. 이 아가씨 어지간히 감동한 모양이군. 그런데 여왕이 라는 사람이 이렇게 현실감각이 없다니... 세틴은 그녀에게 현실을 일깨워주기로 결정했다. "전 기껏해야 견습기사에 불과한데요? 게다가 자격이 없습니다. 전 반역자의 후예에요. 제국의 법에 따르면..." "반역자의 후예는 그 자가 어떠한 신분이든 제국에서는 평민으로 취급되지요. 그래서 무역 역시 민간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그녀는 여상스레 세틴의 말을 받아 이었고 그래서 세틴은 다시 한번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불가능하다는 걸 아시면서 왜?" "불가능하지 않아요. 제국의 법은 황제와 4영주들의 범위 밖에서만 적용되니 까요." 불가능하다는 소리 아닌가 그것이?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가족에게도 적용되죠." "예?" 세틴은 순간 눈을 휘둥그레하게 떠버렸다. 이건, 듣기에 따라서는 상당한 확대해석이 가능한 소리 아닌가? 그는 완전히 당황해버렸다. "무... 무슨 뜻이신지...?" 그러나 세틴은 채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의 눈에 비친 세를레네의 얼굴은 마치 홍시처럼 붉게 물들어있었다. "아, 아녜요. 안녕히 주무세요." "예? 아, 안녕히 주무..." 이젠 또 왠 뜬금없는 밤인사냐? 그러나 세를레네는 세틴의 당황을 그다지 고 려해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꾸벅 고개를 숙이더니 그의 인사를 들은 둥 마는 둥 허둥지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그래서 세틴은 멍하 니 발코니에 홀로 서있어야만 했다. 잠시 후에야 그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거, 듣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묘한 뉘앙스인데?" 그러나 세틴은 곧 고개를 흔들었다. `쳇, 괜히 혼자 쓸데없는 상상 하는 것도 웃기지. 그녀는 여왕이지 않은 가?" 유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갑자기 다리의 힘이 풀려 버렸고 그녀는 자신의 몸을 지탱하지 못 하고 있었다. 그 상태로 그녀는 허 탈하게 중얼거렸다. "뭐야, 이 진부하기 짝이 없는 삼각 관계는?" 그녀는 차분히 세를레네와 자신을 비교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곧 그녀와 세를레네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모,성격,지위, 미래, 능력, 그 모든 것들이. 입술 사이로 비웃음이 새어나왔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유치해......" 문득 그녀는 피식 웃었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거야. 아직까진, 달라진 것은 없어." --------------------------계속--------------------------------------- 갈 길이 멀구나~ 『게시판-SF & FANTASY (go SF)』 3757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3-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05 19:18 읽음:293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다음날 아침,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서 세를레네는 칼슈타인의 질문 에 이렇게 답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은 극히 미약합니다." 그러며 그녀는 슬쩍 아린을, 정확히 말하면 그와 함께 있는 저 드래곤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자세한 자료는 라젤의 탑에 보관되어있었습니다. 라젤의 탑이 저렇게 된 이상 그 자료를 다시 찾기는 힘든 일이죠. 동일한 자료를 찾을려면 수도 까지 가야 가능할 겁니다. 그곳이라면 선대 여왕님의 자료가 남아 있을테 니까요." "그래?" 칼슈타인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인간들에게 있어서 이 거대한 제국을 가로 질러 수도까지 가는 여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들에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다. 날아가도 되고 타고가도 되고 걸어가도 된다. 그들에게 시간은 무한하다. 키아드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밥 먹고 수도로 가면 되겠군." 평범한 인간이라면 왕복하는 여정동안의 일만으로 모험담 하나는 뽑을 수 있을 여행길을 그들은 마치 옆집 놀러가는 것인 양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칼슈타인은 마치 식사가 나올 동안 심심하니까 수다라도 떨어보 라는 식으로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심드렁하게 입을 열었다. "그동안, 아는 것만이라도 말해보거라. 어디 들어나보자." 그러나 받아들이는 인간의 입장에서 정말 수다떨듯 이야기를 나열할 수는 없는 일, 세를레네는 자세를 고쳐앉았다. "예. 그럼..." * 그녀는 나직하고 분명한 어조로 설명을 시작했다. "드래곤을 창조하기 위한 금단이 비술 [깨어지지 않는 영혼의 그릇]의 지 식은 인간들에게는 거의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한껏 잡은 분위기가 무색하게도 설명을 채 시작하기도 전에 칼슈타인의 제제를 받아야 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알려져 있지도 않은 모양이군. 도대체 누가 [영혼의 그릇]을 드래곤 창조비술이라고 한 건가?" "예?" 세를레네는 당연하게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칼슈타인은 그녀의 설명을 듣기 전에 먼저 자신의 설명을 풀어놓는, 그런 귀찮은 짓에는 그다 지 관심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영혼의 그릇은 전능수를 창조하기 위한 비술이다. 그렇게 알고 넘어가. 자, 계속해봐." "예? 예..." 아무래도 세를레네의 지금 표정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칼슈타 인의 부연설명을 더 듣고 싶어하는 표정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칼슈타인의 말에 반박할 만큼의 객기는 부여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아린의 곁에서 슬쩍 눈짓을 하는 피트를 보며, 세를레네는 일단 자신의 설명부터 계속 하 기로 결심했다. 아마도, 그녀의 궁금증은 저 하르니안의 소년사제가 설명 해 줄 듯 하니까. "예, 그리고 그 지식은 인간들에게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그것을 최초로 발견한 분이 바로 선대의 마도여왕 에레이나 아파카... 아, 풀 네 임은 말하지 않는게 좋겠군요. 하여튼 그 분이에요." 아무 생각없이 에레이나의 풀네임을 읊어대혀던 순간, 세를레네는 눈치빠 르게도 칼슈타인과 기타 드래곤들의 얼굴에 떠오른 짙은 지겨움의 감정을 잽싸게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그녀는 적당히 말을 얼버무렸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라젤의 탑은 300년 전 제국의 마법의 총본산으로서 세워졌습니다. 전 대 륙에 흩어져있던 단편적인 마법의 지식과 고대의 유산들을 총망라하여 한 자리에 정리한 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마법의 연구를 시도해보기 위 한 것이었죠. 물론 그 시도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 일을 추진한 것은 바로 대륙의 절반을 다스리는 가이아네스 제국이었고 덕분에 일은 빠르게 진행되었지요. 전 대륙의 마법유산들이 라젤의 탑으로 모여지게 되었고 그 이후 마법의 중흥기가 일어났지요." 문득 키아드리스가 툴툴거렸다. "그렇군. 어쩐지 6서클도 못 쓰던 인간들이 요즘 들어서 7,8서클을 사용해 대는 이유가 그거였군." "예. 하지만 정보의 양은 저희 마법사들만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만큼 방대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채 정리를 하기도 전에 새로운 것들이 모여 들었으니까요. 바로... 어제까지는..." 어제까지는... 이라는 말을 하며 세를레네의 안색이 정말이지 보기딱할 정 도로 굳어져가기 시작했다. 칼슈타인이 혀를 차며 칼세니안를 돌아보았다. "이거, 좀 미안한 걸?" "아무래도 그렇죠?" 좌중의 입이 가볍게 떡 벌어졌다. 뭐? 이거 좀 미안한 걸? 수만 명을 작살 내고 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거? 방안에 모인 모든 인류들이 한 마음 한뜻으 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물론 티 안나게- 그러나 그들 용류(?)들은 전혀 개 의 치 않는 표정이었다. 칼슈타인은 잠시 무엇인가 고민하는 표정이 되더니 곧 고개를 끄덕이며 세를레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위엄있게 말했다. "좋다. 소녀여. 내가 그대들의 도시를 부수었으니, 그것들을 다시 세워주 겠다." 세를레네는 순간 고개를 번쩍 들었다. 다시 세워주겠다고? 그렇다면 저들이 책임을 느낀다는 건가? 그녀의 얼굴에 의문의 표정이 떠올랐다. 게다가 그것 은 드래곤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다른 의미로. "칼슈타인님이 무슨 수로요? 아무리 용언의 힘이라도 그건..." 칼세니안이 황당하다는 듯 물었다. 그들에게 부여된 힘은 파괴의 권능이지 결코 창조의 힘이 아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전 세계를 멸하는 것 보다는 하나 의 조각품을 창조해내는 것이 더 힘든 일인 것이다. 물론, 본체일 때의 이야 기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칼슈타인은 아주 간단히 해결할 모양이었다. "로자르아힘. 네가 가장 최근까지 꿈을 꾸고 있었지?" "예?" 단순한 방관자의 입장만을 취하고 있던 금발의 소녀가 놀란 얼굴로 칼슈타 인을 바라보았다. 칼슈타인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 "잘 알고 지내는 드워프 일족 없나? 이 근처 사는 놈들로." "예? 있기야 있지만..." "어, 그럼 됐어." 또한번 좌중의 입이 가볍게 떡 벌어졌다. 돼긴 뭐가 됐다는 건가? 그러나 칼슈타인은 좌중의 뇌리 속에 떠오른 이제 곧 다가오게 될 이 근처에 살고 있는 어느 드워프 일족의 불행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고개를 돌리 더니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다는 듯 세를레네를 바라보았다. "자, 이야기나 계속해보거라." "예? 예..." 그러나 세를레네는 이야기를 잇지 못 했다. 이리저리 뜸을 들이는 사이 아침식사가 나와버렸고 그 덕에 모든 인류와 용류(?)들은 그녀로부터 관 심을 돌려버린 것이다.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 아침상을 받아들면서 칼슈타인은 모두의 의견을 대변하듯 간단한 한 마디를 꺼냈다. "밥 나왔네? 먹고 듣자." "......." 식사가 끝나자 세를레네는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만큼은 절대 방해 받지 않겠다는 나름대로의 비장한 각오를 다진 채. 사실 생각해보면 굳이 열심히 설명할 필요도 없는데, 괜시리 혼자서 열내고 있는 세를레네였다. 그리고, 이번 그녀의 각오는 상당히 대단한 듯 했다. "이어서 설명하지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정보의 양은 막대했습니다. 마 법사들은 정보를 모은다고 다가 아니라는 것을 곧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일단 그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지요. 그러 나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도서관의 사서들을 정리하는 것은 특 별한 전문지식이 없이도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무지한 자의 손을 빌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마법의 유산들은 달랐습니다. 마법사 들조차도 여러 번 봐야 이해할 수 있는 그 수많은 고대의 언어들을 다 정 리하기란 불가능한 것이었거든요. 게다가 일 평생을 그것만 정리하고 있 을 마법사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결국 라젤의 탑에 모여있던 정 보들은 절반 정도는 정리된 채, 절반 정도는 방치된 채 300여년 동안 이 어져내려왔습니다. 그러던 도중 선대의 마도여왕 에레이나 전하께서 어 느 날 우연찮게 방치된 여러 유산들 중 한 뭉치의 양피지더미를 발견하 셨지요. 전혀 특이하거나 대단해보이지 않는 평범한 자료에 불과해 보이 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우연히 발견한 것이죠. 그 때 그분은 단순히 재미삼아서 그것을 해독해보았고 그때 놀라운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그 양피지에 적힌 것은 그야말로 금단의 비술, 단지 전설로만 내려져오 는 드래곤의 창조, 아 적어도 에레이나 여왕님은 그렇게 알고 계셨으니 까요. 예. 하여튼 [깨어지지 않는 영혼의 그릇]의 비술이었던 것이었어 요. 아마도 황룡 클라이튼으로 인해 드래곤 슬레이어의 칭호를 얻은 최 초의 용살자 라하가스 엘 가이아네스가 그의 레어로부터 획득한 것이라 고 여왕님은 추측하셨죠. 어쨋든 그 분은 그것을 연구하기 시작하셨습니 다. 그 자세한 결과를 적은 자료는 라젤의 탑 내부에 있었고요. 물론 수도 에도 가면 비슷한 자료가 있을 겁니다. 자료의 망라는 라젤의 탑이, 그리 고 정리된 지식은 수도로 옮겨지는 것이 관례이거든요. 하여튼 저는 선대 여왕님의 기록에서 그것을 잠시 보았을 뿐입니다. 그 분 역시 자신이 얻 은 비술 영혼의 그릇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닐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하셨었 어요. 드래곤의 특성과는 너무 다른 결과가 계속 나왔었으니까요. 지금 이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말이죠. 전능수의 비술이었으니 드래곤 의 특성과 다를 수 밖에... 하여튼 그 분은 스스로의 육신을 [영혼의 그릇] 으로 변화시키셨고 비록 실패하셨지만 그 와중에 여러가지 특성들을 알 아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일단, 제대로 된 영혼의 그릇은 인간의 육신 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혀 다른 새로운 육체를 만든 뒤 그에 상응하는 존재를, 전문용어로는 유체라고도 하지요. 네. 하여튼 존 재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마나의 흐름때문에 육신이 붕괴 하는 것이죠. 잔잔한 시냇물을 막는 자그마한 둑에 거대한 강물의 흐름 이 밀려온다면 그 둑을 보수하는 것만으로 해결이 될리가 없는 것이죠. 차라리 새로운 둑을 만드는 것이 낫지." "그리고 인간의 영혼은 단순한 개체에 불과한 것, 아마도 제대로 된 비술 을 창조해내면 그 영혼은 단순한 이성을 유지하기 위한 촉매에 불과해진 다고도 여왕님은 추측하셨어요.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 영혼의 그릇을 완 성시킬 수 없는 이유라고도요. 그 어떠한 자의 영혼이 드래곤들의 그것처 럼 굳고 단단할까요? 사소한 여러 사건만으로도 쉽게 상처받고 좌절하 기 마련인데. 즉 신 정도의 강대한 이성의 영혼과 그 영혼에 걸맞는 존재 를, 그러니까 유체를 지닌 자가 아니라면 이 비술 자체가 실행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셨죠. 그래서 저희는 이것이 드래곤의 창조비술이라는 점에 공감했었고요. 뭐, 인간들 중에도 그것에 걸맞는 굳건한 영혼이 없으리 라는 법은 없겠지요. 절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관철하는 자들이 적기는 해도 없지는 않으니까요. 어쨋든......" "결론은 애당초 방법이 틀렸다는 것이에요. 영혼의 그릇은 새로운 그릇 을 만들어낸 뒤 자신의 영혼을 옮기는 것이지, 자신의 그릇을 새로운 그 릇으로 개조하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드래곤들만큼이나 방대한 마나를 내장한 육신을 만들고..." "여기서 아리아씨가 해당하는 것이에요. 아마도 드래곤 하트를 이용해서 저 육신을 개조했었겠지요? 적어도 그녀의 존재를 지탱하는 마나의 양은 육신과 마나의 비율로 보았을때 드래곤의 몇 십배에 해당하니까요. 드래 곤들이 방대한 마나를 지니고 있지만 그 대부분을 육체를 지탱하는데 사용하듯이 그녀는 자신의 방대한 마나를 육신을 구성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하지만 그 육신을 만드는 것이 다가 아니었지 요. 육신을 창조해내는 것은 어렵고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기는 하 지만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을테니까요. 문제는 드래곤 하트의 유무 인데 에레이나님의 경우는 라젤의 탑 자체에 소장되어있던 드래곤 하트 의 양이 상당했으니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물론 드래곤 슬레이 어인 가스터의 그것에 비하면 상당히 단위면적별 마나보유량은 낮았겠 지만요." "어쨋든 문제는 육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영혼을 부여하는 것이 었어요. 인간의 미약한 유체는 도저히 그 육신에 내재된 마나의 흐름을 견뎌낼 수가 없었던 것이죠. 마치 거대한 강물을 자그마한 둑으로 막으려 하다간 단숨에 부수어져 나가듯이. 그러나 처음부터 튼튼한 둑을 만들고, 즉 그릇 자체를 새로 만들어 버리고 그 유체까지 구성해버리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요. 즉 저희 여왕님이 하신 방법은 그릇을 새로 만든 뒤 그곳에 자신의 영혼을 붓는 방법이 아니라 원래의 육신을 영혼의 그릇의 비술에 따라 개조한 것이었고 그것은 작은 둑을 좀더 단단하게 보수한 것에 불과 하다는 것이죠. 그 둑이라는 것이 제법 튼튼해서 잔잔한 강물의 비중까지 는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흘러내리게 된다면 도저히 견뎌 낼 수 없는 것이죠." "그러나 이 경우 다른 문제가 생겨요. 바로 자아정체성의 상실이지요. 자신 의 육체를 개조하여 그릇으로 만드는 경우라면 영혼의 정체성 문제는 존 재하지 않지만 우선 자신의 육체를 버리고 다른 육체로 건너갈 경우 두 가 지 문제가 생겨납니다. 기억의 상실과 공유가 되는 것이죠. 영혼 자체가 기억까지 가지게 될려면 얼마나 강한 의지를 지녀야 하는지 알고 계시죠? 영혼이 육신을 떠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고 그때의 충격으로 인해 영혼 은 백지의 상태가 됩니다.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사실 그 영 혼이 생전에 행하던 여러 행동의 나열일 뿐인 것이죠. 기억 자체는 지워집 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영혼은 거대한 라이프 서클, 즉 생명의 원으로 회 귀하고 그 상태에서 다른 마나와 혼합되어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재탄생되 지요. 이것이 자연스러운 죽음이지요." "그러나 이렇듯 인위적으로 영혼을 육체에서 육체로 옮길 경우 미약한 인 간의 영혼은 그 충격을 감당해내지 못 하지요. 그것은 어떠한 인간이라 할 지라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리고 설사 기억까지 공유하게 되었다 해 도 자신의 원래의 육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틀림없이 그것은 영혼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지만 자신의 기억과 존재가 고스란히 남아있 는 껍데기이지요. 그렇다면 그 자는 도대체 누구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 요?" "나? 아니면 같은 기억과 같은 유체와 같은 육신을 가진 다른 존재? 어제 까지의 기억과 육체와 유체를 다 가지고 있는 껍데기와 단순히 영혼과 기억만을 가진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서로 공존할 때 어느 쪽이 진정한 자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라면 그 괴리감을 견뎌내지를 못 합 니다. 그리고 스스로 붕괴되어 버리게 돼요. 그래서 이미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게 되는 겁니다. 원래의 그가 아닌 영혼의 그릇에 의해 재탄생한 새로운 존재가. 그리고 원래의 그는 여전히 껍데기 속에 남아있는 것이 지요. 엄밀히 말하면 영혼을 옮긴다기보단 카피한다고 하는 것이 옳겠지 요. 영혼이라는 것은 마나의 일정한 규칙의 흐름의 한 종류이고 그것에 서 유체만을 제외하고 영혼만을 뽑아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요. 유 체까지 함께 뽑아낸다면 아무 문제도 없겠지만 그럴 경우 그 유체는 육 신의 마나를 견뎌내지 못 하니 결국 육신을 개조하는 것과 아무런 차이 가 없게 되지요." "결국 영혼 그 자체로써 하나의 존재를 지탱할 수 있는 의지체인 신들이 아닌, 육신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이 영혼 의 그릇을 제대로 시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왕님은 판단했어요. 혹시 모르죠. 마나의 극을 추구하여 자신의 영혼을 신의 반열에까지 끌 어올린 자라면, 그 자의 영혼과 유체는 그 육신에 걸맞는 힘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하지만 인간에게 그것이 가능할 리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여왕님은 결국 영혼의 그릇을 포기하고 인간으로써 살다가 돌 아가셨지요. 그리고 그 분이 인간으로 돌아간 방식에 대해서는 잘 모릅 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들은 것이 있어요." "그것은 바로 4개의 봉인. 전능수를 봉인한 그것이 인간으로의 회귀를 위 해 사용되었었다고 했어요." 그리고 세를레네는 이야기를 끝내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 각오의 성과가 나온 것일까? 그녀는 이번에는 결코 이야기를 방해받지 않겠 다는 굳건한 각오로 단숨에 저 긴 이야기를 다 해버렸고 좌중들은 일제히 숨 을 멈춘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론 그들의 침묵에는 그녀가 설파한 새로운 지식에 대한 감명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었다. 그들은 단지 아침식사 후의 나 른한 식곤증을 한층 일깨우는 그녀의 끝없는 수다에 놀라버린 것이었다. 이제껏 청순해보이는 미소녀에 불과했던 세를레네에게 저런 가공할 수다 가 숨겨져있었단 말인가? 그 강도높은 수다에 대해 문득 칼슈타인이 감명 깊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거 도대체 몇 페이지야?" 사실 그다지 신기한 일도 아니었다. 세를레네는 8서클의 마스터, 궁극의 마법 사 중 하나이고 그들에게 있어서 수다는 곧 힘(?)이다. 마법사란 말빨이 좋을 수록 실력을 인정받는 희안한 직업인 것이다. 물론 말만 빠르다고 다는 아니지 만. 세를레네는 잠시 숨을 돌리며 좌중들을 바라보았다. 대체로 드래곤들은 다들 아는 소리인 듯 태연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비록 실제로 그들이 듣고 싶어 했던 것은 세를레네의 마지막 한 마디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꽤 흥미있 어하는 태도였다. 인간의 관점에서 본 이론이 재미있어 보이기는 한 모양이었 다. 인간들의 수준도 제법 높아졌구나 하는 듯한 표정이 뚜렷하게 그들의 얼굴 에 떠올라 있었으니까. 그에 반해서 그녀의 인류제군들은 하나같이 이게 무슨 개소리냐? 라는 듯한 표정을 떠올리고 있어 그녀로 하여금 깊은 친밀감을 느 끼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아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질문을 던 졌다. "가만, 그럼 아리아가 멀쩡한 이유가 뭐야?" 세를레네는 피식 웃었다. 아린의 질문에서 아린이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나서 질문한 것이 아니라 도통 못 알아먹겠으니 알고 싶은 거나 듣자, 라는 의 미를 읽은 것이다.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이미 붕괴되었어야 하지요. 그런 그녀를 지탱해 주고 있는 것, 예전 에는 그것을 궁금해했었지만 지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녀는 생글거리며 말했다. "아린, 당신이에요." ------------------------------계속----------------------------------- 제발 지운 거 보내달라는 메일 좀 보내지 마세요. 답변 해드리지 않습니다. 보내드릴 거면 제가 뭐하러 귀찮게 지웠겠습니까?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19)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78 , 줄수 : 477 초룡전기 284 285 『게시판-SF & FANTASY (go SF)』 3758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4-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05 20:31 읽음:321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나?" 아린은 멍한 눈초리로 세를레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웃으며 이야기를 이었 다. "아린, 당신의 마나가 그녀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에요. 그녀의 미약한 인간 의 유체를 드래곤인 당신의 마나가 감싸고 있는 것이죠. 생각해보세요. 짐 작가는 곳이 없나요?" 아린은 아리아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를 띄우며 아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의 오른손을 꼭 잡은 채. 아린은 함께 미소를 지 었다. 화사한 침묵이 방안에 피어올랐다. 그때 칼슈타인이 침울한 목소리가 그들의 침묵을 깨어놓았다. "그렇군. 그런 것이었어." "예?" 화사한 분위기를 대폭 감소시키는 이 침울한 목소리에 세를레네가 약간은 얼빠진 소리를 냈고 그런 그녀를 보며 칼슈타인이 말을 이었다. "인간의 소녀야. 그런 것은 드래곤이라 할 지라도 불가능하단다." "예에?" 무슨 의미인가? 그러나 칼슈타인은 세를레네의 의문에 답해 줄 생각따윈 없었는지 곧바로 뜬금없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후우. 슬픈 일이군." "무슨... 소리에요 칼슈타인님?" 약간은 불안한 여인의 목소리가 방안을 가볍게 울렸다. 칼슈타인은 고개 를 저으며 대꾸했다. "슬픈 이야기라고. 칼세니안. 제길, 싫은 기억이 떠올라버렸군." 칼세니안의 얼굴에 불안과 의문의 표정이 공존하며 떠올랐다. 말투를 보아하 니 아린 이야기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은데... 저것이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러나 채 칼세니안이 말을 잇기도 전에 한 근엄한 목소리가 그녀를 가로막았 다. "칼슈타인. 그대는 지금 꿈을 꾸고 있지 않소. 그렇죠?" 그것은 적룡왕 키아드리스의 목소리였다. 칼슈타인은 차분히 대답했다. "물론이오." "그렇다면 그것은 일족의 슬픔인 것이오?" "그렇소." 외모에 맞지 않게 진중한 목소리로 칼슈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의 대답에 키아드리스의 표정 역시 칼슈타인의 그것처럼 변했다. "이해했소. 나도 이제야 깨달을 수 있겠구료. 제기랄." 키아드리스의 욕설에 로자르아힘이 놀랍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비록 레드 일족이기는 해도 그는 다른 레드 드래곤들과는 상당히 다른 태도를 보여왔던 것이다. 그런 그가 저런 말을? 키아드리스는 침울하게 중얼거렸다. "저 아이가 그의 운명의 뒤를 밟게 될까요?" "그렇지 않기를 빌 뿐이오. 하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 칼슈타인의 대답을 끝으로 그들은 더이상 말이 없었다. 좌중은 다들 서로를 바라보았다. 둘은 이해했을지 몰라도 방안에는 이해 못 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대표하듯 칼세니안이 앙칼지게 소리쳤다. "이봐요! 당신들 도대체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예요?" 무슨 소리인지는 못 알아듣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자신의 귀엽디 귀여운 아들 네미의 이야기라는 것만은 충분히 알아들은 칼세니안이었다. 어미된 의무로써 아들의 이야기라면 들어야 하는 법, 그러나 칼슈타인의 대답은 쌀살맞았다. "알아서는 안 되는 이야기다. 칼세니안. 잊어라." 그 목소리 속에 깃든 절대적인 명령에 칼세니안은 입을 닫았다. 평상시의 그녀 라면 상상치 못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키아드리스의 목소리가 고요한 침묵 속에 아스라히 울려퍼졌다. "특히 아린은." 말을 흐리며 두 드래곤의 시선이 그들의 앞에 앉은 소년에게로 향했다. 테이 블에 두 팔을 기댄 체 무엇인가를 열심히 생각하고 있는 붉은 머리의 아름다 운 소년에게로. 갑자기 그 소년이 손뼉을 짝 치더니 소리쳤다. "아! 그래서 그런가보다! 세를레네! 내 피가 아리아한테 효험이 있는 거야?" "예? 예..." 세를레네는 난 오늘 도대체 이 예. 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했을까? 등의 조금 은 황당한 상상을 하며 아린의 질문에 답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그런 아린의 모습에 기가 찬 듯 말을 잇는 두 적발의 남자가 있었으니... "너... 이제까지 그것 생각하고 있었냐?" "에? 왜요?" 키아드리스의 질문에 아린은 갑자기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 답했다. "... 우리 이야기 못 들었니?" "무슨 이야기요?" "......." 결국 그들이 분위기 잡는 동안 막상 그 분위기의 장본인은 전혀 듣고 있지 않 았다는 소리다. 둘은 고개를 숙이더니 킥킥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웃음은 곧 광소에 가깝게 커져갔다. "크하하핫!" "크하하하하핫" 황당해하는 좌중들을 무시한 채 그들은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한참 뒤에야 그들은 진정을 할 수 있었다. 키아드리스는 한결 안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심해도 될 것 같지 않소?" "그런 것 같소." "...?" 덕분에 그 둘은 아린으로부터 저 양반들이 왜 저러나? 라는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뜬금없는 소리를 해대더니 갑자기 낄낄 웃어댄다. 이 상황에서 유추할 수 있는 추측은 하나뿐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곧 관심을 돌렸다. "뭐 어쨋든, 세를레네. 내 피 묻으면 아리아 멀쩡해지던데 그게 그거야?" 상황이 워낙 오락가락하는지라 세를레네는 멍해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황급히 대답했다. "예? 아, 물론 피는 마나의 흐름을 상징하고 또한 그 자체로써 마나의 집결체 이니까요. 드래곤의 피는 최고의 마법시약재료라고 하지않습니까? 아마도 짐작하는 바가 맞을 거예요." 도대체 뭘 짐작하는 건지 몰라서 세를레네의 뒷말이 좀 흐리기는 했지만 아린 은 별로 신경쓰지 않은 듯 했다. "아, 그래서 그런가보다." 아린은 손뼉을 치며 말을 이었다. "아리아 처음 만났을 때, 왜 아리아가 멀쩡해졌는지 내내 궁금했거든?" 유나와 세틴이 의아하다는 듯 아린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미 잊어버린 이야 기인데 아린에게는 그것이 꽤 궁금증으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아린은 고개를 끄 덕거리며 말했다. "그때 나 아리아 오른손에 쥐고 있다가 운석 맞은다음 입천장 까지니까 그 손 으로 피 닦았어. 그래서 멀쩡해진건가봐." 도대체 이게 무슨 앞뒤 안 맞는 황당한 소리냐? 사정을 아는 유나를 제외한 모든 좌중들이 멍하니 아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린은 그들에게 그것을 해명해 줄 생각이 별로 없는 모양이었다. "맞아?" 아린은 좌중을 아예 무시한 채 아리아와 세를레네를 번갈아보며 그의 추측에 대해 물었다. 세를레네야 아예 아린의 이야기 자체를 못 알아들었으니 반응이 없었지만, 아리아는 살며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린은 웃었다. "역시 난 머리가 좋아" 천부당만부당한 망발을 어쩜 저리 뻔뻔하게... 라며 유나나 세틴, 피트 등은 피식 웃었다. 세상에 어떻게 아린이 저런 소릴 스스로... 하지만 그 말에 웃지 못하는 자들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것은 드래곤들이었 다. "자..잠깐, 아린아!"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동시에 튀어나오는 칼세니안과 칼슈타인의 목소리에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렸 다. "뭐가요? 아리아가 내 피 묻으면 멀쩡..." "아니아니, 그것 말고! 운석 맞아서 피를 흘렸다니?" 아린은 잠시 엄마와 칼슈타인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라 는 거야? 문득 아린은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아, 가스터 이야기요?" ----------------------------계속------------------------------------- 잡담이 나날히 준다. 왜냐! 글자 한 자 더 쓸려고 아, 나는 정녕 왜 게을렀었단 말인가? 한숨 속에 묻혀지는 내 청춘이여~ 어흐흐흑. (도대체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냐 나--;;;) P.S 들켰다 가스터~ 들켰다~ 으히히 이델론 따위는 상대도 안 되는 학살이 곧 펼쳐진다! 아 스트레스 해소로는 그만이군 이거 『게시판-SF & FANTASY (go SF)』 3764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5-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06 06:33 읽음:4499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비록 지금은 아예 잊어먹을 정도였다고는 해도, 막상 떠올리고 보면 그 원 한의 골은 꽤 깊게 마련이다. 그동안 아린이 드래곤 슬레이어들에게 얼마나 당했던가? 노예로 팔렸었지, 3층에서 떨어졌었지, 복부에 구멍 뚫렸었지, 전신에 9서 클 마법 맞고 반 죽을 뻔 했지... 게다가 무진장 쫓겼지. 솔직히 잊어먹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이왕 생각난 김에 화끈하게 일러바치자는 심보였는지, 아린은 아주 차근차근, 있는 일 더 보태고 없는 일 만들어가면서 아주 신랄하게 드래곤 슬레이어들 의 악독하기 그지 없는 행각에 대해 낮낮히 고해바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듣고 있던 칼세니안과 칼슈타인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지고 있었다. 마침내 드래곤 슬레이어들은 갈아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들이고 아린 친구 들은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들이라는 아린의 일대 장황설이 끝나고 나 자,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인류들은 칼슈타인과 칼세니안으로 부터 흘러나 오는 지독한 살기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 쥐죽은 듯한 고요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이제 그 속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오로지 아린과, 분노한 레드 드래곤들의 목소리 뿐이었다. "그랬단 말이지..." "응, 엄마. 그때 나 정말 죽는 줄 알았어." "허허허. 감히 인간들 주제에..." "아니에요 칼슈타인님. 나 드래곤일 때도 죽을 뻔 했다니까요? 걔네들 되게 쎄요." 여실히 배어나오는, 방안을 가득 메우는 끈적이는 짙은 살기, 눈빛에서 새어 나오는 극도의 분노.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인간들은 그 순간 공포에 젖었다. 특히 그것은 마나를 다루는 세를레네나 유 나 피트의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심했다. 단순히 이들의 분노에 의해 파생될 여파로 인해 공포스러워하는 세틴과는 달리 그들은 직접적인 공포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사방에서 감겨오는 거대한 마나의 흐름이 그들을 압박했다. 드래곤, 그들의 감정이 주위를 억누른 채 거대한 기운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기운 속에 담겨 진 것은 오로지 죽음의 의미뿐, 사람들은 말을 잃었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도대체 분위기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은 아린이 눈치없게 주위를 살펴보는 가운데, 문득 칼슈타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어디 사는 뭐 하는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용족의 아이를 건드린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 잘 모르고 있는 놈들 인가보군." 목소리 하나하나에 배어나오는 기운, 그는 너무나 분노했고 그래서 오히려 차분하게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 목소리 속에 배어나오는 공포의 기운을 오히려 더 여실히 느낄 수 있었지만. 칼슈타인은 고개를 돌리며 나직히 입을 열었다. "키아드리스." 자신에게로 쏘아지는 칼슈타인의 눈빛을 보며 키아드리스는 말없이 그를 마 주보았다. 칼슈타인이 억눌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일족의 율법을 행하겠소. 이는 일족의 의무. 이의가 있소?" "...없소." 키아드리스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고 칼슈타인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 그의 시선을 맞닥드리게 된 것은 다름아닌 유나였다. "그들의 나라가 어디더냐? 인간이라면 무리를 이루고 살고 있을 것! 그 무 리의 뿌리부터 뽑아내주마...." 유나는 아무 말도 하질 못 했다. 자그마한 꼬마로만 보였던 칼슈타인의 전신 에서 항거할 수 없는 막대한 마나의 폭풍이 쏟아져나와 그녀를 꼼짝달싹 못 하게 만들고 있었다. 칼슈타인으로선 그저 너무나 분노했을 뿐이고 유나에게 는 어떠한 위해도 가할 의도가 없었지만, 그가 가진 힘은 너무나 거대한 것이 어서 하찮은 마도사에 불과한 그녀로써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칼슈타인은 계속 유나를 노려보았고 그녀는 마치 자신이 죄인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 벌벌 떨었다. 대답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있다. 그리고 그 대답이 매우 간단한 것이라는 것도. 그러나, 말이 떨어지질 않았다. 입천장이 바짝바짝 말라 가기 시작했다. 말이 없는 유나의 태도에 칼슈타인이 인상을 쓰며 다시 물었다. "인간의 아이야. 너는 모르는것이냐?" 유나는 침을 삼켰다. 대답,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답이 나온 곳은 다른 쪽이었다. "카르셀 왕국. 아린의 레어 남쪽에 있는 왕국이지요." 칼슈타인은 시선을 옮겼다. 자신만큼이나 딱딱하게 굳은 적발의 미녀의 얼 굴이 그의 눈에 비쳐졌다. 칼슈타인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곳을 알고 있나 칼세니안." "그들을 알고 있어요." 칼슈타인의 미간이 순간 찡그려졌다. "꿈의 파편들이었나?" 칼세니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칼슈타인의 미간은 더더욱 찡그려졌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잠시 후 칼슈타인이 조금 누그러진 표정으로 다시 입 을 열었다. "몽환의 미련이 남아있는가? 남아있다면 나 홀로 가겠다." 칼세니안은 고개를 저으며 분명하게 대답했다. "전혀." "좋아." 칼슈타인은 만족한 듯 웃었다. "그럼, 율법을 행하러 가자 칼세니안. 그대는 그 곳의 좌표를 알고 있겠 지?" "물론이죠."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 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칼세니안은 두 손을 들었다. 그녀의 새하얀 두 손에서 붉은 빛이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것을 허공에 휘저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도화지라도 있는 양 거대한 빛의 도형이 기하학적인 무늬를 그리며 허공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워프용 마법진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원 거리의. 인간의 마법이라면, 미리 출발지와 도착지에 정해진 마법진을 구축해 놓지 않는 이상 대륙간을 이동할 정도로의 원거리 워프는 불가능하다. 세를레네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공포스러운 가운데에서도 저 생소하면서도 놀랍기 그지 없는 마법진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단 한 마디의 주문도 없이, 칼세니안은 마법진을 완성시켰다. 거대한 어둠 이 허공에서 생성되기 시작했고 곧 그것은 사람만한 어둠의 원이 되었다. 칼세니안은 딱딱한 어조로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완성입니다." "좋아." 그 대화를 끝으로 그들은 원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어리둥절해하는 아린을 , 그리고 벌벌 떨고 있는 인간들을 뒤로 한 채. 문득 막 원 안으로 들어가려던 칼슈타인이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지도를 고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간들이여." 동시에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나왔다. 이번에는 마나의 흐름에 미약한 세틴 조차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이제까지의 몇 십배나 되는 방대한 기 운이었다. 이제 세를레네들은 아예 실신 직전이었고 그 상태에서 칼슈타인은 이를 가는 듯 한 어조로 분명하게 말했다. "이제 카르셀이라는 나라는 없다." 그리고 그들은 어둠의 원 속으로 사라졌다. "하아아." 유나는 한숨을 쉬었다. 저들이 사라지며 인간들을 얽매던 그 막대한 마나의 그물들도 함께 사라졌다. 그나마 그녀는 견습 마도사라서 이정도로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다. 궁극의 마법사 중 하나인 세를레네는 오히려 그 큰 힘 때문 에 칼슈타인의 마나를 정면으로 받았고 그래서 지금은 아예 기절해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세틴이 당황하며 세를레네를 부축하는 가운데, 곁에 있던 피트가 이마를 감싸쥔 채 땀을 흘리며 말했다. "엄청나군... 이 것이 고룡의 힘인가?" 아리아가 딱딱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이것은 극히 미약한 일부분에 불과하죠." 피트는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녀 역시 마나에 안겨있는 몸, 오히려 내재된 마 나의 용량상 세를레네보다도 더 타격이 클 지도 모른다. 적어도 피트는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언제나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에 미약하나마 고통의 표정이 떠오른 것을 보면. 그때, 분위기에 맞지 않는 희안한 욕설이 방안을 울렸고 사람들은 또다시 화들 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제기랄." 그것은 적룡왕 키아드리스의 목소리였다. "이럴 줄 알았어. 이래서 내가 조용히 넘어갈려고 한 건데......" 키아드리스는 연신 한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 사실, 그 역시 율법에 대해 모 르는 것이 아니었고 또한 그는 아린이 어떠한 상처를 입었는지도 잘 알고 있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숨겨왔다. 그것이 저들의 귀에 들어갈 경우 어 떠한 재난이 오는지 잘 알고 있기에. 칼슈타인들이 떠나버린 빈 좌석들을 허탈하다는 듯 바라보던 키아드리스가 문 득 이마에 손을 짚으며 신음에 가까운 음성을 흘렸다. "가서 뒷정리 해야겠군. 다른 일족의 영역까지 피해 안 가게......" 그때, 허탈하다 못해 허망한, 아니 허무하기까지 한 그의 말이 채 끊나기도 전에 한 맑고 청량한, 아주 재미있어보인다는 듯한 소녀의 목소리가 이어졌 다. "특히 헬메르님의 숲 말이죠. 아마 가장 가까울 걸요? 아르키어드님의 영역 과도 인접해있고. 고생하시겠네요?" 미소를 띄우며 태연하게 말하는 저 금발의 소녀를 바라보며 키아드리스는 힘 없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기운없는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로자르아힘." 로자르아힘은 생긋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아드리스는 자리에서 일어 나 허공에 마법진을, 칼슈타인과 칼세니안이 사용했던 그것과 거의 유사한 마법진을 그린 뒤 그녀를 보며 분명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아린 녀석 어디 안 도망가게 잘 붙잡고 있게. 금방 갔다 올테니까." 순간 시무룩해지는 아린의 표정을 보며 로자르아힘은 또 한번 재미있다는 듯 방긋 웃었다. 그리고 쾌활하게 대답했다. "그러죠." ---------------------------계속----------------------------- 흐음. 연재 도중 출판때문에 중단이라. 어떠한 핑계를 대어도 비난은 면치 못 할텐데. 일단은 약속의 문제니까... 글쎄요. 바람직한 선택이라고는 보이지 않네요. 뭐, 나름대로 사정이 있으셨겠지만. 아쉽네요 뭐.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20)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87 , 줄수 : 511 초룡전기 286 287 『게시판-SF & FANTASY (go SF)』 3879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14 12:33 읽음:236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라르테아드 산맥. 수많은 몬스터들의 서식지이자 이 곳을 지배하는 한 거대한 존재로 인해 인 간들의 발길이 끊긴 지 천여년이 넘은 전설의 비경! ...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제국측의 10만명이나 되는 군사가 하도 오락가락하면서 이리저리 들쑤시는 바람에 전설의 비경이고 뭐고 죄다 의미 퇴색해버린 곳이기도 하다. 뭐 덕분에 몬스터들은 제국측이 건너가는 거 보 니 안전한 모양이다싶은 무시무시한 착각을 동반한 채 산맥을 오르는 일련의 여행자들로 인해 몇 백년만에 배두드리며 느긋하게 포식을 즐길 수 있었고 지금 이곳 산맥 언저리의 한 울창한 숲 속에서도 한 무리의 몬스터들의 제 발로 걸어온 밥상을 맞이하기 위해 식전 운동을 한창 개시하려 하고 있었다. "크아아아!" 우렁찬 포효, 과장된 몬놀림, 상대방보다 더 몸집을 크게 보임으로써 자신의 강함을 뽐내는 몬스터들의 전형적인 모습. 대 여섯마리의 오우거떼들이 산맥 을 지나가려는 평범한 인간 청년 하나와 10대 초반의 꼬마소녀의 앞을 가로 막았고 울창한 숲 속에는 길게길게 포효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이제 저 정체모를 여행자들은 곧 이들의 포효에 기겁한 채 도망도 못 가고 그들의 맛나는 저녁밥이 되리라. 사실, 인간들만큼 잡아먹기 좋은 음식이 세상에 또 어디 있으랴? 이빨이 날 카롭기를 하나, 도망가는 발이 빠르기를 하나, 아니면 힘이 세기를 하나? 그들은 곧 눈 앞의 저 두 명의 인간남녀가 자신들의 뱃속으로 고이 모셔질 것을 조금도 의심치 않은 채 포효를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길가다가 몬스터에게 잡아먹히는 일반 시민들은 아예 등장 자체도 못하는 것이 정석인 법이다. 당연하게 저 우렁찬 몬스터들의 포효가 곧 비명이 되는 것 역시 뻔하다면 뻔한 전개인 것이다. "타아아앗!" 레이크는 길게 기합성을 내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6마리나 되는 오우거는 그 에게도 결코 만만치가 않은 상대, 그러나 그는 교묘한 몸놀림으로 주위의 나 무와 수풀등의 엄폐물을 이용하여 그들에게 차근차근 검상을 안겨주고 있었다. 격식이 없는 단순한 실용적인 움직임, 정해진 검로를 따라간다기보단 오로지 적과 나 사이의 최단 거리를 베어들어가는 롱 소드, 그는 실용적이면서도 합 리적인 용병들 특유의 검술로 신장이 2미터가 넘는 저 괴물들을 상대로 조금 도 밀리지 않은 채였다. 오우거들의 괴력은 제 아무리 단련된 인간의 육체라 할 지라도 일격에 으스러 트릴 수 있다. 애당초 체중과 골격 크기가 다른 것이다. 그런 존재의 일격을 정면으로 대항한다면 사람은 간단하게 부서지는 법, 그러나 레이크는 그런 어 리석은 싸움 따위는 할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는 크게 호선을 그리며 쇄도해오는 오우거의 투박한, 그러나 살상력은 충분 한 저 나무몽둥이를 근소한 차이로 비껴피하며 곧바로 검을 찔렀다. 얕고 날카 롭게, 1대1의 전투가 아닌 이상 단숨에 심장을 관통시키는 위험한 짓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비껴피함과 동시에 면도날로 베어들어가듯 상대의 팔의 힘줄을 끊어놓고서 후방으로부터 날아오는 몽둥이를 허리를 깊게 숙이며 피했 다. 허리를 숙이는 힘을 그대로 살려 원을 그리며 상체를 반전시키자. 눈 앞 에 허공을 향해 헛손질을 하는 오우거의 모습이 비쳤다. 레이크는 검을 찔렀다. 역한 피내음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상황은 곧 끝났다. 대지에 눕혀진 6구의 오우거들의 시신만을 남긴 채. 그리고 그 상황은 또다시 다른 상황으로 이어졌다. 식사를 하러 온 오우거들이 오히려 식사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 "어때? 세리아.그런 것들도 소용이 있나?" 레이크는 자신의 롱 소드에 묻은 오우거들의 핏물을 딱으며 곁에 서있는 작 은 소녀에게 싱글거리며 말했다. 소녀의 대답이 어떨지 뻔히 짐작하면서도. "전혀! 최악의 맛이에요. 생명유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마셔야겠지만." 역시 예상했던 대답. 레이크는 피식 웃었다. 널리어진 오우거들의 잘려진 팔 한쪽을 들고서 붉은 핏물을 입가로 가져가는 저 12세의 꼬마소녀를 바라보며. 그녀는 연신 툴툴대고 있었다. "역시 엘프의 피가 제일 깨끗한데... 인간들의 피도 괜찮고, 하다못해 오크 정도만 되도 어떻게 먹을 수 있겠지만... 이건 정말... 우에에엑." 입으로는 헛구역질을 해대면서도 그래도 배는 고팠는지 세리아는 연신 오우거 들의 피를 삼키고 있었다. 레이크는 비실비실 웃으며 검을 허리에 다시 찼다. "안 됐군 꼬마아가씨.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불찰,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게다가 빨리 회복되어주지 않으면 곤란하기도 하고..." 문득 레이크의 미간이 짙게 찌푸려졌다. "나 혼자 힘으로 여길 통과하는 것은 무리야." 세리아는 살짝 고개를 들었다. 입가에 붉은 피를 가득 머금은 채. 마치 쥐잡아먹은 고양이 꼴이어서 레이크는 그녀를 보며 낄낄거렸고 세리아 는 기분이 상했는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휴우. 칼슈타인의 존재가 없더라도 이곳은 몬스터 자체만으로도 금역이 될 수 있겠더군요. 어떻게 산맥 초입부터 오우거 무리가 나오는 거죠?" 레이크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들어 하늘을 향해 가리켜 보였다. "하늘을 보라구. 오우거 정도는 애교지." 세리아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물론 레이크 가 저런 것을 가르켜보인 것은 아닐 터, 세리아는 곧 그가 무엇을 가리켰는지 알아챘다. 그리핀 또는 그립스라고도 불리는, 사자의 몸과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지고 등은 깃털로 덮여있는 저 괴물이 그들의 머리 위 상공을 천천 히 맴돌고 있었다. 높은 하늘 위를 날아다니고 있어서 조그만 점으로 보일 뿐 이지 실제로는 완전히 펼쳤을때 폭이 8m가 넘는 커다란 날개가 지니고, 어깨 까지 높이가 2m정도, 몸무게는 500kg이 넘는 무지막지한 몬스터다. 세리아의 입에서 멍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그리폰이네요?" "그렇지? 저런게 습격하면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솔직히 대책없군. 당신이 원래 힘을 지녔어도 힘들걸?" 비아냥거리는 듯 말을 꺼내면서도 막상 무섭기는 한 모양인지 레이크는 나무 그늘 아래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를 뒤따르며 세리아가 조용이 중얼거렸 다. "부인할 생각은 없어요. 사실일테니." 제 아무리 나무 그늘 아래로 몸을 숨긴다 한들 독수리의 눈을 지닌 그리폰들 의 눈을 피하기는 힘들었겠지만, 그들은 자잘한 인간들보다는 좀 더 큰 먹이 -예를 들면 말이라던가. 그리폰들은 말만 보면 환장을 한다- 를 노렸던 모양 인지 곧 사라졌다. 그 모습에 레이크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뭐, 어쨋든. 슬슬 해가 저물어가는군. 야영 준비나 해야지." 그러며 잽싸게 짐을 끌르는 레이크였다. 모포를 펼치고 불씨를 지피고, 그렇게 한참 야영 준비를 하던 중, 해가 저물 어가며 은은한 주황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던 세리 아가 문득 중얼거렸다. "석양이 아름답군요." 그러자 레이크도 잠시 손동작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새하얀 구름 사이 로 은은히 비치는 석양의 빛줄기와 주황빛으로 물들어 은은히 퍼져나가는 구름 들. 확실히 아름다운 광경이었고 그래서 그 역시 간단히 소감을 발표했다. "음, 새하얀 식빵에 마멀레이드를 처바른 듯 하군." "...당신 정말 분위기 없군요." "굴러먹는 용병한테 뭘 바라는거야?" 레이크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덕분에 잠시 세리아의 눈흘김을 당해야 했지만 눈 흘긴다고 사람이 죽냐?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모포를 다듬다가 문득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웃기는군. 석양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흡혈귀라니. 도 대체가 힘을 잃은 거야, 안 잃은 거야?" "태양에 대한 면역은 육체 자체에 귀속되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난 신성주문 에 의해 탄생한 존재라고요. 보통 흡혈귀랑은 달라요. 아직 태양 아래에서는 운신에 불편함을 못 느끼겠군요." "그런 대단한 주문을 시골처녀 살리는데 써? 역시 드래곤 슬레이어들은 죄다 미친 놈들이군." -------------------------계속---------------------------------------- 지금까지의 연재분량 곧 지워집니다. 벌써 6권까지 책이 나왔는데 제가 7권분량을 채 못 썼거든요. 연재중단은 안 하겠지만 오래 게시판에 남겨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으아아. 게으름 좀 작작 피울 걸--;;;;;;;; 그리고 천리안 검마동이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들 좀 지워주세요. 그런 것들 때문에 연재중단 요청이 들어오는 겁니다. 배째라~ 로 버틸 예정이긴 하지만^^ (게다가 울 출판사는 그런 소리 안 하더라 뭐) 『게시판-SF & FANTASY (go SF)』 3879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14 12:34 읽음:2117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타닥-타닥- 거친 수풀 사이로 은은한 빛과 함께 나뭇가지 타는 소리가 아련히 들려왔다. 어둠이 짙게 깔린 침엽수림 사이로 어슴프레하게 주위를 밝혀주는 한 개의 모닥불, 이 고요한 숲속에서 오로지 그것만이 나직하게나마 소리를 내며 이 적막을 조금이나마 깨부수고 있었다. 문득 바람이 불며 불빛이 흔들렸다. 그림자가 드러났다. "아, 그러고보니..." "응?" 모닥불에서 조금 떨어진 채 불침번을 서며 나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던 레이크가 문득 들려오는 가냘픈 소리에 눈을 떴다. 은발의 자그마한 소녀 가 모포 속에서 빼꼼히 고개만 내민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까? 그러나 레이크는 우선 그녀의 모습에 속으로 실소를 해야만 했다. 완벽하게 성숙한 여인이었던 주제에 12살 짜리 꼬맹 이 모습을 하고 있다니. 그런 레이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 보고 있었다. "오우거 6마리를 상대해서도 찰과상 조금밖에 입지 않다니, 레이크 당신 보통 실력이 아니었군요?" 레이크는 순간 미끄러졌다. "거참, 일찍도 알아채는군. 내가 그렇게 별볼일 없어보였어?" 세리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예." "......" 레이크는 툴툴거리며 기대서있던 나무그루터기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정 색을 하며 세리아를 바라보았다. "이봐이봐, 이래뵈도 4대용병왕 중 한 명이야. 돌풍의 레이크란 이름, 용 병계에서는 꽤나 부러움의 대상이라구." 세리아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긴, 그녀가 용병왕이 뭔지 알게 뭐겠 는가? 게다가 레이크 역시 그다지 자랑스러워하는 눈치는 아니었으니까. "하긴, 용병계에서뿐이지만..." 씁슬해하는 레이크를 보며 세리아는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말했다. "오우거들을 그렇게 상대할 정도면 결코 약한 것은 아니잖아요? 전에, 내 가 살아있었을때는... 오우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마을 청년들이 총출동 해야 했어요." 살아있었을때는...... 그녀는 그 대목에서 잠시 머뭇거려야만 했다. 물론 레이크는 눈치채지 못 했지만. 그는 기가 막히다는 듯 대꾸했을 뿐이었다. "그야 그건 마을 청년들 수준이니까 그렇잖아? 비교할 게 따로 있지..." 세리아는 피식 웃었다. 하긴, 평상시에 농기구나 잡으며 밭을 가는 청년들과 용병으로써 떠도는 레이크를 비교하기란 무리였다. 그녀는 다시 모포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문득 레이크의 두 눈이 천천히 허공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용병들은 언제나 죽음을 가까이 하고 산다. 그 와중에서도 살아남아 용병왕 이라고 불리는 자들이 그런 사람들과 비교가 될 거 같아?" 조용한 숲 속의 고요 속에서 레이크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려퍼졌다. "오랜 사선속의 생활로 인해 터득한 본능적인 감각, 극도로 단련된 인간의 육체, 인간의 한계에 이른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에 오랜 전투 속에서 얻은 전투경험... 용병왕 쯤 되면 인간의 한계에 다다른 사람들이라고." 모포속에 기어들어가 베게에 턱을 괸 채, 세리아가 피식 웃었다. "거창하군요. 그것도 자기 자신에 대한 수식어로는 더더욱." 순간 레이크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근데, 그게 생각보다 안 거창하다는 게 문제야." "에?" "도대체 이 빌어먹을 세상에 인간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은 놈들이 몇 명 이나 되는지 잊었나?" "아..." 세리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레이크의 얼굴에 깃든 질릴 정도의 살기를 느끼며. 그는 천천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검을 뻗어 솟아오르는 검기는 단숨에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손을 한번 휘둘러 마법을 사용하면 성이 무너지고 산이 갈라지지. 아무래도 이 쪽이 앞에서 한 용병왕들의 묘사보단 훨씬 거창해보이지 않아?" 레이크는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전신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 했다. "웃기는 건 이게 죄다 현실이라는 거지. 빌어먹을." 거의 조소하는 듯이 말을 맺으며 그는 욕설을 내뱉었다. 침묵이 흘렀다. "......" 잠시 후,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레이크는 입을 열었다. "가장 대표적인 개죽음이 있지. 용병들 세계에선 제법 유명한 거야." 문득 레이크의 입가에 쓴웃음이 맺혔다. "폭풍의 가베인, 4대 용병왕들 중에서도 최강이라고 손꼽히는 자였어." 그는 다시금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무엇인가 아련한 추억을 더듬는 듯, 그렇 게 레이크는 중얼거리고 있었다. "노련한 검술과 반쯤은 생명을 내놓고 싸우는 그 투지, 게다가 마법까지 쓸 수 있는 특이한 자였지. -레이크는 아직도 정령술과 마법을 구별 못 하고 있었다- 힘 또한 굉장해서 트롤과도 맞상대를 할 수 있을 정도였어. 전에 한번 만난 적이 있었지. 정말 강했어. 인간의 한계에 다다른 자였지" 갑자기 그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세리아를 노려보았다. "어떻게 죽었는지 아나?" 세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레이크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아무 것도 못 하고, 단 일격에 머리가 날아갔지. 아무도 없는 인적드문 야산에 버려져 있다더군. 용병다운 죽음이지?" 웃으며 질문을 던지는 레이크의 얼굴은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 세리아 는 잠시 머뭇거려야 했다. 어쩌다가 분위기가 이렇게 무거워져버린거지? "아무도 없었다는 데 아무 것도 못 했다는 건 어떻게 알아요?" "흔적을 보면 그 정도 눈치채는 건 쉬워." 레이크는 왠 쓸데없는 질문을 하냐는 듯 퉁명스럽게 대꾸해버렸고 그래서 세 리아는 도로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당장 나만 해도 오우거 대여섯마리를 상대할 수 있지?" 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도 아린 녀석이 괴상한 마법에 꼼짝도 못 했단 말이야. 인간의 한 계에 다다른 자들치곤 꽤나 별볼일 없지 않나?" 그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목숨을 내놓고 10여년 동안 전장만을 돌아다녀서 얻은 힘이란 말이야 이 별볼일 없는 힘이..." 어둠 속에 묻히듯 나직히, 나직히... "그것도 나이 서른만 지나면 점점 쇠퇴하는 별볼일 없는 힘... 이것이 인간 의 한계라는 거겠지." 검을 붙잡고 전장을 누빈 지 십여년, 매일같이 끝없이 검을 휘두르고 휘두르고 또 휘둘렀지만 그 힘은 견습 기사의 수준일 뿐...... 그 모든 노력에 대한 허탈감을 세리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가진 것은 복수심이고 그녀가 얻은 힘은 전부 거저 주어진 것이다. 비록 잃기는 했지만. 그녀는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당신 역시 검을 다루잖아요?" "응?" 계속 불침번을 보던 레이크가 고개를 돌렸다. 세리아는 말을 이었다. "왜 당신은 검기를 익히겠다는 생각을 안 하죠? 어차피 소드마스터들도 태어 날때부터 검기를 익히고 태어난 것은 아닐 것 아니에요?" 그녀는 궁금했다. 정말 궁금했다. 어차피 검이란 상대를 베기 위한 것, 비록 정식으로 배운 기사들이 검기를 익히는 거야 이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용병 왕정도나 되는 인물들이 검기를 모른다는 것은 좀 이상했다. 왜 레이크는 검 기를 익힐 생각을 안 하는 걸까? 저렇게 단련된 육체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갈고닦은 감각과 경험이 있다면 오히려 기사들보다 더 쉽게 익힐 수 있어야 정상 아닌가? 이러한 세리아의 의문에 대한 레이크의 대답은 간단했다. "몰랐으니까. 어떻게 검기를 익히는지." "에? 그, 검기라는 게 그냥 많이 싸우다보면 저절로 터득하는 게 아니었어 요?" 레이크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어. 기사들이 정해진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 하는 것을 보지 못 했나?" "보기야 봤지만..." "참 쓸데없는 동작들 뿐이지?" 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 아슬란의 저택에서 본 적이 있는 그들의 연 습동작은 검에 대해 전혀 모르는 그녀가 보기에도 참 쓸모없어보였다. 쓸데없 이 큰 동작들과 단지 멋만을 위한 듯한 검술들, 실전에서 저 짓 하다간 바로 찔려죽겠다 라고 생각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레이크는 그런 세리아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중요한 거야. 전투에는 아무 의미없어보이는 황당한 동작들, 하지만 그것은 싸움을 위해 배운다기보단 마나를 느끼기 위해 배운다는 쪽이 더 커. 처음에는 효율적이지 못 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나중에는 절대적인 힘이 되는 거지." 그는 문득 허리춤에 찬 롱 소드를 뽑아들었다. 롱 소드의 차가운 검날이 달 빛과 모닥불빛에 반사되어 기이한 빛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레이크 는 마치 시라도 읊듯 중얼거렸다. "정해진 동작에 따라 몸을 움직이면서 호흡을 맞춘다. 정해진 발놀림, 정해 진 손놀림, 정해진 호흡법, 정해진 몸놀림." 차가운 검날 위로 모닥불이 너울거리기 시작했다. "전투에는 쓸모가 없지만 결국 그것이 궁극의 힘을 가져다 주는 거지. 더 큰 것을 위한 가르침이니까." 문득 레이크는 한숨을 쉬었다. "나같은 일개 용병이 그런 것을 배울 기회가 올리가 없지. 그것은 오로지 기 사가문에만 전해져내려오는 것이니까. 어떻게든 배워볼려고 이리저리 지식 을 갈구하고 나서 대충이나마 알아냈을 때는 포기해버렸고." "왜요?" "너무 늦었어. 이미 난 나이도 많은 편이었는데다가 용병식 검술이 몸에 배여버렸고 그것은 처음부터 정식으로 검을 배운 자만이 가능한 거였더군. 결국 포기했지." "레이크..." 세리아는 나직히 중얼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침울해져 있을 그의 얼굴을. 그러나 레이크는 오히려 활짝 웃고 있었다. "억울하잖아? 이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는데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다는 건? 뭔가 하나 건져야지 덜 억울하고 이왕이면 큰 걸 건져야 많이 덜 억울하 지." 뭔가 대단히 문법에 어긋난 대사였지만 용병출신 돌머리 레이크는 조금도 개 의치 않고 있었다.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인 법이다. 물론 시골처녀 출신 세리 아 양 역시 못 알아채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쨋든 의아해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는 웃었다. "없애버릴거야." 레이크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전능수의 힘이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겠지만, 대 드래곤 전용병기라면 그만 큼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의 얼굴에 침울함의 표정 따위는 나타나있지 않았다.. "마나를 다루는 모든 인간들을 없애버릴거야. 마나를 인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하겠어. 모든 기사와 마법사들을 죽여버릴거야. 아울러 신관도." 태연하게, 더없이 태연항 말투로 그는 말했다. "일개 인간이 수백, 수천 명의 목숨을 가볍게 날리는 일 따위가 태연하게 벌어지지 않게 말이야. 음. 이렇게 말하니 마치 뭔가 대단히 숭고한 이상 을 위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 레이크는 말을 맺으며 웃었다. 세리아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리고 당신은 모든 인간들을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절대적인 힘을 갖고?" "왜? 일개 용병치곤 너무 꿈이 야무지나?" "야무지다기보단 무모하군요 무계획적이기도 하고. 무턱대고 칼슈타인의 레어까지 간다고 무슨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요?" 레이크는 고개를 저었다. "무모할지는 몰라도 무계획적인 건 아냐. 나름대로는 계획이 있거든. 운 이 좀 따라주어야 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어보였다. 그리고 시선을 옮겼다. 라르테아드 산맥의 최고 봉 에스게 슈 칼슈타인을 향해. "레드 드래곤에 대한 인간들의 전설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는데..." ---------------------------계속-------------------------------------- 자 불타보는 거다! 열혈! 근성! 지구를 지키고 우주를 수호하라! 정의의 수호전사 벡터~~...가만, 이건 아니군... 어쨌든 300의 고지가 눈앞이야! 난 할 수 있어! P.S 재활용은 좋은 거지. 암 좋은 거야.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인류는 대책없이 그것을 사용하고 있어, 재활용만이 인류의 살 길... 음... 상관없나?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30(09:22) from 210.222.199.14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177 , 줄수 : 440 초룡전기 288 289 (드디어 마지막!!!) 『게시판-SF & FANTASY (go SF)』 3879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14 12:34 읽음:2113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보라스 산성의 수많은 서재 중 하나인, 리베이드 점령군 임시 총사령관실이라 는 작은 푯말이 붙었을 뿐 특별한 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 작은 서재에서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기사 차림의 사내가 빳빳히 굳은 얼굴로 무엇인가를 손에 든채 연신 입을 놀리고 있었다. "보고드리겠습니다. 다리오스 경. 카르셀 령 리베이드 지구의 전역은 이제 진정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반란들은 말끔히 진압되었고 12개의 새로운 행정구역으로 나뉘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이 서류 에." 백룡기사단장 드레뮤 경은 말을 맺으며 한 뭉치의 서류를 눈 앞에 있는 은발 의 청년에게 건네었다. 그러나, 온갖 서류가 놓인 아담한 탁자를 뒤로 한 채 그 은발의 청년은 발코니 밖을 바라보며 뒷짐을 진 채 무표정하게 서있을 뿐 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드레뮤 경은 조심스레 자신의 젊은 주인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너무나도 거 대한 힘을 지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존 재... 드래곤 슬레이어, 카르셀 제 1기사이자 대륙 최강의 검사, 리베이드 점령군 총사령관이자 카르셀 왕국군 총사령관, 왕실 기사단장이자 카르셀 왕위 계승 자인 프린세스 이오네의 나이트인,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드레뮤 경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자신보다 20년은 어린 이 청년 앞에서 그는 지금 압도되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저 상냥해보이는 얼굴 어디에 그를 두렵게 만드는 것이 있는 것일까? 언제나 보아왔던 저 얼굴 어디 가 이리도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걸까? `이상한 일이군. 최근 들어서 점점 저 분이 두렵게 느껴지니." 그는 자신이 느끼는 것이 두려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두려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할지라도.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의아해하기에는 그는 나 이가 너무 많았고 또한 충분히 인생을 겪은 것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리오스 경?" 청년은 문득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서 류를 받아들었다. "아, 고맙소. 드레뮤 경. 아라스난 쪽은?" "아, 예. 생각보다 라슈타니엔 왕국을 점령하는 것이 힘겨운 듯 소모전에 들어가 있습니다. 현재 라슈타니엔 왕국과 아라스난 왕국의 국경지대에 서 서로 대치만을 벌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소?" "라슈타니엔 왕국은 전통적인 마법왕국. 비록 전투에는 개입되지 않는 것 이 전통이었지만 왕국의 존망이 걸리자 은거해 있던 마스터들이 대거 제 자들을 이끌고 전장으로 나선 듯 합니다. 덕분에 압도적인 병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라스난 왕국은 상당한 피해를 입은 채 물러나야 했 답니다. 역시 자세한 것은 서류에." 말을 마치며 드레뮤는 조심스레 다리오스를 바라보았다. 상당히 계획들이 어 긋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그런가? 그럼 일단 잠정적 휴전 상태로 들어가야겠군. 시급히 할 일이 있 으니." "예?" 문득 드레뮤 경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지금 이 전쟁보다 더 시급한 일이라 니? 백룡기사단장의 위치에 오른 그가 모르는 일이 있단 말인가? 다리오스는 실언을 했음을 느끼며 씁쓸히 웃었다. 그리고 손을 휘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오. 고맙소 드레뮤 경. 그만 물러나시오." "예...옛!" 드레뮤는 당황하며 고개를 숙였다. 또다시 공포감이 그를 엄습해왔다.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왜 그가 다리오스에게 공포를 느껴야 한단 말인가? 이미 수년동안 함께 전투를 겪어온 저 청년에게 말이다. 그는 스스로를 이해못하면서도 천천히 발길을 돌렸다. 이젠 심지어 발끝조차 떨릴 지경이었다. 그 상태로 그는 정중히 예를 올린 뒤 방을 나섰다. 자신 의 이 이해할 수 없는 추태를 다리오스가 눈치 채지 못하길 빌면서. 그러나 방문 밖으로 사라지는 드레뮤 경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다리오스의 표정은 의외로 밝은 것이었다. 그는 진정 기쁜 듯이 웃고 있엇다. 다리오스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드레뮤 경이 내 힘을 느끼는 건가? 다행이군. 저 분도 이제 소드마스터의 길에 들어서시는 거겠지. 저 때가 사실, 가장 힘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으 니까. 저 단계를 넘어서면 공포심도 사라지시겠지." 자신의 기억을 회상하며 다리오스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자신처럼 단지 타고난 재질로 인해 거저 얻은 힘이 아닌, 20년 이상 검을 수련하며 정해진 길을 따라 힘을 얻은 저 진정한 수행자를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가슴 속으로 부터 진심어린 축하를 보냈다. `축하드립니다 드레뮤 경. 노력한 댓가를 얻으셨군요. 자신의 힘으로.' 그리고 다리오스는 자신의 탁자에 걸터앉은 채 천천히 서류들을 훑어보기 시 작했다. "흐으음..." 사락사락. 조용한 방 안에 서류 넘기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잠시 후 다리오 스는 서류를 덮으며 탁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음, 골치 아프네. 역시 난 정치에는 소질이 없어." 사실 그가 대륙 최강의 검사건 인간계 최고의 검사건 그 명함들이 정치에 도 움을 주는 것은 없는 것이다. 물론 정책 결정에는 상당히 영향력을 미치겠지 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리오스 개인의 발언력이지 그 자신이 정치를 하는 것 과는 상관이 없다. 비록 누구와는 달리 그가 어느 정도의 정치적 소양은 지 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전문적인 용어들이 난무하는 이 서류들은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검토를 하는 것일 뿐이긴 했지만 지금 다리오스는 꽤 애를 먹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리오스의 의무이자 리베이드 총사령관 밑 리베이드 전 지부 의 총독인 그가 해야 할 일, 다리오스는 탁자 위의 흩어진 서류를 주워들었다. 그리고 다시금 정신을 집중하며 그것을 훑어보았다.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음... 이걸 다 결재해야 하는데..." 그의 앞에 놓인 서류들은 무지막지했다. 분량이 무지막지한 것이 아니라, 담 긴 내용들이. 리베이드 전 지역의 행정과 군사 위치 및 기타 자잘한 계획서들의 결재들. 단순히 기사단과 군대를 지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한때 일개 왕 국이었던 지역을 전부 통괄하라니 완전히 일개 국왕이나 할 일 아닌가? 플루토같은 성격이면 이런 것쯤 대충 하고 넘어갈 지 몰라도 다리오스같이 꼼꼼한 타잎에겐 고문이나 마찬가지인 것이었다. 다리오스는 결국 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은 뭐 하고 있을려나? 보나마나 놀고 있을테고, 놀고 있으면 가스터나 불러와야겠다. 혼자서 낑낑대는 것보단 둘이서 하면 좀 낫겠지." --------------------------계속--------------------------------------- 음 양이 좀 작다. 하지만 할 수 없지. 냥냥냥. 아 그리고요. 최근에 제가 쪽지를 씹는 일이 제법 있었을 겁니다. 왜냐면 제가 대화방이나 게시판에 그냥 통신 걸어놓은 채로 글 쓰는 일 이 잦아졌거든요. 음 역시 공짜 되니까 맘대로 쓰게 되는군--;;; 그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한참 글쓰다가 통신 들어가보면 쪽지가 와있더군요^^;;;;;;;;;; 고멘네~~ 『게시판-SF & FANTASY (go SF)』 38799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8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7/14 13:02 읽음:223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다리오스가 가스터의 방까지 가는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곧 가스터의 방에 도착했고 그 앞에서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대답은 금방 들려왔다. 좀 느닷없는 형태로. "누...헉헉...구냐? 헉헉헉." `으잉? 어째 목소리가?' 다리오스는 순간 기겁하며, 그리고 다음엔 두려움에 떨며 일단 창밖을 내다 보았다. 대낮이었다. 해가 중천에 떠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건 무슨 사태 란 말인가. 이 양반이 설마 대낮부터... 설마... 설마.... 하지만 저 가스터란 인간은 원래 언제 어디서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모르 는 자다. 다리오스는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저...접니다. 다리오스." "음, 무슨... 헉헉... 일이지? 뭐, 헉헉... 들어오게나?" 가스터의 목소리는 여전했고 다리오스는 순간 과연 들어가야하는지 심각하 게 고민해야만 했다. 이게 왠 거친 숨소리란 말인가? 이대로 들어가면 뭔가 대단히 불길할 듯한 예감이 그의 머리 속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헥헥헥... 뭐하나? 안 들어 오고?" 한참을 망설인 뒤에야 다리오스는 결국 방문을 돌렸다. 제 아무리 막 나가는 가스터라도 설마 그 짓 -대사 도중에 거친 숨소리가 들릴 법한 짓- 하는 도 중에 뻔뻔하게 들어올라고 할 리는 없겠지 라는 판단 하에. 자신의 판단이 제발 옳기를 기원하며 다리오스는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방안의 광경을 보며 그는 순간 언어중추에 심각한 마비 현상을 느껴야만 했다. "......." 방안은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 열기의 한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춤 을 추고 있었다. 흥분에 찬 눈빛, 열정이 가득한 몸놀림, 나풀거리는 옷자락, 쉴새없이 움직 이며 연신 점프를 하면서 바닥을 차고 올라 경쾌한 음향을 방안 가득 울리게 하는 두 다리. 정열적인 움직임 속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살갖을 타고 내려오다가 끊임없는 흔들림으로 인해 다시 허공으로 비산되며 오후 햇살에 아름답게 반짝인다. 그 자는 쉴새없이 바닥을 박차며 연신 두 다리를 교차시키고 또 몸을 돌려가면 서 거의 신들린 듯이 춤을 추고 있었다. 무엇인가에 열정적으로 매진하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다운 법, 단지 문제는 그 춤을 추고 있는 당사자가 음험한 검은 로브 차림의 외팔이 중년 마법사라는 것 이지... 다리오스의 짙은 침묵 속에서도 춤은 계속 되고 있었다. "......." 저런... 너무나 지나친 열정을 춤에 쏟은 것일까? 타고 흐르는 땀방울은 이미 바닥에 흥건히 고여있었고 과장을 좀 하면 얕은 웅덩이를 형성시킬 정도였다. 폴짝폴짝 뛰고 있는데 밑에 땀웅덩이가 있다면 그 다음 닥칠 일은 뻔한 것. 미끄덩... 쿵! 그리고 비명. "에구구구!" `....얼씨구?' 기대했던(?) 광경은 아니었으나 이 쪽 역시 정신적 데미지는 거의 비슷했다. 가까스로, 아주 가까스로 다리오스는 입을 열수 있었다. 자기 땀에 홀랑 미 끄러져 개구리처럼 바닥에 납작 달라붙어있는 저 중년마법사 가스터를 향해. "뭐...하시는 겁니까 가스터?" 다리오스는 자신의 질문이 실로 합당하다 느꼈다. 도대체 궁극의 대마법사로 추앙을 받는 저 40대 중년마법사가 자기 방에서 혼자 열심히 춤을 -그것도 탭 댄스를- 연습하고 있을 이유라... 다리오스의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예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들어올려면 빨리 들어오지, 문 앞에서 뭘 그렇게 꾸물대는 게야? 에고고."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가스터가 투덜거렸고 그제서야 다리오스는 허겁지겁 그를 부축했다. 물론 그의 혀는 여전히 그 능력을 상실하고 있었지만. "아, 저...그게..저..." 다행히 가스터는 다리오스의 버벅거림에 그다지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 듯 했다. 남자의 힘이자 로망이자 상징(?)인 허리가 삐긋했을지도 모르는데 지 금 다른 게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나? 한참 이리저리 허리를 돌려본 후에야 가스터는 땀을 훔치며 다리오스를 바라 보았다. "하이고, 힘들다. 어쨋든, 무슨 일인가 다리오스?" 그러나 다리오스에게는 자신의 용건에 앞서는 중대한 질문이 있지 않은가? 게다가 눈치보아하니 자기 일(?)이 바빠서 다리오스를 도와 줄 정신 따윈 있을 것 같지도 않은 것이다. 그는 용건은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아, 예. 그보다 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안다. 알고 있다. 가스터에게 무슨 질문을 던지면 결국 제대로 된 대답이 안 나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근데 어쩌나? 궁금한 걸. 결국 다리 오스는 그동안의 경험이 무색하게도 다시 질문을 던져버렸다. 물론 가스터 의 반응은 다리오스의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다. "훗!" 짙은 자랑스러움이 가득 담긴 코웃음, 그리고 연이은 설명. "마법학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중이라네. 이것이 성공하면 난 전후무후한 새로운 마법체계로 이름을 날리게 되걸세. 뭐, 지금도 이름이야 잘만 날 리고 있지만." "어째, 마법이랑은 관련이 없어보입니다만? 그냥 춤추고 있는 걸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무지몽매한 자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지도 모르지." 무지몽매한 다리오스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냥 들어야지 뭐. 가스터는 자랑스럽게 두 팔을... 펴보이려 했으나 팔이 하나밖에 없어서 한 팔만을 들어보인 뒤 연설을 시작했다. "무릇 마법이란 정해진 주문의 영창과 정해진 손동작에 맞추어 구상공간 안 에 마나를 흘림으로써 구현된다네." 다리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는 상식인 법, 가스터는 말을 이었다. "근데 내가 팔이 날아갔잖아?" "그렇죠." "팔이 없으니까 주문을 못 쓰잖아?" "잘만 쓰시던데요?" "말 좀 끊지마. 8서클 후반부터는 못 쓴단 말일세." "예 뭐. 그렇다치고." "그래서 고민을 했지. 그리고 해답을 찾았네." "...?" 고개를 갸웃거리는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자랑스럽게 오른발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외쳤다. "손이 없으면 발로 주문을 외우면 될거 아닌가! 어때? 멋지지?" "...그게 가능해요?" 마법에 대해서 잘 모르니 뭐라고 할수야 없지만, 어째 심히 의심스러운 발언 아닌가? 다리오스는 미심쩍은 눈빛으로 가스터를 바라보았고 가스터는 간단 하게 대꾸했다. "대충 되던데?" 전 대륙의 모든 마법사들이 들으면 자신의 미약한 재능을 한탄하며 피토하고 쓰러질 발언을 태연하게 해대는 가스터였다. 그는 아쉽다는 듯 말을 덧붙였 다. "단지 체력이 딸려서 주문 몇 번만 외우면 헥헥대는 것이 문제로군." 좀 괴상하긴 해도 어쨋든 인간계 최강의 마법사가 하는 일이니 뭐 말이 되는 가보다.. 싶은 다리오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마법 수련이었으니 말이다. "아하, 방금도 주문 연습 중이었나보군요." "아니, 그건 그냥 춤 춘건데? 연습하다보니 흥겨워져서 그만..." "......" 돌처럼 굳어진 다리오스를 뒤로 한채 가스터는 허리를 펴고서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꽤나 재미붙인 모양이었 다. 저 흥겨운 모습에 간신히 다리오스는 한 마디를 더 꺼낼 수 있었다. "그거 재미있어요?" "재미있어. 자네도 같이 뛰겠는가?" "...사양하죠. 가스터야말로 류마티스나 관절염에 주의하셔야겠는데요." 다리오스는 한숨을 쉬며 가스터의 잘려진 팔을 힐끔 바라보았다. 이미 상당 량 존재, 그러니까 유체의 복구가 이루어졌는지 대충 팔목 중간 부분까지 재 생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완전한 형태를 이룰려면 멀어보였다. 그 소리는 아무래도 가스터의 저 짓을 전쟁터에서 보게 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 참담해하는 다리오스의 모습을 전혀 개의치 않은 채 가스터는 기운차게 웃 으며 단호하게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이제 대마법사, 9서클의 마스터에 이은 또다른 칭호가 나를 빛내줄걸세." "...?" "댄싱 위저드 가스터 라트나일. 멋지지?" 다리오스는 한숨을 푹푹 쉬며 고개를 돌렸다. 이런 인간을 믿고 같이 정치를 논하려 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저주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 결국 인간은 혼자일 뿐이다. 결국 아무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괴상한 이론으로 인해 진리에 도달하는 다리오스였다. "네에네에... 열심히 사세요." "사세요? 하세요가 아니고? 어째 어감이 묘하구만?" 고개를 갸웃거리는 가스터를 뒤로 한 채 다리오스는 방문을 나섰다. 그러다 문득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나저나 플루토는?" "밖에." 가스터는 연신 폴짝폴짝 뛰면서 창밖으로 손가락질을 해대고 있었다. 다리오 스는 힐끗 창밖을 내다보았다. 넓은 정원 한 가운데에서 가히 인간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두 개의 그림자가 쉴새없이 정원을 오락가락하며 흙먼지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왠만한 인간이라면 그림자를 쫓기만도 어려울 정도로 빠른 스 피드. 그러나 다리오스가 어디 보통 인간이던가? 그는 힐끗 본 것만으로 그 그림자의 정체를 알아 챘다. "베라와 대련 중인가보군요." 어느덧 춤(?)을 멈춘 가스터가 다리오스 곁으로 다가와 함께 창문을 바라보 며 중얼거렸다. "음 저 동네는 아주 밤낮으로 살을 맞대는군." "처...천박한 말씀이군요 가스터." "진실은 원래 천박한 법일세." "...?" ----------------------------계속------------------------------------- 음...계속이다 계속~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아아아아~~~~~ DDR에 너무 빠져버린 나머지 소설에도 집어넣어버린 벗꽃. 역시 그는 귀가 얇아도 보통 얇은 것이 아니었다. 우히히히. 근데 그거 진짜 발로 주문 외우는 거 같이 보이더라. (이거 올리는 이선식 : 진짜 죽는줄 알았네요... 한번에 한꺼번에 올리니까.. 갑자기 안올려지고 웹브라우저가 멈추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사태가 벌어지더니.... 결국은 이렇게 나눠서 보냇습니다. 처음에는 1개씩 올리다가 귀찮아서 2개씩....에구... 아뭏든 드디어 올렸습니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인기투표 발표장 생중계!!}} 1998-11-19 04:00 251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인기투표!!!!! ------------------------------------------------------------- 벗꽃: 안녕하십니까! 벗꽃이올습니다! 이번 인기투표하느라 뼈빠지게 고생 한 벗..(한 무더기 돌이 날아온다. 그리고 벗꽃 쓰러진다)... 흑~ 이번 갈아죽일 캐릭터 순위에서 무려 5점이나 얻은 벗꽃입니다. 이유는 게으르다. 연재가 느리다...등등이랍니다. 밤길 조심하려면 역시 부지런해야 (그렇다고 천성이 어디가나?) 우선 인기가 높은 순위부터입니다! 점수는 예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채점을 했구요. 과연 예전 인기투표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궁금하네요. 그럼 우선 영예의 대상부터 발표하겠습니다!!! 영예의 1위는!!! 116점을 얻은 우리의 무책임 특공 드래곤 카르세아린군이 차지하셨습 니다. 아린: (일어나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주인공 체면에 1위를 먹었군요. 그저 귀엽다. 귀엽고 예쁘면 모든게 용서가 된다. 주인공 체면에 순위에는 껴줘야지..하면서 주로 3위로 자리를 많이 잡았었는데, 그게 쌓이고 쌓이다보니 1위를 차지한 운 좋은 녀석입니 다. 당선 소감을 들어보지요. (마이크를 갖다댄다) 아린군. 이번에 대상을 차지 하게된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린: 전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아무생각없이 웃는다. 좋긴 좋은 모양이다) 네 물어본 제가 죽일 놈이군요. 어서 2위로 넘어가지요. 2위는 101점의 아리아 세스헤네스양께서 차지하셨습니다. 아리아: .....(아무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거 분위기 살벌하군요. 에구, 저 등에 대들보봐. 겁나서 말이나 붙이겠나 원... 아리아양같은 경우, 냉정하고 잔혹하나 그 심성은 고운 외유내강형? 여성이다.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꿋꿋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불쌍하다..그러나 멋지다. 등등의 의견이 왔습니다. 동정표일까요? 단숨에 2위로 상승한 그녀에게 박수를! 짝짝짝짝 아리아:....(단지 앉아있을 뿐, 거들떠도 안본다. 그러나 옆에 있던 아린이 입에 크림을 묻히자 냅킨으로 재빨리 닦아준다) 네 완전 식모군요. 씁...다음으로 넘어갑시다. 으 이번엔 3위인데,,,이거 좀 황당합니다. 대망의 3위는!!! 인간계 최강의 마도사! 가스터 라트나일께서 차지하셨습니다. 점수는 85점! (노래방이냐-_-;;;) 가스터:푸하하하하! (자랑스러운 듯 일어남과 동시에 주변에서 화려한 스포라이트가 비친다. 그의 등뒤로 불꽃이 일며 벼락이 쳐내린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꽃가루가 훨훨~~~) 저런,저런, 제자분들 애쓰는 꼴 더 이상 못 봐주겠군요.적당히하세요 에 가스터씨?옹?호칭이 애매하군. 어쨋든 저 양반은 상당히 광적인 의견이 많더군요. 강함은 아름답다! 초천재 마도사! 최강의 마법+멋을 추구하는 여유, 인간적인 면모!넘치는 유머!번뜩이는 냉혹함!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멋진 인간!싸부에게 통뼈로 개기는 용맹(???)진정한 중년의 멋을 아는 자! 등등의 휘황찬란한 수식어가 뒤따르는 분이십니다. 아! 일러스트 봤더니 상당한 미중년이더라~~라는 의견도 있더군요. 가스터: 허허허! 남자의 진정한 멋은 40부터 풍기는 법이라네. 네. 어쨋든 수많은 미소년미소녀미청년미녀등등을 제치고 당당히 3위를 차지하신 가스터옹(?)께 박수를~~~!!! 짝...짝....(조금 나오다가 만다) 저런저런..드래곤슬레이어들 외에는 모두들 박수는 커녕 도끼눈 을 한채 쳐다보고 있군요? 이유가 뭘까요? 가스터:진정한 천재는 세인의 시기를 받게 마련! 그런 것을 개의치 않는 것이 또한 천재의 도가 아니겠는가! 네~넘어가지요. 이러다가 쌈나겠습니다. 자 대망의 4위는!!!! 70점을 얻은 세틴 사라세나인군이 차지하셨습니다! 세틴: 여러분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네 과연 기사댁 아들네미답게 예절 하나는 바르군요. 하긴 무책임 드래곤을 예절교육 시킬 정도라면 아무나 할수는 없는 거겠죠. 의견으로는 그나마 가장 정상이다. 아린 잘 챙겨준다, 착하다 고생많이 한다.믿음직스럽다. 그나마 기사도를 조금 가지고 있다. 라는 의견이 많더군요 세틴:네..(겸손하게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가리어진 그의 입가에는 득의의 미소가...) 다른 환타지에서라면 주인공감인데 초룡에서는 워낙 엄청난 인물 들이 많아서 간신히 조연이다..라는 의견도 있던데요? 세틴: 노력하겠습니다 (뭘?) 5위는 두분이 공동으로 차지하셨습니다! 플루토 폰 크로워드 경과 에인션트 레드드래곤 칼슈타인옹께서 65점을 얻으셨군요. 플루토: 헤에~난 독자들 상관없어 베라한테만 사랑받으면 돼 그지 베라~~(꼬오옥~~) 칼슈타인: 나..옛날에 2위였던거 같은데? 쯔쯔..칼슈타인옹께서는 상당히 굴러떨어지셨습니다. 팔자려니 하세요. 플루토경의 경우, 검과 사랑을 아는 멋진 검사, 진정 사랑하는 여인 베라를 위해서 공주-결혼할 경우 일국의 왕이 되는-조차도 거리낌 없이 차버리는 멋진 녀석이다. 현실적이고 시원시원하다. 자기만의 뚜렷한 가치관이 확립되어있다 등등의 이유로 5위에 당선 되셨습니다. 아 블랙이라는 이미지가 좋다...는 분도 계시군요 플루토: 음 역시 갑옷을 까망색으로 하길 잘했군요. 때도 안타고... 칼슈타인옹의 경우 이번 12세의 미소년 폴리모프가 상당히 인상적 이었던 모양입니다. 꽃돌이 미소년이다! 멋진 노년! 멋지다못해 황 홀한 노망을 위하여! 치매드래곤 그러나 그는 최강이다! 등등의 의 견이 있었습니다. 역시 12세 폴리모프가 상당히 표를 끌어모은 듯 합니다. 칼슈타인: 그럼 뭘해? 옛날엔 2위였는데 (상당히 아쉬운 듯) 6위는 45점의 유나 차크라나키 양께서 차지하셨습니다. 유나: 감사합니다 잘 부탁해요 (생긋 웃는다) 에 유나양의 경우 귀엽고 발랄하다. 그나마 초룡 캐러중 제일 고민 이 많아 인간적이다. 등등의 의견이 있더군요, 7위는 아들찾아 3만리, 레드 웜 카르세니안 부인(?)이 차지하셨습 니다. 점수는 40점입니다. 칼세니안: (표독스럽게) 빨랑 식이나 끝내요 아린 끌고 가게. (섬뜩하게 쳐다보는 엄마의 눈빛에 대상받고 좋아하던 아린 움찔 거리며 탁자 밑으로 숨는다. 아리아가 억지로 끌어내는 소동이 잠 시 벌어진다) 아하하..아직 초룡이 안 끝났습니다. 모자상봉은 좀더 뒤로 미루시길. 칼세니안부인(-_-;;)의 경우 재미있고 유쾌한,그리고 귀여운 드래곤 이다. 파탄적이라서 마음에 든다..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칼세니안: 빨랑 끝내라니까? 나 쟤 끌고가야돼! (아린 다시 숨는다) 네네~~8위를 발표하겠습니다!!! 8위는 실버나이트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경께서 차지하셨습니다! 다리오스: (은발을 살짝 휘저으며) 감사합니다. 네 역시 영웅은 행동거지마다 영웅의 풍모가 풍기는군요 (절반은 멋지다는 눈빛으로 절반은 느끼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본다) 다리오스 경의 경우 맘고생,몸고생으로 정신이 없다. 인정상 한 표 던져 줘야 한다. 가스터와 플루토커플사이에 끼어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높이 평가받아야한다. 저런 악독한 통료들 사이에서 어찌 저런 정상적인 사고 를 유지할수 있는가! 은빛의 이미지가 멋지다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다리오스: (새하얀 이를 살짝 드러내며 멋지게 웃는다. 모인 전원 그의 이가 은도금이 아닌 것에 안도한다) 9위는 20점을 얻은 베라양입니다. 불행히도 베라양의 성은 작가조차도 까먹은 관계로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베라:...너무해.... 베라양의 경우 플루토에게 바치는 일편단심이 아름답다. 글래머라서 좋 다(???) 등의 의견이 있더군요. 10위를 발표하겠습니다. 초룡 사상 가장 잠깐 출현하셔서 기록을 남기신 분입니다. 무왕 라르고 아파카인 에레아이스네 디테이로스틴! (헉헉헉) 17점을 얻으셨습니다. 라르고:내 목이나 돌려주슈!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전원 쫀다) 아아! 그건 베라양께서 박살내버리셨습니다. (목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러니 포기하고 성불하세요. 라르고: 성불하려고 하는데 당신이 붙잡았잖아! 라르고전하의 경우 가스터와 플루토의 팔을 하나씩 자른 그 결과를 높이 사서 한표 던진다. 제법 카리스마넘치는 인물이었는데....그나마 제일 정상이었다. 그린드래곤앞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그러나 강한 자 앞에서는 스스로를 추스리 는 완벽한 검사! 패배후에도 곧 그것을 극복하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다.. 등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라르고: 목이나 돌려달라니까? (라르고 폭주! 베라 플루토 뒤로 숨는다) 으으 이렇게 10위까지의 순위를 알아보았습니다...만... 누가 저 날뛰는 라르고 좀 관 속에 넣어버리세요!! 에구, 괜히 불러왔어. 에 그밖에도 세틴아빠인 루트비히 폰 사라세나인경이 6점을 얻으셨습니다. 세를레네 아파카인...(뒤는 생략합시다 기억안나요)양께서도 5점이나 얻으셨 구요. 이름이 길어서 마음에 드신다나요??? 아린의 첫키스 지하드군이 3점 미소년사제 피트군은 현재 한 것은 없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놈이므로 표를 던진다고 하는 의견이 있더군요. 6점입니다 적,흑룡왕께서는 각기 3점,15점이십니다. 뒤치다꺼리예 바쁜 모습이 채저러운 용왕들이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흑룡왕 에르카스: 다같이 고생하는데 난 왜 3점이야? 적룡왕 키아드리스: 고생한 기간을 따져보시게. 난 옛날엔 5위였단 말이야 놀라운 것은 흠혈마녀 세리아와 단물을 향해 끝없이 정진하는 레이크사마 께서도 각기 3점씩 얻으셨습니다. 하긴 이오네공주도 3점을 얻었으니.... 헬메르노드:나...난 언급도 없습니까? 테롤드: 자네는 약과야. 난 제자 잘못 둔 덕분에 아무도 표를 안 던져줘 허허 작가인 저도 갈아죽일 캐러에만 5점이나 받았습니다. 쓸데없는 기대하지 마세요 쯔쯔쯔 자 오늘의 시상식은 이걸로 마칩니다! 모두들 알아서들 먹고 마시다가 제각기 집에 가시길!! 아린: 어? 난 아까부터 먹고있었는데? 먹든 마시든 맘대로 하슈! 내일도 나와야합니다. 내일은 악역 캐릭터 인기순위이니... 와아아아아!!!!!1 그리고,즐겁게 먹고 마시는 가운데 누군가가...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예정된 운명...쯔쯔쯔 ------------------------------------------------------------------------ 천리안에서부터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묵향 잡담으로 보내주신 전동조님^_^ 거봐요 그거 쓸모있다니까요? 페이지 때우는데는 그만이라는^^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0- 1999-07-14 19:02 334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화창한 오후 햇살 아래 화려하게 반짝이는 정원, 아름답게 피어있는 유채꽃 들 사이로 한 쌍의 여인이 즐거운 듯 뛰놀고 있었다. "플루토오~. 나 잡아봐아라~. 꺄하하하." "하하하핫." 바람에 팔랑이는 단발 머리를 가볍게 매만지며 즐거운 듯 꽃밭 사이를 뛰어 다니는 한 여인과 그 뒤를 쫓으며 유쾌하게 웃고 있는 흑발의 청년, 참으로 아름답다 못해 닭살돋기까지 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느린 동작으로 보면 서 주위에 꽃가루 조금 뿌리고 조명빨 좀 세우면 아주 훌륭한 로맨스 소설 의 장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뿐사뿐 꽃밭을 디디는 듯한 여인의 속도는 가히 질풍이었고 그녀가 지나 가는 모든 곳은 거대한 쟁기가 지나간 듯 길게 파이고 있었다. 그 뒤를 보 리밟기라도 하듯 꾹꾹 눌러밟으며 쫓아오는 -그것도 여인과 비슷한 속도로 - 흑발의 청년이라니. 그들은 지금 아주 멀쩡한 꽃밭 하나를 갈아엎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몰라도 타인이 보기엔 절대 로맨스와 는 담쌓은 광경, 이 환경파괴의 극을 달리고 있는 두 연인의 정체는 보나마 나 플루토와 베라였다. 오우거의 머리도 단번에 으깰 수 있는 플루토의 손길이 허공을 스쳤다. 그러 나 베라의 신형은 단숨에 사라지듯 옆으로 비껴나가며 또다시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다시 쫓는 플루토, 온갖 오의와 기술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 둘은 까르르 웃으며, 남들이 보면 마치 생사결단을 내는 것처럼 놀고(?) 있었다. 마침내 둘의 사이는 점점 좁아지기 시작했고... "잡았다!" 플루토의 오른손이 베라의 팔목을 굳게 붙잡았다. "꺄아! 잡혔당." 비음섞인 귀여운 음성을 터트리며 베라는 까르르 웃었다. 동시에 잡힌 팔목 을 그대로 비틀며 다른 한손으로 플루토의 오른 팔목을 움켜쥐었다. 플루토 의 오른 팔목이 오히려 제압되버린 상황, 베라는 그 상태로 손목을 회전시 켰다. 설명이야 길었지만 한 순간에 일어난 일, 플루토는 쳐들어오던 기세 그대로 허공으로 공중제비를 넘어 대지로 곤두박질을 쳐야 했다. "우웃!" 그러나 그는 곧바로 땅에 메쳐지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서 몸을 좌우로 비틀 면서 안전하게 착지한 뒤 다시 발길질을 해대었다. 좌우로 바람을 가르며 플루토의 발길질이 날아들어왔다. 그러나 베라는 여전히 생글생글 웃으며 몸을 뒤로 날려 그것들을 안전하게 피해버렸다. 거의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 들, 그 상태로 둘은 서로를 바라본 채 천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잠시 숨을 고른 뒤에, 플루토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역시 체술만으로 무녀를 상대하긴 무리인가?" 베라 역시 미소지으며 대꾸했다. "스피드가 달라요 스피드가." 플루토는 싱글거리며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기 시작했다. 역시 체술 쪽이 전문인 무녀를 검 없이 상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조용히 몸을 푸 는 플루토를 바라보며 베라는 싱긋 웃었다. 그리고 돌연 외쳤다. "자, 본격적으로 해볼까요! 신체에 깃든 신성한 힘이여 발현하라!" 베라의 몸 구석구석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전신에 스며들어있 는 여러 보조주문들이 한꺼번에 발동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그것 으로 끝나지 않았다. "파괴의 빛이여. 나의 손에 머물지어다. 홀리스트 핸드!" 아주 애인을 피곤죽으로 만들어야 성이 풀릴 셈인지, 베라의 두 손은 넘실거 리는 파괴의 빛까지 맺혀있었다. 그러나 플루토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웃 었다. "좋아! 하아압!" 돌연 기합성이 외치며 플루토는 두 팔을 들어보였다. 그의 두 팔목이 기이 하게 흔들리는 거대한 검은 기류로 맺혀지기 시작했다. 플루토의 대표적인 기술, 암흑투기였다. 플루토는 씩 웃었고 베라 역시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플루토의 거친 기합이 터져나왔다. "타아아앗!" 마치 그 소리가 신호라도 된 듯, 그들은 동시에 격돌했다. 권과 권이 마주치며 기류와 기류가 회오리치기 시작했다. 검고 하얀 두 개 의 기류가 서로를 압박하고 또 압박당하며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는 듯 소용 돌이쳤다. 그 한 가운데, 그들은 손발을 교차하며 그야말로 `죽어라' 싸 우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혹시 저 두 사람 이번 기회에 귀찮은 옛 애인 떨구고 싱싱한 영계 애인이라도 구하려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 을 안 할 수가 없을 정도로 흉험한 기세였다. 싸움은 점점 격렬해졌다. 그들의 투기의 여파가 정원을 가득 메우며 사방으로 퍼져나가 대기를 진동 시켰다. 그 지독한 파괴와 죽음의 기운에 그들의 여파만으로도 피어있는 꽃들이 죄다 시들 정도, 그러나 이 대책없는 두 연인들의 표정은 무슨 사 랑의 밀어라도 나누고 있는 듯 환하기 그지 없었다.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커플 아닌가? 플루토의 우렁찬 기합이 하늘 높이 울려퍼졌다. "하염축!" 하염축, 여름소금차기, 물 건너 어느 나라에서는 썸머솔트킥이라고도 불리 는 강렬한 올려차기가 베라의 턱을 향해 돌진했다. 베라는 가볍게 고개를 비틀며 공격을 피하며 곧바로 허리를 틀어 크게 원을 그렸다. 원심력을 실 은 그녀의 회축(돌려차기)이 곧바로 날아들어갔고, 전신을 크게 휘두르는 올려차기의 큰 딜레이 덕에 채 자세를 잡지 못한 플루토는 그대로 일격을 허용해야했다. 퍽! 그러나 그 와중에도 플루토는 왼손으로 그것을 간신히 막아냈다. 물론 거기 서 공격이 끝났느냐 하면 당연히 아니다. 베라의 체술의 가장 큰 특징은 연타인 것이다. 막혀진 회축의 기세를 그대로 반동력으로 이용해 베라는 곧 바로 두 손을 모으며 노가드 상태인 플루토의 가슴을 노렸다. 파괴의 빛으 로 반짝이는, 아름드리 나무도 가볍게 꺽어버리는 그녀의 양 손이 플루토 에게로 쏟아졌다. 플루토는 잽싸게 오른손을 들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충분히 흘려버릴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가드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러나... `헉!' 가드하려던 플루토의 오른손이 순간 주춤거리며 움직임을 정지해버렸다. 동시에 베라의 새하얀 두 손이 플루토의 가슴을 격렬하게 강타했다. "크으으윽!"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녀의 두 손에 깃든 빛은 오우거의 머리를 한 손으로 으깨고 아름드리 나무도 가볍게 꺽어버리는 무지막지한 주문이다. 당연하게 도 플루토는 거친 신음을 흘리며 허공으로 붕 뜬 채 훨훨 날아가 저만치 정 원 한 가운데에 볼품없이 처박혀버렸다. 비명을 지르는 베라를 뒤로 한 채. "꺄악! 플루토!" 베라는 허겁지겁 볼품없이 대지에 놔둥그러져있는 그녀의 사랑스러운 연인에 게로 달려갔다. "괜찮아요? 플루토? 괜찮아? 응? 플루토?"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베라였다. 하긴, 당황 안 하게 생 겼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손으로 때려죽일 뻔 했는데. "으으으윽..." 플루토의 입에서 미약한 신음 소리가 새어나왔고 베라는 이제 거의 울상이 되 었다. 아마도 그 시간에 얼른 치유주문이라도 준비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 다만 너무 당황하고 있는 그녀에게 그런 생각까지는 채 미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그녀는 의아해하고 있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플루토의 실력이라면 고작 아까의 공격 정도에 그렇게 쉽게 당할 리가 없었다. 비록 베 라가 아까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단순한 대련일 뿐이었 고 이렇듯 플루토가 아까 정도의 공격에 허무하게 맞을 실력이라면 애당초 대 련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베...라..." 문득 쓰러져있는 플루토가 희미하게 눈을 떴다. 그의 입에서 희미하게나마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베라가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 을 외쳤다. "프..플루토! 좀만 기다려요. 얼른 치유주문을..." 그순간이었다. "잡혔지? 하하핫!" 유쾌한 플루토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울리며 갑자기 왼손으로 베라의 팔목을 붙잡는 것이 아닌가? 순간 멍해버린 베라를 바라보며 플루토는 유 쾌하게 웃더니 그대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힘없이 딸려가는 베라의 두 눈이 토끼눈처럼 동그랗게 변했다. "에?" 풀잎이 경쾌하게 날리며 베라는 힘없이 쓰러진 플루토의 품 안에 안겨버렸 다. 잠시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의 품에 안긴 채 멍하니 있는 이 귀여운 연인의 허리를 감싸며 플루토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다정하게 중얼거렸다. "왜 그래? 많이 놀랐어? 눈물까지 고여있네? 귀엽게시리." 베라는 고개를 돌렸다. 싱글거리는 플루토의 얼굴이 그녀의 물기어린 눈망 울에 비쳐졌다. 베라는 입을 떡 벌렸다. 이제서야 대충 상황이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저...정말이지..." 베라는 자신을 껴안고 있는 플루토를 확 밀치며 일어나앉았다. 기가 막혀하 는 그녀의 입에서 앙칼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말 놀랬단 말이에요!" 플루토는 껄껄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땅바닥 위에 주저앉아 풀 잎들을 털고 있는 베라를 바라보며 뒷짐을 진 채 싱글거렸다. 그녀는 기운 이 빠졌는지 계속 땅바닥 위에 주저앉아 있었다. 뾰루퉁한 표정으로. 플루토는 허리를 숙이고 부드럽게 그녀의 귓가로 입을 가져대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미안. 베라. 자. 사과의 표시." 그러며 뺨에 살짝 키스를 하는 플루토. 결국 베라는 눈에 고인 눈물을 훔치 며 배시시 웃어버렸다. "정말이지... 당신이란 사람은..." 실로 저주스러울 만큼 잘 놀고 있는 플루토-베라 커플이었다. 게다가 아직 화가 아직 다 풀리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베라는 플루토의 양볼을 이리저리 늘리며 화를 푸는 앙증맞은 짓조차 개의치 않았다. "으이그. 에잇." "읍으으읍~~" 플루토의 얼굴이 마름모꼴이 될 때까지 잡아당기고나서야, 베라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생각보다 꽤 시간이 지났는지 그림자는 상당히 길어져 있 었다. 하늘을 바라보며 대충 시간을 재본 뒤 베라는 플루토를 돌아보았다. "어쩌죠? 계속 할까요?" 플루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늘은 이 정도로 해두지. 좀 쉬면서 산책이나 할까 해." "그래요? 그럼 난 들어가서 좀 씻을래요." 말을 맺으며 베라는 뒷짐을 진 채 싱글거리고 있는 플루토의 얼굴을 살며시 감싸고 뺨에 살짝 키스를 남겼다. 그리고 저택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천천 히 정원 근처의 작은 숲속으로 들어갔다. 오후의 늦은 햇살이 울창한 수림사이로 은은하게 내리비치는 것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저택에서 자신이 전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될 때까지 천천히 걸었다. 한 아름드리 나무가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그 나무둥치에 힘없이 몸을 뉘었 다. 그리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두 무릎이 체중을 지탱하지 못 하고 힘 없이 꺽여버린 것이다. "크으으으윽!" 고요한 숲 속으로 나지막한 플루토의 신음 소리가 나직히 울려퍼졌다. 이미 미소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 플루토는 창백한 얼굴로 눈을 감았다. 그리 고 다시 떴다. 그러나 시야는 여전했다. 잔득 일그러진 수림들과 구불구불 내리쬐이는 오후의 햇살, 세상이 온통 이지 러져보이고 있었다. "크으윽...제길." 플루토는 신음섞인 욕설을 내뱉으며 뒷짐진 손을 풀었다. 그리고 천천히 오른 팔을 들어보였다. 희미하게 경련하는 자신의 오른손을. `도대체 뭐지. 이 경련은...' 오른손이 점점 마비되어가며 부들부들 떨리고 시작했다. 플루토는 미간을 찌푸 렸다. 지독한 통증이 엄습해왔다. 머리가 갈라질 듯이 아팠다. 플루토는 고통 스러운 가운데에서도 왼팔로 자신의 오른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놀랬다.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신경 하나하나가 헐거워진 듯, 감각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플루토는 억지로 오른팔을 들어보였다. 그리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니, 움 직이려 했다. 그러나 그의 충실한 수족이었던 그것은 단지 희미한 경련을 죄 외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제기랄...' 이제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던 자신의 육체였다. 그런데 베라와 대련을 하는 도중 갑자기 이상을 일으킨 것이다. 베라와의 대련이 문제였을까? 플루토는 그것은 아닐 거라고 확신했다. 이제까지도 수십번씩이나 해온 대련이다. 오 늘이라고 내용상 무슨 특별한 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고통은 여전했고 플루토는 이를 악물었다. 이미 오른손에 정신을 기울일 수 준이 아니었다. 마치 세포 하나하나가 분산되듯, 전신에 통증이 일어오르기 시작했다. 악다문 이빨 사이에서 붉은 선혈이 서서히 배어나왔다. "크으으윽... 내...몸이... 어떻게 된 거지..." "어머? 산책은 끝났어요 플루토?" "응." 플루토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그를 보며 베라는 싱긋 웃었고 플루토는 베라 몰래 말없이 오른손을 움직여보았다. 조금의 무리도 없이 그것은 주 인의 말에 충실히 복종했다. `지금은 거짓말처럼 고통이 말끔히 가셨다... 일시적인 증상이었나.' 플루토의 입가에서 문득 웃음이 새어나왔다. `일시적인 거야. 내 몸에 이상이 있을리가 없어.' ----------------------------계속------------------------------------- 한 화 양이 점점 줄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번엔 좀 왕창 올리려 해봤 습니다만... 결국 평균이 한계군요. 아, 그리고 쪽지 보내시는 분들. 꼭 글 좀 쓰다가 기어나오면 통신상에 쪽지 가 와있더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마감에 쫓기다보니 인간이 나날히 황폐해져서... P.S 근데 난 왜 이렇게 럴럴한걸까? 사실 서둘러봐야 될 것도 없으니~ 맘 편히 글만 쓰자. P.S 2 닭살 쑈도 자주 쓰다보니 익숙해진걸까? 별 느낌 안 든다--;;;;;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1- 1999-07-15 12:59 302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올해로 19살이 되는 젊은 경비병 제이슨 군은 오늘도 자부심에 넘치는 태도 로 성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하늘 향해 굳게 뻗은 할버드, (도끼랑 창이랑 섞어놓은 무자비한 무기, 창 신의 끝에 도끼날이 달려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찍히면 매우 아프다.) 그 어떠한 공격이라도 철통같이 막아보이겠다는 듯 굳건하게 들고 있는 라운 드 실드 (작고 둥근 나무방패, 간단히 말해 마차 바퀴 떼어다가 들고 있다 고 생각하면 편함)는 헤이드 6국 연합 전체를 지배할 위대한 카르셀 왕국의 수도 세르카르셀, 그 곳의 중심지이자 곧 황제로써 등극하실 라티스 엘 카 르셀 전하의 궁성인 세르카르셀 -이름이 똑같아서 가끔 헷갈리는 여행자 들도 있다- 의 성문을 지키고 있는 그의 두터운 의지를 반영하는 듯 조금 의 미동도 보이질 않고 있었다. 물론 함께 보초를 서는 30대 후반의 제법 노련한 동료 경비병인 아라이는 `저 멍청한 놈, 국가의 선전에 저렇게 홀랑 넘어가는 놈도 보기 힘든데.. 쯔쯔쯔...' 라는 생각으로 제이슨을 곱지 않은 듯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런 그 역시 승전 소식과 함께 화려한 퍼레이드가 수도를 가로지를때 흥분에 겨워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르며 퍼레이드를 졸졸 따라다녔던 경력이 있는지라 차마 뭐 라고 말은 못 하고 그냥 가만히 혀만 찰 뿐이었다. 어차피 분위기에 휩쓸리면 버텨낼 사람 별로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애당 초 휩쓸리라고 노리고 만든 분위기인데. 어찌되었건 그렇게 열심히 보초활동에 열심인 제이슨 군, 그런 그의 눈에 문득 괴이쩍은 광경이 비쳐왔다. "응?" 제이슨은 눈을 치켜뜨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카르셀의 앞날을 축복하듯 화창 하기 그지 없는 푸른 창공 위로 무엇인가가 천천히 날아오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새인가?라고도 생각했지만 일단 형태 자체가 다른데다가 날개짓 은 커녕 날개 자체도 보이지 않는 물체여서 그는 곧 그 생각을 접었다. 날개 없이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는 하나뿐이다. 바로 인간, 그 중에서도 마 법사. 제이슨은 미간을 찌푸리며 시선을 모았다. "사..람인 것 같은데..." 제이슨은 우선 의아해했고 다음에는 분노했다. 아니 감히 어떤 무엄한 인간이 지고하신 왕성 위를 저렇게 오락가락 맴돈단 말인가? 제이슨은 할버드를 치켜올렸다. 물론 그것으로 상공 수백 미터 위 를 맴도는 저 사람 -으로 보이는 물체-를 어쩌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무의 식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왕궁의 마법사일까? 하지만 왕궁의 마법사라도 저렇게 성 위를 날아다니는 것은 금지되어있을텐데?'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제이슨은 미간을 한껏 오무렸다. 태양이 중천에 떠 있어 바라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손을 들어 햇볕을 가리며 제이슨은 안력을 최대한 집중했다. 드디어 무엇인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로 인해 제이슨은 고개를 갸웃거려야만 햇다. 갑자기 눈 앞이 불은 빛으로 가득 차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잉? 왠 붉..." 왠 붉은 빛이지? 라고 제이슨이 채 중얼거리기도 전에, 그는 사라져버렸다. 콰콰콰콰콰쾅! 무자비한 폭음을 동반한, 세르카르셀 동쪽 성문과 성벽 절반을 날려버리는 광대한 폭팔과 함께. 칼세니안은 살며시 손을 거두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왕성 세르카르셀의 동쪽 성루는 지금 흔적도 없이 무너져내린 채 거대한 구 덩이만을 남기고 있었다. 지름이 200미터는 족히 될 법한 거대한 구덩이를. 자욱한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라 그녀에게까지 미칠 지경이었다. 끔찍 하리만치 높은 열량이 가져다준 거대한 열폭풍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왕성 전체를 뒤흔들었다. 짙은 연기 속으로 거대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 갔다. 그 잔혹한 화마의 혀를 날름거리며 닿는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기 시작 했다. 그녀가 가벼운 손짓과 함께 발동시킨 9서클 중반 주문 [에너지스트 필드] 한 방에 벌어진 참사였다. 그러나 칼세니안은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그녀가 떠있는 허공은 상공 수백 미터, 이 정도 높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방을 몰아닥칠 듯 번져가는 화 마도 단순한 모닥불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더더욱 인간들 의 참사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 어차피, 다 사라질 것들이기에. 칼세니안은 태연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그녀의 옆에 떠있는 붉은 머리 의 작은 소년을 바라보았다. "쓸데없는 짓이었을까요?" 소년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틀림없이 쓸데없긴 하군. 어차피 다 날려버릴 곳인데 뭐하러 저렇게 자잘하 게 부수는 건가?" "스트레스 해소." "쩝. 저거 가지고 해소가 되나?" 칼세니안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뭐, 빨리 끝내요 그럼." "그래, 빨리 놈들이나 잡자고. 인간들이 다른 종족보다 나은 점은, 떠들 수 있는 입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지. 장점이자 단점인가?" 턱에 손을 괸 채 천천히 중얼거리는 소년을 바라보며 칼세니안은 입을 삐죽였 다. "알게 뭐예요? 뭐. 일단 내려가죠?" "그러지." 칼세니안은 어깨를 으쓱여보인뒤 곧바로 몸을 날렸다. 소년 역시 마찬가지였 다. 그들의 신체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자욱한 검은 연기 속으 로 그들은 빠르게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문득, 급속도로 하강하던 소년이 툴툴대며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이 검은 연기. 에구, 목 따가와. 아무리 날고 기는 고룡이라도 지금은 소년의 모습인 것이다. 특히 어린 아이 일 경우 기관지가 상당히 약하므로 환절기때마다 꼬박꼬박 소아과에 가서 예 방주사를... 은 아니고 어쨋든 기관지가 상당히 약하다. 그는 조금 콜록거리 더니 귀찮은 듯 손을 휘저으며 소리쳤다. "에라. 치우자 그냥! 불어라!" 절대적인 힘 치고는 너무 자주 사용되어 신비성이 대폭 감소해버린, 고룡의 힘 용언이 또다시 발동되었다. 단숨에 거대한 공기의 압력이 연기 한 가운데 에서 부풀어오르며 비산되어버렸다. 그리고... "이제 좀 살만하네." 남은 것은 거대한 폐허 위에서 싱글거리는 두 남녀 뿐이었다. "이...이게 무슨 일이냐?" 라티스는 당황하며 소리쳤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조찬을 든 뒤 평상시와 같 은 하루 일과를 보내기 위해 어전 회의를 진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왕성이 흔 들리며 폭음이 들려오더니 7여년을 걸쳐 세워진 이 거대하고도 튼튼한 왕성의 외벽이 쩍쩍 금이가면서 우스스 돌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그 누구라도 일단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라티스는 과연 국왕답게 금방 이성을 되찾았다. 아직도 이리저리 날뛰 며 패닉상태에 빠져서 고래고래 소리만 지르고 있는 저 대신들과는 달리. "경비병! 경비병!" "사람 살려! 이게 무슨 일이냐!" "아이고오! 다들 어디 간게야!" 조금 진정이 된 라티스의 눈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가관인 장면이었다. 나이 지긋이 먹어 수염까지 새하얀 노인네들이 기운넘치게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장면, 정정하시다고 칭찬을 해줘야 하나? 라티스는 뒷머리가 땡겨온다는 듯 이마에 손을 갖다대고 고개를 저었다. `골고루 하네 정말...' 상당히 재미있어 보이는 장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 소란을 느긋히 감상 할 수만도 없는 일. 라티스는 일단 고함을 질렀다. "조용히들 하시오!" 혼란을 잠재우는 위엄있는 목소리가 방안을 가득 울리기 시작했다. "일단 사태를 알아보는 것이 급선무 아니오? 도대체 이것이 무슨 추태들이 란 말이오?" 대신들은 머슥해하며 발광(?)을 멈추었다. 조금은 진정된 눈치, 라티스는 다 시 자리에 앉았다. 사실 그 역시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난리쳐봤자 일이 풀리냐? 이럴땐 느긋하게 보고나 기다리고 있는 게 제일이지.' 라티스는 턱을 괸 채 생각에 빠졌다. 갑자기 폭음이 들리고 왕성이 흔들렸다 면 상황을 추리하는 것은 간단한 일. `보나마나 누군가 쳐들어 왔겠지. 카르셀을 미워하는 곳이 어디 한 두 군데 였었나?' 천재지변에는 폭음이 울리지 않는다. 폭음은 오로지 마법의 전유물인 것이다. 라티스는 천천히 의자에 몸을 뉘인 뒤 보고를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조마조마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는 한 나라의 국왕, 결코 신하들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신하들은 아무래도 국왕 앞에서 마음놓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로 작 정한 모양이었다. "폐폐폐폐폐폐폐...." 라티스는 문득 자신의 귀로 들려오는 재무대신 케르로스 공의 벌벌 떠는 목소 리에 눈쌀을 찌푸렸다. 어쩜 저리도 나이값도 못 하는 것일까? 그는 불쾌하다 는 듯 버럭 호통을 쳤다. "조용히 좀 하시오! 보고가 들어오기 전까진 어차피 상황을 알 수 없지 않 소!" 그러자 그 대신은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조아리며 말을 이었다. "그..게 아니라... 사정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응?" 떨면서 창밖을 연신 손가락질하는 재무대신의 태도에 라티스는 눈을 치켜세 웠다. 도대체 저 양반이 왜 저러는 건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 어갔다. 그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헉!" 라티스의 입에서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세르카르셀은 결코 작은 성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괴의 흔적은 그 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있는 라티스에게도 생생하게 비쳐지고 있었다. 성벽의 절반이 날아간 것이다. 거대한 구덩이만을 남긴 채. 라티스는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흔적의 거대함이 주는 의미를 깨닫는 순간. 이 정도로 막강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자는 전 대륙을 통틀어서도 하나뿐 이다. 바로 대마법사 가스터. 그러나 그가 라티스를 배신하였을 리는 절대 없고... `그 친구가 이런 짓을 했을리는 없는데...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라티스는 창틀에 몸을 기댄체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결국 상황은 알 수 없었다. 사정은 알 수 있었을지 몰라도. 그는 몸을 돌리며 천천히 중얼거렸다. "확실히, 무시무시한 적이 나타난 것 같긴 하구료... 하지만 이 정도로 그 렇게 체통을 잃다니, 부끄럽지 않소?" 그러나 대신들은 전혀 부끄러울 것 없다고 시위라도 하는 듯 이젠 아예 하나 같이들 떨고 있었다. 거의 유령을 본 듯한 창백한 표정이 그들 전부에게 깃 들어있었던 것이다. 라티스는 혀를 찼다. 나이가 거진 70이 다 되어가면서 뭐 그리 살 날이 많이 남았다고 저렇게 난리법석들인 건가? 라티스는 경멸어린 시선으로 대신들을 바라보며 고함을 질렀다. "우린 아직 적의 정체도 모르고 있소! 대신들도 좀 진정들 하시오!" 순간 재무대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게 아닙니다 폐하! 위를! 위를 보십시오!" 대신의 마지막 한 마디는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라티스는 고개를 돌렸다. "위?" 그리고 그는 볼 수 있었다. 아까는 흔적에만 정신이 팔려 미처 보지를 못 했 던, 거대한 구덩이 위쪽 허공에 가볍게 떠 있는 붉은 머리의 작은 소년과 그 옆에 서있는 역시 붉은 머리의 한 아름다운 여인을. 그 여인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라티스는 힘없이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벌 벌 떨었다. "맙소사..." 대신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허공에 떠있는, 이 폭팔을 일으켰을 주된 범인으로 보이는 저 여인을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알고 있었던 한 고귀하고 사랑스럽던 여인과 흡사한 외모를 지니고, 그 러나 지금은 그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 무자비한 표정을 떠올린 채 허공에 몸 을 지탱하고 있는 저 아름다운 여인... 라티스는 벌벌 떨며 저 여인의 이름을, 그의 기억 속에 아직도 간직되고 있는 그 이름을 중얼거려보았다. "세르니안..." 그녀는 카르셀의 왕비이자 이오네 공주의 친모, 세르니안 엘 카르셀이었다. ---------------------------계속-------------------------------------- 뭐, 눈치채지 못 한 사람 아무도 없겠지만... 이제 왜 아린과 이오네가 얼굴이 똑같은 지 아시겠죠? ^^ 근데 이거 너무 뻔하다^^ 힌트를 너무 많이 줬어~~ (무슨 퀴즈 프로냐-_-;;;)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2- 1999-07-16 15:09 202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라티스는 눈을 비볐다. 허공 속의 그녀가 불타오르는 연기 속으로 뭍혀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때까지 그는 연신 눈을 비비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왕국의 위신 때문에 대외에는 병사한 것으로 알려진, 7년전 돌연히 행방불 명되어버린 카르셀의 왕비가 지금 눈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세...르니안..." 아련히 여인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라티스의 눈가에 조금씩 물기가 맺히기 시 작했다. 평생을 걸쳐 사랑한 유일한 여인, 7년전 그녀가 사라진 뒤 수많은 새로운 왕 비의 간택요청이 들어왔지만 전부 일언지하에 거절했었던 그였다. 그에게 있 어서 유일하게 마음을 줄 수 있었던 사람, 그녀를 쏙 빼닮은 분신만을 남겨둔 채 아무런 이유없이 사라져버린 그의 아내가 지금 눈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 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라티스는 왕의 체통도 잃은 채 눈물을 흘렸다. 그녀를 바라보자 도저히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7년 전과 조금도 변함없이, 아니 그녀를 처음 만났던 20년 전과 비교해도 전혀 달라진 점이 없는 아름다움. 그녀가 사라짐으로써 얼마나 원망하고 또 얼마나 그리워했었던가... 라티스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돌아왔구료..." 두터운 성벽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렸고 두꺼운 성문은 종잇장처럼 찢어발겨 졌다. 자신들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허물어트리며 칼세니안과 칼슈타인은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한 때 그 아름다움이 헤이트 6국연합 전체 에 자자하게 울려퍼졌던 왕성 세르카르셀의 여름궁전 휘오레인, 그곳을 들어 서며 칼세니안은 주변을 둘러보며 눈쌀을 찌푸리기 시작했다. "내부가 꽤 바꼈네? 7년 전에는 이런 것들 없었는데..." 궁전 전체에서부터 느껴지는 은은한 마법적 기운과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마법적 구조, 칼세니안의 중얼거림에 칼슈타인 역시 못마땅한 목소리로 나직 히 중얼거렸다. "그렇군... 동족의 기운이 짙게 느껴지는 구조야. 그라테우스의 잔재인가? 불쌍한 녀석이군."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거대한 드래곤 본으로 이루어진 여러 장식물들, 마법 진의 위치에 따라 궁성 자체를 수호하는 거대한 마법건물이었다. 물론 그 정 도가 이들의 발길을 억누를 수는 없지만. 운신에 지장이 있긴 커녕 작용되는 마력조차 희미하게 느낄 정도다. 이들은 드래곤인 것이다. 더 거대한 힘 앞에 동류의 힘이 무릅을 꿇는 것은 당연한 것, 드래곤 본의 마력을 이용한 마법체 계가 이들에게 통할 리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왕성을 수호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는,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도 거대한 전력 차 때문에 기둥뒤에 몰래몰래 숨어있는 카르셀 왕성기사단들의 눈으로 보기엔 답답하기 그지 없는 노릇이었다. 예정대로라면 별의별 마법이 다 터져나와 저들을 말살시켰어야 하건만 이건 아예 마법 자체가 작동되지를 않는다. 마법적 방어막이 작동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 모든 것들이 전혀 움직일 생각조차 없자 그들은 기겁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하나뿐, 믿었던 마법이 무용지물이 되었으니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이다. "이야야압!" 갑자기 울려퍼지는 우렁찬 고함소리들에 칼슈타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힐끗 고개를 돌린 칼슈타인의 눈에 흉흉한 기세로 일제히 돌격을 하는 수많 은 갑주 차림의 인간들이 들어왔다. 제각기 손에 검과 방패를 들고 열심히 달려오는 것 보니, 아마도 친선사절은 아닐터. "호오..." 칼슈타인은 피식 웃으며 가볍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외쳤다. "터져라!" 공기가 일순 압축되었다. 그리고 넓게 퍼졌다.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대기 를 찢고 넓게 퍼져나가며 빛조차 굴절시킬 정도로 이지러지기 시작했다. 홀의 바닥석재들이 허무하게도 부서져 휘날리는 가운데 충격파는 그대로 기사들에게로 작렬했다. 수많은 비명이 울려퍼졌다. 선혈이 사방으로 비산되어 아름답게 번뜩였다. 돌진하던 기사들의 육신은 마치 거대한 폭죽이라도 된 것처럼 폭음과 함께 선혈이라는 불꽃을 사방으로 휘날리며 아름답게 터져나갔고 이제 시야에는 오로지 붉은 빛만 가득하게 되었다. 무인의 가문으로 태어나 수십년 동안 수련을 하며 스스로를 갈고 닦아 검을 익힌다. 모든 생활을 절제하고 쾌락을 멀리 하며 검의 외길을 걷는다. 멀고 도 험란한 길이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기사의 의무인 것이다! 단지 말 한 마디로 이 모든 것을 부정해버린 뒤 칼슈타인은 손을 털면서 칼 세니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 놈들은 어디 있지? 가장 발언력이 크다는 그 두 사람 말이야." 칼세니안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나를 보고 놀라고 있지 않을까요? 일단 이 외모는 세르니안의 것이니까." "어디 있냐고 물었지 누가 뭐하고 있냐고 물었나?" 말을 하는 도중에도 그들의 발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벽이 그들 앞으로 다가왔고 칼슈타인은 이제까지처럼 간단하게 길을 만들었다. "뚫려라." 흙먼지가 피어오르며 둘가루가 우수수 날렸다. 그리고 벽은 문이 되었다. 계속 발을 옮기던 중 칼슈타인이 문득 어깨를 으쓱거렸다. "도망가지는 않았겠지? 설마 명색이 국왕인데." "이미 결계를 세워놓으셨잖아요? 뭐가 고민이에요?" 수없이 들려오는 폭음과 사망소식들, 게다가 그 외적이 카르셀의 왕비였던 세르니안과 똑같이 생긴 여인이라는 당황스러운 소식으로 인해 세르카르셀은 완전히 혼돈 상태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왕비님을 칠 수도 없거 니와 설사 칠려고 해도 힘이 달리는 것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때 -아무래도 도망가는 방법밖에는 없는 듯 하지만- 라티스는 의외로 이제까지의 확실한 결단력이 무색하도록 허무하게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주변 대신들의 목소리를 모조히 무시한 채. 그런 그의 정신을 다시 일깨운 것은 대신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아니라 애처 러운 한 소녀의 목소리였다. "어머니죠? 그렇죠 아버지?" 문득 멍하니 앉아있는 라티스의 귓가에 가느다란,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티스는 고개를 돌렸다. 집무실의 방문 앞에 이오네 엘 카르셀, 그녀의 분신 이 서있는 것이 보였다. 라티스는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그런 것 같구나 이오네..." 이오네는 떨고 있었다. 그리움에 벅차서가 아닌 다른 감정으로 인해. "저..분이 과연 제가 기억하고 있는 어머님이 맞나요?" 저 무자비한 파괴와 학살을 일삼는 저 여인이 과연 그토록 기품있고 우아하 던 세르니안이란 말인가? 이오네가 기억하는 어머니는 결코 저런 모습이 아 니었다. 언제나 침착하고 상냥하며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그녀가 언제나 꿈 꿔왔던 아름다운 여인의 이상형이었다. 이오네는 다시 물었다. "저 사람이 과연 어머님이란 말인가요?" 그녀의 질문에 라티스는 입을 다물었다. 그 역시 할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오네 역시 확신하고 있으리라. 어떻게 변했던지 간에 그녀는 그의 아름다운 아내이자 이오네의 친모였다. 그것은 객관적인 사 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확실한, 감의 느낌이었다. 십 몇년을 같이 살아온 부부의 느낌. 라티스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어떻게 변했다 할지라도... 그녀는 세르니안이야. 그건 변함없어." 이오네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모두들 혼돈상태로 공포에 빠져있었다. 단 두 사람으로 인해 왕성 전체가 아무 것도 못 하고 있다니... 똑같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거늘 어떻게 이토록 힘의 차이가 확연하게 난단 말인가? 그런 강력한 힘을 지닌 자가 자신들의 편이었을때는 몰랐지만 막상 그 상황 이 닥치자 이것이 얼마나 기가 막힌 것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어쩌실거죠?" 이오네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라티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대책이 있 어서가 아니었다. 단지 그녀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을 뿐. 아련한 그리움이 깃든, 서글픈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녀를 만나러 가야지." -----------------------계속------------------------------------------ 스퍼트~!스퍼트~! 막간 스퍼어어어어트~! 넌 할 수 있어! 열혈과 근성으로 모든 것을 돌파하는 거다! 가랏! 타키자와 국철 펀치! 는 아니군... 어, 나 점점 미쳐가네.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3- 1999-07-16 17:52 288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원래대로라면 카르셀의 왕실고관들이 다 함께 모이는 가운데 중요한 의식 이나 제례를 행하는 왕성 중앙부의 신성의 홀, 그 곳에서 라티스는 지금 300명의 왕실기사단을 거느린 채 굳은 표정으로 침입자들을 기다리고 있었 다. 그리고 그것은 라티스 옆에서 초조한 듯 떨고 있는 이오네 역시 마찬가 지였다. 그녀의 얼굴은 굳어있다못해 마치 석상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폭팔음은 점점 가까와지고 있었다. 홀에 집결해있던 모든 기사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서서히, 그러나 빠른 속도로 굉음이 그들에게로 다가 오는 것이다. 그 굉음이 의미하는 바는 단 하나뿐. 그들은 창검을 고쳐쥐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들은 그들의 왕을 사수해 야 했다. 문득, 홀 서쪽 벽에서 가느다란 외침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뚫려라!" 그리고 웅장한 굉음이 울렸다. 벽이 허물어지며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올랐 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 기사들은 제각기 자세를 갖추고 명령이 떨어지기 만 하면 용맹스럽게 돌격할 모든 태세를 갖추었다. 뚜벅.뚜벅. 일순 울러퍼진 굉음의 여파가 가시자 그 이후 뚜렷히 들려오는 인간이 발걸음 소리. 자욱한 먼지 사이로 유유히 걸어나오는 두 개의 그림자.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두 명의 남녀를 보며 라티스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세르니안..." 그러나 그는 대답을 듣지 못 했다. 그녀는 마치 라티스는 안중에도 없는 듯 행동하고 있었기에. "저 자냐? 옷이 번지르르한거 보니 맞는 것 같은데." 칼슈타인은 기사들에게 둘러쌓인 채 홀 중앙부의 왕좌에 거창하게시리 앉아 있는 중년사내를 바라보며 힐끗 칼세니안을 돌아보았다. 칼세니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라티스 엘 카르셀. 이 곳의 지배자죠." 그들의 대화에 라티스는 당황했다. 그녀가 아니었던 건가? 하긴, 이제까지의 모든 상황을 볼 때 그녀일리가 없 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느낌은! 이 확연한 느낌은 그럼 무엇이란 말인 가? 그때 칼슈타인이 피식거리며 말을 이었다. "네가 남편으로 삼았었다는 그 인간?" 정확히 말하자면 칼세니안이 아니라 세르니안의 남편이었지만, 그녀는 굳이 칼 슈타인의 오류를 지적하지는 않았다. 칼세니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홀 안의 모든 인간들을 싸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동작이었다. 혹시나 하면서도 자신의 느낌이 틀렸기를 바랬 던 라티스는 이제 거의 절망에 가까운 표정로 칼세니안을 바라보았다. 하긴, 이 세상 어디에 저런 여인이 또 있겠는가?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춘 저 런 여인이... 라티스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역시 당신이었군. 세르니안." 칼세니안은 힐끗 라티스를 노려보았다. 물론 그녀는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가 장 최근까지도. 그러나 그녀의 표정에는 하등의 감정이 실려있지 않았다. 유일 하게 실려있는 것은 오로지 상처입은 아들을 보는 어미의 분노뿐. 지금의 그녀는 칼세니안, 사르바잔의 마룡이자 화룡산의 폭염, 레드 웜 칼세 니안이지 결코 기품있고 고귀했던 카르셀 왕국의 왕비 세르니안이 아닌 것이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라티스는 더더욱 고개를 떨구며 말을 이었다. "...설마 했었소." 쥐죽은듯한 고요가 이어졌다. 거대한 신성의 홀 내부에 나직한 라티스의 목 소리만이 은은히 울리기 시작했다. "당신의 영원히 간직되는 그 젊음과 아름다움... 항상 불안했었지." 홀 안의 모든 인간들이 칼세니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녀를 알고 있었던, 정확히 말하면 세르니안을 알고 있었던 모든 자들은 침 을 삼켰다. 7년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저 아름다운 모습... 특히 나이든 자들 중에는 그녀와 라티스가 올린 축복이 가득했던 그 결혼식 을 기억하는 자들도 있었고 그들의 뇌리 속에는 기쁨에 들떠 있던 젊은 시절 의 라티스 국왕과 그 옆에서 수줍은 듯 미소짓던 세르니안 왕비의 모습을 똑 똑히 각인되어 있었다. 그 모습과 지금의 모습...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 20여년이 지났는데도. 그들은 문득 공포가 자신들을 잠식하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어떻게 20 년이 지나도록 조금도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이 과연 인간이란 말인가? 그들의 공포를 대변하듯 라티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세르니안..." 지독한 고요가 흘렀다. 침묵이 홀 안을 맴돌았다. 문득, 라티스의 입에서 거 친 고함이 터져나왔다. "역시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이었군! 그래서 사라진 거였어!" "에?" 흉학한 기세를 서서히 풍기며 분노를 발하려던 칼세니안의 두 눈이 돌연 토끼 눈으로 변해버렸다. 라티스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안으며 말을 이었다. "나날이 늙어가는 내 모습과 당신을 비교하며... 매일 괴로워했었지..." 또다시 침묵이... 물론 아까와는 분위기가 약간 다른 침묵이 홀 안을 맴돌기 시작했다. 도대체가 어떻게 왕위를 차지했는지가 의심스러운 가운데, 라티스 는 여전히 분위기 파악 못 하고 혼자 비장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래, 당신은 젊고 아름다우니까... 이해할 수는 있소. 나처럼 평범하게 늙어가는 자가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살짝 손을 흔들어보이는 칼세니안. "이...이봐..." "부인하지 마시오! 저 소년이 증거요! 당신을 쏙 빼닮은 저 붉은 머리가!" 거칠게 고함을 지르며 칼슈타인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라티스. "에? 나?" 칼슈타인 역시 멍한 표정이었다. 6500년을 살아오면서도 이런 경우는 한 번 도 당해보지 못 했던 것이다. "......" 보다못한 이오네가 한숨을 쉬며 라티스를 말렸다. "아...아바마마. 저 소년은 적어도 10살은 넘어보여요. 어머님이 사라지신 건 7년 전이라구요." "아... 그런가?" 아무래도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닌듯 싶은데, 라는 표정으로 일제히 한숨을 쉬는 기사들을 바라보며 문득 칼세니안이 피식 웃었다. "저 인간 의외로 웃기는 데가 있었군." 그러나 미소는 곧 지워졌다. 그녀의 얼굴이 지독한 분노가 떠올랐다. 지독한 살기를 내뿜으며, 그녀는 나직히 입을 열었다. "내가 현실을 인식시켜드리지. 몽환의 파편들이어." 칼세니안의 오른손이 일순 오무라졌다. 그리고 펴졌다. 낭랑한 목소리와 함께 "이그니스!" 순간 대리석으로 굳게 다듬어져있던 홀의 바닥들이 삽시간에 쩍쩍 갈라지며 불길이 솟아올랐다. 거대한 불꽃의 용들의 모습, 불꽃의 최상위 정령 이그니 스의 모습들이었다. 자욱한 열기가 홀 안을 감싸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불길은 곧 마치 의지를 지닌 생물처럼 홀 곧곧을 맴돌았고 곧이어 비명이 울려퍼졌다. 무력했다. 너무나도 무력했다. 마법사들의 마법은 저 딜레이없는 무지막지한 정령술을 조금도 막지 못한 채 불길에 휩싸여버렸고 검과 방패는 쇄도하는 불 꽃을 막는데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다. 순식간에 기사단들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라티스에게는 이 엄청난 참상보다는 칼세니안의 말에 더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몽환의 파편! 설마!" 부들부들 떨며 차마 접근도 못 한 채 주위를 에워싸고 있단 기사단의 생존자들 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고 있던 칼슈타인이 문득 라티스를 바라보며 신기하다 는 듯 물었다. "몽환의 파편을 알고 있나? 그 지식은 상당히 고위 마법사나 현자만이 알고 있는 것일텐데?" 라티스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드래곤들은 자신의 꿈의 잔재를 몽환의 파편이라 부른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어. 어릴때 책에서 보았지." "허, 그 정도로 유식한 놈이 저딴 소리를 해? 이 녀석 똑똑한 거야, 멍청한 거야?" 칼슈타인은 잠시 혀를 찬 뒤 칼세니안을 향해 가볍게 손짓했다. "잡아라 칼세니안." "그러죠." 태연한 손짓과 말투, 그리고 태연한 대답, 그러나 그 목소리는 홀 안의 모든 인간들에게 똑똑히 들렸고 아까의 말이 라티스 하나만을 놀라게 했다면, 이 번의 말은 홀 안에 있던 모든 인간들을 놀라게 했다. "칼세니안! 사르바잔의 마룡!" 누군가의 외침이 도화선이 되어 거대한 웅성거림이 홀 안을 가득 메우기 시 작했다. 그 웅성거림 사이로 두 줄기 찬란한 빛이 홀을 가로질렀다. "헉!" 누군가가 헛기침을 삼켰다. 그 찬란한 빛은 정확하게 라티스와 이오네, 두사 람에게로 작렬하여 그들을 감싼 채 허공으로 띄워올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기겁하며 외쳤다. "폐하! 공주님!" 그러나 그들에게는 저 절대적인 존재에게 대들만큼의 용기는 없었던 모양이다. 부들부들 떨며 제자리에 굳어있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었던 모든 것이었다. 주변의 외침들을 무시한 채 칼세니안은 서서히 몸을 띄웠다. 그리고 이제 빛의 광구가 되어 라티스와 이오네를 감싸고 있는 허공의 감옥으로 몸을 옮 겼다. 자신이 섬기던 왕과 공주가 저렇게 되었건만 인간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거대한 초월적 힘이 그들을 얽매여 꼼짝도 못 하게 하고 있었다.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에 라티스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무...무슨 짓이오 세르니안." "어머니!" 당황하는 몽환의 파편들, 한때 사랑하는 남편과 귀여운 딸이었던 두 인간 들, 그런 그들을 향해 칼세니안은 비웃음을 머금으며 싸늘하게 대꾸했다. "난 칼세니안이다." 라티스는 손을 뻗으려 했다. 그러나 그를 감싼 원형의 광구에 막혀 그의 손 짓은 허무하게 막혀버렸다. 라티스는 다시 외쳤다. "우릴... 우릴 잊은 거요?" 칼세니안은 도도한 미소를 지었다. 인간들이라면 결코 이해를 못 하겠지. 기억과 감정과 현실은 다른 것이라는 걸. 칼세니안은 간단히 대꾸했다. "기억에 얽매여 현실을 인식 못 할 만큼 드래곤은 바보가 아니다." 라티스는 허탈한 듯 주저앉았고 이오네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 무슨 최악 의 모녀상봉이란 말인가... "그들인가?" 어느새 다가온 칼슈타인이 슬쩍 물었다. 칼세니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 고 그러자 칼슈타인은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그럼 볼일 끝났군." 모두가 벌벌 떨며 두려움에 가득찬 눈빛을 보내는 가운데 칼슈타인은 허공에 몸을 띄운 채 가볍게 손을 들어 천장을 가르켰다. 그리고 외쳤다. "뚫려라." 대기가 약동했다. 거대한 기류가 용솟음치듯 허공의 작은 소년을 중심으로 거세세 회오리 치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절대적인 힘이 허공을 격하며 솟 구쳤다. 굉음과 함께 수많은 파편들이 중력을 거부하고 날아올랐다. 장엄하기까지 했던 신성의 홀의 천정, 온갖 화려한 장식들로 치장되어있었 던 그 곳은 이제 거대한 구멍만이 남아있었다. 칼슈타인은 손을 턴 뒤 단호하게 말했다. "가자." 환한 태양빛이 먼지 사이를 뚫고 찬란하게 내리쬐이는 가운데 그들은 서서히 허공으로 사라져갔다. 왕을 잃은 가신들의 절규를 뒤로 한 채. "폐하!" ---------------------------계속-------------------------------------- 으으으...약...약...약이 필요해.... 크워어어어어 P.S 초룡만도 바쁩니다. 제발 다른 소린 하지 말아주시길. 나에게는 내 사정이란게 있는 법이란 말이야. 난 글 쓰는 기계가 아니야... P.S 에나짱~ 등장 했죠? 에? 나? 난 약속을 지키는 착한 대한민국의 남아~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4- 1999-07-17 03:27 243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그들은 허공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한없이 위로... 위로... 위로... 마치 거대한 공 안에 갇힌 형국이 되어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 한 채 힘없 이 딸려올라가던 중, 이오네는 문득 굳은 얼굴로 그녀를 가두고 있는 광구 너머를 바라보았다. 끝없는 운해가 그녀의 눈앞에 펼쳐져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내리깔았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희미한 광구의 빛무리 너머로 세르카르셀 전역이 비쳐졌다. 왕성 세르카르 셀이 아니라 카르셀 왕국의 수도 세르카르셀이. 한 나라의 수도, 그 거대한 도시가 한 눈에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오네 는 부들부들 떨며 주저앉았다. 상상해보지도 못 했던 광경이 그녀의 눈 앞 에 펼쳐지고 있었다. 새처럼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 해볼 법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자 그녀에게는 오로지 공포 외의 다른 감정을 떠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무정하게도 계속 위로 상승할 뿐이었다. 점점 거리가 멀어지 기 시작했다. 세르카르셀 뿐만 아니라 주변의 산과 들마저 조그마한 입체 모형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도시의 모습이 점점 작아져 장난감처럼 보일 지 경이 되고 웅장한 운해의 모습은 이제 한 조각 솜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믿을 수 없을만큼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견뎌내지 못 한 이오네는 두 눈을 감아버렸다. 마침내 상승이 멈추었다. 이오네는 겁에 질린 채 두 눈을 떴다. 까마득한 발 아래 거대한 땅덩어리가 보였다. 주로 지도에서 낮익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의, 그러나 젼혀 낮선 거대한 땅덩어리가. 알크리드 산맥과 라르테아드 산맥에 둘러쌓여 하난 강을 국경으로 삼아 아늑 한 둥지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대지, 지도로나 볼 수 있었던 대지의 모습을 그녀는 지금 맨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녀의 조국 카르셀 왕국의 전 영토를. 그녀는 미치기 직전의 심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대체 갑자기 어떻게 된 건 지 이해도 가지 않을 뿐더러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하늘이 검었다. 마치 밤하늘처럼. 그리고 그 어떤 때의 밤하늘보다도 맑게 비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발 밑은 푸르렀다. 이 기묘한 상황에 이오네는 치 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기운이란 기운이 죄다 빠져나가는 듯 했다. 도대체 이 곳이 어디인가? 그녀는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을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끔 가스터에게서 흘려들었던 단어,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순 수한 마나로만 채워진 채 가끔 공간의 파편을 부유시키는 절대적인 죽음의 역 역... 그녀는 이미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 외공간의 영역에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왜 이러는 거요. 세르... 칼세니안." 아직도 혼란 상태에 빠져있는 이오네와는 달리 라티스는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듯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오네가 보았던 그 모든 것들을 라티스라고 보지 않을리가 없을 터, 그러나 그는 이제서야 카르셀의 국왕, 헤이드 6국연합을 통채로 지배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또 그 야심을 추진 할 수 있을 정도로 카르셀을 강대국으로 만든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차분한 목소리에 칼세니안은 살벌하게 미소지으며 대꾸했다. "너희들이 일족의 아이를 상처입혔다. 그 댓가로 너희들을 멸한다." 어마어마한 소리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라티스는 그다지 놀라지 않은 듯 했다. 아니면, 너무 놀란 나머지 더 이상 놀랄 여력이 없는 것일지도... 어느쪽이었던 간에 라티스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전에 들은 적이 있어. 드래곤들의 새끼를 건드리는 종족에게 멸망의 불길 이 뿜어진다고. 해츨링의 죽음에는 종족 전체의 말살을, 상처 하나마다 모든 관련되어진 것들을 멸한다고. 맞는가?" 칼세니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라티스는 문득 벌떡 일어났다. 더 이상 그녀를 의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이 놀라운 이적을 드래곤들 외에 그 누가 보일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칼세니안이다. 이미 그 사실은 충분히 확인된 것이다. "당신이 세르니안이지? 아니, 세르니안이었지?" "그렇다. 인간아. 넌 제법 상황을 파악할 수 있구나." 라티스의 얼굴이 굳어져가기 시작했다. 그는 그 상태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당신 역시 그들을 알고 있을 것 아닌가? 해츨링이라 한들 인간 들에게는 지나치리만큼 막강한 존재, 그만한 존재에게 상처를 입힐 자는 전 대륙을 걸쳐서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는 침을 삼켰다. 칼세니안에게는 아무런 대꾸도 없었고 그래서 그는 그 상 태로 거칠게 소리쳤다. "다리오스와 가스터들의 일이겠지? 당신도 잘 알고 있는 그들 말이야!" 칼세니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렇다면 왜 카르셀을 멸하겠다는 거지? 왜 죄없는 자들을 죽이는 건가? 이치에 맞질 않아! 당신들은 위대하다는 드래곤들이라고 하질 않았나! 새끼를 상처입힌 것은 그들이고 그 명령을 내린 것은 나다. 그런데 왜 자신의 분노를 상관없는 저들에게 풀려는 거냐!" 라티스는 이제 거의 악을 쓰는 듯이 외치고 있었다. 공허한 허공으로 그의 목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아무런 대꾸도 나오지 않았다. 한참 뒤에야, 숨을 고르며 그녀를 노려보는 라티스의 귀에 칼세니안의 조용한 목소 리가 들려왔다. "아이가 정원에서 놀다가 독충에 쏘였다." "응?" 라티스는 순간 당황했다. 나직하고 조용한 목소리, 마치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아까까지의 분노가 다 사라진 듯. 목소리는 이어졌다. "너희들같으면 그 아이를 쏜 바로 그 독충을 잡아내기 위해 정원을 샅샅히 뒤지겠는가, 아니면 정원 전체에 살충제를 뿌리겠는가?" 너무나 조용하고 단조로운 목소리였던 탓인지, 라티스는 잠시 그 말뜻을 이 해하지 못 했다. 그가 그 말뜻을 이해한 것은 다시금 진득한 살기가 그녀를 감싸기 시작한 뒤였다. 라티스는 기겁하며 소리쳤다. "무...무슨... 말이 되지 않는 비유를..." 그러나 칼세니안은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광구를 향해 살짝 손짓하며 라티스의 말을 끊었다. "상대하기 귀찮군. 그만 떠들어라 인간이여." "자..잠깐! 잠깐만!" 라티스는 고함을 질렀다. 아직, 아직 해야 할 말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오로지 그를 감싸고 있는 광구 안을 메아리 칠 뿐이 었다. "좋아, 한눈에 다 들어오는군." 칼슈타인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피식 웃었다. 영하 60도의 살벌한 추위에 숨을 쉴 수 없을만치 옅은 대기층, 그러나 그 속에서도 그나 칼세니안은 전혀 지장 이 없어보였다. 라티스와 이오네야, 광구속에 갇혀있으니 그렇다고는 쳐도 그 들은 맨몸으로 이곳 외공간에 떠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은 지금 9서클 주문 중의 하나인 절대생존주문 [서바이 벌], 심해나 외공간에서조차 생존이 유지되는 궁극 주문중의 하나, 그로 인해 그들은 조금도 운신에 지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무엇인가를 연신 재보는 듯 칼슈타인은 이리저리 손짓을 한참 해대었고 마침 내 빙긋 웃으며 칼세니안을 돌아보았다. "측량이 끝났네 칼세니안." 칼세니안 역시 빙긋 웃었다. 그 두 초월자들의 미소에 광구 속의 라티스는 이 를 갈았다. 웃고있는 두 눈에 깃든 저 감정은 바로 잔학성, 그는 그것을 똑똑 히 볼수 있었던 것이다. 칼슈타인은 고개를 들어 라티스와 이오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 거렸다. "인간들아." 작고 어려보이기만 하던 그 소년의 전신에서 갑자기 붉은 빛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라티스의 몸이 일순 굳었다. "네 눈으로 본 것을..." 빛은 점점 부풀어올랐고 마침내 라티스의 시야 전체를 붉은 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돌아버릴 것 같은 정신을 간신히 감당하면서 라티스는 이를 악문 채 그 빛을 바라보았다. "그 작은 두 눈에 똑똑히 새겨넣은 뒤 모든 너희의 종족들에게 전하라." 목소리가 변했다. 공간을 울리는 듯한 음성, 아까까지의 어리고 가는 목소리 가 아닌 장엄하면서도 웅장한, 경외마저 느끼게하는 거대한 음성이 라티스를 강타했다. "해츨링을 상처입힌 댓가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그리고 라티스는 보았다. 그 끝을 알수 없는 거대한 거체, 인간의 신체는 그 존재의 비늘 한장만큼도 돼지 않는 까마득히 먼 동체의 길이, 성루의 첨탑을 연상케 하는 웅장하기 그지없는 12개의 뿔 아래 붉게 빛나는 커다란 눈동자가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라티스는 주저앉아버렸다. 귓가를 울리는 거대한 음성으로 인하여. "보아라..." 칼슈타인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카르셀 왕국, 그들의 발 아래 펼쳐져 있는 거대한 대지로. 그곳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공기가 거세게 빨려들 어갔다. 그리고 주변의 모든 기운도. 단순한 대기의 흐름만이 아닌, 세계 전체를 통괄하여 흐르고 있는 광대한 불 꽃의 정이 일제히 그에게로 모이기 시작했다. 칼슈타인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그의 거대한 육체, 그 주위가 붉게 요동 치며 한 줄기 기류의 강을 형성되기 시작했다. 붉은 기류의 강은 맴돌며 서 서히 칼슈타인의 입으로 모여들었고 서서히 압축되어갔고 곧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빛이 되었다. 마치 지금이라도 폭팔할 듯 거칠게 요동치는 이 거대한 파괴의 힘을 머금은 채, 칼슈타인은 나직히, 라티스에게는 거의 천둥소리에 가깝게 중얼거렸다. "이것이 고룡의 힘이다." ------------------------계속---------------------------------------- 후아.... 294편까지의 글은 오로지 7월 20일까지만 유지됩니다 그 다음에는 지워야 해요 고로 얼른얼른 받아봐주시길. P.S 자꾸 저런 식으로 초룡 달라고 하면 연재 안 해 버립니다. 그러니까 저런 글들 얼른 좀 지워주세요. 슬슬 화나기 시작하거든요. 세상에... 다운 받기 귀찮으니까 보내달라고? 화난다. 정말.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5- 1999-07-23 21:20 264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카르셀 왕국 중심부에 위치한 비옥한 평야 지대인 라피슬 지방, 기름진 옥 토와 풍부한 수량 및 지하수들로 인해 카르셀의 곡식창고라 불리우는 곳. 그 곳의 흔하디 흔한 농부 중의 한 사람인 마크는 지금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가며 밭을 가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문득 그가 쟁기질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보며 투덜거렸다. "휴우, 왠 날씨가 이리도 덥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부로써 자라온 그에게도 이번 더위는 상당했다.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이며 자욱히 아지랑이가 사방에서 피어오르고 있을 정도였다. 마크는 헝겊을 꺼내 이마의 땀을 훔쳤다. 전신에서 땀이 물흐르 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햇볕이 이렇게 따가우니 올해 곡식은 잘 되긴 하겠다만..." 마크는 고개를 돌려 쟁기를 다시 잡았다. "이 놈의 농사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으니, 원..." 마크는 투덜대면서도 쟁기를 잡은 손아귀에 더욱 힘을 주었다. 지금은 덥다 고 불평할 팔자가 아니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사방이 전쟁통으로 난리인 마당에 징병되지 않고 그의 가족 곁에 있을 수 있 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큰 축복이라는 것을 그는 모르지 않았다. 그는 기운을 내 다시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올해로 4살이 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첫째아들녀석을 위해서도, 새로 태어난 둘째 아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지금 열심히 일해놓아야 후일 풍 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한 집안의 가장인 그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마크는 힘껏 쟁기를 대지에 내리꽃았다. 마치 수도사라도 되는 냥 엄숙한 모 습으로. 그의 쟁기에 부딛혀 자잘한 돌멩이들이 튀어올랐다. 그때였다. 우르르르릉. "으잉?" 마크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괴상한 음향이 울려퍼지며 그가 디디고 있던 굳건한 대지가 일순 뒤흔들린 것이다. 마크는 놀라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상황은 그가 채 정신을 차릴 시간을 주지를 않았다. 갑자기, 갑자기 발 밑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균형감각이 마비되어가고 있 다. 거대한 손이 대지의 자락을 잡고 뒤흔들어대듯 지면 전체가 펄럭이기 시작 했다. 마크는 기겁을 하며 주저앉았다. 대지가 노한 듯이 격렬하게 뒤틀렸다. 그리고 조금씩 토지에 금이 가며 더더욱 격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어서 웅장한 폭음이 허공 가득 울려퍼졌다. 콰콰콰콰콰콰쾅! 마치 벼락과도 같은 거대한 폭음, 그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마크는 그저 양 팔로 머리를 감싼 채 제자리에서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 비명도 채 나오지 않았다. `아이고. 하늘이 노하셨나. 이게 왠 일이야!' 문득, 어디로 도망가야 하나 전전긍긍하며 주위를 살펴보던 마크의 눈에 기 이한 광경이 들어왔다. 저 멀리 지평선 너머, 근근히 낮은 동산들만이 자리하고 있는 넓은 평원 한 가운데, 거대한 붉은 기둥이 우뚝 솟아있는 것이다. 주위의 거산들이 아이들 이 쌓은 모래언덕으로 보일 정도로 거대한 규모로. 마치 루비를 녹여만든 듯한 선명한 붉은 빛, 너무나도 거대한 것이라서 차라 리 그것은 현실감이 없게 느껴질 정도였고 그래서 마크는 얼빠진 목소리를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저......" 그러나 마크의 말은 채 이어지지 않았다. 그가 저 붉은 기둥을 바라보는 순간, 그곳에서부터 쏟아져나온 거대한 고 열의 폭풍,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단숨에 그의 존재를 지상에서 소멸시 켜버렸기에. 그의 소중한 재산이던 밭과 토지, 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것들과 함께. * 전 리베이드 왕국 동부지구 보라스 산성, 이 곳에서 가스터는 느긋하게 오전 의 마법연구를 마치고 자신의 의자에 몸을 뉘인 채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슬슬 리베이드도 안정이 되어가고 있으니, 카르셀로 돌아갈 때가 가까와 온 것이다. 간만에 라티스와 만나서 술이나 할까 란 생각에 가스터는 피식 웃었 다. `그 친구 앞에서 새로운 마법 보여줬다간 어떤 표정을 지을려나?' 다리오스의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떠올리며 가스터는 킥킥거렸다. 하긴, 라티 스는 의외로 별로 신경 안 쓸지도 모르지. 그의 성격은 플루토를 닮았으니까. `아니지. 플루토가 그 친구 성격을 닮은 것이겠군. 친아버지나 다름이 없었 으니.' 가스터는 나른한 오후 햇살을 즐기며 눈을 감았다. `이번에 돌아가면 간만에 모여서 좀 놀아봐야지. 그 동안 너무 일에 쫓겨서 놀지도 못 했어. 이거 끝나면 바로 봉인도 찾으러 가야 하는데, 계속 일에 만 치이면 오래 못 살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렇듯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면서. 그때였다. 조용히 앉아있던 가스터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버렸다. 입가로 가져가던 홍 차잔이 힘없이 손가락에 잠시 걸리더니 그대로 낙하했다. 챙그랑. 그리고 찻잔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깨져버렸다. "왜 그러십니까 가스터님?" 옆에서 차시중을 들던 하녀 하나가 화들짝 놀라 물었다. 그러나 가스터는 하 녀를 무시한 채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뭐야!" "예..예?" 하녀는 당황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일까? 그러나 가스터의 태도는 그녀라는 존재 자체를 아예 무시하고 있었다. 그는 사색이 된 얼굴로 창가로 달려가더니 또다시, 이번엔 거의 절규에 가까운 고함을 지른 것이다. "뭐야! 이 섭리를 거스르는 엄청난 힘은!" 그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고 하녀는 의아해했다. 창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 다. 적어도 그녀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때 방문이 활짝 열렸다. 노크조차 없는 다급한 모습,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 다. 그리고 신음에 가까운 목소리를 흘렸다. "다리오스..." 그가 본 것은 굳어있다 못해 아예 창백하기까지 한, 카르셀 제1기사 다리오 스의 모습이었다. 경악에 찬 가스터의 표정을 바라보며 창백해진 다리오스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신도... 느낀 것 같군요. 가스터......" 가스터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지 피하고 싶었던 상상이 그들 둘의 머리속에 공통적으로 떠올랐다. 가스터는 다시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침울하게 중얼거렸다. "저 방향은... 카르셀이 있는 곳이지...." 가스터의 침울한, 절망적인 목소리에 다리오스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 다리오스들 뿐만 아니라 전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마나를 다루는 종족들이 경악하는 가운데, 그것은 쏟아져내렸다. 허공으로부터 쏟아져 대기를 찢고 수백 키로미터라는 거리를 단숨에 관통하 며, 곧바로 인간들이 카르셀이라 이름붙인 드넓은 대지 한 가운데를 정확히 직격했다. 쿠쿠쿠쿠쿠쿵. 둔탁한 굉음이 충격파가 되어 대기를 찢어발기면서 사방으로 울려퍼졌다. 방대한 압력이 대지를 강타했다. 대지가 힘없이 허물어졌다. 힘없이 허물어진 대지의 파편이 먼지가 되어 채 휘날리지도 못할만한 짧은 시간, 그 순간 직경 수 백미터의 거대한 붉은 기둥이 카르셀 왕국의 한 복 판에 우뚝 솟았다. 너무나도 막대한 열량의 집합체인 나머지, 불길이 아닌 마치 잘 깍아만든 루비의 기둥과도 같은 모습으로. 하지만 그것은 단지 눈으로 보기에만 그렇게 보일 뿐, 그 기둥의 실체는 끝 없이 쏟아지는 고룡의 권능,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의 불꽃의 숨결. 하늘로부터 온 거대한 파괴, 칼슈타인의 브레스는 그대로 자신에게 닿는 모 든 것을 소멸시키며 지표를 뚫고 지저로 향하기 시작했다. 조금의 멈춤도 없 는 거친 기세로, 주변의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은 듯, 브레스는 오로지 대지를 관통하는 데에 모든 위력을 투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지상에서도 괴멸이 일어났다. 단지 스쳐지나갈뿐인 잔여불꽃이긴 해도, 그 막대한 열량은 브레스의 불기둥 주변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직접적인 위력이 아닌 스쳐지나가는 여파 만으로도 대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순간 거대한 붉은 기둥처럼 보였던 그 브레스의 주위로부터, 이윽고 방대한 열폭풍이 퍼져나오며 주변을 잠식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카르셀의 상공, 잔잔했던 대기의 표면에 거대한 파문이 일었다. 모든 각도에 서 타오르는 대기가 화살이 되어 거센 바람처럼 휘몰아쳐 산과 들을 삽시간에 불살랐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거대한 붉은 기둥은 사라졌다. 직경 수백미터의 거대한 무저갱과 직경 수십키로미터의 방대한 잿더미만을 남긴 채 그것은 끝없는 나락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 이오네는 벌벌 떨었다. 주위의 대기를 찢으며 자욱히 깔려진 운해를 삽시간에 흩어버리는 칼슈타인의 브레스를 바로 옆에서-라고는 하지만 수 십 미터는 떨어져있다- 바라보고도 태 연한 정신을 유지하기에는 그녀는 너무 평범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과녁이 자신의 조국인데야...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는 볼수 있었다. 동서로 1500KM, 남북으로 2000KM에 달하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한 눈에 보일만 큼 높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두 눈에 카르셀 중심부가 순간적으로 번득 이더니 곧이어 주위에 작은 파문을 그리는 것을. 비록 카르셀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보기에는 작은 파문이었지만 그 파 문 속에 담긴 의미는 절대 작지 않았다. 이오네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도대체 저 작아보이는 파문 속에서 사그라져간 생명의 숫자가 몇이나 될까? 수천? 수 만? 수십만? 그녀는 힘없이 웃었다. 전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의 눈 앞에서 카 르셀의 곡창지대, 그 드넓던 평야가 말끔히 재로 변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녀는 오히려 태연한 표정이었다. 전혀, 조금도 현실감이 느껴지질 않고 있었 던 것이다. 너무 높은 곳에 위치한 탓인지 이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마치 모형과도 같아 보였고 그래서 이오네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이기도 했고. 그러나 도시 십여 개는 멸망시키고 덤으로 인근 야산과 들판까지 불모지로 만들어버린 저 무자비한 파괴의 흔적을 바라보고도 칼세니안은 그다지 탐탁 치 않아하는 표정이었다. "애개? 저게 다에요?" 죽어간 수십만의 생명이 무색하게도 그녀는 실망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 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더욱 기가 막히는 말을 건넸다. "나를 뭘로 보는건가? 저건 아무 것도 아냐." 칼슈타인은 눈웃음을 지으며 그 거대한 머리를 다시 틀어 시선을 아래로 향 했다. 그러며 나직히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지." --------------------------계속--------------------------------------- 음 등장했다 오뉴월 마크. 처음에 온 유어 마크를 오뉴월 마크로 듣고 도대체 저게 뭔 소린가 무진장 고심했었던 벗꽃--;;; 뭐지? 마크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나? ????? 난 역시 토종 한국인인가봐...-_-;;;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6- 1999-07-23 21:20 260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막대한 파괴력을 내장한 채 대륙의 지하를 끝없이 파고들어갈 것 같던 칼슈 타인의 브레스는 어느 순간 지저 한 부분에서 진행을 멈추었다. 무엇인가에 가로막혀서가 아니었다. 소멸의 권능을 지닌 그의 브레스를 가 로 막을 수 있는 물체라면 신력이 깃들어있는 것 외에는 존재치 않는 것이다. 그것은 칼슈타인의 의지로 행해진 것이었다. 위로부터 끝없이 쏟아져내려오는 힘을 무시한 채 브레스는 마치 의지를 가 진 생명인 양 지저 한 복판에서 천천히 뭉쳐지며 자신의 힘을 응축하기 시 작했다. 일직선으로 내리꽃던 파괴력이 한 지점을 중심으로 일제히 모이며 합축되어갔다. 그것은 곧 거대한 붉은 광구로 화했다. 방금이라도 터져나갈 듯 꿈틀대는 방대한 에너지를 내재한 광구로. 주위에 닿는 모든 물체를 소멸시키며, 마치 또아리를 튼 뱀이 흙을 삼키며 주변을 비워버리듯 그것은 자신과 접촉하는 모든 것들을 더 이상 이 물질계에 존재 치 않게 하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대지의 심장이라도 된 듯한 모습으로, 광구는 연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점점 더 격렬하게, 더더욱 역동적으로. 그것은 계속 부풀어오르며 주위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카르셀의 지저 깊숙한 곳에 거대한 공간을 형성시킬 정도로. 이윽고, 더 이상 스스로의 힘을 제어하지 못 하는 듯 그 속에 억압된 모든 힘들이 당장이라도 터져나올 듯이 거칠게 진동했다. 광구는 점점 거대해졌고 광구가 닿는 모든 부분은 소멸해갔다. 마침내 제어력이 억압되어 있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 하게 되었다. 광구 전 체로 압축되어있던 힘들이 일제히 터져나왔다. 강대한 파열이 일어났다. 광구의 형태가 일순 으스러지더니 순간 모든 힘들이 일제히 방출되며 단숨에 사방으로 비산되기 시작했다. 수천,수만,수십만... 이루 헤아릴수조차 없을만 큼 막대한 숫자의 불줄기가 카르셀의 지저를 통채로 헤집고 다니며 와닿는 모든 것을 소멸시켰다.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 카르셀의 대지 아래로 거대한 불의 강이 끝없이 흘러내리는 가운데, 동시에 거대한 힘의 확산이 카르셀 전역에서 일어났다. 저 붉은 파괴의 힘은 지저를 치달리며 곳곳에 무자비한 압력을 가하고 있었고 그 압력은 카르셀 전역을 뒤 흔드는 충격파로 화했다. 그 막대한 충격파들은 곧 카르셀 지상의 모든 인간들에게 아주 익숙한, 그 러나 너무도 낮선 형태로 발현되었다. 거대한 지진이 카르셀 전역, 심지어 리베이드 일부에까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깨져나가는 얇은 유리조각처럼, 카르셀은 산산히 부수어지고 있었다. * "랄라라~" 리베이드 최동부의 어느 산속, 울창한 숲 길 사이로 휴리아는 오늘도 콧노래 를 부르며 산 속을 걷고 있었다. 언제나와 똑같이 마음껏 산속을 거닐며 즐겁 게 뛰놀다가 가끔 약초 발견하면 캐내기만 하는 평화로운 생활, 휴리아는 싱 글거리며 그녀만이 알고 있는 송이버섯의 자생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몬스터가 바글바글해서 다른 사람들은 채 올라오지도 못 하는, 단지 그녀만 이 몬스터들의 출몰시간과 지역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있어 마음대로 돌아다 니는 이 깊은 산 속은 그녀에게 있어서 낙원이나 다름없었다. 그 누구의 간 섭도 없는 그녀만의 세계, 휴리아는 바구니 하나를 손에 든 채 걸음을 재촉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송이버섯들의 자생지가 나타났다. 휴리아는 노련한 손놀림 으로 그것들을 캐내기 시작했다. 문득, 그것들을 캐기 위해 손을 가져가는 휴리아의 전신에 기이한 감각이 감 돌았다. "어라?" 휴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발밑이 일순 흔들린 듯한 느낌이 든 것 이다. 그녀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푸르른 산천은 언 제나처럼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 어떠한 이상한 모습도 보이질 않았 다. 그녀는 잠시 갸웃거린 뒤 도로 고개를 숙였다. 잘못 느꼈겠지...라고 생 각하며. 그러나 곧 그녀는 자신의 감각이 틀림없었음을 깨달았다. "어?" 또 한번 발밑이 흔들린 것이다. 미약한 진동이었지만 똑똑히 느껴지는 흔들 림, 그녀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몬스터라도 근처에 있나? 하지만 이 근처에는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데?' 그리고 그녀의 의문은 곧 해답을 얻게 되었다. 갑자기 두 다리를 지탱할 수 없을만치 거대한 진동이 그녀를 덥쳐왔다. 그녀 는 볼품없이 땅바닥을 뒹굴었다. 웅장한 굉음이 계곡 전체를 메아리 치며 천 지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꺄악!" 그녀는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었다. 그녀는 지진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이 지역에는 지진 자체가 일어난 적이 없는 것이다. 아주 미약한 여 진조차. 대지의 여신이 노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현상, 휴리아는 눈물을 흘리며 벌벌 떨었다. 두 눈을 감아도 진동은 계속 그녀를 엄습했고 귀를 찢는 굉음 도 여전했다. 대지가 폭풍우에 시달리는 조각배라도 된 듯 요동치며 울기 시 작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두 다리는 벌벌 떨리고 있었고 대지는 흔들렸다. 하지만 이 대로 가만히 있는 것은 더 두려운 일, 그녀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동시에, 그녀의 입에서 망연자실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엄마야..." 오랫동안 굳건하게 제 자리를 버텨오던 계곡들이 일제히 붕괴하고 있었다.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일제히 뿌리뽑히고 쓰러져가며 흙먼지를 풍겨올린다. 대지는 여전히 갈라지고 찢겨지며 흔들리고 있다. 그녀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지금, 그녀의 눈앞에서 그녀의 낙원이 붕괴되고 있었다. * 대지가 무시무시한 소리로 울부짓었다. 사방에서 아비규환의 아우성이 울려 퍼졌다. 지면 곳곳이 길게 갈라지며 끝없는 무저갱의 입을 크게 벌린 채 수 많은 생명들을 집어삼켰다. 300년의 유구한 수도 세르카르셀은 지금 거대한 진동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 너져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왕궁 세르카르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 다. "으아아아악!" "사람살려!" "신이시여!"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건물을 가득 메우고 굉음이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가운 데에서 레이시스, 카르셀 왕성집무관의 위치에 있는 그녀는 그저 손톱만을 깨물면서 우왕좌왕하는 하녀들과 시종장들의 모습을 참담한 표정으로 바라보 고만 있었다. 무엇을 어떻해 해야 하는가... 자신조차 정신을 차리지 못 할 지경인데... "일단 건물 밖으로 대피하세요!" 레이시스는 목청껏 소리를 질렀지만 그녀의 가는 목소리는 굉음과 웅성거림 속에 묻혀 희미하게 사라질 뿐이었다. 몇 번 더 고함을 질러 본 뒤 레이시스 는 처연하게 고개를 숙였다. 비릿한 비웃음이 새어나왔다. 대피? 어디로? 세상이 뒤집히며 사방이 무너져내리는 이 마당에 어디로 대피 를 한다는 말인가? 그녀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바닥은 여전히 심하게 흔들리고 있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왕성을 아름답게 치장하던 수백개의 유리창문들이 일 제히 박살나며 산산히 그 파편을 뿌려대고 있었다. 두터운 대리석의 기둥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일순 휘어지며 차례대로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건물 틈틈이 길게 갈라지며 돌가루가 튀어올랐다. 왕궁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 하며 건물이 기초로부터 벗어났다. "레이시스님!" 도망가던 하녀 중 하나가 애타게 그녀를 불렀다. 레이시스는 문득 정신을 차 렸다. 이 곳에 있으면 그대로 무너지는 건물의 파편에 깔려죽기밖에 더 하겠 는가? 일단은 어디로든 대피를 해야했다. 적어도 왕성 밖으로는. `그렇다고 살아날 거 같진 않지만...' 한숨을 쉬면서, 무너져내리는 파편들을 피하며 그녀는 달렸다. 그러나 그녀 가 바깥 광경을 본 순간,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그녀의 두 눈에 비친 참상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인근 야산과 들판 전체가 마치 거대한 거북의 등껍질마냥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강뚝이나 경사가 급한 비탈에서는 이미 적지않은 산사태 가 발생하며 주변의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모래와 진흙 이 이동하며 강물이 뚝을 넘어 쏟아졌다. 그녀는 망연히 고개를 숙였다. 화재가 일어난 것일까? 도시 곳곳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시야에 들 어오는 모든 지표면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지형 자체가 완전히 변하고 있었다. 대지의 뒤틀림이 기압에 영향을 준 것인지 사방에서 거대한 흙먼지를 동반한 회오리바람이 솟아올랐다. 수많은 파괴의 파편들을 동반하며. 수많은 파편들이 공중으로 튀어오르는 것을 보며 레이시스는 아연실색해야만 했다. 그 파편의 일부분은, 방금전까지 삶에 충실했던 카르셀의 시민들이었기 에. 여전히 그치지않는 끝없는 땅울림 속에서 레이시스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때였다. "레이시스님!" 귀청을 찢을듯한 높은 비명이 그녀의 귓가를 찔러왔다. 그녀는 하녀의 절규 에 멍하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지엄한 궁성 세르카르셀, 그 두터운 성벽의 일부분이 그녀의 눈앞을 가득 메 우며 그녀에게로 쇄도하고 있었다. * 왠지 장난같았다.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작은 모래성이 햇볕에 쩍쩍 갈라지듯, 카르셀 전역이 갈라지고 뒤틀리며 이만한 높이에서도 모든 것이 확연이 보임 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광경이 라티스에게는 왠지 장난같았다. "하..하하..하하하..." 아래를 내다보며 라티스는 허탈한 듯 웃었다. 상상이나 해보았겠는가? 자신 이 이런 엄청난 높이에서 자신의 왕국의 멸망을 이렇게 한 눈에 들여다보게 될 줄... 대지 곳곳이 뒤틀리는 것이 생생히 두 눈에 들어왔다. 어느 한 구석 남김없 이 죄다 뒤틀리고 갈라지며 낮은 곳이 높이 가고 높은 곳이 낮게 되었다. 그 모습에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보던 칼세니안이 싱글거리며 입을 열었다. "흐음, 이제 좀 멸망하는 거 같네. 아까는 너무 썰렁해서..." 저런 거대한 지진이 카르셀 전 국토를 강타했다면 아마도 대부분이 인간들은 죽어갔으리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혹시 극소수나마 살아남을지 몰라도 카르셀이란 왕국 자체는 사라져버렸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그러나 싱글거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지. 칼세니안. 그게 아니야." "예?" 의아해하는 칼세니안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피싯거리며 조용한 혼잣말을 내뱉었다. 라티스의 귓가에는 천둥보다도 더 거대하게 울리는 나직한 혼잣 말을. "여기까진 여흥이고, 이제부터가 재미있지." --------------------------계속--------------------------------------- 죽음이다... 초룡 보시는 분들. 10화씩 모아서 보실 생각 마십쇼 나 책 나오는 전날 바로 지워야 하니까... 지금 버팅기는데도 한계가 있어서 책 나오기 전까지는 지워야 하거든요. 음 난 왜 이렇게 스릴있게 세상 사는 걸까? 제기랄--;;; 인과응보인가? 게으름 작작 피울걸--;;;;;;;;;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7- 1999-07-23 21:21 295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카르셀의 지저를 헤집고 다니며 지표를 뒤흔들어놓던 칼슈타인의 산탄형 브 레스들은 일정시간이 지나자 지니고 있던 소멸의 권능을 잃었다. 그러나 잃 은 것은 소멸의 힘뿐이지 내재하고 있던 막대한 열량은 건재했다. 이제 수만 줄기로 뻗어나가던 거대한 불타오르는 공동 대신, 그의 힘이 스쳐 지나가는 모든 곳에 거대한 마그마 지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카르셀의 지표를 굳게 받치고 있던 두터운 암석들이 삽시간에 용해되며 불타 오르는 마그마로 변했다. 열기는 압력이 되어 요동치기 시작했고 동시에 카르 셀의 지하를 흐르던 막대한 양의 지하수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하수 는 열기를 감당못하고 일제히 기화했다. 그 압력은 고스란히 지표로 향했다. 터질듯한 마그마의 열기, 지하수의 기화, 이 모든 것이 압력이 되어 지표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축적 되어 있던 마그마까지 폭주시켜 엄청난 규모의 대분화를 지표에 드러내게 만 들었다. 막대한 폭음이 허공을 갈랐다. 거대한 용암의 기둥이 지표를 뚫고 우뚝 솟았다. 자욱한 화산재가 끊임없이 솟구치며 대기를 어둡게 뒤덮었다. 뜨거운 열기의 강이 산과 들을 덥쳐 새까 만 재만을 남기며 흘러내렸다. 끔찍하리만치 잔혹한 재앙이 카르셀의 지표를 뒤덮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재앙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사라져버린 지하수와 텅빈 지하수맥, 비어버린 수맥은 다시 연결된 다른 수 맥으로부터 지하수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마그마의 압력과 열기를 제어하 던 지하수들이 기화되고 빨려들어가며 사라져버리자, 이제 카르셀의 지저에 넓게 얽혀있던 마그마 라인 전체가 끓어올랐다. 그리고 연쇄분화가 일어났다. 단 한번도 화산은 커녕 지진조차 일어난 적이 없던 안정된 대지조차, 이 강 압적인 압력을 버텨낼 수는 없었다. 브레스가 스치고 지나간 곳곳에서 용암 이 약해진 지각을 비집고 나오며 대지를 녹여버렸다. 카르셀이라 이름붙인 이 드넓은 땅덩어리 전체에서 수십 수백개가 넘는 화구 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화구는 곧 그 거대한 입을 열고 폭염의 재앙을 토해내며 영역의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카르셀 왕국 전역에, 거대한 용암의 강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존재하는 모 든 것을 녹여버리는 뜨거운 재앙의 강이. * 카르셀의 대표적인 교역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라엘 항. 이곳에서 `그것'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지진으로 무너져버린 성벽 외각에서 신음을 흘리며 억지로 발걸음을 옮기던 리든이라는 한 경비대원이었다. 자신도 부상자이면서도, 성벽 사이를 오가며 다른 부상자들을 구출하려 애를 쓰던 그의 눈에 문득 저 멀리, 라엘 인근의 지평선 너머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인 것이다. "뭐...뭐지?" 리든은 두려움에 떨며 시선을 집중했다. 그 시커먼 연기는 어느 덧 시꺼멓게 주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고 곧이어 불길이 솟아올랐다. 리든은 눈을 크게 뜨고 숨을 죽였다. 그와 함께 구조 작업에 열중하던 다른 경비대원들조차 그와 행동을 같이 하기 시작했다. 죽음과도 같은 침묵이 잠시 흘렀다. 그러나 그 침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콰아아아아아앙! 그순간 갑자기 요란스러운 진동과 함께 또다시 대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 다. 이미 지진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라엘의 지표에 또다시 충격이 가 해졌다. 동시에 솟아오르는 연기가 점점 넓게 확산되며 라엘의 상공까지 퍼져 오더니 점점 사나운 소나기처럼 재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경비대원들의 입에서 비명들이 터져나왔다. "지..지진이다!" "또...또다시!" "신이시어! 왜 이런 재앙을..." 울부짖는 경비대원들과 간신히 살아남았는데 또다시 닥쳐오는 저 죽음의 그림 자에 아연해하며 비명을 지르는 부상자들 사이로 순간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니야! 이건 지진이랑 달라!"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올해로 나이가 60에 가까운, 노구에도 용케 지진으로부터 상처를 입지않은 한 노인이 벌벌 떨며 쏟아지는 잿가루를 멍하 니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의 입에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허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건 화산이야...어떻게 이런 일이..." 화산이라고? 이 곳에는 화산은 커녕 변변찮은 산도 제대로 없는 곳인데? 그러나 사람들의 머리속에 떠오른 의문을 해명할 시간따윈 존재치 않았다. 저 죽음의 그림자는 벌써 라엘의 상공을 가득 뒤덮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경비대원 중 한 사람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도화선이 된 듯 경비대원들 전부가 앞을 다투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구조작업이고 뭐고 이제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은 가장 동물적인 본능에 몸울 맡긴 채 바다로 향해 치달리고 있었다. 넘 어진 자와 부상자들은 용서없이 짓밝히고 버려졌다. 끝없는 신음소리만을 남겨 둔 채. 약한 자들의 울부짖음이 허공 가득 울려퍼졌다. "천벌이야..." 점점 하늘을 뒤덮어오는 검은 연기로 말미암아 밝은 대낮이었음에도 불구하 고 마치 밤의 세계와도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라엘, 그 속에서 버려진 노 인은 힘없이 쓰러진 채 연신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신의 재앙이 이 땅에 강림한거야..." 점점 쌓여만 가는 저 검은 눈송이들을 바라보면서. * 현재 라엘 시는 지금 혼란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확실하게 보 여주는 중이었다. 거리마다 아우성이 가득 했고 사방에 좀도둑이 들끓며 온갖 범죄가 태연하게 일어났다. 갑자기 일어난 소동이라고만은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이 곳에는 신의 천벌 이라고밖에는 표현되지 않을 막대한 재앙이 덮친 후였고 사람들은 인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미 질서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고 거리는 가재도구를 안은 군중들로 인해 혼란을 이루느라 한창이었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달 아날 뿐인 이성잃은 군중들로 인해. 오로지 혼돈만이 라엘 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머리 위로 어둠이 깔리며 짙은 화산재가 폭우처럼 쏟아지는 이 와중에서도 끈질기게 인간의 본성, 즉 탐욕을 추구 하는 자들 또한 적지 않았다. 지금은 반쯤 무너져내린 화려한 5층건물, 한때 카르셀 최대의 노예경매장으 로 그 명성이 자자했던 [라드엘 슈 라엘]의 무너져버린 보물창고로 조심스럽 게 발을 옮기고 있는 카산 같은 자들처럼. "제기랄... 이게 어떻게 된거야?" 카산은 욕설을 내뱉으며 창고문 앞을 가로막은 돌더미들을 있는 힘껏 치우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창고는 거의 손상이 없었고 자잘한 돌덩어리들만 창고문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재에 파묻힌 채 검은 땀을 흘리며 카산은 이윽고 자신의 몸 하나가 들어갈 만한 작은 구멍을 만들수 있었다. 그는 헤벌레 웃으며 자신의 주머니를 뒤졌다. 작고 빛나는, 화려한 황금빛의 정교한 열쇠 하나가 그의 손에 쥐어져나왔다. 그는 피식거리며 중얼거렸다. `이 정도면 한 밑천 되겠지. 퇴직금이라고 생각하라고, 영감. 그동안 부려 먹은 대가야.' 그는 열쇠구멍에 열쇠를 맞춰넣은 뒤 힘껏 열쇠를 돌렸다. 끝까지 열쇠있는 곳을 말하지 않다가 결국 자신의 손에 머리가 박살난 경매장 주인 다그파의 시체를 떠올리며. 열쇠는 부드럽게 돌아갔다. 곧이어 문이 열렸다. 카산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맺혔다. 그리고 그는 안으로 뛰어들었다. 잠시 후, 탄성이 울려퍼졌다. 창고 가득 놓여진 온갖 금화들과 보석들, 그외 에 값나가는 것들이 카산의 눈을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그는 허겁지겁 자루를 꺼내든 뒤 손에 닿는 대로 값나가는 것들을 자루에 집어넣었다. 이 보물만 있으면, 이제 어딜 가서든 한 평생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옛 이야기에서 나오는 재앙 속에서 탐욕을 쫓다 죽은 자들의 이야기는 반드시 권선징악만을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카산은 모르고 있었다. 그것은 교훈보다는 오히려 사실에 더 가까운 이야기인 것이다. "으잉? 이거 무슨 소리야?" 문득 카산은 고개를 들었다. 무엇인가가 바람을 가르는 음향이 기분나쁘리만 치 선명하게 그의 귀를 울리고 있었다. * 올해로 16살이 된, [라드엘 슈 라엘] 경매장의 인기상품이었던 흑발의 미소년 세실은 지금 눈앞을 가로막는 검은 재 속을 헤쳐가며 연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이미 자신의 아름다운 흑발의 긴 머리는 때묻고 더러워져 원래의 윤 기를 잃은 지 오래,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이 외모때문에 그가 당해야 했던 수난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속이 시원할 지 경이었던 것이다. 어차피 그대로 살아봤자 더러운 귀족의 색노가 될 운명이었 던 그에게 이 재앙은 신의 천벌이 아니라 오히려 구원의 빛으로까지 느껴질 지경이었다. 적어도, 첫번 째 재앙만큼은. 그러나 그도 지금에 와서는 행운따위의 단어는 머리속에서 지워버린지 오래였 다. "빌어먹을! 샤인! 괜찮아?" 세실은 욕설을 내뱉으며 고개를 돌렸다. 자욱한 검은 안개가 시야를 아릿하게 만들고 있었지만 그는 그 가운데에서도 긴 갈색머리칼의 아름다운 소년의 모 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냘픈 팔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며 힘겨운 듯 발을 떼는 병약해보이는, 샤인 이라고 불린 그 소년이 세실의 외침에 힘없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세실은 떠오르지 않는 미소를 억지로 입가에 머금으며 고함을 질렀다. "그래! 움직여! 여기서 있다간 이대로 죽어!" 그러자 가냘픈, 그러나 단호한 목소리가 샤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알고 있어 임마. 계속 가기나 해." 힘없기는 하지만 아직 의지를 잃지 않은 목소리. 세실은 고개를 돌렸다. 흐르 는 눈물을 친구의 눈으로부터 감추기 위해서.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 는 것은 무리였다. 기껏 노예의 운명에서 벗어나나했더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뿐. 이 기가 막힌 현실 앞에서 세실은 울면서 계속 뛰었다. 이곳에서, 이 지상에 펼쳐진 지옥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는 사명만이 그의 머리속을 메우고 있었다. 그렇게 뛰던중, 문득 샤인의 목소리가 세실의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세실." 세실은 고개를 돌렸다. 안 그래도 병약한 샤인이었다. 원래 병약했던 몸이 아니 라 일부 귀족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경매장 내에서 저렇게 병약한 몸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만약 샤인이 쓰러진다면 업고라도 뛰리라 결심하며 세실 은 입을 열었다. "왜 그래? 못 걷겠어?" 그러나 샤인의 말은 그의 예상을 좀 벗어난 것이었다. 그는 어둠 저편을 바라 보며 조용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창고문이 열려있어." 세실은 시선을 돌려 샤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순간 갈등에 휩쌓여야만 했다. 그곳은 경매장이 벌어들인 모든 보석과 금화들을 쌓아두는 곳, 아까까지만 해도 살아남는 것만을 최우선으로 삼던 그의 머리 속에 순간 탐욕이라는 두 글자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어쩌지?" 샤인은 조용히 물었고 세실은 말없이 창고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잠시 후 그 는 고개를 저었다. "위험해." 샤인은 웃었다.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 그들은 미련없이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의 머리 뒤로 긴 굉음 이 울려퍼졌다. 그들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땅이 갈라질 듯한 요란한 소리와 더불어 뜨겁게 달아오른 거대한 바위가 창고를 뚫고 들어가더니 곧 이 어 폭발해버리는 광경이 그들의 두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왠지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았다. 순간, 창고 속에서 아주 미약한 비명이 들려왔다고 세실이 문득 생각했지만, 그는 곧 그 생각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다. 대신 샤인을 바라보며 힘차게 외 쳤다. "가자! 항구쪽으로 나가면 배가 있을거야." 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소년은 항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계속----------------------------------------- 아자아자아자자자자~~!!!!!!!!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8- 1999-07-23 21:21 212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거리는 조용해졌다. 시내에 머물러있던, 아직 도망가지 못한 자들의 비명소 리가 점차 사라져갔다. 모두 죽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러나 라엘 항 근처의 골목길에는 아직도 허덕이면서 달리고 있는 피난민들 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중에는 두 명의 소년의 모습도 있었다. "샤인! 바다가 얼마 안 남았어! 기운내!" "알고 있...헉헉헉... 다니까 임마. 헉헉헉...걸을 수 있어..." 자욱한 연기 속에 몸을 감춘 채 둘은 서로를 격려하며 그렇게 달렸다. 그때 허공을 가르는 섬뜩한 음향이 울리며 마치 운석이 떨어지듯 불타오르는 바위 덩어리가 허공을 가르며 그들 주위로 작렬했다. 폭음, 그리고 뒤이은 비명, 삽시간에 주위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바위에 깔려 박살난 피난민들과 그 잔여여파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재를 뒤집어 쓴 채 바로 죽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운 신음만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당황하는 세실의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그것은 한 편의 지옥도였다. "크으으윽!" 조금 전 쏟아진 뜨거운 재에 발을 덴 샤인이 낮은 신음을 흘렸다, 발목이 잘 려나간 듯한 고통이 그를 엄습했다. "샤인!" 세실은 고함을 터트리며 고개를 돌렸다. 한 쪽 다리를 움켜쥔 채 잿더미 속 에 파묻힌 샤인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이상스러운 소리가 들려왔 다. 우르릉거리는, 상처입은 짐승이 나직히 울부짖는듯한 괴이한 소리... "뭐지?" 샤인을 일으키며 재발리 주변을 둘러본 세실의 두 눈이 일순 둥그래졌다. 그 소리의 정체가 언덕 너머로부터 다가오고 있었다. 지표 곳곳에서 뿜어나온 뜨거운 물줄기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흘러내려 온 것이다. 쌓여있던 재들이 진창으로 변해버렸다. 코를 찌르는 듯한 유황 냄 새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으면서도 세실은 샤인을 부축해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빌어먹을...빌어먹을...빌어먹을...' 욕설이 절로 티어나왔다. 하지만 세실은 그것을 입밖에 낼 수 없었다. 숨이 턱 턱 막히게 하는 뜨겁고 탁한 공기가 그의 주변을 가득 에워싸며 사방을 뒤덮고 있다.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듯 했다. 어깨에 실린 샤인의 무게가 점점 힘겨워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세실은 이 를 악물었다. 그걸 느꼈는지 샤인이 힘없이 고개를 들었다. "미안...세실..." 귓가에 속삭이는 가는 목소리, 마치 죽은 자의 음성과도 같은 그 힘없는 목소 리에 세실은 버럭 고함을 질렀다. "미안하면 살아나! 살아나서 배로 갚으란 말이야!" 자욱한 눈송이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잿빛 눈송이 가. 뜨거운 열기가 바닥을 타고 올라와 숨을 막히게 했다. 샤인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점점 숨쉬는 것이 힘겨워지고 있었다. 주위에 존재하는 공기는 오로지 유황과 화산재로 가득한 죽음의 대기, 이 대기 속에서 생을 부지하기에는 샤인의 몸은 너무 병약했다. 이대로 잠들어버리는 것이 더 편안하지 않을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 달콤한 유혹에 샤인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저 유혹은 지금의 그에게 너무나 매력 적이었다. 점점 아련히 흩어져가는 의식속에서 샤인은 생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 었다. 희망에 찬 세실의 목소리를. "바다다!" 샤인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고개를 들었다. 희미한 시야 바깥으로 요동치고 있는 검푸른 바다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제, 적어도 세실은 살아날 수 있겠 지...... `잘...됐다...정말...' 아련히 들리는 친구의 외침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샤인은 완전히 고개를 떨 구었다. 그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이 세실의 어깨에서부터 힘없이 흘러내리며 허공에 출렁거렸다. 이 이질적인 느낌에, 바다를 발견하고 기쁨에 잠겨있던 세 실이 놀라 고개를 돌렸다. "샤인?" 세실은 자신의 팔 안에서 축 늘어져버린 자신의 친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힘없이 흔들리는 긴 갈색머리칼, 차분히 감은 두 눈, 더 이상 숨쉬지 않는 아름다운 입술... 세실은 떨리는 손으로 샤인을 부축했다. 그의 어깨를 감싸고 그를 다시 일으 켜세웠다. 손을 들어 그의 얼굴에 묻은 더러운 재들을 닦아냈다. "샤...인?" 새하얀 샤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창백한, 아름다운 소년의 얼굴에는 더 이상 생기가 감돌지 않았다. 세실은 자기도 모르게 주저앉아버렸다. 발목까지 깔려 있던 화산재들이 나풀나풀 날렸다. "병신같은 놈..." 세실은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거의 다 왔는데..." 세실은 가만히 샤인의 가냘픈 육체를 껴안았다. 아무런 저항 없이 그는 세실 의 품에 안겨왔다. 세실은 망연자실하며 허공을 올려보았다. 숨이 막혀왔다. 기침이 연달아 터졌다. 목이 타들어가는 듯 따가왔다. 뜨거운 열기가 점점 심해지며 주위를 달구어놓기 시작했다. 일순 발밑이 흔들렸다. 또다시 지표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세실은 멍하니 고 개를 돌렸다. 이제는, 살아남겠다는 의지조차 꺽여버린 지 오래, 그는 본능적 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의 시선에 들어온 저 광경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을 수 있었다. 언덕 위에 주저앉아 있는 그의 눈에 비친 것은, 마치 지하의 거대한 존재가 지표를 갉아먹는 듯, 일제히 무너져내리는 라엘 시의 모습이었다. 끝없는 무 저갱이 라엘이라는 도시 자체를 삼켜버리며 어둠 속으로 사그라트려 버리고 있었다.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굉음이 귀가 따갑도록 울려대며 흙먼지가 자욱히 피어 오르며, 세실의 두 눈에서 라엘이라는 도시가, 아니 그의 시야에 존재하는 모든 대지가 가라앉고 있었다. 세실은 처연하게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뭐야?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이제는 두렵지도 않았다. 이미 그의 품에서 그의 친구는 차갑게 식어가고 있 고 주위는 지옥으로 변해있었다. 여기서 더 나빠질 상황이 뭐가 있겠는가? 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다.그리고 외침을 터트렸다. 그의 생의 마 지막 외침을. "그래, 마음대로 해봐라! 이 빌어먹을 운명아!" 그러나 그의 마지막 외침은 무너져내리는 대지 속에 파묻혀 아련히 사그라질 뿐이었다. * 소멸의 기운에 휩쌓여 카르셀의 지하는 마치 거대한 뱀굴처럼 이리저리 뚫린 채 허무한 공간만을 남기게 되었다. 무지막지한 열량에 들끓어 지저를 흐르던 강대한 지하수맥의 막대한 수량들은 모조리 기화되어 수증기로 변해서 카르셀 곳곳에 분출되었다. 텅빈 수맥이 다른 곳으로부터 지하수를 끌어오고 끌려온 지하수들은 브레스와 마그마의 막대한 열기로 단숨에 기화되어 지표면을 뚫고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카르셀 지저 전역에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텅 비어버린 공간과 그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조각난 지반들, 당연 하게도 충격파에 뒤흔들려 약해질 대로 약해진 지반은 결국 자신의 하중을 이 겨내지 못 했다. 지반 침하가 일어나며 해안 언저리로부터 해수가 스며들어 파괴를 가중시키기 시작했다. 거대한 해일이 카르셀을 덥쳤다. 그리고 침하는 더욱 심화되었다. 마침내, 카르셀 전역에 걸쳐서 거대한 함몰이 일어났다. 수천년동안 제 자리를 굳게 지키던 수십만 키로미터의 드넓은 대지가 차례차 례 침몰되기 시작했다. 조각조각 부서지며 수많은 도시와 산과 들과 생명들을 안은 채 지표는 어두운 지저로 추락해들어갔다. 카르셀의 대지는 이제 뻥 뚫려버린 거대한 구멍만을 남긴 채 어둠 속으로 파 묻혀버렸다. 그리고 한때 카르셀이란 왕국의 해안지대였던 부분으로부터 방대 한 양의 해수가 밀어닥쳤다. 물이란 원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세상의 이치, 뚫려버린 거대한 무저갱 위를 수십미터 높이의 대해일이 휩쓸어가기 시작했다. 대기가 떨리며 수천 개의 소용돌이를 생성시킨 채 휘몰아쳤다. 지표가 함몰 되는 충격으로 인해 막대한 굉음이 충격파가 되어 대기 전체를 떨리며 울려 퍼졌다. 그리고... 300년을 이어온 인구 180만의 유구한 무역국가 카르셀 왕국은, 단 두 명의 생존자만을 남긴 채 그렇게 검푸른 바다 밑으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계속--------------------------------------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9- 1999-07-24 16:50 293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아래를 바라보는 칼세니안의 두 눈에는 경의의 빛이 어려있었다. 자욱히 깔린 먼지구름 아래 요동치는 바다, 한때는 카르셀 왕국이었던 저 `카르셀 해'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우와아아..." 아무리 고룡이고 아무리 브레스가 강해도 그렇지, 나라 하나를 홀랑 바다로 만들어버린단 말인가? 실로 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가 무색해질 지경 아닌가? 물론 그녀 역시 마법을 쓰든 브레스를 쓰든 카르셀 왕국을 멸망시켜버리는 것쯤은 간단한 일이지만, 저렇게 아예 지도에서 없애버리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도 단 한 방에. 칼세니안은 멍한 목소리로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한 거에요?" "뭐? 저거?" 칼슈타인은 은근히 -라고는 하지만 워낙 거체이다보니 하나도 안 은근했다.- 흐뭇해하는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반문했다. 사실 칼세니안의 얼굴에 경의의 표정을 띄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근 2000년동안 그 누구도 해 내지 못한 일을 이루어낸 것이다. 괴상한 데서 뿌듯함을 만끽하며 칼슈타인은 말을 이었다. "별거 아냐." 글쎄, 죽어간 수많은 원혼들이 들으면 뭐라고 할런지야 모르겠다만, 칼슈타 인은 정말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기 시작했다. "브레스를 그냥 들입다 부은게 아니라 지저 한 구석에서 응축시킨다음 터트 려버린 거야. 그럼 일단 저 카르셀 왕국이라는 곳 지하는 뻥 비어버리지. 그리고 그 충격으로 지진 발생, 지표가 산산히 부서지는 거지." "헤에?" "그리고 나서는 이제 바위들이 용암으로 변해서 마그마화 되지. 그리고 그 고열이 원래 지표를 지탱하고 있던 마그마 라인과 지하수의 열평형을 깨버 리는 거야.그럼 지하수들은 일제히 기화하게 되어버리고 또 자신을 제어해 주던 지하수가 사라졌으니, 마그마도 일제히 폭주한다." "그래서요?" "그렇게 되면 저 카르셀이라는 나라 곳곳에서 화산이 터지는 거야. 그리고 지진과 화산으로 인해 뭉개져버린 지반 밑으로는 내 브레스가 소멸시켜버 린 공동과 지하수를 잃어버린 채 텅 빈 수맥만 남는 거지." 칼슈타인은 문득 칼세니안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350미터짜리 초대형 드 래곤이 빙긋 웃는 모습, 웃음으로 보이기는 커녕 완전 공포 그 자체였지만 어찌되었건 드래곤끼리는 다 이해하며 사니까 뭐, 대화에 별 문제는 없었다. 그는 웃으며 말을 맺었다. "속은 텅 비었고 겉은 산산히 부서졌다. 어떻게 되겠나? 무너져내리는 거지 뭐...그 위로 바닷물 졸졸졸 잘도 스며들어가는 거고." 칼세니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이해가 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은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 뭐 대충 알겠군요... 그런데" 그리고 그녀는 정말 의아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브레스를 뭐? 응축시킨다음 터트려요? 그게 가능해요?" 사실 제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그것이었던 것이다. 브레스라는 것은 드래 곤의 숨결을 의미하는 단어다. 말 그래도 숨을 내쉰다는 것의 의미, 그런데 무슨 놈의 숨결이 오뉴월 엿가락 늘어지듯 늘어났다 줄어졌다 하며 지 멋대로 폭발한다는 건가? 칼세니안의 얼굴에 가득 떠오른 의문의 표정을 보며 칼슈타인은 간단하게 대 꾸했다. "자네도 내 나이 되면 할 수 있는 거라네." "제 의문을 풀기 위해 4000년이나 더 기다리란 말이에요?" 날카로운 칼세니안의 반박에 칼슈타인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부연설명을 덧 붙였다. "그러니까... 우리들의 숨결, 이 브레스라는 거 자체가 용언의 힘이야. 용 언의 힘의 가장 기초적인 사용형태인 거지. 본능적으로 타고날 때부터 사 용할 수 있는.... 생각해보게 우리의 숨결에 왜 신력이 깃들어있는지. 결국 용언을 다루게 되면 가장 기초적인 사용방법인 브레스 정도는 마음대 로 형태와 모양을 바꿀 수 있어. 그러고보면 숨결이라는 단어랑 이미 거리 가 멀어지는군 이거." 칼슈타인은 키득거렸고 칼세니안은 어깨를 으슥하며 고개를 다시 아래로 숙 였다. 자욱히 깔린 검은 화산재가 마치 거대한 먹구름처럼 그녀의 시야에 들 어왔다. 마치 카르셀 해 전체를 뒤덮은 먹구름처럼... 잉? 카르셀 해를 뒤덮 어? 문득 한참동안 발 밑의 광경을 바라보던 칼세니안이 신기하다는 듯 입을 열 었다. "근데 용하네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며 흐뭇해하던 칼슈타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뭐가?" 칼세니안은 아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말을 이었다. "용케 카르셀 왕국 있는데만 가라앉히고 나머지는 멀쩡하네요? 먼지며 충격 파며 여파가 장난이 아닐텐데? 일단 왕국 하나가 가라앉았으니 그 여파만으 로도 리베이드나 바트란은 끝장일텐데." 그러고보니, 화산재며 흙먼지며 하여튼 대기에 떠다니는 온갖 잡것들이 희안 하게도 카르셀 상공에서만 계속 머물며 맴돌뿐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질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가 하나가 고스란히 바다속으로 침몰해버렸으니 그 여 파는 엄청날 것일텐데, 카르셀 근처에는 그 흔한 해일이나 지진조차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칼슈타인은 순간 씨익 일견 짖궂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장난기 어린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 애들이 있잖아? 열심히 잘도 막고 있구만 뭐가 걱정이야?" "예? 저 애들?" 예전 카르셀 왕국 남쪽 바다였던, 남해의 제왕 아르키어드의 앞뜰이라는 뜻 의 이름을 지닌 류레 슈 아르키어드. 그곳에서는 지금 거대한 블루드래곤이 자신의 권능을 총동원하며 대기와 바 다를 움직이고 있었다. "정말이지 레드 일족 앞뒤 안 가리는 건 치가 떨린다!" 블루 웜 아르키어드, 그의 권능은 대기와 해수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것, 그는지금 서서히 다가오는 저 파괴의 흔적에 그의 영역이 침범당하지 않도 록 대기를 조종하여 하늘을 뒤덮어오는 자욱한 화산재며 수많은 티끌들을 모조리 거대한 검은 구체로 환원시키는 중이었다. "간만에 집에 와서 좀 쉬나 했더니 이게 무슨 꼴이야?" 대기를 더럽히며 퍼져나오던 수많은 재와 티끌들이 보이지않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허공 한 가운데로 점점 뭉치고 있었다. 동시에 거대한 물의 장막이 높이 수백미터, 길이 수천 키로미터나 되는 장막을 형성하며 대지의 함몰로 인해 형성된 해일들의 기세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야말로 절대적인 권능, 자연의 모든 법칙을 무시하며 그는 이 이적을 행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허공의 바로 밑의, 이 놀라운 기적의 행사자에게서는 그저 연신 거대한 한숨이 새어나올 뿐이었다. "으이그...내가 못 살아." 전 카르셀 왕국 동쪽, 블랙 웜 에이라의 앞뜰 나사크 산맥. 그 거대한 산맥의 상공에서는 지금 거대한 블랙 드래곤의 그림자가 산맥을 가 득 맴돌며 모든 산맥의 피조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었다. "크아아아아!" 분노에 찬 드래곤 피어가 연신 들려왔다. 몬스터들은 제각기 몸을 사리며 산맥의 주인인 그녀가 어서 화를 풀기만을 빌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의 화는 곧 풀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는 지금 방대한 지역을 덥쳐오는 끝없는 먼지구름들을 일일히 없애버려야만 했던 것이다. "애 두드려맞았다고 복수하는 건 좋은데..." 그녀의 마법이 허공을 메우며 퍼져오던 충격파와 번져오던 화산재들을 천천 히 흩어놓기 시작했다. 수많은 화산재들이 외공간으로 솟아올랐고 퍼져오던 충격파들은 그녀의 마법에 가로막혀 위세를 잃었다. 그 행위를 끝없이 반복하며, 그녀는 이 중노동을 하게 만든 그 작자들을 향해 이를 갈았다. "왜 남의 집까지 어지럽히는거야! 앙! 이 무식한 작자들아!" 나사크 산맥 가득 그녀의 포효가 울려퍼졌다. 예전 카르셀 왕국 북쪽경계선 알 크리드 산맥의 최고봉 에스게 슈 카르세아 린, 그 거대한 봉우리 위쪽 끝없는 상공에서 한 거대한 그린 드래곤이 천천 히 맴돌며 포효를 터트리고 있었다. "진정하세요. 헬메르..." 그린드래곤의 콧등 위에 몸을 얹은 작고 가냘픈 존재, 호리호리한 체구에 뾰 족한 귀, 긴 금발머리를 하나로 땋아내린 엘프 여인이 그린 드래곤을 몸을 기 대며 살며시 속삭였다. 그러나 헬메르노드, 지금 연신 마법을 운용하여 알 크리드 산맥을 휩쓸어오 는 저 거대한 해일을 가로막고 있는 이 그린 드래곤은 그다지 진정하고 싶은 눈치가 아니었다. "도대체가 난 가끔 저 양반 머리속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진다니까. 진짜 노 망들었나 저 양반? 그렇게 생각안해 클래리어?" 그의 투덜거림에 클래리어는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지금 더 황당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알크리드 산맥을 전부 뒤덮어버리려는 저 높이 수백미터짜리 해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군들 황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의 황당함에 동조하듯 헬메르노드가 다시 불평을 터트렸다. "아니 내가 안 막았으면 어쩔려고 한거야? 아린 녀석 레어에까지 해일로 뒤집어버릴 작정이었나?" 그렇다고 헬메르노드에게 동조해서 칼슈타인을 욕할 수도 없는게 그녀의 입 장, -솔직히 고룡이 무섭긴 무서우니까- 그녀는 다시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헬메르노드를 달랬다. "그 분은 헬메르 당신이 막을 줄 알고 하신 거 아닐까요?" 그러나 보통때라면 이런 그녀의 태도에 곧 화를 풀었을 헬메르노드도 이번 만큼은 소용없었다. 인간적으로... 아니, 드래곤적으로(?) 이번 일은 그에 게 있어서 진짜 중노동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가 갈리지." 그는 실제로 이를 득득 갈며 소리쳤다. "왜 우리들이 뒷치다꺼리를 해야 되는거냐고!" 카르셀 왕국 서쪽, 라르테아드 산맥의 끝자락과 심연의 숲이 마주치는 경계 선, 그 위 상공에서 거대한 레드드래곤이 유유히 허공을 배회하며 허심탄회 하게 웃고 있었다. "귀가 따갑구나... 하하하." 이럴 거 같아서 그렇게 아린의 일을 숨겨왔던 키아드리스였다. 그럼 뭘 하 나? 결국 일은 터졌는데. "이제 당분간 다른 일족 앞에선 고개도 못 들고 다니겠군." 키아드리스는 또 한번 웃었다. 허심탄회하다 못해 아예 허탈한 웃음이었다. "차라리 나도 동족들처럼 뻔뻔하기나 했으면 좋을텐데. 그럼 용왕 노릇 할 필요도 없고 이런 짓도 안 했겠지." 그는 연신 중얼거리며 이런 짓, 즉 마법으로 몰려오는 화산재들을 몽땅 집결 시킨 뒤 굳혀버리는 작업과 지진파들을 일일히 차단하는 작업들을 하염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어쩌겠냐. 내 팔자인걸. 치우자 치워." "뭔가... 대기를 타고오는 강렬한 원망이 느껴지고 있는데요?" 뭔가 소름끼친다는 듯한 칼세니안의 말에 칼슈타인은 빙글빙글 웃으며 대꾸 했다. "알게 뭔가?" "그렇지요?" 그 둘은 단지 서로를 바라보며 씨익 웃을 뿐이었다. ------------------------------계속-----------------------------------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P.S 부스 구석에 쭈그려앉아 책 정리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시면 아마도 저일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0- 1999-07-26 04:07 269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빛의 구슬 속에 갇힌 채, 라티스는 멍하니 주저앉아 있었다. 기이하게도 자신의 눈앞에서 그의 왕국이 바다밑으로 가라앉는 것을 똑똑히 바라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혀 동요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비 단 동요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혀 슬프다거나 노엽다거나 하는 감정 자체 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귀는 듣고 있으되 아무 것도 들리질 않았고 눈은 보고 있으되 아무 것도 보이 질 않았다. 그는 지금, 돌아버릴 것만 같은 자신의 정신을 부둥켜 안은 채 갈 갈이 찢겨나가는 이성의 매듭을 움켜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힘겨웠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에겐 전혀 인식이 되지 않았다. 마치 꿈을 꾸는 듯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자 돌아가세, 칼세니안. 애들 기다리겠다." "그래야죠." 흐릿한 청각 사이로 거대한 음성과 작고 가느다란, 차가운 여인의 목소리가 번갈아 들려왔다. 라티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낮익은 목소리였다. 그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이상했다. 시야는 맑았으나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았다. 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이 보였지만 그것들은 거기에 있지 않았다. "본체로 워프 할 생각은 아니겠죠? 공간 망가져요." "그렇지 참..." 일순 붉은 빛이 번뜩였다. 음성들은 계속 들려왔다. 라티스는 의아해했다. 누구지? 누군데 이토록 낮익은 목소리인거야? 라티스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없는 검은 허공 속에서 굉장히 낮익은 한 아름다운 여인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라티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세르니안..." 이상하다. 여기는 어딜까? 그녀가 왜 이 곳에 있는거지? 라티스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 녀석 왜 저래? 미쳐버렸나? 맛이 갔구만." "뭐,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라티스는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대한 목소리가 사라지고 앳된 아이 의 목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저들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음? 저들? 이 곳에는 그녀밖에 없 는데? 그럼 그녀는 누구와 대화를 하고 있는 거지? 끊임없는 의문이 소용돌이치며 라티스의 머리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의 왕이여. 너희 모든 동족들에게 네가 본 모든 것을 전해라." 왜 그러는 거지 세르니안? 목소리가 차가워. "이것이 일족의 아이를 상처입힌 대가다." 라티스는 의아해했다. 왜 그녀가 저렇게 화가 난 걸까? 왜 저렇게 냉담한 얼 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거지? 그녀는 언제나 상냥했는데...... 라티스는 손을 뻗었다. 왜 그녀가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그녀를 달래주어야만 했다. 그러자 그녀 역시 그에게로 손을 뻗어왔다. 라티스는 웃었다. "사라져라. 인간들아." 그녀는 라티스의 손을 맞잡아주지 않았다. 대신, 허공을 휘저었다. 라티스는 눈을 크게 떴다. 순간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조금의 무게도 느껴 지지 않은 채. 그녀의 모습이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냉담한 얼굴을 한 채 그녀는 경 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라티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점점 작아져만 갔다. 라티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났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사람이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사람이다. 이대로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었다. 다시는 떨어져 있기 싫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그를 가두고 있는 이 알수없는 빛의 구슬을 힘껏 두들겼다. 쓰라린 통증이 양 손에 감돌았다. 섬뜩한 선혈이 주먹사이로, 손가락 마디마디 마다 배어나왔다. 그러나 라티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전혀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는 이 구슬을 깨부수어야 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만나야 했다. 그러나 이미 그녀는 허공의 조그마한 점으로 변하고 있었다. 갑자기 새하얀 구름이 그의 주위를 감싸버리며 그의 시야로부터 그녀의 모습을 지워버렸다. 그의 입에서 절규에 가까운 괴성이 터져나왔다. "크아아악!" * "불길한 느낌을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군." 리베이드 왕국 최동부 보라스 산성 뒷뜰, 저물어가는 태양빛에 발갖게 물드 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면 가스터는 기운없이 중얼거렸다. 태양빛이 여느때랑 달랐다. 좀더 검붉고 좀더 어둡고 좀더 음울한... 왠지 죽음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불길한 색깔. 옆에서 여행을 떠나려는지 짐을 챙기던 베라 역시 가스터의 말에 나직히 입 을 열었다. "대기가 흐려요. 탁하고 어둡고... 여기까지 미치지는 않았지만 기운만으로 도 정신이 흐릿해질 정도군요." 가스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기를 진동하는 멸절의 기운에 정신이 아 득해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방대한 마나의 흔적이라니...' 그때 뒤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준비되었습니까?"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다. 차분히 뒷뜰을 걸아나오는 한 은발의 사내가 보였다. 여느 때의 화려한 은빛갑주 대신 평범한 여행복에 배낭 하나만을 어깨에 짊어 진 채 다리오스는 한껏 굳은 얼굴로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왠일인가? 자네는 보통 철저하게 갑주를 입고 다녔었잖아?" 다리오스는 간략히 답했다. "우리는 이 곳을 함부로 떠날 수 없으니까요." 그들은 이 곳 리베이드 점령군의 중추세력이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명령체계 는 물론이거니와 군대의 사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계속 이 곳에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계속 이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그러고보니 플루토나 베라 역시 자신들의 신분을 드러낼만한 복장 따윈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가스터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로브를 장식하는 붉은 보석들, 바로 그의 힘의 원천인 드래곤 하트들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숨겼다. 뭐, 뒤집어 입으면 되는 거니까 별로 힘들 건 없었다. 단지 좀 궁상맞아 보인 다는 단점이 있을 뿐이지. 로브를 뒤집어입느라 가스터가 낑낑대는 동안, 다리오스는 그저 굳은 표정으 로 하공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문득, 다리오스의 입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귀가 따갑군요." "응?" 한창 뒤집힌 로브에 목을 쑤셔넣던 가스터가 의아한 눈으로 다리오스를 바라 보았다. 다리오스는 아련한 눈빛으로 동쪽 하늘을 계속 바라보며 말을 이었 다. "끝없는 원념이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이곳까지 들려오는군요." "원념인가..." 옆에서 배낭을 꾸리던 플루토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 원념의 이유가 무엇인지 왠지 알것도 같은 플루토였다. 다리오스는 말을 이었다. "공포, 원망, 슬픔, 아쉬움, 좌절... 이 모든 것들이 뒤얽힌 채 마나의 흐름 에 뒤섞이고 있군요... 흐름에 파묻혀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 단말마의 외침 을 내지르면서." 문득 플루토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런 것도 알수 있었냐 너? 어떻게..." 다리오스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최근 들어서. 예전엔 몰랐지." 플루토는 고개를 돌렸다. 저 인간은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나갈 작정인가? 플루토는 또다시 쓸쓸하게 웃었다. 그의 친우는 끝내 손닿을 수 없는 곳까지 가버린 느낌이었다. 일행의 준비가 갖춰진 듯 하자 다리오스는 고개를 돌려 가스터를 바라보며 진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가스터. 워프게이트를." 희극적인 목소리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어디로? 세르카르셀로?" 다리오스가 의아한듯 되물었다. "거기가 아니면 어디겠습니까?" 가스터는 고개를 저었다. "거긴 안 돼." "예?" "게이트가 열리지를 않아. 좌표가 어긋났어." 모두들의 의문에 찬 표정을 보며 가스터는 천천히 부연을 덧붙였다. "워프 마법에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있다네. 시연자가 실수해서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처음 정해놓은 좌표의 주변이 심하게 파손되어, 워프게 이트를 열었을 경우 시술자가 위험에 처할 정도가 되면, 좌표로 인정되지가 않아. 뭐, 당연한 안전장치 아닌가?" 다리오스의 얼굴이 뚜렷할 정도로 찌푸려졌다. "그 말씀의 의미는......" 가스터는 한숨을 쉬며 대꾸했다. "좌표가 지워질 정도의 재앙이 덥쳤다는 거겠지... 카르셀에..." 모두의 안색이 무거워졌다. 끔직한 상상들이 그들의 머리속을 휘젓기 시작 했다. 가스터는 차분히 한손으로 허공을 휘젓으며 말했다. "일단은 알 크리드 산맥 쪽으로 방향을 잡겠네. 거기서 직접 카르셀로 가는 것이 제일 빠르겠군." 조용한 가운데 허공에 작은 점이 생겨나더니 점점 커지며 거대한 원을 이루기 시작했다.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저 거대한 원을 향해 그들은 말없이 발걸 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들은 조용히 사라졌다. 나직한 플루토의 말만을 남겨놓은 채. "아무리 가스터라도 이 상황에서는 멋을 못 부리는군요." "나도 인간이라네." ------------------------계속----------------------------------------- 막간 선전. 드디어 나왔군요 데로드 엔드 데블랑. 책으로 1,2,3권까지 나왔습니다. 출판사는 문수미디어고요 가격은 7000원입니다. 솔직히 누구누구 책이랑은 달리 오타도 없고 (어흐흐흑) 참 깔끔합니다.... 만! 표지가...표지가... 크하핫! 서초패왕전! 진. 잡담. 음 드디어 300회다. 캬 멀고도 험란한 여정이었도다. 남들은 6개월만에 넘는 300회 1년 4개월 걸렸다.(남들=아X라글X장.) 어쨋든! 초룡의 전통~ 인~~~기~~~투~~~~표~~~~!!!!!!!!!!!!!!!! 100화 마다 반드시 이루어지는 즐거운(?) 인기투표의 시간이 왔사옵니다아~~ 근데 이번엔 좀 방식이 다릅니당. 투표를 제 메일로 보내주시지 말구용, GO 초룡을 치신 뒤 이벤트 란,.. 가만 그게 몇 번이더라...5번이던가? (이러니 내가 닭대가리란 소릴 듣지) 거기 가셔서 투표~라고 말머리 달아주시고 해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 니다. 왜 방식을 바꿨냐고요? 바빠서....얼렁 글써야죠^^ (사실은 은근슬쩍 소모임을 홍보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이다. 캬캬캬캬) 썰렁하면 슬퍼요. 많이 참여 좀 해주세요... 글구 코믹월드두우~~~ (망하기 싫어 망하기 싫어 망하기 싫어!!!) P.S 크하핫! 서초패왕~! 웃겨 죽겠네 이거.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29(09:04) from 210.105.245.147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107 , 줄수 : 395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1-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1-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7/28 읽음 205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빌어먹을. 뭐가 이래?" 엉겨붙는듯한 넝쿨을 검으로 탁탁 쳐내며 레이크는 중얼거렸다. 이곳은 칼슈타인의 레어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아니 적어도 레이크가 가지 고 있는 엉터리 지도에 의해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고 추측하고 있는 곳이 었다. 칼슈타인, 이 위대한 고룡이 살고있는 이곳 라르테아드 산맥의 정글은 당연 하게도 무성하기 짝이 없었다. 하긴, 어느 멍청한 나뭇꾼이 이곳의 나무를 베어 가겠으며 어느 멍청한 상인이 이곳의 산길을 이용하겠는가? 물론 최근에는 그런 멍청한 양반들이 종종 늘어나긴 했어도 그들은 채 이용 도 못하고 몬스터들의 밥이 되어버렸으니 결과는 별 다를 거 없는 것이다. 쳐내도 쳐내도 끝이 없는 넝쿨들을 보며 레이크는 슬슬 화가 치밀었다. "쳇, 이 길이 맞기는 한거야?" 어째 영 미덥잖은 지도다. 하긴, 희대의 고룡이 서식하는 곳의 지도가 정확 하면 더 이상하다. 아마 지도를 정확히 만들려면 그 지도를 만들 사람이 드 래곤 슬레이어 쯤은 되어야 할 것이니 말이다. 그것을 알기에 레이크는 투덜거리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어느덧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벌써 몇일째 이렇게 숲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군.' 점점 이 엄청난 숲에 적응이 되는듯도 하지만, 역시 침대가 좋다. 특히 아 리따운 아가씨도 함께. 레이크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아리따운 아가씨는 간데 없고 그의 옆에는 왠 12살짜리 뱀파이어 꼬맹이만 있는 것이다. "뭐에요 그 한숨은?" "아...아냐. 아무것도." 어찌되었건 지금은 슬슬 하룻밤을 묵을 만한 곳을 물색하는 것이 급선무, 레 이크는 찬찬히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다. 숲, 그것도 뭐가 살고 있는지 모르는 -물론, 칼슈 타인을 제외한- 이러한 울창한 숲에서 하룻밤을 지낸다는 것은 정말이지 위 험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당장 어젯 밤만 해도 그렇지.' 레이크는 문득 어젯 일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창 자고 있는데 얼굴로 무언가가 철퍽 떨어졌었다. 비라도 오는건가? 라고 투덜거리며 눈을 떠보니, 왠걸, 입만 커다란 뱀 녀석이 흡사 먹을꺼라도 보는 듯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그것의 존재를 알아채는 속도가 조금만 늦었으면 분명 먹을것이 됐을 것이다. 그래도, 그 녀석 덕분에 지금 뱃속은 두둑하니 더 좋기는 하지만. "어제는 나무위에서 자다가 그 꼴을 당했으니.... 오늘은 바닥에 야영지를 마련해 볼까?" 세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꼴이 어떤 건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구석의 쓰러진 나무에 모닥불이 피어졌다. 모포가 깔렸다. 그리고 그들은 조심스레 잠자리에 들었다. 산 속의 낮은 짧다. 저녁인가 싶더니 어느새 해가 지고 별빛이 반짝였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들끓는 이곳이라도 밤하늘은 평화롭기만 했다. 문득, 모포 속에 몸을 뉘인 채 밤하늘을 바라보던 세리아가 레이크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 다. "레이크. 그 계획이란 거, 들을 수 있을까요?" "계획? 별거 아냐." 한쪽 구석에서 불침번을 서며 조심스럽게 졸고있던 레이크가 고개를 약간 키 켜세우며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 "일단은 칼슈타인의 레어근처까지 찾아간다. 아마도 그는 내 기척을 느끼겠 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을 꺼야. 어차피 나같은 놈은 그에게 비하면 미미 하게 느껴질테니까. 뭐, 몬스터들 손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 르겠군." 레이크는 피식 웃었다. 정말 몬스터들 손에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간 것이었다.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들도 결국은 칼슈타인의 레어로 와야만 하지. 아마 도 나는 모르지만 무엇인가 칼슈타인의 눈을 피해 몰래 레어 속 봉인의 위 치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그들에겐 있을꺼야.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자 신만만하게 봉인을 찾아다닐 리는 없을테니. 어떻게든 그들은 일단 레어 속 으로 숨어들어가겠지." "그럼 우린?" "뻔하잖아? 근처에서 몰래 상황을 살펴보다가 기회 봐서 일러바치는 거지." 세리아의 작은 두 눈이 동그래졌다. "칼슈타인에게?" "잘 되면 봉인을 되찾아 전능수를 얻을 테고, 안 되도 드래곤으로부터 뭔가 선물 하나 정도는 건지겠지." 말을 맺으며 싱글거리는 레이크를 바라보며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거, 너무 무모해보이는데요? 전적으로 칼슈타인이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는 전제 하의 계획이잖아요?" "뭐 나머지는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때워야지. 원래 인생이란 그렇게 사는 거라구." 이른 아침. 다행히 간밤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레이크는 부르르 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쓰러진 나무에 피워둔 불은 아직 안개가 채 걷히지 않 은 이 시간까지 불씨가 남아있었다. 레이크는 가방에서 어제 먹다 남긴 배암 녀석을 꺼내 숯불에 데웠다. 고소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뱀을 뒤집던 중 문득 레이크가 자신의 옆 모포에 들러앉아 생피가 든 가죽부대에 입을 대고 있는 세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거 예전의 힘은 언제쯤이나 회복하는 거야?" 세리아는 입에서 가죽 부대를 한숨을 쉬며 발간 입술로 대꾸했다. "몬스터들의 피만으로는 힘들어요. 역시 인간의 피여야..." "그렇지만 여기 인간이 있을리가 없잖아... 그래도 명색이 숲인데 엘프 같 은 것 좀 안 살려나?" "살아남을 리가 없겠죠. 이런 곳에서..." 레이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치가 떨릴 정도로 몬스터들이 바글바 글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때, 레이크의 심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숲 저편에 서 킁킁, 무언가 거친 소리가 들려왔다. `제길, 또냐?' 레이크는 뱀고기 한 점을 입속에 넣고 우적 우적 씹으며 동작을 서서히 멈춘 뒤 손을 검으로 가져갔다. 다시, 킁킁 소리가 들렸다. 우어크 우억, 하는 알 수 없는 소리도 함께. 수풀이 흔들린다.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이 정도면.... 8 "제기랄. 또 시작이군." 레이크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검을 뽑아 들었다. 나무위로 조금 올라가 멀리 숲 사이를 살피니, 꽤 넓은 범위의 풀이 흔들리고 있었다. 보아하니 한두마리는 아닌듯 하다. 그리고, 소리와 기타 여러가지를 토대로 파악해 보건데.... "돼지녀석들. 잡아봐야 먹을것도 안나오지...." 오크였다. 레이크는 조용히 아래쪽의 세리아를 향해 손짓하며 나직히 말을 건넸다. "세리아." "알고 있어요." 그녀는 나직히 대꾸한 뒤 곧바로 근처 나무 위로 몸을 피했다. 어린 소녀의 몸이었지만 원천적으로 괴력을 가지고 있는 뱀파이어의 육신이어서인지. 그녀 는 쉽게 나무 그늘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몬스터들이 들끓는다는 소린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레이크는 우선 먹다 남은 뱀고기를 타다남은 통나무 위에 툭 던져 놓고는 수풀 뒤쪽으로 모습을 숨겼다. "옥옥 워크크." "크오코 오코코." 뭐라 지껄이는지도 모르는 소리를 해대며 모두 일곱마리의 오크가 숲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레이크를 노리고 온 듯, 그가 노숙을 하고 있던 장소에 도착하더니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중 한 녀석이 뱀고기를 집어들더니 우적우적 몇입 씹어 삼킨다. 레이크는 나무 뒤쪽에서 숨을 죽여가며 그 모습을 살피기 시작했다. 일단은 기회를 노려야 했다. 오크들이 어느정도 경계를 풀 무렵 레이크는 조심스럽게 그들에게로 접근했다. 그런데.... `뭐...뭐야 저거?' 그 우악스럽게 생긴 오크녀석들 사이에 로브를 걸친 괴상한 녀석이 하나 서있었던 것이다. `마법사? 어째 그렇게 생겼는데? 근데...오크잖아?' 사실 오크마법사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겠지만, 이 곳은 칼슈타인의 레어 가 있는 곳, 칼슈타인의 권능에 의해 미약하나마 마법을 구사하는 몬스터들 도 아주 가끔씩은 나타나기 마련이었다. 가끔 고룡의 위치에 오른 드래곤들이 장난삼아 레어 주변의 몬스터들에게 마나를 다루는 권능을 내린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는 레이크였다. `크윽, 골치아프게 됐군.' 레이크는 다가서려던 걸음을 뒤로 천천히 빼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크들이 비록 멍청하긴 하나, 짐승으로써의 감은 뛰어난 편이었다. 아니, 멍청하기 때문에 감이 뛰어난 걸지도... "워억? 오어!" 한 녀석이 레이크의 옷깃이 수풀에 스치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외치며 레이크가 숨어있던 숲을 향해 크럽--나무를 깍아만든 몽둥이 끝부분 에 이런저런 금속조각이 박혀 있는 것, 간단히 말해 찡빠따?-을 들어올렸고, 모든 오크들이 일제히 레이크에게 시선을 모았다. "쳇." 결국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는 글러버렸다. 레이크는 검을 쥔 손에 힘을 더 했다. 파악. 거친 나무갑옷을 쪼개고, 한 오크의 뱃속 깊은곳까지 레이크의 검이 박혔다. 검붉은색의 더러운 피가 검을 따라 흘렀고, 레이크는 서둘러 검을 뽑았다. 세 녀석째에, 순간 눈앞에 빛이 번쩍였다. `매직애로우!' 이 평범하기 짝이없는 백색 섬광에 레이크는 욕설을 내뱉으며 몸을 젖혔다. "미련한 녀석이!" 자신도 모르게 이 말이 터져나왔다. 두아름이나 되는 허리를 가진 괴력의 마법사라.... 두 손으로 간신히 감싸쥘수 있는 손목과, 마법서와 두께가 비슷할듯한 손바닥을 이용해 마법의 인을 만들고, 오코코, 하는 알수 없는 소리로 주문 을 외우는 저 모습을 보면서, 레이크가 할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다. "정말 오래 살다보니 별 꼴을 다보겠군. 오크마법사? 맙소사..." 검을 손에 고정시키는 끈을 다시 한번 단단히 조이며 레이크는 다음 녀석에 게로 몸을 날렸다. 보통 오크마법사가 오크들 사이에 있을때는 그것이 대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뭐, 오크마법사라는 게 존재하는 경우 자체가 거의 없긴 하지만... 지금도 그런듯, 다른 여섯 오크들이 그 오크메이지를 감싸고 도느라, 레이크는 배나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마법은 마법이니까. 무지막지한 돌도끼를 자신에게 휘둘러 오는 오크를 경멸의 눈초리로 한번 쏘 아본 후, 레이크는 허리를 굽혀 상대의 공격을 피해냈다. 동시에 옆에서 짖이겨 오는 크럽을 검으로 막았고, 곧바로 오크의 허리를 다리로 강하게 내질렀다. "이런!" 레이크는 순간 인간과의 싸움으로 착각을 한 나머지, 오크를 발로 떠미는 실수를 해 버렸다. 균형을 잃은것은 오히려 레이크 쪽이었고, 갑작스레 쳐내려온 돌도끼 에 하마터면 머리가 잘익은 수박처럼 될 뻔했다. 물론, 실어 나르다 떨어뜨린 것 으로. 간발의 차이로 앞에 있는 오크의 공격을 피해낸 그는 두 손으로 검을 움켜쥐며 강하게 찔러 들어갔다. 돌도끼로 막 레이크를 공격하느라 균형을 약간 잃었던 놈은 레이크의 공격을 채 피해내지 못했고, 쿠에엑, 하는 괴성을 지르며 뒤로 벌렁 넘어갔다. 레이크는 그 기세를 살려 곧바로 크럽을 들고 있는 오크를 쳐갔고, 크럽채로 녀석의 뱃가죽을 두동강 내 버렸다. 레이크는 속으로 식은 땀을 흘렸다. 오우거와 싸울 때보다. 오히려 오크와 싸 울때가 더 위험했던 것이다. `젠장, 너무 만만하게 봤다...' 그사이, 다시 하나의 매직 애로우가 날아왔고, 레이크는 검을 들어 오크마법 사의 공격을 튕겨 낸 후 그쪽을 쏘아보았다. 아직 오크는 둘 더 남아있었다. 게다가 둘 모두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둘중 오크마법사를 지키고 있는 녀석은 갑옷도 엉성하나마 금속제의 것이고, 오크 답지 않게 검도 들고 있었다. 물론 그 두께를 보아서는 도끼라고 해도 믿을만 했지만. "크옥!" 녀석이 괴성을 지르며 레이크를 향해 돌진해 왔다. 쿵쾅쿵쾅 정글이 울릴정도다. 레이크는 그 녀석의 무서운 기세에 뒤로 살짝 발을 뺐다. 정면으로 맞섰다간 손목이 부러지던 검이 부러지던 할 것이니. 레이크는 멍청하게 달려만 오던 오크녀석의 검인지 도끼인지 모를것을 살짝 피했다. 오크의 균형이 크게 흐트러졌고, 레이크는 두 손으로 검을 움켜쥐며 강하게 녀석의 옆구리로 파고들었다. 순간, 오른편에서 흰색의 빛이 날아들었고, 레이크는 서둘러 몸을 피했다. 오크 마법사의 작품이었다. 절호의 찬스를 놓친 레이크는 다시 그 검을 들고있는 오크의 몸을 살폈다. 여지 껏의 녀석들과는 다른 무언지 모를 힘이 느껴지는데다가 마법사의 지원까지 있으 니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것이 아니었다. `역시 고룡의 권능인가? 오크가 오우거보다 더 무섭게 보이긴 또 처음이군...' 레이크가 잠시 싸움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이, 오크의 검이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휘둘러져 내려왔다. 쉬익, 무시무시한 파공성을 울리 며 내려오는 오크의 공격에 레이크는 하지만,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래봤자 오크는 오크다!" 레이크는 이렇게 외치며 몸을 옆으로 피했다. 마침 그가 서있던 곳은 나무 바로 앞이었고, 오크의 검은 푸욱 소리와 함께 나무에 깊숙히 박혔다. 음, 저렇게나 깊히 박히는 것을 보아 확실히 도끼가 맞는 모양이다. 레이크는 검이 나무에 박혀 잠시 당황하는 그 오크의 목을 향해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파악, 둔탁한 무언가 잘리는 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오크 마법사의 표정이 변했다. 레이크는 잠시도 쉬지 않고 몸을 날려 오크 마법사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그대로 녀석의 미간에 검을 꽂았다. * 레이크는 생각했다. 이 동네 정말 몬스터 많다고. 아침에는 오크와 한바탕 난리를 피우더니, 점심때를 막 넘긴 지금은.... "트롤인가?" 거대한 곤봉을 바닥에 질질 끌며 트롤 한마리가 레이크를 향해 접근했다. 가뜩이나 울창한 살림을 헤치며 정글에 가까운 숲을 헤매는것도 힘든 터인 데 자꾸 이런 녀석들이 가로막으니.... "몬스터 진짜 많네?" 레이크는 이제 허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트롤은 몬스터중에서도 상대하기가 약간 까다로운 편이다. 사람보다 월등 한 덩치와 그로 인한 힘은 둘째치더라도, 그 무지막지한 재생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완전히 베어버리기 전에는 어지간한 공격도 소용없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던 레이크는 그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검을 들고 맹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덩치가 큰 녀석은 몸이 둔하기 마련. 레이크는 그가 곤봉을 들어 자신의 검 을 막아낼 틈도 없이 녀석의 팔뚝을 몸에서 분리시켰다. 벌써부터 트롤의 몸 은 재생을 시작했고, 잘려진 단면이 움찔움찔 흔들린다. 레이크는 그 모습에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리며 트롤의 팔을 어깨째 날렸다. "훗, 실컷 재생해라. 실컷 잘라줄테니!" 트롤은 레이크의 공격에 쿠어억, 하는 거친 비명을 내질르며, 동시에 몸을 재생하고 레이크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는등 세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냈다. 뇌용량이 부족한 녀석 치고는 참 대단하지 않은가? 레이크는 가능한한의 빠른 속도로 트롤의 몸을 베고 또 베었다. 어깨를 베 고, 다리를 자르고, 가슴에 검을 꽂고. 어느덧, 트롤의 표정에 지친 기색이 나타났다. 슬슬 몸을 사리기 시작했고, 이내 등을 돌리며 숲속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레이크는 쫓을듯 잠시 트롤 이 사라진 숲으로 걸음을 옮겼으나, 이내 자리에 멈춰섰다. 생각해보니 지 금 그가 트롤을 쫓을 입장이 아니지 않은가? "이거... 쉽지 않은 걸... 제 시간 맞출수 있을려나 몰라?" 여전히 숲의 그림 밖에 없는 엉터리 같은 지도를 들고서 옆에는 작은 소녀 하 나만을 대동한 채 몬스터들이 길바닥에 돌 채이듯 튀어나오는 이 숲을 지나 야만 하는 레이크가 하소연에 가깝게 내뱉은 한 마디였다. --------------------------계속---------------------------------------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부스 구석에 쭈그려앉아 책 정리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시면 아마도 저일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29(09:07) from 210.105.245.147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90 , 줄수 : 36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2-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2-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7/29 읽음 60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푸른 하늘. 멀리 보이는 아른한 지평선. 까마득한 길, 숲 성. 그리고.... `독수리머리와 사자몸통이라.' 피트는 속으로 의외로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잠시 생각했다. 그가 지금 타고 있는 이 거대한 생물체를 바라보면서. 피트의 입에서 실소에 가까운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하, 내가 그리폰을 타게 될 줄이야...' 거의 커다란 황소만한 덩치가 힘차게 활개치고 있었다. 깃이 풍부한 거대 한 날개는 창백한 대기를 가르며 기류를 일으키고, 그에 맞춰 억센 어깨가 들썩들썩거렸다. 게다가 종종, 꺄~캬~ 괴성을 지르며 입을 벌리기도, 긴 꼬리를 흔들어 등을 쓸어내기도 했다. 그럴때 마다 그리폰의 어깨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움찔 움찔 몸을 떨었다. 물론 사람들이라는 단어가 세틴이나 유나, 피트같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두 발로 땅을 걸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 들만을 지칭하는 것이기는 했지만. 피트는 힐끔 옆을 바라보았다. 청록빛 그리폰의 등 위에 몸을 고정시키고 급조한 고삐-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모욕적인 밧줄더미- 들을 부둥켜쥔 채 새파랗게 질려있는 검은 머리의 소년과 그 뒤에 찰싹 달라붙은 금발의 아름 다운 소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세를레네씨...' 창공을 가르며 날쌔게 날아가는 그녀의 금발머리칼이, 아름다워 보일 정도로 햇살에 반사되어 피트의 눈을 부시게 했다. 게다가 그녀의 미소는 황홀하리 만치 아름답게 보였다. 하지만... `구름이 발 아래 깔려있는데 저렇게 즐거워하다니... 마법사들은 과연 알 수 없는 종족이야...' 피트는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돌렸다.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이 높은 상공 에서도 태연하게 미소짓고 있는 세를레네와 시퍼렇게 질려 딱딱하게 굳은 세틴의 얼굴을 비교하고 있자니, 왠지 안쓰러워졌다. `그에 비하면 난 차라리 나은건가? 그래도 나는 공평하게 둘다 떨고 있으 니.' 피트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 같은 마법사일 텐데 누구랑은 달리 바들바들 떨고 있는 유나의 얼굴이 보였다. 물론 피트는 그녀에게 왜 그리 겁이 많냐 라던가 하는 비난 따윈 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 다. 왜냐면, 그 역시 이들과 같은 표정일테니까. 더하면 더했지. 그러나.... `그 와중에도 저쪽을 향해 눈을 부라릴 여유가 있는 거 보면 역시 마법사는 마법사야...' 유나, 그녀는 이 와중에도 세틴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독기어린 눈빛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뒷통수가 따가울 지경이군.'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피트는 다른 일행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대충 분위기 를 파악 못 하는 그는 아니었지만, 남의 연애사정따윈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 았다. 저만치 떨어진 채, 그리폰 위에 다정하게 붙어앉아있는 아린과 아리아의 모습 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저 쪽은 아주 자기 집 안방 들어앉아있는 모습이군.' 그들이 위치한 곳이 상공 수백미터의 고공을 날고 있는 그리폰의 등짝이라는 걸 전혀 인식 하지를 못 하는 듯, 아린은 누웠다 일어났다 앞에서 고삐를 붙 잡고있는 아리아와 장난을 쳤다 하면서 아주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하긴, 저들이 창공을 두려워할리는 없겠지만...' 장난치다가 떨어질 뻔한 아린을 아리아가 잽싸게 손을 뻗어 건져올리는 광경 을 바라보며 잠시 치를 떨다가, 피트는 시선을 옮겼다. 아린의 그리폰 건너편으로 며느리한테 아들네미 빼앗긴 시어머니 표정을 한 채 -아주 틀리는 말은 아니지만- 표독스러운 눈으로 저 둘을 바라보는 붉은 머리의 여인과 그리폰 위에서 아예 드러누워있는 작은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를 조용히 따라오는, 왠지 되게 피곤해보이는 적발의 청년과 무 심한 얼굴로 운해를 내려도는 금발의 소녀가 탄 묵빛 그리폰의 모습이 비쳐 졌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피트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왜 이렇게 일행이 거창해진 건지... 그는 지금 무려 드래곤들과, 그것도 지상 최강의 드래곤이라는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과 적용왕 키아드리스가 포함한 엄청나게 화려한 멤버와 함께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화려한 멤버가 그에게 무슨 도움이 되거나 할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 다는 것이 그를 연신 한숨쉬게 했지만. `내가 어쩌다가 이런 걸 타고 하늘을 날아가게 되었지?' 피트는 또한번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가 정말 이유를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들이 이렇게 만나기조차 두려운 몬스터의 등에 태연히 올라탄 채 이 높디높은 하늘을 날게 된 이유는 사실, 너무나 간단했던 것이다. 흉흉한 기세를 한껏 뿌리며 워프게이트 속으로 사라진 칼슈타인과 칼세니안은 저녁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린들은 그날 하루를 완전히 공쳐버린 채 정원에서 뒹굴거리며 놀거나 (이건 아린이야기) 뒹구는 애 옆에서 보살피는 보모 노릇 하거나 (이건 아리아 이야기) , 한쪽 구석에서 검을 들고 땀을 빼거나 (이건 세틴이고), 라젤의 탑에 서 자신이 하려한 짓이 들키면 어쩌나 전전긍긍하거나 (이건 피트 이야기다), 아까 전에 기절한 주제에 저녁때까지 하염없이 기절만 하고 있거나 (이건 세 를레네), 그런 세를레네와 세틴을 번갈아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계속 중얼거리 기만 하고 있거나 (이건 유나겠죠?) 그런 그들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며 싱글거 리거나 (로자르아힘 이야기) 이 모든 상황들을 뭐 씹은 얼굴로 바라보며 제발 빨리 좀 사라져라! 라고 기원하거나 (이건 엘라인) 하는 다양한 시간때우기 방법을 동원하면서 칼슈타인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온 것은 거의 해가 다 저물어갈 때 쯤이었다. 무슨 일이 있 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별로 상상하기가 싫었지만- 일단 갈 때와는 달리 그들은 속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귀환했고 그래서 한껏 얼어있었 던 뭇 인간들은 다들 안심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물론 8서클의 마스터이기에 남들이 느끼지 못 하는 것을 느끼는, 그래서 칼슈 타인이 무슨 짓을 하고 돌아왔는 지 대충이나마 짐작하고 있는 세를레네는 옆 에서 여전히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로자르아힘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반겼다. 그녀는 싱글거리며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칼슈타인은 빙긋 웃으며 대꾸했다. "율법의 철퇴는 가혹하지." 옆에서 칼세니안이 말을 보탰다. "특히 우리들, 레드 일족은." 이 지고한 종족들의 대화에 인간들이 낄 자리 따윈 없었다. 잠시 후 그들이 도착한 지 얼마 돼지 않아서 또다른 한 사람이 귀환했다. 무지하게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무지하게 녹초가 된 몸을 이끌며 허탈한 듯 실실거리는 저 붉은 머리의 청년을 바라보며 로자르아힘이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건넸 다. 그녀는 키아드리스가 여태껏 무엇을 하고 왔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 던 것이다. "수고하셨어요." 키아드리스는 의자에 몸을 던지는 걸터앉으며 칼슈타인과 칼세니안을 향해 있는 힘껏 눈을 흘긴 뒤 천천히, 거의 반쯤은 이를 갈며 대꾸했다. "진짜... 수고...했지." 물론 흘겨보든 째려보든 그런 것에 신경을 쓴다면 이들은 이미 레드 일족이 아닐 것이다. 당연하게도 칼슈타인은 가볍게 키아드리스의 시선을 무시한 뒤 곧바로 세틴 뒤에서 벌벌 떠는 세를레네에게 대뜸 질문을 던졌다. "자, 이제 하던 이야기 마저 하려무나." "예?" 감히 입도 뻥긋거리지 못하고 있던 세를레네가 화들짝 놀라 입을 열었다. 정 말이지 이렇게 벌벌 떠는 주제에 아까는 어떻게 10여페이지를 가뿐히 떠들 수 있었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하기 짝이 없었지만 칼슈타인은 그런 사소한 건 죄다 무시한 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네 이야기 말이야. 결국 결론은 저 애를 인간으로 만들 수는 있는데 그 방 법을 모른다는 거잖아?" 말을 마치며 칼슈타인은 턱끝으로 아리아를 향해보였다. 세를레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 방법을 적은 자료는 이제 제국 수도 샤하르에밖에 남아있지 않는 답니다." 굳이 칼슈타인이 아리아를 인간으로 만들어줄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의외로 꽤나 열성이었다. 사실, 아리아를 위해서라기보단 아린의 장래 를 위한다는 측면이 더 강했지만...... 적어도 칼슈타인만큼은 다른 드래곤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지금 아리아를 인간으로 만들 어야 했다. "그럼 그 방법을 알려면 그 제국 수도라는데로 가야겠군. 근데..." 잠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던 칼슈타인이 문득 고개를 돌려 칼세니안을 바라 보며 말했다. "거기가 어디야? 칼세니안, 자네 아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로자르아힘. 자네는?" "모르는데요." "키아드리스. 당신도 모르시오?" "모르오." 모든 드래곤들의 시선이 세를레네에게로 쏠렸다. "저...저도 모르는데요..." 칼슈타인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잠시 후 그는 따지듯이 세를레네에게 질문을 던져댔다. "잉? 너 이동네 왕이래매? 거기를 왜 몰라? 게다가 마법 봉인도 해제시켜줬 는데 왜?" 세를레네는 다시 움찔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다못한 피트가 잽싸게 대신 대꾸했다. "위대한 분이시여. 저희 인간들은 마법진 없이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없습니다." "아, 그렇지 참." 칼슈타인은 뒷통수를 긁으며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인간들의 워프 마법으로는 기껏해야 500KM정도의 거리가 한계였다. 가히 살 아있는 전설인 9서클의 마스터 가스터정도의 마법사나 그 거리를 뛰어넘을까? 적어도 일반 마법사로써는 워프의 최대거리가 500KM가 한계라는 것이 제국 마법계의 정설인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그런 초장거리 이동은 따로 마법진을 만들어 이동하는 것이 관례였다. 제작하는 것이 까다롭긴 하지만 일단 만들어놓으면 마법사뿐만 아 니라 소량이기는 하지만 군사나 물자들도 단숨에 운송시킬 수 있으니까. 그러므로 세를레네가 제국 수도의 좌표를 외우고 있을 필요 따윈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가긴 가야했다. 그리고 갈려면 길을 알아야 했다. 길 을 알려면? 당연히 지도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칼슈타인은 곧바로 방을 나선 뒤 저 사람들 도대체 언제쯤 떠날 생각인가 라며 서성거리는 엘라인을 붙잡아 단호하게 말했다. "야,지도 좀 가져와." 시키면 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엘라인의 팔자였다. 엘라인은 잽싸게 제국 지도를 대령했고 그것을 받아든 키아드리스가 지도를 펼친 뒤 이리저리 살피 더니 손가락으로 한 쪽 구석을 가리켰다. "가장 가까운 좌표가 이곳, 적색산맥이오. 그 부분에 대한 좌표는 내게 있 소." "그럼 거기서 수도까진 어떻게 가죠?" 로자르아힘의 질문에 칼슈타인은 무슨 쓸데없는 걱정이냐는 듯 태연하게 대 꾸했다. "일단 거기가서 아무거나 잡아타지 뭐. 탈 거 많은데 뭐가 고민이야?" 로자르아힘은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까지 꿈을 꾸다보니 가끔 이 렇게 현실과 혼동되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아직, 어린 드래곤이었으 니까. 문득 지도를 살펴보던 칼세니안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호오, 온천도시라..." 그 지도 한구석 적색산맥 근처에 온천도시이자 휴양지 아우르 라고 적혀있 는 작은 도시가 보였던 것이다. 안 그래도 목욕 좋아하는 칼세니안이 반색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잘 됐네? 가는 김에 여기나 들리죠?" 물론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드래곤들이야 남아돌아 푹푹 썩혀 비료로 만들 어도 되는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존재고, 인간들 중에는 감히 사르바잔의 마룡 , 움직이는 폭염의 화신 레드 웜 칼세니안의 의견을 반대할 만한 배짱을 가진 사람이 있을리가 없으니까. 어젯밤의 일을 생각하며 피트는 또다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에휴...." 뭐 잡아 타고 간다길래, 아마도 야생마 몇 마리 잡아서 타고 가려나보다라는, 두 발로 대지를 걷는 인류의 일원다운 소박한 피트의 상상은 그들이 적색산맥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완전히 뭉개져버렸다. 그들은 도착하자 말자 바로 드래곤 피어를 터트리더니 그리폰, 사람의 연약 한 육체 따윈 발톱만으로도 찢어버릴 수 있고 말 한 마리를 낡아챈 채 수십 미터 상공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이 무지막지한 몬스터들을 대뜸 불러모아서 근처 칡덩굴로 목에다 칭칭 감아버렸던 것이었다. 그리고 대뜸 하는 말이. "왜들 그래? 빨리 타." 였다. 분명히 명쾌하게 결론이 나와서 잽싸게 이동하는 것은 좋은데... 저들은 전혀 남들에 대한 배려라는 인류의 미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문 제였다. 뭐, 인류가 아니니까 이해 못 하는 것이 당연할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들 평범한 인간들의 섬세한 신경으로는 몬스터의 등에 탄 채 급조된 밧줄 고삐에 위태로운 몸을 싣고서 고공 수백미터 위로 하늘을 날아가는 일이 결 코 달갑지 않은 것이다. 음. 한숨이란게 한번 나오면 쉽게 그쳐지지는 않는 것인 모양이다. "에휴휴휴휴" 그렇게 한숨을 푹푹 쉬는 가운데에서도 이윽고 그리폰들은 그 커다란 날개를 휘저어 적색산맥 입구에서부터 그들의 목적지까지의 비행을 마쳤다. 꽤 먼 거리였으나, 역시 날개하나는 튼튼한 그들이기에 등에 사람을 하나씩 태우고서도 별 탈 없이 이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긴, 그래봤자 이들 무리의 본체가 가지고 있는 날개와 비행력에 비한다면 드워프 앞에서 땅굴 파는 격이오, 오우거 부락에 정육점 차리는 격이오, 스켈 톤 앞에서 다이어트 하는 격이오, 카인 경 앞에서 삽질하는 격... 음 마지막 은 아니고... 어쨋든 그런 것이다! (넘어가자 넘어가. 마감때매 망가진 작가 잘못이니.) 어쨋든, 그렇게 그들이 도착한 곳은 원래 정해진 대로, 온천과 휴양지로 유명 한 도시인 아우르였다. --------------------------계속--------------------------------------- 막간 선전. 드디어 나왔군요 데로드 엔드 데블랑. 책으로 1,2,3권까지 나왔습니다. 출판사는 문수미디어고요 가격은 7000원입니다. 솔직히 누구누구 책이랑은 달리 오타도 없고 (어흐흐흑) 참 깔끔합니다.... 만! 표지가...표지가... 음, 아글경 책 많이 팔려서 인세턱을 얻어먹기 위해! 광고 한번 더 때리옵니다^^ P.S 초룡에서 애들이 칼만 들고 설치는 이유? 이거 사실 간단한건데... 내가 소설 처음 쓸때만 해도 무기 이름을 레이피어랑 바스타드소드밖에 몰랐어요T_T 그래도 뒤로 가면서 다른 무기도 조금씩 나오잖아요^^ 나도 나름대론 열심히 공부했다 뭐.,,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7/29(09:08) from 210.105.245.147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92 , 줄수 : 26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3-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3-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7/29 읽음 583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일단 그리폰들을 날려보낸 뒤, 그들은 마을이 내려보이는 작은 구릉에 모였 다. 그리고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 작고, 그렇다고 마을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큰 저 온천도시의 모습에 드래곤들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싱글거리기 시작했다. "온천이라... 인간들의 또다른 즐거움이지." "칼슈타인님은 맨날 뜨끈한 데 들어가게시잖아요?" "인간들의 육신으로 느끼는 감각이 더 좋아. 본체는 워낙 감각이 둔해서. 근데 이건 꼬마애 몸이라 괜찮을지 모르겠네. 애들은 피부가 얇아서.... 노인네 몸으로 다시 폴리모프할까?" "그 편이 훨씬 더 어울린다고 보오만. 칼슈타인." "적룡왕 당신도 나이상 거의 고룡에 근접했잖소? 그런 주제에 청년 모습하 면서 뭘..." "그래봐야 칼슈타인 당신보단 2000살이나 젊소." "왠 잔말들이 그렇게 많아요? 일단 갑시다!" 자칭 온천매니아 칼세니안의 유쾌한 환호를 뒤로 한 채 그들은 천천히 마을 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찍소리 못하는 인간들도 그들의 뒤를 졸졸 따랐 고. * 마을은 새벽을 훨씬 넘긴 지금까지도 안개로 자욱했다. 아니, 정확히는 수 증기로. 마을을 감싸고 흐르는 시냇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 수온이 높아 정상 적인 생태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종종 공기에 매캐한 유황냄새가 섞여오기도 하지만, 그다지 심하지는 않았다. 하긴, 심했다면 결코 마을이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다. 산 한쪽의 갈라진 암반 틈에서 샘솟듯이 솟는 이 뜨거운 물은 마을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었다. 겨울에도 농사를 지을수 있게 해 주었으며, 마을사람들이 혹한 에 떨 일도 없었다. 게다가 온천욕장이라는 이 시대로써는 독특한 사업을 가 능하게 해주었다. 뭐 세세한것 까지 들자고 한다면, 빨래를 할때 손이 시렵지 않다거나 끓이는 요리를 할때 물을 끓이는 시간을 절약할수 있다는 것도 있고. 이런 상당히 특이한 위치에 있는 마을이어서인지 이 곳은 지도에도 꽤나 상세한 부연설명이 붙어있었다. 마을의 중앙광장을 걸으며 신기하다는 듯 주변을 살피는 아린 일행들을 바라보 며 -온천이라는 것이 사업화 된 시기가 워낙 최근인지라 인간들은 물론이고, 드래곤들조차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키아드리스는 지도책을 훑어보더니 재밌다는 듯 큰소리로 그것들을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이곳 아우르 온천욕장은 이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곳으로서 귀족 전용으로...귀족전용? 그럼 평민 전용도 따로 있나? 평민 주제에 무슨 온천이야? 뒷동산 우물물 길어다 한번 끼얹으면 땡이지. 뭐 어쨌든... 커다 란 규모와 깔끔한 내부장식, 친절한 서비스로, 인근 마을에 소문이 퍼진것은 물론이거니와 저 멀리 제국의 수도에까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온천탕, 허브탕, 열탕, 유황탕등 갖가지 탕을 갖추고 있는데... 흐음? 이건 무슨 소 린지 모르겠군. 찌개 이름인가? 뭐 어쨋든 피부미용에 좋다는 소문이 퍼져 특히 귀부인들에게 인기가 좋다고도 한다....라...." 그러며 한참을 걷자 마을 안쪽 산 기슭에 낮은, 그러나 넓지막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나무 위에 금박을 입힌, 꽤나 화려해보이는 대문도. 아린들은 일단 안으로 들어섰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여자종업원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그들을 맞았다. 종업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간 온천욕장 내부는 귀족들이 사용하는 것이니 만큼 호화롭기 짝이 없었다. 깨끗하게 다듬은 둥근 형태의 돌로 빙 둘러 온 천장을 꾸몄고, 곳곳에 이런 저런 조각상들을 세워져 있었다. 아린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와, 건물 이쁘다." 그러나, 이곳이 이 정도로 호화롭다는 의미는... "윽. 이 동네 비싸겠다. 야, 돈 있는 사람?" 비싸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것. 칼슈타인은 주위를 둘러보며 당황한 듯 질문을 던졌고 모든 드래곤들은 고 개를 저었다. 애당초 아린을 찾아나서는 길이어서 인간들에게나 필요한 돈따위는 전혀 들 고 나오지 않은 것이다. 술집에서 술값 떼어먹고 튀는 이 치사한 작자들이 돈이 어디 있겠는가? -라기보단 돈 쓸 일 자체가 없었지. 누가 감히 이들에 게 돈을 받겠는가.-. 그러나 이런 곳에서 성의가 듬뿍 담긴 서비스를 즐길려면 돈이 있어야 아무 래도 편하기 마련이다. 당장 이들의 대화를 어깨넘어로 듣고 있는 종업원들 의 안색이 찌푸려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용언으로 돈 못 만들어요?" 진지하게 물어오는 로자르아힘의 태도에 칼슈타인이 기가 막히다는 듯 대 꾸했다. "차라리 용언으로 온천을 만들라고 하지 그러나?" "온천 만드는 건 쉽잖아요? 훅~ 하면 그만인데." "어? 그렇네? 뭐 어쨌든." 칼세니안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칼슈타인이 주변 드래곤들을 바라보며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 "누구 자기 레어에 공간 연결한 사람? 나 하도 오랜만에 나와서 연결시켜놓 은 효력이 다 떨어졌는데?" 드래곤들은 전부 서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들이 지금 무일푼인 건 사실이 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난뱅이인 것은 절대 아니다. 제각기 자기 레어로 돌아 가면 수많은 세월동안 긁어모은 보물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는 것이다. 채 들고 나오지도 못할 만큼 막대한 보물이. 그래서 보통 드래곤들의 경우 자신의 레어에 마법으로 공간을 연결시켜놓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인간세상을 돌아다니다가 부득히하게 무엇인가 댓가를 선사해야 할때 재깍재깍 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쪼잔하다는 소리를 면 하지 않겠는가? 덕분에 인간 세상에도 귀중한 보물들이 돌아다니는 거고. 단지 문제는 지금은 놀러나온게 아니라서 아무도 그런 데까지 신경을 안 썼 다는 것이었다. 물론 워프 마법으로 직접 갖다오면 금방이기는 했지만... 그러기엔 또 귀찮다. 불러오나 갖다오나 어차피 금방 아니냐라고 묻는다면 할말은 없겠지만 그렇다 면 tv 리모콘 따위는 있을 필요가 없겠지. 난감하해는 레드 일족을 보다 못한 로자르아힘이 살짝 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제 레어에 연결이 되어있긴 합니다만." 그녀는 지금 꿈을 꾸던 도중에 끼어든 것이었다. 당연히 연결이 되어있을 수 밖에. 칼슈타인이 반색을 하며 그녀를 향해 손짓을 했다. "대충 챙겨오게."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끄덕인 뒤 천천히 허공에 간단한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길을 따라 허공에 황금빛 곡선이 서서히 그려졌고 동시에 뒤에 도열 해있던 종업원들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로자르아힘 머리 위 약 5미터 정도 높이에 사람 크기만한 황금빛 마법진이 완 성되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냥 돈 되는 것만 좀 들고 오면 되는 거죠?" "온천에서 마법검 쓸 일 있냐? 보석이랑 황금만 챙겨 와." 칼슈타인의 대꾸에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히 외쳤다. "전이." 그리고 순간 마법진이 환하게 빛났다. 동시에 그곳에 모여있는 모든 인류의 입이 떡 벌어졌다. "우와..." 와르르. 툭탁툭탁. 루비,사파이어,다이아,등등을 비롯한 온갖 보석들과 산더미같은 황금덩이들 이 마법진을 통해서 그야말로 비오듯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일 국을 살수 있을 정도의 보물...까지는 사실 안 된다 해도 일국의 1년 유지비 용 정도는 충분할 듯이 보이는. 쏟아져내려오는 보석과 황금들을 바라보던 로자르아힘이 귀엽게시리 손가락을 빨며 중얼거렸다. "웅. 아까워. 열심히 모은 건데." "에그. 쪼잔하게시리 저게 몇 푼이나 된다고. 걱정마. 나중에 10배로 갚아 준다." "하긴, 칼슈타인님의 레어에 있는 보물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새발의 피겠 죠." 혀를 차는 칼슈타인과 태연한 듯 대꾸하는 로자르아힘의 말에 옆에 있던 세 틴이 자기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저게...새발의 피에요?" 정확하게 측량해보지 않아서 알수는 없지만, 대충 높이 2미터 넓이 3미터의 거대한 황금산이 그들의 눈앞에 쌓인 것이다. 특히나 보석에 조예가 깊은 유 나의 눈빛은 장난이 아니었다. 저 보석들 중 하나만 집어가도 왠만한 평민 들은 1년은 아무 것도 안 하고 배부르게 놀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진한 감동을 유나는 허탈하게 표현했다. "하하... 150골드 45길드로 5명이서 여행하던 때가 엇그제같은데...저런 산 더미 보석이라니..." "와. 용케도 금액까지 다 외우고 있구나." 세틴의 감탄에 유나는 천역덕스럽게 대꾸했다. "알뜰하니까. 솔직히 그거 쪼개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정확하게 말하면 580길드 56실드에요. 보석 값까지 합쳐서." 자기도 알뜰하다고 시위하도 하듯 세를레네가 얼른 말을 이었다. 물론 그 이후 지금 그 이야기를 왜 하는데? 라는 세인들의 시선을 받으며 몸둘바를 몰라해야 했지만. 어쨋거나 저 쏟아져내린 황금 더미들을 바라보는 종업원들의 태도는 그야말 로 제국 황제라도 모시는 듯한 태도였다. 가히 중력을 무시하며 허리를 90도 로 숙이는 -보통은 90도로 숙이면 쓰러지게 마련인데.- 그들의 모습은 정녕 투철한 직업정신의 상징으로 부족함이 없으리라. 칼세니안은 느긋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으며 일행을 돌아보았다. "그럼, 들어가죠?" ------------------------계속------------------------------------------ 인기 투표 다시 말씀 드릴께용. 나우누리는 go 초룡 하신 뒤 5번의 2번 들어가주시면 이벤트 란이 있구요 하이텔은 go 초룡 하신 뒤 3번의 4번 들어가주시면 칼타나스와 칼세니안이 만났을 때. 라는 방이 있사옵니다. 거기가 이벤트란이걸랑요. 거기로 좀 해주세요. 글쓰느라 일일이 메일로 받을 수가 없어서요. 대신 연재는 최대한 빠르게 하겠습니다! (마감때매 어차피 빨리 해야 되자 나--;; 뭐 그리 부지런한 척...) P.S 선전 선전 서어어어언저어어어언~!!!!!!!!!!! 7월 31일 8월 1일 여의도 중소기업 전시장에서 코믹월드 한답니당~~~ 초룡 일러스트 그렸던 사람이 개인지 화환8 동인지 내는데요, 저도 구석에 쭈그려앉아 책 팔거거든요? 와서 한권 씩만 사주세요 어흐흐흑~~~T_T P.S 2 저 하이텔로 메일 보내주신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하이텔 아이디는 제 동생 꺼라서 좀 여러사람이 사용하다보니 메일을 다른 사람들이 읽어버리더군요--;;; 하이텔만 이상하게 메일이 안 오는게 아니었어--;;;; 이제부턴 죄송하지만 앞에 [경배]라고 말머리 좀 붙여주세요 그래야 제가 읽을 수 있어요오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3(01:17) from 210.102.100.103 작성자 : 김조섭 (joseob@netian.com) 조회수 : 136 , 줄수 : 1458 초룡304-307 환타지 게시판 환타지 게시판 -------------------------------------------------------------------------------- 6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2 조회 : 23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2 읽음 47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문득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짐승의 것과는 다른 이 소리에 다리오스들은 잠시 긴장했다. 평소라면 드 래곤이 떡하니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하기 전까지는 전혀 긴장이라는 것을 모르던 인간들이었건만, 지금은 겨우 풀숲이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도 등뒤로 땀을 흘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들은 채 이들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무위로 볼 때 말도 안 돼는 일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지금 그들은 정신이 빠져있었다. 그들은 일제히 긴장된 상태로 풀숲을 노려보았고, 그렇게 수풀사이로 두 개 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두 개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 그림자들은, 그들이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이오네 공주님!" "이오네!" 두 사람중 한명은 다름아닌 이오네였다. 일국의 공伶遮?것이 무색할만큼 지저분한 외모에 여기 저기 찢어지기까지 한 옷차림과 헝클어진 머리, 게다 가 완전히 지쳐버린 표정까지.... 예전의 아리땁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딱 성냥 한바구니 쥐어주면 어느 유 명한 동화책의 주인공일 듯한 모습이었다. "플루토...오빠..." 완전히 지쳐버린 이오네는 다리오스 일행을 발견하자 마자 플루토에게 다가왔고, 그의 품에 쓰러지더니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앙!" "이오네..." 플루토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울 먹이는 그녀의 모습과 사라져버린 자신들의 고향,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상조차 가질 않았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다독거리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편 이오네와 함께 숲 사이에서 나타난 사람은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 엘 카르 셀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의 입에서 멍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라티스...자네..." 여기저기 속살이 드러나는 옷차림에다 피딱지까지 엉겨붙은 얼굴까지, 그냥 보면 딱 어디서 무전취식하다 두들겨 맞은 모습이었다. 거기다 조금의 생기 조차 느낄수 없는 죽은 자의 표정이라니... 이 모습 어디에서 일국의 국왕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가스터는 잠시 라티스의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지만, 라티스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여전 눈동자는 풀려 있었고, 피로해보이 는 얼굴에는 깊은 허무가 자근자근한 주름 사이사이마다 배어있었다. "이보게 라티스! 자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아무말 없는 라티스를 향해 가스터가 외치듯 다그쳤고, 그제서야 라티스는 천 천히,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였어..." "라티스?" 라티스의 말에 가스터는 일순 이해가 가지 않는듯 되물었다. 그때, 라티스가 돌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허무와 광기가 뒤섞인 괴상한 웃음소리, 차라리 울음에 가깝게 들리는 라티스 의 광소에 가스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제기랄..." 잠시 이를 악문 뒤 가스터는 잔뜩 굳은 얼굴로 플루토의 품에 안겨 계속 울고 있는 이오네를 바라보았다. 처연한 표정으로 연신 눈물만 흘리고 있는 카르셀 의 공주를. 거의 노려보는 것에 가깝게 그녀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이오네 공주님?" 그러며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다. 저 검푸른 물의 대지를 향해. "이 빌어먹을 상황에 대해서." 이오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고저없는 차분한,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조금의 감정조차 실리지 않은 무감 각한 목소리로 이오네는 그렇게 설명을 끝마쳤다. ".....그렇게 된 뒤, 저와 아바마마는 이 곳으로 떨어졌어요. 그리고 그냥 헤멨죠. 그러다 여러분을 만낫어요. 그게 끝이에요." 그리고 이오네의 입이 다시 닫혔다. 일행의 표정은 시시각각 일그러져 더이 상 엉망일 수 없을 정도였다. "맙소사." 플루토가 중얼거렸고, 다리오스는 믿을 수 없다는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세르니안... 왕비님이었다고?" 베라도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사르바잔의 마룡, 칼세니안이라니..." 모두가 황당해하고, 또 허무해 하는 가운데, 돌연 가스터가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저 녀석이 저 꼴이 된 건가?" 순간 가스터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한 손이 거친 동작으로 라티스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는 그대로 자신의 친우를 강하게 끌어당기며 경어까지 집어 치운채 라티스의 얼빠진 얼굴에 대고 크게 외쳤다. "야 이 바보같은 자식아!" 그의 말에 다리오스와 플루토, 베라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물론, 국왕과 그 의 관계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그 관계 이상의 폭언이 아닌가? "가..가스터!" 다리오스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한 채, 가스터는 계속 외쳤다. 주위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않는 모습이었다. "정신차려라 라티스! 이것이 한 나라의 국왕이란 자의 모습이냐!" 라티스의 힘없는 표정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차갑고 냉소적인, 스스로를 비웃는 듯한 허무한 목소리가. "국왕? 이미 카르셀이라는 나라는 없어..." 그 모습에 가스터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네가 바로 카르셀이다! 네가 있는 곳이 카르셀이고 네가 존재해야 카르셀 도 존재해!" 가스터의 외침이 이어졌다. 가스터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다리오스도, 플루 토도, 베라도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한채 곁에서 조용히 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오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희희덕거리기만 하던 가 스터의 모습이 지금은 너무나도 두렵게 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가스터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듯 했다. 그는 계속 외쳤다. "그까짓 땅덩어리 일부 가라앉았다고 이렇게 시체처럼 구는 거냐! 네가 언 제 그런 인도주의자가 됐다고 이 모습이야! 누구보다도 교활하고 악랄하 고 인정사정없는 패왕이었던 네가!" "난 그녀를 잃었어..." 라티스가 중얼거렸고, 가스터가 냉소했다. "웃기지 마라 라티스." 가스터는 잠시 말 사이에 시간을 두었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비를 죽이고 형제를 암살한 뒤 왕위에 오른 네 녀석이 여자때문에 이런 모습이 되버렸다는 것을 나보고 믿으라는 말이냐!" 가스터의 이 말에 라티스가 기운없이 고개를 가로젓었다. "자네도 알지 않나. 그녀가 내게 있어 어떤 존재였었는지..." "하..하..하.." 이번에는 가스터가 웃었다. 또박또박, 차갑고 단호하게 그는 웃었다. 그리고 또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의 한 손이 다시 한번 거칠게 라티스의 멱살을 쥐어 흔들기 시작했다. "이 바보같은 자식아! 고작해야 여자한테 버림받은 것 가지고 이러는 거냐!" 그러나 라티스는 여전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뿐이었다. 그의 두 눈은 여전히 풀려있었다. "고작이라... 그녀는 내게 있어 전부였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그거냐!" 얼굴이 벌게진 가스터, 그의 고함이 끊임없이 숲 사이로, 그리고 이제는 바 다가 된 저 검푸른 평야로 울려퍼졌다. "그 악마는 칼세니안이다. 그녀의 어디가 세르니안 왕비였다는 거냐? 너는 그녀를 세르니안 왕비로 인정할 수 있다는 거냐?" "그녀는 세르니안이었다.... 나는 그것을 알 수 있어."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라티스였다. 여전 힘없이 중얼거리는 그의 눈가에 조용히 눈물마저 고이기 시작했다. "난 모든 것을 잃었어...." 가스터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자욱한 침묵이 흘러갔다. 한참 뒤에야, 침을 꿀꺽 삼킨 뒤 그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잘 들어라 라티스." 그리고 고함이 터져나왔다. "너에겐 아직 드넓은 땅이 남아있어! 바트란과 리베이드 역시 네 것이 아 니었냔 말이다! 수만의 군대와 기사단이 너에겐 그대로 남아있지 않나! 대륙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가 네 곁에 있지 않은가? 도대체 네가 뭘 잃었 다는 거야!" "그런 것들은 이제 의미가 없어..." 다시 한번 힘없이 중얼거리는 라티스.... 그의 모습에 가스터가 분노를 터 트리며 얼굴을 험악히 일그러뜨렸다. 그의 손이 붙잡고 있던 라티스를 바닥으로 내팽개쳐버렸다. 그리고 땅바닥을 구르는 라티스를 바라보며, 얼른 그를 부축하려는 다리오 스를 제지하며 단호하게 외쳤다. "눈을 떠라 라티스. 넌 나의 왕이다. 9서클의 마스터, 인간계 최강마법사 인 이 대마법사 가스터의 왕이란 말이다. 섬뜩한 소름이 그 곳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로 스며들었다. 고요한 숲 속에 서 바람만이 풀 숲을 스치우는 가운데, 가스터의 목소리가 장중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나와 어울릴 자격을 보여라. 라티스. 나를 다스릴 자격을 보여라." 그리고 그는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너를 나의 친우로, 나의 왕으로 인정치 않겠다. 기억 하겠지? 우리의 오랜 약속을." "....가스터." 라티스의 멍한 두 눈에 일순 감정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당혹이라는 이름의 그것이. 가스터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대답해라 라티스. 나를 잃고 싶은가?" 가스터의 물음에 라티스의 표정이 서서히 뒤바뀌었다. 분노에서 격정, 두려 움들이 한번씩 그의 얼굴을 스치더니 문득 표정에 미소가 어렸다. 라티스의 입가가 미묘하게 올라갔다. "너무 그러진 말게. 난들 모르는 건 아니라고..." 두 눈에 되살아나는 생기, 목소리에 조금씩 배어나오는 감정들, 라티스의 변 화를 바라보던 가스터의 목소리가 다시 낮아졌다. "흥, 이제야 돌아온 건가?" "아직 다 돌아온 것은 아니라네. 하지만 정신은 드는군..." 그는 차분하게 대꾸하며 몸을 일으켰다. 지저분해진 옷차림을 대충 털어가면 서. 그는 한층 안정되보이는 모습이었고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 역시 예전의 표 정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문득 라티스가 가스터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아 그런데 말일쎄 가스터?" "응?" 이 돌연스러운 부름에 가스터가 뭐냐는듯 되물었다. 라티스는 넉살좋게 대 꾸했다. "뭐 먹을 거 없나? 정신이 돌아오니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이 굶주림이로 군." "좋아. 이제야 나의 왕답군." 고개를 끄덕이는 가스터의 입가에 득의의 미소가 어리어졌다. 59 초룡304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7/31 조회 : 50 게시판-SF & FANTASY (go SF)』 41284번 >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4- 올린이:벗꽃aoi > (임경배 ) 99/07/30 19:47 읽음:586 관련자료 없음 > -------------------------------------------------------------------------- > --- > 마지막 까지 읽어봐 주세여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 > > > >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 > > > > > --------------------------------------------------------------------- > 온천장의 입구는 화려했다. 그리고 안은 더 화려했다. 그래서 서민 출신의 유나는 애처러워 > 보일 정도로 기가 죽어버렸다. > > 비록 높지는 않았지만 -기껏해야 2층 건물- 대신 온갖 수수하면서도 기품있어보이는 장식 > 들로 회랑이 전시되어있었고 게다가 회랑을 받치는 기둥은 번뜩이는 대리석일 정도였다. 바 > 닥부터 내부의 여러 구조물은, 엷은 회색과 흰색의 타일, 벽돌 따위로 이루어져 있었다. 벽 > 돌, 타일 하나 하나마다 아름다운 무늬가 세겨져 있는것이 상당히 값비싼 물건이라는 것을 > 한눈에 알 수 있었다. > > 한낮 온천장을 위해 무슨 돈을 이렇게 쏟아부었는지 보면 볼수록 “?떨리는 그녀였지만, > 그렇다고 속마음을 대놓고 말해버릴 수도 없었다. 이 광경을 보고도 일행들은 그녀 외에는 > 아무도 놀라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 일단, 옆에서 휘둥그레하는 유나를 보며 왠지 득의양양한 듯 입을 여는 세를레네가 있었다. > > "뭐 이 정도 가지고 놀라세요?" > > 게다가 옆에 있던 세틴도 별로 놀란 기색도 없이 외려 유나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하면서 > 대꾸했다. > > "뭐, 제법 괜찮네. 왜 그래 유나?" > > 피트야 애당초 신관이니 대리석 기둥쯤은 신물나게 봤을테고. > > "온천이라... 한 번도 못 와봤는데." > > 아리아는 애당초 무표정.(그러나 허구헌날 무표정으로 일관하면서도 은글슬쩍 알뜰한 그녀 > 이기에 그녀의 어깨에는 로자르아힘이 왕창 쏟아부은 보석과 황금들이 남김없이 바리바리 > 짊어져 있었다. 뭐, 종업원들은 좀 김샜겠지만.) > > "....." > > "왠지 서러워지는 걸..." > > 한숨을 길게 내쉬는 유나를 보며 인간 일동 일제히 시선 집중. > > "...?" > > "에휴휴휴. 들어가요 들어가." > > * > > > "흐으음...따뜻해..." > > 유나는 조용히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담린?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동안의 피곤이 싹 풀리는 > 듯 따스한 열기가 그녀의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녀는 살짝 두 손으로 물을 떠보았다. > > 물은 맑았다. 주위 역시 따듯했기에 물의 온도가 높음에도 김은 허공에만 어렸을 뿐 물에 > 까지는 어리지 않았고, 투명한 물을 통해 바닥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바닥에 깔려있는 백옥 > 빛의 계란만한 아란석들은 수면을 반사하는 빛과 엉켜 더더욱 아름다운 색을 내고 있었다. > > 그녀는 고개를 돌려 슬쩍 욕탕을 둘러보았다. > > 욕탕 역시 화려하긴 마찬가지였다. 둥그런 암회색 돌을 흡사 석축처럼 쌓아 나지막한 턱을 > 만들고 그 안으로 깊이가 거의 1미터쯤 되는 깊이로 물을 담아 두었다. 찰랑찰랑 흔들리는 > 수면이 채광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 불빛에 반짝였다. > > 욕탕 한쪽에는 어린아이의 나신 조각상이 물병을 들고 있었는데, 그 물병에서는 끊임없이 > 뜨거운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즉, 이 욕탕의 수원인 것이다. 게다가 거대한 샹들리에가 > 채광창만으로는 부족한 내부의 빛이 되어주었고, 벽벽마다 흰색의 대리석 조각들이 부조되 > 어 있었다. > > 괜시리 욕이 나왔다. > > `?좡歐?더럽게 화려하군. 쳇.' > > 이 정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였을까? 그리고 이 정도시설을 이용하 > 려면 보통의 평범한 사람은 얼마나 오랜 기간을 일해야 할까?그녀만 있었다면 죽었다 깨어 > 나도 들어올 수 없는 곳, 그녀는 한낮 전직 도둑, 현직 견습 마법사 소녀에 불과한 그녀에게 > 이런 호강을 시켜준 금발머리의 소녀, 로자르아힘을 힐끗 바라보았다. > > 찬란한 금발머리를 가볍게 틀어올린 채 그녀는 바로 옆의 칼세니안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 > 누고 있었다. 그녀들을 바라보며 유나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 > 수면 아래 어슴프레하게 비치는 희고 부드러운 피부, 타올로 감쌌음에도 확연히 드러나는 > 잘록한 허리와 뚜렷한 각선미, 게다가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말큼 아름다운 얼굴 > 들... > > 괜시리 한숨이 나왔지만 그녀는 참았다. 어차피 저들은 드래곤이고 저 모습은 허상이니까. > > `그렇지만 부럽긴 마찬가지지. 게다가...' > > 도저히 핑계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 그녀 옆에 있었다. 얌전하게 몸에 타올을 감싼채 물안에 > 담그고있는 날씬하고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가. > 발랄하고 생기넘치는 아름다움을 지닌 로자르아힘보다는, 좀더 청순하고 얌전해보이는 얼굴 > 이었다. 유나는 그녀를 힐끗 째려보았다. > > "응? 왜 그래요 유나씨?" > > 세를레네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 > "아...아무 것도 아녜요..." > > 유나는 어설프게 미소를 지어보인 후 고개를 저으며 고개를 돌렸다. 괜시리 자신이 별볼일 > 없어지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 > `느낌이 아니잖아 느낌이... 현실이 그런 걸...' > > 마도여왕 세를레네, 8서클의 마스터, 인간계 2위의 마법사, 게다가 저런 궁극의 미모... >유나 > 는 점점 물속으로 몸을 숨겼다.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있었다. > 솔직히 저런 8등신 미녀들과 목욕을 하게 된다면 자격지심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 > 는가? 적어도 평범한 몸매를 지닌 여자라면. 그나마 아리아의 존재가 있었기에 부끄러움을 > 무릅쓰고 욕탕으로 들어온 유나였는데...... > > `너무해... 아리아씨마저...흑흑.' > > 예상외로 아리아의 몸매는 완벽 그 자체였던 것이다. 비록 얼굴이 몸매를 뒤따르지 못 한다 > 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얼굴이 못 생긴 것도아니다. -몸매만큼은 오湯? > 세를레네마저 능가하는 데다가 피부는 완전히 백옥 그 자체였다. 머리 아래만 놓고 본다면 > 드래곤들보다도 더 완벽한 몸이었다. > > 물론, 아리아의 신체특성상 육체가 완벽히 재생하다보니 피부에 흉터 남을 일이 전혀 없을 > 거고 몸매도 그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니까 이해는 가지만... > 이해는 이해고 감정은 감정인 법. > > `쳇쳇쳇쳇....' > > 결국 유나는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갑자기 세상이 대단히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 > `나만 왜 요 모양이지. 훌쩍.' > > * > > > 유나가 있는 곳으로부터 대칭형으로 건축된 다른 욕실, 한 붉은 머리의 귀여운 소년이 뜨끈 > 한 물 속에 전신을 담근 채 흥얼거리고 있었다. > > "카아~ 조오타~!" > > "뭐요? 노인네처럼. 아, 노인네 맞지 참." > > "500년만 지나면 댁도 노인네 된다니까? 거 되게 구박이구만." > 청년과 소년의 대화로는 상당히 무리있어 보이는 대화였지만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 > 다. 남탕도 여탕과 마찬가지로 그곳에는 그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로자르아힘이 > 한 줌 쥐어준 보석만으로도 그들이 그곳 아우르 온천장의 가장 큰 욕퓽?통채로 전세내어 > 버리기에 충분했다. > 그러나 이런 호화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피트는 아까부터 계속 눈을 찌푸려야만 했다. > > 뜨거운 김으로 가득찬 온천. 그 온천을 가로지르며 헤엄을 치는 붉은 머리 소녀의 모습이 > 그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흰 피부는 뜨거운 김 사이에 가려 한층 매력을 더하고 있었고 허리 > 아래까지 내려올 정도의 긴 붉은 머리칼이 그녀의 등을 가린 채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 > 솔직히 뭐 별로 보기 싫은 광경은 아니다. 저것이 눈에 보이는 대로 소녀라면 말이지. 게다 > 가 뭐 정체를 안다 할지라도 지금 보이는 장면만으론 피트가그다지 괴로워 할 필요가 없는 > 것이다. > > 단지 문제라면... > 약간 능숙한 포즈로 헤엄을 치던 소녀가 느닷없이 자세를 바꾸어서 배영을 시도했다는 것이 > 었다. > > "아린! 이런데서 수영 하지 좀 마요! 아니, 최소한 배영이라도!" > 결국 구토중추의 자극을 참다 못한 피트가 한 마디를 던졌지만 아린은 태연자약. > > "하푸하푸... 앙? 왜요 피트?" > > "아닙니다..." > > 이래저래 즐겁게 놀고 있는 아린일행이었다. > 그들은 그렇게 욕탕을 한참동안 점거한 뒤 탕 밖으로 일제히 걸어나와 대기실 비스무레한 >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음료수를 마셔가며 대기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 > 대기실 한쪽에는 온탕욕에 지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간이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 나무로 만든 고풍스러운 느낌의 안락의자였다. 물론, 장소의 특성상 천제 쿠션은 없었지만. > > 다른 쪽에는 사람 한명이 누을 만한 나무 침대가 놓여 있었고, 그곳에는 거친 천을 들고 있 > 는 몇명의 신체 건장한 사내(여탕엔 아지매)가 서 있었다. > > "저건 뭐야?" > > 칼슈타인의 의문은 실로 타당했다. 그들은 바로 환타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전설의 직업 ` > 때밀이' 인 것이다! 아마도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다. > 여기서 칼슈타인의 호기심이 또한번 발동되어버렸다. > > "뭘까? 가보자." > > 그리고 그는 쫄랑쫄랑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들이 그에게 정중하게 고개를숙이며 -그래봐 > 야 홀딱 벗은 채 중요한 부분에 수건만 두르고 있는지라 그다지 품위있어 보이지는 않았 > 다.-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 > "미시겠습니까?" > > "...?" > >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면서 칼슈타인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나무침대 위에 > 눕혀졌다. 잠시 후... > > "끄에엑!" > > 벅벅벅.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 자고로 미지와의 조우는 아픔을 동반하는 법... > 게다가 칼슈타인은 지금 12살의 꼬마애의 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약하기 그지없는 피부 > 를 지닌. > 떡대들에게 붙잡혀 한참을 바둥거린 뒤 벌겋게 부은 피부로 비틀거리며 나무침대에서 내려 > 오는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키아드리스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 > "괘...괜찮소 칼슈타인?" > > 그러나 칼슈타인의 대꾸는 꽤 의외의 것이었다. > > "으...은글슬쩍 시원한데 그거? 키아드리스. 당신도 해보시오. 이거 의외로 괜찮구료." > > "그렇소? 호오, 어디 그럼 나도..." > > 그렇게 피해자는 또 하나 추가되었다. > > > > > > ------------------------계속-----------------------------------------으으.. > 너 미쳤냐? 환타지에서 왠 때밀이? > > 막 가는구만--;;; > > > P.S 웅 여의도 중소기업 전시장 가는 방법. > > 여의도 역 혹은 여의나루 역에서 내리셔서 여의도 공원 건너편으로 오시 면 됩니 > 당~~ > 여의나루 역에서 보면 중소기업전시장이라고 쓰여진 곳이 있긴 있습니다 냥.... > 자세한 약도를...그리자니 설명의 한계가 흑흑 죄송.... > > 한가지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이것은 천리안 분들에게 드리는 글인데여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모두 초룡을 좋아하실거라 믿습니다 그러니 만약 초룡 모임을 찬성하시는 분들은 제게 멜을 주십시오 초룡의 모임이 천리안에도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까? 그럼 멜 부탁합니다. -------------------------------------------------------------------------------- Copyright ⓒ NETSGO All rights Reserved. 환타지 게시판 -------------------------------------------------------------------------------- 65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5-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7/31 조회 : 3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5-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5- 올린이 벗꽃aoi (임경배 )   99/07/31 21:13 읽음 534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우...쓰라려." 욕탕 근처에 일제히 주저앉은 채 키아드리스는 인상을 쓰며 발갛게 부은 자 신의 곱디 고운 피부를 바라보았다. 화끈화끈한 것이 꽤나 쓰라렸다. 지금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아까 나무 침대 에 붙잡혀(?) 고문(?)을 당할 때는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저 전설의 직업에 종사하는 우람한 떡대들은 지상 최강의 종족, 그 중에서도 최강의 힘을 지녔다는 레드 드래곤의 수장인 적룡왕 키아드리스로 하여금 눈 물을 짓게 만든 놀라운 위업을 보인 것이다. 어쩌면 때밀이야말로 최강의 직 업일지도...... 그러나 저 강력한 때밀이의 권능(?)도 지상 최강의 드래곤 칼슈타인에게는 통 하지 않은 듯 했다. "시원하구만 뭘...엄살은... 쯔쯔." 키아드리스의 눈초리가 그의 옆에 앉아 열심히 머리를 감고 있는 작은 소년 에게로 매섭게 쏟아졌다. 하지만 사실 틀린 말도 아닌게 이런 곳에서 일하는 자들이 어설픈 기술로 무식하게 대패질 하듯 때를 밀어댈 리가 없지 않은가? 솔직히 엄살이라는 것을 부인 못 하는 키아드리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 프던 게 안 아프게 되는 것은 아니지. "뭐 어쨋든, 대충 씻고 나갑시다. 난 잠이나 자야겠소." 한 시라도 빨리 이 곳을 벗어나고픈 키아드리스의 하소연에 칼슈타인은 피식 웃으며 세틴이 있는 쪽으로 거품이 뭉게뭉게 묻은 머리를 숙였다. 간단히 말 해 물 부어달라는 말없는 시위, 열심히 눈치보고 있던 세틴이 잽싸게 바가지 를 들어 물을 들이부었고 칼슈타인은 싱글거리며 머리칼을 헹구더니 곧바로 세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소년이여." 갑자기 진중해진 칼슈타인의 목소리에 세틴이 힐긋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칼슈타인은 위엄있는 태도로 말을 이었다. 비록 홀딱 벗은 꼬맹이의 모습이어서 세틴과 피트가 저 `위엄'을 깨닫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너희들, 그동안 열심히 아린을 보살펴주었더구나." "아? 예..예..." 솔직히 당황스럽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눈치 꽤나 늘은 두 사람인지라 곧 그들은 정중한 자세를 취했다. 칼슈타인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우리들은 은원이 분명한 종족이지." 아직도 팅팅 부은 키아드리스가 툭 내뱉었다. "기분좋을 때만 분명해지니까 문제긴 하지만." "거 초치지 좀 마슈." 칼슈타인의 찡그린 표정을 보며 키아드리스는 조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돌려 계속 머리를 감았다. 눈치보아하니 중노동 시킨데 대한 감정이 꽤나 쌓여있 는 눈치, 역시 아무리 침착한 척 해도 레드 일족의 피는 못 속이는 모양이 었다. 칼슈타인은 말을 이었다. "뭐, 어쨋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말해보거라. 내가 이루어주리라." 순간, 벌거벗은 12살짜리 꼬마아이의 전신에 알 수없는 위엄이 서리기 시작 했다. "너희들의 소원은 무엇이냐?" 칼슈타인의 말에 피트가 공손히 대꾸했다. "위대하신 분이시여. 저는 잊혀진 지식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족합니다. 그러나 정 베푸실려거든 약간의 보물을 베푸소서. 그 보물로 말미암아 많 은 헐벚고 굶주린 자들이 새 삶을 얻게 하고 싶습니다." 정말이지 미리 생각해놓았다고 밖에는 할말이 없을만치의 청산유수가 피트의 입에서부터 줄줄 흘러나왔다. 칼슈타인의 두 눈이 잠시 멍해졌다. "녀석 말은 정말 번지르르하구만." 칼슈타인이 한차례 냉소하더니 뒤이어 입을 열었다. "네 소원은 이루어 질 것이다. 네가 아린과 헤어지는 날에." 칼슈타인은 다시 세틴을 바라보았다. "너는 소원이 없느냐?" "제 소원은 남의 힘을 빌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세틴이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검기, 소드 마스터의 경지... 그것이 제 바램이죠. 아무리 위대한 종족 드래곤이시라한들 그것을 이루어 주실 수는 없겠지요?" 세틴의 말에 칼슈타인이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으음... 그건 좀 힘든 이야기군. 차라리 마법 쪽이면 편하겠지만..." 잠시 생각에 잠기었던 칼슈타인이 세틴에게 물었다. "네가 원하는 것은 가르침이냐, 아니면 노력없이 얻는 힘인 것이냐?" 그때, 한쪽 구석에서 이야기에는 관심없이 물총 장난이나 하고 있던 아린이 검 이야기가 나오자 문득 끼어들었다. "어? 칼슈타인님도 검기 쓰실 줄 알아요?" 아린의 말에 칼슈타인의 표정이 황당하다는듯 변한다. "엥? 아린아, 너 검기 못 쓰냐?" "제가 그걸 어떻게 써요?" 아린이 당연하지 않느냐는듯 대꾸하자, 칼슈타인은 천천히 恣낯?가로저 었다. "흐음... 그거 간단한 건데."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듯 한 표정을 짓던 칼슈타인이 이내 입을 열었다. "아린아, 너 마법 쓸 때 마나 가지고 머리속에 그림그려서 쓰지?" "네." 아린이 대꾸에, 칼슈타인이 다시 물었다. "그럼, 그 마나가 어디로 흘러가는 지 다 느껴지지?" "네. 당연하잖아요?" "그걸 손에다 모으면 돼. 그냥 허공에 긴 막대기 하나 그린다고 생각해 봐" 칼슈타인의 말에 아린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었고, 이내 칼슈타인이 말한테로 마나를 움직여 보았다. 손으로 검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며 허공에 들어올렸고, 마나를 손에 모으며 긴 막대의 형상을 머릿속 에 그렸다. 그러자, 손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흐릿한 빛의 흔적일 뿐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의 휘도가 높아지며 이윽고 찬란한 빛의 검이 아린의 손에 형상화 되었다. 아린은 그 모습에 그 자신마저 놀라며 외쳤다. "어? 된다." 재미있다는듯 이리 저리 휘둘러보며 -물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재빨리 몸을 피해야 했다- 빛의 검을 살피던 아린은 다시 검을 거두며 내 뱉듯 말했다. "되게 쉬운 거였네 이거?" 하지만.... 곁에서 보고있던 세틴으로써는 놀라 입도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 였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인간적으로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누구는 진짜 죽어라 검을 익히고 익히고 또 익혀서 겨우 검술이 무엇인가 조금 느낄 정도가 되었는데, 누구는 목욕탕 에서 때밀다가 힐끗 해보더니 바로 성공이라니. 그것도 매개체도 없이 그냥 허공에 검기를 맺히는 최고도의 기술을. 그런 세틴의 모습에 칼슈타인이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걱정마라 인간아. 결코 네 자질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니까." 세틴이 자신을 바라보자, 칼슈타인은 고개를 한번 주억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는 타고난 마법종족. 마나를 느끼고 움직이는 것은 손발을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곁에서 아린이 외쳤다. 이제서야 느낌이 온 모양이다. "음, 와 그럼 나도 소드 마스터네?" 하지만 칼슈타인의 고개는 가로로 저어졌다. "그건 아니다." "엥? 왜요?" 아린이 되물었고, 칼슈타인이 천천히 아린에게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인간들의 경우는 제일 먼저 검술을 익히고, 그 다음 검을 느끼고, 흐름을 느낀 뒤에야 비로소 마나를 느끼고 세계를 느끼지. 그 경지가 되어야 세계 의 구성요소인 마나를 다룰 수 있게 되는 거야." "그...그렇다면..." 세틴은 칼슈타인의 말에 이렇게 중얼거렸고, 칼슈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우린 순서가 완전 거꾸로거든." 칼슈타인의 설명이 이어졌다. "마나를 느끼고 다루는 건 연습같은 것을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되는데, 흐 름을 느끼거나 하는 건 연습이 필요해. 적어도 인간의 육신으론. 그리고 그 검술이란 거, 되게 익히기 어렵더구나. 그냥 동작만 외우면 다가 아니라서 말이야." 칼슈타인의 말에 세틴이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전 어찌 해야 합니까?" "흐음...네가 잠재된 마나가 많다면 그 길이 좀더 쉽게 열리겠지만... 지금 보아하니 그렇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구나. 그렇다고 마나가 무슨 선물 주듯 줘버릴 성질의 것도 아니니..." 칼슈타인은 혼자 궁시렁궁시렁 거리다 이렇게 말을 이었다. "어쩔수 없다. 소년이여. 너는 가장 가혹한 길을 선택했구나. 외부의 도움이 라곤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길을. 도와줄 수도 없고 도움을 주게 된다면 넌 이미 그 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일테니까." "그렇다면..." 자신의 말에 실망하는 표정을 짓는 세틴을 향해 칼슈타인이 슬쩍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해 줄수 있다." 칼슈타인은 곧바로 허공에 손을 들어올렸다. 가로로, 그리고 세로로 대각선으로 몇차례 알 수 없는 선을 그리는 사이, 칼슈타인의 손은 빛나기 시작했고, 이내 빛의 무리는 세틴의 몸 곳곳으로 흐르듯 스며 들어갔다. "활성화." 칼슈타인은 이렇게 나지막히 용언을 외웠고, 곧바로 간단한 설명을 보탰다. "네 신체기능을 극대화시켰다. 물론 그래봐야 남들보다 조금 나아진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안 한 것보다는 나을게다. 자, 그럼..." 일을 마친 칼슈타인의 표정이 돌연 근엄히 바뀌며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할듯 분위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윽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너희들도 가서 때 밀고 와!" "으으윽...." 칼슈타인의 명령에 과거의(?) 피해자(?)들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지르는 세틴이었다. 남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곳 중 하나를 꼽으라면 분명 이곳이 3위안에 들 것 이다.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힐끗힐끗 보이는 여성의 나신들. 남탕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기 짝이없는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는 이곳 여탕에서 여성들은 당연하거니와 목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남탕쪽에서 때아닌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에 칼세니 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동네 왜 저래?" 칼세니안의 말에 로자르하임이 어깨를 움추리며 대꾸했다. "몰라요? 뭔가 무시무시한데요?" 이런 말을 주고 받으며 욕탕 밖으로 나오던 칼세니안과 로자르하임의 눈에 태어나 처음보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온천탕이라는 것 자체가 최근에 생 긴 것이니 처음 볼 밖에. 뭔가 힘깨나 쓰게 생긴 우람한 아주머니들이 손에 거칠어 보이는 천을 든 채 왠 침상 비슷한 곳 곁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옷을 입은 것을 보아 목욕을 하러 들어온것은 아닌것 같은데..... "근데 저 아줌마들은 뭐지?" "글쎄요? 가볼까요?" 로자르하임이 칼세니안의 말에 이렇게 되물었고, 칼세니안은 고개를 간단히 끄덕였다. "그러자" -------------------------------계속---------------------------------- 시간과의 싸움이군. 이겨낼 수 있을까? P.S 오늘 와주신 많은(?) 왠 많은? 몇 명이나 된다고 어흐흐흑... 어쨋든 와주신 분들께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자 오늘도 밤을 새는 것이다! (DDR은 벌써 먼지 낀 채 뒹굴고 있군...)   -------------------------------------------------------------------------------- Copyright ⓒ NETSGO All rights Reserved. 환타지 게시판 -------------------------------------------------------------------------------- 6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6-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1 조회 : 48 『게시판-SF & FANTASY (go SF)』 4148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8/01 01:56 읽음: 7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 그 어슴프레한 수풀 사이로 어느 순간 새하얀 빛이 번쩍였다. 밝고 휘황찬란한 거대한 광구가 허공에 생성되며 그 사이에서 네 사람의 인영이 모습을 나타냈다. 흑발과 은발의 날렵해보이는 두 청년과 중년마법사, 그리고 무녀의 모습이. "알 크리드 산맥인가?" 은발의 청년, 다리오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한 너른 공터였다. 깊은 숲 속, 그다지 별 특징은 없어 보이는 평범한 숲의 일부분일 뿐인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둘러보며 씁쓸한 미소를 떠올리는 가스터의 표정 에 문득 플루토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여기가 어딘데 그래요?" 가스터는 어깨를 으쓱이며 간단하게 대꾸했다. "알 크리드의 떱?카르세아린의 폭염이 휩쓴 자리." "아..." 플루토가 뭔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거기에요?" 다리오스와 베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플루토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그냥 주 변만을 돌아볼 뿐이었다. 다리오스와 베라는 아직 모르던, 거의 15년 전 이야기, 카르셀의 국왕 라티 스가 자신의 야심을 실행한 최초의 곳. 존재하지 않는 마룡을 만들어 바트 란 왕국과의 교역을 끊어버리기 위해 모조리 불살라버렸던 그 화전민의 마 을... 어렸을 적 들었던 이야기를 되새기며 플루토는 세심하게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건물의 -물론 화전민의 것이니 만큼 그다지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터가 흐릿하게나마 아직 남아있었고 투박하고 거친 금속제 연장 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잔뜩 녹이 슬어 이미 제 모습을 상실한 채. 그러나 그 정도로 이곳이 마을이었다는 흔적을 찾아보긴 힘들었고 그래서 다 리오스나 플루토들에게는 그다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차라리 폐허라도 남아있고 그래서 진부하다못해 저주스럽기까지 한 `떨어진 인형 주워들기' 장면이라도 연출할 수 있었으면 좀 씁쓸한 기분이라도 나겠 지만 이건 뭐, 마을이라는 흔적 자체가 거의 남아있지를 않은 것이다. 인간적으로 10년 넘게 지난, 그것도 숲 한가운데 마을이, 바닥에 아직 재가 남아있느니 가구가 뒹구느니 아이의 인형이 수풀 사이에서 발견되느니 하는 그런 일은 없다. 재야 비에 씻겨 흙과 뒤섞였을꺼고, 목제물건은 다 썩고, 금속도 어지간하면 다 녹슬어 사라져버렸을 터이니, 사실 이 정도 흔적이 남아있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하긴, 원형이 잘 보존되어있다 한들 저들이 양심의 가책을 받고 괴로워 할 인 물도 아니긴 했다. -다리오스라면 또 모르지만- 하지만 그들은 지금 수심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른 이유로 인하여. 마을은 거의 흔적조차 남지 않을만큼 사라졌고 주변은 숲이 무성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터는 워프에 성공했다. 주변의 지형이 상당히 바뀌지 만 않는다면 성공한다는 그 마법을. 그렇다면 도대체 세르카르셀은 어떻게 되었다는 건가? 얼마나 지형이 바뀌었 길래 워프가 되지 않는다는 건가? 다리오스들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어리기 시작했다. "일단은... 가세. 여기서 고개만 넘으면 카르셀의 북부 평야인 놀레돌 평원 이 보이니까." "그러죠" 가스터가 씁쓸한 어조로 띠엄띠엄 입을 열었고, 다리오스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은 천천히 숲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상시와는 달리 그들ㅇ ㄴ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고 그래서 숲 속은 조용한 발걸음 소리만 사락사락 나직히 울려퍼지고 있었다. 할 말도 없었고 하고 싶 은 말도 없엇다. 단지 무거운 납덩이를 가슴에 매달아놓은 듯 답답한 마음을 부둥켜 쥔 채 그들은 계속 걸음만을 재촉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은 뒤, 문득 가스터가 손을 들어 이마에 가져대더니 저만치 멀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곧 카르셀이 보이겠군." 눈 앞에 보이는 숲의 끝자락을 바라보며 플루토가 무심히 대꾸했다. "저 쪽 숲 건너편 언덕 정도면 말이죠. 빨리 가봅시다." 잠시 후 그들은 우거진 수풀을 지나 한 언덕에 도착했다. 산맥의 가장자리, 바람이 잘 불게 생긴 곳으로 덕분에 삼림은 그다지 우거지지 않았다. 언덕 끝에 선 일행은 멀리 카르셀의 풍경을 눈에 담으려 한껏 기지개를 켰다. 고향. 그곳에 돌아온것이 아닌가. 어떤 재앙이 닥쳤는지 모를 그들의 고향 에. 그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언덕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고향에 어떠한 재앙이 닥쳤다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자신을 추스릴 수 있도록. 그러나... 그들의 눈앞에 비친 광경을 바라본 순간, 그들의 각오는 허무하게 쓰러져버 렸다. * "......." 다리오스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참담? 처연? 당혹? 경악? 복잡한 그의 표정을 딱히 정의내리기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어휘가 너무나 부 족했다. 굳이 묘사하자면... 흡사 스타크 돈내기 배틀에서 카인경이 기지를 공습하는 히드라 웨이브에 맞서 사이오닉 스톰으로 허공에 빛의 장막을 펼쳐 죽어라 뽑아놓은 자기 편 하이템 플러 12마리를 몰살시킬 때 같은 편이었던 아그라 경이 짓던 표정과 같았다. 플루토 역시 그와 다를바 없었다. 물론, 다리오스와의 성격차이가 있는만큼, 입을 살짝 벌리고, 눈쌀을 찌푸렸으나, 눈앞의 광경에 경악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다. 카인경이 입구에 포톤을 잘못 깔아 자신마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가, 핵 러쉬에 자신의 기지 전체가 쑥대밭이 되는 광경을 봤을때의 딱 이것이리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린 베라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점차로 다리에 힘이 빠 지며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고, 망연한 표정으로 그곳, 자신들의 나라를 바 라보았다. 어떠한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멍히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초룡 작가 벗꽃이 캐리어 다섯대를 뽑아서 위풍당당하게 쳐들어 갈 때까지 농부들만 잔뜩 뽑아놓은 카인경의 기지에서 빨빨거리던 프로브의 표정과도 같았다. 가스터는 차라리 웃었다. 너무나 황당한 이 모습에 웃을수 밖에 없었다. 하 지만 그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손톱에 손바닥이 찢어져 피가 흐를 정도로 강 하게. 분노? 격정? 무언지 알 수 없는 격렬한 감정에 머리가 핑 돌 정도였고, 한껏 괴성이라도 내지르고 싶은 마음에 속이 울렁거렸다. 하필이면 겜비 내기 배틀에서 가위바위보에 지는 바람에 카인경과 한편이 되 어야 했던 아그라 경이 느낀 것 만큼이나 격심한 상심이었다. "저, 저게 뭐야?" 간신히 플루토가 한마디 뱉었고, 다리오스가 중얼거렸다. "바다...." 그러나 가스터와 베라는 아무런 말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것.... 그것은 카르셀의 기름진 평야도, 밥짓는 연기가 자욱한 마을도, 보는것 만으로도 맘이 편안한 숲도 아니었다. 실개 천이 흐르고, 사람들이 개간하던, 그래서 모두에게 곡식을 베풀어주던 기 름진 토양은 파란색의 잔잔한 물로 화해 있었다. 마을이 있었던 것 같은 자리를 향해 시선을 돌려 보았으나, 보이는 것은 오직 모든것을 집어삼킨 저주받을 바다 뿐이었다. 일렁이는 파도에 속이 메스꺼워졌다. 토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계속------------------------------------- 자자 계속 써나가는 거다! 글빨 좀 오르긴 하는군,,, 근데 문제는 그래도 이 속도가 한계라는거다--;;; P.S 거 묘사는 지금 작가가 완전히 돌아버린 탓에 나온 부산물이니 그냥 그러려니 해주세요. 나 요새 왜 이러지? 끙끙끙 미쳤어 미쳤어... 고멘네 카인경~ 크하하핫! -------------------------------------------------------------------------------- Copyright ⓒ NETSGO All rights Reserved. 환타지 게시판 -------------------------------------------------------------------------------- 6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2 조회 : 23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2 읽음 47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문득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짐승의 것과는 다른 이 소리에 다리오스들은 잠시 긴장했다. 평소라면 드 래곤이 떡하니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하기 전까지는 전혀 긴장이라는 것을 모르던 인간들이었건만, 지금은 겨우 풀숲이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도 등뒤로 땀을 흘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들은 채 이들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무위로 볼 때 말도 안 돼는 일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지금 그들은 정신이 빠져있었다. 그들은 일제히 긴장된 상태로 풀숲을 노려보았고, 그렇게 수풀사이로 두 개 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두 개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 그림자들은, 그들이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이오네 공주님!" "이오네!" 두 사람중 한명은 다름아닌 이오네였다. 일국의 공伶遮?것이 무색할만큼 지저분한 외모에 여기 저기 찢어지기까지 한 옷차림과 헝클어진 머리, 게다 가 완전히 지쳐버린 표정까지.... 예전의 아리땁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딱 성냥 한바구니 쥐어주면 어느 유 명한 동화책의 주인공일 듯한 모습이었다. "플루토...오빠..." 완전히 지쳐버린 이오네는 다리오스 일행을 발견하자 마자 플루토에게 다가왔고, 그의 품에 쓰러지더니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앙!" "이오네..." 플루토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울 먹이는 그녀의 모습과 사라져버린 자신들의 고향,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상조차 가질 않았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다독거리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편 이오네와 함께 숲 사이에서 나타난 사람은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 엘 카르 셀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의 입에서 멍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라티스...자네..." 여기저기 속살이 드러나는 옷차림에다 피딱지까지 엉겨붙은 얼굴까지, 그냥 보면 딱 어디서 무전취식하다 두들겨 맞은 모습이었다. 거기다 조금의 생기 조차 느낄수 없는 죽은 자의 표정이라니... 이 모습 어디에서 일국의 국왕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가스터는 잠시 라티스의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지만, 라티스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여전 눈동자는 풀려 있었고, 피로해보이 는 얼굴에는 깊은 허무가 자근자근한 주름 사이사이마다 배어있었다. "이보게 라티스! 자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아무말 없는 라티스를 향해 가스터가 외치듯 다그쳤고, 그제서야 라티스는 천 천히,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였어..." "라티스?" 라티스의 말에 가스터는 일순 이해가 가지 않는듯 되물었다. 그때, 라티스가 돌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허무와 광기가 뒤섞인 괴상한 웃음소리, 차라리 울음에 가깝게 들리는 라티스 의 광소에 가스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제기랄..." 잠시 이를 악문 뒤 가스터는 잔뜩 굳은 얼굴로 플루토의 품에 안겨 계속 울고 있는 이오네를 바라보았다. 처연한 표정으로 연신 눈물만 흘리고 있는 카르셀 의 공주를. 거의 노려보는 것에 가깝게 그녀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이오네 공주님?" 그러며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다. 저 검푸른 물의 대지를 향해. "이 빌어먹을 상황에 대해서." 이오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고저없는 차분한,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조금의 감정조차 실리지 않은 무감 각한 목소리로 이오네는 그렇게 설명을 끝마쳤다. ".....그렇게 된 뒤, 저와 아바마마는 이 곳으로 떨어졌어요. 그리고 그냥 헤멨죠. 그러다 여러분을 만낫어요. 그게 끝이에요." 그리고 이오네의 입이 다시 닫혔다. 일행의 표정은 시시각각 일그러져 더이 상 엉망일 수 없을 정도였다. "맙소사." 플루토가 중얼거렸고, 다리오스는 믿을 수 없다는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세르니안... 왕비님이었다고?" 베라도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사르바잔의 마룡, 칼세니안이라니..." 모두가 황당해하고, 또 허무해 하는 가운데, 돌연 가스터가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저 녀석이 저 꼴이 된 건가?" 순간 가스터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한 손이 거친 동작으로 라티스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는 그대로 자신의 친우를 강하게 끌어당기며 경어까지 집어 치운채 라티스의 얼빠진 얼굴에 대고 크게 외쳤다. "야 이 바보같은 자식아!" 그의 말에 다리오스와 플루토, 베라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물론, 국왕과 그 의 관계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그 관계 이상의 폭언이 아닌가? "가..가스터!" 다리오스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한 채, 가스터는 계속 외쳤다. 주위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않는 모습이었다. "정신차려라 라티스! 이것이 한 나라의 국왕이란 자의 모습이냐!" 라티스의 힘없는 표정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차갑고 냉소적인, 스스로를 비웃는 듯한 허무한 목소리가. "국왕? 이미 카르셀이라는 나라는 없어..." 그 모습에 가스터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네가 바로 카르셀이다! 네가 있는 곳이 카르셀이고 네가 존재해야 카르셀 도 존재해!" 가스터의 외침이 이어졌다. 가스터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다리오스도, 플루 토도, 베라도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한채 곁에서 조용히 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오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희희덕거리기만 하던 가 스터의 모습이 지금은 너무나도 두렵게 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가스터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듯 했다. 그는 계속 외쳤다. "그까짓 땅덩어리 일부 가라앉았다고 이렇게 시체처럼 구는 거냐! 네가 언 제 그런 인도주의자가 됐다고 이 모습이야! 누구보다도 교활하고 악랄하 고 인정사정없는 패왕이었던 네가!" "난 그녀를 잃었어..." 라티스가 중얼거렸고, 가스터가 냉소했다. "웃기지 마라 라티스." 가스터는 잠시 말 사이에 시간을 두었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비를 죽이고 형제를 암살한 뒤 왕위에 오른 네 녀석이 여자때문에 이런 모습이 되버렸다는 것을 나보고 믿으라는 말이냐!" 가스터의 이 말에 라티스가 기운없이 고개를 가로젓었다. "자네도 알지 않나. 그녀가 내게 있어 어떤 존재였었는지..." "하..하..하.." 이번에는 가스터가 웃었다. 또박또박, 차갑고 단호하게 그는 웃었다. 그리고 또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의 한 손이 다시 한번 거칠게 라티스의 멱살을 쥐어 흔들기 시작했다. "이 바보같은 자식아! 고작해야 여자한테 버림받은 것 가지고 이러는 거냐!" 그러나 라티스는 여전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뿐이었다. 그의 두 눈은 여전히 풀려있었다. "고작이라... 그녀는 내게 있어 전부였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그거냐!" 얼굴이 벌게진 가스터, 그의 고함이 끊임없이 숲 사이로, 그리고 이제는 바 다가 된 저 검푸른 평야로 울려퍼졌다. "그 악마는 칼세니안이다. 그녀의 어디가 세르니안 왕비였다는 거냐? 너는 그녀를 세르니안 왕비로 인정할 수 있다는 거냐?" "그녀는 세르니안이었다.... 나는 그것을 알 수 있어."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라티스였다. 여전 힘없이 중얼거리는 그의 눈가에 조용히 눈물마저 고이기 시작했다. "난 모든 것을 잃었어...." 가스터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자욱한 침묵이 흘러갔다. 한참 뒤에야, 침을 꿀꺽 삼킨 뒤 그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잘 들어라 라티스." 그리고 고함이 터져나왔다. "너에겐 아직 드넓은 땅이 남아있어! 바트란과 리베이드 역시 네 것이 아 니었냔 말이다! 수만의 군대와 기사단이 너에겐 그대로 남아있지 않나! 대륙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가 네 곁에 있지 않은가? 도대체 네가 뭘 잃었 다는 거야!" "그런 것들은 이제 의미가 없어..." 다시 한번 힘없이 중얼거리는 라티스.... 그의 모습에 가스터가 분노를 터 트리며 얼굴을 험악히 일그러뜨렸다. 그의 손이 붙잡고 있던 라티스를 바닥으로 내팽개쳐버렸다. 그리고 땅바닥을 구르는 라티스를 바라보며, 얼른 그를 부축하려는 다리오 스를 제지하며 단호하게 외쳤다. "눈을 떠라 라티스. 넌 나의 왕이다. 9서클의 마스터, 인간계 최강마법사 인 이 대마법사 가스터의 왕이란 말이다. 섬뜩한 소름이 그 곳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로 스며들었다. 고요한 숲 속에 서 바람만이 풀 숲을 스치우는 가운데, 가스터의 목소리가 장중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나와 어울릴 자격을 보여라. 라티스. 나를 다스릴 자격을 보여라." 그리고 그는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너를 나의 친우로, 나의 왕으로 인정치 않겠다. 기억 하겠지? 우리의 오랜 약속을." "....가스터." 라티스의 멍한 두 눈에 일순 감정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당혹이라는 이름의 그것이. 가스터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대답해라 라티스. 나를 잃고 싶은가?" 가스터의 물음에 라티스의 표정이 서서히 뒤바뀌었다. 분노에서 격정, 두려 움들이 한번씩 그의 얼굴을 스치더니 문득 표정에 미소가 어렸다. 라티스의 입가가 미묘하게 올라갔다. "너무 그러진 말게. 난들 모르는 건 아니라고..." 두 눈에 되살아나는 생기, 목소리에 조금씩 배어나오는 감정들, 라티스의 변 화를 바라보던 가스터의 목소리가 다시 낮아졌다. "흥, 이제야 돌아온 건가?" "아직 다 돌아온 것은 아니라네. 하지만 정신은 드는군..." 그는 차분하게 대꾸하며 몸을 일으켰다. 지저분해진 옷차림을 대충 털어가면 서. 그는 한층 안정되보이는 모습이었고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 역시 예전의 표 정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문득 라티스가 가스터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아 그런데 말일쎄 가스터?" "응?" 이 돌연스러운 부름에 가스터가 뭐냐는듯 되물었다. 라티스는 넉살좋게 대 꾸했다. "뭐 먹을 거 없나? 정신이 돌아오니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이 굶주림이로 군." "좋아. 이제야 나의 왕답군." 고개를 끄덕이는 가스터의 입가에 득의의 미소가 어리어졌다. -----------------------------계속------------------------------------ 코믹월드 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아~~ 감사합니다아~~ 달리 떠오르는 말이 없군요. 마냥 하염없이 감사합니다. T_T (감격의 눈물)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4(17:27) from 203.251.103.75 작성자 : 삐따기 (elpid@sbsmail.net) 조회수 : 118 , 줄수 : 870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8-311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8-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2 읽음 1246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자신들의 고향이 사라졌다. 이 엄청난 사태 앞에서 대책 마련이든 사후뒷수습이든 뭘 하든 해야 된다는 것을 잊고 있는 다리오스 일행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아무리 마른 곳이 젖고 대지가 바다가 되고 있던 왕국이 없어져버린다해 도, 일단 사람은 먹어야 사는 법이다. 이 만고불변의 법칙에 충실하기 위해 그들은 일단 모든 일을 뒤로 미룬 채 언덕 근처 공터에 모닥불을 피워 야영지를 마련한 뒤 저녁 준비를 하기 시 작했다. 저녁식사시간은 조용했다. 빵이 덮혀지고 수프가 끓고 스튜가 고소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지만, 그들 은 말이 없었다. 단지 가끔 이오네를 달래는 플루토의 목소리만 간간히 들 려올 뿐... 아직 어린 나이였기에 이오네의 정신적인 충격은 라티스 이상이었고, 그래서 플루토는 오래간만에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며 그녀의 곁에 저녁시간 내내 붙 어있었다. "가스터." 그렇게 저녁을 먹는 도중, 깊은 적막을 깨고서 라티스가 돌연 가스터를 불렀 다. "왜 그러나?" 큼직한 빵덩어리 하나를 입에 넣고 말없이 씹고 있던 가스터가 고개를 돌렸다. 라티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아직 자네의 왕으로써 전부 돌아오진 못했네. 인간의 감정이란 게 머리 로 이해했다고 그렇게 쉽게 떨쳐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가스터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여졌다. 비록 그의 호통에 정신을 차린 라티스이 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이 가버린 감정이 쉽게 회복될리는 없을 테니 까. 문득 라티스의 미간에 깊게 골이 패였다. "하지만 난 자네에게 명령을 내려야겠군." "말해보게." 가스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짐작이 가는 것이다. 그의 예상에 어긋나지 않게 라티스는 단호히 소리쳤다. "자네의 계획! 그것을 끝마치게." 가스터는 웃었다. "그건 걱정말게. 이미 리베이드 쪽은 대강 마무리짓고 오는 길이니까." 어차피 그들은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 오는 길이었다. 비록 이런 상 황이 되어버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획 자체에 지장은 없었다. 가스터 는 안심하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라티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라티스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것을 부활시켜! 그들을 없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하게 그들의 존재를 멸절시켜버리게!" 점점 커지는 목소리, 점점 붉어지는 얼굴, 점점 찌푸려지는 미간... 일행들 은 잠시 행동을 멈췄고 그들의 태도에 라티스도 멈칫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확실히, 지나치게 흥분한 김이 없지 않게 있긴 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 속 은 여전히 뜨거운 불길이 가득 타오르고 있었고 그의 태도는 진정될 수 있을 지 몰라도 그의 분노는 진정되지 않았다. 그는 나직히, 한 글자 한 글자를 씹어먹을듯이 또박또박 말을 맺었다. "그들로 인해 더이상 인간들이 희롱당하지 않게 말이야.....,." 복잡해 보이는 라티스의 표정에 가스터는 눈길을 모닥불로 향하며 은은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어차피 했어야 할 일이야." * 그날 밤, 가스터는 자신의 고향, 바다가 되어버린 카르셀 왕국이 한눈에 내 려다보이던 그 언덕 근처 공터에서 모닥불을 쬐며 모포를 두른 채 한참 잠에 빠져있었다. 달이 하늘 한 복판에 뜰 무렵, 돌연 잠에서 깬 가스터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뭔가, 대단히 씁슬한 꿈을 꾼 듯 했다. 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았다. 무엇인 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혼돈...스러운 느낌? "뭐지?" 가스터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피식 웃었다. 역시,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으려 해도 낮의 광경은 그의 심상에 꽤 영향을 미친 듯 했다. "쳇... 나도 과민이군...과민이야, 과민." 그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모포 속으로 기어들어가려 했다. 문득, 그런 가스터 의 두 눈에 한 사람분의 모포가 주인없이 싸늘하게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것 이 들어왔다. 가스터는 사라져버린 저 모포의 주인의 이름을 의아한 듯 뇌까려보았다. "다리오스? 이 시간에 어딜?" 이미 늦을대로 늦은 밤, 가스터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만치 언덕 위로, 새하얀 달빛에 비추어진 한 사내의 그림자가 그의 눈에 들 어왔다. 가스터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발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언덕에 앉아 아무말없이 거친 파도를 내려다보고 있는 저 아름다운 은 발의 청년을 향해 나직히 입을 열었다. "다리오스. 자네 여기서 뭐하나?" 대답은 없었다. 그는 여전히 푸른 바닷물이 들어찬 바다의 일부분을 옮겨 놓은 것 처럼 보 이는, 섬 하나 없이 그저 끊없이 바다만 계속되고 있는 언덕 아래를 하염 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 가스터는 문득 생각했다. 다리오스, 그는 지금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들이 알고 있던 카르셀의 환영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한참 뒤에야, 다리오스는 나직히 대꾸했다. "오랜시간 얽매여있던, 매듭을 풀려 하고 있었습니다." 다리오스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들어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씁슬한 웃음이 그의 입가에 어리어져있었다. "하지만 잘 되진 않는군요... 너무나도 단단히 묶여있었나봐요." 다리오스는 천천히 그의 곁에 주저앉았다. 아마도, 그의 입가에 머금어져 있 는 것과 같은 것이 자신의 입가에도 머금어져 있으리라는 상상을 하며. 그는 조용히 대꾸했다. "그것이 그렇게 쉽게 해결된다면, 자네가 느꼈던 것들이 전부 거짓된 것이 었겠지...." 다리오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는 않군요...확실히...." 다리오스는 말문을 흐리며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저 검푸른 바다를 내려볼때마다, 귀가 따갑습니다. 망자의 원혼이 끝없이 메아리쳐 천지를 진동시키는 듯 하군요." 잠시, 두 사람은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았다. 달의 은빛이 반사되는 바다는 무시무시할 정도의 검은 빛을 내고 있었다. 문득 다리오스가 고개를 들어 새하얀 달을 바라보며 나직히 말했다. "이 매듭을 풀지 못 하는 한, 나는 저 소리를 들으며 끝없이 괴로워해야겠 지요." "흐으음..." 가스터의 입에서 나직한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다리오스는 허탈하게 웃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죄업이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한참동안이나 아무 말이 없었다. 바람이 불며 짠내가 그들의 코를 간지럽히고 조용한 어둠 속으로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아련히 들려왔다. 다리오스의 시선이 문득 바다가 아닌 자신의 발 밑으로 떨구어졌다. "이젠 어쩌시겠습니까 가스터? " 시선을 여전히 자신의 발밑에 고정한 채 다리오스가 침울하게 물었다. 가스 터는 천천히 대꾸했다. "모든 일을 뒤로 미루어야지. 어차피 급한 일은 다 처리했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말그대로 급한 일이었죠. 미루어둔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을 방치해 둘 수만은 없는 일, 우리에겐 시간이 없고 제국은 너무나 먼 곳에 있습니다." 가스터가 그의 말을 끊듯 입을 열었다. "우선 바트란 왕국으로 가세." "그곳에 제국으로 건너갈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이 생기리라 짐작하고 내 미리 짐을 옮겨놨거든..." "예?" 이해할수 없다는듯 다리오스가 되물었다. "다가올 운명을 뻔히 알면서도 대처를 하지 않을만큼 난 바보가 아닐세." 순간 가스터의 입가에 기묘한 선이 그어졌다. 가스터는 웃는 것인지 화내는 것인지 알수 없는, 희안한 표정으로 다리오스 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내 마법연구실이나 다름없는 마도의 탑, 바벨. 그것은 이미 바트란 왕국으 로 옮겨져있네. 카르셀에 있던 것은 알맹이가 빠진 껍질 뿐이었지." "그럼..."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에서 제국으로 건너가야지. 제국 수도 근처에 몰래 마법진을 만들어 놓은 곳이 있어. 단숨에 옮겨갈 수 있다네." 순간 다리오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온갖 감정이 복합된 기묘한 미소 가. 그는 천천히 대꾸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머지 봉인들을 받아야겠군요." 가스터가 고개를 저었다. "쉽게 응하지는 않을걸세. 제국의 힘은 무시못해. 우리 넷으로는 무리야." 그때, 다리오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그의 눈빛이 일순 변 했다. 여지껏의 멍해보이는 순하기 짝이 없었던 부드러운 눈빛이 아닌 차갑 고 냉정의 그것으로. 마치 날카로운 은빛이 흘러나오는 듯이. 이 일순간의 변화에 흠칫거리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차분하게 말 했다. "지금의 제 능력이라면, 저 혼자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수많은 망자의 원혼이 귓가에 메아리치는 지금의 제 능력이라면......" ----------------------------계속------------------------------------- 쓰다보면 되겠지. 일단은 쓰는 것이야~! 열혈! 근성! 아자아자 아자리~! (???) P.S 끙~오펜 10권 보고싶어.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9-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3 읽음 372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새파란 창공 위로 몇 개의 점이 보였다. 그리고 그 점들은 점점 커졌다. 마침내 그 점들은 뚜렷한 윤곽이 드러났다. 제각기 등에 누군가를 태운 5마 리의 거대한 그리폰들의 모습을. 조용한 언덕 위로 나지막한 바람이 불었다. 그리폰의 날개들이 만들어내는 펄럭임이 점차 작아지면서 그들은 점점 지면 에 가까워졌다. 상공에서 작게만 보이던 나무와 풀들이 점점 실제 크기에 가까워졌다. 그렇게 약간의 먼지구름을 만들어내면서 그리폰들은 지면에 살며시 착지했다. 그리고 그들 밑에는... 이미 그들보다 먼저 지면에 부득이하게 내려간 소녀, 아니 소년이 있었다. 회색으로 군데 군데 얼룩진 옷차림으로 까진 무릎팍에 호호 김을 불고 있는 붉은 머리칼의 소년이. "히잉...아파..." 상황이 어떤 건지야 뻔한 것 아닌가? 그리폰 등짝 위에서 까불다가 굴러떨 어진 거지 뭐. 지면이랑 가까와져서 아리아가 잠시 방심한 틈을 채 놓치지 않았던 아린이었다. 이미 아리아가 옆에 무릎을 꿇은 채 아린을 달래고 있 는 탓인지 그다지 큰 울음소리는 아니었지만...... "괜찮아요 아린?" "웅... 응, 이젠 안 아파. 괜찮아 아리아." 아린은 의외로 꽤나 찡그린 표정이면서도 억지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꽤 철들었다고 해야하나? 어찌되었건 아린들을 제외한 나머지 드래곤들과 인간들은 일제히 그리폰에 서 내렸다. 그리고 제각기 고개를 돌려 언덕 너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적지였던 가이아네스 제국의 수도, 상주인구 25만의 초거대도시 샤하르의 정경을. 마치 가이드 걸이라도 된 냥, 세를레네가 방긋 웃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가이아네스 제국의 수도 샤하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세틴들은 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거의 숲을 연상시키는 건물군,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성곽.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도로와 곁을 흐르는 하수천... 그들을 한번 경악시켰던 남령주 이델론 을 가뿐히 능가하는 거대한 규모... 본성 성곽에서 남문까지의 거리만 3키로미터나 되는 이 거대한 제도를 보는 일행들의 입이 시선이 옮겨질수록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유나가 문득 멍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거에 비교하면 퀘하난은 달동네로군..." 세틴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전적으로 동감이야 유나..." 피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좌우로 젓고 있었다. "난... 할 말조차 안 나오는군요. 엄청나다고밖에는." 그러나 드래곤들과 세를레네는 이들의 이 인간적인 경악을 그다지 고려해 줄 마음이 없었는지 태연하게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칼슈타인의 한 마디만을 남긴 채. "호오? 제법 크네? 한참 걸어야겠군. 쳇." 왠지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세를레네는 가볍게 손짓을 하며 입을 열었다. "저를 따라오세요." * "잉? 이거 왜이래?" 이것이, 거대한 성문을 통과하여 무지막지하게 긴 거리를 마차타고 한참을 지나온 뒤, 제국 수도의 왕성 노르뮤니아드 근처까지 와서 내린 후에 칼슈 타인이 주위를 둘러보며 대뜸 내뱉은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 말에 동조라도 하듯 칼세니안이 말을 받았다. "무슨 전쟁이라도 있었나보죠?" 언덕 위에서 내려보았을때나, 마차 밖으로 바라보던 수도의 경치와는 달리 지즘 그들의 눈에 비쳐지고 있는 왕궁 근처는 완전히 엉망 진창이었건 것이 었다. 흡사 전쟁이라도 있었던듯, 성곽의 절반 가까이가 파괴되어 버렸고, 아직도 곳곳에 푸른 연기가 솟아나고 있었다. "전쟁이라뇨. 제국에 대항할 세력따위가 있을리가..." 아까까지의 즐거워하던 기색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창백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기만 하던 세를레네가 문득 자신없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항변했다. 그 러나 그녀의 말은 전혀 일행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들은 황당한 눈으 로 계속 주변을 살필 뿐이었다. 건물들도 상당수 부숴졌으며 도로 곳곳에도 수십개의 구덩이가 패여 있었다. 바스러진 벽돌건물 사이로 가구들도 보였다. 커튼도. 하지만 갈가리 찢기고, 산산히 조각난 커튼과 가구가 무슨 소용이랴. 멋지게 포장되었었을 도로들은 흉하게 함몰되고, 깨어지고 부숴졌다. 하수 도가 드러날 정도로. 칼슈타인이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신기한데? 별의별 마나의 흔적이 다 남아있어. 그것도 죄다 마스터 의 솜씨로. 누구지? 인간에게 이런 힘이 주어질리가 없는데?" . 일행들의 시선이 전부 서로를 향했다. 그러나 해답이 나올리가 없지. "뭐, 일단 가보자."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왕성을 향해 손짓하는 칼슈타인의 말에 일행은 일제히 그들의 눈앞에 세워진 저 거대한 왕성 노르뮤니아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 "여긴 더 굉장하군요." 왕성 입구에 둘러서서 왕성을 바라보던 로자르아힘이 문득 피식거렸다. 그리 고 그녀의 말에 일행들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말 그대로였다. 부숴진 성벽은 아주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흩날리고 있었고, 건물들도 군데 군데 원래 그곳이 비어있기라도 했었던듯 뻥 뚫려있는 모습이 모두의 눈에 생생하게 들어왔다. 왕성 둘레를 호위하든 웅장하게 서있었을 여섯개의 첨탑 중 4개가 잘리워져 나갔고, 본성 지붕 일부가 날아갔으며, 성곽의 일부도 사 라져버렸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저분한 잔해들이 잔뜩 널려있던 왕성 근처와는 달리 아 주 깔끔하게 도려져있는 것이다.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거대제국 가이아네스의 수도, 그리고 그곳의 중심 지 치고는 꽤나 처참한 모습 아닌가? 문득, 파괴된 첨탑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로자르아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 을 열었다. "저거... 마법진의 일종인 모양인데요? 여섯개의 첨탑의 위치들을 보니 일종의 마법의 결계로 성 전체가 보호되고 있었던듯 한데...." 칼슈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 특히 저 부분을 이어보면..."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허공에 궤적을 긋는 칼슈타인, 그 모습을 옆에서 보던 세를레네가 창백한 얼굴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대단위 마법의 흔적이지요..." 잘리워 나간 네개의 첨탑, 그리고 사라진 본성의 지붕 일부, 내성 성곽의 한 귀퉁이, 이들 모두의 단면을 잇자 하나의 호선이 그려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곧...... "단 한방에 저것들을 모두 부숴버렸다는 소리인데..." 조용히 말을 잇는 세를레네의 얼굴이 핼쓱하게 질렸다.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마법이길래 한 방에 저런 넓은 면적을, 그것도 마법 결계의 일종으로 보이는 첨탑들을 한 방에 저렇게 만든 것일까? 당황하는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아주 깨끗하게 도려져 있지." 칼슈타인의 목소리에도 흐릿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놀라움의 기색이 어려있었 다. 그도 그럴것이, 이정도의 방대한 파괴의 힘은 인간의 마법으로는 절대불가 능인 것이다. 드래곤이라면 간단하겠지만. 그러나 대체로 인간으로써의 생활을 영위하는 드래곤들은 절대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주어진 삶 자체를 즐기는 것이고 제한적인 인생을 만 끽하기 위해 꿈을 꾸니까. 해츨링 같은 경우라면 예외일지도 모르겠으나 현 존하는 해츨링은 아린과 에어린 뿐이니 그 쪽 경우도 제외되고. "그거 참 신기하네?" 흥미와 호기심이 아우러진 그 묘한 표정을 유지하며 칼슈타인은 일행을 돌아 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피식 웃었다. "일단은 들어가보자. 그럼 알게 될꺼 아냐?" ---------------------------------계속-------------------------------- 쓰자 쓰자 아자아자아자장~~~ 코믹월드 찾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는 의미에서 한층 연재 스피치를 올리는 벗꽃이었습니다아~~ (라고 그럴싸하게 핑계를 댔지만 사실은 마감이 코앞일 뿐이다) 어흐흐흑 ㅠ_ㅠ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0-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3 읽음 356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황성 노르뮤니아드 내부는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아름답던 정원 곳곳에 움푹움푹 구덩이가 파여졌고, 아름답게 자라던 정원수 들은 갈가리 찢겨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본성 성벽에는 이곳 저곳 그을음이 앉아있고, 꺾여진채 나뒹구는 깃대가 보 기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유사인종까지 합쳐 거의 3천만명이나 되는 인구를 보유한 가이아네스 제국 수도 샤하르의 황성 노르뮤니아드의 모습으로 보기 엔 지나치게 잘 박살나 있는 것이다. 이 놀라운 광경을 칼슈타인은 아주 간략하게 요약해 내뱉었다. "개판이구만." 하긴, 성문이 날아가버린 바람에 문지기조차 없어 그냥 걸어들어왔을 정도니 칼슈타인의 말도 전혀 틀린 것은 아니었다. 여하튼 아린 일행은 천천히 망가진 정원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때, 그들을 막아서는 일군의 사람들이 있었으니.... 세상은 이들을 일컬어 경비병라 부른다. "멈춰라! 웬 녀석들이냐! 감히 황성안에 함부로 들어서다니. 목숨이 아깝지 않느냐?" 소위 경비병이란 무리들은 이런말을 내뱉으며 봉급을 받는 법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행위는 실로 당연한 것, 하지만 황성이 깨어지고 부숴진 지금에 와서 의 그런 말이란 것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법이지.... (물론 황성이 멀쩡했다 한들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칼슈타인은 웬 개가 짖느냐는듯 경비병을 한차례 슬쩍 바라본 후 곧바로 성 안으로 향하려 했다. 이에 당연하게도 경비병 역시 자신의 의무를 행하기 위해 창대를 높이 세우며 목에 걸린 호르라기를 강하게 불었다. 그리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침을 터트렸다. "침입자다!" 사방에서 우렁찬 함성이 그의 호르라기 소리에 호응해 일어났다. 얼마전 황 성이 이렇게 황폐화되는 일을 겪은 후 대폭 경비를 보강했는지, 오래지 않아 어디선가 몇백명이나 되는 황성 경비대가 쏟아져 나왔다. "네 녀석들의 정체를 밝혀라! 그렇지 않는다면 이 날카로운 창이 용서치 않 을 것이다!" 처음 호르라기를 불었던 자가 이렇게 외치는 모습에 뒤에 있던 유나가 문득 실소를 터트렸다. `날카로운 창이 용서치 않는다고? 누가 누구를?' 그러나 경비병들 눈에 비친 칼슈타인은 그저 조그마한 꼬마소년에 불과할 뿐, 그들은 위압적인 태도로 아린일행을 서서히 포위하기 시작했다. 한편 세를레네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었다. 저 황성 경비병들 앞에서 제국 의 제 2인자, 제국 남령주 마도여왕다운 위엄과 품위를 갖추기 위해서. 그러나 잠시 후 그녀는 위엄과 품위를 과시하기는 커녕 채 말도 꺼내보지 못 한 채 구석에서 구경만 해야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칼슈타인이 그 경비병을 향해 조용히 손을 들어올려보이더니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가만히 손을 움직여 버린 것이다. 나 직한 한 마디를 동반하며. "붕괴." 순간, 빠직 하는 소리와 함께 그 경비병이 서 있던 바로 앞의 화강석 재질의 바닥이 함몰되기 시작했다. 넓고 깊게, 점점 퍼져나가며. 그야말로 아주 잠깐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그 호루라기 경비병은 그대로 구 덩이 속으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아주, 아아주 긴 비명만을 남긴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련히 들려오는 저 메아리 소리를 들으며 세를레네는 황당한 듯 칼슈타인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이곳의 여왕이고 그녀가 말 한마디만 하면 바로 황제 앞 까지 직행이 가능하다. 즉, 결코 이런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잠깐 동안에 한 생명이 사라져버리다니.... 그녀는 자신의 일행들중 절반이 포악하고 성질급하기로 유명한 레드 일족이 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재빨리 입을 열었다. "저, 칼슈타인님..." 그러나 그때 칼슈타인을 비롯한 저 레드 일족들은 이미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놀라 넋이 빠진 채 멍하니 서있기만 하고 있는 수많은 경비 병들 사이로. 300명이나 되던 경비병들은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 일행이 지나갈 길을 내어 주 기 시작했고, 일행은 그런 그들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은채 왕궁 안으로 들 어갔다. 아, 세를레네가 연신 안타까운 눈길을 주긴 했다. 물론 그녀의 태도는 드래곤 들 사이에서 이번에도 역시 가볍게 무시당했지만. 그렇게 정원을 지나온 뒤 아린 일행이 궁성 내부에 걸음을 디디는 순간, 이 번에도 누군가가 일행앞을 가로막았다. 나이 30세가량의 남자로, 눈썹이 짙고 기골이 장대한 것이 딱 장군감이었다. 뭐 갑옷도 삐까번쩍 한게 장군이 맞긴 한듯 했다. "멈추시오! 이게 무슨 짓이오? 힘자랑을 하려거든 다른곳에 가서 하시오!" 장군의 외침에 칼슈타인이 조용히 그를 올려다 보았다. 당돌한 표정으로 자신 을 바라보는 10여세에 불과한 꼬마, 장군은 일순 당황했고 칼슈타인은 그런 그를 향해 이번에도 역시 가볍게 손을 뻗었다. 나직한 중얼거림을 동반하며. "거 귀찮은 놈 되게 많네." 칼슈타인의 오른손을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 상태로 그는 가벼운 한 마디를 내뱉었다. "왜곡." 다음 순간, 그의 손 앞 공간이 일순 흔들리며 시야가 일그러졌다. 거대한 공 간 왜곡이 일어나며 동시에 엄청난 충격파가 일대를 휩쓸었다. 뒤이어 우르릉거리는 굉음이 들렸다. 그리고, 머리가 울릴정도의 충격파가 사라진 직후 일행의 눈에 들어온 것은 1층의 절반이 날아가버려 함몰을 시작한 황성이었다. 바위덩어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쿵쿵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리고, 조그마한 돌조각이 투닥투닥 튀며 흙먼지가 자욱히 사방에 깔렸다. 그렇게 바깥쪽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던 황궁은 차례로 붕괴되며 결국 절반 가 량이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 "하아아아...." 세를레네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에 손을 댄 체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이들은 무의미한 파괴를 일삼는 걸까? 이제는 정말 지겨움이 느껴 질만큼 잘도 부수어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행동을 제지하자니 이팔청춘 꽃다운 나이에 저 세상 가기도 싫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녀는 누군가가 대신 좀 반기를 들어주기만을 기 대하며 일행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이 광경에 반기를 든 것은 조금 의외의 인물이었다. "황성을 이모양으로 만들면 길은 어떻게 찾아요?" 그러나 황당한 듯 묻는 칼세니안에 비해 칼슈타인은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저쪽이야. 이쪽 절반은 없어도 상관 없어." "어? 그래요? 그럼 상관없겠네." 납득했다는듯 칼세니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를레네의 입이 가볍게 위아래로 쩌억 벌어졌다. `그...그런거 납득하지 좀 마!' 그러나 세를레네의 외침은 그저 속으로만 삭이어질 뿐이었다. * 그 뒤로 한참동안 일행은 황성안을 걸었고 더이상 그들을 막는 무리는 없었 다. 간간히 지나가는 하인이나 하녀로 보이는 자들이 겁을 집어먹고 몸을 피 하는 일은 있었어도. 아마도 붕괴된 황성쪽으로 다들 인원이 몰린 듯 했다. 그렇게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물론, 절대적인 시간이 아닌, 성질급한 칼세니안의 시계로. "이 길이 맞긴 해요?" 황궁이 좀 복잡하겠는가? 이리 저리 꼬이고 뒤틀린 복도를 따라 좀 걷는 사 이 칼세니안이 그새 성질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저..제가 길을 아는데요?" 기회를 틈타서 세를레네가 재빨리 나섰다. 안 그래도 허구헌날 샛길로만 빠 지는 드래곤들이 답답했던 터라 훨씬 전부터 말을 꺼내고 싶었으나 후환이 두려워 채 말을 못했던 세를레네였다. 지금이야 길 못 찾아서 신경질내고 있 으니 말에 끼어들어도 괜찮겠지 싶었던 것이었다. 그녀의 예상대로 칼세니안이 반색을 하며 입을 열었다. "아 맞아. 너 여왕이랬지? 잘 됐네. 황제란 녀석 어딨니?" 세상에, 그것도 잊어먹고 있었단 말인가? 그러나 세를레네는 아무 말 않고 일행들을 안내하는데만 전념하기로 마음먹 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었던 것 이다. "이 쪽으로..." 그 다음은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누군가를 불러서 뭐라고 몇 마디를 전달 한 뒤 -전달받은 사람은 그야말로 부리나케 어디론가 뛰어가버렸다- 거침없 는 태토로 세를레네는 아린 일행들을 안내했고 아무런 파괴도 살육도 소란도 없이 너무나도 정상적인 모습으로 그들은 황궁 안을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일행들의 발걸음이 어느 방문 앞에서 멈춰졌다. 문은 그야말로 화려하기 짝이없었다. 뭔지 알 수 없는 기하학적 무늬가 백금으로 만들어진 문에 황금으로 아로새 겨져 있었고, 처처 곳곳마다 붉고 푸르고, 녹색을 띄는 보석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문짝만 띠어다 팔아도 거 어지간한 마을 사람들이 10년은 먹고 살 만 할 것 같았다. 이 화려한 방문 앞에서 세를레네는 일행들을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 었다. "이곳이 대륙의 절반을 지배하시는 가이아네스 제국의 현 황제, 로히가스 크렐 가이아네스 폐하가 계신 곳입니다." --------------------------------계속--------------------------------- 크아... 이거 중노동이군,... 이렇게 날림으로 쓰면 버그 생길텐데... 뭐, 어떻게 되겠지. 으히힛 P.S 인기투표 마감합니다.... 빨리 글 쓰자 냥냥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1-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3 읽음 15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문이 열렸다. 암, 당연한 거다. 문을 열고 닫으라고 만들어진 거니까. 그러나 그 문이 열렸을 때, 그 안을 바라본 소시민 유나 양은 이번에도 허탈 한 한숨을 푹푹 쉬어야만 했다. `요즘들어 보물 구경 지겹도록 하게되는군... 정말 지겹네.' 왜 기둥이란 기둥은 죄다 화려한 금박무늬가 새겨져있는 것일까? 그리고 바닥 은 왜 죄다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무늬가 아로새겨진 대리석이어야 할까? 게다가 유나가 여태껏 보아온 가장 부드럽고 비싸보이는 붉은 천이 왜 바닥에 깔린 채 사람들의 신발에 밟히고 있어야 할까? 그다지 넓은 방은 아니었고 아마도 사방에 책장들이 서있는 걸로 보아서 서재 의 일종이긴 한 모양인데, 도대체 이건 서재인지 보물창고인지 책보다 주변에 널려진 도자기며 황금,백금,다이아,루비,사파이어 등등 하여튼 비싸보이는 광 물이란 광물의 숫자가 더 많아 보이는 곳이었다. 이건 거의 서재를 화려하게 꾸민 수준을 넘어서 보물창고 한 복판에 테이블이랑 의자 갖다놓고 책 몇 권 집어넣은 걸로 밖에 안 보였다. 유나는 힐끗 방 주위를 둘러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방 주인, 전생이 드래곤이나 까마귀 류였나? 흐음? 드워프였을지도.' 제국이라고 헤이드 6국연합이랑 광산 숫자에 무슨 차이가 있을리도 없을 거고 황금이 지천으로 굴러다녀 발걸음에 툭툭 채일리도 없건만, 정말 이 방의 주인 에게 주위가 반짝거리지 않으면 정서불안증세라도 있는 것인지 바닥부터 천장 까지 안 반짝이는 것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를레네는 이런 광경이 꽤 자연스러운 것인지 부담없이 일행들의 앞 을 지나 테이블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그 곳에 앉아 호기심어린 눈으로 아린 일행을 바라보고 있는 한 중년 사내-의외로 옷차림은 수수했다-에게 다가가 정중히 무릎을 꿇으며 입을 열었 다. "그대의 가신, 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 아파카인 데레스테이나 카킬라이드, 전 대륙의 지배자, 왕중의 왕, 모든 이들의 위에 존재하시는 로히가스 폐하 께 인사올리옵니다. 절도있는 동작,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태도, 고아해보이는 기품이 자연스러 우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무릎을 굻는 그녀의 동작 전체에서부터 흘러나 왔다. 왠지 아름다워보이는 그 모습에 문득 뒤에 서있던 세틴이 움찔거렸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녀는 정녕 마도여왕 세를레네로 보였고 그제서야 그는 그녀와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머리로써가 아닌 가슴으로써. 테이블에 앉아있던 중년사내는 그녀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 덕였다. 예를 받아들인다는 의미, 세를레네는 다시 몸을 일으켰고 그런 그녀 를 향해 중년사내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 뒤를 향해 눈짓을 하며 입을 열었 다. "세를레네, 저 분들을 소개해주지 않겠나?" "아...예. 이 분들은...." 세를레네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소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소개하 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침까지 삼키겠냐마는, 그녀의 앞에 있는 사 람은 제국 황제라는 지고무상의 극에 달한 지위에 앉아있는 자였고 그녀 뒤에 있는 자들은 안하무인의 극에 달한 드래곤들이다. 양쪽 다 절대 남에게 고개 숙여본 일이 없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자칫 말 한 마디 잘못하는 바람에 무슨 엄청난 사태가 일어날 지 예측불가능 이다. 그녀가 얼마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제국 수도 사햐르의 25만 인구의 생사가 결정될 판이니, 이 어찌 아니 신중해 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곧 자신의 고민이 쓸데없는 짓임을 깨달았다. 붉은 머리의 열살짜리 꼬마아이 칼슈타인을 바라보는 로히가스의 눈빛이 일 순 바뀌더니 피식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저어보인 것이었다. "아닐쎄. 굳이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군." 그리고 놀랍게도 로히가스는 의자에서 일어나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제국 황 제의 지위에 앉은 자라고는 도저히 볼수 없으리만치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미천한 자들의 왕이 위대한 종족들을 뵙는구료. 로히가스. 로히가스 크렐 가이아네스입니다." 세를레네의 눈이 휘둥그러해졌다. 그리고 그녀만큼의 표정변화는 없었지만 칼슈타인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지금 그들은 전부 내재된 마나를 숨긴 상태, 8서클의 마법사인 세를레네조차 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라면 이들의 정체를 눈치챌 수 없다. 그런데 마법사 도 소드마스터도 아닌 로히가스가 대번에 정체를 눈치챈 것이다. "놀랍군. 인간들의 왕에게 이런 능력이 남아있을리가 없을텐데? 본질을 꿰뚫 어보는 눈은 우리들에게조차 전해져내려오지 않거늘..." 정말 놀랍다는 듯 혀를 내두르는 칼슈타인을 보며 로히가스는 그들에게 몸소 의자를 준비한 뒤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제 능력이 아니라 제 지식이지요. 대충 어림짐작이었는데 맞는 모양이 군요." 문득 칼슈타인의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머금어졌다. "그렇군. 그러고보니 그녀가 여기 있었어......" "예." "자네는 그것을 아는가?" "저만 알고 있습니다." 이 알수없는 대화에 일행들이 전부 당황하며 칼슈타인과 로히가스를 바라보았 다. 하지만 로히가스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말을 돌릴 뿐이었다. "무슨 일로 오셨는지 물어도 될런지요? 지상 최강의 드래곤께서 이렇게 몸소 와주시다니 좀 놀랍군요." 세를레네가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입을 열었다. "아... 제가 설명을...." 그때 칼슈타인이 불쑥 손을 들어 제지하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로히가스를 바 라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들어 좌우를 가르키며 기분나쁘다는 듯 물었다. "아니, 우선 이것부터. 여기 왜 이렇게 된 거야? 그녀가 여기 있는데." 그가 가리키는 파괴된 황성 노르뮤니아드의 정경을 바라보며 -그중에는 칼슈 타인이 부수어놓은 것도 있었다- 로히가스는 다시금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분은 꿈을 꾸고 계시니까요." "그래서 더 문제라는 거다. 그녀가 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이건 인간이 한 짓이란 소린데... 인간에게 이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잖아?" 칼슈타인의 질문에 로히가스는 고개를 저었다. "가능한 자들이 있습니다. 꽤나 유명한 자들이지요." * ----------------------------계속-------------------------------------- 양이 얼마 안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여기서 자릅니다용. 화가 여기서 끊기는 바람에~ 냥~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5(03:34) from 210.102.100.104 작성자 : 김조섭 (joseob@netian.com) 조회수 : 112 , 줄수 : 358 초룡전기 312 환타지 게시판 -------------------------------------------------------------------------------- 9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2-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4 조회 : 15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2-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4 읽음 1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자신의 정원이 한 눈에 보이는 야외 테라스, 그 한 가운데 위치한 작은 테 이블에 앉아 로히가스는 지금 그에게 알현을 청한 4인의 무리들로부터 알현 의 이유를 듣고 있었다. 그들의 말이 끝나자 로히가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에게 알현을 청했던 4인의 무리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띠는 화려한 은발의 아름다운 청년을 바라보며 그는 나직히 말했다. "그대들이 이곳에 온 이유가 그것이오?" "그렇습니다 제국의 지배자시여." 청년은 공손히 대답했다. 그러나 로히가스는 그다지 그 태도를 공손하게 받 아들이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다.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산맥 건너의 그들의 고향에서뿐만 이 아니라 대륙 본토에서조차 그 명성이 하늘을 찌르는 인간계 최강의 검사, 자신의 충실한 가신이었고 제국 최강의 검사로 칭송받았던 제국 서령주 무왕 라르고의 목을 베어넘긴 저 20대 중반의 아직은 앳된 얼굴의 청년은 지금 그에게 얼토당토한 요구를 해왔던 것이다. 로히가스는 기가 막히다는 듯한 투로 청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가이아스와 자에드라실을 당신들에게 전해달라, 이거구료?" 다리오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히가스는 말을 이었다. "그대들은 그것이, 제국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두 물건이라는 사실을 모르 고 있었소?" 태연한 듯 보였지만 로히가스는 말투속에 묻어나오는 짙은 분노를 채 감추지는 못했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거리낌없이 대답했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떠한 대답을 할 지도 잘 알고 있을텐데?" 그의 목소리가 더욱 가라앉았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말을 이을 뿐이었다. "예. 하지만 저희는 그것을 받아가야 합니다." 저 태연하다 못해 무례하기까지한 태도에 로히가스는 살짝 눈쌀을 찌푸렸다. 아무런 갑주도 걸치지 않은 채 알현을 위해 무장까지 해제하고서 100여명이나 되는 경비병들에게 둘러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태도엔 조금의 비굴함도 스며있지 않았고 오히려 당당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것은 같은 처지에 있는 플루토나 마법봉인구를 양 팔목에 걸고 있는 가스터와 베라들도 마찬가지, -가스터는 한쪽 팔목이지만- 로히가스의 시선이 마치 꿰뚫는 화살이라도 된 듯 다리오스의 정면으로 꽃혔다. "이미 그대들은 강한 힘의 소유자들이 아니었던가? 어째서 더 큰 힘을 원하 는 것이지?" 여전히 다리오스는 태연했다. "아까 말씀드렸습니다." 그는 지금 자신의 사방에 날카로운 검날이 그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듯 태연하게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폐하께서도 자신의 고향이 차가운 바다로 변해 검푸른 물결 아래로 가라앉 아버린 모습을 보셨다면, 저희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로히가스는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이해할 수는 있었겠지. 그 역시 자신의 고향이, 자신의 집이, 자신의 대지가 모조리 검푸른 물결 아래로 가라앉아있는 것을 보았다면 말이야. 하지 만 그에겐 결코 다리오스들이 행했던 어리석은 짓을 시행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어리석은 짓 따위는... 침묵을 고수하는 로히가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다리오스가 문득 목소리를 높 였다. "부탁컨데, 그 둘을 넘겨주십시오." 다리음보?둘러싸고 있던 황궁경비병들이 일제히 그를 노려보며 창검을 고쳐 쥐었다. 가이아스와 자에드라실이라면 이들에게는 전능수의 봉인으로보다는 제국 황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왕관과 홀의 의미가 더 큰 것, 잔잔한 분노의 파도가 경비병들 사이로 천천히 퍼져나갔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이들의 반응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천천히, 격정을 억지로 참아내는 듯 띠엄띠엄 말을 맺었다. "더이상... 드래곤들을 이 땅위에 남겨놓을 수는 없습니다." "흐으음." 로히가스는 한숨을 쉬며 찻잔을 들었다. 이미 차는 차갑게 식어있었다. 얼굴 을 찡그리며 찻잔에서부터 다시 입을 뗀 뒤 그는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부드 럽게 입을 열었다. "자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네." 다리오스의 얼굴에 일순 옅은 화색이 돌았다 그것을 보며 로히가스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자네의 생각에 동의할 수는 없군" 고개를 젓는 로히가스의 태도에 다리오스의 표정이 다시 딱딱하게 굳어져갔 다. 로히가스는 다리오스를, 그리고 그의 뒤에 도열한 가스터와 플루토, 베 라의 모습을 차례대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그들을 이 땅에서 없애고 싶다? 물론 그 발언은 이해를 하네. 하지만 그러 기 위해 더 위험한 물건을 끄집어내는 것이 정상적인 대처방안이라고는 생 각되지 않아. 지금 현상황에서는 우리는 이미 드래곤에 대해 많은 것을 알 고 있고 그들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는 법 또한 체득하고 있네. 그것을 무시 한 건 자네들이야. 그런데 이 상황에서 드래곤들을 없애고 새로운 공포를 이 땅 위에 불어넣겠다는 것인가? 어떠한 존재인지조차 잘 모르는 그것을?" 그의 말이 진행됨에 따라 다리오스의 표정은 더더욱 굳어져만갔다. 그런 그의 표정을 바라보며 로히가스의 목소리 역시 천천히 높아지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의 태도로 이미 자네들은 한계를 넘었어. 난 더 이상 대화를 지 속해야할 필요성조차 못 느끼고 있다네." 로히가스의 두 눈에 조금씩 불길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어조가 점점 높아지며 서서히 분노의 표정이 얼굴 전체에 떠올랐다. 순간, 로히가스의 고함소리가 조용한 정원에 쩌렁쩌렁 울렸다. "그대들이 요구하는 것은 황권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야! 어쩌면 그렇게 뻔뻔 할 수가 있단 말인가 그대들은?" 침묵이 흘렀다. 아련한 메아리만이 정원 耽汰?울릴 뿐, 자신의 흥분을 깨 달은 로히가스는 다시금 목소리를 낮추며 다리오스들을 향해 말했다. "물러가게. 그대들의 명성을 생각해서 구금하지는 않겠네." 그리고 그는 다리오스들을 향해 명백한 분노를 표시한 채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앞으로는 제국 쪽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을 걸세. 제국의 힘은 그대들이 생각하는 만큼 허약하지 않을테니까." 다리오스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협상은 결렬되었다. 하긴, 애당초 기대도 하 지 않긴 했지만... "어쩔수 없군요 폐하." 그의 한 마디에 경비병들의 안색이 눈에 띠일 정도로 뒤바뀌었다. 아무리 비 무장 상태로 100여명이나 되는 경비병들에게 둘러싸여있고 목줄기마다 날카로 운 창칼을 겨누고 있다고는 해도, 그들 앞에 서있는 자는 드래곤 슬레이어, 인 간계 최강의 검사인 것이다. 저들을 둘러싼 경비병들의 안색에 짙은 불안감이 서서히 고조되기 시작했다. 로히가스는 슬쩍 몸을 일으켰다. 저들을 상대로 앉아있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 한 짓이었으니까. 천천히 일어나며 그는 다리오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으 며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다라... 그렇다면 물러가겠다는 건가?" 그럴리가 없다는 것쯤은 로히가스 측이나 다리오스 측이나 잘 알고 있는 사실, 다리오스는 그의 목을 겨누고 있는 두 개의 할버드를 양 손으로 가볍게 쥐며 말을 이었다. "무력을 사용하는 수 밖에요." 다리오스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청천벽력처럼 정원을 울려 경비병들의 귓가 로 들어왔다.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던 사실, 드래곤 슬레이어들과 전투를 벌여야한다는 끔찍한 현실이 결국은 그들에게 닥쳐온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훈련된 정예답게 생각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였다. "꼼짝마라!" 다리오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의 가느다란 목줄기로 날카로운 할버드 의 날이 좌우로 교차하여 그를 옭죄기 시작했다. 이제 좌우로 당기기만 하면 다리오스의 가는 목은 가볍게 떨어져 나갈 것... 그러나 경비병들의 의도와는 달리 다리오스의 양손에 쥐어진 할버드들은 마치 무엇인가에 끼인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순간 그를 겨누고 있던 두 개의 할버드가 새하얗게 반짝이더니 눈부신 은빛을 사방으로 폭사시키며 산산히 흩어져버렸다. 다리오스는 천천히 창대를 쥐었던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았다. 가벼워보이는 그의 손짓 속에 희미한 은빛가루 가 살며시 흘러내렸다. 조각내거나 산산히 부순 정도를 넘어서, 완전히 가루가 되어버린 할버드들의 잔해를 가볍게 털어내며 다리오스는 로히가스를 노려보았다. "이런 것은 저희들에게는 무의미합니다." 그의 말이 신호가 된 듯 좌우에 도열하고 있던 두 명의 경비병이 대검을 휘두 르며 다리오스에게로 돌진했다. 동시에 다리오스의 양손이 좌우로 뻗었다. 짙 은 아지랑이가 밀려나오며 보이지않는 두 기류가 그들에게로 쏟아졌다. 그리고 그 둘은 좌우로 날아가 벽에 부딛혀버렸다. 기절해버린 저들의 가슴팍에 깊이 파힌 상흔을 바라보며 사색이 되는 경비병 들을 무시한 채 다리오스는 자신들의 일행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가스터, 준비하세요. 협상은 결렬입니다. 예상대로." 동시에 다리오스 뒤 켠에 조용히 서있던 가스터의 표정에도 짙은 미소가 떠올 랐다. 그는 자신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목을 들어보이며 로히가스를 향해 키득거렸다. "8서클의 마법사가 만든 봉인구로 9서클의 마스터를 구속할 수 있다고 생각 했었소 폐하?" 순간 그의 팔목에 채여져있던 보라빛 팔목봉인구가 산산히 쪼개지며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동시에 풀려진 한 손에서부터 보이지않는 기류가 소용돌이 치며 그들, 가스터와 플루토, 베라들을 포위하고 있던 경비병들을 사방으로 밀어냈 고 또다시 경비병들은 허무하리만치 간단하게 사방으로 날려가 버렸다. 이를 갈며 주위를 포진하는 경비병들과 자기도 모르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는 로히가스,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가스터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너무 순진하시구료. 폐하." 한 켠에 서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플루토 역시 짙은 미소를 지으며 입 을 열었다. "그리고 구속할 수 있었더라도,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 플루토는 싱글거리며 자신을 향해 손목을 내미는 베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허공에 원을 그렸다. 검은 기류가 허공을 가르며 그녀의 양 손목에 채워져 있던 두 개의 봉인구를 산산히 부수어버렸다. 팔목을 터는 베라에게서부터 다시금 눈을 돌리며 플루토는 킬킬거렸다. "옆에서 부수어주면 그만이잖아?" 동시에 플루토의 오른손이 허공을 가르며 근처에 서있던 한 경비병의 목덜미 를 움켜쥐었다. 그 경비병이 방?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면으로 플루 토를 바라보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금의 저항도 못한 채 플루토의 손아귀에 잡혀버렸다. "커커컥..." 게거품을 무는 경비병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거의 숨이 넘 어가기 직전인 그 자의 허리춤에서 롱 소드를 꺼내 들며 입을 열었다. "거 무기 좀 빌립시다." 그리고 그들은 완전히 전투태세를 갖춘 채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사실, 비무장이라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이기는 했다. 가스터나 베라는 애당 초 무기 따윈 지니고 있는 바가 없었고 검을 쓰는 다리오스나 플루토의 경우 사방에 널려있는 검들 중 아무거나 하나만 집어쓰면 되는 것이다. 100여개나 되는,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경비병들의 검을. 태연하게 서있는 다리오스와 롱 소드를 까닥거리는 플루토, 손가락 마디마디를 풀고 있는 가스터와 목덜미를 매만지며 몸을 푸는 베라... 저들을 포위하고 있던 경비병들의 안색이 시퍼렇게 질려버렸다. 이제 저들은 우리에서 풀려난 사나운 맹수들, 그리고 저들의 날카로운 발톱과 잔혹한 이빨의 희생양이 누구일지 짐작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그다지 佇? 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의 등 뒤로 식은 땀이 천천히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리오스들을 바라보는 로히가스는 의외로 당연하다는 듯 웃고 있었다. 그는 경비병들에게 손짓을 하며 위엄있는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다들 물러섯거라. 저 자들을 그대들에게 상대케 하는 가혹한 짓을 행할 생 각은 없다." 그의 명령에 경비병들이 주춤거리면서도 한발자국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모 습을 보며, 플루토가 신기하다는 듯 로히가스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뭐 믿고 이러느냐는 눈치, 로히가스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자네들같은 힘의 소유자는 제국에도 얼마든지 있다네. 내가 놀랄 것이라고 생각했나?" 문득, 로히가스의 오른손이 가볍게 들어올려졌다. "그대들을 상대할 자들은 이 곳에 있네. 미리 연락을 했었지. 난 순진한 사 람이 못 되서 말이야." 그 행동이 신호였는듯, 그의 뒤, 어두침침한 회랑을 통해 한 무리의 형체가 나타났다. 평범한 복장의 건장해보이는 한 백발의 노인 검사와 갈색의 머리칼을 길게 기 른 젊은 여인, 그리고 그 뒤를 도열하듯 서 있는 은발과 적발의 소녀들, 자신 들의 머리색과 같은 로브를 몸에 걸친 그녀들을 바라보며 로히가스는 그들을 향해 가볍게 손짓하며 입을 열었다. "소개하지. 제국 마법사들의 최고위, 포 소서러스들일쎄. 비록, 한 명은 죽 었지만..." 순간 가스터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저들이 어떻게 여기에? 남령주에 있어야 하거늘...' 제국 최강의 마법사 포 소서러스. 갈색의 마녀 래디 옐 가스트리아, 적색의 마녀 세시 헤트리스, 백색의 마녀 프쉬케 샤를라인... 그리고 지금은 없는 자색의 마녀 루시 페를라인. 가스터 역시 마법에 뜻을 둘때부터 신물나게 들어온 이름들이었다. 비록 아 리따운 소녀의 모습들을 하고 있지만 나이는 가스터보다도 거의 1~20살 이상 많은, 경력으로만 따지면 가스터의 두 배를 가뿐히 넘는 자들... 결코 쉽지많은 않은 상대들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외팔이일 때는. 아까의 여유가 서서히 사라지는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바라보며 로히가스는 회 심의 미소를 지은 채 또다시 다른 한 명, 무표정한 얼굴로 다리오스들을 가만 히 바라보며 허리춤의 장검만을 쓰다듬고 있는 백발의 검사를 소개했다. 특히 다리오스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자네가 죽인 무왕 라르고의 스승, 제국 최고의 검사 아르킨 공이지." -----------------------계속------------------------------------------ 자. 불타보는 거다.... 버닝버닝 화이아~ 아듀~ 마이 썸머~ 굳바이 마이 썸머 비취~~ 이 좋은 여름날 골방에서 글쓰는 불쌍한 중생 벗꽃 왈. P.S 죄송하지만 어떤 분에게도 삭제된 부분은 드릴 수 없습니다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나요. 우, 죄송합니다. 글쓰다보니 쪽지가 꽤 와있더군요... 글쓰느라 정신이 없다보니...흑. 죄송. 제가 원래 통신 켜놓은 상태에서 글 쓰는 일이 많아서요. (사실은 까먹고 안 끄는 거지만)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6(17:48) from 203.251.103.75 작성자 : 삐따기 (elpid@sbsmail.net) 조회수 : 117 , 줄수 : 352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3-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3-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6 읽음 34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평화롭던 정원 위로 흉흉한 살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수많은 아름다운 화초 위에서, 로히가스와 멀찌감치 서 창검을 든 채 긴장된 얼굴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100여 명의 황궁경비병 에 둘러쌓인 채, 다리오스들은 천천히 그들 앞에 나타난 새로운 강적을바라 보았다.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매만지는 갈색 머리의 여인과 로브 안에서 두툼한 붉은 표지의 책을 꺼내는 적발의 소녀, 천천히 자신들을 바라보는 은발의 소녀와 말없이 검을 빼드는 노인 검사의 모습, 그 중에서도 특히 플루토의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노인 검사의 검에 맺혀있는 눈부시게 빛나는 은빛 검기였다. 무왕 라르고의 검에 맺혔었던, 자신에게 있어 쓰라린 기억을 안겨준 그것과 똑같은 은빛의 빛무리...... 플루토는 천천히 롱 소드를 고쳐쥐었다. 동시에 모든 것을 뒤덮을 듯한 짙은 어둠이 그의 손아귀로부터 모락모락 아지랑이를 피우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예전의 그것보다 훨씬 더 짙고 어둡고 음울해 보이는, 안정된 강함이 아닌 언제라도 폭팔할 듯한 불안정한 강함을 지닌 어둠의 기운, 그것을 바라보는 노검사 아르킨의 주름살 진 미간이 일순 짙게 찡그려졌다. 그는 검을 살짝 내리며 차분한 목소리로 플루토를 향해 말했다. "젊은이. 그대는 길을 잘못 들었군. 그것은 언젠간 그대를 파멸시킬걸세" 플루토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단지 피식 웃으며 검을 고쳐쥐었을 뿐 이었다. 문득 씁쓸한 듯한 미소가 플루토의 입가에 어렸다. `난 내 길을 걷는다. 다리오스의 뒤를 좆지는 않아...'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어느 누구도 말은 없었다. 긴장된 공기가 정원 깊숙히 짙게 깔려들기 시작했다. 베라의 자세가 약간 낮춰졌다. 언제라도 달려들듯이 웅크린 맹수의 그것처럼. 그녀의 양손이 살짝 오므려지며 언제라도 손아귀에 거쳐가는 모든 것을 찢어 발기는 야수의 형상을 취했다. 가스터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그의 로브 안쪽, 붉은 드래곤 하트로부터 방대 한 마나가 흘러나와 천천히 그의 전신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충만한 마나를 구성시키는 가스터의 오른손이 조금씩 희미하게 빛났다. 동료들의 반응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천천히 검을 올렸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 겨누며 검끝을 눈높이에 맞췄다. 불타오르는 어둠이 자신과 상대를 짙게 가로 질렀다. 크로워드 가문 전통의 기수식, 문득 플루토가 자신들과, 상대방을 번 갈아보며 재미있다는 듯 중얼거렸다. "4 대4 라... 뭐 쪽수는 맞는구만. 자, 누가 누굴 상대할까요?" 플루토와 가스터, 그리고 베라 사이에 눈짓이 오가며 무언의 약속이 맺어졌 다. 가장 강해보이는 저 은빛 검기의 노검사는 다리오스가, 제국 최강의 마 법사라 불리는 저 갈색머리의 여인은 가스터가, 그리고 나머지 둘을 플루토 와 베라가... 가스터들의 입가에 일순 미소가 어렸다. 로히가스 황제의 계산은 틀렸다. 객 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이미 그들의 우세가 확연한 것이다. 이제 문제는 또 다른 강자가 나타나기 전에 전투를 끝내는 것 뿐. 계산을 끝내자, 플루토들 은 일제히 맞붙기위해 뛰쳐나가려 했다. 그때, 아무런 전투 준비도 없이 가만히 서있기만 하던 다리오스의 입에서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와 그들을 붙잡았다. "아니, 4대 1이야." "에?" 막 덤벼들려던 플루토가 의아해하며 다리오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일순 당 황해버렸다. "다리오스?" 이미 양쪽다 흉흉한 기세를 풍기며 싸우기 직전 상태까지 왔건만, 그의 친우 는 준비는 커녕 아예 검조차 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플루토의 양 미간에 깊게 고랑이 패였다. 저 멍청한 순둥이 자식은 이 상황에서 갑자기 뭐하는 짓인가? 설마 아직까지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그러나 플루토의 찌푸릴대로 찌푸려진 표정을 보는 다리오스의 두 눈은 단지 고요하기만 했다. 다리오스의 고개가 좌우로 저어지며 그의 입에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 다. "우린 시간이 없어." 동시에, 그의 모습이 플루토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다리오스의 신형이 정원을 가르며 한 줄기 은빛선으로 화했다. 인간이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고속의 움직임, 안 그래도 유심히 다리오스를 바라보고 있던 노검사 아르킨의 두 눈이 일순 부릅뜨였다. "헉!" 인간계 최강의 검사, 드래곤 슬레이어, 제국 최강의 검사의 목을 단번에 베어 버린 최고의 검사, 검의 궁극에 다다른 자...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이 이야기는 아르킨 역시 귀가 따갑게 들어왔고 그는 그때마다 고개를 저었다. 고작해야 20대 중반을 넘긴 청년에게 주어지는 칭호치고는 너무나도 거창하다 고 생각해왔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자신이 들어왔던 이야기는 이 청년의 반의 반도 제대로 묘 사하지 않은 것임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아르킨, 그가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지 어언 25년 째, 그러나 그는 다리오스의 움직임을 채 감지해내지 못 했다. 다리오스, 그는 흐름을 느끼는 아르킨의 감 각보다도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폭사하듯 쏟아져오는 다리오스의 오른손이 순간 허공을 휘저었다. 자욱한 은 빛 빛무리가 손아귀 가득 어리며 삽시간에 그것은 한 줄기 거대한 빛의 검으 로 화했다. 허공에 검기를 맺히는, 아르킨조차도 터득하지 못한 궁극의 경지, 그것을 바라보는 노검사의 주름진 두 눈이 경악과 당황으로 크게 떠졌다. 설명은 길었지만 시간은 짧았다. 그것은 거의 찰라의 순간이었다. 다리오스, 그는 단 한순간에 20 여미터 거리를 무로 만들며 아르킨에게로 저 파괴적인 빛무리를 내려치고 있었다. 아르킨은 생각보다는 본능에 가깝게 검 을 쳐들었다. 눈부신 은빛 빛무리가 허공에서 맞부딛히며 벼락이 치는 듯한 굉음이 대지를 떨쳐울렸다. 빛과 빛, 그 교차점으로부터 짙은 은빛 파동의 기류가 대기에 파문을 그리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검과 검이 맞부딛혔다. 빛과 빛이 맞부딛혔다. 강대한 파괴의 힘이 서로의 위 용을 자랑하며 서로를 압박하고 있었다. 엄청난 중압이 노검사의 양 어깨를 강타했다. 나직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크으윽...." 압력의 차이가 월등히 느껴졌다. 단지 한손으로 내려친 다리오스의 은빛 검기 를 막기 위해 그는 양 손으로 자신의 모든 힘을 동원해야 했던 것이다. 어떻 게 이런 막대한 힘을 지닐 수 있는지 궁금해 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아르킨이 채 생각을 전개할 시간조차 주질 않았다. 자신의 공격이 막혀지는 그 순간, 다리오스의 왼손이 허공을 저었다. 또 하나 의 빛무리가 그의 왼손에 머금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오른손의 그것과 똑같이 화했다. 은빛 섬광이 번뜩였다. 정확히 아르킨의 좌에서 우로, 그의 육신에 대 각선의 은빛 빗금이 그어졌다. 노검사의 늙은 두 눈이 부릅떠졌다. 짧은 신음이 터졌다. "큭!" 그와 함께 마치 미끄러지듯, 그의 상반신은 천천히 미끄러져내렸다. 끔찍하 히만치 많은 핏물이 사방으로 폭사하듯 솟구쳤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옆에 있던 포 소서러스나 플루토들이 반응을 채 못할 정도로. 플루토를 비롯한 가스터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저... 저 자식....' 그러나 다리오스의 움직임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르킨을 베어버린 그 동작 그대로 몸을 뒤로 날리며 그는, 이번엔 포 소서러스에게로 돌진해 들 어갔다. 당황하는 세시와 프쉬케의 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삽시간에 다가오는 저 은빛으로 치장한 죽음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두 소녀의 외침이 허공 가득 울려퍼졌다. "마구 찢기!" "매직 애로우 30연발! 세레니엄! 플레임 스트라이크!" 비록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역시 그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마법 사들, 그 찰라의 순간에도 세시는 스크롤 북을 남김없이 찢어발겼고 프쉬케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마법의 화살을 아낌없이 날렸다. 전격, 폭풍, 불꽃,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공격들이 정원 전체를 부수어 버릴 듯히 소용돌이치며 그녀들과 다리오스 사이에 거대한 파괴의 장막을 형성 시켰다. 폭음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오며 지축을 흔들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귀를 막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세시와 프쉬케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맺혔다. 제 아무리 궁극의 검사이자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명성을 지닌 자라 할 지라도 수십 종류의 마법을 맞고도 무사할 리는 없었다. 마법은 마나를 정제하여 재구 성하는 것, 소드마스터들의 방어력으로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곧, 그녀들은 자신들이 행한 그 모든 것이 다리오스가 내미는 오른 손 에 가로막혀 허무히 흩어져버리는 것을 보며 절망해야만 했다. 다리오스의 오른손바닥이 가볍게 앞으로 내밀어지며 그 곳을 주축으로, 순간 거 대한 구형의 은막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모든 마법들은 그 구형의 은 막에 미끄려져 애꿎은 정원만을 이리저리 날려버리고 있었다. 동시에 다리오스의 왼손에 또다시 빛무리가 어렸다. 아까까지와는 비교도 안되 는 거대한 빛무리가. 세시의 표정이 다급해졌다. 그녀의 스크롤 북이 사정없이 찢기어지기 시작 했다. 왠만한 도시 하나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로 비싼 스크롤들이 아낌없이 찢겨나가며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마법이 다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다리오스의 왼손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의미를 잃어버 렸다. 그의 왼손에 머금어진 저 거대한 죽음의 은빛 날은, 그녀들의 모든 마법 을 일거에 갈라버리며 동시에 그녀들마저 갈라버렸다. "꺄아아아악!" 갸냘픈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그 비명은 길지 않았다. 단지, 쏟아지는 선 혈만이 정원을 촉촉히 적실 뿐......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그 곳에 있었지만, 이 끔찍하리만치 믿을 수 없는 광경 속에서 감히 입을 열수 있는 자는 없었다. 심지어는 가스터와 플루토조차도. 고요한 적막이 맴돌았고 그 적막 속에서 무미건조한 다리오스의 목소리만이 나 직히 울려퍼졌다. "한 명 남았군요....." 그가 몸을 움직인 지, 채 30초도 되지 않은 일이었다. 래디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몇 십년을 함께 한 소중한 자매들이 단 한순간에 차가운 시체로 변해버린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녀는 지금 상심에 빠져 현실을 등한시 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저 은발의 청년, 자신의 자매를 일거에 베어버린 저 공포스러운 존재가 말한 마지막 한 명이 누구인지는 너무나도 뻔했기에. `마법사로써는 이길 수 없어...' 래디는 이를 악물며 반지를 매만졌다. 그녀의 오른손 중지에 끼워진 두 개의 반지를. 그 중에서 금빛의 반지를 의식하며 그녀는 그곳에 마나를 부여했다. 반지는 정해진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그녀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마법사로써는 이길 수 없어...'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며, 래디는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녀의 마법 이 아무리 강대한들, 세시와 프쉬케가 아까 구현한 마법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저 은발의 청년은 그 모든 것들을 가볍게 막아낸 것이다. 정 확히 말하면 막아냈다기보다는 비껴흘린 거지만. 이제 남은 것은 그녀의 또 하나의 능력, 암살자의 그것뿐. 래디는 서서히 몸 을 풀었다. 전신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적절히 힘을 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기척을 지우기 위한 사전동작, 그 상태로 래디는 몸을 움직였다. 아무 것도 보 이지 않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존재가 일순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큭!" 무표정하게 정원 한 가운데 서있기만 하던 다리오스의 왼손이 어느 순간 대기 을 가르며 허공의 한 점을 움켜쥐었다.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서 큭, 하는 짧 은 비명이 새어나왔다. 그 상태 그대로 다리오스는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희미한 은빛 가루가 서서히 허공에 번지며 천천히 한 여인의 형상이 그의 손아 귀 안에서부터 드러났다. 육신을 감추고서 기척을 지운 채, 빠른 속도로 다 리오스에게로 달려가던, 그리고 지금 자신의 목덜미를 움켜쥔 다리오스의 두 손을 붙잡은 채 사색이 되어있는 래디의 모습이. 래디의 입에서 꽉 막힌, 믿을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가 띠엄띠엄 새어나왔다. "어...어떻게...." 기척을 지우고 모습을 감추고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공간의 흔적마저 감췄 다. 설사 드래곤이라 한들 그녀의 위치를 파악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드 래곤이라면 굳이 그녀를 찾으려 않고 아예 반경 몇 백미터를 통채로 날려버리 겠지만.... 그런데 다리오스 그는 너무나도 쉽게, 그녀를 포착하고 또 붙잡아버린 것이 다. 고통스러워하는 가운데에서도 놀람의 기색이 완연한 래디를 바라보며 다 리오스는 무표정하게 대꾸했다. "저도 모릅니다. 굳이 말하자면, 본질을 꿰뚫는 눈이라고나 할까요. 언제인 지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보이더군요. 아니, 느껴진다고 해야 할 지 도." 그리고 동시에 래디의 목덜미를 붙잡은 그의 오른손이 은빛으로 눈부시게 빛 났다. "커어......"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래디의 전신이 눈부시게 빛나더니 순간, 폭발해버 렸다. 말 그대로 폭발한 것이었다. 산산히...... 검붉은 육편이 튀었다. 자욱한 혈향이 코를 찌르는 끈적한 피웅덩이 한 가운데 피범벅이 되어 말없이 서있는 은발의 청년 다리오스, 그를 바라보던 가스터의 표정이 심하게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저 녀석... 변했군....' 참혹한 광경 위로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사방으로 널려진 피묻은 살점들과 온통 붉게 물든 정원의 모습, 정원을 포위하 고 있던 경비병들의 얼굴은 이미 사색의 수준을 넘어서서, 거의 살아있는 자의 표정이 아니었다. 다리오스, 저 은발의 앳된 청년이 움직인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제국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들이 단 한사람에게 몰살당해버린 것이다. 특히나 자신의 소중한 가신들이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광경을 본 황제 로히가스 의 안색은 안쓰러울 정도로 창백해져 있었다. "으...어.. 어떻게 이런..." 그런 그에게로 다리오스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로히가스의 얼굴이 더더욱 새하얘졌다. 이젠 거의 핏기조차 찾아 볼수 없는 로히가스를 바라보며 다리오 스는 나직히 입을 열었다. "다시 생각해보실 수 없습니까 제국의 지배자시여?" 그러나 로히가스에게는 다시 생각해 볼 정신적 여력도 남아있지 않는듯 했다. 공포에 파 연신 뒷걸음질을 치며, 그는 반쯤 이성을 잃은 목소리로 크게 고함 을 질렀다. "이 자들을 잡아라!" 훈련받은 인간들은 이성을 벗어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는 법, 오랜동안 황궁 경비대로써 훈련된 그들은 눈 앞의 공포에 조금도 맞설 마음이 없음에도 불 구하고 로히가스의 명령이 떨어지자 마치 단순한 인형들처럼 일제히 다리오 스들에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밀려오는 경비병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그리 고 혼잣말에 가까운, 나지막한 중얼거림을 흘렸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셨군요... 폐하..." ---------------------------계속-------------------------------------- 다리오스 이 자식은 진짜 기습이 취미인가벼.... P.S 제국 최고의 검사 아르킨 공.... 등장하셔서 한 대사가 헉! 크으윽! 큭 ... 이러고 죽다니... 고 아르킨 공의 명복을 빕니다... 아, 플루토한테 훈계조의 말도 한 마디 했구만....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8(02:44) from 147.47.1.102 작성자 : 김조섭 (joseob@netian.com) 조회수 : 88 , 줄수 : 489 초룡전기 -314- -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4-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7 읽음 42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고함소리가 정원 가득 울려퍼졌다. 수많은 살기가 정원을 가득 메웠다. 플루토는 자신들에게로 돌진하는 저 경비병들의 물결을 바라보며 재빨리 검 을 고쳐쥐었다. 아까는 너무 빨리 모든 일이 끝난 바람에 아무 것도 못했지 만, 이번에도 다리오스에게 일을 미루어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그는 이번에도 다리오스에게 선수를 뺐기고 말았다. 채 플루토가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덮쳐오는 저 인간의 물결 사이로 한 줄 기 은빛 섬광이 파도를 가르며 솟구쳐나갔다. 덮쳐오던 강렬한 인간의 파도 가 은빛 절벽에 부딛혀 소실되어버렸다. 붉은 물거품이 사방에서 피어올랐 다. 수십개의 섬광이 번뜩이고 자욱한 피보라가 정원을 가득 메웠다. 이윽고 그 붉은 안개가 걷혔을때,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붉게 물든 은발 의 청년과 정원을 가득 덮은 시체들 뿐이었다. "......." 플루토의 입이 멍하니 벌어졌다. 자신은 꿈도 꾸지 못 했던 저 높은 검의 경 지, 그 짧은 시간에 인간이 마치 볏단처럼 삽시간에 후두둑 잘려지는 모습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그가 놀란 것은, 그 행위를 한 자가 다리오스라는 사실이었다. 조금은 어리 숙하고 조금은 멍청했던...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었던 그의 친우가. 플루토의 인상이 더이상 찌푸려질 수 없을만치 깊게 찌푸려졌다. 왠지, 화가 났다... 플루토는 간신히,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간신히 열어 농담조로 한 마디를 건넸 다. "야, 너 왜 이래? 이런건 원래 내 전공이잖아?" 비록 농담조이기는 하지만 탓하는 것이 명백한 목소리, 그러나 그런 플루토 의 목소리에, 다리오스는 단지 자조적인 웃음으로 답했을 뿐이었다. "훗..." 플루토는 다리오스를 노려보았다. 그는 잔뜩 굳은 얼굴로, 전혀 거리낌없이 손에 묻은 핏물을 털고 있었다. 아무런 죄책감 없어보이는 표정으로. 예전같았으면 생각도 못해봤을 모습, 플루토의 입에서 질린 목소리가 흘러나 왔다. "너... 변했어." 다리오스가 씁쓸히 웃으며 대꾸했다. "변해? 내가?" 플루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개의치 않은 듯 했다. 그는 마치 혼잣말을 하듯 나지막히 말했다. "변해야지. 암, 변해야지..." 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자조적인 웃음이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이 상황까지 와서 안 변할 수가 있나? 카르셀이 바다가 되어버렸는데? 그리고 그 원인이 우리인데..." 플루토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이유가 안 돼. 다리오스. 나를 속일 생각인가?" 다리오스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플루토, 저 검은 두 눈에 어리어 있는 빛은 놀라움보다는 다른 감정이 더 깃들어있었다. 다리오스는 생각했다. 자신의 감정을 그에게 속인다는 것은 어리석는 짓이겠지. 친구....니까. 그는 피식 웃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졌을 뿐이야." "감정이라..." 다리오스의 표정이 변했다. 굳어있던 그의 얼굴 가득 짙은 수심이 깔려들어 갔다. "카르셀의 멸망보다 그녀의 모습 쪽이 나를 더 이렇게 만들었다. 그게 이유 의 전부야. 너도 알잖아? 내가 얼마나 멍청한 인간인지... 얼마나 이율배 반적이고 얼마나 모순적인 인간인지를..." 플루토에게는 아무런 대꾸도 없었고 그래서 다리오스는 침묵했다. 잠시 후, 문득 다리오스의 입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아름다운 두 눈에 불꽃이 튀었다. "더이상 망설이지 않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베어버린다. 그리고 목적을 달 성한다. 이젠 더이상 옛날처럼 우유부단하게 살지 않겠어. 더 이상 그들의 장난같은 행동에 감정을 희롱당하는 자가 생기게 할 수는 없어." 단호한 그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말꼬리를 흘리는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플루토는 혀를 찼다. "그녀라... 다리오스, 넌 정말 헷갈리는 놈이야. 정말로!' 그러나 자신의 친우 플루토, 그의 검은 두 눈동자에 가득 어린 경멸의 빛 을 바라보면서도 다리오스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럴지도..." 로히가스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물론 로히가스는 100여명의 황궁경비병들이 다리오스들을 무찌를 거라고는 애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경비병들이 저들을 상대할 수 있을 리 가 없었고 단지 그에겐 시간벌기 용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의 눈앞에서, 자신의 경비병들이 모조리 죽어나가는 데 걸리 는 시간은 그가 미처 회랑을 통해 도망갈 만큼의 시간조차 되지 못 했다. "폐하!" 몸을 피하기 위해 회랑의 입구로 발걸음을 옮기던 로히가스의 뒤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로히가스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는 순간 쓰러져버렸다. 누 군가가 그를 강하게 밀쳐내버린 것이다. 동시에 붉은 섬광이 허공을 가르며 회랑 입구에 작열했다. 폭팔음이 울려퍼지 며 돌풍이 휘몰아쳤다. "크으윽!" 무너져내린 돌더미를 시종의 도움으로 간신히 피한 로히가스의 입에서 신음성 이 흘러나왔다. 날려오는 돌더미들을 두 팔로 막으며 로히가스는 고개를 돌렸 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그의 두 눈에 돌무더기에 깔려있는 시종의 모습과, 그 너머로 한 팔로 자신을 향해 손바닥을 내민 채 빙글거리고 있는 중년마법사의 모습이 비춰졌다. "죄송합니다만, 폐하." 그는 싱글거리는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채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협상은 마저 하고 가셔야죠." 로히가스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사실, 알현을 받아들이기 위해 그들을 정원으로 부를 때 그는 결코 방심하지 않았었다. 100여명의 경비병과 제국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를 주위에 대기시킨 채 그들을 만났다. 솔직히 그로써는 가장 안전한 대책을 마련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상황이. 인간이란 개체가 이렇게까지 강할 수 있으리라고는 그는 전혀 생각조차 못 했던 것이다. 바로 그때, 쓰러져있는 로히가스의 귀에 구원의 외침이 들려왔다. "로히가스 폐하!" 여러 명의 발소리와 함께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굵은 외침, 플루토는 외침이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화려한 갑주로 중무장을 한채 로히가스가 주저앉아있는 정원의 반대편 회랑을 통해 달려오는 30대에서 50대 사이의 한 무리의 기사단이 보였다. 그들은 어느새 포위망을 구축한 뒤 그들을 둥글게 에워쌓고 있었 다. 하나같이 빛나는 푸른, 혹은 백색의 검기를 자신의 검에 맺힌 채 조심스럽게 자신들을 바라보는 모습, 플루토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저들의 정체를, 그는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제국 최정예의 기사단인 가이아네스 기사단, 그 중에서도 전원 소드 마 스터들로만 보인 최정예중의 최정예, 루스터 나이트....' 역시 제국의 저력은 무시할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 헤이드 6국연합을 통틀어 도 10여명 안팍인 소드마스터만 30여명이라니. 국가적 전력으로 보면 무시는 커녕 상대도 안 될 수蔓潔駭?것이다. 그리고 숫자로 볼때, 저 정도 수의 소드마스터라면 제 아무리 날고 기는 드래곤 슬레 이어인들 대책이 없다. 플루토의 입에서 절로 푸념이 새어나왔다. `제길, 미적대다가 더 큰일나게 생겼잖아...' 한편, 가스터 쪽도 푸념을 내뱉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거, 난리났네. 일찌감치 황제를 제압했어야 했는데...' 그는 지금 허공을 바라보며 혀를 차고 있었다. 루스터 나이트들의 등장과 거의 동시에 황궁 상공 곳곳에서 10여명의 노마법사들이 일제히 날아와 정원 상공을 포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젠 함부로 로히가스를 사로잡으려하다간 뒷통수 두 드려맞을 형국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그의 눈에 비친 저 노마법사들은 절대 방 심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던 가스터의 미간이 짙게 찌푸려졌다. `최소한, 전원 마스터급이겠지. 8서클 정도는 미약하게나마 쓸 수 있는...' 물론 같은 서클 내라도 레벨 차가 확연한만큼 포 소서러스들에 비하면 약한 마 법사들일테지만, 그렇다고해서 저들이 마스터급이라는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법. 가스터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보였다. 그리고 손가薦? 꼼지락거려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 8서클의 마법사 10여 명을 상대하는 것은. `거, 골치아프네. 팔만 안 잘렸어도 어떻게 되겠는데...'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다리오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보였다. 그는 자신에 게 닥쳐진 이 모든 위험을 전혀 느끼지 못 하는 듯 태연하게 로히가스를 바라 보며 다시 말을 건네고 있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실 수 없습니까 폐하?" 로히가스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는 거의 비명을 지르듯 다리오스들을 향해 손 가락질하며 루스터나이트와 허공의 노마법사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저 자들을 죽여라!" 다리오스는 쓸쓸히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없군요. 그럼..." 그의 입에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가스터, 퇴로를." "알겠네." 가스터는 오래간만에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럴 경우 상공에서의 공 격을 막아내는 것은 마법사의 몫인 법, 가스터의 몸이 일순 허공으로 솟구 쳤다. 그리고 동시에, 다리오스의 육신이 또다시 은빛 선으로 화했다. * "10명을 상대하는 법이라...." 허공에 몸을 안착시킨 채 가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킹홱? 자신과 대치 하고 있는 저들, 열 명의 8서클의 마스터들을 바라보며. "그런게 있을리 없지...." 가스터는 한심하다는듯 내뱉었다. 사실 그러했다. 원래 기사들의 경우에도 1대 다수의 싸움이 되는것은 어디까 지나 일격사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스터는 저들중 어느 누 구도 일격에 죽일 자신이 없다. 고로 10대 1의 싸움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8서클까지인 이상은. 가스터는 잠시 더 머리를 굴리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기기는 힘들다. 하 지만.... 적어도 다리오스를 방해하지 않도록 잠시 발을 묶어둘수는 있다. "1대 다수의 싸움의 기본은 각개격파지." 가스터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천천히 하나밖에 남지 않은 손으로 가벼운 동작을 행했다. 동시에 5서클 폭염계 주문 플레임 스트라이크가 마법사들 사이로 날아 갔다. 가스터의 공격과 동시에 마법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이 세 명과 여 섯명으로 갈라져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피해내며, 저 허공을 가르는 불기둥은 저 멀리 성의 한쪽에 처박혔다. "에구, 참 쉽게도 피해내는구만.... 아무리 5서클이라지만." 가스터는 그래도 한명쯤 맞을줄 알았던 자신의 마법이 전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자 투덜거리며 혀를 찼다. 하긴, 8서클의 마스터가 플레임 스트라이크 한 방에 나가떨어질 리도 없지만. 가스터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더이상 경솔하게 움직일수는 없었다. "음.... 저녀석은 뇌격계 마법에 능숙하고.... 이녀석이 가장 약하군." 동시에 가스터는 머릿속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어떻게 싸움을 풀어야 할지에 대해서. "쳇, 9써클 마법 한방이면 저런 조무라기들 쯤이야...." 그때, 동시에 서너명의 마법사가 주위의 마나를 휘감기 시작했고, 가스터는 눈을 떴다. "시작이군." 오늘따라 말이 많은 가스터였다. 역시 긴장한 탓일까? 화염의 폭풍이 휘감겨 왔다. 가스터는 황급히 하나남은 팔을 휘둘러 실드를 일으켰고, 동시에 몸을 위쪽으로 피해냈다. 실드에 일부러 각도를 두었기에 마법은 퉁겨 성쪽으로 날아갔고, 가스터는 실드의 사각지대에 몸을 숨길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두개의 마법이 더 남아있었다. 가스터는 계속해 실드를 치며 이리 저리 몸을 피했다. "음.... 피하는것 정도는 가능하군." 가스터는 한편으로 계속해 머리를 굴렸다. 다리오스등의 싸움에 도遲?주지 못할망정 적어도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이 열 명의 마도사를 막지 못한다면, 이 싸움의 결과는 불을 보듯 하다. 그러나 아무리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보고 아무리 이리저리 계산을 해봐도... "이건 도저히 견적이 안 나오는데?" 가스터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과연 그 유명한 드래곤 슬레이어 가스터답군!" 노마법사중 한명이 이렇게 외쳤다. 자신들 셋의 공격을 여유있게 피해내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탄성을 내지르는 자들, 다 여유있으니까 탄성도 내지르 고 칭찬도 하는 법이다. 당연하게도 여유없는 가스터는 그 사람의 말을 받 아주거나 할 처지가 못 되었고 그래서 열심히 머리만을 굴릴 뿐이었다.. "역시 그것밖에는...." 그의 머릿속에는 한가지 생각 뿐이었다. 저 열 명의 마법사의 손에서 뻗어 나오는, 기세당당한 마법들을 아무것도 못한채 피하기만 하는 상태에서도 생 각은 그것에 머물러 있었다. "9써클의 마법...." 막, 머리위로 스치는 뇌격을 허리를 뒤로 젖혀 피해내며 가스터가 다시 중 얼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손을 뻗어 하나의 마법진을 그려냈다. 천하의 가 스터다. 얻어맞는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할리 愎? "가스터즈 프레아!" 마법진 중앙에서 새하얀 섬광이 솟아났다. 본래 이 마법의 이름은 프레아 레디언스, 8써클의 마법을 대 단일 개체 마법으로는 거의 최강에 속하는 화 염주문, 하지만 8써클의 마법이라면 주문을 외울시 두 손이 반드시 필요했고 가스터조차 그것을 생략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만들어낸 마법이 이 가스터스 프레아. 위력이 약간 떨어진 대신 한 손으로도 가능하게 만든, 간단히 말해서 `가스터 전용 마법'이었다. 섬광은 거의 빛의 속도로 한 마도사에게로 날아갔고, 그 마법사는 지팡이를 쥔 채 두 손을 앞으로 뻗어 실드를 만들어냈다. 파앙, 하는 파열음이 들림과 동시에 마도사의 실드가 깨어져나갔다. 마법사는 황급히 마법을 피해냈다. 하지만 미쳐 늦어 한쪽 어깨를 잃고 말았다. 가스터는 공격이 성공으로 돌아가자 얼굴에 희색을 띄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심하라! 절대 무모한 공격은 펼치지 말고." 한 노인네의 외침과 함께, 마도사들의 공격패턴이 바뀌었다. 지금까지의 약 간은 두서없고 즉흥적이전 공격이 약간더 조직적으로 변했다고나 할까? "절반은 공격을,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수비를 맡도록!" 다시 그 노인이 외친다. 자꾸 떠들어대는걸 보니 대장쯤 되는 모양이었다. 가스터는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상황이 이쯤 되면 더이상은 꾸물거릴 일이 아니다. 돌연 표정을 진지하게 -물론 지금까지도 진지했지만- 어찌되었던 가스터는 조용히 다시 눈을 감았다. 동시에 두개의 7서클 마법이 날아왔다. 하지만 가스터는 가만히 피할뿐, 여 유가 있었음에도 반격하지 않았다. 마법이 스쳐지나가자 돌연 가스터의 두 눈 이 부릎떠졌다. 동시에 우렁찬 외침이 터져나왔다. "하아아압!" 그리고, 그는 갑자기 두 발을 허공에다 대고 죽어라 놀리기 시작했다. 동 시에 쏟아지는 마법들의 난무가 뚝 그쳐버렸다. "....어?" "...?" "에....?" 멍한 노마법사들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새어나왔다. 사실, 제국 마법사들이 죄다 바보라서 저 절호의 기회를 놓쳤겠냐마는... 생각을 해보라, 대륙에서도 이름난, 9서클의 마스터라 불리는 최강의 마법 사가 갑자기 한창 잘 싸우다 말고 허공에 떠서 손발 열심히 놀리며 덩실덩 실 춤을 춘다면 누가 거기다가 공격을 해댈 마음이 들겠나. 노린 건지 우연인지는 모르겠다만, 노마법사들은 다들 멍한 표정으로 일순 모든 동작을 멈춰버렸고, 덕분에 가스터는 끝까지 춤을(?)다 추는데 성공했 다. 그의 동작이 끝나자마자, 우렁찬 외침이 이어졌다. "[엘리미네이트 엘리먼트]!" 마나가 진동했다. 공간이 떨쳐울렸다. 방대한 마나가 재구성되며 그 틈바구니 사이로 거대한 힘의 격류를 형성해내기 시작했다. 잠시 멍해있던 노마법사들이 순간 당황하며 제각기 실드를 전개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을 이을 뿐이었다. "이미 늦었어! 받아보시게들! 이것이 9서클의 마법이니까!" 순간, 거대한 빛의 구가 생겨났다. 가스터와 다른 10명의 마도사들이 어우 러져 싸우던 그곳, 가스터의 발동작에 맞춰 생겨난 거대한 마법진으로부터 거대한 마나의 응집이 공간을 일그러트리며 강대히 생성되기 시작했다. 차라리, 주위는 고요했다. 거대한 소리가, 공간이 팽창함에 들리는 거대한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으나, 오히려 그것이 주는 압도적인 느낌에 아무 것 도 들리지 않는듯한 착각을 느껴질 정도로. "저것이.... 9서클?" 빛은 더더욱 커져만 갔고, 이윽고 성의 한부분을 집어삼켰다. 마법사들과 함께. 느껴지는 힘은 순수한 마법. 모든것을 소멸시키는 마법인 것이다. 사라지는 마법사들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누구에게 하는 소리 인지 모를 묘한 독백을 중얼거렸다. "물질 붕괴. 꽤 쓸만하지?" 이윽고 빛은 사라졌다. 빛이 한번 스쳤던 공간은 완전히 무로 소멸해 버렸 다. 성은 흡사 아이스크림 수저로 한스푼 떠낸듯, 둥근 호선과 함께 일부가 사라져 버렸고, 그곳에 있던 10명의 마법사도 흔적없이 사라졌다. 가스터는 이 경이의 마법을 해 내고는 고개를 아래로 향했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에 뿌듯해질 지경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다리오스들 쪽의 상황을 살폈다. "그나저나, 저기는 어떻게 되가나?" 그리고 가스터는 순간 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검을 휘두른다. 비명이 울려퍼진다. 푸르게 빛나던 바스타드 소드가 빛을 잃으며 주인의 손에서부터 굴러떨어진다. 상대방의 육체에 검을 꽃는 그 둔탁한 느낌은 그다지 기분좋은 것이라고는 할수 없다. 그 불쾌한 작업을 마무리지으며 플루토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7명째..." 플루토는 상대방의 몸에서 검을 빼들었다. 몸을 움직일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밀려왔다. 역시 소드 마스터들과의 전투는 그에게도 힙겨웠던 것甄? 이미 그의 육체 곳곳에 짙은 검상이 새겨져 붉게 물들어 있었고 플루토는 고통을 참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잠시 경악의 헛숨을 삼켰다. "헉..." 이미 상황은 종료되어있었다. 그는 7명을 상대했다. 베라는 고작 3명을 상대로 힘겨운 전투를 해야만 했 다. 그렇다면 그 나머지는.... 주위에 널린 루스터 나이트들의 시체를 바라보며 플루토가 혀를 내두르며 말 했다. 농담조의, 그러나 당혹해하는 기색이 완연한 목소리로. "야... 다리오스 너... 이렇게까지 강했냐?" 그는 상처하나 입지 않은 채 차가운 눈길로 옷에 묻은 핏물을 털고 있을 뿐이 었다. 그것도 맨손으로. 플루토의 질문에 힐끗 허공을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차갑게 대꾸했다. "검을 휘두름에 있어 망설임이 사라진 것 뿐이야." 다리오스의 관심은 플루토의 질문보다는 가스터가 있는 정원 상공 쪽에 더 가 있는 모양이었다. 잠시 상황을 살피던 다리오스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떠올 랐다. 이미 저 쪽도 가스터의 승리가 보이고 있었다. 다리오스는 천천히 로히가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이젠 좀 생각이 바뀌셨습니까 폐하?" 그와 함께 자신의 목으로 다가오는 섬뜩한 느낌. 로히가스는 이를 악 물었다. 물론 저들을 계속 압박할 인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저들도 인간인 이상 언젠 가는 지치게 마련이겠지만, 이미 이렇게 잡혀버린 이상은 어쩔수 없지... 그는 크게 고함을 질렀다. "내 왕관과 권위의 로드를 가져오거라!" ---------------------------계속-------------------------------------- 다리오스가 쎄진 걸로 보이나? 기습의 효과인데 그거... (아 물론 쎄지기는 쎄졌지만, 그거야 다리오스가 놀고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작가 공인 천재 검사인데 그 기간 동안 계속 레 벨이 그대로면 말이 돼나)... 설정이 찢어진다라... 다리오스가 쎄지긴 했죠. 허공에 검기를 맺을 정도이니... 하지만 얘 원래도 무진장 강한 애였습니다. 그렇게 무식하게 레벨 업 한건 아녜요. 거 허공에 검기 맺는건 아린도 할줄 아는 겁니다. 음..알게 뭐냐. 어쨋든 빨랑 쓰자 써~!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8(03:20)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조회수 : 83 , 줄수 : 460 초룡전기-315-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5-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7 읽음 37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폐하!" "폐하... 괜찮으십니까?" 황폐화된 정원, 널려있는 시체들, 자욱한 피웅덩이, 이것이 드래곤 슬레이어 들을 알현한 결과였다. 로히가스는 걱정어린 목소리로 자신을 부축하는 시종 들과 병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간신히 일어났다. 그리고 힐끗 주위를 바라보 며 씁쓸히 중얼거렸다. "거, 정말 무식한 작자들이군." 밤쯤은 넋나간듯 보이는 로히가스의 모습에 시종들이 당황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폐하... 황실의 권위가...." "저희들이 미욱하여 이런 일을..." 황송한 듯 고개를 조아리며 거의 반쯤은 울먹거리는 시종들과 신하들의 모습 에 로히가스는 태연하게 손을 내저었다. "상관없다." 로히가스의 시선이 정원의 허공 한 점을 향했다. 이 무자비한 학살을 일삼은 드래곤 슬레이어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난 뒤 -덤으로 자신들의 무기인 문 알슈타드와 스톰브링거도 잊지 않고 챙겨간- 사라져버린 그 장소를. "어차피 저들은 무모한 꿈을 꾸고 있고 그 댓가를 지불하는 것은 굳이 내 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니까.... 그녀가 알아서 하겠지." 로히가스는 이렇게 말하더니 돌연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만... 그러고보니...... 너무 무반응인데?" "예?" 옆에서 시종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로히가스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계 속 중얼거릴 뿐이었다. "말이 안 돼잖아? 그녀가 가만히 있다는게?" 문득 로히가스의 발걸음이 곧바로 황궁 안으로 향했다. 주변 시종들의 휘둥 그레해진 눈들을 무시한 채. 황궁 동쪽의 기나긴 회랑의 끝방. 문은 차라리 소박했다. 금박입혀진 황제의 침소에 비한다면. 그저 은색과 청녹색의 청초한 무늬의 연속이었다. 방 안 역시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흰색의 순수한 벽지로 사방을 감싼 방의 곳곳에는 긴 줄기가 바닥에 닿도록 자라있는 덩쿨 식물들이 여렇 놓 여있었다. 침대 테이블과, 방 가운데의 테이블, 그리고 화장대 위, 이렇게 세 곳에 놓여있는 꽃병에는 한아름이나 될듯한 흰색의 꽃이 놓여 있었고, 그 덕 에 방안은 풀내음과 꽃내음으로 가득했다. 이 방의 주인인 유리 데미르 크렐 가이아네스, 로히가스의 사랑스러운 딸 이자 제국 내에서도 소문난 미녀인 그녀는 지금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밖의 저 무시무시한 싸움이 어서 끝나길 바라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 집어 쓴 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니미 씨발 대체 이거 언제 끝나는겨?" 단지 소문난 미녀에 공주이기는 한데 입이 워낙 걸걸한지라 아직도 시집을 못 갔다는 단점이 있을 뿐이지만... 뭐 어쨌건 공주는 공주고 여자는 여자인지라 무서워하며 이불 속에 틀어박 혀 있긴 했다. 한편 그녀가 기르는 고양이 네로는 지금 그녀의 바로 곁에 앉아 느긋하게 꼬리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흔들 흔들, 꼬리를 자신의 눈앞에서 움직거 리다 종종 앙, 하고 물어보기도 하며 밖의 일에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 고 있었다. 그때 방문이 벌컥 열었고, 한 중년 사내가 흙먼지 차림으로 방 안으로 쳐들 어왔다. 말 그대로, 쳐들어온 것이었다. 유리의 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그는 문을 열자마자 대뜸 외쳤다. "방금 일어났던 사태를 아십니까? 당신들과 무관한 사태는 아니라고 봅니 다만..." 로히가스의 외침에 유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고운 목소리로 예의를 갖 추었다. 제 아무리 막 나가는 그녀라도 차마 아버지, 제국 황제 로히가스 크렐 가이아네스 앞에서까지 말 나오는대로 내뱉을 수는 없었으니까. "아바마마? 어쩐 일이신지요?" 참으로 아는 사람이 보면 가증스럽기까지 할만큼 은쟁반 위로 옥구슬이 세트 로 굴러가는 듯한 소리, 그러나 로히가스는 그녀의 질문에는 대답치 않고 연 신 질문을 내뱉을 뿐이었다. "왜 그들을 그대로 보내신 거죠?" * "....그리고 그녀는, 제 말에 아무런 대답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셨 습니다. 그녀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의미였겠죠." "그런가..." 로히가스의 이야기가 끝나자, 칼슈타인은 고개를 흔들며 괴상하다는 듯 중 얼거렸다. "이해할 수가 없군. 그 놈들 도대체 전능수의 봉인을 찾아서 어디다 쓴다 는 거지?" 그러자 로히가스가 도리어 칼슈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복수...라고 봅니다. 전능수는 드래곤을 능가하는 궁극의 병기가 아닙니 까? 적어도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들의 입장이라면 이해가 가지 않 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것도 그렇군...하긴, 그 놈들에겐 그 방법밖에 안 남았을지도 모르지." 문득 로히가스가 묘하게 미간을 찡그리며 칼슈타인을 바라보았다. "그보다는 전 칼슈타인님이나 그 분이 더 궁금합니다. 왜 전혀 걱정을 않으 시는 거죠?" 사실 봉인 위치 알겠다, 봉인 푸는 법 알겠다, 봉인 다 모았겠다, 그들이 전 능수를 부활시킬 가능성은 이미 충분한 것이다. 게다가 그들이 지닌 힘으로 볼 때 `그릇'에 담길 영혼의 자격이 없을리도 만무하고. 그런데도, 지금 자신의 종족을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존재가 깨어 잘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칼슈타인은 그다지 걱정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쯧쯧쯧." 그는 되려 혀를 차고 있었다. "그 녀석들, 전능수가 어떤 것인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나보군...아니면 알 고 있으면서도 복수심에 눈이 먼 것인가...." 왠지 전능수에 대한 걱정보다는 드래곤 슬레이어들에 대한 안쓰러움이 더 큰 듯한 기묘한 말투...... 나직히 중얼거리는 칼슈타인의 목소리에 방 안의 모든 인간들은 의아해해야 만 했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도대체 그 전능수라는 것이 뭐길래 그러는 거죠? 단순한 신이 만든 실패작 이 아니었나요?" 모두의 의문을 대변하려는 듯 칼세니안이 질문을 던졌다. "자네도 알지 않았나 칼세니안?" 의아하다는 듯 칼슈타인이 고개를 돌렸다. 칼세니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 리고 야무진 말투로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 "제가 기껏 들은 것이라고는 5~6000년 전 쯤 드래곤 일족을 거의 학살시킬 뻔했으나 어케어케 봉인했다 정도와 전능수의 창조법이었다는 영혼의 그 릇의 주술방법 정도였었죠. 실제로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고 그 전능 수라는 것이 어떤 존재인지는 듣지 못했어요. 희안하게도 그 이야기들은 다들 기피하더군요. 아는 자도 없고." "그렇겠지... 그럴게야..." 칼세니안의 목소리에 왠지 힘없이 대꾸하는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드래곤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때의 일을 상기하는 듯이 보이는 칼슈타인의 모습은 그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확실히 말해 모순이었다. 문득 로자르아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그 전능수라는 것 별 거 아닌 것인가요?" "아, 그건 아닐쎄. 하지만..." 그러자 로자르아힘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한번 봉인했으니 두 번 봉인할 수도 있다는 의미. 그런데 왜 칼슈타인님은 그렇게 두려워하지요?"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이나?" 로자르아힘은 야무지게 대답했다. "지금은요. 문제는 아까의 이야기 때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는 거죠." 이것이 그들이 느꼈던 모순이었다. 칼슈타인은 지금의 전능수의 부활 자체는 시큰둥하게 생각하는 듯 보이면서도 옛날의 기억을 되새길 때는 짙은 수심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의 시선이 칼슈타인에게로 향했다. 궁금증을 해명해달라는, 호기심이 가 득한 시선이. 그러나 칼슈타인은 더이상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그는 손을 휘저으며 말을 맺어버렸으니까. "어찌되었건 상관없다. 어차피 그들이 전능수의 부활에 성공할 리는 없고 그것은 단지 옛날 이야기일 뿐니까." 그가 입을 다물었으니 더 이상 이 이야기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있는 자는 없 었다. 다들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고 그러던 중 문득 칼슈타인이 고개를 들었 다. "그러고보니 말인데..." 그는 마치 방금 생각났다는 듯 어이없어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장소까지 알면서도 봉인들 들고 갔단 말이야?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면서 도?" 드래곤들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일순 떠올랐다. 봉인을 훔쳐간 자들, 그들 의 목적지라면 당연히 전능수의 봉인지일테고, 그곳은 바로 에스게 슈 칼슈타 인인 것이다. 라르테아드 산맥 최대의 휴화산이자 바로 지상 최강의 존재,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의 레어가 있는 곳, 그것도 화산 근처도 아니고 레어 안 쪽에 까지 들어와야 전능수의 봉인지까지 갈 수 있을텐데... 도대체 그들은 무슨 배짱으로 그 곳을 간 것이란 말인가? 칼슈타인이 기가 막히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 놈들은 그럼 나와 맞서싸울 생각이란 말인가? 참으로 무모한 자들이로 군." 문득 로자르아힘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칼슈타인님은 여기 있잖아요?" 칼슈타인은 천연덕스럽게 대꾸했다. "놈들은 모를거아냐?" * 칼슈타인이 아린을 바라보며 태연하게 말을 건네던 바로 그 시각, 제국 샤하 르로부터 수 천 키로 떨어진 이곳 라르테아드 산맥 깊숙한 곳의 어느 숲속에 서는 지금, 평범한 여행객 차림의 두 명의 청년과 검은 로브를 걸친 중년마법 사, 그리고 무녀의 복장을 한 젊은 여인으로 이루어진 4인의 여행객이 숲을 헤치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문득 그들 중 가장자리를 걷고 있던 중년마법사가 귀를 후비며 툴툴거리기 시 작했다. "거 누가 우리 욕 하나? 귀가 간지럽구만...에잉..." 가스터의 툴툴대는 목소리에 흑발의 청년, 플루토는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었 다. 가스터, 저 자는 그 재앙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성격을 버리지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제 버릇 개 못준다니까... 아, 이건 나한테도 해당되나?' 플루토는 쓴웃음을 지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처음에 워프해왔던 곳과는 달리 어느덧 숲의 분위기는 상당히 바뀌었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으나, 나무의 모습이랄까, 우거진 정도 따위가 확연히 달라져있었다. 그러고 보니 점점 더워지는 듯도 했다. "덥군." 플루토는 땀을 훔치며 중얼거렸다. "레드 드레곤의 레어 근처이기 때문일까?" 지도를 바라보며 말없이 걸음만을 옮기던 다리오스가 말꼬리를 흐리며 나직히 대꾸했다. "글쎄...." 다시 몇걸음을 걷자, 돌연 주위가 밝아졌다. 드디어 숲을 벗어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네 사람들의 눈앞에 드러난 것은 거대한 산이었다. 그리고 그 중 에서도 특히나 눈에 띄는 것은 산의 중턱에 깔려있는 갈색의 대지, 녹음이라고 는 찾아볼 수 없는 갈색의 대지... "왜 이렇게...." 플루토가 묘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정글을 벗어나자 마자 그들 앞에 보이는 것은 황량하기 짝이 없는 땅이었다. 플루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금 전까지는 밀림이었는데 어떻게 몇 발자국 떨어지지도 않아서 이렇게까지 황량하게 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해답을 찾는데 까지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유는 다름아닌.... "분화구?" 검은 연기가 한줄기 가볍게 솟아오르는 저 높은곳의 분화구 덕이었다. 바로 화산이었던 것이다. 플루토는 잠시 분화구를 살폈다. 족히 너비가 500미터는 될듯한 거대한 녀석 이었다. 더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그다지 고도가 높지 않아 뻔히 연상 되는 눈덮인 분화구 같은것은 아니었으나, 그 엄청난 규모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매캐한 유황내음에 절로 눈쌀이 찌푸러 들었다. 하지만 저 화산을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은 찌푸려지는 눈매와는 달리 밝기만 했다. 희미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으며 플루토가 가스터를 돌아보며 물었다. "제대로 온 거 같죠?" 가스터는 자신만만하게 대꾸했다. "그렇다네." 그들은 일제히 분화구를 올려보았다. 저 곳에, `그것'이 있는 것이다. 자신들 의 나라를 바다 밑으로 가라앉힌 그 간악한 종족을 멸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 이. 베라가 걱정스러운 듯 가스터를 돌아보며 물었다. "칼슈타인이 없다는 건 확실하겠죠?" "음 스승님이 장담했어. 그분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지." 그러자 일행들과는 달리 무표정하게 분화구만을 올려다보고 있던 다리오스의 입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럼, 슬슬 들어가 봐야겠군요." * 로자르아힘은 그래도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지금 빨리 레어로 돌아가봐야 하는 거 아녜요? 그 놈들 속생각이 어떻든 간 에 지금 그 놈들 칼슈타인 님 레어로 가고 있는 거잖아요? 싸울 마음이 있던 없던 일단 칼슈타인님이 없으면 쉽게 레어로 들어갈테고 그럼 그 전능수라는 게 부활될 가능성도 있을텐데..." 그러나 칼슈타인은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을 뿐이었다. "괜찮아. 내 레어에는 가디언도 따로 세워놓았으니까." "가디언?" 의아해하며 되묻는 로자르아힘을 보며 칼슈타인은 빙긋 웃었다. 그리고 방 한 켠에 서있는 붉은 머리의 미소년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아린, 저 녀석이 훔쳐간 그 책 쓴 놈." "아... 전에 이야기했던 그 테롤드 어쩌구요?"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들의 유희는 대부분 인간들의 세계에서 보내고 그러다보니 은근히 레어를 비우는 일이 잦은 편이었다. 오만거 다 모 아놓은 레어를 빈 집으로 뻥 비워놓는다면 보물 노리는 도굴꾼들이 좀 좋아하 겠는가? 그래서 왠만큼 나이가 든 드래곤들이라면 몬스터들을 레어 근처에 풀어놓아 레어를 방비하게 시키고 개중 좀 권능이 높은 드래곤들은 아예 가디언을 따로 세워놓는 경우도 있는 것이었다. 자신과 연결된, 자신의 권능이 닿은 또 하나 의 존재를. 칼슈타인은 걱정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래. 리치인데다가 8서클의 마스터다. 왠만한 애들이라면 절대 못 뚫을걸? 게다가 그 녀석이 힘에 부치면 나한테 연락이 올 거고, 그럼 바로 공간이동 해버리면 되니까." * 주위를 둘러보던 플루토가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보니 조상님은? 이 근처에 계시다고 하지 않았어요?" "조상님? 아 사부님..." 조심스레 주위를 탐색하던 가스터가 알아들었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 분은 우리의 존재를 가리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계시네." "예?"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겠나. 칼슈타인이 없다해도 그가 세워놓은 마법적 결계들이 건재한데." 다리오스들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생각해보니 테롤드, 그의 정체에 대해서 그들은 그다지 들은 바가 없었던 것이다. 단지 가스터의 스승이라는 것만이 그들이 아는 그의 정체의 전부. 그러나 워낙 가스터가 그를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러워서인지 묻는 것조차 잊어먹은 그들이었다.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가스터는 그들에게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때 달았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스승님은 칼슈타인의 가디언일쎄. 아마도 200년 전쯤인가? 리치가 되고 나 서 떠돌던 중에 눈에 들었다고 하더군. 가디언이 무엇인지는 다들 알지? 다리오스들의 안색이 눈에 띠게 변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이 어떠한 것인 지 짐작했다는 듯 가스터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왜? 그 분이 못 미덥나? 걱정말게. 그 분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이미 삶 의 의욕을 상실한 채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해 존재하시는 분이니까." 가스터의 두 눈이 일순 번뜩였다. "드래곤, 그 빌어먹을 종족의 완벽한 소멸, 더 이상 어떠한 인간들도 그들에 게 삶을 농락당하지 않도록, 완벽하게 그들의 존재를 없애버리는 것. 이것 이 그분의 유일한 목적이었지...." 가스터의 목소리는 낮고, 침착했다. 그답지 않게. "우리가 일을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 분은 소멸될걸세. 성공한다면 칼슈타인 이 사라지니 그의 권능이 닿고 있는 그 분 역시 운명을 같이 할테고, 실패 한다해도 칼슈타인의 분노에 사그라지실테니까." 태연하게, 아무런 감정없이 울리는 가스터의 목소리, 다리오스들의 얼굴이 일 순 숙연해졌다. 그의 말대로라면, 테롤드는 이 일이 끝나면 어차피 소멸하게 된다는 의미... 가스터는 그로써는 보기드문, 진중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흐쾌히 이 일을 맡아주셨지." 그리고, 자신의 스승에 대한 최고의 경의를 담은 채 그는 말을 맺었다. "그 분의 드래곤에 대한 분노가 어느정도인지는 내가 더 잘알아. 내가 그 분을 믿는 이유지. 이게." * 칼슈타인은 마지막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맺었다. "뭐, 운좋게 녀석들이 가디언의 눈을 피했다해도 용암호수를 건너갈 수 있 을리도 없어. 용암에 마법을 걸어놔서 어떤 마법이라도 적용되지 않게 해 놨거든. 인간이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 그 곳을 지나갈 수 있을리가 없지. 그러니까 걱정말고 느긋하게 우리는 우리 볼일이나 해결하자고." 그때, 한참 장난을 치다 지루해졌는지 하품을 하던 아린이 문득 질문을 던졌 다. "볼일이라뇨?" 칼슈타인의 입이 잠시 벌어졌다. 그리고 그는 손가락을 들어 아리아를 가르키 며 황당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 애를 인간으로 만들어달래매? 그새 까먹었냐?" ----------------------계속------------------------------------------ 뭐...쓰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냥~~ 자자 불태우는 것이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8(03:21)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조회수 : 74 , 줄수 : 383 초룡전기-316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6-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7 읽음 363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수풀이 우거진 이곳은 라르테아드 산맥의 한 정글의 어느곳, 덩쿨은 나무를 휘감고, 나무는 하늘을 가리는 평화로운(?) 숲의 일부. "세리아." 돌연 물어온 레이크를 올려다보며 세리아가 대꾸했다. "왜요 레이크?" "우리말이야... 언제까지 이 숲에서 헤메고 있어야 하는 걸까?" 레이크가 물었고, 세리아가 새초롬이 말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얼른 길이나 찾아요." "에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라르테아드 산맥의 최고봉 에스게 슈 칼슈타인의 한 산등성이. 산 등성이를 한참 걷고 있던 다리오스 일행의 걸음을 문득 멈췄다. 숲을 빠져나와 말라붙은 갈색의 대지를 지나자 그들의 눈에 한 거대한 동굴의 입구의 모습이 들어온 것이다. 가스터는 그 곳을 바라보며 진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칼슈타인의 레어의 여러 출입구 중 하나로군. 사부님께 들었었지...." 그리고 그들은 안으로 들어섰다. 입구에 고개를 드밀자 마자 다리오스들은 훅,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에 미간 을 찡그렸다. 알 수 없는 위압감은 둘째 치더라도 기묘한 열기가 동굴 안쪽으 로 부터 일제히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지독한 열기네요...." "지상 최대의 고룡의 레어야. 그것도 레드 드래곤의. 이런 데가 얼음으로 뒤덮혀 있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거 잔말말고 들어가기나 하세." 동굴 입구에서 한마디씩 내뱉은 다리오스들은 천천히 동굴 안쪽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 거대한 입구를 가지고 있던 레어는 산 하나 전체를 깍아 만들기라도 한 듯, 끊임없이 넓어져 갔다. 게다가 더더욱 이상한 것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어두워 지기는 커녕 은은한 붉은 빛이 밝아져 간다는 점 이었다. 플루토가 문득 주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붉은 빛이라... 드래곤들 설마 자기 레어에 램프라도 달아놓나?" "이런 좁은 입구에 뭐하러? 도굴꾼들 친절하게 길 안내할려고?" "그건 그렇군요...." 이해할 수 없다는듯 이렇게 몇마디 말을 주고 받으며 다리오스들은 그 끝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레어 안으로 안으로 계속해 걸어 들어 갔다. 그렇게 걷기를 10여분... "우와!" "허어!" 그들은 누가 먼저랄것 없이 탄성을 내질렀다. 흔히 동굴 안에서 이정도 크기의 소리를 지르면 당연히 메아리가 일어야 하지만.... 이곳은 그러할 수도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장대했다. 거의 지름이 500여미터나 되는 반구형으로 생긴 홀에, 동굴 내벽은 괴상한 기둥들로 무늬가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홀의 바닥은 위치한 커다란 붉은 빛의 호수. 종종 기포가 오르며 파악, 소리와 함께 호수의 붉은 액체가 몇미터나 솟아오 르더니 그것이 다시금 호면 밖으로 떨어지며 치이익, 소리와 함께 천천히 바 위가 되었다. 용암호수인 것이다. 다리오스들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열기에 거의 숨이 막힐 정도 였다. 아니, 숨이 턱턱 막혀왔다. 한번 숨을 내쉬고 들이쉴때 마다 콧속이 바짝바짝 말라들었고, 머리칼이 열기로 오그라드는듯한 느낌마져 들었다. 다리오스의 입에서 경의가 담긴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굉장하군요..." "동감이야..." 동굴을 가득 붉게 수놓는 용암호수, 그것도 그 끝이 아스라히 보일 정도의. 다리오스들의 전신에서 물흐르듯 땀이 흘렀다. 점점 열기가 가중되어 이제는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놀라워하는 다리오스들과는 달리 가스터는 유심히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거 입구나 찾게. 스승님 말에 의하면 이 근처인데..." 가스터의 핀잔에 그들은 놀라는 것은 잠시 접어둔채, 자신들이 찾으려던 것 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용암호수 건너편에 있는 거뭇거뭇한 동굴 비슷한 것이 베라의 눈에 들어왔다. "저거 아녜요?" "음, 맞는 거 같아... 그런데..." 대꾸하며 베라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플루토의 얼굴에 희비가 일 순 교차되었다. 목적지를 찾은 것은 좋은데 이제 이 엄청난 용암호수가 문제인 것이다. 물론 호수 가장자리로 꽤 넓은 땅이 있었고, 그곳을 따라 나아간다면 호수 뒷편의 동굴에 도착할 수도 있을듯 했으나, 그 열기와 종종 튀어오르는 용 암덩이를 막아낼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난감해하는 플루토의 뒤로 자신만만해하는 가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켜보게." 플루토와 베라, 다리오스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가스터의 마법이라면 이런 용암호수 정도는 어떻게 가능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에. 누가 뭐라 해도 그는 인류 역사상 단 하나밖에 없는 9서클의 마스터인 것이다. 저 붉게 타오르는 용암호수를 바라보며 도전적인 시선을 보낸 뒤, 가스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어디..." 그리고 가스터는 9서클 마법사다운 자신만만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채! 춤을 췄다..... "........." 어쩔 수 없지 않은가? 9서클 짜리 주문 사용하려면 두 발 다 놀려야 가능한 데. 다리오스들도 이젠 적응이 되어서인지 그려러니 하는 눈치였다. 어찌되었건 안그래도 더운 용암 호수 앞에서 온갖 손짓발짓을 해대며 주문을 외우던 가스터의 동작, 그것이 일순 멈췄다. 그리고 순간, 그의 입에서 우렁 찬 함성이 터져나왔다. "9서클 빙계주문! [앱솔루트 제로]!" 동시에 호수를 가리키는 가스터의 오른손에 절대영도에 가까운 지독한 냉기가 피어올라 자욱한 빙무로 화하여 용암호수로 쏟아져들어갔다. 그리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엥?" "뭡니까?" 뭔가 엄청난 마법을 기대하던 플루토의 두 눈이 실눈이 되어 예리하게 가스터 에게로 쏟아졌다. 뭔가 9서클이 어쩌고 하면서 대단히 요란하게 마법을 발동시 킨 주제에, 용암호수는 여전히 잔잔하게 기포만 퐁퐁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에.... 이거...." 당황한 가스터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중얼거렸다. "마법이 안 통하게 되어있네? 칼슈타인의 짓인가?" 당황스러운 표정이 다리오스 일행 전체에게로 퍼져나갔다. 모두의 마음을 대변 하듯 베라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난감하네요..." 솔직히 일반인이면 건너가기는 커녕 근처에 가기만 해도 노릇노릇하게 익어 버리는 곳이다.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다. 문득 난감해하는 가스터의 어깨위로 한 손이 얹혀졌다. "제가 해보죠."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다. 다리오스가 잔뜩 굳은 얼굴로 용암호수를 응시하고 있었다. 가스터의 입에서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엥? 자네가 무슨 수로?" 그러나 다리오스는 아무런 대꾸없이 앞으로 나설 뿐이었다. 타오르는 열기가 전신을 휘감은 저 붉은 불꽃의 대지를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천천히 오른손을 들었다. 찬란한 빛의 입자가 서서히 그의 손아귀에 모아졌다. 눈부신 은빛 섬광이 맺혀 졌다. 음빛 섬광은 어느덧 한 줄기 거대한 빛의 검으로 화했다. 이미 허리에 차고 있는 문 알슈타드에 의존하지 않는, 다리오스만의 특유의 검기... 그는 조용히 검기를 하늘로 향했다. 끊임없이 김이 샘솟고, 검푸른 연기를 내 뿜는 그곳 앞에서, 그는 조용히 서 있었다. 그리고는.... 쉐에에엑,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다리오스는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렸 다. 그리고 순간 모든 마나를 집중했다. 파아아앙. 엄청난 폭음이 울려퍼졌다. 다리오스의 은빛 검기가 용암호수 표면에 그대로 꽃혔고, 동시에 용함호수의 표면 전체가 우르르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호수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은빛 검기와 충돌을 일으킨 용암이 좌우로 화아악 밀려났다. 다리오스의 검기 에 직접적으로 닿은 용암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치이이익 하는 수중기를 내 뿜었고, 동시에 멀리 떨어져 나갔다. 거칠게 좌우로 빠져나가던 용암이 파도를 이룬다. 흡사 무언가 가운데서 밀 어내기라도 하는듯 멀어져가는 용암의 의 좌우로 화염의 벽이 생겨난듯, 아 른거리며 붉게 빛나는 용암이 꿈틀거린다. 이윽고, 은빛 검기의 기세가 미치치 않는곳에 없을 정도가 되었고, 그렇게 용 암호수는 두동강 난 채 좌우로 용암의 벽이 되었다. "에...." "어,..." "아...." 다리오스, 그가 서있는 부분에서부터 거대한 붉은 대지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며 플루토들은 단지 저 소리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마나의 재배치를 이용하여 위력을 증폭시키는 것도 아닌, 마나의 힘 그 자체만으로 저런 위력 을 보이다니... 멍한 자신의 동료들을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 마디를 던졌 다. "가죠." "거, 멋부리면서 용암 가른 뒤 넘어온 것에 비하면 영 초라한 입구구만." 생각했던 것보다 볼품없는 동굴 입구에 플루토가 이렇게 투덜거렸다. 하지 만, 그 투덜거림은, 막 동굴 안으로 걸음을 들여 놓자 마자 딱 벌어지는 입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언뜻 보기에는, 단지 동굴 입구가 어두워 그 동굴이 검게 보였던것 같았으나, 막상 동굴 안으로 들어서며 느껴지는 괴상한 느낌에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되 었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하나의 검은 커튼이었다. 마법으로 만든, 모든것을 차단하는 마법의 커튼. 플루토가 희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뭐지? 결계인가? 설마 이거 건드리면 들키는 거 아냐?" "글쎄... 어쨋든 지금은 사부님을 믿는 수밖에 없지." 그리고 그렇게 안으로 한걸음 들어서는 순간, 플루토는 헉 하고 외치며 뒤로 한걸음 물러서고 말았다. "왜... 왜 그래요 플루토? 암습이라도?" 뒤에 서있던 베라가 플루토의 그런 괴상한 행동에 휘둥그래해지며 질문을 던졌 다. 플루토는 얼빠진 목소리로 대꾸했다. "추워." 베라는 황당해하는 눈으로 플루토를 바라버았다.여기가 어딘데 춥다는 소리가 나온단 말인가? 방금전까지만 해도 찌는 듯한 열기를 참아가며 용암호수를 건 넌 주제에. "에? 추워요?" 베라의 어이없어하는 반문을 귓가로 흘리며 플루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멍청한 목소리로 베라들을 불렀다. "들어와 봐. 보면 알거야." 베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슬쩍 발을 옮겼다. 그리고 장막 안으로 고개를 들 이민 순간 그녀는 황당하다는 듯 입을 쩍 벌렸다. "에?" 그 장막 너머로 존재하는 것은, 지독한 냉기로 가득한 화려한 얼음의 신전이 었다. 삽시간에, 용암호수를 지나오며 땀에 젖어있던 플루토의 옷이 단단히 얼어붙 었다. 입술에도 뽀얀 서리가 내렸고, 피부에 고여있던 땀도 얼음의 결정체로 화했다. 몸에 흐르는 피마져도 얼어붙는 느낌에, 플루토는 자신도 모르게 다 시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가스터는 잠시 그 얼음의 신전을 바라보다 황당 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거 참... 아까 누군가가, 지상 최대의 고룡의 레어야. 그것도 레드 드래곤 의. 이런 데가 얼음으로 뒤집혀 있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라고 하지 않 았었나?" "근데 그게 상식적으로 맞는 거잖습니까? 도대체 왜 이런 에너지 낭비를 하 는건데요?" "정말이지 드래곤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니깐..." "별로 알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만?" "그만, 그만." 손을 들어 의미없는 그들의 대화를 끊으며 다리오스가 나직히 말했다. "일단, 들어가죠." 그리고 그들은 그 마법의 장막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음의 신전은 보면 볼수록 신비로왔다. 왜 그렇게 신비롭게 보일라고 발악 을 했는지야 다리오스 일행이 제작자가 아니라서 알리가 없겠지만, 정교하게 다듬어 놓은 벽면과 천정은 어디선가 흘러들어오는 빛에 끊임없이 반짝이고 있었고, 두 줄로 나란히 저 아스라한 곳까지 뻗어있는 기둥들도 묘한 빛을 반 사하고 있었다. 너무나 투명하면서도 얼마나 두꺼운지 그 끝을 볼 수 없는 얼음의 벽들과 바 닥, 그리고 천정을 잠시 경이의 눈길로 바라보던 다리오스들은 천천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일단, 안 얼어죽는 게 우선이겠구만." 살을 에는듯한 추위에 플루토가 중얼거렸다. 얼음. 온통 얼음으로만 이루어진 이 공간에 걸음을 들여놓은 다리오스 일행 은 곧바로 자신이 할 수 있는한 최대한의 힘으로 한기와 자신들을 격리시켰다. 베라는 헬레이스의 권능을 빌려 붉은 빛이 살짝 어리는 투명한 구를 몸 둘레에 둘렀다. 워낙 옷 자체의 노출이 심한터라, 잠시동안 추위에 노출되었음에도 입술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휴우~ 이렇게나...." 간신히 몸 둘레에 실드를 친 후 베라가 중얼거린다. 거의 동시에 플루토의 몸에 흑색빛이 은은히 나는 투명한 막이 둘러졌고, 다 리오스의 몸에는 엷은 은색의 투명체가 생겨났다. 가스터가 피식 웃으며 중얼 거렸다. "그때 그거로군. 제국에서 쓴 거" 가스터의 말에 다리오스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플루토는 가스터의 말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현재 이 공간에 있는 존재중 가장 화려한 것은 역시나 가스터였다. 그의 몸 둘레로는 희미한 갈색의 회오리가 일고 있었고, 채광에 빛나는 얼음 이상으 로 반짝이는 무언가가그 갈색 회오리 사이에서 끊임없이 빛나고 있었다. 보 석가루 위로 휘몰아치는 갈색의 토네이도가 딱 이런 모습이리라. "그건 또 뭡니까?" 플루토가 황당하다는듯 물었고, 가스터가 웃으며 대꾸했다. "가스터즈 쥬어리 토네이도." "......" 어찌되었건 지금은 빨리 목적지로 가는 것이 우선, 미끄러운 바닥에 발을 옮 기기가 약간 거슬렸으나 곧 적응이 되었고, 그렇게 다리오스 일행은 한걸음 한걸음 신전 깊은곳으로 계속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계속-------------------------------------- 아이고오~~ 자! 좀더 불태워보는 거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08(03:22)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조회수 : 97 , 줄수 : 316 초룡전기-317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7-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7 읽음 34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도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던걸까? 신전 내의 그 긴 회랑을 하염없이 걷 고만 있던 다리오스 일행들, 그중 플루토가 문득 툴툴대는 목소리로 입을 열 었다. "거 아무거나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심심하지나 않지... 이건 뭐..." 대꾸는 없었으나 전원이 동감의 표정을 지었다. 한참이 지나도록 이 얼음의 터널은 끝이 나지 않고 있었다. 끊임없이, 정말 끝이 없을것 처럼 이어지는 두 줄의 은색 기둥 사이로 이어져 있는 무한의 회랑. 아무리 겁없는 다리오스 일행이라지만, 알 수 없는 오한에 등줄기가 시려오는 것만은 어쩔수 없었던 듯 연달아 의미없는 투덜거림이 새어나왔다. "제길.... 이게 뭐야? 뭐 이리 멀어?" "벌써 다리가 아픈것 같아요." 플루토의 말에 베라가 투덜거리자, 플루토가 곧바로 물었다. "업어줄까?" 정말이지 의미없는 투덜거림에 의미없는 행동들이었다.... "거 닭살돋는짓좀 그만 하고, 주위 경계나 잘 살펴. 그 고룡이 이런곳에 아무것도 두지 않았을리 없으니." 가스터가 그들의 모습에 도끼눈을 하며 투덜거리더니 일순 마나를 증폭시키며 자신을 휘감는 보석가루의 빛을 더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찬란한 갈색 돌풍이 더더욱 눈부시게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플루토가 걸고 넘어졌다. 어차피 영양가 없는 대화인 줄 뻔히 알 면서도. "그럴 기운 있음 아껴둬요. 거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그때였다. 돌연 눈보라가 일었다. 저 깊은곳으로 부터 하얀 눈의 결정체가 거센 바람과 뒤섞여 일행을 향해 폭사되어 왔고, 일행은 반사적으로 눈부분을 손으로 가렸 다. 하지만, 그다지 격렬한 바람은 아니었는지 바람은 일행이 쳐놓은 방한막 주위로 흩어져 버렸다. 흰 바람이 누그러든다. 그리고 그 사이로 거뭇거뭇한 그림자가 보인다. 거대했다. 무섭도록 거대했다. 키가 거의 30여미터에 이르고, 언뜻 보아 허 리둘래가 25여 미터는 될 듯 했다. 검은색의 윤기나는 표피와 흰색의 복부. 거대한 날개까지... 그것의 두 눈은 검게 번뜩였고, 주둥이는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짧지만 단단해 보이는 다리와 거대한 발바닥은 그것의 권능을 상징하는 것이 리라. 하지만... 일행의 반응응.... "허...허...허..." 가스터가 허탈한 듯 웃었고, 다리오스는 황당하다는듯 입을 살짝 벌렸다. "에..." 한편 베라는 두 손을 볼로 가져가며 비명(?)을 질러댔다. "꺄아아~~ 너무 귀엽다~!!!" 마지막으로 플루토가 그것의 이름을 말했다. 왠지 인생을 달관한 듯한 목소 리로. "음, 펭귄이로군. 펭귄이야. 허허허." 이들의 반응이 여실히 증명해주듯, 그것은 펭귄이었다. 단지.... "하지만 거의 작은 드래곤 만한데? 꼬리랑 머리가 짧아 좀 모자른것 같지 만...." 그때, 그것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자그만치 텔레파시로! [미천한 것들아! 이곳은 너희가 다가설 수 없는 곳!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 다. 돌아가라!] 놀랍게도 목소리는 실로 중후하고 장엄했다.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것을 내려 다보는 절대자의 음성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근데.... 그럼 뭐하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거대 펭귄인데. 원래 분위기란게 목소리만 깐다고 잡히는 게 아닌 법이다. 당장 눈앞에서 펭귄 이 뒤뚱거리는데 분위기가 잡히겠는가? 있던 분위기도 달아날 판이다. "푸하하핫!" 당연하게도 모두는 한마음 한뜻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긴장이라는 단어가 꼬 리말고 도망가버리는 순간이었다. "펭귄이 텔레파시?" "그 칼슈타인이란 드래곤, 진짜 제 정신 아닌가본데?" 일행의 비웃는 소리에 팽귄은 뺨을 붉게 만들었다. 화가 난 모양이었다. 하 긴, 화가 안 나면 그게 더 정상이 아니긴 했다. [나의 경고를 무시하다니. 너희에겐 죽음만이 있을것이다!] 역시 목소리 하나는 중후하기 그지 없었다. 곧바로, 펭귄은 숨을 들이쉬었다. 차가운 대기를 가슴 가득이 빨아들이며 펭 귄의 가슴이 크게 부풀어올랐다. "저녀석 뭐하려는거야?"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는 플루토가 조소하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가스터의 표정은 긴장으로 굳어졌다. "모두들 내 뒤로 피해! 베라, 어서 마나 필드를 전개! 다른 사람들은 투기 를 최대한으로 높여!" 플루토가 뭐냐는듯 물었다. 물론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으나. "뭔데 그래요?" 그의 물음에 가스터의 뺨에 한줄기 땀이 흘렀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그 가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꺼낸 말은.... "브레스." 이윽고 펭귄의 입이 다이아몬드 꼴로 변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은빛의 기 둥이 뻗어나왔다. 한줄기 은색의 섬광은 차가운 공기를 휘감으며 곧바로 일 행에게 쏟아졌고, 가스터가 전개한 실드를 거칠게 긁으며 주위에 거대한 얼 음의 기둥을 만들어냈다. 탕! 결국 가스터의 실드가 깨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펭귄의 브레스도 사그 러 들었다. [음.... 대단하군. 나의 이 힘을 막아내다니. 좋다. 이번에는 두배의 힘을 보여주마!] 다시 한번 들려온 펭귄의 텔레파시. 그것의 말에 일행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이 거대펭귄의 브레스는 생각 외로 상당히 강력했던 것이다. 그 웃기는 외모와는 달리. "공격해야겠다. 다리오스, 플루토, 녀석의 두 날개를 맡아. 베라는 지원을, 그리고 나는 얼굴을 공격한다." 가스터가 외쳤고, 그의 명령에 따라 두 소드 마스터들이 허공으로 몸을 던졌 다. 동시에 가스터가 소리쳤다. "베라, 두 사람에게 화염마법을 써. 공격하는 사이 투기가 약해져 냉기가 몸에 스미면 잠시만으로도 치명적일수 있으니!" "알았어요!" 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플루토와 다리오스의 주위로 불의 덩어리를 쏘아보냈다. "좋아! 그럼 한번 가볼까? 얼음의 극성은 화염!" 뒤이어 가스터의 차례. 여전 주위에 반짝이고 있는 가스터즈 쥬어리 토네이도 사이에서 가스터는 팔을 둥글게 모으며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이 어느사이엔가 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했고, 어느덧 화염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 했다. 하지만.... 퍽! 팍! 윽! 악! 두 젊은 기사가 바닥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가스터는 황당함에 마법을 멈추고 말았다. 펭귄의 거대하다면 거대하고, 짜리몽땅하다면 짧은 날개짝에 정통으로 얻어맞고 쓰러지는 두 소드 마스터! "뭐, 뭐야?" "윽, 방심했어." "생각외로 스피드가 빨라서..." 가스터의 물음에 플루토와 다리오스는 이렇게 답하고 말았다. 펭귄의 거대한 날개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플루토는 얼굴이 벌게졌고, 다리오스 역시 부끄러 운듯 귀밑을 붉게 물들였다. 솔직히 말해서, 드래곤이라는 절대적인 종족을 멸망시키기 위한 여정, 그 중에 서도 그 종착지인 이곳 살벌한 봉인지의 던전 속 탐험에서, 펭귄 펀치와 펭귄 킥을 맞고 저만치 날아가 벽에 처박히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갑자기 이유모를 서러움이 무한히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다리오스와 플루토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장난칠때가 아니야! 저래뵈도 고룡이 친히 창조한 마법생명체이니." 가스터가 외쳤고, 플루토와 다리오스는 비장하게, 하지만 왠지 허탈한 기색이 완연한 얼굴로 펭귄을 슬쩍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깨닳았느냐? 너희들의 무능함을! 나는 봉인의 파수꾼 페이릴리우스. 위대한 고룡 칼슈타인의 절대적 힘으로 탄생한 존재이다!] 그때, 다시 펭귄의 전언이 들려왔다. 비록 이름을 밝혔으나, 펭귄 이외의 이 름으로 부르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다리오스와 플루토가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상황은 조금전과 같았다. 펭귄은 다시 한번 브레스를 준비했고, 일행들을 그런 그의 모습에 긴장하며 공격 준비를 했다. 가스터 역시 팔을 움직여 마법을 일으켰고, 베라는 플루토 와 다리오스이 두사람을 도울만한 마법을 사용했다. 그런데.... 돌연 펭귄이 브레스를 멈추었다. 그 거대한 몸을 뒤뚱거려 무려(!) 한 걸음 이나 앞으로 나왔고, 그 엄청난 크기의 허리를 굽혀 부리로 가스터를 공격하 기 시작한 것이다. 멀리서 봐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펭귄의 부리는 길이가 거의 2미터에 이르렀다. 가스터는 놀라 서둘러 뒤로 몸을 날렸고, 그 순간 펭귄의 부리가 바닥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부딪혔다. 팍, 얼음이 깨어지며 사방으로 은빛 가루가 휘 날린다. 펭귄은 그 여새를 몰아 좌, 우 두 기사중 플루토를 향해 두 날개를 휘저었다. 플루토는 처음의 날개공격은 피했으나, 결국 두번째의 것에 맞아 저쪽으로 날아갔다. 피이이잉, 소리와 함께 날아가는 플루토, 불쌍하게도 그는 또다시 벽에 철푸 덕 쳐박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욱신거리는 뒷통수를 붙잡은 채 플루토가 하소연에 가까운 혼잣말을 내뱉었 다. "으아! 제기랄... 긴장감이 없잖아 긴장감이!" 옆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플루토를 바라보던 가스터와 베라 역시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강한 의사표현을 해보였다. 인간적으로 아무리 거대한 몬스터가 나타나봤자 그게 펭귄이면, 도무지 전투 의욕이 생기질 않는 것이다. 보면 그냥 실실 웃음만 나오는데 무슨 긴장감이 있고 무슨 정신집중을 할 수 있겠 는가? 뭐, 그걸 노리고 일부러 이런 존재를 탄생시켰다면야 할 말은 없겠다 만... 그러나 마냥 진지한 다리오스는 그럭저럭 긴장감을 유지 할 수 있었던 모양이 었다. 그는 쏟아지는 저 `펭귄 펀치'를 가볍게 피해내며 오른손에 어느사이엔가 번 뜩이는 은빛 검기를 쥔 채 저 거대펭귄에게로 돌진하고 있었다. 창공을 뒤덮을 듯한 거대한 펭귄의 날개가 또한번 휘둘러졌다. 다리오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한 줄기 은빛 섬광이 펭귄의 날개를 스쳐 지나가며 대지를 진동시키는 강렬한 펭귄 킥마저 피해내더니 곧바로 거대펭귄 의 주위를 돌며 벽을 타고 솟구쳐올랐다. 거대펭귄의 주둥이 -동물이니까- 에서 거친 고함이 터져나왔다. [크아아아아!] 다리오스, 그는 놀랍게도(?) 무려 저 대지를 부술듯한 강맹한 펭귄의 부리 공격마저 피해내며 그대로 펭귄의 목에 올라타버린 것이다. 은빛 섬광이 통로 가득 번뜩였고, 쉐에엑 하는 파공성과 함께 그것은 펭귄의 목덜미를 정확히 꿰뚫었다. 쿠에에에에엑~ 괴로움에 울부짖는 펭귄의 비명소리가 회랑 가득 울려퍼졌다. ".....' 펭귄에 급소에 은빛 검기를 꽃은 채 더더욱 찔러넣는 다리오스의 모습을 보며 베라가 문득 허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다리오스... 펭귄 상대로 폼잡아봤자 하나도 멋없어..." 뭐, 어쨋건 거대펭귄은 잡았으니 그걸로 된 거지 뭐. 뭘 더 바래? 괴성을 울부짖으며 점점 빛으로 스러져가는 펭귄의 모습에, 다리오스는 몸을 날려 동료들 곁으로 돌아온 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일행을 돌아보았다. "자, 어서 가죠." 거대한 적을 무찌르고 온 듯한 조금의 동요도 없어보이는 표정. 가히 무슨 드래곤이라도 해치우고 온 듯한 표정이었다. "...." "다리오스...." "왜 그래, 플루토?" "넌 의외로 대단한 놈이야..." "응? 무슨 소리야?" -------------------계속---------------------------------------------- 가자! 화이아! 불타라! 작렬 작렬 국철 펀치! 자 불태우는 것이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10(08:41) from 210.222.199.15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102 , 줄수 : 40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8-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8-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10 읽음 952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칼슈타인은 지상 최강의 드래곤이다. 그런데 그 칼슈타인이 일행 이끌고 로히가스를 찾아왔다. 당연히 로히가스 는 최고의 접대로 칼슈타인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현명한 행동인 것이다. 그리고 그의 환대는 그가 내어준 객실에서부터 확실하게 티가 났다. "음, 여기도 삐까번쩍이군." 이제는 완전히 달관한 듯 태연하게 중얼거리며 유나는 방안의 광경에 어깨 를 으쓱여보였다. 황제가 내어준 일행의 객실은, 역시나 화려하기 짝이 없었다. 이번에도 뻔 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구석구석 비싸보이는 자재로 방 전체를 시공한 것이 다. 샹들리에는 투명한 보석 수십여개가 치렁치렁 매달려 있고, 벽지에는 얇은 금사가 매겨져 있어 햇빛(또는 등불)에 반짝이고 있었다. 문고리 하 나에도 세세한 장식이 되어 있는데다가, 가구 또한 으리으리했다. 커다란 침대-객실에 왜 침대가 있는지는 알수 없었다- , 부드러운 느낌의 가죽소파 바닥의 융단까지 귀티나기 짝이없었다. 하지만, 워낙 화려한 것에 익숙해져버린 아린 일행은 황제의 이 최고의 환 대에도 그다지 감명받지 않은 채 곧바로 자신들의 일에 대한 토론으로 들어 가버렸다. 푹신푹신한 침대 위에 털썩 주저앉으며 칼슈타인이 입을 열었다. "그 애가 다시 올려면 얼마나 걸릴까?" "글쎄요? 기껏해야 몇 십년 전 자료니까 금방 끝나지 않을까요?" 객실안에 널려있는 의자 중 하나를 잡아 아무렇게나 걸터앉으며 로자르아힘 이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워낙 넓은 객실인지라 10명이나 되는 인원이 아무 렇게나 자기 자리 잡아 앉아도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제각기 맘에 드는 위치로 가 휴식을 취하는 드래곤들과 눈치 봐가면서 입도 뻥긋 못 한채 슬금슬금 자리를 잡는 인간들을 번갈아 바라보던 칼슈타인이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불안정하고 제대로 만든 것이 아니라 할 지라도... 저 여인은 전능 수의 제조방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내가 아는 한, 영혼의 그릇은 결코 본 질로 되돌릴 수 있거나 한게 아닌데..." "인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니만큼 가능한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죠." 의자에 걸터앉으며 어깨를 으쓱거리는 칼세니안의 말에 칼슈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궁금하다는거야. 물론 제대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을 기본 토대로 두고 재구축한 타잎이라서 영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이미 본체의 형질은 뒤섞여버렸어. 이제와서 다시 분리시키기에는 결여된 부분이 너무 많아." 문득 칼슈타인이 아리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아린에게 무릎베게를 한 채 마치 다정한 연인처럼 -그녀의 무표정하기 그지없는 쌀쌀한 얼굴이 분 위기를 대폭 깨긴 했지만- 아린의 머리를 도닥거려주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 자면 연인이라기보단 애 돌보는 유모같은 모습이긴 했지만... 칼슈타인은 시선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분리 자체가 가능할 리가 없거든. 거, 신기하단 말이야." "뭐, 그 애가 돌아오면 알게 되겠죠." 칼세니안은 태연하게 대꾸하며 쇼파에 몸을 실었다. 그녀로써는 아린을 집으 로 데려가는 일이 중요하지 아리아가 인간이 되던말던 알바 아닌 것이다. 물론 아린이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고 또한 시간이 촉박한 것도 아니기에 무 슨 유람이라도 나온 기분으로 같이 다니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저만치 카펫 위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아린과 아리아를 바라보는 칼슈 타인의 표정은 그녀만큼 태평스럽지만은 않았다. `그나저나 너무 친해진 모양이군. 안 그렇소 키아드리스?' 다른 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메세지 주문의 일종, 머리속에서 울리는 칼슈타 인의 목소리에 키아드리스는 티 안나게 동의의 뜻을 표했다. `위험하오. 특히나 아린은. 뭐, 내 짐작이 맞다면의 이야기이지만.' '맞다고 봐도 무방할꺼요. 모든 증상이 일치해.' 단언하듯 대꾸하는 칼슈타인의 목소리에 키아드리스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 다. `그렇다면 극약처방을?' `그래야 할꺼요.' 키아드리스의 고개가 좌우로 저어졌다. `아린을 설득해야 할 겁니다. 우리 임의대로 할 수는 없으니까. 해츨링이라 해도. 게다가 아린의 지즘 위치는 상당히 애매모호하오. 해츨링인지, 드래 곤인지조자도.' `하지만... 인간이었던 기억을 지워버리는 일에 동의할 지 모르겠구료. 저 아이는 지금 상당히 즐거워하고 있소.' 칼슈타인은 힐끗 아린을 바라보았다. 그가 바라본 저 동족의 아이는 즐거워보였다. 누구보다도 환하고 밝은 미소를 입가에 띠운 채 그 아이는 저 여인의 곁을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키아드리스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괜찮을거요. 저 아이에게 있어 지금의 시간은 고작해야 일생의 극히 작은 편린일 뿐이오. 기껏해야 1여년 정도니까. 아마도 자신에게 그런 일이 있었 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 할거요. 무의식 속에서 약간의 잔재가 남을 지는 모 르겠지만....' `그럼, 결정한 것이구료." 그리고 그 둘은 남들 모르게 서로를 향해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왠만하면 선택하기 싫은 방식인 것이다. 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메세지 주문만 아니었으면, 칼슈타인은 한숨을 쉬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가 없군.' 칼슈타인은 메세지 주문을 멈추고 맘껏 기지개를 피며 소리내어 중얼거렸다. "어쨌거나, 당분간은 할 일 없지?" 그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마도여왕 세를레네, 그들이 이곳까지 온 목적인 아리아 인간 만들기(?)의 단서를 쥐고 있는 그녀가 선대 마도여왕의 자료를 찾아오기까지는 할 일이 전혀 없는 것이다. 황궁 구경같은 거라도 했으 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또 귀찮지.' 칼슈타인은 웃음띤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동족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바닥을 뒤집어 보이며 어깨를 으쓱였다. "흐음... 가만, 그럼 그 시간동안 뭐하지?" 그러자 칼세니안이 피식 웃으며 의견을 내놓았다. "낮잠이나 자요!" 의견은 받아들여졌다. 가이아네스 제국 제 3황궁도서관, 다르이네이로드. 마법의 연구와 그 발달에 대한 자료만을 주로 모아놓은 이 곳에서 지금 세를 레네는 골치를 썩여가며 수천장이나 되는 온갖 자료들을 죄다 훑어보고 있었 다. 벌써 1시간 째, 그녀는 지금 황궁에 존재하는 모든 마법사들을 총동원하 여 자료를 뒤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하아아아...' 문득 세를레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어 그녀가 자리하고 있는 이 거대한 도서관을 올려다보았다. 뭔지 알 수 없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천정까지의 높이는 어림잡아 10여미터 나 되었는데, 그 한쪽 벽면 벽면마다 그 높이까지 책장으로 꽉꽉 차있었다. 각 책장마다걸쳐져있는 이동 사다리들은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아찔했다. 수천, 수만여권의 책이 책꽂이에 꽂혀 있었는데, 그 위로 비쳐드는 도서관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굉장히 묘했다. 책의 보호를 위해 조명을 어둡게 한 것 역시 약간은 괴기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그녀를 좌절케 하는 것은 그런 괴기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저기 꽃혀있는 저 수많은 책들이었다. 나름대로 정리가 되어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몇백년 전 것의 이야기이지 3,40년 전의 옛날 것은 그다지 잘 정리되어있지 않다. 일단 제대로 묶여진 서적이 아니라는 점도 있고 게다가 이 자료들을 정리하려면 일단 자료가 어떤 것인지 알아 볼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어느 마법사가 이런 자료들이나 정리하고 앉아있겠는가? 자기 연구하고 자 기 힘 키우느라 바쁘지. 그나마 무릇 뜻있는 마법사가 아주 없지는 않아서 그럭저럭 십여명의 마법사 들이 도서관을 관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인원만 가지고 이 엄청난 분량 의 정보를 정리한다는 것은 힘든 것이다. 어쨋든 지금으로써는 칼슈타인의 비위를 거스를 수 없는 것, 모든 마법사들 은 필사적인 태도로 자료들을 뒤졌다. 그들은 비록 보지는 못 했지만, 고룡 의 비위에 거스른 산맥 건너의 한 왕국이 어떤 꼴이 되었었는지 너무나도 잘 느낄수 있었으니까. 그러기를 3시간 째. "찾았다!" 마치 떨어진 설탕덩이에 달라붙는 개미떼마냥 책장에 바글바글 붙어있던 마 법사들 중 한 명이 환호성에 가까운 외침을 터트렸다. 세를레네는 획 하는 소 리가 들릴 정도로 세차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보았다. 그의 오른손에 굳게 쥐어진 한 뭉치의 서류들을.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보다 운이 좋았다. 이렇게 빨리 발견할 수 있을거라곤 그녀도 생각치 못 했었기에. "전하. 여기에." "고맙소." 공손한 태도로 자료들을 가져다바치는 그 중년마법사를 바라보며 세를레네는 정말이지 고맙다는 듯 말을 건넸다. 그리고 재빨리 그것들을 훑어보기 시작했 다. 그러나 처음의 환호성에 깃든 밝은 미소와는 달리, 그것들을 들춰보는 세를 레네의 안색은 시간이 갈수록 창백해지기만 했다. 동시에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마법사들 역시. 세를레네가 창백한 얼굴로 드래곤들이 자고 있는 객실로 돌아온 것은 그로부 터 한 시간 후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조금은 황당한 얼굴로 객실을 돌아 보아야만 했다. 객실은 어느새 침실이 되어있었다. -로히가스는 이 것을 미리 짐작하고 침대가 있는 방을 객실로 내 준 것일까?- 원래 잠자는데 일가견이 있는 드래곤들답게 그들은 벌써 깊은 잠에 빠진 채 꿈나라를 한참 여행 중이었던 것이다. 세를레네는 쭈삣쭈삣 침대 한 구석에서 대자로 뻗은 채 드르렁대고 있는 붉 은 머리의 작은 소년에게로 다가가 살짝 말을 걸었다. "저기... 칼슈타인님...." "웅냐~ 콜콜... 까웅~" 소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세를레네는 살짝 손을 들어 소년을 밀며 다시 입 을 열었다. "저기..." "으음.. 음냐." 소년은 그녀의 손을 밀쳐버리며 휙 몸을 뒤집어버렸고 세를레는 흠칫 하며 뒤 로 한 발자국 물러나야만 했다. 솔직히 자는 사람 깨우는 것이 무슨 문제겠냐마는, 문제는 상대가 칼슈타인이 라는 거지. 그녀는 이 포악의 화신보다는 좀 더 말이 잘 통할 만한 상대를 찾 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일단 멀뚱히 앉아있는 인류 집단들 -피트, 세틴, 유나- 은 제외하고 제일 먼저 그녀의 눈에 띠인 것은 쇼파 위에 몸을 걸친 채 나른하게 졸고 있는 붉은 머리의 여인이었다. 쇼파위에 몸을 뉘인 채, 두 팔로 팔베게를 하고는 곤하게 자고 있는 모습, 세를레네는 고개를 저었다. 저 여인을 깨우느니 차라리 칼슈타인을 깨우는 게 낫다는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시선을 옮겼다. 다소곳한 모습으로 의자 위에 주저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까닥까닥 고개를 흔들며 졸고 있는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의 모습, 그 옆으로는 방 한쪽 구석에 놓인 화려한 침상위를 넓게 차지하고선 완전히 단잠을 자고 있는 붉은 머리 청년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칼슈타인 바로 옆 침대에서 두 팔로 커다란 베게 하나를 꼭 껴안은 채 옆 으로 누운, 은근스리슬쩍 귀여운 자세로 잠에 빠져있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적룡왕이라는 위치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만, 지금 세를레네가 그런 거 신경쓰고 있을 팔자가 아니지. 세를레네는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한 명도 안 남고 죄다 자고 있는거지... 하아아아.' 아무래도 죄다 드래곤들이니만큼 함부로 말 걸기가 무섭다. 아무나 한 명만이 라도 깨어있으면 딱 좋겠는데, 이건 약속이라도 한 듯 죄다 자고 있으니... 그런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던듯, 의자에 앉아 할일없이 검이나 손질하고 있 던 -블레어스 타이나 말고 보통 검,- 세틴이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차라리 아린을 깨우죠. 그나마 제일 만만하니까." 어쩐 일인지 아린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쌀쌀한 듯 하다고 잠시 느꼈지만, 세를레네는 곧 잊어버리고 좀더 중요한 문제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아린은 방 한 구석에 깔린 붉은 카펫 위에서 아리아의 무릎에 머리를 괸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무표정한 눈빛으로 아린을 내려다보는 아리아의 오 른 손이 가끔씩 아린의 머리결을 쓰다듬을 때마다 냥냥거리며 뒤척이는 때를 제외하고는. 세를레네는 이번에도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아린이야 안 무섭지만...' 저 동네는 아린보다 저 여자가 더 무섭단 말이다! 라고 소리치고 싶은 감정을 꾹꾹 눌러삼키며 그녀는 아리아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자기 일인데 도와주겠 지 않겠냐?라는 심정으로. 그리고 그녀는 세를레네를 배신하지 않았다. 세를레네가 채 말을 꺼내기도 전 에 아리아는 그녀를 향해 희미한 미소를 한번 보낸다음 곧바로 자고 있는 아린 의 발그레한 오른쪽 볼을 잡아당기며 장난기 어린 -오랜 시간 같이 다닌 세틴 과 유나 정도만이 느낄 수 있었을만큼 미약한 말투이기는 했지만- 목소리로 아 린을 깨웠다. "아린." "우잉~" 볼을 꼬집힌 아린이 괴상한 음성을 발하며 바둥댔다. 덕분에 아린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화려한 머리카락들이 나풀나풀 날리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그런 아린의 모습에 또다시 희미한 웃음을 띄우며 다정한 -물론 이것 도 모르는 사람이 듣기에는 하나도 안 다정한 목소리였다.- 목소리로 아린의 뺨을 쓰다듬으며 그의 얼굴을 뒤덮은 아름다운 붉은 머리칼들을 치웠다. 그 리고 입을 열었다. "일어나요." 찬란한 적색 머리결 아래로 아린의 루비빛 두 눈동자가 반짝 뜨여졌다. "우웅?" 아린은 두 눈을 비비며 늘어지개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주위를 줄레줄레 둘러 보다가 의아한 듯 아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 아리아? 왜에? 하아암." 아리아가 웃으며 대꾸했다. "세를레네씨가 오셨습니다. 다른 분들을 깨워주세요 아린." "응? 아, 응!" 아린은 힘차게 대답했고 곧바로 방안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아하하함..." "으으... 음냐음냐..." "어... 왔네요." "아... 푹 잠들어버렸네 이거...어, 그래 찾아왔냐?" 일제히 잠에서 깨어난 드래곤들의 한숨섞인 푸념들이었다. 칼슈타인이 눈을 비비며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 어떻게 하는 거라던?" 그러나, 잠에서 깨어난 드래곤들의 시선 -곤하게 자던 잠 깨워서인지 그다지 고운 눈초리는 아니었다- 을 한 눈에 받으며 몸둘 바를 몰라하다가 결국 세를 레네가 힘겹게 꺼낸 한 마디는 칼슈타인의 얼굴을 일그러트리 만들었다. "그러니까, 제 착각이었습니다...." 모두의 눈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칼슈타인이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착....각?" 그녀는 마치 무슨 큰 죄라도 진 듯한 기분인 듯, 목소리를 한껏 낮추며 쭈삣 쭈삣 대답했다.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더군요." 모두의 눈쌀이 가볍게 찌푸려졌다. 특히나 칼슈타인은. 이거, 헛고생한 것 아 닌가? 그러나 그런 모두들의 태도를 일거에 눌러버리는 사나운 목소리가 일행 한 구석에서 울려퍼졌다. "잠깐! 그게 무슨 소리야..." 그것은 아린의 목소리였다. 적어도 여기 있는 존재들 중 가장 저 태도와는 거 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했던. 세틴과 유나, 피트들의 얼굴이 희안하리만치 딱딱하게 굳어졌다. 정말이지 드물게, 아니 거의 최초로 보는 아린의 진지한 표정이었다. 세를레 네는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아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세히 설명해줘." 세를레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다리오스의 레벨업에 대해서 제가 하고픈 말은 하나뿐입니다. 출판본을 읽어주십시오. 그러면 이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지금 연재하는 건 출판본에 맞춰서 설정을 한 거거든요. 설마 게시판은 게시판대로 연재해야 되지 않겠냐는 소리 하시진 않겠죠? 저 마감 계속 어기고 있습니다T_T (그럼 일단 출판본만 얼렁 써서 넘기고 나중에 게시판본 따로 다시 쓰는 수 밖에 없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그리구.... 허허... 다리오스가 조금 쎄졌다고 감히 드래곤사마들에게 비교하려는 발칙 한(?) 분들이 계시다니.... (이거 어떤 분 잡담을 인용) 초룡의 드래곤은 무적입니다. 그것만은 확실해요. 기껏해야 라르고보다도 약 한 아르킨 죽인 거랑 소드 마스터 몇 명 학살한 거 가지고 드래곤을 잡아요? 말도 안되지~ (라르고는 최강의 검사고 아르킨은 최고의 검사입니다. 이 둘은 확실하게 뉘앙스가 다르죠) 그리고 드래곤들은 언제나 대충대충 싸운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시길. 걔네가 뭐하러 전력을 다합니까? (읽어보면 대충 싸운다는 티 안 나나?) 뭐, 설정이 오락가락 하는 건 틀림없지만서도 ^^;;; 그래도 그렇게까지 왔다갔다 하진 않는 거 같은뎅.... 훌쩍T_T 담 글 쓸땐 좀 잘 해야지 냥~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10(08:46) from 210.222.199.153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101 , 줄수 : 45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9-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9-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10 읽음 164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영혼의 그릇에 대한 부작용을 굳이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대충 선 대여왕님께서는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을 인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신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그 분이 결정하신 것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존재로 돌아가신다는 뜻이었죠." 인간과,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존재... 그게 그 소리 아닌가? 의아해하는 다른 일행들을 바라보며 세를레네는 잠시 숨을 돌린 뒤 말을 이 었다. "영혼의 그릇은 드래곤을 창조하는 비법입니다. 적어도 선대여왕님께서는 그렇게 알고 계셨죠. 그러나 순수한 정신체가 아닌 육신을 지닌 인간들로 서는 존재가 마나를 지탱할 수 없고요. 그래서 포기하셨죠. 하지만 그 분 은 포기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육신의 대부분은 다른 존재 가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분이 사용하신 것은, 황제의 권위였습니다.' 모두의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세를레네는 조용히 말했다. "가이아스와 자에드라실, 전능수의 봉인으로 말입니다." 세를레네는 슬쩍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는 선대 여왕의 기억에 별로 없 었다. 사실, 그녀는 이렇게까지 일찍 여왕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10대의 남 령주 마도여왕이라니, 전례에 없던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힘을 잃은 전대의 여왕 대신 너무나도 일찍 여왕의 자리에 올라야했다. 지나치게 서둘러 후계자가 되기 위한 의식을 치룬 탓에, 8서클의 마스터가 되어도 지닌 능력조 차 제대로 사용 못 하는 반쪽짜리 마법사가 되어버렸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전능수라는 것이 어떠한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선대여왕님께선 전혀 모르셨 습니다. 관심도 없으셨구요. 그 분은 단지 그 봉인을 이루는 물질이 지닌 특이성에 관심을 가지신 것이었으니까요." 문득 칼슈타인이 나직히 중얼거렸다. "봉인이라... 마나디움을 말하는 것인 모양이군..." "마나디움?" 이 낮설은 명칭에 세를레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칼슈타인은 단지 피 식 웃으며 이야기를 재촉할 분이었다. "그 봉인을 구성하는 물질의 정식명칭이다. 어쨋든, 계속해봐." "아, 예. 하여튼 그 봉인의 물질... 에, 마나디움은 특성상 여러가지 특이성 을 지키고 있습니다. 일단, 그것은 일종의 마나 저장체라고 해야 할 만큼 방대한 양의 마나를 내장할 수 있습니다. 단지 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마나를 주입, 도출시킬 수 있는 특이성이죠. 한 자리에 비정상적으 로 마나가 압축된다는 것은 법칙에 어긋나는 일입니다만.... 여왕님께서는 이 물질이 이곳의 차원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셨습니다. 뭐랄까, 여러 차원에 그 물체의 존재가 공존되고 있다는 의미인 모양입니다. 그 분은 `다차원 존재 공유체'라고 나름대로 이름을 붙이셨던 모양입니다 만..." 스스로 말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는지 세를레네는 피식 웃었다. 차원이라는 것은 단지 수학적인 계산상에서 나온 허구의 공간일 뿐이다. 그것이 실재한다는 증 거도 없고 또한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그런 것이 가능하려면 차원간 간섭이 가능해야, 그래서 그 막대한 마나가 왔다갔다할 수 있는 차원 회랑이 성립되어야 이론상 가능한 것이다. 공간을 비틀어 일 이백 키로미터 거리에 워프게이트를 여는 것만도 상당한 마 법으로 인정받는데 차원간 회랑을 뚫는 그런 존재가 있을 수 있다면.... 세를레네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것은 신이지...' 그러나 칼슈타인은 전혀 웃지 않고 있었다. 머쓱해하며 세를레네는 미소를 감 추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 물체의 특성은 그것이었습니다. 마나의 흡수와 저장, 단지 그 능력 뿐이 었지만 그 안에 담겨진 마나의 용량은 엄청났지요. 여왕님께서는 적어놓으시 길 거의 드래곤 수십마리 급의 마나가 그 작은 봉인 하나에 내재되어있다 라 고 하셨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실험으로 추정된 것이지 직접 느꼈던 것은 아 니었지만요.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반응들을 보고 수학적인 계산 에서 나온 것이라서요..." 그때 칼슈타인이 문득 왠지 비꼬는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틀린 거 없으니까 안심하고 계속해라." "아? 예..." 세를레네는 의아해하며 연신 칼슈타인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아무리 봐도, 그는 무엇인가 잘 알고 있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캐묻을 수도 없 는 것, 세를레네는 나중에 다시 눈치 봐서 묻기로 하고 일단은 설명을 끝내기 로 결심했다. "그렇지만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 안에 담긴 마나를 꺼내 쓸 수 있는지는 전 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것을 꺼내 쓸 수만 있다면, 아마도 가이아네스 제 국은 사상 최대의 마법 왕국이 되었겠지요. 그 봉인 하나만으로도 이 제국 수도 전체를 통채로 허공에 띄울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연구 해도 그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재질이 있어야 그런 걸 만들 수 있는 건지...." 세를레네는 스스로도 궁금하다는 듯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나의 이동과 저장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수많은 마법사나 소드마스터들이 행하 는 것이니까. 그러나 그것은 생명체에 국한된 것일 뿐이었다. 스스로의 존재를 키워가고 주 위의 마나를 흡수하며 자라나 마침내 자신의 존재를 퍼트리고 다시 마나를 세 계의 마나 스트림 속으로 흩날리는, 생명을 지닌 자들에게만 가능한 것, 이론 상으로 마력검이나 마법검이 마나를 주입시킨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저장이 아 닌 이동 도중 마나의 성질을 바꿔 배출시키는 것이지 이 마나디움과는 완전히 그 성격이 다르다. 또한 마법진으로 일정한 곳에 마나를 주입하여 마법을 발동 시키는 수법 역시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마나를 재구성하여 공간상에 흐름을 만들어 위력을 내는 것이지 마나 자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고. 즉 적은 힘으 로 큰 힘을 보일 수는 있어도 없는 힘을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마법학의 절대적 법칙중 하나인, 생명이 아닌 물질은 결코 정해진 마나 이상의 것을 가질 수도 버릴 수도 없다... 인 것이다. 하지만, 키아드리스는 그런 세를레네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었다. 분명 생명을 지니지 않았지만, 그리고 비록 저 장은 불가능했지만 내재된 마나를 도출시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 단 한 가지 있는 것이다. 키아드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렇군. 그 분의 드래..." 그때였다. "키아드리스!" 찢어질듯한 날카로운 아이의 목소리, 칼슈타인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키아드리 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키아드리스는 헛기침을 삼키며 입을 다물었다. "아..." 잠시 침묵이 흘렀다. 분노라기보다는 탓하는 목소리였지만, 그 정도에도 그 방의 모든 인간들에게는 충분히 공포가 될 만 했다. 그는, 그런 존재였다. 그 침묵을 깨고 칼슈타인은 쌀쌀맞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계속 해." 주위의 분위기에 입을 다물었던 세를레네가 화들짝 놀라 설명을 계속했다.. "아, 어쨋든 그 분은 그래서 그 연구를 관두셨었습니다. 그리고 대신 손댄 것이 영혼의 그릇이었으니까요. 영혼의 그릇마저 실패로 끝나고 극에 몰리 셨던 그 분에게 문득 떠오른 것이 바로 이 마나디움의 존재이셨던 모양입니 다. 봉인이 지닌 그 막대한 마나를 이용하면 어떻게 돌출구가 생기지 않을 까라고 생각하신거죠. 마나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거라는 마법사다 운 생각이지요. 이론상 말도 안 되지만, 그 분은 이미 그 정도까지 몰려있 었으니까요..."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킨 뒤 말을 이었다. "봉인이 가진 그 특이성, 마나의 흡수와 도출, 이유는 알수 없었지만 그녀는 우연히 그 봉인이 그녀의 존재를 갉아먹던 마나를 흡수한다는 것을 발견했 습니다. 그것도 존재 자체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요. 마법이나 마법검 등으로 마나를 소모하게 되면... 물론 다 쓰기도 어렵겠지만요. 하여튼 그 렇게 되면 결국에는 존재를 구성하는 마나마저 소모하지요. 하지만 존재에 비해서 아무리 많은 마나를 가지고 있다 한들 그 방식으로 마나를 소모시킨 다면 존재마저 무너집니다. 1의 존재가치량에 1의 마나가 필요하다면 영혼 의 그릇은 1의 존재가치량에 100의 마나가 있는 것, 뭐 수치는 좀 과장되었 지만... 하여튼 그럴 경우 마법이나 마법검으로 99의 마나를 소모하였다면 1의 마나가 남아 1의 존재가치량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0.99의 존재 가치량까지 함께 소멸시키버린다는 것이죠." 그러며 세를레네는 허공에 빛의 마법을 전개시켜 대충 도형을 만들어내며 설 명에 덧붙였고 설명이 끝나자 빛을 지우며 말했다. "그런데 그 봉인을 이용하면 99의 마나만을 뽑아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 것도 간단히 봉인에 대고 마나를 주입하기만 하면요.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 이 가능한 것인지, 왜 예전에는 도출도 주입도 되지 않았던 마나디움이 그런 현상을 보이는 것인지는 결국 그 분은 알아내시지 못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그분은 존재와 마나의 평형상태를 이루었지만, 대신 모든 능력을 잃으셨죠." 그녀가 문득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이해가 가는군요.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영혼의 그릇이 전능 수의 창조법이었다면...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겠지 요. 자세한 시스템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일단 전능수를 봉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만큼 그것이 그 분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일테 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세를레네는 말을 맺었다. 왠지 피곤했다. "에....."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린은 아까 화낸 기색은 온데간데 없고 도로 원상복귀 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다. 말인즉슨, 하나도 못 알아먹겠으니 화고 뭐고 낼 수도 없단 소리였다. 그러나 칼슈타인을 비롯한 다른 일행들은 쉽게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그 봉인을... 아, 그거 말되네?" 뭔가 알아들었다는 듯한 칼세니안의 말에 칼슈타인이 태연하게 받아쳤다. "인간으로 돌아가게 했다기보단 능력 자체를 봉인해버린 거구만. 그래서 인 간이랑 별 다를바 없이 생활하게 했다는 거. 뭐, 종족 번식은 못 하겠지만 생활에는 그럭저럭 불편함은 없겠군. 굳이 다를 바도 없겠는데?" "애당초 인간을 기초로 한 것이니만큼 능력이 봉인 될 경우 가장 다수를 차 지하는 인간의 형질에 육신이 귀속되는 것이군요. 알고 봤더니 별 거 아니 었잖아?" "그럼 그렇지. 난 또 인간들이 벌써 그 정도의 능력을 개발한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쳇." 제각기 이해했다는 듯 떠들고 있는 칼슈타인들을 보며 아린은 뾰루퉁하니 볼을 부풀렸다. 자기들끼리만 이해를 하고 아린한테는 가르쳐주질 않는 것이다. 그는 칼세니안의 옷자락을 흔들며 물었다. "저, 엄마." "응" "그러니까 무슨 소리야? 아리아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 야?" 걱정스러운 듯 질문을 던지는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들을 보며 칼세니안은 상 냥한 -믿기지는 않지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주었다. "응, 그러니까 인간은 될 수 없지만, 살아가는데는 아무 지장없다는 거야. 그냥 인간이 되는 거라고 봐도 아무 상관없어." "음, 그럼 아무 문제 없네?" "그럴 껄?" 태연하게 대꾸하는 칼세니안을 바라보며 아린은 활짝 웃었다. 잘은 모르겠지 만 어쨋든 아무 상관 없다는 거 보니 좋은 것인 모양이다... 라고 생각 중인 아린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한 가지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녀는 더 이상 인간의 생활을 할 수 는 없는 것이다. 칼슈타인이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내뱉은, 불가능한 종족 보 존의 이야기, 그 의미는 그녀는 더 이상 가정을 꾸밀 수도, 자신의 분신을 이 세상에 남길 수도 없다는 의미였다. 그녀가 꿈꿔왔던, 평화로운 삶 속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지식들과 함께 가정을 꾸민다는 것, 비록 무표정한 가면 속 에 숨겨오긴 했지만 그녀의 그런 소원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를 잘 아는 유나, 세틴들의 얼굴은 지금 반쯤 흙빛으로 변해있었 다. 그리고 그것은, 이유가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세를레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다. "죄송합니다. 도움이 못 되어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 굳이 칼슈타인의 협박이 아니었더라도 그녀는 아리아 를 돕고 싶었다. 그녀가 아리아에게 받은 도움은 정말 컸다. 아무런 힘도 없 을 때 그녀를 도와준 사람들,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었다. 특히나 힘 이 돌아온 지금은 더더욱. 이것이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아리아는 오히려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거면 충분해요." 그녀는 정말로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듯, 무표정한 두 눈동자 속에 희미한 기쁨 의 빛을 띠우고 있었다. "어차피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세를레네는 더더욱 힘없이 고개를 꺽었다. 모두들 말이 없었다. 드래곤들은 자 신들의 실수를 깨닫고는 멋쩍은 듯 딴청을 피우고 있었고 세틴들은 서글픈 눈으 로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의 분위기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아 린 역시 입을 다문 채 아리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고요한 침묵이 방 안을 맴돌았다. 그때 문득 아리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웃게 해줘요." "예?" 이 느닷없는, 조금은 뜬금없는 아리아의 요구에 세를레네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리아는 말을 이었다. 한 점의 감정조차 담지 않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는 입을 열었다.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웃고, 울수 있게 해줘요. 그거면 충분해요." 문득 칼슈타인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만 있자... 그럼 결국 그 놈들 잡으러 가야되네?" 칼슈타인의 말에 모두들 쓴웃음을 지었다. 어찌되었건 그 봉인이 있어야 아 리아를 원상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녀가 원하는 모습까지 바꾸는 것이 가능 하다. 그리고 그 봉인들은 지금 전부... "그 자들 손에 있지 아마?" 왠지 상황이 우습다는 듯 중얼거리는 키아드리스의 말에 칼세니안이 가볍게 받아쳤다. "어차피 그 자들은 찾아야 할 자들이었어요. 일거리 겹쳐지니 좋군요. 뭐."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냈다. 어차피 그들, 드래곤들에게 드래곤 슬레이어라 불리우는 자들을 살려둘 마 음따위는 없었다. 그들은 감히 해츨링을 건드린 자들인 것이다. 운이 좋아 서 고룡의 분노를 피해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놔 둘 거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지. 칼슈타인이 모두를 바라보며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내 레어로 가세. 내가 게이트를 열지. 너희도 따라올래? 아린 돌봐 준 애들이니까 뭐, 선물이나 하나씩 줄테니 골라서 맘에 드는 것이나 들고 가려무나." 자신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질을 하는 칼슈타인의 모습, 순간 유나와 피트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드래곤의 레어, 수많은 보물들과 마법무구들이 가득하다는 곳, 게다가 지금 그들이 가게 될 곳은 무려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의 레어다. 무려 6500년을 살아온 최강의 고룡의 보금자리, 얼마나 많은 보물이 그곳에 즐비 할 것이며 얼마나 막강한 마법무구들이 그곳에 널려있을 것인가? 그 동안의 고생이 싹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그들은 티 안나게 살짝 미소를 지었다. 특히나 유나는 더더욱. 세틴은 별로 좋아하지도 탐탁치 않아 하지도 않는 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문득 세를레네가 눈치를 슬쩌 보며 입을 열었다. "저..저는...." 솔직히 데리고 가달라고 하자니 그녀는 아린과 함께한 시간도 얼마 없고 게 다가 유나나 세틴만큼 그와 친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드래곤의, 그것도 고룡 의 마법무구, 마법사라면 누구나 꿈에서나 그려볼 만큼 엄청난 물품인 것이 다. 뻔뻔하다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괜시리 자료 뒤진 생색이라도 내고 싶 은 것이 세를레네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물론 그렇게 뻔뻔한 행동을 하기엔 세를레네의 안면이 너무 얇아 간신히 말 을 꺼내기는 했는데 단지 삐쭉거리다가 말을 흐리는 정도밖에 못 했지만... "아, 너도 오렴." 다행히 칼슈타인은 그녀의 노고를 잊지 않은 듯 했다. 부끄러움으로 발갛게 물든 얼굴로 세를레네는 살짝 일어났고 모두를 바라보 며 칼슈타인은 허공에 슬쩍 손을 휘저었다. 주문도 없었고 발동어도 없었다. 단지 손을 휘저었을 뿐인 그 동작 위로 허 공에 거대한 검은 구멍이 형성된 것은 거의 순간에 불과한 일이었다. 자신의 손동작에 따라 형성된 그 검은 구멍을 잠시 바라보던 칼슈타인이 일 행들을 돌아보며 가볍게 중얼거렸다. "가자." 그리고 그들은 일제히 워프게이트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속-------------------------------------- 벗꽃의 글쓸 때 듣는 음악 리스트~~ (MP3 돌려놓고 주르륵 듣습니다^^) 리스트! 세라문 문라이트 오야지 아카펠라 버전 (대단히 중후함) 이나중 탁구부 멋지다 마사루! 로망스! 애니메들리 가사 바꾸기 버전 초형귀 OST (???) 불꽃의 전학생 ~! 애니메탈~~! 가오가이가! 이거 돌리면 3시간은 너끈~~! 근데 난 왜 이런 노래들만 듣지? P.S 요새 벗꽃에게 생긴 새로운 취미, 컴 앞에 앉아서 마사루나 이나중 탁구부 불꽃의 전학생 오프닝곡 틀어놓고 노래 따라부르면서 춤추면서 글쓰기. 마사루는 주로 엘리제의 우울을 즐기나 모션이 너무 크고, 불꽃의 전학생은 헤드뱅잉, 이나중 탁구부가 제일 편하다 역시. 손바닥만 비비면 되는군 랄라라~`` (집에서는 완전히 미친 자식으로 취급중. 어 근데 살빠진다.) 취미 생긴 기념으로 벗꽃군의 거품 잡담 제 2탄! 열혈최강근성무적 사나이의 불타는 혼! 불꽃의 전하아아악 새애애애앵~~~! 燃えろ! FIRE た·た·か·え!! 모에로! FIRE 타·타·카·에!! (타올라라!FIRE 싸·워·라!) 紅い炎をあとに引き 아카이 호노오오 아토니 히키 (붉은 불길을 뒤로 휘날리며) 熱氣ふき出しやって來る 넷키 후키다시 얏테쿠루 (열기를 내뿜으며 달려온다) くいしばる齒が火花をちらし 쿠이시바루 하가 히바나오 치라시 (악다문 이빨이 불꽃을 튀기며) 生まれたワザは必殺だ 우마레타 와자와 힛사쯔다 (만들어진 기술은 필살이다) うなる! うなる! キックがうなる! 우나루! 우나루! 킥쿠가 우나루! 으르렁댄다! 으르렁댄다! 킥이 으르렁댄다! あたる! あたる! パンチがあたる! 아타루! 아타루! 판치가 아 아타루! 부딪힌다! 부딪힌다! 펀치가 부딪힌다! あれは誰だ!? 誰だ? おれだ! 아레와 다레다!? 다레다? 오레다! 저것은 누군가!? 누군가? 나다! おれはうわさの轉校生 오레와 우와사노 텐코―세이 나는 바로 그 소문 속의 전학생 2절. かなわぬ敵にもひとまずあたれ 카나와누 테키니모 히토마즈 아타레 당할 수 없을 적에게도 일단 부딪혀라 あのこの瞳がエネルギ― 아노 코노 히토미가 에네르기― 그 아이의 눈동자가 에너지 苦しい時こそニヤリと笑え 쿠루시이 토키코소 니야리토 와라에 괴로울 때일수록 씨익 웃어라 はたから見てみな男だぜ 하타카라 미테미나 오토코다제 옆에서 보아봐라 저게 바로 남자다 うなれ! うなれ! 瀧澤キック! 우나레! 우나레! 타키자와 킥쿠! 으르렁대라! 으르렁대라! 타키자와 킥! あたれ! あたれ! 國電パンチ! 아타레! 아타레! 코쿠덴 판치! 부딪혀라! 부딪혀라! 국철 펀치! 正義と惡との識別完了 세이기토 아쿠토노 시키베쯔 칸료― 정의와 악과의 식별 완료 おれが炎の轉校生 오레가 호노오노 텐코―세이 내가 불꽃의 전학생 (음...사나이의 노래로다 음핫핫핫~~♥♥♥♥)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10(15:05)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조회수 : 118 , 줄수 : 293 초룡전기 -320-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0-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10 읽음 16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고룡의 권능을 받은 던전의 수호수 페이릴리.. 어쨌든 그 거대펭귄을 해치 우고 난 뒤, 다리오스 일행은 또다시 하염없이 걷고 있었다. 도대체 길을 일부러 질질 꼬아놓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 땅 속 깊숙한 곳에 봉인지가 있 는 지 알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젠장, 봉인지 도착하기도 전에 탈진해서 쓰러지겠다. 뭐가 이렇게 멀어?" 플루토의 투덜거림이 대변해주듯, 정말이지 사정없이 긴 통로였다는 점이었 다. 그렇게 한 두어시간쯤 걸었을까? "호오? 저 것들은 뭐야?" 문득 통로 저편으로 저 멀리 보이는 은색의 덩어리들을 보며 가스터가 중얼 거렸다. 사실 이곳은 춥다는것 외에는 그동안 그다지 지나는데 방해되는 것 이 거의 없는 편이었다. 물론 그 추위라는것이 보통 이상이었지만 이들 역시 보통 이상이니만큼 그다지 지장은 없었다. 2시간을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펭귄 만난 것 외에는 이렇다할 트랩이나 방해물들을 전혀 만나지 못 했 던 것이다. 단지 그 사정없이 긴 통로 자체가 이들을 지겹게 했을 뿐. 드디어 좀 제대로 된 적들이 등장하려나보다싶은 기대감을 가지고 플루토가 두 눈을 치켜세웠다. 솔직히 아무리 망가져봤자 거대펭귄보다 더 망가진 적이 등장할까 하는 기대심리도 있었다. 그러나 뿌연 냉기에 휩쌓인 탓인지 그다지 형체가 구별되지는 않았다. 결국 플루토는 어깨를 으쓱였다. "모르겠는데요?" 아직 상당히 떨어져 있었기에, 어느 누구도 저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언뜻 보아서는 그저 희뿌연 안개 처럼도 보였으나, 절대 그럴리가 없지 않은 가? 여기가 어딘데. 무려 드래곤도 잡는다는(?) 전능수의 봉인지다. 베라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번 살펴볼까요? 사제로써의 능력이라면...." 그때, 그들의 바로 머리 위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필요는 없답니다. 오호호호홋~" 플루토가 화들짝 놀라 검을 뽑아들었다. 플루토가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 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그들의 머리 위를 장악한 것이다. 검을 뽑아 든 뒤 플루토는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 한 사람의 형상을 한 얼음이 허공에 떠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얼음으로 만든 빗자루에 앉아있는 얼음의 여자가. 짧은 가죽느낌의 얼음치마와 연미가 길게 늘어진 정장겉옷을 입은 그녀는 다 리를 꼬은채 빗자루 위에 몸을 실고 있었다. 챙이 넓은 뾰족모자가 꽤나 인상 깊었다. 그야말로 족보에도 없는 몬스터의 모습이었다. 굳이 명명하자면 얼음마녀.... 정도랄까? 베라가 황당하다는 듯 고개를 든 채 중얼거렸다. "저건 또 어디서 나오는 몬스터래?" 가스터 역시 전적으로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왕 얼음으로 여자 만들 거면 설녀도 있고 이쁜 거 많은데... 거참 칼슈 타인이란 드래곤 미적 감각 엉망이로군..." 한창 긴장해도 모자랄 판에, 그리고 아까까지만 해도 화들짝 놀랐던 주제에 이제와서는 여유 만점인 플루토 일행, 이들의 목소리에 얼음여자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지지는 않았다. 얼굴 자체도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어 표 정이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앙칼진 목소리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자 신의 분노를 표출할 수 있었다. "뭐라곳? 미천한 것들이! 난 이곳을 지키는 위대한 얼음마녀! 에레네이아 스티아다!" 음, 종족 이름이 진짜 얼음마녀였던 모양이다. 새로운 신종 몬스터들을 대거 양산해내는 칼슈타인의 권능에 새삼 치를 떠는 베라였다. "누구랑 레파토리가 같군. 그래도 그 누구보다는 상당히 양호해." 뒤이어 머리아프다는 듯 플루토가 이마에 손을 짚으며 중얼거렸고, 동시에 가스터가 손에 불꽃을 불러 일으켰다. "얼음마녀라, 불에 닿으면 무슨짓을 할지 궁금하군." 이 느긋하기 짝이 없는 플루토들의 태도에 마녀 에레네..어쩌구는 잠시 미간 을 찌푸리...려 했으나 역시 얼굴이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어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목소리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듯 다채로운 억양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쯔쯔, 제법 여유있는 척 하는구나. 좋아, 청년 하나에 중년사내 하나와 여 인 한 명이라... 멋있게 얼려서 나의 수집품으로 삼아줄테니 조금만 기다 리거라. 오호호홋! 새로운 수집품이 세 개나 더 생기다니 이거 기분 좋은 날이군." 그러자 플루토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세 명이지, 세 명이고 말고." "그럼요. 세 명이죠." "저 얼음마녀 숫자 잘 세는군. 똑똑해." "응?" 막 냉기를 뿜어낼려던 얼음마녀가 괴이쩍다는 듯한 목소리를 흘렸다. 어째 분위기가 이상한 것이다. 그런 그녀를 보며 플루토는 다시금 검을 허리춤에 꽃았다. 그리고 비아냥거리듯 질문을 던졌다. "당신 어디 가서 눈치 없단 소리 못 들어봤어?" 그러나 마녀는 채 대답을 하지 못 했다. 그녀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갑자 기 강력한 힘이 그녀를 대뜸 뒤에서부터 눌러버린 것이다. 마녀는 눈 앞으로 쇄도하는 통로 바닥을 보자 기겁하며 뒤로 고개를 돌렸다. 은발의 미끈한 청 년이 자신의 뒷목을 붙잡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도..도대체 언제..." 쿵! 요란한 타격음과 함께 얼음 깨지는 소리가 통로 안을 은은히 울렸다. 그리고 다리오스의 손에 잡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마녀를 바라보며 플루토가 혀를 찼다. "거, 사람이 여유있게 서있으면 눈치를 챘어야지. 쯔쯔." 다리오스의 오른손이 은빛으로 빛났다. 동시에 얼음마녀의 입에서 비명성이 터져나왔다. "크아아아악!" 그와 함께 그녀는 마치 프래이팬 위에 올려놓은 얼음덩어리 마냥 순식간에 녹 아버리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녹아버리는 얼음마녀의 최후를 힐끗 보다가 문득 플루토가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죽일려면 빨리 죽이지 왜 그렇게 질질 끌었냐?" 다리오스는 물 묻은 손을 털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눈치 보아하니 잘 떠들길래 무슨 정보라도 나오지 않을까 해서. 뭐, 수확 은 없었지만." 그때였다. 저 멀리 서있던 얼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쿵쿵, 하는 발자욱 소리가, 상 당히 떨어진 이곳까지 울려퍼졌다. "아무래도 아까의 그 썰렁한 여자가 다가 아니었던 모양이군." "썰렁하다라... 뭐 얼음마녀라니까." 다리오스 일행들은 또다시 전투태세를 갖추며 통로 저편을 바라보았다. 어느 덧 그것들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아이스 골렘들이군...." 가스터가 중얼거렸고, 플루토가 긴장으로 얼굴을 굳혔다. "힘들겠는걸요? 이렇게 많은 수라면...." 언뜻 보아도 100마리는 될 듯 했다. 키가 거의 3미터에 이르는 얼음거인들 이 말이다. "뭐 할 수 없지. 모두 다 부숴버리는 수 밖에." 플루토가 중얼거렸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전투가 시작되었다. 고렘을 상대하는 법은 간단하다. 고렘 자체가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마법을 사용하거나 고 렘의 몸체 이상의 물리력으로 공격해 부숴뜨리면 된다. 워낙 단단한 터라 어지간한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있는 어느 누구도 어지간 하 지 않다. 파아아앙~ 첫번째 고램의 머리가 터져 사방으로 흩어졌다. 가장 먼저 손을 쓴 것은 플 루토였다. 그의 급한 성격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는 마음껏 검기를 검에 쏟아부으며 고렘들을 살육하기 시작했고, 잠시동안 부순 고렘의 수가 4마리 에 이르렀다. 그때, 다리오스와 베라, 가스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다시 네 마 리의 골렘이 부숴져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리고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 "나 지금 공간을 비틀어 바라보는 자의 눈을 속이나니...." 불타오르는 화산 속 분화구 아래, 존재하는 고룡 칼슈타인의 레어, 그 레 어 한구석의 조그마한 동굴에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흡사 인간들 사는 집에 나있는 쥐구멍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워낙 레 어가 거대하다 보니 그 쥐구멍에 사람이 살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동굴 안쪽은, 그래도 밖에서 보듯 형편없지는 않았다. 물론 동굴이니만큼 투박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럭저럭 사람이 살 만한 가구 일절이 모두 제 대로 갖춰져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책장, 동굴 벽면 세 곳에 둘러져 있는 그 곳에는 여러 칸의 책장마다 가득 책들이 꽂혀 있었다. 그 바로 앞, 한 로브를 걸친 남자가 서있었다. 다리가 높은 책 받침대에 거의 사람 몸통만한 책을 올려놓은채, 그는 연신 중얼거리고 있었다. "섞이어라, 흩뿌려져라. 혼돈의 이름으로 진실된 것을 가려라..." 그의 바로 곁에는 놓여진, 여러 알 수 없는 약재와 실험도구들이 갖춰져진 책상위로 그는 손을 뻗었다. 새하얀 가루들이 그의 손짓에 따라 허공에서 생성되기 시작했다. 중얼거림은 계속 이어졌다. "위대한 법칙의 권능이여, 지금 이곳에 환영의 힘을 부여하라..." 말을 마침과 동시에 책상 위에 수북이 쌓여있던 흰색 가루에서 살짝 빛이 새 어나왔다. "음. 됐군...." 그의 입에서 왠지 기운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그 가루를 모아 하나 의 자루에 담았다. 적어도 열 옹큼은 될 듯 했다. 자루에 가루를 쓸어넣는 그 의 손은 앙상하기 짝이 없었고 그는 그대로 그것들을 든 채 그는 동굴 밖으로 나갔다. 용암이 들끓는 뜨거운 열기의 공간, 그는 그곳에 턱하니 서더니 손에 쥐고 있 던 백색 가루를 바닥에 뿌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그가 중얼거리며 계속 그 하얀 가루를 바닥에 뿌렸다. 왠지 기운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의 손에서 흘러내린 가루들이 마치 바람에 실린 듯 허공에서 천 천히 응축되며 바닥에 깔렸다. 이윽고 마법진이 완성되었다. 흰색의 가루는 청회색의 바닥에 대비되어 선명히 눈에 띄었다. 그는 그 앞에 서서 조용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시 그 흰색 가루에서 빛이 났다. 흡사 보석처럼 화려하게 반짝이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바닥에 선 굵은 빛의 진이 완성되었다. 문득 그가 힘겹다는 듯 입을 열었다. "마법진을 끊임없이 시연하는데도 1시간을 못 버티니... 정말 힘들구만..." 테롤드 크로워드, 한때 인간이었고 이제 인간이지도 못한 그는 이렇듯 기운 없는 목소리로 주문을 지탱하고 있었다. 문득 그는 레어 저편을 바라보았다. 용암호수 건너로 보이는 어두운 동굴의 모습, 그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잘 하고 있을까? 녀석들..." 저 안 어딘가에서, 고룡의 힘과 맞서싸우고 있을 자신의 후예와 자신의 제자 가 있을 것이다. 테롤트는 잠시 상념에 빠졌다. 온갖 기억이 뇌리를 스치며 소용돌이 치듯 섞여가기 시작했다. "잘 해주어야지. 암 잘해주어야 하고 말고." 문득 그의 입에서 괴이쩍은 웃음이 나왔다. "크크크큭......" 테롤드는 기쁘게 손을 놀렸다. 이미 생명따윈 포기한 지 오래, 그녀가 떠난 다음부터 오로지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살아온 그였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성취되려 하고 있었다. 그는 진정 기쁜 듯이 더더욱 마법진을 가동시켰다. 그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마나조차도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어차피, 일의 성공유무를 떠나서, 그는 곧 소멸될 운명이니까. 하지만 그는 조금도 후회하지 않고 있었다. "내 제자가 인간의 마음을 희롱한 댓가를 치루게 해줄 것이다. 조금만 기 다려라, 오만한 종족들이어..." -------------------------계속---------------------------------------- 음냐... 잡담 쓰기도 귀찮당...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14(21:34)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조회수 : 74 , 줄수 : 383 초룡전기-321-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1-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14 읽음 754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동굴 한 쪽 구석, 분명 동굴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어둡지 않은 그 기이한 공간의 구석진 허공에서 일순 공간의 비틀림이 일어났다. 비틀림은 곧 어두 운 구체로 화했고 그 어두운 구체는 공간과 공간을 맞잡으며 서서히 커져나 갔다. 이윽고, 한 무리의 일행이 그 어둠의 공간에서부터 천천히 모습을 드 러냈다. 그리고... "허어억!" 이 한마디를 끝으로, 사람들의 대화는 더이상 이루어 지지 않았다. 일순 침묵이 흘렀다. 눈동자 굴러댕기는 데굴데굴 소리만 끊임없이 들려왔다. 그럴수 밖에 없지 않은가? 워프 게이트를 통해 눈 앞이 한번 번쩍여 밖으로 나온 후 눈에 보이는 것이 온통 반짝이는것 뿐인데..... 황당,당황,경악 등등의 온갖 감정을 단지 입을 쩍 벌린 것만으로 훌륭히 표 출하고 있는 저 아린의 친구들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마음에 드는 것들로 재주껏 골라가거라, 인간의 아이들아." 그들은 힐끗힐끗 눈치를 보면서도 모두들 칼슈타인의 레어 한쪽에 마련된 보물창고안을 천천히 산책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산책이었다. 황금의 동산과 보석의 숲 사이를 산책하는 것이다. 세틴이 몇걸음 옮기지 않아 발길에 무언가 툭 차였다. 무언가 허리를 굽혀 바닥을 살피니 검자루 비슷한 무언가가 보였다. 손으로 집어 들자 찬란한 빛이 서린다. 아무래도 검사였기에 세틴은 유심히 그 물건을 살폈다. 검을 검집에서 살짝 꺼내들자 스르릉 검날에서 퍼져나온 한기가 온몸에 느껴졌다. 이건, 명검도 보통 명검이 아니었다. 세틴의 두 눈에 일순 탐욕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그때, 곁에 서있던 칼슈타인이 그 모습에 한마디 했다. "잉? 그게 거기 쳐박혀 있었네." "예? 혹시 중요한 것입니까?" 은근슬쩍 탐내하다 뜨끔한 세틴의 물음에 칼슈타인이 심드렁히 답했다. "아니. 3백년전 제국의 한 인간이... 그 누구라더라 사를마뉴라던가? 아무 튼 그녀석이 쓰던 검인데, 내가 뺏았었거든. 그 뒤로 어딘가 뒀는데... 영 생각이 나질 않아서." "샤, 샤를마뉴? 역대 서령주중 최고였다던... 전설의 소드마스터요?" "음.... 그랬었지. 그녀석, 이 검 굉장히 아꼈었지. 그 꼴이 보기싫어 뺏아 버렸어." "호오..." 세틴은 눈까지 빙글거리며 그 검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때, 칼슈타인이 한마 디 보탰다. "거 꽤 좋은거야. 가지고 싶으면 가져 가." 세틴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가져간다는 것에서가 아니라 좋다는 것에 있어서였다. 생각해 보라. 그 유명한, 그렇기에 이 헤이드 6국연합에까지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소드마스터 샤를마뉴의 검이라니. 세틴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다시 그 검을 제 자리에 내려놓았다. 이 검에 상 당히 욕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기왕이면 발에 차인 녀석 보다는 좀 더 그럴싸한 곳에 놓여져 있는 녀석을 고르고 싶었다. 한편 유나는 보물이냐 마법도구냐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하고 있었다. 비록 마법사라지만 그녀의 전직은 도적. 되지도 않는 마법실력을 약간 더 향상시 키느니 차라리 엄청난 보물을 하나 가지고 나가 평생을 떵떵 거리고 사는것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피트 역시 유나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인간이 한번 망가지기 시작하자 사제 로써의 품위는 완전히 버려버린 모양인지 세속적인 욕망과 개인적인 열망 사 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세를레네는 오직 모든 관심을 마법도구로만 쏟고 있었다. 보물이 야 영지안에 얼마든지 있다. 물론 여기 있는것과 비할바는 아니었으나, 어차 피 관심 밖의 일이었다. "어머. 이건? 마력지팡이네? 앗, 9써클 마법도 세겨져 있다." 세를레네가 지팡이를 집어들고 외치는 소리에 곁에 있던 로자르하임이 빙긋 웃었다. "9서클 마법 초반부에 불과한 거에요.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닌데..." 세를레네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 마력지팡이를 조심스럽게 제 자리에 놔둔 뒤,다른 물품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로자르아힘 말투 보아하니 더 대단한 것도 있는 듯한 말투 아닌가? 이왕 챙겨가려거든 고급품으로 챙겨가자는 생 각이었다. 그러나, 이들과는 달리 아리아는 숫제 보물 같은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는 듯 그저 아린과 함께 천천히 보물의 숲을 거니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 반짝이는 보석과 수많은 마법물품들, 하나만 인간세에 새어나가도 일국의 보물이 될 법한 저 가치있는 물건들이 그녀에게는 전혀 매력으로 느껴 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린이야, 애당초 관심이 있을리가 없고. 그러던 중 문득 아린이 아리아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참, 아리아. 근데 아리아 대검 옛날에 잊어먹었지? 하나 필요하지 않아?" 막, 몇자루의 검을 챙겨든채 서로 성능비교(?)를 하는 세틴을 발견한 아린이 아리아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에, 아리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서 야 천천히 보물들로 시선을 옮겼다. 보물들과 함께, 그 곳에는 수많은 검들도 널려있었다. 그 중에는 무려 대륙을 진동시키는 전설의 검들이라는 마력검들조차 가끔 눈에 띠일 정도였다. 하지만 아리아는 그런 마력검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다. 비록 검들을 훑어보고는 있으나 여전히 관심은 없는듯한 그녀의 태도에 아린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검 필요없어 아리아?" 아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마력검들은 거의 전부 롱 소드 아니면 바스타드 소드였다. "전 저런 류의 검을 다루는 법은 몰라요. 가지고 있어봐야 무의미해요." 아린은 여전히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녀는 검을 배운 적이 없었다. 오로지 그녀의 대검에 맞는, 다리오스와 플루 토의 검술 데이터를 입력시킨 뒤 대검용 검술로 맞게 변화시킨 그녀만의 검술 을 몸으로 익히고 있을 뿐인 것이다. 마력검들 하나하나가 다 절세의 무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겠지만, 그녀에게는 단지 마법을 사용하게 해준다는 의미 이상은 없었다. 그러던 중 문득 그녀의 눈빛이 희미하게 반짝였다. "저건..." "응?" 아리아의 눈빛이 문득 매서워졌다. 아린은 의아해하며 그녀의 시선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 수많은 보물더미 한가운데에 파묻힌 왠 거대한 대들보같은 무엇인가가 아린의 눈에 띄었다. 둘은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것은 검이었다. 단지 아리아가 쓰던 것보다는 좀더 폭이 넓고 길이가 짧고 끝 이 뭉툭한, 굳이 말하자면 초대형 식칼처럼 생겼다고 해야 하나? 그것을 바라보던 아린이 아리아를 바라보며 재밌다는 듯 말했다. "아리아가 쓰던 거랑 거의 비슷한 크기네?" 아리아는 그 검을 들어보인 뒤 이리저리 흔들어보았다. 그리고 무감각한 목소 리로 대꾸했다. "무게는 훨씬 가볍지만요. 하지만..." 잠시 후, 아리아는 그 검을 도로 내려놓았다. "어? 왜 그래 아리아?" 그녀는 아린을, 그리고 그의 종족들을 힐끗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 "이젠 더이상 제가 검을 들 필요가 없잖아요 아린?" 아린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으로 아리아를, 그리고 저만치서 이리저리 자리잡고 서있는 그의 친지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이는 듯 했다. "흐음..." 그에 비해 세틴들은 여전히 제각기 눈치 보가면서 보물을 고르는데 혈안이 되 어있는 상황이었다. 그들의 힐끔힐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문득 칼슈타인이 실소를 하며 모두를 향해 말했다. "거, 신경쓰지 말고 내키는데로 몇 개 집어 와. 어차피 보물은 넘쳐나니까." 이 말에 세틴 이하 네명은 돌연 눈동자에 빛이 돌았다. 이젠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더욱 발걸음이 활기차지는 이들이었다. 그러던 중, 문득 칼슈타인이 동굴 주위를 유심히 살피며 괴상한 음성을 흘렸 다. "응?" 뭔가 심상찮은 음성, 칼세니안이 힐끗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칼슈타인님?" "감각이... 이상한데?" 칼슈타인은 머리를 긁으며 계속 보이지 않는 허공을 이리저리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는 미처 못 느낀 건데..." 순간 칼슈타인의 양 미간이 짙게 찌푸려졌다. "누군가가 내 이목을 가리고 있군." 동굴 입구에 펼쳐져있는 빛나는 마법진, 그 앞에서 검은 로브로 몸을 가린 한 사내가 손으로 계속해 인을 그리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손의 끝이 그리는 모양은 글자같기도 그림같기도 한, 종잡을수 없는 그 무엇. 그의 손과 입이 움직임에 더더욱 마법진의 빛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거칠고 긴 머리칼이 주위에 부는 마나의 바람을 따라 미친듯 휘날렸고 그의 옷 역시 바람을 잔뜩 받아들여 팽팽하게 당겨지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테롤드." 테롤드는 그의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그는 다시 눈을 가늘게 감았다. 소스라칠 이유는 또 무엇인가? 어차피 예상하고 있었던 일인 것을. 그는 태연하게 몸을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았다. 한 무리의 일행들의 모습이 보였다. 특히나 그 앞에 서있는, 굳이 자신의 존재 를 감출 생각조차 안 하고 있는 한 작은 꼬마아이의 모습이. 테롤드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어서오십시오. 나의 주인이시여." 가식적인 정중함 속에 깃들여진 노골적인 비아냥, 칼슈타인의 인상이 일그러 졌다. "그 마법진은 무엇에 쓰려는 것이지?" 칼슈타인이 손가락이 가리키는 흰색 마법진, 테롤드는 힐끗 뒤를 한번 돌아 본 뒤 칼슈타인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희극적인 태도로 어깨를 으쓱였 다, "글쎄요? 알아맞춰보시죠?" "네 놈이 감히 나를 능멸하려하느냐!" 돌연 자신이 다스리던 몸 주위의 마나가 역류하며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의 의지 하에서 그의 지배를 받던 모든 마나의 기류들이 일제히 제어에서 벗어나며 소용돌이쳤다. 울컥. 테롤드의 말라붙은 입술 사이로 검붉은 선혈이 토해져나왔다. "크으윽..." "흔적을 지우는 마법진인가?" 칼슈타인의 말에 테롤드는 가슴을 움켜쥔채 잠시 더 피를 토해냈다. 사실 피는 아니었다. 그는 이미 죽어있는 몸. 죽어있는 체액을 쏟아놓을 뿐이다. "도대체 무엇을 감추려는 것이지?" 칼슈타인의 재차 이어지는 물음에도 테롤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두 눈을 매섭게 뜨며 칼슈타인을 노려볼 뿐이었다. 그리고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알고 있지 않은가? 저주받을 종족이여." 느닷없는 반말, 칼슈타인의 입에서 어이없어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허, 이 놈이..." 칼슈타인의 오른손이 재차 들어올려졌다. 그러나 그는 곧 손을 내렸다. "뭐, 굳이 내가 손대지 않아도 죽어가고 있군. 무리한 일을 하는구나 테롤드." 칼슈타인은 이내 테롤드의 현 상황을 알아챘다. 그는 무너지고 있었다. 칼슈타인의 이목을 가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리하게 마법 진을 연거푸 시전하느라 테롤드는 지금 자신이 가진 모든 힘, 심지어는 생명력조차 모조리 뽑아쓰고 있었다. 부스러지는 오른손을 물끄러미 들어보이던 테롤드가 문득 입을 열었다. "내 후손과 제자들이 저 곳에 들어간 지 벌써 12시간째, 그들이라면 분명 히 지금쯤 봉인지에 도착했을 것이다. 초조하지 않나 칼슈타인?" 칼슈타인이 그 말에 한차례 실소를 터트렸다. "푸하핫. 초조하냐고?" 그때, 테롤드도 따라 웃었다. 크크큭, 나지막한 웃음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다시 테롤드의 입이 열렸을때, 그의 몸에서 잿빛의 연기가 일기 시작했다. "오만하고 가련한 종족이여..." 테롤드의 입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의 오른쪽 팔이 우스스 부숴져 떨어져 내렸다. 이미 오래전 죽어 먼지가 되었을 몸, 그것이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자신의 인생은 그저 레어 속에서 하염없이 조는 것 뿐, 결국 가식된 인생 만을 즐기면서도 그 인생마저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어리석은 종 족이여..." 그의 이 말에 칼슈타인의 입가에 더더욱 짙은 미소가 어렸다. "미천한 종족의 생각이 그건가?" 테롤드가 다시 웃었다. 하지만 그의 미소는 녹아내렸다. 더이상 버텨내지 못한채 살이 부숴지고 드러난 뼈마져 산화되며 그의 미소가 녹아내렸다. "그대들은 이제 더 이상 그 가련한 삶을 유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나 둘 부스러지기 시작한 몸은 이윽고 완전히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흐트 러졌고.... 그는 마지막으로 사라져가는 목소리로 최후의 외침을 터트렸다. "이제 곧 고대의 마물이 부활한다! 수천년을 걸쳐 인간들을 희롱한 너희 들의 존재도 더 이상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크하하하핫!" 동시에 그는 무너져내렸다. 검은 로브 아래로 일순 회색빛 먼지가 자욱히 퍼 져나왔다. 방금전까지의 목소리는 환영이었는 듯, 그곳에는 테롤드의 흔적이 라고는 조금도 남지않게 되었다. 침묵이 흘렀다. 허무하게 바람에 날려가는 테롤드의 마지막 잔해를 바라보던 칼슈타인이 문득 조소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개죽음이구나. 쯔쯔쯔"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입구를 통해 불어왔다. 그의 잔해가 가루가 되어 바람에 날려간다. 칼슈타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들은 결코 전능수를 깨울 수 없거늘..." 칼슈타인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뒤를 바라보며 인상을 풀고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디, 그 놈들이 얼마나 내려갔나, 알아보기나 해야겠군" 칼슈타인의 오른손이 테롤드의 잔해 너머, 아직도 미약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둥근 마법진을 향했다. 그 상태로 그는 나직하게 외쳤다. "소멸하라." 사라져버렸다. 테롤드가 자신의 생명력까지 쏟아부으며 유지시켰던 그 마법진은, 그야말로 허무하리만치 쉽게 사라져버렸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칼슈타인은 눈을 감았다. "음..." 문득 그가 재밌다는 듯 희희덕거리며 입을 열었다. "얼씨구 이 녀석들 보게? 거의 다 도착했네?" 로자르아힘의 얼굴에 근심의 표정이 일순 떠올랐다. "그...그렇다면..." 그녀들이 안심하고 있었던 것은 결코 그들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칼 슈타인의 장담 때문이었다. 그런데 뭐? 벌서 다 도착해? 이 정도면 웃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칼슈타인은 여전히 태연 그 자체였다. "괜찮다니깐, 그들은 자격이 없거든." 용암호수로 손가락질하며, 그는 말을 이었다. "자, 그럼 우리도 슬슬 가볼까?" -------------------------계속---------------------------------------- 자 불타보는거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14(21:35)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조회수 : 55 , 줄수 : 284 초룡전기-322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2-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14 읽음 68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하아...하아..." 플루토는 숨을 헐떡였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힘이 빠져나갔다. 얼마나 뛰었 었는지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었다. 전신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고통이 밀려오고 있었다. "괜찮아요 플루토?" 걱정스러운 듯한 베라의 질문에 플루토는 힘없이 통로 한 구석에 주저앉았다. 싸늘한 냉기가 그의 투기의 벽을 통해 전해져왔지만 지금은 그다지 신경 쓰 이지 않았다. "뭐, 그럭저럭..." 플루토는 허세에 가까운 목소리로 베라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괜찮냐고 묻는 그녀야말로 그가 보기엔 괜찮지 않아 보였다. 그동안 수없이 치유주문을 행 해온 그녀는 이미 지친 기색이 완연했다. 머리결은 윤기를 잃었고 얼굴은 파 랗게 질려 보기만 해도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창백한 입술을 열며 두 손을 플루토에게로 가져가 고 있었다. "치유를..." 그때였다. 차가운 가스터의 목소리가 그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아껴놔."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중얼거릴 뿐이었다.그 역시 더이상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지 않고 있었다. "적어도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어." 말을 마치며 질린 표정으로 통로 저편을 바라보는 가스터의 표정에 일행들은 다들 동감의 눈빛으로 그들이 지나온 저 어둑어둑한 은빛 통로를 바라보았다. 자잘하게 깨져나간 얼음들이 아직도 수북하게 쌓여있는 통로 저편을 바라보던 다리오스가 문득 힘없이 중얼거렸다. "고렘에 스켈톤에... 환수나 언데드 계열은 다 모아놨군. 정말 지독한 곳인 걸...." 그들은 이제까지 맞닥드린 적들을 생각하며 순간 치를 떨었다. 하나만 나타나 도 왠만한 모험가들에게는 치명적인 적이 되는 아이스고렘이 100 단위로 나타 나지를 않나, 스켈레톤 무리는 아주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수십마리씩 우르르 쏟아져나왔고 온갖 얼음과 관련된 환수란 환수는 죄다 해치우면서 그렇게 통 과해온 통로였다. 그러나, 그들이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은 아직도 막막해보였다. 통로 반대편은 여전히 칡흑같은 어둠에 휩쌓여 자신의 자취를 감추고 있었고 그들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이대로 계속 길을 걸을 수는 없었다. 앞으로 어떠한 적이 또 나올지도 모르는 데다가 이미 다들 상당히 지쳐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래도 비교적 상처도 적고 체력도 남아있었던 다리오스가 주변을 경계하는 사이 이렇게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한 플루토들이었다. 문득 통로를 올려다보던 플루토가 지나가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얼마나 남았을까요 가스터?" 달음질치느라 후들거리는 양다리를 매만지던 가스터가 문득 허공을 바라보며 대구했다. "나도 모르겠네. 아무래도 이 곳은 공간왜곡이 걸려있는 것 같아. 자료에 의하면 봉인지가 이렇게까지 깊숙한 곳에 있을리는 없어." 가스터는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심증을 굳힌 뒤 이야기를 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벌써 12시간째 계속 걷고 있지 않나? 전투 때문에 지체한 시간을 빼더라도 족히 4,50KM는 걸었어. 통로의 경사도로 미루어 볼때, 거의 5KM이상 아래로 내려왔다는 건데..." "일직선이 아니었나요?" 베라가 조금은 놀란 기색으로 질문을 던졌다. 쉴새없이 꼬여있는 통로도 아닌, 단순히 일직선에 불과한 끝없는 통로, 조 금씩 나선을 그리며 극히 완만한 경사만을 가지고 있는 이 곳은 이들 플 루토나 다리오스들에게는 단순한 일직선에 불과했던 모양이었지만 가스터 는 그것을 예리하게 짚고 넘어가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말을 맺었다. "이렇게까지 깊을리가 없잖아? 아무리 산이 크다고 해도 그렇지..." "나선이라... 산의 크기를 볼때 괴상한 건 사실이군요..." 문득 다리오스가 벽에 손을 짚으며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괴상한 것은 그뿐만은 아니군요." 주저앉아 쉬고 있던 가스터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리오스를 올려다보았 다. 그는 계속 벽을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왜 이 곳에 이렇게 터널을 뚫어놓은 걸까요? 그들 입장에선 아예 땅속 깊 이 묻어버리면 인간들의 손에 닿지 않고 더 좋을텐데..." 무심결에 중얼거리는 듯한 말투, 그러나 그들은 그순간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 해해야만 했다. 그러고보니, 왜 이곳에 이런 동굴이 뚫려있는 것일까? 가스터 는 자신의 실수에 혀를 찼다. 단순히 자료에 그렇게 적혀있길래 조금도 의심 해보지 않았던 것이었다. 아마도 그것이 드래곤의 자료라는 이유가 컸겠지. 하지만 막상 되새겨보니, 확실히 이상했다. 가스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흐릿하게 대꾸했다. "글쎄..." 그 역시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일 뿐이고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니까. 한편, 아린일행은 칼슈타인의 뒤를 따라 봉인지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그 동 굴로 향하고 있었다. 어둠의 동굴을 지나 조금 걷다보니, 돌연 후끈한 열기가 밀려왔다, 모두는 걸음을 딱 멈추었다. 이제까지의 어둠을 은은히 밝히는 붉은 빛이 저 편에 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좀더 걸었을 때, 칼슈타인을 뒤따르던 모든 인간들은 잠시 입을 멍하니 벌려야 했다. 그들의 눈앞에 용암호수가 붉은 혀를 낼름거리며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강렬한 열기에 숨이 막히고 살이 익을 지경, 로자르아힘이 잽싸게 일행 전원 에게 열로부터의 보호주문을 걸어주지 않았다면 정말로 그렇게 되었을 사람 도 있었을 정도의 열기였다. 무심코 세틴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맙소사... 그들은 이런 곳을 지나갔단 말인가..." 그리고 그것은 좀 의미는 다르지만 로자르아힘의 입에서도 비슷하게 흘러나 왔다. "그 놈들... 마법없이 무슨 수로 여기를 지나간 거야 도대체?" 그러나 칼슈타인은 여전히 태연할 뿐이었다. "뭐, 인간치곤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놀랄 일도 아니지 뭐." 놀라워하는 로자르아힘을 스쳐지나가며 간단한 한 마디를 남긴 뒤 칼슈타인은 호수를 향해 가볍게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굳어라." 들끓던 용암 호수가 굳어가기 시작했다. 처음 호수 한 귀퉁이부터 붉은색이 사그러 들더니 이내 암회색으로 변해가 기 시작했고, 그것은 흡사 물 위의 파동이 퍼지듯 호수 전체로 번져나갔다. 이윽고 단단해진 용암위로, 일행들은 걸음을 옮겼다. 이제 막 굳은 용암이건 만, 그 표면은 벌써 발을 디딜정도로 식어있었다. 그야말로 바위 위를 걷는 것과 별 다를 바 없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호수를 지나치고 난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역시나 냉기가 휘몰 아치는 얼음의 통로. 그것을 바라보던 칼슈타인이 손을 휘저으며 중얼거렸다. "이대로는 너희들이 못 견디겠군. 뭐 다시 나올 때도 지나쳐야 하니..." 칼슈타인의 손동작을 따라 냉기가 사그러 들기 시작했다. 싸늘하게 불던 바 람도 어느사이엔가 가라앉았고,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던 얼음 역시 사라지 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음이 녹는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표면 부분은 증발하듯 없어 졌고, 그 외의 얼음은 딱딱한 석벽으로 화해 버린 것이다. 벽을 툭툭 두들겨보던 칼세니안이 문득 통로 저편을 바라보며 귀찮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그냥 워프해버리면 안 돼요? 걸어가기는 귀찮은데." 칼슈타인이 혀를 차며 대꾸했다. "이봐이봐, 여기는 봉인지라고. 함부로 워프하다간 좌표 뒤틀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곳은 애당초 에인션트 드래곤의 레어인 만큼 화염의 정이 넘쳐있는데다가 전능수의 봉인지이기까지 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마나가 뒤틀려 있다는 것이었다. 드래곤의 모습이라면 몰라도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워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야기였다. "대신 지름길로 가자. 직선거리로 제대로 가면 1시간도 채 안 걸리는 거리 니까." 칼슈타인은 허공을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들었다. "그럼 일단 공간왜곡부터 해제해야겠군." 동굴 저 편, 자그마한 입구에서 문득 두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엔 틀림없는 거겠죠?" "나한테 묻지 말라니까... 이 지도가 문제지. 쳇." 굵직한 음성과 가냘픈 여자아이의 목소리, 이제껏 숲 속을 하염없이 헤메다 가 겨우 목적지에 도착한 세리아와 레이크의 목소리였다. "조심해요... 말도 걸어보기 전에 통구이 되지 말고..." "젠장. 말 좀 곱게 써." 입구에 고개를 드밀자마자 레이크와 세리아는 훅,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에 몸을 움츠렸다. 알 수 없는 위압감이 그들을 덮치고 있었다. 하지만 분화구 바로 곁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썩 덥지는 않은듯 했다. "이번엔 제대로 온 것 같지?" "그런 모양이네요." 동굴 입구에서 한마디씩 내뱉은 세리아와 레이크는 천천히 동굴 안쪽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 거대한 입구를 가지고 있던 레어는 끊임없이 넓어져 갔다. 저 멀리 어렴풋이 빛이 보인다. 하지만 그 빛은 극히 미약 했고 열기 따위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음.... 사화산인가?" "그런 모양이죠." "화산에 열기가 없으니 이상하군...." 이렇게 몇마디 말을 주고 받으며 세리아와 레이크는 레어 안으로 안으로 계속해 걸어 들어갔다. 그렇게 걷기를 10여분... "아!"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것 없이 탄성을 내질렀다. 기암으로 겹겹히 괴상한 무늬를 이루고 있든 분화구의 내벽과 그것이 만들어낸 거대한 분화구의 모 습때문이었다. 환한 빛에 전체가 밝게 빛난다. 분화구의 바닥은 무언가 알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흡사 바닷가의 파 도를 프리즈 마법으로 얼려버린 듯한 모양의 바위의 파도가 그것이었다. "도대체 저게 뭐지?" "글쎄요...." 두 사람은 놀라는 것은 잠시 접어둔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바위의 파도 저편에 있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고, 동시에 손을 그쪽으로 뻗으며 세리아가 외쳤다. "저거 아녜요?" 두 사람은 바위의 파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그곳으로 향했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곳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파도의 한 물줄기 줄기가 아주 잘 표현되어 있었다. "아, 이곳이군. 이상하네... 틀림없이 제대로 온 것 같긴 한데..." 레이크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그 동굴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곧바로 세리 아가 그의 뒤를 쫓았다. 그곳은 하나의 긴 복도였다. 아무것도 없는 그저 복도일 뿐이었다.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던 레이크의 인상이 점점 더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시시하군. 드래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너무 습해요... 느낌이 안 좋아." ---------------------------계속-------------------------------------- 불태우자... 새하얗게 재가 될 때까지...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14(21:35)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조회수 : 92 , 줄수 : 359 초룡전기-323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3-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14 읽음 73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끝이 없을듯 했던 그 차갑고 어두운 통로, 주위를 유심히 살피며 한발 한발 그곳을 내딛어가던 다리오스들의 눈에 어느 순간 희미한 빛이, 그들이 걸어 왔단 얼음의 통로가 발하는 차가운 은백색의 빛이 아닌 이질적인 희미한 빛 이 비춰졌다. 통로의 끝을 막고 있는 얇은 빛의 막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은 붉고, 암울한 어둠으로 빛나고 있었다. 과연 빛인지조차 의심스러운 암울한 그 무엇인가가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진 채 건너편을 가로막고 있었다. 물질이 아닌 안개와도 같은 희미한 공간, 다리오스 일행들은 조심스럽게 그것을 향해 다가갔다. 꿀꺽. 가스터의 목에서 긴장된 목소리가 나직히, 그러나 천둥처럼 울려퍼졌다. 동시에 다리오스의 텅빈 오른손에서 은빛 섬광이 솟아올랐다. 플루토의 장검 이 검게 물들었다. 가스터의 반응,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곳이 어디인지 를 알아채는데는. 그들은 그대로 한발 내딛었다. 저 어두운 기류를 향해. 그것은 부드러운 손길로 그들을 받아들였고 그들의 모습은 곧 어둠 속으로 묻 혀져갔다. 기분이 묘했다. 왠지 끈적끈적한, 불쾌한 기분... 그러나 그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다시 시야가 밝아졌다. 플루토는 조심스레 눈을 뜬 뒤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헉..." 동시에 다리오스 일행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니 입을 벌렸다. "........." 거대한 공간이 그들의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반쯤은 어둠에 가려진 채, 광원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야가 확실히 확보 될 정도의 은은한 빛을 가득 안고 있는, 지름이 300미터는 넘어보이는 거대하 다 못해 광대하기까지한 구형의 공간이. 꿀꺽. 또다시 가스터의 목에서 침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마법사라 불리우는 그라 할지라도 이 광경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힘든 모양이었다. 문득 다리오스는 발 아래를, 그리고 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들은 지금 거대한 원기둥 위에 서있었다. 구형의 공간 속에 수십, 수백개씩 떠있는 수많은 원기둥 중 하나 위에. 공간의 둥근 외벽 곳곳에는 그들이 거쳐온 곳과 비슷한 듯한 수십개의 작은 구멍들이 균일하게 뚫려 있었고 그 한 가운데에는 거대한 비석의 집합체가 허 공에 둥둥 떠 있었다. 아니, 떠있다는 표현은 잘못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 비석의 섬은 가느다란 수 백개의 교각으로 인해 공간 외벽에 떠 있는 수백개의 원기둥들과 일제히 연결 되어 있었으니까. 베라가 눈을 가늘게 뜨고 시선을 모았다. 그 거대한 비석의 집합체들은 마치 잘 조각된 오벨리스크들로 보였다. 오벨리스크 하나 하나에는 그들의 지식으로는 알수 없는 괴이한 문자의 조각 이 새겨져 있었다. 아마도 잊혀졌던 고대의 문자들이겠지. 흰색의 석조기둥에 칠흑색으로 새겨진 그것은 마치 아름다운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다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고요한 적막만이 일대를 휘감고 있었다. 그 적막을 깨고, 감격스러워하는 듯한 가스터의 목소리가 은은히 울려퍼졌다. "드디어... 도착한 것 같군." 뒤이어 멍한 베라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기가 우리의 최종 목표지..." 플루토는 한숨을 쉬었다. "짓눌리는 기분이 드는군요..." 그의 말대로였다. 모든 것이 너무나 거대하고 너무나 엄숙했다. 초월자들만이 형성할 수 있는, 도저히 인간의 손길이라고는 조금도 깃들여지지 않은 거대한 건축물... 그때, 조금 떨리는 듯한 다리오스의 목소리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일단은 어서 움직이죠...."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감상이나 나누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들 은 공간의 중심지로 조심스레 발을 옮겼다. 교각을 건너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허공에 떠있는 불안정해보 이는 교각이었지만 의외로 그것은 허공에 단단히 고정되기라도 한 듯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비석들의 집합체, 공간의 중심에 도달했을 때 그들이 본 것은, 비석의 섬 중앙부 허공에 떠있는 십자형으로 생긴 거대한 금속판과 그 십자가의 네 끝에는 하나씩 놓여져있는 정체모를 금속의 제단들이었었다. "이 곳인가? 자료대로로군." 가스터가 이렇게 중얼거리며 그 십자가 형의 바닥 한 가운데로 걸음을 옮겼고, 뒤이어 다리오스와 플루토, 베라 역시 그를 따라 발을 떼었다. "믿을만한 자료라는 소리군요." 중앙에 서서 주위를 한차레 휘 둘러본 플루토가 이렇게 말했고, 이에 가스터가 로브 속으로 손을 넣으며 대꾸했다. "그럼 준비한 것을." 동시에 다리오스가, 플루토가, 베라가 제각기 자신의 품에 손을 넣었다. 그리 고 잠시 후 품에서 나온 그들의 손에는 아기주먹만한 크기의 작은 보석이 하 나씩 쥐어져있었다. 그것들을 받아든 채 가스터는 자신만만한, 그러나 긴장감을 채 숨기지 못한 얼굴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는 제일 먼저, 얕은 홈이 파인 십자 가 중앙의 제단 앞으로 다가갔다. "재림의 인. 파루시아. 그 정해진 위치에." 주문과도 같은 낮은 중얼거림을 흘리며 중앙의 봉인장소에 가스터는 보석을 내려 놓았다. 그와 동시에 단에서 보랏빛의 광채가 솟아났고, 네 사람은 이 돌연한 현상에 조금 놀라 표정을 살짝 바꾸었다. 가스터의 발걸음이 뒤이어 오른쪽의 봉인지로 향했다. 그리고 두번째 단에 보 석을 내려 놓았다. 또다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파괴의 인. 리에기스. 그 정해진 위치에." 그러자 이번에는 녹색의 빛이 뻗어나왔다. 중얼거림은 연이어 이어졌다. "육신의 인 가이아스. 그 정해진 위치에." "마나의 인 자에드라실. 그 정해진 위치에." 뒤이어 제각기의 제단에서 노란색과, 다시 붉은색의 빛이 솟았다. 그리고 그렇게 네개의 보석들은 모두 제 자리를 찾았다. 솟아오른 저 네 개의 빛의 기둥을 남긴 채. 가스터의 입가에 미소가, 다른 자들의 얼굴에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문득 가스터가 손짓을 하며 입을 열었다. "내 곁에서 떨어지게." 우물쭈물하며 거리를 두는 세 사람, 가스터는 천천히 정신을 가다듬었다. 지금부터가 고비였다.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정신차려라 가스터, 넌 9서클의 마스터, 인류 최강의 마법사다...' 전신의 마나를 돌려보았다. 그것은 조금의 무리도 없이 제어자의 명령에 충 실히 복종했다. 그는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난 가스터다.' 그리고 그는 솟아오른 네 개의 빛의 기둥 사이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그의 입이 열리며 나직한 주문음이 서서히 흘러나왔다. "나 지금 잊혀진 채 감추어진 고대의 파괴를 일깨우노니..." 순간 공간이 흔들렸다. 정해진 위치에서 수 천년동안 변치않던 마나의 흐름 이 천천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기류가 서서히 이 광대한 공간을 따라 맴돌았다. 가스터는 천천히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정해진 동작, 정해진 언어, 마나와 정신력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그의 이마에 문득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주문음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든 것이자 아무 것도 아니며, 거짓된 것이자 또한 진실된 자여.." 조금씩, 그들의 발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서서히, 미세한 진동이었던 그것 은 점차 격렬해지며 이윽고 공간 전체를 뒤흔들 듯 떨리고 있었다. 불현듯 가스터의 두 팔이 번쩍 들렸다. 그의 입에서 외침이 터져나왔다. "이제 그 굳은 자의 육신을 일깨운다!" 동시에 네 개의 빛의 기둥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공간 전체를 막대한 빛의 소용돌이로 휩쓸기 시작했다. 뒤이어 막대한 진동이 공간 전체를 덮쳤다. 벽이 깨어진다. 어쩌면 깨어나는것인지도 몰랐다. 거대한 무언가의 꿈틀거림에, 공간 전체가 우르르 떨렸다. 하나 둘, 천정의 돌이 조각져 떨어져 내렸고, 이곳 저곳에 서있던 석주들이 쪼개져 바닥에 처밖혔다. 바위가 쏟아져 내리는 그 사이로.... 바위와는 다른 무언가가 모습을 흘끗 드러냈다. 기다란 채찍과도 같은 그것은 거침없이 바위사이를 뚫고 나와 반 대쪽 석벽에 팍, 하고 박혔다. 무어라고 정의내릴수 없는 질감의 그것은 벽 에 단단히 고정되며 팽팽히 당겨지기 시작했다. 뒤이어 수십갈래의 그 채찍과도 같은 줄기가 무너지는 바위사이서 불쑥불쑥 솟아났고, 반대쪽 석벽을 부숴버릴 기새로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이윽고 무언가가.... 살아 움직이는 무언가가 그 사이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기괴하 기 짝이없는 무언가가.... 거대했다. 아직 일부인 뿐인듯 드러난 부분을 한눈에 담는것이 무리일 정도로 그것은 거대했다. 그저 거뭇거뭇한 덩어리인듯도 보였으나, 암석재질의 덩어리 사이사이로 보이는 혈관들에 의해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붉은 체액이 움찔거리며 흐르는 혈관들에 의해. 단단해보이는 석질의 몸통 사이사이로, 생체조직인듯 한 주름지고 탄력 있어 보이는 것이 뒤섞여 있었다., 인대인듯 보이는 근육조직도 눈에 띄었다. 군데 군데, 체액이 흐르는 혈관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것도 보인다. 삽시간에 그들이 있던 공간은 저 알수 없는 무엇인가에 뒤덮여버렸다. 고요하던 대기에 파문이 일며 소름끼치는 음향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부서져 내린 파편들이 대기의 흐름에 실려 이리저리 휘날렸다. 멍하니 주위의 변화를 바라보고 있던 다리오스들은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듯 잽싸게 몸을 낮춘 채 바닥으로 엎드렸다. 발밑이 요동치며 뒤흔들렸다.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본 플루토의 얼굴에 일순 긴장의 빛이 감돌았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은 지름이 300여 미터나 되는 거대한 공간의 중심지, 이런 곳에서 떨어진다면.... `하하.. 이거 대책없겠는데...' 물론 마법사 가스터가 있으니 떨어져도 어떻게 구출해주겠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추락하는 느낌은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법, 플루토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순간 플루토의 두 눈이 묘하게 바뀌었다. "크하하하하핫!" `얼씨구? 저긴 더 대책없군...' 가스터, 그는 지금 쏟아져내려오는 저 돌비 속에서, 공간을 유지하던 경계벽 들이 산산히 부숴진 채 흩날리는 이 아수라장 속에서 몸을 피하기는 커녕 꼿 꼿히 선 채 실로 통쾌한 듯 광소를 터트리고 있었던 것이다. "해냈다! 해냈어! 크하하하하핫!" "이제... 남은 것은 촉매가 되는 영혼 뿐...." 휘몰아치는 암석의 폭풍우 속에서 저 꿈틀대는 흉칙한 공간의 벽면을 바라보 며 차분히 중얼거리는 가스터의 태도에 문득 베라가 걱정스러운 듯 질문을 던 졌다. "전능수의 영혼이 된다면... 어떻게 되는 거죠? 인간으로 되돌아 올 수 있 는 건가요?" "몰라. 확률 반반이야." 태연자약하기 그지없는 대답, 다리오스의 안색이 일순 변했다. "너무 위험합니다 가스터." 아무리 강한 힘을 얻고, 아무리 드래곤을 능가하는 권능에 고대의 지식을 얻 는다해도, 그것이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가스터의 생각은 좀 다른 모양이었다. 그는 비웃음에 가까운 미소를 지은 채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자신만만하게 말 했던 것이다. "마법사를 우습게 보지 말게. 힘과 지식을 위해서는 부모와 자식도 팔아버 릴 수 있는 것이 마법사란 존재야." 문득 그의 손이 허공을 향했다. "저걸 보게나, 위대한 힘의 집결체,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도전해볼만한 가 치가 있지 않어보이지 않나? 크크큭." 그것은 점점 더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이미 공간의 절반 이상을 잠 식한 그것은 군데 군데, 체액이 흐르는 혈관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바 위를 뚫고 나오느라 손상을 입은듯, 보라색에 가까운 검붉은 색의 체액이 혈관밖으로 새어나와 표면를 흘러내렸다. 저 괴기스러운 장면을 잠시 보던 플루토가 혀를 차며 대꾸했다. "댁이나 그렇지, 보통은 안 그렇지 않아요?" 그러나 가스터는 아무런 대꾸 없이 단지 피식 웃을 뿐이었다. 마법사가 아닌 자들이, 마법사의 광적인 지식에 대한 욕구를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자신의 생명마저 버려가면서도 마법에 대한 갈망에 몸부림을 치는 마법사들의 속성을... 그것은 일반인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래서 그들에게 마법사란 존재가 반쯤은 미친 짓으로 보이는 이유인것이다.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가스터의 시선이 허공으로 향했다. 이미 공간은 거대한 생체조직과 암석을 뒤섞어놓은 듯한 기묘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마치 거대한 괴물의 뱃속에 들어앉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가스터는 차분히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의 입에서 자신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자! 마지막 의식을 거행한다!" 그의 두 손이 어지럽게 허공을 휘저었다. 동시에 제각기 찬란한 빛을 뿜어대던 4개의 보석들, 전능수의 봉인 마나디 움들이 일제히 네 줄기 빛무리를 내뿜으며 그의 손짓에 따라 허공에 거대한 마법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나 지금 자격을 지닌 자가 이 곳에 왔으니..." 스스로에게서 발산되는 솟구치는 빛무리를 따라 4개의 봉인이 허공으로 떠 올랐다. 소용돌이치는 이 거센 대기의 흐름 속에서도 그것들은 한 치의 오차 도 없이 허공에 정사각형의 모양을 형성했고 곧 거미줄같은 자잘한 빛줄기를 뿌리며 서로가 서로를 찬란하게 엮어들기 시작했다. "그대, 혼없는 육체 속에 이성을 부여한다..." 가스터의 로브 곧곧에 붉은 빛이 새어나오며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로 브 안쪽에 숨겨두었던 드래곤 하트들, 그것들이 지금 일제히 마나를 방출하 며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전신에 충만해오는 방대한 마나, 가스터는 그 것들을 모조리 마법진으로 쏟아부었다. 마법진이 찬란하게 빛나며 금방이라 도 터져나올 듯이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만물의 업을 짊어진 그릇된 피조물이여..." 마법진 속에 내재되고 있는 마나의 중압감이 주위의 모든 마나를 짓누르며 거대한 마나 스트림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가스터는 천천히 마지막 의식을 시도했다. 얽혀있는 매듭을 풀고 정해진 위 치에 마나를 흘리며 텅빈 영혼의 위치 속에 제 자리를 찾아놓는 것, 그는 마 침내 온 힘을 다해 외쳤다. "눈을 떠라! 전능수 엘디크리쳐!" --------------------------계속-------------------------------------- 8권 분량 끝났습니다. 고로 이번 화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담주 월요일이 한계 뭐 책 나오는 거 봐서 화요일이나 수요일까지는 어떻게 뻐팅길 수 있겠지만 요^^ 헥헥헥 불태웠어, 새하얗게,.. 재만 남아... 피시시시?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25(21:30) from 210.207.200.82 작성자 : 이선식 조회수 : 62 , 줄수 : 1218 초룡전기 324-326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4- 1999-08-25 10:18 392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저것이 전능수라는 건가? 의외로 그로테스크하군...' 헐벗겨진, 꿈틀거리는 검붉은 근육들과 그 사이사이에 박혀있는 정체모를 광석의 끝없는 나열, 이것이 플루토의 눈에 비친 전능수 -의 일부- 라는 것의 모습이었다. 방금전까지의 매끈하고 유려한 곡선으로 치장되었던 석벽들은 이미 산산히 부수어져 어디론가 흩어져버렸고 그들은 마치 괴물의 위장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거대한 육질 속에 갇혀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문득 어디선가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를 일깨운 자가 누구인가?" 기이한 음성이 공간을 맴돌며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동시에 다리오스들의 안 색이 새하얘졌다.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듯 베라가 화들짝 놀라 가스터를 돌 아보며 물었다. "저거, 이성이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가스터는 고개를 저었다. "일종의 사념이 저장된 채로 재생되고 있는 것 뿐이야. 이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 일행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어디서 들려왔는지 모를 목소리여서 제각기 시 선이 다른 방향이긴 했지만. 가스터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방향에 신경쓰지 않고 그대로 외쳤다. "내가 그대를 일깨웠다!" 음성이 또다시 울려퍼졌다. "그대들이 나, 전능한 자의 영혼이 되려 하는가?" 주변의 공기가 거칠게 떨려오는 것을 느끼며 가스터는 허리를 꼿꼿히 폈다. 그리고 외쳤다. "그렇다! 이 내가 그대를 일깨웠고 또 그대의 영혼이 되고자 하는 자다!" 콰콰쾅! 순간 굉음이 울렸다. 섬뜩한 섬광이 가스터들의 눈앞을 휩싸고 번뜩이기 시작 했다. 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두 팔을 들어 눈을 가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크으윽! 뭐지?" 무엇인가 엄청난 빛이 그들을 에워쌓았다. 두 눈이 따가울 정도로 강렬한 빛이 그들에게로 쏟아지고 있었다. 눈을 감은 채 두 팔로 눈을 가려도 여전히 뜨겁게 느껴지는 강대한 빛, 도저히 맨 눈으로는 직시할 수 없을 정도의 무자 비한 광채였다. 조금만 동작이 느렸다면 실명했을지도 모르는... 엄청난 빛. 그런데 이런 상 황에서 의외로 시야를 확보한 사람도 없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번개...같은데? 왠 번개 비스무레한 게 우리 주위를 감싸돌고 있어." 다리오스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를 돌렸다. 그것은 플루토의 목소리였 다. 굉장히 태연하게 들리는. 자신조차 도저히 눈을 뜰 수 없는 마당에 말이 다. 놀란 목소리로 다리오스가 입을 열었다. "넌 어떻게 보이는 거야 플루토?" 그순간, 다리오스의 두 눈에 쏟아지던 그 광채 역시 급격히 위세를 잃기 시작 했다. 다리오스는 살짝 손을 내리고 눈을 떠보았다. 눈 앞이 컴컴했다. 컴컴한 가운데 그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자신들이 밟고 서있는 십자가형의 제단과 그 위로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꿈틀거리며 그들을 에워쌓고 있는 검푸른 광채 였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더 궁금한 것은 갑자기 왜 그 빛들이 위세를 잃었냐는 것, 그는 플루토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멍한 목소리를 흘렸다. "에에?" 플루토는, 아니 플루토뿐만 아니라 그의 동료들 전원이 두 눈에 검은 기류를 8자 모양으로 머금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리오스의 입에서 황당함을 섞은 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뭐...뭐야 그거?" 플루토는 눈앞을 가리고 있는 8자 모양의 그것을 가볍게 치켜올려보이며 대 꾸했다. "암흑 투기의 간단한 응용. 썬글라스 대용이지 뭐. 다리오스 너도 하나 쓰고 있잖아." "호오..." 다리오스는 눈 앞을 살짝 더듬어보았다. 확실히 무엇인가 옅은 기류가 그의 눈 앞을 감싸않고 있었다. 하지만... 어쨋든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다리오스는 가스터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눈에 띠게 당황하고 있었다. "이거... 왜 이래?" 가스터의 말대로 그 푸른 번개? 빛? 광채? 무엇이라 정의할 수 없는 그것은 그 들 4명을 전부 에워쌓고는 감싸돌며 그들의 전신을 타고 오르고 있었다. 거대 한 빛의 뱀이 그들의 몸 위를 기어오르는 듯한 모습, 베라가 불쾌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마치 우리의 몸을 훑어보고 있는 것 같군요..." 하지만 가스터에게는 그 현상이 단지 불쾌한 정도로 끝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자격을 심사하는 모양이군... 내가 자료를 잘못 해석한 건가... 아니면 자 격 요건이 되는 자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 "가만... 자격을 심사해?" 문득 가스터의 말을 의미없이 흘려들으며 마냥 주변의 변화에 신기해하기만 하 던 플루토의 안색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럼 우리도 지금 그 `심사'라는 걸 받고 있단 말이에요?" 가스터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대꾸가 흘러나왔다. "그... 그런 거 같은데? 뭔가 예상과 어긋나는군 이거..." 순간, 플루토와 베라와 다리오스의 시선이 서로서로를 응시했다. 분명히 대답 을 한 것은, 자신의 영혼을 바치겠다고 한 것은 -가스터: 바치겠다고 한 적 없 어!- 가스터였다. 그들은 절대 전능수의 영혼 따위는 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강대한 힘을 얻고 무한한 지식을 얻는다해도... 그들은 인간이길 포기 할 마음 따위는 조금도 없었다! "크윽! 이거 무작위 추첨제였어?" "모... 모르겠는데?"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주고받는 다리오스와 플루토들의 얼굴에는 이제 긴장 이 짙게 감돌고 있었다. 이 빛이 정녕 자격을 심사하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은, 예상과 어긋나는군,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닌 것이다. 자신의 전신을 감싸고 있는 빛들을 떨쳐내려 두 손을 휘젖어보던 -물론 떨쳐질 리가 없지만- 플루토가 문득 힘없이 중얼거렸다. "가스터야 돌아버렸으니가 그렇다치더라도 나는 전능수의 영혼 같은 거 되고 싶지 않은데..." 당연하게도 바로 이어지는 퉁명스러운 가스터의 대꾸. "돌긴 누가 돌아?" 그러나 가스터의 얼굴에는 이제 식은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얻기 싫은 것을 억지로 얻어야 하는 것이 불행이라면 그 이상의 불행은 자신의 것이 되고자 믿었던 것이 타인에게, 그것도 그것을 탐탁치 않아 하는 자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을 보는 것일 지도 모르는 것이다. 가스터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제길... 제기랄... 도대체 어디가 잘못된 거지?' 이렇게 한 사람은 간절히 원하고 세 사람은 간절히 거부하던 도중... 조금은 의외의, 느닷없는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떨쳐울렸다. "거부되었다." 다리오스 일행들의 두 눈이 죄다 동그란 점으로 변해버렸다. "에?" "뭐....뭐야?" 목소리는 다시 한번 울려퍼졌다. 조금은 상세해진 내용을 담은 채. "모두 거부되었다." 순간, 다리오스들의 표정이 기묘하게 갈라졌다. 뭐랄까, 운동경기 단체전에 참가해서 우승했는데 상품이 나눠가질 수 없는 것이라 서로에게 한창 미루던 중, 우승 취소 소식을 들었을때의 표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그들의 표정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도다시 웅장한 목소리가 그들 귓가 로 파고 들었다. "그대들에게는 자격이 없다..." 동시에 그들을 감싸안고 있던 모든 빛들이 사라져버렸다. * "......." 빛은 사라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의 곁을 떠나 공간 상공에 마치 구름처럼 응축된 채 내부를 환히 비추어주고 있었다. 찬란한 광채 아래 확연히 드러나는 단단해보이는 석질의 거죽, 생체조직인 듯 주름지고 탄력 있어 보이는 뒤섞인 근육조직. 군데 군데, 체액이 흐르는 노출된 혈관... 그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빛은 떠났다. 그들 에게는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긴 한숨이 주름진 중년 마도사의 입가에서 흘 렀다. 문득, 순간적으로 가스터의 입에서 광기어린 외침이 터져나왔다. "뭐야! 왜! 왜 우리가 자격이 없다는 거지! 여기서 무엇이 더 필요하다는 거야!" 그는 오열하듯 울부짖고 있었다. "지상 최강의 검사와 지상 최강의 마법사가 있잖아! 인간이 어떻게 더 이상 강해지란 말이야! 우리에게 자격이 없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자격이 있다는 거냔 말이다!" 그리고 그 정도는 달랐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그 심정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 었다. 다리오스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런..." 비록 그 자신이 그 힘을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될 바에야 차라리 자 신이라도 그 힘을 얻었으면 좋았을 것을, 지금 상황은 그들에게 있어서 최악 의 상황이었다. 이제 그들은 저 가장 강대한 힘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렸고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자신들의 조국조차 소멸시켜버린 무자비한 자들의 복수인 것이다. `이제 다 틀린 건가...' 절망이 서서히 자신들을 잠식하는 것을 느끼며 다리오스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때, 돌연 그들 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들의 것이 아닌, 그러나 꽤나 익숙한 목소리를 동반하며. "어? 그 놈들이다!" "뭐죠, 저건?" "와, 하늘에서 빛이 난다. 우엑! 빛이 이쪽으로 온다아아~~~" "뭐죠? 위험한 건가요?" "눈감고 조금만 기다려. 금방 떨어져 나갈테니까." 왁자지껄한 어린 아이의 목소리, 젊은 여인의 목소리, 건장한 청년의 목소 리... 다리오스들의 안색이 일순 새파랗게 질렸다. 그들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자들의 목소리가 이곳 공간을 침범하여 그들 귀에 울리고 있다. 그들은 황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동시에 이를 악물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일지 추측하는 것은 그다지 힘든 일이 아니었다. "제기랄..." "이젠 어쩐다. 아하하..." "뭐, 어떻게 되겠지..." 다리오스의 입에서, 베라의 입에서, 플루토의 입에서 제각기 절망에 찬 신 음이 흘러나왔다. 고개를 돌린 다리오스들의 시선이 닿은 곳, 그들이 들어 왔었던 이 공간의 입구를 점령한 채 웅성거리며 그곳에 서 있는 것은 십여 명의 남녀들, 플루토들은 긴장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 중, 공간 전체를 이리저리 살펴보던 한 금발의 소녀가 왠 붉은머리 꼬 마를 바라보며 걱정스럽다는 듯 질문을 던지는 것이 보였다. "....벌써 봉인 풀린 것 아니에요?"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봉인은 풀었군 확실히. 하지만 부활은 실패했을걸?" 소년은 다리오스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말했잖아. 저 녀석들은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할 거라고." 그리고 그는 도저히 소년이라고 볼수 없는 깊은 눈동자로 다리오스들을 바 라보며 이렇게 말을 맺었다. "저 녀석들은 자격이 없거든." 한편, 긴장된 얼굴로 자신들이 들어왔던 바로 그곳에 나타난 10여명의 사람 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플루토가 문득 피식 웃었다. "베라." "왜요?" "생각보다 낮익은 얼굴들이 많잖아?" 긴장한 얼굴로 제단 건너편을 바라보던 베라도 일순 피식 웃었다. "그건 그렇군요..." 확실히, 낮익은 얼굴이 많았다. 특히 이 곳에서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 던 사람들도... 그중에서도 다리오스의 표정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 것이 뭐라 딱히 이야기하 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의 두 눈은 한 여인에게 멎어 있었다. 화염처럼 붉은 가늘고 부드러운 긴 생머리, 오똑한 콧날과 뚜렷한 눈매의 아름다운 여인에게로. 그의 기억 속에서는 언제나 상냥하고 부드러운 눈빛만을 머금고 있던 두 눈 이 지금은 약간 치켜 올라가 일면 사납게도 보였으나 그것마저도 나름대로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저 20대 중반의 여인의 모습... 다리오스는 가슴 속에 구멍이 뚫린 듯한 새어나오는 음성으로 조용히 중얼거 렸다. "세르니안..." 머리 속이 텅 비워진 듯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이야기로 듣는 것과 이렇 게 직접 맞닥드리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했던 것이다. 그는 멍하니...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그를 일깨웠다. "정신차려. 다리오스. 발악이라도 해보고 죽어야 할꺼 아냐..." "플루토..." 다리오스는 멍청한 목소리를 흘리며 고개를 돌려 자신의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팔꿈치로 멍해있는 다리오스를 툭툭 건드리며 플루토는 서서히 검을 빼어들었 다. 아까까지만 해도 망연해있던 가스터는 어느덧 정신을 차리고서 저 새로운 적들을 조용히 노려보고 있었다. 베라 역시 말없이 상대방을 노려보고 있을 뿐 이었다. 다리오스는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지금 멍청하게 서있는 것은 자신 뿐이었던 것이다. 그의 동료들은 저 강대한, 절대적인 존재들 앞에서도 전혀 기세를 잃지 않고 있었다. 다리오스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아까까지의 흐리멍텅한 눈빛 이 아닌, 날카로운 빛이 그의 두눈에 맴돌기 시작했다. 그런 다리오스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건넨 뒤 플루토는 건너편의 아린 일행들 을 바라보며,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왼쪽에 서있는 적발의 아름다운 청년을 바라보며 즐거운 듯 입을 열었다. "오랜만입니다 키아스씨. 예상 외의 만남이군요." 키아드리스의 입가에도 미소가 머금어졌다. 그는 웃으며 대꾸했다. "그렇군요 플루토씨." 플루토는 웃음띤, 그러나 예의 긴장된 표정을 숨기지 않은 채 조용히 물었다. 키아스, 평범한 모험가로 보기에는 사실 수상한 점이 많았었던데다가 지금 상 황으로 볼때 그의 정체는 100% 드래곤인 것이다. 드래곤과 인간을 어떻게 구별하냐고? 여유만만의 표정을 띄운 채 주변을 굽어보고 있으면 드래곤이고 부들부들 떨 면서 눈치만 보고 있으면 인간인 것이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저희에게 무슨 용건이라도?" "아 물론 저도 관여되어있습니다만..." 그는 의외로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듯 보였다. 물론 플루토들 눈에는 비아냥거 리는 것 이상으로는 안 보였지만... 그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그의 옆에 서있는 두 남녀, 플루토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한 여인과 전혀 생소한 작은 소년을 가르키며 말을 이었다. "진짜 중요한 용건은 이 분들이 가지고 계시죠..." 동시에 칼세니안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다리오스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 서있는, 그녀와 쏙 빼닮은 한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 히 입을 열었다. "이 아이를 기억하나?" 조용하긴 하지만 어쩐지 섬뜩한 목소리, 다리오스는 그녀를, 그리고 그녀가 감싸고 있는 작은 소년, 아린을 바라보았다. 판에 박은 듯이 똑같은 모습... 그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 아이야. 올해 300살밖에 안된 어린 아이지." 동시에 주변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진득한 살기가 마치 거미줄처럼 다리오스들의 주위를 휘감고는 칭칭 얽매여가기 시작했다, "그런 내 아이에게 좋은 대접을 해주었다더군." 적막이 흘렀다. 이제 그녀의 음성은 노골적인 분노를 담은 채 공간을 맴돌 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려보이는 오른손이 조용히 허공을 휘저으며 동시에 그녀는 말을 맺었다. "보답을 해야겠지?" 다리오스는 잠자코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예의 은빛 검기가 그의 손에 맺혀 한 줄기 빛의 검으로 화했다. 그는 대비를 해야 했다. 칼세니안, 그녀의 오른손엔 어느덧 맺혀진 찬란한 은빛 섬광에 대한 대비를. ---------------------------계속-------------------------------------- 연재 재개~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5- 1999-08-25 10:19 417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칼세니안의 몸은 일순 허공으로 떠오르더니, 그대로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 져버렸다. 그리고 동시에허공을 잇고 있던 길다란 제단위로, 순간 찬란한 섬 광의 흔적이 스쳐지나갔다. 차아앙. 대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에게 비친 다음 장면은 마치 중간 과정이 편집된 필 름을 본 것처럼, 빛무리를 내리꽃고 있는 칼세니안과 그것을 역시 같은 은 빛 섬광으로 막아내고 있는 다리오스의 모습이었다. 섬광과 섬광이 부딛히며 자잘한 빛의 입자가 사방으로 튀었다. 지직 거리는 방전음이 고요하게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문득, 다리오스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크으으윽..." 달랐다. 확실히 달랐다. 드래곤의 그 어마어마한 마나,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이 은빛 섬광은 그가 이 제껏 맞닦드린 그 어떤 검격보다도 강렬하게 그를 압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막아냈다. 힘을 흘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막아낸 것이다. 정면으로 맞부딛혀서. 칼세니안의 입에서 당혹스런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어? 막았어?" 검술의 우위나 깨달음 따위를 떠나서, 종이칼로 철검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종이로 철검을 든 자를 죽일 수는 있어도, 철검을 막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리오스의 마나량이 칼세니안 그녀의 것과 맞먹는 다는 것인가? `말도 안 돼는 소리.' 칼세니안은 코웃음을 치며 다리오스를 압박하는 자신의 은빛검기에 천천히 마 나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나의 양은 엄청났다. 지금 그녀가 검기를 발생시키는데 소모한 것은 그녀의 힘의 극히 일부에 불과 한 것이다. 조금씩, 다리오스의 발걸음이 뒤로 밀렸다. 동시에, 그와 그녀들의 주위로 무형의 기류가 폭풍을 이루며 불어닥치기 시작 했다. 다리오스 근처에 서있던,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채 반응하지 못했던 가스터와 플루토, 베라가 미처 다리오스를 돕지도, 전투에 가담하지도 못할 만큼 무자비한 기류의 폭풍이. 대기 전체에 파동이 일며 고막을 찢어발길 듯한 막대한 충격파가 시끄러운 음향을 발하며 공간 가득 울려퍼졌다. 고요했다. 우습게도, 검기와 검기가 맞부딛히고 방전으로 인해 지직거리는 전격이 사 방으로 튀어오르며 거슬리는 음향을 귀따갑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오스는, 사방이 왠지 고요하다고 느꼈다. 다리오스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너무나도 낮익은 존재의 너무나도 낮설은 행동... 이 모든 것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 같았다. "크으으윽!" 마나의 압력이 가중되었다. 힘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육체가, 그의 존재 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다리오스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자신의 `대적자'를 노려보았다. 이미 극한까지 끌어올렸던 자신의 힘은 바닥을 보이고 있건만, 눈 앞의 저 붉은 머리의 여인은 여전히 오만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그를 압박하고 있 었다. 조금도 힘들어하지 않는 모습으로. 후들거리는 두 팔을 억지로 가늠하면서 다리오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똑 같은 얼굴, 똑같은 입매무새, 똑같은 모습... 문득 다리오스의 가슴에 알수없는 분노가 스쳐지나갔다. 그녀였다. 틀림없는 그녀였다. 전혀 다른 기질에 전혀 다른 표정을 갖고 있 긴 했지만 그의 눈앞에서 그를 압박하는, 그를 죽이려는 이 여인은 틀림없는 그녀였다. `그런건가...' 결국 이렇게 되버린거다. 결국은. 칼세니안을 바라보던 다리오스의 두 눈이 살며시 감겼다. `내가 사랑한 것은 허상에 불과했군...' 다리오스는 눈을 떴다. 무엇인가, 끓어오르는 듯한 무엇인가가 가슴 속을 요동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발산해야 했다. 자신의 검광을 억지로 막아내는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칼세니안은 가볍게 손 목을 비틀었다. 어차피 인간이 드래곤을 대적하는 것은 불가능 그 자체, 그 녀는 슬슬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여태껏 제법 잘 막기는 했지만, 그것이 전 부인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분노를 치뤄야 할 대상은 이 은발의 인간 뿐만 이 아니었으니까. 그때였다. "크크크큭..." 그녀의 검광 밑으로 괴이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비아냥거리는 듯한, 혹 은 우는 듯한 웃음소리가... "그렇게... 모두를 속여왔단 말이지..." "응?" 칼세니안의 눈동자에 어이없어하는 빛이 어려졌다. 음성은 계속 이어졌다. "좋아... 그렇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어..." 칼세니안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일지는 뻔 한 것, 그녀의 입에서 황당해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허, 얌전한 놈이 화나면 더 무섭다더니 딱 그 꼴이네." 그러나 목소리는 오히려 한층 가라앉고 있었다. "그럴지도...." 순간 칼세니안, 그녀의 검광 아래 압박 당하던 다리오스의 존재가 사라져버 렸다. 칼세니안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광채가 솟구쳤다. 공간의 상공을 메우며 번뜩이는 눈부신 전격 아래로, 문득 찬란한 은빛 광채 가 솟구쳤다. 그것은 휘몰아치고 불어닥치며 마치 폭풍과도 같이 어느 한 점 으로 향하고 있었다. 붉은 적발을 휘날리는 한 여인에게로. 단숨에 빛과 빛이 맞부딛혔다. "윽....." 짧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지지직, 날카로운, 금속성 마찰음과는 다른 귀에 거슬리는 방전음과 함께, 칼세니안의 검기가 뒤로 한 뼘이나 밀렸다. 저려오는 손아귀에 그녀는 눈쌀 을 찌푸렸으나, 다리오스의 표정은 처음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이 느닷없는 상황에 칼세니안의 음성에 당황이 섞여 나왔다. "이..이런.." 그러나 그 광채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둥글게 휘몰아치고, 곧바로 날카 롭게 찔러 들어오는, 종잡을수 없는 그의 공격은 그의 은빛 검기에 그 위력 이 배가 되어 수천년이나 살아온 이 드래곤을 쩔쩔 매게 만들기에 충분한 위 력을 보이고 있었다. "감히!" 칼세니안은 침착한 표정으로 더할나위 없이 날카로운 공격으로 치달아오는 다리오스를 향해 이 한마디를 내뱉고는 재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녀 의 검격은 전부 흘려져버릴 뿐이었다. 아무래도 검술로는, 그녀는 다리오스의 상대가 되지 못 하는 것이다. 그녀는 드래곤, 그리고 검술은 인간의 것이니까. 불현듯, 다리오스의 외침이 음산하게 울려퍼졌다. "세르니안..." 칼세니안은 대꾸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실책에 혀를 찰 뿐. 그녀가 아무리 몇천년동안 검을 닦았다 하더라도, 그녀가 익힌 것은 결국 동작 에 불과하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물론 막대 한 마나로 인해 보통의 검사와 상대할 때는 그 딜레이가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 지만...... `너무 얕잡아봤군...' 상대는 인간계 최강의 검사, 일단 그녀의 검기를 막을 수준이 된다면 검술의 승부로써는 그녀가 당해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에게 무슨 위 험이 닥쳤다는 것은 아니지. `애당초 우리는 마법 종족. 마법으로 상대하면 그만이지 뭐.' 그녀는 조금은 장난기어린 목소리로 가볍게 염을 외웠다. 쏟아지는 검광 속에 서 제대로 마법을 발동시키려면 약간의 딜레이가 걸리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속성을 이용한다면... "폭염."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화염의 폭풍이 발치에서부터 화르르 일며 다리오스의 전신을 휘감았고, 그녀는 곧바로 몸을 빼며 다리오스의 검으로부 터 벗어났다. 역시 레드 드래곤이어서인지 위급할때는 화염의 마법이 가장 자 연스럽게 터져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그러한 마법도 다리오스에게는 소용 없었다. 일어오르던 자 욱한 불꽃은 그의 몸 주위의 무형의 막에 막혀 사방으로 흩어져 버렸고 다리오 스의 검광은 여전히 그녀에게로 내려쳐질 뿐이었다. "타앗!" 나지막한 기합과 함께, 휘몰아치는 불꽃의 장벽 사이로 다리오스의 검광이 파 고들었다. 검기를 곧추 앞으로 세운 채, 그는 다른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서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노리고 있었다. 너무나 침착해보이는 동작이었다. 그의 격정어린 외침과는 전혀 다르게... "재미있던가?" 떨리는 듯한 다리오스의 목소리에 칼세니안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아니, 대꾸할 틈따윈 없었다. 설마 그녀의 마법이 막힐 꺼라곤 미처 생각치 않았었기에 그녀는 지금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칼세니안은 완전히 노출된 손목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뒤로 날렸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칼세니안이 사정거리에서 벗어났음에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의 입에서 연거푸 고함이 내질러졌다. "당신과 관련되었던 모든 이들의 감정을 희롱하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었나?" 동시에 그의 손에 쥐어진 은빛 섬광이 칼세니안을 향했고 그것은 곧바로 찬란 한 화살이 되어 쏘아져나갔다. 칼세니안은 황망히 손을 들었다. 눈부신 빛의 아지랑이가 그녀의 손에 어렸다. 은색의 빛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동시에 울 부짖는듯한, 마치 신음에 가까운 나직한 음성이 칼세니안의 귓가로 흘러들어왔 다. "드래곤이여...." "크으윽.. 이 녀석이 감히..." 칼세니안이 자신의 검기를 막아내는 사이 다리오스의 검광이 그녀에게로 접근 해들어가며 강하게 휘둘러져 위에서 내려치듯 칼세니안에게로 쏟아졌다. 칼 세니안은 몸을 뒤틀며 뒤로 몸을 날렸다. 검격을 피하려는 것, 하지만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그 공격에 그녀는 그저 검을 가로로 들어 폭넓게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인간은 당신들의 장난감이 아니야!" 지지직, 빛과 빛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괴상하리만치 강한 압력이 밀려왔 다. 칼세니안의 한쪽 무릎이 바닥을 짚었다. "마음대로 가지고 놀다가 버려버려도 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다리오스의 오른손에 굳게 쥐어진 은빛 광채, 그것이 곧바로 내리꽃혔다. 칼세 니안은 엉겁결에 검광을 휘둘렀다. 차아앙. 칼세니안의 빛이 깨어져 버렸다. 다리오스의 검광이 그녀의 가슴에 와닿았다. "세르니안..." 나직한, 신음에 가까운 목소리를 흘리며 다리오스는 그녀의 목에 검을 댄 채 잠시 멍하니 멈춰섰다. 그의 입가에 돌연 미소가 어리었다가 갑자기 미소가 사라지며 무표정이 감돌았 다. 그 짧은 순간동안, 그의 얼굴에 온갖 표정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검을 높이 들어올렸다. 짧은 기합을 동반하며. "타앗!" 그리고, 다리오스의 검기는 곧바로 칼세니안의 심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미처 한 가지를 기억해내지 못 했다. 이 곳에 존재하는 자는, 그와 그녀뿐이 아닌 것이다. "터져라!" 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작게 나지막한, 가냘프게까지 들리는 미약한 아이의 목소리, 그러나 그 속 에 담긴 절대적인 힘은 공간을 꿰뚫고 곧바로 다리오스를 덥쳤다. "크윽!" 검광을 내리치려던 다리오스의 육신이 순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은빛 검광이 서서히 녹아내리듯 사그라졌다. 다리오스의 두 무릎이 90도로 꺽였다. 끔찍한 고통이 덥쳐들어왔다. 다리오스의 두 눈이 부릅 떠지며 진득한 피가 두 눈고리를 따라흐르기 시작했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폭포수처럼 선 혈이 쏟아졌다. 무엇인가 강대한 힘이 그의 내부에서 폭발해버린 것이다. "다리오스!" 멍한 표정으로 다리오스를 바라보던 플루토가 그제서야 기겁을 하며 소리쳤 다. 그의 친우가, 피를 토하며 쓰러져가는 상황이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그의 두 눈에 생생히 틀어박혀왔다. 그러나 그는 그의 친우를 부축하러 달려갈수 없었다. 그가 발을 때려는 순간 플루토, 그에게 또한 그의 친우와 똑같은 현상이 일어 났으니까. "크아아아악!" 칼슈타인, 이 절대적인 고룡의 힘은 다리오스뿐만 아니라 그들 네 명에게 동시 에 덥쳐들어갔던 것이다. 아무 반항도 하지 못한 채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 을 나뒹굴었다. 너무나, 너무나 어이없는 패배였다. 한편, 가스터는 내장이 박살난듯한 이 고통속에서도 이 기가 막힌 상황에 허 탈해하고 있었다. 단 한 마디, 단 한 마디에 불과한 그 것에 인간계 최강의 검사가 단숨에 전투 불능이 되어버리는 상황에 말이다. 최고의 자질을 가지고 고통스러운 수련을 겪으며 인간들 중 가장 강하다고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존재가, 저 조그마한 소 년의 말 한마디만도 못 한 것이다. `이것이 드래곤과 인간의 차이인 것인가?' 가스터는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이미 인간이기를 가볍게 뛰어넘은 그들이었 다. 일개 군단, 아니 국가와 겨룬다 해도 사실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존재가 그들이었다. 내심 상대는 안 될지 몰라도 몸을 빼는 것은 가능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잔혹했다. 도주는 커녕 그들은 단지 말 한마디에 박살이 나는 존재였던 것이다. 가스터는 망연한 얼굴로 저들, 드래곤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쪽이 무슨 짓을 하던지 전혀 상관이 없다는 듯, 대놓고 무시한 채 자 신들의 대화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철저한 무시 그 자체였다. "괜찮나 칼세니안?" 칼슈타인은 혀를 차며 칼세니안의 안부를 물었다. 칼세니안은 그의 물음에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후아, 자칫하면 큰일날 뻔 했네." "인간의 형체를 가지고 그렇게 대충 싸우니까 그렇지." 칼슈타인이 핀찬하듯 말했고, 칼세니안은 그에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저 힘은 정상이 아니에요. 인간이 저렇게까지 많은 양 의 마나를 지닐 리가 없잖아요?" "확실히 신기하긴 해." 칼세니안의 말에 칼슈타인의 고개가 서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크으윽...칼슈타인....." 그때, 널브러진 채 시체처럼 쓰러져있던 저들 4인의 드래곤 슬레이어들 중, 다리오스가 눈을 날카롭게 치켜뜨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에 칼슈타인이 놀랍다는 듯 중얼거렸다. "어? 저 녀석 일어났네?" 후들거리는 몸을 일으키는 다리오스를 향해 칼슈타인은 다시 한번 조용히 용언을 읊었다. "터져라." "하아압!" 하지만, 이번의 것은 통하지 않았다. 알수 없는 무형의 기운은 다리오스의 기합소리와 함께한 은빛 투기에 가로막혔고, 그에 칼슈타인은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호오, 용언을 막아내다니, 거 보면 볼수록 신기하군. 아무리 내가 대충 했기로소니." 칼슈타인의 말에 다리오스는 이를 악다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이 무엇이든지간에 마나의 흐름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비껴흘릴 수 있 어!" "느껴지지 않는 본질적인 흐름을 비껴흘린다라...." 다리오스의 말에 칼슈타인의 고개가 더더욱 갸우뚱해졌다. 분명히 아까 그는 저 은발의 인간청년의 내장을 폭파시켜 버렸다. 솔직히 살아있는 것이 용할 지경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완벽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는 회복이 되어보였다. 적어도 인간이라면 저런 회복능력을 보일 수 없다. 아니 설령 드래곤이라 할 지라도. "거기다 주변의 마나를 흡수하기까지 해?" 칼슈타인은 황당하다는 듯 연신 중얼거렸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은 눈치 못 챈 모양이지만 -심지어는 다리오스 본인도- 그의 눈에는, 아니 감각에는 주변 의 마나가 빠른 속도로 다리오스에게로 스며들어가는 것이 똑똑히 느껴지고 있었다. "게다가 내 용언도 막았고......" 원래 용언이란 언령의 일종이고 그것이 작용되는 마나의 흐름은 드래곤이라 한들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칼슈타인이 완전 무성의하게 흘리듯 쓴 미약한 힘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인간이 버티어낼 수준이라는 의미는 아니 다. "도대체 뭐야 저 놈은? 드래곤도 저 정도는 아니야..." 칼슈타인의 눈동자가 깊이 가라앉았다. 왠지 저런 존재를 예전에 본 것 같았 다. 그러나 한창 기억을 더듬어가던 그의 상념은 나직하게 울리는 한 여인의 목소리로 인해 이내 깨져버렸다. "그런 복잡한 것은 관심없어요..." 이글거리는 분노, 그녀의 목소리는 그것을 한껏 담고 있었다. "세르니안..." 그녀의 태도에 다리오스는 침울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되새겼다. 아직도 그에게는, 그녀는 세르니안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칼세니안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인간아... " 다리오스의 눈빛이 일순 힘없이 사그라졌다. 인간아... 이 한 마디가 담은 수많은 의미를 그는 잘 느끼고 있었다. 더이상 세르니안이 아닌, 사르바잔의 마룡이자 폭염의 화신 레드 웜 칼세니안. 그녀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감히 내게 이런 굴욕을 주었으니... 각오는 되어있겠지?" --------------------------계속---------------------------------------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6- 1999-08-25 10:19 388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마나가 응집된다. 광대한 힘이 압축된다. 터져나올듯한 마나의 폭풍이 불어 닥친다. 다리오스는 허탈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그는 이 분위기를 익히 알고 있었다. 벌써 몇번이나 느꼈던 느낌이었다. 바로.... 다리오스의 눈이 멍해졌다. 알고 있었다. 익히 알고 있었다. 그녀의 정체를. 그녀의 존재를.... 그럼에도 다리오스의 눈동자는 멍하게 변해야만 했다. 인간의 키만한 그녀의 몸에 붉은색의 빛의 무리가 응집되어 감에, 다리오스 의 표정이 시시각각 복잡해져만 갔다. 미간이 좁혀지고 두 눈을 감았다 뜨기 를 수차례, 입가에 미소가 어리었다가도 다시 노기가 어린다. 붉은 빛이 거대해져갔다. 어느덧 드래곤의 그것만큼이나 거대해졌다. 마침내 이 거대한 공간에, 이 공간조차도 비좁아보일만한 거대한 붉은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거친 포효와 함께. "크아아아아!" 붉은 각질의 피부, 비좁은 공간 아래 차곡차곡 접혀있는 두 장의 날개, 거대한 꼬리... 바로 레드 웜 칼세니안의 모습. 그러나 드래곤으로 변한 그녀를 향한 다리오스의 눈은 더이상 멍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표정은 차분해지고 있었다. 사람을 무표정한 얼굴로 베던 바로 그때처럼. 다리오스는 차분히 두 손을 움켜쥐었다. 어쩐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부숴졌어야 할 그의 육체에서 또다시 힘이 솟구쳤다. 찬란한 은빛 광채가 그 의 양손에 머금어졌다. 다리오스는 웃었다. 더 이상 눈 앞의 존재와 그녀가 겹쳐보이지는 않았다. 이제는 더 이상 세르니안은 없었다. 그의 앞에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룡 칼세니안일 뿐이었다. 그때, 웅장한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어쩔테냐? 내 브레스도 비껴흘려볼텐가?" 다리오스는 힐끔 뒤를 보았다. 그의 동료들은 아직도 쓰러진 채 신음할 뿐... 다리오스는 씁쓸히 웃으며 동료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모습에 칼세니안의 거대한 붉은 눈동자에 이채가 어렸다. "호오? 막아보시겠다?" 다리오스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이 곳에는 브레스를 피할만한 공 간도 없었고 설사 피할 수 있다 할지라도... "동료들을 버릴 생각은 없소." 아까와는 다른 진중한 다리오스의 목소리, 칼세니안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 다. "좋다. 막아봐라. 만약 막는다면 너희들의 보잘것없는 목숨만은 살려주마." 자신만만한 목소리, 그야말로 절대적인 강함을 지닌 자만이 보일 수 있는 여유 로운 태도...... 다리오스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가스터와 플루토는 여전히 꼼짝도 못하 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듯이 보였고 베라는 비틀거리 면서도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럭저럭 신성 주문의 힘으로 회복중인 모양이었다. 어찌되었건, 다들 살아는 있는 듯 했다. `가스터, 플루토, 베라......' 다리오스는 허탈하게 웃었다. 왜 몰랐을까? 그에게 있어서 진짜 소중한 존재 들은 언제나 곁에 있었는데. 왜 쓸데없는 허상에 그렇게 매달리며 살았을까? `나도 참 바보로군 그래...' 다리오스는 고개를 들었다. 칼세니안의 그 거대한 입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마치 무저갱의 입구가 열리는 듯, 그것은 거대한 공포를 동반하며 서 서히 흉칙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스스스스스스스스 대기가 빨려들어가는, 다리오스에게 있어서 이젠 너무나 익숙한 음향이 공간을 메우기 시작했다. "브레스라... 그것도 웜급의..." 문득 다리오스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리어졌다. 브레스를 막아낼 자신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브레스를 막아내고도 살아남을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그걸로 된 거야. 적어도 저들은 살아남는다. 그걸로 충분해...' 다리오스는 어깨를 폈다. 왠지 홀가분했다. 가슴 속에 엉겨있던 앙금이 씻겨나간 듯 시원한 기분이 그 의 구석구석을 감돌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한 가지 뿐이군..." 그에게 있어서 진정 소중한 자들을 지키는 것, 다리오스는 마나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전신에 어리어져 있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마나를 단 한 올 도 남기지 않은 채 모조리 뽑아내며 그는 천천히 두 손을 가슴 위로 올리고서 좌우로 교차했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막아보이겠다." 콰과과과과과 막대한 소음과 함께 노도와도 같은 강대한 붉은 불길이 공간을 가득 메우며 한 줄 기 거대한 불의 강이 되어 허공을 길게 수놓으며 치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공간의 중심, 십자형 제단 위의 사인에게로, 그 중에서 도 그들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은빛 머리칼의 청년에게로 쏘아져갔다. 순간 가슴 앞으로 교차한 청년의 두 주먹이 강하게 움켜쥐어졌다. 동시에 그의 몸 주위에 둥근 은빛의 광막이 생겨났다. 다음 순간, 불길의 강이 광막을 뒤덮었다. 카아앙, 거친 무엇인가가 긁히는 듯 한 소리가 공간 가득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강대한 불길의 강은 마치 지류로 분열하는 듯 둘로 나뉘며 광막 주위로 퍼져나갔다. 마치 거대한 댐으로 강줄기를 막아놓듯, 그 광막은 이 막대한 화염을 완벽하게 갈라놓고 있었다. 이윽고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동시에 그것을 내뿜던 거대한 존재 역시 사라졌 다. 다시금 인간의 형체로 돌아온 칼세니안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이 어이없다는 듯 말을 건넸다. "...막았는데?" "......" 일순 침묵이 흘렀다. 공간을 지탱하던 수많은 기둥들과 제단들, 5000년 이상 조금도 닳지 않았던 그것들조차 반쯤 녹아내리는 이 엄청난 불길의 흔적 아래 에서도 그 정가운데, 찬란한 은빛 광막 속의 은발의 청년은 조금도 열기의 피 해를 입지 않은 모습으로 굳건히 서있었다. "그렇군요..." 이윽고, 침묵을 깨고 칼세니안이 황당하다는듯 중얼거렸다. 도저히 상상도 못 해봤던 상황이 지금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웜급의, 그것도 레드 일족의 브레스를 한낮 인간에 불과한 젊은 청년이 막아냈다는 상황이. 잔혹한 불길의 흔적 가운데 서서 찬란한 광채를 뿌리는 은발의 청년... 문득 그를 바라보던 칼슈타인이 진정 감탄했다는듯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 다. "대단해... 진짜로... 저 정도면 약속을 지킬 자격이 있어." 그리고 그는 정녕 안쓰럽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저 녀석에게도 저것이 전부였던 것 같군..." * 다리오스는 힘없이 눈을 떴다. 그리고 힘없는, 그러나 뿌듯해하는 미소를 지 었다. 막아냈다. 그는 저 무자비한 레드 웜의 숨결을 막아낸 것이다. 비록 비싼 대가 를 치루기는 했지만. 다리오스는 힘없이 자신의 두 손을 들어보았다. 새하얀 두 손바닥 위로 은은 한 빛의 입자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토록 충만하게 느껴지던 전신의 마나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인간의 육신을, 그리고 존재를 이루는 가장 기초적 인 마나조차. "이렇게... 끝나는 건가...." 그는 웃었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뭐, 어쩔 수 없지.' 사라라라라라 찬란한 은빛 입자가 그의 육체로부터 모래알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 세 상의 어느 누구도 당해보지 못한 죽음, 존재를 구성하고 마나 자체를 소멸당 한 그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소멸의 죽음이 서서히 다리오스의 전신으로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문득 카다란, 거의 비명에 가까운 고함이 사그러져가는 다리오스의 귓가로 들려왔다. "다리오스! 이 멍청한 자식아!" 울먹거리는 목소리... 다리오스는 힐끔 고개를 돌렸다. 이제는 희미해진 은빛 빛무리로만 어슴프레하 게 보이는 3인의 형체, 자신을 향해 오열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만족 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어쨋든...' 이윽고 그의 육신이 은빛으로 뒤바뀌었다. 마치 모래성이 무너져내리듯, 그의 육 체가 산산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그렇게 그의 머리칼의 색과 같은 은 색으로 화해 사방으로 흩날렸다. `난 저들을 지켰으니까...' 천천히, 가루가 되어 무너져내리는 다리오스의 모습,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가스터들의 표정에는 의외로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 뭐랄까, 지나치게 충격 이 큰 탓에 되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문득 힘없이 주저앉아 있던 가스터의 입에서 어이없는 실소가 새어나왔다. "하핫, 저 녀석은 죽을 때도 은빛이군... 젠장, 누가 실버나이트 아니랠까 봐....." 그런 가스터의 말에, 비틀거리면서도 몸을 일으키던 베라의 입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죽음이 아닌가? 실버나이트의 위명에 걸맞는 화려한 죽 음인 것이다. "킥킥..." 그러나 웃음은 금방 울음으로 변하고 말았다. "킥..키.. 흐흑흑.." 한편, 연인의 울음에는 아랑곳않은채 플루토는 그저 다리오스의 자취를 하염 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작은 목소리로 연신 같은 소리를 되뇌이며... "빌어먹을 자식... 누가 너보고 그런 영웅 흉내를 내래..." 문득, 가스터의 고개가 옆으로 돌려졌다. 부스럭거리는 인기척이 그의 근처에 서 느껴진 것이다. 일순 가스터의 전신이 가볍게 굳었다. 작은 꼬마 하나가 어 느새 그들 곁으로 다가와 오만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긴장은 곧 풀어졌다.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긴장을 하는 것이 우스 운 것이다. 이미, 게임은 끝났으니까. 그는 그 작은 붉은 머리의 소년을 바라보며 나직히 입을 열었다. "칼슈타인..." 의외로 태연한 목소리, 칼슈타인은 흥미어린 눈길로 가스터를 바라보며 대꾸 했다. "뭐냐?" 가스터는 의연하게 말을 이었다. "뭐, 댁들이 약속을 지킬 거 같지도 않고, 또 살려둔다 해도 그냥 놔두지는 않을테니 차라리 죽는 것만 못 할거 같은데..." "그런데?" "죽는 마당에 궁금증이나 풀어주지 않겠소? 도저히 궁금해서 못 견디겠구료." 그의 말에 칼슈타인은 고개를 한번 끄덕였고, 가스터가 곧바로 물었다. "도대체 왜 우리가 자격이 없다는거요?" 칼슈타인의 입에서 실소가 새어나왔다. "죽는 마당에도 그런 것이 궁금한가? 과연 마법사로군" 하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을 이유도 없지. 칼슈타인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능수의 영혼이기 위한 조건. 그것은 간단해. 인간이기만 하면 되는 거야." "우리는 그럼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가스터가 이해할수 없다는 듯 다시 한번 물었고, 그의 말에 칼슈타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너희들의 영혼은 이미 마나의 흐름 속에 더럽혀졌거든." 잠시 말을 멈추었던 칼슈타인의 설명이 이어졌다. "마나를 사역할 줄 모르는, 마나를 느낄 줄 모르는, 순수한 육체와 정신만 을 가진 존재... 그것이 촉매가 되는 영혼이기 위한 조건이지." 문득 칼슈타인의 손가락이 자신의 뒷쪽, 어느새 그를 뒤따라 공간의 중앙으로 자리를 이동한 자신의 일행들을 가리켰다. "드래곤, 우리들이야 애당초 마나에 푹 담겨 사니 당연히 자격이 없지. 그리 고 저 인간 소녀 둘은 마법사이니 자격이 없고, 신관인 저 아이 역시 마나를 원천으로 하니 자격 상실에, 저 키메라 여인은 아예 마나 덩어리이니 당연히 자격없음이고, 검은 머리 소년은..." 순간 움찔거리는 세틴의 모습을 재밌다는 듯 흘겨보며 칼슈타인은 말을 이 었다.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이미 마나를 느끼는 상태에 들어갔고..." "크으윽..." 가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힘이 우리의 발목을 잡은 것이었군..." 칼슈타인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힐끗 아린들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이 녀석들은 절대 전능수를 부활시키지 못 한다고. 마나를 다룰 줄 알면 부활을 못 시키지. 하지만 마나를 모르면 애당초 그 통로를 뚫고 여기까지 들어오지도 못 해." 시시각각 일그러지는 가스터와 그에 반하여 더더욱 조소어린 미소가 짙어지는 칼슈타인의 대화가 이어졌다. "그렇다고 저 통로가 무능력한 인간을 데리고 들어올 만큼 만만한 곳도 아니 고. 대충 궁금증이 풀렸나 인간의 마법사여?" 그의 설명에 가스터의 입에서 건조한, 그래서 텁텁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하,,하하하하,,," 칼슈타인은 흥미롭다는 듯 두 눈을 빛냈다. 6500년이라는 세월동안 왠만한 상 황은 다 겪어본 그였지만, 이럴 경우 인간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는 여전히 흥미있는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흥미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 했다. 바로 그때, 돌연 누군가의, 물론 이곳에 모여있던 이들의 것이 아닌 굵은 남 자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우와! 굉장한 넓이인걸?" "잉?" 칼슈타인의 고개가 세차게 돌아갔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다급하기 그지 없는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가 들려온 곳은 플루토 일행이, 그리고 칼슈타인 일행이 통해 들어왔던 바로 그 통로 입구였다. 그 통로 입구에 이번에는 왠 후줄그레한 용병 차림의 남자 하나와 작은 은발머리의 소녀 하나가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을 바라보던 아린의 두 눈이 순간 휘둥그레해졌다. 이 제 3의 인물들은 의 외로 그가 잘 알고 있는 자들이었다. "레...이크?" 그때, 허공에 응집된채 맴돌던 빛의 전격들이 레이크들에게로 쏟아졌다. 드래곤 슬레이어 일행들이, 그리고 아린 일행들이 그랬었던 것처럼... "우아아악! 뭐, 뭐야 이거?" 레이크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동시에 칼슈타인의 입에서도 당황한 듯한 목소리 가 터져나왔다. "앗차! 아직 의식이 중단되지 않았어!" 순간 공간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그 지독한 전투 속에서도 조금의 미동조차 하지 않았던 이 구형의 검붉은 육질의 공간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인냥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디서인지 모를 웅장한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그대에게는 자격이 있다..." 칼슈타인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의 입에서 소년의 그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거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제기랄! 저 놈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놈이야!" 세틴들은 놀란 시선으로 칼슈타인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여유로왔던, 긴장이라 고는 눈꼽만치도 보이지 않았던 그가 아닌가? 그런데 지금의 그는... "사라져라!" 외마디 외침이 울려퍼지며 칼슈타인의 용언이 막대한, 이제까지와는 달리 얼 마나 강대한 힘을 담았는지 실체화되어서 쏟아져내렸다. 붉은 화염과도 같은 한 줄기 섬광이 칼슈타인의 손짓을 따라 레이크에게로 작열했다. 그러나 그것은 전격에 닿는 순간 교묘히 사라져버렸다. 이제까지 그가 보여줬던 절대적인 힘이 무색하도록. "만물의 그릇된 법칙, 지금 시행한다." 다시 울려퍼지는 웅장한 목소리. 거의 비명에 가까운, 칼슈타인의 고함 소리가 공간 가득 울려퍼졌다. "안 돼!" --------------------------계속----------------------------------------- 쓰자 쓰자 글을 쓰자 으싸으싸~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27(19:16)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31 , 줄수 : 407 초룡전기-327-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7-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27 읽음 382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우르르.... 대지가 울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것을 품은 대지가 흔들렸다. 쩌저정.... 산이 울었다. 그리고 갈라졌다. 수천년동안 흔들림없이 자신의 위치를 고수 하던 거대한 산맥이 뿌리 끝부터부터 흔들리더니, 하나 둘 부스스 무너져 내리며 그 사이에서 무언가가 태동하고 있었다. 라르테아드 산맥의 최고봉 에스게 슈 칼슈타인, 그 드높던 화산이 일제히 무 너져내리며 웅장한 굉음을 발했다. 집채만한 돌덩이들이 수십, 수백, 아니 수 천개씩 쏟아져내리며 주변의 모든 것을 뒤덮을 듯 퍼져나갔다. 어느 순간, 화산이 움푹 꺼지며 산지 전체를 뒤덮을 듯한 막대한 양의 싯누런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자욱한 연기 사이로 한 거대한 존재가 천천 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 "제에길!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베라의 손에 들려 -물론 역중력 마법이 걸려있기에 가능했다- 도망치던 플루 토가 악을 썼다. 주변을 지탱하던 공간 그 자체가 갑자기 무너져내리기 시작 한 것이다. 귓가를 따갑게 만드는 플루토의 목소리에 베라는 슬쩍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라구...'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그들이 지금 도주하고 있는 이 좁은 -이라고 해봤자 폭이 20여미터는 되었다- 암석의 벽과 벽사이가 일제히 거북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지며 그 사이로 검붉은 생체조직이 삐져나오더니 일제히 퍼져나가며 주변 의 모든 것을 잠식하듯 집어삼키고 있는 광경이었다. 그녀의 안색이 일순 파랗게 변했다. 지금 그녀의 양 손에는 아직도 헤롱대는 가스터와 채 회복을 못한 플루토가 전투불능 상태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다. 내장이 박살나면 사람이 살아 있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일단 베라의 기초적인 회복주문이 작용되어서 겨우겨우 생명은 부지하고 있는 플루토와 가스터였다. 워낙 시간이 급박한지라 기본적인 응급치료주문 -이런 주문도 있냐?-만을 시전할 수 밖에 없었다. 간단히 말해서 현재 이들은 완벽하게 `짐'이라는 이야기다. 고로 이들의 안위는 오로지 베라의 비행 실력에 달려있는 것, 그녀는 지금 거의 묘기를 부리고 있었다. 무너지는 던젼 사이, 그리고 비오듯 쏟아지는 바위 덩어리 틈틈을 비행마법을 이용해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 꽤나 화려해 보일 지경이었다. 물론 당사자는 죽을 노릇이겠지만. "베라! 오른쪽!" "큭!" 순간 터져나온 플루토의 비명, 베라는 잽싸게 몸을 틀었다. 순간 벽에서부터 한 줄기 흉칙한 생제조직이 한줄기의 촉수를 쏟아내며 그녀의 머리 위로 스쳐지 나갔다. 도무지 정체모를 그 괴상한 물체가 벽에 쳐박히며 거대한 돌덩이가 사 방으로 날리는 모습에 베라의 입술이 파랗게 질렸다. "가스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에요? 무슨 방법 없어요?" 답답한 나머지 반시체가 되어 늘어져 있는 가스터에게 베라가 다그쳤다. 비록 가스터가 하는짓이 미치광이 같고 정신상태가 무지하게 안 좋은 편이지만 아무 래도 베라 그녀에 비해서는 경험도 많고 머리도 잘 돌아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칭찬인지 욕인지--;;;) 베라의 물음에 가스터가 축 늘어진채 느릿느릿한 목소리로 답했다. "피.... 하도록.... 해...." 베라의 미간이 왕창 일그러졌다. 지금 누가 피해야 되는 줄 몰라서 물었냐? "젠장! 누가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에요?" 그러나 그녀의 앙칼진 목소리는 우르릉대는 붕괴의 굉음에 묻혀 아련히 사그라 질 뿐이었다. 한편, 아린 일행도 이 무너져내리는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 달아나고는 있었다. 그러나 분명 달아나는 것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능력 차이가 무지막지한만 큼 저쪽 가스터 일행보다는 조금 한가한 편이었다. 칼슈타인이 펼쳐낸 거대한 우산모양의 실드가 바위덩어리고 촉수고간에 일행의 털끝 하나 상하지 못하게 했으니 말이다. 가스터 일행들의 고생이 무색하게도 그들은 전혀 힘들이지 않고 하나 둘 공간 밖으로 빠져 나왔고, 이내 칼슈타인의 용암호수에 도착한 이들은 잠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우르릉, 하는 소리가 들리며 분화구형 분지 의 한쪽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무너져내리는 주위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이 울화통터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빌어먹을 신들같으니... 만들려면 제대로나 만들어야 될꺼 아냐?" 이 느닷없는, 기이한 그의 말에 일행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칼슈 타인은 침착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손가락질할 뿐이었다. "일단 나가자. 이 곳은 안전치 않아." 무너진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일제히 무너지고 있다. "플루토, 가만히 있지만 말고, 검기로 바위라도 좀 부수게! 나만 죽는거 아 니잖나." 간신히 입 부근의 근육의 힘을 되찾은 -간단히 말해 입만 살은- 가스터가 한마디 했고, 이에 플루토는 좋은 생각이라는 듯 얼른 마나를 일으켰다. 짜릿한 고통이 전신에 엄습했지만, 여기서 엄살피우다간 그나마의 고통조차 느낄 수 없게 되는 법, 그의 왼손에서 검디 검은 어둠이 피어오르며 쏟아지는 돌덩이들을 박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플루토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베라의 비행이 한결 쉬워졌다. 오래지 않아 기나긴 얼음 던젼 -이미 얼음은 사라지고 없는- 그 곳을 통과할수 있었고, 그들 역시 칼슈타인의 용암호수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때, 이미 칼슈타인 등은 그곳에 없었다. 가스터는 주변을 둘러보며 잽싸게 말을 꺼냈다. "서둘러. 여기는 아직 안전치 못해." 분화구의 한쪽이 함몰되었고, 용암동굴의 바닥 곧곧에서 마그마가 솟아난다. 베라는 가스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나마 머리위는 하늘이었고, 조금전 던젼을 뚫고 지나올때보다는 훨씬 안전한 비행이었다. 자욱한 흙먼지가 앞을 가린다. 사이사이로 희미한 햇살이 스며들어온다. 이미 완전히 레어를 빠져나와, 칼세니안의 손을 잡은 채 허공을 날아가면서 문득 아린은 호기심에 고개를 뒤로 돌렸다. 아까부터 시끄럽게 울리던 굉음 이 어째 사라진 것이다. 무너져 내리는 레어 사이로 완전히 그 모습을 드러낸 한 거대한 존재가 그의 두 눈에 들어왔다. 곁에 있던 로자르아힘의 입에서 어이없어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크...다..." 그녀의 말 그대로였다. 폭이 거의 1.5키로미터나 되는 거대한, 흡사 대륙과도 같은 거대한 부유체가 공중으로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 다. 부스스 떨어져 내리는 흙가루들은 태양의 빛에 반사되어 반짝였고, 대지 는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이 거대한 땅덩이의 움직임에 끊임없이 요 동을 쳤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섬처럼 보였다. 정해진 형체가 없는, 그야말로 생명체와 는 전혀 동떨어진 듯한 불규칙적인 거대한 덩어리에 불과했다. 꿈틀거리는 생체조직과 두터운 암석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덩어리... "근데 저건 뭐지?" 그때, 아린의 눈에 무언가가 잡혔다. 전능수의 표면에서 불쑥 솟아난 무언가 를 본 것이다. 칼슈타인의 반응을 볼때 저 전능수라는 것은 매우, 아주, 대 단히 무시무시한 것인 모양이고 그런 전능수 -아린 눈에는 곰팡이 핀 거대한 빵덩어리로 보였지만- 의 체내에서 무엇인가가 솟아나왔다면 일단 긴장을 하 는 것이 정석일 것이다. 그러나 아린의 표정은 의외로 황당함이었다. 어째... 그 모양이 상당히 낮익 었던 것이다. 그것은, 아린 자신의 머리 모양과 비슷했다. 아린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저게 왜 저기서 나와?' 뭐라고 해야 할까... 거대한 빵덩어리 위에 드래곤 머리만 달랑 꽃아놓은 모 습이랄까? 안전하게 산맥 상공으로 피신을 마친 드래곤들의 표정에도 일순 황 당함이 맴돌았다. 그들의 뇌리 속에 동시에 같은 상념이 싱크로라도 된 듯 스쳐지나갔다. `아... 안 어울려...' 그러나 그 모습을 황당 대신 당황의 감정으로 바라보는 존재도 없지는 않았 다, 아린의 말에 곁에서 날고있던 칼슈타인이 고개를 돌려 그것을 바라보았 고,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모두에게 말했다. "브레스다. 모두들 내 뒤로 피해!" 동시에 쿠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솟아오른 용두(?)로부터 은빛의 기둥이 뻗어져 나왔다. 칼슈타인은 한쪽 손을 들어올려 용언의 실드를 만들어냈다. 그에 은색의 브레스는 파앙 하는 거대한 폭음을 내며 사방으로 갈가리 흩어 졌다. 산산히 흩어지는 브레스의 잔재를 바라보던 칼슈타인의 입에서 문득 괴상한,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괴이한 대사가 흘러나왔다. "젠장... 그레스테인의 것이로군..." 한참을 날아가던 베라의 눈에 문득 들어온 한 줄기 은빛 섬광, 베라의 입에 서 힘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브레스다..." 가스터가 빼곰히 고개를 들었다. 자욱한 흙먼지가 앞을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그 브레스는 드래곤들의 것은 아닌 듯 했다. 그렇다면... "다행히 이쪽은 발견하지 못 한것 같군..." "어쩌죠?" "몰라서 물어?" 퉁명스러운 가스터의 대꾸에 베라가 아이쿠나 하면서 고도를 낮췄다. 자신 들에게는 저기 저 존재들처럼 전능수가 쏘아보내는 브레스를 막아낼 능력 따위는 없다. 괜히 객기부리며 허공을 날다 공격을 받았다가는 그대로 아듀~ 아름다운 세상이여~ 인 것이다. 한편, 아린들 역시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물론 그들에게 저 브레스가 위협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도 역시 `짐'은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겠소?" 일행이 몇차례의 브레스 공격을 피해내는 사이, 전능수는 완전히 허공으로 떠오르고 있었고 그 모습에 키아드리스가 칼슈타인에게 조언을 구했다. 칼 슈타인은 잠시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일단, 이 녀석들을 어디 안전한 곳에 내려놓지. 그런 후에나 본체로 돌아가 싸우던지 할수 있을것 아니겠소." 칼슈타인은 이렇게 말하며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다. 그리고 침착하게 중얼거렸 다. "마침 적당한 곳도 있군." * 아린 일행이 내려선 곳은 한 조그마한 언덕이었다. 나무가 거의 없는 이 언 덕은 주위가 잘 보이는 터라 상황에 따라 탈출을 하기에도 좋을듯 싶었다. 양 손에 끼고 있던 피트와 유나를 땅위로 내려놓은 뒤 로자르아힘이 다시금 허공을 올려보며 입을 열었다. "저게... 전능수에요?" 로자르아힘의 말에 칼슈타인의 눈빛이 매섭게 바뀌었다. 그의 입에서 희미한 중얼거림이 새어나왔다. "그래... 전능수 엘디클리쳐. 빌어먹을 신들의 잔재..." 로자르아힘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럼, 저게 말로만 듣던, 신들이 만들었다는 대 드래곤 전용병기라는 거 에요? 고작 저정도 힘으로?" 칼슈타인은 문득 피식 웃었다. 하긴, 그냥 보기만 하면 거대한 생체 덩어리 에 불과하니까. 비록 저 거대함이 다른 모든 것들을 위압한다 할 지라도 이 들에게 그 거대함이란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이고, 또한 힘이라는 건... "아까의 공격들, 칼슈타인님이 간단하게 막아내셨잖아요?" 로자르아힘의 이어지는 질문을 들으며 칼슈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우리들의 힘이지. 저것의 능력은 그것이 아니니까." 이제 로자르아힘뿐만 아니라 언덕 위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 속에 의문이 담 겨졌다. 그러나 칼슈타인은 자세한 설명을 할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저 것은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무한의 포식자." 게다가 자세한 설명을 할 시간도 없었다. 적어도 상황을 알고 있는 그에게는. "각오들 하는게 좋을거야." 그 자리의 모든 드래곤들의 안색이 눈에 띄게 변했다. 칼슈타인, 지상 최강의 드래곤인 그가 저렇게까지 긴장하는 상대라는 건가? 칼슈타인의 시선이 허공으로 향했다. 그의 시선이 가리키고 있는 허공의 거 대한 부유체, 한층 가라앉은 흙먼지 사이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저 무지 막지한 존재를 바라보며 칼세니안이 차가운 목소리로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칼슈타인님은 상당히 잘 알고 계시군요... 상황을...." "그럴수 밖에. 난 구면이거든." 칼슈타인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60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긴 했지만 말이야." 문득 칼슈타인이 주위를 환기시켰다. "자, 떠들고 있을때가 아니지? 저 쪽을 보라고." 그의 손가락이 허공을 가리켰다. 모두의 시선이 그것을 따라갔다. 그곳에는 이미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거대부유체, 흉칙한 생체조직과 울퉁불퉁한 암석 들로 뒤범벅이 되어버린 한 거대한 존재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던 칼세니안의 입에서 신음에 가까운 목소리가 새 어나왔다. "확실히 그렇군요..." 그것은, 그들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 것의 존재목적은 드래곤의 말살, 아무래도 첫 타겟을 우리들로 잡은 것 같군..." 흘리듯 중얼거리는 칼슈타인의 목소리, 순간 그곳에 모여있던 모든 드래곤들 의 시선이 한 쪽으로 향했다. 아직 채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 못 한듯 멍한 표 정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년에게로. 키아드리스의 입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해츨링의 보호는......" 맞받아치듯 칼슈타인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모든 일족의 일에 우선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저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존재의 권능도. 그들은 아린을 지켜야했다. 당연한 그들의 의무로써. 그리고 그들 레드 일족 에게는 결코 도망치는 법따윈 없었다. 문득 칼세니안이 부드러운 얼굴로 아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린아..." "으..응?" 부드럽고 상냥한 목소리, 아린은 화들짝 놀라 칼세니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아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만 피해있으렴. 엄마는 저 녀석 좀 처리하고 갈테니까." 태연한, 차분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 아린은 방긋 웃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걱정할 필요는 없는 일 같았다. 아린은 웃으며 대답했다. "응. 엄마." 칼세니안은 상냥하게 웃으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 며 그녀의 곁에서 긴장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한 금발의 소녀를 바라보았 다. "로자르아힘, 아린을 부탁해." 로자르아힘이 당황하며 대꾸했다. "아..예..예." 그런 그녀의 모습에 레드 일족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로자르아힘 , 그녀를 싸움에서 제외시킨 것은 그녀의 안위를 걱정해서라던가 아직 어린 나이인 -드래곤으로써는- 그녀를 생각해주었다던가 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드래곤들은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는 종족, 그녀가 죽든말든 그것은 그녀의 몫 인 것이다. 그러나 이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해츨링에 대한 보호, 전투시 큰 힘을 발휘하지 못 하는 로자르아힘에게 아린의 신변을 맡긴 것은 이들에게는 지극히 합리적인 태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로자르아힘 역시 그것을 금방 알아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 린들을 힐끗 본 뒤 걱정말라는 눈빛을 칼세니안에게 보냈다. 그녀는 웃으며 말을 맺었다. "그럼..." 그 말을 끝으로, 순간 폭풍이 일었다. 붉은 광채가 언덕을 가득 메우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칼슈타인과 칼세니안, 키아드리스, 이 세 존재가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칼슈타인의 거대한, 거의 칼세니안의 두배 가까이나 되는 본체가 그 모습을 드러냈고, 뒤이어 칼세니안, 키아드리스 이들 모두 다시 원래의 드래곤의 형체로 몸을 바꾸었다. "우리들의 수장에게 알려라. 저 최악의 존재의 부활을." 칼슈타인은 이 한마디를 남긴 채 허공으로 떠올랐다. 광풍이 불어닥쳤다. 그 의 거대한 날개짓에, 아린 일행은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날아가지 않도록 온 몸으로 버텨야만 해다. 뒤이어 칼세니안이 반공으로 솟아올랐고, 동시에 키아드리스도 그 커다란 날개를 힘차게 휘저었다. 그렇게, 그들은 날아올랐다. 산맥 상공을 부유하는 거대한 존재를 향해. ----------------------------계속------------------------------------- 크크크크... 죽어! 죽어! 죽으란 말이야! 크하하하핫!!!!!!!!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27(19:17)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31 , 줄수 : 292 초룡전기-328-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8-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27 읽음 34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가물거리는 의식이 점차 돌아오고 있었다. 흐릿했던 시야가 뿌옇게나마 다시 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으으음..." 세리아는 신음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주저앉은 채 이마를 감쌌다. 머리가 욱신거렸다. 얼마나 쓰러져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갑자기 괴상한 빛이 눈 앞에서 번쩍거리더니 발밑이 흔들리며 사방이 우르르 무너져내리더라... 가 그녀가 갖고 있는 기억의 전부, 그녀는 천천히 기억을 더듬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흠칫 놀랐다. `헉!' 그녀는 잠시 눈을 껌벅거렸다. 현실인지조차 의심스러운 괴이한 모습이 그녀 의 눈앞에 펼쳐져있었다. 그녀는 경악의 얼굴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한 치의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곳이지만 그녀에게는 그것이 장애가 될 수 없었다. 꿇어앉은 그녀의 무릎 아래, 차가운 돌바닥인줄만 알았던 그것은 새하얀 석 회질의 광석과 그 주위를 둘러싸는 검붉은 생체조직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 어 그녀가 주저앉아있는 이 작은 공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흠칫 거렸다. 마치 피부를 한꺼풀 벗겨낸 인간의 근육들과도 같은 흉칙한 무엇인가가 그녀 가 자리하고 있는 이 공간 전부를 구성하고 있었다. `여기가... 도대체?' 거대한 괴물의 뱃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세리아는 부들부들 떨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왠지 그대로 주저앉아있다간 이 정체모를 생명체 속으로 녹아버릴듯한 불길함이 그녀의 가슴 속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때, 낮익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정신이 드나 세리아?"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흐릿한 인간의 형체가 어느 틈에 그 녀의 뒷자리에 와있었던 것이다. 그 흐릿한, 그러나 낮익은 인간의 형체를 바 라보며 세리아는 당황한 듯 천천히 중얼거렸다. "레..이크?" 평범한 용병복장 차림의 태연한 표정을 지은 건장한 사내, 그 형체는 바로 레이크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리아는 섣불리 그에게로 다가가지 않았다. 왠 지, 잘은 모르겠지만 무엇인가가 다르다는 느낌이 그녀의 발걸음을 뒤로 주춤 주춤 밀리게 하고 있었다. 슬쩍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며 그녀는 나직히 물었다. "여기가 어디죠?" 그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다. "나의 일부, 내 자신의 존재 속의 작은 허공." "에?" 세리아는 더더욱 당황하며 뒤로 물러섰다. 뱀파이어 특유의 감각이 그녀로 하 여금 눈앞의 존재를 의심케 하고 있었다. 달랐다. 뭔가 달랐다. 목소리도 얼굴 도 똑같았지만 그 속에 든 것은 전혀 다르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눈 앞에 서있는 저 건장한 용병청년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잠 시 후, 소스라치게 놀랐다. "당신... 몸이..."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저 흉칙한 생체조직과 융합되어있는 레이크의 발치였다. 그녀는 다시금 레이크를 올려다보았다. 옷이라고 생각했던, 용병들 특유의 갑 주일뿐이라고 생각했던 그것들은 레이크의 전신에 딱 달라붙은 듯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옷과 피부의 경계가 없이, 마치 잘 만든 밀랍인형과 같은 모습으로 그는 그곳에 서있었다. 놀라는 세리아를 보며 레이크가 태연하게 웃었다. "왜, 내 몸이 이상한가? 당신이 알아보기 쉽게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된거죠?" 레이크는 싱긋 웃으며 간단하게, 태연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원하던 것을 얻었지." * 대륙의 서쪽 지대를 완전히 양분하는 라르테아드 산맥 상공, 그 파란, 맑은 하늘을 가득 뒤덮는 앞뒤로 1.5KM, 좌우로 900M에 이르는 거대한 부유거체. 이 거대한 존재 앞에서는, 지상 최대의 종족이라 일컬어지던 이들마저도 조그맣게만 보였다. 350여미터를 넘어서는 레드 일족 최대의 드래곤인 칼 슈타인마져도... "흐으음..." 천천히 전능수의 상공을 선회하며 서서히 다가가는 칼슈타인의 입에서 문득 한숨 비슷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자신보다 거대한 존재를 보는 것은 그에게 는 실로 오랜만인 것이다. 게다가 그것이 그의 유년시절을 잔혹하게 지배했 었던 공포의 존재인데야... 칼슈타인은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저 것을 내 생전에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곁에서 -라고 해봐야 몇 백미터는 떨어져있다- 허공을 미끄러져가고 있던 또 하나의 거대한 레드 드래곤이 칼슈타인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나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오 칼슈타인. 그대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전부 였었지... "당연한 거 아니오. 키아드리스. 그대가 태어나기 200년 전에 봉인된 존재 인데..." 칼슈타인은 시큰둥하게 대꾸하며 다시금 눈 앞의 거대한 존재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내가 성년이 되고 첫번째로 낳았던 자식이 그대였으니까." 키아드리스의 입가에 문득 미소가 맺혔다. "댁이 낳았소? 케레노서스가 낳았지." "거, 이 상황에서도 말꼬리 잡을 여력이 남았소?" 칼슈타인은 힐끗 핀잔을 주며 천천히 고도를 낮추었다. 구름이 사그라지며 점차 전능수 엘디클리쳐, 저 흉칙스러운 암석과 생체조직이 뒤범벅된 거친 표피가 그들의 시선에 또렷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문득 키아드리스와 칼슈타인, 그들의 곁에서 그들보다 한층 작은, 그러나 여전히 지상의 모든 피조물들을 가볍게 능가하는 거대한 또 하나의 레드 드 래곤이 그 험악한 입을 열며 거친 목소리로 칼슈타인에게 말을 걸었다. "저것에 대해 잘 아시나요 칼슈타인님?" 칼슈타인은 희미하게 대꾸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글쎄....." 그리고 조금 힘없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난 그때 500살짜리 해츨링이었고, 그대도 알다시피 해츨링은 어떤 경우에 도 보호받게 되지. 그래서 난 전투에 참가하지 못 했어. 내가 아는 건 그 때 레드 일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케레노서스에게 들은 이야기일 뿐이 야." 칼세니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지금 그 녀의 눈앞에 있는 저 거대한 존재가 대변란, 한때 개체수가 300에까지 달했던 드래곤의 숫자를 100이 채 안되게 줄여버린 이유라는 건 그녀 역시 어렸을때 들은 적이 있다. 그것도 그나마 6000년이란 시간이 지나서 100 개체로 늘어난 것이지 그때 당시에 살아남은 드래곤의 숫자는 채 20이 되지 않았었다고도 들 었었다. 문득 칼세니안의 목소리가 앙칼지게 -드래곤이 듣기에는- 변했다. "도대체 저게 뭐길래? 내가 보기엔 그냥 거대한 고깃덩어리로밖에 안 보이 는데요? 저것에 도대체 무슨 대단한 능력이 있다는 거에요?" 칼슈타인은 칼세니안의 목소리를 귓가로 흘리며 그녀가 가리키는 저 거대한 부유체를 바라보았다. 눈도 코도 입도, 사지도... 아무 것도 없는 단지 거대 하기만 할 뿐인 덩어리, 그녀의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저 모습 어디에 위협이 느껴지겠는가? 단지 거대할 뿐인걸. 문득 그의 입에서 뜬금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먹어." "에?" 휘둥그레해진 칼세니안의 눈동자 -역시 드래곤이 보기엔-, 칼슈타인은 황당 해하는 그녀의 반응을 뒤로 흘리며 다시금 말을 이었다. "모든 걸 먹어치워." 칼세니안의 입에서 어이없어하는 음성이 새어나왔다. "예에?" 칼슈타인은 문득 상념에 잠겼다. 그때 당시의 일은 지금의 그에게는 아득히 먼 옛 이야기. 그러나 아직도 그때의 일은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그의 입에서 마치 옛이야기를 하듯 고요하고 차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법력, 신력, 정령력, 그외 모든 에너지 자체를 먹어버리는 존재. 어떠한 법칙도 무시하여 생명은 물론이고 존재 그 자체를 흡수해버리는 존재. 끊 임없이 존재를 탐하는 무한의 포식자. 먹어치운 모든 것을 새로히 창조하 되 단지 거울에 비치듯 현실에 비추어낼 뿐인 존재." 칼세니안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칼슈타인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먹어치운 그것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자... 그래서 신들은 전능수라고 이름붙였지... 법칙을 완벽하게 거스르는 자라는 의미 로." 칼세니안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칼슈타인이 여상스레 내뱉은 말 속에 담긴 의미가 그녀로 하여금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칼슈타 인은 고개를 돌려 칼세니안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을 건넸다. "조심하는게 좋아. 저 속에는..." 문득 희미한 미소가 칼슈타인, 지상 최대의 드래곤의 입가에 머금어졌다. "왕년 내가 알고 지내던 드래곤들이 꽤 들어있거든..." * "이 것이... 당신이 원한 것인가요?" 세리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목소리 뿐만이 아니라 전신이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조금도 느끼지 못 하고 있었다. 지금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으로 인해서. 그녀가 서있는 이 곳, 거대한 근육과 힘줄과 살점만으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공간 한 가운데 존재하는 그것이 그녀를 더이상 주체할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그 곳에 있는 것은 산산히 박살나버린 레이크의 참혹한 시체였다. 보기만 해도 욕지기가 나오는. 그러나 뱀파이어인 그녀에게 있어서 이 참혹함이 그녀를 당황하게 할 수는 없 었다. 진짜 그녀를 떨게 만든 것은 그 시체가 아닌, 그 시체를 바라보며 싱글 싱글 웃고 있는 레이크, 아니 정확히 말하면 레이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저 바닥에서부터 솟아나온듯한 거대한 `돌기'의 모습이었다. 그 `돌기'는 그런 그녀의 질문에 태연하게 대꾸했다. "물론이지. 예전부터 원해왔던 것이니까." 세리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예전? 예전이라고? 그녀의 의문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레이크는 흡족한 얼굴로 눈을 감으며 차분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6000년이나 미루어진 일이야. 너무 늦은 감이 있지." 세리아는 고개를 숙였다. 레이크, 그는 이미 자신을 잊어버렸다. 비록 그에게 호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연민의 정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니까...' 그런 세리아의 모습에 레이크는 태연하게, 당연하다는 듯 웃고 있을 뿐이었 다. 한 인간의 영혼이 한 거대한 존재 속에서, 그렇게 천천히 뒤섞여가고 있었다. ---------------------------계속-------------------------------------- 하아...피곤해..피곤해... 음냐... 빨랑 이 놈의 카르세아린을 끝내자... 우우웅~! 새 글 적고 싶어어어~~ 흑흑 시간의 모래... 쥬얼 마스터... 더 크리에이쳐... 조정자... 쓸 건 많은데 시간이 없도다... 음냐리 냥냥냥 아, 글구 다들 가베인 궁금해하시는데... 에에잇! 책을 안 보셨군요! 자 지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시면 자음과 모음 출판의 임경배 환타지 장편 소설 카르세아린을 단돈 7000원에 모십니.... 퍽! 음냐리... 가베인 출판본에서 조기사망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단역 되버렸죠. ^__^ 난 떡대 싫어~ 미소년이 조아~ 에헤헤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27(19:18)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30 , 줄수 : 306 초룡전기-329-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29-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27 읽음 35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거 이상하군...." 문득 전능수의 상공을 날며 계속 고도를 낮추던 칼슈타인이 아래를 바라보 며 무심코 중얼거렸다. "이렇게까지 접근을 했는데 반응이 없다니..." 이미 그들은 전능수와 거의 밀접하게 가까이 날고 있었다. 고작 몇백미터 정도밖에 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아무런 반 응도 보이지 않은 채 허공에 유유히 육신을 안착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 존재의 특성을 생각해볼때 상당히 의아한 일인 것이다. 칼슈타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어디... 시험을..." 칼슈타인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동시에 그의 주위로 마나의 결집이 시작 되었다. 모든 것의 근원인 마나의 순간적인 응집으로 인한 주위 공간의 마 나의 부재가 일어나며, 순간 거센 마나의 폭풍이 불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과광! 이윽고 터져나온 칼슈타인의 숨결. 붉은색의 순수한 화염이 전능수의 존재 한가운데로 쏟아져 들어갔다. 파아앙. 그 엄청난 열기로 인해, 순간적으로 가열된 대기의 패창에 의해 엄청난 폭 발음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충격파는 브레스의 모양을 따라 원기둥 형으 로 퍼져나가며 대지를 휩쓸며 땅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충격파가 이른 곳 의 땅은 거북등처럼 쫙쫙 갈라졌으며, 그곳에 있던 물체는 모조리 자신의 형체를 잃은 채 폭발해 버렸다. 그러나 그 엄청난 불의 기둥이 작렬한 그곳, 전능수의 육체은 하지만 단지 잠시 움찔거릴 뿐이었다. 피부를 한켜 벋겨낸 살처럼 온통 붉고 끈적해 보 이는 그것의 몸은 흡사 브레스를 삼키기라도 하는 듯 슬그머니 파장을 일으 키며 브레스를 그대로 받아냈다. 그 파장은 몸의 일부로 퍼져나갔고, 브레 스는 흔적없이 사라졌다. "제길. 역시 안되는군...." 천천히 허공을 선회하며 칼슈타인이 혀를 찼다. 역시 들은 대로였다. 저 거대 한 존재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모든 공격, 심지어는 그의 브레스조차도 완벽하 게 흡수해버리는 것이다. 칼슈타인 곁에서 거칠게 홰를 치던 칼세니안이 험악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브레스는 안 된다라... 그럼 어디 이것도 받아봐! 10서클 궁극주문이다!" 다시 한차례 주위에 마나의 폭풍이 일었다. 하지만 칼슈타인의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작은 것으로, 단지 산들바람이 일 듯 주위를 휘감을 뿐이었다. "플라즈마 템페스트!" 이윽고 터져나온 칼세니안의 목소리. 그와 동시에 전능수의 주위에 여섯 개의 기묘한 것이 생겨났다. 흡사 동그란 원판 같았는데, 두께는 존재하 지 않는든 얇았으며, 지름은 거의 10여미터에 이를 듯 했다. 그 여섯 개 의 원판은 전능수의 몸 여섯방향에 자리를 잡았다. "소용없을꺼 같은데..." 칼슈타인의 중얼거림을 뒤로한채, 마법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그 여섯 개의 원판의 표면으로 격렬한 화염이 일었고, 그것은 흡사 살아있기라도 한것처럼 다른 원판들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파앙, 하는 소리와함께, 각 원판에서 뻗어나온 두갈레의 화염이 각각 다른 원판에 닿자 이윽고 허공 에 거대한 마법의 진이 완성되었다. 전능수의 몸을 휘감을 수 있을 정도 의 엄청난 마법진이. 화염의 마법진은 잠시간 허공에 형상을 유지하고 있다가 서서히 빛을 내 기 시작했다. 주위로 바람이 몰아쳤고, 이내 노도와 같은 적색 화염의 파 도가 전능수를 향해 몰아치기 시작했다. "호, 필드마법을 저렇게 사용하는 방법도 있군." 옆에서 바라보던 키아드리스가 감탄스럽다는 듯 한 마디를 건넸다. "흥, 어느 한부분에 능력을 집중해 마나를 흡수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 라도, 이렇게 몸 전체가 불타는데야...." 칼세니안은 저 사라지지 않는 격렬한 불길을 바라보며 득의양양한 표정 을 지었다. 하지만, 칼슈타인은 서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정도로 끝났을거면 6000년전 그 고생을 했을 리가 없지......" 화염은 어느덧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대지에 이 마법을 사용했다면 아마도 일대가 용암의 늪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10써클의 마법이니.... 하지만, 전능수는 아니었다. 그의 몸에 붙어있던 바위와도 같은 돌기들 도, 생명체 같던 그것의 조직들도 조금의 손상조차 입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마법을 받아들여 흡수하는 듯 보였다. "저...." 칼세니안은 입을 다물어 버렸다. 역시 고집샌 이 드래곤은 직접 본 지금 에서야 칼슈타인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모양이었다. 그런 칼세니안을 보 며 칼슈타인이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내 브레스도 안 통하는데 마법이 통할리가 없잖아? 쯔쯔." "잘 났수." 뾰루퉁한 목소리로 대꾸하는 칼세니안의 안색도 그다지 편치는 않았다. 마법 도 브레스도 안 통하는 상대, 드래곤이란 존재의 최대의 장기가 전혀 먹혀들 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득 키아드리스가 의아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근데 왜 공격을 안 하는 거지? 아까는 분명히 브레스를 뿜어댔잖아?" 비록 먹혀들지는 않았지만 어쨋든 그들은 분명히 공격을 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전능수는 방어를, 방어라기보다는 집어삼키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어 쨋든 방어를 하는 반면 전혀 이들에게 반격이랄만한 것을 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의미는...... 칼슈타인이 눈을 빛내며 외쳤다. "그렇군! 저것 아직 영혼의 안착이 다 이루어지지 않았어!" "영혼의 안착?" 의외의 사태에 당황하던 칼세니안이 고개를 돌렸다. 칼슈타인은 여전히 눈을 빛내며 대꾸했다. "저 거대한 육체를 콘트롤하는 것인 인간의 영혼, 인간의 영혼이 저런 거대 한 존재에 익숙해지는 것이 금방 될 리가 없지. 잘 됐군. 적어도 전혀 공격 할 방법이 없지는 않겠어!" 키아드리스가 기대의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럼 무슨 방법이라도?" 물론 적이 공격을 안 한다는 점은 대단히 반가운 사건이긴 하지만, 문제는 이 쪽의 공격도 모조리 먹혀버린다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나 칼슈타인은 그 해결 책을 찾은 듯 했다.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물리력. 몸으로 때우자는 거지." 드래곤은 마법생물이다. 뼈에서 살깣, 비늘, 어느 한가지도 지상에 원래 부터 존재하는 것과는 그 구조가 판이하다. 그리고 그렇기에 지상 최강의 생물이다. 비늘은 강철보다 단단하면서도 나무보다 가볍고, 그 거대한 몸 집을 지탱하는 두터운 근육들은 그 몸집만만큼이나 강대한 물리력을 몸 안에 축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마법 말고 힘도 좋단 얘기다. 그 힘좋고 덩치 큰(?) 칼세니안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 무엇보다도 날카롭고 단단하다는 손톱으로 전능수의 표피를 긁고 지나자 차아악, 하는 조직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전능수의 피부에 긴 상처가 생겼다. 상처로부터 피가 촤아악 분수처럼 솟는다. 칼세니안은 한번의 공격으로 효과를 보자 신이 난 듯, 다시 한번 허공으 로 날아올랐고, 칼슈타인과 키아드리스 역시 그녀를 따라 전능수를 공격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300여미터짜리의 생명체가 직경 1키로미터가 넘는 전능수의 표 면에 붙어 공격하는 것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겠는가? 게다가 수 치상으로는 5분의 일이라도 실제로 날개 빼고 꼬리 빼고 하면 몸뚱아리 자 체는 더 작은 것이다. 반 시간여동안 부지런히 날아 쉬지않고 공격해 들어갔으나, 치명적이라 할 만한 상처는 전혀 생겨나지 않았고 그들의 공격은 그저 표피를 긁어댈 뿐 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군...." 키아드리스가 뒤로 조금 물러서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칼슈타인도 그의 곁에 서며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거 장난 아니군. 이렇게 커가지고서야...." 반면, 칼세니안은 즐기는 듯 했다. 드래곤 눈에는 드래곤의 표정이 보이 는법. 칼세니안은 지금 싱글벙글 해가며 전능수를 향해 돌진과 후퇴를 반 복하고 있다. 내키는대로 팔을 휘젓고 다리를 내질러 전능수의 표피를 찢 고, 내부의 살을 긁어내며 마음껏 즐거워 하고 있다. "혼자 신났구만." 칼슈타인이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도대체가 사태의 심각성 따위 는 그새 잊어먹은 눈치인 것이다. 그래도 일단 예상과는 달리 전능수라는 존 재가 원래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인지 칼슈타 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한층 느긋해져 있었다. 그때, 그 곁에서 키아드리스의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건?...." 뭐냐는 듯 쳐다보는 칼슈타인의 시선에는 반응하지 않은채, 키아드리스 의 두 눈은 지금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표정에는 당황이 담겨 있었 고, 가늘던 두 눈 역시 크게 벌어져 있다. "뭔데 그러오?" 칼슈타인은 그런 그의 모습에 고개를 돌려 키아드리스가 바라보고 있던 곳을 살폈다. 그리고 그 역시 그와 비슷한 표정이 되었다. 나이든 고룡의 눈가에 더더욱 깊은 주름이 잡힌다. "재생? 저곳.... 조금전 공격하던곳 맞나?" 키아드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게다가 엄청난 속도로..." 두 드래곤은 침을 삼키며 그들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여지껏 입혔던 상처들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살과 살이 맞부딛히며 서로가 서로를 하나로 만들고 있었다. 꿈틀거리는 생 체조직들이 엉키고 설키며 다시금 하나가 되고 있었다. "으음...." 칼슈타인이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으며 물었다. "상처부위를 브레스로 지져볼까?" 키아드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생각 같구료. 일단 재생 자체는 막을 수 있을테니." 키아드리스가 찬성하자 칼슈타인은 곧바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번 에는 조금전의 것보다는 조금 약하게 잡았다. 저 밑에서 신나라 난도질중 인 칼세니안을 걱정해서 였다. 이윽고 다시 한번 칼슈타인의 입에서 화염의 기둥이 솟아났다. 주위의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날아가는 그의 브레스는 좍 그어지듯 전능수의 몸에 난 상처위로 스쳐 지나갔고, 칼슈타인은 상처를 골고루 꼬슬리기 위해 고 개를 조금씩 움직였다. 틱틱, 무언가 타는듯한 내음이 드넓은 산맥 상공에 가득 메웠다. "효과가 있는 듯 하구료." 키아드리스가 그 모습에 한마디 했고, 칼슈타인은 잠시간 더 브레스를 방사하다 거두며 대꾸했다. "음... 확실히 아직 영혼의 안착이 채 이루어지지 않은 모양이오. 재생과 흡수를 동시에 하지는 못 한다는 건가?" 그들의 말데로 전능수의 표피는 지글지글 타고 있었다. 브레스의 마법력 이 아닌 열기에 피해를 입은 모양이었다. 곁에서 팔다리 이빨로 부지런히 전능수를 공격하던 칼세니안 역시 그 모습을 보았는지, 곧바로 브레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능수에게서 약간 떨어져 브레스를 준비한 그녀는 힘차게 날아 전능수 곁을 스치듯 날며 붉은 화염을 뿜어냈다. 펑, 펑 하는 폭음이 연이어 들렸다. 전능수의 표피가 터져 올랐고, 몸에 불이 붙어 연기를 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칼세니안은 즐거운 듯 더더 욱 힘차게 전능수를 찢고 찍고 뜯어내고 물고는 뒤이어 브레스로 좌아악 상처를 공격했다. "꺄~ 이거 재미있는데!" 칼세니안에서 흥겨운 외침이 터져나왔다. 하긴, 그녀가 언제 이렇게 마음놓 고 본체인 상태로 공격할 만한 적을 만나보았겠는가? 애 키우느라 쌓인 300년간의 스트레스가 한번에 해소되는 모양이었다. "거 참 훌륭한 샌드백이군." 멀리서 그 모습을 보던 칼슈타인이 이렇게 중얼거렸고, 키아드리스가 가 볍게 웃었다. "정말 샌드백이군요. 어떻게 공격해도 반격이라는 것을...." 키아드리스가 막 칼슈타인의 말에 맞장구를 치던 순간, 키아드리스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저, 저건?" 고룡의 눈이 휘둥그래졌고, 키아드리스 역시 몸이 얼어붙었다. 순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던 전능수의 전신이 일제히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계속--------------------------------- 음냐... 다들 슬슬 퇴장하시는구만들 잘가요 칼세니안~ 아듀~ 아듀~~ 칼슈타인 댁도 곧 가지? 잘가~~ 바이바이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1999/08/27(19:19)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30 , 줄수 : 215 초룡전기-330-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0-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27 읽음 37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영혼의 뒤섞임이 끝났다. 충만해오는 일체감, 꿈틀거리는 힘, 영혼을 꿰뚫는듯한 이 무지막지한 힘의 근원을 느끼며 레이크는 웃었다. 신체의 극히 일부가 다소 파손을 당하고 있 는듯 하지만 그런 것은 이미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그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가 눈을 감는 순간 그는 거 대한 존재가 되어 주변의 모든 것을 꿰뚫어볼 수 있게 되었다. 한 존재가 보였다. 자신에게 연신 공격를 가하고 있는, 그러나 전혀 타격을 입히지 못 하고 있는 붉고 거대한 도피자의 후예, 레이크는 웃었다. 그의 목적은 저 도피자를 처벌 하는 것, 왜 자신이 그런 선택을 내리는지, 왜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지조차 조금도 의심하지 않은채 레이크는 천천히 전신을 움직였다. 그리고 저 도피자의 후예를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도망자들이여. 이제 그대들에게 진정한 힘을 보여드리리다. 크크큭..." * 그것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조금전까지 유유히 날며 마음껏 공격을 퍼붓던 칼세니안의 주위로 거대한 촉수들이 솟아나며 그녀의 날개를, 그녀의 팔다리를, 그녀의 전신을 일제 히 휘감기 시작한 것은 그야말로 찰라의 순간에 불과했다. "뭐, 뭐야!" 칼세니안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촤르륵 휘감더니 끈끈하게 옭좨어 오는 전능수의 생체조직, 그녀는 다급히 날개를 뒤흔들며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 기다란 채찍과도 같은 촉수를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나를 찢으면 둘이 솟아올라 자신을 휘감는 그 모습에 갈수록 그녀의 힘은 빠져갈 뿐이었 다. 그녀는 급한 마음에 숨을 들이삼켰다. 브레스를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하 지만, 결국 화염은 솟아나지 못했다. 칼세니안을 단단히 옭좬 촉수는 그 잠 시의 틈도 주지 않은 채 그녀를 저 역겨운 색의 표피 속으로 잡아 당기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사라져버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그리고 허망하게. 단 한 마디 비명도 남기지 못 한채. 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키아드리스의 입에서 희미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뭐...뭐야..." 그녀의 모습이 전능수의 몸 속으로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다른 두 레 드일족의 드래곤들은 멍하니 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거리가 멀다거나, 그녀가 사라진 시간이 순식간에 있었던 일이라거나 하는 것은 부차적인 이유였다. 당황스러웠다. 지상 최강의 생물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자신들 중 한 명이 저렇게 맥없이 잡혀먹혀버리는 장면은. 칼슈타인의 입에서 다급한 욕설이 틔어나왔다. "제기랄!" * 비록 거리가 멀기는 했지만, 언덕 위의 아린들이 산맥 상공에서 무슨 일 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자세히 보는 것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워낙 거대한 존재들이라서 아무리 멀리 있어도 뚜렷하게 구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엄마의 모습은 아린에게 있어서 특히나 시선을 끄 는 것이었으니..... "어?" 그렇게 언덕 구석에 숨어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아린의 입에서 문득 멍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엄...마?"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일족과 함께 날아오를때만 해도. 아린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역시 엄마는 가볍게 저 거대한 괴물덩어리를 요리하는 멋진 모습을 아린에게 보여주었다. 저 강하고 빠른 움직임,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 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처음에 아린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리둥절해야만 했다. 하긴, 경험이 많 기로는 모든 생물중 거의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고룡 칼슈타인마져도 멍 하니 있었을 정도인데 아린이야..... 하지만 이내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신과 엄마 사이에 어 떠한 일이 일어났는지를. 엄마의 모습이 사라져간다. 저 흉칙한 촉수에 휘감겨 저 거대한 괴물 속으로 엄마가 가라앉는다. "어.... 엄마?...." 아린의 입이 조그맣게 달싹였다. 잡혀먹힌 것이다. 저 거대한 괴물에게 엄마가 잡혀먹힌 것이다. 자신의 눈 앞에서. "어, 어떻게...." 아린이 다시 입을 열었다. 눈은 화등잔만하게 커졌고, 움켜쥔 두 주먹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린은 왜 이렇게 머릿속이 복잡해 지는지 알수 없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흡사 무얼 먹다 체하기라도 한 듯 가슴이 꽉 메인 기분이었다. 시야마져 흐릿해진다. 알수 없었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돌연스레 이런 저런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 언제나 사납고 화만 내던 엄마의 모습 하나 하나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이상 아린의 생각속의 엄마는 사납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볼을 따라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리가 풀리며 무릎이 꺽였다. "어떻게...." 풀려버린 눈동자로 부터는 맑은 액체가 쉴사이 없이 흘렀고, 이제 두 주먹은 풀어져 꿇려진 무릎 곁에 널브러져 버렸다. 꿈틀, 손가락을 움직여 보지만 아무런 느낌도 느껴지지 않았다. 희미한 목소리가 다시금 새어나왔다. "어..엄마..." 그때 누군가가 그를 뒤에서부터 살며시 껴안는 것이 느껴졌다. 아린은 멍하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름을 불렀다. "아리아..." * 한편. 하늘위의 상황은 급변하고 있었다. 칼세니안의 모든 것을 삼켜버린 저 흉칙한 존재로부터 수백갈래의 촉수가 솟아 오르더니 이번에는 칼슈타인과 키아드리스, 두 드래곤들에게도 덥쳐오기 시작 한 것이다. "칼슈타인!" 키아드리스는 고룡의 의견을 물었으나, 칼슈타인에게는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단지 그는, 가슴 가득 숨을 들이 쉬어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강대한 힘을 불러 일으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나라를 바다로 바꾼 그 거대한 힘을.... 그의 입에서 또다시 나직한 욕설이 흘러나왔다. "빌어먹을......" * 거대한 호수 위에 던져진 작은 조약돌..... 그 조약돌이 가지고 있을 강대한 힘을 생각한다면 이 비유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겠지만, 불행히도 현실은 이 비유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나라 하나를 가라앉힌 저 강대한 불꽃은 저 거대한 존재에게 닿는 순간 마치 스폰지가 물 을 흡수하듯 가볍게 스며들어갈 뿐이었다. 칼슈타인의 브레스가, 그 위대한 힘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던 피트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터져나왔다. "저, 저럴수가! 고룡의 브레스마져도 소용없다니...." 그리고 잠시후, 이번엔 유나가 앗, 하는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저럴수가! 적룡왕이!" 일행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키아드리스가 촉수에 휘감기어 칼세니안과 같은 꼴을 당하고 있었다. 비록 칼슈타인의 브레스에 전능수의 촉수들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지만, 전능수는 곧바로 몸을 재행했고, 두 드래곤들을 향해 촉수공격을 다시 시작했던 것이다. 키아드리스 마져 잡혀먹혔단 이야기에 아린은 자기도 모르게 멍한 얼굴로 아리아의 가슴에서 두 눈을 빼곰히 내어 칼슈타인의 뒷모습을 지켜보기 시 작했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떠한 마법이나 신력을 이용한 브레 스조차도 모조리 흡수해버리는 존재, 채 새로운 상처를 만들기도 전에 재생 해버리는 육신. 그리고 자신의 육체에 닿는 모든 것을 흡수해버리는 괴물. 전능수, 엘디클리쳐. "칼슈타인님...." 아린은, 저 거대한 촉수 속에 엉겨붙어 서서히 사라져가는 칼슈타인의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멍하니 그의 이름을 조그맣게 뇌까렸다. -------------------------------계속--------------------------------- 음... 그래도 막상 죽이니까 섭섭하구먼....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4(12:58) from 210.222.199.166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107 , 줄수 : 46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1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1- 1999-09-03 14:02 453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제길, 저건 또 뭐야?" 지금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은 저 `괴상한 물체' 을 향해 플루토가 어이없다 는 듯 외쳤다. 그것은 덩어리였다. 전능수의 몸과 그 질감이 비슷한 폭 3미 터 남짓한 둥근 덩어리. 생긴것까지 전능수를 꼭 빼닮았다. 즉, 둥글넓적한 고깃덩어리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 의미를 생각할 때 감히 그렇게 묘사할 배짱은 없겠지만. "전능수의 분체인가?" 플루토의 등에 업힌채 여전히 입만 멀쩡한 가스터가 중얼거렸다. 물론 저 유 추의 과정 또한 간단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고개만 들면 허공에 두둥실 떠있 는 저 거대한 부유체로부터 쬐그만 깨알 -상대적으로- 들이 와글와글 쏟아지 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문득 고개를 들어 그들 상공의 광경을 힐끗 보던 베라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 "인터셉터 뿜어대는 캐리어 같애." 당연하게 이어지는 플루토의 질문. "그게 뭔데?" "잊혀진 고대병기." "...?" 뭐, 어쨋건 그들이 그렇게 잠시 주춤하는 사이, 그들 주위는 어느새 속속들이 모인 전능수의 분체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처음 그들 앞을 가로막던 하나의 분체는 어느 사이 사방 10여마리로 늘었고, 그것들은 둥글게 가스터 일행을 포 위하기 시작했다. "쉽게 도망칠 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베라가 눈쌀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그에 플루토가 슬쩍 잔혹한 미소를 지었 다. "그래? 그럼 날려버리지." 동시에 검게 빛나는 플루토의 검. 쉐액 하는 검기가 허공을 가르는 파공음을 울리며 바로 앞에 있는 전능수의 분체를 향해 날아갔다. 파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전능수의 분체 정 중앙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었고 그 둥근 물체는 저 멀 리로 날아갔다. 철퍽 소리에 플루토가 베라를 향해 물었다. "됐지?" 베라는 응,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플루토 당신이 얼마나 무모한 사람인지 새삼 확인이 돼." "에?" "괜히 긁어 부스럼만 만들었잖아!" 앙칼진 그녀의 목소리에 플루토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사방으로 퍼져 나가던 그 분체들이 사냥감이라도 만난 듯 일제히 그들에게로 쇄도하고 있는 것 보였다. 어마 뜨거라~ 라는 표정의 플루토를 힐끔 흘겨보며 가스터가 힘없이 중 얼거렸다. "몰래 도망가도 모자랄 판에 아주 판 벌려놓고 기다리게 생겼군..." "어차피 들켰잖아요. 뭘..." 한편 플루토의 공격에 분체들의 표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변했다. 몸에서 불쑥 두줄기의 촉수가 돋아났고, 그것들이 흡사 곤충의 더듬이처럼 가스터 일행을 향해 움직였다. "지, 징그럿!" 막, 자신의 다리를 더듬으려는 촉수를 발로 지긋이 밟으며 베라가 소리쳤고, 플루토는 다시 한번 검기를 일으켜 베라와 자신 주위의 10여개의 촉수를 잘라 냈다. 그때, 가스터의 진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걸 보게." 가스터의 손끝은 저 멀리 조금전 플루토가 배에 구멍을 낸 그 전능수의 분체로 향했고, 그것을 쫓아 플루토와 베라 두 사람의 시선이 움직였다. "앗!" "제길, 저것도 재생하는군." 동시에 천천히 방금전 플루토가 베어버린 촉수들이 스물스물 이어 붙기 시작 했다. 플루토의 등뒤에서 가스터가 외쳤다. "노닥거릴 시간 없어. 어서 포위를 뚫고 달아나자." "거, 댁이 해보슈. 말처럼 쉬운가." 플루토는 비록 이렇게 받아쳤지만 이미 몸은 가스터의 말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숫자가 너무 차이나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 상태로 저 전력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베라뿐인데, 이 상황에서 그냥 버티는 건 어리석은 짓이 다. "베라! 저 녀석들의 약점 같은거 찾아낼수 있어? 신성력을 빌려서." 어느덧 분체의 수가 30여마리 가까이로 늘었다. 두겹이나 포위망을 펼쳐 일행 을 둘러싸고 있기에 플루토는 강경 돌파하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혼자 몸이라 도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등에 가스터를 짊어지고, 베라까지 돌봐가며 그것의 포위를 뚫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말이 좋아 베라를 돌본다... 이지 채 회복도 안 된 플루토가 돌보긴 누 굴 돌본단 말인가? 남자 자존심에 말만 저렇게 했지 실상 베라가 둘 다 돌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글쎄. 특별한 속성을 가진 것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베라는 계속해 자신에게 다가오는 전능수의 촉수를 피해내며 자신없는 듯 중얼 거렸고 그 사이에 가스터가 끼어들었다. "전능수에게 속성이란 존재하지 않아. 그냥 강경돌파 하는 수 밖에 없어." 서서히 모여들던 그 분체들이 일제히 촉수들을 사방으로 뽑아내기 시작했다. 그 러나 어째 공격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플루토의 등에 업혀 아이고,데이고 거리 던 가스터가 문득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 "촉수라... 베라, 주위에 무어라도 좋으니 물질을 창조해 봐!"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오는 분체들을 바라보며 도망갈 기회만 노리고 있던 베라가 무슨 소리냐는 듯 가스터를 돌아보았다. 그는 눈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저 녀석이 촉수를 내어 더듬는것을 보니, 촉각을 이용해 무언가를 알아내 려는 모양이거든." 가스터의 말에 베라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가스터의 추측이 틀렸다면 쓸데없이 힘만 소모하는 격이겠지만... `맞길 바래야지 뭐.' 그녀는 눈을 반쯤 감으며 입속으로 무슨 말을 몇마디 중얼거렸고, 뒤이어 두 손 을 날개펴듯 활짝 들어올렸다. "나오라. 대지를 먹어치우는 잔혹한 존재들이여." 동시에 퐁, 하는 소리와 함께 대기중에 하얀 연기가 터져나왔고,그곳에 한웅큼 이나 되는 메뚜기가쏟아져 나왔다. 다시 뒤이어 바로 옆에 퐁 하는 소리와 연기 가 생겼고, 그 사이로 부터 다시 조금전과 같은 양의 메뚜기가 날개를 활짝 펼 치며 날아올랐다. 이어서 연달아 퐁퐁거리는 -쉽게 말해 상당히 긴장감없는- 소 리가 사방에서 터져나오며 이내 그들의 주위는 수백마리의 메뚜기떼들로 가득 차이게 되었다. "호오, 곤충소환이군." 그 모습에 가스터가 한마디 했고, 베라는 고개를 한차례 끄덕였다. 가스터의 예상대로, 전능수의 분체들은 일순간에 쏟아져 나오는 메뚜기들에 약간 우왕자왕하는 빛을 보였다.촉수들의 방향이 어지러워 졌고, 분체들 그 자체도 동 요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그들을 포위하고 있던 분체들의 대열이 뒤죽박죽이 되 버리며 촉수들은 그들의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저 자그마한 존재들 쪽으로 이리저리 뻗어나가고 있었다. "지금이야!" 가스터가 외쳤고, 플루토는, "알고 있어요. 입만 멀쩡한 양반!" 라고 대꾸하며 검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차아앙, 하는 대기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둥글게 원을 그리던 포위망 한 구석이 우수수 무너져내리며 이내 플루토는 몸을 날리듯 분 체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베라, 내 뒤를 쫓아!" 어둠이 솟구치며 그대로 닿아가는 것을 흩어버렸다. 사방으로 조각들이 휘날렸다. 공격도 방어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로 분체들은 메뚜기떼와 플루토들 사이에서 우왕 좌왕 할 뿐이었다. 덕분에 간신히 혼잡한 틈새를 비집고 플루토는 길을 열 수 있었다 . 뒤따라 베라 역시 포위망을 벗어났고, 세 사람은 그대로 숲 안으로 몸을 던졌다. * 정말 신기한 기능이었다. 저만치 아래, 까마득한 거리가 있는 곳에 존재하고 있 는 저 드래곤 슬레이어 일행들이 이렇게 코 앞에 있듯 생생히 보인다는 것은. 세리아는 연신 눈치를 보면서도 그녀 앞에 뜬 저 빛의 평면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 다. 문득 곁에 서있던... 인지 바닥에 붙어있던 인지는 아리송하지만 어쨋든 그녀 옆에 존재하던 레이크의 입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이런...." "음? 뭐가 잘못됐나요?" 레이크는 피식 웃었다. 예전과 전혀 다를바 없어보이는 그 웃음을 내보이며 그는 입을 열었다. "왠지 아직은 제어가 쉽게 되지 않는군. 왜지? 내 영혼이 역시 `부정한 자들'만 큼 강하지는 않아도, 보통 인간들의 평균을 윗돌기 때문인가?" 왠지 남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덤덤한 말투...... `내...영혼일까?' 어쨋든 그녀와는 상관없는 일, 세리아는 그의 말에 대충 고개를 갸웃거려 준뒤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지금 그녀에게는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있는 것 이다. 허공에 제멋대로 날아다니는 메뚜기떼들과 그들 못지 않게 제멋대로 뻗어 나가고 있는 전능수 분체들의 촉수들, 개중에는 허공에서 서로 촉수끼리 꼬인 채 낑낑대는 놈들조차 다 있을 지경이었다. `...얼씨구.' 하지만 저거 풀기 힘들겠다. 손발도 없는데... 라고 생각하던 세리아의 추측과 는 반대로 분체들은 얽혀버린 촉수들을 푸는 대신 서로를 융합시켜서 조금 거대 한 덩어리로 변해버렸고 그 상태로 어디론가 날쌔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일제히 한 지점으로 날아드는 그 분체들을 바라보던 세리아가 문득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죠 저것들?" 레이크의 대답은 말이 아닌 화면으로 비추어졌다. 그들이 서있는 이 구형의 공간 한복판에 또다른 빛의 평면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곧바로 한 화면을 재생하기 시 작했다. 숲길을 달리고 있는 남녀와 남자 등에 엎혀서 `제기랄~ 난 여자 등이 좋 단 말이다, 내가 왜 남자 등에 엎혀야 하는 건데? 우~치욕이야 치욕' 이라고 연신 중얼거리는 중년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레이크의 입에서 희미한 희열의 느낌과 함께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음, 저들과는 꽤 인연이 깊었지 아마." 그리고 그는 재밌다는 듯 말을 이었다. "어디, 직접 나서볼까?" * "학...학..." 숨이 막혀왔다. 그토록 단련된 자신의 육체가 고작 이 정도 뛴 것만으로 숨 이 턱턱 막혀오는 것을 느끼자, 플루토는 눈쌀을 찌푸렸다. 역시, 아직 그의 속 은 망가져있는 채였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스터의 몸이 마른 편이라 플루토가 그를 업고 달려도 문제가 없다는 점 정도? 물론 저렇게 아까부터 짊 어지고 가는 사람 노고는 생각치 않고 연신 투덜대는 양반이 몸무게마저 무거웠 더라면 벌써 옛날에 버리고 갔겠지만. 수풀이 휙휙 뒤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플루토는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찹찹 해짐을 느끼며 혀를 찼다. 당년 드래곤.... 까지는 안되도 해츨링 정도라면 걱 정도 않던 자신들이 저런 덩어리 따위로부터 달아나야 한다니. 쳇쳇쳇.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플루토 그의 앞에 무언가가 나타났다. "헉. 벌써 온건가?" 말함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플루토의 검은 기운을 쏟아냈다. 파악 하는 소리와 함께 앞을 가로막은 분체가 반쯤 갈린채 바닥에 널브러졌고, 플루토는 더이상 신경쓰지 않은채 숲사이를 뛰어 달아났다. 어차피 상대는 재생되는 괴물이다. 괜히 상대하느라 시간을 보내보았자 더많은 녀석들에게 포위될 뿐 이다. 베라 역시 그런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플루토의 뒤를 쫓아 달아나며 전능수 분체들에겐 신경쓰지 않았다. 분체들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사이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적당한 피할 장소를 찾지 못했기에 세 사람은 여전 숲 안이었고, 천하의 플 루토도 몸에 슬슬 피로가 찾아듬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무렵.... 돌연 어두컴컴한 숲 저편에 환한 곳이 일행의 눈에 들어왔다. "공터로군. 일단 저곳으로 가서 전능수 본체의 동태를 살피자." 그 곳을 발견하자 마자 가스터가 말했고, 플루토는 별다른 대꾸없이 그쪽으 로 달려나갔다. 대꾸할 기력도 없었고 게다가 그 역시 이미 눈이 침침해진 것이다. 플루토는 눈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왜 이러지? 아까의 충격 탓인가?" 하지만 내장이 망가졌다고 눈이 안 보이는 경우도 있던가? 플루토는 잠시 눈 을 비비며 고개를 갸웃거려보다가 곧 상념을 접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지금 그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했고 저 공터는 외부의 반응을 살피며 휴식을 취하기에 상당히 알맞은 장소인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것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 숲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의 세기는 더더욱 여려져갔고, 이윽고 세 사람이 그 공터에 도착했을 무렵 에는 흡사 해를 구름이 가리기라도 한듯 어두컴컴해 졌다.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 "헉? 저.... 저럴수가!" 갑자기 어두워지는 주변을 의아해하며 문득 고개를 든 플루토가 황당하다는 듯 외쳤고, 가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그의 입에서 실 없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저게 왜 여기 있냐?" 그들의 바로 머리 상공에, 거대한 부유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거대 해서 채 전신이 보이지도 않는 존재가. * 당황하는 플루토들의 모습이 표정 하나하나까지도 생생히 비춰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즐겁다는 듯 미소지으며 바라보던 레이크가 문득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더 중요한 존재들이 따로 있었군." 또다시 화면이 떠올랐다. 그야말로 무한 멀티시스템인듯 했다. 램 용량이 무지막 지한 모양이었다. 해상도도 저렇게 끝내주는 판에 화면을 연달아 계속 띄우다니. 왜 매트릭스에서, 긴박한 장면이 되면 화면이 느려지는 이유가 매트릭스의 동영상 처리 능력때문이라는 설이 있지 않은가? 정녕 전능수의 권능은 대단한 것인 모양이 다.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저 새로히 떠오른 화면에 비쳐진 것은 또 한 무리의 일행이었다. 아직 분체들이 채 발견하지 못한 듯 아무런 저항 없이 숲을 빠져나가고 있는 세틴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레이크가 오른손으로 이마를 감싸더니 한심하다는 듯 중얼거렸 다. "복잡해 복잡해. 한 쪽에 신경을 쓰면 다른 한쪽이 무방비라니까 이거. 젠장. 난 원래 팔 두개 다리 두개짜리 인간이었단 말이다. 근데 갑자기 1.5키로짜리 허공에 뜬 썩은 고깃덩어리를 어떻게 제어하라는 거야?" 세리아의 표정이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웃다가 한숨을 쉬다가 갑자기 뜬금없는 목소리를 내뱉는 레이크의 모습, 아무리 봐도 정상은 아니었다. `도대체, 레이크는 어떻게 된 거야? 먹혔다고 보기엔 레이크의 성격이 너무 강 하고 레이크라고 보기엔 또 거꾸로고..." 그러나 레이크는 세리아의 시선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 듯 연신 혼자서 중얼거 리며 멍하니 서있을 뿐이었다. "역시 중요한 것은 드래곤이지. 드래곤을 죽여야 해. 하지만 저들을 저대로 둘 수는 없는데. 내가 저 놈들한테 얼마나 당했었는데 말이야. 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드래곤이고... 근데 난 저들을 그냥 둘 수 없고..." 횡설수설하는 레이크를 바라보는 세리아의 표정이 연신 굳어졌다. 아무리 봐 도 미친 놈 이상으로는 안 보이는 대사들 뿐이 아닌가? 문득 세리아는 소름끼 치는 생각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살짝 떨었다. `혹시... 나를 살려둔 이유가 구경꾼이 필요하기 때문 아냐 이거?' 대사 자체로야 하나도 소름끼치는 생각이 아니지만, 그 의미는 꽤나 그녀에게 는 소름끼치는 것이었다. 즉, 레이크의 성격으로 볼 때 이런 힘을 가지게 되었 다면 당연히 과시를 위해 그녀를 곁에 두는 것이 꽤 말이 된다. 하지만 전능수 라는 존재에게는 그녀의 존재따윈 있으나 마나한 것이지. 즉 안 그래도 오락가락하는 저 레이크라는 존재가 만약 사라지게 된다면, 그때 사라지는 것은 레이크 혼자만이 아니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나 레이크는 옆에서 세리아가 생존본능에 입각한 공포에 젖어 떨고 있든말 든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여전히 헛소리(?)만을 지껄이고 있을 뿐이었다. "음, 그냥 깔끔하게 한 번에 없애버리고 저 쪽을 쫓으면 되겠군. * 순간 그들의 머리 위쪽을 장악한 채 유유히 떠있던 전능수의 신체 일부분에 서 무엇인가가 솟아올랐다. 붉고 울퉁불퉁한, 그리고 상당히 낮익게 생긴 무 엇인가가. 그것의 정체를 제일 먼저 파악한 것은 역시 무녀답게 전신의 감각이 극도로 발달한 베라였다. "드... 드래곤!" 함께 고개를 들어 멍하니 전능수를 바라보던 가스터가 엄숙한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정정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드래곤 중에서도 레드 드래곤이고,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중에서도 대가리 부분이야." 그것은 마치 벽 속에 파묻힌 드래곤의 형상처럼, 전능수 일부를 모태로 삼은 채 머리만 내민 레드 드래곤의 모습이었다. 플루토의 입에서 떨리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를 내려 애쓴 흔적이 애처럽게 보 일 정도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 저게 왜 저기서 튀어나왔을까요 가스터?" "그..글쎄. 그보다는 왜 입을 벌리는 것일까? 라고 물어주게. 그쪽이 대답하 기 편하겠어. 대답하는 가스터 역시 플루토와 별반 다르지 않는 목소리였다. 플루토는 주먹 을 꽉 쥐면서 나직히 대꾸했다. "저 방금 해답을 얻었습니다. 열심히 숨을 들이키고 있군요." 그리고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전능수가 무슨 천식 환자도 아니니 저 현상은 아마도 브레스를 위한 것이라는 것은 뻔할 뻔자, 비록 시각적으로 최악의 센스 -썩은 고깃덩어리 속에 쳐박힌 채 고개만 빼꼼히 내미는 드래곤? 이쯤되면 전위 예술이다- 를 가지고 있기는 해도 브레스는 어디까지나 브레스인 것이다. 주변의 공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차게 빨려들어가는 대기의 소음이 귀따갑도록 울려퍼졌다.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낮익은 음향, 문득 플루토가 조금 진정된 목소리로 가스터에게 물었다. "막을 수 있을까요? 우리 둘만으로?" "거리가 있으니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지도... 하지만 내가 무용지물이 되었 으니 잘은 모르겠군." 주변의 대기가 더더욱 요동치기 시작했다. 웅성이는 바람소리를 귓가로 흘리며 문득 베라가 나직히 한숨을 쉬었다. "다리오스가 아쉽군요." 그리고 다들 말이 없었다. 침울한 분위기가 스쳐지나갔다. 워낙 바쁘게 움직이 다보니 -라기보단 도망가다보니- 친우의 죽음을 슬퍼할 시간조차 채 갖지 못 한 것이다. 그들을 보호하며 죽은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문득 플루토가 떨쳐버리겠다는 듯 고개를 휘휘 내저으며 소리쳤다. "젠장! 없는 놈 아쉬워해서 뭐해? 우리끼리 해야지!" 베라가 싱긋 웃으며 맞받아쳤다. "그렇죠?" 동시에 베라의 양손이 어지럽게 허공을 휘젓기 시작했다. 짙고 푸른 청록색의 실 드가 그들 세 사람 위에 만들어졌다. 플루토 역시 힘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몸 주위에 알 수없는 바람이 일어 옷이 휘날렸고, 동시에 그의 머리 위, 베라의 실드 밖에 회검정색의 투명한 막이 생 겨났다. 바로 암흑투기였다. 곧이어 대기의 흐름이 멎었다. 문득 플루토가 자신의 동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인간이 이 땅을 걷게 된 이래......" 침묵이 일순 그들 주위로 감돌았다. 아까까지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진 채 오로지 플루토의 목소리만이 여전히 울리고 있었다. "우리만큼 브레스 많이 맞아 본 인간이 있을까?" 베라는 희미하게 웃었다. 이제, 그들의 머리 위로 그 무지막지한 파괴의 빛이 내리꽃히게 될 것이다. 그녀는 싱글거리며 연인을 바라보았다. "절대 없을거라고 봐." "그렇지?" 플루토는 웃었다. 그리고 그는 허공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의 입에서 호기어 린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막아보이겠다!" 동시에 그들 위로 한 줄기 불꽃의 기둥이 내리꽃혔다. ------------------------계속------------------------------------------ 이왕 죽이는 거 얘네도 죽여버려? 음... 몰살의 미학에 심취중인 벗꽃이었음--;;; 아아~ 정녕 죽음은 아름다운 것이어라~~~ (게다가 간편하기도 하지~ 몽땅 죽여버리면 글 쓸 필요가 없잖아? 우헤헤)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4(12:59) from 210.222.199.166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81 , 줄수 : 26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2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2- 1999-09-03 14:03 253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빨리! 빨리 도망쳐요!" 로자르하임은 자신의 뒤에서 달려오고 있는 아린 일행에게 크게 소리쳤다. 있는 힘껏 달리는 그들이었지만 숲 속의 환경은 빠르게 움직이기엔 너무나 힘들었다. 게다가 반쯤 정신이 나가있는 존재도 하나 있었다. 결국, 멍하니 주저앉아 있는 아린을 아리아가 허리춤에 끼고 들고 뛰어가야 했었다. 완전히 미소년 보쌈해가는 포즈같기는 했지만 뭐, 지금 상황이 그런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지금은 `거대한 존재가 그들 상공을 장악한 채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하고 있 는 목숨이 매우매우 위태로운 상황'인 것이다. 빛이 내려꽃혔다. 수십, 수백개의 화구들이 마치 유성우처럼 쏟아져내렸다. 거대한 불꽃의 소용돌이가 숲 전체를 불태울 듯이 이리저리 휘몰아쳤다. 사방이 폭발하고 있었다. 자욱한 연기와 함께 이리저리 일어오르는 충격파들 이 그 파괴의 손길이 닿는 곳곳마다 산산히 부수어 놓고 있다. 그리고 그 위로 거대한 부유체가 연신 빛과 불길등을 내뿜으며 몰이사냥 하 듯 이들을 몰고 있었다. 로자르아힘은 치를 떨면서도 계속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늘로 오르자니 허공에서 저런 강대한 존재의 브레스를 막을 자신이 없었고 워프 마법으로 도망가자니 워낙 거대한 존재가 작은 공간 안에 안착되어서인지 주변의 마나 스트림이 완전히 흐트러져버려서 공간이동이 되지를 않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 대책없이 쫓기던 중, 문득 로자르아힘의 뒷통수에 섬뜩한 느낌이 스쳐지나갔다. "모두 엎드려요!" 로자르하임의 외침에 모두 제자리에서 엎어졌고, 곧 그들 위로 섬뜩한 한 줄 기 굵은 섬광이 스쳐지나갔다. 잠시 후 폭음이 울려퍼지며 폭풍이 일었다. 엎 드린 그들을 전부 날려버릴만한 강대한 폭풍이. 그들은 이내 이리저리 날려가 볼품없이 날려가 바닥에 쳐박혀버렸다. "으윽....." 지면과의 충돌로 인한 전신의 고통을 억지로 참아가며 세틴이 고개를 들었다. 그 와중에도 그는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리꽃힌 그 한 줄기 섬광은 불꽃의 브레스였다. 설사 그들이 빗맞았다 해도 이렇게 날아가 처박힌다 정도로 끝날 공격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조금 아프긴 해도 그다지 큰 치명상은 없다니? 세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른 사람들을 찾았다. 그리고 일순 입을 다물었다. 한 금발의 소녀가 있는 힘껏 양팔을 벌리고 그 브레스를 막아내고 있었다. 찬 란한 황금빛 빛의 방패로 그들 모두를 감싼 채. 문득 그녀의 입에서 힘겨운 외침이 터져나왔다. "어서...지금이에요! 뛰어요!" "하지만...로자르하임님...." 유나가 떠듬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그들 앞을 가로막는 저 빛의 방패는 그녀 의 눈으로 보이기에도 상당히 흔들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드래곤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세기였지만 아직 채 자라지 않은 어린 드래곤 로자르하임에게는 그것마저 벅찼던 모양이었다. 이미 지친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시간이 없어요! 빨리!" 그녀의 외침에도 다른 일행들은 그녀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로자르하임의 옷이 군데군데 찢기기 시작했고 그 찢긴 부분에서 혈흔 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도 기침과 함께 피가 한 웅큼 쏟아져 나 왔다. "크흑....." 순간 그녀의 동작이 흐트러졌다. 한 줄기 빛처럼 로자르하임에 쏟아지고 있는 브레스가 여러 줄기로 나뉘기 시작하더니 사방에서 아린 일행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처 반응을 못한 로자르아힘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피해요!" 그리고 그 불길들은 이들 중 로자르아힘을 제외하고는 가장 먹음직스러운 먹 이, 인간계 제2위의 마법사 세를레네에게로 일제히 날아갔다. 세를레네의 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채 주문을 외울 틈조차 없었다. 눈 앞 가득 붉은 불길 의 기운이 가득 메워졌다. 그녀는, 전투경험이 전무한 온실속의 화초였던 것 이다. 이 상황에 맞는 주문이 없지도 않았건만, 그녀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단 한 가지였다. 바로, 본능. "꺄아아아악!" 그리고 불길은 단숨에 그녀에게로 쏟아졌다. "......." 죽은 것일까? 폭음이 들리질 않았다. 세를레네는 힐끔 눈을 떴다. 어째 고통스 럽지 않았다. 너무 한번에 불타버려서 채 고통을 느끼지도 못 한 것일까? 그러나 그녀는 곧 그녀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갈색머리의 무표정한 여인, 아리아가 그녀 앞에서 불길을 막고 있었다. 단지 주먹만으로. 저 무자비한 불길의 벽이 그녀의 오른손에 막혀 더 이상 전진하지 못 하고 있 었다. 그러나 그 댓가 역시 만만치 않은 것, 그녀의 길게 내뻗어진 주먹이 단 숨에 타오르며 살을 태우고 뼈를 삭힌다. 그러나 아리아는 자신의 오른팔이 타 사그러지는 것을 보고도 그저 무표정하게 팔을 바꿀 뿐이었다. 가녀려보이는 그녀의 왼주먹이 철권이라도 된 듯 불길에 그대로 작렬했다. 순간 불꽃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흩어져나갔다. 마치 거대한 산이라도 된 듯 자신의 앞에 서서 저 시뻘건 혀를 날름거리는 화 마를 제압하는 아리아의 모습, 세를레네의 입에서 감동한 듯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고...고마워요 아리아씨." 그러나 그녀는 쌀쌀맞은 목소리로 대꾸했을 뿐이었다. "저라도 오래는 못 막아요. 그 사이 마법을." 그러고보니 이미 그녀의 왼팔 역시 거의 다 불타서 뼈만 남아있는 지경. "아...예." 세를레네는 화들짝 놀라며 곧바로 주문에 들어갔다. "나 지금 부른다. 심해의 흐름, 깊이 파고들어 유유히 흐르는 맑고 거대한 힘 의 근원을! [그랜드스트림]!" 순간 그녀의 뒤쪽으로부터 거대한 허공이 뚫리며 막대한 양의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순간 그것은 거대한 수류가 되어 아린들의 주위를 맴돌았고 곧바로 불 길들을 제압해버렸다. 물론 상당히 위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드래곤의 브 레스인데 그것을 삽시간에 소멸시켜버린 것이다. 게다가 덤으로 전능수에게까지 치솟아 한 무더기로 브레스를 내뿜던 전능수의 머리에 달라붙어서 일제히 폭발 했다. 순간 그 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물론 그녀가 8서클의 마스터 라는 소리는 익히 들었지만, 아무래도 이제껏 실감을 못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들과 만났을 때는 아예 마법이 봉인되어 있었고 봉인이 풀렸을 때는 바로 옆에 마법에 관한 한 감히 인간은 신발에 양말까지 벗고 뛰어도 못 따라갈 존재, 드래 곤이 있었으니. 근데 막상 보니 웬걸, 무지막지하지 않은가? 역시 새장의 독수리 도 독수리는 독수리인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사람들의 반응을 눈치못챘는지 다급하게 외칠 뿐이었다. "지금이에요! 모두 뛰어요!" 문득 세틴들의 표정에 아차 하는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지금은, 이렇게 느긋하게 감상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들은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양팔이 다 불타버린 아리아가 여전히 얼빠진 채 멍하니 서있는 아린을 입에 물고 (--;;;;;;고양이 과냐?) 뛰기 시작했고 그 뒤를 축 늘어진 로자르아힘을 세 틴이 업은 채 아리아의 뒤를 따랐다. 유나와 피트도 로자르아힘까지는 아니지만 녹초가 되어버린 세를레네를 어깨로 부축해서 함께 뛰기 시작했다. 문득 아리아와 그녀의 입에 매달려 대롱대롱 딸려가는 아린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 보던 세틴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저 동네는 어째 점점 정상적인 관계를 벗어나는 거 같아...." 그러나 여유있게 말이나 할 때는 아니었다. 아직도 수류의 소용돌이들에 휩싸여 고통스러워하는 전능수의 머리중 하나를 보면서 그들은 계속 뛰었다. 그깟 머리 하나 상대하는데 골드드래곤 로자르하임이 반 시체가 되고 인간계 제2의 마법사가 녹초가 될 정도라니... 그들은 무섭다는 생각에 도망가는게 아니라, 동물이 천적을 만나면 도망가듯 본능 적으로 뛰고 있었다. * "저들을 그냥 보낼 건가요?" 화면에서 사라져가는 세틴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세리아가 문득 고개를 돌리며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아까부터 집요하게 저들을 쫓던 분체들이며 전능수 본 체가 갑자기 행동을 딱 중지해버린 것이다. 아까까지의 태도로 미루어 볼 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레이크가 화면에서 시선을 뗀 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생각한다. 그것이 내 영혼이 인간의 것인 이유지. 당연한 것 아닌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대답, 그러나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더 이상 말하 기 싫다는 태도, 점점 괴팍해지는 그를 바라보며 세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알수 없는 불안이 그녀의 가슴 속을 잠식하고 있었다. *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무례를 용서해 주시길." 이미 피가 엉겨붙어 걸레나 다름없는 로자르하임의 상의부분을 찢어낸 피 트는 아직도 피가 나오고 있는 상처에 회복마법을 시술했다. 원래대로는 골 드드래곤인 그녀 자신이 회복마법을 써야 하겠지만 전능수의 브레스를 막는 것에 마나를 거의 다 써버린 탓에 피트가 회복마법을 써야 했다. "휴...이 정도면 다 되었습니다. 다른 여성 분들이..." 피트가 물러나자 유나는 자신의 망토를 떼어서 로자르하임에게 걸쳐주었 다. 가장 강한 존재라 불리는 드래곤, 그 중에서도 골드드래8곤인 로자르하 임이 아린 일행 중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왜 드래곤으로 돌아가지 않았어요?" "으윽...하지만 드래곤으로 변해서 날아갔다면...전능수의 브레스에 맞아.. 떨어질 뿐입니다..." 세를레네의 말에 몸을 일으키며 대답하는 로자르하임을 억지로 다시 눕히 며 유나가 말을 이었다. "아뭏든 쉬어요. 이렇게 구석진 곳이라면 오히려 못 찾을지도 모르니까요." 유나는 말을 흐리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지금 그들은 한참을 뛰어 온 뒤 으슥한 나무 근처 수풀 속에 숨어있었다. 물론 구석진 곳이라는 점에야 아 무런 이견이 없지만... "아니에요...찾아낼 거에요...전능수라면...그러니 빨리.." 떨리는 몸으로 로자르하임은 몸을 일으켰다. 아까 그들이 숨어있던 곳은 어 디 사방이 확 트인 공터여서 들켰던가? 그 곳 역시 여기와 마찬가지로 충분 히 구석진 곳이었던 것이다. 그러는 그녀의 손을 붙잡는 것은 세틴이었다. "참아요! 좀 쉬었다가..." 지금 그녀의 상황은 구석진 곳이 아니라 대평원 한 복판이라도 움직이지 못 할 상황이었다. 상처야 그렇다치더라도 일단 체력이라도 조금은 회복해 놓아 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왠 일인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전능수가 쫓아오지 않기도 했고. 그러나 로자르아힘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내 문제. 타인이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녀는 세틴의 손을 뿌리치고 걸음을 하나씩 옮기기 시작했다. 그녀 의 금발은 더 이상 금색이 아닌 피와 땀으로 빨갛고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계속 비틀거리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앉아서 쉬던 다른 이들도 그녀를 따라 숲을 헤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문득 로자르아힘의 입에서 한숨에 가까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분은 알고 계실까..." ----------------------계속-------------------------------------------- 음 아리아 입에 물려가는 아린이라... 꺄아 귀엽겠다^^~~~ (이봐 상황을 보라고 상황을....)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4(13:00) from 210.222.199.166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83 , 줄수 : 270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3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3- 1999-09-03 14:03 262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라비네 고아원. 가이아네스 제국 서령주의 최서단, 로네인 시에 위치한 이 고아원은 전쟁 이나 천재 등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거두어 양육하는 곳으로, 국가에 서 나오는 짜디짠 보조금과 여러 귀족 독지가들, 그리고 원장 자신의 사 비로 운영되고 있었다. 시설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로네인 시 외각에 위치한 한 조그마한 언덕에 서있는 흰색의 깔끔한 3층짜리 건물과 나지막한 붉은 벽돌의 담장 이 보기에도 흐뭇했다. 정원 안에 마련된 놀이터는 아담하기 짝이 없었다. 오늘도 그곳에서 아이들은 뛰어놀고 있었다. 고아라고는 믿을수 없을만 큼 구김없는 미소를 지니고 있는 이 아이들은, 두 사람의 젊은 보모의 지 도를 받아 밝게 자라나고 있었다. (으으윽;; 닭살;;; 내가.. 내가 왜;;;) 이곳의 보모중 한명인 미셸은 금발을 짧게 깎은 이제 겨우 19세인 젊은 여성이었다. 부드러운 미소와 학구적인 안경이 특히 돋보이는 그녀는 로네 인시의 고등 교육기관 라타쿰을 졸업한 후 곧바로 이곳에 취직했다. 이제 겨우 한달째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모양인지 그녀의 표정은 마냥 밝기만 했다. "선생님~ 이게 뭐지요?" 갈색의 짧은머리를 뒤쪽 양쪽으로 묶은 한 귀여운 소녀가 미셸곁에서 손 을 펴 보이며 물었다. 6세의 어린 나이다운 조그마한 손바닥 위에는 달팽 이가 한 마리 놓여 있었고, 미셸은 그런 아이에게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달팽이란다." "달팽이요? 와~ 신기해요. 내가 가져도 되나요?" 아이의 물음에 미셸은 무릎을 바닥에 대 아이와 시선을 맞췄다. "아스키나, 그래선 안돼. 이 달팽이는 풀잎위를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단 다. 아스키나가 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듯. 지금 다시 풀숲 에 놓아주고 오겠니?" (으아아악! 내가 이런 대사를! 벅벅벅벅-_-;;;;) 아스키나는 미셸의 말에 응, 하고 대답하며 운동장 한쪽의 풀숲으로 달 려갔다. 허리를 살짝 굽혀 풀 위에 달팽이를 내려놓고는, 느릿느릿 수풀 사이로 사라지는 달팽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었 다. 미셸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런 아스키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이 직업을 택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다 시 한번 몽글몽글 솟았다. 그때, 바로 뒤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셸 선생." 그 목소리에 미셸은 서둘러 몸을 일으키며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아! 원장 선생님." 미셸은 살짝 얼굴을 붉히며 그녀 뒤에 선, 이제 갓 30을 넘긴 건장한 체구 에 넓찍한 어깨를 가진 남자를 바라보았다. 생긴 것만으로는 고아원 원 장이라기 보다는 근사한 갑옷을 챙겨입고 기사작위를 받아도 어울릴 듯 한 모습. 원장의 얼굴은 비록 섬세하다거나 하지는 않았으나, 나이답지 않게 인자 했다. 파란색의 머리칼을 뒤로 바짝 넘겨빗었고, 커다란 눈동자 역시 푸 른색을 띄고 있었다. 미셸이 항상 바다와 같다고 생각하는 푸른 색을. "일은 좀 할 만 합니까?" 원장의 물음에 미셸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예, 정말 즐거워요. 데미글 원장님." 데미글 원장은 미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군요. 모두 다 가엾은 아이들입니다. 누나처럼 돌봐 주십시오." "예." 미셸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때, 한 개구지게 생긴 남자아이가 미셸이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미셸 선생님! 저거, 저거 뭐에요?" "뭐 말이니?" 자신의 짧은 치맛자락을 움켜쥔 채 연신 뒤흔드는 이 꼬마아이를 바라보며 미셸은 인자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꼬마는 조그마한 손을 들어 멀리 하늘을 가르쳤다. 도시 저편의 넓은 하늘을. "저거 말이에요. 저 하늘에 떠있는거." 미셸은 웃으며 대꾸했다. "구름이겠지." 하지만, 고개를 돌려 아이가 가리킨 것을 발견하고는 안색을 굳혔다. "워, 원장선생님!" 미셸은 놀라 원장을 불렀다.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거대한, 도시 전체 에 그림자를 드리울 만큼 거대한 부유물이었다. 몇가닥의 촉수 비슷한 것 이 바닥을 향해 흘러내려와 있는 그것은, 어떻게 나는지 조차 알 수 없었 으나, 느긋하게 날아 고아원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미셀은 데미글 원장을 부르며 고개를 원장 쪽으로 옮겼다. "이런.... 느낌이 않좋은걸." 데미글은 미셸의 시선에는 아랑곳 않은채 뚫어져라 그것을 응시했다. 두 눈사이에 주름이 잡혔고, 긴장으로 표정이 한껏 굳어져 있었다. "저게 뭐죠? 데미글 원장 선생님?" 그녀의 물음에 데미글은 대꾸하지 않았다.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듯 있다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가로로 저었고, 미셸을 향해 인자한 미소 를 지었다. "미셸 선생, 이사벨 선생과 함께 이 고아원을 잘 운영해 줘요." "예?" 데미글의 돌연한 말에 미셸은 이렇게 되물었고, 데미글은 다시 한번 미 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그럼." 말을 마침과 동시에 데미글은 공중으로 몸을 던져 올렸다. 주위에 가벼 운 바람이 일며 그의 몸은 까마득한 허공으로 솟아 올랐고, 미셸은 그 모 습에 가벼운 탄성을 내질렀다. "마법사!" 하지만 그녀의 추측은 보란 듯이 틀렸다. 돌연 허공에 찬란한 빛이 반짝 이더니, 까마득히 보이지도 않았던 데미글의 몸이 거대해 지는 모습이 눈 에 들어왔다. "드...드..." 그것은 거대한 푸른 드래곤의 모습이었다. * "쳇, 이번엔 좀 착하게 사는 것으로 해 볼까 했더니.... 이렇게 끝나버 리는군." 이렇게 중얼거린 그는 곧바로 그 거대한 부유물을 향해 날개짓을 했다. 자신이 십여년이나 경영해 온 저 고아원에는 짧은 시선 하나 주지 않았다. 일단 생애를 끝마친 이상 미련 따위는 남아있지 않는 것이다. 지금 그의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저 알 수 없는 기분나쁜 녀석이 무언지 알아본 후 다시 자신의 레어로 돌아가 한 잠 늘어지게 자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데미글의 계획은 초반부터 틀어졌다. "뭐, 뭐야?" 데미글의 눈에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수십갈레의 촉수가 띄었다. 데미글 은 허공에 흩어져 있는 뇌령의 기운을 가슴 가득 모으기 시작했고, 저 건 방지고 커다라며 어벙하게 생긴 녀석의 몸에서 솟아난 촉수들의 한 가운 데로 뇌격의 브레스를 쏘았다. 블루 드래곤의 권능, 라이트닝 브레스. 파지직, 하는 격렬한 방전음이 울렸고, 그에게 접근하던 촉수는 엄청난 뇌 격의 힘에 갈가리 찢어졌다. 하지만, 그것의 몸에는 거의 손상을 주지 못했고, 또 다시 날아오는 촉 수들을 보며 데미글은 크게 당황하였다. 그렇게.... 블루드래곤 데미글 역시 전능수의 희생양이 되었다. * 데미글을 집어삼킨 전능수는 잠시동안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을 상공에 떠 있는 저 괴상한 것이 무엇인지 두려움에 떨며 집 밖으로 나와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잠시 후, 또다시 전능수의 몸에서 촉수가 솟아났다. 하지만, 이번의 촉 수는 무언가를 잡기 위한 그것은 아니었다. 촉수의 끝부분의 모양이 바뀌 며 드래곤의 머리(용두;;;;;;;)로 변하기 시작했다. 전능수의 표면에 생겨난 드래곤의 머리는 곧바로 입을 쫙 벌렸고, 곧바 로 엄청난 마나의 폭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도시 중앙에 거대한 붉은 빛의 기둥을 내리 꽂았다. 화염의 기둥에 의해 도시는 순식간에 혼란상태로 빠져들었다. 이미 그것 이 하늘을 가리울때 부터 집 밖으로 쏟아져 나와 하늘을 향해 손까락질을 하던 마을 주민들은 그것의 브레스가 마을 중앙에 세워져 있던 오벨리스크 를 브레스로 파괴한 직후 소리를 지르며 집 안으로 달려 도망치거나 도시 를 벗어나기 위해 성문쪽으로 달렸다. 전능수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몸에서 수백, 수천여 분체들을 뿜어냈다. 분체들은 하늘을 뒤덮듯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건물 사 이를 휘저으며 돌아다녔다. 조그마한 촉수를 내어 사람들을 더듬어 본다. 어떤 사람들은 질겁을 하며 몸을 돌려 달아나고, 일부는 미약하나마 무기 를 꺼내들어 대항해 보지만, 결과는 언제나 한가지였다. 그 분체들에 의해 삼켜지거나 아무 일 없거나. * 도시에서 벗어난 곳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셸 선생 의 눈가에 눈물이 어리기 시작했다. "원장 선생님.... 이곳을 지키기 위해...." 수십명의 아이들이 미셸 주위에 몰려들었다. 아이는 미셸의 다리에 얼굴 을 묻었고, 다시 다른 아이의 등에 얼굴을 묻으며 파괴되어가는 도시의 모습을 뇌리에 지우려 하고 있었다. 두 귀를 막은 조그마한 손들이 가엽 게 떨리고 있다. "얘들아.... 괜찮을꺼야...." 미셸은 자신마저 주체하지 못하는 목소리로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점점 더 가까워져 오는, 자신의 원장선생님을 집어삼킨 저 거대한 것을 떨리는 눈동자로 바라보며..... 그리고 그것은 썰렁하게 그냥 고아원을 지나쳐버렸다.... -_-;;; "엥?" * 혼란과 공포속의 도시. 전능수의 분체가 움직이는 동안, 전능수는 더 큰 공포를 품은채 고요히 상공에 머물러 있었다. 사람들은 분체들에 의해 자신들의 이웃이 삼켜지는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과 슬픔과 공포의 눈물을 함께 지었다. 일부의 사람들은 한 손에 도대체 족보도 없는 정체모를 신약서를 든 채, "드디어 멸망의 날이 도래하였도다." 를 외치고 다녔고, 다시 일부의 사람들은 손에 칼을 든채 닥치는대로 도시 를 약탈하고 있었다. 평소 감정이 있던 사람들을 향해 무시무시한 푸줏간 칼을 휘둘러지고 타인의 것과 자신의 것의 구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비규환의 광경이 펼쳐지는 가운데에도 저 거대한 부유체는 그저 조 용히 떠있을 뿐이었다. 전능수의 분체에 삼키어진 사람들의 수는 고작 100여명. 도시에 살고있는 2 천여명의 주민에 비한다면 극소수였다. 하지만, 이 전능수가 한번 지나고 난 후에 도시에남아있던 사람의 수는 천명 남짓. 부숴진 건물사이에 깔린 사람들, 달아나는 사람에게 밟혀 죽은 어린아이들, 약탈로 목숨을 잃은 남녀. 이들의 수가 거의 천명에 달했던 것이다. ----------------------------계속-------------------------------------- 음냐리^^ 라비네의 뜻은 눈꽃. 데로드 엔 데블랑에서 나오죠^^ 이름이 참 예쁘더라구요^^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4(13:04) from 210.222.199.166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82 , 줄수 : 384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4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4- 1999-09-04 01:31 376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가이아네스 제국 수도 샤하르. 로히가스는 오늘도 망가진 황궁의 복구 밑 저 지독한 카르셀의 드래곤 슬레이 어 일행들이 설치고 돌아간 뒷감당을 하느라 머리가 쪼개져라 서류들을 훑어 보고 있었다. 재정 문제, 인력 문제, 유가족 문제.... 한참 서류를 들어다보던 로히가스의 입에서 문득 한숨이 새어나왔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군... 뭐가 이렇게 복잡한 거야?" 엎친데 덮친 격이라더니, 남령주 쪽에서 천재지변이 일어나 남령주 수도 이델 론이 박살나는 바람에 안 그래도 재정문제로 골치아픈 상황이었는데, 이젠 수 도까지 박살나버린 것이다. 그래도 로히가스는 실실 웃으며 힘없이 계속 서류 를 들출 뿐이었다. "액땜한 셈 치자. 에휴. 설마 여기서 상황이 더 나빠지겠어? 그때였다. "폐하!" "응?"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리고 쾅 하며 문 열리는 소리. 로히가스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가 어렸을때부터 황궁에서 일하던 노 시종장 고라스, 그가 부들부들 떨며 문 앞에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감히 알현은 요청하지도 않고 무작정 자신의 집무실 문을 발칵 열고서 바들 바들 떨며 한 뭉치 종이를 내미는 그의 태도를 바라보며 로히가스는 분노보 다는 일단 호기심이 먼저 일었다. 그가 아는 한 고라스 시종장은 절대 저런 태도를 보일 인물이 아니었던 것이 다. 그는 침착하게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좀 진정하게. 왜 그리 호들갑인가?" 그러나 그 시종장은 아무 대꾸없이 그 한 뭉치의 종이를 내밀 뿐이었다. 이 것 역시 황실예법과는 아주 담쌓고 시멘트까지 발라버린 태도, 로히가스는 의아해 하며 종이뭉치를 받아들었다. 얼마나 꾹 쥐고 달려왔는지 꽤나 꾸깃 꾸깃해진 그것을. 잠시 후, 그것을 펼쳐본 뒤 점차 읽어내리던 로히가스의 표정 역시 시종장의 그것과 똑같이 변하기 시작했다. 문득 그의 입에서 아까보다 한층 짙은 한숨 이 새어나왔다. "아까 한 말 취소다......" * "아!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황궁 동쪽의 기나긴 회랑의 끝, 그저 은색과 청녹색의 청초한 무늬의 연속일 뿐인 그 곳의 어느 방, 흰색의 순수한 벽지로 사방을 감싸고 곳곳에는 긴 줄 기가 바닥에 닿도록 자라있는 덩쿨 식물들이 여렇 놓여있는 그 곳에서 한 소 녀가 침대 위에 엎드려 짜증난다는 듯 연신 투덜대고 있었다. "맨날 이래라 저래라. 젠장. 골치아파. 공주라는 직책은 순 인형놀이용 마리 오넷트라니까." 이 방의 주인인 유리 데미르 크렐 가이아네스, 로히가스의 사랑스러운 딸 이자 제국 내에서도 소문난 미녀인 그녀는 문득 도끼눈을 하고 자신의 방 안 을 둘러보았다. 화려한 옷들이 가득한 그녀의 옷장들, 유리는 잠시 그것들을 원망스럽다는 듯 힐겨보다가 문득 방긋 웃으며 그녀 곁에서 느긋하게 기지개를 펴고 있는 황금빛 고양이를 부둥켜 안았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네로?" 고양이는 마치 그녀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 곱게 울었다. "냐옹~" 그리고 동시에 울려퍼지는 소음. 쾅! 고양이 울음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울려퍼지는 폭음(?)에 유리는 화들짝 놀 라며 고개를 돌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난리인가? 물론 그녀는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소음의 원인제공자, 아주 문이 부서져라 벌컥 열어제킨 그녀의 아버지, 로 히가스 크렐 가이아네스가 문 앞에 서서 흥분어린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 었던 것이다. "어? 아바마마?" 그러나 그녀의 의문에 대꾸한 것은 로히가스가 아니었다. 그의 뒤로부터 왠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가 슬쩍 걸어나오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여기 계시는군요." 차분하고 기품있어보이는 금발의 소녀, 유리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 문득 정신을 차린 뒤 로히가스를 돌아보았다. "아바마마. 이분은 대체..." 기품이 있어보이든 차분하든 간에, 여기는 그녀의 방이고 이렇게 함부러 난입 할 수는 없는 곳이 아닌가?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어딜 과년한 딸 의 방에 저렇게 무단돌격(?)해대는 아버지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로히가스나 저 정체모를 미소녀나 유리, 그녀의 의견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다. 로히가스가 다급하게 유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결국 그것이 부활하고 말았...." 그러나 그의 말은 곁에 서있던 금발의 소녀에 의해 곧 제지당했다. "지금 상황으로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에?" 동시에 그녀는 유리에게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 저기, 당신은 누구죠?" 맘 같아서야 걸쭉한 말로 이봐 당신 뭔데 남의 방 안에 들어와서 온갖 폼 잡고 난리야? 라고 하고 싶지만, 유리는 제법 눈치가 있는 편이었다. 제국 황제인 아 버지가 저렇게 그녀의 손짓에 하던 말도 멈추는 판인데 그녀가 뭘 어쩌란 말인 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저 정체불명 금발머리 미소녀는 어느새 그녀에게로 다가왔고 대뜸 손을 뻗어 그녀... 의 곁에 있는 고양이를 덥썩 집어들었다. 그 리고, 곧바로 벽으로 집어던져 버렸다. 우렁찬 고양이 비명소리가 방안 가득 울려퍼졌다. "냐아아아옹!" 퍽! 쿠션 좋은 무엇인가가 딱딱한 무엇인가에 부딛히는 소리가 잠시 울렸다. "뭐... 뭐하는 거에요!" 유리는 벌떡 일어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 하지 않은가? 갑자기 남의 방에 와서 주인 말은 아예 듣지도 않고 갑자기 남의 고양이를 벽 으로 집어던지다니.... 그러나 그 금발의 소녀는 여전히 유리의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은 채 혼자 중 얼거릴 뿐이었다. "이 정도로는 깨어나시지 않는 건가?" 그러더니 그녀는 대뜸 저만치 벽에 튕겨진 채 떨어져 낑낑대고 있는 유리의 애완 고양이 네로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외쳤다. "[번 플레어]!" 동시에 한 줄기 불꽃의 창이 유리의 방안을 가로지르며 화려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콰쾅! "꺄아아아!" 불꽃이 솟아오르고 매캐한 연기를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자신의 방을 바라보며 유리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이게 왠 날벼락이란 말인가? 그리고 그것은 좀 의미는 다르지만 로히가스에게도 날벼락으로 보였던 모양이었 다. "무... 무슨 짓이오! 이 분은 당신들의 ..." 그때 소녀의 목소리가 그의 입을 막았다. "이성을 가진 존재가 아닌 본능뿐인 존재로 폴리모프 할 시에는, 자신의 자 아가 거두어집니다. 그것이 다시 꺼내지는 경우는 단 한 경우." 그리고 그녀는 뻥 하니 뚫려버린 벽, 연기가 자욱하게 일어오르는 그곳을 가리 키며 태연하게 말을 맺었다. "생명의 위협이 닥쳐왔을 경우 뿐이지요." 로히가스와 유리의 눈이 동시에 그녀가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다. 자욱한 연기 사이로 유리의 애완고양이 네로가 전시에 투명한 [실드]를 형성시킨 채 콜록거 리는 모습이 보였다. 잠시 후, 고양이의 입이 열렸다. "말 한번 잘했다 로자르아힘... 날 죽일 셈이냐!" 고양이가 말을 해? 유리의 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러나 로히가스는 오히 려 안심했다는 듯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고 금발의 소녀는 태연하게 맞받아칠 뿐이었다. "그럴리가요. 나의 왕이시여." 고양이는 열심히 자신의 더럽혀진 털을 핥으며 연신 투덜대고 있었다. "이게 왠 날벼락이야? 젠장..." "들으신다면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어요." 여전히 태연한 로자르아힘의 목소리에 고양이의 두 눈이 일견 가볍게 좁혀졌 다. 말인 즉슨 흘겨보았다는 이야기다. 잠시 후 그 고양이의 전신으로부터 황 금빛 빛의 물결이 넘실거리며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동그랗게 변한 유리의 두 눈이 더더욱 동그랗게 변했다. 변해가고 있었다. 자그마한 고양이의 모습이었던 저 황금빛 물결이 일순 출렁 이면서 점점 모습을 크게 하고 있었다. 매끄러운 두 팔이 생겨났다. 길고 아름 다운 두 다리가 생겨났다. 봉긋한 가슴이 솟아났다. 풍성한 금발머리가 허공을 수놓으며 아름답게 나풀거렸다. 그녀의 손놀림에 따라 허공에서 아름다운 천이 생성되더니 그녀의 전신을 감싸안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 곳에는, 그녀의 애완고양이 네로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신 한 아름다 운 금발의 여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입을 떡 벌리고 있는 유리를 무시한 채 로자르아힘은 그녀 앞으로 다가가 정중 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우리들의 수장, 드래곤 로드 자하드리안님을 뵈옵니다." 드래곤 로드, 모든 드래곤들의 제왕, 유리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까지 맨날 신경질날때마다 두들겨 패고 기분 내키면 쓰다듬고 하던 자신의 애완 동물이 드래곤 로드라고? 그녀는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왠지 기운이 빠져나가 는 것 같았다. 한편 자하드리안은 연신 고개를 까닥이며 팔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종의 `시위'인 듯한 그녀의 동작에 로자르아힘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 다. "무례를 용서하소서. 시급한 일이라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자하드리안의 입가에도 쓴웃음이 맺혔다. "아니, 지금의 네 태도만으로도 충분히 예의발라. 하긴, 성년이 된지 얼마 안 되었으니 그렇겠지. 도대체가 우리 일족은 1,2천살만 먹어도 고룡 알기를 우 습게 아니 원...... 그리고 그녀는 로자르아힘을 내려다보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나를 죽이려 하면서까지 알려야 할 소식이 뭔지나 들어볼까?" 그녀는 차분하게 답했다. "칼슈타인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에엥?" 자하드리안의 안색이 눈에 띄일 정도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말도 안돼! 그는 아직 3000년 이상의 수명이 남아있어!" 그러나 로자르아힘은 여전히 차분히, 어찌보면 무표정하게 말을 이을 뿐이었 다. "살해당하셨습니다." "누가? 현존하는 고룡이 전부 덤벼야 간신히 동수를 이루는 그를 누가 살해 할 수 있단 말인가?" 로자르아힘은 그녀를 잠시 올려다보았다. 이해가 갔다. 최강의 일족인 레드 중에서도 최고의 고룡, 게다가 드래곤 전체에서도 최고령의 드래곤이었던 만 큼 칼슈타인의 권능은 그녀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었을 테니까. 그녀는 말을 이었다. "전능수 엘디클리쳐." 자하드리안의 몸짓이 일순 굳었다. 믿기지 않는 무엇인가를 들은 듯한 그녀의 표정을 보며 로자르아힘은 나직히 말을 맺었다. "그것이 깨어났습니다." * 황제가 특별히 마련해준 큰 응접실 중 하나에서 한 무리의 일행들이 제각기 자리하고 있었다. 제법 적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조용히 입 을 다물 뿐이었다. 말없이 주저앉아 검을 들여보는 검은 머리의 소년이나 힘없이 하늘만 보고 있는 금발의 소녀, 혹은 그런 그녀를 옆에서 흘겨보며 왠 지 시기하는 눈빛을 뿌리는 백색 로드의 소녀 등등. 그 중에서 유일하게 입을 열고 있는 것은 중앙에 앉아있는 두 금발의 여성들 뿐이었다. 약간 앳되어 보이는 소녀가 계속 무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고 그녀의 앞에 앉은 성숙해보이는 여인은 단지 가끔 고개를 끄덕일 뿐, 마침내 소녀의 말이 끝나자 여인은 나직히 입을 열었다. "..... 그렇게 된건가..." 로자르아힘의 이야기가 끝나자 제일 먼저 자하드리안이 내뱉은 것은 긴 한숨 이었다. 왠지 피곤해보이는 자신들의 수장을 바라보며 로자르아힘은 침울하게 말을 이었다. "예. 결국 그 곳에서 칼슈타인님과 칼세니안님, 그리고 적룡왕 키아드리스님 은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그 분들 덕택에 저희는 간신히 도망쳐나올수 있었 지요." 자하드리안은 이마에 손을 가져대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문득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얼마 전의 이야기지?" "사흘 전입니다. 공간이동이 되는 거리까지 벗어나는 것이 꽤 힘들어서요." 왜 이리 늦게 연락했냐는 핀잔으로 이해했던 모양인지 로자르아힘은 주눅든 목소리로 뒷말을 붙였다. 그러나 자하드리안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던 모양이 었다. "그럼 벌써 피해자가 생겼을 지도 모르겠군......" 그때 그들 곁에 조용히 서있던 로히가스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자하드리안에 게 한 뭉치의 서류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 "이미 생겼습니다. 자하님." "그래?" 자하드리안은 고개를 돌려 로히가스를 바라보며 그가 내민 서류를 받았다. 그 리고 나직히 읽기 시작했다. "제국 서령주 서부지구 로네인 시 상공에 거대한 부유체 출현, 크기는 대충 1.5키로미터 정도로 추정. 발원지는 라르테아드 산맥으로 보임. 도시 상공 에 반나절간 머물렀다가 떠났으며 부상자 밑 사망자의 수는 거의 천 명에 이 름.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그 것이 출현했을 때 도시 상공에 거대한 블루 드래곤이 나타났었다는 것. 그들은 전투를 벌였고 대략 5분여만에 블루 드래 곤 패배 후 그 거대한 부유체 속으로 빨려들어감. 자세한 상황은 아직은 알 수 없음... 호오, 블루 드래곤이라... 누구지?" 로자르아힘과 자하드리안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하드리안은 서류를 도로 로히가스에게 돌려주며 방안 한쪽 구석으로 시선을 돌렸다. 침울한 표정으로 구석에 쪼그려앉아 갈색 머리의 여인 품에 안겨 있는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 "저 아이가 칼세니안의 아들이라는..." 로자르아힘 역시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카르세아린입니다. 해츨링, 300살. 지금은 많이 진정되었지만 아직도 정상 이라고는 할 수 없지요." "해츨링의 정신으로 친지의 죽음을 맞닥드리기는 힘들었겠지." 그리고 둘은 한숨을 쉬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해츨링인데 저렇게 되버리면 상당히 곤란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족의 존망이 달린 상황이니....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다시 한번 조아리며 정중히 입을 열었다. "어쨋든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로드께서 대책을 세워주시길." "그래야겠지. 그러자고 떠맡은 자리이니까." 피식 웃으며 목을 한번 까닥여보이는 자하드리안의 모습에 문득 로자르아힘 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방법이 있을까요? 그런 괴물을 상대로?" "네 말 중에 방법이 하나 생각났다." "방법?"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일어나는 자하드리안을 바라보며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그러나 자하드리안은 더이상 대답해주지 않았다. "일단은 불러모아야겠군." 그녀는 느린 동작으로 꼿곳히 일어섰다. 그리고 마치 노래하듯 입을 열었다. "알린다. 자신의 삶을 벗어난 종족들이여. 본질로 돌아오라. 일족의 일이 생겼다." 거대한 파동이 일어났다. 의지를 담은 마나의 파동, 오로지 절대적인 마나를 몸에 담은 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너무나 거대해서 오히려 작은 자들은 느 끼지 못 하는 그 파문이 그녀를 중심으로 넓게 일었다. "그대들의 왕 나 자하드리안의 이름으로 명한다.오라! 나의 일족들이여!" 그리고 그 파문은 전 대륙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계속---------------------------------------- 음... 불타보는 거다! 버닝버닝 화이어! 불타자 불타! 마구마구 불태우자! 아랐사사!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4(13:04) from 210.222.199.166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98 , 줄수 : 36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5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5- 1999-09-04 01:32 353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보게 나게스. 갑자기 왜 그렇게 멍하니 있나?" 어깨넓이가 키만큼은 될듯한 사내가, 망치질을 하다 말고 동료를 향해 물었다. 목수 한스는 올해로 갓 30에 접어든 남자로,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이었다. 5년전 우연히 만난 나게스라는 청년과 함께 가구점 을 운영하는 중이다. "아, 음." 한스의 물음에 나게스은 무어라 입을 열려다 다시 다물었다. 그리고는 하던 대패질을 계속 했다. 한스는 이상하다는듯 나게스를 잠시 바라보다 다시 망치질을 계속했다. "이 물건은 아주 중요한거야. 영주님이 친히 부탁한 녀석이니 말이야. 이 화장대만 아주 훌륭히 만들어 영주님께 바치면, 운좋으면 영주 직영 가구점이 될수도 있어. 그러기만 한다면 부와 명예를 걸머쥘수 있는 것이고." 한스는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는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부와 명예라...." 그 모습에 나게스가 중얼거렸다. "그래. 부와 명예. 다 자네덕이지 뭐인가. 자네의 그 세밀한 조각 솜 씨가 없었더라면 불가능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5년전 자네를 만난 것은 내게 있어서 최고의 행운이야." 한스는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꽤나 수다스러운 편이었다. 흡사 그 의 요란스러운 망치소리 처럼. 그리고, 샤프한 이미지의 나게스는 서걱 서걱 들려오는 대패질 소리가 그의 목소리보다 더더욱 귀에 가깝 게 와 닿을 정도로 과묵했다. "미안하네." 돌연 나게스가 입을 열었다. 한스는 내려치던 망치를 멈추며 눈을 크게 떴다. "갑자기 무슨 소린가?" "이제 다시 떠나야 할 때가 왔어. 다행히 이 화장대에 쓸 장식은 미리 만들어 두었으니, 자네가 부와 명예를 걸머쥐는데는 무리가 없을거야." 나게스가 다시 말했고, 한스는 더더욱 알 수 없다는듯 말했다. "갑자기 왜 그러나? 어째서 이런 중요한 시기에 떠나려는 건가? 설마 내가 성공했다고 다른 마음 먹을까봐 그러는가? 그런 걱정은 하지 말 게나." 한스의 물음에 나게스는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아니. 그런 이유가 아니네. 어차피 언젠가는 떠나야 했네. 그 시기가 조금 빨리 왔을 뿐." 한스는 더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그런 그를 향해 나게스가 슬쩍 웃음을 보였다. "나의 왕이 부르네." 한스가 이 말의 뜻을 채 파악하기도 전에 나게스는 모습을 감추었다. 말 그대로 사라지듯 모습을 감추었고, 한스는 놀라며 주위를 두리번 거 렸다. 그때, 한스는 주위가 온통 어두워 진것을 느꼈다. 무언가가 태양을 가리운 것이다. 당황하며 하늘을 바라보았고, 이내 어마어마한 것을 보 고야 말았다. "드, 드래곤?" * "크옥옥옥 옥크크크옥!" "카아옥옥옥 크오오옥." 오크라고 불리우는 종족. 인간이 사육하는 돼지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인간들에게 멸시를 받는 이들 종족은 숲속이나 동굴 같은곳에 무리 를 지어 생활한다. 어느정도의 지능이 있기에 사회를 이루었고, 각자의 역할분담이라는 것 역시 존재한다. 방금 대화를 나눈 두 오크는 마을 주위의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대 소 속이었다. 오늘의 보초담당으로, 원시적인 몽둥이를 들고 주변을 정찰하 던 중이었다. "옥옥 오크크오크 크오옥." "오크오키 옥옥 오키옥크." 다시 한번 대화가 오갔다. 뭐라 그러는지는 알바 아니지만, 어느 한쪽 이 다른 한쪽을 책하는듯도, 무슨 일을 하지 못하게 말리는듯도 보였다. "오키키오크코옥 오오오키오드오오코 오코오키옥 옥크크크!" "오카키코 오크악." "옥...." 이 말을 마지막으로 두 오크중 질책을 받는듯 보이던 한 오크가 그 짜리 몽땅한 손을 가슴 앞쪽으로 모았다. 무어라 알수 없는 말을 지껄였고, 두 손을 천천히 움직여 마법의 인을 만들었다. 이에 바로 앞에 있던 다른 오크는 놀라 소리를 질렀다. "오카카카?" 오크가 마법이라니. 놀랄만도 하다. 그것도 겨우 보초병이였던 자신의 파트너가 말이다. 하지만 더더욱 놀랄일은 다음에 벌어졌다. 마법을 외우던 오크의 몸이 돌연 녹색의 빛무리에 휘감기더니 거대화 되기 시작했다. 물론, 거대 오크가 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_-;;;;) 이어 모습을 드러낸것은.... 그들 오크가 살고있던 마을보다도 더 큰 드래곤이었다. 그것은 두차례 크게 날개짓을 하더니 서서히 허공으로 몸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오크는 황당해 하며 한참이나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 드래곤이 폴리모프를 하는 사이 망가져 버린 숲 가운데 서서. * 블루 드래곤 아르가르안, 드넓은 대양에 뿌리 끊어진 미역(?)처럼 둥둥 떠 서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취미인 그는 오늘도 느긋하게 자신의 레어에 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1, 2백년짜리 낮잠이지만. 기지개를 한차례 길게-정말 길게-폈다. 꼬리 지느러미가 축 바닥에 늘 어졌다. 물이 반쯤 차있는 해안동굴은 언제 와도 아늑한 곳이다. 몸을 좌우로 뒹굴 뒹굴 거려봤다. 꼬리로 철퍽 철퍽 수면을 내려쳐도 본다. 슬슬 눈이 감기려 한다. 한잠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나의 영지위로 떠다니는 배의 모습은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그때, 아르가르안의 머리속을 스치는 울림이 일었다.(삐삐를 머리속에 달았냐?) "잉?" 막 감기려던 눈이 번쩍 떠졌다. 이게 무슨소리란 말인가? 어째서.... "어째서 드래곤 로드의 호출이?" 잠시 멍하니 있던 아르가르안이 다시 중얼거렸다. "무슨 위험한 일이라도 있는것인가? 로드가 왜 안 하던 짓을? 으음.... 어서 가봐야 겠군." 아르가르안은 이렇게 말하며 꼬리를 살랑살랑 쳐 레어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이내 한가지에 생각이 미치며 다시 꼬리를 설레설레 흔들어 레어안으로 돌아왔다. 몸을 이내 사람의 것으로 바꾸었고, 해안동굴의 더 깊은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물이 없는 곳이었다. 조금 걷다 보니 사방으로 조그마한 동굴 과 연결된 꽤 넓은 공간이 나왔다. "일단 내 레어는 봉인해놓고 가야지. 그동안 긁어모은 보물이 얼만데." 이렇게 중얼거린 아르가르안은 눈을 반쯤 감고는 뇌까렸다. "이곳에 달하는자, 두 눈을 감기우고 두 귀를 가리우며 입을 막히우게 되리라. 오직 눈에 보이는 암흑만이 땅을 가득 매우게 되리라." 아르가르안은 다시 눈을 뜨며 동시에 외쳤다. "공간봉인!" 뒤이어 그는 몸을 뒤로 돌렸다. 한차례 깎지를 끼며 기지개를 켰고, 고개를 한번 꺾어 뚜둑 하는 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 "음, 이제 서둘러 가 볼까?" * 한편 같은 시간, 대양과 동떨어진 대륙 한켠. 산악지대. "사악한 마룡 그라센부르크여 나의 이 검을 받아라!" 소담스래라고 표현하기엔 우라지게 많이 싸인 설원이 한 사내의 커다란 목소리에 부르르 떤다. "고래로 사악한 용들은 정의의 초절정 미남 기사에게는 맥을 못쓰는법! 나, 제국 서령지의 최고 용사 다론 슈케푸토에게는 당할수 없다! 그러니 괜한 저항 말고 미리미리 목을 빼고 나의 이 성검 프링글즈의 제물이 되어라!" 그 사내는 지금 얼음동굴 안에서 한 드래곤과 대치하고 있었다. 그의 주 위에는 단 한명의 동료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와 대치하고 있던 화이트 드래곤 그라센부르크는 그 점을 의아해 하며 물었다. "혼자 온거냐?" 다론이 그의 말에 시니컬(?)하게 대꾸했다. "훗, 어차피 파티의 다른 인원은 떨거지일뿐! 진정한 주인공은 전 우주에 하나뿐이다!" "그러냐?" "물론이다! 자고로, 모든 용사파티에서의 다른 존재란 마왕, 마룡에게 덤비다 한방에 나가떨어지며 주인공이신 나 이 기사님께, 아 부디 우리몫까지 싸워줘, 따위의 대사를 내뱉을 뿐이다! 그런 떨거지들 없어도 나 이 초절정무적기사님께서 모든일을 도맡아 할 수 있다!" 그의 말에 그라센부르크가 냉소했다. "훗, 어지간히 여복 없는 모양이군. 보통 여자 성직자 한명쯤은 데리고 다니던데. 하긴 너같은 녀석을 따를 여자가 있을리 없지." 다론 슈케푸토가 웃었다. "후하하! 나를 따르겠다는 여자는 쌓이고 쌓였지만 그녀들의 건강이 걱정되어 데리고 오지 않았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기사도 아닌가! 다들 요 아래마을에 대기중이다. 내가 너를 무찌르고 나면 그중 서너명쯤 골라 고향으로 데리고 돌아갈 예정이다!" 그라센부르크가 졌다는듯 고개를 설레 설레 내 저었다. "알았다 알았어. 그래 그럼 어서 날 죽여 봐라." "훗, 이제야 포기한 모양이군. 잘 생각했다. 그럼 죽어라!" 다론은 이렇게 외치며 검을 뽑아들었다. 한기가 서리는것을 보니 예사로운 검은 아니었다. 그뿐 아니었다. 그가 얼굴에 힘을 잔뜩 주자 검에 하얀 환영이 어리기 시작했다. 다름아닌 검기로, 미약하나마나 그는 소드 마스터 였던 것이다! "흥. 허풍세고 냉소적이기에 환타지 작가(?)인줄 알았더니 꼴에 소드 마스 터군. 우습다 우스워. 일단 이걸.... 어?" "므하하하하! 이제야 날 알아.... 어??" 돌연 용사와 드래곤의 표정이 동시에 변했다. "제길, 너와의 놀이는 나중으로 미뤄야 겠다. 용사여." 뒤이어 용사가 말했다. "나야 말로다. 어서 가봐야 겠다. 나의 왕이 부르신다." 그라센부르크가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그럼 혹시?" 다론이 웃었다. "미안하네. 뭐 어차피 놀이니까. 혹시 자네도 드래곤 로드의 호출인가?" 다론의 말에 그라센부르크의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 "아, 역시 그랬군. 어쨌건, 나도 호출이네." "위치는?" 다론이 다시 물었고, 그라센부르크가 답했다. "제국의 수도." "음, 마침 같은 방향이군. 아, 당연한 건가? 뭐, 그럼 함께 가지." 다론의 말에 그라센부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녕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 방이 되는 순간이었다(?). * 골드 드래곤 다론과 -본명은 로이다론- 그라센부르크는 어깨를 나란히 해 제국의 수도로의 비행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분명 비행을 즐겼다. 그러는 사이 제국에 가까워 지면 질수록 많아지는 드래곤의 수에 약간 의아 의 눈빛을 주고받았다. "어? 저녀석은 심연의 숲에서 오크질을 하던 게르마이샤 아냐? 그리고 저 건 목수일을 하고 있던 나게스하임이고. 으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거 아냐?" "어이, 로이다론!" 막 그라센부르크가 이렇게 중얼거릴 무렵, 한 골드 드래곤이 이들에게 접근하며 로이다론을 불렀고, 로이다론은 고개를 돌려 그 골드드래곤을 바라보았다. "아, 로드라리움! 오래간 만이군. 300년전 골드드래곤 회의 이후로 처음이던가?" 로드라리움이라 불리운 드래곤은 반색을 띄었다. "그래, 기억 하는군." 로이다론이 물었다. "그래 그동안 뭘하고 지냈나?" "마왕놀이." 로드라리움이 답했고, 로이다론은 우습다는듯한, 그리고 아쉽다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이런이런. 자네를 무찌르러 갈껄 그랬군. 어느 구석에서 마왕노릇을 했나?" 로이다론의 말에 로드라리움이 웃었다. "자네는 용사놀이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군. 아, 내가 있던 곳은 저 먼 동쪽인데, 그곳에서 세계정복을 획책하는 마왕의 역을 좀 맡았었지. 이름은 코브라였었고, 흰색 머리의 두 부하놈과 몇몇 인간들에게 가면을 씌워 일반 병사들로 삼은 놈들과 함께 꽤 재밌게 지냈었지." 로이다론이 흥미롭다는듯 다시 물었다. "아, 그래서 용사들은 누구였나? 몇명이었지?" "세명. 무슨 샤머니즘을 신봉하는지, 허구헌날 호랑이와, 곰, 독수리의 힘을 빌어 나에게 덤비더군. 근데, 워낙 부하들이 똘똘치 못해 매일 당했지. 언제나 키메라를 내보내 그들과 싸우게 만들었는데, 영 시원치 않았어." 로드라리움의 답에 로이다론이 다시 웃었다. "하핫. 결국 세계정복은 실패한 모양이로군." "그렇다네. 하하하." 그때, 곁에서 그라센부르크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혹시 왜 드래곤 로드가 우리를 호출했는지 아는바 있나? 보아하니, 우리 실버일족이나 자네들 골드 일족뿐만이 아닌 모든종족이 한자리에 모이는듯 보이는데. " 로드라리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혀 아는바 없네." 로이다론이 받았다. "뭐 도착하면 알게 되겠지. 벌써 저기 멀리 보이네, 제국의 수도가." 그들은 피식 웃으며 날개를 활짝 펼쳤고, 휙 스쳐지나가는듯한 엄청난 속도로 제도를 향해 힘차게 날개짓을 하기 시작했다. -------------------------------계속---------------------------------- 음냐음야 힘들다 히잉.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4(14:31)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103 , 줄수 : 367 초룡전기336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6-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9/04 읽음 224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대륙을 지배하는 초거대제국 가이아네스, 그 곳의 수도 샤하르에 거주하는 수 많은 시민들은 자신들이 이 거대하고 화려하며 위엄있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 한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에 언제나 깊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지 고하신 전 대륙의 지배자, 신성황제 로히가스 크렐 가이아네스와 같은 하늘 아 래 있는 것이다. 이 어찌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있으랴! 그러나 최근 들어서, 그들은 더 이상 사하르의 시민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지도, 자부심을 가지지도 않았다. 성문에서부터 일직선으로 온갖 마법과 검기에 의한 파괴의 난무가 스쳐지나가 결국 황궁의 절반 이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수많은 사상자와 부상자를 생기게 한 그 사건이 터진 것이 채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도다시 황궁 곧곧에 폭음을 동반한 연기가 모락모락 오르더니, 이제는 아예...... "저..저건..." "드..드드드..." 제도 상공의 푸른 하늘 가득, 수많은 거대한 존재들이 철새 떼무리마냥 사방 에서 바글바글 날아오고 있는 것이다. 햇빛을 가리며 거대한 신체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붉은 드래곤이 스쳐지나가자 그 뒤로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 할만큼 찬란한 황금빛 드래곤이 뒤를 잇는다. 짙은 어둠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겁을 먹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검은 드래곤과 찬란한 은빛의 드래곤이 허공을 교차한다. 어느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 한 채, 여기서 계속 살다간 제 명에 못 죽겠다 당장 이사가야지...... 라는 생각만 굳게 다지고 있는 가운데, 그것들은 계속 제도 하늘을 가득 뒤덮으며 어느 한 지점으로 모여들었고 그곳에서 사라져버 렸다. 그들의 종착지, 그 곳은 제도의 중심지, 황궁 노르뮤니아드였다. * 황궁 2층에서 무심코 창밖을 보던 유나의 입이 문득 멍하니 벌어졌다. 최근 들어 드래곤이 흔해진 듯 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긴 했다. 자신의 일행 중 하나가 드래곤 이었던 것은 벌써 오랜 일, 얼마전 까지만 해도 몇 명의 드래곤 -그중 하나는 고룡이었고 하나는 적룡왕이었다- 과 여행을 하던 그녀 다. 게다가 함께 있는 저 아름다운 여인은 무려 드래곤 로드씩이나 된다. 그래도... 역시 지금 그녀 눈앞에 펼쳐져 있는 장면은 여전히 평범한 견습마 법사에 불과한 그녀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할 말이 없다...." 어림잡아서도 100 개체는 될 듯 했다. 작게는 50미터에서 크게는 300여미터 에 이르는 거대한 드래곤 100여마리가 지금 유나의 시야안에 잡혀 있는 것이 다. 태어나 단 한차례도 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인 드래곤들이 상공을 가득 덮으며 하나 둘씩 인간의 형체로 폴리모프하여 황궁 앞뜰로 내려 앉는 모습에 그녀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왜 그녀가 이 곳에 있는지 회의가 밀려왔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자리에 오게 되었을까...... 아무런 쓸모도 없는데... .." 그러는 와중에도 황궁 앞뜰, 한때 다리오스 일행이 왕창 뒤집어놓고 가긴 했 지만 지금은 이미 말끔히 복구되어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회복하고 있는 저 아름다운 정원 위로는 여전히 수많은 드래곤들이 하나하나 모이며 저마다 자 기 자리들을 -이미 그 곳에는 황제 로히가스가 눈치껏 테이블이며 의자등을 잔뜩 준비해놓고 음식까지 왕창 마련해놓은 채 만반의 준비를 기하고 있었다. - 잡고 있었다. 오는 방법도 가지가지라 휘풍당당하게 드래곤임을 과시하며 날아오는 드래곤들 도 있었고 조용히 인간인 형체로 워프해 오는 타잎, 아니면 조용히 인간들 사이 에 껴서 왔는지 안 왔는지도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타잎도 있었다. 개중에는 채 꿈에서 덜 깼는지 드래곤인 주제에 시종들 틈에 껴서 술잔 나르고 있는 드래곤 아가씨들도 간간히 보일 정도였다. 정말이지 완전히 무슨 친목회 분위기였다. "어! 아르키에릴 오랜만!" "꺄아! 그라노서스! 뭐하고 지냈어요?" "간만에 보는군 슈밀레서스. 여전히 꿈꾸는 중?" "아뇨. 이번 생애 끝내고 막 잠들려던 중이었어요." "어? 이거 맛있네? 이름이 뭐지?" "혼자 먹지 맛! 에르카나인!" "저기... 계속 나오니까 싸우지 마요." "뭐냐 시종 주제에... 에? 아르가디스잖아? 당신 여기서 왜 시종질 하고 있 는 거야?" "버릇이 되서. 에헤헤헤" "꿈 좀 깨라. 꿈 좀 깨. 아직도 오락가락하나." "야! 로이다론! 전에 내 레어에 쳐들어와서 내 마력검 훔쳐간 거 너지!" "그건 꿈이라고 꿈. 거 사소한데 트집잡지 맙시다." "오냐. 다음에는 내가 너네 집 털어주마." "좋으실 대로~" 아니... 친목회라기보단 시장바닥에 더 가까운 분위기라고 해야 옳겠다. 도대 체가 왠 잡담들이 이리도 많은지...... 덕분에 한때 제국 황제 로히가스가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찻잔을 기울이던 이 고요하고 아름답던 정원은 삽시간에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개중에는 맘대로 꽃 이며 나무들을 꺽어다 놀고 있는 드래곤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노상방뇨마저 자 행하는 파렴치룡(?)마저 있을 정도였다. 덕분에 힘든 것은 그들의 시중을 들던 시종들 뿐, 그렇다고 함부로 뭐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이 수많은 존재들 중 단 한명의 신경만 거슬려도 제국 전체 가 날아가버리는데. 결국 그들은 울상 위로 가식적인 웃음이라는 가면을 덧씌 운채 그저 하염없이 음식만을 나를 뿐이었다. 물론 드래곤들은 여전히 시끌벅 적하게 떠드는데 전력을 쏟았고. "아, 로드는?" "용왕들과 함께 2층 로얄석을 차지하고 계시지." "음. 역시 노땅들은 노땅들끼리 모인다는 건가." "근데 왜 부른거랩니까?" "몰라요?" "몰라요." "나도 몰라요." "알게 뭡니까? 로드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뭐." 와글와글, 웅성웅성, 북적북적. 지상 최강의 지고의 존재들의 모임에 붙기에는 너무나 저속한 수식어들을 대거 동반하며 그들은 그렇게 즐기고 있었다. 문득 2층에서 내려다보던 유나의 입에서 한심스러운 듯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개판이다..." * 유나와 기타 아린들 일행이 멍하니 창문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 곳, 제도 황궁 2층의 어느 화려한 응접실 한 가운데에서 한 무리의 청년들이 금발의 여인에게 정중히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실버 일족의 대표자. 브로덴다임이 우리들의 수장을 뵈옵니다." "그린 일족의 대표자. 헤르메나이드가 우리들의 수장을 뵈옵니다." "블루 일족의 대표자. 아르메이스가 우리들의 수장을 뵈옵니다." "골드 일족의 대표자. 라플레리어트가 우리들의 수장을 뵈옵니다." "블랙 일족의 대표자. 에르카스가 우리들의 수장을 뵈옵니다." "화이트 일족의 대표자. 그레이어드가 우리들의 수장을 뵈옵니다." 자하드리안은 그녀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저 한 무리의 청년들을 바라보며 침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적룡왕 키아드리스가 죽었소." 용왕들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이런 대규모의 드래곤들의 모임은 사실 5000년 이래로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과연 이번의 호출은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사건을 안고 있는 것일까란 생각으로 왔던 그들이었기에 그래도 그렇게 놀라지 는 않았다. 그들의 의문을 무시한 채 자하드리안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칼세니안 역시."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레드 일족이라 하면 그들 중에서도 최강의 힘을 지니고 있는 종족, 그런 그들을 죽일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났다면 꽤 위급한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들의 머리속에 스쳤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사태에 대한 진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 하고 있었다. 자하드리안은 그들에게 진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주기로 마음먹었 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그녀는 희미하게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맺었다. "칼슈타인이 죽었다는 거요." 순간 용왕들의 얼굴이 급격하게 창백해졌다. 은빛 머리칼을 가진 한 청년, 은 룡왕 브로덴다임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띄엄띄엄 되물었다. "어... 어떻게 그런 일이?" 칼슈타인이라는 이름이 갖는 위치는 고작 칼세니안 정도의 드래곤과는 차원 이 달랐다. 지상 최강의 고룡이라는 위치를 떠나, 그 외의 나머지 고룡 4개 체가 -드래곤 로드까지 포함해서- 한꺼번에 연합을 해도 칼슈타인 하나와 동 수를 이루는데 불과했을 정도로 그는 드래곤들에게 절대적인 강함으로 새겨 지고 있었던 것이다. 용왕들의 창백한 표정을 바라보며 자하드리안은 문득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 었다. "로자르아힘." "예." 방 한 구석에서 가만히 서있던 그녀가 한발 앞으로 나섰다. 자하드리안은 그 런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을 맺었다. "설명 부탁해." 이미 한번 했었던 설명이라서 그런지 설명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그러나 그 녀의 설명이 끝났을때, 용왕들의 표정은 창백하다 못해 시퍼렇게 될 지경이 었다. "믿을 수 없군. 전능수란 게 그 정도의 괴물이었단 말인가?" 멍하니 중얼거리는 아르메이스의 말에 라플레이어트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 그것을 잠재웠죠? 저 아이의 말대로라면 도저히 대책이 없었을 것 같은데..." 공격도 안 통하고 물리력은 재생하고 가까이 가는 모든 것은 먹어치워버리는 괴물, 도무지 공격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때 자하드리안이 나직히 입을 열었다. "엘사나드가 있었지." "엘사나드?" 헤르메나이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르카스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아하 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우리 일족의 선조요. 전에 잠깐 들은 적이 있어......" 다른 용왕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 "옛 신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결국 그들은 법칙을 거스르고 역천의 존재를 만들었으니, 모든 존재를 먹어치우는 그것을 이길 자는, 결국 존재하지 않 으며 존재를 지우는 자 뿐... 드래곤이되 드래곤이 아니니, 그 이름이 엘 사나드... 블랙 일족의 머나먼 선조 중 하나... 자신의 육체로 적의 존재 를 가르는 자......" 문득 한참 중얼거리던 에르카스가 살짝 눈을 치켜뜨며 중얼거렸다. "가만...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프로필인데?" 마나가 느껴지지 않는 존재, 다른 이의 몇 배나 되는 육체 회복력, 게다가 나 중에는 아예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듯한 느낌.... 에르카스의 눈꼬리가 문득 기묘하게 변하며 그의 시선이 방 한쪽 구석에서 갈 색머리 여인의 품에 안겨 조용히 자고 있는 한 아름다운 적발의 소년에게로 옮 겨갔다. 동시에 그의 입에서 어이없어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아린?" 어이없어하는 것은 에르카스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용왕들 역시 왠 뚱딴지 같 은 소리냐는 듯 에르카스를 바라보았고 자하드리안이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죠 에르카스" "아, 그게 말입니다...." 에르카스의 이야기는 나직하고 조용하게, 그들 사이에게만 전해졌다. 아린을 찾으려 했던 때의 이야기, 그리고 그토록 찾기 힘들었던 이유등등. 문득 아린을 돌아보던 자하드리안이 고개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엘사나드의 업이 저 아이에게로 이어졌군. 그렇다면......" 그때 그 자리의 모든 용왕들의 입이 열렸다. "그건 안됩니다." "안 되요 그건." "반대입니다." 동시에 터져나온 대답들이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의 태도를 보 이고 있었다. 은빛 머리의 청년이 진중한 목소리로 자하드리안을 바라보며 입 을 열었다. "저 아이는 해츨링이지. 그때와 상황이 다르오. 엘사나드는 자신의 존재를 책 임질 수 있는 나이였지만 저 아이는 그렇지 않소." 정색을 하고 말하는 브로덴다임을 바라보며 자하드리안은 싱긋 웃었다. 애당초 그녀 역시 그럴 마음따윈 조금도 없었던 것이다. "역시, 아이의 일은 어른들의 몫, 그 책임도 의무도. 자라지도 않은 아이에게 우리들의 일을 떠맡길 수는 없지. 아쉽긴 해도 우리끼리 해결하는 수밖에. 뭐,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고 종족 전체가 사멸할지도 모른다 해도, 그 일때문에 아이를 희생시키는 일 따위는 할 생각 은 그들은 절대 없었다. 설사 아이 본인이 승락한다 해도. 모두의 의견을 대변하듯 자하드리아이 힘있게 말을 맺었다. "지금은 6000년 전이랑 상황이 다르지." "자. 그나저나......" 문득 헤르메나이드가 주위를 환기시켰다. 일단 지금 모인 이유는 대충 들었 으니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그 이유에 대한 해결방안인 것이다. 누가 드래 곤 아니랠까봐 열심히 삼천포로 빠지던 다른 용왕들이 문득 정신을 차리고 그 를 바라보았다. 그는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놈은 어디 있습니까?" "뭐하러 놈을 찾아야 한단 말이오? 지금쯤 나타날텐데." "예?' 헤르메나이드 뿐만 아니라 다른 용왕들도 이 자하드리안의 느닷없는 말에 고 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천천히 창문으로 다가갔다. 그리 고 커텐을 활작 열어제끼며 말을 이었다. "여기에는 놈의 먹이감이 종합선물세트로 모여있잖아. 이곳에. 금방 나타날 거라고 보는데?" "그... 그렇군요......" 브로덴다임이 혀를 차며 대꾸했다. 과연 그들의 눈 아래 있는 저 정원 안에는 전능수라는 존재의 목적이 한 둘도 아니고 3자리 수로 와글와글 돌아다니고 있 는 것이다. 멀고 가깝고를 떠나서 세계 건너편에 있어도 당장 달려올 판이다. 그때 타이밍좋게도 에르카스가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며 입을 열었다. "공간이 뒤틀리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거대한 무엇인가가 공간에 자신을 안착 시키고 있군요." 동시에 다른 용왕들도 고개를 돌렸다. 벽에 가리어져 보이지 않는 서쪽 하늘 에서 거대한 공간의 왜곡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문득 자하드리안의 입에서 장난기어린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 쯤 되면, 저 밑의 난봉꾼들도 자신들이 모인 이유를 알아챘겠지?" ----------------------계속------------------------------------------- 자자. 쓰는 거다! 쓰는 거다제! 으하하하핫!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6(22:18)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86 , 줄수 : 302 초룡전기337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7-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9/06 읽음 176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그것은 서쪽 하늘 저편에서부터 그 웅장한 거체를 드러내었다. 짙게 드리워 지는 그림자 위로 검붉은 흉칙한 표피가 선명히 두 눈에 들어온다. 시민들은 공포에 겨워 떨었고 제도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허공에 떠있는 거대한 섬, 그것은 마치 미끄러져나가듯 천천히 날아오고 있었다. 바로 제도 황궁 노르 뮤니아드, 100여 개체의 드래곤들이 모여있는 그 곳으로. 이미 소환의 목적을 상실한 채 서로 수다떨기 바쁜 그 수많은 드래곤 중 제일 먼저 저 거대한 부유체의 존재를 발견한 것은 블랙 일족의 하나였던 에르나이 언이었다. "뭐야 저건?" 고개를 들고 문득 중얼거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정원 안의 다른 드래곤들 역시 하던 일을 멈추고 시선을 옮겼다. 문득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썩은 고깃덩어리." 그리고 누군가가 말을 받았다. "곰팡이 핀 빵덩어리에 더 가깝지 않을까?" "중간에 돌까지 박혔군. 먹다가 이빨 나가겠다." 그러나 그러는 도중에서도 그들의 안색은 천천히 굳어지고 있었다. 존재, 거 대한 존재가 느껴졌다. 단지 덩치뿐만이 아닌, 세상의 모든 것을 뒤섞어 놓은 듯한 거대한 마나의 크기가 존재로써 확실하게 그들에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 거대했다. 물론 외양 자체도 거대하긴 했지만, 아무리 거대한들 썩은 고깃덩어리같이 생 긴 그것이 이들에게 무슨 위협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을 긴장케 하고 있는 것은 저 것이 뿜어내는 막대한 마나의 폭풍이었다. 드래곤인 그들조차 거 대하다고 느낄 정도로 막대한 양의. 삽시간에 정원은 조용해졌다. 그들은, 비록 제멋대로이기는 했지만 결코 상 황을 파악 못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은 것이다. 그때, 황궁 2층 창문이 벌컥 열리며 한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났다. "나의 일족들이여. 그대들을 부른 이유를 설명하겠다." 이 강대하기 그지없는 존재들 전체를 대표하는 그들의 수장 드래곤 로드 자하드 리안, 그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었다. 드래곤들은 숨을 죽이고 그녀를 바라보 았다. 정원 전체에 엄숙한 공기가 자욱히 깔리며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그녀의 손가락이 올라갔다. 그것은 서쪽 하늘에서부터 천천히 그들에게 로 다가오는 저 거대한 부유체를 가르켰고 그 상태로 그녀는 입을 열었다. "시기하는 자들의 질투의 부산물. 이미 세 드래곤이 당했다. 더 당한 드래곤이 있을 지도 모르지." 믿기지 않을 만큼 진중함 분위기가 정원 전체에 맴돌았다. 방금전까지와는 전혀 딴판으로. 그녀의 말이 계속되었다. "저것의 힘은 강대하다. 기억하라. 저것에 의해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 인이 소멸되었다. 모든 이들의 힘이 필요하다. 자세한 것은 용왕들에게 들 어라." 모두는 침묵을 지켰다. 희미하게 말도 안되! 칼슈타인님이? 라고 중얼거리는 소리만이 간간히 들려올 뿐. 그들의 안색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문득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우리의 의무는?"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답했다. "저것의 완전한 말살." 그리고 그녀는 싱긋 웃으며 그녀 뒤에 서있는 한 무리의 청년들을 향해 손짓 했다. "알려라. 저것의 힘을." 그것은 대화가 아닌 의미로 전달이 되었다. 드래곤들의 대표자인 이들, 용왕 들에게 내려진 특권 중의 하나인 전체에게 자신의 의미를 보내는 것, 그것이 지금 정원에 모인 모든 드래곤들의 머리속에 똑같은 내용을 담아 울리고 있었 다. -마법적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물리적 공격이나 마나를 제외한 간접 공격 만이 통용된다. 접근시 자신의 존재를 먹힌다. 물리적 공격에 대한 상처는 곧 재생된다. 재생과 흡수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으니 그것을 노리도록. 이상. 간략하게 적에 대한 프로필만을 읊은 것이기는 했지만 이들에게는 그것만으 로도 충분했다. 자신들의 대표자가 전달하는 의미를 받아들이며 그들은 상공 저편, 이미 거의 황궁 상공까지 다다른 전능수 엘디클리쳐를 바라보았다. 어 느 순간, 그들 머리 위까지 도달한 그것이 자그마한 분체들을 빠르게 쏟아붓 는 것을 보면서 자하드리안은 나직히 외쳤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 일족을 보호하는 것. 저것의 말살이 나의 의지이 자 일족의 의지이다. 가라!" 동시에 그녀의 몸은 찬란한 황금빛으로 뒤덮였다. 그녀들과 함께 있던 한 무 리의 청년들과 같이. * 유나와 세틴, 그리고 피트와 세를레네들은 로히가스의 곁에 서서 멍하니 창문 밖을 내다보고만 있었다. 수많은 존재들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저 정원 위의 존재들이 하나 둘 사진의 몸을 허공으로 띄웠고 곧 그들은 황궁 상공을 가득 메운 채 자신들의 모습을 변화시키며 안 그래도 가득 차 있던 허공을 더더욱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탄력있는 억센 근육 위로 사방을 뒤덮을 듯한 날개가 몸을 지탱하고 가지각색의 번뜩이는 각질의 비늘들이 하늘 가득 뒤덮였다. 태양빛이 가리워졌다. 황궁 전체에 짙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혼란스러 운 검은 그림자들이 저들의 날개짓 한번, 몸짓 한번마다 어지럽게 바닥 위를 춤추었다. 거친 광풍이 사방으로 불어닥쳤다. 그들, 두 다리로 대지를 걸어야만 하는 이 도시의 수 십만의 인간들의 위로 그렇게 전 세계의 모든 드래곤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문득 로히가스의 입에서 감격한 듯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하늘을 가득 덮는 드래곤들이라니...... 저 위대한 존재들을 전부 볼 수 있 다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틴도 유나도 세를레네도 피트도, 아니 제도의 모든 시 민들도 같은 심정이리라. 제도 샤하르 전체가 잠시 정적에 잠겼다. 빨래를 널던 아낙네의 손에는 아직 빨래가 쥐어져 있었고, 수레를 몰던 사 내의 손에는 고삐가 들려있었다. 황성의 경비병들 창대를 멍하니 쥔 채, 시 녀들은 수다를 멈춘채.... 모두의 시선이 허공을 향하고 있었다. 그때, 개중 유독 거대한, 거의 300여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황금빛 드래곤이 문득 고개를 숙여 세틴들을 바라보았다. 쏘아지는 눈빛에 질식할 듯한 느낌을 받으며 세틴들은 몸을 뻣뻣히 굳혔다. 항거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 그들을 옭좨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인간, 저 아이의 꿈 속에 자리잡은 자들이여." 무심코 모두의 시선이 한 존재에게로 옮겨졌다. 아리아의 품 속에서 힘없이 앉 아 주변의 어떤 일에도 무관심한 태도만을 보이는 아름다운 붉은 머리의 소년에 게로. 목소리가 이어졌다. "저 아이를 부탁한다. 이것이 그 계약의 증표. 그대들에게 저 아이를 맞기는 데 대한 그대들의 봉사의 댓가이다." 동시에 그 드래곤의 손놀림과 함께 허공에 눈부신 광구가 빛났다. 그것은 크게 호선을 그리며 다섯 줄기 찬란한 황금빛 섬광이 되어 세틴들의 손아귀로 내려 왔다. 모두들의 손에 하나씩 빛나는 그것을 바라보며 문득 피트가 부들부들 떨 며 중얼거렸다.그것은 찬란히 빛나는 황금빛 보석이었다 "드...드래곤 하트......" 무지막지한 마나의 집결체, 드래곤 하트. 물론 자신의 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라 드래곤 본연의 드래곤 하트만큼의 힘이야 없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사실 일반 인간들에게는 버겨운 힘인 것이다. 모두의 눈이 경악으로 바뀌는 가운데. 아리아는 부드러운 손길으로 아린을 감싸며 하늘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이미 제도의 중심지인 황궁 노르뮤니아드를 경계로 그들은 동서로 전능수와 대치한 채 전투 직전의 상황에 들어가고 있었다. 에인션트 드래곤 로드, 그녀는 다시금 나직히 말을 남기며 날아올랐다. 저 수 많은 존재들 가운데서도 가장 높게, 그녀는 날고 있었다. 그리고 지상에는 그 녀가 남긴 웅장한, 그러나 부드러운 목소리만이 은은히 메아리가 되어 울리고 있을 뿐이었다. "부탁한다......" * 이미 하늘은 크기 1.5키로미터 짜리 전능수 엘디클리쳐와 수십미터에서 수백 미터에 이르는 무수한 드래곤들로 완전히 양분되어 짙은 어둠만을 대지에 내 리 깔고 있었다. 조용히 드래곤들의 집결을 기다리는 듯, 아무런 반응이 없는 눈 앞의 거대한 부유체를 바라보던 중, 문득 은룡왕 브로덴다임이 날개짓을 하며 곁에 있는 거대한 황금빛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이길 수 있을까요?" "글쎄다?" 태연한 자하드리안의 대꾸에 브로덴다임의 시선이 기묘해졌다. "무책임하군요......" "무책임한 자들의 수장이 무책임한 것은 당연하지 않나?" 자하드리안은 피식거리며 천천히 허공을 선회했다. 그녀의 아래로 무수한 드 래곤들이 저마다 허공에 몸을 안착한 채 전능수 엘디클리쳐의 모습을 뚫어져 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그것은 주변 가득 자그마한 분체들을 퍼트린 채 허 공의 거대한 대륙처럼 고요히 떠다니고 있었다. 단지 떠있을 뿐, 아무런 반응도 없는 분체들을 바라보며 문득 흑룡왕 에르카 스가 입을 열었다. "분체라, 저 것도 잠식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에르카스의 목소리에 노기가 섞였다. "그런 대답은 누군들 못 합니까?" 자하드리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나직히 입을 열었다. 거대한 날개짓 아 래로 소리가 아닌 의미로써 전달되는 고요한 파동이 그녀의 전신으로부터 뿜 어져나왔다. "저 것은 인간의 영혼을 촉매로 움직이지. 하지만 그 곳에 인간의 이성이 개 입되지는 않아. 그런데 로자르아힘은 살아서 돌아왔단 말이야." 갑자기 대화패턴을 바꾼 자하드리안의 태도에 용왕들은 일순 당황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그녀의 의도를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차피 저 밑의 드래곤들 역시 상황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것이고 이왕 가르쳐 줄거 모두에게 가르쳐주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굳이 두 번에 걸쳐서 용왕들이 다시 전달할 필요는 없지 않은 가? 자하드리안과 마찬가지로 의미의 파동을 뿜어내며 황룡왕 라플레이어트가 입 을 열었다.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요?" "우리들을 한꺼번에 집결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놔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 기지." 태연하게 대꾸하는 그녀의 모습에 문득 청룡왕 아르메이스가 눈쌀을 찌푸렸다. "그럼, 함정에 빠진 거 아닙니까?" "함정? 모르고 있다가 각개격파 당하는 것보단 모여있는 쪽이 조금이라도 승 산이 클텐데? 게다가 저 쪽도 하나하나 해치우는 게 안전하고." "그..그렇군요. 그럼......" 문득 자하드리안의 시선이 전능수에게로 향했다. 이미 모든 드래곤들이 날아 오른지 한참 되어 전투준비를 완벽하게 마친 이 시점에서도 조용히 허공을 부 유한 채 행동이 없는 저 거대한 부유체로. "저것에 이성이 남아있다는 이야기지. 조잡하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녀는 웃었다. 지금 전능수의 태도는 완벽하게 인간의 것이었다. 저 것은 적 을 만났을때 기회를 옅보는, 전능수의 본능과는 완전히 대치되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인간의 이성이 촉매가 되는 이유는 한 가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일 뿐 이야. 드래곤을 죽여라. 바로 이것. 이 명령을 입력하기 위해서만 존재하 는 것이지." 그녀는 말을 이었다. "본능만이 남아있다면 이런 식으로 행동하지는 않지. 그 의미는 저것이 아 직 불안전하는 소리, 아마도 한꺼번에 모든 기체를 통솔할 만큼 동화되지 는 않았을꺼다. 물론, 추측이지만." "그럼......" 그녀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맺었다.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지." 문득 그녀의 대화패턴이 또다시 바뀌었다. 의미를 전달하는 파동이 아닌 거대 한 음파가 그녀의 목에서 터져나왔다. "가라! 나의 일족들이여!" 동시에 그녀의 입으로 세차게 대기가 빨려들어갔다.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삼 키는 듯한 거친 회오리가 불어닥치고 그것은 잠시 후 웅장한 굉음과 함께 터 져나왔다. 주변의 대기를 압박하며 거대한 파장을 창공 위로 은은하게 남기운 채, 거대한 불꽃의 기둥, 차디찬 냉기의 파장, 암울한 어둠의 기류, 자욱한 녹색의 연기, 번득이는 뇌전이 한꺼번에 뒤섞여서 쏟아져나갔다. 콰콰콰콰콰콰콰! 그 다섯 줄기의 파괴는 곧바로 제도 서쪽 상공에 자리잡은 거대한 존재에게로 직격했다. 그리고 그것이 신호탄이 된 듯 모든 드래곤들이 한꺼번에 허공을 미 끄러져나가기 시작했다. -----------------------------계속------------------------------------ 계속 됩니다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6(22:19)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74 , 줄수 : 354 초룡전기338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8-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9/06 읽음 155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단숨에 전능수 주위를 포진한 모든 드래곤들이 각자 나름대로 전능수를 공 격하기 시작했다. 이왕 100개체씩이나 모였으니 일제히 브레스라도 뿜어대 었다면 멋지고 화려하고 또한 위력적이었겠지만, 태어나 단 한번도 이정도 수가 한자리에 모여 있던 적이 없던 이들에게 조직적인 공격이라는 것은 기 대조차 할 수 없는 것, 그저 단지 내키는대로 우르르 몰려 공격을 할 뿐이었 다. 하지만, 단지 우르르 일 뿐인 이들의 공격은 위력적이기 짝이 없었다. 명 색이 지상 최강의 생명체가 100 개체나 모여 한번에 퍼 붓는 공격이니 당연 한 것일지도. 만약 이들이 지상을 향해 일제히 브레스를 뿜어 댄다면 대륙 하나 가 침몰하는데 시간조차 걸리지 않을 것이다. 단 한줄기 만으로도 제도 전체를 지도 위에서 지워버리기에 충분한 온갖 브 레스들이 어지럽게 허공을 수놓았다. 한번 뿜어질 때마다 막대한 충격파가 발생하며 허공을 갈라 지상에까지 그 여파가 미칠 지경이었다. 끊임없이 무 지막지한 굉음이 울려퍼지고 수많은 파괴의 여파가 제도 곧곧에 밀어닥쳤다. 하늘 아래로 수많은 인간들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으아아아악!" "사람 살려!" "어머니!" 하지만 이들 눈 앞에 있는 저 대륙은 쉽게 침몰하지 않았다. 파상적인 브레 스들은 전능수의 안으로 그대로 흡수되어 버리고, 드래곤들의 물리적인 공 격에 난 상처는 끊임없이 재생되어진다. 온갖 충격파가 퍼져나갔지만 그것 만으로는 분체들을 공격하는 것만도 버겨울 지경,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능 수의 공격력이 별볼일 없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것의 몸에서 솟아 나온 용두형의 촉수가 뿜어내는 브레스의 위력 은 드래곤의 그것과 같은 것이고, 그렇기에 굉장히 위력적이었으나 드래곤 에게의 드래곤 브레스란 다른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그런 공포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피할수도, 막아낼수도 있는 통상적인 공격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전능수가 삼킨 드래곤중 하나인 그 위대한 고룡 칼슈타인의 브레 스는 같은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쉽게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칼세니안의 것 정도는 보통의 같은 급 드래곤들에게는 심각한 피해를 입 히기 힘든 것이다. 그렇지만 이쪽도 공격할 방도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 막 상공을 선회하며 길게 전능수의 표피를 찢어놓은 자하드리안은 자신이 입힌 상처가 곧바로 재생하는 것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정말 무식하게도 만들어놨군. 완벽했다면 끝장일 뻔 했어." 하지만 덕분에 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것 역시 확인 할 수 있었다. 한 드래곤이 길게 찢어놓은 전능수의 표피 위로 다른 드래곤의 브레스가 작 렬했을때, 그 부분이 자글자글 불타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그녀의 입가에 다시 한번 회심의 미소가 머금어졌다. "역시! 저것은 아직 완벽하지 않아!" 동시에 그녀의 의지가 넓게 파문을 일며 허공으로 퍼져나갔다. "좋아! 레인보우 스파이럴 어택이다!" 근거모를 괴상망칙한 이름이 허공 가득 울려퍼지며 동시에 12 마리의 골 드 드래곤들이 일제히 그녀의 곁으로 모였다. 도대체 저런 이름을 듣고 알 아듣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는 듯 다른 드래곤들이 멀뚱히 그들을 바라 보았지만, 그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절반은 일제히 브레스를 준비했고 나머지는 마치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처럼 빠르게 전능수의 표피로 돌진해 들어갔다. 표피 위로 여섯 줄기의 상흔이 길고 깊게 패여들었다. 그리고 이내 쿠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입에서 굵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다. 붉은색의 화염에서, 푸른색의 뇌전, 청색의 물기둥, 녹색의 산 따위가 각각 하나의 기둥이 되어 동시에 막 재생을 시도하려는 전능수의 상처위로 쏟아졌 다. 그 파괴력은 조금도 흡수되지 않은 채 완벽하게 전능수의 상처를 후벼파고 깊은 상흔을 남기었다. 꽤나 타격이 컸는듯 이리저리 움직이던 분체들이 일 순 멈추며 허공을 휘젖던 촉수들 역시 힘없이 전능수의 표피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훗, 역시 저것들을 한꺼번에 통솔하는 것은 불가능해! 이길 수 있어!" 자하드리안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번 일족을 향해 명령했다. "이번엔 바이 턴스 어택(?)을 개시하라!" 이번에도 역시 근거 모를 이름들이 틔어나왓지만 골드 일족은 그녀의 명령을 받들어 한꺼번에 날아 전능수 근처로 접근했다. 뒤이어 그들은 조금전 레인 보우 스파이럴 어택(--;;;)을 하던 그 진형을 유지하며 두 마리씩 짝을 지어 전능수의 몸 가까이로 접근하며 육탄공격을 퍼부어댔다. 하나는 마법을 이용해 전능수가 쏘아대는 브레스의 공격을 비산시키고 다 른 한명은 강공을 펼치며 2인 일조의 효과적인 공격을 연속적으로 펼쳤다. 점점 전능수의 상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곧바로 재생에 들어가지 않고 흡수를 노렸는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이 곳에 골드드래곤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이때가 기회다 싶 었는지 모든 드래곤들이 한꺼번에 길게 날아오르며 표피 곳곳을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당황하며 다시 표피를 재생시키려 하면 곧바로 브레스가 날아오고 브레스를 흡수하려 하면 반대편에서 표피를 갈기갈기 찢어발긴다. 빠르게 날아들어와 길게 찢고 다시 솟구쳐 올라가는 드래곤들의 행동은, 촉수의 움직임만으로 잡 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전능수, 그 거대한 부유체는 조금씩이긴 하지만 확실하게 찢겨나가고 있었다. * 진동이 연이어 덮쳐오고 있었다. 바닥이 제대로 서있을 수조차 없을만큼 흔들 렸다. 세리아는 당황하며 그녀 곁에 서있는 레이크를 바라보았다. 화면마다 펼 쳐져 있는 장면들은 오로지 전능수가 파괴당하는 장면뿐, 세리아는 다급한 목 소리로 입을 열었다. "레..레이크!" 위험한 것 아니냐... 라고 그녀가 채 말을 잇기 전에 레이크의 입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곤란하군... 곤란해..." 그는 화면이 아닌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이 화면들은 세리아를 위해 펼쳐놓은 것이지, 맘만 먹으면 레이크는 이런 것 없이도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의 이성만으로는 한꺼번에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불 가능하지만. 그는 골치아프다는 듯 연신 고개를 흔들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 기이한 태도에 세리아가 한번 더 말을 걸었다. "레이크?" 그러자 레이크의 입에서 뜬금없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어쩔 수 없지. 이번엔 좀 긴 시간이 되겠지만 말이야." 순간 그의 시선이 세리아에게로 쏘아졌다. "세리아." "에..예?" 갑자기 쏟아지는 레이크의 눈빛에 세리아는 일순 경직했다. 또다시 그때와 같은, 알수 없는 기운이 그녀를 옭죄기 시작했다. "당신을 이곳까지 끌어들인 이유가 이것이지." 레이크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난 잠시 잠든다. 저들이 모조리 사라졌을때, 다시 나를 일깨워주길 바래. 그걸 위해 당신을 이곳에 남긴 것이니까." 레이크의 오른손이 그의 얼굴을 감쌌다. 마치 가면을 쓴듯한 모습, 그의 손 뒤쪽으로 그의 목소리가 계속 울렸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 역시 이 곳에서 소멸하게 될꺼야." 말을 마치며 레이크는 자신의 얼굴을 감싼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두개골이 박살이 나며 피와 뇌수가 틔어올랐다. 세리아의 두 눈이 휘둥그렇게 떠졌다. 그러나 그 피와 뇌수는 곧이어 꿈틀거리는 검붉은 생체조직으로 변해버렸고 그렇게 그는 바닥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져버렸다. 멍하니 서있는 세리아만을 남겨둔 채. * 갑자기 전능수의 전신이 떨리기 시작했다. 한 켠에서 날고 있던 로자르아힘의 표정이 묘하게 바꼈다. 그때와, 그때와 상황이 같았다. 그녀의 입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위험해요!" 순간 수십, 수백개의 촉수가 사방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브레스에 관통당 하는 모든 상처가 일시에 치유되며 또한 모든 공격들이 동시에 흡수당해버렸 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두 가지를 동시에 하지 못 하던 전능수가 갑자기 공격 의 흡수와 재생을 삽시간에 이루어내버린 것이다. 빠르게 날아들어가던 한 드래곤이 촉수에 붙잡혀버렸다. 그 모습에 자하드리 안의 안색이 일순 변했다. 속도가, 속도가 달랐다. 기존의 속도 자체와의 차이 는 없었지만 반응속도가 전혀 다른 것이다. 삽시간에 그 드래곤의 신체가 전능 수에게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커다란 비명이 울려퍼졌다. "크아아아아악!" 동시에 다른 드래곤이 촉수를 베어넘기려 길게 하강하며 자신의 거대한 발톱으 로 촉수를 찢었다. 그러나 그것은 채 찢기기도 전에 다시 재생해버렸다. 붙잡 은 드래곤을 흡수하면서 말이다. 자하드리안의 안색이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만치 새하얗게 변했다. "어..어떻게 된거야 이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방금전까지만 해도 승산이 있었는데...... 그러나 그녀에게도 이젠 더 이상 방도는 없었다. 이제 저 거대한 괴물은 완벽 해져버린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드래곤들은 하나 둘, 전능수에게로 흡수되어져 갔다. 그리고, 그에 비례하여 전능수의 힘은 더더욱 강해져갔다. 지금 전능수의 몸에서 솟아나온 용두는 어림잡아 30여개. 그것들이 쉴새없이 쏘아대는 브 레스를 피하며 드래곤들은 아슬아슬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한 드래곤이 날개를 반쯤 접어 높은곳으로부터 전능수에게로 급활강을 시도했다. 그에, 전능수는 그 드래곤 쪽으로 용두를 돌렸고, 한줄기 섬전 의 브레스를 뿜어냈다. 그것의 공격을 채 피하지 못한 그 드래곤은 한쪽 날개에 브레스를 직격당했고, 기다란 푸른 연기를 뒤로 흘리며 전능수의 몸에 쿠앙 하고 쳐박혔다. 그리고는, 이내 전능수의 몸 안으로 흡사 늪에 빠져들 듯 흡수되어 버렸다. 그 드래곤에 곧바로 이어 따라오던 한 드래곤은 전능수 가까이로 접근할 수는 있었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정없이 전능수의 몸을 긁고, 브레스를 갈기는 등, 사정없는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다지 피해는 입히지 못 한채 그 역시 전능수에게 잡혀 먹히고 말았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드래곤의 수가 점점 더 줄어만 갔다. 1대 100으로 시작했던 싸움에서, 드래곤들이 자신들의 수가 줄었다는 느낌을 받을 쯤 엔 겨우 30여 존재의 드래곤들만이 허공을 휘젓고 있을 뿐이었다. 형편없 는 화이트 같은 경우는 단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고, 골드나, 실버, 레드 정도가 약간 살아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와 반비례하여, 전능수의 몸 밖으로 솟아 나와있는 용두의 수는 엄청 나게 들어있었다. 거의 80여 개체나 되는 용두가 쏘아내는 브레스는 가히 엄청나다 할 만했는데, 설상가상으로 무한한 마나를 몸에 축척한 듯 끊이 없이 뿜어내고 있었다. 무모한 싸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지상 최강의 존재라는 자부심 탓일까? 아니면 신이었던 때의 자긍심이 남아있었던 걸까? 아무도 도망가는 드래곤은 없었도 방금도 막 하나의 실버와 레드가 전능수가 쏘아보낸 브레스에 직격 당해 몸의 일부가 박살나버렸다. 전능수는 그 너덜너덜한 시체마져도 몸속으 로 흡수해 버렸고, 곧바로 두개의 용두촉수를 불쑥 내놓았다. 고룡 자하드리안은 그 모습에 고개를 서서히 가로젓더니 일족을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후...퇴하라!" 이미 승산은 사라졌다. 이 곳에서 일족의 전멸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명령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고 있었다. 후퇴하려 해도, 허공 가득 깔려있는 분체들이 그들을 놓아주질 않았다. 아까까지의 느릿느릿한 동작과는 전혀 달랐다. 단지 재생의 권능만을 가지고 있던 분체들의 공격이 갑자기 변해버렸다. 백여마리의 분체가 한 드래곤을 휘감더니 그대로 연약한 부분에 촉수를 들이밀어 넣었다. 눈꺼플을 들어내고 입속을 공격하며 기타 구멍이란 구멍에는 모두 그 기다란 촉수를 들이 밀 었다. 일부는 드래곤의 팔과 다리, 날개에 매달려 찢어낼듯 잡아 당겼고, 그에 드래곤은 괴로운듯 비명을 질러댔다. 결국은 힘이 다한듯 날개짓이 더더욱 약해져 갔고, 어느사이 전능수 본체에서 나온 촉수에 휘감기어 빨려 들어가 버렸다. "제길..." 자하드리안은 잠시 두 눈을 감았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로써 는 최선을 다한 것, 어차피 운명인 것이다. 이곳을 떠나서 도망간들 어디로 도망가겠단 말인가? 아무리 멀리 도망쳐 마나를 숨겨도 저 존재 앞에서는 무 의미하다. 저 거대한 괴물은 마나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느끼는 것이 니까. `괜찮아... 우리들의 후예가 있으니까......' 그녀는 두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삶을 느꼈다. 이젠 더 이상 느끼지 못 할 기분, 모든 일족이 사라진 이 때, 그녀 혼자 살아남은 들 무슨 소용이겠는 가? 그녀는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우리들이 사라져도, 일족의 피는 끊이지 않지. 신들이여. 그대들은 우리를 너무 우습게 봤어.' 곧이어 그녀가 눈을 떴다. 그녀들은 이곳에서 소멸하겠지만 저 거대한 괴물 역시 오래가지는 못 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있는 것이다. 자하드리안은 무심결에 한 소년을 떠올렸다. 붉은 장발의 아름다운 소년, 그 가 일족을 다시 한번 일으킬 것이다. 그 아이가 성년이 되는 날, 저 거대한 괴물 역시 소멸의 운명을 걸을 것이다. "고작해야 400년, 그 정도면 충분해!" 그녀의 마지막 외침이 터져나오며 동시에 그녀의 거대한 육체가 허공으로 까마득히 솟아 올랐다. 그리고 그녀는 이내 전능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돌 진했다. 그녀의 거대한 몸은 어느덧 음속을 돌파하며, 쿠앙 하는 커다란 소리를 냈 고,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무시무시한 기세로 전능수를 향해 돌진해 갔다. 전능수의 몸 가까이로 접근했을무렵.... 그때, 돌연 전능수의 몸 일부가 불쑥 솟아났다. 그것은 이내 드래곤의 손 모양으로 바뀌었고, 자신에게 날아 접근하는 자하드리안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커어억. 그 전능수에서 쏘아져 나온 드래곤의 손은 그대로 자하드리안의 인후를 움켜쥐었다. 지금까지, 브레스 공격과 촉수공격만을 해 오던 전능수가 처 음으로 물리공격을 펼친 것이다. "크아아악~" 자하드리안은 거친 비명을 질러댔으나, 그녀의 목을 움켜진 전능수의 손 아귀는 점점 더 강하게 옭좨여 올 뿐이었다. 투툭, 피부가 찢기고 인대가 뜯어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윽고, 자하드리안은 인후에 구멍이 난채 바닥에 스러졌다. 흡사 꽃잎 이 떨어지는 것 처럼... 곧바로 그녀의 시체는 타르 호수에 떨어진 생물처 럼 전능수의 몸 안으로 잠겨들어갔다. 이렇게 드래곤들은 하나, 둘씩 사라져 갔다. 자신들의 수장의 죽음에 분 노한 13골드 드래곤 특공대들은 무모하게 전능수에게로 덤벼들다 갈가리 찢겨 죽었고, 남아있던 다른 드래곤들도 비슷한 모습으로 그 마지막을 맞 이하게 되었다. 마지막 드래곤.... 이제 막 성룡이 된 에센드라스는 일족의 전멸을 바라 보며 멍해져 버렸다. 위대한 블랙 일족의 자긍심을 가슴에 품고 있는 그로 써는 눈앞의 광경이 믿어지지 않았다. 전멸이라니.... 위대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비참하게 사라져가고, 골드의 고룡마저 단번에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다니.... 반쯤 미친 그는 두 날개를 활짝 펼쳤다. 거칠게 날개를 퍼득이며 그는 전 능수를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 크으으으아아악~~! 괴성을 지르며, 그는 날개를 뒤로 젓혔다. 그의 전신이 은빛의 회오리가 되어 거친 파괴력을 싣고서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 파괴의 회오리는 곧 전능수의 몸 안으로 깊숙히 파고들었다. (초오덴지스핀~~^_^) 하지만.... 그 후로 그를 본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계속------------------------------------ 음냐... 뭐 멸족은 아니지만... 대충 다 죽어버렸지? 으히히히^^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6(22:20)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94 , 줄수 : 317 초룡전기339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39-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9/06 읽음 14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파멸은 그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맨처음 전혀 알지 못했다. 저, 허공에 떠 있는 저것이 무엇인지, 제도의 절반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그 거대한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들은 그저 저 거대한 존재와 수많은 드래곤들의 전투를 바라보며 그저 도망가기에만 바쁠 뿐이었다. 이윽고 모든 드래곤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허공에 저 거대한 존재만이 남 아있게 되었을 때, 아무런 징조도 없이 그것으로부터 느닷없이 한 줄기 붉은 섬광이 지표면으로 내리꽃혔다. 그 힘은 레드 드래곤의 것이었다. 황성 바로 위에서 쏟아져 내려온 붉은색 의 기둥. 그것은 황궁 한 가운대 작렬했고, 쿠아앙,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궁성을 산산조각 내 버렸다. 충격파가 도시로 퍼졌고, 엄청난 충격 으로 도로가 뒤집어지고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화염에 직격당한 황성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기껏 아름답게 꾸며두었던 정원도, 물고기가 뛰어놀던 연못도, 이 엄청난 화염의 기둥에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붉은 화염의 기둥이 사라진 후, 도시는 쑥대밭이 되었다. 건물이 무너지는 거리 사이사이마다 아비규환의 비명이 이어졌다. 아주 잠깐 사이 거리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용두로부터 또다른 빛이 솟아났다. 은빛의 기둥은 다시 한 번 황궁위로 작렬했고, 황궁에 생겨났던 용암의 호수는 치지직 격렬한 김 을 뿜어내며 급속히 굳었다. 아니, 그정도가 아니라, 아얘 하얗게 얼어붙 기 시작했다. 방금의 열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제도 안에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 했다. 대기로부터 수증기가 응집되어 하나 둘 눈발이 휘날리고, 브레스가 떨어진 주변은 온통 하얗게 얼어붙어 버렸다. 그리고 뒤이어 전능수의 몸 주위에 희뿌연 안개같은것이 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안개 같은것이 아닌, 바로 분체였다. 워낙 먼 곳에 있어 그 렇게 보인 것으로 수백, 수천 개체의 분체들이 몸으로 부터 쏟아져 나오자, 일순 태양빛마저 가리워질 지경이었다. 막 도주하던 제도의 시민들이 돌연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향해 문득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발견했다. 거의 마차만한 덩어리들이 하늘 가득 떠있는 모습을. 그것들은 어떻게인지도 모르게 날아 사람들 사이로, 마을 사이로 날아다녔 다. 돌연 그들에게 엉겨붙기 시작했고, 하나 둘, 몸 안으로 인간들을 흡수 했다. 드래곤과 전능수의 싸움. 그리고 전능수의 황궁파괴. 이 두가지만으 로도 가뜩이나 겁을 집어먹었던 제도의 시민들은 이 괴상한 것의 출현으로 더더욱 혼동상태에 빠져들었다. 막무가내로 도시 밖으로 달아나기 시작해 사람들에게 밟혀죽는 사람들만 수백에 이르렀다. * 전능수는 계속해 제도를 파괴하고 있었다. 분체를 내보내 사람들의 자료를 얻고는 더이상 쓸모가 없는 공간이라 생각하는 곳에는 여지없이 브레스를 내뿜었다. 주로 파괴력이 뛰어난 화염계 브레스를 사용했는데, 덕분에 제도 샤하르는 지금 온통 불바다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한번 공격했던 곳, 샤하르의 중심지 황궁 노르뮤니아드가 있던 그 곳 은 폐허로 변했기는 해도 더 이상 그 파괴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그 자욱한 연기가 감도는 폐허, 아무도 살아남은 자가 없는 불모의 대지로 변해 버린 듯한 그 곳에서 문득 인기척이 들려왔다. 한 무리의 아이들과 마치 그 아이들을 통솔하는 듯한 한 여인의 모습이 연기 사이로 어슴프레하게 비쳐졌 다. 바로 아린 일행들의 모습이었다. 멍하니 주변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금발의 소녀, 그녀의 입에서 허탈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폐하...." 그녀의 주위에는 더 이상 삶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죽어버렸 다. 그녀는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 한 것이다. 남령주 마도여왕으로써의 의무를. 힘없이 무릎을 꺽으며 그녀는 주저앉았다. 눈 앞이 가물가물 흐려지 기 시작했다. 그때, 문득 생각났다는 듯 피트가 화들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가만, 우리는 어떻게 살아난 거죠?" 모두들 놀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황궁의 흔적이라고는 전혀 없는, 잘 녹아 내린 웅덩이 위로 빳빳하게 굳은 얼음덩어리 만이 남아있는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며 유나는 잠시 입을 벌렸다. 이 정도면 살아남는 것은 고사하고 시체 만이라도 남기면 다행일 정도다. "글쎄요. 이건...." 문득 유나의 시선이 아린에게로 향했다. 여전히 멍하니 아리아 손을 붙잡고 졸졸 따라다니는 저 붉은 머리의 소년에게로. 유나의 입에서 자신없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의... 힘일까요?" 그때 한 목소리가 그들 앞을 가로막았다.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닌 듯 싶군요...." 침울하게 울리는 세틴의 목소리에 모두가 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허공 을 바라보며 절망에 찬 얼굴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저것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피트가 향하는 곳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동시에 새하얗게 변했 다. 검붉은 덩어리들, 수십개의 촉수들을 꿈틀거리는 수많은 분체들이 그들에 게도 날아오고 있었다 "어...쩌죠?" 세틴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겨우겨우 무너진 황궁에서 살아나왔더니 이젠 더 암담한 사태가 그들 앞에 놓 여있는 것이다. * "우웅?" 아린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했다. 눈 앞에 모든 사물들이 뚜렷하게 보이는데도 이상하게 그것들이 인 식되지를 않았다. 분명히 그의 눈앞에 존재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존재 감이 느껴지질 않는다. 뿌연 안개 속에서 아련히 떠오르는 신기루처럼 그것은 아린, 자신과는 동떨어진 무엇인가로 비춰질 뿐이었다. "이상하네? 왜 이러는 거지?" 아린은 눈을 껌벅이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달리고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 그의 소중한 동료들이 하나같이 어디론가 달려 가고 있었다. 유나의 표정이 다급해보인다. 세틴의 미간에 깊게 주름이 잡혀있 었다. 세를레네의 두 눈에 눈물이 글성거린다. 피트의 얼굴에 붉은 피가 흘러 내린다. 그들은 달려나가고 있었다. "이상해. 어딜 달려가고 있는 거야?" 그러나 아린의 목소리는 그들에게 닿지 않는 듯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어디 론가 사라졌고 곧 그는 홀로 남았다. 아무도 없었다. 주변이 텅 비어버렸다. "유나? 세틴? 피트? 다 어디갔어?" 아린은 목청껏 그들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질 않는다. 아득한 메아리만이 어디선가 울려퍼지며 아린의 목소리를 울리게 할 뿐이었다. 아린은 덜컥 겁을 먹었다. 다들 사라졌다. 모두 사라져버렸다. 아린의.... 그러나 그 순간 아린은 도대체 누가 사라져버렸는지 기억 못하는 자신을 발견 했다. 무엇인가 중요한, 중요한 누군가가 떠오르려 하면서도 이상하게 떠오르 질 않았다. 그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다. 짙은 어둠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 어둠 한 가운 데로 무엇인가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린은 고개를 들었다. 그것은 거대했다. 거대했고 또 어두웠다. "뭐지?" 아린은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어둠으로부터 왠지 낮익은 느낌이 들고 있었다. "뭐지 저건?" 순간 어둠이 분열되었다. 짙은 어둠이 그를 감싸안더니 곧이어 퍼져나갔다. 자신을 지나치는 저 어둠들을 바라보며 아린은 멍하니 그것들을 쫓아갔다. 유나가 보였다. 세틴이 보였다. 세를레네가 보였다. 피트가 보였다. 그들은 한결같이 어디론가 달려나가고 있었다. 자욱한 어둠이 마치 안개처럼 퍼져나가며 그들의 뒤를 쫓고 있었다. 아린은 얼떨결에 발걸음을 옮겼다. 그 의 동료들에게로 다가가고 싶었다. 그때 어둠이 돌아보았다. 아린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존재가 느껴졌다. 포근한 느낌의, 자상한 느낌의 무엇인가의 존재가. 그 순간 아린은 그 어둠 속의 존재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것은 엄마였다. "꺄아아아악!" 비명이 터져나왔다. 삼켜지고 있었다. 그의 어미가, 그의 친지가, 그의 모든 일족이 저 어둠 속으 로 삼켜지고 있었다. 아린은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저 어둠으로부터 도망쳐 야만 했다. 그때 한 여인이 그의 곁을 스쳐지나갔다. 아린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을 나직히 중얼거렸다, "아..리아?" 그녀는 다가가고 있었다. 그의 모든 것을 집어삼켜버린 저 어둠을 향해 그녀 는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아린은 재빨리 몸을 틀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싫어...." 싫었다. 정말 이 사람마저 잃기는 싫었다. 어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가 어 둠에 삼켜지고 있었다. "싫어...." 저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엄마를 잃게 만들고 친지를 잃게 만들고 자신의 동 족을 모조리 잃게만든, 아린을 외톨이가 되게 한 저 존재들이 그에게로 다가오 고 있었다. 한 가지 명령만이 아린의 뇌리 속에 깊숙이 틀어박힌 채 계속 목소 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도망가야 한다.도망가야 한다. 도망가야 한다. 아린은 그녀를 향해 손을 뻗으며 비명을 질렀다. "싫어!" 빛이 터져나왔다. 눈부신 적색광이 아린의 전신으로부터 뿜어져나오며 주변 사람들을 일제히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막 분체 한 가운데에 검을 찔러넣고 서 반으로 쪼개버리던 아리아도, 불꽃으로 분체를 검게 그을리던 유나와 세 를레네도, 종횡무진 날아다니며 촉수들을 베어넘기던 세틴도, 곁에서 계속 신성주문을 남발하던 피트도. 그 빛은 단숨에 그들 모두를 휩싸고는 곧이어 사라져버렸다. 자신이 집어삼킨 사람들과 함께. * 주변의 모든 것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굳건히 자신의 육체를 지탱해주던 바 닥이 물결치듯 널름거리며 사방에서 덮쳐왔다. 벽이 제 형체를 잃으며 흉칙한 생체조직의 원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세리아는 재빨리 몸을 굴려 덮쳐오 는 저 생체조직의 파도를 피하며 비명을 질렀다. "레이크!" 먹힌다. 먹힌다. 먹힌다. 그녀의 머리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주변의 모든 것이 그녀를 집어삼키려 는 듯 요동치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고함을 질렀다. "레이크으! 정신차려 이 바보야!" 소용없었다. 그녀의 외침은 이 검붉은 공간에 허무히 메아리칠 뿐이었다. 마 침내 그 물결은 그녀의 발목을 움켜쥔 채 그녀를 덮칠 듯이 쇄도해 왔다. "레이크!" 그때, 모든 움직임이 일시에 정지되어버렸다. 꿈틀거리던 검붉은 근육들도 요동치던 바닥도. 곧이어 그것들은 천천히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고 곧 그곳 은 원래의 둥근 공간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바닥에서부터 한 존재가 서서히 솟아나왔다. "으으음..." 야릇한 신음을 흘리며, 그것은 서서히 하나의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두꺼 운 팔다리, 건장한 어깨, 그 위로 뒤덮이는 허름한 갑주, 곧이어 레이크의 모 습이 그녀 앞에 완벽하게 드러났다. 세리아는 숨을 헐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드래곤이 소멸하는 그 순간부터 쉴 새없이 불러댔건만 이제 일어나? 그녀의 원망스런 시선을 맞닥드리며 레이크가 멋적은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너무 구박말라고. 나 원래 잠에서 깨어나는 게 좀 늦거든. 저혈압이라." 인간이나 할 법한 말, 세리아는 한숨을 쉬었다. 일단 위기는 넘김 듯 싶었다. 문득 레이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근데 이상하군." "예?" "뭔가가 내 시야에서 벗어났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를 않아. 뭐지?" 연신 의아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던 레이크를 바라보며 세리아는 다시금 한 숨을 쉬었다. 일단은 돌아온 것이다. 원래대로는 아니지만. "뭐, 상관없지만......" 레이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온갖 선명한 화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잿더미가 된 제도 전체가 그들 앞에 모 습을 드러냈다. "크크크... 어쨋든 이제 내 첫번째 의무는 다 했군. 그럼 두번째 의무를 이 행해야 하는 건가?" 광소를 터트리는 레이크에게서 눈을 돌린 뒤 세리아는 다시금 화면으로 시선 을 옮겼다. 제도는 이제 더이상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물론 절반 이상의 땅이 아직 멀 쩡하다시피 남아 있었으나, 이제 더이상 사람이 살만한 곳은 아니다. 그리고, 전능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또다른 곳을 향해. --------------------------계속--------------------------------------- 헥헥헥... 열이 39도 입니다... 진짜 불타오르는 것 같군요 이거--;;;;;;;;;;; 우... 글쓰자 글글...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7(22:37)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71 , 줄수 : 445 초룡전기340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0-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9/07 읽음 1170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하얀 밤. 헤이드 6국연합의 북쪽 끝인 이곳 아라스난 왕국 북부 게넨 시의 밤은 언제나처럼 오늘도 안개가 자욱했다. 도시 중앙에 있는 커다란 신전. 신전치고는 장식이 굉장히 직선적이고 단 순한 이 건물은 고통과 치유를 다루는 베스텐을 모시는 곳이었다. 그다지 도시가 크지도 않았기에 신전 역시 그다지 규모있는 편이 아니었다. 신관 의 숫자도 10명 내외. 그중 신성력을 지닌 진짜 신관의 수는 2명에 불과했 다. 그들 두명중 한명, 노사제 나이세바흐는 늦은 밤 신전에 남아 신전을 지키고 있었다. 도둑이라도 들어 은제 제기들을 훔쳐가기라도 하면 안되니 말이다. 나이세바흐는 신실한 사제였고 도시에서의 평도 좋은 편이었다. 그는 이 무 료할 만한 밤시간을 신에게 바치기로 마음먹고서 조용히 신전 중앙의 기도 장소에 무릎을 꿇었다. 고고히 비치는 달빛에 유리창의 그림자가 이 늙은 사제의 몸위로 드리워졌다.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윽--; 뭐야 이거? 나 진짜 망가졌네--;;;; 출판본에는 빼야지.) 인자한 목소리가 고요히 신전안에 울리운다. 그때, 돌연 달빛을가리는 무언가가 신전위에 나타났다. 사제 나이세바흐는 돌연스레 어두워진 주위에 감고있던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 천정의 창문을 살폈다. 하지만 자그마한 등불 하나만이 곁에서 타오르고 있는 신전이란 어 둡기 짝이 없었다. "구름이겠지.... 내 수양도 형편없군. 겨우 구름이 달빛을 가린 정도로.... 쯧쯧." 나이세바흐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는 다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반야바라밀...." (출판본에는 뺄께요--; 근데 재미붙여버렸다^^;;;;) 하지만 그의 기도는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돌연 와장창, 유리창이 깨 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거의 방의 크기 만한 덩어리가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사제는 황급히 몸을날려 떨어져 내리는 유리가루를 피했으나, 팔뚝에 경미한 상처를 입고말았다. "크윽, 게 누구냐? 신성한 사찰에 숨어들다니! 불존의 설법이 개세를 안녕하 거늘...." (삭제해야 할 부분이 많군--;;;;;;;) 나이세바흐는 이렇게 말하며 그 덩어리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날아다니는지도 알 수 없는 거대한 덩어리였다. 그 덩어리는 곧바로 신관에게로 덥쳐왔다. 기다란 촉수를 내어 더듬듯, 휘감 듯 주위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신관은 놀라며 두 손을 이용해 마법의 인을 만 들어 내었다. "고통으로써 더 높은 곳을 향하게 하시는 베스텐이시여. 그대의 종에게 힘을 부여하소서!" 그러나... 신관의 그러한 노력은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 알수 없는 괴물은 채 그의 신성 주문이 발동되기도 전에 그 거대한 몸체를 이용해 신관을 통체로 삼켜버렸고, 사제 나이세바흐는 그저 그것에게 잡혀먹는 수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편 같은시간. 도시 곳곳에서는 이 신관이 당한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 도시 최고의 마법사였던 포프가 그의 동거녀 마암이 보는 앞에서 저 분체에 의해 먹혀버리고 말았고, 의사겸 치료술사였던 베스텐의 또다른 신관 세바스찬 또한 쥐도새도 모르게 분체에 의해 흡수를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외에도 많지는 않은, 그러나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같 은 운명을 맞았다. 그 다음날. 도시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아수라장이 된 도시의 풍경과 돌연스레 실종되어버린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경악에 쌓였다. 도무지 그들의 머리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채 모르고 있었 다. 이런 사태를 당한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며, 이미 3개월 째 대륙 전역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 "내정대신의 보고이옵니다." 하급관리의 기나긴 목소리가 들리우고, 곧바로 두루마리를 든 한 나이든 남자 가 앞으로 나섰다. 이곳은 카르셀의 임시왕궁. 카르셀이 침몰한 후 바트란 왕국 수도에다 임시로 마련한 곳이었다. 물론, 전 바트란 왕국의 왕궁인 만큼 시설은 카르셀 왕궁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편이다. 게다가 카르셀이 침몰한 지 거의 4개월이 넘 어가는 지금, 라티스는 또다시 바트란 왕국 전부와 리베이드 동부지방을 완벽 하게 행정적으로 통합하여 새로운 카르셀 왕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했다. 한 때 리베이드 귀족이었던 눈 앞의 저 내정대신도 지금은 충성스런 카르셀의 신하인 것이다. "동부 리베이드 지방, 마리앙트시 중앙에 있던 내성. 서부 리베이드지방...." 이후로, 내정대신의 입에선 꽤 오랜시간 수많은 도시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부숴진것은 대부분 도시 중앙의 성, 혹은 굉장히 오래된 고건물들로, 문화재적 가치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던 건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괴물체에 의해 직접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수백명에 이르며, 그 외에 간접적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몇만에 이를것으로 생각되옵니다." 그 뒤로 꽤 오랜 시간동안 카르셀의 궁정에서 회의가 이어졌고 나름대로 결론 도 제대로 못 내리면서 괜시리 시간만 끌고있는 자신의 가신들을 바라보며 라티스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쥐고 생각에 잠겼다. 3개월, 저 거대한 정체모를 괴물이 대륙에 나타난 지도 3개월이 지났다. 사실 피해가 생각했던 것만큼 심한 것은 아니었다. 그 전능수가 보여준 어마 어마한 위력에 비한다면. 칼슈타인은 단 한번의 숨결로 카르셀의 대부분을 바다속으로 밀어넣었다. 그 런 칼슈타인을 삼킨 전능수라면 얼마든지 더한 위력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대륙을 가라앉히지도, 나라를 없애지도 않았다. 단지 죽일 뿐 이었다. 마나를 다루는 모든 자들을. 하지만 문제는 세계를 지배하는 지배자 층은 대부분 마나를 다루는 자들이라는 것이었다. "틀림없이 모든 피해자들은 마법사나 신관, 정령사, 소드마스터에 국한되어 있다네. 적어도 직접적으로 죽음을 당한 자들은." 결론이 나지않는 회의에 진절머리를 내며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라티스의 귓 가에 문득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검은 로브를 뒤집 어쓴 한 중년마법사의 모습이 보였다. 라티스는 화들짝 놀라며 근 3개월만에 맞이하는 자신의 친우에게 반가운 듯 소리쳤다. "가스터! 자네 언제 왔나?" "방금 전. 나야 함부로 돌아다닌 팔자가 못 되니까." 라티스는 피식 웃으며 가스터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그럼, 지금은 된다는 의미로군?" "아아. 덕분에." 가스터는 말없이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보였다. 라티스는 조금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적어도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을 때만 해도 팔뚝 중간부분 부터 뚝 잘려 흉한 꼴을 보이고 있던 그의 오른손이 멀쩡한 모습으로 손가락 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팔이 생겨났군." 자신의 오른손을 다시 로브 안으로 갈무리하며 가스터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 다. "하지만 내 팔은 아니야." "그럼?" "전능수의 것. 잘렸던 부분에 부분이식했지." 라티스의 미간이 살짝 징그려졌다. 무슨 소리인지 쉽게 이해가 안 갔던 것이 다. 하지만 마법적인 문제를 가스터에게 물었다간 하루 반나절은 설명을 들어 야할 것이 뻔하다. 라티스는 그냥 호기심을 접어버렸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부 터 물었다. "그럼, 자네는 안전한건가?" 적어도 지금의 라티스에게는 이것이 가장 중요했다. 마나를 가진 모든 자들이 죽음을 당하는 이 마당에 가장 위험한 것은, 현 인류 중 가장 강대한 마나를 다 루는 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대마법사 가스터인 것이다. 가스터는 안심하라는 듯 씨익 웃으며 손가락을 까닥였다. "아마도. 동류로 인식되진 않아도 동류에게 흡수당하는 중인 `부정한 자' 로 인식되겠지. 뭐, 실제로 다를 것도 없으니 일단은 안전하다고 믿고 싶네만." "흐음......" 라티스는 낮은 한숨을 쉬었다. 어느덧 회랑을 걷고 있던 그들은 한 방문 앞까지 도달했다. 그들은 곧 안으로 들어갔다. 수수한 응접실 안에 단란한 테이블 위로 두 잔의 차가 놓여있었다. 서로 한 자리씩 차지한 채 라티스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삼킨 뒤,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럼, 그 방법으로 다른 마법사들도 시야를 가리는 것이 가능할까?" 가스터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에게나 시술할 수는 없어. 워낙 위험하거든." 그러며 그는 자신의 오른손을 불쑥 들어보였다.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평 범한 오른손... 이라고 라티스가 생각할 무렵, 갑자기 그것이 꿈틀대며 인 간의 손의 형체를 잃고서 이리저리 변형하기 시작했다. "헉! 자..자네 손이...." 당황하는 라티스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변형하려는 오른손 을 대뜸 움켜쥐었다. 삽시간에 그것은 진정되면서 원래의 형체로 돌아갔다. 멍 하니 입만 벌리고 있는 라티스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그것 봐라 라는 듯 말을 이 었다. "실제로 내가 조금만 정신을 늦추면 이 놈은 나부터 잠식해들어갈 테니까." 라티스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마법사란 이해 못 할 종족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화제를 돌렸다. "베라와 플루토는?"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 곳에." "플루토는 여전한가." "음......" 걱정어린 기색이 가득한 라티스의 말에 가스터는 미소를 감춘 채 굳은 표정 으로 말미를 흐렸다. 뭐라고 달리 그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 표정 만으로도 라티스에게는 모든 설명이 된 듯 했다. "여전한 모양이군......" 야릇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라티스는 다시금 찻잔을 기울이며 잠시 허공을 바라 보았다. 3개월 전, 만신창이가 되어 나타난.... 그는 고개를 저으며 머리 속의 상념을 떨쳐버렸다.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친우인 이 놀라운 대마법사를 바라보며 다시 질문을 던 졌다. 실은 만나자마자 했어야 할 질문이었지만 친구의 안위가 우선이다보니 뒤 로 미뤄진 것이다. "그래, 도대체 그동안 뭘 한건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다니." 전능수를 부활시키러 가겠다던 친구가 엉망진창이 된 베라와 플루토들을 데리 고 라티스 앞에 나타났었던 것이 벌써 3개월 전, 그는 곧이어 플루토들을 데리 고서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다시 나타난 것이다. 대륙이 쑥대밭이 되고 난 다음에야. 라티스는 기대어린 눈으로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은 무엇인가 대책을 가지고 돌아왔다는 뜻일까? 가스터는 피식거리며 대꾸했다. "아, 주인 잃은 보물들을 좀 챙겨뒀지. 워낙 양이 많아서 시간이 꽤 걸렸을 뿐이야." "주인?" "지상 최대의 고룡 칼슈타인의 유산. 6500년동안 모아온 보물이라 그런지 무지막지하더군. 물론 파내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지만." 라티스는 조금 의아한 눈빛으로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와르르 무너진 산맥을 통채로 파헤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일 리는 없는 것이다. 물론 마법을 이용하 면 좀더 수월해지긴 하겠지만... "용케도 그 `괴물'에게 걸리지 않았군." "이게 있잖아 이게. 일이야 인부들 시키는 것이니 걸릴 리가 없고." 가스터는 여전히 오른손을 까닥거리며 웃고 있을 뿐이었다. 라티스는 어깨를 으쓱여보이며 자세를 고치고 소파 위로 편하게 몸을 뉘이었다. "그나저나... 무슨 방법이라도 찾았나?" 지금 당면한 문제는 저 대륙 전체를 덥펴오는 정체모를 괴물체, 전능수 엘디 클리쳐에 관한 것이 가장 선결문제인 것이다. 라티스의 질문에 가스터는 미간 을 찌푸리며 천천히 대꾸했다. "아, 주인잃은 레어에 남아있는 것은 보물 뿐만은 아니었지. 보물보다 값나 가는 자료들도 즐비했으니까." "그러니까, 방법을 찾았다는 소리인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데..." 문득 가스터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줄어들었다. "문제는 그 시행자들을 찾을 수가 없다는 거야." 그때였다. 한창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던 그들의 뒤로 한 신하가 방문 을 박차고 응접실로 들어서며 외치듯 말했다. "제, 제국의 사신이옵니다. 전하!" 신하의 말에 라티스는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제국의?" "예, 그렇사옵니다, 전하." 가스터와 라티스는 동시에 고개를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와중에 제국에서 사 신이 온다? 제국은 원칙적으로 이들 헤이트 6국연합을 국가로 인정치 않는 곳 인데? 그래서 민간무역은 성행해도 국가간의 외교는 단절되는 것이 원칙 아니 었던가? 가스터가 피식거리며 중얼거렸다. "제국 측도 어지간히 급했나보군." 라티스 역시 마주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신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서 들라고 하게." "예 전하." 곧이어 제국의 사신이, 너무나 위풍당당히 응접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화 려한 복식에 절도있는 몸가짐. 가히 제국의 신하라 일컬을만 했다. 물론 라티 스 눈에는 시건방진 태도로밖에 안 보였지만. "저희는 사 영주 연합회의의 명을 받들고 이곳에 찾아온 제국의 신하입니다. 카르셀의 국왕께서 선심을 배풀어 저희를 흔쾌히 맞아 주시니 이것은 모든 대륙의 복이 아닌가 하옵니다." 뭐라 말하는지도 헷깔리는 사신의 말에 라티스는 별다른 대꾸없이 단도직입 적으로 말했다. "제국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경들을 이곳까지 보냈다고는 생각 않소만, 잡설 이 길구려. 지금같은 상황에 그런 비비 늘어지는 말을 할 시간은 없소. 어 서 용건을 말하시오." 라티스의 이러한 태도에 두 사신은 순간 당황해 했으나, 서로 한차례 얼굴을 바라보고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전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오니 저희도 안심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 겠습니다. 저희 제국 사령주 연합회의에서는 당금의 문제를 단지 한 지역의 위협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그것은 제국의 수도를 파괴하였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전 대륙의 곳곳을 황폐화 시켰습니다. 그렇기에 저희 제국에서는 그것을 막기위해 전 대륙적인 협조체제를 세우겠다는 마음을 먹 게 되었고, 이렇게 각국의 왕들에게 사신을 파견한 것입니다." 다시 다른 사신이 말을 이었다. "지금 저희와 함께 제국 서령주의 영지로 가 주십시요." 그들의 이야기에 라티스는 천천히 턱을 괸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사신을 향해 물었다. "각국 왕들의 자격은?" 사신이 고개를 조아리며 대꾸했다. "동등하옵니다. 황제폐하가 안 계시는 지금 감히 수장으로 자처하는 분이 안 계시옵기에." 다시 라티스가 물었다. "서령지까지의 워프게이트는 열려있나?" "예." "그럼, 가는 것은 순식간이겠군...." "그 워프게이트 냄새를 맡고 전능수가 이곳으로 들이닥치지만 않는다면 말 이야." 불쑥 끼어드는 가스터의 말에 사신들이 흠칫 몸을 떨었다. 그러고보니 거기 까지는 이들은 미처 생각치 못 했던 것이다. 하지만 라티스는 그다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그럼, 모인 각국 왕들은 누구누구인가. 짐과 동등한 자들 말일쎄." 태연한 라티스의 질문에 사신이 재빨리 대답했다. "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동령주 현왕 제히드 아파카인 세리오네이드 하야데이나트님. 서령주 무왕 아르고스 아파카인 에레아이스네 디테이로스 틴님, 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 아파카인 데레스테이나 카킬라이드님, 북 령주 신왕 브로데일 아파카인 토울 세키나트 라이크리드님. 이 네 분이 공동 으로 제국을 대표하고 계십니다." 가스터와 라티스는 감탄스러운 눈으로 사신들을 바라보았다. 저 이름들을 다 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녕 이들은 사신으로써의 자격이 충분한 것이다. 가스터가 혀를 내두르며 중얼거렸다. "음. 익히 외운 이름이긴 하지만 여전히 들을 때마다 기가 질린다니까." 라티스 역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다들 무사한 모양이군. 헤이드 쪽은?" "카르셀 왕국의 국왕이신 라티스 엘 카르셀 전하와 사르바잔 왕국의 국왕 이신 허드세일 엘 사르바잔 전하. 바트란 왕국과 라슈타니엔 왕국은 각각 사라졌더군요. 그리고 리베이드 왕국과 아라스난 왕국은 현재 국왕을 잃은 상태죠. 대신 왕위계승자들이 참가하시게 됩니다."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제대로 따지자면 사라진 것은 카르셀 왕국이 지만, 지금의 카르셀 왕국이 옛 바트란 왕국 전부와 리베이드 왕국 일부고 라슈타니엔 왕국은 아라스난 왕국에 합병되어버렸으니 틀린 말도 아니다. "음... 리베이드는 망하지 않은 걸로 치네?" 의아해하는 가스터를 보며 라티스가 간단히 부연설명을 붙여주었다. "거긴 아직 서쪽 지역이 남아있거든. 채 점령을 못 했어." 그리고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사신들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들은 누구인가?" 사신은 공손히 대답했다. "아라스난 왕국의 왕위계승자였던 파르세일 왕자와, 현재 리베이드 왕국의 왕위 계승자인 세틴 경입니다." 그때, 이제껏 가만히 듣는둥 마는둥 사신들의 이야기를 귓전으로 흘리던 가 스터가 불쑥 틔어나오며 소리쳤다. "세틴? 혹시 세틴 사라세나인?" "예? 아... 예. 그 분이십니다만... 지금, 리베이드 왕국 측에서는 그 분을 왕으로 추대했기 때문에......." 사신은 쩔쩔매며 말미를 흐렸다. 카르셀과 리베이드는 현재 전쟁 중인 것이 다. 그리고 리베이드 잔존 세력은 여전히 리베이드 서쪽에서 이들과 대치 중 이었고. 만약 전능수라는 존재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아마도 꽤나 골치거리였 을 리베이드 잔존세력의 우두머리를 만나는 것이 이들에게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라는 걸 깜빡 관과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신들의 생각과는 달리, 가스터는 정녕 유쾌하다는 듯 라티스를 돌아보며 외치고 있었다. "라티스! 이거 정말 대륙의 복인걸?" 의아해하는 라티스의 눈빛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즐거운 외침을 터트렸다. "방법이 생겼어!" -----------------------------계속------------------------------------ 음..피곤해 피곤해.... 히이잉...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8(07:12) from 203.229.196.87 작성자 : 쿠키 (kil1234@hanmail.net) 조회수 : 52 , 줄수 : 319 초룡341 SF & FANTASY (go SF)』 4817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07 23:18 읽음:14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제국의 서령지 수도 데미스틴, 라티스가 가스터와 몇몇 시종들과 함께 워프 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도착한 이 곳 역시 보란듯이 중앙성이 파괴되어 있 었다. 아마도 전능수가 헤이드 6국쪽에서 제국쪽으로 움직이며 이곳에도 들 른 모양이었다. "이런.... 이곳도 참사를 당했군." 라티스의 말에 사신이 허리를 조아렸다. "예. 그것의 브레스에 의해 서령지 왕의 성이 철저히 파괴되었고, 성안에 거주하고 있던 수천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곧바로 다른 사신이 말을 이었다. "회의장은 성안에서 두번째로 큰 저택인 그라이엄공의 집에서 열릴 예정입 니다. 저희를 따라와 주십시요." 그라이엄의 저택은 워프게이트로 부터 그다지 멀지 않은곳에 위치했다. 따닥따닥 붙어있는 다른 성안의 여러 집들과는 달리 그라이엄 저택은 주위가 신록의 정원으로 뒤덮여 있었다. 거의 저택의 높이와 맞먹은 여러 정원수들 사이에 아늑히 잠겨있는 저택은 흰 대리석 건물로, 특시 처마부분의 장식이 미려했다. 주위를 둘러보던 가스터의 입에서 절로 찬사가 새어나왔다. "호, 돈 꽤나 처바른 저택이로군."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일행의 시선을 사로잡은것이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건물의 일부분인줄만 알았다. 녹색의 수풀과는 대조적인 흰색의 거대한 축 조물이 저택의 뒤쪽으로 흘끗흘끗 광범위하게 위치하고 있었고, 일행은 그저 그것이 긴 회랑을 가진, 그리고 밋밋하게 둥근 지붕을 가진 흰색의 건물인 줄 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로 가까워져옴에 따라 그들은 그것이 천 재질을 가진 다른 무엇이 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덧, 건물사이로 배와 흡사한 어떤 구조물이 눈에 들 어왔다. 그 흰 물체를 바닥에 고정해 둔 수많은 밧줄들 역시. 그런 라티스등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사신이 곧바로 간단히 설명했다. "저것은 현왕의 땅, 동령지에서 새로 개발한 비공정이라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하늘을 날 수 있는 배입니다." 사신의 설명에 가스터가 으음, 하는 신음을 내뱉았다. "그런.... 하늘을 나는 배라니.... 커다란 풍선에 바구니를 달아 사람이 날 수 있게 만드는 기계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예. 기구라고 부르지요. 그리고 비공정은 그 기구를 조금 다른 원리로 더 더욱 크게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자세한것은 현왕께서 친히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그럼 안으로." 일행은 저택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조용하던 외관과는 달리 그 안은 어수선 하기 짝이 없었다. 중앙 홀에는 수많은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그곳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할 정도의 서류들과 씨름하는 문관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줄잡아 100명은 될 듯 했다. 다시 사신이 설명했다. "중앙재해대책위원회(?)이옵니다. 이름에 걸맞게 막상 하는 일은 없지만요. 자. 회의실은 이층에." 회의장은 2층 복도 끝에 위치한 백합실 이라고 불리우는 방에 마련되어져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서너명의 왕이 도착해있는 것이 보였다. 헤이드 6국에서는 아마도 라티스 일행이 가장 먼저 도착한 모양이 었다. 이들중에는 가스터의 눈에 익은 사람도 있었으니, 바로 제국 남령주 마도 여왕 세를레네였다. 가스터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 그러나, 그 곳에는 그녀 외에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가스터가 원하는 사람들은. "어서 오십시요. 환영합니다. 카르셀의 왕이여." "만나뵈어 영광입니다. 제국의 여러 왕들이여." 간단히 인삿말이 오갔고, 이들은 곧바로 카르셀의 왕에게 배당된 자리로 걸 음을 옮기었다. 회의장의 창문으로 조금전 멀리서 보았던 비공정의 모습이 반쯤 드러나 보였다. 문득 창밖을 훑어보던 가스터가 라티스를 툭툭 치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라티스. 잠깐 만나볼 사람이 있네." "음? 뭐 그러게나 가스터." 라티스는 대수롭잖게 대꾸했고 곧 가스터는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차분하 게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저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에게로. 그리고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보였다. "오랜만이군요 세를레네 전하." 곧바로 쌀쌀맞은 대꾸가 돌아왔다. "그렇군요. 이 모든 재앙의 원흉씨." 가스터는 멋적은 듯 웃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그런 그의 모습에 세를레네는 꼴도 보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흥." 하지만 그녀 역시 지금 상황이 감정을 개입할만큼 속편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쯤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녀는 쌀쌀맞게 입을 열었다. "무슨 일로 접근하신거죠?" 냉담하기 그지 없는 태도, 가스터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웃는 낯으로 대 할 거라곤 기대도 하지 않았다. 가스터는 재빨리 용건부터 꺼내기로 마음먹었 다. "그들은 어디 있습니까?" "그들?" "전하께서 함께 다니시던 일행들 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가스터는 잠시 말미를 흐린 뒤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 중 갈색머리의 여인과 아린의 행방을 묻는 것이지만요." 그녀는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몰라요." "헤어지셨습니까?" 왠지 다급해하는 태도, 집요하게 캐묻는 가스터의 태도에 세를레네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 "그들의 행방이 이 사태를 해결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요?" 가스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용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열쇠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런 그의 태도에 세를레네는 잠시 눈살을 찌푸리더 니 곧 표정을 푼 채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그럼, 말씀해드리죠." * 일순 눈앞이 아득해지며 포근한 무엇인가가 전신을 감싸안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시야는 어두워졌다. "으음......" 세를레네는 눈을 비비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한창 필사적 으로 마법을 전개했어야 할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게다 다... "어두워..." 그녀는 당황하며 중얼거렸다. 칠흙같은 짙은 어둠이 그녀의 사방에 깔려있었 다. 그녀는 재빨리 주문을 외우며 손끝을 까닥였다. "[라이팅]" 자그마한 광구가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주변을 돌아 볼 수 있었다. 그 곳은 동굴이었다. 매우 평범한 외양을 한, 그러나 엄청나게 거 대하다는 점에서 그 평범함을 깨어버리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주변을 돌아보며 당황해하는 일행들의 모습에 세를레네는 불안한 목소리로 나직히 입을 열었다. "여기가 어디죠?" "글쎄요...." 세틴이 자신없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피트와 유나 역시 마찬가지인 표정이었다. 그때 저만치서 작은, 아주 작고 가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 집...." 세틴들의 시선이 동시에 목소리가 흘러나온 곳으로 향했다. 동굴 한 귀퉁이 작 은 틈새에 한 붉은 머리 소년이 온몸을 한껏 웅크린 채 조용히 쪼그려앉아 있었 다. 갈색머리 여인의 품에 안긴 채. 잠시 그런 아린의 모습에 눈을 껌벅이던 세틴이 문득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그럼... 여기가 드래곤의 레어?" 모두의 시선이 휘둥그레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유나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흘러나왔다. "그럼 이 곳은 알 크리드 산맥이겠군요." 모두가 황당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그들은 제도 샤하르에 있지 않았던가? 그들은 단숨에 수 백키로, 아니 수천 키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이동했단 말인가? 멍한 아린의 모습을 조 용히 바라보던 세틴이 문득 입술을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럼, 일단 나가죠." 동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뭐, 좀 넓긴 했지만. 그리고 의외로 계속 웅크려 앉아있을 것만 같던 분위기의 아린은 아리아의 손길을 따라 아무 말없이 졸졸 따라나올 뿐이었다. 동굴을 완전히 빠져나간 뒤, 숲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며 잠시 허공을 바라보던 세틴이 문득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어쩌실 건가요 세를레네씨? 전 일단 고향으로 돌아갈까 합니다만..." 세를레네는 주춤거리며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아리아와 유나는 애당초 별로 갈만한 곳도 없으니 세틴을 따라갈 듯 했고, 피트 역시 그와 함께 리베 이드로 간 뒤 자신의 신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의견이었다. "전....." 그녀는 주춤거리며 말문을 흐렸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 역시 세틴을 따라가 고 싶었다. 그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의무가 있다. 제국 남령주의 수장으로써, 제국의 제 2인자로써. 그녀는 그녀 마음대로 인생을 결정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이미 그녀가 받은 수많은 부채가 마법이라는 족쇄가 되어 그녀를 얽매고 있기에. 잠시 후, 그녀의 등이 곧게 펴졌다. 그녀의 눈에 흔들림이 사라졌다. 그녀 의 입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 마도여왕 세를레네. 내 의무를 저버릴 수는 없어요. 전, 제 국민들에 게로 돌아가겠어요." 세틴의 입가에 아쉬움이 깃든 부드러운 미소가 맺혔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렇군요. 그럼... 이별이겠군요." "...그리고 저는 다시 제국으로 돌아왔어요. 3개월 전의 이야기죠. 그 후로는 세틴씨 일행의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 했어요." 그녀는 말을 맺으며 됐냐는 듯 가스터를 노려보았다. 그녀로써는 이 음흉한 중 년마법사와는 단 한 마디의 대화조차도 하기 싫은 것이다. 가스터는 쓴웃음을 지으며 감사의 표시를 한 뒤 그녀의 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 렸다. "그럼... 세틴이라는 소년의 곁에 있겠군. 뭐, 계획에는 지장 없겠는걸?" 그때, 다시 한번 회의장의 문이 열리며 몇몇 사람이 더 안으로 들어왔다. 헤이 드 6국의 다른 왕들이 이제야 당도한 것이다. 그들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것은 다름아닌 흑발의 화려한 복색을 한 젊은 소년 국왕의 모습이었다. 세를레네는 가볍게 놀라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그는 그런 그녀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 주었다. "오랜만입니다 세를레네 전하." "세,세틴씨? 어,어떻게..." 세를레네는 당황하며 세틴을 바라보았다. 누군가에 대해 회상한지 10초도 안 지나서 본인이 떡 하니 눈앞에 나타났다면 당황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지금의 세를레네의 당황은 단지 그것만이 이유가 아니었다. 3개월 전만 해도 평범한 견습기사였던 사람이 어떻게... 당혹해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곁을 떠나려던 가스터가 문득 장난기어린 목 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런, 아직 모르셨나보죠 세를레네 전하?" 그리고 그는 더없이 정중한 태도로 세틴을 가르키며 말을 이었다. "리베이드의 새 국왕폐하이신 세틴 엘 리베이드 전하십니다. 여기 있는 누구 덕분에 리베이드 왕족이 몰살당해서 어부지리로 왕관을 쓴 행운아시죠." 세틴의 미간이 역팔자로 구부려졌다. 하지만 그는 이 자리가 함부로 감정을 개 입할 자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인식하고 있었다. "가스터 공.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은 당신이라는 점을 좀 자각해주셨으면 합니다만." "물론. 그래서 나름대로 대책도 세워놓은 것이 아니겠소?" 여전히 뻔뻔스러운 그의 태도에 세틴의 얼굴이 한껏 일그러졌다. 잠시 후 그 의 입에서 나지막한, 그러나 살기가 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대의 마법을 너무 맹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요. 가스터." 동시에 세틴이 가스터의 시선으로부터 한 발자국 옆으로 비켜섰다. 가스터의 얼굴에 뜨끔해하는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비켜 선 세틴의 뒤로 방문을 통해 들어오는 한 무리의 일행이 보였다. 유나, 아린, 그리고 아리아, 세틴의 시 종의 역활로써 이곳에 들어온 모양이었다. 세틴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 뒤에는 지상 최강의 종족의 마지막 후예가 있으니까." 그러나 가스터의 반응은 의외의 것이었다. 적어도 세틴과 세를레네에게는. "그거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려." 그는 정말 반갑다는 듯 웃고있었다. "흥." 더이상 상대하기 싫다는 듯 세틴은 그대로 고개를 돌린 채 회의장의 자신의 자 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가스터는 여전히 묘한 미소만을 입가에 머금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세틴 뒤를 따르는 한 무리의 낮익은 일행들, 그 중에서도 특히 붉은 머리의 아름다운 소년과 그 곁에 서있는 무표정한 갈색머리의 여인을. 가스터의 입에서 문득 나직한 중얼거림이 새어나왔다. "드디어 마지막 히든 카드가 도착하셨군." -------------------------계속---------------------------------------- 음... 기껏 죽여놨더니 다른 놈들이 바글바글 튀어나오는군. 귀찮아 징징T_T ... 라고는 해도 진짜 귀찮아 할 수야 없지^^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08(18:46) from 210.180.117.158 작성자 : 아린 조회수 : 40 , 줄수 : 264 초룡전기342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2- 이름 임경배 날짜 99/09/08 읽음 1516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이윽고 모든 왕들이 회의장에 도착하여 제 자리에 앉자 제국의 4영주와 헤이드 측의 네 국왕들, 그리고 그들의 시종 몇명과 각 신전의 대표자들이 모여있는 가운데 회의는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서로 앙숙인 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으니만큼 회의장의 분위기는 그다지 곱지만은 못 했다. 게다가 회의 내용 역시 그다지 회의라고 할 만한 것이 못 되었다. 회의 자체는 간단했다. 뭐, 온갖 예의범절과 체면치레들을 제외시키고 요점만 간단히 말하자면, 지 금 비공정이라는 걸 만들었는데 그거 타고 전능수 죽이러 가자! 달랑 이게 회의의 전부였던 것이다. 물론 비공정만 달랑 가봤자 뭐하겠냐? 힘있는 사 람들 죄다 모아서 한꺼번에 타고 가자, 라는 의견을 내기 위해서는 모든 국왕들이 다 모여야 했던 만큼 회의가 필요없다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사후 승낙이라고 해야할까? 이미 제국 측은 제국 전역의 마법사, 신관, 소드 마스터들은 물론 헤이드 6국 연합 측의 마법사나 신관들조차 이미 이 곳으로 죄다 `모셔'온 지 오래였던 것이다. 한 마디로 지금 이들이 이곳에 와야 할 이유는 단지 허락의 한 마디를 내뱉는 용도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제안을 거절하자니 더 이상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도 않아 허락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쨋든, 회의가 어느 정도 결론이 나자 여태껏 거의 의장 격이 되어 회의를 이끌던 -비공정을 개발한 것이 그였으니까- 현왕 제히드가 자리를 털며 제 안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비공정을 이용한 작전에는 이의가 없으신듯 하 니, 세세한 전술회의는 비공정으로 자리를 옮긴 후 하는것이 어떨까 합니 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것이 많지는 않으니까요." 그의 말에 모두는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언제 이 곳에도 전능수가 들이닥칠 지 알수 없는 것이다. 모두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종들의 안내를 받으며 저택 의 뒤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몇개의 회랑을 지나 저택의 후원에 도착할 수 있 었고, 왕들은 막상 드러난 비공정의 위세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비공정의 크기는 기구부분의 길이가 거의 200미터에 이르렀고, 기구의 아래 달려있는 배의 크기도 50미터는 족히 될듯 보였다. 꽤 커다란 상선 수준, 장식 역시 상당히 화려한 편이었고 유리창이 많아 보 기에 시원스런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왠지 미완성이라는 느낌 역시 강하게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배의 옆면으로 하나의 계단이 내려와 있었고, 왕들은 현왕 제히드의 안내를 따라 비공정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공정은 겉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규모 가 장대했다. 배 안은 흡사 하나의 저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놀라워하는 왕들을 바라보며 현왕 제히드가 피식 웃으며 한 마디를 남겼다. "비용을 아끼지 않았죠." 잠시 후, 그들이 탄 비공정은 천천히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이 공중으 로 떠오름과 동시에, 궁성 밖에서 수십, 거의 100여척에 이르는 비공정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숲 사이에서, 건물 사이에서, 흰색의 커다란 몸체 를 드러내며 그것들은 이곳 서령주 데미스틴의 상공을 가득 채운 채 천천히 부유하고 있었다. * 회의는 곧바로 이어졌다. 현재 전능수가 위치했다는 북령주 남부를 향해 비공정 선단들은 느릿느릿한 비행을 하고 있었고 각 왕들은 비공정의 선두 쪽에 위치한 회의실에 모인 채 아까의 회의를 계속하는 중이었다. "바로 그점입니다." 회의실은 지금 긴장으로 뒤덮여있었다. 비단 수백여미터 상공에 위치하고 있는 때문만은 아니었다. 발 밑, 회의실 양쪽 바닥부분으로 나있는 투명한 창을 통해 들어오는 저 먼 지상의 모습은 긴장감을 주기는커녕 차라리 신비 로웠으니까. 이들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다름아닌 앞으로 맞서 싸울 상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나를 흡수합니다. 그러므로, 마법사들의 공격은 그다지 큰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그들의 화염마법은 같은 크기의 불덩어리 이상의 힘은 내지 못 합니다." 이 회의실 안에는 거의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각각 서고 또 앉아 있었다. 그 들중 중앙의 기다란 탁자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복장은 특히 화려했고, 그들 의 표정은 당당하기 짝이없었다. 왕이다. 그리고 황제다. 자신들의 나라안에서 는 턱짓 하나만으로도 사람의 목숨을 앗을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은 가신이거나 이곳의 경비를 담당한 사람들이었다. 하나같이 소드 마스터급의 검사거나 7서클을 마스터한 마법사들이었다. 인간계 최고급이라고 불리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그것의 공격패턴을 살펴보면 크게 이렇게 나뉩니다." 때마침 발밑으로 구름이 흘러지난다.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현왕 제히드, 제국 동령지의 왕으로써 과학이라고 불리우는 이 시대의 주류 학문과는 동떨어진 학문에 특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뿐 아닌 거의 모든 학 문에 있어서 대단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사람으로 이번 대 전능수 작전의 전략 을 세운 장본인도 바로 그였다. "먼저 브레스 공격. 이것은 드래곤의 그것과 차이가 없는 굉장히 위력있는 공 격으로써, 그것에 정면으로 맞았다가는 이 기함 크라테리움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피침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막을수 있는 방법 같은 것은 지금 우 리에게는 없습니다. 비록 마법사들을 총 동원해 비공정의 기구부분에 대 마법 방어결계를 씌워놓기는 했으나, 스쳐지나가는 브레스에도 파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왕의 설명에 각 왕들은 으음, 하는 신음을 뱉았다. 가느다락 턱선과 이지지 적인 눈매의 현왕은 그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동그란 무테안경을 콧잔등으로 밀어붙이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것에 대한 전략은 일단 산개대형을 이용해 브레스 공격에 대한 피해를 최 소한으로 줄이는 것으로 삼겠습니다. 피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 각 비공 정에 배치되어 있는 마법사들은 브레스의 공격에 방어마법을 쓰기 보다는 바람 계열의 마법을 이용해 브레스의 사정권 밖으로 함선을 퇴피시키는 것을 작전명 령으로 하달해 두었습니다." 그의 말에 몇몇 왕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지금까지 관찰해 온 바로는, 전능수가 조그마한 분체를 내보낼 시에 는 브레스의 공격이 거의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어쩌면 브레스에 의한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왕 제히드는 이렇게 말한 후, 잠시 좌중을 둘러보았다. 다시 한번 안경을 손으로 밀어 올렸고,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다음으로, 촉수를 이용한 물리공격을 들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것의 공 격을 직접 받은 것은 드래곤들 뿐으로, 얼마나 위력있는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인 자료가 전혀 없습니다. 용도 또한 정확히 아는바가 없어 어덯게 대응해야 할지 막연하기 짝이 없습니다. 단, 브레스처럼 불가항력 적인 것은 아닌 것으 로 생각됩니다." 그때, 카르셀의 왕 라티스가 물었다. "드래곤들도 막아내지 못한 것을 무슨수로 막으시겠다는 겁니까?" 좌중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고, 다시 현왕에게로 돌아왔다. 비록 짧은 시간이 었으나, 제히드는 이미 대답을 준비한 듯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띄웠다. 그 의 긴 머리칼에 살짝 가리워진 입술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다. "우선 우리는 드래곤들처럼 근접 공격은 하지 않을것입니다." 다시 다른 왕이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마법공격은 통하지 않는다고 조금전 직접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 까?" 약간은 냉소적인 대응이다. 고작 스무세살짜리 녀석이 뭘 알아, 하는 듯한 노 인의 표정이 가득한 그 왕을 향해 제히드는 더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고, 곧바 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마나추력화약탄두입니다. 민간에 떠돌고 있는 화약을 제가 직접 개조해 만든 화약을 이용해 만든 포로, 적어도 6서클 급의 파괴력은 가지 고 있습니다. 단 포탄이 무거워 화약의 힘으로는 전능수의 몸체까지 날려보내 기가 불가능해, 그부분에 있어서는 마법의 힘을 빌렸습니다. 마법의 힘이 전혀 소용없는 대 전능수용으로 3개월전 개발에 착수한 병기입니다." 라티스가 맞장구를 쳤다. "아, 그렇다면, 촉수역시 그것으로 날려버릴수 있겠군."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이유로, 진형은 반원포위진에 요철진법을 함께 뒤섞은 것으로 짰습니다. 전방 반원의 50척의 함선은 전능수에 대한 직접공격을 맡고, 후열 반원의 40척은 전방 반원 50척의 호위를 맡는 것이지요." 그때 다시 조금전의 냉소적이던 왕이 입을 열었다. "다른 열척은 뭐하는겁니까? 모두 100척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지상으로 수많은 수의 장약탄들이 운반되고 있습니다. 워프게이트를 통 해서이지요. 비공정에 실을수 있는 포탄의 수는 한계가 있습니다. 10척의 함선 들은 오로지 장약탄을 수송하는데 이용할 예정입니다." 왕들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시 라티스가 물었다. "과연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분체들에 대한 공격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 니까?" "음, 제가 가장 고민한 점도 바로 그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것의 공격패턴 세 번째는 바로 그 문제의 분체입니다.워낙 숫자가 많고, 재생력까지 갖추고 있어 서 상대하기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조사한 바로는 그것은 마 나를 가지고 있는 생명체를 찾아내어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것에 흡수되었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아보면, 아래로는 마법으로 광 대짓을 해 연명하는 사람으로부터 위로는 마스터급의 마도사나 소드마스터들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마나와 관련있는 자들이었습니다. 단한차례 보통의 사람 들을 흡수한적 도, 건물같은 무생물을 공격한적도 없습니다." 제히드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므로, 비공정 자체를 공격하지는 않을것으로 보여집니다. 비록 마나추동 포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무생물 촉매 마법도구로, 역시 분체의 관심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각 비공정에 타고있는 마도사들을 제외하고는 분 체들의 공격을 받는 것은 없을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그때, 라티스가 입을 열어 그의 말에 긍정의 뜻을 나타냈다. "제가 알고있는 바도 현왕 전하의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분체들은 비공정보 다는 아래 밀집해있는 마도사들과 소드 마스터들에게 더 큰 관심을 보일것입 니다. 그들을 미끼삼아 분체들을 유인하고, 그 사이 비공정들이 그것으로 접 근해 물리적 공격을 가한다면 드래곤들이 해내지 못한일을 우리 인간들이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두 사람의 이야기에 다른 왕들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 하고 있었다. 일단 아는 바가 거의 없는데다가 이들의 이야기가 꽤 그럴사 하 게 들렸기에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는 못했으나,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기에 도 상황은 너무 절망적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1백여 드래곤들이 힘을 모아 저 것에 공격을 퍼부었었다는데, 그런 그들이 실패한 것을 과연 인간들이 해낼 수 있는 것인가? 그들의 표정에 드러난 그들의 의사는 이 현왕 제히드와 라티스의 눈에 너무나 선명히 비쳐왔고, 그에 제히드가 다시 한번 확신에 찬 말을 했다. "걱정 마십시오. 인간들, 바로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믿지 못한다면 그 누구 를 믿을수 있겠습니까?" 그때, 여태껏 잠자코 있던 북령주 신왕 브로데일, 법칙과 질서의 신 엘류시안 의 최고위 신관인 그가 문득 입을 열었다. "게다가, 우리 땅의 국민들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현왕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마나를 가진자만을 노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이들을 이렇게 이곳에 모 아 두었으니, 더 이상 전능수가 도시를 파괴하는 일은 하지 않을것입니다. 우 리가 희생함으로써 우리땅의 국민들을 보호할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왕의 자 리에 있는자로서 자랑스러워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다들 서로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자신들이 스스로 미끼가 된 듯한 느낌은 영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씁슬해하는 그들의 모습에 제히드는 피식거리며 설명을 맺었다. "그럼, 항로는 북동쪽으로 유지하겠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이렇게 앉아 편하게 숨을 쉴수 있는 시간은 이틀 정도일 겁니다. 지금 좀 쉬어두는 게 좋겠지요. ." 이 말을 끝으로, 그는 지금까지의 여유있던 미소를 입가에서 슬쩍 지웠다. 그리고 시종들의 안내에 따라 왕들은 비공정 내부에 위치한 각자의 방으로 향했 다. 장시간의 회의로 지친 몸을 잠시 쉬기도 할 겸, 전술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할 겸 각자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계속-------------------------------------- 음냐리 냥냥 비공정정정~~~~~~ 으히히히히~~^_^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 -------------------------- 1999/09/10(01:09) from 203.229.239.168 작성자 : 戮屍러루 (mariae@hanmail.net) 조회수 : 112 , 줄수 : 348 초룡 343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343 - ------------------------------------------------------ --------------- "하아아..." 고요히 밤하늘을 미끄러져나가는 기함 크라테리움, 그 상갑판에서 한 금발의 소녀가 조용히 난간에 턱을 괸 채 풍성한 머리결을 바람에 휘날리며 조용히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지막한 한숨 아래로 짙은 어둠이 깔린 대지가 아스라히 스쳐지나갔다. "음?" 문득 인기척이 느껴졌다. 세를레네는 고개를 돌렸다. 평범한 여행자의 복장을 한 한 흑발의 소년이 그 녀가 서있는 상갑판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소년 역시 아무 말없이 미소로만 대꾸한 채 그녀 옆에 와 섰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무런 대화 없는 가벼운 고요가 그들 사이를 흘렀다. 차가운 밤바람이 둘 사이를 스쳐지나갔다. 문득 소녀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지냈어요?" 대답은 곧바로 나오지 않았다. 소년의 시선은 여전히 먼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참 후에야, 나지막한 신음에 가까운 대꾸가 흘러나왔다. "글쎄요......" 소녀는 살짝 머리결을 쓸어올렸다. 풍성한 금발이 달빛에 반사되어 찬란히 빛 났다. 그녀는 다시 물었다. "국왕이 되신 것, 축하해도 되나요?" 소년의 입가에 쓴웃음이 걸렸다. "이 상황이 무사히 끝난다면야." 소녀 역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둘은 다시 허공으로 시선을 옮겼다. 바람 이 스쳤다. 지상의 희미한 불빛들이 아스라히 스쳐지나갔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소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피트씨는 따로 행동하시더군요." "그는 달의 여신 하르니안 신전의 대리자이니까요" 난간에서 팔을 떼며간략히 대꾸하는 소년의 말, 소녀의 두 눈에 일순 의아 한 빛이 맴돌았다. "어떻게?" "그 괴물이 사르바잔의 대신전에도 거쳐갔었다더군요." "흐응....." 소녀는 나직히 신음을 내뱉었다. 잠시 후, 둘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갑판을 지나 선실 복도를 통과하여 그들은 말없이 밤하늘을 걸었다. 문득 소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소년은 의아해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은 빛이 새어나오는 곳, 그들이 지나가던 복도 한쪽의 선실 창문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입이열렸다. "계속 저 분들과 같이 지내셨나요?" 세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곳은 바로 자신들의 객실 창문이었다. 2층 침대 위에 앉아 있는 백색 로브를 입은 소녀의 모습 뒤로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누워있는 갈색머리의 여인이 보였다. 여인은 한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 다. 손에 큼지막한 서적을 하나 든 채 열심히 그것을 읽으며 간간히 주변을 향 해 입을 열고 있는 붉은 머리의 미소년을. 세를레네가 다행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린은... 많이 밝아진 것 같군요. 적어도 3개월 전보다는." 그러나 세틴은 전혀 다행스럽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희망이 있거든요." "희망?" "하아아아아." 문득 소년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전능수의 배를 가르고 엄마를 구해내겠다더군요. 제법 열심이에요. 역시 드 래곤은 드래곤이더군요. 채 2개월만에 5서클 마법까지 마스터했어요." 소녀는 무심코 다시 선실 창문을 통해 안쪽을 바라보았다. 아린의 두 눈에는 생 기가 있었다. 그녀가 알고 있던 마지막 모습과는 다르게. 그녀의 푸른 두 눈동 자에 처연한 빛이 맴돌았다. 한참 후에야, 그녀의 입이 띄엄띄엄 열렸다. "잔인... 하네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세틴은 힘없이 대꾸했다. 세를레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가 갔다. 그녀였던들, 저 아린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희망을 깨부수는 발언을 할 수 는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아린이 그런 황당한 생각을 하게 된거죠?" "늑대와 빨간망토 이야기를 읽었죠." "....아린답군요." 세를레네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돌렸다. 세틴 역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 다. 그때였다. "흐음. 단란한 시간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만..." 선실 복도 건너편으로 낮고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세틴과 세를레네의 고 개가 돌아갔다. 한 남자가 보였다.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중년 마법사의 모습이. 세틴의 미간이 짙게 찌푸려졌다. 목소리가 이어졌다. "잠시 일행 분들을 좀 뵐 수 있을까요 세틴 전하?" 낮익은 목소리, 세틴이 불쾌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오 가스터공?" 그러나 가스터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을 이을 뿐 이었다. "전능수 퇴치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일입니다만." * 비공정 선단이 이륙한지 이틀째 되는 날, 그들은 마침내 그들의 목적지 북령주 남부지구 상공에 도착했다. 지금 대 전능수 공격 함대의 최 전방을 맡은 비공정 세이뉴호의 상갑판 위에는 40여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 서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대포 한 구당 2 명씩으로, 공격방향, 즉 전능수가 있는 방향에는 모두 20명의 포수가, 그리고 그 반대편엔 10명의 포수만이 배치되어 있었다. 다른 10명은 기타 비행에 필요 한 여러 장비들을 손보고, 배의 파손에 대비하며,배 자체의 운전을 맡았다. 난 생 처음 조정해 보는, -조정뿐이 아니라 이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처음 알았다.- 비공정의 조정에 약간 어색함도 느꼈으나, 오히려 배를 조정하는 것보 다 쉬운 편이어서 요 몇일간의 비행으로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었다. 사실 요 전날까지만 해도 이들을 어느정도 들떠 흥겨워 하는 분위기였다. 비 록 소문으로 전능수의 위력에 대해 듣기는 했으나, 어디까지나 소문은 소문이 다. 게다가, 이들중 대부분은 선원 출신으로 어지간한 일에는 눈하나 깜짝이지 않는 강심장들이었기에 그런 와중에서도 갑판위에서 하늘을 난다는 것 자체를 즐길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것의 모습이 보이자, 모두는 하나 둘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그것은 거대한 구름에 휩싸여 있었다. 마치 거대한 부유대륙처럼 허공에 우뚝 자리잡은 채, 주변의 모든 것을 압도하듯이 떠있는 거대한 존재.... 비공정 세이뉴의 선장은 파이프 담배를 열씸히 빨아대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사실 지금 이 세이뉴호의 선장이 될 사람이 아니었다. 15년이나 부선장 자리에 있던 그는 3개월전 한 선박길드의 눈에 들어 차기 선장 명단에 등록되며 새 배를 할당받았다. 이제 막 건조를 시작한 새 배로, 돛대가 두 개나 되는 중형 범선을. 그런데 그 바로 다음날 동령주의 명령으로 배는 요상하게 제작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바다 대신 하늘을 날기 시작한 것이다. "휴우.... 살아 돌아갈수는 있는 건가?" 흰 수염이 턱에 덥수룩한 초로의 선장은 집에있는 손녀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 쉬었다. 바다에서 평생을 보내 닳고 닳은 그였으나, 저 눈앞에 있는 거대한 물 체가 두렵기는 매한가지였다. "선장님. 풍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명령을 하달해 주십시오." 그때, 일등항해사가 선장에게 이렇게 외쳤고, 그에 선장은 조타수를 향해 명 령을 내렸다. "타의 방향을 15도 좌측으로 꺾어라. 우리 함선이 지금 최전방에 위치하고 있 다. 우리가 방향을 잘못잡으면 뒤쪽의 배들 역시 방향을 잃게 된다. 귀공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예. 알겠습니다. 타의 방향 좌측 15도. 움직였습니다."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선장의 등뒤로 거대한 타가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배의 타와는 상대가 안되는 크기였다. 선장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타가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굵은 체인이 감겨져 그것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꺾이는 타의 모습을 보며 문득 노선장의 입에서 감탄이 섞인 웃음이 터져나왔다. "역시 제국 동령지에는 괴상한 기구들이 많아. 배가 하늘을 날리라고 누가 생 각했을까. 허허." 점점 거리가 가까워졌다. 이제 아스라히 구름 저 편으로 보이던 저 거대한 부유 섬은 완전히 육안으로 식별할 있을 정도로 확연하게 보이고 있었다. 흐릿한 안 개처럼 시야를 어지럽히는 구름 사이사이로 검붉은 흉칙한 외양이 드러났다. 동시에 비공정들이 반원형의 모습으로 자리를 이동하며 진형을 짜기 시작했다. 두 개의 반원이 겹쳐져 있는 모양으로, 작전회의에서 이야기 했듯, 앞부분의 반원은 전능수의 공격에, 그리고 뒷부분의 반원은 앞의 반원에 서있는 비공정 을 보호하는 역할인 것이다. 그때, 한 분체가 비공정의 바로 곁을 스쳐 날아갔다. 쉐에엥 하는 바람을 가 르는 소리와 함께 그것이 스치자 갑판위에 있던 수부들이 아이쿠야, 놀라 소리 를 질렀다. 가장 앞열에 서있던 마법사들 역시 놀라 두걸음이나 뒷걸음질 쳤 다. "저기 봐라! 지상은 이미 전투중이다!" 한 선원이 외쳤고, 그에 모두들 난간 밖으로 고개를 빼곰히 내밀었다. 아닌게 아니라 수천명의 마도사, 검사, 신관들이 어우러져 전능수의 분체들과 다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 가득 붉은 연기가 바람을 따라 흘렀다. 일등 항해사가 선장을 향해 외쳤다. "기함 크라테리움으로부터의 명령입니다. 붉은 연기는 전속 항행후 전능수의 오른쪽 정위치에 멈춰라, 라는 뜻입니다." 선장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고 있다. 조타수, 키의 위치를 지금으로 고정하고, 마나엔진의 효율 을 80퍼센트 선까지 올려라. 각 승무원은 자신의 위치에서 기다려라. 두분 마법사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초로의 선장의 목으로부터 우렁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비공정 세이 뉴호는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소리와 함께 그 커다란 기체를 전면으로 향했다. 모두의 이마에 작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이제, 시작된 것이다. * 아마 처음일 것이다. 이 많은 소드 마스터가 한자리에 모인, 그리고 이 많은 마도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더 나아가 이 수많은 신전의 봉사자들이 한곳에 모 인 것은. 그들은 지금 전진을 짜고 있었다. 사실 이시대의 전투는 진형이라는 것이 거 의 없었다. 인간들 개개인의 무력차가 엄청난데다가 마법사의 마법 역시 지나 칠 정도로 위력있었기에, 전쟁의 승패는 이런 이들에 의해 나는 경우가 비일비 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전능수를 한칼에 무찌를 영웅따 위는 없다. 드래곤 1백여개체와 싸워 상처하나 입지 않은 저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형의 기본은 긴 것을 앞에, 짧은 것을 뒤에 쏘는 것은 그 뒤에, 인 법. 이것 을 기본으로 가장 앞에는 검사들이 그리고 그 바로 뒤에는 방어의 역할을 하는 신관들이 자리를 잡았다. 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마도사들은 그들의 뒤쪽에 위 치하고 있었다. 이러한 진형은 국소적인 것으로 전체적으로는 산개형 진형을 짰다. 이 모두는 바로 현왕 제히드의 생각으로, 전능수의 공격패턴에 가장 효율적인 방어를 할수 있는 형태였다. 정확히는 전능수의 브레스를 두려워 해 그것에 몰살하지 않기위해 산개진형으로 진을 짠 것이었다. 게다가 이들의 적은 전능수의 본체가 아니었다. 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숫자의 분체들이 이들의 상대인 것이다. 한편, 공중에서의 전투도 막 개전 직전에 들어 있었다. 어느덧 포위는 완성되었다. 위에서 보아 반원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진형 은 비공정의 한면이 전능수로 향해 있었는데, 바로 포격 대형이었다. 이 백 척에 이르는 비공정의 두뇌격인 기함 크라테리움은 반포위진의 뒤쪽 약 간 더 높은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다른 함선에 비해 그 크기가 거의 두배나 되 는 녀석으로, 동령주가 황제에게 진상하기 위해 제작한 배였다. 마나엔진도 다 른것의 네 배가량이나 되었고, 커다란 프로펠라도 네 개의 동력축에 모두 열 여섯 개나 달려 있었다. 타의 개수도 여덟 개다. 특별히 유리창을 많이 이용해 선실 안에서 밖의 상황을 훤히 바라다 볼수 있 었는데다가, 태양빛에 창이 반사되며 반짝이는 모습은 황홀하기 까지 했다. 그 래서 황제가 제작기간중 친히 방문해 이 배를 보고는 흡족해하며 글라세부르 크, 유리의 성이라는 별명을 친히 짓기도 했었다. 사실, 제대로 완성되었다면 이보다 훨씬 화려했을터이나, 급히 서둘러 완공한 덕에 아직 장식을 채 마치지 못했다. 기구 옆면에 황실의 문장마져 새기지 못 했을 정도이다. 물론, 이제는 황제의 비공정이 아니니 그럴 이유가 사라졌지 만.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크라테리움의 갑판으로부터 두 개의 빛이 반짝이며 허공으로 무언가가 날아올랐다. 그것은 펑, 하고 터지 며 사방으로 연기를 내뿜기 시작했고, 곧바로 일대의 하늘이 그것에 의해 붉게 물들었다. 그와 함께.... 펑, 퍼펑! 함선이 일제히 불꽃을 뿜어냈다. 50척의 비공정으로부터 각 10문의 대포를 통 해 대낮에도 보이는 밝은 불꽃이 솟아났고 쉐에엑 무언가 거뭇한 점들이 바람 을 가르며 전능수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는 채 10초도 흐르지 않아 전능수의 몸에 그것들이 부딪히며 콰광 하는 굉음을 냈다. 화약이 폭발한 것이다. 전능 수의 몸은 일순간에 너덜너덜 해 졌고, 일부 살점이 떨어져 나가며 바닥으로 후드득 떨어졌다. 바로 다음순간, 50척의 함선 바로 뒷열에 있던 30척의 함선이 일제히 불을 뿜 었다. 아직 전능수가 촉수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 멍청히 촉수공격을 기다리며 서 있을 이유가 없다. 콰과광! 다시 한번 굉음이 울렸고, 전능수의 몸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만신 창이가 되어버렸다. 이미 전능수의 몸 위 더 높은곳에 떠있는 함선들로부터 이제 막 공격이 시작 되었다. 이들은 다른 함선과는 달리 포탄을 발사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갑판 에서 전능수를 향해 포탄을 굴러 떨어뜨려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1차 공격이 시작된지 채 5분이 흐르기도 전에 다시 한번 앞열 50척의 함선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전능수는 비록 빠른 속도로 몸을 회복시키고 있었으나, 워낙 상처가 심해 채 회복을 마치기도 전에 날아온 포탄에 의해 더더욱 심하게 망그러졌다. 비록, 전능수 자체의 크기가 워낙 어마어마하기에 상처 하나 하나 의 크기는 무시할만 했으나, 그런 것이 이제 거의 천여개에 이르자 육안으로 보아도 꽤 큰 상처가 났다는 것을 느낄수 있을 정도였다. 선원들은 이런 모습에 어느덧 자신감을 찾았다. 가장 전방에 있던 세이뉴호 역시 조금전까지의 고요하고 침울하던 모습을 완전히 떨쳐버리고는 약간은 들 뜨고 활기찬 분위기가 되었다. "제 3탄 장전준비! 마화약 장약! 포탄 장전! 발사! 포신소제!" 이 다섯마디가 반복적으로 갚판위에 울리웠다. 갑판장은 손에 샤벨을 든채 꽤 그럴사 하게 다른 선원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그의 수신호에 맞춰 선원들은 마 법으로 제작한 화약을 장전하고, 탄알을 포구에 밀어넣고, 불을 붙이며 포신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했다. 선원들은 갑판장의 명령에 맞춰 몸을 움직이면서 눈으로는 멀리 전능수를 바 라보고, 입으로는 옆의 동료와 잡담을 주고받았다. "야!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저것 보게나. 저 괴물녀석의 몸이 너덜너덜 해졌 어." "역시 동령지의 물건들은 신기하기 짝이 없다니까! 전에도 그 뭐냐 마을에 마 나로 움직이는 시계탑이 들어왔는데, 시간이 어김이 없더라구." 오히려 멍청히 서 있는 것은 마법사나 검사들이었다. 이 비공정에 타고 있던 검사는 기껏 대포를 다루는 선원들 뒤에 서서 멍하니 저 전능수를 바라보고 있 었고, 마법사들 역시 선두루에 서서 멍청하다 싶은 표정으로 주위 구경을 하고 있었다. 저정도 거리라면 자신들의 실력으로는 1서클 이상의 마법은 무리였기 에 정말이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계속--------------------- -------------- 으먀먀먀 냥냥냥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10(17:31)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98 , 줄수 : 308 초룡전기344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4-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9/10 읽음 1594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 사방으로 터져나오는 자욱한 포화 속에서, 몸이 날려갈 듯한 거친 바람에 맞서며 세틴은 띄엄띄엄 입을 열었다. "정말 갈꺼야?" 아린은 당차게 대꾸했다. "응!" 세틴은 눈쌀을 찌푸렸다. 그들이 서있는 곳은 비공정의 최 하단에 위치한 작은 출입구 중의 하나였다. 원래는 짐을 적재하기 위한 창고의 출납구인, 발 밑으로 아스라히 내려다보이는 대지가 섬뜩하게 비쳐지는 상공 수백 미터 위의 작은 출입구. 거친 상승기류가 포화의 소리를 싣고서 귀가 따 갑도록 울려대고 있는 곳이었다. 출입구 앞에 버텨서서 저 까마득히 아래로 보이는 전능수의 거체를 향해 손목을 까닥거리는 아리아와 그녀의 곁에서 비슷한 동작을 행하고 있는 아린을 바라보며 세틴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 "그의 말은 믿을 수가 없어." 곁에 있던 유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동감이에요." 그리고 말은 안 했지만, 피트와 세를레네 역시 같은 표정들이었다. 그들은 아무 말없이 화물 한 켠에 몸을 의지한 채 걱정스런 눈빛으로 아린과 아리 아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문득 통로 한쪽 귀퉁이를 움켜쥔 채, 아래를 바라보던 아리아가 고개를 들 었다. 그녀의 입에서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가 우리를 함정에 빠트릴 이유도 없지 않나요?" 대꾸는 없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난 무슨 함정이 있더라도 가야만 하니까." "그럼, 갖다올께!" 아린의 이 기운찬 외침을 마지막으로 그들은 출입구로부터 발을 뗐다. 그리고 그들은 거친 상공의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저 아래 아스라히 보이는 그들의 목표, 거대부유체 전능수 엘디클리쳐를 향해. 세찬 기류에 휘날리는 자신의 머리결이 거추장스러운 듯 눈을 깜박거리던 유나 가 불현듯, 처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일이 무사히 끝난다 해도, 아린의 부모들은 돌아오지 않을텐데요....." 세틴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어 밖을 내다보았다. 바람이 더욱 거세어졌다. 옷자락이 머리결과 더불어 휘말리며 세차게 펄럭였다. 포화소리가 짙어졌다. 아우성이 울려퍼졌다. 기체가 점점 더 진동하기 시작했 다. 저만치서 불타올라 떨어지는 비공정들이 모습이 하나 둘 눈에 띄였다. 한참 후에야, 세틴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건, 아린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 * 낙하는 쉬웠다. 그리고 빨랐다. 그것은 삽시간에 눈 앞으로 다가왔다. 꿈틀거리는 괴이한 조직 위로 사뿐 히 착지하며 아린과 아리아는 조심스레 그들 발밑의 생체조직을 건드려보 았다. 닿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흡수한다는 전능수 엘디클리쳐, 그러나 그것은 이들에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 아린은 무릎을 꿇고서 그것의 표면을 건드려보았다. 물컹거리는 불쾌한 촉 감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아무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역시, 그의 말대로군요." 아린은 무릎을 펴고 일어나 주위를 바라보았다. 이것이 생명체의 일부일까? 까마득한 대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검붉은, 마치 불타버린 대평원같은 모 습으로 그것은 아린의 발 밑에 깔려있었다. 아리아는 조용히 자신의 등에 손을 얹었다. 거대한 대검이 그녀의 가녀린 손아귀에 잡혔다. 아린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게 가스터에게서 받은 거야?" "네." 아리아는 쌀쌀맞게 대꾸하며 그것을 한번 휙 휘둘러보았다. 이델론에서 잃 은 그녀의 예전 대검과 전혀 외양 상으로는 차이가 없는 거대한 대검, 아린 이 그 대검의 검날을 보며 불쾌하다는듯 중얼거렸다. "왠만하면 이름 좀 바꿔." 아리아는 아린의 손을 잡은 채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거대하기 그지없는 그 녀의 대검, 그 한 가운데에 한 문장의 문자가 적혀있었다. 전능의 검, 가스터 브레이드라고. 그것도 고대어로 참 큼지막히도 박아놓았다. 참으로 악취미라고밖에 할말이 없겠지만, 그녀는 대수롭잖게 대꾸하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나중에 지우도록 하죠." 확실히 조용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저만치 까마득한 상공 건너에서는 지 금도 여전히 격전이 한창인 것이다. 간간히 발밑이 흔들렸다. 저만치 여기저 기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무려 길이 만 1.5KM의 거체의 위, 틈틈히 이어나는 폭발들은 그들에게 그다지 영향을 주 지 못했다. 그들은 이 거체에 비하면 벼룩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는 것이 다. 게다가 다른 모든 이들이 겪은 일들도 무사히 피했다. "그럼, 다른 이야기도 대충 맞다는 의미일까?" 아리아는 조용히 어제의, 가스터가 설명했던 것들을 떠올렸다. `이 상황에서 마나를 가진 이들 중 저 존재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셋 뿐이오.' 그는 그 모든 것을 칼슈타인의 레어 속에서 알았다고 했다. `나와, 저 키메라 아가씨, 그리고 이 귀여운 빨간머리 소년.' `어째서죠?' 세틴의 질문..... `아리아씨의 경우는 이해가 갑니다. 전에 설명을 들었었죠. 그녀 역시 그것 과 같다는 것을.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그리고 가스터는 말없이 오른손을 들어보였다. 그것으로, 그에 대한 의문은 풀렸다. "그렇군. 그렇다면....' 그러나 세틴의 질문은 이어졌다. `아린은 왜?' `저 소년은 저것의 천적이니까.'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는 없는 거요?' `자세하게 설명해 줄 만큼 알지 못 하오. 내가 보는 것은 현상의 결과이지 현 상의 원인이 아니오.' 그는 모든 것을 말해줄 듯 하면서도 필요한 것 이외에는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단지 확실한 것은, 전능수 엘디클리쳐는 마나가 아닌 존재 자체를 느끼기 때 문에 어떤 마법으로도 그의 눈을 피할 수는 없지. 마나를 감출 수는 있어도 마나 자체를 없애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아린, 저 소년의 특이점은 다들 알고 있을텐데?' 그렇다 해도 여전히 모순은 남아있는 법, 세를레네가 그 점을 지적하고 들어갔 다. `뭐, 그렇다 쳐요.' 그녀는 화난 듯이 보였다. `그렇다면 왜 그대는 가지 않지요?' `나는 갈 수 없소.' 그는 여전히 태연하고 부드럽게 말할 뿐이었다. `나는 먹히는 자이지. 바깥에서야 분체만의 인식일 뿐이라 다른 분체에게 먹히는 것으로 인식되는 나를 진짜 분체가 반응할 리 없으니까.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달라지지. 그들에게 나란 존재는 채 소화되지 않은 맛난 스테이크 조각 정도로밖에 안 보일테니.' 모두는 격분했다. 그의 말은 아무런 댓가없이 이들을 이용해먹겠다는 것에 지 나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다음 말은 아리아로 하여금 그녀가 이곳으로 오 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 가스터의 다음 말이 떨어지는 순간, 이들은 이 곳에 오겠다는 것을 곧바로 결정해버렸었으니까. "아리아? 뭐해?" "아..." 아리아는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아린이 양 손에 불꽃을 머금은 채 그 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들어가려면 구멍부터 뚫어야 할 것 같은데?" 바닥을 내려다보며 막 불꽃을 던지려는 아린을 바라보며 아리아는 조용히 고 개를 저어 그를 제지했다. `들어갈 방법은?' `그대의 의지, 그것만으로 충분해, 키메라 아가씨. 저건 그대의 같은 존재 이니까.' 그녀는 가스터와의 대화를 상기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바닥에 손을 대 었다. 마치 그녀의 의지인 듯, 바닥은 소리없이 꺼져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리고 마침내, 그것은 거대한 검은 구멍을 그들 앞에 드러내었다. 아린이 손끝을 까닥거리며 기운차게 외쳤다. "좋아! 들어가자 아리아! 엄마랑 칼슈타인님을 구해야지!" 아리아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러나 아주 희미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 작고 사랑스러운 그녀의 연인에게 진실을 말할 만큼의 용기가 없었다. 아 리아는 저 아린의 밝고 활기찬 얼굴을 바라보며 언제나처럼, 그러나 힘없이 대꾸했다. "네, 아린." * 전투의 양상은 별반 변화가 없었다. 지상의 전투도, 공중의 전투도 어느 쪽 에 별다른 우세함 없이 끊임없는 소모전 양상을 띄고 있었다. 물론, 한쪽 은 무한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명 그 반대편이 불리한 것이겠지만. 전능수가 도대체 왜 그렇게 격렬하게 비공정을 공격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제국 전체의 국력이 피폐해질 정도로 요 3개월간 엄청난 돈을 쏟아부 어 만든 장약탄이 거의 절반이나 소비됐음에도, 겨우 침몰된 비공정은 27척 뿐이라니. 한번에 수 개체씩 전능수에게로 흡수되었던 드래곤들이 알게된다 면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사실, 여기있는 부대 모두를 끌고 간다 하더라도 칼슈타인은 커녕 칼세니안 하 나도 어떻게 못했을 것이지만 전능수의 특성이 특성이니 만큼,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동등한 싸움을 벌이는 듯 했다. 그덕에 인간들은 점점 자신감을 되찾아 가 고 있었다. 상황이 이럼에도, 전능수는 이상하게 촉수를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두 개의 드래곤 헤드만을 내어 놓은채 간간히 브레스 공격을 사용할 뿐이었다. 그 것도 하나는 지상, 그리고 다른 하나는 공중으로. 피부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으스러져 붉은 체액을 울컥울컥 내어놓는 그런 상황임에도 전능수는 웬지 여 유를 부리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단지 좋게만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이 상황에 대해서, 왕들의 회의실에서도 이 것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에 꽤나 고민하고 있었다. 현왕 제히드가 눈쌀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지나치게 피해가 적군요. 예상을 벗어났다는 것은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좋은 일이라고 할수는 없지요." 신왕 브로데일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동감이오. 우리의 포격이 비록 위력적이긴 했지만... 재생조차 하지 않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군." "분체들을 공격하느라 이쪽에 정신을 못 쏟는 것이 아닐까요?" "설마, 그 정도 능력밖에 없다면 드래곤들이 그렇게 당했을 리가 없잖소." "그렇다면 도대체...?" 그때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그들의 활약일지도 모르죠." "그들?" 왕들은 의아해하며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회의장 한 켠, 카르셀 국왕의 뒷자리에 조용히 서있는 검은 로브의 중년마법사의 모습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현왕 제히드가 의아하다는 듯 안경테를 들춰올리며 질문을 던졌다. "무엇인가를 알고 있소 가스터 공?" 그러나 그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글쎄요...." 말미를 흐리며 씨익 음산한 미소를 짓는 가스터의 모습에 모두는 눈쌀을 찌 푸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남령주 마도여왕이라는 직책을 가진 금발의 소 녀와 리베이드의 새로운 소년 국왕은 더더욱. ------------------------------계속--------------------- -------------- 음냐냐냐 무효효효 으히히히히~~~~~~~ 오늘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1시간동안 미친 듯이 춤을 춰봤다. 음...왠지 나 제 정신 아닌 것 같아... 요새 왜 이러지? 전에는 비맞아가며 춤추는 바람에 감기까지 걸렸는데--;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 ------------------------------------------------------ -------------------------- 1999/09/10(17:33) from 210.223.68.11 작성자 : NOTE (ksh100@netian.com) 조회수 : 112 , 줄수 : 371 초룡전기345 창작:SF&Fantasy 제목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5-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9/10 읽음 56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 폭격이 연이어지고 있었지만 내부에 있는 세리아에게는 희미한 미동 정도밖 에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워낙 전능수라는 존재 자체가 거대하다보니 충격 흡수가 엄청난 것이다.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도 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지금 세리아는 당황하고 있었다. "뭐하는 거예요, 레이크?" "시끄러! 말 걸지 마!" 세리아는 초조해하며 그녀의 옆에서 연신 부들부들 떨고 있는 허름한 갑주차 림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사내는 괴로워하고 있었다. 적어도 세리아가 보기 에는. "제기랄! 나보고 이걸 다 통제하라고? 빌어먹을! 말이 되냔 말이다!" 사내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실날같은 감정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은, 굳어버 린 인형의 얼굴을 한 채 사내는 연신 입만을 놀리고 있었다. "웃기지 마! 난 먹히려고 이 곳에 있는 게 아니라구!" 세리아는 덜덜 떨며 그를 바라보았다. 무감정한 눈, 굳어버린 얼굴, 조금의 표정도 깃들어있지 않은 입가, 그 뒤틀려진 틈 사이로 연신 욕설에 가까운 고 함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때 알았다. 아무런 변화없는 표정 속에서 흘러나오는 격한 감정이 얼마나 무섭게 보이는 것인지를. "티탄? 뭐하는 녀석인지 내가 알게 뭐야? 웃기지 마! 난 그녀석처럼 호락 호락하지 않아! 난 그녀석처럼 촉매가 되기 위해 이 곳에 온게 아니야!" "레이크..." 세리아는 떨면서도 살며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그에게 닿지 않는 듯 했다. "난 빼앗기지 않아! 기껏 찾은 기회야! 결코 빼앗기지 않아! 내 힘만으로 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어!" 세리아는 입을 다물었다. 어떻게 보면 멍하다고 할수도 있는 레이크의 입에 서 문득 광기어린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크크크큭...." 마치 비명처럼, 그의 광소는 이 어두운 둥근 공간안에 나직히 울려퍼지고 있 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광소가 멎었다. 무표정하던 그의 얼굴에 다시금 감 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세리아는 당황하며, 한편으로는 두려워하며 그를 바 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들며 의아하다는 듯 중얼거리고 있었다. "뭐지? 무엇인가가 들어왔군." 고개를 들고 갸웃거리는 그것은 레이크의 행동이었다. 세리아는 내심 한숨을 쉬며 물었다. "위험한가요?" 그러나 그의 대답은 의외의 것이었다. "아니." 갑자기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 아까까지의 당혹해하는 표정이 아닌, 태연자약 의 그것으로. 그는 세리아를 바라보며 의아하다는 듯, 태연하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데 뭐가 위험하다는 거야?" 세리아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예?" * 단지 뭉클거리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그곳에 아리아는 또다시 손을 갖다댔다. 통로가 열렸다. 그녀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그들이 이제껏 걸어왔던 기나 긴 길이 그들 뒤로 아스라히 보이고 있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구멍이 뚫리 는 눈 앞의 고깃덩어리 벽을 바라보며 문득 아리아가 중얼거렸다. "전혀 저항이 없군요." "그러게? 너무 조용한데?" 아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뭐랄까, 두더쥐가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광맥을 찾아 끊임없이 땅을 파는 광부가 된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하여튼 그들은 지금 이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일일이 파내어가면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혀 수고롭지 않게, 단지 손을 대는 것만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아리아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역시... 정확하군요." "그래?" 아린은 대수롭잖은 듯이 대꾸하며 계속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아리아는 속 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긴,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항은 따로 있을 테니까. 아리아는 조용히 손가락을 펴보았다. 오른손 중지 사이에 끼어있는 자그마한 반 지, 그다지 예쁜 모양은 아닌 투박하게 생긴 은빛 링을 바라보며 그녀는 속으 로 중얼거렸다. `얼마... 안 남은 거겠지?' 그의 말이 정확하다면, 정확하다면 말이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죠?' `이것을 받게' `뭐죠?' `봉인 마법이 담긴 마력 아이템이지. 잊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게. 무려 10서 클짜리 마법이니까." 이것이 그가 건네준 것, 아리아는 아무 말없이 그것을 받아들었다. 물론 세를 레네는 여전히 의심스런 눈빛으로 가스터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10서클? 드래곤의 유물인가요?' `드래곤이 뭐하러 저런 걸 만들겠소? 저건 내가 만든 거요.' `당신이 10서클을?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글쎄? 틀림없이 인간의 육신으론 10서클은 사용 못하지 암암.' 그들의 대화는 아리아에게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이 반지를 받아든 것은 결코 가스터의 요구를 응하자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죠?' `간단해. 전능수의 중추핵까지 간 뒤, 그 핵이 되는 4개의 봉인에 그것을 겨 냥하고 시동어를 외치기만 하면 돼. 역봉인. 이것이 시동어지. 그게 다야.' `진짜 간단하군요.' 아리아는 마치 승낙을 한 듯 차분히 물었고 가스터는 좋아하는 듯 보였다. `중추핵까지 가는 방법은?' `들어가면 저절로 알게 될꺼야.' 그는 일이 잘 풀린다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 속에 회심의 미소를 감추고 있었 다. 아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가야할 이유는 없군요.' 가스터의 안색이 변했다. `세계가 멸망할 지도 모르는데?' 아리아는 아린의 손을 꼭 잡은 채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 그녀를 이렇게 만 든 원흉의 요구를 그녀가 들어주어야 할 이유 따위는 없다. 그녀가 이 사태를 책임질 필요도 없다.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아린이지, 이 세상이 아니 었다. 그러나 가스터는 그녀에게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붙여버렸다. `하지만 키메라 아가씨. 당신은 가게 될꺼야.' `어떻게 장담하죠?' 하지만 그녀는 결국 이 곳까지 올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왔어 아리아?" 아린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잠시 상념을 떨치고서 눈을 감았다. 가스터 의 말은 옳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저절로 느낄 수가 있었다. 방대한 힘의 근원이 생생히 느껴졌다. 그것은 이 거대한 존재의 중앙부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간직한 채 마치 생명체의 심장처 럼 약동하고 있었다. "절반 정도? 그 정도 온 것 같아요." 그녀는 조용히 대꾸하며 다시금 손을 뻗었다. 방향을 짐작하는 것은 쉬웠다. 보이지 않는 지침표가 그녀 안에 내재하고 있는 듯 그녀를 이끌고 있었다. 또 다시 열리는 새로운 통로속으로 발을 옮기며 아리아는 나직히 가스터의 말을 되뇌었다. "인간이 되고 싶지 않나? 키메라 아가씨?" * 가스터는 조심스레 갑판 위 난간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전투의 양상은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 간 듯 했다. 물론 지상은 여전히 격전이 한창이었지만 적 어도 그가 서있는 이곳 비공정 선단의 기함 크라테리움은 고요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상하게도 전능수 측에서 더이상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간간히 쏘아오던 브레스조차도 지금은 전혀 없었다. 단지 분체만이 어지러히 지상을 누빌 뿐, 그래서 선단들은 지금 장약을 새로 장전하며 다음 전투준비에 여념이 없던 중이었다. 이 모든 것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살짝 눈을 찌푸렸다. 차가운 고공의 바람이 이 중년마법사의 머리칼을 가볍게 휘날리게 하고 있었다. 그때 한 가녀린 목소리가 그를 일깨웠다. "여기 계셨군요 가스터 공." 가스터는 문득 고개를 돌렸다.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바람 에 휘날리는 그녀의 금빛 자락들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오, 세를레네 전하, 무슨 일이신지?" 세를레네는 살짝 인상을 썼다. 가스터, 그의 행동은 지나치게 정중한, 비아냥 거리는 기색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을 탓할 수만도 없는 것, 그는 지금 인류 최강의, 아니, 드래곤이 사라진 이상 지상 최강의 마법사인 것이다. 그런 그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행동이 아니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와 실랑이를 하느니 차라리 빨리 용건 을 해결하는 편이 옳았다. 그녀는 대뜸 물었다. "어떤 마법이죠 그것은?" 이 느닷없는 질문에 대해 가스터는 살짝 웃었다.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 지 알 것만 같았다. "세를레네 전하, 전하께서도 알고 계실텐데요?" "짐작은 가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아마도 선대 여왕님이 사용하셨던 그것이겠죠? 존재에 필요한 구성요소를 제회한 모든 마나를 흡수해버리는 마법, 그럼으로써 존재 자체를 육신의 유지에 국한시킴으로써 존재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그 것이겠죠." "정확하시구료.그 키메라 아가씨 같은 경우야 인간을 기본으로 했으니 가장 근본적인 형질, 인간으로써밖에 존재못하지.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그녀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것이 되는 거고." "그에 비해 전능수는 근본이 되는 형질이 없다? 가장 전능한, 모든 것을 포 함한 것이기에 오히려 모든 것을 잃는다는 의미인가요?" 가스터는 피식 웃었다. 이 풋내기 마스터 아가씨는 도대체 왜 그를 찾아 온 것일까? "다 알고 계시는군.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요?"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바뀌었다. "왜 10서클이죠? 제가 알기론 그 마법 자체는 그렇게 수준 높지 않았어요. 기껏해야 마나디움의 형질을 뒤바꾸는 것에 불과했으니까. 입력을 출력으로 바꾸는 ON,OFF 스위치처럼."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그 마법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제국 측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했었던 걸로 알고 있으 니까. 그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물론이오. 잘 알고 계시는구려." 마나디움이라는 것 자체가 스위치의 역활을 겸비해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원 래부터 있는 기능이라는 의미다. 즉, 마법 자체가 어려울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근데 왜 10서클이죠?" 하지만 대답은 너무나 간단했다. "사이즈가 다르잖소? 형질의 지속시간을 생각하면 간단할거요. 인간일뿐인 존재를 변환하기 위한 시간과 저 거대한 존재를 변환하기 위한 시간의 차 이, 이 정도 차는 나지 않겠소?" 세를레네는 입을 다물었다. 뭐랄까, 대답 자체는 간단했다, 분명히. 하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은 남아있었다. 앞뒤가 딱딱 맞기는 하지만 그 틈바구니 사이에서 여전히 정체모를 불안감이 그녀를 다그치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저 갈색머리의 중년마법사를 바라보다가 문득 불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린은... 무사할까요?" "아린은 절대적으로 무사하지." 가스터는 자신있게 대꾸했다. "차라리 위험한 것은 키메라 아가씨 쪽이오." "예?" 세를레네의 눈꼬리가 치켜올라갔다. 가스터는 말을 이었다. "왼팔로 오른팔을 때릴 수는 있지. 하지만 허상을 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 소?" "허상? 아린이?" 이 뜻밖의 말에 세를레네의 눈빛이 일순 빛났다. 가스터는 그런 그녀를 바라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결국 마법사는 어쩔 수 없는 마법사인 것이다. 친구를 위해 이곳에 왔겠지만 결국은 지식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그 봉인에 대해 알고 있겠죠?" "마나디움 말인가요?" 가스터의 질문에 대한 그녀의 대꾸는 빨랐다. 서두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스터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마나디움. 드래곤들은 그렇게 부르더군. 엘사나드의 드래곤 하트를 가공하여 만들어진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세계와 세계의 통로." "엘사나드? 설마 그......" "인간들에게는 초룡으로 더 잘 알려져있지. 마나디움의 특성에 대해서는 전 하께서도 잘 알고 계실텐데? 비교해보면 답이 나오리라 봅니다만." 세를레네의 안색이 일순 변했다. 가스터는 다시금 난간에 팔을 얹으며 지나가 는 듯 중얼거렸다. "칼슈타인의 자료는 엄청나더군. 관련자료만 따로 모으는데 꼬박 1개월이 걸렸어." 그녀는 잠시 말이 없었다. 무엇인가를 연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한참 후에야, 세를레네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당신의 말, 전부 진실인가요?" 가스터는 태연하게 대꾸했소. "거짓은 없소. 내 명예에 걸고 장담할 수 있소 이것은." ".....믿어보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돌렸다.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문득 씨익 웃었다. 그리고 나직 히 중얼거렸다. "물론 말하지 않은 것은 있지만......" 그리고 그는 난간에 팔을 얹고 시선을 허공으로 돌렸다. 저만치 거대한 검붉은 덩어리, 전능수 엘디클리쳐를 바라보며 그는 희미하게 웃었다. "지금쯤 슬슬 도착했을려나? 허허헛." --------------------------계속------------------------- -------------- 음... 거 얼마 안 남았군요 끝도. 빨리 끝내자 후훗 음, 카르세아린 2 라.... 더 크리에이쳐 가 카르세아린 2 입니다. 애당초 초룡은 3부작이었으니까요^^ ------------------------------------------------------ -------------------------- (c) Nobreak Technologies, Inc. 번 호 : 18493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49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31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6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1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0 읽음:57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어두운 공간 위로 떠오른 새하얀 화면, 그곳에 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자욱한 붉은 안개 아래 피로 적시어진 수풀과 대지, 그리고 그 위에 엎드려 있는 수많은 인간들의 모습이.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강한 힘을 다루는 자들, 소드마스터, 마법사, 그리고 신관들이 지금 차디찬 시체가 되어 사방에 널려있었다. 물론 그 시체의 모습 은 오래가지 않았다. 허공 가득 부유하는 분체들은 탐욕스러운 포식자라도 된 듯 그들을 하나같이 죄다 삼켜버렸으니까. 애당초 예정되었던 결과였다. 저들은 자신들의 화약이라는 것을 너무 맹신했 다. 그것들의 파괴력은 표피에 깊은 상처를 안겨줄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내 부에까지 치명적인 위력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의 희망이었던 그것 이 전능수에게 분체를 조정하지 못 할 정도로 치명타를 입히지 못 하는 이상 이들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아직도 채 맞서싸우는 자들이 없지는 않았으나 이미 거의 전의를 잃은 듯이 보이는 저들의 모습에 레이크가 만족 스럽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제 부정한 자들의 숫자도 얼마 남지 않았군." 세리아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 까? 분명 그가 원하던 것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그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것'이 원하는 것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그때 문득 레이크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희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응?" 그의 안색이 일순 변했다. "뭔가가 다가오고 있군." "뭐죠?" 세리아는 당혹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까도, 아까도 저렇게 말한 뒤 갑자 기 말을 바꾸지 않았던가? 그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마치 넋이라 도 나간 듯 멍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모르겠어. 아무 것도 없어. 하지만 다가오고 있어." 그녀는 불안해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불안정했다. 도저히 옆에서 보고 있을 수 없을만큼 그는 불안정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확실하게 이해할 만큼 그 녀의 지식이 방대하지 않아 막연한 짐작만을 하는 것 뿐이지만, 적어도 그녀는 레이크의 상태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그들이 있던 이 둥근 공간, 그 검붉은 생체조직의 벽이 일순 갈라지며 둥글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일순 흔들리는 공간의 진동에 세리아는 화들짝 놀라며 갈라진 공간의 벽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는, 마치 통로라도 열 리듯 거대한 구멍이 생성되고 있었다. "뭐...뭐지?" 어둠 가운데 광원이라고는 허공에 떠있는 지상을 비추는 영상밖에 없는 이곳, 그 광원을 바탕으로 어둑어둑한 두 사람의 그림자가 세리아의 눈에 비춰왔다. 그리고 그녀가 채 놀라기도 전에, 그녀에게 있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목소리 가 울려퍼졌다. "어? 레이크다!" 그것은 두 명의 남녀였다. 갈색 머리의 거대한 장검을 허리춤에 찬 한 여인과 미리 알고 있지 않았더라면 틀림없이 여자로 오인했을 붉은 머리 소년, 세리 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의 입에서 놀람의 기색이 완연한 외침이 터져나 왔다. "아린?" 그였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마을을 불태우고 결국 그녀마저 이렇게 만들 어버린 그자가 지금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타이밍에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사건에 세리아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한 채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아야만했다. 정말이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마치 거대한 공 속에 들어온 듯한 둥근 공간, 그 한가운데 말없이 서있는 레이 크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린이 문득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으잉? 아리아? 다 온 거야?" "그런 것 같죠?" 그리고 비록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그 점에 있어서는 아리아 역시 같은 생각인 모양이었다. 아린의 입에서 실망스러운 기색이 완연한 멍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엥? 뭐가 이렇게 시시해? 기껏 마법까지 배웠는데." "정말... 이렇게 쉽게 도착하리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아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공간을 살펴보았다. 너무 쉽게 도착했다. 너무 쉽게. 어떠한 제지도 방해도 트랩도 없이 단지 걸어오기만 했을 뿐인데. 하지만 틀림없었다. 그녀의 느낌이 확실히 이곳이 그녀의 목적지임을 확인시 켜주고 있었다. 게다가 굳이 느낌을 들지 않더라도 확실한 증거가 이 곳에 있 었다. 건장한 갑주를 걸핀 용병 차림의 사내, 4개월 전 그날 칼슈타인의 레어 에서 확인한 바로 그 얼굴이. 그녀는 조심스레 자신의 대검을 꺼내들며 중얼거렸다. "뭐, 일단은 제대로 온 것 같군요." * "그들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까 가스터? 일단은 도착을 해야 자네 계획이 고 뭐고 실행되는 것 아닌가?" "걱정말게 라티스. 하나는 허상이고 또 하나는 같은 존재이지. 전능수는 수많 은 개체의 융합적 존재야. 자신과 같은 또 하나의 존재를 인식할 만큼 체계 화한 이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네." "그렇다면...." "그들은 아주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걸세. 마치 자기집 앞뜰을 나들이 하 듯. 뭐, 문제는 그 다음이지만. 크하하하핫!" * 어떻게 된 것인가? 어떻게 저들이 이 곳까지 저렇게 무사한 모습으로, 되려 너 무 간단하다는 듯 떠들면서까지 이곳까지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인가? 이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뒤로 한 채 세리아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레이크!"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적어도 그녀는 한 가지 사실만큼은 알고 있었다. 지금의 그녀라면, 모든 힘을 잃은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라면 도저히 이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눈앞에 부모와 친지와 마을의 원수, 더 나아가 자신을 죽인 살인마를 두고서도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을 세리아는 레이크를 향해 시선을 돌림으로써 풀 었다. 비록 그녀는 무력하지만 지금 그녀는 지상 최강의 종족조차 허탈하리만치 간단하게 소멸시켜버린 무지막지한 존재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레이크의 반응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갑자기 아린의 이름은 왜 꺼내는거지 세리아?" 그는 마치 눈앞에 나타난 저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듯, 전혀 인식되지 않 는 듯 의아한 눈초리로 세리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레이...크?" 세리아는 당황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저 침입자들을 향한 것이 아닌, 뻥 뚫려버린 공간의 구멍으로 자신의 촛점을 맞추고 있었다. "뭐지? 왜 갑자기 구멍이 뚫린 거야?" 자신들을 완벽하게 무시해버린 채, 멍하니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의 모습, 아린의 입에서 당황과 황당이 뒤섞인 괴상한 음향이 새어나왔다. "엥?" 아리아는 무표정한 시선으로 레이크를 바라보며 대검을 겨누었다. 어쩐지 예상 외의 반응이 그에게서 나오고 있었지만 그녀로써는 일단 최대한의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는 단순한 용병 레이크가 아닌 전능수 엘디클리쳐, 신들의 손에서 태어난 최악의 생체병기를 다루는 영혼의 소유자, 아무리 이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들 함부로 방심할 수 있을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검을 고쳐쥔 채 당장이라도 몸을 날릴 수 있는 자세를 만들었 다. 그리고나서, 천천히 그의 동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 뿐이었다. 불현듯,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리던 레이크의 시선이 일순 또렷해졌다. 동시에 다급해하는 거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멍청하긴! 적이잖아!" "에에?" 세리아는 황망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까까지는 보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보 았다는 듯한 그런 말투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 다. "여자 둘, 아니... 남자 하나, 여자 하나... 아니야. 아무도 없어 저 곳에는. 아니... 여자 둘, 아니... 남자 하나, 여자 하....." "무슨 소리 하는 거지 나는? 아무도 없는데!" "있어! 적이 있다고! 틀림없이 적이야. 내 자신이지만 적이란 말이야!" "아무 것도 없다니까! 이 곳은 내 속이야.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 수 없어!" 고요한 이 어둠의 공간 속으로 거친 사내의 목소리가 연달아 울려퍼졌다. 희 미하게 떨려오는 그의 외침 속에 깊게 파고들어있는 짙은 광기를 느끼며 세리 아는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도대체 자 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도. 모든 상황이 그녀와는 무관하게 제멋대로 흘 러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감정은 아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음.. 뭐 일단..." 아리아는 조용히 대검을 겨눈 채 레이크에게로 다가갔다. 어째서 레이크가 원 래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그녀로써는 알수 없었다. 어째서 그가 지금 저 런 모습으로 저런 소리를 내뱉으며 혼돈스러워 하고 있는 것인지도 그녀로써는 알 수 없었다. 지금 그녀가 알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저 레이크 모습을 한 존재 속에 그녀의 목표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 뿐이었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적이 다가온단 말이야!" "무슨 소리야? 아무 것도 없어! 이 곳에는 오로지 나 뿐이야!" "왜 내가 나를 이해 못하는 거지? 내가 말했잖아? 적이 있다고." "이해할 수 없어! 저긴 아무 것도 없단 말이야!" 처절하게까지 들리는 사내의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울렸다. 그의 목소리가 메 아리치듯 공간 이곳저곳에 스며들어갔다. 아리아는 자신의 대검을 발치 언저리로 끌어내렸다. 그녀는 이미 레이크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있었다. "용건부터 해결하도록 하죠." 차디찬 한 마디가 떨어지며 동시에 그녀의 대검이 허공을 갈랐다. "레이크!" 가녀린 비명 소리가 터져나왔다. 둔탁한 타격음 뒤로 잘 드는 칼로 고깃덩어리 를 자른 듯한 섬뜩한 음향이 뒤를 따랐다. 아리아의 과녁은 마치 벼락맞은 나무 마냥 정확히 둘로 쪼개져버리며 바닥 위로 널부러졌다. 희미한 잔여 음성만을 남긴 채. "아무것도...없...." "적이야.. 여자 둘.. 남자 하......." 그리고 그것은 마치 잘 달군 프라이팬 위의 녹아내리는 버터처럼, 스물거리는 검붉은 생체조직의 그것으로 변해버렸다. 한창 긴장하고 있던 아린이 아리아 를 힐끗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뭐야? 뭐가 이렇게 썰렁해?" "그렇군요, 정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류 절멸의 위기라던가 세계의 종말 정도로 불리어도 과언이 아닐 존재치고는 너무 허무한 결말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 펴보았다. 하지만 주변의 공간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다못해 가벼운 미동조차도. 수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끝날리는 없었다. 당연하게도 아리아의 대검 은 다음 타겟으로 저 수상한 은발 머리의 소녀를 찝었다. "그대는 누구죠?" 차가운 그녀의 목소리에 멍해있던 세리아의 의식이 문득 일깨워졌다. 그녀는 침을 꼴깍 삼키며 아리아를 올려다보았다. 대검, 그녀 자신을 모조리 가리우고 도 절반 이상 남을 것같은 거대한 대검이 새삼 그녀의 두 눈에 들어왔다. 세리 아는 절망하며 눈을 감았다. 지금의 그녀는 단지 평범한 소녀일 뿐인 것이다. `쳇.....뭐야 이게?' 그때, 의외의 목소리가 그녀를 구원했다. "와, 봉인이다!" 아리아의 고개가 세차게, 꺽이지 않았나 걱정될 정도로 격렬하게 돌아갔다. 그녀의 시선이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향했다. 쓰러진 레이크의 잔해 위로, 아린이 반짝이는 무엇인가를 파헤치며 아리아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이거 봐, 이거 맞지 아리아?" 아리아는 힐끗 소녀를 바라본 뒤 발걸음을 돌렸다. 저 소녀는 단순한 레이크 의 지인 정도에 불과했던 것일까? 그래서 여지껏 살아있는 것일까? 왠지 석연 찮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아리아는 그녀를 그냥 놔누기로 했다. 적어도 자신의 느낌 속에서 이 소녀는 그녀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녀 역시 전능 수, 자신과 동류인지 아닌지 정도는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정말 그가 한 말이 전부 진실이었던 것인가?' 아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린의 손에 쥐어진 검붉은 4개의 덩어리들을 바 라보았다. 찬란한 보석같던 그것의 광택은 다 사라지고 단지 희미한 윤곽 위로 반짝이 는 반사광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리아는 그것이 예전의 그것이라 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입이 열리며 나직한 중얼거림이 새어나 왔다. "드디어 끝인가...." 아린은 들떠있었다. 목소리에서도 그것이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이제 아리아도 인간이 될 수 있는 거지? 이 괴물도 없애버릴 수 있구..." 아린의 다음 말이 어떤 것일지는 아리아 역시 익히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리아 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보이고서 조심스럽게 그것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반지를 살짝 매만졌다. 아린의 기대감넘치는 눈빛이 따사롭도록 전해졌다.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 곧, 저 미소를 향해 자신도 웃어줄 수 있을 것이다. 부드러운 얼굴로 저 아이를 쓰다듬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저 아이가 현실을 맞닥드렸을 때, 함께 울고 슬퍼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곧..... 그녀는 눈을 떴다. 그리고 차갑게 외쳤다. "역봉인!" * "아, 맞아 가스터." "왜 부르나 라티스?" "궁금한게 하나 더 있군. 자네 언제 10서클마법을 터득했나?" "그 여왕 아가씨가 그러던가?" "그러더군. 거 신기해서 말이야. 자네 맨날 못 터득하겠다고 징징대지 않았 었나?" "후후훗." "왜 갑자기 웃는 건가 가스터?" "이보게 라티스. 내가 10서클을 터득했을 리가 없잖나? 그것은 인간의 몸으 로는 불가능한 거라구." "에엥? 이봐 자네... 명예를 걸고서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다며?" "라티스, 자네답지않게 왜 그래? 명예가 밥먹여주냐?" ---------------------------계속-------------------------------------- 음..거의 막바지로다... 뭐 얼른얼른 써야쟤. 번 호 : 18494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50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29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7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2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7-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0 읽음:518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찬란한 빛이 공간을 뒤덮었다. 아린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아리아, 그녀로부터 그녀의 모습이 보이 지 않을 정도로, 아니 도저히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백열광이 쏟아 지기 시작했다. "흐으음....." 아리아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마나가 약동하며 반지를 가진 자, 마법의 시동자인 그녀로부터 천천히 빠져 나와 그녀의 손끝의 매개체를 통해 저 끝없는 통로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빠져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눈앞이 아득해지며 전신이 거대한 심연 속으로 스며 들어 산산히 부서지는, 그러나 결코 고통스럽지는 않은 기이한 감각이 아리아 의 전신에 맴돌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거칠게 육신을 부수려던 그녀 안의 격류가 물길을 만난 듯 세차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허공에 붕 뜨는 듯한 아득한 감각과 함께 그녀는 자신의 힘이 서서 히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고통이 아니었다. 그녀는 동시에 오랫동안 잃었던 것을 되 찾아가고 있었으니까. 거대한 빛이 그녀와 4개의 봉인 사이에서 맴도는 동안, 검붉었던 봉인들이 다 시금 휘황찬란한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붉고 푸르고 새하얗고 검은 보 석의 광채를 지닌 예전의 그것으로. 마나와 마나, 에너지와 에너지의 교환이 이 작은 공간 속에서 무한히 일어나고 있었다. 잠시 후, 빛이 사라졌다. 아리아는 문득 눈을 떴다. 허탈한 기분이 밀려들었 다. 그녀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아아...." 기운이 없었다. 동시에 다리가 주춤거렸다. 무릎이 떨려왔다. 무리한 짐을 짊 어진 듯 양 어깨로부터 끔찍한 중량감이 덮쳐왔다. "꺄아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아리아! 괜찮아?" 옆에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아린이 화들짝 놀라 그녀에게로 다 가갔다. 아리아는 무릎을 꿇은 채 잠시 의아해하다 곧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렇게 그녀를 압박하는 것이 무엇인지 금방 깨달았던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아린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얼굴 가득 걱정의 빛이 역력 했다. 그녀는 살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아린. 단지 무거워서 그런 것 뿐이에요." 막 아리아를 부축하려던 아린의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졌다. "무거워?" 아리아는 말없이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 뒤 그녀의 등 뒤로 슬쩍 눈길을 주 었다. 그곳에 그녀의 짐이 있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조금도 무게를 느끼지 못했던 거대한 대검, 거의 대들보만한 크기의 초거대장검이 검집과 함께 그녀 의 등에 묶여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욱씬거리는 어깨를 감싸며 피식 웃었다. `내겐... 더 이상 필요없는 것이군....' 그녀는 조용히 어깨끈을 항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매듭을 매만졌다. 끈이 풀렸다. 전신이 가벼워지며 오랫동안의 멍에가 풀려났다. 아리아는 활짝 웃었다. 즐거움이라는 평범한, 그런 언제나 억눌러야만 했던 감정 이 가슴 가득 피어올랐다. 그럼에도 그녀는 조금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드디어 실감할 수 있었다. 드디어 오랫동안 잃었던 것을 되찾았다는 것을. 인간이 된 것이다.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 실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실소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 왔다. 그러나 그녀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두 눈에 살포시 눈물이 맺 혔다. 이 기이한 광경, 여지껏 보지 못했던 환한 그녀의 웃음에 아린이 당황하며 물 었다. "아리아? 웃어도 돼?" 아리아는 무릎을 꿇은 채 살며시 양 손을 들어 그녀의 사랑스러운 연인에게로 향 했다. 아린이 당황하면서도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녀는 그대로 아린을 꼭 껴안 았다. 따뜻했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것이 다시금 느껴지고 있었다. 가슴 깊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만끽하며 그녀는 더없는 희열을 담은 채 연인의 귓가에 나직히 속삭였다. "물론이죠, 아린." * 기함 크라테리움의 작은 선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던 라티스가 문득 놀랍다는 듯 외쳤다. "동작이 멈췄군. 그들이 제대로 했나본데?" 라티스는 감탄하고 있었다. 꿈틀거리던 전능수의 본체가 완전히 동작을 멈췄 다. 지상을 어지럽히며 무수한 인명들을 학살하고 또 삼켜버리던 무수한 분 체들이 갑자기 통제가 끊긴 듯 허공에서 굴러떨어지며 평범한 고깃덩어리처럼 대지 위를 뒹굴기 시작했다. 이긴 것이다.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그의 눈으로 보기에는 전능수는 지금 완전히 침 묵해버렸다. 친우의 감탄에 미소를 지으며 가스터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기까지는 별거 아닌 일일쎄. 100% 성공할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거 든." 막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려던 라티스가 눈쌀을 찌푸리며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그럼, 뭐가 문제라는 건가?" 그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말했잖나? 난 10서클은 사용하지 못 한다고." "그거랑 이거랑 무슨 관련이라도 있나?" "전능수의 봉인을 위한 마법은 10서클 짜리야. 알고 있어도 사용을 못 한다 고." "응? 하지만 저건 분명히...." 라티스는 의아해하는 눈초리로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 을 이었다. "물론 내 마법 역시 녹록치만은 않지. 적어도 저 거대한 존재를 잠시나마 정지시킬 정도는 된단 말일쎄." 그리고 그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꾸했다. "하지만 그게 다야. 이게 내 한계라고." 그러니까 말인즉슨, 저것은 잠시 동작을 멈추었을 뿐이라는 뜻이렸다? 라티스 의 입에서 당황해하는 목소리가 틔어나왔다. "잠깐... 그럼 저 상황은..." "맞아. 잠깐 행동을 정지한 것 뿐일쎄. 곧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께야." "그렇다면... 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건가 자네는?" "라티스?" 말꼬리를 올리며 자신을 부르는 친우의 목소리에 라티스는 의아해하며 같은 어 투로 대꾸했다. "응?" 그의 친우, 저 지상 최강의 마법사는 입꼬리를 한껏 치켜든 채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 "바다를 퍼올리는 힘으로 우물을 퍼올리면 어떻게 되겠나?" -------------------------계속---------------------------------------- 음. 선전을 위해서 이번 화는 좀 양이 적사와요^^ 코믹월드에 초룡전기 일러스트레이터가 또~ 부스를 냈사옵니다~~~ 부스 이름은 여전히 무릉도원이구요 이번에도 역시 화환 8 패러디 동인지라나봐요^^ 이번 코믹월드 시간은 9월 18,19 양일간이구요 장소는 2호선 삼성역 섬유연합회 2,3층이래요~~ 이번에는 초룡 SD 버튼 (뺐지^^)두 팔거든요~ 아린이랑 아리아랑 기타 등등 ^_^ 와서 좀 팔아줘요 징징 번 호 : 18495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50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28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8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3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8-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1 읽음:52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따뜻했다. 그녀의 온기가 느껴졌다. 평온했다. 닿아있는 모든 것에서 부드러운 기운이 스며드는 듯 했다. 마치 꿈결과도 같은 아늑함을 느끼며 아린은 가만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리아...." 더이상 차갑지도, 냉혹하지도 않게 그녀는 부드럽게, 상냥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왜 그래요 아린?" 그녀의 손길이 아린의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아린은 배시시 웃으며 다시 물었 다. "인간이 된거야?" 아리아의 손길이 아린의 머리결을 쓰다듬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느껴졌 다. 아린은 다시 물었다. "이젠 웃을 수 있는 거야?" 가벼운 웃음소리가 대답이 되어 돌아왔다. "와아~!" 아린은 나직히 환호성을 지르며 아리아를 껴안은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이제 언제나 아리아는 웃을 수 있다. 희미한 미소가 아닌 부드럽고 상냥한 미소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쌀쌀맞은 목소리 속에서 힘들여 자애로운 기운을 찾을 필 요도 없었다. 그녀는 이제 모든 감정을 다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아린은 그녀의 품안에 꼭 안긴채 나직히 중얼거렸다. "이젠 엄마랑 칼슈타인님이랑 다른 사람들만 구하면 돼...." "아린...." 아리아의 동작이 일순 굳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왠지 서글픈 듯이,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린, 잘 들어요." "응? 갑자기 왜 그래 아리아?" 아린은 아리아의 이 느닷없는 태도에 의아해하며 그녀의 품에서 고개를 들 어 아리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주르륵, 똑. 한줄기 핏방울이 아린의 얼굴 위로 떨어져 내렸다. 아린은 화들짝 놀라며 몸 을 일으켰다. 피는 아리아의 코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리아? 왜 그래? 괜찮아? 코에서 피 나." 아린의 말에 아리아는 손을 뻗어 코 밑을 슥 닦아냈다. 그리고 자신의 팔뚝에 묻어난 선혈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째서.... 코피가 흐르는데도 아무 느낌을 받을수 없었던 것일까? "코....피?" "아직도 아픈거야?" 아린의 걱정담긴 물음에 아리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에요. 코피같은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응? 하지만 입에서도.... 피가 흐르는걸?" 아리아는 아린의 말에 다시 한번 팔뚝으로 입가를 닦아냈다. 아까보다 훨씬 많은 피가 묻어났다. 아리아는 소매자락을 들어 입가와 코를 막았다. 그녀의 얇은 옷자락은 순식간에 흥건이 젖어들었다. "....아프지 않아요.... 전혀....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요. 하지만...." 이상했다. 아프지 않을뿐 아니라, 어떠한 느낌도 나지 않았다. 감정은 살아 있었으나, 감각은 완전히 죽어버렸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제어할 수 있었던 팔이 흡사 자신의 것이 아닌것 처럼 축 늘어져 버렸다. "이상해요.... 무언가 이상해요...." "아리아! 왜 그래? 응? 아리아?" "느낌이.... 사라져가고 있어요...." "아리아!" 아린은 아리아의 이름을 애타게 외쳤다. 무얼 해야 할지 알 수없었다. "아린...." 아린의 붉은 두 눈에 아리아의 입술이 조그맣게 달싹이는 모습이 들어왔다. 하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귀를 아리아의 입가로 가져갔고 그제서야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꺼져간다는 말 그대로 그녀의 목소리는 잦 아들고 있었다. "아린...." "왜 그래 아리아? 응? 왜 그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린은 귀를 아리아의 입가로 더더욱 가까이 가 져갔다. 귓가에 촉촉해져있는 입술이 닿았지만, 아리아의 온기가 귀에 전 해질 정도로 귀를 가까이 가져갔지만, 하지만 아리아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 았다. 단지, 붉은 선혈의 따스한 온기만이 느껴질 뿐..... "아리아?" 아린은 아리아를 불렀다. 무너져 내리려 하는 그녀의 이름을. 하지만 아리아는 답하지 않았다. "아리아?" 다시 한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아리아......" 아린은 아리아에게서 떨어져 그녀를 시야 한가득 잡았다. 미동조차 않는다. 왜? 왜 움직이지 않는거야? 아린은 아리아의 두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가 볍게 움켜쥐며 앞뒤로 흔들었다. "왜 그래 갑자기? 응? 어디 아파? 왜 그래?" 대답없이 축 늘어져 있는 아리아와 그런 그녀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아린. 아린의 목소리만이 커다랗게 고요속에서 요동칠 뿐이었다. "왜 그래? 응? 왜그래에...으으응?" 그때 불현듯 차가운 목소리가 아린의 귓가에 와닿았다. "죽은 거야. 이 멍청한 꼬마 드래곤아." "응?" 아린은 고개를 돌렸다. 왠 은발의 작은 소녀가 팔짱을 낀 채 차갑기 그지 없 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린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당신 누구야!"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나? 뭐, 이제와서 알 필요는 없어. 곧 죽어갈 몸이니까. 아니군. 원래 죽 어있는 몸이었지?" 아린은 의심스런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러나 그녀는 단지 그곳에 서있을 뿐, 아린에게 다가오지도, 아무런 짓도 하 지 않았다. 아린은 좀더 그녀를 바라보다가 곧 아리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중요한 것은 아리아의 상태이지 저 정체모를 소녀의 헛소리 따위가 아니 었다. 그러나 그 소녀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아쉽나? 슬픈가? 가슴 속이 아려오나?" "뭐야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기분이 어때?" "뭐라고 하는 거야!" 아린은 인상을 쓰며 저 은발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네 손에 죽어간 사람들... 그 자들도 다 너와 같았어!" 그 진득한 살기에 아린은 일순 몸을 떨었다. 죽어간 자들... 죽어간 사람들... 아린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몰라! 난 아무 것도 모른단 말이야!" "모른다고?" 소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변했다. 아린은 인상을 쓰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리아가 이렇게 되었는데 저 여자는 도대체 왜 자꾸 방해만 하는 걸까? 귀찮게시 리... 차라리 그냥..... 순간 아린의 오른손에 어느덧 붉디 붉은 화염이 넘길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곧이어 사그라져버렸다. 소녀의 다음 말을 듣는 순간. "아린은 행복하게 자랐구나." 아린의 두 눈이 부릅 떠졌다. 그녀의 목소리가 그를 꼼짝못하게 했다. 전신 이 꼿꼿해지며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슬픔이란 건 절망감과도 비슷한 거지.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 같은, 되돌리고 싶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그런 일들이 생길 때 우리들은 슬픔을 느끼지." 차분하고 고요하고 진중한 말투... 아린은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모르겠어...." 목소리는 이어졌다. "아린 네가 나중에 부모님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그땐 저절로 알게 될거야."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아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정하게 물었다. "어떠니 아린? 이젠 좀 알 것 같니?" 아린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소녀를 바라보며 멍하니 중얼거렸 다. "세...리아?" 아린의 양 무릎이 힘없이 꺽이어졌다. 꿇고 있는 아린의 갸냘픈 허벅지 위에 원이 그려졌다. 눈가에서 뺨을 타고 턱으로 흘러온 눈물에 의해. 세리아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소용없어. 그 여자는..." "아니야! 말하지마!" 다급해하는 아린의 모습을 바라보며 세리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겠지. 슬 프고 당혹스럽고 믿어지지 않겠지. 이해해. 충분히 이해해. "그 여자는 완전히..." "아니야!"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세리아는 오히려 미소를 머금은 채 아린을 바라보 고 있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희열의 그것이었다. 복수심에서 말로된... 그녀는 또박또박 입을 열어 분명하게 말했다. "죽.은.거.라.고!" 흐흑, 흐느끼는 소리가 짙게 어둠이 깔린 커다란 공간 안에 울려퍼졌다. 메 아리마저 일지 않는 그의 울음소리는 조금씩 잦아들었고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아....리아?" 아린의 품에 안겨있던 아리아가 부스러져내렸다. 뼈가, 살이 제각기 분리되며 무 너져내렸다. 걸쭉한, 뜨거운 붉은 선혈이 아린의 전신을 덮쳤다. 뜨거운 열기가 화끈하게 아린의 몸을 데폈다. 붉었다. 세상이 온통 붉었다. 뜨거운 불꽃 속에 잠기어있는 듯 붉고 뜨거운 무엇인가가 그의 전신을 덮고 그의 속에서부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돌연 아린이 고개를 젖히며 천정을 향해 목청이 찢어져라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악!" * 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전능수의 일부분이 일순 흔들렸다. 뒤이어 격렬한 폭음 과 함께 한 줄기 붉은 빛이 솟구쳤다. 다른 곳이 또다시 흔들렸다. 또다시 폭 음이 울리며 붉은 빛이 솟구쳤다. 빛,빛,빛, 수십갈래의 빛이 전능수의 내부로 부터 표피를 뚫고 사방으로 비산하기 시작했다. 대기가 떨렸다. 대지가 진동했다. 거대한 파동이 존재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며 격렬히 떨쳐울렸다. 그리고 잠시 후, 모두가 당황하며 바라보는 가운데 그것이 나타났다. 모든 인간들에게 절망을 안겨주었던 그 거대한 부유체 속에서 그것은 찬란한 붉은 빛과 함께 마치 알에서 깨어나오듯 내부로부터 부유체의 표피를 사방으로 찢어발기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것은 한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으로, 그러나 그 어떤 드래곤과도 다른 모습으 로 이 땅위에 강림했다. 검붉은 각질의 피부가 뚜렷한 양각을 이루고 붉게 빛나는 보석같은 12개의 뿔 아래 섬뜩한 보라빛 눈동자가 모든 것을 굽어 살피듯 번뜩이고 있었다. 길고 탄력있는 4장의 날개 아래로 거대한 근육을 내재한 두툼한 등, 그 위로 찬란히 아로새겨진 어둠의 문양이 아스라히 비쳐보였다, 길이가 거의 200여 미터에 이르는 초거체, 그 모습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눈에 일순 공포가 어렸다. 아무도 저것이 어떠한 존재인지 알지 못했다. 기함 크라테리움 위에서 흥분한 라티스를 뒤로 한 채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한 중년마법사를 제외하고는. 그는 저 공포스러운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더없이 유쾌하다는 듯 손끝을 튕기며 자랑스레 외치고 있었다, "빙고~! 축하해주게 라티스! 계획대로 됐어!" -------------------------------계속---------------------------------- 음냐리냐리냐리 냥냥. 인간의 승리라... 이게 인간의 승리로 보인단 말인가? 음 연재속도만큼은 틀림없이 인간승리지..... 무슨 상관이지? -_-;;;;;;;; 번 호 : 18496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50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30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9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4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49-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1 읽음:520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여기는.... 어디? 그리고 나는.... `저것이....아린인가요?' `물론이오 세틴 전하. 왜요? 좀 낮선가요?' 무엇인가가 끓어오른다. 하지만 무엇인지는 모른다. 격한 감정이 머리 속에 서 뒤섞여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다. 단지 그는 날아오를 뿐이었다. 이유도 생각도 이성도 없이 그는 주위에 있는 가장 거대한 존재를 자신의 거대한 발톱으로 찢어발겼다. 왜 그랬을까? 모른다. 이유 따윈 생각나지 않는다. 단지 그렇게 해야 할 뿐이 었다. 촤아아아악! 검붉은 체엑이 솟구쳤다. 하지만 반응은 없었다. 보이지 않았다. 그것의 눈 으로는 아린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었다. 전능수의 입장에서 아린은 존재하 지 않는 것. 하지만 아린에게 있어서 전능수란 거슬리는 거대한 물체일 뿐이었 다. `어떻게.. 저렇게 된거죠?' `완전한 각성이지. 설명해도 모를거야 견습마법사 아가씨.' 크으으으으으.... 아린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울려퍼졌다. 신경질적으로 꼬리를 뒤흔들고 날카로운 손톱을 끊임없이 움찔거린다. 날개의 판막 하나하나까지 평소와는 전 혀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이윽고 아린이 전능수를 향해 힘차게 뻗어나갔다. `나도 모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죠 가스터?' `물론 아니오 세를레네 전하.' `그렇다면... 설명해줘요.' 엄마.... 가장 포근한곳. 그녀가 웃고있다. 나를 향해. 머리를 보듬는다. 좋은 느낌. 나는 엄마의 가슴에 안겨 조용히 조용히 잠을 청하고 있다. 시끄럽지만 고요한곳. 거칠지만 부드러운곳. 그곳에 엄마가 서있다. 날카로운 눈매를 부드럽게 누그러 뜨리며.... 아린의 입에서 핏빛의 화염이 뻗어나갔다. 평소의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힘찬 기세로. 전능수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피하기는 커녕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 조차 느끼지 못한다. 브레스가 닿은 곳, 화염의 힘, 그것에 불타기 시작한다. 하지만 보통의 화염은 아니다. 소멸해 버린다. 사라져 버린다. 전능수의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웠다. 괴로운듯 촉수를 내어 사방으로 휘젓 는다. 마치 의지할 것을 찾는듯 보이지만, 그 절규와도 같은 움직임은 움직임 만으로 끝나고 만다. 전능수의 몸에 난 상처는 예전과는 달리 아물지 않았다. 훵하니 뚫린 구멍 사이로 뒤쪽 평야가 보임에도, 전능수는 그것을 치료하지 못했다. 아린은 다시 숨을 들이마셨다. `초룡이라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의미가 아니었더군요. 드래곤들 사이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으니까.' `다른 이름?' `자신을 잊은 자. 카이레크 슈라스 드라그니드라고.' 옛날이야기. 용사들의 모험담. 이곳은 칼슈타인님의 레어. 그곳에.... 나는 시간이 나는데로 놀러갔다. 그는 언제나 따듯한 용암호수에 반쯤 몸을 담근채 나를 향해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꿈. 어렸을때의 나의 꿈은, 그에 의해서 창조되고, 그에 의해서 자라났으며. 결국 그에 의해 완성되어졌다. `간단히 말해서 미쳐버린 드래곤이란 소리지.' 다시 한번 작렬하는 불꽃. 화염이 꿰뚫은곳, 그곳에는 어느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공기마져 소멸해버린 그곳으로 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친다. `소멸하고 있군요. 저 엄청난 존재가....' 아린의 브레스는 한번에 엄청난 범위의 전능수의 몸을 지워갔다. 소멸한 곳은 재생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지워가고 있는것이다. 아린의 눈동자에는, 하지만 파괴에 대한 아무런 느낌이 없다. 비록 드래곤의 모습이라지만, 언제나 아린의 눈동자는 맑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마나디움의 특성에 대해 기억하고 계시겠지?' 가출.... 아니, 모두들 가출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단지.... 추억들.... 많은 사람들.... 그들과 스쳐 지나감에 나는 어쩌면 즐거웠다. 인간. 화려한 존재들.... 낮잠에 여러백년을 소비하는 우리 드래곤들에 비해 화려하기 짝이 없는 자들과 뒤섞여 나는 오랜시간을 보냈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다차원 공유체가 아니야. 공간과 시간, 차원을 비롯한 모든 우리의 생각이 닿는 그것은 법칙에 의거하여 존재하고 있지,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는 거야. 무슨 소리인지 알겠나? 이 세계의 법칙 을 따르는 한 저것을 이길 수는 없어.' 아린의 행동은 부자연스러웠다. 아니 어쩌면 극히 자연스러운지도 몰랐다. 단지 상대를 시야에 담고, 숨을 들이마셨다. 이미 절반 이상이나 소멸해 버린 전능수의 나머지 반쪽을 향해 브레스를 내뿜었고, 소멸을 확인하려 하기라도 하는듯 한참동안 그곳을 응시했다. 절도없는 움직임과 흐릿한 눈동자, 그것이 지금의 아린이었다. `그럼, 아린이 이세계의 존재란 말인가요?' `반드시 그렇다고 볼수는 없지. 아린은 틀림없이 이 곳에도 존재하고 있으니 까.' `이 곳...에도?' 지름이 1.5키로미터나 되던 전능수. 그것은 지금 이제 겨우 아린과 비슷한 크 기의 덩어리만이 남아있었다. 촉수를 내어놓을 생각도, 드래곤 해드를 꺼내어 브레스를 쏘아 보낼 생각도 하지 않았다. 파괴되어진 몸둥이를 허공에 부유한 채, 마지막 운명을 기다리는듯 보였다. 자아가 없으니, 소멸에 대한 느낌이 없 는지도 모를.... `왜 아린이 저렇게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을까? 왜 아린이 모든 법칙을 어 긋나는 그 키메라 아가씨를 제어할 수 있었던 걸까? 왜 아린은 상처를 입어 도 남들보다 몇 배나 빠르게 회복하는 걸까?' 그리고 만난.... 아리아. `이 것이 초룡의 특징이지.' 아린이 갑자기 날개짓을 시작했다. 전능수에게로 접근했고, 갑자기 팔을 뻗어 그것의 피부속으로 쑤셔 넣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손톱에 찢겨지는 전능수의 살점이 투두둑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리고는 이내 부식되며 먼지로 사라진다. `그의 존재는 이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오. 우선 세계라는 것은 잘 포개어진 책장과도 같지. 수많은 존재들이 이 곳과 함께 겹치어진 수많은 책장. 평행 세계 (패러랠 월드)... 정도라고 설명하면 비슷할까? 이세계의 법칙이 아닌 다른 세계의 법칙을 공유하는 존재라는 것이지...' 크으으으으- 하지만 아린은 거친 숨만을 끊임없이 내쉴뿐이었다. `물론 그것은 우리 인간들에게도 마찬가지이긴 하오. 우리 역시 우리의 관념 이 닿지 않는 곳에 우리와 같은 존재들이 같은 행동을 하며 같은 사고를 가 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지.' 날카로운 손톱이 찢어내는 피부로부터 진액이 쏟아져 나온다. 붉은 것이 흡사 피와도 같다. `물론 흔한 일은 아니야. 우선 시간과 공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 같은 존재와 우연히 시간대가 맞았다 해도 9살의 나와 10살의 나는 엄연히 다른 존재이거든.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을 확률은 거의 천문학적인 확률이지.' 아린은 분수처럼 쏟아져나오는 붉은 체액을 뒤집어 쓴채 거칠게 손을 전능수의 몸에 꽂았다. 팍, 팍, 거칠은 소리가 끊임없이 대기로 울렸다. `하지만 세계는 무수히 많지 거의 천문학적인 숫자만큼이나. 그럼에도 불구하 고 존재를 공유하는 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어. 왜인지 아나?' 그가 아리아를 처음 본곳. 무투회장이었다. 가스터에게 조종되는 마리오넷 키메 라. 그것이 그녀의 정체였다. `우리같은 미약한 인간들은 세계라는 벽을 넘어 서로의 존재를 간섭할 만큼 거대한 존재를 가지고 있지 못 하니까.' 이해할 수 없는 몰입.... `그런 거대한 존재를 가지고 있는 것은 하나 뿐, 신의 존재를 가지고 물질계로 내려온 신이자 생명체인 유일한 종족, 세계와 세계의 간섭을 이루어 낼만큼 막 강한 존재력을 지난 자들. 드래곤...' 아린은 두 손을 전능수의 몸에 깊이 박았다. 좌우로 힘껏 찢어냈고, 피가 울컥 흘러내리는 그곳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붉은색의 거대한 숨결을. `하지만 그런 존재가 나타난다 한들 그가 완벽하게 세계간의 간섭 현상을 일으 키는 것은 아니지. 그들은 제각기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이성이라는 것이 있 으니까.' 그렇게.... 전능수는 소멸해 버렸다. `엘사나드, 6000년 전 나타났던 초룡, 그것은 완벽한 각성을 이루지 못 했지. 그래서 그는 대신 세계와 세계의 통로가 되는 자신의 육체를 깍아서 마나디움 을 창조, 저 거대하 존재의 마나를 이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 보내어놨던 것 이지. 임시 방편이긴 하지만. 하지만 아린은 멈추지 않았다. 허전해진 손에 무언가를 채우고 싶었던지, 그의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다. `이제 알겠나?' 그의 시선에 비공정들이 잡힌다. `이성이 제어된 드래곤, 그럼으로써 이세계의 법칙을 이 곳으로 끌어들여 구사 하는 존재 공유체...'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그녀는? `그것이 초룡이란 것이지.' 칼슈타인님이 읽어준 여러 영웅기에.... 나의 전부 라는 말들이 있었다. 이해할수 없던 말들.... 지금은? 지금은? 아린은 다시 한번 숨결을 깊이 들이마셨다. 저런 정도는.... 그리고 내뿜은 브레스. 가장 오른쪽의 함선에 뿜기 시작하여 시선을 왼쪽에 있는 함선으로 옮겼다. 붉은 화염의 기둥은 허공에 긴 선을 내그은채 긴 호선을 그렸다. 연이어 함선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폭발이 줄을 이었고, 허공을 난데 없는 불꽃이 수놓았다. `지금 우리는 완벽하게 각성한 초룡이라는 존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란 말이야.' 저것들은 뭐지? 왜 저렇게 허공에 잔뜩 떠있는거야? 거슬려, 거슬려, 거슬려... 눈에 거슬린단 말이야! * 거대한 브레스의 불기둥이 허공을 스쳐지나가며, 무자비한 폭음이 울려퍼졌 다. 세이뉴호의 선원들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저 새로운, 거대한 괴물을 향 해 쉴새없이 포탄을 날려댔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 차라리 계란에 바위를 던지는 편이 훨씬 큰 파괴력을 낼수 있지 않을까? 검붉은 비늘은 어떠한 폭발로도 흠집하나 나지 않았고 어떠한 파괴력으로도 저 거대한 드래곤은 흔들리지 않았다. "저게 뭐야! 제길!" 갑판장이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지른다. 네명의 소드 마스터들은 미약하나마 검을 이용하려 마음먹으며 난간쪽으로 몸을 가까이 가져갔고, 마법사들은 자신 들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마법을 사용해 저것을 공격했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은 여전히 아무 소용도 없을 뿐이었다. 선장은 선미의 선장의 자리에 조용히 서서, 갑판위로 떠들석이 움직이는 광경 을 내려다 보았다. 알수 없는 기분에 마음이 찹찹했다. 이제 곧 모든 것을 잃 게 된다는 생각으로 머리속이 복잡했다. 문득 문득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지난일들이, 50년 남짓 바다와 함께 살아왔던 날들이. 그때, 일등항해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도를 높일 것을 권합니다만. 선장님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그의 말에 선장은 정신이 퍼뜩 드는 듯 했다. "아, 그렇지. 고도를 높여라! 불가항력이다. 쓸모없는 저항같은 것은 하지 않 기로 한다." 기관사에게 이렇게 명령한 후, 선장은 일등 항해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우리 함선은 퇴피한다. 계속 싸우고 싶은 선원이 있다면 이야기 하라. 다른 배에 내려 주겠다. 조타수, 키의 방향을 바람의 방향으로 있는 힘 껏 꺾어라! 기관실은 마나엔진의 출력을 최대로 하고, 고도를 가능한한 높여라." 선장의 명령에 선원들은 일사불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대는 없었다. 그 누구도 드래곤과 싸운다는 것을 꿈꾸지는 못 했다. 막 세이뉴호가 기수를 돌리고 허공으로 솟아오를 무렵, 돌연 드래곤의 비행속 도가 그전보다 두배 이상으로 빨라졌다. 허공을 미끄러지듯 유연하게 비행하던 그의 육체가 갑자기 격렬한 격류가 되어 허공을 휘젓기 시작했다. 미쳐 채 대피하지 못한 비공정들을 하나 둘 그 거대한 존재와 맞부딛혀 추락하 는 수 밖에 없었다. 세이뉴호는 운좋게 일찍부터 도망치기 시작해 그것으로부터 간발의 차이로 달 아날 수 있었다. 선원들은 다리가 풀려 갑판에 주저앉아 버렸고, 선장 역시 담 배를 방정맞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빨아대기 시작했다. 세이뉴호는 기수를 더 높은 하늘로 올렸다. 동시에 수십척의 비공정들도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비공정, 기함 크라테리움, 그곳에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젠 어쩔텐가? 가스터? 분명히 전능수는 해치웠다만.... 이제는 새로운 적이 나타나지 않았나?" "걱정말게 라티스. 다 예상했던 거야,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네." "생각?" "뭐, 그들의 도움이 좀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이야." -----------------------------계속------------------------------------- 코믹월드에 초룡전기 일러스트레이터가 또~ 부스를 냈사옵니다~~~ 부스 이름은 여전히 무릉도원이구요 이번에도 역시 화환 8 패러디 동인지라나봐요^^ 이번 코믹월드 시간은 9월 18,19 양일간이구요 장소는 2호선 삼성역 섬유연합회 2,3층이래요~~ 이번에는 초룡 SD 버튼 (뺐지^^)두 팔거든요~ 아린이랑 아리아랑 기타 등등 ^_^ 와서 좀 팔아줘요 징징 번 호 : 18497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50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29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50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5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50-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1 읽음:525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으아아아악! 드... 드래곤이다!" 붉고 거대한 그것은 닥치는대로 거리를 파괴하고 집을 부숴뜨리며 사람을 죽였다. 목적도, 목표도 없는듯 보였다. 그저 눈에 띄는데로 부수고 쓰러 뜨릴 뿐이었다. "신이여......" 사람들의 입으로 부터는 그저 기도가 흘러나올 뿐이었다. 이제는 저 마룡을 막을 아무런 힘도 없다. 얼마 전의 대 전능수 전투 덕에 대륙에는 거의 모 든 검사와 마법사가 모습을 감추었다. 지금은 5서클 정도의 마법을 할 줄 알아도 왕립 마법사 협회에 수석 마법사로 이름이 등록될 정도인 것이다. 사람들은 저 흉폭한 것을 막을 여러 방법을 떠올려보았다. 거대한 활을 만 들어 쏘아보내도 보았고, 얼마전의 대 전능수 전투에서 큰 효과를 발휘해 보 았다고 하는 화약 -물론 민간에 있는 화약은 그것과는 상대도 안될 정도로 위력이 약하다.- 을 써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효과는 없다. 저것의 손톱은 강철보다 단단하고, 비늘은 갑옷보다 견고했다. "크아아아아~!" 그 붉은색의 괴물이 괴성을 질렀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몸이 오 싹해지며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저것이 그 말로만 듣던 드 래곤 피어.... 뒤이어 그것은 커다랗게 숨을 들여마시기 시작했다. 죽음의 숨결 드래곤 브레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공포감에 어찌할줄을 몰랐다. 우왕좌왕 달아나 려 했으나, 그것의 브레스가 어느쪽으로 향할지 알수 없기에 그저 우왕좌왕 일 뿐이었다. 크롸롸롸롸롸롸롸 화염이 솟아났다. 도시 한귀퉁이가 순식간에 재로 변하고, 일대가 불바다가 되었다. "으아아아악!" 그것이 이곳에 날아든 것은 오전무렵. 어느덧 해저녁이 다 되어가건만 마을 을 파괴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 도시의 성주가 수많은 보물을 싸들고 그것에게 찾아가 진상도 해 보았으나, 성주와 보물은 화염에 한덩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때, 마을사람들을 해치고,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늠름했다. 눈동자는 반짝였고, 어깨는 우람하게 벌어졌다. 오른 손에 낀 건틀렛에는 한 뼘가량의 칼날이 삐죽 솟아있었고 그의 갑옷에는 용 맹함을 상징하는 사자가 문양지어져 있었다. 붉은색 망토가 황금색 사자갈기 뒤로 휘날린다. 그의 머리칼 역시 사자의 그것과 같은 황금색이다. 그의 걸음은 육중했다. 손에 들리운 검은 노을에 붉어있고, 투구로 가리워 진 입은 흡사 대기의 모든 공기를 마셔버릴듯 위세있는 숨소리를 냈다. 순간, 그 미친 드래곤이 멈춰섰다. 두 시선이 서편 석양으로 향한다. 그 모 습에 기사가 외쳤다. "너 사악한 마룡 카르세아린이여! 내가 두려운가? 어째서 시선을 피하는 것인가!" 기사의 외침은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마을사람들은 그의 말에 놀라며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데로 시선을 피하고 있다. "한심한 녀석! 겨우 나의 이 성검 에세르카를 흘끗 보는것만으로도 두려움 에 떠는 것인가? 겨우 네 녀석 정도의 드래곤이 그동안 소란을 피웠단 말 인가?" 막 이 말을 마칠무렵, 그 붉은색 드래곤이 시선을 기사에게로 향했다. "훗. 오기를 부리는군. 하지만 너의 눈동자는 이미 두려움에 흔들리고 있다!" "오~! 용사님! 어서 저 마룡을 무찌르고 이 마을을 구해 주십시요!" "용사님의 성검 문 에세르카라면 저런 녀석 정도는 단번에 무찌를수 있을 것입니다!" 기사의 호기로운 말에 마을 사람들은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또 용기를 되 찾았다. 그들의 외침에 기사는 검이 박힌 건틀렛을 들어올리며 마을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걱정 마십시요! 저 정도 마룡은 제 이 검으로 단번에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습니다." 그때, 다시 마룡이 시선을 석양으로 향했다. 어째서인지 그의 눈가에는 망설 이는 듯한 빛이 흘렀다. 해가 진다는 것에 어떠한 느낌이 오는 모양이었다. 그 렇게 멍하니 있던 마룡은 이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기사가 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후후후. 덤비겠다는...." 가장 먼저 마룡은 한걸음을 앞으로 디뎠다. 그리고, 그곳에 서서 무어라 외치 던 용사(?)를 지긋이 밟았다. 그의 대사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다시 마룡 이 걸음을 떼었을때는, 피빛의 망토와, 살빛의 살점, 그리고 금빛의 갑옷만이 그 자리에 덩그라니 널브러져 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마룡이 날개짓을 했다. 그는 드높이 날아올라 멀리 서편으로 모습을 감 추어 버렸다. *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왜 내가 움직 이고 있는 것이지? 몰라. 그런 것 따윈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냥 움직이는 거야. 움직이고 있으면 내가 존재한다는 걸 느낄 수 있거든. 그런데... 나는 과연 존재하는 건가? 눈 앞에 부숴지는 것들... 뭐지 저건? 난 왜 저것들을 부수고 있는 거지? 모르겠어. 이유가 생각나질 않아. 하늘이 변해가고 있다. 주황빛이야. 예쁘네. 움직이기 싫어. 왜 일까? * 어느 검푸른 바다 위, 저 아래 까마득한 곳에 섬하나가 달랑 보이는 그런 곳. 당시는 드래곤 덕분에 바다로의 여행을 함부로 할 수 없었고. 그렇기에 대륙 에서 떨어진 바다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멀리 수평선 근처에 대륙이 보 이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아마 그간은 사람이 발을 들여놓지 않은 섬인 모양, 하지만, 섬의 중앙에는 한 그럴듯한 성이 세워져 있었다. 성은 그다지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다. 굉장히 낡은 데다가 성 전체를 휘감고 있는 넝쿨덕에 더더욱 그러했다. 그 성 한켠의 작은 집무실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세틴 전하..." 성안 한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세틴이 걸음을 멈추었다. "가스터?" 세틴은 고개를 돌렸다. "사라세나인 가를 다시 세우고 싶지 않소?" 그의 목소리는 낮고 어두웠다. 하지만 친근하게 들렸다. 세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느닷없이 무슨 소리요?" "리베이드라는 성이 아닌, 사라세나인이라는 성으로....." 세틴의 표정이 일순 변했다. 가스터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그는 말을 이었 다. "그대의 가문을 최고의 자리로 올리고 싶지 않냔 말이외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요?" "왜 안 될거라고 생각하는 거요?" 세틴은 이제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가스터는 잠시 말 사이 에 간격을 두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리베이드의 절반과 바트란 왕국, 그리고 아라스난의 왕위를 가진 여인이 있 지....." 가스터의 말에 세틴의 표정이 급변했다. "이...오네 공주?" 가스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나 가스터, 지상 최강의 마법사가 있고..." 영토와 힘... 세틴이 당황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요 가스터?" 세틴의 말에 가스터는 슬쩍 웃음을 지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하나뿐이지요." 뜸을 들이는 가스터의 표정을 응시하는 세틴의 귀로 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왕으로써 어울리는 명예." 그리고 이윽고 열린 입에서 흘러나온 가스터의 목소리는 세틴의 가슴을 흔들어 놓았다. "그것은 적어도 드래곤 슬레이어 정도는 되야 하겠죠?" ----------------------계속------------------------------------------- 음냐리 냥냥냥 번 호 : 18498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51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29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51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6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51-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2 읽음:573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눈 앞의 거대한 존재,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스러운 저 존재가 너무나 낮익은 모습으로 변해간다. 귀여워보이는 눈망울, 아름다운 얼굴 속의 천진한 표정, 조금은 멍청해보이기까지 한 그 얼굴 위로 떠오르는 반가움들. "세틴... 세틴이야?" "그래. 나야." 내 차분한 목소리 뒤로 이어지는 울먹이는 음성. "세틴... 세에티인...." 저 아름다운 얼굴이 일그러졌다. "으아아아앙!"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는 나에게 안겨서 울고 있었다. "아리아가... 아리아가......" 촉촉한 눈물이 내 가슴을 적셔왔다. 나는 가볍게 아린을 안아주었다. 슬퍼하 는 그의 모습은 정말 순수해보였다. 내가, 불타버린 파괴의 흔적을 보지 않았 더라면 지금 내 의지를 꺽었을 지도 모를 정도로.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결코 내 품속에 안겨있는 이 아름다운 소년의 정체를 잊지 않았다. 나는 차분하게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세.....세틴...?" 동그랗게 부릎 떠진 아린의 두 눈은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의 장검, 아린이 준 검, 블레어스 타이나. 그것이 자신의 심장을 관통하고 있는 모습을. 피가 흘러내렸다. 희미한 떨림이 검신을 통해 전해져 내려왔다. 눈망울. 아린의 눈망울이 비춰보였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미안하다 아린."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나에겐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명예가 필요해." * "으허헉!" 차가운 땀방울이 볼을 타고 내려와 손등으로 떨어져내렸다. 세틴은 숨을 헐 떡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잘 가꾸어진 화려한 침실의 정중앙, 부드러운 실 크 이불로 뒤덮힌 호화스러운 침상 위. 세틴은 한숨을 내쉬었다. 틀림없는 자 신의 침실이었다. "헉...헉..." 세틴은 고개를 저으며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문득 자신을 살펴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전신이 식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제길... 10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세틴은 힘없이 침상 언저리에 주저앉아 머리를 감쌌다. 웅웅대는 괴이한 소리 가 그의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다. 세틴은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그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일은 그것이었다. 게다가 다른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 나는 옳았어. 옳았다고......' 그때였다. 침실 밖에서 가느다란 시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폐하. 황실 수석마법사 가스터 공께서 알현을 청하시옵니다." 세틴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잠시 날짜를 계산해보았다. 계산이 끝난 그의 고개가 힘없이 수그러졌다. "그렇군. 또 시일이 된건가?" 그때 그가 누워있던 화려한 침상, 그 반대쪽 언저리가 살며시 들춰졌다. 그 리고 가녀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머? 가스터가 왜 이 이른 아침부터?" 붉고 가는 긴 머리결이 침상 위로 나부끼며 한 여인이 침상보로 살짝 웃가슴 을 가린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틴은 희미하게 웃으며 자신의 황비인 그녀 에게 부드럽게 키스하며 속삭였다. "잘 잤소 이오네?" 그녀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세틴의 미간이 더더욱 짙게 찌푸려졌다. 여전히,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쌀쌀맞은 그의 황비는 도저히 그로 하여금 정을 붙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문득 그녀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하, 또 시일이 되었군요. 위대하신 드래곤 슬레이어 양반." 세틴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았다. 붉고 가는 머리결, 루비빛 눈동자, 새하 얀 피부와 아름다운 얼굴, 세틴은 고개를 돌렸다. 또다시 기억하기 싫은 얼굴 이 떠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가장 기억하기 싫은 얼굴을 하루종일 맞대 고 살아야하는 것이다. "내 악몽의 이유는 아무래도 당신인 것 같군." 세틴은 저 한 마디만을 그녀에게 남긴 채 옷을 입고서 곧바로 방을 나섰다. 불쾌했다. 더없이 불쾌했다. 그리고 그 불쾌감은 방을 나선 뒤 복도에서 기다 리고 있는 저 검은 로브의 중년마법사를 만나는 순간 거의 절정에 다다랐다. 여전히 10년 전과 다를바 없는 모습만을 유지하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세틴은 퉁명스럽게 물었다. "오늘이오?" 가스터는 물끄러미 자신의 군주인 이 20대 후반의 건장한 흑발의 청년, 이오 네 공주의 남편이자 사라세나인 제국의 초대황제 세틴 크렐 사라세나인을 바 라보았다. 오늘도 그는 여전히 불쾌해보였다. 뭐, 매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매년 해오던 것 아닙니까? 가시지요." "그렇지... 가긴 가야지....." 태연하게 되묻는 가스터의 말에 세틴은 힘없이 대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야했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그때 가스터의 마지막 한 마디가 그를 조금이나마 불쾌감에서 벗어나게 했다.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폐하. 이미 10년이 지났으니까요." *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 저곳에 벌려놓은 노점들은 호객행위에 열을 올리고, 사람들은 분위기에 쓸려 그런 그들의 호객에 슬쩍 속아주었다. 노 상 한켠에 가장행렬이 지나갔다. 드래곤 모양의 옷을 뒤집어 쓴 괴짜부터, 왕과 왕비의 복장까지, 화려하기가, 그리고 다양하기가 이를데 없었다. 성에서 솟아오르는 불꽃들은 이름그대로 축제의 꽃, 꽤 많은 사람들이 수도 중앙 광장에 삼삼 오오 모여 불꽃을 즐겼다. 국화모양, 모란모양, 세겹 여덟 겹, 다채롭기 짝이없는 불꽃의 모습에 사람들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 다. 음악소리가 한시도 끊기지 않고, 사람들의 왁자지끌한 목소리도 한없이 거리 를 가득 메웠다. 골목 하나가 통채로 악사들의 차지가 된 곳도 있었다. 모 두들 하나씩 악기를 들고 나와선 음악을 연주해 주고 사람들로부터 동전을 받는다. 수십개의 악기가 각자의 곡을 연주에 음은 난잡하기 짝이 없었으나, 그것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아마도, 축제 그 자체가 생기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화려한 축제에 들뜬 것은 사라세나인 제국의 수도 세나이스트의 변두리에 위치하는 작은 고아원들 중 하나인, 이 곳 하딘 고아원의 어린 원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나 선생님! 유나 선생님!" "축제구경 안 가실래요?" 고아원 앞뜰에서 조용히 꽃밭에 물을 주고 있는 보라빛 머리의 20대 중반의 한 여인이 이 목소리에 힐끔 고개를 돌렸다. 검고 푸른 머리칼의 두 꼬마들 이 신바람내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그녀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쪼르르 뛰어와 자신의 치마자락을 움켜쥐고 조르는 이 어린 꼬마들을 바라보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쓰다듬어주며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축제라... 선생님은 별로 생각 없으니 너희들끼리 가렴." 꼬마는 살짝 손가락을 깨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건 우리 황제 폐하께서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신 날을 기념하는 가 장 화려한 축제잖아요? 이상하게 유나 선생님은 이 축제만은 안 좋아하시더 라...." 여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의 헝크러진 옷차림이며 머리모양을 정 돈해주었다. 그리고 상냥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에요. 자, 너희들끼리 나가서 놀렴." 아이들은 아쉽다는 표정을 짓다가 잠시 후 까르르 웃으며 거리로 종종 달려나 갔다. 상냥하게 미소지으며 손을 흔드는 여인을 뒤로 한 채. "후우...." 문득 그녀의 입에서 욕설이 틔어나왔다. "흥, 얼어죽을 드래곤 슬레이어." 그녀의 얼굴은 일그러져있었다. 방근 전의 원생들이 보았다면 도저히 자신들이 알고 있는 그녀라고는 믿지 못 할 정도로 그녀는 험악하기 그지 없는 표정을 짓 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은 곧 풀어졌다.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하지만 또 얼굴을 봐야 하는군. 뭐, 어쩔 수 없지만...." * 성지 케테스 슈 사라세나인, 한때 알 크리드 산맥이라고 불리웠던 이 곳은 현 황제이자 사라세나인 제국의 초대 황제인 세틴 크렐 사라세나인이 마룡 카르세 아린을 해치우고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명예를 얻은 거룩한 땅으로 세인들의 발 길이 엄중히 금지되어 있었다. 산림은 고요했다. 울창한 수풀 사이로 들려오는 것은 작은 들짐승의 울음소리 뿐, 그 흔한 몬스터들조차 나타나지 않는 이 곳의 어느 한 넓은 공터에 일순 기 이한 방전음이 울려퍼지며 거대한 원이 허공에 그려졌다. 그 넓은 원은 곧 어둠 의 게이트로써 모습을 드러냈고 곧바로 한 보라빛 머리의 20대 중반의 아름다운 여인을 토해냈다. 여인은 손끝을 까닥거려 게이트를 지운 뒤 공터를 둘러보았다. 공터 한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흑발의 청년과 그 뒤로 검은 로브를 입은 중년 마법사의 모습이 보였다. 흑발의 청년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군 유나." 여인의 입고리가 기이하게 치켜올라갔다. 그녀의 허리가 과장되게 숙여졌다. "미천한 천민이 감히 위대하신 드래곤 슬레이어이시자 헤이드 6국 연합을 통 일하신 사라세나인 제국의 초대 황제 폐하를 뵈옵니다." 누가 봐도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다분한 그녀의 인사에 세틴은 혀를 찼다. 역 시 그녀는 아직도 그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는 듯 했다. "여전하군 당신도. 이미 7서클의 마법사라면 궁성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을 텐데....." 일순 여인의 눈초리가 날카롭게 변했다. "내가 그런 제의를 수락할 거라고 보나요?" 세틴은 어깨를 으쓱이며 그녀의 눈길을 피했다. 더이상 그녀를 상대할 생각도 없었고 게다가 그는 새로운 손님을 맞이해야 했으니까. 도다시 공터 한쪽 귀퉁이에 검은 게이트가 열렸다. 세틴은 고개를 돌렸다. 화 려한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한 청년이 순백의 사제복을 입고서 게이트에서부터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피트씨도 오셨구려." "죽기 싫으면 와야지 별 수 있습니까?" 그는 씁쓸하다는 듯 웃고있었다. 동시에 저편에서도 검은 게이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슬슬 시간이 된 것이다. 모두가 모이고 있었다. 10년 전 약속했던 그 사람들이, 매년 그랬던 것처럼. 이번 게이트에서 걸어나온 것은 한 아름다운 갈색머리의 여인이었다. 양 손에 묵직해보이는 휠체어를 부축한 채. 가스터가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며 외쳤다. "오랜만이구만 플루토, 베라도." 갈색머리의 여인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휠체어에 앉아있던 흑발의 청년 역시 피식 웃었다. 가스터는 그들에게로 다가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몸은 괜찮나?" "현저한 발전, 이젠 상반신을 거의 다 움직일 수 있어요. 봐요." 청년은 부들거리면서도 자신의 손목을 들어보였다. 가스터는 두 눈을 빛내며 그것을 살펴보았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원할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스터는 감탄한 듯, 진정 감탄한 듯한 눈빛을 청년에게 보냈다. 그가 당한 상처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급격히 압축되었던 마나가 일순 거대한 힘과 공진해버리며 파열되는, 단순한 신경 정도가 끊어지는 것이 아닌 세포 하나하나, 존재를 이루는 마나의 구조 하나하나가 헐거워지고 끊어지며 모든 기능을 정지해버리는 상처였던 것이다. 손가락 하나, 그 작은 마디마디를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고통이 뒤따를 것이 다. 단순한 육체의 고통이 아닌 존재가 으스러지는 고통이라 어떠한 마법도 신성주문도 시약도 그를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지는 못 한다. 그러나 그 는 그 고통 가운데에서도 이만큼이나 몸을 회복시켰던 것이다. 베라는 그런 자신의 여인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곧 예전의 플루토로 돌아갈 거에요." 가스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의 의지가 있다면, 그는 틀림없이 극복해 낼 것이다. 모든 것을 극복해 내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광경을 아니꼽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없지만은 않았다. "10년이나 지나서 겨우 상반신이라... 어느 세월에 동작을 되찾고 어느 세월 에 육체를 되찾을려고?" 세틴의 눈초리는 결코 곱지 않았다. 하지만 플루토는 전혀 화내는 기색이 없 었다. 그것은 지금 그가 단지 아무 것도 못 하는 무기력한 존재이기 때문이거 나 그의 상대가 한때 헤이드 6국연합이라고 불리웠던, 이 거대한 사라세나인 제국의 황제이라거나, 아니면 그가 현재 존재하는 최강의 소드 마스터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서 이런 사소한 감정따위는 조금도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플루토 는 쾌활하게 소리쳤다. "그래봐야 1,20년 아냐? 뭐 계속 해보는 거지. 해봐서 나쁠 거 있소?" 세틴의 미간이 더더욱 찌푸려졌다. 어째서 사지 멀쩡하고 권력의 최고에 오른 자신보다 사지의 절반 이상이 마비된, 모든 힘을 잃은 저 자가 더더욱 행복해 보이는 걸까? "잘 됐구려. 어서 완쾌하기를 진심으로 빌겠소." 뒤틀린 속마음을 감추기라도 하듯 세틴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버지의 명예는 환자를 벤다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거든." 그러나 여전히 플루토에게는 그 모든 것이 의미없을 뿐이었다. "뭐, 폐하의 기도를 받을 수 있다니 영광이구려. 열심히 빌어주시오." "쳇...." 세틴은 결국 희미한 욕설을 내뱉으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험악한 공기가 이 이름없는 공터 안에 맴돌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신경쓰지는 않았다. 언제 나, 매년 그들은 이래왔던 것이다. 고개를 내저으며 혀를 차던 피트가 문득 공터 한쪽의 마나의 결집을 느끼고 피식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이제 올 사람들은 거의 다 왔다. 오지 않은 자는 단 한사람 뿐인 것이다. 피트는 차분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중얼거렸다. "호오, 세를레네 씨군요." 예전의 청순한 모습에서 이제는 완연히 성숙한 아름다움을 전신으로 뿜어내는 찬란한 금발의 20대 중반의 한 여인이 사뿐히 게이트에서부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오랜만이군요 다들." 그녀는 활짝 웃으며 정말 기분 좋다는 듯 말을 이었다. "배신자, 배덕자, 배반자들이 골고루 모여있는 이 광경을 보는 것도 오늘이 마 지막이겠죠?" 아무 말없이 나무에 기대서있던 유나가 황당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러는 당신은요? 세를레네 전하?" 차가운 공기가 공터 안을 맴돌았다. 언제나, 언제나 이랬다. 10년동안 끊이지 않고 지겹지도 않은 듯이. 이 상황이 지겨워보였는지 가스터가 혀를 차며 그들 사이에 대고 외쳤다. "자자, 거 적당히들 하슈. 좀. 젊은 사람들이 말이야. 모이면 맨날 티격태격 하고 그러냐. 거 친하게들 지내야지." 그러나 그는 그순간 모두의 짜릿한 시선을 맛봐야 했다. "왜들 그렇게 노려봐?" 순간적으로 움찔거리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모두는 한숨을 쉬었다. 이 모든 일 의 원흉이 누군데 뻔뻔하게 저런 소리를.... 그러나 지금 여기 모인 그 누구도 그를 탓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후회스러운 일이라도 결국은 삶을 택해버린 그들이었으니까.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세틴이 나직히 외쳤다. "뭐, 다들 출발합시다." 그들은 일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서있는 공터에서부터 얼마 안 떨어진 작은 동굴을 향해. * 동굴은 깊었다. 그리고 어두웠다. 그러나 그들은 아주 익숙하다는 듯 차분하 게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마침내 그들의 목적지가 다가왔다. 마치 인위적으 로 깊게 파여진 듯, 도자기의 그것처럼 바닥이 깊숙히 파인 한 공동이. 그들은 어둠 사이 저 아래 깊숙이 파여진 공동 속으로 시선을 옮겼다. 한 존재가 있었다. 4장의 날개를 차분히 접은 채 12개의 뿔을 가진 거대한 머리를 품 안에 집어 넣고 조용히 웅크리며 잠들어있는 한 검붉은 드래곤의 모습이 그들 눈에 생생 히 들어왔다. 가스터가 큼지막한 목소리로 외쳤다. "다들 자신들의 위치로 가시오. 시작합시다." 그리고 모두는 둥근 공동의 위로 원을 그리며 저 거대한 존재를 빙 둘러싸기 시작했다. 입구가 자신의 위치였던 탓에 가만히 있던 세틴이 문득 아래를 바라 보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이것이 틀림없는 마지막이겠지?" ------------------------계속----------------------------------------- 음냐리냥냥냥 코믹월드에 초룡전기 일러스트레이터가 또~ 부스를 냈사옵니다~~~ 부스 이름은 여전히 무릉도원이구요 이번에도 역시 화환 8 패러디 동인지라나봐요^^ 이번 코믹월드 시간은 9월 18,19 양일간이구요 장소는 2호선 삼성역 섬유연합회 2,3층이래요~~ 이번에는 초룡 SD 버튼 (뺐지^^)두 팔거든요~ 아린이랑 아리아랑 기타 등등 ^_^ 와서 좀 팔아줘요 징징 번 호 : 18499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51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25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52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7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52-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2 읽음:59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히이이익!" 아린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허름한 오두막의 모습이 보였다. 다 떨어진 낡은 여관의 홀로 보이는 작은 공 간, 아린은 무심코 고개를 내렸다. `라이라의 INN'이라고 쓰여진 낡은 간판이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아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스프냄비에 버터와 옥수수가루를 넣고서 휘젓고 있는 유나의 모습이 보였다. 잠시 후 그녀가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피트를 불렀다. 피트가 고개를 끄덕 이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피트가 마루 일부분을 뜯어 만든 화덕으로 다가가 그곳에 걸려있는 둥근 냄 비 속을 국자를 들고 하염없이 휘젖기 시작했다. 아리아는 다른 쪽에서 조용 히 감자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모든 것이 평온했다.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아린의 입에서 멍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어?" 그때 한참 빵을 데우고 있던 유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린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요 아린?" 아린은 다시 한번 멍한 목소리를 냈다. "으응?"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 일도 없었다. 평온 그 자체. 아린은 연신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막 설겆이 하러 가려던 세틴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꿈 꿨나보지?" 아린은 멍하니 되물었다. "꿈?" 아린은 잠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아린 의 고개가 갸우뚱거려졌다. "아, 그런가?" 한참 국자로 스프를 젓고 있던 피트가 궁금하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무슨 꿈이길래 그래요?" 아린은 머리를 긁으며 조용히, 어깨를 움츠리며 대꾸했다. "웅... 아리아가 죽었어. 그리고 세틴이 나를 찔렀어." 그러자 막 세를레네와 함께 문을 나서던 세틴이 폭소를 터트렸다. "푸하하핫." 그리고 그는 왠지 비웃음 당한 느낌이 들었는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 아 린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개꿈이구만." "으응." 아린은 어깨를 축 내리며 주변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아무런 변화도 없었 다. 아무 일도 없었다. 아린은 잠시 후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랬던 거다. 꿈이었다. 꿈일 뿐이었던 것이다. 아린은 활짝 웃으며 저만치서 감자를 깍고 있는 아리아에게로 다가갔다. 그리 고 아리아 등에 살짝 몸을 기댄 채 중얼거렸다. "아리아." 한참 감자를 깍는데 열중이던 아리아가 의아하다는 듯 아린을 바라보며 물었 다. "왜 그래요 아린?" 아린은 살며시 아리아의 목을 감쌌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죽지 마." 아리아가 황당하다는 듯 대꾸했다. "제가 왜 죽어요?" * 어두운 공간 속으로 가스터의 목소리가 은은히 울려왔다. "끝났소." 모두는 손을 내렸다. 그리고 공간 아래 잠든 저 거대한 존재를 바라보았다. 문득 피트가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 "이 불쾌한 기분은 매년 해왔지만 사라지지를 않는군."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땀이 옷자락을 적신다. 그들이 해야 했던 일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때 세틴이 못을 박듯 단호한 목소리로 가스 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걸로 더이상 손댈 필요가 없는 것이오 가스터 공?" 가스터는 천천히 허공에 몇 번 더 손짓을 하더니 고개를 돌리며 대꾸했다. "그렇소 이걸로 이제 내 `꿈의 환영'은 완벽하게 저 존재 속에 자리잡았소. 더 이상 그대들이 자신들의 기억들을 재생시켜 세계를 재구성하기 위해 이 곳에 모일 필요가 없소." 모두의 시선 속에 안도감이 맴돌았다. 가스터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는 이제 영원히 자신의 꿈 속에 갇혀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시절만을 계 속해서 보내게 될테니까." 모두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젠 더 이상 이곳에 올 필 요가 없다는 점이 그들을 안도시키며, 동시에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천천히 동굴 속을 빠져나오며 유나는 문득 고개를 돌렸다. 짙은 어둠이 깔려 있는 저 안을 바라보며 그녀는 나직히, 나직히 중얼거렸다. "잘 자요. 아린..... 좋은 꿈 꾸길....." * 붉게 물든, 거대한 진홍빛의 커튼이 한껏 내려진듯한 저녁노을, 그 타오르는 붉은 하늘을 바라보며 나무줄기에 기대어있던 무표정한 여인이 문득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 두 눈을 감고있는 붉은 머리의 미소년에게 살짝 말을 걸었 다. "졸린가요 아린? 그럼 이만 돌아가는 것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붉은 머리결을 아무렇게나 흐트러트린채 아리아의 무릎 을 베게삼아 들판에 벌러덩 누워있던 아린이 아리아의 말에 눈을 뜨고서 고개 를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좀더 있을래. 여기 마음에 들어." 바람은 시원하고 상큼한 풀잎냄새가 은은히 코끝을 간지럽힌다. "침상의 베게가 더 편할 텐데요?" 오른손으로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아리아의 감촉을 느끼면서 아린은 두눈을 감은채 나직히 중얼거렸다. "음...아리아 무릎이 더 편한데? 하도 베고 자서 그런가?" 그러다가 문뜩 아린의 머리속에 떠오른 생각. "아..아리아는 안 편하겠구나 참....." 일어나려는 아린의 머리를 아리아의 오른손이 가볍게 눌렀다. "누워있어요. 난 괜찮으니까." 아린은 싱긋 웃으면서 다시 팔다리를 활개치다가 문득 아리아의 얼굴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웃어도 돼 아리아?" 그녀의 입가엔 옅은, 하지만 분명한 윤곽이 드러나보이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예. 웃어도 돼요." "진짜지? 진짜 웃어도 돼지?" 장난기 섞인 듯한 아린의 말투, 유나의 그것과 닮아가는 그의 말투에 아리아 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아린의 얼굴을 쓰다듬어주었고 아린은 눈을 감고 아리아가 쓰다듬어주는 손의 감촉을 즐겼다. 부드럽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 려 약간은 까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따스했다. 그녀의 눈빛처럼. "에헤헤." 아린은 활짝 웃으며 아리아에게 안겼다. 따스하고 포근했다. 그 상태로 아린 은 몸을 뒹굴거리며 잔디위를 뒹굴었고 그런 아린의 모습에 아리아가 째려보 는 눈초리로, 그러나 결코 화나지는 않은, 얄밉다는 표정으로 아린의 머리를 지긋이 눌렀다. "그렇게 풀밭에서 뒹굴면 기껏 빨아놓은 옷 다시 더러워질텐데요." 아리아 힘이 보통 힘인가? 아리아야 지긋이 눌렀겠지만 눌린 아린은 꼼짝도 못 했고 그냥 벌렁 누운채 아리아의 얼굴을 보며 웃고 있을 뿐이었다. "아리아가 다시 빨아주면 되잖아?" 생글생글 웃는 아린의 얼굴이 아리아의 눈에 비쳤다. "....자자 일어나요. 안 그러면 아린에게 빨게 할테니." 순간 아리아가 벌떡 일어났다. 당연히 아리아의 무릎을 베고 있던 아린은 굴러떨어질수밖에. "우엥 너무해..." 아린은 깔깔대며 아리아 품속으로 다시 기어들어갔다. 이번에는 그녀도 그를 뿌리치지 않고 따스하게 안아주었다. 아린은 활짝 웃었다. 행복했다. "아리아." "예?" "나 아리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저도요 아린." ----------------------------계속-------------------------------------- 음냐냐 끝났디아 끝끝끝... 누가 내 엔딩 듣더니 와 진짜 악랄하다 라고 하던디.... 그런가? 번 호 : 18500 / 18501 등록일 : 1999년 09월 12일 18:52 등록자 : BEECHUN 이 름 : 홍승식 조 회 : 27 건 제 목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Epilogue [나우누리] 『SF & FANTASY (go SF)』 48828번 제 목:{{초룡전기 카르세아린}} -Epil...-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9/12 16:23 읽음:61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Epilogue- 대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어느 대지가 있었다. 위도 아래도 좌우도 없는 완 벽한 허공간 속의 어느 한 점 위에. 그 드넓은 공간의 시작과 끝을 잇는 기둥이 하나 서 있었다. 원. 가장 완벽한 도형. 선. 도형의 근본. 이 두가지는 서로 엉키고 어우러 져 하나의 거대한 탑을 이루었다. 허공에 부유하고 있는 구체의 부유 건축 물이 탑 주위를 감싸고 있다. 나선. 탑의 발치에서 보이지 않는 그 끝까지. 빛의 나선이 두겹으로 탑을 휘감고 있다. 탑 전체도 은은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흡사 달무리같은. 탑의 내부. 그곳은 현실계의 공간은 아니다. 탑의 외부가 그러하듯. 그저 존재할뿐 정형화 되어있지는 않다. 끊임없는 빛 그 자체. 그곳에 수백여개의 빛이 부유한다. 이른 봄.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듯, 보이 지 않는 마나의 기류에 휩쌓여, 빛의 덩어리가 부유한다. 세계와 세계의 틈. 6000년 전 한번 사용되었던 이것은 지금도 일족의 후예 들을 포용한 채 모두의 시선 밖에서 조용히 존재하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에 14개의 빛의 덩어리들이 있었다. 알과 같은 형태를 한, 그러나 결코 물질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닌 거대한 빛 의 광구들. 붉은색, 푸른색, 금색, 녹색.... 빛의 구체. 이것이 바로 위대한 존재 드래곤의 근원된 모습. 그들의 가장 최초의 모습이자 육체와 정신이 뒤섞인 혼돈의 모습. 그러한 공간의 한켠. 이미 알에서 깨어난 한 존재가 잠들어 있었다. 꼬리를 둥글게 머리까지 감은 이 칠흑색의 드래곤은 머나먼 꿈을 꾸는듯 평화로운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문득 드래곤이 몸을 뒤척였다. 꿈을 꾸는 것일까? 그렇게 언젠가 다시 깨어날 그날을 기다리며 블랙 일족의 아이, 에어린은 조 용히 잠들어 있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