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호접지몽> 제영은 뾰루퉁한 얼굴로 자신의 친구들을 쳐다보았다. 책장 넘어가는 소리만 들릴 뿐 친구들 중 어느 누구도 고개조차 들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제영은 자신을 중심으로 시계반향으로 앉아 있는 선영, 정연, 예린, 지수를 차례대로 쭉~ 째려보 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영의 처절한 눈빛을 알아주지 않았다. 5분, 10분이 흐르고 인내가 한계에 달했는지, 제영은 작게 소리쳤다. "야, 그만하고 이제 집에 가자! 응~?" 아주 간절한 목소리로 말을 했지만 그녀의 친구들은 마이동풍으로 여길 뿐이었 다. 친구들에게 무시당하자 입을 삐죽이 내밀어 투덜거리던 제영은 턱을 책상에 대고 깊은 한숨을 내쉬다가 창 밖을 내다보았다. 창 밖, 푸른 하늘로 하얀 구름이 한가로 이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쾌청한 날씨에 플러스하여 선선한 바람까지 불고 있는 그야말로 놀기에 딱 좋은 날이었다. 그. 런. 데. 지금의 이 처절한 사태는 무엇이 냐! 제영은 창 밖을 내다보던 자세 그대로 고개를 돌려 친구들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 었다. 이런 날에 도서관에서 숙제에 관한 조사나 하고 있어야 하다니. 분통터지는 일 이 아닐 수 없었다. 이것이 다 윤리 선생님의 농간이었다. 좀 편한 숙제를 내주 면 좀 좋아. 장자의 제물론을 요약해 오란다. 말이 좋아 요약이지, 제물론 한번 읽어 봐라. 내용이 골 때린다. 이런 것이 한 두 번이면 그래도 '대학 리포트 연 습겸 시킨다'는 선생님의 눈물겨운 제자사랑을 몸소 느끼겠지만. 벌써 이런 종 류의 숙제만 세번째였다. 지난주까지 숙제는, 대학생들도 읽기 어렵다는 플라톤의 국가론에 대해 요약하 라는 것이었다. (고 1에게 웬 말이냐?!!) 책의 두께가 사전만 하고 내용은 정말 무슨 말인지 한 마디도 이해가지 않는 책. 영어책이야 사전놓고 해석하면 된다 지만 한글로 써있는데도 이해를 못하다니... 그래도 이번에 내주신 숙제- 제물론-에는 고사가 많아서 재미는 있었지만, 요 약하려니... 그것이 조금 문제였다. '할 수 없이 이번 주말도 친구들과 토론이나 하며 지내야겠군.' 생각하던 제영은 무료한 시간을 때우려는 듯 대충대충 책장 을 넘겼다. 책을 훑어보자 하품이 나왔지만 그녀는 입을 가리곤 참는 눈치였다. 페이지를 넘기던 제영의 손이 멈추어졌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책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페이지에는 호접지몽의 고사가 쓰여져 있었는데, 장자의 이야기 중 귀에 익 은 내용이었고, 제영이 제물론 중 가장 좋아하는 글이었다.(이해는 못하지만 글 이 짧아 좋아하고 있다.;) 내용은 이러했다. ********************************************************************** [유사어] 장주지몽(莊周之夢) [출전] ≪莊子≫ 〈齊物篇〉 나비가 된 꿈이란 뜻. 곧 ① 물아 일체(物我一體)의 경지. 물아의 구별을 잊음의 비유. ② 만물일체(萬物一體)의 심경. ③ 인생의 덧없음의 비유. ④ 꿈. 장자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꽃과 꽃 사이를 훨훨 날아다니는 즐거운 나비 그 자체였다. 그러나 문득 깨어 보니 자기는 분명 장주가 아닌가. 이는 대체 장주 인 자기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자기는 나비이고 그 나비 인 자기가 꿈속에서 장주(莊周)가 된 것일까. *********************************************************************** 그 내용을 책에 해설되어 있는 대로 적어본다면 이러했다. 꿈이 현실인가 현실이 꿈인가. 그 사이에 도대체 어떤 구별이 있는 것인가? 추 구해 나가면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꿈이 아닌가. 그 사이에 도대체 어떤 구별 이 있는 것인가? 추구해 나가면 인생 그 자체가 하나의 꿈이 아닌가. 이해가 가는가? 참고로 제영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었다. 그 행동은 '윽, 이해 못하겠군.'이란 오묘한 뜻을 내포하는 것이었다. 머리 흔드는 것을 멈추고서 다시 친구들을 바라보던 제영은 자신과 같은 처지 에 놓여 있는 사람이 있음을 알게 되어 흐뭇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운명의 당첨자는 그녀의 단짝 친구 정연이었다.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는데, 오만상이 다 찡그려져 있었다. 친구의 심정을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제영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단지 한명의 친구만이 포기의 기미 가 보이고 있을 뿐. 다른 녀석들은 책에 빠져들었는지,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 았다.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던 제영은 한숨을 쉬고 다시금 책을 바라보았고 읽기 싫 은 마음에 호접지몽이란 단어를 가지고 별해별 생각을 다하였다. 그러다가 자신 의 신상에 관한 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는데, 호접지몽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연관지어 엉뚱한 상상을 하게되자, 자신도 어이가 없는지 피식 웃고 말았다. 사실 제영이 이런 생각은 한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사실감이 있는 꿈을 꾸었고 그런 꿈 또한 거의 잊어버리지 않고 뚜렷하게 기억하는데. 신기한 점은 그 내용이 한편의 드라마처럼 그녀가 다른 인물이 되어 그를 중심으로한 일상 이 나오는 것이었다. 10살 때부터 꾸어온 꿈은 책으로 만들어도 될 정도였다. 장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녀도 꿈속의 자신이 진짜인지, 지금의 자신이 진짜 인지. 하는 논리적 패러독스에 빠진 것이었다.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정말로 숙 제하기가 싫었던 모양이 라고 되뇌던 제영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머리 속을 지배하기 시작하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머리가 멍해지면서 오직 한가지 의문만이 떠올랐다. 혹시, 두가지 상황이 다 진짜가 아닐까? 정말이지 꿈속의 자신도 진짜 같았다. 지금의 상황만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나의 마음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의문이 들었다. 이것저것 생각을 하던 그녀는 곧, 자신이 처음으로 꾸었던 10살 의 꿈으로까지 생각이 거슬러 올라가 버렸고, 그 의문점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 하였다. 얼굴을 찡그려가며 생각의 생각을 거듭하고 있던 제영은 등에 커다란 충격이 전해져오자 하던 생각을 멈추고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야, 야야!" 도서관이었다는 생각은 조금도 못했던 제영은 주위 시선이 집중됨을 느끼고 얼굴을 붉히며 굽실거리며 사죄했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그녀는 사건의 제공 자를 보면서 눈을 부라렸고, 사과를 받아내려 입을 크게 벌렸다. 하지만 타이밍 을 놓쳐서 입만 크게 벌린 보기 흉한 꼴로 정연에게 손목을 잡힌 채 대출실을 끌려 나와 버렸다. "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니, 같이 가자고 4번은 얘기했다고.." 도서관의 복도를 조용히 걷던 정연은 조용히 투덜거렸고, 지수는 옆에서 맞장 구를 쳤다. "공부 할 때는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딴 생각할 때는 강적이더라!" "머시라?!!!!" 아니, 이것들이 사람 속을 긁어 놓는다. 그러는 지내들은 엄청나게 공부 잘 하 냐? 같은 처지이면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선영과 예린 은 입을 가리고 웃고 있었다. 아~~ 열받는다. 두고 보자 언젠간 복수 할거야!!! 열심히 속으로 부르짖던 제영은 도서관을 나온 후 문제에 봉착을 하고 말았다. 그건 선영의 물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까 무슨 생각을 했기에, 꼼짝도 않고 있던 거야? 너 그 상태로 30 분이나 있었어." '뭐,30분씩이나?! 2,3분밖에 안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엄청나게 놀라는 제영이었다. 제영의 역사상 30분의 집중이란 있을 수 없었고, 고작해야 10분이 다였다. 그런데, 30분이나 사색을 하다니. 감격의 눈물을 흘리 던 제영은, 우쭐한 마음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야기를 해나갔다. "당연히 공부에 관한 생각이었지, 내가 원래 안해서 그렇지, 집중했다하면 30 분, 40분은 기본이 거든. 그리고 .... 중얼중얼....중얼중얼....." 한참동안 말도 안 되는 자랑을 해대던 제영은 문득 옆이 조용하다는 것을 깨닫 고, 하던 말을 멈추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어디에 있는 거지?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그녀에게서 50m는 멀어져 있는 친구들을 발견하곤 열심히 뛰어가며 외쳤다. " 기다려줘잉~~!!!!"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한기를 느끼는 친구들이었다.) 달려가며 숨차하는 제영은 도서관에서 하던 생각이 정말로 무엇이었을까 궁금 해졌다. 뭔가 중요한 것 같았는데, 한참 떠들고 났더니 그것이 무엇에 관련된 것인지 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다가올 생일? 아니다,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였 는데, 선영에게 꾼돈 3000원? 이것도 아니다. 왠지 내 인생에 영향이 미치는 그 런 것 같았는데... 아~ 머리 아프다. 두 손으로 머리를 엄청나게 비벼대다가(그러 면 기억이 날 것 같아서.)포기하고는 눈앞에 보이는 친구들의 등을 따라잡기 위 해 다리에 더욱 힘을 주었다. 잠깐동안의 혜안으로 인한 생각이 1년 후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예견하고 있다 는 것을 평범한 소녀인 제영은 알 지 못했다. ================================================================ 많이 모자르겠지만 심심풀이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즐독 하시구요. (설정된 제목은 이 글의 중심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뒷 내용과 연관이....^^;) 프롤이 길구만요. *^^*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1> --- 환상과 허무, 거짓의 세계를 방문하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 Fantasy in dreams... 꿈의 이야기.... <1> 제영은 기분 좋은 얼굴로 책상 위에 엎어져 있었다. 어제 밤 꿈에 그 사람이 나 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단 한 명 존경하는 인물을 뽑으라고 한다면 세종 대왕도 이순신 장군도 아닌 단연코 꿈속의 '그'였다. 꿈속에서 여러 달 동안 보 이지 않아 내심 불안했는데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드디어 나타난 것이 었다. 제영은 그가 진실이 아닌 허황된 꿈의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없이 기우는 마음을 막을 수 없었다. 광년이처럼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는 제영을 보며 알 수 없는 한기를 느낀 지수와 정연은 떨리는 몸을 부여잡으며 소곤거렸 다. "쟤, 왜 저런다냐?" "집에 개 키운다더니 모르는 사이에 감염된 것 아냐?" 멀쩡한 여자를 말 한마디로 광년이로 만들다니... 정신차린 제영은 그 둘에게 응 징의 화살을 날렸다. "아얏, 머리를 치면 어떡해. 가뜩이나 머리 나쁜데." 정연은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제영을 쳐다보았고 제영은 그런 그녀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그런 둘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픈 머리를 쓱쓱 문지르던 지수는 제영이 기분 나 쁜 웃음을 흘린 이유가 궁금해졌다. 물어보면 맞을 것이 분명했지만 맞을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호기심을 더 컸다. "네가 실실 웃고 있었잖아, 우린 그저 보이는 대로 말했을 뿐이라구! 도대체 어제 무 슨 일이 있었기에 그러는 거야?" '뭐, 실~실?!'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는 지수를 보자 이마에서 삐죽거리며 화가 솟아 오름을 느꼈 지만 오늘같이 기분 좋은 날을 망치기도 싫었고, 또 한 것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마 음을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어젯밤 꿈을 기억해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1인칭으로 시점 변경) 희미한 실루엣이 보였다. 실루엣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는데 가까이 와서야 그 것이 '그 사람'(제영이 존경하는 사람이 아님, 그냥 그- 사람...)인 것을 알았다. 그 사람의 이름은 '유네', 180cm 정도 되는 키에 전체적으로 가느다란 체형을 지니고 있었다. 아기처럼 순결한 하얀 피부, 시원스레 그려진 눈썹, 반짝이는 온 화한 눈동자, 알맞게 솟아오는 콧날, 붉게 타오르는 듯한 입술과 함께 밝은 상 아색의 머리를 어깨 아래까지 기르고 있는 우아한 느낌이 절로 풍겨나오는 청년이 었다. 유네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의자에 앉아 나를 바 라보고 있었다. 행복했다. 미남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나를 보며 미소지은 다는 생각에.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럽게 쓰다듬 는 손길이 어찌나 기분을 좋게 하던지 모르는 사이 편안한 기분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런데... 내가 어떤 표정을 했는지, 그가 '훗'하고 작음 웃음소리를 내더니 깊은 호수와 같은 청명한 파란빛의 눈동자를 나의 시선에 맞추며 말했다. "얀, 지금 네 모습이 어떤 줄 알아? 꼭 마르티네즈의 고양이 필립이 햇볕에 누 워있을 때와 같다구. 나른한 얼굴에 기분이 좋아서 늘어져 있는.... 지금 네 모 습, 뒤안경에게 보여 주고 싶은데.." 유네는 장난스런 미소를 지으며 나의 양볼을 잡아 당겼다. 아얏, 아프단 말야. 말을 할 수 없으니 말릴 수도 없고. 그는 내 얼굴이 장난감 이라도 되는 듯이 이리저리 주무르다가 양손으로 나의 양볼을 감싸고 아쉬운 얼굴로 말을 했다. "오늘은 이만 놀아야겠네. 형님이 오실 시간이야. 내가 이렇게 너를 놀리고 있 으면 나중에 잔소리를 꽤나 듣게 될 테니, 알아서 도망가야지, 안 그래? 나 내 일은 일찍 올 테니까. 너무 아쉬워하지마, 얀." 한껏 느끼한 목소리로 말을 하던 그는, 나에게 얼굴을 천천히 들이대었다. 나는 '뭐 하는 것인가?' 해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허나, 곧 그가 한 행동은 나를 분노케 했다. 왜냐구? 설명하긴 싫지만 그가 한 행동을 말하자면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싼 자세 그대로 입술을 나에게 들이대더니 이마에 뽀뽀를 하고 도망가는 것이 아 닌가! 내가 잡을 수만 있다면 저걸 그냥. 유네는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과는 달리, 좋게 말하면 재기 발랄한 청년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남을 골려먹기 좋아하는 개구쟁이 타입의 사람이었다. 맹세하지 만 나는 결코 그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조~~~~금 잘 생겨서 마음에 들뿐이지. 그는 꿈에서 나올 때마다 나를 놀리지 않는 적이 없었다. 거기다 오늘 유네는 내 신경을 건드리는 어마어마한 발언을 했다. 말한 내용이 평범한 것 같은데, 무엇 때문에 내가 흥분하는 지 모르겠다구? 그건 뒤안이라는 인간을 겪어 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뒤안이라는 인간을 짧게 묘사하자면 냉철하고 이지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을 속이 고 있지만 나를 바라볼 때는 먹이감을 노리는 승냥이의 눈빛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는, 본모습을 감추고 있는 맹수인 것이다. 것도 나만을 괴롭히고 나 를 괴롭히는 데서 희열을 찾는. 눈치 빠른 유네는 그런 사실을 알고 나의 속을 긁는 것이었다. 그의 말 한마디 때문에 마음이 착잡해 졌지만 그게 뭐 대순가? 나의 큰 형님이 온 다는 데. 형님만 볼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참을 수 있다 이거야. 후훗. 꿈속에서 나는, 형이 두분, 누나가 한 분,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 첫째형은 이 제 곧 오실 미르형님이이고 둘째형은 여태까지 나를 가지고 놀다 도망간 유네형, 이사벨라 누나는 어릴 적 13살 꿈까지는 활발하게 눈에 뛰었는데, 지금은 코빼 기도 볼 수가 없다. 그저 어쩌다가 한 번식 볼 수 있는걸 보면 아무래도 먼데로 시집을 간 모양이라고 짐작할 따름이다. 여동생 마르티네즈(줄여 마리)는 자주 오는 편인데 오늘은 바쁜지 아직 볼 수 없었다. 현실과는 다르게 꿈에서의 나는 남성이다. 비록 꿈속의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가족들이 대하는 태도를 보면 짐작이 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꿈속에선 아무리 움직이려 노력해도, 타인이 내 몸을 움직여주지 않는 이상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고 말도 할 수 없었다. 단지 먹거나 안구 운동만을 할 수 있다.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인 모양이다. 양모 카펫이 깔려있어 다른 사람 들은 들을 수 없겠지만 이런 생활도 벌써 8년째에 접어들고 있으니(꿈을 꿔 온 지 8년째다) 오감이 발달 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약간의 눈치도... 절도 있는 걸음소리와 약간 힘이 딸리는 듯한 걸음소리인데, 아마 앞에 들린 것은 첫째형의 걸음소리 같은데 두 번째 사람은 누구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평소에 오던 사람은 아닌가 보다'라고 짐작할 따름이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가 생각하던 대로 첫째형이 들어왔다. 그는 오 후의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정말이지 미의 여신 도 찬탄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후광처럼 은은한 빛을 내뿜는 화사한 황금빛의 머 리카락이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찰랑이며 빛나고 있었다. 그는 내가 앉아있는 의자 앞으로 와서 걸음을 멈추고는 한쪽무릎을 꿇었다. 그리 고 나를 바라보며 상냥한 마음을 보여주는 부드러운 미소를 얼굴 한가득 떠올렸 다. 다정함을 한껏 담고 있는 초콜릿빛의 눈동자를 나는 마법에 걸린 듯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와 눈 높이를 맞춘 그는 한 손을 내밀어 나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쥐고 어루 만졌다. 금방이라도 깨어질 것처럼 소중하게 어루만지는 그의 손길은 너무나도 따 스했고 포근했다. "얀, 잘 지냈니-. 형이 그 동안 바빠서 오질 못했단다. 유네 녀석에게 부탁은 했 다만 널 괴롭히지나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그는 나이에 맞지 않게 귀여웠다. 하지만 웃는 얼굴 과는 다르게 그의 갈색 눈동자에선 한없는 슬픔이 느껴졌다. 알 수 없는 안타까 움에 그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떨어지지 않는 입술은 꿈의 제약 으로 묶여있었다. "오늘은 귀하신 분을 모셔왔단다. 특별히 너를 위해서 크로나 왕국의 어의(御 醫)가 오셨지. 온 대륙에서 가장 유명하신 분이야. 이제는 너를 괴롭히고 있는 병마를 몰아낼 수 있을 거야." 형은 흥분하며 말을 하지만 나는 기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가 없었다. 고칠 수 있다면 진작에 고쳤을 것이다. 그 동안 노력을 않해본 것이 아니었다. 형님의 수고를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내가 움직이려고 한 생각만도 천여번은 더 되었다. 8년동안 이것저것 여러 가지 수를 내어보았지만 몸과 정신이 연결되지 않았고 고장난 태엽인형마냥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꿈이라면 그런것쯤 은 의지만으로 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것도 8년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포기하게 되었다. 하지만... 흥분한 나머지 얼굴 을 상기시키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첫째형을 보자니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지금의 희망에 찬 얼굴도 또 다시 실패한다면 한동안 고통스러운 기운만 이 가득할 거다. 결국은 나의 의지가 관건일텐데, 무엇이 문제일까... 미안한 마 음이 든다. 난 가만히 형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이 바쁜 와중에도 말도 못하고 앉아있기 만 하는 나를 의해 노심초사하며 유명한 의사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다. 꿈을 꾸 기 시작하면서부터 처음 2년간을 빼놓고 눈에 보였던 장소라곤 정원과 이 방뿐 이니, 바깥일은 자세하게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나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일년에 한번은 나라를 떠나 다른 곳으로 여행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꽤 희망 을 가질만 하나 보다. 형이 이 정도로 들뜬 적은 그 날 이후로 없었으니까... 나를 잠시동안 내려다보고 있던 형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말을 했다. "로슈타인경, 동생을 부탁하겠습니다." --------------------------------------------------------------------------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2> -Fantasy in dreams.... 꿈 이야기(2) <2> 형의 그림자로 가려져 있던 사람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의 소개가 아니었다면 동네 할아 버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평범했다. 희끗희끗한 머리, 지나온 세월을 보여주는 온화한 얼굴 그리고 가볍게 미소짓고 있는 입술, 이런 사람이 우리 나라에서 병원을 차린다면 인기 폭발 일거다. 보고만 있어도 병이 나을 것 같다. 첫눈에 낯설음을 버릴 정도로 편안한 모습이었 다. 그 할아버지 의사는 '나'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눈꺼풀도 뒤집어 보고 입을 벌려 혀 도 보고 맥박을 재보기도 하다가 '내' 몸 가지고 잘 놀았겠구나 생각할 즈음 얼굴을 굳히더 니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 것인데...." 흔치 않으니까 여태 못 고쳤지... 그는 여태까지 나를 진료하였던 의사들의 처방과 비스므레 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명의(名醫)라더니 얼굴만 그럴싸한 돌팔이 의사 아니야?! 한 동안 우물쭈물하던 그는 결심을 내린 듯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저, 저의 의술로는 도저히 고칠 수 없는 병입니다. 아니, 세상을 다 뒤진다고 해도 이 병 을 고칠 수 없습니다. 마음의 병이니까 본인의 의지가 관건이죠. 지금 이분의 병세를 보자면 주변의 환경에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위 분들의 말씀대로라면 식구중에서도 특별한 분들을 빼고서 말이죠-. 이런 것은 전형적인 자폐증상(自閉症狀)인데, 이런 병은 식 구분들의 보살핌과 시간이 약입니다. 그런데... 걱정되는 것은 이분이 보이는 반응입니다. 들 어본 바에 따르면 이 증상이 나타나는 동안 언어적 능력을 나타낸 적도 없고 단순한 자신의 기분상태를 표현할 뿐입니다. 그런 것은 동물이라고 할지라도 나타내는 것들이죠. 만약에 자 폐증이 낫는다고 해도 그 뒤에 올 상태가 두렵군요. 이런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아마도 유아 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정서장애로 정신퇴행증상으로 보여..." "...그, 그만!" 날카롭게 내리지르는 비명소리와도 같은 울부짖음이 방안을 뒤흔들었다. '나'의 눈동자에 들 어온 미르형는 어깨를 약간씩 떨고 있었고, 깊게 감은 두 눈에선 이슬같은 투명한 작은 물 방울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걸어오던 그 는 '나'의 앞에서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그리곤 '나'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꼈다. 슬 픔이 묻어나는 형의 울음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을 때 목이 잠긴 음성이 나지막하게 들려왔 다. "미안..합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듣고 보니 참기가 힘이 드는군요... 하지만 6년 전에 얀은 한달간 정신을 차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다시 생기길 바라는 건 무리인 겁니까?" 의사는 그런 형의 모습을 씁쓰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적은 6년전에 단지 한번만 일어났을 뿐입니다. 6년이란 세월 속에서 더 이상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최소한의 희망을 가진 것만도 분에 넘치는 행동입니다. 이제는 운명의 여신님께 모든 걸 걸어봐야겠죠. 힘을 내십시오. 가이아님은 간절히 원하는 마음은 언젠가 이루어지게 만드니까요...." "...그래야겠죠...." 의사 선생님의 말에서 약간의 힘을 얻었는지 형은 다짐하듯이 말을 했다. 형은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된 채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보기 흉한 꼴이었음에도 내 눈 에 콩깍지가 씌어져 그랬는지 그가 원래부터 아름다워서 그런지 아주 청순하게만 보였다. ' 나'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동자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동생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눈빛 사이로 흘러나오는 형의 향기가 내 몸을 감쌌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그의 향기. 나는 이 향기를 맡을 때마다 안도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았다. 그는 '나'의 무릎에 올려놓은 팔을 들어올려 '나'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혼잣말을 했다. 나는 조용히 귀기울여 사랑과 믿음을 확 신하는 그의 언어를 음미하였다. "사랑하는 동생을 다시는 잃어버릴 수 없으니까요..." ********************************************************************************* 제영은 설명을 끝난 후, 자신에게 들려올 찬사를 기대하며 눈을 감은 상태 그대로 자아도취 의 경지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귀에는 아무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고 도리어 고요했다. 이야기에 감동하여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살며시 눈을 떠보았다. 하지만 실제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 -------------- <3> "에~~, 뭐야. 그게 끝이야?" "뭔가,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내용이 있을 줄 알았더니, 그게 뭐야?!!!" "마음에 와 닫지 않니? 나의 이 환상적이고 스펙터클하고 감동적인 모노드라마를 보고서도 느끼는 게 없단 거야?!" 둘(지수와 정연)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 얼어붙는구나...! 30분간의 아까운 점심시간을 잘라먹은 강의는 말짱 도루아미타불-해석 헛것이 되었다-이 되었단 말인가? 제영이 통한에 잠겨 벽을 부여잡고 있을 때 그녀들이 잿밥에만 관심 있었다 는 증거를 확보해줄 말들이 들려왔다. "뭐야, 빨간 머리 미소년도 청은발의 소년도 나오지 않았잖아" "맞아, 유네하고 미르만 나와 봤자, 제영이만 좋은 거잖아? 그치.." "지(해석: 자기) 좋은 것만 골라 꾼다니까..." 오호라, 요것들이 왜 삐쳐있나 했더니 자기들이 좋아하는 인물이 나오지 않아서였구나! 귀 여운 것들... 사실, 8년동안 이상한 꿈을 꾸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같이 올라온 그녀들에게 없는 이야기, 있는 이야기 모두 다 한 결과, 그녀들은 제영의 꿈 이야기를 다들 알고 있었고 꿈 속 주인 공들을 한 명씩을 모두 좋아하고 있었다. 같이 지낸 시간이 많았음에도 좋아하는 인물이 겹치지 않고 취향도 가지각색인 것이 더욱 놀라운데 그들의 선택한 인물들을 살펴보자면 이와 같았다. 제영의 앞에서 볼이 부어있는 새침데기 소녀 '지수'는 가끔가다 나타난다던 장난꾸러기 타 입의 빨간 머리 소년 팬이었다. 지수는 어깨까지 오는 찰랑거리는 생머리를 지닌 귀엽게 생 긴 소녀인데, 취미는 미소년 구경과 사진수집이었고 작고 귀여운 거라면 사족을 못썼다. 그 런데 그런 취미에 부합하는 인물이 바로 빨간머리 소년이었다. 곱슬거리는 빨간머리가 어울 리는 그는 큐피드의 재래처럼 아주 사랑스럽고 깜찍했다. 9살에서 10살정도(?)되어 보이는 그 소년은 나타날 적마다 꿈속의 제영에게 재롱을 떨었는데, 어른흉내를 내긴하지만 하는 짓은 영락없는 어린애다. 가끔 볼 수 있는 것과 제영에게 하는 행동에서 유추한다면 먼 친척 동생쯤 될 거라고 제영은 생각했다. 제영이 설명하는 걸 듣더니 지수는 그 녀석이 귀 엽고 예뻐서 좋다고 했다. 하지만 제영은 그녀가 쇼타콤 타입이라서 그렇다고 은근히 믿고 있었다. 더 웃긴 건 정연이었다. 자기 딴에 청은발 소년이 미스테리맨이라서 자신의 이미지와 어울 린다며 좋아했다. (그녀의 친구들은 신비(미스테리)와 그녀가, 어디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이 해를 못했다.) 정연는 왠지 베일에 쌓인 그 인물의 정체가 괴도 루팡이나 쾌걸조로처럼 신 비럽게 느껴진다는데, 나머지 수다 4인방이 보았을 때 그는 신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는 제영의 꿈속 방에 걸려 있는 인물화의 주인공이었다. 순금으로 장식된 그림틀에 쌓여 있는 비싸 보이는 그림이었는데, 액자 값만큼이나 화가도 출중한 사람을 선택했는지,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예술품이었다. 붉은 장미정원을 풍경으로 하여 아름답 게 조각되어진 바로크 양식의 흰색 벤치형 의자에 앉아있는 그는 해맑은 미소를 띄고 바 라보고 있었는데 순수해 보이는 파란 눈동자와 하얀 피부, 단아한 입술선, 앉아있는 무릎 위 까지 내려오는 청은발, 분홍빛으로 상기되어있는 볼과 적당하게 균형잡힌 몸매까지 그려진 대로라면 그야말로 미소년의 3박자가 다 갖추어진 소년이었다. 그가 미소년이라는 건 모두 가 동의했지만 8년간의 꿈속에서 한번도 나타난 적이 없어서 그곳에서조차 실재감이 없었 다. 선영은 그 그림의 주인공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을 덧붙여 생각한다면 두 가지 경우를 추리할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 경우는 꿈속에서 방안에 걸려있는 것으로 봐서 식구들의 초상화인데,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인물의 초상화가 걸려있다면 돌아가신지 오래된 조상의 그림일 것이고, 두 번째 는 장식품으로 사용되어진 그림으로 그렸을 경우였다. 두가지경우 다 꿈속에서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도 정연은 어차피 상징적으로 주관에 따 라 좋아하는 것이니까, 상관없다고 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여린 성격의 예린은 꿈속에서 나오는 그 많은 미소년보다도 중후한 미 소를 가진 중년의 기사 '제뉴인 경'을 좋아했는데 그것은 제영이 '아버지같은 사람인 것 같 아. 꿈에서 한번도 빠짐없이 나와서 날 챙겨주거든. 자상한 성격이어서 그렇거나 아니면 정 말 할 일 없는 사람일거야'라고 설명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할 일 없어 보여서 좋아하는 것 이 아니라 예린이 좋아하는 연령층이 대부분 30세 이후인데다, 자상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 기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 밑에서만 자란 그녀는 Father 콤플렉스 때문 에 항상 아버지와 다른 남자들을 비교를 했고 어쩌다 같은 또래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본 다해도 수양이 깊은(애늙은이?)사람 밖에 없었다. (참고로 예린은 예의바르고 착해서 웃어른 들에게 항상 인기가 많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남자친구 취향이 변하는 것 같다고 친구들은 한숨을 쉬며 걱정했으나 예린은 그럴 때마다 미소를 띄며 웃기만 할뿐이었다. (사람 속을 그 누가 알 것인가?) 수다 5인방 중의 지성파인 선영은 전교 5등안에 들만큼 머리좋고 냉철하며 모든 일을 꾸미 고 처리할 정도의 모사꾼이었는데 전형적인 안경을 낀 미소녀였다. 그녀는 다른 수다 4인방 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꿈속에서)제영을 못 잡아먹어 안달하는 (제영의 설명대로라면 ^^;) 뒤안경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의 행동을 종합해보았을 때 자신의 지능클래스와 동급이거 나 그 이상일거라는 것이 선영의 생각이었다. 제영도 그 점은 인정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렇게나 자신을 지능적으로 괴롭힐 수 없었을 테니까. 하여튼 뒤안경을 적보듯 하는 제영이 었다. 꿈속의 인물을 이렇게나 싫어하는 것도 드물다고 친구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제영이 분함에 몸을 떨고있는 친구들을 구경하며 즐거워하고 있을 때 5교시를 시작하는 종 이 울려왔다. 느긋한 마음으로 시작종으로 쓰이는 미뉴엣을 따라 흥얼거리면서 문학책을 꺼 내고 있는데 허겁지겁 달려오는 예린의 모습이 보였다. 2학년이 되면서 따로 떨어진 선영이 안되었다며 쉬는 시간 종종 그녀를 찾아가는 예린은 수업시간이 시작할 때 들어오기 일수였 다. 허겁지겁 달려오는 그녀를 보고있자니 제영의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겨났다. 곧 이어 서 멋쟁이 노신사 문학선생님이 들어오셨고 즐거운 마음으로 문학수업을 경청했다. 하지만 점심를 잔뜩 먹어서 그런지 아님 습관 때문인지(;)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그 유혹에서 빠져 나오질 못했다. 손등을 샤프펜으로 찌르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영의 머리는 앞, 뒤로 끄덕거렸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여기던 정연은 특유의 꼬집기 실력을 발휘했으나, 평소 샤프펜으로 단련된 그녀의 감각들은 너무도 위대했다. 결국 수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제영의 의식은 꿈의 세계에서 머물렀다. ========================================================================== - 즐독 하셨나요? 읽으시는 분들 좋은 하루가 되길 빌어요. 잠깐 상식 쇼타콤이란? 쇼타콤은 일본의 소학교 남학생들의 교복으로 쓰이는 반바지 차림의 아이들을 좋아하는 컴 플렉스. 일본에서 과거 『철인 28호』의 주인공 카네다 쇼타로를 좋아하는 여성들을 가리키 는 용어로 쓰이던 '쇼타로 컴플렉스'의 약자에서 유래했답니다. 잡담 중에, 이건 꼭 넣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어서 겹치는 것이 많이 있을겁니다. 성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안돼요~ <4> 제영은 짧은 수업시간 중에도 또 하나의 다른 세계, 꿈의 세계의 문을 열고 있었다. 음~, 맛있는 냄새. 어디선가 흘러드는 달콤한 빵의 냄새와 구수한 수프 냄새가 나의 후각을 유혹하고 있었다.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봐선 꿈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대단하다, 수업이 시작한지 10분도 안돼서 잠이 들다니... 감탄하던 것도 잠시 꿈속에서의 ' 나'의 눈이 떠졌다. "아~, 깨셨군요." 바나나였다. 아니, 오해할 수도 있을 텐데, 내가 말하는 이 바나나는 과일 바나나가 아닌 ' 나'를 돌봐주는 기사 제뉴인의 아들 제르미스를 말하는 거다.(제르미스의 애칭은 제롬이었 다.) 그의 특유의 체향이 달콤하면서도 향긋한 바나나 향기여서 나는 그를 바나나라고 부르 고 있었다. 그가 곁에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맛있는 바나나 향기가 곁을 떠나지 않으니까. 제롬이 온 것을 보면 큰형님의 방문 후 며칠이 지난 모양이었다. 현실 세계와는 다르게 꿈 의 세계는 현실의 하루가 꿈의 세계의 며칠이었다. 대중없이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를 모르지만 처음 몇 년간보다는 지금의 변화가 훨씬 느렸다. 제롬은 한 달에 두세번 나에게 오는데 제뉴인을 대신하여 '나'를 돌봐 주었다. 제뉴인은 기 사라고는 하지만 내가 이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부터 관찰한 바에 따르면 영락없는 유모였 다. 아무래도 본직이 의심스럽다니까?! 거기다 한 술 더 떠 제뉴인의 성격을 닮았는지 제롬 은 더했다. 이건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나'를 몇 번 보지도 않았는데도 알뜰살뜰 돌본다. 그것도 처음에 왔을 때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더 어이가 없다니까. 제롬이 찾아온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제롬의 아버지, 제뉴인은 '내'가 혼자서는 몸을 추 스르지 못하자 나의 수족이라도 된 듯 어릴 적부터 나를 돌보았다. 아플 때면 '내' 곁을 떠 나지 못했고 목욕과 식사, 뒤안의 추방까지 모두 그의 몫이었다. 그러던 것이 꿈속에서 7년 이란 세월이 흘렀고 그가 가정이 있는 줄 몰랐을 정도로 '나'에게 열과 성을 다했다. 그 결 과 가정에 무관심한 아버지를 규탄하러 두달전에 제롬이 나의 방으로 쳐들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그는 아버지와 말 한마디 변변하게 못한 채 나를 맡게 되었다. 정상적으로 생각해서 '나'는 그의 아버지를 빼앗은 죄인이니까, 무지 괴롭힘을 당할 거라고 미리 겁먹었는데 '나'에게 벌어진 일은 정반대였다. 그는 처음에는 '나'를 신기한 동물을 보 듯이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나'의 손을 만졌는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꿈속의 '나'는 감정 표현 하는 것도 감지덕지해야할 정도로 무표정, 무움직임의 표본이었는데, 처음 본 제롬의 손길 한방에 그에게 무너진 것이었다. 꿈속의 '나'는 스스로 움직여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 다. 나도 황당했다. 나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지만 외간남자의 품에 안기다니...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잘 생각해보니 꿈속의 '내'가 감정표현을 한 이유는 그의 몸에서 나는 바나나향기가 원인인 것 같았다. 거기다 꿈속의 '나'는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놀라울 정도로 구분해 냈는데 그에게서 그것을 발견했나 보다. 결국 이 놀라운 사건 때문에 최고의 기사라는 명예에도 불구하고 (얼핏들었다.) 제롬은 일주 일에 한번씩 나를 돌보는 보모가 되었다. 역시 제뉴인의 피가 흐른다고 할까? (파나인가의 피는 놀~라웠다?! ) 하얀 식탁보위에 차려진 것은 오트밀과 캐롯수프, 간단한 샐러드 그리고 맛있게 구워져있는 크로와상이었다. 식탁을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운 꽃들은 나의 시각을 만족시키는 한편 싱그 러운 향기를 내뿜어서 '나'의 식욕을 돋구었다. 꿈속에서 먹는 것은 음식 맛도 좋았지만 더 중~요 한 것은 그것을 만족시키면서도 현실의 나의 체중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이었 다. '내'가 맛있게 받아먹는 것을 보자 바나나는 흐뭇한 표정이 되어 '나'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식사도 차려져 있지만 그는 '내'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에 음식이 다 식은 후에나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만족하는지 준수한 그의 얼굴은 헤벌쭉 웃고 있었다. 붉은 기가 감도는 갈색머리에 호감을 주는 연녹색 눈동자의 준수한 기사는 그렇게 '내'앞에 서 망가져 갔다. 어미새가 먹이를 나르듯 연신 음식이 '내' 입으로 들어갔고 그때마다 미소 짓는 바나나의 모습이라니... 아! 꿈속도피(현실도피의 적용어)하고 싶다!!!! ========================================================================== 잠깐 상식? 크로와상이란? 프랑스 빵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사깊은 헝가리의 빵이랍니다. 크루아상은 프랑스어로 초승 달을 의미하는데, 1683년경에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전해졌고 루이 16세의 왕후가 된 오 스트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에 의해 프랑스에 전해졌다고 해요. 잘 구어진 빵은 가볍고 속 이 층상을 이룬다는데, (글쎄... 먹기에 바빠서 구경은.... ^^a) 지방분이 많으면서도 짭짤하고 담백하여 유럽에서는 아침식사로 많이 이용된다고 하는군요.... 크로와상에는 일화도 있어요... (대~단한 빵이야.. -_-; ) 1636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투르크 군대에 포위되자, 오스트리아의 제빵기술자가 창고 에 있는 밀가루를 꺼내러 갔다가 투르크 군대의 공격개시 계획을 우연히 듣고 아군에게 이 사실을 알려 적을 격퇴하게 했는데, 이 공로로 제빵기술자는 명문가였던 페데스부르크가의 훈장을 제과점의 심벌 마크로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답니다. 이에 대한 답례로 제 빵기술자는 투르크군의 반달기를 본뜬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는 군요. <5> 제영이 침을 흘리고 자고 있을 때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두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들의 이름은 '지수와 정연'이었다. "야, 안 일어나!!! 곧 체육시간이란 말이야!" "잠보야, 그만 좀 깨라." 어지간한 정신 어택에도 끄덕 없는 제영은 일어날 생각도 못했고, 최후의 수단 한가지만이 남아있었다. 정연과 지수는 동시에 소리쳤다. "초코 케익이다!!!! 바닐라 무스다. 딸기 파르페다!!!" "어디?, 어디?, 어디?!! " 벌떡 일어선 제영은 위와 같이 소리치며 교실 앞과 뒤를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박력 넘치는 그녀의 행동에 옆에 서있던 반친구들 까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정작 소리 친 그녀의 친구들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가에 서있던 선영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더니 말을 했다. "흘리고 있는 침이나 닦아라." 침을 닦던 제영은 그제야 친구들이 자신을 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분개하려 했으나 엄격한 호랑이 체육선생님의 수업시간이라는 걸 알아차리곤 부랴부랴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 으로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갔다. 광란의 질주를 펼치던 제영은 운동장에 간신히 도착하자 헉헉거리던 숨을 가다듬었다. 뭔가 가 이상했다. 아니 이상한 정도가 아니었다. 운동장에는 사람이 고작 열명남짓 보일 뿐이었 다. 거기다 그녀 뒤를 따라 나오리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주 위를 두리번거리는데, 그녀와는 다르게 느긋하게 걸어나오고 있는 예린, 지수, 정연, 선영을 발견했다. 그녀들은 반친구들과 함께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었다. 널브러져 있던 제영은 그녀들을 의아 하게 쳐다보았다. 그 표정을 관찰하던 선영은 예린과 지수를 보면서 뚱한 표정으로 의견을 물어봤다. "얘 왜 이런 표정으로 숨을 몰아 쉬는 거냐?" "혹시.... 너, 이번 체육시간 자율수업하는거 몰랐던 거야? " 예린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고 그 말을 들은 제영은 헉헉대던 자세 그대로 경직되어 갔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던 지수는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럼 그렇지... "수업시간에 딴 짓을 하니 그렇지, 저번 체육시간에 뭐했냐? 못들었어? 체육선생님이 일이 있으셔서 3반하고 같이 합동체육하게 되었잖아. 그 덕분에 선영이도 같이 있는거구." 그 소리를 들은 제영은 가슴을 움켜쥐고 옆으로 쓰러지는 시늉을 했고, 동시에 손짓으로 예 린을 불렀다. 부름을 받은 예린은 제영의 곁으로 가서 그녀의 입가에 자신의 귀를 가져다 대었다. 제영은 들리지 않는 작은 소리로 무언가를 이야기했고 그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던 지수는 물어 보았다. "뭐라고 말하디?" "....자기 사전엔 범생이란 단어는 없다는데...." 삐질거리며 예린은 말을 하였고 "역시나~"를 외치는 제영의 친구들이었다. <6> 체육시간(2) 한동안 운동장을 뒹굴거리던 제영은 곧 싫증이 났는지 땅바닥에 주저앉았고 되지도 않는 그 림을 땅에다 그려대었다.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정연은 "피구라도 하자니까!"라고 소 리 높여 주장했고 그녀의 옆에는 그런 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늦가을 하늘을 감상하는 선 영과 그 일당이 있었다. 그림을 열심히 그려대던 제영은 잠깐씩 몸을 떨었다. 늦가을이긴 해도 추위를 많이 타는 그 녀는 썰렁함을 느끼는지 이제는, (붙는 것이) 싫다는 지수곁에 붙어 있었다. (지수는 제영이 가끔 이용하는 전용난로였다.) "역시 지수의 체온이 높긴 높구나~." 알지 못할 감탄사를 내뱉고 있는 제영 곁에서 머뭇거리던 예린은 자신의 목에 고이 매여져 있던 스카프를 풀러 제영의 목에다 매어 주었다. 제영 옆에서 그 광경을 보고있던 지수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야, 그건....." 지수는 말을 하다 얼버무렸고, 이상하게 생각한 선영은 지수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왜 그러는 거야?" 우물쭈물하던 지수가 말을 했다. "저기, 그 스카프.... 예린어머님의 유품이라서 예린이가 가장 아끼는 거야." 제영은 펄쩍 뛰어 올랐다. "뭐~어, 야 그렇다면 그런걸 내가 할 수 없잖아!" 평소 예린의 어머니 이야기라면 터치를 않하는 것을 모종의 계약으로(3번째 글 참조) 하고 있던 그녀들에게는 스카프에 얽힌 일은 처음 (지수를 뺀) 듣는 것이었고 그 사건의 중심에 서버린 제영은 당황한 것이었다 예린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야, 너희들은 나의 친한 친구인걸, 평생 빌려주는 것도 아니고 단 한시간만이라고 한시 간. 그 정도라면 괜찮아. 제영이가 추워하니까,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잠시 빌려주는 것 뿐 이야. 괜찮으니까 걱정하지마." 제영은 그 순간 감동의 물결 속을 거닐었다. 그런 그녀를 내버려두고 오래간 만에 뭉친 나 머지 수다 4인방은 신세한탄 이야기, 다이어트 실패에 대한 통한, 오늘의 운세 등등 이야기 를 하며 수다의 장을 열었다. 그녀들은 체육 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엉덩이에 묻어있는 흙을 털며 일어섰고 슬 슬 들어갈 준비를 하였다. "예린아, 고마웠어." 아까에 이어 아직도 감동의 물결을 느끼고 있는 제영은 쭈뼛쭈뼛 거리며 스카프를 내밀었고 예린은 웃으며 그것을 받아들었다. 바로 그 찰나,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강한 바람이 그녀 들에게 몰아쳤다. 그리고 그건 예기치 못한 사건을 발생시켰다. 건네 받으려 손을 내민 예린 의 손에서 스카프가 흘러나와 하늘높이 떠올라 버렸던 것이다. 그 광경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던 그녀들이 소리를 지르자 같이 수업을 나왔던 2학년 5반과 3반 학생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넘실거리며 내려오지 않을 듯 한 참동안 허공을 유영하며 그녀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스카프는 바람이 잠잠해지자 곧 운동장 뒤편에 있는 큰 나무의 가지에 걸렸다. "어떡하면 좋지?" 울상이 되어 있는 예린은 자신의 그런 태도가 자신의 친구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는 있었지만 옥죄여드는 마음을 견딜 수 없었다. 사실 그 스카프는 예린의 어머니가 가장 애용하던 것으로 어머니와의 추억이 가장 많이 배 어있는 물건이었다. 그녀의 보물을 뽑으라고 한다면 망설임없이 뽑을 정도로 소중한 것인데 자신의 한 순간의 실수로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심장이 두근거리며 호흡이 가빠 졌다. 나무는 학교 운동장 끝을 알리는 담장 바로 곁에 있었다. 학교는 인근 하천 옆에 위치 하고 뿐더러, 지금은 강풍이 불고 있다. 지금 다시 한번 거센 바람이 분다면 스카프는 담장 넘어로 날아갈 것이다. 시선에서 멀어진, 것도 초속 몇십 미터로 움직여 시시때때로 자리를 바꾸는 물체를 찾은 길은 요원(遙遠)했다. 나뭇가지에 걸려 위태롭게 너울대는 스카프를 찐한 시선으로 노려보던 선영은 한숨과 함께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볍게 치더니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선생님께 말씀드려 볼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나무에 올라가는 건 보기보다 위험하니 까 모험할 생각은 말고, 알았지? " 선영은 다짐을 받아 놓고, 빠르게 교무실 쪽으로 뛰어갔다. 1분, 2분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이 거세졌다. 스카프는 위태위태하게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날아갈 듯 흔들리고 있었다. 예린은 발을 동동 구르며 선생님을 애타게 찾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제영은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앞으로 나섰다. 정연이 그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어떻게 하려구, 너 설마 올라가려는 건 아니겠지? 이런 바람엔 위험하다구. 선생님이 곧 오 실거니까 기다려!" "기다리다가 스카프가 날아가면, 저 상태론 얼마 못 버텨. 저건 예린의 어머님 유품이야 내 가 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거야. 내가 벌린 일이니까. 내가 해결할게." 평소와 다른, 결연한 모습에 정연은 말을 잇지 못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만약에 스 카프가 분실된다면 제영의 유약한 성격에 자신의 탓을 하며 충격 받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말리지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저것은 위험을 감수할 정도는 아니었다. 말리려는 생 각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예린은 생각해 보았다. 저 스카프는 소중한 것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제영이 저것 때문에 큰 일이 생긴다면.... 잃어버릴까 안타깝긴 하지만 선생님을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렇게 결론지은 예린은 애써 웃으며 제영에게 말했다. "제영아, 걱정하지마, 유품이라고 해도 벌써 많이 낡은 데다가 어머니것은 다른 것도 많아. 안전하게 선생님이 오실때까지 기다리자."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제영은 굳게 결심한 듯 정연, 지수, 예린이 말린 겨를도 없이 나무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걱정하지마. 나 옛날에 시골에 살았다고 했잖아. 거기서 별명이 원숭이었다니까. 금방 가지 고 올 테니까 기다려!" <7> 말은 길었지만 다급하게 벌어졌던 상황은 선영이 교무실로 달려간 직후 3분 동안의 일이었 다. 제영은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 한발자국씩 위로 올라갔다. 생각보다는 어려웠지만 올라갈만 했다. 예전에 무슨 일 때문에 나무에 더 이상 올라가지 않기로 약속한 것 같았는데 기억은 나질 않는다. "둔탱아, 조심해서 올라가!" "제영아, 힘내!" 밑에서 정연과 지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격려라고 하는 거냐! 정연의 목소리에 머 에 핏줄을 세우던 제영은, 아무 말도 못하고 지켜보고 있을 예린을 생각하곤 발에 힘을 더 욱 주었다. 바로 전에 예린이 만류하기 위해 했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예린에게는 어머니의 유품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길 위해서 그런 거짓말을 해준 예린이 고마웠다. 그래서 더욱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나무에 빨리 오르려했는지 모 르겠다. 조심스레 올라가던 제영은 지상에서 약 3m (아파트 한 층을 3m 정도로 쳤을 때 약 2층에 선 높이)에 도달하였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윽, 나무 위에서 보니 더욱 높아 보였다. 더욱이 의지할 것 하나 없는 바람 부는 나무 위 다. 괜히 억지 부린 것 같지...?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교차하던 제영은 문득 예린쪽을 바라보았다. 지수와 정연도 예린의 곁에서 안절부절못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오를 땐 몰랐는데 반 친구들이 모두 쳐다보고 있 었다. 힘이 났다. 저 들을 위해서도 쇼맨십을 발휘하여 꼭 가져가야겠는걸.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제영은 호흡을 가다듬고 굵은 가지 끝, 약 1m지점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스카프를 바라보았다. 손이 닿을 것 같다.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던 그녀는 한 손으론 가지를 붙잡고 다른 손으로 스카프를 갖기 위해 손을 뻗었다. 아, 3cm 정도 모자르다. 도구가 없어서 손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밑에서 조달할 수도 없으 니까.) 그것만으로도 어려운데, 스카프가 흔들리는 바람에 잡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 바람이 더욱 거세졌다. 더 세지기 전에 잡아야 할텐데... 이제는 두려움보다 스카프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왠지 제영은 마녀의 탑에 갇혀있는 공주를 구하는 왕자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내밀어진 손에 더욱 힘을 주곤 손가락을 움직였다. 앗, 닿았다. 이젠 잡아당기기만 하면 된 다. 밑에서 아이들의 안도의 한숨소리가 합창으로 들려 왔다. 하하하, 나를 믿으라니까-. 기쁨의 도가니에 빠진 제영은 손을 끌어 당겼고 가지를 잡고 있는 나머지 한 손에 힘을 주 었다. 휴, 다행이다. 다행히도 스카프는 안전하게 제영의 손에 구출되었다. 이제는 조심해서 내려 가기만 하면 된다. 옛날 실력이 녹슬지 않았다니까. 제영은 조심해서 굵은 나뭇가지에서 중심 기둥으로 걸어갔다. 흘끔 아래를 내려다보니 초조 하게 기다리는 친구들의 모습이 보였다. 장난기가 동한 제영은 소리쳤다. "야, 나 멋있지 않냐? 스카프를 구한 영웅, 제영이라 불러다오. 하하하 " 되지도 않는 유머를 구사하던 제영은 왼손으로 스카프를 가슴에 구겨 넣고 손을 살짝 흔들 었다. 그리고 한 걸음을 내딛었는데 순간 발 밑이 미끌했다. 아차 하던 것도 잠시, 발을 헛 디딘 그녀의 몸이 옆으로 기울어졌고 순간의 충격을 견디지 못한 나뭇가지를 잡고있던 오른 손이 풀리면서 공중으로 몸이 붕 떠올랐다. 제영은 찰나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슬로우 모션 으로 보고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시간이 정지되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떨어지고 있다는 충격느낌과 함께 눈앞이 어지러워 지더니 찰나에 한줌의 빛도 없는 암흑의 공간이 그녀의 앞에 펼쳐졌다. 둔탁한 충격이 등 쪽에서 전해졌고 온몸으로 으깨지는 듯한 아픔이 몰려왔다. 하지만 곧 그런 느낌조차 없어 져 갔다. 전신이 차가워짐을 느꼈을 뿐이다. 어느덧 냉기가 뼈속 깊이 밀려와 모든 세포를 냉각시키고 있었고 몸의 각 부분이 차례로 사라지는 듯한 느낌만을 감지 할 수 있었다. 이 제는 역겨움과 어지러움만이 제영을 엄습해 왔다. 멀리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지만 강한 어둠이 몸을 잠식해 가는 느낌을 마지막으로 의식은 멀어져 갔다. --------------------------------------------------------------------------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8> (제영이 사고나기 5분전...) 정연은 어젯밤 꿈 때문에 복잡해져오는 머리를 흔들었다. 제영이 수렁에 빠져들어 가는 꿈 이었는데 아무리 자신이 도우려해도 잡을 수가 없었다. 그저 빠져 들어가는 것을 보고있어 야 했다. 아침에 제영에게 오늘하루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런 이유-꿈-로 말한다는 건 우스운 것 같아 하지 못했다. 미신이라고 구박을 받을 것도 같았고, 또 말이 씨가 된다고 말만해도 제영이 잘못될 것 같 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솔직히 후회되었다. 미리 얘기했다면 제영이 경솔하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텐데 자신이 소극적인 행동을 하는 바람에 제영이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정연은 제영의 곡예와도 같은 나무 타기를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생각보다 나무를 잘 타고 있었다. 별명이 원숭이였다고 소리치더니 맞는가 보다. 마음 한구석에서 안도감이 밀려왔다. 둔녀라고 불리는 제영이 이런 재주가 있다니-. 신은 사람에게 한가지 재주는 내 린다더니, 제영은 이런 엉뚱한 재능을 타고 났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정연은 자신도 모르 게 피식 웃었다. 정연은 격려 차원에서 한마디라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크게 소리쳤다. "둔탱아, 조심해서 올라가!" "제영아, 힘내!" 지수도 뒤이어 외쳤다. 가만있기가 힘든 모양이었다. 하긴 이런 상황에서 평온을 유지하는 건 힘들 테니까... 곁의 예린를 흘끔 바라보았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어느새 제영은 스카프가 걸려있는 곳에 다다랐고 스카프에 손을 내밀고 있었다. 아슬아슬하 게 나뭇가지 하나로 몸을 지탱하며 스카프 끝에 손을 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보는 사람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바라보던 정연도 긴장한 나머지 침이 마름을 느끼고 입술을 핥았다. 아 무소리도 들리지 않고 자신의 심장박동이 빠르게 뛰는 것만이 느낄 뿐이었다. 눈 가득히 제 영의 모습만이 들어왔다. 그녀는 그렇게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제영을 바라보았다. 아, 제영이 스카프를 잡았다. 정연은 긴장되어 있던 신경의 줄이 느슨해짐을 느끼곤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때 제영 이 소리쳤다. "야, 나 멋있지 않냐? 스카프를 구한 영웅, 제영이라 불러다오. 하하하" 그 말을 듣고 정연은 쓸데없이 고민했던 것을 자조했다. 자신의 생각은 괜한 기우였던 것이 다. 이제, 제영이 내려오기만 하면 그녀는 자신이 영웅이라도 된 듯 날뛸 것이 분명했다. 그 런 행동을 할 것이 분명한 그녀를 생각하곤, 정연은 제영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말을 생 각하고 있었다. 그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애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뭐지?!! 정연의 주위에 서있던 반 친구들이 나무 밑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그녀주위에는 아무도 없 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주위 상황들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 다. 정연은 그런 것들을 부정하며 죄어드는 가슴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천천히 둥글게 모여 서 있는 반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여기저기서 '어떻게 하지?'라고 말하는 여자애들 특유의 소음들이 운동장을 시끄럽게 채우고 있었다. 제영과 친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반 친구들은 정연이 다가서자 몸을 비켜 길을 내주었고, 정연은 미처 떨어지지 않는 발을 옮겨 그 중심 으로 들어섰다. 중심으로 들어갈수록 조용했다. 침묵이 무겁게 그녀의 몸을 압박하고 있었 다. 예린과 지수가 무언가를 둘러싸고 서있었다. 그녀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암묵의 장벽이 그들에게 내린 것 같았다. 지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손수건을 제영의 머리에 대고 있었다. 하 얀 손수건은 빨갛게 물들어갔다. 무겁게 짓누르는 침묵을 깨고 예린은 울먹이며 말을 했다. "어, 어쩌면... 어쩌면 좋지 정연아, 나 때문에 제영이....제영이..." 정연은 아무말도 어떤 일도 할 수 없었다. 달려와서 다급하게 소리치는 선생님과 선영의 목 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려왔지만 주변의 말도 시끄러운 소음도 정연의 귀에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고요한 적막에 쌓인 어두운 공간에 제영과 그녀 홀로 서 있는 듯이 느껴졌고 제영 의 모습이 눈에 아프도록 들어왔다. 자신이 종종 따아주던 부드럽고 윤기나는 짙은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거짓말 같이 선명한 붉은색의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창백해져 버린 안색으로 만족한 듯이 미소짓고 있는 제 영의 모습이 보였다. 무엇을 만족했단 거지?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일을 벌리다니 제영, 그녀만의 만용이었을까? 우리의 방관이 불러온 실수인가? 그것도 아니면 다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해야될 정도로 이번 일이 중요했을까? 내가 말 렸다면 어떻게 됐을까? 제영은 내 말을 들었을까, 그렇게 말했더라면 후회는 없을 것을... 아니야, 소용없어. 모든 것 이 다 때늦은 후회인 것이다.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 정연은 제영을 실은 앰블런스가 교문을 나설때까지도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제롬은 점심식사가 끝난 후, 다 먹은 접시가 놓인 수레를 밀며 길게 이어져있는 복도를 걸 어가고 있었다. 제롬의 입에선 작지만 아름다운 선율의 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의 기 분이 노래를 통해 잘 나타났다. 경쾌한 리듬의 곡은 그의 발걸음에 맞추어 빠르게 불러졌다. 그의 눈앞에 쭉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금실이 수놓아져 있는 빨간 카펫은 궁전복도를 가로 질러 그가 가야할 방향까지 연결되어있었다. 그가 가고있는 곳은 (제 4궁전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이었다. 접시를 반납하러 가고 있는 중 이었는데, 시녀들을 시키면 간단한 일을 얀과 관계된 일이라면 혼자서 도맡아 하였기 때문 에 자청한 것이었다. 얀이 식사를 하던 모습을 다시 떠올린 그는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유독 그만이 즐 기는 일상생활 중 묘미였는데, 얀은 식사가 시작되면 강아지처럼, 파란눈을 초롱초롱 뜨고 제롬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있으면 귀여워서 골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 은 아니었으나 꼬리를 치며 반기는 듯한 그의 모습에 아직까지 시도는 못하고 있었다. 새삼 아버지의 위대함을 느끼는 제롬이었다. 7년동안 그런 모습을 보고도 꿋꿋하게 버티시다니, 수준차이를 실감하였다. 어렸을 때는 애 돌보는 기사단장이라고 놀리는 말을 듣고 창피해서 아이들과 많이 싸웠지만 지금은 그런 자신의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었다. 어둠에 홀로 있을 얀 님을 지금까지 지켜온 것이 그였으니까. 얀 왕자님의 처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수석 요리사의 특제 캔디를 얻어와야겠다. 왕자님이 그것을 유난히 좋아하시니까. 오늘 식사를 잘하신 상으로 드려야지. 동생이 없는 제롬에게는 얀은 사랑스러운 가족이었다. 제롬은 기뻐할 얀을 생각하며 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그 때 그 의 눈앞에 섬광이 비추어졌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빛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제롬은 오른팔로 눈앞에 그림자를 만들며 실눈을 뜨고 앞을 내다보았다. 아까보다 빛은 약해 졌지만 복도 가득히 그 리고 그 너머까지 빛나고 있는 그것은, 경계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방대했다. 제롬이 주위 를 둘러보자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시녀들과 바쁘게 뛰어 다니는 경비병들이 보였 다. 제롬은 창문으로 뛰어갔다. 이 정체모를 빛이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 다. 창문에 매달리듯 밖을 바라보던 그는 보고자 했던 것을 확인하곤 얼굴을 굳혔다. 표정을 수습하지 못한 그의 얼굴엔 놀라움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제롬은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서있는 궁전을 비롯하여 중심에 서있는 중 앙 왕궁과 그 곁을 둘러싸고 있는 3개의 궁전이 (또한 그것을 에워싸고 있는 최외곽 성벽까 지) 거대한 빛의 기둥에 둘러싸여 있었다. 일견 성스러워 보이는 빛은 사라지지 않고 범인들에게 공포와 혼돈을 가져다주었다. - Fantasy in dreams... 신들의 대화 <9> 《이런... 연결고리 하나가 풀려났군...》 《...연결고리요?...》 《차원간 연결고리 말일세... 고리 중 하나가 깨어난 것 같아.》 《...그렇다면.... 혼돈의 신 카오스를 시켜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잠깐.... 지금 카르마의 흐름을 살펴보니... 그에겐 인과율에 따르는 힘이 작용한 것 같네... 차원간의 평화를 지키느냐...? 운명의 흐름을 따르느냐...? 하하하, 이거 재미있는 도박이로군.》 《....저...?》 《그래, 좋~~다! 동안 재미있는 일도 없었는데, 그냥 내버려두게나.... 유희거리로 제격일 테 니.... 우리가 보는 인간의 행동은 가소롭지만, 결과를 보면 수많은 우연의 산물이니까, 운을 좋아하는 자네가 즐거워할 수 있을 걸세...》 《위험하지 않을까요?! 차원의 연결은 미묘해서 약간의 변화에도 뒤틀어져 버리지 않습니 까? 저의 기억이 맞는다면 차원 연결자들은 인간의 97%능력을 다른 차원에서 발휘할 수 있 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지... 나머지 3%를 각성한다면... 신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거지. 또 그런 이유 때문에 차원을 안정시키는 도구로 사용한거고... 인간의 몸은 하나의 소우주야. 차원의 민감한 면을 포함하고도 남지....》 《아, 아니!! 그렇다면... 더욱 조심해야죠. 각성한 연결자는 큰힘을 지니게 될텐데... 너무 위 험합니다. 피조물들에게 악영향이 갈 수도 있습니다. 유보해 주십시오.》 《이런, 이런.... 자네는 자신의 딸도 믿지 못하나... 운명을 관장하는 그 애가 무슨 생각이 있 는 거겠지, 이 지경이 되도록 가만히 있었잖나. 가이아를 믿어보라구. 이런 유흥거리는 흔한 것이 아니네... 좋네! 자네가 그렇게 불안해한다면 내가 한가지 금제(禁制)를 가하지!!》 《금제요?》 《그래. 영생수(永生獸)는 어떤가?》 《영생수라면 신급의 힘을 가지고 있는 신성동물아닙니까? 그런 동물을 붙여주자고요?! 지 금 제정신이십니까?!!!!!! 》 《아이고, 귀야.... 귀청 떨어지겠네. 자네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나? 영생수의 특징이 뭔 가?》 《저, 그야.... (^^;a)》 《흐이구... 설명해 줄 테니 잘 알아두게. 영생수의 특징은 마신이 될 수도 신이 될 수도 있 다는 거네. 또한 자신을 품고있던 자의 기운에 따라 모습도 결정되지. 천사를 능가하는 외모 이거나 흉측한 괴물, 심하면 영혼의 모습까지 말일세. 더불어 마신이 되는 조건은, 영생수를 품고있던 자가 악한 기운을 뿜을 때지. 신이 되는 건 그 반대이고... 숙주가 되는 자의 기운 이 영생수의 먹이이니까...》 《저...어... 그것과 금제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럼 이번 기회에 잘 알아두게. 영생수가 마신이 되었을 땐, 자신을 깨어나게 해준 어버이 를 잡아먹지... 즉, 각성한 연결자가 악한 마음을 품고 있다면... 영생수가 깨어나는 즉시 처 리해 줄 거라는 말일세... 이제 이해가 되었나? 알았으면 가서 팝콘이나 준비하게.》 《팝콥은 왜요? 팝콘이 금제에 무슨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겁니까? ^^;》 《맙소사, 눈빛까지 빛내면서 물어보지 말게. 척하면 척하고 알아들어야지....(--;) 이런 자네 를 보조신으로 구한 내가 잘못이지.... 구경이나 하세나.》 ** "이런 말씀 드리기 죄송합니다만, 깨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여기 필름에서 볼 수 있듯이 출혈조차 생기지 않은 가벼운 뇌진탕입니다. 다행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외상이 있 던 반면 내적으로 심하게 문제될 면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질 못하다 니.... 죄송합니다, 이유를 모르겠군요... 조속히 원인을 밝혀내도록 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은빛테의 안경을 쓴 샤프한 이미지의) 의사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입을 다 물었고 제영의 부모님은 진료실을 나섰다. 제영의 부모님들은 제영이 누워있는 병실로 돌아오면서 두려운 마음이 싹트는 것을 느꼈다. 6년전의 일이 또다시 반복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무에 오르지 말라고 혼내 켰건만.... 그들 의 딸은 6년전의 일을 잊고 나무에 올랐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자아이답 게 키워야 했던 것을.... 제영의 아래로 남동생이 3명이다 보니 같이 동급으로 취급했고 그녀는 선머슴처럼 자랐다. 뒤늦게 그런 점을 고쳐보려고 시내로 이사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여학교로만 보냈지만 지 금의 상황을 보면 조금도 도움이 된 것 같지 않았다. 이제는 6년전처럼 제영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일어나길 기도할 수밖에 없다. '부디, 깨어나 주길... ' ---------------------------------------------------------- 이제 제목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제영의 몸이 차원간의 연결 고리로 쓰이고 있었던 겁니다. (지구와 그 판타지?나라간의) 그리고 실제로는 가이아는 대지의 여신입니다. 제 맘대로 운명의 여신직까지 맡겨 버렸습니 다.-판타지 소설에서 뭔 짓을 못해- 이름이 좋아서요...-_-; 무성의 한가? (참고로 그리이스 신화의 운명의 3여신은 라키시스, 클로토, 아트로포스입니다. 운명의 여신 은 모이라이라고 하는데 아트로포스, 라케시스, 클로토 3인의 여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클로토가 물레를 잡고, 라케시스가 실을 뽑았으며, 아트로포스가 큰 가위로 그 실들을 잘랐 다는 군요. 이쪽 저쪽 찾아보면 많이 나오는데 너무 많아 정리가 안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 로 라틴어의 파툼 (fatum)이 운명의 여신이라는군요.) 신화를 참고로 하겠지만 제 생각대로 이름을 지으려고요. 어차피 딴 세상(판타지)아닙니까? <10> 왕성을 둘러싸고 있던 빛은 점차 반경이 줄어들어 제 4궁전만을 감싸고 있었다. 처음과는 다르게 빠르게 계속 줄어들고 있었는데, 이 문제 때문에 마법사, 사제 그리고 현자들이 중앙 왕궁에 있는 회의실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기사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만 했 기 때문에 궁성근처 연병장에서 열을 지어 몰려 서 있었다. 제롬도 예외가 아닐 수 없었다. 얀 왕자님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지금은 비상사태다. 기사로서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하지만 가슴 한 구석이 찜찜하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빛의 기둥은 제롬에게 알 수 없 는 불안을 조성하고 있었다. 마법사와 현자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흑마술사들은 적대국인 아르파넨의 저주라는 말로 일치 단결했고 현자들은 자연의 일시적 인 현상이라며 아무일도 아니라고 했다. 신의 사제들은 빛의 기둥에서 신성력이 느껴진다고 신이 은총이 내렸다며 세헤르나(지금 나 라의 이름)의 복이라고 신을 찬송했고 백마법사들은 빛의 마법계열로 보이지만 이렇게 방대 하게 사용할 만큼 마력이 큰 사람은 없다며 드래곤의 짓이라고 결론지었다. 결국 정확한 것은 아무도 몰랐다. 그건 운명의 여신 가이아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제롬이 (얀이 있는 제 4궁전을 감싸고 있는)빛의 기둥을 보면서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 하자 그의 절친한 친구 토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놀려대었다. "오~, 최고의 기사님이 레이디가 걱정되시나보군. 걱정하지 말게나. 자네의 아름다운 레이디 는 자네가 올 때까지 자네를 그리며 기다릴 테니까. 이 토머스 랜버트가 확신할 수 있는 사 실일세. 하하하." 건장한 구릿빛 체격의 사내, 토미는 호쾌하게 웃어대었다. 순진한 그의 얼굴은 사심이 없다 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제롬도 자신의 초조함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그를 보고는 피식 웃 었다. 삼왕자인 얀이 가족도 아닌 제롬에게만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 다. 오죽하면 왕실기사들이 얀 왕자의 왕자비는 제롬 일거라고 농담을 했겠는가. 굳어져 있 던 기사단이 토미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적이 나타나기 전에 몸이 굳어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기사들과 웃으며 초조함을 풀어내고 있던 제롬은 궁전을 다시 보는 순간 전기에 감전되듯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까부터 신경을 긁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것이었다. 빛의 기둥의 지름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것까지는 만인이 알만 한 것이었고, 제롬이 발견한 것은 그것의 최종 목표였다. 그것이 최종위치는 줄어들고 있는 크기를 봐서는 얀 왕자님이 계신 3왕자의 거처였다. 제롬은 뛰었다. 비상시의 독단적인 행동을 군법으로 처리될 만큼 엄 격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자신의 소중한 동생, 얀에게 생길지도 모를 일보다는.... 정신없이 뛰어가는 제롬을 보면서도 토미는 말을 하지 못했다. 말려야 된다는 생각은 했지 만, 지금 그의 머리 속에는 있어서는 안될 금단의 사랑이 펼쳐지고 있었다. 놀려대긴 했지만 정말로 왕자님을 걱정해서 뛰어갈 줄은 몰랐다. 놀라움에 입을 벌리고 서있는 토미를 대신 하여 제롬이 속해있는 레드블러드의 기사단장 칼슈가 소리쳤다. "제롬! 지금 움직인다는 것은 군법회의 감이네 어서 돌아오게!" 제롬은 달려가다 멈칫하더니 제 4궁전을 다시 흘끔 바라보고는 기사단이 있는 방향을 바라 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지금 저 기둥의 진행 속도와 방향으로 봤을 땐 제 4궁전의 서편이 최종 지점입니다. 단장 님! 제발 오늘 하루만은 저의 판단을 믿어주십시오." 칼슈는 그 소리를 듣고 궁전을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제롬의 말은 믿을 만 한 것 같았다.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 자신의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곁에 서있는 청의 기사단장, 황금사자 기사단장, 왕실 근위단장을 바라보며 그는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제롬 의 이야기를 들었을 테니 허락의 여부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각 기사단장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칼슈는 소리쳤다. "레드 블러드는 지금부터 제 4궁전 수색에 들어간다. 제 1 기사단은 제롬을 따라가라. 그가 안내해줄 것이다." 제롬은 고개를 약간 숙여 경례를 대신하고 그의 친구들을 이끌고 왕자의 처소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부디 얀 왕자님에게 아무일도 없길 바랄 뿐이다. 제롬은 달려가면서 빛의 기둥을 바라보았다. 이제 단지 지름이 60m정도 남았을 뿐이다. 빛 이 점차 줄어들어, 사라진다면 불길한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숨이 차오고 전신 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완전 무장을 하고 최고의 속도로 달리니 지칠 수밖에 없었다. 연병장에서 각 궁전까지의 거리는 상당했다. 대로를 이용하여 말을 탄다면 쉽게 갈 수 있었 겠지만, 얀이 있는 4궁전은 그런 것들이 무시하고 지어진 궁성이었다. 살수의 침입을 막기위 해 미로로 설계된 정원이 궁성을 감싸고 있었기에 말을 타고 가는 것보다 뛰어가는 것이 빨 랐다. 제롬은 평소 눈감고도 정원을 출입할 수 있었던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제롬은 힘이 드는 것을 무시하고 군소리없이 따라와주고 있는 그의 친구들에게 감사했다. 빨리 가 야한다. 빠르게 달리고 있는 제롬의 눈으로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파고들어 갔다. 그의 눈 은 소금기로 인해 쓰라림을 호소했지만 제롬은 얀에 대한 걱정 때문에 훔칠 여력이 남아있 지 않았다. 왕성의 호화찬란 장식품들과 미끌어질듯 닦아놓은 대리석 홀도 아름다운 샹들리에도 모두 제롬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오직 그의 눈에는 얀이 앉아있을 침실의 문만이 어른거렸다. 얀의 식사를 나르며 즐거워했던 복도는 평소 때와는 다르게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이제 그 복도는 즐거움이 아닌 얀에게 빨리 갈 수 없도록 가로막는 장애물처럼 여겨졌다. 왕자님의 처소에 도착한 제롬과 기사들은 빠르게 문을 열어 젖혔다. 갑자기 가해진 힘 때문 에 문이 열리며 엄청난 소리가 동반되었지만, 제롬은 상관하지 않고 침실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넓은 거실에 모여있던 시종과 시녀들은 그런 그들을 보고 얼어있을 따름이었다. 예상과는 다르게 얀의 처소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안심은 되었지만 마지막까지 확실히 해야한다. 얀을 봐야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출 것 같다. 이제 저 문만 연다면 얀을 볼 수 있 는 것이다. 제롬은 자신의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그는 빠르게 걸어가 두 손으로 아름다운 문양으로 조각되어진 침실 문을 열어 젖혔다. 제롬은 그 자리에 멈추어,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서있었다. '무언가'에 놀란 사람처럼 문을 열던 자세 그대로 굳어있는 것이다. 뒤따르던 기사들은 제롬이 멈춰선 것을 이상하게 생각 하고 그를 제치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들도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신성해 보인다며 신성해 보이고 괴기스러 보인다면 괴기스러울 정도로 상식의 틀을 깨는 것이었다. 얀 왕자님이 2m정도 굵기인 빛의 기둥에 둘러싸여 지상에서 2m가량 떠 있 었다. 정신을 차린 제롬은 빛의 기둥을 빠르게 다가가 얀을 끄집어내려 했지만 그 기둥안으 로 손이 들어가지 않았다. 투명한 막이 얀을 보호하듯 조금도 그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제 롬은 손으로 그것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자 검을 꺼내들었고 숨을 가다 듬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조금의 오차가 있다면 얀에게 피해가 갈 테니 신중을 기했다. 검에서 파란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완벽한 검기가 생겨났다. 최고의 기사라는 명예는 말로만 얻은 것이 아니었다. 제롬은 일도양단(一刀兩斷)의 기세로 기둥을 향해 검을 힘껏 내리쳤다. "탕~~" 은은한 종이 울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급하게 기둥으로 다가간 제롬은 그것을 살펴보았지만 조금의 흠도 발견 할 수 없었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그 공간으로 들어서지 못 했다. 그의 얼굴에 놀란 기색과 함께 참담함이 물씬 피어올랐다. "비키시오!!" 제롬은 뒤를 돌아보았다. 뒤늦게 도착한 왕실 마법사들이 헉헉거리며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 었다. 그는 빠르게 물러났다. 검기가 안 통한다면, 마법이라도 성공하길 빌어야겠지... 검은색 로브를 입은 그들은 말로만 듣던 궁성에 은거한다고 전해지는 고위 마력 마법사들이 었다. 그들은 마법을 모르는 기사단이 보기에도 엄청난 힘이 느껴지는 순수한 마력구를 응 집하기 시작했다. 궁성 안이고 왕자님은 결계 안에 갇혀 계시다. 되도록 피해가 없도록 해야한다. 순수한 힘의 결계를 깨뜨리는데 공격마법은 소용이 없었다. 그 근원을 제거해야만 하는 힘의 싸움일 뿐 이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원로 마법사들은 하얀빛이 나오고 있는 (그들의 모든 힘이 들 어 있는 응집체인)마력구를 빛의 기둥 상단을 향하여 발사했다. "쾅!!!" 엄청난 크기의 소음과 진동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마력탄이 파괴되며 생성해낸 섬광이 사 라진 뒤 기대를 가지고 기둥을 확인한 그들은 난감해 했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조금전 과 마찬가지로 빛의 기둥은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거기다 점차 연해지며 더불어 얀 까지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져가고 있던 것이다. 제롬은 다급했다. 얀을 잃을 수는 없다. 그는 오직 한 마음이 되어 기둥을 두드려댔다. 바로 코앞에 그가 있는데 구할 수 없다는 건 말도 안된다. 그를 방해하는 것은 드래곤도 흉측한 몬스터도 아닌, 오직 투명한 실드 뿐이었다. 손이 닿을만한 거리에 얀이 있는데, 이렇게 손 을 놓고 있어야 한다니... 눈앞에서 얀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억울하다 자신이 힘이 없는 것이... 그는 자신의 손에서 피가 나는 것도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안돼! 돌려줘, 이렇게 허무하게 빼앗길 수 없어. 처음으로 갖게된 소중한 동생이야. 돌려줘, 제발 돌려달란 말이야!!!" 그는 때를 쓰는 아이처럼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주위에 있는 기사들은 체면까지 내팽개치고 중요한 것을 잃어버릴까 안달하는 그의 모습을 아연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빛을 건넬것 도 없이 서로의 힘을 합심하여 기둥을 공격(?)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얀은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져 갔다. 그의 마지막 입자는 투명벽을 사이에 두고 제롬을 위 로하려는 듯 잠시 동안 제롬의 얼굴 앞에서 머무르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지, 빛의 기둥 을 타고 위로 올라가 버렸다. 오우스의 달, 대지의 여신의 축복이 넘쳐흐르는 생명의 달은 온 대지에 축복을 뿌리고 있었 지만 그런 토지 위에 아름답게 건축되어진 세헤르나의 왕성에서는 지금..... 한 남자의 비명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안돼!!!!!!!!" <11> 대립(1) "탁- 탁- 탁!" 거친 발걸음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다. 평소와는 다른, 1왕자 미르의 기세에 놀란 시종들은 궁성 바닥에 몸을 납작 엎드렸다. 성난 기색으로 복도를 걷던(카펫에도 불구하고 대단;) 미르는 자신이 목적한 곳에 다다르자, 숨을 한 번 들이쉬고는 앞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비켜나라!!" 그의 서슬에 놀란 문을 호위(扈衛)하던 근위병들은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고, 미르는 두 팔로 단단하게 닫혀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깃들여있는 문을 열어 제쳤다. 음침할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가 들어선 그곳은 호화찬란함의 극치였다. 황금으로 도배 한 듯한 벽지, 화려하고 섬세한 코린트식 기둥, 바로크 양식의 가구들, 온갖 세공이 들어가 있는 장식품들. 장인의 피땀 흘린 노력이 들어간 것이 보이는 그것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 로잡을만 했지만, 정작 매혹당해야 할 미르는 매서운 눈초리로 자신의 맞은편 방문을 쏘아 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방문너머로 자신을 비웃고 있을 그 사람이 보일 뿐이었다. 방문 앞에서 숨을 한번 길게 내쉰 그는 거칠게 문을 열었다. 그의 앞에, 우아한 모습으로 앉 아있는 사람이 있었다. "오랜만이군요..." 오렌지 빛으로 젖어드는 창가에서 흘러나온 빛이 여인의 몸을 비추었다. 하늘거리는 금빛머 리카락과 단정한 외모가 빛에 감싸여 은은함을 더했다. "제가 문안인사나 여쭈러오지 않았다는 것쯤은 아시겠지요. 어마마마-." "이런, 그런 것이 아니였나요?" 한 손에 들린 아름다운 부채를 우아하게 펼친 그녀는 입을 가리고 조용히 웃었다. 하지만 미르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무슨 일로 바쁘신 세자가 이 어미를 찾아왔지요?" '악독한!!' 입술을 질끈 깨물은 미르는 그녀를 더욱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정말로 모르시겠습니까?. 왕·비·전·하!" "세자, 이 어미는 정말로 모르겠군요. 세자를 낳은 것은 나이지만 세자의 속까지 알 순 없지 요." 우아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그녀는 정말로 국모(國母)의 모범으로 보일 정도로 현숙(賢淑)하 고 아름다웠지만 미르는 그녀, 자신의 생모(生母)가 사갈(蛇蝎)보다 더 매섭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피의 정 때문에 한번은 봐주었지만 두 번 용서할 줄 아십니까?" "무슨 소립니까, 세자. 도통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그럼, 이해시켜 드리지요...." 미르는 이를 부드득 갈면서 세헤르나의 왕비를 쳐다보았다. 어머니이지만 용서할 수 없는 어머니,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 그녀가 무슨 이유 때문에, 자신을 세자의 자리에 앉힌 것인지 이번 기회에 확인해 두고 싶었다. 짐작 가는 면은 있지만 마지막으로 자신의 어머니 를 믿고 싶은 마음의 발로(發露-겉으로 드러남)였다. "7년전 그날 얀왕자를 암습한 것도 또 이번에 그를 사라지게 만든 것도 모두 다! 당신이 꾸 민 일 아닙니까!" 미르는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왕비를 가리켰다. 부들거리는 손은 자신의 어머니를 가리키고 있었다.... 믿고 싶지 않은 사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는 못한다. 미르는 그녀를 바라보며 제발 그녀가 사실을 말해주길 빌었다. 친자인 자신에게만은.... ..하지만 그녀는... 그런 기대도 저버렸다. "7년전? 그런 엄청난 사건의 배후가 나란 말입니까? 우숩습니다. 세자. 하하하하. 정말 너무 터무니없는 오해군요." 정말로 우스운 듯 그녀는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그리고 살벌한 기색으로 자신의 아들을 쏘 아보았다. "증거도 없이 이 나라의 국모를 모독하다니, 세자가 내 아들만 아니었어도 모독죄로 잡혀갔 을 것입니다." 입다물어라 네가 알아서 좋을 것은 없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을 모를 미르가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그녀를 믿고 있었건만. 자신만은 속이지 않기를.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벼랑 끝에 서있는 그녀를 알면서도 믿고있었건만. 그녀는 자신의 믿음을 배반했다-. "하-하-하-하-. 하-하-하-하-." 너무나 우습다. 그는 자신의 어리석음이 진정으로 우스워서 방안이 떠나갈 듯이 웃어대었다. 배를 잡고 웃는 그는 정말로 재밌어서 웃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의 웃음은 곧 흐느낌 으로 변해갔다. "증거가... 증거가 없다구요?!!! 우습습니까, 어머니?!! 네-? 우스워요?!" 그는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어머니를 불러 보았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를 위해 흘린 최후 의 눈물을 닦아내고 본래의 냉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 흥미위주로 쓰다보니 말이 조---금(?) 안되죠? (죄송하오ㅠㅠ) 잠깐 상식 코린트식[Corinth式]이란? 기원 전 56세기에 발달하였던 그리스 고전 건축 양식의 하나, 화려하고 섬세하며 기둥머리 에 아칸서스(acanthus)잎을 조각한 것이 특색이다. 혹시.... 묵향에서 다크레이디에 나오는 코린트를 상상하신 건 아니죠? 알고 계셨다구요? <12> "그렇겠죠. 증거가 없다고 믿고싶으시겠죠." 미르는 말을 마치곤 차갑게 굳은 얼굴로 왕비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모든 증거는 처리했어. 암살을 맞았던 집단은 자신들의 의뢰자를 밀고하지 않는다. 관계되었던 귀족도 숙청하거나 암살을 했다. 문제될 것은..... 없...어. 왕비는 눈을 들어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렇게나, 어미를 몰아대고 싶소. 어리광도 어릴 때 해야 귀여운 거요." 그녀는 미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팔타니온!!" 미르는 모든 것을 꿰뚫을 것 같은 시선으로 왕비를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을 받은 왕비의 안색은 점차 창백해져갔다. 미르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자 머릿속이 복잡해 오면서 까맣게 잊고있었던 어떤 일이 떠올랐다. 처리과정에서 쥐새끼 한 마리를 놓쳤다고 했다. 설마 그럴리가 없어. 몇 년간을 그놈을 처리 하기위해 노력했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미르는 피가 굳어 검붉게 보이는 서류를 그녀의 눈앞에 흔들며 말했다. "이 서류는 어마마마가 숙청했던 그 집안의 비밀금고에서 나온 겁니다. 죄상이 낱낱이 적혀 있습니다. 어마마마는 철저하게 증거인멸을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사람의 생존본능 보다 큰 것은 없습니다. 팔타니온가의 집사가 자신의 목숨을 보호하는 대신으로 바꾼 것이지요. 7년 간 증거가 없어서 단죄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칼자루를 쥔 사람은 저입니다-." 이럴 순 없다. 내가 들인 공이 어디인데... 이렇게 무너질 수 없어... 그 놈의 집사가!!! 그녀는 부채를 쥔 손으로 소리가 날 정도로 의자의 팔걸이를 내리쳤다. 부채는 산산조각이 나 허공으로 흩어져갔다. 악에 받쳐 자신을 쳐다보는 어머니를 보며 미르는 엄숙하게 말을 해나갔다. "무엇이 더 중요했던 거지요? 행복했던 모자(母子)를 없앨 정도입니까? 아바마마의 후궁이 었던 그분은 친절하고 상냥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마마마는 7년전 그날, 신성한 국경 일에 그분을 암살했습니다. 어렸던, 얀마저.... 암살대상에 들어있었습니다... ...도대체... 그런 것보다 뭐가 더 중요했단 말입니까? 그 분과 어머마마는 친자매지간이나 마 찬가지 아니었습니까?" "흥, 친자매지간? 그런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가문이 달린 일이었다. 왕세자로 뽑 히는 왕자의 외가가 득세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 난 너의 외가인 마르온을 위해서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세헤르나는 예로부터 왕자의 능력으로 왕세자가 결정되었지. 능력면에 선 네가 나을지 몰랐어도. 얀, 그 아인 모든 이들을 사로잡았다. 불안했다. 그 아이가 선택을 받을까-. 그렇다고 그 아이만 죽이기는 너무나 위험했지. 내가 그녀 테실라와 친한 사이라 해도 혐의까지 벗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그녀까지 암살대상에 넣은 것이었는데... 이웃나라 까지 알려졌던 그녀와의 우정이라면 혐의는 간단하게 피할 수 있었지. 귀족들의 동정표까지 얻으면서 말이야..." 그녀는 차분히 이야기하면서도 얼굴에는 씁쓰름한 표정이 역력했다. " ...우습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네가, 너를 위해 했던 일인데, 나를 도와줄거라 믿었던 너의 뛰어남이 나의 발목을 잡는데 쓰이다니...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야-." 그녀의 자조적인 말을 듣고 있던 미르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제가 원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은... 어머니의 만족을 위한 일이었겠죠-." 가만히 미르를 바라보던 왕비는 시선을 내리깔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혼자만의 생각이었단 말인지-." 의자에 손을 올려 이마를 받치는 자세로 잠시 생각하던 왕비는 코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들 어올려 위험한 눈빛으로 미르를 쳐다보며 말을 했다. "내가 이대로 물러설거라 생각하느냐?!" 그녀는 손을 들어 까닥였다. 그러자, 그녀의 그림자에서 암흑의 살수가 튀어나왔다. 미르는 한치의 떨림도 없이 말을 해나갔다. "괜한 수고하지 마십시오. 저를 피한다 하더라도. 문 앞을 지키고 있는 근위기사단을 물리치 실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죽는다면 제일 먼저 의심이 가는 것은 당연히 어마 마마입니다." "내가 잘못 가르친 것은 아니구나. 최후의 보루까지 만들어 두다니...훌륭하다. 훌륭해..." 왕비는 다시 의자 위에 우아하게 앉았다. 그리고 근위기사단이 들어와 자신의 곁에 설 때까 지 위엄을 잃지 않았다. "어마마마는 엄연히 세헤르나의 국모시니, 면책특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법적 인 사실, 왕비들이 죄를 지었을 때 기거하는 별궁으로 모시게 될 겁니다." 미르는 슬픈 눈으로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아가는 자신의 생모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왕비는 발걸음을 멈추더니 몸을 돌려세우고 말을 했다. "...확실히 할건 해야겠지..., 정신이 없어서 네가 처음에 온 목적을 잊었구나, 아마 이번에 사 라진 왕자와 관련이 있는 것이었지?" 미르는 아차 하는 심정으로 그녀의 입을 바라보았다. 본래 목적을 망각하다니... "그렇습니다. 얀을 워프시킨 장소를 말해주십시오." 그는 확신을 갖고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가 이번 사태도 꾸몄 을 확률이 높았다. 원로 마법사들은 빛의 기둥에서 워프의 잔여기운을 읽었다. 하지만 워낙 에 빛의 기둥의 마력이 거대해서 그들의 힘으론 워프시킨 장소까지 알 수는 없었다. 왕비가 그런 대단위 마법까지 이용했다는 건 의심적이긴 했지만. 얀이 걱정되는 그는 더 이상의 생 각을 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주도면밀하게 살피던 왕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런 수고를 했다고 생각하는 거지. 난 한번 먹은 음식은 맛이 없어서 두 번 다시 입에 대지 않아... 단물을 다 빨아먹은 사탕은 더 이상 신경쓸 가치가 없지." 기사들과 걸어나가며 왕비는 즐거운 기색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아∼! 7년전 사건을 해결한 상으로 한 가지 더 가르쳐 줄까?" 고개를 돌려 미르의 눈치를 보던 그녀는 승리의 미소를 띄우며 속삭였다. 흘리고 들으면 지 나칠, 작은 소리였지만 미르에게는 청천벽력처럼 들려왔다. "7년 동안 얀왕자의 병을 고치려고 노력했겠지? 그런데.... 왜 수많은 명의(名醫)들이 그 병 을 못 고쳤을까? 응?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의사들이었는데.... " 그녀는 중요한 비밀을 꺼내듯 더욱 조심스레 말했다. "....그건. 내가 아주 오랫동안 준비한 것이었어. 암살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지...그 것마저 실패했다면 이번 소동은 내가 일으켰겠지만, 다행히도 성공이었지... 시술자의 생명을 담보로 만드는 죽음의 저주였지만, 그 녀석은 놀랍게도 생명력하나는 끈질기더군. 나도 놀랐 다니까-. 영혼이 사라져도 몸은 움직이다니.... 너희들은 천치가 되었다고 놀랐겠지만-, 천만 해! 나는, 죽었는데도 움직이는 그 녀석의 좀비와도 같은 육체에 더 놀랐어... 너희들은 그녀 석이, 중상의 상처를 입은 데다가 테실라가 죽은 충격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았지만.... 말이야." 그녀는 섬뜩한 이야기를 재밌다는 듯 이야기했다. 미르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거짓말 마십시오! 6년전에 얀은 잠깐동안이지만 병석에서 일어나 정신을 차린 적이 있습니 다. 사라지지만 않았다면 분명히 고칠 수 있는 병이었단 말입니다!!" 미르를 보던 왕비는 안되었다는 듯 혀를 차더니,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녀석의 마지막 발악이었겠지. 너희들이 자신을 놓아주지 않으니, 이만 놓아달라고 말이 야-." 왕비는 되돌아서서 다시 당당하게 걸으며 비웃듯이 말을 했다. "세자, 그대는 나를 이·긴 ·것·이 아니오!!" -그렇다. 결국 진실로 이긴 것은 그녀인 것이다.- 미르는 쓰러지듯 의자에 앉았다. 모두가 사라진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어두운 방... 고개를 숙인 그의 몸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13> 왕세자 미르가 자신의 동생 얀 때문에 슬퍼하고 있을 무렵 그가 있는 세헤르나에서 수천 킬 로미터 떨어져있는 이 곳에선 한 소녀(?)의 파란만장한 모험이 시작되고 있었다. "에구구구, 하-암.... 삭신이 쑤시는구나. 얼마나 오래 잔거야?" 배고픔으로 잠이 깬 제영은 허리를 두드리며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온몸을 주무르던 그녀 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제영은 눈을 비비며 앞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방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녀가 있는 곳은 울창한 나무들이 있는 숲이었다. 술에 취해(?) 노숙을 해도 파출소나 길거리에 있어야 정상일텐데, 산속이라니.... 거기다 한 번도 보지 못 한 식물들이 널려있는.... 이상하게 생각할 법도 하건만 우리의 히로인인 그녀는 머리를 긁적 이며 잠이 묻어 나오는 무덤덤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어라.., 여기는 어디지..." 잠결이라 눈앞의 광경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 까닭이었다. 머리를 긁적이던 그녀는 더욱 놀 라운 것은 발견했다. 그녀의 머리가 길기는 했지만 염색을 하지 않은 천연의 흑단(?)같은 검은 머리였다. 그런데 자신이 헤집고 있는 이 머리의 색은.... "...머리가 많-이 세었네. 다 녀석(수다 4인방)들이 골치를... 썩여서 그래..." 비몽사몽, 그녀들이 들었으면 분개할 내용을 남발하며 고개를 끄덕여 자신이 한 말에 무언 의 긍정을 표시하던 그녀는(자기가 말하면서도 기억 속에는 남아있지 않다) 비틀거리며 걸 어가기 시작했다. 집을 찾아야지 아침을 먹을 수 있을 테니까. 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제영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을 먹고 학교 갈 채비를 하는데, 그것이 몸에 배어 무의식중에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제영은 몽유병자가 길을 걷듯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산 속의 오솔길을 따라갔다. 그녀의 주 변에는 그런 그녀를 구경하는 조그마한 동물들과 이름모를 버섯들, 야생화가 늘비했지만 제 영은 그들을 구경하지 못했고 눈꺼풀에 무거운 돌이라도 올려놓은 듯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다. 상황파악을 못하고 자신의 첫 번째 본능(식욕)에 따를 뿐이었다. 숲에 나있는 오솔길을 걸어가며 비틀비틀 이 나무 저 나무에 부딪치던 제영은 드디어 집 한 채를 발견했다. 오직 그녀의 머리에는 한가지 생각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흐느적거리며 오두막집에 잘 도착한 제영은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 자신의 심 정을 잘 나타내줄 말을 외쳤다. "바-압!" 정신없이 밥을(차려져있는 것은 호밀 흑빵과 스프등이었다.)먹던 제영은 어지간히 먹고 나자 정신이 들었는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친절을 베풀어준 집주인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저기, 감사합니다.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고사(枯死)했을지도 몰라요. 무례하게 굴었는데도 잘해주셔서...."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수그린 제영에게 걸걸한 목소리의 남성이 말을 했다. "뭐, 그런걸 가지고, 텔라리움 숲은 울창해서 조난자들이 많지. 너와 같은 경우가 허다해. 그 리고 한가지 명심할게 있는데..." "명심할거요?" "그래. 나는 아·저·씨가 아니야. 형이지... 결혼도 못한 총각에게 무슨, 흠, 흠." 헛기침을 하는 그를 흘끔 살펴보던 제영은 자신의 생각엔 아닌 것 같지만 생명(?)의 은인이 원하는 대로 하기로 했다. "예. 형! 그리고 말 놓으세요. 제가 더 어린 것 같은데..." "그, 그래... 그리고 내 한가지 부탁할 것이 있는데..." "부탁이요?" "뭐, 엄청난 것은 아니고...." 말을 머뭇거리던 그는 빨간색의 가죽끈을 제영에게 내밀었다. 앞에 놓여있는 가죽끈을 보면 서 이상한 상상을 하던 제영은 들려오는 말을 듣고 웃고 말았다. 어려운 부탁이 아닌 것을 저리 고민하다니. "머리 좀 묶어 줄래? 보기에 답답해 보여서 말이지." 그랬다. 밥을 먹느냐고 정신없었던 제영은 깨닫지 못했지만 그녀의 머리 스타일은 산발이었 다. 앞을 더부룩하게 가려 삽살개 사촌으로 보이는. 용하게도 식사를 하면서 조금의 음식물 도 튀기지는 않았지만 보는 사람은 괴로울 수밖에.... 끈을 가지고 얌전하게 자신의 머리를 꼬고있던 그녀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머리색이 은 색이었던 것이다. 아까 경황이 없어서(먹느냐고 바빴지..) 대충 넘어갔는데, 다시 보니 은색, 아니 은빛머리에서 푸른빛이 흘러나오는 걸 보면... 청은발이라고 칭하는 것이 옳을 듯 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둔녀 --;) 머리를 다 땋은 제영은 앞을 바라보았고 앞에 앉아 있는 청년을 정면으로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더니 얼굴을 붉히는 것 이 아닌가? 이상하게 생각하던 제영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를 바라보았고, 그제서야 정 신이 드는지 그가 말을 했다. "산 속에 있다보니, 사람구경을 잘 하지 못했어. 기분상했다면 사과할게, 그래도 이건 진심 인데 너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보지 못했어." "예??" 제영의 얼굴이 이상한 것을 들었다는 듯 찌푸려졌다. 18년 동안 살아오면서 예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던가? 대답은 슬프게도 '아니오'였 다. 청년의 말에서 이상함을 느낀 제영은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물어보았다. "혹시, 거울 없어요?" "어, 거울은 없고, 뒤꼍에 가면 샘이 있는데. 잘 볼 수.... 야, 어디 가는 거야?!" 제영은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달려나갔고 샘가에 도착했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으 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그곳에는 청은발의 머리카락을 지닌 아름다운 사람이 들어있었다. 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을 가지고있는 그는 부드러운 머리결을 곱게 땋아 목옆으로 길게 내 리고 있었다. 그의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혀 주는)평온의 눈은 제영의 가슴을 점차 진정시켜주었지만, 물 속의 그가 정면으로 보인다는 것은.... 돌려 말하면 그가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불어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정연이에게 죽겠군...." <14> 그렇다. 정연이가 오매불망 원하던 그녀의 님이 바로 제영의 지금 모습이었다. 선영이가 말 하던 조건이 충족되었다. 자신의 방에 초상화가 있으니 식구(즉 자신도 포함)라는 것과 볼 수가 없던 것은 혼자서 움직이지 못해 '나'의 모습을 볼 수 없던 것이었으니... 그러고 보니 8년동안 꿈을 꾸면서도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불어 한가지 사실을 더 알게 되었다. 내가 초상화의 주인공이고 그 초상화의 주인공은 꿈속의 '나'이다. 초상화의 주인공 '나'는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은.....! 어버버버... '꿈이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그제야 제영은 자신이 스카프 사건 때문에 나무에서 떨어졌다는 게 기억이 났다. 떨어질 때 충격이 컸는지 상황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의 상황 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마 그 사건이 꿈에서 '나'를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계기 를 마련한 것 같다. 그 대신 자신은 꿈에서 깰 때까지 이렇게 지내야겠지. 언제까지인지 모 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한국어도 아닌 말을 잘도 하고 있었다. 오두막집 주인이 말을 걸자 무의식적으 로 튀어나와서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다. 꿈의 나라의 말은 외국어가 아닌 모국어 (한국어)처럼 자연스레 머리 속에서 떠올랐다. 꿈속에서 배웠던 말이어서 그런지 아주 자연 스러웠다.(역시 외국어는 일상생활 속에서 계속 배워야 돼....) 꿈에서는 남자이지만 남동생 3명을 거느린 경력으로 무마할 수 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 짐했다. '아자! 잘해보자.' 자신의 세계에 빠져있던 그녀, 아니 이제는 그에게 집주인 청년이 다가와 걱정이 서린 음성 으로 묻고 있었다. "괜찮은 거야? 뭐, 나쁜일이라도.....?" "하하하-, 아니요. 거취문제로 걱정했을 뿐이예요." 청년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던 제영은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가며 말을 이어나갔다. "형, 제 이름은 얀인데, 형 이름은 뭐예요?" 깨닫는 건 늦어도 적응은 빠른 제영이었다. ^^; 오두막으로 들어서면서 제영은 생각했다. 꿈이니 죽을 염려는 없을 것이고 느긋하게 즐기기 로 하자. 거기다 자신을 돌봐주던 식구들을 찾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언제 이런 모험을 해보겠어? 안그래? 자문자답하는 그녀(그)였다. 집에 들어선 후 제영은 그에게서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이름이 테드라는 것과 이곳이 크로나라는 국가안에 속해있는 작은 상업 도시 주노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 금 그가 있는 오두막은 주노를 둘러싸고 있는 산인 텔라리움 숲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말이 다. 제영은 왠지 모르게 즐거운 일들이 그녀(그)의 앞에 펼쳐질 것 같은 예감에, 흥분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얀(제영 분)은 허리를 굽히며 고마워했다. 지금 얀과 오두막집 청년, 테드가 서있는 이곳은 산 아래에 있는 주노라는 도시였다. 얀이 거처문제로 고민을 하자. 혼자서 살던 테드는 오두막에서 같이 살자고 권하였고, 얀은 그냥 빌붙기엔 미안하니까 생활비라도 벌기 위해 테드의 소개로 일손이 필요하다는 빌씨댁 주점 에서 일하게 되었다. 테드는 만류했지만(살림이나 하라고?), 얀(제영)은 자신의 손으로 생계 를 조금이라도 책임지고 싶었고 식구들을 찾으러 갈 때 사용할 돈을 마련하고자했다. "얀, 돌아오는 길은 잘 알고있지? 빌 아저씨. 잘 부탁드립니다. 얘가 처음이라 서요..." "걱정하지 말게나. 누군 처음부터 잘하나-. 가르치면 되는 거지. 얀군, 나야말로 잘 부탁하 네. 보기엔 이래도 일할 것이 많다네. 각오 단단히 해두게." "네, 알겠습니다." 얀은 씩씩하게 대답하고 테드를 향해 살짝 윙크를 해 보였다. "수, 수고하십시오." 그 모습을 본 테드는 얼굴을 붉히더니 허겁지겁 주점을 나섰다. 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고 빌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이거, 자네 때문에 매출이 더 오를지도 모르겠군..." 빌 아저씨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얀이 해야할 일들을 말해주었고. 얀은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해나갔다. 그는 쉴 틈도 없이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행주를 들고 식탁을 닦고, 빗자루로 마룻바닥을 청소했다. "휴-." 바쁘게 뛰어다니던 얀은 숨을 내쉬며 이마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었다. 깨끗이 정돈된 식당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얀이 팔짱을 끼고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을 때 누군가 그의 등을 두드렸다. 뒤를 바라본 얀은 한 명의 귀여운 소녀를 보게 되었다. 붉은 머리를 양갈래로 땋은 소녀는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띄우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갈색눈은 연신 위아래로 얀 을 훑어보았고, 이제는 얀의 주위를 돌며 말을 품평하듯 구경하고 있었다. 기분이 나빠진 얀은 퉁명스레 말을 했다. "사람을 불렀으면 말을 해야 할 것 아니야." 그제야, 얀의 몸을 구경하던 그녀는 정신을 차리더니. 밝은 미소를 띄우며 말을 했다. "아, 미안. 네가 너무 예뻐서 말이야." 예뻐? 말이 이상하긴 했지만, 귀엽게 혀를 쏙내민 그녀의 모습에 얀의 기분은 풀어졌다. 종 업원의 자세로 돌아간 그는 웃으며 말을 했다.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죠? 레이디?" 물어보아도 대답없이 멍하니 자신만 바라보자, 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고개 를 가로 저으며 소녀에게 말을 붙였다. "난, 얀이라고 해. 너의 이름은 뭐니?" 볼이 붉게 상기된 그녀는 처음과는 달리 머뭇거리며 고개를 숙이더니, 발끝으로 마룻바닥을 '톡, 톡' 찍으면서 말을 했다. "난 아스엘라야. 저, 저기 산딸기주스를 마시러 왔는데... 빌 아저씨가 안보이네...." 그런 그녀의 모습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던 얀은 상냥하게 말을 했다. "오늘 부로 '좋은 아침'의 종업원이 되었어. 잘 부탁해. 나도 간단한 것은 할 줄 아니까. 잠 시만 기다려 줘. 아-, 창가 곁 테이블에 앉아있어. 거기가 제일 풍경이 좋더라." 얀은 그녀를 향해 또다시 윙크를 하곤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스엘라는 손을 들어 자신의 입가를 슥 닦더니, 걸음을 옮 겼다. 주점 '좋은 아침'은 아침에는 여인들의 (부인과 처녀들)집합장소(찻집으로 사용)였고 밤에는 남성들의 하루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휴식처(술집)였다. 빌 아저씨가 말씀하신 대로 얀은 정 말 바빴다. 거기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빌 아저씬 즐거워하셨지만, 얀은 하루해가 어떻게 졌는지도 몰랐다. 그것이 다 자신의 죄(미남계?)인 줄 모르는 얀이었 다. 쑤시는 몸을 이끌고 오두막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얀은 부디 내일은 오늘보다 사람이 적 기를 바랄 뿐이었다. 허나... 그의 바램은 아스엘라로 인해 깨어졌으니.... 주노의 발빠른 소식통으로 통하는 그녀는 온 집안의 젊은 처자들에게 얀의 모습을 확대 묘 사함으로써 가슴에 불을 질렀고. 결혼 적령기의 남성들의 분노를 한데 끌어 모았다. 보기와는 달리 무서운 그녀였다.....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15> 세헤르나 인물사전 [크리스티앙 네오 얀 세헤르나] 세헤르나 왕국의 3번째 왕자로 태어난 그는 불후한 아동기를 보냈으나 청년시기에는 암울했던 시절을 벗어버리려는 듯 역사에 길이 남는 유명한 이야기들을 남기었다. 그의 기사 제르미스경과의 일화도 유명하지만.... 그에 관해 세인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다른 면이다. 세헤르나의 언어학자들을 놀라게한 그의 찬란한 업적은 이웃나라인 크로 나까지 정평이 나있다. 신학자들의 상식을 깨었던 연애의 신 '카사노바'를 언급했던 그는 일부다 처제인 라크람 왕국(최고 25명의 처를 둘 수 있는)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 을 정도로 많은 부인을 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부인은 표면상으로 나타난 것만도 50명이 넘었으며 아직까지 밝혀지 지 않은 세헤르나와 인근 크로나왕국의 숨겨진 부인들도 대략 40∼60명 정도가 되리라고 보인다. 그의 행적이 밝혀진 후 세헤르나의 평민들의 언어에는 그의 이름 '크리스 티앙'에서 변형된 '크람'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으며, 새롭게 발생한 언어 ' 크람'에 대해 언어학자들간에는 사회에서 전해지던 말이 얼마나 빠르게 언어화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 세헤르나 인물사전 제2권 中 - 저자 체프럼 국립 도서관 크람 【ΓΥΟΜ】 명: 미남, 바람둥이, 능력있는 사람... 등 -------------------------------------------------- "얀-. 여기 애시타크 한 잔 더!" '좋은 아침'은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어디서(?) 그의 이름을 들었는지, 손님들은 여기저기서 얀의 이름을 불러대었고, 얀은 바쁘게 뛰어다니랴, 미소지으 랴 정신이 없었다. 점점 더 많아지는 손님들이었다. 젊은 아가씨들과 부인들이었는데, 여자들의 수다 소리로 찻 집 안은 떠들썩했다.(낮이니까, 찻집) 그녀들의 모습을 한숨을 쉬며 둘러보던 얀은, 창가 옆 테이블에 친구들과 같이 온 아스엘라를 발견했다. 아스엘라의 모습을 본 얀은 바쁜 와중에도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걸어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아스엘라. 오늘도 왔네-. 반가워." 억양에서 요상한 기운이 느껴지긴 하지만 얀에게 이름을 불린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아스엘 라는 평소의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는 수줍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응. 반가워, 여기 바뇰라 파르페 4잔 부탁해. 많이 힘들어?" 얀은 아스엘라의 말에 신세 한탄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기뻐하며, (시끄러운 소음 속에 서 그녀에게 자신의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 한 쪽 손으로 입을 반쯤 가리며)입술을 그녀의 귓가에 가져갔다. "응, 정말 힘들어, 하지만 너의 말을 들으니까. 힘이 나는데..." 아스엘라는 그녀의 귓가에 얀의 숨결이 닿자 몸을 움츠렸다. 간지럽기도 했지만... 귓가에 있 을 그의 붉은 입술을 생각하니, 얼굴이 더욱 화끈거리는게.... 부끄러웠다. 아스엘라가 자라사 촌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을 때 얀은 싸늘한 바람이 찻집으로 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시끄러웠던 펍 안이 일시에 조용해 졌다.(귀신?) 이상함을 느끼고 주위를 둘러보던 얀은 몸 이 굳어짐을 느꼈다. 의자에 앉아있는 손님들 전부(여자손님)가 얀과 아스엘라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얀이 땀을 삐질거리며 난처해하고 있을 때 아스엘라도 뒤이어 고 개를 들었고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피식 웃으며 자신들을 바라보는 여인들을 쏘아보며 대수 롭지 않다는 듯 말을 했다. "손님하고 이야기하는 종업원 처음 봐요?" 그제야 찻집 분위기는 원래대로 돌아갔고 그런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얀은 아스엘라에 게 고마워했다. "아스엘라,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지금 사태 수습하지도 못했을 거야." "당연하잖아. 우린 친구사이니까. 안 그래?" "으-응?! 그, 그렇지..." "그럼, 이제부터 나를 엘라라고 불러 줄 수 있지. 내 애칭이야." "응, 알았어...." 엘라나 아스엘라나 같은 이름인데, 왜 그러지? 처음부터 엘라라고 가르쳐줬으면 수고롭지 않잖아. 길어서 그러는 건가? 애칭은 친한 사이에서나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얀은 자신이 알아서 납득했다 . 얀이 생각 외로 쉽게 대답하자. (아스)엘라는 기분이 좋아 싱글거렸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 켜보던 갈색머리의 소녀는 엘라의 등을 크게 '퍽'소리가 날 정도로 때리더니 터프하게 말을 했다. "자자, 그만하고 우리소개나 시켜줘." 갈색머리 소녀에게 맞고서야 엘라는 자신이 친구들과 같이 왔다는 걸 깨달았고 얀에게 그녀 의 친구들을 소개시켜주었다. "이쪽은 캐시야. 성격이 털털해서 그렇지, 사귀고 보면 좋은애야." 엘라는 조금전의 갈색머리 소녀를 보며 말을 했고 캐시라는 그녀는 빙그레 웃고는 얀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잘 지내보자. " "그, 그래." 얼결에 마주 손을 내밀은 얀은 캐시의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현실의 자기보다 더 남자같은 여자애를 처음 본 얀(제영)은 조금 놀랬으나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그녀와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캐시를 보며 얀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얀을 본 엘라는 그녀의 오른편에 앉아있는 단정한 검은머리소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은 소피아. 착한 애야, 그대신 울음이 조금 많긴 하지.... 소피아! 어서 인사해야지-." "으-응, 저기 만나게 되서 반가워, 소피아라고 해." 얼굴 가득히 수줍은 기색이 역력한 그녀는 부끄러운지 탁자 밑에 기어들어 갈듯 고개를 숙 였고 그녀를 보던 얀은 소피아가 (현실의 친구)예린과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다. 예린도 처음보는 사람이면 말을 잘 못하고 실수하고 그랬지.... 예린과 닮은 소피아도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꿈이니까, 아무래도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산물이겠지... 잘 대해줘야겠 는걸-. 소피아의 얼굴을 바라보던 얀은 영업용미소가 아닌 다른 때는 볼 수 없었던 장난기 서린 미 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피아, 난 네가 맘에 드는데. 너는 내 얼굴이 보기 싫어...?" "아, 아니... 그런게 아니야!" 소피아는 당황한 나머지 얼굴을 번쩍 들었고 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편안한 모습을... 소피아는 처음엔 놀랐으나 그의 말을 듣고는 곧 편안해 졌다. "훗, 나도 알아. 괜히 장난친거야. 난 소피아가 날 편한 친구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 "이거 셈나는데, 누구는 소개도 안 해주는데 누구는 친절하게 말도 붙여주고...." 얀의 뒤에서 틱틱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얀이 서있는 옆자리에 앉은 그녀는, 얀이 자신을 바라보자 삐져있는 얼굴을 팩 돌렸다. 어린아이가 삐져있는 듯한 모습, 그런 귀여운 그녀의 모습을 본 얀은 큭큭대며 웃었고, 그녀는 쳇하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엘라는 무안한 듯 새로 등장한 그녀를 째려보았고 얀에게 사과를 했다. "이런, 이런. 미안해, 얀-. 루시는 심술쟁이라서 잘 삐치거든..." "뭐야!!" "늦게 왔으면서 미안하지도 않니?" 암코양이가 화를 내듯 성을 내는 그녀였지만 얀이 다시 자신을 바라보자 조용해져서 고개를 돌렸다. 얀은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귀여운 모습이었다. 붉은 색 리본으로 웨이 브진 보라색머리를 양쪽으로 잘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녀와 잘 매치되는 스타일이었다. 가만 히 그녀를 구경하고 있던 얀은 어린아이같은 그녀의 기분을 풀어줘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 다. 그녀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간 얀은 살며시 미소를 띄우며 오른팔을 가슴앞에 가져가 대고 정중하게 절(윗 상체를 살짝 숙이는 서양식 인사을 하며)을 하며 말했다. "미천한 저의 이름은 크리스티앙 얀이라고 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앞에 앉아 계신 아름다운 레이디의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기사가 귀족아가씨에게 말을 걸 듯 우아한 인사까지 하는 얀을 보자 루시는 기분이 풀어졌 고 일어서서 그녀의 분홍빛 린넨 드레스를 살짝 들어올리며 화답했다. "소녀의 이름은 루시아 헤테로아입니다. 누구와 달리 친절하신 마음씀씀이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군요." 귀족의 영애(令愛)와 같은 (기막힌 변신을 한 루시의)모습을 본 엘라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큰소리로 웃어버렸다. 그러자 캐시, 루시, 소피아도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고 그것을 기점으 로 찻집의 모든 손님들에게로 웃음이 전달되었다. 조용한 도시 주노의 공기로 찻집 '좋은 아침'에서 들려나오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퍼졌 다. ========================================================================== 얀의 본래 이름은 위에 있는 대로 '크리스티앙 네오 얀 세헤르나'입니다. 하지만 얀이 궁성 에 있을 때 병석이 있는 그를 볼 수 있는 것은 소수의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얀을 얀, 얀님, 그리고 동생, (문제의 뒤안경 만이 )크리스라고 불렀죠. 그는 그 기억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 인겁니다. 소문이란 부풀어 오르는 것 아시죠? 위에 쓴것은... 얀의 바람둥이 행각을 나타내려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뜻 없이 쓴겁니다. 혹시 이글이 여성 공략기로 쓰여졌다고 생각하셨다면... 물론 아니랍니다. (첫번째 여성은 어떻게 사귀었구, 두번째는... 등등.. 이런 내용이 아니예요. 절대!!) <16> 오후의 늦은 햇살이 주점(좋은 아침) 안을 붉게 비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문양의 분홍빛 레 이스 커텐 사이로 들어오는 그 빛은 주점을 아늑한 분위기로 만들어주었다. 빛을 고스란히 받으며 서 있는 얀의 주위에는 알 수 없는 기운이 가득해서, 얼마 안되는 손 님들은 차마 그의 곁으로 다가서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얀은 손에 행주 를 들고 손님들이 자리를 떠난 테이블을 치우고 있었다. 조심해서 그릇들을 치우고 있는 그 에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화려한 장식을 한 금발의 아가씨가 용기있게 다가와 말을 걸었 다. "일 끝나고 시간있어요?" "죄송합니다, 손님. 저에게 그런 여유가 허락되지 않는군요..." 얀은 고개를 깊숙이 숙이고 사죄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얕본다고 생각했는지 아무말도 없이 얼굴을 붉히더니 급하게 돈을 계산하고 일어났다. 다급한 그녀의 걸음소리와 함께 "쾅 "하고 문이 부서질 정도의 소리가 들려왔다. 얀은 한숨을 쉬고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휘-익. 얀의 등으로부터 대칭으로 있는 가게의 문이 열리며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그 소 리에 얀은 테이블을 치우다 말고 뒤돌아보았다. 예상대로 제이드였다. 제이드는 '좋은 아침' 과 거래하는 청과상 탄타로의 아들이었다. 아버지의 일을 돕는 그는 어느새 얀과 친해져 얀 의 일을 도와도 주고,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려주기도 했다. 그는 검은머리의 핸섬한 청년이었다. 입구에서 다급하게 얀에게 걸어오던 제이드는 눈을 휘둥그래 뜨더니 놀랍다는 듯 이야기했다. "얀, 너 방금 리네스 봤냐. 그녀가 그렇게 화난걸 본 건 처음인걸-?" "리네스?" "어, 너 몰랐어? 방금 나간 예쁜 아가씨 말이야. 주노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가씨야. 물론, 네 가 온 이후에는 조금 주가가 떨어졌지만...." "뭐?" "아, 아니.(여자보다 더 예쁜 네 녀석 때문이라고 어떻게 말해.) 그보다 리네스가 왜 그렇게 화가 났던 거야? " "아-. 아마 나 때문일 거야. 그녀가 미팅(만남)신청을 했는데... 그걸 거절했거든..." "야-. 정말이야. 이거 특종인데! 그 콧대높은 리네스가 차이다니! 너 변종 아니야? 그 아름 다운 리네스를 보고도 퇴짜를 놨다고?! 여자친구가 그렇게 많으니 배부르냐?? 아름다운 아 가씨를 내버려두고...-여기서 제이드는 한숨을 쉬었다.- 취향이 특이하다." "내가 여자친구가 많긴 하지만 난 그런 타입은 딱 질색이야. 사실, 집에 일찍 가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해야 하니까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요즘 대청소중이거든 가을이 지나기 전에 침 대시트를 다 빨아야해. 그리고 제이드, 너도 집안 일 좀 도와, 너의 집 식구들 장난 아니잖 아." "뭐, 식구들이 많긴 하지만 여자형제들이 있잖아-. 그 애들만 해도 두집살림 하고도 남는다 고-." "너 지금부터 연습해놔야지, 나중에 사랑받는다-." "뭐-? 그럼 넌 얼마나 사랑받으려고 그렇게 열심히 하냐?" 제이드는 웃으면서 오른팔로 얀의 목을 감고 왼손으로 그의 머리를 비벼대었다. 한 두번 당 한 것이 아닌 얀은 대비책으로 마련한 방법을 사용했다. 자신의 목을 걸고있는 제이드의 옷 소매를 살며시 걷어올려 그의 솜털을 쥐어뜯었고 황당한 공격을 당한 제이드는 눈물을 글썽 이며 그만두었다. 한참동안 자신의 팔을 문지르던 제이드는 얀과 같이 가게를 지켜야 할 나 머지 한명이 없다는 걸 깨닫고 얀에게 물어보았다. "참. 빌 아저씨는 어디 가신거야?" "나 혼자서도 잘 한다며 바닷가재때문에 수산업길드에 가셨어." "바닷가재? 아-! 네가 한다는 그거!" "으-응. " 얀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현실에서는 그리 뛰어난 요리솜씨는 아니었지만, 꿈에 들어온 뒤로 는 그 동안의 특훈(꿈에서 움직이지 않는 대신 발달한 오감)이 도움이 되었다. 한달간 가게 에서 일하면서 처음에는 그의 미모에 대한 소문을 듣고 왔던 손님들이 이제는 그의 요리 때 문에 즐겨 찾았다. 새로운 퓨전 요리는 손님들의 입맛을 항상 즐겁게 해주었다. 아직까지는 일류 주방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맛을 보고 새로운 요리맛을 잘 감지해 내는 그의 혀는 음식을 만드는 것에 도움을 주었고 그런 점 때문에 주노에서도 알아주는, 훌륭한 요리사 감 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빌 아저씨는 그런 그를 키워주기 위해 여러 요리재료와 훌륭한 요리 선생을 찾아다녔다. "나 때문에 아저씨가 고생이시지, 뭐-." "나라면 그런 고생 사서하겠다. 뭐- 바른 말이지. 손님 잘 물어 오겠다.(내가 개냐?) 음식솜 씨 좋지. 거기다 부지런하기까지. 아- 네가 여자라면 내가 확 찜해놓는 건데... 뭐, 지금의 너도 별로 상관은 없지만..."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제이드의 시선에 오한을 느끼는지 얀은 몸을 떨며 부정했다. "야-.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말아라. 니가 하면 왠지 진담처럼 들려." "오-호. 몰랐냐? 나 진담이야" 제이드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고 얀은 고개를 흔들며 뒷걸음쳤 다. 그들의 추격전은 체력이 딸린 얀이 제이드에게 잡히면서 막을 내렸다. 제이드의 뛰어난 고문기술(간지럽히기)에 걸린 얀은 항복을 선언했고 제이드는 조건을 내걸었다. "네가 잘하는 그-거. 해줘. 나 그것 먹으려고 점심도 안 먹고 왔단 말야." "야-! 그거가 아니고 '볶·음·밥'이라니까!" "그래. 그 보르... 하여간 그거.." "에고. 내가 참아야지....(한국어가 그렇게 어렵나?) 잠깐만 기다려." 얀은 하얀색의 귀여운 메이드 앞치마를(빌 아저씨의 취향이 옆 보인다.)하고 주방으로 들어 갔다. 제이드는 즐거운 표정으로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어느새 그의 곁에는 얀의 모습을 구 경하는 청년 및 아저씨들로 테이블이 점령당하고 있었다. 오후의 해가 지면서 '좋은 아침'은 남성들의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싱글벙글 거리는 제이드의 등에 강한 충격이 전해져 왔다. "아얏! 뭐야-. 너도 또 왔냐." 로인이였다. 약간 탄 검은 빛 얼굴로 웃고있는 그는 제이드의 아픔을 즐기고 있었다. "또-오? 당연하지 너만 오라는 법있냐? 그래도 난 약과야. 저 녀석은 매일 출근 도장을 찍 잖아." 로인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제이드는 그를 발견하고 웃어버렸다. 보석상을 하는 케나 로씨의 둘째아들 라슈였다. 사람을 기피하는 저 냉철한 녀석이 웬일인지 모르겠지만 이른 저녁시간이 되면 정확하게 이곳에 나타났다. 사람이 가장 붐비는 저녁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 로인왔네. 너도 저녁 먹을 거야?" "응. 나도 제이드가 먹는 걸로... 부탁해. 그런데... 저기 있는 라슈의 주문은 안 받아?" "어-. 정말 언제 왔지? 뭐-. 그가 먹는 건 정해져 있으니까." 얀은 어깨를 으쓱하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고 얼마 후 음식쟁반을 들고 나왔다. 알록달록 한 색깔이 들어가 있는 볶음밥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솜씨좋게 모양을 낸 것을 로인 과 제이드에게 내밀자. 로인은 건장한 체격에 어울리지도 않게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기름 에 볶아진 각종 야채와 고기, 밥의 고소한 냄새와 볶음밥에 첨가되어 있는 매콤하고 새콤한 특유의 소스의 냄새가 풍겨왔다. 볶음밥의 냄새를 맡으며 침을 삼키고 있는 로인의 모양에 웃던 얀은 주방에서 가져온 다른 음식이 담겨있는 쟁반은 들고 테이블 하나를 독차지하고, 사방에 싸늘한 기운을 퍼트리고 있는(얀의 눈에는 그의 곁에 스물스물하는 무언가(?)가 보 이는 것 같았다.)라슈에게 다가갔다. "얀의 특식 '떡·볶·이'입니다. 널 위해 특별~히 만들었으니까. 맛있게 먹어." 싱긋웃는 얀을 본 라슈의 굳은 얼굴은 편안한 표정으로 변해갔다. 그는 안경을 쓴 이지적인 타입의 청년이었는데 얀(제영)은 라슈를 보면 현실세계의 선영이 생각났다. 그 둘은 비슷한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누군가 마음의 빗장을 열어주기 전까지는 단단한 창살로 무장 하는 타입이라는 것이다. 얀은 처음 가게로 온 라슈를 보았을 때 그의 분위기를 읽었고 선 영을 대하던 대로 편안하게 다가갔다. 그 점 때문이었는지 라슈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 었고 주변 사람들은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라슈와 서로 편하게 지내는 얀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얀은 라슈가 자기 말고도 친구들을 더 만들었으면 했지만 그의 마음은 아직까 지 자신이외에는 허락되지가 않았다. "...맛있는걸. 처음보는 특이한 음식이지만...." 특이한 빨간색의 음식을 묵묵히 퍼올리는 라슈를 바라보던 얀은 그가 오기 전부터 준비했던 말을 떠올리며 약간 머뭇거리더니 이내 말을 했다. "아직도 아버지와 싸우고 있어...?" "...... " "이 말은 그전부터 너에게 꼭 하고싶었는데-,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좀 걱정이 되더라고, 그래서 못했는데, 아무래도 말을 해야지 맘이 편할 것 같아. 부담은 갖지 말고 들어줘-. 나는 말이지... 네가 원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어-. 너의 인생은 네가 만드는 거니까. 내가 함 부로 참견할건 아니지만 말이야. 뭐-. 난 너의 친구잖아. 힘든 일이 있으면 서슴지 말고 얘기해, 그렇게 도움이 되진 않겠지 만 얘기를 하면 그래도 속은 편해질 테니까." "...... " 얀은 그의 등을 두드려주고 일어섰다. "조금 맵기는 하겠지만 나의 사랑을 듬뿍 담았으니까.. 남기면 죽-어." "....고마워..." 짜식, 선영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다니까. 중학교 때 만난 그녀도 부모님문제로 고민을 했었다. 완전하게 그녀의 마음의 문을 여는데는 1년의 시간이 걸렸으니까. 라슈도 그 정도는 기다려야 할거다. 처음부터 급하게 생각할 건 없다. 조금씩 그에게 도움이 되면 되니까... 라슈가 이야기한 바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라슈를 보석상을 맞길 생각으로 수도에 있는 타이리쉬 학교에 보냈다. 유명한 현자와 기사들로 유명한 그곳은 다른 나라에도 꽤나 알려 진 곳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그런 점이 장사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으로 자식들 중 머리가 제일 좋은 그를 그곳으로 보낸 것이었는데, 그가 공부에 재미를 가지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 었다. 그는 학자가 되길 원했고, 아버지는 그가 원래대로 보석상을 맞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것 때문에 학업도중에 내려와 그의 아버지와 싸우고 있는 것이었다. 다 잘되었으면 했지만 세상사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오직 그가 생각을 잘해서 판단하기를 바랄 뿐이 다. -------------------------------------------------------------------------- ---------- 사실, 라슈의 설명을 주저리 쓴것은 글쓸것의 밑바탕을 깔아놓은 것이었는데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다고 해서, 등장인물 한명을 제거해 버리면서..; 뒤에 라슈를 만날 이야기가 팍 사라졌습니다. 어차피 쓰지도 않았으니 다행이기도 하지만...(머리쓰고 있는 제너스...) <17> 라슈의 모습을 잠시 동안 지켜보던 얀은 쟁반을 옆구리에 끼고 카운터로 걸어갔다. 카운터 에는 제이드와 로인이 앉아있었는데 얀이 그들에게 다가서자, 라슈가 앉아있는 곳에 시선을 두고있던 제이드는 퉁한 얼굴이 되어서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런지 알 길이 없던 얀은 의 아하게 생각했으나 제이드가 말을 하자 곧 어이없어했다. "라슈에게 가져간건 뭐야-. 우리거보다 더 맛있어 보이던데..." 제이드는 음식투정하는 아이처럼 삐진 얼굴로 말했다. 속으로 그를 귀엽다고 생각한 얀은 그를 놀리고 싶은 생각에 짐짓 냉정한 얼굴로 말을 해나갔다. "당연하잖아. 라슈가 주문한 것은 내 요리 실력을 믿고 날마다 다른 실험작들을 맛보는 거 라고. 만약에 내가 오크고기로 요리를 했다면 그는 그것을 먹어야해... 너 자신있어?" "그, 그런건 아니지만" 삐진 제이드도 오크고기란 말에 놀라서 얀을 바라보았고 로인마저도 입을 벌린 채 그를 바 라보았다. 이런, 이런... "이봐, 정말 믿어버리면 어떡해. 널 놀리려고 말한 건데." 손이 들어갈 정도로 입을 벌리고 있던 바보 듀엣은 입을 다물고 다시 뾰루퉁해졌다. 알았어, 알았다고-. 얀은 한쪽 손으로 이마를 집으며 말을 했다. "내가 정말 너희들 것을 안 챙겼을 것 같아? 주방안에 준비되어있어..." "정말...?" 좋으면 그 밑에 고인 침좀 닦아라. 바보처럼 싱글벙글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얀은 재빨리 그 것을 가져나왔다. "이, 이건 어떻게 만든 거야?" 제이드는 생전 처음보는 새빨간 음식에 놀라 가만히 있었다. 그 음식은 매콤하면서도 달콤 한 소스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는데 볶음밥을 먹어서 배가 불러옴에도 불구하고 제이드의 입 안에 침이 고이도록 만들었다. 제이드가 멍한 얼굴로 얀이 만든 음식을 보고만 있자. 얀은 그런 제이드의 모습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오크고기에 놀란가슴, 이상한 빨간 음식을 보고 또 놀랐냐? 그러면서도 냄새맡으며 군침을 삼키는 건 뭐냐? 그 모습을 가만히 구경하고있던 얀은 피식 웃으며 학생에게 설명하는 선생님처럼 팔짱을 끼 며 말했다. "코리아라는 나라의 '떡·볶·이'라는 국민적인 음식이야. 특히 학생들이 좋아하지. 싸고 맛 있는데다가 공부에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는 그만이거든. 원래는 면보다 굵은 '떡'이 필요하 지만 구할 수 없어서, 국수 면발보다 굵은 주노 전통음식 카덴을 이용했어. 맛은 맵고 달고 짠게(?) 특징인데. 포인트는 색이 빨갛다는 거야. 이곳의 매운 소스로는 색이 잘 안나와서 단맛이 나는 빨간색 과일 '콰이'를 사용했어. 조금 달지도 모르지만 먹을 만은 할거야." "정말 이런 것을 먹는 나라도 있다고? 거참 신기하군... 로인 안 먹냐?" 제이드는 로인이 음식을 먹지는 않고 포크로 찍어대며 신기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하자. 그의 옆구리를 검지(집게손가락)로 푹푹 찌르며 말했다. 누가 그 속을 모를까봐, 로인에게 먼저 총대를 매게 하려고. 안되쥐∼. 얀은 바에 기대어 오른손으로 고개를 괴고 제이드를 바라보며 닭살스럽게 말했다. "어머, 자기-. 내가 자기를 생각하며 만들었는데 맛도 안볼거야?" 얀은 제이드에게 하트를 마구, 마구 보냈다. 안먹고 못배길걸-. 제이드는 갑자기 변한 얀의 행동에 당황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는 새에 그 이상야릇한 음식 을 떠서 먹어버렸다. 로인은 놀랐지만 제이드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한게 아니었기에 안심하 고 '그·것'을 먹었다. "어-. 맛있네." 로인은 생각 외로 음식이 맛있자. 멍하니 있는 제이드의 음식까지 싹쓸이 해버렸다. 그때까 지도 제이드는 스푼을 입에 넣은 자세 그대로 굳어 있었다. 조금 심했나... 자세가 풀리지 않 는 제이드를 보고 얀은 난처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곧 멍한 상태에서 제이드는 깨어났고 자신의 그릇이 비어있자, 조금전의 그의 행동은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로인과 같이 바보형 제 쇼를 보여주었다. 얀은 그런 모습을 어이없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라슈를 보 고는 계면쩍게 웃었다. '친구들이 다 이런 건 아니라고.'라는 뜻을 내포한 미소를 지으며 라 슈가 부디 친구사귀는 것을 혐오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얀, 정식 2인분" "닭고기 스프하고 감자그라탕 부탁해." 주문이 바쁘게 이어졌다. 술은 셀프라서 손님들이 알아서 (양심적으로)가져갔지만 식사준비 는 얀의 몫이었기에 바쁜 그를 위해, 공짜로 밥을 먹은 로인과 제이드는 (빌 아저씨가 없는 관계로) 얀을 도와주었다. 그들의 아버지가 보았으면 호통을 쳤겠지만, 아직까지는 즐거워 보였다. 문이 열리며 거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세명의 남자가 먼지가 묻는 망토를 벗으며 들어 섰는데 그 덕분에 주점 안에 먼지가 흩날렸다. 주점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화를 낼만도 했지 만 우락부락한 그들의 몸집에 불평 한 마디로 못하고 앉아있었다. 주점에 들어선 세명중 하나인 험상궂게 생긴 사내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귀에 거슬 리는, 쇠를 긁는 듯한 그 목소리는 듣기에 거북했다. "이거, 왜 이렇게 후졌어. 이 도시에서 가장 좋은 주점이라더니, 빈말아냐?!" "후진 도시에서 잘나봤자겠지, 안 그래? 마음 넓은 우리가 참는 수밖에-." 뾰족한 턱의 삐적마른 사내가 켈켈거리며 맞받아쳤다. "그럼, 우리가 온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해야 할걸." 어느새 중앙의 탁자를 차지한 마지막 사내는 음험하게 보이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을 했 다. 그의 몸 주위에서 풍기는 기운은 보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처지도록 만들었다. "이봐! 주인장 어디있나? 주문 안받아?" 주방에 서있던 얀이 나서려 하자, 제이드가 만류하며 대신 걸어나갔다. 그는 장사꾼의 아들 답게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나섰다. "손님,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 "이 집에서 잘하는 걸로 한판 그득하게 차려와!!" 제이드는 직감적으로 이들이 쉽게 넘어갈 인물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차렸다. 이런 경우, 그들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그들이 풍기는 기운으로 봐선 보통이 넘 는 이들이었다. 로인의 힘을 합친다하더라도 승산이 없었다. 제이드는 주방안에 있는 얀에게 다가가 떨고있는 그의 손을 잡아주며 자신있는 음식으로 만들기를 부탁했다. 얀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가눌 수 없었으나 제이드가 설명하는 것을 들어서 그들의 비위를 잘 맞추기위해 자신이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그 동안 손님들 의 칭찬을 받았던 음식들을 만들어 나갔다. 맛있는 음식냄새가 밖으로 풍겨나가자. 그 난폭 한 손님들은 소리를 질러댔다. "굶겨 죽일 작정이야! 어서 가져오라구." 서둘러서 요리가 만들어지자 로인과 제이드가 그것들을 날랐다. 그것들은 빠른 시간안에 만 들었음에도 좋은 향기가 났고 보기에도 훌륭했다. 일단 제이드등은 제시간에 요리가 만들어 진 것을 안도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내들을 잘못 본 것이었다. 그들은 본래부터 음식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었다. 무엇으로든 시비를 걸어 돈을 뜯어내는 전형적인 악당이었던 것이다. 삐적마른 사내는 음식을 한 입 입에 넣더니 인상을 쓰며 바닥에 뱉어냈다. "뭐야. 이런걸 음식이라고 만들어냈어. 쓴맛밖에 안 나잖아!!" 그러자 그 옆에 앉아있던 음험한 눈초리의 사내가 바로 걸어가 제이드의 멱살을 잡아올렸 다. "손님이 왕이라는 걸 몰라. 기분을 맞춰줘야 할 것 아니야. 음식이 맘에 안들면 다른 것으로 채워줘야겠지?" 그는 음산하게 웃어대었다. <18> "소, 손님 음식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다시 해 올리겠습니다. 기분푸시죠-." "뭐야-? 내가 뭘 말하는지 알아들었을 텐데. 머리가 돌인가? 응? 하하하." 거대한 체격의 험상궂게 생긴 사내는 멱살이 잡힌 제이드의 곁으로 와서 제이드의 머리를 장난삼아 치며 히죽히죽 웃었다. 참지 못한 로인이 덤벼들자, 사내 두명이 동시에 몸으로 막아서며 시비를 걸었고, 로인이 그 럭저럭 둘을 상대했지만 그들 중 한 명이 칼을 들자,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제이드는 분한 마 음이 들었으나 안쪽에 있을 얀생각에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그의 외모라면 이 녀석들 이 어떤 행동을 할 지 몰랐으니까. "로인!! 그만둬! 죄송합니다, 손님. 저희들이 손님들의 기분을 몰랐군요. 곧 돈을 가져오겠습 니다." 로인은 한없이 비굴해지는 제이드를 보며 울분을 참지 못하고 노려보았다. 하지만 제이드는 만약의 사태를 생각해서 얌전하게 지나가길 빌었다. 부디 그들이 얀을 발견하지 못하길 바 랄 뿐이다. 더한 사태로 치다를 수 있으니까... 허겁지겁 주점 안의 돈을 모아온 제이드는 그들에게 그것을 건내줬으나 그들은 코방귀를 뀌 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런 것은 푼돈이야 더 가져오란 말이야!" "그것이 오늘 매상 전부입니다." 다른 곳보다 장사가 잘되기 때문에 큰돈임에도 불구하고 돈맛을 본 그들은 위험한 눈빛을 띄우며 제이드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 돈이라면 숨겨놓은 돈도 클 터... 사내 세명은 눈빛을 주고받더니 두명은 손님들에게도 돈을 내놓으라면서 테이블을 넘어뜨렸고 음험한 눈의 사내 는 주방을 막고 서있는 제이드를 밀면서 그 안으로 들어가 돈을 찾으려고 했다. 제이드는 참는 한도까지 참았다. 그들이 주방으로 들어서면 얀도 위험했고 더 이상 이들의 행패도 볼 수 없었다. 제이드는 그 사내의 턱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무방비로 맞게된 사내 는 뒤로 넘어갔고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로인은 눈을 휘둥그래 떴다. "제이드!!" "사람치는거 처음봐? 저 둘도 해결하자고" 손님들의 돈을 갈취하던 그들은 낌새를 눈치채고 히죽히죽 웃으며 다가왔다. "스트레스 해소감이 없어서 심심했는데 잘됐는걸." 제이드와 로인은 긴장되는 몸을 풀며 각각 마른사내와 험악하게 생긴 사내에게로 다가갔다. 얀은 주방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자신만 이렇게 있는 것이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긴 했다. 꿈이라고는 하지만, 18년동안 여자로 살아온 그는 싸움이라고는 동생들과 한 주먹다짐(?)의 싸움이 전부였다. 아까부터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TV에서나 볼 수 있는 폭력사건이었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너무 무서웠다. 꿈에서만은 남자로 지내자고 다짐했지만 무서운 것은 무서운 거였다. 밖에서 나는 소리가 더 커져갔다. 뭔가가 부서지는 '우당탕'거리는 시끄러운 소리들이 계속 들렸다. 지금이라도 나가서 그들을 도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막상 나가서 그들 의 짐이 될까 자제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다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숨어 있는 것 은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자, 얀은 조심스레 입을 틀어막고는 주방을 나섰다. 식당 안은 난장판이었다. 깨진 그릇들과 엎어져있는 테이블, 구석자리에는 미처 나가지 못한 손님들이 엉거주춤 서있었다. 생각 외로 로인과 제이드는 잘 싸우고 있었다. 그들과 막상막하의 실력이었다. 한명의 사내 가 기절해 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가 금방 나왔을 것이다. 그들은 오랫동안 시간을 끌고 있었다. 그 사내들은 다행히도 칼을 꺼낼 시간은 없었는지, 맨주먹으로만 싸우 고 있었다. 제이드와 싸우는 마른사내는 요리조리 제이드의 주먹과 발길질을 피해냈다. 제이드는 그의 얍삽함에 은근히 화가 솟아올랐지만 싸움 중엔 잡생각은 금물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승부가 나지 않아서인지 그들 둘의 숨소리는 거칠어져 있었다. 숨을 가다듬으며 서로를 바라보던 제이드와 사내는 몸을 이동시키며 서로의 허점을 살폈다. 결판을 내야겠다고 생각했음인지 이번엔 마른사내가 눈을 번뜩이며 제이드에게 오른손을 내질렀다. 제이드는 몸을 살짝 왼쪽 으로 피하며 오른팔을 들어올려 사내의 손이 비껴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왼손의 주먹을 그에게 날렸으나 사내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서서 재차 공격을 가해왔다. 제이드는 자신의 허리를 노리고 차는 그의 발을 피해 그의 몸으로 파고들면서 팔꿈치로 그의 명치를 쳤지만 그 사내는 두 손으로 그 것을 받아내었다. 그러나 손이 받아들인 타격을 두 다리가 흡수하 지 못하자, 사내의 몸은 균형이 깨어졌고 그는 비틀거리며 뒤로 쓰러졌다. 카운터찬스를 본 제이드가 회심의 미소를 띄우며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는 순간 얀의 날카로운 부르짖음을 들 려왔다. "제이드! 뒤를 조심해!! " 제이드는 재빠르게 옆으로 몸을 굴렸다. 맨 처음 제이드에 위해 기절했던 사내가 어느새 등 뒤에 칼을 들고 서 있었다. 얀의 말이 아니었다면 그냥 뒤를 내주었을 뻔했다. 제이드는 식 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제이드는 상대에게 마지막 주먹을 선사 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 뒤로 물러났고 그 덕분에 뒤로 넘어져 있던 그 마른 사내는 침을 뱉 으며 일어섰다. 음험한 사내는 이를 갈며 말했다. "이거, 우리를 아주 황송하게 대접했단, 말이야. 그래서 돈이 더 필요하겠는데. 선불을 저 녀 석으로 하지. 아까부터 주방으로 우리를 접근하지도 못하게 하더니 저런 보물을 숨겨놓았군. 노예시장에 팔면 2,3천 골드는 충분하게 받을 수 있겠어." 그는 음산하게 웃으며 점차 제이드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칼을 꺼내들었는지 마른사내도 협 공할 준비를 했다. 제이드는 옆에 있던 의자를 들었다. 칼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한 무기(?) 지만 얀이 도망칠 시간은 될 것이다. "얀! 어서 도망쳐! 시간이 얼마 없단말이야!!" 제이드는 뒷걸음을 치면서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자신이 어떻게 그 둘(제이드과 로인)을 두고 혼자서 살겠다고 도망치란 말인가! "싫, 싫어. 너희들을 두고 어떻게 가!" "이런, 아주 눈물겨운 의리인데. 덕분에 우리는 편하게 됐어. 어차피 저 자식은 독안에 든 쥐니까. 저 예쁘장한 녀석이나 도망 못가게 붙들어 놔." 음험한 눈빛의 사내는 마른 사내에게 명령을 했다. 마른사내는 칼을 들고 음침하게 웃으며 얀에게 다가왔다. "자 이쁘지. 이쪽으로 오라구." "싫어!" 으악! 가라고 할 때 갈걸 그랬나. 도움이 되지도 못하면서 일만 벌린 것 같다. 사내가 자신 을 보며 침을 삼키며 점차 다가오는 것을 보자, 주위를 살피던 얀은 2m정도 있는 거리에 떨고있는 한 손님이 허리에 검을 차고있는 것을 발견하곤 소리쳤다. "검좀 빌려주세요!!" 사내의 눈치를 살피던 손님은 빠르게 검을 떼어내어 얀에게 던졌다. 얀은 멋지게 받아내었 고 검집을 벗겨내었다. "다, 다가오면. 찌를거예요." 마른사내는 온몸을 떨며 말하는 얀을 보며 비웃었다. 검을 잡은 걸 보니 초차였다. 한 손으 로 휘두르는 검을 두 손으로 잡고 벌벌 떨고 있었다. 안봐도 뻔한 결과에 그는 자기딴에 친 절하게 말하며 미소지었다. 얀이 보기에 기분나뿐 미소였지만. "이뻐해줄테니까. 검을 놓고 오라구. 이 아저씨 말을 듣지 않았단, 후회할 거다." 아저씨에게 가느니 차라리 죽겠다. 얀은 검을 들고 그를 겨누었다. 그는 그걸 보더니 피식 웃었지만 얀에게는 이것이 마지막 수단이었다. "그렇게 앙탈을 부리면 조금의 매는 필요하지."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가 칼을 치켜들며 대각선으로 배어왔다. 얀은 빠르게 쳐들어오는 그것을 찰나의 순간으로 중간에서 막았다. "오. 제법 하는데." 약간의 놀라움을 띈 그는 재차 공격했다. 그의 공격은 허리와 다리의 연속 공격이었다. 처음 에는 떨려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조금씩 칼을 맞대자 떨림은 줄어들고 자신감이 차올랐다. 동생이 검도를 배웠다고 깝죽거릴 때 같이 치고 받았던게 도움이 될 줄이야. 얀의 막검술은 조금씩 안정을 차려가더니 어느덧 그를 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한번도 사람을 배지 못한 그 는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때 제이드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생각만 했지, 정작 자신 을 걱정해 주고 있던 그를 생각하지 못했다. 얀은 독한 마음을 먹고 칼을 휘둘렀다. 그가 정 신을 차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칼을 휘두르자 눈깜짝할 사이에 흰 투명한 빛이 검을 감싸며 막고있던 그 사내의 칼을 중간에서 잘랐다. 그 여파로 칼에서 생성된 진공파가 마른사내의 가슴에 큰 상처를 입혔다. 결과를 볼 새도 없이 얀은 달려갔다. 그리고 제이드를 향해 마지 막 일검을 내리치는 그를 향해 검으로 막아섰다. 그와 몇 합을 나누지 않아 그의 약점이 눈에 띄었다. 동생과의 장난이라 치부하던 것이 큰 실력으로 발휘되었다. 자신의 모든 감각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컨디션도 최고 였다.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는 음험한 사내의 움직임이 느리게 보였던 것이다. 장난이었다고 는 하지만 동생이 유단자가 될 때까지 5년동안 막검술로 상대했던 것이다. 여기저기서 헛점 이 보이는 그 사내를 보자 진검이라고 떨고있던 자신이 한심했다. 얀은 어깨를 노리고 오는 그의 검을 힘을 빼며 받아들이다 갑자기 강한 반동을 주어 자신의 검으로 그의 검을 감아 쳐올렸다. 그러자 그 사내의 손에서 검은 나가떨어졌고 사내는 빈손이 되었다. 얀은 그의 목 에 검을 겨누었다. 처음의 마음 같아선 이 사내의 얼굴을 마주 대하지도 못했겠지만 한쪽팔 이 피에 젖은 제이드의 모습을 보자 가슴 한구석에서 울화가 치미는게 억제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얀의 기색을 눈치챘는지 그의 낯빛이 파랗게 변하였다. "얀, 괜찮아. 다 끝났어." 한쪽 팔을 감아쥔 제이드가 얀의 등을 두드리며 말을 했다. 그는 어느새 끈을 찾아와서 그 사내를 묶고 있었다. 얀은 로인이 걱정되어 펍안을 둘러보았다. 그도 어느새 거대한 체구의 사내를 제압해놓고 팔을 흔들며 웃고 있었다. 얀은 제이드의 팔을 지혈을 하였다. 그 모습을 찡그려가며 보던 제이드는 로인을 바라보면 서 말을 했다. "얀이 약할 거라는 생각만 하고 일을 벌려 놓았어. 처음부터 굉장한 검술이 있는 줄 알았다 면 그런 창피한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 얀은 지혈시키는 붕대의 마지막 매듭을 지으며 말했다. "나도 솔직히 그들이 그렇게 약할 줄은 몰랐단 말이야. 내가 강한게 아니었다구. 장난삼아 동생하고 놀던 목검이 다였는데, 말이야. 너희들이 싸우지 않았다면 난 아직도 주방 한 구석 에서 떨고 있었을 거야." "그게, 약한 거라고?! 그럼 우리는..." 울상이 되어 서로를 위로해주는 그들을 보자 얀은 안도의 웃음이 나왔다. 이런 이들을 잃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한지. 얀은 제이드의 다친팔과 로인의 타박상이 생긴 등을 치며 말했다. "아-얏!!" "으-윽!" "다 큰 어른이 무슨 엄살이야. 어서, 의사선생님께 가자구. 상처를 봐 달래야지" "얀, 넌 다치지 않아서 모른다구. 얼마나 아픈데."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로인를 보자 고개를 저어대던 얀은 그들의 등을 밀며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뛰어갔다. <19> 새로운 도전 "허어-. 이런...." "죄송해요...." 그 건달 삼인조가 쳐들어온 것이 자신의 잘못은 아니지만, 자신이 조금 빨리 대처했다면 이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감에 얀은 몸둘바를 몰라했다. 엉망진창이 되어있는 가게안을 살펴보는 빌 아저씨를 보며 얀은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아니야. 네가 다치지 않은 것만 해도 감지덕지 해야지... 제이드가 다친게 탄타로(제이드 아 버지)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말이야." 아저씨는 씁쓸하게 웃으며 얀에게 말했다. 허망한 듯 가게를 바라보던 아저씨는 가게물건 때문에 잠깐 나갔다 온다고 말씀하셨고 얀은 가게안의 어제의 흔적들을 보며 치울 일로 고 민을 했다. 그때 뒤에서 라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반토막난 칼을 들고 있었다. "얀, 이거 정말 네가 한거냐?! ...제이드...에게 물어보니까. 그 사내의 검은 네가 상대하던 거 라던데..." 저녁을 먹고 곧바로 집게 갔던 라슈는 어제의 사건현장에 없었다. 오늘 소식을 듣고 놀란 얼굴로 찾아온 라슈는 얀을 보고는 안도하는 듯 보였지만 가게 안에 떨어져 있는 반토막난 칼을 보고 놀라더니.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고 다녔다. 무슨 형사 콜롬보도 아니고 종결된 사건을 가지고 왜 저리 난리지... "어-, 맞아. 내가 한 거야. 검으로 치니까, 금방 부러지던데. 그거 무지 약한가봐. 내가 들고 있던 검하고 별로 맞닿지도 않았는데 부러지더라구... 다행히 그것 때문에 제이드에게 빨리 갈 수 있었지만..." "...얀, 네가 처음에 상대했던 사람이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알아?" "알아. 의사선생님께 들었어. 예리한 흉기에 찔린 것 같다는데, 뭐- 내가 제이드에게 달려나 가기 전에는 보지 못했던 거니까. 자기가 실수해서 칼에 찔렸겠지... 내가 들고 있던 검에는 피도 안묻어 있었단 말이야..." "...정, 정말이야...?" 라슈의 안색의 굳어졌다. 왜 그러는 거지? "속고만 살았냐? 내 말도 못 믿게... 그런 멍청한 사람이 다 있을까 싶어... 자기가 조심해야 지, 그렇게 크게 다치다니..." 얀은 말을 끝내고 뒤돌아 서서 가게 안의 부서진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데, 라슈의 침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얀.... 너, 뭐 속이는 것 없어?" 속이는 거? -이 것이 꿈이라는거? 아니면 난 원래는 여자라는거? -속이는 거야 많지만 라 슈에게 해가 되는 것은 없는데... "없어." 얀의 얼굴을 뚫어지게 살펴보던 라슈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이 역력한 그 순진(?)한 얼굴에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했다. "이 칼... 청강이야..." "청강? 무기점 상표이름이냐?" 라슈는 얼굴을 붉히며 평소의 냉정함과 동떨어진 얼굴로 길길이 날뛰었다. "너,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나를 놀리는 거야?" 어, 왜 그러지... 얀은 그의 반응에 놀라 몸을 움추리며 말했다. "나 정말 몰라... 흑, 그래 나 무식하다. 머리 좋은 너야. 잘 알겠지만... " "이건 머리 좋은 것과는 상관없다고. 철의 도시라고 불리는 주노에 살면서도 청강을 몰라?" "난 1개월전에 이곳에 왔잖아...." "야. 이건 상식이야! 상식-!" 왠지 모르게 선영이에게 수학문제 때문에 구박받던 생각이 난다. 그녀의 주된 멘트가 저거 였지... "정말, 상식인데도 몰라?" 흑, 옛날 생각난다. 얘들아 보고 싶다. 꿈에서도 주인공이 조연들에게 구박을 받다니... "......" "그래, 알았어-. 청강이라는 건 말이지. 철의 상급품이야. 미스릴보다 약하긴 해도 값은 비싸 서 웬만한 사람은 쓰지도 못한다고, 단단함의 정도가 철의 80배야." "그게 이번 일과 무슨 상관인데?" 얀은 철보다 단단하다는 그것에 관한 얘기가 갑자기 튀어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런 표정을 얼굴 가득히 담은 채 라슈를 바라보자 라슈는 식당 안을 이곳저곳 뒤지더니 칼을 두자루정도 더 가지고 나왔는데. 거기에는 얀이 사용했던 검이 포함되어 있었다. (빌렸던 검 을 안 돌려주다니...) "얀, 네가 어제 사용한 것이 어느 거야?" "어? 왼쪽." 라슈는 오른쪽에 들고 있던 검을 던져버리고 반토막의 칼을 들어올리며 말을 했다. "네가 어제 사용하던 검은 철의 하삼품(下三品)으로 만든 거야. 같은 청강으로 만든 검이었 다고 해도 부러질 수가 없는데 이건 더 말이 안돼." 라슈는 곤란한 빛을 띄우며 칼과 검을 심각하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뭐가 문제 있어?" "문제? 문제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네가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거기다 이 검의 절단 면을 보면..." "보면?" "이 청강 칼, 부러진 것이 아니야. 완벽하게 잘려나갔어. 내가 학교에 있을 때 소드마스터인 기사의 시범을 본적이 있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어. 이건 절단면이 아주 미끈해. 처음부터 칼이 반토막만 나온 것 같다니까..." "뭐-?! 그럴리가? 네가 잘못 아는 것 아냐?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설마∼." 손을 내저으며 라슈를 바라보던 얀은 안되었다는 표정을 짓더니 자신의 이마에 한쪽 손을 대고 다른 손을 라슈의 이마에 얹었다. 라슈는 그 손을 치우고 뚫어지게 얀을 바라보았다. 말할 것이 있으면 어서 밝히라는 무언의 압력을 라슈가 은근하게 보내자 얀은 양손을 벌리 며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휴-. '내가졌다.' 이랬으면 좋겠지만 정말 모르는 사실이야. 네가 공부했다고는 하지만 넌 학문쪽으로 공부한 거니, 검술이라든지 또 이 검이 하품철로 만들어졌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겠어. 이 검이 그 청강이라는 것보다 높은 철일수도 있잖아." "이 둘을 잘 살펴봐. 네가 쓰던 검은 흠집이 많이 났잖아. 이쪽 칼과 차이가 확연하다고-." 어-, 정말. 신기하네-.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두 칼은 선명하게 비교가 되었다. 검 은 자잘한 홈이 나있는 반면 반만 남은 칼은 약간 긁인 것 빼고는 멀쩡했다. 진짜 신기하다 -. "거기다 내가 어떻게 이게 하삼품이란걸 알았냐면-, 보석상을 운영하면 장식쪽으로 유명한 대장간을 찾게되거든 거기서 조금 배운거야. 아는거라고는 철을 구분하는 방법밖에 모르지 만 이거 하나는 정확하게 안다고..." "그래-. 알았어. 내가 이랬다는게 이해되진 않지만, 부러지던 건 나도 봤으니까. 우연으로 어 떻게 되었겠지. 상황이 급박해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초인적인 힘이 나왔나봐-. 역시 나는 대단한 것 같아, 하하하하. 차에... 아니 마차에 깔린 아들을 구한 어머니이야기도 들어봤으 니까... 이 정도는 사소한거지. 하하하.(제이드가 내 아들?)" 자화자찬을 하며 마구 웃어대던 얀은 심각한 표정의 라슈를 보고 웃음을 멈추고 조심스레 물었다. "다 밝혀졌으면 됐지, 왜 심각한거야?" "그 남자의 상처." "응?" "예리하게 났던 상처말이야. 칼로는 그렇게 깨끗한 상처를 남길 수 없어. 살이 저절로 벌어 진 것처럼 보이더란 말이야. 의사선생님은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 그냥 넘어가셨지만. 내가 생각한 대로라면...." "뭔데. 말해봐." "진공파에 위한 상처인 것 같아. 그전에 책에서 본적이 있거든. 소드마스터의 최고의 경지에 오르면 검에 위한 공기의 흐름으로도 그런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책에 쓰여있었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은 아니지만 어제 일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네가...." "뭐야-! 내가 소드마스터라고 생각한거야?! 그 사실을 너에게 속였다고? 나는 내가 칼을 잘 랐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데 너는 거기서 한술 더 떠서 최고의 경지일지도 모른다고 생 각하다니.... ...너... 소설 쓰냐?" 얀은 불쌍하다는 듯 라슈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라슈는 차분하게 그의 생각을 말해 나갔다. "그래.... 혹시 우연으로라도 칼이 부러질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그 상처, 자신이 스스로 낼 수 있는 각도의 상처가 아니었어. 상대방의 검에 위해서만 가능하단 말이야. 그와 대결했던 사람은 너밖에 없었어. 그 사람을 다치게 만든 사람은 너라고, 소드마스터들도 하기 어렵다 는 공기를 가르는 힘을 사용해서 말이야. 그건 소드마스터를 뛰어넘는 경지야. 그 정도 실력 을 지닌 너라면 소드마스터라는 내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닐수도 있잖아. 나도 내 생각을 부 정하고 네 칼을 살펴보았지만 피는 묻어있지 않았어. 너도 그건 인정했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응?" 라슈는 얀의 손을 잡고 가게 뒤편 마당으로 끌고나갔다. 얀의 손에 어제의 문제의 칼을 쥐 어 주고는 반토막만 남은 칼을 마당의 나무기둥에 단단하게 묶어두고 얀에게 말했다. "얀, 집중해서 잘해봐. 너에게 가능성이 있는지 보는 거니까." 라슈를 한동안 쳐다보던 얀은 그의 결심이 확고한 것을 보자, 한숨을 쉬며 자신의 앞에 놓 여져 있는 과제를 바라보았다. 얼토당토않은 말인 것 같지만, 라슈가 저렇게나 기대를 하니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겠지.... 얀은 굳은 마음을 먹고 심호흡을 한 후 나무기둥에 검을 겨누 며 한 걸음 다가섰다. 마음을 가다듬고 검을 쳐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내려쳤다. "부러졌다!" "부러졌네..." 허무하게도 청강검은 멀쩡한데 얀의 손에 들린 검이 반토막이 난 것이었다. "내가 뭐랬어-. 에-이. 아까운 검하나 버렸네." 투덜거리는 얀의 말에, 멍해져 있던 라슈는 정신을 차리고 얀을 바라보았고 지금까지 자신 이 한 행동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칼이 정말 우연으로 잘라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내가 다친 것도 다른 예리한(그 런 상처를 줄 수 있는)무기로 다친 것 일수도 있었다. 그런데 자신은 다른 제 3의 인물에 위한 소행 가능성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진공파를 본적은 없으니, 그 상처가 진공파 에 위한 것이라고 결론적으로 말해서는 안되는 거였다. 최고의 경지의 소드마스터란 대륙 안에서도 보기드물 정도로 희귀한 존재인데 자신의 추측 을 가지고 정식으로 기사교육을 받지도 않은 얀을, 소드마스터일지도 모른다며 의심을 했다. 정식으로 기사가 되려해도 적어도 16살은 되어야하고 하물며 소드마스터가 되려면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그러데 18살밖에 안된 얀을 소드마스터일지도 모른다며 호들갑을 떨며 들볶았으니... 자신의 행동에 웃음이 나왔다. 라슈는 아주 즐겁게 웃어댔다. 평소에 냉정한 그와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다. 놀란 얀 은 충격으로 라슈가 잘못된 건지 알고 안절부절 했으나 라슈의 말을 듣고는 같이 웃어 버렸 다. "지금 보니까. 우리 둘, 제 2의 제이드와 로인 같지 않아?" 그의 말이 맞았다. 한나절동안 그들은 바보 형제 쇼를 보였던 것이다. 그들은 신나게 웃어버 렸다. 하지만 즐거운 듯 웃는 라슈 곁에, 배를 잡고 웃고 있는 얀의 뇌리에는 싸늘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라슈의 말을 따랐었다. 하지만 정신을 집중하며 검을 들었을 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왠지 할 수 있을 것같은 느낌-. 결과는 참담했지만 그 느낌이 잊어지지 않 았다. 자신의 몸의 한 부분을 찾은 듯한 느낌-. 아마 제대로 운용했다면 라슈의 말대로 어 제같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 느낌의 한 부분만을 찾았을 뿐이 다. 분명히, 어제 칼을 자른 것도 그 사내를 다치게 만든 것도 자신일것이다. 그때 자신은 그를 쓰러뜨리고 제이드에게 가길 강하게 염원했으니, 꿈인 만큼 자신의 의지가 발현되기에는 충 분하므로 나머지부분들이 채워졌을 것이고, 사건에 영향을 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는 자신이 해야할 일들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 힘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나머지 부분을 찾아 야 한다-. 꿈이라고-, 원하는 상황만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현실과 같은 안타까움, 공포, 기쁨등을 느꼈다. 자신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다. 하지 만... 이 곳에서 후회할 일을 만드는 것은 싫다. 꿈은 자신을 즐겁게 해주던 공간이지, 괴로 운 곳은 아니다. 원하는 상황만이 나오지 않는다면 자신의 힘으로 그것들을 헤쳐 나가야한 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나머지부분을 찾아야하고, 그것을 위해 더욱 노력을 해야한다. 더 진지해져야 한다. 그래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즐거운 모험을 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곳은 꿈의 세계다-. 하지만.... 현실과 같은 감정이 그리고 아픔이 느껴진다-. 꿈이라도 후회할 일은 생긴다-. 이곳에서만은 더 이상 후회할 일을 만드는 것은 싫다-. 이제부터... 비록 꿈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지금까지 아무런 생각없이 즐기던 것에서 탈피한, 얀의 새로운 모습의 시작이었다. - Fantasy in dreams... <20> 희망 따사로운 햇살이 창문을 통과하여 한 남자를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아무것도 느끼 지 못하는지 멍한 얼굴로 방안에 놓여져 있는 텅빈 갈색 의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홀쭉해 져 있는 그의 얼굴위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머. 아직도 저러고 계신거야." "정말. 그 소문이 진짜였나봐." 궁성 안의 메이드 차림새의 시녀들은 그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던 기사의 소문을 듣고는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재잘대며 몰려들었다. 3왕자가 사라진 후 조용한 정적만이 감도는 4 궁전에는 그런 그들을 제지할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정작 그 구경거리가 된 기사는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가만히 앉아있기만 할뿐이었다. 떠들고 있는 그녀들 뒤로 중후한 중년 남성의 음성이 들려왔다. "잠시만 비켜주시겠소." 그 목소리에 황급히 뒤돌아 본 그녀들은 그가 청의 기사단장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앞다투 어 방안에서 빠져나갔다. 그들이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그는 방문을 닫고 조용하 게 앉아있는 기사곁으로 걸어갔다.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청의 기사단장이 입을 열었다. "제롬. 이런 행동이 왕자님에게 누를 끼친다는 것을 모르느냐?" 멍하니 의자만을 바라보고 있던 제롬은 그의 음성에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아버지..." "그래도, 사람은 알아보는 구나." "..아..버지는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실 수 있는 거죠..." "....내가 침착한 걸로 보이느냐..." "......... " "그래-. 다른 사람 눈에도 그렇게 보이겠지.... 불경스런 말일지 모르지만-, 얀 왕자님은 7년 동안 내 아들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난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비통함을 억눌러야만 했다. 냉정해져야하기 때문에-, 7년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뉴인은 씁쓸하게 웃으며 얀이 언제나 앉아있던 갈색의자를 쓰다듬었다. "7년전 호위기사였던 난 테실라님과 얀님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 아무리 적의 수가 많 았다고 해도 그건... 나의 실책이었다. 그 뒤로는 너와 너의 어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지. 미안한 말이지만, 난 그날의 악몽에만 잡혀있어서 얀 왕자님을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 그러면서 점차 나만을 바라보는 그분이 아들처럼 느껴지게 되었지-. 너에게는 사랑조차 주지 못한 아버지인 내가 말이야...... 미안하구나..." "...미안해하실 것 없습니다... 저..또한 마찬가지니까요... 그때의 제 머리속에는 저를 사랑해주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불평만이 있었지, 제가 아버지 를 사랑할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 저도 마찬가지였던 겁니다.... 단지, 지금에 와서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얀님을 원망했다는 겁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 렇게 함께 지낼 날이 얼마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면.... 결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원망만 하고 지냈던 지난 7년의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제롬은 고개를 들어 제뉴인에게 시선을 맞추며 자조에 찬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얀님은 7년 동안 원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아버지를 그분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했으니까요.... 3개월전 분을 못참고 아버지를 찾아왔을 때 그분을 처음 보았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우습 지만, 아버지와 할말도 못하고 그분과 단둘이서 이 방에 남겨졌을땐 난감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그분의 기분을 느꼈습니다. 두려움이었지요-. 저의 무의식속에 잠들어있는 그분에 대한 원망을 본 것이었죠... 저는 당황했습니다. 한번도 남의 상황을 염두해두지않던 제가 말입니다. 안절부절못하던 제가 그분의 손을 잡았을 때 그분은 온몸으로 저를 용서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전 그 분의 도움이 되고 싶었던 건데-. 호위기사라는 임무를 다하지 못 하고... 그분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제가 이러는 것이 그분의 명예에 손상이 가는 것을 알지만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 다. 그래서 얀님이 사라진 이곳에서 그분을 지키지 못한 저를 자책하려 했습니다...." "부전자전이라는 건가..." "예..?" "네가 하는 실수가 7년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 " "이러고만 있을 거냐?" "......?!" "네가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7년전의 나와 마찬가지로 정작 필요한 것을 잃을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워프가 된 장소도 어디인지 모릅니다. 이 넓은 케탄 대륙에서 그분을 어떻게 찾습니까." "이렇게 손놓고 있는 것보다야 훨씬 낫겠지." ".......!!" "너에게는 살아온 날들보다 많은 세월이 남아있지 않느냐... 온 힘을 쏟아 붓는다면 설마하니 그분의 흔적이나마, 못 찾겠느냐? 젊은 혈기가 있을 때 후 회가 되지 않을 행동을 하거라." "저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떠난다면 파나인가에 누가 되는 일. 가문의 명 성은 저로 인해 큰 오점을 남기게 될 겁니다!" "뭐-. 기사직을 내놓는 정도밖에 되지 않겠느냐." 농담을 하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제뉴인을 보던 제롬은 주저하며 말했다. "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왕자님과 저 사이의 소문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하하하. 너도 알고는 있었구나. 난 내 아들이 순진해서 그런 소문은 알지도 못 하는지 알았 는데..." "심각한 일입니다. 웃지 말아 주십시오...." 제뉴인은 굳은 의지가 담긴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래... 나도 그것 때문에 고민은 했다. 하지만.... 어차피 결론은 하나지 않느냐? 넌 기사다. 기사의 의무가 뭐지? 목숨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주군에게 맞기고 따라야 한다. 헌 데, 너와 난 그러기에 앞서 더욱 중요한, 지켜야할 것을 잃고 말았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기사는 기사라 할 수도 없지. 아직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그분 은 살아 계셔. 다른 문제는 그분을 찾고 나서야,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제뉴인은 빙긋이 웃으며 제롬의 두 어깨에 손을 얹였다. "7년동안 너를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던 내가 방패막 정도는 할 수 있겠지. 너와 나를 위한 일이라면 더욱더-. 나도 그 동안 놀은 것은 아니란다. 가문의 어르신들을 설득하고 다 녔지... 5년동안은 내가 어떻게 막아 보마. 그 안에 꼭 얀님을 찾아와야 한다." "저도, 거기에 끼워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젊은 남성의 음성에 놀란 제뉴인과 제롬은 문가를 바라보았다. 문가에 는 단정한 황금빛 금발의 미청년이 서있었다. 제롬과 제뉴인은 자신들을 놀라게 한 장본인 이 누구인지 알아차리고 무릎을 꿇었다. "왕세자님을 배옵니다." "영접하지 못한점을 용서해주십시오." "이런... 어서 일어나십시오." 제뉴인과 제롬은 왕세자 미르가 의자에 앉자, 그의 곁에 가서 섰다. 미르는 그들의 눈을 차 례대로 대하고 그가 하고자 했던 말을 꺼냈다. "왕세자의 체면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지만 두 분이 하시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 가 부탁하고 싶던 것이었는데, 다행이군요-. 제르미스경 부탁드립니다. 부디 제 동생을 찾아 주십시오. 저보다 더 따랐던 당신이라면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것은 왕실 승인서입니다. 국왕의 도장이 찍혀 있는 것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외국의 경우에도 통행증을 따로 끊지 않고 사신의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일을 맡아주시겠습니까?" 제롬은 미르의 눈에 시선을 맞추며 확신이 서린 어조로 말했다. 그의 눈은 불타오르고 있었 고 3주 동안 굶다시피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목소리였다. "네-. 꼭 얀왕자님을 찾고 말겠습니다." "그럼... 부디, 행운의 여신 카르디오나가 함께 하길 빌겠습니다." 미르는 일어서서 그들을 바라보았고 그들은 고개를 숙이고 그를 배웅하였다. 미르는 얀의 처소를 추억에 잠긴 눈으로 바라보며 걸어 나왔다. 그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있 었다. 왕세자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지금 처리해야할 왕세자로서 책임지워진 일이 없었다면 얀을 찾는 것는 제르미스경이 아니라 자신이었을 것이다. 겉껍질만이 남아있더라도 그 아이는 나 의 동생이다. 영혼이 없는 상태에서도 그 아인 나를 돌아봐 주었다. 이대로 그를 잊을 수 없 다. 그 아이를 빼앗아 간 것이 누구란 말인가! 미르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얀의 처소에서 나오는 순간 궁성벽을 팔로 쳐버렸다. "이런-. 왕세자님. 진정하시죠." 미르가 고개를 들자 벽에 기대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재상의 모습을 발견했다. "뒤안 경. 이곳은 웬일이십니까?"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에게 놀란 미르는 그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뭐-. 세자님과 같은 이유죠. 제가 사랑하던 사람의 자취를 보기 위해서랄까요." 뒤안은 안경을 고쳐쓰며 말했다. 그 바람에 안경에 감추어져있는 그의 은빛 눈이 드러났다. 높은 도수의 뺑뺑이 안경은 그의 아름다운 외모를 가리고 있었다. "잘 하셨습니다. 왕세자님께서 발동이 걸리지 않으셨다면. 제가 찾으러 돌아다녔을 테니까 요. 이 정도면 저의 협박은 잘 들으셨겠죠. 세헤르나의 문서의 반은 제가 처리하고 있으니, 제가 손만 떼면 세헤르나의 경제와 정치가 멈추는 것은 금방이죠..." 그는 은빛눈을 차갑게 번뜩이며 말했다. "제르미스 경이라면 저도 믿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크리스는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겁니 다." 뒤안은 말을 끝내고 뒤돌아 걸어갔다. 그의 긴 은빛머리가 찰랑이며 미르의 몸을 스치고 지 나갔다. 가시를 품은 장미의 향기처럼 매혹의 향이 미르를 감쌌다. 미르는 아찔해져옴을 느끼고 머리를 흔들었다. 향기가 아닌 뒤안의 특유의 느낌은 미르를 취하게 만들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복도에는 그만이 서있었다. 미르는 자신의 왕궁 으로 돌아가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뒤안은 얀을 세례명이 아닌 성인이 되었을 때 쓰는 이름(결혼 후 사용)으로 불렀다. 그의 뛰 어난 두뇌로 그렇게 부른다면 어떤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를 모르겠구나... 이제는 얀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뒤안의 말을 가지고 고민을 하는 왕세자였다. ========================================================================== 여기서 세헤르나 왕족들의 이름을 어떻게 부르는지 말씀들이죠. 그래봤자. 미르, 유네, 얀 이 지만.... 미르의 풀 네임은 - 카드란 네오 미르 세헤르나 (20세) 유네의 풀 네임은 - 유키리온 네오 반 세헤르나 (19세) 얀의 풀 네임은 - 크리스티앙 네오 얀 세헤르나 (18세)입니다. 사실은 외국이름은 first name이 이름이고 뒤가 성이라는 것 밖에 몰라서 제 마음대로 지었 답니다.^^; 다른 분들의 소설 이름을 정리해 보아도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서요. 첫 번째 이름은 성인이 되었을 때 쓰는 이름이에요. 세헤르나에선 결혼을 해야지 완전한 성 인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0세가 되면 성인취급을 해주긴 해도 첫 번째 이름을 받을 수 는 없어요. 결혼을 해야지 first name이 주어집니다. 두 번째 이름인 네오는 왕위 계승권이 있는 왕자들에게만 내려지는 칭호랍니다. 세 번째 이름은 세례명이에요. 왕자들이어서 주신의 신전에서 성황(聖皇)에게 직접 받은 이 름이죠. 보통 아명(兒名)(결혼 전까지)으로 쓰여요. 마지막 이름인 세헤르나는 세헤르나국(國)의 적통(嫡統) 왕족에게만 부여되는 이름이죠. 즉 왕자, 공주 등의 성(姓)이예요. 여기서 예외인 것이 유네의 경우인데, 유네는 12살때까지 쓰던 반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자 신의 애칭인 유네를 스스로 사용한다고 설정했습니다. 그는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누구보 다 월등하지만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입니다. 왕자임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행동을 자 주했죠. 그러다 자신의 생모(生母)인 왕비가 저지른 악행을 12살때 알게 된 후 권세에 회의 를 느끼고 왕위에 관심이 없다는 결심으로 왕자들의 아명인 세례명을 버리고 자신의 애칭을 사용한 것이죠. - Fantasy in dreams.... <21> 외출 제이드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전과 달리 (마음속에서)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좋은 아침'을 바라보았다. 건물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이마엔 어느덧 땀방울이 삐질 거리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직 낫지 않는 한 쪽 팔이 흰 붕대에 싸여 있었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얀의 부탁을 생각없이 승낙해버린 자신의 태도가 몰고 온 병폐였다. 얀의 궁극의 공격에 넘어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고야 말다니.... 정말이지 그 녀석의 미소엔 당할 사람이 없다니까-. "부탁해-."하는 애교 섞인 목소리와 윙크 한방에 승낙해 버리다니... 뭐-. 얀이 또 다시 그런다면... 또 넘어갈 것 같지만서도-. 결론지어진 자신의 생각에 닭살이 돋음을 느끼고 뒷머리를 한쪽 손으로 긁적거리던 제이드는 한숨을 쉬고는 곧 닥쳐올 정신적 충격에 대비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두려움을 주는 그것을 향해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나아갔다. 제이드는 자신에게 두려움을 주는 그것들을 헤치고 나아가 자신의 목표물을 발견했다. 그리고 목적한 바를 달성했다. "얀, 여기 부탁했던 거..." "어-. 고마워" 얀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제이드는 솔직히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오전의 '좋은 아침'은 엄청난 여자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얀의 부탁 말미에 아침에 와달라는 소리를 들었을 땐 별생각이 없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장난이 아니다. 여자가 많은 것도 좋긴 하지만 이건 정말이지 '너무' 많았다. 제이드는 얀에게 소근거렸다. "야-. 넌 괜찮냐? 여자들이 너무 많잖아-." "뭐-. 이 정도 가지고, 에~ 부끄러워하는 구나, 제이드-." 뭐-. 이 정도 가지고? 거의 40명에 육박하는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 거냐, 얀. '좋은 아침'에 있는 남자라고는 얀과 제이드 그리고 빌 아저씨가 전부였다. 비율로 보아도 13.3:1인데 땀방울 하나도 흘리지 않는 얀은 도대체 무슨 체질이란 말인가? 얀의 대단함에 제이드가 떨고있을 때 얀의 곁으로 엘라가 다가왔다. "얀, 여기 부탁했던 것." "아-! 고마워, 엘라." 얀은 기뻐하며 엘라가 내민 봉투를 받아 들었다. 얀의 손에 들린 봉투를 보며 제이드는 갸웃거리더니 대뜸 봉투를 벌리고 코를 처박았다. "...뭐냐? 으악-! 웬 털뭉치!!!" 제이드는 뒷걸음질쳐서 빌 아저씨 곁으로 물러났다. 제이드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겨울 내내 그의 동생과 어머니에게 시달림을 받게 하는 그것! 털실 핀다. 감는 다 하며 그의 온 몸을 실패로 사용했으니 싫어할 만도 하지만 오늘은 더 했다. 그 이유는 그것을 얀이 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얀-. 설마하니 그거 네가 사용할 것은 아니지?" "어-, 맞는데. 테드형 옷 짤거야. 형의 옷이 부실하거든. 시간 남으면 로인과 네것도 장갑 하나는 만들어 줄 수 있어." "아니야. 내가 헛것을 보고 있는 걸거야. 집에 가서 한 숨자고 나면 이 꿈에서 깨어나겠지...." 제이드는 비틀거리며 여인들 사이를 헤치고 나갔다. 얀은 그의 걱정스런 모습에 한 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서 나의 환상에서 깨길 바란다구." 제이드는 얀이 건달을 무찌른(?)후부터 얀의 검술 솜씨를 보고는 가르쳐달라며 쫓아다녔는데. (막검술을 누가 배워--;)얀은 가르쳐 달라는 말을 질릴 정도로 듣게 되자, 그의 입을 막기 위해 현실에서는 하지 않던 것까지 손을 대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극약처방으로 털실까지 동원하게 된 것이었다. 엘라는 못 믿겠다는 듯 의심쩍은 눈초리로 얀을 보았다. "얀, 설마하니 정말로 만들건 아니지?" "아니. 왜? 테드형이 옷이 없긴 했는데 제이드 덕분에 만들게 생겼지 뭐. 겨울마다-편물숙제로- 만들곤 했으니까. 이 정도야 쉽지..." ".......!" 엘라는 못들을 걸 들었다는 듯 딴청을 피우다, 카운터 쪽에 놓여있는 노란 화이런 꽃을 발견하게되었다. "어머-. 너무 예쁘다. 이거 누가 꽃꽂이 한거야?" 그녀는 앉아있는 소녀들에게 물어보았으나 대답은 정작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에서 들려왔다. "어-, 마음에 들어? 가져가라. 제이드가 하두 못살게 굴길래. 다른 것 가르쳐 준다면서 그 녀석 앞에서 만들던 거라서 제대로도 못 만들었는데..." "............!!" 엘라도 제이드와 마찬가지로 땀을 삐질거리며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갔다. 얀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대바늘을 잡았다. 그는 테드형의 몸집을 생각하고는 대충 콧수를 세어 밑단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과는 달리 여유가 생긴 그의 모습이었다. 모임의 장소로 이용되는 '좋은 아침'은 중간중간 여인들의 주문을 받으면 그것으로 만사 오케이였다. 저녁의 시간보다 덜 바빴다. 그녀들은 이 곳을 집합의 장소(수다의 장)로 이용할 뿐이지. 먹으러 온 것은 아니었으니까. 얀의 곁에는 젊은 부인들과 소녀들이 열명 남짓 앉아있었다. 얀이 겉은 남자일지 몰라도 속은 여자(선머슴이라 할지라도--;)였다. 여학교의 40여명 친구들과 지내온 그는 이런 분위기가 더 편했다. 그러나 이곳 여성들이 보기에는, 여성인지 약간 헛갈리는 그라 할지라도 남자인 것은 확실한 것, 아직 남성들이 여성의 가사를 도와준다거나 여성의 일(요리사 빼고?)을 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시대였기에 뜨개질을 하고있는 얀이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러움이 흘러 넘치는 얀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인들과 소녀들은 구경이 한참이었다. 그런 그들 중에는 소피아도 끼여 있었다. 얀이 그녀를 편하게 대하자. 소피아는 수줍음을 벗어버렸고, 곧잘 무엇이든 물어보았다. 수줍은 그녀의 어디에 호기심은 그렇게나 많은지.... "얀, 이건 뭐야?" 소피아는 얀의 곁에 있는 탁자 위에 놓여진 이상한 모양의 물건을 들어올렸다. 솜씨 좋기로 소문난 소피아는 얀이 하는 것마다 관심을 들어냈는데, 오늘은 제이드가 가져온 이상한 모양의 철(모자모양)을 보고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어-. 이건.... 이제부터 보여줄게 잘 봐." 짧은 시간에 밑단을 완성한 그는 몸통부분을 만들어 갔다. 준비작업을 마친 그는 그 철에 대바늘에 걸려있는 코를 빼어 철의 요철 부분에 알맞게 빼어 놓은 후, 대바늘로 그 만큼의 부분을 떠나간 후 빼어놓은 부분을 다시 떠나갔다. 몇 십분이 지나지 않아 하나의 꽈배기 모양이 완성되었다. "아직 하나밖에 못 만들었지만, 다 만들면 보기에도 괜찮아..." "와, 신기하다. 어떻게 그런 것을 다 알아? 처음 보는 기법인데, 너무 예쁘다." 그녀는 정말 신기한 듯 얀이 뜨고있는 편물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녀의 소리에 여기저기서 궁금증을 참지 못한 소녀들이 더 몰려왔고 새로운 것을 본 그녀들은 자신들도 가르쳐 주길 원했다. 빌 아저씨의 부인인 바네사 아주머니도 다가와서 보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말 잘 만들었네... 여자보다 더 잘 만드는 것 같은데. 얀, 이번 부인회 모임에서 그것 좀 선보이지 않겠니? 다른 부인들에게도 알려주고 싶구나..." "얼마든지요. " 얀은 웃으며 말했다. "테드가 결혼을 못하더니 어디서 인간 브라우니라도 물어온 것 같구나. 그 녀석 복 터졌는데-." 빌 아저씨도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웃음이 소녀들까지 전파되어 얀이 난처해 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더니 문제의 인물 테드가 들어섰다. "이런-. 황제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테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빌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여인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져 갔다. 진정 되어갈 때쯤 빌 아저씨는 말을 했다. "자네, 왠일인가?" "저-. 얀이 볼일이 있다며 불러서요." "볼일?" 얀은 웃으며 말했다. "네. 겨울이 다가오는데 식료품이라던지, 필요한 살림 몇 가지가 모자르는 것이 있어서요. 저 혼자 다 들고 가기에는 많아서... 나 아니였으면 어떻게 할 뻔했어. 말린 고기도 한달 분은 모자르다고..." 얀은 옆에 서있는 테드에게 면박을 주었다. 그러자 테드는 머리를 긁적였고, 빌 아저씨는 다시 미소를 띄었다. "아-. 그래서 오늘 휴식 시간을 좀 더 늘려달라고 한 거였군." "네-." "그래. 잘 다녀오거라. 테드, 장가는 언제 갈거냐. 누가 보면 얀이 네 색신 줄 알겠다-." "아, 아저씨도 참-." 얼굴을 붉히던 테드는 얀의 손을 이끌고 재빠르게 문을 나섰다. 그런 그들의 등뒤로 빌 아저씨의 웃음이 묻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데이트 잘 하거라-." ========================================================================== 브라우니(Brownie)란 [스코틀랜드]의 요정의 하나로서 요정이라고 해도 소인이며, 키가 인간의 약 1/4 정도밖에 안된다고합니다. 브라우니는 깨끗한 요정으로, 가족이 잠든 사이에 부엌을 정돈하거나 접시를 닦아 놓는 등의 서비스를 하는 가사일을 좋아하는 요정이라는군요. '어디서 들었지?' 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아마 엘야시온 스토리에서 읽으셨을 거예요. 아, 그리고 전 닭살에다가 통속적인 것을 좋아하니. 대패하나씩은 필히 챙겨두세요. - Fantasy in dreams.... 인연... <22> "아저씨도 참-." 테드는 얼굴이 온통 붉어진 채 씩씩대며 시장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곁에는 웃음을 꾹 눌러 참은 얀이 입을 가리고 있었다. 지금 테드의 모습을 보자니 너무 귀여웠다. 곰만한 사내를 가지고 이런 말하는 것도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귀여운 건 귀여운 거였다. 얀보다 머리두개가 더 놓여진 그의 키는 그를 건장한 청년으로 보이게 했지만(테드는 26살 이었다.) 순진한 얼굴로 얼굴까지 발갛게 변한 그의 얼굴을 보자니... 얀은 더 이상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려 버렸다. "푸-하하하." "뭐야-. 얀, 너까지 놀리는 거야." 테드는 무안한지 얀의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무턱대고 걷고만 있었다. "아니야, 형. 그런게 아니고-. 형, 지금 모습.... 너-무 귀여워." "귀, 귀엽다니. 다 큰 남자에게 무, 무슨 소리하는 거야." 얀은 검지를 치켜세우더니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인정할건 인정하라고. 지금 형모습은 나에게는 곰·인·형과 마찬가지라고..." "윽-, 곰인형이래-." 울상이되어 뛰어가는 그를 보며 얀은 황당한 얼굴이 되어있었다. (윽, 엽기다!) 생각보다 정말로 순진한 테드였다. 시장을 나선 그 둘은 세인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게되었다. 덩치가 산만한 사내와 곱상하게 생긴 가냘픈 소년, 거기엔 흔치 않은 얀의 청은발도 한 몫했다. 주노에서 '좋은 하루'의 종업원 얀의 미모가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사람들 중에는 얀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의 아름다움에 면역을 가지지 못한 이들의 구경거리가 된 것 이였다. 거기다 옆에는 테드까지 있으니 비교관찰 하기엔 적당했다. 평소의 얀의 모습보다 더욱 부각되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걸." "어-. 기분 나쁘지 않아?" 테드는 의아한 듯 얀을 바라보았다.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중에는 정말 찬탄해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노골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얀은 기분이 나쁠만 한데도 그것을 기분좋게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테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응-. 내가 언제 이런 시선을 받아 보겠어-." "내가 볼 땐 계속 받게 될 것 같은데, 잘못하다간 위험하다구-." 테드는 걱정이 서린 어조로 말을 했다. 얀은 그런 테드를 보며 빙그레 웃어 주었다. (옆에서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하긴 테드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모르니 그렇겠지. 평범한 모습인 제영은 평소 자신의 모습에 불만이 많았는데 꿈에서라도 이런 모습이니, 정말이지 살맛 났다. "30 달란트만 줘요." "조금만 더 깎아주시면 안되요? 네?" "에구-. 이러면 안되는데...." 얀의 미소에 또 한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노점상 아주머니는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덤으로 과일을 봉지 위에 얹어 주셨다. 과일은 산 후, 다시 시장 이곳 저곳을 구경하던 얀은 길거리로 놀러나온 사람들의 즐거움이 전염되었는지,즐거운 듯 소시(少時)적 버릇대로 테드의 팔짱을 끼고 끌고 다녔다. 테드는 기겁했지만 즐거운 듯 보이는 그를 보고 제지를 할 수 없었다. "탁-." "아-얏." 앞에 서있던 사람이 갑자기 뒤돌아 서는 바람에 테드와 이야기하며 신경을 딴데 쏟고 있던 얀은 그와 부딪치고 말았다. 그 바람에 얀은 뒤로 넘어 졌고, 들고 있던 과일들은 쏟아져서 길거리를 굴러다녔다. "괘, 괜찮으십니까, 레이디!" "푸-후. 레이디란다." 테드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테드는 아까의 복수인 양 신나게 웃어제켰다.(순진하다는 건 고려해 봐야겠군...) 그 사람은 얀을 일으켜 세우곤 떨어진 과일들을 빠르게 줍기 시작했다. 그가 과일들을 다 주울 때까지도 얀은 놀란 얼굴로 멍하니 서있었다. 몸을 굽히고 과일을 줍고 있던 그는 어느새 다 주웠는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얀은 제이드보다 화사한 그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금색인 그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은 바람에 부드럽게 흩날리고 있었다.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그 모습에 얀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어디 다치셨습니까?" 그는 자신을 보며 눈물흘리는 그녀(?)를 보고 안절부절못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테드는 말문을 열었다. "이봐-. 괜찮아. 이 녀석 그 정도로 다칠 정도로 허약하진 않다고, 그래도 레이디라고 불린 것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충격이었나?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은데... 아, 그리고 자네가 오해할까봐 미리 이야기하는 건데... 이 녀석 남자야-." "네-엣?!" "이 녀석을 여자로 착각하는 사람은 처음이군. 여자처럼 곱상하긴 해도 오해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테드는 조각상을 구경하는 양 얀을 요모조모 살펴봤다. 사실, 그 사람은 당황한 나머지 얀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그나마 나중에 보았을 때는 얀이 울고 있어서 (붉게 변한 눈, 볼 그리고 입술의 영향으로) 요염해(?)보였을 테니, 여인으로 오해할만했다. "구경났어요-." 얀의 째려봄 필살 어택에 낯이 뚫릴 것 같은지 테드는 뒤돌아서버렸다. 얀은 소매로 눈가를 쓱 닦더니 말을 했다. "죄송합니다. 저도 앞을 잘 봤어야 했는데, 딴 생각을 하는 바람에-." "아닙니다. 제가 잘못한 것인데-. 정말 죄송합니다." 그는 얀이 운 것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지 정말 미안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자신을 보듬어 주던 큰형이 생각이 더욱 나서 그를 이대로 돌려보내기가 싫어졌다. 어딘가에 있을 존경하는 자신의 형을 생각하며 그리움을 삼키던 얀은 말문을 열었다. "미안하다면... 제 부탁하나만 들어주시겠습니까?" "부탁이라고요? 뭐든지 말씀하십시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얀에게 재촉하는 눈빛을 보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 것 같은데, 제가 차 한잔이라도 대접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기왕이면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말은 놓고요-." (왠지 모를 헌팅 분위기?) 뜻밖에 부탁에 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는 말문을 열었다. "저-. 네, 좋습-. 아니, 좋...아." "음-. 그래야지. 난 얀이야. 18살. 너는?" "난 세스...야. 동갑이네-." 얀은 스스럼없이 세스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아끌며 테드를 남긴 채 걸어갔다. 그런 얀을 보며 테드는 주인잃은 강아지처럼 처량맞게 얀을 바라보았다. "얀-. 나보고 어쩌라구-." "형이 알아서 물건들 들고 가요. 찔리는거 없어요?" (+.+ 빛나는 눈초리) "윽-. 알았어..." 테드는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모습을 보고있던 세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덩치는 산만한 사람이 얀같이 가냘픈 사람에게 휘둘리는 폼이라니... "내가 일하는 곳으로 갈 건데, 이 도시에서 가장 좋은 곳이야. 걱정할 것 없어. 가자구!!" "아- 저-기." 마이페이스로 나가는 얀을 보면서 말할새도 없이 끌려가는 또 하나의 희생자만이 불쌍할 따름이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19 Line : 148 Read : 3850 [25] <차원 연결자-23.카사노바가 신(?)>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23> - Fantasy in dreams... 꿈을 위한 움직임... <23> 얀은 세스와 의기투합하여 오랜 시간 서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얀은 그가 여자를 무서워한다는 것과 지금은 여행을 하고있는 중이지만 주노에서 겨울을 나고(크로나 국(國)은 겨울이 매서워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여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세스는 얀과 부딪혔을 때도 겨울동안 있을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고 했다. 마침 '좋은 아침'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어서 세스는 얀과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 여성 공포증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얀의 "이번 기회에 극복해봐."하는 말 한마디에 승낙을 하였다. 글쎄-. 행운의 여신의 가호가 그와 함께 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 늦가을의 바람이 거리를 온통 휘저어 대고 있었다. 양분을 잃어버린 낙엽은 힘없이 바람에 흩날려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겨울로 들어가는 문턱에서 계절의 요정들의 장난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그것들은 육중한 압박감을 주는 세헤르나의 수도 성벽을 더욱 황량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 성벽 앞에는 이별을 나누는 두 남자의 쓸쓸한 모습이 보였다. "제롬-." "꼭 그분을 찾겠습니다...." "그래-. 너만 믿으마...." 환송도 아닌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 송별에 제뉴인은 마음이 씁쓸해져왔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온다. 대지의 여신의 축복은 사라지고 모든 것을 뒤덮는 눈의 달 '데세모'가 찾아오는 것이다. 생각 같아선 제롬을 겨울을 지낸 후 보내고 싶지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얀이 혹시라도 추운 겨울 어디선가 떨고 있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이미 세헤르나에선 얀 왕자를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성대한 장례식까지 치렀지만, 왕세자의 특명 아래 길을 떠나게 된 것이다. 제뉴인은 떠나는 아들이 부디 성공을 하고 돌아오길 빌었다. 제롬은 흥분해 있는 자신의 애마 '카이첸'의 목을 두드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를 보았다. 그의 눈에는 자신을 믿는 다는 무언의 사랑이 깃들여 있었다. 7년 동안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떠나는 마당에서야 느끼다니....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는 것 같았지만, 지금 떠나려 하는 것은 자신이 원하던 일. 그 분을 꼭 찾으리라 결심했다. "아버지, 들어가십시오. 저는 레드 블러드의 기사 제르미스 파나인입니다. 한 번 결심한 일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해내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 모든 것은 신의 뜻이겠지만 너의 노력이 그분을 감동시킨다면 왕자님을 만나기 어렵지는 않을 거다. 나는 너와 얀 왕자님을 위해 신께 기도 드리겠다." "......" 제롬은 아무런 말없이 한 손으로 카이첸의 고삐를 잡아끌어 그가 나아갈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이제는 행동으로 아버지에게 보여줄 일만이 남았을 뿐이다. ** 얀은 찻집 안의 여성 손님을 상대로 자연스럽게 주문을 받아내고 있는 세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세스는 고백과는 달리 여자 다루는데 능숙했다. 그는 외모가 준수할 뿐만 아니라 고상하고 세련된 말투를 사용했기 때문에 여성들의 인기를 날로 얻고있었다. 찻집에 들르는 손님중 반이 그의 그런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나머지 반은 뭐다냐?)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신에게는 여성을 무서워한다고 했단 말이지.... '뭐야, 저 녀석. 뭐-가 여성 공포증이야-. 카사노바도 너보다 한 수 아래겠다.' "뭐가, 카사노바야?" "윽, 들- 었냐?" "혼잣말을 그렇게 큰소리로 하는데 못 들으면 그게 바보지 사람이냐?" "그, 그런가?" 얀은 머리를 긁적이며 무안한지 얼굴을 붉혔다. 생각만 한다는 것이 얼떨결에 말이 튀어나왔나 보다, 자신을 곤란한 지경에 빠뜨린 요놈의 주둥아리... 얀은 죄도 없는 자신의 입을 치기 시작했다. 한심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는 생각났다는 듯 얀에게 말을 했다. "아까, 얘기하던 카사노바가 무슨 뜻이야?" "어-. 그거..." 또 하나 세스에 관해 알게 된 점은 그 작은 머리에 어떻게 넣어두는지, 지식도 풍부하려거니와 지식욕도 대단하다는 거였다. 얀은 세스가 자신의 꿈 첫 부분에 나왔다면 선영이 무지 좋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지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에서 불이 나올것처럼 보였다. 처음 듣는 단어를 듣게 되자 열의가 생기는 모양이었다. 윽, 얼렁뚱땅 넘어가야겠다. "'카사노바'란 연애의 신을 뜻하는 말이야. 뭐-. 짧게 말해 바람둥이 신이라고나 할까. 사랑의 신이 사랑하는 두 남녀를 축복하는 것과는 달리 자유로운 사랑을 좋아하지. 사랑을 위해서라면 방종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 신이야-." "어머-. 멋진데... 그 신은 내가 섬겨야겠다." "윽-, 깜짝이야. 엘라, 기척은 냈어야지. 놀랬잖아." 언제 다가왔는지 얀과 세스의 곁에는 엘라와 그녀의 친구들(캐시, 루시, 소피아)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미안, 미안. 너무 재미있어서, 그만 엿듣고 말았지 뭐야. '자유로운 사랑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을 위해 무엇이든 바친다-.'라... 그런 남자를 만나야 하는데." "그렇게도 해석되냐....^^;" 방종한 면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용기로 변하다니, 마이페이스로 나아가는 엘라를 보며 얀은 한숨을 쉬었다. 엘라는 눈을 들어 하늘?(가게의 천장)을 보며 하트표시를 만들고 있었다. "얀-." "어?" 얀은 세스의 심각한 어조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세스는 우울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신학에 관한 공부는 착실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난 '카사노바'라는 신은 처음 들었어..." 처음 들었겠지-. 날조한 거니까. 자신의 말을 믿고 심각해져버린 세스를 보자니 다시 거짓말이라고 말하기도 곤란했다. 그래서 더욱 거짓말에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사악한--;) "나도 얼핏 들은거라. 정확히는 몰라. 구전으로 전해지는 신화의 인물일테니. 소수의 사람만이 알고있겠지. 네가 그런 것까지 전부 알 수는 없잖아." "위로해 줘서, 고마워-. 나도 여행하면서 꽤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네게 비하여 부족한 것 같다." 세스는 힘이 나는지 살짝 웃었다. "뭘-." 얀은 찔리는지 땀을 흘리며 미소지었다. 그때 얀의 가슴을 아작을 낼 캐시의 말이 들려왔다. "듣고 보니까 얀, 너는 '카사노바'란 신처럼 될 소질이 다분한 것 같아..."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캐시!!" 얀은 느닷없이 내던지는 캐시의 말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캐시는 터프하고 말이 없는 대신 사람 놀래키는 소리를 잘했다. 왠지 찔리는 얀은 총대를 세스에게로 돌렸다. "그, 그런 소릴 들을 사람은 따로 있다고-. 세스 말해봐 찔리지 않아?" "내가 뭘?" "네가 하는 행동을 보면 안 나오게 생겼냐-. 처음엔 여자들이 무섭다느니 말을 하다가, 요즘 하는 행동을 보면. 믿어지지 않아-." "그건, 정말이야. 이렇게 행동하는 건, 내가 18년간 살아오면서 터득한 비결이라고-. 일을 하면서 말을 안 할수도 없으니까 말이야. 될 수 있으면 짧게, 그리고 그녀들이 느끼지 못하도록-. 그러려면 친절은 필수조건이야. 짧은 말 가지고도 포만감을 느껴야 하니까." 세스, 너 정말 무섭다.... 그런 것에도 머리를 쓰다니-. 으윽...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디가 세스보다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하다는 거야!!" ========================================================================== 카사노바란 인물에 대해 알아볼까요?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생. 별칭인‘생갈트의 기사(Chevalier de Seingalt)’라는 이름은 그가 자칭한 것이다. 처음에는 성직자 ·군인 ·바이올리니스트 등으로 입신하려 하였으나, 추문(醜聞)으로 투옥되었다. 1756년 탈옥한 이후부터 생애의 3분의 2를 여행으로 유럽 전토를 편력하였다. 재치와 폭넓은 교양을 구사하여 외교관 ·재무관 ·스파이 등 여러 직업을 갖기도 하고, 감옥에 투옥당하는 등 그의 삶은 변화무쌍하였다. 그 동안 여러 계층의 사람들(君侯 ·귀족 ·문학가 ·과학자 ·예술가 ·희극배우 ·귀부인 ·천민 ·사기꾼 ·방탕아)과 두루 사귀었고 계몽주의 사상에도 접하며 파란만장한 생애를 보냈다. 라고 하는군요.... [26] <차원 연결자-24.절망속의 주인공> - Fantasy in dreams... 절망속의 주인공... <24>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디가 세스보다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하다는 거야!" "다!"(캐시) "맞아, 맞아."(엘라) "나도 그런 것 같은데..."(소피아) "얀,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루시) "나도 며칠 같이 있어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느꼈어..."(세스) 세스, 너마저.... 얀은 가슴을 부여잡고 테이블에 엎어졌다-. "나도 세스처럼 잘 대해준 것뿐이라고...." 정말이지, 학교때처럼 친구들에게 똑같이 말을 걸었을 뿐인데, 뭐가 문제라는 거지? 세스는 그렇지 않다는 듯 엄한 눈빛을 하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너의 행동은 나와는 달라. 나는 단지 주문만을 받았을 뿐이야. 그 외의 행동은 하지 않았어..." "외의 행동?" "그래, 얀. 너는 여기 오는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대했잖아. 나에게도 처음부터 이름을 묻고-." "엘라, 그거야-. 친하게 지내고 싶으니까..." 얀이 머뭇거리며 말하는 것을 본 엘라는 웃음을 띄며 말을 이었다. "네가 그런 생각을 했을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착각하게 되어있어. 너의 외모에다가 친절하게 대하는 것까지. 아마 앉아있는 손님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할걸?" 세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그러더니 그의 갈색눈동자를 얀의 눈에 맞추며 진지하게 말했다. "방금 전, 그 외의 행동이 뭐냐고 물었지? 한가지 예를 들자면 나는 손님들을 단지 손님이라고 부를 뿐이야. 너처럼 그 많은 사람들 이름을 다 부르지 못해." "아니야, 나도 다 알진 못한다고-." 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는 가게 안을 돌아보며 말을 했다. 대략 40여명의 여성 손님들이 앉아 있었는데. 고정적으로 오는 것도 아니고 도시의 여성 손님들이 그녀들이 원할 때마다 오는 것이니. 잠정적인 고객만 해도 대략 500여명은 더 되었다. 그런데 내가 그들의 이름을 어떻게 다 알아-. 엘라는 자신의 팔을 팔짱을 끼더니 여유만만한 미소를 띄었다. "뭐 그럼 ... 시험해 봐도 좋겠지?" "그래. 좋아" 오명을 벗어주마. 얀은 투지를 불사르며 엘라를 바라보았다. "그럼 저기서부터 시작하자. 문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주근깨 소녀는 이름이 뭐야?" "로안나 " "쟤는 ?" "사브리나" "쟤는?" "콘첼타" "저 아이는" "로사." "저기 앉아 있는 부인은?" "로즈마리 부인..." "...?""....." 어, 어라?! 이게 아닌데.... -_-; "뭐-야! 3명의 이름을 제하면 다 아는 거잖아-." "........... " "............ " "..........." 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는 했어도, 이 정도 일줄이야.... "오, 오늘따라 아는 사람이 많이 왔을 뿐이야-." 얀은 자신도 놀란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 현실세계에서는 암기력이 나빠서 고생을 했는데, 이런 일에 자신의 머리가 쓰이다니-. 왠지 모를 허무함이 느껴졌다. "이건 '그' 자질과는 상관이 없는 거라고-. 친구니까, 이름을 아는 거야-." 얀이 당황하며 말을 하는 것을 차분하게 지켜보던 캐시는 말문을 열었다. "처음엔 장난삼아 이런 얘기가 나왔지만, 널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말을 하는게 좋겠어." 무슨 말......?! "캐시!" 엘라가 갑자기 나온 이야기에 소스라치게 놀라 캐시를 쳐다보자 얀은 그런 엘라와 캐시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소식 들었어?" 캐시는 담담하게 얀에게 말을 했다. "응? 무슨 소식?" 무슨 이야기지, 소피아는 왜 저리 난처해하고.... "리네스 말이야-. 병이 났다는데.... 들리는 소문에는 상사병이래. 뭐, '믿거나 말거나'지만, 만약에 그렇다면 콧대높던 그 애를 그 지경으로 만들 위인은 너 뿐이라고...." "나?!" 얀은 놀라서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 [27] <차원 연결자-25.그의 고민>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그의 고민... <25> 하루의 피곤함을 잊게 해주는 밤의 여신의 힘은 그들(얀과 테드)의 작은 오두막 집에도 내리고 있었다. 이미 밖은 어두컴컴해졌고, 밤의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인간들의 집인 그곳에선 어둠을 격퇴시키는 따스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따스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창가로 다가가서 그 안을 들여다보면 녹색으 로 예쁘게 칠한 동그란 탁자에 머리를 괴고 앉아있는 청은발의 아름다운 소년 을 볼 수 있었다. 그 소년은 무슨 고민이 그리도 많은지 아름다운 눈썹을 찡그려가며 땅이 꺼져 라 한숨을 쉬어 대었다. 땅의 정령 노움들은 그의 한숨에 질려버렸는지 멀찍이 떨어져서 그의 그런 모습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우습게도 그의 그런 행동은 청초한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도록 하였으며 더불어 외모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켰다. 수심이 가득한 그의 얼굴은 보는 사람(정령?)의 가슴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바 람의 정령 실프들도 그의 한숨이 그녀들을 밀어낼 때마다 파도처럼 밀려갔다 되돌아옴을 반복하며 그의 곁에서 맴돌았다. 이리저리 흩어지면서도 그의 얼굴 을 만져보고 싶은 욕심이 그런 행동을 부추겼다. 그의 몸에선 이 땅을 창조한 그들의 아버지와 같은 친근함이 흘러나오고 있었 다.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그 기운이 느껴졌을 땐 그들은 너무도 기뻐 그에게 다가갔지만 그는 그들의 말을 듣지도 느끼지도 못했다. 그가 깨닫지 못하는 이 상, 실체화되지 못하는 정령들은 아쉬움에 그의 곁에서 머물렀고 그를 지켜보았 다. 그래서 오늘은 더욱더 슬퍼하였다. 그의 도움이 되지 못하므로.... 얀이 계속 한숨을 쉬자 테드는 곤혹스러운 듯 이마를 찡그리더니 참고 있던 궁 금증을 터트렸다. “무슨 걱정 있어?” “걱정은-요. 아니에요. 먼저 자요, 형-.” 얀의 이마에는 ‘나는 걱정 많은 사람이요.’ 라고 쓰여 있었지만 말할 생각을 않는 그였기에 테드는 더욱 물어보지 못하고 포기했다. “그럼, 하-아, 난 졸-려-서, 이만 들어갈게....” “잘 자요-.” 형이 들어가는 것을 본 얀은 거실 식탁 위의 램프 불을 더욱 작게 하고는 탁자 에 엎드렸다. 그의 뇌리에 캐시의 마지막 말이 떠오르고 있었다. "[소문은 믿을 것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리네스가 한달전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해. 한달전에 리네스가 너에게 차였다는 사실은 누구나 (?) 아는 거니까, 발뺌할 생각 말고, 잘 생각해봐. 그런 콧대가 센 타입일수록 실연의 아픔은 오래가는 법이라고. 네가 잘 생각해서 행동해. 너의 행동에 한 소녀의 일생이 달렸으니까-. 여자의 마음에 생긴 상처는 오래가는데다가 그 여 파는 무섭다는 건 알고 있겠지?’ 제이드...!! 그런 소릴 퍼트릴 사람은 아마 그 녀석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이랑 무슨 원수가 졌는지..... 내일 만나기만 해봐! 얀은 탁자에 엎드린 채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문제는 풀리지 않고 머 리만 복잡해져갔다. 얀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했다. 친구들과 같이 온 그녀는 자신을 시종 을 부리듯 대했다. 기분은 나빴지만 종업원인 이상 감수해야할 부분이었기에 처 음에는 친절하게 대했다. 하지만 그녀는 ‘좋은 아침’에 자주 들렸고 그때마다 공주병 말기암 증세를 보이면서 자신을 괴롭혔다. 평소 경멸해오던 타입이다 보 니 의식적으로도 또 무의식적으로도 냉랭하게 대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 면 어린애 같은 행동이었다. 그녀의 행동을 짜증나게만 생각하던 얀은 리네스에게 한 행동들을 하나씩 되짚 어보자 가슴 한구석이 뜨끔해졌다. 같은 찻집의 손님인데도 친구라고 편하게 대 해주던 사람들과 달리 너무 차이가 나게 그녀를 대했다. 그녀가 느낄 당혹감을 생각지도 않았다. 바로 옆에 서있는데도 생각 없이 내던진 말들, 그녀를 대하던 태도, 자신이었어도 화가 날 것이다. 그때 머리 속에 스쳐지나가듯 마지막으로 그녀가 보인 표정이 생각났다. 상처받은 표정... 자신은 그것을 보면서도 위로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얀은 얼굴이 화끈거려 밤새도록 잠을 이루 지 못하고 침대 위에서 뒤척거렸다. 내일은 꼭 그녀에게 사과하러 가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고서야 그는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난 얀은 평소 때 하지 않던 행동을 함으로써 테드를 또 다시 곤혹스런 지경에 빠뜨렸다. “형, 이거 어울려?” “............” 얀이 안 어울리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는 벌써 13번째 옷을 들었다 놨다 하며 테드를 들볶았다. 자신이 깨도 아니고, 더 이상은 못 참겠다. . “...얀, 아까 7번째로 입었던 것이 제일 잘 어울려-. 흠흠.”(--;) “어-. 정말? 형 고마워.” 정말이지 얀은 푸른색이 잘 어울린 다니까. 역시 동생하나 잘 뒀어. 흐뭇한 마 음으로 흰색 셔츠 위에 파스텔 톤의 푸른 조끼를 걸치고 그 아래에 연한 푸른색 바지를 입고 나와 옷차림새를 정리하고 있는 얀을 바라보았다. 쌀쌀한 바람 을 막아줄 수 있는 무릎 위까지 오는 정장 스타일의 카디건(가디건)을 걸치자 더욱 완벽해 보였다. 빨간 끈으로 묶은 청은발과 단정한 옷의 조화는 예상외의 아름다움을 뿜어내었다. 일반적인 서민들이 입는 수수한 옷인데도 그가 입으면 귀족집안의 자제처럼 보인다는 생각에 테드는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아침마다 이런 구경을 할 수 있는 자신이, 그리고 그런 동생을 가졌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자신을 뒤로하고 오두막집을 나서는 얀을 보며 손까지 흔들 어 주었다. ‘좋은 아침’에 출근한 얀은 볼일이 있다고 빌 아저씨께 양해를 구했다. 아저 씨는 쾌히 승낙을 하셨고 세스의 필살 째려봄을 여유있게 피해낸 얀은 즐거운 마음으로 물어물어 리네스의 집으로 향했다. 좀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그녀에게 빨리 사과하고 싶었다. 얀은 그녀의 집이 있는 도시 중심으로 내려가는 길에 히 아신스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꽃집을 보게 되었다. 무엇을 선물할지 고민했었는데 그녀에게 꽃을 선물하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히 아신스 꽃을 한 다발 사 들었다. 꽃다발을 들어 꽃향기를 맡던 얀은 꽃다발에서 뭔가가 빠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고 그 허전함을 채워줄 수 있는 묘안을 떠올렸다. 얀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묶고 있던 끈을 풀어서 꽃의 줄기에 예쁘게 장식하였 다. 그리고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꽃다발을 바라보았다. 장식을 하고서야 허전 해 보이던 부분이 매워지는 것 같았다. 연보라 빛의 귀여운 꽃망울들이 달려있 는 초록색 줄기는 리본모양으로 매여져있는 빨간 색 끈과 어울려 더욱 돋보였다. 얀이 그러고 서있는 동안 머리카락을 고정시키던 힘이 사라지자 힘을 잃은 머 리카락들이 풀리면서 불어오는 바람에 부드럽게 휘날렸다. 청은색의 머리카락들 이 그의 얼굴과 몸 주위에서 불꽃처럼 너울거렸다. 빨간 리본으로 장식되어진 히아신스 꽃을 든 미남자가 아름다운 머릿결을 휘날리며 서있는 것을 본 길거 리를 지나던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얀은 머리카락 을 가지고도 정지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새로운 정신공격의 한 형태를 보여주었다. 그녀가 좋아 할 것이다. 자신의 진심이 담긴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풀리겠지-. 좋아할 그녀를 떠올리던 얀은 꽃을 바라보며 미소를 띄었다. 그렇게 넋을 놓고 있 는 얀의 눈에, 뭔가 이상한 것이 잡혔다. 어-, 뭐지? 이 파란 것은-? 얀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것은 자신의 머리카락이었다. 어느새 풀린 머리카락들이 바람에 제멋대로 휘날려 자신의 모습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실프의 장난이었다. 빛을 반사시키며 아름답게 반짝거리 는 그의 청은발은 정령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귀신 역할을 맡으면 어울 릴 듯한 긴 생머리고 보니 놀라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 가 되었다. 자신의 추태를 깨달은 얀은 허겁지겁 주머니를 뒤적거려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하얀 손수건을 머리끈 대용으로 사용하려 펼치던 얀은 그것을 바라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지난주에 테드가 선물한 손수건이었던 것이다. 테드는 우습게도 여성들이 사용하는 레이스가 곱게 달려있는 아기자기한 손수건을 선물했다. 그 때 테드의 얼굴이란..... 푸-훗. 테드는 황당해 하는 자신을 보더니 당황해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나서 더 듬는 목소리로 자신이 고른 것이 아니고 여점원에게 예쁜 것으로 골라달라고 부탁 했었다며,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아무래도 여점원은 테 드가 싱글벙글 웃으며 부탁을 하자 애인에게 줄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신경 써 서 골라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자신은 웃었고, 자신이 계속 웃기만 하자 나중에는 테드는 바꿔오겠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자신은 손수건을 접어서 주머 니에 넣으며 테드가 처음 선물한 것이니 바꾸기 싫다고 말했다. 사실인즉슨 이 러했다. 그 말도 맞긴 하지만, 친구들에게 테드의 실수담을 들려줄 증거물이 필 요했고 더 큰 이유는 테드의 곤란해하는 얼굴이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사악 한....--;) 휘날리는 머리채를 묶고 나서 그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즐거워진 마음이 그 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마치 춤을 추는 스텝처럼 사람들 사이를 누비며 미끄러지듯이 거리를 나아갔다.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채가 그의 걸음걸이에 따 라 좌우로 리듬감 있게 흔들거렸다. 노튼 양장점 다음엔 카리나 베이커리, 그 맞은편은 만물 잡화점이고... 여기까지 는 맞았고, 저기 보이는 황금집 여관에서 우회전을 해서 나가면 갈색 대문이 바 로 보인다고 했는데.... 얀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골목을 나섰고 자신이 찾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저것도 갈색 대문이냐.... (--;) 그의 앞에는 이름 모를 나무로 만들어진 육중한 대문(大門)이 있었다. 정말 크다. 그냥 아담한 집을 상상했던 얀은 그 집 으로 걸어가서 그 대문을 살펴보았다. 자신의 키의 두 배는 되어 보였다. 나무 의 갈색 결 무늬를 구경하며 손으로 대문을 집던 얀은 힘없이 그것이 열리는 바람에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정신을 차리고 앞을 바라본 얀은 열린 문틈 사이 로 서있는 노신사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얀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네-, 리네스양의 문병차....” “아-. 아가씨의 친구분이셨군요. 어서 오십시오.” 아가씨? 노신사가 리네스양의 조부쯤 되리라 생각했던 얀은 내심 놀라워했다. 얀이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자 노신사는 친절하게 말했다. “저를 따라 오시지요. 아가씨께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24 Line : 136 Read : 3559 [28] <차원 연결자-26.방문> - Fantasy in dreams... <26> 노신사의 뒤를 따라가자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는 정원이 나왔다. 얀은 천천히 그것들을 감상하며 지나갔고, 5분쯤 걸어가자 저택에 도착하였다. 저택 안으로 들어선 얀은 리네스의 공주병증상이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는 부잣집 딸이었던 것이다. 벽에는 천상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메우고 있었고 머리를 추켜올리면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안으로 더 들어서자 품격 있어 보이는 물건들이 즐비했다. 저택 안으로 들어와 구경에 정신이 팔렸던 얀에게 집사(노신사)의 말이 들려왔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얀은 비단 천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넓은 소파에 앉아서 그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얀이 지금 앉아있는 장소는 응접실로 보였는데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밖과 달리 단순해 보였다. 갈색 마호가니 탁자가 소파 앞에 놓여있었고 방안의 장식도 수수해 보였다. 얀이 소파에 앉아있자, 검정과 흰색이 조화된 메이드 복의 시녀들이 차와 과자가 올려져 있는 은쟁반을 가지고 나타났다. 그녀들은 그것들을 마호가니 탁자에 올려놓았다. 얀은 미소를 띠며 감사의 말을 전했고 그의 앞에 차를 놓던 시녀는 얼굴을 붉히며 허둥지둥 밖으로 나갔다. 우아하게 차를 들어올리던 얀은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서서 문을 바라보았다. 그가 문을 바라보자 곧 한 여인이 나타났다. 중년으로 보이는 그녀는 세련되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단순한 오팔의 머리핀으로 장식을 했을 뿐 다른 장신구는 보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우아한 미소를 띠며 얀의 모습을 감상하듯이 바라보던 그녀는 말문을 열었다. “...내가 리네스의 엄마예요. 리네스가 이런 멋진 친구가 있는 줄 몰랐는데-.” “처음 뵙겠습니다. 얀이라고 합니다. 리네스양의 문병차 왔는데-.” “아프긴 무슨, 꾀병이지-.” 리네스의 어머니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사실, 리네스가 평소와는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얀 군이 와 준 것을 알면 일어날 것 같은데-, 내가 안내해 줄 테니, 따라오도록 해요.” 그녀는 드레스 자락을 우아하게 잡고 몸을 틀어 응접실을 걸어 나갔다. 얀은 따라 나가려다 소파 위의 꽃을 깜빡했다는 것을 깨닫고 재빠르게 꽃다발을 잡아채어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휴-. 리네스는 문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려던 것이 아니었는데.... 한달동안 방안에 틀어 박혀 고민을 해보았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친구들과 소문을 듣고 ‘좋은 아침’에 갔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의 모습-. 단정하게 묶은 청은발이 자신의 곁을 스칠 때, 난초 향과 같은 촉촉한 향기가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가 좋았다. 처음 가게에 들렀을 때 그가 자신에게 별 관심을 두지 않아서 속이 상했다. 도시에서 웬만한 사람들이 자신을 다 알 정도인데, 그는 자신을 본척만척 했다. 그래서 분한 마음에 그 다음날 친구들 몰래 예쁘게 꾸미고서 그를 찾았다. 이 정도면 관심을 가져주겠지- 했는데-, 웬걸 그는 주문만 받고는 그의 친구들이란 여자들과 희희낙락했다. 또 여자친구는 얼마나 많은지-, 기분은 나빴지만 그의 이름이 얀이라는 것을 알아낸 사실만으로 만족을 해야했다. 소득이 별로 없던 리네스는 친구들과 상의를 했고 친구들은 우선은 그의 눈에 띄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여자의 무기인 아름다움을 이용하자는 것과 남자들은 고상한 (?)여인들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리네스는 내키지는 않았지만 평소에 하지 않던 화장을 하고 호화찬란한 장신구를 달아 아름답게 차려입고서 가서, 귀족영애처럼 보이도록 노력했다. 여러 번 찾아가서 관심을 끌려 노력했고 그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어 물어보았을 때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던 것은 모멸이었다. 그는 자신을 차갑게 대하며 말했다. 그의 눈빛을 보자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었다. 얼굴에서 열이 나고 가슴 한가운데가 찢어질 듯 아파 왔다. 한번도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었다. 자신에게는 자신의 외모나 집안의 돈을 보고 접근하는 남자들만 있었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은 유치하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감정이, 분한마음에 접근했던 그에게서 느껴지다니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되었다. 그의 멸시하는 듯한 눈초리-. 그는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한단 말인가, 그 모습이 자신의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고-? 찾아가서 그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자신을 바라보던 그의 눈이 생각이 났다. 자신을 꿰뚫어보는 듯한 파란눈은 자신에 대한 나쁜 감정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것 같아 리네스는 침대에 반쯤 일어나 있던 자세에서 두 다리를 끌어올려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그때 그녀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네스-, 엄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니-?” 리네스가 머리를 들어 앞을 바라보자 그녀의 어머니가 들어오고 있었다. 리네스의 어머니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엄마가 누구를 데리고 왔는지 맞추어 보렴-.” “...엄마 , 저 장난 칠 기분이 아니라는 걸 아시잖아요-.” “글쎄……, 내가 준비한 걸 보면 너의 병이 싹 나을걸―.” 리네스의 어머니는 웃음을 띄우며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보고 말했다. “이제, 들어와도 되요.” 누구에게 얘기하는 거지? 리세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을 바라보았다. 그때 문의 사각공간에서 청은발이 눈에 띄더니 -설마?- 곧이어 그의 모습이 보였다. -맙소사!- 리네스는 허겁지겁 몸 위에 가운을 걸쳤다. 그 모습을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리네스의 어머니는 얀에게 윙크를 하며 말했다. “내가 말했죠-. 꾀병이라고-.” 리네스의 어머니가 문을 닫고 나가자. 주위를 둘러보던 얀은 조심스런 걸음으로 리네스에게 다가섰다. “저-, 기억하실 지 모르겠지만, ‘좋은 아침’이라고...” “아, 알아요. 찻집에서 일하시잖아요.” 리네스는 얀의 말을 끊으며 허둥지둥 말했다. 리네스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얀은 자신의 오해가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보았던 찻집에서 리네스의 모습은 어딘가 어색했다. 그런데도 자신은 그녀의 본 모습을 볼 생각도 하지 않고 겉모습만을 가지고 그녀를 대했던 것이다. 얀은 그녀를 보고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네. 얀이라고 합니다. 리네스양이시죠? 친구에게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 리네스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얀의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해 있었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라면 자신을 경멸하며 볼텐데, 지금의 그의 모습은 친구를 대하는 것과 같았다. “몸이 편찮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리네스양은 저희 가게의 고객이시잖아요. 고객에게 잘해드려야죠. 그리고 이건-, 약소하지만 선물인데...” 얀은 리네스에게 히아신스 꽃을 내밀었다. 꽃을 받아든 리네스는 히아신스 꽃의 향기를 맡았다. “정말, 좋은 향기네요. 몸이 가뿐해지는 것 같은데요.” 웃으며 말하는 리네스를 보며 얀도 같이 마주 웃었다. 얀의 모습을 보던 리네스는 그에게 자리를 권했고 얀은 리네스의 침대 곁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다행입니다. 저는 많이 편찮으신 줄 알고 걱정했거든요.” 얀의 말에 부끄러움을 느낀 리네스는 무릎에 놓여있는 꽃의 향기를 맡는 채하며 머리를 숙였다. 얀도 멋쩍은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방안을 구경하며 말을 했다. “와-, 정말 잘 꾸민 방인데요. 이 곰인형 정말 귀여워요.” 리네스는 자신의 곰돌이 인형 카디를 양팔에 안고 즐거워하는 얀을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미소를 띈 그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얀의 모습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어떤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얀이 자신을 볼 때는 부끄러워서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그가 뒤돌아 서있자 자연스레 그의 모습을 살피게 되었고 문제의 물건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저, 정말 예쁘네요. 머리끈이 특이한데 어디서 산거죠?” “어-, 이거요?” 얀은 그녀의 말이 들려오자,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머리끈이 아니예요, 손수건인데 머리가 너무 성가셔서....” 남자에게 여성용 손수건을 선물 받았단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 얀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행동을 보고 있던 리네스는 그 손수건을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다.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면 저 손수건은 여성용 손수건일 것이다. 남자 손수건에 레이스가 달려있지 않을 테니-. 그가 여인의 손수건을 가지고 있을 정도라면 손수건의 주인은 그와 가까운 사이라는 말이 된다. 여성들은 자신의 물건을 함부로 남성에게 건네주지 않으니까-.가게에서 보았던 그의 여자친구들이 생각났다. 하나같이 예쁘고 활기찬 소녀들이었다. 리네스는 그의 여자친구에게 관련된 물건이 눈에 띄자 생각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친구들... 얀은 여성친구들이 많았다. 처음엔 바람둥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동성친구들과 같이 여자친구들을 대하는 얀을 보고 그런 생각은 버렸다. 그런 사람이 처음에는 자신을 더러운 것을 보듯 신경쓰지 않다가 지금에서야 자신을 찾아왔다. 한 사람의 관점이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처음엔 그가 온 것이 마냥 좋아 아무생각도 못했지만, 그의 행동에 의문점이 생겨났다. 그를 찾아가지 않은 것이 한달이 다되어가는데 그 동안엔 자신을 찾아오지 않다가 이제야 찾아왔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예쁘다고 해도 그건 자신만의 판단일 뿐 그의 관점에서는 아닐 것이니 그런 생각으로 온 것은 아닐 것이 아니다. 냉정하게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많은 여자친구들이 그에게 있는 이상, 자신은 스쳐 지나가는 여자, 친구도 아니고 단지 가게의 ‘손님’일뿐이다. 그렇다면 그가 왜 자신을 찾아왔을까...... 그가 찾아온 결정적인 이유는 자신의 소문을 듣고서 일 테지, 안되었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말이야. 동정하는 기분으로. 그가 찾아왔다고 기분 좋아하던 자신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다. 리네스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소문을 듣고 오셨겠죠?” “..........?”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하지 말아요! 내가 당신에게 차였단 소문은 모두가 다 아니까. 고고한 척 굴던 나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싶어서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왔다고 좋아하는 강아지처럼 좋아하는 내 모습을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그, 그런 게 아니에요...” 얀은 리네스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말을 하자 놀래서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사실 소문을 듣고 온 것은 맞는 말이긴 했지만 사과하러 온 것이었다. 사과를 하면 리네스의 마음이 풀릴 거라고 생각했지, 리네스가 기분 나빠할 경우는 생각지도 않았다. 얀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아니에요. 저, 저는 단지 사과를 하려고 온 것 뿐입니다. 제가 리네스양에게 잘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마음에 걸려서요? 그렇다는 사람이 제가 당신을 맘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면서 다른 여자가 선물한 물건을 태연하게 하고 와요. 나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 아니에요-? 당신이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나요? 나같은 건 눈에도 안 찬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여자친구가 준 선물? 자신에게 그런 것이 있었나? 어리둥절해졌지만 곰곰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리네스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오해를 풀어야 한다. 혹 떼려왔다가 혹 붙이고 가기 전에..... “오해예요. 저는 진심으로 리네스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온 거예요. 제 말을 믿어주세요.” 리네스는 그의 모습을 보고 약간 멈칫했지만 직업이 종업원이니까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저 정도의 연기는 당연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얀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만약에 폰타 언덕에 있는 페어(pear)를 가져온다면 얀의 말을 믿죠. 이 시기에 페어가 열릴 곳은 그곳 밖에 없으니까. 다른 곳에선 구할 수 없을 거예요. 수고해보세요.”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25 Line : 148 Read : 3430 [29] <차원 연결자-27.방문(2)> <27> 얀은 리네스가 이불을 덮어쓰고 누워버리자 말을 더 붙일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없이 한 숨을 쉬며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어떻게든 페어(과일)를 구해야한다.' 그건 단맛이 나는 과일이었는데, 겨울이 되어 가는 지금은, 시중에서 볼 수 없 었다. 옛날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겨울에 감을 찾는)처럼 노력한 것을 봐서 용 서해 주겠다는 뜻으로 짐작한 그는 다행히도 폰타 언덕이라는 곳에 과일이 있 다니까, 그것을 찾아온다면 그녀는 자신을 용서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 불편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얀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듯한 그녀를 보자 미안한 마 음에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기며 리네스가 화가 난 이유를 생각해 보던 얀은 도저히 자신이 알 길이 없자, 고민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의 머리만이 갸우뚱거릴 뿐 정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런 저런 가설을 세워 보았지만 그 중에 맞는 답은 없는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불같은 화의 원인을 추론 할 수 없었다. 그 날 (?)이어서 정신이 날카로워서 그런가? 얀은 은근히 자신의 마지막 가정에 타당 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처음엔 잘 나가는 것 같았는데. 뭐가 문제였지? 얀은 문제의 손수건을 머리 뒤에 묶고 있으면서도 그것 때문인 줄 꿈에도 몰랐 다. 저택을 나선 얀은 길거리에 있던 어떤 할아버지에게서 폰타 언덕으로 가는 길 을 물어보았다. 얀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던 그 할아버지는 도시의 동쪽 산으로 가면 있다고 혀를 차며 말하였고 얀은 기쁜 마음에 그런 기색을 눈치채지 못하 고 곧 그녀에게 사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며 뛰어갔다. 그의 운명의 사슬이 슬슬 태동하기 시작했다. ----------------------------------- 이불 속에 쌓여있던 리네스는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그는 없다-. 화가 나는 바람에 생각에도 없던 말을 내뱉었다. 이런 바보... 리네스는 자책했다. 순진한 얼굴로 연기하는 그를 보자 분해서 몬스터들이 나와서 접근조차 할 수 없는 폰타 언덕을 말해버렸다. 그가 찾아갈 일은 없겠지만, 어쨌거나 자신을 동 정을 했건, 사과를 하러왔건 생각해서 찾아온 건 사실인데 그런 그에게 자신은 화를 내었다. 그를 다시 한번만이라도 보기를 원했으면서 그를 만나자 그런 사 실을 까맣게 잊고, 그런 말을 하다니.... 리네스는 얀에게 쏘아붙이듯 말하던 자 신이 생각나 자책하며 계속 괴로워했다. 사실 폰타 언덕에서 페어가 늦게까지 열린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뛰어난 사냥꾼 이라 해도 그곳에 접근하기 어려웠다. 온갖 종류의 몬스터들이 들끓는 그 곳은 옛날부터 여러 차례 왕실기사들이 원정을 왔지만 몬스터들의 본거지와 같은 곳 을 깨끗이 제거하기란 애초부터 틀린 일이었다. 그곳의 몬스터들은 무언가의 지 지를 받는 것처럼 다른 지역의 몬스터들보다 힘이 배로 세었으며, 피해를 받아 도 몇 개월 안되어 새로 불어났다. 거기다 어떤 결계가 처져있는 것처럼 간혹 가다 마을로 내려와 침입하는 다른 곳의 몬스터들과는 달리 폰타언덕의 몬스터 들은 그 언덕을 중심으로한 지역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무턱대고 덤비지 않는 이상 피해를 받는 적은 없었기 때문에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리네스가 사용한 말은 주노에서 오래된 관용구처럼 인용되는 말이었다. 한마디로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라는 뜻의 이 말은 '하늘의 별따 기'처럼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을 일컬을 때 흔히들 사용했다. 굳은 맹세를 할 때나 -'이루지 못한 다면 ~를 하겠소.'- 실없는 말을 했을 때-'그건 ~처럼 믿을 수 없는 거야.'- 주노의 사람들은 이 말을 자주 사용했고 리네스는 자신이 얀을 믿을 일은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었지만 모든 일은 그 녀의 사정과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 곳 사정을 잘 모르는 얀은 리네스의 말을 진심으로 믿고 찾으러 간 것이었다. 이것이 말의 양면성으로 인한 운명의 뒤틀림이었다. 말은 때론 진실을 밝혀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말 한마디로 사람의 생과 사가 뒤바뀌게 되는것이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무서운 점이다. 따스한 이불의 기운 때문에 잠들어 있었던 리네스는 오후의 햇살이 따갑게 자 신의 얼굴에 내리 쬐자 잠에서 깨어 뒤척였다. 그녀는 곧 시장함을 느끼고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손을 이마에 대고 햇빛을 가리던 그녀는 자신의 배에서 '꼬르 륵'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웃으며 한 손으로 자신의 배를 문질렀다. 근 한달간 제대로 된 식사는 하지 못한 채 한바탕 소리를 질러 대었더니 위에서 밥을 달 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이었다. 얀에 대한 고민 때문에 (그녀의 첫사랑이었음으 로) 아파하며 한달 동안 상사병으로 누워 묽은 스프 이상의 것을 입에 대지도 못한 것이었다. 이제는 그런 리네스의 가슴도 오늘이 지나면 아물 것이다. 리네스가 더 이상 얀 때문에 아파하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기 때문이었다. 가슴에 생겨버린 큰 구멍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쉽게 덮어지지 않겠지만 그는 자신과 연결될 사람이 아니 었다. 지금 그를 좋아해서 영원토록 상처를 남기느니 차라리 그에게 미움을 사 서 다시는 자신의 마음에 그의 모습이 기생할 기회를 남기지 않기로 했다. 그녀 는 지금 잠깐 동안의 아픔을 선택한 것이다. 가만히 그의 모습을 회상하고 있던 리네스는 갑자기 가슴 깊숙한 곳에서 퍼져오는 몸 전체를 조여오는 듯한 아픔에 몸을 부여잡으며 무릎 사이로 몸을 깊숙 이 숙였다. 참을 수 없는 통증이었다. 단지 외부의 상처로 인한 아픔이 아닌 내 부의, 가슴속을 후비는 듯한 아픔. 가슴의 반 이상이 뚫려버린 듯한 허전함. 중 요한 무엇인가가 사라져 버려, 자신의 심장과 심장보다 더 깊은 무언가를 캐내 고 있었다. 무언가 근본적인 아픔에 리네스는 더 이상 통증을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 었다. 자신의 몸을 잡고 덜덜 떨던 그녀는 그 아픔을 해결할 한가지 통로를 알 수 있었고 곧 그 길로 자신의 모든 것을 맡겨 버렸다. 그녀는 오열했다. 누군가 죽은 것처럼 구슬피 울던 그녀의 울음소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작아졌 다. 훌쩍이며 마음을 진정시킨 리네스는 자신의 눈가에 남아있는 눈물을 닦아내 며 침대에서 일어나 침대 옆에 붙어있는 화려한 로코코양식의 화장대거울로 다 가섰다. "못난이..." 풋, 자신의 얼굴이 엉망이 되어있었다. 눈은 토끼 눈처럼 빨갛게 변했고 코는 벌개져 있었다. 자신의 못난 모습에 웃음이 나와버린 그녀는 마음이 점차 진정 됨을 느끼며 숨을 한 번 고르게 내쉬고 얼굴을 두드렸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자기최면을 걸었다. "난 최고의 상업 가문 맥드리거 가(家)의 리네스 맥드리거야. 나는 단단해져야 만해. 그 누구도 나를 어쩌지 못해.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낼 힘이 있어. 이런 나를 원하지 않는 다면 그 사람이 운이 없는 거야-. 그런 사람에게 내가 매달릴 이유는 없잖아. 안 그래?....." "꼬르륵" "훗, 하지만 우선은, 다른 일들을 생각하기 전에 식사부터 해야겠는걸...." 리네스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웃으며 그녀의 방을 나섰다. 비록 가슴 한구 석이 아파오는 것을 부인 할 수 없었지만. 세월이 치유해 주리라 믿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28 Line : 137 Read : 3460 [30] <차원 연결자-28.폰타 언덕(1)> <28과 1/2> 고픈 배를 움켜쥐고 주방으로 향하고 있던 리네스는 1층 홀에서 들려오는 두런 두런하는 사람의 말소리에 호기심이 생겨 가던 방향을 내팽개치고 빠르게 중앙 난간에 다가가 섰다. 아름답게 조각된 난간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그녀는 한 사람의 하얀 머리카락을 보았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나머지 다른 사람을 볼 수는 없었다. 단지 그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오지... 다.?" "그렇.... 아....." 분명히 두 명의 남자의 목소리였는데, 홀이 크다보니 홀을 메우고 있는 공기의 진동 때문에 말소리가 울려서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한 명은 집사 할아버지의 목소리였지만 다른 한 명은 난간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고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 나이를 추측할 수도 없었다. 가만히 귀기울여 앉아있던 그녀는 사람이 걸 어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빠르게 1층 홀을 향해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홀에는 집사 할아버지만이 서있었다. 다급하게 달려오는 리네스를 본 집사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몸도 성치 않은데, 이러시면 큰일납니다." 당장이라도 리네스를 부축이라도 해야할 듯 안절부절못하는 집사를 바라보던 리네스는 장난스런 미소를 띄고 말했다. "배가 고파서 말이죠. 지금의 상태에선 집기들이라도 먹어치울 수 있을 것 같아 요." "정말 생각 잘 하셨습니다. 제가 그 동안 얼마나 걱정한 줄 아십니까? 음식을 제대로 넘기시지도 않았잖습니까. 조심해서 방으로 올라가 계십시오. 음식 준비 는 제가 시녀들에게 시키도록 하지요." 갑자기 변한 리네스의 모습에 집사는 감격해 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위해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사 할아버지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던 리네스 는 우물쭈물하더니 집사를 불러세웠다. "잠깐만요, 웨이슨.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알아야 될 것 같은 예감에 방금 전에 나간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웨이슨의 사생활을 침해 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리네스는 꼭 알고 싶었다. 그녀는 두 손을 마주잡고 꼼지락거리며 그에게 다가 가 말했다. "저... 조금 전까지 누군가와 같이 있었지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뭐에 관한 이야기였는지 내가 알 수 있을까요?" 리네스의 모습에 소녀 특유의 귀여움을 느낀(주책?)웨이슨은 살며시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가씨가 그렇게 궁금해하실 이야기는 아닙니다. 잠깐, 제이드가 다녀간 것 일 뿐이니까요. 그 아이의 말로는 아까 오셨던, 얀이라는 분이 아직 일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는데 혹시나 해서 와 본 거랍니다. 저는 그 분은 벌써 3시간 전에 가셨다 고 말했구요." "저, 정말 일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대요?" 리네스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자 웨이슨은 그녀의 몸이 아직 건강하지 못한 것을 깨닫고 그녀의 어깨를 자신의 팔로 살며시 감쌌다. 그리고 리네스를 그녀 의 방으로 이끌면서 말했다. "아가씨.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젊을 땐 놀고 싶기 마련이고 한번쯤을 쉴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저도 젊었을 때는 그런 적이 많았답니다. 뭐- 그분도 그런 것 이겠죠. 거기다 그분은 이곳지리를 잘 모른다니, 도시 안에서 명물로 손꼽히는 몇 곳에만 갔을 테고, 제이드는 그분을 금방 찾을 수 있겠지요. 걱정하실 것 없 습니다. 그분에 대한 걱정보다는 아가씨의 몸을 더 생각하십시오. 안색이 좋지 않은데, 어서 들어가세요." 웨이슨에게 기대듯이 걸어가던 리네스는 걸음을 멈추었다. 웨이슨이 그런 리네 스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그녀는 덜덜 떨고 있는 오른손을 들어 양어깨 에 올려져 있는 그의 손을 쳐내었다. "아가씨??" "....서, 설마..... 그럴 리가......" 리네스는 하얗게 변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그러더 니 뒤를 돌아서 뛰어나갔다. 집사 웨이슨은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멍하니 서 있 을 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그는 정신을 차 리고 소리쳤다. "이, 이런 아직 몸도 성치 않은데... 패트릭! 패트릭!! 아가씨가 밖으로 나가셨네. 어서 사람들을 모아서, 아가씨를 모셔오게. " 아가씨의 뒤를 쫓아 달려가는 시종들의 뒷모습을 보며 웨이슨은 힘이 빠진 듯 벽에 기대어 서서 그들이 아가씨를 모셔 오기를 기다렸다. 리네스는 잠옷 위에 간단한 가운만을 입은 채로 저택을 뛰쳐나갔다. 저만치 (150m), 길에 얀의 친구 제이드의 옆모습이 보였다. 리네스는 가빠오는 가슴을 억누르며 그에게로 달려갔다. "제이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본 제이드는 얇은 잠옷 차림에 간단하게 가운만 걸친 리네스를 보고 눈이 휘둥그래져서 아무말도 없이 그녀를 멍하니 보았다. "제이드, 헉헉 야, 얀이 헉, 찻집에 가지 않았다는 게 ....사, 사실이야?" 제이드의 어깨에 두 팔을 올린 채 숨을 가다듬고 있던 리네스는 속사포처럼 말 을 하였고, 엉뚱한 사태에 놀란 제이드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얀이 이곳 지리를 헉헉, 모른다는 것도?" "어, 그, 그래. 그 녀석 농땡이 치고 싶어도 갈곳이 없을 텐데 어디로 간 건지.... 리, 리네스 어디가는 거야. 너 지금....!! (허망한 듯 작은 목소리로)잠옷차림인 걸 알긴 하는 거야." 제이드는 평소 조신했던 지· 덕· 체의 화신인 그녀가 그녀의 이미지를 확실 히 무너뜨리고 있는 그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녀는 성난 망아지처럼 잘도 뛰었다. 거기다 잠옷바람으로 뛰어가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헛웃음만이 나 왔다. 제이드는 평소의 그녀의 이미지가 산산조각나 자신의 뇌에서 폭팔하는 것 을 느끼곤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런 말... 다른 사람에게 해도 못 믿을 거야." 제이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가 축 처진 채 그가 갈 길로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겼다. [31] <차원 연결자-28.폰타 언덕(2)> < 28과 1/2 뒷 부분> "야, 정말 페어가 있구나!" 도시에서 나와 똑바로 동쪽으로 만 가면 되는 길을 뺑글뺑글 도는 바람에 얀은 이제서야 겨우 폰타 언덕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얀은 페어나무를 쓰다듬으며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페어(pear)는 현실세계의 배와 같은 맛인데. 단맛이 나고 물이 많아서 청량감을 주었다. 주노에는 인기있는 과일이어서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었는데, 이렇게나 많이 나무에 달려있다니.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페어를 보자 용서해줄 리네스의 얼굴이 떠올라 얀은 흐뭇한 마음에 왜 그런지에 대해 의심하지 못했 다. 페어 두 개를 주섬주섬 챙겨든 그는 길을 몰라서 시간이 꽤 걸렸던 폰타 언덕 을 한 번 째려본 후 자신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페어를 생각하며 싱글거리며 웃 었다. 웃고 있던 얀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이상한 영상에 손을 들어 눈을 비볐 다. 자신이 리네스의 생각을 오래 하긴 했어도 환각을 볼 정도로 그녀를 생각했던 가? 하던 그는 곧 이어 들려오는 그녀의 외침에 환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 다. 그녀는 정말 폰타 언덕에 나타난 것이었다. 리네스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피가 없는 사람처럼 하얗게 변해서 죽을 사람 처럼 보였다. 리네스의 전신에서 땀이 흘러 그녀의 (잠)옷이 땀으로 푹 젖어있 었다. 얀의 앞으로 힘겨운 걸음을 옮긴 그녀는 얀이 무사한 것을 보자 미소를 띄우더니 그대로 얀의 품속으로 쓰러졌다. 얼결에 리네스를 받아든 얀은 그녀를 안아서 페어나무 밑으로 옮기고 그녀의 몸 상태를 살펴보았다. 체온은 약간 서 늘하긴 했지만 고르게 숨을 내뱉는 것을 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잠시 동안 그녀를 내려다보던 얀은 그제서야 그녀의 옷이 부실하다는 것을 깨 닫고 - 갑자기 나타난 그녀에게 놀라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여성의 잠옷은 수도 없이 보았으므로(이상한 상상은 말도록 얀의 정신은 여자였다. 간혹 가다 (현실)친구들과 같이 잠옷파티를 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이상한 감정없이 자신의 위에 걸치고 있던 가디건을 벗어서 그녀의 몸 위로 둘러 주었다. 그리고 늦가을의 쌀쌀한 바람을 자신의 등으로 막으며 떨고 있는 그녀를 자신의 가슴 앞쪽으로 살며시 안아서 체온을 나누어주었다. 이건 지수(현실에서의 휴대용 난 로)를 사용(?)할 때 쓰던 방법으로 효과는 확실했다. 몸을 부르르 떨던 그녀는 점차 안정하고 눈을 떠서 자신의 상황을 인식했다.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몸을 일으키던 리네스는 자신의 온 목적을 깨닫고 얀에게 다급하게 다가가 그의 손 을 이끌며 말했다. "어서 가야해요." 갑자기 힘겹게 일어나 자신의 손을 붙잡고 가려는 리네스를 보자 의아함을 감 추지 못했던 얀은 자신을 끌고 가려는 그녀의 등을 살며시 두드리며 말을 했다. "저기 무턱대고 가자고 하면....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거든요?"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얀을 한숨을 쉬고 바라보던 리네스는 그를 끌고 가며 말을 했다. "아직까지 무사한 것이 다행이긴 하지만 몬스터들이 언제 나올지 몰라요. 이 폰 타 언덕은 여러 종류의 몬스터로 유명한 곳이니까..." 정신없이 자신을 끌고 가는 리네스의 뒷모습을 보고있던 얀은 등뒤에서 느껴지 는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 가만히 그것들을 관찰하던 그는 리네스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저...... 저기 설마하니 저 은색 강아지도 몬스터에 속하는 것은 아니겠죠?" 은색 강아지? 리네스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혀 고개를 돌려 그것을 보았다. 얀 이 설명한 자신들의 200m 앞에 위치한 은색 강아지를 확인한 리네스는 걸음을 멈추었다. 얀이 은색 강아지(?)라고 설명한 그것은 실버 울프라고 불리우는 몬스터였다. 달빛에 반응하여 켈베로스 만큼이나 흉악하게 변하는 그것은 모피가 아름다워 여성들의 선호품의 대상이지만 흉악한데다가 그 수가 많지 않아 보기 드문 종 류였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지금 대낮이어서 그들이 힘을 쓰지 못 한다해도 자신은 힘이 없는 여자요. 얀은 보기에도 가냘픈 소년일 뿐이다. 리네 스는 식은땀이 나는 손으로 얀의 손을 더욱 꽉 잡으며 말했다. "정말 미안해요. 제가 당신에게 조건을 달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 았을 텐데... 저것들은 실버 울프라고 불리는 몬스터예요. 성인남자들도 혼자 상 대할 수 없는 몬스터인데. 네 마리씩이나...." 리네스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다는 듯 참담한 안색이 되어 고개를 돌렸다. 얀 은 그녀가 실버 울프라고 말한 것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귀여운 강아지 같 은데? 이상하네... 하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햇빛에 번쩍이는 그들의 날카로운 이빨을 보자 그런 마음이 사그라졌다. 네 마리의 개(?)들은 -리네스는 울프라고 강조하건만... 그래도 강아지에서 등급이 올랐다.-자신이 물리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사람이라면 모를까 저 들은 짐승이다. 본능에 위해 움직이고 규칙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불리하다. 그렇다고 도망갈 수도 없었다. 그들의 빠르기 라면 리네스와 자신을 따라잡는 거야 쉬울 테고 더욱 안 좋은 건 리네스가 지 쳐 있다는 거다. 리네스가 그렇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을 염려해서 정신없이 달려와서겠지... 아픈 몸을 이끌고 그녀는 달려왔다. 자신 때문에 기절을 할 정도의 상태가 될 정도로 달린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해.... 얀은 미소를 지었다. 처음부터 살아 남을 확률은 없었다. 어차피 결론이 그렇다 면 자신을 위해준 친구를 위해 죽을 수 있다면 행복한 거다. 자신의 온 힘을 다 하면 네 마리는 어떻게 되겠지. 뭐-, 물론 꿈속이니 죽어도 진짜 죽는 것은 아 니겠지만...(속사정을 모르는 불쌍한 주인공) 얀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실버 울프를 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은 리네스는 소리쳤다. "얀, 날 버리고 가요. 나는 지쳤어요. 도움이 되지도 못할 거예요. 당신은 아직 힘이 남았잖아요. 달아날 수 있을 거예요. 저들이 날 공격할 동안의 시간만이라 도 달아나세요." 그래. 이렇게 해서라도 그를 도울 수만 있다면.... 리네스는 이제서야 자신이 제 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화아 하고 뜨겁게 불타올랐다. 자 신은 마음을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진실을 두꺼운 철갑으로 감추려 했던 것. 거짓이었다. 자신은 처음으로 사랑한 그의 곁에 서 있다. 이것으로 만족한 다. 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비록 근본적인 도움이 아닐지라도 그의 생명을 이어줄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죽음을 체념하며 마지막으 로 얀의 모습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푸른 청은발을 휘날리며 아름답게 웃고 있었다. 왜지... 죽음이 다가와서 실성한 건가? 얀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했다. "리네스... 저는 남자고 당신은 여자예요. 남자란 자고로 아름다운 여인을 지켜 야 하는 거예요. 제 앞에 당신이 있는 이상 당신을 버리지도 또한 죽음을 당하 게 만들지 않겠어요. 그 대신 두 가지 부탁을 들어줘요. 절대로 저의 뒤에서 앞 으로 나서지도 말고. 그리고 우리가 살아날 수 있다면 저를 용서해 줄 거죠? 당 신과 친구가 되고 싶어요." 리네스의 맑은 눈동자에 고인 눈물사이로 아름답게 미소짓고 있는 얀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 조금씩 속이 거북해 지지 않으세요. 알고 계시는 분도 있겠지만, 글을 읽을 때 필수품, 첫째, 검은 비닐 봉지 둘째, 냉수 한잔 셋째, 손수건 그 이유는 글을 읽으면서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31 Line : 221 Read : 3412 [32] <차원 연결자-29.폰타 언덕(3)> <29> 얀은 다급하게 앞을 바라보며 리네스를 등뒤로 감추었다. 그의 손에는 롱 소드 도 아닌 단단한 나무막대기 하나만이 들려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이것만해도 어 디인가 없는 것보다 낫겠지. 얀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상황에서 더 나쁜 쪽을 생각한다고 해도 나아질 것은 없으니까... 얀은 날카로운 기세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등은 페어 나무가 있던 곳에서 4m정도 떨어진 바위벽을 등진 곳이었다. 이 곳보다 더 좋은 곳은 주변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자신 혼자만이 싸울 수 있는 지금, 후방을 지킬 여력은 없었다. 얀은 나무막대기를 들어올려 숨을 가다듬으며 자신의 앞으로 슬슬 접근하는 실 버 울프들을 보았다. 그냥 단순(무식)한 짐승이 아닌 영리한 놈들인 것 같았다. 울프들의 눈빛은 살의로 번득였다. 각각 얀의 앞으로 180。를 4방향에서 나뉘어 서 다가 왔다. 천천히 다가오던 4마리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실버 울프가 빠르게 다가와 뛰어 올랐다. 그것의 도약력은 얀의 어깨정도로 굉장한 스피드를 지니고 있었다. "꺄악" 뒤에서 서있는 리네스는 금방이라도 물릴 것 같은 얀의 모습에 비명을 질렀다. 얀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 정도론 안되지. 얀은 막대기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비스듬히 대각선 방향으로 쳐 올려 실버 울 프가 자신의 코앞에 다가오는 순간 멀리 쳐내 버렸다. 믿지 못할 만큼 정확한 타이밍으로 실버 울프를 막아선 것이었다. 그놈의 힘을 역이용해 방향을 흘려버 렸던 것이다. 그놈은 급소를 맞았는지 깨갱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얀은 경계를 풀지 않고 나머지 3마리를 바라보았다. 그놈들은 으르렁거리며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처음의 방법대론 안되겠다고 느 꼈는지 합동공격의 기세가 보였다. "리네스 내가 부탁한걸 잊지 않았겠지!" 얀은 뒤돌아볼 겨를이 없었으므로 소리를 질러 리네스에게 경고를 하고 더욱 정신을 가다듬었다. 3마리중 어느 놈이 선공을 할 것인지 알 수 가 없었다. 얀 은 고요히 서서 그들의 낌새를 느끼고 있었다. 이 놈이다!! 얀은 느낌이 드는 순간 자신의 왼쪽의 울프쪽으로 몸을 틀었다. 얀이 몸을 뒤트는 순간 거짓말처럼 그 녀석이 뛰어올라 그를 공격했다. 이번엔 허리 아래로 빠 르게 들어오는 공격에 얀은 몸을 비스듬히 비켜 막대기를 빠르게 휘둘렀다. 마 치 야구선수와도 같은 폼의 일격에 그놈은 머리를 정통으로 막고 튕겨져 나갔 다. "얀 뒤를 조심해!" 말하지 않아도 느끼고 있었다고! 얀은 빠르게 뒤를 돌아 왼쪽으로 비켜섰다. 놀 랄 정도의 머리높이 까지 뛰어오른, 한 놈이 그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 다. "아직은 안돼!!" 얀은 공중에서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실버 울프를 향해 자신의 첫째 동생이 자 신을 공격할 때 애용(?)하던 '머리'공격을 떠올리며 막대기로 내리쳤다. 강한 충 격을 받은 그놈은 혀를 내어 물더니 털썩 쓰러졌다. 한 놈은 처리되었구. "너희들을 나의 특제 수프로 만들어주마. 가뜩이나 새로운 요리재료가 없어서 고민했는데 말이야." 왠지 알 수 없는 오한에 뒷걸음치던 3마리는 그의 뒤에 서있는 암컷(리네스)을 보더니 눈짓을 하여 자신들의 동료 한 마리를 뒤로 보냈다. 그런 눈치를 알아채 지 못한 얀은 단지 그 놈이 자신이 무서워서 도망친 것으로 생각했고, 더욱 자 신감이 붙어 막대기를 들어올리며 2마리를 해치우기 위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 두 마리는 얀의 정신을 빼놓기 위해 합동으로 공격했다. 시간차 공격으로 머 리와 허리를 노리고 오는 놈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얀은 막대기로 그들을 겨누고 빠르게 움직였다. 허리를 물려던 한 마리의 코앞에서 몸을 (투우 사처럼)회전시켜 그 놈의 옆으로 몸의 위치를 옮긴 얀은 막대기로 그 녀석의 몸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그 순간 섬뜩한 기운을 느낀 얀은 급격하게 허리를 뒤로 젖혀 마지막 한 마리를 자신을 스쳐지나가게 만들었다. 그때 리네스의 비 명소리가 들려왔다. 도망간 줄 알았던 한 마리가 리네스를 향해 이빨을 들어내 며 바위벽(3m)에서 뛰어내리고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얀은 빠르게 달려가 위 에서 떨어지는 그놈을 막대기로 처내었다. 그 녀석의 몸무게가 막대기를 통해 흘러들었고 시큰거리는 통증이 손목을 통해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얀 뒤!!!" 이런! 리네스를 덮치던 녀석 생각에 자신에게 덤벼들었던 그 놈을 조심하지 않 았다. 빠르게 뒤돌아 서려던 얀의 어깨에 화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왼쪽 어깨를 강한 이빨로 물은 그 녀석은 얀이 오른손으로 공격하기도 전에 날카로운 발톱 으로 그의 등을 할퀴고 2m밖으로 점프했다. 얀이 얼굴을 찡그리며 되돌아보자 마지막으로 남은 실버 울프 우두머리가 얀을 보며 재밌다는 듯 자신의 발톱에 묻은 그의 피를 핥고 있었다. 실버 울프는 얀 이 상처를 입은 이상 승산은 자신에게 있다는 듯 얀의 등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얀의 등에서는 피가 빠르게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실버 울프의 발톱이 특유의 작용을 하는지 출혈이 조금도 줄어들 기미는 보이 지 않고 얀의 옷과 바지를 타고 빠르게 흘러내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향(血香) 이 더욱 짙어지며, 얀이 실버 울프를 경계하며 움직일 때마다 땅에 붉은 궤적이 그려지고 있었다. 리네스는 안타까운 마음에 얀의 등을 바라보았다. 옷이 30cm 정도 길이로 잘라 져 있었지만 피 때문에 상처가 자세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의 발 밑에 떨어져있 는 피의 양으로 보건대 작은 상처가 아니다. 리네스는 입술을 깨물으며 인간과 몬스터간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얀은 점차 침침해져 오는 눈을 부릅뜨며 앞을 바라보았다. 영리한 놈이었다. 가 만히 있어도 스스로 굴러올 먹이를 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갈수 록 자신에게 불리하다. 처음에는 어렵게만 생각하다 예상외로, 자신의 실력으로 리네스와 같이 도시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끄는 이상 가망이 없었다. 얀은 마지막 방법은 사용하기로 했다. 툭. 실버 울프와 마주보며 기회를 엿보고 있던 얀의 손에서 힘없이 막대기가 흘러 나왔다. 잠시 울프를 응시하던 얀의 고개가 떨구어지더니 털썩하고 무릎을 끓었 다. 온몸에 힘이 빠진 듯 기절을 한 것처럼 보이는 얀은 무방비상태였다. 그의 몸에서 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곤 머리카락에서 떨어져 내리는 핏방울 이 다였다. 더 이상 하얗지 않는 (머리를 묶은)손수건에서 풀려 나온 몇 가닥의 피에 물든 청은발들이 바람에 날리며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것들은 주위 에 조용한 정적을 가지고 왔다. 무릎을 끓은 그의 모습은 힘이 다 빠져 죽어 가는 사람의 모습으로 보였다. 뒤 돌아 앉아있는 얀의 모습을 군침 삼키며 바라보던 실버 울프는 그의 달콤한 피 의 향내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뛰어들었다. 리네스는 그의 모습에 비명을 지르 며 앞으로 달려나왔다. "리네스 처음에 부탁한 걸 잊었어!" 힘차게 말을 한 얀은 리네스에게 장난끼어린 윙크를 하며(어느 사이에^^;) 자신 의 오른쪽에 떨어뜨려 놓은 막대기를 잡아 조용하게 뒤돌으며 180。횡으로 휘 둘렀다. 마지막이란 생각이, 또 여기서 물러나면 리네스를 지킬 수 없다는 굳은 결의가 그의 몸에서 발산되며 막대기가 흰 투명한 빛으로 물들어갔다. 눈앞에 번쩍이며 강렬한 빛이 나타나더니 실버 울프의 몸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갔다. 얀은 죽음의 고비에서 자신이 찾길 원하던 마지막 부분의 느낌을 찾을 수 있었 다. 그가 만든 빛은 성스럽게 타오르며 그와 그의 주위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그것은 그의 의지의 힘으로 이 곳이 꿈이라고 생각하는 얀 만이 사용할 수 있 는 차원 연결자로서의 힘의 각성이었다. 그는 그저 눈앞에서 빛나고 있는 하얀빛이 아름답다고만 생각했지만... 얀의 몸이 성스러운 빛으로 둘러싸였지만, 리네스에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 았다. 단지 그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은 불편한 것으로 여겼을 뿐. 리네 스는 이상하단 생각을 할 사이도 없이 얀이 있다고 여겨지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 빛은 그녀를 부드럽게 받아들였고 곧 사라졌다. 리네스는 곧 그를 발견할 수 있 었다. 다급하게 얀을 안은 그녀는 자신의 가운을 벗어들어 이와 손을 이용해 거 칠게 찢어내었다. 리네스는 그것을 적당한 붕대 사이즈로 만들어 얀의 셔츠를 벗긴 후 자신의 실크 가운 붕대로 꽉 묶었다. 다행히도 흘러나오던 피의 양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얀 괜찮아?" 정신을 잃은 듯 보였던 얀이 실눈을 뜨고 리네스를 보며 말했다. ".....리네스... 너 같으면 피를 이렇게... 쏟았는데 괜찮겠냐?" 농담을 걸어오는 얀의 모습에 리네스는 눈물을 닦으며 웃으며 말했다. "어서 도시로 돌아가자. 빨리 가서 치료를 해야지. 응?" 그 모습을 힘없이 바라보던 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 리네스. 같이 못 갈 것 같아... 이미 피를 많이 쏟아서... 걸어나갈 기 력도 없어... 나와 같이 가다간... 피 냄새를 맡고 온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게 될 거야... 그 동안... 기운 좀 차렸겠지...? 날 위해서라도... 도시로 빨리 가서 사람 들을 불러다 줘. " 얀은 침침해져 오는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자신은 의지의 힘을(그렇게 부르기 로 마음먹었다.)싸우는 방법으로만 이해했을 뿐이다. 지금 시도를 해보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다른 용도, 치료의 힘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즉 자신의 상처 를 치료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이상 자신은 곧 정신을 잃을 것이고 그녀에 게 부담이 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리네스의 연락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을 구 하러 올 수도 있으니까... 가만히 자신의 세계로 빠져들어 가던 얀은 가슴을 치는 (등까지 연결되는^^;)통 증에 어쩔 수 없이 눈을 뜨게 되었다. 리네스가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가슴을 때리고 있었다. "어-, 리네스 가지 않았어?" "뭐-? 가지 않아? 이 나쁜 놈아. 나 혼자 어떻게 가라구. 이 연약한 여자보고 혼자 가란 말이야...- 환자를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힘을 두고 연약한?- 몬스터 의 습격을 받아도 좋으니까, 같이 가달란 말이야!! 응?" 리네스는 자신의 앞에서 점차 핏기를 잃어 가는 얀의 모습에 두려운 마음이 되 어 소리쳤다. 오늘에서야 그와 친구가 되었는데, 그를 잃을 수 없다. 얀은 자신 을 위해 상처를 입었다. 그가 죽는다면 자신도 살아갈 희망도 목적도 없다. 리 네스는 울며 얀의 가슴에 매달렸다. 차가운, 하지만 따뜻한 손길이 그녀의 머리와 얼굴을 매만졌다. 리네스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그 부드러운 손길의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리네스의 모 습을 본 얀은 쿡쿡 대며 웃었고 그 덕분에 입에서 피가 흘러나와 처녀귀신을 연상시킬 정도로 리얼한 분장이 되었다. 얀의 그런 모습에 당황한 리네스는 눈 물을 닦고 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리네스, 나....난 죽지 않아. 내 여자 친구들이 몇 명인데... 그들에게 인사도 못 하고 왔단 말이야..." 리네스는 죽음의 그림자가 자신에게 다가왔음에도 농담하고 있는 그를 눈을 흘 기며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을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던 얀은 조용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리네스.... 날 용서해 준거지? 이제부터 우린 친구야... 걱정 말고 도시로 가서 사람들을 불러 줘. 난 꼭 내 여자친구 리네스를 찾아갈 거니까... 알겠지? ...미안...하지만 나좀 눈좀 붙일게 너무 피...곤해." 얀은 리네스의 볼을 쓰다듬던 손을 내려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고 편안한 잠으로 빠져들어 갔다.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32 Line : 104 Read : 3397 [33]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30.폰타 언덕(4)> <30> "손님??" "아, 아닙니다...." 고개를 들어 붉게 물들고 있는 서쪽 하늘을 바라보던 제롬은 고개를 가로 저으 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얀님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럴 리가 없지. 자신의 착 각일 것이다. 자신이 마법사도 아니고 어떻게 그의 기운을 느꼈겠는가... 피곤해 진건가? 양쪽 관자놀이를 누르던 그는 점차 그 느낌이 강해져 오자. 창문에 띄 어가 매달리듯이(이런 것을 좋아하나 봐^^; 참조 8번글) 서쪽 하늘을 바라보았 다. "주인장!!" "예-에?" "이 곳에서 서쪽으로 위치하고 있는 곳이 어디입니까?" 뜬금없이 물어오는 미남 손님의 말에 어리둥절해 있던 여관 주인은 말하지 못 했고 그의 딸로 보이는 소녀가 냉큼 대답했다. "여기에서 서쪽이라면 '레시페'에요. 아마 기사님도 아시겠지만 그곳은 국경근처 예요. 그 곳에서 더 간다면 크로나 국(國)의 국경도시 탄페렉마가 나와요." 그 소녀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소녀는 그에게 좋은 이상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그에게 말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눈에는 제롬은 백마 탄 왕자님으로 보였다. 멋진 백마를 타고 온 그는 단순하게 홍옥을 박아 넣은 롱 소드는 차고 있었고 소매 끝에 아름다운 문양이 수놓아진 단색의 간편한 여 행자 복을 입고 있었다. 옷만이(그것도 자세하게 보지 않는다면 모를 고급 옷이 었지만)눈에 뜨일 뿐 다른 것은 평범한 그의 모습이었지만 소녀는 그의 절도 있 는 행동을 보고 그가 기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눈치 밥이 몇 년인데.^^;) 소녀 가 기사님이라고 지칭을 하자 잠깐동안 놀란 듯이 보였던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시동안 소녀를 보던 제롬은 시선을 돌려 여관주인을 보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것보다 제가 부탁한 것은 알아보셨습니까?" "예-. 저도 이 고장에선 발이 넓다고 소문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물어보았지만... 손님께서 찾으시던 분은 없었습니다. 청은발의 머리야. 10명 정 도 되지만, 그들은 확실한 이곳의 토박이니까 잘못 생각할 수 없습니다." 여관 주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그는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서쪽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유의(留意) 깊게 바라보던 여관집 딸이 흑갈색머리를 흔들면서 명랑 하게 말했다. "기사님. 찾으시는 분이 무척이나 소중한가보죠? 여행을 하면서까지 찾으시는 데다. 저희 여관에 들어와서도 그것 외에 다른 말씀은 없으셨잖아요." 여관 주인은 자신의 딸의 말에 놀라 그녀의 팔을 잡고 제지했지만 그녀는 호기 심 어린 눈초리로 제롬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제롬은 손 으로 자신의 적갈색 머리를 뒤로 넘기곤 다시 창 밖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렇습니다. 저에겐 가장 소중한 존재죠. 피를 잇지는 않았지만 동생이나 마찬 가지입니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꼭 찾아내고 말 겁니다." 말을 끝낸 그는 녹색 눈에 결연한 의지를 담고 소녀를 바라보았고 그의 눈빛에 놀란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소녀는 얼굴이 붉어졌고 가슴이 두근거렸 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 그녀의 사정도 모른 채, 그런 눈빛을 쏘아보낸 제 롬은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결의를 다졌다. 지금 자신이 가려는 길이 헛된 길일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기분을 믿기로 했다. 왠지 서쪽으로 가면 얀 왕자님을 만날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기다려 주십시오. 왕자님.... 반드시 찾고 말겠습니다.' -------------------------------------------------- "챙그랑!" "이런, 다치지 않으셨습니까? 성황(聖皇)님" 성황이라 불린 자(者)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이 떨어뜨린 영롱한 빛을 뿜어내고 있는 크리스탈 잔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것에서 빠져나온 선명한 붉은 색의 포도주가 아름다운 문양의 양모 카펫으로 스며드는 것을 무심히 바라보았 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창가로 걸음을 옮겨 붉은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하늘 을 바라보았다. 그의 금발 머리카락이 붉은 빛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였다. 넋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교율(敎律)사제 세인트 시메온은 자신의 추태를 깨닫 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성황의 근처로 다가갔다. 세인트 시메온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성황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수려 한 그의 조각같은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말을 했다. "신성한 기운이 크로나국(國)에서 느껴지는군요. 신의 강림인지... 아니면 또 다 른 무언가 일지......."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34 Line : 191 Read : 3414 [34] <차원 연결자-31.폰타 언덕(5)>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31> 얀은 편안한 기분으로 잠들어 있었다. 따스하고 몸을 안락하게 만들어 주는 무언가가 자신을 감싸고 있다. 마치 엄마 품과 같은..... '엄마 품!!!!' 얀은 두 눈을 벌떡 떴다. 이런..... 얀은 황급히 몸을 일으켜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몸 전체가 쑤시고 결렸지만 자신의 황당한 기분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런 기분을 만들어준 당사자는 두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아있었다. "얀, 괜찮아?" 부드러운 어조로 더불어 슬픈 빛을 띄고 말하는 리네스를 보자 화를 낼 수도 없었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이야기하는 그녀를 보자 자신의 상황을 알고 있는 건지... 하는 답답한 심정이 되어 얀은 불끈하고 말해버렸다. "리네스 내가 도시로 가라고 했잖아. 거기다 여기는 어디야! 아직 그 근처일 텐 데, 위험하다는 걸 몰라." "흐으윽, 흑흑" 리네스는 몸을 돌린 채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은 여자다, 여자의 눈물 같은 거 에 쉽게 넘어가지...... "리네스 미안해. 눈을 떠보니 네가 있어서 놀라서 그런 거야. 그만 진정해." 얀은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원래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상 처이지만 자고 났더니 힘이 났고 울고있는 리네스를 보자 그녀를 내버려둘 수 없어서 얀은 등에서부터 번져오는 화끈거리는 통증을 이를 악물고 참아 내며 그녀의 곁으로 몸을 끌며 다가갔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자 신의 품으로 살며시 감싸안았다. 리네스는 서러운 게 많은지 얀의 품에서 목놓아 울었다. "얀, 미안해 내가 심술을 부리지만 않았어도.... 그때 정신이 없는 나머지 해서는 안될 말을 내뱉었어. 네가 토박이도 아닌데 말이야, 당연히 내 말뜻을 이해할 거라고만 생각하고.... 그렇지만 않았어도 네가 이렇게 크게 다치지 않았을 텐 데.... 흑흑" "리네스 울지마. 솔직한 심정으론 내가 다쳤다는 것이 조금 불쾌해. 쑤시지 결 리지.. 하지만 그건 너에게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야. 처음부터 너를 이해할 생각을 하지 않았어. 결국 너까지 사지(死地)로 몰아넣은 것은 나야... 미 안해." 리네스는 창백한 안색으로 자신을 위로하려는 얀은 보자 미안해서 그를 볼 면 목이 없었다. 그저 소리 죽여 울뿐이었다. 집사 웨이슨이 어떡해서든 자신을 찾 아냈으면 좋으련만... 그렇다면 얀도 상처를 치료할 수 있을 텐데.... "그나저나 리네스, 너의 치료가 효과가 있긴 했나봐..." "치료?" 리네스는 울다말고 얀의 말에 의아한 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눈물을 두 손 으로 닦으며 얀을 올려다보았다. 얀이 보기에 지금 리네스의 행동은 고양이가 세수하는 모양 같아 귀여워 보였다. 그래서 그녀를 웃음(?)짓게 만들고 싶은 마 음에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기로 했다. "그래. 네가 온몸으로 날 치료해 줬잖아. 거기다 온기까지 나누어주고." 얀은 웃으며 손가락으로 리네스를 가리켰다. 리네스는 아플텐데도 장난스럽게 이야기하는 얀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가 조금은 괜찮아 진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시선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옷차림을 살펴보고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리네스는 정신이 없는 통에 자신이 잠옷 바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거기다 위에 걸쳤던 가운과 얀의 가디건은 붕대로 만들어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고. 간단하게 설명해서 지금 그녀의 모습은 몸을 가려줄 가운도 없이 얇은 잠옷만 입은 완전히 남자를 유혹하는 요염함 그 자체였다. 리네스의 은색의 실크 잠옷은 부드럽게 그녀의 몸을 감싸며 그녀의 곡선을 여 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으로도 리네스가 감당할 수 없는데, 이 잠옷은 리네 스가 어머니의 강압으로 입게 된 것으로 (그녀의 기준으로 따져서) 무-지 야했다. 어머니의 말로는 여자는 아픈 중에도 아름다워야 된다나. 이해를 못했지만 어머 니가 강경하게 나오는 바람에 입게 되었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실크 잠옷은 목에서부터 내려온 가느다란 끈이 가슴부분부터 시작된 실크 드레 스를 붙잡아 주고 있는 형식이었다. 즉 그녀는 가슴 위(목, 어깨, 팔 등등)가 허 전했다는 것이다. 리네스는 얀의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해서 자신의 몸을 그의 몸에 밀착시켜 안는 형태로 오래 동안 있었다. 어머니가 아이를 안는 포즈 였지만 지금 그런 것은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자신이 그를 안았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리네스 남자는 다 늑대란다. 위험한 동물이야. 거기다 남자와 단둘이 있다면 그 건 더 위험하지. 그런 경우엔 여자가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어.' 리네스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얀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을 보며 빙긋이 웃고 (?)있었다. 얀이야 리네스가 귀여워 웃는 것이었지만 리네스의 상황에선 그런 쪽으로 보이지 않았다. 얀 = 남자 남자 = 늑대 늑대 = 위험 리네스의 머리는 수학적 부호를 사용하며 결론에 도달했다. 얀이 남자라는 것으 로도 위험한데 자신은 그것도 모자라 이런 야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옷을 입고 있다. 당연히 밀실같은 방에서는 합당한 결론 도출이었겠지만 그녀의 머리 속에 선 한가지가 빠져있었다. 그녀가 있는 장소가 밀실이 아닌 폰타 언덕이라는 것. 그리고 언제 몬스터들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것. 하지만 그녀는 지금의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세계로 빠져 들어갔다. 슬금슬금 얀을 피해 동굴 안쪽으로 들어서자, 그 행동을 어이없이 바라보고 있 던 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리네스, 지금 우리 상황이 어떤지나 알고 있는 거야?" 리네스의 눈을 바라보자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휴- 그래,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리네스. 너는 나의 눈에는 여자로 보이지 않아. 여자란 말이지 자 고로 가슴이 크고 엉덩이가 커서 애 쑥쑥 낳고 남편에게 내조 잘하고.... 윽" 어느새 다가왔는지 리네스는 방금 전의 불안했던 표정이 아닌 잔뜩 화가 난 표 정으로 얀의 등을 그것도 다친 쪽을 정면으로 내리쳤다. 그제서야 얀은 로인과 제이드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 쿨럭. 갑작스런 충격을 견디지 못한 얀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무서운 여자 --;)리네스는 정신이 번쩍 들어 얀의 상황을 인식했다. 또 다시 울상이 된 리네 스를 씁쓸하게 바라보던 얀은 입을 열었다. "리네스 이곳이 어디야?" "어? 훌쩍 나도 잘... 아, 아니 우리가 쓰러져있던 곳에서 30m 정도 떨어져 있는 동굴이야." 얀은 동굴 밖을 내다보았다.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이래선 리네스를 혼자 보낼 수 없었다. 자신이 그녀를 지키는 수밖에. 눈앞이 또다시 흐릿해져갔지만 편히 잘 여유는 없었다. 얀은 더욱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하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동굴이라고 해도 그렇게 깊어 보이지 않았고 입구가 하나뿐이라서 대충 앞에서 달려오는 몬스터들을 처리하기엔 적당한 것 같았다. 얀은 리네스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등뒤로 옮겼다. 그녀는 잠시 움찔 하는 것 같았지만 그의 손길에 따라 자리를 이동해 주었다. 얀은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리네스에게 말했다. "리네스 이곳에 사람이 산 적도 있어?" "설마. 이곳은 기사들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그런데 살 수 있다면 그건 몬스터들이겠지." "하지만 몬스터들이 불을 키는 도구를 만들 수는 없을 것 아니야." 리네스는 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것을 자세히 보자 그건 등불 같은 종류가 아닌 얀이 쏟아놓은 피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리네스는 고개 를 돌려 얀을 돌아보았다. 그는 눈이 침침한지 계속 손으로 눈가를 비비고 있었 다. 그렇겠지, 그 정도 피를 쏟았으니 눈앞의 사물이 제대로 보일 리가 없었다. 가슴 한 구석이 묵직해져왔다. 하지만 그런 기분을 떨치고 빛을 발광하고 있는 얀의 피를 바라보았다. 얀의 피가 직접 발광하는 것이 아닌(얀은 반딧불이가 아니었다.) 무언가가 얀의 피에 반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빛은 얀이 쏟아놓은 피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었는데, 점차 그 빛은 원을 그리며 커지고 있었다. 이상한 느낌에 리네스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때 1m 정도의 지름으로 갑자기 커진 빛의 원은 한 줄기 빛을 내쏘으며 줄어들었고 동굴 안쪽으로 쏘아 진 그 빛은 똑바로 직진하다 무언가에 부딪친 것처럼 잠시 주춤했다. 곧 빛은 두 갈래로 갈라지며 원을 그렸다. 그 빛의 원에서 웅웅하는 귀를 울리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리네스는 귀를 막으며 몸을 움츠렸다. 얀도 참을 수 없는지 그녀를 안으며 몸을 움츠렸다. 그때 빛의 원에서 3m 상공의 중앙으로 여러 줄기의 빛이 올라가며 빛의 반구가 만들어 졌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을 뿜어내며 동굴 곳곳에 엄청난 마 력을 퍼트리던 그것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보다 더 맑은 고음의 음을 방출하며 갑자기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가슴속을 울리는 소리가 동굴안에 울려 퍼지며 투명한 빛의 반구는 허공으로 부 스러져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엄청난 빛을 상공을 향해 쏘아 올렸다. 귓가를 울리 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리네스와 얀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 Back : 35 : <차원 연결자-32.폰타 언덕(6)>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3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30.폰타 언덕(4)>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6:5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35 Line : 222 Read : 3480 [35] <차원 연결자-32.폰타 언덕(6)>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꿈의 여행기... <32> "리네스!!!" 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리네스의 이름을 소리쳐 불렀다. 그가 침 대에서 일어서려 하자 옆에 있던 누군가가 그의 몸을 끌어안으며 진정시켰다. "얀 괜찮아, 진정해. 몬스터는 없어. 걱정할 것 없으니까 안심해. 리네스도 무사 하니까." 얀은 몸을 가늘게 떨며 그의 품안에서 숨을 몰아쉬었다. 꿈을 꾸었는데, 정말 실제 같았다. 리네스가 실버 울프들에게 잡아먹히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피로 얼룩져 있는 다섯 마리의 실버 울프들에게 쥐여 뜯겨 한낱 고기 덩어리로 보였 다. 처참한 그녀의 몸을 충격에 사로잡혀 바라보고 있던 얀에게 무언가가 굴러 와 그의 다리에 닿으며 멈추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서늘한 기운이 그의 몸을 관통했고 그는 두 손을 떨며 그것을 들어올렸다. 그건 리네스의 머리였다. 그것은 눈을 부릅뜨고 원망이 가득한 눈길로 얀을 보고 있었다. 놀란 얀의 손이 떨리면서 그녀(머리)를 떨어 뜨렸다. 그리고 힘없이 바 닥에 주저앉아 그녀의 이름을 정신없이 불렀는데 그러던 중에 꿈에서 깬 것이었다. 차가운 물수건이 얀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었다. 얀은 고개를 살며 시 돌려 자신을 닦고 있는 물수건을 잡고 있는 손을 보았다. 그 손은 눈에 뜨이 지 않게 떨고 있었다. 얀은 자신이 보고있는 손에서 팔꿈치로, 그리고 어깨로 시선을 점차 위로 옮겼다. 그리로 마침내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닦아주 고 있는 소피아를 볼 수 있었다. "소피아..." "어쭈, 이 형님은 눈에 뵈지도 않냐? " 윽, 숨이 막힐 듯 끌어안는 그를 밀쳐내고 얼굴을 보니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제이드였다. "뭐야, 제이드 난 아직 죽지 않았다고,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사내자식이 그 렇게 질질 짜냐." 그 소리를 들은 제이드는 분하다는 듯 눈물을 닦더니 한 팔로 얀의 목을 꽉 쥐 며 다른 손으로 주먹을 쥐여 얀의 머리를 마구 비벼대었다. "사람을 걱정시키니까 그렇지, 누가 걱정을 시키래." "아얏. 아프단 말이야." 두 손으로 머리를 문지르고 있는 얀은 보며 복수는 다했다는 듯 제이드는 자리 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네가 깨어났다는 말을 해야지. 소피아, 이 녀석 못 일어나 게 해. 아직은 환자니까..." 제이드는 방문을 열고 다급하게 뛰어 나갔다. 소피아는 괜찮다고 말하는 얀을 악력으로 밀며 침대 위에 눕혔다. 침대에 누운 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던 자신의 방, 테드의 오두막집이었다. 왠지 편안해져오는 마음 에 꾸물거리며 이불사이로 파고들던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상처가 아프지 않았다. 상처가 나을 정도이면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이나 혼수 상태로 지냈던 건가? 그래서 제이드 녀석이나 소피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 을 보았던 거고? 얀은 궁금한 마음에 고개를 이불 밖으로 빼꼼이 내밀어 잔뜩 궁금하다는 어조로 소피아에게 물어보았다. "소피아 나 며칠만에 깨어난 거야? 1주일? 2주일? 설마 한달씩은 아니겠지?" 얀의 말에 잠시 움찔 하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네가 언덕에 간 그날 저녁에 너를 발견했는데... 오늘은 3일째야 너는 3일간 잠 만 잤어." 뭔가 숨기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더 물어보면 울 것 같은 표정 때문에 얀은 포 기하고 침대에 편히 누웠다. 그때 방문 밖에서 '우당탕탕'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거칠게 열렸다. 문이 열리며 제일 먼저 얀의 눈에 띈 빨간 물체가 잽싸게 달려오더니 얀의 목 에 매달렸다. "으앙, 얀 깨어났구나. 안 깨어날 줄 알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켁켁 거리며 빨간 머리 소녀에게 휘둘리던 얀은 더 있다간 자신의 숨이 막힐지 도 모른다는 중대한 사실을 깨닫고 그녀에게 소리쳤다. "에, 엘라. 나 깨어나자마자 죽는 꼴 보고싶어? 수, 숨 막혀 죽을 것 같아." 엘라는 그 순간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그의 목에 매달렸던 팔을 풀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얀은 자신의 위에 올라탄 포즈로 있는 엘라를 보고 기겁을 했다. 방문 밖에서부터 달려온 엘라는 가속력이 붙은 어마어마한 무게로 얀을 눌렀고 힘이 없던 얀은 그대로 뒤로 쓰러져 침대 위에 눕게 된 것이었다. 당연히 얀의 목에 붙어 있던 엘라도 같이 쓰러지며 자연스럽게 그의 위에 올라타는 요상한 자세가 되었다. 소피아는 놀란 얼굴이 되어 황급히 엘라를 떼어 내었다. 엘라는 입맛을 다시며 (무서운^^;) 소피아가 이끄는 대로 침대 아래로 내려섰고 빙그레 웃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두려움에 떨며 엘라의 뒤에 들어온 그들을 살펴보았다. 방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테드 형, 빌 아저씨, 캐시와 루시였다. 악몽같은 시간 을 보낼 때 제일 보고 싶었던 그들이 자신 곁에 있자, 얀은 마음이 편안해 오는 것을 느꼈고 자기도 모르는 새에 미소를 지었다. 테드는 얀이 앉아 있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로인은 방금 전까지 네가 깨어나는 걸 기다리다 돌아갔어. 3일 동안 밤을 새웠 기 때문에 많이 피곤했었던 모양이야. 순진한 녀석이 안절부절못하고 울 것 같 더라. 나중에 오면 잘 대해 줘. 그 녀석 조금만 더 있었으면 네가 깨어나는 것 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테드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얀의 흐트러진 청은 발을 쓰다듬어 주었다. 따뜻함이 넘쳐나는 그의 손길너머로 잠시동안 평온한 눈길로 그들(들어온 사람 들)을 바라보던 얀은 자신이 깨어나자마자 묻고 싶었던 질문을 꺼냈다. "저, 리네스는 어떻게 되었어요?" 그 말과 동시에 테드와 빌 아저씨는 헛기침을 하기 시작하였고 소피아와 루시 는 얼굴이 벌개졌다. 그들은 오두막집을 처음 본다는 듯 이리저리 머리를 돌리 며 얀과 시선을 맞추지 못했다. 단지 말하기 전과 같은 사람들은 캐시, 엘라와 제이드였다. 제이드는 얀이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자, 헛기침을 하더니 주변사 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제이드의 무언의 압력에 하나둘씩 밖으로 빠져나갔 다. 물론 엘라는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서있었 지만 그녀의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방밖으로 끌려나갔다. "어? 호, 혹시 리네스에게 무슨 일이..." 그들의 행동에 한가지 가정(假定)이 머리 속으로 떠오른 얀은 표정을 굳혔고 그 의 얼굴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제이드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단지 지금부터 내가 말해줄 내용이 약간 낯뜨거운 거라서 그럴 뿐이야. 얀. 이 제부터 내가 물어보는 것에 진실을 말해야해. 그래도 난 너의 제일 친한 친구잖 아." 제이드는 평소의 달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너를 찾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 나중에야 리네스 때문에 너의 행적을 찾아낼 수 있었어, 다행(?)히도 그녀의 옷차림이 특이해서 많은 사람들 이 알고 있더라고." 특이한 옷차림? 고개를 갸우뚱하던 얀은 곧 그녀의 옷차림이 어떠했는지 기억 을 해내었다. 야시시한 실크 드레스! 얀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동굴 안에서 그녀 의 행동이 생각이 나자 웃음을 참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 얀의 모습을 어이없게 바라보던 제이드는 사감 선생님처럼 엄한 표정이 되어 두 손을 허리에 올려놓은 채 얀에게 말했다. "얀, 자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번 일은 심각하다고. 잘못하단 너하고 리 네스가 이번 달 안에 결혼을 해야할지도 몰라. 폰타 언덕이라는 것만 해도 소문 이 금방 퍼질텐데, 콧대높기로 소문났던 리네스가 죽음의 언덕으로 불리는 곳으 로 너를 찾아갔어... 그만큼 이번 사건은 우리 도시뿐만 아니라 이웃 도시까지 퍼져나갈 내용이야. 거기다 사람들이 좋아할 내용이 더 있어. 우리가 너희를 발 견했을 때. 너, 너희들...." "뭐...?" 얀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제이드를 바라보았다. 리네스의 옷이 좀 부실(?)하긴 했지만 동굴 안에서는 오해할 만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다. 죽음의 고비를 넘 나드는 상황이었는데다, 자신은 본래 여자다, 여자보고 혹하겠는가... 그렇다고 남자에게 혹 하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잠시 자신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얀은 뒤통수가 따끔거려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폐부를 찌를 듯이 노려보는 제이드를 볼 수 있었고, 그의 눈초리에 얀은 땀을 삐질 거리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물론 침대 위에서... ^^;) "야! 정말 몰라? 우, 우리가 너희를 발견했을 때. 저,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네 가 당사자니까, 말해야겠지. 상황설명을 하자면 우리는 리네스가 폰타 언덕 으로 달려갔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을 모았어. 그리고 몬스터들 때문에 단단히 준비해야 되었기 때문에 저녁놀이 져서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할 때 폰타 언덕 초입부근에 도착했구. 그때 이상한 하늘로 올라가는 빛줄기가 보이더라구. 우리 는 그것이 우리를 너희들이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는 신의 대답이라고 생각했 거든.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빛을 따라갔더니, 그 동굴을 발견했는데...." "어, 그래서?" 얀은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듣는 것처럼 제이드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제이드 는 그런 얀이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발견했을 때 동굴 안의 빛은 약해져있었어. 그 때문에 그 안의 상황을 더 잘 볼 수 있었고. 사람 둘이 쓰러져 있었는데, 한 명은 너고 다른 한 명은 너도 알겠지만 리네스야. 리네스는 야한 옷차림이었어. 옷을 고정해주던 끈이 거의 흘러내렸더라고. 그리고 얀, 너는 상반신(上半身)을 거의 벗은 상태로 리네 스를 안고 있었고. 맥드리거가(家)의 집사 웨이슨씨가 그 모습을 보고 금방 사람 들의 시선을 가리긴 했지만 사람들의 눈이 한 둘이었어야지. 금방 소문이 퍼졌 어. 이제 알겠냐? 얼마나 심각한지."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던 얀은 무릎에 올려놓은 오른손에 턱을 괴더니 말했 다. "그랬다면 더 잘 알 것 아니야. 나는 그때 중상을 입고 있어서 움직일 기력도 없었어. 단지 리네스는 나를 보살펴 주었을 뿐이고. 우리들이 그러고 있었던 건 네가 보고 왔다는 그 빛을 보고 기절을 했었던 거란 말이야." 얀은 웃으며 차근하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는 제이드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 을 인상을 찌푸리고 바라보던 제이드는 입술을 깨물으며 말했다. "....어디에 상처를 입었는데?" "너도 나를 옮겼으니 알 것 아니야? 바로 여기 등에 큰 흉터가 남을 정도......" 아, 아니!!!!! "상처가 어디 있다는 거야. 우리들도 근처에 피가 많이 고여있어도 혹시나 해서 살펴보았지만 리네스나 너의 몸 어디에도 상처 따윈 없었어. 야 솔직히 말해봐. 어떻게 된 거야." 제이드는 기대에 가득찬 눈을 깜빡거리며 얀의 말을 기다렸지만 들을 수 없었 다. 얀은 소피아가 자신이 3일 동안 잠을 잤다고 했을 때 그다지 아픈지 않은 것은 그냥 의사선생님의 힐링 치료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제이드와 로인이 다 쳤을 때 처음으로 본 마법이었다. 꿈이니 이런 일쯤은... 하고 얀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좀 심한 중상이긴 했지만 그만큼 능력 있는 분이라고 믿었기 때문 이었다. 하지만 지금 옷을 들춰보니 흉터조차 없다.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아무리 꿈속이라고 해도 상처를 입으면 현실에서와 같이 아픔이 느껴졌고 의사 선생님의 치료를 받아도 작지만 눈에 희미하게 보일 정도의 상처가 남았다. 작 은 상처도 흉터가 남는데, 자신의 상처는 죽을 정도로 깊은 것이었다. 그런 정도 의 것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다니... 얀의 뇌리에 섬광이 번쩍였다. 정신을 잃기 전에 보았던 그 불빛. 혹시 그것 때문이 아닐까? -------------------------------------------------------------------------------- Back : 36 : <차원 연결자-33.그의 운명은...>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34 : <차원 연결자-31.폰타 언덕(5)>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7:0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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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37 Line : 224 Read : 3598 [36] <차원 연결자-33.그의 운명은...>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그의 운명은.... <33> 혼자서 고민을 하던 얀은 결국 제이드에게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자신이 겪은 진실을 말해주자, 처음엔 믿지 못하는 듯 보였던 제이드도 진실된 그의 눈을 보 고 그를 지지해주었다. 도시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은 얀에게 질문 공세(攻勢)를 일주일간이나 퍼부었 다. 말이 질문이지 범죄자의 취조처럼 치밀했다. 중상의 상처가 흉터도 없이 나 았다는 그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말들이 많 았지만 한가지 사실이 그들에게 알려지자 그들도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폰타 언덕의 몬스터들이 다른 지역의 몬스터들처럼 평범해졌다는 것이었다. 기 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 지역을 막고 있는 무언가가 사라진 것처럼 몬스 터들이 폰타 언덕을 벗어나 대거 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폰타 언덕을 둘러싸 고 있던 힘이 사라진 이상 평범한 보통(?) 몬스터들로 돌아간 그들에게 자연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었다. 센 놈들이 그 지역을 차지 할 것이고 약한 놈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기 위해 이동을 해야 했으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들이 기억하고 있는 세월 어디에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시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이례(異例)적인 현상에 많은 사람들은 놀라워했고 언덕 위에 나타났던 자신들이 직접 목격한 신비한 빛줄기에 대해 생각이 미치 면서 모든 것이 한가지로 귀결되었다. 사랑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죽음의 언덕으로 갔던 남녀, 그들의 목숨을 구 한 거대한 빛줄기, 그리고 그 결과인 듯한 옛날부터 있을 수 없었던 몬스터들의 이동현상. 음유시인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 소재이자 신비하는 것을 듣길 좋아 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딱 맞아떨어지는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곧 이야기가 부 풀려지고 각색되어 입에서 입으로 퍼지게되었다. 도시 사람들은 사랑의 신 '에르카디스'의 가호였음에 틀림없다고 입을 모아 말 하기 시작했다. 죽음을 불사할 정도의 그들의 진실(?) 된 사랑이 신을 감동시켰 다고 말이다.(얀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론까지 도출해내 감격하고 있는 그들에게 반박할 수 없었다.^^;) 그럼으로써 처음에는 도시 안에서 불같이 번지던 얀과 리네스의 치정(癡情)관한 소문도 아름다운 선남선녀(善男善女)의 러브스토리로 각색된 이야기에 밀려 점 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 사건은 폰타 언덕의 기적이라 불려지며 다른 지역 으로까지 소문이 전파되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옮겨간 것은 얀에겐 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잘못해 서 리네스의 혼사길이 막혔으면 얀은 그녀를 책임(?)져야 했으니까. 얀은 내심 다행이라 생각하며 빛줄기를 내려준 신께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으나 - 언덕에 서 보여준 리네스의 모습에서 그녀의 파워를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제이드 는 아까운 일이라며 그를 볼 때마다 혀를 차며 말해 얀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제이드는 결국 얀과 로인의 연합공격에 3일간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래도 기적의 중심이었던 얀과 리네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 었기에 사람들에게 같은 말을 반복해야만 했다. 리네스는 얀의 상처가 얼마나 심각했었는지 여러 번 설명을 해야했고 얀과 리네스의 일치된 설명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믿음에 더욱 굳건한 못질을 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소문에 더욱 열중 되면서 얀과 리네스는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는 올가미 같았던 질문에서 해방 될 수 있었다. 일주일간이나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같은 내용의 말을 반복해서 말하며 시달림 을 당한 얀은 체력이 마침내 한계에 달했기에 그에게 달라붙는 사람들을 뿌리 치고 흐느적거리는 몸으로 찻집 안 테이블에 엎어져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야-아-아-아-아-안" 지옥에서 부르는 듯한 저음에서부터 고음으로 올라가는 목소리가 가게 안으로 스산하게 휘몰아쳤다. 자신을 부르는 귀곡성(鬼哭聲)과 같은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얀은 몸을 흠칫 했다. 테이블에 박고있던 고개를 서서히 들은 얀은 찻집 입구에 씩씩거리고 있는 엘 라를 발견하였다. 엘라는 살기로 번득이는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생각으론 실버 울프 우두머리도 이보다 더하지 않았다.) 구색을 맞추려는 듯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그녀의 붉은 머리가 지옥 불의 후광(後光)처럼 일렁거렸고 그럼으로써 엘 라의 모습이 더욱 부각되었다. 얀은 사신(死神)과도 같은 엘라의 모습에 심장이 멎을 것처럼 놀랐다. 사지가 경직되어 있는 얀에게 엘라는 투우사에게 돌진하는 소처럼 달려들었고 얀은 자 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개를 돌리고 두 팔로 눈앞을 가리며 조건 반사적으로 소 리쳤다. "에, 엘라!! 내가 잘못했어. 무조건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용서해 줘.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뭐든 다할게. 용서해 줄 거지?" 동굴 사건에 대해 (정확히는 리네스와 얀의 발견 당시 상황을) 나중에 듣게 된 엘라는 부글거리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자신이 얀의 친구이상은 아니었 으니 그의 행동에 대해 왈가왈부(曰可曰否)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두 달 동안 친하게 지냈던 여자친구들 중에서도 아니고 고작 며칠 얀을 보러 왔었던 그것도 그와 별로 친하지 않던 리네스를 위해 얀은 폰타 언덕으로 그녀를 위한 페어를 가지러 갔었다. 그런 행동은 소중한 연인 사이라 할 지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거기다 한술 더 떠 그런 요상한 꼴로 발견되었다니... 내용을 몰랐으면 그냥 지나갔겠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솔직한 심정은 자신보다 리네스가 얀과 더 가까워 진 것 같았기 때문이었지만 (즉 질투였다.)그런 자신의 감정을 망각하고 그의 행실에 대해 따지러 왔는데, 뭐도 모르고 빌고있는 얀을 보자 좋은 생각이 그녀의 머리 속에 떠올랐다. 씩씩 대던 가슴을 진정시키고 엘라는 계략을 꾸미고 있는 마녀와 같은 미소를 지으 며 얀을 바라보았다. 정신없이 소리치며 빌고있던 얀은 조용한 주변 공기에 살며시 눈을 뜨고 두 팔 을 내렸다. 그의 눈앞에는 놀랍게도 엘라가 미소를 띄고 자신을 보고 있었다. "얀 정말이지? 내가 부탁하는 건 다 들어줄 거야?" 생글생글하며 웃는 엘라를 보자 알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허락하면 안될 것 같은 예감, 분명히 자신에게 해가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가슴 깊숙이 솟아올 랐지만 좀 전의 악마 버젼의 엘라를 다시 보았단 자신의 목숨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은 예상에, 억지 미소를 띄우며 굳어져 있는 목을 천천히 끄덕였다. "호호호호호" 리네스. 너는 결코 나를 따라잡지 못 할거야. 얀을 겁먹게 만드는 득의의 웃음소리가 가게 안을 가득 매웠다. 엘라는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며 말했다. "그럼...... 여자 친구에서 등급을 한 단계 위로 올려 줘." "등급이라니? 교제에도 등급이 있어?? 친구보다 높은 단계가 있단 말야?? " 처음 듣는 말에 의아해 하며 리네스를 보고 있던 얀은 방금 전까지 자신의 상 황이 어떠했는지도 잊어먹은 채 놀란 어조로 그녀를 채근하며 물어보았다. "어머. 그런 것도 몰랐단 말이야?" 엘라는 그녀의 갈색 눈을 더욱 반짝이며 말했다. 입을 가린 그녀의 손동작은 더 욱 리얼해 보였다.--; "사람들간의 사귐에 있어서 친구 이상의 것은 없어." "어, 모순되는 말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내 말을 더 들어보라구." 엘라는 검지를 얀의 코앞에 대고 흔들며 말했다. "동성 친구간에는 믿음의 단계가 더욱 견고해 지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이성친 구간에는....." "..........??" "사귐의 단계가 높아질수록 우정에서 사랑으로 승화 될 수 있지. 이제 내가 뭘 얘기하려는 지 말겠어?" 느닷없는 엘라의 말에 놀란 얀은 다급하게 말을 했다. "하, 하지만 너는 친구일 뿐이야. 그 이상은 아니라구." 그럼, 그럼. 자신의 말에 깊이 공감하고 있는 그는 확신의 빛을 띄우며 말했다. "훗, 사람일이란 모르는 거야.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그리구 내가 염치없이 너의 사랑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도 아니구." 엘라는 주의 깊게 자신의 말을 듣는 얀을 보며 득의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단지, 네가 사귈 여자들 중 우선 순위에 넣어달라는 거야. 너는 잘 모르는 눈 치인 것 같지만. 너는 이 도시에서 손꼽히는 일등 신랑감이야. 즉 결혼을 전제 로 사귀는 것에 나를 고려해달라는 거야." "시, 신랑?!?!?!?!?!?!?!?! 겨, 결혼?!?!?!!!!!!!!!!!!" 신부도 아니고 신랑!! 신랑이란 갓 결혼했거나, 결혼하는 남자를 말하며 여기서 남자란 신체구조상 ?하며.......... 결혼은 남녀가 부부 관계를 맺는 것이고 이 세 계에선 나는 남자이니까. 결혼은 당연 여자와 해야. 여자와?!!!!!!!!! 횡설수설하 며 자신이 들은 중요 어휘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는 얀을 보고있는 엘라는 그 의 모습이 귀여운지 미소를 띄우며 얀을 바라보았다. 그저 즐거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생각 없이 친구들을 대하였다. 단지 여자에서 남자로 바뀌었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이런 상황은 자신의 처음 계획에 없던 거 였다. 친구를 사귀고 사람을 대하는 데 진심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하였지 그것 에 부과되는 일들은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었다. 아무리 현실에서 남자(선머슴) 처럼 지내왔다고 해도 백마 탄 왕자와 결혼하는 꿈을 상상하는 18살 소녀이다. 그런 자신이 백마탄 왕자(?)의 대행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들은 말을 통해 결론을 도출한 얀은 잠시 침묵하다 그의 생각을 온몸으 로 나타내줄 행위를 연출하였다. 얀은 경직된 채,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갔다. 넘어진 의자와 함께 천장을 바라보며 패닉상태가 되어있는 얀에게 다가온 엘라 는 뒷짐을 지고 허리를 깊숙이 숙이더니 얀의 정면에 얼굴을 들이대었다. 미소 를 지으며 그녀가 말했다. "부담 가질 것 없어. 어차피 20살이 넘으면 결혼을 생각해봐야 하잖아. 아직 18 살이니까 결혼 때문에 고민할 나이는 아니야. 시간은 많다고. 그저 상대자를 찾 으려 할 때 고민이 된다면 나를 1순위로 고려해 달라는 거야. 어려운 부탁도 아 니고 다른 여자친구들보다 좀 더 생각해달라는 거지. 처음 너와 친구가 된 게 나잖아. 이런 부탁쯤은 들어줄 수 있는 것 아니야? 꼭 그렇게 바라는 것도 아니 고 후보로 고려해 달라는 거잖아." 웃으며 말하고 있는 엘라의 갈색 눈동자에 슬픔이 스쳐지나갔다. 얀은 자신을 친구 이상으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건 다른 여자에게도 마찬 가지다. 그런 그의 마음이 한순간에 바뀌지 않겠지. 진짜로 그런 행운이 자신에 게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니까..... 단지 얀의 추억 속에 깊이 존재하고 싶 다. 이렇게 까지 하지 않으면 그를 스쳐 가는 많은 여자들 중에 하나로 남게 될 테니까. 그런 것은 싫어..... 왠지 모르게 서글퍼지려는 자신의 마음을 잡은 엘라는 자신의 계획의 마지막을 장식해줄 말을 내뱉었다. "부·인·후·보·1·순·위로 말이야!!!!!" 아. 귀가 울리는 구나. 이게 소위 말하는 이명(耳鳴)현상인가? 멀어져 가는 얀의 의식 속으로 엘라의 즐거움이 담겨있는 외침이 그의 귓가를 맴돌았다. -------------------------------------------------------------------------------- Back : 37 : <차원 연결자-34.괴로운 그의 하루...>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35 : <차원 연결자-32.폰타 언덕(6)>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7:1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40 Line : 164 Read : 3572 [37] <차원 연결자-34.괴로운 그의 하루...>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괴로운 그의 하루... <34> "휴-." "얀. 무슨 한숨을 그리도 쉬냐??" 차를 나른 후 얀의 곁으로 다가온 세스가 그의 얼굴을 얀에게 가져다 대며 말하였다. 그의 하얀 피부가 환하게 반짝거리는 빛 좋은 금발과 어울려 이상적인 조합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갈색의 눈동자가 빛을 내며 얀을 바라보았다. 심각해 보이는 얀의 표정에 세스는 걱정스러운 눈빛이 되었다. "휴-." "얀?" "세스. 얀에게 말시키지마. 자기 걱정이 태산일 텐데 너에게 이야기해줄 여유가 있겠냐?" 세스는 귀에 익은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제이드였다.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팔짱을 낀 채 얀을 보고있었다. (세스가 보기엔 심각한 표정이었지 만 억지로 웃음을 참고 있었던 것이었다.) 제이드는 무표정인 채로 얀을 보고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얀의 행동이 재밌다는 듯 잠깐씩 반짝거렸다. 제이드는 오전 시간인데도 여유만만한 태도였다. 이제는 오전에 '좋은 아침'에 오는 것이 면역(많은 여자들에게서)이 된 모양이었다. 얀을 바라 보던 제이드의 입술이 올라가며 미소가 생겼다. 한참동안 얀을 관찰하던 제이드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세스를 느꼈는지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 다. 방금 전의 제이드의 말에 호기심이 나는지 세스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너는 가게 일(물품 관련)때문에 어제의 재미있는 장면을 못 봤겠지 만..... 으흐흐흐" 제이드는 생각만 해도 재밌다는 듯 테이블 위에 두 팔을 벌린 채 고개를 숙이고 한참동안 웃다가 얀에게 다시 시선을 주며 키득거렸다. "자업자득이지." "자업자득???" "아. 저기에 오는군. 당사자들에게 물어봐." 세스는 제이드의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인상을 찌푸리다, 제이드가 가리 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이드가 가리킨 곳, 가게 입구로 엘라와 캐시 , 루시, 소피아가 들어섰다. 세스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그녀들에게 다가 가서 얀이 지금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는 원인을 물어보았다. 세스의 말에 의아해 하던 엘라, 루시, 캐시, 소피아는 세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고 테이블에 늘어져 있는 얀을 발견하였다. 곧 얀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낸 엘라와 루시는 테이블을 두드려가 며 격렬하게 웃어대었다. 나중에는 너무 웃어 숨을 쉬지 못하자 켁켁거렸다. 세스는 그녀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멀뚱하니 바라보다가 가만히 서 있는 캐시와 소피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세스의 시선을 받은 캐시는 평 소의 무표정이 아닌 약간 난처하다는 듯 머리를 매만지며 세스의 시선 을 피했고 소피아는 연기가 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얼굴이 시 뻘개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두 손으로 양 볼을 붙잡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소피아를 잠자코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결국 최초의 궁금증 발생자 제이드에게 시선을 돌렸다. 제이드는 박장대소를 터트리며 웃는데 바빠 말을 못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던 엘라가 숨을 고르면서 딱하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같은 처지^^;) 엘라는 너무 웃는 바람에 눈가 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세스에게 말했다. "내, 내가 설명해 줄게." 움찔. 엘라의 음성에 축 늘어져 있던 상태에서 깨어난 얀이 절망적인 음성으로 소리쳤다. "엘라~~~~" 히스테릭한 표정을 짓고있는 얀을 재미있다는 듯 보던 엘라는 말했다. "뭐 어때. 다 알게 될 텐데." 상황에 어울리지도 않은 애교 섞인 눈초리로 얀을 흘겨본 엘라는 큰 비밀 이라도 이야기하는 듯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 는 그녀의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문제 하나! 오늘까지 생긴 얀의 애인은 총 몇 명일까요? 여기서 확실히 해야할 것은 여자친구가 아닌 애인이야." "그, 그만해 줘 엘라" 얀은 울상이 된 채 엘라에게 사정을 했지만 그녀는 얀의 괴로워하는 표정 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얀에게 미소를 지어주던 그녀는 덧붙여 말했다. "다른 말로는 부인 후보라고도 하지. 참고로 난 1순위야." 그때까지 우스운 듯 킥킥거리던 루시는 엘라의 말이 끝나자 목소리를 가다 듬으며 말했다. "난, 2순위." "설마∼" 세스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 려 자문을 구하듯 (루시와 엘라는 얀을 잘 놀렸으므로, 믿을 만한)캐시와 소피아를 시선을 돌렸다. 캐시는 괜한 헛기침을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 고 세스와 눈이 마주친 소피아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그 모습을 웃으며 보고 있던 제이드는 루시와 엘라의 말에 릴레이라도 하 듯 이어 말했다. "캐시는 4순위고 소피아는......." 말을 멈춘 제이드가 소피아를 바라보자 그녀는 제풀에 놀라더니 황급히 귀를 막으며 고개를 더욱 푹 숙였다. "후후, 5순위야. 덧붙여 엘라가 낸 문제의 정답을 이야기해 주지. 입이 간 지러워 참을 수가 없군. 답은 52순위까지야!" 사실 순위 결정은 얀에게 말한 순서로 정해졌다. 여성쪽에서 말하는 방 식의 거의 프로포즈와 마찬가지이고 보니 평소 맘이 약했던 소피아는 자 신의 행동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다. 크로나 국(國)이 여성의 권 위가 다른 나라보다 높긴 하지만 아직 까진 중세시대나 마찬가지로 여성 의 행동은 제약을 받았다. 그런 만큼 프로포즈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이런 시대에 한 남자에게 그것도 여성이 먼저 프로포즈했다는 것은 놀 라운 일이었다. (52명이 한 명에게 프로포즈를 했다면 현실에서도 놀랄 것 이다.^^;) "아마 우리 도시 안에서 애인이 제일 많을걸." 제이드의 말에 세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마가 아니야. 우리나라와 무역을 하는 라크람은 평민이라도 능력 있 는 자(者)라면 최대 25명까지 부인으로 둘 수 있어. 뭐 물론 왕인 경우 는 후궁이 수백은 될 수도 있지. 부인과 애인은 다른 것이긴 하지만 애인에서 점차 발전하는 것이니 그 쪽(?)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예야. 하지만 혼자 만의 능력으로 이 정도까진.... 납득할 수 없어." 세스는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기었다. 1주일 전에 하던 말들이 떠올랐다. 얀은 정말 신(카사노바 신)의 가호를 받는 자(者)란 말인가? 세스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한 손으로 이마를 매만졌다. 색다른 반응(세스의 반응)을 재미있게 보고있던 제이드는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그러니까. 그게 자·업·자·득이라니까, 자기무덤 자기가 판 거지." "쿵------" 제이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가게 안을 크게 울리는 소리에 모든 이목 (耳目)이 그곳으로 집중되었다. ----------------------------------------------------------------------------------- -------------------------------------------------------------------------------- Back : 38 : <차원 연결자-35.그의 결심?>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36 : <차원 연결자-33.그의 운명은...>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7:2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54 Line : 162 Read : 3583 [38] <차원 연결자-35.그의 결심?>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그의 결심?... <35> "쿵------" 고막을 때리는 소리에 세스는 몸을 틀어 소리를 낸 장본인을 바라보았다. 얀이었다. 벌떡 일어선 그의 뒤로, 나동그라진 의자가 보였다. 얀은 주먹 을 꽉 쥐고 고개를 숙인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얀의 모습을 놀란 눈 으로 보고있던 세스를 '아차...'하는 마음이 들었다. 재미로 이야기를 했다 지만 당사자의 마음은 알아채지 못하고 계속 떠들어대었으니.... 얀이 화를 참고 있다는 것은 한 눈에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미안 한 마음에 세스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어 그의 어깨를 잡으려 는 데 그(세스)의 손은 허공을 집고 말았다. 단지 얀의 이 한마디만을 들 을 수 있었을 뿐이었다. "으∼앙" 얀이 울음소리와 함께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가게 밖으로 뛰어나갔 던 것이다. 손을 내밀던 그 자세 그대로 굳어진 세스의 등뒤로 다가선 제이드는 왼 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팔꿈치를 받치고 오른손으론 턱을 문지르며 말했 다. "충격이었나 본데, 생각보다 더 순진하네..." (순진해서가 아니라 너희들이 놀려서다.--;) 제이드의 말에 패닉상태에서 벗어난 세스가 그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 다. "그..런데, 자업자득이라니 무슨 소리야??" "아! 너는 잘 모르겠구나!! 네가 오기 전에 얀이 검술을 보인 사건이 있었 거든 내가 얀의 검술에 반해서 좀(?) 쫓아다녔는데 끝까지 검술은 가르쳐 주지 않고 다른 기술(?)들만 가르쳐 주더라고. 이번 일도 얀이 나에게 선 보였던 기술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지..." "여자들이 반할 정도라면.... 엄청난 무술이나 학문 쪽?!?!" 세스의 말에 진정되어가던 가게 안이 또 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푸- 훗, 그러면 좋게." "그럼 뭐야?? 많은 여자들을 혹하게 할 정도라면 엄청난 기술일텐데??" 세스는 진정 모르겠다는 듯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재미있게 보고 있던 제이드가 말문을 열었다. "놀라지마-. 그 기술이란.... 꽃꽂이, 레이스 뜨기, 뜨개질, 자수...등등 조금 더 있지만 정신 건강상 이쯤에서 그만 두지." "윽." 낯빛이 창백해지는 세스를 보자 재미있는지 엘라가 제이드의 말에 이어 말하여 그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거기다 음식 솜씨는 도시 안에서 알아줄 정도에, 외모는 누구나 인정할 정도잖아. 뭐 테드 오빠 오두막에 같이 살면서 살림 솜씨는 공인(公認) 되었고. 제일 중요한 것은...." 엘라가 말을 하지 않고 질질 끌자 세스는 창백해져 있는 얼굴을 들어 그 녀에게 시선을 맞추며 말하였다. "중.....요....한 것이 있어.....?" "있지. 얀이 여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거야. 마음이 척척 맞잖아. 얀은 부드러운 마음을 지녔어." "난 여자들이 용감하고 남자다운 남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 거기다 잘 생긴 남자라면 더 좋아할 테지. 그런데 그것이 아니더라고. 여기 여자들 은 부드러운 남자를 좋아해. 세스, 너나 나나 결혼하려면 이것하나는 확 실히 마스터 해놔야겠어."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는 제이드의 말에 여자들에게 둘러 쌓인 자신을 상 상해보던 세스는 안색이 납빛이 되어 말했다. "그.....럴....일은 없을 거야." 말의 속도와는 다르게 빠르게 고개를 젖는 세스를 보며 제이드는 긴 한숨 을 내쉴 뿐이었다. 진정된 세스는 궁금한 듯 같이 찻잔을 비우고 있는 제이드를 보며 물어 보았다. "저.... 너희들(엘라, 루시, 소피아, 캐시를 보며)의 순위는 들었는데. 리네스 는?? 설마 순위 안에 없는 건 아니겠지?" 세스는 처음부터 리네스의 순위가 궁금했는지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제 이드를 바라보았다. 그런 엄청난 사건을 함께 했던 여성이라면 설마... 0순 위?! 세스의 눈을 보던 제이드는 찻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리네스는 3순위야. 엘라의 소식을 어떻게 들었는지 집에서 이곳까지 뛰 어왔더라고 꽤 먼거리인데도 말이야. 그때까지도 다른 여자들은 부끄러워 서 얀의 근처에서 우물쭈물하고 있었거든. 뭐 말을 안 하면 뒤쳐지는 느 낌을 받았다나 어쨌다나? -제이드는 어깨를 으쓱였다.- 리네스의 말을 듣 고 얀은 얼이 빠져서 고개를 끄덕이더라구. 얀은 그때까지 장난처럼 생각 했나봐 크로나 여자들의 무서움을 모르는 거였지. -세스는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며 동의를 뜻을 밝혔다.- 뭐 그 다음부턴 탄탄대로였어. 얼이 빠져 있는 얀에게 여자친구들이 줄줄이 와서 알아서 후보 순위에 자신들을 올 리더라구 나중에 52순위까지 되었을 때 정신차린 얀이 거기서 끊었고. 좋 은 구경은 거기서 끝났지." 제이드는 양손바닥을 밖으로 펼치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창 밖의 얀 을 보며 말했다. "그 다음부터 얀은 줄곧 저 상태고." 오후의 시간. 이제는 겨울이 되어 제법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며 가게 앞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던 얀은 허무로 가득찬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있 었다.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처량맞은 표정을 짓고 있는 얀은 세스(세스는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를 제외한 주노의 모든 남성들의 분노의 대상이 된 사실도 모른 채 힘없이 앉아있었다. 겨울이 되어 황량해진 도시 안으로 휘몰아치는 거친 바람만이 그의 심정 을 대변해 줄뿐이었다. ------------------------------------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얀의 속마음은.... 이런. 이럴 때 라슈만 있었어도 상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필이면 지금같 은 시기에 없을 건 뭐람. 뭐 공부한다고 수도의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말 릴 수는 없지만.... 로인도 그래. 여관이 바쁜 것은 알지만 놀러와 주면 좋 잖아. 맘넓은 로인이라면 나를 놀리지도 않겠지.... ㅠㅠ 으이구. 이게 다 예린이 때문이야.(애꿎은 예린은 왜??) 결혼하려면 이런 것은 필수라고? (그 소릴 듣고 제영(얀)은 예린에게 밤까지 특훈을 받았 던 것이다.) 가사(가정과 비슷한 교과목) 실기점수는 잘 받아서 좋긴 했지만 실력 발휘한다고 하다가 이 꼴이 되었잖아. 그리고 제이드!! 날 놀리다니, 언제가 복수하고 말테다!!!!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얀이었다. 제이드는 서늘한 기운이 갑자기 몸 주위을 둘러쌓자 몸을 부르르 떠는 것 만으로 기운을 소멸시키고 말았다. 무서븐 놈이었다. --; -------------------------------------------------------------------------------- Back : 39 : <차원 연결자-36.yune appearance(유네 출현)>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37 : <차원 연결자-34.괴로운 그의 하루...>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7:2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55 Line : 236 Read : 3718 [39] <차원 연결자-36.yune appearance(유네 출현)>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36> - Fantasy in dreams .... yune appearance... (많이 나오는 단어니까 아시겠죠?) 참고로 yune는 사람이름!! (잊혀진 이들의 대화 : 참고로 단 한번 등장에 대사도 별로 없었다.) = 불쌍--; 빛이 들어오지 않는 암흑이 내린 곳. 검은 색의 커텐은 완벽하게 햇빛을 차단하 고 있었다. 사람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싸늘한 기운만이 감도는 방안이었 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의 희미한 기척만이 어두운 기운이 침 범하는 방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 ".............." "..............?!" ".............." "뒤안! 야 너는 내가 올적마다 이렇게 어둡게 만들어 놓는 거야. 불만 있으면 말로해." "............... " "에잇. 알았어. 내가 알아서 불 켜면 되잖아." 타-악 무언가를 긁는 소리와 함께 방안이 환해지면서 방안에 있던 인물들을 볼 수 있 었다. 한 명은 은발의 청년으로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소파에 앉아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고 그의 곁에 서있는 상아색의 밝은 금발머리의 미청년 은 어둠에 가려져 있던 방안의 진실을 발견하고 놀라고 있었다. "으---. 네가 왜 불을 켜길 싫어했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방안은 응접실을 두, 세 개 붙여놓은 크기로 넓었는데 벽지의 장식이 호화스러 운 금박인것과는 달리 방안에 놓여 있는 가구들은 단순한 마호가니 책상과 검 은 가죽 소파 그리고 단색의 1인용 카키색 침대가 다였다. 그리고 그 밖의 모든 공간이 서류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흔들흔들 거려 언젠가 쓰러질 것처럼 위 태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그것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미청년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일국(一國)의 재상의 침실(?)이 집무실 겸 서류창고와 같은 몰골이었 던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유령의 집보다 더 무서울 것이다. 어두운 방안의 수- 많은 서류들...--;) 얼굴을 찌푸리고 있던 미청년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를 짐작하고 있겠지. 말해 줘. 어디까지 진척된 거야?" ".........반." 미청년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져 갔다. 그는 굳어져 있는 입술을 떼며 말을 했다. 처음과 같은 명랑한 말투가 아닌 싸늘한 한기가 도는 차가운 어조였다. "내가...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랬지. 나는 너에게 허락한적이....없·어." "훗, 네가 궁금해하는 것을 알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을 텐데." 서로의 성격이 뒤바뀌기라도 한 것처럼 처음의 분위기에서 상반된 능글맞은 태 도를 취하며 뒤안이 말했다. 굳어진 얼굴에 살기를 띄고 뒤안을 바라보고 있던 (반이라고 불리워진)유네는 한 순간 강하게 살기를 내뿜다가 걷어들이며 평소와 같은 어조로 말했다. "좋아, 좋아. 뭐 아쉬운 사람이 숙이고 들어가야겠지." "그래. 뭘 말해달라는 거지?" 뒤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뒤안은 두 팔을 쫙 피며 기지개를 폈다. 기지개를 펴던 깍지 낀 손에서 벗어난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들 이 허공 위에서 아름다운 동작을 그려내었다. (간단한 손가락을 체조였지만 왠 지 우아했다. ^^;) 고개를 돌리며 피로를 풀던 뒤안은 눈이 피로한지 그의 뺑뺑 이 안경을 벗어 탁자에 올려 두었다. 두통이 있는지 인상을 찡그리며 잠시 이마 를 매만지던 그는 소파에 길게 누워 버렸다. 몇 분이 되지 않아 피곤했는지, 곧 고른 숨소리가 들리며 그는 잠이 들었고 깊게 감은 두 눈이 조금씩 움직였다. 그때마다 눈꺼풀과 연결되어있는 길게 뻗어있는 아름다운 속눈썹들이 파르르 떨렸다. 뒤안의 반대편 소파에 앉아 그가 편안히 소파에 눕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유네는 잠시 그의 얼굴을 감상했다. 뒤안의 자태는 남성을 유혹하는 세이렌처럼 매우 매혹적이었다. 하얀 피부에 오똑 솟아있는 매끄러운 콧선. 그 아래에는 단 아한 붉은 입술. 그 입술은 규칙적으로 숨을 내쉬는 몸의 율동으로 살며시 벌어 졌다 다물어 졌다를 반복했다. 붉은 입술사이로 고른 (하얀)치열이 살며시 내보 였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유네의 숨결이 점차 격해지더니 더 이상 참을 수 없 는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자신의 무릎을 꽉 쥔 채 무언가 고민을 하던 그는 벌떡 일어나서 성큼성큼 걸어가 뒤안이 잠 들어있는 소파 곁 낮은 탁자에 조심 스럽게 앉았다. 유네는 사랑스러운 여인을 바라보듯 자신의 앞에 잠들어 있는 뒤안의 모습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눈동자에 그의 모습을 가득 담아놓을 듯 바라보다가 자신의 얼굴을 그의 얼굴에 점차 가져가 대었다. 뒤안의 붉은 입술 과 자신의 입술이 점차 가까워지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뒤안의 붉은 입 술이 살며시 열리며 그의 숨결이 유네의 얼굴을 간지럽게 하였다. 뒤안 특유의 매혹의 향기가 숨결에 묻어 나와 유네를 유혹하고 있었다. 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때 맞춰 내려온 유네의 상아색 머리가 찰랑이며 그들의 모습을 가리웠다.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뒤안, 안 일어날거야!! " 과도한 업무 때문에 피곤했었나 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에 들었던 것이 다. 뒤안은 콧잔등을 만지며 눈의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자신의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시선을 들어 유네를 보았는데.... 유네의 음흉한 눈빛을 보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뒤안는 재빠르게 소파에 일 어났다. "너-..." "너, 뭐?" "너 또 그 짓(?)했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말을 내뱉은 뒤안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유네를 바라보 았고 그 모습을 보고있던 유네는 참을 수 없는지 키득거리며 손을 내저었다. "오늘은 저번에 했던 그 장난이 아니야. 네가 그런 장난 또다시 하면 정보를 주 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래? 휴-." 날카로움의 소유자 뒤안도 유네에게 한 풀 꺽여 자리에 앉는데.... 잠깐 그 장난? 그럼 다른 장난을 했다는 건가?? 뒤안은 빠르게 거울을 뽑아들 었다. 어디서 나왔는지 소드마스터들의 쾌검식도 느리다고 할 정도로 빨랐다. 거울을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반-." "흥. 이건 나를 그렇게 부른 벌이라고." 유네는 뒤안의 정면을 바라보던 시선을 팩 돌렸다. 뒤안은 떨리는 손을 움켜 쥐며 거울에 비추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또 다시 바라보았다. 여자 옷만 안 입었 다 뿐이지 여성의 모습이었다. 머리에는 세련된 디자인의 루비와 사파이어로 장 식된 나비모양의 뒤꽂이가 뒤안의 아름다운 은빛 머리를 옆으로 틀어 올려 고 정시키고 있었다. 본래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두텁지 않게 한 화장은 그의 하얀 피부를 더욱 청순하게 보이도록 했으며 아름다운 그의 은빛머리와 잘 어 울려 그를 환상적인 미녀로 변신시켰다. 절세가인(絶世佳人)이 따로 없었다. ^^; (어디서 화장품을 구하고 화장하는 법을 배웠는지 여러모로 놀라운 유네였다.) "바-안----." 무섭게 눈을 치켜 뜨는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란 듯 유네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 나 뒷걸음 질 쳤다. 두 손을 들은 채 천천히 다가오는 뒤안는 그 넓은 방에 두터운 살기를 퍼트리 고 있었다. 드래곤 피어도 저리 갈 정도로 엄청난 위압감이었다. 그의 살기 어 린 모습에 놀란 유네는 두려운 표정으로 선처를 바란다는 듯 뒤안을 바라보았 지만 뒤안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설마, 하나 뿐인 친구를 죽게 하진 않겠지?? 뒤안 정신차리라고. 응?? 으악!!!" 뒤안은 부모를 죽인 원수를 만난 것처럼 두 손으로 유네의 목을 짓눌렀다. 커다 란 힘이 자신을 짓누르자 한동안 반항(?)하던 유네는 잠시 후 뒤안의 분노에 찬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넘어갔다. 그 바람에 유네에게 온 힘을 다하고 있던 뒤안도 그와 겹치며 쓰러졌고 다행(?)이도 유네는 뒤안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끼--------익 "실례합니다. 아무리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서........" ---------------------------------------------------------- (보너스!! 유네의 시점에서) 상황 해설!! 뒤안의 반대편 소파에 앉아 그가 편안히 소파에 눕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유네는 잠시 그의 얼굴을 감상했다. 뒤안의 자태는 남성을 유혹하는 세이렌처럼 매우 매혹적이었다.(유네에게는 매혹적인 장난감이었다.) 하얀 피부에 오똑 솟아 있는 매끄러운 콧선. 그 아래에는 단아한 붉은 입술. 그 입술은 규칙적으로 숨 을 내쉬는 몸의 율동으로 살며시 벌어졌다 다물어 졌다를 반복했다. 붉은 입술 사이로 고른 (하얀)치열이 살며시 내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유네의 숨결이 점차 격해지더니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그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그의 얼 굴을 보자 자신을 재밌게 해줄 새로운 장난이 떠올라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의 무릎을 꽉 쥔 채 무언가 고민(지난번 뒤안에게 장난을 쳤을 때 또 다시 그런 장 난-안경에 윙크모양이나 왕방울 만한 눈동자를 그려 넣는-을 하면 아무것도 알 려주지 않겠다고 말하던 뒤안의 모습이 떠올랐다.)을 하던 그는 벌떡 일어서 성 큼성큼 걸어가 뒤안이 잠들어있는 소파 곁 낮은 탁자에 조심스럽게 앉았다.(결 국 참지 못했다. 어차피 그(?) 장난도 아니니까.) 유네는 사랑스러운 여인을 바라보듯 자신의 앞에 잠들어 있는 뒤안의 모습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자신의 장난감이 어떻게 변할지 희열을 가지고 본 것이다.) 자신의 눈동자에 그의 모습을 가득 담아놓을 듯 바라보다가(변신 전과 변신후의 모습을 비교관찰하기 위해서였고 또 그의 모습을 어떻게 꾸밀까 보면서 고민하던 것이었다.) 자신의 얼굴을 그의 얼굴에 점차 가져가 대었다.(모 든 행동을 하기 위해서 선행되야 할 것을 확인하기 위해) 뒤안의 붉은 입술과 자신의 입술이 점차 가까워지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뒤안의 붉은 입술이 살며시 열리며 그의 숨결이 유네의 얼굴을 간지럽게 하였다.(간지러웠지만 자신 의 장난을 위해 끝까지 참았다.) 뒤안 특유의 매혹의 향기가 숨결에 묻어 나와 유네를 유혹하고 있었다.(뒤안의 향이 뒤안이 어떤 성격인지 떠올리게 만들어 주저하게 만들었지만 끝내...) 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때 맞춰 내려온 유네의 상아색 머리가 찰랑이며 그들의 모습을 가리웠다. -그 뒤의 유네의 행동은 뒤안의 목과 얼굴 등에 바람을 불어넣어 그가 진짜로 잠이든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뒤안은 놀라울 정도의 정신력과 체력의 소 유자였으므로 세헤르나의 문서가 아니었다면 유네는 장난을 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나라의 문서 반 이상을 휴가도 없이 처리하는 뒤안이었기에 피로는 쌓 일 수밖에 없었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지금 같을 때가 적기라는 것을 알고 있 는 유네가 그 시기를 마다 할 리 없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가져왔던 화장품 과 장식품을 꺼내 자신의 장난을 완성한 것이었다. 참으로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치밀한 장난이었다. --; ================================================================ 거기 , 거기 눈 동그랗게 뜨고 보시는 분들 속았죠? 재미추구로 넣었는데... 지금 읽어보면 말이 안되네요. 그렇다고 다시 고치기도 싫고.. 이거 쓴다고 고민한 시간들이 아까워서요. 즐독하셨나요? -------------------------------------------------------------------------------- Back : 40 : <차원 연결자-37.오해>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38 : <차원 연결자-35.그의 결심?>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7:3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57 Line : 178 Read : 3703 [40] <차원 연결자-37.오해>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오해?... <37> "실례합니다 아무리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서........" 방안을 맑게 울리는 음성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젊 은 청년의 목소리였는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믿음을 주는 목소리였다. "아, 뒤안경........!!!!!!" 방안에 '경'이라는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 뒤안의 이름을 부른 사람은 방문을 잡 은 채 굳어 있었다. "아, 왕세자님. 무슨 일이십니까." "어라. 헉헉 형은 또 헉헉 웨, 웬일이야?"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미르는 앞의 두 사람을 다시 볼 수 있었고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문을 닫았다. 물론 사죄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바,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쾅." 급하게 닫는 문소리에 멍해져 있던 두 사람은 곧 정신을 차리고 자신들의 모습 을 살피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굳어졌다. ^^; 침대 곁 탁자에 올려진 붉은 색 초의 불빛만이 그들을 비추며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참으로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음-." 뒤안은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곤 신음소리를 내었다. 유네가 넘어지는 바람에 같이 넘어졌는데 운이 없게도 그의 몸 위로 덮치듯이 넘어진 것이었다. 물론 뛰 어난 운동신경으로 정신없이 유네의 목을 조르는(?) 와중에도 유네와 정면으로 키스(?)하기 전에 손을 풀어 그와 부딪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지금 그의 두 손은 유네의 사방으로 넓게 퍼진 상아색 머릿결 사이로 파고들어 땅을 집고 있 었고 그의 두 다리는 유네의 몸을 사이에 두고 땅에 무릎을 대고 있었다. 뒤안 이 위에 있는 것과 반대로 그의 밑에 깔린(?) 유네의 지금 포즈는 참으로 그의 반사신경이 뛰어남을 말해주고 있었다. 뒤로 넘어지면서 뒤안의 미는 힘 때문에 균형을 잡을 수 없었던 유네는 땅에 머리를 박기 전 두 팔을 뒤안의 목에 걸어 뇌진탕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말로는 참으로 뛰어난 두 인물의 반사신 경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지만, 두 사람의 포즈를 한데로 합쳐 설명하면... 야·오·이를 방불케 했다. 뒤안은 숨이 막혔던 유네가 반항(?)하던 증거로 상체(上體)의 옷이 다 트더져 있었다. 상반신이 노출되어 유네의 위로 덮치듯이 두 팔과 두 다리를 땅에 대고 있었고 거기에 그의 얼굴 또한 예술이었다. 아름다운 절세가인의 모습에 뒤꽂이 로 고정되지 않은 그의 은빛 머리카락들이 불빛을 반사시켜 몽환(夢幻)적인 분 위기를 연출하며 그의 상반신과 유네의 얼굴을 간질이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18금인데 유네는 키스하려는 자세처럼 두 팔로 뒤안의 목을 꽉 끌어안으며 그 의 얼굴에 닿을 듯 말듯 얼굴을 들이대고 헐떡이고 있던 것이었다. 물론 독자 들이야 그의 슬픈 사연을 알고있으니 조금이라도 더 숨을 쉬고 싶어하는 그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으·나!! 미르가 보기에는 한마디로 요상한 자세였다는 것이다. 경직되어있던 뒤안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유네의 팔을 풀어내었다. 한동안 바닥에 엎어져 있던 유네가 말을 했다. "설마. 형이 오해하지는 않았겠지??" "................." 뒤안은 무언(無言)으로 반대의 의견을 말했고 유네는 풀이 죽은 얼굴로 - 재미 있으려다 친구에게 죽을 뻔해 그것 때문에 형에게 오해받아... 어지간히 재수없 는 날이었다.^^;- 훌쩍이며 방문을 나서려 했다. 문의 손잡이를 잡으려던 그는 멈칫하며 말했다. "저..... 흑흑." "뭐야. 말해." 뒤안은 일(?)이 끝난 사람처럼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차가운 어조로(불량스 럽게) 말했다. 유네는 훌쩍이며 (귀족에게 당한 시녀처럼? 이런 땐 매달려야...?) 뒤안의 다리에 매달렸다. (윽!! 작가의 소행임을 알려둔다. 으하하하 사악한--;) "뒤안,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장난하지 않을게. 때려도 좋고 화내도 좋으니까 이거 한가지만 가르쳐 줘." 유네는 애절하게 말했다. 그 모습을 차가운 얼굴로 보고 있던 뒤안은 담배를 끄 며 말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있으니 이번 한번만 넘어가 주지. 다음 부턴 용서라는 단어 는 허용하지 않는다..." 유네는 깊이 반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치를 보던 유네는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저 ......제롬.. 그가 정말로 얀을 찾아 낼 수 있을까?" 얀이라는 말에 차갑게 눈을 번득이며 자신의 본래 상태로 돌아온 뒤안은 촛불 의 불빛이 미치지 못하는 어두운 방안 구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찾을 수 있겠지.... 그 둘은 영혼의 공명을 하니까." "영혼의 공명이라니!! 뒤안 너 전에는 그런 말 없었잖아." "훗, 맞아. 나도 몰랐었지. 지금도 그 둘에게 왜 그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모르겠 어. 그러나 그 둘이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이상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뒤안은 답답한 듯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물었다. 불을 당기려는 찰라 하얀 손이 재빠르게 담배를 빼앗아갔다. "무책임하게 말해도 되는 거야! 얀이 가뜩이나 너를 싫어하는데 영혼의 공명을 하는 제롬에게 상대가 되겠어. 얀을 찾을 생각을 해야지. 네 능력이라면 얀을 찾을 수 있을 것 아냐." 씩씩거리는 유네를 보고있던 뒤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크리스(얀)가 너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리고 이 넓은 케탄 대륙에서 얀을 찾을 확률이 높은 사람은 제르미스경이야. 아쉽게도 내가 아니라고." 뒤안은 서글픈 눈빛으로 방구석을 바라보았다. 그의 그런 기색을 모르는 유네는 뒤안의 말에 이를 갈며 그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끄떡도 않는 그를 보고 한숨을 내쉬며 방문에 다가섰다. 그는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책임한 말이군.... 후후후... 그래. 얀은 나를 싫어하지.... 하지만..... 난 내 동생 얀을 좋아해.... 그를 포기할 수 없어." 포기하지도 않을거야. 그래. 12살 이후 난 그의 보호자가 되고 싶었다. 처음엔 어머니의 악행을 속죄 하고 싶은 마음에서였지만 지금은 그가 없으면 나의 마음을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뒤안도 그런 것일까. 소파에 앉아 있는 그의 뒷모습을 힐끗 바라 보았다. 담배 연기가 부연하게 그의 모습을 가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지금 그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가슴속에도 연기가 가득 메우고 있겠지. 속이 시꺼멓게 그을려서.... 뒤안이 왜 얀을 좋아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얀에게 해가 되진 않을것이란 생각 에 그를 편하게 대해주었다. 서로 공통점(얀이 자신들을 싫어한다는)이 있던 자 신들로선 편하게 말을 주고받게 되었고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 얀이 없는 텅 빈 마음을 그에게 화풀이라도 하면 채워질까 생각했지만 오늘은 자신의 완패였 다. 얀이 자신을 싫어했다는 추억과 자신은 그를 찾을 아무런 능력이 없다는 사 실만을 뼈저리게 느끼고 가는 것이다. 소리없는 눈물만이 그의 볼을 타고 흘렀다. 유네는 조용히 뒤안의 방을 빠져나와 복도로 걸어나갔다. ============================================================================ 잠깐 상식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으하하하 야오이의 어원에 관해섭니다. 그전에 쇼타콤 설명을 올린건 기억하시나요? 그때처럼 야후에서 찾은거에요. 다른 곳에 잘 안 나오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그곳에서... 막 복사해왔는데... 그곳 글쓴이가 보시면... 에헤헤^^; 야오이의 어원은 야마나시[やまなし], 오치나시[おちなし], 이미나시[いみなし]'의 준말로 스토리에 클라이맥스가 없고 결말이 없이 완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동기가 없다'는 것을 가리킨다. 원래 특별히 남성 동성애물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고 단순히 패러디 동인지 전체를 비하시켜서 칭하던 말이었다. 패러디 동인지란 것이 원래 특정 만화의 캐릭터를 좋아해서 그저 그 캐릭터의 그림만 그릴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주였기 때문에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동인지의 분위기 때문에 생겨났던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미가 축소되어 남성 캐릭터들을 커플링시키는 동성애 계열 패러디 동인지를 가리키게 되었고, 또 원래에는 '쥬네[June]물' 혹은 '오리지널 쥬네'라고 불리우던 패러디가 아닌 남성 동성애 동인지까지도 포함하는 말이 되어버렸다. ('쥬네물'이란 것은 유명한 동성애 관련 만화 및 소설 잡지 「June」에서 나온 말.) 고전적인 표기법을 써서 일반인들이 알아볼 수 없도록 '야호히[やほひ]'라고도 표기한다. 아~ 그리고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좀(?) 횡설수설이죠?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글을 너무 고쳤더니 재미도 없네요--; 읽어주시는 분들이 양해를 *^^*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__)(--) (앗, 그리고 야오이는 아니랍니다. 16금(?)) - 야오이 흉내를 낼 뿐이쥐... -------------------------------------------------------------------------------- Back : 41 : <차원 연결자-38.그의 정체>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39 : <차원 연결자-36.yune appearance(유네 출현)>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7:4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58 Line : 189 Read : 3740 [41] <차원 연결자-38.그의 정체>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그의 정체??... <38> ".....카롯." "네." 붉은 머리의 청년이 아무 것도 없던 방안에 모습을 들어내었다. 원래부터 방안 에 있던 것처럼 그는 자연스럽게 방에 나타났다. 뒤안의 앞에 나타난 그는 뒤안 에게 부복 자세를 취하며 그의 명령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하지만 5분 10분이 지나도록 그의 귀에는 어떠한 말도 들리지 않았다. 뒤안은 그를 불러 놓고 눈을 감은 채 말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붉은 머리 청년은 눈을 들어 생각에 잠겨 있는 자신의 주군을 바라보았다.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던 그는 답을 듣지 않고서는 자신의 궁금증이 풀리지 않 을 것 같자 결심을 하고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떼었다. "디아테스님. 무례하다는 것을 알지만 왜 주군같이 고귀하신 분이 이런 하찮은 인간들의 일에 관여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인간들은 주군의 입장은 생각지도 않을 뿐더러 주군의 암살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물론 주군께 해가 될 만한 존재 는 없겠지만, 그들의 행동이 괘씸합니다. 주군의 말씀만 없었다면 벌써 이 나라 는 사라지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주군께서 맡은 일들은 보통 인간이었다면 오래 전에 죽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지금 주군의 몸 상태가 어떤지는 자신이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뒤안은 눈을 뜨고 자신의 앞에서 열성을 다해 말하고 있는 심복 카롯을 보았다. 그의 붉은 눈은 자신만을 보며 자신만을 생각했다. 그도 그랬다면 좋았을 것 을.... 뒤안은 눈을 감으며 얀을 생각했다. 파란눈의 소년. 그는 모든 인간들이 꿰뚫지 못하는 자신의 본질을 알고있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았다. 하물며 자신의 종족들도 알지 못하는 자신의 기분을 알 아차렸다. 그는 자신의 기분 상태에 따라 얼굴표정이 바뀌었다. 평소 무표정으 로 일관해 오던 자신과 마찬가지로 얀도 평소 무표정이었으나 자신이 기분이 나쁘면 위로하는 표정으로 자신이 기분이 좋을 땐 자신이 기분이 좋은 것이 싫 다는 듯 심술 맞은 표정으로 변했다. 영혼이 없는 소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뒤안은 저주의 기운을 읽고 있었다.) 자신에게 자유자제로 표정을 변화 시켜 보여줬다. 물론 이건 자신만 아는 비밀이다.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런 표 정을 짓지 않았으니까. 그런 얀이 자신에게는 위로가 되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을까.... 천하(天下)에 거칠 것 없던 내가, 아무런 힘도 없는 가냘픈 소년 한 명이 사라 졌다고 위축되다니..... 그리고..... 그에게서 느꼈던 알 수 없는 동질감은 무엇이었을까..... 뒤안은 또 다시 아파오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마력을 운용하면 간단하게 체력은 회복되겠지만 지금의 고통은 어떤 것으로도 치료할 수 없었다. 마계로 돌아가면 (그가 무지 싫어하는)치료 방법이 있긴 하지만 얀 을 찾을 때까지 마계로 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통증이 조금씩 심해졌지만 우 습게도 얀을 볼 수 없다는 사실보다는 작은 고통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힘으로 사라진 얀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잊기 위해 모든 힘을 봉인하고 보통의 인간처럼 정신없이 일들을 처리했다. 일을 하면 그를 잊을 수 있었기에. 그전 같으면 간단하게 처리할 일들도 정신적인 데미지 때문인지 몸에 더욱 피로가 축척 되었다. 두 손으로 아픈 머리를 감싸쥔 채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뒤안의 뇌리로 강한 자극처럼 유네의 말이 떠올랐다. '네 능력이라면 얀을 찾을 수 있을 것 아냐.' 훗, 그래 마공작이라는 작자가 인간하나 사라진 것을 찾지 못하다니.... 사람이라 면 있어야할 특유의 기운은 온 대륙을 뒤져보아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라졌거나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상 자신의 수하들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설마. 아니야.... 뒤안은 자신을 덮쳐오는 생각을 부정하려는 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카롯은 갑자기 정신없이 고개를 흔드는 주군을 보고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뒤안은 자신의 눈을 들어 카롯을 바라보았다. 은색에서 연한 보라색으로 변한 그의 눈이 아름답게 반짝였다. 데스나이트 1000명을 한순간에 처리한다고 알려 져있는 카롯이 자신을 두려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은 두려운 존재일까.... "카롯, 아직까지 진척된 사항은 없는 것이냐?" "죄송하지만, 저의 수하들에게서도 또 제르미스 경쪽에 붙여놓은 수하에게서도 좋은 소식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보고드릴 것이 있는 데... 크로나 국에서 거대한 신성력이 느껴졌습니다. 저희들로선 한번 조사를...." "그만... 지금 나에겐 그럴 여유가 없다는 걸 잘 알고있지 않나?" 뒤안에 말에 자신의 실책을 깨달은 카롯은 얼굴을 굳히고 자신의 시선을 더 이상 주군과 마추지 못했다. 뒤안은 깊숙이 고개 숙인 카롯을 바라보았다. 카롯은 지금 자신의 명을 받고 얀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얀과 제롬이 영혼의 공명을 일으켰다는 사실도 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제롬이 얀이 있는 곳을 느끼는 것처럼 방향을 틀었 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은 그것이 무언인지 알 수 있었다. 영혼의 공명. 그것은 서로의 운명 연장선에 서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그 런 관계라면 자신은 괜한 욕심을 부리는 것일까.... 유네가 하던 말이 귓가에 들 려왔다. '얀은 나를 싫어하지.... 하지만..... 난 내 동생 얀을 좋아해.... 그를 포기할 수 없 어' 그래. 크리스는 너와 마찬가지로 나를 싫어해. 하지만 난 왜 그를 좋아하는 것 일까. 혈육도 아닌데 말이야..... 알 수 없어. 그러나..... 단 한가지 알 수 있는 사 실은 나도 너처럼 그를 포기할 수 없다는 거야. "카롯. 벤투자에게 나의 명령을 전달하라. 이번 작전에 그도 참가시킨다." "하, 하지만...." 카롯은 보라색 광염을 뿜어내고 있는 주군의 눈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주군이 사라져버린 왕자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자신의 눈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벤투 자를 투입하라니. 자신과 상극인 줄 모르시는 건가. 광기의 전사라고 불리는 그 가 왔다가는 이번 작전이 남아나지도 않을 것 같았지만 자신은 주군의 판단을 믿기로 했다. 그는 조용히 방안에서 사라져 갔다. "유네....."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던 유네는 뜻밖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유네를 부른 사람은 왕세자 미르였다. 그는 1층 홀로 내려가는 복도에 서있었다. 아마도 자 신을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았다. 안타까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미르를 보며 의아해 하던 유네는 한가지 사실을 깨닫고 재빠르게 눈물을 닫아 내었다. ".....많이 힘든가 보구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에게 와서 얘기해 주렴." 미르는 따스한 미소를 띄우며 오른손을 들어 유네의 볼에 가져가 대었다. 눈물 이 미르의 오른손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유네의 눈물을 닦아내고는 자신의 하얀 비단 손수건을 꺼내어 그에게 내밀었다. "진정이 되면 나에게 돌려주렴. 그때까지 그것이 너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구나." 미르는 자신의 동생을 따스하게 안아주고 그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뒤돌아 걸어갔다. 유네는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위로해준 형의 마음씀씀이가 고마웠다. 그는 손수건으 로 자신의 눈물을 닦으며 마음 속 깊이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그 감동과 함께 천천히 자신의 궁전으로 걸어갔다. 유네는 자신의 형이 얀을 보고싶어 하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위로해 준 것으로 생각했지만.... 진실은 달랐다. 미르가 유네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궁 안에 들리 는 소문에는 고약한 것들이 많았는데 왕자들과 관련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 는 제르미스 경과 얀 왕자의 스캔들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뒤안 경과 2왕자 유 네의 스캔들이었다. 미르가 확인하고자 한 것은 두 번째 것이었다. 뒤안이 세헤르나의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 세헤르나의 가문 들은 뒤안에게 중매인을 매년마다 보냈지만 10년 동안 어떠한 가문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한 뒤안에 대해 여러 가지 소문이 나던 것이 7년전부터는 왕궁과 연결되어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한 밤중에 뒤안의 처소에 사람이 드나든다고. 처음에는 궁의 시녀를 몰래 꼬여내고 있다고 생각한 귀족들은 별로 흥미를 느 끼지 못했고 소문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으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시녀들 의 눈에 재상의 방으로 밤마다 찾아가는 유네 왕자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 다.(뒤안이 한 밤중이 돼서나 시간이 나기 때문이었지만 어이없게도 소문을 진 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5년째 뒤안 경과 2왕자가 내연의 관계라는 말이 궁 안에 떠돌고 있었다. 미르는 헛소문이라는 단정짓고 자신의 동생을 믿었지만 오늘 믿음이 깨어졌다. 맞았었어. 자신의 생각이 틀렸던 것이다. 훗, 형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동생이 가 슴(?)아픈 사랑을 하는 데 도와주지는 못하고 .... 그래. 뒤안경이라면..... -그의 이미지를 떠올리던 미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도 그에게 넘어갈 뻔 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유, 유네와 잘 어울릴거야. 미남에다. 능력 있고. 아까 보니 -이 부근에선 미르의 얼굴이 벌개졌다.- 남성끼리의 사랑은 잘 모르겠지만 서로 자연스러운 것 같았어.(뭐가?) 아바마마께 살며시 전언(傳言) 을 드려야겠군. 다른 이가 올리는 말을 듣고 놀라시기 전에..... -------------------------------------------------------------------------------- Back : 42 : <차원 연결자-39.그를 생각하는 사람들>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0 : <차원 연결자-37.오해>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7:5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0:59 Line : 193 Read : 3639 [42] <차원 연결자-39.그를 생각하는 사람들>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그를 생각하는 사람들... <39> "얀-. 잘 간직하고 있겠지?" 리네스는 두 눈을 번득이며 부드러운 어조로 얀에게 말했다. 하지만 얀은 부드 러운 어조 대신에 차가운 한기만을 느꼈을 뿐이다. 그는 바짝 얼어붙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 그럼." 얀은 삐질거리며 가슴속에 손을 넣어 그것을 꺼내었다. 얀이 그것을 꺼내들자 그것은 영롱한 빛을 뿜어내었다. 모양으로 보나 확인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그것은 보석이 아닌데도 야광주(夜光珠)처럼 일곱 가지 빛깔의 아름다운 빛 을 가게 안에 뿌리고있었다. 하지만... 조용히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리네스가 얀의 손에 있던 그것을 두 손으로 집어가자 거짓말처럼 빛들이 사라졌다. 리네스는 그것을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그것은 주먹 4개정도의 크기(타 조알?)로 얀이외의 사람에게선 빛을 뿜어 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마법이 걸린 램프 대용품도 아니고... 무엇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것은 알의 모양이었다. 다만 빛을 내는 알을 들어본 적이 없는 그들은 그것이 알이라고 단정짓지 못하는 것이었다. 살펴보던 리네스는 도로 얀에게 그것을 건네주며 흐뭇한 미소를 띄우고 의자에 기대어 앉았고 얀은 한숨을 내쉬며 가슴속으로 그 알(?)을 집어넣었다. 그의 행 동을 지켜보던 리네스가 말했다. "그게 무슨 동물의 알인지 세스에게 물어봤어?" "어... 세스도 모르겠다는데. 동물도감에서 알려지지 않은 종류라는 거야. 특징을 봐서는 알인 것 같데. 좀 단단하긴 하지만.- 이 부분에서 얀의 이마에 삐질거리 며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처음엔 로인이 장난삼아 알에 박치기를 했는데 깨지지 않자. 나중에는 온갖 도구가 다 동원되었지만 부수는 것을 성공할 수 없었다.- 빛을 내는 특이한 종류라면 책의 첫머리에 나올 정도라는데 그런 종류의 알이 있다는 것은 보지 못했다니까.... -얀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조심스레 말했다- 세 스가 그런 종류의 알이 있다는 것이 학계에 발표된다면 획기적인 일이라며 흥 분하고 있어." 흥분했을 뿐만아니라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세스는 그것이 얀 이외의 사람에게 서는 빛을 뿜어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해 혈안(血眼)이 되어있 었다. "그래.....?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나 그만 집에 가야겠다. 나 내일도 올 테니까. 그때까지 그 알 간수 잘해." "으, 응" 리네스가 가게입구를 나서는 것을 멍하니 보고있던 얀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의자에 털썩하니 주저앉았다. 의자에 앉아 천장을 보던 그는 품안에 서 문제의 그것을 꺼내었다. 알에서 나오는 밝은 빛이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휴대용 랜턴을 하면 딱이겠군." 겨울이 되어 밤은 일찍 오는데 늦게 까지 일을 했기 때문에 얀은 희미한 등불 에 의지하여 밤중에 산길을 혼자 걸어가기 일쑤였다. 알의 용도를 생각해낸 얀 은 그것을 다시 집어넣고 이번 일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생각하기 시작 했다. 동굴사건이후 리네스를 만나게 된 얀은 그녀에게서 알을 받게 되었다. 리네스의 말에 따르면 동굴 사건에서 구조당시 그들의 머리맡에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고 했다. 그 현상을 신기하게 생각한 사람들은 그것을 얀과 리네스와 함께 가지 고 왔고 그 물건의 처리를 리네스에게 맡긴 것이었다. 리네스는 그 사건을 기억 할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여 얀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그녀는 항상 가지고 다니며 자신을 생각해 달라고 간절한 눈빛으로 부탁했고 얀은 선물이라는 말에 생각지도 않고 덥석 받아버린 것이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법. 그때부터 고통의 나날들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불시 검문을 하는데.... 이젠 지 쳤다. 얀은 얼굴을 테이블에 박고 두 손은 테이블 밑으로 축 내려서 좀비와 같은 형 세로 힘없이 앉아있었다. 그런 그의 머리 위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오호라. 드디어 넉 다운이 되셨군." 머리를 들자 싱긋 웃으며 자신의 염장을 지르는 제이드의 얼굴이 보였다. "또 너냐. 저리가 훠이." 얀은 손을 들어올려 힘없이 저었다. "이런 것도 다 추억이야. 하나라도 더 추억을 만드는 게 좋지 않겠어?" 웃으며 말을 하는 제이드의 얼굴에 슬픈 기운이 스쳐갔다. 그는 입술을 질끈 깨 물고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 너.... 정말 겨울이 지나면 떠날거야?" 심각한 얼굴로 물어보는 제이드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얀은 피식 웃으 며 말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누누이 말했잖아. 식구들을 찾으러 갈 거라고 말이 야. 세스와 얘기 다되었어. 그 녀석 떠날 때 같이 가기로 했거든. 혼자 여행 떠 나는 것 보단 말동무라도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지금 같아선 떠나는 것도 망 설여지지만. 식구들을 만나고 싶어. 잠을 자려고 눈을 감으면 문득 떠오르거든. 너도 이해해 주겠지?" ".............." "훗, 찾다, 찾다 못 찾으면 이리로 돌아올 테니까. 속상한 얼굴하지 말라고. 지겹 게 본 얼굴인데도 질리지 않냐? 그리고 내가 식구들을 꼭 찾는다는 보장도 없 고...." "아니. 찾게 될 거야. 내가 널 위해 기도해 줄게.... 다만 모두가 이 도시에서 떠 난다고 생각하니까.... 별로 친하지 않았지만 라슈도 수도로 갔고. 세스나 너도 내년 봄에 떠나면 이 도시에 로인과 나만이 남을 것 아니야." 얀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이번엔 내가 말해야겠는걸. 헤어짐이 있어서 만남이 즐거운 거라고. 언젠가 다 시 만날 건데 벌써부터 고민을 해. 이런 것도 다 추억이야. 하나라도 추억을 만 드는 게 좋지 않겠어? 한 달 반이나 남았다고." 제이드에게 그가 했던 말을 고스란히 돌려준 얀은 즐거운 얼굴로 그를 보았다. 얀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제이드는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 웃고 있는 얀의 머리를 비벼 헝클어 트렷다. 그래....내가 받은 만큼 (얀에게)주지 못했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는 거야... 짧은 시간만이라도 얀에게 평생 기억할만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제이드는 우수에 젖은 눈으로 얀의 청은발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내가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 테니까..... ---------------------------------------- 숲길을 따라 잡티하나 없는 순백의 백마가 힘차게 달려가고 있었다. 완벽한 균 형미를 가진 아름다운 말이었다. 늘씬하게 뻗어있는 다리가 땅을 박차고 뛰어올 랐다. 군더더기 없는 근육들은 아름다운 선을 그려내며 허공을 질주하듯이 달려 갔다. 하얀 말은 거칠 것이 없는지 속력을 내고 있었다. 그 위에는 하얀색과 대 조되는 검은 망토가 바람에 시원스레 휘날리고 있었다. 속력이 붙어서인지 더욱 거세진 바람이 검은 망토의 주인의 적갈색 머리카락들을 마구 흩트려놓고 있었 다. 다급하게 달려가던 말이 멈추어 섰다. 백마의 주인은 자신의 말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말의 목을 손으로 두드려가며 말의 귓가에 다정하게 말을 해주던 검은 색망토의 청년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디에 계신 건지...." 제롬는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저 산만 넘으면 크로마의 국경도시 탄페 렉마이다. 조금이지만 얀님의 기운을 그전보다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그 분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일 테지....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제롬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세찬 바람이 거친 손길로 그의 머리카락들을 쓰다 듬고 있었다. 크로나에 가까워질수록 추위가 조금씩 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제롬 은 자신의 망토를 잘 추스렸다. 검은 색의 망토가 그의 체온을 잘 보온하고 있 었다. 따스한 느낌.... 훗, 그래... 그분의 기운도 이랬지... 얀님과 같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했어.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제롬은 그의 초록색 눈동자를 들어 산너머에 있을 크로마 국을 바라보았다. 저곳 어딘가에 그분이 계시겠지.... 자신의 마음을 추스린 제롬은 카이첸의 고삐를 틀어쥐었다. "가자. 카이첸! " ....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계실거야.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말발굽소리만이 한적한 숲을 뒤흔들었다. -------------------------------------------------------------------------------- Back : 4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40.'캄'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1 : <차원 연결자-38.그의 정체>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8:4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03 Line : 177 Read : 3597 [43]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40.'캄'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40> 휘∼ 리 ∼리 ∼ 리 ∼리 ∼ 가슴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음색의 영롱한 악기 소리가 하얗게 눈 덮 인 주노의 도시위로 울려 퍼졌다. 깨끗한 순백의 눈으로 덮여 있는 도시와 어울 리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곡조의 곡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깊 은 여운을 남기었다. 그 음색은 모든 만물(萬物)의 기운을 정(淨)한 상태로 만들 었다. 맑은 고음의 음악은 겨울의 시원한 마른하늘 담아놓은 듯이 자연에 스며들었다. 아름다운 선율은 하늘을 한껏 휘저어 놓으며 모든 이들을 감상적으로 만들며 멀리 멀리 퍼져나갔다. 눈이 두텁게 쌓인 도시 안은 조용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해지며 손님 이 별로 없는 '좋은 아침'에서 루시와 캐시, 엘라는 고개를 괴고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음악 소리를 감상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세스와 소피아가 차와 쿠키를 가지고 와 그들 앞에 내려놓았다. 달콤한 차와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를 솔솔 풍기는 쿠키가 그들을 유혹하고 있 었지만 어느 누구도 손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그녀들은 아득한 정신으로 음악 에 깊이 몰두하여 두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짓고 있던 소피아가 말했다. "좋은 음악이지?" 그 말에 두 눈을 번쩍 뜬 루시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너무 불공평해. 같이 배웠는데도 얀은 어떻게 저런 아름다운 음색을 낼 수 있 지." 루시는 입을 부풀린 채 뿌해있었다. 그 모습을 웃으며 보고 있던 소피아는 테이블에 손을 내밀어 '캄'을 집어들었다. '캄'은 악기이름인데 지금 얀이 사용하고 있는 악기와 같은 종류였다. 플룻을 불 듯이 옆으로 공기를 불어넣는 관악기인데 배우기가 쉽고 들고 다니기가 간편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악기였다. 축제나 마을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 로 흔한 악기로 전문적인 연주용 악기는 아니었다. 축제의 흥을 돋우거나 할 때 사용하는 간편한 피리 같은 것이었다. "정말 신기하지. 같은 악기인데 얀이 불면 맑고 신비한 음색이 나오잖아." 소피아는 '캄'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던 엘라는 뿌해져 있는 루시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루시 다시 한 번 악기를 바꿔보지 그래?" "흥." 그 말에 더욱 상처받은 듯 더욱 뾰루퉁해진 루시는 복어만큼 부풀어올랐다. 그 녀는 처음엔 악기가 나빠서 얀보다 못 부는 것이라며 그의 악기와 수도 없이 바꿨던 것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있던 소피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훗, 그만해 엘라. 너도 알면서 자꾸 놀리지마." 풀이 죽어있던 루시는 소피아에게서 '캄'을 빼앗아 불어 보았으나 '캄'특유의 삐 리리하는 재미있는 음색이 나왔을 뿐이었다. 풀이 죽어있는 루시의 모습을 보던 세 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루시. 너도 그 정도면 잘 부는 거야. 얀이 특출난 거라고. 나도 너 정도의 수준 인걸. " "맞아. 어떻게 스승보다 제자가 더 뛰어날 수 있지?" 도발을 하는 듯한 엘라의 말에 세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몇 년을 더 '캄'만 연습한다고 해도 얀처럼 될 수 없어. 얀은 '캄'에 어울 리는 곡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걸. 아마도 영원히 그를 따라잡지 못 할거야." 세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머리 속으로 5일 전의 광경이 떠올랐다. "이건 이렇게. 어 잘했어. 이젠 불어봐." 세스는 루시에게 개인 교습을 시키고 있었다. 그는 아직까지는 여자들이라면 멈 칫멈칫 했지만 루시와 캐시에게는 편하게 말을 놓고 있었다. 잘 불어지지 않자 얼굴이 벌개져 있는 루시를 보던 세스는 속으로 웃어버렸다. 푸훗, 귀여워. 꼬마 같잖아. 성격이 아이처럼 직선적이야. 동생같아서 편한걸 다 른 여자들도 이렇다면 좋을 텐데... 캐시처럼 남자답던가. "어? 뭐 하는 거야?" 얀의 음성에 뒤돌아본 세스는 의아해 하는 그를 볼 수 있었다. 세스는 루시의 자세를 교정해 주고는 웃으며 말했다. "루시에게 악기를 가르쳐 주는 거야. 요즘은 날씨가 추워서 오전엔 손님도 없잖 아. 시간 활용하는 거지, 뭐. 루시에게 예전에 약속했었거든... 여러 가지 악기들 을 생각해 봤는데, 이게 제일 나을 것 같아서. 악기 중에선 '캄'이 제일 배우기 싶잖아." 물론, 루시에겐 예외인 것 같지만... 세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얀은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루시와 같은 것으로 보이는 악기를 들어올렸다. "이게 '캄'이라고?" 얀은 신기한 듯 그 악기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조금씩 불어보았다. 세스는 루시 에게 가르쳐주느라 얀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세스가 루시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던 얀은 그들의 옆으로 가서 세스가 루시에게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루시에 게 반복해서 하는 말을 듣고 있던 얀은 1시간도 안돼서 악기 사용법을 마스터 할 수 있었다. "뭐야. 플룻 비슷하게 생겨서 무지 어려울 줄 알았더니. 리코더와 비슷하잖아." "리코더??" 세스는 새로운 단어를 듣자 열의에 불타는 눈빛으로 얀을 보았고 얀은 두 손을 황급히 내저으며 말했다. "내가 살던 곳에서 쓰던 말인데 거기선'캄'을 '리코더'라고 불러." 물론 모양은 좀 다르지만... 겨우 납득을 한 세스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던 얀은 루시가 째려보자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어렵지가 않다고?? 어디 불어보시지. 못 불-며-언. 두고 보자고." 살기에 찬 그녀의 눈빛에 삐질거리며 뒤로 물러서던 얀은 무언가에 가로막히자 고개를 돌려 자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바라보았다. 제이드였다. "얀. 자신있으면 해봐. 설마하니 루시보다 못 불겠어." 제이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부추기고 있었다. 세명의 눈빛에 더욱 빼도 박도 못하던 얀은 '캄'을 집어들었다. 심기일전(心機一 轉)을 하는 기분으로 그것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삑삑거리며 괴상한 소리를 내던 악기에서 점차 고른 7음이 흘러나왔다. 준비과정을 마친 얀은 골똘히 생각했다. 악곡선정이 문제인데.... 무엇으로 할까.....? '캄'을 든 왼손으로 오른팔을 받친 채 오른손으로 턱을 받치고 고민하던 얀은 머리 속에 번득이며 지나가는 생각에 빙그레 웃으며 '캄'을 한 손으로 한바퀴 멋지게 돌리며 입에 가져다 대었다. 곡목이 정해졌다. '캄'이란 악기로 처음 개시한 곡은.... 태진아님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였다. 악기 를 만져본 사람은 알겠지만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의 실력만 되어도 때려 맞추 듯이 계명을 알아낼 수 있다. 처음에는 약간씩 틀리던 음들도 점차 제자리를 찾 아가며 경쾌한 음악소리를 만들어 내었다. 얀을 보고 있던 세 사람은 신들린 듯 연주하는 그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캄'이란 악기의 영역을 벗어나 버린 고음의 맑은 음색은 상큼하게 가게 안을 메워갔다. 그 음악은 그들이 처음 들어 보는 새로운 종류의 음악이었던 것이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쳐야지. 만남의 기쁨도~ 이별의 아픔도~.' ---------------------------------------------------------------------------- -------------------------------------------------------------------------------- Back : 44 : <차원 연결자-41.캄(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2 : <차원 연결자-39.그를 생각하는 사람들>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4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8:5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03 Line : 235 Read : 3601 [44] <차원 연결자-41.캄(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41> "어." 어느 틈에 움직이고 있는 자신의 몸을 본 세스는 얼굴을 붉히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넋을 잃고 바라보는 루 시와 제이드의 손과 발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즐거운 곡조로 인해 물이 흘러가듯 몸이 자연스레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세스는 피식 웃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곡조라니. 이 정도라면 음유시인 뺨칠 정도인걸.... 세스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눈앞에서 캄을 연주하고 있는 얀의 모습을 뇌리 속에 깊이 각인 시켰다. 설(雪)에 의해 반사된 밝은 빛이 창가로 흘러 들어 와 그를 비추고 있었다. 눈부신 빛은 이따금 은청색 머리카락에 반짝이며 그 의 수려한 외모를 비추었다. 그는 여인과도 같은 길게 자란 속눈썹을 살며시 감 고 자신이 연주하고 있는 곡에 푹 빠져 있는 상태였다. 악기에 닿은 촉촉한 붉 은 입술이 벌어지며 '캄'의 숨구멍에 공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그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이며 아름다운 움직임을 그려내었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즐거운 선율은 그들을 휘감고 놓아주질 않았다. 그들의 심장박동이 점차 빨라지며 리듬을 타고 싶은 감정으로 만들어주었다. 잠시 기억을 더듬었던 세스는 자신의 흔드는 손길에 눈을 떴다. 루시가 오른손 엄지의 끝을 물어뜯으며 나머지 왼손으로 세스를 흔들고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세스에게 말했다. "그런데... 오늘 얀이 왜 그것들을 들고 갔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돼. 다른 때에는 빈 몸으로 숲에 '캄'연습을 하러 갔었잖아..." 루시의 말에 뒤늦게야 얀이 수상적인 행동을 했다는 걸 기억해 낸 세스는 입술 을 살며시 깨물으며 생각에 잠겼다. 3일째 숲에서 연습만 하던 얀이 오늘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우리 가게의 것 만이 아니고 로인과 같이 로인의 여관의 그것까지 싹 쓸어 가버렸다. 무슨 이유 일까.... 생각을 해도 알 수가 없자 세스는 웃음을 띠며 그들은 돌아보았다. "자. 우리는 음악감상이나 하자고. 생각한다고 알 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얀이 올 때까지 궁금해 할 수밖에...." 깨끗한 하얀 눈이 텔라리움 숲 위에 내리어 기막힌 설경(雪景)을 연출하고 있었 다. 눈으로 자신들을 치장한 나무들은 햇빛에 반짝이며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뽐 내고 있었다. 온 대지가 하얀 색으로 통일되어 청정한 모습으로 탈바꿈을 되었 다. 하늘의 푸르름과 대비되는 땅위의 순백의 색은 묘한 대조를 이루며 보는 이 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런 끝없이 널려있는 눈으로 덮여있는 숲의 바다 한가운데 유독 한 곳만이 동그란 공터로 남아있었다. 얀은 찬바람이 불어오는 그 숲 속 공터에 서있었는데, 그의 손에는 '캄'이 들려있 었다. 음악을 연주하는 얀은 하얀 눈으로 뒤덮인 공터에 깨끗함의 결정체인양 하늘과 같은 푸른색을 띄고 있는 은발을 휘날리며 자연의 한 부분처럼 녹아들 어 있었다. 슬프지만 매혹적인 곡이 '캄'에서 흘러나온다. 얀은 무아지경에 빠진 듯 평소 때와 달리 긴 은청색의 머리카락들을 푼 채 허 리까지 늘어뜨리고 자연의 바람에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다른 곳과 달리 매섭 지 않은 겨울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공기 중에 유연하 게 흩날리게 만들었다. 조금씩 살랑거리며 그의 피리소리에 호응하듯 움직이던 청은색의 머리카락들이 갑자기 주변으로 '확' 떠올랐다. 청은색의 머리가 하늘로 치솟으며 공중에서 화려하게 휘날렸다. 그의 머리카락 들이 청은색의 빛을 뿜어내며 물결치듯 허공을 수놓았다. 푸른 은빛의 머리카락 은 빛에 반짝거리며 푸른 하늘의 색을 땅 위에 뿜어내었다. 얀을 보호하는 오라 인 것처럼, 그의 주변에서 물결치던 그것들은 서서히 하늘거리며 내려와 얀의 몸을 애무하듯 그를 쓰다듬었다. 바람의 손길에 온몸을 맡기려는 듯 두 눈을 가 만히 감고있던 얀은 연주를 멈추고 천천히 눈을 떴다. 그와 동시에 허공을 유영 하던 아름다운 머리카락들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를 들어 앞을 내다본 얀은 자신의 손님들이 도착했음을 알고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공터의 정중앙에 서있는 그의 주변에 그를 둘러 싼 검은 원의 형태가 생겨났다. 로인은 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음악이 멈추자 정신을 차렸다. 그는 자신 의 주변에 생기고 있는 처음 보는 현상에 깜짝 놀라 얀의 곁으로 한 걸음 물러 섰다. 흰 눈이 쌓여있는 공터에 얀과 (얀의 곁에 있는)로인을 제외한 곳에 원의 형태인 검은색이 선명해졌다. 놀랍게도 눈 위에 그려지는 검은색은 그림자였다. 마법진의 원처럼 땅위에 갑작스레 나타난 그것들 위로 그림자의 주인공들이 하 나둘 나타났다. 하얀색의 아름다운 목을 지닌 우아함의 새 '칼리브람' 그 들의 바깥쪽으로 검은색의 원을 만드는 강직함을 상징하는 새 '코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주위에 여러 가지 색색가지의 새들이 나타났다. 나무 위에 올라 간 놈들도 있고 얀의 어깨와 자신들이 처음 보는 로인의 머리 위에 올라가 즐겁게 재잘대는 조그마한 노란색의 떠버리 새들도 있었다. 목에 있는 연한 노란색의 솜털을 뽐내며 얀의 어깨 위를 잠시간 뛰어다니던 그것들 은 갑자기 흠칫하더니 작지만 세찬 날갯짓을 하며 그들에게서 떨어져 날아올랐 다. 짧은 시간인데도 그것들과 재미있게 놀던 로인은 떠버리 새들이 날아가자 무슨 일인가해서 고개를 치켜올리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는 그에게 세찬 바람이 몰려왔다. 당황을 하고 있는 로인에게 바람의 원인을 알고있는 얀이 웃으며 말했다. "로인 걱정할 것 없어. 내 친구가 오는 모양이야." "친구...?" "훗, 그래. 우리가 들고 온 것 있지. 그것들 좀 줘 볼래." 로인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의 뒤에 있던 포대 자루를 풀고 얀의 앞에 가져다 놓 았다. 얀은 그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고 자신의 친구가 내려오길 기다렸다. 마지막으로 온 손님은 금색조(金色鳥)였다. 금색조는 아름다운 금빛 날개를 멋 지게 펼쳐 상공을 비상하였다. 날개에 반사된 빛이 오색으로 반짝거려 보석으로 치장을 해 놓은 것 같았다. 금색조는 사뿐히 눈밭에 내려앉았다. 금색조의 몸에 는 드문드문 여러 가지 다른 색의 아름다운 깃털이 있었다. 왕관을 쓴 것처럼 이마에 더듬이처럼 나와있는 길다란 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길쭉이 솟아있는 깃털은 세 개였다. 그런 데 그것들은 각각 색이 저마다 틀렸다. 왼쪽에 있는 깃털은 은색이었고 오른쪽 에 있는 것은 금색, 마지막으로 가운데 있는 그것은 칠보의 빛을 반짝거리며 신 비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얀의 곁에 있는 로인을 바라보던 금색조는 마치 사람처럼 잘도 걸으며 얀에게 다가왔다. 갸우뚱거리고 있는 금색조를 바라보던 얀은 시선을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힌 채 두 손으로 무릎을 집고 웃으며 말했다. "안녕." 그 말에 반응하는 듯 고개를 까딱인 새는 얀에게 더욱 다가오더니 부리로 얀의 손을 살짝 쪼았다. 그 제스처를 알아차린 듯 더욱 짙어진 미소를 띄우던 얀은 포대에서 꺼낸 물건이 들어 있는 그 손을 살며시 폈다. 그의 반응을 지켜보던 금색조는 그의 어깨위로 날아올랐고 자신의 눈앞에 놓여 있는 빵 덩어리를 맛 있게 쪼아먹었다. "뭐야. 왜 남은 음식들을 싸가자고 했는가 했더니 새들에게 주려고 한 거였어?" 로인의 말에 새에게 시선을 두고 웃고있던 얀은 로인을 보며 미소짓고 말했다. "어차피 사람들이 남긴 음식이잖아. 사람들이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버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내갈수도 없으니 이런 방법이 좋지 않겠어. 일석이조로 말 이야. (새를 잡는다는 말은...^^;)겨울에 먹이를 찾기 힘든 짐승들에게 주면 좋잖 아. 내 음악소리를 듣고 멀리서들 찾아오는 것 같은데 손님들을 이대로 보내기 가 미안했으니까. "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로인을 보던 얀이 말했다. "너도 좀 나눠줘. 숲에는 공터에 들어오지 못한 손님들이 더 있으니까..." "손님들이 더 있다고? 저 새 들만해도 이 지역에 있는 새들을 몽땅 끌어 모은 것 같은데..." "내가 언제 손님이라고 했지 새라고 했어. 네가 있으니까 겁먹어서 나오지 못한 것뿐이라고. " 그 말에 인상을 찌푸리던 로인은 얀의 말대로 부대에 있던 채소와 빵들을 꺼내 어 눈 위에 골고루 뿌렸다. 그 장면을 유심히 보고 있던 금색조가 부리를 벌리 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지저귀기 시작하자. 공터를 채우다시피 했던 새들이 공터 의 반을 비우며 나머지 한곳으로 몰려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빈곳이 생기자 숲의 밖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사슴과 비슷하게 생긴 뿔이 3개씩이나 달려있는 스택, 토끼와 다람쥐를 합성해놓은 듯함 작고 귀여운 라륏. 그밖에 여러 가지 색다른 동물들이 몰려나왔다. 그들은 자신들의 앞에 놓여 있는 진수성찬을 맛있 게 먹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얀은 자신의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로인이 어느새 말썽쟁이 노란 떠버리 새에게 둘러싸여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떠버리 새들은 먹이보다 로인에게 더 관심이 있는지 그를 쪼아대며 그의 몸주 위를 돌아다녔다. 새들 때문에 로인은 마치 노란색 코트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에 쿡쿡 거리고 웃고 있던 얀은 옷깃이 잡아 당겨지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고 자신의 어깨에 앉아 옷깃을 부리로 잡아당기는 금색조를 보게 되었다. 왜 그런가 하고 생각하던 얀은 금색조의 뜻을 알아듣곤 '캄'을 들어올렸 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공터를 메워갔다. 그 음악은 높은 산 위에서 한눈에 숲의 광경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묘한 감동을 가져다주었다. 시원한 바람이 머리 속에 들어와 마음까지 맑게 해주며 가슴속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느낌을 지닌 곡이었다. 지금 얀이 불고 있는 음악은 트롯같은 장르가 아닌 피아노 곡을 편곡한 것이었 다. CF나 라디오 등에서 많이 나오는 유키 구라모토의 곡 중, Romance라는 곡 이었는데 세스의 말대로 얀이 뛰어난 재능을 지녀 캄에 맞는 곡을 작곡한 것이 아닌 기억을 더듬어 부는 것이었다. 현실에서야 들어만 봐도 '아, 어디에 나오는 음악이구나.'하고 알겠지만 이 곳 사람들은 (춤곡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유시인의 음률이 섞인 곡도 아닌)처음 들어보는 장르이고 보니 신기해 할 수밖에 없어서 자신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정적인 곡에 푹 빠져 들어간 것이다. 하긴, 차원 연결자가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능력이 악기소리에 포함되어 있으니 감동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차원 연결자로서 현실보다 높은 능력을 지닌 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힘을 생활 속에서 발휘하는 것이었다. '캄'에서 입을 뗀 얀은 앞을 보았다. 어느새 공터에 있던 음식들이 깨끗하게 치 워져 있었다. "오늘은 그만. 내일 보자구." 웃으며 말을 하는 얀의 뜻을 알았는지 동물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고 마지막 으로 금색조가 얀의 머리맡을 한바퀴 돌며 날개짓을 하더니 허공으로 날아가버 렸다. 그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던 얀은 기지개를 피고 로인을 바라보았다. 로인은 힘이 빠진 채 땅바닥에 주저 앉아있었다. 떠버리 새들이 그를 어지간히도 괴롭 혔나 보았다. 얀은 웃으며 빈 포대자루를 정리한 후 정신을 차린 로인과 함께 도시로 내려가 기 시작했다. 조용한 텔라리움 숲을 얀과 함께 걸어가던 로인은 앞을 바라보던 시선은 돌려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눈 위를 사뿐히 걸어가고 있었다. 평소 에도 여러 가지 유식한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얀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오늘 일에 비교해선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로인은 음악소리로 동물들을 끌 어 모으고 그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얀을 다시 보게 되었다. 자신의 친구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에 그는 얀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로인이 반짝거리는 존경의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것을 모른 채 얀은 자신의 생각에 골똘히 몰두해있었다. 햐아. 재밌었어. 내일도 놀러와야지. 거기다 이 정도면 음식쓰레기 걱정은 없겠지. 획기적인 발상이야. 자연친화적인 쓰레기난 해소라니. 난 역시 천재라니까. 음하하하하 로인의 거는 기대와 달리 노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주인공이었다. -------------------------------------------------------------------------------- Back : 45 : <차원 연결자-42.신의 영역>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40.'캄'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9:0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05 Line : 180 Read : 3570 [45] <차원 연결자-42.신의 영역>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 신의 영역.... <42> -파앗 푸름과 어두움이 교차하는 공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허공간에 얇은 균열 이 일기 시작했다. 점차 금이 가듯 공간의 균열 양상이 커지고 있었다. 그곳에 서 흘러나오는 고음의 귀를 찢을 듯한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지며 메아리쳐 묘 한 감응을 가져다주었다. -끼긱-기-기-기. 금이 간 부분에서 간헐적으로 밝은 빛이 나오며 요란한 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 이 더욱 거세졌다. - 파창 드디어 금이 벌어지며 깨어졌다. 사람 크기의 1/4정도 되는 그리 크지 않은 공 간이 생기며 그곳에서 눈부신 황금빛의 여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는 무언가가 푸드득(?)거리며 힘겹게 나오고 있었다. "으악, 구멍을 좀 더 크게 만들걸~." 푸념을 하며 용을 쓰고, 나오고 있는 그것은 금색조였다. 새가 하는 말은 일반 새들의 지저귐도 아닌 사람들이 쓰는 언어(言語)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양 날개를 손으로 사용하여 기우뚱거리며 공간에서 나오려 하는 금색조 때문에 공간이 거이 메워져서 그곳은 빛이 보이지 않은 암흑의 공간이 또다시 되고 말 았다. 빠져 나오려 애는 쓰고있지만 완벽하게 공간에 끼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는 형태가 된 금색조는 한숨을 내쉬고는 구멍에 몸이 낀 채 푹 늘어졌다. "에피르?" 허공간을 울리는 맑은 미성의 목소리에 금색조의 몸이 잠시 멈칫하더니 머리를 들어올리고 잘 보이지 않는 허공간을 바라보았다. 금색조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 이 누구인지 아는지 반가운 음성으로 외쳤다. "아~. 살았다. 가이아님 저 좀 살려주세요. 홀 디멘션(차원 구멍)에 몸이 끼여서 나갈수가 없어요." 두 날개를 마구 휘저으며 반갑다는 듯 금색조가 이야기하자 어둠의 장막이 쳐 져 있는 영역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걸어나왔다. 그녀가 밟는 곳마다 밝지는 않지만 새벽의 여명을 따온 듯한 부드러운 빛이 그 녀의 발치를 비추며 어둠이 걷어졌다. 그녀는 황갈색의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땋 아 양옆으로 동그랗게 말아서 그녀를 상징하는 꽃과 칼모양이 조각된 조그마한 여러색의 보석 장신구로 고정시켰고, 상아빛 피부는 그것에 어울리는 얇은 황금 빛 베일로 뒷머리 부분을 살짝 가리며 길게 땅 아래까지 자연스럽게 내리닫고 있 었다. 금색조의 앞까지 다가온 그녀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그녀가 머리 를 저을 때마다 황금빛 실크 베일이 나풀거리며 심신을 상쾌하게하는 향기가 공간으로 흩어졌다. "에피르... 내가 뭐라고 말했니? 차원 이동을 할 땐 이동 게이트를 사용하던가 홀 디멘션을 넉넉하게 만들라고 했잖아. 처량하게 그게 뭐야." "멍청하니까. 그렇죠. 생명을 관장하는 신이나 되어서 저런 추태를 보이다니. 신 들의 망신은 오빠가 다 시키는 거예요." 여신 가이아의 뒤를 따라온 검은머리의 소녀가 말을 받았다. 그녀에게선 어리지 만 알 수 없는 성숙한 매력이 풍기고 있었다. 건강한 갈색피부에 온몸을 휘감고 있는 무릎까지 내려온 검은색의 긴 생머리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이마에는 바람의 모양을 형상한 듯 조각된 은빛테가 자리잡고 있었는 데 중심에는 루비, 그 옆에는 조그만 다이아몬드 등의 보석들이 박혀있고 하단 (下壇)에는 눈물모양의 진주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 써클렛은 그녀가 이따금씩 몸을 움직일 때마다 검은색머리와 상반되는 붉은 빛을 뿜어내며 아름다움을 뽐 내었다. "카이슬라. 오빠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꼬는 거냐. 어서 빼달란 말이야!!" 금색조는 오른 날개를 들어 자신이 끼어있는 허공간을 팡팡 치며 말했다. 그 모습을 혀를 차며 보고 있던 검은머리의 소녀는 오른손을 들어 '탁'소리를 내며 튕기었다. 그와 동시에 금색조가 있던 공간이 깨어지며 그는 바닥으로 추 락했다. "으악!" "새로 변신했으면서도 날지도 못하나보지." 카이슬라는 오른손을 오른 눈 밑으로 가져가 대고 혀를 내밀며 '베에' 하더니 재빨리 여신 가이아의 뒤로 숨어버렸다. 가이아의 뒤에 숨은 이상 손을 대지 못하는 금색조는 씩씩대더니 머리를 한번 부르르 떨었다. 그와 동시에 밝은 황 금빛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며 금색조가 있던 공간이 빛으로 둘러싸였다. 점차 빛이 걷히며 나온 것은 카이슬라의 나이 또래로 보이는 미소년이었다. 그 가 입은 것은 황금색의 중국 황실에서 입을 듯한 땅에 끌리는 옷이었는데 품이 넉넉한 외투형식의 얇은 옷이 그의 늘씬한 몸을 가려주었다. 안에 입은 은빛의 아라비아 풍의 발목을 조인 바지가 얇은 금빛 장삼과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 을 풍기었다. 화가 난 그는 부르르 떨고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그의 머리카락이 찰랑거렸다. 그의 머리스타일은 독특하였다. 머리카락의 색이 각각 금색, 은색으 로 반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앞머리를 얼굴 옆으로 자연스레 길게 내려 가슴까 지 늘어트리고 있었다. 그리고 뒤로 묶어 올린 뒷머리는 색깔별로 둘로 나뉘어 10cm 정도 길다란 청록색의 비단 천으로 꽁꽁 싸매어(무협지에서 하나로만 묶 은 것처럼)두 가닥의 포니테일형식으로 높게 올린 형태였는데 각각 나뉘어진 은발과 금발이 머리의 뒤를 통과하여 등까지 내리닫고 있었다. 카이슬라의 놀림에 화를 참지 못한 에피르가 씩씩거리자 그의 (이마에 쓰여진) 써클렛 중심에 있는 (육각형 모양의 칠보의 색을 띄고있는)보석이, 가슴근처까 지 (앞머리와 함께)길게 내려진 두 줄기 칠보장식들과 서로 반응하여 투명한 공 명음을 내었다. 그가 억울한 듯 소리쳤다. "쓸데없이 힘을 없애는 건 낭비라구 낭비. 아무리 힘이 남아돈다고 해도! 내 몸에 맞게 구멍이 만들어 진줄 알았는데. 이곳이 너의 영역인 만큼 죽음을 관장하는 너의 힘이 더 세어지기 때문에 내 힘이 더 들어가는 걸 깜빡했단 말 이야. 힘의 배분 계산을 착오했을 뿐이라고. 나는 이곳에선 내 힘의 반에 반도 내지 못한단 말이야. 너도 내 영역에선 같은 처지면서, 흥. 그런은 너야말로 네 공간에 조명 좀 달아라. 올 때마다 어두워서 어디 살겠니." "흥. 그거야 내 맘이지. 자고로 죽음하면 어둠. 어둠을 상징하는 것은 검은 암흑 이라고. 그래도 난 미적 센스를 살려서 푸른 여명을 준비했단 말이야. 오빠야말 로 잘도 모르면서." 카이슬라는 그 말에 삐진 듯 고개를 팩 돌렸다. 고개를 돌리고 삐진 상태로 서로를 외면하는 에피르와 카이슬라를 한숨을 쉬며 바라보던 여신 가이아는 본래 목적을 상기하고 생명의 신 에피르에게 고개를 돌렸다. "에피르, 갔다온 일은?" "아. 맞다. 죄송해요. 먼저 보고해야 하는 것을....." 깊히 반성한다는 듯 에피르가 고개를 90도 각도로 푹 숙이자 그의 뒷머리 카락 이 철썩하니 그의 앞면을 강타했다. (머리스타일엔 자신을 자학한다는 깊은 뜻 이?? 혹시 마조히스트?) "아얏!" "멍청이." "풋, 괜찮으니까. 어서 말해봐." 에피르는 손을 들어 안면을 문지르며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 카이슬라를 슬쩍 째려보고는 재빠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 모든 것이 순조로워요. 차원 연결자도 별탈 없이 금제를 받아들였고요 영 생수(永生獸)도 그를 주인으로 인정했어요.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는데...." "이상한 점이라니?" "저....." 에피르가 말을 하지 않고 머뭇거리자 운명의 여신 가이아는 살며시 웃으며 그 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아. 뭐든지 말해봐. 네가 본대로 느낀 대로 말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다른 점을 걱정할 필요 없어." "저.... 그러니까... 차원연결자에게서 다른 신의 기운이 느껴졌어요..." ======================= 칠보[七寶]란? 일곱 가지의 보배,무량수경(無量壽經)엔 금,은,유리,파리(坡璃),마노,거거,산호, 화경(法華經)엔 금,은,마노,유리,거거,진주,매괴 -------------------------------------------------------------------------------- Back : 46 : <차원 연결자-43.금제+α(알파)>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4 : <차원 연결자-41.캄(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9:32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07 Line : 125 Read : 3540 [46] <차원 연결자-43.금제+α(알파)>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금제 + α(알파) <43> "그러니까... 차원연결자에게서 다른 신의 기운이 느껴졌어요..." "뭐라고! 주신(主神)이 가한 금제의 힘 말고도 다른 힘이 느껴졌단 말이야?" 카이슬라는 놀라서 빽하니 소리를 질렀고 여신 가이아도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놀란 표정으로 에피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차원연결자에게는 자신과 주신(主神) 말고는, 그 어느 누구의 힘도 닿아서는 안 된다. 차원연결의 미묘함은 행성간의 파괴로 직행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었 다. 자신이 그를 연결의 고리에서 풀리게 만든 것도 다 운명의 이끌림에 위한 것이었지만 주신도 아닌 그 누가 그에게 영향을 끼쳤단 말인가... "그게 누구인 것 같은데...?"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이아의 눈치를 보던 에피르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메피르님이요." 뭐, 아버지가? 무엇이든지 항상 결과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시는 아버지가 맘 대로 힘을 사용했을 경우는 없다. 곰곰이 아버지의 행동이 무슨 이유에서 일까 생각하던 그녀는 이내 그것을 알 아차리고 오른 주먹으로 왼손 손바닥을 '탁'쳤다. "걱정할 것 없어. 아버지가 행동을 하셨다면 그 만한 이유가 있을 테지. 짐작이 가는 것이 있어. 차원 연결자의 행동을 규제할 무언가 일거야. 뭐, 주신께서 금 제를 확실히 했지만 안심할 수가 없으셨을 테지, 철저한 것을 좋아하시니까. 아 마 거기에 부가할 수 있는 옵션일 거야." "옵션이라면??" "글세. 나도 확실히는 모르겠는걸. 추측할 수 있는 거라곤 그의 힘을 통제할 수 있는 무언가란 것일 분이야.... 전 차원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은 아버지를 따라 올 신이 없는데 어련히 알아서 하셨을려구." 다시 웃음을 띄운 가이아는 에피르와 카이슬라를 보며 말했다. "참, 너희들 오래간만에 만나는 거지? 일 때문에 바빠서 얼굴 볼 새도 없었잖 아. 에피르, 자세한 보고는 한 시간 후에 들을 테니. 남매상봉의 기쁨을 실컷 누 리고 와." 가이아는 그녀의 얼굴에 해맑은 미소를 띄우고 그들 쌍둥이 남매의 머리를 비 벼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끝으로 이동게이트로 자신의 신전으로 워프를 했고 생 명의 신과 죽음의 신은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웃음을 띄우고 손을 흔들고 있었 다.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에피르와 카이슬라는 흔들던 손을 서서히 내리 고 펄쩍 뛰어 서로 2m 간격으로 벌어진 대치된 상태로 서로를 째려보았다. 긴 장으로 서로의 손에 땀이 촉촉이 젖게되었을 무렵 가만히 자신의 오빠를 노려 보던 카이슬라가 갑자기 코를 킁킁거리며 에피르의 옷에 대고 냄새를 맡기 시 작했다. 긴장이 흐르던 장면에서 갑작스럽게 돌변한 카이슬라의 모습에 당황한 에피르가 소리쳤다. "카이슬라! 뭐 하는 거야!! 누가 네가 개로 변신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모를 까봐 이러는 거야??" 한참을 에피르의 몸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던 카이슬라는 그 말에 움찔했지만 곧 승리의 미소를 띄우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현계에 내려갔을 때 규칙은 잘 알고있겠지?? 음~?" "그, 그럼." 닭살돋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는 카이슬라를 보고있자 알 수 없는 한기가 밀 려와 에피르는 몸을 떨었다. "그런데... 이 냄새는 뭘까? 무슨 먹는 것, 맞아. 인간들이 먹는 빵이라는 물건인 것 같은데? 연결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오빠한테서, 어떻게 이런 냄새가 나 는 걸까?" 그 말에 놀란 에피르는 다급하게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말했 다. "무, 무슨 소리하는 거야. 내가 차원 연결자에게 접근이라도 했다는 거야. 운명 의 끈이 엉키지 않도록 신은 각 인간에게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은 너도 알고 있잖아. 그런데, 내가 그런 일을 했을 것 같아." 시치미를 뚝 떼고 에피르가 먼 산을 바라보자 피식하고 웃어버린 카이슬라는 재미있다는 듯 이야기했다. "어머. 내가 언제 오빠가 차원 연결자에게 접근했다고 말했어. 단지 빵 냄새가 난다고 했지." 으이구. 교활한 것. 에피르가 가자미 눈이 되어 째려보자 뒷짐을 지고 허공을 올려다보던 카이슬라 가 말했다. "아, 천계의 카미론(술의 신이 애용하는 호박빛 술)을 먹는다면 그 향기에 취해 빵 냄새도 잊을 것 같은데...." 허공에 대고 말하던 그녀가 힐끔 자신의 오빠를 곁눈질하자 입이 댓발로 나온 에피르가 입을 삐죽거리며 뭐라고 궁시렁 대고 있었다. "못 주겠다면 말구." "알았어. 알았다구." 화가 나서 쿵쾅거리며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에피르를 보던 카이슬라는 까르 르 웃으며 말했다. "흥, 바보같이. 내가 갠줄알아? 냄새만 맡고 알아차리게-. 오빠만 재미있게 놀 았을 줄 알면 큰 오산이야. 나도 그 장소에 있었다고. 훗, 몰랐지?" 역시 이번엔 개로 변신하지 않고 검은새 코다로 변신하길 잘했다고 기뻐하는 카이슬라였다. -------------------------------------------------------------------------------- Back : 47 : <차원 연결자-44.금제의 발현>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5 : <차원 연결자-42.신의 영역>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9:44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09 Line : 137 Read : 3597 [47] <차원 연결자-44.금제의 발현>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mas... 우울.... <44> 똑똑. 흰 폭의 화선지에 붉은 물감이 번지듯 하얗게 쌓인 눈 위로 붉은 색의 온기가 느껴지는 액체가 아롱져 떨어져 내렸다. 붉은 색의 그것들은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와 손목을 거쳐 땅위로 떨어졌다. 뚝뚝 떨어지는 피들은 눈 위에 아름다운 혈화(血花)를 피워내었다. 쿨럭. 고통스러운 듯 어깨를 수그린 그의 입에서 또 다시 피가 쏟아져 나왔다. 피를 쏟고 있던 그는 힘겨운 듯 오른손으로 입가를 닦으며 왼 손으로 자신의 곁에 있던 어린 나무줄기를 움켜쥐었다. 힘겨운 듯 왼손에 힘을 주고 일어선 그는 비 틀비틀 눈 위를 걸어갔다. 남겨진 어린 나무에는 선명한 다섯 손가락의 혈도장 (血圖章)이 찍혀있었다. "제길-." 속된 말을 내뱉던 그는 힘이 다한 듯 두 무릎을 꿇으며 힘겹게 주저앉았다. 그 런 그의 주위로 풀어헤친 그의 청은발이 그의 치부를 가리려는 듯 허공에서 천 천히 내려와 그의 몸을 감쌌다. 눈에 반사된 달빛이 그의 몸을 덮은 청은발을 비추며 반짝거려 그가 있는 곳이 마치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동시에 그에게 서 느껴지던 피의 향내가 주변과 차단되는 것 같았다. 전방에 사람이 움직이는 기척이 들리더니 남성의 음성이 들려왔다. "얀? 얀 어딨니? 그만 들어와. 밖은 춥단 말이야." "알..... 았어요. 곧, 갈테니. 먼저 들어가세요." "얀? 어디 아픈거야? 목소리에 힘이 없어." 50m전방에 오두막에서 나오는 빛이 보이며 우렁찬 테드의 말이 들려왔다. 얀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형. 밤 운동을 너무 열심히 했나봐요. 공기 좀, 더 들이마시다 들어갈게요." "운동도 좋지만 몸 상하기 전에 어서 들어와." 테드의 마지막 말에 웃음을 지은 얀은 힘없이 흔들리는 무릎을 어렵게 고정시 키고 간신히 일어섰다. 얀은 테드의 말에 호응하듯이 힘을 주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걸음 못 가서 현기증을 느끼곤 자신의 오른 쪽에 뻗어있는 나무의 몸통에 몸을 기대고 숨을 골랐다. 얀은 자신의 입가에 고여있는 피를 발치에 뱉 어냈다. 온기를 가진 그것은 빠르게 눈 사이로 파고 들어가 흰눈을 붉은 색으로 변모시켜 버렸다. 얀은 자신의 입가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었다. 그는 발 끝으로 흰눈을 쳐내어 붉게 변한 눈 위에 덮어 증거인멸을 하고는 길게 한숨을 뽑아 내었다.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있는 눈으로 인해 거짓말처럼 그의 주 위에 점점이 뿌려있는 붉은 빛을 내비치던 그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피가 입가에 얼룩져 있을 것을 염려한 얀은 차가운 눈으로 자신의 입에 문지르 곤 주머니에서 꺼낸 흰 손수건으로 닦아내었다. 하얀 손수건에 선명한 붉은색의 피가 찍히는 것을 보고 얀은 중얼거렸다. "이런... 손수건을 빨간색으로 바꿔야겠군." 얀은 비틀대는 몸을 바로세우고 힘겹게 앞으로 걸어나갔다. 숲을 헤치고 나아가는 얀의 뇌리에 어제 의사 선생님이 자신에게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몸에 이상이 없냐구?" 중년의 갈색머리의 의사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 했다. "걱정하지 말게 모두 정상일세. 두 달 전의 그 사건 때문에 걱정했나본데... 근 육과 심폐기능 어느 것 하나 정상인과 다르지 않네. 결론지어 말하자면 지금 자 네의 상태는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최상의 상태란 말일세. 소문에서 들었던 대로 등에는 상처가 났던 흔적조차 없다네...."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내던 의사는 얀이 인사를 하고 나갈 때쯤에 그에게 인사 치레로 말하였다. "허허. 괜한 걱정이 병을 만드는 법이네. 마음 편히 가지게." 하지만.... 얀은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고 말았다. 사건은 한달 전으로 돌아간다. 동굴사건 후 얀의 몸에는 아무런 조짐도 보이지 않았고 그는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달이 되는 그날로부 터 일주일동안 피를 토해내었다. 물론 처음엔 조금씩 기침에 섞여 나오는 각혈 이었다. 그때는 사건의 휴우증이라 여기고 조심해서 몸을 움직였다. 각혈이외에 는 약간 힘이 빠지고 빈혈기만 있을 뿐 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별 로 걱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겐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다. 괜한 걱정을 끼칠까 봐... 일주일동안의 각혈 후 거짓말처럼 증세가 사라졌다. 몸은 그전과 같은 건 강한 상태였고 멀쩡해진 몸을 보고 안도를 했는데 한달이 지난, 그러니까 동굴 사건이 발생한 지 두달이 되는 3일 전부터 또 다시 각혈을 하는 것이었다. 주기 가 일정한 날짜들... 혼란스러웠다. 사건의 휴우증일까? 아니면.... 설마? 아니다. 아닐것이다..... 그 고역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머리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자 얀은 차가운 눈을 한 움큼 움켜쥐었다. 그의 손의 온기 때문에 눈이 물로 변하며 손에 묻어있던 피가 물과 섞여 떨어져 내렸다. 열을 식히는 냉기에 그는 멈칫하며 멍한 상태에서 벗어났다. 병명도 모르는 상태라니.... 그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피식 웃었다. 이런.... 꿈의 세계에 들어온 후 한 달의 한번 마법(?)에 걸리는 날이 없어졌다고 좋아하 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생리통으로 고생을 하던 제영(얀)은 꿈에 들어온 후 그것을 제일 맘에 들어하였 다. 그러나 이제는 한 달에 일주일동안 각혈을 한다. 다행히도 생리통같이 심각 한 휴우증이 없어서 안도했지만 오늘의 상황을 보니 그런 생각마저도 자신에게 멀어져갔다. 몸은 달라졌을지라도 자신의 정신의 한구석에선 현실의 육체를 기억하는 건가? 아니면 그런 현실로 돌아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노력할 생각조차 않는 자신에게 대한 몸의 반항인가? 경종을 울리는 것인가? 제길. 이제는 한달에 일주일씩 피를 토해야 하니..... 얀은 오늘 다른 때보다도 더한 피를 쏟게 만든 원인을 다시 시도해보았다. 역시 나 힘이 모이지 않았다. 같은 느낌을 갖고 여러 번 시도를 해봤지만 의지의 힘 을 쓸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곤 지금과 같은 휴우증이다. 다 른 때는 기침을 할 때나 각혈을 하던 것이 이제는 조그만 움직여도 울컥하며 흘러나온다. 구토(嘔吐)가 아닌 구혈(嘔血)이 된 것이다. 거기다 약간 힘이 빠지 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다. 일주일동안은 힘을 사용하려 할 때마다 이래야 하는 건가? 힘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좋아했었는데... 다음달도 같은 경우가 될 거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얀은 이 증세가 자신을 계속 따 라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Back : 48 : <차원 연결자-45.마음의 고통>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6 : <차원 연결자-43.금제+α(알파)>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19:5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10 Line : 237 Read : 3588 [48] <차원 연결자-45.마음의 고통>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마음의 고통..... <45> "싫어요!!" "클로아...." 채색옻칠로 이루어진 아라베스크풍의 아름다운 장식의 방에서 두 여성의 상반 된 음성이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 꿈에나 볼 수 있을 듯한 아름다운 검은머리 소녀 앞에 서있는, 중년의 미부인은 쓴웃음을 지으며 소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중년 미부인이 못마땅한 듯 소녀는 머리를 돌렸고 그 바람에 비단결 같은 칠흑 머리카락이 찰랑이며 가려져 있던 장신구가 들어났다. 굵게 웨이브진 검은 머리카락 한 움큼이 하늘빛의 옥으로 만든 8cm 가량의 (보석이 대롱대롱 달려있는)긴 대롱 안에 집어넣어져 있었는데 그녀가 머리를 돌리자 하늘빛 옥에 매달려있던 보석들이 옥 대롱에 부딪치면서 맑은, 여러 음을 연주 해내었다. 그 음악들은 투명하게 공기 중으로 울려 퍼졌다.(풍경소리를 연상하 면...) 입술을 깨물으며 무언가 말할듯 말듯 머뭇거리던 그녀는 결심을 굳혔는지 고개 를 돌리고중년미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긴 싫어요. 저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사랑하 고 결혼하는 그런 사랑을 꿈 꿨다고요. 왜 저의 슬픔을 이해해 주지 않으시는 거죠. 제가 간절히 바랬던 소망이 깨졌단 말이에요. 그 사람이 죽은지 4달밖에 안되었는데, 이제는 다른 여자들처럼 여러 부인들 중 하나가 되라고요? 전 싫어 요. 그 늙은 대신 토드란에게 시집을 가느니 죽겠어요. 그건 나라와 나라간에 맺어졌던 혼약이었어요. 그것도 왕들이 약속했던 태중약 혼(泰重約婚)이라구요. 그런 나라간의 언약이 아침 이슬과 같이 사라졌어요. 충 격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그 사람이 죽은지 4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과 결혼을 생각해보라니요? 태중약혼을 했던 왕자가 거의 죽은 상태나 마 찬가지였다는 것은 저도 들어서 알고있었어요. 그래도 그런 사람이었느니 나만 을 바라봐 줄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에요. 12년 동안 그날을 꿈꾸며 기다렸는 데... 너무 허망해요. 그 간절한 기다림이 한낱 휴지조각보다도 못하다니..." "클로아... 또 억지를 쓰는구나 너도 그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잖아. 그래도 전례(前例)을 깨고 수절(守節)이 아닌 다른 기회를 주시는 모하드님께 고맙지도 않니? 너에게 이번에 혼담이 들어온 두 곳도 그 사람에 못지 않단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것은 너도 알고 있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고맙게 여겨야 하는 건 폐하께서 직접 청을 넣어주셨단 사실이다." 중년의 미부인은 안타까운 듯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어머니를 시선을 받은 클로아는 울컥하는 마음을 참으려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신을 바라보았다. 그 녀는 치마 끝에 나와있는 보라색 비단신에 수 놓여진 당초무늬를 바라보며 마 음을 가다듬었다. 차라리 수절하는 것이 낫다. 물론, 자신이 결코 그 사람(태중약혼을 한 왕자)을 위해 수절을 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그 만큼 새로 청혼이 들어온 사람들이 싫었 던 것이다.자신이 어머니에게 했던 행동은 그 청혼자들에게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빚어낸 연기(演技)였던 것이다. 자신은 단지 이곳에서만 벗어날 수 있다면 누구든 좋다고 생각했었다. 병든 남 자이든지 지위가 낮던지. 이곳은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답답한 감옥이나 마찬가 지였던 것이다. 지긋지긋한 이곳에서 탈출 할 수만 있다면 청혼이 들어온 상대자 들을 관심조차 두지않고 허락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 혼약이 깨어지면서 새로 들 어온 청혼들의 주인공들은 그런 그녀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뀌게 만들었다. 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쳤다.... 60세의 내무대신 토드란. 라크람의 숨은 실력자라 불려지는 인물. 그래 그의 마지막 부인이 된다면 평생 을 편히 놀고먹을 수 있겠지. 언니들처럼 남편의 다른 부인들과 싸울 일은 없을 테니까. 자신은 그의 부인들의 딸이나 손녀들의 나이와 비슷할테니 다른 부인들 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한기가 스쳤다. 돈냄새가 물씬 풍기는 남자였다. 열 손가락에 덕지덕지 껴져있는 호화 찬란한 반지들하며 방을 굴러다닐 것 같은 몸매, 얼굴에 껴있는 개기름, 자신을 바라보며 웃던 탐욕스런 눈동자,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었다. (인물 설정: 시간 탐험대<돈 데크만?인가>에서 터번쓴 숏다리 마법사) 페이든 황태자. 지금 라크람 왕국과 아파넨 제국의 친선 도모차 온 아파넨의 황위 계승자. 외모 나 기품, 학력 모두 나무랄 때가 없다. 아파넨 제국의 태자비가 될 수 있는 기 회인데 뭘 망설이느냐고 시녀들은 자신에게 말을 하지만 그들은 모르는 사실이 있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피의 황태자.... 황위 계승 문제로 아파넨 제국 안에는 피의 바람이 몰아쳤다. 그 싸움에서 승리 한 것이 4 황자였던 페이든 황자. 그는 무자비하다 싶을 정도로 다른 형제들을 지지했던 가문들을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숙청했다. 그 와중에 자신의 암살을 의뢰했던 친형제들도 모두 가차없이 제거했다. 자신에게 해가 된다면 조금의 인 정 사정없이 처리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얻게 된 이름이 피의 황태자였다. 날카로운 그의 시선을 생각하던 클로아는 흠칫했다. 생각만 해도 몸이 떨려왔 다. 그런 사람과 평생을 사느니 결혼 안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한 그의 저의(底意)도 의심스러웠다. 파혼된 상태라고 하나 자신은 아파넨과 적대국인 세헤르나의 왕자와 혼약(婚約)한 사이였었다. 적대국의 왕자가 파혼(破婚)한 여 자를 왜 지목했는지 모르겠다. 황태자 자신의 소문만으로도 나라안이 시끌벅적 할텐데 가라앉힐 생각은 않고 더욱 자신을 비난할 소지를 만들다니.... 적국이 버린 여인을 황태자비로 뽑았다느니 하는 소리로 나라안이 어지럽게 될 것은 안 보아도 뻔했다. 중년부인은 클로아의 얼굴표정을 살피고는, 그녀의 기분이 가라앉았다고 생각했 는지 다시 말문을 열었다. "넌 라크람의 공주 '라 클로아피아 타일로세'야. 일국(一國)의 공주가 자기하고 싶은 데로 모든 것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니? 나라를 위해서 자신을 희 생할 줄도 알아야해. 네가 아파넨국과 약혼만 한다면 두 나라간의 우의를 더욱 돈독히 맺을 수 있을 거야. 아파넨 제국은 떠오르는 신성(新星)제국이야, 그만큼 우리 왕국에 이득이 된다는 걸 모르겠니?" "왜 사실대로 말씀하지 않는 거죠. 전 단지 27번째 후궁의 딸일뿐이라구요. 공 주도 그 무엇도 아니예요. 80명이 넘는 공주들.... 공주의 가치가 있던가요? 그런 제가 왜 왕국을 생각해야하죠? 훗, 제가 태자비라도 돼야지 어머니에게서 멀어 진 폐하의 관심을 받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에요?" 찰싹-. 중년부인은 소녀를 때린 후 떨고있는 자신의 손을 잡아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부인의 눈에서 눈물이 맺혀 떨어졌다. 그녀가 말했다. "가,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내가 너를 잘못 키웠구나... 너의 재능을 어여삐 여겨 그런 혼처까지 마련해주신 모하드님에게 부끄럽지도 않니?" "흥. 모하드님? 아바마마도 아닌.... 그래요. 제가 관심을 받았다는 것은 인정하죠. 언니들처럼 여러 명의 부인 중 하나가 아닌 당당한 세헤르나국의 왕자의 약혼녀가 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희망도 사라졌어요. 이곳에서 결혼 못하고 늙어죽으나 돈만 아는 뚱뚱한 늙은이에게 시집가나, 피에 미쳐있는 사내와 결혼하나 그게 그거라구요.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클로아는 쩌렁쩌렁하게 방안이 울리도록 소리치고 방밖으로 뛰쳐나갔다. 달리면 서 맞받는 바람이 머리위로 쓰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가리는)실크로 만들어진 흰 레이스 천을 정신없이 휘날리게 만들었다. 차가운 눈물방울이 그녀의 얼굴선 을 따라 곡선을 그리며 땅위로 드문드문 떨어졌다. 방밖의 커다란 파티오[中庭] 를 가로질러 정신없이 뛰어가던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멈춰 서게 되었 다. 앞으로 쓰러질 뻔했던 그녀는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을 거칠게 잡아챈 인물을 노려보았다. 자신의 오른손목을 거칠게 잡아챈 인물.... 그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망사 천 사이로 보이는 클로아의 얼굴을 보고있었다. 자신을 멈추게 만든 인물이 누구인 지 알게된 그녀는 입을 앙 다물고 부들부들 떨더니 왼손에 힘을 주고 그의 뺨 으로 올려붙였다. '찰싹-.' "당신 따윈 보기도 싫어!!" 빨갛게 부어오르는 뺨을 매만지며, 자신을 때린 여인이 달려가는 뒷모습을 웃으 며 바라보고 있는 주군을,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보던 사내가 말문을 열었다. "황태자님, 저런 여성이 어디가 마음에 들어 선택하신 겁니까?" 팔을 들어 무언의 저지를 한 페이든은 자신의 입 속에 고인 피를 뱉어내며 침 묵을 담고있던 입술을 열었다. 차가운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미성이었다. "재미있지 않나? 죽어 있는 눈빛이 아니야. 여성권의가 살아있다는 크로나국에 서도 보지 못하는 순종(純種)의 눈빛이지. 그녀의 눈빛엔 불의 기운이 담겨있어. 말 한마디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정열적인 생명력이네. 사람의 기운을 흥하 게 하고 한순간에 파괴해버릴 만큼...." 그는 뒤돌아 서서 사내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의 차가운 눈동자가 웃고있었다. "내 아이를 낳을 여자가 저 정도는 되야 하지 않나. 피의 황태자와 어울리려면 말이지...하하하하" 히스테릭한 그의 웃음소리를 잠자코 듣고 있던 사내가 머리를 가로 저으며 말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적대국의 왕자가 파혼해버린 공주입니다. 그녀를 황태자비로 맞이한다면... 태자님의 위신에...." "뭐, 내가 더 나빠질 것이 있나?" "........?!" "난, 태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5명의 형제들의 피를 이 손에 묻혔네. 더한 것이라도 할 수 있는데... 평판정도야....." "그렇지만......." 사내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자, 그 모습에 피식 웃어버린 황태자는 자조 하듯 말했다. ".......아무말 말게..." 다시 싸늘한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보던 황태자는 사내를 지나쳐 자신이 기거하 는 별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내는 고개를 돌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커다랗게 보였던 태자님의 등이 오늘따라 작아 보였다. 사내- 사워 크라우트 후작-는 태자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죽지 않기 위해선 어쩔 수 없지 않았습니까? 그건... 정당방위였습니 다. 먼저 공격한 것은 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그렇게 되신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분은 태자님을 대신해서 죽음을 택하신 것입니다. 왜 솔직히 말씀하지 못하십니까. 그분이 그립다고. 아직까지 아픈 눈을 가지고 계 시면서 측근인 저한테조차 말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크라우트 후작은 복잡해져 오는 머리를 흔들었다. 훗, 어차피 꺼내지 못할 말..... 그는 클로아 왕녀에게서 태자를 대신하여 죽은 그분-태자의 약혼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활기에 찬 눈동자, 밝은 웃음,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그분을 다 시 본 줄 알았을 정도로 놀랐었다. 태자님은 왕녀에게서 대리 만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하지 못하신분..... 태자의 유약한 성격은 그 사건 후 180도로 달라졌다. 더 이상 부드럽고 착하기 만한 분이 아닌 것이다. 사람이 죽는 것을 태연히 볼 정도로 차가운 성격에 피 의 향내가 그에게서 떠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후작은 믿고 싶었다. 자신을 보며 천진하게 웃던 검푸른 머리의 소년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 ============================== 아라베스크란 아라비아풍을 가리키는 뜻입니다. 말이 예쁘죠? 그리고 왕녀가 쓰고 있는 쓰 개는 차도로(북부 인도,이란 등지의 이슬람 교도 여성이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머리에서 어깨로 뒤집어쓰는 네모진 천)형식이지만 투명 베일이어서 얼굴을 감춘다기보다 장식으로 쓰입니다. 새로운 인물등장이군요. 다음 이야기를 위한 바톤 터치입니다. 파티오(중정)란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마당을 말합니다. 유식해보이죠? -------------------------------------------------------------------------------- Back : 49 : <차원 연결자-46.여행>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7 : <차원 연결자-44.금제의 발현>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0:02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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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11 Line : 234 Read : 3500 [49] <차원 연결자-46.여행>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여행~... ^-^ <46> 하늘위로 두둥실 떠오른 태양의 따사로운 햇살에 크로나의 매서운 추위도 한풀 꺾여, 눈이 녹아 내린 대지를 따스한 공기가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어린 새싹들이 나오고 있는 언덕 위에선 봄날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여리고 귀여 워 보이는 꽃망울을 수줍게 내밀고 있는 나무들은 앞다투어 나비와 벌들을 유 혹할 차비를 하고 있었다. 동면하고있던 자연이 숨을 쉬면서 새로운 일년이 시작되었다. 크로나 인들은 혹 독한 추위가 끝나면, 찾아오는 계절의 순환에 동참하고자 여행을 떠나는 것을 즐기는데, 지금 눈앞의 울창한 숲을 향해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들도 그러해 보였다. 하지만 그들에게선 봄의 요정의 축복인, 활기에 찬 기운이 조금도 보이 지 않았다. 숲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두 사람 중 좌측에 걸어가는 소년은 축 늘어져서 힘 없이 걷고 있었고, 우측의 금발머리 소년은 좌편에 있는 소년의 눈치를 보며 조 심스레 걷고 있었다. 그들에게선 걷는 소리 말고는 어떠한 말도 들리지 않았다. 정적에 파묻힌 그들을 일깨우는 것이라곤, 일정한 폭으로 들리는 귀를 맑게 울 리는 특이한 음향뿐이었다. 묘한 리듬감이 실린 그것은 그들의 분위기만 없었다 면 충분하게 악기로도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차르륵 "휴-." 차르륵 "왜.... 그래?" 세스는 찔리는 게 있는지 땀을 삐질거리며 얀을 보고 미소지었다. 그런 세스를 째려보던 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넌 이 소리가 들리지도 않냐?" 얀은 자신의 두 팔을 만세 삼창이라도 하듯 들어올렸다. 차르륵 그의 손목에 있는 칠색영롱한 유리구슬들이 서로 부딪히며 구슬에 통과된 빨강 ,주황,노랑,초록,파랑,남빛,자줏빛의 (스펙트럼 저리 갈 정도로)아름다운 무지개 색을 거리에 쏟아내었다. 얀은 길을 터벅터벅걸으며 힘없이 말했다. "다 이것들 때문이라고..." 세스는 푸훗하고 웃음을 터트리더니 말했다. "너의 악업(惡業)의 대가잖아." "뭐야!!" 얀은 길길이 날뛰며 세스의 뒤를 쫓아갔다. 세스는 며칠 새에 숙련이 되었는지 여유 있게 (얀이 잘 쫓아오는지)뒤돌아보며 숲길을 달려나갔다. 지금 그들이 뛰어가고 있는 곳은 주노에서 수도로 가는 길목인 애딘버 도시로 통하는 바르셴 산맥이었다. 겨울이 지나 화창한 봄이 오자 예정했던 대로 수도 로 가는 여행길에 오른 것이었다. 말을 타면 더욱 빨리 갈 수도 있었겠지만... 얀이 말을 타지 못하는 데다 그들의 기준으론 말이 무지하게 비싸기 때문에 엄 두도 못 내고 도보여행을 하고 있었다. 8일째라서 그런지 얀은 그럭저럭 여행하 는 것에 익숙해진 듯 보였다. 날뛰고 있는 얀을, 화나게 한 장본(張本)인 유리구슬 팔찌에는 엄청난 비화가 숨겨져 있었다. 그것은 엘라가 대표로 얀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길 떠나는 마지 막날, 엘라는 웃으며 그것을 주었고 얀은 리네스의 경우가 있었기에 조심해서 살핀 후 받아들였다. 유리구슬인데도 아름다운 색을 낸다는 것 빼고는 보통의 팔찌와 비슷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다른 물건들과 챙겨들었고 자신을 위해 송별하러 나온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후 여행길에 올랐다. 로인이 엉엉 운 것 빼고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송별회였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텔라리움 숲을 통과하는 도중, 세스에게서 가슴에 말뚝박는 말을 듣게 되었다. 길을 걷는데 자꾸만 웃는 세스를 보고 의아해하던 얀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세스에게 그 이유를 가르쳐달라고 끈질기게 매달렸고 그 지성에 감동했는지 세 스는 얀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얀, 네 팔찌에 어떤 뜻이 담겨있는지나 알고 찬 거야?" "뜻?? 목걸이에는 넌 내꺼야. 반지에는 100일째 만남처럼 그런 뜻?? 팔찌는 모 르겠는데." "풋, 아니 그런 뜻 말고, 엘라가 팔찌를 너에게 선물한 이유!" "그냥 이별선물이잖아? 다른 뜻이 있다고?" "하하하, 정말 몰랐던 거야. 난 네가 양손에 차고 신나게 길을 걷기에 알고 있 는지 알았지." "친구들에게서 부탁 받았기에 하는 것 뿐이야, 다른 뜻은 없다고. 남자에게 어 울리지 않다는건 알지만 예쁘니까, 뭐..." "푸하하하하" 그 말을 들은 세스는 더 이상 웃음을 참지 못하고 허리를 꺾으며 격렬하게 웃 어대었다. "후후후. 아... 미안. 네가 정말 모르는 것 같아서 재미가 있잖아. 하하하하" 그런 세스의 모습을 인상 찌푸려가며 보고있던 얀은, 송별회에서 자신을 바라보 던 도시 남성들의 시선이 기억나자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 을 보고 (정확히는 시선을 아래로 보고는)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킥킥대었 다. 그것 때문에 눈물의 송별이 아닌 웃으면서 떠날 수 있어서 얀은 안도했었지 만 울음보가 터졌던 로인마저 마지막엔 울다가 웃었다는 것이 생각나자 팔찌를 줄 때 득의에 찬 미소를 짓던 엘라가 떠올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게 되 었다. 얀은 웃고 있는 세스의 어깨를 잡아 자신에게 돌려세우고 굳어진 얼굴로 말했 다. "어떤 뜻이 담겨있는데...?" "훗, 팔찌를 꼭 차라는 부탁, 여자 친구들에게서 받았지?" 세스는 미소를 띄우고 얀을 보았다. 얀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하다 천천 히 굳어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없이 작별 인사를 하느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세스의 말을 듣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팔찌를 꼭 차고 다니라는 말을 뇌리에 박힐 정 도로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자 엘라를 뺀 51명의 친구들(엘라 가 얀을 골려먹을 때 써먹는 부인 후보51명)에게서 들었다는 것이 기억났다. 황 급히 양손에 차여있는 팔찌의 구슬 수를 세어보니 각각26개 였다. 얀이 양손 의 구슬을 세어보고 있는 것을 웃으며 보고 있던 세스가 말했다. "수고할 필요 없어. 정확히 합이 52개이니까.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당사자를 잘도 속였네. 훗, 구슬을 들어서 빛에 비추어봐.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될 거니 까." 세스의 의미심장한 말에 얀은 떨리는 팔을 들어 빛에 비추어 보았다. 빛을 받은 팔찌는 영롱하게 빛났다. 그것을 가만히 들어올렸던 얀은 그 자세 그대로 굳어 졌다. 구슬 안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한 것이었다. 그건 유리 구슬안에 들어있는 조그만 쇠붙이였다. 거기엔 하나하나 친구들의 이 름들이 쓰여있었다. 그것도 순위대로.... ^^;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는 더욱 웃었고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알겠어? 그런 표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싫으면 벗으면 되잖아." 얀은 세스를 보고 난감한 빛을 띄우며 말했다. "안돼. 약속했단 말이야. 그것도 51명 다한테...." 그런 가슴아픈 일이 있은 후 얀은 힘이 빠져서 7일째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것 이었다. 한참동안 얀에게 쫓겨다니던 세스는 이제는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얀을 보 며 소리쳤다. "야 그것가지고 나에게 왜 화풀이야. 그건 나와 상관없잖아." 그 말을 들은 얀은 세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어 너 몰랐냐? 넌 나의 두더지(화풀이 대상)잖아." "어? 두더지??" "앗, 실수.^^;" 또 다시 처음 들어보는 단어를 듣자 열의에 불타오를 세스를 바라보던 얀은 냅 다 뛰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좀 전과 정반대로 녹초가 될 때까지 얀은 뛰어야만 했다. 헥헥거리고 있는 얀은 숨을 가다듬으며 땅에 퍼더버리고 앉아(퍼질러앉아)있었 다. 그는 눈을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는 헐떡이면서도 이 말만은 잊지 않았다. "헉헉, 두더지가 뭔데?" 다 죽어가는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세스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얀은 자신의 부주의함을 자책하며 입을 열었다. 다음부턴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헉헉, 두더지란 말이지... 땅 속에서 지렁이, 개구리 등을 헥헥 잡아먹고 사는 동물인데 눈은 거의 퇴화하였지만... 헉헉 뾰족한 주둥이와 삽 모양의 다리로 땅 을 잘 파거든. 그런데... 그 동물의 습성을 이용해서 만든 놀이기구가 두더지 잡 기놀이야. 스트레스받을 때는 이것을 때리며 신나거든 나는.... - 여기서 세스를 힐끔 보는 얀이었다.- 좀 전에 너를 이것에 비유한 거였구." 날아올 것(?)을 생각하며 고개를 움츠렸던 얀은 생각 외로 조용 하자 살짝 실눈 을 뜨고 세스를 보았다. 그는 두 눈을 감고 자신의 말을 음미하고 있었다. "음... 그런 뜻으로 쓰였던 거군." 열심히 정신탐험을 하는 세스를 어이가 없다는 듯 머리를 저어가며 바라보던 얀은 목이 마름을 느끼곤 물통을 들어 물을 마시려 하였다. 하지만 두 사람 분 도 안 될뿐더러 한시간 넘게(?) 뛰어온 자신들에게는 턱도 없이 모자라는 양이 었기에 그는 세스를 보며 말했다. "세스. 물이 다 떨어졌는데. 이 근처에 혹시 샘이 있는지 알아?" "어? 미안. 나도 이곳은 처음인데다 -세스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다시 말했다.- 처음 가던 길에서도 벗어난 길이라서 예측할 수도 없는데...." 얀은 그의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신없이 뛰다보니 울창한 숲의 한가 운데였다. 이런.... 찾아 나설 수밖에.... "세스, 일어나. 우선 시내(stream)라도 찾아야겠다." 말을 들은 세스는 옷을 탈탈 털며 힘겹게 일어났다. 숲을 헤맬 걱정에 처음의 위치에서 표시를 하며 숲 안으로 들어가던 얀은 곧 깨끗한 샘을 발견할 수 있 었고, 투명하게 밑의 바닥이 보이는 샘물을 경탄하며 바라보았다. 물 안은 깨끗 하여 안에 있는 돌들이 다 보였다. 급한 마음에 우선 물을 마시려고 손을 내밀 었던 얀은.... 물을 마실 수 없었다. '피윳' 하는 가슴속을 서늘하게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거센 공기가 자신의 뺨을 가로지르며 '둥'하는 나무 울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물가에 파문을 일 으키고 있는 주범을 바라보던 얀은 멍한 상태가 되었다. 자신의 앞쪽 나무에 파 고 들어간 화살의 깃이 강한 힘의 여운이 남았는지 흔들리며 묘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 Back : 50 : <차원 연결자-47.얀의 엄청난 호기심>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8 : <차원 연결자-45.마음의 고통>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0:1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13 Line : 191 Read : 3540 [50] <차원 연결자-47.얀의 엄청난 호기심>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얀의 엄청난 호기심(?) ...; <47> 얀이 흔들리는 화살을,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자 세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얀 괜찮은 거야? 다친데 없어!" 정신나간 듯 앉아있는 얀을, 더욱 정신없게 흔들고 있던 세스는 자신들에게 다 가오는 발소리에 멈칫하고 뒤돌아보았다. 햇빛의 역광을 받으며, 걸어오는 사람의 실루엣을 볼 수 있었다. 세스는 눈앞을 가리고 화살을 쏜 인물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눈이 부셔 그 사람이 키가 크다는 것 밖에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앞까지 온 사람은 잠시 서서 세스와 얀을 보는가 싶더니만 말문을 열었 다. "실례했습니다." 얀은 숲 안 공기처럼 청정한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실례했습니다'라... 화살 을 쏜 것을 실례로 말하는 그 사람의 유머감각에 경의를 보내며 얀이 말했다. "실례라고 생각하신다면 화살을 날린 이유를 듣고 싶은데요?" 말을 하며 (햇빛이 미치지 못하도록) 자리를 슬그머니 옮긴 얀은 자신을 놀라게 했던 그의 본 모습을 보고 더욱 놀라게 되었다. 귀가 무지 긴 미남이었던 것이 다. 정신없이 그를 구경하고 있는데 그 미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얀과 세스를 바 라보았다. 숲과 어울리는 연녹색 천의 옷을 입고 있던 그는 약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말릴 여유가 없어서...." 정신없이 귀가 긴 미남자를 구경하고 있는 얀을 제치고, 그가 누구인지 깨달은 듯 세스가 말했다. "테로다르니의 세 번째 자식에게 숲의 안온함과 생명의 평화를.... 엘프이시군 요... 제가 듣기에는 엘프들은 성을 내지않는 종족이라고 들었는데 저희가 무슨 잘못이라도...? 혹 바르셴 산맥에서의 금기라도 깼습니까?" "훗, 카필론의 어린양인 당신에게 지혜와 성실이 함께 하기를... 엘프는 맞습니 다만... 성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 같군요... 그리고 금기는 아니지만... 친구분이 큰일날뻔 했습니다." "큰일이라니요?" 세스는 얀을 바라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얀은 아직까지도 무례하게 엘프 남성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네... 혹시 저 샘 안의 물을 보셨나요?" "아니... 아직." 세스는 머리를 가로 젖고는 몸을 돌려 샘가로 다가갔다. 샘은 맑아 보였다. 이 상한 게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하지만 잠시 동안 보고있자 수상한 점을 발견했고 곧 그 샘이 죽음의 샘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끼조차 껴있지 않군요." "네. 저 샘물은 한 모금으로도 죽을 정도의 맹독을 가졌습니다. 숲의 안쪽까지 들어오는 사람들도 없고 해서 숲의 정화력(淨化力)에 맞기려고 그대로 방치해두 었는데... 친구분이 마시려고 하는 것이 보여서 외치기엔 늦은 것 같아 실례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아, 아닙니다. 실례라니요. 저희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죠." 생명의 은인인 엘프에게 감사의 말을 하던 세스는 아직까지도 멍하니 엘프를 바라보고 있는 얀을 팔꿈치로 치며 말했다. "얀, 어서 고맙다고 말씀드려." 정신차리고 세스를 바라보던 얀은 입술에 침을 바르며 자신이 하고자 했던 말을 내뱉었다. "귀 한번 만져보면 안될까요?" (제비족이 '손한번 땡겨볼까요'라는 어감이 듬.^^;) "윽. 야- 안." "훗, 재미있는 친구분이시군요." 세스가 난처해하며 얀을 꼬집고 있는데 얀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엘프를 바라보 고 있었다. 그 모습을 재미있게 보고있던 그(엘프)가 말했다. "난처해하실 것 없습니다.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군요. 얀이라는 분... 아마 엘 프의 귀를 만져보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그 영광을 당신에게 드리지 요." 엘프는 그 말에 기분이 상하지도 않았는지 웃으며 숲의 풀 위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침을 삼키며 바라보고 있던 얀은 어린아이가 장난감이라도 본 듯 함박 웃음을 띄고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가느다란 그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움직이며 엘프의 귀를 만져갔다. 귀의 끝을 부드럽게 쓰다듬 던 얀은 조심스럽게 손을 내려 그의 귓불로 위치를 이동시켰다. 말랑말랑한 게 아기의 살결처럼 부드러웠다. 조금 장난기가 동한 그는 살짝 당겼다가 놔보기도 하고 잠시간 그의 귀를 가지고 놀면서 주점에서 사람들에게 말로만 듣던 귀가 길다란 엘프라는 종족을 살피게 되었다. 엘프의 귀를 가지고, 잘 놀던 얀은 눈을 반짝이더니 엘프의 머리카락을 뚫어지 게 바라보았다. 눈을 감은 엘프야 몰랐겠지만 잘 보고 있는 세스는 두근거리는 심정이 되어 하지 말라고 두 손을 내젓고 있었다. 그런 세스에게 혀를 내밀고 살짝 엘프의 하늘색 머리카락을 만졌던 얀은, 엘프가 깜짝 놀라 눈을 뜨고 자신 을 보자, 뜨끔하는 심정이 되어 머리를 숙이며 사죄했다. "죄... 죄송합니다. 저... 귀만 만져본다는 게 욕심이 과했네요...." 얼굴을 긁적이며 민망한 듯이 얼굴을 붉히고 있는 얀을 보고있던 엘프는, 자신 의 놀랐던 얼굴표정을 수습하고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 대신에 이번엔 제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저...의 머리카락 좀 빗어주시겠습니까? 제가 대충 빗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손이 간 것은 오랜만이 라... 조금 놀랬던 것뿐입니다. 부탁드립니다." 머리를 숙이고 부탁하는 엘프를 난처하게 바라보던 얀은 세스의 엄한 얼굴을 보곤 가슴 한구석이 찔려, 다급하게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무빗을 꺼내어 엘프의 하늘색 머리카락을 빗어갔다. 찰랑거리는 엘프의 머리결은 조금의 흐트러짐 없 이 얀이 손을 놓는 순간 원상태로 돌아가며 부르럽게 얀의 손에 휘감겼다. 너무 나도 좋은 머리결에 감탄하던 얀은 이런 머리카락도 빗질을 한단 말이야? 하고 의문을 품었지만 자신이 지은 죄가 있기 때문에 군말않고 실컷 그 촉감을 느 끼며 머리카락을 빗었다. 숲을 통과한 바람에 하늘색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얀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은청색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은 아름다운 소년이 푸르른 나뭇잎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금편(金片)의 조각인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양지바른 풀밭에 앉아 맑은 미소를 짓고있는 엘프의 코발트(하늘빛과 같은 맑은 남빛, 엷은 군청색)빛 머리카 락들을 빗고있는 장면은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웠다. 그것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자연속으로 녹아들어 갔다. 엘프청년-뮤첸- 은 자신의 기분을 믿을 수 없었다. 처음 얀이라는 사람이 자신 의 귀를 만질 때는, 아무생각없이 편안한 그의 손길에 몸(?)을 맡겼지만 막상 자신의 머리에 그의 손이 닿자, 자신을 편안하게 해주던 그 느낌이 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놀랐던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고 다시 한번 얀에게 머리 카락을 빗어줄 것을 부탁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사람에게서 이런 기운이 느껴 지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자연의 기운.... 그의 몸에서 나는 향기는 향긋하고 부 드럽게 자신의 몸을 감싸안으며 몸 구석구석 그 기운을 퍼뜨렸다. 자신들의 벗 이자 삶의 장소인 자연과 흡사한 아니... 그런 기운이었다. 그제서야 엘프는 눈 을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숲이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의 기운에 호응하고 있 었다. 숲 개체가 아닌 그 전체가 얀이라는 인물에게 반응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 졌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기운이지만 (자신의 머리카락을 빗고있는)그는 깨닫지 못하고 묵묵히 자신의 머리카락만을 빗고 있었다. 뮤첸은 인간이 엘프의 귀를 만지는 경우가 아닌 엘프가 자연의 기운을 한껏 마실 수 있는 기회에 마음속 깊이 감사해 하며 그의 청초하고 풋풋한 향내를 깊이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가 슴속으로 충만해지는 그 느낌은 어머니의 느낌처럼 달콤했다. 가만히 엘프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던 얀은 엘프가 아무말도 없자 그의 머리 카락을 가지고 디스코머리도 따고 중전마마(월매)스타일도 따고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엽기--;) 그때 툭 하니 엘프의 머리가 자신의 가슴에 기대어 왔다. 살며 시 고개를 내밀어 그의 얼굴을 살펴보자 그는 새근거리며 아기처럼 자고 있었 다. 훗, 하고 웃은 얀은 손을 저어 재미있는 것을 같이 볼 요량으로 세스를 불 러 들였다. 세스도 어이없는 사태에 놀라더니 재미있다는 듯 쪼그려 앉아 손에 고개를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 몇 분간 엘프의 모습을 보고 있던 세스는 그의 잠자는 모습을 보는 것이 실례가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를 깨우려했 다. 하지만 얀의 만류에 자신이 뜻했던 바를 실행하지는 못했다. "어차피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잖아 이 정도밖엔... 잠을 잘 못잔것처럼 보 이는데. 날씨도 선선하니 깨어날때까지 기다려 주자고..." 얀은 자신의 품에서 잠들어있는 엘프가, 평생을 행복해 할 정도로 충분히 그 보 답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얀은 세스의 도움을 받아 조심스럽게 엘프를 눕히고 자신의 다리에 머리를 베 게 했다. 그리고 부드러운 손길로 그의 머리카락들을 매만져주었다. 엘프의 모 습을 편안한 미소를 띄우며 바라보고 있던 얀은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아기같네... 애들은 머리카락을 만져주면 금방 잠이들거든. 음... 그러고 보니 애 완동물도 그런가...." 자신의 무릎에 눕힌 엘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얀의 손길이 익숙하다 했더 니.... ^^; 엘프를 애완동물 취급을 하는 대단한(?) 얀이었다. -------------------------------------------------------------------------------- Back : 51 : <차원 연결자-48.엘프의 초대>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49 : <차원 연결자-46.여행>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0:2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14 Line : 168 Read : 3512 [51] <차원 연결자-48.엘프의 초대>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엘프의 초대... <48> 결국 엘프는 오후 늦게가 되어서야 일어났고, 얀과 세스의 여행을 자신이 지체 시켰다는 사실 때문에 당황해했다. 잠시동안 당황해 하던 그는 내일 자신이 지 름길로 도시까지 안내를 할테니 오늘은 자신의 마을에서 묵고 가 달라고 간절 히 청했고 그리 바쁘지도 않은 여행이었던 터에, 엘프마을을 구경할 수 있는 진 기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얀과 세스는 승낙을 하였다. 그 엘프는 자신의 이름을 뮤첸이라고 소개했다. 얀은 뮤첸이라는 엘프의 등을 보며 숲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세스야 이런 곳이 익숙한 듯 말없이 걷고 있었지만 얀은 텔라리움 숲과 다른, 기묘한 숲의 구조에 경탄하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의 기색을 알아차렸는지 그 엘프-뮤첸-가 말 했다. "이 곳 바르셴 산맥의 숲은 나무들의 특이한 구조로 유명하지요. 아름다운 조형 물 같지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작품이지요. 조그만 더 걸 어간다면 이곳 엘프들의 자랑거리, 봄의 나무라 불리는 네냐 나무 가로숲 길을 볼 수 있어요. 자주색꽃잎이 휘날리는 것이 장관이죠." 뮤첸은 얀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의 미소를 받은 얀은 쭈뼛거리며 말했 다. "네? 네. 아~ 정말 장관이에요. 특히 저 덩굴나무에 보라색 꽃이 장식되어 있는 것은 플라워 아티스트의 손길이 닿은 것 같이 아름답네요.... 저... 그런데...." 얀이 할 말이 있는 듯 말을 끌자 뮤첸은 그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서서 얀을 보며 말했다. "왜 그러시죠? 뭔가 잘못된 거라도??" "잘못되었다기보다... 좀 전부터 약해지긴 했지만 숲 안에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 져서요... 제 기분 탓인 것 같네요..." 손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거슬리는 기분... 얀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뮤첸의 뒤를 따라오면서부터 기분이 더욱 민감해 진 듯 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 한 구석이 거슬렸다. 마치 살 속에 깊숙이 박혀 들어가 찾을 구멍조차 보이지 않는 가시처럼... 자신의 손에 닿을 수 없는 그런 곳에 존재하는 뭔가가 자신의 기분을 착잡하게 했다. 얀은 자신을 보는 시 선에 고개를 돌리고 뮤첸을 보았다. 얀의 말을 들은 뮤첸은 얼굴을 굳히더니 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진지하게 자 신을 바라보는 바람에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괜히 찔리는 얀은 삐질거리며 웃 었다. 그 얼굴을 보던 뮤첸은 훗 하고 웃더니 머리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역시 뭔가가 다르시군요. 기운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니....- 뭘?? - 맞습니다. 느끼신 대로예요. 이곳이 결계로 보호되는 곳이긴 하지만 인간들의 악착같은 면에는 당해낼 수가 없었죠... 결국 이곳도 오염되어 가고 있어요. 노력은 하고 있지만 좀 전의 맹독을 품은 샘처럼 그런 곳이 늘어나고 있죠.... 그 이유라면... 이 숲이 크라드온이 말한 안젤리크 크로스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 랄까.... " "안젤리크 크로스??" 얀은 처음 듣는 단어에 어리둥절해 하며 뮤첸을 바라보았다. 무슨 뜻이지...? 고민에 빠져 있는 얀의 귀에 조용하게 문장을 읊조리고 있는 세스의 차분한 목 소리가 들려왔다. "안젤리크 크로스(신의 십자가)... 주신이 천마대전에서 마족들을 징벌시 사용했 다고 일컬어지는 신기(神氣)를 지닌 무구(武具)... 세상에 알려져 있는 것은 그것 뿐이야. 그리고 크라드온 님이 말한 안젤리크 크로스라면 네메시스의 서(書)를 일컫는 것이겠지...? 안젤리크 크로스를 설명하고 있는 대목이라면.... .....크로나의... 건국왕이자 영웅으로 추앙받는 네터드 크라드온이 죽으면서도 그 리워하던 안젤리크 크로스(신의 십자가)가 있는 곳.... 생명의 샘, 생명의 땅, 그 리고 생명의 숲...이 존재하는... 신의 기운이 모여 만물을 이루었으되 그 정(淨) 한 기운이 모든 것을 살리는 땅. 인간을 창조한 근본이자, 돌아가야 할 곳... 지 혜와 생명... 그들을 흥하게 할 모든 것을 간직하고 있는 영원의 낙원... 세상의 힘을 봉인한 영원의 샘...에 잠들어 있는 안젤리크 크로스... 그것을 얻는 자... 불 사의 삶을 살리라. 이치를 아는 자만이 세상을 얻으리라. 안젤리크 크로스를 얻 는 자(者)에게 나의 진정한 유산을 남겨주노라... 1장 25줄의 내용이지." 일장연설을 하는 세스를 어이없게 바라보던 얀은 그게 뭐야 하는 표정을 지으 며 세스를 보았다. 세스의 말을 조용히 경청하고 있던 뮤첸이 박수를 치면서, 세스의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놀랍군요. 네메시스의 서(書)를 통달하고 있다니... 그 어려운 내용을..." 고개를 살짝 숙여 뮤첸의 칭찬에 정중하게 답례를 한 세스는, 정말로 궁금한 듯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것과 무슨 상관이죠?" "그가 말한 곳이 바로 이 숲이라는 거죠. 50년전서부터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그들 중에는 진정한 학자들도 있었지만... 안젤리크 크로 스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 대다수였었죠. 그 누구도 크라드온이 말한 뜻이 의미 하는 바를 해석하지 못한 채 50년동안 미스테리로 남아있어요. 몇 천년을 이곳 에 터전을 잡고 있는 저희 엘프들도 모르는 주신의 무기라니...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게 당연한거죠. 그런데 그것 때문에 숲의 수난이 시작되었어요. 몇십 년 을 헤매도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화풀이를 숲에 하더군요. 그런 사 람들중 독한 사람들은 주변을 훼손하거나 샘에 독을 풀어놓아요.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은 못 찾았으니 찾으러 온 다른 사람들도 신의 무기를 찾지 못하길 바라는 심보랄까요..." 뮤첸은 허탈한 듯 할아버지 웃음을 지으며 얀과 세스를 보았다. 세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전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찾는 사람들이 있군요... 그리고 그런 이기적인 사람 들이 있다니..." 세스는 생각에 잠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얀은 세스가 설명한 크라드온이 누구인지는 몰랐으나 그 사람이 자신이 큰일을 당할 뻔했던 사건의 원인 제공 자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경탄하던 숲이 조금씩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슬픈 감정이 들었다. 말이 없어진 채 심각해져버린 둘을 바라보고 있던 뮤첸이 웃으며 말했다. "자자, 해가 지겠어요. 어서 저희 마을로 가죠. 저희 엘프들도 알지 못하는 숲의 비밀이라니... 다 헛소문일 뿐이에요. 심각해질 필요는 없다구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앞장서는 뮤첸을 보며 얀은 피식 웃어버리고 세스에게 눈 을 맞추었다. 세스도 진지해져 있는 갈색눈을 들어 얀을 보고 있었다. 얀은 고개를 뮤첸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으로 으쓱하며 갈 의향을 비추었고 그 의 행동에서 그 뜻을 알아들은 세스는 조용히 웃으며 얀과 함께 달려가 뮤첸을 사이에 두고 걸어갔다. 뮤첸과 이야기한지 30분이 되지 않아 엘프의 마을로 보이는 곳이 눈에 띄었다. 마을입구는 뮤첸이 장관이라고 설명했던 네냐 나무의 자주색 꽃잎이 휘황찬란 하게 흩날리며 봄의 기운을 듬뿍 뿜어내고 있었다. 초록 수목들이 우거진 곳에 아름답게 바람에 날리고 있는 분홍색 계열의 꽃잎들은 얀과 세스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큰 감명을 주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네냐의 꽃잎이 생명 의 기운이 왕성한 엘프 마을에서 다른 곳보다도 먼저 꽃을 틔운 것이었다. "저.... 얀, 세스?" 자신들을 호명하는 말에, 마을의 전경을 넋 놓고 구경하던 얀과 세스는 앞을 바 라보았다. 마을의 엘프 반 이상이 구경을 나왔는지 자신들의 주위를 둘러쌓고 있었다. "뮤첸이 인간들을 데리고 왔어." "어머, 예쁘게 생긴 인간들이네..." "80년 넘게 인간이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는데 장로님께 혼나지 않을까?" 여기저기 웅성대는 소리의 중심에 서버린 얀과 세스는 난처함으로 땀을 흐리고 있었다. 그럴 때 그들을 구원해줄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을에 손님을 초대한 것이 오래간만이어서 그래요. 저희 집으로 모실거니까 제 뒤를 따라오세요." 얀과 세스는 자신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엘프들이 내어준 길을 걸으며 뮤첸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그의 집은 마을에 서있던 커다란 거목들중 하 나로 푸른 잎사귀들이 아치형태로 입구를 감싸고있었다. 그들이 문 앞으로 다가 가자 잎사귀들이 자연스레 벌어지며 내부를 공개했다. -------------------------------------------------------------------------------- Back : 52 : <차원 연결자-49.얀의 깨달음(?)>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0 : <차원 연결자-47.얀의 엄청난 호기심>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0:3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32 Line : 200 Read : 3688 [52] <차원 연결자-49.얀의 깨달음(?)>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 얀의 깨달음(?)... <49> 얀과 세스가 뮤첸의 뒤를 따라 들어서자 거목 안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널 찍했다. 뮤첸이 얀과 세스를 거실로 데려오자 앉아있던 엘프들이 일어섰다. 뮤첸의 얼굴 과 닮은 것으로 보아선, 그의 식구들인 것 같았다. 뮤첸은 그들에게 가서 말을 했고 웃으며 듣고 있던 초록색 머리의 엘프청년이 다가와서 미소지으며 인사를 했다. "엘프의 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아, 예... " 얼빵하게 대답하는 얀과 달리 세스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숲의 안식처에 저희를 초대(뮤첸이 초대했지만서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길을 떠날 때까지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군요." "손님들이 찾아오신 건 주인된 자에게 기쁨이지요. 편히 지내길 바랍니다." 초록머리 엘프는 환히 웃고는 인사를 하고 (일이 있다며)집을 나갔고 뛰어난 외 모를 자랑하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얀은 얼이 빠져서 뮤첸을 보며 말했다. "와~ 엘프들이 아름답다고 그러더니 정말이였군요." 그의 얼굴을 보며 웃고 있던 뮤첸이 말했다. "엘프의 관점에선 미의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요...." 그의 웃는 모습을 보던 얀이 우물쭈물거리며 말했다. "저.... 마을에 들어섰을 때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는데요." "뭐죠? 물어보세요." "...이곳..에는 연장자 분들이 안보이네요." "네??" 난처해하는 얀의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린 세스는 입을 막고 큭큭거리며 웃 고 있었고 그런 세스와 얀의 모습을 어리둥절하게 뮤첸은 바라보았다. "저.... 노인분들이 보이지 않아요. 젊은 분들만 있는 것이... " 그제서야 얀이 하는 말을 알아들은 뮤첸은 웃으며 말했다. "훗, 좀전에도 보셨잖아요." "네??" "저희는 손님이 오셨을 땐 집의 어른이 적아를 판단하지요." "좀전의 그분이 집의 어른이래도 뮤첸의 형 정도로 밖에...." 얀은 어리둥절해하며 뮤첸을 바라보았고 그 모습을 보고있던 세스는 웃음을 참 지 못하고 킥킥대었다. 뮤첸은 미소를 띄우고 얀을 바라보았고 입을 열었다. "그 분은 저의 할아버지이십니다." "네~? 아무리 많이 봐줘도 25살이 넘은 것 같지 않았는데." 동안이라도 그렇지, 몇 살에 결혼을 한 거란말이야... --; 곤혹스러워하는 얀에게 뮤첸이 말을 덧붙이려는 찰라 어느새 그의 곁으로 다가 온 옅은 하늘색 머리의 (거실 구석에 서있던)엘프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 다. "그럼 저는 어떤 관계일 것 같아요?" 뮤첸을 가리키고는 빙긋 웃으며 말하는 엘프 소녀의 얼굴을 얀은 삐질거리며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줘도 20살 안쪽의 젊음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아까와 달리 뮤첸의 아랫세대...? 설마 위는 아니겠지... 웃으며 물어보는 걸로 봐서는 아래세대로 보이려는 함정같다. 할머니? 어머니? 뮤첸도 20살로 보이는데 누나 나 고모? 우윽, 모르겠다. 찍자 찍어. "저... 할머...니나 어머니 되십니까??" 얀의 말에 까르르 웃어 버린 엘프소녀는 웃음을 참아내며 말했다. "전 조카에요. 그렇게 나이가 많아보여요? 250살 밖에 안되었는데..." 소녀가 약간 시무룩하게 말하자 얀은 250살이라는 단어를 고려해보지도 않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그럴리가요..." "리사.... 정말 죄송합니다. 숲의 엘프답지 않게 리사는 조금 활발하거든요." 뮤첸은 약간 나무라는 태도로 리사라는 엘프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가 보면 페어리의 환생인줄 알겠다. 리사, 손님을 놀리면 쓰니?" "알았어요." 그 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가 웃음을 진정시키고 얀에게 작은 목소리 로 말해 주었다. "얀. 엘프들은 200살이 넘어도 젊어보여서 그들에게 물어보지 않는 이상 정확한 나이를 알 수가 없어. 아무리 나이가 많은 엘프라도 20대 젊은이의 모습을 유지 해. 그들의 눈빛에서 깊은 연륜을 알아낼 수밖에... 하지만... 혹시 모르지 사람들 중에는 별난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엘프 중에도 30대나 40대 중년의 모습을 하 고 있는 엘프가 있을지..." 세스는 미소를 띄우고 얀을 바라보았다. 세스의 말에서 엘프 종족에 대해 더 알 게 된 얀은 고개를 끄덕이며 뮤첸의 식구들을 바라보았다. 저녁 식사때에는 (얀과 세스말고)뮤첸의 집에 귀한 손님이 오셨다. 인간들이 왔 다는 소식을 들은 엘프의 장로가 찾아온 것이었다. 찾아온 그는 아무말 없이 얀 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뮤첸과 달리 첫눈에 얀의 범상치(?)않은 기운을 느 낀 것 같았다. 굳어졌던 얼굴을 펴며 웃음을 지은 그는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귀하신 분이 찾아오셨군요." 금발의 장로가 깊숙이 숙이며 인사하는 바람에 당황한 얀과 세스는 그의 말의 뜻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허둥대었다. 첫인상과 다르게, 그는 엘프마을의 장 로임에도 불구하고 엄숙하거나 연장자의 위엄을 보이지 않고 활발하게 행동했 다. 저녁 식사 중에도 간단한 엘프들의 속담이나 우스갯소리 등을 해서 얀과 세 스의 기분을 포근하게 만들어주었다. 깊은 수양을 쌓은 눈동자를 지닌 장로는 모든 것을 넓게 포용할 듯 온화한 빛을 보이고 있었다. 세스는 그를 보고서야 왜 엘프들이 사람들에게 우호적인 빛을 비추고 있는지 알게되었다. 50년 넘게 그들의 숲을 훼손시켜온 인간임에도(비록 그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같은 종족인 인간이니까) 숲을 지켜온 엘프들의 눈동자에 두려움이나 증오의 빛이 보이지 않 았던 이유가 무엇때문인지.... 식사가 끝나고 손님방으로 안내해 주던 뮤첸이 얀과 세스에게 말했다. "바르셴 산맥을 넘으려면 내일 일찍 가야하니까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꺼에 요. 좋은 꿈 꾸기를 바랍니다." 연한 갈색의 방문 앞에서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뮤첸의 등을 보면서 얀은 난처 해했다. 뮤첸이 안내해준 방은 2인용 침실이었는데 테드의 오두막집에서도 혼자 방을 사용했던 그는 세스와 같은 방이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설마하니 세스가 덮치지야 않겠지만 현실에서의 습관에 젖어있다보니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이 여행하면서 이런 일이 한 두 번도 아닐것이고 어차피 남자로 지내기로 했으니 이런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서슴없이 방안으 로 들어섰다. 방에는 침대 두 개가 좌우 벽에 각각 맞은 편을 보고 놓여져 있었고 간단한 가 구들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길을 걸어 피곤했던 얀은 창가 쪽 침 대로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침대에서 꾸물거리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얀을 보고 있던 세스는 피식 웃 으며 침대 옆 테이블에 놓여진 세면대야로 걸어가 물병을 들어 대야에 물을 부 으며 말했다. "얀 씻고는 자야할 것 아니야." ".................." "훗..." 대답이 없자 의아함에 고개를 돌린 세스는 잠들어있는 얀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조용히 얀의 곁으로 가서 그의 이불을 끌어올려 잘 덮어주고는 미소지었다. 오 늘 하루 놀랄만한 사건의 연속이었으니 정신이 피곤할만했다. 아기처럼 편안하 게 잠들어있는 모습에 세스는 짙은 미소를 띄우며 그의 청은발을 쓰다듬어 주 었다. "웅. 세스...." 자신의 손길에 잠이 깨었나하고 놀란 세스는 숨도 멈춘 채 얀을 바라보았다. 얀 은 중얼중얼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뒤척이더니 몸을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잠꼬대에 놀라다니...... 자신도 많이 약해졌다며 세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웃 었다. 하지만.... 다시 얀을 바라본 세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종류의 약함이라면 자신은 천 번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 세스의 행동을 보고 야오이가 아닌가 하시는 분덜이 있는데, never, ever, 결코 아닙니다. 쓰다보니 이렇게 되는걸 어떡하라구요ㅠㅠ -------------------------------------------------------------------------------- Back : 5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50.진정한 유산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1 : <차원 연결자-48.엘프의 초대>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0:4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4-09-2001 01:33 Line : 227 Read : 4110 [53]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50.진정한 유산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진정한 유산(?).... <50> 사박사박. 아침이슬이 내려 촉촉한 숲길을 따라 부지런히 올라가고 있는 세명이 있었다. 가는 모양으로 보아선 산맥을 가로질러 가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드문드문 말 소리만 들려올 뿐 일체의 잡담도 들리지 않았다. 조용히 하라고 누가 시킨것도 아닐진대 낮의 숲과 달리 적막함과 우울한 기운이 가득한 숲의 기운에 취해있 는 것 같았다. 콜록콜록.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한 번 시작하면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간격으로 해대는 기침이었기에 듣는 사람마저도 괴로울 정도였다. 부지런히 다리를 놀리며 걸어 가고 있던 세스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걸음을 멈춰 섰다. 그가 고개를 돌리고 등뒤의 얀을 바라보자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던 얀이 겸연쩍게 웃어 보였다. 그런 얀의 모습에 세스는 한숨을 푹 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무심한 듯 다시 발걸음을 옮기긴 했지만, 사실 세스는 아침부터 심해진 얀의 기 침소리에 걱정이 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아침에도, 여행이 지체되긴 하지 만 친구의 병이 심해지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생각에 얀에게 엘프의 마을에 서 시간을 더 보내자고 말을 해보았지만 얀은 일축해버렸다. 찬기운 때문에 조 금 심해진 것이라며 걱정할 것 없다고 그는 웃었다. 세스는 마을에 있을 때도 얀이 이런 증상으로 일주일씩 앓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걱정은 되었지만 믿어 달라며 자신의 가슴을 탕탕치는, 활기에 차있는 눈동자를 보곤 길을 떠나기로 허락 한 것이었다. 하지만... 습기가 차있는 길을 들어서면서 얀의 기침소리가 심해진 듯 하자 자신 의 결정에 마음이 쓰라려왔다. 세스의 마음처럼 침중한 새벽의 푸르스름함이 그들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세 스는 얀이 걱정되긴 했지만 한번결정한 일을 다시 번복하기도 난처해서(1시간 넘게 온 길을 다시 내려가면;) 길을 안내해주는 뮤첸의 등을 부지런히 따라갔다. 처음의 널따랬던 길과는 달리 산의 정상으로 오르자 한 사람이 지나다닐 정도 의 폭밖에 안 되었기에 그들은 일렬로 걸어가고 있었다. 30여분간 숲을 헤치고 나아가자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 빈 공터가 있는 절벽이 나타났다. 밝지가 않 아 멀리까지 볼 수는 없었지만 그들 앞으로 10걸음만 나서면 벼랑이었다. 세스 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잘 보이지도 않는 길을 바라보았다. 그의 왼편으로 벼랑을 따라 나있는 길이 보였다. 센바람도 불지 않는 산책하기에는 알맞은 장 소인 것 같았다. 잠시 앞의 전경을 바라보던 뮤첸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 길로 걸어갔고 얀과 세스는 그를 따라갔다. 그들의 오른편에서는 어둠을 헤치고 찬란 한 빛의 여명이 솟아오르며 부드러운 주황빛이 그들이 나아갈 길을 환히 비추 어주고 있었다. 세스는 침묵을 깨야겠다는 의무라도 느꼈는지 말하기 시작했다. "애딘버 시에 도착하면 전통음식점에 들리자. 애딘버는 볼거리도 많지만 먹거 리로 유명한 곳이거든. 네가 좋아할만한 곳이야. 순한 양고기에 매콤한 바로멜 라 소스를 양념한 후 구운 로스구이가 유명하거든. 한번 맛보면 잊지 못한다니 까 가보자구. 좋지 얀?" ".................." "얀??" 대답이 없자 이상함을 느낀 세스는 걸음을 멈춰섰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들 려오던 얀의 기침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던 그의 조용한 발걸음 소리도 자신의 귀에 잡히지 않았다. 불길함에 사로잡힌 세스는 뮤첸을 불러세우고 빠르게 뒤돌 아섰다. 그의 눈에 태양이 쏟아내는 주황빛을 가득 받은 얀이 무언가에 홀린 듯 이 절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서는 것이 보였다. 다급한 마음에 세스는 자 신이 능력을 숨기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채 발에 힘을 준 동시에 절벽 끝에 서있는 얀에게 쏘아나갔다. 희미한 잔영만이 그가 움직이는 궤적을 보여줄 뿐이 었다. "얀!!" 세스는 다급하게 두 손으로 얀을 뒤에서 급하게 끌어안았다. "무슨 짓이야!!" 세스의 화가 난 목청이 공기 중으로 울려 퍼지자 움찔한 얀은 조심스럽게 고개 를 돌려 세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얀은 정말 모르겠다는 듯 세스의 얼굴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런 얀의 모습에 세스가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히자 가만히 세스의 표정을 살피던 얀 은 빙그레 웃더니 세스의 손을 다짜고짜 붙잡고 벼랑 끝(?)에 다가가 섰다. 그 리고 오른손을 들어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안젤리카 크로스." "응??" 얀의 행동에 황당해 하던 세스는 얀이 뜸금없이 내뱉은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 며 그를 바라보았다. 얀은 그런 세스에게 재촉하듯이 다시 앞을 가리키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안젤리카 크로스!" 왠 주신의 무기? 뭐가 있다고 그러는(그런은?) 거야. 보나마나 앞은 숲의 전경 (全景)인데.... 세스는 아이처럼 안달하는 얀의 얼굴을 보며 인상을 잔뜩 구기고는 고개를 돌 려 앞을 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보는 자연이 주는 신비에 넋이 나가 멍하니 그 기적을 바라보았다. 반달모양으로 있는 벼랑을 따라 그 아래에는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들의 행렬이 몇 킬로미터에 걸쳐 펼쳐져 있었다. 그런 나무들 위로 아직 걷히지 않은 새벽의 푸르스름한 빛이 넘쳐나고 있었고, 높은 벼랑에서 그것을 바라보자 나무 위에 맺혀있는 하얀 안개의 무리들로 인해 숲은 불투명한 광경을 연출하며, 벼 랑의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하여 물에 이는 파문(波文)처럼 숲 전체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샘가에 담겨있는 파란빛을 간직하고 있는 물결같았다. 그 모습만으로도 놀라운 것이긴 했지만 세스가 놀란 이유는 그것이 아니었다. 정작 세스를 놀라게 한 것은 그것위로 떠오른 정체불명의 빛의 무리였다. 숲 위 로 빛을 발광하는 십자가 모양이 떠올라있었다. "아, 자연의 장난이군요." 정적을 깨는 소리에 세스는 정신을 차리고 옆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세스의 곁 에 선 뮤첸이 앞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세스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곳 엘프들의 자랑거리 중 하나이지요. 아름답죠? 아침에만 볼 수 있는 장관 이랍니다. 저것은 자연의 장난에 위한 것이죠. - 뮤첸은 손을 들어 반대편(숲을 감싸고 있는 좌측과 우측 산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면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산맥에 있는 특이한 바위들에 위해 굴절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랍니다. 마치 십자 가 같은 모양이죠." 설명을 듣던 세스는 고개를 돌려 그 빛의 십자가를 바라보았다. 날이 밝아오자 십자가에서 나오는 빛이 강해졌다. 빛의 십자가에서 나오는 오라처럼 엷은 금빛 이 숲 위로 퍼지며 그것들에 위해 흰 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천천히 퍼지는 빛 의 물결은 세스와 그들이 서있는 벼랑까지 넘실거리다가 강한 눈부심을 남기고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그것을 보고 있던 세스는 알 수 없는 감동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신의 사랑을 처음으로 받아보는 나약한 인간처럼 자연이 일으키는 기적에 감격 해 버린 세스는 스스로가 얼마나 조그마한 존재인지 깊이 느끼며 방금 전의 광 경을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다.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돌리자 얀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자신을 보고있었 다. 무안해진 세스는 그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말하기 시작했다. "빛의 십자가라..... 그렇군. 아마도 크라드온님이 말한 것도 이것이겠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겠어.... '세상의 힘을 봉인한 영원의 샘에 잠들어 있는 안젤리카 크로스.'라... 정말 멋지 게 묘사했는데... 자연이야말로 세상의 모든 힘의 어머니이니까... 그리고 숲은 자연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지. 그 광경을 주신의 무기와 비교하다니...." 턱을 문지르며 세스는 깊은 사색에 잠겼다. 그의 입에서 조용하게 말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그 장소가 이곳임을 알았다면 50년 동안이나 아침마다 일어나는 찬란한 광경을 그 많은 사람들이 못 봤냐는 거야... 본다면 금방 알아 차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건...... ..인간이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보는 존재이니까.... 눈앞의 작은 것에 연연해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지. 앞만 보며 달려가는 것도 벅 찬데 누가 주변을 보는 여유를 가지겠어. 정작 소중한 것은...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거야." 그리고... 현실에서의 나라면 결코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었을 거야. 나야말로 작 은 것에 집착하는 인간이니까... 방관자의 태도를 지닌 지금에서야 주위를 둘러 볼 여유가 생기다니.... 대답을 바라지 않고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던 세스는 뜻밖의 대답에 그 말을 한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얀은 평소와 달리 심각해진 얼굴로 보통의 숲으로 돌 아온 앞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얀을 바라보았 다. 둘의 모습을 보던 뮤첸은 세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도 세스님이 설명하기 전까지는 그가 말한 것이 이것이라는 것을 몰랐군요. 엘프들은 이 현상을 잘 알고는 있지만... 인간이 하는 말에 신경을 쓰지 않으니 까요. 왜 50년 동안 유물을 찾는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했을까 말했지요. 제가 아침마다 일어난다고는 했지만 일기상태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정작 볼 수 있 는 기회는 그리 많지가 않아요. 오늘은 운이 좋은 거죠. 거기다 볼 수 있는 시 간도 채 5분이 되지 않고요. 만약 이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도 숲 안에서 자신들 이 원하는 것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 위에 짙게 뿌려있는 안개위로 나 타나는 현상을 볼 수 없으니 절대로 알 수가 없죠. 만약 본다고 하더라도 보물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이 크라드온이 말한 것이 이것인 줄 알겠어요. 자연현상으로 치부할 뿐이죠." "그런데... 왜 그 크라드온이라는 사람은 이것을 얻으면 불사의 삶을 살수 있다 고 한거지. 그리고 저런 것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거잖아. 그렇다면 그가 준다는 유산은 어디있는 거야." 얀은 좀전의 감동에서 해방되었는지 투덜거리고 있었다. "훗, 얀. 나도 삶에 연연해하는 인간이지만 크라드온님이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응??" "과장법이 사용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좀 전의 광경... 그것들과 일치되는 순간, 그 순간만큼은 영원을 사는 것일 테니까. 자연과 일치되었던 나는 영원히 남는 것이니까....-세스는 웃으며 검지로 얀의 이마를 지긋이 꾹꾹 눌렀다. - 그리고...." 세스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한 팔로 얀의 어깨를 감쌌다. "유산이라면 우린 충분하게 받았잖아." "언제??" 얀은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세스를 바라보았다. 귀엽게 보이 는 그 모습에 세스는 주춤 뒤로 물러났다. "윽... 그 광경 말이야. 아마 그것이 크라드온님이 죽으면서도 그리워했다던 것 의 진정한 실체일거야. 그것이야말로 그가 진정으로 소중히 간직하던 것일테 지." 세스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시선을 돌려 숲을 바라보았고 얀도 그를 따라 고개 를 돌려 좀 전의 감동이 남아있는 숲을 바라보았다. 죽으면서도 보고싶어했던 광경이라.... 그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아.... 이것이야 말로 그가 후손들에게 남겨주고자 했던 진정한 유산일거야.... 밝아오는 태양의 빛을 받으며 그들은 하염없이 서있었다. (여행안가?;) -------------------------------------------------------------------------------- Back : 54 : <차원 연결자-51.라크람 왕성에선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2 : <차원 연결자-49.얀의 깨달음(?)>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0:54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5-09-2001 21:24 Line : 141 Read : 3632 [54] <차원 연결자-51.라크람 왕성에선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51> - Fantasy in dreams..... 라크람 왕성에선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 (들어봤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대단한 분들;) <51> 짙푸른 어두운 밤... 달의 여신 카르디엔나의 힘이 라크람의 왕성을 은빛 사위로 물들일 때 왕성 정원을 가로질러 가는 어둠의 인영(人影)이 있었다. 재빠른 몸 놀림으로 움직이던 인영은 기척을 느낀 듯 갑자기 멈춰서서 밑까지 가지를 늘이고 있는 나무 밑에 몸을 숨겼다. 그(흑의를 입은 사람)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무 밑에 조용히 앉아 보초를 서 는 경비병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자신의 발 밑에 돌을 두어개 정도 주어 들고, 돌의 무게를 가 늠해 보려는 듯, 공기돌 놀이를 하듯 몇 번 위로 던지고 받기를 반복하던 그는, 적기라고 생각하는 순간, 앞으로 돌은 내던졌고 돌은 포물선을 그리며 궁성벽 앞 산책로에 떨어졌다. 돌이 떨어지는 타닥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움직이 는 기척이 들리더니, 미처 눈으로 발견하지 못했던 주변을 경계하고있던 경비병 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돌이 떨어진 곳을 살펴보고는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 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갔다. 가만히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던 흑의의 사람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자신이 목적하는 곳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등에는 야행(夜行)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보따리가 매여 있었다. 높은 성벽에 서서 그런 그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보고만 계실 겁니까?" "훗, 재미있지 않나? 내가 사람을 잘못보지 않았어...." 평소와 다른, 미소를 띈 그의 모습을 어처구니없다는 듯 바라보던 후작이 말했 다. "황태자님 지금 저분은 도망치고 계시는 겁니다. 그녀를 도망치게 만드는 직접 적인 대상은 태자님이겠죠. 약혼식이 3일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왕녀가 도망 친다면 아파넨제국과 라크람왕국과의 친선이 물거품이 될 겁니다." "그게 뭐 대수인가. 어차피 쓸어버리려던 곳이었는데..." 황태자는 평범한 일을 말하듯 말을 내뱉었다. 피식 웃어버린 그는 자신 곁에서 안달하는 후작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찾았으니 그만둬야겠지. 왕녀라는 장난 감을 말이야." 페이든 황태자는 웃음을 지우고는 다시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 "쥬아렌." 파앗. 그의 등뒤로 작은 미풍이 일더니 푸른 마법진이 그려지며 한 사람이 나타났다. 파란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내리고 있는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하게 서있었 다. 간단한 경장을 한 그의 허리에는 투박해보이지만 자세히 본다면 고급스러운 어두운 청록색 금속재질의 샤벨(세이버)이 달려있었다. 근육이 없는 조금은 연 약해 보이는 사람이 그런 검(1.7kg~2.4kg 정도임)을 사용한다는 것이 이상했지 만 그 검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는 것이 그가 풍기는 자연스러움으로 인해 눈 에 드러났다. 페이든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너는 이제부터 클로아 왕녀의 호위를 전담한다. 죽을 위기가 생기다면... 너의 목숨을 받쳐 그녀를 지켜라." "황태자님!!" 페이든 황태자의 곁에 있던 크라우트 후작은 그 말을 듣고서는 당황해하는 빛 이 역력했다. 하지만 고개를 깊숙이 숙인 쥬아렌이란 사람은 으레 그러하다는 듯, 별 거리낌 없이 고개를 들고 무표정으로 잠시동안 페이든과 눈에 시선을 맞추다가,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쥬아렌이 사라지자 후작은 자신의 처지도 잊은 채, 황태자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황태자님 명령을 걷어 주십시오. 쥬아렌님은 한 분뿐인 섀도우 엠프리스입니 다. 그분을 홀대하시다니 역대 왕들중에서도 그런 분들은 없었습니다. 그분은 태자님의...." "그만!" 날카로운 어조로 후작의 말을 자른 태자는 자조하듯이 말했다. "어차피 그는 내 것이 아니야. 지 한몸 살기위해 몸부림치던 역대 왕들의 냄새 나는 유품일 뿐이지... 나에겐 소용이 없네. 황위가 내 것이 아니었듯. 제국의 물 건이라면...." 손이 으스러질 정도로 성벽을 쥔 채 앞을 내다보던 황태자는 이를 갈더니 후작을 차거운 눈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철저하게 망가뜨려 줄 테니까." -------------------------------------------- 세이버(Saber)란? 샤벨이라고도 불리우는 검. 그러나 이 세이버는 펜싱의 샤벨과는 달리 군도를 말한다. 무거운 칼이지만 한쪽에 예리하게 날이 서 있다. 무게는 1.7~2.4kg, 폭 2~4cm.찌르기 만을 위한 직선형이나 베기 위주의 곡선형의 중간을 택해 끝부분만이 둥그렇게 되어있 는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앞 부분이 무협지 분위기가 흐르지 않나요? 저는 무협지를 5년정도 읽다가(?) 그 다음 2년은 판타지를 읽었기때문에 조금씩 설이 섞이는 것 같아요. - 조금씩 수정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혹시 몇 개월이 지난 후 다시 보았을때 달라지는 부분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땐, '아니 이거 왜 이래?' 가 아니라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에 읽으셨던 분들, 위쪽에 약간, 아주 약간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나간다는 겁니다. 뭔말인지 이해가 안가시죠?) -------------------------------------------------------------------------------- Back : 55 : <차원 연결자-52.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50.진정한 유산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1:5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5-09-2001 21:37 Line : 201 Read : 3514 [55] <차원 연결자-52.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 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 <52> 도시 '카타르'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국경도시 탄페렉마와 밀접하 게 맞닿아 있는 이곳은 세헤르나와 무역을 하는 중심도시로서 교두보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잘 정비되어 있는 도로망에 힘입어 풍부한 물자가 멀리에서 이곳까지 올 수 있었고 그런 이점 때문에 거래가 성행하 여 세헤르나 말고도 다른 나라의 무역상들이 즐비했다. 그런 이유로 도시 안에는 라크람의 전통복장을 한사람들과 동방국가 튜넨의 이국적인 옷차 림의 사람들도 적지 않게 눈에 뛰었다. 거리 곳곳에는 풍부한 먹거리들과 볼거리들이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 고 있었다. 아름답게 정비해놓은 도시의 풍경은, 동화 속 조그마한 요정들 의 나라를 연상하게 만들었고 그런 매력적인 볼거리에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는 여행객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길거리에는 여성들의 눈길을 끌만한 아름다운 장신구들과 다른 나라의 이국적인 물건들, 노점상에서 팔고 있는 한눈에 보아도 맛있어 보이는 새콤달콤한 양념의 냄새를 풍기는 꼬치구이, 자줏빛의 말랑말랑한 설탕경단, 연한 연둣빛과 하늘빛의 몇 단이나 쌓아올 린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듯한 아이스크림들이 거리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도시의 중심인 대광장을 향하고 있는 대로에 많은 사람들의 웃음 섞인 말 들이 오고가고 있었지만 한 사람만은 그 기분에서 예외인 것 같았다. 그 는 즐거움에 겨워 떠들고 있는 사람들과 상반된 표정을 지으며 사람들 사 이를 힘겹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온몸에 힘이 빠진 채 '나는 살 희망이 없는 사람이요.' 를 온몸으로 외치 는 듯한 사람이었다. "휴-." 한숨을 쉬며 힘없이 흔들흔들 걸어가는 모습이 어찌나 처절하게 보이는지 웃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씩은 돌아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푸흐흥." 그의 손에 이끌려 터벅거리는 소리를 내며 걸어가던 카이첸은 얼굴을 내 밀어 자신의 주인의 얼굴에 비벼대었다. 물끄러미 자신을 위로하려는 애 마(愛馬)를 보던 그는 힘없이 웃더니 말의 볼에 머리를 기대고 중얼거렸 다. "얀님은 어디에 계시는 걸까. 또 다시 그분의 기운을 느낄 수 없어. 기운 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좋아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아무 것도 느낄 수 없 으니.... 처음부터 느낌만으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같은 거지 만.... "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주인을 위로하려는 듯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있는 카이첸을 보고있던 제롬은 '푸훗'하고 웃더니 어깨를 활짝 펴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카이첸에게 말했다. "그래. 처음부터 찾을 확률은 없었어. 그래도 기분상 이쯤이면 그분과 가 까워진 것 같지 않아? 의욕을 잃고 헤매던 것은 한번이면 족해. 나에겐 언젠가 그분을 만날거라는 확신이 있으니까." 제롬은 천천히 말의 곁으로 걸어가 말의 몸을 두드리며 조용한 어조로 말 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기사야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고... 아 버지와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기로 결심했으니까.... " 제롬은 기운을 차린 듯 카이첸의 고삐를 틀어쥐고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 했다. 터벅거리며 길을 걷고 있던 제롬은 자신이 서있는 이곳이 어디쯤인지 알 아볼 겸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어디지....;; 그의 뒤통수에서 떨어져 내리는 굵은 땀방울만이 그의 심정을 짐작케 했 다. 제롬이 서있는 길을 중심으로 거미줄같이 좁다한 길들이 사방으로 늘 어서 있던 것이다. 제롬은 자신도 모르게 들어와 버린 좁은 골목길에서 큰길로 나가는 길을 찾기 위해 당황해하며 두리번거렸다. 도시에 들어오면서, 여관을 찾으려 했던 당초의 계획과 달리 발길이 닿는 대로 정처 없이 걸었기 때문에 길을 잃고만 것이었다. 자신 앞에 놓여있는 아홉 가지의 길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던 제롬은 자신에게 들려오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인상 을 찌푸렸다. 처음 계획과 틀어졌다는 것도 문제려거니와 가지가지 뻗쳐 있는 좁은 길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이곳지리를 모르는 제롬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는데 주위에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는 뒷골목인 이 곳에서 고작 들려오는 소리라는게... 저런 것이라니.... 골목 깊숙한 안쪽에서 남자들의 떠드는 소리와 간혹 가다 들려오는 여성 이라고 짐작되는 앙칼진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이 곳 사람들끼 리의 다툼이라고 생각해 그냥 넘어가려고 했으나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려 오자 방금 전의 자신이 어떠한 기분이었다는 것도 잊어버린 채 비명을 지 르고 있는 여인을 구하러가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탔다. 해야 할 일을 정한 제롬은 자세를 편안하게 하고 두 눈을 감은 채 귀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 다. 정신이 맑아지며 온 몸에 바람이 순환하는 것처럼 청량감이 발끝에서 머 리끝까지 솟아올랐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옅은 황금빛 기류가 찰나적으로 그의 몸을 둘러싸고 회오리 치다 제롬이 눈을 뜨는 순 간 사라져 버렸다. 제롬의 귀에 들려오던 소리는 몇 백미터 밖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였지만 기사수업까지 한 그의 감각을 벗어날 수 없었다. 제롬은 모든 감각세포를 날카롭게 하여 소리의 근원을 잡아낸 후 수많은 골목길 중 하나를 택하여 뿌리까지 박혀있는 기사근성으로 냅다 달려가기 시작했다. 골목 안의 풍경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싸늘히 골목 안을 감도는 피냄 새에 제롬은 얼굴을 굳히고 천천히 들어섰다. 그의 눈에 다섯 사람의 덩 치가 제법 있는 사내들의 등이 보였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코피를 흘리며 코를 감싸쥐고 있는 한 사내와 두 눈이 벌개져서 한 사람을 둘러싸고 마구 구타하고 있는 4명의 사내가 있었고, 골목의 쓰레기통 옆으로 그들에게 구타당하고 있는, 옷이 찢겨지고 두들 겨 맞았는지 상처투성이에 피가 묻어있지만, 매섭게 눈을 치켜 뜨고 있는 제롬이 여자라고 짐작했던 목소리를 낸 장본인으로 여겨지는 가녀린 몸집 의 소년이 보였다. 제롬은 얀의 나이정도로 짐작되는 소년에게 하는 험악한 장면에 미간을 찌푸리며 그들에게 다가섰다. 그의 기척을 느꼈는지 코피를 흘리던 사내 가 인상을 찌푸리며 제롬에게 다가갔다. "이봐.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고 꺼져." 자신에게 다가서는 사내를 무관심하게 바라보고 있던 제롬은 소년에게로 시선을 옮기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에게서 물러서." "어쭈, 기사가 나셨네. 이 녀석 좀 보게. 지가 대단한 줄 아나보지?" 사내는 히죽거리며 자신의 동료들에게 말했다. 재미있는 인간을 본다는 듯 비웃음을 날리던 그는 손가락을 '뚜둑'거리며 제롬에게 다가왔다. "기분도 별로 안 좋았는데 잘됐군. 몸도 비리비리한 게.... 한 주먹감도 안 되겠군. 말로해서 안 듣는다면.... 온 몸으로 느끼게 해주지." 사내는 사전경고도 없이 제롬에게 주먹을 날렸다. 탁. 제롬은 자신의 오른쪽 안면(즉, 오른쪽 옆면)을 노리는, 펀치력있어보이는 주먹을 왼손으로 가볍게 받아내었다. 당황해 하는 사내의 오른손을 잡은 채 정면을 바라본 던 제롬은 피식 웃음 을 날렸다. 퍽. 제롬은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이 팔꿈치를 들어 사내의 정면을 가격했 다. 사내는 슬로우 모션으로 천천히 쓰러졌고 한방에 나가떨어진 자신의 동료를 보고 경악한 사내들은, 인상을 험악하게 쓰며 각자 무기를 들고 제롬에게로 다가왔다. 지금 제롬의 모습은 얀을 걱정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평소 다감 했던 모습과 상반된 냉정한 표정을 지으며 앞을 주시했다. 자신의 앞으로 점차 다가오는 사내들의 행동거지를 보고있던 그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맺혔다. --------------------------------------------------------------------------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 데요. 15편에, 얀에 위해 '크람'이라는 단어가 생겼다고 설명할때 부인이 50여명이 넘는 다고 했잖습니까? 얀은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습니다. 단지 재미를 위해 그렇게 쓴거예요. (앗, 조회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걸 미리 말하면 재미없나요? 소문은 산더미처럼 불어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식으로 후세에 전해졌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 얀의 매력이랄까; 그런 것을 좀더 어필하기 위해서요. 얀은 여성하고는 맺어지지 않습니다(그럼 남성하고 맺어지나;? 물론 그것도 아닙니다.) 후후후, 끝까지 읽으셔야지 알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저 사디즘의 대가라고 큰소리 치고 있습니다;) 부인이라고 했던것도 다 부인후보들이 와전되어 후세에 전해진겁니다. 잘못(제가 그렇게 이상하게 썼으니 당연하지만;)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요. 잡담만 길어지는 군요. (죄송) -------------------------------------------------------------------------------- Back : 56 : <차원 연결자-53.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4 : <차원 연결자-51.라크람 왕성에선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3:3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5-09-2001 21:53 Line : 297 Read : 3442 [56] <차원 연결자-53.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 <2> <53> 제롬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사내들을 바라보았 다. 그를 견제하며 다가오던 4명의 사내 중 한 명이 검을 뽑아들고 제롬에게 달려들었다. 쉬익. 제롬을 노리고 장검이 몰아쳐 왔다. 빠르게 휘둘러지는 검이 바람을 가르 며 그의 얼굴에 은빛 반사광을 비추었다. 제롬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검 이 자신의 몸에 닿을 데까지 움직이지 않은 채, 냉정한 표정으로 살벌한 기운을 뿜어내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보는 것만으로 한기를 느끼는, 날카 로움을 간직한 그것이 제롬의 몸을 스치려는 찰나 제롬은 몸의 중심을 이 동시키는 것만으로 그 공격을 무산시켜 버렸다. 자신을 공격하느라 흐트 러진 사내의 옆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인 제롬은 그가 고개를 돌리기도 전 에 무릎으로 그를 가격했다. 강력한 힘에 가격당한 사내는 뒤로 나가떨 어졌고 그 순간을 노리고 있던 다른 한명이 제롬에게 주먹을 날렸다. 제 롬은 교차시킨 팔 사이에 자신에게 휘둘러지고 있는 사내의 팔을 끼 워버리고, 동시에 자신의 왼쪽에서 몽둥이를 휘두르는 다른 사내를, 왼발 을 들어 그의 복부를 가격했다. 마지막으로 제롬은 자신의 팔에 끼워진 사내를 메어쳤다. 몇 분 사이에 상황이 종료되었다. 4명의 사내들은 제롬 주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제롬이 고개를 돌리자 5명의 사내들 중 제롬을 공격하지 않았던 사내가 원래 서있던 자리에서 몇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손에 단검을 잡은 채 정신 나간 듯 주저앉아 있었다. 그의 곁에서 그의 바지를 적시고 흘러 내린, 모락모락 김을 내고 있는 냄새나는 무언가만이 그의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깨끗해진(?) 골목을 바라보던 제롬은 싸늘하게 굳어있던 얼굴을 풀고 불 만이 섞인 표정으로 쓰러져있는 사내들을 둘러보며 혼잣말을 했다. "휴.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다니 기사로서 실격이야....." 제롬은 고개를 절레절레 젖고는 쓰러져있는 소년에게 천천히 다가섰다. 그 소년은 처음부터 보고 있었는지 눈을 반짝이며 그가 오는 것을 바라보 고 있었다. 소년은 라크람의 전통복장으로 깊게 터번을 눌러써서 자신의 얼굴을 가리 고 있었다. 그의 하얀 턱의 윤곽과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만이 제롬의 눈 에 보일 뿐이었다. “괜찮으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제롬은 그에게 부드럽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소 년은 말없이 멍하니 제롬을 바라보기만 할뿐이었다. 말을 시켜도 대답이 없자. 제롬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신의 주머니를 뒤져 금화 2개와 비상약 을 꺼내어 바닥에 엎어져있는 소년 앞에 내려놓고 등을 돌려 골목을 걸 어나갔다. “이봐요." 골목을 막 나가려는 제롬의 등뒤로 소년의 목소리치고는 조금 높은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을 구해줬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할 것 아니에요. 사람을 때렸으 면 당연히 그 보복이 있을 텐데, 나 같은 연약한 사람이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소년은 엄청나게 맞고도 입만은 살아있었는지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 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의 황당한 논리를 태연하게 해대어 제롬을 혼란 에 빠뜨렸다. 소년의 머리 속에는 제롬이 생명의 은인이라는 단어가 아예 없는 듯 했다. 자신의 말때문에 당황해있는 제롬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소년은 몸을 간신 히 추스르고 벽을 집으며 힘겹게 일어섰다. 그는 제롬을 지나쳐 앞으로 걸어갔다. 비틀거리며 어렵게 걸어가던 소년은 걸음을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려 제롬을 보았다. 말을 하자마자 엄청난 행동력(?)을 보이고 있는 소년에게 눌린(?) 제롬이 입만 벌리고 서있자 그 모습을 인상 찌푸리고 바라보던 소년이 말문을 열 었다. “안가요? 요 앞 카트린느의 집이라는 여관에 내짐이 있으니까 그리로 와 요." 졸지에 보호자가 되어버린 제롬은 어이없는 사태에 당황해했지만 소년의 행색으로 보아 그를 돌봐줄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 끼게 되었다. 제롬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고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걸음을 내디뎠다. 소년의 뒤를 따라 한숨을 내쉬며 걸어가던 제롬은 멈칫하더니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사내들이 쓰려져있는 막다른 골목의 끝, 담벼락에 위해 그림자가 생겨있는 곳을 바라보다 그곳을 향해 몸을 깊숙이 숙였다. 허리를 직각으로 굽혀 정중히 인사를 한 제롬이 말했다. “좀 전에는 감사했습니다. 인연이 있으면 나중에 제가 보답을 하도록 하 지요. 지금은 바빠서...." 빠르게 말한 후 제롬은 몸을 돌려 소년에게로 달려갔다. 제롬이 말한 방향에는 쥐새끼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렇다면 제 롬은 헛것을 보고 말했단 말인가? 제롬의 정신상태를 위심해야할 무렵 그늘이 가려진 담벼락에서 푸른빛이 나더니 아무도 없던 그곳에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그 사람은 소변을 지린 사내의 곁을 지나쳐 담벼락에 박혀있는 자신의 (청록색의 기하학적 문양이 그려진)단검을 빼어들었다. 검을 빼어 들자 단검과 같이 박혀있던 갈색머리카락들이 떨어졌다. 그 머리카락은 앞에 주저앉아있는 사내의 머리카락과 동일한 것으로 보였다. 그가 사내 의 옆을 지나치자 떨고 있던 사내는 흠칫하며 자신의 목을 감싸 쥐었다. 감싸 쥔 울퉁불퉁한 손가락사이로 목에서 흘러나온 핏방울들이 맺혀 떨어 졌다. 무표정한 얼굴의 그 사람은 고개를 돌려 사내를 보다가 시선을 돌려 하 늘을 바라보았다. 골목은 주위에 세워진 높다란 건물들로 인해 제대로 된 빛이 비추어지고 있지 않았지만 그의 머리 위에 있는 태양으로 보아선 시 간은 대략 정오로 보였다. 하늘보다 짙은 파란색의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그는 시선을 내리고 소년과 제롬이 간 방향을 물끄러 미 바라보았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거 리며 미끄러져 내려 머리카락에 감추어져 있던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의 얼굴은 여인의 얼굴처럼 가는 선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 었다. 하지만 정작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여성적이라기 보단 중성적 인 느낌이었다. 아니... 중성이라기보다 두 성(性)의 기운이 복합적으로 섞여, 이중적 느낌이 강하게 났다. 그러나.... 그의 냉정한 표정 때문인지 남성적인 분위기를 더 많이 풍기는 18세 정도의 고집 센 소년으로 보였다. 실핏줄이 보일 정도로 희고 고운 피부가 파란색의 머릿결에 부드럽게 감싸 여 있었고 푸른 머릿결에 감추어진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을 그의 굳은 마 음을 담고 있는 하늘빛 눈동자가 이따금씩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늘을 연 상하게 하는 눈동자 밑으로 매끄럽게 뻗어 있는 콧날과 고집 세어 보이는 인 중이 그의 차가운 느낌을 한층 부각시켰다. 그 아래로 조그맣지만 굳게 다물어진 분홍빛 입술이 분홍빛 도화(桃花)를 빚어놓은 것처럼 단아한 미 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나씩 살펴보면 부드러움을 나타내주는 그것들은 하나로 합쳐져 그의 완고한 이미지를 완성하게 해주었다. 잠시 동안 앞을 내다보던 그는 냉소를 하며 공간사이로 스며들었다. 제롬은 소년과 함께 여관에 들어섰다. 투정부리는 듯한 그의 말에 자신에게 항 상 의지하던 얀이 생각나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기로 의견일 치를 보았던 것이다. 말이 의견일치였지 소년의 말빨(?)에 짓눌린 불평등 조약 이였다.; “아야야." “고개 좀 돌려봐." 제롬은 한 손에는 약병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 소년의 고개를 집고 이리 저리 돌리며 얼굴에 난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잘생긴 소년이었지만 이미 얀에게 홀딱 빠져(?)있는 제롬에게는 그의 외모가 잘생겼던 못생겼던 관심이 없었다. 소년은 내심 자신의 얼굴에는 자신이 있었는지 자신의 터번을 벗은 모습을 보고도 찬사를 보내지 않는, 진심으로 그 런 빛이 없는 제롬을 보며 분한 듯(?) 얼굴이 부어 있었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들의 곁에 서있던 소녀가 어쩔 줄 몰라하며 말했다. “루쉐, 정말 미안해. 제롬을 흘겨보고 있던 루쉐라는 소년은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고 소녀에게 말했 다. “타라, 미안해 할 것 없다니까. 내 맘대로 하다가 이 꼴 난거잖아. 그런 녀석들 은 눈뜨고 볼 수 없었으니까. 아얏, 살살 좀 못해!" (몇분 봤다고 벌써 반말;) “힘도 없는 녀석이 그런 사람들에게 덤비냐, 맞어도 싸지... 쯔쯧" “아니 뭐라구? 아아아얏!" “검을 쥔 쪽은.... 아니... 흠, 흠. 소독약을 쥔 쪽은 이 몸이란다. 덤빌상대를 보 고 덤비라니까. " 제롬은 미소를 지으며 루쉐의 얼굴을 치료하던 손을 들어올렸다. 평소와 달리 소년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는지 우울한 표정을 벗어버리고 소년과 말의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루쉐는 저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저만 아니었으면 다치지도 않았을 텐데.... “아니, 그러면 너한테 치근거리는 녀석을 그냥 내버려두란 말이야. 힘만 있었 어도 그 녀석들 묵사발(?)로 만들어버리는 건데. 치잇." 타앗. “이잇. 아프잖아. 등은 왜 때리고 난리야." “훗, 얼굴의 상처는 다 치료했으니까. 이제 웃옷 벗어." “........... " 간단한(?) 찰과상정도의 상처였기에 제롬이 직접 치료하고 있었다. 기사수업을 하면서 이 정도(?)의 상처야 늘 혼자서 치료했기 때문에 제롬의 손길은 능숙했 다. 붕대와 약을 정리하던 제롬은 치료하는 내내 거의 혼자 떠들고 있던 소년이 조용해지자 의아함에 고개를 들었다. 소년은 얼굴이 벌개져서 고개를 숙이고 있 었다. “왜 그러는 거야? 치료안해?" 여태 뻔뻔스럽게 말하던 소년이 의외의 행동을 하자, 당황한 제롬은 겉으로 보 기엔 가벼운(?) 상처가 내상을 입을 정도였었나 걱정이 되어, 의자에서 일어나 서 소년의 곁으로 다가갔다. 제롬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 살짝 흔들며 말했다. “괜찮아? " 탁. 제롬의 손을 쳐낸 소년은 붉어진 얼굴을 들어올려 제롬을 째려보더니 벌떡 일 어나서 한마디 소리치고 여관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 “변태!!" “푸훗” 그들 곁에 서있던 타라는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의 얼 굴은 숨을 쉬지 못해 붉어져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곁에 서있는 제롬은 그녀와 반대로 낯빛이 창백하게 변해있었다. 그는 세헤르나의 정식기사인 자신이 왜 변 태소리를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찰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가 없자 굳어져 있는 목을 소녀에게로 돌리며 딱딱한 목소리로 물어보았 다. “...왜 ..내...가 변태라는 거지?" “훗, 오빠도 참 대단(?)하네요. 글쎄요. 왜일까?" 그들의 대화가 너무 웃겼는지, 마음이 여려 처음엔 제롬에게 말도 붙이지 못하 던 타라는 어느새 그에게 친근함을 느끼곤, 면박을 주었다. 그리고 나서 너무 웃어 벌개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 재빨리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1층 안 쪽 주방을 향해 뛰어갔다. 불쌍한 우리의 기사 제르미스 파나인 경만이 썰렁하게 텅 빈 공간에 홀로 남아 고민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루쉐는 자신의 방에 들어와 씨근거리고 있었다. 소리가 날 정도로 문을 닫아 버 리고 방의 한 복판에서 서서 숨을 몰아 쉬며 주체하지 못할 노여움을 삼키기 위해 노력하던 그는 자신의 방의 화장대(?)로 천천히 걸어갔다. 루셰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보다 자신의 검은색 머리카락들을 들어올 렸다. 가만히 머리카락을 쥐고 있던 루셰의 손목이 떨리기 시작했다. "에잇, 바보같은 녀석!!" 루쉐는 손에 쥐여있던 자신의 머리채를 힘껏 내던졌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풀려난 머 리카락들이 공기 중으로 확 풀리며 천천히 떨어져 내렸다. 터번을 벗었으면 알아차려야 할 것 아니야. 아무리 자신이 남장을 했다지만 비 단결 같은 긴 머리카락과 뛰어난 미모를 보고도 모를 수 있는 거야!! 그가 둔한 거야. 아니면 자신의 변장실력이 뛰어난 것인지.... 제롬을 생각하며 머리에 핏대를 세우던 루쉐는 화가 나서 부르르 떨려오는 몸 을 두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한참동안 제롬을 어떻게 괴롭힐지 고민하던 그는 자신의 미를 모르는 불쌍한 인간을 한 명이라도 구제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여행을 하면서 그가 자신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만드리라는 엄청난 계획을 꾸민 루쉐는 곧 다가올 즐거움을 위해 오늘의 고통쯤은 인내하자고 생 각하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슬며시 올라가는 그의 입꼬리만의 불행해질 제롬의 앞날을 예견하고 있었다. 사실 그(?)는 제롬의 사정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오해를 한 것이었다. 제롬이 워낙 얀과 검술 두가지밖에 모르는 고지식한 기사이기는 했지만, 기사로서 요구 되는 사물을 구분하는 판별력이 감소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얀과 지내면서 남 성도 여성보다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사태를 격은 후 성 (性)에 대해 무감각해졌다고나 할까; 제롬은 그 이후로 인물을 봤을 때 처음 분위 기로 그 사람의 성을 분간하였다. 때문에 오늘의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었다. 다~ 얀이 만들어 낸 폐단이었던 것이다. 오늘의 제롬이 있기까지는 얀의 공로가 참 크다고 할 수 있었다;; ------------------------------------------------------------------------ 방향을 감 못잡으면 방향치, 미에 대해 무감각하면 미치... 그럼 성 구분을 못하면 성치? 써놓고도 말이 안되는군요. -------------------------------------------------------------------------------- Back : 57 : <차원 연결자-54.They are .... now>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5 : <차원 연결자-52.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3:4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5-09-2001 22:03 Line : 189 Read : 3389 [57] <차원 연결자-54.They are .... now>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 They are .... now... <54> "여기 바르멜 로스트 구이 2인분에 사과파이 작은 것 하나, 갈릭 브레드도 곁들 여서 주시구요. 치즈 감자 그라탕과 카차밀 샐러드.... 음 그리고 후식으론 알콜 이 들어가지 않은 펀치로 가져다주세요." 주문을 끝낸 얀이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입을 크게 벌린 채 자신을 보고 있 었다. "왜 그래?" "너 아프다면서 그거 다 먹을 수 있겠어? 로스트 구이만 하더라도 배부를 거 야." "아핫, 너 몰랐나 보구나. 이 정도면 거뜬하지... 걱정하지마 남으면 내가 다 처 리할테니까. 나의 근성을 알게 해주지." '그런 것은 몰라도 되.' 세스는 속으로 크게 외치고는, 얀의 말에 혼란스러워 지는 머리를 감싸쥐며 고 개를 돌렸다. 아침에도 골골하던 녀석이 식사시간이 되자 펄펄나는게,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사실인데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또다시 이 시간이 지나면 축 늘 어져 버릴게 분명하지... 세스는 얀을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눈에 거슬리는 무언가가 들어왔다. 잠시 동안 조용하게 그것을 째려보던 세스는 말문을 열었다. "그건 뭐냐?" "어? 이거?;" 얀은 자신의 오른손에 들려있는 빨간 것을 들어올렸다. 새빨간 천의 끝에 하얀 색 실로 얀의 첫글자 이니셜이 새겨진 손수건이었다. 얀의 옷차림은 그의 머리 카락색과 잘 어울리는 보랏빛이 나는 망토를 걸치고 검모양으로 생긴 브로치로 그것을 고정하고 있었는데.... 다른 것은 코디를 잘했다고 칭찬할 만했으나. 그의 손에 들린 빨간 손수건만이 유독 눈에 튀어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세스의 빛나는 눈초리에 약간은 찔리는 얀은 웃음으로 의기를 모면하려는지 기 운차게 웃어대었다. "푸하하하. 빨간마후라의 사나이도 모르냐. 사내라면 정열! 정열의 빨간색!! 암. 암. 내가 생각해도 잘 골랐어. 푸하하하;" 얀은 땀을 삐질거리며 세스의 눈치를 보았다. 세스는 손수건을 보자 기분이 나 빠지는 것을 느꼈다.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취향에 맞지 않아서 그렇다 는 것이 아니었다. 얀이 가진 손수건은 기분을 오싹하게 만드는 핏빛과도 같은 빨간색....이었다. 피의 향내가 물씬 풍겨올 것만 같은 그것의 색에 인상이 저절 로 찌푸려졌다. 손수건을 짜내면 금방이라도 선혈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고..... 불길한 일이 생길 것 같은 그런 기분을 자아내었다. "세스-?" 걱정스럽게 묻는 얀의 얼굴에 세스는 푹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너의 감각(취 향)에 내가 뭐라고 할 수 있겠니.... "아니야. 신경 쓰지마..." "..........;" 이미 얀은 세스의 말에 신경 안 쓰고 먹는 것에 열중해 있었다.(세스가 말하는 도중 식사가 도착했던 것이다)식탁 한가득 쌓여 있는 음식들에 질려 세스가 멍 하니 앉아있을 때 그를 몽롱한 정신세계에서 현실로 이끌어 줄 소리가 들려왔 다. "자네 그 소문 들었나?" "무슨 소문??" "아, 글세. 주노에서 기적이 일어났다네. 에르카디스의 기적이 말이야." "죽었던 사람이 부활하고 몬스터들이 사라졌으며 성스러운 축복의 기운이 주노 를 뒤덮었다는 것 말이야? 난 예전에 들었지. 자네는 이제서야 알았나?" "에잉, 벌써 알고 있었단 말인가? 나는 모르는 줄 알았지.... 그렇다면.. 빵집 존 슨 씨의 소문 알고있나. 글쎄..... 말이지." 세스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 조그맣게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 그 당사 자가 있다는 걸 알면 더욱 놀라겠지. 사랑의 신 에르카디스의 가호를 받았다는 그 사람은 지금 입안이 미어터져라 음식을 먹어 치우고 있었다. 세스는 그 한심 한 모습에 한숨을 푹 쉬고는 얀이 음식을 다 먹어치우기 전에, 조금이라도 먹기 위해 우아하게 스푼을 들어 올렸다. "쾅-" (의자 넘어지는 소리) "야, 이봐. 어이, 어이." 루쉐는 제롬의 뒤통수에 대고 그를 불러대었지만 그는 루쉐의 음성을 듣지 못 한 듯, 무시하고 자신의 일을 행했다. "그것이 정말 사실입니까? 사실이냐구요. 어디에서 일어난 겁니까? 제발 가르쳐 주십시오." "제롬-. 말하구 싶어도 그렇게 흔들어대면 말하지도 못한다구." 루쉐는 이마에 손을 턱하니 올려놓고 한숨을 쉬었다. 식사를 잘 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옆 사람의 멱살을 쥐고 사정없이 흔들어 대는 것이 아닌가. 자 신이야 식사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있었으니 무슨 내용이 오고간 줄 모르겠지만 제롬이 저렇게 흥분하는 걸로 봐서는 그가 찾고 있는 무언가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침착하던 사람이 얼굴이 벌개져서 저러고 있는 것을 보자니.... 흠.... 그를 당황하게 만든 그것이 궁금해 졌다. "뭐야, 알아낸 것이라곤 그 주노라는 도시에서 기적이라는 것이 일어났다는 거 잖아. 사람들의 말은 부풀려지기 십상이라고. 진짜로 그런 기적이 일어났다고 믿느니 포기하는 것이 나을걸. 개미가 산만해졌다고 부풀려지는 것이 소문이야." 루쉐는 이야기를 듣고 흥분해있는 제롬을 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무슨 대단한 이야기인줄로 알았더니, 고작 얻어낸 것이라곤 청춘남녀의 멜로물이었다. "아니.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야. 기적이라면 이미 이루어졌으니까. 말해준 사 람... 주노에서 직접 그 일을 곁은 사람이야. 필요했던 정보를 얻은 거야. -제롬 은 말에 힘이 주었다.- 기적의 중심에 서 있는 그... 내가 찾는 분과 인상착의가 같아. 더욱이 내가 가려고 했던 (기운을 느꼈던)방향에 그 도시가 있다는 건....." 그분을 만날 확률이 더 커졌다는 거지..... 그리고 그 기적이 일어났다는 시기도 자신이 얀님의 기운을 처음 느꼈을 때와 맞아 떨어졌다. 그분이다. 그분이야. 절망스런 마음을 그분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다잡았지만.. 속으로는 체념하고 있던 것이 사실... 넓은 대륙에서 그분을 찾을 확률은 제로였 다. 하지만...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신은 자신의 간절한 바램을 들어준 것 이다. 3개의 도시를 넘어가면... 그분을 만날 수 있다. 한 달은 넘는 여행이 되겠지만.... 한 달만 참으면.... 그때 그의 감상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헹, 뭐야. 정인(情人)이라도 되나 보지. 들어보니 남자자식 같은데.... 너 원래 그 랬냐?" 루쉐는 얼굴 가득히 좋아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제롬을 보자 아니꼬운 생각에 그의 비위가 상할 만큼 빈정거렸다. 하지만 이미 희망에 찬 제롬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가.... 훗,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아서... ..글세...뭐랄까... 나의 감정을 정의할 수가 없는데... -제롬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빙긋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그분을 좋아한 다는 건 사실이겠지." 이렇게 애타게 찾고 있으니 말이야.... 제롬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어봤을 듯한 환한 웃음을 지으며 루쉐를 바라보았 다. 그의 미소는 모든 것을 감쌀 듯 편안했으며 부드러웠다. 화악. 루쉐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뭐, 뭐야. 왜 마음 한구석이 두근거리는 거지?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루쉐는 당 황해 하며 얼굴을 돌렸다. "어, 어서 가자구. 네가 찾으려는 녀석에게 가려면 말이야." ------------------------------------------------------------------------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군요. 새삼 느끼지만... 참 신기합니다.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 앗, 손수건하니 생각이 났는데요. 왜 얀이 각혈을 하는 지 아세요? (쓰는 사람이 사악해서 라구요? 후후후후, 정확히 맞추셨습니다.) 지금 얀의 몸은 금제가 쳐저 있습니다. 이건 아시죠? 그런데, 그것이 몸의 기운을 억압하니까, 몸이 반란을 일으키는 거죠. 하지만 금제가 더 세니까, 할수 없이 약자인 몸이 피해를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각혈로 나타나는 거죠. 무협식으로 말하자면 큰 충격으로 몸의 기혈이 뒤엉켜서(?) 경락이 막히고...피를 토한다. 그런 식일까나?(윽,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체 하죠? 헤헤헤) -------------------------------------------------------------------------------- Back : 58 : <차원 연결자-55.오후의 여유>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6 : <차원 연결자-53.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3:5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5-09-2001 22:21 Line : 261 Read : 3577 [58] <차원 연결자-55.오후의 여유>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 오후의 여유... <55> 화창한 봄날이었다. 날씨의 덕을 보는지 시장의 거리거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 었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장소는 당연지사 거리의 악사나, 장사꾼이 모여들게 마련이고, 또한 사람들은 볼거리가 제법 많은, 도시의 중심으로 이동하기 마련 이다. 그런 이유로 시의 중앙 공원은 온화한 날씨에 어울리는 밝은 빛의 면 포 플린 드레스를 입은 소녀들과 그녀들을 어찌해보려는 외양을 한껏 뽐낸 젊은 청년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한 명의 아가씨라도 붙잡기 위해 어지간히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성공할 수가 없었다. 도시의 사람으로 아니 보이는 나그네 두 명이 그네들의 수고스러움을 수포로 만들었던 것이다. 도시를 익힐 정도의 열기를 뿜 어내는 청년들을 뒤로하고 분수대의 물줄기만이, 한가로이 투명한 푸른빛 물방 울들을 뿜어내고 있었다. 포플러나무 밑에 놓여진 공원벤치에 앉아있던 얀은 따끔거리는 시선에 뒤통수 를 긁적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힐끔 앞의 소녀들을 바라보자 그녀들은 얼굴 을 붉히면서도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자신과 세스를 관찰하고 있었 다. "원숭이라도 된 기분이네...." 땀을 훔치던 손을 내려 멋쩍은 듯이 머리를 매만지던 얀은 자신의 곁에 조용히 앉아있는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런 상황에 이외로 익숙한 듯 냉정한 얼굴 을 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까악거리는 소녀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얀은 툭하니 말을 내뱉었다. "쉬려고 했더니 그것도 쉽지 않잖아...." 소녀들을 둘러보다 청년들의 살벌한 눈빛과 마주친 얀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 어보였다. 그런 얀의 모습을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조용하게 말했 다. "좀 쉰 것 같아? 이제 가볼까." 자리에서 일어선 그는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한 발 앞서서 걸어갔다. 아쉬움의 눈빛을 띄우는 소녀들 사이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지나가는 세스를 놀란 눈빛으 로 바라보던 얀은 허겁지겁 세스의 등을 따라잡았다. 기복이 있는 그의 걸음에 놀란 듯 은청색 머리카락들이 나풀거렸다. 세스를 따라잡은 얀은 다큰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그러하듯 대견하다 는 듯 세스의 등을 두드렸다. "용하구나 세스, 너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있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대단한 놈인 것 같다." 얀의 말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 세스는 장난꾸러기 같은 눈빛을 한 채 모래빛 의 머리를 내저었다. "다, 누구의 덕분이지. 부동심(不動心)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까. 지난 4개월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 그것보다도 네가 이상한 것 아니야? 마을에서는 이것보다 많은 사람들(보통 여자라고 하지;) 앞에서도 끄덕도 하지 않던 네가 식은땀을 흘리는 것을 보니까 믿겨지지가 않던데, 제이드가 이 얘기를 들으면 아마 놀랄 거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온몸을 부르르 떨던 얀은 세스의 초콜릿빛과도 같은 맑은 갈색눈에 자신의 시선을 부딪치며 말했다. "너 그 눈빛 보지 못했냐. 그건.... 먹이를 앞에 둔 야수의 눈빛이었다구. 엘라나 소피아들은 그렇지 않았어. 무서운 일이야. 어떻게 수도로 갈수록 여자들이 무 서워지는 것 같냐." 얀의 말에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손으로 가린 세스는 그의 곁을 스쳐지나가며 낮은 소리로 읊조렸다. "이제야, 깨닫다니 얀 네가 더 대단하다." "어, 뭐라구??" 세스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얀은 갸웃거렸고 세스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얀 의 팔을 붙잡고 빠르게 걸음을 이끌었다. 그들은 시장을 돌며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했다. 약간의 베이컨 류와 마 른 식량 등, 간단하게 요기할 것들과 야영에 필요한 성냥이라든지 조그만 도구 들을 구비했다. 얀은 시장구경이 즐거운지 세상에 갓 태어난 망아지처럼 엄청나 게 뛰어다녔고 그 덕분에 그의 곱게 땋은 청은발 머리채는 하늘위로 솟아올랐 다. 그 놀라운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절레절 레 흔들었다. 빛을 받아 탐스럽게 반짝이는 은청색의 머리카락들을 보니 만지고 싶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런 짓을 하다간 주위 사람들의 어떤 표정을 할지 뻔히 아는지라 솟구쳐오는 충동을 억누른 채 조용히 얀의 뒤를 따랐다. 아침부터 골골했던 얀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물론 얀의 상태가 호전되었 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광경은 아침의 상황이 거짓말인 듯 느껴지게 만들정 도로 얀은 기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운차게 돌아다녔다. 오전의 힘이 없어 비실거리던 얀의 모습을 생각하던 세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얀을 향해 말을 걸었다. "힘들지 않아? 무리하는 것 아니야?" 세스를 바라보며 손등으로 이마를 훔치던 얀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뭐-,약간의 빈혈기만 있을 뿐인데 걱정할 것 없어. 이런 것은 일주일뒤면.... 흡, (이건 비밀이니까)아, 아니 잘 먹으면 낫는 거잖아." '엄청난 양의 음식을 해치우면서도 그렇다는 게(빈혈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놀 랍지....' 식당에서 먹어댄 양을 생각하던 세스는 짙은 웃음을 머금은 채 자신의 손에 잔 뜩 들린 짐들을 추슬렀다. "세스... 무겁지 않아? 내가 조금 들어줄까?" 혼자 짐을 들고 있는 세스를 보기가 미안했는지 얀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무겁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이 상황에서 너에게 짐을 넘겨주었다 간 무슨 해코지라도 당할 것 같은데.... 네가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에 말이야~." 얀의 불그스레해진 볼을 '톡톡'두드리던 세스는 얀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 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이렇게 하기만 해도 -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봐, 벌써 반 응이 나타나잖아." "그런데 어떻게 아까보다 우리주위에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것도 여성들 이라면 이해가 가는데 말이야(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어느덧 이해하는 수준까 지;) 남성들이 더 많아. 혹시 여기.... 그런곳." 손으로 얀의 입을 사정없이 막음으로써 말을 중간에 스탑(stop)시킨 세스는, 얀 의 볼을 사정없이 쭉 늘리며 말했다. "너의 특이한 외모때문이라구. 봐-, 네가 뛰어다닌 덕분에 볼도 약간 붉어지고 입술에는 분홍빛이 감돌잖아. 지금 네 모습은 영락없는 소녀야. 그런 너의 곁에 있는 내가 시샘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하여간... 너도 대단하구나. 가 만히 있을 때는 여자가 모여들고 조금만 얼굴색이 변하면 여자로 보이니 남자 까지 끌어들이고 말이야." "어-이. 그만... 그건 나만의 해당사항이 아닌 것 같은데 이들 중의 반(여성들)은 누.구.가 끌어들인 것 같은데 나한테만 책임을 넘기다니..." 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세스의 금발을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얀은 심술이 나 는지 그의 목선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에 손을 뻗어 가.볍.게 잡아당겼다. 약간의 강도가 더해진 여성용 드잡이 질에 발끈했는지 세스의 이마에 심줄이 불어졌고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감돌았다. 그의 미소에서 왠지 모를 위험을 느낀 얀은 살며시 게걸음으로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미처 피하기도 전에 세스 에게 덜미가 잡혔다. 자신의 곁에 얀을 세운 후, 두 손으로 얀의 머리채를 풀어 헤친 세스는 부드럽게 얀의 머리를 매만졌다. 바다에 노니는 물고기가 그러하듯 섬세한 세스의 손가락이 자유로이 머리카락사이를 누볐다. 그의 손길이 머리카 락에 닿을 때마다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찔리는 얀은 움찔거렸고 그것에 재미 를 붙였는지 세스는 얀의 귀밑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고는 우아하게 몸을 기울 여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감-히. 누구에게 싸움을 걸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게 해주지. " 닥쳐 올 상황에 잔뜩 긴장한 얀은 어깨를 움츠렸다. 허나, 세스의 손은 자신의 머리사이에서 움직일 뿐 별다른 징조는 보이지 않았다. 내심 안도한 얀은 꼭 감 았던 눈을 떴고 위험스런 경고의 미소를 짓고있는 세스의 얼굴과 마주하게 되 었다. 난처하게 웃고있는 얀을 재미있게 바라보던 세스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고 개를 끄덕였다. "음, 이정도면 괜찮은데....." 괜찮다구? 도대체 뭘 말하는 걸까? 늦었다며 서두르는 세스의 등쌀에 궁금증을 뒤로하고 얀은 다급하게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다만 좀 전과 약간 다르다고 느꼈는데, 그건 뒷목이 허전하다는 것이다. 전의 머리스타일은 머리를 하나로 곱게 땋아 목옆으로 내리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 수를 내었는지 가슴아래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이 온데 간데 없었 다. 목이 허전~한게 활동하기 편할 따름이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붙잡혀 끌려가느라 얀은 더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얀의 머리 양옆으로, 어린 소녀처럼 귀엽게 말아놓은 머리스타일만이 세스가 만 족해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걷던 세스는 뭔가를 느꼈는지, 멈칫하더니 걸음을 멈추고 시장 안쪽에 위치한 골목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세스의 이상한 행동에 얀이 의문을 표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누군가 우릴 보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내 착 각이었나.....?" 세스는 굳어진 얼굴로 골목쪽을 계속 바라보았다. 얀은 그런 세스의 모습이 낯 설었는지 약간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얀의 시선을 느낀 세스는 얀에게 미소를 지어주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 착각이었나 봐. 어서 가자." 그러고는 한발 앞서서 빠르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를 떼어내고 싶 은 듯. 얀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세스의 뒤통수를 쳐다보다 그가 좀 전에 바라보았던 골목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상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빨리 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얀은 세스를 향해 멋쩍은 미소를 짓고 는 그를 향해 총총걸음으로 달려갔다. 얀과 세스가 즐거운 마음으로 시장에서 멀어질 즈음, 세스가 바라보던 골목길에 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이 걸어간 방향을 눈짓으로 주고받고 있었 다. ---------------------------------------------------------------------------- 또 끝에 부분이 덧붙여졌습니다. 며칠전 83화까지 보셨던 분들은 아마 이 사실을 아실까? 이처럼 저는 생각날때 수정하고, 내용이 조금씩 바뀌고 날리납니다. 아마 겨울방학쯤에 다시 본다면 '어라, 못봤던 내용이 잖아' 하는 것이 나올 수도... 그리고 궁금해 하실 분들은 없겠지만... 혹시 제롬 파가 계시다면... 얀과 제롬 언제 만나게해줄거예요? 라고 물어보실거라고 추측 됩니다. 그럼.. 전 이렇게 외침니다. 저 사디스트여요...(맞나요? 말을 잘...; 사디즘을 어떻게 변형시켜야지??) 사디즘:고통을 줌으로써 쾌감을 얻는 행위; 앗, 그리고 요즘 올릴 것을 쓰지못해서 머리가 아픈;관계로 라니안에 많이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이제부턴 한번씩 읽어보구 올리려고 하거든요. 매일 5편씩 올리려구 하고있습니다. (이것도 꽤나 시간이 든답니다. 읽고 오타 수정하고... 이래도 나중에 오타가 다시 눈에 띈답니다ㅠㅠ) 그럼 내일 보죠. 아디오스- -------------------------------------------------------------------------------- Back : 59 : <차원 연결자-56.초대받지 않은 자(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7 : <차원 연결자-54.They are .... now>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4:0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6 Line : 208 Read : 3213 [59] <차원 연결자-56.초대받지 않은 자(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초대받지 않은 자(1) (56) "내가 죽으면, 사랑하는 이여 나를 위해 슬픈 노래는 부르지 마세요 머리맡에 장미도 심지 말고 그늘진 사이프레스도 심지 마세요. 내 위에 초록색 풀이 덮이게 하여 비와 이슬방울에 젖게 하세요 그리고 원하신다면 나를 생각해 주세요 아니, 잊으시려면 잊어주세요." 타오르는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얀의 높낮이 있는 음성이 숲을 어루만지듯 부 드럽게 울려퍼졌다. 얀의 낭송을 감상하고 있던 세스는 조용히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은은하게 마음을 울리는 시구인데..... 듣고 있다보면 시의 슬픈 마음에 동감해 버릴 것 같아. 그런데 설마.... 네가 쓴 것은 아니겠지?" 약간 걱정스런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있는 세스를 잠시 지켜보던 얀은 피식 웃 으며 말했다. "내 머리에 이런 시가 써지겠냐? 이건 내가 있던 곳의 시인이 쓴 거야. 하나정 도 시를 외워두면 좋을 것 같아서 암기하고 있었던 건데 왠지 지금의 분위기가 시를 읊어야될 것처럼 느껴져서 말이야." 잠시 동안 '뭐 찔리는 것 없냐?'는 식으로 뚫어지게 얀을 쳐다보던 세스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한숨을 쉬며 모닥불에 나뭇가지를 던져 넣었다. 생각에 잠겨있는 세스의 모습을 눈여겨보던 얀은 짐 속에서 악기 '캄'을 꺼내어 들었다. 그리고 가볍게 입김을 불어 음률을 조정하고 캄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음 악은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감미롭게 주변을 감싸안았다. 잠시 동안 고즈넉 이 연주되는 캄의 슬픈 아리아에 취해 있던 세스는 머리를 흔들고는 품에 있던 '알'을 꺼내어 들었다. 손을 들어 부드럽게 알을 쓰다듬는 세스의 모습을 흘깃 본 얀은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연주를 그만 두었다. "푸훗, 세스 이젠 그거 그만 둘 수 없어? 부화시키려고 그러는 거야? 여행내내 품속에 넣고 다니다니. 사람의 체온으론 결코 알을 부화시킬 수 없다는 건 너도 알고 있잖아?" "그래...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손이 간다고 할까. 이상하게 애정이 생겨." 알을 쓰다듬는 세스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알을 빼앗아 들었다. 그러자 알에서 갑자기 눈부 신 광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분간 압수." "아앗!!" 졸지에 빼앗겨버린 세스는 얼이나가 버렸다. 세스의 모습을 지켜보던 얀은 틱틱대며 말했다. "너 변태냐? 알에 애정이 생겨서 어쩌자는 거야?" "뭐, 뭐? 변태!! 아-니, 학계에 파문을 일으킬 신종을 발견하여 기뻐하는 나의 마음을 그렇게 생각하다니." 세스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개를 획 돌려 가늘게 뜬눈으로 얀을 뚫어 지게 바라보던 세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 쪽으로 생각하는 네가 더 이상하다구." 먹이를 빼앗긴 강아지의 눈을 하고 얀의 손안에 들린 알을 바라보던 세스는 뭔 가를 발견하곤 우수에 젖어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살아났다. "너.... 조절할 수 있던 거야?" "응.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알에서 나오는 빛이 내 맘대로 조절 대더라고." 알에서 뻗어 나오는 오색 영롱한 빛이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하 고 있었다. "그것, 너에게만 반응하는 것과 상관이 있겠지?" "그렇겠지." "..............." ".............." ".............. ㅠㅠ" ".................;;" "줄까?" "응." 세스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헤드락을 하는 락가수라도 된 듯 열심히 머리를 흔들어댔다. 훗, 내 맘대로 되는 것이 또 있네. 심심한 나머지 세스를 놀려먹었던 얀은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시장에서 있었던 일을 완벽하게 복수해 낸 것이다. 점잖은 모습에서 탈피하여 알을 얼굴에 가져다대고 부비부비 거리는 세스를 바 라보던 얀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곤 고개를 돌려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모닥불에 의해 창조된 붉은 빛들은 그의 얼굴에 음영을 만들어 내었다. 모닥불의 따뜻한 기운 때문에 나른해지는지 얀은 가슴께로 끌어당긴 무릎위로 얼굴을 묻었다. 풀 벌레소리만 조용하게 들려오는 숲의 공터에서 얀과 세스는 그렇게 공간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조용히 모닥불을 바라보던 얀이 세스에게 얼굴을 돌리고 졸 음섞인 음성으로 말했다. "세...스, 물어볼것이 있는데." 잠의 기운이 묻어나는 웅얼거리는 말에 세스는 피식 웃음을 지우며 말했다. "뭔데? 말해봐." 눈을 가늘게 뜨고 세스를 바라보던 얀은 팔사이로 얼굴을 파묻으며 웅얼거렸다. "나만의 느낌일지도 모르는데... 너무 이상해서. 아까부터 기척이 계속들려. 그것 도 한군데도 아니고 이곳저곳에서. 동물들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지만 그게 느 껴지게 일정한 장소가 아닌, 이곳저곳이거든.... 느낌으로 보면 한 종류의 동물로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종의 동물들의 서식처는 같은 곳으로 정해져있지 않 나?" 얀의 말에 세스는 놀란 표정을 짓다가 얼굴을 수습하고는 들고 있던 나뭇가지 를 모닥불에 던져 넣으며 얀에게 조용하게 말했다. "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 손가락으로 가리키지는 말구 네가 말한 동물의 기운이 어디에서 느껴지는지 위치를 설명해 줘." "어?? 왜? 내가 잘못 느꼈을 수도...." "빨리." "아, 알았어. 음.... 너의 정면 큰나무 위에 두 마리 정도 있는 것 같고 그 아래 한 마리. 등 뒤 나무 위에 한 마리. 그 옆 수풀에 한마리. 밑에 내 옆의 수풀에 2마리. 반대쪽 나무 위에 한 마리. 거기에 조금 떨어진 수풀에 한 마리. 땅 아래 있는 것들은 우리가 있는 곳 근처인데 정확히는 모르겠어. 어, 세스? 왜 그렇게 날 쳐다봐?" "너..... 그걸 다 알 수 있어?" 대략적인 위치를 기대했던 세스는 정확하게 집어내는 얀의 말에 놀라 새삼스럽 게 그를 바라보았다. "난 또 뭐라구. 8년동안 오감운동을 하면 이 정도쯤은 문제도 아니지. 내가 지 금 컨디션이 나빠서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나의 청각을 벗어날 동물들 은 없거든. 그리구 그들에게서 나는 기운도 대략 느낄 수 있어. 그런데, 이상한 점은 그 동물에게서 나는 느낌이 뭔가 억눌러져 있다고 할까? 살기 비슷한데,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거야. 나도 몬스터들이나 사람을 상대했을 때 조금은 느껴봤거든. 그런데 이 기운은 조금 뭔가가 틀려.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훗, 얀의 말을 들은 세스는 피식 웃으며 조심스럽게 그의 곁에 놓여있는 장검을 잡 아 쥐었다. "이런........ 얀 조심해. 아무래도 불청객들이 찾아온 것 같아." ---------------------------------------------------------- 아.... 그리고 위의 시는 영국의 여성 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시 입니다. 판타지 소설에서 간간히 인용된 거예요. 들어보신분들 꽤 될걸요.(웃음) -------------------------------------------------------------------------------- Back : 60 : <차원 연결자-57.초대받지 않은 자(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8 : <차원 연결자-55.오후의 여유>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4:0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7 Line : 207 Read : 3118 [60] <차원 연결자-57.초대받지 않은 자(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 초대받지 않은 자....(2) <57> "이런........ 얀 조심해. 아무래도 불청객들이 찾아온 것 같아." 가라앉은 세스의 음성은 긴장감을 더해주었다.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보는 세 스를 보던 얀은 자신의 주먹을 내려다보다가 결심한 듯 고개를 들며 말했다. "세스.... 내가 사용할 만한 무기가 없을까?" 뜻밖의 말을 들은 세스는 약간 움찔하더니 얀을 바라보았다. "너도 싸우려고?" "그럼. 어떻게 너만 내버려두냐. 나의 추측이 틀린다면 몰라도 대략 적의 수가 10명 안팎인데." 잠시 말없이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가로 저으며 웃 었다. ..그래... 네 몸을 지킬 것 한가지는 가지고 있는 게 좋겠지.... "그럼, 네 옆에 있는 것을 사용해." 얀은 세스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배낭이 놓여있었 는데 식사 준비품인 냄비와 국자, 칼 그리고 옷가지 등이 있었다. 그것들 을 확인한 얀은 황당한 기분에, 그런 기분이 고스란히 나타난 얼굴로 세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 설마 저걸 사용해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 "그럼, 이 상황에서 어디서 저것보다 쓸만한 것을 구하겠냐? 어서 준비하 라구. 보기엔 저래 보여도 청강으로 만든 거라서 웬만한 무기보다 강하니까." 정색을 하며 말하는 세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얀은 웃을 수도 없는 상 황에 속으로 난색을 표하며 부엌칼을 집어 올렸다. 그 모습을 어이없이 바라보던 세스는 자세를 잡으려는 얀의 어깨에 손을 올려 그의 행동을 막았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윽, 야-안. 너의 마음이 다급하다는 건 알겠지만 그걸 들어올리다니.... 제발 참아줘라." "네가 이걸 사용하라며." 얀은 불만 섞인 음성으로 세스에게 칼을 삐죽이 내밀었다. 세스는 황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막으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킥킥, 내가 말한 건 그것 뒤에 있는 거야." "어? 뒤에.....?" 세스는 이해를 못하는 얀에게 미소를 짓고는 자신이 직접 가서 그것을 가 져 왔다. 세스는 그것을 얀에게 내밀었다. "설마하니 이걸 이런 용도로 쓸 줄은 몰랐는데. 제이드가 부러졌던 검을 '캄(=피리)'으로 만든다고 할 때도 장난기 많은 녀석의 재미있는 생각 이라고 일축했으니까. 누가 비싼 청강을 가지고 '캄'으로 만들 생각을 하 겠어. 검이라면 너와는 안 어울리지만 이것이라면 충분히 괜찮지. 공격위주가 아닌 방어는 막대기로도 충분하니까. 이게 저 녀석들에게 통할지 위문이지 만...." '설마, 제이드 녀석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캄을 청강으로 만든 것은 아니 겠지?' (실제로도 장난기 때문이었다;;)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선물이라며 '캄'을 내밀던, 제이드의 얼굴이 생각났다. 웃음을 짓고 있던 세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좋아, 이제부터 시작해볼까." 냉정한 얼굴로 사방을 둘러 본 그는 숨을 들이마시고 큰 소리로 외쳤다. "발각된 건 알고 있겠지. 그만 모습을 드러내라." 싸늘한 냉기가 도는 음성에 얀은 찬바람을 집어삼켰다. 얀이 눈을 휘둥그래 뜬 채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모르는지, 검을 꺼내 공기를 가르던 세스는 풀이 밟 히는 소리에 자세를 바로잡으며 얀을 자신의 뒷편으로 이동시켰다. "얀, 조심해 저들은 보통 검사가 아니야." "보통이 아니라구? 그걸 어떻게 알아?" "난 저들이 내는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했어. 내가 그리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웬만한 대련에서는 지지않았던 나란 말이야. 그런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다 는건.... 저들이 나보다도 높은 위치의 검술에 달해있다는 뜻이야." 세스는 잔뜩 긴장했는지 검을 꽉 쥐고 있었고 그 악력을 견디지 못한 오른손은 피가 빠져나가 하얗게 보이고 있었다. 평소 침착하던 세스가 이렇게 불안한 이유는 그들의 실력이 높다는 것도 이유이겠지만 얀을 지켜야 된다는 부담감이 더 큰 이유일것이다. 가늘게 떨고 있는 세스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얀은 피식 웃으며 머 리를 가로 저었다. 얀은 '캄'을 왼손으로 고쳐쥐고 오른손을 들려올렸다. 잠시 후 허공에 머물고 있던 얀의 손이 공기를 갈랐다. 그리고... 정적이 감돌고 있는 숲 속에 귓가를 울리는 상쾌한 음향이 들려왔다. "착------" "으악~" 갑자스레 전해오는 아픔에 눈물을 찔끔거리며 잘 닿지도 않는 등판을 문지르고 있던 세스는 자신을 한심스레 쳐다보는 얀을 바라보았다. "뭐야 얀, 이런 시기에 장난을 치다니 생각이 있는 거야?" "....너야말로 생각이 있는 거야?" "엉?" 얀의 느닷없는 반격에 얼이 나간 세스는 자신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음성을 내고 말았다. "너 뭘 착각하나본데, 너는 혼.자.가. 아니야." 검지로 자신의 이마를 꾹꾹 누르며 한글자씩 이야기하는 얀의 손가락을 처낸 세스는 의아함을 가득 담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모든 것을 혼자 떠맡으려 하지?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날 못 믿겠어? 내가 아픈 것은 사실이지만 운신(運身)을 못할 정도는 아냐. 단지 팔에 힘이 들어 가지 않을 뿐이지. 그러니까 날 걱정할 필욘 없어. 나 보기보다 세다니까. " 훗. 그제서야 얀의 뜻하는 바를 알아들은 세스는 웃음을 지었다. "네가 그런 소리를 할 처지냐?" "뭐야, 못 믿겠다는 거야? 맡겨만 달라구." 얀은 자신의 가슴을 탕탕치며 말했다. "내가 너의 후방도 지키지 못할 것처럼 보여? 그렇게 날 못믿겠어?" 짙어진 웃음을 머무금 채 잠시동안 얀이 분개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세스는 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후 고개를 들어 얀의 눈동자에 시선을 맞추었다. 진지하게 변한 세스의 얼굴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얀의 귓가로 어두운 하늘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청명한 음성이 들려왔다. "나, 세디로스 듀란테드 카필로아는 만인에서 평등한 죽음을 내리는, 운명을 관장하는 여신 가이아의 이름을 걸고 맹세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행하려는 것은 단 하나, 마음을 건 진심입니다. 찰나의 순간으로 내뱉어지는 단어의 조합이기는하나 이 순간부터 나의 맹약은 영혼을 매개로 영겁의 시간을 계약하여 시간이 끝을 향해 거슬러 갈 것입니다. ...얀을 나의 영혼의 동반자로서 맞이하겠습니다. 이는 곧 나의 신념, 나의 믿음. 내가 원하는 바. 이것이 언젠가.. 나의 의지를 박탈하는 쇠사슬이 될지라도 나의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신의를 걸고 그의 모든 것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이것을 어길시에는 나의 생명을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세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공기가 부드러운 훈풍으로 바뀐 것처럼 느껴졌다. 얀을 향해 살짝 윙크를 던진 그는 말했다. "이 정도면 만족해?" "어-. 어?!" 장난스럽게 던졌던 말에 생각지도 않았던 대어가 걸리자, 얀은 어쩔 줄 몰라 하였고 그런 얀의 모습을 잠자코 보고있던 세스는 얀의 머리에 손을 올려 그를 진정시켰다.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려진 손을 떼어내려는 생각도 없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얀을 재미있게 보던 세스는 얀을 제치고 한 걸음 앞으로 나 섰다. ---------------------------------------------------------- 부, 부디 나에게 신김치를~~~~~ 쓴것은 나이지만 읽을 때마다 속이 미식거린다. (쓸대는 즐기며 쓰는데 읽고나면 괴롭군.) 저~기에 쓴 동반자는 반려나 정혼자의 뜻이 절대로 아님 그냥 친구라는 의미예요. (글의 내용연결이 좋지 않아도 그냥 즐겨 주세요*^^*) 다시 한번 읽어도 진짜 느끼하다.--; -------------------------------------------------------------------------------- Back : 61 : <차원 연결자-58.戰(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59 : <차원 연결자-56.초대받지 않은 자(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4:1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8 Line : 351 Read : 3189 [61] <차원 연결자-58.戰(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58> 戰(1) 다 아시겠지만... 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싸울 전)자 입니다. "나와라." 차가운 세스의 음성이 어둠이 침범해 있는 숲을 뒤흔들었다. 그러자 숲의 한쪽 구석에서 남성 특유의 톤이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눈치가 제법 빠르군. 하지만 그것이 너의 편안한 죽음을 앗아갔다는 걸 알게 될거다." 수풀이 흔들리며 사람들이 걸어나왔다. 그들은 달빛을 반사하지않는 묵 빛의 간편한 레더 아머(Leather Armor)를 걸치고 있었다. 움직이기 편 한 활동성이 있는 옷차림이었다. 숲에서 나온 인원은 정확히 10명. 세스와 얀을 둘러싼 그들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검은 복면의 사내는 검을 빼어들기가 무섭게 세 스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신호로 여겼는지 그의 곁에 있던 다른 사내 들도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 각자 얀과 세스의 퇴로를 막고 덤벼들었다. 날카로운 검격. 상당한 속도가 붙은 검이 가속도를 내며 세스를 향해 날아왔다. 세스는 검을 막는 동시에 힘을 주어 그것을 쳐내었다. 챙. 요란한 금속성 음이 고막을 때리는 소리에 세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 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적응이 안 된다니까. 속으로 투덜대던 그는 상대 방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자신을 노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본보기로 할 한명의 타켓을 지목했다. 그에겐 미안하지만 자신에게 손을 뻗은 이 상 봐줄 필요까지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봐줄 여유도 없을 것 같고. 2명이서 10명을 막는다라.... 말이야 쉽지만 저들을 다 상대하단 체력이 부족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면 그들에게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선물해야만 한다. 세 스의 눈빛에 차가운 냉기가 흘렀다. 세스는 목표물을 향해 빠르게 따라붙어 공격을 시도했다. 2연타로 목과 하체를 노리는 검술. 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어느 한곳만 막아서는 안 되는 변화가 숨겨져 있었다. 세스가 달려들자 처음엔 당황하던 사내는 힘없이 느리게 뻗어오는 세스 의 검을 보고 코웃음을 치며 막으려 했다. 하지만 사내의 검이 세스의 검 에 닿는 순간 환상처럼 세스의 검이 사라졌다. 그리고 자취를 감췄던 세 스의 검은 어느새 사내의 목에 꽂혀있었다. 그것을 본 세스를 공격하던 사내들은 움찔 자리에 멈춰섰다. 이것은 자신들이 보고 받은 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들의 표정을 본 세스는 냉냉하게 굳어있던 얼굴에 비웃음을 띄우며 말 했다. "겨우 이 정도로 놀라셨나? 괜한 걱정했군. 기척이나 지울 줄 아는 도둑 고양이 같은 녀석들. 시간 낭비하게 할 생각말고 모두 덤벼라!" 자신의 체력에도 한계가 있다. 처음의 생각보다 별 실력없는 녀석들이라 고 할지라도 10명이라는 숫자는 장난이 아니다. 얀은 자신을 믿으라고 하지만.... 휴..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골골하던 그를 보면 있는 원래 실 력까지 밑보일 판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격장지계까지 쓴 것이다. 이 정도면 얀에게 쏠렸던 관심(?)의 대부분을 자신이 받을 수 있겠지... 이크. 자신의 말에 열을 받은 것일까 아니면 당한 동료의 복수일까. 신경쓸 것 은 없지만 확실히 좀전보다 그들의 검술이 날카로워 졌다. 사내들의 검 은 숨 쉴틈도 없이 세스를 향해 돌진해왔다. 막고 찌르고 베고 세스는 정 신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이 스칠때마다 간간히 사내들이 쓰러졌 다. 치익. 앗, 한박자가 늦고 말았다. 왼쪽팔을 찔리고야만 것이다. 상처가 화끈거 렸다. 불에 덴것같은 쓰라림.... 하지만 이 정도는 평소의 대련때도 흔히 얻던 상처다. 역시 5명은 무리였나. 뭐 3명을 쓰러트리고 팔 하나 상처 입었으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지만.... 남은 다섯명은... 세스는 자신을 향해 크게 휘둘러지는 검을 피해 상체를 뒤로 젖혔다. 그 리고 허리를 향해 날아오는 검에 자신의 샤벨을 가져다대고 그 반동으 로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회심의 일격이라고 생각했다 도망치는 것을 도운셈이 되버린 남자는 눈에 불을 키며 세스를 향해 외쳤다. "쥐새끼같은 놈!!" "도둑고양이라고 했던 게 마음에 걸렸나 보지?" 냉소를 한 세스는 자신에게 돌진하는 검을 쳐냈다. 마지막 발악처럼 각 각 자신의 가슴과 등을 향해 검을 날리는 두 명를 보며 비웃음을 날리 던 그는 자세를 낮추며 앞의 사내의 품(?)에 파고들었다. 아슬아슬하게 검을 비켜선 세스는 당황한 사내의 복부를 힘껏 걷어차고는 빠르게 되 돌아서서 뒤에서 공격하고 있는 남자의 검에 자신의 검을 맞대고 거슬 러 올라갔다. 그때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반대편에 있던 남자들이 공격해 들어왔다. 그것을 흘깃 본 세스는 검에 힘을 주어 사내의 검을 튕겨 내고 빠르게 뒤 로 물러서서 자신을 향해 찔러 들어오는 검을, 몸을 반바퀴 돌려서 피하 며 원심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손에 들린 검으로 상대방을 향해 찔러갔 다. 반원을 그린 검은 파공성을 일으키며, 푸른빛 한광(寒光)을 뿜어내었다. 갑자기 기습공격을 당한 남자는 막으려 했지만 세스의 날카로운 기 세를 어찌하지 못하고 가슴을 허용하고 막았다. "크윽." 가슴을 관통한 검을 빼어들자 검붉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사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세스는 그런 것들은 미처 볼 사이도 없이 땅을 굴러 자리를 피했다. 퍽. 날카로운 금속의 병기가 멍하니 서있는 사내의 몸에 박혀들었다. 세스가 잠시 멈춰있는 때를 적기로 다른 사내들이 검을 날린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원했던 목표물을 놓치고 같은 편에게 검이 향한 것이다. 쓴 입맛을 다시는 4명을 바라보던 세스는 검에 흐르는 피를 털어내었다. 여 유가 철철 넘치는 행동을 하는 세스를 바라보며 사내들이 이를 갈고 있 을 때 얀이 있는 반대편 터에서 빠른 속도로 검이 맞붙이치는 소리가 들 렸다. 쇠붙이가 부딪치는 소리. 그 소리를 귓가로 흘려들으며 일시에 기습을 한 세스는 2명의 사내의 가 슴에 사선으로 긴 상처를 만들어주고는 흘깃 뒤돌아보았다. 얀은 장담했 던 것에 맞게 정말 잘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실력은 우위인 것으로 보여도 자꾸 멈칫 멈칫하며 기회를 놓치 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는 시간을 끌면 얀이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마지막 일격을 날리기로 결심했다. 검을 바로잡은 세스는 사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호흡을 가다듬었 다. 그리고 그들을 노려보며 마음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세기 시작했다. 20... 19.. .. . 3.... 2.... 1.. 0이 됨과 동시에 앞으로 쏘아져나간 세스는 자신의 오른손에 힘을 응집 시켰다. 그러자 그의 세이버를 둘러싸고 푸른색의 빛이 반뼘 정도 솟아 올랐다. 뭐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세스는 사내들을 향해 샤벨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들을 빠르게 스쳐지 나가며 얀을 둘러싸고 있는 사내들을 향해 돌진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검광에 놀란 그들은 빠르게 대응했고 그들의 신속한 반응에 세스는 싸늘 한 미소를 날리며 얀의 옆에 몸을 고정시켰다. "어, 세스 네가 맡은 사람들은 어떡하고?" 그 동안 움직인 운동량을 말해주듯 상기된 얼굴로 물어오는 얀을 바라 보던 세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이 원래 서있던 방향으로 고개짓을 했다. "차근차근, 정리하고 온거니까 걱정마." "하지만... 저기 있는 둘은 멀쩡한데." 바쁜 와중에도 세스의 싸움을 보았는지, 얀은 고개를 빠르게 내저었다. 그러자 세스는 피식 웃으며 한마디했다. "봐." 그러자 마치 줄에 고정되어 있는 인형같이 꼿꼿하게 서있던 그들은 세스 의 음성에, 마법이 풀리기라도 한 것처럼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무협 소설에서나 있음직한 일을 경험한 얀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적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얀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던 세스는 앞을 경계하며 얀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나저나 장담을 하더니 아직까지 이 모양이야?" "으-응. " 얀의 멋쩍은 미소를 보고 또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막으며 세스 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이 몸께서 친히 적들을 물리쳐 드리지요." 세스는 빠르게 달려들어 공격을 가했다. 그러자 그들은 당황하는 기색 도 없이 협공을 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어라. 이거 얕볼게 아닌데... 그들은 원래 한 팀을 이루고 있었는지. 각자의 수준을 별 것 아니지만 시 간차 공격으로 세스의 공격을 무마시키고 있었다. 얀이 그렇게 시간을 오래 끈 것이 이해가 되는군, 잘못 공격하다간 되레 이쪽에서 상처를 입을 테니까. 하지만... 당신들은 이번엔 상대를 잘못 골랐어. 세스는 전진하며 자신의 머리위로 날아오는 검을 머리를 숙여 피해냈 다. 그리고 자세를 낮게 잡으며 수평베기를 시도했다. 푸른 검광이 번득이며 3명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크윽." "윽." "세, 세스!!" 사내들은 각각 가슴과 목을 움켜쥐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모습을 아 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한쪽 무릎을 꿇 고 있던 자세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는 휘청거리는 몸으로 얀에 게 다가왔다. 얀은 잽싸게 그를 부축했다. "수행이 부족했나? 아직 나에게 검기는 무리인가봐." "대, 대단하구나 세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정신공격을 하는 얀을 식은땀을 흘리며 밀쳐낸 세 스는 검을 바로 쥐고 힘이 없는 발걸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저렇게 심하게 하지 않아 도..." 세스는 멈칫하더니 얀을 돌아보았다. "얀.. 이들은 훈련받은 검사야. 죽음의 어쌔신이지. 한번정한 목표는 길 드장이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바꾸지 않아. 그것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 들에게 죽음뿐이야. 우리가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구." "......." "뭐 그렇다고 해도 어차피 또 쫓아올 녀석들이니까. 목에 구멍난 사람들 은 빼놓고 그렇게 중상은 아니야.(어디까지를 중상으로 생각하길래;;) 이들을 치료할 자가 있을 때의 일이지만..." 얀에게 어색한 미소를 보내던 세스는 천천히 자신들의 짐이 있는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세스의 말이 맞다. 얀은 그가 한 말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세스의 뒤를 따라 걸어가던 얀은 이상한 기분에 고개를 들었다. 뭔가 꺼림칙한 기분... 중요한 것을 잊은 것 같은데 기억이 도통 나지 않 는다. 적들을 다 물리쳤는데도 신경에 거슬리는 무언가가 있다. 인상을 쓰며 고민을 거듭하던 얀의 눈에 뭔가 희미한 검은 것이 지나쳐 갔다. 섬뜩한 기운에 놀란 얀이 고개를 쳐들자 걸음을 옮기는 세스의 발 밑에 그 검은 기운이 몰려들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스는 전혀 그런 사실을 모르는지 자신의 갈 길을 갈 뿐이었다. 이런, 처음에 땅 밑에서 느껴지던 그 기운이 이거였나. 얀은 자신이 생각 지 못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당황해했다. 안돼!!! "세스!!" 챙강. 온 힘을 다해 달려온 얀이 어느새 세스의 등뒤에 나타난 낯선 남자의 검 을 막아내고 있었다. "죽음...만이 벗어 날..수... 있는 길이라고? 하지만... 난 그런 건 싫어!!!" 얀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그를 밀쳐내었다. 또 다시 달려오는 사내를 바라보는 얀의 눈동자에 슬픈 빛이 떠올랐다. 얀은 캄을 들어올렸다. 그리 고 그가 자신의 앞에 달했을 때 그의 검을 막으며 힘을 다해 내리쳤다. 그러자 그의 의지가 캄에 전달되었는지 순간 캄이 은빛에 둘러싸이며 사 내의 검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얀은 사내의 목을 캄으로 내리쳤 고 그는 기절하며 쓰러졌다. "야안......" 검이 가루가 되다시피 하는 놀라운 광경을 본 세스는 벌어진 입을 감추 질 못하고 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에겐 미안하지만 아무리 우리를 위한 것이라곤 해도 그럴 필요까진 없는 것 같아. 나를 위해서 남을 상처입힌다는게... 아직은 마음에 걸리 거든.... 그리고.. 그러면 꼭 우리가 악역 같잖아!!" 마지막 말에 더욱 타당성이 붙는지 얀은 입을 부풀리고는 자신의 주위 를 둘러보았다. 세스와 자신의 주위로 쓰러져있는 사내들을 바라보고 있 던 얀은 고개를 푹 숙이고 그대로 땅에 앉아버렸다. 꿈이라고 생각하기에, 사람이 다치는 것에 별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또 그들은 우리들을 노리는 것이었고. 하지만 이대로 가면 언젠가 나 때문 에 죽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감각해질 것 같다. 그런 것은 싫으니까.... 풀이 죽어있는 얀은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얀의 머리에 턱하니 손을 올 려놓았다. "그런 논리가 성립되냐? 너는 항상 나를 놀라게 하는 구나." 한숨을 내쉰 세스는 얀의 곁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얀의 가냘파 보이는 등을 지지대로 삼아, 힘을 빼고 기대었다. 세스는 얀의 등에 기대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세스의 축 늘어진 몸이 무거웠는지 얀의 몸은 앞으로 숙여졌고, 얀은 몸 을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때, 세스의 음성이 들려왔다. 세스는 얀의 귀에 들릴 정도로 작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난 언제나 정의의 편이라구." 부드러운 울림을 주는 목소리가 얀의 귓가에 맴돌았고 얀은 피식 웃으 며 뒤돌아보았다. 달빛을 받아 푸르게 보이는 세스의 금발이, 바람에 흩 날리며 빛을 반사하는 모습은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이 사람들 왜 우릴 습격한 거지?" "......." 머리를 긁적이던 세스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사람 잘못 본 거 아닐까?" "..........;" ---------------------------------------------------------- 쓸땐 혼자 즐기면서 쓴다. 그러나 쓰고 나서 읽어보면 말이 않된다;; 왜 그렇지. 음... (제너스 고민중--a) 모자라는 것은 님들이 보강해서 읽어주시소~~~ (애교버젼) * Leather Armor 문자 그대로 무두질한 가죽으로 갑옷을 만든 것으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현대적인' 갑옷 입니다. 제너스는 줄여 말할때(애교로) 쓰는 거예요. 하지만 철자는 Janus에 가깝죠. 라틴어로 읽어서 야누스.. 두 얼굴의 대문(?)의 신 입니다. -------------------------------------------------------------------------------- Back : 62 : <차원 연결자-59.戰(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0 : <차원 연결자-57.초대받지 않은 자(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4:25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9 Line : 352 Read : 3140 [62] <차원 연결자-59.戰(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59. 차원 연결자 -戰<2> =========================================================== 달빛의 여신..... 카므리스..... 다르크닌의 저서 中 '믿거나 말거나'에서 발췌 대(對) 암살자인 그녀는 대 암살자라는 명칭보다 애칭인 달빛의 여신 '카 므리스'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 암살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떨친 그녀는 무패의 기록으로 어둠의 세계(살수, 소매치기 등의 범죄 소굴을 뜻함)에 서 유명했다. 실제 활동한 시기는 1년이 채 안되었으나, 그녀 이후로 나 타난, 무용을 떨친 그 어떤 검사들보다도 그녀의 이야기는 대단하다. 또 한 단기간의 무패(無敗)기록으론 전무후무(前無後無)할 정도로 수많은 적 들을 막아내며 카필로아 자작의 호위를 맡았다. '검무를 추는 것 같은 움직임, 은색의 달 아래서 홀로 춤을 춘다. 격한 싸 움에 임하나 그녀의 행동에는 여유로움이 있고, 즐비한 적들 사이에서도 당황하지 않으며, 손에는 무기를... 하지만 그녀의 행동에는 자비가 녹아 들어 있다. 그러나 적을 비추는 눈동자에는 냉정함이, 그녀의 손속은 언제나 날카롭다. 그리하여 그녀를 본 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녀의 모습은 달빛아래에 서는 여신..., 하지만 전신(戰神)이라고...' 그녀에 대해 어느 음유시인이 전하는 말이다.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다 는 그녀의 동작은 살(殺)보다는 생(生)에 가까웠다. 실제로 막강한 능력을 지닌 그녀는, 검술말고도 마법쪽에도 능통한 마검사로 알려져 있으나, 임 한 적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있다. 그녀에 대해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듀란테드 카필로아 공작 이 공작위를 받기 전 자작이었던 시기에 경호를 맡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서 확실히 해야할 것은 그녀가 카필로아 공작과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빼놓곤 어느 것 하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는 베일에 쌓인 존재다. 그녀와 친했던 그 누구도 그녀의 진짜 본명 이 무엇인지, 카필로아 공작과 만나기 전까지 어떤 일을 했었는지 알 수 없다. 단지 그녀에게 카므리스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가 카필로아 공작이 라는 것 밖에. 여기서 '카므리스'라는 작명에 얽힌 구전되는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지는 확인 할 수 없지만 '캄'이라는 악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그녀에 대한 재미있는 설 중에는 그녀가 실제론 남성이라는 말 도 있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그녀를 시기하는 루머인 것으로 보여 믿을 만하진 않다. 그리고.... 어둠의 세계 밑바닥에선 이런 말이 떠돈다고 한다. '카므리스를 만나지 마라, 그녀는 생명이 아닌 영혼을 앗아간다. 저자가 실제로 본적이 없으니.... 책의 제목대로 '믿거나 말거나' 이다. ----------------------------------------------------------- "이봐, 세스. 어쌔신들이 우릴 잘못 습격했을 거라고 하지않았어?!" "....그...랬지.." "그런데, 이건 무슨 일이야!!" 얀은 자신의 미간을 노리고 날아오는 화살을 쳐내며 말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째려보는 얀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짓던 세스는 앞으 로 돌진하며 소리쳤다. "우선 이 상황을 타개하고 생각해 보자구!" "그렇게 해서 나한테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거기서!" 얀은 세스가 쓰러트린 사람을 폴짝 뛰어넘은 뒤 자신에게 달려드는 남자 를 향해 캄을 휘둘렀다. 뻑. 하는 사람구타하는 특유의 음향이 울려퍼지고 열을 받은 얀은 날뛰 면서 사람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벌써숲에서2번스쳐온마을에서3번길에서만도1번이야아니지금것까지 2번이군이정도면사람잘못본일이없을것같은데난죄질일은손톱만큼도 하지않았어그렇다면지금의이유는거기계신분께있다고봐도과언이아니 겠지?응??" "얀 흥분하지 말고 숨 좀 쉬면서 말해." "내가 흥분하지 않게 생겼어.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 마을에서는 근 사한 후식도 못먹고 쫓겨나오고. 더 이상 못 참아!" "야안!!" 얀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계속 달려갔다. "......" 하염없이 달려가는 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빽하니 소리를 질렀다. "이 사람들을 내가 다 처리하란 말이야?!" "뭐, 찔리는 게 없으면 말구." 얀은 뒤돌아 서서 윙크를 하며 말했다. "........." 휴, 얀 말마따나 찔리는 게 있으니 할 수 없군. 세스는 호흡을 가다듬고 마지막으로 남은 5명의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검을 들어올려 그들을 겨누며 말했다. "나를 찾아 온 걸 후회하라고." 사내들은 덤벼들었고 세스는 빠르게 이동하며 검을 휘둘렀다. 그가 지나가 는 주변에 쓰러지는 사내들이 속출했다. 결국 세스는 마지막 한명까지 처 리하였다. "여, 실력좋은데. " 얀은 빙긋이 웃으며 세스의 등뒤로 다가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 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짐을 추스르고 일어섰다. "다음 도시까지 반나절이면 갈 수 있어. 서두르자 그럼 맛있는 것 사줄테 니까..." "정말!! 이 아니라구. 너 그걸로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 아니야?" "무슨 소리하는 거야?" 얀을 입술을 벌렸으나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사람이 움직이는 기척이 들리며 쓰러져있던 남자들 중에서 한 명이 일어 섰던 것이다. 어깨를 감싸쥐고 일어선 그는 비틀거리며 얀과 세스에게 다가왔다. "흥. 리더군. 충격이 꽤 컷을 텐데 일어나다니 정신력만큼은 알아줘야겠 는데... 또 해보자는 것인가?" 세스의 목소리는 낮고 싸늘했다. "아, 아닙니다. 제가 감히 당신께 덤빌 수 있겠습니까. 그것도 혼자의 힘 으로... 실력이라면 이미 확인했으니까요." 사내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 사람들이라면 걱정하실 것 없어요. 내 무기로 심한 상처라면 어딘가 부러졌을 뿐 목숨에 위협이 되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세스도 위험한 순간이 아니면 검등으로 내리쳤으니까... 거의 기절한 사람이 대부분일 꺼예요." "...이번은 아무래도 저희들의 실수인 것 같군요. 당신같이 뛰어난 분이 계 신 것은 사전에 통고 받지 못했으니까요. 이 정도 실력이면 호위기사.... 아니, 잠복해있던 저희들을 집어내던 예리한 청각과 뛰어난 몸놀림, 그 리고 그에 겸비한 날카로운 검술실력까지.... 어느 기관에서 파견된 대 (代)암살자겠죠. 저희들이 4개월전 받았던 정보망에는 당신의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이번 싸움은 저희들의 실수였다고 말해야겠군 요.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전 야...." "카므리스." "엥?" 놀라서 얀이 바라보자 세스는 눈을 찡긋하며 말을 이었다. "그 정도만 알아둬도 되겠지? 어차피 이 녀석의 정보는 그 어디에서도 찾 을 수 없을테니까. 습격한 녀석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만큼, 난 마음이 넓지 않으니까." "알겠습니다. 어차피 저희는 적이니까 그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세스는 뒤돌아서서 걸어갔다. 자신을 바라보는 얀에게 다가간 그는 얀 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우리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진짜 이름을 가르쳐줄 필요까진 없잖아. 그 래서 대충 둘러댄 거라구." "그렇구나... 그런데, 카므리스라는 건 무슨 뜻이야?" 잔뜩 궁금하는 얀의 표정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풋' 하고 웃음을 터트 리더니 말했다. "넌 애병(愛兵)이 캄이니까. 그에 걸맞는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에-에?!" 그렇게 쓰잘때기 없이 이름을 짓다니.... 세스 넌 네 자식이 12월에 태어 나면 '십이'라고 지을 놈이야. "어, 왜 날 한심하게 쳐다보는 거야." "알면됐어." 얀은 세스를 상관않고 앞장서서 걸어갔다. "잠시만...." 뒤에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얀이 의아하게 쳐다보자 그는 망 설이다 말을 했다. "목숨을 살려주신 것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명령이 철회되기 전까진 두 분을 노릴겁니다." "알고있어. 어차피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을 녀석들이니까 죽이든 그렇지 않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한 일일뿐이야." 세스는 퉁명스레 말을 하곤 뒤돌아섰다. "조심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이미 카필로아님의 얼굴은 다 알려져 있으 니까요. 이번엔 실패했지만 다음번엔 한 단계 위인 어쌔신들이 찾아갈겁 니다." "신경써줘서 고맙군." 세스의 목소리가 조용하게 숲속에 울려퍼졌다. 그는 하늘을 올려보았 다. 맑게 보이는 푸른 하늘... 암살자와 푸른 하늘이라... 왠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군... 세스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피식 웃고 말았다. 이런 날 정도는 넘어 가 줘도 좋잖아... ** "루쉐, 편식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고 했잖아." "이, 이런 제길." "어허. 그런 말투도 버리라고, 성격형성에 안 좋아요." "젠장." "흐음. 루쉐군-." "이봐, 제롬 좀 봐달라고. 매일 이런 이야기 듣는 것도 질렸어. 난 처음 엔 네가 기사 후보생정도일줄 알았는데, 지금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 아. 이런 남을 챙겨주는 습관은 하루아침에 쉽게 얻어질 수 없는 거야. 도대체 너의 정체가 뭐야. 정체를 밝혀. 밝히라구." 흥분하고 있는 루쉐를 멀뚱하게 바라보고 있던 제롬이 단어를 내뱉었 다. "제르미스 파나인...." "아-악, 그거 말구. 유치원 선생이라던가 뭐 그런거 말이야. 음.... 너의 행동엔 완전히 애 돌보기가 몸에 배어 있잖아. 솔직히 말하라구. 비웃지 않을테니까." 제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훗, 그러고 보니 이거 중증이군." 앞에 놓인 캐롯 스프를 보며 투덜거리는 루쉐를 보고있던 제롬은 미소 를 지으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렇게 먹기 싫으면 그냥 내버려둬." "정말?" 루쉐는 두눈을 반짝거리며 되물어 보았고 제롬은 그 모습에 피식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쉐는 자리에서 발딱 일어서며 말했다. "난 목욕 좀 할테니까. 그건 알아서 처리해줘." 말을 끝낸 루쉐는 후다닥 여관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던 제롬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 에 놓인 스프를 바라보았다. ...캐롯 스프, 얀님과 추억이 담겨져 있는... 그의 눈에 슬픈 빛이 감돌았다. 얀을 돌보던 시절 영양가 있는 식사를 드 린다고 자신이 고집해서 식단에 넣었던 음식이었다. 환영처럼 자신의 손 에서 내밀어지던 스프를 받아먹는 그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자신은 루쉐에게서 얀의 그림자를 찾고 있는 것일까. 가슴이 답답해져간 다. 묵직해져 오는 가슴을 움켜지고 있던 그는 고개를 흔들어 찹찹해져 가는 기분을 떨쳐내려 노력했다. 이제 1주일이면 얀님이 계신다는 도시 에 도착한다. 조금만 참으면....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왕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더 큰 불안감이 자신을 지배한다. 얀님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니, 가슴 깊은 곳에서 헛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행여나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설마 큰 병이라도 난것은.... 사고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너무 늦게 찾은 자신을 책망하지나 않으실까.... 설마하니... .... 가슴이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간다. 제롬은 팔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마음의 고통을 참아내려 입술을 깨물 고 있는 두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뛰어난 성적으로 촉망받는 기사 라 주변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았던 그 사람과 지금의 내 모습이 동일인이 란 말인가? 1년전의 자신만만하던 나는 어디가고 이런 나약한.... 알지 못하는 미래 를 가지고 불안에 떨고. 훗, 한달을 참지 못하고 어린애처럼 굴다니... 웃음을 터트린 제롬은 눈 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닦아내고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날을 위해 선 기운을 차려야 하니까. 잡념을 떨쳐버리고 걸어가는 그의 가슴속에는 얀을 향한 파문이 일고 있 었다. -------------------------------------------------------------------------------- Back : 6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60.세스의 고백(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1 : <차원 연결자-58.戰(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4:3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51 Line : 299 Read : 3269 [63]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60.세스의 고백(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세스의 고백(1) <60> "뭐, 뭐야" 세스는 당황한 음성으로 소리쳤다. 그 모습을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얀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 사람 말 못들었어? 한 단계 높은 어쌔신이 찾아온다며. 그것에 대한 대비를 해야지." "대비하는 것은 좋지만, 어째서 내가....." 세스는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그는 얀을 보며 소리쳤다. "......여장을 해야 하냐구!" 세스의 난처해하는 울부짖음이 숲에 울려 퍼졌다. 여장을 한 세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미적인 센스가 돋보이는 우아한 크림빛의 새틴으로 재단된 단정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살 짝 드러난 가냘픈 목은 흐릿한 빛깔의 흑옥의 장식핀이 중앙에 고정된, 스카프 형식으로 되어있는 하얀 레이스로 감싸져 있었다. 그의 얇은 허 리를 두르고 있는 에메랄드 녹색빛의 비단 장식띠는 색감의 대조를 주 며 그의 크리스탈 유리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머리칼을 돋보이게 했다. 주름이 살짝 잡힌 치마단을 살며시 들어올리며 자리에 앉는 모습은 기품 이 있는 숙녀의 본보기였다. 그녀(?)의 모습은 찻집 안에 있는 다른 남성 들의 눈길이 한번씩 그녀를 스쳐 가도록 만들었다. 얀은 진지한 눈빛으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는 그의 뜨거운 눈빛에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은 너무 열정적 이다.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다. 붉게 달아오른 두 볼을 감싸쥐고 시선을 아래로 내린 세스는 더 이상 얀의 소리없는 외침을 감당해낼수 없는 자 신을 느끼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로 했다. "얀... 그렇게 쳐다보지마, 부끄럽잖아. " ".........." 수줍게 고개를 돌리는 세스의 모습을 열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던 얀은 덥 썩 세스의 손목을 거머쥐었다. "아이, 이런데서~♥" "...그냥 말할래. 아님 맞고 말할래." "...........;" 쳇, 얀의 손을 밀어낸 세스는 테이블에 놓인 물잔을 들어올리고 원샷을 했 다. "그냥 넘어가 주면 안돼?" "안-돼. 네가 말하기 싫어하는 건 알지만 나도 그 정도는 들을 자격이 된 다고 생각해. 도합 8번이나 목숨의 위협을 받았잖아. 이정도면 어쌔신들 이 쫓아오는 이유쯤은 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되는데..." "....그래. 자격이 되지.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속인다는 것도 말이 안되 니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는 결심이 섰는지 고개를 들었다. "..미안했어-. 그래... 네가 알다시피 난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태야. 뭐 나도 더 속일 생각은 없었어, 하지만 사실을 안다해도 득이 되는 것 이 없으니까 입을 다물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이쯤에서 헤어지려고 했었는데 생각대로 안되는군. 좋은 추억으 로 남고 싶었는데...." 세스는 서글픈 눈으로 얀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얀은 테이블 위 에 올려져 있던 세스의 두 손을 꼭 잡고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세스, 난 네가 어떤 죄를 지었더라도 용서할 수 있어. 살인? 강도? 훗, 상관없어.(후까시 버젼으로) 우린 친구잖아. 우정으로 모든 걸 감 싸줄 수 있어." 얀은 이미 세스가 쫓기는 이유를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있었 다. 자신의 말에 도취된 듯 말을 이어가던 그는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는 지 눈을 크게 뜨고는 세스에게 시선을 맞추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설마....여자를 무서워하더니, 여자들한테 당해서...." 퍼-억 "소설을 써라. 써." 한 손으로 얀의 뒤통수를 테이블에 처박은 세스의 미간이 꿈틀 거렸다. 한숨을 내쉰 세스는 낮은 음성으로 얘기해 나갔다. "그럼 이야기 해 줄 테니까 잘 들으라고..." 약간 망설이던 그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나의 본명은 세디로스 듀란테드 카필로아... 여기서 알 수 있듯 나의 신분 은 평민이 아니야. 평민은 성을 얻지 못하니까.(얀은 전-혀 알지못했 다.) 너도 알고있겠지만 5년 전 왕위계승을 놓고 파벌간의 싸움이 일어 났지 그때 혁명파를 이끌었던 당수는 카필로아 후작이야. 그는 민심을 얻는 정책을 써서 조금씩 인망을 얻고 있었고 그런 그가 밀어주는 라샤 크 왕자는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 그후 후작은 공로를 인정받아 공 작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어. 그분이 바로 우리 아버지야." "........" "놀랬어? 난 아버지 덕분에 이름뿐이긴 해도 자작이라는 칭호까지 얻게 되었고. 그 전에도 그랬지만 아버지가 공작이 된 이후에는 더욱 숨막히 는 나날을 보냈지. 카필로아 가(家)를 이끌 차기 공작으로 말이야. 답답했어.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난 좀더 넓은 세상을 구경 하고 싶었거든. 하지만 나에겐 그건 무리였어. 내무대신인 아버지는 정 책을 수렴해 나가기 때문에 귀족들의 원성을 듣는 입장에 서있었지. 둘 러보면 마찰이 없는 집안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전 왕위계승 문제로도 밉게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더욱 위험 해 졌지. 아버지를 헤하려는 암살자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고 나는 덤으로 위협을 받게 되었어. 나를 인질로 하면 아버지를 손안에서 가지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훗, 하지만 그들은 알까? 내가 그들의 손에 갈갈이 찢겨 죽는다고 해도 아버진 자신이 고수한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거야...." ".....세스..." 말끝을 흐리는 세스의 무거운 어조에 얀이 걱정스러운 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고개를 내려 얀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던 세 스는 얀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은 놀랍게도 웃고 있었다. "그래서, 가출했다 이거야. 어차피 집에서 갇혀 지내나 밖에서 위험을 받 는거나 나에겐 마찬가지였거든. 그런데 아버지와 적대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호기라고 생각했는지 심심 치않게 사람들을 보내줬고. 너를 만나기 전까지도 계속 만났었지..." 약간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던 그는 얘기를 마저 이었다. "하하, 하지만 나도 이 정도로 끈질길 줄 몰랐어. 도시에서 4개월쯤 쉬 면 잠잠해 질 거라고 생각했거든. 내 얘긴 이걸로 끝이야. 이제 궁금증 은 풀렸겠지? 그럼 이쯤에서 그만 헤어지자, 더욱 위험해 질테니 까." 세스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자. 그 동안 고마웠어." 세스가 내민 손을 잠시동안 바라보고 있던 얀은 빙긋 웃으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우왓~~~~" 힘껏 잡아당겼다. 드레스 때문에 거동이 불편했던 세스는 얀의 힘 때문 에 앞으로 쓰러지게 되었다. 넘어지는 세스를 받아들이며 포옹하는 자세 가 된 얀은 그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이 바보야. 내가 영혼의 동반자인 친구를 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난 위험하다고 해서 친구를 나 몰라라 할 정도로 그렇게 얼굴이 두껍지 못하다구." 얀의 얼굴을 놀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던 그는 감격스러운 듯(?) 천천 히 말을 이어나갔다. "....얀... 말은 고마운데, 장소가 안 좋은 것 같아."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는 얀의 귓가로 사람들의 말이 들어왔다. "쯧쯧, 요즘 젊은것들은 아무데서나..." "자기는 저렇게 할 수 있어? 저 여잔 좋겠다. 애인이 행동력도 있구." "여자 얼굴이 저 정도 되니까 저런 것도 가능한 거야. 그림이 되잖아." "잘 어울리는 연인들이네요." 얀은 세스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 "........." 노상 까페에서 포옹씬을 벌리고 있는 한 쌍의 연인은 그렇게 돌이 되어 갔다. ** 창문에서 흘러들어온 오후의 햇살이 길다란 흔적을 그리며 방안 구석구 석 따스한 기운을 퍼트리고 있었다. 중앙에 놓인 작은 테이블에는 빛을 받아 붉게 타오르는 듯한 인상적인 계피색 머리카락의 청년이 앉아있었 는데 그는 지금 지도 보는 것에 열중해 있었다. 손가락으로 지도의 한 곳을 가리킨 그는 온화한 빛을 띠고 있는 초록색 눈동자를 들어 뚫어지 게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어느새 매섭게 변해있었다. 주노(jueno) 지금 그가 향하고 있는 도시의 지명이다. 제롬이 찾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는 마지막 종착역. 그것을 보며 결의를 다지고 있던 제롬은 자신을 부 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루쉐의 목소리였다. "제롬~ 미안한데 내 가방에서 수건 좀 가져다주겠어?" 여관 방 안에 비치된 욕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머리를 빠꼼이 내민 그는 머리에서 물기를 뚝뚝 떨어뜨리며 말했다. "여관에 타월하나 비치하지 않다니 이래선 비싸기만 하지 서비스가 형편 없잖아." "물떨어진다. 수건 가져다 줄테니까 어서 들어가." 제롬의 말을 들은 루쉐는 쏙 욕실로 들어가 버렸고 제롬은 작은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침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대 위에는 짐이 놓여있었는데. 간편한 여행용 배낭과 옷가지등이 정리 되어 있었다. 갈색의 간편한 백으로 되어있는 루쉐의 가방을 바라보던 제롬은 그 옆에 있는 검은색의 앙증맞은 가방을 보며 '풋'하고 웃어버렸 다. 소녀취향의 조그만 가방. 시장에서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에게 사달라고 조르더니 뭔가를 넣고 신주단지 모시듯 자신이 쳐다보는 것조차 허용하 지 않았었다. 내심 뭐가 있을까 궁금하긴 했지만, 이런 때를 이용해서 호 기심을 확인하는 것은 좋지 않겠지. 루쉐도 그걸 믿고 있을 테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막고 웃음을 터트리던 그는 갈색 가방을 열고 수 건을 찾기 시작했다. 약간 안쪽에 있어서 꺼내기다 힘드는 걸. 막꺼내다 보면 내용물이 흐트러지니까 우선 위에 걸 꺼내놓고.... '툭'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침대 위에 푸른색의 원통이 떨어 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제롬이 꺼내들던 옷가지 사이에 껴 있던 물건인 것 같았다. 루쉐도... 이런 것은 따로 잘 정리해 둬야지. 제롬은 손을 뻗어 그것을 들어올렸다. 그의 얼굴에 놀람이 떠올랐다. 옥? 세헤르나 국(國)의 하자크 남부에서만 나오는 천연 옥, 그것도 특급품 인 푸른 빛깔의 구름무늬가 내비치는 장식용 옥이었다. 청옥을 들어올리자 하단에 붙어 있던 보석들이 부딪치며 청명한 소리를 내었다. 웃, 이거 꽤 값이 나가겠는데. 루쉐의 사정을 봐도 이런 것은 가지고 다 닐 형편이 안되는데.... 어디에서 얻은 거지? 세스는 8cm 정도되는 옥을 들여다보며 고민했다. 그러다 무언가 깨달은 것이 있는지 그는 지긋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고 보니 루쉐의 행동도 일부러 거칠게 행동은 하지만 은연중에 기 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있는 집안에서 배운 절도 있고 예절이 배여 있 는... 물어 볼까? 하지만... 말해주기 전까진 섣불리 건드리는 건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이겠지? 그럴 생각까진 없으니까.. 한숨을 '폭' 내쉰 그는 그것을 가방 안의 부드러운 천에다 잘싸서 넣어두었 다. "제롬!! 수건을 만들러 간거야? 수건 좀 가져다 달라는 부탁이 그렇게 어 려워!" "알았어. 루쉐 가져간다니까." 허둥지둥 일어선 그는 힐끔 루쉐를 가방을 뒤돌아보았다. 어디서 봤던 것처럼 느껴지는데... 왠지 모르게 낯익은 보석의 형태에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멈 칫했던 것도 잠깐, 루쉐의 호통소리에, 그의 걸음은 생각에서 멀어져 갔다. -------------------------------------------------------------------------------- 좋은 하루 되세요~ -------------------------------------------------------------------------------- Back : 64 : <차원 연결자-61.세스의 고백(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2 : <차원 연결자-59.戰(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4:4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7-09-2001 09:28 Line : 209 Read : 3309 [64] <차원 연결자-61.세스의 고백(2)> -------------------------------------------------------------------------------- -------------------------------------------------------------------------------- Ip address : 210.115.179.2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세스의 고백(2) <61> 벽돌 길이 깔려있는 거리를 한 대의 마차가 달려가고 있었다. 위험해 보 이는 질주에 거리를 걷고 있던 행인들은 길가로 비켜났고, 자신들의 옆 을 지나쳐 가는 마차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제 갈길을 가려던 사 람들은 미처 피하지 못한 아가씨를 발견하고는 신음성을 흘렸다. 시시각각 달려오는 마차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아가씨는 조심스레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마차를 모는 마부는 뒤늦게 그녀를 발견하고 속력을 줄 이려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주위에서 피하라는 외침이 들려오자, 그제서야 자신의 상황을 알아채고 그녀는 물러나려 했지만 이미 코앞으로 다가온 마차를 보고는 당황하여, 몸이 경직된 채 자신에게 돌진해오는 말 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긴급한 상황, 마차가 그녀를 덮치려는 찰나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고 길 가로 잡아챘다. 마차는 수십 미터를 더 가서 길에 멈춰 섰고 구사일생 으로 목숨을 건진 여성을 본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놀란 나머지 멍한 상태로 서있던 그녀는 곧 자신의 상황을 깨닫고 얼굴 을 붉혔다. 모르는 남성의 품에 안겨있는 상태로 보호하듯 든든한 팔이 자신의 어깨에 둘러져 있던 것이다. 일견 부드러워 보이지만 강인함 을 지니고 있는 팔 때문에 아가씨는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는 채 그에게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놀란 가슴이 진정되는 것이 느껴졌다. 탄탄한 가슴에서 볼을 대고 있자, 그의 심장의 고동소리가 들 렸고, 그로 인해 얼굴이 더욱 붉게 변하자 그녀는 팔을 들어 그의 가슴을 살짝 밀쳐내었다. 그러자 남성은 그녀의 제스처로 상황을 알아차렸는지 팔을 풀었다. "괜찮으십니까?" 공기 울리는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 그녀가 고개를 들자, 미소를 짓고 있는 청은발의 소년을 볼 수 있었다. 단정한 모습의 호감이 가는 인상을 주는 그는 맑게 웃으며 자신을 보고 있었다. 자신을 구해준 사람? 가느다란 두 팔로 어떻게 자신을 구했는지 감동을 하고 있을 때 그녀의 뒤에서 탁한 음성이 들려왔다. "어디 다친데 없소?" 그녀는 고개를 돌려 말을 걸어온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마차의 마부로 마차가 멈춘 직후 그들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그녀는 마부를 보고 고개 를 조심스레 끄덕였다. "젊은 아가씨가 어디다 정신을 빼놓고 다니는지 원, 다음부터 조심하쇼. 갈 길도 바빠 죽겠는데, 이런 일까지 생기다니.. 다친 곳은 없다니 난 이 만 가보겠소." "아... 죄, 죄송합니다." 아가씨는 호화스럽게 보이는 마차의 외장을 보고 당황해하며 사죄를 했 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소년은 불만스러운듯 마부를 바라보다 그녀를 보호하듯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사람이 많은 길에서 속력을 낸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입니다. 생각 있는 분이라면 누가 먼저 잘못한 것일 줄은 알겠죠? 아가씨가 다친 곳 이 없으니 저도 이쯤에서 말을 끝내지만 다음부턴 유념하시길 바랍니 다." 못 마땅한 듯 그를 째려보던 마부는 마차에서 들리는 종소리에 말을 잇 지 못하고 마차로 되돌아갔다. 자신들에게서 멀어지는 마차를 보고있던 그는 아가씨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마차가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니까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다음에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아, 죄송합니다." "풋, 저에게 미안해 할 필요까진 없습니다. 충고하는 거니까요." "네....."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띄고 말끝을 흐리던 아가씨는 조심스레 말을 이었 다. "저... 저를 구해주셨으니 보답이라도 하고 싶은데요. 크게 해드릴 것은 없고 점심식사라도...." "무슨 일이야 얀?" 그녀의 말을 끊으며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굉장한 미인, 말을 하던 아가씨는 놀란 눈으로 다가오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유리처럼 빛나는 블 론드의 머리카락이 찰랑거리며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빛을 한층 더하고 있다. 인형처럼 보이는 고전적인 미인이었다. 우아한 몸놀림으로 천천 히 걸음을 옮기는 그녀를 보며 아가씨는 놀란 듯 입을 벌렸고, 그런 아가 씨의 모습을 바라보던 얀은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가 걸렸다. 얀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세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세스는 어리둥절 해 하며 얀의 손을 맞잡았고 얀은 세스의 손을 부드럽게 이끌면서 자신 의 곁에 세웠다. 상대방의 능숙한 리드에 따라 얀의 곁에 선 세스는 자신의 앞에 있는 여 성을 보고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얀이 자신보다 먼저, 카페에서 나온 것이 채 5분이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여성과 같이있단 말인가? 분홍빛으 로 변한 그녀의 얼굴만봐도 사정이 짐작되었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얀에게 반쯤은 기울었을 것이다. 마을에서 이미 얀의 능력을 알고있었지만 다른 도시에 온지 몇 분만에 아가씨를 사귀다니 이 녀석의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구나. 세스 는 얀의 능력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세스가, 자신을 이상한(?)눈초리로 바라보는 여성을 보며 얀의 위대함을 느끼고 있을 때 그의 귓가에 지금 상황을 재밌어하는 듯한 얀의 음성이 들려왔다. "점심식사초대는 감사하지만 제 애인이 질투가 심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거절을 해야겠군요." 애인? 이 녀석이 언제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또 여자라도 사귀었단 말인가? 세 스는 더욱 의심스런 눈초리로 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얀은 세스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세스를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 었다. "그렇지 않아 세실?" 컥, 세실?!! 죽어서도 듣기 싫은. 제일 듣기 싫은 그 단어가 얀의 입에서 나오다니... 세스의 낯빛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이 주륵주륵 흘렀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한 그의 이상한 변화에 의아해하던 얀은 아가씨의 아쉬워하 는 말을 뒤로하고 세스를 이끌고 발걸음을 옮겼다. "세실, 세실, 세실..." "재미붙였냐?" "응." 새로 잡은 여관에 앉아있던 세스는 얀의 단답형 대답에 경직되는 목을 좌우로 흔들었다. "제발, 그만둬 줘. 다른 좋고 좋은 이름도 많은데 하필 그 이름이야. 부탁 이니까. 다른 이름으로 부탁해." "왜 세실이란 말에 그렇게 반응을 보이는 거지? 부를때마다 곤란해하는 네 모습이 재밌어서 내가 멈출 수가 없잖아." "내 잘못으로 떠넘기는 거냐?" 투덜거리는 세스를 바라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던 얀은 넘겨짚어 보았다. "세실이란 말에 뜻깊은 추억이 있나보지?" 정말로 뜻깊은 추억이 있는지 세스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세스의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즐기던 얀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네가 아무리 듣기 싫어한대도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겠는데... 어쌔신들을 속이려면 제일 중요한 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역이용 하는 거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는 네가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과 너의 신상 명세서가 있을 텐데, 우선 전자의 것은 나로 인해 깨어졌고 후자의 정보 중에는 아마 여성을 싫어한다는 정보가 있을 거야. 그래서 그 정보를 역 이용하기 위해 (네 얼굴은 이미 알려졌으니까)여성과 같이 여행을 가는 것보다 네가 여성으로 변장하는 것을 채택한거야."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그 세....실이라는 이름만은 어떻게 해줄 수 없 어?" "안-돼. 적들을 속이려면 우선 우리들이 익숙해야 하는데 그 세실이란 이름은 이미 너에게 친숙(?)한 듯 보였어. 무슨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목 숨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그보다 좋은 이름을 선택할 수 없단 말이 야." 고집으로 똘똘 뭉쳐있는 얀의 모습을 슬프게 바라보던 세스는 고개를 천 천히 끄덕였다. "그래... 좋아. 내가 양보하지." 그 모습을 보며 씨익 웃고있던 얀은 세스를 바라보며 줄곧 궁금해 하고 있던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여관을 잡는 것도 그렇고 도시도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이 도시 에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어? 모르는 거야?" "뭘?" 정말 모른다는 듯 똘망 똘망한 눈망울로 자신을 바라보는 얀을 한심스 레 쳐다보던 세스는 말을 내뱉었다. "2일 후가 크로나 국(國)의 3대 축절 중에 하나, 성 아가사의 날이잖아." -------------------------------------------------------------------- 오타보다는 수정하는 것이 먼저 겠군요... -------------------------------------------------------------------------------- Back : 65 : <차원 연결자-62.축제.... 드디어 ...(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60.세스의 고백(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5:1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7-09-2001 09:40 Line : 197 Read : 3545 [65] <차원 연결자-62.축제.... 드디어 ...(1)> -------------------------------------------------------------------------------- -------------------------------------------------------------------------------- Ip address : 210.115.179.2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62. 축제.... 드디어 ...(1) ========================================================= 성(聖) 아가사의 날- 크로나 국이, 겨울이 끝나고 처음으로 맡는 축절(祝節)이다. 지금은 세헤르 나로 본당(本堂)을 옮긴 성황(聖皇)의 시초 성 아가사의 순교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의 순교는 아가사라는 한 인간에게 속하는 것이 아닌 케탄 대륙의 모든 사람에게 베풀어진 은총이었다. 자칫, 나라간의 전쟁이 대륙으로 번질 수 있었던 미묘한 시기에 자신의 죽음으로써 두 나라의 왕에게 진정한 삶의 교훈을 남긴 그는 아직도 전 인류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다. -위인들의 이야기 -중 성 아가사의 날의 유래에 관해 ----------------------------------------------------------- 도시 트리폴리. 크로나의 수도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중요도시 하나로, 지금 그곳 에선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흥겨운 음악이 거리거리마다 넘실거렸다. 사람들은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 의 뒤를 따라 곳곳에서 즉석 무도회를 즐겼고 춤을 추지 않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들만의 오락에 빠져들었다. 거리의 가로수마다 매놓은 각가지 색의 리본들은 바람에 흩날리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단지 장식용으로 보이는 리본에도 뜻깊은 사연이 있었는데 '성 아가사의 전날' 벌어지는 하이라이트, 고백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물건이였던것이다. 이것은 여성들이 자신의 이름을 써넣은 것으로 ,흔히들 사랑의 증표라고 여겨질 정도로 이날 이것을 가지고 프로포즈를 하는 남성들은 많은데, 고백제의 리본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인 것이다. 고 백제에서 남성은 여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여 서로의 마음을 은근히 떠본다. 남성은 여성이 나무에 매어놓은 리본을 눈여겨보았다가 고백제의 무도 회가 끝나면 직접 자신이 바라고 있던 여성의 리본을 가지고가서 그 여성 에게 바친다. 만약 여성이 받아들였다면 사귀게 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다면.... 그야말로 창피를 당하게된다. 그 이유는 만인(滿人)이 바라보는 단상에서 하는 연인 한쌍을 위한 프로 포즈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통이므로 거부할 수가 없는데, 많은 사람들 이 바라보는 가운데서 프로포즈를 하는 남성의 용기에 반하는 여성이 대 부분이므로 거의 80%달하는 성공률을 보인다. 하지만 높은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남성들은 프 로포즈를 위한 시나 가무(歌舞)를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얀은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낮인 데도 불구하고 거리는 축제에 대한 열기로 넘치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고 작 학교의 축제가 전부인데, 꿈을 빌미로 이런 것을 즐길 수가 있다니... 지금 자신의 눈에 비친 그것은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브라질의 축제 이상이었다. 가장 무도회처럼 가면을 쓰고 화려한 의복을 입고 즐거운 듯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얀은 다가올 즐거움을 생각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리에 넘치는 인파로 인해 흥분해있는 얀을 본 세스는 고개를 가로 저으 며 여관의 창문을 닫았다. "앗, 뭐 하는 거야." "소음공해를 만들고 있는 인간을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나 시끄러웠어?" "............" 대답 없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세스를 보며 무안한 듯 딴청을 부리 고 있던 얀은 그래도 본심을 숨길 수는 없는지 창문을 빼꼼이 열어 창밖 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꽤나 세스에게 희극적으로 보여졌다. 자신의 눈치를 보며 살며 시 곁눈질하며 밖을 내다보는 얀이 차츰 불쌍히 여겨지자 세스는 그만 불 쌍한 중생을 구제하고자 말을 꺼내었다. "축제의 절정은 자정이야. 지금은 나가봤자 사람들과 부닥치기만 할뿐 제 대로 된 구경거리를 얻을 수 없어. 그래도 나가고 싶어?" "응. 세스 제발~" 애교까지 부리며 사정하는 얀을 떼어낸 세스는 침대에 몸을 기대며 말을 이었다. "그럼 잘가." "앗, 원상태로 돌아왔잖아. 혼자가면 재미가 없단 말이야. 제발 같이 나가 자." "난 저런 것 귀찮기만 하지 하나도 재미없단 말이야. 나 꼬드길 생각 말 고 혼자 가서 놀아라. 응?" "하지만...." "저런 것을 보느니 차라리 한 자(字)라도 책을 읽는 것이 소득이야. 지금 나가 서 보나 저녁에 나가나 그게 그건데 왜 그러는 거야. 보고 싶은 사람이나 나가서 봐." "........." 얀이 대답이 없자 궁금함에 몸을 일으킨 세스는 침대 구석에 처박혀서 중 얼거리는 그를 볼 수 있었다. 도저히 방안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한기가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친구가 부탁하는 데도 들어주지도 않고.. 내가 하는 말이 별로 마음에 와 닫지 않는 건가. 그래, 세스는 나를 귀찮게 여기는구나. 나는 세스에게 이 런 존재였던 거야.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어머니 왜 저를 낳으셨나요...." 점점 더 거대해져 가는, 말 같지도 않은 얀의 중얼거림을 듣고 있던 세스 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두드리며 그의 말을 끊었다. "넌 밖에 나갈 때 약간의 변형만 준(평소와는 다른 귀족적인 차림새)남성 의 옷차림새를 하면 되지만 나는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가는 여자로 변장하 고 나가야 한단 말이야. 나가는 거야 쉽지만 이런 날은 사고가 일어날 확 률도 높고 만약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난 이런 차림으로 칼싸움 등은 도저히 못해. 그렇다면 전적으로 너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난 그렇게 는 못하겠어." 침대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자신을 보는 세스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얀 은 그의 말에서 뭔가를 느꼈는지 손뼉을 치며 말했다. "내가 너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되면 나간다는?" "어?" 그러고 보니 말이 그렇게 되나....세스는 순간 당황했지만 방금 한 말을 뒤 집을 수 없어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의 말에서 자신의 승리를 확 정지은 얀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에겐 너에게 숨긴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까 걱정말아. 어쌔신 떼거지 가 덤벼도 나의 한방이면 문제없지." 얀은 집게손가락을 세우고 흔들며 말을 이었다. "거기다 내가 살던 곳에서 레이디를 줄곧 모셨으니까 에스코트쯤은 어떻 게 하다는 것 정돈 기본으로 익히고 있다구." 얀은 현실에서의 그때를 생각하며 자신있게 소리쳤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줄곧 쉬는 시간마다 재미 삼아 친구들 끼리 서로의 역할을 정하고 그에 맡는 행동과 말을 하며 놀았었다. 훗, 그때는 수다 5인방, 정식명칭은 독수리 5자매로 불렸었지. 지나간 영광의 그날을 그리워하며 웃음을 짓고 있던 얀의 얼굴이 한순간 일그러졌다. 중학교 시절 제비뽑기에서 잘못 걸려 내시를 맡았던 그때의 참담함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왕과 후궁, 중전, 후궁Ⅱ, 내시의 배역에서 하필이면 내시가 걸리냔 말이다. 그것도 나를 가지고 노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던 정연이 중전의 배역이 되 었던 그때!! (이때는 인현왕후가 한참 인기였었다;) 정연은 어지간히도 나를 부려먹었었지. 하~ 지나고 나면 좋은 날이 올거라더니 악몽 같았던 그날들을 이렇게 추 억의 단편으로 넘기다니.... 제영(얀) 많이 컸구나. 얀은 두 눈을 더욱 반짝거리며 과거로의 회상에 더욱 빠져들었다. 고등학교때 기사역할을 맡았던 시절엔 착한 예린이 나의 공주님이 되어 악의 무리 정연과 지수에게서 예린을 지켜내었지. 그땐 참 힘들었어, 뇌물 (떡볶이)에도 굴하지 않고 끝끝내 마수의 손길을 뻗치던 악의 제왕 선영 에게서 예린을 지켜냈으니까.... 그래, 이 정도면... 더욱 자신감이 붙었는지 얀은 방안이 떠나갈 듯 웃어제키며 세스를 바라 보았다. 그의 그런 모습에 점차 승기가 얀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지 세스는 바로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다른 때와 달리 손이 빠르게 움직인 얀은 세스의 여장에 필요한 옷가지들을 챙기고 있었다. 신기가 들린 듯 움직이는 얀의 모습에 어리벙벙한 세스의 두 어깨를 꽉 잡은 얀은 자신있 게 외쳤다. "세스, 오늘밤도 확실히 책임져주마!" 묘한 분위기를 낳는 말을 한 채 얀은 두손을 허리에 올려놓고 기운차게 웃어대었다. -------------------------------------------------------------------- 시간나는데로 올리겠습니다. 오후쯤이 되겠군요. -------------------------------------------------------------------------------- Back : 66 : <차원 연결자-63.축제... 드디어..(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4 : <차원 연결자-61.세스의 고백(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5:4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1:50 Line : 268 Read : 3036 [66] <차원 연결자-63.축제... 드디어..(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63. 축제... 드디어..(2) -그런데 내용은 축제랑 상관없는;- 어둠이 내려져 있는 깊은 밤, 한 남자가 궁전 내부의 회랑을 걸어가고 있 었다. 그는 등불도 없이 푸르스름한 달빛만이 발치를 비추는 그곳이 익숙한 듯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포석 위에 깔린 융단을 밟고 성큼성큼 나아갔다. 반들반들하게 연마되고 조각으로 장식된 육중한 검은색의 문에 도착한 그 는 문을 살며시 밀었다. 문은 둔중한 저음을 내며 열렸고 그는 천천히 안 으로 들어섰다. 방안은 어두컴컴했다. 단지 예외라면 문의 오른편 에 있는 창문의 휘장사이로 내비치는 빛의 선이었다. 달빛은 긴 은빛 실 을 내보이며 남자의 신체를 이등분하여 어둠가운데 빛을 슬며시 드리웠 다. 그는 자신의 미간을 관통하는 달빛을 보고는 똑바로 빛을 향해 걸어갔다. 창문 앞에 다가선 그는 손을 들어올려 창문을 가린 휘장을 걷어내었다. 확. 갑자기 쏟아지는 밝은 은빛에 그는 눈을 살짝 찡그렸다가 앞을 바라보았 다. 부드럽게 흘러 들어오는 달빛이 자신의 최상의 색인 은빛의 실타래를 풀어내어 그를 감싸고 있었다. 부채꼴로 쫙 펼쳐진 은빛의 무대 위에 서 있는 그의 안색은 달빛과 구별이 가지않을 정도로 창백했다. 두꺼운 암 록색의 벨벳으로 되어있는 휘장을 부여잡고 있는 그의 손은 가늘게 떨리 고 있었다. 그의 숨소리가 점차 격해졌다.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문 그 는 약한 신음소리를 내며 창가에 기대어 섰다. 걷어진 휘장 때문에 창문을 사이로 비추어진 달빛은 전보다 더 밝아 보였 지만 창가에 서있는 그로 인하여 달빛의 고유한 아름다움은 빛을 잃고 있었다. 달빛을 받아 더욱 눈부셔 보이는 그의 은색의 머리카락은 창틀을 으스러 질 정도로 움켜 쥔 그의 손에 위해 조금씩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신음성 은 조금씩 더해 갔고 잠시 동안 창가에 쓰러지듯 기대어 있던 그는 천천 히 벽을 타고 아래로 쓰러져 갔다. 벽에 기대어 숨을 몰아쉬고 있던 그는 이마를 감싸쥐었다. 주변의 침묵 에 동화되어가던 그의 몸이 들썩였다. "하하하하하하" 그의 텅빈 마음을 반영하는 것일까. 처음엔 힘이 없던 웃음소리가 점차 커지며 방안을 가득 메웠다. 무겁게만 느껴지는 손으로 이마위로 쏟아져 내린 머리카락을 넘기던 그는 제대로 가눌 수 없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방의 구석에 있는 자신의 침대 위로 털썩 쓰러지듯 몸을 뉘었다. 침대에 누워 잠시동안 호흡을 고르고 있던 그의 입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카롯.." "........" 공간을 가르고 그의 앞에 나타난 청년은 두 무릎을 꿇고 아무 말 없이 고 개를 숙였다. 자신 앞에 나타난 붉은 머리카락의 청년을 바라보던 그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힘겹게 움직이는 그의 기척이 들리자 고개를 처 든 카롯은 자신의 주군을 보며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겠는 지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제발 그만하십시오. 벌써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지 않습니까. 저는 이미 보고를 드렸습니다. 벤투자와 저의 결론으론 제르미스경은 확신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라면 1개월 내에 좋은 소식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 동안만이라도 잠시 마계로 가셔서 정양을 하십시오." 카롯은 자신의 바보같은 주군을 바라보며 소리 높여 말했다. "날 즐겁게 하는구나....카롯.. " 뒤안은 카롯의 반응이 재미있는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겁도 없이 그렇게 큰소리로 말을 하니 말이다...." "............" 그의 입가에 떠오른 차가운 미소를 본 카롯은 입을 다물고 시선을 피했 다. 어차피 자신이 말해 봐야 주군의 귀에는 들리지도 않겠지. 하지만 그 걸 잘 알면서도 매일 같은 시각, 점점 더 길어지는 고통에 허덕이는 그를 보면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자기가 제르미스 경을 감시하여 얀 왕자에 관한 티끌 만한 소식이라도 전 하면 주군은 평소 포커페이스를 깨뜨리고 기대감이 담겨있는 눈으로 자신 을 바라본다. 왜 일개 인간에게 그리 애정을 쏟는 것일까... 그것도 자신의 몸이 망가져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자신의 주군에게 처음 웃음을 전해준 얀왕자를 인정하면서도 주군이 왜 그에게 관심을 쏟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도 자신의 병의 원인을 알고있으면서도 마계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면서. 다행히도 주군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견디기 힘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었다. 디아테스 님은 얀왕자와 관계된 외의 것은 얼음같은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그것을 확 인하지 않았는가. 그의 병명을 알고있는 카롯으로선 내심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오스적 마력팽창상태. 주군의 병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단어. 일급비밀에 속하지만 측근인 자신은 알고있다. 간혹 마계에서는 당사자에게 맞는 능력이 아닌 지나칠 정도의 큰 마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거의 각성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 하는데, 그 이유인 즉슨 주체하지 못하는 큰 마력들이 자신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들의 생전에 몸에 갈가리 찢겨져나가는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물론 고통뿐만 아니라 덤으로 몸의 내부기관을 갈가리 헤집어 놓는다... 마계에서 큰 마력을 가진 것은 신분의 상승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그들 은 분에 넘치는 마력을 지닌 것을 축복으로 여기지 않는다. 마력획득이라 는 단어 아래 죽어나가는 자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 는 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생명을 유지하는 방법은 단 한가지뿐인데 자신의 마력보다 더 큰 마력으로 누를 수 있는 인물이 있어야한다. 그런 사람들은 높은 지위에 있기 마련 이어서 선택받은 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한다고 해서 고통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살아가는 동안 계 속해서 괴로움을 겪는 것이다. 대부분의 마족들은 그래서 그것을 죽음보 다 더한 저주라고 부른다. 그 고통의 끔찍함은 카롯, 자신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눈으로 이 상황을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닌가. 오늘 이전의 그 많은 시간동안... 아무리 심한 상처를 입어도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던 주군이 식은땀까지 흘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이런 날이 계속된다면 얀왕자를 찾는 것보다 주군의 초상 치를 날이 먼저 일 것이 다. 하지만... 주군을 마계로 보내기엔 어려웠다. 평소 눈빛하나로 마계를 벌벌 떨게 했던 마계공작 디아테스의 모습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 법은 단 한가지.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얀왕자를 찾아내는 길 밖에 없다. 결론을 내린 카롯은 입을 열었다. "....분부하실 일은..." "내 상태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겠지?" 제법 기운을 차렸는지 뒤안은 싸늘한 음성으로 말을 했고 그를 바라 보고 있던 카롯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이 냄새를 맡고 온다면 너의 책임으로 지울 테니.. 만전을 기해 라. 그리고... 좋은 소식을 기대하겠다.... " 뒤안은 말하기 귀찮은 듯 손을 내저었고 그것을 본 후 다시 무표정으로 변 한 카롯은 방안에서 사라져갔다. 카롯이 사라지자 방안은 다시 침묵에 잠겨들었다. 오랫동안 고요함이 지 속되던 방안은 침입자로 인하여 평온함이 깨어졌다. 문이 열리는 소리 가 들리며 한 남자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아직은 달빛이 비치는 창가를 제외하곤 나머지는 어둠에 잠겨있었기 때문 에 남자는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손으로 벽을 집어가며 걸음을 내딛던 그는 '쳇'하고 혀를 찼다.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던 그는 정확히 흑단 목의 테이블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데 기억으로 이 정도의 정확함을 보인다면 지금 테이블 앞에 서있는 인물은 뒤안의 방을 수도없이 들락날락 거렸다는 말이 된다. 테이블 위를 더듬거리던 그는 자 신이 원하던 것을 찾고는 그것을 들어올렸다. 불이 밝혀졌다. 그가 들고있는 것은 세개의 가지가 나있는 형태의 촛대 로, 청동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촛대를 들어올려 방안을 살피던 그는 자 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뒤안의 침대로 다가선 남자는 침대 옆 탁자에 촛대를 올려두고 잠에 빠 져있는 뒤안을 바라보았다. 아무 말 없이 뒤안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천천히 허리를 숙여 땀으로 젖어있는 그의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었다. 자신의 웃옷 스카프를 빼어든 그는 조심스레 뒤안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뒤안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아주었다. 뒤안의 얼굴을 바라보던 남자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뒤안의 옷은 이미 땀에 젖어 몸의 실루엣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 던 남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맴돌았다. 손을 내밀은 그는 뒤안의 (발목까지 내려오는)원피스형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위에서부터 풀어갔다. 차례가 되어 허리아래의 단추를 풀려고 하는 순간, 그의 손은 의외의 방해자로 인해 행동을 멈추었다. 남자의 손목을 잡고있는 핏기가 가셔있는 하얀 손, 뒤안이었다. "...제발 그만 둬 줄 수 없나? 이제 밤에는 찾아오지 말라고 했잖아."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한 뒤안의 모습에 코웃음을 친 남자는 자신의 상 아색 머리카락을 묶으며 말했다. "네 성격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리 만무하지. 어차피 나 아니면 도 움받을 사람도 없으면서 괜한 소리 말아. 내가 아니면 오늘도 이 꼴로 잠 들었을 거면서." "반, 네 생각은 고맙지만 주변사람들의 눈도 생각해야지, 우리에 대해서 안 좋은 소문이 퍼져있는 것을 알고있지?" 뒤안의 말에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유네(반)은 코웃 음을 치며 말했다. "흥, 언제 우리가 남들의 시선을 신경썼냐? " 자신의 말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다짜고짜 자신의 옷을 벗기려고 하는 유 네의 손에 저항하며 -그렇다. 평소라며 간단히 유네를 물리칠 뒤안은 발 작으로 인해 힘이 빠져서 유네에게 밀리는 것이다.- 뒤안이 말했다. "이제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제발 그만둬 줘." 뒤안의 말을 듣자 유네는 뒤안에게 뻗치던 마의 손길을 멈추고 아쉬워하 는 얼굴로 말했다. "이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내가 그만두냐? 처음엔 너를 돕겠다는 갸륵한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이젠 멈출 수 없어.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또 하나 의 즐거움이란 말이야. 수건으로 네 몸을 닦다가 알아낸 사실인데... 여기 하고 요기하고 저기가 너의 성감대라고." 언제 연구를 했는지, 유네는 뒤안의 몸 구조를 잘 알고있었다. 재미있어하며 직접 행동으로 뒤안의 몸의 이곳저곳을 만지는 유네의 손길 에 뒤안은 몸서리를 치다가 그의 손을 쳐냈다. "경고는 이번 한번만이야. 다시 한번 약올리다간 죽음을 면치 못할 줄 알 아." 나지막하게 말하는 뒤안의 목소리에 유네는 그 동안 잊고 있던 사실이 번 뜩 떠올랐다. 뒤안이 아픈 것을 기회로 그를 놀려먹었던 것은 사실이다. 뒤안이 병중이라는 것은 자신만 아는 비밀로 왕궁사람 어느 누구도 이 사 실을 모른다. 그것을 빌미로 간호겸해서 밤마다 뒤안을 놀려먹었던 것인데... 그러다가 즐거움에 빠져들어 뒤안이 무서운 녀석이라는 사실을 잊고만 것 이다. 이 녀석은 자신을 죽이고도 남을 위인인 것이다. 헉, 잘못하다간 목숨이 날아가겠구나. 조심해야지... 유네는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이만 가볼게. 몸조리 잘해라." 유네는 뒷걸음치다가 '획' 돌아서서 걸어나갔다. 문에서 나서려는 순간 그는 등뒤에서 들려오는 뒤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한달..내에 얀의 소식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간호해준 것은 고마웠어..." 핏. 그말하는 게 그렇게나 어렵냐. 주저하며 말하는 뒤안의 어조에 유네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유네는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뒤안을 향해 한번 손을 흔들어주고 방밖 으로 걸어나갔다. ------------------------------------------------------------ 처음 의도는 '진지하게 쓰자' 였습니다. 믿겨지십니까? ㅠㅠ 성격때문일지도; 쭈구리고 앉아 벽 긁고 있는 제너시스, (한 문장씩 읽어보면 말은 된다. 하지만 연결하면 이상하다.... 음... 또다시 벽을 긁는 제너시스) 오타 지적해주신 세이안님 감사해요~~(위에 고쳤당*^^*) 그래도 어색하다구요? (안들려안들려) -------------------------------------------------------------------------------- Back : 67 : <차원 연결자-64.축제...드디어..(3)>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5 : <차원 연결자-62.축제.... 드디어 ...(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5:5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1:51 Line : 184 Read : 2980 [67] <차원 연결자-64.축제...드디어..(3)>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64. 축제...드디어..(3) 서울의 러시아워를 방불케 하는 전경이 그려지고 있었다. 인간 콩나물시 루랄까. 사람들에 둘러 쌓인 얀과 세스는 기합을 집어넣고 열심히 인파를 헤치고 나아가고 있었다. 인간 장벽을 가까스로 넘어선 그들은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들의 뒤에는 아직도 거리 퍼레이드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내 다시는 오늘의 고통을 잊지 않으리라." 세스는 이를 갈며 얀을 노려보았다. 엎어져있던 얀은 절절한 외침을 담은 세스의 음성에 고개만 살짝 옆으로 돌려 그를 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에 서 쏟아지는 레이져 빔을 발견하고는 슬금슬금 앞으로 기어갔다. "......."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세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얀의 앞을 막아섰다. 머리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슬쩍 고개를 들은 얀은 악마의 미소를 짓고있는 세스를 보았다. 그는 정말로 즐겁게 웃고 있었다. 잠시 후 얀은 머리를 문지르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의 뒤는 폭풍의 눈 처럼 고요한 세스가 뒤따랐다. "쳇, 레이디가 말이야. 품위가 있어야지, 품위가. 우아함도 결여되어 있고 고상함은 쥐뿔도 없고 기품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한참 떠들던 얀은 묘한 한기를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이글거리는 눈빛으 로 자신을 바라보는 세스를 알아챈 것처럼.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무시무시한 세스의 눈빛을 확인하자, 털썩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제가 죽을 때가 되어서....." 실실 웃으며 손을 비벼대는 그를 어처구니없다는 듯 바라보던 세스는 화 를 내려했지만 이까짓 일에 화를 내면 여행동안 울화통이 터져 죽을 거라 는 결론에 다다르자 자신을 타이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얀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지금 상황을 즐기는 것이 느껴졌다. 이게 다 누구 때 문에 고생을 하는데 저렇게 재미삼아 놀리는 건지. 밖으로 나오기 싫어하는 자신을 억지로 끌어낸 것도 얀이요. 자기 맘대로 여장시킨것도 얀이요. 간편한 여행자 의복도 아닌 공주님 풍 드레스를 골라서 불편하게 만든 것도 얀인 것이다. 처음에는 '참자'라는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열이 뻗치자 세스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럼. 죽어봐!" "앗, 십자막기" 머리 위로 내리쳐진 수도(手刀)를 팔을 교차시켜 막아냈다. 역시 단련이 잘되어 있단 말이야. (현실에서의) 동생의 시도때도 없는 기습공격에 익숙 해져 있는 그로선 손쉽게 막아낼 수 있었다. 자신의 공격이 빗나가자 2차 공격을 하려던 세스는 자신의 곁에 찰싹 달라붙는 얀으로 인해 꿈을 이룰 수 없었다. "세실~~~~" 검지로 세스의 옆구리를 찌르며 아양을 떠는 얀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세 스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넌 이미 죽은목숨이야."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얀의 귀를 잡고 늘였다 줄였다를 반복했다. "아야야. 잘못했어 다음부터 약올리지 않을게." 찔끔거리며 흘러내리는 눈물, 정말 아프긴 아팠나 보다. 강아지같은 눈망 울로 꿈벅거리는 눈동자를 보자 세스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푸하하하하하" "뭐야. 그런 천박한 웃음은." "어, 내가 웃은 게 아닌데...." 고개를 돌리자 자신들을 보며 웃고있는 한 남성을 볼 수 있었다.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닦아내던 그는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그들의 눈초리 에 정색을 하며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죄, 죄송합니다." 얼굴 가득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한 그에게 왜 웃냐고 따질 수도 없는 터라 둘은 합심해서 흘겨주고는 자리를 뜨려했다. 그러나 그들의 의도대 로 되지 않았다. "뭐하는 거야. 디아스?" 상큼한 목소리의 소녀였다. 그녀는 위풍당당하게 남자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뒤에는 짐을 산더미처럼 쌓아올린 직속 하인 둘이 서 있었다. "쇼핑은 그런 대로 즐길만 했어. 너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 걸. 그런데... 이 사람들은 뭐야?" 그제서야 얀과 세스가 눈에 뜨였는지 그녀는 눈동자만 살짝 돌려 그들을 쳐다보았다. 별로 관심없어 하던 그녀의 눈동자에 빛이 번득였다. "앗!!!" 그녀가 탄성을 질렀다. 얀을 가리키고 삿대질하며 말을 잇지 못하는 그녀 를 보고 있던 세스는 얀에게 속삭였다. "저 여자는 몇 번째냐?" "........." 잠시동안 고민을 하던 얀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너를 두고 바람 피울리 있겠어. 본적도 없어." 이마에 불거진 핏대를 애써 무시하고는 세스는 상냥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고민을 하셔?" "핫, 하하하. 내가 워낙 잘나서 말이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얀을 노려보던 세스는 머리를 가로 젖고는 그 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야안, 인생은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뭐 어쩌겠어. 이 몸이 잘나서인걸. 그렇지만 정말 실례인걸, 나를 알아주 는 여성의 성함을 모르다니..." 그러고는 성큼성큼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우아하게(어디서 배웠는지 모 를)절을 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의 기억력이 나빠서 어디서 당신같이 아름다운 숙녀분을 뵈었는지 모르겠군요. 실례가 안 된다면 성함을 들을 수 있을까요?" 정신을 차렸는지 소녀는 고개를 살짝 까닥이곤 말했다. "헬레나 윈스키입니다. 모르는게 당연하죠. 직접 상면한 적은 없으니까요. 그저께 거리에서 마차에 치일 뻔한 아가씨를 구한 적 있죠? 저도 그때 그 자리에 있었거든요. 정말 멋있었어요." "하하하, 그랬나요? 아, 저는 얀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세-" 사정없이 째려보는 세스의 눈빛에 찔끔한 얀은 안면몰수하고 말을 이었 다. " -실리아고요. 지금은 여행하고 있는 중이죠." "정말, 좋은 기회를 잡으신 거예요. 이 곳 트리폴리의 성 아가사의 날은 유명하거든요. 혹시... 이곳은 초행이신가요?" "그렇죠. 크로나의 어디나 저에겐 처음이니까요." "그렇다면-" 두 눈을 반짝이며 말을 끌던 그녀는 힐끔 세스를 보며 말했다. "제가 두 분을 위해 가이드를 했으면 하는데요. 이곳 토박이인 저로서는 안내해 드린다면 더 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거예요. "그렇다면 좋습니다. 폐가 안 된다면 이곳 사정을 잘 아는 분께 부탁드리 고 싶었거든요." 부드럽게 웃는 얀에게선 페로몬이 풀풀 풍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걱정스 레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얀의 옷가지를 잡아당기며 나지막하게 물어보았 다. "그렇게 쉽게 허락해도 되는 거야." "내 생각도 그렇지만, 엘라가 여자에겐 무조건 친절하게 대하라고 했거든. 난 궁극의 페미니스트야." 이 녀석은 위험하다. 세스의 뇌리를 타고 강한 경고가 울렸다. -------------------------------------------------------------------------------- Back : 68 : <차원 연결자-65.고백제(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6 : <차원 연결자-63.축제... 드디어..(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5:5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1:53 Line : 223 Read : 3115 [68] <차원 연결자-65.고백제(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65. 고백제(1) 오후의 늦은 시간, 트리폴리 광장은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 가족부터 시작해서 연인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층의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평 소라면 토론의 장소나 예술가와 거리 행위자들의 보금자리로 이용되는 이 곳은 일년 중에 단 하루 사람들로 차고 넘친다. 바로 이곳에 고백제의 무 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아직, 무대가 설치되지 않았는데도 광장은 사람 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광장 둘레를 둘러싸고 있는 휴식의 공간에서 대조적인 두 쌍의 연인들이 눈길을 끈다. 그들은 장사진을 이루는 사람들을 보며 벤치에 앉아있었다. 한 쌍의 연인은 청은발의 미소년과 갈색머리의 명랑한 소녀로 시종일관 그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나머지 한 쌍은 고고한 품격이 배여나오는 소녀와 깊이 있는 검은색 눈동자를 지닌 소년이었다. 후자의 연인들은 오늘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태도로 앉아있었는데 검은 눈동자의 소년은 옆의 그녀가 부담스러운지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종달새처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얀과 헬레나를 바라보던 세스는 고개 를 가로 저으며 웃었다. "얀이 마음에 들었나보네." 목소리를 한 톤 높여 말하는 그의 음성은 이미 소녀의 그것이었다. 본래 청량함을 간직한 맑은 목소리기는 했지만 분별이 안갈 정도로 자연스러웠 다. 불만을 터트리면서도 자신이 맡은 바를 잊지 않고 충실히 연기해내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뜬금없이 들려오는 음성에 세스는 고개를 돌렸다. 말을 던진 사람은 자신 의 곁에 있는 디아스였다. 그는 굉장히 수줍음이 많았는데 여태 자신과 눈길한번 맞추질 않고 있었다. 내심 자신이 그렇게 어렵게 보이나 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2-3시간 같이 있어본 결과 그의 천성으로 결론지어졌다. 잠시 그의 말의 의미를 고민하던 세스는 그가 뭘 잘못했다는 것인지 확인 할수없자, 고민을 끝내고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줄 가장 간단한 물음을 던 졌다. "네?" "두 분의 시간을 방해한 것이 아닌가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여행을 같이 다닐 정도면 친구이상의 관계라는 말이데,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같이 있으면 당연히 기분이 나쁘지 않나요?" 얀이 헬레나와 같이 있다고 자신이 기분이 나빠야 하나. 디아스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느낀 세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자신이 한가지 전제 를 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남들의 눈에는 자신은 여자로 보인다. 그것도 옷 차림새 때문에 부잣집의 아가씨로. 그런 여성이 여행을 다닌다면 일 때문이 아닌 놀러 다니는 걸 로 보일 것이다. 그것도 남자와 함께라면... 자신이라도 단둘이 여행을 하는 남녀를 보면 연인들의 여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얀이 자신을 골려먹는 거라고 그의 말에 귀기울이지도 않았는데, 이제서야 그걸 깨닫다니.... 잠시 충격에 빠져있던 세스는 표정을 원상복귀 시키며 디아스의 말에 답 했다. "잘못 생각하셨어요. 저희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 다만 뜻이 맞아서 같 이 여행을 하고 있는 것뿐이죠." "그렇군요...." 디아스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번엔 이쪽에서 사죄를 해야겠군요. 두 분의 데이트를 방해한 것 이 되었으니 말이죠." 당황하는 표정이 된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흰 그런 사이가 아니라 그저 소꿉친구일 뿐이죠. 형제나 다 름없어요. 오늘도 헬레나에게 끌려나왔을 뿐일걸요." 말을 한 그는 왠지 씁쓰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자조적인 웃음을 지 으며 고개를 돌렸는데 자신을 빤히 보는 세스가 보였다. "왜 그러시죠?" "글세, 당신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라고 말하면 될까." 느닷없이 그들의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스가 머리를 쳐들자 벤치 뒤에 서서 자신과 디아스를 보고있는 얀이 보였다. "어, 얀. 어떻게 온거야? 헬레나는...?" 얀은 자신이 앉아있던 벤치를 고개 짓으로 가리켰다. 벤치에는 헬레나가 없었다. 둘의 궁금한 시선이 얀을 향하자 그는 빙긋 웃고는 세스와 디아 스의 사이에 껴 앉으며 말했다. "몰라. 뭔가 좋은걸 가지고 온다는데, 기대하라고 큰소리를 치고 갔어." 훗. 웃음을 지은 디아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마,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을 걸요.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그것이니까." "헤-에?" "음....."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겁니까?" 얀과 세스의 뚫어질 듯한 시선에 디아스는 당황해 하며 주춤 뒤로 물러섰 다. 자신의 일에는 둔하면서 다른 일에는 이상하게 눈치가 빠른 얀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어렸을 적부터 키워온 사랑이라.... 낭만적이야." "예?" "이거 눈치코치도 없이 끼여들게 된 셈이네. 안 그래 세실?" "....그러게 말이야." "아, 아니에요. 저흰 그런 사이가 아니라니까요. 거기다 헬레나는 저를 남 자로 봐주지도 않는다구요...." 우울하게 말을 끝맺고는 디아스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이봐.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들지 말라구." 디아스의 어깨에 팔을 걸친 얀은 오지랖넓게 말해나갔다. "연애사업이란건 혼자보다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지 빛이 난다 구. 어서 말해봐,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 얀은 재미있어하며 디아스를 채근했다. "...하지만.. 전 자격도 안되는 걸요. 헬레나가 좋아하는 남성상에서 벗어난 다구요." "남성상?" 그런것도 가지고 있단 말이야? 얀은 놀란 눈빛을 내보이며 그를 보았다. 디아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요. 헬레나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이성의 경향이 굳어져 있어요 미소년에다 운동을 잘해야 하고요. 그리고 유머감각도 있다면 금상첨화지 요. 헬레나와 죽이 잘 맞는 다면 그걸로 끝, 아마 헬레나가 그런 사람 을 발견한다면 끝까지 매달릴걸요. 하지만... 한번도 본적이 없어요. 그와 비슷한 남자들을 보긴 했어도 결국은 몇 달 안가서 헬레나에게 차였죠. 거기서 한가지도 맞는 것이 없는 저는, 희망이 없다구요." "에이, 그런 놈을 쉽게 찾을 수 있겠어. 평생가도 한명 만날까, 말까라구. 그런 의미에서 평생 곁에 있을 넌 희망이 있는 거야, 용기를 가져." 얀은 혀를 차며 벤치에 깊숙이 기대였다. "왜 없어, 여기있잖아." 세스는 얀의 말에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얀은 코웃음을 쳤다. 세스가 아 무리 잘난 녀석일지라도 이번엔 번지수를 잘못 짚은 거다. 자랑을 할 수 있는 데서 해야지. 세스가 미소년에다 검술 실력좋고 지식이 넘치니... 약 간 유머감각이 없다해도 거의 그럴듯하게 들어맞지만... 어차피 여장을 한 상태라 헬레나의 눈에 뜨일 염려가 없는 것이다. 얀은 음침하게 웃어대며 세스를 약올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세스는 그런 것에 관심없다는 듯 손가락을 얀의 정면에 들이대고 있었다. 얀은 손가락을 보며 잠시 묵념에 빠졌다. 이건 무슨 의미지? 고민에 고민 을 거듭하던 얀은 결국 그의 뜻을 알아듣고 말이 안 된다는 듯 소리쳤다. "나??" 끄덕끄덕. 무표정하게 답하는 세스의 얼굴을 바라보던 얀은 비웃음을 날리더니 후까 시를 잡고 검지를 흔들며 말했다. "뭘 모르는 군. 난 미소년!!..... 이구.... 운동실력!... 도 좀 있구... 유머감각이야...... 원래 많았지. 그리고... 여자들의 심리는 손에 쥐고 있고......" 어라? 얀의 목소리가 점차 작아졌다.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고요히 앉아있는 얀에게 다가간 세스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얀의 어깨를 두드 렸다. 이로써 재앙의 씨앗은 처리되었다. 자신의 처지를 이해한다면 얀의 넓은 활동범위(?)는 줄어들리라. 세스는 안도하는 기분에 빠져들었다. 얀은 머리를 쥐고 고개를 숙인 채 절규하고 있었다. "...아니, 내가 이렇게나 잘났던가. 머리가 안 좋은거야 지식을 쌓으면 되 지만, 뛰어난 것을 어찌하란 말인가...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는데 조심해 야겠어..." 음... 하나도 이해못했군. 세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절규하는 얀을 내버려 둔 채 디오스와 같 이 자리를 옮겼다. ----------------------------------------------------- 저는 소제가 일변도를 달려서 (거의 여성과 관련되는 군요.) 이것저것 다른 님들의 글을 유심히 보지만... 못고치겠어... 잉. 글이 불안정한 관계로 시도때도 없이 수정에 조금씩 들어가니 나~중에 다시 읽은신 후 약간 변했네.. 등은 책임 안짐.(무책임--;) -------------------------------------------------------------------------------- Back : 69 : <차원 연결자-66.고백제(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7 : <차원 연결자-64.축제...드디어..(3)>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6:0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4:38 Line : 230 Read : 2940 [69] <차원 연결자-66.고백제(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66과 67내용을 약간 바꿨습니다. <66> 고백제(2) 어느새 정신차린 얀은 상담을 하는 디아스와 세스의 곁에 다가왔다. "이봐. 좋은 생각이 있어. 헬레나에게 디아스가 자신에게 맞는 남자라는 것을 인지시키면 되잖아."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는지 얀은 싱글벙글 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디아스는 자신 없어 하며 우물쭈물 말했다. "하지만.... 전-" "헬레나에게 고백해봤어? 아니지? 그렇다면 확률이 있는거야." "그렇지만 말했다가 친구관계마저 깨어질 것 같아서...." 고뇌의 빛이 역력한 그의 얼굴을 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은 얀은 그의 곁에 앉으며 조용조용하게 말을 해나갔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시라노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도 너와 비슷한 경우 였어. 그의 경우는 긴코 때문에 고민을 하였지. 시인, 음악가이며 칼 솜씨 가 뛰어난 검객임에도 불구하고 얼굴 때문에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거야. 그녀를 사랑하던 다른 남자를 도와서 대신 연애편지를 써주면서까지 간접 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만... 결국, 그녀는 시라노가 도와준 남자와 결혼을 하지.... 하지만 그녀는 편지에 쓰여있던 감미로운 사랑의 고백에 반해서 결혼식을 한 거였어. 얼굴이 잘생겼다던가 검술실력이 뛰어난 것을 본게 아니라구,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본거야. 만약 시라노가 처음부터 고백을 했 었다면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고.... " 눈에 보이는 것이 다라고 생각하지마, 부딪혀보면 생각보다 단단한 것도 부드러운 것도 있을 테니까. 결과는 알 수 없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네 자신을 믿고 헤쳐나가는 거야. 절망적인 생각부터 하지 말라구.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생각해, 그리고 그것을 향해 뛰는 거 야. "헬레나의 연애관과 결혼관이 틀릴 수도 있잖아. 너를 좋아할 수도 있다구. 아니라면.... 바꿔버리면 되니까." 얀은 밝게 웃으며 디아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의 뒤를 힐끔 보더니 디아스를 향해 찡긋 윙크를 하며 말했다. "하지만... 우선은 장애물부터 처리해야겠지." 디아스를 스쳐지나간 얀은 그들 곁으로 다가오고 있는 헬레나에게 가서 그녀의 손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건네 받았다. 그는 헬레나와 이야기를 나 누며 다가와 자신의 손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세스에게 건네주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얀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나무들 사이에 리본들이 많이 매여져 있네. 헬레나 넌 리본을 달았어?" "어, 크로나는 처음 여행하는 거라고 하지 않았어?" 의아함을 담은 눈으로 헬레나는 얀을 바라보았다. "응. 리본에 관해선 세실이 설명해 줬거든...." "그래? 난 아침에 달았는데..." "그럼.... 세실만 달면 되겠네..." 장난스럽게 웃은 얀은 어깨에 늘여져있는 머리채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머리끝에 장식되어있는 엷은 군청색 비단천을 끌렀다. 구속하고있던 굴레 에서 벗어난 은청색의 머리카락들은 스르륵 풀리며 바람에 하늘거렸다. "세실, 나를 위해서 나무에 달아주겠어?" 세스에게 다가간 얀은 무언의 압력을 가하며 그것을 내밀었다. 그녀(?)가 입술을 질끈 깨물며 받아들자, 얀은 허리에 매여있던 검을 살짝 들어올려 검신을 내보였다. 얀은 검지를 검날에 가져다 대었다. 스륵. 검신을 타고 붉은 핏방울이 흐른다. "잉크가 없으니까 이걸 대신 사용해 줘." 오른손바닥에 고인 피를 내밀며 싱긋 웃는 얀은 세스가 그걸 사용하는 것 이 진심으로 기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스는 한숨을 쉬며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피를 찍어 비단천에 자신의 이름을 써내려갔다. 어차피 읽을 사람도 없지만 만전을 기해야한다. 정확성을 기하는 세스는 눈을 부릅뜨 며 천 위에 '세실리아 듀란테드 카필로아'라고 썼다. 피로 써내려 가는 보기드문 광경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 었다. 하물며 그것을 들고있는 소녀는 눈을 현혹하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 음에야... 끈적거리는 피가 마르길 기다려 바람에 흔들리는 비단천에 눈길을 주고 있던 소녀는 천을 소중한 듯 두 손으로 맞잡아 쥐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 겼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를 따라 이동한다. 그녀는 풍성하게 펼쳐져 있 는 드레스자락을 살며시 들어올려 나무 밑의 돌단에 올라섰다. 빼곡이 들 어찬 리본들을 보며 곤란하다는 듯 예쁜 눈썹을 찌푸리던 그녀는 하얀 손 을 들어 올려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가지에 매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광경에 감동을 느낄 새도 없이 단에서 내려서는 그녀 에게 손을 빌려준 청은색 머리카락의 소년이 냉큼 올라가 그것을 풀러버 렸다. 자신에게 시선을 맞추는 그녀에게 장난스럽게 혀를 낼름 내밀은 소 년은 그것을 자신의 안주머니에 넣어버렸고 이로서 구경거리는 끝이 났 다. 그들은 자신들이 본래 서있던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불만스러운 듯 바라보는 헬레나를 재미있게 바라보던 세스는 이번엔 자신 이 반격할 차례라는 것을 깨닫고 얀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 자신의 행동에 만족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헬레나의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 끼던 얀은 가슴께로 내밀어진 세스의 손의 의미를 생각할 사이도 없이 조 건 반사적(?)으로 왼손을 내밀었다. 세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약간 곤란한듯 인상을 찌푸렸지만) 얀의 손을 끌어올려 베여진 검지를 핥았다. "아얏....뭐-" 말을 이으려던 얀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가락을 빠는 세스의 모습에 놀 라서 그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대충 소독되었다고 생각되어지자 세스는 고개를 들어올려 자신의 레이스 손수건을 꺼내어 들었다. 하얀 손수건을 접은 그녀(?)는 상처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집게손가락을 미이라 로 만들어버렸다. ".......;" 자신의 작품을 눈여겨보는 얀을 고소하다는 듯 바라보던 세스가 입을 열 었다. "자신의 몸을 생각해야지, 난 나를 위해서라도 얀이 다치는 것은 정말 싫 어."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는 절실히 남성들의 마음에 와 닿 았다. 하지만 단 한 명만은 소름 돋은 팔을 애써 무시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주위를 딴대로 돌리려 애썼다. "와, 벌써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가는걸. 난 손을 씻으러 갈 테니까, 헬레 나와 세실은 자리 좀 맡고 있겠어? 그리고 난 지리를 모르니까, 안내 좀 부탁할게, 디아스." 말을 한 얀은 다짜고짜 디아스를 끌고서 광장에서 사라져버렸다. "조금 더 있었다간... 아마 과다 닭살증으로 죽는 최초의 인간이 되었을 거야." 몸서리쳐지는 경험을 한 얀은 부들거리며 몸을 이끌며 천천히 걸어갔다. "공동수도라며 저쪽에 있어요....."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키는 디아스를 확 쳐다본 얀은 그를 자신 쪽으로 돌아 세우며 말했다. "정말로 손 닦으러 나온 줄 알아? 그리고 나이도 거의 비슷해 보이는데 말 놓으라고. 자, 여기서 확실히 말해봐. 오늘 일 저질러 버릴거야. 아니면 미적거리며 헬레나의 주위를 평생 돌거야. 결정을 하라고." 망설이던 디아스는 얀에게 시선을 맞부딪쳐갔다. "...네가 떠나면.... 난, 다시는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한번 도전을 해 보겠어." "좋았어." 얀은 기뻐하며 디아스의 등을 쳤다. "헬레나의 리본은 갖고있겠지?" "집에 있긴 한데...." "그럼 집에 가는 김에 멋지게 보일 준비를 해야지. 음.... 꽃다발도 준비하 고 말이야. 무도회가 끝나면 바로 시작되니까 어서 준비하자고." 얀과 디아스는 빠릿빠릿하게 뛰어갔다. 가는 도중 백합도 준비하였고 디 아스의 집에 도착한 후에는 디아스에게 어울릴만한 코디를 하였다. 그 사이, 무도회를 알리는 저녁놀은 지고 있었다. 준비를 마치고 광장에 빨리 가기 위해 마차를 이용했던 얀과 디아스는 곧 후회를 했다. 인파로 인하여 걷는 것이 더 빨랐기 때문이다. 창문으로 고 개를 내밀어 광장까지의 거리를 가늠하며 초조해하던 그들은 더 이상 참 지못하고 마차에서 내려 뛰기시작했다. 사람들과 부닥치며 얀과 디아스는 열심히 달렸다. 트리폴리 광장을 눈에 보일 정도로 얼마 남지 않았지만 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 때문에 속력을 내기 버거웠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달려가던 디아스는 사람들을 피하려 움직이다가, 순간 눈에 보이는 물건 때문에 자리에 멈춰 섰다. 그것을 보는 순간 잊고 있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을 준비한다면.... 자신의 생각대로 라면 헬레나의 마음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디아스는 자신의 앞에서 멀어지고 있는 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최대속 도를 내어 그를 따라잡았다. 그의 뒤에 도착하자마자 디아스는 얀의 손목 을 거머쥐었다. ---------------------------------------------------------- 위에서 인용한 시라노는 1950년에 스탠리 크레이머(Stanley Kramer)가 제작한 흑백영화입니다. 예전 EBS에서 재미있게 봤어요 ^^ 말은 안되죠. 연결은 부자연스럽죠. 하아, 언제쯤 나아지려는지... 대패나 사포는 필수품인것 알고 계시죠? -------------------------------------------------------------------------------- Back : 70 : <차원 연결자-67.고백제(3)>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8 : <차원 연결자-65.고백제(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6:15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4:40 Line : 330 Read : 2982 [70] <차원 연결자-67.고백제(3)>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이전과 약간 달라진 부분입니다; 67. 고백제 (3) 갑자기 자신을 잡아끄는 손길에 얀의 몸은 멈춰 세워졌고 얀은 놀란 눈으 로 뒤돌아보았다. "디아스?!" 자신을 뒤로 잡아챈 인물은 디아스였다. 디아스는 힘들게 달려왔는지 숨 을 헐떡이며 입을 열지 못했다. 얀은 거칠어져 있는 숨을 가다듬으며 디 아스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손목을 잡고있는 디아스를 바라보며 얀은 빨리 말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쏘아보냈다. 지금까지 뛰어왔기 때문에 디아스는 얼굴 가득 열기 로 달아올라 있었고 무척이나 미안해하는 낯빛이었다. 숨을 고른 그가 말 을 했다. "지금 생각난 게 있거든...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고백하기에 앞서서 꼭 준비해야 할 것이 있어. 먼저 가줘." "뭐?" "곧 뒤따라 갈 테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금보다 늦게 가면, 고백할 기회가 완전히 사라질텐 데, 어떻게 하려구." "그래서 먼저 가달라는 것 아니야. 네가 어.떡.해.서.든 시간 좀 끌어달라 고, 내가 늦을 때엔 말이야." 순진한 소년이라고만 생각했더니 헬레나와 관계된 일에는 인정 사정없다. "........." "그럼 잘 부탁할게." 디아스는 달려가며 뒤돌아 손을 흔들었고, 얀은 허탕한 듯 힘없이 같이 흔들고 있었다. 얀은 멀어져가는 디아스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다가 몸을 돌려 자신 의 고지를 바라보았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달려왔던 얀은 사람 으로 가득 찬 그 길이 얼마나 달리기 어려운지 알고 있었다. 어디해볼까. 두 손을 불끈 쥔 얀의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숨을 한번 들이키고는, 그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등뒤에서, 이마에서 땀이 흐른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거친 숨소리가 자신 의 귓가에 들려온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 자신의 한계를 시험한다. 사람들에게 부딪히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비켜서서 달리는 것도 묘미.... 얀 은 자신의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 퍽. 복잡한 길에서 달리는 요령을 터득했다고 자신만만해 하던 얀은 달려가다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과 부딪쳐 나동그라졌다. 얀에게 부딪쳤 던 사람도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다 건물 벽에 몸을 부딪치고 말았다. 벌 떡 일어선 얀은, 자신이 조심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 에, 미안해하며 머리를 부딪쳤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머리를 매만지고 있 는 청년에게 한걸음에 달려갔다. 얀은 부끄럽고 겸연쩍은 마음이 들어서, 고개를 숙이며 청년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 죄송합니다.... " 꽤 아팠는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청년은 고개를 들어 얀을 바라보았다. 얀을 바라보던 그의 눈빛이 이채(異彩:분위기나 느낌이 다른 것에 비해 눈에 띄게 다른 상태.)를 띄었다. 가만히 얀을 바라보던 그는 팔을 내밀어 벽을 집고 일어섰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던 청년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닙니다. 조심하지 않는 저의 잘못이죠. 그런데... 바쁘신 것 같군요. 이 렇게 있어도 괜찮겠습니까?"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얀의 모습에서 사정을 짐작한 청년은 웃어 보이 며 말을 했다. 청년의 말에서 자신의 할 일이 생각난 얀은 고개를 깊숙이 숙이며 말했다.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요 빨리 가봐야합니다. 실례를 저지르고 이렇게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급한 일이라는데 어서 가봐야죠. 그 대신 잠깐만...." 청년은 자신의 품속에서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다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세요." 청년은 상처가 나있는 얀의 손을 손수건으로 싸주며 미소를 보였다. "어서 가보십시오." 청년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대신했다. "그럼..." 멋쩍어 하며 청년이 손수건으로 만지작거리던 얀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뒤돌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님....." 골목의 그림자에 숨어있던 남성이 얀을 배웅하고 있는 밝은 갈색머리 청 년의 등뒤로 다가왔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달려가고 있는 얀의 뒷모습 을 바라보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신호를 하셔서 다가오지 않았지만.... 왜 갑자기 상관하지 말라고 하신겁 니까?" 청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지 않고, 거리를 걸었다. 청년을 쫓는 남성은 아무 말도 없는 그를 바라보며 궁금하게 여길 뿐이었다. "....글세... 뭐랄까. 갖고 싶어하던 귀여운 토끼를 본 기분이었을까?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그런... 것...말이야...." 어린아이 같았던 자신의 기분을 떠올린 그는 웃음을 터트렸다. 고개를 든 클라우드의 눈동자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얀의 뒷모습은 쫓고 있 었다. "죄송합니다. 동행이 있어요." 세스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춤을 신청하러 온 남성을 거절했다. 그 모습 을 보고 있던 헬레나는 웃음을 머뭄고 세스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무도회도 막바지야. 지금 안 즐기면 언제 즐기겠어. 세실리아는 너무 얌 전해, 아까부터 너와 춤추기를 고대하고 있는 사람들의 눈동자를 보라구. 무도회 내내 춤 한번 추지 않는 너를 보고 어떡해 생각하겠어. 자신들이 싫어서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할거 아냐. 그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구, 숙녀로서의 자각이 있는 거야?" 당연히 없지. 세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얀과 디아스가 사라진 이유가 대충 짐작은 가는 데, 정작 그들이 사라지자 곤란한 것은 자신이었다. 헬레나는 중간중간 자신에게 몰려드는 남성들을 고르며 춤을 추고 있었지만 세스는 곤란해 하며 사람들의 눈에 안 뜨이는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눈에 띄는 사람은 어디에서 있어도 금새 표가 나길 마련이다. 어디서 얘기를 듣고 왔는지, 남성들이 줄을 이었고 3분마다 신청하는 남성들 때문에 곤 욕을 치르고 있었다. 자신을 이런 모습으로 만든 얀에게 이를 갈던 세스는 살포시 웃으며 헬 레나에게 말했다. "헬레나, 미안하지만 난 얀하고만 춤을 추고 싶은 걸. 그가 왔을 때 내 가 다른 사람과 춤을 춘다면 얀의 마음이 어떻겠어." 세스는 은근히 눈에 힘을 주며, 자신의 곁에서 춤을 신청하기 위해 어물 거리는 남성들에게 하나하나 눈도장을 찍었다. "하.... 역시구나." "뭐가?" 세스는 헬레나의 뜬금없는 말에 의아해하며 돌아보았다. 헬레나는 뒷짐을 지고 구두 끝으로 땅을 파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그녀의 얼굴에는 장난 스럽지만 어딘가 슬퍼보이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사실, 두 사람이 연인사이라는 것은 알고있었어." 세스의 이마에 식은 땀이 흐른다. 그가 손을 내밀어 저지하려하자, 헬레 나는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고백할게 있는데... 얀의 여자친구인 너한테 미안하지만, 얀을 처음 봤을 때...... 첫눈에 반 했다고 할까. 내 눈엔 왕자님처럼 보였거든. 이런 말하면 웃을지도 모르 겠는데... 그것도 첫사랑이야... 믿기지 않지? 나조차 믿을 수 없으니까.. 남자친구들을 여러 명 사귀어 봤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야." 헬레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떡해서든 얀의 관심을 끌고 싶었어. 그리고 자신감에 차 있었으니까. 나 정도라면 세실리아에게서 쏠려있는 그의 관심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 각했어.. 하지만 깨달았어...." "뭘?" 뒷말이 궁금해진다. 그녀는 빙긋 웃고는 궁금해하는 세스의 시선을 피해 섰다. 세스는 자신의 귀에 들리는 그녀의 (짐작은 했었지만)듣기에는 약간 난처한 발언에 난감 해하며 쓸쓸해 보이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갈색 머리카 락이 바람에 외로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명랑하게 말했다. 그녀의 음 성엔 말해서 속시원하다는 여운이 남아있었다. "두 사람 사이엔 파고들 틈새 같은 건 없다는 걸. 나.. 정말 세실리아가 부러워." 헬레나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음....." 그녀의 말을 들은 세스는 이마를 받친 채 생각에 골몰했다. 얀이 이곳저곳에 연정을 뿌릴정도로 잘난 놈이었던가? 자신의 대답으론 아니다. 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그와 몇분 이야기하지 않아, 자신의 내면을 들어내 보이며 밝게 웃는다. 그에게 어떤 매력이 있다는 걸까? 그녀들이 단지 외면만 보고 반했다는 생각은 들지않는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좋아한다 는 눈빛이 떠오르지 않을테니가... 얼굴이 잘생기고 유머감각이 풍부하지만 먹는걸 밝히는 먹보에다 게으 름 잘 피우고 바람둥이 기질은 다분하고 친구로서 얀은 잘 알지만.... 이성이 느끼는 감정으로는 모르겠다. "헬레나, 네가 모르는 것이 있는데. 사람은 겉면만 보고 모르는 거야. 얀 이 단점이 얼마나 많은데." 푸훗. 심각하게 말하는 세스의 얼굴을 바라본 헬레나는 웃음을 터트리며 가볍 게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알았어. 넘보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 그런 의미가 아닌데.... 세스의 얼굴에 곤란한 빛이 떠올랐다. "헉헉." 세스는 단상 위에서 여성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남성의 고백을 듣고 있다 가 뒤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야안." 먼 거리를 달려왔는지 얀의 얼굴은 땀투성이였다. 허리를 숙이고 숨을 몰 아쉬던 그는 궁금해하는 세스의 눈초리에 고개를 들었다. "갔던 일은?" "대충...은 된 것 같은데....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후-, 글세 디아스가 와봐야 알겠지, 할 일이 있다면서 훌쩍 나에게 뒷일 을 맞기고 가버리더라고. ....이래서야 잘된건지 아닌지 짐작도 못하겠어." 머리를 좌우로 돌려 주위를 살피던 얀은 다가오는 헬레나에게 손을 한번 흔들어 주고 세스에게 물어보았다. "몇 명 정도 남은 것 같아?" "대충 3-4명? 그 정도일걸." 심각하게 얼굴을 찌푸리는 얀을 의아하게 바라보던 세스가 말했다. 이마의 땀을 훔치던 얀은 광장 주변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 정도 밖에 남지 않았나? 끝날 때까지 오지 않으면 큰일인걸. 대체 나 보고 어떡하게 하라는 거야. 디아스가 던졌던 마지막 말을 생각해보던 얀 은 한숨을 쉬었다. 무대에 올라가서 사람이 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할 수 없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잔뜩 긴장하고 있는 얀이었다. 입을 부풀리고 무대를 째려보던 얀이 세스를 힐끔 보았다. "아, 그래? 그럼 난 디아스가 오나 안 오나 입구 쪽에 서 있을게." 마지막 한 명, 대략 10분이 지났는데 디아스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콩나물 대가리마냥 옹기종기 모여서 있는 사람들 때문에 잘 보이지 않자 까치발을 세우고 주위를 둘러보던 얀은 안절부절못해, 손톱 끝을 물어뜯 고 있었다. 고백제의 성공률은 좋아서 사람들의 기분은 더욱 들떠있었다. 그런데 앞 에 나서서 중지라도 해달라고 소리치란 건가.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그건 초를 치는 것이다. 잘나가는 분위기의 흐름을 끊는 건 사람으로서 못할 짓인 것이다. 아마 과일이라도 던지지 않을까. 디아스는 왜이리 나타나지 않는 거야. 머리 속에서 요동치는 갖가지 생각에 얀은 혼란해 하였다. 머리카락을 쥐고 헤드뱅잉(긴 머리를 미친 듯이 흔드는 것)을 하는 얀을 보며 -그것도 머리가 좀 길은가? - 사람들이 아연해 하고 있을 때 그에 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자, 마지막 기회입니다. 고백 못하신 분, 용기 없는 분, 이번 기회에 확 일 저질러보세요. 한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아직 늦은 것이 아 닙니다. 저에게 신청을 하십시오. 고백제는 여러분이 만들어 나가는 겁니 다." 고백제 진행요원들이 팜플렛을 들고 돌아다니며 소리를 치고 있었다. 하 지만 거의 끝난 거라고 생각했는지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별 호응이 없었 다. 마지막에 접어들수록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번호가 늦은 주자일수록 긴장이 가중되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신청을 하는 남 성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요원들)의 움직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얀의 눈에서 빛이 번득였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기발한 프로포즈를 펼치는 남성 때문에 웃음을 멈추 지 못하는 세스를 힐끔 바라보았다. 기막힌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세스, 미안하다. 얀은 달빛에 반짝이는 눈물을 흩뿌리며 그 한마디만 남긴 채 앞으로 달려 나갔다. ------------------------------------------------------------------------ 한번 읽고서 올리기 때문에 느리게 올라갈 겁니다. -------------------------------------------------------------------------------- Back : 71 : <차원 연결자-68.고백제(4)>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9 : <차원 연결자-66.고백제(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6:2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5:03 Line : 293 Read : 3003 [71] <차원 연결자-68.고백제(4)>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68. 고백제(4) 어둠에 삼켜져있던 거대 도시는, 잔잔한 수면에 던져진 돌에서 파생된 파 문이 퍼지듯 중앙에서 퍼져오는 열기에 휩싸여졌다. 사람이 없는 것처럼 도시의 성벽부근은 괴괴하여 유령도시를 연상케 하는 반면, 도시의 중심 으로 들어설수록 휘황찬란한 등불로 밝히어져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초저녁부터 조금씩 달아오른 사람들의 흥분은 최고조에 이르러 축제의 막 바지에 다다라있었다. 광장 주변은 그곳을 둘러싸고 있는 가로수 길에 색 지로 장식한 오색등을 달아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그곳에서 잠깐 만 나서면 먹거리를 파는 행상인들과 처음 보는 유흥거리를 쌓아올리고 사람들을 유혹하는 노점상들이 즐비하여 사람들의 흥취를 돋우었다. 간혹 소수의 연인들은 어둠을 틈타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지만 사람들의 관심의 대부분은 광장 정면에 위치한 무대에 쏠려있었다. 축제도 자정으로 접어들어, 거의 끝났다고 생각할 무렵 이외의 사람이 단 위에 올라섰다. 고백제의 참가는 연령의 제한은 없었다. 청년들이 대부분 이라고는 하나,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성이라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한 것이다. 축제 진행 위원회에 여성의 이름이 쓰여진 리본만 제출하면 말이 다. 축제의 마지막에는 신청자들 중에서 베스트 커플을 뽑는데 이것은 그때까 지 구경만 하던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투표용지에 제일 어울린다 고 생각하는 커플을 적어내야 한다. 베스트 커플에겐 명예가 주어지는데, 상품도 여성들이 좋아하는 화장품류나 혹은 일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드 레스등 꽤 고급이어서 대부분의 남성 신청자들은 자신의 파트너에게 그것 을 선물하기위해 단위로 올라서면서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얻고자 한다. 그들 중에는 특이한 분장을 했다던가 마술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멋진 자세로 단위로 올라서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했지만 이번에 단위로 올라선 이는 다른 이유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시간이 꽤 경과하여 집으로 가려고 했던 사람들도 걸음을 멈추고 새로 올 라온 신청자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사람들을 따라 단 위를 올려다 본 세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경악해하며 굳어져버렸다. "세실리아? 왜 그래?" 디아스와 얀을 찾느라 주위를 신경쓰지 못했던 헬레나는 세스의 반응에 의아해 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주위를 둘러보자 주변사람들도 마찬가지였 다. 서로의 몸을 밀치며 조금 더 앞으로 가서 자세히 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는데 좀 전보다 더욱 시끄러워져 시장바닥이 따로 없었다. 잠시 세스 의 몸을 흔들어 보던 헬레나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곧 그녀는 놀라워하며 세스가 원치 않던 답을 뱉어내었다. "엇, 얀이잖아?" 헬레나의 확인성 발언에 세스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왠지 불안해 진다. 원하는 여성이 있어 올라갔을 경우도 있지만 얀은 이곳에 와서 아 는 여성이라곤 헬레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헬레나는 디아스가 마음을 두 고 있는 소녀이다.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얀이 예의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헬레나 이외의 인물이라는 건데.... 생각나는 여자가 없다; 얀이 떠날 때의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디아스를 찾으러 갔던 그가 왜 저 위에 올라간 것인지... 세스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가설이 떠오른다. 설마? 아니겠지. 아닐거야?! 괜한 생각이겠지? 세스는 고개를 흔들어 자신의 추측을 부정했다. 얀도 생각이 있다면 그런 짓은 안할 것이다. 어쌔신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일부러 변장까지 했는 데 잡아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들킬 것을 감수 하면서까지 자신을 불러내겠는가. 불안해져 오는 마음을 애써 부정하며 세스는 자신의 마지막 결론을 믿고싶었다. 그때 세차게 자신을 흔드는 진 동을 느끼곤 고개를 돌려 자신을 흔드는 장본인을 바라보았다. 헬레나가 흥분된 얼굴로 보고 있었다. 그녀는 무대 쪽을 가리키며 자신의 일처럼 뛸 듯이 기뻐하며 소리쳤다. "세실리아 들리지 않아? 널 호명하고 있다고." 뭐? 그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신이시여 맙소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그, 그래. 아무도 모르게 도망쳐야겠다. 태연하게 행동한다면 내가 누군지 모를테니까. 세스는 자신이 여행자라는 이점을 이용하기로 했다. 사람들은 이름만 듣고 누군지를 모를테니까. 세스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나 몰라라 했다. 무대에서 진행을 맡은 사회자의 목소리는 확성 마법을 걸어놓은 마이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멀리 있어도 옆에서 듣는 것처럼 잘 들린다. 그러니까 아주 멀리 떨어지지 않는 이상 광장에서 하는 말을 못들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무대아래에서 반응이 없자 사회자는 난감해 하며 더욱 자세한 이 야기를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세실리아님? 세실리아 듀란테드 카필로아님. 어서 나오십시오. 자신이 맞 는 건가 하는 의심쩍은 생각이 들어서 못 나오시는 거라면 접수된 리본에 대해 설명해 드리죠. 이 리본의 특징은 군청색의 비단천에 특이하게 피로 이름이 쓰여져 있군요. 결의가 대단합니다. 이런 분을 모시지 않는다면 정 말 후회하겠는데요. 여러분의 협조가 필요한데 이 리본의 주인공을 아시 는 분은 속히 그분에게 무대위로 올라와 달라고 전해주십시오." 리본에 피로 이름을 쓰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었는지, 자신들의 주위에서 리본의 주인공을 찾던 이들은 곧 세스를 발견해 내고, 용기를 내서 올라 가라며 격려하기 시작했다. 아마 부끄러워서 올라가지 못한 것으로 생각 했나 보다. 세스가 리본의 주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의 주위에서 소수였지만 관중들은 그 사실을 알게되자 세스의 등을 떠밀다시피 해서 무대 위에 올려보내고 말았다. 세스는 난처해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에 단위에 올라서고 말았다. "와!" 두 사람의 선남선녀(善男善女)의 모습에 사람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한 눈에 봐서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라는 생각이들 정도였다. 처음에 얀 이 올라왔을 때는 의아해 하던 그들이었는데, 지금은 일이 어떻게 진행될 까하는 기대로 가득 차있었다. 옷을 입을 걸로 보나 행동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꽤 부유한 집 자제로 보이는 데다, 소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 기에 충분할 정도로 미남인데 뭐가 부족해서 고백제까지 나왔는지, 그가 부탁만하면 뭐든지 들어줄 것 같은데...하며 그의 행동에 의문을 품던 사 람들도 단 위로 올라선 세스를 보고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스가 예의바르게 관객을 향해 인사를 하자 사람들은 더욱 환호성을 질 렀다. 그녀의 모습은 앞서 올라왔던 어떤 여성들보다 아름다웠다. 지금 무 대 위에 서있는 소년과 비견될 정도로. 넘실거리는 플라티나 브론드의 머리카락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찰랑거리 며 그녀를 비추는 조명의 빛을 반사해냈고 진주빛의 투명한 피부는 여성 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고와보였다. 살짝 움직인 손끝 하나의 동작에서 도 흘러나오는 것 같은 기품, 마치 소국(小國)에서 온 공주님 같았다. 자신의 짝이 올라오자 어색해하는 얀을 보며 웃음을 터트린 구경꾼들은 그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격려의 말을 던졌다. "잘해 보라구." "멀찌감치 서있지 말고 붙어." 그리고 눈을 반짝이며 자신들의 눈앞에 서있는 소년이 어떤 프로포즈를 펼치까 기대를 한다. 소년은 소녀의 눈치를 보며 서있다가 사람들의 호응 에 힘입어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섰다. 세스는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얀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이번 일은 어떻게 된 거야? 책임질 수 있어? 하는 압력이 담겨있었고 그 뜻을 알아차린 얀은 죽은 듯 고개를 푹 수그리고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어쩔 줄 몰라하였다. 남자쪽은 미적지근한데 여성은 그와 반대로 정렬적으로 그에게 뜨거운 눈 빛을 보내자 구경꾼들은 환성(歡聲)을 질렀다. 얀이 용기를 내어 다가서자 세스는 쥐를 노리는 고양이처럼 그의 행동 하 나하나를 지켜보았다. 얀은 그에게 한마디 외치며 다다다 달려간다. "친구." 스륵. 세스는 슬쩍 몸을 비틀며 피해냈고 달려나간 얀은 관성을 이기지 못해 팔 을 벌린 채 세스를 지나쳐 멈춰섰다. 앗, 애교로는 안 넘어가잖아. 세스의 행동에서 첫 번째 작전이 성공할 기미가 안보이자, 다음 작전으로 넘어갔다. 글썽글썽. 연기력도 풍부하지... 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선 수절을 하는 미망인의 절기(絶技)! 허벅지 꼬집기가 시전되 고 있었다. 세스를 처량하게 바라보던 얀은 관중들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세스, 어쩔 수 없었다구. 디아스가 아직 나타나질 않았단 말이야, 부탁을 받은 난 시간을 끌기 위해서 무슨 수라도 써야 했어, 그래서 생각해 낸게 이것뿐이란 말이야. 이해해줄 수 없어?" 얀의 변명에 화를 살짝 누그러뜨리던 세스는 다음 말에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남들한테 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구. 네가 얼마나 예쁜데, 난 자 랑하고 싶단말이야." 얀이 눈이 반짝거리며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 그렇다. 얀이 자신을 끌어드린 이유는 그 뭐도 아닌 재미있고 싶어서 다. 처음엔 친구를 생각해준다고 납득을 하던 세스도 뒤이어진 말에 눈썹 을 치켜세우다 이해심 깊은 자신이 참기로 했다. "그래도 나에게 상의는 했어야지. 갑자기 불려나오면 내가 당황할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미안해." 머리를 푹 수그리고 반성을 한다. 무대 위에서 낮은 목소리로 얘기를 주고받던 얀과 세스의 분위기가 숙연 해지자 그들의 사정을 알 길 없는 구경꾼들은 의아해했다. 분위기가 저조 한 커플은 처음인 것이다. 남성은 여성에서 사정을 하고 여성은 남성의 말에 코방귀를 뀌며 화를 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남자가 바람을 피워서 비는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했다. 기가 죽어있던 얀이 고개를 번쩍들고 생기가 가득한 눈으로 웃으며 세스 를 바라본다. "사과의 의미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줄게." "...?" 세스는 지적호기심이 많으니까, 처음 듣는 언어의 노래에 흥미를 가지겠 지? 그러면 화도 풀릴거구? 얀은 평소 자신이 알고 있던 단 하나의 팝송 을 불러주기로 마음먹었다. 얀은 뒤로 천천히 물러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세스에게 시선을 맞부딪 쳐갔다. 세스는 말하자마자 행동을 하는 얀 때문에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 력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노래를 부른다면 자신을 위한 사랑의 세레나데로 보일 것이다. 자신을 알아볼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남자한테 노래를 선물로 받는다니.... 묘한 기분에 젖어든다. 세스는 그를 보며 난감해 하고 있었다. 얀은 그런 세스의 표정을 보고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숨을 가 다듬고 수많은 관객들은 관계치 않고 세스만을 위한 콘서트(concert) 를 열었다. 다물어져 있던 그의 입술이 천천히 열린다. 감미로운 음성이 흘러나온다. Fly me to the moon 나를 저 달로 데려가주세요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그리고 별들사이에서 놀게 해주세요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목성과 화성에서의 봄이 어떤지 보게 해주세요 in other words, hold my hand! 바꿔 말하자면, 내 손을 잡아줘요 in other words, darling, kiss me 바꿔 말하자면, 자기, 키스해줘요 Fill my heart with song 노래로 내마음을 채워줘요 And let me sing forevermore 그리곤 영원히 노래부르게 해줘요 You are all I long for 당신은 내 그리움의 모든 것이며 All I worship and adore 내 존경과 숭배의 모든 것입니다 In other words, please be true! 바꿔 말하자면, 진실로 대해줘요 In other words, I love you! 바꿔 말하자면 당신을 사랑해요 밤을 타고 노래는 흘러간다... --------------------------------------------------------- 재즈로도 유명한 Fly me to the moon 의 가사입니다. 젤 좋아해요. (한페이지나 가사로 떼워먹었습니다. 흐흐흐 그래서 일까요? 저장을 잘못해서 다시 쳤어 ㅠㅠ) 담은 편은 수정하느라고 조금 느리게 올라갑니다. -------------------------------------------------------------------------------- Back : 72 : <차원 연결자-69.고백제(5)>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0 : <차원 연결자-67.고백제(3)>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6:3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6:41 Line : 431 Read : 3153 [72] <차원 연결자-69.고백제(5)>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내용이 쬐끔 바꼈습니다. 69. 고백제(5) 선선해진 바람을 타고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의 목소 리는 사람들의 열기에 달구어져있던 대기의 순환을 타고 도시의 구석으로 퍼져나갔다. 갑자기 조용해진 도시에 오직 그의 목소리만이 들려온다. 뜻을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곡의 음악이었다. 약 1분여간 사람들은 신비 스러운 기분에 빠져들었다. 청량한 기운이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느 낌이랄까. 그들은 황홀한 기분에 빠져들며 눈을 살며시 감았다. 꼭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향수에 젖은 느낌이었다. 뭔가 아련한 느낌.... 노래가 끝나자 얀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 는 눈이 동그래져서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 하던 얀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세스의 이름이 쓰여진 비단천을 내밀었다. 얀의 손이 닿자 움찔하던 그는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 얀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알 수 없다는 의문만이 가득했다. "우리 집에서 내려오는 노래인데 특별히 너에게 불러주는 거야. 뜻은 나 도 모르겠고. (영어까지 가르쳐 달라까봐 미리 못 박음.) 원래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불러주려고 아끼고 있던 거니까, 들은걸 영광으로 생각해." 얀은 옛 생각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했다. 집에서 엄청나게 들었었다. 세명의 동생들이 에반게리온에 빠져들었을 때, 녀석들이 레이가 자기 것이라고 서로 주먹다짐을 하던 그 시기, 컴퓨터에서 켜놓은 에반게 리온 o.s.t에서 이 곡을 들은 것이다. 얀(제영)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이 노래를 들었다. 그 때문에 영어라면 질색을 하던 얀도 팝송-그래도 무 지 짧다-을 외우는 것이다. 얀이 내민 비단천을 바라보던 세스는 그의 말을 듣고 잠깐 움찔하다 한숨 을 내쉬고는 천천히 손을 내밀어 비단천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얀을 손짓 으로 부른다. 의아해하며 얀이 다가서자 세스는 손을 뻗어 바람을 타고 살랑거리는 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머리끝을 비단천으로 매여놓았 다. "이제야 원상태로 돌아갔네." 그가 미소짓는다. 얀도 같이 웃으려다 세스의 뒤에서 o.k 사인을 보내는 디아스를 발견하고는 얼굴이 밝아졌다. 하지만 문득 이상함을 느끼고 주 위를 둘러본다. 주변은 조용하다. 사람이 없느냐 그것도 아니였다. 아까보다도 사람이 많 은데, (아마 광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몰려왔나 보다) 그들은 가만히 무 대만을 바라보는 것이다. 공포스러운 상황연출이었다. 다 누구 때문에 이지경이 되었는 줄 아는 세 스는 감당해낼 수 없는 시선 때문에 움찔거리는 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의 뒷덜미를 잡고 무대에서 내려와 버렸다. 운영위원석에 있던 아제스 백작은 한시간 넘게 계속되는 사랑고백에 이제 는 지루한 감을 느끼고 하품을 하고 있었다. 처음 몇 번이야, 재미있지 만... 몇 년간 보다보면 비슷한 것이 나오고 창의성은 떨어지니, 재미없는 게 당연한 결과다. 지위 때문에 이곳에 있는 것이지, 재미있어서가 아니었기 때문에 백작은 고백제에는 신경을 끄고 있었다. 갑자기 들리는 환호성에 백작은 힐끔 무 대를 바라보았다. 끝난 줄 알았더니 아직 한 팀이 남아있었나 보다. 아제 스 백작은 한숨을 쉬고는 의자에 길게 늘어졌다. "백성들이 보면 백작님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될 겁니다." 젊은 청년의 웃음기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작의 얼굴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백작은 누워있는 자세에서 위로 올려다보았다. 밝은 갈색머리 청년이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백작은 힘이 남아 있었는지, 방금 전까지 축 늘어져 있던 사람이라고 생각 못할 정도로 힘차게 일어섰다. 그는 기운 좋게 웃으며 청년의 어깨를 툭툭쳤다. "자네가 입만 다물어 준다면... 괜찮지 않은가?" 청년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백작의 옆에 자리를 잡 았다. "클라우드, 자네야말로 이런 것에 흥미가 없지 않았나? 무슨 바람이 불어 서지?" 백작은 궁금하다는 듯 똑바로 앉아 있던 의자에서 몸을 비틀어 클라우드 를 바라보았다. "글쎄요... 그저 심심해서...." "정말인가?" 백작은 호기심을 띄고 있는 눈을 반짝이며 놀랍다는 어투로 되물어보았 다. ".....정말...입니다." 심심해하던 찰나에 마침맞게 온 친구 때문에 좋아하던 백작은 떠들썩한 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지?" 백작은 의아해 하며 시선을 고백제 무대위로 향하였다. 무대를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며 무대 위에 서있는 두 사람을 격려하고 있었다. 백작은 오래간 만에 들어보는 큰 호응소리에 이렇게 만든 인물들이 누구 인지 궁금해하며 바라보았다. "앗, 저 사람은....." "왜? 아는 사람인가?" 백작은 놀란 듯한 클라우드의 어조에 이상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아는 그는 결코 작은 일로 경망을 떠는 사람이 아니다. 백작이 뚫 어지게 바라보자, 경직되어 있는 얼굴을 푼 클라우드는 고개를 살짝 젖다 가, 고민하는 눈치더니, 곧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픽 웃어버렸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런 행동을 하는 클라우드를 처음 본 백작은 걱정스러워 하며 물어보았 다. "후후, 아닙니다. 그저... 쇼크를 먹어서...." "충격을 받다니...? 자네가?? 무슨 일로....?" 클라우드는 미소지은 얼굴로 손가락을 들어 무대를 가리켰다. 백작은 의 아해 하며 클라우드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들이 자네에게 무슨 짓이라도 했단 말인가...?" "....그것은 아니지만....하하하, 제 말을 듣고 웃지나 말아 주십시오. 그럼 정말로 비참할 테니..." 웃음을 터트린 클라우드는 한숨을 쉬며 백작을 바라보았다. "저기에 제가 처음으로 마음을 빼앗긴 사람이 있거든요..." 상대방에게 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거라 생각했던, 클라우드가 마음에 들 어하는 여성이 있다니... 아제스 백작은 놀라워하며 무대를 바라보았다. 무 대 위에 서있는 여성은 고위 귀족 가의 여성으로 보였다. 행동마다 기품 이 흘러 넘쳤고,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고귀해 보이는 아가씨였 다. 그녀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숙녀였다.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남자 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클라우드의 능력으로 봐선 어디하 나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비참하다니... 무얼 말하는 것이지? 아제스 백작은 의아해 하며 뒤돌아보았다. "애인이 있다해도 저런 여성이라면 한번 시도해볼만은 하지..." 백작의 말에 클라우드는 크게 웃었고, 웃음이 멈추어지지 않자, 손을 흔들 어 백작의 말을 끊었다. "...푸훗, 그러니까... 제가 반한 쪽은 여성 쪽이 아니라......" "...남자란 말인가?" 백작은 자신이 말을 잇고서도 믿어지지가 않는지 두 눈을 크게 뜨고 클라 우드를 바라보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십시오... 저도 처음으로 반한 사람이 남자라는 생 각에 충격을 받았으니까요..." 클라우드는 한숨을 쉬고는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하지만 길에서 보았을 때는 분명히 아가씨로 보였단 말입니다. 그런 데... 고백제에 나왔다는 건 남자라는 말이니.... 저의 첫사랑은 1시간도 안 되어 날아갔다는 말이 되는군요..." 클라우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책상에 기대었다. 충격이 컸던 모양 이다. 백작은 불쌍한 청년을 바라보고 있다가 무대로 시선을 옮겼다. 그들 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백작은 자신의 책상에 올려져 있는 참가 신청자들 의 신상명세서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마지막쪽이니까, 여기있구나... 얀과 세실리아 듀란테드 카필로아라.... 아가 씨는 생각대로 귀족 명문가의 아가씨군.... 앗, 잠깐...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읽던 백작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다른 축제 위 원들도 이 이름의 무게를 생각하지 못했단 말인가? 권력을 등에 지고 있 는 카필로아 가의 사람인 것이다. 고백제에는 평민, 귀족 할 것 없이 참가 하므로 그녀가 나타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신경을 쓰는 이유 는, 잊어버리고 있던 어떤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한 달전 이곳의 영주인 자신의 앞으로 온 공문 한 장이 있었다. 은밀히 전해진 그것은 협조를 구하고 있었는데, 자세한 사정을 쓰여있지 않았지 만 공문과 같이 보내진 초상화와 같은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 서신을 보내 달라고 쓰여있었다. 귀족 사칭죄는 무거운 형벌에 처해지므로 자진해서 귀족의 성을 도용하는 사람이 적었다. 우연치 않게 나타난 카필로아라는 단어 때문에 약한 쇼크 를 받았던 그는 그것에서 생각이 이어져 공문이 생각난 것이다. 하지만 카필로아의 성을 사용한 사람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다. 초상화에는 분명 남성이었는데... 생각을 거듭하던 백작은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손을 들어 하 인을 불렀다. 심각해진 얼굴의 백작을 보고 클라우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 었다. 백작은 하인을 시켜 자신의 집무실에 있는 초상화을 가져오게 했다. 때마침 관객들의 투표가 끝나서 최고의 베스트 커플을 호명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이국(異國)의 언어로 노래를 불렀던 그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 같다. 베스트 커플을 얀과 세스였다. 이례적으로 도시사람이 아닌 관광 객에게서 커플이 나온 것이다. 상품은 그 동안의 의견이 반영되었는지 여 성 전용 상품이 아닌 연인 두사람을 의한 커플링이었다. 금과 은으로 두 가닥으로 꼬여있는 반지에 라운드형의0.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는 심플한 반지였다. 얀은 비싼 반지를 받았다고 좋아하는 반면 세스는 인상이 구겨져서 한참 동안 반지를 바라보다 주위에서 축하는 사람들 속에서 억지로 손가락에 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백작에게로 하인이 다가왔다. 그는 백작에게 초상화 를 건네주었고 백작은 두루마리를 펴서 둘을 비교해보았다. 처음에는 약 간 비슷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차근차근 비교를 해보자 동일인물로 보여졌 다. 세스를 바라보고 있던 백작은 미소를 지었다. 여장이라..... 그러고 보니 그의 파트너도 남장을 하고있는 것 같군 "클라우드, 포기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른 것 같은 걸? 흥분해서 얼굴에 홍조가 도는 얀을 보고 멋대로 생각해버린 백작이었다. 백작은 초상화를 클라우드에게 전해주었고 클라우드는 처음엔 의아해 하 다가 초상화를 보고 백작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난감한 듯 웃으며 머리를 가로 저었다. 이윽고 백작의 손에서 건네어진 서신은 새장에 있던 비둘기의 다리에 매 여진 통속으로 들어갔고 비둘기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멀어져 가는 비둘기를 보며 백작만이 희미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세실리아? 왜 그렇게 얼굴이 찌푸려져 있어?" "아니...." 세스는 손에 끼인 반지를 보고 폭 한숨을 내쉬다 눈치를 살피며 반지를 빼려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헬레나는 웃으며 그의 손을 저지시킨다. "세실리아의 손가락은 예뻐서 잘 어울린단 말이야. 왜 빼지 못해서 안달 을 하는 거지?" 이해가 가지 않는 듯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는 옆에서는 디아스 에게 자랑하기 바쁜 얀을 본다. 얀은 반지를 내보이며 기쁘게 웃고있었다. 남자끼리 커플링을 껴서 뭐하자는 건지. 세스는 그 모습을 보며 한숨만 폭 내쉴 뿐이다. 얀은 한참동안 반지를 들여다보다가 디아스의 프로포즈 결과를 미처 물어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자, (축하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다음에 신청한 디아스의 순서를 못봤다.)시선을 디아스에게 향했다. 디아스는 안 정적인 눈빛으로 얀을 보고 있었다. 퇴짜맞았다면 얼굴이 울상일 테고 허 락을 맡았으면 날아갈 듯이 기뻐할텐데 얼굴표정만으로 알 수가 없으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얀은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디아스의 귀에 들릴 정도로만 속삭인다. "결과는 어떻게 됐어?" 호기심을 담은 눈으로 바라보는 얀을 웃으며 보던 디아스는 천천히 고개 를 저었다. "뭐?!!!!" 소리지르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다 그들을 돌아본다. 난처해하던 디아스 는 얀의 손을 이끌고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어떻게 느긋할 수가 있는 거지?" 조심스럽게 얀이 물어보자 디아스는 가로수에 등을 기대고 하늘을 바라보 며 말을 했다. "지금은 안 받지만 유예기간을 갖고 내가 하는 것을 봐서 허락하겠대. 선 물이 마음에 들었나봐." "선물? 혹시 네가 준비한다던 그거?" "응. 내 예상이 적중한 거지." 디아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킥킥거리며 웃었다. 갑작스런 반응에 놀란 얀이 그를 흔들자 그는 고개를 들고 말을 이었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전전해서 근처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다 긁어모아 아 이스크림 산을 만들어서 선물했거든. 헬레나는 그 정도 노력이면 가상하 다고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아마 프로포즈보다 그것이 더 좋았을걸. 얼굴에 다 나타나더라니까. 콧대가 높은 것 같지만 실상은 헬레나가 아직 애라는 걸 확인했어" "풋." 디아스와 얀은 서로를 두드리며 웃어버렸다. 얀과 세스는 디아스 일행과 헤어지고 나서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 시 사람들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얀과 세스는 그 들의 무리에 파묻혀 버렸다. 즐거운 듯 만면(滿面)가득히 웃음을 띄고 있 는 사람들은 담소를 나누며 거리를 걸어갔다. 축제로도 모자른지 식당과 주점들은 사람들로 붐볐고 내심 주점을 구경하고 싶었던 얀은 사람이 그 득한 그곳을 보곤 질려서 꿈을 접고 말았다. '그래도 오늘 수확이 있으니까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라며 시무룩하다가 곧바로 즐거워지는 얀을 보면 하루종일 얀에게 시달린 세스만이 불쌍할 뿐이다. 싱글벙글 웃으며 걸어가는 얀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세스는 이상한 기분 에 주위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픽'하고 웃어버렸다. "얀." "앙?" 딴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는 눈을 꿈뻑거리며 세스를 바라보았다. "얀... 오늘 낮에 했던 말 기억해?" "뭐 말이야?" 세스는 싱긋 웃고는 (한 손으로) 치마를 확 걷어올렸다. "세스!! 너 무, 무, 무슨 짓이야!!!" 놀라서 말도 안 나온다. 얀은 얼굴이 붉어져서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주변을 보라구." 세스의 왠지 침착한 어조에 얀이 고개를 들자 두 종류의 부류의 사람들 을 볼 수 있었는데,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는 사람들과 냉정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세스는 그때까지도 낑낑거리며 한 손으론 드레스 자락 끝을 들어올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치마 안을 더듬고 있었다.(자신의 치마임 강조!! 변태아 님;) 얀이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얼굴이 붉게 변해버린 그는 헛기침 을 하고는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돌변, 한쪽 다리를 길가에 쌓아올려져 있던 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나풀거리는 실크드레스 자락이 그의 다리를 타고 흘러내린다. 걷어진 치 마 안에 그의 미끈한 다리가 보였다. 와... 다리가 예쁘네.... 얀은 자신도 모르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 사이, 세스는 허벅지에 매어놓았 던 대략 50cm의 단검을 꺼내 들었다. 검은 색의 칼집이 씌워 있었는데 칼 집을 벗기자, 검신에 시퍼런 빛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검을 꺼내서 자신의 치마에 푹 찔렀다. 그리고 풍성하게 펼쳐져 있 는 치마 사이에 박아 넣은 그것을 잡고 확 돌려버렸다. 풀썩. 무릎 아래로 드레스 자락이 잘려져 나갔다. 얀이 놀란 빛으로 바라보자 그는 그것을 걷어차고는 말했다. "아침에 장담했잖아.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어떡하냐는 나의 물음에'나에 겐 너에게 숨긴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까 걱정 말아. 어쌔신 떼거지가 덤 벼도 나의 한방이면 문제없지.'하고 말이야." "......... ...그거 다 외웠어?" 얀은 그것에 감동을 했나 보다. 그의 반짝거리는 눈빛을 확 째려보던 세 스는 머리를 가로 저었다. "그러니까 지금이 위급한 시기라는 것 아니냐. 나는 이런 차림으로 제대 로 못 싸우니까." 그는 아래를 힐끔 내려다보고 한숨을 쉬고는 하이힐도 벗어버렸다. "........;" 얀은 고개를 돌리고 주변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위험한 상황이라니? 아 무리 봐도 평범하기만 보통사람으로 보이는데... 그는 세스를 바라보았다. 이해할 수 없다는 빛이 가득한 얀을 보던 세스 는 얀의 머리를 한 손으로 잡고는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획하고 돌려버렸 다. "아마 네가 날 무대위로 올려준 덕분에 손님들이 찾아온 것 같아. 얀... 무 지 고맙다.." "하하하, 그런 걸 같고." 얀은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였다. "야, 반어법도 모르냐?!" 한숨을 내쉬던 세스는 사람들을 보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허리에 검을 차고 있는 사람도 보이지만 저기 왼쪽 어깨가 올라간 사람 들 있지. 그런 사람들은 옷안에다 단검을 숨겨놓은 거야. 그런 사람들은 근접전에 강할 테지. 그리고 적들은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어." "어떻게 그걸 알아차렸어? 옷차림도 그렇고 그냥 구경하러온 사람 같은 데..." "광장에서부터 계속 따라오고 있었으니까.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봤던 사 람이 또 다시 눈에 띄었거든. 멤버를 바꿔서 따라붙는다고 해도 결국엔 두 세번씩 겹치니까." "와." 존경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얀의 머리를 비벼준 세스는 검을 바로잡았 다. ----------------------------------------------------------- -------------------------------------------------------------------------------- Back : 73 : <차원 연결자-70.비장의 무기>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1 : <차원 연결자-68.고백제(4)>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6:3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6:48 Line : 346 Read : 3314 [73] <차원 연결자-70.비장의 무기>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0> 희미한 불빛사이로... 여러 명의 움직이는 인영(人影)이 보인다. 기름으로 켜지는 청동 가로등이 대로변에 있는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가로등은 자신의 발치만 비추기 때문에 약간만 벗어나도 그곳은 어둠에 잠긴다. 인형(人形)들은 가로등이 만들어내는 붉은 기가 도는 빛의 경계 선을 수도 없이 빠른 속도로 넘나들었다. 어둠과 빛의 공간이 맞다있는 그곳에서,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로 빠 른 움직임을 보이는 그들의 동작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유심히 살펴본다면 대략 5명정도가 2명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격받고 있는 둘 중 한 명은 정적인 움직임을 구사하는 데 반하여 나머 지 한 명은 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찔러 들어오는 검을 가까스로 막아낸 세스는 옆에서 잽싸게 뛰어다니는 얀을 향해 소리쳤다. "비장의 무기가 뜀박질이냐? " 윽, 할말없다. 하지만 힘을 사용하기에 너무 위험한걸 어떡하라구. 잘못 사용했다간 도시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너무 뛰어다니느라 범위를 조절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들은 여태껏 싸워왔던 상대보다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스와 얀은 능숙하게 그들의 검을 받아내었다. 얀 과 세스의 실력도 거짓이 아닌 것이다. 그 중에서도 얀은 딴 생각을 하면 서 이리저리 폴짝거리며 검을 피하고 있었는데 동작이 꽤 능숙해 보였 다. 그 동안 세스에게 적들을 맞기고 도주하던 것이 실력으로 붙은 것이 었다. 그 때문에 변복을 한 어쌔신들은 더욱 열이 받는지, 악착같이 달려 들었다. 찔러 들어오는 검을, 몸을 비켜 피하며 인상을 쓰던 얀은 갑자기 누군가 에 위해 밀려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가 쓰러짐과 동시에 거대한 물의 소 용돌이가 얀이 서있던 곳을 지나쳐갔다. 눈을 휘둥그래 뜨고 그것을 보 던 얀은 자신의 몸을 누르고 있는 사람을 밀쳐냈다. 세스였다. 몸을 재빨리 일으킨 세스는 얀을 등지며 소리쳤다. "정신차려! 이 사람들 공격마법까지 사용하고 있어. 무슨 생각하는 거 야? 우리는 몸으로 때울 수밖에 없으니까 조심해야해." 말이 끝나자마자 정신을 가다듬을 사이도 없이 어쌔신들 중 한 명이 수 인(手印)을 맺으며 시동어를 외쳤다. "아쿠아 웨이브!" 갑자기 솟아오른, (하얀 물방울을 허공으로 튀기고 있는)물의 기둥이 시 동어를 왼 어쌔신을 중심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세차게 솟구쳐 올랐다. 그것은 곧 2가닥으로 나누어지며 얀과 세스를 공격했다. 살아있는 듯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물살은 거세게 지면과 충돌하며 커 다란 굉음을 내었다. 겁을 주려는 의도인지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살의 소리만큼이나 큰 소음이었다. 그것은 세스와 얀의 주위를 돌며 2-3m의 물보라를 일으키며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천천히 범위를 좁혀갔다. 얀은 형체가 없는 물이 스스로 움직이는 신기한 장면을 넋이 나간 듯 바 라보았다. 그의 머리 속에는 저것은 위험하니 피해야한다 등의 생각은 요만큼도 없었다. 그저 재미있는 구경거리 정도로만 여길 뿐이었다. 그 덕분에 얀은 정면에서 그것을 실컷 바라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세스에게 예상 밖의 일이었다. 여태 신나게 뛰어다니던 얀 이 가만히 서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던지라 얀과 마주 대고 있던 등 을 떼어내고 공격받을 기미가 보이자마자 검기를 이용하여 퇴로를 만들 어 훌쩍 자리에서 미끄러지듯 피한 것이다. 원래 서있던 자리에서 수십 미터 이동한 세스는 그 동안의 얀의 도주실력을 알고 있던지라 걱정하 지 않았다. 그러나 웬걸, 얀은 세스가 등을 떼기 전의 그 자세 그대로 굳 어있었다. 세스는 얀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마법의 산물을 보곤 놀라 눈 을 크게 떴다. "야안!!!" 흠짓. 비명과 같은 세스의 외침에 놀란 얀은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있었다. 수룡(水龍)과 같은 형태를 지닌 그것은 날카로운 수압의 공 격을 얀에게 퍼부어 대었다. 그와 부딪치는 순간 도시를 울리는 굉장한 폭음이 들리며, 수막(水膜)과 함께 그것에서 파생된 엷은 물안개가 도시 의 거리로 흩어졌다. 멍하니 서있던 세스는 떨리고 있는 주먹을 굳게 쥐고는 눈앞을 뿌옇게 가리며 옷에 촉촉이 젖게 하는 그것을 헤치고 나아갔다. 그러자 그의 눈 에, 짙은 물안개에 가려져 있는 흐릿한 무언가가 보였다. 더욱 가까이 다 가간 세스는 자신의 눈에 비친 장면을 보고 머리 속이 하얗게 변했다. 얀을 둘러싼 구체의 은빛 실드를 둘러싸고 마치 신이 별을 가루 내어 하 늘 위에서 뿌리는 것처럼, 실드의 빛을 받은 물 입자들이 하늘에서 춤을 추며 땅위로 내리고 있었다. 실드 안에는 있는 얀은 두 눈을 감고 가만히 서있었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곤 그의 흔들리는 은청색 머리카락은 뿐. 그것들을 천천히 허공 을 유영하고 있었다. 유리구를 흔들면 그 안에서 눈이 쏟아져 내리는 완 구에 갇힌 것처럼 구체의 실드에 감싸여진 그를 둘러싸고 은은한 빛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얀이 눈을 떴다. 그리고 손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손을 한번 내젓자, 실 드는 공기 중으로 흩어져갔다. 미소를 지은 그가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공격해준 덕분에 새로운 공격방법이 생각났어. 이거 감사하 게 생각해야 겠는걸." 얀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떠올리며 거드름을 피웠다. 그 모습을 어이없 어하며 세스가 바라보자 얀은 세스에게 살짝 윙크를 하며 어쌔신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인상인 살짝 찌푸려졌다. 죽는 줄 알았잖아. 저 아저씨들 사람한테 저렇게 위험한걸 쏘아내다 니... 에잇,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음... 한번도 시도는 안 했지만 왠지 될 것 같은데. 내 생각대로라면 힘의 모습을 변형시킬 수 있겠지.. 이곳은 내가 만들어낸 세계야. 내가 원하는 데로 변형시키고 창조할 수 있어. 집중하자, 제영. 넌 할 수 있어. 저들이 만들어내는 마법도 충분히 생각만 한다면 할 수 있을 거야. 머리 속에 이미지를 떠올리고 집중을 하면 어떻게든 될 거야. 5명 정도면... 뭐가 좋을까? 좋아. 간닷! "불공!!!" 얀이 이미지를 떠올리며 외치자 밖을 향해 쫙 벌린 다섯 손가락 위로 당 구공 크기보다 약간 큰 다섯 개의 불의 구체가 나타났다. 그것은 겉은 붉 은 색의 불이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었으나 안은 핵이 되는 하얀색의 구체가 빛을 내고 있었다. 얀은 얼이 나간 어쌔신들에게 생긋 웃어주고 는 손바닥을 그들을 향해 펼쳤다. 위력은 아까 내가 받았던 것의 5분의 1정도로 하고, 어디 한번 볼까? 어 떤 결과가 나오는지. "하앗!!" 얀의 기합성과 함께 빠른 속도로 탄환처럼 튀어나간 그것들은 각각 3명 의 어쌔신들에게 명중하였다. 그리고 재빨리 피한 2명의 움직임마저 포 착해 유도탄처럼 끝까지 따라가 맞추었다. 콰과광-. 그들이 몸은 3m이상이나 뒤로 날랐다. 그 모습을 보고 '이크'하던 얀은 미안하듯 머리를 긁적이며 혼잣말을 했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힘조절이 안됐네.' 머쓱해하는 얀을 바라보며 세스는 놀라워했다. 장난처럼 이야기하는 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한번도 얀의 행동에서 마법을 쓸 수 있다는 흔적을 찾을 수도, 평 소 연습하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도 마법을 아주 능숙하게 다룬 다. 얀의 마법은 자신이 학교에서 공부할 때 흔히 보던 '파이어볼'의 종류로 보였다. 하지만 뭔가 다르다. 자신이 보던 보통 마법사들과 얀의 자질은 확연히 다른 것이다. 작은데도 불구하고 하나당 위력이 3서클은 되어 보이는 그것을 5개씩 펼 쳐 보이며 거기다 목표물을 맞추는 이동능력까지. 마법의 위력은 구체 의 크기에 따라 변한다는 규칙을 깨는 데다가, 새로운 형태라니... 얀은 암살자들을 쉽게 집어낼 뿐만 아니라, 검술실력 또한, 본인이 의식 적이던 무의식적이던 간에 감추려하지만, 자신의 감으론 어렸을 적부터 수련해온 자신보다도 높을 확률이 많았다. 검을 산산조각 내는 것은 아 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특히 얀의 검술. 어디서도 그런 검술을 본적이 없었다. 얀의 검술은 어디에서 배웠든 몸에 베여진 기초가 되는 형식이라든지 격 식이 없었다. 다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제압해 나갔다. 그 덕 분에 생각지도 못했던 예상외의 방향에서 검이 날아와서 많은 수의 실 력 좋은 어쌔신들도 적재적소에 들어오는 얀의 검술에 밀려 지기 일수였 다. 얀의 행동에 대해 하나하나 집어보던 세스는 가슴을 짓누르는 이상한 예 감에 가슴이 무거워졌다. 왠지 얀이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는 느낌. 그는 무겁게 느껴지는 고개를 들어 얀을 바라보았다. 기절한 어쌔신들을 손가락으로 찔러보고 있던 얀은 긴장한 듯한 세스의 표정을 보며 약간 이상한 듯 쳐다보았다. 세스의 고뇌가 역력한 표정을 보며 잠시 자기 나름대로 그 이유를 유추하던 얀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 를 끄덕이곤 '다다다' 달려왔다. 그리고 세스의 앞에 멈춰 섰다. 세스의 얼굴을 살펴보던 얀은 곧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세스의 옆구리를 쑤시며 말했다. "에이, 걱정시켜서 화났구나? 화풀어. 그래도 모든게 잘 풀렸잖아. 이 정 도면 나도 믿을만 하지? 과정이 조금 좋지는 않았지만... 다음부턴, 좀더 너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게. 지금까지는 확신이 없 었지만, 지금으로 봐선 확실하게 너의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세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기쁜지 얀은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의 웃음을 보며 세스는 피식 웃어 버렸다. 머리 아프게 고민하던 자신이 바 보 같게 느껴졌다. 그는 이쯤에서 자신의 생각을 접기로 했다. 얀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숨기고 싶은 진실이 한 두개 정도 있길 마련이 다. 인격 대 인격으로 사람을 사귀는 것이지, 그의 배경을 보고 사귀는 것이 아니니까... 그가 말하지 않는 것까진 무리하여 알아낼 필요까진 없 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엄청난 녀석을 친구로 사귄 것 같은데. 세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신의 팔을 끌고 걸어가는 얀의 뒤통수 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얀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떠올랐다. ** 점심시간이 지나고 느긋하게 바(bar)에 앉아 고양이 마냥 늘어지게 하품 을 하던 제이드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컵을 닦고 있는 빌 아저씨를 올려 다보다 다시 팔 사이에 얼굴을 묻고 꿈나라로 빠져 들어갔다. 얀이 있을 때보단 손님수가 적어졌지만 고정고객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가게 안 에는 대략 열댓 명의 여성 손님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앉아있었는데, 초 기에는 여성손님들이 5명만 있어도 벌벌 떨던 제이드는 이제는 그런 과 거가 없던 것처럼 앉아있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는 아주 편 안하게... 펴어언아안하게 바(bar)위에 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좋은 아침'의 주인 아저씨 빌은 이마 위 에 우물정(井)를 만들다가 컵을 '탕'하고 바(bar)위에 내려놓았다. "으응?" 잠에서 깨어 험악한 빌 아저씨의 얼굴을 한번 힐끔 보곤 제이드는 다시 길게 누워버렸다. "네 집 안방이냐? 자려면 집에 가서나 자거라." "으음... 하지..만 집에서도 내쫓긴 처진걸요. 오빠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 인 녀석들이니까.... 음.. 조끄..음만 잘게요, 아저씨. 어제까지 철야로 일 하다가 모처럼 얻은 휴일이란 말입니다." 제이드는 입맛을 다시더니 반대쪽으로 누웠다. 빌도 뭔가 말을 하려다 고개를 내젖고는 다시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사람이 들어섰다. 뭔가를 찾는 듯 가게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남자는 빌과 시선이 마주치자 곧장 빌에게 걸어왔 다. 그리고 빌에게 말을 걸었다. 잠에 반쯤 빠져들었던 제이드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 때문에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없었다. 포근한 기운에 한껏 늘어지던 참이었는데 머리 위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이 깬 것이다. 실제로는 제 이드를 고려해서 조용조용하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제이드는 보기 보단 섬세한 남자였던 것이다. 제이드는 자신의 잠을 깨우는 눈치 없는 놈이 누구인가 궁금해졌다. 아 침에 겁도 없이 들어온 남자 손님인 것이다. 거기다 목소리를 잘 들어보 니 빌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자신이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였 다. 부드럽고 조용한 낮은 톤의 울림. 고개를 들자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제이드를 향해 빙긋 미소를 지었 다. 그러고는 다시 빌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더 이상 이곳에 안 계시다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 " 누구를 찾는가 보지? 제이드는 팔에 고개를 대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 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실망한 듯 공 허해 보이는 초록빛 눈동자로 슬픔을 내비치던 그는 경련이 일고있는 아 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시선을 내리깔아 표정을 숨기던 그는 고개를 들어 빌을 바라보았다. 슬픔에 잠겨있던 그의 눈은 어느새 잔잔하게 가 라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제이드는 왠지 그의 모습이 낯익어 보였다. 하지만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친근한 거 지? 마치 몇 달 동안 같이 있었던 것처럼.... 제이드는 더욱 뚫어지게 그 를 바라보았다. "꼭 찾아야 될 분이니까.. 아, 전 수상한 사람은 아닙니다. 벌써 몇 달동 안 그 분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분이 원래 계셔할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요. 이제서야 확실해 지는 군요. 이곳에선 그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분이 있었다는 기분이 들어요.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확신을 못하고 있었는데..." "저... 얀은 자신의 식구들의 얼굴은 기억해도 그밖에 것은 생각해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얀은 기억에 나오는 힌트를 추적해서 수도로 여행 을 떠난 것입니다만..." 얀? 얀을 아는사람?? 제이드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수도(首都)요? 하하하. 집과는 정반대 방향인데.. 찾는다고 해도 시간 이 오래 걸리겠군요."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한숨을 쉬어가며 웃었다. 그런 모습을 잠자 코 지켜보던 제이드의 머리 속에서 얀과 하던 대화가 떠올랐다. '웃기지 않냐? 7년간이나 아버지를 빼앗아간 사람을 극진히 보살피다 니.. 나라면 내팽개치고 도망갈텐데 말이야.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그런 신기한 사람도 다 있구나.' '아마 만나면 금방 알아볼걸. 순진해 보이는 초록색 눈동자에 언제나 미 소를 달고 살거든. 적갈색머리카락이 인상적이라구. 나에겐 고마운 사람 이야. 언젠가 내가 찾게 되면 소개시켜줄께....' '그래, 소개시켜 줘. ' 제이드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며 그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 다. 제이드의 행동 때문에 자신들의 이야기가 끊어지자 빌과 남자는 어 리둥절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제이드가 다음과 같은 단어를 입에 올리 자 남자의 눈동자는 더욱 커졌다. "제롬....?" ------------------------------------------------------------------------- 조금 보충 설명을 하자면... 복잡하지만... 얀은 이곳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다름 없는 세계인데도 불구하고 8년동안 꿈으로 꿔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의지로 행하는 힘을 더욱 잘 사용한다고~ (어, 말이안되나요? 에잇 그냥 넘어가요.) -------------------------------------------------------------------------------- Back : 74 :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71.광기의 그림자>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2 : <차원 연결자-69.고백제(5)>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6:4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6:50 Line : 269 Read : 3197 [74]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71.광기의 그림자>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1> "제롬....?" ".......!" 뜻밖의 장소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자 그는 놀란 모양이었다. 그는 눈을 휘둥그래 뜨고 제이드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저의 이름을....?" "제롬이라구? 제이드 너, 이분을 알고 있었냐?" "아저씨, 그 사람 있잖아요. 얀이 자신을 잘 돌봐주던 형이 있다고 항상 말했잖아요." "어? 아아,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인상이다 했 더니, 얀에게 설명을 들어서였구나. 어쩐지 낯이 익다했지. 실제로 실물 을 보다니... 이거 놀라운걸. 얀이 말한 그대야. 우리 얀에게 잘 대해주 던 사람이라니 크게 대접해야 겠어." "아저씨 뭔가 반대로 된 것 같은데요. 가족은 저쪽이라구요. " 제이드는 한숨을 쉬며, 껄껄 웃는 빌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제롬은 멍하니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설명을 들어서 얀 이 움직이고 말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식구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다는 걸 들었을 때도 놀라운 느낌이 들었지만 머리로는 이해를 했어 도 실제로 마음까지 믿는 것은 무리였다. 7년동안 고치지 못했다고 뇌리 에 박혀있는 생각은 쉽게 뿌리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얀이 자신에 대 해 말했다는 것을 듣자 갑자기 정신이 멍해지더니 가슴이 한구석이 뭉클 해졌다. 꿈처럼만 느껴지던 것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자신의 두 귀로 확 인한 셈이 된 것이다. 왜 이러는 거지. 제롬은 감상적이 되어 가는 자신의 감정을 추슬렀다. 그 가 고개를 들자 빌과 제이드는 씨익 웃더니 가게 밖에서 제롬을 기다리 던 루쉐까지 불러들여 음식을 대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전의 얀이 어떠했는지 무척 궁금해하며 물어보았고 제롬은 대 충 얼버무려 얀이 여행도중 실종되었었다고 설명을 했다. 이야기를 하 는 도중에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얀을 아는 사람들은 불어났고 제롬은 그들에게서 얀에 관한 여러가질 듣게 되었다. 자신이 몰랐던 얀의 다른 면들을 알게된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자신 의 추억속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던 그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는 친근 한 존재로 그들의 마음속에 뚜렷이 새겨져있었다. 음식을 잘 만든다든지, 여자에게 인기가 많다든지... 그들의 말을 듣고 서야 제롬은 얀 또한 18살의 꿈 많을 나이의 소년이라는 것이 가슴속에 와 닿았다. "괜찮은 거야?" 주노의 외곽 숲길을 걸어가던 루쉐는 제롬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물 었다. 제롬은 미소를 지으며 끄덕거렸다. "그렇게나 찾던 사람을 못 찾았는데도?" "........." 제롬은 멈춰섰다. 정말 괜찮은 것인가... 대답은.... 그렇다 였다. 그래, 얀님의 소식을 안 것만 해도 어디인가. 제롬은 얀이 사라진지 6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 온 진심이 담긴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슬퍼해야만 할 상황에서 웃음을 짓고있는 제롬을 보며 루쉐는 역시 남자 들은 이해 못할 족속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재빠르게 발걸음 을 놀렸다. ** "으응, 저 남자에게 관심이 있어? 뭘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보는 거야. 이 젠 그만 보고 나 좀 바라 봐줘." 높은 곳에 위치한 나뭇가지에 앉아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던 짙은 보 라색 머리카락의 미인은 상대방이 대답이 없자 새초롬한 표정을 지었 다. 하지만 곧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자신의 새빨간 아랫입술을 살짝 핥았 다. 그녀는 살며시 몸을 기울여 날카로운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고있는 남성의 팔을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타악. 남자는 짜증스런 기색도 없이 기계적으로 그녀를 밀어내었다. 그러자 그 녀는 이번엔 남자를 등쪽에서 꽉 끌어안아 버렸다. 그녀를 떼어내려 처 음엔 버둥거리던 그는 그녀가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하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번 슥 쳐다보고는 다시 전방을 향해 눈을 돌 렸다. "쳇, 재미없어." 여인은 남자의 목에 둘렀던 팔을 풀고 그의 곁에 나란히 앉았다. 앞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의 눈이 가늘어졌다. "벤투자, 이곳은 놀이터가 아니야. 장난감을 원한다면 너의 영지로 돌아 가도록 해." "이렇게나 싱싱한 장난감이 내 곁에 있는데 무슨 섭한 말씀을... 안그 래? 카롯?" 벤투자는 광기에 차있는 눈을 들어 씨익 웃었다. 그녀는 카롯의 곁으로 바싹 다가가 무릎을 끓었다. 마치 평지에 있는 것처럼 그리 굵지 않는 가 지에서 행하는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못할 정도로 그녀의 행동은 자연스 러웠다. 벤투자는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카롯의 피처럼 붉은 머리카락을 두손 으로 쓰다듬었다. 아기를 쓰다듬는 어머니와 같이 부드럽게 그의 머리카 락을 매만지던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천천히 카롯의 뒷덜미에 가져다 대 었다. 카롯의 머리채를 한 손으로 말아 쥐고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띄어 올린 그녀는 그의 목덜미에 천천히 바람을 불어넣었다. 묘한 방향이 그녀의 숨을 타고 올가미로 사냥감을 잡듯 천천히 그를 조 여갔다. 그의 주변이 그녀의 향으로 자욱해지자 그녀는 더욱 짙어진 웃 음을 머금으며 그의 목덜미를 타고 천천히 입맞춤을 해나갔다. 그것에 서 이어진, 녹아들 듯 부드러운 그녀의 애무는 카롯의 머리카락 한올 한 올까지 정성을 다해 만져갔다. 카롯의 귓불을 핥느라 잠시 지체되었던 그녀의 새빨간 입술은 천천히 앞으로 움직여, 그의 목옆에 장난삼아 진 한 키스마크를 남기고는 천천히 입맞춤을 하며 카롯의 목을 타고 올라갔 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입술은 자신의 최종 목표지에 도착했다. 카롯의 조각같이 매끈한 턱을 잠시 음미하던 그녀는 멈춰서서, 멍한 눈으로 자 신을 바라보는 카롯의 눈동자를 재미있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두손을 뻗어 카롯의 양볼을 감싸쥐고는, 자신의 입술 을 그리 얇지도 그렇다고 두껍지도 않아 키스하기에 적합한 아름다운 선 을 그리고있는 색기어린 카롯의 입술을 천천히 가져갔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은 자신의 목표물을 획득하지 못했다. 카롯의 얼굴 을 코앞 1 cm에 대고 방해물이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여인의 손처럼 희 고 길다란, 하지만 그녀의 얼굴 전체를 감싸쥘 수 있는 손이 그녀의 얼굴 을 덮고 있었다. "펜카로스의 독거미 향이군...." 카롯은 낮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자신의 얼굴을 감싸쥔(?) 카롯의 손을 후려쳐 떨쳐낸 벤투자는 '퉤퉤'거 리며 카롯을 째려보았다. "어떻게 알고 있지?" 자신의 독향에 대해 꽤나 자신만만해 하던 벤투자는 놀려먹기 좋다고 생 각하던 카롯에게 물린 꼴이 되자, 의아함을 참지 못하고 정색하는 표정 이 되었다. 처음으로 카롯의 얼굴에 반응이라 할만한 것이 나타났다. 어처구니없다 는 듯 고개를 돌려 벤투자를 바라보던 그는 표정을 지우며 다시 전방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500년전에 이미 나에게 써먹었잖아. 그것도 주군의 생신날." 그의 인상이 살짝 찡그려졌다. "아하, 맞아 그랬었지." 벤투자는 이제야 기억이 난다는 듯 난처한 듯이 웃어대었다. "에이, 미리 말을 해주지. 그럼 새 품종을 가지고 왔을 텐데." "벌써 깡그리 잊어버린 건가? 네가 나를 몰모트로 사용한 덕분에 난 웬 만한 독에는 통하지 않아." 카롯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벤투자를 바라보다 자신의 옷가지를 털 어내었다. 그러자 그의 옷가지에 묻어있던 극히 소량의, 벤투자의 독가 루가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수백 미터를 날아간 미세한 독분는 채 0.0001g도 되지 않았으나 나뭇잎 하나에 눈에 띄지도 않는 독분이 붙는 순간 나무 전채가 누렇게 말라가더니 금새 까맣게 타서 죽어버렸다. 입을 삐죽이며 공기중에 떠다니던 독분을 바라보고 있던 벤투자는 손을 휘저어 독분을 회수했다. 하지만 이미 그들이 앉아있는 숲의 반은 죽음 의 숲이 되어있었다. "...이래서 너와 함께 있으면 감시도 제대로 못한단 말이다." 카롯은 고개를 절레절레 젖고는 수백미터 떨어져있는 자신의 감시 대상 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수도라...." 카롯은 헛웃음을 지으며 낮게 읊조렸다. "뭐야, 목적지를 알아낸 거야? 그럼 이젠 감시할 필요도 없잖아." 벤투자의 음성에는 즐거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또 무슨 짓은 꾸미고 있는 거지?" 그녀의 억양에서 이상함을 느낀 카롯은 고개를 돌려 벤투자를 바라보았다. "재.미.있.는 짓!! 어차피 처음부터 생각했던 나의 귀여운 장난감은 날아 간지 오래고.... 그래서 새 장난감을 마련하려는 기특한 생각이지." "주군의 명령을 무시하고 네 마음대로 하려는 게 기특한 짓이라고?" "하아, 이래서 디아테스님이 정말 불쌍하다니까. 하나밖에 없는 심복이 이렇게 멍청해서야." 벤투자는 훌쩍이며 눈물을 찍어냈다. "뭐라고!" 카롯은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으르렁거렸다. "하나를 명령하면 그 뒤까지 생각해야지. 너 단순하구나. 왜 디아테스님 이 나를 붙여줬다고 생각해?" 너에게만은 그런 소리 사절이다. 카롯의 잔잔히 가라앉아 있던 눈동자는 일순간 불타올랐다. "하, 이런 이런. 그런 것도 모르다니 그래가지고 주군을 잘 보필할 수 있 겠어? 심복이라는 건 그림자처럼 그분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아야 한다 구. 그런 의미에서 난 이미 합격점이야. 그분의 마음을 잘 알고있으니 까.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모르는 것 같으니 힌트를 주지. 현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것! 주군이 얀왕자인지 뭔지를 좋아하는데 있어서 가장 방 해되는 인물이 누구?" ".....제르미스 경이지...하지만!! 얀왕자를 찾기 위해선 그의 힘이 필요하 단 말이다." "그것도 하.지.만 이지. 이젠 그의 쓸모도 떨어졌어. 얀왕자의 행선지를 알게되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걸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토사구팽(  死狗烹)이랄까나." 벤투자는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말을 했다. 그러다 '척' 카롯을 가리키 며 말을 이었다. "이젠 그가 필요 없어 졌고 더 있어봤자 주군의 일에 방해물만 될 뿐이 야. 이럴 땐 명령이 없어도 주군의 맘을 헤아려서 스스로 일을 처리해야 지, 안그래? 내가 뭘 말하는 건지 알겠지?" 진정으로 밝은 미소가 되돌아온 제롬의 얼굴을 보던 카롯은 벤투자를 날 카롭게 쏘아보며 말했다. "요는 새 장난감이 필요하다. 잖아." "맞.았.어." 벤투자의 검은 눈동자에 섬뜩한 광기의 그림자가 감돌고 있었다. -------------------------------------------------------------------------------- Back : 75 : <차원 연결자-72.마이페이스>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3 : <차원 연결자-70.비장의 무기>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6:54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6:51 Line : 219 Read : 3071 [75] <차원 연결자-72.마이페이스>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2> 앞으로 다가올 일을 상상하며 기대에 찬 눈을 하고 있는 벤투자의 모습 을, 망연실색하여 보고 있던 카롯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계에 서 지장(智將)으로 명성이 자자한 그도 그녀의 대책없는 행동을 막을 방 도가 없었다. 벤투자의 말대로 디아테스님이 벤투자를 그런 목적으로 이번 일에 투입 하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군은 이번 일을 명령하시면서 그런 빛은 조 금도 내비치지 않으셨다. 단지 제르미스 경의 행로(行路)를 미행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다. 일 벌리기 좋아하는 벤투자의 오판(誤判)일 확률이 더욱 큰 것이다. 하지만.... 카롯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녀를 막을 수가 없었다. 제르 미스경을 제거한다면 얀왕자를 찾는 일에 차질이 생길 것을 알면서도 그 녀에게 손을 대지 못하는 것이다. 마계에서는 묵시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3계율이 있다. 첫째는 마왕의 성역에 침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둘째는 살아서 돌아온 사람이 없다는 미지의 영역, 죽음의 숲에 들어서 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가 바로 벤투자의 시야에 들지 말라는 것이다. 카롯은 같은 주군을 모시는 입장 때문에 벤투자와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건 불행의 시작이었다. 그 덕분에 벤투자의 장난감 대열에 끼 어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것이다. 벤투자가 광기모 드로 돌변하면 주군인 디아테스마저도 한수 접어두는 처지이고 보니 그 혼자만으로 그녀의 장난(?)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저승을 지키는 개 케르베로스 마저도 그녀의 눈길이 스치기만 해도 1년 을 앓아 눕는다는 소문이 생길 정도로, 트러블 메이커로서 그녀의 명성 은 자자했다. 마계를 편한 날이 없도록 만드는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디아테스가 그녀를 측근으로 두는 이유는 단 한가지, 그녀의 뛰어난 일 처리능력 때문이다. 싸울 수가 없다면 회피할 방법은 단 하나, 그녀가 질리때까지 가만히 있 는 것이다. 어찌보면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이 방법은 장장 천년 에 걸쳐 괴롭힘을 당한 카롯이 적극 추천하는 방법이다. 약간의 반응만 으로도 재미있어 하는 벤투자이다 보니 결국엔 무관심 무반응 밖에는 대 응책이 없었다. 지난날을 회상하며 끙끙거리던 카롯은 어느새 자신의 시야에서 멀어져 가는 벤투자의 뒷모습을 발견하곤 재빨리 그녀의 뒤를 쫓았다. "안녕~~~" 난데없이 나타난 보라색 머리카락의 글래머 미인이 방실방실 웃으며 제 롬과 루쉐의 앞을 막아섰다. 몸의 실루엣을 여실히 보여주는 타이트한 검은색의 롱스커트, 요염하게 허벅지 위까지 내어져 있는 옆 트임새가 그녀의 패션 포인트였다. 과감 히 노출된 가슴라인은 제롬의 눈이 갈 곳을 앗아 버렸다.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하는 제롬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루쉐는 팔짱 을 끼며 제롬과 그녀 사이를 막아섰다. "안녕이구, 나발이구. 넌 어디서 날아온 녀석이냐? 대뜸 나타나서 인사 라도 하면 우리가 '안녕'이라고 말해줄거라 생각했어?" 허나, 루쉐의 으름장에도 불구하고 제롬은 이미 그녀와 인사중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죠?" 참으로 인사성 밝은 권장할만한 청년이다. 가자미눈이 되어 자신을 째려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는 미소를 연발하며 그녀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마을에서의 환영은 그에게 크나큰 휴우증을 남긴 것이다. 오래간만에 기 분이 한껏 업(up)된 그는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덩이에게라도 말을 걸 만큼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런 기분을 한껏 고양시키고자 그는 자신에 게 말을 건 아름다운 동네처녀(어디를 봐서 동네 처녀냐?;;)에게 상냥하 게 날씨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가족의 안부까지 친절하게 물어보 았다. 사근사근하게 말하는 제롬에게 넘어간, 대뜸 나타나 인사를 한 처녀 (이 름 한번 길군;)벤투자는 어느덧 자신의 사명은 잊어버리고 그의 페이스 에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언제나 마이페이스인 그녀가 남의 페이스에 끌려다닌 건 마계가 경천동 지(驚天動地)할만한 사건이었다.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최악의 사태를 막아내고자, 헐레벌떡 뛰어왔던 카롯은 대대손손 훗날까지 길이길이 남 겨야 할 대사건을 눈앞에서 목격하곤 할말을 잃었다. 재잘재잘 즐겁게 떠들어대는 두명의 남녀를 뾰루퉁한 얼굴로 바라보던 루쉐는 벤투자의 뒤에 나타난 청년의 등장에 약간 놀란 듯 눈을 휘둥그 래 떴다가 표정을 가라앉혔다. 청년의 얼굴은 나무그늘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나무의 그림자 에 감추어지지 않은 어깨 아래 부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남자의 기척을 느꼈는지 제롬이 고개를 살짝 기울여 벤투자의 뒤쪽을 바 라보았다. 그러자 나무의 그늘에 숨어 있던 남자가 한발자국 앞으로 나 섰다. 웨이브가 져있는 가슴부근 까지 내려온 붉은 머리카락은 햇빛을 받아 자 수정처럼 아름답게 반짝거렸다. 그가 벤투자의 곁으로 걸음을 옮기자, 걸음을 떼어낼때마다 그의 머리카락은 빛을 반사하며 투명하게 반짝였 다. 고풍스럽게 차려입은 흰 실크 브라우스를 어두운 검은빛의 무릎까지 내 려오는 베스트(조끼)로 받쳐입고 목의 칼라를 장식하고 있는 레이스에 바다의 푸른빛을 띄고 있는 카메오(보석 마노(瑪瑙)나 접시조개의 껍데 기 같은 것에 양각으로 조각한 장신구)를 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한눈 에 보아도 무척 귀족적으로 보였다. 왠지 숲의 분위기와 이질적으로 보이는 그 모습에 루쉐는 고개를 갸웃거 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카롯을 느끼고 있었던 벤투자는 카롯이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자 제롬에 게 말했다. "이쪽은 내 동료 카롯이야." 그리고 제롬을 가르키며 말을 이었다. ".... 이미 알고있듯이 이쪽은 제르미스 경." 벤투자의 말에 제롬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벤투자를 쳐다보았다. "이제 선수소개는 끝났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벤투자는 즐거운 듯 미소를 지으며 제롬과 루쉐를 쓱 훑어보았다. 그 모 습을 보고있던 카롯은 손을 이마에 올려놓고 고개를 푹 숙였다. 카롯의 모습을 힐끔 바라본 벤투자는 카롯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즐겁게 웃 으며 제롬을 바라보았다. "당신 목숨, 내가 접수하지." "단도 직입적으로 말해서, 당신 쓸모가 없어졌으니 내 유흥거리가 돼줬 으면 좋겠어. 아, 그리고 그쪽에 계신 타일로세 양. 신경써주지 않아서 자존심이 상했나 본데 걱정할 것 없어. 제르미스 경을 처리하는 데로 당 신도 같이 놀아줄테니까." 나타나자마자 자신의 정체를 바로 알아 맞추는 여인에 대해 루쉐는 공포 감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제롬의 소맷부리를 잡았다. 이야기를 잘 나누다가, 갑자기 목숨을 빼앗겠다는 황당한 발언을 해대 는 벤투자 덕분에 아직도 사태파악이 되지 않은 제롬은 어안이 벙벙한 눈으로 벤투자를 바라보았다. 제롬의 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보던 카롯은 한숨을 쉬며 벤투자를 돌아보 았다. "난 이번 일에 빠지겠어. 난 주군이 명령하신 일만을 할 뿐이야." 카롯은 뒤로 돌아 천천히 걸어나갔다. 그들의 무리에서 대략 2m 쯤 떨 어져 나왔을 때 그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제르..미스 경.... 제가 충고하나 해드리지요. 만분의 일이라도 도망갈 수 있는 확률이 생긴다면 무조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어가십시오. 그 럴... 확률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카롯은 뼈에 사무친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가슴에 와 닿는 말을 뱉어내 었다. "..잠깐만요. 언제 우리가 만난 적이 있습니까? 전 전혀 기억이 나질....." "기억에도 없겠지만, 만약의 경우 목숨을 부지한다면 그땐 기억 속에서 저를 지워버리십시오. 다음 번에 만난다면 적이 될 테니까요." 고개를 돌려 제롬을 바라보던 카롯은 고개를 살짝 까닥이곤 그대로 앞으 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말만 던지고 가는 카롯이라고 하는 청년이나, 앞에서 태연히 목숨을 빼 앗겠다고 단언하는 여인이 나타난 것은 마치 한순간의 꿈처럼 느껴졌 다. 황당한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제롬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 다. 정신만 똑바로 차린다면 지금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겠지.... 제롬은 고개를 바로 들고 벤투자를 뚜렷이 바라보았다. "여행을 하면서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맡고 있는 일 도 누군가에게 위협이 될 만한 것도 아니고요.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 까? 뭔가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열심히 물어보는 제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벤투자는 옆집개가 짖는 다 는 식으로 빙긋이 웃으며 딴청을 부렸다. 당황한 표정으로 카롯이 사라진 반향을 바라보고 있던 루쉐는 뭔가를 깨 달을 듯 눈을 치켜 뜨더니 여유만만하게 서있는 벤투자에게로 고개를 획 돌렸다. ------------------------------------------------------------------------ 제가 이곳에서 즐거웠던 만큼,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즐거움이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 -------------------------------------------------------------------------------- Back : 76 : <차원 연결자-73.다가오는 절망>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4 :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71.광기의 그림자>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7:25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6:54 Line : 316 Read : 2840 [76] <차원 연결자-73.다가오는 절망>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3> 당황한 표정으로 카롯이 사라진 반향을 바라보고 있던 루쉐는 뭔가를 깨 달을 듯 눈을 치켜 뜨더니 여유만만하게 서있는 벤투자에게로 고개를 획 돌렸다. "혹시 당신 라크람에서 온 사람이야?" 루쉐는 주저하며 벤투자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벤투자는 재미있다 는 듯 만면에 웃음을 띄고 빈정거리는 표정을 유지할 뿐이었다. "왜 아무말도 않는거지? 제롬때문이 아니라면 나 때문이라는 소리잖아? 늙다리 대신 토드란의 짓인가? 아님 그 꼴도 보기 싫은 페이든이 시킨 짓이야? 누가 시킨짓이든 나만 데려가면 될 것 아냐? 왜 죽인다고 하는 거지? 제롬은 놓아줘. 그는 잘못한 것 하나 없어. 여행 중에 만난 사람 일 뿐이야. 도망치지 않을 테니까 그를 털끝하나 건드리지마. 그가 다친 다면 차후에 응징하겠어." 루쉐는 씩씩거리며 말을 하였다. 그녀의 행동을 보며 혀를 차던 벤투자 는 말문을 열었다. "이런 이런, 누가 공주아니랄까봐, 자기 중심 사고관이 발동하셨구만.... 미안하게도 그것하곤 상관없습니다, '라 클로아피아 타일로세' 왕녀전 하. " 벤투자는 정중히 예를 취하며 말을 했다. 라 클로아피아 타일로세 왕녀전하....? 루쉐가 공주란 거야? 아, 아니 그 것보다 루쉐가 여자란 말이야? 제롬은 패닉상태에 접어들었다. 그것보다 저 이름....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이, 익숙한데... 제롬은 기억나지 않는 것을 끄집어내려 노력하며 말싸움을 벌리고 있는 두 여자를 바라보았다. 루쉐는 벤투자가 자신의 풀 네임을 말하자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쳐다보 았다. "뭐? 그렇다면 어떻게 내가 누군지 알고 있는 거야?!!" "그건 가만히 있어도 부하들이 알아서 올리니까, 당연하게 알고있는 거 지. 이번 일은 당신하곤 상관이 없어. 음.....상관이 있다면 제르미스경 과 있는 거겠지...." 벤투자는 어깨를 으쓱하며 제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뭐? 제롬과??" 루쉐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제롬은 지금 상황이 안중에도 없는 듯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던 루쉐는 그를 불렀다. "제롬!!" "어?" 제롬은 잠에서 깨어난 듯 루쉐를 돌아보았다. "이 여자말론 이런 사태로 발전한 건 전부다 너의 책임이라는 데." "........." 제롬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동자에 고뇌의 빛을 띄었다. 그러다 루 쉐와 벤투자를 번갈아 쳐다보다 이유를 모르겠는지 곧 인상이 찌푸려졌 다. "......내참, 제롬 주제에 여자하고 상관된 일이 아닐거고, 당신이 말해 봐. 왜 악의를 가지고 나타난거야? " "악의라니 그런 섭한 말씀을....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라고나 할까?" "넌 재미로 사람의 목숨을 뺐냐?" "어, 그러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거야?" 벤투자는 자신의 가치관이 반박당하자 의아해하며 루쉐를 바라보았다. 어린아이처럼 한점 티끌도 없는 그녀의 회색빛 눈동자를 보자, 루쉐는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오한이 올라왔다. 루쉐는 뒷걸음치며 제롬의 곁에 붙어섰다. "제, 제롬 아무래도 잘못 걸린 것 같은데....." "..그런 것 같군.." 제롬은 머리를 긁적이고는 벤투자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허 리에 매여 있는 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벤투자는 제롬의 행동을 보며 아무 것도 내비치지 않는 웃음을 지었다. 살기가 없는 그녀의 행동, 그래서 더욱 무서운 건지도 모른다. 위험해질 상황을 직감하며 제롬은 검집에서 검을 빼어 들었다. 스르릉. 롱 소드가 섬뜩한 빛을 내뿜으며 검집에서 풀려 나왔다. 그 빛을 골동품을 구경하는 감정사처럼 여유롭게 지켜보던 벤투자는 팔 짱을 풀며 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인님을 생각해서, 안 아프게 금방 끝내줄게." 보너스로 윙크까지 해주는 친절함에, 루쉐는 치를 떨며 벤투자를 노려보 았다. "아, 너도 예외는 아니니까. 섭하게 생각하지마. 훗" 뭐가, 훗이냐? 남자가 봤으면 애간장을 녹인다고 생각했을 벤투자의 요 염한 미소를 보며 루쉐는 이를 갈았다. "제롬, 너 저런 여자한테 지면 나한테 맞는다." "어, 어? 아... 알았..어." 묘하게 자신감 없는 말투에 루쉐의 인상을 찌푸리며 제롬을 바라보았 다. 그러자 제롬은 할 수 없다는 듯 서글픈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 다. 자신을 죽인다는 여자보다, 루쉐의 정체에 대해, 그리고 그녀의 이름에 대해 정신이 팔려있던 제롬은 지금은 자신의 마음을 정해야 할 때인 것 을 알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자신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그 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벤투자는 자신을 굉장한 집중력으로 바라보는 제롬을 보며 흐뭇한 미소 를 머금었다. 세헤르나 최고의 기사라는 건 거짓이 아니라는 건가? 기특한데... 정식으로 대결해 줘야겠군... 벤투자는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반응하는 제롬의 행동을 보며 문득 장난 이 치고 싶어졌지만 꾹 참고 (그녀의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고개를 쳐들었다. 흠짓 놀라는 제롬을 보자, 다시 마음이 흐트러졌지만 숨을 한번 깊게 들 이쉬고는 두 눈을 꼭 감았다. 마음이 진정되어 간다. 그녀는 오른손을 가슴 높이로 들어올리고 작게 읊조렸다. '명계를 불태우는 지옥의 업화(業火)여. 지금 내 앞에 현신(現身)할 것을 명한다. 이프리트....' 순간, 눈앞을 메우는 강렬한 섬광이 그녀를 둘러쌌다. 제롬이 눈앞을 가렸던 팔을 내리자 심흑의 암연을 형상해 놓은 듯한 검 은 색 구체가 벤투자의 손아래에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점 차 길다랗게 변해 가며 한가지 물체로 변형되어 갔다. 검? 제롬은 묵빛이면서도 은은한 빛을 내는 검을 보며 신기한다는 표정을 감 추지 못했다. "봉인." 벤투자가 말을 내뱉자 검의 빛은 눈에 뛰게 줄어들었다. 그녀는 씨익 웃 으며 말했다. "동등한 조건이어야 겠지? 봉인을 했으니까 이 녀석의 기운만으로 불날 일은 없을 거야. 그런데, 300년만에 쓰는 거라서 그런지... 조금 어색하 네." 300년? 묘한 어감에 어리둥절해 하던 제롬은 벤투자의 차가운 어조에 정신이 번 쩍 났다. "젖먹던 힘까지 내야할거야..." 놀리는 건가....? 아니야... 저건 경고겠지. 제롬의 표정이 냉정해지며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시작하십시오."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 루쉐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저것이 정말 제롬의 모습이란 말인 가? 제롬의 실력은 자신의 눈으로 보고 확인했다. 그의 능력은 실력을 인정 받은 기사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자신이 왕궁에서 본 그 어떤 기사보다도 제롬의 실력은 뛰어났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제롬을 저 런 지경으로 몰고가는 여인 누구란 말인가...? 제롬은 한낱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가지고 노는 벤투자를 보며 울컥 분 한 기분이 들었다. 5살 때 검을 든 이후로 이런 모욕을 받은 적은 없다. 아버지의 눈에 들 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고 그 노력은 결실을 맺어 인재만이 들 수 있다 는 레드 블러드 기사단에서 최고의 영애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건 뭐란 말인가... 처음부터, 자신이 그녀보다 아래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온힘을 다 했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했다. 힘들지만 그녀의 공격을 견딘다면 회심의 반격을 할 기회가 올 거라고, 조금만 노 력하면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체력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 검은 더욱 무거워지고 움 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지금은 검을 막아내는 것만 해도 힘겨웠다. 그녀와 검을 나눌 때마다 상 처가 하나 둘 늘어난다. 이게 여자의 힘이란 말인가? 누가 천성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약 하다고 했지? 제롬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다. "더 깊숙이 찔러야지. 아니야. 발놀림이 느리잖아." 기가 막히다. 이젠 가르치기까지... 제롬은 웃을 수도 없는 상황에 한탄 하며 더욱 빠르게 검을 놀렸다. 치익. 제롬의 검이 그녀의 스커트의 앞자락을 길게 찢어 냈다. "어머, 엉큼하긴. 쳇, 좋아. 이번 공격은 좋았으니까 상을 주지." 뭐? 엉큼?! 제롬은 이상한 상대에게 걸렸다는 것을 직감했다. 벤투자는 흥이 돋는지 '룰루랄라'거리며 찢어진 스커트를 부여잡고 쭉 찢어냈다. 그러자 롱스커트는 삽시간에 초 미니스커트로 탈바꿈했다. 이런 인간은 오랜만인걸. 손맛을 느낄 수 있겠어... 벤투자는 싱긋 웃으며 제롬을 바로 보았다. 제롬은 갑자기 덮쳐오는 느낌에 오한이 드는 것을 느꼈다. 웬만한 인간이 마족의 움직임을 잡아내기란 힘이 든다. 천성적으로 부여 된 운동성이 다른 것이다. 처음엔 일부러 움직임을 제롬에게 맞춰 줬지 만 지금은 자신의 움직임을 금방 따라잡고 있다. 흥미로운 인간이다. 벤 투자는 오래간만에 발견한 장난감을 금방 망가트리는 것이 아까워 졌다. 흘끔 루쉐에게 눈동자를 돌리자 어느새 낌새를 알아차렸는지, 제롬은 허 겁지겁 루쉐 앞을 막아섰다. 훗, 재미있는데... 벤투자는 일부러 뚱한 표정을 지으며 제롬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제롬 은 긴장을 하며 칼을 바로 쥐었다. 자신의 행동 하나 하나에 반응하는 것을 보며, 벤투자는 그것에서 즐거 움을 느끼는 어쩔 수 없는 자신을 느꼈다. 이건 지금의 마족에게선 발견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급 마족들은 먼발치에서 자신만 봐도 벌벌 떨 며 눈치를 보았고 상급 마족은 상대할 생각도 안 했으니까... 어디한번 제대로 해볼까. "이것도 한번 받아보라고!" 벤투자는 비스듬히 치켜올렸던 검을 내리며 제롬을 향해 세차게 뿌렸 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발생된 마력이 검을 둘러쌓았고 그것을 아무런 방비도 없이 막아낸 제롬은 자신의 한계를 넘는 그것을 견지지 못하고 5m 나 뒤로 굴러 나가 떨어졌다. 큭. 목을 타고 올라온 피가 입가를 타고 흐른다. 제롬은 소매로 입가를 슥 닦 아버렸다. 일어서는 것이 힘들다. 다리가 풀린 것인가? 지금까지 움직인 운동량도 장난이 아니지만... 지금 당한 공격 때문에 가슴속이 진탕된 듯 했다. 명 치부근이 욱신거린다. 제롬은 검을 지팡이 삼아 어렵사리 일어섰다. "어머, 괜찮은 거야?" "..아직은.. 견딜만 합니다. 계속... 하십시오." "그럼 좋아. 각오해두는 것이 좋을 거야. 난 상대방의 약하다고 봐주지 않으니까." 벤투자의 눈빛이 싸늘해지며 순간 땅을 박차고 제롬을 향해 돌진했다. 굉장한 이동속도 때문에 마치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벤투자는 제롬의 앞 에 나타났다. 그녀는 나타남과 동시에 제롬의 어깨를 베어갔다. 제롬은 몸을 비틀며 가까스로 그녀의 검을 피했다. 하지만 그 순간 검은빛이 번 득이며 그의 팔을 베어갔다. "윽." 미처 피하지 못한 왼팔에 길게 검상이 생겨버렸다. 잘라진 소매를 타고 흘러내린 핏방울이 소매 끝에 맺혔다. 제롬은 몸을 비틀거리며 오른손으로 검을 단단히 쥐였다. 여기서 끝인가? 이제 얀님을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 서 허무하게 목숨을 버려야하는 건가? 상대가 되지 않는다. 내 능력은 그녀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되는 건가... 절망이라는 단어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제롬은 전신으로 죽음의 기운을 내뿜는 벤투자를 보며 공포에 몸서리 쳤다. 아니야. 아직은 안돼. 여기서 죽을 수 없어. 그분을 만날 때까지 포기할 수 없어. 제롬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잘 올라가지 않는 왼팔을 어렵사리 들어올려 두 손으로 검을 꽉 움켜쥐었다. -------------------------------------------------------------------------------- Back : 77 : <차원 연결자-74.사투>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5 : <차원 연결자-72.마이페이스>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7:3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6:57 Line : 273 Read : 2856 [77] <차원 연결자-74.사투>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4> 사투 제롬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잘 올라가지도 않 는 왼팔을 가까스로 들어올려 두 손으로 검을 움켜쥐었다. "좋은 마음가짐이야. 내 상대가 되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벤투자는 제롬의 기백이 전해져오자 기특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힘이 미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최후의 발악을 하는 애완동 물은 자신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제롬은 벤투자의 말을 흘려들으며 마지막 한방울의 힘까지 체내에 갈무 리했다. 그리고 천천히 벤투자의 거동을 보며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자신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는 그녀를 보 자 잠시동안 난감해 하던 그는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정신을 집중했 다. 마음을 정한 순간 그는 움직였다. 다쳤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른 움직 임을 보이며 제롬은 벤투자에게 접근했다. 허리부근을 노리는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내며 벤투자를 위협했 다. 그러나 그녀는 사뿐히 스텝을 옮겨 그 자리를 모면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그녀는 약과한 것이 있었다. 제롬이 상처들로 인해 온몸이 너절해질 대 로 너절해진지라 그이상의 공격이 없으리라 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섬광도 같은 찌르기. 제롬의 검이 벤투자의 복부를 향해 번개같이 돌진했다. "윽" 벤투자는 허리를 깊숙이 숙이고 신음성을 내뱉었다. 벤투자의 모습을 보 고있던 제롬은 생각지도 못했던 공격이 통하자, 예상외의 결과에 몸이 굳어져 그녀를 바라보았다. 벤투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깊은 아픔을 내포하 고 있었다. 제롬은 자신도 그녀이상으로 당한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그녀 의 눈동자를 보자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제롬은 주춤 뒤로 한발자국 물 러섰다. 하지만, 그런 느낌도 잠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제롬의 표정이 바뀌었 다. 가냘픈 손가락에 끼인 검날, 찔렀다고 생각된 느낌이 이것이었나.... 벤투자는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제롬 의 검이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잡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검 을 제롬에게 던져주었다. "어때 내 연기력 좋았어? 이만하면 연극배우로 나서도 될것같지? 마지 막 공격 좋았어. 민첩함도 있었지만 상대방의 허를 찔렀거든. 하지만... 문제점이라면 상대방에겐 그 허가 안 통한다는 걸까? 그렇지만... 나도 이 이상은 사절이야. 가지고 놀던 애완동물한테 물리는 것은 기분 드럽 거근." 벤투자는 위험한 미소를 지으며 검을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그녀가 잡 고 있던 손잡이로부터 올라온, 검은 마력이 검날을 타고 뱀이 똬리를 틀 듯 빙글빙글 검끝까지 올라갔다. "간닷." 그녀는 표정을 굳히며, 낮은 자세를 취하며 잡고 있던 검을, 돌진하며 쳐 올렸다. 그러자 무시무시한 검풍이 회오리 치며, 제롬이 들고 있던 위 에서 아래로 내려찍은 검과 맞부딪혔다. 제롬은 자신의 능력을 극한까 지 올리며 검기로 검을 보호했다. 마나와 마력의 충돌은 주위에 격심한 충격파를 가져다주었다. 기류가 격심하게 흐르며 그들을 둘러싸고 흙 구 름의 융단이 바닥에 자욱히 깔렸다. 벤투자의 검을 온힘을 다해 막아내던 제롬은 그녀의 검기에 위해 자신 의 검기가 잘리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그녀의 검에 대항했 다. 제롬의 검이 더욱 푸르게 불타오른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나있었다. 잠시동안 호각지세는 아침의 안개처럼 사 라지고, 제롬은 결국 그녀를 당해내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 버렸다. 3m 나 뒤로 주르륵 밀린 그의 몸은 성한 곳이 없이 없었다. "흠, 막았다는 건가?" 벤투자는 놀랍다는 듯 제롬을 바라보았다. 쿨럭. 비틀거리며 일어선 제롬을 땅에 피를 뱉어냈다. 그 모습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관찰하고 있던 벤투자는 검을 고쳐 잡고 제롬을 가리키며 말했 다. "이번 공격까지 막아내면 네 실력을 인정해 줄께." 훗, 막아내면.... 내게 그럴 힘이 남아있나. 제롬은 헛웃음을 지으며 힘없는 자세를 고정했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팔짱을 낀 채 서있던 벤투자는 팔을 풀며 말했다. "다음 생에서나 보자고." 벤투자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그녀는 자세를 가다듬은 후 정신을 집중하 며 제롬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다음순간 제롬의 등뒤로 다가와 있었다. 채챙. 등뒤로 내린 제롬의 검이 그녀의 검을 막아내었다. 그는 엉켜있던 몸을 풀며 그녀의 검을 비켜가게 하려고 노력했다. 가볍게 찔러 들어오는 벤 투자의 검의 날을 타고, 검을 옆으로 눕혀 그녀의 검의 무게중심을 지긋 이 눌러준 뒤, 제롬은 그녀의 검에 반동을 주어 그것에서 얻은 가속으로 빠른 속도로 칼을 튕겨서 벤투자의 목을 가르려 했다. 팡. 그러나 어느새 회수를 한 벤투자의 검은 굳건히 자신의 주인을 지키고 있었다. 벤투자는 양손으로 검의 손잡이와 검끝을 잡아 제롬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들어온 공격을 막아내려 검의 원심력을 이용했기 때문에 검의 쓰임새가 아닌 봉의 쓰임새가 되고 말았다. 순간 벤투자의 눈빛이 번득였다. 그녀는 검을 옆으로 눕혀서 비스듬하 게 제롬의 롱소드를 올려쳐 내고 그대로 제롬의 가슴을 향해 횡으로 휘 둘렀다. 치익. 제롬의 앞자락이 길게 잘라졌다. 그의 가슴에 혈흔이 생겼다. 그나마 제 롬의 빠른 회피동작 때문에 몸이 반토막이 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 겨야 했다.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제롬을 향해 벤투자의 연속공격이 들 어왔다. 그녀는 파공성을 일으키며 제롬을 향해 무지막지한 일검을 날렸다. 푹. 제롬의 힘으로 막는 것은 무리였는지, 벤투자가 내려치는 순간 재빠르 게 대응했던 것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검은, 그녀의 검을 가로막고 있던 제롬의 검을 반토막내며 그의 복부를 깊숙이 찔렀다. 벤투자의 검을 막 아내어 상해있던 검날이 그 수명을 다한 것이다. 제롬은 순간 비틀거리며 벤투자의 품안으로 쓰러졌다. 그녀의 어깨에 이 마를 기대며, 점차 제롬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벤투자의 몸에 기대 고 있던 제롬의 몸이 들썩였다. "제롬!!!" 루쉐의 비명이 메아리쳤다. 그 소리를 흥미로운 듯 물끄러미 바라보던 벤투자는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제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적갈색 머리카락 쥐고 그의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녀는 귓가에 조 용히 속삭였다. "마지막 발악인가?" "마지...막 발악...치곤 제법인 것... 아닙니....까?" 벤투자의 입꼬리 끝이 살짝 올라갔다. "글세.... 내가 만약 인간이었다면 그렇겠지...."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몸에 기대어 있던 제롬을 밀었다. 털썩. 나무둥치가 쓰러지듯 제롬은 힘없이 뒤로 넘어갔다. 벤투자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몇 백년동안 전쟁에 임하지 않 아 몸이 녹슬었었나 보군. 한낱 마물조차 자신의 몸에 흠집을 내지못했 는데, 그보다 약한 인간이.... 그녀는 천천히 제롬에게 다가갔다. "그것..을 보고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제롬은 입가에 피를 흘리며 힘겹게 말했다. 복부에 검을 맞은 순간 그녀의 가슴쪽으로 쓰러지면서 체내의 갈무리해 두었던 마지막 한방울의 마나까지 긁어모아 반토막의 칼에 쏟아 부었 다. 질것이 자명했기에 동귀어진(同歸於盡)의 수를 쓴 것이다. 자신은 어떻게 되더라도 루쉐만이라도 살리려 한 것이다. 그러나 생각대로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은 했지만 자신의 상대는 생각보 다 괴물이었던 같다. 제롬은 서글픈 웃음을 지으며 벤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제롬의 눈동자에 차가운 시선을 맞추다가 그의 가슴에 발을 올려 놓고 복부에 박혀있던 자신의 검을 빼들었다. 한걸음 뒤로 물러선 벤투 자는 자신의 왼쪽 가슴에 꽂아져 있던 검을 생각에 잠긴 눈으로 바라보 다 인정사정없이 빼내었다. 잠시동안 그것을 내려다보던 그녀는 자조적 인 웃음을 지으며 그것을 등뒤로 내던졌다. 피슛.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피분수가 제롬의 얼굴을 적셨다. 하지만 벤 투자가 몇마디를 중얼거리자 눈에 뛰게 피가 줄어들고 상처가 천천히 아 물었다. "내가 방심했었던 것 같군." 벤투자가 다가서자 제롬은 일어서려 힘겹게 노력했지만, 이미 그의 몸 은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이런, 이것으로 끝이군." 벤투자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곤 제롬을 향해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쨍그랑" "무슨 일이야. 얀?" 얀은 호흡을 거칠게 쉬며 가슴을 움켜쥐었다. 쿨럭. 얀은 급히 자신의 손수건으로 입을 막았다. 그의 손수건이 젖어 들어갔 다. 고요한 여관방 안에서 얀의 괴로운 기침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격한 기침을 하던 얀은 고비를 넘겼는지, 해탈의 경지에 오른 표정을 지 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침대 곁 의자에 앉아있던 세스는 어느새 얀이 누워있는 침대 곁으로 다급히 다가 와 있었다. "햐, 숨 한번 쉬기 힘드네. 풋, 세스... 그런 표정... 짓지 말라니까. 누가 기침 한번 했다고 죽냐?" "...하지만... 안색이 창백한걸... 그들을 따돌린답시고 너무 무리했어. 내 잘못이 커." "암, 찐득이도 그런 왕찐득이도 없었지. 하지만 그 덕분에 지금은 이렇 게 쉴 수 있는거잖아. 오히려 내가 미안한걸 나 때문에 일정이 늦어지는 거잖아." "짜식, 걱정하기는... 그럴 여유가 있으면 몸이나 추슬러라. 힘들면 말이 나 할것이지 병이나 키워놓구." 세스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얀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그는 얀이 떨어뜨린 컵을 들어올렸다. "컵을 들 힘조차 없으니...이거 큰일이구나." 세스는 걱정스런 낯빛으로 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얀은 세차게 머리 를 흔들며 황급히 부인했다. "아냐. 손에서 미끄러졌을 뿐이라구...." 얀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세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갑자기 불길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 에휴, 수정을 하려다가 이제는 포기... 너무 많아ㅠㅠ 그냥 올립니다. 벤투자 대사에서요 기분 드럽군은 그냥, 드럽군으로 쓴거랍니다. -------------------------------------------------------------------------------- Back : 78 : <차원연결자-75.어린날의 정경>-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6 : <차원 연결자-73.다가오는 절망>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7:4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6:59 Line : 276 Read : 3127 [78] <차원연결자-75.어린날의 정경>-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5>어린 날의 정경 "안돼!!" 제롬을 향해 검을 휘두르던 벤투자는 의외의 방해꾼으로 인해 소기의 목 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제롬을 양분하려 내려오던 검은 벤투자가 손목 의 각도를 바꾸는 순간, 아슬아슬하게 그의 몸에서 비껴갔다. 제롬의 머리 곁에 박혀있는 검을 무시한 채로 벤투자는 이외의 생물을 노려보았다. "뭐냐? 네 차례도 곧 이라고 했잖아. 이거, 성질 급한 생물인걸...." "죽, 죽이려면 나부터 죽여. 내 눈앞에서는 절대 제롬이 죽는 꼴은 못봐!" 루쉐는 악을 써대며 제롬의 몸을 자신의 작은 몸으로 가로막았다. 방금 전에 눈앞에서 벤투자의 예리한 검을 확인하고도 잘도 움츠러들지 않고 소리 높여 자신의 주장을 관철했다. 루쉐의 곁에는 그녀 대신 잘려나간 터번이 처량맞게 그녀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터번이 사라지자 폭포수처 럼 흘러나온 그녀의 흑단같은 머리카락은 루쉐가 악을 써댈 때마다 세차 게 흔들렸다. 칼질 한번이면(?) 허무하게 쓰러질 몸뚱이면서 용감하게 덤벼드는 기묘 한 생물을 본 벤투자의 눈이 호기심으로 가늘어졌다. "어, 재밌는걸. 이런 생물은 처음이야...." 벤투자는 허리를 숙여, 자신 앞에 주저앉아 있는 루쉐를 주의 깊게 관찰 하였다. 그녀는 이윽고 허리를 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메인 디쉬 (Main Dish)보다 디저트를 먼저 먹는 맛도 색다르겠지." 벤투자는 분홍빛 혀를 내밀어 아랫입술을 살짝 핥았다. 루쉐는 벤투자의 말을 듣자 흠짓 몸을 떨었다. 하지만 제롬의 앞에서 몸 을 비키거나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 몸을 꼿꼿이 세웠다. 제롬은 귓가로 흘러 들어오는 떠들썩한 소리로 인하여 비몽사몽(非夢似 夢)한 상태에서 눈꺼풀을 어렵게 들어올렸다. 지금의 그는 검으로 양분 되는 것보다 대출혈로 쇼크사 할 확률이 더욱 많았다. 몽롱한 기분에서 깨어나려 노력하던 그는 자신의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검은 실들을 보고는 태초적인 본능에 의하여 그것을 '꽉' 움켜쥐었다. "아악." 루쉐의 고개가 훌떡 뒤로 넘어갔다. 그녀는 갑자기 끌어당겨진 힘에 의 하여 저항할 틈도 없이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의 머리는 정통으로 제롬의 상처와 조우를 했다. 끔직한 아픔, 제롬은 찔끔 눈물을 흘렸다. 정신이 팍 드는 느낌이다. 시선이 제대로 잡히자,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루쉐의 얼굴 이 보인다. 제롬은 슬픈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는 루쉐를 보는 순간 머 리 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다. 찾을 수 없었던 마지 막 한 조각의 퍼즐을 찾은 느낌.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수수께끼가 해답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 난.... 이 모습을 알고 있어..... "어머니......." 응접실 문 사이에 머리를 빼꼼이 내민, 적갈색 머리의 작은 소년은 어머 니를 부르다 말고 말을 잊지 못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소년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어머니의 곁에 서있는 남성에게 달려갔다. "어이쿠, 제롬. 몸무게가 많이 늘었구나." 제롬의 아버지, 제뉴인 파나인 경은 자신의 아들을 번쩍 들어올려 품에 안으며 아들의 연약한 살에 볼을 비벼댔다. "따, 따거워요." "엉, 사내녀석이 그것하나 참지 못해서야..." 제뉴인은 입맛을 다시며 자신의 아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던 제뉴인 경의 부인은 제롬의 손을 끌어 자신의 곁 에 세우며 남편을 바라보았다. "여행을 가신다고요?" "그렇소, 조금 긴 여행이 될 것 같구려...." 제뉴인은 고개를 돌려 제롬을 바라보며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 을 들어 제롬의 머리를 마구 비볐다. "제롬, 아버지가 없는 동안 네가 어머니를 지켜야 한다." 불만석인 표정으로 두 손으로 제뉴인이 헝클어뜨린 머리를 정리하던 제 롬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또 오랫동안 집에 못 오시는 거예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제롬이 말을 하자, 제뉴인은 미안한 표정 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무릎을 꿇어 제롬을 끌어안으며 귓가 에 속삭였다. "아버지가 제롬을 좋아하는 것은 알지?" 제뉴인이 팔을 풀고 제롬의 눈동자에 시선을 맞추자 제롬은 빙긋이 웃으 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럼요. 저도 아버지가 젤 좋아요." 흐뭇하게 제롬을 바라보던 제뉴인은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주먹으로 손 바닥을 가볍게 내리치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래....이번 여행은 라크람에 가는 것이니까. 다녀오면 신기한 이국(異 國)의 풍물을 이야기해 주마." "정말요?" 제롬은 눈에 띄게 좋아하며 제뉴인을 올려다보았다. 제뉴인은 미소를 지 으며 아들을 안고 의자에 앉았다. "사랑하는 제롬을 위해서 비밀이야기를 해주지. 이번 여행의 목적은 3왕 자이신 얀왕자님의, 반려가 되실 분에게 선물을 드리기 위해서 란다." "반려요?" 제롬의 눈이 동그랗게 되어 놀란 듯이 되물었다. "왜 그러냐? 오호라, 녀석. 부러운가보구나?" "아, 아니예요. 하지만 얀왕자님은 저보다 2살이나 어리잖아요." "호, 부럽다고 시인하는 거냐." "아니라니까요!" 제롬은 뾰루퉁한 얼굴로 퉁퉁부어 제뉴인의 얼굴을 외면했다. "참, 당신도...." 제뉴인의 부인은 웃음을 참으며 남편의 곁에 앉았다. 제뉴인은 부드러 운 눈으로 부인을 보고 있다가 품속에서 뭔가를 뒤적여 꺼냈다. 그는 그 것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결정되었나 보군요.... 테실라 님(얀의 어머니)은 아무말씀도 없으셨구 요?" 제뉴인의 부인은 제뉴인이 꺼내어 놓은 흑단목의 상자를 보고는 고개를 돌려 제뉴인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그렇소. 뭐, 얀님이 데릴사위로 가는 것도 아니고. 단지 태중약혼으로 맺어졌던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일 뿐이니까.... 그리고 신부감을 보시고 는 흔쾌히 여기시던걸." 제뉴인은 상자를 열어 그 속에 들어있던 물건을 꺼냈다. 비단천에 싸여 있는 기다란 물건과 두 장의 초상화였다. 제뉴인은 초상화를 들어 부인 에게 내밀었다. "아름답지않소. 눈에서 총기가 흐르오. 약간 드셀 것 같아 얀님이 걱정되 지만..." 제뉴인의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초상화를 바라보다, 자신을 유심히 바 라보고 있는 제롬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궁금한가 보구나?" 그녀는 한 장의 초상화를 제롬에게 내밀었다. "이분이 얀님의 신부가 되실 분이란다." 밤하늘을 옮겨놓은 듯한 검은 머리카락... 도도하게 보이는 굳게 다물어 져 있는 분홍빛 입술... 아름답다. 처음 본 감상은 그랬다. 그녀는 장신구가 없음에도 태초적인 아름다움으 로, 충분히 어필하고 있었다. 하지만 멍하니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 녀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자, 가슴이 메어져왔다. 슬픔을 담고 있 는 눈동자..... 이 아이는 왜 이리도 슬퍼 보이는 것일까.... 제롬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그의 표정을 보고있던 제롬의 어머니는 이 상해 하며 나머지 한 장을 내밀었다. "이분은 아버지가 모시고 있는 테실라님의 아드님이지... 얀왕자님이란 다." 제롬은 고개를 끄덕이며 초상화를 받아들였다. 소녀에 대한 생각 때문 에 아무 생각없이 초상화를 받아들였던 제롬은, 초상화에 눈을 맞추는 순간 동작이 느려졌다. 영혼이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충격... 단번에, 방금 전의 기억은 날려버릴 정도로 초상화 안의 사람은 제롬의 기대를 깨버렸다. 마치 영혼이 송두리째 빼앗기는 느낌. 제롬은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입만 뻐금거리며 제뉴인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 꼬마 왕자님이 맞단다. 실물을 보면 지금보다 더 놀랄걸. 그렇 구나.... 얀왕자님도 네 얘기를 하시던데,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데리고 가주마." 제롬은 충격을 먹어서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도 기뻐할 여력이 없었다. 소년은 고개를 숙여 초상화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아버지가 말씀하시던 그 장난꾸러기 왕자님이란 말이야? 하지만 초상화 는 들은 것과는 완전히 다른걸.... 장난스런 눈빛이 가득한 상처투성이의 말썽쟁이를 상상하고 있던 제롬 은, 인상을 찌푸리며 초상화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를 단정히 정리하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모습은 자 신이 상상하던 인물과 확연히 달랐다. 흰색 담비 모피가 씌여져 있는 쇼 파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은.... 미풍에 흔들리는 청은색의 머리카락, 그에 어울리는 투명한 흰 피부... 천사의 강림인양 보여지는 밝게 웃음 짓고 있는 얼굴 표정, 양 볼에 도화 빛 홍조를 띄고 있는.... 이건 완전히 귀여운 여자아이다. 극심한 패닉상태에 빠져든 제롬의 멍하니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그때, 제롬의 주의를 끄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롬, 이것을 봐라." 제뉴인은 비단천에 꽁꽁 싸매여져 있던 물건을 꺼내었다. 옥대롱? 제뉴인이 그것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올리자 악기처럼 맑은 울림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나, 장난감 같네요." 제롬의 어머니는 놀라워하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건 하늘빛을 옮겨 놓 은 것과 같은 옥으로 만든 장식품이었다. "이건 얀왕자님이 자신의 신부에게 보내는 예물품이라오. 정혼자를 위 해 직접 디자인 하신거라니 놀랍지않소?" 제뉴인은 그것을 조심스럽게 흔들었다. 그러자 대롱 끝에 달려있던 보석 들이 부딪치면서 묘한 청량감을 주는 음색을 연주해내었다. 제롬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옥 끝에 매달려 있는 푸른 사파이어를 살 짝 손끝으로 건드렸다. 띠리링....티링... 맑은 음색이 방안에 울려 퍼진다... 제롬의 초록빛 눈동자가 조그마한 파란빛의 돌의 궤적을 쫓아 움직였다. 어린 소년의 눈동자 속으로 정경 어린 그날의 풍경은 가슴속 깊이 스며들어왔다. --------------------------------------------------------------------------- 힘내서 읽어주신 분들이 계시군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그럼 안뇽 -------------------------------------------------------------------------------- Back : 79 : <차원 연결자-76.뜻밖의 구원(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7 : <차원 연결자-74.사투>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7:4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0-09-2001 20:02 Line : 221 Read : 2816 [79] <차원 연결자-76.뜻밖의 구원(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6>뜻밖의 구원(1) 한동안 루쉐와 거의 말싸움 수준의 이야기를 나누던 벤투자는 막무가내 로 밀어붙이는 루쉐의 기에 자신이 밀리는 것 같자, 더 이상 참지 못하 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에잇, 귀찮은 인간 암컷 같으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고 내 눈앞에 서 사라져버려." 티거운 표정이 역력한 벤투자는 그대로 검을 들어올려 루쉐를 향해 찔러 갔다. 루쉐는 갑자기 싸늘하게 변한 벤투자의 기운에 놀라, 푸른 한광 (寒光)을 뿌리며 무섭게 쳐들어오는 검끝을 더 이상 보지 못하고 두 눈 을 질끈 감았다. 루쉐는 긴장을 한 채 몸을 움츠렸다. 1초, 2초..... 숨막힐 것 같은 정적..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낌새가 없다. 그녀는 왼쪽 눈을 슬그머니 뜨고 앞 을 바라보았다. 당황해 하는 벤투자의 모습이 눈에 뜨인다. 하지만 벤투자의 손에는 이 미 검이 사라지고 없는데..... 경직된 목을 들어올리던 루쉐는 자신의 손 언저리가 끈적거리는 것을 느 끼고 손을 들었다. 피? 고개를 숙이자 자신의 앞에 엎어져있는 제롬의 모습의 보였다. 그는 자 신의 뒤쪽에 있었는데 어느 사이에..... 그리고 분명히 자신의 몸을 꿰뚫어야 할 벤투자의 거무칙칙한 검은..... 그를 꿰고 있다.... 나 대...신? "흡." 루쉐는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아 비명을 속으로 삼켰다. 공백....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간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두 눈을 크게 뜨고 참혹한 광경을 바라보 고 있던 그녀의 두 손이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붉은 선혈의 피바다 속에 누워있는 제롬을 보며, 루쉐는 정신이 나간 것 처럼 다가갔다. 그리고 제롬 자신의 피에 물들어 더욱 짙어 보이는 적갈 색 머리를 들어올려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루쉐의 초점 없는 눈동자에서 둑이 터진 것처럼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 다. 그녀의 눈물이 하나둘 핏방울이 튀어 있는 제롬의 얼굴을 씻어갔다. "어째서지? 움직일 힘도 없을 텐데, 가만히 있어도 죽을텐데. 조금이라 도 몸에 칼집을 내고 싶더냐? 이상한 인간이군." 벤투자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빛이 가득한 눈으로 제롬을 바라보았 다. 제롬의 눈이 힘없이 떠졌다. 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감돈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을 위해선...... 언제든 일....어설...수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런가?" 벤투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턱을 긁적였다. "부....탁입니....다. 제발.... 이분....만은 살려주십....시오. 후세...에서라 도 보답...을.." "싫어! 나 혼자 살아서 뭣하게. 차라리 죽는 게 나아!!" 루쉐는 '빽'하니 소리를 지르며 제롬의 몸 위에 엎드렸다. "으... 시끄러워. 안됐지만... 난 한번 노린 먹이감은 놓아주지 않는다는 주의라서." "그....렇...습니....까?" 제롬은 두 눈을 천천히 감으며 자신의 마음속 그분을 향해 용서를 구했 다. 죄송합니다..... 당신을 모시러 간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당신의 소중 한 분마저도 지켜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아, 신이시여. 몇 분밖에 남지 않은 목숨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목숨과 맞바꾸어 부디 이분을 지켜주십시오. 절망에 빠져있는 제롬의 몸을 둘러싸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옅은 황금빛 기류가 회오리 치며 점차 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벤투자는 일어서려 꿈틀거리는 제롬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손을 들 어올렸다. 그녀를 둘러싸고 근방 100m 는 날려버릴 암흑의 투기가 소용 돌이쳤다. 그녀로서는 이것이 최대의 예우였다. 처참하게 찢겨져있는 시 신보다는 한번에 불태워 형체조차 없게 만드는 것이 보기 좋을 테니까. 벤투자는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자신을 뚜렷이 바라보고 있는 제롬을 보 며 주문을 읊었다. <나의 이름에 종속되어 있는 자여, 나와 피가 맺어져 있는 자여 나, 여기서 너의 이름을 부르나니... 내 앞의 적을 무저갱(無底坑)의 지옥으로 안내하라!! 다크니즈 모니션> 얀님.... 부디 저에게 나약해지지 않을 힘을.... 제롬은 무시무시하게 쳐들어오는 검은 안개를 보며 정면으로 도전하듯 이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왼손으로 두려움에 떨고있는 루쉐 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벤투자가 만들어낸 어둠의 괴물은 근처의 땅을 파괴해가며, 마침내 자신 의 먹이감을 집어 삼켰다. 무표정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벤투자 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뒤돌아 섰다. 간단하게 끝이 났군. 이제 카롯에게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그때, 그녀의 코끝으로 달콤한 향내가 스쳐지나갔다. 이상한 느낌에 황 급히 몸을 돌리자, 제롬과 루쉐를 포획하고 사라졌어야 할 어둠의 구체 가 점차 팽창하고 있었다. 그녀는 가슴 두근거리는 이상한 예감에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아무소리도 없다. 다만 검은 구체를 뚫고 나온 황금빛 기류에, 봄날 햇살 에 얼음이 녹아들 듯 어둠의 안개가 사라져갔다. 말도 안돼!! 벤투자는 처음 느껴보는 두려운 느낌에 온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검 은 안개가 모조리 흡수당하는 순간, 황금빛 기류는 폭발하듯 부풀어오르 며 숲을 덮쳤다. "아악!!!!" 벤투자는 눈앞으로 몰아쳐 오는 섬광을 본능적으로 두 팔로 막으며 실드 를 펼쳤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뜨자, 한 순간의 장난이었던 것처럼 황금 빛 기류는 달콤한 향기를 남기 채, 사라져있었다. 벤투자는 얼이 나간 채 눈을 막고 있던 팔을 내렸다. 그녀는 자신의 팔 을 내려다보았다. 그 이상한 기류는 그녀의 방어막을 좀먹고 들어와 두 팔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버렸다. 조금이라도, 그것이 사라지는 것이 늦 었다면 아마 너덜해진 것은 그녀의 목숨이리라... 뭐, 뭐지? 이 신성한 기운은?!!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기운. 벤투자의 머리 속은 혼란스러워 졌다. 단 한가지 추측할 수 있는 건 자신이 저들을 처치하려 했을 때 나타났다 는 것, 원인은 그들에게 있다는 것. 다시 이런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선 원인제공자를 확실히 처치하는 수밖 에 없다. 결심을 굳힌 벤투자는 손을 들어올려 멀리 떨어져 있는 제롬의 몸에 박 힌 검을 회수했다. 벤투자는 검을 잡자 마자 자신의 전력을 몽땅 검에 불어넣고 제롬과 루 쉐를 겨냥했다. 그리고 검을 들어올려 수직으로 그어내렸다. -콰과광 지축을 진동시키는 굉장한 소음과 함께 흙먼지가 날아다녔다. 입을 굳 게 다문 벤투자의 앞은 지각을 반동 내버린 듯 수십 미터의 깊이로 흙더 미가 파내려져, 시선이 닿는 너머까지 그 행렬이 지속되어 있었다. 하지만 숲의 반을 금 그어 버릴 정도의 위력이면서도 정작, 그것은 루쉐 와 제롬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들의 앞에는 그런 일을 발생시킨 장 본인이 서있었다. 벤투자는 자신의 행동을 저지시킨 방해자를 보며 살기를 띄었다. "왜 남의 일을 방해하는 거냐? 어디서 나타난 놈이지?" "..........." "상관없어. 너도 죽여주지." 벤투자는 분노로 냉정함을 잃고 다시 한번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수십 미터나 솟아오른 흙의 장벽. 그것은 벤투자의 통제아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대며 그를 향해 돌진했다. 파삭. 눈이 부신 검망(檢網). 그는 단지 허공에 대고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두르 는 것만으로 벤투자의 공격을 무위로 만들었다. "당신의 움직임은 화로 인해서 굳어져 있어. 다시 덤빈다면 죽는 쪽은 내 가 아니라 당신이다. 한번 해보겠는가?" 무덤덤하게 말을 뱉은 소년은 무심한 눈동자로 벤투자를 바라보았다. 벤 투자는 소년을 보며 분한 듯 입술을 질겅질겅 씹다가 땅바닥에 피를 뱉 었다. "좋아. 이쯤에서 후퇴해주지. 하지만 다음 번에 만날 땐 사정이 달라져있 을거야." "당신 좋을 데로...." ------------------------------------------------------------------------- 뭔가 밑에서 고칠것을 찾았는데, 올리려고 하니까 까먹었당; 오옷, 한심해 ㅠㅠ -------------------------------------------------------------------------------- Back : 80 : <차원 연결자-77.뜻밖의 구원(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8 : <차원연결자-75.어린날의 정경>-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7:5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0-09-2001 20:08 Line : 177 Read : 2759 [80] <차원 연결자-77.뜻밖의 구원(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7>뜻밖의 구원(2) 무표정한 얼굴의 소년은 루쉐의 곁으로 다가와, 주저앉아있는 루쉐의 팔 을 거머쥐고 일으켜 세웠다. 넋이 나가 있는 루쉐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 라보던 그는 오른손을 들어 루쉐의 볼을 가볍게 때렸다. 루쉐는 정신이 들자 소년을 뿌리치고, 누워있는 제롬에게 황급히 매달렸 다. 그녀는 자신의 옷을 찢어 제롬의 상처를 막으려했다. 하지만 이미 때 는 늦어있었다. 창백하게 질린 제롬의 손과 발은 점차 식고 있었고 경련 을 일으키고 있었다. "죽었어. 신경 쓰지 말고 일어서지..." "싫어, 죽긴 누가 죽어. 아직 이렇게 숨을 쉬고 있잖아. 당신도 서 있지 만 말고 좀 도와줘." "다행히도 심장 옆 관통상이지만.... 출혈이 커. 복부 출혈, 골절, 각 부위 에 검상등... 그의 몸에 나있는 자상만 보더라도 수십 곳이 넘는다. 넌 눈 을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 더구나 내장과 내부기관이 걸레처럼 헤집어 져있다. 지금 숨쉬는 것만 해도 기적이다." "아냐, 그럴 리 없어. 제롬이 죽을 리 없다구. 아니, 죽는 다고해도 내가 살려낼 거야." "기적을 바라는가? 죽은 사람은 살아날 수 없어. 그게 자연의 법칙이다." 그는 냉정하게 말을 하며 루쉐의 허리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루쉐는 반 항하며 두 손으로 소년의 가슴을 쳤다. "살려내야만 해. 내 목숨과 바꿔서라도 살려낼 거야. 누구든지 제발 도와줘 !!" 그건 분명 억지였다. 제롬의 얼굴에는 이미 사신의 그림자가 스며들고 있었다. 하지만 루쉐는 소년에게 제롬의 생명이 달려있기라도 한 듯 애 걸복걸했다. 그는 자신에게 매달리는 루쉐를 귀찮다는 듯이 내려보다 무 슨 생각에선지 루쉐의 팔목을 거머쥐어 들어올렸다. 루쉐의 움직임이 멈 춰졌다.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에게 소년은 시선을 맞추 었다. 그는 가만히 루쉐의 검은 눈동자를 내려다보았다. 진심이 담겨있는 눈동자.... 차가운 표정으로 내려다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부탁인가 명령인가? 명령이라면 이행하지." 루쉐는 울음을 삼켰다. ".........?!" 루쉐는 눈물을 닦아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명령....이야." 소년은 루쉐를 놓아주고 잠자코 루쉐와 제롬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결심 을 굳혔는지 그는 루쉐를 밀어내고 제롬의 곁으로 갔다. 그리고 그의 곁 에 무릎을 꿇고 앉아 눈꺼풀을 올리고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소년은 고개를 돌려 루쉐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있으면 치료하기가 불편해. 자리 좀 비켜 줘." "사, 살릴 수 있는 거야?" "흠... 글쎄, 해봐야 알겠지..... " 말끝을 흐리던 그는 미간을 좁히며 제롬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소년 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지금부터의 장면은 네가 보기엔 거북스러울지도 몰라, 피하는 것이 좋 을 거다." 루쉐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싫어. 혹,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잖아. 끝까지 제롬 곁에 있을 거야." "그래....?" 소년의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그의 명령이 있었으니. 이쯤은 감수해야 되겠지. 어차피 나와 같은 처지 가 될 테니, 숨겨 봤자 그게 그거고. 좋아, 일족(一族)의 규율쯤은 생략 하기로 하지.' 소년은 혼잣말을 하며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루쉐를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부터, 명령을 수행하지..." 잠시 난감한 표정으로 제롬을 내려다보던 소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제 롬 곁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제롬의 옷을 벗겨나 갔다. 루쉐는 잠자코 바라보았다. 소년이, 제롬의 웃옷을 다 벗기고 아랫도리 마저 벗기고 있을 때 루쉐의 얼굴은 점차 굳어져 갔다. 어느덧 제롬은 태 어났을 때와 같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있었다.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 보고 있던 루쉐는 볼을 붉히며 얼굴을 황급히 돌렸다. 그녀의 귓가에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엥? 제롬의 옷은 이미 다 벗겼는데.... 루쉐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풀썩.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의 귀에, 더욱 크게 옷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 리가 들렸다. 그녀는 이상한 예감에 고개를 홱 돌렸다. 꽤액! "자, 자, 자, 자, 자 잠깐!!!" 반나신이 된 소년은 의아해 하며 루쉐를 바라보았다. 루쉐는 소년을 삿 대질하며 말을 더듬거렸다. "나, 나, 나, 나, 난..." "난 뭐?" 그는 뚱하니 말을 던진다. 뭐야, 부끄러움도 없는 건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루쉐는 소리쳤다. "이, 이보라구. 난 너에게 치료하라고 했지. 그렇게 온몸으로 서비스하라 고 하지 않았어. 그가 아무리 총각일지라도... 죽기 전에 그렇게 총각딱 지를 뗀다고 해도 결코 좋아하지 않은 거야!" "하하하하." 소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 모습을 화난 얼굴로 바라보고 있던 루쉐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뭐가 우스워!" 그는 눈물을 닦아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귀엽군. 이래서 그(페이든황태자)가 너를 좋아하는 건가?" "뭐야?!!" 루쉐는 그가 나지막하게 말하자 자신에게 나쁜 뜻일 거라고 짐작하고, 눈에 불을 켜고 소년을 노려보았다. 소년은 싸늘한 눈빛으로 맞받아 쳤다. "이 사람(제롬)을 죽이고 싶은 건가? 그를 살려달라고 말한 건 네가 아닌가? " "하지만.... 난 이런 방법이라면 사양하겠어." "입닥쳐. 나라고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니까... 죽을 사람 살리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군." 굳어진 얼굴로 소년은 고개를 돌렸다. 말문이 막힌 루쉐는 소년이 고개 를 돌리기 전, 잠깐 사이에 그의 표정에서 씁쓰름함을 발견하고 입을 다 물었다. "난 경고했어. 여기서 도망치느냐? 지켜보느냐는 네 맘이야...." ------------------------------------------------------------- 웬 야한? 이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것이 함정.... 우후후후... -------------------------------------------------------------------------------- Back : 81 : <차원 연결자-78.절대절명의 위기>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79 : <차원 연결자-76.뜻밖의 구원(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8:04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0-09-2001 20:18 Line : 308 Read : 2806 [81] <차원 연결자-78.절대절명의 위기>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78>절대절명의 위기... 제롬을 무심(無心)히 내려다보던 소년은 그의 곁에 무릎을 꿇었다. 소년 은 발치에 떨어져 있는 제롬의 반토막이 난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들어 자신의 팔에 대고 그어 버렸다. 햇빛을 받지 못해 새하얀 속살을 배경으로 새빨간 혈선(血線)이 그려졌 다. 소년은 자신의 팔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피를 제롬의 왼쪽 가슴에 떨어 뜨렸다. 그는 제롬의 가슴에 손을 대고 자기만 들을 수 있는 음성으로 낮 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갑자기 손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더욱 정 신을 집중하며, 손을 천천히 가져가 상처를 덮었다. 흰빛의 입자에 둘러 싸인 그의 손이 닿자 그곳은 눈에 띄게 아물어갔다. 반면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소년의 얼굴에 변화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묵묵히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비 례해,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의 수는 늘어났다. 이를 악물고 있는 그 의 입가에서 실같은 핏줄기가 흘러내린다. 팔에서 떨어지던 피가 점차 줄어들고 딱지가 않기 시작하자 그는 이번 엔 반대쪽 팔목을 그었다. 그의 피는 제롬의 복부에 쏟아졌다. 깊게 뚫려 있던 복부의 검상에 새살이 오르며 메워져갔다. 그런 식으로 소년은 제 롬의 몸에 나있는 수십 곳의 상처를 일일이 치료하였다. 제롬의 몸은 소 년의 피로 물들어갔고, 그의 손이 지나간 자리는 놀라울 정도로 말끔하 게 치료되었다. 치료가 진행될수록 그의 몸에는 베여진 자국이 늘어났 다. 루쉐는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들어본 적도 없는 광경이 다. 이렇게 괴기스러운 치료방법은 상상도 해본적 없다. 신성력에 위한 힘도, 그렇다고 마법에 위한 치료도 아니다. 더구나 아무 리 상처를 잘 치료한다고 해도 자국은 남는다. 그런데.... 소년의 치료를 받은 제롬의 몸에는 상처가 있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고행으로 얻어지는, 기적처럼 보이는 치료행위.... 과장이 아니다. 이 정 도의 실력이라면 온 대륙 안이 떠들썩할텐데.... 그래야만 마땅한데, 소 문에서라도 들어본 적이 없다. 죽었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처다. 처음에는 거의 죽어가고 있는 제롬 때문에 눈이 뒤집혀 생각할 여유가 없었으나 제롬이 안정을 찾기 시작하 자,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잠자코 소년을 바라보던 루쉐의 얼굴에는 의문이 떠올랐다. 갑자기 나타나서 구해주고,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이 피투성이가 되어가 면서 묵묵히 치료를 한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 분명 나에게 명령을 내리라고 했다...라크람 왕궁 에 소속되어진자? 하지만... 그의 외형 그 어디에서도 라크람특유의 건 강한 구릿빛을 찾을 수 없다. 소년은, 투명한 실핏줄이 들여다보일정도 로 연약해 보이는 피부를 가지고 있다. 라크람과 상관없는 사람이다. 거기다 저런 굉장한 치료를 행하다니.... 그런 능력이 있으면 왕궁에 초빙되어올 확률이 높을 텐데, 자신은 들어 본적 조차 없다. 루쉐는 엄지 손톱을 깨물었다. 마음속, 궁금증만 더해간다. ...도대체 저 소년의 정체는 무엇이지? 처음엔 죽은 듯 누워있던 제롬은 치료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조금씩 움직 이며 신음소리를 내었다. 납빛으로 변해가던 그의 피부는 점차 핏기가 돌았다. 거진, 밖의 상처가 다 치료되자 소년은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뒤 로 물러섰다. "..끝난..거야? 너 괜찮니? 힘들어 보이는데...." 소년은 자신의 뒤로 다가온 루쉐를 보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게 남아있으니까... 상처가 다 나 은 듯 보여도 안의 상처는 치료하지 못했다. 후우, 그의 속은 진탕되어 서 내장기관이 다 뒤죽박죽일 거다. 그걸... 낫게 하려면..." 말을 하던 그가 입을 다문다. "하려면....??" 루쉐가 되묻는다. 루쉐의 말을 듣자 소년의 얼굴빛은 미비하게 변했다. 그는 고개를 돌리며 묵묵히 말했다. "생각이 바뀌었어. 이제부터 위험한 부분이니까... 네가 있어봤자 신경만 쓰일 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니 자리 좀 피해 줘. 오늘하루 이 근처에 오지도 말고, 여기에 관심 가질 생각도 하지말길. 그리고 여기서 있던 일은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도록 해... " 말을 하는 소년의 표정에는 이미 방금 전의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는 차가운 하늘빛 눈동자를 힐끔 돌려 루쉐를 쳐다보았다. "만약 호기심 때문에 이 근처에 왔다간 어떻게 될지 알지? 이 사람이 죽 는다면 다 네 책임이다." 제롬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내일 정오까지 이곳에 오지마. 그리고 모포라던지 필요한 것은 네가 마 을까지 내려가서 조달해 줘. 내가 길가에 흰 천을 매어놓을 테니까. 그 아래에다 놓으면 돼." 루쉐는 갑자기 변한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 설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마음을 돌린다면 제롬은 그 자리에서 끝장일 테 니까. 빈 공터로 변해버린 그곳에서 제롬과 소년, 둘에게 중요하고도 괴로운 저녁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것들 인간도 아냐." 얀은 헐떡이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발을 놀렸다. "눈이 부실정도의 미소년이 아파하는데, 틈도 주지 않고 공격을 해?" 쿨럭, 쿨럭. 힘을 실은 연설을 하던 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괴롭게 기침을 했 다. 쓰러지듯 나무에 기대서는 그를 세스는 부축하며 고개를 저었다. "얀, 하나도 웃기지 않아. 제발 고집 그만 피우고 업히라고." 흘끔, 고개를 돌린 얀은 가늘어진 눈으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싫어, 다 큰 남자가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 몸은 아파서 다 죽어가면서도 고집은 살아있는지, 얀은 나무를 부여잡 고 열이 올라 상기된 얼굴을 세차게 가로 저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얀과 세스의 귀에 나뭇가지가 밟혀 부러지는 소리 가 들려왔다. "벌써 쫓아온 건가...." 낮은 음성으로 걱정스레 말을 하던 세스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얀을 바 라보았다. 세스가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자 얀은 의아해했다. 잠자코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생긋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얀은 자신도 모르 게 그를 따라 생긋 웃고 말았다. 그 순간 세스는 얀을 안아들고는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헉, "세, 세스..." "암말하지도 마. 우선 도망치고 보는 거야." "하아, 하아..." 정신없이 달려가던 세스는 달리던 걸음을 멈춰 세우고 신음성을 흘렸 다. 그의 발 밑은 낭떠러지... 눈앞에는 웅장한 폭포가 펼쳐져 있었다. 세스는 아무말없이 천천히 얀을 내려놓았다. 세스의 품안에서 옮겨왔던 터라 아직도 흔들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던 얀은 비틀거리며 세스의 팔을 움켜쥐었다. 고개를 들어 세스의 얼굴을 바라본 얀은 굳어져있는 그의 얼굴을 보며 의아해했다. "세스? 왜 그러는 거...." 이런.... 세스의 시선을 따라가던 얀은 그제서야 그들에게 어떤 상황이 닥쳤는지 깨달았다. 그는 세스의 소매를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세스를 끌며 뒤를 돌아 '후다닥' 뛰기 시작했다. 쉬익, 투다다다. 달려나가던 얀의 발치에 숲에서 날아든 화살이 줄을 지어 박혔다. 그 바 람에 놀란 얀은 숨을 급하게 들이마셨다. 그의 몸 안에서 지금 상황에 대한 솔직한 심정이 터져 나온다. 쿨럭, 쿨럭. 얀은 급하게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기침 때문에 얀의 얼굴은 불게 달아올랐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입술을 질 끈 깨물고 얀의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는 얀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뒤는 낭떠러지.... 그리고 앞의 숲에는 자신을 쫓는 사냥꾼들이 매복해있다. 여기서 끝인가... "....도망자의 신세는 오늘로 마지막이군...." 헛웃음을 지으며 세스는 낮게 읊조렸다. 대략 열 명이 넘는 사람들... 얀이 멀쩡하거나, 혼자라면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얀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기다 자신은 얀을 데리고 무 사하게 그들에게서 빠져나갈 재주가 없다. 세스의 얼굴에 절망의 그림자가 감돌았다. 수풀이 흔들리며 사람들이 걸어나왔다. 숲 안에서 움직이기 쉬운 간편 한 복장의 사람들, 그들은 호기심이 어린 눈동자로 세스와 얀을 바라본 다. 그들 중 한 명이 손을 들어 수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서있던 사람들 중 한 사내가 다시 숲 속으로 사라져갔고, 나머지의 사람들은 얀과 세스의 퇴로를 막아섰다. 그것을 바라보던 얀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이윽고 결심한 듯 손을 들 어올려 주문을 외려던 얀은, 그 순간 자신의 어깨에 세스의 손이 얹어지 자 의아해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긴장한 듯 얼굴빛이 변해있는 세 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고개를 작게 가로 젖고 있었다. "마법을 쓰고 나서 몸이 더 안 좋아 졌잖아. 그만 둬." "하지만...." 세스는 더욱 강하게 얀의 어깨를 쥐며 고개를 흔들어 부정의 뜻을 밝혔 다. 사내들이 포위망을 좁혀오자 얀과 세스는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그 모습을 팔짱을 끼고 뒤쪽에 서있던 사내가, 이윽고 팔을 풀며 말했다. "거의 2년 가까이 잡히지 않아, 어쌔신도 고생시키는 자라고 해서 기대 를 했는데, 이거 보니 완전히 애군... 우리를 동원시킬 정도의 실력이라 고 들었는데 말이야... 헛소문이었던 건가?" 그러자 그의 곁에 있던 남자가 낮게 웃고는 검을 땅에 꽂았다. "헛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네가 카므리스라고 불리는 자인가?" 남자는 고개 짓으로 얀을 가리키며 말했다. "소문대로 미인이군...." 엥? 소문?? 얀이 의아해 하며 그들을 바라볼 때 세스의 눈빛은 번득였다. 그들을 둘 러보던 세스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그들 앞에 나섰다. "당신들이 말하는 것을 보니 어쌔신은 아니군요? 행동이나 말투에서 추 측해보건데... 용병이지요? 얼마를 받고 고용되었습니까? 제가 그 두배 를 내겠습니다. 저희들을 여기서 못 본척 해주십시오." 그 말을 듣고, 갈팡질팡하는 사내들 사이에서, 그들을 진정시키며 한명 이 나섰다. 머리를 긁적이던 사내는 멋쩍어 하며 말했다. "이런... 미안하게되었군. 나도 그렇게 하고는 싶지만 말이야. 벌써 용병 길드로 너희들을 포위했다는 연락책을 보냈다고... 빨리 말해줬으면... 너나 우리나 좋았을 텐데 말이야. 지금쯤이면 도착했을걸. 한번 보고가 되면, 그 명령을 착실히 이행해야 하는 것이 우리 몫이야. 그렇지 않았다 간 길드에서 영원히 추방이거든..." 사내들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난처한 얼굴이 된 세스는 입술 을 질끈 깨물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제발 제 동료만이라도 돌려보내 주십시오. 당신들의 목적 은 저만 아닙니까? 살려주신다면 보수는 두둑이 드리겠습니다." 미간을 찡그린 사내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거, 참.... 우리들이 들었던 명령에는 너희 두 사람이 들어있어서 말이 야. 네 동료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 걱정해야 할 것은 너 일텐데..." 자신의 동료들을 바라보던 그는 임무가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거칠 것 없 이 말하기 시작했다. "의뢰자한테서 직접 내려온 지시에는 너의 목을 원한다고 쓰여있었지 만... 네 동료에 대해선 깊은 관심을 표하더군.... 요 몇 개월 사이에 우리들 사이에선 네 여자, 아니, 아니.... 이거 미안한 데... 우리들 사이에선 그렇게 불리고 있거든.... 뭐 지금 네 행동을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말이야... 하여간 너를 지키고 있는 '카므리스'라는 여검사에 대해서 소문이 파다 하거든... 지금 보면 외모 빼곤 사실이 아닌 것 같지만 말이야." 힘이 없어서 비틀거리는 얀을 세스가 부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사내 는 혀를 찼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겠지... 다만... 귀족의 노리개로 전락할 뿐이야. 자 존심은 상하겠지만 죽는 것보다 그게 어디인가? 카므리스의 무용은 뒷골목에서 귀가 아플 정도로 들었지. 지금 생각해보 면 과장이 심한 것 같지만 말이야. 아, 내 말이 거짓은 아닐세. 그곳에선 자네를 호위하는 미녀검사가 제일의 관심사라고... 수십 차례 포위망에 서 빠져나간 자네의 소문과 더해져서 말이지. 그만큼 자네에게 관심은 지대하다네. 더구나 처음부터 자네를 주목했던 자라면 그녀에 대해서도 호기심은 다를 테지. 자네의 여자를 그것도, 소문이 무성했던 자를 자신 의 발밑에 둔다는 것도 색다른 쾌감일테니 말이야.." --------------------------------------------------------------- 우후후, 속은 분들 많죠? 저는 음흉합니다.... 제글은 무책임의 시험 대상이라고나 할까. 흥미위주로 쓰니까요. (맞춤법? 어법? 쓸때마다 틀립니다. 내용? 연결되지 않습니다. 글 수준? 야요이를 방불케합니다. 그렇습니다.... 저 이런 사람입니 다.ㅠㅠ) 읽어주시느라 귀한 시간내주신 분덜 감사하구요. 한번 읽고 생각에서 지워버리기, 모자라는 부분 알아서 채워넣어야하는 것 알고 계시죠? (에잉? 모르신다구요....;) -------------------------------------------------------------------------------- Back : 82 : <차원 연결자-79.제롬의 위기>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0 : <차원 연결자-77.뜻밖의 구원(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8:14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0-09-2001 20:25 Line : 335 Read : 2892 [82] <차원 연결자-79.제롬의 위기>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79- <79> 제롬의 위기...; "..... 전략.... 자네의 여자를 그것도, 소문이 무성했던 자를 자신의 발밑 에 둔다는 것도 색다른 쾌감일테니 말이야.." 멍하니 얼이 빠져 자신을 바라보는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를 했다. "푸하하하하" 말을 했던 사내는 의아해하며 세스를 바라보았다.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던 세스는 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후우, ...그렇다면 난 안심해도 되겠네... 몸이 낫기를 기다려서 그놈의 잘난 얼굴에 한방먹이라고...." 미소지은 세스는 손을 내밀어 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는 마지막으로 기억해두려는 듯 얀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잠시동안 얀 을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숙여 그의 이마에 살짝 입맞췄다. "신의 은총이 함께 하길 빌게..." 눈동자 깊숙한 곳에 떠오른 슬픈 빛을 지우며 고개를 돌린 그는 가라앉 은 얼굴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순순히 포박을 받도록 하죠.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이것 한가지는 약속해 주세요. 그렇다면 제가 할 수 있을 만큼의 성의를 표시하겠습니다. 그녀.... 훗, 그녀의 몸에 손 대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좋아, 어차피 궁지에 몰린 쥐를 잡으려면 큰 각오가 필요했으니 말이 야. 그 정도라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인심을 쓰지...." 세스는 허리에 매여있던 검을 풀러 검집채 던지고는 천천히 앞으로 나갔 다. 그때, 사내의 말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던 얀은 재빨리 손을 내밀어 세스의 등쪽 옷자락을 잡았다. "도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 거야? 내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는 거 야? 그리고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야되는 것 아니야? 너 죽음을 그렇게 쉽게 받아들여?" "그게 어때서? 지금 상황에서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어. 만약 너의 힘을 빌려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한다고 해도 연락받은 용병들의 손에 잡히기 십상이야. 어차피 이것저것 머리 써봐야 내가 잡히는 거야, 기본설정이 고... 순순히 잡혀서 네가 다치지 않는다면 그렇게 빚지는 장사가 아니 란 말이야." 세스를 잡고 있던 얀이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얀은 세스의 등을 바라보 며 떨려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지? 나를 버리고 도망친다면 아무리 작은 확률이 라도 살아날 기회가 생긴단말이야. 왜 그렇게 바보같아!" 걸음을 멈춘 세스는 고개를 숙이며 헛음을 지었다. "내가 달아나면 너를 인질로 나를 끌어내겠지. 그때 내가 너를 버릴 수 있을까? ...확신이 없어..." 세스는 고개를 들며 평상시의 어조로 말을 이었다. "....냉정한게 아니야... 다만, 내 목숨보다 여행도중 처음으로 사귀었던 친구의 비중이 조금 더 높았을 뿐이야. 그뿐이야.... 다만... 그뿐이라고." 세스의 등을 노려보던 얀의 얼굴에 화난빛이 가득했다. "....그래..? 좋아 그럼 나도 내 맘대로 해줄거야." 얀의 음성이 점차 잦아들며 어조가 어두워졌다. 이상함을 느낀 세스가 얀을 바라보자 얀은 깊이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 를 바라보고 있었다. 혼잣말을 하는 얀의 손앞에는 이미 은빛 구체가 떠 올라있었다. "야안!!!" 세스는 얀을 말리려 손을 내뻗었다. 힘을 쓰려하자 몸의 중앙에서 시작한 통증이 전신을 찌른다. 찌푸려지 는 인상을 무시하며 얀은 더욱 힘을 모았다. 그러자 눈에 띄지 않지만 조 금씩 구체가 커져갔다.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그것을 보자 세스와 얀을 포위했던 용병들은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 고 소리쳤다. "카므리스는 마검사다. 주문영창이 끝나기 전에 어서 해치워!" 장전되어있는 석궁을 들어올린 엄호조에 속해있는 용병들은 자세를 고 정하고 화살을 쏘았다. 그들의 재빠른 동작으로 쏘아진 화살은 얀과 세 스에게 날아들었다. 세스는 재빨리 얀의 허리에 매어져 있는 '캄'을 빼내 었다. 근거리에서 사격되어진 화살이 '캄'에 부딪힐 때마다 강한 충격이 전해졌지만 그것들은 결코 얀의 앞을 막아선 세스의 검막을 넘지 못했 다. 얀의 손에 있는 빛을 내뿜는 구체가 더욱 커지자, 초조해하던 용병들 중, 참모자격으로 왔던 사내가, 비상수단으로 가지고 왔던 스크롤을 끄 집어냈다. 그리고 그것을 찢으며 시동어를 외쳤다.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 빛을 내는 전격이 세스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그가 피한다고 해도 뒤에 있는 얀이 피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세스는 모험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신의 마나를 '캄'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한뼘만한, 쬐끔한 검기가 쏟아 올랐다. 그래도 그것을 보고 용병들은 놀란다. "젠장, 검기를 쓸 줄 알잖아." "어린 녀석이!!" 마나와 마력의 충돌. 비싼 값주고 산 스크롤은 제값을 하려는지 세스의 검기를 무(無)로 돌리고 그의 몸에 정통으로 직격했다. 세스의 검기 때 문에 반감되었다고는 하나 공격마법을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고로, 세 스는 얀의 몸을 스쳐지나가며 온 바닥을 쓸며 뒹굴었다. 다행히도 벼랑 에서 떨어지기 전에 세입(save). 아슬아슬하게 절벽 가장자리에 실신한 채로 널브러졌다. 얀의 눈에 당황한 빛이 스친다. 그의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얀은 뒷걸음 질치며 세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의 손에는 아직 은빛 구체가 매달려 있었다. 얀이 물러설수록 용병들은 눈치를 보며 한걸음씩, 포위망을 좁혀왔다. 힐끔 세스를 바라본 얀의 얼굴에 안도의 기운이 감돌았다. 얀은 굳은 결 심을 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굳게 다문 입술로 결의가 보인다. 얀은 생각을 집중했다. 쿨럭. 입가를 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하지만 얀은 닦을 생각도 없이 두 손 을 들어올렸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으면서 그것을 땅으로 내리꽂았다. 그의 손에 있던 은빛 구체가 퍼지며 그곳을 부드럽게 감싸안는다. 화악. 눈을 멀게 하는 환한 빛은 조용히.... 아주 조용하게 그곳을 뒤덮었다. 그 러자 그곳에 있던 수십명의 사람들은 그 빛에 감싸여졌다. 절벽이 파괴되어간다. 사람들에게 빛이 덮어짐과 동시에 얀이 서있던 곳 부터 시작하여 절벽이 잘게 부스러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 를 새도 없이, 자신들을 감싸안는 처음 느껴보는 부드러운 바람에 취하여, 중력이 없어진 것처럼 뒤로 멀리 날아갔고 은빛구체의 직접 적인 대상이 었던 땅은 갈라지면서 조각조각 분해되어 공중으로 흩어져갔다.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빛이 머물고 있던 자리에 있는 생물, 심지어 풀 과 돌맹이 하나까지 깨끗이 소멸했다. 사람들은 얀과 세스에게서 멀리 떨어져 숲에 처박혔고 그들 사이에는 터널 공사라도 한 듯 긴 허공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얀의 눈이 스르륵 감기며 자리에 털썩 쓰러졌다. 얀과 세스가 있는 곳은 절벽의 가장자리, 파괴를 입지 않은 유일한 곳이 었다. 하지만 방금 전의 충격이 왔는지 땅이 갈라지며 그들이 누워있는 그곳마저 부서져갔다. 얀과 세스는 정신을 잃은 채 부서지는 절벽과 함께 아래로 떨어져 내렸 다. 요란한 소리를 내는 폭포만이 그들을 삼킨 채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 청량한 공기, 부드러운 햇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상쾌한 아침이 시작되었다. 온몸을 노곤하게 하는 수마(睡魔)에 빠져들어 부드러운 이 불을 온몸으로 휘감고 묘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던 제롬은 베개에 고개 를 파묻고 그 부드러움을 만끽했다. 베개는 햇빛을 듬뿍 받아 보송보송했고 기분 좋은 냄새가 났다. 제롬은 그다지 늦잠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편안한 잠자리에 힘입어 몸이 축 늘어져 잠에서 깨어나기 어려웠다. 거기다 그가 지금 누워있는 잠자 리의 온기는 잠의 마수에 빠져들게 만들만큼 따뜻하고 부드러웠으며 온 화했다. 흔들흔들. 누군가 제롬을 깨운다. 제롬은 가까스로 눈꺼풀을 들어올리려다 포기하 고 베개를 끌어다가 볼을 비벼댔다. 베개가 빳빳해진다. 약간 이상함을 느끼던 제롬은 잠에 빠져들어 더 생각할 여유를 갖지 못하고 고개를 떨 구었다. 또다시 제롬의 몸이 흔들어졌다. 누군가 말한다. "....나." 응? 누구? 일어나긴 해야하는데 온몸이 축 쳐져서 일어서기가 힘이 든 다. "...일어나." 어라? 처음 듣는 목소리? 남자의 목소리라고 하기엔 약간 높은 음성이 다. 듣기 좋은 음성. "이봐. 일어나." 누군가 자신을 힘겹게 떼어냈다. 제롬은 눈을 비비며 자리에 앉았다. 골 수까지 파고든 잠의 기운으로 비몽사몽하던 제롬은 앞을 바라본 순간 잠 에서 확 깨었다. 그는 경직된 자세가 되어 자신 앞에 앉아있는 사람을 바 라보았다. "힘 한번 세군." 나신(裸身)의 푸른 머리의 소년이 흰 시트로 몸을 가린 채 몸에 난 붉은 자국을 문지르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잠에서 깨어나 바라보는 것 이 생전 처음 보는, 나신의 소년이라는 상황 때문에 당황해하던 제롬은, 문득 자신도 소년과 마찬가지로 나체라는 것을 깨닫고 다급히 이불을 끌 어당겨 몸을 감쌌다. 소년은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소 년과 자신의 모습으로 인해 묘한 상상을 하던 제롬은 세차게 머리를 흔 들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온통 풀과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분명 숲의 한 구석이었 다. 그들이 있는 곳은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소년과 제롬이 앉아 있는 곳은 모포를 여려 겹으로 펼쳐서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고 있었는 데, 2명 정도 누울 수 있게 되어 있는 자리였다. 세심하게 신경을 썼는 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그곳을 뚫어지게 노려보던 제롬은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더듬거렸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누워있었는지 온기가 올라 왔다. 한곳은 자신이 누워있던 곳이고 반대편은 나신의 소년밖에 없다. 머리 속이 새카맣게 변해간다. 제롬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소년을 바 라보았다. 소년의 희고 고운 몸에는 오래되지 않음직한 손톱자국과 붉게 물든 손자 국이 여러 곳에 나있었다. 그것은 소년의 흰 살결과 대조적으로 선명하 게 드러나 보였다. 표정변화 없이 자국을 문지르고 있던 소년은 제롬이 뚫어지게 바라보자, 의아해하며 마주 바라보았다. "아직도 피곤한가? 그렇다면 자도록 해. 말리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 만 베개 대용품은 사절이야. 주변에 옷가지들이 있으니까 대신 마음껏 끌어않도록 해." 소년은 고개를 돌리며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긴... 어젯밤에 그렇게 격하게 움직인데다 새벽녘에야 겨우 잠에 들었 으니, 제대로 된 잠을 잔 건 아니지... 정오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더 자 도록 해." 아, 아니야 그럴리 없어. 제롬은 머리카락이 흩어지도록 세차게 머리를 내저었다. 소년의 말과, 주변 상황에서 유추해 본다면 분명..... 자신이 그를 끌어안고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제롬은 자신의 생각을 부인하며 머리맡을 둘러보았 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눈에는, 결론 지어진 생각을 부정할 만한 그 어떤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 방금 전까지 끌어안고 있었던 게 바로 저 소년이란말인가? 제롬은 경악한 눈으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식사준비 에 한창이었다. 그는 제롬이 자꾸 바라보자 이제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 었다. 소년은 제롬이 앉아있는 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말없이 요리 를 준비하고 있었다. 소년 덕분에 잠에서 완전히 깨었지만, 이런 겸연쩍 은 상황에서 별 다른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때문에, 제롬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소년 의 행동을 쫓고 있었다. 소년은 재가 남아있는 모닥불위에 작은 냄비를 올려놓고 준비되어 있는 마른 고기와 야채를 넣고 있었다. 다음으로, 향신료로 보이는 풀을 냄비 에 떨어 뜨리자 그 모습을 별 생각없이 지켜보고 있던 제롬은 뭔가를 깨 닫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라, 어째서.... 소년의 행동에는 은연중 절제(節制)가 배여있었다. 불을 다시 피우고, 음식 재료를 준비하고, 냄비의 내용물이 눌지 않게 젖는 일마저도 모두 절도있고 군더더기가 없는 움직임이었다. 검술의 달인이 연습하는 것을 보았을때 그 모습이 반할만큼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그것과 는 전혀 상관없는 것에서 같은 생각을 하게 되다니... 제롬의 초록색 눈동자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소년이 고개를 돌리자,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던 옆얼굴이 들어났다. 얼 핏은 보았지만, 첫대면에서(그것도 낯붉히는 상황에서) 얼굴을 뚫어져 라 바라볼 강심장은 아니었기에 소년의 제대로된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 었다. 하지만 지금은 약간 멀리 떨어져 있고, 소년은 신경조차 쓰지 않 는 눈치여서 제롬은 객관적으로 소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어깨아래까지 내려오는 바다빛의 푸른머리카락, 가려져 있는 머리카락 사이로 언뜻 내비치는 맑은 빛을 띄고 있는 옅은 하늘빛의 눈동자와 갸 름한 턱선. 그것의 바탕이 되는 피부는 우유빛의 뽀얀 살결이었다. 하지 만 이런 멋진 조건에도 불구하고 분명 제롬이 처음 눈을 뜨자마자 본 것 에 따르면, 그의 가슴이 평평했다. 분명히 남자, 그것도 아직 성년이 되 지 않은 소년이다. 소년을 관찰하면서 잊고 있던 사실을 새삼 깨달은 제 롬의 얼굴은 점점 굳어져갔다. 윽, 절망이 감돈다. 제롬, 너는 이런 취향이었냐? 어젯밤엔 무얼했지? 생 각이 나지 않는다. 분명 술을 먹었던거야.... 그전에 단 한번 이런 적이있 었다. 술을 먹고 기억이 끊겼던 것이다.... 아마 이번에도 그랬을 것이 다. 하지만 술 핑계를 댄다고 해도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얀님과 같은 나이의 또래의 소년을, 앞길이 창창한 소년을 자신이 망쳐 버렸다... 제롬은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죄책감에 괴로워했다. 그런 그의 눈에 점 점 다가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고개를 들자 스프 그릇을 가지고 다가서 는 소년이 보였다. 제롬은 시선을 피하기 위해, 재빨리 고개를 수그렸다. "식기 전에 들어." 소년은 스프그릇과 숟가락을 내밀며 높낮이 없는 어조로 말했다. 소년 은 자신의 것도 가지고 와 제롬 옆에 앉았다. 스프먹을 생각도 없이 소년 의 눈치만 보던 제롬은 주저하며 말했다. "....어제...........밤..엔... 미안했어." 아무말없이 물끄러미 제롬을 바라보던 소년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기억이 나는 건가? 그럴 겨를이 없었을 텐데 이상하군." 고개를 갸웃한 소년은 스프 그릇을 스푼으로 휘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건 자연스런 반응이니까 너를 탓할 생각 없어. 나라도 그런 상황이었 다면 그랬을 테니까..." ------------------------------------------------------------- 으헤헤헤, 쬐끔 야한가요?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말을 소년은 아무생각없이 뱉어내고 있습니다. ...소년....대단합니다....; -------------------------------------------------------------------------------- Back : 83 : Fanasy in dreams(차원연결자)-80.사건의 진상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1 : <차원 연결자-78.절대절명의 위기>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8:2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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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0-09-2001 20:32 Line : 253 Read : 3179 [83] Fanasy in dreams(차원연결자)-80.사건의 진상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결코 야한것은 아니지만, 조금 이상하기때문에 자진 검열하실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80> 사건의 진상 제롬의 기억 속에 묻혀버리고만 어젯밤. 루쉐가 떠나고 난 뒤 소년은 물끄러미, 누워있는 제롬을 바라보았다. 잠 시 후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은 후, 오른손을 내밀어 피에 젖어있는 제롬 의 앞머리를 넘겼다. 잠시 제롬의 얼굴을 바라보던 소년은 손을 사용하 여 제롬의 입을 벌리고 자신의 베어진 손가락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제롬 의 입으로 떨어트렸다. 제롬은 상처를 입은 대다 의식을 잃고 있었기 때문에 호흡하는데 괴로움 을 겪고 있었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질식사할 정도로 약해져 있던 것이 다. 무심한 표정으로 제롬을 바라보던 소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제 롬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던 그는 치렁치렁하게 앞을 가리는 푸 른색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소년의 입술이 제롬의 입술과 포개어졌다. 소년은 혀를 이용하여 피가 목구멍을 넘기도록 도왔다. 외부의 상처라면 피를 매개체로 하여, 손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지만 내 상(內傷)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피가 매개체가 된다는 것까지 같지만 손으로는 깊은 상처까지 고칠 수가 없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입을 통하 여 기운을 불어넣어 안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다. 잠자코 입을 맞춘 채 제롬의 상처를 치료하던 소년은 가쁜 숨을 쉬며 몸 을 일으켰다. 제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아직 한가지 고비가 남아있 지만 지금으로선 썩 잘했다고 볼 수 있었다. 소년은 손등으로 이마의 땀 을 훔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루쉐가 마을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어가 자 그는 대충 제롬의 몸에서 피를 깨끗이 닦아내고 자신의 웃옷으로 제 롬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바닥에 같이 떨어져 있던 자신의 얇은 셔츠는 자신의 몸에 둘렀다. 소년은 혹시 모를 피냄새를 맡고 올 짐승들로부터 제롬를 지키기 위해 그의 주위에 작은 실드를 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길가로 나 와 나뭇가지에 흰 천을 매어 놓았다. 오래지 않아 두리번거리며 다가오는 루쉐가 보였다. 그녀는 흰 천이 매 여진 나무를 발견하고는 얼굴빛이 밝아지더니 다급히 다가왔다. 말에 매 여져있던 짐을 풀러 나무아래 내려놓은 뒤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을이 있 을 방향과 숲을 바라보며 얼굴 가득 고민을 하던 루쉐는, 곧 결심을 했는 지 마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루쉐가 사라지자 소년은 나무 뒤에서 걸어나왔다. 자신의 몸무게의 반 은 넘어보이는 짐을 거뜬히 들어올린 그는 제롬이 누워있을 숲으로 들어 섰다. 숲은 고요했다. 날이 저물면서 하늘은 주황빛의 석양으로 물들어가고 있 었다. 소년은 자리를 정하고 모닥불을 피웠다. 귀에 울리는 풀벌레 소 리, 바람에 흔들리며 서로 부닥치는 풀잎들의 교향곡은, 모닥불에서 튀 어 올라 하늘로 오르면서 수초사이에 밝은 빛을 내고 사라지는 불똥과 어울리면서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했다. 소년은 멍한 눈초리로 그것을 바 라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제법 어두컴컴해진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 겨 있었다. 시간이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소년은 짐 꾸러미를 풀었다. 그것을 바라보던 소년의 입가에 문득 미소가 머금어졌다. 꾸러미를 풀러보자, 필요한 것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제법 루쉐에게도 여행자 티가 나는 것이다. 소년은 끄집어낸 모포를 두텁게 바닥에 펼쳤 다. 그리고 주변을 깨끗이 정리했다. 만약에 사태에 대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이제 이곳은 격전장으로 변할 것이다. 그러면 바닥에 있는 작은 돌멩이조차 흉기로 변할 수 있다. 소년은 붉게 달아오르고 있는 제롬의 몸을 바라보다가 그 를 안아들었다. 자신보다 큰 그를 소년은 쉽게 들어올렸다. 소년은 조심 스럽게 제롬을 모포 위에 눕혔다. 편안하게 자고 있던 제롬의 얼굴이 점차 붉게 상기되면서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그의 입에서 가쁜 숨이 흘러나온다. 소년은 제롬을 가리고 있던 자신의 옷을 걷어 내고 이불을 끌어당겨 제롬의 몸을 덮어주었다. 그리 고 뒤돌아 앉아 자신의 몸에 걸친 옷가지들을 하나둘 벗기 시작했다. 일족의 노련한 치료사라면 옷까지 벗을 필요가 없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오늘 처음이었다. 환자의 생명력을 끌어올리고, 또 그것을 제압하 기 위해선 몸으로 직접 느끼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기 때문에 초보인 그 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얕은 옷만 걸친 채 준비를 맞췄다. 그는 자신이 이런 일을 하게 될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다만 신분 때문 에 필수 교과목으로 배웠을 뿐이었다. 이론은 뒷받침되지만, 실전은 영 아니었다. 가쁜 숨으로 오르내리는 제롬의 가슴을 노려보던(기분이 반영) 그는, 내 심 이런 상황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지라, 무심코 후회하는 기분이 들 었다. 어쩌자고 귀찮기만 하는 일을 떠맡았을까,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 인데... 그저 왕녀를 따라다니면서 지켜보았을 뿐이니, 그런 제롬에게서 동료애 같은 감정을 느낄 리도 없었다. 무엇하나에도 관심 없던 자신이, 나서서(거의 자청한 꼴) 치료를 하려하다니.... 그는 내심 이상한 기분 이 들었다. 소년은 제롬을 보며 지금부터 자신이 행해야 할 치료법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았다. 그러자 자연스레 그에 따른 위험성에 대한 생각이 떠 올랐다. 일족(一族)의 치료법은 칼이 가지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다. 죽음 혹은 생명... 일족의 피는 기적의 영약이지만, 반면에 잘못 사용하면 지독한 고통을 안겨주는 독의 결정체이다. 그들의 피에는 타오르는 생명력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치료자가 냉정한 마음을 가지고 억눌러 주지 않는 다면, 받아들이는 사람은, 영약인데도 불구하고, 넘치는 생명력의 불에 타서 재가 되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치료에 동반되는 고통 또한 크기 때문에 그 것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 고통을 이겨내야지만 삶을 가 질 자격이 주어진다. 고통을 초월할 수 있는가가 관건인 것이다. 소년은 능히 제롬이 관문을 넘어설 거라 생각했다. 제롬의 몸이 들썩인다. 바람을 타고 오르는 불길의 그림자와 맞물려 피 의 향연이라도 벌이듯 숲은 점차 소란스러워졌다. 새들은 깨어 푸드득거 리고 동물들은 자신들의 노래 소리를 드높였다. 생명력은 넘쳐흐른다. 숲의 근본, 모든 생명의 근본과 연결되어 있는 기운이 점차 높아져간다. 몸 안에 내재되어있는 비밀스런 힘은 조금씩 상승되어간다. "아악!" 단말마 같은 비명소리가 숲의 정적을 깨뜨린다. 괴로워하는 짐승과도 같 은 신음성을 흘리며 제롬은 뒤척였다. 생명력이 최고조로 높아져간다. 그것을 누르지 못하면 제롬은 여기서 끝이다. 고통을 견딜 수 없는지 제 롬의 두손은 모포를 찢을 듯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더 이상 늘어날 수 없을 만큼 늘어난 모포는 제롬의 고통을 대신하였고, 제롬의 몸은 그 위에서 들썩였다. 바닥에 모포를 두텁게 깔아놓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듯이 제롬은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사지(四肢) 에 경련을 일으켰고, 세차게 몸을 부딪혀갔다. 갈곳을 잃은 그의 손들은 고통을 잊으려는 듯 몸을 할퀴기 시작했고, 소년은 재빠르게 제롬의 몸 위에 올라타서 온 힘을 다해 그의 두 손을 눌렀다. 제롬은 굉장한 힘으 로 소년은 떼어내려 바둥거린다. 고통 때문에 그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 엄청난 힘으로 요동치는 제롬 때문에, 소년이 입고 있는 얇은 홑옷 이 땀으로 젖어 들어갔다. 하지만 소년은 땀으로 목욕을 하면서도 결코 제롬의 손을 놓지 않았다. 소년은 제롬을 누른 채 일족에 전해 내려오는 주문을 외며 폭발할 듯 넘치는 생명력을 억눌러갔다. 신음성을 내며 소리를 지르던 제롬의 입이 다물어진다. 그것을 본 소년 의 눈빛이 변하더니 다급하게 자신의 어깨를 제롬의 입에 물렸다. 소년 의 팔을 타고 피가 흘러내렸다. 치료하는 것이 처음이라, 말로만 들어서 인지 혀를 깨물거라는 생각까지 못했던 것이다. 어깨를 물린 채 소년은 요동치는 제롬을 눌렀다. 몇 시간째 제롬과 소년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제롬을 누르고 있던 손과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팔이 풀리자, 버둥거리던 제롬의 손은 소년 의 옷을 찢으며 그의 몸에 상처를 냈다. 단련되어 있는 그의 손은 흉기 나 다름없었다.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제롬의 손은 위협적이었다. 소년 은 그의 손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때마다 신음을 흘렸지만, 때를 노려 제롬의 손을 단단하게 잡았다. 새벽녘이 다가오자 점점 제롬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더니 곧 조용해졌 다. 한숨을 돌린 소년은 아기처럼 순해져 잠에 빠져있는 제롬을 바라보 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땀에 젖어있는 머리를 흔들던 소년은 몸을 반쯤 일으켰다. 어라..... 손이 미끄러지며 소년의 몸이 스르륵 제롬의 몸 위로 쓰러졌다. 제롬에 게 밤새도록 시달린 관계로 손이 풀려있었던 것이다. 소년은 고작 이런 일로 힘이 빠진 자신을 향해 고소(苦笑)하다, 다시 한번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그는 일어설 수 없었다. 어디서 힘이 남았는지 제롬이 소년의 팔 을 단단히 움켜잡은 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목이 풀리길 기다려 일 어서려 하다가도, 어느 사이에 보면 다른 곳이 잡혀있었다. 한쪽 손목을 잡힌 채 무슨 짓을 해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버둥거리던 소년은, 결국 쓴웃음을 짓고는 포기하고 말았다. 소년은 제롬이 끌어안건 손을 잡건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오랜 시간 뒤척이다, 곁에서 새근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포기하고 있던 소년 은 슬그머니 오른팔을 빼내었다. 그리고 다시 왼팔도 시도를 해보았지 만... 유감스럽게도 왼팔은 단단히 잡혀 있었다. 잡히지 않은 오른팔을 이마에 대고 새벽녘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가신(家臣)이 이 사 실을 안다면 어떠할까, 기가막혀하던 소년은 시선을 돌려 제롬을 바라 보았다. 그는 자신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잠을 자고 있었다. 훗, 소년은 웃어버렸다. 그래.... 어차피 팔려간 몸, 팔 한쪽 빌려준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어젯밤을 생각하던 소년은 고개를 흔들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건 자연스런 반응이니까 너를 탓할 생각 없어. 나라도 그런 상황이었 다면 그랬을 테니까..." 아프면, 눈앞에 보이는 게 없다. 거기다 검에 당한 상처도 아니고 손톱 에 할퀸 상처쯤이야.... 소년은 고개를 들어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소년의 시선을 피하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 모습을 무심한 눈빛으로 보던 소년은 말을 이었다. "....잠을 못 자긴 했지만.... 그걸 가지고 용서받고 할 대상이 아닌 것 같 은데...." 제롬을 치료한 것도 어차피 명령 때문에 했으니, 감사받을 대상도 아닌 것이다. 우물쭈물하는 제롬을 바라보던 소년은 수프를 다 마시고 자리에 서 일어섰다. "저..... 이름은.....?" 여전히 시선을 피한 채 물어본다. 소년은 무심한 눈으로 제롬을 바라보 며 말했다. "빨리도 물어보는 군. 쥬...아렌..... 쥬아렌이야." 쥬아렌은 자신의 이름을 되씹어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러자 다급한 제롬 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이름은.... 제..... 제르미스야. 제....롬이라고 불러." 쥬아렌의 입가에 살짝 웃음이 맺혔다. . "알아. 알고 있었어...." -------------------------------------------------------------- 그거 아십니까? 처음으로 키스장면 나왔습니다. 어....니, 그전 부터 야한 장면들 있지 않았냐구요? 있긴 했지만 거의 상체(;)만 보여주다 끝났습니다. 인공호흡과 같은 키스지만....; 처음으로 직접적인 행 동이 나왔습니다. 이런 것도 써보다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결론, 제롬의 영애의 첫키스 대상은 쥬아렌이었습니다. (wrestler kiss 에서 부터 강한 키스마크까지 우후후후... 있을건 다있습 니다. 야하지 않은 것 같지만.... 이것이 바로 풀밭씬이었다! 였습니다.) 퍼퍼퍼퍽!!! (원래 있던 곳과 잡담이 같아요. 무성의 한것 같지만...; 제 생각이 들어있어서 바꿀 수가..) -------------------------------------------------------------------------------- Back : 84 : 저번에 지워진 83화들에 대해..그리고 바뀐부분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2 : <차원 연결자-79.제롬의 위기>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8:3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1-09-2001 00:43 Line : 20 Read : 3152 [84] 저번에 지워진 83화들에 대해..그리고 바뀐부분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그때 소제목들을 즉흥으로 생각해냈기 때문에 이번에 올린 것들과 제목이 틀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같은 것이니 이상하게 생각하실필요없어요. 다만...; 한가지 바뀐 부분이 있는데.. 요즘 새로 올라온것을 읽으셨다면 괜찮은데... 고백제에서 얀이 처음 힘을 사용한 부분이 달라졌어요. 디아스의 앞에서 길바닥에 구멍내던 장면을 없애 버리고 클라우드라는 남자를 등장시켰습니다.(무책임입니다;) 66-69편입니다. 그것 빼고는 달라진 부분이 별로 없는데... 설명하자면, 이야기의 줄거리는 같습니다. 즉, 큰가지는 변함없고, 달려있는 나무잎들이 조금 바꼈을 뿐이예요. 약간씩 덧붙이는 살만 틀려졌을분 생각해놓은 이야기 줄거리는 변한게 없기 때문에 번호대로 읽으시면 별 문제 없을 거예요. (문제가 있을려나...?) 앗, 그리고 라다에 모음집 새로 올리려구요.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 Back : 85 : <차원 연결자-8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3 : Fanasy in dreams(차원연결자)-80.사건의 진상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8:4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3-09-2001 21:29 Line : 321 Read : 2983 [85] <차원 연결자-8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81> 어제의 격전이 허무하게도, 다음날 와서 살펴 본 그곳은 별다른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악몽 같은 하루를 되새기던 루쉐는 그래서 자신 앞에 멀쩡하게 서있는 제롬을 보고도 그가 진짜라고 믿을 수 없었는지 모른 다. 어제 그렇게 끔찍한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마치 착각이었던 것처럼 그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하나하나 제롬의 모습 을 살펴보던 루쉐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에게 달려갔다. "제롬!!" 숲이 떠나갈 듯 큰소리로 부르며 달려간 루쉐는 제롬의 허리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밤새도록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 초췌해진 얼 굴로, 검은 눈동자 가득 눈물이 고여있었다. "죽는 줄 알았어...." 루쉐는 제롬의 셔츠자락을 붙잡고 흐느꼈다. 아침의 충격적인 장면 때문에 어제 일어났던 일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 던 제롬은 루쉐를 보는 순간 모든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후유증 때문에 아직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비틀거리면서도 루쉐를 떼어내고 황급 히 뒤로 물러섰다. 제롬은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신(臣), 제르미스 파나인, 고귀하신 분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루쉐는 당황해하며 주춤 뒤로 물러섰다. "뭐, 뭐야. 제롬? 장난하는 거야?" 하지만 제롬의 표정은 진지했다. 루쉐는 고개를 돌려, 팔짱을 낀 채 나무 에 기대어,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쥬아렌을 바라보았다. 난처한 듯 웃으 며 쥬아렌을 바라보는 루쉐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치료해준다더니 머리까지 손을 댄거야? 하루만 에 이렇게 사람이 변할 수 있어?" 쥬아렌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무심한 눈빛을 그녀에게 보냈다. "그를 치료해준 것으로 내가 할 일을 끝냈어. 다른 것까지 서비스 해 줄 정도로 난 친철하지 않아." "그렇다면 왜?" 고개를 돌려 제롬을 바라보던 루쉐는 난처한 듯 웃으면서 무릎을 꿇은 채 일어서지 않는 제롬의 어깨를 흔들었다. "제롬, 그 여자가 한말을 듣고 그러나 본데, 그래, 인정할게. 그 여자의 말이 맞아. 난 라크람의 왕의 수많은 자식들 가운데서 36번째 딸이야. 말 만 왕녀지, 총애를 받는 후궁의 소생이 아니기 때문에, 왕녀취급도 받지 못했어. 어려워할 것 없다구. 그저 그전처럼 대해주면 돼. 여태까지 잘 지내왔잖아. 내 신분을 알았다고 갑자기 이러는 건...."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제롬은 무거운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루쉐를 바라보았 다. "타일로세님께서 이해하기 쉽도록 저에 대해서 말씀드리죠. 저의 이름 은 제르미스 파나인. 세헤르나의 레드 블러드 기사단 소속입니다. 이번 에 임무를 맞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이미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계실 겁니다... 이건 당신과도 밀접 한 관련이 있습니다." 평소의 부드러움이 아닌 딱딱하게 굳어있는 제롬의 어조에 루쉐는 당황 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제롬은 루쉐의 시선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저희 파나인 가(家)는 세헤르나의, 3왕자님의 호위를 맡고 있습니다. 그 분을 지키는 것이 저의 가장 중요한 임무죠. 하지만 뜻밖의 사태로 그분 의 행방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타일로세님께서 알고계시듯..... 세헤 르나의 3왕자님의 본명은 '크리스티앙 네오 얀 세헤르나', 바로 왕녀님 의 약혼자 되십니다." 루쉐의 얼굴에 놀람이 떠올랐다. 그녀는 긴장된 얼굴을 숨기려고 노력하 며 제롬을 마주보았다. "어떤 의도로 나에게 말하는 거지? 내가 그 사람이랑 약혼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야? 이미 장례식까지 치렀잖아. 죽 은 사람이라구. 그리고 난 파혼된 몸이야. 그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라구. 그러니까...." 감정이 고조되었는지, 루쉐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소리치듯 말했다. "...그러니까... 제롬이 이렇게까지 해야 될 필요까지 없어, 신경쓸 것 없 다구. 고개를 들어 날 봐. 난 그저 제롬이 알고있는 루쉐일뿐이야. 맨날 귀찮게만 굴던 루쉐라구. " 하지만 루쉐의 변명하듯 간절히 말하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제롬은 변화 가 없었다. 그런 제롬을 바라보는 루쉐의 입술은 경련으로 작게 떨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당신이 왕자님의 약혼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분은 살아 계십니다. 그러니까, 타일로세님에게 통보되었던 파혼은 무 효입니다. 저의 안일함으로 위험에 빠트렸던 점, 그리고 그 동안의, 저 의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정말....죄송합니다..." 제롬은 말을 끝맺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눈길도 맞추지 않고 뒤돌아 걸어갔다. "멈춰!! 어디 가는 거야? " 겁을 집어먹은 듯한 루쉐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제롬의 발걸 음을 멈췄다. "이제부턴 저 혼자 가겠습니다. 얀님을 찾을 테니까. 타일로세님은 라크 람왕궁으로 돌아가 계십시오. 꼭 좋은 소식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싫어!!" "그런 소리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제롬은 냉정히 잘라 말했다. "싫어, 싫어. 내가 싫다면 끝까지 싫은 거야." 어린애가 떼를 쓰듯 무대포로 소리치는 루쉐 때문에 제롬은 하는 수 없 이 뒤돌아 루쉐를 쏘아보듯 바라보았다. "잊으셨습니까? 이번 일도 다 저 때문에 발생했던 겁니다. 저와 같이 있 다간 같은 위험을 당할 겁니다. 그래도 좋다는 겁니까?" "........." "....잘 생각하셨습니다.... 왕녀로서의 책임감을 깨달으셨으면.... " "아니, 여행에 동행하겠어." "......!!" 당황한 빛이 떠올라있는 제롬의 눈을 루쉐는 당당하게 마주보았다. "제롬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난 돌아갈 수 없어. 어차피 가출한 처지 기 때문에 돌아간다고 해도 내 편인 사람은 없을뿐더러, 돌아가자마자 다른 사람과 결혼해야될지도 몰라. 누가 장례식까지 치른 사람이 살아있 다는 믿겠어? 거기다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그 먼길을 가라고? 말도 안 돼. 가시밭길에 등떠미는 꼴이야." 루쉐는 손사래를 치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또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제롬이 구해주면 되잖아. 안 그 래?" 승리의 미소를 지은 루쉐는 제롬을 바라보았다. "불만은 없겠지, 난 내 약혼자를 찾으러 가는 여행에 동참할 뿐이니까. " "하, 하지만...." 당황해 하는 제롬을 못 본 채하며 루쉐는 다음 말로 자신의 주장에 쐐기 를 박았다. "미래의 주군의 부인으로서 명령하는 거야. 거기다 찾는 일에 한몫 거들 었다고 하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결 좋게 바뀔 것 아니야. 내 멋대 로 하는 게 아니라구, 난 미래의 라크람과 세헤르나를 생각해서 움직이 는 거야." 지금은 마음이 가는 대로. 그 때문에 발생될 상황은 나중에 고민하자... 루쉐는 굳게 마음을 먹고 진지한 눈으로 제롬을 바라보았다. 결심이 단단히 서있는 눈빛을 보자 제롬은 루쉐를 여기서 막는다고 해 도 뒤쫓아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 대신 타일로세님은 이것은 지켜주십시오. 위험한 일에는 나서지도 말고, 그런 성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남자같은 어투도 버립 시오." "그래? 알았어. 노력해보지." 루쉐는 너무도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롬이 내심 '이게 아닌데'하며 속 을 끓이고 있을 때 그녀의 말이 들려왔다. "그럼 제롬도 내 부탁 한가지는 들어줘." "네?" 부탁? "이제부턴 나를 타일로세님이라고 부르지마. 여행을 하려면 서로에게 편 한 게 좋잖아. 뭐, 그렇다고 루쉐라는 이름을 계속 쓰겠다는 것은 아니 고.... 클로아라고 불러 줘. 클로아... 어때 괜찮겠지?" "....이름을 부른다는 건...." "에이, 깐깐하긴. 서로 편하게 지내자는데... 나도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 줬으면 제롬도 양보해줘야지. 부탁하는데도 안된단말이야?" "......좋습니다." 제롬은 불만이 섞여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자, 이겼다. 루쉐(클로아)는 한 팔을 들어올려 승리의 포즈를 취하며 기뻐했다. 고개 를 들자,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는 제롬이 보였다. 루쉐(클로아)는 헛기 침을 하며 슬그머니 팔을 내리고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녀가 제롬에게 다가가자, 가만히 서있던 쥬아렌은 아무 말 없이 그들 의 곁으로 가서 섰다. "어이, 넌 왜 오는 거야?" 수상하다는 듯 루쉐(클로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쥬아렌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쥬아렌은 묵묵부답 고요히 제롬 곁에 서있을 뿐이다.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못 물어봤는데, 무슨 일로 우리에게 접근한 거 지? 마침맞게 우리를 구해준 것하며....우리를 살려줬으니, 생명의 은인 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의심쩍어. " 클로아는 얼굴을 쥬아렌에게 들이대며 말했다. 제롬은 당황해하며 그들 사이를 갈라놨다. "저, 클로아님.... 쥬아렌도 저와 같이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수도에 볼일 이 있다더군요. 그래서...." "뭐야? 그전까지의 동료는 맘대로 버리고, 파트너를 정하셨다?" 제롬은 얼굴을 붉히며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에겐 빚을 진 게 있어서...." 뭔가를 깨달았는지 클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곧 고개를 세차 게 가로저었다. "제롬을 살려준 은인이라고 하지만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있어? 아, 그 래... 혹시 보답이라도 바라는 거야? 그렇다면... 내가 들고 나온 패물들 이 있으니까, 그것으로 만족해 줘. 그래도 모자라면 내가 편지를 써주 지. 그걸 들고 가면...." "어리석군..." 클로아의 귀에 비웃는 듯한 쥬아렌의 음성이 들렸다. "뭐얏! 말다했어? 그리고 네가 첩자인지 어떻게 알아? 너에 대해선 눈곱 만큼도 알 생각은 없지만, 갑자기 나타나서 동행하겠다고 하는 수상한 녀석을 데리고 다닐 만큼, 속편하지 않다구." 클로아는, 무관심한 표정을 지으며 상대도 안하는 쥬아렌의 모습에 속 이 상했는지 얼굴이 퉁해져서 대들었다. 그리고 이 녀석과 함께 가면 세워놓은 계획이 물거품이 된단 말이야!! 벤투자의 도움(?)으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클로아는 여행 중에 제롬 의 마음을 구슬릴 계획을 세워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변수가 생 긴 것이다. 그것이 바로 쥬아렌.... 이렇게 되면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 는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둘이 같이 있을 기회도 줄어든다. 클로아의 이마에 혈관 마크가 생겼다. 속으로 안달을 하며 쥬아렌을 째려보던 클로아는 다시 한번 제롬을 바라 보았다. "제롬, 알겠지? 이 녀석은 안돼. 혹만 될 뿐이라구....." 훗, 어이가 없다는 듯 쥬아렌은 피식 웃었다. "뭐야? 할말 있으면 말로해." "혹이라구? 누가 혹인지 모르나본데.... 도움도 안되는건 너라구. 어차 피 나야, 같이가나, 홀로가나 그게 그거지만. 만약 나와 동행하지 않는다 면, 위험한 건 바로 제롬일껄. 뭐, 난 상관없지만 기껏살려놓은 목숨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걸 볼수가 없어서 인심써서 같이가려고 했더니... 혹 은 내가 아니라 너야. 그것도 목숨까지 갉아먹는...." 쥬아렌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클로아를 바라보았고 클로아는 잡아먹 을 듯 그를 노려보았다.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누르던 제롬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젖고는 클로아 를 향해 말했다. "클로아님, 이미 정한 일입니다. 저도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니 더 이상 왈가왈부할..." "그래 좋아, 제(쥬아렌) 편을 든다 이거지? 두고봐! 제롬." 클로아는 잔뜩 삐진 얼굴로 퉁퉁부어서, 제롬을 바라보다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따라가려던 제롬은 홀어머니와 아내사이에 끼인 남편의 심정이 되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갈팡질팡하였다. 그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던, 이 사건을 발생시킨 장본인인 쥬아렌 은 아무 책임도 없다는 듯, 팔짱을 풀고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클로아가 향하고 있는 마을을 향해 걸어갔다. "앗, 쥬아렌" 제롬은 급하게 쥬아렌의 뒤를 따라잡았다. 쥬아렌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제롬을 바라보았다. "........." 아무 말도 없다. 그냥 뚫어지게 다음 말을 하라는 듯 제롬의 얼굴만 쳐다 본다.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자, 제롬은 쥬아렌에게만은 찔리 는 것이 있는지라 얼굴을 붉히며 급하게 물었다. "클로아님께는 그렇게 말했지만.... 솔직히 난 이해가 안돼. 지금에서 야 생각났지만...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를 구한 것도, 죽어가던 내 목숨 을 구한 사람도 너야. 분명히 네가 뛰어나다는 건 인정하지만 나를 도와 주기 위해서 같이 간다는 건 말이 안돼. 왜 그런 귀찮은 일을 도맡아 하 려는 거지? 아무런 득도 없이 위험한일에 휘말릴 뿐이잖아. 그리고 신분 을 숨기고 있는 사람과 같이 간다는건...... .....나는 괜찮지만... 만약 클 로아님에게 해가된다면...." 너라 해도 검을 들이대야 할지도 몰라. 제롬은 뒷말을 삼킨 채 쥬아렌을 바라보았다. 쥬아렌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자신의 옆까지 온 제롬의 곁을 지 나치며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날 믿어달라는 주제넘는 소리까진 안하겠어. 하지만 불안해하는 것 같 으니까 약속하지. 결단코 너희들에게 해가 되는 일은 없을 거다. 다만 수 도까지만 동행할 뿐이니까. 그러니까..... 나에 대해 신경쓸 것 없어." 미안해 하는 제롬을 남긴 채 쥬아렌은 차가운 미소와 함께 그의 시야에 서 멀어져갔다. -------------------------------------------------------------------------------- Back : 86 : <차원 연결자-82.붉은 머리 소년의 등장>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4 : 저번에 지워진 83화들에 대해..그리고 바뀐부분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9:1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3-09-2001 21:32 Line : 237 Read : 3134 [86] <차원 연결자-82.붉은 머리 소년의 등장>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82> 붉은 머리 소년의 등장 "으음..." 창가에서 쏟아진 따사로운 햇살이 침대에 누워있는 얀의 머리를 부드럽 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환히 들어오는 밝은 빛 때문 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뒤척이던 얀은 깨어나기 싫은 듯 베개에 얼굴 을 비벼대다가 이불을 끌어올려 얼굴을 덮었다. 그러나 그 바람에 잠이 달아났는지, 잠시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던 얀은 이불을 들추고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세스... 물 좀 줘...." 잠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하던 얀은, 하품을 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하 지만 그의 귀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눈을 비비던 얀의 행동이 멈 추어 졌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뜬 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 다. "맙소사, 세스!!" "응? 왜.....?" 마침맞게 문을 열고 들어온 세스는 의아한 눈초리로 얀을 바라보았다. "어, 어... 너 어떻게...." 분명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절벽과 함께 떨어져 버렸을 자신들이었다. 그런데 멀쩡한 얼굴로 살아있다니.... 기적적으로 죽음을 면했을지 모르 지만, 기절한 상태에서 추락했기 때문에 더욱 위험했을 텐데, 자신의 몸 에는 상처하나 없고 세스도 밖에 돌아다닐 정도로 건강해 보인다. 이것도 (꿈속의) 꿈인가....? 얀은 너무 뜻밖의 상황을 이상하게 여기며, 궁금증을 담은 눈빛으로 세 스를 바라보았다. "세스, 나 좀 꼬집어봐." 얀의 의도를 알아차린 세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훗, 안 꼬집어봐도 돼. 지금 꿈 아니야. 현실이라구." "뭐? 그 높이의 절벽에서 떨어졌는데 멀쩡한 건 말이 안 되잖아. 우리 둘 다 상처하나 없는데다가, 무사하다구." 얀은 말도 안 된다는 듯 의혹의 빛을 띄우며 손에 턱을 괴었다. "거기에서 나는 빼 줘." "무슨... 말이야?" 얀이 의아한 눈빛을 띄우자 세스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가리켰다. 엉? 별 생각 없이 시선을 다리로 돌렸던 얀은, 세스의 다리를 보는 순간 깜 짝 놀라서 달려갔다. 세스의 왼쪽다리가 굵은 나무로 고정되어 흰 천으로 꽁꽁 동여 매여 있 었다. "너는 말짱할지 몰라도, 난 아니라고. 뭐, 절벽에서 떨어진 것 치곤, 다리 하나 부러졌다면 그것으로 운이 좋은 거라 할 수 있지만... 너와 비교되 니까. 왠지 그 운마저도 부족한 것 같아." 세스는 지팡이를 짚으며 쩔뚝쩔뚝 문 앞에 놓여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야?" 세스가 앉는 것을 지켜보던 얀은 창 밖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이곳은 숲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그 곁에는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집들 은 모두 오두막 집으로 대략 18채의 가구들이 들어서 있었다. 얀이 있 는 집도 그 중에 하나로 마을 입구 쪽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안 쪽에 위 치해 있었다. 마을 안에는 한가로운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마을 앞 공터에서 놀이에 열중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미소를 띄고 바라보던 얀은 고개를 돌렸 다. 깍지 낀 손등에 턱을 괴고 얀의 모습을 지켜보던 세스는 고개를 가로 저 으며 입을 뗐다. "글세,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략 수도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을 거 야. 나도 오늘 깨어나서... 우리를 구해줬던 사람밖에 만나지 못했거든." "우리를 구해준 사람?" "아참, 그러고 보니 너를 잘 알고 있던걸. 이름이 '키리아' 라고 하던데. 잘하면 수도까지 가지 않고도 너에 대해 알아 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얀은 눈에 띄게 기뻐했다. 그러나 곧 그 키리아라는 사람이 누군지 짐작 가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간을 좁히며 끙끙대는 얀을 안되었다는 듯 바라보던 세스는 등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내가 누군지 기억이 안 난다는 거야? 그거 섭섭한데..." 문이 반쯤 열려있었고, 그곳엔 개어져 있는 옷가지를 손에 든 작은 소년 이 서있었다. 11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었는데 곱슬거리는 붉은 머리카 락이 어울리는 귀여운 소년이었다. 그러나 얀과 세스의 행동을 지켜보 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의젓해 보였다. 얀은 소년을 보는 순간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오른손을 들어올려 그를 가리켰다. "너, 너, 너는....." "이제 알겠어?" 테이블에 옷을 내려놓고, 밝아진 미소와 함께 소년은 천천히 걸어와 얀 의 앞에 섰다. 그리고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얀의 오른손을 잡아당겨 자 신의 입 앞으로 가져왔다. 소년은 얀의 손바닥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보고 싶었어...." 소년은 얀의 손바닥에 살며시 키스하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얀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더 나가 얀의 허리에 자신의 팔을 두 르고 옆얼굴을 그의 배에 기대었다. "왜 일찍 불러주지 않았어. 난 더 빨리 만나고 싶었단 말이야. 날 잊은 줄 알았는데... 이제서야 불러주다니.... 얀... 정말 미워." 소년은 눈물을 글썽이며 얀의 옷에 얼굴을 비볐다. 소년의 행동을 가만 히 받아주던 얀은 오른 손을 내밀어 소년의 턱을 바쳐 올렸다. 서로 지긋이 눈빛을 나누다가, 얀은 왼손을 내밀어 소년의 볼을 쓰다듬 었다. 얀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이번엔 얀은 소년의 고불거리는 머리카 락에 손을 집어넣어 빗어보았다. 얀의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잠자코 당하고 있던 소년은 얀의 행동이 지속되자, 점차 영문을 모르겠 다는 표정으로 뒤바뀌어갔다. 소년은 가만히 의문을 띄우고 얀을 올려다 보았다. 얀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사랑스런 눈빛, 소년은 너무 귀여웠다. 이래서 지수가 미소년들을 좋아했구나. 얀(제영)은 지수의 심정이 이해 가 갔다. 눈앞에 서 있는 소년에게선 쇼타콤의 진수를 맛 볼 수 있었다. 얀은 양팔을 내밀어 소년을 끌어안고 볼을 부비부비 거렸다. "아유, 귀여워" 탕, 세스의 지팡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년이 하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얀이 소년에게 하는 행동을 보자, 패닉상태에 접어들었고 세스 의 입가는 실룩거렸다. 자신이 처음 뜻한 바와는 다르게 나아가자 소년은 울상이 되어 얀을 밀 어내었다. 그 모습을 보자, 삐진 모습마저도 사랑스럽다는 듯 얀은 두 손 을 꼭 쥐고 소년을 바라보았다. 이미 얀의 정신은 소년에게 빠져있었다. 그 모습을 지긋이 쳐다보던 세 스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고는 소년에게 시선을 맞추었다. 소년은 자신에 게 향하는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물어 볼 것이 있어?" 얀을 흘끗 바라본 세스는 관자놀이에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지금 얀에게 물어보았자,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넌 얀과 어 떤 사이냐?" 그러자 소년은 자랑스럽다는 듯 허리에 두 팔을 대고 거만하게 턱을 치 켜세우며 말했다. "난 얀의 남편(이 될 사람)이야." ".........." 내가 잘못들은 거겠지... 세스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다시 한번 말해줄래? 잘 안 들려서." "얀의 남.편.이라고 말했어." 세스는 멍청해져서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소년은 조금도 기세가 누 그러지지 않고 잘못한 것 없다는 눈으로 똑바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테이블에 몸을 숙였다. 그에게서 한기가 흘러나온다. 세스는 음침한 목소리로 얀을 불렀다. "얀, 야안." "으응?" 소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던 얀은 이상한 감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무겁게 가라앉은 기운이 얀을 감쌌다. "너의 사생활에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친구로서 이건 꼭 말해야 겠다. 너 어린 소년에게도 마수를 뻗치고 있던 거냐?" 헉, 이건 뭔 소리래? 얀은 당황한 얼굴이 되어 세스를 바라보았다. "지금...무슨 소리..?" "네가 직접 그 애에게 물어봐." 얀은 의아해하면서, 소년에게 시선을 돌렸다. 미소를 띄우며 물어본다. "방금 전에 뭐라고 말했는데?" 얀은 사근사근하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곧 그도 굳어졌다. "내가 얀의 남편이라고 했어." 소년은 빙긋이 웃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손으로 눈앞을 가렸던 얀은 상냥하게 웃으며 소년의 어깨에 손을 걸쳤다. "이보게, 소년. 결혼이라는 건 말이지. 남자와 여자만이 할 수 있는 거라 네... 자네도 남자, 그리고 나도 남자, 고로 결혼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진 실이지." 거기다 어린애를 가지고? 말이 안되지.... ...아니야... 지수라면 키워서 잡아먹을 지도... 얀은 눈을 지긋이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곧 그의 고개도 멈추어 졌다. "하지만 그건 인간사이에서 통용될 뿐이야. 나와 너 사이에는 아무런 문 제될 것 없어." -------------------------------------------------------------------------------- Back : 87 : <차원 연결자-83.황당한 소년> (written by 제네시스) Next : 85 : <차원 연결자-8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9:3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네시스 Date : 13-09-2001 21:34 Line : 324 Read : 3240 [87] <차원 연결자-83.황당한 소년>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저번에 올렸다가 지웠졌던 부분의 마지막 입니다. 이상해서 약간(?) 고쳤으니, 참고해주세요. <83> 황당한 소년 "하지만 그건 인간사이에서 통용될 뿐이야. 나와 너 사이에는 아무런 문 제될 것 없어." "뭐?" 이해가 안되다는 듯 얀은 인상을 찌푸리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너에게 변환 마법을 걸어서 여자로 변하게 하던가, 그게 마음에 안 들 면 내가 변하면 되니까. ...남성의 모습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네가 원한 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소년..." "키리아..." 소년(키리아)은 얀의 말을 정정했다. "그래 키리아, 우선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난 너와 만난 기 억은 있지만, 그런 미래지향적인 약속까지 한 기억이 없는데?" "그런가...." 키리아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미 소를 띄우며 얀을 바라봤다. "하긴, 인간이 어릴 적 기억을 간직하기란 어려울 테니까... 우리 같은 드 래곤들이나 몇 천년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기억하는 거겠지." "드래곤?!" 세스는 놀라는 눈치였다. 말로만 들었지, 드래곤을 구경하기란 무척 드 문 일이었다. 그리고 인간 세상에 나와있다고 해도 유희중인 드래곤이 니, 그런 경우의 드래곤은 진정한 드래곤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 경 우 유희중인 삶에 충실하다.) 그러니까 자신이 직접 드래곤이라도 밝힌 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는,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네가 드래곤? 그럼 난 신이게." 얀은 웃으며 신나게 키리아의 머리를 비벼주었다. "정말이라니까!" "오호, 정말? 그럼 이 자리에서 다시 드래곤으로 변해봐. 내가 믿어줄 게." 얀은 키리아가 어린아이 특유의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약을 올렸다. 그러나, 이미 키리아의 눈에서 오랜 연륜과 광폭(狂暴)함을 알아챈 세스 는 그의 정체를 확신하고, 분노를 사기전에 얀을 말려야겠다고 생각했 다. 하지만 키리아에겐 얀은 특별한 존재였나 보다 얀이 열심히 괴롭히 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꾹 참고 있었다. "나도 그러고는 싶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단 말이야." "응?" 시무룩해지는 키리아를 보자, 얀은 의아해 하며 키리아의 머리에 얹어있 던 손을 내렸다. "...내가 너를 포기 못하는 이상... 드래곤의 모습으로도, 또 그들의 무리 에도 들어갈 수 없어...." 뭐? "너희들을 구할 때 사용했던 마법을 끝으로 힘이 봉인 당했어. 고작해야 4서클의 마법이 다라구.... 거기다 이런 꼬마의 모습으로 봉인되었기 때 문에 유희 중에 사용하던 모습으로 폴리모프조차 할 수조차 없어." 키리아의 말이 충격이었나 보다 얀은 굳어진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 잠깐만. 그러니까 절벽에서 떨어졌던 우리를 구한 것이 너였고, 또 네가 이렇게 된 것은 나 때문이라고?" 얀은 미간을 좁히며 키리아에게 물어보았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말해봐. 네가 그렇게 된 이유를 들은 권리는 있겠 지...?" 키리아는 쑥스러워하며 입을 열었다. "...저... 나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거야? 다행이다. 나에 대한 사랑이 식은 줄 알았어...아야야야." "그런 닭살 돋는 말은 빼고 어서 말하지 못해." 얀은 키리아의 볼을 흔들며 소리쳤다. 그들 뒤에 서있던 세스는 드래곤 이라는 정체를 알았음에도 별 생각 없이 행동하는 얀의 무모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알았어. 난 레드 드래곤이야. 나이는 대략 1200살 정도구. 인간으로 쳤 을 때 청년기라고 할 수 있어. 레드 드래곤 일족에서 내 위치는 제법 상당해. 각 드래곤 부족은, 로드를 대신할 차기 수장 후보을 해츨링 때부터 눈여 겨 봐 두었다가, 선택되어진 여러 마리들 중에서 다수결에 위해, 한 명 (마리?)의 로드를 선출하거든... 그런데 나도 그들 중 하나였어." 얀은 흥미로워하는 눈치였다. 재미있어하는 그의 눈동자를 보더니 키리 아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해츨링에서 벗어나자마자 나는 여러 가지 유희를 즐겼어. 하지만 어 느날 갑자기 모든 것이 다 싫증이 나는 거야. 뭐, 수면을 취하면 몇 백년 지나가는 거야 금방이지만 그렇다고, 잔다고 해서 내 무력증이 사라 지는 것도 아니였구. 그러다가 우연한 곳에서 어떤 인간을 만나게 되었어. 난 유희로서 즐기 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가 좋았어. 그래서 그 사람의 친구가 되었고 나중엔 결혼까지 약속했지." "히야, 정말? 축하한다. 언제 결혼하는데... 잘됐네. 그런데.... 잠깐, 너 이런 모습으로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결혼한단 말이야? 그 사람 참 안 됐네. 궁금한걸, 누구야? 소개시켜 줄 수 있어?" 얀은 신기해하며 물어보았고, 순간 키리아의 얼굴은 뭣 씹은 표정이 되 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입에서 허탈한 듯 말이 새어나왔다. "너잖아." "엇, 뭐라구? 그게 나란 말이야...? 그러고 보니, 네가 주장하길 내 남편 이라고 했으니까... 맞는 말이군. 하지만... 그때도 나는 남자였을 텐데, 어떻게 너와 결혼한다구 했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을 하던 얀은 고개를 돌려 수상쩍다는 듯 키리아 를 바라보았다. "누가 먼저 프로포즈 한거야?" "...내, 내가...." 얀의 눈이 더욱 수상하다는 듯이 요리조리 키리아를 살펴보았다. 그럴 때마다 키리아의 몸은 움츠러들었다. "언제 한 건데?" "...어, 15년 전쯤에...." "히에엑, 자, 잠깐 15년 전이라면. 지금 내 몸 나이가 19살이니까.... " 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획 돌려 키리아를 노려보았다. "4살일때 잖아! 너 생각이 있던 거냐?(너 돌았냐라는 뜻과 동일;)" "물론 이지, 미인이 될 소지가 다분했는걸. 미리 점찍어 둔 거야." 이럴수가, 키워서 잡아먹히는 건 나였단 말인가? 얀은 순간 경직되었다가, 비실비실 걸어가 의자에 털썩 쓰러지듯 앉았 다. "얀 어디 아파?" 키리아는 걱정스러운 듯 얼굴 가득 염려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아프게 만들었잖아! "그런 거 신경쓰지 말구 다음 이야기나 계속해봐." 키리아를 흘겨보던 얀은, 곧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 고개도 돌리지 않 은 채 계속하라는 신호로 손을 흔들어댔다. "...음... 그러니까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내가 인간을 만난다는 것이 발 각되었어. 다른 드래곤이었다면 그 정도야 눈감아 주겠지만 난 사정이 달랐거든. 차기 드래곤 로드의 후보 들 중에 하나기도 했지만... 내 피가 에이션트 드래곤에 가까웠기 때문에 유희라면 몰라도 결혼하는 것은 꼭 드래곤중에서 선택해야했거든." "어... 혈통보존 같은 거구나." 얀은 납득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날로 감시 대상이 되어서 너에게 갈 수가 있어야지. 거기다 너 의 위치를 안다면 괜찮은데, 네가 있는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자, 잠깐만. 분명, 나를 만나러 온 것은 너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가 있 는 곳의 위치를 모를 수 있지?" 키리아에게서 자신이 집을 물어보려 기대하고 있던 차에 뜻밖에 말을 듣 게 되자 얼이 나간 듯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게 말이지... 로드의 레어에 방문했다가 구경하던 중에, 어떤 방에 서 우연히 이동 마법진를 발견했거든. 한창 심심하던 차에 여러 개의 마 법진중 하나를 골라서 갔던 거라...." 키리아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만든 사람(드래곤)이야, 알고 있겠지만... 난..." "아무리 그래도 도착한 장소에서 뭐라도 들은 것이 있을 것 아니야. 거 기 있던 사람이나 나에게서 들은 것 없어?" 얀의 말에서 이상한 감을 느낀 키리아는 의아해 하며 얀을 쳐다봤다. "얀 왜 그래? 그런 걸로 흥분하고. 너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건 미안하지 만... 이제부터 네가 잘 가르쳐 주면 되잖아." "기억이 않나." "뭐?" 퉁한 얼굴이 된 얀은 고개를 돌리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기억이 나질 않는 다구.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거라곤. 집이 무척 컸다는 것과 이름이 얀이라는 것 뿐이야..." "그래... 무척 컸어, 왕궁만큼이나. 그리고 정원도 아름다웠구. 사람들도 꽤 많이 다녀서 너와 만나는 걸 들킬 가봐, 그들이 사라진 다음에야 너 를 만났으니까. 그 사람들 너를 시중들던 것 같았는데, 귀족들 중에서 아 들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아보면 어떨까?" 키리아는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는지, 기대에 찬 눈초리로 얀을 바라보 았다. "아, 그렇겠구나. 생각해줘서 고마워." "우리 사이에 뭘..." 내가 직접 로드에게 가서 물어본다면 그것이 더욱 빠를 겠지...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얀과 헤어져야 할지도 몰라... 키리아는 갈등하다가 자신의 욕심에 지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입 다물고, 웃으며 얼버무렸다. "...로드가 없는 틈을 타서 잠깐씩 너를 만나러 갔던 거라, 도움이 되지 가 않네..." "괜찮아-. 그런데.... 내 기억이 맞는 다면, 너는 얼마 전 까지도 나를 찾 아왔었어, 그래서 난 네가, 내 친척 뻘 되는 줄 알았거든. 감금되어 있었 다면서 어떻게 나를 만나러 올 수 있었지?" "아, 그거?" 대수롭지 않는 듯 키리아는 말했다. "그전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동 마법진에 수정을 놓아두고 왔거든. 그 걸 이용해서 정신력 감응으로 너에게 갈 수 있었던 거야. 하지만.. 지금 쯤은 발견되었을 테니까. 사용할 수 없어." "...그래....?"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얀은 실망했는지 시무룩해졌다. 얀은 테이블을 짚 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키리아, 넌 그냥 돌아가는 것이 낫겠다. 난 너에 대해 생각나는 것이 없 어. 고작해야, 네가 나를 찾아왔었다는 것이 다야. 그러니까...나와 같이 있어도 얻는 것이 없을 거야. 친구는 될 수 있어도 그 이상의 관계는 될 수 없어. ...많은 것을 잃어가면서 나와 있을 필요는 없잖아... " 얀을 바라보는 키리아의 눈빛은 슬퍼 보였다. 그는 희미한 미소를 띄우 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담이 된 다면 할 수 없지... 하지만, 이것 하나 정도 알아줘. 로드의 후계자의 자리를 포기하고, 드래곤으로서의 삶을 포기한 건 내 선택이였 어. 난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 너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아. 너와 있 으면 편해.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는걸. 난 내 의지로 너에게 왔어. 부 탁이야. 그냥 너의 곁에 있게 해 줘." 사랑고백 같은 간절함. 얀은 키리아에게 미안해졌다. "하지만... 친구 이상은 될 수 없어. 그래도 괜찮아?" "인간의 삶은 100년 정도 밖에 안돼. 드래곤에게 치자면 너무도 짧은 삶 이야. 그 이후에 돌아가면 되지... 그러니까 날 염려할 것 없어. 그리고 전에, 엄청나게 놀았으니까 후회는 없어. 네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뭐든 지 좋아." 얀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럼... 허락할게.... " 얀은 키리아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짚고 웃음 띤 어조로 말했다. "키리아, 배고프지 않아? 우리 식사준비나 하자." 얀은 옆에 앉아있는 세스에게로 고개를 향했다. "세스, 넌 여기서 기다려, 금방 만들어 올게." "..그래..." 충격적인 대화를 들은 터라, 세스는 별말없이 승락했다. 문 밖 복도로 나와 말없이 길을 겄던 얀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 며 키리아를 불러세웠다. "키리아" "응, 왜?" "그런데 이해가 가지 않는게 하나 있거든... 분명 너는 절벽에서 떨어지 던 우리를 구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나는 멀쩡하고 세스는 다리가 부러 진거야?" "아, 그거? 레어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네가 다급하게 부르는 것 같더라구, 그래서 마음이 가는데로 그곳으로 향했다가 너랑 녀석을 구하게 되었는데... 너랑 같이 있는 걸 보니까 눈이 뒤집히더라구 그래서 바닥에 내려놓자마 자 뒤로 던져 버렸지... 그런데, 그 녀석 되게 약하데, 다리가 금방 부러 지던걸..." 헉, 얀은 굳어져 갔다. 지금 그의 마음속에선, 건드리면 깨질것 같은 일편단심 미소년의 이미지 가 박살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연적이 될수도 있으니까, 미리 제거하려구 했지만, 네가 슬퍼할것 같아 서 그냥 내버려 뒀어. 나 잘했지?" 쓰다듬어달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그를 보자, 얀은 깨달아버렸다. 드래곤은 무서운 종족이라는 것을... -------------------------------------------------------------------------------- Back : 88 : <차원 연결자-84.불안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6 : <차원 연결자-82.붉은 머리 소년의 등장>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9:42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3-09-2001 21:38 Line : 254 Read : 3171 [88] <차원 연결자-84.불안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지워졌던 83편 읽으셨던 분들~, 뒷 부분이 너무 어색해서 약간 손질했습니당...; 내용이 약간 달라졌어요. 별로 상관할 정도는 아니지만요. <84>불안 아침식사를 하는 '달그닥' 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 침묵의 서약이라도 한것 처럼 방안은 조용했다. 세스는 드래곤이라는 경이로운 생물의 출현에 억눌려 기를 못 펴고 있었 고 얀은 드래곤의 무서움을 깨달아버려 굳어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지금 의 이런 상태를 발생시킨 레드 드래곤 일족 키리아는 얀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듯 말없이 생글생글 웃으며 얀을 바라보고 있었다. 얀의 얼굴만을 바라보던 키리아는 우울한 분위기의 주범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얀과 같이 지내려면 지금의 분위기를 타파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키리아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거만함을 떠는 드래곤 특유의 성질을 억눌 렀다. 키리아는 조심스럽게 자신이 예전, 유희중인 시절에 재미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이야기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의 이야기는 노래와 이야기로 벌어 먹고 사는 음유시인도 울고 갈 정도로 재미있었다. 처음엔 경직되어 진 채, 조용히 식사만 하던 얀과 세스는 키리아의 이야 기가 점점 더 흥미있어지자, 식사하는 것을 잊고, 귀를 기울였고. 자신 도 모르는 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서 말이지. 나는 녀석이 원하는 대로 녀석머리에다 폭우를 쏟아 부었어. 자신의 머리 위에만 비가 오니까 기겁하는데, 얼마나 웃기던 지..." "푸하하, 착한 일 한 거야. 그런 사기꾼은 맛 좀 봐야해. 자신의 말이 거 짓이면 번개를 맞을 거라고 안 한게 그 사람에겐 정말 다행이네." "훗, 그렇지..." 얀은 정말 즐겁게 웃고 있었다. 지금 모습은 자신이 반했던 그때와 같 다. 키리아는 가슴 저려오는 두근거림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난 이 모 습을 보기 위해 지난 시간을 견디어 왔던 거야.... 키리아는 아무말 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얀을 바라보았다. 세스와 키득 거리며 웃던 얀은 키리아의 눈빛이 이상하자, 의아해 하며 바라보았다. 얀은 (너무 웃어서 생긴 눈물 때문에)눈가를 문지르며 말했다. "왜 그래? 키리아?" "아무것도 아냐...." 키리아가 웃음을 지어 보이자 얀은 조금 수상쩍어 하였지만, 그의 생각 은 얼마가지 못하였다. 키리아가 다시 다른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웃던 얀은 존경스럽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키리아 를 보았다. "대단하구나 키리아. 정말 많은 것을 알고있구나. 넌 모르는 것이 없겠 다. 부러워." 훗, 키리아는 웃음을 터트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부러워 할만한 것은 못돼. 나도 모르는 것이 있으니까." 키리아는 할아버지 같은 자애로운 표정을 지으며 얀을 올려다보았다. (참고로 키리아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에이, 설마." 못 믿겠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젖는 얀을 바라보던 키리아는 턱을 문 지르며 생각에 잠기었다. "음..... 그럼 내 말을 믿게 할, 어떤 예를 들면 좋을까...?" 고민을 하며 인상을 찌푸리던 키리아는 뭔가를 떠올렸는지 미소를 띄우 며 손바닥을 가볍게 내리쳤다. "그래. 그게 있었구나." "그거라니....?" 얀은 의아해 하며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네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내가 처음 보는 것이 있었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자신에게 그런 것이 있었나? 얀은 고민을 하며 생각해내려 노력했다. 미소지은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키리아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 다. 그가 향하는 곳은 얀이 누워있던 침대였다. 침대로 간 그는 얀이 베 개라고 생각했던, 부드러운 천에 쌓여 있는 물건을 가져왔다. 키리아가 다가오자, 얀과 세스는 의아해 하면서도 테이블 위에 있는 것 을 치웠고, 키리아는 아무 말 없이 그걸 테이블에 올려놓고 조심스럽게 천을 한 꺼풀씩 벗겨 나갔다. 여러 장의 천을 들추자 마침내 얀을 궁금하 게 하는 물건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 어, 이건....." 키리아가 꺼내 놓은 것은 '알'이라고 얀이 지칭하던 것, 바로 리네스가 건네주었던 랜턴대용품이었다. "그런데... 이건 왜....?" 말을 하던 얀은 문득 깨달았다. 세스가 말하길 이런 형태의 물건은 본적 이 없다고 했다. 그 어디의 서적에서도 볼 수 없는 진귀한 것이라며 흥분 했었다. 그런데 설마, 긴 생명을 부여받아 살아가는 드래곤조차, 알지 못 하는 것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이것이 그런 거란 말이야? 얀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그때, 세스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야안, 알이 커져 있어." "뭐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얀은 세스의 말을 부정하며 시선을 알에게 주었다. 순간 얀은 헛바람을 들이켰다. 분명, 세스의 품안에 있을 때만 해도 (여타 다른 동물들의 알 에 비해선 컸지만)15cm 의 작은 사이즈였던 그것은 절벽에서 정신을 잃 은 이후 며칠 지나지 않은 사이에, 대략 40cm 정도의 크기로 커져있었 다. 얀은 할말을 잃은 채 천천히 다가가 그것에 손을 얹었다. 알에서 그 전과는 다른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키리아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오색 영롱한 색 이 아닌 한층 밝아졌으면서 눈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그 빛을 놀랍다는 표 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키리아가 궁금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자, 부연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저것은 저희들이 한 동안 머물렀던 '주노'라는 곳의 폰타언덕에서 발견 한 것입니다. 발견자는 얀과 같이 있었던 리네스라는 여성이지요. 그녀 가 얀에게 저걸 주었습니다. 저것은 방금 보신 것처럼 얀에게만 반응하 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이지는 모르지만... 얀과 관련이 있는 것임에 틀 림없을 테죠. 그리고...저것을 알이라고 지칭하고 있긴 하지만... 그 실체 를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 어디에서도, 저런 종류의 물건이 발 견되었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알이라고 단정짓기는 어 렵겠지만.... " "알이 맞아...." 알의 정체가 무엇인지 고심하는 듯 키리아는 미간을 좁히며 뚫어질 듯 이 알을 노려보았다. "이것이 무엇의 알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이것 한가지는 장담할 수 있 어. 이건 분명 알이야. 그것도 이 세상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내가 살 아온 동안에는 본적도 없어, 혹시 일족의 노장로들이라면... 어쩌면 아 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내 생각으론 이것의 정체에 대해 정확 히 아는 사람이 없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이것이 알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거지?" 얀은 알을 손가락으로 '톡, 톡' 두드리며 키리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 다. 얀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이런 큰 알이 있단 말이야? 내가 본 것은 고작해야 주먹만한 크기를 본 것이 다라구. 거기다 이건, 며칠만에 갑자기 두배 이상 커져 버렸어. 나 도 처음엔 모양이 타원형이라, 알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솔직히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런 괴상한 물건을 어떻게 알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거야?" 키리아는 얀이 뚱해져 있는 모습을 보고는, 너무 귀엽다는 듯 웃음을 터 트렸다. 키리아의 행동은 영락없는 11살의 순진무구한 소년 그 자체였 다. 얼굴 가득히 웃음을 짓고, 웃음 때문에 몸이 들썩일 때마다 붉은 고 수머리가 흔들렸다. 무척이나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키리아의 본 모습 은 1200년 살이나 먹은 드래곤이다. 자신의 의문점을 풀어주길 기대하 고 있던 얀은 대답없이 웃음만 짓고 있는 키리아를 보며 못마땅한 듯 고 개를 돌렸다. "아, 미안...." 키리아는 눈가의 맺힌 눈물을 닦아내며 얀을 달래려 노력했다. "네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내가 잠시 주체를 못하겠는 것 있지...." 사랑스러워? 넌 거울도 안 봤냐? 이중에서 제일 귀여운 것은 바로 너라 구. 남말하고 있냐? 얀은 얼굴 가득 불만을 품고 키리아를 노려보았다. 그런 얀의 모습에, 키리아는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었다. "너는 이렇게 큰 알을 본적 없다고 말했는데... 난 이것보다 더 큰 알을 낳는 종족을 알고있어...." "....드...래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세스는 조심스레 물어보았고 키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저렇게 갑자기 커지는 현상을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야.... " 키리아는 얀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의자 위에 올라가서 손을 뻗어 알에 손을 얹었다. 물론 알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다. 자신처럼 손을 뻗으면 금방 일 것을, 왜 의자에 올라가는 건지 의아해 하 던 얀은 곧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테이블의 높이는 키리아의 목높이 와 같아서 키리아가 알을 만지려면 손이 닿지 않았던 것이다. 발꿈치를 세우고 알을 만지는 키리아의 모습을 상상하던 얀은 키득키득 웃었다. 혼자서 웃고 있는 얀을 이상하다는 듯이 키리아가 바라보자, 얀은 금새 웃음을 멈추고 시치미를 뚝 떼었다. 그런 얀을 키리아가 가만히 쳐다보 고만 있자, 뒷말을 궁금해하던 세스는 키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이것과 드래곤의 알 사이에 무슨 공통점이라도 보이는 겁니까?" "어? 그렇지-. 갑자기 불어났다는 점만 빼면 거의 비슷해. 인간이라서 느 낄 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 알은, 생명활동으로 왕성해. 며칠 내에 깨어 날 기세야. 준비해두는 것이 좋겠어." "정말, 이것에서 뭔가가 태어난단 말이야? 세스, 네 노력이 결실을 보았 나 보다. 기분이 어떻냐? 네 자식이나 마찬가지인데..." "무, 무슨...." 세스는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가만히 알을 지켜보고 있던 키리아가 고 개를 가로 저으며 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내가.... 볼 땐, 이건은 세스와 아무 연관성이 없어. 있다면 얀일까....?" "뭐?" 얀은 세스를 놀리다가, 퍼뜩 놀라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 자 키리아는 턱을 문지르던 자세에서 고개를 돌려 얀을 바라보았다. "아까도 그 현상을 보았겠지만, 분명 저것은 얀과 관련이 있어. 거기다 저 알에서는 얀의 기운이 배어 나와..." "......뭐가 배어나와?" 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알에 서 나오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알을 코앞에다 놓고 뚫어져라 바라 보는 얀의 모습에 세스는 한숨을 쉬었고, 키리아는 할말을 잃고 가만히 바라보다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보는게 아니라, 느.낌.으로 알아채는 거야. 좀 전에도 보았지만 네가 건드리니까 분명히 알이 반응했잖아." "분명 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저것에서 나오 는 것은 도대체 뭐란 말입니까?" 세스는 불안한 눈빛으로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키리아도 근심의 빛을 띄 우고, 알을 쏘아보고 있는 얀을 바라보았다. "글세....괴물일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의 걱정과는 반대로 평화적인 생 물일수도 있겠지.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알에서 깨어 나는 것은 지금 이 세상에는 없는 종류의 생물일거라는 거야...." -------------------------------------------------------------------------------- Back : 89 : <차원 연결자-85.신경전>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7 : <차원 연결자-83.황당한 소년> (written by 제네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0:0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3-09-2001 21:41 Line : 251 Read : 3282 [89] <차원 연결자-85.신경전>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85>신경전 여관 식당에 앉아 자리를 잡고 있던 제롬은 자신이 기다리던 사람들이 내려오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클로아(루쉐)는 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았 고, 쥬아렌은 평소 때와 같이 무표정인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 신했다. 제롬은 손짓으로 식사주문을 위해 여급을 불렀다. 식당 여급은 다가와서 생긋 웃으며 말했다. "아침식사론 부담이 가지 않는, 간단한 스프, 빵 종류와 샐러드가 좋습니 다. 물론 다른 음식들도 준비되어 있고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완전히 존대어로 돌아선 제롬이 클로아(루쉐)의 의향을 물어보았다. 부 탁을 해도 고칠 생각을 안 하는 제롬의 어투에, 인상을 찌푸리던 클로아 는 한숨을 쉬며 손을 저었다. "아무거나, 제롬 맘대로 해." "그럼.... 저.... 쥬아렌은...." 머뭇거리는 제롬을 무심한 얼굴로 바라보던 쥬아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쥬아렌의 뜻을 이해한 제롬은 주문을 했다. "... 크림수프와 샐러드.... 롤빵으로 3인분 가져다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여급은 주문을 받고는 다급히 가버렸다. "뭐야? 넌 입이 없냐?" 클로아는 도발적인 대사와 함께 경멸하는 눈빛을 쥬아렌에게 던졌다. 같이 주노에서 떠난 뒤로, 말이 거의 없는 쥬아렌이었기에, 그에 관한 모 든 것은 제롬이 알아서 도맡아 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자신보다 쥬아렌 에게 관심을 더 쏟는 것처럼 보여서, 클로아는 그것 때문에 잔뜩 골이 나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녀석보다야, 신분도 확실하고 오랫동안 같이 여행해온 동료가 더 소중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제롬은 이제 자신을 어려워 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관심은 쥬아렌에게 가 있었다. 그는 쥬 아렌을 조심스럽게 대했다. 마치 깨어져서는 안 되는 물건처럼... 생명 의 은인이기는 하지만, 너무한 처사다. 아침부터 신경전의 조짐이 보이자, 제롬은 긴장을 하며, 이야기 거리를 꺼내었다. "쉴 틈도 없이 계속 달려왔으니, 신경이 곤두설 만도 하지요. 약간 일정 을 늦출까요? 그리고... 쥬아렌이 말이 없는 건... 피곤해서 그런 것이니 이해를 해주십시오." 제롬은 부탁하는 어조로 클로아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자신을 바라 보는 제롬의 눈빛에 얼굴을 살짝 붉힌 클로아는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일정을 늦출 필요 까진 없어. 만약 내가 없었다면 밤을 세워서라도 수도 로 달려갔겠지? 그런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니까, 나 때문에 무리할 필요 없어... 하지만, 불만인 건 저 녀석과 같이 가야한단 거야. 인형처 럼 가만히 있는 녀석 때문에 기분 나빠 죽겠다구." "크, 클로아님." 제롬은 어쩔 줄 몰라하며 클로아와 쥬아렌의 눈치를 보았다. "나도 너 때문에 기분이 안 좋으니까, 피장파장이군." 쥬아렌은 높낮이가 없는 어투로 무덤덤하게 말을 내뱉었다. 반격을 하려 던 클로아는 음식을 가지고 오는 여급이 보이자, 화를 꾹 눌러 참았다. 앞에 놓아지는 음식들을 보며, 시기 적절하게 아침식사를 가져온 여급에 게 감사하던 제롬은 클로아의 다음 행동을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 클로아는 완전히 전투태세로 식사를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식사로 화 풀이를 하듯이 엄청난 속도로 먹어치운 클로아는 쥬아렌을 힐끗 바라보 았다. 쥬아렌은 천천히 스프를 입에 넣고 있었다. 스프가 넘어가는 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완벽한 매너를 보여주고 있는 그 모습에 더욱 열이 받 는지, 루쉐는 덥썩 자신의 빵이 아닌 쥬아렌의 빵을 집어들어 우걱우걱 먹어치웠다. "아, 앗. 클로아님!" 쥬아렌은 빠른 속도로 자신의 음식을 먹어 치우는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 미 지켜보았다. 멍하니 자신의 모습을 보는 쥬아렌의 모습이 만족스럽 게 여겨졌는지, 클로아는 포만감과 함께 미소를 지었지만, 고개를 돌리 는 쥬아렌의 모습은 어디 개가 짖었냐는 듯, 별로 관심 없어 하는 표정이 었다. 쥬아렌은 냅킨으로 입을 닦은 후 가지런히 접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벌써 다 먹은 거야? 수프밖에 입에 대지 않았는데...." 제롬은 클로아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게 아닌지 걱정스러워하며 쥬아렌을 바라보았다. 쥬아렌은 무표정한 얼굴로 제롬에게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원래 소식주의자라서... 위로 먼저 올라가 짐을 꾸려놓지...." 쥬아렌은 의자를 밀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여관 2층으로 통하는 계단으 로 향했다. 그런 그의 등을 향해 클로아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 는 제롬에게 고개를 돌리고 생긋 웃었다. "제롬 나도 그만 일어설게. 빨리 준비해야지, 금방 출발할 수 있을 테니 까..." 클로아는 제롬이 말 붙일 사이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계단 을 올라가고 있는 쥬아렌의 뒤를 따라잡았다. 그녀는 나지막하게 말했 다. "이젠 네가 어떤 녀석인지 상관하지 않겠어. 다만 어떡해서든 너를 쫓아 내고야 말거야." 쥬아렌은 계단에 발을 올려놓다 멈칫 멈춰 섰다. 푸른 머리카락에 가려 져 있는 그의 붉은 입술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고개를 옆으로 하 여, 클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차분한 울림을 가져다주는 목소리... "부디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길 빌어주지." 실제로는 머리카락에 가려져 그의 눈동자가 보이지 않았지만 클로아는 쥬아렌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냉소를 본 것 같았다. 클로아는 자신도 모 르게 흠칫 몸을 떨었다. 시간이 정지해 있는 듯 멈춰서있는 클로아를 무 시하고 쥬아렌은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 "얀 어때?" 세스는 절뚝이며 얀의 곁에 걸어왔다. 그는 호기심이 깃들여 있는 갈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얀을 바라보았다. "글세...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 그저 어제와 같아." 얀은 지루한 듯 하품을 하고는 고개를 저으며 알에서 눈길을 떼었다. 그 는 세스의 다리에 시선을 옮겼다. "햐아, 그녀석 끈질기네..... 내가 부탁하는 데도 들어주지 않는단 말이 야?" 화가 나는지 얀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세스는 급하게 얀의 입을 틀어 막았다.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세스는 얀의 입을 막고 있던 손 을 떼어냈다. "하고 안하고는 자신이 맘이지, 누가 부탁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목숨 을 구한 것만 해도 나는 감사히 생각하니까..." 세스는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침대로 걸어갔다. 그는 털썩 침대에 주 저앉았다. 다리에 통증이 오는지 얼굴을 약간 찡그리던 세스는 지팡이 를 바닥에 뉘이고 곁에 있는 가방을 뒤적여 책을 꺼내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얀은 입술을 삐죽이며 불만 어린 목소리로 말을 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동네에는 치료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는걸. 그 래도 그 녀석 드래곤이니 네 상처정도는 고쳐줄 있을 것 아니야." "큰 도시에 가면...이런 부상쯤은 금방 고치겠지. 하지만, 난 특별한 이 유 없이 마법을 이용해 고치는 것은 싫어. 눈앞에 적이 존재하는 것도 아 니고, 이 정도 상처라면 걷는데는 무리가 없으니까. 외부의 상처라면 몰 라도 뼈의 재생 같은 내부의 상처는, 몸의 자체 치유력을 믿어보는 게 더 좋을 걸. 마법을 사용하면 그만큼 몸의 치유력은 약해지겠지... 키리 아 님도 그런 의미로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세스는 미소를 지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버 리고 말았다. "....그런가..? 키리아 녀석 생각이 깊구나.... 에잇, 그럼 좋아. 잠시동안 이곳에서의 생활을 즐겨 볼까?" 얀은 침대로 걸어가, 세스 옆에 대(大)자로 누워버렸다. 팔베개를 하고 누워있는 얀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세스는 웃음을 터트리고는 책에 다시 시선을 주었다. 키리아는 다리가 불편한 세스를 위해 수도까지 이용할 교통수단으로 마 차를 구하러 이 마을의 촌장 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세스의 다리를 고 쳤다면 이런 귀찮은 일도 없었겠지만, 키리아는 하나도 귀찮지 않았다. 이미 얀을 구했을 때부터 정했던 일이었다. 마차를 모는 일은 세스에게 맡겨 놓고 마차 안에서 얀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던 것이 다. 좋은 마차를 구하여 즐거워하고 있던 키리아는 얀에게 소식을 전할 생각 에 기뻐하다가, 방문 밖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의 심술 때문 에 얀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가 마이너스가 되고 있던 것이다. 가슴 이 철렁했다. 키리아는 자신이 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불안감에 어쩔 줄 몰랐다. 얀은 세스를 치료하지 않는 자신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고, 자신을 옹호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세스는 자신의 뜻을 좋은 의미로 해석했 다. 물론, 눈에서 총명함이 보이는 세스가 진실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 을 거라는 것을 키리아 자신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얀은 믿는 눈치 였고,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그들의 대화를 다들은 키리아는 엄지손톱을 물어뜯던 것을 멈추었다. 키 리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드래곤 중에서도 뛰어난 편에 속하는 자 신이, 한낱 인간의 마음에 들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란.... 키리 아는 좀 전의 자신의 모습이 생각나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 방안에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급하게 두 손을 들어 입을 막았다. 놀란 눈빛으로 방문에 시선을 주던 그의 눈동자에 부드러 운 빛이 떠올랐다. 처음엔 내심 얀과 같이 여행을 하는 세스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으 나 자신의 비호하는 세스의 말을 듣자 그에게서 좋은 감정이 생긴 것이 다. 키리아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어했다. 노크를 하려 방문에 손을 대던 키리아의 눈빛이 일순 변했다. 방안의 마력이 요동을 친다. 닿는 즉시 어둠으로 물들어 버릴 것 같은 사 악한 기와 맑고 깨끗한 순백의 기운이 서로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 서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방안 가득 기운이 팽창해서, 키리아가 멈칫한 사 이에 부풀어 오른 그것은 이제는 문틈사이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짓누 를 것 같은 무서운 기운에 키리아는 덜덜 떨면서 방문 손잡이를 잡았지 만 그의 귀에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고 침묵만이 감돌뿐이었다. "야안, 세스?!!!" 방문이 열리지 않자, 문을 두들기며 그들을 부르는 키리아의 눈동자는 쉴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얀과 세스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들 리지 않은 것인가? 그럴 리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지? 키리아 는 불안한 예감에 가슴을 졸이며 마법의 주문을 영창했다. "파이어 버스트(fire burst)!!" 키리아의 머리보다 큰, 주황빛이 넘실거리는 강력한 불꽃의 구가 생겨나 더니 그것은 그대로 문에 작렬했다. 그것은 폭발하면서 문과 벽을 모두 파괴해 버렸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넘실거리는 불꽃에도 아랑곳하 지 않고 키리아는 눈앞을 가리는 연기를 헤치고 방안으로 뛰어들었다. --------------------------------------------------------------------- 한번 읽고 고치는 성의를 보여야 하는데, 머리가 지끈거리고, 하는일도 없이 졸려서... 내일이나 한번읽고 수정해야 겠어오. 오늘 올린 것들이 다 그렇습니다.... -------------------------------------------------------------------------------- Back : 90 : <차원 연결자-86.금안의 눈동자>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8 : <차원 연결자-84.불안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0:12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4-09-2001 00:14 Line : 247 Read : 3532 [90] <차원 연결자-86.금안의 눈동자>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86> 금안의 눈동자 "콜록 콜록." 기침을 하면서 들어설 때 키리아는 느낄 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한치의 양보 없이 접전을 일으키고 있는 기운들 중 갑자기 순수한 기운이 커지 더니 어둠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 기운을 눌러버렸다. "야안 괜찮아? 어디 있어? 대답해봐!" 얀에 대한 걱정때문에 다급해 하던 키리아는 앞을 가리는 연기 때문에 시야가 보이지 않자, 팔을 저어 연기를 없애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바 보 같은 짓이었다. 그의 손이 공간을 자르면 그대로 공기를 타고 연기가 흘러들어 왔으니까. 자신의 멍청한 짓을 깨달은 키리아는 주문을 외웠 다. "에어 블래스트(air blast)!" 본래는 공격적인 마법이었으나, 힘을 조절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위압 적이지 않았다. 키리아가 소리친 순간, 그의 몸 주위에 형성된 압축된 공 기가 폭발하며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연기가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 져 버렸다. 키리아는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는 얀과 세스를 볼 수 있었다. "어디 다친 덴 없어?" 다급히 다가와 묻는 키리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얀은 자신을 힘차 게 흔드는 키리아의 손길에 정신을 차렸다. 물끄러미 키리아를 바라보 던 얀은 오른 손을 들어 키리아의 머리에 턱하니 올려놨다. "뭐, 뭐야?" 키리아는 당황하여 얀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얀은 괘씸하다는 눈빛을 지으며 키리아를 쳐다보았다. "저렇게 거창하게 만들어 놓고 그런 말을 할 주제가 되는 거야?" 얀은 손가락으로 키리아가 지나온 문이 있던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키리아는 의아해 하며 뒤돌아보았고 아직도 불꽃이 남아있는 문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곳으로 재빠르게 움직인 세스는 바닥에 깔려있던 카펫으로 불을 끄고 있었다. "하, 하지만 다급한 상황이었는 걸...." "저런 마법을 쓸 만큼이나?" 얀은 키리아의 말을 가로막으며 그의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려 놓았다. 얀이 손을 떼자,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떨고 있는 키리아를 볼 수 있었다. 얀은 침착했던 그가 이렇게까지 불안해하자, 의 구심이 들었다. 분명,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키리아가 들어서기 전까 지는 아무 일도 없었다. 하지만 키리아의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지금의 그의 행동은 너무 리얼하다. 키리아의 눈동자는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지, 진짜 무슨 일 없었어? 이...상한 기운이 방안에 가, 가득했단 말이 야. 로드의 기운과 맞먹는, 아니 그것보다 더 거대할지도 몰라. 지금까지 도 가슴 한구석이 섬뜩해. 나 같은 건 상대가 안될지도 몰라. 하하하, 이 손 좀 봐. 아직...도 떨고 있잖아." 키리아는 덜덜 떨리고 있는 자신의 손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의 웃음에서는 즐거움이나 기쁨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만 절망, 회 피, 비참함이 들어 날 뿐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침대 밑 귀신이라도 만 난 어린아이처럼 키리아는 공포에 젖어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놀란 얀은 무릎을 꿇고 그를 끌어 앉았다. 키리아의 떨림이 얀에게 전해져 왔다. 정말 무서웠던 모양이다. 만난 지 는 며칠 되지 않았지만 키리아가 보여줬던 모습은 천진함, 거만함, 열 정, 순수 였지, 결코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얀은 처음 보는 그의 모습에 놀라서 그를 더욱 세차게 끌어안았다. 키리아의 모습은 세스에게도 충격이었다. 거만함이 몸에 배어 있는 드래 곤을 기운만으로 누를 존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자신의 지식으로 그런 것은 같은 드래곤뿐이다. 하지만 방안에는 자신과 얀뿐이었다. 그 러면 키리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가? 아니, 그것은 아닐 것이다. 분 명 키리아는 이 방안에서 그것을 느꼈다고 했다. 자신의 자존심을 좀먹 는 행동은 그가 할만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방안에서 얀과 자신 은 조금도 그런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가능성이 있다면 생물로 추정 되는 테이블 위에 천으로 쌓여 있는 알일텐데... 드래곤을 떨게 하는 힘 을 고작 40cm의 알이 가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믿기 힘들다. 세스는 고 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얀의 품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는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불러도 대..답이 없어서, 걱정했어.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어..." 키리아는 얀의 옷자락을 두 손에 꼭 쥐고 어머니에게 어리광을 피우는 아이처럼 그의 품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었다. 얀은 손을 들어 키리 아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영락없는 어린애군... 세스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나라 한 두 개는 한순간에 사라지게 만들 정도의 위력을 지닌 드래곤이, 단지 15년 전의 만남으로 인해 인간에게 코가 꿰어, 그 대가로 영혼마저 어린 인간의 모 습인 육체에 봉인 당하고, 그 육체에 점차 동화되고 있었다. 최강의 종족 인 그가 힘마저 빼앗겨, 인간의 품에서 위로나 받는 꼴로 전락하고 만 것 이다. 이런 식이라면... 봉인이 풀린다 하더라도, 훗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걱정스러워 진다. 세스는 드래곤을 동정하고 있 는 자신이, 너무 기가 막혀서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세스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키리아가 두려워한 것은 자신이 상대가 되지 않는 게 아니라, 얀을 지킬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공포를 주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두 가지 모두다 세스에게는 별 상관 없다. 키리아가 드래곤이라는 상황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권태로움에 빠져 유희를 즐기는 드래곤에게 100년간의 외도정도는 그들의 기나긴 삶에 비해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키리아에겐 흔 치 않은 경험정도로만 남을 것이다. 세스의 입가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 랐다. 고개를 들은 세스의 눈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이 믿 을 수 없어서 눈가를 비볐고, 다시 그것에 시선을 주었다. 하지만 두 번 째에도 같은 것이 보이자 그는 다급히 테이블로 걸음을 옮겼고 흥분하 여 소리쳤다. "야안 알이 깨어나려 하고 있어!" 키리아를 다독이고 있던 얀은 세스의 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테이 블 위의 알을 바라보던 얀은 더 이상 키리아가 떨지 않는 것을 느끼고 고 개를 아래로 내렸고, 얼굴을 붉히며 자신을 보고 있는 키리아를 볼 수 있 었다. 키리아는 멋쩍은 듯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얀은 평상시로 돌아온 듯한 그의 모습에 미소를 짓다가, 그의 손을 붙잡고 테이블로 걸음을 옮 겼다. 뒤돌아 자신을 보고 있는 세스의 눈에는 희열이 떠올라 있었다. 얀은 조심스럽게 테이블 옆에 섰고, 키리아는 잘 보이지 않는 관계로 의 자 위에 올라섰다. 세스는 검지를 들어 입술에 가져다 대고 조용히 하라 는 신호를 보냈다. 흔치 않은 구경거리에 키리아도 얀도 흥분해 있었다. 알의 껍질에는 균열이 가있었고 분 단위마다 진동을 했다. 처음에는 유 심히 지켜봐야 눈에 보일 정도였지만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확연히 깨 달을 정도로 알 껍질에서 조금씩 부스러진 가루가 테이블 위로 떨어졌 다. 얀은 침을 꿀꺽 삼키며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 는 장면조차 구경한 적도 없는데, 그것보다는 몇 십배나 더 큰 알이 부화 하는 것을 보다니... 얀의 두 볼은 흥분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조금씩 알이 갈라지며 속의 내 용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얀은 자세히 볼 요량으로 더욱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었다. "엥?" 얀의 입에서 오묘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세 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도 마찬가지로 얀을 보고 있었는데 자신이 본 기 묘한 광경에 넋이 나간 모양이다. "...저... 세스... 이곳에선 아기가 알에서 태어나냐?" 얀은 자신이 들었던, 아기는 양배추에서 태어난다는 설과, 학이 물어다 준다는 설까지 이곳에선 당연한 일인가 고민하는 눈치였다. 분명 알의 반쪽이 깨어지면서 나온 것은 갓난아이. 그것도 대략 6개월정 도 된 아기였다. 이마를 덮을 정도 길게 자란 것은 아니지만 부드러워 보 이는 초록색 머리카락과 연약해 보이는 우유빛의 토실토실한 살결을 지 닌 무척이나 귀여운 아기였다. 얀의 물음에 당황한 세스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다, 당연히 아니지... 아닐 거야.... 내가 책에서 읽기로는 분. 명. 히 아 니었어..." 약간 망설이는 눈치다. 그 모습을 한심하게 보던 키리아가 고개를 끄덕 이며 말했다. "인간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예는 들어본 적도 없으니까. 확실히 아니야." 얀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꼼지락거리고 있는, 하반신을 가리 고 있는 알을 치우려 노력하는 아기에게 시선을 주었다. 얀은 부드러운 천을 찾아 테이블에 깔고, 팔을 걷어붙인 다음에 아기를 번쩍 들어올렸 다. 아기는 알에서 쏙 빠져나왔다. "아앗!" "엇!" 놀란 음성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경직되어 있는 세스는 놀라서 입을 다 물지 못했고 키리아는 눈을 크게 뜨고 얀을 바라보았다. "지금 뭐하는 짓이야!" 키리아가 화가 난 듯 소리쳤다. "뭐라니?" 얀은 아기를 천 위에 눕히고 (물을 묻힌)다른 천으로 아기의 몸에 붙어 있는 이물질을 닦아주며 의아한 듯 말했다. "보는 데로 닦아주고 있잖아." "인간이 아닌 생물인데, 위험할지도 모르잖아. 무턱대고 손을 대면 어떻 게. 조사는 해봐야 할 것 아니야." 얀은 인상을 찌푸리며 아기를 바라보았다. 꽉 쥐고 있는 작은 손을 유심 히 바라보고 있던 얀은 아기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말했다. "하지만, 인간처럼 보이는 걸. 그리고 위험하다면 이렇게 얌전할 리가 없 잖....앗!" 갑자기 지르는 얀이 감탄사에 깜짝 놀란 세스와 키리아는 눈을 휘둥그 래 뜨고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아기를 천으로 감싸며 손짓으로 아기를 가리켰다. 어느새 눈을 뜨고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황금색의 눈동자였 다. 금안의 눈동자-? 키리아는 할말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들어본 적도 없는...데.. 돌연 변이인가? 그는 얼굴을 내밀어, 천을 들춰보며 더욱 자세하게 아기의 곳곳을 살펴 보았다. "음.... 팔 2개, 다리 2개. 성별은 남으로 보이고... 귀도 있고 코도 있고 눈도 있고... 발가락 손가락은.... 각각 10개씩으로 이상없고. 뭐야, 눈동 자 색만 빼면 영락없는 인간의 아이인데...?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 고 말이야..." 키리아는 이상해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옆에서 턱을 괴고 키리아의 말 을 귀담아 듣던 세스는 아기에게 하는 얀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뭐하는 거야?" "파악반사 실험." 얀은 '쌀.보리'놀이라도 하듯 아기의 작은 손에 검지를 넣다 빼다를 반복 하고 있었다. 아기는 얀이 손가락을 손바닥안에 집어넣자, 고사리같은 손으로 얀이 손가락을 잡았다. 얀은 기뻐하며 잡혀 있는 손가락을 빼더 니 다시 집어넣었다. 세스는 황당한 듯 얼굴에 경련을 일으키며 바라보 았다. "나 이거 굉장히 좋아하거든." 얀은 히죽히죽 웃으며 흡족한 듯 웃어 보였다. 세스는 어찌할 바를 모르 겠다는 듯 눈앞을 가리고 한숨을 폭 쉴 뿐이었다. ---------------------------------------------------------------- 파악반사 : 손바닥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힘있게 손을 잡는다; 중학교 가정책에 나오죠. 까먹어서 가물가물.. 세월이 느껴진다.(먼산;) -------------------------------------------------------------------------------- Back : 91 : <차원 연결자-87.조우(遭遇)(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89 : <차원 연결자-85.신경전>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0:2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4-09-2001 00:16 Line : 329 Read : 3697 [91] <차원 연결자-87.조우(遭遇)(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87>조우(遭遇)<1> 푸른 초원을 연상시키는 초록빛 머리카락, 분홍빛이 감도는 여린 살결, 갓난아기 특유의 포근한 체향, 자신을 보며 방실거리며 웃는 금색 눈 동자..... "끼아아아아앗~ 너무 귀여워." 얀은 아기를 안아 들고는 아기의 손에 볼을 비비고 있었다. 그는 아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 옆에는 관심을 빼앗긴 키리아가 얀의 옷자락을 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얀의 눈에는 오직 아기만이 보이는지 상대를 안 하고 있었다. 세스는 3명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정말 어떡해야 하는지... 눈앞 이 캄캄하다. 고민하고 있는 세스를 바라보던 얀은 픽 웃음을 짓더니, 세 스에게 걸어와 아기를 내밀었다. "......?" 세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얀을 쳐다보았다. "내가 독차지하고 있어서 삐진 것 아니야?" "..그게 아니야...." 세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얀은 아기를 세스의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세스의 팔을 끌어당겨 아기를 안게 했다. 난생처음 아기를 가까이 에서 본 세스는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며 허둥대었다.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띄고 바라보던 얀은 세스 옆, 침대에 걸터앉았다. 얀은 아기를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고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세스를 보았다. 겨우 자세가 잡혀, 아기를 제대로 안아들고 있던 세스는 얀의 시 선을 의아해하며 쳐다봤다. 얀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시선을 내려 아기 를 바라보았다. "이상한 것 같지 않아?" "뭐가?" 세스는 앞 뒤 다 잘라먹은 얀의 말의 요지를 찾기 위해 무지 노력하는 듯 보였다. "그러니까... 겉모양은 아기이지만... 알에 들어있을 동안 영양분을 채운 건지, 배고파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잠도 잘 자고, 데리고 있는데 불편한 점이 없어.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아기같지가 않다?" ".....응..." 얀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무룩해져있는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손 을 들어 얀의 어깨를 두드렸다. "훗, 당연한거지... 누가 이 녀석을... 이...녀석...을..." 세스는 말을 하다가 까르르 웃는 아기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미소를 보 인 그는 검지를 들어 아기의 콧잔등을 살짝 건드렸다. "...하하, 뭐하는 거야." 얀은 세스의 별난 행동에 웃음을 지었다. 세스는 자신이 행동이 쑥스러 웠는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뭐 어때.. 동생처럼 키우면 되는 거지... 너에겐 이미 드래곤이라는 거창 한 친구까지 있잖아." 세스는 고개짓을 하여 키리아를 가리켰다. 삐져서 한구석에 가있던 키리 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걸 알았는지 궁금해하며 얀과 세스가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스는 편한 미소를 지으며 3명을 차례대로 바라 보았다. 그래... 고민할게 뭐 있어... 그냥 솔직하게 생활하면 되는 거지..... 키리아를 바라보고 있던 얀은 웃으며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웃음기 가 감도는 어조로 말을 했다. "아무래도 키리아가 화가 난 것 같아. 풀어줘야지 안 되겠어. 드래곤의 분노를 사는 건 네가 무섭다고 했지?" 얀은 '쿡' 웃음을 삼키더니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오래간만에 밖에 나가서 산책이나 할까... 세스, 어때 생각 있어?" "난 정리해야 할 것이 있어서...." 세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얀에게 아기를 넘겨 준 세스는 얀을 따라 일어섰다. "세명이서 갔다와." 세스는 웃음을 짓고는 지팡이를 집고 균형을 잡으며 말했다. 얀은 고개 를 끄덕이고는 키리아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키리아, 같이 산책 갈래?" "어, 정말?" 키리아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고개를 크게 끄덕이던 그는 뭔가 깨달았는지, 시선을 세스에게 향했다. "세스는?" "저는 그냥 있으려고요. 키리아님... 재미있게 놀다오세요..." 완전히 애한테 하는 말 같잖아. 세스는 자신의 한 말 때문에 찔끔 했지 만 키리아는 얀과 산책나간다는 생각에 취해, 별생각이 들지 않는 모양 이었다. 빨리 나가고 싶어서 안달하는 키리아를 바라보며 얀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나가기 전에 준비할 것이 있어. 얌전히 있지 않으면 안 데리고 나간다." 어린아이에게나 하는 협박이었지만, 키리아에겐 즉효 했다. 곧 얌전해졌 고 키리아는 물끄러미 얀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얀은 아기를 세스에게 맡기고는, 침대 곁에 있는 여행 가방 안을 뒤적이 기 시작했다. 찾는 것이 잘 안 나오는지 가방을 거의 헤집어 놓는 얀을 보고 있던 세스는 궁금해하며 물어보았다. "뭐 찾는 거야?" "어? 음.... 앗, 찾았다. 이거." 얀은 가방 안에서 찾은 물건을 번쩍 들어올렸다. 세스는 그것을 보는 순 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다. "푸하하하하, 그거 아직까지 갖고 있었어. 안 차고 있어서 잃어버린 줄 알았어." 얀은 퉁한 얼굴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얀이 들고 있는 물건은 여러 색의 유리구슬이 꿰어있는 팔찌였다. 주노에서 친구들에게 받았던 선물이었 다. 어쌔신들에게 쫓길 당시, 소리가 들리면 추적당할까봐 따로 보관해 두고 있었지만, 이곳에선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오래간만에 팔찌를 하 자, 그전에는 그렇게 싫어하더니 감회가 다르나 보다. 얀은 싱글벙글이 었다. 하긴, 친구들과의 추억이 그 안에 배여 있으니 당연할지도 모르지 만... 세스에게서 아기를 받아든 얀은 키리아와 함께 집밖으로 나왔다. 세스 는 오두막 마당까지 그들을 배웅하러 걸어나왔고, 얀이 그만 들어가라 고 하는데도 세스가 길가까지 계속 걸어나오자, 얀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마 세스는 얀과 키리아가 못미더웠나 보았다. 불안한 모양인지 따라갈 까 고민하는 그를 보며 얀은 고개를 흔들었다. "잠깐 산책만 하고 올 거니까 걱정할 것 없어. 참....!" 얀은 뭔가 생각났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세스에게 기대 어린 눈빛을 던 졌다. "내가 산책 다녀올 동안 아기이름 지어놓지 않을래? 내가 지으려고 해 도 좋은 이름이 없어서 너와 상의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 이대로는 아무 래도 불편하니까 말이야." 세스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는지, 얀은 걱정거리를 사라져서 무척이나 기쁜 모양이었다. 얀은 뒤로 돌아 키리아와 함께 마을길을 걸었다. 그 동안 집안에 틀어 박혀 있었기 때문에, 얀에겐 오늘이 첫 외출이었 다. 마을길은 18가구의 집들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간혹 가다 마을 주민들과 마주칠 수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얀에게 인사를 했 고, 아기가 예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친절한 사람들을 만난 얀은 기뻐하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금새 사이가 좋아 질 수 있었다. 얀 은 마을 공터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 들게 되 었다. 얀의 옆에서 아기를 대신 돌봐주고 있던 아주머니가 이야기 거리가 생각 났는지 얀에게 물어보았다. "아참, 그 얘기 들었어요?" "무슨 얘긴데요?" "글세, 요즘 마을 이곳저곳에 기마병들이 돌아다닌다지 않아요." 아주머니는 비밀이라도 이야기하듯 소리 죽여 이야기했고, 그 얘기를 들 은 아주머니 옆에 서 있던 젊은 새댁은 웃으며 얀에게 귓속말로 작게 속 삭였다. "바바라 아주머니는 뭐든지 굉장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이야 기하는 거니까 걱정할 필요까진 없는 이야기일거예요." 얀은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얀의 앞에 서있는, 키리아를 귀여 워하는 나이 많은 아주머니는 바바라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는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옆마을에도 그저껜가 왔다지 않아? 도망자를 찾는 다던가... 누굴 찾고 있다고 하던 거 같은데...." 그 아주머니의 말에 얀은 흠칫 놀라며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수색을 하는 사람들이 용병들이래요?" 관심을 갖고 얀이 물어보자, 바바라 아주머니는 그 말을 해주길 원했다 는 듯 고개를 크게 가로 저으며 말했다. "그랬다면... 별로 관심이 가지 않겠는데.... 들은 말로는 비정규군이라 고 하데." "비정규군이요?" "그래, 그것도 귀족가에 소속되어 있다지 아마." 젊은 새댁은 검지를 입에 손을 가져가며 놀라는 눈치였다. 그녀는 놀라 며 바바라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그런 사람들이 이런 촌구석까지 웬일이래요?" 나이 많은 아주머니는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뭘 아나... 그저 입방아나 찍는 거지... 자, 자... 이 런 이야기는 그만두고 다른 이야기나 하자구... " 얀은 아주머니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키리아가 너무도 지루해 하 자,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물론 아주머니에게서 산 책하기 좋은 코스를 알아 가지고 말이다. 키리아는 얀의 옷자락을 쥐고는 기분이 좋은지 미소를 지은 채 길을 걸 었다. 오솔길을 걸어가며 주위를 둘러보던 키리아는 아주머니들이 말했 던 동산을 발견하고는 그곳을 가리키며 기뻐하며 말했다. "얀! 봐, 저기인가 봐." "정말... 금방이네..." 키리아는 먼저 달려가서 얀을 불렀고 얀은 아기를 안고 있는 관계로 천 천히 올라갔다. 나지막한 동산에 올라간 키리아는 그곳에 있는 큰 나무 밑으로 다가갔다. 나무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쳤는지, 사람들의 이름이 나 키를 잰 흔적들이 보였다. 그것을 만져보고 있는 키리아에게 다가선 얀은 주위를 둘러보다 나무 밑에 주저앉았다. 큰 나무는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따가워지는 햇살을 가리며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그 아래로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었는데, 아마 소와 양을 방목하는 곳인 것 같았 다. 동산 왼편에는 꽃들이 피어있었는데, 제철을 만났는지 여러 색의 꽃 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얀이 웃음을 짓자, 키리아는 장난스런 표정을 짓더니 그곳으로 달려가 꽃을 한아름 꺽어왔다. "이런... 너무 많이 꺽어온것 아니야?" "아니, 화관을 만들려면 이 정도는 필요하다구..." "화관(花冠)?" "응, 금방 만들어 줄 테니까 기다려." 얀에게 점수 딸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키리아는 생글생글 웃으며 열심히 만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짓던 얀은 은근슬쩍 키 리아에게 물어보았다. "...이런 것도 할 줄 알아? 정말 예쁘네... 와~ 이런걸 다, 언제 배웠어? 정말 대단하다..." 키리아의 재주가 놀라운 듯 감탄한 얀의 칭찬에 키리아는 마음이 풀어져 서 헤헤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걸로 유희 초기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 데...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되잖아, 거기다 내 미모가 받쳐주니까... 금 방........." 키리아는 화관을 만들던 손을 멈추고 경직되어 버렸다. 키리아는 멋쩍 게 웃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 맘속엔 오직 한 명밖엔 없다구." 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오호 그러셔?" "헤헤헤, 그럼..." 키리아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운지 얼굴을 붉혔다. 키리아를 놀리 려했던 얀은 놀림의 상대가 되지 않자, 그만 포기해 버리고 자리에 길 게 누워버렸다. 아기를 배 위에 올려두고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하늘을 바라보던 얀은 땅이 울리는 진동에 깜짝 놀라 몸을 반쯤 일으켰다. "지진인가?" 얀이 의아해 하며 키리아를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언덕 밑 에 자리하고 있는 큰길가를 가리켰다. 먼 거리에서 말들이 행렬이 달려 오고 있었는데, 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았지만, 얀이 땅에 누워있었기 때 문에 그 진동이 전달된 것이었다. 말들은 점차 가까이 다가왔고 언덕 아 래 길을 달려갔다.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말들을 바라보고 있던 얀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우, 대단하다.... 멋있어." 흐트러짐 없이 질서 정연하게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얀은 그 모습에 반하여 눈을 떼지 못했다. "꽤 대단한 귀족인 것 같군...." "무슨 소리야?" 얀이 의아해 하며 물어보자 키리아는 턱짓으로 그들이 사라진곳을 가리 키며 말을 이었다. "기사단 문장이 없는 걸로는 봐서 비정규군의 기마병인 것 같은데... 저 정도라면 돈이 꽤 드는 준마라고, 발육 상태라던지, 달리는 자세를 보니 까 명마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거기다 말을 모는 사람들 보 통 훈련된 것이 아니야. 균형이 잡혀서 흔들림이 없어...." "그런데... 그건 그렇고. 저 쪽으로 가면 우리가 있는 마을이잖아?" "그렇지." "무슨 일로 온 걸까? 궁금하다." 얀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먼지만 남겨놓고 떠나간 그들이 향한 마을 쪽 을 바라보았다. -------------------------------------------------------------------------------- Back : 92 : <차원 연결자-88.조우(遭遇)(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0 : <차원 연결자-86.금안의 눈동자>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0:2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4-09-2001 00:18 Line : 249 Read : 3662 [92] <차원 연결자-88.조우(遭遇)(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88>조우(遭遇)<2> 시원한 바람이 이마를 훑고 지나간다.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하 늘을 바라보던 키리아는 언덕에 누워 잠들어있는 얀에게로 시선을 옮겼 다. 그는 아기처럼 순한 얼굴로 달콤한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누가 엎어 가도 모를 만큼 단잠에 빠져있는 그를 키리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 았다. 키리아는 손을 조심스럽게 내밀어 얀의 얼굴을 쓰다듬어 보았다. 손끝으로 부드러운 감촉이 스며들어온다. 더불어 따스한 감정이 피어오 른다. 키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편한 미소를 지었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 어리광을 피워서라도 관심을 끌고 싶은 사람.... 부드러운 미소로 얀을 바라보고 있던 키리아는 몸을 천천히 숙여 얀의 눈꺼풀에 입을 맞추었다. 눈 키스의 의미는 동경... 소유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서글픈 마음... 가슴 한 구석이 지끈거린다. 바르르 떨리는 얀의 속눈썹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던 키리아는, 생각 을 떨쳐버리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그곳에서 걸어나왔다. 모 든 것을 잊고 싶은 마음에 두 눈을 감고 서서 바람에 몸을 맡기던 그는 안정히 되었는지 고개를 들어 한가로이 구름이 떠다니는 푸른 하늘을 올 려다보았다. 그곳은 조용하다. 영원하여 막힘이 없다. 하지만 폭풍우가 몰아치고 밤이 되면 저곳도 변하기 마련....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변 하고.... 언젠가 다시 안정을 되찾겠지... 키리아는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얀을 바라보았다. 잠에 취 해 뭔가를 웅얼거리는 모습을 보며 '쿡'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마음이 가 라앉는 것 같다. 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완성되지 않은 화관(花冠)에 시선을 주었다. 키리아의 입가에 편안한 미소가 감돈다. 몸을 돌려 얀에게 가려던 그의 시선에 뭔가가 잡혔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하얀 비둘기.. 키리아의 얼굴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전서구.....? 하지만 생각이 더 이어지기도 전에, 얀의 뒤척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깨 어나려는 모양이다. 키리아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전서구를 보이자, 이 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되자, 금방 흥미를 잃어 버렸다. 그에겐 얀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그 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얀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우웅" 눈가를 비비며 일어서자 자신에게 내밀어지는 희끄무레한 형체가 보였 다. 시선을 집중하자. 보랏빛 꽃과 붉은 꽃이 조화롭게 어울려, 연한 풀 잎과 작은 들꽃으로 장식되어진 화관이 보였다. 눈뜨자마자 보이는 물 건 때문에 의아해 하던 얀은 시선을 들어올렸고, 멋쩍어하며 그것을 내 밀고 있는 키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얀은 미소를 띄우고 그것을 받 아들였다. 아름답다. 며칠의 생명으로 끝나는 그들이지만, 키리아의 손에서 재창조 되어 만들어진 그것들은 예술품인 마냥 아름다웠다. 얀이 그것을 바라보 고만 있자 키리아는 손을 내밀어 얀에게서 그것을 받아들고는 얀의 머리 에 살짝 올려놓았다. 얀은 웃음을 터트렸다. 현실에서 친구들이 자신을 광년이라며 놀리긴 했 지만... 진짜로 이런 소품을 사용하게 될 줄은... 키리아는 이유를 모르면서 얀이 웃자, 즐거운지 같이 웃었다. 얀은 웃음 을 멈추고 손을 내밀어 키리아를 안았다. 키리아의 몸이 움찔 굳어온다. "고마워." 귓가에 속삭여지는 얀의 목소리에 키리아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 이 느껴졌다. 키리아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작은 팔을 내밀어 얀 을 끌어안았다. 그는 얀의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의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나야말로..." 키리아의 눈가가 붉어진 것처럼 보인 것은 착각이었을까. 그는 얀에게 서 몸을 떼어내고 활발하게 말했다. "세스가 걱정하겠어. 이만 가보자." "그래." 기분이 좋아진 키리아의 모습에 얀은 산책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고는 고 개를 끄덕였다. 얀은 옆에서 잠들어있는 아기를 안아들고 몸을 일으켰 다. "이번엔 길을 따라서 가볼까?" "좋아!" 키리아는 웃으며 고개를 들어올려 얀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엔 방금 전의 고뇌는 거짓이었던 듯 밝은 기운으로 가득했다. 얀의 소맷부리를 잡고 걸어가던 키리아는 자신의 귀에 들리는 소리에 뒤 돌아보았다가, 인상을 찌푸리며 얀을 이끌고 길의 가장자리로 물러섰 다. 얀은 의아해하면서도 키리아의 손길에 따라 자리를 옮겼고, 몇 초 지 나지 않아 달려오는 마차를 볼 수 있었다. 외관이 화려하고 품격이 엿보이는 마차였다. 검은빛에 가까운 바탕 위 에 금박으로 외장(外裝)을 장식하고 있었고, 마차의 네 귀퉁이에는 밤에 도 사용하기 위해서인지 고급스러운 작은 램프가 실용품이 아닌 장식품 처럼 마차를 장식하고 있었다. 마차의 창문에는 차양이 쳐져있어,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으나, 겉보기로도 대단한 사람이 자 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확실히 마차의 몸체에 귀족가의 문장이 있 는 것으로 보아선 추측이 맞는 것 같았다. 달려가는 마차의 앞뒤로 각각 무장을 한 2명의 기사들이 호위하고 있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나쳐 가는 4두 마차의 뒤를 멍하니 바라보던 얀 은, 그나마 미리 발견하고 멀찌감치 떨어져있어 흙먼지를 뒤집어쓰지 않 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키리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 고개를 돌렸던 얀은 심각하게 생각에 빠져있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키리아....?" "어?" 자신을 부르는 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듯 키리아는, 얀을 옆에 두고 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 미안한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미안..." "무슨 생각을 했던 거야?" 미간을 찡그린 채 마차가 지나간 자리를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가로 저 으며 웃었다. "그냥... 아무 것도 아니야..." "싱겁기는..." 얀은 피식 웃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키리아는 얀의 걸음을 따라잡으 며 오늘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했다. 도망자를 찾고 다닌다는 기마병들의 소문... 그리고 아침에 보인 소문의 주인공인 듯한 기사들.... 마지막으로 보인 이런 곳과 인연이 없어 보이 는 귀족가의 마차.... 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키리아는 고개를 들어 마을을 바라보았다. 하나의 공통점은 그것들은 모두 마을을 향하고 있다는 것.... 알 수 없는 예감에 키리아는 마음은 불안해져 왔다. "어라...."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한적한 그곳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만 하더라도 떠드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던 곳인데, 그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고요 하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자, 이상한 현상 때문에 가슴 졸이고 있던 얀 의 눈에 질서정연하게 정렬해있는 기사들이 보였다. 그들은 말의 곁에 서서, 긴장한 모습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들의 곁 에는 좀 전에 보았던 마차가 세워져 있었는데, 이미 마차 안에 있던 사람 은 자리에 비운 듯 조용하고 괴괴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에 놀라 집안으로 숨은 것 같았다. 기사들이 서있는 곳은 얀이 거처하는 오두막집으로 통하는 길가였기 때문에 얀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그들 곁을 지나갔다. 열을 맞추어 서있던 그 들은 얀이 자신들의 앞을 지나가자, 눈에 이채를 띄고 얀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동자에,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괜히 주눅이 들은 얀은 아기를 몸으로 가리며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고, 키리아는 그다지 신경 쓰일 정도의 일은 아니었는지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자신의 갈 길을 걸어갔다. 기사들의 시선은 얀이 자신의 집안으로 들어설 때까지 계속되었다. 곤혹 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리며, 그들의 시선을 난처하게 생각하던 얀은 걸 음을 빨리 옮겨 오두막집에 다다르자 잽싸게 뛰어들어갔다. 며칠을 지내 지 않았어도 집은 집이라고 문을 들어서자, 차츰 마음이 안정되어 갔다. 거실 한복판에 서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는 얀을 웃는 낯으로 바 라보던 키리아는 부엌으로 들어가 냉수를 가져왔다. "진정하는데 도움이 될 거야." 얀은 물잔을 받아들고 마셨고, 한숨을 쉬더니 방금 전의 놀라운 광경에 도 꿈쩍하지 않는 키리아를 보며 대단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넌 괜찮아?" "뭐가? 아, 밖에 있는 인간들? 왜 내가 인간들의 시선에 당황해야 하다 고 생각하는 거지?" 키리아는 이상하다는 듯, 자신의 행동이 잘못한 것이었나 생각하는 눈치 였다. 앗, 이 녀석은 드래곤이었지. 납득을 한 얀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복도를 걸어갔다. 키리아는 얀에게서 받아든 물 컵을 거실에 있는 탁자에 올려 놓고 얀의 뒤를 따랐다. 편한 기운으로 감싸여져 있는 그곳을 걸어가자, 집밖에서 보았던 가슴 떨리는 사건은 기억에서 지워졌고, 단지 세스에게 이야기해줄 이야기 거 리로 머리 속이 가득 찼다. 오늘 보았던 여러 일들을 세스에게 몽땅 말해 줄 생각에, 기분이 즐거워졌고 그에 반응하여 얀의 걸음은 점차 빨라졌 다. 그에 걸음에 따라 단정히 묵어 놓은 머리카락이 출렁거렸다. 다급히 걸음을 옮기는 얀의 눈앞에 자신들이 묵고 있는 방이 보였다. 방문에 가까이 다가간 순간, 키리아는 무언가를 느끼고 걸음을 멈춰 섰 다. 들어서려 하는 얀을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어있었다. 그의 손은 얀이 지나간 텅빈 허공을 잡고 말았다. 얀은 방문을 힘차게 열며 말했다. "다녀왔어. 세스" -------------------------------------------------------------- 모자라는 부분은 채워서 읽어주세요~~ 그런데 퍼즐조각을 맞추신 분이 있을까? 힌트의 퍼즐조각.. 아기...(특히 아기의 머리색) 세스... 사람을 찾고 다니는 기마병들... 화관...팔찌... 귀족가의 문양이 새겨진 마차... 음... 뒷 내용을 보면 경악할분도 계실지 모른다는 심장약한 분들은 안 보셔도...(닭살증이 발생할지도 모름;) -------------------------------------------------------------------------------- Back : 93 : <차원연결자-89.조우(遭遇)(3)>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1 : <차원 연결자-87.조우(遭遇)(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0:4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4-09-2001 00:19 Line : 375 Read : 4117 [93] <차원연결자-89.조우(遭遇)(3)>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89>조우(遭遇)(3)> 따스한 기운이 전해지는 창가 곁 흔들의자에 앉아 서적을 들여다보던 금 발의 소년은 흔들리는 의자에 몸을 맡기고 있다가, 오른발을 앞으로 내 밀며 의자를 멈추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정오가 넘어선 시간. 그의 눈가가 살짝 찌푸려진다. 뭔가 불만거리가 있는지 지끈거리는 이마 를 짓누르던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방문을 바라보았다. ".....산책하러 도대체 어디까지 간 거야...." 잠시 나갔다 온다던 친구는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분명 어딘가에서 낮잠이나 즐기고 있겠지... 마음 편하게 잠을 청하고 있을 친구의 모습이 선명히 떠오른다. 소년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기다리고 있을 자신을 생각지도 않을 친구의 뇌구조를 생각하며 따라갈 것을 잘못했다고 되뇌던 그는 얼핏 들으면 알 아채질 못할 정도의 소리를 알아듣고 방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분명 마 루바닥이 밟히는 소리였다. 오래된 오두막집이어서 그런지 곳곳에서 삐 그덕 거리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처음엔 듣기 싫어하였지만 귀에 익 자 그다지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문 앞에서 발걸음 소리가 멈추었다. 때마침 도착했군... 소년은 미소를 지으며 방 문 손잡이를 잡아 열었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야....안...." 소년은 말끝을 흐리며 무언가에 놀란 얼굴로 경직된 채 정면을 바라보았 다. 소년의 얼굴이, 문가로 들어선 남성의 그림자로 인해 가려졌다. 문 을 통해 들어온 남성은 소년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마침내 잡았군..." 소년을 바라보고 있는 남성의 입술이 자연스런 커브를 그렸다. "어때? 2년 동안의 도피행각이 막을 내린 소감은.....?" 몸을 비스듬히 하고 의자 팔걸이에 올려놓은 왼팔의 손등에 턱을 괸, 불 량한 자세로 세스의 앞에 앉아있던 중년의 남성은 비웃음을 띄고 세스 를 바라보았다. 지금 상황이 꽤나 흡족한 듯 그의 만면엔 미소가 가득했 다.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흠칫 놀란 세스는 굳은 표정으로 남성의 시 선을 피했다. 그러자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세스에게 다가섰 다. 세스의 마음을 읽는 듯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남성은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그는 냉정한 표정으로 세스를 직시했다. 닥쳐올 상황을 짐 작한 세스는 눈을 질금 감았다. "불량스런 아들같으니라구... 이 아비를 일도 못하게, 시골까지 찾아오 게 만들어?" "아야야야." 세스와 같은 빛을 지니고 있는 화려한 금빛머리카락의 남성은 주먹을 쥐 고 세스의 머리를 사정없이 비벼대었다. 꽤나 고난위도의 기술이었는지, 평소 때는 차분함의 표상이었던 세스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 그만...." "2년 동안 연락도 안하고... 무정한 아들네미같으니라구. 내가 너를 어떻 게 키웠는데..." 키운 것은 어머니잖아. 세스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아직까지 아픔의 여운이 남아있는 머리를 문 질렀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세스는 앞 에 앉아 즐거운 미소를 띄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를 닮아있었다. 어 머니보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더 많이 받은 모양이었다. 부드러운 옅은 색 계열의 금빛 머리카락과 지적으로 보이는 갈색 눈동 자, 날카로워 보이지만 은은히 부드러움을 풍기는 미소에서 그에 대한 내면이 엿보인다. 결혼을 일찍 했는지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세스의 아 버지, 엘은 처음 보인 푼수끼 넘치는 행동과는 다르게 아들을 자애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심 아버지의 의도가 수상쩍어진 세스는 의심스럽 다는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네가 이렇게 많이 컸을 줄은...." "벌써 19살이니 당연하죠." 세스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자신이 2년간 가출로 인해 걱정을 끼쳤다 는 것은 인정하지만 나랏일로 바쁜 아버지가 자신의 할 일을 내팽개치 고 쫓아올 정도는 아니었다. 아버지의 맡은 일은 중책으로 그걸 방관할 정도로 무책임한 아버지가 아닌 것이다. 아버지의 휘하에는 이런 일을 대신할 우수한 보좌관들과 기사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어머니의 질책이 있다면 말이 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존중하고 존경하 므로 그런 일은 결코 없었다. 분명 아버지가 찾아온 것은 무슨 일이 있어서다. "저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셨다면 집사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직접 찾아오신 거죠? 그렇지 않아도 이 길 로 수도로 가서, 곧 찾아뵐 생각이었단 말입니다." 세스는 아버지가 온 이유가 의심스럽다는 뜻이 다분한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었다. 그러자 엘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더니 깍지 낀 손에 턱을 괴고 물끄러미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랬겠지... 하지만 이쪽에서 못 참겠는걸 어쩌란 말이냐..." "예에?" 아버지의 성품이 재미있는 것을 못 참는 성격이긴 해도 책임까지 내팽개 치면서 올만한 인물이 아닌데... 아들의 가출이 아버지의 관심을 끌지 못 한다는 사실은 통탄할만한 일이었지만, 세스에게는 별로 심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부모님의 성격을 이해한다기 보단 포기하고 있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 동안 집안 분위기가 바뀐 것인가? 자신에 대한 부모님들의 생각이 바 뀐 건가? 그렇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세스는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는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바를 이야기했다. "만약 아버지를 따라 집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결코 부모님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전..." "암... 알고 말고. 이미 그 건은 네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단다." ".......?!" 엘은 세상일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끄덕이고 있었다. 세스는 의 아한 표정을 지으며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2년이라는 세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한 인간의 생각을 바꿀 정도로 긴 시간은 아니다. 자신이 가출한 동안 집안에 무슨 일이라도 있던 것인가? 막무가내 아버 지가 심정의 변화를 일으키다니... 세스는 얼굴 가득 의문을 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을 미소를 띄고 바라보던 엘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방안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궁금한 듯 말했다. "그런데... 언제 소개시켜 줄 거냐?" "네에?" 밑도 끝도 없는 말에 세스는 인상을 찌푸리며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그 러자 엘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담고는 지긋이 세스를 바라보았다. 입 을 꾹 다물고 미소만 짓고 있는 아버지에게 어떤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 내심 의아해 하던 세스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술을 떼었다. "소개라뇨?" 픽, 웃음을 터트린 엘은 팔짱을 끼고 있던 오른 손을 들어올려, 검지로 입술을 살짝 두드리며 말하기 멋쩍은 듯 머뭇거리다가, 이내 결심한 듯 힘차게 말을 했다. "그러니까...." 콰당. 힘차게 문이 열리며 호쾌한 얀의 음성이 들려왔다. "다녀왔어. 세스" 마침맞은 타이밍으로, 듣고싶어 하던 뒷말이 얀의 외침사이로 사라졌 다. 세스는 잘 들으려고 목까지 내밀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훼방꾼으 로 인해 듣지 못하자, 이맛살을 찌푸리며 굳어져있는 목을 돌려 훼방꾼 을 바라보았다. 얀은 '하이 히틀러'식의 인사 방법으로 문을 열어 인사하는 것까지는 좋았 는데, 의외의 방문객이 있자 그 자세 그대로 방문객과 눈이 맞아버렸다. 턱을 괸 자세로 자신을 살피고 있는 그는, 차갑고 싸늘한 눈매로 마음속 까지 꿰뚫어볼 듯 예리하게 자신을 보고있었다. 자신을 감상하듯 천천 히 눈을 위아래로 스윽 훑어보며 냉막한 표정으로 서있던 그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괴고 있던 손을 펴서 입가를 가렸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안 어울릴 포즈였지만, 그에겐 그것이 보통이었는지 무척이나 잘 어울렸 다.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시선을 맞춘 그는 어느새 손을 내리고 있었 고,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그제서야 얀은 들어올리고 있던 팔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부드러운 눈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그는 앞으로 나서며 정중히 고개 를 숙였다. 그의 동작에는 중후한 멋이 배어있었다. 얀은 경직된 자세 그 대로 같이 고개를 숙였다. "세스의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 만나게 되어서 반가워요." 앗, 가증스런 아버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엘은 기품이 철철 흘러 넘 치는 행동으로 얀을 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의 눈 살이 찌푸려졌다. 어쩐지 위화감이 있다 했더니... 저 접대용 웃음은 분 명 여성들에게만 사용하는 건데... "처, 처음 만나 뵙겠습니다. 세스의 친구 얀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아버님" 얀은 화들짝 놀라더니, 몸을 한번 더 깊숙이 숙이며 인사했다. "...아버님이라..." 엘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좋은 분 위기로 흘러가자 비로소 마음이 놓이는지 세스의 곁으로 걸어왔다. 밖 에 있던 키리아는 얀이 안으로 들어서자 다급히 얀의 곁에 붙어 따라왔 다. "이 아이는...?" 의문을 담고 엘이 키리아를 바라보자 약간 머뭇거리던 얀은 재빨리 키리 아의 뻣뻣한 머리를 짓눌러 인사시키며 말했다. "제 동생입니다. 아직 어려서...." "아, 괜찮아요. 어차피 이제 식구가 될텐데 뭘-. 격식차리기는...." 식구...? 얀은 의문을 가득 담은 눈으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도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다, 얀의 머리를 보고는 '쿡' 웃음을 터트리 고 말았다. "이건 뭐야. 이걸 계속 쓰고 있었던 거야?" 세스의 웃음기 담긴 음성에 얀은 무슨 이유인지 고민하다 사실을 깨닫 고 얼굴을 붉혔다. 안고 있던 아이를 세스에게 다급히 내밀며 머리에 올 려놓고 있었던 화관을 두 손으로 내렸다. 세스는 잠에서 깨어 옹알거리 는 아이를 다독이며 얀에게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나에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하고 온 거야? 잠자다 일어났는지 머리도 푸 시시하고.... 너 참 가관이다." 얀은 세스의 아버지의 눈치가 보이는지 세스를 몸으로 은근슬쩍 밀며 말 했다. 아마 평소대로라면 라이트 훅을 한방 먹였을 것이다. "이런 건 아름답다고 하는 거야, 이 바보야." "차라리 다 풀어버리던가..." "네가 다시 묶어주면 되잖아? 미인이면 푸시시해도 용서가 되는 거야." 얀은 자신의 말에 자아도취가 되어 고개를 끄덕였고 세스는 말문이 막혀 서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아기를 가슴에 대고 다독였다. 그러다 자신의 아 버지가 너무나 조용하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들자 놀란 얼굴로 자신 을 보는 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엘은 당황한 표정으로 세스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의 손은 아기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아이는....?" 그의 목소리는 떨려나왔다. 하지만 놀라움이 담겨져 있는 엘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 얀은 세스를 골탕먹일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피식 웃음 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세스의 아들이나 마찬가지죠." "...에엑?!" 세스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그의 표정을 슬쩍 보더니 즐기는 듯 더욱 신이 나서 말했다. "태어나기 전서부터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눈꼴이 시려서 못보겠더라 구요..." "무, 무슨 소리하는 거야!" 세스는 얼굴을 붉히며 얀을 팔꿈치로 푹 찔렀다. 그러자 더욱 장난스러 운 얼굴이 된 얀은 모든 것을 일러바치겠다는 듯 엘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에게 보여달라고 얼마나 사정을 하는지, 제가 잠을 다 못 이룰 정도였 다니까요." "으음 역시...." 엘은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 정에서 이상한 감을 느낀 세스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예요, 아버지? 다 안다는 얼굴을 하고." "그게 우리 집 남자들의 내력이니까.." "네?" 세스가 그게 뭐냐는 식으로 되묻자 엘은 웃으며 세스에게서 아기를 받 아 안았다. 그는 아기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천을 들쳐 올려 아기의 얼굴 을 보며 미소지었다. "쏙 빼다 박았구나. 엄마를 많이 닮았어." 엘은 아기를 세스에게 안겨주고 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우리 집안은 여자보는 눈이 높단 말이야~" "어이, 어이 아버지.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지 말란 말이에요. 아까서부 터 계속 무슨 소리하는 건지.... 핫!!" 세스는 뭔가를 깨달았는지 고개를 홱 돌려 얀을 바라보았다. 얀도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세스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꽤나 귀여웠 다. 얀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아버지가 무엇을 착각하고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얀의 곱게 땋은 머리는 풀려져, 웨이브가 되어있었고 리본은 머리끝에 가서 매달려 있었는데 얀의 시선이 움직일 때마다 청은색의 머리카락을 따라 하얀색 리본의 매듭이 흔들렸다. 팔목에는 여자애들이 좋아할 만 한 주렁주렁한 장신구가 빛을 발하고 있었고 산책을 하면서 일광욕을 충 분히 즐겼는지 두뺨은 사과빛으로 달아올라있었다. 거기다 처음 보았을 때 화관까지 얹어 가지고 들어왔으니, 남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것 이다.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찾아온 것도 의심스러웠다. 분명 소문을 듣고 왔 을 것이라 짐작되었다. 자신에 대해 조사하는 도중, 거리의 온갖 소문 을 듣고 다니는 용병들이 말하는 자신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다닌다는 말 도 안되는 소문이, 아버지의 귀에까지 들어갔을 확률이 높다. 그렇지 않 고서야 아버지가 만사 제쳐두고 달려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 각하자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지금 보니 말도 안 되는 오해가 불어난 것 같다. 당연히 오해를 풀어야 하겠지만, 지금 아버지의 상태를 보니 2년전과 별다름이 없는 것 이 자신이 집을 뛰쳐나온 진짜 원인은 아직도 유효할 것이다. 이런 상태 로 (오해를 풀고)수도로 가다간, 즉시 붙잡혀서 경을 치를 것이다. 밖에는 분명 아버지를 호위하는 기사들이 깔려있을테고... 자신의 다리 는 부러져 있으니, 얼마 못 가 붙잡힌다. 이렇다면 아버지의 신경이 느슨 해지고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도망쳐야 한다. 세스는 슬금슬금 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런 세스의 행동을 모르는 지 얀에게 다가간 엘은 덥석 얀의 손을 잡았다. "얀 양 정말 고맙소. 여자에게 관심 없던 못난 아들의 맘을 잡아주다 니... 거기다 은혜로운 선물마저 우리에게 보내주고 말이오. 이 은혜, 두 고두고 갚으리다." 엘은 감격에 겨운 듯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며 얀을 바라보았다. 이쯤되 자, 자신의 일에 둔한 얀도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차린 것 같다. 얀은 쭈뼛거리며 엘의 손에 끼워져 있는 자신의 손을 빼더니 우물쭈물 말했다. "저... 뭔가 오해가...흡" "오해라니....?" 엘은 의아한 표정으로 세스에게 입막음을 당한 얀을 바라보았다. 세스 는 재빨리 얀의 귓가에 속삭였다. "내가 나중에 설명할테니 지금은 그냥 넘어가 줘."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얀에게 아기를 넘기고는, 세스는 고개를 들어 빙 긋이 웃으며 엘에게 시선을 맞추었다. "아버지가 잘못 들으신 것 같은데요. 언제 집으로 출발하느냐고 물어 보 려고 했던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아? 야안?" 세스는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날줄 알으라'는 눈빛을 쏘아 보냈고 얀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얀이 고개를 끄 덕이자, 아닌거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두 사람이 하는 말이니까 맞 겠지...하며, 엘은 수긍했다. 엘은 기뻐하는 얼굴로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이라도 출발할 수 있지, 어서 짐을 꾸리거라." -------------------------------------------------------------- 억지로 이야기를 끼어맞추느냐고 말이 되지 않습니다. 오류가 많이 눈에 뜨이지요? (예를 들어 아기를 한손으로 지탱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죠. 갓난아기들은 목을 가누지 못하니까요. 그렇지만, 설 속의 아기는 태어난지는 얼마되지 않지만 힘은 넘치는 애니까...;) 이제서야 라다가스트 연재분의 속도를 따라잡았습니다. 그 소리는 즉, 이제는 이곳에서도 저의 오타의 퍼레이드를 더욱 찬란하게 구경하실수 있다는 겁니다. 라다에서 한번 걸렀던것도 오타가 많았는데 말이죠 이젠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을 가립니다. 요즘은 괜히 바쁘다고 글도 않쓰고 수정도 못하는데..(헤헤, 죄송합니다.) (여유있으신분들은 시간나실때 이상타하는 부분이라던지 오타보내주시면 감사해요~~ ) -------------------------------------------------------------------------------- Back : 94 : <차원연결자>-90.조우(遭遇)(4)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2 : <차원 연결자-88.조우(遭遇)(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0:5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6-09-2001 01:58 Line : 375 Read : 4135 [94] <차원연결자>-90.조우(遭遇)(4)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0>조우(遭遇)(4) 흔들림조차 없는 고급 마차 안에 앉아, 신기한 듯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얀은 미소를 띄고 자신을 바라보는 엘을 깨닫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엘은 자신의 눈길에 부끄러워하는 얀을 보고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훈훈해져 온다. 아직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던 자식은 장성하여 어 느덧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40이 되지 않은 나이에 할아버지라 니.... 허무하다고 해야할까... 정말 기쁘다고 말해야할까.... 정의 할 수 없는 마음이 출렁인다. 엘은 시선을 돌려 턱을 괴로 창 밖을 바라보는 세스를 바라보았다. 뭔가 생각할 것이 있는지 사색(思索)에 빠져있는 아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 라보던 엘은 여전히 말이 없는 그를 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고, 곧 세스에 게서 눈길을 옮겨 그 옆에 위치하고 있는 얀의 안색을 살폈다. 얀은 고개 를 숙여 안겨있는 아기에게 시선을 맞추고 있었는데, 약간 긴장한 듯 보 였다. 엘은 이런 분위기가 얀에게는 어색할거라 여기고 그의 마음을 안 정시키기 위해 뭔가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얀양... 그 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죠? 어쌔신들에게 쫓기기까지 했으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네... 거기다 몸까지 힘들었을텐데, 멍청한 아들놈 때문에 애꿎은 얀 양에게까 지 피해가 가다니... 미안하게 생각하오. 나는 얀 양을 딸처럼 생각하니까 얀 양도 나를 편하게 생각해주면 좋겠 어요. 만약 아들놈이 괴롭히는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말해줘요. 내 가 대신 혼을 내줄 테니까." 자신을 생각해 주는 그의 말이 들려오자, 고개를 들어 엘을 바라본 얀은 세스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마음고생은요, 저 때문에 세스가 고생이 많았죠. 걱정하실 것 없어요. 염려하지 않으셔도 잘해나갈 자신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아버...님도 절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말도 놔주시고요. 그냥 편하게 얀이라고 불러 주세요." "그...럼 그럴까? 네가 그렇게 생각해 준다니 정말 고맙구나." "저야말로 좋은 아버지가 생겨서 기쁜걸요." 죽이 척척맞는구나. 세스는 속으로 혀를 차며 눈동자를 힐끔 돌려 둘을 바라보았다. 엘과 얀은 기쁜 듯이 서로 웃음띤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누가 보아도 다정한 부녀처럼 보였다. 들려오는 웃음소리 때문 에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찌를 듯한 시선을 느끼고 그쪽으로 고 개를 돌렸다. 윽, 키리아가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된 것을 마 땅찮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세스는 땀을 삐질 거리며 생긋 웃어 보이 고는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뒤통수가 따갑다... "사실은 말이지.... 얀처럼 예쁜 딸을 갖는 것이 소원이었단다. 그런데 어 쩌다 보니까, 저런 무뚝뚝한 아들녀석 한 명만을 갖게됐지 뭐냐." 엘은 한숨을 쉬고는 자신의 한 말이 세스에게 어떤 행동을 낳게 할지 궁 금한 듯 고개를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는 여전히 창밖을 주시하 고 있었다. 엘의 말에서 궁금한 점이 떠오른 얀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엘에게 물어보았다. "무뚝뚝이요?"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얀의 반응이 귀엽게 느껴진 엘은 미소 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데 옆에서 같이 지냈을 네가 물어본다는 것은 이상한 일인 걸." 엘은 턱을 문지르며 눈길을 세스에게 주었다. 얀 또한 엘의 말을 듣고 고 민하는 듯 보였다. "전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안는데요. 제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나 한 발 앞서서 말해주었고, 여행 중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으음....." "뭐예요 아버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거세어지자 세스는 더 이상 참지못하고 고 개를 돌렸다. "너.... 성격파탄자 아니였냐?" "......" 세스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나를 그 지경으로 만든 것이 누군데요. 그나마 지금처럼 된 것은 가출 한 덕분이라구요." "뭐야, 내가 원인이라는 거냐? 그래, 내가 딸을 원해서 어렸을 적에 너 를 딸처럼 키웠던 것이나, 현실에 눈을 뜨고 귀여운 며느리를 맞을 생각 에 일찍서부터 맞선을 시작했던 것은 잘못이라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그게 성격파탄까지 가는 일이었냐?" "....그럼 아닌가요....?" 역시 아버지는 마이페이스였어.... 세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얀은 지금에서야 비밀이 풀리는 느 낌이었다. 어쩐지 여장을 한 세스가 어색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 한다고 생각했더니 어렸을 적부터 훈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납득 을 하던 얀은 멈칫했다. 잠깐, 그렇다면 이전에 말했던 가출했던 이유 도... 설마... 지금의 상황으로 유추해볼 때 자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아, 세스의 그 가출 이유라는 것은 믿기 힘들다. 만약 세스, 자신이 한 이야기(집이 갑갑해서 도망쳤다던)가 맞다면, 다른 것을 행하기 전에 그의 아버지의 오해부터 먼저 풀었을 테니 말이다. "세스... 네가 예전에 말했던 가출했던 이유...말이야..." 다 알고 있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바짝 다가와 자신을 바라보는 얀을 확인한 세스는 의표를 찔리듯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서 창가에 바짝 기 대어 앉았다. 세명(키리아, 엘, 얀)의 시선에 움찔한 세스는 고개를 끄덕 이며 시선을 피했다. "규제가 많은 편이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어. 하지만... 하지 만, 그 많은 여자들은 정말로 참아내질 못하겠더라구... 그래서..." "가출을 결심했다?" 뭐야, 역시 여자들 때문이었어? 내가 추측했던 게 맞잖아. 사실대로 말 해 준 걸로 생각했더니... 얀은 괘씸하다는 표정으로 세스를 바라보았으나 이미 가슴속깊이 찔리 는 세스는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의제(議題)의 화살을 엘에게 돌렸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느긋하신 거죠? 저에게 반려가 생겼다는 것은 아버지에게 안 좋은 상황이라는 말과 동일한 것일 텐데요. 2년전 맞선 을 주선했던 왕실 측에 어떻게 설명하실 거죠? 거기다, 얀은 귀족이 아 닙니다. 세력의 기반도 없고 다른 가문들에게 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느긋하신 거죠?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 니다." 엘은 무릎 위에 올려져있던 깎지를 낀 손을 풀러 자신의 앞에 위치한 세 스의 손위에 올려놓았다. 세스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순하여 깃털처 럼 부드러웠다. 세스는 알 수 없다는 눈빛으로 마주 바라보았다. "...글세... 내겐 말이다. 네가 행복한 일상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보다 는 그런 것은 하찮은 걸로 생각되어지는구나.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 세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말없이 창가로 시선을 돌렸을 뿐이 다. 우습게도, 지금 이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아버지라는 느낌이 가슴 속 깊이 다가왔다. 세스가 잠이 든 기미가 보이자 엘은 손을 입가에 가져가 대고 얀의 귓가 에 속삭였다. "사실은 말이지... 녀석이 워낙 성격파탄자로 이름이 높아서 결혼은 꿈에 도 생각못했단다. 너같이 착한 아이를 얻은 건만해도 감지덕지 해야지." 엘은 자신의 말을 듣고 얼이 나가 있는 얀에게 윙크를 했고, 얀은 불쌍하 다는듯 세스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성벽 위에 올라가 서치(search)마법을 시전하던 벤투자는 얼굴을 삐쭉이며 성벽 밑으로 뛰어내렸다. 다행이 근처에는 지 나가는 사람이 없는 듯 그녀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벤투자의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던 카롯은 머 리를 흔들고는, 성벽에 기대고 있던 몸을 떼어내어 걸어갔다. "기다려!" 벤투자는 다급히 다가와 카롯의 어깨를 잡아 그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 다. 카롯은 세찬 손길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왜? 아직도 부족한가? 결계를 치고 수도를 샅샅이 찾아봐도 그 어디에 서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잖아." 카롯은 싸늘한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업신여기는 듯한 그의 눈빛 에 발끈한 벤투자는 성을 내려했으나, 원인 제공자는 자신이라는 생각 에 화를 눌러 참았다. 천하의 벤투자가 말이다. "그래. 내가 잘못한 것은 알아. 하지만 이럴 것까지는 없잖아. 내가 그 녀 석을 죽인 것도 아니고 다만 행보가 늦어졌을 뿐이잖아. 그런데 왜 화를 내는 거지?" "그 이유는 알고 있을 텐데. 이미 얀왕자는 어떠한 탐색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 않나? 그런데도 넌 단 하나의 희망을 없애려 했어. 단지 너의 재미로 말이야." 벤투자의 눈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무서운 안광으로 카롯을 쏘아보았다. "그게 어때서? 그리고 그가 분명 수도에 있다는 것을 들었잖아. 이렇게 찾는 데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을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야." 냉정한 표정으로 벤투자를 쳐다보던 카롯은 코웃음을 쳤다. "너 때문에, 네 녀석 때문에!!" 말을 하던 그는 멈칫하고는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뭐야 말을 끝내!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는 거냐! 짜증만 내면 나보고 어 떡하란 말이야!!" 벤투자는 발을 구르며 소리쳤으나, 카롯은 듣지 못한 듯, 아니 듣고도 못 들은 척 결계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러자 다른 세상에라도 온 듯 그곳은 활기차게 사람들의 소리로 시끌벅적거렸다. 복잡하게 돌아다니는 사람 들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던 카롯은 정신없이 걸음을 옮기다 문득 자신 의 처지를 깨닫게 되었다. 후후후 카롯은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오른손 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질끈 깨물은 붉은 입술을 타고 선홍색 피가 흘러 내렸다. 그는 왼손으로 힘껏 벽을 쳤다. 오물로 뒤덮혀있는 시장 뒷골목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멍청한 놈... 얀왕자를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벤투자에게 말려들기 싫다는 바보 같은 생각 때문에,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 디아테스님을 뵐 면목 이 없다.... 주군은 자신이 허둥대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맛 보고 있겠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온다. 뭐가 마계 최고의 지 장(智將)이냐, 한 사람의 행방을 찾을 방도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카롯은 벽에 기대었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생각 같아선 제롬을 납치라도 하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간 벤투자로 인 해 발생한 사건 때문에 도움을 얻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제롬 을 납치하는 것도 힘이 드는 일이다. 벤투자가 말했던 처음 느껴보던 신 성력... 멀리 있던 자신에게까지 힘의 여파가 미쳤다. 그것은 한순간에 벤 투자의 의욕에 금이 가도록 만들만큼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그들과 동행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소년... 아마,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그는 정령 족의 힘을 계승하는 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의 힘은 고대로부터 대대로 전승되는 힘인 만큼 자신들이 넘볼 경지가 아닌 것이다. 각성의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의 상태만로도 충분히 자신을 상대하고도 남을 것이다. 고작 소년 한명 때문에 마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자신들이 움츠러든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지금은 이성에 따라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의 힘의 성분을 생각해 보았을 때 특이한 향이 난다는 신성력 은 소년이 사용한 것이 아닐 것이다. 아마 그들을 도와주는 제3의 인물 이 있을 것이다. 만약 제롬이나 같이 있는 소녀가 그 힘을 사용할 줄 알 았다면 제롬이 그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테니까... 정말 얀왕자는 이곳 수도에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어떤 수단에도 찾 을 수 없는 그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인해전술 밖에 없는 건가....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것이라곤 없었다. 직접 찾아 나서는 수밖에... 자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실에 카롯은 자조적인 비웃음을 흘렸다. 1 분 1초가 아쉬운 지금 시점에서 시간이나 낭비해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웠다. 주군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무력감으로 인해 분노로 몸을 떨던 카 롯은 귀에 들리는 떠들썩한 소리때문에 자신을 괴롭히고 있던 자괴감에 서 벗어났다. "뭐야, 이 녀석 옷은 고급인데, 대낮부터 술이나 처먹고 토하고 있는 거 냐." 벽에 이마를 대고 있는 카롯의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한 듯 껄렁껄렁한 말 투의 사나이는 카롯의 옆에 서서 그의 모습을 자세히 보려고 기웃거리 고 있었다. "이런 건 '나 잡아 잡슈' 지, 발견한 놈이 임자라니까." 카롯의 옆으로 다가 온 꾀죄죄한 옷차림의 나이 많은 노인은 지팡이에 몸 의 중심을 실으며 말을 받았다. 옆에서 그의 귀에 들릴 정도로 말하는데 도, 미동도 않는 카롯을 보고 누런 이빨을 내보이며 보기 싫은 미소를 짓 던 노인은 손가락으로 카롯을 가리켰다. "이 녀석 완전히 맛이 간 모양일세. 이럴 땐 감사히 먹는 거란 말이다. 알 겠냐?" "네, 네. 알겠으니까 좀 비키쇼." 등이 굽고 눈곱이 잔뜩 껴있는 사내는 그들 곁에 서서 눈치를 보다가 슬 쩍 카롯의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았기에, 약간은 두려움이 담겨있는 눈으로 돈주머니가 있을 곳 을 짐작해보는 듯 했다. 유복해보이는 도련님이 경호원도 없이 위험한 뒷골목에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 하며 어물쩡거리던 남자들은 자신들을 미는 손길에 옆으로 비켜섰다. 어느새 제발로 들어온 먹이감에 대한 소식을 들 었는지, 그들의 패거리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었다. 웅성 거리는 소리가 뒷골목을 메우자 인상을 찌푸리며 조용히 하라는 뜻으로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댄 노인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요히 움 직임을 보이지 않는 그를 보고 안심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움직임이 없는 카롯을 보고 자기들끼리 좋아하였다. 비싸보이는 고급 망토와 망토 사이로 살짝 내비치는 그의 허리춤에 있는 단순한 장식 의 자수가 수놓아져있는 장식용 허리띠는, 분명 품속에도 그만한 상당량 의 돈을 지니고 있다는 보증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행운에 환호했다. "햐, 이것 보게 이거 진짜 보석이야." 망토를 고정하고 있는 브로치에 박혀있는 푸른색 사파이어를 보며 그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파이어는 영롱한 푸른빛을 내며 유례가 없는 크기 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들은 금방이라도 그것을 벗겨내고 싶었지만 그의 주위에 흐르고 있는 왠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느끼고는 머뭇거리고 있었 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늘하고 차가운 기운이 골목안을 덮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어라..." "왜 그러냐?" 마음의 경고에 따라야 할지, 아님 자신의 욕망에 따라야 되는지, 상반되는 두 마음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남자는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의아해 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는 앞에서 멍하니 말을 뱉은 친구를 바라보았다. "야, 이거 꽤 돈이 되겠는데. 어쩌면 이 녀석 몸에 걸치고 있는 것보다도 말이야." "뭐가 말이야?" 의아해하며 묻자, 카롯의 얼굴 쪽에 서있던 사내는 히죽 웃으며 카롯을 가리켰다. 바람이 불어선지, 아님 카롯이 움직였는지 그의 얼굴을 덮고 있 던 자주색 머리카락이 약간만 그의 얼굴에 내려와 있었다. 흩트러진 머리 카락 사이로 그의 얼굴이 드러나보였다. 잡티조차 없는 진주빛 피부와 깍은 듯한 고운 얼굴선, 길게 내려있는 긴 속눈썹... 숨죽여 바라보던 사내는 감탄했다. "햐, 이거 진짜 물건이네. 이놈도 팔아버리자구" 간이 커진 그들은 웃음을 지으며 카롯을 바라보았고 그들의 소리를 들은 갈팡질팡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치라고 경고 하고 있는 본능을 무시했다. "어느 정도길래 그래? 최상급이 아니면 값으로 안쳐준다구." "와서 봐. 이 정도면 너끈히..." 말을 하던 사내의 말이 끊겼다. 서로의 눈치만 보던 사람들은 의아해 하 며 사내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굳어진 건 그 사내만이 아닌 듯, 사내 곁에서 일을 거들던 다른 사내마저 굳어있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원인을 궁금해하던 남자들은 조심스레 앞으로 나섰고 그것을 보게 되었다. 붉은 눈... 은근한 압박감을 주던 인물의 감겨져 있던 눈이 뜨여져 있었다. 좀 전과 다른,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서늘한 기운이 그들을 감싸안았다. 방금 전 과 다른 변화라고는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붉은 색의 눈동자였지만, 그 것에서 나온 냉기만으로 몸이 경직되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카롯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사내들은 그의 움직임만으로도 놀라 움찔 거렸다. "..." 차가운 눈을 들어, 굳어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쳐다본 카롯 은 손을 들어올렸고 그대로 사선으로 길게 그어버렸다. 그는 천천히 걸음 을 옮겼다. 그의 움직임을 따라 검은 망토가 펄럭거렸다. 그의 모습이 골 목에서 사라졌다. 짙은 피비린내만이 그가 지나간 자리에 향수의 여운처럼 남아있었다. -------------------------------------------------------------------------------- Back : 95 : <차원연결자-91.수도입성>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3 : <차원연결자-89.조우(遭遇)(3)>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1:0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6-09-2001 01:58 Line : 375 Read : 4135 [94] <차원연결자>-90.조우(遭遇)(4)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0>조우(遭遇)(4) 흔들림조차 없는 고급 마차 안에 앉아, 신기한 듯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얀은 미소를 띄고 자신을 바라보는 엘을 깨닫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엘은 자신의 눈길에 부끄러워하는 얀을 보고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훈훈해져 온다. 아직 어린아이라고 생각했던 자식은 장성하여 어 느덧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40이 되지 않은 나이에 할아버지라 니.... 허무하다고 해야할까... 정말 기쁘다고 말해야할까.... 정의 할 수 없는 마음이 출렁인다. 엘은 시선을 돌려 턱을 괴로 창 밖을 바라보는 세스를 바라보았다. 뭔가 생각할 것이 있는지 사색(思索)에 빠져있는 아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 라보던 엘은 여전히 말이 없는 그를 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고, 곧 세스에 게서 눈길을 옮겨 그 옆에 위치하고 있는 얀의 안색을 살폈다. 얀은 고개 를 숙여 안겨있는 아기에게 시선을 맞추고 있었는데, 약간 긴장한 듯 보 였다. 엘은 이런 분위기가 얀에게는 어색할거라 여기고 그의 마음을 안 정시키기 위해 뭔가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얀양... 그 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죠? 어쌔신들에게 쫓기기까지 했으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네... 거기다 몸까지 힘들었을텐데, 멍청한 아들놈 때문에 애꿎은 얀 양에게까 지 피해가 가다니... 미안하게 생각하오. 나는 얀 양을 딸처럼 생각하니까 얀 양도 나를 편하게 생각해주면 좋겠 어요. 만약 아들놈이 괴롭히는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말해줘요. 내 가 대신 혼을 내줄 테니까." 자신을 생각해 주는 그의 말이 들려오자, 고개를 들어 엘을 바라본 얀은 세스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마음고생은요, 저 때문에 세스가 고생이 많았죠. 걱정하실 것 없어요. 염려하지 않으셔도 잘해나갈 자신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아버...님도 절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말도 놔주시고요. 그냥 편하게 얀이라고 불러 주세요." "그...럼 그럴까? 네가 그렇게 생각해 준다니 정말 고맙구나." "저야말로 좋은 아버지가 생겨서 기쁜걸요." 죽이 척척맞는구나. 세스는 속으로 혀를 차며 눈동자를 힐끔 돌려 둘을 바라보았다. 엘과 얀은 기쁜 듯이 서로 웃음띤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누가 보아도 다정한 부녀처럼 보였다. 들려오는 웃음소리 때문 에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찌를 듯한 시선을 느끼고 그쪽으로 고 개를 돌렸다. 윽, 키리아가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된 것을 마 땅찮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세스는 땀을 삐질 거리며 생긋 웃어 보이 고는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뒤통수가 따갑다... "사실은 말이지.... 얀처럼 예쁜 딸을 갖는 것이 소원이었단다. 그런데 어 쩌다 보니까, 저런 무뚝뚝한 아들녀석 한 명만을 갖게됐지 뭐냐." 엘은 한숨을 쉬고는 자신의 한 말이 세스에게 어떤 행동을 낳게 할지 궁 금한 듯 고개를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는 여전히 창밖을 주시하 고 있었다. 엘의 말에서 궁금한 점이 떠오른 얀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엘에게 물어보았다. "무뚝뚝이요?"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얀의 반응이 귀엽게 느껴진 엘은 미소 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데 옆에서 같이 지냈을 네가 물어본다는 것은 이상한 일인 걸." 엘은 턱을 문지르며 눈길을 세스에게 주었다. 얀 또한 엘의 말을 듣고 고 민하는 듯 보였다. "전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안는데요. 제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나 한 발 앞서서 말해주었고, 여행 중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으음....." "뭐예요 아버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거세어지자 세스는 더 이상 참지못하고 고 개를 돌렸다. "너.... 성격파탄자 아니였냐?" "......" 세스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나를 그 지경으로 만든 것이 누군데요. 그나마 지금처럼 된 것은 가출 한 덕분이라구요." "뭐야, 내가 원인이라는 거냐? 그래, 내가 딸을 원해서 어렸을 적에 너 를 딸처럼 키웠던 것이나, 현실에 눈을 뜨고 귀여운 며느리를 맞을 생각 에 일찍서부터 맞선을 시작했던 것은 잘못이라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그게 성격파탄까지 가는 일이었냐?" "....그럼 아닌가요....?" 역시 아버지는 마이페이스였어.... 세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얀은 지금에서야 비밀이 풀리는 느 낌이었다. 어쩐지 여장을 한 세스가 어색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 한다고 생각했더니 어렸을 적부터 훈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납득 을 하던 얀은 멈칫했다. 잠깐, 그렇다면 이전에 말했던 가출했던 이유 도... 설마... 지금의 상황으로 유추해볼 때 자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아, 세스의 그 가출 이유라는 것은 믿기 힘들다. 만약 세스, 자신이 한 이야기(집이 갑갑해서 도망쳤다던)가 맞다면, 다른 것을 행하기 전에 그의 아버지의 오해부터 먼저 풀었을 테니 말이다. "세스... 네가 예전에 말했던 가출했던 이유...말이야..." 다 알고 있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바짝 다가와 자신을 바라보는 얀을 확인한 세스는 의표를 찔리듯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서 창가에 바짝 기 대어 앉았다. 세명(키리아, 엘, 얀)의 시선에 움찔한 세스는 고개를 끄덕 이며 시선을 피했다. "규제가 많은 편이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어. 하지만... 하지 만, 그 많은 여자들은 정말로 참아내질 못하겠더라구... 그래서..." "가출을 결심했다?" 뭐야, 역시 여자들 때문이었어? 내가 추측했던 게 맞잖아. 사실대로 말 해 준 걸로 생각했더니... 얀은 괘씸하다는 표정으로 세스를 바라보았으나 이미 가슴속깊이 찔리 는 세스는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의제(議題)의 화살을 엘에게 돌렸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느긋하신 거죠? 저에게 반려가 생겼다는 것은 아버지에게 안 좋은 상황이라는 말과 동일한 것일 텐데요. 2년전 맞선 을 주선했던 왕실 측에 어떻게 설명하실 거죠? 거기다, 얀은 귀족이 아 닙니다. 세력의 기반도 없고 다른 가문들에게 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느긋하신 거죠?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 니다." 엘은 무릎 위에 올려져있던 깎지를 낀 손을 풀러 자신의 앞에 위치한 세 스의 손위에 올려놓았다. 세스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순하여 깃털처 럼 부드러웠다. 세스는 알 수 없다는 눈빛으로 마주 바라보았다. "...글세... 내겐 말이다. 네가 행복한 일상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보다 는 그런 것은 하찮은 걸로 생각되어지는구나.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 세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말없이 창가로 시선을 돌렸을 뿐이 다. 우습게도, 지금 이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아버지라는 느낌이 가슴 속 깊이 다가왔다. 세스가 잠이 든 기미가 보이자 엘은 손을 입가에 가져가 대고 얀의 귓가 에 속삭였다. "사실은 말이지... 녀석이 워낙 성격파탄자로 이름이 높아서 결혼은 꿈에 도 생각못했단다. 너같이 착한 아이를 얻은 건만해도 감지덕지 해야지." 엘은 자신의 말을 듣고 얼이 나가 있는 얀에게 윙크를 했고, 얀은 불쌍하 다는듯 세스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성벽 위에 올라가 서치(search)마법을 시전하던 벤투자는 얼굴을 삐쭉이며 성벽 밑으로 뛰어내렸다. 다행이 근처에는 지 나가는 사람이 없는 듯 그녀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벤투자의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던 카롯은 머 리를 흔들고는, 성벽에 기대고 있던 몸을 떼어내어 걸어갔다. "기다려!" 벤투자는 다급히 다가와 카롯의 어깨를 잡아 그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 다. 카롯은 세찬 손길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왜? 아직도 부족한가? 결계를 치고 수도를 샅샅이 찾아봐도 그 어디에 서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잖아." 카롯은 싸늘한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업신여기는 듯한 그의 눈빛 에 발끈한 벤투자는 성을 내려했으나, 원인 제공자는 자신이라는 생각 에 화를 눌러 참았다. 천하의 벤투자가 말이다. "그래. 내가 잘못한 것은 알아. 하지만 이럴 것까지는 없잖아. 내가 그 녀 석을 죽인 것도 아니고 다만 행보가 늦어졌을 뿐이잖아. 그런데 왜 화를 내는 거지?" "그 이유는 알고 있을 텐데. 이미 얀왕자는 어떠한 탐색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 않나? 그런데도 넌 단 하나의 희망을 없애려 했어. 단지 너의 재미로 말이야." 벤투자의 눈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무서운 안광으로 카롯을 쏘아보았다. "그게 어때서? 그리고 그가 분명 수도에 있다는 것을 들었잖아. 이렇게 찾는 데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을 나보고 어떡하란 말이야." 냉정한 표정으로 벤투자를 쳐다보던 카롯은 코웃음을 쳤다. "너 때문에, 네 녀석 때문에!!" 말을 하던 그는 멈칫하고는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뭐야 말을 끝내!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는 거냐! 짜증만 내면 나보고 어 떡하란 말이야!!" 벤투자는 발을 구르며 소리쳤으나, 카롯은 듣지 못한 듯, 아니 듣고도 못 들은 척 결계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러자 다른 세상에라도 온 듯 그곳은 활기차게 사람들의 소리로 시끌벅적거렸다. 복잡하게 돌아다니는 사람 들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던 카롯은 정신없이 걸음을 옮기다 문득 자신 의 처지를 깨닫게 되었다. 후후후 카롯은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오른손 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질끈 깨물은 붉은 입술을 타고 선홍색 피가 흘러 내렸다. 그는 왼손으로 힘껏 벽을 쳤다. 오물로 뒤덮혀있는 시장 뒷골목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멍청한 놈... 얀왕자를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벤투자에게 말려들기 싫다는 바보 같은 생각 때문에,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 디아테스님을 뵐 면목 이 없다.... 주군은 자신이 허둥대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맛 보고 있겠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온다. 뭐가 마계 최고의 지 장(智將)이냐, 한 사람의 행방을 찾을 방도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카롯은 벽에 기대었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생각 같아선 제롬을 납치라도 하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간 벤투자로 인 해 발생한 사건 때문에 도움을 얻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제롬 을 납치하는 것도 힘이 드는 일이다. 벤투자가 말했던 처음 느껴보던 신 성력... 멀리 있던 자신에게까지 힘의 여파가 미쳤다. 그것은 한순간에 벤 투자의 의욕에 금이 가도록 만들만큼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그들과 동행하고 있는 정체불명의 소년... 아마,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그는 정령 족의 힘을 계승하는 자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의 힘은 고대로부터 대대로 전승되는 힘인 만큼 자신들이 넘볼 경지가 아닌 것이다. 각성의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의 상태만로도 충분히 자신을 상대하고도 남을 것이다. 고작 소년 한명 때문에 마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자신들이 움츠러든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지금은 이성에 따라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의 힘의 성분을 생각해 보았을 때 특이한 향이 난다는 신성력 은 소년이 사용한 것이 아닐 것이다. 아마 그들을 도와주는 제3의 인물 이 있을 것이다. 만약 제롬이나 같이 있는 소녀가 그 힘을 사용할 줄 알 았다면 제롬이 그 지경까지 가지 않았을 테니까... 정말 얀왕자는 이곳 수도에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어떤 수단에도 찾 을 수 없는 그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그렇다면 남은 것은 인해전술 밖에 없는 건가....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것이라곤 없었다. 직접 찾아 나서는 수밖에... 자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실에 카롯은 자조적인 비웃음을 흘렸다. 1 분 1초가 아쉬운 지금 시점에서 시간이나 낭비해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웠다. 주군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무력감으로 인해 분노로 몸을 떨던 카 롯은 귀에 들리는 떠들썩한 소리때문에 자신을 괴롭히고 있던 자괴감에 서 벗어났다. "뭐야, 이 녀석 옷은 고급인데, 대낮부터 술이나 처먹고 토하고 있는 거 냐." 벽에 이마를 대고 있는 카롯의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한 듯 껄렁껄렁한 말 투의 사나이는 카롯의 옆에 서서 그의 모습을 자세히 보려고 기웃거리 고 있었다. "이런 건 '나 잡아 잡슈' 지, 발견한 놈이 임자라니까." 카롯의 옆으로 다가 온 꾀죄죄한 옷차림의 나이 많은 노인은 지팡이에 몸 의 중심을 실으며 말을 받았다. 옆에서 그의 귀에 들릴 정도로 말하는데 도, 미동도 않는 카롯을 보고 누런 이빨을 내보이며 보기 싫은 미소를 짓 던 노인은 손가락으로 카롯을 가리켰다. "이 녀석 완전히 맛이 간 모양일세. 이럴 땐 감사히 먹는 거란 말이다. 알 겠냐?" "네, 네. 알겠으니까 좀 비키쇼." 등이 굽고 눈곱이 잔뜩 껴있는 사내는 그들 곁에 서서 눈치를 보다가 슬 쩍 카롯의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에게서 풍겨오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았기에, 약간은 두려움이 담겨있는 눈으로 돈주머니가 있을 곳 을 짐작해보는 듯 했다. 유복해보이는 도련님이 경호원도 없이 위험한 뒷골목에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 하며 어물쩡거리던 남자들은 자신들을 미는 손길에 옆으로 비켜섰다. 어느새 제발로 들어온 먹이감에 대한 소식을 들 었는지, 그들의 패거리로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었다. 웅성 거리는 소리가 뒷골목을 메우자 인상을 찌푸리며 조용히 하라는 뜻으로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댄 노인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요히 움 직임을 보이지 않는 그를 보고 안심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움직임이 없는 카롯을 보고 자기들끼리 좋아하였다. 비싸보이는 고급 망토와 망토 사이로 살짝 내비치는 그의 허리춤에 있는 단순한 장식 의 자수가 수놓아져있는 장식용 허리띠는, 분명 품속에도 그만한 상당량 의 돈을 지니고 있다는 보증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행운에 환호했다. "햐, 이것 보게 이거 진짜 보석이야." 망토를 고정하고 있는 브로치에 박혀있는 푸른색 사파이어를 보며 그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파이어는 영롱한 푸른빛을 내며 유례가 없는 크기 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들은 금방이라도 그것을 벗겨내고 싶었지만 그의 주위에 흐르고 있는 왠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느끼고는 머뭇거리고 있었 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늘하고 차가운 기운이 골목안을 덮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어라..." "왜 그러냐?" 마음의 경고에 따라야 할지, 아님 자신의 욕망에 따라야 되는지, 상반되는 두 마음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남자는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의아해 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는 앞에서 멍하니 말을 뱉은 친구를 바라보았다. "야, 이거 꽤 돈이 되겠는데. 어쩌면 이 녀석 몸에 걸치고 있는 것보다도 말이야." "뭐가 말이야?" 의아해하며 묻자, 카롯의 얼굴 쪽에 서있던 사내는 히죽 웃으며 카롯을 가리켰다. 바람이 불어선지, 아님 카롯이 움직였는지 그의 얼굴을 덮고 있 던 자주색 머리카락이 약간만 그의 얼굴에 내려와 있었다. 흩트러진 머리 카락 사이로 그의 얼굴이 드러나보였다. 잡티조차 없는 진주빛 피부와 깍은 듯한 고운 얼굴선, 길게 내려있는 긴 속눈썹... 숨죽여 바라보던 사내는 감탄했다. "햐, 이거 진짜 물건이네. 이놈도 팔아버리자구" 간이 커진 그들은 웃음을 지으며 카롯을 바라보았고 그들의 소리를 들은 갈팡질팡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치라고 경고 하고 있는 본능을 무시했다. "어느 정도길래 그래? 최상급이 아니면 값으로 안쳐준다구." "와서 봐. 이 정도면 너끈히..." 말을 하던 사내의 말이 끊겼다. 서로의 눈치만 보던 사람들은 의아해 하 며 사내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굳어진 건 그 사내만이 아닌 듯, 사내 곁에서 일을 거들던 다른 사내마저 굳어있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원인을 궁금해하던 남자들은 조심스레 앞으로 나섰고 그것을 보게 되었다. 붉은 눈... 은근한 압박감을 주던 인물의 감겨져 있던 눈이 뜨여져 있었다. 좀 전과 다른,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서늘한 기운이 그들을 감싸안았다. 방금 전 과 다른 변화라고는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붉은 색의 눈동자였지만, 그 것에서 나온 냉기만으로 몸이 경직되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카롯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사내들은 그의 움직임만으로도 놀라 움찔 거렸다. "..." 차가운 눈을 들어, 굳어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쳐다본 카롯 은 손을 들어올렸고 그대로 사선으로 길게 그어버렸다. 그는 천천히 걸음 을 옮겼다. 그의 움직임을 따라 검은 망토가 펄럭거렸다. 그의 모습이 골 목에서 사라졌다. 짙은 피비린내만이 그가 지나간 자리에 향수의 여운처럼 남아있었다. -------------------------------------------------------------------------------- Back : 95 : <차원연결자-91.수도입성>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3 : <차원연결자-89.조우(遭遇)(3)>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1:0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4-09-2001 23:40 Line : 380 Read : 3923 [96] <차원연결자-92.수도입성>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2>수도입성 얀은 세스에게서 몸을 돌려 셔츠의 단추를 풀고 있었다. 생각은 대범하게 나가자 였지만 그래도.... 얀은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세스는 들어보지 못한 노랫가 락을 흥얼거리며 상의를 벗고있었다. 그의 손에 있던 반쯤 접혀진 상의 가 옆에 위치한 의자 등받이에 걸쳐졌고, 곧 위로 들어올려진 그의 손은 흰 면으로 되어있는 그의 속옷 끈을 풀었다. 옷에 가려져 있던 희고 뽀 얀 어깨선이 보이더니, 곧 늘씬한 등판이 얀의 휘둥그래진 눈앞에 모습 을 드러내었다. 조각상을 재현해놓은 듯 그의 몸매는 근사하였다. 보기 좋게 발달되어있는 그의 근육에 지나온 세월이 쉽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약간의 상처가 보였지만 그건 그리 흉으로 보이지 않았다. 멍하니 세 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얀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리고 얼굴을 붉 히며 급히 고개를 돌렸다. 미적미적 셔츠의 깃을 잡고 머뭇거리는 얀의 귓가로 세스의 목소리가 들 려왔다.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웃옷하나 벗지 않은 얀이 한심하다는 어 조로 말하는 것을 듣고 얀은 펄쩍 뛰어오를 듯 놀랐다. "뭐야, 아직도 안 벗었어? 그러다간 옷 벗다가 하루가 다 지나가겠다. 난 이미 다 벗었다고." "어, 어? 머, 먼저 들어가 있어. 나도 금방 들어갈 테니까..." 얀은 자신의 목소리가 점점 죽어 가는 것을 느끼고 당황해하며 웃옷을 벗었다. 세스는 고개를 수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을 하는 얀의 목소리 를 듣자 의아해 하며 고개를 돌렸고, 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얀의 등뒤로 절뚝거리며 다가 왔다. 인기척이 들리자 얀은 더욱 안절부절하며 고개를 더욱 숙였다. 턱 을 괴고 굳어있는 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세스는 평소 보지 못했던 그 의 행동에 더욱 의문을 품었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올려 얀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왜 그래? 어디 몸이라도 안 좋은 거야?" "그럴 리가 있겠어...? 그냥 옷이 잘 안 벗어져서..." 얀은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어물어물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건 세스를 얕본 것이었다. "그래? 그럼 내가 벗겨줄게." 세스는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고는 양손을 얀의 어깨에 올 려놓고 얀의 몸을 돌려세우려고 했다. 이, 이것이 뭔소리다냐.. 여자와 남자사이라도 그런 상황이 연출되면 이 상한 법인데... 하물며 지금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세스는 그 가 하는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가? 아님 나만 이상 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자, 잠깐만 괜찮으니까...!" "뭐가 괜찮아? 내가 옷을 다 벗을 동안, 넌 상의 하나만 달랑 벗었는 데... 이러다가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하겠어." 세스는 미간을 찡그리며 얀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하, 하지만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단 말이야~!" 남자의 몸을 보는 것은 별거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자신의 몸을 보는 것과 남의 몸을 보는 것은 확연히 기분이 달랐다. 동생들의 몸을 목 욕할 때 봤었고, 자신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평소 때는 별 생각 없이 세스가 옷 갈아입을 때 상의를 벗을 모 습을 대했는데, 의식을 하니까 얼굴이 붉어졌다. 남동생들의 몸을 보았 다고는 하지만 그건 거의 10년이나 전의 일인데다, 세스는 식구가 아닌 타인이다. 같은 동성친구도 알몸을 보면 부끄러운데 하물며 아무리 현실 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세스)는 남자인 것이다. "옷을 벗는데 무슨 마음의 준비까지 필요해!" 세스는 인상을 찡그리며 벽을 붙잡고 돌아서지 않는 얀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홱, 팽팽히 맞서고 있던 힘의 균형의 깨어지며 얀이 뒤돌아 섰다. 갑작스럽 게 손에서 힘이 풀려 세스의 손길에 따라 뒤로 돌게 된 얀은 얼굴을 붉히 며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핏, "뭐야, 이렇게 끈을 단단하게 묶어놓으니까 그렇지..." 얀의 속옷을 바라보던 세스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단단하게 얀의 옆 구리 쪽으로 매여져 있는 끈을 풀려고 했다. 잠시동안 씨름을 하던 세스 는 금방 그것을 풀었고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어라, 뭐하는 거야?" 세스는 의아해 하며 손을 들어 눈을 가리고 있는 얀의 손을 내렸다. 얀 은 그만 이 상황을 받아들이자고 납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손길에 따라 쉽게 손을 내렸다. 그리고 과감하게 정면을 바라보았다. 얀은 말똥말똥한 눈으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황당함에 자신도 모 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얀의 행동을 의문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 세스 의 하반신은 긴 흰 타월로 가려져 있었다. 괜히 호들갑떨었잖아. 얀은 왠지 모를 씁쓰름한 감(;)을 느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다시 한 번 세스의 몸을 훑어보았고, 그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그의 어깨와 가슴은 곧게 뻗어있었고, 유려한 선을 그리며 허리 쪽으로 가늘어졌는데, 그 가느다란 허리를 보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얀이 자신의 몸에 감탄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세스는 얀을 재촉했고 얀은 부득부득 우겨서 세스가 탈의실에서 나간 뒤에 재빠르게 옷을 벗 고 곁에 곱게 접혀있던 흰 타월로 몸을 가리고 목욕탕을 들어섰다. "어머, 피부 좋다." "야, 야 어딜 만져." 세스는 얀의 손길에 기겁을 하며 뒤로 몸을 물렸다. 얀은 입맛을 다시며 물속에 몸을 깊이 담그고 입으로 공기거품을 만들었다. "쳇, 닳는 것도 아닌데..." 얀은 아쉬워하는 눈길로 세스의 탄탄한 몸을 바라보았다. 어렸을 적부 터 훈련으로 근육이 붙어있는 그의 몸은 조각상처럼 아름다운 균형미가 잡혀있었다. 탈의실에서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얀은 기가 살아서 세스를 놀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얀이 세스에게 장난치는 것은 결코 그의 육체 에 혹해서가 아니라 세스의 반응이 재미있어서였다. 의외로 세스는 간지 러움을 잘 타서 손길만 닿아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타입이었다. 내심 좋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좋아하던 얀은 음흉한 웃음을 짓다가, 주 위를 둘러보았다. 목욕실은 얀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넓었는데 그 반을 흰 대리석 욕조 가 차지하고 있었다. 정면에 위치한 대리석 사자상의 입에서 따듯한 물 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온수 장치가 완벽한 것 같았다. 좀 전까지만 해도 들어오기 싫은 눈치더니... 세스는 으스스떨려오는 몸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재미있어하는 얀의 눈 길을 피해 대리석 욕조의 끝에 붙어 앉았다. 나른하게 탕벽에 기대어 물위에서 늘어져있던 얀은 자신의 장난에 어쩔 줄 모르며 시선을 피하는 세스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변태 중년 같은 웃음을 흘렸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느꼈는지 탕의 모서리를 붙잡고 벌떡 일어선 세스 는 물기를 닦을 새도 없이 목욕가운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얼레... 얀은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세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약간은 심했나 자책감을 느꼈지만, 곧 따스한 물의 기운에 녹아들어 그런 생각마저 머 리속에서 지워버렸다. 욕실 문을 열고 나아가자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집사의 모습이 보였다. 세스는 수건으로 머리를 문지르며 집사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의 거친 손길이 머리카락을 스칠 때마다 그곳에서 튕겨져 나온 투명한 반짝이는 물방울들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그 모습을 인상 찌푸리고 바라보던 집사는 세스가 침대 위에 걸터앉자 헛기침을 하고 좀더 그의 곁으로 걸 어갔다. 그의 먼지하나 묻어있지 않은 검은 색 구두가 바닥에 깔려있는 값비싼 네오드렌드 산의 푹신한 카펫트를 밟고 지나갔다. 머리를 털고 있던 세스는 그가 자신의 곁에서 멈춰 서자 고개를 들어 그 를 바라보았다. "말씀하셨던 것은 여기에..." 집사가 커다란 상자를 내밀자 세스는 그것을 받아 안을 들여다보고는 만 족한 웃음을 지었다. "좋아, 그러면 30분 후에 내가 말한 다른 것들을 보내 줘. 얀이 준비하려 면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릴 테니까." 세스는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진 상자를 바라보았다. 집 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밖으로 물러나갔다. 쾅! "세~스~~~" 문을 벌컥 열고 나타난 얀은 위와 같이 소리를 치며 세스에게로 달려갔 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얼이 나가있는 세스에게 달려온 얀은 장난스 런 미소를 지으며 세스를 옆에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덕분에 세스는 황 당한 기분에 휩싸였다. 목욕이 끝난 후 아이같은 행동을 하는 얀에게 곤 혹스러워하던 세스는 머리를 흔들고는 경직되어 있는 목을 돌려 뭐가 그 리 즐거운지 키득거리고 웃고 있는 얀을 바라보았다. 젖은 은청색 머리 카락은 흘러내려 목욕 후에 밝게 상기된 볼을 식히려는 듯 얀의 얼굴을 감싸고 있었고 그의 몸에선 유칼립투스 특유의 톡쏘는 듯한 향이 은은하 게 풍겨 나왔다. 시설이 좋은 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것은 정말로 오래간 만이었기에 얀은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얀의 투 명한 파란색 눈동자는 더욱 짙어 보였고 유달리 반짝거렸다.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발을 흔들고 있던 얀은 갑자기 이상하다는 듯 고 개를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엉금엉금 기어와 세스의 머리카락 에 얼굴을 들이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세스는 당황해하 며 어느새 자신의 목까지 내려온 얀의 얼굴을 밀어내었다. 세스는 얼굴 을 붉히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엎드린 자세에서 고개를 들고 공기 중의 흘러 다니는 향을 맡고 있던 얀은 자신에게서도 그와 같은 향기가 난다는 것을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팔을 들어올려 냄새를 맡았 다. "이거 무슨 향기지? 청량감을 주는데 무지 좋다." 얀은 궁금해하며 세스를 바라보았고 세스는 한숨을 쉬더니 이마를 짚으 며 말했다. "유칼립투스라는 입욕제인데, 피로회복과 감기예방에 좋아. 이제 되었으 면 그만 내 몸에서 얼굴 좀 치워줄래?" 세스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친.절.하게 말을 했다. 얀은 아쉬워하며 그에 게서 뒤로 물러나 앉았다. 물론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는 세스를 더 괴롭 힐 수 없어서 말이다. 침대 옆에 일어선 세스는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에 놓여져 있는 리본으 로 장식되어 있는 흰상자를 얀에게 내밀었다. 얀은 어리둥절해 하며 그 것을 열어보았다. "와우." 얀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상자 안에 들어있던 물건을 들어올렸다. 화려 한 느낌을 주는 중국식 풍의 옷이 들어있었다. "이건...." 답을 구하는 듯한 얀의 시선을 받자, 세스는 다시 침대에 앉으며 약간 미 안한다는 투로 얘기했다. "네가 가지고 있는 옷이라곤 남자 옷뿐이잖아. 지금의 역할을 위해선 여 성복이 필요하지만 여건이 맞질 않으니... 이 수밖에 없었어. 내일 재단 사를 부를 테니까 오늘은 이걸로 참아줘. 그래도 중성적이 드는 느낌의 옷이니까 그럭저럭 잘만 꾸미면 여자처럼 보일 거야." 세스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주억거리던 얀은 옷을 살펴보며 고개를 들 어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처음 보는 스타일의 옷인데... 어디서 난 거야?" 얀은 질문을 하며, 재빠르게 몸 위에 옷을 걸쳤다. 그 모습을 오른 손등 에 턱을 괴고 보고 있던 세스는 약간 멈칫 하더니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 을 했다. "아버지가 '튜넨 국(國)'에 가셨을 때 선물로 받아온 거야. 물론 나에게 주신 것이지만... 내가 손을 댄 적은 없었고 너에게 준다해도 별말을 없 을 거야. 아... 넌 기억을 잃었다고 했으니 튜넨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구 나. 튜넨은 케탄대륙에 존재하고 있어. 크로나는 케탄대륙의 서쪽 끝에 있는 반면 튜넨은 정반대로 동쪽 끝에 위치하지. 위치 상으론 크로나에 서 튜넨까지 가는데 아무리 빠른 마차로 간다고 가정해도 4개월은 걸 려. 지금 이 옷은 예식용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화려하지만, 원래 의 튜넨의 민족의상은 단순하고 심플한 디자인이라서 소박한 미가 느껴 지지. 어디보자.... 쿡, 우선 가슴을 만들어야겠는데." 얀의 모습을 보고 어림짐작을 하던 세스는 웃음을 참으며 방안 이곳저곳 을 뒤지더니 그럴듯한 물건을 찾아내어 얀에게 건네었다. 얀은 투덜거리 면서도 자연스러운 연출로 단장을 하였다. 어두운 청회색 빛의 옷감이 얀의 밝은 은청색 머리카락과 대비되면서 그 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었다. 목까지 올라오는 차이니즈 풍의 칼라는 얀의 아담스 애플을 가리고 있었고 칼라에서부터 수놓아진 붉은 국화와 당초 문양은 가냘퍼 보이는 허리를 지나 그의 꼬리뼈 부근에서 끝이 나있었다. 날씬한 허리에서 직선으로 퍼져있는 4갈래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천들은 얀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연스레 흔들렸으며 겉옷과 한 세트로 되어있는 바지는 같은 색상으로, 바지단 끝에 귀여운 작은 꽃 들과 금박으로 누벼져 있었다. 손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소매를 치켜들 고 난감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얀의 얼굴을, 웃으며 바라보던 세스는 자 신의 옷방을 뒤져서 얀과는 다르게 간편한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투명한 7부 소매의 튜닉은 세련된 편안함과 단순성의 극치를 보였다. 옅 은 색의 면으로 되어있었는데 검은색의 바지와 어울려 세스의 귀족적인 이미지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세스는 그런 것과는 무관 하게 별 생각 없이 입었는지 아직 젖어있는 머리를 매만지며 얀의 곁으 로 지팡이로 바닥을 짚으며 다가갔다. 손으로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던 얀은 세스가 다가오자 싱긋 웃더니 머리 빗는 것이 귀찮은 듯 세스에게 머리를 빗어달라고 부탁하였다. 여행 중에도 얀의 머리카락을 때때로 빗 어주었던 세스는 얀이 머리를 빗어주면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군말 없이 서랍장을 뒤적여 은이 세공된 빗을 찾아내어 얀을 침대에 앉 히고 자신도 그의 뒤에 앉아 얀의 머리를 빗겨주기 시작했다. 자신의 계 획에선 얀이 어떻게 행동할지가 관건이었기 때문에 얀의 기분을 거스르 지 않도록 노력하고있었다. 세스의 손길에 얀은 졸음이 오는지 꾸벅거리며 잠이 들었고 잠이든 얀 의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대고 (편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기 가 좋아서)그의 머리카락을 만져주던 세스는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고 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보았다. 문이 열리며 자신이 부탁했던 사람들이 들어왔다. 얀에게 어울리는 화장과 머리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서 집사 고든에게 부 탁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세스의 무릎 위에서 잠이 들어있는 얀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시간을 방해했다고 여겼음인지 다시 방밖으로 나가 려고 했지만 세스의 손짓을 보고는 조심스레 방안으로 들어섰다. 다행히 도 방안에는 카펫이 깔려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발소리를 들리지 않았 다. 세스는 웃으며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앉았고 그들은 얀에게 다가와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세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옆 넓은 안락의자에 기대어 앉아 얀의 변 신하는 모습을 웃음을 참으며 지켜보았다. 검은색의 옷에 단정한 하얀색 앞치마를 두른 그들은 얀의 얼굴에 손을 대어보고 그의 곱고 매끄러운 피부에 놀라는 눈치였다. 그들은 잠에 푹 빠져 있는 얀을 보고 미소지었다. 우선 그들은 얀의 입술과 뺨에 크림을 바르고 속눈썹에도 뭔가를 문질렀다. 세스는 당해본일이 있는지라 그것 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얀이 당하는 일을 재미있어하며 웃음을 참고 계속 지켜보았다. 역시나 얀의 얼굴을 만지고 있는 여성의 손에 들 려있던 속눈썹을 그리던 것은 나무를 태운 숯이었다. 세스가 지켜본지 몇 십분이 안되어 어느새 그들은 마무리 손질로 토끼풀을 이용하여 얀 의 얼굴을 몇 번 찍어내고 있었다. 단련되어 있는 그들이었기에 더욱 손 놀림이 빨랐던 것이다. 세스가 얀의 변신한 얼굴을 볼 요량으로 다가가 자 얀의 얼굴을 만지고 있던 미용사는 고개를 들어 자신이 지금 하는 행 동은 피부에 번쩍이는 기름기를 없애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세스는 고개 를 끄덕이며 더욱 가까이 다가갔고 얀의 곁에 앉아있던 여성 2명은 만족 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양보했다. 세스는 그들이 자리를 피해준 자리 에 가서 섰다. 세스는 자신도 모르게 놀라움에 신음성을 내뱉었다. 얀의 얼굴에 가벼 운 정도로 분홍색 분이 발라져 있었는데, 보통 때도 약간 얼굴이 상기되 면 소녀처럼 보이는 그였지만 지금의 그의 모습은 완전한 여인의 모습이 었다. 짙게 칠해진 속눈썹과 연분홍색 뺨이 얀의 얼굴 윤곽은 더욱 여려 보이게 만들었고, 부드러운 얼굴형에 어울리는 단아한 입술선과 오똑 솟 은 콧날은 그의 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는 잠들어 있음에도 불 구하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기품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세스는 시간이 되어가자 그를 깨워야된다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깊은 잠 들어 있는 그를 깨울수 없었다. 손을 내밀다가도 망설이며 다시 손을 움 츠리기 일수 였다. 잠시 얀의 얼굴을 바라보던 세스는 결심을 하고 얀의 어깨를 흔들었다. 얀은 깨어나기 싫은 듯 웅얼거리다. 천천히 눈을 떴 다. 긴 속눈썹이 들어올려지며 맑고 투명한 푸른색의 눈동자가 나타났 다. 그것은 세스의 모습을 직시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그제서야 세스 의 상이 눈동자에 맺혔는지 얀은 미소를 짓고는 기지개를 피며 일어섰 다. "우아암, 잘잤다. 사람 자는 것 처음봐? 뭘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보는 거 야? 어? 저 사람들은..." 세스에게 면박을 주던 얀은 자신의 옆에 있는 흐릿한 형체를 알아차리 고, 잘 보이지 않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침대 옆에 시립해 있는 사람들 을 바라보았다. 세스는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행동으로 인해 정신을 차 리고 그들 중 한명에게 손을 까닥였다. 그러자 젊은 축에 속하는 여자가 세스의 곁으로 다가왔다. 얀이 의문을 담은 눈으로 바라보자 세스는 자 신을 바라보는 얀의 고개를 돌리며 말을 했다. "약간 머리손질을 할 필요성을 느껴서, 일부러 부른 거야." 잠에서 깨어나자 바로 보이는 그들 때문에 약간 의아해 하는 듯 했으나 세스를 말을 듣자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고는 얀은 고개를 끄덕였 다. 얀의 곁에 시립한 여성은 얀의 머리끝만 가위로 손질하고 브러시로 여러번 빗어내린 다음 풍성하게 틀어 올려 머리핀으로 고정시킨 후 자주 색 리본으로 장식을 하였다. 길게 늘여 뜨려진 귀밑머리에 작은 꽃으로 장식한 후, 풍성한 뒷머리에 연결시켜, 등까지 내려져 있는 뒷머리와 매 치시켰다. 얀은 자신의 앞에 내밀어진 거울을 보고 놀라는 얼굴이 되었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화장이 되어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지만, 거울에 나타 난 모습을 보고 놀라서였다. 화장은 자신의 모습을 여자의 모습으로 둔 갑시켰다. 물론 화장의 위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도 화장 을 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너무 뜻밖이었기 때문이었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얀은 거울 속 인물이, 자신이 비친 모 습이라는 것도 잊은 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멍하니 넋 나가있는 얀의 모습을 보며 입을 가리고 웃던 세스는 식사시 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리러 온 시종의 방문을 받게 되었고 얀을 데리고 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 (--;;;;) (--)(__)(--) ~~~~~~~ ( ~--)~ -------------------------------------------------------------------------------- Back : 97 : 죄송합니다. 저도 왜 이렇게 늦어지는지...(연재에 관해)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5 : <차원연결자-91.수도입성>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1:3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8-09-2001 13:10 Line : 27 Read : 2845 [97] 죄송합니다. 저도 왜 이렇게 늦어지는지...(연재에 관해) -------------------------------------------------------------------------------- -------------------------------------------------------------------------------- Ip address : 210.115.179.30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공책에 써놓은 것을 컴으로 옮기던 중에 다시 한번 읽어보니 연결이 부자연스러워서 읽고 고치고, 싫증내서 뒹굴다 보니...; 늦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고치면서 쓰다보니 더 늦어지고 있다는 거죠.(그렇다고 잘쓰는 것도 아닙니다;) 비축이 있는것도 아닌데, 에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컴 켜놓고 거의 눈싸움 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언제 업을 할지 모르겠지만, 추석전에는 한두편정도 올라가겠죠. 하지만 추석에 올라갈 확률은 10% 미만입니다. 친척들이 저희집으로 몰려오기 때문 인데요. 집안일을 돕느라 시간이 없겠지만, 더욱 큰 이유는 저의 귀.여.운 사촌들은 오는 즉시, 명절내내 컴퓨터를 차지합니다. (스타크부터 시작해서 자동차경주, 킹오브파이터 등등; 컴퓨터 열납니다.) 그들의 대빵이라는 권력으로 밀어낼수도 있겠지만, 워낙에 제가 약해서;; 가망이 없습니다 ㅠ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구요. 틈나는 대로 올리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럼 추석명절 잘 지내세요. (--)(__)(--) -------------------------------------------------------------------------------- Back : 98 :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93.fiance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6 : <차원연결자-92.수도입성>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2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1:4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30-09-2001 21:37 Line : 408 Read : 3982 [98]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93.fiance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3.fiance 세스에게 끌려가다시피 걸어왔던 얀은 조찬용 소형식당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들이 들어서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던 2인중 한 명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 어섰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샹들리에의 불빛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이는 긴 머리칼을 검은 리본으로 뒷덜미에 고정시킨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서는 여성을 의아하게 바라보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식당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에 놀라움이 스쳐지나갔다. 그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고 국가의 정치 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답게 얀과 세스가 그에게 다가왔을 때는 이미 그의 얼굴 에 떠올라있던 표정은 지워져있었다.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은 담담했 다. "어서들 오너라. 그렇지 않아도 너희들이 지금쯤이면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했단 다." 엘의 곁에 서있던 알테나는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세스는 사죄의 뜻을 밝히고는 엘에게 시선을 맞추었다. 자신에게 시선을 주는 세스를 보고 옅은 웃음을 지은 그는 고개를 가로 젖고는 세스의 어깨너머를 바 라보며 그의 말을 부정했다. "아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 데... 내가 초대했던 손님은 이제서야 도착했으니 까..." 엘은 재미있다는 눈빛이 되어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자신의 손님을 향해 미소 지었다. 목을 덮는 흑발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핸섬한 청년이었는데 늘씬한 장신에다 은근히 학자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는 절도 있는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섰다. "어서 오게. 파엘군." 파엘?! 세스는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의 등뒤로 침착하게 걸어오고 있는 파엘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곁으로 다가온 그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 사를 대신하고, 엘에게 보고했다. "지시하셨던 사항들은 모두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저의 독단적인 생각인 데... 국정 보고사항은 다시 한번 훑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반 왕정파들의 항의 가 예상되므로.. "이런, 이런... 식사시간에 이러기인가?" "그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주시죠. 보름동안 자리를 비우셨던 덕에 결제 사항들이 쌓일 만큼 쌓였으니까요. 아무리 제가 노력한다고 해도 능력밖에 일은 무리입니다. 자제 분도 찾으셨으니 이제부터는 더욱 열심히 해주시겠죠? 공작님 을 믿고 있는 저를 실망시키지 말아주십시오." 파엘은 사무적인 태도로 엘을 바라보았고 엘은 못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마주 바라보았다. 궁금해하는 얀의 시선을 받고는 엘은 그제서야 얀의 존재를 깨달은 듯 얀에게 시선을 돌렸다. 약간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엘은 파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소개했다. "나의 수석 보좌관 파엘 헬드리안 군이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스스럼없이 대하고 있지. 얀도 가족처럼 생각해 주면 좋겠어." 파엘은 얀을 바라보았다. 얀을 바라보고 있는 파엘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가 입을 열자, 좀 전의 냉정함과는 다른 부드러움이 녹아들어 있는 차분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정식으로 인사를 하게 되었군요. 파엘 헬드리안입니다. 엘님의 보좌를 맡고있 죠. 그 덕분에 저택에 시도 때도 들려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엘님이 말씀하시 던 대로 편하게 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부탁드리는 것이 기분 나쁘시지 않다면 말입니다." "무슨 말씀을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얀은 생긋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고 파엘도 미소를 띄우고 얀을 바라보았다.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전류를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던 엘은 손뼉을 가볍게 쳐 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럼 소개가 끝났으니 이제 저녁 식사를 시작하도록 하지." 주위를 환기시키는 엘의 목소리에 그들은 각자 식탁에 자리를 잡았고 파엘은 그 와중에도 얀의 의자를 빼어주는 남성으로서의 에티켓을 발휘하여 얀의 선망 어린 시선을 받게되었다. 식사는 화기애애하게 했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얀은 엘과 알테나에게서 세스의 어린 시절에 대해 듣게 되었다. 세스의 불만 어린 시선에도 불구하고, 파엘까지 합세하여 저녁식사내내 세스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가 만발하였다. 하 지만 얀에게 질문의 화살이 돌려지자, 세스는 시기적절하게 얀의 사교계 데뷔에 대한 화제를 꺼냈고, 엘과 파엘은 순간 예리한 빛을 번득였지만 세스의 의도대 로 넘어가 주었다. 저녁식사가 끝이나자 엘은 입가를 닦은 냅킨을 식탁에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 어섰다. 엘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거실로 자리를 옮겨서 얘기를 더 나누어 볼까?" 식사중의 좋은 분위기는 계속 되었고 모두들 방을 나서기 위해 문가로 걸음을 옮겼다. 복도로 막 나가려던 얀은 누군가 자신의 팔꿈치를 잡자 의아해 하며 뒤 돌아보았다. 세스였다. 약간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보고 얀은 말을 하려 입을 벙긋 했지만 세스가 빨랐다. "먼저 방에 가 있도록 해. 금방 따라갈 테니..." 입을 벌리고 있던 얀은 세스의 낯빛을 보고 입을 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얀이 부모님들과 함께 시야에서 멀어져 가자, 세스는 자신의 뒤에서 걸어오던 파엘이 옆을 지나칠 때 그의 팔을 거칠게 붙잡아 식당 옆 접대실로 끌고들어갔다. 세스에게 잡힌 채로 순순히 끌려오던 파엘은 방안으로 들어선 순간 세스의 팔 을 뿌리쳤다. 그러고는 세스에게 잡혔던 소맷자락을 털어 내고는 차가운 시선으 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세스가 자신에게 다가서자 손짓으로 더 이상 다가오는 것 을 막고는 불만어린 눈초리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가 입을 열자 아무런 감정 이 섞이지 않은 냉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무슨 일이지? 나에게 볼일이 있다는 건가? 이미 그럴 단계는 지난 것 같은 데..." 파엘은 비릿한 조소를 머금고 세스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눈을 직시하는 파엘의 눈을 마주보지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내리깐 세스는 머뭇거리며 나지막한 목소 리로 얘기했다. "파엘..." "바쁜 사람 잡지 말고 알아서 해. 어차피 내가 없어도 혼자서 할 수 있는 나이지 않아? 새삼 이제와서 뭘 말하려는 거지?" "꼭 말해야 할것이 있어. 제발 3분만이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줘." 죄책감이 스며들어있는 눈동자로 자신에게 호소하는 세스의 모습을 본 파엘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동요하더니, 주먹을 쥐고 있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마음속의 동요와는 다르게 그의 표정은 냉정했다. 세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마음속에서 결정을 내렸는지, 등 뒤의 문을 닫아 밖의 소음을 차단하고 팔짱을 낀 채 머리를 비스듬히 문설주에 기대고 섰다. 그의 눈은 아무런 감정 없이 세 스를 또렷이 보고 있었다. "말해봐. 단 3분만 시간을 내주겠어. 쓸모 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 표정변화 없는 파엘을, 미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세스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 다. "파엘....을 이용해서 가출했던 것은 미안해... 하지만 나에게도 어쩔 수 없는 사 정이 있어서..." "고작, 변명이나 하려고 시간을 내달라고 했단 말인가? 더 이상들을 가치조차 없군. 친한 사람 뒤통수나 치는 너 같은 녀석의 말을 들으려던 내가 잘못이지. 이만 실례하겠어." 파엘은 코웃음을 치고는 싸늘한 눈초리로 세스를 노려보았다. 그는 문설주에서 등을 떼고 몸을 돌려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밖으로 나서는 파엘은 본 세스의 눈빛이 다급해지더니, 머뭇거리며 말하지 못하던 마지막 한 단어를 입에 담고 말았다. "자, 잠깐 파엘... 형!" 쿠당탕!! 뭔가 넘어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아파서 신음하는 세스의 음성이 들렸다. 문을 열고 나가던 파엘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사색이 되어 급히 뒤돌아, 바닥 에 누워 다리를 감싸쥐고 신음성을 내고 있는 세스에게 달려갔다. "세스 괜찮아?!" 파엘은 좀 전과는 딴판으로 세스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를 안은 채 이를 악 물고 고통스러워하는 세스의 얼굴을 보고는 안절부절못했다. 왼발의 통증 때문 에 인상을 구기고 있던 세스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려 파엘의 소매를 단단히 잡 아 쥐었다. 파엘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옷을 잡을 세스의 손을 내려다보며 의아 한 눈빛을 지었다. 세스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이마를 짚으며 천천히 눈을 떴다. 걱정스런 낯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파엘을 확인한 세스는 작게 소 리쳤다. "....체크메이트...!" 세스의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두 사람 잘하고 있으려나....?" 찻잔을 들어 찻물을 한 모금 마신 엘은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혼잣말로 중 얼거렸다. 옆에서 찻잔을 두손으로 받치고 있던 알테나는 풋, 웃음을 터트렸다. "에....?" 부부의 대화를 들으며 무엇을 함축하고 있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고민하던 얀은 머리를 도리도리 젖고는 자신의 손에 들린 밀크티에 입을 대었다. 긴장감 없이 느긋해 보이기만 한 얀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엘은 이상하다는 어 조로 물었다. "걱정되지 않은 거야?" "네? 뭐가요?" 마시던 찻잔을 급히 떼어내며 얀이 엘에게 반문했다. 조금의 사심이 담겨져 있 지 않은 궁금해하는 눈동자를 바라보자, 엘은 혼란스러워하며 알테나에게 눈짓 을 했다. 알테나는 미간을 좁히며 조심스레 말을 했다. "그러니까... 세스와 파엘이 돌아오지 않는데... 걱정되지 않느냔 말이지...." "왜 걱정을 해야하는 거죠? 단지 어렸을 적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형과 그 동안 쌓였던 이야기를 나누던 뿐이잖아요. 그 정도는 이해해 줘야죠." 얀은 당연하다는 듯이 끄덕이고는 부부를 바라보았다. 난감한 듯 얀을 바라보던 알테나는 얀의 말에서 세스가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한숨을 쉬고는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았다. 엘은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고 있었 다. 그런 엘을 보고 꿈틀대는 이마를 손가락으로 누르던 알테나는 지금 상황을 재미있어하는 엘의 악취미에 기가막혀하다가 팔꿈치로 남편의 옆구리를 푹 찔 렀다. 풋, 엘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얀은 의아해 하며 그를 바라보았고 엘 은 시치미를 뚝 떼고는 위엄을 잡으며 말했다. "녀석이 너에게 아직 말하지 않았나 보구나. 하긴 어느 남자가 부인에게 옛 애 인를 발설하겠니, 분란을 일으키려하는 것도 아니고." "옛 애인이요....?" 확실히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한 얀은 인상을 찌푸리며 엘을 올려다보았다. 세스는 분명 여성 혐오증 환자이다. 자신과 지내면서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 직 근본을 고치지는 못했다. 여성에게는 특별한 이유 없이 말을 거는 것을 거부 할 뿐만 아니라 혼자서는 여성의 곁에서 3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그나마 주노에 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도 손님들이 위치한 테이블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바에 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런 세스에게 애인? 놀라울 따름이다. 거기다 자신이 들은 바에 따르면 그의 부모님들은 세스를 결 혼시키기 위해 많은 선을 보게 했다는데, 애인이 있었다면 고생을 해가며 선을 볼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이이는... 얀이 오해하게 만들면 안되죠. 음... 그렇니까, 얀... 이건 정말 사 심없이 있었던 사실을 말하는 것이니까 오해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알테나는 뜸을 들이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니까, 옛 애인이라기 보단.... 그래, 그냥 약혼자였을 뿐이지. 세스와 같이 있는 파엘이.... 세스의 전 약혼자란다. 약혼한지 10년만에 파혼을 했지만 그래도 약혼했었던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 어머 왜 그러니?" 쿨럭, 쿨럭. 급히 숨을 들이마시는 바람에 사례가 들린 얀은 기침을 하며 알테나에게 의문 이 가득 담긴 눈빛을 던졌다. 여기선 남자들끼리도 혼인이 가능한가? 팔에 돋는 소름을 무시하며 얀은 얼어있는 얼굴로 고개를 돌려 엘의 얼굴을 응 시했다. 답을 구하는 듯한 얀의 표정에 헛기침을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은 그는 장난기 담긴 어조를 다 지우지 못하고 설명해 나갔다. "물론 남자들끼리 약혼을 했다니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엄연히 상대방 측에서 프로포즈 청하고 그걸 승낙하여 결정된, 합법적인 약혼이었어." "네 시아버지의 장난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욱 타당한 이유겠지만 말이야...." 알테나는 엘에게 눈을 곱게 흘기며 덧붙였다. "그래... 그건 아마 세스가 3살때였지, 파엘은 7살이었고...." 옛 기억을 더듬으며 엘은 뜨문뜨문 말을 했다. "파엘은 조금 조숙한 아이였지. 모든 면에서 생각이 깊었으니까 말이야. 심지어 정치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의 아버지와 함께 나의 초대에 응해서 토론을 나누는 일도 자주 있었고, 어른도 놀랄만한 재치로 나를 놀래키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 난 그때부터 파엘을 내편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점찍고 있었지. 그러다가 일이 터졌어. 그때는 아직 나의 바램을 단념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스 를 여장을 시키고 있었거든. 서재에서 토론을 끝내고 혼자 저택을 구경하던 파 엘은 화원에서 세스를 발견했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 자리에서 세스에게 정식 으로 프로포즈를 했지. 하지만 그것보다 가관인 것은 세스가 그것에 응했다는 거야. 4살 짜리 아이가 뭘 알겠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우습게 볼 것이 못 돼 신동으로 소문이 나있던 아이였거든. 파엘이 하는 의미를 알고 있었을 텐데, 무슨 이유로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는지, 지금도 의문이야...." "집에 오자마자 치료를 했어야지 지금까지 내버려뒀어? 너도 그렇지만, 아저씨 도 대단하다." 파엘은 불평 섞인 어조로 세스의 왼쪽다리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내일 아침 일찍 직속 신관을 보낼 테니까, 아무 말 말고 치료받아 알겠어?" 파엘이 눈을 부라리며 세스를 바라보자 세스는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도로 향하는 도중에 간단한 힐링 치료는 받았지만, 신관을 불러드리는 것은 번거로워서 집으로 도착해서 치료를 받으려했었어. 뼈는 이미 아물었고, 약간 시큰거리는 통증만 느낄 뿐이야. 형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었던 건 아 니라구. " "이렇게 되고서도 변명이냐?" 파엘은 조심스럽게 세스를 안아 들고 방안에 위치하고 있는 안락의자에 앉혔다. 세스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옆에 서있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흐트러진 세스의 앞머리카락을 넘겨주던 파엘은 세스가 무언가 할말 있는 사람처럼 자신을 바라 보자 의아해 하며 내려다보았다. 세스는 약간 멋쩍은 듯이 물어보았다. "그 일로 아직 화 안 풀렸어?" "그래. 분해서 죽겠다. 속일 사람이 없어서 나를 속여? 나한테는 사실을 말해줬 어도 되잖아. 우리 사이가 어떤 관계인데,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할 것 아니야." "아아, 형. 제발. 용서해주라. 숨이 턱턱막히더라구, 귀족가문을 섭렵한걸로 모자 라, 이젠 왕실에 관련된 여성들까지... 아마, 그렇게 되었으면 숨이 막혀 죽었을 거야. 도망칠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구. ...그래도 형을 이용해서 도망친 건 미안 하게 생각하고 있어, 하루라도 생각안해본 날이 없으니까. 그만 기분 풀어. 나 때문에 많이 혼났지?" 파엘은 괘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세스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아는 녀석이 교묘하게 호위기사까지 빼돌리고 도망가? 아저씨는 별말 없으셨 지만, 아버지에겐... 아니 됐어. 네 사정을 잘 알면서 도와주지 못했으니까.. 그 정도면 약과인거지. 하지만 2년동안 소식한번 전하지 않은 것은 너무 했어." "내가 전하지 않아도, 다 흘러 들어왔을 텐데....뭐." 세스는 몸을 편하게 누우며 말을 했다. 파엘은 의자를 끌어다 당겨 그의 곁에 앉으며 세스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퉁겼다. "그게 도망친 녀석이 할말이냐? 너 때문에 얼마나 가시방석이었는데, 가뜩이나 노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럴 때 가출하는 게 말이 돼? 다른 사람 생각지도 않 는 네 뻔뻔한 낯짝을 보니까 다시 화가 난다." "아야야." 파엘은 세스의 코를 꽉 잡고 흔들었다. 그가 손을 놓자 세스는 빨갛게 변한 코 를 쓰다듬으며 무안한 듯이 어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나보고 어떡하라구. 죄인이라는 것은 아니까, 어떻게 해야지 화를 풀을 건지나 말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속죄할테니까. 뭐 한달 동안 심부름도 괜찮고. 웬만한 것은 할 수 있어." "오호, 그래?" 파엘의 눈빛에 장난스런 기운이 서렸다. 그는 손을 뻗어 세스의 볼을 쓰다듬으 며 욕망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귀여운 공주님이, 불쌍한 기사에게 감미로운 키스를 내려준다면 생각해보 지." "악, 형!" 쪽, 파엘은 번개같이 안락의자에 기대어있는 세스에게 고개를 숙여 그의 입술에 살 짝 스쳐 지나가는 가벼운 키스를 했다. "퉷, 퉤. 윽, 진짜, 더러워서. 왜 그렇게 남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거야? 내가 여 자들에게 미움받는 중에는 형이 원인이 된다는 생각이 안들어?" 세스는 거칠게 소매자락으로 입을 닦으며 억울하다는 듯이 안락의자 팔걸이에 턱을 괴고있는 파엘을 노려보았다. "후후후, 하긴 내가 인기가 좀 많지. 그렇지만 널 괴롭히는 것이 내 삶의 낙인 걸 어떡하냐, 2년동안 쌓일만큼 쌓였으니까 각오해두라고." "쳇, 첫키스를 빼앗긴 걸로 이미 형의 못된 성격을 알고 있었으니까. 에휴, 내가 참아야지.... 그러니까 형이 결혼을 못하지, 형수님이 생기면 내가 형의 약점들 다 가르쳐줄꺼야." 파엘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세스의 머리를 가 볍게 두드렸다. "그러고 보니까... 제...수씨가 기다리고 있겠는걸, 그만 가봐야지." "제수씨? 누구?" 세스는 의아해 하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파엘의 뒤로 다리를 절며 걸어갔다. 파엘은 바닥에 떨어져있던 지팡이를 건네어 주며 말했다. "내가 제수씨라고 칭할사람이 누가 있냐? ...그러고 보니... 조카까지 만들어 왔 다며? 너에겐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제수씨도 대단하다 너 같은 야생 마를 길들이다니 말이야. 네 성격으로 봐서 뜬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풋, 세스는 쿡쿡 웃다가 의아하게 바라보는 파엘을 보고 웃음을 참았다. 그리고 다 른 의미가 담긴 말을 중얼거렸다. "하긴 얀이 좀 대단하긴 하지." 여전히 의아해하는 파엘을 남겨둔 채 세스는 열려진 문사이로 걸어나갔다. ----------------------------------------------------------- 위에서 체크메이트라고 세스가 말하죠. 그뜻은요. 체스에서 왕을 잡았을때 , 장기에서 장군, 멍군처럼 쓰이는 말로, 상대방의 킹을 잡을 수 있는 상태를 체스에선 체크라고 하는데요. 그 상태에서 방어수단이 불가능하다면...체크메이트로 패하는거예요. 그러니까, 파엘을 잡은 것은 킹을 잡았다는 뜻과 동등하다고 봐서 '체크메이트'라고 말한거죠. -------------------------------------------------------------------------------- Back : 99 : <차원연결자-94.destiny chain>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7 : 죄송합니다. 저도 왜 이렇게 늦어지는지...(연재에 관해)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2:2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30-09-2001 21:39 Line : 396 Read : 4140 [99] <차원연결자-94.destiny chain>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94.destiny chain 세스와 파엘은 거실로 돌아왔고 그들에게 호기심어린 얀과 부모님의 집중적인 시선이 쏟아 졌다. 세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의 살인적 인 눈빛을견디지 못했음이리라... 그는 저녁인사를 하고 얀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전 약혼자라는 것이 사실인가? 혹시 그 형을 정말로 좋 아하는 건가? 여자에게 흥미가 없을 만큼... 심각한 얼굴로 카펫 위를 걸어가는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어깨를 으쓱이고 그 의 곁에서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얀은 흘끔 눈동자를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얼굴을 찌푸렸다. 세스의 입술이 약간 발갛게 부어있었 다. 얀의 시선을 묵묵히 받아내던 세스는 걸음을 멈추고 한손으로 이마를 감싸쥐었 다. 그는 빙긋이 웃으며 얀에게 고개를 돌렸다. "나한테 할말 있어?" "어, 어? 그게... 그러니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우물쭈물하던 하던 얀은 고개를 세차게 젖고는 성큼성 큼 앞장서서 걸어갔다.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게 해서 미안." 복도에 울려 퍼지는 당황한 듯한 얀의 목소리에 세스는 멈칫 자리에 멈춰 섰다. 멍하니 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는 얀이 꽤 멀어지자 재빨리 그의 뒤를 따라 잡았다. 얀이 침실로 들어서자, 의자에 앉아 아기를 안고 있는 키리아의 모습이 보였다. 키리아는 아기를 토닥이다가 들어서는 얀을 알아차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 다. 하지만 얀은 손짓으로 그냥 자리에 앉아 있게 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얀의 등뒤에서 방문이 열리며 세스가 나타났 다. 세스는 자리에 서서 움직일 생각을 안하는 얀을 보고 이상하게 여기며 곁에 가서 섰다. 그리고 턱을 괴고 얀을 이 지경으로 만든 원인을 바라보았다. "음... 저것 때문인가?" "귀엽지? 저런 아들이 있으면 좋겠어." 귀여운 빨간 머리의 꼬마가 초록색머리카락의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은 얀의 말을 빌리자면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거기다 지금 그 빨간 머리의 꼬마는 신뢰가 가득한 눈빛으로 얀에게 달려들고 싶어 안달이 나있었다. "흠... 그럴만 하군. 하지만 지금 그 아들에게 그런 말을 했다간, 아마 수도 전체 가 날아갈걸. 겉은 저래 보여도 속은 1200살이나 먹은 드래곤이라구. 그들에겐 우린 하등한 종족일 뿐이야. 그의 본래 힘에 비해서 터무니없을 정도로 작은 힘 이겠지만, 4서클의 마법사는 인간들에게는 흔치 않아. 8서클이 인간이 최대로 도달할 수 있는 마법의 경지로 5서클만 되어도 누구나 인정을 하지. 마법에 소 질을 보이는 사람이 그리 흔한 것이 아니라구." "와, 그렇게 대단한 거야." 얀은 놀라는 표정으로 세스를 돌아보았다. 세스는 얀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귀 여운 동생을 보는 듯한 눈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부인. 지금은 우리의 아들이 된 다렌이나 예뻐해주라고." "다렌?" "다레니우스 이오 카필로아. 녀석의 이름이야. 늦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이래봬 도 고민해서 지은거라구. 어때 괜찮은 거 같아?" "오, 그럴싸한데... 하지만 부인이라니 좀... 닭살 돋는다." "하하, 그렇지?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얀은 천천히 키리아에게 다가가 다렌을 받아 안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선망 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키리아에게 눈을 맞췄다. "저녁은...?" 키리아는 웃으며 말을 받았다. "성년이 된 드래곤은 아무 것도 먹지 않아도 100년동안 거뜬하다고. 하지만 지 금은 인간과 별다를 바 없으니, 뭔가 먹어야겠지.... " 약간 서글픈 표정으로 키리아는 탁자에 올려져 있는 과자를 들어 올려 얀에게 보였다. "간단한 다과를 들어서 지금은 생각은 없어. 그리고 세스의 부모님께는 저녁식 사전에 예의바르게 인사를 드렸으니까, 나 때문에 책잡힐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거야" "착하네, 키리아. " 얀은 미소를 지으며 키리아를 내려다보았다. 키리아는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내 렸다. "그런 말은 대놓고 하는게 아니라구. 그나저나 잘 어울리는데, 그 차림새...." 키리아는 손을 뻗어 얀의 옷자락에 손대었다. 그리고 옷자락에 입을 맞추며 작 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역시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 "그나저나... " 하기 싫은 듯 밀려있는 서류철을 뒤적거리던 엘은 그것은 자신의 앞으로 끌어 당기며 정적에 잠겨있던 방에 낮고 조용한 음성을 남겼다. "예상이 빗나간 것 같군." "....그렇군요..." 고개를 숙인 채 등을 문을 향하고 조심스럽게 걸어나가는 고용인들을 보며 파 엘은 약간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문에서 걸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은 엘이 미리 공작해둔대로 얀에게 들여보낸 사람들이었다. 워낙에 세스가 영악한 녀석이라 자신의 아들을 믿지 못하는 엘은 세스의 말이 진실인지 확실히 해두기 위해서, 그들의 행동을 감시하여, 사실유무를 확인할 사람들을 미리 준비해 두고 있었 다. 마침맞게 생각대로 세스가 집사에게 부탁을 하자 그들을 들여보냈고, 그들 은 사전에 부탁 받은 대로, 그들이 보고들은 바를 말하고, 엘의 서재를 빠져나 가는 길이었다. 그들은 얀을 단장시켜주었던 사람들로 서재를 나서면 서도 긴장 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고용인들을 바라보던 시선에서 자신이 들고 있는 서류 쪽으로 시선을 옮긴 파 엘은 찌르는 듯한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파엘을 딱하다는 눈으로 지긋이 쳐다 보던 엘은 깍지낀 손에 턱을 괴고 파엘에게 물음을 던졌다. "괜찮은가 보군."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니까요." 파엘은 서류철을 닫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엘은 피식 웃으며 몸을 바로 했다.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감시자들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는데도 용하군..." "........."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라.... 혹시나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였군. 녀석에게 늦 게 봄이 찾아왔구만. 기적이 일어났어... 내 아들에게 하기엔 미안한 말이지만 그런 구제불능인 녀석을 구제해주다니... 신의 도움이 없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구.... 그런데 자네가 그런 태도를 보이는건 세스에게서 흥미가 떨어졌다 고 생각해도 괜찮은 건가?" 엘은 느물느물하게 파엘의 아픈곳을 찔렀다. 그 말을 들고 잠시 가만히 있던 파 엘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반격했다. "글쎄요. 지금 저에겐 세스의 일보다는 오늘 안에 공작님이 이 서류들을 끝낼 수 있는가가 더 관심이 갑니다만...." 파엘은 아무렇지도 않게 엘에게 압력을 가했고 엘은 투덜거리며 서류를 훑어보 기 시작했다. 파엘은 미소를 지으며 수북히 쌓여있는 엘이 노려보고 있는 서류 더미에 자신의 손에 들린 서류를 내려놓았다. "쳇." 엘은 불만인 듯이 파엘을 바라보았고, 파엘은 미소를 머금고 지긋이 마주바라보았 다. 포커페이스인 파엘의 예리한 눈빛은 여느때나 마찬가지로 강하였다. 엘은 몇분 간 잘 견디다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눈싸움에서 진 엘은 투덜거리며 착실하게 서류에 날인을 하기 시작하였고, 그 광경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파엘은 조용히 그곳 을 빠져 나와 복도를 걸어갔다. 복도를 걸어가던 그는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했다. "연적이라..." 그는 피식 웃어버리고는 고개를 가로 젓고는 그의 마음을 반영한 듯 보이는 어 둠에 침범당해있는 복도를 걸어나갔다. ** 점심때가 되어가자, 자신들이 묻고 있는 여관으로 지친 발걸음을 옮기던 클로아 (루쉐)는 자신의 옆에서 걷던 제롬이 갑자기 멈춰 서자 뒤돌아보았다. "아무래도... 먼저 가서 휴식을 취하고 계십시오. 마저 들릴 곳이 있습니다." "열녀났군. 무슨 힘이 있다고 또 나간다는 거야. 꼭두새벽부터 수도를 헤매고 다녔잖아. 난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은 사절이라구. 사막에서 바늘 찾기지, 특징만 알고 어떻게 알아낸다고 그러는 거야. 어디 이 넓은 수도에서 혼자 힘으로 찾아 보시지, 난 상관하지 않을 테니. 초상화만 본 파혼자를 찾으러 다니면서 병까지 날 생각은 죽어도 없으니까." 얀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제롬에게 질투심을 느끼는지 클로아는 입을 삐죽이며 가시돋힌 소리를 했다. 사실, 얀이 수도에 있다는 느낌이 어렴풋하게 들었지만 그 어디인지 확실한 감이 잡히지 않았기에 제롬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답답한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미소를 짓던 제롬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친구에게 부탁을 하러 가는 거니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그때까지 쥬아렌... 클로아님을 부탁해." 쥬아렌은 고개를 끄덕이고 클로아의 뒷절미를 잡고 끌고 갔다. 클로아는 저항하 긴 했지만 단련되어 있는 그를 당해내질못하고 그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딸려갔 다. 오직 제롬만이 황당한 표정으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을 뿐이었 다. 왕성으로 향했던 제롬은 성문을 지키고 있는 경비병들이 보이자 그들에게 다가 가 수고비조로 돈을 주며 친구를 불러줄 것을 부탁했다. 자신의 품안에 있는 증명서를 꺼내보이면 간단하겠지만 한나라의 국빈으로 모실 만큼 힘을 지니고 있는 증명서였기 때문에 일을 크게 만들기 싫은 생각에, 자신이 필요로 하는 그만을 불러내려 한 것이다. 돈을 받아든 경비병은 곧 제롬의 친구를 부르러 사람을 보냈고 잠시 후 성문이 열리며 훈련을 하다 왔는지 땀에 절어있는 장신의 청년이 걸어나왔다. 어리둥절 해 하며 성문 밖으로 걸어나온 갈색 곱슬 머리카락의 청년은 제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제롬에게 달려와 그를 끌어안았다. "아니, 이게 누구야. 천하의 샌님, 제르미스 잖아." "잘 지냈어, 켈른. 바쁠 텐데 불러서 미안해..." "바쁘긴 6년만에 친구의 얼굴을 보았는데 당연히 시간을 내야지. 이럴 것이 아 니라 궁성으로 들어가자고 아마 네가 왔다는 걸 알면 다른 녀석들도 기뻐서 미 쳐 날뛸걸." 미쳐 날뛰어? 켈른에게 지적 당한 다른 녀석들을 떠올린 제롬의 얼굴이 굳어졌다. 입가를 움 찔거리며 미소를 지은 그는 거절하려 했지만 어느새 팔을 붙들린 채 켈른에게 이 끌려 왕성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어라, 켈른과 같이 오는 사람은 누구야?" 검을 휘두르고 있던 푸른 머리카락의 청년은 손을 멈추고 그들이 오는 것을 바 라보았다. 그 곁에서 털푸덕 주저앉아 검을 닦고 있는 눈망울이 서글서글한 청 년은 별 관심없어 하다가, 고개를 들어 그 주인공을 확인하였다. 그를 확인한 순간 청년의 입이 벌어지며 벌떡 일어섰다. "맙소사, 저거 제롬 아니야?" "뭐? 제르미스? 에이, 설마. 그 녀석 최고 기사가 되겠다고 혈안이 되어 있을 텐데, 다른 나라로 여행 올 주제가 되겠어." "닐, 자세히 보라구." 닐의 어깨를 두드린 청년은 다가오고 있는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끝까지 부정 하던 그는 제롬이 가까이 와서야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달려갔다. "이게 누구야, 뭔 바람이 불어서 여기까지 행차를 했데?" "닐, 껄렁껄렁하는 건 여전하구나. 오랜만이야." 그들은 서로의 어깨와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기뻐했다. 연무장이 소란스러워지자 곳곳에서 대련을 하던 다른 기사들도 제롬의 출현을 알고는 다가와 그의 방문 을 기뻐했다. "네가 유학왔을 때만해도 널 술집으로 데려가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공부할 때도 안 쓴 머리를 그때 몽땅 쓴 것 같다니까." 푸른 머리카락의 청년, 닐의 말에 웃음을 터트린 제롬은 주위를 둘러보다 옆에 있는 눈매가 서글서글한 청년에게 물어보았다. "브라이언, 대장님은?" "아, 잠깐 상부의 지시 때문에 안에 들어가계셔." "안이라면..." "직책이 높아지셨기 때문이지. 사무직 쪽이라서, 만날때마다 몸이 근질거린다고 불평이 대단하다구. 그래서 덤으로 대장을 보필하는 라젤로와 매튜가 고생이 지." 킥, 웃음을 터트린 켈른은 제롬의 어깨를 두드리며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어보았 다. "네가 이렇게 행차할 정도라면 급한 일이겠지? 너란 놈이 능력에 부치지 않고 서야 우리들을 찾을 리가 없으니까." 그의 말에 안색이 굳은 제롬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희들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 제롬은 자신이 찾고 있는 얀에 대한 특징과 그를 찾아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던 그들은 간간이 고개를 끄덕였고 도와줄 것을 약속했다. 유학당시 제롬과 친하게 진했던 켈른, 닐, 브라이언은 제롬이 돌아간다고 하자, 이야기를 더 나누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를 성문까지 데려다 주러 연무장에서 나오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나마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성문 을 나서는 대로로 가는 도중 이상한 현상을 목격했다. 왕성 곳곳에 있던 사람들이 무슨 구경거리라도 생긴것처럼 그들이 가는 방향으 로 걸어가고 있었다. "대단한 인파군.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 제롬은 의아해 하며 그들과 함께 걸어갔다. "어라, 저 사람은 스펜서 가문의 듀젤 백작이잖아. 두문불출하는 사람인데, 용케 도 이런 곳에 얼굴을 내밀었군." 브라이언이 턱을 문지르며 고개를 갸웃했다. 브라이언의 말을 흘려듣고 있던 켈 른은 무언가를 보는 순간, 의혹의 눈빛을 띄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곳을 응 시했다. "맙소사, 미레이유 공주님?! 저 분마저 웬일이지? 곳곳에서 몰려든 시종이나 시 녀들은 둘째 치고라도 저런 분들이 마중나올정도면 도대체 누가 오고있는 거 야?" 하지만, 그들의 사소한 의문은 몇 분 지나지 않아 풀리고 말았다. 성문이 열리 며 어둠을 뒤집어쓴것만 같은 칠흑의 마차가 들어섰다. 고급스런 문양이 그려진 문이 열렸고 바닥에 놓여진 단을 밟으며 그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물이 내려섰다. 먼저 내려선 것은 단정한 예복차림의 부드러워 보이지만 은연 중에 카리스마를 내뿜는 30대 후반의 남성이었고 그 뒤로 18,19살 정도로 보이 는 소년이 내려섰다. 소년이 내려서자 주위에서 놀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것 에서 예측해 볼 때 그들이 기다리던 사람은 바로 그 소년인 것 같았다. "숨겨진 왕자라도 되나? 하지만 그런 스캔들은 들어 본 적이 없고. 이 정도로 사람들이 궁금해할 정도면 꽤 중요한 사람인 것 같지만 분명 내가 알기론 왕위 계승권을 지닌 왕족 중엔 저런 사람은 없었어." 소년을 보며 고민하는 제롬의 곁에서 닐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이마를 누르며 내린 인물들을 바라보았다. "이런... 미처 그가 오늘 온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군." "누군데 그래...?" 호기심어린 제롬의 시선을 받자 닐은 머리를 긁적이며 제롬을 바라보았다. "엘 코운테르 카필로아 공작과 그의 아들, 세스 듀란테드 카필로아지. 지금 네 가 보고 있는 소년이 2년 전 가출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인물이야. 이제는 도착한 것 하나만으로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군. 하여간 그의 아버지를 피 를 이어받아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 하난 증명한 셈이야." "저 사람이 크로나의 권력을 쥐고있다는 카필로아 공작?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다른 걸...." 제롬은 앞에 서있는 사람들의 사이에선 잘 보이지않자, 카필로아 공작을 더욱 잘 보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러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누다가 고개를 든, 공작의 아들이라는 소년과 눈이 마주쳤다. 소년은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그냥 고개를 돌렸지만 제롬은 그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왠지 중 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느낌. 탁, "왜 그러냐?" 닐이 이상하다는 듯 제롬의 어깨를 두드렸고 그의 손길에 멍한 상태에서 깨어 난 제롬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그들의 귀에 여성들의 감탄사 섞인 음성이 들려왔다. 그들이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리자 그들의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잡혔다. 곱슬거 리는 붉은 머리카락이 이마를 살짝 가리고 있는 귀여운 어린아이였는데 아기처 럼 희고 부드러워 보이는 살결이 무척이나 보는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 었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와는 반대로 그는 공작의 아들의 곁에 서서 침착한 얼 굴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년과 이야기 를 나누었다. "공작의 곁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대단해 보이는 군." 브라이언은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을 했다. 제롬은 그의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 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들과는 달리 옆의 아가씨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 던 닐은 제롬을 기쁘게 해줄 희소식을 생각해냈다. "그러고 보니 3-4일 뒤에 공작의 저택에서 중대발표를 위한 파티가 열린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 그런 장소라면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기 더욱 쉽지 않을 까? 어때 제롬 생각있어?" 닐은 한쪽 눈을 찡긋했고, 제롬은 흔치않은 기회를 잡은 것을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왕 다음으로 권력을 지니고 있는 공작의 파티에는 공작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사 람들로 더욱 북적거릴 것이다. 주노에서 들었던 말로는 얀님과 그의 일행이 귀 족가를 우선적으로 돌아다닌다고 했으니, 하나 하나를 확인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왕성으로 들어서는 카필로아 공작 일행의 뒷모습을 보며 제롬은 온 몸이 달아오르는 듯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 Back : 100 : <차원연결자-95.gambling>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8 :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93.fiance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2:3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8-10-2001 01:31 Line : 290 Read : 4995 [100] <차원연결자-95.gambling>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5.gambling 평소와 다르게 왕궁 접견실은 많은 귀족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들은 2년 전에 사교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소문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의 마지막 입실자는 그 소문의 주인공이다. 사교계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그를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 니었기에 귀족들은 그가 국왕을 접견한다는 소식을 듣자, 일부러 그를 보기 위 해 찾아온 것이었다. 그들은 반복적인 말을 하는 접견자들의 인사를 한쪽귀로 흘려들으며 자신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을 지켜볼 순간을 기다리 고 있었다. 무료함은 결코 그들의 흥미를 이길 수 없었다. 공식일정이라 따분한 감이 들기 마련인데, 왕좌에 앉아 있는 크로나의 국왕 카 오일 2세조차도 다음의 접견자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가 기다리고 있는 자는 그의 흥미를 끌고 있는 유일한 인물... 그가 정치판에 등장한다면 크로나는 새로 운 활력을 얻게 될 것이다. 카오일 2세는 그의 등장으로 크로나 국에 미칠 여파 를 기대하고 있었다. 국왕은 자신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올려 입가를 매만졌 다. 가려진 손가락 사이로 슬며시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지금쯤 대기실에 있겠군.... 엘은 시선을 들어, 대접견실 옆에 딸린 작은 대기실을 바라보았다. 국왕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은 수도에서 멀리 여행하고 있던 귀족의 자제들이 모두 치르 는 통과의례였다. 물론, 특정한 목적이 아닌 가출이라는 자기만족을 위해 떠나 있었던 세스에겐 해당이 되지 않는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국왕께서 친히 엘에게 세스의 접견을 허락하셨다. 시선을 돌려 흘끔 국왕을 바라보던 엘은 그의 표정 에서 장난감을 기다리는 어린아이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엘은 자신도 모 르게 미소를 짓고 말았다. 그런 기척을 느꼈는지 국왕은 빙글 고개를 돌려 엘을 올려다보았다. "이렇게 짐을 두근거리게 하다니, 카필로아 자작도 보통이 아닌걸." 엘은 짙은 웃음을 띄우며 몸을 숙여 국왕의 귀에 속삭였다. "그런 소릴 하시다간, 왕후님의 질투를 받기 십상이십니다. 안전을 위해선 조심 을 하시는 것이..." "아차, 그렇군. 지금 한말은 취소일세. 그녀가 화가 나면 크로나의 여자들보다 더하니, 미리 그런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지. 미리미리 조심을 하는 게 짐 한텐 이득이니까... 자네는 아무말도 듣지 않은 것일세..." 카오일 2세는 장난기 어린 윙크를 하며 고개를 돌려 홀의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홀의 입구에서 다음 접견자를 호명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시종의 말이 울려 퍼지자 약속이라도 한 듯 홀의 좌우에 서있던 귀족들의 웅성 거리는 소리가 커지며, 그들의 시선이 한곳을 향했다. "세스 듀란테드 카필로아 자작께서 입실하십니다." 홀의 입구를 막고 있던 웅장한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들어섰다. 그가 들어섬과 동시에 그의 호명으로 인해 홀 안을 가득 메우던 소음이 차츰 줄어들며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접견실 안은 고요해졌다. 오직 국왕에게 다가서 고 있는 그의 걸음 소리만이 홀 안에 울려퍼졌다. 절도있는 걸음걸이로 국왕의 앞까지 걸어나간 세스는 부복을 하며 고개를 깊숙이 숙여 예를 취했다. "크로나의 기둥이신 라샤크 전하께 세스 듀란테드 카필로아가 인사드립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시오, 카필로아 경. 정말 오랜만이군. 그 동안 여행한 덕은 보 았나 보지, 혈색이 아주 좋아 보이는데...." 웃음기 띤 국왕의 말이 들려오자 긴장한 표정이 되었던 세스는 침착한 음성으 로 대답했다. "염려해주신 덕분에 아무런 탈없이 여행을 맞히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경사스런 소식이 들리던데, 오늘은 같이 오지 않았나?" "......?" 세스가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자 라샤크는 턱을 괴고 세스를 똑바로 바라 보며 웃고 있었다. "자네의 부인말일세. 늦었지만 자네의 결혼을 축하하네.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같이 오게나, 그녀에게 왕궁을 구경시켜줄테니... 왕후도 적적해하는 것 같으니, 친구가 생긴다면 좋아할걸세." 그의 말을 듣자, 약간 경직되었던 얼굴을 풀며 세스는 미소를 띈 얼굴로 대답했 다. "그렇게 하지요. 저의 아내 역시 기뻐할 것입니다. 세심한 배려 감사드립니다." 다행히도 2년전 자신의 도피에 대하여 폐하는 별로 화가 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버지가 잘 무마시켰나 보지? 자신의 과거 행동이 왕실을 모독하는 행위나 마찬가였기에 내심 뜨끔해하고 있던 세스는 웃음짓고 있는 왕의 얼굴을 보는 순간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계획을 빨리 실행시키지 않으면 국왕 모독죄로 크게 다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히 왕실에서 주선했던 혼인을 물리치고 평민과 결혼했다는 것으로도 미움을 받을 판인데, 만약 얀이 자신의 아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자신의 성격을 보았을 때 결혼을 할 수 있는 확률은 낮으니, 죽을 때까지 잘만하면 속 일 수도 있지만, 아버지를 계속 속이거나, 얀의 성격으론 지금의 상황을 지속한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별장이 있는 영지로 내려간다거나, 제 2의 도 피가 필요하다. 그래도 우선 이 자리에선 잘 행동한 것 같다는 생각에 세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몸을 바로 세웠다. 접견을 끝내고 홀을 나서자,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초리들이 느껴졌다. 2년 전까지 다소 냉담한 태도로 귀족들을 대했기 때문에, 꽤 안면이 있는 귀족들을 빼곤 다가오지 않았다. 간단한 의례적인 인사로 사람들이 하나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고, 더 이상 다가오는 사람들이 없자 세스는 몸을 틀어 자신이 즐겨 찾 던, 궁의 풍경이 들어오는 회랑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그 는 주의를 둘러보았다. 오래간만에 와본 궁전을 감회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던 세스는 자신이 밟고 있는 카펫에 길게 그림자가 늘어져 있는 것을 알아차리자 그곳에 눈길을 돌렸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림자를 따라 시선을 움직였 다. 아름다운 금발머리카락이 산들바람에 흩날리며 회랑 기둥에 손을 대고 있는 여 성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흩어지고 있는 머리 카락을 걷어올렸다.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세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목이 잠긴 음성으로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레이지아..공주님..." "건강해보여서 다행이예요." 레이지아는 살포시 웃어보이며 세스에게 다가섰다. 세스는 주춤 뒤로 물러서려 는 듯 보였으나, 순간 몸을 경직시키며 발을 지면에 부착시켰다. 세스는 잠깐 동안 눈을 감았다. 그가 눈을 떴을 때, 여전히 아무런 원망도 없어보이는 레이 지아의 모습이 그의 망막에 맺혔다. 세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레이지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엘 공에게서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었을 줄 은..." 못된 아버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다 떠벌리고 다닌건가? 어쩐지 걱정하는 눈 치가 아니라고 했더니... 세스는 속으로 이를 갈며, 빙긋이 웃으며 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는 속마음을 감 추며 약간 서글픈 듯한 어조로 말했다. "...공주님도 들으셨군요. 저에 대해 실망하셨습니까?" 그녀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다행이군요." 세스는 안심한 듯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레이지아를 바라보았다. 레이지아 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세스에게 가슴 두근거리면서도 한편 으로 기이함을 느껴, 놀란 토끼모양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세스는 그녀의 귀여운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분명 저를 싫어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는 채도 안하실 거라고 생 각했는데..." "아, 아니예요. 왜 제가...." 다급하게 고개를 젖는 레이지아를 보고 약간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세스 는 짙어진 미소를 머금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젠 공주님의 곁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니까요. ..아무래도.... " "아무래도... 뭐요?" "유부남이니까?" 말을 하려했던 세스는 감정이 상한 듯한 여성의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목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머리를 돌렸다. 레이지아 공주 뒤쪽에서 여성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를 본 레이지아는 세스에게 미안하다는 듯 양해를 구하고 여성에게 다가갔다. "미레이유, 실례잖니, 이야기 도중에 끼어드는 것은 예의가 아니란다." 자신을 타이르는 언니의 모습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던 미레이유는 자신에게 훈계하는 레이지아의 말을 흘려들으며 눈을 돌려 세스를 가늘게 떠진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미레이유의 차가운 눈빛에, 여성 혐오감이 더욱 드는 것을 느끼 며 세스는 치밀어오르는 구토감을 억눌렀다. 세스는 상냥하게 웃으며 그녀들에 게 다가갔다. 마음에 들지않는 듯 세스를 째려보던 미레이유 공주는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따지듯이 말했다. "창피한줄을 모르나 보지? 당신 아버지의 명성만 없었다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입방아를 들었을 거야! 가출을 하고 여자와 아이까지 만들어와? 당신 얼굴은 무슨 철판이야? 아버지의 입지 때문에 수치가 수치로 느껴지지 않나보지? 그리고 우리 언니가 바본지 알아? 당신이 가출하기전 왕실 과 카필로아가 사이에서 은밀하게 무슨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 었을 줄 알아?! 그 덕분에 우리 언니는 당신에게 딱지를 맞았던 수많은 다른 여자들과 한 덩어리로 묶여서 평민여자 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게 됐단말이 야! 알기나해?! 지금 언니가 무슨 꼴을 당하고 있는지!!" 잠자코 그녀의 소리를 귀담아 듣던 세스는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그런 평판을 들을 정도로 레이지아 공주님이 못난사람입니까?" 세스는 약간의 경멸을 담고 미레이유를 바라보았다. "무슨...!" 미레이유는 세스의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자, 말을 있지 못하고 화난 표정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레이지아 공주님이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 미레이유는 말도 않된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다. "제 아내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주님이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그런 평가 를 들을 여자가 아닙니다. 그녀는 여행도중 저를 만났고, 제 고민이나, 저의 목 숨을 노리는 어쌔신들이 습격했을때도 훌륭하게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제가 신 분을 숨기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그녀에게 고백했을때 그녀는 웃 으면서 저를 용서해주었습니다. 저의 마음을 치료해주었고, 저에게 행복을 주었 습니다." 그러고보니, 얀이 여성이라면 사랑이 없어도 결혼할만하군... 이상한데서 공주에게 설교를 하려다가 자신이 납득을 해버린 세스는 한숨을 쉬 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그녀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시선 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정하는 가치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저는 저에게 필 요한 사람을 찾았고, 단지 그 사람이 제 아내일 뿐입니다. "..훌륭하신 분을 찾으셨군요.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레이지아는 착찹한 눈빛으로 세스를 바라보며 축하의 말을 건넸다. 세스는 순간 정작 대답을 들으려했던 미레이유가 아닌, 레이지아 공주에게서 말을 건네받자, 당황하여 어리둥절해 했지만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아? 네, 네... 제가 주제넘은 소리를...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곤란하시다는 걸 알면서 이런 말을...드리다니..." "아니요. 좋은 말씀 들었어요. 미레이유에겐 자작님의 말씀이 도움이 되었을거 예요. 그렇지 미레이유?" 분한 듯 얼굴을 돌렸지만 내심 세스의 말에 납득을 했는지 미레이유 공주는 아 무런 불평도 없었다. 그런 공주를 본 세스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서둘러 인사 를 하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어머, 카필로아 자작님이잖아." "정말,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니까...2년만이야..." 빨래가 든 광주리를 들고 가던 시녀들은 왕궁 옆 정원으로 통하는 벤치에 앉아 한숨을 쉬고 있는 세스를 발견하곤 자리에 멈춰섰다. 그의 외모를 보며 흠모하 는 눈빛이 되어있던 그녀들은 세스에게 다가서는 시녀를 보고는 희생자가 나올 것을 직감했다. "이런... 잰 또 누구야." "아마, 3분안에 끝이 나겠지?" "저 아이, 지난주에 들어온 신참인거 같은데... 이름이 뭐였드라..." "에리카였지?" "맞아, 맞아. 참 안됐다. 저렇게 뭣도 모르는 신참들이 자작님에게 걸려든다니 까. 명복을 빌어주자구. 그래도 2년 동안은 잠잠했었는데, 자작님이 돌아오자마 자 일이 일어나는구나." "호, 이제 왕궁생활이 재미있어지겠는데. 몇분안에 떨어져 나올 것 같아? 난 1 분에 걸지." "그렇다면... 난 저 아이의 대담성을 높이 사서 5분에 걸게." "난 3분!" "야, 야. 조용히 해봐.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데..." 검은머리카락를 단정히 하얀 모자로 덮고있던 시녀가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며 그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 기다리지 마시구요. 한달에 한번 들려주세요;; 아무래도 글도 않써지구, 이제 시험도 다가오구, (이봐, 어이;) -------------------------------------------------------------------------------- Back : 101 : 연중입니다.(3-4주 후에나..)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99 : <차원연결자-94.destiny chain>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2:44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6-10-2001 09:42 Line : 16 Read : 2977 [101] 연중입니다.(3-4주 후에나..) -------------------------------------------------------------------------------- -------------------------------------------------------------------------------- Ip address : 210.115.179.22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시험기간인 관계로 글을 올리는 것은 미뤄질 예정입니다. 여태 못올리구 있었는데요. 지금 와서 이런 소릴... 제가 죽일 놈입니다. 괜시리 저 때문에 시간빼앗긴 분덜에겐 죄송하구요. 워낙 제가 느려터져서 올릴생각을 못하니까요. 웬만하신 분들은 기다리지 마시구, 한 3-4주 후에 들려주세요. (그때라도 올릴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저 잠수 잘하거든요. 한달에 달랑 3편 올리구 잘하는 소리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고요. 저는 그만 줄행랑을 ~~~~~ -------------------------------------------------------------------------------- Back : 102 : 96.차원연결자 -도박(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00 : <차원연결자-95.gambling>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2:5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12-2001 23:34 Line : 257 Read : 3052 [102] 96.차원연결자 -도박(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6> 카필로아 자작은 시녀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생각보다 길어졌고 숨어서 지켜보던 시녀들은 예전 이미지와는 다르게 다감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작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잠시동안 이야기를 나누던 시녀는 자작의 부탁을 받고 궁전내부에 다녀왔고, 자작은 그녀에게서 필요한 지식을 얻고 고마워하며 왕궁 도서관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이럴 리가 없는데... 예상밖의 상황에 얼떨떨해 하며 시녀 중 한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알고 있는 자작은 여자가 곁에서는 순간부터 여자를 밀어내기 위해 초읽기 카운터에 들어가는 사람이다. 자신이 신입이었을 때는 미처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했지만 왕궁에서 몇 개월만 지나도 금새 그런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이벤트는 고참 시녀들의 유흥거리 중 하나로, 대단한 여성들이 다가가도 미소짓는 얼굴빛의 변화 없이 여지없이 물리치는 그 광경 때문에 그녀들은 통쾌하게 생각하였고, 자작이 귀족영애들을 퇴짜놓는 모습을 즐거운 모습으로 지켜보았다. 여자를 대하는 자작은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의 곁에 가서 서있으면 1분도 안되어 느끼는 것이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냉기를... 여성들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스스로 알아서 자작에게서 떨어져 나온다. 그에게는 근접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어서, 더 이상 말을 붙이지 못하고 말이다. 그런데... 분명 자신이 알기론 5분이 최고시간이었는데, 지금 저 신참 시녀는 거의 7-8분을 이야기했다. 거기다 누구든지 자작과 이야기하고 난 후는 씁쓸함을 맛보거나, 바보가 된 것처럼 느끼는데, 그녀에게선 그런 기운이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황홀하다는 눈동자로 자작이 사라진 지점을 바라보는 것이다. 자신의 경험상 정말로 이런 예는 없었다. 자신과 같이 있던 다른 시녀들 또한 같은 생각을 했는지, 의아해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멍하니 서있던 시녀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자신의 본래 일을 하기 위해서 몸을 돌렸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그녀는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그녀가 가려던 방향에는 같은 궁에 소속되어있는 시녀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뚫어져라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 에리카는 자신이 행한 행동을 그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을 거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고,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황급히 붉히더니 그녀들에게 뛰어왔다. "죄송해요. 도와드리려고 왔던 건데, 저....저.. 그러니까..." 덥썩. "괜찮은거야?!" 무리에서 가장 앞쪽에 위치해있던 시녀가 에리카를 어깨를 잡으며, 이해가 되지않는 말을 건넸다. "네?" "그러니까, 아무일도 없었냐는 거지. 자작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잖아." "그 사람, 자작님이었어요? 저는 몰랐어요. 그분의 신분을 몰랐지만, 별로 그분에게 실례될 말을 하거나 혼이 날만한 짓은 하지 않았는 걸요." 에리카는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다른 시녀들을 바라보았다. 에리카의 영문 모르겠다는 표정을 이상하다는 의문을 담고 바라보던 시녀가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널 무시하는 기분이 느껴진다거나,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어? "아니요. 친절하게 상대해 주셨는데..." "분명 여자에겐 친절하긴 하지. 하지만, 대부분 끝이 좋지 않았다구.... 뭔가 이상한데...? 100명이면 100명 다, 자작에게 그 수법에 걸려서 떨어져 나온다구. 기분나빠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듯 머리를 가로 저으며 자신의 뜻을 밝히는 에리카를 바라보고 있던 시녀는 모르겠다는 한숨을 내쉬었고, 그 곁에 서있던 주홍빛 머리의 시녀가 머리를 갸웃하며 고민하는 눈치더니 조심스레 말을 했다. "보기엔 아닌것 같지? 하지만 엄청 여자에게 차갑다구. 멍청한 귀족 여자들은 몰라서 자작님에게 달려들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시녀들 대부분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야. 네가 뭘 몰라서 그래." "하지만... 좋은 분이셨어요." 그가 부탁한 사실을 알아내자, 고마워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던 부드러운 갈색눈동자를 생각한 에리카는 그녀들의 말을 막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끝까지 부정을 하는 에리카를 바라보며 시녀들은 그녀가 남성을 경험하지 못한 순진한 여자라서 카필로아 자작의 공작에 넘어갔던지, 아님 둔해서 느끼지 못 하는지... 믿어지지는 않지만, 정말로 카필로아 자작이 사람이 변해 돌아왔다는... 세가지 추측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설마 자작이 변해서 왔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에, 모두들 말은 안하지만, 에리카가 둔해서 느끼지 못했을 뿐이라는 생각으로 낙찰되었다. 그녀들에게 안되었다는 눈빛을 받는 에리카만이 근심걱정없이 서있을 따름이었다. 왕궁 도서관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걸어가던 세스는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순진한 얼굴로 다가와 어디가 불편하냐고 묻던 시녀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아마, 왕궁에 새로 들어온 시녀일 것이다. 자신의 경향을 감지한 경험많은 시녀들은,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자신에게 다가온 시녀를 물리치려 했던 세스는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곁엔 든든한 방어막이 있는 것이다. 유부남이라는... 풋, 꽤나 유용한 직책인걸... 세스는 머리를 흔들며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꾸며낸 그것은 생각외로 마음속에 넉넉한 도피처를 만들어주었다. 이젠 다가오는 여성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유부남은 그녀들의 흥미엔 성이 차질 않을 테니까. 예상치 못했던 이득을 깨닫고 즐거워하던 세스는 자신의 목적지에 도착하자, 웃음을 지우고 도서관의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섰다. "....역시 인간들의 책에는 없군.." 왕궁 제1 도서실에서 책을 뒤지고 있던 키리아는 한숨을 폭 내쉬고, 자신이 점찍고 있던 다른 서적을 옆구리에 끼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동안 자신의 키의 몇 배나 되는 책장들을 바라보던 그는 머리를 가로젓고는 책장사이에서 걸어나왔다. 그가 걸어나오자, 처음왔을 때부터 못마땅하게 바라보고 있던 견습마법사로 보이는 청년이 피식거리며 웃음을 던지고 있었다. 키리아를 바라보고 있던 청년은 왕실학교에 다니는 재자(才子)로서, 이른 나이에 4서클의 성취를 이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선망을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뛰어난 점이 있으면 모자란 부분도 있는 법. 남을 괴롭히는 말을 서슴지 않는 약간 괴팍한 의인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시련이 다가왔으니, 5서클로 넘어가는 부분에 이르자 '팍' 막혀서 더 이상 발전할 기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초조함을 느끼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5서클의 마법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생각만큼 성과는 없었고 시간만 축이 나자, 잔뜩 짜증이 나있는 상태에 도달해 있는 상태였는데, 그때 눈에 거슬리는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평소 어린애들을 질색하고 있던 그는 조용한 곳이 라고 생각했던 이곳에서조차 어린아이를 보게 되자 이맛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 시무룩해 있는 소년의 모습을 보게 되자, 그의 감정이 이입되어 내심 고소하게 생각하게되는 것이었다. 키리아는 청년이 놀리는 듯한 웃음을 짓자,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고 그것을 참기 위해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했다. 꺼림직한 기분을 억누르던 키리아의 눈이 빛을 냈다. 그는 시선을 돌려 청년을 바라보았고 곧, 청년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다가와 그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키리아의 행동이 청년을 기분나쁘게 만들었는지, 청년은 시선을 돌리며 테이블에 놓여있는 자신의 책에 눈을 돌렸다. "너같은 어린애를 보면 기분이 나빠지니까, 다른 곳에 가서 놀거라." "선배." 아이에게 너무 하다고 생각하는지 견습 마법사 곁에 있던 유약해보이는 갈색머리 청년이 그를 말렸다. 청년은 키리아가 이곳에 있는 다면 좋은 꼴을 못볼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키리아를 조금이라도 빨리 내보내기 위해 도와줄 요량으로 말을 붙였다. "그러고 보니 너 뭘 찾던 것 같은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뭘 찾고 있었는지 말해줄래?" 뚫어지게 건방진 청년을 바라보던 키리아는 말소리가 들려오자 시선을 돌려 청년을 바라보았다. 잠시 맑은 눈동자로 청년을 바라보던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 비슷한 소리로 말을 받았다. "몬스터요. 혹시, 이쪽편에 있는 것이 몬스터에 관련된 책 다인가요?" "그렇지. 제2실에도 있긴 하다만, 그곳에 있는 것을 여기에는 폭넓게 총괄하고 있으니까, 여기에 없다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몬스터라고 봐도 좋단다." 그의 말을 듣자, '혹시나' 하고 기대하고있던 키리아의 얼굴에 '역시나' 로군 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몬스터 도감에선 얀이 데리고 있는 그 이상한 생물에 관한 소리는 찾을 수 없었다. 역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물이란 말인가.... 하지만 정작 키리아가 고민하는 이유는 그것의 위험성이라든지 그것의 정체가 아니었다. 얀이 자신과 같이 노는 시간보다 그 이상한 녀석과 노는 시간이 더 많다는 사실때문이었다. 적을 확실히 알자는 취지에서 인간들의 도서관에 와봤지만, 몇천년을 산 자신의 기억대로 아직, 인간들에게조차 발견되지 않은 타입이었다.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대로 그 다렌이라는 녀석에게 얀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키리아는 시선을 내려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책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득의의 미소가 슬며시 떠올랐다. 이 책으로 얀을 그 녀석에게서 떼어놓을 수 있으리라. 키리아는 아이의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문득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껴지자 키리아는 고개를 들었다. 키리아의 표정에서 약간 섬뜩한 감을 느끼고 있던 갈색 머리의 청년은 자신에게 시선을 맞추는 순간 방긋이 웃는 어린아이 특유의 미소가 떠오르자, 자신의 착각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티꺼운 얼굴로 키리아를 바라보고 있던 건방진 청년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자신이 읽고 있는 책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네 수준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동화책이 어울리는 것 같은데, 어머니한테 동네 책방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거라. 이런 곳은 너같은 꼬마가 오는 곳이 아니야." 그리고 아직 불만이 남았는지 키리아의 귀에 들릴 정도로,(물론 드래곤의 가청지역은 넓지만 어린아이의 수준에서)중얼거렸다. "학문을 쌓는 신성한 곳을 어린애들 장난터로 만든다니, 생각이 없는 사람들 같군, 저 녀석의 부모라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건의 해봐야겠어. 수준이 되지도 않는 녀석들이 탁아소를 구분못하고 어린애들을 이런 곳에 데리고 올테지... 쯧쯧.. 아무리 신분이 높다고 하지만 생각이 없어서야..." 왕실의 지원을 받는 학생이거나 높은 귀족신분에 확실한 신분증명이 있어야 왕궁 도서관에 출입할 수 있었기에 청년은 키리아가 귀족의 자제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혀를 차는 소리가 옆에 있는 자신의 귀에도 들리자 갈색머리 청년은 키리아를 보기 민망해하며 선배를 말리려했으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뭔가 심사가 뒤틀려 있는지 소용이 없었다. 참자, 참어. 얀의 곁에 있으려면 이것보다 더한 일도 있을 텐데, 이정도는 참아야지....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 같은 경우를 당한 적인 없었던 키리아는 타오를 듯한 눈빛으로 청년을 쏘아보았지만 곧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키리아는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다른 도서실을 뒤지고 마지막으로 제 1 도서실을 찾은 세스는 자신 앞에 바로 보이는 키리아를 발견하고 기뻐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의 곁에 갔을 때 키리아와 곁에 있는 학생으로 보이는 청년들과의 사이에서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감지하고 천천히 걸음을 멈추었다. "제가 아저씨의 공부를 방해한게 되었나요?" "그것도 모르는 거냐? 작은 게 왔다갔다하면 엄청 신경쓰인다구." "...죄송해요. 제가 잘못을 했다는 거군요." 키리아는 약간 풀이 죽은 음성으로 나지막게 말했다. 그리고 뭔가를 발견했는지 어린아이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사죄를 청했다. "음... 제가 사과하는 의미로 아저씨께 선물을 드릴게요. 펜하고 종이 좀 주시겠어요?" "낙서라도 하고 싶은거냐? 너의 장단에 맞춰줄 생각은 없으니까. 그만 가거라." "선배. 애한테 그러지 말라구요. 미안, 여기 종이하게 펜을 줄게. 뭘 그려줄려고 하는 거니?" 키리아는 대답없이 의자에 종이를 대고 무언가 끄적거리더니 건방진 청년에게 내밀었다. "뭐야." 청년은 귀찮아하며 종이를 받아들였고 종이에 쓰여있는 내용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더니, 급히 고개를 돌려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키리아는 이미 자리를 옮겨 자신을 마중나온 세스에게 가 있었다. "...어, 어떻게..." "아저씨가 보고 있는 책이 그런 종류의 책이어서, 분명 진보를 위한 과도기에서 붙잡혀있다고 생각했죠." 종이에는 자신의 고민을 단 한번에 날려버릴 마나의 유동원리에 대한 쉬운 설명과 함께, 그것을 인간의 몸에 맞게 이용하는 법이 설명되어 있었다. 청년은 10살 안팎의 소년에게서 나온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뛰어난 문장의 글을 읽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를 보고 놀라다니... 어린아이보다 못한 수준으로 자신만만해하다니 그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하군요. 누가 누구에게 방해가 되었는지 그 정도는 깨달을 수 있겠죠?" 키리아는 냉정한 표정으로 빈정거리며 세스를 붙잡고 제 1 도서실을 빠져나왔다. 자신이 경멸하던 어린아이에게서 면박을 당하자, 청년은 충격을 받고 넋이 나간 듯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궁금해하는 듯한 세스의 물음에 키리아는 별 것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젖고 자신의 손에 들린 책을 넘겨 주었다. "이것은....?" "네것이야. 아무래도 너에게 필요할테니까 말이야." "네?" 세스는 의아해 하며 책의 겉표지를 보았으나 제목이 없었다. 그는 의아해하며 책갈피가 꽂아진 곳을 펼쳤다. "아기는 3개월이 되면서부터 옹알이가 시작되며, 이 시기가(4개월경) 되면 웃음 소리도 내고 엄마의 소리를 알아듣게 되고 엄마의 소리에 반응도 하게 되며, 1년이 지나면 “엄마”와 같은 몇 마디의 단어도 생겨납니다. 이런 시기에 아버님도 아기에게 많이 말해주고 웃어주고 아기의 소리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되풀이해서 같은 단어를 들려주시면 아기가 모방하게 되어 점차적으로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발달시켜 갈 수 있게 됩니다. 이 시기에(생후 4∼5개월경에) 큰 소리에도 반응이 없거나, 1년이 지나도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반응이 없다면 청력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해 보아야 합니다......" 책의 페이지를 읽어나가던 세스는 경직되어 걸음을 멈춘 채 키리아를 바라보았다. 뒤에서 따라오던 세스가 걸음을 멈추자 키리아도 자연스레 자리에 멈춰섰다. 답을 구하는 듯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키리아는 표정변화 없이 세스의 손에 들린 책장을 넘겨 제목이 써져 있는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세스는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글자를 읽어나갔다. "아빠와 함께 하는 아기키우기..." 패닉이 되어있는 세스를 남겨둔 채 키리아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도서관을 나섰다. 책 한권으로 세스와 녀석을 얀에게서 떼어놓을 수 있는 기막힌 계획을 짜낸 자신을 자화자찬하며... "마마, 빠빠...." "어머나....어머님, 이것보세요." 얀은 얼굴이 상기된 채 알테나를 불렀다. 알테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렌을 안고있는 얀을 돌아보았다. "이런... 얀. 이 정도때의 아기들은 보통으로 하는 행동이란다. 그러니까 그렇게 유난떨 필요까진..." "아니, 정말이냐? 내 손자가 말을 한다고? 역시 내 피를 이어받아서 천재가 틀림없어." 한술 더 떠서, 거실로 들어오다 이야기를 들었는지 아직 1살도 안된 아기를 천재로 단정짓는 팔불출행동을 하는 엘을 본 알테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얀과 죽이 맞아서 떠들썩하게 웃고 있는 남편을 본다면 남편의 대외적인 면만 알고있는 귀족들은 까무러칠 정도로 놀라리라... "여보, 체통을...." 알테나는 이마를 짚으며 한참 다렌의 행동에 즐거워하고 있는 엘의 행동에 제제를 가했다. "응?" 다렌이 까르르 웃는 모습을 보며 웃고 있던 미남 할아버지는 웃는 모습그대로 고개를 돌렸고 동시에 부인의 눈에서 나오는 빛을 발견하고, 굳어버렸다.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은근슬쩍 시선을 피했다. "아니, 또 서재에서 나왔어요? 벌써 한시간에 몇번째에요. 이번 주까지 마쳐야 할 일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모범이 되어야할 가장이, 얀에게 이런 것만 보여주다뇨. 자꾸 이러면 다렌을 못 안게 할꺼예요." "알겠다구. 그렇게 화낼 것까지야... 하지만, 파엘이 알아서 하고 있으니까. 난 검토만 하면...." "뭐라구요. 또 불쌍한 파엘에게 맞기고 온 거예요. 왕궁에도 다시 들어가 보셔야죠? 집으로 일을 갖고 오는 건 좋은데 할 일은 해가면서 그런 말을 해달라구요." 그 동안 쌓인 것이 있는지 알테나는 열을 내며 쉴 사이없이 계속 말해나갔다. 그것은 괴로운 낯빛으로 달게 받고 있던 엘의 곁에서 얀은 은근슬쩍 다가와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 아버님 아무래도 이번엔 피하시는 것이..." "그렇구나. 부디 뒷일을 부탁한다." 엘은 얀에게 미안한다는 눈빛을 보내며, 알테나가 자신의 열변에 도취 된 틈을 노려, 슬금슬금 거실 입구까지 움직이더니 급히 열려진 거실 문을 돌아 재빠르게 뛰어나갔다. 뒤늦게 엘이 사라진 것을 깨달은 알테나는 분한 표정을 짓더니 공범자인 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다음 번에 도망치시는 것을 방치하지 말고 지키거라. 아무리 시아버지라도 잘못된 점은 고쳐드려야 하는 거야." "...네...." 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알테나는 거실로 들어서는 시종의 모습에 얼굴을 바로했다. "도련님의 마차가 도착했습니다." 얀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놀다보니 어느덧 시험기간; 마의 96,97화 엄청나게 지웠다 썼다의 반복을 했답니다. (왜 이렇게 안써지는 겨! 다 이부분 때문에 글도 않써지는 거야.- 책임회피중인 김모씨;) 그렇다고 나아진것도 없고... 에구, 포기하고 그냥 올립니다. 제가 봐도 재미는 없지만,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하네요. 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못쓰지만, 시험끝나면 마무리를 위해서도 얼른얼른 쓸거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 Back : 103 : 97.차원연결자-샤프롱(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01 : 연중입니다.(3-4주 후에나..)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3:0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12-2001 23:47 Line : 154 Read : 3293 [103] 97.차원연결자-샤프롱(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7> "파엘, 확실히 처리하고 왔겠지?" 훗, 파엘은 헛기침을 하며 가볍게 웃음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중요 색인목록을 드렸으니 지금 착실히 하고 계실겁니다." "호호호호, 그래야지..." 알테나는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웃, 어머니 무섭습니다. 세스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알테나는 찻잔을 입가에 가져가려다 말고 고개를 돌려 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탁자에 티를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고보니... 파티준비만 생각하고 있었지. 정작 중요한 것은 생각지 못했네... 얀의 장신구과 드레스는 준비를 마쳤다고 했지?" 세스는 빙긋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특별히 부탁해뒀으니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가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 아무말도 않했지만 며느리와 같이 드레스를 맞추는게 소원이었는데... 뭐, 다음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약간 뾰루퉁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알테나는 세스를 돌아보며 활짝 미소를 지으며 티를 한모금 마셨다. 세스는 땀을 삐질거리며 마주 웃어보였다. 얀의 체형은 겉으로 볼 때 가냘픈 몸매의 영락없는 여성이지만 그래도 벗기면 역시 남자인 것이다. 옷의 치수를 잴때는 겉옷을 벗고 재기 때문에 재단사들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세스는 직접 요령을 배워 얀의 치수를 재고 꼼꼼하게 얀의 드레스의 스타일에 대해 재단사와 의견을 나누었다. 하지만 세스의 예전의 행동과 맞물려, 부인에게 하는 행동은 너무 극단적이기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세스의 행동은 너무나도 눈에 띄었고 그것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카필로아 자작의 부인에 대한 사랑은 너무 지극하다고 소문이 파다하였다. 팔불출이라는 자신의 소문에 대해 한숨을 내쉬며 지끈거리는 이마를 누르던 세스는 어머니의 음성을 듣자 상념에서 벗어났다. "음.... 그럼 샤프롱만 정하면 되겠구나." "샤프롱(사교계에 나가는 젊은 여성의 보호자 주로 여성임)을요? 그건 어차피 어머니가 하셔야 되는 일 아닌가요?" 세스는 의아한 듯 알테나에게 물었다. 알테나는 세스의 말을 듣고 약간 난감한 듯 망설이다 설명을 하였다. "본래라면야 그래야겠지만...." 알테나는 미안한 듯 시선을 얀에게로 돌렸다. "얀의 경우는 약간 특별해서, 내 생각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기위해서도 남성에게 샤프롱을 부탁하면 좋겠구나." "...그렇군요..." 잠시 망각하고있던 얀의 신분에 대해 깨닫자 세스는 내심 불만스러워 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런 세스와는 달리 내용에는 별 신경쓰지 않았던 얀은 '샤프롱'이란 단어를 궁금해하며 기회를 틈타 세스의 귀에 속삭이고 있었다. "저... 샤프롱이라니...?" 세스는 고개를 돌려 얀에게서 그런 말을 듣게 되어 뜻밖이라는 듯 약간 놀란 눈동자로 얀을 바라보았다. "어...어, 왜 그래?" "아, 미안. 무심결에 네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샤프롱이란건 말이지. 사교계에 진출하는 신출내기 아가씨들을 위한 제도인데 한마디로 사교계의 대부, 대모와 같은거야. 당사자가 사교계에 발을 잘 들여놓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말하지. 대략 3개월정도가 적당한 기간이라고 하는데 난 쓸데없이 시간낭비하는 것 같아서 싫어." "에헤, 그럼 세스는 몇 개월이나 교육을 받았어?" "대략적인 기간은 한달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일주일도 못 되어서 뛰쳐나갔지." 파엘은 미소지은 얼굴로 그들의 대화에 끼여들었다. "오호라." 얀은 의외의 면을 발견하고는 신기한 눈초리로 세스를 쳐다보았다. "어, 왜 그런 눈으로 봐라보는 거야? 이래뵈도 천재라는 칭호를 듣던 사람이야. 지켜야할 에티켓이라든지 예절 상식은 빠삭하다구." "그걸 자랑이라고 하고 있는 거냐, 세스? 내가 네 녀석의 뒤를 무마시키느라 다른 부인들의 수다를 얼마나 들어야 했는데." 알테나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는 듯 몸서리를 치며 찻잔을 두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잘하고 싶어요. 제가 얀에비해 선배인 것은 분명하니까 저에게도 자격이 되는 거지요? 남편이 아내의 샤프롱이 되는 것은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흠... 그건 안되겠는데." "아니, 그건 왜요?" 세스는 뜻밖의 말을 듣게되자 당황하여 굳어진 표정으로 알테나를 바라보았다. 알테나는 세스의 얼이 나간듯한 표정을 처음 접하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큭큭 거리며 파엘에게 손짓을 하며 말을 이었다. "누가 네 색시를 빼앗는다고 하던? 네 녀석은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얀은 아직 19살의 꽃다운 나이다. 그런 나이에 턱하니 너에게 목이 매였으니 인생후반에 가면 얼마나 후회가 막심하겠니 그러니까 미리 그런 일이 없도록 손을 쓰자는 의도지." "그렇...다면...." 대충 어머니의 의도를 짐작했는지 세스는 힐끔 파엘을 바라보고는 말을 더듬거렸다. 그의 속내를 짐작 못하고 다른 의미로 그의 행동을 받아들인 알테나는 안색이 붉어진 아들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녀는 파엘의 손을 끌어당겼고 그 위에 얀의 손을 살포시 올려놓았다. "젊은 날에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라면 배려해주는 반려자에게 더욱 매력을 느낄 것 같은데..." 그건 배려가 아니라 가정의 파탄(?)을 일으키는 짓이라구요! 세스는 속으로 울부짖으며 얀에게 눈짓을 하였다. 그러나 얀은 세스의 눈짓을 눈치채지 못하고 단지 어리둥절해 하면서 알테나의 행동에 신경쓰고 있을 뿐이었다. 알테나는 히죽 웃으며 얀을 일으켜 파엘의 곁에 불러들였다. 걸음을 옮기는 얀을 바라보며 더 이상 지체하면 않되겠다는 생각때문에 얀의 동작을 막으려 얀의 반대쪽 손목을 잡았던 세스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알테나가 음흉하고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깨달자 움찔 동작을 멈췄다. 지금 자신의 행동은 어머니의 장난기를 더욱 부추길 뿐이다. 자신의 행동이 어머니의 손바닥안에서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세스는 가라앉은 기분으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어라, 화난거야? 장난좀 친 것을 가지고. 하지만 너도 잘 생각해보면 알거야. 내가 농담조로 말하긴 했지만 지금 얀에게 필요한 것은 후원자라구. 얀을 감싸려는 너의 행동은 남들의 호기심만을 자아낼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 그렇다면 여기서 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잘 생각해 보라구." 파엘 형님이겠지... 하지만...하지만...! "크로나의 상업을 한손에 쥐고 있는 헬드리안 가의 후계자인 파엘 형이 샤프롱이 되는 것이 얀의 입지가 더욱 굳건해지겠죠...그렇지만!" 세스는 약간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들어 알테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된거야. 봐라, 얀도 너의 결정에 얼마나 흡족해 하고 있니." 야, 왜 얼굴을 붉히고 있는 거야! 지금 네 처지를 알고나 있는 거냐? 세스는 기가막혀서 말문을 잊지 못하고 벙해져서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남자 손을 처음 잡아본것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얼굴을 가득 붉히며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아....골치야. 세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파엘에게 들린 얀의 손을 홱 낚아채고 방에 부속으로 딸려있는 휴식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얀, 지금 우리가 처한 처지를 알고나 있는거냐?" 세스는 얀의 처지를 다 이해한다는 듯 부드러운 어조로 물어보았다. 얀은 붉은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런데, 네가 가만있으면 안되지. 내 말에 조금이라도 맞장구를 쳐줘야 할 것 아니야." 처음의 어조와는 다르게 세스의 어조는 조금씩 과열되고 있었다. "가뜩이나 파엘 형이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데 잡아먹어달라고 머리를 들이밀자는 거야? 아마 몇시간이 안되서 우리들의 사정을 눈치챌걸." 세스는 걱정된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세스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방문을(방문밖의 알테나와 파엘을 생각하며)바라보던 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네가 나를 감싸려고만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의심쩍어 보일 거야. 장담할 정도는 아니지만 들킬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까 염려하지 말구." "하긴, 지금보다 더 너에게 관심을 쏟는다면 남들이 본다면 너무 노골적인 거겠지? 속으로는 그렇다는 것을 알지만 걱정이 된단말이야. 네가 너무 남성적이라...." 퍽, "왜 그러는 거야. 내가 뭔가 잘못한 말이라도 있는 거야?" 세스는 얀이 내리친 어깨를 문지르며 이해가 않간다는 눈빛으로 그가 방문 밖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저에게 멜주신 赤血雨님 유레닌님 나미츠진님 답장못드려서 죄송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죄송^^;) 신경써주셔서 고맙구요.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글이 막혀서 지우길 반복하다가 손을 놨거든요. 그래서 글도 않올리는데 멜보내기 죄송하구. 해서요. 그냥 오늘 올린것 변덕이니까요.(지금 시험기간(?) 이거든요. 저의 학교가 설마하니 365일 시험을 본다고 생각하시지는 않겠지만... 어쩝니까, 제가 느린걸요...;) 수정은 나중에 하구요. 오늘은 하두 않올려서 올린거예요. 나중에 뵈요. -------------------------------------------------------------------------------- Back : 104 : 98. 차원 연결자- 앗, 실수...? (written by 제너스) Next : 102 : 96.차원연결자 -도박(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3:0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스 Date : 16-01-2002 01:02 Line : 316 Read : 2360 [104] 98. 차원 연결자- 앗, 실수...?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너무 오래간만에 쓰죠. 죄송해요. 에잉 화풀어용~~~(앗, 돌이날아온당~~~) 쬐끔 아주 쬐끔 비축 해놨으니까요. 오늘 두개 그리고 내일, 내일이래봤자 오늘 저녁 늦게 쯤이겠군요. 3개 올릴게요. 그다음엔 하나씩 올릴건데... 마음만 앞섰지 많이 쓰지 못해서요. 읽어주시던 분들에겐 죄송하구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방학중에 잠깐의 시간이나마 즐거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결코 야오이는 아닌데요. 제가 워낙 좋아하다보니.. 자꾸 그쪽으로 흘러가...; (어떤(이름을 밝힐수 없음)님이 제발 야오이는 쓰지 말랬는데... 웅...) 그분에게 맞아 죽겠당...;;; (참고로, 여기서 남자들끼리 연결되지 않습니다. 무조건 이성간에 연결되니까. 혹시나 하는 생각은 버리세요.. ㅎㅎㅎㅎ 내가 눈뜨고 못봐!!) ======================================================================================== 줄거리- 제영(얀)은 꿈속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은 다른 세계에서 식구찾기의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도중에 만난 친구 세스의 사기극(아버지 속이기)에 동참한 얀은 그의 부인 행세를 하며 파티준비에 한참인데... (무척 짧게 요약되었음;;) *인물 소개* 얀(주인공)~ 성격= 쓸때마다 바뀌어서 대책없음... 키리아(드래곤)~ 이름만 있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주연 세스(얀의 친구)~ 요즘 거의 주연급으로 발탁 파엘(세스의 옛 애인?)~ 본래 중요인물이었으나 글쓴이의 실력부족으로 현저히 하급으로 떨어짐. 알테나(세스의 어머니)~ 카필로아가의 여장부 남편을 쥐고 삶. 엘(세스의 아버지)- 장난기 있지만, 본래는 한 카리스마하는 중년. 클라우드(얀을 넘보는 넘)~ 고백제에서의 오해로 얀을 여성으로 생각하고 있음 사실, 필자의 주책없음으로 글을 수정하고 갑자기 글속에 등장한 놈임. 예전에 읽은 분들은 모를 녀석....;; 유네('반'이라고도 부름)~ 얀의 형, 나중에 나옴 뒤안(얀네 나라 재상)~ 나중에 나옴, 얀에게 관심있음 카롯(뒤안 부하)~뒤안에게 명령받고 제롬 몰래 붙어다님 제롬(일명 바나나)~얀을 찾고 다님. 기사임에도 불구 얀에게 보모라고 놀림받음. 클로아(예전이름 루쉐)~얀의 약혼녀지만.. 지금은 은근슬쩍 제롬을 좋아함. 쥬아렌(일명 섀도우 엠프리스)~페이든 황태자의 명을 받고 클로아를 호위(말만 호위지 그녀를 갈굼) 다렌(알속에서 나옴..)-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비밀 영생수임. 중요 배역임에도 출연인물이 너무 많은 관계로 제대로 나오지 못함;; 98. 앗, 실수...? "받아들이겠어요." 방에서 걸어나온 얀은 선언하듯 말을 했고, 알테나는 어깨를 문지르며 나오는 세스의 행동을 보고 숨은 사정을 짐작하며 웃음 지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파 엘을 바라보았다. "파엘군, 부탁해도 되겠지?" "물론입니다." 파엘은 부담 없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쾌히 승낙했다. "그럼 샤프롱은 파엘이 맡는 걸로 결정된거야." 알테나는 정리를 마쳤고 세스는 투덜거리면서도 하는 수 없이 수락하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파티에서 첫 상대는 나라구." 첫 상....대...? 말의 의미를 이해 못한 얀은 세스를 바라보았고, 그 뜻을 짐작한 알테나는 대신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얀에게 프롬 신청을 하고 있는 거야. 무도회에선 혼기에 찬 아가씨에게 여러 남성들의 춤신청이 들어오지. 특히 아름답고 인기 있는 아가씨일수록 신청 이 쇄도하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 미리 아가씨에게 양해를 구하는 경우가 있거든. 뭐, 얀의 경우에는 세스라는 카발리어 대용품이 있으니까 별 상관이 없 겠지만..." 그녀는 슬쩍 세스의 표정을 살피며 말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덧붙였다. "첫 공식데뷔에서 파트너의 자리를 파엘에게 빼앗기니까 불안했나 봐?" 알테나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파엘을 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무도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시간에 유의하면서 교육해주 길바래. 남편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그쪽일엔 걱정하지 말고, 알겠지 파엘?" "예. 알테나님이야말로 이쪽에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티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불안한 눈빛으로 얀을 바라보고 있는 세스를 재미있 다는 듯이 바라보며 파엘은 대답했다. "춤은 어느 정도로 춰보았는지?" 역시 파엘은 준비된 선생체질이었다. 단순히 춤을 입력시키는 것이 아닌 학생의 소질을 파악하고 얀에게 맞은 좋은 학습방법을 숙지하기 위하여, 기본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었다. 춤? 글쎄.... 무용시간에 배운 차차차, 자이브, 왈츠, 고전무용, 포크댄스, 국민체 조.... 이것저것 배웠지만 제대로 배운 적은 없는 걸... 얀은 자신 없어 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다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시선을 파엘에게로 돌렸다. "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두달정도 춤을 익힌 적이 있으니까 가르쳐만 준다면 어느 정도 따라 할 수는 있을 거예요." 고등학교 2학년 체육제 때, 반 대항무용으로 다른 나라의 민속무용을 춘 기억을 더듬어보며 얀은 대답했다. 제영(얀)의 반은 스페인의 무용를 추었는데, 그것은 누구나 상상해볼 수 있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플라멩코의 정열적인 춤을 의미했다. 얀(제영)의 학교는 1학 년은 매스게임, 2학년은 각 나라의 민속무용으로 2학년의 경우에는 각반의 실장 들이 제비뽑기를 하여, 연출하는 무용이 결정되었다. (3학년은 고3의 특권으로 그냥 보고 즐김.) 일본, 중국, 프랑스(캉캉), 아프리카, 한국(제주도, 부채춤, 각설이), 스페인(플라 멩코), 인도, 아라비아, 탱고 등등 매년마다 선택되는 나라는 변형되어지는데, 맡 게되는 무용이 선택되어지면 본래 알고있던 지식에 안무자의 연출과 상상력 등 이 보태어져 약 2달간 맹훈련을 한다. 여학교였던 만큼 더 대담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연출할 수 있어서 축제나 마찬 가지로 여겨졌으며, 근처에 살고있는 마을주민이나 학생들이 일부러 구경하러 올만큼 유명한 체육제였다. 댄스는 약 20-25분간 행해지며 이때 얻은 관객점수 와 선생님들의 채점한 점수로 무용의 실기시험이 대체되기 때문에 학생들을 자 신들을 어필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한다. 이를 위해 기발한 장면들이 연출되곤 하는데, 특히 여러 군무 도중에 선생님을 출연시키기도 하는 등 춤만 보여주다 끝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히로인들을 출연시켰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제영의 반에서는 선택되어진 총 4명의 히로인 중에는 제 영이 끼어있었다. '두달이라... 그렇다면 기본 스텝정도겠군...' 궁중무도회를 본(本)으로하여 열려지는 귀족가의 파티는 격식이 있기 때문에 평 민들의 축제에서 추는 댄스와는 양상을 달리했다. 평민이 즐겁고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한 춤을 춘다면 귀족가의 파티에선 남에게 보여지기 위한, 우월감과 자부심으로 포장되어진 춤을 추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스텝만 배우는데도 3-4개 월이 걸리기 때문에 파엘은 얀의 수준을 어림짐작하고 있었다 내심, 3일만으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 파엘이었지만 그런 내 색은 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얀에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래요? 그럼 어느정도실력인지 알아야 대략적인 진행을 결정할 수 있으니까 조금만 보여주겠습니까?" "...잘 추지는 못하니까, 웃으면 안돼요." 머뭇거리던 제영은 못박듯 얘기를 하고, 약간 쑥스러운 듯 설핏 웃더니 공주 풍 으로 치마 한쪽을 살짝 말아 쥐고 무릎을 가볍게 굽혀 인사를 대신했다. 파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곁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오래간만에 남앞에서 춤을 선보인다는 생각에 흉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세 스에게서 파엘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힐 만큼 이야기를 많이 들은지라 파엘이 자 신의 오빠라도 되는 것처럼 여겨져 남한테 보인다는 수치심은 훌훌 털어 버리 고 있었다. 세뇌가 될 정도로 떠들어댄 세스의 공덕이었다. 얀은 약간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느 정도 진정 이 되자 그는 숨을 깊이 들이 쉬었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귀에 들리지 않는 가슴의 두근거림을 진정시키던 그의 눈빛이 변했다. 밑을 향하고 있던 얀은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렸다. 얀의 표정은 진지했고 앞에 있는 누군가를 바라보듯 강한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그의 왼손이 허공에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치맛단을 움켜쥐었다. 활동하기 편하도록 약간 들어올린 것이었 다. 치마 아래, 하얀 실크 레이스로 된 페티코트가 언뜻 보였지만 파엘이 앞에 있음에도 별로 상관치 않았다. 부채꼴 모양으로 한쪽으로 펼쳐진 치마를 잡고 있던 손목을 '홱' 틀자 박자를 맞추기라도 하듯 '차르륵'하는 맑은 음향이 방안을 가득 매웠다. 갑작스럽게 들 리는 소리에 약간 놀란 듯 파엘은 정신을 집중하고 얀을 바라보았고, 곧 소매에 가려져 살짝 내비치는 오색의 장신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을 미간을 좁히고 뚫어져라 바라보던 파엘은 앞으로 기울였던 상체를 바 로 하였다. 그의 입술이 보일 듯 말 듯 곡선을 그렸다. 역시나... 꽤 특별한 경우의 여성을 선택했군... 자신의 눈앞에 선보이는 춤을 보며 파엘은 세스의 취향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얀은 지금 우아한 댄스와는 정반대의 춤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신체 의 일부를, 박자를 맞추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그간 여성에게 관심이 없었던 세스인 만큼 그가 선택한 여성은 결코 세간에선 쉽게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케이스였다. 귀부인의 실례를 보여주는 듯한 정 숙함,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 소년과 같은 발랄함, 소녀 특유의 순수, 평민의 자 유분방함... 한마디로 귀엽게 여겨지는 말괄량이 아가씨의 표상이었다. 특히나 남들을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가는 것은 파엘도 존경할 정도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파엘의 감정을 황당함에서 관심으로 바꿔버렸으니까... 정말 그녀의 모든 것은 흥.미.로웠다. 파엘의 여태껏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송두리째 뿌리뽑는 행동을 거침없이 행했다. ...그러니까.. 세스의 마음에 든 것이겠지... 파엘은 '졌다'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등을 묻었다.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시작한 유쾌한 감정이 얀이 만들어내는 박자에 발맞춰 스물스물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음미했다. 얀의 발구름은 규칙적인 소음을 내며 방안을 메우고 있었다. 악기가 아닌 신체 를 이용하는 행동은 떠돌이 가무인들이나 사용하는 천박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 순간만큼은 파엘에게 그런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조금씩 빨라지는 발 구름의 박자는 정적으로 감싸여져 있는 방안에 울려 퍼지며 입체 서라운드로 의자에 앉아 조용히 얀을 바라보고 있는 파엘의 몸을 조금씩 두드렸다. 얀은 손목에 감겨있는 팔찌를 악기로 적절히 사용하며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그녀의 발구름이 묘한 감응으로 파엘에게 다가왔다. 강하게 발을 내딛고 턴. 우아하게 허공에 물결치는 손의 그림자. 활기에 젖어 있는 율동. 어지럽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의 격정적인 움직임.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문양이 방안 가득 수놓아지고 있었다. 점차 클라이막스로 치닫자 얀의 움직임은 파엘을 중심으로 그를 유혹하기라도 하듯 닿을 듯 말 듯 가벼운 터치를 하며 지나쳤고, 얀은 자신의 춤에 깊이 도취 된 듯 파엘을 잊은 듯 행동했다. 여기서 상대편의 어깨를 짚고 그를 중심으로 한바퀴 돌고, 앞부분에 도착하면 발구름 한번. 치마가 예쁘게 펼쳐지도록 유의하면서 돌고! 무용의 대단원인 마 지막동작!! 이때 중요한 건, 손 마무리. 상대편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야지... 맞 아. 이 대목에서 항상 안무자에게 혼났었지. 조심 또 조심해야지. 상대방을 사랑 하는 유혹하는 느낌이 들게... 얀은 손을 뻗어 마무리 동작을 하였고 곧 만족한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OK 좋았어! "...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얀은 귓가에 들려오는 파엘의 굳어있는 목소리에 곧 정신을 차리고 앞을 바라보았고 무안한 낯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흑빛의 눈동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박수를 치려다 졸지에 당한 듯, 얀의 몸을 안 는 듯한 손 모양 그대로 굳어져 있는 파엘을 말이다. '맙소사.' 소리없는 비명이 얀의 등줄기를 가르고 지나갔다. 파엘과 얀이 있는 방안에 들어서려던 세스는 갑자기 들려오는 터질 듯한 웃음 소리에 의아해 하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문 앞에 멈춰 있던 그는 웃음소리가 잦 아들자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방의 정 중앙에 얼굴이 붉게 변한 얀과 배를 움켜쥐고 숨을 쉬지 못해 끅끅거 리는 파엘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세스는 어찌된 영문인지 짐작이 대충 갔다. 얀이 실수를 한 모 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감정의 변화를 나타내지 않는 파엘을 저 정도 로 웃게 만들다니...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세스를 보았는지 파엘은 허리를 곧추세우며 눈가에 묻 어있는 물기를 훔쳐냈다. "아, 왔어? 푸훗." 세스의 얼굴을 바라보자 참았던 웃음이 터져 나오는 듯 입을 막고 큭큭 거리던 파엘은 세스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렸다. "졌다. 아무래도 교육은 너에게 부탁해야 겠는걸. 에스코트만 내가 맡을게. 얀과 함께 있다간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지..." "...그게 무슨 소리...?" "모르면 됐어. 후훗, 부디 너의 심장엔 은총이 있길..."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 세스를 남겨둔 채 파엘은 흥겨워하며 방을 나섰다. ------------------------------------------------------------------------------------ 위의 학교 축제는 예전 제가 다니던 학교가 모티브 입니다. 혹, 축제내용이 같다고 생각하신다면...같은 학교를 나왔을지도 모르겠군요. -------------------------------------------------------------------------------- Back : 105 : 99. 차원연결자 --초대장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03 : 97.차원연결자-샤프롱(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3:22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6-01-2002 01:11 Line : 201 Read : 2280 [105] 99. 차원연결자 --초대장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99. 초대장 서늘한 한기가 감싸고 있는 서재 안, 간소한 가구들로 대략적인 분위기만 내고 있을 뿐인 이곳은 주인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는 듯 검은 색 계통에 아름다움이 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실용적인 면과 검소함만을 강조하고 있 었다. 강한 햇빛을 막은 어두운 색 계통의 커튼조차 이런 분위기를 한 몫 거들 고 있었다. 정적과 어둠, 이 두 가지만이 도사리고 있을 듯한 이곳에 제 3의 인물이 자신의 존재감을 은근히 들어내고 있었다. 방안 곳곳에 자신의 불쾌감을 퍼트리며 있는 인상 없는 인상을 다 구기고 앞에 놓인 일거리를 가지고 씨름을 하던 남자는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눈을 부라리며 문을 노려보았다. 가뜩이나 날카로 운 인상이 그로 인해 더욱 고압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무슨 일이야?! 내가 오늘 안으로 끝마쳐야 할 일이 있으니까 방해하지 말라고 말했잖아!!" 남자의 성미를 잘 알고 있는 듯 들어선 젊은 사내는 중년 남자의 고함소리에도 눈썹하나 찌푸리지 않고 미소까지 머금으며 느긋하게 말문을 열었다. "도련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는 얼굴 표정으로 청 년을 노려보던 남자는 갑자기 뇌리에 강렬한 충격이 전해져 오자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났다. "뭐라고?! 누구... 말...이야..?!?" 청년에게 묻고는 있지만 그의 대답을 예상하고 있는 듯 남자의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벅찬 환희가 솟아올랐다. 남자는 타오를 듯한 뜨거운 시선으로 청년에게 답을 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주인의 마음을 짐작하고 있는 청년은 미소 를 지으며 남자가 원하던 답을 꺼내놓았다. "주인님이 기다리시던 그분 말입니다." 그 소리가 듣자마자 남자는 책상을 박차고 뛰쳐나가 자신이 그리워하던 그가 있을 커다란 홀로 달려갔다. "클라우드!!" "아, 백부님!" 아르제닌 가(家)의 집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클라우드는 홀을 가득 메울 정 도로 자신의 이름을 크게 불러대는 백부의 음성을 듣자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고개를 돌렸고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를 대신했다. 그러나 백부는 그것으로 만족을 못하는 듯 힘차게 달려와 그를 꼭 끌어안았다. "배...백부님...." 클라우드는 약간 난처한 듯 백부를 밀어내지도 못하고 쑥스러운 얼굴로 이마를 긁적였다. "이 녀석아, 살아있으면... 살아있다고 소식....을 전해주던...가. 가뜩이나 늙어가 는... 백부의 주름살을 늘릴..... 작정...으로 소식을 끊고 지낸....거냐? 매정...한 놈 같으..니라구....." 놀랍게도 냉철할 것 같았던 그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울 음기가 묻어 나오는 백부의 말에 그 모습이 참내 귀엽다는 듯 작게 웃음을 터 트린 클라우드는 팔을 내밀어 백부를 끌어안았다. 클라우드는 작은 소리로 그의 귀에 속삭였다. "그러니까, 이렇게 백부님께 온 것 아닙니까. 이젠 백부님 곁에 꼭 붙어 있을 테 니까. 걱정하시지 마시라구요." "정말... 이냐? 네 녀석의 말을 도통 신용할 수가 있어야지..." "왜요? 믿어지지 않으세요. 목에 방울이라도 맬까요?" 클라우드는 웃음을 터트리며 백부에게 눈을 맞추었다. 그러자 자르크는 한숨을 쉬며 클라우드의 어깨를 두드렸다. "진작에 너를 매어 놓을 수 있다면 그렇게 했겠지-. 정말 다른 방도를 생각해 보던가 해야지... 불안해서 영-. 이참에 장가나 보내서 조카 손자나 봐둘까." 자르크가 입맛을 다시며 이야기하자 클라우드는 또다시 웃고 말았다. "언감생심입니다, 공작님. 그랬다간 정말로 도련님은 영영 손에 잡히지 않는 새 가 되어 날아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클라우드와 자르크의 곁에 다가온 청년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을 했다. 그의 말을 들은 자르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긴.... 그 일을 억지로 시키려다 5년간을 생이별을 했는데, 이번엔 결혼을 억지로 시키려 한다면 이 녀석은-. 에휴.... 내가 포기를 해야겠지...?" 공작은 아쉬움이 남은 눈초리로 클라우드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클라우드는 천 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공작을 바라보고 있는 클라우드의 눈은 공작의 생각 이 오판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아무래도 성급한 판단인 것 같은데요." "........!!" 뜻밖의 말에 놀란 공작은 눈이 휘둥그래 해져서 클라우드를 바라보았다. "마음에 둔 아가씨라도 있는 거냐?" "네." 망설임도 없는 간단 명료한 대답에 벙해진 공작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자 공작 의 곁에 있던 청년, 카이저가 대신하여 클라우드에게 물어보았다. "그럼 언제 소개를 시켜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것을 알아야 이쪽에서도 준비를 할 수 있을 테니 말이죠." "방해물만 처리하면 곧."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클라우드가 냉큼 대답했다. 그의 미소에서 위험한 면을 본 것 같은 카이저는 움찔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방해물이라뇨?" "아, 그런 게 있어, 별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클라우드의 눈이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그는 빙긋 웃으며 공작의 손을 이끌 고 응접실로 자리를 옮겼다. 응접실 소파에 앉아 지난 여행을 설명하던 클라우드는 자단목 탁자 위에 놓여 진 금박 클립으로 장식되어진 초대장을 발견하고 손을 뻗어 그것을 들어올렸다. "이것은...." "아, 그건...." 인상을 찌푸리던 공작은 손을 설레설레 저어가며 클라우드의 손에서 초대장을 빼앗아들었다. "그 놈들의 집에서 온 것이니 네가 신경 쓸 필요까진 없다." "그놈들이라면....?" 피식거리며 클라우드가 웃음을 참지못하자, 카이저는 얼른 말을 받았다. "카필로아 가(家) 말입니다. 엘 코운테르 카필로아 후작 기억나시죠?" "공작이겠지. 물론 기억하고 말고." 클라우드는 카이저의 말을 정정하였다. 카필로아 가의 초대장이라는 것을 알자 호기심이 동한 클라우드는 자신에게 약한 공작을 필살 미소로 가볍게 홀리며 공작의 손에 꽉 쥐여진 초대장을 스리슬쩍 빼내었다. 초대장을 읽고 있던 클라우드의 표정에서 미소가 차츰 사그라들었다. 초대장을 쥐고 있던 손이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클라..우드....님.....??" 넋이 나간 듯 보이는 그의 옆모습에 놀란 카이저가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이런 한발 늦고 말았는데..." 약간 멍한 눈빛이 클라우드는 카이저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클라우드가 자조 적인 웃음을 흘리자 걱정이 된 카이저는 다시 한번 그를 불렀다. "클라우드님? 어디가 안 좋으신 건..." "아, 걱정할 것 없어. 별거아니야. 잠깐 현기증이 나서....." 클라우드는 고개를 젖고는 자신의 발치에 떨어진 초대장을 주워 올렸다. 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공작에게 말을 건네었다. "백부님이 안 가신다면, 제가 대신 가고 싶은 데요." "쓸데없는 소릴마라. 어떻게 그런 작자의 집에 가겠다는 거냐. 나의 체면과 우리 집안의 명성을 깔고뭉갠건 넓은 아량으로 봐준다고 치자. 하지만 그건 곧 너를 향한 모욕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것도 모를 정도로 바보는 아니겠지? 그런데 도..... 너는 이런데 일부러 가면서까지 그들의 체면을 차려주겠다고 말하는 거 냐!?!" "저는 체면 차려준다고 한적 없습니다." "그럼 뭐냐? 나는 네 생각을 정말 모르겠구나." "단지....." 어떡해서든 갖고 싶은 물건을 이대로 남의 손에 빼앗기긴 참기 힘드니까요. 초대장을 들고 있는 핏기가 가실 정도로 꽉 쥐여진 클라우드의 손이 파르르 떨 리고 있었다. --------------------------------------------------------------------------- 재미없을 분도 있겠군요. 클라우드 이야기로 한페이지 장식 했으니... -------------------------------------------------------------------------------- Back : 106 : <차원연결자-100. 의문> (written by jenusis) Next : 104 : 98. 차원 연결자- 앗, 실수...? (written by 제너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3:54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jenusis Date : 16-01-2002 20:23 Line : 235 Read : 2063 [106] <차원연결자-100. 의문>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등장인물* 닐(제롬 친구)-푸른 머리 청년(;) 브라이언(또한 친구)-눈매가 서글서글한;; 라젤로(얘도 친구)- 처음 나옴 ================================================================================ 100. 의문 자신을 찾아온 친구들과 이야기 할 새도 없이 곧바로 골아 떨어져버린 제롬을 보고 클로아 는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슨 집나간 남편 찾으러 다니는 지극정성의 가련한 아내도 아니고 아침 일찍 눈뜨면 밖으로 나가 해가 어둑어둑 해지면 슬금슬금 여관으로 돌 아오니, 얼굴 마주칠 새도 없이 침대로 쓰러져 죽은 듯이 누워있는 제롬의 뒤통수를 보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클로아는 제롬 옆에 서서 그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씨근덕거리고(씩씩거린다는 뜻)있었다. 기 사도 함부로 펼쳐내지 못할 무시무시한 살기를 담은 눈초리에 제롬을 찾아왔던 친구들은 찍 소리도 못한 채 방에서 물러나와 여관과 겸업을 하고 있는 퍼브의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녀석 재주도 좋지...." "그게 무슨 소리야?" 닐의 술잔의 내용물이 한번 출렁-하고 넘칠 듯이 흔들렸다. 그것에 눈길을 주고 있던 닐은 브라이언의 물음에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세헤르나 왕실 최고의 에이스로 공인받은데다, 저런 애인까지 데리고 여행을 다닐 정도라 니... 얌전한 놈이 더하다니까. 이 몸께서도 아직 애인하나 없는데..." 입을 내밀고 궁시렁대는 닐의 모습에, 웃음을 참지못하던 브라이언은 누군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 제롬은 아직 안 왔대?" 가슴부위에서 찰랑이는 금빛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매만지며 시원스런 초록빛 눈동자로 옅 은 미소를 짓고 있는 미남자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브라이언에게 눈을 맞추고 있었 다. "아, 라젤로 어서와. 제롬은 피곤해서 눈 좀 부치고 있어." "쳇, 그것도 아름다운 소녀의 관심 속에서 말이지." 심술 맞은 표정인 닐의 모습을 바라보던 라젤로는 궁금증이 인 표정으로 브라이언에게 바라 보았다. "아름다운 소녀? 정말? 제롬이??" 라젤로는 네 어절만으로 충분히 자신의 놀라움을 드러내었다. "믿지 못하겠지? 하지만 정말이라구. 쳇, 하늘도 불공평하시지." 남자답지 못하게 집요하게 이어지는 닐의 투덜거림을 참다못한 브라이언은 가느다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너야말로 한 여자에게 정착을 못하니까 애인이 없는 것 아니야. 만인(萬人)이 애인이라던 너의 신조는 물 건너 간 거냐? 남자답지 못하게..." "그건 그거구. 부러운 건 부러운 거라구" "에휴, 그래 그래." 닐의 말에 한숨을 쉬던 브라이언은 끝내 포기를 하고 고개를 끄덕여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건 그렇고... 시간을 내서 얼굴 좀 볼까 했더니 타이밍이 맞질 않는군...." 라젤로는 고운 눈썹을 찌푸리며 아쉬워하는 소리를 했다. 라젤로가 닐의 곁에 자리하자, 브 라이언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음을 던졌다. "매튜는?" "아, 지금 감사를 받고 있어서 바쁘거든. 나도 제롬이 왔다는 소리에 간신히 틈을 내서 나온 거야. 매튜는 시간이 나는 대로 나올거야. 하지만 그렇게 오래 있지는 못해. 나도 곧 들어가 봐야 하거든..."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의 귓가에 남녀의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온 건 얼마 시간이 지 나지 않아서였다. 왠지 쩔쩔매는 남성의 음성이 제롬과 닮은 것 같아 무심코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던 브라이언은, 클로아라고 자신을 소개한 소녀가 제롬을 문책하 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클로아에게 혼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역시 제롬은 여성에게는 약하다는 것을 깨닫자, 몇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제롬에게 반가 운 마음이 들었다. 제롬을 보며 미소를 짓던 브라이언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인 닐과 라젤로 를 중단시키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제롬을 불렀다. "그래서 잘했다는 거야? 내가 얼마나 그 녀석(쥬아렌)의 구박 때문에 못살겠는데. 무엇하나 물어도 입은 열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녀석하고 같이 있는 게 얼마나 스트레스 받 는 일 인줄 알아? 거기다 그 녀석 나에게 함부로 군다구, 내가 얼마나 구박받고 사는지 모 르지?" "저, 그건.... 클로아님.... 그리고 여긴 사람들이 있으니까 언성은 낮추시는 게." "뭐야, 지금 그 녀석 편을 드는 거야? 솔직히 말해. 내 말을 듣기 싫으니까 은근슬쩍 말을 돌리는 거잖아?" "...그게 아니라. 제 친구들도 와 있는데..." "맞아. 요 며칠 잠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돌아다녔잖아. 그리고 지금 와서도 30분도 채우 지도 못한 선잠이었을 텐데, 피곤하지도 않아? 저 사람들 친구들이잖아. 부탁하면 얼마든지 시간을 내줄거라구, 그런 몸으로..." 클로아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난처해하며 슬쩍 고개를 돌려 친 구들이 있는 자리를 바라보았다. 마침 브라이언이 제롬의 이름을 호명하여 그에게 구명의 길을 열어주었다. "제롬!" 제롬은 자신을 보고 반가워하는 친구들을 보고 손을 들어 아는 체를 하고 고개를 돌려 클로 아에게 부탁했다. "제가 그들에게 부탁한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제 몸이라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클 로아님을 지켜드릴 힘이라면 충분히 비축하고 있으니까요. 쥬아렌에게도 잘 말할 테니, 그만 들어가서 쉬세요."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니잖아. 날 지켜달라는게 아니라 남을 생각할 겨를이 있으면 자신을 돌보라고 말하는 거야, 이 바보야.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 클로아는, 다만 제롬을 향해 눈을 흘기고 자리를 떴다. 그녀의 반응에 뭔가 자신이 잘못한 점이 있는지 고민하던 제롬은 친구들의 음성이 들려오자 그들에게로 걸 음을 옮겼다. "아, 라젤로. 오랜만이야." "그래. 이렇게 만나니까 정말 반가운걸. 매튜도 왔으면 좋았을걸...." "그러고 보니 매튜는? 아, 그러고 보니 켈른도 보이지 안잖아?" 제롬의 물음에 닐은 종업원을 손짓으로 불러 음료수를 주문하며 제롬의 궁긍즘을 해결하였 다. "매튜는 시간이 나는데로 곧 온다고 했고, 켈른은 바쁜 일이 있어서 못 온다고 전해달라고 했어." "흠... 그래?" 잠시 고개를 끄덕이던 제롬은 친구들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급했는지 자신이 먼저 그들에게 용건을 꺼내었다. "그래서, 내가 부탁한 건 어떻게 되었어?" "그건...." 말끝을 흐리던 닐은 브라이언에게 눈짓을 하며 대신 말하길 종용했다. "..알았다니까. 저 제롬, 그게 말이지... 우리가 탐문하기론 네가 말한 소년과 같은 사람은 찾 을 수 없었어. 꽤나 비슷한 사람도 몇 명 있었지만... 그들의 신분은 확실하니까. 해당사항이 아니었지... 그렇다고 해도 실망하지 말아. 겨우 며칠의 탐문만으로 포기하는 건 너무 안일한 생각이니까 말이야." "...그래..." 제롬은 브라이언의 마음씀씀이에 고마워하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리고 이건 필요해서 그러는 건데... 카필로아 가의 파티에 몇 명이나 동행할거야? 뭐, 이 번엔 대대적으로 열리는 파티여서 그런지 확실한 신분을 가지거나 그런 동행자가 있으면 무 사 통과거든. 대신 파티장에 들어선 모든 사람들은 무기를 압수 당하고 엄중한 감시를 받아. 엘 공작은 노리는 사람이 많아서 황족들보다도 위험한 경우에 처해있거든." "우선 나만 이라고 하고는 싶지만...." 제롬은 말끝을 흐리며 잠시 생각해 보던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마무리 지었다. "3명의 초대장을 부탁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내 일행들도 같이 가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럼 그러지 뭐." 브라이언은 쉽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행이라면 아까 그 아가씨도 포함되는 거지? 그런데, 정말 어떤 사이야? 예전에 너라면 여성에게 관심도 없었잖아. 정말 닐의 말마따나 네 애인이야?" 라젤로의 말을 들은 제롬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런 말하지마, 괜한 짐작으로 사람잡겠구나. 단지, 높은 신분인 아가씨일 뿐이야. 난 단지 그 경호를 맞은 것뿐이고." 제롬의 말을 듣자 피식 웃어버린 브라이언은 닐의 푸른 머리카락을 마구 흐트러트리며 그를 탓했다. "그것봐라, 닐. 네 주책 맞은 생각 때문에 라젤로가 오해했잖아." "그럼 그녀는 아직 혼자라는 말이잖아. 그렇게 아름다운데 남자들이 가만히 내버려뒀단 말 이야? 남자들이 보는 눈이 없군. 나라도 대시(dash)해 볼까?"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제롬의 손이 음료수를 들이키던 닐의 손을 거칠게 잡아챘다. 닐 을 바라보는 제롬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행여나 그럴 생각이 있다면 빨리 버리도록 해. 그녀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몸이니까." 한순간에 몸이 굳을 정도로 차가운 그의 어조 때문에 움찔했던 닐은 굳어진 목을 끄덕였다. 얼어있는 닐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빛이 반짝였다. 곧 닐은 농담이었다면서 사과를 했고 분위기를 바꾸기위해 화제를 바꾸어 계속 얘기 해나갔다. 그러자 제롬 또한 자신의 행동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미안해 하며 본래의 온화한 얼굴이 돌아와 친구들의 이야기에 동참을 하였다. 이야기의 화자를 브라이언에게 넘겨주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제롬을 바라보고 있던 닐은 마음속으로 제롬을 향해 물음을 던졌다. 애인이 아니라면 그 지나칠 정도의 관심은 무얼 뜻하는 거지? 걱정이 묻어나는 눈빛은 조용히 제롬을 응시하고 있었다. --------------------------------------------------------------------------------------- 102화를 수정하려다 보니 시간이 늦어져서 이것먼저 올립니다. 100화에 무조건 제롬과 얀을 만나게 하려고 억지로 앞의 내용을 늘렸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는군요. 그들이 만나려면 좀 기다리셔야... 제글을 읽을 때 모자르는 부분은 알아서 상상해 주셔야 하는 것 알죠? 저는 이것만으로도...에구;; -------------------------------------------------------------------------------- Back : 107 : 101.차원 연결자- 징조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05 : 99. 차원연결자 --초대장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3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4:02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6-01-2002 20:30 Line : 225 Read : 2043 [107] 101.차원 연결자- 징조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1. 징조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정성어린 손길이 담겨 있는 아름다운 정원 위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 다. 인간세상과 동떨어진 것처럼 섬뜩할 정도로 아름답기만 할뿐, 누구하나 침범할 수 없는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정원에 누군가 작은 소음을 만들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적막을 깨뜨리고 나타난 사람은 소년이었다. 그는 정원 입구에서 천천히 걸어나왔고, 정원 중심에 위치한 분수를 향해 조용한 걸음을 옮겼다. 분수에서 투명한 물줄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가볍게 미소 진 얼굴로 바라보던 소년은 몸을 돌려 맑은 하늘에서 내려온 잘게 부셔진 금빛 가루가 정원을 물들이고 있는 것은 조용히 지켜보았다. 가슴까지 내려오는 연한 금색머리카락이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거렸다.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들어 시야를 방해하는 앞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러자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 던 다감한 푸른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애정 어린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던 소년은 손 을 내밀어 자신 곁에 위치한 붉은 꽃을 피우고 있는 라칸테스의 꽃잎을 쓰다듬었다. 문득 그의 손길이 멈추어졌다. 소년은 숙이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의아한 얼굴로 주위를 둘 러보았다. 하늘거리는 연한 아마빛 가운의 깃이 창백한 여린 손에 위해 구겨지고 있었다. 충 격적인 것을 깨달은 냥 그는 옷자락을 틀어쥐고 당혹해 하였다. 잠시 주의를 당황한 눈동자 로 둘러보던 소년은 곧 눈에 강단을 빛을 띄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한곳을 바라보았다. 그 리고 자신의 귓가로 들리는 매혹적인 음악이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며 잠시동안 생각에 잠 겨 있다가 음악의 몽롱한 분위기에 점차 빠져들며 앞을 향해 조심스레 걸음을 내딛었다.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 독특한 형식의 가락. 한가지 악기만으로도 풍부한 감성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심장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음악이지만 소년은 결코 그것 때문에 놀라고 있는 게 아니었다. 소년이 놀라고 있는 이유는 이. 곳. 은 절대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소년은 자신의 귓가를 파고드는 여러 빛깔이 스며들어있는 음색을 들으며 더욱 진한 흥미가 드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앞으로 손을 뻗었고, 눈앞을 가리는 초록색 나뭇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를 밀어내었다. 눈앞의 장면을 보는 순간, 소년은 놀라 호흡하는 것도 잊고 말았다. 환상 속에서나 그려봄 직한 장면이 그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무의식중에 손을 들어 자신의 볼을 꼬집어보았 다. 아프군... 얼얼한 볼의 통증이 은근하게 느껴지자, 소년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며 피식 웃음을 짓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이. 곳. 은 자신의 세계. 절대 어느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자신만의 결계가 쳐져있는 꿈의 장소이다. 자신의 꿈을 침입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자, 찹찹한 마음보다 이런 사태를 만든 인물에 대해 알고싶어졌다. 소년은 예상외의 사건에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이런 기분으로 만들어버린 인물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흐릿하게 윤곽이 보일 뿐... 빛의 입자가 둘러싸인 그의 모습이 눈이 부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누군가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건, 가득 둘러싸고 있는 동물들 덕분이다. 그들은 꿀을 찾는 꿀벌 마냥 그의 곁에 몰려들고 있었다. 소년은 자신이 나가면 그들이 놀랄까 저어되어, 앞으로 나갈 타이밍을 놓쳐버렸고 수풀 뒤 에 서서 머뭇거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무릎을 끓고 앉아 소년은 조용히 그가 연주하는 음악을 감상했다. 바람결에 묻어 나오는 달 콤하고 시원한 그의 체취가 담담하게 소년의 코끝을 스쳐지나간다. 감상에 빠져버린 채 어느새 음악은 끝나버렸고 동물들은 하나둘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소년은 다급했다. 결계를 깨고 들어온 그이다. 자신보다 더한 실력자. 기회를 잡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만날 수도 없겠지... 소년은 벌떡 일어서서 수풀을 헤치며 공터로 뛰어나갔다. 그를 잡는 순간 그의 몸이 하얗고 부드러운 깃털로 화하여 사라져갔다. 소년은 허공을 움켜쥐고 말았다. 소년은 멍하니 그가 사라진 자리에 서 있었다. 그가 사라지는 순간 자신을 향한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을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아, 하아." 푸른 사파이어와 같은 아쿠아 마린의 눈동자가 숨넘어갈 듯한 소리와 함께 뜨여졌다. 라이 너스는 땀에 젖은 앞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꿈...." 그는 몽롱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아침 햇살이 스며오는 창가를 바라보 았다. 툭. 물방울 하나가 손등으로 떨어졌다. 라이너스는 의아한 듯 그것을 바라보다 손끝을 자신의 눈 밑에 가져가 대었다. 눈가를 타고 흐른 눈물이 손끝에 묻어 나왔다. "...어..." 그는 의아한 듯 손을 들어 그것을 바라보았다. 영롱한 햇빛이 눈물에 투영되어 빛을 반사시 켰다. 왜.... 이러는.... 거...지...? 덜컥. "좋은 아침입니다. 트레야." 방문이 열리며 단정한 사제복을 입은 신관이 들어섰다. 그는 침대 곁 탁자에 찬 기운이 스 며들어있는 물병을 내려놓았다. 고개를 돌려 침대를 바라본 순간, 신관의 얼굴은 곧 경악하 는 표정으로 바뀌어버렸다. "무,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말을 건네고 있는 신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건 그가 바라보고 있는 성황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관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성황은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던 시 선을 들어 신관을 바라보았다. 신관을 바라보고 있는 깊이가 담겨 있는 그의 파란눈에선 끊 임없이 투명한 물방울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염려가 담 긴 신관의 목소리가 무색할 만큼, 아무런 변화없이 자신의 눈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그 것을 살펴보던 성황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글쎄...꿈..." 그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꿈의 여파라고 할까...." 그건, 부드럽고도 아련한 미소였다. ** 부드러운 햇살이 창문을 통과하여 곤히 잠들어있는 얀의 머리에 빛을 뿌리고 있었다. 청은발의 머리카락이 빛을 가득 받아 부드러운 포말 가득한 바다빛의 연한 푸른빛을 내고 있었고, 잔뜩 흐드러지게 흐트러져있는 머리카락들은 빛을 반사하며 얀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그 모습은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보이 게 하였다. 하얀 피부에 어울리는, 햇빛에 따끈하게 데워진 발그레해진 볼과 붉 은 피라도 머금은 것 같은 입술, 밤새 흐트러진 옷매무새는 누구를 유혹하기라 도 할 듯 무척이나 선정적이었다. 그러나 얀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얀의 작태를 내려다보며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는 이가 있었다. 따끈따끈해서 좋은 건지 아님 꿈속에서 즐거운 장면을 보고 있는 건지 잠을 자면서 키득거리는 얀의 얼굴을 찌푸린 얼굴로 꽤 오랫동안 내 려다보던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검지로 얀의 이마를 살짝 두드렸다. "이봐, 자던지 웃던지 한가지만 하던가, 그것도 싫으면 일어나라구." 약간 심술이 났는지 얀의 몸을 쿡쿡 찔러대자, 얀의 눈이 뜨여졌다. 눈을 비비 벼 일어나 앉은 얀은 자신의 앞에 있는 그를 보고 미소지었다. 나른하면서도 졸 음에 취한 듯한 얀의 미소는 방금 전의 그의 모습만큼이나 유혹적이었다. "잘잤어, 세스." "잘...잤어..?" 세스의 어조에서 뭔가 불만을 느낀 얀은 또 자신이 뭔가 잘못했나 해서 조심 스럽게 물어보았다. "왜? 나 때문에 잠 못잔거야?" "네가 웃는 통에 새벽 단잠이 날아가 버렸단 말이야." 세스는 시큰둥한 얼굴로 얀을 바라보았다. "미안, 미안. 화풀어, 응? 담부터 조심할게." 얀은 미안한 듯 베시시 웃으며 세스의 눈치를 살폈다. 그 모습을 뚱하니 바라보 던 세스는 얀에게 궁금하던 것을 캐물었다. "그나저나, 왜 아침부터 그렇게 웃어댄거야? 무슨 재미있는 꿈이라도 꿨어?" "내가 정말 웃었어?" 자각을 못하고 있었는지, 얀은 놀란 얼굴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렇게 계속 웃어 대고서도 모른다고 말하려는 거야?" "어, 하지만... 기억하는 것이 없는데... 다만..." "다만?" "모르겠어. 무척 두근두근해. 꿈에서 친근한 걸 봤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 지,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좋은 일은 무슨. 오늘은 대대적으로 우리의 거짓을 선포하는 날이라고 알겠어? 네가 나의 아내라고 말이야. 간도 크지. 그걸 꿈하나 꾼걸로 무마하고 있었다니-. 나 너 존경하는 거 알지?" 얀만큼이나 세스 또한 담이 큰지, 세스는 놀리는 듯 슬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머금었다. "놀리지마. 정말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즐거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얀은 세스에게 시선을 마주치며 빙긋이 웃어 보였다. --------------------------------------------------------------------------------- 쓸데없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죠? 훗날, 이야기들을 이어나가는데 필요한 사람들이 거든요. (제롬 친구들과는 상관없음;;) 그리고 알아차린 분들도 있겠지만.... 세스는 어디서 자다 왔을까요? 알아맞추면 용치요....?(허거덕;;) (제가 말하기전까지 깨닫지 못한분들도 있겠지?) -------------------------------------------------------------------------------- Back : 108 : 102.차원연결자- I miss you(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06 : <차원연결자-100. 의문> (written by jenusis) -------------------------------------------------------------------------------- -------------------------------------------------------------------------------- Total access : 314055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9:2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6-01-2002 22:10 Line : 380 Read : 2044 [108] 102.차원연결자- I miss you(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2.I miss you(1) 저택은 파티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음식을 준비하고 고급 카펫을 깔고, 싱싱한 꽃들로 연회장을 장식하고 있었으며, 무도회장 천장의 커다란 수정 샹들리에를 내려 일일이 윤이 나게 닦아 하나하나 촛불을 꽂아놓는 등 모두들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인 그들을 2층 난간 에서 내려다보던 얀은 놀란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알테나가 파티를 준비 하라고 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대충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거창할 줄 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세스의 가문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영화속에서나 구경할 듯한 호화찬란 한 파티준비를 보며 얀은 벌어지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얀은 멍하니 파티준비 로 일사불란하게 정신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은 지켜보았다. "얀 이런 곳에 있으면 어떡해. 너도 준비해야 할 것 아냐." 세스의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리자 얀은 조심스레 뒤돌아보았다. 세스는 다렌(알 속에서 나온 아기)를 안고 뚱한 표정으로 얀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미 그는 모 든 것을 끝마친 상태였다. 다만 아기를 안기에 불편했는지 정장 예복 상의를 벗 고 흰 실크 블라우스 위에 약간 긴 듯 보이는, 활동하기 편하도록 옆이 트인, 가장자리에 화려한 수를 놓고 금실로 단추를 장식을 하여 멋을 낸 검은색 공단 베스트(조끼)만을 걸치고 있었다. 세스의 환한 모습에 얀이 휘둥그래 해져서 바라보자, 세스는 구경하는데 정신없 는 얀의 모습에 할말을 잃고 한숨을 쉬었다. 세스는 말없이 얀의 손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끌고 갔다. 방안에 들어서자 그 들의 눈앞에 얀이 사용할 장신구와 얀을 위해 특별 주문해온 드레스를 매만지 고 있는 시녀들이 보였다. 세스가 손짓을 하자 시녀들은 고개를 숙이며 밖으로 나갔다. 우아하게 보이는 공주님 풍의 드레스에 반한 얀은 세스가 말 붙일 사이도 없이 드레스에 달려들었고 그것을 요리조리 구경했다. 세스가 다렌을 다독이는 사이, 얀은 황홀해 하며, 옷을 갈아입기 위해 펼쳐놓은 탈의용 병풍 뒤에서 드레스를 걸치고 나왔고 세스는 다렌을 침대에 뉘이고 얀 이 드레스 입는 것을 도왔다. "...이런 데 쓸모가 있을 줄이야..." "뭐가?" 기(김) 빠지는 듯한 세스의 중얼거림에 얀은 등뒤로 내려진 머리카락을 들어올리 며 궁금한 듯 물어보았다. 세스는 피식 웃더니 드레스 단추를 채워주며 말했다. "..그러니까...어렸을 적 억지로 여장을 했을 때는 이게 살아가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한심하게 생각했는데... 지금 이렇게 사용하고 있잖아. 코르셋이니.. 페티 코트니 하는 것들은.... 매듭 묶는 것만 해도 장난이 아니잖아. 만약 이런데 달통 하지 않았다면 우리 계획에 막대한 영향이 있었을 거야." 세스는 장난기 어린 조크를 하며 윙크했다. 시녀들의 도움을 받아 단장을 곱게 한 얀의 모습에 키리아는 감탄을 금치 못했 다. 눈을 본 강아지 마냥 기뻐하며 얀의 둘레를 빙글빙글 도는데, 바라보는 것 만 해도 어지럽자 얀은 키리아의 몸을 재빨리 붙들었다.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키리아를 잠시간 같이 바라보던 얀은 문득 이상한 것 을 느끼고 물어보았다. "키리아 너는 왜 준비를 안하는 거야?" 빙긋 미소를 보이던 키리아는 손을 살레살레 저으며 말했다. "난 그런 것에 관심없는데다, 인간들이 북적거리는 곳은 질색이라구. 뭐 눈요기 는 할 수 있으니 좋긴 하지만...." 키리아는 얀을 위아래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시끄러운 건 싫어서 말이야.... 난 저 녀석(다렌)이나 돌보며 있지 뭐." 키리아는 세스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얀을 부탁해, 세스." "걱정 마십시오. 알아서 모시겠습니다." 세스는 장난스럽게 대답하며 얀을 바라보았다. 곧 노크소리가 들리며 시간이 되 었음을 알렸고, 세스는 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것을 '오옷'하고 놀란 듯 얀이 바라보고만 있자, 세스는 웃으며 얀의 손을 끌어당겼다. 세스와 얀이 방을 나서자 밖에는 기다리고 있던 파엘이 있었다. 기다린게 꽤 되 었는지 반가운 듯 미소를 띄고 다가온 그는 얀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세스는 얀을 인계하였다. 그들은 푹신한 융단을 밟으며 연회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마침내 연회장으로 통하는 귀빈용의 고급스런 하얀빛의 칠과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는 문에 닿았다. 얀은 그것을 눈앞에 두고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 그건 얀에게 엄청난 압력으로 다가왔다. 굳어진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손을 내 밀어 문을 열었다. 그들의 눈앞에 환한 빛으로 둘러싸인 무도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 단장을 한 클로아의 모습은 제롬이 잠시 넋이 나가 바라볼 정도로 무척이나 아 름다웠다. 상아빛피부에 어울리는 연한 하늘색 새틴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는데 종처럼 아래로 갈수록 우아하게 폭이 좁아진 형태로 재단되어 있었다. 하늘색 리본이 양쪽 소매에 장식되어 있고 리본 끝이 드레스 위로 길게 흘러내려 있었 다. 붉은 장미로 장식한 분홍빛의 모슬린 천으로 어깨와 목덜미가 드러난 것을 감싼 모습은, 무척이나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었다. 가지런히 늘어뜨린 칠흑 같이 검은 머리카락,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고혹적인 눈매, 햇빛에 비쳐 보이는 기다란 속눈썹, 키스하고 픈 주사빛 입술, 자수정 장식핀으로 고정된 머리 때문 에 드러난 가녀린 하얀 목덜미는 그녀를 바라본 남성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빼 앗아 버렸다. 제롬은 어린 소녀라고 느꼈던 그녀가 이때서야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제롬은 그녀에게서 단 한가지 변하지 않은 것을 찾아내었다. 장 난꾸러기 같은 그녀의 얼굴은 생동감 넘치는 기운으로 환히 빛나고 있었던 것 이다. "휘익." 닐은 연신 휘파람을 불어대었고, 브라이언은 변신한 클로아의 모습을 보자 무척 놀라운 듯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나 곧 그들은 난처한 지경에 이르렀다. 클로아 의 미모에 필적하는 인물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단지 검은색 계통의 정장에 은 색 수실로 깔끔하게 문양이 수놓아 있을 뿐인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특이한 기품 때문에 눈이 자꾸 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사자는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 자 무척이나 기분 나빠했다. 그 자는 바로 쥬아렌. 눈앞을 가리던 푸른 머리카 락을 빗어 올리고 단정히 등뒤로 늘어뜨렸을 뿐인데, 평소 때는 볼 수가 없었던 하늘색 눈동자는 무척이나 청정(淸淨)해 보여 보는 사람의 시선을 한순간에 앗 아갈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쥬아렌을 보는 순간 무심코 얼굴을 붉혔던 제롬은 순간 당황해했으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탐색하듯 쥬아렌을 바라보는 닐 때문에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제롬은 닐의 어깨를 두드려 그의 정신을 깨웠다. "닐, 미안하지만 그만 시선을 돌리는 게 좋을 거야. 시간이 되었으니 이만 가보 는게 어떨까?" 카필로아 가(家)에 들어서자 정문에서 무기를 맡기었고 저택 안으로 들어서자 깔끔한 제복의 기사들이 사람들의 몸수색을 하였다. 그들은 그 뒤에야 파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여러 쌍의 기둥들이 받치고 있는 웅장한 홀로 들어가면서 두리번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안쪽에는 유명한 크리스탈로 꾸며지고 경이로운 하얀색 대리석으로 된 계단이 곡선을 그리며 위층의 거대한 무도회장으로 이르고 있었다. 두 개의 방으로 연결되어 있는 카필로아가의 무도회장은 눈을 현혹시킬 정도였다. 곡선 을 이루며 도금이 되어 있는 천장은 세헤르나의 궁정풍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수정 샹들리에가 촛불의 빛을 반사시키며 휘황찬란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었고 높은 창문들 사이의 실크벽지는 금틀의 거울들로 덮여 있었으며 남쪽의 풍경이 바라보이는 곳에는 수백 명을 수용할 정도 널따란 테라스가 유리문을 열어 젖 힌 채 야외 무도회의 분위기를 내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허나, 제롬은 파티가 아닌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파티장에 들어서자 조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내심 제롬과 춤추기를 기대했던 클로아는 입이 나와서 삐진 채 브라이언에게서 사람들의 소개를 받는 제롬의 뒷모습을 쫓고 있었다. 화가 난듯한 그녀의 표정 을 보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접근을 안했지만, 간혹 가다 불나방같은 자들은 그 녀에게 의향을 물어보았다가 불에 데인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뜨기 일수였다. 그건 쥬아렌 쪽도 마찬가지였다. 클로아의 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선 채 묵묵히 자신의 소임(클로아 지키기)을 다하고 있었는데, 간혹 가다 간큰 여 성들이 다가와 말을 붙여도 묵묵부답이기 일수였다. 그러면 여성들은 자존심상 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그에게서 발걸음을 떼내었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닐은 킥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닮은꼴일세..." "뭐가 말이야?" 호기심이 동한 브라이언이 브랜디잔을 닐에게 건네주며 물어보자 닐은 고갯짓 으로 클로아와 쥬아렌을 가리켰다. "저들 말이야. 제롬의 곁에 있다고는 하지만 외양만 다를 뿐 성미는 비슷한 것 같아." "그렇다는 소리는 제롬이 그런 타입을 끌어당긴다는 소리가 되는 건데..." 둘은 제롬을 흘깃 보며 동시에 풋하고 웃어버렸다. "고생이겠구만..." "안됐어. 삼가 애도를 표하도록 하지..."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 우리에게도 가르쳐 달라구." 귀에 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붉은 수실과 매듭으로 장식되어진 흰색 예 복을 입고 그 위에 하얀 외투로 멋을 낸 라젤로의 화사한 모습이 보였다. 그는 손을 흔들며 그들을 향해 오고있었는데 그의 곁에는 마찬가지로 예복을 입은 매튜의 모습의 보였다. 아는 채를 하려던 닐과 브라이언은 그들과 같이오는 대 장의 모습이 보이자, 경례를 하여 예를 취했다. 대장을 보필하는 것은 2명의 보 좌관인 라젤로와 매튜였지만 겉으로 보기에 매튜의 이지적인 모습때문인지, 보 좌관이란 직책은 매튜에게만 어울리는 것 같았다. 대장의 출현에 가까운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제롬이 다가왔다.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반가운 낯빛으로 다가오는 제롬을 바라보고 있던 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찬 가지로 인사를 건넸다. "자네의 소식을 듣고 있었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고 보니 반갑기 그지없군." "괜찮으시군요...." "............?" 의아해하는 그의 눈동자를 보며 제롬은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말했다. "자리를 옮기신 후에 무척이나 괴로워하신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거든요." 제롬의 빙긋이 놀리는 듯한 눈빛을 보자 대장은 곧 이야기의 출처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앞에서 삐질삐질 웃음을 흘리는 두명의 청년 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들을 보고 '내가 참아야지' 하는 듯한 한숨을 쉬던 그는 그때서야 깨달은 듯 제롬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왜 파티는 즐기지 않고 여기서 이러고 있나? 카필로아 공작과 인사는 했겠지?" "아니요, 아직...." "왕의 권력을 등에 업고 있는 카필로아 가문의 무도회일세. 이런 경우가 아니면 언제 면식을 넓히겠나. 그리고 자네 또한 파나인 가의 차기 가주아닌가, 세헤르 나의 파나인 가(家)하면 이곳에서도 알아주는 명문가인데...이렇게 냉대받고 있 다니..." "그렇다고해도 저는 아직 작위조차 받지않는 일반 기사의 신분입니다. 귀찮은 일은 질색이라, 일부러 저의 신분을 알리지도 않았구요. 그저, 파티를 즐기고 싶 은 마음이니까, 대장님께서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다면야... " 대장은 이해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대장은 할 일 이 남았다며 자리를 떴고 매튜 또한 대장을 따라가자, 남겨진 제롬과 친구들은 자리를 옮겨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아직 원하던 것은 못 찾았고?" 과실주를 홀짝이며 라젤로가 물어보자, 약간 낙담한 듯 보이는 제롬는 힘없이 눈을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 우울해지는 분위기를 바꾸고자, 닐은 재빨리 화제 를 바꾸었다. "라젤로, 넌 화제의 인물은 확인했냐?" 라젤로는 덥석 미끼를 물었다. "왜 넌 못봤어?" 라젤로는 의아한 듯 닐을 바라보았다. "응, 우리들은 약간 늦게 도착했거든...." "화제의 인물?" 처음 듣는 소리에 제롬은 궁금해하며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브라이언은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을 했다. "넌, 파티에는 관심이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지. 이번 파티가 무얼 위한 것인지 조차 물어보지 않았잖아." "무슨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거야? 이런 파티는 흔한 친목도모차원에서 열리는 거잖아." "물론 다른 가문에서 주최했다면야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이번 주최자는 바로 카필로아가문이라고, 암살의 위험을 무릅쓰고 무도회를 열었다면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야 되잖아." "듣고 보니 그렇게 생각되는군. 그런데 그게 닐이 말한 '화제의 인물'과 상관이 있다는 거야?" "깊은 상관이 있지. 이번 무도회가 바로 그 한사람을 위해 개최된거니까." "그 동안 말들이 많았거든, 그래서 공식으로 발표함으로써 한번에 입막음을 하 겠다는 거지." 닐이 브라이언의 말을 받았다. "그렇게나 대단한 사람이야?" 잔뜩 호기심이 어린 물음에 닐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글쎄, 대단하면 대단할 수 있겠지... 당대 최고의 귀족가문인 카필로아 가의 후 계자를 낚아챈 여인이니까. 그것도 평민신분이라나 뭐라나. 여자에게 관심없던 카필로아 자작을 단번에 홀렸으니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긍정의 대답을 내뱉은 닐은 라젤로에게 슬그머니 말머리를 돌렸다. "그래, 어땠나, 라젤로. 소문만큼이나 굉장하던가?" 라젤로는 기대감으로 가득찬 세명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자 쿡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그들이 안달하는 눈빛으로 바뀔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다 말을 해주었다. "당대 최고의 권력을 잡은 여자답게 굉장하더군. 처음 그녀를 본 순간, 몇 초간 이 그녀를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으니 말야." 아직 그 느낌이 남아있는지 라젤로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거기다, 그녀의 샤프롱이 누군지 짐작이 가나?" "샤프롱? 당연히... 그녀 주위에는 귀족신분의 여자친구가 없으니, 카필로아가의 여주인이겠지, 아닌가?" "틀렸네. 바로 파엘 헬드리안일세." "뭐야?!" "자네 농담하나?!!" 경악으로 일그러지는 닐과 브라이언의 언성 때문에 인상을 찡그리던 제롬은 라 젤로에게 물어보았다. "파엘이란 사람이 그렇게나 대단한 사람인가? 이 친구들이 놀라는걸 보니." 라젤로는 머리를 도리질하였다. "그럼... 왜....?" 갑자기 장난기가 동한 라젤로는 제롬의 물음에 대답했다. "파엘 헬드리안이라는 사람, 카필로아 자작의 옛 애인이거든." "아, 그래." 긍정의 끄덕임을 취하던 제롬은 뭔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했다. "파엘 헬드리안이면 남자이름인데... 에이, 설마." "자네의 설마가 맞네." 라젤로는 씨익 웃으며 제롬의 추측에 확신을 주었다. 잠시 동안 제롬의 몸은 굳 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라젤로는 박장대소를 터트렸고 브라이언은 라젤로의 경 박함을 탓하다가 제롬을 구제해주었다. "우리가 놀란 것은 그 때문이 아니야." "어? 그러면 다른 이유라도 있다는 거야?" 조심스러운 제롬의 물음에 브라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라젤로가 말한 소리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려. 한때 그런 소문도 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건 단지 친한 두 가문이 재미 삼아서 벌렸던 사건에 불과하니 까. 지금까지 파티때면 곧잘 흘러나오는 우스갯소리같은 거야. 우리가 놀랐던 건, 헬드리안가의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때문이야." "아, 그러고 보니, 헬드리안 하면 알아주는 상업가문 아니야? 그렇다면..." "그래, 지금 카필로아 자작의 부인은 정계의 카필로아 가문과 재계의 헬드리안 가문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거야. 그 사실만으로도 굉장한 거지. 거기다 파엘 헬드리안은 사리에 밝고 뛰어난 능력 지녔기 때문에 여러 가문에서 눈독들이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까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여성과는 관계가 없었거든. 카 필로아 자작과는 상반되게 말이지. 그런데 지금와서 아무리 친한 신분의 가문이 지만 여성의 샤프롱을 맡다니 이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브라이언은 의심스런 눈빛으로 연회장에 눈길을 돌렸다. ------------------------------------------------------------------------------------ 파티준비 없이 파티가 시작되어서 그걸 수정하느라 억지로 썼더니 설이 더 이상해 졌네요... 에이 몰라 배째. 신경안쓸라요. -------------------------------------------------------------------------------- Back : 109 : <100회 특집 공지>심심한 분들, 시간나는 분들 읽어주세요.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07 : 101.차원 연결자- 징조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5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9:45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7-01-2002 01:40 Line : 102 Read : 1907 [109] <100회 특집 공지>심심한 분들, 시간나는 분들 읽어주세요.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그동안 극악연재한 주제에 뻔뻔한 짓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일벌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누굽니까? 왕뻔 아닙니까? 후훗, 웃음으로 무마합니다. 이것이 바로 철면피 신공인건 아시죠? 각설하고, 글도 부족하고, 필력 등등.. 이것저것 모자르지만... 그래도 100회 특집(?)이니까 (하두 않썼더니.. 감흥도 않납니다.) 조사차원 겸 부탁드려요. 메일 않주셔도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우니까. 시간나시거나 여건이 되시는 분만 멜 주세요. 특집하면 뭐 다 아시겠지만... 1. 베스트 커플 동성도 됩니다.(대신 연결 가능성은 없습니다) 헉스, 여자가 없어서 이성간이 불가능 하다구요? 잘 찾아봐 주세요. 예)캐시(터프걸)와 소피아(소심녀)(?) - 이렇게 여자끼리 커플될정도로 잘 찾아보면 있답니다 제일 잘어울리는 커플로 뽑아주세요;; 기왕이면... 3P도 조사할까요?(헉, 모르신다고요? 아시는 분만...;) 2. 워스트 커플 제발 이 둘만은 연결하지 말아줬으면 하고 생각하는 놈들을 찝어주세요. 않어울리는 녀석들이요. 3. 출연인물 죽이기 초기 설정부터 한놈을 죽여야 하는데...(왠지 험악하군요;) 어느놈을 죽일까? 망설여졌습니다. 지금은 대충 감잡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죽여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한명 잡아서 보내십시오. 잘하면 그 놈 처리할수 있을 겁니다. 혹시, 얀을 죽이라는 분은 없겠지....? 4. 베스트 캐릭터 마음에 드는 놈 하나 잡아주세요. 카리스마가 있다든지.. 귀엽다 혹은... 사디즘의 후계자 감이다. 등등 (이걸로 님들의 성향을 집어내겠습니다.) 부연설명이 있다면 나중에 집계해서 올릴때 재미있을 거예요 *^^* - 각가지 미소년이 있는건 아시죠? 쇼타콤부터 매저키스트나, 사디즘의 척도를 잴 수도 있답니다.ㅋㅋㅋ 클로아, 엘라 등등(여성도 있지만.. 그러고 보니 남자가 더 많군요. 찔린다.) 여왕님 타입에는, 미르(첫째 왕자)의 어머님도 있구요.(뭔 뜻인지 아시는 분만...;) 찾아 보면 쓸만한 인물이 있을 겁니다. 5. 닭살 왕 뽑기 아무래도 얀과 세스 둘중 한명일것 같은데... 제 글을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느끼한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기억에 나지 않겠지만...(일급비밀인데..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앞으로 다시 가서 읽을때가 있답니다. 인물들 이름도 생각나지 않구요.) 다른 좋은 생각있다면 보내주셔서 무방합니다. 두 사람사이에 어울릴듯한 대화 등등요. ********************************************** 생각나지 않는다면 한가지만 써서 보내주셔도 되요. 메일 보내주시는 건만 해도 감지덕지니까요. *^^* 하지만... 혹시, 아나요. 멜을 보내주시면 제가 힘내서 더 잘 쓸지요.(은근한 협박) ====================================================== 기한은 제가 봐서 끊을 게요. 왜냐구요? 닭살왕이라던지 출연인물이 아직 제대로 않나온 것도 있어서... 대략 20화 쯤에서 발표할까해요. 뭐, 호응없으면 그냥 넘어가면 되는 거구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Back : 110 : 103. 차원연결자- I miss you (2) (written by jenusis) Next : 108 : 102.차원연결자- I miss you(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5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39:5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jenusis Date : 17-01-2002 12:33 Line : 224 Read : 2212 [110] 103. 차원연결자- I miss you (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3. I miss you (2) 얀은 긴장이 되는지 세스가 목에 매어준 코사지(장식하는 생화·조화의 꽃다 발)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것을 흘끗 본 세스는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세스의 따뜻한 온기에 약간이나마 마음이 진정됨을 느끼고 얀은 마 음을 다잡았다. 무도회에서 나서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되리라고는 짐작을 했지만 파엘의 에 스코트를 받으며 문을 나서자, 한 두명씩 고개를 돌리기 시작하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이 홀 전체로 퍼져나갔다.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걸음을 멈 춘 채 굳어져 있는 얀에게 기대듯 몸을 기울인 파엘이 얀의 귓가에 속삭였다. "오늘 주인공은 얀이니까, 긴장할 필요없어. 나머진 우리들이 받쳐줄테니까." 파엘은 소리없이 웃으며 뒤돌아 따라오고 있는 세스에게 시선을 맞추었다. 그러 자 세스 또한 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하라는 듯한 미소를 보내었다. 이제는 뒤로 물러설 수 없다. 주사위는 던져진 것이다. "카필로아 자작 내외와 파엘 헬드리안 공자님 드십니다." 시종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술렁거림이 연회장에 퍼져나갔다. 좌중을 바라보 던 엘은 헛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 엘의 목소리는 마치 공기를 가르듯이 장내 구석구석에 울려퍼졌다. "여러분도 예상하고 계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늘 이 자리는 바로 우리 카필로 아의 새 식구를 정식으로 여러분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이 자 리를 빌어 확실히 하건대, 저의 며느리가 된 얀 카필로아는 저의 아들 다음으로 카필로아 가의 영향력을 가지며 위기시에는 가주의 권리를 대행할 수 있는 자 격이 있음을 말해 두는 바입니다." 정식으로 카필로아가의 일원으로 얀을 소개하자, 여기저기서 눈도장을 찍기 위 한 다른 가문의 치열한 인사경쟁이 벌어졌고 곁에 서있던 파엘의 적절한 응대 로 얀은 곧 그 무리에서 풀려나올 수 있었다.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선율이 흐르는 연주가 시작되자 세스는 얀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며 춤을 권하는 귀족청년처럼 공손히 손을 내밀었다. 그 모양새를 보고 깜짝 놀란 얀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세스를 바라보았다. "보면 몰라? 춤 신청하는 거잖아. 무도회의 주최자가 춤의 첫 테이프를 끊는 것 은 당연한 거라구. 봐, 우리 때문에 춤을 시작 못하고 있어." 장난기 담긴 세스의 말 때문에 잠시 곤혹스러워하던 얀은 고개를 돌려 파엘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내가 프롬 신청한걸 잊고 있는 건 아니겠지?" 못박는 세스의 말에 얀은 한숨을 쉬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세스는 부드럽게 얀을 끌어당기며 세공된 마루로 발을 내딛었다. "잘추네, 역시 선생이 좋았나 봐." "자화자찬은 그만두라고.(얀의 춤선생은 세스였음)" 얀은 자신을 리드하는 세스의 리듬에 몸을 실으며 면박을 주었다. 옆으로 돌아 보자, 춤을 추는 사람들은 어느새 늘어나 있었다. 같은 형식의 춤을 추는 사람 들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이루며 움직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커다란 원의 모 양을 만들며 돌던 각각의 커플들은 각개의 작은 원을 만들며 돌기도 하고 나선 형의 형태를 이루며 여러형태의 춤을 즐겼다. 음악이 바뀌자 2줄로 바뀌어졌고 줄 앞머리에 위치해 있던 얀과 세스는 세스의 리드에 따라 긴 터널을 만든 사 람들의 장벽사이를 흥겨운 춤을 추며 지나갔다. 그들 뒤로 그 다음 사람들이 춤 을 연결짓고 있었다. 얀이 숨이 찬 듯 보이자 세스는 슬그머니 얀을 끌어내어 음식테이블로 데리고 갔다. 세스가 붉은 빛을 띄는 차가운 체리 펀치를 건네자 얀은 단숨에 그것을 들이켰 다. 원샷을 하고 시원해하는 (그것도 효과음으로 캬소리까지 내는)얀을 보며 세 스는 미소를 지으며 도수가 낮은 리큐르를 한모금 마셨다. 얀의 얼굴에 스물스 물 홍조가 퍼져나가는 것(펀치는 술과 주스를 섞은 알코올성 음료임)을 바라보 던 세스는 얼굴에 의문을 띄우며 물어보았다. "뭘 찾고 있는 거야?" "어? 그게 있는 줄 알았는데 없잖아...." 애피타이저로 나온 카나페(canape:식빵을 작게 잘라서 구워 한쪽면에 버터를 바 르고 식품을 얹은 서양의 전채요리)를 요리조리 둘러보던 얀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세스는 궁금해하며 음식테이블을 바라보았다. 작고 아름다 운 모양의 카나페부터 시작하여 형형색색의 귀엽고 예쁜 과자들이 한 테이블을 빼곡이 채우고 있었다. 분홍빛 딸기무스, 커스터드 푸딩, 유리처럼 투명한 모양 의 드롭스, 과일 수플레, 슈크림, 애플파이와 바바루아 등등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것들이 가득했다. 웬만한 것들은 다 나와있었기에 세스는 도대체 얀이 찾 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향기가 나는 것 같은데 찾을 수가 없어..." 얀은 잔뜩 뚱해져서 테이블을 노려보았다. "도대체 뭘 찾는 건데? 알아야 같이 찾아주지." "바나나말야. 그 달콤한 냄새가 아까부터 코를 찌르는데 눈을 찾고 찾아봐도 안 보이잖아. 여기선 모양이 다른가....?" 찾아도 눈에 보이지 않자 얀은 이곳이 현실과는 다른 세계여서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세스는 이상해하며 말했다. "바나나?"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지만, 음식 이름이라서 흥미가 없는지 세스는 별 관심 없 어했다. 그는 테이블 가까이 다가가 몸을 기울여 음식들을 둘러보며 물어보았 다. "이곳에서 찾을 수 없다면 네가 뭔가 잘못 맡은 거겠지." "아냐 아냐." 얀은 도리질하며 공기 중에 냄새를 맡으려 하던 그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속 삭이듯이 중얼거렸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편안하게 감싸오는 이 향기가 맡아지지 않는단 말야?" 얀을 따라 공기중의 냄새를 맡아보던 세스는 얀을 흘깃 바라보며 수상하다는 듯 말했다. "술 취한 거냐?" "아니라니까." 미약하지만 코끝에 확실히 감도는 냄새를 음미하던 얀은 이것 하나 맡지 못하 는 세스가 불만스러운지 흘겨보았다. 못마땅한 듯 부어있는 표정의 얀을 보며 세스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런 그의 눈에 누군가와 같이 오는 파엘의 모습이 보였다. 한곳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세스때문에 의아해 하며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얀은 파엘과 그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다가오는 남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곁에 있는 사람의 모습이 어딘지 눈에 익은 듯 하자 의아해 하였다. 이곳 수도는 처음으로 왔으니... 아니, 어디든 처음보는 곳이니 아는 사람이 있을 수가 없다. 거기다 자신이 아는 사람과 닮지도 않은 호남 형의 미남자였던 것이다. 기억나지 않는 것을 억지로 생각해내려 노력하던 얀은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파엘의 음성에 고개를 들었다. "이것으로 악연이 있던 두 집안 후계자들의 공식적인 만남이 되었군요. 이쪽은 아시다 시피 세스 듀란테드 카필로아 자작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파엘이 곁에 서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소개하려 하자 남자는 손을 들어 제지 를 가했다. 부드러워 보이는 밝은 갈색머리카락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핸섬한 청년이었다. "클라우드 비숍 아르세닌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자신을 클라우드라고 소개한 그는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친근 하게 대하는 그의 행동 때문에 떨떠름하던 세스는 클라우드가 내민 손을 맞잡 았다. 순간 세스의 뇌리에 한 단어가 스쳐지나갔다. 세스는 자신도 모르게 잡아 던 손을 뿌리치고 뒤로 물러섰다. 푸른 비숍... 아르세닌가의 클라우드!! 아르세닌 가의 실질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는 자!! "이런... 인사가 거칠군요." 클라우드는 자신의 손을 문지르며 세스의 반응을 살피었다. 자신의 행동에 세스 또한 놀랐는지 안색이 미비하게 바뀌었다. 세스는 머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아닙니다. 5년전일로 지금까지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르세닌과 카필로아 가 아닙니까. 이 정도쯤이야 미리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클라우드는 예의 호감을 주는 미소를 지으며 너그럽게 용서했다. 그는 시선을 돌려 세스의 뒤에 선 채 자신을 바라보며 고민에 열심인 얀을 바라보았다. 대충 얀의 속마음을 짐작하고 있는 클라우드는 짐짓 모른 체하며 파엘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이 분은?" 얀을 가리키는 클라우드의 물음을 듣고 세스는 파엘을 대신해 질문에 답했다. "제 아내....입니다."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던 클라우드는 얀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호, 말을 듣긴 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인 줄 몰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왠지 낯익은 미소에 멈칫 하던 얀은 마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저..야말로..." 쑥스러워하며 말을 흐리는 얀의 모습에 미소를 지은 클라우드는 같이 고개를 숙이다 손에 들고 있던 와인 잔을 기울이고 말았다. 겉옷에 와인이 스며들자 클 라우드는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손 에 쥐었다. "..칠칠치 못하게 이런 꼴을 보여드리다니... " 클라우드는 하얀 손수건으로 겉옷자락을 두드렸다. "...어...?" 별 생각없이 손수건에 눈길을 주었던 얀은 손수건에 새겨진 이니셜을 보는 순 간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같은 모양의 손수건이 얀의 소지품 목 록에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앗, 고백제때 그 사람!!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그를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남과 동시에 지금 상황에서 조금의 도움도 되지 않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나 그때 남자 모습이지 않았었나? 차가운 냉기가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 사실 오후 늦게 올리려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대충 수정했을 뿐이거든요. 나중에 와서 수정하던가 할께요.(이상한 곳을 보면 너그러이...)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8-01-2002 01:07 Line : 207 Read : 2320 [111] 104. 차원연결자- I miss you (3)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4. I miss you (3) 손수건을 꺼낸 것이 의도적이었는지 클라우드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얀에게 던 지고 있었다. 잠시 후 입을 열었는데 그 목소리는 온화했지만 재미있어하는 기 색을 띠고 있었다. "부인의 아름다움은 한번만 봐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몇 년이 지난다고 해 도 수만명 속에 섞여 있다고 해도 금방 제가 찾아낼 정도로 말입니다. 자작께서 부인에게 프로포즈를 하지 않았다면 제가 먼저 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얀을 바라보며 클라우드는 눈을 반짝거리고 있었다. 얀은 턱이 굳힌 채 그의 시 선을 받고 있었는데 그의 말을 듣고는 근육을 움찔했다. 헉, 아름다워? 내가 남자라는 것을 알고있을텐데... 혹시 이 남자....남색에 취미 가 있는 거야? 아님 지금 은근 슬쩍 협박을 하고 있는거야? 그때는 예의바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얀의 얼굴에 동요하는 표정이 드러나자 얀의 기색을 알아차리고 세스는 손을 뻗어 얀의 손목을 거머쥐었다. "과찬의 말씀이군요. 죄송합니다만, 제 아내가 몸이 불편한 모양입니다. 이만, 저희들은 자리를 피할까 하는데요. 고명하신 클라우드님을 만나뵙게 되어 잠시 동안이지만 기뻤습니다." 완벽하게 자리를 이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세스를 조용하게 응시하던 클라 우드는 시선을 얀에게 돌려 응답했다. "저야말로 두분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언제 시간이 되신다면 아르세닌가 로 초대하고 싶군요. 그리고 편하게 클라우드라고 부르십시오. 저는 친하게 지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니까요." 의미심장한 눈웃음을 짓고 있는 클라우드와 그 시선을 받고 난처해하는 얀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던 세스는 얼굴을 굳히며 슬쩍 몸을 움직여 클라우드의 시선을 맞받아내며 말했다.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저는 큰 불란을 일으키긴 싫습니다. 두 집안이 왕래를 갖는다면 바실로프 공작(클라우드의 백부, 보통 작위명은 영지명으로 성 과는 다름)께서 어떤 행동을 취하실지 불 보듯 훤하니까요. 당신을 만난다는 이 유하나 때문에 말입니다. 카필로아가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신에게 해가 된다는 오해를 받을 테죠. 어떤 취급을 받을 지 아는데 괜한 행동을 해서 피해 보기는 싫습니다. 초대는 정중히 거절하기로 하겠습니다." 세스의 깨끗한 거절을 조용히 듣고 있던 클라우드는 피식 웃으며 반문했다. "거절한다고 하셨습니까? 조금 더 생각해 보시면 충분히 깨달을 수 있을 텐데 요. 물론 자작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입 니다. 두 집안이 화해를 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5년이란 세 월이 흘렀습니다. 괜한 감정 싸움을 더 이상 끌 필요는 없습니다. 골이 깊어지 지 않도록 만들어야죠. 이런 문제는 흐름을 잘 타야 합니다. 집안끼리의 싸움이 지만 이것은 나아가서 정치 세력의 결속력을 약화시켜 외부세력이 크로나를 넘 보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라의 지도층이라면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 아야합니다. 그 정도는 정치에 무관한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당신이 그걸 모를 리가 없습니다. 카필로아 자작." 이 남자는...! 세스는 흔들림 없는 눈을 가진 클라우드를 조용히 바라보다 말문을 열었다. "그 뜻은.... 당신의 초대가 남들의 이목을 속이고 나아가 나라의 장래를 위한 공적인 목적에서 비롯되었다는 겁니까? "음... 사실대로 말하면 사적인 목적이 강하겠죠." 클라우드는 솔직담백하게 대답하며 생긋 웃어보였다. 이 자식이...!! 클라우드의 거짓이 들어있지 않는 꾸밈없는 태도 때문(이 아니라 약올라서;;)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허나, 그의 타당한 말에 반론의 여지를 갖지 못했기 때문 에 조용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분한 듯 그를 노려보던 세스는 잠시 후 화를 억눌러 참으며 나지막하게 물어보았다. "그 사건의 당사자였던 당신이 우리 가문에 대해 원한을 잊었다는 뜻으로 해석 해도 됩니까?" "... 원한이라..." 단어를 음미하던 그는 고개를 살짝 가로 저었다. "..뭔가 오해를 하셨던 모양인데... 저는 원망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감사하면 했을까..." 클라우드는 미소까지 지으며 여유만만한 태도를 취했고, 세스는 그의 의도를 이 해할 수 없어 혼란이 가득한 표정이 되었다. "쉿,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건 비밀입니다. 백부님께서 아시면 속상해하실 테니까 말이죠." 정말로 밝혀서 안 되는 것을 말한 것처럼 검지를 입술로 가져가며 클라우드는 살짝 윙크를 던졌다. 슬픔에 잠겨있는 눈동자, 무언가를 생각하는 아련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칵테 일 잔을 내려다보던 제롬은 어깨를 치는 누군가의 손길에 고개를 돌렸다. "아, 클로아님...." 억지로 웃는 것이 역력한 표정을 보자 클로아는 속에서 뭔가 모를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클로아는 조롱하듯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중얼거렸다. "아침에는 그렇게 좋아하더니만, 생각하던 바대로 진행이 안되나보지...?" "...죄송합니다. 클로아님..."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앞뒤다 잘라먹은 말을 용케 알아들은 클로아는 냅다 화부터 냈다. 바보같은 제 롬은 수도에 와서 찾을 거라 믿었던 왕자의 단서조차 발견하지 못하자 왕자의 약혼녀에게 용서를 빌고 있음이리라. 죄스러움에 얼굴을 들지 못하는 제롬을 기 가막히다는 듯 노려보던 클로아는 주눅이 들어있는 제롬을 보며 감정적이 되어 있는 자신을 느끼고 화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서툴지만 제롬을 위로하려는 듯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나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어. 그리고..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찾아보자구, 다 급해하지말고." 자기가 말하고도 어색한 것을 느꼈는지 클로아는 겸연쩍어하며 밤하늘이 보이 는 유리창가로 시선을 옮겼다. 클로아의 위안에 살짝 옅은 웃음을 지은 제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제롬의 등뒤에서 누군가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밤하늘의 별빛을 반사시키는 살랑이는 청은색 머리카락 부드러워 보이는 하얀 살결.. 호수를 투영한 듯한 맑은 파란색 눈동자.. 순결한 기운만 담은 듯한 어린아이같은 표정.. 절로 감탄이 나올만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깃들여져 있는... 친인들에게만 하는 약간은 장난스런 미소.." "..설마... 쥬아렌?" 클로아는 평소 자신의 속을 긁는 인물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설마 하면서 뒤돌 아보았다. 쥬아렌은 그들의 등뒤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목소리를 듣고 추 측은 했지만 정말 낯간지러운 대사를 한 것은 쥬아렌이었다. 평소 말이 없던 쥬아렌이 엄청난 양의 말을 그것도, 결코 하지 않을 것 같은 미 인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단 말인가? 심신을 강타하는 충격에 클로아의 눈동 자는 커져 있었다. 하지만 제롬은 쥬아렌의 말의 길이보다는 그 내용에 놀란 눈 치였다. "..어... 어떻게..?" 사실, 얀 왕자의 외모에 대해서는 여행을 하면서 일행에게 지금까지 끊임없이 말해왔었지만, 지금 쥬아렌이 하고 있는 묘사는 마치 눈앞에 있는 얀왕자를 그 리고 있는 듯 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비슷한가?" 쥬아렌은 별 감흥없이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멍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 다. 어떻게... 그렇게 본듯이 말할 수 있지...? 특히, 왕자 특유의 어린아이 같은 미소는.... "하지만, 신경은 끄도록 해. 네가 찾는 사람은 아닐테니까." "...왜...? 그렇..게나 비슷한데... 도대체 어디서 본...거야?" 친구들이 수도에서 조사했듯이,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실망해왔듯 비슷한 외모 의 사람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오늘 내내 얀왕자님을 만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어왔었고 더구나 쥬아렌의 말속에는 얀왕자님의 평소 습관이 배어있었다. "..쥬아렌... 제발-. 아니라고 해도 난 확인해봐야겠어. 도대체 어디서 본 거야...?" 제롬의 어조는 격양되어있었다. 뚫어질 듯 자신을 바라보는 제롬을 응시하던 쥬아렌은 잠시 후 창 밖 테라스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가 말했던 사람과 같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결코 아니야. 내가 말한 사람은... 여성..이니까..." 쥬아렌의 행동을 보자마자 창 밖으로 눈을 돌렸던 제롬은 밖의 풍경을 보는 순 간 온몸이 굳어졌다. 가늘게 떨리고 있는 손끝에서 힘없이 술잔이 바닥을 향해 떨어져내렸다. ------------------------------------------------------------------------------- 쓰다보니.. 클라우드가 한 행동이 꼭 슬레이어즈의 그 누. 군. 가. 같군요. (아실라나?) -제씨 집안의 이름은 로스라고....? 드디어 담편에 만날것 같습니다. 연참을 때리고 싶지만 사정상 비축이 쌓이지 않았기에... 오늘 분은 이것뿐입니다. 엑, 다시 확인해 보니 정확히는 다다음편에 만나는 것... 같네요...(긁적긁적) -------------------------------------------------------------------------------- Back : 112 : 10:10(?)경의 제글 읽은 분들 죄송합니다..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0 : 103. 차원연결자- I miss you (2) (written by jenusis) -------------------------------------------------------------------------------- -------------------------------------------------------------------------------- Total access : 314056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3:5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9-01-2002 00:33 Line : 183 Read : 2365 [113] 105. 차원 연결자 -I miss you (4)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5. I miss you (4) 열어놓은 창문을 통과한 시원한 바람이 머릿결을 기분 좋게 어루만졌다. 달빛을 고스란히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칠흑같은 머리카락, 추억에 잠긴 듯 아름답게 반짝이는 보랏빛 눈동자, 햇빛을 받지 못한 듯 속살까지 투명한 피부, 붉은 피 를 머금은 듯한 입술이 아련하게 미소 짓는 모습까지 어느 한가지 눈을 뗄 수 없을 만치 완벽해 보이는 미남자가 깍지낀 손에 턱을 고이고 사색에 잠겨있었 다. 잠시간의 고민 뒤에, 생각을 떨치고 자리에서 일어선 남자는 창가로 걸어갔다. 은빛으로 빛나는 달을 바라보며 문득 미소지은 그는 가볍게 다물어 있던 입술 을 열고 단 한번만 들어도 홀릴 듯한 미성을 내뱉었다. "이번엔... 꽤나 오래 버티는 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낮은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얼어붙을 듯 오싹한 기운 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 몸께서 행차하라는 건가...?" 남자의 입술에 즐거운 듯한 미소가 맴돌았다. "잡힐 듯 하면서도 잡을 수 없는 것을 가지기 위해선....." 하지만, 남자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도리어 차갑고 서늘한 냉기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이보다 적극적이 되어야 하는 건가...?" 남자는 흘깃 은빛 달을 바라보았다. "...너는 정녕 나에게 마음을 돌리지 않을 거냐...?" 손을 들어 닿지 않는 달을 어루만지던 그는 피식 웃어버렸다. "..루나틱 실버 디아테스...." ** 클라우드가 떠나간 뒤, 왠지 모르게 힘들어하는 얀을 쉬게 하려는 의도로 세스 는 얀을 데리고 테라스로 나왔다. 테라스의 석조 벤치에 얀을 앉히고 가만히 옆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얀이 조심스레 세스에게 자신이 궁금하던 것을 물어왔다. 그는 클라우드로 인해 자신의 비밀이 탄로날 수도 있기에, 조바심으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자신으로 인해 발생한 일때문에 얀은 은근히 찔려하며 차마 세스를 바라보지 못했다. "아까 그.... 클라우드라는 남자... 어떤..사람이야...?" 의아한 듯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얀이 눈길을 피하자 이상하게 생각은 했지만 피곤해서 그럴 것이라며 넘어갔다. 세스는 자신의 가문이 아르세닌 가와 적대관 계에 있지만 그에 대해 말하는 것이 비밀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해 나갔다. "내가 그전에 아버지가 지금의 국왕 폐하를 옹립했다고 했지... 그때 가장 큰 반 대세력에서 내세우던 인물이 바로 그 사람이야. 그리고... 폐하의 후계자가 아직 태어나 지 않은 시점에서 제 1 왕위계승권자도 바로 그지..." "..뭐? 하지만... 그는 작위도 없는 그냥 평범한..." 얀은 클라우드의 성격등을 기대하고 던졌던 말에 이상한 말이 딸려 나오자 당 황하는 듯 했다. "평범하지 않아... 원래 대로였다면 클라우드가 국왕이 되었어야 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난 네가 무슨 소리하는지..." "그는 황족이야. 그것도 역사의 갈림길에서 내몰리고만 진짜 정통 후계자..." "뭐!? 그럴 리가 없잖아. 지금의 폐하는 엄연한 왕자였잖아. 그냥 황족인 그 사 람하고 천지차라구. 그리고 네 말대로라면 어째서 아버님(입에 완전히 밴 모양) 은 그를 후원하지 않았지?" "......." 세스는 입을 다문 채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입을 다물고 있자 얀은 잔뜩 궁금 한 표정으로 곁에 서있던 파엘에게 시선을 던졌다. 파엘은 애원이 담긴 얀의 눈 길을 받고는 조금 머뭇거리다 천천히 말해나갔다. "..이런 이야기는 얀에게 재미가 없을 텐데..." "괜찮아요. 전 역사이야기라면 좋아하니까." 얀은 좀 전과 딴판으로 비밀이야기라도 하는 듯한 그들의 태도에 잔뜩 흥미를 가지고 눈을 반짝였다. "...그러니까 3대전 왕이셨던 카이저 국왕 폐하에겐 단 하나뿐인 후계자가 있었 는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셔서 하는 수 없이 국왕 폐하의 동생이신 데우스님 에게 왕위를 물려드렸지... 그런데 이변이 일어난 거야. 데우스 폐하가 돌아가 시고 장남인 알렉왕자님이 왕위에 오르셨는데...죽은 줄 알았던 카이저 국왕폐하 의 후계자가 나타난거지... 사실... 크로나는 제 1왕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데... 여기서 왕세자가 나타났다고 보위에 오른 국왕를 폐위시킬수도 없어서 알렉님이 계속 왕위를 지켜나갔지. 돌아온 왕세자님이 데우스님의 음모 때문에 불구의 몸 이 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몸에 장해가 있으면 왕위를 계승할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반대하는 무리들에 밀려서 왕위에 오를 수 없었던거야. 그런데.. 또 복잡해지는 게 알렉님에게는 후계자가 없어서 데우스 페하의 2왕자였던 (알렉의 동생)바론님이 왕위를 이으셨거든... 사실 이때 카이저님의 후계자께선 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분이 왕위를 계승하면 되었겠지만... 세력의 판도가 넘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던 귀족 가문들과 또한 왕위에 욕심이 있던 바론님이었기에 그렇 게 되지 않았어... 그 이후로 장자계승제라는 원칙도 깨어져서 어지러운 사태가 발생한거지.. 왕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다른 왕자들이 전대 왕들의 행동을 문 제 삼으며 들고 일어섰거든... 그리고 거기서 승리를 한분이 지금 왕위에 오르신 라샤크 폐하시고... 하지만, 본래대로라면 왕위를 이어받아야 할 카이저님의 적통 후계자는 바로 지금의 클라우드지." "어째서...지요? 아버님은 왜... 클라우드를 바쳐주지 않으셨죠?" "그게 말이지.. 클라우드을 중심으로 뭉쳐있는 세력판도는 강력했었던 데다 만약 클라우드가 왕위에 오른다면 거센 혈풍이 불거라 생각했었던 거지... 클라우드 자신과 관계가 없던 일이라고는 해도 그의 아버님과 관련된 혈채의 값은 컸거 든. 정통 왕세자의 왕의 계승을 반대했던 귀족가나 그 당시 사건에 관련되었던 가문들에게 말이야... 당연히 폭정을 일삼을 거라 생각이 들었던 거지. 그리고 그건 크로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테니까. 막판까지 적통인 클라우드를 밀 고있는 세력권이 우세했던 것도 사실이어서 거의 그의 계승이 확실시되고 있었 는데..." "그런데요...?" 얀은 파엘이 말을 흐리자 무척 궁금해하며 파엘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을 터트린 파엘은 옛 생각에 잠긴 듯한 목소리로 얘기를 이어나갔다. "그가 사라졌어..." "사라져요?" "그래. 내세우던 인물이 갑자기 사라졌으니 자연히 흐지부지 될 수밖에. 당연히 그 다음으로 확실시 되어가던 라샤크 왕자님이 왕위를 계승한거고." 왕이 될 수 있는데 사라져...?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가 다시 나타난거야. 그가 나타났음에도 표면적으론 동 요가 없어 보이지만... 사교계에 얼굴을 내민 오늘을 기해서 얀의 이야기가 쏙 들어갈 정도로 떠들어댈걸." 어쩐지 예사로운 인물이 아닌 것 같더니만.... 얀은 입을 굳게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 얀을 바라보던 파엘 또한 얀이 말이 없 자 조용하게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섰다. 그들 사이에 한동안 흐르던 정적이 갑작스런 세스의 행동에 위해 중단되었다. 세스는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십니까? 용건이 있다면... 확실하게 밝히십시오." 연회장의 불빛을 등지고 나선 어릿한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대략 몸집이나 키 로 짐작해 보았을 때 남성으로 보였는데 그는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가 가 까워짐에 따라 점차 윤곽이 뚜렷해졌다. 얀은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서 그를 바라보았다. -------------------------------------------------------------------------------- 다크 호스의 등장입니다. 이제 출연진은 다 나왔습니다. 디아테스는 뒤안이고요 저 맨위의 다크호스는 곧 이름을 알게 될 겁니다. 비축을 쌓아야 하는데 어제는 이야기가 않풀려 못쓰고 오늘은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밑의 사건때문에 호들갑을 떨다 시간이 다 가서... 쓰지 못했네요. 얼렁 써야 하는데... 혼자 연극하다 끝났습니다. 아, 챙피해라... (뒤의 내용마저도 자꾸 꼬여서 큰일이얌. ㅠㅠ) ** 왕위 계승이 너무 복잡해서 도표를 그렸더니 뭉개져서 나와, 지웠답니다. 파엘이 말하는 18줄의 긴 문장을 줄여 요약하면 한마디로 클라우드가 '중요인물'이란거죠. 딱 4자;; '18줄이 이렇게 요약된다'였습니다. -------------------------------------------------------------------------------- Back : 114 : 106.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I miss you(5) (written by jenusis) Next : 112 : 10:10(?)경의 제글 읽은 분들 죄송합니다..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4:23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jenusis Date : 20-01-2002 00:49 Line : 267 Read : 2401 [114] 106.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I miss you(5)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6.I miss you(5) 여러 가지를 생각했었다... 식구들을 만난다면... 나를 알고있는, 내가 꿈에서 만났던 그들을 만난다면... 먼저 뭐라고 말해야 할까...? ...키리아를 만나긴 했지만... 그에겐 미안하게도... 나에게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난 좀더 이곳에의 나를 확인시켜줄 사람을 찾길 원했다. 이곳이 내가 꿈꾸던 곳이라는 확연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을.....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서 간절히 바라던... 그..것..을.. 오늘..에서야 만..났..다... "....얀... 님....?"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것처럼 놀란 표정의 제롬. 얀은 자신도 속으로 놀라고 있 으면서 멍청한 표정의 그를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맙소사... 정말 제롬이야?" 얀의 확인성 발언에 제롬의 눈가는 붉어졌다. 그는 놀란 듯 손을 들어 입가를 가렸다. 얼굴이 붉어진 채 눈가에 눈물이 고여갔다. 이내 차고 넘친 눈물은 볼 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얀 님이다. ...그것도... 움직이고 말하고 숨을 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을 알아보는... 믿을 수 없는 사실... 아니 믿고 싶은 사실.. 제롬의 모습을 바라보던 얀은 꿈 속 이미지와 똑같은 그라는 것을 깨닫자 속으 로 왠지 모를 안도와 그리움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얀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제롬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지탱하려 애를 쓰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얀을 바라보았다. 얀이 자신 앞에서 천천히 멈춰서자, 제롬 은 천천히 그를 뜯어보았다. 수개월 전까지 계속 돌보았던, 그리고 그가 사라진 이후로 여지껏 한시도 잊지 못했던 얼굴... 자신이 찾던 틀림없는 얀이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얀의 얼굴을 만지려던 제롬은 자신의 무례한 행동을 깨닫고 손을 멈추었다. 지척에 있는 얀이지만, 또다시 눈앞에서 사라질 것처럼 현실감이 없다. 이 두 손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 제롬은 감정을 추스르려 노력 하며 조심스러운 어조로 간절히 청했다. "..안아..봐도... 되겠...습니까?" "...바보..." 얀은 핀잔을 주고는,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먼저 끌어안 았다. 보고 싶어하던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그리워하던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환희 비슷한 알지 못할 감정이 솟아오름을 느껴졌다. 얀은 자신의 포옹에, 안도 감이 느끼고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제롬을 다독였다. "쉬....쉿, 뚝 그치라니까..." 얀은 이미 어른인 제롬에게 어린아이를 어르는 행동을 하는 자신이 어색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제롬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얀의 코끝에 제롬의 달콤한 체향이 담담히 스며들어왔다. 얀은 그의 향기를 맡 았다. 자신을 편안하게 하는 향기... 그제야 정말로 제롬을 만났다는 현실감이 들었다. 그때였다. 세스의 가라앉은 음성이 들려온 것은... "그쯤에서 물러나 주시겠습니까?" 정신이 번쩍 났다. 얀은 황급히 제롬에게서 몸을 떼내고 뒤돌아보았다. 세스의 굳어져있는 얼굴이 보인다. 얀은 내심 '이크'하고 가슴 한구석이 찔려왔다. 세스의 부인 역할을 거짓으로 연기하고 있지만... 그건 확실히 왕실을 상대로 하 는 사기극이다. 더구나 오늘은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연 파티인데... 그런 한복 판,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 연회장에서 바라본다면 한눈에 잘 보이는 테라 스에서 외간 남자와 포옹씬을 벌리다니.... 움찔 굳어져 있는 고개를 조심스레 돌려 파엘과 세스의 눈치를 살피자 파엘은 어이없는 사태에 놀랐는지 싸늘한 눈빛이 되어 지켜보고 있었고 그 옆의 세스 는 곤란한 듯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 저기 세스...." 얀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또 제롬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그에 앞서 파엘이 힐문했다. "가만히 있어 얀. 그리고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실례의 말씀을 드려야 되 겠습니다. 주의를 드리도록 하죠. 지금의 얀은 당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닙니 다. 이미 한 사람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미련을 버리십시오. 그리고 당신도 얀에 게 폐가 되지 않도록 그에 걸맞게 행동해 주십시오. 아무리 예전에 친했던 사람 이라고는 하나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점은 당신이 더 잘 아시리 라 믿습니다." 갑작스런 그의 꾸짖음에 어리둥절해 하던 제롬은 그때서야 고개를 돌려 얀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흥분이 가라앉자 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얀님!! 대체, 대체...." 제롬은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당황해하며 얀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세헤르 나 정통의 왕자가 여장을 하다니... 그것도 타국의 파티에서... 더구나 국장까지 치른 입장이어서 더욱 얀의 행적이 밝혀지면 안 되는데 이런 눈에 튀는 행동이 라니... ".........." 할말을 잃은 채 얀을 바라보았다. 고생 끝에 겨우 만난 그가 이런 모습이라니.... 하지만, 이런 일로 포기할 자신이 아니다. 어떤 행동을 하던 어떤 옷을 입던지 간에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또 자신을 알고 있는 그 얀인 것이다. 얀을 만질 수도 그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그것만으로 족하다. 더 이상 남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 놀람으로 흔들리던 제롬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제롬은 방금 전 자신의 모습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얼굴 로 파엘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낮고 조용한 어조로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는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어이없는 대답에 파엘은 얼굴을 더욱 굳혔고 세스는 한숨을 쉬었다. 당황해 하 는 얀에게 다가간 제롬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돌아가요... 모두들 얀 님을 되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도 돌아가고는 싶지만.... 지금은.... 얀은 자신의 처한 상황을 기억해 내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참담한 듯 보이는 얀의 표정을 보자 가슴이 덜컥 내리 앉았다. "왜 입니까? 왜 저와 같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죠? 저들이 무슨 짓이라도 했 다는 겁니까?" "아,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니까. 진정해 제롬. 별일 없어. 다만.. 피치못할 사정이..." 격앙된 목소리로 물어보는 제롬은 금방이라도 화를 낼 듯 해서 얀은 재빨리 제 롬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필사적인 얀의 몸짓에 진정이 되었는지 제롬은 파엘을 향해 도전적인 눈빛을 쏘아 보내며 냉기가 흐르는 말을 내뱉었다. "그 어느 누구라도 제가 당신을 모시고 나가는 것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바라보던 파엘은 차갑게 대꾸했다. "당신의 행동은 카필로아 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봐도 좋습니까?!" "하, 카필로아 가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내 행동을 막을 수 없습니다. 보잘 것 없지만 제르미스 파나인이란 내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요." "호, 어쩐지 녹록치 않다고 생각했더니 명장으로 유명한 파나인가의 사람이었군 요. 지금 당신의 말은 즉, 힘으로 얀을 빼앗아 가겠다는 겁니까?" "빼앗아 가다니... 난 정당하게 돌려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이, 이보게들... 왠지 물건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씁쓸해져가는 얀이었다. 마주보고 있는 파엘과 제롬의 사이에서 불꽃이 튀었다. 뭔가 도화선만 있으면 금방이라도 결투가 일어날 듯 했다. 그때 세스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르미스 파나인경!" 멀찍이 서서 수수방관만 하고 있던 세스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세스의 부 름에 제롬이 고개를 돌리자 세스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뭔가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제르미스경, 얀이 떠나지 못한다고 말한 건 결코 우리가 위협을 하거나 협박을 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다만....?" 제롬이 의아한 듯 바라보자 세스는 말없이 미소지으며 손짓으로 얀을 불렀다. 나? 얀이 자기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세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얀은 흘끔 자신에게서 몇 발자국 옆에 서있는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를 안정시키기 위해 웃어 보인 얀은 천천히 세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얀님..." 제롬의 나직한 부름에 괜찮다는 듯 얀은 뒤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곧 걸음을 옮겨 세스의 앞에 다다랐다. 얀은 의아한 듯 세스를 바라보았다.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거야?" 심각하게 말하는 얀의 물음에 세스는 소리없이 웃기만 할뿐이었다. 그는 손가락 을 까닥거렸다. "뭐? 더 가까이?" 얀은 웃기만 하는 세스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그에게 가까이 갔다. 사정 거리안에 들어온 얀을 보며 장난기 농후한 웃음을 머금은 세스는 재빨리 손을 내밀어 얀의 얼굴을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허리를 안아 끌어 당겼다. 정적이 흘렀다. 세스는 얼굴을 떼어내며 얀을 향해 장난스럽게 윙크를 했다. "훗, 이 정도면 되었습니까? " 세스는 회책하던 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어 나가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멍해 져 있는 얀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제롬 또한 멍청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같아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만족스런 미소를 짓던 그는 곧 정색을 하며 단호히 말했다. "저는 얀을 사랑합니다. 그것만으로 믿지 못하겠습니까?" ---------------------------------------------------------------- 제너스: You win! 세스 군 이 영광을 누구에게... 세스: 물론 저를 응원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한구석에서 제롬이 째려보고 있다. 제너스: (찔림; 흘끔 바라보고 도망친다.) 제가 유치찬란하고 닭살돋는 장면 좋아하는 건 알죠? 그리고 그런 것 있잖아요. 왠지 소설속에서 나올 듯 보이는 현실성없어보이는 것들을 이럴 때 써보지 언제 써보겠어요. 내용이 이래도 얘는 이러려니 하고 포기하세요.(에휴.) ** 저는 착각하게 하는 걸 좋아해요.(아실라나? 힌트입니다.) -------------------------------------------------------------------------------- Back : 115 : 107. 차원연결자 - I miss you (6)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3 : 105. 차원 연결자 -I miss you (4)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4:3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1-01-2002 00:16 Line : 330 Read : 2376 [115] 107. 차원연결자 - I miss you (6)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7. I miss you (6) 뭐야 방금전 일은.... 얀은 어벙하게 세스를 바라보았다. 하얗게 백지화되어 버린 머리를 어떻게든 끼 워 맞추자 조금 전의 일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너, 너, 너..." 말을 잊지 못하고 버벅거리자 세스는 피식 웃더니 손을 내밀어 얀의 얼굴을 감쌌 다. 방금 전과 다름없는 그의 행동에 얀이 움찔 굳어졌고, 세스는 다른 한 손으 로 얀의 이마를 퉁기며 속삭이듯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왜? 진짜로 해주길 원했던 거야?" 진짜? 그럼... 그 부드럽게 따뜻한 게.. 그것이(?) 아니란 말이야? 얀이 의아한 듯 바라보자 세스는 눈짓으로 얀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손가락을 가리켰다. 이내, 얀은 세스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세스가 얀의 얼굴을 감싼 손모양 그대로 네 번째 손가락을 곧추세우더니 얀의 입술에 대었기 때문 이었다. "그럼 아까..." "키스하는 시늉만 했을 뿐이야, 네 입술에 닿은 것은 바로 이 손가락이고... 밤 이라 어두운 데다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으니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 져 있던 그들에게는 키스하는 것처럼 보였겠지..." 세스의 눈에는 악동처럼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런 세스의 모습을 보자 열이 팍 올랐다. 얀은 화악 붉어진 얼굴을 무시하며 오른손을 들어올려 세스의 배에 인 정사정 볼 것 없이 휘둘렀다. 퍽, 마른 밤하늘에 오묘히 살떨리는 음량이 울려 퍼졌다. 갑작스런 기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스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는지 얄미운 미소만을 흩날리며 왼손으로 얀의 주먹을 가볍게 받아내었다. 빙글빙글 얀을 놀리는 듯한 웃음을 짓던 그는 얀에게 몸을 기울여 소리 낮춰 이야기했다. "저 제르미스라는 사람은 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테지? 사정설명을 하고는 싶지만, 지금 파엘 형이 같이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선 곤란하단 말이야. 그와 이야기를 나눠야할사람은 나야, 잘못해서 파엘 형과 이야기를 나누기라도 하면... 휴-, 우리들의 비밀이 탄로날 수도 있다고 그의 시선을 파엘 형에게서 나에게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수 없이 이런 일을 해야했어. 그에게 이야기 나눌 사 람은 파엘 형이 아니라 나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위해서 말이야. 네가 이해를 해줘야지. 우선 이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하고 나서 자리를 마련해 보자구." 이렇게되면 미워할 수도 없잖아. 얀은 세스를 째려보다가 몸을 휙 돌려 제롬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제롬은 얼어있었다. 하지만 얀이 걱정스러운 듯 제롬의 소매를 흔들 자, 잠에서 깨어난 듯 얀의 모습을 바라보았고, 그제야 방금 전의 상황이 머리 속으로 처리가 되었는지 점차 모멸감으로 인해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세스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던 제롬은 자신을 말리는 얀을 뒤로하고 성큼성큼 세스에게 다가가 자신의 손에 끼어 있던 흰 장갑을 세스의 면전을 향해 던졌다. 세스는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장갑을 낚아채었다. 그는 재밌다는 듯 자 신의 손에 들린 장갑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어서 주변을 바라보자, 소동으로 인해 구경꾼들이 더욱 늘어나 있었다. 빨리 그를 끌어들여 조용한 장소로 옮 기는 수밖에 없다. 얀의 모습을 보고 오해한 제롬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설명을 해야 하지만, 이미 오해가 깊어서 말을 꺼내기도 전에 더 큰 불란만 일어날 수 있었다. 그걸 막기 위해선 제롬에게 치명타를 가해 그가 더 이상 위험한 행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리고... 원하던 바대로 제롬은 자신이 친 올가미에 걸려들고 있었다. 생각을 마친 세스는 미소지으며 정중히 물어보았다. "결투 신청의 의미입니까?" "..그렇습니다..." 제롬은 눈앞의 세스를 두고 이 사이에 뭔가 걸린 사람처럼 화난 목소리로 대 답했다. 살기가 묻어 나오는 제롬의 대답에도 별 반응없이 무심히 고개를 끄덕 이던 세스는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제롬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전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제가 왜 당신에게서 결투 신청을 받아야 합니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세스는 말끝을 흐리며 슬쩍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얼굴을 찡그리며 화를 참아내고 있었다. 걸렸다. 걸렸어. 예전 얀에게서 들었던 대로였다. 제롬의 성격이 쉽게 짐작갔다. 그는 얀에게 일편단심이다. 솔직히 그가 파나인가의 사람이라는 것은 의외였다. (얀의 말로는 거의 보모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역시 뛰어난 명장을 배출한 파 나인가의 혈족이라고 해야할까... 전형적인 기사의 본보기라 할만했다. 하지만, 자신의 손안에 들어온 이상 제롬도 범인의 경지를 넘지 못한다. 얀이라는 인질 이 있는 이상 제롬은 자신의 손안에서 놀아나야 하니까... 그 본보기로 평소라면 뛰어난 기사였을 그가 자신이 내놓은 도발을 깨닫기는커녕 미끼를 덥썩 물었다. "...잘못한 것이 없다고! 감히 누구를 욕보였는지...!!" "좀 전의 말을 이해 못하신 것 같군요. 당신에게 이런 말하긴 싫었지만...그렇다 면 확실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제롬은 자신의 말에 침착하게 응대하는 소년을 바라보며 분함으로 떨리는 감정 을 추스르지 못했다. 좀 전에 얀님을 사랑한다던 그 말 같지도 않은 말 말인가? 저자가 얀님을 장난 감처럼 가지고 노는 속셈이 무엇이지? 지금의 그의 행동은 하찮은 말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겠다는 건가? 불신으로 가득찬 제롬의 눈동자를 지긋이 바라보던 세스는 한숨을 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제가 제 부인에게 애정표현을 한 것이 잘못입니까?" 갑작스런 세스의 대답에 제롬은 말문이 막혔다. 물론, 좀 전의 청년에게서 같은 말을 듣긴 했지만 그것이 누굴 지칭하는 것 인 줄 몰랐다. 하지만 지금 이 소년은 분명... "..뭐, 뭐라고...?" 제롬이 혼란스러워하며 뒤돌아 얀을 바라보자 얀은 당황해 하며 시선을 피했다. 얀의 행동에서 왠지 모를 진실성이 느껴지자, 제롬은 혼란스러워 하며 고개를 천천히 돌려 세스를 바라보았다. 제롬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떼어 세스에 게서 직접 확인하려 했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오늘 이 연회가 어떤 자리인줄 아실텐데요." "그야, 카필로아가의 며느리를 소개하는..."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제롬은 말끝을 흐렸다. 세스는 빙긋 웃으며 손을 들어올려 어느 방향을 가르켰다. 그의 손을 따라 시선 을 옮기자 그 자리엔 얀이 서있었고 얀은 당황해하며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모르신다면 직접 소개해 드리지요." 제롬 곁을 스쳐지나가 얀에게 가까이 다가간 세스는 자연스럽게 얀의 두 어깨 에 손을 대며 말했다. "얀 카필로아... 제 아내입니다." 얀은 창피해하며, 완전히 석화되어 있는 제롬을 확 휘어잡고 테라스에서 걸어나 갔다. 그 뒤를 따라 아직까지도 즐겁게 미소짓고 있는 세스, 그리고 역시 부부 간에 일에 괜히 끼여들었다고 자책하는 파엘이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다 무심한 밤하늘만이 조금전의 소란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정적으로 가라앉은 테 라스를 은빛으로 가득 물들여 갔다. ** "그게 사실이냐?!" 뒤안은 평소 포커페이스를 깨고 감정이 드러난 얼굴로 카롯(뒤안 부하)을 다그 쳤다. 방금 전까지 일을 하고 있었는지 책상 위는 어지러운 서류들로 가득 했 다. 밤이면 밤마다 뒤안에게 사랑 받았을 서류들이건만 오늘 이 시간만은 찬밥 신세가 된 채 뒤안의 눈길조차 받지 못했다. 그들 대신 뒤안의 주요 관심을 받 는 인물은 바로 카롯이었다. 오래간만에 뵌 주군의 눈에 띄는 변화에 놀란 카롯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 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랫동안 외로운 생활을 견뎌왔던 데다 살이 타는 듯한(?) 고통을 보내는 시간이 점차 늘어가면서 그것을 마력의 도움없이 정신력만으로 혼자 버텨왔던 뒤안의 영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나약해져 있었다. 평 소라면 이런 모습은 구경도 못했을 것이었다. "다행이구나...." 방금 전 열을 내던 것이 거짓이었던 듯 뒤안은 안심한 얼굴이 되어 고개를 주 억거렸다. 그는 서 있는 것이 힘이 드는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디아테스 님..." "걱정할..것 없어. 잠시 어지러울 뿐이니까...." 뒤안은 머리가 뒤로 넘어갈 듯 등받이에 기대었다. "...그래서 어떻더냐? 그는...." 뒤안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카롯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의자 등받이에 편히 기대어 있는 뒤안을 잠시 바라보던 카롯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했다. "저는 그가 얀 왕자라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이곳으로 왔기 때문에..." "...그래... 됐다. 그 정도 안 것만 해도 다행한 일이지...." 뒤안은 부드러운 어조로 카롯이 자책하는 것을 만류했다. 그는 입가에 작은 미 소를 띄우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유네가 듣는 다면 무척이나 좋아하겠군...." 호들갑을 떨 유네를 생각하던 뒤안은 일어서려 손에 힘을 주었으나 제대로 힘 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손을 들어 가만히 바라보았다.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훗, ...이런 폐인이 다되었군..." 뒤안은 자조하듯,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하긴.. 그 녀석(유네)은 여기를 자기 방 드나들 듯 돌아다니니까...." 힘없이 손을 내리며 유네는 웃어버렸다. "...내가 일부러 갈 필요가 없는지도..." 그 모습이 가슴 아픈 듯 입술을 깨물고 있는 카롯은 세차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꽉 쥐고 있는 그의 주먹에서 핏방울이 맺혀 떨어졌다. 부들거리며 떨리는 손을 더욱 굳게 움켜쥔 카롯은 마침내 감정이 극에 달했는지 가슴속에 묻어두려했던 말을 꺼냈다. "...이런 모습의 주군은 보기 싫습니다." "......?" "...제가 아는 디아테스 님은 패기가 가득하고, 우러러 볼 수 없을 정도로 도도하며 남을 경멸하거나 멸시하는 눈초리로 눈빛하나만으로 다른 이들의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는... 그런 분이란 말입니다..." "풋, 내가 그렇게 보였단 말이지..." 카롯의 얘기에 흥미가 드는지 뒤안은 기운을 차리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시선을 맞추던 카롯은 무릎을 꿇었다. 그의 행동에 뒤안은 놀란 듯 표정을 약간 굳혔다. "제발 마계로 돌아가 주십시오." 가라앉은 눈으로 카롯을 내려다보던 뒤안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싫다면...?" "억지로라도 모시고 가겠습니다.... 얀왕자의 소식을 알았으니... 이제 이곳엔 미련이 없으실 것 아닙니까...?" "....그래도 싫다면...?" "그것도 안된다면... 상부도 보고를 해서라도..." 뒤안은 낮고 싸늘한 목소리로 빈정거렸다. "내가 그렇게 같잖게 보이는 거냐? 죽음을 원하는 건가?" "주군께서 명령하신다면 언제든 죽을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 니다. 억지로라도 마계로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가 한 일에 책임지겠습 니다. 예전에는 어땠을 지 모르지만... 지금은 저에게조차 힘으로 당하지 못한다 는 사실을 간과하신 것 같군요." 카롯은 죽음을 각오한 듯 거침없이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난 죽는 것을 택하겠다." 뒤안은 힘을 잃은 탁한 음성으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카롯은 고개를 쳐들었다. 그의 얼굴엔 뒤안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혼란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치료방법이 있는데, 왜 마다하시는 겁니까? 왜 그렇게 죽음을 원하시는 겁니까? 지금 이대로 지내신다면...." 뒤안은 팔에 힘을 주고 자리에서 억지로 일어나 카롯의 곁으로 걸어갔다. 그리 고 손을 들어올려 카롯의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내가 원하는 거다...." 고개를 숙이고 괴로워하는 카롯의 모습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젓던 뒤안은 카롯의 붉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탐스럽고 가느다란 붉은 실타래가 뒤안의 여린 손을 타고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그리고 네가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미소지은 뒤안은 카롯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거칠게 잡아당겼다. 그의 손놀림 에 따라 카롯의 턱이 '확' 위로 젖혀졌다. 뒤안은 몸을 숙여 카롯의 귓가에 조용 히 속삭였다. "난 죽는다고 말한 적 없다...." "...하지만....!!" "..다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나도 아직 죽을 생각은 없어. 죽음의 신 이 나타난다고 해도 이 손으로 죽여서라도 삶을 쟁취할 거다." 진흙구덩이에 뒹구는 치욕스런 삶은 살더라도 지금은 죽을 수 없다... 알 수 없다는 눈빛이 되어 있는 카롯의 붉은 눈동자를 보며 뒤안은 조용히 미 소지었다. "...왜 못 믿겠다는 거냐..?" "..아닙니다. 감히..." 뒤안은 천천히 손에 힘을 풀었다. 그의 손에서 풀려난 아름다운 붉은 실타래가 허공 중으로 너울거리며 떨어져 내렸다. 평소라면, 죽으려 해도 끊어지지 않는 목숨을 저주하며, 억지로 살아가게 만드는 그(놈)를 저주하며, 발작이 일어나 이 한목숨 끊어지기를 바라는데... 왜 지금은... ....지금은.... 그(놈)에게 빌어서라도 삶을 이어가고 싶을까... 아무리 수치스럽더라도, 저주스럽게 여기던 하찮은 생(生)을 살아가고 싶을까... 얀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 심술궂은 미소를 보고 싶다.... 그리고 만나서 내가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건지.. 그에게 묻고싶다... 뒤안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힘없이 카롯을 바라보았다. -------------------------------------------------------------------------------- Back : 116 : 108.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 (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4 : 106.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I miss you(5) (written by jenusis)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4:4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2-01-2002 00:31 Line : 250 Read : 2248 [116] 108.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 (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8. 역사는 밤에...?(1) 붉은 초로 장식되어 있는 촛대가 침대옆 테이블에 올려져있었다. 촛불의 미약한 불빛은 약간의 공기의 움직임에도 흔들거리며 방안에 움직이는 음영을 만들어 내었다. 단지 숨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공간에 불꽃에 녹아 떨어진 촛농만이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는 듯했다. 침대에는 카롯을 내보낸 뒤 고요히 잠이 들어있는 뒤안이 있었고, 그 곁에 한 남자가 조용히 뒤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신의 키에 늘씬한 몸매의 남 자는 침대에 기절한 듯 잠이 들어 있는 뒤안을 잠시 내려다보다,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뒤안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흘러내린 은빛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애 정어린 손길을 주던 남자는 침대가에 앉아 그를 지켜보았다. 발작을 이겨 낼 힘 이 없는지 녹초가 되어있는 뒤안의 모습에 혀를 차던 그는 식은땀 투성이가 되 어 있는 뒤안을 안쓰럽게 내려다보다 창백한 그의 얼굴에 자신의 손을 대어보았 다. 서늘한 체온이 느껴졌다. 깊게 잠이 들어서인지 뒤안은 도통 일어날 생각을 못했다. 평소때라면 작은 소 리에도 눈을 뜰 의인이었는데 말이다. 남자는 자신의 겉옷을 벗고 좀더 편안하게 뒤안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손을 내 밀어 뒤안을 만져보았다. 길다란 속눈썹, 파리하지만 붉은 입술.... 가느다란 목덜미... 땀에 젖어있는 있었지만, 묘하게도 색기가 흘러 넘쳤다. 남자의 손은 뒤안의 쇄골 부근을 어루만지다 조심스레 그의 셔츠 깃을 풀기 시 작했다. 점차 바깥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많아졌다. 남자는 단추를 하나씩 풀면 서 조금씩 손을 아래로 향했다. 뒤안의 상체가 드러나자 남자는 뒤안에게서 손 을 떼내고 자신의 커프스 단추를 풀고, 답답한지 셔츠의 목부분의 단추를 두세 개정도 열어버렸다. 그는 뒤안의 상체를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치고 다른 손 으로 셔츠를 어깨로부터 미끄러뜨려 벗겨내었다. 모세혈관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흰 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백하고 보기좋게 날씬한 뒤안의 상체는 아름다운 조각을 보는 듯 했다. 남자의 손에 몸을 맡기고 축 늘어뜨린 채 잠에 빠져있던 뒤안은 남자의 손놀림에 잠이 방해받았는지 미 간을 찌푸리다가, 남자가 움직임을 멈추고 지켜만 보자, 다시 잠으로 빠져드는 지 평온한 얼굴이 되었다. 남자는 뒤안을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 으며 손을 내밀어 뒤안의 상체를 조심스레 만져보았다. 두 손가락 밑으로 부드 러운 실크를 만지는 듯한 촉감을 들었다. 그의 가느다란 두 손가락이 뒤안의 상 체에 나선을 그리기도 하고 여러 도형을 장난스럽게 그리며 부드럽게 움직였다. 깰 생각을 안하는 뒤안을 보며 옛 생각에 잠긴 듯 미소지은 그는 조심스럽게 몸을 기울였다. 그의 입술이 뒤안의 귓불에 다갔을 때였다. "반...." 일어나기 귀찮은지 얼굴을 찡그리던 뒤안은 피곤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웅얼거 렸다. "..죽...는다... 내가 장...난치지. 말랬지..." 남자의 표정에서 미소가 차츰 사그라들었다. 뒤안의 귓가에 얼굴을 대고 있던 그는 한 팔로 자신의 몸을 받치며 상체를 일으켜 뒤안을 내려다보았다. 잠결이 었던 듯 뒤안은 편안한 표정으로 돌아가 여전히 잠들어 있었고, 평온한 그의 모 습을 잠시 바라보던 남자는 다시 손을 내밀어 헝클어져있는 뒤안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려하였지만... 찰싹, 뒤안은 짜증이 나는 듯 그의 손을 거칠게 쳐내었다. 그리고 몸을 움직여 가로누 우며 남자에게서 몸을 돌렸다. 유네(반)의 장난에 버릇이 되어버린 듯, 잠 때문 에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반사적으로 경고했다. "경고..는 한..번뿐이다. 죽고..싶..냐, 반...?" ".....바안....?" 남자는 나직이 읊조렸다.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뒤안은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은 피곤..하..니까.. 내일 얘..기하자." 다시 잠으로 빠져드는 뒤안을 바라보던 그의 보랏빛 눈동자에 차가운 빛이 번 뜩였다. 반이라.... 그럼... 지금껏 놈의 손길 인줄 알고.... 가만히 있었다는 건가... 남자의 입술이 굳게 다물어 졌다. 그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핏기가 가실 정도로 쥐여진 주먹에 핏줄이 두드러졌다.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애써 참아 내려 입을 악물던 그는 더 이상 참아내지 못하고 가만히 감고 있던 눈을 뜨며 뒤안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아름답기만 하던 보라빛 눈동자가 광기 어린 살벌 한 빛을 쏘아 보내고 있었다. 남자는 거칠게 뒤안의 어깨를 집고 자신 쪽으로 돌아 눕혔다. 갑작스런 완력에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자, 반의 뜻밖의 행동에 의아해하며 뒤안은 눈을 떴다. "............!!" 앞의 사람을 확인하는 순간 뒤안의 두 눈은 놀라움으로 흡떠졌다. 그는 자리에 서 일어서려 했지만 남자는 재빠른 동작으로 뒤안의 두 손목을 결박한 채 침대 에 짓눌렀다. 남자는 더욱 강한 힘을 주며 몸을 숙여 자신의 두 손으로 뒤안의 손을 속박한 채 보라빛 눈동자로 은빛 눈동자를 내려다보았다. 뒤안은 놀란 음성으로 더듬거렸다. "...나...나타스...." "그래, 잊지는 않았군." 나타스는 맹렬한 분노에 휩싸인 채 조롱하듯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중얼거렸다. "난 네가 인간세상의 즐거움에 푹 빠져서 나 같은 건 잊은 줄 알았지...." 나타스는 빈정거리며 두 손에 힘을 더주었다. 뼈를 부러트리듯 한 압력에 뒤안 은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았다. "..제가 어떻게 당신을 잊겠습니까....?" 나타스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미소지었다. "호오, 그렇겠지..." 나타스에게 속박당한 몸을 움직이려 노력하던 뒤안은 마력은 봉인한데다, 체력마 저 나타스에게 딸리는 것이 분했는지 입술을 깨물으며 시선을 피했다. 뒤안은 분함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놔주십시오..." 놀리는 듯이 뒤안의 모습을 감상하던 나타스는 전혀 흥미없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싫은데...?" ".....이...." 나타스의 대답에 화가 치밀자 뒤안은 마력봉인을 풀고 그를 밀치려 했다. 허나, 그러기엔 나타스의 마력이 너무 방대했다. 그는 뒤안을 놀리는 듯 부드럽게 웃 으며 또박또박 말해나갔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얼음이라도 삼킨 듯 낮고 싸 늘했다. "..네가.. 잊은 모양인데..." 나타스는 뒤안의 두손을 자신의 한손으로 고쳐 잡으며 나머지 한손으로 뒤안의 턱을 움켜쥐었다. 눈빛을 마주치지 않으려는 뒤안을 얼굴을 돌려세우며 수치심 으로 물들어 있는 뒤안의 얼굴에 미소를 던졌다. "난 마황자다. 너보다 높은 신분의.... 네가 거역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쯤은 알텐데..." 나타스가 손을 떼자 뒤안은 다급히 고개를 돌려버렸다. 질끈 깨물고 있는 그의 입술에서 가느다란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뒤안은 나타스와 눈길조차 마주치기 싫은 듯 두 눈을 꽉 감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타스의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슬픈 빛이 스쳐지나갔다. 그는 뒤안을 속박하던 팔을 풀며 뒤로 물러섰다. 나타스는 조용히 뒤안의 모습 을 지켜보았다.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거지? 내가 상대라는 게 그렇게 싫은가?" 나타스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묵묵부답(默默不答)인 뒤안을 흔들리는 눈 동자로 바라보던 나타스는 격앙된 감정이 되어 싸늘히 소리쳤다. "왜? 아버지의 정인(情人)으로 계속 남고 싶었던 거냐?!" "....농담하지 마십시오..." 나타스의 말이 귀에 거슬린 모양인지 뒤안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제가 원했을 거라 생각하는 겁니까? 너무 안일한 생각이군요." "그렇다면 왜...? 나를 마다하는 거지? 난 아버지와 달라. 아버진 너를 정부로 삼았을 뿐이지만 난 네게 빈의 자리를 권했다. 네가 여성체만 되어준다면... 내 아이를 낳아 준다면 난 더 이상 바랄게 없다. 그런데... 나의 간절한 청을 왜 모 르는 체 하는 거냐... 벌써 몇 년이 지났다. 그런데 왜 말이 없는 거지...?" "나타스 님이야말로 왜 저의 대답을 모르는 체 하는 겁니까? 말하지 않아도 이 미 대답을 예상하고...." "싫다. 난 너를 내 것으로 만들고 말겠다. 알겠나? 네 아름다운 은보라색 눈동 자를 나만으로 채울거다. 그리고 네 머리 속은 나만을 생각해야 해. 난 진심으 로 너를 원하는 데 왜 넌 나를 거부하는 거냐?" "포기를 못하시니...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확실히 말해드리지요. 전 싫습니다. 생각해 주시는 건 고맙지만... 이대로 2대에 걸쳐 괴롭힘을 당하는 건 싫습니다." 뒤안의 목소리는 어딘가 침울하게 들렸지만, 여전히 낮고 조용했다. 나타스의 눈동자에 난폭한 기운이 서렸다. "내가 그렇게 간절하게 청했건만... 너는......" "..죄송합니다....." 시선을 피하는 뒤안을 바라보던 나타스는 뭔가를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그 놈 때문인거냐? 그래서 마음이 바뀐거냐?" 종잡을 수 없는 나타스의 물음에 뒤안은 돌아보았다. 뒤안의 눈동자를 뒤틀린 심정으로 바라보던 나타스가 가슴 깊숙한 곳에서 기어올라오는 목소리로 으르 렁거렸다. "네가 잠결에 부르던 그 반인가 하는... 녀석말이다." "................?" 여기서 왜 그녀석이 나오는 거지? 심각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반의 이름 때문에 뒤안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뒤안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한 채 나타스를 바라보았다. 가만히 뒤안의 표정을 지켜보던 나타스는 생각만으로도 비위가 거슬린 듯 얼굴 을 일그러뜨렸다. "그래, 어차피 간절히 원해도 갖지 못한다면...억지로라도 갖고 말겠다" 나타스를 광기에 찬 얼굴로 뒤안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았다. 광폭한 감정이 가 득한 그의 표정에 뒤안은 자신도 모르게 침대에서 주춤 뒤로 물러앉았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뒤안은 깨달았다.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없다. 마황자인 나타스를 막아줄 이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자신의 힘으론 그를 이겨낼 방법도 없다. 뒤안은 떨리는 심정을 억누르며 나타스에게 말했다. "...진정하십시오." 하지만 나타스는 그의 말을 비웃듯이 한발 앞으로 나섰을 뿐이다. 뒤안은 힘없 는 몸을 추스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신의 행동에 반응하는 뒤안을 보며 나 타스가 비웃음을 흘렸다. "왜? 도와줄 사람이라도 찾고 싶은 거냐? 아버지라도 불러줄까? 빈이 아니라 마황비가 되고싶었던 거냐?" "그게 무슨....!! 추악한 말을 함부로 내뱉지 마십시오." "그럼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거지? 내 손길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 동안의 우리의 관계가 거짓이었나....?" 나타스는 차갑지만 어딘지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틀립니다. 지금 까지는 단지 저항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삶을 포기하는 행동은 이제 그만이다.... 다시는 그런 삶을 살지 않겠어. 뒤안은 단호한 표정으로 나타스의 말을 부인했다. "하, 그래? 이제는 능동적으로 움직이겠다?" 나타스는 싸늘한 눈빛이 되어 빈정거렸다. --------------------------------------------------------------------------------------- 나타스의 뜻...? (힌트 satan) 윗 내용...? 노코멘트 --; 지금 보니 뭔 정신에 썼나 모르겠음... -------------------------------------------------------------------------------- Back : 117 : 차원연결자 설정에 관한 잡담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5 : 107. 차원연결자 - I miss you (6)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4:4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2-01-2002 10:29 Line : 90 Read : 1793 [117] 차원연결자 설정에 관한 잡담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기본 설정> 신들은 차원 유지를 위해 인간들을 사용합니다. (직접 관리보다 이게 싸게 먹힙니다; 인간들의 영혼은 포용력은 넓어서 신들이 관리하는것 도다 뒷탈이 적거든요. 즉, 인간의 몸이 '소우주'이기 때문이죠.) 각 행성(?)등에 대략 5~8명의 차원연결자를 임명(?)하는데요. 차원연결자는 자신이 연결자라 는 것을 자각하지 못합니다. 말뚝을 매어놓은 것처럼 이들의 영혼을 차원 잇는 끈으로 사용하기때문에 한 명당 두 육체를 소지하고 있습니다. 차원연결자는 행성, 즉 지구라면 지구의 에너지에 잘 부합되고 연결된 다른 행성에도 맞는 인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선택되어지고 만들어지는데요. 한명의 연결자가 죽으면 새로 태어난 다른 연결자가 이를 잇습니다. 제영(주인공)경우에는 그녀또한 차원 연결자로서 다른 육체(얀)을 소지하고 있 는데요. 본시라면 차원연결자는 다른 육체에대해 잠깐 꿈을 꾸는 등은 가능하지만 그것에 관한 지속적인 기억을 가질 수 없습니다.(즉, 곧 잊혀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운명의 뒤틀림에 위해 왕비가 얀의 육체를 죽이는 경우가 일어납니다. 차원 연결자는 될 수 있는 수가 극히 적기때문에 연결자가 온전한 임무를 마치고 죽어야 비로소 새로운 연결자가 탄생할 시간이 주어집니다. 만약 이 연결자가 없다면 차원의 축이 깨져서 행성이 파괴, 또한 혼란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얀의 경우는 안전장치로 발동된 룰에 따라 실제적으로 죽었어야할 육체를 억지로 살리고, 단지 영혼으로 얀의 육체에 매여있던 제영은 얀의 꿈을 꿀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10살때부터 관찰자로 얀이 되어 구경할 수 있었던 겁니다. (중간에 한번 얀이 깨어났던 것은-쓴사람이 헛갈리다니;;- 예전에 제영이 나무에서 떨어졌을 때 차원간의 영향을 받은 얀의 인격이 잠깐 동안 깨어났던 겁니다. 지금은 제영의 자의식이 강해졌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거죠.) 그러다 제영의 육체가 영혼을 놓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무줄 튕기듯이;; 좀더 잘 매여있던 얀의 육체로 이동하게 되지요.. 이해가 가나요? 제가 생각해도 너무 무턱대고 쓴 것같아. 저 자신도 이해할겸 잡담 씁니다;; shailian님이 그림 보내주셨답니다~~~ 자랑하려구 밑에 붙여놨어요(- -;)컴맹이라, 인터넷에 올리는 걸 못하는데 shailian님이 주소까지 친절하게 보내주셔서 저는 그냥 밑에 주소 복사해서 올린 거예요. 얀의 그림인데, 얀도 푼수만 안떨면 저정도 미모는 된다고 봐요;; http://drcreate.com/cgi-bin/ez2000/system/db/drpic/upload/4101/yarn.gif 앗, 그리고 드래곤의 경우엔 양성이지만 해츨링의 시기가 지나면 한가지 성을 선택사용합니다. 도중 마음에 안들면 바꿀 수도 있는 거죠. 마족은 양성체가 될 수 있는 수는 극히 적습니다. 그 중에 뒤안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대부분은 한가지 성을 선택하여 계속 살아갑니다. 다른 성이 되달라고 이들을 조르는 마족들도 있지만요.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않은 미지의 종족은 무성입니다. 성이 나중에 선택되어 지죠. -------------------------------------------------------------------------------- Back : 118 : 109. 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 (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6 : 108.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 (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4:55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3-01-2002 00:28 Line : 203 Read : 2350 [118] 109. 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 (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09. 역사는 밤에....?(2) "틀립니다. 지금 까지는 단지 저항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하, 그래? 이제는 능동적으로 움직이시겠다?" 나타스는 싸늘한 눈빛이 되어 빈정거렸다. "대단하군...." 뒤안은 묵묵히 그의 빈정거림을 받아 넘겼다. 그리고 눈빛만으로 살인할 수 있 을 듯 강렬한 나타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가 시선을 피하자 성큼 성큼 다가온 나타스는 뒤안의 손목을 낚아챘다. 반항하려했지만 나약해진 신체 로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계에 다다른 신체가 삐거덕거렸다. 강하게 조여오는 손목이 아파 왔다. 뒤안 은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으나 곧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음을 느꼈다. 자신 이 그보다 약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뒤안은 비참함을 느끼고 나 타스를 바라보았다. 단지 오기만이 남아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지만... 이젠 그것 마저도 남지 않았다. 뒤안의 눈에서 분함이 담겨있는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 다. 자신은 그를 막을 힘이 없다. 그를 막기 위해선 비는 수밖에... 굴욕으로 온 몸의 피가 마르는 듯 했다. 뒤안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떼었다. "...제발..." 가슴이 쓰라릴 정도로 슬픈 뒤안의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자 나타스는 충격받 은 듯 굳어졌다. 한순간 멍한 빛이 되었던 나타스의 눈동자에 거친 흉악함이 차 오르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차라리 마지막까지 뒤안이 당당하게 굴었다면...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면... 놔주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기분도 들지 않았겠지.... 하지만... 정말로 저렇게 애절하게 빌면서 자신이 거부하다니... 자존심을 버릴 정도로 내가 싫었던 건가? 순간, 머리끝까지 열이 오르며 앞 뒤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 나타스는 힘껏 뒤안을 밀쳤다. 퍽, 뒤안은 침대 머리장식부분에 심하게 부딪히며 쓰러졌다. 분노로 이성이 날아가 버린 나타스에겐 그것쯤은 문제되지 않았다. 폭발할듯한 감정이 전신에 들끓고 있었다. 폭력이던 다른 것이던 지금의 기분을 해소하고 싶을 따름이었다. 광폭 하고 잔혹한 눈빛으로 침대에 엎어져 있는 뒤안을 바라보던 나타스는 움직일 기력도 없이 쓰러져있는 뒤안의 목을 끌어올려 거칠게 입을 맞췄다. 뒤안이 있는 힘껏 저항을 하려하자, 강한 힘으로 그의 두 손을 결박시키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하얀 목덜미를 선명한 치아자국이 남을 정도로 물어뜯던(?) 나타스는 흐느끼는 듯한 뒤안의 목소리에 흠칫했다. "..싫습니다. 제발..." 싫다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줄 알면서 그래도 나를 거부하는 건가...!! 가슴 가득한 분노로 분개하던 나타스는 뒤안의 몸을 굳게 껴안으며 그의 귓가 에 소리쳤다. 어딘가 절박하게 들렸지만, 분노로 일그러져 있는 음성이었다. "싫어, 놓치지않아! 넌 내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나의 손길이 닿아야 하지 않 던가. 싫든 좋든 간에 말이야. 이미 한계에 다다랐을 텐데... 왜 날 거부하는 거 냐. 죽고 싶나? 네 마력을 누를 수 있는 자는 이 세상에 단지 2명뿐이다. 이대 로 있는 다면 넌 주체못할 마력으로 인해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질거다. 그 반이 라는 놈을 다시 보기 싫은 거냐? 받아들여!! 어차피 넌 내 손을 벗어나지 못해. 네가 삶을 원하는 이상말이야." 상황파악 못하고 반항하는 뒤안 때문에 화가 머리까지 치솟자 나타스는 끝내 내뱉기 싫던 말까지 하고 말았다. 움찔,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뒤안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타스의 품안에서 거칠게 반항하던 몸이 힘이 빠져나간 듯 축 늘어져갔다. ...그래...잊고있었다... ..덕분..에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는데... ..얀이 돌아왔을 때... 떳떳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어서... 그래서... 더 이상 자신에게 상처주는... 짓은...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고, 삶에서 도망치는 짓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하지만..이제는 그를 만나기 위해... 목숨을 연명하려고... 자존심을 꺽어야하는건가.... 뒤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 진흙구덩이에 뒹구는 치욕스런 삶은 살더라도... ...지금은 죽을 수 없어.. 자신의 한말에 반응을 보이는 뒤안의 모습을 보자 나타스는 질투의 감정이 이 는 것을 느꼈다. 이름만 알게 되었을 뿐이지만... 반이라는 인간을 죽이고 싶었 다. 살기와 분노로 가슴 한구석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유네(반)는 지금 나타스의 눈길에 아작이 났 으리라...(물론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면서.) 나타스는 뒤안의 몸을 안고 침대 깊 숙이 그를 누이며 격렬한 분노로 몸을 떨었다. 그래... 지금은 널 죽일 수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지...하지만... 하지만... 언젠가... 빠른 시일 내에... 나에게 지금의 비참한 감정을 만든 반이라는 원흉을.. 내 손으로 처리하고 말겠어... ** 시끄러운 연회장을 피해 소음이 미치지 못하는 응접실로 자리를 옮긴 일행은 침묵상태로 접어있었다. 얀을 사이에 두고 제롬과 세스가 대치상태로 앉아 있었다. 얀에게 했던 행동과 언어 때문에 불쾌했는지 제롬은 굳은 표정으로 세스를 쳐 다보고 있었다. 그의 집어삼킬 듯한 차가운 눈빛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부드러 운 미소를 지은 세스는 우선 자신의 소개부터 했다. "정식으로 통성명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는 세스 듀란테드 카필로아입니 다. 당신과는 앞으로 인연이 많을 것 같은데..." 제롬은 세스의 말을 끊으며 경계심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얀님과 얼마나 가까운지 모르겠지만... 난 결코 당신이 하는 소리를 믿 을 수 없습니다. 또한 얀님을 당신에게 넘길 생각없습니다." 적의가 가득한 눈동자로 쏘아보던 제롬은 마주하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일말의 여지도 없다는 듯 틈도 주지 않고 덧붙였다. "그리고...당신과 인연이 있는 것은 이쪽에서 먼저 사양하겠습니다." 제롬의 차가운 응대에 세스는 만족스러운 듯 짙은 웃음을 지었다. 비꼬는 듯한 세스의 웃음에 또다시 제롬은 불쾌한 감정을 팍팍 드러내며 그를 쏘아보았다. 불꽃튀는 시선이 오가자 얀은 불안한 듯 움찔거렸다. 불쌍한 듯 그를 바라보던 파엘은 조심스럽게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극대화 된 감정을 누그러뜨리려 노력 했다. "얀과 친한 사이라고 하니까... 더 이상 뭐라고 하진 않겠지만... 당신의 행동이 얀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만은 알고 계십시오. 전 얀의 샤프롱을 맡고 있습 니다. 그래서인지 얀에게 피해가 가는 일 만큼은 피하고 싶군요. 당신이나 얀을 위해 이 정도 훈계는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파엘의 말을 듣자, 그때서야 제롬은 얀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얀을 의식한 제롬은 못마땅한 듯 세스를 바라보기는 했지만 좀 전과는 달리 차분하 고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제롬이 이야기할만한 대상이 되자 세스는 고개 를 돌려 파엘을 바라보았다. "형 자리 좀 비켜주겠어? 이제부턴 당사자들이 직접 해결해야 할 것 같아. 정리 해야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말이야." 고개를 끄덕인 파엘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대신하고 얀과 세스, 그리고 제롬만을 응접실에 내버려둔 채 방을 나섰다. 떠나가는 파엘의 뒷모습을 바라보 던 세스는 고개를 돌려 제롬을 직시했다. "겨우 당신을 만나게 되었군요, 제롬." 친근하게 말하는 세스의 어조에 제롬은 이상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제롬의 표 정을 보고 미소지은 세스는 얀을 흘끗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얀에게서 당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흔들림 없는 갈색의 눈동자로 제롬을 직시하던 세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요." 갑작스런 세스의 태도변화에 약각은 당황스러운 듯 제롬은 눈을 크게 뜨고 세 스를 바라보았다. "얀을 잠시만 저에게 빌려주십시오." -------------------------------------------------------------------------------- ....... -------------------------------------------------------------------------------- Back : 119 : 110.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3)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7 : 차원연결자 설정에 관한 잡담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5:0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4-01-2002 05:33 Line : 273 Read : 2377 [119] 110.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3)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0.역사는 밤에...(3) 세스의 설명을 조용히 듣고 있던 제롬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지금 그 얘기를 듣고 찬성하리라 생각한 겁니까!" 괜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떨떠름한 얼굴표정이었다. 이내 못마땅한 표정을 하 고 세스를 내려다보자, 제롬을 올려다보던 세스는 고개를 가로젓고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를 마주보았다. "물론 제 부탁을 들어주기엔 마음에 내키시지 않겠죠. 저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 세스는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얀의 머리에 손을 올려놓았다. 고개를 들어 제롬 을 바라본 그는 싱긋 웃었다. "이렇게 비장의 카드가 제 손안에 있으니 어쩌겠습니까? 따라주셔야죠." 제롬의 화를 잔뜩 돋궈놓고 세스는 은근슬쩍 자리를 내뺐다. 물론 그 동안 쌓인 대화를 풀으라는 듣기 좋은 인사말을 남기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세스의 행동을 무마하기에는 불만으로 가득찬 제롬의 얼굴은 무시무시했다. "어째서 저런 자와 행동을 하셨던 겁니까?" 세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불만으로 팅팅 부어있는 제롬의 얼굴을 보자 웃음 이 나왔다. 하지만 얀은 웃음을 참으며 짐짓 심각하게 얘기했다. "그렇게 말한다해도 이미 도와주기로 약속했는 걸. 한번 약속한 이상 번복하는 것은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봐." "말씀은 옳습니다만..." 제롬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스가 도망치기 전까지 잠시만 이런 모습이면 된다구. 난 그다지 불편하지 않 으니까 화낼필요 없어." "하지만 얀 님에게 하는 그 괘씸한 행동을 보셨지 않습니까? 함부로 막대하는 그의 행동에 화가나지 않으십니까?" "왜 화를 내야하는데? 물론 나도 조금 괘씸하긴 하지만, 그건 친한 친구사이의 행동이잖아. 그걸가지고 따지고 들자면 한도 끝도 없어." "하지만, 그 행동만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제롬은 뭔가를 곱씹으면 화를 내고 있었다. 그 행동? 얀의 고개가 갸웃했다. 아, 그거. 얀은 제롬이 마음에 걸려하는 게 무엇인지 깨 닫고 손바닥을 내리쳤다. 그의 눈이 가늘어지며 눈웃음을 지었다. 후후후후, 제롬도 순진하다니까, 그걸 아직 맘에 두고 있으니.. 맞아, 제롬에게 써먹으면 영락없이 걸려들 거다. 얀은 재미있는 유머를 들었을 때 남에게 발설하고 싶은 욕망 비슷한 충동을 느 끼며 제롬을 바라보았다.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얀이 다가서자, 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제롬은 왠지 모를 한기를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곧 의자에 다리가 닿아 쓰러 지듯 쇼파에 앉아 버렸고 굳어진 채 이상한 행동을 하는 얀을 얼떨떨한 표정으 로 올려다보았다. 제롬의 앞으로 다가온 얀은 슬며시 한 손을 내밀어 제롬의 얼굴을 감쌌다. 얀의 얼굴엔 차갑지 않지만 건드려선 안 될, 위험을 품고있는 유혹적인 미소가 떠올 라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제롬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그는 눈동자를 흘끔 돌려 자신의 볼에 대어진 얀의 손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제롬은 얀 의 얼굴이 점차 가까이 다가오자 도망치거나 밀쳐야된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굳어져 버렸다. "풋, 푸하하하. 아, 알았어. 하지 않을 테니 긴장하지 말아. " 잔뜩 긴장으로 굳어진 제롬의 모습을 보며 얀은 테이블을 두드려 가며 웃어제 켰다. 웃을 때마다 어깨가 들썩이며 귀밑머리로 길게 내려진 청은발이 허공에 긴 궤적을 그렸다. "후후훗, 제롬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서 였단 말야." 잠시동안 제롬을 바라보며 웃고만 있던 얀은 손가락을 들어올려 입에 대고 키 스하는 시늉을 했다. 그제야, 세스의 트릭을 알게된 제롬은 온몸으로 떨며 분노 했다. "...그...그..게...진실입니까..?" 얀은 키득키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한참을 웃다가 감정이 가라앉았을 때쯤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해 낸 듯 고개를 돌려 제롬을 바라보았다. "어, 그러고 보니 궁금한 게 있는데... 왜 제롬은 나에게 존대를 하지? 제롬의 나 이를 보거나 신분을 생각해봐도 난 이해가 안돼." 반짝이는 호기심어린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자 제롬은 움찔하더니 곧 진지한 표정이 되어 마주바라보았다. 그는 침착한 어조로 되물었다. "그 주노라는 도시에 살기전의 기억은 거의 없다고 했죠?" "응. 생각나는 거라곤 제뉴인이 나를 돌봐줬다는 것과 미르 형 유네 형, 여동생 이 자주 놀러왔던 거랑...큰누나가 있다는 것, 그리고 제롬이... 제뉴인과 마찬가 지로 나를 돌봐주었다는 것..." 얀은 웃으며 말을 하다 떨떠름한 얼굴표정을 하며 덧붙였다. "아, 맞다. 그 뒤안도 있었지...." 그 놈을 어떻게 잊을리오... 한 인상하며 얼굴을 구기고 있던 얀은 문득 무언가 깨달았는지 얼굴이 상기되 어 뒤돌아보았다. 눈을 반짝이며 제롬을 바라보던 얀은 약간 몸을 배배꼬며 말 을 이었다. "저....미르 형은 잘 있어?" 말하고도 쑥스러운지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힌 채 제롬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런 얀의 모습을 잠자코 바라보던 제롬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얀에게 다가와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얀은 제롬이 갑자기 자신의 앞에서 부복을 하자 당황해 하며 뒤로 물러섰다. "뭐, 뭐야. 왜 이러는 거야."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 말씀드리려 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을 것 같 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제르미스 파나 인, 당신의 호위를 맡은 기사입니다. 미르 왕세자님의 명을 받아 얀왕자님을 찾 고 있었습니다. 왕자님을 빨리 모시지 못한 점 마음속 깊이 사죄드리겠습니다. 이 일은 비밀에 속하는지라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발설할 수 없었습니 다. 용서해주십시오." "자, 잠깐. 용서구뭐구. 방금 그 말 진실인거야? 내가 왕자라구?" "그렇습니다." 아-, 아무리 꿈이라지만... 좀 심하군, 그것도 공주면 좋잖아. 웬 왕자? 얀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제롬에게 물어보았다. "그럼 내가 살던 곳은 어디인거야? 제롬이 나를 찾으러 왔다면 이곳은 아닌 것 같은데..." "크로나 국과 맞닿아 있는 세헤르나란 곳입니다. 왕자님께서 마음에 들어할만한 아름다운 곳이죠." 제롬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차오르는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감정이 드러나 는 그의 얼굴을 보고 미소를 지은 얀은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그럼 여태 혼자서 나를 찾은 거야? 힘들었겠네. 고마워 제롬.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얀의 말한마디 한마디를 음미하며 가슴속 깊이 기뻐하던 제롬은 순간 잊고 있 던 사실이 떠오르자 경악으로 얼굴이 굳어졌다. "...저.. 사실은 저 뿐만이 아니라..." "뭐? 동행이 있는 거야? 누구지? 어서 소개시켜 줘. 내가 아는 사람이 면 좋겠 는데..." 들떠있는 얀을 보자 제롬은 뭐라 말할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입밖으 로 나왔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꼭 아셔야 할 분입니다. 왕자님의 약혼녀이니까... 그런데 그분에게 왕자님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얀의 모습을 다시 확인하자 한숨이 푹 나왔다.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내색하 지 않고 미소를 지은 제롬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왕자님에게 소개시켜드릴 분은 왕자님에겐 무척이나 중요한 분인데요. 잠시만 이라도 여장을 풀 수 없을 까요?" 제롬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는 모양새를 갖추던 얀은 제롬의 걱정과는 거리가 먼 밝은 웃음을 지으며 냉큼 대답했다. "잘 때조차 여장을 하고 자는 걸.(그래봤자 여자잠옷만 입은거지만;) 이곳은 사 람들이 많아서 위험하다구. 조심해야해. 뭐 어때 날 찾으러 왔다면 한 집안 식 구나 마찬가지 아냐? 어, 제롬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고양이가 쥐생각해준다고 얀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제롬을 바라보았다. 네, 네. 한 집안 식구나 마찬가지죠. 제롬은 속으로 울음을 삼키며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응접실 문을 닫은 후 한숨을 푹 내쉬던 제롬은 인기척이 들리자 고개를 들었다. "대화는 충분히 나누셨습니까?" 세스였다. 제롬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는지 미소를 지은 채 정중한 태도로 제 롬을 대하고 있었다. 제롬은 적의가 가득한 눈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상관하실 필요없습니다." "저는 당신과 편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경계하지 마십시오." "장난을 가려가며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와는 이야기하기 싫습니다." 가시가 돋친 제롬의 말을 듣고 미소지은 세스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반문했다. "뭔가 잘못 생각하신 것 같군요. 제가 한 행동을 장난이라고만 생각하신겁니까?" "그럼 얀 님에게 한 행동이나 말들은 무엇입니까? 사람을 놀리는 것도 정도가 있습니다." 화를 참아내듯 가라앉은 제롬의 목소리에 작게 미소지은 세스는 그를 바로 바 라보았다. "제 말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습니까? 당신의 생각은 편협적이군요." "편협적?" "그렇습니다. 물론 전 얀을 친구로서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파고들어 가 보면 좋아한다는 감정보다는 좀더 깊이 있는 감정이지요. 친한 사이에서... 예를 들어 가족사이라면 좋아한다는 말로는 그들의 관계를 정의 내릴 수 없는 겁니 다. 전 얀과 몇 개월동안 여행을 같이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도 있었고 서로에 대해 깊은 신뢰를 했습니다. 그것을 좋아한다는 말로만 정의내릴 수 없어, 부득이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차용한거지요. 물론 제가 장난삼아 당신 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당신 또한 얀에게 같은 감정을 가 지고 있었던 것 아닙니까?" 세스는 빙긋 웃으며 제롬의 답을 구하고 있었다. 제롬은 순간 말문이 막혀 가만 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지만 그 보단 깊은 감정... 그렇군... 사랑이란 말로밖에 정의내릴 수 없는 건가. 하지만... 얀님에 대한 내 감정은... 그 보단...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켜드리고 싶고 빼앗겨 버리는 것 보단 무슨 짓을 해서라도 곁에 있고 싶고.. 언제나....믿고 의지해야할....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대.. 그가 있음으로 해서 마음 한구석이 채워져 간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따뜻해져간다. 제롬의 다물어져 있던 입술이 놀란 듯 살짝 벌어졌다. 맙소사... 이건 주군에 대한 충성심이라기 보단... ..열렬한 신봉자 같은 기분이잖아... 제롬은 자신도 모르게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 말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이 해가 간다는 듯 끄덕였다. "좋은 말씀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필로아 자작. 당신에겐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것 같군요. 다음에도 좋은 가르침 바랍니다." 제롬은 씁쓰름한 미소를 지으며 세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 신봉자....?하고 의문을 가질 분들도 있겠지만... 내말이 곧 법이요. 진리이니...(물론, 이 세계에서만;) -------------------------------------------------------------------------------- Back : 120 : 111.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4)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8 : 109. 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 (2)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5:2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7-01-2002 22:29 Line : 204 Read : 2244 [120] 111.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4)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1.역사는 밤에.....?(4) 클로아는 신경질적으로 옷자락을 구기고 있었다. 제롬이 사라진지 1시간이 넘어 가고 있다. 주위에는 파티손님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지만 그녀는 그 어디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다만 외롭게 제롬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소란이 일정도로 크게 벌어질 뻔한 사건은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처리되고 말았고, 사람들또한 잠시 유흥거리를 구경했던 듯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클로아는 주위를 휘 둘러보았다. 그녀를 염려한 제롬의 친구라는 브라이언과 닐 이 얘기상대가 되어주려 했지만 그것을 거절한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그녀 곁에는 말수 없는 쥬아렌만이 달빛이 훤히 비치는 창가 곁에 기대어 서서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모든 발단의 시작은 쥬아렌 때문이었다. 쥬아렌이 던진 아리송한 말 때 문에 제롬은 테라스로 뛰쳐나갔고, 그곳에서 웬 여성과 그녀의 샤프롱으로 보이 는 남성과 거의 싸움직전까지 갔었다. 거기다 주위에서 들리던 말을 종합해본다 면 제롬이 건드린 상대는 하필이면 오늘 연회의 주인공 격이었던 카필로아가의 며느리였다. 최고의 권력가에 싸움을 걸다니... 생각보다 제롬은 무대포 기질이 있다. 다행히 도 일은 크게 번지지 않았고 작은 선에서 처리되었지만 제롬은 그들과 함께 연 회손님들에게 출입이 통제되어있는 안으로 들어갔다. 걱정을 하던 자신에게 제 롬의 친구들은 크게 염려할 것 없다며 안심시켜주었지만... 뭔가 거슬리는 것이 있다. 제롬은 왜 관심을 가졌던 것일까? 단지 그녀의 머리색이 푸른빛을 띈 은 빛머리카락이란 것 때문인가? 골몰히 생각 중이던 클로아의 미간이 좁혀졌다. 곁에 있던 쥬아렌이 웃는 듯 보 였기 때문이다. 자신을 향한 비웃음처럼 느껴졌다. 물론 얼굴표정이 잘 드러나 지 않는 그였기에 자신의 생각이 헛된 망상일수도 있지만 틀림없을 거라 생각 되었다. "..왜 웃는거야?!" 클로아는 짜증하는 듯 소리쳤다. 쥬아렌의 눈동자가 천천히 뜨여졌다. 그의 하 늘색 눈동자가 은은히 빛을 발했다. 붉은 입술이 호선을 그리더니 천천히 벌어 졌다. "......" "어? 뭐라는 거야? 오물거리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냐." 불만으로 점철된 클로아의 검은색 눈동자는 이글거리며 쥬아렌을 노려보고 있 었다. 그걸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던 쥬아렌은 벽에서 몸을 떼내며 나지막한 목 소리로 중얼거렸다. "...운명에 순응해야 할 존재... 너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을 텐데..." "뭐?" 귀에 잘 들리지 않는 듯 클로아는 미간을 좁히며 쥬아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쥬아렌은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 고 그녀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여전히 무감한 어조로 말했다. "왔어." 왜 안간힘을 쓰는 거지? 원한다고 해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 쯤은 알고 있을 텐데.... 연회장에 막 들어선 제롬은 두리번거리다 쥬아렌과 클로아를 찾았는지 반색을 하며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쥬아렌은 제롬을 향해 마주 걸어가고 있었다. 마 침 그들에게 해야할 말이 있던 지라 제롬은 미소를 지으며 쥬아렌을 향해 걸어 갔다. 말을 걸려는 찰라, 다가오던 쥬아렌은 제롬의 몸을 비켜 스쳐지나가며 오 른쪽 어깨를 슬쩍 치고는 걸어갔다. 당황한 제롬이 그를 불렀지만 쥬아렌은 어 깨위로 손을 몇 번 흔들고는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영문을 모르는 제롬은 어리둥절해 하였으나, 클로아에게 전해야할 중요한 이야 기가 있으므로 곧 얼굴을 바로 하고 클로아를 바라보았다. 제롬은 클로아에게 소개시킬 중요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고 클로아는 약간 의아해하면서 도 제롬의 뒤를 따라 연회장을 나섰다. 응접실에 앉아 세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얀은 노크소리가 들려오자 자리에 서 일어섰다. 제롬과 같이 자신을 찾던 사람이라.... 호기심이 일었다. 문이 열리 면 그가 나타나겠지. 얀은 한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제롬이 누군가와 들어왔다. 제롬은 나가려던 세스를 제지하며 세스도 알아야될 인물이라 말했다. 그러자 세스는 잠자코 얀의 옆에 서서 지켜보았다. 제롬의 등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사람은 제롬이 손을 내밀어 이끌자 머뭇거리며 앞으 로 나왔다. 그러다 이쪽을 바라보았는데 기대이상이었다. 무척이나 귀엽고 예쁜 소녀, 아름답게 치장한 드레스는 그녀에게 잘 어울렸다. 솔직히 얀은 그녀가 마 음에 들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마주하는 모습이란... 좋은 친구가 될것같은 느낌.... 하지만 자신을 잠시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리며 경악으로 가득한 표정이 되더니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고개를 돌려 제롬을 바라보았다. "서, 설마.... 이 여자는 아니겠지? 나에겐 소개시켜준 단 사람이 이사람?" 제롬은 난처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하기가 곤란한 듯 머뭇거리 던 그는 세스를 얼굴을 한번 힐끔 바라보고 한숨을 쉬며 가슴에 뭔가 걸린 사람 처럼 묵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분이 제가 찾고 있던...." 차마 말을 더 이상 이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클로아는 이해를 했는 지, 그 큰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며 얀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 여자잖아. 설마...." 말을 흐리며 얀을 바라보던 클로아는 얀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박력이 넘치는 그녀의 기세에 얀은 굳어 버렸다. 얀의 앞에 선 클로아는 덥썩 그의 가슴에 손 을 댔다. 주물주물, "어, 어..." 물론 진짜가슴은 아니니까 약간 안심이...아니 이게 아니잖아~! 패닉상태에 접어 든 얀은 엄청 놀라서 뒷걸음질치며 질린 눈으로 클로아를 바라보았다. 세스또한 이런 식의 전개를 예상치 못했는지 평소 이성적인 표정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 고 두 눈 크게 뜨고 있었다. 다만 제롬만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는지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면서 식은땀을 흘릴뿐이었다. 잠시 얀을 탐색하던 클로아는 잠시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 보다, 하하웃으며 뒤돌아보았다.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거지? 사실은 저 금발머리가 실은 염색한 거라던가..." 제롬은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약간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얀은 의아해져서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쓴웃음을 지으며 얀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다물어져 있던 제롬의 입술이 열리며 얀의 기분을 공중에서 추락시킬 한마디를 뱉어내었다. ".....그러니까 여기에 계시는 이분은 얀님의 약혼녀 되십니다." 황당한 상견례 이후, 두 피앙세들을 처음 몇분간 서로를 마주바라보며 황당해하 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만히 얀의 푸른 눈동자를 노려보던 클로아는 불쑥 말 을 내던졌다. "...변태..." "...저...그게... 그러니까." 머뭇거리며 변명을 하려던 얀은 클로아의 눈동자를 보자 입을 다물었다. 흑요석 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움찔, 클로아의 살벌한 기운에 얀은 사냥꾼의 화살을 맞은 아기사슴 마냥 오돌오돌 떨며 클로아를 바라보았다. 제롬을 흘깃 바라보았으나 그에게선 구해줄 기미 가 보이지 않았다. 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처음 그 느낌은 어디로 가고~~~~~ 속으로 절망을 부르짖으며 얀은 클로아의 불신에 찬 눈동자를 두려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클로아가 자신의 약혼녀라는 말보다 그녀가 뱉은 말 한마디가 크게 다가오는 모양이었다. 내심 좋은 느낌을 가지고 친구로 지내자 생각했던 상대방 이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약혼녀라 밝혀진데다가, 상대인 그녀는 자신에게 호감 이 아닌 불신감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어디서부터 막힌 것을 풀어야 하는지 난감해 하며 얀은 기운 없이 축 늘어졌다. 그런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제롬은 세스를 바라보았다. 세스는 시선이 느껴지자 고개를 돌려 제롬을 응시했다. "...이것이 제가 당신을 돕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제롬의 담담한 말투에 세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얀을 바라보았다. 안절부절하며 자신의 약혼녀의 비위를 맞추려는 얀의 모습은 귀여웠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세스는 시선을 다시 제롬에게 맞추며 미소지었다. "그렇군요. 저도 친우의 혼사길이 막히는 것은 보기 싫으니까...." 토라져있는(?) 클로아에게 헤헤거리며 달라붙은 얀의 모습을 더욱 짙은 웃음을 띄우고 바라보던 세스는 웃음기 묻어나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재빨리 계획을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내용이 너무 코믹으로만 전개되는 것 같아 고쳐보려고 했더니... 에구, 그냥 포기 하고 살으렵니다. 늦어져서 죄송하구요. 아무래도 글을 읽은 후에는 한번 웃고 머리에서 지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전히 클릭해 주셔서 감사*^^* -------------------------------------------------------------------------------- Back : 121 : 112.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5> (written by jenusis) Next : 119 : 110.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3)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5:3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jenusis Date : 02-02-2002 01:56 Line : 198 Read : 2264 [121] 112.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5>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2. 역사는 밤에....?<5> 밤늦은 시각,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으스스한 기분이 절로 드는 궁전의 복 도로 문을 열고 나서는 인물이 있었다. 벽에 걸려있던 램프의 불빛이 남자의 상 아색머리카락을 밝게 비추었다. 좌우를 조심스럽게 살피던 그는 옆구리에 방에 서 챙긴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로 가득한 바구니를 들고, 도둑고양이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복도를 걸어나갔다. 많이 해본 솜씨로 보이는 남자의 움직임은 경비병 이 지나갈라치면 어둠이 드리워진 벽에 달라붙어 그들이 낌새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대단했다. 머리를 내밀고 그들이 지나간 방향을 내다보던 남자는 후다닥 복도를 가로질러 갔다. 한달전까지는 그들의 움직임에 신경쓰지 않고 다녔던 그였지만, 몇 주 전 형님이 특별히 그를 불러 주의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기특한 행위를 형님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가슴이 아프긴 했지만, 형 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리는 것은 양심상 용납이 안되었기에 부득이하게 이 런 편법을 써서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이것은 다 친구를 생각하는 자신의 아 름답고도 숭고한 마음 때문이었다. 자신의 친구는 남자자식이면서 더러운걸 무지 싫어하는데 지금쯤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으니 무지 갑갑해 할게 충분 했다. 물론 그 혼자서 목욕을 할 수 있을 테지만... 혼자 움직이는 걸 힘들어 하면서 꼴에 자존심을 지킨다고 부득부득 몇 십분이면 끝날 것을 몇 시간에 걸쳐 목욕탕에 퍼질러앉는다. 앓느니 죽지.... 한숨을 폭 내쉰 그는 앞을 내다보고는 또다시 열심히 내달렸다. 소리 없이 문이 열린다. 어두컴컴한 방안을 상상하며 문을 열었던 유네는 침대 가에 촛불을 켜고 우두커니 앉아있는 뒤안을 발견하자 반가움에 소리를 질렀다. "어, 뒤안? 어쩐 일이야? 오늘은 괜찮은가 보네? 혹시 나 기다린거냐?" 자신에게조차 병명을 알리지 않은 채, 축축 늘어지기만 하던 친구가 웬일인지 평소라면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에 일어나 있었다. 몸이 나아진건가? 유네는 흐 뭇한 마음이 들어 뒤안의 곁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몇 분 동안 가만히 그를 지 켜보아도 그는 아무 반응 없이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유네는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은 자극이 약했나? 성질은 죽여줄 정도로 나쁜 녀석이 평소에는 남들의 행동을 무시를 했기 때문 에 그의 관심을 끌려면 눈에 거슬리는 자극을 주어야만했다. 웬만한 것들은 그 동안 하도 많이 써먹은 지라 이제는 변변한 아이디어가 없어서 고민을 하던 유 네는 멍한 눈초리로 눈뜨고 잠 들어있는 뒤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땀에 젖어 몸에 척척 감기는 옷이 싫었는지 그 대신 흰 시트로 몸을 감싸고 있 었다. 하긴 기분 나쁜 땀에 절어있는 옷보단 낳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혈색좋아보이는데... 몸은 괜찮은 거냐?" 인사치레는 아니었다. 다른 때와 달리 뒤안의 얼굴엔 생기가 있어 보였다. 그제 야 자신이 온 것을 알았는지 뒤안은 무표정한 고개를 들어 흘끔 바라보고는 다 시 시선을 내렸다. "...이제 안 와도 좋다고 했잖아." "친구란 이럴 때 필요한 거야." 무뚝뚝한 하지만 나름대로 귀엽다. 냉큼 녀석의 말을 되받으며 피식 웃은 유네 는 뒤안의 옆에 앉으며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 다. 그것을 발견한 순간 유네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렸다. 땀에 젖어 있는 은빛 머리가 목옆으로 내리 흘러있었는데 그사이로 목덜미에 있는 울혈(鬱 血)을 보았던 것이다. 그것도 꽤나 격렬했는지 목을 감싸는 머리카락들은 온통 헝클어져 있었다. "뭐야, 그 동안 힘이 없는 것 같아 걱정했더니 욕구불만이라서 그랬냐? 열렬해 라~ 치아모양으로 내출혈까지 일어났어~" 장난기 어린 조크를 던지던 유네는 무심결에 손을 들어 흰 시트로 몸을 둘둘 말고 있는 뒤안의 어깨에 손을 댔다. 유네의 손이 어깨에 닿자 뒤안은 흠칫 놀 라며 뒤로 주춤 물러섰다. 평소 무관심 무행동으로 일관하는, 그것도 끓어오를 수준이 되어서야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이는 뒤안의 행동지침을 알고있던 유네 는 그의 행동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온몸으로 거부하는 듯한, 기분 나빠 하는 살기마저 어린 뒤안의 눈빛에 유네는 두 손을 번쩍 들어 뒤안의 몸에 손 댈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는 변명조로 내뱉었다. "난 그냥 땀을 많이 흘린 것 같아서..." "...됐어, 가봐." 찬바람이 묻어날 듯 서늘한 어투로 말을 끊은 뒤안은 시선을 피하며 한쪽 무릎 을 끌어올려 고개를 파묻었다. 접근을 거부하는 분위기에 유네는 할 말을 잃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몇 발자국 걸음을 옮겼던 유네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돌 아보았다. 뒤안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이 없지만 뭔가가 달랐다. 뭐라 꼬집을 수 없는 기분이 가슴속으로 스물스물 퍼져 나가 암울한 기분을 만들어간다. 차마 방을 나설 수 없었다. 뒤안에게 그럴 일 은 없겠지만... 그의 행동을 보고 있자니 그가 도움을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 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오지랖 넓게 상관해야할까 아니면... 그가 원하는 대로 물러설까... 하긴 저 녀석 자신말고는 이야기 나눌 친구가 어디 있기나 할까... 멈칫거리며 갈등하던 유네는 결국 뒤돌아 서고 말았다. 머리 속이 하얗게 변색되어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도 자 신의 옆에서 말을 건네는 유네 녀석의 말도 멀리서 들리는 듯 희미했다. 옆에서 귀찮게 윙윙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말 한마디 건네지 않으면 평생 옆에서 종알거릴 녀석이다. "...이제 안 와도 좋다고 했잖아." 귀찮지만 대답해 주는 게 예의지... 점차 녀석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더 이상 녀석의 말을 받아주는 것은 불길에 마른 나뭇가지 집어넣는 격이다. 무 시하려고 했던 뒤안은 다음 순간, 유네 녀석이 생각 외로 자신의 상황을 날카롭 게 집어내자 가슴속이 불쾌해지는 것을 느꼈다. "뭐야, 그 동안 힘이 없는 것 같아 걱정했더니 욕구불만이라서 그랬냐? 열렬해 라~ 치아모양으로 내출혈까지 일어났어~" 흠칫, 녀석이 손이 닿자 뒤안은 자신도 모르게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머 리로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인다. 깨닫기도 전에 타인의 손길을 거부하 며 몸이 움츠러든다. 녀석에게 치부를 들킨 것 같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뒤안 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유네를 노려보았다. 그의 모습을 보고 유네는 쭈 뼛거리며 미안한 듯 말했다. "난 그냥 땀을 많이 흘린 것 같아서..." "...됐어, 가봐." 자신의 모습이 우스워진다. 뒤안은 자조적인 기분이 들어 싸늘히 대꾸했다. 멀 어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기분을 떨쳐내려 노력 했다. 하지만 저조해지는 감정은 조금도 낳아지지 않는다. 그렇게... 눈뜬 채로 멍해있었던 것 같다. 그때, 누군가의 손길이 뒤안을 안았다. 뒤안은 흠칫 놀라며 반응하려 했으나, 그 손의 주인은 자신을 놀래킬 생각은 없었던 듯 부드러운 손길로 다만, 등을 토닥 였을 뿐이었다. 낯익은 손길에, 또한 그렇다고 느끼는 자신을 이상하다고 생각 하며 뒤안은 고개를 들었다. 의아함을 담은 뒤안의 눈동자에 촛불의 빛을 받아 연한 금색빛을 내는 상아색 머리카락이 들어왔다. 짐작이 간다. 녀석이다. 그걸 깨닫자, 일순 굳어있던 입술을 열고 뒤안은 나지막하게 위협했다. "...죽인다." 뒤안이 건네는 상투적인 인사말에... "그래, 죽여라, 죽여." 유네 또한 상냥하게 응답했다. 유네은 웃음소리를 내며 여전히 뒤안을 안고 있는 팔을 풀지 않았다. 따뜻하게 전해오는 사람의 온기가 그리웠던 걸까? 아니면 오랜 기간 겪어왔던 고통으로 인한 후유증때문일까? 잠시 동안 자신의 감각이 이상해진 것 같았다. 녀석이 자 신이 안고있다는 사실에도 별 반응이 생기지 않으니 말이다. 밀쳐내려 했던 팔 을 내리며 조금 머뭇거리던 뒤안은 유네에게서 따뜻한 체온이 전해져오자 그것마저 생각하기 귀찮은 듯 눈을 감아버렸다. 조금씩 나른해지며 희미해지는 기억을 움켜쥐고 있는 뒤안의 귓가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유네의 음성이 스며들 듯 속삭였다. "...너... 살 좀 쪄야겠다. 감촉이 별론 걸.... 난 글래머가 좋걸랑...." 순간, 느슨하게 풀리고 있던 실이 팽팽히 잡아당겨지다 못해 끊어졌다. 앗, 하는 사이에 세상이 한바퀴 도는 것을 느낀 유네는 와(蛙:개구리)자세로 융단 바닥 떨어졌고 우아한 자세로 자리에서 일어선 뒤안은, 한쪽 발을 널부러진 유네의 등위에 올리고는, 기품이 있는 태도로 허리를 숙였다. 어깨를 흘러내린 은발에 서 장미향기의 달콤하고도 위험스런, 청량한 방향(芳香)이 퍼져나갔다. "...그런 시건방진 소리한 입술이.... 이것?" 결코 고압적인 것이 아니라, 조용한, 나긋하다고 말할 수 있는 목소리였으나- 듣는 이에게 소름을 돋게 하는 무언가를 머금고 있었다. 아, 그래 내가 녀석에게 반응하지 않은 건 그 뭣도(뭐도) 아니다. 녀석이 바보라 서 상관하기 귀찮았을 뿐. 뒤안은 용서를 비는 유네의 등을 지긋이 밟아 누르며 한쪽다리에 체중을 실고 는 한 손으로 녀석의 옆얼굴을 돌려 입술을 비틀어 꼬집었다. 왜 이런 녀석에 게 크리스(얀)의 소식을 전해주려고 했을까, 자신을 혐오하면서 그는 차디찬 미소를 머금었다. "그 동안 기어올라온 것까지 합해서 철저하게 정신무장을 시켜주지." -------------------------------------------------------------------------------- Back : 122 : 113. 차원연결자- 음모(1) (written by 제너스) Next : 120 : 111.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4)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5:4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스 Date : 07-02-2002 04:03 Line : 253 Read : 1968 [122] 113. 차원연결자- 음모(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3. 음모(1)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늦잠을 잔 키리아는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 다. 멍한 그의 눈동자에 곤히 잠들어있는 다렌(아기)의 모습이 들어왔다. 키리아 는 침대를 기어가 아기 침대에 누워있는 다렌의 모습을 바라보다 주위를 둘러보 았다. 시간은 대략 오후쯤으로 보이는데, 아침 겸 점심식사를 종용해야 할 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키리아는 눈썹을 찡그리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드래곤으로서의 힘을 봉인당한 후에는, 드래곤하트에 몇 겹이나 각인되어진 강 력한 룬 문자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신체기능마저도 저하되기 일수였다. 그 예로 아침마다 저혈압증세를 보이며 축축 늘어지는 것이다. 처음엔 잔소리를 해대던 얀도 나중에는 이해를 하고 키리아의 늦잠을 용인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키리아 의 일상생활은 일찍자고 늦게 일어나기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다른 것은 키리아 의 형편에 맞추어 준다해도 식사에 대해선 끔찍할 만큼 챙기는 얀이었기에 지금 이 시간에 그가 보이지 않는 다는 사실은 키리아의 가슴속에 불안을 안겨다 주 고 있었다. 침대에서 내려서자마자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려던 키리아는 손잡이를 잡으려 손을 내밀다 흰 레이스로 장식되어진 소매부분을 발견하고는 그때서야 자신의 상황을 깨달았다. 키리아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프릴과 리본으로 앞 장식이 되 어진 극히 키리아의 취향에는 상반되는 귀여운 잠옷이었으나 얀의 극구 반대로 어찌할 수 없이 입고 있는 형편이었다. 불만족스러운 듯 커프스 부분의 프릴을 노려보던 그는 잠시 고민하는 시간마저도 아까운 듯 불만스런 표정을 지우며 문 을 열고 복도로 발을 내밀었다. 발에 끌릴 정도로 긴 흰색 프릴 잠옷을 입은 귀여운 소년이 복도를 뛰어다니자, 일을 하던 시녀들은 하던 일손을 멈추고 시선을 한데로 모았다. 얀의 신혼방(?) 에 들어섰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고 투덜거리던 키리아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얀의 흔적을 찾다가 한 시녀와 눈이 마지치자 다급히 종종걸음으로 걸어 왔다. "얀은? 세스는?" 이 귀여운 소년이 작은 마님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시녀는 손에 들고 있 던 쟁반을 복도 탁자에 내려놓으며 공손히 말했다. "손님이 오신 관계로 도련님의 서재로 가셨습니다." "..서재?" 응접실이 아닌 서재라... 키리아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손님이라면 마땅히 응 접실이나 사방이 공개되어 있는 정원 등에서 맞이해야 한다. 물론 세스의 친구 라면 그럼 점은 무시하고 넘어가겠지만... 얀에게는 해당사항이 아닐텐데, 개인 서재라니... 그것도 얀의 하루일과나 마찬가지였던 자신을 깨우는 일을 하지 않고 서재로? 뭔가 이상했다. 키리아는 흠칫하며 몸을 경직시켰다가 돌연 고개를 들고 얀이 있을 방향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키리아는 급한 발걸음으로 서재로 다가가고 있었다. 문이 벌컥 열렸다. 안에 있던 인물들은 동시에 입구를 바라보았다. 붉은 고수머 리의 소년이 씩씩거리며 문손잡이를 잡고 이쪽을 쏘아보고 있었다. 서재에 속해 있던 인물 중의 한명인 얀에게 급히 다가온 소년은 투쟁심이 담겨 있는 자수정 같은 붉은 눈동자로 곁에 있는 인물들을 한 명씩 쏘아보았다. "뭐야?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설명해봐, 세스." 키리아는 불만스런 표정으로 사납게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세스에게서 시 선을 돌려 얀의 곁에 있는 인간들을 살펴보았다. 처음 보는 낯선 인물들... 그들 은 얀을 중심으로 둘러서 있었다. 우선, 얀의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청년. 그는 키리아가 적대적인 눈초리로 자신 을 바라보자 처음엔 약간 놀란 듯 하더니 곧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경계 심마저 없는 듯 속없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잠시 그를 바라보던 키리아는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뭐야, 바보냐? 이건 상대가 안되겠어. 다음으로 키리아의 눈에는 흑발의 소녀가 들어왔다. 잔뜩 못마땅한 표정으로 마 주 노려보는 그녀를 품평하듯 위아래로 훑어보던 키리아는 턱을 괴고 잠시 고민 을 했다. 예전 같았으면 내 취향이지만... 지금은... 슬쩍 얀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뭐, 얀도 관심 없어 보이니까,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는걸. 보아하니, 성격도 드셀 것 같고... 조그만 어린아이가 자신을 바라보고는, 혀를 차며 웃자, 발끈 했는지 클로아는 눈을 크게 뜨고 키리아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선을 마지막 사람에게 돌린 키리아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놀란 듯 눈이 커져 있었다. 아라바스타? 키리아는 굳어진 얼굴로 걸어가 쥬아렌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고개를 들어 머리 카락 사이로 보이는 쥬아렌의 눈동자를 살피듯 바라보던 키리아는 느닷없이 있 는 힘을 다해 쥬아렌의 옷을 잡아당겼다. 생각 외로 키리아의 힘의 세었던지, 아 님 조그만 어린아이가 하는 뜻밖의 기습에 놀라서 인지, 어찌되었던 간에 쥬아 렌은 순순히 몸을 굽혀 키리아의 의도대로 눈과 눈을 맞추고 가만히 서있었다. 키리아의 버릇없는 행동에 얀은 크게 놀라며 다급히 다가왔지만 순간, 키리아의 다음 행동을 보고 의아해 하며 자리에 멈춰섰다. 키리아는 손을 내밀어 부드럽 게 쥬아렌의 머리를 넘겨주었다. 귀밑머리를 귀 뒤로 넘겨준 키리아는 차갑게 미소지으며 손을 뻗어 쥬아렌의 귓불을 쥐었다. 귓불을 부드럽게 만지작거리며 키리아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이런 곳에서 희귀종을 보게 되는군. 아라바스타인 주제에 어떻게 인간세계로 나온거지? 장로들이 허락을 하던가? 아라바스타라면 헤즐링과 마찬가지로 너희 종족에게는 보호대상일텐데, 뜻밖이군. 멸종되어 가는 줄 알았더니... 이런 여유 도 부릴 수 있단 말이지. 사냥꾼들이 좋아하겠는데..." 키리아의 손끝이, 쥬아렌의 머리카락사이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던, 푸른 귀걸이 에 머물다 사라졌다. 쥬아렌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이다 몸을 떼어낸 키리아의 머리위로 갑자기 큰 압력이 몰려들어 왔다. 어찌할 새도 없이 키리아는 머리를 숙이게 되었다. 감히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지라 키리아는 한숨을 쉬며 머리 에 힘을 빼고 그의 의도에 따랐다. 당황해하고 있는 얀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버릇이 없어서..." 쥬아렌은 첫 대면만으로 키리아의 정체를 알아챈 것인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 로 키리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그런 말을 들어도 되는지 심각하게 고찰하 려는 듯한 눈치였다. 키리아는 혀를 차며 얀의 손을 치워냈다. 키리아의 눈짓을 본 쥬아렌는 고개를 들어 얀을 바라보았다. "괜찮습니다..." 담담한 말투로 쥬아렌이 말했다. 얀은 안심하며 키리아를 끌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렇지 않아도 네게 소개시키려 했었어. 방금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그나저나 잠옷차림으로 잘도 올 생각을 했네." "그야, 얀이 오지 않으니까 걱정이 되어서지..." 키리아는 투덜거리며 눈웃음을 짓고 있는 얀의 시선을 피해냈다. 키리아에게 제롬과 클로아, 그리고 자신도 오늘 처음보게 된 그들과 같이 여행 을 했다는 쥬아렌을 소개시킨 세스는 이야기가 길어지자 빨리 마무리지으려는 듯 의제의 중점사항을 꺼냈다. "준비해야할 것도 있으니까, 내일정도, 떠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의향이 어떠신지...?" 세스의 물음에 제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하는 눈치였다. 시선을 클로 아에게 돌린 제롬은 그녀의 생각을 물었다. "제 생각도 그와 같습니다만... 문제는 클로아 님이군요." "나도 당연히 따라가야지 무슨 소리야." 클로아는 당황해 하며 제롬의 말을 물고 늘어졌다. 그녀의 모습을 어린 동생 대 하듯 웃으며 바라보고 있던 제롬은 고개를 가볍게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일에는 순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클로아님이 같이 가신다면 그쪽에서 이상하게 여길겁니다. 빠른 시일 내에 연락을 할 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단호함이 서려있는 말에 클로아는 망설이며 얀과 제롬을 바라보았다. "...난 따라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때서 그래, 나도 여행길에 동료가 늘어나도 좋을 것 같은데..." "얀님, 약혼자라고 해서 편들어 주신다면 곤란합니다." 엄한 말투의 제롬에게 찔끔한 얀은 혀를 귀엽게 내밀고는 발언권을 반납했다. 제롬은 클로아에게 타이르듯 말했다. "클로아님, 잘 생각해 주십시오. 이제는 혼자만이 아닙니다. 클로아님의 두 어깨 엔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걸려있습니다. 저도 걱정이 되어 클로아님과 동행을 했으면 좋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이라는 것도 있고... 얀님의 행방에 관한 이러 저러한 소문에 나쁜 영향을 가져다줄 것 같습니다. 애초에 그런 일이 없도록 조 심해야 겠지요..." 우울해진 클로아를 잠시 내려다보던 제롬은 화제를 바꾸려는 듯 쥬아렌의 의사 를 물었다. "우리는 이렇게 될 것 같은데, 쥬아렌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이곳에서의 일은 끝마쳤으니, 나도 고향으로 돌아갈 거야. 클로아와 같은 방향 이니까. 내가 데려다 주도록 하지, 네가 걱정해야 할 일은 없을 거야." 쥬아렌은 자신의 말 때문에 살아난(?) 클로아를 차분하게 바라보며 제롬을 안심 시켰다. 조용히 말을 하는 그들을 바라보던 세스는 작은 목소리로 얀에게 물었다. "세헤르나에 가도 계속 연락할 수 있는 거지? 내가 주소를 알면 좋겠는데..." "....파나인 가문으로 연락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염려말아. 차라리 괜한 걱정하지 말고 우리와 함께 가는 것이 어때?" 작은 미소를 지은 세스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웃음기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랬다간 금방 발견돼서 잡혀올 걸. 네가 세헤르나에서 왔다는 건 이쪽도 익히 알고 있던 사항이니까. 부인의 친정집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런가...." 얀은 난처한 듯 피식 웃으며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의 머리 속에 어젯밤의 대화 가 스쳐지나갔다. "왜 어째서..?" "나라간의 문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얀님은 세헤르나에서 국장까지 치른 분 입니다. 얀님이 이곳 크로나의 수도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양측 국가 모두에 게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죽었던 왕자가 타국의 나라에서 살아돌아왔 다는 사실은 불필요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문제겠군... 하지만, 세스는 여태 나를 도와줬던 친구라구... 나에 대해 말해주시 않는다는 것은..." "그래서 저희 파나인가로 연락을 해달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확실한 연락처가 있으니 소식을 이을 수만 있다면 그때 가서 얀님의 정체를 알려도 무방합니다. 이런 일은 한사람이라도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으니까요. 그 사람을 믿지 못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일은 함부로 누설할 정도로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제 고충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씁쓸히 미소짓던 제롬을 생각하던 얀은 미안한 낯빛으로 세스를 바라보았다. ---------------------------------------------------------------------------- 소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질질끄는 스타일이라.. 세헤르나에 가려면 한가지 사건처리후랍니다. 늦게 올리지만, 저나름대로는 시간날때마다 고민한거여요. 미워하지말아용~~~~~ -------------------------------------------------------------------------------- Back : 123 : 이벤트 결과입니다. *^^* (written by jenusis) Next : 121 : 112.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5> (written by jenusis) -------------------------------------------------------------------------------- -------------------------------------------------------------------------------- Total access : 31405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6:52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jenusis Date : 07-02-2002 14:10 Line : 119 Read : 1258 [123] 이벤트 결과입니다. *^^* -------------------------------------------------------------------------------- -------------------------------------------------------------------------------- Ip address : 210.125.155.22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0; Windows 98; DigExt) 글이 빨리 나갈줄 알았더니, 극악이 어디가겠습니까... 에구, 굼뱅이 저리 가라 입니다. 잊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예전에(?) 100회 공지 했었죠. 그거 결과랍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ㅠㅠ 멜 주셨는데요. 어찌된 영문인지 각기 달라서 표가 흐터집디다. 커플 확률이 그렇게 많았나요?? 이상하네;; 1. 베스트 커플 입니다. 1위 얀과 세스 공식커플이라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계약결혼(?)도 공식임에는 틀림없다구요?? 2위 얀과 뒤안 3위 유네과 뒤안 뒤안은 복도 많군요;; 그밖에 얀과 유네 얀과 리네스 얀과 미르 제롬과 클로아(공주님과 기사타입??) 그리고 특이하게도;; 제영과 얀도 커플링이 되었습니다. 생각도 못했었는데 쇼킹했습니다. 그렇게도 되는구나;; 이유=서로 잘 아니까라고 설명을 붙여주셨는데, 생각해보니 영혼만같지, 유전자등은 확연이 틀리잖아요. 후후후, 그리고 단 한분만이 전문적인 용어를 알아듣고 보내주셨어요. 고마버라. 3p로 얀, 뒤안, 유네 커플이 탄생되었답니다. 이거 먹이사슬이 어떻게 되죠? 연약 미소년이 쥐고 흔들겠군요;; 2. 워스트 커플 1위 얀과 클로아 (반 클로아 파가 우세했습니다.) 공동 1위 제롬 클로아 - 아무래도 제롬 얀파 분들이겠죠? 3위 얀세스 세스파엘 그밖에 쥬아렌 클로아 -가정파탄이 일어날 것 같다구요. 동감입니다;; 얀과 제롬 (영원한 얀의 보모? 제롬도 애 뒤치닥거리만 하다 끝날것 같군요.) 3. 죽이기 1위 클로아 - 강세였습니다;; (여 주인공도 없는데 ㅠㅠ) 2위 벤투자, 클라우드 (클라우드는 몇번 출연안하고 당당히 2위를 차지했습니다. 어라, 구석에서 땅파고 있군요.) 3위 현왕비, 나타스 (이분들은 높은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미움에는 지천이 없습니다.) 4. 베스트 캐릭터 1위 얀 - 귀엽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도대체 어디가? (퍽) 2위는... 180cm 정도 되는 키에 전체적으로 가느다란 몸선을 지니고 있었다. 아기처럼 순결한 하얀 피부, 시원스레 그려진 눈썹, 반짝이는 온화한 눈동자, 알맞게 솟아오는 콧날, 붉게 타오르는 듯한 입술과 함께 밝은 상 아색의 머리를 어깨 아래까지 기르고 있는 청년.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이벤트에 참가해주신 천령님의 멜에서 직접 발췌 했답니다;; 네, 유네 예요. 생각외로 이녀석 사랑받구있더라구요. 뒤안일거라고 생각했는데;; 3위는 각각 한표씩 얻는... 다렌, 뒤안, 키리아, 미르, 세스등입니다. 5. 닭살왕 제가 제일 기대하던것 입니다. *^^* 1위 세스 (막을 자가 없더군요) 2위 얀 3위 유네 말투만보면 세스를 따라잡을 인간은 없겠지만.... 어디 행동만 하겠냐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그리고 Q & A 몇분이 설에서 얀을 여자로 치는 건가요 남자로 치는건가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아마, 제가 동성끼리 연결안한다고 해서 더욱 혼란이 일었을거라 생각되는데요. 음... 아무래도 몸에 따라가지 않을 까요? 저도 다른 님들의 설을 읽으면 의문이 들긴했지만, 대부분이 육체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으니까요. 얀의 영혼은 여자의 인격을 지녔으니, 문제겠지만 영혼간의 사랑에는 모든 것을 초월한다?? 라고 생각한답니다. 이벤트 참여해주신 분들 감사했구요. 요즘 늦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나는데로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맞으시고요. 이벤트 결과 보고는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 -------------------------------------------------------------------------------- Back : 124 :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114.음모(2) (written by jenusis) Next : 122 : 113. 차원연결자- 음모(1) (written by 제너스) -------------------------------------------------------------------------------- -------------------------------------------------------------------------------- Total access : 31405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6:58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jenusis Date : 15-02-2002 22:39 Line : 215 Read : 1676 [124]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114.음모(2)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4. 음모(2) 궁전의 티룸에서 여성들의 담소가 이어지고 있었다. 한쪽 벽면의 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묘령(妙齡)의 여인이 등장하자,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부인들은 자리에 서 일어서며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무슨 일이 그렇게 재미있지요?" 방금 도착한 그녀는 실크의자에 우아하게 앉으며 시녀들이 자신의 치맛자락을 주 름이 가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을 흘깃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그녀의 곁에 가장 가까이에 있던 백작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다른 부인들을 의향을 보는 듯 싶더니 만 여인이 물어본 것에 대답은 하지 않고 대뜸 질문먼저 던졌다. "요즘 두드러지게 가시화되고 있는 사건을 알고 계시겠죠?" "...요 며칠내에 사건이라면..." 생각에 열중인 여인의 눈치를 보던 백작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특히, 폐하께서 총애하시는..." 장난기 어린 그녀의 말투에 여인은 눈웃음을 짓더니 깨달았다는 듯 백작부인이 원하던 답을 내놓았다. "엘 코운테르 공작의 후계자 말씀이지요?" 시녀가 내려놓는 얼 그레이의 홍차를 들어올리며 여인은 말을 이었다. "폐하는 동생같다시며 그가 돌아온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신 답니다." 강조되어있는 응답을 듣고 웃음을 터트린 다른 부인들은 콜록거리며 사기 찻잔 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것 때문에 즐거우셨던 겁니까? 그만한 일로는 여겨지지 않는군요. 특히나 유 레나 공작영애의 경우에는 말이죠." 지목을 받은 유레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곤혹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왕비전하는 속이지 못하겠군요. 그 사람이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는 소식 을 접하고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면 좀 나쁜 일이겠죠?" "그 사람이라... 혹시..." "네... 저도 카필로아 자작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철의 장벽이었던 사람이 여 자때문에...곤란함을 겪는다는 소릴 들으니... 왠지 재미가 있어서요." "...곤란함이라..." 턱을 괴고 잠시 생각하던 여인은 흥미가 드는지 고개를 들어 백작부인에게 물어 보았다. "카필로아 자작을 궁지로 몬 인물이 도대체 누구죠." 왕비가 그렇게 물어주길 기다렸는지, 백작부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카필로아 자작의 새 신부와 세헤르나에서 온 기사랍니다." 세헤르나라는 단어를 듣자 왕비의 안색이 미비하게 변화했다. 하지만 누구도 눈 치채지 못할 정도의 찰나의 순간이었기에 알아차린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아무 런 표정변화없이 태연하게 금테가 둘러진 하얀 도자기 찻잔을 매만지며 말했다. "세헤르나라... 그리운 단어군요..." 나지막하게 중얼거린 그녀는 시선을 들어 생긋 웃어 보였다. "세헤르나에서 왔다면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네요..." "아마, 아는 분일걸요." 소녀 특유의 밝은 웃음을 짓는 유레나를 바라보던 왕비의 표정은 약간 놀란 듯 일변했다. "아는 사람이라고요?" "네, 세헤르나 왕실과 깊은 연관이 있는 가문의 사람이니까요." 잠시 생각하는 듯 보이던 왕비는 고개를 돌려 유레나를 직시하였다. "레크하? 메디르? 설마... 파나인 가의 사람은 아니겠죠?" "왜 그러시죠? 파나인 가의 사람이라고 들었는데요? 제르미스경이라던가....? 저... 뭔가 곤란하신 점이 있으신가요?" 자신의 말에 곤혹스러운 듯 미간을 좁히는 왕비를 보고 유레나는 조심스럽게 물 었다. "아, 아니요. 다만... 예전에 파나인 가문과는 절친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에, 파나인 가문의 사람이 이곳 수도에 온다면 저에게 인사를 하러오는 것이 당연하 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저만의 착각이었다고 생각하니..." 쓸쓸하게 웃는 왕비의 모습을 보자, 유레나는 자신이 실례의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사죄를 했다. "제가 너무 주제넘게 나선 것 같네요. 사정이 있어서겠지요. 마음쓰시지 마세요. 너무 쓸쓸해하지도 마시고요. 저라도 괜찮다면 왕비님의 친구가 되어 드릴게요." "어머, 이미 친구인걸요." 얼어붙는 마음을 녹이는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살며시 웃어 보이는 유레나의 모 습에 왕비는 마주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런데...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약간 주저하며 왕비는 질문을 던졌다. "예?" "제르미스 경이라면 저와 친분이 있는 사람인데... 제가 아는 제르미스 경은 타 국에 와서 분란을 일으킬 만큼 무책임하지 않으니까요. 그 소식, 어디서 잘못 와 전된 것은 아닐까요?" "아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바로 어제,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이 친히 목격했기 때문이죠." "그럴 리가... 제가 아는 제르미스경은 결코 생각없이 행동할 사람이 아니에요. 설사, 자작의 부인과 친밀한 관계에 있다 하여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한 경솔한 짓을 했다고 볼 수 없어요." 왕비가 궁극이 부인을 하자 옆에 있던 백작부인은 고민스러운 듯 다른 부인들을 돌아보며 의견을 물어보았다. "저... 하지만... 분명 저희들이 듣기로는..." "네... 어제 공작이 주최한 파티에서 봤는걸요.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직접 듣지 는 못했지만, 그들 가까이에 있던 사람이 얘기해 줬으니깐요." 백작부인의 말을 거들며 다른 노부인이 덧붙여 말했다. "부럽더군요.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잘생긴 두 청년이 치정싸움을 벌이다니... 물론,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새신부에게 있어서 있어선 알 될 일이지만... 제 나 이쯤 되면 모든 것이 귀엽게 보이는 지라... 거기다 추억 한 두가지쯤 간직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여러 분들이 카필로아 자작의 부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는데, 지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건 그게 아 니랍니다. 어제의 연회에서는 발생했던 중대한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으니까요. 더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죠." "아... 그것 말이군요..." 백작부인은 침울한 음색으로 말을 흐렸다. 그리고 주저하며 왕비에게 말을 건넸다. "아르..세닌가의 클라우드님이 나타났답니다." "클라우드...?!" 짐작이 가지 않는 듯 백작부인이 말한 단어를 되씹으며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 던 왕비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가자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클라우드.. 만약, 크로나의 국왕 카오일 2세가 등극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현 국왕, 즉 자신 의 남편이 되었어야 할, 인물의 이름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라간 정략결혼의 희생 자가 된 자신이지만, 지금의 상황을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도리어 지금의 생활 에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남편이 된 라샤크 왕자는 부드럽고 재치 넘치는 남자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 남자였다. 자신에겐 부족함이 없는 상대다. 하지 만 인간 본연의 심리라고 할까? 반대 확률로 자신의 결혼 상대자가 될 수도 있 었던 남자의 이름을 듣게 되자 마음 한구석이 묘한 느낌에 휩싸여졌다.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얼굴조차 보지 못했던, 첫 번째 결혼 내정자였던 사람이 나타났 다는 소식을 듣자 호기심이 들었다. 이미 한 사람의 아내이자, 국가의 반을 짊어 지고 있는 왕비이지만, 흔들리는 여심이 어쩔 수 없나 보다. 다 잡아 놓았던 왕의 자리를 내팽개치고 도망친 자의 얼굴을 구경하고 싶었다. 지금의 욕망이,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지만, 악마의 유혹에 이끌리기라 도 하는 것처럼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사고의 끈을 끊을 수가 없었다. 잠시 망 설이며 판단을 보류하고 있던 왕비는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들어 자신 을 바라보는 부인들을 마주보았다. "어차피 예상을 했던 바입니다. 다만, 늦거나 빠르거나의 차이일 뿐이죠.... 걱정 하실 것 없어요. 좋습니다. 그가 나타난 진의를 파악하기로 하죠. 그래야, 이쪽의 불안이 사라질테니까..." "그래도 괜찮을 까요? 왕비님께서 직접 나서신다면 말들이 많을 텐데..." "걱정말아요. 대신들이 강압적으로 나설 것은 뻔한데, 이럴 때 여성의 부.드.러. 움을 보여줘야겠죠. 그가 지금에 와서 도망치듯이 탈출했던 이곳으로 돌아온 의 도를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으니까요. 그리고 혼자서 만나겠다는 것도 아니고...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 다른 부인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모르는 채 하며 왕비는 의자의 등받이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하는 김에... 한 마리를 더 낚아 올릴까...?" "네....?" 유레나는 귓가를 스치고 지나간 작은 목소리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왕비를 돌 아보았다. 왕비는 유레나의 표정을 보곤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살풋이 웃었다. "아니요, 얼굴을 보이기 싫어하는 또 다른 신사분을 모시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한 사람이나, 두사람이나 저에겐 마찬가지니까요. 그쪽에서 오지 않는다면... 이 쪽에서 끌어들이는 방법을 쓰면 되니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며 빙긋 웃어 보인 그녀는 유레나에게 들리지 않게 더욱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어쩌면... 파란이 일지도 모르겠군요..." ----------------------------------------------------------------------------- 얀 일행과 상관없는 이야기라서, 뒷내용이 써지면 같이 올리려구 했더니 오래걸릴것 같네요; 하는 수 없이 이것 먼저 올립니다. -------------------------------------------------------------------------------- Back : 125 : 115.차원연결자- 음모(3)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23 : 이벤트 결과입니다. *^^* (written by jenusis) -------------------------------------------------------------------------------- -------------------------------------------------------------------------------- Total access : 31405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7:06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18-02-2002 00:26 Line : 254 Read : 1975 [125] 115.차원연결자- 음모(3)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5. 음모(3) 간단한 점식 식사 이후, 컴백홈(comeback home) 여행에 대해 서로 의논하고 있 던 얀의 일행은 이야기 도중 파엘에 의해 갑자기 불려나갔던 세스가 힘없이 문을 열고 나타나자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길에 세스는 약한 웃음을 지으며 씁쓸히 말했다. "미안, 아무래도 계획을 미뤄야만 할 것 같아." 부연설명을 대신하려는 듯 그들의 눈앞에 금테가 둘러진 단아한 상아빛 카드가 불쑥 내밀어졌다. "뭐야 이건??" 얀은 종이를 받아 들었고, 그것이 초대장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덧붙여 안 을 열어보곤 중차대한 사실 한가지를 깨달았다. "패스." 그렇다 글을 모른다는 것이다. 얀은 뻔뻔스러울 정도의 자연스러움으로 은근슬 쩍 제롬에게 초대장을 넘겼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초대에 응해주시길 바랍니다. 클라우드 B. 아르세닌...? 누구죠? 클라우드란 사람은...?" 궁금함이 묻어 나오는 음성으로 제롬이 물음을 던졌다. "거참, 행동력 하난 칭찬할만하네. 어제 만나놓고, 벌써 초대장을 보낸 거야? 파 엘의 말로는 적통 왕자라나 뭐라나..." 얀은 찔끔하는 표정이 되어 마지못해 대답했다. 그는 제롬의 눈길을 피하며 세 스를 끌어들였다. "어떻게 할거야?" "글세, 이렇게 정중히 초대장을 보냈으니 응할 수밖에 없겠지... 그를 싫어하지 만, 그의 의견엔 찬성이거든. 선대의 싸움 때문에... 물론 그도 직접적인 피해자 지만, 이 이상 불필요한 적대관계를 만들고 있는 것은 사양이니까.." "에, 말은 그렇게 하면서 역력하게 싫은 표정을 하는 건 뭐야." "흠... 사람의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겠지." 불만스러운 듯 세스는 제롬에게서 건네 받은 초대장을 노려보며 드문드문 말을 했다. "초대 한 날짜는 이틀 뒤야. 우리 둘을 초대했는데..." "제가 생각하고 있는 그가 맞다면..." 말을 흐리며 생각에 잠긴 제롬은 곧 시선을 돌려 얀을 바라보았다. "얀 님의 개입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딱 잘라 반대를 하는 제롬은 이미 결정을 내린 듯 단호한 표정이 서려있었다. 이 이상 얀의 존재를 부각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듯 결연한 표정이 된 제 롬을 얀은 답답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그건 나도 찬성이야. 왠지 그가 얀을 노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 우리 가문에 대한 적대감인지, 유희적인 기분이 빗어낸 일시적인 감정의 산물인지는 구분이 가지 않지만, 위험하다는 것은 사실이겠지. 얀은 이번 일에 신경 쓰지 말고 계획대로 내일 출발하도록 해." 세스의 말을 듣고 울상이 된 얀은 궁지에 몰린 기분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정 체를 클라우드가 이미 짐작하고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고, 그것 때문에 자신을 초대했으리라 믿고있었다. 어쩌면 이런 일이 발생할거란 예감을 하고 있었을 지 도 모른다. 연회장에서 그와 나누었던 대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암시적 인 단어들, 생각만 해도 기분이 답답해져 왔다. 세스에게 말을 해선 안 된다. 가 뜩이나 이런저런 일로 골치가 아플 텐데,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그를 더한 곤경에 처하게 하고싶지 않았다. 이것은 자신의 선에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가서 그와 단판을 짓는 거다. 머리가 아파온다. 얀은 한숨을 쉬며 지끈거리는 이마를 매만졌다. 다소 아픔이 가시는 듯 하자, 얀은 고개를 들었다. 염려가 담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제롬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가 편찮으십니까...?" 걱정스런 표정이 떠오른 그,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예전 꿈에서 가끔이나마 볼 수 있었던 긍지가 담긴 기사의 눈빛이 아닌,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에 가슴 조리 며 바라보는 그가 있다. 제롬이 한 이야기를 종합해 본다면... 그는 자신이 세헤 르나에서 사라진 뒤, 오직 자신을 찾기 위해 기약 없는 여행에 선뜻 나선 것이 다. 예전 꿈에서 그를 보았을 때보다 약해진 듯한 모습이 눈에 띈다. 그를 그렇 게 만든 것은 자신이겠지...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져 오며 미안한 감정에 휩싸여 갔다. 오늘따라 왠지 감상 적인 되어가는 기분을 떨쳐내려 얀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다만..." 기운이 없는 듯 고개를 흔드는 얀을, 세스는 인상을 찌푸리고 바라보았다. 자신 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는 세스의 차분한 갈색 눈동자가 얀의 시선에 아프게 들 어왔다. 미안함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몸둘 바를 모르겠다. 얀은 한숨을 자신의 결심을 내뱉었다. "...제롬은 내가 하는 부탁을 따라주겠지?" 갑작스런 그의 말에 이상한 기분이 들어 제롬은 입을 다물었다. 제롬의 표정을 본 얀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어리광부린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난 이곳 구경을 잘하지 못했거든... 그래서 추억할만한게 별로 없어. 그러니까 집으로 가기 전에 추억한가지쯤은 가지고 싶 어. 그래서 말인데, 나도 초대에 응하면 안될까? 가고 싶거든... 폐가 안되도록 노력할테니까..." 얀이 얼굴을 붉히며 제롬의 눈치를 보고 있자, 난감한 표정이 된 제롬은 시선을 돌려 세스에게 시선을 맞추었다. 제롬의 시선을 받고 곤란한 듯 미간을 좁히던 세스는 기대가 잔뜩 담긴 얀의 눈빛이 더해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항복을 했다. "네가 내 곁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허락할게. 내가 옆에서 지켜본다면 그도 별다른 짓은 하지 않겠지. 물론, 제르미스 경의 승낙이 있어야 하겠지만..." 화살을 제롬에게 돌리자,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민을 하던 제롬은 종용하는 얀의 눈빛에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의아한 듯 얀이 되묻자 제롬은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제가 호위를 맡게 해주십시오." "따라가겠다는 얘기야?" "파나인 가의 사람을 일개 호위기사로 쓰다니... 저도 많이 출세했군요." 농담조로 말한 세스의 어조에는 찬성의 기운이 배여있었다. "좋아, 그럼 나도 따라간다." "그럼 나도 가야겠군." 클로아의 외침에 뒤이어 가만히 있던 쥬아렌이 담담히 말을 뱉어내자, 클로아는 기분나쁜 눈빛이 되어 쥬아렌을 으르렁대듯 쏘아보았다. "말투가 꼭 나 때문에 가야한다는 듯 들리는데...?" "제롬은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에게 온 신경을 다할테니, 당연히 네가 그 발목 을 잡지 않도록 내가 보조해주는 수밖에 없지." "..........!" 클로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쥬아렌의 지적을 받고서야, 제롬의 우선순위가 이제 는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파혼을 했다해도 제롬은 자신을 세헤 르나의 왕자와 동급으로 대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충성을 해야할 실제 주인을 만난 이상, 그의 마음을 누가 차지하고 있는지는 그의 태도에 두드러지게 나타 난다. 제롬이 부정을 할지라도 말이다. 클로아는 넋이 나간 듯 멍해진 얼굴로 제롬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제롬은 당황하여 쥬아렌을 바라보았다. "말이 너무 심하잖아! 내가 신경써야 할 일이니, 자네의 도움은 바라지 않아. 클 로아 님에게 그런 말은 삼가주도록 하게." 그는 고개를 돌려 어색하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제게는 얀님과 마찬가지로 클로아님 또한 소중한 분이십니다. 당연히 두 분은 항상 같이 계셔야죠. 걱정하지 마십시오. 얀님의 말씀대로, 두 분에게 추억을 만 들기엔 이번 기회가 충분할 겁니다." 시원한 웃음을 짓고 있는 눈동자가 따뜻한 위로를 한다. 더할 나위 없이 확고부 동한 기사의 자세다. 눈가가 시큰거렸다. '그래... 당신의 눈에 비치는 나는 겨우 그 정도겠지... 덤으로 붙어 있는 존재... 나의 존재는 왕자와 '더불어'가 아니면 가치가 없는 건가...?' 클로아는 입을 꾹 다물고 애써 눈물을 참으며 밝게 말하려 노력했다. 그 어디에 도 그녀의 고뇌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나와야지, 각오해두라고. 여태 못 논 것까지 실컷 놀 테니까. 어지간한 배짱으론 버티지 못할걸." 클로아는, 지금은 왕자의 존재감 보다 낮은 위치지만, 언젠가 그를 뛰어넘어 제 롬의 눈에 들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결심으로 가득찬 눈동자가 자신 만만하게 빛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없이, 웬만한 것은 제롬과 세스의 대화로 모든 것이 결정지어 졌고, 난로가에 웅크린 고양이마냥 꾸벅거리며 졸던 키리아는, 좀이 쑤시는지 꼼지락거리던 얀의 이끌림에 위해 회의가 끝나자 마자, 서재밖으로 끌려나갔다. 보여줄 것이 있다며 즐거워하는 얀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짓던 제롬은 문밖을 나서는 순간, 집사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가볍게 물음을 던졌다. "제게 무슨 용건이 있으십니까?" "왕성에서 제르미스 경을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여관에 갔다가 이곳으로 온 거라더군요. 어쩌시겠습니까? 이리로 불러올까요?" 몇 십년의 집사 경력을 가진 사람답게 그는 감정이 배제된 채로 의향을 물어보 았다. '친구들인가...?' 대충 누구일거라 짐작이 가자 제롬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그들을 이곳으로 불러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정작 집사가 대리고 온 사람들은 제롬이 기대하 고 있던 이들이 아니었다. 처음보는 남성과 여성이었다. 낯선 인물들이었지만, 그들의 행동거지는 정중하 고 품위가 있었다. 조금의 꿀림 없이 제롬을 바라보던 남성은 제롬의 앞에 도착 하자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제르미스 파나인경입니까?" 확인조로 묻고 있지만, 이미 짐작을 하고 있었는지, 제롬의 대답을 듣자마자 용 건을 꺼내고 있었다. "저희는 왕비전하를 모시는 직속 기사입니다. 그분의 명령으로 이것을 당신에게 전합니다." 단도직입적인 문장, 제롬은 혀를 차고는 그의 손에서 건네진 것을 받아들였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그분의 눈에 뜨이리라 생각지 않았다. 언젠 가 알게 되리라 생각은 했지만, 이건 너무 빠르다. 곤혹스러움에 그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은밀하게 진행하려 했지만, 잘못하다간 불같은 화를 받아드릴 수도 있다. 그분 의 성격을 생각하며 어이없는 웃음을 짓던 제롬은 붉은 인주로 봉해져있는 편 지지를 뜯었다. 우아한 필체로 장식된 크림빛 고급양피지로 된 편지지를 내려다보는 동안 임무 를 마친 기사 일행은 자리를 떴고 제롬은 편지를 마지막까지 읽고 곤란스런운 듯 체념의 빛을 띄우며 편지를 접었다. 하는 수 없군. 체류가 더욱 길어질 예감에 제롬은 쓴웃음을 지어버렸다. -------------------------------------------------------------------- 위글을 읽고, 터지기 일보직전인 호빵이 생각나지 않나요? 앙꼬가 가득들어서 모양도 이상하고....;;] 에잇, 몰르겠다. 무책임으로 나갑니다. -------------------------------------------------------------------------------- Back : 126 : 116. 차원연결자- 음모 (4)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24 :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114.음모(2) (written by jenusis) -------------------------------------------------------------------------------- -------------------------------------------------------------------------------- Total access : 314059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7:2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7-02-2002 00:06 Line : 267 Read : 1452 [126] 116. 차원연결자- 음모 (4)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6. 음모 (4) 예의 2층에 다다르자, 이제나저제나 제롬을 기다리고 있는 얀이 있었다. 자랑하 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지, 잔뜩 들뜬 모양새로 흥분해 있던 얀은 제롬의 몸이 2 층에 올라서기가 무섭게 손목을 잡아채서, 현재 자신이 묵고 있는 방안으로 끌 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침대에 앉아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키리아란 소년과 무덤덤한 표정의 쥬아렌,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악으로 일그러져 있는 클로아가 있었다. 제롬은 클로아의 표정을 보며 잔뜩 의아해 했지만, 곧 자신을 이끄는 얀의 손길 에 그런 생각마저 지워버리고, 미소를 지으며 터덜터덜 그의 뒤를 따라 목적하 던 것에 다다랐다. 방 정중앙에 당연하다는 듯 놓여있는 호화스러보이는 아기침 대가 제롬의 눈에 크게 다가왔다. "귀엽지?" 동의를 구하고 있는 얀은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제롬을 올려다보았다. 모든 생물의 아기때 모습은 귀엽다. 얀의 기대의 부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가 리키고 있는 아기는 발그레한 분홍빛 볼과 새털 같은 부드러워 보이는 연한 초 록빛 머리카락이 한데 어울려 첫눈에 반할 정도로 마음이 끌렸다. "...그렇군요..." 제롬은 긍정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아기는 무척 귀여웠다. 하지만, 웬 아기...? 얀 님이 보 여주겠다던 것이 이것이었나...? 제롬은 인상을 찌푸리고 아기를 내려다보았다. 다른 이들은 암묵적으로 아기의 출현을 묵인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아기가 보 통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제롬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리고 이 리저리 가능성을 모색해보았다. 하지만, 타당한 결론은 쉽게 내려지지 않는다. 제롬은 얀의 의도를 몰라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그때 제롬의 옆에서 여성의 하 이톤으로 떨리고 있는 음성이 들려왔다. "우---, 소, 소름끼쳐." 클로아는 혐오스런 얼굴로 양팔을 문지르고 있었다. 뜻밖의 말에 제롬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제정신이야? 그 세스라는 사람도 이상하지. 이런 상태를 용납하는 거야?" 괴로운 듯 찡그리는 그녀의 표정이 묘한 불안감을 가져와 주었다. "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단 말씀." 하긴 그것보다 어떨 결에 그렇게 되었지만 말이야. 얀은 속으로는 땀을 흘리면서도, 겉으론 당당하게 웃어 보인다. 그의 옆에서 잠 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취한 쥬아렌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표현에 긍정을 표했다. "...그렇군... 터무니없는 방법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나 행동의 규제를 없애기 위해선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어. 친인들에게서 친밀함을 얻는 동시에 둘만의 성역으로 타인들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으니 말 이야. 거기다 아기를 이용해서 경계를 풀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유리해. 효율적 이야. 대단하군...." 담담히 감탄사를 연발하는 쥬아렌과 어느새 얀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클 로아의 모습을 보며 더욱 알 수 없다는 표정이 되었던 제롬은 마지막으로 키득 거리며 악마적인 웃음을 날리는 얀의 표정을 스치듯 지나쳐 그나마 정상으로 보이는 키리아에게 시선을 주었다. 강하게 내리누르는 그의 시선을 느끼고 한숨 을 쉬다 고개를 든 키리아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기를 손가락으로 가 리키며 요약 정리하여 설명했다. "에...그러니까, 얀과 세스의 부산물." 그의 설명이 너무도 간단한 나머지, 의미추론에 열을 올리던 제롬은 갑작스럽게 들려온 나직한 얀의 음성에 시선을 들었다. "제롬이 지켜 줘." "..........!" 놀란 표정을 된 제롬을 바라보던 얀은 조금 고민하던 눈치더니, 자신의 말을 정 정했다. "아니, 지켜달라기 보단, 키워달라는 건가? 키리아는 보기 보단 소질이 없고... 세스는 바쁘고, 유모에게 맡겨도 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어서 말 이야. 적임자를 생각하니까 제롬이 떠오르지 뭐야. 난 집중이 부족해서... 애보기 엔 맞지 않는 것 같아." "자, 잠깐만...왜...저한테..." "말이 잘못됐잖아, 얀. 보살펴달라고 해야지." 뒤늦게 방안에 들어서던 세스는 그들의 대화에 끼여들어, 당황해하는 제롬이 이 해하기 쉽게 얀의 말을 바로잡아 주었다. "아니, 그러니까, 왜 제가...?!" 패닉 상태 직전인 제롬을 잠시 살펴보던 세스는 부연설명을 했다. "비밀보장을 위해서입니다, 그밖에 기타 등등을 포함해서. 유감스럽게도 뜻밖의 상황으로 인해 대외적으로 저와 얀의 아기가 되어버렸습니다만..." 놀리는 듯 미소를 지은 그는 경악하는 제롬의 표정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 동안 제가 보살피고 있었지만... 외부로부터 유모에게 맡기라고 압력이 들어 오고 있어서, 저도 곤란했습니다. 얀과 깊은 연관이 있을뿐더러, 저도 애정이 생 겼으니 타인에게 맡기기가 어려웠거든요. 남에게 말못할 사정도 있고요. 당신의 따스한 면은 얀으로부터 저의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될 정도로 들었던지라 당신 을 본 순간 바로 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전 기사이지 유모대역이 아닙니다. 혹시, 저를 놀 리는 것에 재미를 붙이신 것 아닙니까?" "이런... 알고 계셨던 겁니까?" 세스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난감한 듯 말했다. 자신의 말이 진담인지 고민하는 제롬을 보며 피식 웃어버린 그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장난감을 빼앗겨 버린 어린아이의 심정이랄까요. 괜히 심술이 나는군요. 조심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쉽게 알아차리다니 수행이 부족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눈치채지 못하도록 은밀히 하도록 하죠. 어차피 승자는 당신이니 이 정도 심술은 양해해 주시겠죠?"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하는 그의 모습은, 내용을 빼고 말한다면, 참으로 성실 한 청년의 본보기였다. 말문이 막힌 제롬은 굳어진 채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에게 세스는 다렌(아기)을 들어올려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그의 팔에 안겨주려 하였다. "어. 아. 아니. 잠깐만... 저는 어린애를 안는 방법도 모르…어, 어라." 갑작스런 사태에 놀란 제롬은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 발버둥을 쳤다. "쉿. 다렌이 놀라겠습니다." "하, 하지만..." 제롬은 세스가 안겨준 아기를 얼결에 받아들이고 억울한 눈빛이 되었다. 제롬의 표정을 보고 웃음을 터트린 세스는 말을 이어나갔다. "호위를 맡고 싶다고 하셨지요? 제르미스 경 정도 되는 기사가 갑자기 저희 가 문의 호위를 맡는다면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할 테니, 그에 어울리는 직책이 필 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얀의 곁에 더욱 자연스럽게 있기 위해서 입니다. 이후 에 얀과 당신에게 관련되어 퍼질 소문을 잠재울 수도 있을 것이구요. 일석이조 아닙니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악마성 짙은 웃음에 발끈했던 제롬은 곧 이상한 느낌에 자신의 팔안을 들여다 보았다. 놀라운 사실을 깨달은 것처럼 경직되어 버린 제롬은 굳어진 목을 움직여 얀을 바라본다. "왜 그래?" "이.... 아기..." "응??" 차마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 듯, 혀로 마른 입술을 살짝 핥은 제롬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얀을 바라보았다. "얀님과 도대체 어떤 관계에 있는 겁니까?" "뭐야, 세스가 설명했잖아. 대외적으로 세스와 나의 아기라니까. 우---, 말하고 나니 왠지 부끄러운 느낌!!" 얀은 안색을 붉히며 양볼을 감쌌다. 호모틱한 그의 모습에, 클로아는 미식거리 는 가슴을 움켜쥐며 비통하게 소리쳤다. "그만~~~ 나 좀 살려줘. 제발 이 변태적인 남자가 내 약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줘. 아까부터 하는 짓을 눈뜨고 못 봐주겠어." "힝 너무해, 클로아. 우리의 관계를 부정하려 하다니~~~~" 점점 창백해져 가는 클로아의 얼굴이 안쓰럽게 보였다. 딱한 마음이 들어 세스 는 손을 들어 얀을 말렸다. "얀, 그쯤에서 그만두는 것이 좋겠어. " "어, 혹시 샘내고 있는 거야? 걱정하지 말아, 지금의 난, 오직 일편단심 세스뿐 이야. 고백제때 이미 내 마음을 확인했잖아." "후후후, 그래. 머리에 열이 날 정도로 확실히 알게 되었지. 내가 어찌 네 마음 을 의심할 수 있겠어, 우린 이미 영혼으로 맺어진(친구의 맹세)사이인데. 하늘이 라 할지라도 우리 사이를 방해할 수 없어. 네가 주는 사랑(?)만큼 나도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는걸." 세스는 음침하게 웃어넘기고는, 이마에 혈관마크를 새기며 얀의 장난스런 대사 를 태연하게 맞받아쳤다. "어머, 기뻐. 역시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었구나." 닭살 돋는 대사를 태연히 내뱉던 얀은 이쯤에서 터져야 할 제롬의 외침이 없자 의아해 하며 고개를 돌렸다. 세스와 마찬가지로 제롬을 놀리는 것에 재미를 붙 였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그의 반응은 전혀 없었다. "....제롬....?" 창백한 안색으로 멍하니 팔을 내려다보는 제롬은 넋이 나간 듯 했다. 조심스러 운 어조로 얀의 부름을 받고, 제롬은 혼란스러워하는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앗, 알았어. 그렇게 삶을 포기한 사람 흉내는 내지 말라구. 단지 재미 붙였을 뿐이니까. 이제부터라도 조심할게."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이 느낌... 도대체, 뭐라 설명해야 하죠. 이건 무엇입니 까? 얀 님과 같은 느낌이라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롬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분명, 손안에 안겨 있는 다렌이었다. "넌 느낄 수 있는 건가?" 키리아는 흥미 있다는 듯 시선을 들어 미소지었다. "분명 얀과 같은 느낌을 그. 것. 에서 받고 있다는 거겠지? 놀랍군. 한낱 인간이 알 수 있는 게 아닐텐데..." 키리아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우고, 종족을 초월한 연장자의 표정으로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발했다. "느낄 수 있어요. 분명 느낍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자신이 키리아에게 존대하고 있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제롬은 혼란스 러워했다. 오직 키리아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있던 클로아만이 이상하게 돌아가 는 사태에 의아해 하며 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뭐를 느낀다는 거지? 다렌에게서 나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당연한 것 아니 야? 키워주는 사람의 분위기가 배는 것은 어찌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아 냐?" "네 말도 옳다고 할 수 있지만, 지금 이 녀석이 하는 말은 그것을 초월한 의미 라구. 뭐, 생물에게서 나타나는 고유의 파장...이랄까? 그게 너와 똑같아. 아니 조금 이형의 냄새가 나긴 하지만 근본은 바로 네 것이야." "뭐?" "놀라할 것 없잖아. 난 분명 말했어, 이 녀석이 태어나기 전에. 너와 같은 기운 이 배여나온다고 말이야." "하, 하지만... 고유한 파장이 같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키리아는 침대에서 내려서서 놀란 기색의 얀을 무시하고 제롬의 곁으로 다가왔 다. 손을 들어 그의 팔에 자신의 자그마한 손을 올려놓은 키리아는 부드럽게 말 했다. "두려워할 것 없다. 그건 다만, 네 주인의 부분을 가지고 있을 뿐이야. 넌 똑같 이 그를 대하면 돼. 얀의 부록이라고 생각하라구. 그럼 맘이 편해 질거야." 힘을 담고 울려 퍼지는 맑은 음성이 조용하게 제롬의 몸 한가운데를 꿰뚫었다. 혼돈을 짊어지고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던 제롬의 눈동자가 점차 평온하게 가라 앉아 갔다. 그의 순한 빛으로 젖어있는 눈동자가 키리아의 파멸의 기운을 담고 있는 눈동자에 맞부딪쳤다. 붉은 눈동자가 웃음을 보였다. 키리아는 순수하게 즐거워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발견된 적 없었던 생물보 다, 한 인간의 출현을 더욱 재미있어 했다. 더한 호기심으로 이끌렸다. 자신은 느끼지 못하지만, 이형의 존재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인간을 키리아는 즐거운 낯으로 바라보았다. -------------------------------------------------------------------------------- Back : 127 : 117. 차원연결자 - 음모 (5)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25 : 115.차원연결자- 음모(3)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6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7:2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7-02-2002 00:07 Line : 249 Read : 1423 [127] 117. 차원연결자 - 음모 (5)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7. 음모 (5) 이틀 뒤의 일정을 위해 여관에서 카필로아 저택으로 짐을 옮긴 세 사람은 각자 손님방으로 안내되었다. 서편 익면에 머물게 된 쥬아렌은 제롬의 바로 옆방을 배정 받게 되었다. 시녀들의 안내에 따라 개인의 방으로 들어선 그는 단색의 안 정감을 주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몇 분간 얼어붙은 듯 자리에 멈춰 서서 방에 이상 없음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짐을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고 샤워할 준비를 했다. 욕실로 들어선 그는 몸에 걸치고 있던 옷을 벗어 단정하게 갠 다음 한 옆에 마 련된 선반에 그것을 올려놓았다. 편리하게 설계되어진 시설을 잠시 바라보던 그 는 아무런 위화감 없이 긴 관의 구멍을 막고 있던 마개를 빼어 그것을 이용했 다. 관을 타고 흐른, 곡선을 그린 물줄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 부드럽게 아 래로 떨어졌다. 마치 분수처럼 보이는 그것을 바라보던 그는 물을 퍼서 자신의 얼굴로 떨어뜨렸다. 얼굴을 타고 흐른 물방울들은 그의 머리카락을 충분히 적시 며 아래로 흘러내렸다. 부유함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소량에도 엄청난 가격이 매 겨져 있는, 투명한 유리병에 담겨 오색의 호화찬란한 투명함을 내뿜는, 각가지 향료가 첨가된 여러 액체에 눈길을 주던 그는 한가지를 골라 머리를 감은데 사 용한 후 알맞게 데워진 탕안에 몸을 밀어 넣었다. 하얀색 도자기 욕조에 몸을 맡기고 있던 쥬아렌의 몸이 움찔했다. 편히 욕조의 양옆으로 걸쳐있던 팔의 근육이 긴장한 듯 수축되어있었다. 투명한 흰 손가락이 욕조의 양옆을 조심스럽게 움켜쥐었다. 천천히 일어선 그는 욕조에서 발을 떼어 선반의 옷가지 사이의 청록색 단검을 꺼내들었다. 옆에 걸려있던 긴 흰 타월로 몸을 가린 그는 조심스럽게 욕실 문을 열어 그 틈새로 밖을 내다보았다. 기척이 들렸다. 자신의 짐을 뒤지는 듯했다. 방안에 침입한 인물은 그것에만 정 신을 쏟고 있었다. 소리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곁눈질하자, 드레스 자락의 끝이 눈에 들어왔다. 쥬아렌은 단검을 바로 쥐고 숨을 가다듬는 동시에 문을 벌컥 열 고 뛰쳐나갔다. 그는 침입자를 침대위로 쓰러트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짓누른 다 음 목에 단검을 들이대었다. 예상외로 쉽게 잡히자, 쥬아렌은 의아해 하면서 침입자의 얼굴을 돌렸다. 놀란 듯 굳어져 있는 침입자의 얼굴은 익히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제롬의 주인이라 고 할 수 있는 자, 얀이라고 불리는 소년이었다. 이미 안면은 익혔지만, 그렇다 고 경계심을 늦출 수는 없었다. 탐색하듯 쥬아렌의 하늘색 눈동자가 얀의 파란 눈동자를 내려다보았다. 말없는 두 사람은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았다. 미처 닦지 못한 물방울들이 바다 빛의 푸른 머리카락과 유려한 곡선의 턱을 천천히 타고 내려와 한 방울씩 얀의 얼굴로 떨어졌다. 차가운 듯 미간을 찡그리던 얀은 난처한 듯 미소지으며 대화 를 시도했다. "저... 아무래도 방을 잘못 찾아온 것 같거든요?" 허나, 쥬아렌은 무표정으로 얀의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롬의 방인 줄 알았어요." 단검은 치워졌지만 아직 의심의 기색은 없애지 못했는지, 아무 것도 담지 않는 눈동자가 뚫어져라 얀을 바라보았다. 덮쳐 누르듯, 자신 위에 타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쥬아렌을 보며 감당하기 어려운 듯 형언하기 힘든 표정을 지어 보 인 얀은 한숨을 쉬었다. "정말로요." 지금의 포즈가 민망한지 얼굴을 붉히던 얀은 우물쭈물 말했다. "...제가 잘못한 것을 알지만, 저... 조금도 제 말을 믿지 못하나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대답없는 상대를 보며 딴청을 부리던 그는 난처해하 며 말했다. "...얼굴만이라도 들어주시던가...? 너무 가까운 것 같은데.... 아, 아니, 불쾌하시 면 말구요." 감정표정이 없는 상대가 극도로 화를 내고 있다 여겼음인지 금새 기가 죽어서 눈을 내리깔았다. 쥬아렌은 몸을 반쯤 일으켜 얀을 내려보다 주위를 둘러보았 다. "방금 목욕하셨나봐요? 향기가 좋네요." 어깨를 누르고 있는 그를 난감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던 얀은 대답 없는 쥬아렌 의 음성을 듣기 위해 힘썼다. "...왜... 내 짐을 뒤진 거지...?" 듣기 좋은 음성이 조심스럽게 물음을 던졌다. 그제야, 쥬아렌이 무엇 때문에 화 를 내고 있는지 직감한 얀은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변명했다. "제롬것인줄 알고... 정리해주려고..." 창피한 듯 얀의 양 볼이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쥬아렌은 열려있는 서랍장을 보 고 그의 말에서 진실을 발견했는지, 몸을 떼고 뒤로 물러섰다. 얀은 몸이 가벼 워지자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갑작스러웠다고 할 수 있는, 목숨에 위협을 받다 풀려난 사건이, 예상외로 충격이 컸었는지 몸에 힘이 빠져 있었다. 얀은 겨우 몸을 일으켜 눈앞의 쥬아렌을 바라보았다. 쥬아렌은 침대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팔짱을 낀 채 조용히 서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얀을 살피고 있었다. 얀의 드레스는 쥬아렌에 위해, 구겨지고 물기로 인해 젖어있었다. 그것을 보고 눈살 을 찌푸린 쥬아렌은 입술을 열었다. "미안하게 됐군." "아니요. 저야말로.... 이런 실수를 하다니..." 자신의 실수 때문에 어색한 상황에 놓이자, 부끄러워하며 얀은 자리에서 일어섰 다. 열을 내서인지 앞이 어질어질 거렸다. 쥬아렌을 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은 그는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 순간, 눈앞이 어두컴컴해졌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런가 보다 생각한 얀은 걸음을 멈추고 몸의 중심을 잡으며 비틀거렸다. "어디가 안 좋은가?" 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지금 자리에서, 한시라도 피하고 싶은 심정인지라 얀은 필사적으로 괜찮다는 웃 음을 지으며 걸음을 옮기려 했다. 하지만, 몸은 이미 한계였었는지 발을 내딛은 순간 다리에 힘이 빠지며 땅이 꺼지는 듯 느껴졌다. 얀의 몸이 바닥을 향해 천천히 기울어 졌다. 얀의 앞에 서있던 쥬아렌은 재빠르게 손을 뻗쳐 얀을 잡으려 했지만 그의 손은 찰나의 시간으로 엇비켜지나갔다. 얀은 온몸으로 바닥과 조우를 하게 되었다. 당황하고 있어서 자신의 상태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지, 아님 둔함의 극치를 이루는 인간이기 때문인지, 얀의 몸은 그가 인식하지 못한사이에 이미 심한 열에 들떠있었다. 가쁜 숨이 몰아 쉬어졌다. 가까스로 일어서려 손에 힘을 주던 얀은 바닥에 깔려 있는 카펫트 의외에 자신의 손에 걸려드는 뭔가가 있음을 알아차리고 열로 인 해 희미해지는 시선을 들어올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땅을 짚으며 몸을 반쯤 일으킨 얀은 그것을 확인할 요량으로 끌어당겼다. 하지 만 예상외로 뭐에 걸렸는지 끌려오던 그것은 더 이상 가까이 오지 않았다. "손을... 놔줬으면 싶은데..." 부탁하는 어투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그것이 쥬아렌의 음성임을 알 아차린 얀은 무겁게만 여겨지는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 휘둥 그레졌다. 예상치 못한 것을 보고 말았다. 이상한 것을 보고 말았다. 지금 열로 인해 머리가 이상해 진 건가? 아니면 자신의 눈이 특별 서비스로 환 각을 보여주고 있는 건가? 얀은 여러 의문을 던지며 망연자실하여 손에 힘을 빼었다. 그의 손에서 힘이 풀 리자, 자유롭게 된 그 흰 것은 펄럭이며 원주인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미 모 든 것은 얀에게 보여지고만 후였다. 위를 올려다보며 멍해져있던 얀의 눈꺼풀이 스르륵 내리 닫쳐지며 정신을 잃은 상태로, 그대로 앞으로 스러져 버렸다. ** 차가운 물수건이 이마에 대어졌다. 이불 아래에서 꿈틀거리며 악몽에 시달리는 듯 괴로워하던 얀은 부어있는 듯 잘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가까스로 들어올렸 다. 초점이 잡히지 않는 시야에 적갈색의 것이 들어왔다. 손을 뻗어 그것을 잡 으려 하자, 그것보다 먼저 따뜻하고 커다란 손길이 얀의 손을 잡았다. "정신이 드십니까?" 걱정스런 어조로 묻는 제롬을 향해 피식 웃어버린 얀은 눈을 깜빡여 초점을 맞 추려 노력했다. "...아, 응... 왠지 목이 아프네..." 얀의 등을 받쳐주며 물컵을 대어준 제롬은 얀의 입가를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다시 침대에 뉘여 주었다. "내가 왜 누워있던 거지...?" "생각이 나지 않으십니까?" "응...뭔가 비현실적인 것을 보았다고 생각되어지지만 그게 뭔지는..." 말하고 있는 사이, 얀의 시야를 뭔가가 가로질러 가더니, 자그맣고 온기를 지닌 그것은 얀의 이마에 대어졌다. "열이 많이 내렸네. 사람 걱정이나 시키구 말이야." 투덜거리는 키리아는 자신의 이마의 온도와 비교해 보며 안심하고 있었다. 그 모 습이 귀여워서 웃어버린 얀은 키리아를 괴롭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애들의 체온은 높아서,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 걸..." 굳어져 가는 키리아의 표정을 보자, 아차 싶었다. "저... 키리아..." "내 마법은 네 몸엔 소용이 없었어. 능력 밖이야. 그나마 비교대상마저도 되지 않는구나..." 씁쓸히 웃는 모습이 눈에 밟혀서 얀은 꽥하고 소리지르고 말았다. "소용이 없긴 왜 없어!" 대뜸 부정을 한 얀은 몸을 일으켜, 의아해하는 키리아의 손을 잡고 이불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자신의 몸으로 꼭 끌어안으며 키리아의 효용가치를 설명한다. "봐, 따뜻하고 부드럽고 좋은 향기 나니까, 안기에 얼마나 좋은데... 잠이 잘 온 다구. 아~~, 아기 우유냄새가 나는 것 같아~~." 금새 방금전 상황을 잊고 즐거워하는 얀의 말에, 한숨을 쉰 키리아는 나지막하 게 혼잣말했다. "그래서 내 효용가치가 고작, 인형이나 수면제 대용이냐?" 익히, 키리아의 본래 모습이 드래곤이라 설명 받고도, 담담하게 엽기적인 모습 을 지켜보던 강심장의 청년은 자신의 의문을 풀어놓았다. "그나저나 어째서 일까요? 키리아님은 4서클의 마법사라고 들었습니다. 웬만한 중상의 상처까지 치료할 수 있는 고능력인데... 어째서..." "몰라. 특이체질인가보지, 뭐." 얀은 별 관심없어하는 투로, 키리아의 머리에 턱을 부비거리며 즐거워하였다. 하지만 내심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까 마득하게 잊고 지냈던 자신의 정신상태를 믿을 수 없어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난 대단한 것 같아'를 연발하며 키리아의 붉은 고수머리사이에 모든 것을 잊고 마는 얀이었다. -------------------------------------------------------------------------------- Back : 128 : 118. 차원연결자 - 음모 (6)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26 : 116. 차원연결자- 음모 (4)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6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7:40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7-02-2002 00:08 Line : 245 Read : 1644 [128] 118. 차원연결자 - 음모 (6)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8. 음모 (6) 노크소리가 들리며 누군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침대 곁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자, 바다빛의 푸른 머리카락이 눈앞을 가리는 답답한 외모의 소유자 의 모습이 보인다. 키리아를 안고 있는 얀의 팔이 굳어져 갔다. 그의 팔 안에서 행복감과 수치심을 동시에 느끼고 있던 키리아는 얀의 상태를 이상하게 여기며 그의 팔을 걷어내 고 이불을 밖으로 기어 나왔다. 얀의 멍한 시선이 침대 곁의 상대에게 닿아있었 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자 무표정의 소년이 보였다. "몸은 괜찮은 건가?" 평탄한 어조로 물어보는 쥬아렌, 그의 어디에서도 별다른 점이 없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마주 바라보고 있는 얀의 눈동자는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는 갑자기 떠오른 사실을 로딩(loading)하며 혼란해 하고 있었다. 이내 작게나마 고개를 끄덕여 의사표시를 하는 상대에게서 시선을 돌린 쥬아렌 은 제롬을 바라보며 뭔가를 전했고, 제롬은 얀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대로 고개를 돌려 쥬아렌이 침대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오자 움찔했던 얀 은 그의 동작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지켜보던 얀은 깜짝 놀라고 말았 다. 처음으로 그의 표정에 미소라고 할만한 것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가식이 나 위선 따위가 섞이지 않는 순도 100%의 청아함이 담겨있었다. '아. 아니, 뭐야, 이 눈부신 미소는?! 나에 대한 마지막 배려인가? 설마 지금 기 억해 낸 게 사실이란 말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저 사람이 저런 웃음을 지어줄 리 없잖아. 내가 봤던 것이 사실이었다고? 분명 죽여서 입막음을 하려는 속셈이야.' 쥬아렌의 이질적인 행동을 보며 두려움을 느끼던 얀은 보아서는 안될 것을 보 았다는 후회가 가슴속으로 마구마구 흘러 들어왔다. "마음에 드시나 봅니다..." 예상치 못한 그의 질문에 말문이 막힌 얀은 어리둥절했지만, 그것은 얀에게 묻 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얀의 팔에 무게가 실리며 그 질문에 상응하는 귀여운 소년의 음성이 흘러나갔다. "응. 내거니까. 넘볼 생각말아." 의아해하는 얀의 시선을 느낀 소년은 약간 화가 난 눈초리로 쥬아렌을 바라보 았다. "그리구, 얀을 겁주지 말라구. 계속 그러면 혼내줄거야." 예의 덤덤한 표정으로 돌아간 쥬아렌은 고개를 가볍게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겁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다만.. 그가 저의 몸을 보았기에..." "그런데 왜 얀이 무서워하는 거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은 쥬아렌은 시선을 얀에게 돌리며 대답했다. "어쨌거나... 저의 몸상태가 일반인들과는 다르니까요..." "아, 그런가?" 손바닥을 치며 고개를 끄덕인 키리아는 침대에서 내려와 쥬아렌의 곁에 섰다. "얀, 이건 원래 그런 종족이니까. 그렇게 놀랄필요없어." 제롬이 앉아있던 의자에 대신 앉아있는 쥬아렌의 머리를 두어번 '탁탁' 두드리 며 키리아는 설명했다. 약간은 우스꽝스런 그들의 모습에 긴장이 풀린 얀은 조 심스럽게 쥬아렌을 향해 말했다. "저... 화난 게 아니었어요?" 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해 보는 듯 했던 쥬아렌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 웃했다. "왜 화가 났다고 생각한거지?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었던 듯 거리낌없이 좀 전 상황을 술회(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는 것)한다. 저런 상대에게 괜한 겁을 먹었다고 억울해하던 얀은 그가 자신을 조용히 바라보자 의아해하며 마주 바라보았다. "비밀로 해주겠어?" "..그, 그거 말이에요?!" 쥬아렌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인간들은 괜한 사실에도 겁을 먹고 두려운 눈으로 바 라보는 습성을 지녔으니 말이야. 귀찮아 지는 건 싫거든. 그리고 다른 의미로도 성가시지. 말하자면... 전설 속에나 남아있는 종족이 아직도 맥을 잇고 있다는 사실도 꽤나 흥미있는 소재니까 말이야. 실험용으로 마법사들이 좋아한다고 하 더군. 해부용이나, 인체실험용으로." 담담하게 이유를 어필하는 그에게 질려버린 얀은 빠른 속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명심할게요." ** 숲이 들썩인다. 뿔 호각 소리가 들리며 사냥개들의 스피디한 경쟁에 불을 붙였 다. 힘찬 말발굽 소리가 사냥개들의 뒤를 이어 달려갔다. 선진 그룹과 간격이 벌어진 채 달려오던 흑마가 작은 덤불을 뛰어넘으며 깨끗한 포물선을 그렸다. "기, 기다려주십시오." 중년 남성의 음성이 울려퍼졌다. 흑마에 타고 있던 청년은 말의 고삐를 능숙하게 잡아당기며 자리에 멈춰 섰다. 부드럽게 말을 유도하면서 뒤를 돌아보자, 그를 쫓아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의 그 림자가 보였다. 뒤늦게 덤불을 타넘은 적색 말의 사내는 숨을 헐떡이며 말을 내 뱉었다. "명령을 철회해 주십시오." 혀를 차며 사내를 바라보던 청년은 말을 몰아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자네도 어지간하군... 샤우트, 내가 한번이라도 명령을 철회한 적이 있던가?" "...아니요. 없었습니다..." 사내는 아랫입술을 깨 물으며 어렵사리 대답했다. 일순, 청년의 붉은 입술이 서 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안됩니다. 철회가 안 된다면, 쥬아렌님에게만은 피해가 가 지 않도록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사워 크라우트 후작! 당신이 내게 기어오를 수 있는 위치던가? 내가 미처 몰랐 구만...그리고 그 녀석에게 피해가 가느냐, 가지 않느냐는 내 소관이 아니야. 녀 석의 운에 달려있지. 난 분명, 관련된 자들을 처리하라고 했지, 녀석을 지정해서 가리키지 않았어." 싸늘하게 빈정대던 청년은 뒤돌아 말을 몰았다. 당황하는 눈빛이 된 샤우트는 재빨리 뒤를 따랐다. "하지만, 태자님이 명령을 내리신 것은 쥬아렌님이 그들과 행동하고 있다는 보 고를 받은 후가 아닙니까? 그곳에는 태자님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라크람의 공 주도 있습니다. 공주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하얗게 질린 이마위로 식은땀이 흘렀다. 어떡해서든 황태자의 명령을 반납하기 위해 샤우트는 마음에 들지 않아 하던 라크람의 왕녀 이야기까지 꺼내었다. 꿈 쩍도 않는 상대 때문에 애간장이 타 들어갔다. 앞을 보며 천천히 말을 몰고 있 던 청년의 입술이 보기 좋은 호선을 그렸다. "아, 그랬구만..."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청년이 말끝을 흐렸다. 반격의 여지가 보이자, 샤우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식은땀을 닦았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이었던 듯 뒤이어 말 해진 황태자의 언어에 몸이 굳어져버리고 말았다. "걱정할 것 없네. 쥬아렌에게 명을 했지 않나? 위기가 닥쳐오면 목숨을 버려서 라도 그녀를 지키라고... 이런, 자네의 바램이 허무하게도 녀석을 더욱 확실한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몰겠구만..." 황태자는 즐거운 듯 웃으며 경악으론 일그러진 사내를 내버려두고 길을 재촉했다. "운동부족인 자네 때문에 여우 모피가 다른 놈들에게 다 돌아가겠어." 느긋한 어조로, 남의 일이라도 말하는 듯 별 관심 없어 하는 청년을 보자 치가 떨리는 듯, 이를 악물은 샤우트는 소리쳤다. "그분은 섀도우 엠프리스입니다. 태자님의 반신(半身)이라구요. 깨닫지 못하시는 겁니까? 지금 태자님은 자신의 반신을 죽음으로 내몰고 계신 겁니다." "뭐, 어때? 녀석의 능력이라면 능히 어떻게든 하겠지. 그렇지 않다면 선대로부 터 이어온 아르파넨 제국의 최후의 보루라는 직함이 울게 될 거야. 다른 국가들 이 공포에 떨어마지 않는 전설적인 무기의 실제란 말이다. 만만히 죽을 녀석이 아니라구. 하지만, 기대는 해볼만 하군. 이번 일로 죽는다면 조상님들이 통곡 하시겠지만 말이야." 자기가 한 말에 재미있다는 듯 웃어버린 그는 후작을 흘끔 바라보며 덧붙였다. "그리고 난... 태어나기 전부터 맺어진 반려 따윈 하나도 고맙지가 않아. 한데... 자네가 녀석의 능력을 믿지 못하다니 녀석이 통곡할 노릇이로군." "비꼬지 말아주십시오.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시는군요. 아십니까? 황태자님이 이번 명령을 수행하도록 시킨 상대는 타국에서도 으뜸으로 쳐주는 귀중한 인재 들의 집합인 '로얄가드'들입니다." "흠... 그렇군. 녀석이 어려워하겠는걸. 내가 보낸 '로얄가드'인걸 알면 손을 제대 로 쓰지 못할테니 말이야... 뭐, 녀석이 내 곁에서 심심해하고 있던 것은 잘 알 고 있었지 않아? 죽음에 이를 정도의 권태로움보다는 낫겠지. 선물을 보냈다고 치라구. 로얄가드라면 품격에 딱 맞는 상대겠군." "선물이라니... 자신의 반려에게 암살자를 선물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초 대 국왕으로부터 이어온 전통이 태자님의 대에 이르러 끊기겠군요!" 어이가 없어, 샤우트는 발끈하여 소리쳤다. 귓가에 차가운 코웃음이 울려왔다. 주변이 서늘해지는 것을 몸으로 느끼곤 샤우 트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입밖으로 낸 것은 주워 다물 수 없 는 법. 고개를 돌려 시선만으로 샤우트를 겁먹게 만든 상대는 낮고 싸늘한 어투 로 빈정거렸다. "꽤나 생각해 주시는 군, 크라우트 후작각하. 하지만, 건망증은 심한가보군, 내 가 예전에 했던 말은 하나도 기억 못하니 말이야. 난 분명히 그때 말했네. 내게 는 모든 것이 소용없다고 말이야. 제국의 전통? 흥, 그까짓 것 개한테나 던져주라고 해. 내가 그런 것들에 겁먹는 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해두지..." 살기마저도 묻어 나오는 가라앉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상대를 눈빛만으로 전의 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샤우트는 경직되어진 채 그가 자신의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아파넨--- 아르파넨으로 고침;; 몰라요, 어쩔수 없어요~~~ 미안하게 되는군요. 양심이 흘러흘러~~ (의미 불명;;) -------------------------------------------------------------------------------- Back : 129 : 119. 차원 연결자- Are you a Good boy?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27 : 117. 차원연결자 - 음모 (5)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6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7:4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8-02-2002 17:49 Line : 306 Read : 1609 [129] 119. 차원 연결자- Are you a Good boy?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19. Are you a Good boy? <왠지 외전 분위기가;; 구분 못하는 제너스> 그릴에 굽는 생선 자반 마냥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던 얀은 이내 결심을 했는지, 슬그머니 옆 사람의 눈치를 보았다. 그가 누워있는 침대 곁에는 적갈색머리카락의 청년이 팔짱을 낀 채로 잠들어있었다. 불만 섞인 눈초리로 청 년을 노려보던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슬쩍 이불을 걷어내고는 자리에서 일 어나 바닥에 발을 내딛였다. 몇 걸음 걷지 않았을 때였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어딜가십니까?" '이크' 소리 없이 움직이던 가느다란 몸체가 땅에 못 박힌 듯 움직임을 멈추었다. 어깨 를 움츠리고 인상을 찌푸리던 얀은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다. "깨어있었어?" "아니오. 하지만 얀님의 기척을 느낄 수 있으니까, 금새 알게 되죠." 제롬은 담담히 대꾸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조용한 눈길로 바라보던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리와 보세요." 미적미적 거리는 싫은 표정이 역력한 상대를 보며 한숨을 쉰 제롬은 직접 행동 을 옮겼다. 큰 걸음으로 다가선 제롬은 얀을 내려다보았다. 질책이 담겨있는 그 의 눈길에 불만석인 눈빛으로 마주 바라보던 얀은 고개를 팩 돌리며 투덜거렸다. "싫어. 잠만 자는 것도 질렸단 말이야. 아픈 것도 아닌데 계속 누워있자니, 좀이 쑤신다구." "아프지 않단 말이죠?" 확인하듯 물어보는 제롬의 말투에 얀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니까." 가늘어진 시선으로 얀을 살펴보던 제롬은 손을 내밀었다. 서늘하고 기분 좋은 손길이 얀의 이마에 닿았다. "거봐. 열이 내렸지." 득의 만만하게 웃는 것도 잠깐뿐이었다. 쿨룩, 예상치 못한 기침이 흘러나왔다. 얀의 눈이 재빠르게 좌우를 살피더니 재깍 알 아서 침대로 뛰어간다. 침대맡에 놓여진 손수건으로 입가를 누르며 베시시 눈웃 음을 짓는 상대를 미워할 수 없어 웃어버린만 제롬은 터벅거리며 걸어가, 얀이 누워있는 침대가에 앉아버렸다. "일부러 편히 쉬시라고 다른 분들을 쫓아냈는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알고는 있지만..." 불평 많은 상대에게 미소를 지어준 제롬은 이불을 끌어당겨 그의 몸을 덮어주었다. "오늘은 푹 주무세요. 제가 걱정하지 않도록..." "제롬이 걱정해?" 묘하게 기뻐 보이는 얀의 눈빛에 웃어버린 제롬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그럼요. 어렵사리 찾은 왕자님이 아프면 제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그런가?" 납득하며 기쁜 듯 웃어버린 얀은 쑥스러운 느낌이 드는지 시선을 내렸다. 제롬 은 세헤르나 왕성에서 그와 단둘이 있던 시간으로 돌아간 듯 편안함이 몸을 감 싸는 것을 느꼈다. 손을 내밀어 얀의 앞머리를 정돈해주던 그는 흘끔 얀의 손에 쥐여진 강한 향수냄새가 배여있는 붉은 손수건을 바라보며 덧붙여 말했다. "다른 분들도 걱정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빨리 쾌차하시는 게 그분들의 마음에 보답해주시는 겁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조금 안 좋은 걸 이렇게나 거창하게 누워버리니까, 더욱 아픈것처럼 보이는 거라구." 그 예를 보여주려는 듯 마침맞게 시작한 기침이 멈추지 않자, 제롬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쳤다. "네, 네. 잘 알겠으니까, 그만 주무세요." 쿨룩, 입에서 떠나지 않는 기침을 막으려고 노력하며 괴로워하던 얀은 어느 정도 진정 되자 힘이 빠진 얼굴로 투덜거렸다. "쳇, 내 말은 하나도 듣지 않으면서..." "아뇨.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저도 그만 나가도록 할까요? 저 때문에 잠을 못 이루시는 것 같군요." 얀의 휴식을 자신이 방해한다고 여겼음인지, 제롬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자리 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미처 행동으로 옮기기도 전에 따끈하게 데워진 손이 그 의 동작을 멈추게 했다. "밤에 잘 것까지 자버려서 지금은 잠도 오지않는다구. 내게 필요한 건 이야기상 대야. 날 버려 두고 갈 거야?" 애처로운 눈길이 제롬의 발길을 붙잡는다. 잠시 고민하던 제롬은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럼... 카필로아 자작이 오기 전까지만...있기로 하죠." 그의 승낙이 떨어지자, 잠깐동안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얀은 홍조를 띈 얼굴로 쑥스러워했다. "헤...왠지 예전으로 돌아온 것 같은걸." "..기억..하시는 겁니까?" "단지 눈에 입력되어 지는 영상들뿐이었다고 설명해야할까? 의식만 있지 행 동을 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제롬이 내게 해줬던 행동 대부분은 기억하고 있어." 얀은 온화하게 웃으며 기억에 잠기는 눈빛을 발했다. 반면, 제롬의 몸은 놀란 듯 경직되어져갔다. 앙금과 같은 상태로, 기억 속에 가라앉아 있던 예전 일이 수면위로 부상하듯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잊고 있었던 사실, 언 젠가 얀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면 묻고 싶었던 그것을 제롬은 조심스럽 게 꺼내었다. "기억하십니까? 제가 맨 처음 왕자님을 찾아뵈었던 날을...?" 의외였던 듯 얀은 눈을 깜빡거리며 제롬을 올려다보았다. 잠시 질문의 의미를 생각하던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혹시나 하고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의 입에서 긍정의 대답을 나오자, 제롬은 가 책을 느끼며 그가 자신의 죄를 사하여 주기를 바라며 차분하게 고한다. "그때의 제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해도 될까요?" "용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던 얀은 눈을 들어 제롬을 바라본다. "뭔가... 입장이 바뀐 것 같은데... 사실, 미안한 건 내쪽이 아니야? 제롬에게서 제뉴인을 빼앗았으니까. 언젠가 제롬을 만나게 된다면, 잘도 화를 내지 않고 돌봐 줬다고, 고맙다고 말하려고 했어. 어라, 그러고 보니 지금도 신세를 지고 있는 거구나..." "당치도 않습니다. 아버지는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고. 저는 당시 억지쓰는 어 린아이처럼 괜스레 화풀이를 하려다, 얀님을 모시게 되었을 뿐이니까요. 주범이 었던 아버지를 탓할 용기도 없으면서, 잘못도 없는 얀님을 원망하고 있었다니... 그런 제 자신이 용서가 안 되는 겁니다." 자책에 빠져 우울해하고 있는 계피색 머리의 귀여운 청년을 얀은 미소를 지은 채 바라보았다. 그는 손을 뻗어, 기도하듯 마주잡은 두 손에 이마를 기댄 채 고 민에 빠져 있는 청년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손길이 닿자, 제롬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자애로 가득한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마음의 주 인이 제롬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제롬은 내가 마음으로 충분히 느낄 정도로 열심히 돌봐줬는걸. 결국 엔 행방이 묘연한 나를 찾아서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를 여행을 위해 고향을 등 졌어, 어쩌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데 말이야. 제롬은 착한 아이야. 그건 내 가 보장해 줄게." "..착한... 아이..입니까..?" 떨떠름한 그의 물음에 얀은 웃음기 띈 얼굴로 크게 끄덕거렸다. 잠시 당 황했던 제롬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와 동조하여 같이 웃어버리고 말았다. 계속 이야기를 나누어서인지 얼마안가 얀은 금새 피곤해하며 잠이 들었다. 번져 가는 저녁의 어스름 속에 한줄기 햇살을 받은 부드러운 청은발은, 침대 위에 넓 게 펼쳐진 채로 그의 주위를 감싸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잠자는 미녀처 럼 가지런한 얼굴로 고른 숨을 쉬며 잠들어 있는 상대를 조용하게 바라보던 청 년은 나직이 중얼거렸다. "왕자님이야말로.. 착한 아이군요..." 대답이 없는 상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그는 몸을 기울여 그의 이 마에 가볍게 입맞춤하며 속삭였다. "저는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일까요?" 제롬은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언젠가... 당신에게 어울리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 칸 좀 띄어 봤는데 어떨라나... 변덕의 죽끓는 듯... 달랑 한편, 그것도 저한텐 감지덕지. *쓸데없는 잡담* 요즘은 (애니)라제폰을 즐겁게 보구있습니다. 아십니까? 뾰루퉁해 있는 미소년의 묘미를? 후후후, 그건 아는 사람만이 압니다. -------------------------------------------------------------------------------- Back : 130 : 120.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쫓는 자, 쫓기는 자 (1) (written by jenusis) Next : 128 : 118. 차원연결자 - 음모 (6)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6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7:57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jenusis Date : 04-03-2002 12:53 Line : 236 Read : 1549 [130] 120.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쫓는 자, 쫓기는 자 (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120. 쫓는 자, 쫓기는 자 (1) 수도의 교외, 숲길을 따라 빠져나가는 고풍스런 마차가 있었다. 화창한 날 씨였기에 어디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보일 만도 했지만 유심히 살펴보 다면 금방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놀이 종류와는 다른 나들이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차의 앞뒤로 말을 탄 기사들이 호위를 하고 있었다. 마차의 곁에서 말 을 몰고 있던 두 명의 청년 중 한 명이 마차에 신경이 쓰이는지 마차를 되돌아보다가 결국 마차로 접근해 갔다. 문 가까이 말을 몰며 창가 밑을 가볍게 두드리자, 휘장이 거치며 차분한 인상의 성년이 되어 가는 소년이 얼굴을 드러냈다. "얀 님은 괜찮으십니까?" 수려한 외모의 청년이 약간 걱정스러운 듯 물어보자 질문을 받은 금발의 미소년은 재미있어하는 표정으로 답했다. "글세, 많이 나아진 것 같긴 한데..." 말끝을 흐리며 힐끔 뒤를 돌아본 그는 무언가를 확인하고 웃음을 터트리 며 얘기를 이어나갔다. "대신에 다른 사람이 괴로워하고 있다고 할까... 제르미스 경이 들어와서 보면 재미있어할걸..." 휘장을 내리고 시선을 돌리자,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소녀가 눈에 들어왔 다. 소녀는 그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자 퉁해 있는 얼굴로 불편을 호소했 다. 그러나 소년은 그녀의 소원을 이뤄줄 힘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다는 미소만을 보이며 불편을 만들어내는 당사자를 바라보았다. 소년의 시선이 닿자, 클로아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있던 얀은 한없이 늘 어지는 눈빛으로 세스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왜? 부럽냐?" 대답치 않는 상대를 가만히 바라보던 얀은 피식 웃으며 덧붙여 말했다. "이게 다 환자의 특권 아니겠냐? 부러우면 너도 아파 보던가...?" 능글맞은 태도로 대하는 상대를 향해, 세스는 두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설령 아플 일도 없을뿐더러, 그런 일은 죽어도 사양한다." 하긴, 저 녀석이 달리 여성 혐오증이겠어. 진심어린 질린 눈빛을 보자 얀은 한숨을 쉬며 세스의 처지를 동정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무릎을 빌려주는 거니까, 고맙게 생각하라구. 아프지 만 않았다면 평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횔 테니까" 클로아는 투덜거리며 얀을 내려다보았다. "네, 네. 그럼요, 은혜로우신 클로아님의 은총에 이 몸 충분히 감사드리고 있습니다요." 얀이 부드럽게 웃으며 대꾸하자 클로아는 그렇구, 말구 하는 콧대높이는 포즈를 취했다. 처음엔 얀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클로아였지만, 요 며칠간 비실비실 상태의 그를 보자 아픈 동물에게는 마음이 풀리는 것이 인지상 정인지 조금씩 편의를 봐주게 되었다. 약혼자로서는 마음에 안 드는 인물이지만, 붙임성좋게 대하는 태도에는 어쩔 수 없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클로아는 왜인 지 심술이 나서, 죄없이 방긋이 웃고 있는 얀의 관자놀이를 검지로 꾹꾹 눌렀다. "으...응....?" 그녀의 손길의 의미를 확인하려했던 얀은, 살벌한 눈빛이 전해져 오자 시 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앞만 바라보았다.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던 키리아 가 팔짱을 낀 여유로운 태도로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나저나, 얌전히 집에나 있을 것이지, 왜 고집을 부려서 따라가는거야? 아프기까지 하면서." "미열만 있지 별로 아픈 데도 없는 데다가, 기분전환 하러 나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돼서. 난 한번 맘먹은 것은 하겠다는 주의거든... 초대받은 곳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구." 얄밉게 대답하는 그를 바라보던 세스는 시선을 내려 자신의 품에서 잠들 어 있는 다렌을 내려다보며 조용하게 말했다. "오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이지, 도착한 후에는 오래 머물 생각이 없 으니 구경할 시간은 없을 걸. 곧 집으로 돌아갈 테니까." "에-엣, 정말? 난 별장이라는 곳을 구경해본적 없어서 한번보고 싶었단 말이야." "별 다를 것도 없어. 그냥 집일뿐." "어...? 그러고 보니... 왜 저택이 아니라 별장이지...? 일부러 교외로 나오 게 만들고..." 문득 이상한걸 발견해내곤 얀은 이상한 듯 미간을 좁혔다. 엷은 미소를 지은 세스는 그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있으니까, 밖으로 돌리기 위해 서지. 신경전을 버리고 있는 두 정점이 있는 수도는 왠지 위험해 보이잖아. 제 2세대의 만남이 외곽지역에서 열린다. 왠지 비밀스럽지 않아? 아마 곧바로 아르세 닌 가를 향해 갔다면 다른 사람들은 전쟁선포라도 하러 가는 줄 알걸. 그 만큼 사이가 안 좋은 세력가의 형색을 띄고 있으니까." "그런가...?" 납득하는 모양새로 고개를 끄덕이던 얀은 밖에서 제롬의 부름이 들려오자 몸을 일으켰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청은발이 어깨위로 미끄러져내려 부드 럽게 몸을 감쌌다. 얀은 흐트러진 앞머리를 한손으로 쓸어 올리곤 휘장을 걷어올려 밖을 내다보았다. 어느새 마차는 멈춰서 있었다. 얀이 얼굴을 드러내자 앞을 바라보고 있던 제롬은 고개를 돌려 보고를 했다. "접근하고 있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짐작으론, 아르세닌 가에서 마중을 나 온 사람들인 것 같군요." "그래?" 얀은 제롬의 설명을 들으며 두 손으로 머리를 모아 쥐고 가볍게 땋은 머 리를 만들어 끈으로 매듭을 지었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세스가 얀에게 다렌을 살포시 안겨주었다. "응?" "그럼 이쪽에서도 접견해야 할 것 같군. 그런데 응? 이라니... 설마 나보고 다렌을 안은 채로 그들을 만나라는 것은 아니겠지, 얀?" "그건 아니지..." 얀은 찔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웃어 보였다. 그의 미소를 보고 의미심장 하게 마주 웃어 보인 세스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대략 10여기의 기사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선두에 있는 자를 확인한 세스의 얼굴 근육이 움찔했다. 뒤늦게 마차에서 내린 얀이 세스의 심정에 확인사살을 시도했다. "어라, 저 사람 클라우드 아니야?"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얀이 의아한 눈길로 옆을 바라보았으나 한숨을 쉬 었던 장본인의 얼굴에는 미소만이 떠올라 있을 뿐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 지 않았다. 세스는 앞으로 걸어나가며 나직이 말했다. "연극할 준비됐어?" "뭐, 언제든지..." 얀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따라 앞으로 나섰다. "부인의 미모는 언제 보아도 변치 않는 군요." "어머, 진심으로 하신 말씀이세요?" 얀은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며 클라우드의 말에 기뻐하는 듯한 표정 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길은 아랑곳하지 않고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그들 뒤에는 석화되어 가는 인간들이 있었다.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다 세 스에게로 담담한 시선을 돌린 제롬은 메마른 음성으로 물었다. "혹시, 저것도 (연극)계획에 있던 것입니까?" "아니, 저도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세스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채 대답했다. "저게 아무리 연기라도 할지라도... 너무 한걸..." 키리아는 창가에 턱을 받친 채 질투심 섞인 감정으로 투덜거렸다. 말의 고삐를 쥐고 걷고 있는 클라우드의 곁에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얀이 있었다.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누가 처음 보았다 면 연인사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죽이 잘 맞았다. "질투심 느끼지 않아?" "글쎄요. 저보다는 약혼자이신 클로아 양이 더할 것 같은데..." "어차피 내논 약혼자라구. 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걸." "으... 난 충분히 화난다구." 부어있는 얼굴의 키리아는 그들 대화에 끼어들어 자신의 심정을 피력했 다. 제롬은 말문이 막힌 채 얀의 기행을 바라보았고 제롬 곁에서 말을 몰 고 있던 쥬아렌은 흥미로운 인간군상을 셋(세스, 제롬, 클로아)을 발견하 곤 그들의 대화를 유의 깊게 관찰하고 있었다. 마중 온 클라우드에게 먼저 다가선 것은 다름 아닌 얀이었다. 별장에 도 착한 후에는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부족하다고 여겼기에 때를 보아서 이 야기하기 위해 접근 한 것이었다. 지금 자신의 꼴이 우습다고 생각되어졌 지만, 일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클라우드에게는 예전 모습을 보인 적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번의 초대도 그것과 연관이 있을 지도 몰랐다. 멋대로의 오해였지만 그것 때문에 얀은 하기도 싫은 내숭까지 떨며, 그것 을 참아가며 열심히 클라우드의 이야기에 호응하고 있었다. 그들의 거리는 점차 클라우드를 호위하고 있던 기사들과 얀의 일행들로부 터 멀어지고 있었다. 뒤를 흘끔 돌아본 얀은 자신들의 대화가 그들에게 들리지 않을 안정거리에 접어들었다고 생각되어지자, 고개를 들어 뚜렷이 클라우드를 바라보았다. 긴장으로 침이 말라왔다. 클라우드는 뭔가 다급한 표정의 얀을 보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조용히 미소지은 그는 일행의 시선을 등으로 막아내며 얀을 내려다보았다. "무슨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잠시 그를 바라보던 얀은 망설이다 입을 떼었다. "저... 클라우드 님은.." ---------------------------------------------------------------------------- 어제 올리려구 했더니 뭔가 문제가 있는지 10분이 지나도 업이 안되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잘만 올라가네... 얄미워. --+ -------------------------------------------------------------------------------- Back : 131 : 121. 차원연결자- 쫓는 자, 쫓기는 자 (2)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29 : 119. 차원 연결자- Are you a Good boy?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60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8:05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121. 쫓는 자, 쫓기는 자 (2) "저... 클라우드 님은.." 말을 하려 입을 열었던 얀의 얼굴이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표정으로 멈칫 했다. 긴장으로 굳어진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던 얀은 양손을 들어 미소짓 고 있는 호남자의 양팔을 거머쥐었다. 예상 밖의 행동에 놀란 나머지, 클 라우드의 몸이 잠깐 비틀했다. 그러나 고개 숙인 채의 얀은 조금의 흔들 림 없이 한발자국 가까이 클라우드의 곁으로 다가갔다. "...야안...?" 얀의 행동에 놀란 클라우드는 저도 모르게 경칭이 아닌 그의 이름을 불렀 다. 하지만 얀은 아무런 대답 없이 클라우드의 몸에 바싹 다가가 그의 가 슴에 이마를 기대었다. "...위험해요..." 당황스런 상황에 몸을 경직하고 있던 클라우드는 얀의 몸을 떼어내려다 말고 주춤했다. 위험? 의문을 담은 눈길로 자신의 가슴에 이마를 대고 있는 상대를 내려다보자 뜻 모를 말을 던졌던 상대는 클라우드에게만 들릴 정도의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포위되었습니다. 불리해요..." "...설마..." 웃음기띤 어조로 얀의 말을 웃어넘기려던 클라우드는 굳어져있는 얀의 어 깨를 보고 그의 말에서 진실을 깨달았다. 확인하려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려던 그는 의외의 상대에 위해 방해 받고 말았다. 얀이 더욱 큰 힘으로 클라우드의 옷깃을 잡아당겼던 것이다. "조심... 아직 우리가 눈치를 챘다는 것을 모를 테니...이대로 일행에게 합 류하도록 하죠." 어떤 낌새도 없었다. 더구나 기사들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없는데, 일개 여 인의 몸으로 적의 기습을 미리 알아 차렸다? 클라우드의 눈동자 깊숙한 곳이 의문으로 흔들렸다. 장난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얀의 신중한 행동은 단순한 농담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조심 해서 나쁠 것은 없다. 마음을 정한 순간 클라우드는 몸을 움직였다. 클라우드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손을 들어 얀의 어깨를 감싸 어디에서 있을지 모를 암습에 대비했다. 그리고 행동과는 반대로 얼굴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마치 연인에게 하는 것처럼 얀을 향해 담담히 말하기 시작했다. 일행을 향해 되돌아 걸어가자, 11-12m 정도 자신들에게서 떨어져 있던 놀 란 호위 기사들의 얼굴이 보인다. 그 어디에서도 적들의 적의(敵意)를 알 아차린 기색은 없었다. 일순, 얀의 행동이 거짓이었나 반신반의하게 생각 되어 입을 다문 채 얀의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마음속의 의문을 알아차린 것인지, 얀은 고개를 들어 살짝 미소지어 보였다. "...믿을 수 없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제 판단을 믿어 주세요... 예전에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옛 생각이 나는지 얀은 아련한 눈빛을 보이며 미소지었다. "...당신을 믿습니다. 설사, 거짓이라도 해도 이런 상황을 즐기지 않는다면 남자가 아니겠지요..." 클라우드는 고개를 기울여 자신의 품에 있는 얀의 귓가에 조용한 목소리 로 나른하게 속삭였다.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는 바람둥이가 말할 듯한 대 사에, 얀은 웃음을 터트렸다. "어라..." 앞을 바라보았던 클로아가 아연하여 할말을 잊었다. 같은 것을 보고 있던 세스 또한 망연자실해 했지만, 뛰쳐나가려는 제롬을 말리느라 곧 정신을 차렸다. "제르미스 경, 기분 나쁘신 것은 아는데... 그렇더라도 다렌은 안고 뛰쳐나 가지는 말아주십시오." 그제야, 자신의 행동을 깨달았는지 제롬은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행동 을 멈췄다. 얀은 클라우드에게 다가가기 전, 원 보호자인 제롬에게 다렌을 떠맡기고 갔다. 그 뒤로 제롬은 다렌을 계속 안고 있었는데 얀에게 추근대는 클라 우드의 행동을 보자 머리끝까지 피가 몰려 자신이 다렌을 보호하고 있다 는 생각을 까마득하게 잊고 말았던 것이다. 다행히도, 배포가 큰 것인지 제롬의 요란스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품에 안 겨있던 다렌은 꿈쩍도 안고 잠들어 있었다. 다렌을 내려다보며 안도의 한 숨을 쉰 제롬은 눈에서 불을 내며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인물들을 쏘 아보았다. "이런, 질투심을 유발하면 한걸음에 달려올 줄 알았는데... 뜻밖이군." "...지성인을 자부하고 있는 세스가 말렸겠죠." 속사정을 짐작하고 있는 얀은 한숨을 쉬며 클라우드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세스 바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거냐? 얀의 표정이 불만으로 뚱해졌다. 속으로 궁시렁 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있 던 얀의 몸이 순간 비틀했다. 클라우드는 재빨리 옆으로 기울어지는 얀의 몸을 받아 안았다. 얀은 얼굴 을 붉히며 그의 팔에 몸을 기대었다. "아, 죄송." "제 기분일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아까부터 얀의 체온이 정상체온보다 높 다고 생각되는데... 어디 몸이 안 좋은 겁니까?" "...하하, 보시는 바와 같이..." 얀은 멋쩍게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얀님!!" 얀이 쓰러지는 광경을 바라본 제롬은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클로아에게 다렌을 건네주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순간, 달려나가는 제롬의 앞으로 번쩍이는 뭔가가 달려들었다. 채챙! 제롬은 무의식적인 몸놀림으로 뒤로 비켜나며 검으로 그것을 받아내었다. 화살? 땅에 떨어진 그것을 본 제롬의 얼굴이 굳어졌다. 잠깐 멈칫한 사이, 이미 얀을 향한 길목은 숲에서 튀어나온 낯선 남자들로 인해 가로막혀져 있었 다. 재빨리 뒤를 돌아보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행들 또한 적들로 포 위되어 있었다. "젠장!" 속된말은 내뱉은 얀은 분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았다. 앞의 상황에 침착하 게 대응하려던 클라우드는, 얀이 말한 내용이 여성이 사용할만한 어휘가 아니었으므로 약간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선을 느낀 얀은 자신의 그간 행하던 위선적인 행동을 잊고 투쟁심 이 담겨 있는 어투로 재빠르게 말했다. "아무래도 제롬의 행동이 그들에게 불을 붙인 것 같군요. 아니면 우리가 일행에게 합류하기 전에 해치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던가. 그래 서 제롬이 우리에게 도착하기 전에 행동을 시작한 거겠죠. 일부러 그들의 행동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헛수고였군요. 다행히도 적의 주 력이 저쪽에 몰려있지만, 어쨌든 지금은 우리에게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뭔가 긍정의 말을 기대했던 상대에게서는 반응이 없었다 얀은 의아해하며 클라우드를 올려다보았다. 놀란 듯한 그의 표정을 보자 '앗차'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요, 엎질러진 물이었다. 자신의 지금 행동은 방금 전까지 연기하던 연약하고 쓰러질 듯한 여성상 에 반하는 것이었다. 잠깐의 실수로 여태껏 쌓아놓은 노력이 헛고생이 되 었던 것이다. 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클라우의 눈길을 마주 바라 보며 겸연쩍은 듯 웃어 보였다. 훗, 클라우드는 얀의 표정을 보고 웃기 시작했다. 점차 웃음소리는 커져갔다. 적의 대부분은 세스 일행에게 있다손 치더라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런 상황 중에 웃고 있다는 건... 담력이 커서 무서울 게 없다던가 아님 지금 상황에서 현실도피를 하고 있 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클라우드는 전자의 경우였나 보다. "역시 나의 귀여운 토끼는 구미(본편 67편 참조?;;)에 맞는 상대였던 것 같군요." 엥? 토끼?? 얀이 의아해 하는 것은 모른 채 하며 클라우드는 자신들에게 향해있는 정 체불명의 적들을 바라보았다. "위험합니다. 뒤로 물러서세요. 제 능력이 어디까지 닿는지 모르겠지만, 당 신을 지켜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리 실력은 좋지 않으니, 믿지 않는 편이 좋을 지도..." 클라우드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을 내뱉으며 얀의 앞으로 나섰다. 스르릉, 가지고 있던 검이 장식품은 아니었는지, 장검의 칼날을 타고 푸른색의 예 기(銳氣)가 흘렀다. "호신용으로 잠깐 배웠을 뿐이니까, 활로가 트이는 즉시 도망... 아니, 도피 해주세요." 클라우드는 자신의 말을 정정하며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4명의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물론 세스 일행들을 포위해 있는 적수보다 적기는 하지만 이 쪽 형편이 좋다고 할 수 없었다. 얀의 입에서 한숨이 폭 쉬어 나왔다.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죠. 지금은 상태가 좋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당 신에게 모든 것을 떠맡기는 것은 이쪽에서 사양입니다. 검집을 빌려주시 겠어요?" "........?" 자신의 부탁을 이해 못하는 상대를 바라보던 얀은 손수 클라우드의 허리 춤에 있던 검집을 빼내었다. 다행히도 장식보다는 실용적인 면에 중점을 두었는지 보석이 몇 개 달려 있는 것 빼고는 보통의 검집보다 단단해 보였다. 검집의 무게를 가늠해보 던 얀은 클라우드의 곁으로 다가섰다. ------------------------------------------------------------------------- 어차피 별내용없으니 한번 슥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얀이 클라우드에게 가까이 간 까닭은? 그에게 조용히 말하기 위해서 입니다. 오해없으시길...??) 늦어질지도 모르겠네요. 학기가 시작되었으니 말이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 Bless with you... 122. 쫓는 자, 쫓기는 자 (3) 녹음이 짙푸른 한적한 숲길에서 때아닌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는 두 곳, 한곳은 마차를 중심으로 포위를 받은 채 적 의 급습을 막아내는데 열중해 있었고, 또 다른 한곳은 젊은 남녀 두 명이 적들과 대치해 있는 상태였다. 갑작스런 기습을 받은 기사들은 있는 힘을 다해 막아내고 있었으나, 그들 을 공격하고 있는 상대는 실력 면에서 우위였다. 다행이랄까... 기사들쪽의 사람수는 그들보다 많아서, 그것으로 실력이 커버되었다. 시간만이 초조하게 흘러갈 뿐, 팽팽한 대치상태는 계속 되었다. 사상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터무니없을 정도의 실력이 있는 상대였기 때 문에 결국, 퇴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세스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시간을 끌테니, 틈이 나는 즉시 마차를 끌고 도망쳐 주십시오! 클로아 양과 다렌을 부탁합니다!!" "뭐? 도망쳐?!" 어깨너머로 자신을 향해 말하는 세스를 보며, 외마디 소리를 지른 키리아 였지만, 이미 말할 상대가 사라진 후에는 의미 없는 짓이었다. 겉옷을 내던지고 검을 뽑은 세스는 호위하는 기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섰다.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기사를 서포트해주며 등장한 그는 강하게 내려쳐 오는 검을 막아내며 소리쳤다. "너희들의 정체는 뭐냐?" "........." 묵묵부답인 상대는 갑작스런 찌르기를 시도했다. 세스는 얼굴을 찌푸리며 그것을 빗겨 쳐 내렸다. 칫, 대답 없는 상대를 보며 미간을 좁힌 그는 빠른 베어내기를 시도했다. 급 작스런 움직임이었기에 보통의 상대라면 중상을 입힐 정도의 검술이었지 만, 단지 상대의 오른팔의 움직임을 봉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세스는 낯선 사내들의 은연중 배여나오는 실력을 보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임을 직감했다. 이 정도의 적이라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얀에겐 위험한 상대일거다. 그 것을 깨달은 세스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강한 시선으로 앞을 노려 보았다. 숨이 거칠어지고 있다. 달아오르는 몸을 무시하며 날아오는 검을 쳐낸 얀 은 상대의 몸 속으로 파고들었다. 사내는 얀이 몸으로 부딪칠 거라 생각 하지 못했는지 한순간 방심상태가 되었고 얀은 빠르게 팔꿈치로 사내의 명치를 가격했다. 뒤로 넘어가는 사내와 동시에 같이 엎어져 버린 얀은 느릿느릿 몸을 일으 켰다. 상대가 기절했음을 확인하고 고개를 들자,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현 기증이 났다. 이마위로 흐르는 땀을 무시하며 일어선 얀은 검집으로 땅을 집으며 몸을 고정시켰다. 가늘어진 눈동자에 두 명을 상대로 분전을 하는 클라우드의 모습이 보인다. 실력이 없다더니, 생각 외로 잘 싸우고 있었다. 영재교육은 잘 받았다는 건가? 자신이 한 명을 상대하고 있는 동안 그는 첫 상대를 해치우고 그에 게 달려든 나머지 두명을 지금껏 상대하고 있던 것이다. 도와주러 가야했 지만... 생각보다 몸상태가 좋질 않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핑계나 다름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얀은 피식 웃어버렸다. 클라우드의 모습에서 약간의 여유가 보였기에, 고 개를 들어 반대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세련된 솜씨로 적을 유린하는 제 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소의 그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손속에 사정 이 없었다. 섬뜩할 정도로 차가운 표정이 된 제롬은 앞으로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 고 있었다. 피가 온몸에 튀어 있었지만, 그것을 상관치 않고 무모하다 싶 을 정도로 분투하고 있었다. 지금 상황만 아니었더라면 그의 싸우는 모습 은 눈을 현혹할 만큼 아름다웠다. 놀랄 만큼 날렵한 움직임, 평소의 연습 량을 말해주듯 몸 전체가 군더더기 없이 잘 다듬어져 있는 검처럼 능숙하 게 적을 섬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적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았기에 제롬의 곁에는 다치는 같은 편의 기사들이 수두룩했다. 들려오는 신음소리와 땅에 떨어져 있는 핏방울... 그 모습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은 지금 상황이 가슴 속 깊이 와 닿지 않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일이다. 어떡해서든 적들을 막아내야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당면과제를 받아들인 얀은 다짐 을 새로 하며 검집을 든손에 힘을 주었다. 클라우드에게 달려가려 했을 때, 멀리서 절박하게 들리는 세스의 음성이 귀속을 파고들었다. "얀! 그것만은 쓰지마!! 몸 생각 않고 사용했다간 나중에 혼날 줄 알아!!" 풋, 다급한 세스의 음성을 듣자, 웃음부터 나왔다. 저 녀석, 자기도 급한 처지 면서 내 생각을 해주고 있는 거다.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짓고만 얀 은 고개를 저으며 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다. 알겠어, 그건 급한 경우에만 사용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 마음속으로 세스를 향해 말을 건 그는 심호흡을 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들은 얘기론 마법사의 경우, 검사들의 첫 제거대상이라니... 일부러 대명사 까지 사용(마법대신 그것;)하며 자신이 엉뚱한 짓을 할까 일깨워주는 것일 거다. 하긴 자신도 지금의 몸상태에선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았기에 일행에게 위 험이 갈까 생각되어 사용할 생각은 않고 있었다. 될 지도 모를 힘을 사용 해서, 움직이지도 못할 짐이 되기 보단 지금의 상태가 낫다. "클라우드를 이용해! 내가 갈 때까지 버텨!" "읏, 이런... 단단히 미움을 받은 것 같군요..." 시간에 맞춰 도착한 얀이 클라우드의 등을 맞대며 상대방의 검을 내리치 자, 세스의 음성을 듣고 있던 클라우드는 얀의 온기를 느끼며 자조하듯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미워하지는 말아주세요. 다 저 때문이니..." 미안한 듯 웃어보인 얀은 얼굴을 굳히며 사선으로 베여오는 검을 쳐 올렸다. "...뭡니까? 얀 님에게 말한 그것이라는 것은..." 싸우다보니 어느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제롬과 같은 장소에서 싸우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얀에게 말한 것을 들었는지, 제롬은 질문까지 하고 있었다. 시선만을 돌려 제롬을 바라보던 세스는 주변의 적을 노려보고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지금 자세히는 대답할 수 없지만..." 자신에게 돌진하는 적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내준 세스는, 제롬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작게 속삭였다. "만약의 경우, 얀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 다는 것은 장담합니다." 그의 말이 떨어진 순간, 제롬의 눈빛이 돌변했다. 콰과과쾅!!! 커다란 불길이 땅을 갈랐다. "마법사?!" 놀란 음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도와주지 않으려 했지만... 시간을 끌다간 얀에게 피해가 가겠는걸..." 키리아는 나지막한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들어올렸던 손을 내렸다. 다렌을 안고 있던 클로아는 경악한 표정으로 무표정의 소년을 바라보았다. 키리아까지 합세하자 확실히 적이 후퇴하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롬은 그 기회를 틈타 확실하게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좀전에는 적을 베는데 있어 약간의 사정을 두었지만, 지금은 얀에게 다가가기 위해 모든 감정을 일체 버리고 나아가는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뒤로 조금씩 물러서고 있던 사내들은 갑작스레 자신들의 목표물들이 힘을 내자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그들의 목적이 자신들의 후방에 위치한 인물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인질로 잡기 위해 공격인원 중 몇 명을 후방으로 빼돌렸다. 마지막 한 명을 처리한 클라우드는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복면의 사내들을 발견하곤 한숨을 쉬었다. 싸우는 동안 꽤 먼 거리를 이동해왔다고는 하나 그들의 속력이라면 머지 않아 잡힐 듯했다. 적의 수로 보았을 때 방어를 하며 일행들과 합류하는 것 보다, 잡히는 쪽이 빠를 것이라 생각되었다. "...안되겠군..." 운이 없음을 한탄하며 혀를 찬 클라우드는 뒤쪽에서 서성이고 있던 자신의 말에 올랐다. "...잠시 실례해야겠습니다..."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얀의 허리를 붙잡아 말 위로 끌어 당긴 클라우드는 그를 자신의 앞에 태우며 말의 고삐를 잡아 당겼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놀랐던 얀이었지만 지금으로선 그의 행동이 옳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자신들이 잡힌 다면 세스 일행에게 막대한 타격이 갈 테니 말이다. 지금은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얀님!!" 제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를 토할 듯한 음성으로 자신을 부른 그는 다가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비록 키리아의 지원으로 상태가 나 아졌다고는 하나 이쪽이나 그쪽이나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그의 실력이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이곳으로 향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다. 거기다 그곳에는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다렌과 클로아가 있다. 생각을 마친 얀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두 눈을 감고 있는 힘을 다해 외쳤다. "오지마, 제롬!" "당신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어떡해서든 얀 님의 곁으로 갈 테니 안심하십시오!" 불쌍한 제롬... 나를 지키려고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나... "오지 말라고 했다. 명령이다. 내 말을 거역하는 건가!!" 얀은 점차 다가오고 있는 적들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는 고삐를 쥐고있 는 클라우드의 손을 잡아당겼다. '...다렌을 부탁할께..' ------------------------------------------------------------------ 에휴우우~~~~ (대패, 손수건, 검은 비니루) 택일하여 선택하셔요.(--)(__)(--) 감사혀요. 에구, 위에 다렌을 쥬아렌으로 잘못썼었네요...; 123. 쫓는 자, 쫓기는 자(4) 톡톡, 가벼운 손놀림이 얀의 볼을 두드렸다. 휴식을 방해받고 있는 얼굴을 응시하자, 살짝 찡그려진 미간이 밉지 않은 곡선을 그리더니 곧 이어 두 눈이 슬며 시 떠지었다. 푸른 사파이어 같은 투명한 파란색 눈동자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본다. "으...응...?" "잘... 주무셨습니까? 공주님." 웃는 낯의 클라우드는, 멍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얀을 보며 농담조 로 부드러운 음성을 흘렸다. 그제야 초점을 맞추며 상대방을 알아본 얀은 황급히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으앗, 제.. 제가 잠들었었나 보죠?" 허둥지둥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얀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난 클라우드는, 그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리더니 난감한 듯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아... 그걸 잠들었다고 해야 하나? 제가 보기엔 기절이란 단어가 어울릴 듯 하군요." 얀의 동작이 정지했다. 기절? 기절이라 함은 한동안 정신을 잃는 것을 일컫는 단어로 순정 만화 주인공 의 전유물인 청순, 연약, 가련, 순수 4대 point가 채워져야 어울릴 수 있는 그 단어를 말함인가? "기절... 이라고요?" 왠지 얀의 어조에서 희열의 기미가 느껴졌다. 얀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 던 클라우드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합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건 은연중 알고 있었지만, 뒤를 쫓는 이들 때문에..." "하하하하, 뭐 어쩔 수 없는 경우라는 것도 있잖아요. 괜찮아요." 미안해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즐거워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만, 얀은 자 신이 기절했었다는 소리에 약간의 기쁨과 쑥스러움을 동시에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건강체의 화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자신이 이런 경우 아니 면 언제 기절이라는 것을 해보겠는가? 얀은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쉬었다. 자리에서 일어서자 뭔가가 어깨에서 떨어졌다.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리자 땅위에 주름이 잡혀있는 단색의 망토가 보였다. 그것을 본 클라우드는 얀 의 곁을 지나쳐, 허리를 굽혀 망토를 주워들었다. 의아해하는 얀을 바라보 며 미소지은 그는 그것을 자신의 팔에 걸치고 말했다. "숲의 기온이 낮은 것 같아서..." 망토를 털고 주위를 둘러보던 그는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적들을 속이기 위해 말을 풀어줬으니,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겁 니다. 우리를 쫓을 지 안 쫓을지는 그들의 마음이지만 조심하는 게 좋으 니까요. 대신 이제부터는 도보로 걷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 마을을 찾 아서 도움을 청해야겠죠. 걸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죠. 가죠." 잠시 고민하던 얀은 한숨과 함께 한 걸음 앞으로 내딛었다. **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폭풍과도 같은 노기 서린 음성이 방안을 휩쓸고 지나갔다. 싸늘한 정적이 감돌았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반백의 중년남자는 매서운 눈초리로 상 대방을 노려보았다. 의자에 기대어 앉아있던, 시선을 받은 금발의 남성은 담담한 어조로 말하며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 또한 당신과 같은 심정이라는 것 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나와 같은 심정이라구? 농담하는 건가? 자네의 그 잘난 음모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 아이.. 클라우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 면 난 자네를 용서하지 않을 걸세." "말씀이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제 며느리도 같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애들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 것 같습니까? 억측이 심하시군요." "자네의 며느리는 평민이라고 들었네. 마음에 안 드니까. 평판을 핑계삼아 이런 음모를 꾸민 게 아닌가?" "..........." "말을 못하는 것을 보니... 찔리나 보지? 클라우드가 돌아온 이상, 언젠가 자네가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일 줄은 몰랐네. 그것도 자신의 가족의 처리를 겸해서 말이지. 당대 최고의 모사꾼이란 말은 허튼 소리가 아니었군!" "..........!" 막무가내인 상대를 응시하던 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말씀은 다하셨습니까? 그렇다면 돌아가 주시죠. 파엘, 손님이 가신다고 하니, 마차에 연락을 넣어두게." "자네의 손을 빌릴 것 없네. 내 직접 나가지!!" 축객령(逐客令)을 받은 바실로프 공작(클라우드의 백부)이 문을 나서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파엘은 카필로아 공작(엘)의 곁으로 다가오며 나직히 말했다. "큰일이군요. 오해는 풀지 못하고 화만 부풀렸으니..." "...그것보다... 소식은 있던가?" 엘이 자신을 돌아보자 씁쓸하게 웃은 파엘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요, 없었습니다. 수색에 나선 지 채 몇 시간이 되지 않았을 뿐더러, 그쪽은 여러 다른 도시로 가는 길목이니 어느 방향으로 빠져나갔는지 짐 작할 수조차 없이 방대하니까요. 그 정체불명의 적들 때문에 초대 장소인 별장이 있는 방향으로 갔다고 추측하기도 어렵습니다. 오늘 일정을 몰랐 다면 길목에서 습격당하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 말이죠." "그 말은 첩자가 있다는 소리겠지..." "바실로프 공작님의 말에서 짐작해 볼 수 있듯이.. 이번 일은 바실로프 공 작님과 관계가 없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하긴, 그 열혈 공작이 저렇게 날뛰는 것도 오래간만에 보았으니 말이지... 하지만... 공작의 세력 중 다른 인물이 일을 꾸몄을 가능성도 더불어 있지 않겠나...?" "...물론...입니다.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에 착수했으니.. 머지 않아 연락이 올 겁니다." "그나저나 큰일이군... 일이 커지고 있어. 왕실에서 날아온 초대장에 응하 지 못할 확률이 크군." 엘은 오늘 아침에 날아온 왕궁 무도회의 초대장을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 다. 들리는 소식통에 위하면 이번 무도회는 왕비의 간청에 위해 열리는 연회라고 했다. 그런 무도회에, 그것도 왕비가 특별히 마련한 초대장으로 초대받은 것이다. 푸른 데이지 꽃으로 장식이 되어진 몇 장 되지 않는 스 페셜 초대장은 얀과 세스에게... 그리고 아르세닌 가의 클라우드에게 건 네져 버렸다. 그런데... 5일 뒤에 열리는 연회에 얀과 클라우드가 출석하지 못한다면... 그 사실은 왕비에 대한 모욕이 될 수 도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겨우 잠잠해져 있던 세력 싸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바실로프 공작의 행동이 그걸 뒷받침한다. 불안감이 가슴 밑바닥에 스며들어 오고 있었다. 비록 공격을 받았다는 것을 함구하고는 있다하나 비밀이라는 것은 언젠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것에 확증을 심어주는 일이, 얀과 클라우드의 실종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예인, 무도회에 출석하지 못한다는 결과로 나타나 진다면... 문득 뭔가를 깨닫고, 자신의 생각에 고소(苦笑)하며 고개를 숙인 엘은 가 볍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런... 아무래도 난 집안의 가장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 같군. 얀이 실종된 때에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담담히 말을 하던 엘의 눈동자가 흐려지더니 손으로 이마를 덮으며 자리 에 주저앉았다. 다 나 때문인 건가? 아들이 어렵사리 찾아온 보물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게 생겼는데.. 그런 순간까지..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내가 만들고자 했던 이상(理想)때문에... 가족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에 무감각해 있었다. 나는... 이상에 고통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난 무슨 낯으로 세스를 대하지? 환대를 못 해줄 망정... 얀을 이런 일에 끌어들였으니 말이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괴로워하는 남자를 잠자코 보고있던 파엘은 조 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세스는..." 자신의 말이 그에게 닿지 않는 다고 생각한 그는 잠시 쓴웃음을 지으며 남자를 바라보다가, 엘의 곁에 앉으며 담담하게 얘기를 이어나갔다. "세스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얀을 찾는 일을 진두지휘하고 있죠. 지금 공작님의 모습은 보기 흉하군요. 결론이 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어쩌면 얀을 금방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구요. 기회가 남아 있는데... 다 해보지 않고 괴로워만 하시다니... 공작님의 지금 모습은 어울리지 않습니 다." "그런가...? 어울리지 않는단 말이지...?" 고개를 들은 엘은 파엘의 말을 곱씹어 보다 씁쓸히 웃어버렸다. "미안하네... 모르는 새에 약해져 있던 것 같군. 자네에게 이런 추한 모습 을 보이다니 말일세. 정신 차릴 겸 세안을 하고, 차후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 **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방안에서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불안하게 움직 이고 있었다.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던 그녀는, 어느 한순간 걸음을 멈추 고 뚫어지게 한곳을 주시했다. 어느새 그녀는 성큼성큼 응시하던 것에 다가섰다. "............" "묻고 싶은 것이 있는 건가?" 담담히 말을 내뱉은 쥬아렌은 팔짱을 풀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쥬아렌을 쏘아보던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날카로운 어조로 물었다. "...어째 서지...? 네 능력이라면 충분히 도와줄 수 있었을 텐데. 설마 몸이 좋지 않았다는 터무니없는 핑계를 대려는 건 아니겠지?" "그것을 묻고 싶었던 건가?" "그래. 친구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꽤 오랫동안 같이 지내왔잖아. 왜 도와주지 않은 거지? 봐! 보라구. 네가 도와주지 않은 탓에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있어!!" "...핑계가 아니라... 애릴의 달엔 능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긴 하다. 하지 만..." 잠시 분노의 열기로 휩싸인 클로아를 조용히 바라보던 쥬아렌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구해야한다고 누가 정한거지? 난 이전에 제롬을 구하긴 했지만 그 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을 뿐, 아무런 책임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왜, 도와줘야 하는 것을 당연시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 "너에겐 능력이 있잖아. 마녀를 물리친 능력말이야! 네가 능력을 보이면 힘없이 죽음을 당할 사람도 죽지 않아도 돼! 네 능력에 비하면 우린 나약 한 사람이잖아. 손으로 뭉개져 버리는 개미 같은 존재처럼 보여서 관심조 차 없는 거야? 아니라고 한다면 네가 그런 힘을 지니고 있으니, 우릴 위 해 나눠줘야 하는 게 옳은 일이잖아!!" "힘이 있다고, 도와주지 않는다면 원망을 받아야 하는 건가? 왜지? 가만 히 있는데, 더 큰 것을 주지 않았다고 보채는 것과 같잖아. 자기 마음대로 기대를 하고 내가 도와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다니... 이상하군. 내가 보기 엔 이쪽의 인간이나 공격해 왔던 인간들이나 똑같은 생명체로 보여. 같은 값어치의 목숨인데 차별하다니... 모순이 아닌가?" 페이든 황태자의 클로아의 보호령과, 공격한 사람들이 로얄 가드였다는 걸 알아차린 쥬아렌은 명령을 서로 상쇄시켜 단지 클로아를 지키기만 했었다. 가려진 머리카락 뒤에서 하늘색 눈동자가 순수한 의문을 품은 채 클로아 를 바라보았다. 변함없이 높낮이 없는 쥬아렌의 음성에 질려버린 클로아 는 어조를 높여 소리쳤다. "틀려! 같은 게 아니야. 모든 게 주관적니까 말이야. 다른 사람이 팔이 잘 렸다고 해도 자신의 손가락이 벤 게 더 아프게 여겨지는 것과 마찬가지라 구!!" "틀려...?" "그래, 틀려!!" 자신의 붉은 입술을 질끈 깨물은 클로아는, 악을 쓰듯 말하는 자신이 언 동에 스스로 놀라며 눈을 감고 더욱 크게 말했다. "그래!! 내가 괴로워질 테니까 상대방의 괴로움을 묵과하는 거라구. 넌 얀 을 구해낼 수 있었을 것 아니야. 많은 걸 바랬던 건 아니라구. 우릴 공격 했던 적들을 죽이지 않아도 되었어. 단지 얀을 지켰다면... 지켰다면. 제롬 이 슬퍼하지 않아도 되었어. 괴로워하고 있어... 제롬이 괴로워하고 있단 말이야." "단지 제롬이 괴로워 할 뿐이잖아. 그런데 왜 네가 힘들어 하지? 넌 상대방의 괴로움은 묵과할 수 도 있는 거라고 말했어." 쥬아렌의 순수한 대답에 피식 웃어버린 클로아는 혼란해 하는 그를 보며 슬프게 웃으며 말했다. "어떤 아픔은 말이지... 상대가 아프면 더 아파져... 뭐야, 쥬아렌은 나보다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후후후" 클로아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쥬아렌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네 말은 이해가 가지 않아. 하지만... 얀을 구한다면 너의 괴로움은 사라 진다는 거겠지..." 쥬아렌은 가라앉은 눈동자로 클로아의 검은머리를 응시하였다. ------------------------------------------------------------ 글이 요상하니 아무생각없이 휘릭 읽어주세요;; 갈수록 왜 이러는지... 제롬이 위협(?)받는 씬 까지 넣으려고 했더니만... 에구 124. 쫓는 자, 쫓기는 자(5)-1 기대했던 것을 얻지 못하고 돌아온 제롬은, 수색 후의 노곤함이 아닌 착 잡함으로 암울해져 있었다. 그러나 그전의 예도 있었던 지라, 불안하게 자 신을 올려다보는 클로아에게만은 미소를 띄어 보이며 자신의 속내를 감췄 다. 피곤하다는 말로 자리를 피한 그는 자신에게 (특별히 얀의 배려로)배 정되어진 아기 방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문을 닫고 등을 기대었다. 잠시 엷은 조명으로 둘러싸인 방안을 둘러보던 그는 일순 아픈 표정을 얼굴에 나타내다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침묵에 잠겨 있는 그의 몸이 벽을 타고 천천히 미끄러졌다.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카펫트를 움켜쥔 손으로 자신의 심정을 대신하던 그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얼굴을 번쩍 쳐들었다. "한심하군..." 낯선 남자의 낮고 싸늘한 목소리. 경악한 제롬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숨어 있는 기 척을 느껴보려 하였지만 들려오는 건, 조용히 숨쉬는 다렌(아기)의 숨소리 뿐이었다. 모든 주의를 기울여도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심각해진 덕분에 환청이 들리는 건지, 자신의 상태에 자조에 찬 서글픈 미소를 짓 던 그는 기분을 떨쳐버리려 고개를 흔들고는 천천히 문가에서 침대 곁으 로 걸음을 옮겼다. "...아버지의 힘을 이어받고도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건가? 쓸모가 없는 놈이군..." 걸음을 옮기던 제롬의 발이 급격히 멈추었다. 분명 좀 전과 같은 남자의 목소리다. 젊은, 유혹하듯 아름다운 울림을 지닌 목소리지만 그 안에 숨겨 져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서늘한 시선은 감추기 힘들다. "어째서 저런 놈을 택한 거지, 아버지도 불쌍하군, 힘의 만분의 일도 사용 치 못해, 무기력해 하는 저런 인간이... 가치가 있었다는 건가?" 여전히 상대의 기척을 느낄 수 없다. 놀란 제롬은 심각한 얼굴로 주춤 뒤 로 물러섰다. 그는 검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디냐! 정체를 밝혀라!!"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방을 쳐다보았지만, 적의 그림자는 티끌만큼도 찾아 낼 수 없다. "정말 눈치조차 없는 놈이군." 철저하게 에고이스트(이기주의자)적인 발언이 계속된다. 제롬을 조롱하고 비하하며 놀리고 있다. 제롬은 굳어진 표정으로 주위를 경계하며 재빨리 다렌의 침대 곁으로 몸을 붙였다. 시선만 내려 침대를 살펴보자, 다행히도 다렌은 아무런 탈없이 조용히 잠 들어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제롬은 또 다시 들려온 목소리에 흠 칫 놀라며 검을 빼어들었다. "하긴, 열등한 종족이니... 처음부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지만..." 비웃는 듯한 조용한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곧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어 말 한다. "그래, 좋아. 내 모습을 보고 싶은가 본데... 나도 네게 말해줄게 있으니... 모습을 보이는 편이 말을 나누기 편하겠지..." "뭐...?!" 여유로의 제 집 드나들 듯 모습을 드러내겠다는, 남자의 말에 제롬은 삽 시간 얼굴을 긴장시키며 방안을 둘러보았다. 긴장과 초조로 몸이 굳어지는 듯 느껴질 때, 방안 한가운데서 이상한 변 화가 나타났다. 그것을 발견한 제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설마..." 방 중앙에서 갑자기 형성된 금빛 구체가 더욱 빛을 발하더니 점차 길어지 며 거대한 알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현상에 제롬은 얼굴을 굳히며 다렌을 지킬 요량으로 뒤돌아보았다. 그 순간, 그는 떠올리기조차 싫은 옛 기억을 떠올리고 말았다. 다렌의 몸 이 점차 엷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소스라치게 놀라 다급히 순하게 잠들어 있던 다렌의 몸에 손을 대려하였지만 이미 잔영만이 남아있을 뿐 실체는 사라져 있었다. 텅 비어 있는 침대. 그것을 깨닫는 순간, 몸이 허공을 부유하듯 무력감이 몸과 마음에 더해져 어떤 생각도 취할 수 없었다. 얀 님이 장난스럽게 자신에게 다렌을 부탁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충격으로 다리에 힘이 빠져나갔다. 경악스런 사실 에, 무너져 내리려는 몸을 한 손으로 애써 지탱하며 굳은 표정으로 바닥 을 바라보던 제롬은 자신의 손이 빛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는 고개를 돌려 빛의 근원을 바라보았다. 환하지만 눈이 부시지는 않은, 기품 있고 우아한 금빛이 사방을 물들이고 있었다. 빛의 경계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가 되었을 무렵, 빛이 점차 약해 지더니 중앙에서 빛을 뿜어내고 있던 광(光)구가 깨어지기 시작했다. 금이 가기 시작한 빛의 본체는 공기 중으로 부스러져갔고, 생성된 빛의 잔재들은 허공을 날아다녔다. 그것은 혼란에 빠져 있던 제롬이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아름다웠다. 실체를 파악할 수 없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그 중심에 있었다. 처음에는 실날처럼 빛나며 은백색처럼 보이던 머리카락들은 점차 빛이 가셔지자 눈 으로 색을 확인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빛을 반사해내는 가느다란 흑 색 머리카락들이 부드럽게 살랑이며 허공에서 내려왔다. 머리카락과 상반 되는 창백해 보일 정도로 새하얀 피부와 피를 머금은 듯한 붉은 입술. 빛 의 잔재가 남아있는 넓은 어깨와 날씬한 허리의 건장한 청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가 천천히 눈을 뜨자 그 안에 보이는 건... 방사형으로 빛나는 금색테가 검은 동공을 감싸, 검은 홍채와 경계가 되어 있는, 금환식처럼 보이는 이 클립스 아이즈(일식안)였다. 신비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눈동자가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았다. 잠시 시선을 주던 남자가 가볍게 두 손을 들어올리자, 그를 둘러싸고 흰 빛이 생기더니 천이 나타나 그의 어깨를 덮었다. 늘씬한 장신의 몸에 걸 쳐진 천은 몸의 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드레이프가 지어졌다. 천의 앞을 여민 남자는 살짝 다물어 있던 붉은 입술을 열어 듣기 좋은 음성을 발했 다. "자, 이렇게 모습을 보였으니.... 어라, 이젠 왜 아무 말이 없는 것이지? 내 모습에 놀란 건가? 보기 보단 여리군." 부드럽게 웃은 그는 천천히 제롬에게 다가갔다. 묘한 여운을 남기는 어투 와 이질적으로 보이는 일련의 사태들은 잠시간 멍해져 있던 제롬의 의식 을 일깨우는데 충분했다. 자신에게 다가서는 그를 보며 입을 굳게 다물고 그의 눈을 직시하던 제롬은 침대 가에 놓여있던 손에 힘을 주며 그를 향 해 소리쳤다. "다렌은 어떻게 했지?!" "...다렌?" 남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제롬을 바라보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 럼 행동하는 그의 모습에 화가 치민 제롬은 상대가 어떤 존재라는 것도 잊은 채 성을 내며 말했다. "그래. 침대 안에 있던 어린 아기 말이야. 알지 못한다고 시치미를 떼려는 건 아니겠지." "..........풋." 제롬이 하는 말을 잠자코 들으며 잠시 침묵에 잠겨 있던 남자는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바람 새는 소리와 함께 그의 어깨가 가늘게 떨렸다. "아, 그 다렌...? 글쎄, 어떻게 했을까...?" 일식 중에서도 특히 신비로와, 종교적인 감동에 휩싸이며 사람을 외포하 게 만드는 이클립스의 눈동자가 부드럽게 웃으며 제롬을 직시한다. 머리가 차가워진다. 놀리는 듯한 남자의 어투에서 제롬은 묘한 불안감에 휩싸이며 주먹을 쥐고 그를 노려보았다. 떨림은 이미 진정된 상태였다. "네가 어떤 존재인지 나는 상관없어. 하지만... 단지 나를 놀리기 위해 이 런 일을 벌린 거라면... 확실히 화가 나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 되었으니... 칭찬이라도 해 줘야 겠군..."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그 칭찬은 고맙게 받아들이도록 하지." 가볍게 웃은 남자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그라 든다. "하지만... 지능이 이 정도까지 낮은 줄 알았다면... 상대하지 않는 건데 그 랬어. 눈뜬장님이라니... 실망이군. 눈앞에 보이는 것을 찾지 못해 안달하 는 녀석이라니..." 서리가 내린 것 같은 싸늘한 얼굴로 제롬을 바라본다. 단지 시선이 바뀌 었을 뿐이데, 방안은 무거운 압력에 짓눌려 호흡하기 힘들다. 방안에 나타난 갑작스런 변화도 놀랄 만 하지만, 제롬은 남자의 말에 더 놀라는 눈치였다. "...눈앞에 보이다니... 단지... 이곳은 나와..." 단어가 목에 걸려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는다. 뭔가 신경을 거스르는 느낌이 번져갔다. 불길한 예감을 받았다. 그 사실을 깨달으며 제롬은 피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설마..." 커진 눈동자로 눈앞의 상대를 바라본 제롬은 고개를 돌려 텅 빈 침대를 바라보았다. 124. 쫓는 자 쫓기는 자 (5)-2 "그래...난 특이적인 존재이지..." 마른 웃음을 지은 남자는 앞으로 한발 나섰다. 그와 반대로 이해할 수 없 다는 표정이 된 제롬은 뒤로 주춤 물러섰다. 그의 허벅지에 침대가 와닿았 다. "준신으로서 능력을 갖추고 있던 아버지가 다른 신들보다 잘났기 때문인 지... 아니면... 인간이 신의 힘을 지니게 되었기 때문에 불안정했었는지... 나는 마신(魔神)과 선신(善神)의 두 가지 면모를 가지고 태어났다." 당황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제롬을 보며 엷게 웃은 그는 조용히 말했 다. "참고로 지금은 마신의 모습이지..." 순간, 제롬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상을 써버렸다. "...왜? 마신이라니까... 험악한 얼굴을 예상했었나?" 씁쓸히 웃고만 그는 약간은 불만인듯 어색한 미소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아버지가 워낙 예쁜걸 좋아하는 지라..." 농담조로 말을 했지만, 제롬의 찌푸린 얼굴은 펴지지 않는다. 그는 이상해 하며 제롬을 돌아보았다. "왜? 아버지한테서 태어난 것이 '나'라는 존재라서 실망한 건가?" "아, 아니... 그것이 아니라..." 제롬은 두손으로 이마를 감싸쥐며 혼란스러워했다. "그러니까... 네가... 그...라면... 너의 아버님이란 건...설마..." "그래.. 네가 생각하는 게 맞다. 네가 모셔야할 존재. 지금은 행적이 묘연 해져서, 허둥대게 만드는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버린고만 당사자이지." "...얀 님이 ...신에 필적하는..능력을 지녔다고? 그럴리가...없어." "지금 그런 걸로 고민할 시간이 있던가? 너에겐 더 큰 문제가 있을 텐 데..." 제롬이 놀라고 있는 건 알지만, 그보다 앞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남자 는 담담히 그것을 깨우쳐준다. 그의 말을 듣고 깨달았는지, 제롬은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기대가 가득한 눈초리였다. "너에게 능력이 있다면 얀님의 행적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겠지? 도와 줘." "물론 찾아낼수야 있지. 나와 아버지는 기운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하지 만... 그건..." 너 또한 그렇지 않던가...? 말을 하려던 그는 아무 것도 모르는 기대에 찬 제롬의 초록빛 눈동자를 발견하곤 뒷말을 삼켜버렸다.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지우며, 고개를 끄덕였 다. "좋아. 지금 아버지의 기운이 약해졌으니... 어렵긴 하지만, 찾아낼 수 있을 거야." 그의 확답을 듣고 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제롬은 밝은 표정으로 그를 바 라보며 고마워했다. "고마워. 너는 자신이 마신이라고 했지만... 지금의 행동을 보면 그 말이 믿어지지 않는군." 감사의 말을 듣고, 부드럽게 미소지은 남자는 제롬에게 다가서며 조용히 말했다. "물론 난 마.신.이야. 파괴와 살육을 좋아하지. 하지만 넌 내게 중요한 존재니까...너에게만은 억누르고 있을 뿐이야." 순간, 이해가 가지 않은 말을 들은 듯 미간을 좁히던 제롬은, 남자의 얼굴에 떠오른 낯선 미소를 보고 이상한 예감을 드는지 얼굴을 굳히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까. 넌 분명 얀님에게서 태어난 존재라고 했는데... 얀님의 성격을 보면 도저히 그럴수가... 없을 텐데..." 긴장한 제롬의 얼굴을 보며 귀엽다는 듯 웃고있던 남자는 제롬의 볼에 손 을 대며 말했다. "하지만, 그건 진. 실. 이다. 난 분명 아버지의 기운에서 태어난 존재이지. 그리고 그 말이 시사하는 바는, 아버지에겐 마신을 만들 정도로 악한 기 운이 숨어있다는 거겠지." 남자의 말을 들은 제롬은 놀란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직시하였다. 굳어진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던 제롬은 자신의 볼에 가볍게 대어진 그의 손을 밀 쳐냈다. "그럴리가!" 강한 반박의 어조로 부정하는 사내를 바라보던 남자는 재미있다는 듯 피 식 웃으며 말했다. "악한 기운이 있다고 했을 뿐이지, 악한(惡漢:악당)이라고 하진 않았어. 모 든 인간들에겐 두가지 양면성이 있지. 아버진 인간답게 그런 면모를 지녔 을 뿐이야. 착하게 살아가려면 그만큼의 악한 면을 억누르고 살아가야 하 는 것 아닌가? 난 아버지의 이면에 숨어있던 그런 기운이 모여서 발현했 을 뿐이야." 빙긋이 놀리는 그의 어조에 제롬은 얼굴을 굳히며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네가 상기시켜 준 바대로 난 마신(魔神)이지. 마신은 대가 없이는 소원을 이뤄주지 않는다." "....아..." 제롬은 문득 깨달았다는 듯 그를 돌아보았다. 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제롬 을 바라보았다. "그래, 제르미스 파나인, 넌 계약을 하려 한 거다. '다레니우스 이오 카필 로아'라는 실질적인 이름을 받은 마신(魔神)인 나에게 말이지... 넌 무엇을 걸고 아버지의 몸을 대신하려 했던 거지?" "...난...." 제롬의 눈동자가 상대를 빨아들일 것만 같은 다렌의 현혹적인 검은 눈동 자와 마주쳤다. 제롬은 결심한 듯 나지막한 어조로 물어보았다. "...네가... 바라는 건 무엇이지...?" "그래. 잘 생각했다. 비록 내가 아버지로 인해 태어났다고는 하나, 흔쾌히 도와줄 리가 만무하지." 제롬에게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 남자는 제롬의 팔목을 잡아 올렸다. 그리고 그의 손목에 입술을 가져갔다. "내가 바라는 건... 바로 너다." 그의 하얀 이가 가볍게 손목에 박혔다. 미미한 아픔이 느껴졌다. 손목에서 붉은 피의 구슬이 솟아올랐고, 그것을 다렌의 붉은 혀가 핥았다. 125. 쫓는 자 쫓기는 자 (6) "내가 바라는 건... 바로 너다." ".............!!" 제롬은 자신의 손목에 입술을 댄 남자의 얼굴을 깜짝 놀라 바라보았다. 장난이라고 해도 소름끼치는 짓은 서슴없이 하다니...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며 다렌에게서 손을 잡아뺐다. "농담도 상대방을 봐가면서 해야하는 거다. 그런 어투로 말을 하니까... 놀 랐잖아. 그리고... 난 얀 님의 명령으로 너를 돌보게 되었으니 그런 말이 없어도..." 다렌의 요구를 주군에 대한 충성의 명령으로 대체시켜 이해해 버리고만 제롬은 조용히 타이르는 어투로 말을 했다. 키득거리는 낮은 음성이 제롬의 귓전에 들려왔다. 의아한 눈초리로 돌아 보자 허리를 부여잡은 다렌이 몸을 떨며 웃고 있었다. "아, 이래서 내가 제롬을 좋아한다니까...재미있어." 한참 웃어버린 그는 한숨을 쉬며 허리를 폈다. "미안하군. 너를 이해시키려면 그것으론 부족했었나?" ".........?" "내가 한 말이 농담으로 들렸나 보군... 직설적으로 말하기엔 너무 냉혹하 게 들릴 것 같아 돌려 말을 했지만 이 대로라면 엉뚱한 결과가 나오겠는 데... 그럼 네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하지." 단어의 선택 때문에 고민하던 다렌은 마땅한 낱말을 찾았는지 슬며시 입 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네 몸을 내게 달라는 거다." ".............??" 잠시 턱을 괴고 고민하던 제롬은 고개를 돌려 그의 요구를 거절했다. "방패막이?! 그건 안돼. 난 이미 얀 님을 모시기로 했으니까." (이 녀석도 바보다;;) "음...이런... 이것도 실패인가...? 그래 이렇게 풀어 설명한다면 너에게도 와 닿겠지." 문득 그의 입가에 시니컬(냉소적)한 미소가 떠올랐다. 제롬을 조용히 바라보 던 눈동자의 검은 동공과 홍채를 가로막고 있던 황금빛의 고리가, 그 폭이 좁아지며 홍채의 어둠에 침식되어 진다. 태연한 여유를 가진 그는 사라지고, 대신 날카롭고 위험한 매혹적인 미남자의 얼굴이 있다. "난 너의 피와 살과 뼈, 신경... 피부... 머리카락 한 올의 세세한 부분까지 너에 관한 모든 것을 갖길 원한다." 염원이 담겨 있는 목소리가 마음을 두드린다. 기분 좋은 울림이 있는 목 소리에 취한 제롬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몽롱한 기분에 젖어들었다. 마치 연인에게 속삭이는 정열적인 밀어(蜜語)같지만, 부드러움 속에 위험한 울림이 있는 어조와 낮은 목소리는 제롬의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그..런데 ...왜... 나를 필요로...하는 거지...?" 제정신으로 돌아온 제롬은 말을 더듬으며 그의 대답을 유도했다. 자신의 의도를 깨달았다고 생각했음인지 다렌은 태연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답 했다. "그전에 앞서 나에 관한 설명을 해줘야겠군." 주의를 기울여 경청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청년을 향해 있던 다렌의 검 은 눈동자가 순간, 깊게 가라앉았다.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순간부터 아버지와 생명의 계약으로 맺어졌고, 그의 운명에 관한 모든 것을 공존한다. 그로 인해 태어났고 그가 육체를 버리는 순간, 나 또한 목숨이 다하게 되지." 놀라운 것을 들은 듯 제롬은 서서히 얼굴을 굳혔다. 그의 모습을 보고 냉소(冷笑)한 다렌은 조용하게 이야기를 계속해 나간다. "그러니까, 난 아버지에게 귀속되어 있는 영생수라는 존재이다. 신성동물이며, 자신을 태어나게 해 준 사람과 운명을 같이 하지..." 흘깃 시선을 들어 자신의 말에 열중인 제롬을 확인한 그는 차분하게 얘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문제는 아버지의 경우엔 어처구니없게도 완전한 힘의 자각을 이루지 못했다는 거다...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틀을 벗어 나질 못하는데. 그 말은 즉, 아버지는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인간으로 남 아있는거고, 언제든지 죽음의 위협을 받을 수 있어, 덕분에 난 부수적으로 영생수에서는 예외적인, 소멸이 아닌 죽음을 누릴 수 있는 운명을 부여받게 되었다는 거다." 어이없다는 듯 곤혹스런 미소를 내비친 그는 불평의 어조로 중얼거렸다. "신급의 존재로 태어났으면서 어느 순간 죽어 버린다니.. 믿겨지나? 소멸 을 명받지 않은 이상 영생을 살아갈 존재인 내가 말이야." 조용히 반응을 살피던 그는 어두운 기운이 출렁이는 눈동자로 제롬을 지긋 이 바라보았다. "그런데...말이야. 단하나, 그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냉혹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흐른다. 놀란 눈빛의 제롬을 지긋이 바라본 그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래, 아주 지독하고 극악한 방법이라, 오직 마신의 경우만이 취할 수 있 는 길이기도 하지..." 제롬은 다렌의 낮은 톤의 울림을 지닌 목소리를 듣고 이상한 예감이 드 는지 몸을 흠칫 떨었다. 날카로운 시선과 압도적인 존재감을 몸에 지닌 미청년은 그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며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태어나는 순간, 생명의 계약이 불안정할 때...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어버 이의 힘을 남김없이 흡수하는 거다." "...흡수하다니..." 아연한 제롬의 표정을 보며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던 다렌은 시선을 마 주하며 숨김없이 말한다. 그의 아름다운 일식안에 냉혹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말 그대로다. 아버지의 피를 마시고, 뼈를 취하며 살을 씹고... 아버지의 몸을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거다. 힘이라는 것은 몸에 각인 되듯 분포해 있기 때문에 그 방법이 아니면 취할 수 가 없지. 그럼으로 해서 자신의 몸에 어버이의 힘을 동화시켜서 영생을 살게 되는 거야." "잠깐, 그러니까 넌 얀님을..." "그래, 먹으려 했다는 거지." 별 감흥없은 긍정의 목소리. 스스럼없이 제롬의 말에서 모자란 부분을 메워주며 그의 상상력에 도움 을 준다. 경악하여 말을 잊고 있는 제롬을 바라보던 다렌은 피식 웃으며 그를 진정시키려 한다. "아, 아. 어차피 때가 지났으니 걱정할 필요까진 없어. 지금은 아버지가 죽는다면 같이 죽게 될 판이니까. 뭐 별로 맛도 없게 생겼고..." 진정시키기보다 아무래도 도발하는 것 같다. 제롬의 눈에 쌍심지가 켜지며 다렌을 노려본다. 분노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게 아버지에게 할 소리냐?!" 훗,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상대를 바라본 다렌은 손을 내저었다. "그렇게 열낼 것 까진 없잖아. 물론 내 힘이, 나의 그림자 녀석보다 크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럴 일은 없을걸... 녀석은 선신(善神)인 이상 자신이 죽더라도 아버지를 지키고 싶어하니까. 그리고 지금 아버지에게 해를 가 해봤자,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꼴밖에 되지 않아." "그렇다면 나를 갖게 다고 한 것은 단순히 네 유희라는 건가?" "이런... 아직 이해를 못했군. 진심이 담긴 말이 와 닿지 않던가?" 곤란한 듯 애매하게 웃고만 다렌은 자신의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난 네가 필요하다,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야." "그게 무슨...?" 다렌의 눈동자가 차갑게 웃고 있었다. "아직 깨닫지 못한 거냐? 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네 몸을 필요로 하는 거다. 네 육체를!" "........!!" 놀란 듯 제롬의 몸이 휘청했다. 다행히 그의 뒤에 있던 침대가 그를 받쳐 주었지만, 균형을 잃은 그의 몸을 어느 순간에 검은 그림자가 덮고 있 었다. 오싹한 기분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갔다. 고개를 들자 몸을 가까이 붙인 다렌의 얼굴이 보였다. 다렌은, 놀라 반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제롬의 몸을 억누르며 그의 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래, 난 너를 먹고 싶은 거다. 물론... 아버지가 살아있을 동안은 눈치가 보이니 참기로 하지." "농담이라면 때려치워!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내가 너에게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거냐?!" 입김이 닿은 귀를 한쪽 손으로 누르며,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친다. "소용? 소용이라면 많지. 너는 아버지에게 귀여움을 받는 몇 안 되는... 그 것도 아버지의 힘을 나눠받은 인간이니까!" 다렌의 표정에 서늘한 빛이 감돌았다. 질투하듯 더욱 검게 변한 눈동자는 난폭한 기운을 담고 제롬을 쏘아보았다. 몸을 경직시킨 채 멍하니 다렌의 모습을 바라보던 제롬은 이해가지 않는 듯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힘을 받았다...? 네가 말한대로 라면 대단할 힘일텐데... 나는 조금도 느껴본 적이 없어." "나에게 주었다면 내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 만한 힘을, 아버지는... 힘을 받았다는 자각도 못하는 너에게 20%나 넘겨주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다 른 신들도 생각해내지 못한 방법을 이용해서 말이야." 경직되어져 있는 제롬의 턱을 잡아올린 다렌은 그의 눈에 시선을 맞추 며 신랄하게 그의 마음을 헤집어 갔다. "너에겐 쓸모 없는 힘이다. 아버지의 행적조차 찾아내지 못하는 녀석이 받을 만한 것이 아니야. 내가 받았어야 할 힘인거다. 물론 지금 강제로 뺐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네가 사라지면... 아버지와 내 그림자 녀석이 싫어할 테니... 참아야지 어쩌겠나. 아버지를 돕겠다는 조건으로 아버지의 사후, 넘겨받는 게 좋을 것 같군. 어때? 이만한 협력자를 찾기 힘들걸." "그렇지만...얀님..에게 부탁한다면...아무런 조건없이...힘을" 깃털같은 부드러운 온기를 지닌 손가락이 제롬의 입술에 닿았다. 그의 입을 봉한 다렌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을 읊조렸다. "아쉽게도... 아버진 자신이 한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자각 못하는 눈치거든. 그러니까 가장 쉬운 방법은 너에게서 빼앗는 거지." 매혹적인 이클립스 아이즈가 위험스런 울림을 담고 유혹하듯 그를 바라 본다. 혼란스런 눈빛으로 마주 바라보던 제롬은 이내 포기한 듯 기분을 가라 앉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에겐 소용이 없으니... 그것도 괜찮겠지. 나를 대신해서 너의 전폭적 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밑지는 게 아닐 테니까. 약속한 거지? 얀님을 돕겠다는 것을...?" 제롬은 쓸쓸히 미소지으며 올려다본다. 만족스런 미소가 떠오른 상대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제롬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물론. 아버지를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대신 너도 아버지가 죽는 즉시 죽어야할 목숨이니... 좋은 추억을 만들어 놓는 게 좋을 거야." 원하는 바를 성취하여 기분 좋은 듯 제롬의 얼굴을 쓰다듬던 다렌은 손 을 내밀어 제롬의 손목을 잡고 소매를 겉어 붙였다. 햇빛에 보기 좋게 그 을린 건강한 팔이 눈에 들어온다. 손을 뻗어 손톱으로 팔 안쪽을 내리긋 자 붉은 혈선이 그어지며 실같은 붉은 아지랑이가 그의 팔을 수놓았다. "읏" 약한 신음성을 내는 상대를 거들떠보지 않고, 거추장스러운 듯 미끄러져 내리는 검은머리를 쓸어 올린 채, 떨어지려하는 핏방울들에 붉은 입술을 가져다댄 다렌은 혀를 내밀어 조심스럽게 할짝였다. 이내 만족스러운 미 소가 피어오른다. 침대가에 걸터앉아, 자신의 팔을 핥고(?)있는 상대를 조용히 내려다보던 제롬은 씁쓸히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됐어. 나는 그 분과 같은 시간에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니까..." ---------------------------------------------------------------------- %(ㅜ_ㅜ). %(_ _). %(@ @). へ(> <)/ ~~~% ** 이글은 여성계 동인향의 글입니다. 속이 거북해지는 등 이상한 부작용이 생길수 있으니 알아서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126화;) 126. 쫓는 자 쫓기는 자 (7) 자신의 팔에 상처를 더 낼까 망설이는 다렌을 보며 쓴웃음을 지은 제롬은 잠시 창밖에 시선을 주다 초조한 눈빛으로 그를 바로 보았다. 약간 망설 인 듯 하였지만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그런데... 얀님을 찾겠다고 한 것을 언제 실행하려는 거지...?" 눈동자 속에 숨어있는, 채근하는 제롬의 눈빛을 본 다렌은 아쉽다는 듯 제롬의 팔을 한번 더 흘깃 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사실, 너와 계약한 후부터 계속 실행을 하고 있지만... 워낙, 아버지의 기 운이 약해져 있고, 나 또한 그림자 녀석의 방해 때문에 힘을 자유롭게 못 쓰니 시간이 걸려. 아버지에게 위기가 닥쳐오면 나에게도 반응이 있을 텐 데... 오랜 동안 감감무소식인걸 보면 지금쯤 안전한 곳에 도착해 있는 것 같군. 아버지와 같이 간 녀석도 만만한 녀석이 아닐테니 말이야 그리 걱 정하지 않아도 된다구." 느긋한 어조로 대꾸하던 그는 제롬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시간을 조금만 더 가진다면, 아버지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거 다. 안달하지 말라구." 놀리듯 웃어 보인 후, 곁에 위치해 있던 의자에 걸터앉으며 오른쪽 다리 를 왼쪽 무릎 위에 얹고 의자의 등에 기대며 태연하게 제롬을 바라본다. 그의 느긋한 어조에 당혹함과 약간의 화가 치밀었던 제롬은 못마땅한 듯 그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수색에서 돌아온 후 옷마저 갈아입지도 않고, 괴상한 일을 당했기 때문에 조금은 피곤해져버린 제롬는 화풀이하듯 겉을 벗어 침대 위에 던지고 침 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자신의 깍지낀 손에 시선을 주던 제롬은 고개를 들어 답답한 듯 다렌을 바라보다, 시선을 내렸다. 제롬의 시선에 상처가 나있는 자신의 팔이 눈에 들어왔다. 긴 옷으로 가 린다면 그럭저럭 괜찮겠지만, 생각보다 눈에 띄는 자리였다. 곤란하듯 인 상을 찌푸리던 제롬은 말려올라가 있던 소매를 걷어내렸다. 유심히 제롬의 행동을 눈여겨보던 다렌은 즐겁다는 눈빛으로 제롬에게 말 을 걸었다. "미안, 난 치료쪽에는 소질이 없어서 말이야." "그렇겠군." 시큰둥한 표정으로 제롬은 차분히 대답을 했다. 미안하다거나 자신이 했 던 일에 반성의 기미를 조금도 보이지 않고, 즐겁게 웃고 있던 다렌은 손 등에 턱을 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파괴와 죽음에 관련된 것에는 소질이 있으니까 말이야. 언제든지 그런 쪽이라면 응해줄게." "그럴 일은 없을 걸.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아기에게 태연하게 그 럴 일을 시킬 만큼 얼굴이 두껍지 않으니까."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하는 태연한 말에, 다렌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 어 보이다 웃어버렸다. 즐거워하는 다렌을 앞에 두고 자신의 행동에 뭔가 잘못된 것이 있는지 잠시 고민하던 제롬은 이내 다른 걱정거리를 발견하 였다. "..저... 그런데... 특별한 의식같아서... 내버려두긴 했지만, 혹시 계속 이렇 게 내 피를 이용할 작정?"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제롬의 어투에 다렌은 태연히 대답해 주었다. "아니, 왜? 난 종종 이용하려고 했는데? 네 피는 내게 기호품과 마찬가지 거든. 아니, 흥분제라고 할까? 몇 시간만 힘이 증폭될 뿐이지만... 사용하 는 것만으로도 깊은 고양감을 이끌어내 주니까, 말하자면, 나로서는 유흥 거리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지금은 깊게 가라앉아 있는 힘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는 부수적인 이유도 있지만 말이야. 네몸을 먹지 못할 바에야, 그 전에 실컷 이용해두는 것이 좋잖아. 날 이용하면서 먹이도 주지 않을 작 정이었어? 공짜로 일할만큼 마음이 넓지 못하니까." 생긋 웃어보인 그가, 내보인 답에 제롬은 약간은 불만스러운 듯 인상을 찌푸리며 상처가 있는 소매를 어루만졌다. 얀님을 찾기 위해서라면, 어쩔 도리가 없다. 참는 수밖에... 하지만... "저... 필요하다니까, 할 수는 없지만. 다른 방법은 없을까. 내가 직접을 피 를 내어, 잔에 채워서 준다든지....하는. 이런 부위는 조금 곤란해, 땀을 흘 리는 경우라던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발견될 수 있으니 말이 야. 상처가 늘어난다면 이상하게 생각될 것 아니야." 조금은 곤란한 얼굴로 말하는 제롬을, 조용히 바라보던 다렌은 곧 자리에 서 일어나 제롬의 앞으로 걸어왔다. 어-, 하는 사이에 다가온 다렌은 침묵 한 채 제롬을 바라보았고, 제롬은 묘하게 무거워져 있는 그의 태도에 당 황해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버지가 보면 걱정할까봐? 기사라면 상처 한 두군데 정도는 있어야 정 상이 아니던가? 주인에게 염려를 끼치지 않으려 하다니... 꽤나 독실한 종 자(從子)로군." 장신인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 위해 뒤로 고개를 젖힌 제롬을 차분히 바라 보던 다렌은 손을 내밀었다. 그의 긴 손가락이 붉은 기가 도는 갈색 머리 카락을 파고들어 뒷목을 받쳤다. 이클립스 아이즈가 조용히 초록빛 눈동 자를 마주 바라본다. 제롬은 위험스런 느낌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가자, 전 율했다. "뭐, 난 아무래도 좋으니까." 얄미운 웃음이 다렌의 입술에 떠올랐다. 가볍게 웃음지은 그는 고개를 내 려 부드럽게 입술을 겹쳤다. 제롬의 눈동자가 크게 흡떠졌다. 잠시간의 패닉. 이윽고 받치고 있던 손을 풀자, 경직된 채 제롬의 몸은 굳어져 있었다. "어라."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굳어져있는 제롬을 다렌은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뭐지? 방금… 입속으로 무언가가…. 이빨에 닿으면서… 뭉클 하고…. 맙소사....!! 갑자기 다가온 것에 의아해 했지만, 이런 경우가 생길 것은 미처 생각지 못한 그였다. 벌떡 몸을 일으킨 제롬은 이내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무슨 짓이야!!" "네가 다른 방법을 원했잖아." 담담한 어조로 꿇릴 것 없다는 듯, 눈을 마주치며 대답한다. "다른 방법...?" "그래, 상처를 내지 않는 방법이라면... 이것 밖에 없으니까. 피 보다는 내 재되어 있는 힘의 양이 적긴하지만... 아쉬운 소리를 할 순 없으니까, 이것 으로 만족해야지. 네 몸을 접하는 물질에서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 각했거든. 역시, 생각대로 타액에서도..." "아, 앗. 다른 방법을 생각해 달라는 말 안 할 테니까. 다음부터는 흡혈이 나 하라구." 제롬은 당황한 얼굴로 다렌의 말을 끊었다. 허둥대는 그를 보고 피식 입 가에 웃음을 띄운 다렌은 재미있어 하며 그의 행동을 즐기고 있었다. "뭐야, 난 또 다른 이유라고 생각했었는데. 부끄러워했던 건가?" 다렌은 호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다, 다렌. 웃지마. 어린 녀석이 어른을 놀리기나 하고!" 붉어진 얼굴로 침착성을 잃은 제롬의 모습은 재미있다. 그것을 웃으며 바 라보던 다렌의 인상이 문득 찌푸려졌다. 두근. 가슴 한구석에서 일어난 고동이 전신을 일깨우려는 듯 세포를 긴장시켰 다. 경련이 일어난다. 전신에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쿨럭. 온몸을 수축시키는 고통이 몸안을 달렸을 때 입안에서 무언가 터져나왔다. 묘한 정적감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던 제롬은 입을 틀어막고 있는 다렌을 보고 이상한 느낌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까이 가려던 그의 귀에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방해하려는 거냐...] 말과는 다른 기운이 담겨있는 목소리. [방해하지마. 싫어. 난 돌아가기 싫다.] "다렌." 당황한 제롬이 그의 이름을 부르자, 고통이 떠있는 눈동자로 제롬을 바라 본다. 아름다운 일식안에 황금빛 광채가 빛을 더한다. 다렌의 입가에 가느다란 핏줄기를 발견한 제롬의 눈동자가 커졌다. "다, 다렌!" 쿨럭. 틀어막은 손가락사이로 피가 배여나온다. 붉게 피어난 혈화가 드문드문 카펫트위로 떨어졌다. 다렌은 증오의 눈빛으로 변한 채 몸을 떨었다. 손으 로 몸을 움켜쥔 채 가늘게 떨던 그는 무릎을 끓고 자리에 털썩 쓰러졌다.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 얼굴을 굳힌 제롬은 다렌에게 달려가려 했다. 그러 나 몇 발자국 걷기도 전에, 거대한 기의 폭풍이 다렌에게서 터져나왔다. 창문이 깨져나가고 작은 가구들이 방안에 뒹굴었다. 눈앞을 가린 제롬은 몸이 밀리지 않는 것에만 신경을 쏟아야 했다. 잠잠해 진 것을 느끼고 앞을 가렸던 팔을 내리자 엉망이 되어있는 방안이 눈에 들어왔다. 제롬은 다급하게 뛰어갔다. "다렌!" 그가 도착하기도 전에 다렌의 몸이 힘없이 앞으로 쓰러진다. 제롬은 손을 내밀어 다렌의 몸을 받아들었다. 식은땀에 젖어있는 가늘게 떨고 있는 몸 을 느끼고는 제롬은 그를 도와주지 못한 죄책감을 느끼며 한숨을 쉬었다. 콰앙-----!!! 다급하게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들어섰다. "무슨 일이야!" "제르미스 경, 괜찮은 겁니까!! 저마다 걱정을 안고, 소리를 치며 방안에 들어섰던 키리아와 세스는 이내 말문을 잃었다. 아기 침대는 방구석에 밀려가 있고, 창문은 온통 깨져 날 아갔으며, 방안은 어리럽혀져, 온갖 잔재들이 널려있었다.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세스를 불러들였던 키리아였지만, 이런 사태를 예상했던 것은 아니었다. 멀쩡해 보이는 건, 그나마 방안에 보이는 낯선 인물과 그를 안고 있는 제롬이었다. 방안에 일어났던 상황을 알아내는 것 은 그들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다가선 키리아는 다급하 게 입을 열었다. "어찌된 영문이야. 방안에 전쟁이라도 일어났던 거야? 난 굉장히 무서운 느낌을 받았었는데, 착각이었던 것처럼 그런 기운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 고, 이상해. 다렌은 어디있는거지? 거기다, 너와 같이 있는 그 낯선 녀석 은 또 뭐고?" 들려오는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제롬은 포옹했던 팔을 풀며, 다렌의 상태 를 살피고 그를 소개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이내 무너졌다. ".....누구지...?" 머리 회전을 멈춘 채 자신의 앞에 위치한 사람을 바라보며 제롬은 어벙한 질문을 던졌다. "그걸 내게 물어보면 어떻게! 내가 물어 본 거잖아." 키리아는 혀를 차며 그의 질문에 답했다. 제롬의 품안에 있다, 힘없이 눈을 뜬것은 좀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다 렌이 아닌 엷은 초록색 머리카락에 금빛눈동자의 미청년이었다. ---------------------------------------------------------------------- 야오이는 물은 싫어서(?) 글의 수위를 목에 구멍을 뚫던지, 아님 키스로 할지 고민을 하다가... 끝내, 이런거 언제 써보겠어로 마음이 돌변!! 키스로 마무리를 졌습니다. 요즘 자꾸 물건들을 잃어버려서 큰일이에요. 2일에 하나꼴로... 그것도 설 썼던 종이를 자꾸(낱장에 쓰니 문제겠지만;;)잃어버려.. 다시 쓰니 ㅠㅠ 이번것도 그래서 늦어진데다가 더욱 어색, 요상, 민망의 글이 되었습니다. 때려치울까 고민하는 판에 글의 수위를 걱정하랴!! 그렇습니다. 저 막나갑니다. (감기약 기운을 빌어 헤롱거리는 제너스;) 127. 쫓는자 쫓기는 자 (8) 낯선 청년이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그의 손가락 끝은 세스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버지...." "야, 너 이런 다 큰애를 데리고 있었냐?" "지금 무슨 소리하시는 겁니까? 제 나이가 겨우 19인데, 저 사람은 20대 초반으로 보인다구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애를 낳기라도 했다는 겁니 까!" 세스는 분개하며 키리아의 말을 맞받아쳤다. 제대로 대답을 하긴 했지만, 세스는 지금 방안을 눈으로 살펴보기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열심히 살펴 보아도 그의 눈에는 찾고 있는 것이 눈에 띄질 않는다. 상황설명을 해주길 바랬던 상대(제롬)마저, 아연한 표정으로 굳어져있었 다. 세스는 답답해져 가는 마음에 인상을 찌푸리며 낯선 인물에게 다가가 무릎을 끓었다. 청년은 아픈 기색이 역력했다. 몸이 약한 모양이다. 식은땀이 맺혀있는 창 백한 안색에 마음이 약해져가지만, 만약, 다렌이 사라진 것과 관련되어있 다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사람이란 기대에 반하는 동물인 것이다. 아무리 초식동물처럼 약해 보일 지라도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년의 경험을 갖고 있던 세스는 주의하며 청년을 살폈다. 힘없이 미소지은 청년은 손끝을 움직여 세스의 옷자락을 조심스럽게 잡고 는 행복한 듯 웃어 보였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네요. 비록 몇 분 일 지라도..." 청년은 말끝을 흐리며 미소지었다. 그의 얼굴을 보자, 어디선가 본 것 같 은 느낌에 세스는 기억을 더듬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 다. 이렇게 인상에 남을 인물을 기억해내지 못할 리 없는데... 데자뷰인가...? 세스는 자신의 기억을 탓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마주 보며 웃어보인 청년 은 고개를 돌려 제롬을 바라보며 조용하게 말했다.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죠? 사과드릴게요. 놀래켜드릴 생각은 없었는 데... 제가 변하면 주체를 못해서 말이죠." 미안한 듯 웃어보이는 청년의 말에 미간을 좁혔던 제롬이었지만, 이내 무 언가를 깨닫고 청년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닫으며 조심스럽게 반문한다. "다....렌?" "아…!" 어디에서 오는 동질감인지 깨달은 세스는 감탄성을 내었다. 미소로 대답 을 대신한 청년은 몸을 일으키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약간 비틀거린 다. "괜찮은거야? 각혈까지 했잖아." 걱정스러운 듯 물어보는 말에 미안한 듯 미소지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그리고... 사실, 피의 절반 이상은..." 말을 흐리며 제롬의 팔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저씨 덕분에 힘을 얻으면 제가 곤란해져서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 거니까. 걱정하실필요없어요." ".....아저씨?!" 이번엔 키리아가 의아한 음성을 내며 제롬을 바라본다. 난감해진 제롬이 그를 돌아보자, 청년이 제롬의 소매를 붙들며 대신 말을 한다. "이런 모습으로는 처음 뵙는 거지요. 만나서 반가워요, 키리아 아저씨." 자신을 부르는 이상한 호칭에 눈을 가늘게 뜬 키리아의 모습이 재미있었 는지 웃으며 바라보던 청년은 가볍게 절을 하며 말을 덧붙였다. "저.... 다렌이에요." ** 걸은 지 얼마 안되어 숲에 위치한 여관이 눈에 들어왔다. 돌담으로 쌓여 져 있고, 이엉으로 지붕을 엮은 아주, 시골의 향내가 물씬 풍기는 여관이 었는데, 여행자들의 간혹 가다 들리는 길목이었는지, 밖에는 적지 않은 마 차와 말들이 매여져 있었다. "목가적인 전원 풍경이라니 남다르군. 역시 시골이라서 그런 건가..." 감회가 남다른지, 클라우드는 여관을 바라보며 감탄을 했다. 그의 행동이 반갑지만은 않은 얀은 옷깃을 흔들며 그의 감상을 깨버렸다. "감동받는 것도 좋지만, 그만 들어가자구요. 남들이 이상하게 보겠어." 힘이 빠져있는 얀의 모습에 미안한 듯 미소지은 클라우드는 여관 문을 열 고 얀이 들어오기 쉽게 한발자국 물러섰다. '교육하나는 잘 받았군.' 얀은 '매너 좋아요' 를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여기 저기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을 바라보며 얀이 놀라고 있을 때 그들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관 주인으로 보이는 사내가 말을 붙이자, 클라우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1인용 실 방 2개와, 식사를 부탁하네..." "저... 식사라면 조촐한 것이나마 있지만, 방은... 사람들이 많아서 겨우 2 인용 실이 하나 남았을뿐인 뎁쇼." "아, 그런가..." 곤란한 듯 인상을 찌푸리자, 여관주인은 웃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이미 해가 저물어 갑니다. 혹시, 마을까지 가려는 생각이지라면 접어두는 게 좋을 겁니다. 잘못하다간 숲에서 노숙을 해야 할테니까요. 신혼 부부라 고 생각했는데, 아직 결혼전인가보군요." "누, 누가 부부라는 거예욧!" 화들짝 놀란 얀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자, 클라우드는 물끄러미 얀의 얼 굴을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그럼.. 2인용실을 부탁하네." "예, 저를 따라오십시오." 여관 주인은 사이가 사이좋게 투닥거리는 두 연인을 바라보며 미소지었 다. 여관주인의 안내로 방안에 들어서자, 클라우드는 주인에게 부탁의 말을 던졌다. "믿을만한 사람처럼 보여 이런 말을 하는 것이네. 우린 사정이 있어 도피 하는 중인데. 만약 주위에서 귀족가의 사람들이나, 젊은 남녀를 찾는 수상 한 사람들이 보이면 우리에게 알려주게." 클라우드는 진지한 얼굴로 약간의 돈을 내밀며 청했다. 여관주인은 그의 말을 듣고 지레짐작하여 말을 했다. "아, 사랑의 도피로군요. 염려하지 마십시오." "............." 클라우드는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 한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군." "어이, 클라우드." 난감해진 얀이 지긋이 그를 노려보자, 클라우드는 생긋 웃으며 반문했다. "어차피, 두 가문과 우리를 쫓는 사람들에게서 도망쳤으니... 이럴때 낭만 과 로맨스를 즐기는 것도 하나의 묘미가 아닌가 싶어서..." "그런가, 같은 값이라면 재미있게 지내는 것이 좋으니까...?" 클라우드의 말에서 당위성을 느낀 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어이 없게 금방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잠시 후 여관주인이 나가자 얀은 클 라우드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런데... 왜 우리가 찾아나서질 않는 거죠?" "섣불리 나섰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으니 조심해야합니다. 거기다 지금은 어두워지고 있고요.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요. 우리 가 있는 곳의 대략적인 위치는 알고 있으니, 내일 해가 밝으면 연락을 취 할 수 있을 겁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을 찾는 사람들마저 걱정 안 할 리가 없다. 얀은 방을 빠져나와 여관 아래층으로 향했다. "도와드릴 일이 있나요?" 친절하게 말을 거는 여관주인을 보며 편지지와 봉투를 부탁한 얀은, 여관 주인이 찾으러 간 틈을 타 손가락에 끼어 있던 커플링을 빼었다. 보통때 는 금반지처럼 다이아몬드가 있는 부분을 손바닥으로 향하고 있어 평범해 보이는 반지였으나, 고백제에서 받은 세스의 반지와 한쌍으로 되어있는 귀중한 것이었다. 얀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반지를 둘둘 말았다. 여 관주인이 가져다준 편지지에 스마일 표시(?)를 그리고, 봉투에 같이 동봉 한 얀은 밀납으로 편지봉투를 잘 봉한 후 여관주인에게 부탁했다. "심부름을 보내줄 사람을 구할 수 없을 까요? 이것을 제가 부탁한데까지 오늘 안에 갖다준다면... 3골드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받기만 한다면... 심부름꾼을 통해 자신이 지금 어디있는지 알아챌테니까... 라고 생각했던 얀은 여관주인의 허락의 말이 떨어지자, 안도의 표정을 지 었다. ** 나머지 플롯. 얀과 클라우드는 로얄 가드에게 잡히게 되고, 로얄 가드의 표식을 보고 단서를 발견한 쥬아렌은 얀만을 구출한다. 이 과정에서 얀은 로얄 가드 들의 수행명령이 암호문으로 적혀있는 단서가 될 종이를 발견하지만, 별 생각없이 재미있는 글귀라 생각해 가지게 된다. ↓ 세스의 집으로(카필로아 가)로 얀의 반지가 도착하고, 위험한 마신의 인격을 봉인하기 위해 모든 힘을 사용하여 힘이 빠져 있던 다렌은 이내, 다시 아기의 모습으로 변하며 얀이 있는 '티에 숲'의 지명을 가까스로 입에 올린다. 이에, 세스, 키리아, 제롬은 티에 숲을 향해 떠난다. ↓ 쥬아렌에게 구출된 후, 숲을 빠져나오던 쥬아렌과 얀은 얼마 안가 추격을 받게되고 가까스로 빠져나오지만, 얀과 쥬아렌은 그 과정에서 함몰되어 있는 언덕을 구르게 된다. 얀이 먼저 정신을 차리게 되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평소와는 달리 힘이 빠져있는 쥬아렌이다. 보름달(?)이 밝아 올수록 짙은 꽃향기가 진동하자, 의문을 갖고 쥬아렌에게 물어보지만 날아오는 대답은 무덤덤한 어조의 '발정기라서 상대방을 유혹하는 향이 난다'는 말. 이내 패닉 상태에서 쥬아렌이 힘을 차릴때까지, 그의 일족의 이야기를 또 그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 태어난지 18년이 되는 해 부터, 애릴이 달이 찾아올때마다 반려를 맞는 축제에 참가할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는 것. 요정족(셀리브 족)은 반려의 성에 따라 성이 결정(?)되어 지는데, 쥬아 렌의 경우는 집안(?)의 약속때문에 전통적인 계약에따라 장자(첫아이)가 인간의 반려로 선택되어 보내진 다는 것을 말한다. 얀은 쥬아렌이 정혼자 가 있는 유부(남녀??)라는 대목에서 놀라게 되고, 자신이 보았던 쥬아렌의 몸이 무성이었던 것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쥬아렌은 자신의 의사에 상관 없이 팔렸던 처지에 고소하고,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남성이 되었으면 좋 겠다는 말을 던진다. 추위에 떠는 얀을 자신의 망토로 감싸며 잠깐 동안 잠이 들었던 그들이지만, 그와중에 얀의 잠결인 바램으로 인하여 쥬아렌의 신변이 변화하게 된다. **************************** ↓ 얀과 쥬아렌은 힘을 차려서 숲을 이동하려 하지만, 그 와중에 어이없게 세스의 일행과 상봉. 감격적인 해후를 한다. 클라우드가 걱정되었던 그들은 쥬아렌의 안내로 찾아가지만,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건 정적... 과 지하에 정신을 잃고 있는 클라우드. 생각보다 너무 쉽게 이야기가 풀려가자, 의아해 하지만, 이내 자신들이 사병을 끌고 와서 도망쳤으리라 생각하고 넘어감. 마차로 돌아가는 도중에 얀의 말실수로 얀의 성별(?)에 대한 클라우드의 오해가 풀리고. 클라우드의 숙부와 엘(세스의 아버지)를 화해시킬 얀의 묘안이 나오지만(로미아와 줄리엣도 원수 집안이었다는 것에서 힌트를 얻는 얀은 별 생각없이 예를 들어 말했다;) 클라우드와 세스의 싸늘한 눈초리를 집중으로 받게 된다. ↓ 집으로 돌아와... 얀은 제롬의 생각없음(?)과 그에 대한 자신의 걱정을 토로 하지만, 제롬을 두둔하는 클로아를 보고 그녀의 감정을 눈치채게 된다. 피로로 푹 잠들었던 얀은 이내 눈앞으로 다가온 파티준비를 하게 되고, 클로아는 왕실무도회라서, 선택받은 인사만이 갈수 있다는 소리에 분개한다. 제롬은 세헤르나의 대사자격을 지닌 증표가 있기때문에 무사통과로 얀을 따라 가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클로아는 속상해한다. 쥬아렌에게서 자신의 파트너가 되어 무도회에 따라가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 냉큼 따라나섰던 클로아였지만, 쥬아렌이 왕실 시종장에게 내민것을 보고 경악한다. 그가 내보인건 골드 프리 패스카드(?), 아르파넨 제국의 초대 국왕때부터 막강한 권력을 짊어지고 있던 수수께끼의 개국공신 가문의 주인의 증표였기 때문이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문젠 센베라드'가의 가주의 등장에 연회장은 술렁이고 그들은 더한 주목을 받게 된다. ↓ 연회 도중에도 제롬은 무슨 이유에선지 안절부절 못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튀어나온 얀의 말한 (암호문의)글귀에 세스는 안색을 바꾸며 뛰쳐나간다. 이내, 클라우드의 설명에서 뭔가를 깨달은 얀은 세스를 찾으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다. ↓ 적들의 무도회장 난입으로 아수라장이 되자, 얀은 검을 들고 직접 발로 뛰어 세스에게 다가선다. 세스는 암호문을 국왕 암살이라 생각하고 국왕의 경호에 힘을 보태려 하지만, 얀은 '크로나의 사자'라는 단어를 세스라 단정짓고 세스를 경호한다. 클라우드와 세스를 노렸던 것은 정치세력끼리 서로 음모라고 생각하게 되어 정치적 중심인 가문을 이간질 시키려는 계책이었던 것이다. 세스는 드레스를 입고 잘뛰는 얀에게 감탄하며 힘을 합쳐 적들을 물리친다. ↓ 적들이 물러간 후, 제롬은 뛰어난 공적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몰래 얀을 데리고 빠져나가려 하지만, 남의 속도 모르고 막아서는 기사들때문에 계획이 무마된다. 국왕 내외가 공로를 치하하기위해 그들 가까이오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제롬을 보고 예전 생각이 나 놀리던 왕비었으나 이내 얀을 발견하고 경악성을 내지른다. 얀도 뭔가를 깨닫고 굳어진다. 왕비는 얀의 첫째 누나 였던 것이다. 죽었다던 그것도, 병이 나아서 멀쩡한 얀을 보면, 손안에 쥐고 놓지않으리라 예상한 제롬은 (궁궐에 얀이 왕자라는) 비밀이 세어나갈 확률마저 높은지라 왕비의 눈을 피하기로 결심했던 것이었다. ↓ 죽었다던 왕자의 등장. 그것도 여장 상태라는 점에 모두들 놀라지만, 죽었던 왕자라는 것은 몰랐어도 제롬의 태도를 보고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세스는, 이번 음모를 예상하여 크로나와의 친교를 위해 얀왕자가 직접 나선것이라며, 왕비와 제롬의 호응을 얻어 무마시킨다.(얀이 장례식까지 치뤘던 일도, 세스의 재치로 무마된다.) ↓ 세헤르나로 '얀의 소식'의 파발이 가고, 헤어짐의 순간이 다가온다. 클로아는 쥬아렌과 함께 라크람으로, 얀은 키리아, 다렌, 제롬과 함께 세헤르나로 떠난다. 이 와중에 쥬아렌은 의미심장한(본인은 별로 의미심장하게 생각하지 않음;) 선물인 귀걸이 반쪽을 내민다. 첫날밤을 보낸 반려에게 주는 것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얀과의 선잠(?)을 즐긴 후 성분화가 되었던 지라, 전통에 따라 자신의 귀걸이 한쪽을 내민 것이다. 붉게 변화되어야할 푸른 귀걸이가 보라색으로 변해 있는 것을 의아해 하지만, 얀에게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준다. ↓ 얀은 형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하고, 첫째왕자인 미르만 편애하는 애정을 보인다. 뒤안은 자신을 보고 떨떠름해하는 얀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나, 알아준다는 점으 로 만족해한다. 여러 사람을 소개받게 된다. 일상생활을 즐기던 도중 성황(라이 너스)과 뜻밖의 만남을 갖게 되고 그에게서 의지를 분명히 하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 페이든황태자는(아르파넨 제국) 클로아와, 생각지도 않았던 쥬아렌의 배신(?)으로 얀왕자에게 질투를 불태우게 된다. ↓ 미르 형에게 아양을 떨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얀이었으나, 미르 형의 약혼녀를 소개받고 이내 충격을 먹는다. 제롬에게 불만을 토로하지만, 제롬의 웃으며 말하는, 결혼은 얀이 먼저한다는 소리에 경악하고 만다. 국가간의 혼약이라,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혼사 날짜가 진행되고 있던것이다. ** 나타스(마황자)는 아르파넨 제국으로 가서 차가운 기분으로 가라앉아 있는 페이든 황태자에게 병력을 빌려줄것을 은근히 암시한다. ↓ 화풀이로 뒤안과 유네를 놀리려 하던 얀이었으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한다. 기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병이 발병되어, 그들 앞에서 피를 토한 것이다. 뒤안은 쓰러지는 얀을 안아들다, 이상한 느낌이 몸을 관통하자, 깊이 생각에 잠긴다. 치료가 되지 않아, 성황이 직접 나서지만, 성황은 치료대신 다시한번 충고를 한다. 생각을 굳게 먹지 않는다면 죽음에 이를 것이라는 말을... 의아해 하는 얀에게 당신과 운명을 반하는 사람이 있는데,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한다는 말과, 그것은 당신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말을 한다. ↓ 그전보다 심해진 병세에 얀은 당황해 하고, 병은 그전과 같이 어느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병상에 누워있던 도중에 혼사날이 잡혀, 클로아가 온다는 말을 듣자, 반발하는 얀이었으나 국가간에 맺어진 것이라 개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말에 혼란스러워한다. ↓ 결혼식 전날, 클로아와 대판 싸운 얀이지만, 그녀에게서 제롬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고, 또한 그런 그녀를 귀여워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결혼식날, 화창한 날씨에도 우중충한 기분을 내고 있던 얀과 클로아는 경악 스런 소식을 듣게 된다. 아르파넨 제국이 라크람 왕국으로 진군하여 전쟁을 벌였다는 것. 막대한 군사량 앞에 라크람왕국은 수도가 점령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내, 얀은 결혼식을 뒤로 미루고 군사를 이끌고 직접 라크람으로 향한다. ↓ 가는 도중 전쟁의 참상을 발견하고 분노하던 얀은 마족들과 적을 발견하자, 악의를 불태운다. 이에 공명하여 다렌이 변화, 주위를 피바다(?)로 만든다. 더욱, 피의 황홀경(?)에 즐거워하던 블랙 다렌은 가까스로 선신의 인격으로 돌아와 얀과 주위 사람에게 (공명을 하게 되니 악한 마음을 먹지말아달라는) 부탁의 말을 던지고, 불안정한 상태의 얀을 걱정한다. ↓ 불태워진 수도, 살아남은 사람은 극소수. 왕실 친위대를 만나지만 살아남은 왕족은 몇 안되는 어린아이인 왕자와 공주. 왕궁이 불타면서 살아남은 사람 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듣는다. 자신이 있을 위치와, 전쟁으로 변해버린 나라의 참상을 발견하고 불안에 떠는 클로아를 안아준 얀은 이제 믿을 것은 자신뿐이라는 것과, 나라를 재건하기위해, 그녀의 동생들에게 그녀의 힘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그날 밤 클로아는 얀을 찾아와, 결혼을 정식으로 파혼한다고 선언한다. 나라의 어른이 없는 이상 자신이 나라를 일으켜세워야 한다고 말하여, 덧붙여 힘을 키웠을때 제롬을 가지러 가겠다고 선언한다. 얀은 제롬은 자신 에게 속해있는 존재라고 클로아를 놀리며 제롬의 마음을 얻기 힘들거라 약올리지만, 만약 클로아가 진정으로 힘을 가지게 되었을때, 자신이 인정할만한 여성이 된다면 제롬을 양보하겠노라 약속한다. ↓ 아르파넨 제국은 전쟁을 세헤르나까지 확대한다. 약간의 전투씬이 그려지고, 그 도중에 자신의 마력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뒤안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마신으로 변한 다렌은 괴로워하던 뒤안에게 진실을 설명한다. 얀은 차원연결자로서 뒤안의 뒤를 이어야 했는데, 뒤안 이 죽을 운명임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는 바람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대신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뒤안은 자신은 단지 얀을 바라 보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이 얀에게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준다는 말에 결심을 하고 영문을 모르는 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 뒤안이 향하는 장소는 전쟁의 배후, 나타스가 있는 장소이다. 그에게 향한 뒤안은 자신의 마지막 남은 핵(인간 심장 대용)에 강력한 마력으로 만들어진 검으로 겨누며 전쟁을 끝낼것과 자신을 놓아줄것을 부탁한다. 더 큰 마력으로 죽이지 않는 이상 죽지 못하는 뒤안은 나타스에게 마지막 (죽여줄것을)부탁을 하지만, 그가 들어주지 않자, 자신의 마력을 쏟아 부어 단검으로 변형시긴 마력의 쐐기를 자신의 핵에 박는다. 마력이 소멸되어 육체가 사라질때까지, 가사상태에 빠지는 것이지만, 얀에게 그전보다 덜한 고통이 갈거라는 사실만으로 만족해한다. ↓ 나타스의 지원이 없는 이상 연합세력으로 뭉친 동맹으로 인해 아르파넨 제국은 전쟁에서 지고, 복수를 위해 클로아와 함께 아르파넨으로 갔던 얀의 일행은, 아르파넨의 수도의 교외에서 쥬아렌을 만나게 된다. 쥬 아렌이 돌보고 있는 자가 라크람을 멸망의 길로 내몬 페이든 황태자라는 것을 알고 클로아는 원수를 갚으려 하지만, 미쳐있던 페이든은 클로아를 자신의 약혼녀라 생각하고 그동안의 꿈이라 생각했던 일들을 털어놓는다. 클로아의 손을 잡고 행복한듯 편안하게 잠이드는 그를 보며 클로아는 눈물을 흘리며 죽이지 못하고 뒤돌아 선다. ↓ 세헤르나로 돌아왔던 얀의 일행은 몇주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는 뒤안을 이상하게 생각해서 뒤안의 처소에서갔다가, 편안하게 잠들어있는 뒤안을 발견한다. 그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기자, 안정된 얀의 기운에 힘입어 나타난 화이트(?) 다렌이 모든 진상을 밝힌다. 다렌의 설명을 듣고, 얀은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던 뒤안이 내렸던 결정에 충격을 받고 모두를 물린후 생각에 잠긴다. ↓ 이윽고, 결정을 내린 얀은 식구(?)와 친지들을 불러 자신은 한번 죽었으며 뒤안의 목숨으로 연명하는 처지라고 밝히고 이제는 뒤안에게서 받은 생명을 그에게 넘겨줄때라고 말한다. 갈팡질팡하는 친지들을 안아준 후 얀은 다렌 의 조언으로 계획을 실행한다. 세헤르나 왕성의 유폐되어있는 궁전에서 소망(원래세계로 돌아갈 것)을 원하며 간청하자, 얀의 몸이 점차 빛에 감싸 여지더니 거대한 크리스탈에 휩싸여져, 편안히 잠이 들고, 그대신 뒤안이 천천히 눈을 뜬다. ↓ 키리아는 얀의 힘이 미치는 영역인 방에서만은 자신에게 매여있는 봉인을 풀수 있음을 알고 수호룡으로서 얀을 지킬것을 맹세하고, 다렌은 얀이 깊은 잠에 빠져있는 것과 마찬가지라, 목숨에 연연하지 않는, 안정된 기분을 느끼며 가끔식 기분에 따라 변화하며 지낸다. ↓ 현실세계로 돌아온 제영은 병실에서 눈을 뜨지만,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고는 고소한다. 자신이 겪은 일이 진짜인지 고민하는 제영의 병실로 꽃을 든 은테의 안경을 쓴 청년이 들어서며 끝을 맺는다. 이런 내용인데... 왜 끝이 아닌 것 같지? 별내용이 아니지만, 혹시나 해서 줄거리를 올렸어요. 쓰고보니... 이상하다;; 말이 안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