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죽음의 서(1) 1. 세상엔 언제나 우연이 존재한다고 한다. - 메아리- "되도록이면.. 이곳을 떠나고 싶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중얼 거렸다. 특별한 바램을 담아서 한말은 아니였다. 아니 특별할 런지도 모르지.. 오늘은 검은 옷을 입었다. 친척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영민이는 오늘은 완전히 합법적인 고아가 된 것이다. 눈물같은건 나지도 않았다. "죽을 려면...좀 나중에 죽어도 되잖아..." 하늘은 너무 파래서 눈이 아팠다. 그래. 그런 것이다. 결코 슬프거나 해서가 아니다. 이건 그냥 눈이 아파서, 그래서 나오는 생리적 현상일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친척이 없고 아직 성년이 안되었으니 고아원으로 가라는 것이다. 재산도 없으니까. 어차피 대부금 20년 남은 집을 살게 할리가 없었다. 그러니 난 완전히 고아인 것이다. 검은 빛이 나는 한강을 보았다. 여기 빠져 죽으면 벌금이 무려 200만원, 아니 그동안 더 올랐을 지도 모르지.. 인간은 쓰레기니까.. 차라리 죽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수영을 못해서 무서워졌다. 원래 어렸을 적에도 물이라면 질색이였다. 즉...물이 무섭다. 친구들은 내가 사라지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좋아할까? 싫어할까? 잘 모를 일이다. 혼자 이렇게 고민 해봤자, 내가 그 애들을 다시 볼 일이 없으니 문제다. 반장 녀석, 채변 봉투 잊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는데... 난 한강 다리에서 조용히 강을 바라보았다. 썩, 조용한 건 아니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흐르는 강, 파란 하늘... 그러나 스모그는 역시 짙게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난 마치 다리와 한 일부인 것처럼 그렇게 서 있었다. 반짝이는 수면이 아름답다. 고기가 있는 걸까? 요즘엔 많이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던데... 모를일이다. 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쳇" 강은 정말 저렇게 아름다운데.. 이 갈곳없는 17세 소년은 도대체 어쩌란 말인지.. 정말 죽어버릴까보다. "야, 여기서 뭐하냐?" 경찰관 복장이였다. "설마, 여기서 뽄드 흡입하는 놈들 중 하나냐?"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런데, 이 경찰은 자신이 무슨 청소년 계도에 뜻을 둔 인간처럼 행동했다. "꼬마야. 인생은 정말 힘든일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도피하면 안돼!!!" 내 인생 17년 꼬마가 된 순간, 곧바로 비행청소년이 되었다...쩝. "아니에요. 전 그냥 평범한 학생이에요.." 그러나 아저씨는 듣지 않고 그 웃기지도 않는 인상을 더욱 구기며 날 흔들기 시작했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한심했다. 어떤 바보가 자기는 평범하지 않은 학생이라고 하겠나... "안돼겠어. 날 따라와라. 얘기좀 하자." 싫어~!!! "싫어요! 전 그런 거 안했다구요!" "이게 어디서!" 아저씨는 날 무지막지한 힘으로 끌기 시작했고 난 정말 땀구멍의 배출을 확인하며 도망치려 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대한 민국 국민치고 경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휙!" "?" "저...건!!!" 반짝이는 은빛의 목걸이였다. 엄마의 유품이고, 목걸이엔 우리 가족 사진이 달려 있는 것이였다. "안 돼!" 난 순간 목걸이를 잡으려고 하였고, 소중한 목걸이를 집는 순간 난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이 떠 있었다... 비행청소년이 된 것이다. 내 눈으로 본 것은 웃기게 생긴 아저씨의 얼굴이 마지막이리라는 생각이 들자 끔찍했다. 난 좀 더 살고 싶다. 난 수영 못한다 말이다...그리고 기왕 죽을꺼, 좀 괜찮은 여자 얼굴 보면서 죽을 운도 없다는 건가, 난? "살려줘~~~" 난 이런 촌스런 말밖에는 못하다니. 역시 영화같이는 안돼는 모양이다. 떨어지면서 한 생각은 놀랍게도 내일 신문 탑뉴스 였다. 무리한 학생검문이 학생을 자살...(음)로 몰아가다... 이런.. 내가 신문에 실리다니. 이웃들의 증언이 실리겠지. 이웃 A : "정말 착한 아이였죠. 부모가 죽어서 정말 불쌍했는데..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참고로 한번도 만난적이 없다...) 난 정말 웃기는 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니... "앗, 차거워!" 물에 나는 풍덩. 나 물 싫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 ... ... 놀랍게도 난 허우적 대기 시작했다...물 속에서. 높이가 있어서 푹~ 물에 담가진 것이다. 저기 멀리 빛이 보였다. 살았다... 난 물론 당삼, 숨이 목까지 차 올랐지만, 꾹 참고 그곳으로 나아갔다. 뭔가 빛나는 그 곳으로 그리고 이것이 내가 자라고 부모를 잃은 도시에서의 나의 기억의 전부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나 수영 못한다 말이다!!! 웅...냄새가 정말 고약해.. 웅 씻고나 잘것을... 좀 더 자자.. ...가만... 나 뭔가 잊은거 아닌가? "벌떡!" 허걱~~~~~!! 난 이제까지 이보다 충격적인 상황에 처한 일은 없었다... 이럴수가... 난 분명히 물에 빠졌다. 그리고 빛을 향해 헤엄쳤다. 혹시..이곳은 지옥??? 그럴리는 없다. 지옥은 하늘이 이런 예쁜 푸른색은 아닐 테니까.. 그럼 이 주변에 널린 피며, 시체며, 이런 건 다 뭐냔 말이냐...!!! "욱.. 냄새.. 여기가 대체 어디냐?" 주변을 둘러 보니 황당할 정도로 아름다운 숲을 볼 수 있었다. 맑은 공기... 움. 이건 마음에 드는데. 살아 있는 놈은 없나? 가만히 보니.. 꿈은 아니다. 몸이 척척한게 영 기분이 아니다.. 근데... 한 시체가 눈에 띄었다. 노란색머리였다. 음. 분명 텔레비에서는 금발이라는 그 머리였다. "다 죽었나 봐...세상에. 이 사람은 내 또래 같으네.. 불쌍해라. 그러고 보면 입은 옷도 틀리고 칼은 부엌에서나 쓰는 거 아닌가? 왜 가지고 있지? 모르겠다. 정말." 혼자 중얼거리고 나니 .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나 실은 원래 바보다 그래!!! 사실 내가 바보라는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사태를 똑바로(?) 볼 수 있는 두 눈이 있다.. 근데..난 정말 모르겠다.. 난 옷이 정말 축축했다. 물론 주변에 옷은 많았다. 피에 젖고 살점이 튀겨 있는 그런거.. 그치만... 그런걸 어떻게 입냐? "응?" 뭔가 내 눈에 들어왔다. 짐 보따리~~~!!! 그러고 보면 요즘 칼 가지고 싸우는 놈들은 없을 텐데.. 거참... 나도 비위는 좋다. 시체사이에 있는 보따리를 뒤지고 있으니... 근데. 이건 무슨 상황이냐? 혹, 소설에서 읽던 시간이동~~? 설마, 그럼 의례 조선시대나 그 이전의 한국으로 갔어야지. 이건 아무리 잘 봐주려 해도 검은색 머리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거야. 잉. "그럼 일단은 살기 위해서 뒤져 보자. 돈 정도는 있어야 겠지. 그리고, 고아원에 안가도 되네. 헤헤," 금발 머리 소년의 짐에서는 아주 멋진 옷이 나왔는데... 이런걸 누가 입냐? 제복같은 분위기에 금실로 수가 놔져있고, 하얀 옷이라니...쩝. 승마도 안해본 나에게 이런 옷은 너무 과분한데... 하지만, 옷보따리가 있는 놈은 그 시체 뿐이라 어쩔 수 없었다. 그나저나 해가 떨어지면 추울지도 모른다. 음. 그러니 저러니 해도 나는 일단 그 멋진.. 아마 내 평생 입을 수 없을 그 옷을 입었다. 그리고 좀 추워도 참기로 하고 그러고 보니 시체를 봐도 구역질 안하는 것은 아마도 내가 개구리군 해부 실험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나는 생물부였거든... 여기는 역시 밤이 되면 엄청나게 무서워 질것이 뻔했다. 뼈에 있는 인때문에 도깨비불이 생기는 거랬지 아마? 그리고 시체가 있다는 이야기는 죽인 사람, 혹은 괴물도 있다는 이야기 이므로 멀어져야 할 것이였다. 나는 나름대로 자신을 합당화 시키면서 금발머리 소년의 검을 들었다. "미안, 하지만, 너는 이미 죽었고, 이검도 주인없이 썩으면 불쌍하지 않아? 그리고 나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아마 내 성격이 낙천적이 아니였음, 여기 쓰러져 울고 있어야 겠지만, 나는 그렇게 감상적이지도 않거든. 그럼 잘 있고, 검은 내가 잘 쓸께. 부디 편히 잠들어. 그리고 무덤을 만들어 주고는 싶지만, 나는 무덤 팔줄을 모르고 너무 힘들것 같아. 그럼 잘 있어. 근데, 내 말도 못알아듣겠지? 그냥 잘 있으라구." 나도 헛소리하는데 일가견이 있었군. 앞으로 난 헛소리의 제왕이라고 불러야 겠다. 정말 내가 놀란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야!- "?" 뭔가 소리가 들렸다. 이건 내 착각인가? 아님 피곤해서... 빨리 잘 자리를 찾아야 겠다... -야! 너 귀머거리야!- 이번거는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 "아닌데. 당신은 누구야요?" 어디있는지 당연 모르므로 나는 되는 데로 아무 방향이나 데고 말했다. -이녀석아, 난 너가 든 검이야.- 오~~~~~~옷!!!! 하늘의 계신 우리 엄마, 아빠, 그리고 우리집 불쌍한 강아지!!!! 검이 검이 말을 하다니!!! "저기, 검, 네가 말한거야?" 나는 뭐라고 존칭을 쓰기도 그랬다.. -흥, 그럼 나말고 또 누가 있냐?- "애초에 여기 사람은 없었어... 근데 말하는 검이라니 엄청 신기하다. 네 꿈이 혹시 서커스단에 취직하는 것은 아니겠지?" 잘 보니 검은 약간 푸른 빛을 띄고 있었다. 화려한 것은 아니였고, 그냥 수수해 보였다. -인간. 네 이름이 뭐냐? 난 날 잡을 수 있는 평민이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거든.- 평민...평민. 평범한 사람. 양반에 반대되는 말...우리집도 사실은 뼈대있는 가문이라고!!!! 뼈대만 남은게 아니란말야!!!! 하지만 검을 상대로 화내 무얼 얻겠어? "내 이름은 하영민이야. 그리고 본대로 평민이고. 내가 널 들수 있는 게 불만이야?" -흠. 이상한 이름이군.. 하으민?? 발음이 잘 안돼잖아? 내 이름은 없어. 그냥 날 아는 사람들은 성검이니 뭐니 하지만 말야. 하하하- 재수가 없었당... "그래? 성검. 음. 하으민이 아니고 영민이야. 꽃부리 영자에 백성민자이지. 꽃같은 백성...좀 평민같아..." 내가 말하고 내가 좌절하고 있었다. -이봐, 괜찮아. 그보다 여길 빨리 빠져나가는 게 좋다고. 여기는 빌프리언 출몰 지역이니까." 빌프리언.. 뭘까요? 무엇이든 물어볼까요? "그게 뭐야? 빌프리언이라니?" -것도 모르면서 내 주인이라니 한심하군. 쯔. 괴물이다. 이 바보 주인아!- 난...검에게도 무시당하는 처지였다. 불쌍타~! 하기사,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고, 석양이 물들고 있었다. 영화에서 본 대사를 빌려 표현하자면, 밤이 온다. 짐승들이 주인이 되고 인간이 먹이가 되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음. 멋져. 그러나, 나의 이런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검이 달리라고 했던 것이다. -야, 상상하고 떨 시간 없어! 벌써 근처까지 왔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다. 아까 그 소년에게도 친절하게 적이 근처에 왔다는 것을 알려주었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야, 헥 헥. 뛰기 되게 힘들다... 그리고 너 말야, 꽤 무겁다.. 헥. 헥" 들려온 검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농담할 시간 없다. 바로 뒤다!- "쿠억!" 맙소사.. 머리는 봉두난발을 하고서 털은 더러운 갈색이였다. 눈은 노란색으로 흉악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무서버.. "에 또, 나는 아저씨하고 아무런 은원이 없어요.." 이건 무협지 대사였지 아마. -너 검좀 쓸 줄 아냐?- 사실 검도는 한 2단 까지는 해봤다. 순전히 학교폭력을 염려하신 부모님덕에.. 설마 이게 도움될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난 학교에서는 범생이였거든.. "자 되든 안되든 해보는 거라구!!!" -이렇게 나의 새 주인이 죽는 건가.. 쯔. 맘에 들었는데 말야.- 날 화나게 하는 소질이 엿보이는 검이였다... "닥쳐! 이야야야야~!" 난 검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게 기선 제압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때의 상황이란 죽을 염려같은 것은 절대 없었다. 잘해봐야, 타박상이나 근육통정도. 심하면 인대가 늘어나는 정도이다. 그 정도의 작은 상처를 염려해 많은 수의 의료진이 대기되어 있고, 병원까지는 10분도 안걸린다. 검도는 일반 격투기에 비해 상처가 날 확률도 적은 종목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까딱 잘못하면 저 깜찍한.. 이름은 모르니까 넘어가고.. 괴물의 입으로 갈 확률이 높은 것이다. "내 꽃다운 나이에 왠 생사의 기로냐 이거냐구!!!!" 오늘은 정말 최악의 날이다. 비행청소년이 되질않나, 시체속에서 짐을 뒤지지 않나.. 성질 더러운 검을 가지게 되지 않나.. 게다가.. 이상한 괴물과 싸우게 되질 않나..엉.... 나는 검을 똑바로 세워 정면으로 괴물을 겨누었다. 이래보여도 이단이다 이단.. 하여간 나는 검으로 괴물의 머리에서 비스듬하게 검을 휘둘렀다. 검도는 스텝이 중요하다... 나 춤 잘춘다. "이얍!" "꾸어~~!" 에.. 그 이상한 괴물의 푸른빛이 나는 피가 나에게 좌악~! 튀겼다. 그리고 치칙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괴물은 쓰러졌다.. 가만 치직? "으악! 옷이 타잖아!" -아참, 이야기 해주는걸 잊었네. 빌프리언의 피는 산성이야.- 죽일놈의 검... 그렇게 중요한것을 지금 이야기 해주냐 앙!!! -나무잎으로 닦으라고.- 나는 근처의 나뭇잎을 뚝따서 옷을 대충 닦자. 타들어가던 것이 멈췄다. 그런데 그런데. 정말 신기헀다. "옷만 타나보지? 내 손이랑 몸은 멀쩡하잖아?" -...그러게 이상하네? 원래는 사람도 타들어가는데? 혹시 너 특이체질이냐?- 그럴리가 없잖아.. 혹시 내가 다른 세계 사람이라 특별한가? 모르지. 그런건. 난 천성적으로 고민하는 성격이 아니라구. "몰라 임마. 그보다 이 숲은 얼마나 깊은 거야? 혹시 이보다 더 무서운 괴물이 있는 건 아니겠지?" -흠. 너 정말 내 주인될 자격은 있는 놈이다.- 검이 놈이라는 건방진 소리를 하다니.. 세상 참 무서워졌다. "저기, 무슨 헛소리를 하고 싶은 거냐?" -너 그 검술은 어디서 배웠냐?- 검술이래 검술. 그런 굉장한 소리를 듣게 되는 날이 될줄은. "별거 아냐. 그냥 호신용으로 부모님 성화에 배우게 된 것 뿐이라고. 그보다 왜, 폼이 좀 웃기냐?" -그런건 아니지만... 너 되게 잽싸더라. 그리고 난 결코 만만한 무게가 아니라구.- 그랬던가.. 사실 이녀석 그리 가벼운건 아니다. 오히려 무거운 편이지만.. 내가 해동검도를 배울 때는 어디까지나, 목.검. 이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평소 내가 아르바이트로 한 필살 컴퓨터 박스 나르기에 비하면... 껌이지 뭐. 하지만 왠지 이 바보 에다가 입이 험한 이검은 이해도 못할 듯 해서 그냥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보다, 어서 이 숲을 빠져나가야지. 나는 원체 모기가 싫거든." - 그게 뭐냐? 모기? 새로운 강력한 몬스터냐?- 난 왠지 놀리고 싶어졌다.. 흐흐흐. "모기라는 것은 말이지 피를 빨아먹는 무서운 괴물이지. 크기는 거의 나무 한그루 만하고 그 무서운 굉음은 들어보지 못한 자는 모른다고나 할까? 어때? 강력하지? 게다가 엄청 빨라서 잡기도 더럽게 힘들다고." -그런 굉장한 몬스터가 있다니. 놀랍군.- 그러고 보니 계속 숲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걷고 또 걸었다.. 중간에 괴물이 나올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달은 지구처럼 아름다운 은빛이 아니라... 붉은 색이였다. 우웩... 저게 무슨 아름다운 달이냐? 그래서 세상이 온통 붉게 보였다. 난 저 빌어먹을 달이 좋아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야, 성검. 자고 싶지 않냐?" -검이 잔다는 소리 들어봤냐?- 사실 이말이 듣고 싶었다.. 우히히. "좋아, 난 그럼 아쉬운 대로 좀 잘테니까, 뭔일 있음 불러. 알았지?" -그게 목적이였군...- 우히히. 나는 입이 험한 검을 보초로 해둔 뒤에 쿨쿨 잠이 들었다. 왠지 너무 정신없어서, 부모님 생각이 잘 나지 않았다. 우리집 강아지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주신 도시락도 생각났다. 맨날 같은 것만 싸주신다고 안들고 간 날도 있었지.. 난 불효자였던가 보다. 보고 싶다. 엄마. 아빠.. 용돈좀 올려주세요... -야.- "웅...용돈이 너무 작다구요..." -야, 헛소리 하지 말고 일어나.- 그제 서야 나는 검이 나를 부른다는 것을 깨닭았다.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다...검이 부른다라니... "왜, 괴물이라도 나왔어?" -그런건 아닌데. 저 쪽 에서 싸우는 소리랑 비명 소리가 들려.- 그게 어쨌다는 건가? "근데?" -야이, 뻔 뻔한 놈아 가서 도와 줘야지?- 내가 그렇게 뻔뻔한 놈이였나? "왜? 경찰이 해결할 일이라구. 난 좀 더 잘 테니까. 아침되면 깨워죠." -경찰이 뭔지 몰라도, 어서 가봐라 이놈아!!!- 난 슬슬 여기가 정다운 신림동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걱... "맞아. 여긴 경찰이 있을 리가 없지. 있다면 나같은 미아가 생겼을 리도 없고 말야...이론. 잠 깐, 그렇다고 해도 내가 남의 일에 껴들 쳐지는 아니잖아?" -그렇지만, 넌 내가 볼 때 강해보이진 않지만, 실제로는 강하니까, 어서 가서 숙녀를 도와야지. 그게 기사의 도리다!" 왠 기사 봉창뚜들기는 소리? "저기. 성검. 나는 기사도 아니라고. 그리고 나 못지 않게 강한 여자도 많던데 뭘. 그렇지 않아?" -어서 가봐! 당장! 그렇지 않으면, 이 숲 절대 빠져 나가지 못할껄?- 나는 전후무후하게 검에게 협박당하는 녀석으로 무슨 기네스북에라도 오르게 될 것이다...꺼이꺼이. "알았어 가면 될 꺼 아냐? 가면." 나는 엄청나게 욕을 퍼부어 대면서 철소리 나는 곳으로 뛰쳐나갔다. 정부는 뭘하는 거야!!! 난 검의 말대로 멋지게 등장하려고 애썼다. 되도록이면 멋지게 분위기 잡고... 검이 그렇게 하는 게 멋지다는 데 내가 어디 할 말이 있었겠는가? 멋지게 목소리 좌~악 깔면서 검이 시키는 대로 말했다. "이런 산중에서 시장에서나 들릴만한 병기소리가 들리길래 와보았습니다. 약자는 응당 보호받아야 하는 법. 그 여성을 괴롭히지 마십시요. 제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엄청 웃기는 말이다... 그런데 상황이 좀 묘했다... 일단 검의 말마따나 힘없는 여성이 셋이 있었는데 셋은 비슷하게 생긴걸로 봐서 아무래도 자매지간으로 보였는데, 오히려 뒤로 물러서고 피를 뿌리고 있는 쪽은 남자 검사 5명이였다. 이들은 놀랍게도 이세계에서 처음 보았던 붉은 문장이 있는 은색갑옷을 입고 있는 자들이였다... "얼래?" -앗. 실수...- 실수가 다가 아니다..이 바보검... 그러나 여인의 말은 잔인하게 내 귓전을 파고 들었다. 우씨, 나는 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인데... "호호호호. 왠 어벙한 놈인지는 몰라도, 너도 이 현장을 본 이상 살아돌아갈 생각은 말아라! 피레!" 막내 인듯 보이는 여인이 대답했다. 참고로 그녀의 나이는 20대 후반으로 보였다. "네, 제가 처리 하겠습니다." 난 처리물이 되었다.. 그래도 비행청소년보다는 나은가? "야, 이거 어쩔래?" 나는 검에게 물었다. -미안. 내 잘못이 크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사람과는 대련해 본적밖에는 없다. 그리고 괴물보다는 사람이 똑똑하지 않을까나? 나는 검을 다시 똑바로 세우고 정신을 집중했다. 집중 집중. 여인이 나에게 돌격해왔다. "죽어라!" "이야야얍!" 나는 왼발을 시작으로 검을 옆으로 세워 그녀의 검을 걷어내고 재빨리 옆으로 돌렸다. 음. 난 사실 검을 썩 잘다루는 편이였다. -야, 이제 하는 말이지만 너 되게 잘한다.- "과찬이야" "위험하다! 피레!" 피레라는 여인도 바보는 아니므로 뒤로 물러났지만, 팔에 내 검에 스쳐 피가 흘르기 시작했다. 진검이로군.. 욱. 난 극도로 위장의 기능이 망가지는 것을 느꼈다. "제법이구나! 하지만 어림없다!" "어림은 확실한 것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지!" 말도 안되는 말로 되받아친 나는 곧이어 제 이차 공격을 시작했다. 문제는 세자매중 둘째로 보이는 붉은 머리 처자가 끼여든 것이였다. 우씨. 비겁하다. "애송이 죽어라!" 사실 나는 애송이다. 부정할 수 없는 일. 나는 다시 검을 두 자매중 약한 쪽인 피레라는 여인을 향했다. 먼저 약한 상대를 쓰러트리는 편이 싸우기 편하다는 검의 숨은 조언이 있었다. 검이 보기에는 둘째의 실력으로도 나를 그렇게 상처입힐 수 없으리라는 것이였다. 나는 피레의 목숨은 노리지 않았다. 당연했다. 난 살인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으므로 그녀의 검을 노렸다. 가볍게 그녀의 검을 오른 쪽으로 피한뒤 검의 길이가 내것이 더 기므로 그녀의 검을 살짝 엮어서 튕겨 버린 것이다. "챙!" 멋지게 날라가는 검군이였다. 내 검은 나에게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기 시작했다. 나는 그러나 이것저것 싸악 무시하고 피레의 목을 겨누는 잽쌈을 발휘하였다. "당장 검을 버려! 그렇지 않으면 이 아가씨의 목숨은 없다!" -야! 너무 치사하잖아! 여자를 인질로 잡다니!- 이 검의 이름은 혹시 광명정대가 아니였을까? 사실 이것은 많이 생각해 본 것이였다. 피레 세자매를 살리고도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것밖에는 없는 것이였고, 나의 영화를 봐서 다져진 내 생각은 확실히 적중했다. 흐흐흐. 난 머리가 되게 잘 돌아 가나봥. "제길..." 첫째는 할 수 없이 검을 던졌다. 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해냈는데 이 내가 구해낸 오인의 기사들이 나를 무척이나 존경하듯이 쳐다보는 것이였다. "기사님들 이 여인들을 묶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자 그들은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녀들은 곧 세 자매 모두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이 기사들 중 하나만 빼고는 모두 적지 않은 상처를 입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모두 괜찮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튼튼하구만... "고맙습니다. 소년 기사님이 없었던들, 저 마녀들에게 당할 뻔 했습니다. 제 이름은 할터 벤 입니다.붉은 달의 기사단입니다." "제 이름은 세트 로돈 입니다. 역시 같은 기사단원 입니다." "제 이름은 다링 페바스 입니다. 같은 기사단원 입니다." 여기까지는 붉은 달의 기사단이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럼 허연 달의 기사단이 되는 건가? "저는 수습기사로 이지리스 펠입니다." "에. 저는 케자로 보른 입니다. 역시 수습기사 입니다. 그런데.." 케자로는 나에게 물을 것이 있는 듯했다. "그 검은 혹시... 전하께서 하사 하신 검입니까?" 모두 나의 성검. 사실은 광명정대 입이 좀 험한 검을 주시했다. 검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바보야, 이 검은 사실 왕의 검이야. 아까 죽어있던 금발 소년은 왕의 아들이거든. 같이 있던 사람들은 붉은 달의 기사단원들이였고, 그러니 날 못알아 볼리가 없지. 야, 말대꾸 하지마! 지금 혼자 중얼거리면 너 완전히 미친놈 되니까. 그냥 황자라고 우겨. 음. 하긴 니가 황자 말을 알리가 없지. 내가 시키는 대로 해.- 그거 사기 아닌가? 하지만 내가 무슨 힘있냐? "직접 받은 검이다. 나의 신분을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난 최대한 눈에 힘을 줬다. 인상 팍쓰고 괜시리 뭐 있어 보이는 것처럼. 그치만 너무 한다. 내가 뭐 있을 리가 없잖아!!! 이거 사기다. 사기!!! 이 겁없는 겁! 무슨 생각이냐!!! 하여간 이 다섯명의 검사는 곧 행동을 정했다. "전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완전히 무릎까지 꿇고... 나한테 굽신거리는 것이였다. 문제는 난 왕이 아니라는 것이야. 이 검은 아무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못된 자식... 이젠 겁없는 검이라는 소리도 덧붙혀야 겠당... 그러나 이런 겁없는 행동을 한 이유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졌다. "근데, 전하는 루시엘 전하의 소식을 들으신 것입니까?" 허걱!!! 루시엘이 누군지 내가 알게 뭐냐? 그러고 보면 이상하다. 난 왕자라는 말도 한적없는데 이것들은 멋대로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루시엘은 나의 동생이라고 해. 걱정되서 나왔다고 하면 돼.- 난 갑자기 얼굴도 모르는 동생이 생겨버렸다...아니지. 얼굴은 봤지. 금발...어디가 나와 형제로 보인다는 건가? 하지만 검에게 반박할 힘도 없는 나는 그냥 검이 시키는 대로 심각하게 중얼거렸다. "루시엘은 짐의 동생이다. 헌데 불미스러운 소문이 들려서 친히 나온 것이다. 급해서 혼자 궁을 나섰는데, 루시엘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대는 아나?" 검이 중얼거리는 바에 따르면 이들은 알리가 없다는 것이였다. 왜냐구?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이 다섯명이 살아있는 이유는 분명 도망쳤기 때문일 거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네. 정말 검이 영리하구만. 예상대로 기사의 눈은 어두워졌다. 할터 벤이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전하. 저희는 정찰조였기 때문에...잘 모릅니다." 어라라? 도망치던건 아니잖아.. 정찰조였던걸 보면 직위는 높지 않는 거다. 흠. 그럼 왕실 사정을 잘 몰라서 속는 것이 틀림없다. "그래? 할 수 없지. 그럼 아직 아침이 되려면 시간이 좀 있고, 부상자도 있으므로, 좀 쉬었다 가도록 하지. 아까 그녀들도 쉽게 우릴 쫓아오지는 못할 테니까." 이건 내 의견이였다. 사실 이 기사들 피 떨어지는 데도 나한테 굽신 거리고 있었다. 기사들은 모두 아쉬운 대로 눕고 개중에 제일 멀쩡한 할터아저씨가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나도 잠깐 눈 붙이는 척 하면서 검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있던 순간 이들이 나를 잠든줄 알고 하던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기분이 좋기도 했고. "할터, 정말 굉장한 왕자님이셔. 그렇지?" "그러게 말야. 세트. 난 그런 빠른 속검을 본적이 없다구." "할터. 난 여지껏 왕족이란 다 루시엘 님처럼 다 뻣대고 재수없는 데다가 실력도 없는 인간만 잔뜩인줄 알았는데, 저런 분이 있다니 솔직히 놀랐어." "맞아요! 할터님. 저런 멋진 왕자가 있다면 폐하께서도 아무걱정 안하셔도 될 꺼예요." "수습기사가 뭘 안다고 그러냐? 넌 보초나 잘 서. 그건 그렇고 루시엘님은 정말 바보라니까." "맞습니다. 하하하." 이들은 루시엘을 열씨미 씹으면서 나를 띄워주고 있었다... -피곤할 테니까 간단하게 설명해주자면. 이 나라는 나바스라는 이름이야. 몰랐지? 그리고 황제가 통치하고 있어. 이 대륙의 양대 제국중의 하나라구. 이름이 좀 촌스럽기는 하지만 말야. 하여간, 나바스의 오래된 전통중의 하나는 왕족중에 왕위계승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일선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거의 숙청당하는 것도 전통이라면 전통이지. 하여간, 너가 황자라고 주장해도 정말 소수의 황족을 제외하고는 믿어버릴껄? 그러니까 신경 안써도 돼. 하기사, 정말 황족도 널 보면 황족이라고 생각해 버리겠지만.- 중얼 중얼 나에게 이 이상한 나라-나바스라니.. 벅까스가 더 낫다.- 황자라고 행세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만...황자라고 내가 행세해야 될 이유가 있나? 난 정말 태어나서 웃기지도 않는 일로 고민해야 되는 상황에 부딛쳤다. 그래도 해는 무참히 떠올랐다. 내가 이 이상한 세계에 앨리스처럼 떨어진 뒤로 한 생각은 앞으로는 공기정황에 세금을 퍼붓어야한다는 생각이였다. 왜냐면, 이곳의 공기는 정말 맑고 맑고 맑았다. "자, 일어나요." 오인의 기사는 어제의 피로 때문에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그냥 빙그레 웃어주고는 식량이 없음을 개탄하면서 나무를 끌어모았다. 불을 피우려고... -이봐, 어떻게 불을 피울 생각이야?- 에 또, 그러니까. -너 부싯돌도 없잖아?- 그렇다. 여긴 라이타 한방이면 커지는 우리동네가 아니였다...가만...라이터!!! "맞아! 라이터! 가만 내가 여기에 분명히... 있다!!!" 난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질렀고, 그때문에 할터가 깨고 말았다. 나머지는 여전히 잠의 나라에 있었고... "?" "탁!" 물에 젖어서 잘 안켜질것이라는 내 생각을 깨고 라이터는 불이 확 켜졌다. 난 다시 말해두는 데 모범생이다. 그리고 이 라이터는 우리 아버지 유..품이다. 난 불이 붇는 것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할터는 하지만 나처럼 감상적으로 불을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냥 입을 쩌~억 벌렸을 뿐. 왜 저러나... 하지만 가장 놀란것은 검이였다. -야... 그거, 뭐냐? 마법도 아닌데! 굉장에 한번에 주문없이 불이 붙어!!!- 난 그냥 빙그레 웃어 보였다. 그리고 할트를 보고 말했다. "저기, 할트. 마른 식량 같은 것 없지요?" 할트는 벼락맞은 사람처럼 놀랐다. "예...?" "아침을 먹어야 힘을 낼텐데 말이에요." 그제서야 할트는 작은 배낭을 뒤져서 약간의 건량을 찾아냈다...고기 말린거.. 구어먹음 맛있다. "잘됐다. 이거면 몇명은 먹을 수 있겠어요!" "예. 전 괜찮으니...전하가 드시죠." 할트는 당연히 사양했다. "저. 이만 깨우세요. 불도 어느정도 붙었으니까. 아직 그렇게 이르지는 않지만 여기 언제까지 있을 수도 없잖아요." "예!" 할트가 사람들을 깨우러 간사이 나는 마른 고기를 굽고 있었다. 사실 나도 먹고 싶긴 했지만, 이 사람들 분명히 며칠은 굶은 것처럼 보여서 나는 그냥 참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움. 먹을게 있기는 했다...핫브레이크...그리고 라이타, 어머니의 은빛 목걸이, 그리고 껌...도무지..도움될 거라고는 없지만, 버릴 것도 없는 상황이였다.. 여하간 나는 이 핫브레이크를 이들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이 사람들은 내가 그들보다 사실 보초가 잠든 다음부터는 내가 -정확히는 내 검이- 보초를 봤다는 사실과 먼저 일어나서 불을 피웠다는 것을 마치 죽을 죄를 지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죄송합니다. 전하. 저희들이 그만 무능해서.. 죽여주십시요." 내가 하나 더 놀란것이라면 이런일로 죽어서야 원 남아나는 사람이 있겠냐는 것이다. "괜찮으니까 와서 좀 아침들도 드세요. 이건 마른 고기인데 불에 구우면 더 맛있고, 소화도 잘되고, 무엇보다, 잘 씹혀요. 그리고 이걸 먹으면 든든할 거예요. 대신 점심은 각자 해결하세요." 나는 웃어보이면서, 핫브레이크를 내놓았다. 모두의 눈은 핫브레이크로 갔고, 내 입이 험한 검도 묻기 시작했다. -이게 뭐냐? 신기하다? 먹을 수 있는 거야?- 설마 못먹는걸 먹이냐? "전하 이게 무엇입니까?" "먹을 꺼지. 어서 먹어. 그리고 빨리 숲을 빠져 나갈 생각만 하자고." 이 신기한 것을 나는 검을 이용해서 간단히 5등분 해서 주었다. 아주 조금 이였지만 조심 스럽게 먹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솔직히 웃고 싶은것을 간신히 참아야 했다. 우히히. "어라, 이거 맛있습니다! 전하!" "정말." "신기하게도 달고, 고소한게..." 모두는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았다. "그럼 다행이네. 그거 먹으면 얼마간은 배고프지도 않을거야. 보기보단 열량이 되게 높거든. 그럼 가자." -너 이제보니 착한 녀석이네.- 그걸 이제 알았냐? 난 범생이였다구. 일행은 나의 인도로-정확히는 내 빌어먹을 검의 인도로이다.-무사히 숲의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일부러 검은 그 살육의 현장을 가지 않았다. 나의 걱정 따윈 아랑곳 하지 않고 이 다섯 사람은 나를 거의 진짜 왕이나 신 못지 않게 떠받들었다. 그냥 행동이 아니라 그 눈빛이 완전히 달랐다. 나이가 어린데도-그들은 적어도 30대 초반에서 후반이였다- 그 존경의 눈빛이란 난 정말 부담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안색이 않좋으시군요." "어? 아..아니에요. 할터. 전 괜찮아요." 하지만 할터는 괜찮지 않았다... "루시엘님 옆에는 무수히 많은 기사들이 있었으니 걱정 하지 마십시요." 난 날 걱정하는 중이였다... -야, 너 그냥 왕자 흉내 계속해라. 어려운건 내가 알려 줄께, 게다가 너 왕자가 얼마나 좋은줄 아냐? 그냥 밥나오고 남들 굽신거리고 정말 좋아요~~- 이 빌어먹을 검은 나의 속을 뒤집고 있었다.... 소질이 문제가 아니잖아!!! "곧 작은 마을 이긴 합니다만 마을이 나옵니다. 그곳에서 도시 경비대에게 물어서 수색반을 편성하도록 하죠. 어쩌면 벌써 귀성하셨을 수도 있구요." "정말 요즘 왜 이렇게 세상이 무서워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몬스터가 갑자기 늘었어요." 할트는 이지리시를 노려봤다... 이지리스는 이내 조용해 졌다. 그나저나 옆구리가 시려... -너 안춥냐? 어제 산성피에 타서 거기 시원할 텐데.- 정말 잘도 알아차리는구만..불옆에 있다 와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춥다. 춥다. 잉. "가자 마자 담요 하나 사던지.. 원." "?" 할터와 일동은 나를 쳐다보았지만, 그 원인을 몰랐다... 이 마을은 그러니까...할터의 말처럼 그렇게 작은 마을은 아니였다... 단, 우리를 상당히 경계하는 듯 했다. 할터는 촌장을 만나겠다고 이지리스를 데리고 가버리고 나와 나머지 일행은 조용히 마을 중앙에 있는 우물 옆에 있어야 했다. 그 때 왠 꼬마가 다가 왔다. 뭐 나도 꼬마기는 했지만. 말야. "저기, 형도 기사야?" 나에게 거의 속삭이듯이 물었기 때문에 다른 기사들은 물마시느라 정신없던 탓도 있지만 듣지 못했다. "아냐. 난 척보기에도 기사같지는 않지않아?" "그렇구나. 다행이다." 난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다. "왜 다행이지?" "응.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기사와 산적의 차이는 합법성에 있는 거래. 난 잘 모르는데 나쁜 거라는 건가봐." 명언이다... 나는 엄청나게 꼬마말에 감동하고 있는 반면, 옆의 세트는 그렇지 못했다. "이런 망발을!! 이분은 대 나바스 제국의 황자이시다! 그런 소리를 하다니! 황실을 모욕하는 건가!" 저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솔직히 기사를 모욕했다면 모를까... 하지만 꼬마와 꼬마의 부모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이런 전하!!! 죄송합니다. 어린 것이 철이 없어서... 이녀석아 어서 빌어라! 용서해주십시요!" 이런... 이때 검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사실 별로 틀린말은 아니지만, 발칙하기는 하군.- 광명정대 검이라는 말은 취소다. "괜찮습니다. 부인.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어서 일어나세요. 그리고 절 보세요." 난 부인이 우리 엄마처럼 생각되었다. 불쌍한 우리 엄마. 살아계셨다면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나를 감싸셨을 것이다. "전, 부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명언이네요. 사실 기사들이 자신의 본분을 지키고 규율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을 부인에게서 들으니 정말 슬플 따름입니다. 기사들이 여러분의 편이 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산적과 종이한장 차이라니.. 정말 안된 일이네요. 사실 모든 기사를 합쳐놓은 것보다 오늘 부인의 행동이 훨씬 용감하고 정의 로운 것입니다.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듯이 말이죠. 오늘 부인의 충고는 필히 기억하겠습니다." 나는 길면 긴 이야기를 했다. 난 몰랐는데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아마 우리 엄마 때문이였겠지만, 난 정말 이런 어린애가 한 말로 용서해 달라고 빌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였다. "일어나십시요 부인." 애 엄마는 일어나지 못했다. 대신 살려줘서 고맙다는 말뿐... 난 왠지 쓸쓸해졌다. 그러나 일반 마을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비추어졌는지 모를 일이였다. 성검은 조용히 있었다. 그러더니 조용히 한마디 했다. -너. 내 생각보다 괜찮은 녀석이구나. 난 한번도 그런 말 할 수 없었다. 넌 좋은 녀석이다.- 멀리서 할터가 약간 초로에 접어든 노인과 함께 오고 있었다. 노인이 아마도 촌장인듯 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전하?" 할터는 주변에 사람이 많은 것을 의아해 여겨 물었다. "아니. 아마, 이마을에 나같은 얼빵한 사람이 오는 것이 드문모양이다. 하하하." 나는 그냥 시원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예. 이 분이 바로 위대한 나바스의 황자전하이십니다." 사람들은 정말 내가 황자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촌장은 나를 향해 절을 했다. "전하, 왕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왕림...그건 왕이 올때나 하는 거 아냐? "아니요. 갑자기 와서 제가 도리어 미안합니다." 나는 최대한 예의스럽게 촌장에게 인사했다. 그 다음 부터는 할트의 몫이였다. 일단 할터는 루시엘 일행에 대해서 물었지만,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다. 결국 나는 여기서 하루 묵고 다음날 떠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세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동의했다. "전하, 이런 인원만으로 수도로 돌아간다는 것은 이런 험악한 상황에선 자살 행위입니다. 차라리 전령을 띄워 보거나 기사단을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일리있는 말이였지만, 나는 조금도 수도로 갈 생각은 없었다. 왜냐구? 난 황자가 아니지 않는가? "그래. 듣고 보니 좀 이곳에서 기달리는 편이 나을 것도 같습니다. 전하의 옥체를 보중하옵소서." 할터는 멋지게 말했다. 그리고 좀체 말하지 않는 다링도 이야기 했다. "맞습니다. 이곳은 적어도 마을이니, 지나가는 전령도 만날 수 있고, 근처의 영주 페디리온의 도움을 얻는 것이 빠를 것입니다." 결국 나의 그냥 가자는 의견은 철저히 묵살되고... 잉.. 역시 난 쪽수로 밀린다... 우리는 촌장의 집에 머물르게 되었다. 나는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방에 머물라고 했지만, 사실 나는 이처럼 가난한 집을 본 적이 없었다... 집은 흙집에 가까운 집이였고, 게다가 벌레도 나왔다... "참자.. 야, 검. 앞으로 어떡하냐?" -뭘?- 이런 쳐죽일!!! "당연히 앞으로 내가 어디로 도망가야 안전하겠냐는 거지!" -글쎄, 지금도 안전하잖아?- "이봐, 정말 기사단이라도 오면 어떡하냐구!" -걱정마, 사실 저 기사들이 너를 거의 확실히 믿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그게 뭐냐.... 내 외모는 거의 동양인이 확실한 상판이요, 체구는 호리호리 하고..웅. "뭔데? 만약 웃기지도 않는 이유면 가만 안둬!" -사실 웃기지도 않지. 나때문이야.- "너?" 이녀석은 날 놀리는 취미가 있었다... "네가 왜?" -이 답답아. 이건 왕가의 검이라고. 즉 왕가의 핏줄만 잡을 수 있다고. 게다가 다른 어중이 떠중이가 잡으면 확~~~ 하면서 통돼지 바베큐가 되지. 너는 어떻게 잡을 수 있었는지 몰라도.- 나는 정말 정말 놀라고 있었다...이런 영화같은 일이 있다니. 이게 무슨 엑스칼리버냐!!! "좋아. 그럼 황제는 어떻게 할래?" -응? 그 사람은 나이가 많아서 곧 죽을 거라구.- "좋아. 그럼 황비는 어떻게 할래?" -상관없어. 황비가 낳은 자식은 없으니까.- 콩가루 집안이네...가만...? "그럼 루시엘은?" -뻔하지 황제가 바람펴서 나은 자식이야. 그러니까, 너도 우기면 그만이라구. 걱정안해도 돼.- 정말 콩가루다... 그나저나 난 여기 사기치려고 온거 아닌데!!! -걱정하지마. 그리고 어떻게든 내가 도와줄테니까, 편히 생각해. 그러고 보니 이야기 안한게 있는데, 황태자는 그에 합당한 징조가 나타나게 되있거든. 혹시 모르니까 그거 한번 해봐라. 기사들 나오면.- "그게 뭔데?" -별거 아냐. 그냥 적당히 검 쳐들면서 '빛이여'하면 되지. 간단하지?- "안되면?" -걱정도 팔자네. 안되면, 그래서 나는 황태자가 안된다구 그러면 편하게 권력싸움과도 상관없는 왕자역을 할 수 있지. 이게 너한테는 더 나을 것 같다.- 그런 거라면 대환영이잖아!!!! 제발 빛이여 나지 마라..흐흐흐. 그나저나 이나라 황제는 다 우주여왕 쉬라 아냐. 깔깔깔. 이렇게 다시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2. 빛의 기둥 다음날 아침 나는 고귀한 핏줄을 지닌 사람은 다른 인간과 동석할 수 없다는 웃기지도 않는 이유 때문에 혼자 수프를 묵묵히 퍼먹어야 했다. 우씨... 여긴 밥도 없고 김치도 없다...당연한가? "수프가 정말 맛있네요. 하하하. 이렇게 맛있다니 놀랍네요." 나는 그래도 이 엄청나게 뜨거운 스프를 먹으면서 말했다. 맛은 솔직히 별로였다... "아, 감사합니다. 전하. 사실 재료가 많이 부족하기는 합니다만..." 뭔가 있어보였다. 보통의 영화, 소설, 만화에서는 대개 무슨 무슨 사연때문이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무슨 재료가 적은 이유라도 있습니까?" 나는 완전히 촌장 부인에게 신용을 얻고 있었다. 알고 보니 어제 그 꼬마의 엄마가 촌장의 딸이라더군.흠. 역시 세상은 참 좁다. "그게 .. 실은 산나물이 나는 저기 푸름 산을 산적들이 차지하고 있답니다. 솔직히 저희들은 산적이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게 고작이고 매달 상납금을 바치고 있답니다." 이 때, 난 검이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어쩌면 난 여기 와서 정의의 사자가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습니까? 어딥니까? 그 푸름산이라는 곳은?" "바로 저기 에요. 황자님 아무래도 무립니다. 기사단정도가 있어야 가능해요." "저도 압니다. 하하하" -...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랬지." -근데 지금 어디가는 거야?- "푸름산." -혼자 미쳤냐? 엉? 제정신이냐고!- 난 왠지 대꾸하기도 귀찮아져서 그냥 무시하고 묵묵히 전진했다. 사실 나는 믿는 구석이 없었다. 그냥 왠지 그 아줌마의 산나물 비빔밥이 먹고 싶었다. 순전히 나의 미각 때문 이였다.. 난 그정도로 무대포는 아니다!!!! ...어쩜 못말리는 무대포일런지도. 한가지 내가 깨닭은 점은 이 빌어먹을 정도로 성질 나쁜 검은 예쁜 여자 목소리에만 반응하고 거기에다가 아줌마는 아에 무시한다. 나쁜자식... "다와가는 거 같은데?" -네가 어떻게 알아?- "응 저기 칼든 두 사람이 보여서." 그리고 곧장 나는 싸울 수 있었다. 정말 원없이...검의 한탄이 들려왔다. -겁대가리를 상실한놈..- 마을은 한편 정신이 없었다. 붉은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들이닥쳤기 때문이였다. 그들은 총 20여명뿐이였지만 사실 할터는 이정도 인원이라도 이정도 마을을 초토화 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할트가 기침하는 시간 보다 빠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들은 황가의 친위단중 독자적으로 황가를 수호하는 기사단이였다. 그 수는 겨우 100여명 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엄청난 실력은 기병 몇 백기를 데려와도 이길 수 없는 기사단이였다. 이른바 '적색의 바람'이라는 약간 웃기는 이름을 가진 기사단이였다. 할터를 본 몇명의 기사들이 말에서 내렸다. "자네 이름과, 직위를 말하라." 검은 검을 차고 갈색머리의 40대쯤 되어보이는 자가 말했다. "적색의 바람의 단장님, 저는 할터 벤으로, 붉은 달의 기사단원입니다." 곧이어 그 갈색머리의 사내는 표정이 활짝 펴졌다. "다행이군. 루시엘전하의 수행 기사가 틀림 없겠지?" "예... 맞습니다만..." 곧이어 이 단장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곳에 있는 기사의 수가 겨우 몇밖에는 보이지 않았고 다 계급이 낮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탈주병일 확률이 컷고, 그렇다는 것은 황자의 신변이 위험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할터 벤! 전하는 어디계시나!!" 단장은 다그쳐 물었다. "저희는 정찰조라서 전하와 만나지 못한체로 헤메다가 여자 3인의 공격으로 죽을 뻔한것을 또 다른 황자 전하의 도움으로 살아났습니다." 단장의 머리는 혼란이 자리잡았다. 루시엘전하의 목숨에 커다란 위협이 있을 것이라는 제보를 받고 다분히 놀러나간 황태자를 찾기 위해서 왔다. 그런데 황태자 전하의 목숨은 커녕 이상한 황자라니. 그가 모르는 황자도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뭔가 이상했다. "그렇다면 그 황자는 어디 계시나!" "예. 촌장댁에 계십니다." 그 때, 촌장집 꼬마의 말이 이들을 경악시켰다. "그 왕자님은요, 아까 푸름산으로 가셨는데요? 자기 혼자 가는 것을 알리지 말라고 하셨어요. 나물 많이 캐서 오신다고 했는데." 이 꼬마는 자신의 말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충격을 가져오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주변의 많은 기사와 할터를 포함해서 단장까지 당혹해했다. "그 황자! 가짜 아닌가? 할터!" "아닙니다. 분명 황자의 검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이번엔 단장이 놀랄 차례였다. 황자의 검은 아무나 쥘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였다. "그런...." 촌장 부인은 이내 울먹거리면서 말을 하시기 시작했다. "어쩌면 좋습니까.. 이게 다 제잘못입니다." "무슨 소리요?" 할터는 미칠것 같았다. 간신히 목숨을 바칠만한 주군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디로 간 것인가? 그가 황자가 아니래도 상관없었다. "제가 아침에 푸름 산에 산적이 많아서 요근래 살기가 어렵다고 했는데... 산적이 한둘도 아니고... 어떡하죠." 할터는 자신의 황자가 엄청나게 멍청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걱정 마시죠. 안되겠군. 이지리스 펠, 세트 로돈, 다링 페바스, 케자로 보른은 나와 함께 어서 푸름 산으로 간다. 전하를 구하러 간다!" 곧이어 단장의 비웃음이 들려왔다. "가짜 황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것인가? 어리석군. 우린, 루시엘 전하의 행방을 찾는다. 방향은 칼리 숲이다. 한시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어서 가자!" "예!" 기사단은 올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눈을 혼란시키면서 사라졌다. 붉은 갑옷을 날리면서 사라졌다. 한편 할터는 붉은 달의 기사단원-그래봐야 다섯이지만-과 함께 산으로 올라갔다. 한 마을 청년이 나섰다. "기사님 저희도 같이가겠습니다. 어차피 사람이 많은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저도 가겠습니다!" "저도요! 그 산적 자식들, 언젠가 죽여놓고 싶었다구요!" 결국 마을 청년 십여명이 같이 여행을 나섰다. 할터는 산으로 가면서 세트에게 물었다. "자넨 그분이 황자라고 생각하나?" "재미있는 농담이군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지?" "그러기엔 너무 좋은 분 같습니다." 둘은 소리죽여 웃었다. 제발 무사하길 빌고 있었다. 그 때, 하늘을 꿰뚫을 만큼 아름다운 빛의 기둥이 보였고, 그 찬란한 빛은 너무나 성스러운 느낌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산적들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저 놈 괴물이다!!!! 어떻게 저렇게 싸울 수가 있는 거지!" "두 목! 도망가세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난 정말 멍청하고 바보였다. 난 솔직히 산적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어림잡아 한 20명이겠지... 했는데 한 백명 정도였다. 거기서 싸울 수 없는 사람은 한 20명...정말 굉장했다. "야, 대책을 세워봐라." -너야말로 뛰어들었으면 뭔가 생각이 있었던거 아냐?- "헤. 있긴 하지. 죽이지 않고 치명상을 입히는게 진정한 무도가가 할 일이지." 검은 한숨만을 쉬었을 뿐이였다. -매일 매일이 주인을 잃을 위기로구나...어히..- 그런데... 산적은 정말로 한심했다. 그냥 검 몇번에 사람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고, 물론 죽이지는 않았다. 그냥 겁나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그래도 나는 역시 쪽수는 정말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빌어먹을 검의 친절한 조언이 들려왔다. -안죽이면 어떡하냐?- "난 무도가야. 시끄러워." -할수없지. 필살 기죽이기 전법을 써.- "그게 뭐냐?" -어제 가르쳐 줬잖아. 빛이여. 알겠지?- "될까?" -안되도 상관은 없을 꺼 같다. 너 혼자 중얼 거리면서 싸우는걸 보고 이자식들 너가 광전사쯤 되는 줄 아는 거 같으니까. 그래도 한번 해봐. 밑져야 본전. 알지?- 정말 산적들은 뒤로 슬금 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원체 오합지졸이였고, 쪽수만 밑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중얼거리면서 혼자 떠드니... 겁먹을 만도 하네. 난 놈들이 잠시 주춤한 틈을 타서 최대한 무게 잡고 검을 들고 외쳤다. 이러다 안되면 왠 개쪽이냐... "빛이여!" 그리고 절대로 있을 수 없을 일이 일어났다. 내가 우주여왕 쉬라..가 된것이다. 무슨 영웅도 아니고...찬란한 빛이 나를 감싸고 내 몸에 났던 상처가 사라져 갔다...이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놀랐는데 저 산적들은 안놀랐겠는가? 당연히 놀랐지... 당삼 무리들은 이내 벌벌 떨면서 나에게 엎드려 날 신취급하기에 이르렀다. "신이셔...미처 몰라봤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아이고." "신님. 신님. 전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두 찔리는건 다 나한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나는...당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 신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분. 산적질은 좋은 일이 아니에요." 그러자 두목으로 보이는 자가 내게 대답했다. "하지만, 신이셔...저희는 먹고 살게 없습니다. 어떻게든 도와 주세요.." "저희 아이는 굶다가 죽었습니다. 제 마누라는 도망쳤구요." "전 노예로 팔려갈뻔 했습니다." 이들은 저마다 좋아서 산적이 된 사람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또 눈물이 났다. 이들은 나같이 겨우 부모를 잃은 슬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였다. 이들은 상처받은 사람들이였다. 우리나라에 있던 불우이웃은 불우이웃도 아니였다. 이들에 비하여서는 오히려 왕후 장상이리라... "여러분... 여러분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농사를 짓거나 산의 약초를 팔거나 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언젠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요." 그리고 나는 한마디 더 했다.. 이것은 나약한 내 자신의 대한 변명이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미안해요." 그리고는 아직 어린 10살밖에는 안된 산적의 아들을 잡고 울었다. 그리고 소망했다. 강하게. 이들의 상처를 그래도 낫게 해 줄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 기적은 일어났다. 할터는 두번째 빛의 기둥이 일어난 곳을 향해 뛰었다. 전하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분명히 저것이 황제와 황태자만이 할 수 있다는 성스런 빛의 기둥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힘들게 뛰어간 그들이 본것은 산적들이 온통 빛에 싸여서 울고 있는 장면이였다. "전하. 걱정했습니다. 무사하시니 다행이군요." 그제서야 사람들은 새로 나타난 사람들을 응시했다. 그리고 할터의 황자도 그를 바라보았다. "아.. 할터. 할터로군요. 전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난 할터에게 하소연 했다.. 그때 검의 말이 들렸다. -할 수 있지. 정말 황자가 되면. 어때?- 난 할터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산적은 소멸하고 선량한 양민 100여명이 남았을 뿐이였다. "할터, 지금 우는 거냐?" 세트가 빈정댔다. "흥. 너같은 녀석은 몰라. 난 말야. 오늘 사랑에 빠져렸어." "헤엑! 누구야?" "황자전하.. 난 그분의 기사가 될 거야. 다른 누구도 섬기지 않고. 그분이 죽으면 같이 죽을 거야. 그분의 미소는 마치 천사같았거든." 세트는 조용히 웃으면서 말했다. "바보야. 난 원래 황자 전하의 기사였어. 몰랐지? 헤헤헤." "저도요! 지금은 비록 견습기사지만 꼭 전하의 기사가 될래요! 너도지 케자로?" "이지리스.. 그러기엔 너의 검실력이 달려. 내가 먼저 될껄?" "뭐야! 내기한다!" -다들 재미있나보네.- "응? 글쎄. 뭐가 그렇게 재미있지?" -넌 구제불능 바보라는 사실을 깨닭았나 보지.- 난 이한마디에 확실하게 삐져버렸다. 촌장은 이 전직 산적 농민들을 도와준다고 선언해 버렸다. 그리고 마을은 산적의 위협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산적들은 아무래도 몬스터에 대해 싸울 수 있었으므로 마을의 방위가 강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마을이 축제에 잠긴 그 때 적색의 바람 기사단이 마을에 도착했다. 빌어먹을 검의 확실하고 분명한 설명덕에 저들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강하다는 것은 황실의 측근이라는 이야기도 되므로 저들은 내가 가짜라는 것을 알게 아닌가!! 내 가슴은 마치 처음 사람을 만나는 고양이 처럼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고양이 가슴이 콩닥거리는 여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워! 정지!" 할터가 앞으로 나갔다. "단장님. 전하는 발견 하셨습니까?" 순간 단장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찾았다. 그런데...처참하게 돌아가셨다. 그리고...남아있는 흔적은 필시 로렌시아 기사단의 흔적이였다. 그들은 분명히 십자검을 주로 쓰거든... 사체가 남아있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도 황자이신줄 모르고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 빛의 기둥은 어떻게 된 것이냐?" "바로 저기 앉아 계신 황자 전하의 힘이십니다. 근방의 산적을 단신으로 회유 하셨습니다. 그리고 병자들을 치료해 주셨습니다. 명백한 황자이십니다. 단장님." 할터의 말이 왠지 악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나의 단순한 착각인가? 여하간 운명의 시간이 나에게 도래 했다. 그 단장은 말에 내려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검을 볼 수 있습니까?" 그는 일부러 황자니 어쩌니 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내 검의 나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원래는 보여주는 게 아냐. 하지만 왠지 너라면 보여줘도 괜찮을 꺼 같아.- 무슨 뜻이냐? 난 모른단 말이다..!!! 난 검을 그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이 행동에 대해서는 차후 책임을 지도록." 아무 의미없이 한 이야기 였지만 왠지 내 목소리가 차갑게 들렸다. 음. 난 알고보니 목소리 변조도 가능한 모양이다. 헐... 그는 나의 검을 바라보다 살짝 손을 대었다. 아마 가짜인지 확인하려는 것이였다. 그리고 내 검이 나한테 뻥친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으악~!" 그는 소리를 지르면서 검에서 손을 뗏다. 그의 손에는 전기가 지직거리고 있었고 살은 붉게 벗겨져있었다. "괜찮나요. 단장님? 그러게 황자저하의 검에는 손대는 게 아니라고 하죠." 할터는 확실히 단장에게 악감정이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도 그가 나에게 무례하게 굴었다는 사실을 눈치챘고, 순간에 이상한 분위기가 되었다. -샘통이다.- 이검은 정말 성격이 더럽다... -넌 뇌전의 기운이 있구나. 정말 강한건데 그거. - 이건 또? 무슨 말이냐? 하여간 이 일로 단장의 태도는 그야말로 사근사근은 좀 그렇고 깍듯해 졌다. 할트외의 4인은 내 주위에서 아예 나를 왕처럼 대하기 시작했고 단장은 왠지 나를 어려워 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전에 마을 에서 있던 일을 전해 듣고는 정말 엄청 웃었다. "할트. 내일 아침 출발하자. 이곳의 주민들에게 더이상 폐 끼칠수는 없어." 할트는 내말 한마디 한마디를 감동했다는 듯이 듣는다. "예! 전하. 준비하겠습니다." 할트는 나가고 나는 루시엘이 있는 곳으로 갔다. 처음 본 금발머리의 황자를 나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급한대로 관 안에 들어가 있었다. 사실, 다른 기사의 시신은 그냥 그곳에 묻고 왔다고 한다. 난 원래 나의 검주인의 시체를 보았다. 이미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다. 검이 중얼거렸다. -너 설마, 이런 녀석한테도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난 검에게 대답해줬다. "그렇지 않아. 어떤 사람이든 죽으면 불쌍해 지는 거야. 게다가 루시엘은...불쌍하잖아. 루시엘은 이제 더이상 하늘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축복인지도 모를테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도 없는 거야.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 사실 이건 모든 짐승들한테도야." -그건 어디서 나온 말이야? 네가 살던곳?- "응. 하지만 그걸 아직도 몰랐던 내가 원망스러워.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말야. 물론 수영은 아직도 질색이야.하하하" -웃기는 구만. 하하하.- "케자로 뭐해?" "아 이지리스 구나?" 케자로는 그의 붉은 머리를 쓸어넘겼다. "전하는 말야. 정말 신이나 이런거 아닐까 싶어." "왜?" "음.. 그냥." "웃기는 놈이다. 너?" "할 수 없지. 하하하" 케자로는 아까 루시엘 황자의 관 앞에서 혼자 이야기 하던 그가 떠올랐다. 그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왔다. 누구랑 이야기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케자로는 그를 신의 사자 정도로 생각 하기로 했다. 사실 그는 빛의 기둥을 처음 봤기 때문이였다. 다음날 아침도 여전히 맑은 날씨가 계속되었다. 적색의 바람 기사단과 할터등과 함께 마을 주민의 열렬한 환송을 받으면서 여행길에 올랐다. "할터. 난 저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못했어. 그래서 너무 미안해." 난 중얼거렸다. "그렇지 않습니다. 전하는 그들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이제 그들은 서로 협동하고 살아갈 것입니다." 난 할터를 보면서 다시 미소지을 수 있었다. 난 힘없는 청소년 하영민이다. 하지만...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였다. 중요한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였다. -그래. 이름. 이름이야!- 난 검의 중얼거림에 최대한 들리지 않게 대꾸했다. "무슨 이름?" -네 이름 말야. 하으민은 황족 이름이 아니라구. 내가 적당한 이름 하나 해주지.- 니맘대로 해라... 나의 건방지고 성질 더럽고 여자 밝히고, 필요할 때만 광명정대한 나의 검, 거기에다 나의 하소연도 잘들어주는 검은 멋대로 나의 이름을 거창하게 지었는데 사실 나도 외우기 어려울 정도였다. 누가 물어보면 알려주라나? 에휴...이 이상한 세계에 온지 벌써 3일째다.. 집에 어떻게 가지? 집도 없네... 그러고 보니. 이거 완전히 거지구나. 나. 다행히 일행은 건방지게 나의 이름을 묻지는 않았다. 검이 말하기를(사실 이녀석도 이름이 있는데 너무 거창해서 '뻥까지 말란말이야' 라고 한마디 해주었다.) 그건 정말 큰 실례라고 한다. 즉, 신분낮은 사람이 감히 황자의 이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이였다. "전하, 저기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차와 그 마차를 공격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차래...그거 언제적 거냐? 그보다 싸움이라니? 설마... -야, 도우러 안가고 뭐하냐? 어서 가라. 멋진 아가씨의 기운이 느껴져!- 이런 밝힘증 검... 단장은 정찰조에게 물었다. "어떤 자들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검은 갑옷을 입은 기사들입니다. 문장은 없었습니다. 마차의 문장은 잘 보지 못했지만, 분명히 리하트의 창과 검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단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나의 밝힘증 검은 이내 조잘 거렸다. -그거 로베르토 샤이난 가의 문장이다! 어서 구하러 가야 될텐데?- 난 검의 말 고대로 읊었다. "단장, 그것은 로베르토 샤이난 가의 문장입니다. 어서 구하러 갑시다." 단장은 나를 의외라는 듯이 쳐다보았지만, 잠시, 그는 다시 기사단에게 명령을 내렸다. "카프난과 그의 아래 오인은 나를 따라 간다!" -나도 가고 싶다!!!- 밝힘증 검 같으니라고.. 여자가 아니면 어쩔려구..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나를 다시 한번 본 단장은 다시 지시를 내렸다. "나머지는 전하를 호위하면서 간다!" "예!" 일행은(30명에 가까운 숫자다..) 전속력으로 마차로 갔다. 마차의 문장은 정말 웃기는 검과 창으로 되어있었다. 교전 중이던 검은 기사들은 이쪽의 쪽수를 보고 놀라서 도망갔다. 단장은 한 기사를 부축하면서 말을 걸었다. "무슨 일입니까? 저들은 누구죠?" 그 기사는 정말 안돼 보일 정도로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야, 뭐해 어서 마차안의 아가씨를 보자. 응?- 난 별수없이 마차의 문을 열러 갔다. 우씨.. "안에 계신 분은 괜찮으십니까?" 문이 열리고 겁에 질린 두 사람이 내렸다. 둘다 여자였는데 한쪽은 명백히 하녀로 보이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 여성이였고, 한쪽은 겨우 내또래로 보였다. "차이크! 무사하셨군요!" 피를 많이 흘리는 기사였다. "예. 아가씨. 이들의 아니였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난 그보다 지금의 당신이 더 걱정인데... "할터, 그분을 치료해 드리고. 세트는 부상자(사실, 생존자를 찾아야 옳은 것이지만.)가 있는 지 찾아보고, 단장은 그들의 신분을 알아낼 만한 것을 찾아보세요." 나의 말에 이들은 즉각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소녀는 정말 특이한 머리색을 하고 있었다. 은발이였다. 음. 할머니 같다... "고맙습니다. 기사님. 실례합니다만, 이렇게 많은 기사님들이 단체로 이동하시다니 흔히 있는 일은 아니군요. 그리고 그 붉은 갑옷은 혹시 적색의 바람 기사단이 아니십니까?" 이소녀는 말도 할머니 같았다...욱. 속이 안좋다. 그러나 단장의 말은 더욱 느끼했다. "그렇습니다. 레이디. 저희는 적색의 바람 기사단이고 저는 단장입니다. 그리고 저쪽의 다섯분은 붉은 달의 기사단원 입니다. 저희는 현재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그는 왠일인지 나의 소개를 하지 않았다. 조잘대는 나의 검이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었다. -너는 가뜩이나 황자 하나를 잃은 상황에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황자도 위험하게 만들고 싶겠냐? 저녀석 처음에는 너한테 의심을 엄청나게 한 만큼, 지금은 거의 절대적으로 너가 황자라고 믿고 있다고. 너는 부하의 맘을 해아려야지. 적당히 귀족이고, 지금의 통솔인인 것처럼 행동하라고. 알았냐?- 난 검에게도 조언듣는 신세다 그래 왜? 그녀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왜 얘는 소개 안해줘요? 라는 얼굴이다.. 차라리 날 잡아 드셔... "전 로베르토 샤이난가의 삼녀 일루지아 샤이난입니다. 당신은 귀족이신것 같은데 누구신지요?" 정말 이렇게 노골적으로 물어오다니...이론. 난 이럴때 뭐라고 해야 하냐? 앙? 이때도 나는 검의 친절한 도움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내가 이말하면서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닭살 돋아서... "친애하는 로베르토 샤이난가의 일루지아님. 저는 레이디에게 이름을 밝혀드릴만한 신분이 되지 않고 여건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혹여 여행중, 저로 인해 그대가 불미스런 일을 당할 만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댁의 집까지 그대를 모셔다드릴수 있도록 허가해주십시요. 샤이난 가는 여기서 멀지 않지만, 레이디의 안전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동행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요..." 난 정말 이말을 하기 위해 숨도 따로 쉬어야 할 정도였다. 체내의 체세포로 숨쉬는 것 같은 경험이였다. 그러나 이 말에 단장은 매우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고, 할터는 그냥 평범한 얼굴이였고, 샤이난가의 아가씨만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을 뿐이였다. 난 많이 놀랐는데. "그래 주신다면 샤이난 가로서도 영광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샤이난 가의 마차를 호위하며 가게 되었다. 라는 것은 사실 그렇지 않다. 왜냐면, 그쪽에 배치된 사람들은 대개 하위의 기사들이고, 단장이나 할터같은 실력자는 내곁을 떠나지 않았다. 검은 이렇게 말했다. -당연하지 네가 최 중요 인물이잖아. 정작 싸움이 일어나면 마차따위는 신경도 안쓸껄?- 그런데 내가 가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난 이제 제국 중앙신문...이런게 있을까? 그럼 현실적으로 난 성벽에 매달릴것이다..우엥... 곧 수려한 성벽이 그 모습을 들어냈다. 이 성의 이름은 에 또, 까먹었다. 하여간 여기가 아까 그 무슨 페디리온. 맞아! 페디리온 영주가 다스리는 영지라고 하였다. 샤이난가의 저택이 여기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그들은 요양을 왔을 뿐이라고 하였다. 안그러면 수도에 있어야할 샤이난가의 아가씨가 여기 왜 있겠는가? 그리고 이 아가씨는 옷입느라 늦어서 따로 오다가 변을 당한 거라고 했다. 웃겨..정말.. "성문을 열어라!" 단장이 외쳤다. 그러고 보니 난 단장 이름도 모르네. 웅... 곧이어 신원확인에 들어갔다. 사실, 여기서 내가 할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적색 갑옷을 보자마자 사람들이 굽신거렸고, 과연 황가 직속 친위대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나는 황자니 더욱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단장은 내게 뭐라고 속삭였다. "전하도 아시겠지만, 전하의 신변을 생각해서라도 신분은 감추는 것이 좋습니다." 단장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였다. 곧이어 적색 바람의 기사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영주는 정말 버선발...여긴 버선이 없지. 그럼 맨발? 하여간 휭하고 뛰어나왔다. 그리고 단장에게 엄청나게 굽신거리기 시작했다. "어서오십시요. 기사단장님. 미리 연락해 주셨다면 성대히 환영 준비를 해두었을 텐데요. 하여간 어서 제 저택으로 가시죠." 영주의 인상 평가는 한마디로 10점이다..천점 만점에... 그 기름끼 찐 얼굴은 정말이지 참아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화려한 아마도 비단 비슷한 천인 그 옷을 입고 이상한 반지는 그렇다 치더래도, 그 목걸이는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었다.... 머리가 아파요. -내 눈이 오염되는 거 같다.- 오랜만에 의견 일치 보았다. 근데, 단장도 저 인간이 싫었는지 어쩄는지 성주의 저택으로는 가지 않는 것이 아닌가??? "먼저, 저는 샤이난 가에 가야 합니다. 이 아가씨를 바래다 드려야 합니다." 샤이난가의 일루지아라는 아가씨는 눈치챘는지, 얼른 대답했다. "사실, 아까 이분들을 저희 저택에 초대했습니다. 생명의 은인에게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일이죠. 영주님께서 양보해 주시죠." 그제서야 이 기름끼 흐르는 양반은(도대체 뭘 얼마나 먹어야 저렇게 되는 지 물어볼걸 그랬다.) 양보했다. 대신 내일은 꼭 자신의 집으로 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샤이난가의 별장은 한마디로 호화스러웠다. 귀족이 확실하기는 했다... 왜 이렇게 좋은 집을 짓는 건지. 원. 나는 그래! 대부금 20년 짜리 집에서 살았다... 말하고도 내가 한심하지. 왜? 샤이난가의 주인인듯한 사람이 나왔다. 다행히 돼지는 아니였고, 대신 약간 노련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약간 날카로와 보인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인상이였다. 돼지보단 낫다!!! "어서 오십시요. 딸이 신세를 졌군요. 다행히 적색의 바람 기사단을 만나서 운이 좋았습니다. 요근래는 치안이 안좋아서 성안이 아니면 안심할 수 없다더니 사실이였군요." "별로 도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다행으로 영애께서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저는 단장인 사린 케르페즈 로히넨 입니다." 이제야 단장의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헌데 외기는 좀 힘들듯... "아! 로히넨가가 배출한 검의 최고 기재라는 분이 바로 단장님이셨군요. 전 행운아이로군요. 하하하!" 뭐가 좋냐! 우이... -사실 명가이긴 하지. 로히넨가는 대대로 검사를 배출해 왔거든. 원래는 샤이난 가도 검가였어. 지금은 별로 지만말야. 하기사 3대 검가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게 로히넨 밖에는 없으니. 할말없지. 뭐.- 이녀석은 의외로 머리가 좋다. 아니지, 검이 머리가 있나? 난 확실히 심각한 고민에 휩싸였다..이걸 누구한테 물어보냐... "할터와, 체자레만 나를 따른다. 나머지는 집사의 지시에 따라 방으로 간다." 단장은 명령을 내렸다... 가만. 그럼 나는? 모를 때는 물어보는게 최고다. "저기, 단장. 나는?" 단장은 나를 조용히 응시했다. 그러더니 말했다. "조용히 저를 따라 오십시요. 단, 절대로 신분에 대한 말은 하시지 마십시요. 신분이 알려지면 전하께서 상당히 피곤해지고, 저도 전하를 보호하는 데 몇배는 힘들어집니다." 라는데. 나는 조용히 당나라의 조용조 제도를 실천하면서 할터 뒤에 조용히 따라갔다. -흠. 단장은 너를 되게 염려한다. 좋겠다 누구는?- 이자식 입을 꼬매버릴까 보다...웅... 이곳에서 항상하는 생각이지만, 이곳은 내가 살던 곳과는 정말 다르다. 물론 나야 소시민 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한다. 이토록 화려한 방을 본적이 없었다. 번쩍거리는 샹들리에(여기 말로는 뭐라 하는지 난 모른다.)와 황금색의 대리석...맞나? 하여간 이곳은 내가 살던 곳은 아닌것이 확실 하다. 그래서 나는 문화적 충격을 크게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근데, 이 소년은 마법사 이십니까?" 근래 들은 말중에 가장 근사한 말이였다. 마법사래~~!!! 단장은 평소의 그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얼굴-웃고 있었다-을 하고선 대답해주었다. "제 먼 친척입니다. 검을 수행하는 중이지요." 단숨에 나는 단장의 친척이 되었다. 시져!!! "아, 그렇습니까? 특이한 머리 색을 가지고 계시네요. 검은색이라니. 정말 멋진 머리색입니다. 그러고 보니... 분명 라 헤일이즈 전 황후님의 머리 색과도 비슷하네요. 하하하." 나는 잠시 검에게 보충 설명을 들어야 했다. -라 헤일이즈는 이미 죽은 황후야. 황제가 아주 사랑하는 황후였지. 슬하에 자식이 하나 있기는 했는데, 사고로 죽었지. 살아있다면 정말 황태자였겠지. 하여간 그 황후가 죽은뒤로 황제가 성격이 이상해지기는 했지... 가만...- 검의 음모가 생각날려고 하는데... 우...안돼 이 사기검아!!! -그 황자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아는 사람이 없어. 나는 알지만. 그러고 보면 너랑 동갑이였겠어. 흐흐흐.내가 무슨 생각하는 지 알지?- 몰 라~~~!!! 검의 음모가 진행되는 순간에도 대화는 주로 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별로 진검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지겨운 대화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때 그 샤이난 가의 아가씨인 일루지아 양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렇다면 당신은 로히넨가의 사람인가요?" "네? 아... 네. 그렇게 되네요.하하하." 뭐가 하하하냐! "검을 잘 다루시겠네요? 로히넨가는 검의 명가니까 말이에요." "에.. 그렇지는 않아요. 전 그냥 폼으로 검을 할 뿐이고...해서." "흠. 그래요?" 일루지아는 나에게 완전히 흥미를 잃은 듯 묵묵히 고기를 쓸고 있었다...내가 검도를 시작한 이유는 교내 폭력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은 더 위대한 이유가 있었다. 뭐냐면...폼나잖아!!! 하여간, 나는 적어도 폼생폼사 검술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검은 아직도 주절거리고 있지만 신경 끄기로 했다.. 이렇게 성질 더러운 검이 있다니... 솔직히 이런 데서 식사하는 것은 내 습관상 맞지 않아서 거의 깨작거리고 있었다. 물론 요리는 맛있어 보였지만 느끼했다...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가서 음식때문에 고생한다는 말이 확실히 증명되는 순간이였다. 김찌찌개가 먹고 싶다.. "전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그럼."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무의식중에 단장과 할터가 일어섰다. "아, 그럼." "네." 할터는 바로 내 뒤를 쫒아 나왔고, 단장은 마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저기, 할터가 굳이 나를 쫓아올 필요는 없는데..." "아닙니다. 항상 신변을 보호해야죠."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할터는 빙그래 웃으면서 내가 잘 방으로 안내했다. 그방도 엄청나게 화려했다... 잠이 안와... 나는 검에게 말을 걸었다. "야, 여긴 검은 머리가 흔치 않은가보지?" -응. 너가 살던 동네는 흔했어?- 나는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어딜 봐도 검은색이니까!!! "흔한 정도가 아냐. 검은 머리 아닌사람이 없었다구." -놀랍네.- "그 죽은 황자는 검은 머리였어?"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응. 너랑 비슷한 색이야. 아주 귀여운 황자였어. 뭐 어릴땐 다 귀여운 거잖아?- "그럼 왜 죽었어? 어쩌다가 어린애가 죽었는 데? 넌 말도 하니까 피하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거였잖아?" 검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일단 죽은 이유는 호수에 빠져서 죽었어. 장난치다가 죽었지. 그 호수 옆에는 나밖에는 없었고. 그래서 일단은 실종으로 처리됐지.- 난 왠지 그냥 장난치다가 죽었다고 믿을 수 없었다. "혹시 황자 하기 싫었던건 아닐까?" 검은 다시 조용해 졌다. -그럼다음 질문에 대답할께. 내 말을 듣는 사람은 오직 너뿐이였어. 아무도 선대의 그누구도 내 목소리를 듣지 못했어.- 왠지 검의 목소리는 슬프게 들렸다. 그리고 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검이 그렇게 오랜세월 혼자 주절거려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슬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이 많이 아프지 않았을까나.. "야." -왜?- "나한텐 마음대로 주절거려도 돼. 알았지?" 검은 한참동안 말이없었다. 그러다가 내가 거의 잠에 든후에 중얼거렸다. -고마워.- 나는 쿨쿨 잘 자느라고 잘 몰랐는데 할터는 내 방문앞에서 열씨미 지키고 있었나 보다. 왜냐구? 아침에 나와 보니 할터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불쌍한 할터.. "일어나셨습니까?" "저기. 잠은 잔거야?" "물론입니다. 심려치 마시고 세수하러 가시죠." 그는 머리까지 긁적이면서 말했고. 나는 조용히 세수나 했다. 과연 황족이라는 핏줄 만으로 이렇게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의심이들어... 그날 아침의 식사도 역시 진수 성찬이였다. 단장은 간략하게 오늘의 일정을 소개 했다. 아침먹고 바로 출발하면 저녁 때쯤이면 수도 방위 요새인 니할베이에 도착한다는 것이였다. 다행으로 그 돼지와는 밥안먹어도 될 것이리라... 으히히히. "그럼 할터가 명령을 하달하도록 하고. 모두 성문 앞에 나열하도록 지시하도록하고. 그럼.." 그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서 출발합시다." "응." 나도 그와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그날의 날씨도 정말이지 미치도록 좋았다. 성주의 약간 닭살스런 인사를 받아야 했던 단장은 내가 볼때는 정말 불쌍해보였다. 그래도 그것이 높은 직위에 있는 자의 행동이다. 흐흐흐. "저기 요새가 보이는 군요. 니할베이입니다. 일단 저기서 나머지 적색의 바람 기사단원과 합류하여 수도로 귀한 합니다." "아. 멋진 요새네." 그러나 나의 얼굴에는 일말의 감동도 어려있지 않았다. 왜냐구? 차라리 스타워즈의 그 죽음의 요새 같은게 훨씬 멋지다. 그리고 왠지 성벽이라니 우습잖아? 그리고 삼국지에서처럼 일사분란 한 거 같지도 않고. 그리고 깃발이 저렇게 산만하다니... 우잉. 요새 안은 내 생각 보다 더욱 심각했다. 제대로 줄 맞추고 서 있는 사람들은 적색의 바람 기사단 정도 였다. 일단 갑옷이 빨간 색이라 엄청 눈에 띄기도 했다. 그리고 단장의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동 예를 갖추어 황자 전하를 영접하라!" 그리고 기적처럼 많은 기사와 보병들이 자리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단장의 말은 계속되었다. "여러분에게 불행한 소식을 알린다. 우리의 황태자 전하셨던 루시엘 황자께서 불의의 사고로 붕어하셨다." 사람들이 술렁거기 시작했다. 그는 관을 앞으로 불렀다. "루시엘 전하께 경례!!" 사람들이 깃발을 내리고 모두 숙연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 때였다. 주황색 차림의 옷을 입은 남자가 걸어나온 것은 그 때였다. "사린!! 그게 무슨 소린가!" 그자는 무척이나 푸른 눈과 회색의 머리를 가진 50대 정도의 사내 였다. "각하. 슬픈 소식을 전해 드려 유감입니다." 각하는 솔직히 처음 들었다. "헛소리 하지 말게. 이틀 전 황태자의 상징이 빛의 기둥을 두 번이나 보았는데,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그건 여기 계신 다른 황자 전하이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를 유심히 바라 보았다. 그리고 아주 웃기는 이야기를 했다. "헤일리즈? 그녀가 어떻게?" 난 분명히 그녀가 여자인데 왜 나를 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를 따름이였다. 단장이 나의 성전환을 막아주었다. "공작 각하, 이분은 엄연히 남자고 황자이십니다." 이 공작이라는-엄청높은 지위지 않은가...-사람은 나를 보고 무척이나 놀란 듯했다. 그리고 검이 나를 황자로 위장시킨 이유도 알 수 있었다. "놀랍군. 생전의 헤일리즈 황후님을 꼭 닮지 않았는가? 정말 놀라운 일이로군. 사린 설명해 주겠나?" 난 얼어 붙었다. 이 공작이라는 사람은 황족이라는 검의 부연 설명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저도 사실 잘 모릅니다. 우연히 만났을 뿐이고요." 단장은 대답을 회피했다. "난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위대한 왕의 이름을 따서 태어난 사람입니다. 숙부님. 아주 어릴때 뵈고 처음 뵌 것이지요?" 난 혼란에 휩싸였다. 이런 긴 이름은 그렇다 치고, 아는 척까지 시키다니... 이건 좀 무리 아니냐? 게다가 숙부라니 닮은 구석이라고는 한군데도 없잖아... 그러나 공작은 그의 노안에서 눈물이 나오는 것으로 대답했다. 그의 한마디였다. "황태자 전하! 무사 귀환 하시것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난 정말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다. 내가 거의 황당함을 누르지 못하고 있을 때 검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좋은게 좋은거라구. 알겠어?- 뭐가 좋냐!!! 팔자에도 없는 왕자라니.. 꺼이 꺼이. 3. 어설픈 황태자 흉내내기 난 원래 황자는 아니다.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기는 했으나, 요즘 양반 아닌 집이 어디있나? 그리고 나는 사실 프롤레타리아 근성이 뼈속까지 박혀 있는 놈이니... 이런 궁전에 와서 당황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명명백백 하지 않은가? 이런 말투는 역시. 무협지를 너무 많이 읽었다. 여하튼 이곳에 온지 벌써 2주가 흘렀다. 물론 황제를 만나기는 했다. 검의 말마따나 아파서 아무말도 못하고 눈도 못뜨는 반 시체나 다름 없었다. 루시엘 황자의 장례는 조용하게 치뤄지었다. 이곳에 온뒤로 편한 일은 하나도 없었다. 검 자식의 사기술은 정말이지 치가 떨린다. 존경 스럽기 까지... 하여간 이곳의 황족 계보를 소개하자면 정말이지 간단하다. 일단 황제가 있고 그보다 높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황제에게는 죽은 라 헤일이즈 황후 말고 새로운 황후인 루디아 퍼시황후가 있다. 루디아 황후의 소생으로는 황자가 없고 어린 황녀 하나만 있다. 그리고 루시엘의 모친은 차디스 무태린이라는 백작부인인데... 불륜이다. 음. 사서오경을 읽을 필요가... 잠시 이야기가 옆으로 빠졌는데. 그리고 나는 일단은(-_-;) 라 헤일이즈황후의 자식으로 등록(?)되어있다. 그리고 정식 왕위계승자의 확실한 증거인 빛의 기둥의 상징을 낼 수 있으니... 여하간, 그리고 황족이라면 그 숙부라고 불리는 정확히는 황제의 어린 동생인데... 이 사람은 공을 많이 세웠다고 한다. 즉, 황족이 적어서 실제 생활에서는 만날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 검군의 설명이였다. 그리고.. 에 또. 그 공작의 자식으로는 아들 3형제가 있다고 하고 셋다 나보다 나이가 많다.. 음. 재미있는 사실은 나는 황제 따위가 될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는데 우리의 위대하신 황제 전하의 충실한 신하들은 왠지 그런 일이 무척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였다. 에휴휴...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해야 하는 지... 그리고 나의 무척이나 충실한 부하(?)라기 보다는 신도가 더 적절하리라...하여간 붉은 달의 기사단 출신 오인조와 적색의 바람 기사단원들은 나를 정말 충실히 따르는 것이였다. 우... 난 원래 이런거 싫어한다. 반장도 싫은데.. 황자도 아니고 느닷없이 황태자라니.. 이곳에서 사람들은 정말 나에게 원하는 것이 많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도 당연히 많다. 특히 루디아 퍼시 황후의 동생이라는 사람이 대표적이 예이다. 날 노골적으로 째려본다.. 힘들어. 당연히 검의 도움으로 예의에서 벗어날 짓은 하지 않았지만.. 언제 실수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난 사기는 싫은데. "오늘은 정원이나 구경해야지~" 나는 그래도 엄청나게 낙천적이라 일련의 현상들에 대해서 별로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멍청해서라고 검은 놀려댔지만, 그건 무시하면 그만이니까... 나는 황자가 된 이후로 정원을 구경해 보지 못했다... 무슨 옷을 만드는 것이 그리도 많은지. 난 옷엔 별 관심이 없는데.. 특히 이런 금박의 광대같은 옷은 정말이지 제정신으로 입을게 못된다. "우 와!!! 예쁘다. 저건 뭐라는 나무지? 야, 향기도 좋다~" 원래가 서민적인 나는 어느새 이곳 정원이 엄청 맘에 들었다.. 그래서 내가 한일은... -야, 너지금 뭐하는 거냐?- "보다시피, 잡초를 뽑는 거야, 바보 검." -하지만, 그런건 왕자가 할 일이 아니잖아?- "상관 없어. 난 어차피 왕자도 아닌데 뭐. 우히히. " 검의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누가 바보 아니랠까봐...- "헤헤헤." 열심히 나는 그럭저럭 정원을 파헤치고 있을 때, 왠 갈색 머리의 사내가 다가 와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야, 꼬마야, 잘하고 있는 데, 소질있다. 너." "예? 아.. 그렇죠? 제가 좀 옛날부터 손재주가 있었죠. 으헤헤." -자랑이다..- 그는 정원을 둘러본뒤 다시 말했다. "근데 넌 여기가 일반인 출입금지라는 건 알고 있었냐?" 몰랐다... "몰랐는데요? 들어가면 안되는 곳인가요? 여기? 하지만, 이렇게 예쁜데..." 그는 그의 갈색머리를 손으로 살짝 넘기며 말했다.. 동작 하나하나 에서 고질병이 느껴지는 건 왤까? "여긴 정식 왕위계승자. 즉, 황태자만을 위한 곳이야, 사실 루시엘 황자도 여기에는 들어오지 못했다구. 알아? 들키면 그냥 쿠엑.~!" "정말...인가요?" "너한테 거짓말 해서 뭐하냐?" 나의 안색은 그야말로 푸른색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나는 황자라는 실감이 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루시엘도 들어오지 못했다니!!! "좋아. 한번 봐주지. 사실 나도 몰래 들어온 거니까. 하하하." 웃기는 넘이였다.. "저기요. 근데 여기서 뭐하세요?" 그는 빙긋이 웃어보이며 그의 머리를 넘겼다. "당연히 놀. 러." 이런 황당한 인간은 처음 봤다... "그러세여? 들키면 그냥이라면서요?" 뭘믿고 있냐 이 말이지.. "뭐, 별거 아냐. 형이 하도 나를 들볶길래, 형좀 곤란하게 해주려고 왔지." 형이 누군지는 몰라도 되게 불쌍타.. "이름이 뭔데요?" "나? 아. 세인이야. 뭐. 내가 유명하다는 건 알지만, 싸인은 해주지 않는다고." 확실해. 왕자다...암말기야. -심각한 증세다...- 검과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세요? 저는 영민에에요." 아마 발음하기 힘들껄? 으히히. 나는 아직도 나의 새로운 이름을 다 못외운 덕에 영민이란 부모님이 물려주신 이름을 쓰고 있다... "으민? 발음으로 보면.. 혹시 너 고대의 라프라티아 사람이냐? 아니지. 그럴리가 없지. 그런 대단한 사람이 이런데서 흙을 파헤칠 이유가 없잖아. 흠." 나는 그에게 대답하려는 찰라 갑자기 그가 내 입을 틀어막고 나무의 덤불 속으로 숨었다. 내가 깜짝 놀라고 있는 사이 할터와 사린이 지나가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 중이였다. "조용히해. 들키면 끝장이라구." "예." 나와 정체불명의 그 사내는 귀를 기울여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러니까, 할터. 자네는 이번에 붉은 달의 부기사단장직을 거절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예. 로히넨님. 차라리 황태자 전하의 근위기사로 있는 것이 날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래? "그럴수도 있겠군. 하기사 당금의 사태로 볼 때 전하의 입지가 형편없이 약한게 사실이니까. 비록 카츠로사공이 지원하고는 있지만 또, 그의 아들들은 황녀를 밀고 있으니..." 카츠로사공은 나의 숙부님이다.. 그때 요새에서 뵌. "그래도 로히넨님이 계셔서 안심입니다." "그렇지 않아. 사실 나는 그 독자적인 특성때문에 자주 궁을 비워야 한단 말이네. 그러니 내가 없을 때가 문제지. 그 때까지 다른 귀족을 포섭하지 않으면 나와 자네의 주군이 위험해지네." 내 이야기인거 같은데... 그 둘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사라졌다. "이만 풀어주세요." "아, 미안. 너무 흥미로운 이야기라." 뭐가 흥미롭다는 건지... 하여간 그 세인이라는 사람은 이내 생각에 잠겼다. "정말로 황자가 그렇게 어루숙하다면.. 문제도 큰 문제이겠어." 누가 누가 어리숙하다는 거야!!! 검의 공격이 이어졌다. -너가 어리숙한게 어제 오늘 일이냐?- "뭐. 나하고는 상관없지만. 그보다 로히넨가가 황태자를 밀줄은 몰랐는데? 넌 누가 황제가 될꺼같냐?" 난 정확히 0.1초 생각했다. "당연히 황녀님이시죠. 황자님은 안돼요." 황자가 아니니까. "헤? 의외인데? 황자는 가장 확고 부동한 정통성이 있잖아? 사실 권력은 없어도." 왠 정통성? 검의 사기술은 정통성까지 있게 만들었단 말인데... "그런건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황녀쪽이 훠~월씬 이쁠테니까요. 안그래요?" "그럴까? 흠... 난 누구 편들어야 하는 거냐?" 내가 알게 뭐냐!!! 그냥 이대로 편안하게 살게 내비두라고!!! "하여간, 정원사에게 물을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군. 뭐 상과없지. 그럼 너는 가봐라. 들키지 말고." 세인은 동쪽으로 사라져 갔다. 동쪽이라면 후궁이 있는 쪽인데... 난 뭔가 궁금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뭐냐고? 으히히히... 나도 황녀가 얼마나 귀여운지 보고 싶다 이거다!!! "나도 가봐야지!" -어딜?- "후궁!" -헤.. 뭐하러?- "황녀 보러 가게. 궁금하잖아. 일단은 동생으로 되어있기도 하고. 안그러냐?" -난 뒷일 책임 안진다...- 난 그렇게 내 등록상의 동생을 만나러 씩씩하지 못한 걸음, 즉 살금살금 걸어갔다.. 후궁의 정원도 멋졌다. 이동네는 정원 사업에 엄청난 심혈을 기울이는듯 했다... "턱." "?" 뒤돌아본 나의 시야의 약간 아래쪽에는 왠 소녀가 있었다. 붉은 머리를 하고 더러운 옷을 입고 있는 마치... 난민같은... 왠 후궁에 난민이란 말인가? "누구냐? 넌?" "나? 내가 누구지?" 나랑 지금 농담따먹기 하자는 건가? "생각해보면, 내가 누구라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난 그러니까 무생물이야. 그렇게 생각해?" 피하자... 정신나간 사람은 상대해서 좋을거 하나도 없다... "안녕.... 나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몰래 들어왔지? 소리 지른다?" 옛부터 천재와 바보는 종이한장 차이라던가? 영악한 꼬마.... "오... 그래? 미안 놀자는 거지?" 여자애는 빙긋이 웃었다. "응. 놀자. 우리 흙의 제왕 놀이 해." 그게 뭐냐!!! 흙의 제왕 놀이는 흙에다가 집을 짓다가 어느 시간이 지나면 서로 열씨미 자기 집을 지으면서 적(?)의 집을 부수는 놀이다... 뭐냐.. 그게? "내가 이겼지? 후후후... 나는 오늘 부터 땅에 깔려있는 모든 흙들의 제왕이다. 흐흐흐. 이제 까불지 마라..." -너말야.. 꼬마랑 거의 비슷한 정신 연령이다...- "웅... 졌다... 근데 오빠, 이건 뭐야? 칼이다. 칼은 위험해요." 그렇지 특히 이검은 각종 사기는 물론, 범죄, 공갈, 협박.. 가끔 조언.... "괜찮아 이 검은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아. 그러니까 신경꺼요." "응. 근데 오빠, 세지?" 농담 수준이라면...썰렁한 쪽으로는 거의 세계 최강. "그럼 나 오빠 쫄병할래. 그러니까 무등 태워죠." 쫄병이라는 말에 기뻐하던 나는 이내 무등에서 슬퍼져 버렸다. "야... 네 몸무게를 생각해. 그리고 그런거는 아빠한테 해달라고 하는 거야." 아이는 큰 눈을 껌벅였다. "하지만, 우리 아빠는 그런거 안해주는 걸." 별수 없이 심약하고 나보다 약한 사람한테 꼼짝 못하는 나는 결국 무등 뿐만 아니라, 공중에서 돌려서 받아주기도 해주고 한마디로 장난감이 되어주었다. -넌 너무 물러서... 탈이다. 근데 아까 그놈이 오는데?- 세인이였다. 대사는 뻔하지 뭐. '흙강아지 이인조냐?'이거 아니겠어? "여기서 뭐하십니까 전하? 마마께서 찾으시겠습니다." 난 하마터라면 오 그래? 라고 할뻔 했다. 역시 이주동안의 습관이 무서워졌다... "세인 프루체트 경. 나에게는 상관하지 말아요. 난 그대 꼴도 보기 싫으니까! 흥!" 재미있다... 이 아이 혹시... "이 버릇없는 놈은 제가 데려가서 처벌할테니, 이만 가보시지요." "싫다. 그대가 감히 누구에게 명령인가?" 바로 이것이야 말로 왕족의 태도이지 암. "곤란하군요. 으민. 당장 전하의 곁에서 떨어지지 못하겠는가?" 에 또.. 그러니까.. "아 이따 보면 되겠네. 그럼 잘 씻고. 특히 손톱에는 흙이 들어가기 쉬우니까 특히 신경 써서 씻어. 알았지?" "응. 벌써가?" "다음에 또 보자. 알았지?" "..." 꼬마 공주는 이내 울것같은 얼굴을 하더니 휭하니 달려가 버렸다... 즉 이 후궁의 정원에는 나와 세인이 남은 것이다... "간뎅이가 부은거 아냐? 너말야. 내가 아니라 만약 로히넨가의 가주가 봤으면 그냥 끝나는 건데 말야. 알겠어?" 고마워해달라 이건가? "그애가 공주라니... 너무 귀엽잖아?" 세인의 안색이 변했다... 흰색이 섞여들었다. "만약에 딴 사람이 들으면 어쩔려구 그래? 이봐, 정원사. 내가 너의 능력을 높이 사서 이렇게 봐주는 거라구. 알겠어? 하기사 귀엽기는 하지. 하하하." 나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황녀 편에 붙으라고. 황자는 황제될 소질이 없어 보이니까." "흐음. 하지만, 아직 황자는 보지도 못했는데? 다음 있을 무도회에서 보기야 하겠지만." "그럼 세인. 안녕히!" 난 세인에게 인사하고 궁으로 돌아갔다.. 이지리스에게 엄청나게 혼났다.. 늦게 온데다가 옷은 흙검정이였고, 거기다가 머리는 공주께서 헤집어 주신 덕에 완전히 까치집이였으니까.... 그날 저녁은 조용했고 난 일찌감치 푹 잠에 들었다. 이곳의 달은 붉은 대신 꽤 밝아서 나는 기분이 더 나빠지는 것이였다. 검은 궁시렁 거리는 가운데서도 용케 자는 거 같았다. 그리고 내가 편안하게 잠드는 법 중인 하나인 필살~! 앵크 하나, 앵크 둘, 앵크 셋. 그리고 앵크 20을 세었을 때였다.. "쿠왕~!" 뭔소리냐...? 폭팔음은 연속적으로 났고, 내 방 근처에서도 났다. 검의 소리가 들려왔다. -날 잡아. 자객이다!- 그러게 왕자하기 싫었다는 것이였다... "누구냐!" 누구냐고 대답하면 그게 어디 자객이겠는가? 마침 적색의 바람 기사단장인 사린은 자택에 가있었고, 할터랑 이질리스는 북성에 머물고 있었고, 즉 여기 있는 근위기사는 폼만 기사이고 제일 먼저 도망가 버렸고, 오직 케자로만 달려왔을 뿐이였다. "괜찮으십니까? 전하!" "응. 그보다.. 날 노리는 거 같지 않아?" 그런건 날 노리는 검을.. 으엑... 피했다.. 일단은 셋뿐이였으므로 수월하게 처리했다. 생각보다 케자로의 솜씨는 꽤 좋은 편이였다... "일단, 북성으로 피하시지요. 이곳은 위험합니다." "저기. 폭팔음이 한둘이 아니였는데, 다른 곳에도 자객이 있을 수 있다고 아까 어디쪽에서 터졌지?" "후궁 쪽입니다." 그리고 나는 검과 케자르가 말리는 소리도 떨쳐버리고 잽싸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어린애가 죽는 건. 그것도 아까까지 놀던 애가 죽는 건 기분이 나쁜 일이니까 말이다. "위험합니다!" 후궁은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곳에는 더 많은 수의 자객이 파견된거 같았다. 한창 교전 중이였고, 세인의 얼굴이 보였다. "세인! 황녀는 어디 있지?" "어라라, 정원사가 으샤! 여기서 뭐하는 거야, 빨리 도망쳐!" 세인은 세사람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뛰어난 검술의 소유자였다. 보기보단.... 흠. 난 이내 시녀들의 시체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뒤 쫓아오던 케자르는 이미 상대방과 교전에 들어갔다. -야... 너 어느쪽으로 갈려구 그래? 여긴 미로 뺨친다구!- "알거 같아." -뭘?- "날 부르고 있는 거야." 검도 이해하지 못할. 그리고 나는 나중에 더 이해못했지만... 하여간 이상한 말들을 뱉어내고 정확히 뛰기 시작했다. 나는 맨발이였고, 옷은 엷은 잠옷이였다. 그러나 검을 든 손은 불타고 있었고, 나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아무리 그 애 삼촌이 날 싫어한다고는 하지만, 나는 더이상 가짜더라도 생긴 가족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저기다!" 방안의 기사는 단 둘 뿐이였고, 젊은 부인과 황녀가 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자객은 사람이 아니였다.. -마도의 괴물 켈... 왜 이런 곳에?- 알게 뭐냐! 내가 들어가는 순간에도 기사중 한명은 생명을 잃고 있었다. 기사의 갑옷은 푸른 색. 아마도 황녀의 근위기사 인듯 했다. "꺄 악!" 황녀의 소리는 기사의 사지가 찢기는 것을 보고 놀란 나의 마음을 다스리기에 충분했다. -미친짓이야... 지금 너의 실력으로는...- "상관없잖아!" "이야야얍! 괴물아 놀자!" 나는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물론 검도에서는 이런 걸 배운 적이 없다... 하지만, 응용할 수는 있는 것 아니겠는 가? "케에르!" 기괴한 소리를 내면서 괴물이 다가왔다. 나는 검으로 그 괴물과 나의 거리를 쟀다. 폭팔 소리와 여기까지 들어온 괴물의 속도를 볼때,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속도가 딸리니, 나에게 장기전은 무리다. 그렇다면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 힘도 나보다 세면? 그건 그 때 가서.... 나는 검으로 괴물의 머리를 노렸다. 일단, 어떻게 센지 알 수 없으므로 괴물의 기선을 제압하자는 목적도 있었다. "검으로 상대를 본다..." 무협지 대사다.. 난 왜 이런 대사가 하고 싶었던 걸까... 곧이어 검의 빈정거림이 들려왔다. -다시 주인을 잃을 위기인가...- "케에르~!" 괴물은 두 다리를 뿔, 혹은 발톱을 이용해 카펫을 찍으면서 나에게 달려들었다. 머리. 머리를 노리는 거다! "꺄 악!" 다시 황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내 옆구리에서 나는 피를 볼 수 있었다... -거봐, 내가 무리랬잖아!- "괜찮아.." 박정희의 5.16당시와 죽을 당시 총 맞았을 때 한 대사가 이거라던데... 난 다시 검을 다잡았다. 두 손으로 그리고 다시 목숨 걸고 괴물의 팔을 노렸다. "이 얍!" 검은 신비로운 푸른빛을 내면서 어둠을 갈랐다. 괴물의 팔이 푸른 점액이 튀기면서 땅으로 떨어졌다. "케~!" -이 때야! 놈의 머리를 잘라!- 난 그야말로 재빨리 검을 세워서 그 괴물의 머리를 날렸다. 기분나쁜 점액이 내 머리에 묻었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황녀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꼬마야? 어디 다친데는 없구?" "응... 오빠는 안 괜찮아 보여..." "난 무적이거든..헤헤헤...욱.." 피가 옆구리에서 콸콸 세고 있었다. "어서 지혈을 해야 겠다. 레미에야. 거기 시트를 찢어오거라." "네." 젊은 부인은 하얀 시트를 내 피로 물들이면서 옆구리를 감쌌다. "저보다는 저기 기사님 쪽이 더 급해요.." "그렇군요. 그럼. 괜찮나요? 샤민?" "네. 마마..이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 황후였다. 그래..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이상하게 생기지도 않았고, 그 동생이라는 작자를 닮지도 않았다. 이제 좀 쉬어도 되겠다.. "저기 오빠..." "왜?" "저기.." 황녀가 작은 손가락을 가리킨 곳은 문이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아마도 기사인듯한... 아니, 기사였던 사람의 머리를 든 아까의 켈이란 괴물이 서있었다... "피해요! 황후님!" "으...." 난 다시 검을 손에 잡고 몸을 날렸다. 그 사이 황후는 기사를 끌고 창쪽으로 황녀의 얼굴을 자신의 피묻은 손으로 감싸고 떨고 있었다. "이거, 한놈이 아니였구만.." -조심해. 넌 지금 출혈 과다라구.- 나도 안다... 그나저나 저런 괴물이 어디서 나온거냐!!!! 괴물은 손에 있던 시체를 내려놓았다. 허무하게 떨어져 내렸다. 난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 싸움이 될 거 같았다.. 정말 검말을 듣는 게 아니였는데... 하지만 아직 죽을 수는 없다.. "이 괴물놈아! 덤벼라!" 그러자 괴물은 나에게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나는 문을 닫아버렸다... "파직!" "헤... 아플꺼다!" 문은 금방 부서졌고, 괴물은 더욱 화가 난 듯 했다.. 지능은 있는 건가? 난 켈을 보며 검을 똑바로 겨누었다. 지금의 나는 몸이 엉망이므로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했다. 즉 방어중시로 바꾸었다. -이거야, 첩첩산중이네.- "어쩔수 없지. 안그래?" -흥. 넌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을 것이다.- "당연하지." 난 삼인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검과 수다를 떨었다. 그래도 나의 눈은 괴물의 몸을 떠나지 않았다. 여기 만약 기동 순찰대라도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지. 우리나라 최강의 군단!!! 백골단!!!... 이게 아니지.. 켈은 나의 행동을 예의 주시했다. 움직이는 바람에 피가 더 나서 내 발 아래에는 피가 흥건해 지고 있었다. 이 피나 밟고 괴물이 넘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나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듯.... 선제공격이다. "죽어라! 이 저그족 사촌녀석아!" 나는 괴물의 다리를 노리고 낮게 파고 들었다. 검도에선 당연히 이런 동작은 없다. "케~르!" 이녀석들은 참 단순한 어휘체계를 가지고 있나보다.. 하여간 나는 녀석의 다리를 노렸지만 멋지게 차여서 한쪽 벽에 쳐박혀 버렸다. "윽... 젠장, 더럽게 아프네." -살아있는 게 용하다... 다시 온다.- 검의 위로에 힘을 얻어 다시 일어났다. 이 격돌로 깨닭은 것은... 이 녀석은 무척이나 하체가 강하다는 것이였다. 그렇다면 상체를 노리는 것이 현명하지. "저그가 싫으면 프로토스 해라!!! 하지만 테란은 안돼!!!" 무슨 뜻일까... 나는 녀석의 허리를 노렸다. 녀석의 팔을 검의 무게를 이용해서 걷어내고 허리를 찔렀다. 기분 나쁜 비명과 함께, 더 기분 나쁜 녀석의 점액이 흘러나왔다... 날 미워할꺼야.. "죽어라!" 난 다시 검을 빼들어 녀석의 목을 찔렀다. 차라리 펜싱을 배울것을... 그럼 한 폼 했을 텐데... "케엑!" 괴물은 서서히 아래로 쓰러졌다. 그리고 난 역시 엎퍼졌다.. 우씨 더럽게 아파..요. "오빠, 괜찮아?" 피가 철철 흐르는 걸 보고도 괜찮다는 말이 나오냐 너는? "다음에 또 나오는 놈은 너가 상대해라. 알았냐?" "응..알았으니까. 죽으면 안돼?" 황녀는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놈이 뛰쳐 나왔다. "괜찮으십니까? 황후마마!" "세인 푸르체트경.. 난 괜찮아요. 그보다 그보다.." 세인은 정원사로 알고 있는 내곁에 다가 왔다. 그리곤 한숨을 쉬었다. "켈을 죽이다니. 너도 정말 얼토당토 않은 놈이로군." 그리고 나는 멋지게 반격해 주었다. "웃기지말라구요. 저 괴물은 필시 나의 정원을 망치려 했을 꺼라구요. 헤헤헤." "할 말없네." "전하! 무사하십니까? 어디계신겁니까?" 케자르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비로소 안심이 되었다. "여기야 케자르." 케자르의 피투성이 얼굴이 이내 방에 들어왔다. 그는 온몸에 나못지 않게 피를 떡칠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그가 더 중환자 같았다. 하긴 견습기사가 얼마나 하면 하겠는가? "이거야 원. 나 업어가라고 할라 그랬더니. 이건 또, 너가 더 환자 잖아. 하하하. 웃겨. 정말." -좋은거 알려 주지. 필살 기죽이기 검법을 써. 치료 효과가 있으니까. 대단하지는 않아도 어느정도는 괜찮아.- 케자르는 자신의 상처도 잊고 이내 나를 보고 울려고 했다. 세인은 아직도 나를 정원사로 알고 있었기에 기사를 부축하여 지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검의 말을 묵살 했다. 그게 아니고 실은 기절했지만 서도... 그 다음의 일은 헐터에게 들을 수 있었다. 헐트와 그외의 세트와 다링, 이질리스는 북성에도 침입한 자객을 막아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자객은 그 숫자에 비해 실력은 별로 였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 켈 같은 괴물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적색의 바람의 기사단장인 사린은 그야말로 잠옷입고 저택에서 말타고 달려왔다고 한다. 무척이나 우스웠다지? 음. 그걸 못봤으니... 얼마나 아쉬운지. 쩝. 하여간 케자르는 나를 보자 마자 덥썩 업어서 헐트 등이 있는 데로 가버려서 세인 등과는 인사도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황후가 거처하던 처소에 있던 약 30명의 수 많은 기사중 생존자는 단 6명이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황태자 궁의 기사가 단지 10명인 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이지만.. 켈이라는 괴물이 그만큼 굉장하기는 했나 보다. 그리고 난 평화로운 햇살을 받으면서 사린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도대체가 황태자라는 자각이 없는 분이십니까!!! 위험하게도 그런 곳에 뛰어들다니요! 제가 이 황태자 궁에 와서 얼마나 놀랐는줄 아십니까! 아무도 없지! 시체는 즐비하지!!! 그리고 켈이라는 괴물을 설령 모르다 쳐도 그 시체들을 보고 느끼는 것도 없는 겁니까! 그곳이 만약 방이 아니라 평원이였으면 전하는 죽은 목숨이였을 거라구요!!! 그렇게 무모하다니!! 푸름산에서도 알아봤지만, 정말이지 할말이 없군요!..." 장장 두시간이나 계속된 사린의 연설은 의사가 옴으로써 벗어날 수 있었다. 의사의 말이 이어졌다. 이건 사실 잔소리보다 더 험악했다. "상태는 한마디로 심각하군요. 일단, 갈비뼈가 일곱대가 부러졌고, 옆구리의 상처는 지혈이 조금만 더 늦었으면 아예 죽을 뻔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피를 많이 흘리고도 살아있는 게 기적이구요. 뭐 죽을려면 무슨 짓을 못하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나 부하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시지 않으시니 정말 기사님들의 고초가 크시겠습니다." "맞아요. 다렌 어의. 좀 더 혼내 주시지요." 사린이 재빨리 거들었다. "네. 하지만, 그 부하들도 전하 못지 않게 바보 처럼 뛰어들었으니 할말이 없군요. 하하하. 자이렌 그 사람 겨우 견습기사인데 어느 정규기사 못지 않게 피범벅이 되도록 싸웠더군요. 정말이지. 그 상관에 그 부하란 말이 맞는 거 같습니다 그려. 하하하." 다렌이라는 의사는 그렇게 실컷 나를 괴롭히고는 적당히 치료해주고 나갔다. 궁내에 환자가 많아서 일손이 모자라는 탓에 어의라도 놀고 있을 수는 없는 듯 했다. "저기 사린. 나 궁금한게 있어." "무슨 일 말 습입니까?" 사린은 붉은 고구마가 될때까지의 일은 일단 접어두고 다시 냉철한 기사단자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누가 공격한 거지?" 사린의 얼굴은 다시 곤혹스러운 빛이 어렸다. "그게.. 사실, 처음에 대신들이 아마도 저희를 지목한 듯 싶습니다만..." 이건 또 뭔 소리야? "무슨 소리야?" "하지만, 전하가 '목숨걸고' 황후마마를 지켜냈으니, 타당성이 없는 말로 되었지요. 그래서 켈이라는 마수를 다룰 수 있는 혹은 계약한 사람이 없는 지 조사중이라고 합니다." 그렇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거기 없고 안전하게 도망쳤다면 당연히 내가 의심을 받았을 것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내가 거기 가서 피흘리면서 싸웠다는 것을 황후는 보았을 테니까. 흠. 그럼 내가 황자인줄도 알았겠구나. "하지만, 당분간은 전하는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근래 궁전의 상황이 않좋게 돌아가니 까요." 나는 생각했다. 이곳은 공기도 좋고, 사람들도 순박한데 정치계는 역시로 피튀기는 구나... 음. 하루빨리 좋아져야 할텐데. 음. 4. 느긋한 오후와 배추김치 "으 죽을 거 같아... 심심해..." -뼈가 붙기는 했어도 절대 안정이라고 그 의사께서 하교하시지 않더냐? 으히히...쌤통이다.- 점점 건방짐의 정도를 더해가는 검은 내가 아프자 아예 대놓고 장난치기 시작했다... 못된 검. "안되겠어. 나 잠시 산책하는 정도는 괜찮을 꺼야." -호위없이는 안됀다는 거 잊은거 아니지?- "그럼~!" -이미 잊으신 거구만.. 그보다 여기는 후궁 쪽이잖아?- "그렇지." -음....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너 언제 내가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 봤냐?" -아니..- 검은 이내 포기한듯 다시 필살의 궁시렁 거리기를 반복했다. 이녀석 꼭 할 말없음 이러더라구. 그나저나, 이곳의 정원은 예의 자객 사건 이후 다시 말끔하게 복원되어 있었다. 그리고 기화요초(역시로 무협지의 표현이다)로 정원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물론 나한테야 그게 다 그거로 보이므로 돼지목의 진주였다... "어? 멍청한 정원사 오빠지, 맞지?" 누구냐? 나의 정확한.. 호칭을 알고 있는 자가? "이런! 내 쫄병이 아니신가?" "헤헤헤.. 살아있었구나!" 황녀는 글썽거리면서 그 흙묻은 손으로 나를 감싸안았다. 뭐 나쁜 기분은 아니지만... "오늘도 흙검댕이네. 도대체 매일 뭐하면서 노는 거냐?" "응. 오늘은 오빠 무덤 만들고 있었어. 죽은줄 알고." 허 걱!!! 그것만은 그만두란말이다!!! "다시 해체해야 겠다. 그치?" "좋..은 생각이다." 나는 황녀의 손에 이끌려 내 무덤에 가보았다. 약간 후미진 곳이지만, 그런대로 해도 잘드는 좋은 곳이였다.. 겨우 손바닥만한 무덤이였다. 그리고 무덤의 묘비도 있었다... 묘비명은.... 멍청한 정원사 여기 잠들다..라니.. "이거 누가 가르쳐 준거야?" "뭐?" 황녀는 열씨미 무덤을 해체하고 있었다. "내 이름.. 멍청한 정원사라는 거." "그거? 세인 푸르체트라는 재수없는 인간이 오빠보고 그러던데? 이상한 뻘건 아저씨가 아저씨 업고 가는 데 말야." 명예훼손이다... "그...래? 으..." 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음. 걸맞는 별명이다.- 나는 불타오르는 눈으로 세인에 대한 복수를 가다듬고 있었다. 그 때 내 눈에 들어온 어떤 것이 보였다. "어라라?" "왜 그래 오빠?" "저것은.. 저것은.. .혹시나 꿈에나 그리던 그것!!!" "??" -너 뭘 이야기 하는 거냐?- 나는 검에는 신경쓰지 않고 꼬마에게 물었다. "야, 꼬마야, 여기선 이거 뭐라고 하냐?" "아, 이거. 음. 그냥, 풀이야. 말 여물로도 못준다고. 쉽게 썩는 데다가 얼면 또 금방 죽어버려. 너무 급해서 이런거라도 심었나봐. 근데 왜?" 정말이지 내가 이곳 생활에 가장 불만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당근, 음식이 영 입맞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이였다. 하나같이 느끼한데 정말이지 내가 어떻게 기뻐할 수 있겠는가!!! 암. 그래서 나는 바로 이것을 찾아낸 기쁨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였다. "배추김치다!!!" 나의 기쁨을 뚫고 검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너 미쳤냐?- 나는 배추를 뽑기에 앞어 다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리 배추가 있어도 재료가 없으면 말짱헛일... 일단은 고추장..까지는 무리더래도 적당히 매운맛을 내는 재료가 필요했다. 그리고 소금. 그리고 새우젖. 난 새우젖이 아니면 안먹는다. 내가 김치를 언제 담아봤냐고? 요즘은 교과과정에 그런거 다 나온다. 난 이래뵈도 전천후 만능 엔터테이넌트, 학. 생. 인것이다. "저기, 꼬마야, 혹시. 무지 매운 조미료 알고 있냐?" 황녀는 나를 멍하니 쳐다봤다. "난 몰라. 하지만, 우리 엄마는 알지도 모르지. 근데 오빠 어디 아파?" "아니야!!! 그럼 황후 마마께 정중히 부탁드리러 가야지! 가자!" 난 황녀의 어린 손을 잡아 끌어 후궁의 황후의 방 쪽으로 갔다. 당연히 기사들이 앞을 막아섰다. "황녀님. 아직도 이곳은 위험합니다. 부디 옥체를 보중하시옵소서." "응. 근데, 어마마마는 계셔?" "예. 헌데, 이자는 누굽니까, 더러운 옷을 입고 있는데...." 왜 이자들이 나를 못 알아보느냐 하면... 사실 나는 일단 입성을 했지만, 정식으로 기사들이나 귀족들에게 소개된 적은 없다. 나중에 듣고 보니 황후도 나를 황자의 용감한 기사정도로 알고 있다나 뭐래나... 당연히 이런 문지기 기사가 날 알리가 없지 않은가? "응. 세인 푸르체트 경의 친구야. 이제 됐지?" "아.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들어가시죠." 아직도 나를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내가 믿음성이 안가게 생기기는 했지...뭐, 나도 안다. 이거야. 황후의 방으로 우리는 들어갔다. 당연히 황후의 시녀들은 놀랐지만, 황후는 그들을 제지했다. "용감한 정원사이시군요. 사례를 하고 싶어도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서 그대를 부르지 못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황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황후의 머리색깔은 밝은 붉은색으로 꼬마의 머리색깔과는 비슷했다. 밝은 갈색에서 더 진해지면 붉은색으로 보이기는 하지...나는 확실히 엄마생각이 났다. 우리 엄마도 저렇게 웃어주시곤 했으니까. 보고싶다.. "오빠, 왜그래? 응? 어디아파? 응? 울지마...응?" 난 어느새 엄마생각이 나서 울고 있었다. 하도 별일이 다 일어나서 근래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지만, 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눈물이 천천히 떨어지다 못해 이제는 거의 흘러내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나요? 그대는 나와 나의 어린 아이의 생명을 구해 주셨으니, 나도 그대를 도울 수 있도록 해주세요." 난 자리에 앉아 울기 시작했다. "난요.. 흐..윽... 엄마가 보고 싶어요.. 너무해요.. 왜 나만 세상에 남겨두고 가신 걸까요? 네? 나는요... 엄마가 보고 싶은데.. 아직 난 어린데요..흐엉.." 난 아예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따뜻한 팔이 나에게 다가 왔다. "괜찮아요. 내가 그대의 엄마가 되어주지요. 괜찮아요? 울지 말아요." 황후의 하얀 손이 나를 감싸고 등을 토닥거리면서 나를 달래주었다. 어느새 꼬마 황녀도 내게 다가왔다. "오빠, 내가 있잖아. 울면 안돼. 알았지?" 난.. 너무 감사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난 부모를 모두 잃었지만, 여기서 다시 소중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참동안을 울고 나와 황녀는 다시 조미료 채집에 나섰다. 고춧가루가 없으니, 일단 비슷하게 매운 콰리아 파랜인가 뭔가 하는 매운 식물을 일단 칼로 채치고, 각종 푸른 잎파리-먹을 수 있는-와 소금을 잔뜩 뿌려서 배추를 다듬어 만들기 시작했다. 한창 내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있는 데, 세인이 정원에 나타났다. "황후마마, 여기서 뭐 하십니까?" "아, 푸르체트경. 파이에즈가 요리를 한다고 해서요. 도와주고 있는 중이에요." 그러고 보니 깜박했는데, 황후는 내가 황자인줄 알고 있었다. 사실, 내 검을 보고 못알아보는 바보는 황녀밖에는 없었으니까. 황녀도 내가 오빠인줄 알고는 이렇게 말했다. '응. 오빠라니까.' 에구구야.. "파이에즈요? 그게 누굽니까?" "세인 푸르체트경. 방해되니까 가봐요. 메롱." 황녀의 반격이였다... "에 또.. 세인씨. 이따 봐요!" "흐...음. 멍청한 정원사, 이거 재미있냐? 벌개가주구. 엄청 이상한 맛일 듯해.." "맛있어. 이 따 다돼면 먹어봐." 나는 빙그래 웃었다. 흐흐흐... 당해봐라..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황후마마, 황녀님." 세인은 이내 퇴장했고, 황후의 시녀 몇과 우리 셋은 즐겁게 김치를 만들었다. 세인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녀석, 요리사인가?" "다 됐다!!!" 필살의 대 완성!! 이제야 말로 저 느끼한 음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으하하하 "음. 먹을 수 있을까나 모르겠네요. 파이에즈. 파이에즈는 발음이 힘들어요. 파즈라고 하는 거 어떨까요?" 내가 황후와 이야기 하다가 안건데, 나의 새 어무이는 말의 두서가 없고 이말하다 갑자기 화제의 반전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냥 이해하고 살아야지. 뭐. "파즈라. 거 괜찮네요. 음..아작아작." 나는 맛있게 김치를 씹어보았다. 입에 퍼지는 그 매콤한 맛!!! 오~옷! "맛있다!!" "나도 먹어볼래. 음.냠냠." "어디. 나도... 음." -나도 먹고 싶다...- 검에게 입이 있다면 그거야 말로 전대 미문의 사건이라구. 근데, 외국인들은 이런 매운거 잘 먹지 못하지 않던가? "으... 왓! 매워! 무!!!!울!!!!" "어머나... 매워요!!!" "여기 물요. 맵나요?" 당연하지.. 헤.. "파즈. 이거 아주 매워요. 근데 맛이 기가 막혀요. 느끼하지도 않고. 정말 맛있는 데?" "응. 오빠. 나 이거 좋아." 황후와 황녀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물론 속이 쓰릴것을 염려해서 내가 일부러 계란으로 만든 오믈렛을 내와서 곁들여 먹었다. 그야말로 고양의 맛, 어머니의 손맛 김치였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바로 나의 새 어머니와 동생이 생겼다는 게 중요한 사건이였다. "황태자 전하께선 어디 계시나? 곧 무도회에서 쓸 옷을 맞추어야 하네." "아, 할터님. 전하께서는 요 근래 루디아 퍼시황후마마의 궁에서 황녀이신 메데이레나님과 계십니다. 아마, 오늘도 그 곳에 가셨을 테죠." 이질리스는 정말 별거 아니라는 듯하게 이야기 하였으나 사린 로히넨은 그렇지 못했다. "자네, 미쳤나? 지금이 어느때라고 정적의 숙소에 가서 있는데 호위나 그 밖에 아무도 같이 가지 않았나! 미쳤구만, 할터가 그리하라 하던가!" "로히넨님. 하지만, 황후마마라면 당연히 전하의 어머니 되시는 분이니 적이 아니잖습니까?" "자네. 바보로군. 그렇지? 당장 가서 모셔오도록 하게!" 이지리스는 성격이 냉철하고 자신의 상관이 된 황태자를 위하다 못해 끔찍히 생각하는 사린을 속으로 잔뜩 욕하면서 황자를 데리러 갔다. "쳇. 내가 볼땐 단란한 가정 같더구만. 뭘." "절 왜 불렀나요? 사린?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뭔가 방안의 공기가 심상치 않았다. 일단 사린의 얼굴이 굳어 있었고, 심지어 할터의 얼굴도 굳어 있으니... 날 혼내려는 건가? 체벌 반대다요!!! "전하께서는 고귀한 신분입니다. 경망되이 행동하시어, 그 이름을 깎을 일을 만들지 마십시요." 사린이 이 말 한마디만 하고는 그대로 서서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일단은 내가 앉아 있으니까. 경망되이 행동한거.. 내가 편식하는 거 들통났나? 아님, 김치 몰래 숨겨놓고 먹는 거 들통났나? 으.. 찔리는게 너무 많잖아!!! 게다가 잠옷안입고 자기가 일쑤고.. 에 또, 밥 먹을 때마다 메데이레나와 함께 먹는 거? "전하.. 앞으로는 행동을 조심하십시요. 제가 보기에도 좀 문제가 있는 행동입니다. 게다가 루디아 퍼시님은 전하의 모후되시는 분과는 전혀다른 천한 가문 출신입니다. 단지 그 가문의 검술만으로 유명해진 집안이죠. 그러니 황녀와의 만남도 자제해 주십시요." 할터의 말은 내 뒷골을 때렸다. 소설에서나 보던 정적이 나에게는 황후와 내 동생이라 이건가? -흥. 웃기고 있네. 저들의 충성심은 너무 높아서 네가 왕이 되면 널 궁에만 가둬두려고 할껄?- 그럴지도 모른다... "할터. 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메데이레나는 나의 동생이요, 그의 어머니는 당연히 나의 어머니 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가문이 문제가 됩니까? 전 세상사람 모두가 평등하다고 믿습니다. 이곳에는 노예도 있고, 하인, 평민이 있지만. 언젠가는 모두가 평등해 질 것입니다. 할터와 사린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 저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그다지 왕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다시는 제 앞에서 그런 말들은 하지 말아주십시요." 그리고 나는 정말 화가 나서 있었다. 그리고 내 말을 들은 몇몇의 기사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예의 할터는 감격하는 모양이였고...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사린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이어 사린이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전하의 생각이 그러하다면, 저는 전하의 생각을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제가 전하의 안전을 위해 어느 순간에나 곁에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사린의 말투는 확실히 닭살 버전이란 말야... "하지만, 로히넨 단장이 일일이 따라 다닐 만큼 한가하지는 않잖소. 차라리, 내가 낫지 않겠소?" "아닙니다. 할터님도 바쁘실테니, 제가.." "견습기사라고 무시하지 마십시요!" 결국... 누가 내 옆에 있을 것인지를 의논하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바보로구만...- 동감이야. "에 ... 조용히 해주세요. 그러지들 마시구요. 좋아요. 그럼 이렇게 하죠. 케자로가 내 옆을 지키도록 하죠. 이지리스와 같이. 어때요? 둘은 견습기사니까, 다른 귀족에게도 눈치 보이지 않죠. 사실, 사린이 내 옆에 있어봐요. 얼마나 위압감이 넘치겠어요? 안그래요?" 사린은 끝까지 발악했지만, 결국 허락할 수 밖에는 없었다. 사실 사린은 엄청 바쁘니까. 그리고 내가 케자로와 이지리스를 지명한 이유는... -같이 놀 속셈이로구만... 이 놀기 좋아하는 황자야.- 쪽찝게다.. 하여간 나는 무도회 준비를 위해 그날 부터 정신이 없었다... 5-1.즐거운 사냥 이야기... 난 항상 이야기 하지만 뼈대있는 집안의 자손이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뼈대만 있는. 그런데 이런 내가 말을 타 보았을까? 보기야 많이 봤지. 경마장 말들... 것두 TV로.. 실물을 보기는 처음 이였다. "우와, 이거 이름이 뭐예여?" "파타시입니다요. 전하. 말에 오르시지요." 종자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는 조용히 올라가...고 싶었지만, 어디 내가 말타본 일이 있는가? "아.. 나는 됐어요. 그냥 여러분이 즐겁게 즐기다 오시면 저는 행복해요. 하하하.." 그럴리가 없지. "무슨 말씁이십니까? 전하가 안가면 왜 저희가 가야 합니까? 당치 않습니다. 어서 오르시지요." "저기.. 사린. 하지만, 나는 말야... 으..." 말이 무섭단 말이다!!! 이 말이라는 생명체는 그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나를 완전히 가소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중이였다.... (이건 순전히 나의 자격지심이다.) -멋진 말이네. 오랜만에 눈요기좀 하네. 흐흐흐. 너 말 못타지. 캬캬캬!- 이런 썩을...! "어서 오르시지요. 전하." 옆에서 말 담당 무관이 말했다...그러나 나는 여전히 겁먹은 상태라 할 수 있당.. 그러거나 말거나 말은 나를 역시로 비웃듯이 지켜보고 있고(아까도 말했지만, 나의 자격지심이다..), 사린은 다른 고귀한 귀족 뱃대기 나리께서 부르셔서 멀리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이지리스와 케자로의 번뜩이는 눈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오늘의 사냥은 아주 멋진 일이 될거라고들 하더라구요. 전하께서도 무용을 발휘하셔야지요~" 이지리스의 생각없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 공격이였다. 왜 내가 이런 화창한 날에 말을 타게 되었냐 하면은... 이건 순전히 사린으로 인한 음모라 할 수 있다. 내가 황태자로 인식한 건 그렇다 치고 나를 남들에게 소개해야 한다나 뭐라나 하면서... 사실 난 아는 귀족이 거의 손에 꼽을 정도다... 나는 말 위로 사뿐히 올라갔다... -야, 넌 말도 혼자 못타서 도움 받고 올라가냐? 병...신.- 못된검... "그럼 어느쪽으로 갈까? 이지리스 생각은 어때?" "글쎄요, 사실 사냥은 큰 걸 잡을수록 쳐주는 거니까.. 곰이나, 멧돼지 이런게 좋겠네요." 왠 곰?!!! 뜨아~~! 난 사냥은 커녕, 곰 근처도 가기 싫단말이다! "음. 이지리스는 전하옆에있도록. 난 이근처를 돌아볼 테니." "어, 사린 어디갈껀데?" 사린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네 대답했다. "자객이.. 있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사린은 달리는 것도 예술이다. 그려.. "우린 그럼 남들과 다른 쪽으로 가는 게 어때?" 케자로와 이질리스는 나를 쳐다보았다. "왜여?" "아... 사람이 많으면 아무래도 잡기 힘들잖아. 그렇지?" "그런가? 뭐. 그렇게 하셔요." -음. 바보 콤비는 아무생각이 없구만.- 너야말로 바보검이다. 에잇. 한참 말을 달렸다. 뭐, 곰이니 멧돼지등은 전~혀 보이지도 않고 우리는 그야말로 순탄한 사냥(?)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그렇지 않은듯 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야, 케자로 너 알겠냐?" 케자로의 음산한 눈동자가 반짝 빛을 발했다. 그리고 대답했다.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길을 잃은 거 같은데..." 난 왜 하는 일마다 이모양 이지? -우와, 사냥 나가서 왕실 소유 숲에서 길잃은 건 니들이 전후무후 할껄?- 예...알겠습니다요. "이거, 숲이 점점 검은색으로 보이는데 이거 내 착각이야?" "아니요. 검은색 맞습니다." "야.. 케자로, 우리 혹시 이상한데로 와버린 건 아냐?" "그런거 같은데..." 케자로는 잠시 눈을 돌려 주변을 살폈다... 이 상황에서도 내일 있을 무도회 참가가 힘들꺼라는 생각을 하며 기뻐하는 나는 역시 문제가 있는 거로군... "할 수 없지..."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면서 믿고 있는 검을 불렀다. "야, 길좀 알려줘." -나한테 묻는 거냐?- "그래." 이 때의 이지리스의 얼굴을 굳이 묘사하자면... 동공의 두배 확장으로 인하여 흰자가 확실히 보이고 입은 매우 크게 벌어져서 목젖이 다 보이고 있었다... "저기, 전하 지금 누구랑 이야기 하시는 겁니까?" "응? 몰라도 돼." 케자로는 의외로 전혀 놀란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살벌한 놈. "우....뭔가 정말 이상하네.. 중얼중얼..." 이지리스의 중얼거림은 계속되었다. 이 때 검의 친절한 길 안내가 시작 되었다. -여긴 꽤 오랫만이라 잘 기억이 안나는데 어쩌지?- 믿을 놈을 믿었어야지.. 영민아~~~이런 숲에서 길 잃어 죽음...시져!!! -야... 너무 흥분하지마, 말에서 떨어질라. 그래도 여기가 어딘지는 알아.- "어딘데..?" 힘도 없당... -응. 역대 황제가 묻힌 무덤이야.- 무덤이라고!!! 시져!!! 가만... "근데, 왜 무덤은 안보이는 거냐?" -여기에서 좀 더 가면 나와. 그렇지만 무덤은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할까... 음... 그냥 화장터 같은 거야. - 더욱 으시시.... "좋아, 그럼 우리 황가의 계곡(?)으로 가자!" "아까부터 무덤 무덤, 하시더니, 무슨 소리세요? 예? 설마, 역대 황제폐하들이 묻혀있다는 검은 안식의 땅인가요?" 검은 안식의 땅이라, 이름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걸작이구만. "응. 일단은 그곳으로 가보자. 뭐 여기서 어디로 가야 되는 지 모르면 시간이나 내서 성묘나 하지 뭐. 좋지?" 거절할 이유가 없당... "싫어요! 거긴 귀신 나온다구 그런다구요!!! 우앙!!" 이지리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케자로가 한대쳐서 그곳으로 향했다. 검의 인도로 간 화장터는 나름대로 조용하고 적막하다 못해서 썰렁한 곳이였다... 아이 추워. "한기가 느껴집니다. 조심하시죠." 케자로의 목소리 쪽이 몇배는 더 추운거 같당... "에...뭐 별거 없네요. 잔뜩 겁먹었는 데. 으하하, 다 제가 무서워서 도망갔나봐요!" 이지리스는 웃어댔다.... -뭔가 있다.- 검의 경고가 있자마자,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검을 빼 들었다. 검은 그림자가 저편에서 움직인 것이다. 이거 괴물이라면 곤란한데... "누구냐." 케자로의 음산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래서야, 누가 착한놈인지 알게 뭐람. 순간, 날카로운 소리가 나면서 화살이 땅에 박혔다. 그와 동시에 검은 숲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왔다. 대략 수는 이십명정도였다. "이런, 자객이시구만.." 이지리스는 씁쓸한 얼굴을 하면서 검을 들어 화살을 막으면서 궁수쪽으로 다가갔다. 케자로는 묵묵히 검으로 화살을 쳐내었다. -이거야, 원. 궁수는 별로 인거 같지만, 검사들은 괜찮은 실력 같다. 이럴 때는 튀는 게 상책인데...- 검사들이 순식간에 우릴 에워쌌다. 그리고 싸움이 벌어졌다. 문제는 내 검술은 사람과 싸우는 것만을 배웠을 뿐이지 죽이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랄까... 이건 괴물이 아니니 그냥 벨 수 도 없는 것이다... 어쩐다. -야, 뭐하냐 어서 돌파해서 도망가야지.- 나도 그러고 싶습니다요 성님. -야, 저쪽에 동굴이 있다. 그곳엔 왕족밖에는 들어갈 수 없지. 그곳으로 도망쳐.- "그럼,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죽기야 하겠냐? 사실 넌 걸리적 거리기만 한다구.- "그래도 난 도망갈 수 없다." -야, 이들은 널 노리는 거라구. 당연히 널 따라가지, 견습기사를 따라가냐?- 그렇구나... 난 이지리스에게 말했다. "내가 저쪽으로 유인할 테니까, 너는 가서 사린을 불러와." "잊으셨서요? 우린 미아잖아요?" "이지리스... 그냥 크게 불르다 보면 오겠지. 안그래?" -정말 대책없구만...- "자, 간다!!!" 예상대로 적은 전선을 이탈하는(굉장히 괜찮은 표현이당...) 이지리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나를 쫓아 오는 것이였다. 음하하... 성공인가? 케자로는 궁수를 처리하고 있었다.. 나는 일단, 검이 시키는 대로 동굴로 뛰어들어서 입구에서 한둘씩 다가오는 적을 상대했다. 역시...쉽구만. 이거야 말로 전술의 기본이 아닌가? 으하하. -야...좀 진정해.. 응?- "왜그러냐, 으엣." 검에 말에 대답하다, 그만 적에게 살짝 어깨를 베였다...엄청 아프당.. -누가 있어!!!- "이봐, 여기 왕족밖에는 못들어 온대며." -그랬지...- 그래도 나는 적에게 잠시의 틈을 보이면 죽기 때문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그 때 였다. 케자로가 쓰러진 것은... "커억!" "케자로!!!" -야! 진정해, 여기서 나가면 넌 그냥 꼬치구이감이다!!!- 케자로는 피를 뿌리면서 쓰러지고 있었다. 순간 난 장난처럼 여기던 일들이 사실처럼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긴 신림동이 아니다.. 여기는 내가 살던 곳이 아니야. 하지만, 한번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지.. "안돼!!!" 난 검을 적에게 내리쳤다. 검술에서의 기본에서 말하기를 빠르고 강하게...피가 내 얼굴에 튀였지만,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케자로가 걱정되었다. 혹시 죽은건 아닐꺼야.. 그래. 아닐꺼야.. -조심해! 뒤에!- "억.." 뭔가 둔탃한 것이 내 복부를 강타했다..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지금 무슨 소리가 들린거 같지 않은가? 세트?" 할터는 뭔가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자객이 몇 눈에 띄어서 제거 하였지만, 이 정도 인원이 투입돼서 사람 죽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들렸지, 맞지. 세트?" "어... 사린을 불르는 거 같은데?" 다링은 원래 사린을 좋아하지 않아서 악감정이 그대로 들어나고 있었다. "이지리스야." "이봐, 할터, 그라면 지금 전하와 같이 있을 텐데?" "제길, 뭔가 잘못된거군. 어서 가자!!!" "다링은 가서 사린을 찾아와!" 할터와 세트는 황급히 말을 달려서 이지리스의 목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이제보니 이지리스는 형편없이 다쳐있는 얼굴이였다. "이지리스, 전하는!" "빨리 검은숲으로 가야 합니다! 자객의 습격입니다!" 할터는 이런일은 벌써 두 번째 였다. "정말이지.. 이번에 또 다쳐 있음 가만두지 않겠어!!!" 할터와 세트, 이지리스는 자객이 있는 곳으로 갔다. 자객은 동굴의 입구에 몰려있었다. "이지리스 가서 케자로를 찾아봐." 할터와 세트는 자객에게 달려들었다. "비켜라 이놈들!!!" 할터의 대검이 적의 가슴에 박히고 세트의 세검은 빠르게 적들에게 침투했다. 그리고 희미하게 보이는 황자를 볼수 있었다. "다행이야. 아직 무사하시군." 그리고 돌연히 동굴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동굴 안쪽이 검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람인거 같았다. "뭐지?" 할터와 세트가 자객을 다처치했을 무렵, 사린과 적색의 바람 기사단 7명이 황급히 다링과 함께 나타났다. "할터, 전하는 어디계시나?" "저기 신성동굴로 끌려가신 거 같아." "뭐야!" "그래. 빨리 가서 황숙이신 공작 각하를 모셔와야 겠어. 황족 밖에는 들어가지 못하니." 사린은 다시 말을 돌려 숲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할터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지리스, 케자로는 어떤가?" "네..다행히 급소는 피했습니다. 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어떨지는..." "의사에게 빨리 보여야 겠군. 데리고 가라. 이지리스.." "전... 전하를 기다리겠습니다." "됐어. 우리는 아무리 많아도 쓸모가 없으니. 어서 가보게." 할터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그의 주군을 생각했다. "무사하셔야 할텐데..." 6-2. 엄마가 웃고 계신다. 왜 웃는 거지? 웅... 이번 시험 점수는. 음. 생각하지 말자. 엄마는 알고 계셨을까? 난 엄마가 참 좋다. 검은 머리는 항상 아름답게 빛나고 있고, 나를 항상 다정하게 바라봐 주신다. 우리집은 그러고 보면 썩 단란한 가정이라고 하기는 좀 무리가 있었다. 아버지랑 엄마는 늘상 싸우곤 하셨다. 무슨 이야기 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엄마는 아버지랑 있으면서 한번도 미소지으신 적은 없었다. 어렷을땐 그럭저럭 잘 지낸거 같은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엄마는 날 사랑하셨다. 아버지는... 다른 방식으로 날 사랑하셨다. 날 강하게 키우고 싶으셨던 거 같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아빠 나랑 놀아요, 네?' '아빠는 할 일이 많아요.' '신문 보고 계시는 거가요? 네? 응?' 하지만 아빠는 단 한번도 나랑 놀아주신 일이 없다. 그러나 내가 중하교 시절 깡패들에게 쥐포가 되도록 맞어서 왔을 때, 아버지는 내 손을 꼭 잡고 울고 계셨었다. 죽으면 안된다고 하시면서.. 사실 죽을 상처도 아니었는데... 그러고 보니 왜 이리 뒷골이 땡기냐? "아...머리야..." -이제야 정신이 들다니.. 너의 그 버벅거림에는 정말...놀랐다.- 이름만 그럴싸한 성검주제에!!! "이제야 깨어나느냐." ...국어시간에 배운적 있지... 느냐...체..이런거 없냐? 하여튼, 내 눈을 비집고 들어온 어르스름한 불빛 사이로 왠 백발의 할아버지가 눈에 띄였다... 상당히 완고해 보이는데...식인종은 아닌거 같구. "할아버진 누구세요?" 난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을 했다. 이 얼마나 바른 학생인가!!! 학주가 봤음 엄청 칭찬 하셨을 테지... 근데.... 이 할아버진 왜... 눈물 까지 흘리면서...? "할. 아. 버. 지. 라구? 오~옷!!! 이런 감동의 물결이 인다!!!!" 보기완 딴 판이다.... "이봐, 영감 탱이. 뭐가 좋아서 히죽거리고 있는 거야!! 깨어났으면 치료라도 해주라고!!!" 곧이어 왠 여자아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굉장하당..그보다 예의가 없네.. 할아버지의 반격!!! "이봐, 제자. 그런건 네가 하라구!!!" "뭐얏? 이 나이만 먹은 퇴물 주제에!!! 나한테 덤비는 거야?" 왜이리 살벌하냐....? -막가는 인생들이구만....저런 저런....- 사랑과 영혼의 대사가 생각 나는구나...동감이다. 한참을 티격태격하는 동안,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원래 성역에 이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더 웃긴다. 나의 선조, 즉, 선대 왕인데. 사과먹다가 목에 걸려 숨이 끊겨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뒤 무덤에서 다시 사과가 빠졌다나... 그래서 살아났다고 한다. 즉, 전혀 안이쁜 백설 할아범인 셈이다... 정말 안이쁜... 자기 젊었을 땐 잘 나갔다는데, 그걸 누가 믿냐? 그리고 그 제자인...좀 의심스럽지만, 어쨋든, 동굴앞에 버려진 아기를 이 할아버지가 데려다가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걸 봐서는 역시..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 그리고 제자 소녀는 정말 이쁘게 생겼다. 김희선이나 채시라, 최진실, 박소현이나, 뭐 하여간 수~많은 연예인을 완전히 뒤엎을 상식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나와 같은 아름다운 검은 머리를 지니고 있으며, 빛을 못봐서 새 하얀 얼굴에 단순호치 (하얀 치아에 붉은 입술이라는 사자 성어... 역시 무협지 대사이당..)의 미인 이였다. 단, 입만 다물고 있다면... "저기... 그럼 왜 다시 국왕을 하지 않으셨나요?" "응? 아... 너도 황족이니 알고 있겠지? 검을 보아하니, 황족 중에서도 황자..인거 같구나. 뭐, 너도 그자리에 앉아보면 알겠지만.... (여기서부터 노인답게 무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당.)갖은 음모를 파헤쳐야 하고 거기다 밖으로 돌아다닐래도 수십명이 따라붙는 데다가 어쩌다 여자가 보여서 윙크하면 저녁에 여자가 내 침실위에 앉아 있고, 내가 좀 소리좀 지르면 체통좀 지키라는 놈부터 죽음으로 사죄한다는 정신나간 놈에 이르기까지.. 헉헉.. 에 그리고, 전쟁 안하면 안되고, 쉴세없이 정치를 펼쳐야 하고, 잘 못하면, 욕먹는 그자리가 내가 뭐가 좋아서 앉아있겠냐...안그러냐?" -대단해!!! 이게 무려 몇줄이냐!!! 이건 준 연설 급이다. 역시 황제는 뭐가 다르구만..-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나저나 좀 무서워 지는 건 왜지? 응? "그 뿐 아니야... 내가 제위시절 얼마나 많은 암살자가 들이닥쳤다구.. 하여간, 무서운 자리야.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 깨어난것을 행운으로 생각했지. 뭐, 이대로 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에. 우하하. 그나저나 나의 이 귀. 여. 운. 손자야. 이쁜구나~~" 닭...살... 사실 난 정말 손자도 아닌데... 정말 이상한 선조다.. 왕하면 다 이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근데 듣고 보니 황제라는 자리에 대해 약간의 불안감이 새록 새록... 드는건 나의 착각인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거냐?(벙글벙글)" "아.. 아니에요. 참, 밖에 나가 봐야 되요!" "엉? 왜?" "자객으로 부터 저를 지켜주던... 사람이 있는데.. 그러니까..." 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난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였다. 그러나.. 사람이 눈앞에서 쓰러지는 것을 봤는데.. 잉... "그래? 흠...좋아. 그렇다면 손자야. 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다오. 뭐. 당연히 나는 여기에 있을 꺼다. 사실 이젠 사람보기도 싫다. 알겠느냐?" -흠...저런 골칫덩이를 처리(?)하려는 간악한 음모이군.- 검군의 의견에 절대 동조!!! 요 근래, 검과의 의견이 일치하는군... 이걸 한문으로 표기하면 신검 일치? ...이건 아니군. "하지만..." 할아버지의 눈은 번뜩였다. 그리고 책 한권을 꺼냈다. "좋아. 이것을 덤으로 주마!" 낡은 표지에 쓰여진 글자는... 모르는 글자였다... "이게 뭔데요?" "하하하,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죽음의 서'라는 책이다. 설마 모른다는 말을 하지는 않겠지?" 모른다... "모르는 데요..." 검군은 갑작스럽게 침묵했다. "...정말 모르냐?" "네...이름이 좀 유치하고 음침한게... 전혀 들어본적이 없사옵니다요..." 상황이 미묘했다. 할아버지는 날째려보았다...그리고.. "당연히 모르지. 후하하. 이건 역대의 왕들과, 왕족, 그리고 어떤 인간도 알지 못할 것이다." "왜요?" 그러자, 예의 소녀가 끼여들었다. "이 늙어터진 할아범의 저서..니까. 웃겨. 정말." ... -누구 놀리냐!!! 난 내가 모르는 황가의 책인줄 알고 덜컹했잖어!!!- 나도야...나도향의 봄이 생각나네용... "하여간 재미있는 책이니 소중하게 보관해라. 단, 아무에게도 보여주면 안된다." "어휴.. 근데, 제자님의 이름은 뭔데요?" "호호호호호~ 이제야, 이 아름다운 초절정 미소녀의 이름이 나오는군." 뭔냐... 도데체가 이 역대황제라는 사람이 뭘 가르쳤길래 애가 이꼴이 된거냐... "내 이름은 바키 버르네야!! 어때, 멋지지?" 내 귀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바퀴벌레?" "발음은 참 비슷하다만... 바키야 바키. 바퀴가 아니라구." ... -좋은 이름이네. 영원의 약속이란.. 너 지금 웃는 거냐?- "우하하하하!!! 바퀴 벌레래!!! 내 세상 천지에 이런 웃기는 이름은 첨 들어봤다. 여자애 이름이 바퀴벌레라니!!! 우하하!" -너 왜그래? 쥐약 먹었냐?- 동굴의 두 사람과 검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같았다.. 그렇다. 여기는 내 세계가 아니니까... 그래도 이건 좀 심한거 아닌가... 지구상의 가장 큰 해악이자, 인류의 적!!! 이라고 불리는 바퀴벌레가 이름 이라니... "!" ? "사람이 온다.. 그럼 나는 이만 실례하지." 할아버지는 빙긋이 웃어주었다... 적이면 어떡하라구~!!! "[전.이.이.동]" 그리고 내 눈앞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할아버지가 사라진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바퀴벌레가 말했다... "너 마법 처음보냐? 알고보니 바보구만.(무시의 눈초리..)" 크----억!... 곧이어 들어오신 분은... 나의 숙부 되시는 분의 아들중 하나인데... 쩝.. 하여간, 별로 기분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는 바퀴벌레와 함께 밖으로 간신히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으...케자로는 죽은척... 했다는 사실이 더욱.. 물론 크게 다치기는 했지만, 내가 무사하다고 판단하고는 그냥 쓰러졌다는 것이다.. 이런, 괜시리 나만 힘 쓴거군... -그러게 너는 바보라니까..- 무생물에게도 무시당하고 산다. 그래!!! 하여간, 할아버지 이야기를 사실대로 이야기 할 수는 없는 관계로, 나는 이 소녀를 우연히 나를 도와준 사람 쯤으로 이야기 하였다. 난 역시 임기 응변에 강하다.. 물론 엄청난 사린의 고문 아닌 고문에 시달렸고, 이번엔 할터도...웅...넘해... 넘해... "도대체가!!! 자각이라곤 없는 겁니까! 믿는 신이라도 있습니까!!! 도대체 왜 그렇게 멍청하게 행동하시는 겁니까!!!" -해석해주지..'죽고 싶으면 뭔짓을 못하리...'- "아.. 저기, 난 말이지. 그냥 길을 잃어서.. 그래서.." 난 할터에게 도와달라는 간절한 눈빛에너지 광선을 쏘아보았다. "이번 만은 저도 꽤 화가 났습니다. 다링과 세트는 이 근처를 돌아보고, 이지리스는 케자로와 함께 귀성하도록. 그리고, 하나시님은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시라는... 숙부님의 둘째 아들인가... 하여간 미남형은 절대루 아니였다. 숙부는 그래도 꽤 멋진데 말야.. 일단 칙칙한 갈색머리는 차라리 단정하게 짤라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그... 용서가 안돼는 흉악한 눈매...우... "별로요. 난 괜찮으니 신경쓰지 말아요. 그럼 이만 난 바빠서." 그리곤 ... 휙. 나가버렸다... 그게 재수없고, 예의가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원래 저렇다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그치만, 넘한다... "하여간!!! 이젠 얌전히 무도회 준비나 해주셔야 겠습니다!!!" 사린의 필살 윽박지르기였다... 기술로 치자면 무협지에 나오는 초절정 신공이랄까... 이리하야, 나의 고생문이 열리는 게 아닌 부서지는 소리를 내면서 시작되기 시작했다....잉... 6-1. 무도회 or 무투회 나는 원래가 춤을 좋아한다. 남자다운 멋진 청바지에 신창원 특제 쫄티를 입고서 춤추는 것도 무지무지 좋아한다. 한창 유행하는 테크노 댄스... 도 정말 좋아한다. 물론 나이트는 갈수 없었지만 말이다. DDR댄스도 정말 좋아한다. 버떠 플라이...명곡이다. 그러나... 난 여자랑 남자랑 어울려서 추는 춤은 국딩(이제는 없어진 추억의 국민학교...)시절 짝사랑 하던 유미혜랑 춰본 포크 댄스가 다다...다다다다다... 게다가.. 이 옷... 원래 내가 이세계에 입고온 옷은 검은색 정장이였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대한 민국 가족법에는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나와 있지 않지만, 상주 등 친 인척은 삼베로 만든 비싸기만 더럽게 비싸지 다음에 입을래도 못입는 그런 옷을 입고, 기타의 여러 많은 사람들은 검은 색 정장을 입고, 대개의 친인척 여자분들은 흰색 한복을 입는 것이다...난 돈이 없어서 그냥 검은색 양복을 입은 거지만. 그러나... 내 취향의 옷은 말쑥한 검은색 청바지에 신창원 쫄티인 것이다!!! "우... 이옷은 왜 이렇게 무거운 거냐..." -그거야, 정장이잖아.- 내가 입던 정장은 이렇지 않았다는 것이 요지라면 요지!!!! 이쑤시개 말고... 이때 느끼한 사린이 다가오셨다... "전하, 이제곧 손님들 앞에 나가셔야 됩니다. 오늘이 전하의 정식 데뷔인 만큼!! 잘~ 하셔야 합니다.." "저기, 사린, 난 춤이라고는 포크댄스밖에는 춰본게 없다구.. 그리고 그나마 어떻게 추는지 기억도 안나..." 이지리스가 끼어들었다. "포크~~~댄스요!!! 세상에, 어떻게 포크로 춤을 추나요? 신기해라, 어디 고대의 춤인가보죠?" 이런... -나도 궁금한데..- "그건, 여기 춤이 아니야... 포크로.." 갑자기 머리를 스친 생각, 흐흐흐. 사실 난 검 놀리는 것이 재미있단 말이다!!! "포크로요?" "서로를 집요하게 찌르면서 상대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춤이지.. 그 잔혹성은 이루 말할 데가 없고, 승자는 포크와 수푼 세트를 얻을 수 있지. 어때 굉장하지?" 흐흐흐. -무섭다... 그 포크랑 수푼은 뭔가 대단한 비밀이 있는 그런 건가? 아니면 목숨걸고 할 이유가 없잖아.- 무시무시무시무시.. "굉장해요!!!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 이지리스는 바보인가보다... "어라, 어디가세요?" "아니...잠깐, 위대한 명언이 생각났어." "뭔데요?" 나는 지긋이 이지리스를 노려보았다.. "Dung이 무서워서 피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게 뭐냐??- 이때, 할터의 등장으로 '왕국 무도회 별론 대회, 결승전 -이지리스&영민군-'이 끝나게 되었다. "뭐하십니까, 어서 나가셔야 합니다." "음. 할터, 어서 황태자 전하를 호위하고 나가도록." "그러죠." 나는 때아닌 시커먼 남자들에게 뒤집어 쌓여서...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자, 여기서 잠깐, 바퀴벌레 양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참, 바키 버르네는 뭐해?" "네, 무도회는 취미 없다고 그러시던 데요. 사실 귀족가의 아가씨도 아니니까요." 흠...귀족이 아니면 무도회에 못나가나? 가만... 그럼 신데렐라는? 아니지. 그녀도 일단은 귀족이잖아. 음. 모르겠다... "사린, 저기, 귀족이 아니면 모도회에는 못와?" "당연하잖습니까. 그리고 오늘 초대 받아 오는 분들은 그야말로 귀족 중에서도 유명하고 세력이 막강하신 분들입니다." -한마디로 잘난 놈들.- "음... 그렇구나.."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 하고 있었지만, 소설에서 보면 귀족 아가씨 치고 안 이쁜 사람이 어디 있나? 그러고 보면, 황후님이랑 그 딸이 내 동생도 미인 축에 속하니까.. 그렇담, 혹시 저긴 미녀 천지~~~!!! 여기 와서 처음본 막강 여자매들도 미인 이였지..흐흐흐.. -뭔 생각을 하는지 이제는 두려울 지경이군..- 내가 할 말이다.. 너 정말 혼자 잘도 떠든다.. 대한민국에 이런게 있었다면, 흠... 팔아먹었겠지..캬캬캬.헌데, 미인만 보면 맛가는 네가 왠일로 이렇게 조용하냐? 수상 하구만. 환타지 소설에 나오는 귀족 아가씨들은 정말 다들 아름답다. 놀라울 정도라니까.. 그리고 보면, 내가 만난 여자들은 다 아름다웠으니, 당연히 평균치가 높은게 당연하다!!! ....라고 생각했다.. "...." 무도회가 시작되면서 난 여인의 바다에 휩싸였다. 당연히 기분도 좋아야 하겠지.. 그래, 그렇지. 헐... "어서 춤을 신청하시지요, 황태자 전하, 왜 가만히 계시는 겁니까?" -너 왜 먹기만 하냐?- 오!!! 검마저 내 맘을 몰라주다니... 내 앞에서 같은 교태...(과연..)와 애교를 부리는 아가씨들은... 도저히.... 난 얼굴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기왕 이상한 나라에 앨리스가 되었으니까, 기왕이면 미인들과의 로맨스도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허걱... 그런데.. 이건, 넘 하잖아!!! 난 테라스 구석으로 몰래 가서 검에게 말을 걸었다... "야...여기의 여성 동지들의 수준이 원래 이러냐..?" -응? 뭐가?- "원래 이런 호박에 뚱띵이들에 저 지독한 향수.. 난 화장 떡칠한건 참을 수 있어, 사실 이뻐 보이고 싶다는데 누가 뭐래냐? 하지만, 난 향수 알러지가 있단 말이다!!!" -난 또 뭐라고.. 너 그래서 그렇게 쳐먹은 거냐?- "웅..." -야...니가 아직 잘 모르나 본데 귀족간에는 근친혼이 심해서 생긴건 그렇다 치고 바보가 나오기도 한다고. 몰랐냐?-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드래곤 라자에도 그런 내용이.. 아니지, 퓨처 워커야... "그치만, 황후님은 이쁘잖아?" -그야, 개중에 제일 이뻤지. 뭐, 사실 황제는 미인하고 결혼하는 게 거의 전통일 정도인데 뭐.사실 황제쯤 되면 골라잡아 아냐?- 여기가 남대문 시장이냐!!!! 그리고 난 저런 옷(?) 들은 싫단말이다... 난 소리죽여 울었다.. 이 마음을 시로 표현 하자면... "삶이 그대로 속일 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지 마라.. 특히 마우스를 내던진다든지, 특히, 컴퓨터를 치는 우는 범해서는 안된다..." -???- 부스럭... 뭔가 소리가.. -어 사람이 있나본데?- 나도 그런건 안다! 설마 왕궁에 자객이 또 숨어 들었겄냐? "누구야?" 곧이어 나온 소년은 나보다는 약간 어려 보이는 사람이였다. 키는 약 173정도 였고, 몸도 비리비리 한게... 영 허약해 보인다. 머리색은 갈색이였다... 옷은 나보다 덜 화려한게.. 아니 평범한 옷이였다..나보다 약간 작아보여도 작은건 작은거다. 내키는 참고로 175다. 흐흐흐. "죄..송합니다. 귀족 나으리.... 전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내 시선은 그 소년이 들고 있는 가죽 가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소년의 손은 움찔 거리면서 그 갈색 끈을 꼭 잡아보였다. "그게 뭐야?" 그러나.. 소년은 대답하지 않고, 금새 울거 같은 얼굴로 변했다. 난.. 당황했다. 이 세상은 왜 내가 뭐라고 하기만 하면 뻑뻑 울어버리는 거냐!!! 에잇, 난 그래 울음 가루 앨리스다, 꿈은 세계정복, 아니 우주 정복이고, 김치를 사랑하고, 고기를 많이 먹음, 변비에 시달린다!! 그래서 그 길고 긴, 아리랑을 돌파했다, 그 다음은 태백 산맥... 에잇, 내가 지금 뭐하냐... "저기, 울리려는 게 아니고.. 그러니까.. 에휴.. 야, 울지마라.." "흑... 목숨만 살려 주십시요..." 그러니까!!! 뭘 잘못했는데!! 설마, 자객의 한패로는 안보이는데? -저 가죽 가방이 수상하다..- 나도 그 정도는 안다. 참고로 이 검은 내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종종 잊는 듯하다.. 나 아이큐 이큐 문제지도 푼 전적이 있다... 옆집, 초딩꺼 뺏어서... "거기, 가방에 뭐가 들어있니? 안뺏을 테니까.." "먹을 거요... 죄송해요.." 먹. 을. 것.....이라... 이나라. 이렇게 빈곤했냐? 소년은 이내 주섬 주섬 음식을 꺼내기 시작했다. 별로 비싼거는 없고, 빵이나, 과일이 다였다. 그리고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저희 집에 아픈 동생이 있어서요.. 용서해 주십시요. 다신 다신 이러지 않겠습니다." 에휴... -이거 죄로 치자면 대역죄인대...넌 그렇게 할리가 없지..- 그럼 내가 먹을거 같구 치사하게 하냐!!! "괜찮아, 잠깜만 기다려." 나는 다시 무도회장을 향했다. 다링이 말을 걸었다. "야, 전하, 이렇게 많이 뭐하러 가져 가십니까?" "응. 너무 많이 먹으니까 눈치보여서 구석에 가져가서 먹을 란다. 왜?" 다링은 말그대로 굳었다... 내가 석조화의 마법을 쓸줄은...아니지.. 그런 마법이 있기는 하냐? 다시 그 소년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소년의 상태는 좀 심각했는데 아예 퍼렇게 굳어있었다. 지금은 가을이라 아직 그리 춥지는 않을텐데... "저기, 추워?" "네? 아뇨..." 뭐, 멀쩡해 보이지는 않는데... "자, 이것도 넣어가. 고기랑, 이런거도 챙겼어. 잘했지? 칭찬해죠~" -니가 개냐!!!- 음...습관이 돼서... 소년은 날 한동안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한 말은... "너도 나랑 같은 하인인가 보구나? 그렇지? 어디서 일해?" ....내가 좀.. 평민 같지.. 이름도 꽃같은....백성...이지.... 6-2. 난 우리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는다... 지극히 평민같이 보여도 할 수 없다. 근본은 대한민국의 평등한 시민중에 하나가 아닌가? 그, 러, 나... 옷은 그래도 비싸보이지 않냔 말이다~~~ "저기.. 너 먹을 건데 내가 먹어도 돼?" "...사실 난 저기서 많이 먹었고, 따로 싸둔것도 있으니까 걱정마..." 헐.. -어디 싸뒀냐? 잽싸기도 하지. 항상 네 옆에서 아름다운 달을 바라보면서 지켜주고 격려해주는 이 내가 모르는 일이 있을 리가 없는데... 너의 그 평민틱한 말투도 손봐주는 이 지고 지순하면서도 아름답고..- "시끄러..." -쳇.- "응? 난 아무말도 않했는데?" "아니, 그냥 자신의 자아 정체성에 대한 귀납적 사고가 불가능해지면서, 라면 조리법을 다시 생각해 내고 있는 중... 이 아니지.. 아냐 아냐.." 갑자기 하인인 소년의 얼굴에는 동정의 기운이 어렸다. "불쌍하게도, 주인에게 너무 많이 맞아서 제 정신이 아니구나..." 누가 맞아.. 누가 주인이고... 헐.. 이나라는 철저한 계급까지는 다 좋은데...음. 사실 이 소년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3일전 있었던 사냥에서 나는 정말이지 쥐어 터진 쥐가 되어 쥐소리 한번 못내고 사린에게 쥐어 박혔으며... 의사에게는 고양이 앞에 쥐처럼 떨어야 했던... 전적이... 에구구... 보통 환타지에서는 마법으로 휘리릭~ 치료하는 데, 뭐 그것도 안돼는 건 아닌데 전사계급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면, 신체의 내성이 사라진다나 뭐라나.. 즉, 마법에 의한 치료는 먹으면 먹을 수록 적응 되는 소화제...랄까..비유가 그렇네... 하여간, 이잘못된 오해는 풀어주어야지... 내가 오랫동안 침묵하니 그런줄 아나본데..." "그런 건... 아니고, 단지 좀 심하게 계단에서 굴러서..." 나는 어울리지 않게 미소 씩이나 지어보았지만, 불쌍한 소년으로 찍힌듯 했다. "그래. 말 하지마, 다 이해 하니까, 어디 너 같은 애들이 한둘이니?" 글썽 글썽...이건 아냐!!! -불쌍한놈. 나 몰래 어디서 그렇게 불쌍하게 맞고 살았냐?- 나도 모른다네.. 이 소년은 자신의 이름은 줄이라고 했다...주울..줄...줄이다... "특...특이한 이름이네.?" "음..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익숙해져서 좋아.네 이름은 뭔데?" "영민이야. " "여..으 민?" 왜 이나라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의 아름답..지는 않지만, 이 발음을 못하지? 웅.. 이상타.. "그래, 하여간, 어서 가봐. 더 있다가는 어찌 될지 모르니까. 알았지?" "응. 이따 보자. 참, 너 일하는 데는 어디야?" 황태자궁... "응... 정원이야. 나 정원사거든." -자식이, 기껏 사기까지 쳐서!!! 황태자 만들어 놨더니, 뭐! 정원사~~~- 검의 분노는 생각보다 무섭고 듣기 싫다... 나는 다시 무도회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참 케자로와 세트와 함께, 이나라의 재미없는 고관들의 인사습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던 중이였다... 손아프다. "이 무례한 하인놈!!!" "감히 평민 주제에!" 뭔일이래...? 저 쪽 궁전 홀의 3번째 기둥 쪽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뱃대기의 고함소리는 천장을 울리게 하였다. 저 아저씨는 아무래도 성악가로의 진로를... "아...유지..나야 유지.. 나야, 네 오빠야.. 허으.. 컥!" 뱃대기 옆의 기사로부터의 사이드 킥을 친 뒤에 돌려서 한대 더치는 무서운 공격을 맞고 소년이 쓰러졌다.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 "역시 무생물에게는 머리가 없군." 드디어 나는 오랜(?) 고민 끝에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죽을래!!!- 상황을 정리해 보면, 왠 뱃대기(홀 안에 있는 수많은 귀족 중에 하나...인거 같다..)가 왠 소녀를 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예의 줄군..음.. 고만 생각하자 끝없다. 하여간 줄군은 나보다 심각하게 얻어터져서 뱃대기와 대결아닌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전하가 신경 쓸 만한 일은 아니군요." 사린의 재수없는 말 한마디... "음.. 미안한데 요즘, 내 신경이 매우~ 남아돌아서 말야." 내신조!! 사사건건 참견한다. 그러나 사실 들어놓고 참견하기는 좀... 그렇고... 누군지도 모르는 걸. "저기, 이지리스랑 케자로~" "예?" "가서 저 소년을 데리고 와. 저러다 얻어 터져서 피뿌리면 나만 손해 잖아. 안그래?" 뭐가..손해인지는 나중에 생각하자. "그러죠." "..." 이지리스랑 케자로가 그 소년에게 다가갔고, 이내 케자로가 그 소년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발브경. 죄송합니다만, 궁내에서의 소란은 삼가해 주십시요." 캬~ 어쩜 저렇게 교양이 철철 넘치게 말할 수 도 있냐... 발브(이나라 이름이 하나같이 다 삼류 코메디다..)라는 사람은 이내 인상을 활짝 피면서 케자로를 격려해주었다. "뭐야, 어디서 견습기사 같이 천한놈이 뭐라고!!!" -[작가주: 은하영웅전설 4에 보면 이런 웃기는 대사가 나옵니다...제국쪽에...]- 이지리스는 약간 멍청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결코 인내심이 깊은 쪽은 아니다... "전 물론 견습기사 이기는 하지만, 붉은 달의 기사단 일원입니다!!!" 이지리스는 동공 확장과 머리가 쭈빗 서는 것으로 뱃대기의 대답에 응수했다.. 큰일날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런...- "아, 그 사람만 5명만 살아남았다는 형.편.없.는. 기사단~" 발브는 수염을 꼬면서 말했다... 커헉~! 저 아름다운 동작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혐오감이라는 감동의 도가니로 사람을 몰아넣는 구나~! "으... 기사를 모욕하다니!!! 결투다!" -일이 점점 꼬이지 않냐?- 동감... "이거 누가 말려야... 엉? 할터 어디가나?" 이때, 할터의 얼마 없는 머리카락.. 실제로 날릴 수 없겠지만... 이 날려지면서 바람같이 적진(?)을 향하여 달려 같다... "이지리스!!!" 역시 할터.. 말릴려는 건가? "비켜!! 내가 상대 할거다!!!" "..." "사린, 어쩌냐.." "음.. 글쎄요.." 글쎄요라..음... 어째 이거 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는 것이... "발브경. 제가 상대하지요. 할터 벤이라면 한번쯤 겨뤄 보고 싶었습니다." 적진의 장수 등장!!! 삼국지로 치자면 일기토가 되는 거군. 그리고 이 둘은 붙기 시작했다. 상황을 삼국지 버전으로 바꿔보면, "하~앗! 내이름은 할터 벤! 붉은 달(붉은 닭이 절대!! 아님.)의 기사단 소속이다! 나의 막검(?)을 받아라!!!" 그리곤 검을 하늘을 향해 돌린다. "내이름은 쇼게치온 칸!! 아직도 너같은 장수가 있다니 놀랍구나!!! 나의 롱소드를 받아라!!!" 막검보다 롱소드가 좀 낫나??? 하여간, 둘은 그렇게 격돌하고 있다.... -필살기!!! 막검 승천파!!!!- -흥! 질수 없다! 롱소드 휘둘리기!!!- 그만두자.. 더하다간 내가 바보가 될거 같다... -야, 안말리냐?- "말려야지.." 삼국지 버전이 아닌 실제 상황은 그야말로 두 기사간의 피터지는 .. 음 아직까지 피는 않났지만, 검을 계속 교차하면서 서로간의 우위를 점하려고 애쓰는 상황이였다. 여기서 긴히 말하자면 내가 말리려는 이유는 더하면 할터가 질거 같아서 이다... 이유는 . 검이 더 후져 보인다는 것... 나는 홀의 중앙으로 나가 나직하고 청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터, 이게 무슨 짓입니까, 그만 두세요!" 둘은 동시에 나를 바라보았다. 할터는 당삼, 머리를 숙이면서 검을 내려놓았고, 용서할수 없는 저 나쁜 넘은 나를 바라보면서 약간 어안이 벙벙한 눈을로 쳐다보았다. "넌 뭐냐? 꼬마야.이것은 기사간의 결투다. 니가 참견할 일이 아니야!" 난... 꼬마 아니다.. 내가 화나서 뭐라고 하기도 전에, 사린의 차가운 음성이 궁을 갈랐다. "남작같이 천한 놈이 감히 황태자 전하에게 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그럼 사린은 작위가 뭐야??? "헉! 거짓말이지!" 사린의 말을 들은 발브경과 쇼게...음. 하여간 그 기사가 동시에 대답했다... 아직 그 얻어맞은 하인은 기절중이다.. 불쌍한놈.. 그나저나, 사린의 얼굴에 심줄이 다보인다... 저기 보이는 푸른 심줄은... "내가 경들을 데리고 거짓말이나 하던가!!!" 그럴지도.. 할터는 이제야 의기양양하게 기사를 노려보았고, 상황 파악이 된 발브들은... 쫄아 있었다. "됐어 사린. 그만 화내. 난 저기 저 소년만 데려가면 되니까, 그만 참으라고. 케자로 너가 업어가. 알았지?" 나는 싱긋~ 웃어보였다.. 그러나 케자로의 대답은 황당했다.. "그런 취미셨습니까?" 뭔소리래...?? 내가 아직 상황파악이 안됀 상황에서 사람들의 커다란 수근 거림이 들려왔다. 보통 수군거리는 건 내가 안들리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현 황제에 비해서 손색이 없는 변태성(?) 이시구만, 세상에 남색가라니. 어쩐지, 내 딸의 미모에도 꿈쩍을 안하더라니.." "그런소리 말게, 이제보니 저 얼굴을 보아할때 맞는 것을 즐겨하는 게 틀림없어!!!"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흠. 제국의 앞날이 걱정이군..." 참고, 바까스(나바스)..는 황국내지는 왕국이다..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모두 이제부턴 미소년을 모아야 하겠군요." "그렇군. 당장 전령을 띄워." 이게 아냐~~~~!!!! 검의 조소가 들려왔다. -쯔.. 앞으로 미소년에게 들려 쌓이겠구만...- 이렇게 나는 갖은 루머에 휩싸인채.. 변태내지는 남색가라는 오해를 받고 화려하게... 소개를 마칠 수 있었다.... 시져!!!! ================================================================= 망가지는 캐릭터 쇼... 제 1화 저그족의 침입.... (이 작품은 픽션이고, 어떤 단체와도 무관...) "황태자 전하!!! 저기 마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뭐야! 어디 보자.. 어랏, 저거 저글링 아냐?" 창문넘어로 저글링 개떼가 몰려오고 있었다... "저글링이요? 그게 뭡니까?" "아냐.. 흠.. 저그에게 가장 막강한 것은 단연코 마린이지. 어서 마린 개떼를 내보네!!!!" 할터는 우렁차게 대답하고 명령을 이행하였다. 선봉으로는 사린이 섰다. "적을 쳐라!!!!" "!" 이럴수가... 저건... 저건... 마린(총든 병사..)이 아니라... 물의 요정 마린이 아닌가!!! 럴수 럴수 이럴수가... 그러고 보니 환타지 세계에 마린이 있을리가 없다... 그리고 개때로 내보내랬는데 다 어디있는 거야!!! 모든 법칙 쪽수가 중요하다!!! "할터, 저건 개떼가 아니잖아!!!" "어라, 그럴리가요~" 할터는 밖의 교전 아닌 교전을 바라보았다... "아, 저기 잘 보세요. 저기 있잖아요." 할터가 말한 방향에는... 강아지가 떼로..도망쳐 다니고 있었다... -end- (작가 주: 다신..이런거 써서 돌맞을 짓 안한다...반성...^^) ================================================================== 6-3. 갖은 억측의 난무를 뒤로 하고, 다음날 사린에게 엄청 깨질것을 각오하며 눈물젖은 걸음을 하는 지금 나의 심정을 누가 알리라... 모하메드 알리는..알지도. 하늘에 계신 우리 부모님은 나를 이렇게 안키웠다고 주변의 인물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계시겠군... 그래서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해야.. 아니지, 이건 상관없는 이야기지.. -야, 저 소년은 왜 데려가는 거야? 너...- "뭐..?" -설마.. 그런 취미!!! 혹시, 그래, 나도 검이지만, 나의 이 출중한 외모를 탐낼지도... 음... 앞으로 너, 나 만질때는 장갑껴!!!- 검 주제에 정말이지 상상력은 거의 빨간머리 앤수준이구나... 미안하다 앤.. 내 잘못이 커. "시끄러.." "예? 전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이지리스가 나를 멀뚱거리면서 쳐다본다.. 헐.. 졸지에 또 미친놈 되네.. "응.. 벌레 소리가 커서.. 여기도 메뚜기가 있나보지? 하하하.." 이지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케자로의 말이 나를 더욱~~~!!! 바보로 만들었다. "지금이 가을이기는 합니다만, 지금 우는 건 귀뚜라미 인데요? 메뚜기운다는 소리는 들어본적이 없습니다만..." 헉! 날카로운 놈.. "하..아. 그랬었지!! 나도 알아! 귀뚜라미!!! ..." 흐...윽... 나를 이 시련의 바다에서 건져 주오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말을 지껄이는 나와, 내말에 어느정도 긍정하는 문제있는 이지리스, 그리고 이 모든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말에 톡톡 토를 다는 케자로와 함께 우리는 내가 머무는 황태자궁으로 향했다.. 헐... 그럼 파티는 어떻게 되었냐면... 나는 소개 마치고 바로 애 업고 튀었고, 사린과 할터는 명망있는 기사라는 이유로 뒷수습에 나섰다.. 헐... 한마디로 파티는 아작났다... 에잇...그러고 보니 사린의 엄청난 올빽 머리가 생각 난다.. 딴에는 엄청 신경 쓴듯... 하지만 내 눈에는 나라시(대리운전) 하는 애들 삥(수당)띁는 삐끼(나이트 앞에 많이 서있음..)로 보였다. 나라시라...그러고 보니 그리운 추억이 생각난다. 우리집에서 무려 장장~ 12개월이나 계를 해서 탄 돈으로 가족여행을 가게 되었다. 아버지는 차를 운전하시고 어머니랑 나는 떠들고 웃고 갔다. 여행의 목적지는 제주도였는데, 돈을 아끼자는(사실 우리집은 그리 잘 살진 못했다.) 취지아래, 부산에서 배를 타고 가게 되었다. 그렇게 하면 돈도 아끼고,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어디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는가.. 부산까지 가는 여행은 너무나 길었고, 아버지는 차가 밀려도 쉴 수도 없었다. 졸면 엄마한테 맞고...불쌍한 부친. 부산까지 간 우리 일행은 그럭저럭 제주도에 가게 되었다. 그러나.. 계속된 운전으로 아버지는 몸살이 나서, 병원 신세를 지어야 했고, 차는 대리운전..즉, 나라시하는 애들한테 부탁해서 집으로 보냈고, 어쩔 수 없이 우리 가족은 비행기 타고 집에 갔다... 돈은 돈대로 쓰고, 몸도 망가지는 그야말로 파란 만장한 여행을 했던... 이런, 생각하고 보니 그리 즐거운 추억은 아니다... "무슨 생각하십니까?" 케자로의 말로 나는 정신을 차렸다. 예의 그 소년은 약간씩 정신을 차려가고 있었다. "저기, 이봐, 괜찮은 거야?" 소년은 커다란 갈색눈을 들어 나를 바로 보면서 외쳤다. "앗, 아까 그 불쌍한 정원사!" ... -좋아. 앞으론 내가 왕궁을 지킬테니. 넌 정원을 지키는 게 어때? 캬캬캬!- 이검.. 성격이 엄청 더러버.. 쓸데없이 공명심이 높은가 하면, 지극히 귀족적.. 즉. 정신없고, 황당한 성격...검에 특색이 있다니 그게 더 놀라운 거지... 헐.. 근데 불쌍한건 좀 빼주면 안되냐!!! "엉? 언제 정원사로 취직하셨어요?" 이지리스.. 너까지.. "..." 케자로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단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무슨 뜻이냐... "아...니. 내가 누구냐가 중요한게 아니지.. 그보다, 줄. 너 왜 그 발브라는 남작한테 얻어터지고 있던 거냐?" 소년은 나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난.." "그래 어서 말해봐." "그 옆에 있던 남자한테 맞았는데?" ... ... ... -죽인다...- 참아라.. 나도 살기를..그런건 없지만 서도.. 하여간 무협지가 애 버렸다... 하여간 살기를 누르고 있다... 헐... "으.. 그렇지.. 그런데 왜 그러고 있던 건데?" "때리니까 어퍼졌지. 정신 잃고. 그거 못봤어?" -말리지마!!!- 헐... 이지리스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맞아. 못보셨어요?" "이지리스.." "왜요?" "넌 조용히 있어라.." "나만 맨날 뭐라해..잉." 넌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그 소녀랑 아는 사이야?" 이제서야 씩씩하고 약간 나사 하나 빠진 소년의 얼굴이 흐려졌다.. 근데 그 표정이 묘하다. 일단, 입은 앞으로 크게 나와 있고, 눈은 뱁새의 눈이 되었고, 코에는 주름이 가득하다. 노약자나 임산부는 따라하면 안된다.. 특히 팩하는 사람은 절대로 안돼는 얼굴이라 할 수있다. "응. 유지는 내 동생이야." 동생이라.. 가만...뭔가 좀 이상한데..? "저기, 동생인데, 넌 하인이고, 그앤 굉장히 비싸보이는 드레스를 입고 있던데. 정말 동생이야?" "응. 그 애는 내 동생이야. 친동생이고. 원래는 그 애도 하인 이였거든." "아, 알았다. 그애는 그 귀족에게 울면서 팔려간 거로군요!!!" 이지리스가 의견을 내놓았다. 저녀석 답지 않은 행동인데... 혹, 이지리스의 탈을 쓴...? "다 그렇게 생각하지. 그러나.." "그러나?" 이지리스는 입을 내밀고 오리의 생태계와 그 발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었다. "사실은 그 귀족이 꼬임에 넘어간거야. 내 동생이지만, 나도 버리고 귀족에게 가버렸어..." 역시.. 실제와 소설은 다르구나... 보통은 연약한 미소녀가 울면서 발브같은 귀족에게 끌려가야 용사가 뛰어들어 해결하는 그런거 아닌가...? "그리고 나서도, 귀족의 돈으로 사기치고, 귀족 주부(일단은 결혼했으니까) 연합 도박단을 결성해서 하루하루 도박으로 밤을 지새지. 발브경이야 내가 누군지 모르니 나를 때릴 수 밖에. 발브경은 유지를 굉장히 이뻐한다고 하더라구.. 귀족에게 시집갔으면 이제 맘잡고 행복하게 살야야지... 삼대의 망신이야.." 땀나는 이야기구만... 주부 도박단.. 여기도 그런게 있다니... 살기 좋은 우리나라 한국에서도 동양화 감상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사회 문제였는데... 흐... "그래.. 그럼 너가 원하는 게 뭐야?" 나는 결론을 이야기 하였다. 그래도 내가 업어왔으니 책임을 져야지.. 사실은 아까 그렇게 욕먹고 나온게 억울해서 그런다!!! "그러니까, 우리 동생이 이젠 좀 착해졌으면 좋겠어..." 그건 무리...다. "그런걸 어떻게 말로 하냐? 단 시일내로 바뀌는 건 아니라구." "그러니까, 주부 도박단 만이라도 사라졌으면 해. 내 주변에 동생 뿐만 아니라 신세 망친 사람이 여럿이야..." 음.. 환타지 책과는 정말 다르다. 보통은 용이랑 싸워서 용사가 되어 미녀의 키스!!!를 받고, 행복해 지는 거 아닌가? 서브 이벤트도 그렇다. 보통의 이벤트는 마수를 해치워준다든가, 사람을 찾아주는 그런거 아니냐... [[[[주부도박단에 뛰어든 용사일행..]]] ...싫다.. 이것만은 양보 못해!!! 헝헝... "그게 어디 쉽냐?" "그렇지.. 그래도 바라는 것은 죄가 아니잖아." 그러면서 나를 지긋히 쳐다본다... "난 도와달라는 말은 안해.." 다행이다. 이 웃기지도 않는 일을 끝낼 수 있어...서. "그러나, 정원사. 보통은 이렇게 까지 이야기 하면 자진해서 도와준다고 하는 거야. 알겠어? 그게 사람이 짐.승. 과 다른 점이라고." ...짐승... 검아 검아. 검든 짐승이야기 들어보았냐? -쯔...불쌍하게 되었다. 짐승. 캬캬캬!- 넌... 감화원에 가보야 해.. 꼭. 가만, 검도 보내주나? "알았어... 도와 줄께..." 소년은 내손을 꼭 잡으면서 말했다. "내가 부탁도 안했는데 들어주다니 넌 좋은 사람이야!!! 먹을 거 줄때 부터 알아봤다구!!!" 잠깐... 먹을꺼 하니까 생각나는데.. "근데 줄. 아까 집에 아픈 동생이 있다고 하지 않았냐?" 나는 사랑스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봐 주었다. "야... 째려보지마. 그냥 거짓말.. 하하하.." 음...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구나... 거짓말.. 보고싶다.. "헤에. 그럼 전 뭘할까요?" 이지리스는 갑자기 눈이 인공위성처럼 반짝인다. "이지리스는." "네~! 모험이로군요!! 저도 드디어! 모험을!" 이게 모험 축에 들기는 하는가... "넌 그냥 사고만 안치면 된다." 다시 이지리스는 오리의 생태계 연구와 그 발전 가능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음 논문으로 치면 두권은 나오겠군.. 헐. "그래도 개인행동은 곤란합니다." 케자로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나도 알아.." 결론... 나는 이 오리군과, 살벌한 케자로를-이녀석 이름만 견습아냐?-데려가야 한다는 결론... "에휴.. 다 나가봐라..." 조용한 방안... 나는 검과 대화했다. 간만이군. "도박단을 없앨 방법이 있냐?" -흠... 괜히 쓸데없는 일에 끼여드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바보야.- 바보는 너다!!! -사실, 그냥 도박장이라면 단속해서 없앨 수도 있지만... 넌 주부 도박단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냐?- "음... 아무래도 가정집에서 한다는 거 아냐?" -그래. 만약 뒤져서 안나오면 가택 침입죄라고. 것두 귀족 부인들이 연루되어 있으니까.- 에...잇. 골치가 아파온다!!! 안되면 그냥 공권력으로 밀어부쳐!!!! 흠...오늘도 웃기지도 않는 하루가 가는구나... 아.. .퀘이크 하고 싶다... ============================= 망가지는 캐릭터쇼 제 2 화 저그의 역습.... (내가 재미있어서 또 쓴다..딴사람이야 재미없던 말던... 헐...) 카운트 스트라이크 오브 저그. (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다. 절대!!!) "음.. 저그가 마린과 개떼를 보고 도망갈 줄은..." "그 개 모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그 때의 상황은 개떼가 도망가다가 그만 수문을 하수도를 터치는 바람에 하수도물에 쓸려나간 저글링이 무려....모른다. 묻지말아달라. "하여간 이로서 제국도 안심입니다." 본편에서 말했지만, 나바스는 왕국이다... "엇? 저기 하늘을 나르는 것은!!!" 부탈리스크 부대가 아닌가!!!! 헐... 이제 별게 다 나오는 구나.. "하늘을 나는 마족입니다. 어쩌죠?" 알게뭐냐... "으..푸르토스 종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 있는 데요?" "당장 내보내!!!" 십분도 안돼서 나는 후회했다. 그런 종족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부탈리스크 떼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정말 푸르토스 족이 우릴 도우러 왔단 말인가!! 아무리 작가가 심심풀이로 쓴 거라지만 정말 너무 한다... "근데 푸르토스 종족은 어디있나?" "저기 있잖습니까?" 할터의 손이 지시한 곳에는... 세인 푸르체트 경과 그의 일가가 용감히... 거대 모기향을 피우고 있었다.... 부탈리스크도 조류니.. 공기가 탁하면 숨쉬기 힘들다... 이리하야 우리 왕국의 위기는 다시 넘길 수 있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end- ============================== 7-1. 주부 도박단을 털어라!!! 오늘의 명언...: 줄과 이야기 할때는 최대한 목적어, 보어, 주어를 자세하게 이야기 하여서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음. 멋져. 멋져." -무슨 나라 말이야? 너가 전에 살던 곳의 언어냐? 이런 나라 언어는 본적이 없는데?- "검아, 검아, 너의 그 짧은 두뇌로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지는 마라." -누가 짧다는 거냐!!!- "에, 그럼 아냐?" -난 장검류에 들어간다구!!!- 말을 말지... 너랑 이야기 하면 내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구.. "시꺼. 저건, 내가 살던 나라에 단 하나 쓰이는 독자적인 언어로, 이름은 한! 글! 이라 하지. 위대하신 세종 대왕께서 만든 언어라고." -대왕? 꽤, 한가한 왕인가 보지?- 으.... "검. 네가 그 심오한 뜻을 어찌 알겠느냐.." -한가한거 아닌가.. 음...- 검은 자신 만의 생각으로 빠져든듯, 조용하게 되었다... 오늘 아침 나는 역시나 사린에게 필살 잔소리와 윽박지르기 필살기를 받아내고 무사히 내 방으로 귀환하여 내용을 잊도록 하고 있었다... 기억하는 편이 그런건 더 괴롭다... 내가 일찍 나가버리는 바람에 많은 귀족들이 날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신비해 보인다나 뭐라나... 문제는 그 다음... 나를 지칭하는 궁전의 용어는 파이에즈 황태자가 아니다.. 무척 길다.. [신비의 변태 황태자 파이에즈...] 정말...싫다... 난 한동안 충격에 휩싸여 구석에 쳐박혀 있었다. 그러자 내 방에 들어온 케자로가 위로 했다.. "전하, 그런다고 전하는 쥐구멍으로 들어가실 수는 없죠. 쥐분들에게 폐가 됩니다." 컥.. 나는 그래도 괜찮다... 17세의 청소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지리스랑 케자로를 부르는 것보다 너랑 상의 하는게 날것 같다. 검아 검아(이제는 성검도 뭣도 아니다.. 그냥 입이 험한 검이다..). 네 생각을 말해보렴." -웃기지도 않는군. 짧다고 놀릴때는 언제고.- "혹시, 너. 삐졌니? 무슨 검이 삐지기도 하냐?" -안. 삐. 졌. 어.- 삐진거 같은데... 의외로 생긴거랑 달리 섬세하네... 일단은 검. 살벌한 검이 아닌가? "그러지 말고. 들어봐. 사실 좀 좋은 생각이 났는데...좀.. 음.. 문제가 있어서.." -뭔데?- "응... 그게.. 주부 도박단을 찾아내기도 힘들고, 찾아도 수습하기가 문제잖아.." -그렇지. 근데 왜?- 얌전히 듣기나 하시지... "내 생각은.. 너 도박에 맘먹는 나쁜짓이 뭐라고 생각하니?" -검이 그런걸 알리가 없잖아.- 이제와서 검흉내냐!!! 모르면 모른다고 해!!! "그래... 바로, 강도단, 내지는 도적단이지." -그게 어쨋는데?- "그러니까, 내가 도적 흉내를 내겠다 이말이지." -왜? 사린에게 음파 공격을 많이 맞더니 좀 정신이 이상해졌냐?- 크... "에휴.. 그런게 아니고, 그러니까, 귀족 부인들이 도박을 하니 당연히 귀족 저택에서 할게 아냐! 그럼 의당, 비싼게 많을 테고!! 거기에다가 귀족 부인들에게 소리소문 없이 접근할 방법은 역시 도둑이 아니면 힘들다고!! 여기 도박이 뭔지는 몰라도, 일단 도적으로 창문에 매달려서 정보를 듣는다든지 하고, 도박만 하면 당장 가서 모두~ 훔쳐내 버리는 거지! 그럼 당연히 주부 도박단은 주춤 할테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주부들은 도적에게 겁먹고 숨어버리지 않겠어? 그리고 그 뒤를 조종하는 건 당삼 황태자인 나니까, 잡혀도 걱정없고, 잡힐리도 없잖아!!! 어때? 헥... 숨차.." 검은 잠시 조용해졌다. 내가 너무 말을 길게 해서 자나? -음...- "어때?" -좋은데? 하지만, 너무 황당해서... 꼭 그런 웃기지도 않는 방법이어야 하냐?- 뭐가 어때서!!! 나의 천재성을 시기 하는 거냐!!! 검! 네게 시기할 머리가 없다는 것은 내 이미 알고 있다!!! "그냥, 특이한게 좋잖아. 정 안되면, 공권력을 동원하면 되고. 안그래?" -흐..음. 모두와 상의해봐. 단, 사린이나, 할터는 안돼. 세트 까지는 괜찮지. 다링도 안돼.- 동감이다.. 사린은 아는 즉시, 나를 감방에..처넣지는 않겠지만, 윽박에서 더 엄청난 기술을 난사할지도... 그리고 할터는 이런 비밀스런 작업에는 안어울리고, 음...세트는 장난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시키면 어쩔 수 없이 하는 형.. 좋아. 이지리스랑 케자로는 절대루 이야기 누설 하지는 않지. 흐흐흐.. 견습기사 조항에 보면, 상위자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이라는 항이 있걸랑~~~ "좋아!! 모두 모여!!!" 나는 이 상황이 대단히 불만족 스럽다.. .모인 사람은 이지리스, 케자로, 세트.. 바키.. 음... 바키는 그런대로 쓸만하지 않을까 해서 불렀다. 그래도 세심한 여성분이 도움이 되지. 음. 사실은 기사 셋이 몰려가자 덩달아 따라온것... 그러나 여기까지는 괜찮다... 황후님이랑 내 귀여운 여동생은 도대체 왜 온거냐구!!! "저기... 엄마는 왜 오셨나요..?" "어머? 바키양이랑 공주가 친해서 자주 놀곤 해요. 난 여기 오면 안돼요? 황태자.. 섭하군요." 글썽글썽거리는 눈물... 의외로 연기파로군... "그럴리가요.. 하하하!!! " 썩을...! "이봐, 파즈. 황후님을 괴롭히면 내가 용서하지 않아." "이봐, 바키...내가 왜 괴롭히냐..." 이지리스랑 케자로 세트는 눈치만 보고 있다... 그리고 난 나의 이 날렵한 계획을 소개하였다.. "어머머!!! 재미있겠어요!!!! 나 황후로 된지 이런 재미있는 일을 하게 될줄은!!!" "저기.. 마마는 그냥 여기 계시죠.. 왠만하면.." "아... 십년만 젊었어도.." 황후는 아름답다.. 그러나... 그래도 40대.. 애까지 있는 아주머니다.. 헐.. "걱정마세요. 엄마, 제가 있잖아요." "레미에, 내 동생.." "왜 오빠?" 오빠!! 아이 조아!~~ 아니지... 이럴때가.. "너도 너무 어려서 안돼!!!" "나도 알아. 대신 내가 할께 있을 꺼 같은데?" "응?" -갑자기 오한이..- 검주제에 왠 오한... "괴도가 할 대사랑, 괴도 이름 내가 정할래. 좋아!!!!" 그런.! 왠 괴도.. 대사? 왠 대사? 큰일이라는...!!! 무슨.. "어머, 그럼 난 의상을 준비해야지. 바키양. 좀 도와 줄래요?" 황후는... 아주 우와하게 바키에게 시선을 돌렸다.. "흠. 의상이 단연 큰 자리를 차지 하죠. 그럼." 바키랑 황후는 차를 마시면서 낙서까지 해가면서 의논을 시작했고, 공주는 여전히 빙글거리면서 뭐라고 적고 있었다.. 난 구제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트를 바라보았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음... 전..." 알아 알아. 끔찍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겠지.. "재미있겠네요. 그럼 전 괴도의 무기와 도구를 준비하겠습니다. 제가 아는 도둑 길드에도 다녀 와야 겠네요." "여기 정상인 놈이 없구나..." -단연코 생각해낸 너가 제일 비정상이다...- "에이.. 그럼 저랑 케자로는 뭐하죠?" 이젠 될대로 되어라.. "니들 하고 싶은거 찾아봐라.." "음.. 전 털 가치가 있는 집을 찾아보죠." 케자로... 너마저.. "그럼 난 협박문을 작성하고, 그래!!! 황녀님, 상징하는 꽃도 만드는게 어때요?" "알았어!!" 잘들 논다...원래 이지리스는 저게 정상이지만... "아... 대신의 말이 생각난다.. 제국의 미래는..." -그럼 난 뭘하지? 막 두근 거리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흥분하는 난 문제가 있는 거겠지?- 그런 검을 보면서 검도 흥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나는 더 문제가 있는 거지.. 아... 난 정말이지... 걱정 된다. 근데.. 가만, 누가 터냐??? "저기 이봐, 누가 터는 거야?" "괴도 역 말인가요?" "그래. 세트. 생각을 말해봐." 모두의 시선은 서서히 나를 향했다. "난 안돼! 일국의 황태자가 (원래는 아니지만 급할땐 가짜건 아니건 상관없다!) 들키면 국가 망신이야!!!" 더불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에 누를 끼친다고! 이지리스가 말했다. "전하는 이미 변태니, 더 떨어질 명성도 없잖아요?" 헐... -그러게 평소에 덕을 쌓아야..지. 좀 불쌍하긴 하네.- "음. 신비하다는 이미지도 잘어울리고요. 제가 변명거리를 생각해 두죠. 의적이라든지 하는 걸로. 걱정마세요. 잡혀도 걱정 없다니, 부담도 안되고 얼마나~ 좋습니까?" 세트...너에 대한 좋은 이미지 다 망가진다... 검의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야, 다 널 믿으니까 저러는 거라구. 그리고 널 혼자 보낼 리가 없잖아. 이기회에 성밖 구경도 하고 겸사겸사 놀수도 있는 거잖아. 좋지 뭘그래.- 너무나 좋아서 나의 눈에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헐...이젠 별짓을 다하는 구나.. ====== 엄마에게 다가가서 손을 머리위로 하트형을 만들고 한바퀴 돌면서 말한다.. "엄마~ 사랑해~" 최대한 귀여운 어투로 말한다. 몸무게가 많이 나갈 수록 확실한 효과를 가져오고, 나이가 많을 수록 더욱 확실하다. 단, 항의 메일은 보내지 말자. --. 저그의 공격이 하고 싶지만, 참는다...^^ ==== 7-2. 하늘에는 아름다운 붉은 달이 빛나고 그 아래로 나의 정원에 집합한 일련의 무리들의 눈에는 각오가 빛난다... -대사 까먹었어?- 으... "오늘도 세상의 숨겨진 악과 싸우며, 빛나는 정의를 위하여 비록 음지에서 행동할 진정, 빛을 꿈꾼다! ..." "오빠, 다음 대사가 가장 중요해." 으... 꼭 해야 되나.. "검은 배추단!!" 아~ 싫어... "다음 대사!" 거의 조직이다...조폭...짱... "검은 배추단 블랙!!!" 아... 어머님.. 아들은 이렇게 망가지는 군요... 쌓아왔던 카리스마도 이젠... 물론 그런게 있을리가 없지만... 이지리스의 대사가 들려온다.. "검은 배추단 퍼플!!!" 역시 케자로의 인상이 구겨지면서 대사가 들려온다. "검은 배추단 옐로.." "어? 케자로 오빠! 모션을 해야지!" 그렇다.. 모션.. 그래도 이건 좀 내가 편하다.. 난 손을 양옆에 얹고, 이지리스는 손으로 하늘을 찔르면서, 동시에 한 쪽 무릎을 꿇어야 한다. 그리고, 케자로는...헐... 두번째 손가락으로 깜찍-끔찍하다..-하게 양볼을 찍어야 한다... "검은 배추단 세피아(갈색...)!!! 야죠!!!" 세트는 시키지 않은 짓도 한다.. 세트의 모션은 손으로 얼굴을 이정현 처럼 가리면 된다.. 역시 케자로와 맘먹게 깜찍한 모션이다... 다음은 합동 멘트다.. "검은 배추단 정의단! 출동!!!" 성을 나오는 것은 손쉬었다. 세트의 빽이랄까... 모두 놀러간다고 하니까 그냥 보내주는 걸 보면... 이성의 안전이 의심스럽다... 여기도 카드식으로 바꿔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어떨지? 가능할 리가 없군... 바키는 레미에 황녀랑 황후와 함께... 망을 보기로 했다... 헐... 오늘의 예고지는... 스란이라는 백작의 성이다... 역시 도박단의 일원으로 알려져있다. 참, 정보 수집은 대개 황후께서 친히 하신다... 별로 활동할 필요도 없다.. 하녀나, 귀족가의 부인들의 이야기만 그냥 참을성 있게 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헐... 이리하야... 초절정 인물들이 섞인...괴도단... 검찰도 손못대는 그런 조직이다... 출범식이 성대하게 달빛을 맞으면서 거행되었다...스란저택으로 출발... "음침하군요."(이지리스) "그렇군요."(세트) "..."(케자로) 성은 하나도 음침하지 않았다... 불은 있는대로 켜져 있는 데 왠 음침? "하나도 안 음침해..세트.." 갑자기 세트가 나를 노려보았다. "블랙! 대장은 두가지 실수를 했어!" 왜... 듣고 싶지 않은 거지? "뭔데.." "첫째! 전, 세피아입니다. 앞으로 꼭! 그렇게 불러주시죠. 그리고 둘째! 원래 악당의 성은 음침한 겁니다." 그의 결연한 의지를 빛내주듯 하늘의 별도... 윽.. 속이 안좋다.. 세트.. 어디서 수입된 어설픈 삼류 판타지 소설 읽었냐? 지금... 우리 악당을 치러 가는 게 아니고 주부 도박단을 털러 가는 거라구... 아주 도취했어... 적성에 맞나봐... "그런거였나..... 그럼 그런 거라 하지 뭐. 헐..." -잘들 논다.. 세트는 혹시, 전직 영웅일단이 아니였냐?-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당근, 우리는 저택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그쪽에는 나무도 적당히 심어져 있고 숨어드는데 안성 맞춤이다. 나무의 종류는 모른다. 내가 환타지 소설을 여럿 읽으면서 느낀 건데... 어쩜 그렇게 나무나 풀의 종류를 잘들 알아내는지 원. 다 천재인가봐... "저 나무 종류가 뭐야 옐로?" 케자로에게 물었다. "모릅니다." 음... 괜시리.. "대장. 제가 먼저 올라가서 줄을 던지죠. 그럼 타고 올라 오시죠." 세트가 경쾌하게 말했다... 줄... 이런 미친짓을 하게 된 원인이 줄이라는 인간이였지. -오... 근데 너 줄탈줄 아냐?- 으...악!!!! 잊을 게 있어서 이런걸 잊냐!! 아~~~!!!! 난 줄 못타!!!! "저기...세... 세피아... 난 줄 못타는데..." 세피아는 한동안 날 노려보았다.. 그 다정스런 눈빛이란... "걱정 마십시요. 대장은 그냥 뒷문으로 오시면 됩니다." "엉? 왜?" "그거야, 괴도중의 괴도는 정문으로 들어간다고 책에 나와 있었습니다." 책이라... "뭔책인데?" "아름다운 괴도가 되는 법. 약자의 편에선 의적.이라는 책에서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끓는다.. 이거 정말 정규 기사 맞냐? -너도 고생이 많다..- "이봐.. 현실과 책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걱정마십시요. 생각이 다 맞는 건 아닙니다." 쿠악! 폭주다! 요즘 나 정말 많이 참고 산다... "맞아요. 대장은 세피아 말을 따르는 것이 좋아요." 이지리스.... 넌 역시.. 안돼. "어서 가시죠. 이러다 밤새겠습니다." 케자로. 아무리 폼잡고 말해도 소용없다... 난 결국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정문으로 걸어갔다. 되는 일이 없다. -설마, 정말 저 바보들 말 믿고 가는 건 아니겠지?- "에휴... 어라? 정문에 사람이 없는데?" 정문에 호위병이나, 기사 등이 보이지 않았다.. 어찌된 일이지? 설마, 이지리스가 만든 협박장에 겁내서 도망간건 아닐테고. 협박장에는 배추가 그려져 있고, 내용은 이랬다. [[ 오늘 당신집에 고귀한 검은 배추단이 들어갈 것이요.]] 이런 정중한 글이였는데... 이상타... 어쨋든 밑져야 본전 아닌가? 난 정말 당당히 문을 걸어 들어갔다. "이상해.. 하인도 보이지 않아." -흐..음. ? 이봐, 윗층에 무슨 마력이 느껴지는데? 일종의 장(마력의 범위)을 형성하고 있는데?- 당연히 나는 그곳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이용했다.. 도둑 주제에 너무 뻔뻔하군... 흠. "야, 검. 피비린내가 나는데...? 젠장." -시체야. 밟지마..- 나도 밟고 싶지 않다고... 오늘의 교훈... 아무도 없다고 덥썩 좋다고 들어가면 안된다... "왠 시체야... 그나저나 이녀석들 왜이리 안오지? 설마 당한건 아니겠지?" -걱정하지 말라고. 네가 무사한데. 누가 다쳤겠냐?- "오... 그러셔?" 날...아주 바보로 보는군.. 다시 환경은 약간 변해 있었다. 계단 위로는 시체나 핏자국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추론 해 보자면, 계단에서 다 죽어야 할정도로 상대가 강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군." -그렇지. 그러니까, 우리 도망가자.- 뻔뻔하기가 이를데 없군... 사실 나도 많이 무서워 진다고.. 시체봐서 기분이 좋을 리가 없잖아.. 내 비록 이곳에 와서 시체, 피 등을 많이 보았더랬지만... 아... 그래도 익숙해 지지는 않는단 말야..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생각하고 검이랑 떠들지 않음, 미쳐 버릴것만 같다구... "공포소설에서 왜 연약한 여주인공이 귀신이 있을지도 모르는 방문을 여는 지 알거 같다..." -뭔소리냐?- "그냥 가보겠다, 이말씀이지." -으... 간만에 주인이 편하게 산다 싶었지... 다시 주인을 잃을 위기 인가..- 이 검은 못하는 말이 없는 걸로 봐서는 주로 어휘능력계가 집중적으로 발달한듯 하다... "꺄~악~!!!" 이 비명은 밤의 장막을 찢고 나의 정신을 일깨웠다.... 아 멋진 묘사다.. 내가 이런 국문학 실력이 있다니... -야, 지금이 눈물 흘리며 감동할 때냐? 어서 튀자!!!- 오늘 나, 깨닮은 바가 많다... 검도 공포를 느낀다.. 난 검의 말을 깨끗히 무시해 주고 투덜거리는 검을 빼들고 달려갔다. 그리고 소리의 진원지인 방문을 멋들어지게 열어졌혔다. 방안에는 일련의 주부도박단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늙고 비쩍 마른 남자와(옷이 고급인걸로 봐서는 이사람이 스란경으로 보인다.) 검든 두사람이 문열고 들어오던 나와 부딛친 사람과 대치중이였다... -음... 넌 어떻게 이상황에서도 그렇게 실수를 저지르냐..- "앗! 죄송합니다. 노크를 했어야 했는데..." 이게... 아닌가...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 중년부인 A : 뭐냐 저 검둥이는?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역시 중년부인 B : 글쎄요... 요즘 것들은 예의가 빵점이라니까... 약간 젊은 부인 C : 옷도 센스가 영 빵점이네요.. 이들이 과연 생명의 위기에 처한 자들이 맞냐... 이 때 나의 귓전을 때리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괜찮아요. 뭐, 상관없어요. 저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정말 공손하다... 근데 이렇게 우와하게 인사를 주고 받을 때인가....? -이 여자의 몸에서 마력이 느껴진다.- 즉.. 이여자가 흉수...라는 건가? 스란 백작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말했다. "이보시오! 원하는 것은 다 줄테니,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시오!!!" 백작으로 추정되는... 아 귀찮다.. 추정맨으로 하자... 추정맨은 간절히 부탁했다. 내 바로 옆의 소녀는 .... 절대 예쁘지 않다.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가지고 있어서 난 우리 나라 사람인줄 알았다... 즉, 전형적인 코 낮은 동양인.... 하지만,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후... 농담하지마. 난 너를 아주 확실히 죽여줄테니까. 하하하! 늙은 꼬챙이 여기서 생을 마감하시지." 소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웃으니 좀 예쁘기는 한데... 음... 경로사상에 대해 말해 줘야 겠군. "저기, 이봐. 소녀야." 욱... 어색하다. 소녀야가 뭐냐!!! 하지만, 환타지 소설이나, 검이 침묵.... 소설에는 소녀를 부르는 그런 말이 안나와... 아가씨라기엔... 너무 어리고. -웃기는 말투네.- "뭐지?" 의외로 이 소녀는 웃지 않고 말해준다.. 고마워. 이은혜 꼭! 잊지 않으마.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으니 공경해줘야지. 아.. 이게 아니고, 왜 사람을 죽이고 있는 거지?" 음. 요즘 말이 헛나가는 때가 많아... 소녀는 입꼬리가 살짝올라갔다. 또 무슨 소리를 듣게 되는 거냐, 이젠 겁도 안난다. 이런걸 보고 어른들은 이렇게 말씀하시지 겁대가리를 상실했구나...하고. 음. 7-3. "저기 이봐. 너 이름이 뭐야?" 여자애가 내 이름을 물어보다니.. 전대 미문의 사건이다만...내가 한 질문은 싹 무시했고,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 비린내가 진동을 하고 있고, 검은 상대가 강하다고 겁주고.. 헐. "아. 내이름은 영민이야. 그나저나, 저기 아래의 사람들은 다 네가 죽인 거니?" -화기애애한 분위기로군.- 으... "후. 그래. 뭐 달려드는데 죽여주는 게 좋잖아? 원래는 그냥 겁만 줄까 했는데, 건방진 노인네를 보고 생각이 바뀐거지." 친절하다... 악당치고는.. "그래? 그럼 그냥 가줄래? 부탁이야." -가란다고 가는 멍청이가 어디있냐?- "좋아. 영민이라고 했지?" 있다 멍청이... 어라, 방금 내이름을 정확히 발음했지??? 이 나라에 온뒤로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소녀의 검은 눈동자는 검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검은 머리 검은 눈... 음. 간만에 동족을 만난거 같다. 살인자만 아니라면... "응.. " 소녀는 아주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널 보니까, 예전 생각이 나서 그러는 것 뿐이야. 그럼 잘있어." 사람 여럿 피떡을 만든 미소라고 생각하니 괜시리 으시시하다... 곧이어, 스란 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앞으로 쓸데없는 일에는 끼여들지 않는게 좋겠지? 후후후.. 백작. 배신의 대가를 알고 싶은건 아닐꺼 아냐? 그럼 잘 있으라고." 소녀의 몸에 달려 있는 원형의 구체가 빛을 발했다. 그리고 주문이 울리고 소녀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였다. [전.이.이.동] 이나라에서 본 두번째 마법이로 구만, 하긴, 괴물도 있는 마당에 뭐가 없겠냐...그보다 -흥미롭군.- 검은 다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따 이야기 해봐야지. "저.. 할아버진 괜찮으신 건가요?" 난 노인을 부축해 주었다. "그럭저럭. 내겐 신경쓰지 말게. 에휴." "아. 죽는 줄 알았네." 어라라? 줄의 여동생 유지양이 아닌가!!! 역시 여기는 주부 도박단의 본거지였군.. "흐흐흐. 사실 전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난 최대한 음침하게 말했다.. 복면을 쓰고 있어서 음침해 보이기는 하겠지만.. -야, 하나도 안.무.서.워- 이제는 아주 복장을 긁는구나...! "혹시.. 당신이 검은 배추단!!!" 차라리 강도줄 아는게 날텐데... "그렇소. 순순히 재물을 내 놓으시지." 아. 내가 하고 싶었던 대사는 영웅의 대사인데 말야..그런데, 유지 양이 뛰어들었다. "당신 제 동생을 아는 분이시죠?" 어떻게.. 알았냐!!!! "으... 어떻게 그것을?" 검의 빈정거림이 다시금 들려왔다. 이검의 대화체계에는 빈정거림, 비꼼, 싸가지 없는 말투..가 다 아닐까. -이제 정의 용사 가면이 벗겨졌구만, 이제 앞으로의 계획은? 튄다. 흐흐흐.- "별로 놀라실 것은 없어요.여지껏 이런 일이 많으니까요. 아직도 동생의 꾀임에 넘어가는 분이 있다니 놀랍군요." 이봐... 왠지 속은 것 같잖아!!!! 그럼 그 수많은 정보들은 다 어떻게 된거냐구!!! 유지부인의 말이 이어졌다. "전 도박 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만?" "전 주로, 장소제공이나, 공권력을 피하는 일등을 도맡아서 하죠. 이게 또 가계의 큰 보탬이 됩니다." 말을 종합해 보면, 카지노사업장의 대부같은 존재란 말이야!!!! 우.. "이해해 주셔요. 워낙 어렵게 살아서. 호호호." -야, 갑자기 인간 회의가 느껴 진다.- 동감...동병상련. "그렇지만... 그래도 도박단은 나쁘니까...그만두시고 다른 일을 찾아보시는 것이.." 내 몸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하긴, 여지껏, 손해도 많이 봤으니.. 그래! 무도회 중매 센타는 어떨까? 호호호. 그럼 안녕히 계셔요~" 유지부인은 바로 계단을 향해 나가버리고 부인들도 하나둘 나가기 시작했다... 아참.. 뭔가 잊은듯... "꺄~~~악!!!!" 아.. 밖에 피범벅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말해줬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왕국 경비대가 올텐데, 우리도 튀어야지.- "오냐..." 나는 마지막으로 스란 경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에 몰입한듯했다. 왜 저런담? "저 그럼 이만... 헤.." 아무 성과도 없는 밤이였다.. 아니, 굳이 이야기 하자면, 내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어느 모로 보나 사악한 소녀를 만났고, 스란경이 비밀이 많은 사람이란 것을 알았으며, 유지부인은 오늘 부터 새로이 중매센터를 운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 왜 내가 비참해 지는 거냐? 정원은 그새 근위병으로 인해 소란스러워졌고, 부인들의 마차가 벅적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야, 세트 일행은 뭐하느라 안오는 거냐?" -이봐.- "왜?" -그런 멍청한 질문을 하다니. 나에대한 모욕이다.- "그래... 그럼 이유를 알아?" -알리가 없잖아.- 오늘 집에 가서 끓인 물 모욕을 시켜주마...흐흐흐. "아참, 검. 아까 그 소녀 갈땐 약간 우는 거 같지 않았어?" -응? 주의깊게 안봐서 몰라.- "그래..." 익숙한 검은 눈동자였는데 말야. 쳇. 아쉽구나... 곧이어 담을 지난 내 눈에 들어온 황당한 광경은... "이봐, 이지리스 아직도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이봐, 밥을 하자면 뜸까지 다들어서 맛있게 퍼먹었겠다!!!! "그게... 세트님이 안오시잖아요..." 먼저 담을 넘은 세트말인가? "불안해.. 설마.." 아까의 역겨운 시체들이 생각났다... 설마, 설마, 그럴리 없어. 그런 바보가.. 아니, 바보는 아니지만... -불안할 꺼 없다... 저 위를 보아라..- 참고로 할 생각... 귀족의 담은 매우 높다. 세트는 자신이 올라가서 줄을 내린다고 하였다... 정문이나 후문에 사람이 없는 것을 몰랐지만 말야. 음.... 그래서 세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트는 힘겹게 못을 박아가면서 담장 등반 중이였다....아... -저건...이지리스보다 한수 더 하네.- 바보 경진 대회라도 열어야 할라나...어떤 도둑이 징박고 올라가냐... 그리고 그렇게 박다간 날 새겠다.. "어이~세트~~" 난 세트를 힘차게 불렀다...세트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라, 대장! 이름 부르지 말랬잖아요!!!! 앗!" 떨어지는 세트...헐... 이거 또, 사린한테 깨지겠구나.. "혼날줄은 알고 계셨습니까... 이젠 정말 인내의 한계로군요.. 이지리스! 물떨어진다!" "에..힘들어요. 좀 물을 덜어주시던가, 통을 안드는 그런 걸로..." 사린.. 이마에 핏줄 보여... "시꺼!!! 한번만 또 이상한 짓 하면, 제가 이젠 화장실 까지 따라갈테니까!!!" -알아서 하라 이거지.. 캬캬캬 고놈 샘통이다!!!!- 이검.. 마왕의 화신이 아닐까... 물통을 들고 있는 놈들은 이지리스랑 케자로 뿐이였다... 세트는... 다리가 부러지고, 갈비뼈가 세대가 나가서 하마터면 심장이 찔려 출혈 과다로 죽을 뻔 했다나 뭐래나.. 다행히 지나가던 근위병에게 사정해서 왕궁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덕에 더 않좋은 소문이 퍼졌다... "전하... 덕에, 전하의 부하들은 모두 밤마다 이상한 색깔의 옷을 입고 나돌아 다니는 변태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제발 자중좀 하시라구요!!!" 사린... 미안. 이런 일이 있을 줄 누가 알았니... 그리고 그 옷색은 전적으로 황후님 아이디어란 말야.. 난 죄없어. -남색가 황자의 부하는 변태라.. 음.- 검... 고철장에 넘긴다. "그렇게 되버렸네.. 하하하.." "웃을 때가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 지만, 스란 백작의 성에 묘령의 소녀가 잠입하여 하룻밤에 경비원, 하인몰살이라는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이말입니다. 설마, 아시는 분은 아니죠?" "난.. 모르는 일이야..." 잡아떼자.. 만약 그 묘령의 소녀 살인범이랑 웃으면서 이야기 한걸 알면 난 거의 반 죽음이야.. -야, 거짓말이 너무 서툴러. 다 눈치 챘겠다.- 검아 검아, 너야말로 표정관리 하렴... 표정이 있나...? 하긴 짧은 두뇌이나마, 있기는 한거 같으니. 아냐, 수다 신경만 있는지도.. "하여간. 잠시동안 외출은 절대금지이고, 세트에게는 반성문 백장 앞뒤로, 이지리스는 나와 대련! 케자로는 비교적 사고치는 성격이 아니므로 역시 할터의 집중 강의 세시간으로 봐준다. 불만 없지!" 동시의 케자로와 이지리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지리스는 그렇다 치고, 케자로는 의외이데...도대체, 집중 강의는 또 뭐냐??? "우! 시러요!!! 사린님이랑 대련했다가 저번 처럼 일주일 동안 너구리가 되서 다녀야잖아요! 그게 어디 대련이에요! 일방적인 구타와, 학살(?), 타격연습용 오크가 되기는 싫다구요!!!" 사린의 안색이 극도록 침중해졌다... 뭔가 일날거 같다. "흐흐흐.. 그래? 그럼 세번으로 늘려주지... 기대해.." 무섭다. 그렇다. 이래서 내가 시체를 무서워 하지 않지. 죽은 놈은 말이 없지만, 죽인놈이 문제니까... 헐. "..." "..." 둘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밖으로 향하였다. 사린의 시선이 다시 나를 향했다. 꼭 쥐같아... "정말 스란백작에 대한 일은 모르십니까?" 다시 예전의 사리밝은 사린으로 돌아왔구만. 헤. 이제 죽지 않겠어. "응.. 사실 알 수 있는 문제도 아니잖아?" "흠...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스란백작은 알게 모르게 정세에 많은 관련이 있는 데다가, 폐하의 측근이기도 하셨거든요." 하셨? 어라, 이상하다. "그럼 지금은 아니란 말야?" 사린은 어울리지 않는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사실 지금 폐하는 시체나 마찬가지 니까요. 내일 붕어하셔도 이상할 께 없잖습니까." 으악. 그럼 안돼. 그럼 난 정말 꼼짝없이 왕..아니지 황제 하는 거야..그런거 싫다고. "...그런.." "스란이 만약 첩자랑 내통하고 있다면 문제가 커집니다. 이미 귀족들은 조사를 시작한거 같구요. 하지만 염려하시지는 마십시요." -뭐, 믿는 거라도 있나?- 내 생명보험 들어논 것은 아니지? "왜?" 사린은 갑자기 검을 빼어들었다. 그리고 불쌍한 양탄자에 꽂으면서 말했다..설마 날 찌르지는 않겠지? "제가 목숨을 걸고 전하를 지킬 것입니다. 전하는 저의 단 하나뿐인..." "주군이시니까요." 우...뭔가... 이런거 엄청 닭살이 하늘로 뻐치는... -으... 소름돋아. 응? 누가 온다 그것도 빠른 걸음으로.- 곧이어 문이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열렸고, 할터가 그 육중한 몸을 이끌고 들이닥쳤다. "큰일났습니다!" 이미 큰일은 났내요. 이런 닭살 현장을 들키다니..아이고. "무슨 일입니까 할터?" 그래도 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검이 비웃고 있지만 무시, 무시, 무시, 무시.. 그러나 곧이은 할터의 말은 너무나 충격적이라 무시할 수가 없었다. "폐하께서 승하하셨습니다!" 8-1. 장례식, 그리고 구름. 무시무시한 창을 들고 나열한 은빛 갑옷의 기사들, 그리고 검은색 휘장과 검은 융단의 길. 파란 하늘과는 어울리지 않는 붉은 색의 나열한 기사들과 무도회에서와는 달리 엄숙하고 어두운 분위기들. 세상의 존재하는 색은 오직 검은색과 붉은 색 뿐이였다. 왕가의 상징색이 붉은 색이라나 뭐라나. 하여간, 이렇게 어두운 분위기가 된 데에는 절대적으로 '나'라는 요인이 컸다. 누군 왕하고 싶냐!!!! -야, 조냐? 잠좀 깨라구. 이젠 왕궁 마법사가 나와서 연설한다구.- 그래.. 난 졸고 있었다. 이 엄숙한 장례식..국장이라는 거지만, 하여간 나에게는 좀 맞지 않았다. 사실 난 얼마전에도 부모님을 보낸 화려한 전적이.. 음. 하여간 그 때는 그래도 나 혼자 울면서 광분하면 조직(병원이지...)에서 아.라. 서.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곳의 장례식은 두 번 다시 참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였다. 일단, 사람들의 옷색이 모두 붉은 색이였고, 화려한 보석의 금지로 인해서 정육점의 돼지 고기들로 보이니 말이다. 그래도, 나보단 날 것이다. 난 바로 단상의 옆, 즉, 모두 참가 인원이 한눈에 보이는, 고로 나의 얼굴도 도열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감히 내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쯔.. 내 자리가 너무 높고, 내가 정 가운데 앉아있어서 연설자에게 아예얼굴이 가려지는 참상이... 하지만!!! 난 더 좋다. 졸 수 있으니까. '오빠, 졸아?' 여동생 황녀 메레디아나가 말을 걸었다. 레미에라고 부르는 것은 나와 황후마마 뿐이다. 아니지 이제 태후마마이신가? '응... 졸려죽겠다. 어제 밤새서 장례식 기조연설(?)을 외었거든.' '그랬어? 그럼 아직 연설이 안끝난거야?' 난 한숨을 되도록이면 크게 지어보였다. '어휴... 그래. 아직 나 할라면 세명은 남았다구.' 순간, 나와 레미에를 쳐다보는 무시무시한 왕실 마법사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헐.. "흠! 허나 앞으로의 제국의 앞날은 저 창공에 뜬 한마리의 비조와도 같을 지어정, 천상천하의 한 빛줄기가 되어, 나바스 그 찬란한 이름의.." 음.. 우리 제국이 언제부터 스탠드가 됐냐? 백열등에서 많이 발전했구만. 흠. -아.. 검도 지루할 수 있구나.- 오~옷! 나도 놀라고 있다. 그러나 마법사님의 연설은 계속된다.. 헐. "그리하여! 우리의 적이자 저 가증스럽고 사악하기 이를데 없는 '트라이너'를 짋밟고 밟고 또 밟아 다시는 그 건방진 나라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며, 마도의 피가 마르지 않을 날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음... 적대국의 이름이 이제 나오네. 가만, 내 자랑스런 대한민국에는 무슨 적대국이 있냐? 사실 저렇게 연설에서 저렇게 할 정도로 사이 않좋은 나라가 있냐? 음... 그냥 싫어하는 나라는 많지. 그러고 보니 재미있는 일이 생각나네. 윤리선생님의 명언이. '북한이 핵폭탄을 소유하면 그것은 우리나라 꺼라고 우리나라 사람은 생각해서 속으론 기뻐한단다. 되려 일본이 난리지. 통일 되면 그 군사력이 무려 200만에 이르니까. 미국이 400만인것을 보면 대단한 숫자야. 음. 빨리 통일이 되서 세계정복을... 흐흐흐...' 음... 이것 역시 좋은 기억은 아니군. 사상이 좀 문제가 있지. 요즘같은 다원화 시대에 왠 ... 하지만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야, 검. 나 세계정복이나 해 볼까?' -아서라.. 너 지금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는 거 아니냐?- 사실...그렇다. 여기 더 있다간 정말 말뚝 박는 거 아닌가.. 음. '오빠, 세계정복해? 그럼 검은 배추단 부활시킬까?' 말을 말지... "...그리하여 오늘날이 있도록 사린 로힌넨 경의 적색의 바람 기사단원의 공로가 컷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기사단장, 나오시오." 바야흐로 사린의 차례로군. 음. 놀려줘야지, 똥집도 흐흐흐... 사린은 올빽 머릴 더욱 반들반들 하게 하여 붉은 가죽을 뒤집어 쓴 대머리 같아 보였다. 왠만하면 저 헤어스타일은 피하는게 낫지 않냐? 음. 공권력을 투입해서. 아냐, 저번날의 쇼킹 닭살 발언 또 하면... 으.. 이번엔 회복 불능이다. 사린은 가볍게 나와 황후마마랑, 황녀에게 인사하고 단상에 섰다. 귀족도 사람이다. 졸립지 않을리가 없지 않은가. "친애하는 여러분. 이렇게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린은 마법사보다 한 술 더 떠서 무슨 보고 같은 것도 하는 거 같았다. 헐... 난 아예 수업시간에 터득한 비장의 필살기.. 연필로 적는 것처럼 눈 내리 깔고 잠들기...를 시작했고, 어리 황녀는 당삼 곤히 잠이 들었고, 황후마마는 역시 경륜...눈뜨고 조시는 거 같았다. 아.... 편하다. -야.- 뭐야.. 부르지 마라. 나 지금 엄청 졸립다. -이 멍충이야! 네 차례잖아!!!- 오... 그랬나? 그럼 나가야지.. 단상은 높고 흐릿했다. 음. 흐리군. 졸려. 졸려. 졸려. 역시 사람은 잠을 자야.. 근데 연설 내용이 뭐더라? 아.. 생각났다. 이건 꿈이야. 그래. 난 국딩 시절 졸업생 송별사를 읊었지. "... 앞으로의 길을 갈지라도 부디.. 우리를 잊지 말고 우리는 선배님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선배님... 나만 빼놓고 겜방가지 마세요~~~!!! 흐.. 흑...엉.. 엉." -너 뭐하는 거야!!!- 아... 그래. 우리 선배님. 특히 환규선배랑 유혁선배님.. 정말 보고 싶어요. 정말 정말 저한테 잘해주셨는데... 흐..윽.. 난 한마디로 대성 통곡을 시작했다. 그리고... 사린이 아니나 다를까 달려왔다. "흐..윽.." "전하.. 괜찮으십니까?" "아니.. 안... 괜찮아. 너무해.. 다시 못보겠지?" 사린은 나를 안쓰러운 듯이 쳐다보았다. 가만... 사린? 여긴 졸업식장이 아니였나? 설마, 설마.. -아... 내가...내가 먼저 가겠다.. 왜 울어 퍼대고 그러냐? 한번도 본적없는 사람인데..- 검도 한숨을...헉... 검도 한숨을 쉴 수 있나? 아니지.. 그런 생각 할 때가 아니잖아. 여긴... 그렇다. 장례식장.. 그것도 난 얼굴은 본 적이 있지만 어떤 말도 해본적이 없고, 더더군다나 혈연 관계는 더욱 없는... 으... 이게 왠 개쪽이냐!!! 내가 운 덕에.. 장례식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내가 울었으니... 뭐가 되었겠는가. 장례 황제감-난 황제 안한다!!!-이 대성 통곡을 했으니.. 설마 내가 국딩의 실수를 반복할 줄은... 나도 놀랍네. 헐. 다시 난 단상에 올라갔다.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정확히는 잠에취해서- 못본 얼굴이 보였다. 어라라? 세인도 있네? 세인 푸르체트는 내 동생이 제일 재수없는 인간으로 여긴다. 그런데, 그의 눈이 감히 나를 바라보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음... 나올 반응이 궁금하군. 세인은 벌떡 일어났다. 엉덩이도 아팠겠지. 오래 앉아있는데. "넌...! 정원사!!!" 누가.. 누가 정원사라는 거냐! 넌 보면 모르냐? 내가 황자같다는걸. 하기사 진짜 황자는 아니니... 정확한 안목이라면 안목.. "...에..." 나는 정확히 할말이 없다. 뭐라고 응수하리. 나 실은 황자였어. 놀랬지? 이렇게? 음. "요리사인가!!!" 그것도 아니다... -음. 장례식의 경건한 분위기가 한 순간에 망가지는 구나.- 그정도가 아니야. 불쌍한 세인 푸르체트... 나중에 분명히 반성문 백장은 널널 할껄... 음. 사린도 엄청나게 째려보는 군. 헐.. 불쌍한놈. 황녀의 나지막한 속삭임이 들렸다. '아... 오빠의 사악함에 또 한사람의 무고한 피해자가 느는구나...' 이봐.. 내가 언제 사악하냐!!! -음... 황녀는 날카로운 안목을 가지고 있군.- 다행히 사태는 할터에 의해서 진정되었다. "세인 푸르체트 경. 저분은 황자 전하 이십니다. 어서 앉으시지요." 세인은 앉았다. 그리고 얼빵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옆의 재수없는 황후마마의 동생에게 핀잔을 듣고 있었다. 안색이.. 영... 난 다시 연설을 시작하였다. 내가 연설하는데 보태준거 없는 검은 조용히...해줬음 좋겠다... -야, 길게 하면 주인 바꾼다.- 으... 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많은 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익숙한 경험은 아니구만. 음. "여기에 있는 나는 나바스의 아들이며, 쉬마린의 인도를 받은 자로 로스크의 영지의 약속받은 주인인 나는 파이에즈. 하늘과 별과 땅의 지배자이다.(참고로, 난 이게 뭔소린지 하나도 모른다. 질문하면 죽는다...검에게도 외게 해서 내가 까먹으면 가르쳐 달라고 했다. 흐흐흐.) 여기, 당신과 약속한 신의 경건한 힘의 앞에 어리석은 인간의 생을 다하고 다시 그 생을 시작하는 하이린의 자식이여. 처음은 처음으로 돌아가며, 세상의 하나의 헥..." -야, 빨리 하라고 안할 테니까, 쉬어가면서.쉬어가면서.- 이 빌어먹을 검... 협박할땐 언제고... 그러고 보면 상당부분 검을 의지하는구나 나도. 음. "세상의 하나의 지점으로 모든것이 모여 다시 퍼지기를 몇해 반복하여 다시 세상의 부름을 받기까지, 그 고된 반복을 계속하여 존귀한 지점에 이르기까지 살것이며, 대저, 하늘의 빛과 어둠이 같이 존재하는 세상의 주인으로 나를 다시 부르게 되리다. 허나, 여기 당신의 거두심을 받은 한때는 나바스의 아들이였으나, 다시 하이린의 자식으로 돌아간 그대는 이제 다시 볼 수 없는 그 이름을 부를 수 없고, 슬퍼하게 하소서. 이제는 그대의 의지에 따라, 나 나바스의 아들이며, 쉬마린의 인도를 받은 로스크 영지의 약속받은 주인인 나, 파이에즈가 그대의 모든 것을 물려받아..." -야, 까먹었냐? 계속해야지?- 아니.. 이건... 어제는 졸려서 그냥 구구단 외듯이 외었는데, 이제 보니 결론은 '내가 황제다!!! 음하하' 이런거 아냐? 곤란한데... 어쩌지. 어쩐다. -뭐해~- 이검... 나를 도와줄 생각도 안하고 괴롭히기만 하는 구나... 에이.. 누가 연설문에 신경쓰나. 그냥 읊자. 읊어.. 읽기엔 내용이 너무 철학적이다... 나의 무식이 탄로 나는 구나.. 에이.. 윤리시간에 안조는 건데. 이럴땐 그냥 어려운 두개의 행렬 암산으로 곱해서 값구하기를 하면... "모든 것을 물려받아 검붉은 정의 화신이 되어, 이 나바스의 진정한 황제가 되기를 선언하노라." 잠시... 혼란이 있기는 했지만. 어라? 근데 왜 사람들이 옷을 다 벗냐? 어라라, 옷속에는 원래 옷이 ... 무슨.. 일이냐? 누가 설명좀 해주지. 에.. "폐하 만세! 나바스의 지도자 만세!!! 파이에즈 전하 만세!!!" 사람들이 미친건 아니고 모두 악을 쓰면서 내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쳇, 이럴 줄 알았으면 사극을 많이 봐두는 건데... 사극이라곤 허준밖엔 안봐서.. 음... 허준은 어이 됐을꼬? "폐하 경하드리옵니다." 황후마마이시였다. 음... 뭔가 내가 모르는 일이 진행 되고 있다.... 흥신소에 연락? 내가 돈이 어디있냐? 피디 수첩(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다. 절대.)에... 연락을... 그런게 있기나 하냐? 에휴휴.. 누가 이상황을 정리해서 알려 달라고!!!! -야, 발광해야 소용없다구. 흐흐흐.- 아.. 친구와 검은 잘 사귀어야 한다더니... 저거 알고 있으면서도 입다물고 있었던거야.. 흐흐. ===========작가의 주절거림...============ 천리안 쪽지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아... 답장하는 것도 힘듭니다요.. 헐... 다 독촉...흐...윽. 난 일찍 올리고 내용도 많다고 생각하는데.. 뭐가 문제지? 나도 알려달라고!!! 아... 저그의 공격 또 하면 안되나? 음... 그거 했다가 친구에게 죽도록 맞은 뼈아픈 기억이... ======================================= 8-2. 나는 중학교 삼학년 시절 진로에 대해 고등학교 못간다고 했을 때보다 더욱 심각하게 고민 하고 있었다. 내 인생에 어디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나? 한자 성어, 유비무환이 생각나는군. 특별히 관련이 있어서는 아니고.. 으... 무협지가 보고 싶다.. -왜 떫냐? 캬캬캬! 이렇게 검 인생에 기쁘기는 첨이다!- 이봐, 검은 인생이 아니라, 검생이겠지.. 인생은 사람한테 쓰는 거라구. "뭐하십니까? 어서 다음 장소로 가실 준비를 하셔야죠." 사린은 나를 볶는 재미에 사는 구나.. "참깨, 은행, 땅꽁, 돼지고기, 산적, 가지, 등... 볶으면 맛있지.. 아, 배고파." "이런, 제가 그 이야기를 안드렸군요." 응? 무슨? "국장 중에 왕족은 단식하여야 합니다." "단식... 굶는 거 말이지?" 사린은 싱긋.. 웃어보였다... "예. 그럼 어서 다음 장소로 가시죠." 오~~~~옷!!! 난 딴거 다 참아도 끼니를 거를 수 는 없다!!! 김치가 때마침 잘 익어서 얼마나 맛있는데... 흑... 미워잉... -캬캬캬, 입없는 검이라고 놀렸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잔뜩 먹어두는 건데...흑.. 요즘 난 울고 사는 구나.. 내가 이렇게 때 아닌 좌절을 맛보고 있을 때, 저쪽 귀족중에서도 높은 축에 들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나 때문이냐고? 내가 왜! "아니야! 황제는 내 아들이 해야해! 저런 가짜같은 애가 아니라!!!" 용케 내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 다니... 헐... 놀라움.. 그게 아닌가? -음... 누구더라?- 음....너 죽어라 그냥. 그녀는 아름다운 금발을 가지고 있었다. 희미한 회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장식이 없는 옷이였다... 근데, 어디서 본거 같았다. 금발.. "저사람은..." 사린이 내게 다가 왔다. "전하가 신경쓰실 만한 일이 아닙니다. 어서 가시죠." 그녀는 나에게 달려왔다. 하얀 무언가가 반짝였다. -위험해!- 40대의 여인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날렵한 동작이였다. 검은 나의 복부를 스쳐지나 가고 있었다. "오 빠!" 아, 황녀로군... 메데이레나. 음. 이름한번 이쁘지.. 허.. 억. 피가.. 도대체... "하하하하, 루시엘의 원수... 네가 죽인거야. 호호호.. 넌 죽어야해. 그래야, 내 아들이 황제가 될 수 있지. 넌 가짜야." 나보고 어쩌라구... 으.. 드럽게 아프네. 단상에는 나와 황후, 황녀만 있었기 때문에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제길, 마법 방어막!!! 어떻게.. 마법이라곤 쓰시지 않았는데...!" 사린은 분하다는 듯이 외치고 궁중 마법사는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그래도 내 피는 멈추지 않았다. -뭐해! 어서 저 여자를 찔러!- 아니. 그럴 수 없다. 저 여자는 여자라기 보다는... 그래 한 사람의 어머니다. 내가 황자가 아니고, 우연히 이렇게 된 것인데 저 여자의 아들은... 그래. 내가 이렇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검의 원래 주인... 루시엘 황자이다. 그렇다면 저 여인은 황제의 불륜 상대인 백작 부인이지... "난 할 수 없어." -무슨 소리야!!! 정신 나갔어?- "아니, 할 수 없어." 난 밖을 한번 바라 보았다. 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노릇도 이것으로 끝나는 구나.. 음. 그것도 괜찮아. 아니.. 난 살고 싶어. 재미있고, 즐거운 삶을. 하지만, 이 여인은 자식을 잃은 거야.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나라면 알 수 있지. 하지만, 나완 달라.. 난 이곳에 와서 많은 것을 얻었고... 아냐. 사실은 사람을 죽여서 내 손이 더러워지기 싫어. 포기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거니까.. 검. 미안. 난 저 여자에게 검을 휘두를 수 도 없어. 그리고. 난 저런 날렵한 움직임을 막지도 못해... -으... 이멍청아! 죽고 싶냐?- 죽으면 다시 서울로 돌아갈지도 모르지. "어쩌면." 도망치고 싶어. -절대로 널 죽게놔두지 않을 것이다!- 검.. 미안. "죽어라. 마지막이다. 호호호." 루시엘의 어머니의 검이 하얗게 빛났다. 메데이레나의 소리가 들린다. 아... ! 난... 그러고 보니 이런 상황에서 줄초상 치룰 거라고 생각하니 경비가 아껴져서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는 역시 문제가 있는 건가? 검이 다시 나의 목을 향하여 들어왔다. 당연, 나는 무방비 였다. 음. 이제 죽는거네. 엉? 난 내 눈을 의심했다. 붉은 사람이 서 있었다. 온통 붉은, 허리까지 오는 붉은 머리, 붉은 망토, 붉은 검광...! 누구야! "난 절대 내 주인을 포기하지 않는다. 설령, 그가 그의 삶을 포기했더라도. 내 주인을 해치려 한 너를 벌한다." 누구세요? "붉은 피의 칼날이 되어 너를 찢어, 신에게 반역한 자의 본보기가 되리라! 죽음의 칼날!!!" 엄청 잔인한 주문...이네.? "꺄~ 악!!!" 백작 부인의 비명이 들리고, 그녀의 몸에는 붉은 줄이 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거지? 그 때, 마법 방어막 안에 나완 구면이 소녀가 나타났다. 묘령의 살인자...지. 아마? "이제 그만~ 미안하지만, 이 여자는 죽일 수 없어." "날 방해할 수 없다." 차가운 목소리였다. 검의 목소리??? "훗... 그치만, 난 방해해야 하겠다구. 그럼 잘 있어. 응, 거기 영민아." 난... 대답할 기력도 없다... "으... 왜?" "미안, 이 여자가 지시를 어기고 멋대로 행동했거든. 흠. 그래도 나 안미워할 꺼지?" 뭐....냐!!! "으.. 그래.. 그래." 내가 무슨 말을 한거냐... "그래. 그럼 잘 있어." [전.이.이.동.] 편리한 마법이다... 두 명이나 이동시키고.. 헐....힘들...어. 아.. 눈이 돈다. .괜히 폼잡았네... 아, 마법 방어막이 사라지네... 나도 마법이나 배워둘껄. "...영민아..." "나.. 괜찮아.." 또, 박정희 대사를 남발...했군. 음...사실은 전혀 안 괜찮다구.. 어쩌다 장례식이 이토록 개판이 되었나... 으.. 졸려. 붉은 눈동자의 저 사람은 누구지? 미남이다.. 우.. 기분나빠... 그리고 난 또 기절했다... 출혈과다로.. 으.. 자라나는 청소년은 영등포 헌혈차의 흡혈귀도 안잡는데.... 오늘은 좋은날...이라고 아침에 사린에게 인사했다가 죽도록 혼나고...(요즘 생사의 고비를 많이 넘겨서 그런지 나 많이 뻔데기 되었다...) 할터에게는 역십자 꺽기를 당했으며, 꼬마 동생에게는 울음의 향연 장장 세시간을 시달려야 했고, 알고보니 황후마마도 엄청난 잔소리 꾼이셨다... 흑...나만 뭐라고 해. "이봐, 할터, 그럼, 내가 있던 방어막 안의 소리는 안들렸다, 이거야? 모습은 보이고?" 난 원래 호기심 빼면 시체라니까.. "네. 그렇다고 하더군요. 저는 신성한 왕가의 검은 숲에 있었거든요. 뭐, 신기한 일이죠." 나도 그건 안다. 가만, 마법은 나야, 생소하지만 할터는 여러번 보지 않았냐? "할터는 그런 방어막 못봤니?" 꼭 심문하는 애같다.. 아빠, 왜 내 과자가 더 적어? "음... 저희 나라에는 마법사가 희귀하답니다. 총 열명도 안되구요. 물론 저희 적국에는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수준은 아니지요. 그래서 대신들은 마도의 첩자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마도? 그게 뭐야? 마의 섬??? 마법의 섬? 마물의 섬? 로도스도? 하지만, 나는 물어볼 수 없었다... 사린이 들어왔기 때문에...헐.. "이젠 좀 정신을 차리셨군요.. 이번엔 정말 끝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왜 반격을 안하셨습니까?" 그런 긴 이야기를 너한테 해줄수도 없잖냐? "아... 그냥.." 사린의 안색은 순간, 북극 곰이 되었다... 흰곰... 헉... "아~ 그냥, 이로군요. 음... " 무서버... 헌데, 오늘은 왜 검의 빈정거림이 안들리지? 죽었나? 그럴리가 없지만...분위기 쇄신!!! "참, 사린 붉은 머리 남자는 어디 있어?" 사린의 시선이 변했다... 한층 미묘한게.. 욱.. "전하라면 아실 줄 알았는데. 아시는 분 아니였습니까?" "그럴리가 없잖아!" "흠... 사라졌습니다." 아. 항, 사라지셨어? "그러니까, 어디로?" "모릅니다. 마법 방어막이 사라지고 바로 사라졌으니까요. 뭐, 적은 아닌거 같았습니다만, 뭐라고 하던데 혹시 기억하십니까?" 기억...하지. 그 닭살스런 이야기.. "기억은 하는데... 우리 기사단 아냐? 오통 뻘건게 꼭... 돼지고기 같더라구 하하하." 사린이 윽박 질렀다. "그럼, 저희 기사단도 그렇게 보이신다 이말입니까요!!!~" 이봐, 진정해. 사실이잖아..검의 소리도 들려왔다. -나 돼지고기 아냐!!!- 밝혀졌다... 검군... 변신동물이였냐? "아... 누군지 알았어. 그러나, 나쁜 놈은 아니니까 신경쓰지마." 검이 놈이 되지는 못하겠지. 흐흐흐. "그나저나 대관식 준비로 바쁘지 않아? 나가봐용~~나는 여기서 띵가띵가 놀테니..흐흐흐." 할터는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고, 사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위대한 검사를 알고 지내실 줄은..." -그럼. 난 위대하지. 흐흐흐- 아....이젠 이검을 누가 말리리... 먹지도 못하는게 위가 커서 뭐하게? 8-3 난 매우 즐겁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검을 검문하기 시작했다.. "사실을 말해봐. 검. 너 다시 변신 할 수 있는 거야?" -아니.- 으...뭐야.. 일회용이란 말인가!!! 변신 할 수 있으면 이것 저것 시킬 수 있잖아... 에잇.. "그럼 그 때는 어떻게 변신한거야?" -나도 몰라.- 내가 누구한테 물어봤는지 삼대에 이르기 까지 비밀로 해서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겠구만... 그나저나 나는 검이 나를 우습게(심지어는 장난감정도로)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 나름대로 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허어. 나를 인정하신다. 이거지? 흐흐흐. "근데, 그 닭살 만점의 대화는 어디서 읽은 거야?" -검이 눈있냐? 읽게.- "어? 그치만, 다 알 수 있었잖아. 나대신 망도 보고." -아, 난 보통 느끼는 거지, 보는 건 아냐. 눈있는 검이라니 끔찍하다. 야.-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그 때, 문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누구세요~" 정말 난 예의 만점 청소년이란 말야. 흐흐흐. "전하, 세인 푸르체트 경이십니다." 이지리스의 소리였다. 가만.... 세인? 나로 인하야 장례식에서 있는 대로 개쪽 당한 그 형? 열받아서 쫓아온 건 아니겠지. 아녀야 할텐데... -흠.- 세인은 과연 멋진 등장을 했다. 일단, 내가 볼때, 사린과 함께 왕국 후까시 왕중 하나이고, 옷도 잘입고 외모도 그런대로 봐줄만한... 즉, 잘난놈이라 이거지. 그리고 왠지 멋진 백그라운드(background)를 가지고 있는듯...하고. 음. "기체후 일향 만강하시옵니까. 지고하신 황태자 전하. 미천한 소신 세인 푸르체트가 문안인사 드리옵니다." 뭔소리야... -만나서 반갑다구. 바보야.- 그래.. 나 바보다. 이젠 반박할 거리도 없다... "아... 오랜 만이네요. 하하..하." 땀이 흐른다. "네. 아주 멋지게 절 바보로 만드셨더군요." 별 말씀을 다.. 하하하. -노려보는 것 같은데? 상당히 쌓였나봐.- 나도 안다. 알어! "어쩌다 보니... 하하하." 실없는 웃음만 계속 흘리게 되는 군... "그러시겠지요. 오늘 온 것은 다름아니라..." 오~! 나에게 용건이 있어서 왔나본데. 얼굴이 굳어있당... "바로, 오늘 저녁 총 중신 회의가 있기에 알려 드리는 것입니다." 중신은 중간치기 대신?!? 그렇다면, 회사에서도 중역이 가장 힘든거니까, 이 중간 대신들은 고위 대신을 제외한... 그게 아닌가? -음.. 드디어 시작이군.- 뭐가? 게임? 나도 껴주지. "저.. 왜요?" 세인은 나를 의아한 듯이 쳐다보았다. "뭐가 말씀입니까?" "그러니까, 왜 모이는 건데요?" 검의 빈정거림이 들려왔다. -그런건 척하면 척이지!!!- 미안하다... 초천재 검... 난 평범한 인간이다. "아...앞으로의 국가에 대한 일입니다. 너무 부담갖지 말고 나와 주시지요. 뭐, 별일은 없을 것입니다. 황후마마의 동생분이야 어쨋든, 황후께서는 전하가 보위에 오르시길 바라시니까요." 즉, 황위계승 문제에 관한 회의라 이건가? "저... 안나가면 안돼나요?" -뭔 쉰소리를 하는 거야?- 으... 난 바보지 쉰새대는 아니라구! 이래뵈도 n새대다. "무슨 소리이십니까?" 세인의 눈썹이 살짝 찌그러졌다. "그러니까... 나 아프기도 많이 아프고 요즘 담이 결려서.. 아이 춥다.. 부모님 댁에도 보일러를 놔드려야 할텐데..." -뭔소리야.- 세인은 나의 헛소리를 무시했다... "그럼 이따 뵙지요." 떠오르는 궁궁즘...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근데, 세인경도 오세요?" "그렇습니다." "세인경도 귀족이시군요?" "..." 뭔가 실수한 건가...? "전.. 귀족이 아니라.. 영족입니다." 그게 뭐야? -이따 설명해 줄께 내보내라.- 조아.! "그럼 이따 봐요~!" 세인은 나가면서 중얼거렸다. "그 붉은 머리 기사는 누구였을 까?" 검이 중얼 거린다. -나야!!!!! 인기 폭발이다!- 부정할 수 없네... 검의 설명...별로 친절하진 않았지만, 세인은 다이프르즈라는 엄청난 상업도시의 영주의 아들로서 장차 영주가 될거라고 했다. 그것은 즉, 엄청 돈 많은 자식이라는 소리도 되는 거고... 더 충격적인 사실은 황녀의 약혼자 후보..라는 것이다. 헐.... 그 어린 소녀에게 약혼자 후보 씩이나...!!!! 가만.. 난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도망갈 궁리를 해야 하는데. 제명에 살려면.. 검에 설명에 따르면... 영족은 그리 힘은 없다고 한다. 황궁에서는. 일단, 대귀족이 있고, 대공은 거의 없는 존재이고, 딱 한 사람, 그러니까 나의 숙부 뻘 되는 분이 계시고, 그 분의 아들들은 장차 후작이나 공작의 지위를 사사받게 된다는 것이다. 음. 어렵군. 그리고 영족은 중앙에 진출해도 무시당하기 일쑤라나 뭐라나. 하여간... 오늘의 검은 기분이 좋은지 황족의 이야기도 해 주었다. 숙부의 아내는 대 귀족인 공작가의 슈엘라라는 분이고, 아들로 레인과 이네가즈, 하리토즈가 있다고 한다. 셋다 잘 살아있다.. 그리고 돌아가신 황제의 누이로는 비에타 공주가 있었는데 실종되었고... 음. 형제로 로스테른 왕자랑 테세우스 왕자는 어린시절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저번 동굴에서 만난 그 할아버지 전 황제는 뭐하고 계셨을까? 궁금... "아.. 이지리스, 케자로 우리 나가자!!!" "우린 놀러가는 게 아니라구요. 게다가 회의장에는 저희 못 들어가구요." "어라라? 내 호위병이잖아!" 이지리스는 입맛을 다셨다. 배고프냐? "쩝... 사린님이 계시니 별일은 없을 거예요. 안심하시라구요. 비록, 이 왕국 최고의 검사가 옆에 없어도..." 케자로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조용히. 정숙히. 그리고 걸어." 무서운 놈... -강적이다...- 회의장은... 아름답다....그랬으면 좋겠지만, 이거야 말로 전형적인 돌의 방이였다. 뭐, 돌이 가장 마법적으로 보호가 잘 된다나? 즉, 마법사가 이 회의실에 방음 마법을 펼친다고 한다. 즉, 밖에는 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거지. 흠. 근데... 보통 황실의 회의실은 엄청 화려해야 하는 거 아닌가? "검소한가 보지?" -그런건 아니고 여기에는 아주 슬픈 사연이 있지.- "뭔데?" -어느 황제가 아들 둘에게 이 회의실의 건설을 위임했는데... 두 아들다 엄청난 돈을 들였지. 그런데 두 아들은 의기투합하여..- 잘 지었다 이건가? -돈을 들고 튀어버렸어...- 엄청 슬프다...귀가 썩을 거 같에. "으..." -어, 사람들이 너 쳐다본다.- 역시나... 미친놈 쳐다보듯이 쳐다보는구만... "여기 계시는 군요. 저쪽에 가서 앉으시지요." 사린은 나를 이른바 황족 특별석으로 안내했다. 뭐, 특별석이라 특별한 건 아니고... 의자가 나무에 솜을 깔아 놓은 것이였다... 음... 다른 의자는... 돌이다. 회의가 길어지면 척추 휜 놈이랑 치질있는 인간은 고생좀 하겠구만... "메데이레나!" "오빠!" 에구, 내 귀여운 빨강머리 동생. 정말 귀여운 지고. 후후후. "많이 다친거 같지 않아 다행이구나. 어쩜 넌 상처가 끊이지 않니?" "아.. 마마, 전 좀 덜렁대서 그래요. 하하하. 사실, 전전대의 폐하는 것때문에 은거...아니에요." 실수할 뻔 했다.. 헉.. 말하지 말랬는데. 회의가 시작된느 종이 울리고 못보던 위엄있는 아저씨와 아주머니 들이 자리에 앉았다. 모두 한 인상파하는 거 보면, 모두 예술에 관심이 지대한가 보다. -잘해보자.- 황제만 안된다면 뭐든 하겠다.. 결전의 회의시간인가... 에구구... 제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9-1. 결전의 날. 정치란 무엇인가? 언젠가 읽은 책에서는 이런 제목이 있었다.. '역사란 무엇인가?' 내용은 당근 기억 못하고..그 내용이란 뭔소리인지 모를 소리가 가득 했던 것이다... 근데.. 오늘의 회의 라는 것의 내용도 그렇다. 난 한마디로 '따'가 되어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황녀님 쪽이 더 적합하다 이말입니다. 사실 황자님은 왕가의 교육도 받지 않으셨지 않습니까!" 이건 좀 알겠다. 한마디로 '이런 교양없는 놈은 안돼!!!' 이거지? 기분이 더러워 지네. "앞으로 배우면 됩니다. 누구나 다 훌륭한 황제란 법은 없지 않습니까?" 나의 친애하는 숙부님. 헐... 그럼 난 나쁜 황제가 되란 말인가? -놀고 있네..- 정확히는 회의중이야. "결정적으로 황녀님은 나이가 어립니다. 그리고 그분의 모친은 천한 상가출신이 아닙니까?" "흥! 그런 천한 집안에 돈 빌려 쓴 것은 누구지!" 이런...황후의 동생인 이제르라는 넘이다.. 나쁜 넘. 하지만, 내가 황제 하기 싫은 상황이니.. 열씨미 힘내서 싸워 이기리!!! 이제르 화이팅! "흠. 이거 인신 공격으로 흐르는 군요. 황자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뱃대기의 한마디였다... 드디어 나를 회의에 끼워 주는 건가? 그러나... 내가 뭘 아냐? -야! 내가 시키는 대로 말해!- 그랬다간 또 무슨 사기를 치랴... "전 궁금한 것을 묻고 싶습니다." 검의 발악은 깨끗이 무시되어지고 있었다. "호. 질문이라, 무엇이 궁금하시온지요?" 뱃대기는 나를 의외라는 듯이 쳐다봤다.. 뭘봐. "...저..." "말씀하시죠." "월급은 나오나요?" ... ... 오... 장내가 얼어붙는 놀라운 마법도 익혔던가 내가!!! 그런게 있나? 하여간... 나의 이 한마디는 그야말로 시기 적절한 듯... 이젠 내가 황제가 되면 말아먹을 거라는 것 대충 알겠지. 침묵을 깬 것은 숙부님이셨다. "음... 황제는 모든 것을 소유한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나가는 월급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이런 상황에서도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다니. 좋은 분이야.. "전 황제의 자리에는 황자님이 어울린다고 봅니다." 뱃대기였다.. 어라? "저도 찬성입니다." 마른 백작이였다... 몸이 말랐다는 게 아니고 성이 마른... 이였다. 음... 그런데 이거 뭔가 이상하다... -흠. 이거 상당히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 데? 하여간 경유야 어떻게 되었던, 목적은 달성했으니 그만이네.- 검... 죽어!!! 경유가 어떻다니 뭐가? 나도 가르쳐줘!!! "난...! 난 반대입니다.!" 이제르는 열받아서 얼굴이 고구마가 되어있고, 책상을 손으로쳐서 책상의 강도와 그 튼튼함을 확인해 보았다. "이제르경. 우리 귀족 연합에서는 과반수 이상이면 찬성으로 되는 것이요. 자네는 여기에 낀 것조차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소?" 오... 그런 거야? 하지만, 난 이대로 황제 같은거 하기 싫어! "저는 이제르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만..." -야! 조용히 해!- 그렇게 못한다. "호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마른 백작이였다. "그러니까, 전 황녀가 황제가 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어차피 배울 거라면, 어린 쪽이 배우기 쉽고, 모후가 생존해 계시니 섭정을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황녀님은 영특하시니 훌륭한 여제가 되시지 않으시겠어요?" 오... 모두들 감동했지? 어라? 왜 나가? "저기.." "사린, 대관식은 앞으로 한달 뒤에 할테니. 비록 시간이 촉박하지만, 준비를 마쳐두게." 숙부님... 어디가여~~~!! "예. 전하 감축드리옵니다." 뭐가... 난 지금 지옥에 있다!!! -으흐흐흐...드디어 황제가 되는 거다!!! 이제 미인에 휩싸여 지낼 수도 있다!!!- 검의 진정한 목적은 이거였군... "으... 난 왜 이렇게 꼬이는 거지?" 그러나 나의 절규..를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잉... "어? 회의 벌써 끝났냐?" 바퀴벌레 양이였다... 으... 와서 속 긁을려면 나가! "황녀가 됐지? 뭐. 난 그럴 줄 알았다니까." "아냐." "응? 제 삼자? 설마.. 황숙의 아들들은 다 유능. 그 자체라고. 그런 유능한 인간들을 황제에 않힐리가 없잖아." 뭔소리야? 유능한 인간이 황제가 되는 거지! "베르네양. 황제 폐하로 예정되신 분은 여기계신 파이에즈 전하이십니다." 사린의 말을 들은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럴리가 없는데 하는 얼굴로.. 오.. "설마.. 내가 보기엔 넌 딱, 유능해 보이는데 말야. 사린이나 할터도 있고. 그런 백있는 애를 황제 시킬리가 없는데." "사실, 전하가 아까, 약간 황당하고 관계없어, 자칫 멍청해 보이는 발언을 하셨기 때문이라..사료됩니다." 근데... 내가 다 좋다구. 멍청한.. 그래, 자칫 멍청한은 또 뭐냐? "멍청한 발언? 그게 뭐야?" "네... 월급은 주냐고.." 사린은 말을 맺지 못하고 다만 아주 공손하게 나를 쳐다보았을 뿐이였다.. 보지마!!! 그래 난 멍청이다!!! 흑.. 이젠 바보 취급까지.. "우하하하!! 나.. 정말... 후헤헤.. 너한테 감동했다. 넌 천재야... 임마.. 후하하...그래? 월급? 캬하하!!! 삼대까지 웃을 일이다!!! 어떤 황제가 월급 이야기를 하냐?!!!" 그게.. 머? -쯔... 아직도 눈치 못챈 너가 장하다..- 그러니까.. 뭐냐고.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완벽히 속였구나! 난 네가 너무 정직해서 탈이라 생각했는데. 하하하. 이런 재주가 있는 줄은 몰랐어." 으.....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난 항상 진지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이번에 사린이 나를 바라보았다. "음. 그렇게 심사숙고 하셨다니. 과연 제 주군이십니다." 제.. 주군이라는 소리는 빼라고. 가만.. 뭘 심사숙고 했는데? 검이 이제 눈치를 채고 나에게 친절한... 욕도 섞어서 나에게 들려주었다. 나쁜 검. -그러니까.. 원래는 어리고 멍청하다는 이유때문에 황녀를 밀고 있었는데, 너가 한 문제 발언 때문에 그냥 너가 황제가 되는 것이 낫다고 본거야.- 난 검과 달리 사람들 눈치도 안보고 말했다. "그래서?" "네? 전하 무엇 말씀이십니까?" "사린 한테 한말 아냐. 바키한테도 아니고." 둘은 날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짜식. 하여간, 너가 그랬잖아. 황녀가 총명하고, 그리고 모후가 있으니 섭정이 된다고. 그런데, 그 모후 좀 멍한 면이 있지만, 머리는 좋거든. 뭐, 이제르의 실력도 한몫했지. 그녀석 보이는 것보다는 많이 유능해. 그러니 귀족들은 생각했겠지. 이런 멍청한 황자가 황제가 되는 편이 우리한테 편하다. 이거 아냐? 나야 너가 아무 생각 없이 그랬다는 것을 알지만. 흐흐흐...- 뭐가 그리 좋은거냐.. "어라, 너 왜 울어?" 바키가 나를 이상스럽게 쳐다보았다... 슬프고 분해서 그런다. 입만 안열었어도.. 흑... "너무 감격하셨나 보군요. 어서 황태자 궁으로 가십시다. 가서 할 일이 태산 같아요." 사린... 네가 싫다.. 검은 더욱더 싫다. 오늘 나는 좋은 것을 배운 거 같다... 정치란 만만한 것이 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거다. 지금 와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는데... 으...내가 우리나라 정치가 반만 되었어도 한 말 번복하는 것은 일도 아닐텐데... 흑흑흑... 아름다운 밤. 내가 삐진것을 눈치챈 검은 나를 위로해 주고 있었다. 제길.. 검한테 위로받는 내 신세란... -야.. 좌절하지마. 내가 있잖아. 응?- 검... 네탓이다.. 이제와서 위로하냐? -야. 뭘 그런거 가지고 그러냐?- 오.. 너한테는 별거 아니겠지.. -그러지 말고 우리 밝고 아름다운 선진 국가를 만들어 보자!- 너나해. 그리고 나는 선진국(나바스에 비해...)에서 살다와서 그런진 몰라도 어떻게 뭘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왜.. 응? 뭐가 문제야? 너도 기왕 사람이고 한 번쯤은 황제가 되는 것도 좋잖아?- "난... 너한테 이야기 안한게 있어." 난 나답지 않게(나 답다는 게 뭔지 고민 안한다.. 머리 아프다.) 목소리를 좌악 깔고... 분위기를 잡았다. -야. 화장실 가고 싶으면 갔다와. 뭐, 쑥쓰러워 할거 뭐있냐?- 언젠가는 제철소에 팔아버릴 꺼다.. "그게 아니고. 내가 어디서 왔냐 하는 거야." -응? 너 우리나라 사람이잖아?-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어. "아냐. 난 자랑스러운 삼천리 금수강산 대한민국의 국민이야." 잠시 검은 조용해 졌다. 음.. 그런 나라가 이런 이상한 곳에 있을리가 없지. -그래? 즉, 대한민국 사람이라 이거야?- "너 알아? " 알리가 없잖아.... 하지만 물어보는 건 할 수 있다. 뭐. -응. 거기 대륙 가장 하단에 있는 소국이잖아.- 뭐. 뭐. 뭐!!! "그럴리가..! 이곳엔 없을텐데!" -무슨 소리야, 아는 사람이 적긴 해도 존재해. 하지만 이상하네. 왕족 중에서 그곳으로 간 사람이 없을 텐데.- 그런 문제가 아니라구. "거긴 어떤 나라야? 그러니까, 제도나 뭐 그런거 말이지." -나도 잘은 모르지만... 하여간 무척 강해. 소국인데도 불구하고. 지도자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하던데? 뭐 절대 마법 무위 능력을 가진 인간이 흔한것은 아니니까.- "절대 마법무위 능력은 뭔데?" -말그대로 마법이 듣지 않지. 마도도 그래서 그와 손잡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지. 그의 아들은 그에 비해 좀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 "그럼 왕제야?" -응. 그곳의 대다수는 아직 미개한 종족이거든. 뭐. 원주민들이니까.- 그럼 내가 아는 대한민국은 아니다. 그럼. 왜 같은 이름의 나라가 있는 거지? "가봐야 겠어..." -무슨 소리인지...- 검의 중얼거림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슴속에는 이른바, 만화의 표현으로 불길로 가슴을 환하게 비추는 듯 했다... 음... 역시 유치해. 그럼 꼭 가보고 싶다. 이거지. 음. 확인을 좀 해야 겠어. 어떻게 나의 나라를 아는지. 9-2. 그러나... 나의 이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황태자에서 한단계 올라간 황제의 역에 대한 공부를 하여야 했다... 사린이 주도적으로 나를 조졌고, 할터는 항상 감시하였으며..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사린과의 연습특훈에 시달려야 했다. 단연 내가 제일 불쌍한거 아니냐구... "에휴휴..." "야, 식사중에 한숨쉬면 밥맛 떨어져." 바키는 정말이지 뭐같은 근성으로 정말.. 끊임없이 먹고 있다. 말도 험하지... 성격도 더럽지. 정말... -음... 계속 단식하게 하지 그랬니?- 누구 잡을 일 있냐!!! "근데, 바키. 사린이 너한테 왜 존대말을 쓰냐?" 난 아주 궁금한게 많다고, 그래서 먹고 싶은것도 많다고나 할까? "응? 글쎄. 모르겠는데? 뭐, 내가 한미모 하니까 아냐?" 검과 나는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으윽!- "으윽!" "죽어." "어라? 얼굴에 왠 멍이...?" 으... 이지리스 그런건 그냥 넘어가는 거야! "아니.. 그냥 계단에서 굴러서 그래... (가장 보편적인 대꾸로서 대개의 사람은 맞았다는 것을 직감한다고 하지...) "아.. 네.. 상태가 심각하네... 그 계단 부셔야지. 어디있어요?" 이런... 답답이를 봤나.. 넌 계단 에서 넘어져 봐라, 얼굴에만 멍드냐? -음... 정말 진지한 성격이네.- 그건 아니지... "참, 이지리스, 왜 사린은 바키에게 존대말을 쓰지?" "네? 음... 그런 일이... 매우 정중한 분이기는 하셔도, 자기보다 낮은 계급의 사람한테는 벌레보듯이 하는데." 바키의 성이 벌레니까 그럴수 없지. "모르겠어요. 한번 조사해 보시죠." 이런 망할...! 누가 한가하게 그런걸 조사하냐!!! "아니.. 됐어. 그런건 직접 물어보는게 빠르지.." -검은 배추단을 다시 조직하는 건 어때?- 으... 아서라.. 난 그짓은 새 컴퓨터를 사준다고 해도 안해. "저기 마침 사린 로히넨님이 오시는 데요?" 멀리서..도 아니라 바로 우리 뒤에 서있는... 뻘건 돼지고기... "제게 무슨 볼일이라도 계십니까?" 그런..! 화장실 가는 것은 너한테 가야할 이유가 없잖아! 이게 아니지... "아... 사린은 왜 바키에게 존대를 하지? 나이도 사린이 많고, 신분도 그냥 평범해 보이잖어?" 나는 순진을 가장한 늑대로 물어봤다.. 흐흐흐. 재미있는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얼굴이 붉어지고 왜 눈은 내리까냔 말이다...! "오라.. 알았어요. 왜그런지." "오! 이지리스 말해봐라!" 천하의 둔팅이도 이건 알지. "알고보니, 바키가 귀족이였던 건가요?" ... -넌 참 불쌍하다.- 넌 내맘을 알아줘서 고마운데... 사실을 말해서 너도 그 한몫하지. "그게... 아니겠지. 사린?" 사린의 얼굴은 급기야 귀까지 빨개졌다... 서른이 넘은 놈이 뭐하는 짓인지...으이구. "에.... 베르네 양은... 아주.. .아주.." "아주 어떤데?" "아름다우신... 분입니다.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절도 있게 사라져 가는 그의 모습에 평소의 나라면 감동에 눈물 겨웠겠지만.... 이번에..는 이지리스랑 죽도록 웃고 있었다. "바키가!! 바퀴벌레가 아름답데!!! 우하하하!!!" "정말... !!! 어울리지 않게시리! 놀려먹어야지!" -우히히히 정말 안어울린다.- 이런걸 보고 바퀴벌레 커플이라는 건가? 후후후. 사린이 가고 나는 도서관이라는 곳에 가 보았다. 나의 도서량에 대해 말하자면, 정말 할말 많다. 아마도, 하루에 적어도 세권은 읽은 거였으니까. 그렇다면 나의 지식이 의심스러워 질 것이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깨우친것은 수많은 한자들(주로 묘사와 관련된)과 별 잡다한 무기지식, 영웅의 풍모... 같은 것을 많이 익혔다. 즉 무협지가 아마도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판타지 소설들은 양이 적어서 그리 많이 읽지는 않았다. 결정적으로 우리동네엔 판타지가 별로 없다.. 흑.. "여긴 책이 무지 많다. 검?" 나와 검뿐이니 이렇게 주절거릴 수 있는 거다. 여기 왜 왔냐... 면, 당삼 대한민국에 대해 조사하려고 하는 것이지. 물론 내가 살던 곳에 대해서야 내가 가장 잘 알겠지만, 이 대륙에 있다는 대한민국은 궁금하잖아. -근데, 너 문맹아니였냐?- "그렇지. 그래서 너와 같이 왔지." -엉? 내가 뭘?- "눈이 없어서 읽지는 못하고 느낄 수 있대며, 어서 느껴봐. 대한민국 자료. 흐흐흐." -이 사악한 자식...- 내가 너의 자식이라면 소형 아기검이 되겠군. -근데.. 굳이 너가 살던 나라에 대해 조사하는 이유가 뭐야?- "아. 남단에 있다는 그 나라는 내가 살 던 곳이 아냐." 검이 혼란을 느끼겠군. 이녀석은 좀 당해 봐야돼. -응? 그럼 어디있는 대한민국이냐? 이거참, 국명이 같을 수 도 있나?- "음.. 내 생각에는 이 세계가 아냐." 검은 잠시 침묵 했다. -너 혹시 신계에서 온거냐?- 신계는 또 뭐냐? "무슨 소리야. 그냥 이 세계와는 많이 다른 곳이야. 그 곳은 이곳과 사상도 많이 틀려.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난 무교야. 뭐, 너는 상상도 할 수없겠지만." -검이 상상하는 거 본적있냐?- "머리 속을 볼 수 없지." 으..음. 이거 완전히 주제가 어긋나는군. -그래. 하여간, 네 말에 따르면 넌 우연히 이런 이상한 곳으로 오게된 사람이고, 그곳은 이곳과 많이 다르다. 이거지?- "그렇지. 바보도 이정돈 알겠지." 크흐흐. -흠... 그렇다면 내 생각인데, 그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아마도 너와 같은 처지의 사람일 가능성이 있어.- 나도 그정도는 안다고. 그러니까 조사하는 거 아냐? -그리고 어쩌면 너에게도 절대마법 무위능력이 있을꺼야.- 그게 뭐냐고...물으면 대답해줄까? -이 세계의 사람이라면 마법적으로 무적일 수 밖에는 없으니까. 후.- "야, 검도 한숨쉬냐?" -걱정되서 그래.- 검도 걱정을!!! 혹시 뭐, 미래설계나 이런것도 하고 십년 부금 붓고 뭐 이러면 절대 용서가 안될거 같은데... -너, 절대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지마.- "왜? 사실 난 이 왕국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구." -그런 문제가 아냐. 넌 왜 마도가 대한민국과 손 잡을려고 하는 거 같냐?- "그런 어려운 문제를 알리가 없잖아." -그 절대마법무위능력 때문이야.- 이번엔 묻자... "그게 뭔데?" -마법이 듣지 않지.- "그게 그렇게 대단해?" -마법이 듣지 않지만 본인은 맘만 먹으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 이 세계의 법칙은 적용되지 않으니까. 따지고 보면 너가 날 사용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야. 너에게 단지 나는 말하는 검. 그 이상이 될 수 없으니까.- "아냐. 난 널 조잘거리는 수다검에 성격이 꽤나 더럽다고 생각해." 검은 아주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으... 말안해.- "검도 삐지는군... 허탈하다. 세상 믿을 검 하나 없다더니." -농담이야. 무슨 이야기면, 너에겐 핏줄이나 마력이란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야. 정신적 요소나 필연적 요소는 다 무효라는 거야.- 꼭, 퀘이크를 열씸히 해서 적을 무지 많이 죽였는데 리더가 꺼벙해서 깃발을 많이 빼앗겨 진 경우라 할 수 있나...? 그게 아니면... 그렇군, 카드에서 조커 같은 존재라... 이거군. 이것도 돼고 저것도 돼는... 무섭당. "좋은 거 아닌가?" -그렇지. 때에 따라선.- 때라...? -마도에도 좋은 요소로 작용될 수도 있다, 이말이야.- 음...실험체 같은 건가? -마왕이 될 수도 있으니까.- 좋은 거 같은데.... -하여튼, 앞으로 조심해! 앞으로 조사를 좀 더 해봐야 하겠어.- "그래? 열심히 해." -잔말말고 저기 책장에서 두 번째의 녹색 표지 책이랑, 그 옆의 검은색 표지 책 꺼내! 검이 손이 있냐? 발이 있냐?- 힘든 건 내가 다 해야 하네... 책장을 넘기고 나는 꾸벅 꾸벅 졸면서 검의 자장가를 들으면서 곤히 꿈나라로 달려갔다...꿈에서는 아빠가 엄마랑 웃으면서 만두를 빚고 계셨다. 한 판, 두 판, 세 판... 헉! 아빠! 전 다 못먹어요!!!! 엄마! 더 찌면 어쩌라구요!!! 내 귀엔... 나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검 같았다. 쳇, 무슨 검이 말도 하냐?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건가... 마도 공작.. 네 짓이냐? 아니면..- 9-3 교실에서 자본 사람은 나의 고통을 알리라... 책상에서 엎드려 자면 심각한 항 육신적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일단, 팔의 아픔은 그렇다 치고 가슴 부위가 뻐근하고 왠지 다리에 피도 통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상황은 만약 교복 상의를 덮고 자지 않았을 시엔 더욱 더! 심각해 진다... "으... 괜히 잤네.." -넌 왜 고생을 사서 하니?- 검아 검아 인간의 고귀한 육체적 고뇌를 니따위 돌의 일종이 알까? "저기.. 파즈 여기 있어?" 문을 밀고 들어오는 소녀는 익숙한 얼굴이였다. 바퀴벌레... 혹시 컴배트를 좋아하지 않을까나...? -제 왜 얼굴이 죽상이냐...? 설마, 사린이 고백이라도 한 건 아니겠지?- 그럴지도... 다행히 나의 예상은 뒤집어졌다.. "내 얼굴이 이상해?" 바퀴벌레를 집적 들여다 본적이 있는 희귀한 경험은 돈 주고도 못한다... 난 그런 경험을 국딩시절 바퀴벌레가 선호하는 색깔이라는 그런 웃기지도 않는 연구를 통해서 알게되었다. 뭐, 내가 한 일은 수집과 관찰 뿐이였지만... 굳이 얼굴에 대해 말하자면... 움.. 기묘하지.. 얼굴은 저그같고.. 몸통은 긴게 템플러 뒤집은거 같지..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 했다가 나중에 그 심오한 숨은 뜻을 알게 되는 날엔... 난 죽어도 곱게 죽지는 못하리.. "응? 가만...어라?" 뭔가 이상하네... "어때?" "음.. 눈 색이 왜 그러냐? 예전엔 그냥 갈색이였던거 같은데 지금은 아주..." "아주?" "돼지고기 같아...헉!" 난... 무슨 말을 한거냐!!! 역대 왕에게 야자하는 그런 막강 소녀에게... 헐... 난.. 죽음이다.. "아.. 저기 아주 예쁜 붉은 색이야. 하하하...(실없는 웃음이다...) 셀로판지.. 아니지.. 무슨 물감이라도 바른거야?" 셀로판지가 있을리 없지... 일단 그런걸 붙일 수 도 없지.. 가만.. 그럼 물감은 바를 수 있냐!!! 음... 나 바보 다 됐네.. "...나..." "살려줘!!! 아직 난 젊고 꼭 하고 싶은 일이 많다구!" 소박한 나의 꿈.. 꿈은 크게.. 세계정복... 음. 너무 크지? 근데 왜 무반응이냐.. 괜시리 불안하네. "다행이다.." 뭐가.. 다행이냐? 요즘 왜이리 어려운 말들은 많이 하는지.. 무슨 별론대회 참가 접수중인가? 그럼 검도 내보내 야지.. 이길자가 없을 거다. "나.. 이상해.. 사람들이 내 눈을 보고 내 말을 거역하지 않아.. 어째서지? 그리고 꼭.. 좀비같아.." 우앗! 뭔 소리야. 좀비.. 시체걸어다니는.. 그건 워킹 데드 맨(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라니까!!!)을 이야기 하는 거구.. 좀비는 뭐가 다르냐? 음... 괴수 대백과.. 그런 거 없지? "어떻게 거역하지 않는데?" "응.. 그냥 조용해져.. 이상해." 검의 깜찍한 조잘거림이 들려왔다. -어머나, 그거 혹시 마력의 눈아냐?- 게 뭐냐? 이 이상한 나라 바카스는 왜 이렇게 내가 모르는게 많냐... -흠... 재미있는데? 뭐 걱정하지 말라고해. 그건 주기가 있어서 곧있음 사라져.- 뭐야, 재미없잖아!!! 난 옛날 부터 재미없는거 재미있단 자식들 용서가 안돼! "걱정하지마.. 그냥 그러다 말겠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잖아." 검에 말에 따르면 나도 절대 마법 무위...라는 이상한 능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래.. 그렇겠지...?" 이내, 바키답지 않게 축 늘어져서 걸어가는 것이였다.. 좀 걱정이 되기는 하지.. 하지만! 항상 말하지만 남자보다 훨씬 강한 여자도 많고 괜시리 내가 위로 했다가는 사린에게 눈총을 받지 않겠어? 음... 둘이 엮어봐? 그러나... 사린의 나이는 서른이 약간 넘은...바키는 그래도 스물도 안된 예쁜 아가씨... 나이 차이가 좀 나는게 아니잖아? 역시...사린 넌 포기해라. 니가 무슨 이여자 저 여자가 좋아해주는 무협지의 얼토당토 않은 미남자가 아니잖어... 쯔... 현실은 무척 냉혹한거야. -아.. 요즘은 왜 자객도 없냐?- 음.. 넌 꼭 내가 목숨을 잃어야 한탄할 못난 검이다. 그 때, 커다란 폭음이 울리면서 어딘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 말이 씨가됀다.. 가만, 검이 그럼 말을 한다는 것이 돼는 건가...? 흠.. 고찰해 볼 문제로소이다~~!! "난 여기 짱박혀 있어야지~" -야.. 여자 냄새가 난다. 어서 가봐라.- 저번에 언젠가도 그러지 않았냐? "하지만 여자도 남자보다 강할 수 있다구..." -허허! 여자는 약하고 부드럽다! 지켜줘야지." 그럼... 여자들에게 교내폭력의 희생자였던 난 뭐냐? -어서 가!!! 그럼 내가 너 잘때 도서관에서 글 읽을께.- 협상의 여지가... 흠... 난 왜 이런거에 넘어가냐? 차라리 먹을 껄 달라구. "10권 이상." -좋아~!- 나는 이 싸가지 없는 검을 들고 열나게 뛰었다... "덤빌테면 덤벼라~~~ GO GO GO!!!" 난 오늘 부터 막강 마린이다!!! 백골단이 더 세지 않을 까 싶지만은... -어서 가라!! 달려라 황자!!!- 우린 아무래도 위기감 없는 CC(커플말고... 기사 코메디 커플이라.. 이거지. 영어? 난 애국자다.)다.. 음... 나는 경악의 경악을 거듭하고 있었다.. 장내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도그 라운드... (한글직역 : 개 판.) 쯔..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이렇게 또 망가져 가는 구나...! 그러고 보니.. 나의 소중한 어린 얼갈이 배추들이 파헤쳐서 밑동이 보이고 있었다... 으...아!!!!! 폭주다!!! 이 상황을 표현 하자면... 에바 버전...(안본 사람은 그냥 넘어가시길...) -(이지리스..) 파즈호기! 폭주!- -(세트) 검과 동화율이 400%입니다!- -(케자로) 이겼군. 나는 상대도 안본고 돌진한 덕에 이지리스와 멋지게 박았다.. 흑.. -병신...- 으... "이지리스 상황은?" "심각한거 같죠?" 보면 모르냐.. "이거 봐요...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 다 까졌잖아요... 잉." 음... -한 두 번이냐 무시해라..- 무시 무시 무시.. "그럼 할터랑 사린은?" "에휴.. 북성에서 회의하고 계실 꺼예요. 왜 항상 그 분들 없을 때만 일이 터지냐고요..." 그러게 말야.. 이거... 누구의 농간이냐..전 그래도 신을 원망하지 않으렵니다.. 대신 다음에도 이런 일 있음... 아라서 해!!! "적은 몇이야?" 케자로는 나의 질문에 대답해 주는 대신에 칼을 뽑았다.. 살벌한 자식... 무섭당... "저희를 둘러싼 모두죠. 대략 숫자는 10여명.. 상당한 수준의..." 상당한 수준의 뭐? "괴물입니다. 마도의 것이로군요. 전이마법으로 이동해 온거 같습니다.." 여기의 괴물들은 빌프리언이나 켈같은 괴물이 다는 아닌가 보다.. 흠. 여기 온 새로운 괴물은 뉴페이스...! 그게 아니지.. 하여간 별로 이쁘진 않다.. -왜 예쁜 괴물은 없을까?- 그런 질문에 대답할 기력 없다.. "조심하십시요. 이 괴물은... 강한 발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가봐... 생긴 건 꼭 닭같이 생겨 가지고, 발톱은... 으... 괭이나 낫? 음... "저기 케자로.. 보통 괴물에겐 몇명이라고 이야기 안해." 이자식 어떻게 기사가 됬냐? "음... 다른 기사는 없어?" 그래.. 이건 좀 심하잖아? "대관식 준비로 차출 되었지요. 뭐." 그렇다고 성의 경비가 소홀하다니... 이 나라도 알만하구만.. "옵니다!" 뭐가? -야, 어서 방어해!- 나도 알어! 이나라에는 괴물도 용병제인가..? 그 마도라는 나라도 알만하다.. 사람이 없어서 괴물을 쓰는 건지도. 흠.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난 달려오는 부나방같은 적들을 용감히 베고 또 베고 벴으면 얼마나... 좋겠냐? "전하는 피해계시죠!" 말이 되냐? 포위당했는데 어디로 피해? 난 기껏해야.. 검을 들어 적의 비수를 피하는 정도로 밖에는... 음. 이번 괴물은 꽤 강력했다.. 난 이래뵈도 검도도 2단이였는데. 흠. -이거 아무래도 위험해...- 나도 알어! -마력의 움직임이다.- 검의 소리와 동시에 우리의 앞에 예의 살인자 검은 머리 소녀가 나타났다... 이런.제길. "흠. 뭐야 왜 마법을 쓰지 않지?" "누구 보고 하는 말이야?" 여유롭군 .. 이런 말도 오가고. "너말야. 영민이. 분명 마법을 쓸 수 있을 텐데?" 그녀는 그러면서 자신의 약간 짧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꽤 매력적인 타입이구만...음..이럴 때가 아닌데... "그러는 넌 이름이 뭐야?" 그녀는 싱긋이 웃어보였다. "훗. 그건 말이지. 비.밀." ...제로스 흉내냐? "얼굴 찡그리지마.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다구. 도대체 여긴 도통 재미가 없거든.." 어라라?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거 맞지? "너 혹시 제로스 알아?" 소녀는 나를 의아한 듯이 쳐다 보았다. "너야 말로.. 혹시...!" 뭔가 이상하더니... 이 애.. "난 자랑스런 단군의 자손이야. 넌?" 소녀의 눈은 눈물이 맺히고 있었기에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나도야... 정말.. 난 그냥 특이한 이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 "그렇구나.. 너 이름이 뭐야?" 어느새 괴물들은 그녀의 뒤로 물러나 서 있었다. 이지리스랑 케자로는 약간 놀라고 벙찐 얼굴로 있었다. "내 이름은 민정이야. 강민정. 헤헤헤. 나.. 정말 기뻐." 나도... 설마 나같이 어이없는 곳에 온 사람이 또 있다니. "그래. 민정아 반가워!" 난 그녀를 향해 웃어보였다. 환하게. 그런데 그녀의 얼굴에 스친 이상한 감정들... 회한? 걱정? 두려움? "...나.. 앞으로 너랑은 싸우지 않을꺼야.. 하지만.. 다신.. 널 보고 싶지 않아.. 잘 있어.. 응.." 뭔소리야! 그녀는 다시 주문을 외면서 사라졌다. 덩달아 괴물도 사라졌다.. 그러나.. 왜..? 날 보고 싶지 않다는 거지? 설마.. 그 주부 도박단 사건때 나에게 실망했다든지 하는...헉... "그 옷은 내가 만든게 아닌데..." 이지리스가 나를 바라보고 한마디 했다. "근데 단군이라는 분은 선대 황제 이신가요? 그 분도 황족이세요?" 우... "굉장히 오래된 당근이야. 됐지!" 머리가 복잡해진 나는 그렇게 튕겨주었다.. 쳇. 이지리스는 예전과 달리, 오리에서 거위로 생태계연구를 바꿨다. 놀랍다. 왜 그녀는 나를 보고 싶지 않다고 했을까? 세상천지에 나와 같은 만화영화..를 본 어찌보면 동지인데... 왜... 검은 계속 침묵을 지켰다. 난 왠지 이곳의 생활이 한 없이 겁나기 시작했다... 뭔가.. "나 잘할 수 있을까? 하지만 황제를 하는 것은 정말.. 걱정된다구." -누구나 다 잘할 수 는 없는거야. 그리고 내가 있으니까.- 사실 그래서 더 걱정이 된다구... 가만..? 뭔가 잊은 거 같네? "그러고 보니 어디서 여자 소리를 들은 거냐? 너?" 검은... 침묵을 지켰다.. 침입자 중에 왠 여자매 셋이 있었다는 것을 들은 것은 나중이였다... 이 녀석 또 내뺀 거잖아! ======= 제 3화...스타 크래프트... 한글판.. 별들의 전쟁... 그것은 육군에서 많이 일어나지..음.별들의 충돌은..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보아라... 저 아름다운 별들을...후후후.- "이봐.. 우리나라에서는 저걸 스타라고 해." 국방성에도 비슷한 게 널렸지. -저번 날개달린 괴물의 공격은 참 황당했어.- 부탈리스크가.. 곤충인줄은... 모기향에 당하다니.. "응.. 어? 저기 별들이!!!" 아름다운 별들이 유성으로 변해 떨어지고 있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설정인가!!) -음... 메테오로군. 큰일이다! 어떤 나쁜 마법사가 저런 극악한 공격을!!!- 극악하지 않아도 할 수있지만... "이걸 어찌 막을 까요 전하!" -차라리 나한테 묻지 그래?- 나야말로 스타에 관해선 꽤고 있다!!! 난 별을 보았다.. 아 아..난 그만 헛소리를 중얼거렸다. 역시 스타(스타 크..)는 우리나라 길드가 최고지.. "역시 스타엔 클로킹이.."(우리나라산 마린은 그게 기본이다...) 나의 이 한마디는 엄청난 화를 불렀다.. 헐.. "알겠습니다!!!" 할터가 뛰어갔다. 뭘 알겠다는 건지? 곧이어 급조된 듯해 보이는 엄청난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클로바.. "..뭐냐.." -내가 묻고 싶다.- 나중에 알고 보니.. 클로바를 크게 만들어서 클로바 킹을.. 만들었다. 그리고 메테오는... 그 조형물로 인해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거의 피해 전무...이건 전편보다 더 말이 안됀다... 나 왜 이런 거 쓰냐? 이번엔 죽는 거아닌가 몰라...독자..의 한마디가 메아리친다.. "죽음의 서 작가는 죽음이야~~" 음... 이건 절대루 본편 내용과는 상관없다...그리고 다음편으로 9-4도 있다. =========== 9-4 "전 황제가 되는 거군요." "앞으로 며칠 뒤면요. 전하." 사린은 옆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명목은 내가 자꾸 겁없이 뛰쳐나간다는 데... "준비할 건 있나요?" "대 귀족들의 이름을 다 외우셔야합니다. 작위를 인정한다는 거에서 그런 풍습이 생겼죠. 뭐 까먹어도 할 수 없지만요." 그거 그리고 대중앞에서 개망신이지...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 전국 고등학생 연합 뒤에서 궁시렁 거리기 총수가 아닌가?!?(이런 조직이 어디있는지 문의하는 자는...죽음이다.) 총회원수는 손으로 셀 수 있고 한번에 집합 가능한 엄청난 기동성을 자랑하고 꼭 참는 인내심을 가진 조원인 것이다. 그래서 사린의 이런 나를 무시하는 발언에도 나는 꾹 참을 수 있었다. "걱정 마세요. 정 안되면 비상수단을 쓰면 되죠." "그게 뭡니까?" -야, 난 절대로 모르는 일이다.- 짜식이.. 니 도움 필요없어! 검 주제에 건방지군.. 감히 지고한 인간에게.. 흠. "컨닝이라는 방법이 있지." "컨닝? 그게 뭡니까?" 몰라두 돼! "좋은 거야. 그럼 가보라구.." 사린의 얼굴은 스타에서 초반러쉬하다 실패한 얼굴이 되어있었다. 불쌍한 넘... 그러고 보니.. 저번에 케이크 사건이 떠오른다.. 이틀전 일이였다... "아... 퀘이크 하고 싶다.." -아...주인 패고 싶다..- 건방진... "저...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할터는(이지리스와 케자로는 특훈 중이였다.. 쯔..) 제빨리 뛰쳐나갔다.. 도대체 어떻게 준비한다는 것인가?!? 여기 컴퓨터.. 아니 8비트 게임기라도 있을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곧이어.. 할터가 준비해 온것은... "케이크잖아?" "드시고 싶다고 해서.. 준비해 왔는데요?" 이런...! 썩을... 누가 이런 단걸 좋아하냐!!! -야... 너 단거 싫어한다더니.. 입맛 바뀐거냐?- 그럴리가요.. "저기.. 할터.. 이런 걸로는... 헤드 샷도 못해... 아니다. 내가 말을 말지.." 할터는 나를 아주 심각하게 쳐다보았다.. 뭔가.. 불길하당.. "그럼 실례를 무릅쓰고.." 뭘? 무릎은 왜? "..." -오옷!- 맞아본 사람은 알리... 케이크! 세례... 머리에 날리다니... 헐... 그날 이후 난 할터에게는 정확한 발음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야.. 뭔생각하냐? - -아.. 알았다. 드뎌 너도 바보에서 백치로 진화했구나?- 이검의 어휘체계는 날이갈수록... 도를 더해.. 더해.. 흑... 그냥 입산 수도 해서 도나 닦아라.. "또, 대신 회의에 가야 잖아." -그렇지.- "에잉... 재미없어. 그래.." -뭘?- "나도 개혁하는 거야!" -뭘?- 검이 그러면 그렇지. 어휘체계의 단순함이 이루 형용할 수 없구낭.. 바보검.. 국어공부나 수능을 준비해라. "지금 이시대에 필요한것은 새로운 개념입니다. 바로 신경영 사고라고 할 수있죠." 어디서 주어들은...건 많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 대신 A : 저기.. 그게 무슨 소린가? 신경영이라니? 대신 B : 몰라요. 제가 알면 여기 있나요? 대신 C : 이런 무식한 것들! 다 모르니 여기 있는 거잖아! 그건 아닌거 같다만... 하여간.. 모두가 의아한 얼굴이였다. 심지어 바보 검도 의문을 표시했다. -그게 뭐야? 나만 살짝 알려주면 안돼냐? 퀴즈 게임은 나도 좋아해.- 여기가 퀴즈게임장이냐! "흠! 그러니까, 앞으로 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요금을 월급제로 한다든지, 군도 용병제로 바꾸고, 상업의 육성! 상업가문(이곳엔 기업이라는 개념이 없당..) 의 전문적 경영화, 마법사 육성 등이 그것이고, 도로와 시장의 건설 입니다." 뭐, 사정만 된다면 겜방이나, 콜라텍도 좋지... "전하.. 무슨... 그런 말도 안되옵니다. 군을 용병제로 바꾸면 군의 기강이 문란해지고, 우리나라는 대대로 상업가문이라는 것은 귀족가문에 종속된 형태였습니다. 천한 그들을 육성한다니 말도 안되옵니다. 그리고 마법사는 어차피 하늘이 내리는 것. 포기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리고, 천한 사람들이 시장을 원하건 말건 무슨 상관입니까?" 오... 길다... 확실히 여긴 전근대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있다니까... 일반 환타지에서는 열씨미 사람들을 설득하고 엄청 멋져 보이던데... 내가 그런걸 할 수 있냐? 없다구.. 이럴땐... "시끄럽습니다! 제가 한다면 하는 겁니다!" -윽...- 이걸 몰랐지? 나야 뭐... 황제 시킬 마음이 없어지면 다행이고.. 뭐 이대로 해도 좋은거 아냐? 나야 자세한 건 모르니까. 좌중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마른 백작이 떨리는 입을 열어 물었다. "그렇다면 시장과 도로의 건설과, 마법학원의 육성에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실 작정이십니까? 그리고 군 문제는요?" 알게 뭐냐.. 하지만.. 대답안하면.. 혼날 분위기.. "그러니까, 궁의 현재 방식을 뜯어 고치자는 것입니다. 귀족도 세금을 거두어야 하고 그 감시를 하는 국세청이라는 기관을 두는 겁니다. 그리고, 군의 지원은 일반 국민이 군에 가지 않는다면 내게 하는 돈으로 충당하고요. 또, 건설에 따른 자금은 귀족에게서 걷은 돈을 기준으로 하고요." -오... 그럴싸하기는 한데...- 한데 뭐? 어색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거지! "그렇다면... 담당하는 사람은 누구를 생각하고 계십니까?" 스란 백작이였다. 오랜 만이구만.. "바키 베르네양이 할 것입니다." 물론 그녀에겐 묻지도 않았지만... 생각나는게 있어서. .흐흐흐.. 모두들 이상하게도(정말 이상하다.)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왤까...? 내가 황제가 안되면 세금 안내도 되는데... 혹.? 황권찬탈을 모의중? "그럼 다른 질문을 받습니다." 꼭.. 공청회 하는 거 같다.. 아님 청문회? 모릅니당... "전하께선... 아닙니다. 저희 귀족 연합은 의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모두 전하의 뜻이니까요." 옹? 마른 백작은 귀족 연합의 짱이라는 사실이 놀랍당... 그보다.. 왜! 의의를 제기하지 않는 거냐!!! 아.. 이대로 난 팔자에도 없는 황제가 되야 하는 가... 내 꿈은.. .아... 착실한 회사원... 월급쟁이 인데. 어찌하야.. 나 삐졌다. "그럼 이만 하지요. 전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웅... 대신들은 무슨 이야기를 열심히 하는 거 같기는 했지만 싹 무시하고 나는 멋지게 장소를 빠져나갔다...웅... -야. 너 바키한테 왜 그런 일을 시키냐?- 내맘이당. "잘 할꺼 같지 않냐?" -글쎄...- "마안이래며. 그럼 나빼고는 바퀴 앞에서 진실만을 이야기 할꺼 아냐. 거 확실한 감사지. 속 마음까지 이야기 해야 잖아. 그리고 언제 까지 궁에서 놀려먹게 할 순 없잖아." -무서운놈... 마안의 힘을 그런데 사용하다니...- "나 원래 사악하당." 여하간 나는 무지 삐졌다. 김치 부침개나 해먹어야지... 핫... 후라이팬이 없군...헐. "정치란 참 쉬운거 같아. 사린." 그날 저녁 난 사린에게 이렇게나 친절하게 말을 건냈다. "아.. 오늘 일 말씀이시군요. 저도 의문나는 점도 많지만. 전하의 뜻이라면 따라야죠. 꽤나 논리적이였다고 하던데요?" -사기다..- "아.. 그게 아냐. 정치란 말이지.. 윽박을 잘 지르는 쪽이 이긴다는 거야." 암. 우리나라 정치인을 봐라. 그리고 의미 불분명하게 이야기 하면 알아서 해석해주잖냐? 얼마나 좋냐? -음.. 마법학교에 사기학을 첨가하는 것이.. 수석강사 파이에즈..- 천만에... 명예교수다!!! 이렇게 정치는 쉬운 것이다... 그러나... 난 왠지 앞날이 안 걱정되는 거 보면 엄청 문제아인가봐... 그리고 나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은 어찌 되었을까.... 걱정된다. 음.. 동족 상잔의 제이의 육이오는 없어야... 할텐데.. 근데.. 나 너무 긴장감이 없당... ========================== 제 4 화... 마린의 공격..... 도를 더해가는...어떤 독자님이 계속 쓰래서... 밟히면서 쓰는 발자국 찍히는... "큰일났습니다!" 그건 화장실 가서 해결하라고... -음... 마력이 느껴진다.- 이제 니 감은 안믿기로 했당. "뭔데?" "마린입니다... 마물이 마린을 포섭했나 봅니다!!!" 음... 마린을 방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레이스로 게릴라전을 펼치는 것인데.. "레이스가... 최고의 방어력을 자랑하는데..." 헉! 나 지금 뭐라 했니!! -레이스가 무슨 쓸모가? 아냐.. 저번엔 모기향도 주효했으니...- 레이스는 비싸다는 거만 빼면 참 좋은 데 말야. 이번엔 너무 황당한 발언을 했으니 그냥 넘어가라구... 할터의 얼굴이 굳어지면서 달려나갔다..걱정된다.. -아니 이럴수가!!! 적들이 혼란에 빠졌다!!- 엉?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 성 밖으로 적들.. 물의 요정 마린들은.. 하얀 예쁜 레이스에 걸려서 넘어지고.. 그리고 젖은 천이 더욱 칭칭 감겨저서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다.. 헐.... 여기 괴물은 닭하고 사촌이냐! "음... 이렇게 되기도 하는 구나... 헐.." 여기서 한마디.. 레이스는 비싸니까... 신중히... 결정하자.. 이건 소설이니까 가능하지... ^^ 나지금 뭐하냐... =================== 10-1. 자고나니 황제가 되어있었다. 오늘도 아름답고 즐거운 하루가 되리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비록 바키한테 예의 세무-공무원 직에 대한 죽지 않을정도의 얻어터짐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무릇 정치에서는 소리가 중요하지만, 인간관계란 묘해서 그녀가 나보다 강하다. 원인 제공에는 사린의 역할이 컸다. 사린이 거의 바퀴벌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내가 알게 되고 나서 왠지 사린이 좋아할 만한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해서 바라보았지만, 입이 조폭보다 더 험하고, 생긴거야 나야 이곳의 미의 기준이라는 것을 모르니 넘어가고... 요리는 당연히 못하고, 손이 먼저 나가고 무신경한.. 한마디로 어디가 좋은지 모르겠다 이거다.. -음. 오늘도 날씨가 맑고 좋군. 대관식이 얼마 안남았네. 야, 뭔생각하냐?- 널 어떻게 하면 제철소에.. 아냐, 포항에 보내버려서 철 책갈피를 만들어야 겠어. 아니지. 그럼 조잘거리는 책갈피가 대량생산 되니 것두 문제다. "야, 검, 대관식 행사를 읊어봐라." -뭐 특별할 건 없어. 넌 그냥 자면 돼.- 어디서? 왜 잠을 자는데? 보통은 화려한 옷입고 멋들어진 궁에서 관을 쓰는 거 아냐? -뭐, 신에게 간택 받지 못하면 알짜 없지. 사실 귀족 들도 네가 되리라 생각 안하니까. 뭐, 걱정해야 할 이유는 없을꺼야.- 신. 내 사이즈는 265이다. 그 신일리는 없지. 그렇다면 혹, 하늘에 계신 그 뭣이냐, 인간보다 월등한 존재.. 멸하지 않는 그런 거 맞지? 난 참고로 무교당.. 한때 교회에도 다니고 성당에도 다녔지.. 성당에 다니다 때려친 이유는 자주 일어나야 되서 힘들어서 였고, 교회는 문턱이 너무 높아서.. 그리고 불교는(난 절도 가보았다..) 같이 절하기가 장난이 아니여서 였기 때문이다. 근데.. 그런 부처, 예수님, 알라와 같은 그런 신을 말하는 거지? "신이라니? 어느 신을 이야기 하는 거야?" -음. 뭐라해야 하나.. 이 세계를 흐르게 하는 자이지.- 흐르게 ? 만들었다면 모를까? 흐르다니? "흐르다니?" -시간말야. 정지되어 있다면 그건 이미 세계라 할 수 없지. 안그래?- "음... 굉장하네. 신의 존성대명을 알고 싶은데. 뭐야?" 역시 무의식중에 무협지 대사가 뛰쳐 나오는 구나..! -무슨 소리야. 신에게 이름이 있을리가 없잖아? 인간이 만든 그런 이름따윈 통용되지 않는 거야. 그리고 신은 그냥 신이지 인간에게나 있는 독특한 이름이 없다구. 설사 있다 해도 우린 알아듣지 못해.- 이봐, 우리가 아냐. 넌 검이고, 난 사람이라구! 종족이 달라! 가만, 검도 종에 속하나? 그럼 시초는 누구? "좀.. 이해가 안가네. 좋아. 그렇다면 신전같은데서 황제가 되기 위한 인정만 받으면 된다 이거지?" -잘아는구만. 뭐, 그렇지. 이젠 거의 형식적이 됬지만, 그래도 신은 나타난다고 하니까. 다들.- 어라, 꼭 지는 못 본것처럼 이야기 하네? "이봐, 넌 못봤냐?" -응. 근데 어디 신이 있었다는 건지. 나원참.- 그거 혹시 사기라는....! 그러나, 나는 내가 깨닭은 놀라운 진실은 이야기 하지 않기로 하고... 한마디로 입닥치고 조용히 구석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럼 신은 없을지도..." 가만, 그럼 난 어쩌라구? 그리고 자고 나면 황제가 되어있다든지 그런거냐? 하기사, 이번 기회에 확실히 황제에 자리를 놓치는 게 나한테는 더 편하겠지. 암. 사실 내가 날씨에 연연해 하는 이유가 있다. 요즘 내가 향수병에 걸린거 같다 이말이다.. 향수병이라 해서 향수에 연연해 하는 일은 없다. 단, 주위 사람들이 피곤해 진다. 왜냐구? 들볶으니까.. "이지리스.. 오랜 만이야. 훈련은 순조로운가 보지?" 이지리스는 그 어벙한(사실 이지리스는 그런대로 미남형이다. 약간 어려서 문제지.) 얼굴을 환하게 하면서 내 말에 대답하였다. "요즘 얻어터져서 오늘 하루 휴가를 받았더니 훨씬 가뿐하네요. 뭐." "그래? 그럼 가서 더 열심히 해. 사린과의 대결이 즐겁다면야. 내가 말릴 수 없지. 흐흐흐." 이말에 이지리스는 한층 업그레이드(다시 언급하지만, 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당.) 된 얼굴을 하고 내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케자로는 아직도 할터의 정의에 대한 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쌍한 넘. 사실 이렇게 바쁘지 않았다면, 그리고 김치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도 지금쯤 혼란에 빠져도 한껏 빠져 있었을 것이다. 마도의 공격이나, 자객,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이상한 나라... 도대체... 이럴때는 그 순경아저씨가 생각난다.. 설마 애꿋은 나를 찾겠다고 인생조지고, 한강을 헤메고 계시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 이야기 하겠지. 젠장! 이런 더러운 물에 빠질것은 뭐람! 그치만 아저씨 한강물도 많이 깨끗해 졌다구요... 이 나라 바까스의 국가적 행사인 대관식은 생각한 거와는 많이 틀렸다. 일단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그리고 일단, 약간 조잘거리는 검과의 긴 동행이랄까? 흠. "야. 이신전은 생각보다 아주 조용하고 소박하다 못해서 검소하다." -궁전과는 많이 다르지. 뭐. 하지만 신경쓰지마. 앞으로 두 블럭만 더 가면 신당이 나오니까.- 그러니까, 내 말의 요지는 이 길이 얼마나 기냐 이거야... 한 열블럭은 걸은거 같다구. 어쩐지 겉모습은 엄청나게 길다 했어. 흑..! "여기 누가 설계했는지 궁금하다." -왜?- "이토록 조형미를 신경쓴 나머지 실용미를 잊다니..." -음.. 일리가 있당.- 검과 끝말잇기를 열라게 하던 중... 드디어 검과 나는 영예의 전당같은 신당에 도달했다. 뭐, 생각과 달리 그냥 공터...? 그 때, 난 정말 신의 계시를 들을 수 있지 않을 까 기대하고 있는 중이였다. 십초간 침묵. 다시 1분 침묵. 요즘의 자라나는 청소년은 인내심이 없다... "왜! 안나오는 거야! 신! 나와서 나한테 '너 황제하지 마!'라고 이야기 하라구!!! 어서! 에잇! 내가 꼭 이렇게 소리질러야 하냐?" -야... 버릇없게 쉬리...- 일본에서 10만의 수익을 올린 쉬리? "하지만 열받잖아! 넌 신 목소리 들은 적도 없데며! 신이 없다면 이런거 지어놀 이유가 없지!" -뭐, 정치계란 것엔 명분이 중요하니까.- 난 그런거 관심없당! 그래 부셔버리는 거야! [재미있군.] 엉? -어라라? 어디서 들리는 거야!- 이봐... 신이라면.. 나타나고 귀신이라면... 귀신도 신이군.. "누구야!" 원형의 천장에 은은하게 소리가 울렸다. 거북스런 테란의 캐롤송 같다...(들어보면 안다..) [너가 듣고 싶은 목소리. 헌데 넌 누구랑 이야기 하는 것이지?] 신이라는... 이제 별게 다 나오는 구나... 그럼 이젠 드래곤만 나오면 되네. 그럼 내가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야 하는거 아니지? 환타지 소설에서는 그런거 많잖아... 아니 요즘엔 용이 주인공이 많아서. 꼭 그러진 않아도 되겠지.. "정말 신이야? 바보검?" -그런거 같아..그리고 난 바보 아냐...- 신 목소리 들은 적도 없다더니.. "아저씨!" [날 말하는 것인가?] "그렇지. 정말 신인가요?" 그목소리로 고고고 해보라고 하고 싶은 것을 꾹 눌러 참고 난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뭐, 다들 그렇게 부르는 거 같더군. 허나, 난 별로 기분 좋지는 않지.] 왜 기분이 않좋지? -정말 신이네...- 너도 놀라냐? 검주제에 별걸 다해... "왜 안좋은데요?" [신이 만능하지도 전능하지도 않은데 우습지 않은가? 사실 난 이곳에 갇힌 몸이야.] 어라라...? 신을 가둘수도 있냐? [궁금할테지... 하지만말야... 가둔 사람이 신이라면 이해하겠지...] 신이 둘인가봐.. 아냐 다신체제일수도... "가둔사람 이름이 뭔데요?" [음... '당(糖: 사탕이라는 뜻의...)'이라는 이름이지.] 당...? -희한한 이름이네...- 나는 그런데 왜 이신의 이름도 궁금해지지? "저, 실례지만 댁의 이름은요?" 그나저나 난 겁도 없구만... [음... 음... '근(斤: 도끼라는 뜻의...)'이야... 아.. 이봐! 웃지 말라고!] 당근이지~~~ 우헤헤헤! "당근.. .큭... 당근이래.. .후훼켁! 우..웃긴다... 그럼 이세상은 당근이 지배하는 거야... 후하하하..." 당근의 이름은 당근이지~ -뭐가 웃기다는 건지...- 아, 이나라에 당근이 없지.. 정말 다행이시겄구만.. 헤헤헤. 가만, 신이라니까, 내가 사는 세계도 알거 아냐? "저.. 큭.. 죄송해여. 근데... 당근이 뭔지 아시는 거 같네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넌... 그세계 사람이구나.. 과학기술이 모든 마법을 억누르고, 인간의 지적 감성이 극도로 발달하는 세계... 뭐,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구만...] 그 묘사는 맘에 안들지만... 음. 그치만.. .갇혀있어도 신이니 날 보낼 수도 있겠지? 이때 난 어디선가 서광이 비추고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다는 옛성현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했다. 후후후. 10-2. 그러나... 어디 쉽게 그런게 입으로 나오냐? 그래서 나는 소설속에서 흔히들 하는 질문을 시작했다.. 아니지 무협지가 이런 경우가 많은데... "왜 갇혀사시는 거죠?" -취미가 아닐까...- 요즘 농담의 강도가 심해지시는 구만.. [신이라 해서 만능은 아냐. 난 지혜를 관장하고 '근'은 힘을 다스리지. 즉, 내가 이 세계에서 다루는 것은 마법이야. 지식도 포함되지만, 마법이야 말로 인간 지식의 한계라고 할 수 있으니까.] 어렵다.. 신은 다 이렇게 어렵고 거북스런 말투로 말하는 거냐? -좋은 얘기다. 나 잘테니까 이따 깨워라.- 이런.. 검도 자냐? 그보다 죽을땐 같이 죽어야 할거 아냐! "그러니까 아까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왜 갇히신 건데요?" [그러니까... 난 지식을 관장한데두!] 난 적나라하게 물어보자고 결심했다. "즉, 맞장뜨다 당한 거로군요?" 잠시 침묵이 돌았다....너무 정면 공격인가? "아니 저기 내 말은... 평소 글만 읽은 사람이 약하니까... 싸우다 보면 개구리 발톱의 때만한 확률로 일어날수 있는 상황-즉, 질 수도 있다.. 이말이죠?" 그는 재빨리 대답했다... [그렇지. 그렇게 된거지.] 이거야 원, 신으로 존경하래도 못하겄다. 말투만 위엄이고 나머지는 영... 아닙니다요. "아, 그러셨군요. 힘드셨겠어요." [그렇지. 잘 아는구만..] 가만.. 그럼 내가 그 장례식에서 외운 그 이름 이상한 신은 뭐야? "저.. 질문 있어요." [말해봐.] "하이린이라는 신은 뭔가요?" [좋은 질문이다.] 꼭 사제지간 같구만... 헐.. [그러니까, 나와 '당'은 이 세계를 다스렸을 뿐.. 세계에 나서지는 않았다. 넌 설마 진짜 신이 자신을 숭배해 달라고 광고하고 다닐꺼 같냐? 그러니까, 지금의 종교는 하이린이라는 그냥 예전에 신성한 마법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낸 것이지. 그러니까 하이린의 사제라는 놈들은 다 사기라는 소리지. 안그러냐?] 오늘 잘못하면 종교학을 배우게 될거 같다는... [그렇다고 해서 너의 세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너의 세계는 나와는 다르지. 뭐, 누가 창조하든지 알게 뭐냐? 단지 종교라는 것은 그 이념이 세상사람들에게 이롭게 할때 만들어낸 신보다 더욱 빛나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우냐?] 몰라요.. 몰라~~ 나는 널 몰라~~ 엠이다~!~ [그러니까, 너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종교적인 분쟁같은 것은 다 인간들의 그릇된 사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저기.. 잠깐만요." [응? 왜?] "정말 지혜의 신이라는 것은 알겠으니 그만 해 두시죠. 전 17살 소년이라구요.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이해할 리가 없잖아요." [아깝다.. 아니다. 흠.] 의구심... "그럼 좋아요. 제가 다시 저의 세계로 갈 방법은 뭐죠?" [좋은 지적이다.] 안다는!!! [내가 그런 일따위 알리가 없잖아.] 그렇다.. 여긴 이상한 나라... 나는 앨리스.. 으악~!~!!! 여긴 왜.. 말하는 하등의 쓸모없는 검과, 아는 것은 무지 많은데 정작 필요한 지식은 모르는 멍청한 신... 거기다가 쓸데없는 걱정쟁이 기사에 말꼬리잡는 천재 하인... 으.. 이건 도대체... -아웅.. 아직도 이야기 안끝났냐?- 난 더이상 여기 있고 싶지가 않다... "나 갈래. 너 미워." 많은 사람이 잊고 있는 거 같지만... 난 황제 하기 싫다... 그러나 이 신은 그걸 바랬던듯. [이봐! 가지말라구! 난 말야 너무 심심하다구!] 나는 그를 비웃듯이 바라보았다. "이봐요. 신님. 난 사실 황제가 될 생각도 없었다구요. 여기 들어온 것도 호기심에 들어온 것이라구요. 제게 하나의 이익도 없는 이런일 할 거 같아요?" -옳소!!! 드디어 내 주인같구나..- 너 혹시 마검 아냐? [이거 참... 이러면 힘도 모이지 않고 무지 위험해서 하지 않으려 했는데..] 뭘? 곧이어 나의 시야에는 빛나는 구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굳이 설명하자면...죽여준다...! 놀라버~!! 꼭 이천년 기념 폭죽 같았다.. 나는 종로에서 그거 보다가 전치 1주로.. 다리가.. 퍽하고.. 흑... 불쌍... 나같은 사람 많았을 꺼야... 하여간, 빛의 구체는 내 주위로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 머리를 가진 미소년이였다. 그런데... "저기.. '근' 맞죠?" -아마도.. 엄청난 존재감이야..과연 신이로군.- 그런! 난 그런 거 모르지만.. 엄청난 존재감이라는 말에는 찬성이야. 실제로 등뒤에서 후광이 비추고 있거든... 헐.. 이런 꿈같은 일이. "그래. 내가 근이야." 여기서 나의 필살 미스테이크... "근데 지혜의 신치고 머리가 비어보이네요." 순간 후광이 깨끗이 사라졌다... -병신...- 나도 신이다! "그래? 음... 그럼 어떤 모습이라야 지적으로 보일까?" 그럼 모습도 당삼 바꿀수 있냐? "그냥 이대로도 좋아요.. " -야, 얼지마!- 난 진실만을 이야기 할껏을 이 자리에서... 으... "그보다 아까는 갇혀있다면서 이렇게 있으셔도 되는 거예요?" 그 신은-난 이세계 사람들이 불쌍해졌다. 이런 놈을 믿고 살다니..- 머리를 긁적이면서 이야기 했다. "그게.. 난 그냥 그가 무서워서 이곳에서 근신하고 있었던 거거든. 뭐. 언제든 나올라고 하면 나갈 수 있었는데..." 으.... 그렇단 말이지. -웃기는 신이다... 이런 신이 이세계를 흐르게 한다니...- 정확히 지금은 아니지.. "그런데여?" "조용히 혼자 있다가 가끔 들어오는 인간들도 꽤 우껴서 말야..." 어이가 없다.. 이 놈은... 신이 아닌게 틀림없어..!!! "좋아요. 앞으로도 게속 재미있어 하세요. 전 이만..." 난 매정하게 달려 나갔다. 뒤에 누가 오든 말든! 나의 뛰어난 추리력대로 밖에는 세기의 명물들... 사린, 할터, 줄, 세인, 마른 백작, 등.. 등.. 이 있었다. 황후 모녀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 나에게 반가움을 표시했다. "전하!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왜 지금 벌써 나오신 겁니까? 아직 해도 지지 않았는데!" 밤을 새고 오라 이거지 사린은... 유감스럽게도.. 거긴 돌바닥이 차서... 나중에 엉덩이 골반 냉증으로 고생하고 싶지 않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를 항상 갈궈주는 황후의 동생이 이죽거렸다. 이녀석 덕에 내가 오래 살지... "이거 참. 역대 최 단기간 돌파군요." 그런거 아닌데... -멋대로 지껄이라지. 이제 조용히 황자로 살아갈 수 있겠다. 나야 좀 더 욕심이 있지만, 너가 싫다는데 강요할 수 없지.- 왠일이니? 니 꿈은 세계정복 아니였어? "이봐! 나만 두고 가지 말란 말야!" 곧이어 들린 명쾌한 목소리가 내 머리와 신체를 마비시켰다... 그냥 거기 있으랬더니...! "왜.. 나온거지?" 그보다 나는 왜 꼬박꼬박 반말이지? "응...나.. 이봐, 그런건 천기누설이야! 알았어!" 말이나.. 못하면. -욱...- 검과 나는 둘다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다른 인간들은 과연 그의 피조물인 것처럼.... "누구십니까? 이 신전은 신성 불가침 지역입니다." 역시 예의 바른 사린.. 이 순간에도 신전에 들어갔다 나온 놈을 뭐라 하지 않다니...넌 역시 젠틀맨이야.. 헐... 그러니까.. 카인드 맨이라 이거지. 이 신이 조금 눈치가 있다면 다행이겠는데...나는 필사적으로 신에게 눈짓을 보냈다. "나? 건방지군. 피조물 주제에. 난 이세계의 흐름을 관장하는 자, 신이다!" 이거... 넘하다.. 다들 쫄았다.. 누가 믿냐? 어라라? 너 또 왠 후광을 뿌리고 난리야! -아무래도.. 불길하지 않니? 난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데...- 아냐... 아냐.. "존엄하신 신께서는 저희 파이에즈 전하와 무슨 관계이십니까?" 사린은 정말 에의 바르게 물었다... 아프겠다... 제발 헛소리만 하지 마라... "응? 너의 이름은 그게 아니지 않았냐? 뭐, 파이에즈란 이름도 좋지만.." 이거.. 황태자도 못하는 거 아닌가 몰라... 신은 나에게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쁜 미소군.. 헉! 내가 무슨 상상을!!! "그는 이계의 지배자로 내 벗이며, 나는 절대로 그를 해할 어떤 일도 하지 못한다. 너의 질문에 답이 되었느냐? 그리고 너희들의 관례에 따라 파이에즈는 내일 아침이면 이나라의 황제가 되는 거구나." 죽을!! 뭔 헛소리야!!! -흐흐흐..- 웃지마.. 텔미 썸씽... 나에게 썸씽을 말하다니...헐.. 영어 안본지가 올래되서 뭔말이니.. "으..." 하늘이 돌고 나는 꼼짝없이 황제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대신들이... 날... 존경의... 눈초리로... 말들이 들렸다. "전하가 신을 현계로 내리게 할줄은..." "믿음직 해보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신성 나바스로군요.." 신성한 바까쓰... 욱.. 미식거려.. "신의 친구라니. 좋군요." "이계의 지배자라니.. 우린 굉장한 사람을 황제로 두게 되겠군요. 내일은 신성황제의 즉위식이 있겠군요." 난... 쓰러지고 있었다.. 그 때 한 대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런, 신과의 대담으로 인해서 탈진하신 모양입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것은... 빌어먹을 신이 빛으로 내 몸을 지상에 한뼘 차이로 띄우고 있었다는 것이였다... 젠장...! 이젠 사면초가다! -흐흐흐..- 너 정말 마검이지! 의사는 말했다. "위산 과다입니다." 10-3. 누가 그런 말을 했지.. 내인생 책임지라고... 아무리 나를 걱정스러 운듯이 쳐다보고 있어도.. 사린.. 난.. 화나.. "일어나셨습니까?" 어딜 봐서 내가 일어났니? 눈만떳지... 오늘 그리고 나는 한 파에 가입했지. 배고파.. "그는 어디있어?" "누구 말씀이십니까?" 빌어먹을 신 말이지... 내가 이러는 것도 다 용서하라고 나는 지금 뻗을 데로 뻗은... 괴물이란 말이다.. "근말이야.." "네? 그게 누굽니까?" 이름도 모르네... "됐어. 검이나 이리줘.." 사린은 방긋방긋 웃었다.. 이지리스라면 모를까.. 넌 하나도 안귀여워! "다행입니다. 이런 행운이 있다니.. 사실 귀족들이 전하를 우습게 보았는데 신을 벗으로 둔 사람을 누가 대적하려 하겠습니까? 전하의 능력에는 다시금 경악입니다. 이제 앞으로 신성황제라 불리울 것입니다." 하나도 반갑지 않다... -룰룰루!!- 이런 쳐죽일! 그 때 바키가 들어왔다.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이였다... 사린의 반응이 이채로왔다. 허겁지겁 인사하고 도망가는 꼴이라니. "이거, 이제 황제가 된거야?" 첫마디가 이런이야기라니.. 앞으론 나에게 경어체까진 바라지 않으니 제발 욕만 하지말아다오.. "그래도 어쨌던 자고 일어나니 나바스라는 나라가 굴러들어온거 아냐?" 얘기가 그렇게 되냐? -오호호홋! 이젠 넌 황제라 이거지.- 이런 밉살스런 검을 봤나!!! 너 다시 변신하면 그 빨간 머리를 양갈래로 따주마! 근데... 것두 어울리지 않을까.. "시끄러. 좋아서 하는게 아니라구. 난 원래 반장도 하기 싫었다구. 물론 공부도 못했지만." 우리시대 반장하고 싶어하는 골빈 인간이 얼마나 될까... "반장이 뭔데?" -너 또 이상한 소리 할라구 그러지?- 검, 네말은 원래 무시당해야 해. "반장이란 건 반의 장이라 이소리지. 그러니까 두목 같은 존재야." 바키의 얼굴이 모른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항상 욕먹고, 돈도 안들어오는 그런 사람이라 이거지." "아항, 알았어. 그러니까 니가 지금 그런 상황이라 이거야?" 똑똑하다고 칭찬 해줘야 하냐? -룰룰루~ 오늘은 뭘 할까나!! 즐거운 아침 난 행복하지~~- 검에게 행복을 느끼는 기관이 있냐? "그렇지. 참, 황제는 그렇게 생기는 것이 없으니 무슨 대책을 세워야지." -뭔 대책?- 바키는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사린을 만나야 한다고 나가 버렸다. 불쌍한 사린 다시 불타는 고구미가 되어 있겠군... 고구마 불타면 맛있다... -어쩔라구?- "듣고 놀라지나 마라구." "그러니까, 난 월급을 받고 싶다 이거야!" 대신 들의 얼굴이 눈만 보이게 되었다. "전하! 하오나, 전하가 굳이 월급을 받을 필요는!" "이제 그만하시라구요. 월급을 주면 아껴 쓸테니까. 알겠지요?" 뒤에 어린이 여러분 하고 싶은걸 참았다... -이거야 원, 너 혹시 용돈이 필요했던거 아니냐?- 짜식 날카롭군... "전하가 원하신다면 그리해야 지요. 그럼 액수는 어떻게 하시렵니까?" "음... 서민의 하루 벌이가 얼마지요?" 모두는 얼굴이 굳었다... 모르는 거군. 나는 뻐끔거리면서 신...근을 쳐다보았다. 너라면 신이니까 알겠지. 명색이 지혜의 신인데. "엉? 나? 당연히 알지." 역시. "서민의 평균 하루 벌이는 무려 1은화 2.456100 정도라고 할 수 있지." 무서운놈... -신은 신인가봐...- 그래.. 그런가봐. "그럼 하루에 은화 한닢으로 하죠. 그럼 됐죠? 이만 해산!" 이런... 애국조회 버릇이 아직도.. "이만 회의를 종료하자 이거죠. 하하하..." 검의 조잘거림이 메아리 쳤다... -바보...- 썩을... 나는 은화 한닢을 받아서 기쁜 마음으로 있었다. 왜 은화 한닢을 신청했냐고? 흐흐흐... -너 어딜 튈 생각하는 건 아니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군..." -으... 밖에 나가면 고생이라구. 그냥 여기 있어.- "안돼. 난 대한민국에 가봐야 한다구." "누구랑 이야기 하는 거지?" 앗, 멍청한 근 신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당근의 반쪽 신. "아, 검이랑요." "응? 검? 검이랑 어떻게 대화가 되냐?" "뭐, 켈이랑도 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하하하." -내가 괴물이냐!!!- 짜식 드디어 폭주하는군. "아까 어디 간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지. "근데 왜여?" "나도 가자." 헉! -절대 안돼! 저 겉만 번지르르한 어벙한 신을 데려가서 무슨 일을 당하려고! 너하나도 뒤치닥거리 하기 힘든데! 안돼!!!- 이봐... 누가 누구를 뒤치닥거리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내가 널 닦아주고, 들고다녀 주지 않냐? "저 신이 인간계를 돌아다니면 파문이 엄청나지 않을까요?" "응? 괜찮아. 후광이야 가리면 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도 할 일이라는 게 있다고." 그런게 있을 거 같지 않아서 하는 소리인데... -거짓말...- 의견일치.. "대륙 하단 까지 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실려고요." "응? 잘됐네. 나도 마침 거기 가보려고 했어." 거짓말... 당신은 지금 사람들과 검을 기만하고 있다. 좋아. 좋아. 이렇게 나간다면.. 내 머릿속에는 마치 찍은 수학문제를 맞았을 때의 영감-것두 객관식 말고 주관식.-같은 것이 스쳤다. "그럼 우리 성지 순례한다고 하지요." -왠 성지순례? 가만... 그럼?- 그래. 우린 합법적으로 갈 수 있다 이거지~ "파이에즈. 하지만, 이 나라엔 성지 같은게 있을리 없잖아." 나의 대답이 듣고 싶은건가... 너 정말 지혜롭냐? "근님. 괜찮아요. 신이 성지라는 데 지들이 어쩔꺼야? 흐흐흐. 우린 합벅적으로 성지를 탈출할 수 있지. 헐.." -누구한테 성을 맡기고?- 나정도 되면 잔머리만 굴러가게 되어있지.. 흐흐흐. "걱정마. 생각해 둔 사람이 있어." 그럼 나는 엔트리 멤버를 생각해 보자. 나와 검은 뗄레야 뗄 수 없으니 데려가고. 사린은 궁을 지키라고 하고. 역시, 붉은 달의 기사단 들만 데려가면 되겠군. 그리고 신이랑. 그리고.. 바키는 국세청을 지키라 하지. 흐흐흐..많은 대신들에게는 나바스 개발 5개년 같을 것을 시키고. 역시 난 잔머리의 황제다!!! -도대체 이번엔 또 무슨일을 꾸미려는 건지...- 당근 사람들은 당연히 반대하고 나섰다. 이정도도 예상못했겠어? "전하, 밖은 매우 위험합니다. 게다가 근래의 마도의 공격이 거세지는 판에 국가의 앞날이나 존망을 생각하셔야지요." 그래. 사린,네말도 옳다. "그렇지. 하지만, 여기 앉아있는다고 뭐 생기는 일도 없고... 결정적으로" "무엇을 말씀입니까?" 나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신이라는 존재를 널리 알려야 하지 않겠어?" 흐흐흐. -말도 안돼..- 안이건 밖이건. "하오나..." "됐어! 내가 간다고 하면 가는 거야! 그리고, 대신 정치를 볼 사람도 있으니 크게 걱정은 하지 말라고. 믿을 만한 사람이야." 사린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누구입니까?" "아.. 들어오세요. 할아버지." 곧이어 문을 열고 망토를 뒤집어쓴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바로... 바키의 스승, 즉, 내 호적상의 할아버지뻘되시는 분으로 전대 폐하다. 흐히히히. 사실 황제 대리는 황제가 제일 잘하겠지. 안그래? 당연히 바키는 스승을 알아보았다. "아니 이런, 영감탱이가 왜 나온거야!" 이봐.. 이봐... "으... 이봐, 파이에즈야." "네..." 고생이 많으시군여.. "바키도 데려가라. 있으면 내가 피곤하다." 것두 그렇군. "네. 걱정마세요. 그보다 잘 하실수는 있죠?" 그래도 듣기론 성군이라 불렸으니.. 명색이 황제였는데 잘하겠지. -이나란.. 역시 막나간대두...- 그렇다고 보태준것두 없으면서. 아니지.. 이녀석은 마검이니까 망하는데 일조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그리고 그 막나가는 나라의 황제 하라던 사람은 누구랬지? "할아버지 잘 부탁해요." "으... 내가 암살위험이 싫어서 관둔건데.. 넌 왜 나한테 이런 일을 시키는 거냐고!!!" 반항해야 소용없지... "이봐, 죽을 날만 기다리는 주제에 잔소리 하지 말란 말이야!" 바키야... "...으.. 엉? 너 혹시 마안이 생겼냐?" -얼레레? 저 인간 알고 있었잖아?- 그러게 말이다. "무슨 소리세요! 이게 다 영감탱이 때문이잖아요! 다 그 업..." 할아버지 황제는 입을 황급히 가렸다... 음.. 수상해. -엄청 수상하다.- 검주제에 수상한 것도 느낄 수 있냐? 하기사, 여기가 하트왕국이라도 됬으면 찻잔도 말을 하겠지... 끔찍하구나.. 그래.. 갈바엔 만화세계가 훨 났지. 기왕이면 사쿠라(체리)라든지... 아, 난 로리로리콤플렉스는 아니라구! 그냥.. 귀엽잖어. 그리고 나이차도 얼마 안됀다 뭐. 음.. 찔린다. 그래도 변태는 아니야!!! 그 변태소문은 아직도.. 흑... "그럼 어서 대신들에게 공표하고 떠나야지." 나는 그렇게 멋지게 이야기 하고 방에 들어가서 김치를 쌌다.. 냄새가 좀 심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냐? 하나 새로 담을까봐... -음... 주인을 잃을 위기가 매일매일 이벤트로 일어나는뇨!!!- 중간에 제철소엔 꼭 들러야지. 그리고.. 마도에도 가볼란다. 이건 비밀! 키키키. 신이랑 가는데 뭔일이 있겠어? =============== 재미있는 일이있었다.. 교회 조모임이 끝나고 패스트푸드점에 갔을때의 이야 기다.. 실화다.. A : 야, 가서 이거 리필해와라.(B보다 한살 많다...) 그리곤 콜라를 내밀었다. B : 어? 형 리필이 뭐예요? 주위가 뒤집어졌다... C : 지금 농담한거지?(나다..) D : 아니요. 잰 진짜 몰라요.(B와 같은 나이의 후배.) A : 그냥 가서 리필해달라고 하면돼. B : 놀리는거 아니죠? A : 그럼. 오히려 너 자주 하게 될껄?(웃지도 않는다...) B : 그래요? 그가 좀 걸어가는데 A가 말했다. A : 야, 컵 뺏어가도 화내지마.(일동은 뒤집어 졌다.) B는... 카운터에서 컵을 들고 우리에게 흔들어 보였다. B : 우와! 이거 채워줘요! 놀랍다! 놀라운 일이였다... 리필을 모르다니..컵을 재활용하는 건줄 알았댄다.. 헐... ============= 11-1. 범국민적 경제를 살리자! 이 나라에 대해 내가 그 동안 알게 된것은 궁성이 크고 아름답다는 것이다. 내가 항상 상상해 오던 북구의 성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개방형의 성이다. 수비는 그야말로 형편없다고 나는 생각하는 데...그리고 국민들의 평균 생활정도도 의심스럽고 말야. 여기 혹시 빈민국이 아닐까? "어라, 할터 뭐해?" 내방에서 창으로 보이는 할터는 멍하니 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짜식, 폼재면 멋있냐? "아. 폐하. 순찰을 돌던 중이였습니다." -아웅... - 넌 또 왜 발작하냐? "그 폐하란 소리는 없었으면 좋겠어. 사실 요즘 일도 해야 되는데. 내가 뭘 아냐구." "하하하. 곧 익숙해 지시겠지요." 절대루 그래선 안돼!!! "날짜는 잡혔어?" 무슨 날짜냐면, 내가 나가서 순례를 돌려고 하니까 아주 멋진 분들이 길일을 택해야 한다고 난리를 쳐서 결국 이렇게 놀고 있다. "테키즈님은 뭐하셔?" -설마 전직 황제인데 일은 잘하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테키즈님은 정말 놀라운 분이십니다. 나이도 많으신듯 한데, 마치 전에 이런일들을 해보신 듯 하더군요. 하여간 놀랐습니다." 뭘 놀랄꺼까지야.. -나이가 먹었으면 그런 거라도 잘해야, 밥을 안굶지.- 이봐, 이봐, 너도 누구 닮아가냐? "음. 참, 우리나라는 원래 가난해?" 질문공세라고 하지. "네? 아닙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 꽤 부유한 편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처럼 중개무역으로 돈을 벌 입장은 아니지만요. 아마 그 나라 다음으로 부유할 껍니다." 뭐야? 나의 모국이 언제부터 중개무역을 했어? 그리고 내가 볼땐 별로 안 부유해 보여. "아, 모르시겠군요. 대한민국은 대륙 하단에서 저희나라와 그 외의 많은 나라들의 중개를 맡아서 무역하는 나라입니다. 뭐, 돈 많은 나라이지요." 음. 꽤 유명한 나라였구나. -아함.. 졸려.- 내 귀가 잘못되지 않았지? 정신차려야 겠다. 철도 잠을 잘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다니. "아, 할터는 왜 내 옆에 있는 거야? 나 그게 죽 궁금했어. 붉은 달의 기사단이 나를 따르다니말야. 어느모로 보나 난 어벙해 보이잖아. 그렇다고 특출난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난 반장선거에도 못 나가봤는걸." 나도 내가 어벙한지는 안다... 할터는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전하는 제 꿈입니다." 왠 꿈타령? "제 꿈을 실현시켜줄 분이라는 거죠. 전하라면, 믿을 수 가 있습니다. 왠지 타락하지 않는 새를 보는 듯 했죠. 그리고 사고도 왠지 저희하고는 틀리고요. 일단, 검술도 뛰어나지 않으십니까? 그런 점이 기사로서 주군을 섬기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전하는 카리스마가 필요없습니다." -아... 여기도 닭키우냐?-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어." 할터는 할터답지 않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항상 진지하던 할터가...더 진지해지다니! 엽기다..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요. 전하는 그 솔직함이 좋습니다. 하찮은 수하나 정적이 죽도록 내버려 두시지 않으시니까, 언젠가 이 나라도 그렇게 바뀌지 않겠습니까?" 그런 대화들이 어제 오고 갔다는 거지... 근데... 나야 뭐 아는게 있냐? 어디보자.. 나라가 부유해 지는 경우는 중개무역, 제조업해서 수출하기, 농업, 전쟁이 있겠지. 그 중 하기 싫은것은, 전쟁이고. 전쟁하는 건 나쁜거야! 라기보단, 사람이 많이 죽어야 하잖아. -웅... 졸린데. 졸린게 아닌가봐.- 검은 어제부터 이렇게 쓰잘데 없는 이야기를 중얼거리고 있다... 썩을... 나도 잠을 못자게..시리. "너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꺼 같냐?" -야.- "왜?" -내가 그런걸 알꺼라고 정말 생각해서 물어본거야?- "아니.. 그냥 확인사살..." -썩을... 조용히 입닥쳐.. 머리가 울린단말야.- 울릴 머리가 있긴 하시냐? 입도 날 닮아 험해지는 구나... "아까부터 이상했는데.. 너 어디가 이상한거 아냐?" -몰라. 그냥 찌뿌둥하고... 미치겠다..- 나중에 테키즈님에게 상의 하여야 하겄군.. 아무래도 마법을 많이 아시니까.. 역시, 무역을 하자니 적대국이 많은거 같으니 제조업을 해야겠군. 그보다는 뽕나무를 끼워서 팔아먹는 것은 어떨까나... 그래서 나는 몇가지 계획에 착수하였다. 일단은 명색이 황제가 되었으니 하기는 싫어도 감투썼으니 뭔가는 해야 욕을 먹지 않지. 절대루 페인트 칠 안한곳이랑(국회의사당) 닭장(재경원)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지. 흐흐흐. "그러니까, 이건 제가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겁니다. 그리고 경과 보고 부탁드립니다." 난 이렇게 운을 띄웠다. 삼행시 운이 아니다.. "전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그렇다 치고, 이 바보 나바스21은 또 뭡니까?" 그래. 알려주지. 나의 3사이즈는, 발은 260, 눈은 양쪽 모두 1.3이고, 머리둘레가 ..끙.. 몰라.. 하여간 너무 알고 싶은게 많으면 다치지. "바보 나바스 21은, 이른바 교육에 관한 총체적 개혁에 관한 겁니다. 마법이 타국에 비해서 엄청나게 취약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마법사를 육성하자, 뭐 이거죠." -흥. 그게 어디 한두해에 가능하냐?-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였어. 검이야 말로 까불지마. "스란공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야 뭐..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타국에서 전쟁준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건 어쩌시겠습니까?" 그런 심오한... -역시. 취약점이 많군. 내가 시키는 대로 말해라.- 조언이라면 받아들여 주지. "그러니까, 제가 항상 이야기 하는 말이 나올 차례로군요."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 꼭 이런 말을 해야하나. "그게 바로 해야할 일이라 이겁니다. 전 갈테니, 테키즈님하고 잘 상의해 보세요. 그럼 이만." 이거야 말로 텔레토비 친구들이로군.. -잘했어! 간만에 제대로 하는 구나.- 그런걸로 칭찬 받고 싶지 않다. 그럼, 경제개발 계획은 어떤것이냐 하면은, 일단 좀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되는 데까지는 하는 것으로써... 자세한건 묻지 말고... 가장 중요한 것이 도로의 정비이다. 그래야 사람들간의 이동이 편해지고, 상업적인 일들이 종종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로라니까.. 또하나의 중요한 것은 집단 생산 체제다. 내 머리에서 나온 거 치고 놀라운데, 좀 식민지 문화적이긴 하지만, 플랜테이션 문화이다. 농사의 동원화랄까... 에잇, 머리아프다. -루루루~~- 요즘 검이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 여자친구 검이라도 만났나? "아! 파이에즈!" 근이셨다. "어라, 신님 뭐하세여?" "너 불렀지." 젠장. 이 곳은 정말 의심할 나위없이 이상한 인간들이 많다. "그러니까, 왜 절 부르셨냐고요." "신이 불를수도 있는 거지. 뭐 그런걸 가지고. 하하하. 그나저나, 바키 베르네양말이야." 궁극의 초 필살기!!! 뻔뻔뻔 데기데기데기.. "바키가 왜요?" "음.. 마안을 가지고 있던데... 그걸 이용해서 세금을 걷다니 놀라워. 하지만, 계속 사용하면 좋지만은 않을텐데. 내가 손좀 봐줄까?" 손금 보게요? 그런식으로 바키한테 접근하면 사린한테 혼나요. "무슨 소릴요. 그런 소리 떠들 여유 있으면 가기 전에 일이나 도와요. 사실 다들 엄청 바쁘다고요." 그러자 신 주제에 떠벌거렸다. "오~오. 파이에즈. 자넨 내 마음을 이해해야지. 내가 요즘 내가 아니라니까. 인간으로 행동하는 것도 간신히 유지하는 건데. 요즘 내가 아니라니까. 허허허허." 그 이십대의 얼굴로 허허허 거리면 귀여운줄 아니? 아무리 신이지만 조직을 동원하는 수가 있어.. -음. 아무래도 너의 그 조직을 사용해야 하겠다. 신의 뻔뻔함이 극치에 달했어. 과연 초신적이군.- 너랑 마음이 통한것도 기쁘지 않아... -자. 조직 배고파, 나가자!!!- 아예 신이 났구만... "음... 그럼 내 기술을 사용해서 농사기술을 가르쳐줄까?" 나 좀 궁금해지는데? "근데, 무슨 대의 명분도 없이 그렇게 도와줘도 되는 거예요? 사실 힘도 없잖아요." "이봐. 난 이래뵈도 지혜를 관장한다고. 아는건 많아." 정리가 안되서 그렇지. "그러세요? 하지만, 신이라는 건 원래 중립을 지키는 그런거 아니예요? 다 똑같은 자식인데..." 그러자 그는 그답지 않게 헛기침을 했다. 막나가는 신이라는 느낌보다는 비행 청소신? "아냐 아냐. 내가 볼땐 다 똑같지 않지. 이른바 좀 이쁜 애들이 있는게 당연하잖아." 결론은 돕겠다. 안씌워주면 삐지겠다. 이거지? 나 언제 나가지... 길일이 무려 두달 뒤던데... 준비할꺼도 많고. -오늘도 난리 법석이군.- 틀렸어. 오늘은 아니야. 하지만... 저 아는 것만 많은 신이 세상을 어떻게 망칠지 솔직히... "에구야.. 두야.." 11-2 오늘도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면 얼마나 좋냐. 근이라는 어떤 병신같은 시키가 궁성이 더럽다는 이유로 한쪽을 퍼버벅 날리고, 그에 열받은 바퀴벌레는 그 엄청난 폭력성 강한 언어로 사람들을 핍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니까... "왜 날려! 이게 니성이냐! 신이랍시고 봐줬더니!" "언제 봐줬지! 그리고 난 단지 화학 실험을 했을 뿐이야!" "너가 한데로 해서 잘 된적이 없잖아! 뭐 느끼는 거 없냐!!!" 그런게 있을 신이 아니지... "야! 지금 나이도 어린게 어디서 까불어!" "흥! 안돼면 나이 타령이냐! 이 나이만 쳐먹은 늙은이가!" "이렇게 샤프하게 생긴 늙은이 봤어!" 못들어주겠군... -점점 유치해 지는 구만...- 마자 마자. "전하, 말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린은 걱정스러운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사린.. 그랬다간 저번 무도회 짝 날껄.. 또 삼국지 버전을 하라는 건 아니겠지. 그보다 이거 완전히 애들 싸움이네... 빨리 성을 떠야지.. -개판이지?- 그러게 말이다. "바키, 근, 이제 그만해. 더이상 안부시면 그만이지." "이게 어디 지혜로와!" 그점은 나도 동감이지만... "웃겨! 너보단 똑똑해." 유치함이 극을 달해, 하늘도 울고, 땅도 우는군... 이거 신이 맞냐? 정말 슬퍼진다. 막나가도 이정도면 치사량이야. "베르네양. 그만, 레이디로서의 체통을 지키시죠." 사린.. 그녀는 지킬 체통이 있기나 할까 몰라. "흥. 사린 로히넨을 봐서 참지요. 그럼 이만." 어라라? "정말 무슨 썸씽이 있는거 아닐까요? 저 왈가닥 왈녀가. 수상하네. 그쵸?" 이지리스.. 그러다 저 악녀가 들으면 넌 몰라도 최소한 죽음이다. -하여간 빨리 성을 뜨지 않으면 안돼겠어. 그보다, 왕립 사설 마법학원은 어떻게 됬냐?- 잘... "그나저나, 반대하는 세력은 많아? 케자로." "글쎄요. 아직은 표면에 드러내지 않으니까요. 좀 더 지나보면 알 수 있겠죠. 그보다, 스란 백작 쪽이 수상합니다." 그아저씨 척보기에도 변태 같잖어. "그래? 하지만, 난 잘 모르겠던걸?" 몰라~~!! 요즘은 엄정화 버전의 몰라가 생각나네.. 흘러간 옛노래도 다시 들으면 재미있지. 안그래? "뭐, 뚜렷히 드러낸 점은 없지만 말입니다. 그 자가 뭔가를 꾸미는 것이 사실입니다." 뭘꾸며? 데코레이션 케잌? 나도 좀 줘라. "뭐?" "애써서 심각한 표정 짓지 마십시요. 전하가 무사태평한 인간이라는거 세상이 다 아니까요. 참, 여기 월급있습니다." 케자로가 은화 한 닢을 꺼내들었다. 반짝거리는 것이!!! 아이 조아~~ "반짝 거리는 게 이쁜데? 나 이런거 좋아하나봐. 사내답지 않게 스리. 하하하." -욱.. 속이 미식거려. 그리고 네가 새냐? 반짝거리는 게 좋게.- 새중에서도 까마귀가 반짝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하지만, 난 펠리컨이다!!! 왜냐구? 귀엽잖아~~ "참, 케자로 월급은 받았어?" "전, 사설 기사단이라, 원래 봉급을 받습니다." 그런 거였어? 이런... 몰랐군. 나만. 귓가에 검의 충격대사가 메아리 친다. -병신..- 이런 썩을! 착각이 아니라 요즘 정말 검군의 말투가 험해졌어.. 점점 마검이 되어간다느니.. 하는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설마, 그런 소설같은 일이 일어날리가 없잖아. "이지리스, 케자로 이따봐. 난 잠시 갈때가 있어서..." "에, 막 놀아볼라 했는데... 잉." 시끄럽다! 나는 구석으로 가서 검에게 묻기 시작했다. "자네, 이름은?" -길대면서. 그래서 나도 거의 까먹었어. 왜 갑자기 목소리 깔고 그래? 너답지 않잖아.- 나다운게 뭔지 생각하기 무지 두렵다. "대답만해. 그리고 취미는?" -검에 취미 있는 거 봤냐?- 그건 그렇군. 질문이 잘못됬어. "좋아. 요즘 너 왜 틱틱 거리고, 말투는 험한데. 왜 그래?" -모르겠는데...? 그랬니?- 그랬어...임마. 바람이 한차례 나의 주위를 감싸고 그 향긋한 냄새가 퍼져나갔다. 그러고 보니, 왠 향긋? "이게 뭔 냄새냐?" -나무에서 나는 냄새야. 이 나무는 클레프시키로메지라는 이름인데, 겨울이 되어가면 이런 냄새를 풍기면서 죽어가지.- 뭔소리야... 그 이름이 클레오 파트라에 로미오? 건 아닌거 같구.. "구간 반복 재생!" -검에 그런 기능이 어딨냐? 그니까 죽을때가 되면 이런다 이거지. 이거 이번 해는 겨울이 이르네. 뭐, 여행을 갈려면 꽤나 고생을 해야 겠어. 나야 검이니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아.. 주인이 다시 죽으면 어쩔라고, 동토에서 얼어있어야 하는 거 아냐? "야, 우린 신검합일의 경지라고 봐. 그러니까, 내가 추우면 너도 추워야해. 그러니까, 검집에서 종종 빼놓고, 땅바닥 팔 때 널 써주지." -그런게 어딨냐?- 나 원래 사악해. 흐흐흐. "그보다, 요즘 진짜 너 이상해. 갑자기 졸기나 하고. 사실 검이 존다는게 말이 되냐?" -안돼.- 잘 아는군. 너는 너의 한계를 명확히 아는 구나. -그런데, 요즘 내가 인간처럼 되는 거 같아. 참, 내가 내 옛날 이야기 안해 줬지?- 그랬지. 검의 옛날이래봐야 뻔하지. 황제 검으로 우주의 여왕 쉬라의 검으로 맹활약 한거잖아. 아닌가...? "해봐. 단, 재미없고, 칙칙하면 죽음이야. 예로, 그 회의실의 얽힌 하나도 안재미있는 이야기 처럼..." -알았어. 그럼 요점만 이야기 하지. 너 사고하는 검이랑, 주인의 핏줄에 반응하는 검이 얼마나 될꺼 같냐?- 많지는 않을듯... 왜냐구? 많으면 벌써 저 조잘거림에 압사당해서 스트레스로 남자들의 머리가 다 빠졌겠지. 그리고 그런 남자들을 혐오한 여자들은 그들을 피했겠구. 그러다 보면 결혼을 못해서 인간이 격감하지 않았겠어? "몇개인데?" -내가 아는 바로는 나나 마왕의 검 정도야.- "기능이 좋은데, 말하는 기능만 제외하고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그게 그렇게 안돼. 그런 문제가 아니라 아주 특이한 재료가 필요해서야.- 도마뱀 꼬리에, 용의 발톱, 그런거? -일단 검신은 땅에서 가장 순수한 금속으로 만들어. 그러니까, 황금이나, 다이아몬드 같은거 말야. 그리고 검날은 인간의 뼈야.- 꽤액! "누가.. 그런걸 들고 다니냐? 완전히 국보급 보물이잖아?" -이제야 내 가치를 인정하는 군.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야. 일단 다수의 마법사가 재물로 필요하고, 그들의 피로 검신을 장식하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신에는 당신의 가장 뛰어난 검사를 집어넣는게 일반론이지. 그리고 그 외에도 엄청 희귀한 금속이 많이 들어가. 겉보기에도 우와하잖아?- 우와가 아니고 음산이다. 임마. 가만... "그럼 너가 바로 그 당신의 위대한 검사라는...!" -그렇지. 흠.- 우...말도 안돼!!! "좋아.. 그럼 나에게 검술좀 가르쳐줘." -왜? 지금의 너라도 충분히 강해.- "그렇지 않다는 거 내가 제일 잘 알아. 사실, 내 검술보다는 나의 체격탓이 크잖아." -흠. 좋아. 그럼 기초 검술 부터 시작하자. 하지만, 너의 검술과 내가 아는 검술은 그 형태가 완전히 틀려.- 즉, 배우나 마나한 일이다... 헤..잉. "그럼 매일 체력 단련을 할까봐.." -좋은 생각이야.- 너는 옆에서 이죽대지만 않으면 돼. 밤의 기운이 차다. 문이 열려 있었다. 정말 파이에즈는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인건지도 모른다...붉은 머리.. 그래. 오늘 그는 정말 날카로움을 보였다. 역시 내 주인이지. 요즘 들어 뭔가 나의 내부에서 변화가 일고 있다. 스스로 검에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한동안 돼지 않았다. 처음 내가 만들어졌을 때는 자유롭게 나올 수 있었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은 뒤에 나올 수 없게 되었던 건데... 파이에즈는 조금도 미남이 아니다. 그냥 의지가 약간 강한 소년일뿐. 남들보다 체격이 있지만, 깡말라서 강해보이는 타입도 아니다. 난 왜. 이 소년을 나의 정신에서 육체에 이르기 까지 진정한 '주인'으로 생각하는 걸까... 나는 손을 들어 그의 이불을 덮어 주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돌아가고 싶은가? 난 파이에즈와 함께 있고 싶다. 함께. "잘 자라. 나의 주인. 너랑 싸우는 것도 좋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너밖에 없었어. 너가 좋고 무척이나 좋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인간도 아닌 내가. 검 주제에... 널 잃고 싶지 않다. 아마도 난 너보다 일찍 없어져야 할 것이다. 아니면 정말 마검이 될지도 모르니까. 후후후." 밤이 흐르고 별이 웃고 있다. 세상은 붉게 비쳐오르고 있었다. 마치 나의 머리카락 처럼. 나의 손은 그 붉은 빛을 받고 있었다. 아름다운 밤이였다. 아름다운. -잘자라. 나의 주인. 내일도 즐겁게 지내자.- 11-3.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경제개발 계획도 수정할 부분이 많았다. 일단, 군사력의 강대화나 기사단의 육성등이 쟁점 사안이였던 거 같다. 왜 확신 하지 못하냐고? 졸고 있었거든... -너는 말야. 주인이라는 놈이 매일 매일 닭처럼 졸기만 하냐?- 욱... 끓는다. 물레방앗간에 가서 검도 찧어주냐고 물어보리라... -사실 말이 말이지. 너가 무슨 황제냐. 안그래?- 다 너가 꾸민 짓이잖아! 사기술로 없는 정통성 까지 만들어낸 주제에...욱... -나라나 말아먹지 말어. 알겠어? 사인도 아무데나 하지 말고.- 으.... 요즘 내가 사는게 아니라니까...일단, 엄청난 반대는 없었지만, 나를 씹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사실 그건 어쩔 수 가 없다. 대놓고 하면 혼이라도 내지... 그리고 국세청 다녀온 사람들은 그 이후로 국세청을 제이의 왕국 감옥이라 부른다... 헐... 바키 너 도대체 뭘하는 거냐? 하여간 국가의 창고에는 금화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돈으로 사회보장제도라는 귀족들은 쌍수를 들고 반대한 일을 개시하였다. "내가 한다면 하는 겁니다! 제 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반역입니다!" 내가 이렇게 한마디 했다. 그러자 말만 잘 듣더군... 언제 반정이 날지... 헐... "아, 할터. 잘있었어요?" 할터는 여전히 갑옷으로 중무장하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 폐하. 저야 뭐 항상 잘 있지요." "으.. 할터, 이거 제가 너무 소리만 질러대니 폭군이라고 하지 않아요?" 그러자 할터는 커다랗게 웃기 시작했다. "우헤헤헤. 농담 이시죠? 귀족들이야 전하를 뽑은것을 삼대의 실수라고 하지만, 일반 상인이나 평민들은 되려 좋아합니다. 반란도 대의적인 명분이 있어야죠. 그나저나 전 놀랐습니다. 사실 전하가 어려서 어떻게 끌어갈까 걱정했는데. 매번 옳은 소리만 하시더군요. 특히 능력 본위의 사회라는 거 정말 멋졌습니다." 이거.. 쑥쓰럽군. -쳇, 그게 다 이 훌륭한 검이 도와줘서 이지!!- 이봐... 너무 하잖아. 나도 가끔은 감상에 젖을 때도 있어야지! "그렇다면 문제는 없는 건가요?" 내가 뭘 묻고 싶은지 검은 짐작을 한 듯 하다. 이런... -야, 사실 말이 말이지, 문제가 없을 꺼 같냐? 아직도 대 귀족은 세금도 안낸다더라.- 근데... 검집에 꽂혀서 잘도 들었다... 전천후 스파이 검 아냐? 할터는 짐짓 심각한 얼굴로 종알 거리기 시작했다. 이거야 말로 내게는 도움이 된다고. "글쎄요, 사실 이렇다 할 만한 일은 없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런 일이 처음이니까 아무래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날 수는 있죠." 그런가? 고등학생이 그런걸 알리가 없잖아...참, 내가 어제 읽은(정확히는 검이 읽어준...) 책 내용을 물어봐야지. "그나 저나, 할터. 마법이란거 굉장히 어렵네요. 이거 할 머리를 가지고 차라리 다른거 했으면 과학이 엄청나게 발전했을꺼야. 안그래요?" "과학이요? 그게 뭔지 모르겠군요. 무슨 학문의 일종입니까?" 이런, 여긴 그런것도 없냐? "실생활에 직접 적용이 되는 학문인데. 몰라요?" -그게 뭔지 알리가 없잖아!- 너야 원래 바보검이고. 키키키. "글쎄요..." 할터는 머리를 긁적였다. 할터는 참고로 건장한 체격이다. 내가 볼때는 그렇고 그렇지만... 한가지 알아낸것은 이곳의 평균 신장이 한국보다 낮다는 것. 하기사, 먹은게 많아야 키도 크지... 이거 나도 여기서 성장기를 보내다가 키가 작아진다든가 하는 거 아니지!!! "근데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헉. "아니.. 그러니까, 마법이란 것의 기초개념이 이해가 안가서. 먼저 사차원 공간에 대한 미분을 한다는 것은 알겠어. 그리고 거기서 한번 더 미분하면 방향성을 알게 되잖아? 그런데 왜 무한대로 미분 하면 1이 되는 거야?" 나 뭐라고 지껄인거냐???? -헉~ 너가 이렇게 심오한 원리를!!! 근데 미분이 뭐냐?- 묻지마... "모르겠는데요? 궁정마법사나... 아! 세인 푸르체트 경에게 물어보십시요. 그 분이 궁정 제일의 석학이라고 하니까요." 나보고 정원사 아니면 요리사라고 했던 그 바보말야? 여기의 지적 수준이 의심스럽군... 정치경제 시간에 들은 바로는 제 삼세계(이른바 후진국)국가의 공통적인 특성이 문맹률이 엄청나게 높다는 거였는데... 하긴, 우리나라 문맹률도 광복이후 60년대에는 40%였다니까... "으.. 응. 알았어. 참, 할터." "왜요? 뭐 또 궁금하신 일이라도?" 흐흐흐흐. "메롱~~~" 그리고 나는 벙찐 할터를 뒤로 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근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신이 앉아있었다. 그렇다. 신에게 마법 원리를 물어보는게 빠르잖아! "어이, 왔냐?" 이 신.... 상당히... 생각한 신하고 느낌이 다르다니까. 신이면 좀 위엄도 떨어야 하는 거 아냐? "근님은 뭐하세요?" -보면 모르냐? 할일 없어서 노는 거잖아!- 윽... 내가 너한테 물었냐? "음.. 그냥 이대로 궁성에 쳐박혀 지내는 것도 좋을꺼 같아서. 한가하고 좋네." 이봐...요. 언제는 힘을 찾아야 한다며? "으... 저 근데 앞으론 밖으로 나가서 어쩌실 건가요?" "못들었어? 나 너 따라다닌다니까." 그니까 왜! -이 신도 사이코가 틀림없어...- 신인거는 부정하지 않는 구나... "궁금한게 많은가 보지? 하지만, 나처럼 오래 살다 보면 그렇게 일일이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지. 내일의 일은 내일에 행동해도 늦을 이유따윈 없거든. 인간이나 모든 생물은 다 일찍 죽어버리지만 말이야. 참 그거 아나?" 왠지 무지 어려운 이야길 하려는 거 같으니 일단 조는 포즈를 취해야 겠군. 근은 그 아름다운 푸른 눈으로 창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루살이의 눈에는 주변이 곧 세계가 되는 거야. 인간은 그와 다를 바가 없지. 왜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을 아는 걸까..." 좀 내가 아는 거하고는 틀리네. 믿지 않는 걸까 아니였나? "하하하. 너한테는 좀 어려운 이야기 였군. 괜찮아. 몰라도. 그나저나, 너 손님들이 온거 같은데?" 왠 손님? -병신. 자객이다!- 젠장, 꼭 이렇지... 창문이 부서져 내리면서 검은 옷을 입은 오인의 사람들이 내려왔다. 하고 많은 장소 내비두고 하필 창문이냐.. 유리 비싸다던데... -피해!- 나도 안다구 ... 이젠 무섭지도 않네. 에잇. "덤빌테면 덤벼라!" 적의 응수가 들려왔다. "변태 황제! 죽어라!" 나 열받는 거 보이니? 바보 검! 웃지마! -캬캬캬캬!- 으... 그런데 이번에 들어온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였다. "어라, 할터!" 할터는 대답도 하지 않고 다섯명의 적을 향해 달려갔다. 참, 할터는 검보다는 추적술과, 병법에 능하다. 그러니까, 검술은 형편없다... 복면인 1의 검을 맞고 할터는 이내 뒤로 튕겨졌다... 역시 있어도 도움이 안되... 가만 신은? 어이 근!! "음... 난 사람들을 불러오지.." 다 좋다구... 근데, 그렇게 빨리 나갈 필요는 없잖아! 할 수 없이, 나는 검을 들고 적과 대치했다. 오대 일이라니 너무 불공평하다고. 으.. "이야!" 복면인 3의 가슴을 가로 그었다. 그런데... 뭐냐? 적은 죽지 않았다... 죽기는 커녕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상황을 정리해 보자... [상황 1 : 적은 칼에 맞았다. 즉, 칼부림이다. ] [상황 2 : 상처가 났다. 피도 난다. 주변에 의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죽을 것이다.] [상황 3 : 모두의 예상을 깨고 벌떡 일어났다.] [상황 4 : 나에게 덤벼든다. 난 대적 방안이 없다...] [결론 : 피 하 자.] 나는 할터 앞으로 도망갔다. 어차피 방은 나같은 소시민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었다... 이젠 어쩐다냐.. 저게 사람이냐! -무슨 좀비냐? 에구.. 혹시 마족 아냐?- 그렇다면 너가 성검이라는 거 다 뻥이구나... 성검이라면 응당, 마족이 닿는 순간 녹아야 하는 거 아냐! "그보다 대책이나 생각해 보시지." -야, 그런게 있을리가 있냐?- 이 ... 넌 ... 다시 복면인이-아니지 사람아닌 것들이 복면을 뒤집어 쓰고 나를 덮쳐왔다. 쳇... 어쩔 수 없냐! 할 수 없이 나의 필살기... 우주여왕 쉬라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먼저 주변에 인적이 없음을 확인하고.-저번에 보니까 엄청 쪽 팔렸다... "빛이여!" 아름다운 흰색 우유같은 빛의 무리가 나의 주위에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굳이 묘사하자면... 크림이 썩은듯... -효과가 있어서 다행이다.- "동감이야. 이거 도대체 뭐냐!" -알리가 없잖아!- 그래... 그래... 너 무식해. 으.. 머리속에 든거하고 지식은 별 상관이 없다.. 근은 사람을 부르기 위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걸어가고 있었다. 어차피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은가? 인간의 일따위. 물론 영민이가 죽지 않으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검... 그 검은 당의 명령에 의해서 제작된 단 하나의 마검이다. 그 검을 위해 당시 최고의 기사가 죽었다. 붉은 머리의 기사. 피를 부르는 불길한자. 달의 기사라는... "황제를 암살할 수 있을까?" 재미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힘들꺼야. 이제르. 하지만, 걱정은 그만하라고, 안 그래도 대신들은 이미 황제가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으니까. 마족의 힘을 빌려야 할 정도니 말야." 나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서 정원으로 갔다. 별로 듣고 싶지도 않았다. 나완 상관없으니까. 인간의 나라따윈 어떻게 되든 나완 상관 없다는 거지. 당은 그걸 너무 모르고 있었고. 어차피 우리는 멸망해 가는 종족인것을... 후후후.. "하하하하! 정말 재미있군." "뭐해요?" 인간 소녀였다. 황제의 여동생. 어리석은 꼬마. 넌 지금은 이렇게 순진하지만, 크면 어찌될 지는 내가 더 잘알지. "아니, 아무것도." 근이 떠난 후에 황녀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이라는 신.. 혹시 미친거 아닌가?" 12-1. 집떠나면 고생입니다. 집떠나면 고생이라는 학생의 가출을 막기 위한 명언이 있다. 사실 난 그런 의견에 동감한다... 난 여행을 좋아하지만... 이건 좀.. "마차가 좀 심하게 흔들립니까?" -그정도.. 엇! 그정도가 아니야.- 마자... 난 속이... 뒤집혔다. "잠깐 쉬었다 가면 안될까?" 이지리스는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뭐, 빨리 달린것도 아닌데 왜 그러세요?" 내 말은 노면 상태가 지극히 안좋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마차를 타고 있는지, 폭주하는 경운기를 타고 있는지 모르겠단 말이다! "훗.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근은 회심의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신이셔.. 그 비결을 전수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간단해, 정신을 육체에서 분리하면 되지." 전혀, 간단하지 않아... "조금만 더 가면 되니까 참으셔요." 난 항상 참고 있어... 급격히 정지한 에스칼레이터에서 손잡이를 잡지 않고 넘어지는 사람이 되 본적이 있는가? 바로 지금처럼 갑작기 정지한 마차의 경우를 이야기 한다... "이지리스 좀 살살 다루라고!" "그게. 저기 불이나고 있어서요." 왠 불? 어디 화산 터진거니? 밖에 내려 보니-덕에 나는 좀 나아졌다.- 아랫 둔덕 너머로 활 활 타오르는 불길이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길에서 이어진것을 보면 마을 인거 같았다. 무슨 일이람? "무슨 일이지?" -보면 몰라? 불 나잖아.- 이젠 아예 무시하리다.. "피해가시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케자로의 소리가 들렸다. 참, 이 여행의 인원은 상당히 간촐하다. 나의 외출을 외부에 알리지 않기 위해서 였다. 붉은달의 일원과, 근, 나, 검이 총 인원이다. 그러니까, 무척 간촐하지. "할터가 앞에서 정찰을 갔으니까, 뭔가 이야기가 있겠지. 우리도 가보자." "전 반대 입니다. 폐하. 이런 곳엔 어떤 위험이 기달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세트는 정색을 하고 반대했다. "그래도, 가보자. 예로부터 싸움구경하고 불구경이 재일 재미있뎄어." -암. 근데 그런 훌륭한 격언도 있었냐?- "그럼 할 수 없군요. 다링," "세트, 왜?" "자네가 길의 정면에 스고, 이지리스는 마차를 계속 몰고, 나와 케자로는 옆을 호위한다. 가자." 호위씩이나 할 인원이 아닌데...바키가 국세청 일에 재미만 안들었어도 데리고 오는 건데 그랬어. 그래도 역시 사린은 안데리고 오길 잘했어. 후후후. 검이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와! 불놀이다! 역시 여행은 이래야 맛이지. 근 3일간 아무 일도 없어서 심심했거든.- 어련하실까요... "마을입니다!" 마을이 불타고 있었다. 저 앞에는 백마를 탄 할터가 다가오고 있었다. "....!!!" 할터가 꽤 멀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뭔가 다급한듯 했다. 우리보고 계속 뭐라 하는 거 같은데... "어라, 그늘이... 왜?" -엉?- 옆의 이지리스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려졌다. 주위가 순간 검은 색의 그림자로 뒤덮였다. 풀도 나무도 흐린 회색의 빛을 띄었다. 난 머릴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먹구름이 아니였다. "새다!" 그것도 엄청큰... 그러나 검은 나와 의견을 달리했다. -드래곤! 어서 엎드려!- 삽화에서 본 그런 작고 귀여운 공룡이 아니였다. 꽤 멀리 있음에도 분명한데, 파충류 특유의 비린내와, 기이한 느낌, 그리고 그 공격적인 눈동자... 어라, 눈이 마주쳐져 버렸다. "큐에엑!" 그리고 그 공룡의 눈에는 우리가 아주 작은 생물로 보인듯 했다. 이미 근은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웅... 이런 기회주의자. -브레스를 쏘려는 거야! 주변의 기압이 변동하고 있어! 엎드려!- 그 브레스라는 거 축복의 브레스는 아니겠지... 그렇담. "세트! 어서 피해! 숲으로 도망가!" "폐하야 말로 어서 도망가십시요!!" 나야 도망가면서 소리쳤지. -온다!- 난 황급히 몸을 굴려서 길가의 나무쪽으로 굴렀다. 체육시간이네... 한편, 케자로들은 나와는 반대쪽으로 몸을 굴렸다. 붉은 화염이 공룡의 입에서 나왔다. 그 붉은 화염은 이내 대지에 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케자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위험합니다! 전하!" 나도 알어. 하지만... 아... 나 꼼짝없이 통구이 되는 구나. 검아 검아. 니 주인은 이리도 허망하게 간다. 잘있거라... 엉? 나의 시야에는 붉은 화염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붉은 머리의 사내가 있었다. 바로 검군이였다. 붉은 옷을 걸치고 마치 달처럼 그렇게 서있었다. 손에 든 성검으로 끊임없이 휘둘러서 불을 막아내고 있었다. 대신 주변에는 불이 붙고 있었다. "검..." "이번만 피하면 괜찮을꺼야. 우릴 먹으려 하는 건 아닌거 같으니까." 나도 알아. "너 변신 못했잖아." "말시키지마. 아차하면 너는 그냥 통구이라고." 쳇. 이젠 주인한테 명령까지...! 이런 건방진. 검의 말마따나 공포스러운 화염이 할퀴고 지나가자 공룡은 이내 육중한 몸을 빼내 건너편 숲쪽으로 가버렸다. 검군도 변신을 풀고 공룡이 사라지자 마자 같이 사라져 버렸다. 근데... 공룡이 불도 뿜냐? 속에 기름통이라도 들어있는 건 아니겠지? 할터가 말을 달려 달려오고 있었다. 얼굴에는 걱정과 불안의 감정이 나타나 있었다. "무사하셨군요!" "응. 옷은 좀 탔지만서도. 이렇게 멀쩡하지." 검뎅이가 되기는 했지만 말야... 검에 묻은 검뎅이는 더욱 심각하고... "할터. 무슨일이야?" "아... 세트. 아랫 마을에 그 드래곤이 나타났다는 거지." 내가 최근에 읽은 드래곤소설은 모두 착한 드래곤 밖에는 없었는데... "드래곤하고 대화할 수는 없는 건가요?" 할터는 나를 바라본 후 얼굴의 검뎅이를 닦아주면서 말했다. "드래곤은 최강의 몬스터입니다. 우리같은 하잘것 없는 인간과 이야기 할 이유는 없죠. 그냥 내키면 파괴하고... 그런 거죠." "맞아. 인간과 별 다를 이유는 없지. 대신 그들은 오크를 사육한다는 것 정도..." 근이였다. "어디가셨었죠...? 신이라면 적어도 공룡이랑 이야기 할 수 있잖아요!" "공룡이 아니라, 드래곤이야." "그게 그거죠!" "후후후. 내가 그런 하등 짐승과 이야기 할 이유는 없잖아?" 그러시겠지... 근이라는 놈 왠지 사악해... -내비두...성격 더러운 놈은 냅두는게 상책이야.- 어이구... "뭐, 꼭 이야기 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이 이렇게 이야기 하면 왠지 기분이 나빠지는데... 엉? "저기 사람이 있군요. 마을 사람인가 봅니다. 한번 만나 보시렵니까?" 할터는 마을 쪽을 바라보았다. 마을의 불길은 여전히 잡힐 생각을 안하는 듯 했다. "가서 먼저 불끄는 것을 도와줍시다. 할터. 가요." -항..난 아무것도 할게 없잖아.- 넌 원래 아무것도 안했잖아? 마을은 말그대로 전시를 방불케 했다. 일단, 여기저기 불에탄 시체가 널려 있었고, 멀쩡한 사람들은 불끄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마디로 정신이 없다... "할터, 어서 불을 끄도록 하죠." "예." 나는 특별히 화생방 훈련을 받은 기억은 없지만, 불끄는 법은 배운적이 있다. 소화기를 들고 쫙! 그러나... 이곳에 소화기가 어디있냐! 에잇! 역시 실생활에는 공부는 별 도움이 안돼.. -야, 뭔생각하는 거야! 우물에 빠지겠다.- 나도 알어. 나는 열심히 물을 푸고 또 푸고, 푸고.. 헉... 힘들어... 어느새 불길은 잡히고 있었다. 가을의 종반이라 그런지 건조해져서 불도 쉽게 번지기는 했지만, 워낙 많이 탄 뒤라 별로 탈 것도 없어서 진화작업은 빨리 끝났다. "꼬박 한나절을 물펐다..." -캬캬캬. 팔아프냐?- 당연하잖냐! 니가 물퍼봐! 팔다리 근육 안쑤시는 데가 없다! "파즈님. 괜찮으십니까?" "응. 할터구나. 참, 근은 어딨어?" 할터는 이내 안색을 흐렸다.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가서 쉬고 계시나 보죠." 나는 뼈 빠지게 물펐다.. "이놈의 신이 이렇게 못됬다니... 걸리기만 해봐라... " -그래봐야, 신이야. 너가 어쩌겠냐. 참어.- 난 항상 참기만 했다. "그럼, 마을 촌장님을 만나 보겠습니다." 할터는 이내 사람들에게 말을 걸면서 어딘가로 향했다. 짜식, 제일 바. 이곳을 한번 본 소감은... 더럽다는 것과, 냄새가 난다. 우리나라 빈민들은 이렇게 심하지는 않은데. 전 국민이 이렇게 빈곤하면 큰 문제인데 말야. 하지만 어쨌든, 근의 행동은 용서가 안된다. 아무리 신이라고 해도 지금은 인간인 나한테 협조하고 있잖아! 그리고 자신이 만들었다면 어느정도 책임을 지어야한다고 봐. 신은 꼭 인간을 도와줄 의무는 없어도 그럴려면 만들지를 말았어야지! 그리고 근은 나를 따라 나섰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인간과 협조하기로 한거나 마찬가지니까. 안그래? -저기 밥탱이 신온다.- 근은 그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걷고 있었다. 주변의 꼬질꼬질한 사람들은 다 그를 돌아보았다. 그의 아름다움은 어차피 인간의 것은 아니니, 부럽지도 않다. 하지만, 너 오늘 잘 걸렸다. "근, 우리 인간과 윤리의 정신적인 에고(Ego)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 좀 할까? 안하면 곤란해." 12-2. 집떠나면 고생입니다. 그날 저녁은 촌장의 집에서 먹을 수 있었다. 앞의 근은 묵묵히 밥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근은 고개를 들어 촌장에게 질문을 했다. "촌장님. 질문 드려도 될까요?" "예? 말씀하시죠." 촌장은 우리를 기사가 섞인 여행자로 알고 있다. "촌장님은 신을 믿으십니까?" 이거 꼭 전철에서 전도하는 사람들을 보는 듯 하구만. 역시 촌장은 당혹해 하고 있었다... "저는 신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려러니 하고 있지요. 헌데 왜?" 근은 고개를 팍 숙이고 묵묵히 수프를 입에 처넣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말이 맞대니까. 당시의 대화는 이랬다. 간략하게 표현 하자면, '이 나라는 무신론자의 세계라니까. 이미 신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그거나 알아?' '흥, 그래도 신이 없다면 인간들은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넌 여지껏 갇혀있었잖아. 힘도 없고. 그게 무슨 신이냐?' '난, 그래도 인간들에게는 필요한 존재다. 그냥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필요한 존재이지.' '이봐, 그렇지 않으니까, 앞으로는 인간들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하라구. 혹시 알아? 그러나 영웅이라고 신보다 나은 대접을 해 줄 수 도 있잖아?' 라는 이야기 였다. 이제 확실히 알았겠지. 당금의 사람들에게는 신이란 아주 형식적인 존재라는 거 말야. 후후후. 아무리 이세계가 당근이 지배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없는 일은 하지 않으려 들거든. 안그래? -저 녀석, 삐진거 아냐?- 그런 거 같지만. 내가 어쩔 문제는 아니라구. "기사님들, 그 보다 저 사악한 드래곤에게 어떻게 해야 우리 마을을 공격하지 않을까요?" 드래곤이라는게 용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무척이나 신성한 동물인데...아까 그건 너무 뚱뚱하더라구. 드래곤 세계에도 구조개혁이 필요해. 가령, 다이어트라든지. "예? 아... 글쎄, 드래곤은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니까, 보석을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요?" 역시 할터다운 대답. 매우 정석적이다. "그러고 보니까, 근, 아까 무슨 방법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드래곤과 대화할." -녀석, 찔러보자는 거구나?- 누굴 찌르는데. 그러다가 죽는 수가 있다... 근은 그 아름다운 얼굴을 들었다. 역시 생긴거 하나는 인간의 상식을 벗어나기는 하지. 굉장해. "드래곤은 최고의 지적생명체이다. 인간을 아주 우습게 보고 있지. 사실 인간이 그들의 지식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니까 말야. 그들은 자신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야기 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 이지리스가 얼굴을 한층 찡그리면서 말했다. 짜식, 그래봐야 넌 하나도 안무섭다. "결국 방법이 없다는 거 아녀요? 우리중에 그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있을리가 없잖아요." 근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시하는 눈길.... 여기 신도 있다 이거지? "그렇지 않다. 여기 드래곤의 관심을 끌고, 그와 대화할 만한 인간이 최소한 둘은 있어." 누구? 나? 안돼... -그런... 이런 바보 집단에 누가?- 너 그러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수가 있다. 깨어보니 쓰레기장이라든가... "누군데요? 거참, 궁금하군요. 드래곤의 지적호기심을 유발시킬수 있는 인간이라니." 근은 살며시 미소지었다. 죽이게 이쁘긴 하군. 신은 다 저러냐? "바로, 케자로와 이지리스입니다. 드래곤과의 대화라면 내가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전 그런 하등동물과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영민군도 뭐 하라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너무 위험 부담이 크죠." 결론이 뭔데? -야, 난 이해했어.- 뭔데? 쓸데 없는 이야기면 죽는 수가 있다니까. "오~ 드디어 저의 천재성이 인정 받는 순간이로군요. 케자로도 된다는 것은 좀 싫지만, 하여간 어쩔 수 없죠. 안됐어, 케자로. 세상은 너와 날 한 하늘에 태어나게 하셨구나." 그거 사마달의 이야기 아냐? 제갈량이랑 한 시대에 태어나게 했다고 툴툴대던... -우헤헤헤. 바보. 설마 그러겠냐?- 케자로의 얼굴은 한층 음침해졌다. 녀석.... 정말 무섭다니까. "알겠습니다. 드래곤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문장 그대로 이해하는 녀석이랑, 한 이백번 생각해서 대답하는 신기한 인간이 필요하다 이거군요." 뭐야, 그렇게 되는 거야? -그말이 정답!!!- 으... "아, 꼭 그렇게 생각할 건 없고, 이지리스 진정해. 너의 그 순수함과, 케자로의 영악함이 필요하다 이거지. 뭐, 주선은 내가 할 테니까, 염려 놓으라고. 알겠지?" 전혀.. 난 걱정되서 죽겄다. 아이구... "웅... 그럼 저랑 케자로, 근, 이렇게 셋은 드래곤 암살작전에 투입되는 군요!" 이봐.. 이봐, 그건 아니래두. "아... 꼭 그렇게 생각할건 없지만, 안돼면 죽여버리면 되지. 걱정할 거 없어. 알겠지?" 근도 상당히 위험한 성격인듯.... 근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난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것이 가장 두려워. 그들이 나를 좋아하길 바래.' 우.... 앞으로가 걱정이다. 회의 결렬 시엔.. 어떻게 되는 거야!!! 기분 좋은 아침, 나의 일과는 드래곤이 산다는 산을 처다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과연....회담은 잘 될까... 내 생각에는 아마도 실패할 확률이 무지 높은데 말야... 검을 따라가게 했으니, 나중에 알려 주겠지. 근데.. 검이 없으니 무지 하게 심심하다. "저, 폐하, 괜찮으십니까? 예비용 검이라도 가지고 계시는 것은..." 할터... 날 생각해 주는 거야? 아이 조아. "응. 그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을지 모르니까. 그렇게 하지. 근데 무슨 검으로 할까?" 할터는 자신의 배낭을 뒤적이더니...작은 단검을 꺼냈다. "이건 안돼겠죠?" 말이라고 하냐... 그거가지고 부침개용 채썰기 하리? "그런거 말고, 장검은 없나?" 그래야 폼 나지. "아까 보니, 촌장의 집에 하나 있기는 하더군요. 그걸로 드리죠. 성검과 무게도 비슷하니까, 괜찮을 껍니다." 그리고 할터는 빙그레 웃어보였다. 윽... "할터.. 이게 어디가 무게가 비슷해?" 나는 그 철 장검을 들고 힘을 빼고 있었다. 아니, 들었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 끌고 있었다. 왜 이리 무거운 게야!!! "이상하네. 이리 줘 보시죠." 번쩍... "무게가 비슷한데요?" 그런... 그럼 검군에는 경량화의 마법이라도 걸려 있다는 거야! 그럴리가 없잖아. 그럼 다른 사람도 다.. 아... 할터는 내 검을 들어본일이 없구나... "할터. 내 검 들어본일 없지." "아뇨. 검 손잡이만 안들었을 뿐이지 들 수 는 있습니다. 케자로가 배낭에 넣어 가져가는 것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괜히 들고가라고 했다... 근의 말을 듣는게 아니였다. 에잇. 당근의 사촌녀석... "그럼 제 검을 들어보시겠습니까?" 할터는 약간 꾸리한 총각냄새가 풍기는 검을 내밀었다.... 으.. "아, 이것도 무겁네. 들지도 못하겠어." 으... 내가 힘이 세서가 아니라 검이 좋은 거였구나... 미안.. 미안. "할수 없군요. 그럼 이 단검을 가지고 계십시요. 아마도 성검에 익숙해져 일 겁니다. 그럼 제가 열심히 지킬 테니까, 설마 그 동안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난 왠지 있을 꺼 같아서... 불안하잖어. 그리고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내 생각은 틀리는 법이 없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이 마을은 정말 자그마 한 마을 이다. 사실 이런 마을에 드래곤이 나온다는 것도 좀 웃겨... 가만, 뭔가 불합리하다 이거야. 모든 사건이라는 것은 그럴만 하니까 일어난다구. 그렇다면, 이 일도 뭔가 부자연 스럽다는 거지. 뭐가 이상하냐면, 이런 작은 마을을 갑자기 최강의 드래곤이 나와서 불지르고 갈 이유가 없다는 거지. "파즈님, 무슨 생각하십니까, 돌떨어집니다." 지금 우리는 마을 복귀작업중이다.... "응? 아니... 저기 좀 이상하지 않아?" "무슨 말씀이신지." "드래곤이 왜 이마을에 왔을까?" 할터는 그의 코주름을 좁혔다... 으... 징그러. "모르죠." 명쾌한 답변!! "에휴. 내 생각인데, 아무래도 우리 때문이 아닐까 싶어." 이쯤 되면 다 알아들어야 정상이지. 안그래? "그렇게 되나?" 일이나 하자... 할터는 그 귀엽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얍...잡귀야 물럿거라~! 할터랑 내가 별쓰잘데기 없는... 전적으로 할터 입장에서 보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정확히 묘사하자면 이렇다. 땅이 부른다 하늘이 부른다 사람들이 부른다, 악당... 등장... 이게 묘사인가... 말굽소리가 하늘에 울렸다. 그리고 하늘에는 순식간에 흙먼지가 휩싸였다. 그리고 깃발이 보였다. 검은 깃발에 흰색 휘장이 그려져 있었다. 대 마도사의 문장... 뭐더라..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 할터가 소리를 질렀다. "어째서! 트라이너의 마도 기사단이! 이런 내륙까지!" 적국? 트라이너라... 움... 내가 알것 같냐? "어서 도망 가셔야 합니다!" 나도 알지만... 이미.. 늦은 거 아냐? 말에 탄 검은 갑옷을 입은-우리나라 기사들 보다 훨씬 멋있다.- 자가 말했다. "죽여라." "와~!" 이건 확실히 알아들었다. 집나오면 고생이라더니.... 내가 황제란 거 밝히면 그냥 골로 가겠군. 아니 별 차이가 없냐? "이런 나쁜 놈들!" 한 기사가 말에 탄 채로 어떤 여자의 심장을 꽤 뚫고 있었다. 피가 번졌다. 피가...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할터는 기사라는 게 너무 티나는 관계로 사람들 사이에 쌓였다. 다링과 세트는 마을 광장 쪽에서 빨래 하다가 싸우고 있었다... 좋은 상황이 아니였다. 난 단검을 빼들었다. "나도 싸울께!" 할터는 내 말에 대답할 여유따윈 없었다. 역시 체력 단련이라도 해 둘것을 그랬다. 잘못했다.. 한 기사의 창이 나를 향해 날려지고 있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고 보면 민정이는 마법도 쓰던데... 차라리 마법은 나에게 소용없으니 마법을 쓰는 것이 좋았을것을. 그것도 배워 둘것을 그랬다. "검아... 미안. 미안. 이제 너의 주절 거림을 들을 수 없겠구나. 미안." 창이 정확히 나의 가슴을 찔렀다. 그리고 나는 피 분수를 볼 수 있었다. "지금 무슨 소리가 들린거 같지 않아?" 케자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난 지금 이렇게 케자로의 배낭에 뚤뚤 쌓여서 혼자 놀아야 했다. 인형놀이나 할까.. 관두자. 무슨 검이 손있냐? "글쎄. 이 근처에는 사람이 산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어." 이지리스의 어벙한 대꾸도 들려왔다. 병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당연하다는 듯이 하니? 역시 넌 참 멍청한 놈이다. "조용. 근처에 괴물이 있는거 같아. 그러니 조심하는 게 좋다고 본다." 건방진 신의 이야기도 들려왔다. 하여튼 한폼하는 건 사실이지.. "그치만, 지금 괴물이 어디서 나타나더래도 움직일 수 있기나 할까 싶지 않군요. 이렇게 숲속에 던져저 있으니.. 이지리스, 거기 나뭇가지 조심해." "우... 그런건 빨리 말해주라구!" 니가 멍청한 걸 남 탓으로 돌리다니... 쯔.. "그나저나, 불길한 기운이 감도니 빨리 처리하는 게 좋을 꺼 같습니다. 근. 어서 가시죠." 역시 케자로. 냉철맨이라니까. 그러고도 내가 흔들린 정도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꽤나 깊은 숲을 지나서 가고 있는 듯 했다. 뭐, 겉보기엔 그냥 단촐한 산이였는데 말야. 에잇. 케자로 녀석은 정말 조심스럽게도 걷는단 말야. 쳇. "앞에 공터가 나오네요." "우와! 드디어!!!" 이지리스... 드래곤이 당장 달려 나오겠다... "좀 조용히 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은데.." 케자로. 내 의견도 그래. "저기 드래곤의 동굴이 보이는군. 근데 좀 이상해. 왜, 괴물들이 습격이 하나도 없었을까?" "그야, 저같은 용맹한 기사에게 걸리고 싶지 않아서겠지요." 농담하냐...? "저기 드래곤의 동굴로 들어가 봐야 하는 겁니까?" 케자로의 목소리는 장례식 문상객의 목소리 같았다... "뭐, 그러지 않아도 괜찮을 꺼야. 거기~!" "어... 근님, 그러다간 드래곤이 놀라서 나올껄요?" "아... 나와야 이야기를 해보지." "우.... 결국 농담은 아니였던 거군요." 그럼 저 사이코가 농담을 할 거 같니? 원래 사이코는 농담을 안한다구. 주변의 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건 아마도... "드래곤이다. 준비해." 각자 자신의 무기를 꺼내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난 왜 여기 있는 거야? 파즈가 여기서 좋은 구경좀 하고 가르쳐 달라는 것 뿐이였는데... 에잇. 하긴 무엇보다 신이 주장한 바가 크지만... 곧이어 드래곤의 날개짓 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주인없는 검은 무척이나 서러운 거구나.. "이 하등 동물 드래곤이여! 여기 그대와 이야기 해볼까 해서 왔다! 그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위대한 정신을 가진 자들이다! 이리 와 한번 맞장 떠보자!" 이봐.. 요즘은 협상을 이렇게 하니? "저.. 이런 건 계획에 없었던..." "상관없잖아. 케자로는 시킨데로 해." "뭘 시켰는데요..." "아? 내가 아무지시도 안했던가?" "예..." 불쌍한 케자로.. 여기 신은 무계획, 무신경, 무자비, 무책임, 무두질 당할 만한 놈이다.. "아, 그럼 대충 이야기 하면 돼. 뭐 별로 특이한 이야기 할 필요는 없고, 그냥 알아서 하면 되는 거야." 그게 어디 작전이냐... "그것도 재미있기는 하겠지만,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이지리스 너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다니.. 그리고 잔뜩 화난 최강 생명체, 드래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울리는 것이 참... 시끄러웠다.. [재미있군! 나와 뭘 하고 싶다고?] 신의 응수가 들렸다... 이젠 막나간다는 거지.. "아, 별건 아니고, 그냥 여기 두 사람이랑 이야기나 하라고. 이 위대한 내가 주선하는 자리니까, 잘해보는 게 좋아." 잠시 아무말도 없었다... "이거 미팅이였나?" 이지리스... 불쌍한 넘... [좋아. 나도 심심하던 차인데. 둘중에 누가 좋을까.. 그래 거기 어두운 놈이 좋겠어.] 어두운놈... "야, 케자로 너 말야." "내가 어둡냐?"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의 이름이 케자로 인가? 그럼 케자로랑 함께 이야기 해보지. 좋아. 우리 무엇을 할까?] 파즈라면 좋은 아이디어를 냈겠지.. 이거 참, 아쉽군. "좋아. 필살의 결투... 그것은 바로..." 케자로, 싸워서 니가 이길 만한 게 있니? "이름으로 삼행시 짓기...어때? 상대방이 이름을 대고 말을 되게 만들면 이기는 거고, 안되면 지는 거다. 지는 쪽이 소원을 들어주는 거야. 어때?" 케자로.. 그게 뭐냐.. 전에 파즈가 한 그거니? [좋아. 어렵지 않군. 그럼 내가 먼저 하지.] "마음 대로."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드래곤과 인간의 지식 싸움... 으... 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름은, 먼저, 케자로. 너의 이름이다.] 우와.. 어렵다. "케, 케찹을 뿌리고 있었다. 자, 자신의 일처럼 뿌려댔다. 로, 로드(lord)의 명령이였다." 우... [좋아. 다음은 나군.] "이수영. 어떤 인간의 이름이다." [이, 이 인간은 수, 수학도 못하는게, 영, 영특한척 한다.] 도대체 그게 누구야? [다음은 그네다.] 착각이였을까? 케자로가 약간 진동했다. 오줌 마렵니? "운을 띄워 주시죠." 오잉? [그] "그 지나가는 말똥보다 못한게 바로 너지!" 헐... [이..런... 난... 못한다!] 나같아도 않해.. 운을 띄우면... 네... 으.. "그럼 제가 이긴거죠?" 썩었다.. [좋아. 내 약속은 지켜야 겠지, 이 비열한 인간아.. 좋아. 무슨 조건을 걸테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인간을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그것참... 어쩔 수 없군. 이번의 마을 습격은 어떤 자에게 부탁을 받아서 한 것이였다. 뭐, 나야 보석만 많이 준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거든. 그점은 이해해 주겠지?] "물론입니다." [좋아. 좀 범위가 넓기는 하지만, 인간을 괴롭히지 않겠다. 뭐, 고통없이 죽이면 되니까...] 이봐.. "당장의 마을 습격만이라도 그만둬 주십시요. 그 다음의 일은 다른 사람이 해결하겠지요." [맘에 드는군. 비열한 점도, 그 성격도. 좋아. 인간. 그리하지.] 일은 잘 해결된 거 맞지? [그보다, 좋은 소식을 알려주지. 아까 마을 쪽에 불길이 다시 올랐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군. 일행이 있는 거 같던데. 안가봐도 되나? 나야 상관 없지만...] 뭐라고! "젠장." 케자로의 소리가 들려오고, 난 눈앞이 캄캄해 졌다. 주인의 위험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바보 검이라니! 이런, 요즘 내 센서가 맛이 갔다!!! "이지리스, 뛰어가도 늦어." 근의 싸가지 없는 말이 들려왔다. 에잇. "하지만!" "그 정도에 죽는다면, 너희들의 주군이 될 자격이 없다. 그렇지 않나? 인간은 약해빠진 인간은 필요없다고 하지 않나?"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주군은 충분히 좋은 분이시고, 우리 나바스에 없어서는 안될 분입니다." 케자로의 말에는 은은히 화가 느껴졌다. 그리곤 바로 뛰기 시작했다. 짜식, 열받았군. 뒤에는 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여기 드래곤 하고 이야기나 하고 있을 테니 천천히 다녀오라고. 그리고, 케자로는 앞으로 여자를 꼬실 수 없을껄? 후후후." 무슨 소리야! 저 재수없는 신자식... 이때의 내 머리는 그야말로.. 머리가 있다면 말이지만, 파즈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녀석, 또 다쳐 있음 반 죽음이다! 창은 내 가슴에 박혔다. 그리고 붉은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피바다'이지... 북의 누구누구가 한 말이 떠오른다... "남조선의 서울의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겄소!" 언론까지는 여기까지 보도가 됐다.. 그 다음의 이야기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수뇌부에선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냥 넘길리가 없다... "그럼 우리는 평양을 피바다로 만들겄다!" 헐... 근데.. 난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냐... 아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누가 그러더라. 검은 뽑힌 뒤의 출혈 때문에 죽는 거라고... 지금 나는 쓰러지지도 않고 용케 서 있기는 했다. 한 번 이렇게 죽을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돈 주고는 절대로 못할 경험이다. 기사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운 저음이였다. 난 이렇게 느꼈다. 아름다운 주문 같았다. "죽어라." 안그래도 난 이미 죽은 목숨이라는 거 안다. 굳이 확인을 시켜서 사람 더 불쌍하게 만드는 저의가 궁금하구만...이럴 때 내가 영화의 등장 인물이라면 상대를 죽이고 같이 죽여야 하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럴 만큼 용감하지는 않다. 내가 뭐, 코만도냐! "살려.. 주세요.." 고작 이정도지.. 그치만, 효과가 있을 리가 없다. 나도 안다.. 검. 보고 싶다. 너 어디서 뭐하냐? 성검이라는게 주인의 위기를 알아차리고 제까닥 달려와야지! 것 멋만 잔뜩 들어가지고... 흥. 인생이 처량하다... 이렇게 구걸하는 주인공이라니.. 인간은 모두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라는데, 난 안그런가? "전하! 무사하십니까?" 넌 내가 무사해 보이냐? 할터야.. 그리고 넌 여기 오지마. 넌 무지 약한 기사잖아. "전하?" 기사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그는 내 몸에 꽂았던 창을 뽑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냐 하면, 정육저에 가서 볼 수 있는 선지를 한통 쏟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으.. .어지러... "빈혈기가..." 칼 맞은 놈 치고는 잘 중얼거리네... 검아 검아... 너가 젤루 보고 싶다. 아, 난 칼 맞았다는 자각이 있는거 보면 정신력이 엄청난 모양이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이럴때 초인적이거나, 정체불명의 신기한 힘을 사용하는데.. 나도 할 수 있을지도.. 에잉. 말도 안돼. "으악! 전하!" 할터... 소리 질러도 살 수 있을 꺼 같니? "검. 미안. 이제 너의 조잘 거림을 들을 수 있는 사람도 없어지겠구나... 좋은 주인 찾아라. 나처럼 단명하는 인간은 안좋아..." 내 몸은 천천히 쓰러지고 있었다. 땅이 울리고 귀가 멍멍해 지고 있었다. 왜, 왜, 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인지 의아했다. 케자로의 배낭이 찢어져서 날렸다. 검아... 환상이 너무 심하잖아...그리고 난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눈이 무겁다. 입에서는 뜨거운 물이 고여있다. 열이 나는 거 같다. 아프긴 무지 아프다. 가슴에 칼 맞아서.. 살아있는 놈이 신기한 거지. "괜찮으십니까?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단검이라도 드리는 건데..." 됐어. 할터. 난 괜찮으니까. "윽..." 상처가 무지 아팠다.... -흥!- 이봐, 넌 또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거야? "그나저나, 케자로의 가방에서 갑자기 사람이 뛰쳐 나오다니 엄청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게 검이라니... 당혹스러울 따름이군요." 요즘은 검이 뛰쳐나오기도 해. 하이테크 시대잖어. 흘... "그나 저나 무척 어두운거 같은데 여긴 어디야?" 할터의 뒤 쪽으로는 어둡고 어두운 동굴이 보였다. 즉, 여기는 동굴의 내부란 말인가! "보다시피, 동굴입니다." 그리고 내 걱정은 조금도 안한거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여기 있길 잘했지?" 너 정말 신이 맞기는 한거야? -저런 왕 싸가지 없는 신이 존재한다니... 신계의 수치다.- 동감.. 동감.. 윽...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좀 주무시는 게 낫겠습니다. 여기 드래곤의 허가를 받아서 쉬게 된 거니까요. 여기 있으면 다른 위험은 없을 겁니다." "세트.. 무사했어?" "예.. 저야 뭐. 그보다 그 붉은 머리 기사 굉장하더군요. 검의 변신이라고 하던데.. 솔직히 전 못믿겠습니다. 어찌 검 따위가!" 동감.. -저 자식이!!!- 야, 사람이 어떻게 검의 자식이 되니? 아기검이나 가지고 놀아. "하여간, 그 검 덕에 우리가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아주 확실하게 여럿 황천으로 보냈으니까요. 뭐." 그랬어? 난 살인은 싫어. -쳇. 그러는 동안 한 놈같고 쩔쩔매던 주제에...- 이봐... "머리가 울려. 조용히 해 주겠어?" 내가 이런 말을 한 것은 검에게 한 거였다. "아. 그럼 좀 쉬시죠." 할터가 말하고 세 사람은 문을 빠져 나갔다. 동굴에 왠 문이야... -쳇. 너 맨날 생각하는 거지만, 살아있는게 용하다. 용해.- 나도 너가 내 검인게 참 신기하다. 지금 내 몸상태가 이렇지만 않았어도 냅다 팔아버리는 건데... 경매로 할까? 이런 성격 더러운 검도 흔치 않을 테니... "야, 검. 너 어더렇게 된거야? 분명히 내 기억에 따르면 변신을 때때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했을 텐데." -그러니까... 뭐, 어떻게 하면 돼.- 그러니까... 어떻게... "말해봐. 난 알고 있는게 좋잖아?" -몰라도 돼. 사실 뭐, 별것도 아니야. 그럼 잘 자라구. 앞으로 푹 쉬어도 모자랄껄? 응급처치는 그 병신 같은 신이 했지만. 뭐, 그 자식 그래도 너 걱정은 하더라. 아무도 없을때만. 하여간, 알아줘야 해.- 검의 설명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빌어먹을 신 녀석은 내가 엎혀오자 날 재빨리 치료하고, 혼자 있을 때는 걱정이 섞인 말들을 했다는 것이다. 검이 본 것에 따르면.. 아니, 느끼기에는... -오..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으로 죽을 수도 있구나! 너도 당장 특허 출원해라. 성공할 꺼야.- 라나 ... 이게 걱정으로 들려? 검.. 너도 귀가 썩었구나...그리고 나는 곤한 잠에 들었다.. 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고, 뒤지게 아파서 제대로 자지 못했다. 검이 종알 거리는 소리에 시끄럽다는 생각도 들고... 계속 헛소리나 주고 받으면서 우린 그렇게 놀고 있었다.. 아.. 아퍼라. "여기 진통제 없어요?" 제일 먼저 내가 할터에게 한 말이다. "아.. 있을리가 없지요. 뭐, 마을이 전소된 상황이니, 뭐가 남아 있을리가 없잖습니까. 게다가 제가 이지리스를 시켜서 알아본 결과에 따르면 그 트라이너의 기사들이 이곳을 점령하려고 하는 거 같습니다." 전쟁인가? -이제 앞으로 심심치는 않겠구나. 호호호~!- 그 여자 웃음은 어디서 배웠지? 녀석, 못보던 새에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구나.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지요? 다시 궁으로 돌아가는 것도 힘들 텐데..." "사실, 그렇겠죠. 그래서 생각한 것은 근처에 리베르타라는 성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 곳의 성주는 이름높은 무관이고, 개인적으로도 저와 약간의 친분이 있습니다. 케자로의 아버님이시거든요." 오옷! 그렇담, 케자로는 귀족의 아들이란 말야? 믿기지 않아... -아니! 그녀석이 리베르타 가와 그런 연관이! 근데 왜 성이 다르니?- 내가 아냐! 그리고 난 그렇게 자세한 것까지는 외지 못한다구! "그럼 어쩌실 건데요? 이대로 저는 움직이지도 못할 텐데..." "걱정마십시요. 전하. 다 낫기를 기다려야죠. 이지리스와 케자로를 보냈으니, 그 쪽도 대비에 들어갔을 겁니다." 그럼 다행이지. 에잉. 자자. 근데 이상하네. 여긴 꽤 국경과 떨어져 있는데...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물어볼 정도로 기운이 넘치지는 않았다. 에잉... 13-1 아, 벌써 가을이구나! 하늘이 푸르게 되어가고 있었으니... 바야흐로, 봄! 이게 아니고, 가을 이였다. 가을 하면 생각 나는 것들을 정리해 보면, 밥, 밥, 밥... 천고 마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즉, 잡아먹기 좋다는 이야기... 가 아닌가? "전하, 괜찮으십니까?" 할터는 아무래도 말에 올라타 있는 내 모습이 불안해 보였나 보다. 당연하지, 건강할때도 말은 못탓지... "아, 괜찮아요. 그나저나 할터.. 제 이름으로 부르세요. 왜냐면, 다른 사람이 알면, 곤란하잖아요." 할터의 동공은 이배 확장 했다. 눈운동은 건강에 이롭다. 그렇지. "과연, 그렇겠군요. 그럼 이름은 그러니까, 도련님은 어떻습니까? 주인님도 괜찮구요." 에... 그런 닭살돋는 별칭은 싫은데... -도련님, 아직 갈 길이 멀고 멀었사옵니다. 부디, 정신차려!!!- 말에서 떨어질 뻔 했다. "하... 살았다.." 또 가슴께가 뻐근해 왔다. 할터는 역시 걱정스런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고, 신은 그냥 먼산하고 있었고, 세트와 다링은 제 빨리 내 옆에 붙었다. "그나저나, 앞으로 적이 나타나면, 전하만이라도 빨리 빠져나가 셔야 합니다." -그렇게 되겠군. 이 인원이라면...- 나는 검의 말을 받았다. "이 정도 인원이라면, 고스톱을 칠 수 있겠어. 음." 단지, 모모모 만화의 대사를 한 것 뿐이였지만, 반응은 상당히 격렬했다. "농담하지 말고, 말에 신경이나 쓰시지요!" 신의 혀차는 소리가 들렸다.... 잉.. 나만 미워해. 우리 다섯은, 그야말로 그냥 그냥 그렇게 길을 가고 있었다... "이거 정말 길이 맞기는 한거야?" "폐.. 아니, 도련님, 이곳은 정확한 길이 맞습니다. 단지, 오랫동안 사람의 왕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왜 사람의 왕래가 없었는지는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을꺼 같구만... "이 길은 오래전에 폐쇄된 길이라고 하더군요. 케자로가 안전하다면서 알려준 길입니다." 케자로.. .쓸데 없는 짓을 했어.. 이 길은 어느모로 보나.... 산길에서 길을 빼야 한다고 봐.. -말로는 더 이상은 무리일꺼 같은데...- 정말 상황판단은 빠르구나... 우린, 다시 걸어가야 했다. 문제는.... "이거 다리 맞아?" -흥, 내가 볼땐, 이건, 아니라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잖아. "괜찮아. 내가 앞장서지." 비장하게 박정희 대사를 남발하면서 나는 다시 멋지게 앞에 섰다. 흔들다리가 재미있다고 어느 놈이 그랬던가!!! "저, 저 쪽에 안전한 다리가 있는데요?" 죽었어... 세트... 그런 건 진작 진작 알려줘야지! "어서 가지요." 할터는 다시 앞장을 서고 나는 일행의 가운데에서 검의 수다를 꾹 참아내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내용의 전부는 너 같은 바보 주인은 처음 봤다라는... 이녀석은 검 주제에 어휘력이 풍부하단 말야... 그래도 나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 있는 길을 따라 그래도 꽤나 열심히 걸었다. 으... 가슴팍은 쑤시지, 피는 베어나오지, 죽을 맛이였다. -야, 너 괜찮은거냐?- 안괜찮지만... 그런 이야기 대놓고 못하지. 이게 한국인의 문제점이야... 에잉. "숲은 언제 끝나는 거죠?" 세트가 할터에게 물었다. 혹시 길을 잃었다든지 하는 말을 하면 혼나.. "아, 걱정 말게. 그 성은 숲에 있어." 무어야!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성이 하나 있기는 했지. 아주 이상한 장소에 세워진, 천연의 요새라나 뭐라나. 하긴 그걸 진 놈은 약간 맛이 간 놈이긴 했었지.- "그 성은 글쎄, 뒤로는 절벽이 있고, 앞으로는 도개교가 있습니다. 천연의 요새이지요. 더군다가 그 성 위편에 있는 절벽에서 활을 쏴도 성까지는 쏘아지지도 않는다군요. 엄청 깊은데 있으니까요. 단체의 군들이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 한데다가, 성주가 뛰어난 무장이니, 금상첨화랄까요? 뭐, 하여간 그렇습니다. 숲이 짚어지는 것을 보면, 아마 가까이에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 누가 그런 것을 세웠냐? 돈이 억수로 많이 들었겠군. "이곳은 뭐, 지금은 망한 소국에 방어하기 위한 전진 기지로 세워졌지만, 지금은 그리..." 그러니까, 우리는 또 위험에 처할 수 도 있다는 거 아냐? 아냐, 케자로의 아버지라면, 눈에 힘주는 것만으로도 악마의 재림이니 뭐니 하면서 떠들어 댈 꺼야... 숲의 나무는 대게 쌍떡잎식물이였다!!! 아, 내가 이런 굉장한 것을 알다니... 하지만, 낙옆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푸른 느낌은 별로고, 오히려 아름다운 단풍색이 물들고 있었다. 내가 가본 유일한 산, 동네 야산과는 차원이 틀렸다. -이곳의 병사들은 싸움은 영 젬병이겠군.- 갑자기 또 왠 헛소리야? 힘드니? "이곳의 병사들은 싸움 잘해?" 할터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형적인 이점이 어느정도 보완이 되니 염려하실 필요는 없잖아. 안그래?" 그렇게 되나... 난 잘 모른다. 웅... 근데 왜 싸움이 왜 젬병이지? 몰른다... -아이 심심해.- 이 녀석은 왜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만 하는 거지? 좀더 건설적인 이야기 할 수 있잖아? 오늘 식사는 뭔지? 아니면, 검으로서 주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뭔지 라든지. 흠. "저기 보이는 게 성입니다. 그럼 가서 신호를 보내지요." 성은 그러니까, 뭐가 성이라는 거야! 그냥 풀에 있는 아름다운 한채의 돌밭? 아니, 건 좀 심하네. 검은 돌벽이 시커멓게 불에 그을려 있었고, 수로에는 다리가 있지 않았다. 즉 다리가 올려져있고, 저 멀리 성벽 위에는 붉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이거 게임으로 치자면, 디아블로 인가? 레드 플레그!!! 음... 퀘이크가... "저 깃발은 뭐야, 세트?" 세트는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황제의 기 입니다. 그 옆의 주황색 기는 그러니까, 가문의 기죠. 뭐, 아시는데 확인해보신 겁니까?" -바보...가만이 있으면 바보는 안돼잖어?- 미안합니다.. 바보라서. 에잉. 왜 맨날 나는 구박만 당하는 걸까... 흑. 할터가 무슨 기를 흔들자, 성의 다리가 천천히 우리쪽으로 내려왔다. 성의 다리는 무척이나 크고, 넓었다. 아마도 공성전에 대비한 듯 했다. 그러나, 이곳으로 오는 길이 무척이나 좁으니까, 아마 적은 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뭐, 그런거지. 성의 내부에 들어가자, 케자로와 이지리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녀석들은 뭐, 초라하진 않지만, 그래도 꽤나 날 걱정하고 있었나 보다. 달려오는 걸 보면... 기특한 것들. "전하! 무사하시군요!" 그럼 내가 즉사라도 해야 하겠냐? -네 녀석이 죽는다는 건 왠지 상상이 안돼는데...- 네가 또 제철소나 방앗간을 들먹어야 하니? 아름다운 햇살이 비추고 이곳의 아침은 상당히 빠르게 시작한다. 이곳의 성주는 보른 자작이였는데, 케자로의 아버지라고 했다. 성격은... 케자로의 심각 버전이랄까... "위대하신 전하, 미천한 이곳에서 숙면을 잘 취하셨는 지요. 제가 미력하여 이런 침소밖에는 준비치 못했습니다." 아주 정중한 포즈로 그것도 고개는 한 번도 들지 않고 이야기 하는 거 보면 이놈도 보통 놈은 아니라는 생각이 스친다... "아, 전 괜찮습니다. 그보다, 케자로와 이야기 나누셨습니까?" 검의 친절한 지시에 따라 역시 정중하게 인사했다. -잘했어. 나이스!- 이봐, 난 검한테 칭찬 받아야 할 정도로 곤궁하지 않아! "아, 녀석과는 간단히 인사정도만 했을 뿐입니다. 그 녀석의 형편 없는 실력으로 전하를 보필하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무슨 이야기만 하면 영광 들먹이다니... 정말 것두 능력이다... "그나 저나, 저는 근래 트라이너의 근황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알아낸 바도 없던 차에 전하 일행에게서 좋은 정보를..." 딱 거기까지 폼 잡고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방 밖에서 상당히 시끄러운 이야기가 들려왔다. "전! 꼭 만나야 한답니다! 기사님! 제발 보른 경을 뵙게 해주셔요!" 여자 목소리인데.. 어떤 녀석이 재빨리 반응하겠군. -오! 숙녀를 구하는 것은, 바로 기사의 도리!- 너가 검이지 기사냐? 그리고 난 검사라고. 음... 좀 어폐가 있군... "무슨 일이 있나본데, 자작께선 안 가보셔도 됩니까?" 아, 내가 이렇게 정중한 말을 하다니, 삼대의 영광이다! "예.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가 문을 열기도 전에 왠 소녀가 들어왔다. 아주 아름다운 소녀였다. 그래! 미녀는 이래야 하지. 아름다운 녹색눈에 하얀 얼굴, 붉은 입술을 가진 금발의 소녀였다. 전형적인 서양인, 즉, 양키...랄까... -오, 저런 미녀가 있다니!- 으... 검이 밝혀서 어쩌겠다는 건데? "어?" 소녀의 반응은 황당했다... "감히 여기가 어딘줄 알고 함부로 들어오는것이냐! 이곳은 이 나라의...!" 보른경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어? 너 그 엉터리 황제잖아? 야, 케자로 어디있어?" 아, 엉터리.. 마자... 음... -저런 건방진 여자를 봤나!- 아까는 미녀라며? "무례하다! 이분은 대 황제 전하이시다! 예를 갖추라!" 이거야 말로 귀족의 표본이다.... "아, 난... 아유, 나야 나. 동굴의 주인." 뭐? 동굴? 그게 뭐데? 내가 떠리한 표정으로 서 있으니까, 그녀는 친절한 설명을 해 주 었다. "너 아플때 내가 집도 빌려 줬잖아." 아, 내가 아플때 어디있었드라...? -으악! 드래곤이다!- 근데 케자로는 왜 찾지? 복수? 그건 좀 곤란해... "아... 그렇구나... 저, 케자로는 정찰 나갔는데..." "흥! 감히 인간 주제에 나에게 반말이라니. 정말 요즘 것들은..." 하면서, 그녀는 나보다 훨씬 어리게 보이면서 밖으로 씩씩하게 걸어나갔다.... "누굽니까, 전하. 제 아들녀석의 친구입니까?" 드래곤과 인간이 친구가 되지는 않아요... "아뇨. 그냥 제가 좀 신세를 진 분이라. 에...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게 좋아요. 함부로가 아니라, 절대로. " 드래곤이니까... -에이, 십년 감수 했네. 근데 왠 일이람?- 곧이어 보른이 나가고, 검과 나는 그 주제에 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좀 이상한 드래곤이야.- "동감이야. 혹시 케자로에게 반한거 아냐?" -그럴리가... 드래곤이 얼마나 긍지 높은 종족인데. 아마 그냥 반한체 하는 거겠지.- 반하면 반한 거지, 그 반한체라는 건 또 뭐니? 이 성의 구조를 살펴보면 마을을 쭉 둘러서 돌이 쌓여있다. 돌, 돌, 돌... 뭐, 그게 다가 아니다. 모래도 있고, 자갈도 있고, ... 음... 하여간! 여긴 대단히 지루해 보이는 동네다...이 성의 효과적인 방어를 위해서는 당연히 화염방사기와 주포(마크로스를 생각하시라!), 기관총, 다연장 미사일 등... 등.. 이 있으면 확실하게 지켜질 텐데 말야. 흠. "참,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최강의 요새가 있지 않았서?" 분명히 사린이 거기 들러가라고 했는데. -아, 그렇지. 거긴 여기서 꽤 먼편이야. 그리고 여기 적군이 들어와 있다는 것도 조사해야지. 한나라의 왕이라면 그 정도는 해야지.- 그건 아닌거 같지만... "원래 왕은 도망다니는 거 아니였어?" 그렇지! -음. 넌 그래도 아직 젊은 혈기로 싸워야지.- 말도 안 된.다. "전하, 기침하셨습니까?" 나 감기 안 걸렸어. 가봐... 음... 이렇게 말하면 혼나겠지...? "아, 세트, 아침부터 무슨 일로 오셨어요?" 별일 없는데 그냥 온게 틀림없어. 확인사살이랄까... "그런데, 그 모습은 뭡니까? 아직 움직이기 힘드실 텐데..." 아, 내 폼이야 뭐... 그 케자로의 아버지 흉내를 하고 있었는데.. 나도 한번 배워보고자.. "이상해?" "예." 윽.. 일말의 망설임이 없군... -빙신...- 이젠 별소릴 다 하는 구나...! 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참, 나 궁금한 거 물어봐야지. "세트, 그 때 기사들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살아난 거야? 마을 주민들은?" "뭐, 그냥 도망치느라 바빴죠. 붉은 머리 기사가 나타나서 사람 몇 죽이고 우리는 전하 들고 튀기가 바빴습니다." 간략하다... "좀 자세히 해보면 안돼?" 세트의 얼굴이 굳었다. -야, 굉장히 심각해 보여!- 음... "전 그리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워낙에 오래전 일이라..." "경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르셨단 말입니까?" -야, 어디서 많이 들어본...- "그 땐 그렇게 중요한 일이 될 줄 몰랐죠." 음... 정말 어디서 많이 듣던... -야, 쓸데 없는거 묻지마. 사실 도망치기 바빴어. 너야 기절해서 모르겠지만.- 난 안죽은게 용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 됐다. 그래. 그나저나 어제의 그 소녀 드래곤은 도대체 뭐야? 케자로 하고 만났어?" 오늘은 물어볼께 많은 날이네. "아, 그 드래곤님 말이죠. 사실 케자로님이랑 지혜 대결을 벌이셔야 한다나 뭐라나... 근데, 케자로님 의외의 똑똑함을 보이시더군요. 갖은 내기에서 승리하고 계십니다." 갖은 내기? -게 뭐냐?- 검 주제에 궁금한 거 되게 많네. 검이라면 조용히 날이나 갈 것이지.. 가만, 날은 갈 수 있나? "무슨 내기를 했는데?" "음.. 누가 빨리 빵을 빨리 꿉나. 그리고 누가 많은 보리 이삭을 줍나. 또, 누가 더 빨리 십자수 빨리 놓나..." "아, 그만... 그러니까 그런 일들을 하고 있다는 거야?" 세트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이거야 원, 대 드래곤이 그런 내기를 한단 말야? 역시 세상은 오래 살고... 뭐 적게 살아도 볼 수 있는 일이지만. -굉장하군. 보리 이삭... 줍기 힘들 텐데..- 검. 쓸데 없는 일에 일일이 감동하지 마라. "더 궁금 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그럼 누가 정찰을 하지... 음... -나 궁금 한거 있는데. 너 밥은 언제 먹니?- 맞아.. 이젠 밥 때를 알려주는 고마운 시계로 둔갑했구나! "세트.. 나 아주 중요한 걸 잊을 뻔 했다. 나 밥은 언제 줘?" 세트의 난처한 얼굴을 따라... 난 궁성의 밥과는 사뭇 다른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참고로, 궁성의 밥은 내가 지시한 스테미너 만점 건강식과는 엄청나게 거리가 먼...! 식단이다. 먼저, 맛좋은 김치, 비교적 덜 느끼한 채소로 만든 음식들이 주다. "음... 사뭇 다른 맛이네." "흠. 나야 밥을 먹을 필요는 없으니까." 건방진... 신. 앞으로 건방 신. 아니, 건빵 신이라 불러주지. 후후후. -아, 맛이겠다.- 검.. 니가 그랬니? 아냐 헛것을 들은 거야... "상당히 이곳의 음식은 식은 게 많네요..." "뭐, 원래 귀족은 식은 음식을 먹는게 정석이야." 그러니까. 왜 그래야 하는데! "원래, 귀족의 입맛을 자극하지 않아야 하니까. 그리고 이런 척박한 산골에 향신료가 있을리가 없잖니?" 역시 지혜의 신... 전 그냥 묵묵히 퍼 먹을 랍니다. "야, 그건 가래침 뱉는 물이야." 으... 그런...! 그런 물 들어보지도 못했다... 아, 아버지, 왜 갑부가 아니신가요? 흑.. -쯔...- 검이 혀도 차네... 말이 되니? 하여간, 나는 검과 건빵 신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마쳤다.. 중간에 아주 약간의 헤프닝이 있기는 했지만, 거의 별일은 없었다... 라고 해야 즐겁겠지... "언제 까지 누워 있어야 해?" "글쎄, 상처가 여기 오느라 약간 벌어졌으니 앞으로 한 일주일은 다시 누워 있어야지." 왕성에 파발을 띄워라~! -아웅... 심심하다. 바깥 구경도 못하고.- 쪼금 있으면 검에서 뛰쳐 나가겠구만... "전하!" 문도 참 멋있고 절도 있게 열고 들어오네... 과연 황제 폼의 표본이다. 암기하자! 시험엔 안나온다! 보른경 정말 멋있어! "무슨 일입니까, 보른경님." 그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음. 절도 있는 인간도 이럴 때가 있구나. "적군 출현 입니다. 속히 일급 경계령을 윤허해 주십시요!" 잠깐, 그런 건 빨리 알아서 해야지! -야, 관료주의의 전형이다.- 그런 거 같다. 검 주제에 생각도 깊군. "그렇게 하세요. 그럼, 어디 까지 왔어요?" 저기 보입니다! 이런건 아니지? 에휴.. 무능한 인간... 케자로 아버지, 폼만 좋다. "정찰조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삼일 뒤에는 이 곳에 다을 것이라는 보고 입니다." 아까 그말 취소. 유능하네... -굉장하다. 삼일 후의 일까지 알 수 있다니.- 누구누구 랑은 굉장히 틀리지. 후후후. "그럼 그리 명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절도 있는 사라짐이당... -멋지다..- 혹, 폼 연습만 저렇게 한거 아냐? 여럿의(검과 나..) 의심을 뒤로 한채 그는 밖으로 나갔다. 곧 이어 요새는 북적대기 시작했다.. "어서 줄을 꼬아라!" 엉? "거기! 돌을 고르고, 너는 어서 화살을 모아둬라!" 엥? "그리고, 거기 기사님 들은 나무를 모아 주십시요!" 어라라? "그럼 너희 여자 들은, 음식을 마련해 두어라!" 뭔가... 이게 전쟁을 앞 둔 사람들인가? -음.. 전략의 기본이로군.- 설마 일개 고등학생... 것도 중간에 그만둔 내가 알리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저기 왜 줄을 꼬는 거지?" -필요하니까.- 세트의 친절한 설명. "일개 기사인 제가 알 것 같습니까?" 관두자... "아휴.. 내가 빨리 일어나야 할 텐데..." 나의 탄식으로 하루가 조용하게, 음...그건 생각 좀 해보자. 흐르고 있었다. 아휴휴. -독야 청청 하리라~!- 여기 완전히 맛이 간 세계라니까... 전쟁 영화를 기억해 보면, 분명히 사람이 엄청 많고, 무언지 모를 행동을 많이 한다. 그리고 거기다가 포탄의 자국한.. 음. 여긴 그런 건 없겠다. 없다.. 그럼 만들면 돼지. 웃차~! -야, 왜 인나냐? 상처 또 터지면 어쩔라고.- 걱정마라 난 이래뵈도 막강 고등학생이라 이 말이다. 전쟁나면 징집1순위야. 총대 매는 법은 모르지만... 부목대기, 붕대 감기... 등...지도 찾기... 아, 이건 배울때 튀어서 모른다... 우리 학교는 신성한 대학 시험을 위해 교련을 빨리 했거든. "전하, 안정을 취하셔야죠." 이번의 내 간호담당관은 다링이다. 워낙에 존재감이 없는 녀석이라 잊고 있을 때가 많은데.. 세트의 소꿉친구란다. 겉보기엔 성격이 전혀 다른 거 같은데. 내 주위에 있는 놈들중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신기한 존재야. "난 괜찮아요. 그보다. 여기 무기는 어떤 거 써요?" "네. 활을 쏘고 돌을 던집니다." 진짜 간단하군...사람이 던지는 그것? 여기가 무슨 행주대전이야? -멋져.. 돌던지는 기사라니.. - 제발 쓰잘데기 없는 일에 감동하지 마라. "사실 제게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거든요?" -야, 목소리 깔지마. 무섭다.- 뭐야? "네? 말씀 하십시요." "그러니까, 일단 커다란 돌을 커다란 쇠의 구멍에 넣는 거야." 음.. 설명하려고 하니까 잘 안돼네... -뭔 소릴 하려는 거냐?- 나도 이젠 몰라... "무슨 소리 인지, 제가 무능해서 모르겠습니다." 니가 무능 해서가 아니라 내가 멍청해서 그런다 임마. "그러니까.. 우씨, 그림으로 그려줄께요." 그림... 말을 하고 즉각 후회하다니... "이게 뭡니까.." 그래! 나 미술 양가집 규수다! 왜 절 미술 학원에 보내주시지 않으셨나요~ -이런말 하기 싫지만, 정말 그림 못그린다.- 미안합니다..이젠 검한테도 구박받는 신세라니.. "뭐하십니까? 전하." 보른 경이셨다. 역시 멋지다.. 잘생겼다는 게 아니다. 그 품위가.. 장난이 아니군. "이 그림은 뭡니까?" 윽.. 하필 걸 먼저 보다니... "아, 전하께서 구상하신 무기입니다. 무슨 멀리 쏘는 거라는데..." 생각해보니 그렇다. 여기 무슨 화약이 있니? "음... 저도 모르겠는데요... 아, 전하와 같이 오신 그 분이라면 알지도 모르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무슨 신세? 혹시, 할터? "아, 그 분 말입니다. 전하, 그 신전의..." 건빵 신? "아, 그 사람이요?" 정확히는 사람이 아니라 엄연한 '신' 이라고. 뭐, 신같지 않다는 게 문제지. -게 한테 도움 받을 게 있기는 한가?- 이제 너도 그를 무시하는 구나. "네. 그분이 서류 정리에 비상한 재능을 보이셔서요." 음...할 말 잃는군. 곧이어 건빵 신이 등장하셨다. "아, 내게 부탁할 일이란 뭐지?" 그래. 그래도 명색이 지혜의 신이잖아. "혹시 이거 만드실 수 있어요?" 그는 잠시 그림을 응시했다. "레이져 포는 이시대 물자로는 무리야. 일단 동력이 안돼." 누가 그런 거 말했냐! 그건 우리 시대에도 무리야! "그게 아니라.. 이건 대포에요." 에잉.. 이런 놈을 믿고.. 아니 믿지도 않지. -대포 그게 뭐냐?- "아, 대포?" 그렇지. "이 시대에 대포가 있을 리가 없잖아." 누가 모르니? "그래도 만드실 수 는 있을 거 같은데요?" "무리야. 설사 만든다 해도 조준이 안돼잖아. 뭐 그래도 그냥 위협으론 쓸 거라면 할 수 있지만. 만드는데도 무려 몇달은 걸릴껄? 이 시대의 제철 기술이란게... 한심 하니까." 그게 아니라 이상한 나라는 이상한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거 같단 말야. "그럼 그 비슷 한거는 금방 만들잖아요. 왜, 삼국지에 나왔던, 그 포석차 같은거.." 건빵신은 잠시 고민했다... 삼초쯤? "그거야 뭐, 어렵지 않지. 내가 작성한 설계도를 내일 넘겨주면 다음날 쓸 수 있을 꺼야. 단, 돌을 모아둬야 하는데..." 다링을 바라보았다... "제가 하죠. 그럼 빨리 나가서 준비하겠습니다. 여기 지키는 기사는 이지리스에게 시키죠. " -윽.. 이지리스? 여기 또 놀자판이 되겠구나...!- 인생은 종종 그런 것이다... 건빵신은 그의 위명에 걸맞게 멋진 설계도를 주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나뭇꾼들은 올해 나무 팔 걱정을 안해도 된다고 했다나... -야, 멋지다. 완성품이야?- 빨리 완성됐다... 여기 일꾼들은 신속 파인가? 아님 부실...? "저기다 돌만 얹으면 돼지." "야, 전하는 어떻게 그런 것도 아세요?" "내가 원래 좀 한 유식하지." -으....느끼하다.- 나도 안다. 알어. 구박 좀 하지 마라. 원래 환자는 정신 상태가 불안한 법이라고.!! "그럼 그 말이 사실 이군요. 전하가 어디서 유학하고 오셨다고 하던데." 그런...! 나도 모르는 유학을 어디서 했단 말이냐! -너 어디 유학 갔었니?- 하여간, 포석차는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총 2개를 만들었는데, 사정 거리까지 건빵신이 계산해 놓았다고 한다... 전해 들은 거니까, 정확성은 장담 못해! "적은 얼마나 있으면 도착할까?" "중간에 숲속에서 야영을 하고 떠났으니까, 아마 내일 새벽의 야습이 될꺼 라고 하던데요?" 이지리스.. 너같은 말단(잊으신 분이 계실지도.. 이지리스는 견습기사 입니다.)이 아는 거 보면 다 아는 거 아닌가? 보통 전략은 조용히 넘어가야 하는 거 아냐? -야습.. 잠자긴 글렀군..- 짜식, 눈치 챘군. 난 잘 잘테니, 넌 망봐라. "그래... 그럼 이지리스도 힘들겠다. 나가서 너도 싸워야지." 이지리스는 그 하나도 안귀여운 얼굴로 빙긋히 웃었다. "저요? 그냥 케자로 뒤에 숨어 있을라고요." 이봐... "저기... 케자로를 믿을 게 있어?" "아, 모르셨어요? 그녀석, 전략이 안돼서 여태 견습이지, 사실 검술은 죽여줘요." 그랬던가... 난 잘 모르겠다... "그래.. 알았어.." 가봐라라는 말이 떨어지질 않는 구나... 아직 마직막 참을 성은 남아있나봐...검의 격려성 발언이 들려왔다. -잘 참았다.- 내가 생각해도 그래... "전하, 전하의 신변은 걱정하지 마시고, 만약의 경우 케자로와 이지리스가 전하를 호위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정부로터는 아직 응답이 없습니다. 아마도 연락을 못 받은거 같습니다. 아마, 지원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단, 적들도 내륙 깊이 들어왔기 때문에 지원을 기대하지 않을 겁니다." 한 마디로, 적도, 우리도 맞장 떠야 한다 이거지? 음. 이거야 원. -에구야, 정부는 뭘하는 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그나저나 요즘 검이 나를 걱정해 주는 격려성 발언을 많이 해주는데... 이자식, 나한테 뭐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거 아냐? 검 날이나 갈아 줘야 겠어. 어디 칼갈아, 가위도 갈아 안오나? "그럼, 이런 상황이 아예 다른 성에도 통보되어 있지 않다는 그런 말씀이십니까?" 나답지 않다.. 질문이 이렇게 길다니.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근방에 있는 우리나라 국경 최고의 요새인, 이즈프에는 푸른 기병단이 있으니 여차하면 그곳으로 전하는 도망가시면 됩니다." 잠깐, 애초에 그곳으로 도망가면 안돼는 거니? -이즈프가 언제 부터 그렇게 가까운 곳이였나... 굉장히 먼곳으로 기억하는데..- 역시.. 이 분은 거리감각에 약간의 문제가 있군. "근데, 그 푸른 기병단은 어디 소속이야?" 예로, 붉은 달의 기사단은 황제 소속, 적색의 바람 기사단은 황실 기사단. 뭐 그런 거니까, 푸른 기병단도 어디 소속 아냐? "아, 그 기병단은 나바스 제일의 기병단입니다. 당연히 국가 군의 하나이죠." 무소속... 좋다. "그럼 소인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신하된 도리로 전하의 탈출 루트를 케자로 녀석에게 알려 두겠습니다. 그럼 이만." 케자로라면 믿을만 하지. 후후후. 뭐 그런 거야. -아, 탈출... 좋다.- 이녀석은 아까 부터 쓸데 없는 일에 일일이 감동하는데... 이거 전쟁 보면서 하프를 타는 그런 사이코는 아니겠지? 그런 거 이쪽에서 절대 사양이다! 14. 현대전에 대한 몇가지 고찰. 사방은 정말 조용하게 가라앉았다. 마치.. 마치... 보리차 물끓기 전의 고요함이랄까?... 이건 아닐지도... 하여간, 나는 검이 망보라고 하고 조용히 찌그러져서 잘 자고 있어야 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너, 인간의 왕이여. 어찌하여 시도 때도 없이 케자로와 기타 다른 인간에게 버릇없이 구는 건가?" 드래곤... 으.. 근데, 댁은 아주 우와하신가 보지? 으... -음. 귀여운 성격이다.- 어디가!!! "저기.. 드래곤. 그래. 이름이 드래곤이야?" 그녀.. 일단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이름이 드래곤은 아닐꺼 아냐? 성이 드고 이름이 래곤... 괜찮네? "이름? 그런 것은 하등동물이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보통 소설에는 드래곤이 이름이 있지 않았어? "..." -아, 얜, 주로 마스타르자라고들 하지.- 왠지 알라~ 하는 이름 같은데? 나만 느끼는 건가? 마스타 르자라는 이름이라던지, 아니면 무스 타오자... 이런...그나저나 나를 충격에서 구해줄 그런 일은 없어? 졸지에 하등 동물이 되서말야... "저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드래곤이라고 할 수 는 없어. 사람들이 보고 뭐라고 할까." "난 드래곤이야. 그보다 뭐가 더 중요한 거지?" 그녀는 그 은빛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꼬아가면서 말했다... "중요해. 인간들은 서로를 인간 A, B 로 부르지는 않는다고." 난 가끔 그런 식으로 생각하기는 하지만말야. -것도 재미있을 꺼 같다.- 일일이 감동하지 말란 말이다! 에잉, 한숨만 나오네. "알았어. 어차피, 내가 아는 놈들은 어차피, 검, 빗자루(?), 줄. 이런다고. 여기에 드래곤이라는 드래곤이 섞어져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지. 뭐, 별난 취미라는 소리는 듣겠지만. 안그래?" 빈정빈정. "오. 넌 의외로 이해심이 많군. 그렇게 하지. 그렇다면 난 널 인간이라고 부르겠다. 하등동물." 그 하등 동물은 좀 빼지... -음. 그럼 일단락 된거지?- "내가 지혜의 드래곤을 저딴 식으로 만들었던가..." 이봐 건빵신. 내가 볼땐 댁하고 딱이야. 너는 앞으로 그냥 신이라고 불러주리? 이지리스가 그때 문을 열고 들어왔고, 우리는 거의 동시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뭐하셨어요! 제 욕했죠!" -저 녀석은 언제 철이 들런지...- 이봐, 인간은 철 뒤집어쓰면 죽는다고. 아마도... 호흡곤란? "이봐, 멍청한 인간. 무슨 일이지?" 독설가 드래곤 엉님.... "아, 다름이 아니고, 전하..." 그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아니 이지리스가 생각을? "마자! 적의 기습입니다!" 검의 따뜻한 격려가 들려왔다. -이지리스에 견줄만한 바보는 저 신이 아닐까 한다.- 동감이야... 나는 기습이라는 것을 본적이 없다. 걸프전 당시(난 골프전인줄 알았다...) 사막의 폭풍작전이 기습이라고 하기에는... 좀 기술의 차이가 엄청났지? 기습도 비슷하거나 딸릴때 하는 거 잖아... 아닌가? 이거 확신이 없어. 하긴, 고등학생이 전쟁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전하. 걱정마십시요. 전하가 이곳에 계시다는 것은 저 외에 전하의 측근들 밖에는 알지 못하니 적들이 전하를 알아볼리가 만무합니다." 보른경의 친절한... 이라기엔 좀... 난 원래 나서는 거 별로 안좋아하기는 하지. 후후후. -끼요~ 적이다!- 뒤에건 확실히 알아들었는데... 그 앞에는 뭐였지? 닭울음? "적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건 완전히 기습이 아니라 공개전... 이지? 포석차 두대에서는 돌을 메고- 내가 생각한 모습과는 상당히 틀렸다...- 성벽밖으로 돌을 난사했다. 조준력은 형편없고 먼지가 나서... 적들이 더 알아보기 힘들어졌다... -굉장한 스파이야.- 너 나 놀리는 거지! "각하! 적들이 신무기에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삼국지라는 게임을 보른경이 해봤다면 혼란의 빠진 병사가 얼마나 약한지 알텐데. 후... 여긴 너무 환경이 열악해. "각하! 적이 사다리를 올립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그동안 보른이 준비해 둔것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무기가 상당히 부족하고 보급상태가 않좋아서 별로 변변찮은 무기도 없었다. "어서 돌을 굴려라!" -떨어뜨리면?- 그게 그거야! "돌을 떨어뜨린다는 표현이 알맞지 않나요?" 죽어! 이지리스!!!! -동족이다.- 대단해...이젠 이렇게 밖에는... -왜 입을 벌리는지 모르겠지만, 고만 입닥쳐. 먼지 날리잖아. 먼지는 폐암의 원인이 된다구.- 왠 폐암? 그런게 있긴 있어? 이야, 이 살기좋은 나바스에도 폐암이 있다니. -그건 그렇고, 정말 단순하면서도 정석적인 공격법이군.- 설마... 일개 하찮은 고등학생이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일단, 성에서 적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거야. 비록 발석차가 신무기이긴 하지만, 이런 지형에선 이용하기 어렵지 않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들의 시야를 가리는데 성공한 거지.- 옛날에 심은하가 나왔던 M이 생각나는 이유는??? -그러니까... 에잇. 너같은 바보를 상대로 뭐라고 하겠니... 즉, 적이 소수니까 이런 정석법이 먹힌다 이거지. 그리고, 그게 가능한 보른경이 대단하다... 이거야. 알겠어?- 정리하자... 비록 시험에 나오지는 않지만, 정리해두면 이곳에서 사는 데 별 지장 없겠지... 라기보단,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상황 1. - 적은 소수다. 상황 2. - 우리편도 소수인 반면, 우리는 수비하는 성이라는 이점이 있다. 상황 3. - 흔이 보는 패턴이다. 그냥 싸우면 이긴다. 그리고, 적 사령관은 전혀 영리해 보이지 않는다... 결론. - 그냥 싸우자... 웅... 내 머리에서 나오는게 다 이렇지 뭐. 하지만. 그냥 살라우. "전하. 곧 성문을 열고 반격에 나서겠습니다." 보른의 말투가 경직되어 있었다. 왠지 의기양양??? -저 녀석 공 세울려는 거야. 황제 앞에서 싸우면 아무래도 점수가 올라가잖아." 저기.. 착각한거 아냐? 난 보통 황제가 아니라고. 가짜 황제야!!! 여하간... 상황을 묘사하자면. 잘... 싸우고 있었다. 나야 잘 모르니...그냥 우리편이 더 많이 죽이는 거 같다.. 이거지. 근데 묘하게 역겹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마치 감기약 먹다가 실수로 컵에 빠트려 약물을 먹게된듯.... "저... 나 속이 않좋거든?" 검이 나의 안색을 친절하게 묘사해 주었다... -야? 너 내 사촌(쇠...) 씹어 먹었냐?- 못하는 말이 없어.. "우...으...윽... 이지리스.. 나 ... 나.." 이지리스의 눈이 환하게 빛났다. "전하~ 역시 전하는 우리의 빛! 가서 싸우자고요!!! 네!!!" 야... 너 내가 싸울 수 있을꺼 같냐? -음. 싸우면 나아질 지도...- 모두 화장터로 보내야되... 질질 끌려가는 소를 보셨나요? 꽃을 사랑하는 내가.. 왜 싸움터에... "이지리스... 전하는... 위험하니까..." 역시 케자로! "차라리 황제 폐하전하의 친정으로 공표할까요?" 죽어라~~!!!! -너 정말 불쌍하다. 걱정마. 이래뵈도 내가 한 쌈 하잖아.- 고기 보쌈? 아.. 이동네는 왜 이렇게 좋은 기호식이 없는 거지? 난 학생이라 고기 섭취가 많아야 되는데 말야. 성문이 열리고 우리편이 와글와글 쏟아져 내렸다. 레밍즈... -자 죽이러 가자~~~!!- 이녀석 알고 보니 사코였다는... "야호!" "...제 뒤어 바짝 붙어계십시요." 케자로.. 안그래도 그럴 생각이야. 어? 저거 할터 아냐?(작가 주... 할터 홀터, 훌터.. 모두 같은 사람.. 이지리스도, 이자리스도, 이주리스도.. 다 같은사람.. 흑...) 할터가 갑자기 헐크로 변해가고 있었다.. 헉! -공포다...- 맞아..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할터는 갑자기 엄청 맹렬한 속도로-평소 그라면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달려오기 시작했다.. 무서버... "전하!!!" 엄청 큰 목소리....케자로의 작은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음... 아마 적들이 다 알아차렸을 듯 하군요." 젠장...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자네들 뭐하고 있었나?" -그 말을 잘 살펴보면... 자넨 원래 그런 놈이라 이거지.- "저기 할터 난 원래 이런 놈이라 거지?" 내 눈빛이 고양이 처럼 빛나고 있었다... "아니.. 제 말은 그게.. 하하하 뭐 그런걸 가지고. 이놈! 폐하에게서 떨어져라!" 그러면서 적 병사 하나의 목을 베었다... 정확히. 시체가.... 나 혹시 사람죽는거 처음본거 아닌가... "전하. 안색이 어두운데요?" 시체는 처음에 와서 많이 본거 같은데... 나 이거 상처 나은지도 얼마 안되는데... 이러다 비명 지르면서 에스카프로네 처럼 날라가는 거 아냐? -야, 왜그래?- 그.러.나... 난 여주인공이 아니라서 그런지.. 속이 울렁거리긴 하지만, 기절하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빛에 휩싸여 사라지지도 않았다.. .흑. "난 왜 되는 일이 없냐..." "전하! 어서 검을 빼서!" 나도 안다... -드디어.. 나의 멋진 등장!- 참아줘.. 지금 가뜩이나 속이 않좋은데.. 너까지 그러면 난.. 회복 불능이다. "저자가 사령관이다! 죽여라!" 말탄 사내가 소리쳤다. 날 찌른 바로 그 기사였다. 눈이 마추치고 그는 보른에게 겨누었던 창을 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어?" 상황에 비하면 약간 맥빠지는 대사지...? "저녀석은 그 때 그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던 일행? 응? 그 기사는 어딨지?" 아... 황제 이미지 막 무너지는 구나... 가만, 꽁지가 빠지게 도망~~!! 야! 검! 너 그 대륙 제일이라는 실력은 어쩌고! "젠장. 재미없게 됐군." 케자르의 얼굴이 반짝 반짝 빛났다... 흑... 뭐냐... 너무 해. "전하를 다시 한번 공격하면 넌 죽는다." 오옷! 이거야 무슨 내가 공주님 같잖아! 백설공주는 좀 그렇군. 개구리 공주...? 냅두자.. 내가 비참해 진다.. -저녀석... 죽여버린다!- 어라라? 야, 검 너는 또 왜.. 어라라? 주변 녀석들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네... "케자로. 내가 오른쪽을 맡는다." "좋아." 어이~ "얼레?" -흥.- 검은 조용히 침묵에 젖었고... 할터는 내 옆에 바짝 붙었다. 아저씨 땀냄새가 장난이 아녀. "덤벼라! 애송이들아. 나 트라이너 객원기사 아젠의 기사 케이가 너희를 상대해 주겠다." 옛부터 뭔가 이름이 길면 굉장하다고 했다. 가만. 내 소개도 길다. 질수없지!!! "여기에 있는 나는 나바스의 아들이며, 쉬마린의 인도를 받은 자로 로스크의 영지의 약속받은 주인인 나는 파이에즈. 하늘과 별과 땅의 지배자이다. 이 나의 영광스런 붉은 달의 (견습) 기사 둘이 너를 상대 할 것이다." 일부러 견습은 작게 이야기 했다... 후후후. -야... 너 용케 외었다.- 이런걸 이런때 아니면 언제 써먹냐? 그런데... 반응은 상당히 이상한 데서 나오기 시작했다. "야! 폐하가 계시다! 폐하의 앞에서 싸우는 거다!" "친정이다!" 친정이 그렇게 대단했나? 우리 엄마는 친정이 없어서.. 가만, 이게 아니지.. -쳇. 적의 반응도 재밌군.- "우~ 황제 죽어라! 황제의 목은 내가 딴다!" 저기... 난 사실 가짜 황제야.. 이래도 살아날 수 있을까? 왠지 실수했다는... "훗. 대륙 최고의 기사중 하나인 내게 이런 조무래기로 상대가 될 거 같냐?" 응. 케자로랑 이지리스는 둘이잖아. "어?" 이지리스의 빠른 공격이 시작되었다. 먼저 기사의 옆구리를 찔러들어갔다. 그리고 케자로는 말의 배부분을 공격했다. 그러나... 그 건방진 케이는 그의 랜서를 들어 먼저 케자로의 칼을 가볍게 걷어내고 이지리스의 배를 찔렀다. "으악!" -좀 더 멋진 비명은 없냐?- 맞아. 이럴 때가 아니잖어!!! "이지리스!" "케자로 뒤!" -굉장한 기사군.- 감탄은 나중에 하자고. 굉장한 기사였어. 하고말야... "윽." 창은 퍽소리를 내면서 그의 배를 정확히 꿰뚫었다. 젠장! -케자로가 낫군. 뒤로 물러서서 충격을 최소화 했다. 하지만, 서있는게 고작이지.- 분석할 때가 아니래도~~!! "후후후. 이젠 네 차례야." 그의 눈이 회색으로 차갑게 빛났다. 이게 아젠의 기사구나... 으... -이젠 내 차례군. 보고나 있어라.- 뭘? 이놈이 미쳤나...? 욕을 퍼부어 줄려는데, 검에서 붉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불길한 달의 색이였다. "넌....!" 나의 토끼 눈동자를 무시한 그는 손에 나의 검과 똑같은 검을 들고 있었다. 틀린 점은 단 하나, 검은 빛을 내 뿜고 있었다. 불길한... "후후후. 애송이. 내 수다를 받아주는 유일무이 인간을 건드렸겠다." 나는 그의 뒤모습밖에 못봐서 인지, 아니면 평소의 검의 목소리에 너무 익숙해져 여선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난 주변의 공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보른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 족.. 입니까?" 뭐야... 어디가 저 조잘검이 마족이 되는 거야? 재잘 재잘 세시간은 기본이라구. "어디가?" "저.. 가공할 살인 분위기며, 붉은 불길한 머리카락과 검은 검신. 완벽하잖습니까?" 뭐가.. 멋지기만 하구만. "하긴 좀 음침해보인긴 하죠. 보른경 걱정하지 마십시요. 저래뵈도 전하가 신뢰하는 분입니다." "할터." "네?" "가서 애들 풀어. 치료해 줘야지." "아.. 네." 신뢰라... 그건 좀... 아니라고봐. "그때 그 도망가던 놈이군. 어디서 나타난거지?" "죽어라." 간단하네... "이봐? 에! 젠장!" 그리고... 그 아제기랄의 기사는 이내 당혹한 표정으 짓기 시작했다. 내가 볼때 자칭 대륙 제일의 기사라는 저 검은 기술이 엄청나니까... 내가 그런걸 어찌 아냐고? 상대가 제대로 못 막고, 내가 제대로 보지 못하니까.. 맞나? "너를 죽이고 싶었지.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서. 후후후." 좀... 이건 아니라고 봐. "야! 검! 그러기만 해봐! 방앗간에 넘긴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냉각되었다... 그리고 적들의 목소리가 드렸다. "나바스의 황제는 사람을 그렇게 고문하나 봐. 명령 불복종은 죽.. 음. 아냐?" "저 정도면 참수형이지. 안그래?" 뭐가!!! "전하.. 좀 심하신 듯." 하여간, 제 말에 따르면 맘대로 못나온 다고 중얼거렸던 주제에 지금은 아주 활개를 치고 있었다.. 못된놈. 혹시, 내가 자는 동안 나와서... 고스톱 친거 아냐!!! "죽어. 이젠." 검은 검신이 그 기사의 목덜미를 찌르고 약간 피가 베어나오는-속이 안좋아도 볼 껀 다 본다.- 상황에서 갑자기 둥근 원이 그려지면서 그 기사의 옆에 사람이 나왔다. 어디서 많이 본듯.... 어라라라? "민정이 아냐?" 검은 흑발에 자그마한 체구. 가는 팔을 소유한 그녀였다. 헌데 여긴 왠 일? 그보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지 않았어? "다신 안 나타려고 했는데... 이자는 아직 죽이면 안돼. 그건 너한테도 좋은 이야기야." 무슨 수수께끼를... 전 스무고개같은거 소질이 없는데... "무슨 이야긴데?" 그러나 검의 검은 기사의 목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즉, 찌르는 것을 도중에 멈춘 상태라 이거지.. 나같음 기절했어. "죽여라! 여자의 도움 따윈! 받지 않는다." 아니!!! 아직도 이런 전 근대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다니.. 우리 옆집 누나가 그러던데... "여자는 말야, 약하니까 지켜주어야 하지만 남자보다 똑똑하니까 무시하면 큰일나." 그말을 안듣고 개기다가 얻어터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지... 흑... "후후후. 난 도움을 주겠다는 게 아냐. 영민아. 그냥 이 녀석만 중앙에 살려보내. 다른 놈은 내가 다 죽여주지." 여자 입에서 나오는 말이 영... "어쩔 셈인가?" "응? 아, 붉은 머리 오빠? 잘생겼네. 응, 그냥 나머지는 영민이의 대신들이 알아서 하지 않겠어? 이래뵈도 대륙 제일 기사단의 멤버니까말야." 근데 난 아까의 그 다죽인다는 말이 신경쓰이는데. "그럼 알았으면, 너희편 다 철수시켜. 난 그렇게 잔인한 사람 아니니까 항복하는 사람도 살려주지. 뭐. 인심쓴다." 그녀의 얼굴에는 정말 한 인심쓰는 듯한 표정이...! "... 좋아. 뭔가 생각이 있는 거겠지. 어차피 우리편이 나서서 싸우면 희생자만 늘겠지. 잘해봐. 야. 병신 기사. 잠시 기절해 있어." 그리고 검은 검의 검신을 잡아.. 표현이 좀 그렇군. 하여간, 그를 멋지게 머릴 쳐서.. 기절 시킨뒤 병사에게 끌고 가라고 했다. "저기.. 검." 그의 정면 얼굴을 보았다. 따뜻한 회색눈이였다. 붉은 머리에 따뜻한 회색눈이라니... 멋져.. 잉... "이제 됐어. 난 가보지." 붉은 빛이 흐르고 그는 다시 검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우리군은 다시 대대적으로 성문안으로 철수했고, 나는 성 밖에 있는 한 소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민정..." 그녀의 손이 하늘로 울려지고 하늘에는 마법의 진이 그려졌다. 주위의 마법사는 난리를 쳤다. (참고로, 이 마법사는 나바스인 답게 초보마법만 할 줄 안다.) "굉장하군요. 어떻게 공중에 마법진이 단숨에...!" 주변에는 일시에 막이 생기고, 주변의 병사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무언가.. 느낀 걸까? 그리고 하늘에는 쟂빛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차가운 마법 구현어가 흘러나왔다. [죽.음.공.간.하.강.] -초 고난이 마법이군.- 내가 알리라 생각지 마라. 묻지도 마라. "초 고난이도의 마법을! 어떻게...!!!" 그게 뭘지 모른다고 이야기 했다. 난. 분명히. 그러나 그게 어떤 마법인줄은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녀 주변 100m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형체에는 쟂빛의 비가 내리꽃히고 붉은 무언가가 하늘에 뿌려졌다. 그녀의 주변의 막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처참하군요." 다링의 모습도 처참했다. 여기저기 찢기고.. 쯔... "하지만, 확실한 방법이군. 저런 극소단위의 마법이 저렇게 확장되다니. 굉장해. 역시 초 고난이도 마법이군." 이젠 포기다. 물어보자. "저기.. 세트, 초고난이도 마법이 뭐야?" 세트는 답지 않게 빙긋이 웃었다. 얌마, 여기저기 피튀긴 얼굴로 그러면 완전히 공포물이다... "네. 엄청난 마법이죠." 그건 지나가던 개도 알겠다.. 으이구.. "내가 알려주지." 엉? 건빵신 어디있었어? 어라라? 그 드래곤도 같이 있네? "그러니까... 준신격마법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상에 대한 공격이 국가단위로 까지 이뤄질 수도 있지. 한마디로 범위의 엄청난 확장을 의미해. 그러나, 정신적 소모가 엄청나서 대개는... 사용하지 않는데..." 역시.. 한마디로 못알아듣는다... "그러니까, 원래 마법이란게 공간의 힘의 배분을 계산해 내는 것이지. 그러니까, 인간이 임의적으로 힘을 집중해서 그 핵을 다시 쪼갠다는 개념이야. 알겠어? 그런데, 저 정도 마법 수행정도는 이른바, 그 힘의 수집이 무한대에 이른다는 거지. 무한대가 바로 신의 마법이야. 인간은 불가능 하지." 그런데...무슨 소리라는 거야... "저, 하지만, 저 민정이도 저랑 비슷한 상황인데요? 즉, 마법 무위능력을 가진..." "그거군. 그랬군. 그렇다면 대답은 한가지야. 훼이엔을 가지고 있나보군." 여러분, 내가 모르는 말이 너무 자주 나와요... "저 그냥 갈래요." 그리고 비극의 여주인공 처럼 머리를 짚고 사라졌다... 곤 위드더 윈드(영어로 해서..봐요.) 했다... -훼이엔이라... 그것이 나오다니. 정말 마법 무위 능력은 굉장하군.- 검.. 나도 굉장해? -야, 왜 닭살돋는 반짝거리는 눈이야? 오늘은 피곤하니까, 자자. 응?- 난 자다 벌떡 일어났다. 그럼... 그럼. "야, 검! 일어나." -야, 또 왜 발작하냐?- "너.. 너.. 인간으로 마구마구 변하는게 가능해?" -응. 일단은 그렇게 되는데. 이유는 모르지만. 왜?- "너.. 내가 잘때 뭐해?" 나의 심상치 않은 공기를 검도 눈치챘다. 밤이라... 내눈이 더 빛나게 보였겠지. 가만, 검이 느끼는 건가? 눈달린 검..은 아니잖아? -응? 그냥 이것 저것 생각하는데? 왜?- "인간으로 변신해서 369하면서 돌아다니는 건 아니지?" -야.- "응?" -자라. 머리 울린다.- 그리고 결정타를 먹였다. -오랜 검생에 별 이상한 걸 가지고 고민하는 놈은 또 처음이네. 쳇.- 우씨!~~~!!! 다음날 아침, 나는 아주 늦게 늦게 일어났다. 할터, 세트, 다링은 당연히 이지리스와 케자로 곁에 붙어서 그들 답지 않게 간호중이였다. 그리고 보른경은 아들이 다쳐서 누워있는데도 성 수리에 나섰다. 뭐, 성주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라라면 당연히 안될 말이지. 누가 그러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통하는 변명이 부모님 병환이라면서.. 쳇, 난 이제 그럴 부모도 없구나. 고아네. -야, 옷이나 입어, 왠 아침부터 청승이냐?- 윽.... -그나저나, 밖에 좀 봐라. 아침부터 시체 썩는 냄새가 장난이 아냐.- 뭐야! "윽.." 밖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였다. 시커멓게 탄 시체와, 그 시체의 살점을 맛있게 먹는 괴수들이 있었다.. 젠장! 왜, 민정이가 이런 일을! -확실히, 소문은 엄청나게 나겠군. 이런 산속의 요새 사건은 퍼져나가는데 오래 걸리는 것 뿐만 아니라 무섭게 과장되거든. 아마 나바스 황제가 귀신이라는 소문도 돌지 않을까...- 그러나, 검의 기우는 확실히 무산되었다. 그건 내가 케자르 병실에 갈때 알 수 있었다. "이봐, 들었어? 붉은 머리 사신. 세상의 공인 대륙 최고의 아젠 기사를 죽였대!" "그리고 마녀랑 결탁해서 쟂더미로 만들었대면서?" "그래. 덕에 앞으로 삼년간은 벌초 안해도 된다고 하더라고. 세상에. 아주 화장터라고." 후후후. -어라라.. 내가 생각한 거랑 많이 다르네...- 반면 나의 평가는... "폐하 봤어? 그냥 정말 폐하답지 않게 평범한 외모더라. 난 황제는 다 보리 뚱뚱인줄 알았는데 말야. 정말 그렇게 평범하게 생겼을 줄은..." "그리고, 간덩이가 배 밖으로 튀어나왔더라. 전장에 나오다니." "참, 그 발석차라는 거 폐하의 아이디어 라던데?" "야, 학자타입의 황제라니. 안심이다." "그치?" 뭐가...그래서 나는 황실의 평가(신비의 변태 황자... 에서 황제로 업그레이드..)에서 보단 나은 생긴건 멀쩡한데 겁없는 10대로.. 흑... -으... 다음엔 좀 멋있게 나타나야지. 검은 망토를 준비해가지고 서리..- 관두게... 자네의 증상이 심각하군. 일련의 어이없는 말들을 뒤로 하고(물론 검도 포함된다.) 난 케자로와 이지리스가 있는 병실로 갔다. 병실은 아주.. 아주... 지저분 했다. "저기, 의사는 어디있어요?" 그 곳에는 회색의, 원래는 흰색이였던 듯한 옷을 입은 사내가 나를 돌아보았다. "접니다만.. 쿨럭...! 무슨 일이십니까?" 내 눈과 귀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저 아저씨가 의사라는...? 뭐 아저씨가 의사라는 게 싫은 거 아니다. 예쁜 여자 간호사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삼십년은 더 되보이는 불결의상을 입은 사람이 의사라니! "저... 정말 의사세요?" "예. 누구시죠?" "... 전 이지리스와 케자로의..." "전하! 이런 곳에서 뭐하십니까?" 보른 경이였다. "아, 보른경! 성 수리는 잘 되어가나요?" 그는 그다운 절제적인 동작으로 나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예, 염려해 주신 덕분입니다." 나 염려한적 없다.... -음...넌 저 사람이 의사인게 궁금한 거야? 뭐가... 궁금한 거지?- 모두다! "그나저나, 이곳의 위생상태는 거의 최악이군요. 이래선 안된다고 봐요." 사실, 현대병원도 얼마나 깨끗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도 병이 전염된다면서? 그럼 이런덴 오죽할까... "무엇을 말씀이십니까?" "그러니까, 일단 환자들은 흰색 옷으로 갈아입히고, 의사들도 깨끗한 옷을 지급하고, 먼저, 침대 시트도 갈아주세요. 공기는 환기하는 게 좋으니까, 먼저 저 창문부터 열고요, 또한..." 보른은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대... 단 하군요. 그렇게 하면 분명히 전염병같은 것은 줄겠군요." 그렇지. "당장은 돈이 많이 들지만, 비용절감, 인명을 구하고, 나아가 국가 위생의 도움을 주죠. 이게 바로 복지사회로 가는 길이랄까요." 나는 뿌듯한 표정으로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 했을 뿐이지만, 모두의 시선은 놀람을 띄고 있었다. -흠. 의외로 잔지식이 많군.- 그래... 난 잔머리만 돌아간다. "전하, 당장 시행하겠습니다. 그보다, 급한 회의가 있으니 올라와 주십시요. 3층 회의실에서 군사전략 논의가 있습니다." 어라라? -적군은 그게 다 아니였어?-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 네. 그럼. 가봐야죠." 웅...보른을 따라 우린 회의실로 갔다. 무슨 논의 할게 있나? "어서오십시요. 이곳에 앉아주십시요." 할터가 먼저 와서 자리를 봐주었다. 저번에 다친 상처는 아직도 붕대로 감겨있었다. 쯔쯔... "자 시작합시다." 먼저, 난 내가 암거두 모르는 고교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바란다... 이곳의 사람들은 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황제로 보고 있다는게... 좀 심각한 문제랄까... -그러니까, 전투 후속 지침과, 근처 산적들 문제잖아. 뭐, 그걸 황제가 있을 때 해치워서 공적을 높이겠다... 이 말이잖아.- 너 너무 삐닥한 생각을 하는 거 아냐? 그러다가 원조교제하는 건 아니지? "세트, 당신의 의견도 좋지만, 포상 문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적을 다 섬멸한 것은 우리가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실제 많이 싸운것은 전하의 측근이라는 붉은 머리 사... 기사였잖습니까?" 보른의 참모격인 기사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편의 사기가 진작되지 않습니다." 몰라~!!!! 아.. 난 학급회의도 싫었다고.. 반장몰래 잠들곤 했지.. 꼭 걸리곤 했지만. -나 한숨 잔다. 이~ 따 끝나면 깨워.- 무서운놈. 검과 이런데서 동질점을 찾고 싶진 않은데 말야. "보른 경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존다.. 존다.. 잔다.. 존, 잔다르크,... "전, 그냥 다수에게 약소한 은화 한닢정도로 해결하거나, 술 한병씩을 돌리는 것으로 하는 것이 났지 않습니까?" "그게 낫겠군요." 할터 목소리다. 짜식, 이 세상은 독창성의 세계란 말이다. "저도 찬성입니다."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병실에서 뒹굴고 있겠지.. 젠장, 칼맞은 놈이 부러울 줄은....! "그럼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죠. 저 발석차에 관한 것인데, 공격용 병기로 쓰이는 게 나을 것이라는 의견이..." 쿨... 완전히 나는 잠들고 말았당... 내가 다시 깬 것은 그러니까, 컵내려놓는 소리 때문이였다. "불만 있으면 결투로 신청하십시요!" "댁 같은 실력없는 기사에게 내가 질거같다고 생각하십니까?" 엉...? -야, 무슨 일이야? 컵깨지는 소리에 일어났다만...- 정말.. 이상한 데서 동지의식을 느끼고 싶지 않은데 말야. "진정들 하십시요. 호루인. 자네도 진정하게." 보른은 얼굴에서 땀 빼고 있었고, 내 옆에 있던, 다링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다링을 콕콕 찔렀다. "어떻게 된거에요?" "아.. 그러니까, 세트랑 저 참모랑 한 판 붙을 거 같습니다." "할터는 뭐하고?" 다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같이 열받아 있습니다..." 쯥... -역시.. 상관은 잘 만나야 된다니까.- 너 잘 만났다고 할 수 있지. -나처럼 괴짜 만나는 놈들이 제일 불쌍해.- 제철소 명함이 어딨더라... "그럼 다링이라도 말려보지 그랬어..." 그의 얼굴은 약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쥐약 먹었냐? "저도 전하랑 같이 졸았거든요..." 음... -역시 부하는 상관을 닮는 법이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뭐야! 그렇다면 좋아! 한판 붙어보자!" 그리고 허연.. 것을 던진 것까지 좋았는데.... 휙.. 날아가서.. 아니, 날아왔다. "엇!" "으악!" "전하!" -너한테 그거 잡으라고 시킨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없는데.- 나도 잡고 싶지 않았어. 그냥 . 그냥 어쩌다 보니... "저기.. 이거 잡으면 결투해야 되는 거야?" 모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전하.." 보른의 얼굴은 특히 정도가 심했다.. 짜식, 지가 무슨 이티줄 아나... "죄송합니다. 전하.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참모가 내게 얼굴을 숙이면서 말했다. 짜식... "아, 하지만, 그래도 계속 싸우고 째려보고, 말 안하고 그럴꺼 잖아?" -야! 쟤네가 애냐!-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 검 주제에 따지긴. "전하... 그렇지 않습니다. 곧 화해 하겠습니다." "음..." 보른의 얼굴이 차츰 펴지기 시작했다. "전하, 제게 묘수가 있사옵니다." 묘한 수라는 이야기는 알쏭달쏭 하다는 이야기, 맞지?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거 아냐?- "이 지방의 산적은 두 패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 두 군데를 같은 병사를 주어, 참모와 세트경이 다른 방향으로 가서 산적을 치는 겁니다. 그래서 포로를 많이 잡은 쪽이 이기도록 하는게 어떨런지요?" -헐... - 뭐냐.. "경. 그건 좀 말이 지나치군요. 산적 소탕은국가의 일인데, 어찌 일개 성의 참모의 내기에 전투를 감행합니까!" 할터가 말다운 말을 하는 군. 흠.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경이나 해라. 말리지 말고. 원래 이런건 재미있기 마련이지.- "그럼 자신이 없다. 이 말씀 이시군요." 그 참모의 얼굴에는 희미한 비웃음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참모같이 천한 놈이 뭐라고!" 어라라? 이제 출신 성분까지... -오옷! 왜 좋은 주먹 놔두고 싸운다냐?- 이봐.. 넌 지금 싸움을 부추기냐! "이봐요! 경들. 원래 이런것은 쌍방의 합으로 해결을 해야지, 싸운다든지, 인신공격을 하는 걸로는 아무것도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어서 화해 하세요. 황명입니다." 모두의 시선은... 움직이지 않았다. "보태준거 있냐!!!" "뭐야!" 다링은 내 귓가에 속삭였다. "아주 이성을 상실했군요." "그정도가 아냐...흑.." 다링의 얼굴이 내 우는 흉내에 순식간에 얼어붇었다. "이것들 보십시요!" 다링은 손으로 탁자를 내려치고 다른 한손으론 검을 빼들었다. 15. 내가 말하고 싶은게 뭐지? -쟤 뭐하려는 거냐...?- 내가 알면, 여기 앉아있겄냐? "이 검은 전하가 하사하신 검입니다. 당신들도 받으셨을 테죠. 전, 정말 실망했습니다. 존경받아야 마땅한 전하가 앉아계시는 자리에서 싸 움이니 결투라니! 정말이지! 그냥 결투하죠. 저희 붉은 달의 기사단과 댁 성의 기사단의 싸움으로 말입니다." 뭔가.. 말리려던거 아니였어?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당...- 동감이당. 정면에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있다. 뭐, 난 특별히 말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졸다 일어나서 정신이 없었다는 이유로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경우, 보통은 미녀를 가지고 싸워야 하는 건데..." -내 생각도 그래. 근데 어째 숫자가 안맞다.- 그러고 보니, 우리쪽은 케자로와 이지리스가 누워 있으니... 셋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럼... 그럼 적은 5인인데, 나머지 2인은 어디서? "저, 보른경. 5대 5인가요?" "예. 아마 그렇게 되겠죠. 보통 대결 시합의 인원이 그렇게 정해지거든요." 그러고 보면 각종 구기의 경우 5세트까지 있으니까... 하지만, 이건 아무래도. "할터. 2명은 누구로 채울 셈이야?" "제가 이인 몫을 하죠." -누굴 잡으시려고?- 그래.. 첫판에 안죽으면 다행이당... -차라리 내가 나갈까? 뭐, 나로서는 다칠리도 없으니까.- 왜 안다치는 건데? "저... 할터. 그럼 내가 나갈까요?" 할터의 얼굴이 굳어졌다. "농담 마십시요. 전하. 내일 떠나시려면 체력을 아껴둬야 합니다. 저희 목적을 잊으신 것은 아니죠?" 목적...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마, 순례여행으로 이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사실은, 대한민국을 가보려는 것인데... "응. 하지만, 그래도 무리라고." 내 걱정스런 얼굴을 눈치챘는지, 이내 할터는 웃어보였다. "걱정 마십시요. 전하를 심려끼치는 나쁜 짓은 하면 안되죠." 이미 걱정이 태산이다. -할 수 없지. 내가 나가야지.- 너 혹시 연기가 터지면서 지니 처럼 나오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수퍼맨(Super man : 슈퍼맨이 맞지 않는 답니당...^^;;)처럼 빙빙 돈다는지.. 그러고 보면 그자식도 머리깨나 나빴을꺼야.. 매일 돌았잖아? "저.. 제 검이 나간다는데..." 너무 자주 나오는 거 같기는 하지만. 뭐, 할 수 없지. -오케바리~~!!- 신났어... 검이 나오는 모습은 말그대로 신비로왔다. 검 한가운데 박힌 루비(?)가 빛을 발하면서 투명한 인간의 모습이 형성된다. 그리고 점차 붉은 빛을 띠면서 한 인간의 모습... 분위기 짱인 검객의 모습이 나오는 것이당... 멋져....! "나 너 팬할까봐." "인간이 팬이 될 수는 없어." "넌 검이 됬잖아?" "흥." 그는 그냥 조소를 머금으면서 밖으로 나갔다. 어느새 성주의 안뜰... 에는 사람들이 개떼로 몰려와 있었다. "덤빌테면 덤벼라!"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뭐하는 거냐... "이야압!~" 무협지 식으로 표현해 보자. 먼저 할터가 적의 정수리를 노리고 손에서 검으로 막후려갈기파(寞厚戾碣氣破 : 막을 투텁게 깔아, 이그려뜨려 깨트려 버리는 기술이다. -- )를 사용하여 적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봉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른경의 기사도 이를 노칠 세라 무슨 검술인지 모를 필살의 비기를 사용하였다. "키요으!" 정체불명의 대사들을 읊조린다... "뭐하는 거야, 아까부터 소리만 지르고 있고, 할터는 검만 돌리고 있잖아..." 검의 눈이 정확하겠지.. "그래도 할터가 더 잘하는 거 맞죠?" "한방에 나가떨어지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정도 였어? 여하간, 나의 염려는 그냥 그렇게 지나가면서 어느새 할터는 적에게 검을 내려치고 있었다. 여기 검술은 내가 봐도 빈약의 극치다... 고작 나오는게 내려치기라니... 좀 나은 검술은 없냐? 환상검법같은 거 말야. "이제 끝났군." 이런... "으허거거!" 억을 발음 못하고 허망하게 할터는... 달려가다 미끄러졌다... 빙신... "됐어. 세트다음은 너야." 다링의 얼굴도 굳어있구만... "적어도 넘어지지는 않겠습니다." 제발 그래주라. "음... 저자는!" 검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 그러지? "아는 사람이야?" "교관이야. 분명 숨겨둔 기술이 엄청 많을 거 같지 않아?" 내가 아는 게 뭐야? "상관없어." 그래. 이렇게 생각하고 마는 거야. 나에게 어려운 것은 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지. 후후훙. "잘싸워. 싸우고 돌아와 가문의 이름을 남기는 거야!" "다링. 보통은 죽어야 이름을 남기지 않니?"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미안..." 우리는 다시 한쪽 눈이 파래진 다링을 뒤로 하고 시합을 구경했다. 이번엔 무슨 버전으로 해볼까... 음... 아항~ 그래. 이곳 나바스 버전으로 해보자. "바까스로 피받아!!!" "끼요!~" 여긴 묘사하기도 전에 끝나네... 그 교관은 준비된 검을 들고, 한손에는 가죽장갑을 끼고 있었다. 호홍... "야야얍~!" "뭐, 기합은 누구나 지를 수 있는 거니까." 검의 얼굴은 굳이 말안해도... 비웃음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그 가전제품 기사만 상대가 되는 거 같던데.. 흠. "이번엔 누가 이길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세트가 질거야."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 하지 말라고... "사실, 세트랑은 네 옆에서 매일 놀기만 했잖아. 어디 싸웠었냐? 맨날 딱가리 이지리스랑 케자로만 노가다 뛰지 않았어?" 원래 견습은 그런거야... "케자로 아버지는 누굴 응원하고 싶을까?" "글쎄. 누가 이겨도 기분 나쁘지. 차라리 무승부이길 바랄껄?" 까지 이야기 했는데... 세트가 져버렸다. 뭐, 넘어진건 아니고.. 검이 부러졌다. 평소에 얼마나 검을 안 갈아놨으면 검이다 부러진다냐... "검 안갈면 부러지지?" 검의 격려석인 충고가 들려왔다. "병신.. 그런다고 쇠가 부러지냐?" 좋게 이야기 할수도 있잖아!!! 좋게!!! 바르고 고운말!!! "다음은 다링이군..." 다링은 얼굴을 머리로 필사적으로 가리면서 나갔다... "음... 괜히 팼다." 너무 늦었어... 세트. 그런건 진작 진작 생각했어야지. "자 덤벼라. 난 빨리 끝내고 싶어." 다링의 왕 시건방진 소리가 들리고 보른의 수석 참모인 참모씨가 나왔다. 참고로, 이름은 모른다.... 난 바보다.. 그래! "너 왜 혼자 자학하냐?" 됐네. 검. 자넨 잘생겼으니 나의 이 고충을 모르지.. 흑... 나에게 동정표를 ...힝.. 뒤 돌아서 있는 그는 뭔지 모르게 멋있었다. 붉은 긴 머리는 정말 환상이였다. 염색도 아닌데.. 대단하지. 그리고, 그 부드러운 미소는 정말이지.. 잉...왜 난 이렇게 옥떨매로 낳아주셨나요! "시작했다.!" 먼저 선공은 참모씨께서 시작했다. 그리고 검을 들어 당연히 멋지게 쳐내는 다링.. 검술은 다링이 제일 났구나... "이길까?" "응." 너무 당연하다는 듯하군... "핫!" 다링의 중검이 참모의 어깨를 스치면서 붉은 것이 뿌려졌다. 그리고 그는 어깨를 감싸쥐었다. 그 다음의 일이다. "이제 항복해라." 멋져! 다링! "후후후..." 저 자식이 미쳤냥? "저... 검 저사람 왜 안 일어나?" 그 참모는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음산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의 모습이 나의 전면을 가려버렸다. 엉... "다링. 널 죽이러 왔다. 죽음의 결사대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 뭐, 이런 멘트는 하도 많이 봐서. 좀 독창적인거 없냐? "죽어라." "저.. 당신 신 맞아?" "그래." 작은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드래곤이라는 생명체다. 멍청하고, 둔하고, 게으른 데에다가 폼만 잡는 괴이한 생명체. "음... 그렇다면 우리 부탁을 들어줄 수 있나?" "무슨 부탁이지?" "저 나바스의 인간황제를 죽여달라는 것이다." 어느새 말투가 변해 있었다. 여기있는 것은 드래곤의.... 수장. 로드 오브 드래곤...(Lord of Dragon) "그럼 나에겐 무슨 이득이 있지?" "용족 전체가 댁의 편을 들어주지. 어차피, 어느 신이든 마찬가지지만." "죽이려는 이유는?" "마법 절대 무위능력은 위험하니까. 용족에겐 거의 해악이다. 대한민국의 선대 왕도 수많은 드래곤을 없애버렸지." 그녀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다. 뭐, 내게 뭘 바라는 지는 알겠군. "후후후." 나는 창문에서 시선을 떼어 그녀에게 돌아섰다. 천천히. 그리고 손을 들어 그녀의 목에 갖다대었다. "죽고 싶나?" 그녀의 목을 있는 힘껏 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동자는 경악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무.. 슨..!!" "미안하지만, 난 저 영민이라는 인간과 먼저 계약했거든. 인간이나, 무슨 생명체와는 달리 신은 약속을 어겨서는 안된다. 자신의 룰을 파괴하면, 그거야 말로 파멸의 길이다. 후후후. 그러니 넌 죽어줘야 겠어." "으... 날 죽이면 전 용족을 적으로 삼는게 된다!" 그런말로 날 협박하는 건가? "재미있군. 다 와보라 그래. 어서 죽어." 천천히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도 못해보고 있었다. 난 그러나 그녀를 죽이지는 않았다. 드래곤에게는 더욱 비굴한 최후가 났다. [마.법.의.힘.이.머.물.라.] 난 희미한 미소를 짓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문을 보니 다링이 잘 싸우고 있는 거 같다. 난, 내가 만든 피조물이 아닌것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사랑은 아니다. 단지, 호기심이랄까... "그럼 열받은 아가씨의 마법력은 내가 거둬야 겠군. 나야 괜찮지만, 딴 놈들은 문제니까. 감히 주인을 상대로 흥정하다니. 후후후." 나의 시야엔 아직도 붉은 머리카락이 막고 있었고, 기사들이 뛰쳐 나가기 시작했다. 검은... 날 염려하고 있었다. 암살대상 1위인 날 언제 어디서 날라올지 모르는 암살 기구로부터 막고 있는 것이였다. 날... "검.. 비켜도 돼." "닥쳐." 으.... "어디 죽여보시지." 다링의 음산한 버전은 본 적 없는데... 블랙 다링인가? 아니지... 이게 무슨 변신물도 아니고... "재미있군."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내 가슴도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 "검, 나가서 도와주면 안돼?"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적이 그걸 노린다는 거야. 내가 너의 옆에 떨어지는 순간 공격하겠지." 하지만... "넌 그냥 내 뒤에 있으면 안전하니까, 걱정하지마." 난... 보호받고 싶은 생각은 없어. 검의 손잡이를 꼭 움켜 잡았다. 머리속으로 검의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역시 내 앞에 있는 이 검사가 내 검이겠지. 그 때 분명히 최고의 검사가 죽어야 이런 검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 "검.. 난 바보같이 검 으로 뛰어들지 않아. 걱정말아. 여긴 기사들도 많잖아." "그래서 더 걱정이야." "이야아!" "으악!" 검이 몸을 돌려 검을 반대 쪽의 한 기사를 죽였다. 깨끗하게 머리가 잘려 나갔다. "무슨 짓이야!" "할터경. 여긴 전부다 허수아비야!" 무슨 소리야! "그런...!" "마족의 사주다! 보른경은 아까부터 보이질 않는 것으로 봐서 살해당했거나, 감금되었을 거야." 그런... 농담이지? "어쩐지, 내가 쉽게 나가떨어지더라니..." 넌... 그게 아니라고. "빨리도 눈치 채는군." 참모라는.. 아마 이제는 아닌듯 했다. 어깨에서는 뿔이 나오고, 어깨에는 검은색 날개가 나오고 있었다. "멋지다고 해줘야 할까?" "성으로 뛰어서 신의 옆으로 가자. 그쪽에는 마력이 미치지 못하니까." 그런.. 건빵신이 도움될때가 있다니..! "좋아. 다링 뛰자!" 난 열심히 검을 꺼내 들었다. 도망 가고 싶었다.. 기사들이 입에서 침을 뚝.. 뚝 흘리면서 나에게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젠장." 이런 쳐죽일 것들...! 감히 나에게...어라라? 저거. 어디서 많이 본 마법진? "민정?" 검은 머리의 음산한 빛을 내비치는 소녀가 나타났다. "아니구나.. 난 또.." "케케케... 죽어라.. 황제!" 이곳에서 가장 많이 들은 대사가 죽어라 입니다요... "내가 있는 한은 너같은 하급마족은 무리다. 너부터 없애주마. 존재의 소멸이 뭔지 알게 해주지." 검은 자신의 검은 검신을 꺼내들고 싸우기 시작했다. 웅... 멋진건 니가 다 하는 구나...! 고저 못생기고 공부못하는 나는... 어쩌라구. "전하!" 알어.. 지금 요리조리 피하고 있당... "살려주이소~!" 세트.. 농담할 기력이 남았냐? "잘 피해봐라. 내가 다 죽여야 할 듯 하니." 그 다음의 검의 위업은... 베고 베고, 또 베고, 베고... 헉... 사실 난 볼 여유가 없었다. 그냥 엄청났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끝이 안나겠어. 조정자인 저 마족부터 없애야지." "하늘에 있잖아. 할터." "젠장." 너도 그 말할 때가 있구나... 감동입니다.. "내가 없애주지." 어라라? 건빵신? "나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 그 마지막에는 나에게로 오는 그 모든 것들... 그리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 그러나, 나에게 대항하는 그 힘의 존재를 부정한다." 주문답군... [디스메이크] 분위기가 꼭 저주같은데... "께에에엑! 넌!!! 으악!!!" 그 하급마족의 머리위로 검은 마법진이 그려지고 그녀의 몸은 가루처럼 날려 사방에 흩어졌다. 그리고 기사들은 모두 쓰러졌다. "죽은 자들이군. 어제 전투에서 죽은 시체를 사용한 듯 합니다. 성에서도 사람들이 나오는 군요." 어째.. 오늘 하루 굉장한 듯 했다. "저기...어? 건빵 왜 그래? 안색이..." 건빵신의 얼굴에는 푸른 기가 도는 것이.. "체했어?" "으..." 신은 그만,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16. 검의 고민 신이 기절한 것은 그렇다 치자... 그런데... "어, 나도 어지러운...으..." 검!!! "무슨 일이십니까?" 보면 모르냐 할터... "어떻게 된거야?" 계속 같은 말을 하게 만들지 말아라.. 세트. "어라라?" 콘크리트 속에 넣어서 바다속에... "검! 검! 어떻게 된거야!" 나는 검의 몸... 일단은 검 밖에 나와 있으니까... 을 흔들어 제꼈다... 갑자기 어디서 푸쉬식하는 소리가 나면서 검의 몸이 사라졌다. "으악! 너 슬라임이였어!!!" 예전에 본 슬라임이랑 똑같아서 그런거 뿐인데... 갑자기 주위에서 나를 존경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어떻게 된거야!" 나는 애꿋은 신만 노려보았다... 분명히 이녀석 때문일꺼야... "그래, 보른 경은?" 할터는 사라진 보른경을 수색하던중 그가 케자로의 병실 침대 아래에 묶여있다는 사실을 알고 꺼내 주었다... 그는 여전히 절도 있는 동작으로 성내를 돌아다녔다... 가만, 그럼 언제부터가 진짜고 언제 부터가 가짜냐? 음...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느니.. 검이나 한번 더 불러볼까나...? "멍청이 검.(무음...) 제철소에 넘길테다.(역시 무음.) 그래도 안일어나니... 뽀뽀해 줄까?" -으악! 조용히 해!- 음.. 확실히 반응이 있군. "너, 어떻게 된거야?" -몰라.- 간단하고도 사태의 정확성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단어로군... "다시 사람으로 변해라. 나도 좀 보고 폼 연구좀 하게. 옷은 그게 뭐냐? 다 벗은 거 같구.. 히히히" 검 놀리는 재미에 산다. 흐흐흐. -그게... 다시 못 나가겠어.- 어라라? "원래 그렇게 맘대로인가?" -모르지.- 에이. 말을 말지. 괜히 없어진 줄 알고 애태운 내가 불쌍하다! "어이, 할터. 케자로랑 이지리스랑 일어서는 대로 출발하자. 여기 더 있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겠어." 할터는 나를 의아한 듯이 쳐다보았다. "그럼 신은 어떻게 합니까? 그래도 우리를 구해주었는데... 마법사 이야기로는 정신파 마법의 부작용이라더군요. 아마, 며칠은 누워 있어야 한다던데..." 신이 나쁜 거야. 신이라면 전지전능! 정도는 되야지. 이거 혹시 사기... 아냐? "됐어. 나중에 깨면 따라오라 그러지. 그건 그렇고, 드래곤은 어디있어?" 할터의 얼굴에는 일말의 동정심이 일었다. "그게.. 울고 있습니다." 왜? 밥을 많이 않줘서? 애들 우는 거라면 뻔하지.. 아닌가? 하기사, 드래곤이 우는 걸 봤냐? "왜 울어제낀데?" "아, 저도 잘 모르죠." 요즘 모를일이 많은 걸 보면... 탐구욕에 불타지 않아? 과학의 어머니는 필요성이라던데... 흑.. 계속 훌쩍 거리는 소녀...-그래도 일단은 애 모양이잖아?- 를 찾아가 내가 대뜸 한 소리는 이랬다... 사실 요즘 심기가 불편하시지.. "야, 열심히 울어. 나 출발 한다." 그리고 바로 짐 꾸리고 일어났다. 케자로와 할터는 특별히 마차에 집어넣고, 나는 마차의 운전을 맡기로 했다.. 왜? 재미있을꺼 같아서. 헤헤헤. "전하. 잘 하실 수 있습니까?" 이봐! 세트. 날 무시하는 발언은 이제 그만~ -야, 너 고삐 쥐는 법도 모르냐?- 현대인에게 그런 것을 요구 한다는 게 무리지. -관둬라. 관둬.- 검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열심히 앉아 있었다.. 아 어덩이 아프당. 신은 마차에 구석에 구겨져서 누워있었는데, 그가 중얼거리는 말이 걸작이다. "도와 줬더니.. 이렇게 구겨 놓다니.. 으..." "그러게.. 내말 들었으면 이런 일이 없잖아!" 드래곤이 무슨 이야기를 했었을까...? "시끄러!" 으..음. 모르겠다. 수수께끼 푸는 재주는 없다고. "저곳이 바로 저번 격전지 입니다." 할터는 친절하게 손을 들어 쟂더미만 남은 곳을 지시했다. 그러고 보니.. 민정이는 왜 그런 알 수 없는 행동을 했을까나...? "역시 인생은 미스터리야..." -쓰잘데기 없는 소리말고, 운전이나 잘해.- 음.. 왜, 다시 검의 몸에 들어가서 나올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째서 인가? 처음 내가 만들어진 상황이라면... 불에 철을 때렸다... 그리고 계속 때리고, 물 붇고, 때리고, 특수재료인 인간도 첨가하고.. 하여튼 그래서 내가 만들어진 것이다만... 역시 그 제철소 주인이 사이코였다니까... "이 검에 가장 중요한 재료가 필요합니다. 전하." "오오~ 말해보아라. 내 무엇이든지 들어주마." 왜, 왕은 항상 오오로 말을 시작하는 거지? "다름이 아니라, 그것은 바로 인간의 몸. 인간의 몸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아무 사람이나는 안됩니다." "오오! 그런! 그렇다면, 이것은 마검인가?" 왕은 놀란듯 했지만,-이때만 해도 나바스는 그리 큰 국가는 아니였다.- 하여간, 사이코 제철소 주인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깃든 영혼이 사악하다면 마검이 되는 것입니다. 다만, 훌륭한 검사이되, 자신의 믿음과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이 검은 성검이 될 것입니다." 제철소 주인의 말을 내가 잘랐다. "전하. 그런 검이 필요할 일이 있을 리가 없잖습니까? 이자는 사악한 자의 사주를 받고 이러는 것입니다. 부디..." "경! 조용히 하게! 훌륭한 사람의 영혼이 필요하다면, 구해서라도 나는 이검을 완성해야만 하네!" 왕은 무언가에 홀린 듯 했다. "그러나..." "됐네! 당장 회의를 소집하겠네." 왕은 그대로 회의를 소집했다. "훌륭한 심성을 가진 훌륭한 기사가 누가 있을까 그대들의 머리에 떠오른 사람을 말해 보시오." 대신들은 순간 당황한 듯 하였다. "전하. 아무래도 니하르경이 어떠신지요?" "아닙니다. 쿠른 경이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요." 모두들 저마다 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떠들기 시작했다. "아, 아른 파경이 옳을 듯 합니다. 여성이지만, 강하고, 훌륭한 심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 말을 한 사람은 메슨 백작이였다. 대신들은 이내 동조하는 듯 했다. "그러고 보면, 그녀가 가장 강하지요. 아무래도 그녀를 중용하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안돼...! "그리고, 전하의 동생분의 약혼녀 이시기도 하잖습니까? 하하하." "그러고 보면 부부가 전하를 보필하겠군요." 아냐!!! "그럼 그녀로 하도록 하지. 그럼 다들 바쁘실 텐데 가보도록 하고. 아, 아른 파를 불러오도록." 나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지고 있었다. "아, 저하. 기뻐해야지요. 하긴, 아내가 집안에서 안전하게 있기를 바라기도 하셨겠습니다. 그녀는 아주.. 아름다우니까요. 하하하." 친한 친구인 애롤의 말이였으나... 이유를 아는 나는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전하의 부름을 받고, 아른 파가 대령했습니다. 부르셨습니까?" 아른은 약간은 땀에 젖은 얼굴로 고개를 정중히 숙이며 등장했다. "오오~ 아른인가?" "예. 무슨 일이십니까 전하." 그녀의 얼굴에는 일말의 흔들림이 없었다. 눈동자에는 약간의 기대감이 흐르고 있었다. "성검을 아는가? 인간의 영혼으로 만드는 것이지. 그대가 그 검에 들어갈 영혼으로 선택되었다. 기뻐하거라." "예...?" 난.. 왜 이렇게 약한 사람인지 모른다... "전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심이..." "아니. 아른 경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준비하고, 제철소 주인을 만나보아라. 그리고 3일 안에 주변을 정리하도록." 아른... 나의 아른은... "아른!" 나는 아른을 불러세웠다. "무슨일로 부르십니까?" 그녀는 죽게 되어도 괴로움이나 슬픔도 느끼지 않는 걸까? 나랑 헤어지게 되는 데도? "아른.. 아른..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구나.. 어디로 차라리 도망갈까?" 그녀의 눈동자에 떠오른 감정은 무엇일까..? "저하. 전. 괜찮습니다. 다만..." "다만.? 죽게 생겼는데... 무슨 소릴 하는 게야!"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저하를 정말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검이 된다 해도 그 마음은 변치 않습니다. 어차피 전 원래 평민 출신, 전하와 어울리는 신분이 아니였습니다. 전하께선 부디 아름다운 아내를 맞으시고, 그 중 여아 하나에게라도 제 이름을 붙여서 절 잊지 말아 주십시요. 그리고 저하.. 저하.. 부디 무사하십시요." 그러고 그녀는 몸을 돌려 황급히 궁을 빠져 나갔다...비춘것은 눈물이였을까...? "여기서 뭘 하느냐, 나의 아우야." 왕이 였다. 그녀를 죽게 만들...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형이였다. "전하. 그녀는 저의 약혼녀 입니다. 부디 살려주십시요!" "아니. 그녀에게나 너에게나 이것이 최선이다. 사실 내 동생이 저런 하잘것 없는 평민 출신 검사에게 마음이 팔려 걱정했는데. 잘됬다. 대신들은 그녀가 성검에 들어가는 사실을 모르고 너의 세력을 약화시킬 궁리나 하고 있겠지. 후후후." "전..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아우야. 괜찮다. 넌 내 뒤를 이어 왕이 되어야만 해. 나처럼 무능한 왕 말고, 강한 왕이 되어, 나라를 확장시켜라!" 난... 필요없다. 그날이 다가왔다. 난... 아무 힘도 없었다. 난 나설 용기도 없었고, 형에게 반항할 수 도 없었다. "자, 여기에 서십시요." 아른은 하얀 천으로 감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난 장례식에서나 입는 붉은 옷을 입고 있었다. 아른은 나를 한번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주면서. "똑똑히 지켜보아라. 왕이 될 사람은 정에 흔들려서는 안되니까." 미안.. 아른. 난, 난, 용기도 없는 놈이야. "자, 그럼 이 가마에 들어가면 됩니다. 하나.. 둘.. " 난, 이대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 난... 형이 아냐. "형.. 미안." 내가 아마, 형을 왕이 아닌 형이라 부른 것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 아마, 다신는 형을 부를 일이 없을 것이다. 난 곧바로 솥의 안으로 들어갔다. 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꺄악! 전하!" 하인의 목소리가 울렸다. 내 몸은 가마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엄청난 열기 같은것은 쉽사리 느껴지지 않았다. 뜨거움... 그리고, 정신은 점점 차갑게 얼어 가고, 그리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아니.. 정확히는 죽었다. "안돼!" 아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형의 목소리인가? "두 사람의 영혼이 들어가면 안됩니다. 이제 됬어요. 사실 이분이 검술 실력이 진정 대륙 최고라는 사실은 공인된 바니까. 후후후." 제철소 주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전엔 몰랐는데, 사람의 목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그보다, 난 죽었는데도 왜 목소리가 들리는 거지? "그럼, 난 이 훌륭한 성검을 왕에게 드리지." 나를 두들기는 것이였다. 모두들,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아른은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검이 되었다... 그리고 사이코 제철소 주인은 검을 왕에게 넘기자 마자, 왕에 의해 살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의미의 죽음이 아니였다. 그의 시체는 나오지 않았고, 단지 옷만 남았을 뿐이였다. 그리고 나의 아름다운 아른은...5년 뒤, 전장에서 사망했다. 단지 전해 들었을 뿐이였다. 그녀는 남은 일생을 차갑고 냉혹한 검만 휘두르는 악귀처럼 살았다. 그리고 왕.. 나의 형은... 날 잡고 나바스를 강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평생을 후회하면서 살았다. "아우야... 내가 네게 몹쓸 짓을 했구나.. 날.. 평생 미워하렴.. 흑.." 죽어가면서까지... 형은 몰랐겠지만, 난 아주 진작에 형을 용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몸을 검에서 꺼내 형을 노리는 암살자로부터 지켰다. 다만, 형은 날 볼 수 없었다... 그리고, 형이 죽고는 더이상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그랬다.. 그런데 왜 다시 나오게 되었으며, 다시 나올 수 없게 된 걸까? -웅..- "야, 검. 조용히해. 너때문에 잘 수 가 없잖아. 애는 울어대지... 신은 궁시렁 거리지. .더군다나 너까지 그럼 어떡하냐!" -내가 뭘 어쨌다고..- 하긴 뭐, 그런게 무슨 상관이람. 난, 아주 아주 기분이 않좋다. 드래곤은 먹지도 않고 울어대지... 신은 끊임없이 궁시렁 대지.. 입이 다 아플거 같아...그리고, 할터는 완전히 지쳐있었다. 한마디로 우리 일행은... 페스트 보균자들 같았다.... 처참한 분위기... "으... 너는 왜 우는 거야!" 드래곤에게 시비거는 이지리스.. 아픈데도 굉장하군... "몰라도 돼!" "야! 케자로 넌 이사태를 어떻게 생각해?" 케자로는 잠시간의 생각을 하더니 대답했다. "개판이지 뭐. 이럴 때 적이라도 나타나면... 끝장이랄까..?" 그렇다! 일행의 주 전력... 세트와 다링은 그래도 정상이지만, 누적된 피로가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할터의 실력이야 뻔~ 하고,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부상자고, 신은 누워있고, 우리팀의 조커라 할 수 있는 검은 완전히 검에 갇힌 상태고... 음... 심각하다. 여차하면, 드래곤 변신 시킬까? "정상인 사람이 몇이나 되는 거야 할터?" "음... 저랑, 세트, 다링, 전하. 이렇게 되네요." 음... 그럼.. 그럼. "네명이면...고스톱도 칠 수 있어!" "네?" -너 왜 헛소리 하고 그러냐?- 냅둬! 이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생각이 뭐냐면.. 나를 노리는 녀석들은 결코! 이 상태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 이거지... -음.. 인기척이 느껴져...- 인기척이란, 사람의 기척이다. 다행이다. 괴물은 아니잖아? -좌우에 셋이다!- 젠장...분위기가 순식간에 삭막해지고, 주변에 바람소리만 적막하게 흘렀다. "세트.." "네." "준비해." 나는 손을 검으로 가져갔다. 그런데... "세트 지금 뭐해?" "밥 준비하는 데요?" 죽어! "츠치치..." 적이다! 이번엔 세트도 검에 손을 가져갔고, 다링은 어느새 검을 뽑아 들고 있었다. "이야야!" 복면인... 이곳에는 천이 넘치나 봐... 복면을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걸 보면... 그리고 천은 오직! 한 종류... 검은 색 이였다... "왜 악당은 항상 검은 색이지..." -내가 아냐? 그러고 보니 항상 그런 이상한 법칙이 성립되는 군.- "좋아! 간다!" 이 말에는 어폐가 있다. 간다는 게 아니라.. 적이 일루 왔으니까. 주로.. 날 노리는 듯... 복면인 1의 검이 나를 향해 들어왔다. 당할 내가 아니다! 내가 그간 연구한 바에 의하면, 이 검은 무지 가볍다. 아무리 멍청한 검사라도, 파괴력은 월등한데 검의 무게는 거의 없다면, 아무래도 빠르고 강한 검술이 된다. 즉, 내가 그렇게 되었다는 말이쥐. "정의의 이름으로!!!" 세트는 무슨 병이 도졌나...? "세트. 뒤에 적." "으아가가!" 저러면서 피하는 거 보면 저 자식도 한 검술 하지? -지금 우리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냐?- 당삼. 오합지졸... 케자로와 이지리스가 있는 마차에도 적이 들어간 듯 했다... 젠장! "으아아앙!!!" 왠 울음 소리? "넘해! 내가 이렇다고 무시하는 거야!" 이봐.. 이봐.. 곧이어, 왠 물건.. 아니지.. 사람 날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어찌된 일인지... "이지리스! 케자로! 괜찮은 거야?" "네.. 뭐, 괜찮아요. 물건에 맞지만 않으면..." 무슨 소리야? 그러나 그 의미를 곧 알게 되었다. "나가자!" 신의 선동으로 세명이 주르륵 튀어 나왔다. 모두 환자라 얼굴은 허옇게 떠 가주고... -나와도 되는 거냐?- 글쎄요..이지리스의 한쪽 누두덩이가 퍼렇게 되어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이것 저것 던지는 바람에..." 알만하군.. "케자로는 멀쩡하네?" "얼굴만 사수했습니다..." 그리고 온 몸에 멍이 져 있었다...으....병신들... 아무래도 복면인들은 아무거나 던지는 드래곤에 겁을 먹은 건지 어떤지, 재빨리 도망가기 시작했다. "전하, 무사하십니까?" 할터를 보고 난 한숨을 내쉬었다. "할터.. 할터가 제일 심각해 보여." -음. 환자 플러스 원이로군.- 하나도 안기뻐.. "빨리 요새에 들어가야 할텐데..." -그렇지. 근데, 길이 잘못 된거 같지 않아?- 마자. 마자. "저, 신, 어떻게 생각해?" 신은 나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 봤냐?" 아뇨.. 미안... 다시 우리 일행은 점점 이상한 곳으로 가는 듯 했다. 젠장.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었당... 으.. 이런 원초적인 일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니.. "저기 할터, 나 잠깐, 저기좀 갔다 올께." "전하. 같이 가시죠." 이봐! 나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고!!! "아냐... 그냥 내비두라고. 그냥 금방 갔다 올테니까..." 나는 그렇게 일행을 뿌리치고 근처 숲풀더미에서 시원하게 일을 본 뒤... 일어나서 뒤로 돌았다. "어! 죄송해요!" 부딪혔다.. 엉? 가만, 여기 누가 있나? -어라라? 내 이목을 속이고...!-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알아차리기 전에 내 복부에 멋지게 한방 먹었다... "전하가 늦으시네요?" "화장실 갔을 텐데 뭐. 변비인가 보지." "...제가 가보죠." "다녀와, 케자로." "전하? 어디 계세요?" "응?" 풀 바닥에는 전하의 소중하고 소중하고, 국보급의 보물인.. 성검이 내팽켜져 있었다... "!" 전하가 납치되신 것이였다. 내가 정신을 차린 곳은... 그러니까, 감옥..은 아니고, 밀폐된 감옥 비슷한 곳이였다. 그리고, 나 외에도 여럿의 사람이 있었다. 내 또래의 소년이나, 나보다 어린 소녀들이였다... 이 상황은.. 혹, 말로만 듣던...!!! "인신매매단! 이런, 내검!" 당연히 손은 허공을 질렀다. 아까 검을 빼려다 떨어뜨렸나 보다.. 젠장. 나보다 비싼 검일텐데...아니면.. 어디 팔아먹었나? 큰일이군.. 약속을 지킬 수 없잖아.. 중얼 거리는 거 다 들어 주기로 했는데... "음... 나중에 난 죽었다. 아니지, 여기서 살 수 나 있을라나? 설마 날 어디로 팔아먹는다는...!!!" 그 때 한 소년이 다가왔다. 굉장히 예쁜...그러니까, 환타지 소설보다는, 전래 동화... 왕자와 공주님에 나오는 왕자같은 미소년이였다. "넌, 누구야?" "하영민.. 에구야.." "하으민? 발음이 되게 어렵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에도 너같은 발음이 되는 사람이 있었어...참, 내 이름은 파헬이야." "응.. 그렇구나. 파헬. 잘 부탁해." "대한민국 출신이야. 거기 원래 주민이야. 근데 집에 돈이 없어서 팔려왔어." 불쌍한 지고.. 나도 그 대한민국에 꼭 가봐야 겠어. "그나저나, 여긴 도대체 뭐하는 데냐?" 소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몰라? 여긴 바로 노예시장이잖아?" 인신매매와 다른점... 첫째 : 인신매매는 적어도 잡힌 사람이지, 원래 노예는 아니다. 둘째 : 인신매매 당해도 잘만하면, 따뜻한 가정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셋째 : 인신매매 당해도 거기서 관록을 쌓으면 한몫 잡을 수도 있다. 넷째 : 인신매매는 적어도 자식까지 개처럼 일 안해도 된다.. 즉, 인신매매가 났다... 하여간, 이건 아주 않좋은 상황이라는 사실을 정말 어렵지 않게 추론 할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소년 처럼 이쁜 것도 아니니... 어디 중노동으로 팔려가는 거 아냐? 젠장...!!! "자! 시간 되었다. 나와라!" 우리는 그뭐냐.. 그래! 게처럼 끌려갔다. 가마우지 처럼 잡혀갔다.. 참새처럼 엮어졌다.. "무슨 생각해?" "내 순서는 언제냐?" "아마 맨 끝일 거야. 뭐, 나 다음일껄?" 그래...난 사실 다리가 엮어져 있었다... 커다란 쇠로. 이런 비 인도적인 문화가 남아있다니.. "근데, 여기 나바스야?" "응? 아니, 여기는 나바스와 트라이너 사이의 자유도시야. 뭐, 말이 좋아서 자유도시지...만." 그렇군.. 곧이어, 척 보기에는 아주 선량해 보이는 인간이 들어왔다. "음. 넌 초록 방으로. 넌 ...하등이군. 검은 방으로, 넌, 붉은 방으로.." 아마, 여기선 등급을 먹여, 다른 방에 집어 넣나 보다. 난...? 아무리 잡혀왔지만, 하등은 싫다구. 드디어 파헬의 앞에 섰다. "음. 넌 노란 방으로 가라." 노란 방? 여지껏 그런건 없었는데...특...아냐? 난...? "넌.. 뭐야? 이건! 야, 시케르!" 곧이어, 날 잡아온 듯 했던... 그 자식이 들어왔다. "무슨일이야, 조장?" "야, 이건 그 희귀한 검은 머리 아냐?" 희귀한??? 우리나라에는 쌔고 쌨어. "그렇지. 근데 왜?" "어디서 잡았냐? 아주 고가란 말야." 으... "나바스 끝에서. 뭐, 우연히 발견했지. 척 보기에도 가난해 보이고 말야. 힘도 없어보이잖아." 미안합니다.. 힘없어서.. "좋아. 이건 금의 방으로 집어넣어라. 오늘 잘하면 한 몫 잡겠군. 깨끗히 씻겨서 좋은 옷도 입히고." 이봐.. 난..말야. 아무리 가짜래도, 내가 진짜인줄 안다고...!!! 그러다, 누구 눈에 라도 띄면...으...싫다. "으민아..." 파헬의 얼굴에는 걱정스런 빛이 스쳤다. 왜 저런 다냐? 이럴 때일 수록 의연하게. "괜찮아." 박정희 대사당!!! "그래...무사해라." 뭐야..! 꼭, 내가 구하러 갈테니까... 이거 같잖아!!! 하여지간에... 나같은 미모로(?) 금의 방에 가다니... 음.. 대한민국 국민이여.. 여기는 그대들이 환영받는 곳이다!!! "으엣!!! 이런 금박이 옷을 입으라고!!" 참고로, 궁전에서도 이 옷을 입기 싫어서, 내가 궁전 의복 제재법을 발표한 적이 있다...궁전 의복 제재법이란.. 왕이 입는 옷은 무조건!!! 금박 음박은 안된다는 것이였다... "어서 입으라고. 좋잖아? 언제 이런 옷을 입어보겠어?" 시케르는 빙긋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를 돌아보면서 한마디 해주었다. "당신.. 아주 후회할 거야!" 그러나.. 한대 맞은 나는..-그래도 얼굴은 안때린다.. 상품이라..- 조용히 옷을 입었다.. 흐엥.. 영민이 수난시대다... "이것봐라. 이거 참, 꽤 근사한 걸?" "그러게 말야. 이러고 입으니 귀족집 자제같군." 어머니.. 왜 저를 옥떨매로 낳아주시지 않고!!! "자 그럼 손님들을 부르자. 이번엔 몇분이지?" 시케르는 빙긋웃으면서 대답했다. "무려, 네분입니다." 그게 많은 건가...? "오늘은 정말 재미있겠군." "저... 다른 경매는 끝났나요?" 파헬때문에... "어, 그래. 그런데 왜?" "저, 파헬.. 그러니까, 왜 노란방으로 간 애는 어떻게 되었나요?" "아, 그 꼬마? 팔렸지. 뭐." 그렇구나...시무룩... "좋아. 들어오시라 여쭈어라." 그리고 내 경매가 시작되었다.. 젠장.. 무슨 면접 보는 기분이 드는 구나... 17. 경매의 최종가격 문이 열리고 조장이라는 인간이 들어왔다. 그 뒤로는 주루륵... 소세지들이 입장했다. 그게 아니고, 사람들이 들어왔다. "어서 오시죠.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그들은 머리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 가면 무도회에 가본 적도 없는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랄까.. 음. 후레쉬맨들이당... "이게 오늘 경매 상품입니다. 이름은 피쿠. 잘 부탁드립니다." 피쿠? 그게 누구야? 나는 그 조장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피쿠가 누구에요?" "아, 너의 가칭이다. 그럼 경매를 시작하죠. 그럼 원하는 액수를 불러주십시요. 처음은 500부터 시작합니다." 제엔장.. 내가 500원 밖에 안되는 인간이였던가...!!! "500이나 되는 가치가 있나?" 차갑고 낮은 목소리가 울렸다. 흐흐헉...!!! 그럼 내가 오십원!!! 난 나이트 삐끼가 아니란 말이다!!! "전...! 보기보단 가치가 높다구요!! 사과해요!" 기분 나쁘단 말이다!!! 어라라? 왜 갑자기 조용해 지면서 날 쳐다보는 건데...? "하하하, 이 애, 맘에 드는 군. 좋아. 550." 제일 가상에서 폼만 잡던 녹색옷을 입은 사람이였다. "흠. 뭐, 뭐에 쓸모가 있을지 모르지만, 특이한 건 사실이군. 600." 저마다 한 마디씩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냉정한 목소리를 가진 자는 계속 싸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고, 어느새 경매액은 천원이 되었다... 천원. 흐흑... "자, 천 오백입니다. 더 없으시면 낙찰입니다." 녹색옷을 입은 사람이였다. 뭐, 저 사람이라면 성격도 호탕할 것 같기는 하다. 기껏해야 잡일 밖에 더 시키겠어? 헝. "그럼.." "잠깐." 저 척 보기에도 냉장고 같은 녀석이 뭘 하려는 건지... "이천." 조용한 기운이 실내를 돌았다. 조장도 얼굴에 경악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천원이라니.. 흑. 흑.. 겨우.. 허헝.. 어머니!!! 자, 크게 불러봅니다.. 어머니!!! "이천... 더 없으십니까..." 나머진 3인은 침묵을 지켰다. 이봐.. 그게 그렇게 큰 돈이냐!!! 난 분명히 새우잡이 어선이나, 마늘까러 보내질 게 틀림없어!!! "그럼 이천에 낙찰 되었습니다. 그럼 데려가시죠. 돈은..." "바로 집사를 보내지. 그럼 됐지?"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왔다.. 으... 불길.. 불길.. "가자." 이럴때 반항하면 죽도록 얻어터지겠지? 음... 검이 있다면 어떻게 해보기라도 할 텐데... 기회를 봐야지. 잉.. 그는 나에게 검은 망토를 건넸다. 일견하기에도 촉감이 죽여주는.. 음. 좋은 옷감인가봐. 하지만, 어둡고.. 칙칙해 보이는 것이. 나 혹시 어둠의 비밀 결사.. 이런데 팔려가는 거 아냐? 내가 울상을 하고 있자, 시케르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야, 너 앞으론 나도 못 볼 자리에 가 있는거 아냐? 헤.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무슨 소리야!!! 나는 이곳에 정신을 잃은 체로 끌려왔기 때문에... 이곳이 어딘지 잘 알 수는 없었다. 다만.. 무슨 자유도시라는 거 밖에는... 근데. 여긴 진짜 어디냐? 냉장고는 나를 마차에 대려갔다. 나바스에는 없는 뚜껑이 없는 마차였다. 그리고 검은 색이고, 이상한 문장이 세겨져 있었다. 일단, 귀족이라는 이야긴데... "저.. 저... 아저씨 귀족이세요?" 그는 나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입닥치고 타." 꺼이꺼이... "주인님 어서 오십시요." 거대한.. 성... 으... 나바스의 왕성보단 작지만.. 어찌 된게... 위압감은 더 심한 듯... 우리 황성은 나의 자유로운 기치아래.. 음. "아, 이분은 누구십니까..?" "노예시장에서 산 노예다. 잘 씻겨서, 올려보내." 그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의 눈에서는 무슨 감정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할아버지에게 인사해야지. 또 누가 알아? 예쁘다고 과자라도 몰래 주실지..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어..." 난... 질질 끌려갔다. 이잉.. "저기! 왜 인사도 못하게 끌고 가시는 거예요!" 냉장고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하인들과 인사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이곳이 욕조이고, 여기서 깨끗히 씻어라. 아니, 머리는 내가 감겨줄까? 후후훗... 머리 염색한 증거쯤이야 잡아낼 수 있으니까." 듣던 중 가장 긴 대사였다. "머리 염색이라니요! 우리학교는 염색 금지에요!" 그는 나를 역시 차가운 회색눈으로 바라보았다. 젠장... 검의 눈은 무척 따뜻한데 말야. "학교? 재미있군. 평민이 다닐 수 있는 학교도 있나?" 그래!!! 나 평민이다!" "아저씨하곤 상관 없잖아요!" 그는 잠시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어퍼컷을 날렸다. "꽤액!!!" 왜, 난 멋진... 대사가 안 나오는 걸까... "아저씨? 주인님이지. 어리석군." 그는 내 머리를 잡아서 물 속에 처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청 차가운 물이 얼굴에도 닿았다. "어푸푸... 무슨.. 업.." 그의 손에 의해서 머리카락.. 다 빠지는 줄 알았다....그리고 황제 생활 도중 쌓인 게으름의 결과로... 정신과 몸이 나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기절해 버렸다. 어쩔 땐 이게 편해... "으.. 머리야... 아파..." 나는 눈을 뜨기도 전에 머리카락이 하나도 안 남은 줄 알았다. 이곳에 와서 그래도 많이 길렀는데.. 힝.. "괜찮아?" 왠 누나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갈색머리를 양쪽으로 땋고,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하녀복을 입고 있었다. "으.. 여긴...?" "아, 너, 어제 기절 했잖아." 그녀의 얼굴에는 안됐다는 표정이 스쳤다. "내가.. 아.. 여긴.. 아.. 아.." 나바스가 아니구나... 검도 없고. 젠장, 사린도 보고 싶네. 지금쯤 날 찾고 있겠지? 하지만, 케자로랑 이지리스 아직 회복도 안됬는데... "네 이름이 뭐니?" 흑... 흑.. 오랜 만에 듣는 따뜻한 인사로군. "영민이에요. 하영민. 하가 성이고." 그녀의 얼굴에는 당혹한 감정이 어렸다. "그럴리가... 성은 귀족이나 가지는 거야. 넌 더군다나 노예잖아. 성이 있을리가 없잖아?" 엉? 내가 본사람들은.. .가만, 난 황궁에 있었지? 그럼 황궁에 일반 노예나 평민이 들어 올수 없지? 내가 아는 유일한 평민은... 줄? 아, 그렇구나... "어쩌다 보니.. 뭐, 그런거야." 그녀의 얼굴은 안됐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대충 짐작이 간다... 불쌍하기는... 이런거와, 귀족인데 몰락했니.. 이런거 아냐? "저, 누나는요? 이름이 뭐예요?" "응. 난 하리. 앞으로 잘 부탁해. 그나저나 주인님이 노예를 사온적이 없었는데...여긴 보안이 되게 철저해야 하거든. 자객들도 많고. 하여간,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키지 않으면..." "응...알았어요. 그보다 저 배고파요." "응? 아, 미안, 주인님이 같이 식사하신다고 하셨거든. 앞으로 한 1시간은 기달려야 할꺼야." 영민.. 아사하다...!!! 이상한 세계로 간 영민... 갖은 얻어터짐에 죽다... "으.." 나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왜 그자식이 나를 두들겨 패고 머리를 팔고 그랬을까? 우리학교 염색금지라는 말이.. 이해가 갈리가 없겠군.. 음. 평민이 안간다는 이야기는 귀족은 간다는 이야기지? "참, 너 얼마에 팔려왔어?" 쪽팔리게 그런걸 물어보냐! 그래! 나 이천원이다! 난 고개를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말했다. "이천원이요..." 그녀의 표정은 볼 수 가 없지만.. 아마, 한심하다는 표정이겠지. "세상에...! 너, 금의 방에 있었니?" 일단은 그런거 같지만..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그녀는 더욱 경악했다. "주인님이 왜 그런.... 이천 골드라니... 이야. 대단하다." 그렇게 싸서? 하지만, 왠지 분위기는 이게 아니다 싶은... 그 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하리. 주인님이 오늘 산 그 노예랑 식사하신다고 한다. 옷입혀서 내려보내." 드뎌.. 밥 먹을 수 있구나...! 예나 지금이나, 옷입는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흑...! 현대 의복을 간소화 시킨 사람에게는 상을 내려야해.!!! "야, 멋지다." 나도 옷발은 잘 받는 편이라.. 흠.. 괜찮아. 좋아. 굳...!!! 얻어터진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얼굴은 안 때렸네. 음. "저...저..." "왜 그러고 있지?" 그 사람은 얼굴에 썼던 가면을 벗고, 이제는 깔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어디 앉아요?" 의자가 너무 많았다... "내 옆에 앉아." 딱딱한 목소리였다. "어? 이거 그 걸쭉 수프아냐?" 왕궁에서 보던 걸쭉 수프... 진짜 이름은 모른다.. 난 이 맛난.. 그래도 덜 느끼하기 때문에... 마구 퍼먹기 시작했다. 배고팠거든. "아, 맛난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죽자사자 퍼먹고 있었다... 음...험. "저, 안드세요?" "그보다, 너, 원래 검은 머리라면... 아니, 이름이 뭐지?" "아, 하 영민이라고 해요. 뭐, 발음이 어려우면 그냥 아무렇게나 부르셔도 되요. 뭐, 파즈라고 하기도 하지만... 뭐. " 그는 아까의 누나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너, 원래 귀족이였나? 대한민국사람같기는 했지만... 하지만. 정말 검은 머리는..." 그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저, 저, 풀어주시면 안돼요? 제가 나중에 이천원 갚을께요. 사실 저, 납치됬거든요." 검도 보고 싶고. "무슨 소리지? 너 원래 평민이 아닌가?" 일단은... 황제라고 하지. "제가 좀 사정이 깊어요. 근데, 여긴 뭐하는 곳이에요? 무슨 성 같은데..." "여긴, 아젠의 성이다. 대륙 최강의 기사단, 아젠이 있는 곳이지. 자유 독립기사단이라고도 부르긴 한다." 며칠전... 나 아젠의 기사단을 만났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허헉...!!! "아... (삐질.) 그러셨군요.(삐질) 평소 깊이 존경하고 있었어요(역시 삐질..)" 나의 얼굴은 거짓말을 못한다.. "거짓말 할 필요 없다. 두려워 하진 않아도 된다. 내가 바로 그 아젠의 수장이니까. 내 소유물을 건드리면...뭐, 다들 알고 있으니까..." 난.. 사물이 아니니까 문제지. 내가 황제 라는 것이 밝혀지면.. 음. 음... "저, 전 원래 검을 무서워하걸랑요?" 내가 잔뜩 겁을 집어먹고 이야기 하자...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넌 정말 재미있군." 음. 그런거였어? "야~ 으민아! 너 정말 대단해!!!" 밥먹고 기껏 쉬려는 데 무슨... "하리누나 왜요?" "왜긴! 나 지금껏 커오면서 이곳에 죽 있었지만, 주인님 웃는 거 처음 봤어!" 이거 그 흔한 패턴... 그러니까, 냉정한 캐릭터가 오직 주인공에게만 마음의 문을 연다는.. 설마... "누나.. 제가 얼마나 멍청해 보였으면 그랬겠어요. 내비두세요.. 저 지금 상처 받고 있으니까..." 하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하지만, 정말 주인님은 차가운데.. 너한테는 웃어주었잖아? 그리고 무려 이천 골드나 투자하고, 그뿐아니라 식탁에서 같이 앉아 먹었잖아? 어디 그게 흔한 일인줄 아니?" 나바스의 황제가 그런 사소한 일로 기뻐해야 겠어? "너의 검은머리가 얼마나 신비한 줄 알아? 아마 대한민국의 순수황족만 그런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그렇겠지. 한국사람이 건너간 것이니까.. 에잉.. "그러고 보니, 그 곳에 황족중에 3째 아들이 금발이래더라. 그래서 입지가 약하다고 하던데? 그런 걸 보면.. 넌 운이 좋은 거라고." 무슨 운? 납치운? 경매운? 젠장. "하여간, 난 이곳을 나가야해." 창문은 창살이 쳐져 있었다. 이렇게 해야할 필요가 있는 곳인가? 흠. "뭐하고 있지?" 얼음 굴러가는 소리가 굳이 어울리는 당신은...! 바로 날 산 놈이였다. 근데, 이천 골드가 그렇게 비싼 거야? 음.... "이야기요. 저.. 저 정말 풀어주시면 안돼요?" 순간 공기가 냉각되면서 특급냉동이 시작되었다. "곤란하다. 널 쓸데가 있어서. 하녀는 나가보도록." "네." 이거 혹...혹.. 난... 난... 에이즈가 싫어요!!! 그는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만졌다. "왜 그러지?" "전.. 여자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데요...?" 그는 나를 한참 바라보았다.... "너, 원래 그러고 사냐? 내가 뭐가 아쉬워서 너같은 남자애랑 자야한다는 거지?" 뭐, 그런 미친놈도 있을 수 있잖아? "에..또..." "흥. 좋아. 넌, 대한민국에 대해 들어본적이 있나? 우리 아젠 기사단은 돈에 의해 움직이는 용병이나 비슷하지. 단, 그 검술실력이 워낙 뛰어나고, 자유기사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나바스의 편을 드는 일은 극히 적고, 대부분 트라이너와 거래하고 있다." 아, 그렇구나...! 라는 반응을 해야 하나...? "그런 데요? 저랑 무슨 상관이..." 상관이 많지. 일단, 한번 나를 암살하러 왔었고, 그 뒤에 한 놈 잡아서 중앙에 넘겼잖아. "상관? 만들면 되지. 오늘부터 너는 대한민국의 왕족 흉내를 내야 한다." 어딜가나 왕족 시키는 걸 보면... 미치겠군. "저, 그건 불법아닌가요...?" 사기라고도 하지. "국가간에는 외교란 없다. 법도 없지. 대한민국에 우리편을 심어두려는 것 뿐이야. 그곳에 잠입할 만한 흑발이 없으니까." 고로, 난 흑발이니까? 이거야 원. 음모에 휘말리는 느낌이... 하지만, 확실히 대한민국 구경은 할 수있겠군. "뭐, 제 원래 여행목적이... ?" 머리 속으로 뭔가 하나의 목소리가 투영되었다. -영민아! 도와줘!- 검 이였다. 어떻게 된거지? 환청인가? -영민아! 어디있는 거야! 마녀가 나타났다!- 소리가... 들린다...어떻게 이런일이! 나는 황급히 일어나서 창문 쪽으로 뛰어갔다.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평화로운 광경뿐... -영민아! 도와줘!- 검의 절규가 들려왔다. 나는 귀를 막아야 했다. "으악! 안돼!" 누군가의 살이 찢기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된거야... 응? "어디있는 지 말하라 말야!" -영민아... 내 소리가 들려?- "그래! 어서 말해!" -괜찮아. 괜찮아. 너만 무사하다...면...-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뭐지?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지? 미쳤나?"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검과 똑같은 회색눈... 그러나, 이 사람은 그가 아니였다. 검인데... 부러지면 죽는 거 아냐? 응? "흐..윽.. 전.. 전... 어쩌면 좋죠? 친구가.. 위험에 쳐해 있어.." 그의 손이 나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리고 나를 토닥 거려 주었다. "괜찮다. 울지마. 네 친구는 무사할 것이다." "검.. 검..." 나는 그날 검을 잃은 충격과 이상한 파동에 의한 슬픔.. 그러니까 그냥 막 울고 싶어졌다. 아주... 슬프게. 그리고 우습게도 냉장고가 나를 위로해 주었다. "사령! 긴급 보고 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저희 아젠에 첩자를 파견한듯 합니다." "듯, 합니다라니... 언제나 확실한 보고를 해야하지 않나?" "죄송합니다. 다만, 실패한 듯 합니다." 그, 파헬이라는 꼬마인가? 그 녀석은 척 보기에도 첩자 같았으니까. 후후훗. "그리고 파헬을 대령하겠습니다. 직접 심문하시겠습니까?" 그편이 지금의 찝찝한 기분을 날릴 수 있겠지. "좋아. 대려와." 곧이어, 파헬이라는 금발의 노예가 들어왔다. 나중에 조사해 보니, 영민이와 같은 방에 있었다고 한다. 친하게 지내는 걸로 봐선, 영민이는 첩자가 아니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멍청한 첩자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좋아. 이름이 파헬. 맞나?" "제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왜긴? 너가 한 일을 모르나?" 그 녀석의 몸에는 핏자국들이 맺혀 있었다. 심하게 고문한 모양이다. "글쎄. 너 대한민국의 첩자 맞지?" "내 고향일뿐! 첩자같은것이 아닙니다!" 후후후. 그렇지. 너희들은 다 그렇게 말하지 않나? "진실을 이야기 할 때까지 고문하도록." 고문관이 녀석의 다리를 죄기 시작했고, 파헬이라는 녀석은 비명을 지르면서 괴로워 했다. "어서 말해." "난! 난, 아냐!" 쯔쯔... 그 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검은 머리는 아젠 성에 단 한명 뿐이다. "저, 여기 계시다고...엉?" 영민이였다. 제기랄...! "무슨일이지?" "파헬...!" 그리고 곧바로 내게 고개를 돌렸다. 눈에는 많은 생각이 담겨 있었다. "이게 무슨...! 이것봐요! 청소년 보호법도 몰라요! 때리지 마요! 악!" 고문관이 인두로 지지다 영민이에게 그 쇠가 다았다. "아뜨거...!" "으민...아..." 젠장! 난 뜨거워서 아프기도 했지만... 팔보다 더 아픈 것은.. 바로 마음이였다. 세상에... 살기좋은 21세기에 왠 고문이란 말인가? "파헬을 풀어줘요!" 난 이번에는 울지 않으려고 했다. 다만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이고 있었다. 눈물은 흘러내리지 않았다. 다행이다. 사내 대장부가 울면 흉하지. 흥. "이 녀석은 대한민국 사람이고, 첩자다." 대한민국 사람인게 죄냐! "저도 대한 민국사람이에요! 더이상.. 더이상..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그의 이마가 찌그러졌다. "저 녀석도 첩자인 모양입니다." 그래.. 그래. 좋아! "그래! 난 나바스의 첩자다! 됐냐! 어서 나부터 고문하라고! 다치는 건 이곳에 와서 익숙해 졌으니까!" 그의 손이 나를 향해 날아들었다. "으..윽." "이 녀석도 한패인가 봅니다. 없애버리죠." 파헬의 얼굴에 당혹감이 어렸다. 젠장. "... 으민... 난.. 난.. 맞다.난 대한민국의 첩자다. 여기 파견된 이유는 아젠의 기사단의 약점을 알아오는 것이였다." 나 때문이다...! "그리고, 널 암살하는 것이다." "흥. 더 패줘라." 나 때문이다. "그리고, 독약으로 없애. 시체가 남으면 골치아프니까." 검을 지키지도 못하고, 검이 없으면 나약하게 남의 뒤로 숨기만 한다. 나는... "이런건...이런건.. 아냐! 아냐! 검!!!" 나의 눈에는 간신히 참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눈앞에... 눈앞에 붉은 형상이 그려지고 있었다. 난 얼마나... 약한가. "흑.. 흑..." 팔에는 아까 인두에 맞은 곳이 피가 흐르고 있어다. 아주 아팠다. "검...!" 붉은 머리의 기사. 나를 항상 염려해 주고... 그리고...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존재... "그는 여기 없어... 난... 난.. 무능하다.." 파헬의 얼굴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줄곧... 검은 머리를 동경한다. 난. 괜찮다." 그건 내 대사잖아.. 임마... 흑... "진정으로... 진정으로 부탁한다... 검.. 도와줘. 난.. 아무 힘도 없어." 정말 아무 힘도 없을까? 난... 검도부도 했었는데? 이곳에 와서 약해진거 아냐? 남들이 다 떠받들어 주고, 친절한 검도 있고, 그래서 아냐? "아냐!" 정말? 자신할 수 있어? "아냐! 난... 난 이런건 원하지 않아!" 파헬이 죽어.. 그래도 좋아? "아냐!! 하지만... 난.. 힘이 없어. 없단 말야..." 정말.. 아무 힘도 없어? "살고 싶단 말야!" 넌, 너의 손의 깨끗함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잖아.. 안그래? "아냐!" 뭐가... 농담해? 넌, 원래 그런 놈이잖아? 내 자아에는 두 사람이 싸운다. 난... 난. 옆에 있던, 검사의 머리를 주먹으로 쳤다. 그리고 검을 빼앗아서, 그의 목을 자르고 옆에 있던 다른 검사의 배를 잘랐다. 이건... 누구? 나야? "저녀석을 막아!" "사령!" 내 검은 이미 고문관의 목을 뚫고 있었다. 그리고 난 검을 빼어 드는 기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의 검을 막을 생각인가 보다. "으민..." 파헬은 피묻은 얼굴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좀 더 피를 흘리면 위험해 질텐데... 이래뵈도 경매 동기아냐... "걱정마. 난. 괜찮아." 그를 안심시킬 수 없겠지. "좋아. 덤벼. 난 원래 아젠의 기사단 별로 안좋아 했거든." 검. 잘 봐. 난, 혼자 검을 잡을 수 있었어. 왜... 너가 아니면 안되었던 건지. 알거 같아. 너가 말하고 있으니까.. 그건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거야. 그런 식으로 난.. 너의 뒤에 숨었던 거야. "어리석군. 거기서 그만 검을 내려둔다면 죄는 묻지 않겠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왜... 그러는 거야? "아니. 난... 난... 이젠 괜찮아.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지킬꺼야." 실력은 안되지만. 젠장. 검도부 주장이 보시면 기뻐했을 텐데. "죽어라!" 사령의 옆에 있던 자가 빠른 검으로 나를 쇄도해 왔다. 나는 무감각하게 검으로 그의 검을 쳐내고 그의 머리를 뚫어버렸다. 하나씩 하나씩, 나의 검술이 살인 검도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뇌수가 뭔지는 몰라도, 피가 내 몸에 흥건하게 적셔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의외로 인간의 몸에서는 피가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저 검으론 베는 게 다인데!" 다음 사람을 향해 내 검은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보지 못했으리라... 나의 눈에 떠오른 수많은 감정들...괴로움. 슬픔. 원망. "친구의 복수다!" 이들도 사람이니까... 하지만, 나도 내 병사들을 너희들에게 죽임당하게 해본 일이 있단말이다... 그럼 누가 옳은 거지? 응. 기사는 총 6명... 사령은 검을 들고 뭔가에 충격을 받은듯 했다. 난... 난 검으로 여럿이 덤벼도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사령 하나만이 남았을 뿐이였다. 주변에는 시체의 냄새와 피의 느끼한 냄새가 파도 치고 있었다. 검은... 이미 이가 다 나갔다. "으민.. .너... 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그를 향해 검을 날리려는 찰라였다. "영민. 어디갔나 했더니.. 이런곳에 있었구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곳엔 검은 색의 빛이 나는 검을 든.. 민정이가 서 있었다. "민정....?" "자, 네 검이야. 받아." 그렇구나. 그녀도 절대 마법 무위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구나. 검에서 하나의 붉은 빛이 솓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신비하게도 나의 마음의 분노와 혼란은 사라져 가고 있었다. 마음이.. 따뜻해 졌다. "검.. 돌아왔구나..." 검에서 붉은 빛이 완전히 다 덮혀 졌다. -무사했구나... 다행이다. 난 저 마녀가 나만 어디 팔아먹으려는 줄 알았지.- "어거지로 제압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기나 해? 나중에 신당동 떡복기 사주면 용서해 줄께." 나는 그녀의 말에 미소지었다. "응. 약속해." "흥. 난 언제나 손해 보는 성격이란 말야. 아, 얘데리고 빨리 탈출해야지. 저 자식은 죽이지 말자. 나에게 숨겨둔 계략이 있어서 말야. 호호호." 그녀는 쓰러져 가는 파헬을 업고(여자애가 힘도 좋지...) 우리는 성을 마법으로 탈출했다. "근데.. 다 좋은데... 여긴 어디야?"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우린 난생처음 보는 숲에 와있었다. 왜 숲을 난생 처음 보냐고? 여기 숲은 이상한 안개가 펼쳐져 있고, 숲의 동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새소리도 안나고, 검은색의 불탄 숲 같단 말야... "영민아..." "엉? 왜?" "검한테 물어봐. 아까 급하게 빠져 나오느라 좌표계산 할 시간이 없었단 말야. 어딘지 당삼 알 길이 없습니다요, 행님." 음... 그런 거야? -뭘 기대 하는 거니?- 관두자 관둬. "그냥 파헬이나 치료하고 생각해 보자." "그거 좋은 생각이다." -음. 단순한 인간들...- 지도 영혼이라며? 그럼 인간 맞지. 소프트웨어가 인간이면 인간 아냐? 18-1. 올바른 길 이곳은... 그런데 어디지? 음울하고, 축축하고, 텁텁하고. 이거 참. 내가 바퀴벌레라도 된거 같 잖아. "야, 여기 아무래도..." 나의 말에 시선 집중하는 민정.. 이거 참. "내가 와본 장소는 아닌거 같아." 조용... -젠장.. 주인을 갈던지 해야지.- 이런 미친것을 봤나!!! 감히 검주제에!!! 아까 인간으로 본 거 취소다! "음. 그렇겠지. 이곳에는 지금 살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리고 흙은 진한 검정색... 그렇다면." 나는 이 때 좀 점수를 따보자.. 한 마디 거들었다. "산삼이 자라고 있지 않을까?" 다시 조용해 졌다. 왜.. 내가 너무 썰렁해? "됐어. 옷이나 벗어." 나는 즉각적으로 뒤로 50미터 정도 후퇴했다. "싫어!!! 난.. 난. 아직 숫총각이란 말야!!!" 민정이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래.. 근데, 니 옷 너무 눈에 뗘서 그런다. 그리고, 우리가 데리고 도망친 이 녀석.. 아무래도 상처 때문에 열이 떨어지나봐. 옷이라도 덮어놔야지." 검의 따뜻한 격려으 말이 들려왔다. -빙신...- 흑흑흑.. "난..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한건데..."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아, 내 주인이 여자에게 그래도 인기가 있어서 나도 미인 좀 보고 살려는 것이 그리도 큰 꿈이였단 말인가!!!- 음... 검의 음모가 드러나는 순간이군.. "그럼 영민이는 검이랑 놀고 있어, 난 여기가 어딘지, 혹은 민가가 있는지 찾아 볼 테니. 단, 내가 마법을 구현시키면 위험하다는 증거니까, 어디 콕 쳐박혀 있어. 알았어?" 콕... "저기... 왜 꼭 쳐박혀 있어야돼는데?" "넌 약하잖아. 내가 지켜줘야 하잖아. 그럼 가볼께." 그녀는 몸을 휙돌려 떠났다... 허헝... 난 여자한테 지킴을 받아야 한다는 것인가!!! -그것 참, 맘에 드는 성격이네. 지켜주는 성격이라...- 네 얘긴 안들린다.. 난 지금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받아서.. "으..응..." 오옷! 드디어 파헬.. 뻐름적 거리다! "파헬! 괜찮아!" 그는 퉁퉁 부은 눈을 떠 나를 바라보았다. 아파보여..괜찮을까? 나갈 때 까진 살아있어야 하는데... "으민...?" 으.. 발음이나 제대로 해라. 듣기 심히 거북해. 젠장, 아픈 놈을 상대로 역십자 꺽기 할 수 도 없구... "괜찮아? "넌...?" 나야 뭐, 건강의 집결체, 환상의 건강소년.. 이라 할 수 있지. "너야 말로 걱정이야. 춥지? 이거 덮고 있으면 좀 나아 질거야." "응... 근데, 여긴 어디야?" 아, 그렇다. 파헬은 기절해 버리는 바람에... 나의 광란쇼(검이 그러더라고) 와 민정의 화려한 마법을 볼 기회가 없었지... "응, 마법으로 날려오면서 좌표계산을 안해서. 민정이 말로는 이렇게나 온게 다행이라고 하더라고." 곧이어 파헬의 몸에 남은 힘을 쥐어짜서 벌떡 일어났다. "마법사가! 하지만 이곳엔 없잖아!" -이녀석도 꽤나 다혈질이네.- 동감이야. 뭐, 귀엽게 생겼으니 봐주는 거지. 나 같은 녀석이야.. 워낙에 평범한 미모잖아. 아니지, 이제는 그 경매시장에서 내 검은 머리를 높게 치는 듯 했으니.. 흠! 이래뵈도 이천원에 거래된 몸이라 이거지. "에, 지금은 민가를 찾으러 나갔어. 걱정하지마. 민정이는 겉보기엔 청순가련 미소녀로 보이긴 하지만, 의외로 강한 면모가 있어. 물론 마법실력은 더 뛰어나고." -대륙에서 마족을 제외하면 역사상 2번째쯤.. 마족을 끼어도 10위 안에는 들어.- 잠깐... 그럼.. 나만 개털이잖아!!! 누군 이곳에 와서 최고의 마법을 습득했는데.. 흑흑. 난 어디가나 불쌍한 놈이로구나. "으민이는 잘 모르나 본데...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마법사를 경외시 여겨. 물론 이런 곳에 있는 그런 마법사가 아냐. 절대마법 무위능력을 가진, 절대 사람의 경지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지." 나야, 나. -야, 괜히 쑥쓰럽겠다.- 하하하. 별 말씀을. "하지만, 내가 배운 바로는, 모든 마법사는 어떤 상위 정신계와 계약해야 한데. 물론, 대륙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마도사 라플은 누구랑 계약했는지 모르지. 단, 마왕을 쓰러뜨렸으니까, 아마도 신이랑 계약한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지." 어려운 이야기가 될 듯... "하지만, 그건 매우 특수한 경우의 이야기야. 마법사는 대부분 마족과 계약해 있어, 그렇지 않은 마법사는 매우 강력하지. 그러니까, 원래 마법능력이 없는 자는 계약으로 마법사가 될 수 밖엔 없다는 거야. 트라이너에는 그런 마법사들이 많고." -흠.- 뭐가 흠이냐!!! "저, 하지만, 대부분이 마족이랑 계약하지 않았을 수 도 있잖아. 그리고, 그 절대 마법 무위 능력이 있으면 마족이랑 계약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렇지." 뭐야, 걱정하게 만들고. 쳇. "그럼 걱정하지마. 민정이는 절대...!" -조용히해. 마족의 귀에 그 이야기가 들어가서 좋을 거 하나도 없어.- 아차차... "뭐야?" 파헬은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이 위기를...! "저기, 노을이 지네. 참 아름답다." -허허헉! 이런 상황에서 별 스런 소릴 다한다.- 한다면 한다 이거야! 나도. 난 파헬의 얼굴을 뚫어지듯이 쳐다보고 말했다. "꼭 너의 그 황금빛 머리같아." -뭐냐!!! 이 분위기는...!!- 아무리 닭살이 돋아도 화제를 돌리는덴 성공했잖아? "으..응...고마워." "아주 예뻐." 나의 빙글빙글 미소에 넘어가지 않은 인간을 본적이 없습니다요. 헤... "저기 누가 오는데?" 민정이의 걸음거리는 매우 특히해서 기억할 수 있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상체가 거의 흔들리지 않는...그런 식이라. "민정아! 민가는 찾았어?" 그녀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다. "어, 깼네. 어디 아픈데는 없니?" 언제 봤다고 반말하냐.. 음. "어.. 엉.. 응... 괜찮아. 약간 쓰리기는 하지만. 그리 대단하지는 않아." -칼 맞은 놈 치곤 생생한 척하네.- 에구야... "여기가 어딘지는 알았어.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그녀의 얼굴이 굳어있는 걸로 봐서는... 음. 심각한 문제다. "어딘데?" "나바스. 영민이 너가 있던 곳 근처야." 메야~!! 그럴리가, 내가 나바스에서 얼마나 왔는데. 그리고, 그 사이에 나바스에 산불이라도 퍼졌단 말야? -그렇군. 어쩐지, 보던 나무들이 있다 싶었더니...- 이녀석도 수긍한다는 것은... "저, 하지만, 이렇게 불난 데는 본적이 없어." 그녀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래. 여긴, 정확한 의미의 나바스는 아니지. 우린 지금 어떤 결계에 빠져있는거야.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내가 깨지 못한단 이야기는..." 그녀의 얼굴은 마치 비가 올것처럼 흐려졌다. -나, 여기가 어딘지 알아.- 어라라? -여기.. 나바스의 신성한 왕가의 묘지. 검은 숲의 비역이야.- 어라라? 거기라면 나도 가봤지만, 이런덴 없었어요. "에.. 민정아, 여기가 신성한 왕가의 묘지라고 검이 주장하는데. 비역이라고." 그녀는 잠시 검을 쳐다 보았다. "그래? 난 검의 말을 듣는 재주는 없어. 그렇다면.. 아무래도 움직여 보는게 좋을꺼 같아. 너 이름이 뭐지?" "파헬이야. 대한민국의 스파이지." 그녀의 얼굴은 이내 조소로 바뀌었다. "명함은 안주니?" 다행히 파헬은 명함이 뭔지 몰랐다... "걸을 수 있다면, 데리고 가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곳에 그냥 있어야 할꺼야." 뭐야! 이건 걸어가라는 말이잖아!" "저, 민정아, 치유 마법같은 건 못써?" "미안하지만, 이런 인간에게 낭비할 그런 마력은 없어. 당장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말야." -냉정하군.- 하지만... "너무하잖아! 그리고, 파헬의 걸음이 느리면 그게 더 손해라고." 그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넌, 아직 잘 모르고 있구나. 이 녀석, 자체 치유력이 있어. 그리고 우리편인지 확실치도 않고."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녀는 피식 웃었다. "괜찮아. 넌 얼굴에 다 드러나니까." -쯔... 넌 폼잡긴 글렀다..- 미안하다. 폼 못잡아서!!! 결국, 나는 파헬의 손을 잡고, 부축해 가면서 걷기 시작했다. 무작정... "길을 알 방법은 없겠지?" -당연하지.- 넌 그냥 조용히 입닥치고 있어도 팔고 싶은데... "그래..왕가의 묘지라...좋아. 영민아." 갑자기 민정이가 나를 불렀다. 왜그러니? "너가 아무래도 앞장 서는 것이 좋겠어. 너의 감각을 믿고. 넌 어쨋든, 중요인사잖아." 에 또.. 저는.. 가짜라. "검이 있잖아. 적어도 검은 진짜야." 그녀는 나의 생각을 읽는 독창적인 재주가 있나보다. 배워야지. -그것참..- 그래 가자!!! 18-2. (어쩌다 보니.. 호러가 됐다... 엉.엉.엉.) 반짝이는...별이 보고 싶다.. 엉? 여긴 별도 없네. "여긴 별도 없나봐. 결계라 그런가 보지?" "아니, 지금은 낮이라 그래." 이봐, 지금 깜깜하다고. "밤이되면 무서운 일이 일어나도 하나도 이상할 께 없어. 어쨋든 여기는 집단 공동묘지 잖아." 이제 생각났다...헉.. -내가 있잖아?- 귀신나타나면 옆에서 놀랬지? 할 놈이 바로 너야.. "으민아... 저기 뭔가 나무에 달려 있는데?" 뭔가 나무에 고정되어 있었다. 엉? 왠 바람? "밤이다." 그녀의 말 한마디가 끝나기가 무섭게 나무에 달려있는 것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슨 나무 장식..음. 나 금방 기분 나쁜 생각을 해 버렸다. -저게.. 도대체... 이럴수가. 보지마. - 그러나 우리 일행의 얼굴은 이미 그곳을 향하고 있었다. "영민아." "왜?" "내 생각이 맞다면 저건, 분명히 사람 목, 맞지?" 내가 미쳐 대답을 하기도 전에 민정이는 소리를 질렀다. "꺄약!" 이봐, 이봐.. "엄마.. 엄마.. 무서워! 살려줘.. 흑.. 흑.." 이번 일로 깨닭은 중요한 사실하나.. 이런 괴기스런 곳에서의 여자애의 흐느낌은 한층 더 공포스럽다. 근데 난 별로 무섭지 않은데... 나이트 메어 시리즈를 꽤고 있어서 그러나? 아니면... 음. -넌 안무섭냐?- "흥, 너야 말로 안무서워?" -검이 무서운게 있을리가 없잖아.- 그렇군. "으민아.. 저거 사람 목, 이야?" "아마. 파헬, 넌 소리지르지 마라. 젠장." 민정이는 오돌오돌 떨고 있었다. 아무리 강한 척 해도... 역시. 우린 고작해야 고등학생이다. "기왕지사, 겁먹을 거 없어. 이렇게 된거. 그래, 가까이서 관찰해보자!" 파헬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으민아.. 난... 난.. 무서워." 자칭 스파이란 자식이. .쯔. "그럼 나혼자 갔다 올께." -의외로 내 주인은 간이 배밖으로 뛰쳐나왔군. 뭐, 이정도 장점은 있어야지.- 사실.. 내가 겁없이 구는 이유가 너라는 사실은 모르나 보구나... 아무래도 항상 옆에 조잘거리는 자식이 있으면 무서울 이유가 없다고. "이것봐, 검. 뭔가 이상하지 않아?" 나는 시체로 추정되는 것의 상의랑 얼굴을 세세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시체는 거꾸로 매달려 있어서 아무래도 보기는 힘들었다. -뭐가? 그냥 멋지다는 생각밖에는...- 확실히... 멋지긴 하구만. "여기 있은지 오래된거 같은데.. 옷이라든지, 장식품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다 풍화되어 가고 있잖아. 단, 썩지는 않고. 안그래?" -그렇네. 근데?- 이거야 원. 역시, 검사는 머리가 근육으로 만들어진 거 아냐? "근데 시체에서는 아주... 상쾌한 냄새만 나잖아. 시체 썩는 냄새라든지.. 하는 거 말야, 전혀 안나잖아." -어라라? 정말 그렇네.- 이제보니 검에 코도 있었나 보군. "예전에 너를 만났을 때는 장난이 아니였건든. 가만. 그러고 보니. 이 사람들 그 때 그 옷 비슷한 거 같기도 한데..." 나는 다시 시체의 옷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시체 하나의 옷을 젖히니, 피부가 검게 변색되어 있었다. 무언가 이유가 있는 걸까? 아니면 겁을 주려고? 하지만, 언제 누가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이런 걸 매달았을 이유가 안된다. 그렇다면, 이곳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는 말. -음. 뭔가 확실히 이상하기는 하군.- 동감이야. 단, 뭐가 이상한지는 확실히 모른다는 게 문제지. 민정이에게 물어봐야 겠다. 그래도 명색이 마법사니까. "아직도 떨고 있는 거야?" "무섭잖아. 넌 겁도 없니?" 보통이지. 난 그녀에게 여지껏 내가 알아내 사실들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정말.. 이상하네. 좀 더 걸어가 볼까? 그럼 뭔가가 나타날 거 같은데?" 그 뭔가가 지금 보다는 깔끔했으면 좋겠어. -음. 호기심이 두려움을 누르는 순간이로군. 어라, 야, 파헬자식, 안색이 편찮은데?- 검아.. 파헬은 니 자식이 아니다. "파헬, 어디 아파?" "아니. .그냥. 그보다, 우린 어떻게 되는 걸까?" 왜 이런다니? "잘. 그럼 됐지? 가자." 파헬은 나에게 이끌리듯이 끌려갔다. 참, 이상하네. 그래도 스파이라면, 어느정도 생존 교육은 받았을꺼 아냐? -음. 뭔가 나오긴 할려나 보군.- 나도 막 깨닭은 건데... 여기 아주 무시무시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의 점.. 정면에는 하나의 점이 서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걸어감에 따라 점점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마법을 외어야 겠어. 단숨에 태워버리는 것이 좋겠지." 난.. 좀. "민정아, 난 좀 반대야. 여긴, 나바스의 신성한 장소잖아. 나바스의 상징이 붉은색이야. 왜 그런 걸까?" 특별히 붉은 천이 난다든지, 아니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야. "그 이유가 마법 때문이라는 거야?" "바로 맞추었어. 내 전용 열람실에 가보니 나바스엔 없을 화염 마법 책이 있더란 말씀이야. 그것도 검 이야기로는 상등의 것들이래. 그런데 다른 마법은 없었어. 그럼 불에 강한 마법으로 덤비는 게 상책이겠지?" -아니! 멍충이에게 이런 상식이!!!- 음...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한다. "좋아." 우리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가 스쳤다. 반짝이는 별들도 마치 우리를 격려해 주는 듯 하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가...! "영민아. 왜 혼자 폼잡고 그래?" 헉! "아, 그냥.. 저기 저사람... 맞지?" "글쎄..." 파헬은 우리에게 사정했다. "그냥 안가면 안될까? 듣기론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고 했단 말야..." 어라라? "무서운 일이라니? 들은게 있는 거야? 파헬?" -흠. 하긴 스파이라면 교육도 많이 받기는 했겠지.- "그러니까.. 이곳엔 나바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키는 사신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러니까... 그 사신이라는 게... 괴물인가봐." 다음은 뻔한 이야기 이겠지. 그래서 사람들을 보내 괴물을 처치하고 보물을 얻으려 했지만... 다 돌아오지 않았다든지 하는 거 말야. "괜찮아. 뭐, 죽기밖에 더 하겠어?" 민정이는 싸늘하게 조소했다. 얜 원래 겁을 상실한 소녀.. 맞지? 지는 더 많은 사람 죽여놓고 소리 지르는 거 보면.. 음. "움직이진 않는걸 보면... 허수아비 아닐까?" 나의 이 뛰어난 추리를 모두들 묵살해 버렸다. 씨... -마기는 느껴지지 않아. 대신.. 강력한 전력(電力)이 느껴진다.-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음. "저, 민정아, 전자파가 강하다는데?" 민정이의 얼굴은 어느새 굳어져 있었다. "그래. 강도는... 원자력 발전소 정도야." 이해했다. 수입해 갈까보다. 우리나라 전력 문제가 단숨에 해결될 거 아냐? "저기.. 어떻게 잘 생포하는 방법이 없을까?" 민정이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름대로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건 알겠는데... 관둬. 바보소리 듣기 전에." -바보.- 이미 들었다. "저기, 원자력 발전소가 뭐야?" 파헬.. 많이 아는 것은 건강에 해롭단다. "몰라도 돼." 어느새, 그 검은색 점이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고 있었다. 꼭 분위기는 케자로 같은 것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고나 할까... "저, 저기요, 전 여기서 나갈라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알면 가르쳐 주세용~~ -보통은, 그걸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아.- "빨리 안가르쳐 주면 화낼 거예요." 역시 민정이는 자랑스런 대한 민국의 소녀로군..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마치 어둡고 텁텁하고, 칙칙하고, 음울하고, 장마비같은 한마디로 어두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르는데..." 왜, 열이 받지? -괜히 화가 난다..- "저, 꼭 알아야 하거든요. 혹시 여기 온 사람들은 다 어디로 나갔는지라도 알려주시면.. 저희가 찾아갈께요." 할 수 없지. "모두 이 앞으로 갔다. 너희도 그 곳으로 갈테니?" 혹시, 다 가서 살아돌아온 사람은 없다든지.. 이런거 아냐? "저, 살아서 나간 사람이 있긴 하나요?" "음... 글쎄... 워낙에 여긴 사람의 왕래가 없어서..." "그럼 저기 있던 시체는 뭐죠?" 궁금한건 다 물어봐야 시원하지. 고럼. "그건, 시하렐님의 취미생활이다. 검은 숲에서 죽은 자들의 내장을 빼내어 사람들을 밀납화 시켰을 뿐... 뭐, 나야 아무 상관없지만..." 이럴수가.. 취미한번 더럽게 엽기적이네. 하지만, 남에게 폐끼치는 것은 아니니... "그럼, 혹시 시하렐이라는 분은 어디사시나요?" 물어봐야지.. 집으로 가고 싶다 이 말씀이야. 할터 일행도 만나야되고. "그건... 아마 이 앞에 계실 것이다... 가 보거라.. 집을 잃은 왕족이여. 나바스의 모든 것들이 그대를 지켜줄 것이다. 일찌기 그대가 사랑스런 사람으로 부터 나서 지금에 이르기 까지, 그대의 생명을 지켜주고 나바스의 죽음으로 부터 가호받았으므로... 나 역시 그대에게 해를 끼치진 못한다. 신의 검의 주인. 그리고, 아름다운 자여..." 왠지 모르지만, 괜시리 닭살이 쫙 돋는다... 민정이의 말이 들려온다. "너정도면 보통.. 아닌가?" 그렇지. 나도 알아! 18-3. "잠깐, 그러나, 내가 보내는 것은 단지 너 뿐이다." 이건 또 뭐야! "난 왜 안된다는 거죠?" 그는 나에게 말할 때보다 더욱 칙칙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신성한 곳... 마도 공작과 친분이 있는 자는 들어갈 수 없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그래요? 할 수 없군. 그럼 전 여기서 기다리죠." 그녀는 의외로 빨리 체념했다. "저.. 전 왜 안된다는 거죠?" "넌 다른 나라의 왕족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군... "그런..! 전 거기서 왕족도 뭣도 아니란 말이에요!" "그러나 어찌되었던 너는 왕족이다." 민정이의 싸늘한 한 마디가 들려왔다. "어서 앉아. 니 몸으로 따라 들어가는 건 무리야. 아니면, 가서 나바스의 보물이라도 구경하고 싶은 거야?" "..." "민정아..." 나는 민정이를 바라보았다. 투명한 검은눈... 검은 머리.. 하지만. 마족이라니.. "그거.. 무슨 소리야. 마족이라니.." "괜찮아. 생각처럼 나쁘지 않으니까. 그리고 난 해야할 일이 있어. 너랑은 달라. 그리고, 난... 난.. 세스타스의 복수를 해야 하니까." 그녀는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 "좋아. 다녀올께. 가면 뭔가 해결책이 있겠지." -음. 나는 그래도 따라갈 수 있네. 헤..- 넌 검이 잖어...내가 옷벗고 들어가는 거 아니니까, 너도 당삼 따라갈 수 있는 거지... 빙신. "좋아. 기달려!" "잊어먹지나 말라고. 난 이동 마법 주문 따윈 다써버렸으니까..." 알아.. 난.. 난 꼭 돌아 올꺼니까. -이건.. 갈림길이라고 하지?- "아마 그렇다고 남들이 그러더라고." 앞에는 세길이 있었다. 어찌한다... 그리고 그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각각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전형적인 패턴이다.. 여기서 가장 올바르고 곧은 것을 고르면 되는데..." -뭐가 옳고 그르냐? 저 세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하라는 거야?- 그림은... 음. 하나는 먼저 새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가운데는 쥐, 마지막에는 뱀... 음. 대개는 새를 고르지 않을까? -네 생각을 말해봐.- "너부터." -난 새. 제일 이쁘잖아.- "난.. 뱀. 새나 쥐보단 뱀이 강하잖아. 그리고..." -그리고?- "군자행대로(君子行大路)라고 하였지. 그 말은 즉, 군자는 큰길로 가야 한다... 이거 아냐?" 왠지 이런 뜻은 아닌거 같지만... -근데, 군자가 누구야?- 난, 잠시 할말을 잃었다.. 검 주제에 집요하긴.. 그냥 그런갑다 넘어가면 안되나? "훌륭한 사람이야. 알았지?" 검이 수긍한거 같지는 않지만... "좋아. 뱀의 길로 가자!" -거봐.. 내가 이건 아니라고 했잖아...- 막혀 있었다. "내 말은... 아. 돌아가자!" 뭔가 이상했다. 아까 들어올 땐... 저런 샛길이 없었던거 같은데... "야, 검. 저런 길 아까 봤었냐?" -들어오는 쪽에서는 안 보이는데..왜?- 그러면 다시 돌아나가야만 볼 수 있다는 건가? "그림이야..이번엔...엉?" 그 곳에는 아름다운 단검이 그려져 있었다. "무슨 뜻이 있나?" -나에게 묻는 거냐?- "아니...그냥 가자." 에잉... 한참을 가다보니... 점점 길이 넓어지는 것이 보였다. 시할렐이 이 앞에 있다.. 소리가 들린다. -야, 너 왜그래?- 모르겠어.. 왜 가슴이 뛰지? 그 것이 여기에 있다. 그게 뭐지?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한게 아니다.. 바로 그것이 여기에 이곳에 있다는 사실...! -미친나...- "가슴이 뛰고, 설레여. 왤까?" -다, 미쳐서 그래.- 이런 상황에서도 살기가 치솟다니...너도 대단한 녀석이다. 검주제에 없애고 싶은 욕망이 솓게 하다니. "여기다!" 어느새 나는 바로 앞에 있던 돌을 밀쳐버리고, 환한 빛이 쏟아지는 곳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그 곳엔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시하렐님! 전 이곳에서 나가는 길을 알고 싶습니다!" -부른다고 나올까?- "원래 이게 제일 확실한 방법이라고." [넌.누.구.지.] 기계음성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영민, 하영민입니다!" -왠지 불길한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생각따윈 요만큼도 들지 않았다. 왜지? [그.의.자.식.잘.왔.다.] 그...? "저... 나가는 길좀 알려주시겠어요?" [난.그.것.알.려.주.고.싶.지.않.다.] 난... 어쩌라고!!! 가만.. 이 사람 시체로 나무에 걸어두는 엽기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 이였지!!! "저.. 모습이나 보여주시고..." [아.그.렇.지] 곧, 나는 내 눈앞에서 흙들이 하나의 형체를 띄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의 형체를 하기 시작하고 이윽고 하나의 여인의 형태가 되었다. "저.. 사람인가요?" 그녀는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아주 아름다웠다. 난 어디선가 보았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었다. 바로... 전대의 왕비..였다. "그대는, 흙으로 사람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나?"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어떻게.. 그럼 이건 사람이 아니라는.. -그러게 내가 불길하다고 했잖아!- 이젠 나도 불길하다.. "저, 누구신지 알거 같은데요..." "그럴테지. 현 황제가 선대 황비의 얼굴을 모른대서야... 난 너가 보는대로 선대 황비다. 죽은."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위험한 경보등이 울리고 있었다. 사실, 죽은 시체는 무섭지 않다.. 하지만.. 죽어서 이렇게 서있다는 건 좀 문제가 되지. "당신이 시하렐인가요?" "그래." "저, 여기 잘못 와서 그러는데, 제 일행들이랑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주시겠나요?" 그녀는 차가운 검은 눈을 하고 있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그럼 할 말은 없구만.. "제가 없으면 나바스에 문제가 심각해 지지 않을까요...?" -그럴싸하긴 하지만.. 먹히지 않을껄?- 초를 쳐라.. "그래? 넌, 진짜 황제도 아니잖아?" 이런... 그렇지. 난 원래 이 사람의 아들로 되어있으니까.. "에 또.. 그래도.." 머리에서 식은땀이.. 으.. 이러다, 체중을 줄이는 확실한 다이어트가 등장하겠군.. 필살 식은땀 줄줄 흘리기... "넌, 그곳에서 행복했었나?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나?" "당연히 돌아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잖아요." "그래? 내가 안다면?" 그럼 알려주면 되지! "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아까는 너가 없으면, 나바스에 문제가 생긴다며?" 그렇다고 보내줄 것도 아니면서! "으... 그럼 됐어요. 쳇..." 그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뭘보십니까... "너, 부모님 얼굴.. 기억나니?" "네. 왜요?" 그녀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 아이도.. 너만 하겠지. 그 때 그렇게 사라지지 않았다면... 너 그거 아니?" "예?" "내 아이는 말야... 아주 오래전에 사라졌단다. 그래서.. 그 아이는 내가 없는 곳에서 날 생각하고 날, 미워했을 꺼야. 자신을 버려서..." 난.. 하소연 들어주는 취미는 없는데... "난 원래, 대한민국의 공주였다." 우리나라는 공화국이니... 이 대륙에 있다는 그 나라말이군. "이곳으로 시집왔는데... 나바스에서 정말 힘들었단다. 황제는 바람둥이에, 날 싫어하는 자들.. 내 능력 때문이였지." "혹시...! 절대 마법무위능력..." "그래... 그 능력은. 어느정도는 유전되니까.. 그래서 내 아이는... 태어났단다. 그러나.." "그러나?" "실험체로 쓰일 뻔 했지. 다른 자식에게 그 능력을 주고 싶었던 거야. 날... 날 싫어했으니까." 이거 무지.. .심각한... "그래서, 난, 혼신의 힘과, 또하나의 존재와 계약하여, 그 아이를.. 내 아이 파즈를 이계로 보냈단다.. 아마 잘 살아 있겠지?" ...혹시, 혹. 아냐. 아닐꺼야. "그러겠죠." "그래.. 내가 없어도.. 너의 앞길엔...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단다...그리고 바른 길로 걸어가렴." "그럴꺼에요." 무지 건방진 대사로군.. 그녀의 몸은 다시 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왜.. 날 보고 웃는 걸까?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 "그가.. 널 도와줄 꺼다." "저... 아직 가지 마세요!!" "사랑하고 있단다.. 언제나..." 그녀의 몸은 흙이 되어 나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 -영민아..- 내 눈에는 뭔가 흐르고 있었다. 왜.. 왜...흐르는 걸까? 난... 난, 그녀가 말한대로 바른 길로 걸어가는 걸까? 왜, 왜...울고 있는 걸까... 19-1. 강을 따라 가면 무엇이 있는가. "그 여인은 아마, 자신의 아이를 나를 통해서 봤던 걸꺼야..." "오, 영민이 그런 이야기도 할 줄 아네?" 민정이가 나를 칭찬해 주었다. "저기.. 그치만, 난 무슨 이야기 인지 하나도 모를 이야기만 하고 있잖아들." 파헬은 약간의 항변 섞인 말을 했으나.. 민정이의 막강 파워에 깔렸다. "조용히 해! 환자는 엎퍼져 있어야지!" 그렇다.. 우리는 며칠째, 이 이공간에서 빠져 나가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파헬의 치료 때문이였다. 사실, 여기보다 안전한데는 없고, 파헬이 대한민국의 첩자라는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따지기 보다는... 저 음침한 놈이 제일 문제 아닐까...- 음침한 놈... 그렇다.그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나도 모른다. "저기.. 좀 편히 앉아서 쉬시지요." "괜찮다." 몇시간 만에 들은게... 괜찮다. 아니, 그러지.. 였다. 어휘력이 부족하구만... "그나저나, 파헬, 넌 왜 나를 보호하려고 했던 거야?" "응?" "그 때, 그 감옥에서 말야."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난... 대한민국의 왕자야. 아, 놀랐지? 하지만, 우리나라는 황자의 권력이 강하지 않아. 일반인과 같지. 그 곳엔 계급도 뭣도 없어. 단, 외국의 전쟁에서 잡아들인 노예는 존재하지. 그리고, 평민이 정계에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허락되긴 했지만, 생계를 책임지기도 힘들어. 그런 중에서도 검은 머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지. 강한 힘, 절대 마법무위 능력이라는 전천후에 기록 될 만한 능력.. 그러나, 그런 능력을 지니긴 했지만, 대가 내려 오면서 약해졌지. 나도 그 약한 왕족 중에 하나야. 셋째 아들이고. 여러모로 다른 형제들에 비해 약하고, 어리석어." "별로, 머리색으로 모든게 결정되는 것은 아니잖아!" 그는 정말, 쓰게 웃고 있었다. 괜히 물어본건 아닐까... "그렇다고, 항상 모두들 이야기 하지만... 그러나, 그런 건 자신의 문제이니까... 하여튼, 그래서 난 꾸준히 검은 머리에 동경심을 가지고 있었지. 뭐, 왕이 되고 싶다거나 하지는 않아. 단, 난 좀 더 남들이 나를 사랑해 주었으면 했지. 그게 안되니까 열받지만..." 왠지 그의 얼굴에는 쓴 표정이 나를 슬프게 했다.. 가끔은 1%가 안되어서 절망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진실이다... 세계는... 그런 것이다. "다들 궁상 떨지마. 그렇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들이 너랑 똑같이 노력한것도 아니니까. 너가 그들보다 몇배쯤 노력하면 같아질 수 도 있지. 안그래? 사실, 넌 노력도 뭣도 안한거 아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꺼 같아?" -멋진 여자야..- 그래. 민정이는 항상.. 대단하다니까. "파헬도 정신차려. 그 곳에선 그렇게 구박 받아도 잘 생긴 니 외모를 활용하면 나이트 삐끼로도 대성할 수 있다고. 뭘 걱정하고 그래?" 대단한... 사고 방식이군.. 꼭 비유를 그런 걸 들어야 하나... "하여간, 모두 조잘 거리는 시간은 그만 두고. 잠들 자둬. 야, 거기 음침!" "..." "망봐." "그러지." 음... 굉장한... 능력이다...나도 연습하면 저렇게 음침하게 되지 않을까? 필요한 말만 딱딱하고. 헤헤...무리다. 포기하자. -잘자라 우리아가~ 앞들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양도~- 나는 벌떡 일어났다. "닥쳐!~~" 다시 누워서 엎어져 자기시작했다... -씽... 원래 자장가는 그런데말야.- 검의 자조적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야, 영민아, 자냐?" 민정이는 눈을 말똥거리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어, 잘라고. 왜?" "왜, 우리는 이곳으로 오게 된 걸까..?" 내가 알리없잖습니까요... -씽, 나만 미워해..- 그리고 다음날이 밝았다. 역시 결계 안이라 어둡고 음침하지만, 뭐.... "저기 문을 여시면 나바스의 검은 숲입니다." 음침한 놈이였다. "저, 하지만, 전 대한민국의 첩자인데 괜찮을 까요?" 난 그 왕자라는 게 더 문제일듯 한데 말야... "흥... 할 수 없네. 좋아. 파헬. 내가 시키는 데로만 하면 괜찮을 꺼야." 민정이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나? "무슨...?" 그녀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그의 얼굴에서 흔들었다. "아무말도 하지마. 묻지도 마. 넌 이제부터 우연히 만난 행인 1이야." -그런 허술한 생각이 통할리가...- 나의 찌뿌둥한 얼굴을 본 그녀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넌 황제잖아. 누가 감히 토를 달겠어? 안그래? 그리고, 난 이곳을 나가는 데로 바로 떠날 꺼야. 그러니까, 파헬과 이 사람만 문제지." 그런건가...하여간, 우리는 문으로 걸어갔다. 문이라기 보다는 하얀 벽과 같은 것이 주변 풍경과는 상관없이 존재하고 있었다. 가만.. 그럼 할터 일행은 어떻게 되는 건가... "좋아. 가자." 먼저 파헬이 문을 열고 통해 들어갔다. 그리고 민정이가 들어가고, 다음이 나였다. "자, 그럼 가...?" 한쪽 땅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땅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꽤액! 검의 절대절명 위기 순간!!!- 사실은 주인이 더 위험한듯... "어서 가십시요. 이제 이곳은 사라집니다." 음침한 녀석의 말에서 나는 왠지 그 흔한 패턴... 주인공이 도망가려고 하면 그냥 곱게 보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저씨는 어쩌시구요!" 그는(아마도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손에서 낫을 들어 갑자기 땅을 찍었다. 사악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가씨는 이미 영혼을 잃으셨습니다. 이젠 사악한 악마에 지나지 않아요. 그나마 제 정신으로 당신을 만난게 행운이셨던 겁니다. 어서 문을 열고 도망가시죠." 아냐! 공주는 당신이 나를 도와줄꺼라고 그랬단 말야. 그게 이런 거야! -시간이 없다. 어서 뛰어!- 검의 다급한 목소리도 나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땅에서 솟아오른 것은 거대한 용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였다. "히드라...인가?" 난 조용히 검을 뽑았다. 여기서 이 사람을 죽게 하는 것은 역시... 문제가 있지. "어서!" 그의 텁텁한 목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자, 같이 하는 편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잖아요?" "욱!" 괴물의 꼬리에 맞아, 날카로운 상처가 나고 그의 어깨쪽부터 길다란 붉은 선이 그어졌다. "어서 도망가시죠!" "흥, 난 원래 잘 못달리는 편이라 말야." -으... 멍청하면 무식하다 던데... 할 수 없군. 너, 내 말 잘들어, 저 괴물을 죽일 수 는 없어. 그럼 이 공간 자체가 없어져. 하지만, 도망 가는 거라면 할 수 있지. 저 녀석을 먼저 밀어 넣고, 너도 뛰어들면 되잖아.- 말을 쉽다는 생각이 드는 데... "에잇! 간다!" 괴물이 다시 한번 턴하는 순간, 나는 음침의 어깨를 밀어서 문 안으로 들이밀어 버렸다. -조심해!- 괴물의 꼬리가 나의 발목을 잡으면서 나는 아래로 죽 미끄러지고 말았다. "으에게게!" -으... 좀 괜찮은 비명을 지르라고!- 뭐냐...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오냐 너는 !!! 우엑!" -으.. 이런 데서 죽으면 주인을 갈 수도 없는데... 쯔...- 문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하지만 나는 거의 바둥거리는... 하긴, 몸집을 비례해서 보면... 당연히 나는 바퀴벌레 수준이로군... 그나저나, 어제는 그렇게 다정한 사람이 왜 이런 괴물이 되었을까... 그리고, 난 왜 죽음의 위기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음... "공주님! 정신 차려요!" -그런 걸로 차리면 말도 안되지...- 그냥 한 번 해봤다! 그리고, 만화에서 보면 대개는 흔들리면서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지 않나? 아니지.. 이거 내가 주인공이 아닌거 아냐? "쿠에에엑!" 멋대로 휘둘르던 검에 의해서 괴물의 비늘하나에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흑. 왜 여태 휘둘렀는데 이모양이냐... -조금만 더 휘둘르면 괴물을 죽일 수 있을지도..- 아까 말 못들었냐? 죽으면 공간도 사라진다면서? "에잇!" 난 간신히 녀석이 소리지르는 동안 빠져나가 모래를 튀기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체육시간에 좀 더 열심히 뛰어두는 건데..흑. "좋았어! 검 우린 살수 있다!!!" 의미불명... -헛소리 집어치워!- 으...난 하얀 문의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19-2 하얀 문 안은 뭔가 아니지 싶었다. 푸른 물이 가득찬 느낌이 들고, 세상이 온통 지나치고 있었다. -흐엑... 이공간에 빠졌다.- 그게 뭔지 말하지도, 중얼거리지마라.. 난 모른다. "엄...마?" 하나의 영상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의 엄마였다... 난 그곳으로 손을 내밀었고, 검의 소리는 무시했다. -그만둬!- "으아가가!" 영상의 안으로 난 빨려들어갔다... 어떻게 된 걸까? 난 아이? 큰 눈을 가진 엄마이다.. 난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온 것인가? "여보, 이것보세요. 이런 어린 아이가 왜 미아가 되었나요? 귀엽게 생겼는데, 이아이 부모는 끝내 찾을 수 없다면서요? 우리가 키우면 안될까요? 네?" 옆의 아빠는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내가 일개 힘없는 샐러리맨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는데... 이거 참. 당신이 하고 싶은 데로 해. 알았지?" 부모님은 나를 조용히 쓰다듬어 주셨다. 그래.. 난 원래 이 분들의 친자는 아니였어.. 그럼.. 어떻게 된 거야? -영민아!- 나를 이렇게 애타게 부르는 건 아마도 네 녀석 밖에는 없을 꺼야... 그래.. 고마워. 나에게 이런 것을 보여주어서. 하지만, 난 이 부모님들을 정말 사랑한단다. 그래. 그래. -영민아!- 이건 아마도 나의 기억. 나의 일부일 것이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전, 두분을 정말 사랑해요." 두사람의 놀란 눈동자를 뒤로하고 나는 서서히 의식을 잃었다. 어디선가 뜨거운 것이 나에게 떨어져 내렸다. 산성비인가? "죽지마... 죽으면 안돼... 어째서..." -이 멍청한 주인 같으니라고!- 나...? 검의 목소리에 나는 부시시 눈을 떴다. 목이 아팠다. 그리고 눈도 흐릿했다. 저 검은 머리는 민정이 일 테고, 저 노란 금발은 아마도 파헬인듯 했다. 그리고.. 음침한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콜록! 컥...!" 말을 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입에서 물이 나왔다. -영민아! 무사하구나!- 난 어떻게 되지 않는다.. 후후후... 검.. "바보 자식!" 순간 나의 얼굴에 손바닥이 작열했다. 민정이는 울고 있었다. 그리고 난 여자를 울린 나쁜 놈이 되었다. "걱정했잖아.. 왜 그렇게 무모한 거야? 응? 그 아저씨는...재생능력이 좋다구.." 뭐야.. 그래도 다치면 아플꺼 아냐... -넌 좀 더 맞아야해...- "으민아.. 걱정했어. 한참이 지나도 안오잖아." 파헬은 어느정도 안심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앞으론 조심해!" 나는 배시시 웃었다. 왜 모두의 얼굴이 붉어지냐...? "난! 이만 가볼래! 파헬 앞으로 영민이 부탁해! 흥이다!" -하여간, 넌 정말 문제야. 내가 없었다면 진작에 초상감이야!- 이봐... "참, 그 아저씨는 저쪽에서 공간의 잔해를 치우고 있어. 그리고, 넌 운이 좋은 거야. 어떻게 과거에서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벗어날 수 있었어? 나야, 민정이가 뒤에서 도와줬거든..." 가장 행복했던 추억? -흥!- 그렇구나... 난 부모님을 만난 것이 가장 행복했던 거야... "자, 이제 말할 수 있을 꺼야. 어느정도 중독 증상이 사라졌으니까. 그나저나, 왜 물에 젖은 거지?" 파헬은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이 입고 있던 후질그레한 옷을 조용히 벗어서 주었다. 흠... "하여간, 이곳에 오래 있으면 감기 걸리겠다. 으민이는 잘 알겠다. 여기가 대체 어디냐?" 녀석.. 이래뵈도 명색만 황제인데 말야. "허..어.. 아, 이젠 약간 목소리는 나네. 여긴 검은 숲. 왕가의 무덤이야. 전통이 화장이거든." 파헬의 얼굴이 파래졌다. "그렇다면 무덤이라는....!" 뭐, 꼭 그렇게 까지 말할 껀 없는데...음. "뭐, 그렇지. 걱정하지마. 전에도 한 번 온적 있거든. 자, 가자." -역시 넌 길치였어.- 나도 알어! "여기가 맞는 거야?" 울고 싶당... "응? 저기 무슨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잘 들어 보니 훌쩍이는 거 같기도... 엉? "레미에?" 숲에서 훌쩍거리는 작고 귀여운 내 여동생의 이름을 부르자, 동생은 즉시 나를 바라보고 소리를 질렀다. 쳇. 반가워 해야하는 거 아냐? "어떻게 된 겁니까? 멀쩡히 나가실 땐 언제고! 갑자기 괴상한 인간들을..인간이 맞는지 의심스럽긴 하지만.. 하여간! 어디서 뭘하다가 할터 일행은 다 버리고 오신 겁니까! 그리고, 전하가 왜, 검은 숲에서 나오는 겁니까!!!" 몇달간 안들었더니... 적응이 안된다... -음. 정겹군.- 넌 그게 정겨운 거에 속하니? 너도 참... 대단하다. "저, 사린... 그치만, 나도 납치.. 읍!" 파헬의 손이 나를 막았다. 그리고 파헬이 속삭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이야길 해도 좋을리가 없잖아?" 그런가...? -직업 첩자, 나이 모모세. 성별 남. 이상, 바보 파헬의 이야기 였습니다.- 더이상 내 신경을 건드리면 어떻게 될지도... "다 들었습니다..." 헉...! 저녀석 귀는 참 밝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네... "저기... 저기말야. 난 말이지.. 하하하...(공허한 웃음.)" 사린은 무작정 나를 째려보았다. 갑자기 뒤의 부하를 불렀다. "이봐, 가서 할터 일행의 소식을 알아봐." 웅... "사실. 좀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침 다행입니다. 어찌되었던, 무사하시고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이긴 합니다." 뭐가 다행이라는 거냐... -음모의 냄새가 느껴져.- 영화찍냐? "뭐가 문제야?" 사린의 표정은 짐짓 답지 않게 심각해져 있었다. "그러니까, 아젠의 기사단이 황제폐하를 알현하기 위해서 와있습니다." 아항... 아젠의 기사...으에엑! -올..드디어, 혼란의 세계인가...- 이죽대지마!!! "으..." 사린은 순진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걱정이라도 계십니까?" "그사람들이 왜...만나고 싶데?" 사린은 1초 생각했다. "예. 아마도 우리와 손잡고 대한민국을 치거나, 적어도 방관하는 자세를 취하길 요청하기 위해서죠. 사실, 우리나라로서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만..." "말도안돼!" 이 말은 다혈질, 왕단순, 파헬의 입에서 나온 것이였다. "이 소년은 뭔데 참견하는 겁니까?" 나는 땀을 삐질거리면서 변호해 주었다.. "내 사촌이야. 뭐, 처음 봤어도 할 수 없지. 하하하... 어마마마쪽...모르지?" 모른다는 얼굴이로군. 그렇구나.. 아무래도 실험재료로 비밀리에 결혼한 거니까.. 흠. "하여간, 그리알어." "선대 비마마는 대단히 출신이 비밀스런 분이셨는데..." 그렇겠지. 흠. "하여간, 앞으로 잘 대해줘. 그리고, 내가 꼭 만나야해?" 껄끄럽거든.. 이래뵈도 납치되어 팔린 전적이... 윽.. -넌 잘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지만, 칼부림도 있었지.- 나, 사시미칼도 없는데? "아젠의 기사단은 최강입니다. 이번 기회에 신세를 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일단, 전쟁이 발하면, 그들 만큼 믿을 수 있는 군단은 없다고 봅니다." 그렇구나... 흠. "에.. 그럼 단장은 안 왔겠지?" 그래. 단장이 이런 데 까지 왔겠어? 설마... -흠. 그자식 이번엔... 흐흐흐.- 검자식은 또 왜 변태 아저씨같은 웃음을 흘리는 거래? "대륙 최강의 황제를 만나러 오는데 단장이 와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윽.. 불편하다.. 아니쥐. 꽃단장을 하면 못알아 볼지도... 19-3 화려한 프릴이 달린 옷을 입고, 검도 보석 검집에 넣은 다음 머리에는 공작새 깃털을 꽂고, 귀에는 해드폰을 꽂으면.. 못알아 보겠지.. 단, 정상으로 보이지도 않겠지만... -이젠 무슨 생각을 할지 두렵다.- "저... 난 아무래도. 만나기 싫은데." 그럴테지. 자칫 잘못하다간, 첩자라는 사실도 들통 날 수 있다고... 음.. "좋아. 언제 만나면 되지?" 사린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오늘 오후. 저녁식사시입니다." -불쌍한 놈.- 검에게 동정 받고 싶지는 않지만... 체하겠군. "음.. 좋아. 먹고가야지. 어이~ 밥좀 갖다줘. 참, 김치는 남았어?" 하인들은 내 밥을 준비하러 돌아다니고, 의외로 김치의 경제성, 재료비가 싸고, 오래가고, 햇볕에 나둬도 변질 되기는 커녕 더 맛있어 지는가 하면, 너무 시어버리면 김치찌개, 김치볶음, 김치 부침개 등... 음...침 흐른다. "아.. 전하, 송구스럽게도 그만...." 다먹었다.. "오늘 저녁식사니까.. 음.. 그럼 아직 시간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담아둬야 겠다. 어이, 누가 가서 태후님이랑, 레미에좀 불러와. 가서 김치 담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난 남는 시간 김치를 담고 있었다. "오, 이거 전하 아니십니까?" 세인 푸르체트라고.. 오랜만이다. "아... 내가 없어서 적적했나 보지?" "전, 전하께서 어디 외유라도 나가셨나 했죠. 그런데, 할터들은 어디있습니까?" 나도 몰라.. 나도 찾는 중이거든. "에 또... 나의 비밀임무를 수행 중이지." "예?" 알아서 집찾아오기라고.. 혹시 아나 몰라. 테레비의 백구는 정말 잘 하던데... 흠. "알거 없다.. 이거지. 그보다 이거 간좀 봐봐." 세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으엣...이거 무슨 동물의 간이였습니까?" 멍충이... -흠... 어딜봐서 동물로 보이나?- "됐어. 가봐. 에잉." 그는 레미에.. 메데이레나를 향해서 정중히 인사했다. "공주마마.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이만 물러갑니다." 그가 사라지자 마자 공주는 내게 쑥덕거렸다. "저사람 너무 싫어!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지?" 유능하다는...이야기만 들은 거 같은데. -공주한테는 좀 콤플렉스를 느낄만 하겠지. 잘생겼지, 검 잘쓰지, 돈 많지. 음. 또, 가문도 괜찮잖아? 하긴, 황족에 어울리는 가문은 아니지만 말야.- 그런가? 난 워낙 평등사회에 살아서.. 잘 모르겠는데. 물론, 한국도 심각하긴 하지만, 어떤 나라처럼 한번 잘못 태어나면 아무리 뭘 잘해도 성공하기 힘들다든지.. 뭐, 그런건 아니잖아... 듣기론 일본에서는 다이묘(장군) 출신이 아니라면 출세하기 힘들다던데...흠. "에.. 또, 너 맘에 드는 사람 있으면 결혼하게 해줄께. 걱정마." 그 때 난 엄청난 실수를 했다... 공주야 당연히 기뻐했지만.. 이게 소문이 쫙 났다. 공주가 보는 사람마다 이 이야기를 한 탓이 크긴 하지. 소문이 나서 뭐가 문제냐고? 나야 이해가 안되지만, 검의 말로는 상류사회에서의 결혼이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가문의 결합과, 권력의 유지 같은 거 말야... "전하, 저녁식사 하실 시간입니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이 왔다. 난 이제 나를 무척이나 맘에 들어하는 아저씨와 대면해야 한다는... 허거걱! "황제 전하 납시옵니다." 이제야 황제라는 실감이 나는구려... -음. 실내장치 쥑이는 고로...- 이녀석은.. 주인이 대위기에 걸렸는데... "전하, 어서 오십시요. 자리는 이곳입니다." 모두 엎드린 와중에 사린은 나의 수호기사이기 때문에 나를 자리로 안내했다. 내가 여자였다면, 이런 장면에서 뛸 뜻이 좋아해야 겠지만... 음. -저기 있다. 상당히 격식을 차린 폼인데? 걱정마.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 난, 설마가 사람잡는 다는 아주 좋은 격언을 알고 있다. 사실, 옷도 무지 화려하게 입었다... "음. 아젠의 기사단장인가?" 나답지 않은 묵직한 위엄에 사린은 약간 놀란듯 했다. 얼굴에는 이런 말이 새겨지고 있었다. <왜 폼잡는 겁니까? 답지 않게.. 흠.> 썩을...! "존경하는 나바스의 위대한 황제이시여. 저는 보잘것없는 아젠의 기사단장입니다." 보잘것 없다니!! 키도 나보다 큰데... "그래. 자리에 앉도록." 그냥 앉지 않게 할 수 도 있지만 미리 교육받은 것이므로 그렇게 했다. 그보다, 황제와 얼굴을 마주보는 것은 황족이나, 허락받은 사람들 뿐이라던데. 황제가 그렇게 대단하나? "!" 음.. 눈 마추쳤다. 이런 걸 보고, 피를 말리는 긴장감의 연속이라 하나. -음. 눈치 못챘을 리가 없지. 야, 한마디 해봐.- 뭐, 한마디 하는 것보다... 음. 난 하인에게 그것을 가져오도록 지시했다. "아젠의 기사단장, 이것은 그대에게 사례로 내리는 것이요. 2000골드인 원금과, 이자는 복리로 쳐서 이율 8.5%로 했고, 월로 했으니, 그리 받으시지요." 난 태연하게 돈주머니를 넘겼다. 그는 멍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영민.. 어떻게...?" 나바스에서 남쪽으로 내려갈 수 록 더 내 말을 발음 잘한다. 흠. 물론, 파헬은 예외. -어지간히 놀랐나 보군.- 거의 놀람 교향곡 수준이다. "그 땐 정말 미안했다. 사실 내가 제정신이 아니였거든.." 사린이 날 째려보고 있다. 뭔가 눈치를 챈 듯. "어떻게 그 곳에서 나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지?" "무엄하다! 황제전하에게 반말을 하다니!" 사린.. 넌 그렇게 맨날 무게만 잡으면 대머리 된다... "에... 뭐, 괜찮아. 사실, 이 사람과는 모종의 계약이 오갔거든." 경매..와 노예낙찰이라 하지. -짜식 용쓰는 군.- 용이 있기는 하냐!!! "..." 그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기분 나쁜 얼굴로 쳐다보는 게야!!! 혹시, 말로만 듣던.. 모호한... 그럼..그런!!! -야, 표정관리!- "아, 어서 식사하시지요. 식겠습니다." 핫. 왕궁의 식사는 다 미지근 하지... 음. 실수했다. -빙신.- 검주제에! "전하에게 드릴 말씀이란 뭔가?" 그는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으윽...! "전하. 얼굴에 수프묻었습니다." 이런 개망신이 있나.. -에휴. 정말 나처럼 고생하는 검도 드물거야.- 내 생각엔, 너같은 검도 없을 꺼 같다. 주인에게 정신적 데미지를 항상 주니. 이거야 멀쩡히 개기고 살수가 있나. 하여간, 괴이쩍은 분위기에서 식사가 진행되었고... 내가 특별히 소화 잘되는 종류로 식단을 짜라고 했건만, 전혀 빛을 못보았다. "으.. 속이 안좋아." "괜찮으십니까?" 으헤헥! 아저씨 때문이야! "예. 그나저나, 무슨일로 오셨는 지요?" "사실... 어떤 사람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하러 왔습니다. 나바스의 정보력은 가히 대륙 제일이니까...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꽃뿌려야 하나...- 그랬단 죽어! "하하하(삐질삐질)..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래. 누굴 찾으시던 중이셨습니까?(역시 삐질...)" -불쌍한 놈. 땀이 비오듯 흐르는 군..- 식은 땀 많이 흘리면 건강에 안좋은데. "이젠 괜찮습니다. 그리고... 전하를 다시 뵙게 되어서 기쁘군요. 역시 소문과는 많이 다르시군요." 갑자기 호기심이 솓구쳐 오르는게.. "무슨 소문 말씀이신 지요?" "예. 하하하. 그냥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 뿐이죠. 전하, 만약, 근처 도시에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가는 큰일 날 것입니다." 큰일? "왜...?" 그는 갑자기... 나를 다시 물끄러미 쳐다보고 조용히 말을 이었다. 아젠의 기사답지 않게 부드러워 보였는데, 사실 난 이게 제일루 기분 나빴다.. 남자한테 이런 시선 받아서 좋을께 없잖아.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나바스의 전설과 어울리는... 그런 분이십니다. 나바스의 유명한 라플과 견줄만한, 그런 신비한 미모를 지니고 계십니다." 난 옥떨매인데...? -야, 검은 머리가 흔치 않잖아. 그래서 그래.- 난 지금 억세스가 아니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나의 후진 두뇌는 별안간 폭주를 한다... "오오오오" 20-1. 폭포...? "전, 보잘 것 없는!!! 일개 고등학생 소년이라구요! 게다가, 검은 머리는 지천에 깔렸는데 뭔 헛소리야! 그리고 절대루 당신!" 모두 얼었다.. "네...?" "입닥쳐!!!! 맘에 안들어!" -야.. 너, 왜 그러냐...- 검도 긴다. "네...?" "그리고! 난 댁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알어! 우리학교는 염색금지란 말야! 했단, 학주한때 끌려가서 일주일동안 근신하며 그 유명한 악명높은 학생 지도실에서 꿇어서 맞아야 한단말야! 왜 그런 유언비어를 퍼트려! 그리고, 신비한 미모는 개뿔이 신비하냐! 내 미모 평범한거 내가 더 잘알아! 그러니까 차라리 욕을 해라 욕을! 으아아아~왜 여기에는 열나 미친 쉐끼들만 있는 거야! 특히 너는 제일 맘에 안들어!~" 엄청 길다.. 사실, 이거보다 더 못할 소리를 했지만.. 문제는 내 말이 너무 빨랐다는... -야, 뭔지 모르지만, 엄청난 이야기를 한 듯 하다...- 당연하지. -그 보다는 분위기가 영...- "염색이라니, 무슨 소립니까?" 사린은 그 와중에서도 서기..의 글을 살펴보고 있었다. 저 서기의 능력은 가히 천상천하유아독존적인 실력으로, 무지막지하게 빠른 내 말을 그야말로 정신없이 필기하고 있었다. 단, 글씬느 약간의 흐트러짐을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쉐끼를 뭐라고 표현했는가 하는 점... "그리고, 미친, XX라니...이게 뭡니까?" 음.. 공윤에서 이렇게 지시했나? 혹시 여기에 올바르지 못한말 교정사전같은 게 있는 거 아닌가... "아..." 난 즉시 말해놓고 후회하는 타입이였다.... 윽... 너무 열받았다.. -열 식히고 한 판 더 할까?- 이젠 대꾸할 기력도 없다. "에, 그러니까, 난 아부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 이거지요. 하하하.. 뭘 또 그렇게 세세히 신경쓰십니까?" 모두 조용히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 그날 소문이 더 이상하게 퍼졌다... "야, 황제폐하말야, 누구냐고? 신비의 변태 황태자 파이에즈말야. 글쎄, 그 분이 말야, 아젠의 기사단장에게 갖은 폭언과함께 엄청 열받아 계시데네. 그리고 그 이유란게 아젠의 기사단장이 돈주고 황제 폐하를 샀다는.. 세상에.." "아니, 그럼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였단 말야?" "그렇지." 아냐!!!! -쯔.. 이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소문이 퍼졌구만...- 꺼이 꺼이. "저, 들어가도 돼?" 바키였다. "어.. 들어와." "헤, 힘이 하나도 없네? 그 소문이 사실이였나?" 꺄육!!! "농담이야. 자식, 삐지긴. 그보다, 아젠 기사단장의 의견은 어떻게 할꺼야? 거의 대신들 사이에선 허락하는 쪽으로 가는 거 같던데..." 그 의견이란, 대한민국을 고립하자.. 이거였지. "어.. 난 반대할려고 하는데..." 바키는 나를 뻔히 쳐다보았다. "왜?" "그야, 내가 그나라의 피를 이었으니까." 조용... 왜 그러냐? 너의 눈동자에는 놀라움 백퍼센트 제곱근이 스쳐지나가고 있는데... 어..라라라..? "뭐야! 그럼 혹시 너도 절대마법무위능력이 있는 거야!" 그렇지.. 그거야, 내가 다른 세계 사람이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응. 하지만, 소문은 내지 않는게 좋아. 아무래도..." "바보야! 이건 소문을 내도 좋은 거라고! 한나라에서 그 절대마법무위능력이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줄 알기나 해? 일단, 한명이라도 있으면, 그는 거의 마스터급의 마법사라구." 난, 마법엔 영 잼병이라... "하여간! 어서 소문내자! 더군다나 황제라니.. 우와!~ 그래서 내 마안에도 안 걸렸던 거구나. 참, 그 할방텡이가 너보고 다정하게 대해주라더라~ 근데, 누굴 다정하게 대하라는 걸까? 후후후~" 비웃음을 날리면서 그녀는 사라져갔다... -윽.. 남겨진 나는 어쩌라고.. 저 폭주하는 녀석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남겨진 나는 한 오분 동안 충격에 휩싸여 조용히 있다가, 다시 발광을 시작했다. 검손잡이를 잡고, 나는 예쁜이...를 불러댔다... -살려줘!~- 넌, 검이라 죽지도 않을테니... 걱정없잖아? 최고 회의가 열렸다. 이곳에는 역시 익숙한 돼지들이 모여서 꿀꿀대고 있었다. 왜, 정치가는 다 뚱뚱하고 눈에는 살기가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옷은 왜 다 그렇게 비싸보이는 거냐... "전하, 어제의 귀족회의의 결론은 아젠의 기사단과는 연관을 맺어두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야 우리나라 위급시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마른 백작인쥐 먼가였던가...? 하도 오랜만이라. 그보다, 할터 일행은 어디서 노임이라도 하고 있는 건 아니지? 땅을 파면서... "그렇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은 신생국치고는 너무 강력해 지고 있습니다. 만에하나, 우리나라와 트라이너가 전쟁이라도 할 경우 이제는 묵과할 수 없는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되어있습니다." 기쁘다.. 먼 타지에서나마, 우리나라의 이름이 이렇게 드높게 평가되다니...흑..! -음. 다 맞는 말이네. 어떻게 반대할 생각이야?- 잘...이라고. 혹, 아실라나...? "전하, 결단을 내려주십시요." 한 쪽에선 이미 다음 안건을 논의 중이였다. 내가 당연히 허락하리라 보는 건가? "그러니까, 아젠의 기사단과 손을 잡자고요?" "그러하옵니다. 전하." 이젠 종이도 넘기고 있네...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없으니, 기각하겠습니다." 절대권력... 혹은 독재.. "예?" 이번엔 안놀란 사람이 없었다... "전하, 혹, 그 기사단장 때문이시라면,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그렇게 간단하게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 그런 걸 가지고.. 쪼잔..하게.. 할 수 도 있지. "아, 그런 문제가 아니라, 사실 우리나라랑 대한민국이 손을 잡아, 트라이너를 치는 것이 낫지 않소? 굳이 그렇게 한다면. 그리고, 당장은 싸울 이유도 없고, 병법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술이라는 것이 바로, 나보다 약한 녀석과 손잡아 나와 비슷한 녀석을 없애는 것이 아니요?" -오늘 따라 네 말이 청산유수다.- 나도 할 땐 한다. 뭐. "그리고, 절대적으로, 그 대한 민국을 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소."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대신들의 눈은 당혹에서, 호기심으로 바뀌어졌다. 사실. 나바스같은 강대국이 다른 나라 눈치볼 이유가 없지. 단지, 아젠의 기사단이라는 위명의 힘이 있으니까. "나의 외가입니다." 조용... 이번엔 충격에 휩싸일 차례이지.. 그보다, 한쪽에 앉아있던, 부재시 황제 권한 대행인 선대 황제(다른 대신은 그저 깐깐한 할아범 정도로 생각하는 듯 하지만...)의 눈빛과 안색이 틀려졌다. 물론 아주 미세한 변화였지만, 그 쪽을 예의 주시하고 있던 나는 금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전하...! 그런...그럼 하이시스 가의 공녀로 알려지신 선대 황비마마 소생이시지 않습니까? 갑자기, 다른 분의 소생이시라니...!" 그건 아닌데.. 하이구야.. 사실 나도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구. "황비의 아이가 맞네. 단, 황비께서 하이시스가의 공녀가 아니였지. 그녀는 대한민국 초대황제의 7째 딸이였지." 할아버지의 말은 다시 장내를 충겨으로 몰아넣었다. "그걸 참사관께서 어찌 아십니까?" 오, 할아범의 직위가 참사관이였어? "그래... 그래. 아주 오래전 일이군. 황비가 그렇게 불행한 삶을 살도록 내가 그리 지시했으니... 그 일로 황제는... 크게 상심하고... 황비는 내가 아이를 낳자마자,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을... 죽음의 숲으로 보내버렸지. 그곳에 결계를 펴고, 평생 나올 수 없게." 할아버지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노안에는 눈물이 어려있었다. "그래... 그녀를 만나보았느냐?" "예...여전히 아름다우시더군요." "그래.. 내가 그녀와 너와, 너의 아버지에게 죄지었다. 이제라도 그녀를 꺼내주어야겠구나..." 그녀는 이미 미쳤답니다.. "아뇨. 할아버님. 그러지 마십시요. 그분은... 그분은, 이미..." 대한민국의 출신 왕족의 대부분은 단명한다. 이유중 하나가, 마족이 그 몸을 탐내기 때문이였다. 마법이 통하지 않고, 극한의 마법을 이기기도 쉽기 때문이다. "이미 마족으로 되셨습니다. 정상이 아닙니다." 그는 쭈글쭈글한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감쌌다.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울고 있었다... -회의는 마쳐야지.- 그렇지. "그런 이유로 저의 어머니의 나라를 합당한 이유없이 공격할 의사는 없습니다. 아젠의 기사단 건은 아쉽지만, 포기하도록하죠." 20-2. 모든 대신은 침중한 표정으로 있었다. 대충 할아버지의 정체를 짐작한 사람도 있었다. 사실, 누가 황제한테 명령을 내리나... "전하. 그렇다면 전하께선 그 절대마법무위능력을 가지고 계십니까?" 그런셈이쥐. "그렇습니다." 모두의 얼굴에는 아까의 슬픈 사건들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사실, 그들에게야 비극이 될 이유가 없으니까... -흥.- 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 하군... "그렇다면 마족에 대한 방위를 더욱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맞습니다." "뭐, 꼭 그럴필요야..." 그러나 지엄하신 황제 폐하의 말을 쫙쫙 씹히고...말았다. -불쌍한 넘...- 너한테 만은 그 소리 듣기 싫다. 그렇게 여차저차 하여, 안건들.. 별로 보잘 것 없는 안건들이였다...그리고 사실 상당부분 쓸모도 없는... 즉, 내가 들어도 하나도 모른다는... 올해 사람들이 얼마나 늘었는지 내가 알게 무엇인가. 멜서스의 인구론.. 이런 거라도 읽어 뒀으면, 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나... 그나저나. 많이 쌀쌀해지고, 동절기 식량 문제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아~겨울인가... -엉? 그 할아버지다.- 바키의 표현으로 할방텡이... 무슨 소리인지...원. "아, 파이에즈." "예." "잠시 이야기나 할까? 저기 정원을 걸으면서 말이다." 사실 거절할 이유가 없다... "그래.. 사실 난 잘못도 많이 했단다. 우리나라를 위해서.. 뭐라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 사실 그랬고. 네 아버지한테는 정말 못할 짓을 많이 했다. 이젠 나에게 말해다오. 널 도망치게 한 것은 너희 아버지였냐? 어머니였나?" 내가.. 황자가 아닌데.. 알리가 없잖습니까요... -....황제야. 황후는 그 후에 아들을 도망치게 했지.- 무슨 소리야...? "저, 아바마마께서 그리하셨습니다. 그리고 도망치게 하신건 어머니고요." 시키는 데로 잘 해야 겠지? "그래.. 역시 그러했구나...너가 항상 놀던 그 작은 연못 옆에는 신검.. 그래, 너가 차고 있는 그 검만 남아있었다. 황비는 그 때 내가 유폐시켰지. 아들은 나를 많이 원망했단다. 그러나.. 나도 널 미워할 수 는 없었다." 무슨 이야길까.. 음... 난 심각한 이야기는 적성에 안맞는데... "난. 그래. 그 황비를 사랑했단다.. 먼 타국에서 온 그녀는 흑요석같이 검은 눈을 가지고 있었지. 검은 머리에... 그리고 매우 총명했단다. 얌전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사랑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난... 어리석었지. 그게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그래.. 집착이였다." 굉장한 가정비화다... 황가는 다 이런가.. "뭐, 이렇게 되었으니.. 나도 나이를 먹으니, 황제가 아니다. 사람의 감정을 가진 것은 이미 황제가 아니라는 것이지... 넌. 나처럼 되선 안된다. 황제가 되는 것보다 좋은 일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넌 황제가 되서 사람들을 잘 다스려야 한다. 그러나, 굳이 나처럼 독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왠지...황혼에 접어든 나이가 된 기분이 드는 구나.. "너가 어느정도 클 때까지는... 내가, 나쁜짓을 해서라도 널 지켜주마. 내 사랑스런 손자이며, 내 아들의 아이야." -좋겠네. 누구는.. 사방에서 지켜준다고 난리야.- 그만큼 내가 약해 보인다는... "음. 들어가자. 역시 늙은이에게는 밤바람이 차구나." 예이~. -뭔가 있다!- 나도 알겠다! 주변에서 바스락거리면서 일련의 무리가 나왔다. 이른바, 황제 암살단...얘들은 할 일도 없나.. 가만, 뭔가.. 좀. 상황 1 : 할터가 없다. 이지리스, 케자로, 다링, 세트도 없다. 상황 2 :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늙다리, 할아버지 뿐이다. 상황 3 : 난 검술이 형편없다. 결론... : 난 무지 위험한 상태다. 으게게게! 도망가야잖아! "황제! 목숨을 내놓아라!" 그, 목숨이라는 것은 쉽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목이 숨쉬나?" 내가 쉬지. -헛소리 할 시간 있으면 좀 뛰는 게 어떠냐?- 동감이야. 엉? "할아버지! 뭐하세요!" 할아버지는 검을 빼들고 있었다.. 맞아. 황제였었지... 그래도 나이가 있는데. "가서 사람들을 불러라." 여긴 내가 막으마.. 이런 건가? -전직 황제야. 약할 리가 없잖아.- 현직 황제도 이렇게 약할 진데. 생각보다 할아버지는 잘 싸우고 계셨다. 오히려, 나보다도.. 할터보다 낫네.. "자객이다!" "전하!" 곧이어 사람들이 몰려가기 시작했다. "좋아. 더 덤벼라!" 아직까지, 이정도 인원이라면 어려울 것이 없었다. 그만그만한 실력에, 흠. 마법을 쓰면 더 빨리 없앨 수 있지만, 그랬다간 파이에즈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황비의 경우, 마법을 주변에서 쓰면 쓸 수 록 체내에 악영향을 끼쳤다. 물론, 파이에즈라면 그래도 아들의 피가 섞였겠지만... 역시 안심할 수 없었다. "후후후... 그대가 바로, 그 자로군. 선대 황제..." 자객들 사이로 회색옷을 입은 사내가 걸어나왔다. 그는... "넌 누구냐?" 모르는 놈이였다. "후후후... 마도공작님의 제일가는 부하. 레인이다. 너가 죽음의 서를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다오." "맡겨놨냐? 어디서! 젊은 것이 버릇이 없군! 그리고 그런 웃기는 이름의 책은 난 모른다!" 황급히 검으로 녀석의 팔을 처내갔다. "후후후. 이 나에게 죽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후후후." 느끼하군. "헛소리!"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저 녀석은 강하다. 그리고, 마법으로 이길 상대도 아니였다. "이야야얍!" 황제 시절, 난 그리도 검술을 열심히 연마했다... "후후후.. 죽어라." 그의 검이 나의 복부를 가른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이 지나갔다. "웃기지 마라..." 그의 몸에 검을 휘둘렀다. "끈질긴 늙은이." 그의 검이 한 번 내 뱃속에서 돌려지고 있었다. 그의 몸에 상처하나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팔에 아주 가느다란 상처만 냈을 뿐이였다. "후윽..." "자객이다!" 파이에즈는 무사한 모양이다. 난 그 아이를 지켜주고 싶었다. 내 아들이 어렸을 적, 난 그 아이를 잘 지켜주지 못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를 안아주지도 못했다. 늘상 혼만 내었다... "할아버지!" 사랑한다. 파즈.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구나. 난, 아무래도 늙어서 인 모양이다. 그러니까.. 넌, 나처럼 살면 안된다는 것이다. "쳇. 이만 가보자. 가자!" "예!" 자객들은 일사분란하게 사라지고 있었다. "할아버지! 이봐! 어서 의사를 불러와라!" "꺄약!" 할아버지의 눈은 아직도 초롱초롱 했다... "할아버지!" "그래.. 쿡.. 파즈.." "전.. 전, 파즈는 아니에요! 하지만.. 죽지 마세요!" "넌.. 파즈야.. 그래. 이렇게나 닮았는데... 헤이시즈... 미안하다. 미안...헤일리즈... 정말 너희를 사랑했었다.. 용서해 주겠니?" "할아버지! 죽지 않아요! 네! 용서할께요! 그러니까.. 죽지 마세요!" "사랑한다." 그는... 서서히 눈을 감고 있었다. 피가 서서히 멈춰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 눈에서 다른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늘이 온통 묽게 퍼져보였다. 그리고, 날 가족으로 대해주는 사람이 그 날 첫 눈을 맞으면서, 사라졌다. 20-3. "그렇게... 죽었어야 했는데..." "저.. 바키.. 화내지마.." "이 썩을 영감탱이! 도대체 왜 혼자 설치다가 죽을 뻔 한 거야!" "저, 아직도 중상이랬거든.. 그러니까, 진정해..." 할아버지는 그날, 정말 죽을 뻔 했다. 그러나... 뒤늦게 달려온 아주 유능한 제자, 혹자는 바퀴벌레라 부르는 바키양은 엄청난 치유마법을 사용했다... "나도 죽는 줄 알았단 말야!!!" 그렇다. 이들은 그래도 사제지간인듯... 어쩔 때 보면 원수지간 같은데... "진정해.. 환자에게는 안정이 필요하다구." "으악아!!!!" 흐겍. "나 잠시 나갔다 올께."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아주, 열받았구만.- 그렇지. 그보단, 슬픈 거 같은데... 역시 나이는 못 속여. 아직도 할아버지는 약간 맛이간, 상태에 있고, 잠들어 있을 때가 많았다.. 하긴 거의 죽다 살아났으니. 당분간은 피가 많이 모자라는 관계로, 물만 먹어야 한다는 데...여긴 죽도 없나? "음. 어? 사린?" "아, 전하, 여기 계셨군요. 아젠 기사단장이 오늘 떠나기 위해서 응접실에 와있습니다. 가보십시요." 또 무슨 이상한 소문이 나라고... "전하. 어서 가보셔야죠." "알겠어요..에휴..." -니 맘, 내가 이해한다.- 별로 검한테는 이해받고 싶지 않은데. "아, 그래. 오늘 떠나신다고요. 안녕히 가시죠." 찌릿찌릿. 난 왜 괜시리 미운 걸까... -음. 저녀석... 불쌍한데.- 난 불교 아냐! 난...난... 네트교다!!!(네트워크 기간망을 칭송하는 종교...총 회원...영민이. 설립시기, 지금..) "우리집에도 하나로 깔아줘!" "예?" 헉... 헛말 나왔다. "아니아니.. 모든 인류는 하나라고. 하하하..(공허한 웃음이다...)" 갑자기 심각해지는... "그렇습니다. 인류는 모두 하나죠. 비록 종족은 달라도 말입니다. 전하의 뜻 깊은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왠 가르침이냐!!! "그보다, 제 한가지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요." 엥? "무엇을...?" "어떻게 저보다 이곳에 빨리 오신 겁니까? 그 정도의 공간이동 마법은 불가능 한데..." 에... 그러니까, 중간에 이상한 곳으로 텔레포트... 했다는 거지. 그러고 보면, 민정이는.. 어디있는 걸까.. 혹, 다시 마도로 돌아간 건 아니지? "전하." 아참. 삼천포로 빠지고 있었지. "에 또..." 적당히 둘러댈 말이 없는데.. 어쩐다. "아, 죽음의 서 때문이지." 이런 말도 안되는!!! 엉? 왜 다 놀라있니? "전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나라의 전설의 책, 미래의 예지, 별의 묵시록! 그 책이 어떻게 전하의 귀환과 관련이 있단 말입니까!" 사린.. 그게 또 뭔소리야. 죽음의 서는, 저자, 할아버지의, 나는 절대로 언어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못 읽고 있는데... "죽음의 서가, 나바스에 있단 말입니까?" 아젠의 기사는 역시로 정중하게.. 그러나 역시 놀란 얼굴은 숨길 수가 없었다. "뭐, 그렇지. 하하하하. 그냥 넘어가라구. 그러니까, 그렇게 된거야. 알겠지? 그럼 다들 가보라구." (삐질삐질) -너도 삽돌이로구나...- 지무덤을 팠다... "그럼. 전하, 안녕히 계십시요. 다시 뵐 수 있을 겁니다." 난 절대로 흥이다. 감히 파헬을 패고... 흥. 무사할 줄 알고? "전하, 아까의 죽음의 서는 도대체...!" 사린의 집요한 면을 보는 순간이로군. "그냥, 사린이 아는 거랑은 동명의 재미없는 책이야. 에... 보여줄까?" "네." 얌마, 눈이 빤짝 거린다... "음... 좋아. 자, 봐." 난 어차피 읽지도 못하니... -나도 모르는 전설의 비서를 네가 알리가 없지...- "어때?" 사린의 얼굴은 당혹스러워졌다. "고대어...?" 엥...? "이건 틀림없는 죽음의 서 입니다. 이곳에는 전설에 따르면, 생명의 서와 비견될 만한 책으로 이 책은 매우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 내가 알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게 뭔데?" 이 질문의 구체적인 형식은... 그러니까, 무슨 신비한 힘이냐는 것이쥐... "그건..." -음...기대된다.- "정확히는 저도 잘 모릅니다." "아, 그래?" "네." "잘가~" 쓰임새를 모르는 책은.. 없는거와 마찬가지이다... "전하~" 애타는 외침은 나의 한귀로 사라졌다.. 이런 걸 보고 혹자는... 소귀에 경읽기라고도 한다. "그래, 파헬 그간 잘 있었어?" 그간 파헬은 나의 배려로 화궁이라는 꽃이 널린 곳에 있었다. "음. 꽃냄새만 아니라면..." 그렇긴하군... 별 기화요초가 다 있으니... 아무리 잡초가 널려있어도 모르면 기화요초... 아니지, 그 반대인가? -아주 쌩쌩해 보이는 구만.- "참, 넌 혹시 그, 죽음의 서와 생명의 서를 아니?" "응?" 모르는 얼굴이군.. "아, 죽음의 서라면, 예전에 들은 적이 있어." 어랍쇼? "무슨 이집도라는 나라에서 죽을 사람들의 이름을 써논 책이라던데? 근데, 그런 나라를 알리가 없으니..." 대한민국 왕은 의외로 공부 많이 한 사람이구나...통신에 이런 소리가 있었다... 어느날, 왕자만 사는 마을에 한 사람이 이사왔다. 그런데, 그 사람도 왕자였다. 그래서 만들어진 영화가... 이집도 왕자... 냐!~!!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그럴 꺼야. 우리 할아버지는 워낙에 쓰잘데기 없는 말만 했었으니까.." 이봐, 그건 아주 유용한 정보야. 수능에 나와!!! 아니지..일반 상식이라는 거야! "그럼 파헬. 다시 너희 나라로 가야지?" "응. 근데 언제 가냐..." 그렇다. 그 곳에서 도망칠 땐 이렇게 멀리 올줄은 몰랐지..가만, 불현듯 솟아오른 궁금증... "너희 나라에선, 머리가 검은 색이 아닌 왕족은 절대마법무위능력이 없냐?" "응. 근데 왜?" 그렇다면, 원래 이 능력이 생기는 이유가 다른 세계사람이라서 이니까, 이쯤 되면 동화되었다는 건가? "전하. 감찰관님께서 찾으십니다." "응. 파헬. 근시일내에 갈방법을 찾아볼께." "고마워!" 별말씀을. "그래. 어디 크게 않좋으신가?" "아닙니다. 아주 좋아지셨습니다. 그보다. 뭔가 물어보실 것이 있다고 하십니다." 물어! 라이코스... 이건 아니겠고. "에.. 또..." 존칭에 약하다... -바보같다. 너.- 미안하다.그래서! 검. 니가 보태준게 있냐! "파즈... 괜찮냐?" 할아버지는 파리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난 당연히 피가 모자라가 나올줄 알았는데.. 흠. "저야, 뭐. 다음 부턴 그러지 말고 같이 싸워요. 네?" "허허허... 녀석 참. 그나저나, 날 살려준게 바키구나. 그렇지?" "예. 고맙다고 하세요." 그의 눈빛이 경직되었다. "웃기는 소리! 멋지게 죽을 수 있었는데...흠. 이러면 갖은 추태를 보인 꼴이 되잖아!" 그렇게 되나... -음... 그저 늙으면..- 이중에 가장 연장자는 검입니다.. "다행이에요. 겨우, 할아버질 만날 수 있었잖아요?" "..." 그리고 나는 할아버지가 잠드시는 것 까지 보고 일어났다. 아주, 평온한 기분이 들었다. "앗! 죽음의 서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다!" -빙신...- 으... 21-1. 할터의 행방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이제야 걱정되는 것을 보면 나도 상당히 문제가 있는 사람이 생각도 들지만 서도 난... 난...무사태평형 인간이다..사실 정무는 거의 할아버지가 보고 계시고, 회복마법은 겁나게 좋았다. 이상하게도 바키는 살려주고서도 욕을 먹기는 했지만 말이다... "검." -엉? 왜?- "슬슬.. 찾으러 가야 하지 않을까? 미아소년도 데려다 주어야 하고." -미아 소년이라면... 파헬말야?- "그래. 원래 목적이 그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가는 거였잖아." 그랬었다... 중간에 납치되는 바람에... -우린.. 정말 고생을 뒤지게 하는... 검과 주인이다.- "주인과 검이겠지."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일로 검과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도대체 죽음의 서 이야기는 언제 물어보나." -물어봤자, 네 입만 아플텐데...- "아냐. 정신도 아파." 간혹, 이렇게 동조화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좋았어! 다시 원정이다!" "수행인원은 어쩌시렵니까? 전하." 어디서 얼음 떨어지나... "지금 저희 우수한 정보원들이 할터 일행의 행방을 찾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국정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십시요." 음... -오오.. 얼음의 대마왕 격이다.- 찬성... "에... 하지만, 어차피 한 번 가보는 것도." "지금은 상황이 안 좋습니다. 얼마 후 대한 민국과 교전을 치를 것 같습니다." "에엑! 우리나라랑!"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중요한 일을 전하의 허가 없이는 안되죠. 트라이너와 전쟁을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아젠의 기사단장이 말했던 그거인가? "이번 전쟁은 놀랍게도 대한 민국측에서 시작했습니다. 먼저, 트라이너에게 선전포고 했죠." 엥? "트라이너 측에서는 무척 당황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 쪽에서는 피스트레이카 공작가와 내전 중입니다. 그러니, 현재는 전쟁을 할 상황이 아닌데 말입니다. 곧 두 나라에서 사신이 도착할 것입니다. 거리로는 두 나라와 우리나라간에 거리가 비슷하니 잘 하면 두 사신이 동시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런...! -재미있는 구경을 하겠군.- 하나도 안 재미있다. 파헬이 알면 기겁을 하겠군. 그녀석 완전한 평화주의자이던데... "그래서.. 저보고 자리를 비우면 안된다는 거죠?" "당장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나라외에는 전화에 휩싸일 가능성이 큽니다. 각국에선 이 기회로 좀더 정치나 군사적 우위를 점하려 할 테니까요." "그럼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도 그 뭐냐, 정치나 군사적 우위를... 생각하려 할꺼 아냐? "하하하. 전하. 우리 나바스는 대륙 제일입니다. 그건 정말 자명한 사실이죠. 적국 트라이너도 우리나라와의 전면전을 피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결론, 나바스는 벅까스 먹고 강해졌다는...! 과연 자양건강제... 벅까스의 위력은 대단하구나... -음. 틀린 말은 아니지.- 검조차 부정하지 않는 걸로 봐서는... 하지만, 날 습격한 그 수많은 자객은 뭐야! 세계 최고의 국가가 그렇게 경비가 허술하니? "전하는 이해하지 못하시는 듯 하군요. 한 국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력과 경제력입니다. 우리 나라는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갖추었구요. 만에, 우리나라에서 밀의 수출량을 없애면 전 대륙 인구의 반이 굶어죽습니다." 강하다... -그래서 내가 너보고 황제하라고 한 거잖아.- 그치만, 그런 이야기는 안해줬다는 사실을 바보탱이 검아. 넌 아니? "그래도, 사린.. 할터는 꼭 찾아야 하죠. 게다가, 거긴 신도 있고.." 좀 나사가 빠져서 걱정이 되는... 그리고, 거기엔 드래곤도 있어. "흠.. 제 생각엔.. 얼마지나지 않아 돌아오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걔들이 돌아오니! 너 같음, 황제라는 엄청난 분실물이 있는데 맘 놓고 돌아오겠냐? 나라면 돌아올지도... "그만 걱정하시죠." 그래.. 돌아와도 어깨가 축 늘어져... "그리고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어라라? "황제의 호위를 게을리했다는 죄는... 거의 사형에 가까운 벌입니다.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좀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편이 낫죠." 그런 심오한 뜻이... "그럼. 이만 저는 가보겠습니다. 전하께선 뭐 소일거리라도 하시죠." 내가 할께 뭐 있냐... ... ... ... 요리하자. 후후후. "우와~ 오빠, 역시 대단해~ 이 맛있는 요리의 이름이 뭐야?" "후후후. 이게 바로 그 스테이머, 울트라 스페셜 판타스틱, 일루미네이션, 엄마손 영양간식, 떡볶기란다." -이름 한 번 더럽게 길다...- "흠..맛있군요." 파헬도 빙긋이 웃으며 먹기 시작했다. 가만, 떡볶기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그런데 쟤는 왜 모르냐...? "너 떡볶이 몰라?" "예? 제가 아는 음식일리가 없잖습니까. 이거 나바스 특식 아닙니까?" 아닙니다요. "떡볶이... 이 음식은 최초로, 길다던 학생들의 하교길과 수업 띵까고 도망나온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온 헌정 음식 (헌법에 정해진 음식이 아니라, 오래되서 관습으로 굳어진...음식이다.)이다. 저렴한 가격과 여럿이 먹으면 먹을 수록 그 가격이 저렴해지고 양이 늘어나는 특이점을 보이는 음식으로 이 음식을 팔 던 사람중 한 몫 잡지 못한 사람이 없었다고 하니... 이 얼마나 고 부가가치 산업인가." 조용...내가 너무 뻥쳤나? 그보다 진짜 이상하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도 이런 이야기는 안해주셨어? 음식이야기 말야." "..음.. 김치라든가, 수제비, 나물.." 여기까진 이해가 갔다. "고기 산적, 탕평채, 약과, 등등을 좋아하신다는 말만..." ... -이름을 봐라. 니가 아는 음식이랑 너무 틀리게 고급스럽다.- 그럴테지... 이 음식들은.. 조선시대에 나온 거니까. "혹시 일본이라는 거 되게 싫어하시지 않았냐?" 파헬의 얼굴에는 이채가 떠올랐다. "응! 어떻게 알았어? 맨날 욕하고 그러셨어. 고문도 많이 받으셨다고 하시던데?" 독립투사인가.. "너희 할아버지 성함이 어떻게 되셔?" "응, 안자 중자 근자셔." 펑~! -이상한 이름이군... 발음도 안되네.- 네... 동명이인이겠지.. 헉..중근이... 나 너 많이 안다. 국딩시절...너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썼었지. '내가 존경하는 중근선생님.', '이렇게 살자, 안중근.'. 6년 내내 같은 글을 가지고 재탕을 했다... 21-2. 오늘도 변함없이... 죽음의 서를 검에게 해독하라고 던져놓고, 검은 열심히 사전을 찾고 있었다... 단, 움직이지 못하므로, 검이 하라는 데로 내가 움직여야 했지만... -야, 저기 갈색 표지 책좀 꺼내봐. 그래. 거기. 너 바보냐!- 이런 식이다... "에휴휴...역시, 뭘 하라는 데로 하는 것도 힘들다는..." 어라라? 저 백의 기는 뭣이래?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기 저 띠벙해 보이는 인간들은... 설마, 혹, 역시!!! "할터다!" 문지기의 말에 따르면 어디서 거지 내지는, 좀비 행렬이 오는 줄 알았다고 한다. 이런 벅적한 와중에서도 끝내 평정심을 잃지 않은 것은, 신...과 드래곤이였다. "할터!" 난 반갑게 뛰어나갔다. 할터일행은 즉시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굽혔다. "전하! 소인을 죽여주십시요! 그만, 실수로 전하를 잃어버리고...엥? 전하! 아.. 그리고, 하여튼, 전하의 성검을 잃어버렸습니다..." 에.. 성검이라면.. 내 옆에 있는 이걸 말하는 거지... "에.. 할터, 난 아주 무사하고, 내 검도 무사한데.. 자넨.. 어때?" 안 무사해 보인다. 여기저기, 긁힌 상처는 그렇다치고, 저 초췌한 얼굴.. 여기까지 굶으면서 왔나? "저, 신, 설마, 여까지 굶으면서 온거 아니지?" 그는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어떻게 알았냐?" ... -역시, 충신...- "할터. 괜찮아. 이젠 내가 무사하니까. 내가 멋대로 행동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잖아. 아, 사린 어서 할터랑을 쉬게해. 그리고!" "예." -야, 왜 똥폼잡냐?- 으... "이들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 모두 기뻐하는 군..후후.. "전하! 그들에게 상을 내리다니요! 전하의 호위를 게을리한자들입니다!" "에?" "경의 말이 맞습니다! 엄중처벌 문책해야 합니다!" "트라이너의 첩자일지도 모릅니다!" 비약과, 음모의 세계. 왕궁. 이러다가 영화라도 찍겠어. "에... 그럼 할 수 없지. 그럼 이렇게 하지. 어때?" 소근 소근. "아니니!!! 그런 쪽팔리는 일을! 기사 일생의 수치입니다!" 사린이였다.. "에이. 그래도 측근을 잃는 것보단 낫다고 보는데..." "예.. 전하의 심중을 이해하지 못하여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죄송하면, 아침부터 나를 볶지 않았으면 고맙겠어...그렇지. 일단, 작은 거부터 시작해야지. -자슥.. 이상한 걸 시작했다.- "헤헷. 칭찬으로 알지." 가지가지의 많은 일이 있었던, 그 중앙 홀에는 오늘도,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귀족, 왕족, 기사, 병사...문지기, 하녀, 수석 시종장, 영족, 황녀, 에 .. 또. "전하, 할터 외 붉은 달의 기사단입니다." 그들은 역시 간만에 정장을 하고 있었다. 정장이래봐야 무거운 갑옷이지만. 하여간, 간만에 보는 모습이였다. 그리고, 올 때완 달리 단정한 머리를 하고 있었다. 머리 깎았냐고 물어보고 싶은데.. "전하! 저희 붉은 달의 기사단원 귀환했사옵니다!" 흠. "음. 그래. 그대들은 비록, 나를 찾아 험하게 찾아다니면서 왔지만, 나에대한 보호나, 성검의 보호는 완벽히 해내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그래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나는 무척이나 기쁘구나." 검이 알려주는 말투는 하나같이 이렇게 닭살, 내지는 할아범 풍의..아, 사극을 많이 봐두는 건데... "황송하옵니다 전하." 짐짓 무거운 척을 잠시 한 뒤... "그래서, 내 너희들에게 한가지 상을 내리노라.. 이 상은 단지 한가지 종류이며, 환불도 안되고, 애프터 서비스도 안되느니라.." 잠시 중앙홀이 얼어 붙었다. "자, 이들에게 상을 내려라." "예." 하인들은 이내 다섯명의 기사들에게 상을 내렸다... 상, 밥상이였다. "자, 이 상으로 집에서 맛난 밥을 해먹거라." "..." 대답이 없는 걸 보면 감격했냐? "제 밥상에 기스났습니다. 폐하." 으... 그런건 그냥 넘어가란 말이다! "이지리스." "예." "환불은 안된다." 얼굴이 구겨졌다... 하여간, 일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고나 할까..할터와 나는 다시 담소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참, 할터, 그 쪽의 분위기는 어때?" "음. 전하. 아무래도..." "응?" "전쟁이 나긴 날꺼 같습니다. 이미 트라이너의 병사들중 주력이라 할 수 있는, 3병단이 이미 국경으로 옮겼습니다." 헤에... 전쟁이라. "왜 전쟁같은 걸 할까... 더군다나, 대한민국의 왕은 전쟁이 얼마나 안 좋은 건지 잘 알텐데..." 타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니까. "여러가지 측면에서 알 수 있지만, 먼저, 현 황제는 이미 늘고 병들어서 일어나 앉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하긴 혹자의 말에 의하면, 유폐되었다는 말도 있지만.. 하여튼, 복잡하죠." 뭐가 복잡하다는 것인지.. 내가 알것 같나요? 여긴 어디? 난 누구? "그래서, 전쟁이 일어날꺼 같다... 이거지?" "그렇죠." -음.. 전쟁이 일어나면 나같이 허약한 검은 어떻게 되지? 흑흑..- 으... 미친 검자식. "그럼 할터, 앞으로 우리 나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전쟁에 들어갈 꺼라고 보는 거야?" "그렇죠. 아마도, 거의 전쟁에 낄 겁니다. 트라이너도 강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절대마법무위능력이 있잖습니까?" 그렇게 대단한 능력인가... "즉, 향방을 알 수 없다는 거다.. 이거지?" "예." 흠.. 정말 사신이 동시에 들어닥칠 확률이 높은데... "전하. 사린 경께서 급히 호출하셨습니다." 엥? "에, 그럼 케자로랑 이지리스는 날 따라오고. 할터는 성 주변의 경게를 강화하도록." "예!(삼중창...)" 사린은 나를 떡하니 기달리고 있었다... 역시... 역시.. 날 괴롭힐려고? 모르겠다.. 일단 부딛혀 보는 거야. "저기.. 불렀.. 아, 미안해.. 사실은 그 푸딩 먹었어. 사린이 먹을려던 거래면서? 미안해. 너무 맛있었거든..." 조용. -잘 못 짚은듯 한데..- 나도 알어. "아, 사실은, 오늘 화단에서 놀고 있었더랬어. 많이 찾았어?" 삐질거리는 내가 불쌍하지도 않은지... "전하." "응! 말해봐!" -불쌍한 놈.- "사신이 도착했습니다." 근데..그 사신하고, 죽음의 사신하고 같은 건가...? 내 일행 중엔 어두운 관계로, 항상 어디 있는 줄 모를 친구가 하나 있긴 한데.. 꼭 사신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아항. 그랬어...?" "전하.. 심각합니다." "왜 그렇게 분위기 잡는 거야!!!" 그 때의 상황은 이랬다.(격동 50년 풍으로 읊어 보자.)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이였던 사린은 파이에즈 대통령에게 모모모국과 무무무국의 대사의 방문을 알린 것이였다. 이 대사들은 동시에 들어왔으며, 당시 문 지킴이(수위)의 말에 따르면 매우 사이가 안좋아 보였다고 한다. 음...그런거였다. -음..너 또 헛생각했지.- 헛생각이 아니고, 노망이라고 한다..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다. "전하. 사신으로 온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반항아와 문제아, 비행청소년으로 구성되었다면 문제겠지만.. "에.. 왜? 누가 왔는데?" "예. 먼저, 트라이너의 사신으로는 이번에 트라이너의 위대한 대 마도사 키히 크리시아 휘젠입니다." 설마.. 내가 답을 바라고 있는 건가? -인간이 아니라, 엘프이고, 대마도사의 동료로서 매우 유명하지. 거기다가 마법시력은, 가히... 출중해.- 그런... 사람이 아니라니!!! "얼레?" 어디서 인내의 끈이 끊기는 소리가 들렸다. "엘레라니요!!!" 오늘 왠지 편히 잠들지 못할 듯... 21-3. "에.. 하지만, 내가 어쩔 문제는 아니잖아." 마치 비극의 여주인공이 빈혈로 기절하는 것처럼 머리를 손에 짚고 사린은 소파에 앉았다.. "훅.. 좋습니다. 대한민국의 사신은 누가 왔는 줄 아십니까?" 내가 알면 일찌감치 미아리 소년 박수를 했겠지... "하하하. 그 위대하신 절대마법무위능력을 가진 왕족이 왔다는 것입니다!" 에..또.. "둘이 이곳에서 한 판 붙으면 재미있겠네?" -쯔.. 이번엔..- "크아가각! 농담하실 때가 아닙니다! 당장 호위를 증원하고, 주변의 정리를 요하겠습니다." 잠깐, 왕족이라면... "그래. 그럼 그 왕족, 몇째야?" "현 국왕의 5째 아들입니다." 아.. 역시, 조선시대는 다산의 시대였지.. "음.. 그럼, 혹시..." "예?" "아냐.." 만에 하나, 파헬과 사이 나쁜 삼춘이면 곤란하지... "음. 좋아. 그럼 우리도 회의나.. 그런 걸 열어야지.." "예. 그러나, 전하, 저희는 입장을 이미 정했습니다." 나몰래? "이번 전쟁..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평소 평화주의적인 나약한 자들도 전쟁을 불사하려 하는 데... 모종의 음모입니다. 아마도 마도의 공작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게 의미를 만들면... "그래서 우리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거야?" "사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는 이 기회에 무기도 팔아먹고 다른 나라가 쇠약해 지길 기다리자는 거죠." 얍삽하다.. -음.. 좋은 방법이다.- 너 정말 성검 맞냐? 갖은 꼼수는 다 써보려 하다니..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 전하의 어마마마가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것은 밝히지 말아주십시요." 엥? "하지만, 그 나라가 모를 리가 없잖아?" "예.. 하지만, 제가 얻은 정보에 의하면, 황비께선, 돈에 팔려온 것이라는 유력한 정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감찰관 께서는 아무 말도 안하시지만요." 흠...그런 비사가.. 그럼 그 황비는 진짜 불쌍한 거네... -비밀은 없다더니..- 음... "좋아. 그렇게 하지. 아, 그리고, 부탁이 있는데..." 파헬은 꽃을 바라보면서 멍...하니 있었다. "야, 꽃과 어울리는 남자라니.. 정말 닭살이다." "응? 닭살? 닭이 왜? 오늘 저녁은 닭요리야?" 말을 말자... "아니. 오늘 온 건, 대한민국에서 왕족 사신이 왔데." 그는 벌떡 일어났다. 꼭 강아지 보는 거 같다.. "정말!" "응. 5왕자라는데...친해?" 듣기론... 왕족끼린 보통 사이가 나쁘다고.. "아버지가?" 어라라? 그럼 파헬은 다섯째 왕자의 셋째아들이군.. 음. 이런 설정 어디서 본 기억이 나는 데... 음... 음.. 아, 세종대왕! 그가 태조의 셋째아들이였잖아? 태조가 5왕자였고.. 흠. "아버지..왜.. 그런 분이 여까지 오셨을까.." 낸들 아냐.. "좋아. 그럼 내가 잘 말해서 데려가게 할까?" "영민아." "응?" "고마워." 역시, 고맙다는 말은 누구한테 들어도 기분이 좋다니까. 헤헤헤.. 약간 예상은 했지만, 사린녀석, 사신일행 환영행사에 둘 다 초대할 줄은... 난 엘프라고 해서 아주 기대하고 있었다. 아, 드뎌 아름다운 엘프를 보게 되는 구나. 귀는 약간 크고, 금발 미녀..맞지? "처음 뵙습니다. 나바스의 황제전하. 전, 트라이너의 키히 크리시아 휘젠입니다." 음. "처음 뵙습니다. 나바스의 황제시여. 전, 대한민국의 5왕자인 태을입니다." 안태을...큭...윽.. "?" "전하, 실례입니다." 하지만 웃기잖아. "저, 성이 안씨 맞습니까?" 이번엔 모두가 놀랐다. "어떻게 그것을...!" "아.. 하하하. 정말 재미있군요. 아, 모처럼 오셨으니, 즐겁게 즐기다 가시기 바랍니다. 저야, 너무 어려서 두분의 대화상대가 되기엔 부족함이 많군요." 혹, 형제나 사촌 중엔 안태갑, 안태병, 안태정..이거 아냐? 갑을병정 순으로.. 키키키..그리고 잘 찾아보면 안재욱도 있을지도.. "전하, 아까 어떻게 저희 가문의 이름을 아셨는지요?" 대한민국의 왕자, 파헬의 아빠였다. 가만, 파헬은 안파헬? 설마.. "아, 어디서 들은 바 있어서.. 하하하." 이거야, 원. "오늘 제가 왕자를 위해서 준비한 음식이 있습니다. 저기 가서 드시죠." 왕자를 질질 끌고 파헬이 있는 곳으로 갔다. 아름다운 꽃이 밤이 되어 붉은 달의 빛을 받으면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금발의 파헬이 불안한 듯 서 있었다. 그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기쁘게 뛰어갔다. "아버지!" "파...헬?" 두 부자는 두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 "녀석.. 무사했구나... 널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아느냐?" "아버지.." "다행이다.. 다행이야." 흐뭇하군. -음. 부럽냐?- 나도 울 아빠 생각이 간절하다.. 에잉. "아, 그만 하고 먼저 식사부터 하세요. 전, 가봐야 하니까, 참, 너, 나에 대해선 입다물어!" "응." 파헬은 다시 나를 바라보면서 미소지었다. 아주.. 별밤에 흐뭇한 광경이였다. 훗.. "역시 사람은 좋은 일을 해야지." -욱..- "폐하께선 기분이 좋으신듯 하군요?"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이... 오늘과 같던가? 으...나야 뭐, 절대마법무위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괜찮긴 한데... "에.. 또, 대마도사님께선 대신들과 할 이야기가 있으실 텐데...왜, 이렇게 나와계시는 겁니까?" "저야, 당연히 적국의 사신의 뒤를 밟았죠." 당당한 그녀가 아름답다... 카피뜰까? -음..엄청난 자신감이다.- "아, 하하하(삐질삐질), 예. 좋은 현상입니다. 그보다, 산보나 하시겠습니까?" "그러죠. 영광입니다." 으...왜 허락하는 거야!!! "엘프라고 하셨죠?" "예." "저, 그럼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한 1000살?" "이제 300세 정도가 됩니다." 흐걱!!! "예... 그러셨군요...삐질.." "아... 전, 이제 18세가 됩니다.." "아, 그러셨군요." 썰렁.. -너 지금 후회하고 있지?- 응... "에.. 전 아무힘도 없으니까, 가서 대신들에게 사정하시면 나은 결과를 얻으리라 보는데..." "전하는... 대한 민국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제 수하의 보고에 따르면 예전 30년 전부터 한 20년 동안 비밀리에 교류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흐걱...! "아...교류라.. 사실 식문화 교류가 있었습니다. 보다시피 이곳의 음식은 매우 비리고, 느끼한 것 뿐인데, 대한 민국의 것들은 모두 상큼한 것이 느끼함이 없어 먹기 좋고, 성인병 예방에 좋습니다!" 누가 알면 요리사인줄 알거야...흐윽. "흠..그렇습니까?" -거봐, 안 믿잖아.- 여하튼, 그렇게 피곤한 하루가 끝나고 있었다..삐질삐질..내일도 이짓을 하라는 것 아니지? 22-1. 피스. 나는 정말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자는 것이 얼마나 인생에 있어서의 홍복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있었다... 세상에. "전하! 대한민국과 손을 잡는 다는 것은 아기 범을 키운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차라리 트라이너와 손을 잡아 대한민국을 치는 것이 낫습니다." 마른 백작.. 어디 로비스트하고 입이라도 맞췄어? 그 이야기는 끝난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마른 백작! 하룻만에 뭐라도 먹었습니까! 우리의 중론은 이미 중립으로 결정난 것이 아닙니까!" 음.. 내가 하고픈 말을 대신 해주다니... -재미있게 돌아가는 구만.- 검. 뭐가 그리 재미있냐... "어이..." 모두들 싸우느라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 -음... 어디서 강력한 마이너스 기운이 느껴진다...- "아니, 그러니까! 응? 전하, 어디가십니까?" 나는 어두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나는 니들이 어제 한 말을 알고 있어." -뭐냐...- 대신들은 순간 얼어붇기 시작했다. "전하... 무슨 그런 소릴..." "좋아. 마른 백작. 왜 말을 번복하는 거지?" "그거야.. 어제 저녁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그의 손에는 손수건이 안겨 있었다. "난, 중립이 좋아.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나라가 괜시리 나설 이유도 없어. 그럼 그렇게들 알라고. 또, 이 사실에 반론을 제기하는 자는..." -자는?- 나는 좌중을 쓸어보았다. "죽은 팬더를 만들어주마.. 흐흐흐." 그리곤 나가 버렸다. 뒤에서 사린의 수습성 발언이 들려왔다. "전하께서 근래, 피곤하셔서..." 흥이다! -근데, 저기 저것이 무엇이냐?- 그것은 그것이지. 그게 뭐라고... 엉? "저거, 양국의 대신 여러분 맞지?" -응.- "싸우는 거 같지?" -응.- 싸움.. 싸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말싸움, 닭싸움, 총싸움, 냉전, 배개싸움...음... 그러나, 저 둘의 싸움은 칼 싸움 이였다. "이 가증스런 마녀! 죽어라!" 이봐.. 마녀라는 것은... 이미 아주 구시대적인 유물이야. -보기보단 입이 험하네. 그나저나 안말리냐?- 내가 말릴 수 있다고 보는 건가... "후후후.. 왕자. 어리석군. 나의 마법이 소용없다고 해도, 난 300년을 산 엘프.. 그대보단, 검술이 뛰어나지 않겠어?" 음... 글쎄, 난 잘 모르겠지만... "전하!" 음.. 이건, 엉? 사린아냐? "무슨 일이야?" 사린의 머리에선 김이 나고 있었다. 엉? "큰일났습니다! 트라이너와 대한민국의 군대가 국경에서 교전중입니다!" 우리나라 정보력도 얕보면 안되겠어... "지금 우리 앞에서도 교전중이지..." "앗!" -어떻게 말릴려나...- 아무도 모르지... "하하하하~" 왜 웃었냐고? 웃는게 바로 시선 집중 효과의 최고야. -드디어 돌았구나...- 이젠 검이 못하는 말이 없구만. 국문학으로의 진로를 생각해 본 일은...없겠지? 하여튼, 그 두사람은 잠시 나를 쳐다보았다. 쑥쓰.. "둘 다 싸우시는 것을 보니, 유치해서 못 봐주겠습니다. 제가 내세우는 사람을 이긴다면, 그 나라 편을 들어드리도록하죠." 당삼 시선 집중 더하기 불타는 눈동자! 사린의 안색은 흙빛이 되어가고 있었다. "전하! 저 둘은 대륙에서 내놓라고 하는 기사입니다!" 대 마도사와, 왕족 이잖아. "후후후..." -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도와줘 달라고 해도..- 붉은 기운이 검에서 무섭도록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붉은 장발의 회색눈을 가진 검군이였다. "어라라!" "후후후..." 한대 맞았다. "아파! 왜 때려!" "그렇게 웃지마! 그나저나, 어떻게 나오게 된거지...?" "사실, 여지껏의 상황으로 볼 때, 너가 나오는 것은 내가 너를 보기를 간절히 원하면, 너가 검에서 나올 수 도 있다는 거지." 그의 눈이 찡그려 졌다. "설마, 그런 불확실한 가정으로 약속한 건 아니겠지?" "아, 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 당연히 다음 타자도 준비해 뒀지." "누군데...?" "응. 건빵신." 조용...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 때 나와 그의 오랜 만의 육성 대화를 방해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대 마도사 엘프 할머니셨다. "검에서 나오다니... 새로 나온 마법도구인가... 그보다, 정말 이 자랑 싸워서 이기면 트라이너 편을 들어주는 건가요?" 검을 한 번 쳐다보고 말했다. "네." 지금 상황을 중개해 보자... 지금 나바스 근위단 연병장에는 많은 관객이 운집해 있습니다. 그리고, 아, 저기 청코너 등장합니다. 대륙 최고의 마도사이자, 불패의 전적을 가진 최고의 도전자! 키히 크리시아 휘젠 입장!!! "..." 네... 아무말이 없군요. 다른 쪽 코너에서는 지금 붉은 머리의 기사!!! 자칭 대륙 최고라는 검군!!! 이름.. 모른다.. "덤벼라." 음... 내가 봐도 깔보는 어투인데... 흠. 그렇게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다니.. 그보다, 내 옆의 사린은 불안하다는 듯이 앉아있었다. "왜 그렇게 불안해해? 검을 이길 수 있을리가 없잖아?" "정말이지... 전하의 믿음은 정말 대단하군요. 그보다, 룰은 정하셨습니까?" "이길때까지. 왜?" 나도 말해놓고 아차했다... 기준이 없다... 헉. "괜찮아. 검이 알아서 잘 하겠지. 뭐." "바보...황제." 건빵신... 만약의 경우 1회전 하고 검이 지칠 경우를 대비해 남겨논 비장의 카드 이다. 아무리 지식을 관장해도 일단은 신이니... "하앗!" 검군이 검은색의 검을 들고 뛰기 시작했다. 붉은 머리가 마치 불처럼 보였다. 키히는 주문을 외었다. [오.색.의.바.람.] 땅에서 덩쿨이 뻗어나와 검을 휘감기 시작했다.. 아 이렇게 허무하게 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어린 엘프 주제에..." 옹? 300살이면 결코 어리지 않다고... "?" "나바스 황궁 검술을 보여주마! 제 일식!" 22-2. (왜... 무협지에서나 나올 대사가 나오냐...흑... 내가 무협지 엄청 읽은거 다 뽀록나겠군... 이러다... 시집 못가면 어쩌나...--;;) 일식은 일식집에 가면 먹을 수 있다... "저건...!" 사린.. 턱 빠진다. 검은 검날이 어느새 붉게 물들었고, 주변의 땅에는 갈퀴의 흔적이 엷게 나있었다. 그리고... "멈춰!" 나는 헐레 벌떡 일어나서 재빨리 할터의 옷을 뺏어들고 대마도사의 옆으로 다가갔다. "여기 옷." 그녀는 나를 멀뚱거리면서 쳐다보았다. 이봐! 다보인다고! "빨리 입어요!" 그녀는 입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라플..." 엉? 나 풀이냐고? "아.. 고맙습니다. 황제여. 네.. 전. 패했습니다. 당신의 기사는 정말 강하군요. 아마... 나바스의 핏줄인가 보죠? 고대로 부터 나바스의 정통 계승자는 붉은 머리를 갖고 있다고 하던데..." 어머, 그랬었어? "파즈. 비켜. 저 여자는 죽인다." 검!!! "그게 뭔소리야! 패했다고 했잖아!" "그렇지만, 저 여자한테서 널 습격했었던 놈들의 냄새가 난다." 너, 개띠였냐? "증거는 없잖아." "아니. 아젠의 기사단과 연관되 있는 인간들은 모두 없애 주겠다고 맹세했으니까." 참아줘...그랬다간, 인류의 절반도 죽을 수 가 있다고. "검. 그야, 트라이너랑 아젠의 기사단은 원래 교류를 많이 하니까... 어쩔 수 없잖아. 일일이 그런 거 가지고, 열받으면, 너만 않좋지. 괜히 주름살 생기면 무려 50,000원이 넘는 아이크림으로도 주름살 제거가 안된다. 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한건지.... "흥." 검은 인상을 팍 찌그리면서 서 있었다. 검은 다시 검집에.. .엉? 검이 검을 들고 있었는데, 들고 있던 검을 검이 검집에...아, 헷갈려... "저, 이제 일어나셔서..집에 가보셔요." 아, 난 정말 친절 소년인가봐. [....] 응? "피해!" 푸른 광선이 눈을 덮고, 붉은 머리가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할 수 없군. 좋아. 나바스. 너희도 내가 친히 멸망의 길로 인도해 주마. 잘 있거라. 후후후..." 엘프 할머니는 전이마법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나의 앞에는 검군이 있었다. "야, 난 어차피 마법에는 다치지 않아." "그래도, 알려지면 곤란하다고. 아주 수상하고, 게다가..아냐." 검은 그녀의 검날을 잡았던 손을 폈다. 상처하나 없었다... "역시 넌 검이구나." "무슨 의미냐?" "알 거 없어." 이리하여... 자동, 우리는 대한민국의 편을 들어야 한다는 역사가 생겼다... 파헬과, 그의 아버지 5왕자는 나라로 돌아가고.. 본격적인 지원문제가 거론되었다. "난 회의는 싫더라..." "흠..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할아버지.. 좀 참아주라구요. "이젠 몸은 완전히 나으셨나요?" "너도 늙어봐, 임마, 예전에 칼 맞은 데가 다 쑤신다고. 에잇." 헉! 그럼 나도...!!! -흥.흥.흥.- 냄비의 요정같다... 내가 부르면 나오고, 들어가라 하면 들어가야 하고. 재미있는데... 상품화 시킬 방법은 없나...? "근래에 이은, 전하의 개혁정치도 그렇지만,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파병은... 역시 무리인듯 싶습니다." 흠..스란 공은 과연...말은 참 잘한다니까... "하지만, 전하를 암살하려 한 자를 그냥 내버려 둘 수 는 없는 문제 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재정이 부족하지 많은 않지 않습니까? 네빌경.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감찰사... 울 할아버지 이시다. 에... 할아버지의 정체가 전대의 황제라는 사실이 짐작되기 시작하면서... 발언권이 장난이 아니다. "음..하지만...." 역시.. 일개 고등학생이 정치나 돈에 관해서 알리가 없지 않는가... "역시 돈이 너무 듭니다. 감찰사의 의견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만약에 마도가 개입되어 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뻔해집니다. 손 씻는 거죠." 여기 조직이였어? 혹, 스란경... "스란경, 경은 혹시 그... 조직 소속 아닙니까?" 난 정말 웃겨볼라고 한 소리였다...순간, 분위기가 촥 가라앉았다. 내가 못할 소릴 한 것도 아닌데 말야... "...전하..전...전.. 아닙니다!" 벌떡 일어나서 붉은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다니... -수상해.. 엄청.- 다른 대신들은 그냥 조용히 눈치만 보고 있었다. 혹시, 많은 대신들이 가입되어 있다는...! "스란경! 감히 전하 앞에서 허락을 구하지 않고 일어서시다니. 제정신이십니까!" 마른 백작이였다... "으..."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고, 나의 말끔하고 상쾌한 미소가 그에게 꽂혔다. "조.직." "전하! 전.. 아닙니다." 아냐.. 부인이 주부 도박단이잖아.. 그러니까 혹시, 카지노클럽이라도 하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 -엉? 또 일어나네...?- "으악! 난 아냐!!!" 잉? "왜 그러시요!" 스란경은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등에는 사린의 창이 꽂혔다. "사린! 무슨 짓이야!" "..." 사린은 내 질문을 꼭꼭 씹고는 검을 빼었다. 뭐냐.... "으...싫어...!" -야, 뒤로 물러나라.- 나도 그정도 낌새는 눈치챘어. 스란의 몸에서는 검은 손이 나오고 있었다. "이런...! 마족에게 침식당해 있었군." 감찰사 할아버지의 얼굴이 구겨짐과 동시에, 마족은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껍데기를 던지고 우리를 향해 서있었다. -이런 경우... 놀라야 하는 거지.- 나도 그러고 싶지만, 예전에 먹은 청심원의 효능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내 정체를 눈치채다니... 황제. 과연 대단하시군. 하지만, 이젠 끝이다. 마도 마족 서열 27위인 내가 친히 널 없애 주마. 건방진 인간." 마족도 서열제야? 으... 난 대한민국의 기말고사 성적표도 서열제라는 게 맘에 안드는데...여기까지 와서... "죽어라 괴물!" 대신들은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사린과 같은 무관 출신인 베른 경같은 사람은 검을 꺼내들고 있었다. [#$%^&$%%^&*&@##$$] 마족의 언어는 심오하고 뜻을 알 수 없다.... -고급 마법이다! 엎드려!- 얼레? "전하!" 사린은 나를 향해 몸을 날리고 있었다. 어... -어서 굴르는 흉내를 내라구!- 할아버지는 검을 꺼내서 예전에 본 바 있는 나바스 황궁검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황제에겐 손 끝 하나 대지 못한다! 나바스 황궁 검술 제 삼식!" 마족은 즉시 몸을 한 귀족에게 날렸다. 그 귀족의 몸은 띁겨졌고, 사방에는 피가 튀었다. "젠장!" 나바스 호아궁검술도 통하지 않는다는 건... 움... "쿠카카카~" 마족은 다시 정체불명의 언어를 외치면서 내쪽으로 검은 구를 날렸다. 할아버지의 비명이 들렸다. "안돼! 그 아이에게 마법을 쓰면!!!" 22-3. 마법은 내 몸에 내리꽂혔고, 검은 구는 지글거리면서 내 몸 주위에 감돌 뿐이였고, 단지 난 머리가 무척 어지러웠다. -안돼겠다.- 내가 쓰러지면서 본 것은 붉은 광휘의 검이였다. 그리고 마족이 비실거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몸을 까딱할 수가 없었다. 난 절대마법 무위 어쩌고 인데...이상타... "이녀석!!! 죽여버리겠다!" 검아, 검아.. 너무 험악하다... "파즈!" "전하!" 할아버지는 내쪽으로 얼른 달려오셨다. 그리고 내 머리를 부여잡고-욱...아파- 뺨을 사정없이 갈기기 시작했다. "정신차려! 파즈! 절대로, 절대로 의지를 잃으면 안된다! 니 어미처럼 되선 안된다!" 으... 그건 알겠는데.. 왜 쳐여...흑.. "파즈.. 너마저.. 너마저, 잃게되면.. 난..." 할아버지는 요 근래 자주 우신다. 그리고 검이 검을 휘두르는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넌 인간이 아니구나!" 검이지.. "알것 없다. 마족." "젠..큭..!" 검은 붉은 색의 검을 휘두름과 동시에 마족의 팔 한 쪽을 잘랐다. "죽인다." 검이 그렇게 무서워 보인적은 없었다. 붉은 분노가 너무 짙어서 검어 보였다. 아니... 검은 색이였다. "검은색...." "영민아! 정신이 드냐!" 이상하네.. 난 눈 뜨고 있는데.. 가만.. 눈? 내가 눈을 뜨고 있나? "어서 정신을 차려라...!" 할아버지... 난 눈뜨고 있는데.. 헉! 설마, 유체이탈이라도 한건.. 아닌데... 몸도 움직여지네.. "할아버지...?" "그래! 정신이 드냐!" 난 그제서야 눈을 밀어볼 수 있었다. 아까와 별반 달라진건 없었다. "전 괜찮아요.." 할아버지는 안도의 숨을 쉬고 있었다. 그리고 괴물의 비명이 들려왔다. "쿠악! 놈! 너는!!!" "죽는다고 했다." 검의 검은색 검이 마족의 머리를 깨끗히 날려버렸다. 동시에 검이 주문을 외었다. [검.은.불.꽃] 마족의 몸은 불에 휩싸이면서 사라져 버렸다. 신기하네. 검은 날 돌아보았다. "에.. 또, 난 무사한 거 같지?" "..." 찔끔... "아니, 난 무사한 거 같아. 그냥, 머리만 좀 아팠거든." "..." 날 말려 죽일 셈이냐!!! "야, 난 정말 괜찮다니까?" "..." 에휴휴... 검에게 쩔쩔매는 신세라니...한심타. 만물의 영장인 이 내가, 이게 왠 슬픔인가...!!! "말해봐. 응?" "너.." "응." "괜찮냐?" 그러니까, 괜찮냐는 말을 하려고 그토록 오랫동안 폼은 폼대로 잡고 겁은 겁대로 주고..흑. 꺼이꺼이... "괜찮아... 근데 좀. 어지러워." 검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뭔가 슬픈 감정이 밀려들어 왔다. 왜 그러지? "전하. 이곳을 치워야 하니, 환궁하십시요. 회의는 오늘 저녁에 다시 열겠습니다." "응. 사린. 그럼 이따 봐." 할아버지는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검은 다시 나를 쳐다보고 한 마디 했다. "밥탱이." 크헉....!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회의는 스란경의 재산을 몰수하면 그런대로 원조금이 나온다는 거였다. 세상에, 스란경의 재산이 얼마나 되길래 한큐에 다 끝나냐? 걔네집은 재벌 2세쯤인가 보지? "할아버지. 왜 부르셨어요?" "아, 앉거라." 할아버지는 정원에 나를 부르셨다. 나야, 초저녁 잠이 많긴 하지만... 뭐. "별이 참 많아요. 제가 살던 곳에는 ...없었거든요. 별 비스므레 한 것은 있어도." 인공위성이라고 들어보셨나? "넌 어디서 있었던 거냐?" 진지한 얼굴을 하고 그렇게 물으면 쑥쓰... "에... 여기서 아주 멀 수 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도 있어요. 음. 그 '근'이라는 신은 알아요." 할아버지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넌, 절대마법무위능력을 물려 받았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무적은 아니야. 그런 식으로 친다면, 대한 민국의 왕족중 아무도 단명하지 않았겠지..." 칼 맞아 죽었나? "마법에 대해선 무적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찌된 일인지, 대한민국의 왕족중에서는 아래로 내려갈 수 록 그 힘이 약해진다. 아마, 4대쯤 되면 거의 흔적도 남지 않겠지. 그러나, 개인차가 있다. 너희 어머니 경우가 그렇지." 음. 모든 항체에는 개인차가 있다는 거지? "너희 어머니... 그래. 그녀의 경우는 여인이니까, 궁의 깊은 곳에만 있었지. 그리고, 그 검은 머리야 말로 절대 마법 무위 능력을 증명하는 거란다. 그런데.. 그녀는 황후로 있던 시절... 많은 마법 공격을 받았다." "그래도 아무 소용이 없었겠군요?" "그래. 하지만... 그녀는 서서히 마법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점점... 마족화가 되어갔지. " 뭐야!!! "너도 그녀가 마물이 되었다는 것을 봤겠지? 그 마법이라는 것은 자연의 힘이다. 인간은 자연을 개척하면서 사는 동물이지. 그렇게 된다면, 마법과 인간은 서로 반대되는 힘이라는 거지." 무슨 소리냐... 한 마디도 모르겠어.. "하하하. 너무 어려운 이야기구나. 그래... 결론은 너도 마법을 많이 당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다." 허걱!!! "그런데... 너의 어머니는 처음 마법을 맞았을 때, 거의 변태하는 수준이였다." 누가 변태가 되었다고? "그래서 너를 걱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넌, 아무 변화가 없었다. 이런 증상은 초대 대한민국의 왕에게서 나타난 반응이지. 그는 현재 왕위에서 내려와서 은거하고 있지만, 그야말로 진정한 절대마법 무위능력이다." 할아버지...뭘 이야기 하는 거죠? "넌 정말 파즈냐?" 순간 어디선가 차가운 바람이 내 몸을 뚫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내가 거짓말을 한것을.. 설사, 검의 꼬임에 의해서 라지만... 눈치챈 것이다. -괜찮아. 괜찮을 꺼야... 헉.. 늙은이 눈치가 캡이야...- 썩을!!! 너 이젠 어쩔래!!! 나의 고민...이다. 23-1. 가짜 황제 나는 그야 말로 일생일대 전무후무한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생각해 보라. 그 많은 사람들은 검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서 모두 눈치 채지 못했던, 나의 정체를 바로 직계의 전 황제께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검! -어쩌나..- 역시나 도움은 도통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었다. "제가 파즈가 아니라면 누구겠어요...? 할아버지." 그는 나를 다시 지긋이 바라보았다. 나는 그야 말로 숨이 퍽퍽 막히고 있었다. "그래. 그렇지. 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조사란 것을 해 보았단다." 허걱! 언제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있었던 거지!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게 아니였었나? -웅... 갖은 헛점을 찾아내신 모양이다.- "너랑 기사단이 만난 시점 부터 시작해서, 사실 엄청 수상한 점이 많았다. 루시엘 황자의 몸에서는 성검이 나오지 않았지. 그렇다면, 그 검은 어디로 갔을까? 우연히 지나던, 어떤 검은 머리 소년이 가지지 않았을까?"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에, 스트라이크! "하하하... 검은 머리가 그렇게 흔한 것도 아니고. 절대 마법 무위능력도 있잖아요." -그렇지. 잘한다! 화이팅!- 검탱이 조용히 하시지. 다 너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래? 하지만, 만약, 네가 대한민국의 직계왕족이라면?" 윽.. 별 상상을 다 하고 계셨군. 미안하지만, 난 거기 가보고 싶은 사람 중 하나라구요. -흐흐흐, 헛다리다. 안됐군.- "아니에요. 뭐, 저도 사실 황제 하기 싫었다구요.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눈은 깊은 회색이였다. 깊이 잠긴듯한 한강. 한강. 난 왜 물을 싫어하게 되었던 거지? -응? 야, 왜 그래? 파즈? 어디 아픈거야?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빨라졌어?- 넌 심전도 기계도 갖추고 사냐? 없는게 없는 검. "아... 난, 그러니까..." 머리가 아파왔다. 혹시.. 마법의 부작용인가? "파즈, 왜 그러느냐?" 할아버지의 안색이 흐려졌다. 아까는 정말 파즈냐면서 의심했으면서... "야, 이 밤 중에 두 분이서 무슨 이야기 하고 계시는 거예요?" 바키가 활기찬 걸음으로 나뭇가지를 젖히면서 걸어왔다. 속이 계속 울렁 거렸다. 물, 강, 어머니...? "으...." -파즈!- 검... 도와줘.. 괴로와서... 미칠거 같아... 살려줘. "검...." 눈 앞에 붉은 광채가 흐르면서 붉은 머리의 검군이 등장했다. "이헥! 미남이다!" 바키답군... "바키야! 뭔가 이상하다! 가서 의사를 불러와라! 아냐.. 아냐! 대한민국의 대사가 있지? 그를 불러 와라! 어서!" 내 입에서 뭔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으... 더러버. "파즈...어떻게." 그리고 내 필름은 끊겼다. 요근래 기절을 자주 하는 걸 보면... 죽을 때가 된 거지...? 파즈는 침실에 누워있었다. 많은 의사들이 왔다갔다 했고, 대한민국의 대사도 왔다. 의사들은 모른다는 대답 뿐이였고, 대한민국 대사의 대답은 괴이했다. "이런 증상은... 전, 의사가 아니라서 잘 모릅니다만..." 뭔가 아는 눈치였다. 파즈는 기절 이후, 뭔가 외치고 있었지만, 우리는 알지 못하는 단어였다. "폐하는 어떠십니까?" 세인 푸르체트경이였다. 의외로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글쎄요..." 의사들의 대답은 한 결 같았다.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 황궁은 정적에 감돌았다. 파즈가 있을 때는 이러지 않았다. 역시... 그의 공간이 크기는 했나보다. 사실, 기절한 적은 많았지만, 이토록 오래 있는 적은 없었다. "전하... 도대체 무슨 일이십니까." 바보탱이 5인조와 사린경도 근심스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물....한강.....어머니..." 무슨 뜻일까. 아까부터 저 말만 계속 중얼 거린다. "어. 이거야, 많은 사람들이 있군. 여기서 음... 거기 뻘건놈이랑, 케자로 빼곤 다 나가주시지." 갑자기 들어온 자는 바로 근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신이였다. "무슨일이요!" "아, 나라면 고칠 수 있지. 이래뵈도 신이잖아." 케자로와 나만 남고 어느세 방은 텅 비었다. 아, 파즈도 있군. "좋아. 한 번 해볼까나? 검군. 이리와. 그리고 케자로군은 음...문을 지켜줘." 굳이 케자로가 아니여도 상관없다는... "저는 왜 남으라고 하신 겁니까?" 신이 알리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신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자네는, 왜 영민이가 자네의 주인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갑자기 날라온, 질문치고는... 어렵다는... "어차피 자네가 옛날 왕족이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 왜 영민이가 자넬 잡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해본적이 있나?" "아뇨.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래? 좋아. 앞으로 자네의 주인은 영민이 뿐 일 걸세. 앞으로도 수세기를 지나도, 자네의 주인은 영민이 한 사람이라는 이야기지. 자네는 만들어진 그 시점에서, 이미 영민이라는 사람의 검으로 결정된거야." 무슨 소리야... "이해하라고 기대하지도 않아. 그보다, 왜 이렇게 영민이가 쓰러진 줄 아나?" 알면 이러고 있냐! "후후후. 당연히 모른다는 얼굴이군. 역시, 이 초천재 지혜의 신이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니까. 후후후." 관두자. 이젠 내가 돌겠다. 더 이상 이 자아도취의 증상 심화로 인한 자기분열 증상을 일으키는 신을 보다가는... 내가 돌지. "영민이는 이 곳의 사람이 아냐. 그건 이미 알고 있겠지? 그건 비단,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는 전혀다른 세계 속에서 살던 사람이라는 거야. 이곳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 그런데 그는 이곳에 오자마자, 너와 만났고, 너와 이야기가 통하는 유일한 상대가 되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줄 아나?" 알거라고 생각하고 질문하나...? "간단히 이야기 하지. 영민이의 정신과 모든 것이 이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 저렇게 쓰러져도 얼마뒤면 일어나겠지만, 아마, 점점 잠드는 시간이 길어질 거야. 그러다, 어느날 영원히 깨어나지 않게 되겠지." "당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파즈는! 죽지 않아! 내가 그렇게 두지 않아!" 신의 얼굴에는 어떤 표정이 어리고 있었다. "검... 너가 무슨 힘이 있나?" 나는 그저, 울 수 밖에 없었다. 검이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난 아까부터 잠에서 깨어있었지만 눈을 뜨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그냥 누워있었다. 이대로 언젠가는 영원히 잠들어 버린다는데.. 헤... 실감도 안나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왕은 뭡니까! 그는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그래. 하지만, 과연 살아있는 걸까? 내가 지혜의 신이란 걸 잊은 건 아니지?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그는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왜, 그것을 몰랐을까... 대한민국의 왕족들의 수명은 평균 수명보다 짧다고 한다. "그래도, 뭔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검은 필사적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소리치는지, 난 이해할 수 없었다. 평소엔 그렇게나 나를 쪼아주더니... "그래. 한가지 방법이 있기는 하다." 23-2. "그게 뭡니까?" 검의 목소리는 어느새 침착해 지고 있었다. "마도로 가는 것이다." 마도라면, 민정이가 연관되어 있는 섬의 이름이였다. 아마, 마족이 득시글 댄다던가? "미친 짓입니다. 그곳에 가면 살아남지 못합니다." "별 수 없지. 그래도 가면 살 방법이 있어." 잠시 침묵이 흐르고 검의 입이 떨어졌다. "뭡니까? 만약 살아남지 못하면, 댁은 내가 죽여주지." 살기가 흐르는 구만... 검아, 너무 험악하다... 웅, 아직도 입이 안떨어지는군. "후후후. 이 신을 그렇게 핍박하다니.. 역시, 검이라 그런 건가?" "닥쳐." "좋아. 방법을 이야기 해주지. 그곳에 마왕의 피를 마셔라." 꽤약! "잠깐! 나만 빼놓고 이야기 하지마! 그리고! 아무리 내일 죽어도 피를 마시라니!!! 내가 무슨 흡혈귀인 줄 알어!" 잠시 두 사람은... 아, 사람은 하나도 없구나. 검과 신은 나를 바라보았다. "언제 일어났냐?" "아까... 나만 빼놓고 멋대로 결정하지들 말아달라고." "좋아. 그럼 설명하지. 어차피 마왕이라고 하지만, 정신체는 이미 없다. 몸만 남아있지." 그렇다고 피를 마시라니...신은 쓴 웃음을 지었다. "정말 피를 마시는 게 아냐. 그 마력을 흡수하는 거지. 절대마법 무위능력은 아마 없어지진 않겠지.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도 있어. 하지만, 적어도 마력 과잉현상으로 죽지는 않을 꺼야." 그런...! 흡수나, 흡입이나. 뭐가 다르냐! "아무리 그래도 피를 마신다는 것은 역시... 어떻게 안될까요?" "걱정하지 말래도. 그보다는 그 곳에 가는 것이 문제지." 검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에는 아직도 물기가 있었다. 케자로는 그저 문 앞에서 폼잡고 있었다. 그러나, 고개는 숙이고 있었다. "그래.. 가자. 뭐, 까짓 놀러가는 셈 치지. 가면서 관광도 좀 하고. 뭐, 좋은 추억이 되겠지. 어차피 돌아갈 방법이 없다면 살 방도라도 연구해야지. 안그래?" 검은 조용하게 읊조리듯이 말했다. "미안하다. 다시는 마법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해주마." 검 주제에 예의 바르기도 하지. 참, 세상 많이 좋아졌다고나 할까? 아니면, 오래 살고 볼 일인 걸까? "케자로, 이야긴 끝난 듯 하니까, 이젠 사람들 불러도 돼. 케자로?" 케자로는 조용히 잠자고 있었다... "...용서가 안되는 군." 이봐, 검, 네가 용서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보는데... "...어..엉? 전하! 깨어나셨군요?" 하하하...(삐질삐질) "그래.. 너도 깨어났네?" "예. 계속 철야였거든요. 헤헤헤. 다행이다. 때마침 열리는 승급시험을 보실 수 있으시겠어요. 사실, 폐하가 입회하는 것은 대단한 영광인데... 오셔주시겠죠?" 케자로는 내게 이렇게 긴말을 한 적이 없었다. "응. 케자로. 좋아." "안정을 취해야 해. 당분간은 방 안에 있는 게 좋아. 체력이 충분이 회복되어야, 긴 여행을 할 수 있지." 케자로는 신에게 물었다. "폐하는 당분간 여행은 무리입니다! 무리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요." 뭐라고 해야 하나... "케자로. 잘 들어. 이건 너와, 여기 있는 우리만 아는 거야. 난, 마도에 가야해." 케자로 눈 튀어 나온다. 저걸 우에 집어 넣노. "왜! 그런 위험한 곳에 가실려고 하십니까!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어... "가지 않으면, 네 주군은 죽는다. 어느날 갑자기, 조용히 잠든다. 대한민국의 왕족들이 얼마나 빨리 죽는 지 알고는 있겠지? 하긴, 죽지 않으면 마족이 되니까. 넌 어떤 걸 바라느냐?" "마도에 가면 마족에게 잡혀 죽거나, 마족이 될 수 도 있습니다!" "그건 아니다. 케자로. 영민이의 상태는 마치 초기의 대한민국 왕에게서 느껴지는 기운과 같다. 이런 타입은 절대로 이곳과 융화되지 않는다. 오직 두가지 길이 가능하지. 마왕의 부활 촉매제나, 혹은 그의 피를 마셔 살아나는 방법이다." 신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케자로..." "그렇게나... 위험하신 상태입니까? 이곳의 의술로는 치료할 수 없습니까?" 신은 고개를 끄덕였고, 케자로는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같이 가겠습니다. 전하. 허락해 주시지요." "응. 좋아. 케자로. 나, 짐이 되지 않도록 할께. 그러니까..." 도와줘. "그래. 어떻게 승진 시험에 참가할 기특한 생각을 다 했어?" 내 옆에는 요주의 인물 바키가 앉아있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장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별 미친놈이 다 있었다. 오늘의 시합의 영광을 돌리겠다는 헛소리를 하질 않나, 리본을 달라고 하질 않나? 심지어는 키스해달라고 하는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식으로 황제가 친견한다는 발표가 나고, 내가 일어서서 시합의 시작을 알리자... 파리가 끊겼다고나 할까? "아, 우리 조직에서도 두명이 나가. 정식 기사가 되려고. 참 장해." "헤. 그 멍청이들?" 허허허... 우리 조직원보고 멍청이라니! 이쯤에서 검의 한마디가 들려올 듯 했지만, 그냥 조용히 있었....다가 아니고, 저기 밖에 나가 있었다. 물론, 신이라는 아주 강력한 가디언이 내 옆에 붙어 있었다. "흠. 역시 내 눈이 틀리지 않았군." 이봐들... 그렇게 한 사람의 인생.. 아니 두사람의 인생을 망치지 말아줘. "저기 이지리스다!" 역시나... 멍청하게 생겨가주고, 띠벙한 걸음걸이를 하면서 나오고 있었다. 저런 게 어떻게 기사를 할려는지 심히 의심이 가는 모습이였다. "이길 수..있겠지?" "글쎄. 난 몰라." 반대편에 등장한 사람은 아주 강해보이고, 한 등빨하는 데다가, 키까지 큰 사람이였다. "흠! 잘 부탁한다! 내이름은 제온이다!" 어련 하실까. "전, 이지리스입니다!" 성은 안 밝히네... 신기해라. 바키는 어느새 싸움에 몰두하고 있었다. 하여튼, 전쟁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꺼야. "좋습니다! 경기시작!" 축구시합 중계를 해보도록 하자. 네, 이지리스선수 패스를 하고 있군요, 옆구리 패스입니다. 슛....! 에... 노골입니다. 아, 다음 바로 제온선수의 반격입니다. 아, 이지리스 선수 미들필드가 비어있어요. 방어가 너무 허술합니다. 아, 다시 이지리스 선수의 어설픈 패스가 이어지는 군요! 아, 안들어가네요. 네. 그렇습니다. 아! 다시 이지리스 선수의 날카로운 허리공격입니다! 네! 슛! 골인입니다! 네. 상대방은 기권을 선언하는 군요. 음.. 권투시합 중계를 할 걸 그랬나? "저, 이지리스는 그럼 정식기사가 되는 거야?" 바키는 궁금하다는 것보다는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런 셈이지. 근데, 케자로는 언제 나오냐?" "맞아! 케자로님은 언제 나오는 거죠?" 인간의 탈을 쓴 드래곤님이 나오셨다. 혹, 너 정말 일개 인간에게 반한 건 아니지...? "아, 바로 다음이야. 아, 저기 나오잖아. 멋져." 케자로는 어제의 일 이후로 상당히 의기소침한 일면을 보이고 있었다. 검을 잡은 자세는 마치 동생과의 내기에서 진 후 얻어터지는 인간 같았다. 그러나, 일단 상대와의 시합이 시작되자 마자, 그는 거의 신들린 무당처럼 검을 휘둘렀다. "저녀석, 꽤 하잖아? 여지껏의 모습을 생각하면 절대로 생각되지 않는 폼인데 말야." 바키는 그를 상당히 비하하고 있었다. "웃기지마! 케자로는 원래 강했다고!" 그건 아니라고 보지만... 근데, 왜 검은 저기 나가서 많은 사람을 겁에 떨게 하고 있는 거지...? 23-3. "저 남자 정말 멋져요!" "단칼에 상대편을 지게 만들다니...! 우리 아직도 저런 검사가 있었나요?" "그러게 말여요. 정말 멋지네요. 아주... 아름다워요." 이봐들... 그 검탱이는 머리가 없고, 눈도 없고, 심지어는 다리도 없고, 입도 없는... 말투가 장난아니게 험악한 검이란 말야. 뭐, 요즘엔 나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는 거 같기는 한데... "세판 연승! 승!" 왜, 세판이나 싸운 건데? 하여간, 내 주위의 사람들의 안색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는 말들이란... "스카웃 해야겠어. 어디소속이야?" "웃기지마. 내가 먼저야!" 음... 내 검을 쥘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이리로 오는데....?" 검탱이는 아주 느린 걸음으로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천천히 붉은 머리를 손으로 넘기며,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릎이 아팠나? "세상의 오직 하나뿐인 제 주군이신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전하. 당신의 하찮은 기사가 되길 청합니다." 장내는 순간 조용해 졌다. 음... 이런 쪽 팔리는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지. "멋져...!" 여자들은 뿅가고 있는 중이였다. 검을 이용해서 캐릭터 사업을 하면 무지 잘 팔릴 것 같은데... "거절한다." 장내는 이번에도 조용해 졌다. "무슨 똥배짱이지?" 으... 검은 나를 바라보았다. 슬픔에 젖은 얼굴로. 이러면, 내 맘이 약해지는데... "넌 나의 친구잖아. 내 기사가 된다니. 당치않아. 너 같은 놈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행복하잖아. 난 죽지않을 꺼야. 걱정하지마. 절대로 죽지 않는다니까!" 난 더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검이 나를 끌어않았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역시... 호모였어." 욱. 남자들의 우정이란 말이다! 왜 그렇게 왜곡된 시선으로 보는 거냐!!! 에잉! 역시 황제는 숨도 제대로 못 쉰다니까. 내 신세 내가 조지는 거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피곤하진 않으셨습니까?" 케자로는 역시나 음침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젠 저 얼굴도 정들었다. 이거야 원, 죽을 지도 모른다는 말에 이렇게 의기소침 해지다니, 나 답지 않아. "응. 그나저나, 출발에 관해서 어떻게 이야기는 잘 되고?" "예. 그점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마, 대신 회의만 잘 넘기면 되겠지요. 목적은..." 왜 말끝을 흐리니...? "황제의 친정으로 트라이너를 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암 저희가 전선에 나설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위험은 고려해야 지요. 사실 이거라도 아니면 나갈 일이 없습니다." "그래... 할터에게 전해줄 말이 있는데." "말씀하시죠." "그 곰돌이 잠옷. 꼭 챙기라고 해. 할터는 그거 없으면 잠 못들잖아." 우키키... "...알겠습니다. 그럼 편안한 하루 되십시요." 응...나 여럿에게 고생만 끼치는 구나. 일개 고등학생인 나를... 이렇게 지켜주려 애쓰다니. 정말 내가 황자도 아닌데. 이거야 원. 거지 왕자의 심경을 이제 이해하겠어. -자냐?- "응." -자는 놈이 말하냐?- "응. 요즘 자는 사람들은 종종 말도 해. 잠꼬대라고 혹시 아시는 지..." -으... 그나저나, 중간에 대한민국에 들려보자. 혹시 모르지. 정말 대한민국의 왕이 살아있을지. 만약 살아있다면, 마도로 가는 위험은 감수하지 않아도 해결책이 생길거야.- "당연하잖아. 그리고 거긴 원래 가려고 했었다고." -그래...- 밤이 깊고 그 날 나는 꿈을 꾸었다. 나는 저 멀리 한강의 건너로 사라지고, 민정이는 그런 나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검은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주변엔 붉은 색의 광휘가 어려있었다. 그 상태에서 더 이상 주변의 공기는 흐르지 않았다. 개 꿈이였다. "울티마 하고 싶다..." "이젠 별 소릴 다하는 군. 이곳엔 그런 건 없다." 신은 그래도 어느정도 말이 통하지... "그럼 스타..." "그것도 없다." 쳇. "신님. 신님은 왜 신이 되었나요?" 근의 안색이 흐려졌다. "아니.. 꼭 물어보려던 것은 아니고, 그냥... 심심해서." -무심코 던진 질문이 분위기를 흐리는군.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문맥의 흐름을 파악하라고 한 것이지.- 닥치라고 하고 싶군. "난... 신이 원래 신이지, 뭐 되고 싶어서 되는 줄 아냐! 그런 거 고민 할 시간 있으면 어떻게 해야 더 효율적으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을 지 고민이나 하라고!" 엥... 나만 미워해. -쯔... 파즈야, 공부나 해라.- 검에게 쪼이고도 저는 잘 살아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비록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긴 제가 있으면 더욱 좋아질까요, 나빠질까요?" 신은 빙그레 미소지었다. 윽. 징그러. "아마 더 나빠지진 않겠지. 넌, 아주 멍청하고 아는 것도 없지만. 적어도 권력의 맛을 본 건 아니니까." 그런건가... 그럼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은 어떤데? 흠... "좋아요. 전 이곳에 계속 남아서 나바스를 행복한 나라로 만들래요." "좋은 생각이다." -쳇. 그럼 그 때까지 중얼거려야 하잖아. 쳇. 쳇.- 왠지 검의 말투는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역시, 골동품점에 팔아먹어야지. 헐. "좋아!~ 우리 앞으론 더욱 잘해보자고!" -오케이당!- 검과 나는 행복하고 즐겁게 맹새하고 있었다. 죽기야 하겠어? "뭐하는 게냐? 바키야." "아, 스승님..." "그냥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어요." 스승님은 요근래 파즈에 대한 일때문에 골치가 아프신 듯 했다. 아무래도 그럴 것이, 갑자기 친정을 하겠다고 선언해 버리셨으니 말이다. "그래... 파즈는 왜 그렇게 성을 떠나려 하는 걸까. 치명적인 문제가 일어날 수 도 있는 데 말이다." "언제는 파즈가 가짜라면서요?" 스승님은 공허한 눈을 하고 있었다. "상관없단다. 설사 가짜라고 해도, 어차피 황제의 검을 쥐고 있고, 그 옆의 추종자들도 많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나는 그가 맘에 든다는 것이지. 무능하지 않고, 전대의 황제처럼 욕심이 많지도 않다. 썩 유능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유능한 인재를 끌어모으니... 상관없지 않느냐?" "대사가 엄청 길군요. 그렇게까지 길게 변명하실 필요는 없는 거 같은데..." "그렇지. 그래. 너도 그를 따라가라. 내 생각이 맞다면 이번 여행은 아마 위험할 것이다." "그걸 스승님이 어떻게 알아요? 맨날 앉아서 그림맞추기 놀이나 하는데." "날 우습게 보지마라." 스승님은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면서 사라졌다. 파즈의 진군일은 다음달의 5일이였다. 그리고, 대륙에는 바키의 느낌으로도 짐작할 수 있는 전쟁의 기운이 느껴졌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죽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24-1. 라이터 "오옷! 루루루~" -으... 뭔 짓이냐! 갑자기 왜 돌고 그래! 돌았냐!- 검의 입은 여전히 험하다. 나는 검을 한 껏 째려봐 주었다. "야. 내가 지금 춤 연습 중이잖아! 옆에서 그런 나의 유연한 동작을 보고 감탄하지는 못할 망정, 왜 그러는 게야!" -유연한...크억!- 검도 피를 토할 수 있냐? 이제 별의별 의성어를 다 사용하는 군. "흥... 좋아. 불로 지져 버려주마. 엉? 여기 있었는데..." "왜 또?" 주머니를 뒤지고 있는데, 아버지의 유품이자, 주문없이 불 붙는 나의 확실한 화기! 라이터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구멍난 주머니가 있을뿐... "흐걱! 도대체 정부는 뭘하는 게야! 이렇게 황제의 주머니가 뚫릴 정도라니! 이러면 얼마나 많은 혈세가 빠져나갔겠어!" -야... 그거하곤 상관없잖아.- 그렇다. 그런 것이었다. 헉....! 그나저나... 이게 어딜 간거지? "여기서 왜 혼잣말을 하고 계시는 겁니까? 전하?" 헉... 케자로였다. 이 녀석은 꼭 음침하게 등장해서 사람을 놀라게 한다. "아... 그냥, 아. 혹시 내 라이터 못 봤어?" 그는 당연히 고개를 저었다. "라이터가 뭡니까?" 뭐라고 설명을 하나...나의 그림 실력은 대포 때 확실히 눈치 챘으니, 이제 그림은 이만하자. "그것은 주문없이 불이 붙는 마법도구이며, 색은 빛나는 연두색으로, 뭔가 일렁이는 물같은 것도 보인다. 그리고, 흰색의 막대가 있으며! 결정적으로!!! 그 속엔 빨갛게 생긴 작은 꽃 한송이가 떠다닌다. 음... 알겠어?" 케자로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심각할 내용은 아닌 거 같은 데... "그런...! 전천 후 마법 병기이로군요!" -그건 아닌 거 같았는데?- "그렇지! 그래. 처음 만났을 때 모닥불 만들 때 사용한 그거!" 케자로의 얼굴에는 이해의 빛이 떠올랐다. "예! 알겠습니다. 찾아보겠습니다!" 그는 그의 아버지처럼 절도 있는 동작으로 사라져 갔다... 혹시 케자로도 크면 그의 아버지처럼 절도맨이 되는 것은... 아, 절도 있는 인간이 되는 건가? "흐흐흐. 한 건 해결했다." -할 말을 잃었다.- 그러면서도 맨날 종알거리는 주제에... "좋아. 한 번 막사 쪽으로 가보자. 검. 물어와~" -욱... 증오스런 놈.- 검은 조용히 사는 거지! "오옷! 삼광이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그렇다. 수학여행의 필수품, 전 국민의 국민 오락, 일본에서 건너왔으나, 정작 일본은 하지도 않는... 고도리에서 나오는 그 삼광을 이야기 하는 것인가? 삼광이란 것은 광이 세개인데...허... "여기서 뭐하세요? 신님?" 신은 빙그레 미소지었다. 손에 들려있는 패는 붉은 우산을 손에 든 비광과, 똥이였다... "어...? 그냥 재미있는 오락 좀 하고 있었지...하하하..." "아. 그러세요?"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세상에 가르칠 것이 없어서 이런 거 하고 있냐! "그래. 좀 많이 따 셨나요?" "내가 제일 많이 땄지. 후후후. 이 천하의 바키님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련하실까... 검의 종알거림도 들려왔다. -사린이 다 잃어 주고 있는 거 아냐?- 그렇구나... 뭐! 사린이! 판은 총 네명... 사린, 바키, 신, 그리고, 세트. "사린... 여기서 뭐하는 거야!" "네? 신님께서 가르쳐 주신 재미난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뭐, 잘 못 됬습니까?" -쯔...- 나는 황명을 발동해서, 궁내 도박금지라는 팻말을 걸었다. "몰랐습니다. 전하, 용서해 주시옵소서..." 죽음이다. "사린. 이젠 됐으니까.. 다음 부턴 신이 시키는 거 맘대로 따라하지마!" -불쌍한 사린. 그게 근데 도박이였냐?- 그렇다. 고스톱... 맘만 먹으면 밤을 새서 칠 수 도 있는 초유의 망국 병기라 할 수 있지... 가만, 망국 병기? "나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후후후...이젠... 흐흐흐.." -정말... 두렵다니까... 이건 주인이 아니라, 음험한 괴물쯤이 아닐까...- 그러는 넌 사기검이잖아! "사린..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 고스톱을 이웃 트라이너에 전파하자!" "예? 왜 그런 일을 합니까?" 다, 생각이 있다고. "고스톱은 그 중독성과, 도박성 때문에 점점 판이 커지다 보면 나중엔 억대 도박에 이르게 되지. 그러면 사회적 문제가 되겠지?" "그렇네요.. 하지만.. 그게 꼭..." -맞아. 사실 우리 나라하고 별 상관은 없을 꺼 같은데...- 천만의 말씀! 우리 대한 민국을 보라고! 고스톱 때문에 인생 마감한 것들이 여럿되지. 후후후.... 그리고 고스톱은 모든 도박의 시초라고. 처음 주식을 하다가 망한 사람은 땅 투기를 하고, 그것도 망한 사람은 경마장으로 가지. 그러다 망한 사람은 고스톱을 친다는 거야!!!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렇지 않지. 먼 미래를 봐라. 미래의 새싹 청소년들이 고스톱을 치는 광경을.. 이미 그렇게 된 나라는 썩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가장 무서운 전쟁은 문화전쟁이다. 후후후..." -이건 완전히 악마아냐?- 허허! 전쟁에 양심 찾는 사람이 어디있냐! "어때? 더 이상의 퍼펙트(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다.. 정말이다.)한 계획은 없다고 본다! 흐흐흐." 사린은 짐짓 놀란 듯 했다. "무서운... 계획이군요... 민족의 미래를 내다 보시다니... 하지만, 그래도 괜찮을까요?" 후후후... "괜찮아. 그럼 실행하라고...후후후..." -너 너무 후후후, 흐흐흐 웃음을 남발한다... 넌 아주 애가 사악해 질려고 여기 온거냐?- 그거 쇼생크 탈출에서 나온 대사 아냐? 훔. 난 이래 뵈도 건전한 청소년이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그 후, 다시 몇가지 소문이 돌았다... 직원 A : 우리 폐하의 그 엽기적인 전략 들었어? 직원 B : 개 중에서 그 고스톱 전략은... 허... 말세야. 직원 C : 근데, 꼭 영어도 못하는 놈이 ABC순으로 하네. 흠... -넌 그런 놈이였어...- 검아, 요즘 제철소에서 너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 "흠. 그래. 대신들은 다 놀라더구만. 뭐. 좋아하는 사람도 있던데? 발브경 같은 사람은." -그 사람 부인이 유지양이잖아... 줄의 여동생.- 아, 그 주부 도박단 하던....! 그렇다는 것은.. 아주 적성을 살릴 수 있겠구만. "좋아. 우리 선진 나바스, 살기 좋은 나바스를 만들자." -그전에.. 망할지도...- 이런 쳐죽일! "어이, 너의 그 계획 들었어. 정말... 다른 나라 것들도 전파해 줄까? 마작이나, 포커같은거." 신의 빙긋거리는 얼굴... 저 자식은, 도대체 생각하는 것이라고... -참아.- "신. 마른 백작 찾아가봐. 좋아할껄?" "아, 그래? 알았어!~~" 그는 매우 즐거워하면서 나갔다... "아... 이젠 정말 라이터를 찾으러 가자!" 못 찾으면 죽어서 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지... 흠. 케자로에게 맞기긴 했는데.. 역시 걱정이야. 어디서 자고 있는 건 아니겠지! -가자, 황제! 고고고!!!- 그건 또 언제 배웠냐... 내 탓이 크다. 24-2. "오옷! 정말 졸고 있다니! 케자로 어서 일어나!" 케자로는 정말 곤히 잘 잠들어 있었다... 땀 나는 녀석. -웅... 깊이 잠들었군. 이 성의 방위가 항상 의심스러웠는 데 이유를 알 것 같아. 그렇지?- 웅... 그렇다. "어... 어! 으악!" 반응이 어째...좀. 그렇구나. "전하!" "그래. 왜 그러고 있어? 라이터는 찾았어?" "죄송합니다.. 그만 깜박 잠이 드는 바람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만.. 죄송합니다. 죽여주십시요!!!" 이봐, 그런 일로 일일이 사람을 죽이다간 남아나는 사람이 없다고. -음.. 참수형은 좀 그렇고, 그래, 능지처참은 어떠냐?- 죽이고 싶은 건 바로 너다. 이놈아. "괜찮으니까.. 그래. 같이 찾아보자." 그렇게 두 명과, 하나의 나쁜 검과 같이 우린 길을 걸었다. 수 많은 위험이 존재했다. 지나가던 나비한테 걸려 넘어질 뻔 하고, 경비병의 눈총에 떨었으며, 심지어는 풀을 헤치고 걷기도 힘들었다. -여긴 그래도 참 좋다. 정원도 참 잘 정리되어 있고.- "발에 풀독 오를 것 같아." "풀독? 무슨 풀에 독이 있습니까?" 음.. 그렇다. 내가 살던 곳에는 풀이란 게 찾아 보기도 힘드니... 어쩌다 산에 가면 다 벌게 져가주고 돌아오겠지만.. 여긴 풀이 깔렸으니... "내가 너무 곱게 자라서 그래. 더 이상은 알려고 하지마." -어련 하실까...- "전하, 저기 왠 소란이... 분명히 마법 연구 재단일텐데..." 흐흠... "가보자. 재미있을 꺼 같잖아." -그래!!! 나도 그런 거 좋아해.- 네네...네네.. 알아 모시죠. 이건 검이 아니라 상관이야. "아앗! 이럴 수가.. 또 붙었어!" "으악! 어떻게 이런 일이!" "이 녹색의 액체를 볼 때 이것은 틀림없는 마족의 피입니다!" "아니 그렇다면, 이 투명한 병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무척이나 가벼운데." "혹시 신의 물건이 아닐까요?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을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이 꽃도 설명 할 수 있겠어요. 미관상 넣어둔 걸 꺼에요." "마족의 피에서도 사라지지 않다니.. 혹시 마계의 꽃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군요..." 뭐하는 짓이래... 가만, 저건! 나의 라이터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마계의 꽃! 농담하냐! -야, 우리가 지금 찾는 최종 목표가 아닌가? 맞지. 흠. 근데 다들 왜 저러고 계시다니? 미친나...- 미친 것은 아니다. 단지... 라이터 처음 봤으니까 그런 거 아닌가? 에이, 저러다 석유가 닳겠다. "저, 저것이 맞죠? 그럼 가서..." 케자로는 그들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역시나 같은 편이 봐도 무서운 인상을 쓰고 말했다. "멈추시오! 황제폐하납시었습니다!" 흠... 이런 화려한 소개는 필요없는데... -아, 짜릿거려!- 검탱아... 그건 나한테 한 소리지. 너한테 한 소리는 아냐. 그렇게 황제가 하고 싶었으면 니가 하지 그랬니? "아앗. 전하! 어서 오시지요. 소신은 마법 연구소 소장인 마자즈입니다." 맞았다고? 누가...? "응?" -왜 또 그래? 뭐가 이상해?- 많이 이상하지... 뭐가 맞았다는....!!! "전하. 그런데 무슨 일로 이렇게 오셨습니까?" 음.. 니들 손에 있는 그걸 찾으러 왔다를 멋있게...황야의 무법자 풍으로 해보면... 그건 내거야. 돌려주지 않으면 결투다. 정도가 되겠지.. 그렇게 할 수 도 없고.. 왜 검은 아무 말도 없어!!! 지도 편달이 필요할 때라고! "하하하... 그 녹색물체는 바로 제 것입니다. 찾고 있던 중인데... 여기 있었군요." 그들의 눈빛이 변했다. 탐나나... "그럴리가요, 전하. 이건 바로 고대유적지에서 건저올린 것입니다. 전하가 아실리가 없습니다." -이런 싸가지 없는 것들이 있나! 감히. 누구한테 거짓말이야!- 에휴휴휴... "저... 그 유적지, 물에 잠겨있다고 누가 그러지 않았나요? 그것도 남쪽 바다에." "예..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십니까? 이 라이터는 저희 마법 연구재단의 물건입니다!" 나는 인상을 긁고 말했다. "그건 물에 들어가면 못 써요. 불이 안 붙는다고요." 마법사의 얼굴이 변했다. "그럴리가요...!!!" "줘보세요. 물에 한 번 넣어보면 누가 사실인지 알테니까요." 그들은 멈칫 거렸고, 케자로가 나섰다. 화이팅! "그대들은 황제에게 거짓을 고하면 화형에 처한다는 것을 알고나 있는 건가!" 난 몰랐는데... 다음부턴 하극상이 어떻게 되는 지도 알아 둬야 겠어. 검한테 써먹어야지. "저흰.... 그러니까... 죄송합니다! 전하. 부디 용서해 주십시요! 너무 신기해서.. 그만..." 어련할라고. 하긴 나도 국딩 시절엔 무척 신기해서 부셔먹은 라이터가 한 둘이 아니지. "됐어. 가서 마법 연구나 열심히 하도록. 사실 이 불은 그리 크지도 않잖아. 겨우 불붙이는 정도에나 사용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미련을 버려요." 소장은 멈칫거리면서 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그리고 저 꽃은 정말 마도의 물건입니까?" -흐흥... 정말 마도 물건은 아니지?- 척하면 척이지! 난 마도가 어딘지도 모른다고! "아냐... 내가 살고 있던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어... 그냥 문명의 이기랄까..." 마지막 대사를 하면서 나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연출해 보였다... 뭔 짓이냐고? 난 원래 그런다 그래! "오... 그런... 그곳이 대체 어디입니까! 그리고 어디서 주로 만들어집니까?" 알려고 하지마. 묻지도 마. 라고 하면 안되지. 음... 라이터는 우리 나라에서도 많이 만들지만.. .지금은 대개가 중국산이지? 그렇다고 중국산이라고 할 수 도 없고... -왜 그렇게 갈등 때리고 있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다. 넌 보태 준 것도 없으면서 왜 맨날 나만 구박하냐?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없지. "음... 빙하 너머의 아주 이상한 나라에서 나온 물건이지. 인구가 무려...십억이 너머..." 조용해 졌다. -꽤액! 십억! 세상에 그런 단위가 실제 나오는 일이 있을 줄은...!!!- 그래...내가 살던 세상, 살기 좋은 세상, 사람은 뒤지게 많고, 특히나 중국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 줄 알지도 못한다는 것이지... 게다가 미국이 한 천 명쯤 죽게 해도 그 정도 죽어서는 끄덕도 안하는 나라가 아닌가....!!! 게다가, 무엇보다 엽기적인 것은 상류의 댐 터쳐서 아래 하류를 구하는... 아주 이상한 나라가 아닌가... "그냥, 그런 줄 알면 되니까.. 그래. 난 이만..." 포켓몬의 주인공처럼, "라이터 획득!" 한 바퀴 돌아 본다... 주위의 시선이 이상해 진다. "전하. 좀 쉬시는 것이... 오늘 너무 무리하신 듯 합니다." 나도 그런 생각이 금방 드는 군. "그래. 오늘은 쉬자. 내일... 출정 문제도 이야기 해야 하니까..." 이 때의 나는 내일 더 이문제로 시끄러워 질 것이라는 것은 몰랐다... 내가 한 바퀴 돈 것 때문이 아니라. 24-3. "전하. 어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정직하게 말씀해 주십시요!" 사린의 안색은 창백했다. 뭔 일이 있긴 있나? 그리고 난 항상 정직하단 말씀이야! 나의 이 순수하게 빛나는 눈을 봐~! 음... 동태 눈깔 같군. -아웅... 난 좀 잘래. 회의 끝나면 말해.- 이봐.. 아직 회의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어? 사린, 어제 난 별일 없었는데... 그래. 고스톱이야기 할 때 말고는.. 아! 마법 연구소에 갔었는데... 왜? 무슨 문제가 있었어?" 설마, 내가 한 바퀴 멋지게 돈 일이, 이상하게 와전되서 황제가 돌았다가 된 건 아닌가! 헉... "역시.. 혹, 그곳에서 주문없이 불 붙는 도구가 전하의 것이라고 하셨습니까?" 라이터? 그게 왜 문제가 되냐? "아, 그건, 원래 내 꺼야. 그게 문제가 된거야?" 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법사들이 그것은 마도의 물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회의에선 그에 대한 대비를 해 두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메야! 난 마도 근처도 못 가봤다고! "어려운 일은 아니네. 그럼 가자고." "전하... 그리 쉽게 생각하실 일은 아닙니다." 뭐, 생각은 쉽게 해야지... 너처럼 생각 많이 하면 나중에 대머리 된다니까? 너도 그런 사태를 막고 싶지? "그럼 가 볼까나...?" 회의장은 역시나 돌로 된... 슬픈 전설이 물밀 듯이 저며오는 곳이였다. 세상에.. 돈을 들고 튀다니. 뭐, 형제간의 의리가 좋다고 해야하나... "흠. 다 모이신 듯 하군요." 분위기는 자뭇 무거웄다. 그리고 스란 백작의 빈자리를 정하는 것이 오늘 내걸린 안건이였다. "전하, 그 주문 없이 불이 붙는다고 하는 그 물건을 볼 수 있을 까요?" 흠... 쓸데 없는 일에 용쓰는 군. "왜?" 모두들 황당해 했다. "아.. 그것이.. 한 번 견식해서 견문을 넓히고자..." 근데 왜 땀을 흘리냐? "아, 그래? 근데 회의 시간이 그렇게 길어? 이렇게 비 효율적인 이야기 할 시간이 남아도나 보지? 오늘 스란경을 대신할 사람을 뽑는 일도 한참 걸릴 거 같은데. 그래! 내가 제안하지. 우리 모래시계 회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건 어때? 모래 시계가 떨어질 때 까지만 회의하는 거야." 모두들 역시 황당해 했다. 잘 못 하면 재미들겠군. "저... 하오나.." 뭘 했는데... "이봐! 요즘 같은 국제 경쟁 시대에선 정보속도와 처리속도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그런데 이런 때 소소한 물건 이야기나 하고! 그렇게 시간이 남아도는 거야! 응! 다들 반성하라고! 겨우 종이 한장도 한 번에 못 태우는 물건이야기나 하다니!" 그리고 한 나의 말은 이랬다. "자꾸 헛소리 하면!!! 때려 줄꼬야!" 으.. 재미든 거 같지? 하여간 이 한마디에 모두들 얼어 붙어서 그냥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바로 스란을 대신할... "전, 에프카경을 추천 합니다. 가문도 좋고, 머리도 좋잖습니까?" "전 반대입니다! 마른 백작! 그는 너무 여자관계가 복잡하잖습니까!" 저기.. 난 미성년자야..왠만하면 격한 말들은 삼가해 주지 그래? "그는 변태란 말입니다!" "웃기지 말아요! 잘 모르면서 그런 말 하지 말란 말입니다!" 야... 사람이 그렇게 없냐? 아까 부터 그런 이야기만 하고... 할 수 없군. 이 일개 고등학생이 나서 주지. "다른 사람은 없어요? 일단 많은 사람을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낫지 않을 까요?" 나의 이 현명한 한 마디에 조용히 귀족들은 조용해 졌다. 그리고 마른 백작이 주춤거리면서 말했다. "가문이나 이런 걸로 봐선 적합한 사람이 없습니다." 얼레? 가만.. 그러고 보니 괜찮은 사람이 떠오르는 군. "좋아요. 그럼 제가 한 사람 추천하죠. 혹, 로베르토 샤이난 가를 아시나요? 거기 아가씨가 나중에 들어보니 꽤나 영리한 아가씨라고 하던데. 아니면, 케자로의 아버지라든가... 것도 싫으면 태후님의 동생이신 이제르경은 어떠세요?" 그들의 표정은... 잠시 동공이 정지한 뒤, 확대되고, 눈에 붉은 모세혈관이 돌출했다. "말도 안됩니다! 그녀는 여자잖습니까!" 그런 전 근대적인...사고를... 국세청은 바키가 하잖아? "바키도 여자라고." 뱃대기경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어디가 여자입니까!" 나도 그 말엔 동감이지만, 그녀 알면 너는 최소한 사망이다. 조심하는 게 좋아. 바키는... 아, 사린...그녈 좋아하는데... 헉! "로론경. 다시 한 번 말씀해 보시죠. 바키 양이 어떻다고요!" "예? 그녀가.. 어디가 여자입니까? 전 그렇게 무서운 여자는..." 뒷 말은 본 적 없다였겠지.. 날아가는 군. "사린.. 진정해..." "죄송합니다." 쯔... 검이 깼나보다. -올~ 무슨 일이야?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 나 이젠 안 잘래!- 그리고 다시 장내의 분위기가 정리된 후 다른 대신들도 반론을 제기했다. "로베르토 샤이난가는 원래 검가입니다. 머리가 근육이라고요." 그랬었어? 머리가 근육이면 어떻게 사냐?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이 곳은 신성한 황국 회의실이라고. "그리고, 케자로경의 아버지는 요새에서 유능한 인물입니다. 그곳을 지키게 하는 것이 국익입니다." 즉, 케자로를 너무 키우고 싶지 않다는 거구만. "이제르경은 천한 신분입니다. 전하." 그렇지만, 태후의 동생이다. 너. "그러나, 내가 앞서 이야기 한 사람들이 그래도 내가 볼 땐 도덕적인 문제는 없다고 보는 데... 그래도 사고 치지는 않았잖아?" -흐흐흐... 또 뭔 이야기 하나 했네. 바보 여럿 모은 다고 안 될일이 되냐? 흐흐흐. 그냥 머리나 박고 계시지.- 검. 넌 그냥 잠이나 자라. 괜히 신경 거슬리게 하지 말고. "그렇다면... 전 샤이난가가 낫다고 봅니다." 결국... 내가 소리지르기 전에 결론을 내리는 군. -너의 그 필살기. 윽박지르기가 나올까봐 저러는 거 아냐?- 그렇지. 열받으면 그냥 세 명 모두 시키는 수가 있지. "그렇군요. 저도 샤이난가의 아가씨를 추천 합니다." 결국. 다수결로 결정되었다. 흐흐흐. 역시, 윗대가리가 밀어 붙이면 니들이 힘있냐? 헤헤헤. -사악한..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놈.- 너보단 그래도 천사같다. 그리하야, 일루지아 샤이난이 오게 되었다. 그것도 셋 째딸이라니. 다들 감개 무량하겠구만. 그녀는 역시나 할머니 같은 은발을 날리고 있었다. 날리는 머리카락. "전하, 부름을 주셔서 황공하옵니다." 뭔가... 분위기가 좀 꾸리다. 이봐, 넌 대신으로 온 거야. 왜 저렇게 이쁘게 하고 오는 거냐? 그리고 이런 상황에선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데... "저기.. 일루지아 샤이난양. 오랫 만이네요. 하하하(삐질삐질). 저, 지금 잠옷 차림인데... 나중에 응접실에서 뵈면 안 될까요?" -안된다고 하면 어쩌려고 그래?- 그런 건 묻지마! "예...? 전..." 역시.. 뭔가 오해있는 전달이 있었던 듯 하군. 내가 막 상황 설명을 하려는 찰라... 아주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내 방 벽이 부서지면서- 정말, 부실공사인지, 청문회라도 열어야 할 듯- 검은 머리, 민정이가 나타났다. "영민아. 너... 너... 무슨짓을 하는 게야!!!" 엥....오해가 깊은 장면이야... 어쩐담. 그리고 얘는 우리 성에 씨씨티비라도 설치해 놨니? -이 난관을 어찌 파헤칠 것인가... 후후후.- 윽. 25-1. 수난 시대 아주 오래전, 무슨 영화의 제목이 바로 수난 시대 였었다. 아주 재미없었던 듯 한데... 사실 뭔 내용인지 이해도 안가고... 내가 이해가 가는 영화라면, 시원한 액션과 엽기 공포물 정도...니까. 그런데, 나의 뇌리 속에는 그런 메세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무슨 계시받는 장면 같군. "왜... 여자가 이런 곳에 와 있는 거야! 이런 야심한 시각에!" "저기.. 민정아, 꼭 무협지 대사같다..." 그녀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시끄러." "예이~" 내가 무슨 힘있냐? 조용히 입닥치고 찌그러져 있어야지. 저 소녀는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고 저렇게 야들야들한 속옷을 입고 나타난 거래니..흑! "저.. 근데, 폐하는 어디 계신가요? 당신은 분명히 로히넨가의 먼 친척분이라고 그러셨었잖아요?" 역시.. 상황 파악이 안 되었군. 민정이는 나를 한 번 째려보고 다시 일루지아 샤이난양에게 다가갔다. "야. 너!" 이봐..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그나저나, 검은 왜 이리 조용하지? 검을 치자 반응이 왔다. -좋은 구경하는데 방해하지마. 흐흐흐...- 내가 못살어...언제는 죽고 못사는 애인이 있다고 그러지 않았어? 도대체가. 세상에 믿을 검 하나 없다더니. 역시, 혼란기엔 자신의 실력만이 믿을 만 하다는 거야! 음... "왜....?" 역시 벙쪄있는 소녀... 이봐, 민정.. 우리 대화로 해결하자고! 음. 광선을 아무리 쏴도 소용없군. 무슨 광선? 폭력은 싫어 광선... "여긴 왜 왔어? 바른 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죽는 수가 있으니까. 제대로 말해." 샤이난가의 아가씨도 겁을 먹고... 안먹을리가 없지. 더듬거리면서 대답했다. "전 아버님께서 황제의 부름이 있었다는 말만 듣고 왔는 데요..." 그랬군... 명령체계에 문제가 있었어. 난 재빨리 나섰다. "아, 그러니까 오해가 있었던 거야. 사실은 그러니까, 맞아! 이번 대신 회의의 중역으로 샤이난가의 셋째 딸을 천거했거든. 그래서야... 하하하.. 뭐 내가 그렇게 여자에 미친 사람도 아니고.. 하하하..." 허무한 웃음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망발을 입에 담고 말았다. "아, 민정이 너 질투하냐? 하하하..." -안아프냐?- 아프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전하! 밤새 왜 이렇게 많이 넘어지신 거에여? 저번과 증상이 비슷하네요?" 이지리스야... 그 때도 지금도... 맞아서 멍진 거란다. 넌 넘어져서 얼굴만 너구리가 되냐? "알려고 하지마. 묻지도 마." "하지만, 이렇게 다치셔서야... 오늘 중신회의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그 계단이 어딘지 말씀만 하시면, 제가 고쳐놀 텐데요." 가서 민정이좀 때려주라.. 가만, 근데 그녀는 왜 말짱하냐? 알 수 없군. -바보 주인. 움직이지마, 거기 약 아직 안 발랐다.- 네네..으이그...검한테 말을 들어야 하는 내 신세란... 한탄스럽군. "폐하. 회의 가실 시간입니다. 응? 얼굴이 왜 그렇게 되셨습니까?" 나는 인상을 쓰고 말했다. "왜? 가면이라도 써줄까?"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긴 합니다만... 권장하고 싶지는 않군요. 오늘은 새로 온 일루지아 샤이난양도 인사를 해야 하니까... 음.." 인사? 어제 아주 잘했지. 서로 잠옷입고... 흑...! 어머니, 전 그렇게 나쁜 놈이 아니란 말이에요요요요~~ -왜 발광하냐? 어서 썩 굴러가지 못할까?- 이젠 검이 굴러가래... "위대하신 황제폐하 납시옵니다. 모두 기립해 주십시요." 처음엔 저 소리... 모두 기린이 왜 되야 하냐고... 했었지. -얼... 대신 최대 참석률이다. 아무래도 회의장에 여자가 온다니까 그런 걸 꺼야. 이거, 바키도 불러오라고 할껄.- 그럼 사린은 한 마디도 못 하고 회의 끝날 껄? 차라리 없는 게 도움이다. "아. 모두 앉으시죠." "황송하옵니다. 전하." 음... 황송까지야... 그나저나, 황제랑 사는 사람들은 엄청 불편하겠어. 앉을 때마다 고맙다고 해야 하니.. 쯔... "그럼 사린 경. 오늘의 안건을 말씀해 주십시요." "예. 곧 전하의 친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 외의 안건 중에 내 놓을 만한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요." 그 말은... 헛소리 하면 죽는 다는 거지? -저요! 주인을 누가 개 패듯이 패줘요!- 이봐... 누가 황제를 패냐?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재들은 다 진짜인 줄 알어. 그러니 검... 너도 조심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수가 있다고! "아, 다름이 아니고... 전하께서도 성혼할 시기가 되지 않으셨습니까? 벌써 황녀님에게는 약혼자가 있는 데 전하께선 아무도 없으시니..." 꽤액! -뭐냐... 오늘 너 좀 땀 좀 빼겠다.- 결혼... 대한민국에선 남자나이는 만 18세 이전엔 안되는 데...요? "하하하(삐질삐질)... 경들.. 할 이야기도 많은 데... 그런 거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하시지요... 하하하...(삐질삐질)." 난 이렇게 사우나를 하고 있었다. 잦은 사우나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순간 일루지아 샤이난양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이내 한 마디 했다. "어제, 그 소녀와 사귀시는 사이입니까?" 끄웩! 갠 그냥 동지라고! 판타지 미아 동지랄까... 절대 그런 거 아냐! -음... 이 난관을 어찌 빠져 나갈 것인가...- "그 소녀라니요? 어떻게 되신 겁니까?" 사린의 질책성 발언이 들려왔다... 흑.. "아, 그 왜 있잖아... 나랑 잘 아는 애 하나 있는 데... 아, 할터는 본 적 있지? 예전에 적군을 한 큐에 날려버린... 왜 있잖아." 할터는 서 있다가.. 아마 존 듯 하지만, 이내 대답했다. "아, 그 초 고난이도의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소녀 말씀이십니까?" 좌중은 조용해 졌다. 그리고, 할아버지 감찰관의 말이 들려왔다. "난 반대다. 넌 마법 쓸 줄 모르는 사람을 비로 맞아야 한다." 저... 갠 그냥 클래스 메이트... 즉, 친구라고요. -그렇지. 마법쓰는 사람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검아.. 너만 조용하면 내가 무병 장수 할 듯 하다. "아니, 할터 벤경. 그녀가 그렇게 마법을 잘 씁니까? 만약 그렇다면, 반드시 비로 맞아야지요!" 이봐... "전, 아직 그럴 생각... 없는데..." 난 말했다.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황후가 마법쓰고 돌아다니는 꼴을 어떻게 봅니까!" "맞아요. 마법사라면 집안도 그리 변변 찮을 텐데!" "그래도... 우리나란 마법사가 귀하잖습니까? 게다가.. 대륙에 몇 있지도 않는데." 씹히고 있었다. "꼭 꼭. 꼭 꼭." -뭐하냐? 이상한 의성어네.. 그나저나, 다들 정신이 나갔구나.- 껌 씹는 의성어다. 검. 난 못 참는다. 난 벌떡 일어나서 한 마디만 했다. "닥쳐!" 음... 효과는 확실하군. 다들 정지동작 화면을 찍는 사람들이 되었다. 만약, 내가 미술 공부 했었으면, 저거 확실히 찍었을 텐데... 아쉽군. "그래, 이제 다 떠드셨습니까? 제가 싫다면 싫은 거지! 왜 남의 결혼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이십니까! 전 나이 서른 먹어서 결혼 할테니까! 그런 줄 아세요!!!" 대신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날 저녁. 역시 불쌍한 사린은, 황제의 친정 계획을 혼자 잡느라, 밤 샜다. 그런데, 지나가던 바키가 한 마디 던졌다고 한다. "밤 새지 말란 말이야~" 무서운 세상이다.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었다... -얼...- 25-2 오늘은 날씨가 참 좋다. 친정의 일정도 잡혔다. 표면상으로야, 내가 직접 지휘하는 전투라고 하지만... 내가 무슨 전쟁을 하냐? 장난감 병정 놀이도 맨날 패하는 데... 아, 삼국지는 잘한다. 그러나, 실제하고 가상이 같을 리가 없잖아? -그럼 언제 출발하는 거야?- "음... 글쎄. 난 잘 모르지. 하여간 얼마 안 있으면 떠날꺼야. 그래서 짐도 싸놓고, 그래야지." -그런 건 대개 하인이 하지 않나?- 음... 그렇지만... 내 하인이... 줄. 이라서. "그냥 내가 하는 게 나. 줄은.. 도무지..." -말귀를 못 알아 듣지.- 그렇지. 이젠 검도 나의 말을 알아듣는 일이 나타나는 데.. 하물며 사람이. 쯔. 이렇게 슬픈 일이. "앗, 여기 있었네? 그 이야기 들었어. 너 장난이 아니였다면서? 세간에는 검을 들이 댔다는 말도 있던데... 뭘 그렇게 열 받고 그래? 그냥 아직은 때가 아니라면서 눈에 힘을 팍 주면 되는데. 하여간, 소심하다니까?" 소심해서 죄송합니다. 그래. 에잉. 바키... 넌 말야. 아주 나빠! "그래. 참, 일루지아 샤이난 양은 만나봤어?" "응. 뭐, 똑똑한 아가씨던데? 뭐, 아직은 잘 모르지만... 별로 권력에 도전하자는 정신도 없고. 그냥 이렇게 살다 죽지... 이거더라고. 재미있지?" 그러는 댁은, 도전해 볼라고? "왜 그렇게 쳐다봐? 참. 그 이야기 들었어? 대한민국과 트라이너의 싸움에서 대한민국이 밀리고 있다더라고. 놀랍지 않아?" 꺼이 꺼이. 불쌍한 우리 나라. "모두들 전쟁과 동시에 끝날 꺼라고 생각 했는데 말야." 뭐야... 그렇게 우리 나라를 무시하다니! 기다려 트라이너! 내가 간다! "그래도... 대한민국에는 절대 마법 무위능력이 있다면서?" 그녀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옛날 말이지. 어디. 사실 순수 직계황족을 제외하고는 그렇지도 않아. 그리고, 마법을 사용하지않으면 그만이잖아? 트라이너엔 예로부터 유명한 바르하잔의 기사단이 있고, 용병단 아젠과도 친하니까." 그런 거였나? "음... 그럼 우리가 빨리 가서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하하하. 걱정마. 정말 대한민국의 왕족이 나서면 전세가 뒤바뀔 수 도 있어. 아직 바르하잔의 기사단도 가지 않았잖아. 그리고, 트라이너는 결정적으로 내전 중이니까." 그래. 내전. 그걸 잊고 있었군. -올. 그래도 신경이 쓰이나 보구만?- 당연하지! 바보 검탱이는 절대 이해못하지! "그래. 좋아. 오늘은 황녀에게나 가봐야지! 가자 검! 따라와!" -내가 말이냐?- 사실은 내가 검을 들고 가야 하지만... 뭐, 말을 어떻게든 해봐도 되잖아? "쿨..." 그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황녀는... 낮잠 잘 시간이래나? 응... 그래서 난 지금 황녀를 앞에 두고, 태후님과 마주 보고 있다. "그래, 저번 회의에선 무척이나 곤란하셨다죠? 호호호. 부인들이 그 이야기만 한 답니다." 윽. 이게 왠 개망신이냐. "그랬군요. 그랬었어요. 흑...!" "그래. 맘에 두신 아가씨는 없나보죠?" "예. 사실 이 나이에 왠 아가씨란 말입니까? 전 그냥 이대로도 족하다구요." "그래요? 후후후. 그야... 저도 제 딸아이를 벌써부터 혼약맺게 하고 싶지 않았죠. 제가 여기 시집온 것도 꽤 오래 되었군요." 이런...! 오늘은 하소연의 날인가 보군. "제가 그러니까, 꼭 이만할 때 시집 왔죠. 황제는 당연히 절 신경도 쓰지 않았어요. 절 비로 맞은 건 돈 때문 이였으니... 그래도 전 나름대로 즐거웠어요. 항상 황제가 라 헤일이즈 황후를 잊지 못해하는 것도... 다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도 항상 전 부러웠죠. 나도, 크면 저렇게 사랑해 줄까 하고..." 음... 어둡다 못해서 조명을 밝혀야 들을 수 있는... 으.. -나 잔다. 이따 깨워.- 이런 식이지. "그러나,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파즈... 훌륭한 황제가 되셔야 해요. 그리고, 사랑한 여인을 보내지 마세요. 평생 후회하게 됩니다." 그녀가 말하고 싶었던 요점은...후회하지 않는 생을 위하여... 이지? 황녀는 역시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황후궁을 나오는 나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아웅.. 드디어 잘 수 있다! 꺄옷!" 주위의 행인들이 나를 이상하게... 아니지, 황궁 시종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흐흐흐. "엉?" 한 쪽 구석에 왠 소녀가 울고 있었다. 아니지... 성별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검은색이 눈에 띄었다. "흐흐흑... 싫어.. 싫어." 뭐가 싫다는 건지..." "야, 꼬마야, 이런 데서 이러고 있으면 혼~ 나요. 아저씨들, 그래. 인상 더러운 아저씨들한테 혼난다?" 꼬마가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이제 한 서너살이나 된 얼굴이였다. "그래. 왜 그렇게 울고 있는 거야?" 까만 눈동자가 정말 아름다웠다. 얼굴도 새 하얀 얼굴이였다. 세상에. 귀여워라. "응... 형... 나보고 엄마가 도망가야 한데... 난... 엄마랑, 아빠랑 있고 싶은데." 이 살기 좋은 나바스 황궁에... 음모가? "에, 왜?" 내가 할 말이 있나? 그나저나.. 검도 조용하군. "여기 있으면.. 난 죽거나, 실험대상이 된대. 그게 뭐야?" 난 검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으로 검잡이로 손을 뻗었다. 그런데... 검이 없었다. 흐헉! "어라라?" 난 주변을 둘러보다가, 문득 소년이 있는 곳에 눈이 정지했다. 그 곳엔 내 검이 있었다. 그리고, 검 손잡이엔 붉은 색의 수실이 매달려 있었다. "왜 거기 떨어져 있지? 술도 안 먹는데.. 취했나?" 난 검에 손을 뻗고, 검을 잡았다. 검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형. 그건 내 검이야. 왜 형이 만져?" 이봐... 이 밥탱이 검은 나가 아니면, 말도 못하는 불쌍한 검이야. 그렇지. 원래 내껀 아니지만... "아, 내 검이야. 잘 못 본거지?" 소년은 벌떡 일어나서 내 검을 뺏기 시작했다. "이리내놔! 내 꺼란 말야!" "뭐야, 형꺼야. 저리가!" 그리고, 소년은 한 쪽으로 쓰러지면서 작은 호수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런! 야! 꼬마야!" "안 돼!" -뭐가?- 검의 조소가 멀리서 울려퍼졌다.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엥? "그 소년은?" -야, 안춥냐? 정원에서 갑자기 잘 데 찾는 넌 거의... 공포야. 공포. 일어나서 헛소리하고. 쯔쯔쯔...- 내 머리에선 식을 땀이 흘렀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개꿈이다. 으엣취!" -개꿈이 문제가 아니라... 감기 걸리셨군.- 흑흑... 건조한 피부는 누구와 상의 하지? 흐흑... "바보." 대뜸 문병오자마자, 그런 핵폭탄을 던지는 발언을 제발 삼가해 주... "내 오래 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자기 집에서 정원에 쓰러져 감기 걸린 놈은 내가 너 처음이다. 앞으로 후손이 뭘 배울지 걱정이다. 걱정." "버르네님. 폐하는 절대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제발 자극성 발언은 삼각해 주십시요." 옳소! 의사샌님! 힘내세요! 내 원래 의사는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신기한 일이야.. 의사가 내편이 되어 주다니... "알았다구요. 쳇. 나 간다. 할 일이 쌓였어. 뭐, 다음부턴 그런 이상한 데서 자지 말라고. 쳇. 쳇." 쳇쳇 거리면서, 그녀는 용감히 나갔고, 방 안에는 나와, 케자로만 있었다. "저... 조심하시지요..." "전하! 감기라니요!" 순간 문이 열리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왕국 제일의 잔소리꾼이 등장하셨다. 꺼이 꺼이... "아, 사린.. 그게 좀.. 사연이 깊어." "그러십니까....?" 살려주....오. 25-3. "왜 그런 개꿈을 꿨지...? 아.. 그렇구나." 난 그제서야 모든 게 확연히 이해가기 시작했다. "필시 그 연못에 빠져 죽은 영혼이 밥 좀 달라고 한 일이야. 틀림없어... 가만, 궁전에서 죽은 사람이 한 둘이냐? 젠장..." -혼자 잘 논다. 정신병의 초기 현상이라는데...- 검하고 나만 무인도에 있다면, 그리 병의 진행이 느리지 않겠지? "야, 검. 근데 나 궁금한게 있는데...?" -뭔데? 이 초천재 검이 말해 주지. 너의 의문점을 말해보렴~- 윽... "왜, 민정이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야? 개도 나처럼 속은 썩었나?" -으이구... 내가 알게 뭐냐? 혹시 누가 알아? 신비의 묘약이라도 먹었을지도.. 그러고 보니, 그녀는 마도와 연관이 있으니 뭐, 건강해도 이상하지 않잖아?- 얘기가 그렇게 되나? 마족과 계약하거나 한 건 아닌가? 흠. "좋아. 좋아. 그나저나, 할터는 왜 그리 바뻐?" -검이 모든 걸 다 알리라 생각치 말라.- 요즘 날씨가 시원 해서 그런지 몰라도... 비 안오나? 검을 먼지나게 패주고 싶은데... 비오는 날 한 번 맞아보시지...클... 하여간, 나는 다시 신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는 한참 무슨 이야기 중이였다. 상대는 드래곤이었다. 무슨 이야기람. "그래서, 아직도 내 마법을 풀어줄 생각이 없는 거야!" "이봐. 나에게 반말해도 된다고 누가 그러던?" 어째... 들어서는 안될...분위기. 칼이 날아다니는... "이봐! 난 위대한 용족의 계승자라고! 아무리 댁이 신이라고 해도, 나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단 말야!" 음... 그간의 행적을 살펴보면, 케자로랑 같이 접시 누가 더 맣이 예술적으로 깨는 거 한일 밖에 없는 거 같은데... "후후후. 꺼져. 나를 더이상 귀찮게 하지 말아." "우리가 당한테 붙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음. 음. -야, 피하자. 곧 파장 분위기야.- 그래야 겠다... 그리고 나는 황급히 몸을 돌리는 데 문 옆에 두었던 화분을 멋드러지게 깨버렸다... 나, 바보 아냐? -바보 탱이.- 흑.. 흑... 당연히 방문이 열리고 드래곤이 나왔다. "여기서 뭐하는 거지? 인간." 항상 멍청한 인간은 아니라는 사실에는 안도해. 인상 한 번 무섭고... -자, 어서 변명을 하는 거야!- 좋았어! 신이여!!! 앗, 신이 근이지... 그렇담... 옷!!!! 자신만이 무기고 진리고 힘이다! 울트라 파워 메가톤 급 파워! 딱 잡아떼기! "어, 사실은 내가 여기 오다가 실수로 떨어뜨렸어. 글쎄... 요즘 몸이 허한가봐. 삼계탕이라도 해 먹어야 할려나봐. 하하하..." 허무한 웃음이 흘렀다. 신이 비죽거리는 웃음을 흘리면서 말했다. "삼계탕보다는 잘 때 이불이나 잘 덮고 자라고. 넌 그게 더 중요해." 역시... 신. 나의 잠자는 습관도 알고 있다니.. 허걱! "뭐, 그렇지. 하하하... 그럼 잘 있어~" -휴...- 그렇게 나와 검이 심장을 쓸면서 돌아서는 순간, 드래곤의 차가운 소리가 들렸다. "근데 어디까지 엿들었어?" 흐거걱!!! -아뿔사!- 검아... 진정해. 진정. 여기서 흔들릴 수 없어! 너의 사기술과 나의 이 뻔뻔함으로 이 위기를 모면하는 거야! "엿들기는... 내가 얼마나 신사인데. 하하하... 자, 우리 모두 밥이나 먹으러 갈까?" -잘 하고 있어!- 별 쓰잘데기 없는 일에만 도움이 되는 군... "후후후... 그래. 드래곤. 굶을 셈인가?"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프지 않나? "좋아." 이렇게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그나저나, 용족이 당에 붙는 다는 말은 또 뭐지? 흠...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에잇. 가서 난 그저, 내가 살 궁리만 하면 된다구. 에잇!!!" -좋은 자세야. 그런 식으로 비굴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거지. 이봐, 너 한가지 잊은 게 있어. 근은 모든 힘이 다 나온 게 아냐. 그의 힘의 상당 부분은 다 봉인 되어 있다고.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만에 하나 당에게 발견되면 죽음이야.- 그런 일이...!!! 그렇다고 내가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야. "그래서?" "예? 전하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초롱거리는 눈을 하고... 나를 쳐다보는 케자로가 있었다...흑... "아니... 그냥.." -오늘도 바보 되는 데는 하자 없구나...- 이런 쳐죽일!!! 그날 저녁도 꿈을 꾸었다. 앞에서 조조가 비광의 자세를 하고 서있고, 나는 옆에서 꽃잎을 날리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닭살스런 광경이란... "으...." -오늘은 악몽을 꾸나?- 꽃잎을 날리는 일은 너무 힘들어... 음. 그래! 다 꿔먹는 거야!!! 즉시 실행에 옮겼다. 음. 멋지게 타는 구나.. 가만, 타면 못 먹잖아! 안되!!! 나는 사방의 불을 끄고 있었다. 검도 불에 그슬렸다. 허허거! -야.. 왠만하면 일어나라...- 그러나, 그날, 검은 정말 주인에게 쥐어 터졌다. 라고 후에 검이 이를 갈면서 나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꿈...해몽? 그런 건 갑자기 왜 하자고 하느냐?" 할아버지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나. "할아버지.. 숨겨도 소용 없어요! 제가 그렇게 이야기 했건만! 근무 중에 술 먹지 말란 말에여!!!" "허허허.. 습관이 되나서.. 그래... 무슨 꿈이냐? 꿈은 여러 가지를 이야기 해 준단다." 음.. 나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 말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얼굴도 역시 심각했다. "무슨 꿈일까요? 혹시, 제 미래와 연관이 있나요?" "흠... 앞의 꿈은 아마." 아마. -으.. 뭣 하러 해몽을 하려 하시나.- "개꿈이다. 아마 피곤 했던 모양이지." 역시.. 그랬군... "그럼 다음 꿈은요? 뭔가 범상치 않았다고요! 틀림 없이." "그건.. 아마, 꽃잎은 미래의 꽃이 날린 다는 거지. 뭐, 좋은 뜻이다. 그리고, 조조가 누군지는 몰라도 아마 그런 사람이 너를 돕는 다는 거야. 됐지?" 조조가 안 도와 줘도 된다고 보는 데. 그저 난 바람따라 유비와 함께.... 좀 조폭 분위기가 나서 그렇지. 뻑하면 형님아냐? "음... 그렇군요. 그럼 가볼께요. 안녕히 계세용~" -음... 완전한 개꿈이래도 왜 그렇게 신경쓰시나?- 뭣! 뒤돌아본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심각함이 스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방문을 닫고 나갔다. "음... 모르는 거 아는 척하느라 힘들었네. 꿈 해몽 책을 하나 사거나 해야지 원." 그렇게... 다시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그리고 내일이 바로 출정일이었다. 많은 기사들은 자신의 도구를 닦고 있었다. "이지리스!!! 왜 내 도구랑 바꿔 논 거야! 용서못해!" "어..케자로, 그냥 닦는 김에 내 꺼 좀 닦아서 써. 난 니꺼 그냥 쓸 테니까. 하하하..." "나쁜 시키!" 이날 난, 평소 조용한 사람도 욕을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헉... 26-1. 세상엔 이런 전쟁도 있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그리고, 정다운 사람들...아닌가? -누가 조용히 이지리스 입좀 다물게 해!- 음... 아까부터 이지리스는 정말이지 발광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빛을 내는게 아니라, 미친짓... "재밌죠? 크하하하! 그럼 이번엔 마요네즈와 케찹을 섞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조용해 졌다... 왠지 내가 다 궁금해 지는군. -으으...싫어!- 사실 검이 싫어하는 게 더 재미있거든.. 헤헤헤. "그게 뭔데? 음... 요고네즈?" 그런게 있긴 했었나... "땡~! 틀렸습니다! 그럼 살려줘요가 된답니다!!" 나부터 살려줘요~! "그게... 말이 되냐!" 드래곤이였다. 역시 열받으셨군. 흠... 신은 팔짱끼고 관망하고 있고, 케자로는 정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탁 트인 평원에 왠 정찰이란 말인가... "아니야. 애들은 모르는 군. 흐흐흐. 마요네즈와 케찹은 소스야. 둘을 섞어도 역시 소스지. 소스의 스펠링은 바로 에스오에스. 그렇다면!!! 살려줘요잖아?" 침묵이 감돌고 어디서 이상한 나그네가 지나간다... "까마귀는 까악까악 울고.. 해는 서산으로 기우는데... 갈곳없는 나그네... 하룻밤만 재워주쇼...." -건 뭐냐?- "방랑자의 외로운 외침..." 보다 못한 할터가 한마디 했다. "이지리스... 닥쳐." 방금 것은 거의 최고의 공격수준이다. 근데... 우리 이렇게 출정해도 되는 건가.. "그보다, 할터. 얼만큼 가야 적군이 나와?" 할터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르는데요...?" 허걱.... -이런 혼란기에는 내 실력밖에는 믿을 게 없다. 연습을 해야지.- 이것...참. "그럼 국경은 언제쯤 나오는 데?" "음... 모르는데요?" 이건 좀 심각하지? "말이되냐! 넌 부사령관이잖아! 이런 젠장. 이런 병신시퀴같은 것들하고 같이 가야 한다니. 젠장. 쳇. 사린 옆에 있을것을." 참고로 사린은 총사령관으로 부대 제일 앞에 있다. 우리? 후발부대이지... 황제가 어찌 위험한 일을 하겠어? 하하하... "바키, 진정하라고. 우린 앞부대만 열심히 따라가면 되잖아? 안그래?" "그렇긴 하지. 젠장." 바키는 계속, 입에 담지 못할 말 베스트 넘버 10을 씹어대고 있었다. 저런 걸 보면 재능이 있는 거 같아. 국문학도가 되는 건 어떨지... 아니지.. 우리 나라에 태어났다면 욕쟁이 할머니가 되었을 꺼야. "전방에 적 출현! 비상! 비상!" 엥? 앞부대는 분명히 조용한데... 갑자기 병사들은 전투 체제로 들어갔다. 혹시 이게 삼국지 하던때나 보던... 좌측 돌파? 아냐.. 우측 돌파일수도... -뭔가 이상한데...- 그랬다. 그랬던 것이다. 앞에서 달려오는 사람은... 케자로였던 것이다. "중지! 우리 정찰병이다!" 할터가 급히 외쳐서 다행히 집중사격을 피할 수 있었다. 하마터라면 화살받이 될 뻔 했군... 쯔... "하긴, 내가 봐도 적같아..." 그렇긴하지. -동감이다.- 음... 검과 의견일치를 보고 싶진 않지만, 정말... 그렇군. "갑자기 왠 경계태세 입니까?" 케자로는 예의 음침한 얼굴로 물었다. 쯔... 이녀석 표정관리 좀 하지... "아냐. 아냐. 그냥 민방위 훈련 같은 거야." "네? 민방위 훈련이라뇨? 그게 뭡니까?" 허거걱! 괜시리... -뭐냐? 민방위라니... 특이한 이름이네.- 흐흐흐... 좋은 아이뒤어가 떠올랐다. "민방위 훈련이란 건 말이지. 후후후후. 정체모를 이상한 청년들이 같은 옷을 입고 아침 아홉시에 모여 별시덥지 않게 놀다가 정각 5시가 되면 흩어지지... 그리고 언제 모일지는 별만 알고. 후후후..." -그게 뭐냐!!!- "예전에 그 민방위 훈련을 하는 나라 옆나라에 있던 나라는 말야, 민방위 훈련하는 사람들이 들고다니는 정체모를 쇠가 무서워서 침략하지 않았다고 해. 후후후." 도시락이라고. 아는 사람은 다 알지. "음... 놀랍군요. 우리도 한 번 그런 전략을 채용해 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이지리스야. 그런 건 안해도 된다구! "전방에 거대한 다리가 있습니다. 이른바 신의 다리, 수성 대교입니다." 수성 대교? 신의 다리라니... 무슨 뜻이냐? 난 얼른 신을 보았다. "내가 진건 아니고... 업체에 맡겨서 짓게 했지. 총 길이 28.5km에 모두 돌로 지었지. 하여간, 잘 지은 다리야. 후후후후." 뭐냐... 저 자신감은. -신 주제에 별 걸 다 했었군.- 그 때, 앞 쪽에서 나팔이 울리면서 일련의 사람들이 달려왔다. "전하! 긴급보고 입니다! 적이 수성 대교 전방에 모여 있습니다. 지금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 이름은 수성 대교 전투가 되겠군.- 그렇지... "큰일이다! 아군병사들이 동요하고 있다!" "적의 기습입니다!" "어쩐다냐... 야, 케자로 너 무슨 대책 있냐?" 그런 걸 묻다니.. 이지리스... 너 몇년을 케자로랑 있었냐? 그런 게 있을리가 없잖아... "열심히 도망가자. 걱정마, 전하는 내가 사수할께." 욱. 나도 도망갈꺼다! 한편.. 적진에서는 일련의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었다. 이들도 역사에 남을 수성 대교 전투에 고심하고 있었다. "수성 대교인가?" "예. 각하." 적국 나바스의 병사들은 벌써부터 혼란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트라이너의 군사들에게 저런 놈들은 상대조차 안되는 일이었다. 후후후. "좋다! 수성 대교를 건너라!" "저... 돌다리도 두들겨 보아야지 않겠습니까?" 나는 녀석을 쨰려보아 주었다. "신의 다리다. 돌다리가 얼마나 튼튼한지 알고 있지 않은가?" "예... 그래도..." "진격!" -큰일이다.. 아주 몽창 몰려오는 군.- "아군의 사기가 급속도록 하강하고 있습니다! 전하! 명령을!" 사린이 총대장이잖어... 왜 나한테 묻냐... "엉?" "?" 적군이 다리를 우글우글 몰려오는데... 수성 대교가 갑자기 뚝... 끊어져 버렸다. 당연히 적군은 아래 강에 풍덩... 몰려 오던 속도가 있으니... 있던 놈들도 역시... 풍덩... -이런이런...- 어디선가 환청이 들린 듯 했다... "역시 돌다리도 두들겨야!!!" 부실 공사였던 것이다... 이렇게 일승...을 거둔거 맞냐...? 왠지 허탈하다... 후세의 역사편찬가들은 이를 일컬어 백년을 내다 본 건축이라 하였다. 내가 볼 땐 다... 헛소리 였다는... 다 불러서 감옥에 집어넣어야 할 일이라고.. 이거. 위령제 지내줘야 하는 건 아냐? 젠장. 이렇게 웃기게 이기다니.. 하여튼 사기는 오른 거 같다. 헐.. 26-2. 이렇게 어이없이 이기게 되니 하는 생각이 있다. 역시 전쟁은 앞을 예측하기 힘들다... -야, 이기니 기분 좋군.- 그것도 이긴 거라면 말이지... "저, 사린님이 앞에서 야영을 하자고 하십니다. 윤허해 주십시요." 야영... 캠프 파이어 맞지? 후후후... 즐겁겠군. "응. 그렇게 하지. 참, 할터는 어디있어?" "아, 저쪽에서 돌고르고 계시던데요? 야영할려면 아무래도 바닥이 평평해야 자기 좋으니까." 할터의 의외의 섬세함... "참, 할터는 그 잠옷 가져왔데뇨?" "아마... 가져오셨을 껄요? 걱정하지 마세요. 할터님은 예전에 불타서 다 죽어가고 있는 폐허에서도 그 잠옷 입고 주무시고 계셨었어요. 대단하신 분이죠." 어떤 의미로...? -뭔지 모르지만 두려움이 느껴진다...- 그렇습니다. 상당히 무서운 세계이지요. 그러나, 나에게 더 무서운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작전회의 로군. 잘 들어봐, 의외로 재미있단다.- 하나도 재미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 아니나 다를까, 케자로 이지리스는 천막을 유유히 빠져 나가고 대신 공포의 잔소리 마왕 사린이 등장했다. 혹시 사린의 궁극 병기는 잔소리가 아닐까... "여하튼 어이없던 간에 황당하건 간에, 적군의 정찰부대는 완전히 전멸했다고 봐야 합니다. 앞으로의 일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저, 사린 그런 건 안 알려줘도 어차피 시간되면 다 하게 되어있다고.." -음 그렇군. 왜 여태 나는 몰랐을까...- 다 너가 멍청해서 그랬지. 뭐. 당연한 말을 하고 그러네. "전하!!!" 귀청 떨어지겠다. 야. 좀 조용히 이야기 하라고. "지금 국가와 민족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이 때! 당연히 전하께서는 다른 불쌍한 사람들을 가여히 여기셔야 합니다. 그리하야,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하! 눈 뜨십시요!" 앗... 어느새 나의 눈은 감겨 있었다. -나도 자고 싶어.- 자라 자. 쳐 자라. 웅... "사린... 미안해. 그냥 나갈까..." "쾌액!!!" 그리고 나는... 사린의 잔소리를 한 참 들어야 했다. "자. 그럼 적군의 진로를 말해보라. 참모...엉? 왜 참모가... 베르네 양이십니까?" 음.. 여태 그걸 모르셨냐..? 여기서 직책이 제일 높은 건 당연히 사린, 할터, 바키 순이잖아. 할터는 부총사령관이고... 그럼. 참모는 누가 하냐? "응. 나야. 왜? 불만있어! 있는 놈은 다 나와! 다 갈겨주마. 후후후.." -여긴 공기가 무섭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놈은 사린이야... 왜 얼굴이 빨개지냐고! 용서가 안된다. 그 나이에.- 동감입니다요. 어찌하였던, 이리하야 풍운의 회의의 막이 올랐다. "흥! 적군의 진격은 어디로 올지, 총 사령관은 누구일지, 현재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래도! 적은 아마도 정면돌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까지 불확실한 정보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저.. 바키, 우리 병사들은 정찰 안해? 할터를 비롯해서 자주 하는 거 같더니, 정보원도 없어?" 그러자, 사린이 나섰다. "그런 난처한 질문은 제게 하셔야죠! 전하!" 네. 네. 눈물나는 사랑이야기로군요. 후.. -너도 주군의 입장에서 상당히 당혹스럽겠다. 불쌍한 놈.- 그러게 내가 황제하기 싫다고 그렇게 이야기 했잖어. "좋아. 그럼 사린이 해봐..." 사실은 나도 잘 몰라... 라고 했단 봐라.. 죽음이다. "예. 저희 정보원들은 그런 소소한 것들에 신경쓸 여유가 없습니다!" 나는 조용히 한 마디 했다. "다 짤러." 그리고 급속히 회의는 진행되었다. 사린은 완전히 바키 때문에 이성을 잃어서 헤헤 거리고... 애초에 할터는 기대하지도 않았고, 그외의 수많은 장군은... 왜 그렇게 독창성이 없는지.. "할 수 없네. 대한민국의 병사와 합류할 때까지라도 어떻게 해봐야지 않아? 다들. 정신차리고, 적이 절대로 안 갈거 같다고 생각하는 데만 말해봐." 아예 피해가야지. 그랬더니,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내놓았다. "음. 여기 폐허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도 많은 데다가, 보급의 곤란함으로 인해서 절대로 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 작은 숲에는 몬스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여기 다크 마법사가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비위를 거슬리면 죽는 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바키도 한 마디 해 주었다. "나 배고파. 밥줘." 에휴휴... 사린의 손에 있는 것은 바로 그 유명한... 빵이 아닌가! 도대체가 정신 머리가 썩었어! -그럼 어떻게 할려고? 설마.. 너!- "바키 이따 맘마 먹어. 좋은 생각이야. 우리 그 곳으로 가자! 먼저, 폐허를 지나, 작은 숲으로 간다. 가면 바로 대한민국이야. 좋았어!" 한바퀴 돈다. -우욱. 무슨 미친 짓이냐...- 우와하잖어? "전하! 너무 무모합니다! 몬스터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나는 한마디 더 보태 주었다. 그래서 그는 절망의 세계로...후후후. "가봐야 알지. 후후후." 이렇게나 인생은 무모한 것이란다. 후후후. 막사를 나오는 나에게 바키가 한 마디 했다. "우리나라 위명을 날리겠다. 전략 부재, 전술 부재, 사기 부재... 맞지?" -왠지 너한테 만은 그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나도 한 마디 더 해주었다. "정보력도 부재인데 뭐. 소소한 건 신경쓰지 말자고. 가서 밥이나 먹자." "우와~! 밥이다!" 이지리스가 짖던 말던, 할터는 내게 다가와서 조용히 말했다. "전하. 걱정하지 마십시요! 제가 꼭 옆에서 지키겠습니다! 신 할터 벤의 이름을 걸고! 약속드립니다.. 어! 야 이지리스! 내건 남겨두라니까!" 그는 나를 잠시 쳐다보았다. "전하! 먼저가서 먹을랍니다! 빨리 오세요!" 왠지... 땀나는 하루였다. "적은 지금 뭐하고 있나!" "예! 모르겠습니다." 장내는 조용해 졌다. 난 아까 수성 대교 사건 때 가까스로 살아난 부관이다. 우리 트라이너는 지금 작전회의를 하는 중이다... "뭐야! 그 많은 정보원의 요금은 다 어디로 들어가는 거야! 다음 부턴 영수증 띠어와! 참을 수가 없구만!" "걱정 마시지요. 적도 같은 상황일 겁니다. 음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잖아! 이런 병신 같은 자식들을 데리고 싸워야 한다니.. 흑... 부모님.. 왜 절 이렇게 지략가로 낳아주셨나요!" "저... 사령관님. 적군은 황제의 친정이라고 하니.. 아마, 황제만 잡으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비겁한 짓을 어떻게 하냐!!! 좋아. 진격이다! 작전 이름은 뺑이치기다! 암호는 비겁! 알았나!" 이런 놈을 모시고 살고 있다. 누가 나좀 명퇴 시켜줘! -음... 음산하군...- 폐허가 다 그렇지 뭐. 영혼이 있으면 뭐하냐? 보이질 않는데. 후후후. 다 덤벼. 내 필살의 소환수.. 검을 불러 주지. 후후후. -왜 한기가...- 온도 센서라도 달려있나 보지? "할터, 왜 정찰 안 내보내?" "예. 병사들이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좀 진정이 되야, 어떻게 하죠." 할터의 옷깃이 서있다... "옷깃은 왜 세운 거야? 꼭 변태 같아." "추워서요. 이유 모를 한기가. 하하하..." 음... 난 소리 높여 외쳤다. "친애하는 나바스 병사 여러분.(정말 친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아도.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다.) 여러분은 지금 전쟁을 왔다고 알고 계시겠지만.. 사실은...!!! 담력 훈련 중입니다!!! 빨리 이곳을 통과하는 자는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인간이라는 거죠! 화이팅!" -뭐냐...- "와와!!! 담력 훈련이래!" "이까짓것을 무서워할 내가 아니지!" 이렇게 되었다... "참 빨리 빠져 나왔지? 후후. 왜? 바키 날 그렇게 쳐다봐?" "적으로 삼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 뭐, 나야 상관없지만.. 사린이 쳐다봐.. 가만, 사린이랑 바키랑 열살쯤 차이나니까.. 이거 원조교제! 경찰에 일러야쥐! 그전에 바키한테 안 맞아 죽으면... 26-3. 이번엔 소풍이라고 뻥쳐야 할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숲은 글쎄, 그냥 숲이지 뭐. 검은 여전히 툴툴데고 있었다. -아, 검의 로망이 없어! 남자와 기사라면 응당, 뜨거운 피와 땀을 흘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 아.. 이런 사기 같은 전투가 어딨어! 갑자기 다리 무너져서 적이 죽고, 유령의 마을에서는 유령과의 혈투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이런 게 어딨어! 물러줘!- "물어주리?" -그 물어가 아니잖아! 엥엥... 주인을 잘 못 만나서 이 모양이야... 검사의 손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사기꾼이야. 난 사기당한 거야..- 이런 썩을 검을 봤나... "여기서 뭐해? 혼자 중얼거리고." 바키가 조용히 서 있었다. 무섭다 임마. 그런 시커먼 머리에 붉은 눈동자는 역시나, 괴기다. "남자들만의 로망이 뭐냐? 알면 좀 말해봐. 난 디아블로를 하면서 경험치를 쌓는 건 상당히 귀찮다고. 기왕이면 헤드샷이지. 후후후!!! 뭐, 디아블로도 나쁘지 않지! 무기 고치다가 일 못 본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흑... 엥? 어라..." 바키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바람이 분다. 이곳에도, 나의 마음에도. -에에엥엥... 사기야.- 이런 사기치는 검 주제에... 헛소리 하고 있네. 먼저 사기를 친 쪽은 그대여! "그나저나. 검, 여기 공기 참 좋다. 꼭 산림욕하는 거 같아." 순간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났다. 바키가 다시 왔나 보군. -야.. 야..- "이렇게 있으면 말이지, 꼭 내가 신선이 된 기분이 든다니까? 너도 이런 거 느껴야지. 안그래? 그리고, 좀 더 행복해지길 비는 거야. 음... 대상은 상관없지. 그럼 어느새, 모든 게 다... 엉? 누구세요?" 디아블로 오프닝을 보셨는지... 거기 엄청 멍청한 용사가 나오는데... 디아블로를 봉인한 소울스톤(영혼의 돌탱이.)을 박을 데가 없어서 지 몸에 박은 밥탱이... 꼭 그 용사의 쇠락한 늙은 모습. 망토 두르고 필살 사막 횡단하는 모습같더라.. "너야 말로, 이곳엔 무슨 일이지? 난 이숲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에... 그런가? "저, 전 에, 영민이에요. 하영민. 뭐, 으민이라고 부르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세요. 하지만! 권장하지는 않아요." "후후후... 재미있구나. 영민아." 어라라? 확실히 발음했네? 그는 서서히 자신의 두건을 젖혔다. 음. 젊군. "젊으시네요...하하하." 젠장. 망토는 원래 늙은 사람이 쓰고 다니는 거 아니였어! 게다가... 검은 머리의 검은 눈동자. 누런 피부. 음. 황인종이었다. 그도 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거 같았다. -수상해. 저 사람. 안전거리를 확보해라.- 뭐.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이게 운전면허 시험이냐! 밥탱이. "그런가? 하하하. 역시. 그렇군. 그래. 넌 어디서 왔느냐?" 자연스런 반말... 음. 보기보단, 나이가 많은가 보지? 그래봤자, 삼십대? "나바스에서 왔어요. 아저씨는요?" -얼... 그렇게나 솔직하게. 난 모른다!- 넌 그래봤자, 내가 부르면 나와야지. 후후후. 다 믿는 게 있으니까, 이러는 거지! "그래? 난 대한민국에서 왔단다.. 아주 좋은 곳이지.. 후후후." 왠지 쓸쓸해 보였다. "예. 아저씨는 이름이 뭐예요?"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엉! "안중근이란다. 아가야." 아가야란 소리를 듣기엔 좀 나이가 많지 않나...가만, 안중근!! 꽤야(정체불명)!그게 혹시 파헬의 할아버지! "어라라! 혹시 파헬 아세요? 아니, 그의 아버지, 태을이라고 아세요?" 그는 조용히 웃었다. "그래. 넌 그와 아는 사이냐?" "예! 그래서 이렇게 구하러 가는 거잖아요! 전쟁이래요. 세상에. 어? 모르셨어요?" 그는 조용히 인상을 찌푸렸다. 뭔가 관록이 묻어나는 군. 검의 소리가 들려왔다. -야... 대한민국의 왕이 집권한지가 몇년인데, 저렇게 젊겠냐? 저건 절대 수상해!- 어차피 여긴 이상한 나라였다고. 이정도야.. 음. 좀 많이 이상하군. "근데... 어떻게 그렇게 젊으세요?" 그는 다시 우울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글쎄다... 잘 모르겠구나. 넌 정말 친숙하구나." 가만... 난 원래 대한 민국의 왕을 만나러 왔던 거잖아! 오케바리~! "저.. 이상한 질문 같지만, 들어보시겠어요?" "폐하는 어디계신가? 할터?" "응?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 아, 바키양, 혹시 폐하 보셨나요?" 황국 제일의 무대포 바키는 조용히 웃으면서 말했다. "그보다, 저기 저 까만 거 뭐지?" "적 같은데요...? 깃발을 보니, 트라이너의..." 모두 똑같이 이야기 했다. "젠장!" "빨리 전열을 가다듬어라...? 어라라? 저것들 뭐하냐?" 트라이너의 정규군은 피로 범벅하고 있었고, 남은 병사도 제대로 건사하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재들 어디서 한 판하고 왔데냐?" 케자로는 조용히 그들에게 홀로 접근했다. 이지리스는 절규했다. "야! 미쳤어! 밥 줄께!" 케자로는 적진에 한가운데 가서 한 마디 했다. "한 판 더 할까?" 적장의 얼굴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항복...!" "말해보거라, 아가야. 내게 뭔가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가 아는 한도안에서 대답해 주마." -우... 근래 만난 사람 중 외모만 제외한다면 가장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로군.- 그렇구나...! 이렇게나 늦게 알아차리다니. 흠. "네. 먼저.. 혹시 하얼빈이라는... 아니지. 하얼삔...인가? 음.. 아세요?" 나로서는 매우 조심스런 질문이라는... "음.. 그래. 알지. 그런데 나와 같은 곳을 이야기 하는 지는 모르겠구나." "조선 아시죠? 명성황후나, 아, 그래! 세종대왕!" 그는 나직하게 웃었다. 웃음은 조용히 낮게 울러 퍼졌다. "하하하.. 그래. 너도.. 나와 같은 곳에서 왔구나... 그래. 난 사실 죽었어야 했다. 아, 내가 무슨일을 했는지 알고 있느냐?" "예. 일본의 나쁜 아저씨를 죽였죠." "죽었더냐? 그래... 그는 우리나라를 망하게 한 사람이지. 죽어도 싸. 하지만 말이다. 죽어야 할 사람이 있는 건 아닌데... 이렇게 나이를 먹으니 이젠 젊은 시절 내가 했던 행동이 옳았던가 하고... 후회한단다." -뭔 이야기야!!! 나에게 누가 배경 설명을!!!- 넌 그냥 찌그러져 있어! "저흰 옳다고 배웠으니까요. 1945년 광복이 되었거든요. 헤헤헤." 분단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게 좋겠지. 훔. "다행이구나. 하하하! 항상 고민하고 있던 일이란다. 그래. 그래서 날 보고 싶었던 게냐?" 그렇지. 사실 난 죽을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그 멍충이 신이 그러지 않았는가? 그걸 물어 보러 왔다는 거 아니겠어? "아니요. 사실 거의 확신하고 있었어요. 다만, 마법 저항에 대한 소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바스로 시집왔다던 라 헤일이지 황후에 대한 이야기도요. 그녀는 마족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왕족들은 다 단명한다던데... 정말 그렇습니까?" 그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 뒤로는 약간 노란 색을 띈 광원이 기적처럼 우리의 주위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래... 순자...그아이가. 그렇게 되었구나." 순자...안순자. 크엑! -왜 그러냐? 얼굴이 뭐 씹은 거 같아.- "어디 아프냐?" "아뇨.. 괜찮아요. 하하하..." "흠. 그래. 사실이다. 내 피가 점점 연해지면서 이곳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 거지. 원래 나란 존재는 이곳에선 완전히 이질적인 존재이다. 이곳의 자연 법칙은 모두가 무의미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절대 마법 무위 능력인 것이다." 꼭, 궁극의 마법 병기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저, 저에게도 영향이 있나요?" "없다." 허탈한... -썩을 개쌔...죽여버리겠어! 괜히 사람 맘 졸이게나 하고!- 검의 맘이라.. "장담하건데, 넌 괜찮다. 나도 여러가지를 조사했단다. 그런 결과로 알아낸 것이 바로 외부 사람의 존재에 대한 것이지. 왜 우리가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내 생각엔 신의 실수가 아닐까..." 문제는 그 신이 아주 멍청해서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지. 말은 무지 그럴 듯 하게 하면서 말야. "아, 하지만, 저 한 번 쓰러졌었는데요?" 그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음.. 어디보자. 내 마법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상하군." 그래서 나는 신 이야기를 죽 해주었다. "흠... 내 직감인데... 신을 믿지 마라. 그는 우리의 신이 아니다. 그 점을 명심해라. 이곳은 전혀 다른 세계다. 그러니까.. 음? 저기서 무슨 일이 있나본데... 안가봐도 되느냐?" 엑! 맞아! 내가 없어졌다고 또 난리겠군! 난 안중근 의사님에게 손을 뻗었다. "같이 안가실래요?" "하하하. 아가야. 나의 얼굴을 봐라. 하나도 늙지 않았다. 머리나 이런 것들은 자라지만, 늙지 않는다. 자연의 기운이 스며들지 않는다. 이상하게 보일 테지." "뭐, 아저씨가 그렇다면 저도 그럴 텐데요 뭘. 그럼 상관없잖아요? 잘 아는 분이라고 하면 무사 통과에요. 가요." 그는 내 손을 잡고 조용히 일어섰다. 난 오늘 글에서나 보던 안중근님을 만나고 이야기 하고 손도 잡았다. 큭...! 살다 보니 별일 다있다. 27-1. 요새전투... 역시나 그렇다. (역시나, 전쟁 같지도 않다... 헉...삼국지 쉐븐도 그렇더만 뭘. 흥. 어떻게 전술이 몇개로 끝난다냐...적어도 은하영웅전설정도는...) "어이~" "어이가 아닙니다! 전하는 도데체가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까! 어이하여 그런 엽기적인 사건이!!! 세상에 적군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몬스터와 싸운 덕에 우리가 이겼는데!!!" 사린, 코에서 김나와. "아, 하지만, 걔들이 잘못했지. 왜 몬스터 굴에 가서 싸우랬나? 난 시킨 적 없다. 뭐." "쿠악!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저번의 납치 사건을 잊으셨단 말입니까!!! 그리고 그 옆의 음침한 사람은 누굽니까!" -아.. 검날 떨려. 짜식 어지간히 소리도 지르네... 그려.- 동감이다. "아, 이분은 나와 잘 아는 분이셔. 그럼 잘 부탁해. 잘 모시고." "하하하. 자네 이름이 사린 로히네르인가? 참 여자 같은 이름이네. 로히네르라니. 하하하. 참 여자다운 이름이야. 엉? 남자였나? 망신살이 뻗었군. 저렇게나 머리를 기르고 있다니." -역시, 우리 파티엔 정상인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했지.- 나이드신 분이잖어. 너가 이해.... 너가 더 많잖아? "케자로, 앞으론 어떻게 될 거 같아?" "예. 아마, 한차례 전투가 더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바로 대한민국 군과 합류하겠죠." 그 때까진 어떻게든 버텨야지. "격전 예상지역은?" "예. 아마, 저희 쪽 요새가 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음. 그렇군."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슬슬 열받기 시작했다. 왜.. 우리군 막사에선 추정과 그럴 겁니다...가 제일 많이 나오는 거냐! -야, 너 코에서 김샌다. 졸린가 보지?- 우....아냐! 역시, 한낱 미물 따위가 이 지엄하신 인간님의 말을 알아듣긴 좀 무리가 있었지? "좋아... 가자." 이리하야... 또 이런 웃기지도 않는 전쟁을 해야 하는 거냐고.. 흑. 흑. 넘해. 난 왜 이런 웃기는 나라에 온거냐고.. 흑. 검도 주절 거리질 않나. -사나이의 로망을 다오!- 너의 로망은 그 뭣이냐, 이쁜 아가씨와 함께 아니었어? "요새군." "그렇군요." "그렇네요. 안들어가시고 뭐하십니까?" 안중근님과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고 우린 도개교를 열고... 주제에 도개교 까지! 요새에 들어갔다. "시즈프인가? 이곳이 바로 나바스의 최고의 요새로군..." 아주 오래된. -거의 국가 건국과 동시에 세워진 곳이야. 아주 유서 깊은 곳이지. 그래. 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생각났어.- "응. 말해봐. 방도 더럽게 좁군." -응. 역시나, 첫째 아들과 둘째가 있었지. 근데 어느날 이 요새를 짓게 된거야. 둘다 서로 짓겠다고 싸우기 시작했지. 그래서 왕은 둘이 같이 지라고 명했어.- 듣기 싫어진다.. 혹시 이번에도 돈 들고 튄거 아냐? -그런데, 문제가 생겼지.- "뭔데...?" -예산이 안됬어.- 오나가나 돈이 문제라니까... "그래서? 이렇게 모든 걸 좁게 진거야?" -그렇지. 하지만 져 놓고 보니까, 쓸만 하지. 창이 좁고, 예전의 요새들은 모두 무식하게 컸었거든. 도개교도 대단히 좁게 설계되어서 적의 진입이 어려워.- 그래. 문제는 우리 병사들도 들어올려면 힘들어서 저렇게 아직도 들어오고 있으니까... 흑. -완벽한 요새야~!- 그 아들 중에 한 놈이 너... 아니냐? 무시무시한 의문을 가슴에 품고 다음날 아침, 성이 침묵에 잠겨 있을 때, 한 사람이 조용히 도개교에서 마법을 외우고 있었다. 그는 바로 바키였으니... "뭐해? 이 새벽에?" "헤에. 파즈야 말로. 너처럼 잠 많은 애가 왠 일이냐?" "응. 그냥 심심해서." 사실은 검 때문에 시끄러워서 자길 포기했다. "그래? 지금 여기다 악어 풀고 있어. 한 백마리쯤 풀까?" 갑자기 땀이 흘렀다... "저.. 그럼 나중에 우리 군은 어떻게 나가?" 그녀는 잠시 생각했다. "그건 그 때 가서 고민하지. 뭐. 그럼 난 다시 저 쪽에 간다." 따라갈 용기가 안난다... "아, 아가야. 이곳에서 무얼 하느냐?" "앗! 안중님?" "그래. 춥지도 않느냐?" 그는 나보다 더 얇아 보이는 옷을 입고 있다... 아니지, 저 두건 달린 보자기옷은 의외로 따뜻할 수도... "겨울이 전쟁하기는 제일 좋지. 전염병이 돌거나 하지는 않지 않느냐? 참, 나바스는 지금은 이곳보다 더 춥겠구나." "네. 참, 어떻게 살아나신 거에요?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옥사라고 알고 있는 데 말야. "그건.. 중간에 호송되던 중에 친구들의 도움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나 대신 달느 사람이 죽었지만 말이다...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헛될 수 가 없단다." 음... 음. "결혼도 그렇단다. 내 자녀가 죽는 것을 보는 것도.. 슬픈일이란다. 자식은 부모를 땅에 묻고,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단다." 에.. 에.. -역시 사람은 살 만큼만 살아야해.- 얘기가 그렇게 되냐? 뭐,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저.. 제가 마도에 가서 살 방도를 연구해 올게요. 약속할 께요." -뭔짓이야! 쓰잘데기 없는 소리하지마!- 할아버지의 눈에는 빛이 스쳤다. "가면 넌 죽는다. 맞아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지? 그냥 살렴. 나도 마도에 가려 했지만... 실패했단다. 그래. 너같은 아이에게 고민을 하게 했구나. 미안하다. 난 이만 가보마. 쓸데 없는 생각은 하지 마라." 할아버지의 그 처절한 뒷모습을 검탱이 너도 봐야 했어!!! 에잇! 까짓거 죽기 아니면 살기지 뭐! "후후후.. 구십 팔마리. 구십 구마리. 백마리. 됬다. 어? 파즈 뭐해?" 무섭다... 백마리 채우다니.. 난 황급히 방을 썼다. 그 방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악어 조심.] -절묘해.- 당연하지. 누구 솜씨인데. 후후후. -근데, 저거 뭐라고 쓴거냐?- 그렇다.. 난 이나라 글자는 잘 모른다. "다시 쓰지 뭐.. 하하하.. 에이.. 어머니!!! 왜 절 어휘능력이 없게 낳아 주셨나요!" 그렇게 아침 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큭. 27-2. "우웅... 졸려. 야, 깨우지마... 졸립단 말이다. 우리 국민은 잘 수 있는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땅에 태어났단 말이다." -그런 사명이 어디있냐? 파즈야, 나도 깨우고 싶진 않지만, 어제 만난 대한민국의 그 겉만 20대인 할아버지가 난리도 아니다. 늙으면 잠이 없어진다더니, 정말인가보다.- 갑자기 뭔 소리래? 나도 눈꼽을 띄고 부시시하게 일어나서 밖을 보니, 밖에서 그 위대하신 안중근 열사께서는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필살 마당쓸기... "저, 대한민국분이시라면 사절에 해당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부지런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덕에 저희 정찰조는 아주 일찍 일어나서 임무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가만... 정찰조는 보통 잠도 잘 자나? "저, 사린 그 정찰조는 언제나 잘 자고 늦게 일어나고 그래?" "예. 당연하게도 그들은 항상 임무에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특별히 저희는 그들의 고충을 헤아려서 일찍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전하? 왜 그러십니까?" 어쩐지.. 정보가 불확실하다 못해서 알 수 없다 했다. 역시나, 정보력은 첨단 미래사회를 가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맞아. "좋아. 좋아. 그래. 언제쯤이면 적들이 들이 닥칠까나? 오늘 안에는 올 것 같아?" "음.. 이 앞에는 바로 국경이니 언제든지 올 수 있겠죠. 아마, 다음에 공격해 오는 군대는 아젠의 기사단일 확률이 높습니다." 별로 좋은 기억이 나지 않는 아젠의 기사단이로군... 엄청 강해 보이던데.. 만약 쳐들어 오면 저번과 같은 요행은 아무래도 무리겠지? "아, 그럼 우리 작전은 뭐야?" -왜 그런 걸 묻고 그러냐...- 나도 왠지 후회하고 있다. 그런데, 사린의 얼굴은 매우 진지한, 안면근육 60퍼센트정도가 경직되고 있다. -음... 왠지 기대되는데.- 나도 기대된다. "적군이 쳐들어 오면 열심히 막고, 적군이 물러가면 추격한다. 입니다." 어디선가 찬 바람이 불어왔다. "으... 그래? 그럼 적군의 주력은 기마병이야, 보병이야?" 사린은 정색을 했다. "전하, 그들은 아마도 기마병, 보병, 노병(활을 쏘는 병사)중 적당히 섞어서 구성될 것 같습니다." -어이, 저기 밖에 날씨 좋은 데, 가서 바람이나 쐬자. 머리가 지끈 거려.- 좋은 생각이다. "그래. 알았어. 그럼 잘해보자고, 난 잠시 나갈테니...잠깐, 사린." "하명하실 일이라도..." "추격할려고 해도, 저렇게 요새 주위에 잔뜩 악어를 풀어놔서 어떻게 추격하려고 그래?" 그는 껄껄 웃었다. "하하하. 전하,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전멸시키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그럼 어떻게 되는데?" "우리가 먼저 전멸하겠죠. 상대가 아젠의 기사단인데요." 땀난다... "걱정하지 마십시요! 곧 원군이 도착할 것입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원군이라는 사실은... 모두 잊은 건가보지... -피곤하다..- 사린의 황당무계 전략을 들은 나와 검은 허탈해 하면서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많은 병사들이 있었다. "어, 영민이로구나. 허허허. 그래. 잠은 잘 잤느냐?" 나름대로이지만.. "할아버지는 안녕히 주무셨나요?" "나야 뭐. 하하하. 늙으면 잠이 없어지는 구나. 그보다, 저쪽에 모래연기가 나는 걸 보면 아무래도 곧 적군이 들이 닥칠 것 같구나. 그래, 작전은 잘 세웠느냐?" 땀난다.. .열 정보원 보다, 전직 스파이... 아니지, 테러리스트 하나가 났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지리스! 가서 작전회의 소집해!" "예? 예이~" -적이 들이닥칠 때나 되어서 작전회의라니.. 어떤 면에선 무적이다...- 걱정마. 나중에 우리 군이 위급해지면 붉은 머리 사신을 내보내 드리지. 후후후. "적군의 예상진로는?" "우리 요새입니다." "현재 적군의 동태는?" "달려오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싸울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현재 적군은 아젠의 기사단으로 추정되며, 그 강력함은 거의 대륙 최강입니다. 그리고, 아마 우리 군을 초토화 시키는 목적으로 파병된거 같습니다." 왠지 땀나는 상황보고 였다. -하나도 도움이 안된다.- "이번 전투의 목적은 요새방어다. 좋은 의견있으면 내놓도록." 당연한 일이지만, 회의는 사린의 주제하에 움직이고 있었다. 나? 난 나야... 가 아니라, 사실 내가 할 일이 뭐가 있냐? 아는게 있어야 뭐라고 해보기라도 하지. "적군이 오면 협상을 먼저 해볼까요? 아무래도 용병단이니, 돈만 많이 주면 움직일 것도 같은데." "다링, 그 곳은 대단히 자긍심이 높은 곳이야. 돈에 움직일리가 없어." 흐흠... -밖이 소란해 졌다. 무슨 일이 있나본데? 나가봐라.- 밖에 내다보니 어느새 새까맣게 적군이 몰려와있었다. 깃발은 아젠 특유의 그 푸른색 성의 무늬가 그려진 그림이었다. 그들은 잠시 요새의 앞에서 정지했다. "적 출현! 적 출현!" 은하영웅전설식으로 표현해 보면.. 이노마이데스...(이너미(영어)-적, 데스-입니다.)로군. "각자 전투 위치로!" 사린의 말에 모두들 그대로 굳었다. 그렇다. 어제 밤새 들어오느라, 아직도 요새내 방위 구역을 정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아, 그럼 다들알아서!!!" 아... -확실히 지긴 지겠군...- 이젠 나도 모른다. 하기사, 언제는 내가 알았던 적이 있겠느냐만은... "와와~~! 으악~!!! 괴물이다!!" 비명이 울려 퍼졌다. 바키가 푼 악어는... 마법에 걸려 있었다. 히든 마법. 몸이 보이지 않았다. "저게 뭐냐! 으악!" "사린경.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리도 나갈 수 가 없습니다." "음... 잠시 상황을 지켜 봅시다." 적들도 서서히 다시 뒤로 물러났다. 코 끝으로는 악어 비린내가 풍겼다. -지금쯤 적들은 무슨 악마를 풀어놓은 줄 알거다.- 바키가 악의 화신 쯤 되는 건가? "하지만 이대로라면 대치상황이 계속되는 거잖아. 왜 이렇게나 피곤하게 전쟁을." "적군에서는 궁병과 마법사를 내보낼려나 봅니다." 병사의 말이 울리자 마자, 곧이어 마법 공격이 성에 닿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활약 덕에 아무 일도 없었다. "후후후. 내가 다 막아주지! 우후후후~~" 대한민국의 초유의 대왕. 안중근 열사께서는 와프까지 사용해 가면서 절대마법 무의 능력을 잘 활용하고 계셨다... "응? 비가..." 서서히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폭우가 되어 내렸다. "이래서는 당분가 싸움도 못하겠군. 응?" -아래 뭔가 이상한데..- 도개교 아래 냇물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으악!!~ 살려줘!" 성 아래는 물에 떠낼려 가는 사람과, 악어를 피해 도망가는 사람으로 인해서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역시... 평소에 배수공사를 잘 해 놓아야 하는 거였어.." "장마철에는 전쟁을 하지 않는게 좋잖습니까?" "지금은 겨울인데.. 아무래도 이곳은 기후가 우리나라에 비해선 남쪽이라 따뜻하니까..." 적군들은 다들 정신을 못 차리고 쓸려가고 있었다. 물은 갑작스럽게 불어났다. 그리고, 주로 기병인 아젠의 기사단은 급류에 휩쓸렸다. 어디선가 몇몇의 소리가 들려왔다. "자, 내손을 잡아!" "으.. 난 틀렸어." "너라도 살아야지. 잘 있어. 그리고... 잘가. 난 영원히 너와 함께 할꺼다." "으.. 닭살 돋아! 앗! 으악!!!" 물살에 휩쓸려 갔다. "비가... 끝없이 올 듯하군.." -황당하다.- 비는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남은 것은 마법 풀린 악어들과, 시체들 뿐이었다. 그리고 어찌 되었든. 우리 군은 다시 일 승을 추가했다... 장마철 전쟁은 역시... 안좋다. 27-3. "여하튼 이겼군." "그런가 봅니다. 또 적군이 쳐들어 오면 어떻게 될까 모르겠습니다." "그보다, 악어는? 다시 우린 대한민국 쪽으로 가야 되는데 이래서야 나가지도 못하잖아?" 사린은 밖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의 눈동자는 반짝거렸다... "베르네양께서 지금 현재 악어를 헤치우고 계십니다." 적어도 악어가죽 문제는 없겠구만... 혹시 오늘 저녁!!! "오늘 저녁 메뉴가 악어 구이 스페셜이나 그런 건 아니지...?" -내가 입이 없는게 다행이다.-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날 난, 저녁을 굶었다. 아주 배가 고팠지만 말이다. -야, 배 안고프냐? 쫄 쫄 굶었잖어?- 고파서 죽을 것 같습니다요. 그래서 이렇게, 주방으로 몰래 가고 있잖어. -아... 지금 주방 가는 거 맞지. 젠장, 나바스 황가의 절대 수치다.- 굶어죽는 것보단 낫다고. "냠냠냠. 야, 검 이것 되게 맛있다. 왜 이런 과일은 숨겨 놨을까?" -낸들 알게 뭐냐? 그나저나, 정말 이상하네. 왜 과일은.. 혹시 독을 탓다거나... 한 건 아닐 텐데 말야. 되게 배고팠구나. 어여 먹어라.- 그렇지 않아도 우적우적 씹어대고 있다. 이제야 좀 살것 같군. 도대체가 이상한 걸 먹으라는 게 문제 아냐. 여긴 가뜩 이나 입맛도 영 황인데 말야. "그나저나, 왜 신이 요즘 안보이는 거지? 추궁할 께 잔뜩인데 말야." -찔리는 게 있나 보지. 나쁜 시키.- 흐흠...뭐에 찔렸냐? "검, 만약에 말야, 내가 죽으면 어쩔려고 했어?" -뭘 어째. 그러려니 해야지 뭐. 또 어떤 어벙한 놈에게 붙들려서 베고 또 베고 하고 있었겠지. 뭐. 근데 신은 왜 그런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했을까?- 심심해서가 아닐까... 오래 같히면 원래가 이성을 잊게 되는 법이라고.. -웅? 방금 무슨 소리가...- "누구냐!" 나바스 건국이래 최고의 개망신 순간. 황제가 밤중에 자다말고 과일을 씹어먹다 들키다... 그것도 할터와 바키에게... 이 둘은 왕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떠벌이가 아닌가... "어라라, 영민아 여기서 뭐하는 거야? 어라, 그 과일은 다 뭐지?" 그러나, 바키는 그리 개의치 않았다. "전하. 밤이 깊어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와 보았습니다. 그런데 뭐하시는 겁니까?" 만에 하나, 여기서 내가 배가 고파서 그랬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라. 악어스프를 내게 건내지 않을까... -음. 주인의 개망신 순간이군.- 나는 즉시 멎적은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사과를 내밀었다. "하하하. 이거 먹어봐. 더럽게 맛있어. 사실은 밤에 모두 걱정이 되서. 하하하" 왠지 공허했다. "흐흠. 그래? 맛있네. 그래도 밤에 먹으면 살쪄. 너 혹시 돼지가 되고 싶은 거냐?" 돼지가 될리도 없지만 서도.. 여기와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했잖어. "음. 그래! 바키! 나에게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왠지 겁이 난다.- 이건 정말이지. 나 하영민의 울트라 스페셜급의 최고의 계획이야! 이 지구상의 어떤 것보다는 가장 흥미로운 계획이라 할 수 있지! "뭔데?" "요리대회를 여는 거야!!!" -...이젠 볼장 다 봤군.-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무섭게 번쩍였다. "파즈..." 무섭다. 갑자기 어디서 한기가.. "으..응?" -빨리 목숨만 살려 달라고 빌어. 그럼 살 수 있을꺼야.- 정말 그럴까.. 이거 왠지 분위기가. "좋은 생각이야. 후후후후... 나의 스페셜 요리를 맛보게 할 수 있겠어. 음하하하~~!!!" 이렇게 되었습니다요. 할터는 왠지 나를 원망하는 것처럼 처다보았다. "뭘봐?" "아니요. 단지, 그동안 악어나 쳐야 겠군요. 허휴휴.." 그리고,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쉬곤.. 사라졌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내가 의견을 내놓고, 바키가 찬성 극렬지지하자, 당연하게도 사린 총대장은 찬성했다. "그것참! 마침 병사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는 대회라고 생각됩니다!" 어디선가,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하지만 저희군은 빨리 대한민국에 가서 전쟁을 해야 하지 않았습니까?"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누구냐? 어째, 존재감이 거의 전무하군.- "아닛! 당신은 혹시!" 사린이 아는 척을 하고... 유명한 사람인가? "시지프의 푸른 기병단장! 왜 이런 곳에! 아닛! 혹시 이곳은?" 무슨 이야기란 말인가.. 왜 혼자 놀라고, 혼자 소리지르는 거냐... "예. 전하. 전 카리거입니다. 기병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쿨럭 쿨럭.." 왠지 건강이 많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 거기 서있는 거 좀 불안해 보여. "시지프 요새로군요. 맞죠?" "예 전하. 쿠헉! 죄송합니다.. 몸이 좀 안좋아서.. 하하하.. 큭.." 금방 죽을 것 같아... 이 군은 확실히 무적이다. 어떤 방면에선 말이지. "뭐 여기가 어디든 상관없으니까, 요리대회나 열자고. 흐흐흐흐.. 난 심사위원할래." 왠지 좋아보인다.. "저, 저도요!!!" -먹을 것을 가만히 앉아서 먹자는 건가...- 하여튼, 적국이 바로 앞에 있는 풍전등화... 라기 보단, 바람앞에 형광등인 우리 요새는 어찌되었던간에 요리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말조야.- 말과 새가 같이 날 수 는 없단다. 검아. 우히히히. "친애하는(앞에서도 말 했지만, 항상 이렇게 하는 편이 좋다. 모르는 사람을 모른다고 해봐라. 이렇게 되겠지. 모르는 여러분! 얼마나 황당한가? 역시.. 친애하는이 최고야. 최고.) 나바스의 병사여러분. 여러분의 성원아래서 이렇게 요리대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아자! 가자! 하자!!!" "와~아~" 모두는 열광했다. -음... 박수부대를 동원할 줄은... 야, 병사들 반응도 없는데, 혼자 쇼하냐?- 음.. 할 수 없지. 모름지기 군인은 외박과, 먹는 게 최고다. "승리하는 부대에는 무조건!!! 술을 내린다!" "끄악!!!" "사랑해요!!!" "전하 만세!!" 아주 열광을 해라. 열광을. "저, 전하께서는 여기 앉아서 구경하시죠." "음. 돌아다니면서 잘 하나 봐야지." -본심은 돌아다니시면서 뺏어먹을 속셈이지. 뭐. 다 알고 있다고. 형씨.- 검의 말투는 이제 조폭의 수준을 취하고 있었다. 미치겄다. 검 말투가 이렇게 험해지다니. 어디 검 말투 교정소는 없나? 슬픈 일이야. "야, 이지리스 뭐해?" 이지리스, 케자로, 다링, 세트와 할터는 한 팀이었다. 이른 바 붉은 닭의 팀... 닭이 맞다. 닭...요리인가? "예! 저흰 닭 요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헤헤헤." 음.. 붉은 닭이라. 기대 해야지. 에휴휴... 아예 부대 이름을 저렇게 바꾸면 재미있을 텐데. -음. 저기 적색의 바람의 기사단은 규모가 대단하군. 으리으리해. 근데, 좀 울상이다.- 왠 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케이크의 이름을 물어보고 싶어진다. "음. 사린. 이 케이크는 이름이 뭐야? 한 5단은 넘는 거 같은데?" "예. 총 7단으로 구성되는 이 케이크는 웨딩 케이크 입니다~!" 음.. 음... "잘해봐." 그 케이크엔 작은 인형까지 들어가 있었다. 도대체... 언제 저런 걸 다 만들었냐. 이젠 정말 무섭다. 무서워. "음. 푸른 기병단은 뭐하고 있는거야?" 기침하는 아저씨는 보이지 않는다. 아마, 아파서 드러 눈게 아닐까? -물고기 같은데...- "예! 막 잡아 올린 상어입니다." 상어. 왜 그런 게 여기 있냐!!! 여긴 내륙이란 말이다!!! "어디서 잡았는데..." "아, 저기 도개교 아래서 낚시로요." 뭔가 이상해 지고 있는 요리대회다. 다시 병사는 멎적은 웃음을 흘렸다. "설마 그렇겠습니까? 어라, 믿으셨습니까? 사실은 어떤 젊은 남자분이 주고 가던데요? 저희 푸른 기병단은 대부분 해물 요리를 무지 좋아하거든요. 하하하." 그랬어? 음... -수상한 요리대회야... 이런 대륙한가운데서 어디서 요리 재료가 났을까... 그 젊은 남자 혹시 신 아냐?- 아마 그럴 꺼야..어이가 없다. 27-4. 요리대회는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전쟁 중에 이런 짓 하는 부대는 우리 군 밖엔 없을 꺼야... 처음에는 별로 좋아하진 않던 병사들도, 술에 목숨 걸었다. 술이 뭔지. 음. 나? 난 미성년이다... -음. 좋은 분위기다. 모두 전쟁을 앞에두고 저렇게들 밝은 모습이라니..- 안중근 열사께서 다가오셨다. "음. 대단하구나, 이런 대회를 다 열고. 뭐, 모두들 스트레스 해소는 만점이겠구나. 허허허." 노인네 웃음. 겉은 20대인데, 속은 썩었다... "그렇다면야 다행이라고 해야할 일이죠. 뭐." "그래. 참, 너흰 운이 정말 좋구나. 아까, 할터경에게 여지껏의 전투 경과를 들었는데, 수성대교가 무너진 것부터 시작해서, 안 나온 자연재해가 없구나." -다리가 무너진 것은 신재지. 신이 지었으니까... 뭐, 직접 진 것은 아니고, 청탁을 해서 지었다고 하지만은...- "그런 가요? 하하하.. 운이 무척 좋은 셈이네요." "그래. 앞으로도 걱정하지 말거라. 설마하니, 이렇게 운 좋은 부대에 또 무슨 일이 있겠냐?" "그렇네요.." 앞으로는 하늘에서 드래곤이 불을 뿜어도 난 놀라지 않을...엉? "용이다!" 하늘에서 파란 용, 빨간 용, 하얀 용이 내려옵니다. 크레용은... 용이 아닙니다. "이런 젠장...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폐하를 보호해라!" 라곤 해도.. 가만, 나와 안중근님은 일단은, 황제니까... 그럼 여긴 로얄석!!! -무슨 허접한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도 어서 튀어!- 에휴... 이것 참. 이젠 이신점심... 이몸이 점심을 먹는 경지..아니지.. 빨리 도망가야지! "폐하! 이 이지리스가 전하를 보호하겠습니다!" 왠지.. 더 무서움이 느껴지는데. "응. 알었어. 알았으니까.. 어라라? 필살 불뿜기다!!!" 이렇게 중얼거릴 여유가 있는 거 보면 그렇게 빠르진 않은거 같군. -쳇!- 붉은 색의 화염이 내가 있는 자리에 작열하는 순간, 역시나, 급하면 나타나는 나의 궁극의 필살 소환 검...이지? 검군이 등장했다. "덤벼라! 용!" 꼭, 짖어라, 멍.. 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뿐이지? "전하!" 케자로도 달려왔다. 우리군은... 아주 질서 정연하게... 밥을 먹고 있었다. "어차피 드래곤이 저렇게 많은데, 피할 곳도 없고 여기서 배터지게 먹을라구요." 한 병사의 말이었다.. 정말 땀나는 부대다. "어라라?" 검이 다시 멋지게 검술을 화려하게 하고, 안중근 열사의 손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많은 병사들은 여유롭게 구경했다. "우와, 불꽃놀이네요." "흠! 나도 질 수 없지! 바키 스페샬!!!" 이봐.. 누가 좀 말려... [불. 꽃. 의. 작. 열. 하. 는. 화. 살] 불꽃은 정확하게 용에게 적중했다.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큰 새가 많다..." 그리고, 신이 등장했다. 공중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저쒜끼 먼저 패버려야 한다! "건방지군. 내가 있는 진영에 화염을 퍼붓다니. 후후후... 역시나, 당에게 붇기로 한 건가?" 검은색 드래곤의 위에 한 소녀가 타고 있었다. 바로 드래곤 이었다. "어리석고 멍청하고, 띠벙한 데다가 건방지고, 할일없고, 재수없고, 육시를 할 이런 건방진 신자식! 죽어버려라!!! 당은 찾을 수 없었지만! 너나 저 멍청한 인간을 죽이는 건 쉬운 일이다! 으하하하!!" 나는 재빨리 이지리스를 바라보았다. "너, 저 어린 것한테 무슨 몹쓸 짓이라도 했어? 왜 저렇게 열받았다니? 멍청한 인간이라면 너잖아?" 이지리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상하네? 그 때 머리를 예쁘게 해준다는 게 맘에 안들었나? 내 딴에는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음.. 하늘을 보니, 드래곤의 머리는 숨펑 숨펑 잘려 나가 있었다... -나라도 열받겠군. 근데, 마력을 잃었나? 왜 저런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나 모르겠어.- 글쎄다.. 왠지 신이라면 알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어이~ 사기 신!" 그는 즉석에서 나를 바라보았다.지가 사기치는 건 알긴 아나보지? "어, 알았냐?" 저 태연한 얼굴이란... "그보다, 저 드래곤 마법 못 써?" "응. 잘했지? 칭찬해줘~" "나... 이만 들어갈까 봐. 갑자기 머리가 지끈 거려." "하하하. 재미있구나. 허허허." 나도 조용히...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어떻게든 진정을 시켜야 할 꺼 아냐." "음. 그렇군요. 하지만 어떻게 진정을 시켜 줄까요? 음.. 다시 머리 해준다고 할까요?" 왜 이지리스에 대한 살의가 물씬 물씬 솟아 오르냐... "어이~ 드래곤! 이 오빠가 잘 못했어요~ 앞으로 이뻐해 줄께~" 이건 또 뭐야... 난 조용히 검에게 한 마디 했다. "전면전 준비해... 에휴휴." 검도 자신의 검을 비장한 각오로 바라보았다. "걱정마. 내가 있는 한은 너에게 아무도 덤비지 못할테니." 드래곤은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폭풍전의 고요랄까... "정말...? 잘 해줄꺼야?" 어라라? "응, 응. 자, 어서 내려와, 오빠랑 같이 놀려고 그랬지? 안 놀아 줘서 심심했구나? 자, 오빠랑 요리 하자~ 붉은 닭요리. 어때? 맛 있겠지?" 드래곤은 방긋 웃었다. "응!" 할 말을 잃었다... 다시 요리대회 속개다.. "이거 참... 미안하게 되었다. 인간의 황제여." 이봐. 그럼 꼭 내가 인간이라는 종족의 통칭적 황제가 된 기분이 들잖어. "에.. 별 말씀을요. 애들은 원래... 가만, 원래 애 맞아요?" 그리고, 원래는 케자로를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물론 인간의 나이보단 많지만, 아직 어린 용이지요. 하하하. 잘 부탁 드립니다. 이로서 우리 용족은 근의 편을 드는 것으로 하지요. 사실, 당은 찾을 수 도 없더군요. 어디서 뭘하는 지 원." 그 거대한 흑색의 용은 서서히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사라졌다... 음. 피해는...드래곤들 약간 긁힌 거와, 우리 성에는 약간의 혼란... 하지만, 애초의 사기 따윈 없는 병사들이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 일도 없었다... 기뻐해야 하냐? "케자로, 원래는 널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그는 빙긋이 웃었다. "전 원래가 경쟁의 상대로 인식되기 마련이여서... 특히나 애들이 잘 따르지는 않습니다." 하기사, 저런 음침한 놈보다는 푼수 이지리스가 낫다... -우습구만..- 넌 또 언제 들어갔다냐? 정말 잽싸다. 이렇게 수다떠는 동안 지상 고금 최고의 사기 신이 내려왔다. "하하하, 별 일 없지?" 죽이고 싶다. "모두 건강해 보여서 말야. 하하하하. 어라, 영민 얼굴이 왜 그래?" 그에게, 바키에게서 전수받은 필살 죽음의 턱주가리 패기 킥을 날렸다. -음. 타격성 공격법이군.- 못알아 들을 소리를 하지 말어라. 나는 검 끝으로 신을 찔렀다. "이봐, 어서 일어나. 나와 모두를 걱정시킨 댓가를 치뤄야지. 어라라?" 그는 기절해 버렸다. -음. 신 주제에 허약하군.- "그래서 지혜의 신인가? 하지만, 그렇게 똑똑하지는 않은데 말야. 흠." -맞아. 멍청하기로도 거의 최고인데 말야. 어떻게 하다 신이 된거야?- 나도 궁금했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의 머리위에 의구심을 심어주고, 요리대회는 성황리에 드래곤이 속해 있던 붉은 닭의 요리가 이겼다. 이것은 순전히 드래곤의 보복이 두려워서라고.. 역시 사람의 배경은 무시 못하는 법이다. 28-1. 도적단 방 안에는 나와 신, 지혜의 신과 영민이, 건빵신과 파즈, 나바스 황제랑 근이있었다. 단 둘! 과 검이 있었다. "어서 변명해 봐. 신. 댁은 왜 나한테 그런 말도 안되는 헛소리 뻥을 친 거지? 대한 민국에 가면 들통날 것을 말야." 그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저... 난 그저... 왠지 심각한 분위기를 연출해 보고 싶었는데 말야. 뜻대로 안되네. 하하하..(삐질 삐질)." 썩을...! -가만히 놔두니 저걸.. 우이그. 흐름을 흐르게 하는 자만 아니라면 그냥 콱 패버려도 시원찮군.- 음. 음. 그건 좀 곤란해. 아까도 한 대 맞으니까 뻗었잖아. 그러니, 검으로 때리면 죽을 꺼야. "저기 그리고, 마도에 가야 할 것 같아서 말야. 너는 그 순수 이계인이니까, 마법의 영향을 안 받잖아. 또 왠지 너가 가면 옵션이 많이 붙잖아." 왠 옵션...? "일단, 검이랑, 어, 맞다. 그 너의 추종자들 말야. 수많은 군사들과 함께가면 아무래도 마도를 초토화 시킬 수 있잖아. 안그래?" 그래 좋아. 근데 나도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라고. "근데 넌 왜 마도를 초토화 시킬려는 건데? 사실 신 입장에서 보면 특별히 마도를 초토화 시킬 필요같은 건 없잖아." -앗! 파즈. 너 머리가 간만에 잘 돌아간다.- 원래 똑똑한 몸이다. 움 하하하하! "음... 그건. 좋아. 할 수 없군. 내 힘을 도로 되 찾는 목적이 있어. 그래. 그럼 너도 너의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있지." 맞아. 처음 신과의 약속이 그거 였지. -뭔 소리야! 이제와서 어떻게 돌아갈래! 황제인데 말야!- 음. 난 원래 일개 고등학생... 그렇구나. 나, 갈데가 없어. "참, 그럼 왜 내가 쓰러졌던 거야?" "아, 그거? 내가 그랬어. 밥에 약간 약을 탓지. 후후후. 어? 그런 눈으로 보지마. 잠시 정신을 잃을 뿐이라고." 패버리고 싶다. -반 쯤 죽일거야. 말리지마.- 아무도 안말려. 검을 어떻게 마니? 난 쇠를 마는 재주는 없다고. "좋아. 좋아. 다 이해할께. 앞으로는 그냥 갑자기 사라져 버리거나 하지나 마. 알았지?" "웅. 앞으로 말 잘 들을께. 헤헤헤." 꼭 유치원 교사같은 분위기다... -저녀석 왜 저래?- 이젠 신이라고 하지도 않는군. "근데, 왜 나를 돕는 거야? 절대 마법 무위능력이라면 대한 민국에 가는 게 빨랐을 텐데." 그는 아주 천진하게 웃었다. 확실히 미남은 미남이야. "응. 그거야 당연히 너가 좋아서지." 꽤액! 난 에이즈가 싫어요!!!(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포즈로 하늘을 보면서 절규한다...) -... 저, 신. 끝까지 골치구만.- "난.. 그런 의미로 말한게 아닌데..." 그러나, 나와 검은 이미 그를 위험 인물 2호쯤으로 찍어두었다. 갑자기 그는 손바닥을 때렸다. "아, 모두 잊은 거 같은데, 신은 중성이야. 그러니 에이즈라니. 말도 안되잖아. 안그래? 하하하. 어? 어디가?" ... -...- 나와 검은 꽁지가 빠지게 도망 갔다. 십년 감수했다. "어라라? 어디가는 거야? 마침 중앙에서 서한이 왔어. 엘류시아 샤이난 대신이야. 그 잠옷 아가씨 맞지?" 바키는 빙글 웃으면서 나에게 편지를 전해 주었다. "음. 아, 그렇구나." "무슨 중요한 이야기라도 있어?" 나는 글을 못읽는다.. -음...- 검아, 어서 해석 해 줘! 내 주제에 외국어를 알리가 없잖어! -전문적인 중앙의 이번 인구와 세금의 상납 행태와, 당기 황궁의 지출, 전비에 관한 보고서한이야. 이런 건... 그냥 상식적인 보고 수준이라고.- 어려운 말이 한 순간 지나갔다. "왜 그래?" "응? 아, 중앙에서의 보고래. 너가 지금은 세무일을 하니까 읽어봐야 겠다. 너도 봐야지." "알았어!" 간만에 우리 요새에는 다시 평화가 감돌았다. 정말 얼마만의 평화인가...이지리스와 케자로의 명콤비는 여전히 요새를 휘젖고 있었다. 거기에 요새 최강의 존재 드래곤이 껴서 아무도 그들을 건들지 않았다. "아, 폐하 여기 계셨군요. 이젠 요새를 나가 원정에 떠나야 하는데, 도개교가 너무 좁아서 내일 출정일 경우, 오늘 부터 나가야 할 듯 합니다." 사린이었다. "에, 그렇게 해야 겠네. 그럼 그 동안의 안전은 어떡하지? 만에 하나 적이라도 나타나면?" "원래 악당은 정의의 편이 모든 준비를 갖출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그런.. 말도 안되는 논리가 어딨냐! 그리고, 누가 정의의 편인지 알게 뭐냐! 여기가 무슨 로보트 태권 브이냐! 합체할때까지 기다려 주게! "사린. 그런 엉터리 말고. 정보를 수집하라고. 그리고 정보원은 원래 힘들게 일하는 거야. 알겠어!"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참, 할터경은 어디계십니까?" -아까 주방쪽으로 가던데..- "주방으로 가는 걸 누가 봤덴다." "예. 알겠습니다." 검의 눈이 나보다 밝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는 나였다. 그건 그렇고, 밤새서 우리 군은 속속이 요새 밖으로 나갔다. 사린의 말처럼 적들이 우리 사정을 봐서 진격하는 건 아니고... 저번의 드래곤 사건을 그들도 봤을 테니, 아마 우리 요새가 박살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어, 전하 뭐하십니까?" "할터! 사린이 찾던데? 그나저나, 눈 밑이 검다. 고생하는 거 아니야?" 할터의 얼굴은 며칠 못 잔 사람 같았다. "예. 사실 잠 옷을 잊어버려서요. 이상하게 안 보인다고요." -그 물방울 무늬 잠옷을 말하는 것인가?- 허탈하다. 왠지 슬퍼진다. 증오스럽다. 밉다. 슬프다. 만감이 교차한다. "그래...? 잘 찾아봐." "알겠습니다!" 할터는 저쪽으로 사라져 갔다. 그런데... 누가 할터의 옷을 훔쳐 갔을까나? -옷 훔쳐간 녀석, 틀림없이 변태다.- 동감이다. "출진!" "와!" 병사들이 구름 처럼 몰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나중에 합류한 푸른 기병단은 대륙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아젠의 기사단과 거의 대등하게 싸운다고 한다. 그러나, 그거야 싸워 봐야 아는 거구. "저쪽에서 구름이 일지 않아? 케자로 뭔가 있는 거 같은데?" "뭔가 있는 게 아니라, 이곳으로 오는 중입니다. 아마도, 이곳 구릉지대의 명물인 산적이 아닐까 싶군요." 나같으면 군대를 상대로 저런 짓을 하고 싶진 않은데 말야. -음. 이곳의 도적단은 정규군과 싸워서 이길 정도라니까. 뭐.- 그런... 말도 안되는...! "우 워워! 우리는 차우사우 도적단이다! 나는 차우! 이쪽은 사우다!" "끼욧!" 무슨.. 말도 안되는...!!! 28-2. "우린 나바스의 정규군이다! 감히 도적단들이 어디서! 죽고 싶나?" 할터가 자신의 창을 휘둘르면서 앞으로 나섰다. 우리 병사들도 응원했다. "우, 정찰병은 뒤에 있어야 안전하다고요." 할터의 째려봄이 느껴진다. 이지리스. 맞는다 너. "음 하하하! 우리 도적 단에는 그런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자기 묻고 싶은 게 생겼다. "저, 그럼 뭐가 문제가 됩니까?" 차우라는 괴수는 몸을 크게 젖히면서 매우 과도한 동작으로 웃어 제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음 하하하!" "음 하하하!" 왜 도적단은 같이 웃는 건데... -미친 놈들이다. 피하자.- 왠지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 보니 바키의 표정이 심상찮다. "너희들, 맘에 든다!" 이런 말이 나올 거 같았다. 우... "산적이나 도적단은 밥도 굶을 때가 많지?" 도적단에는 커다란 동요가 일었다. "그.. 일급 비밀을 어떻게...!!! 넌 첩자구나!" 누가 도적단에 첩자를 보내냐! -저 미친 놈들은 도데체가...- "다 아는 수가 있지. 그리고, 너희들 사실은 매일 같은 놀이하고 놀기도 이미 지친게 틀림없어! 사나이의 뜨거운 청춘을 불사를 만한 그런 일이 없었지!" 왠지. 바키 입에서 나올 대사가 아닌거 같아. 어라라... 할터.. 안되는데... "그런 것입니까! 아! 앞으로 친하게 지냅시다! 저도 사나이! 여러분의 꿈과 희망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참아줘 여러분.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러니 막나간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이다. "자, 저 아름다운 하늘을 봐요! 도적질을 하기엔 너무 아름 답지 않습니까!" 내가 보기엔 음울한 하늘이었다. "오~ 그렇습니다!~" "자, 저희 군에 들어오십시요!" "와~!!!!" 이렇게, 우리 군은 차우 사우를 포함한 일련의 이상한 무리가 끼게 되었다... 뭐냐. 하여튼 인원은 엄청나게 불었다. "바키의 능력에는 다시금 경의를 표하는 바야." "후훗. 별 거 아냐. 다른 시킬 거 있으면 말 만 하라고." 할터는 차우 사우 일행을 붉은 달의 기사단에 편입 시켰다. 그래서 붉은 달의 인원은 무지 많이 불어 있었다. -어디선가 슬픈 노래가 들리는 듯 하다... 어라라, 할아버지 뭐 입고 있는 거냐?- 문득 안중근 열사의 옷으로 나의 시선이 움직였다. 서서히.. 그의 옷에 있는 물방울...할터의 잠 옷이었다. "저, 그거 할터씨껀데요?" "응? 아, 난 또. 늙으면 그저 이런 옷이 제일 편하지. 하하하.. 그래. 가져 가게나. 쩝. 아쉽군. 나도 대한 민국에 가면 저런 거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해야 겠구나." 맘대로 하라고요... -저런 걸 탐내는 사람이 있을 줄은...- 나도 놀라고 있다고. "차우 사우 도적단이라... 흠. 잘 노는데?" 그들이 노는 모습을 표현 하자면 이렇다. 먼저 전쟁놀이 편이다. 차우가 달려가면서 사우에게 드로잉 나이프를 던진다. 그럼 사우 버름적거리면서 발버둥 친다. "꽤액!" 그리고 다시 이지리스 드래곤의 필살 드래곤 피어를 사용해서 도적단 일행, 이제는 기사단원을 겁준다. 당연히 겁 먹는다. "덤벼라~!!!" 막강 케자로 인상쓰면 모두 조용해 진다. 케자로의 한 마디. "자." 음... 과연 붉은 달의 기사단원 중 최강은 괴물 케자로였던 것이다. 흠. "사린, 이렇게 되었으니, 슬슬 무슨 일이 있을 거 같지 않아?" "글쎄요. 보통은 여지껏 일어난 일들이 비정상이었으니까요." 오... 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는 했구나. "그래. 어떻게 생각해? 대한민국의 상황은 어떻데?" 그는 정색을 하고 말했다. "그런 걸 저한테 물으시면 안되죠." 땀난다... -야, 그냥 무시하고 가자...- "그나저나, 대륙의 바르하잔의 기사단이 있다는 그 피스트레이카의 영지쪽으로 가는 거야?" 사린은 빙긋이 웃었다. 욱. 재수 없다. 그렇게 웃지 말어라. "저희는 트라이너의 가운데를 관통합니다." 그렇다. 우리 군은 끝까지 어이 없었던 것이다. "갈 수 있을까...?" 사린의 말이 들려온다. 사실은 듣고 싶지 않았다. "그런 걸 저한테 물으시면 안되죠." 슬프다. 우리의 진격로는 지도를 보고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현재는 트라이너 진영에 완전히 몸을 담 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피스트레이카가 반란을 선언해서 안전한 상황이랄까? 땅이 넓으니, 적군을 만날 확률도 적지 않겠냐는 사린의 말도 있었다. -무계획의 극치를 보여주는 군.- 아마, 원정이 실패하면 무슨 나레이션이 뜰지는 아니 봐도 알겠다. 그들은 처음 부터 문제가 많은 원정을 시작했다. 정보력은 부재했고, 가장 기본적인 전술도 무시했으며, 적국의 한가운데를 진격했다. "어찌보면 허를 찌른 다고 해야 하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잖아?" -그런가...?-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트라이너의 가운데로 가는 게 가장 빠르다나 뭐라나... "좋아! 중간에는 마을도 없고, 우린 어쨋든, 대한민국으로만 가면 된다! 아자!" -그런 식으로라도 위로 해야지...- 맞다. "응? 각하! 산적입니다! 아니! 저건 마물 입니다! 마물 출현입니다!" 그렇다. 우리 군이 어디 조용히 지나간 적이 있었냐? -이상하군. 여긴 내륙이라 마물이 쉽게 나다닐 수 없을 텐데...- "처음 보는 종입니다. 조심하셔야 할 듯 합니다." "쿨럭. 쿨럭. 그럼." 나는 시선을 돌렸다. "저 분도 오셨어?" "아, 기병단장 님은 저렇게 보이셔도 전투시에는 닭잡는 도끼를 휘두르고 매우 용맹하신 분입니다." 다 좋은데, 그 닭잡는 도끼는 또 뭐냐... "다링, 세트, 우리 붉은 달의 기사단은 적의 좌측면을 친다. 정면은 사린이 맡고, 우측은 푸른 기병단이다!" "와!!!" 여기의 함성은 모두 박수부대를 이용한다... -사기 제로에 도전하는 군.- 뭐, 그런 거 아냐? 가만... 그럼 난? 내 주위에는 바키와, 건빵 신, 안중근 열사님이 계실 뿐이었다. "사실은 우리가 제일 위험한 거 맞죠?" 안중근 님은 희미하게 미소지으셨다. "자네 군을 믿게나." "다들 오면 내가 날려 버리지 뭐. 신도 있잖아." 그렇다. 비록 의지는 안되지만, 그래도 급할 땐 있는 게 낫지. "음 하하하!!! 차우 사우다!" 뭐냐... -신 났다. 신 났어.- 그들은 정말 열심히도 싸우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이 이 싸움도 왠지 뭔가 불길한 예감이 새록 새록 들고 있었다. 28-3. 나의 불길한 예감따위는 존재하건 안하건 간에, 마족들을 상대로 모두들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한 마물이 내가 서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저거 어쩌냐? 빨리 대책을 강구해 보라고. 할아버지 생각은 어떠신지." 그는 여전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단지 하늘을 바라 보고 한 마디 했다. "몰라." -음... 걱정마라. 내가 있잖어.- 그렇다. 나에게는 궁극의 소환수. 음. 소환검이 있던 것이다. "어쩌지 다 왔어." 우리 막강 오인조는 그 마족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 없는 무념무상한 얼굴들이었다... 사실 그러기야 하겠냐 마는... "쿠...크..." 응? 마물을 슬금 슬금 뒤로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뒷걸음을 치고 있었다. 근데, 왜? "저기에도 탈주병이 있나보지?" "글쎄... 파즈. 저기에도 기사가 있나?" 마물들이 우글대는 곳에 한 명의 기사가 나왔다. 그는 한 번 본 적 있었다. 분명히 우릴 습격했던 마도 공작의 자객이라는 레인이였나? 레이였나? "후후후. 다시 보는 군. 이런 데서 사실 너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이봐, 그렇게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 실망은 크다. "저건 또 뭐야? 어디서 야시시한 녀석이 하나 등장하다니... 뭐냐? 성격도 열라게 드러워 보이네." 바키야, 너의 성격보다 험한 녀석은 아직 보지 못했단다. -음... 왠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대사였다.- 검도 동의 하는군. 하지만, 이런 데서 굳이 동질감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봐. "이봐! 나 무시하지마! 그리고, 거기 너! 못생긴 여자! 난 저게 아냐! 난 이래뵈도 마족 중에서도 마도공작을 모시는 레인이라는 분이시다!" 음. 레인이 맞는 거였구나. 음. 바키한테는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데... "후후후후...." 불길하다. -왠지 한기가 느껴지지 않냐? 이번 여름에 덥다고 찬 거만 계속 먹었더니 그래. 뭐 뜨거운 악어요리라도 먹는 건데. 안그래? 크흐흐.- 노인같다. 어, 노인 맞잖아. 근데, 지금 나 놀리는 거지? "뭐...냣!"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이건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다. 과연 지상 최강의 겁나는 사람이다. 그녀는 그리고 서서히 그녀의 붉은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공포영화 찍냐!!! 난 예약을 못한 관계로 하나도 못 봤단 말이다! 예약... 그러고 보니, 하나로를 깔려고 신청을 했더니, 무선 서비스외 지역이란다... 무슨 핸드폰 통화불량의 기분이 팍 들면서... 그래서 변심했다. 신비로의 샤크 깔아줘!!! "후후후. 그래, 못생긴 여자? 좋아 좋아. 너, 오늘 잘 못 걸렸어. 죽여 주마! 이 XXX야!" 차마 여자의 입으로는 담지 못할 말을 했다.. 무서운 세상이다. 나와 안중근 열사는 조용히 석양을 바라 보았다. "날이 참 좋지? 정말 아름 다운 석양이로구나. 저 아름다운 석양에 발을 폭 담그고 싶구나." 역시 이 할아버지도 제정신은 아니었다. 난 문득 검이 조용하다는 사실에 감명 받았다. 검을 건드려 보았다. -뭔가 이상해. 바키에게서 마기가 느껴진다.- 그야, 마안이 있으니까... 엉? 육안으로 마기가 식별 가능한 일도 있나? "죽어라!!" 바키에게서 붉은 화염이 작열했다. 주문도 없이 생성된 일이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었다. "영민. 바키는 마족의 후예였나 본데?" 어라라? 신의 목소리는 굳어있었다. "그것도 아주 높은. 원래 마족은 하극상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지. 위의 마족에게 개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도 부정하게 되는 거야. 그렇게 된다면 지상에서 깨끗이 사라지지." 레인의 모습은 희미한 화염의 조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불꽃은 서서히 춤추는 것을 그만두고 있었다. 목표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의 머리에서는 겁날 정도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담, 마족과 만날 때는 무조건 바키를 앞에 세우면 되는 거네?" 신은 나를 한심하다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러다 더 높은 마족과 만나면?" 그건 그 때 일이지~~ -한심한.. 근데 어떻게 마족의 아이라는 게... 티 많이 났구나. 붉은 마안, 왠지 모를 막강한 마력의 힘. 흠. 확실히. 하지만, 순수 마족은 아닌 거 같다. 내가 볼 때는 아마도 인간과의 혼혈인 거 같은데?- 그렇겠군. "신, 당분간은 바키한테 말하지 말어. 알아서 좋은 일은 없을 거 같으니까." "어려운 부탁은 아니지. 대신 나 뭐해 줄껀데?" 반짝 반짝... 욱. 속이 메스꺼워졌다. -한 대 패줘.- 그렇다. 나는 요즘 이렇게 신도 팬다. 아무리 다른 세계 사람이라지만 너무 하는거 아닌가... "갑자기 마물들이 퇴각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보다, 별 일 없으셨습니까?" 사린의 걱정스런 말에 갑자기 바키가 털석 주저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흑... 무서웠어...요. 전 정말 괴물은 싫은데." 사린은 황급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버르네양. 걱정하지 마십시요. 제가 다 없애 드리겠습다. 그러니 울지 마십시요. 아가씨의 눈물을 보는 것처럼 괴로운 일은 없습니다." 자! 가자! 여자란 요물이다. 남자 앞에서는 갑자기 약한 척... 가만, 나랑 신, 할아버지는? 뭐, 할아버지는 제끼고, 신은 중성이랬고... 그럼...나만 역시나 무시당하는 거로군. 젠장... -검에서 닭살 돋으면 검 갈아야 하는데... 미치겠군.- 검도 괴로워 하는 군. "하지만, 아직 레인이라는 친구 죽은 게 아닌가 본데? 아직 마물들이 살아서 도망 가는 거 보면. 아마 본체는 다른 곳에 있겠지." 할아버지는 아는 것도 많으시지. "그럼 편리하겠네요? 여기저기 자신의 분신을 띄어놓고 다니니까." "그런 것도 아냐. 고위 마족이 아니면 불가능 하고, 자신의 본체가 만에하나 습격을 당하면 속수무책이니까." 어려운 말이었다... 그렇다. 사람이 제일 좋은 것이다! 다시금 인간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하는 군. 음 하하하. -자, 어서 가자. 하여간, 바키의 출생의 비밀을 알았다. 훔.- 극악무도한 마족의 아새끼라는 거...맞나? "그럼 출발한다! 전군 전진!" 여기서 전군 후퇴하면 그대로 할려나? 해보고 싶은 걸 간신히 참는 나는 참 장하지?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 줄께. 왜 다들 피하는 거야!" 이지리스는 절규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부대의 간덩이의 듬직함에는 항상 놀란다. 적국의 땅덩이 중간에서 한가로운 야영이라니.. 보초는 있니? "후후후. 우리 차우 사우 형제는 더욱 많은 재미난 이야기를 알고있다. 움 하하하!" 겁난다. 빨리 피하고 싶어. "허거걱! 그렇지만, 내가 먼저야! 내가 할 이야기는 푸른 기병단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지... 푸른 기병단은 원래가 어부출신이었대! 그러던 어느날 한 장관이 지나가면서 그물대신 칼을 들라고 해서 모두 기사가 된거라고 하더라고! 근데, 가장 중요한 사실은 전직 어부면서 수영을 하나도 못해!" 음... 꼭 무슨 전도하는 이야기 같다만... 뭔가 미묘하게 틀리군. 그리고 정말 수영 못하는 지는 나중에 확인해 봐야겠군. "이지리스군. 우리 차우 사우 형제의 막강한 브레스를 맛 보십시요! 우쏴쏴쏴!" 참고로, 저 브레스는 말로만 나온다... "우엑!" 그거에 맞아 죽는 리얼한 연기가 압권이다. -이젠 쉬고 싶어.- 동감이다. 어찌되었던, 평화롭기는 한데... 뭔가, 우리 전쟁하러 온 거 아냐? 29-1. 백의 나라. 그러나 어찌 되었던, 우리가 모두들 뼈없는 심장이건, 예전부터 간이 없던 간에 어영 부영 대한 민국과 트라이너 국경 근처의 교전지역에 들어 올 수 있었다. 하여간, 별 고초는 없었지만, 왠지 나의 짜증이 머리 끝까지 뻗쳐서 머리가 다 서있는 걸 보면... 아니지, 머리가 서는 것은 불가능하지. 일단 그런 게 가능하면 사람이 아니다. -음. 필살 어영 부영 다왔군.- 그런 거 같지? 바보 검도 그런 걸 알 때도 있군. 우리가 어영부영 왔다는 사실. 그리고 저 멀리서는 대한민국의 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내가 아냐고? 천만에, 그나라 왕이 나랑 같이 있어. "할아버지 생각은 어떠세요? 가서 뭐라고 하실 생각이신지..." "아, 내 아들들은 내가 어떻다는 것 쯤은 다 알고 있지." 흠. 그렇구나. "그럼 가 보죠. 어디 아들 중에 하나 아닐까요?" "그렇지. 아마도 태을의 군대인 거 같구나." 어라라? 그럼 혹시 그 대륙 제일의 검사...! 그럼 혹시 파헬도 와있나? -흐흠. 질서 정연하군. 누구누구의 부대랑은 많은 것이 다르구나.- 아무래도... 사기검이 있는 부대보다 낫지 않을 곳은 없어요. "아, 혹시 나바스 분들 이십니까?" 그렇다고 하지. "태을은 안에 있나?" 안중근 열가께서 정색을 하고 병사에게 묻자, 당연히 수상한 듯이 바라보는 시선이 돌아왔다. "넌 누구냐?" 그는 빙긋이 웃었다. "아버지가 왔다고 이르게나." "음... 아버지? 알았어. 응? 아버지! 전하!" 이런 거지. "아바마마! 어떻게 이런 곳에 납시었습니까!" 음. 태을의 정식 복장은 보지 못 했었는데, 이렇게 보니 확실히 한복을 많이 개량한 듯 하군. "전쟁이니 뭐니 해서 시끄러워서 나왔다. 그래. 잘 있었느냐?" 태을이라는 분은 항상 보면 대단히 심각해 보이곤 했는데,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하면 위엄 그 자체였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작은 아이처럼 굴었다. "예. 중간에 파헬이 아젠의 기사단에 납치당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여하간 중요한 아이 잖습니까?" "그렇지. 그래. 아, 이쪽의 사람들은 알고 있나? 나바스의 어린 황제 전하이시네. 만난 적도 있다면서?" 훗. 드디어 내 소개군. "오랜 만입니다.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나바스에서 이렇게 원군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근간에 적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거든요. 트라이너의 내분으로 인해서 당분간 소수의 적을 상대하고 있지만, 조만간 반란이 정리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는 정치이야기는 모른다. 단, 검은 귀를 쫑긋 세우고 나에게도 이것 저것 말하면서 흥미있게 듣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나... "저, 약간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네요. 뭐, 트라이너의 최고의 기사단이라고 불리는 피 뭐라고 하는 공작령의 군대는 만날 일이 없을 테니까요. 하하하." -바보. 피스트레이카야.- 미안하다. 쳇. 검 주제에... "그렇지 않습니다. 반란은 성공되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전투도 끝날 것 같습니다. 현재 트라이너의 왕은 공작에 의해 구금된 상태이며, 최고의 마도사라 불리는 키히 크리시아 휘젠이라는 이름을 가진 엘프는 현재 잠적한 상태입니다." 헉거...억. "많은 일이.. 엉? 거기 누구세요?" 검은 옷, 검은 모자, 검은 복면을 한 사람들이 펜으로 뭔가를 종이에 열심히 적고 있었다. "아, 폐하. 저희는 나바스의 자랑스런 정보원입니다. 마침 좋은 정보를 듣게 되어서 적고 있는 중입니다." 땀난다. "으... 그래. 열심히 해라. 어이구." 나는 땅을 파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누르면서, 생각했다. 그럼, 트라이너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은 이번 전쟁의 대내외적 명분이라는 것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명분이 원래 파헬 납치 사건이라지? "그럼 혹시 나바스에서 굳이 여기까지 원군이 올 필요는 없다는 거지?" -똑똑하네.- 욱. 다시 저것들 돌려 보낼 생각을 하니... 암담하군. 좋아. 그렇다면 할 수 없지! 기왕 온김에 대한 민국 구경하고, 마도를 정벌하러 가는 거야! 보통 영웅들은 그런 일 한 두가지 하잖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도와 대한 민국이 가장 가깝잖어! "오케바리... 사린! 애들 불러!" 조폭의 대사다. -음. 조직의 분위기가 풍긴다.- "자, 앞으로 대한 민국 원조를 위해 출병했던 우리군은 다시 대한 민국을 관광한 뒤, 다시 마도로 출병한다!" 모두의 의아한 시선이 향했다. 개중엔 그냥 그런 얼굴들도... 예로, 신이나, 드래곤, 바키의 얼굴은 그대로였다. "전하! 말도 안됩니다!" "야, 내 필살기를 또 뿌려주리?" 윽박지르기라고 말야. "그냥 유람가는 거 정도로 생각해. 재미있겠는데 뭐. 좋아. 파즈, 우리 한 번 신나게 놀아 보자." 바키는 역시 숨은 나의 원조군이다. 하지만 이번엔 사린의 반응이 저번과는 달랐다. "버르네 양은 여기 남으십시요! 마도라니 당치않습니다!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 줄 아시기나 합니까!" 음.. 고위 마족의 피를 이은 버르네는 당연히 사린보단 안전할 거 같은데. -음. 정말 많이 좋아하나 봐.- 내게는 원조교제의 시작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고. "후후후. 사린경. 걱정하지 마세요. 전 그래도 강한 여자니까요." 강하다 못해 무쇠같아서 문제지. "음. 저도 재미있을 거 같은데요?" 할터였다. 오오옹! 할터가 왠일로 저런 진보적인 대사를 다하고. 세상 많이 변했다. "할터경까지!" 그는 빙그레 웃기까지 했다. "최강 나바스에서 마도를 쓰는 거야말로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음. 차우 사우 형제도 찬성!" 누가 물어 봤냐고요. 이렇게 찬성하는 분위기로 갈 줄은 나도 모를 일이지만. 그보다, 병사들의 반응도 참으로 다채로왔다. "흠. 마도라. 처음 들었는데?" "마법사가 많이 사나 보지?" "아냐. 말이 많은 섬일꺼야. 우리 이번에 휴양 가나 봐." 왠지... 그런 것들도 절대로 아닐꺼라고 생각하지만... "음. 좋아. 그럼 대한 민국과 화평이 이루어지는 대로 대한민국 관광에 나선다. 그래. 중요한 걸 깜박했다." -뭔데? 보나마나 쓸데없는 거겠지.- 허허! 아주 중요한 일이야. "무엇을 말씀이십니까?" "응. 사린. 관광을 가려면 당연히 깃발이 있어야 하고, 사람이 많으니까 팀을 나눠야지. 팀이랑 조장을 정하고, 조직표를 모레까지 작성하도록 해." -역시나 쓸데없는 일이다. 신이셔...음. 신도 띠벙하니,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는 세상이로구나...- 그런건가? 어찌되었던, 트라이너와 대한 민국의 전쟁은 그날 저녁 트라이너의 사신이 옴으로써 마감되었다. 이 트라이너 대한 민국의 전쟁은 나바스의 원군 투입으로 인한, 전투의 내용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트라이너에게는 괴멸적인 타격을 안겨주게 되었다. 그리고, 대한 민국의 위상이 대륙에서 높아지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정리가 되나? 근데, 정말 어이 없는 전투였다.- 그렇다. 그러나, 이것도 운명. 나바스의 억세게 재수 좋은 왕이 있었다는 거, 아니겠어! 음하하하! 좋아! 내일부턴 관광이다! 29-2. 대한민국은 내가 아는 우리나라랑은 상당 부분 틀린점이 많았다. 일단, 사람들이 외국인이 많다는 점. 아니, 내가 아는 왕족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부가 다, 외국인이라고나 할까. "멋진 나라네." 역시 우리는 오늘도 막강 오인조이다. 아, 검 빼고 막강 사인조. 검은 덤탱이. -음. 깨끗하군. 근데, 여기 사람들은 옷을 흰색을 즐겨입는 걸 좋아하나 보지?- 백의 민족 몰라? 후훗. 확실히 사람들은 외국인 같아 보였지만, 입고 있는 옷이라든지, 건물의 양식은 어딘지 모르게 동양적이었다. 일단, 지붕은 한식의 처마가 되어있고, 가끔 기와집도 보였다. "여긴 꼭 이상한 나라 같다. 건물들도 상당히 아기자기 하고. 수려한 맛도 있어. 파즈는 여기 왔었어?" 아, 바키와 모두는 내가 어디 유학 갔다 온 줄 아니까... "그런 건 아니고, 이 비슷한 데에 있었지. 뭐. 우와~ 저건 열대 과일 팥빙수아냐!" 그렇다. 내눈에는 사실 먹을 거 밖엔 보이지 않았다. -되게 밝히는 군. 너 그렇게 먹어대다가는 도야지 된다.- 짜식. 돼지면 돼지라고 하지. 도야지는 또 뭐래. "저기서 이지리스 일행은 뭐하는 거냐?" 노란 병아리가 그려진-그들은 닭이라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닭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깃발은 케자로가 들고 있었고, 이른 바 붉은 달의 기사단들은 한 곳에서 우르르 모여 뭔가를 하고 있었다. "네, 한 번만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닭요리 입니다. 요리대회 수상작, 불타는 닭고기 입니다!" 뭐냐... "저, 케자로 뭐하고 있는 거야?" "어라? 전하. 왠 일이십니까? 아, 다름 아니고 이곳에서 그냥 멍청히 구경만 하고 돈 버리느니, 요리를 할려고요. 드래곤이 꽤 호객활동이 적성이 맞나 보군요." 저 길에선 어린 드래곤 소녀가 손님을 데려오고 있었다. -말세다.- 이건 미성년자 고용법 위반이라고. "어, 그럼 이리로... 아얏!" 그렇다. 조용히 지나갈리가 없지. 드래곤은 멋지게 땅바닥과 춤췄고, 이지리스는 당장에 뛰쳐 나갔다. "너, 다리 걸었지! 다 봤어!" 왠 조직의 2인자로 보이는... 사람이 인상을 쓰고 이지리스를 째려보았다. "내가? 날씨도 이젠 싸늘해 지는 데, 헛 걸 봤냐? 후훗. 꼬마야." 음. 이지리스는 그래도 나이가 적당히 있다고. 어이, 이지리스 열 받았다. -평소 화 안내는 사람이 화내면 무섭지.- 그런 건가.. 사건의 예감이 드는 건 나뿐인가? "이자식이! 우리 차우 사우 형제의 위대함을 보여주마!!!" 두두두두... 퍼버벅... -왜 달렸니. 그리고 왜 넘어지는 건데?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넘어지는 너희들은 정말이지 놀라운 재능이다. 재능.- 그렇군. 다음에는 비웃음을 당할 차례였다. "후훗. 이상한데다가 멍청하기 까지 하는 군. 띠벙한 놈들. 후후후후. 야, 혼 좀 나야 겠구나. 지옥의 삼인조 가라!" 왜, 악당은 항상 3인조인가? 그리고 왜 항상 못생겨야 하는가? 하기사, 외모로만 보면 이지리스가 제일... -케자로다! 짜식 꼭 악마의 재림 같군.- 음... 그렇군. 케자로는 역시나 그 음침한 목소리고 천천히 낮게 말했다. "어린 꼬마를 때리는 취미가 있다면 댁들은 혹시 변태아냐?" 정신파 공격이었다. "뭐야! 이것들이 보자 보자 하니까!" "언제 날 봤다고 그래? 덤벼라, 내가 너희에게 진정 기사의 위대함을 보여주마. 붉은 닭의 기사단이다!" 실수 했다. 알고나 있는 건가.... 주위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병신...- "저, 케자로. 붉은 닭이 아니라, 달." 케자로의 얼굴은 드물게 발그레 해졌다. "음... 실수했다..." 할 수 없군. 이 내가 나서야지. "이봐들. 이 내가 상대해 주마!" 모두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무시했다... 난 조용히 곱씹었다. 군자의 복수는 백년도 이르다... 결국 싸움은 패싸움이 되었다. 패싸움을 해 보셨는지... 사실, 싸우다 보면 누구랑 싸우는 지는 잊게 된다. 그리고 싸움 먼저 시작한 사람들은 알아서 잘 도망가는 법. 괜히 마을 주민까지 끼어들어서 엄청난 싸움이 되곤 하는 것이지만, 이번 상황은 우리 붉은 달의 기사단원이 워낙 많은 관계로 그렇게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대신... 싸움을 삼국지 버전으로 설명해 보면 이렇다. "마을길은 너무 힘들어." "이야, 이야, 힘내야지." "사기는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지나가는 깡패 A라고? 필시 지나가는 개의 이름일 테지... 음. 도발에 걸리지 않았다." 라고나 할까... 즉, 정신없다. 바키가 멀리서 얼음 보숭이 하나를 들고 왔다. "이야, 드래곤 어디있어? 애들은 이런거 주면 금새 조용해... 어라, 니들 지금 뭐하는 거야?" 싸우는 거 안보이나... "이 계집이! 비켜!" 갑자기 화면이 천천히 흘러가면서, 매우 통속적인 전개처럼 얼음 보숭이는 천천히 아래로 떨어졌다. "슬로우 마법을 걸어 놓았군... 그럼 좀 천천히 녹거든.." 옆에서 신이 해설해 주었다. 그러나, 바키의 얼굴 표정 변화는 매우 빨랐다... "다죽어!" 뭐, 그랬다. 그날 난, 특별히 왕궁에 가서 대한 민국의 실무 담당자에게 엄청난 잔소리와 배상금을 물고 나와야 했다. 바키야... 그렇다고 그런 엄청난 마법을 쓰면 어떻하냐! -대지의 정령을 소환하다니. 정말 여러모로 대단한 아이야.- 마족이라 그렇지... 그나저나, 음. 한순간에 폐허가 됐군. 나중에 들은 일이지만, 오늘 입은 피해액이 거의 전쟁에서의 피해액의 10분의 1에 달한다니... "아, 아름다운 나라라니까..." -이젠 슬슬 다른 곳으로 가야지.- 간만에 평화롭고 좋네. 이것도 평화롭다면 말야... "이지리스! 야! 그건 내 밥이야!" "에이, 다링님, 그러지 말고 다시 퍼먹어요. 저녀석 이미 침바른 거 같은데요. 뭐." "우워!!!!" 음.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구만. "그럼 마도로 갈 방법은 구해 놓으셨는지요?" 친근한 어조로 파헬이 다가와서 물었다. 음. 격식 꽤나 차리네. 원래 왕자같은 앤데, 이렇게 입혀놓니... 음. 나는 근데 왜 빈곤이 흐르냐. "에, 파헬. 그냥 말 놓으라고. 너 답지 않아. 근데, 섬이니 당연히 배를 타야 겠지? 근데, 이 인원이 어떻게 다 간다냐..." -잘. 가면 되지.- 죽음이다. 검. "그래. 사실 그래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거 같아. 영민아. 우리 대한 민국에만 있는 배야. 거북선이라는 이름이야." 거북선. 오옷! "할아버지가 그러시는 데, 너가 아는 거랑은 좀 틀리데. 일단 쇠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동력이 마법으로 되어있다고 하더라고. 사실 나도 본 적은 없어." -거북선이라. 엄청 느리지 않을까..- 이순신님의 평생의 역작이다. 음 하하하. 설사, 그렇지는 않아도 멋있기는 하겠지. 뭐. "그래? 고마워서 어쩌나. 꼭 마도에 가서 너희 왕족들이 단명하는 이유와 해결책도 알아 올테니까, 목 씻고 기다려." 파헬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떠올랐다. "꼭 목을 씻어야해?" 말을 말지.. 29-3. 그리고 나는 줄창 놀러 다녔다. 사실 하나의 배가 뜨는 데는 며칠이 걸리므로 그 동안 이것 저것 구경할 거리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떤 허름한 음식집에 갈 수 있었다. "우와, 검아. 여기 되게 낡았는데?" -파헬이 여기가 제일 맛있다면서? 그럼 그런가 보다 하고 온거잖아!- 그렇지... "뭘 드릴까요? 손님?" 음. 맛있는 거 뭐가 있을까나... 응? 저 뒷 모습은 매우 익숙한... "어, 민정이 맞지!" 그녀는 뒤를 돌아서 나를 보았다. "영민이 아냐? 여긴 왠일이야?" 나야 뭐. 보면 모르냐? 관. 광. "응, 여러가지. 얼마전까지 전쟁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너 그래. 마도에 갈껀데, 같이 갈래?" 왠지 민정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는군. 그래. 뭔가 문제가 가슴에 걸리고 있지만, 그래도 간만의 휴가를 망칠 수야 있나! -음. 맛있는 거 뭐 있냐고 물어봐.- "음. 내가 없는 편이 낫지. 뭐, 나도 사실 마도 공작과 사이가 좋다고 할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 녀석 약간 맛이 갔으니까 조심하라고. 내가 일일이 지켜줄 수 없잖아." 땀난다.. -맛있는거!- 검패고 싶다. "에... 꼭 지켜주지 않아도 되는데, 어떻게 여기서 뭐 먹을 거야?" 되도록이면 이 무거운 분위기를 떨쳐야 해. 음. 터리개를 이용할까? "음. 여기는 대한민국에만 나는 오크 고기를 팔아. 먹자." 그게 또 뭐냐... 그러나, 나온 고기는 한 마디로 불고기! 음. 맛난다. "야, 이거 그거 아냐! 불고기!" 그녀는 조용히 접시를 비웠다. 잠시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남자가 돈내는 거지?" 응? -사라지는 고기들, 생기는 접시들. 대단하군.- 슬픈 현실이다. 여자가 남자 엉덩이를 치면 그 여자는 터프하다이고, 남자가 때리면, 큰일난다. 성폭력이다.. 그리고, 혹시 아시는지.. 옛날엔 여탕 목욕 요금이 더 쌌었다... -음. 너는 안먹냐? 경이롭게도 먹어대는군.- 정말이지. 속에 아귀가 들었냐? "어, 영민이는 안 먹어? 더 먹어 두라고. 곧 이런 것도 못 먹을 텐데. 안그래?" 그렇군. 마도에 가면 먹을 게 뭐가 있겠어... "흠. 좋아. 민정아. 나랑 하나만 약속해."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절대로 죽지마. 우리 꼭 살아서 돌아가는 거야. 알겠지?" "훗. 누가 죽을 일이나 하러 가는 줄 알겠다. 너나 조심해. 바보야. 그럼 난 이만 갈께." 그녀가 나가고 나와 검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니까, 그녀는 마도와 손을 잡은게 확실하긴 해도, 결정적으로 마도 공작과는 사이가 나쁘다 이거네.- 그렇군. "좋았어. 마도 공작인지 뭔지를 개심하게 해서 마족과 우리 인간들도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건 어때?" -무리라고 보지만은...- "그럼 자, 가자!" "돈 줘요. 모두 280 메장 되겠습니다!" 더럽게 비싸다... -바가지로군.- 여자는 다 요물이야.. 흑. 흑. 내 주머니 울고 있잖어. 그 동안 매 달 은화 한 닢씩 모은 건데. 잉잉잉. "어, 식사는 하셨어요?" "이지리스, 나야 항상 잘 먹고 다닌다고. 그 보다, 준비는 잘 되가는 거야?" "뭐, 그런 데로요." 우리 군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총체적 위기 상황이야. 확실한 대답이 하나도 없어. "음. 그래. 그럼 다들 잘 자라고!" -좋은 밤!- 영어로 하면 굳 나이트... "웅... 응..? 뭐야?" 우리 일행이 야영하고 있는 풀밭 근처에서 갑작스런 폭음이 들려왔다. -파즈! 마법사다! 일어나!- 젠장, 우리나라에서는 마법사 자체가 희귀한데. 여기는 그런게 아니군. "뭐냐..." -마법사라니까!- 그런가... 곧이어 나는 하나의 인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후후후.. 나바스의 어리석은 황제여. 나의 공격을 맞고도 살아날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난 검술도 잘 하거든. 그 붉은 머리 검사는 어디있지?" 음. 검탱이. 야, 나와! "젠장, 키히 크리시아 휘젠께서 예까지 왠 행차이시지? 그리고 주변엔 수면 가루를 뿌렸나 보군. 다 조용한 걸 보면." 미녀도 밤중에 잠 덜 깨서 보면 음산해 보인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당. "자, 왜 나는 보자고 한거지? 상대해 달라면 못 해줄 것도 없고." 음. 맞장 뜨는 분위기로군. 무섭다. 미녀도 밤중에 잠 덜 깨서 보면 음산해 보인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당. "크하하하.... 오늘 너희 왕을 죽여주러 왔지. 반갑지 않나?" 반가우면 그게 어디 사람이냐! 검아. 너 미녀 좋아하지? 잘 싸워 보라고. "꼬마야, 어딜 빠지려고. 너의 상대는 이 친구다." 땅에서 아주 깜찍한 괴물이 빠져 나왔다. 욱... 이거야 원. 다들 내게 너무 기대하는 것들이 많은 거 같아. "치사하군. 좋아. 널 없애주고 파즈를 도우러 가야 겠어. 파즈. 조금만 힘내라." 힘내라 힘! 괴물이 소리를 질렀다. 난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나보고 싸우라는 건지..." 일단, 괴물이 나를 물려고 하면 피한다. 괴물이 역시 나를 팰려고 해도 숨는다. 그러나, 괴물은 눈이 무척 좋은 듯 하다. "캬캬캬..." 나도 맞대응이다! "끼욧!" 동물과의 싸움 제 일원칙.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 옆에서는 현란한 검기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런 좋은 구경 할 시간 없다는 점이 무척이나 안타까웠... 으엑! "캬캬캬... 죽어라. 인간." 난 인간 맞지만.. 괴물인 너에게 까지 다정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으악!!!" 한 대 맞았다. "파즈!" "어딜 보시나, 검사군. 여유가 있나보지?" 엘프 할머니는 곧바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였다. [차. 가. 운. 바. 람. 이. 되. 어. 너. 를. 없. 애. 라] "쳇! 나바스 황궁 검식 제 일식!" 화려한 검기가 펼쳐졌다. 나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마족을 바라 보았다. "나 잡아 봐라~!" 마족은 잠시 멈칫했다. "헛점!" 난 검으로 녀석의 이마에 찔러 넣었다. 그리고 푸른 색의 액체가 흘러 내렸다. "후후후. 검. 너무 늦잖아. 내가 도와 줄까?" 검은 나를 쨰려 보았다. "썩을...! 조용히 해!" 뭐, 그런 거지. 30-1. 가자! 마도로. 어찌되었던, 의외의 복병인 내가 마족을 해치우자 엘프 할머니는 바로 도망가 버렸다. "이렇게 청소 끝! 아,옷이 더러워졌다." "윽. 가서 애들이나 깨워. 난 피곤해서 들어가 볼테니." 음. 그러게 평소에 운동을 해야지. 그렇게 탱자탱자 놀기만 하니까, 그렇게 되는 거라고. 날 봐, 얼마나 퍼풱트한 몸인가! 음... 빈약하군. 갑빠도 없고. 나도 갑빠혁명(역자 ; 신창모군.)을 읽어 봐야 할려나... "와, 바다로군요! 이지리스는 정말 기뻐요! 야, 드래곤 뭐하는 거야, 잘못하면 떨어진다고!" "응. 응!" 음. 이렇게 나는 거북선을 타고 있다. 아주 좋아요. 일단 배의 뱃 머리는 용이 조각되어 있다. 그리고, 일단, 펄럭이는 돛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그리고, 마법 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체의 노젖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배가 무지 좋군. 배 멀미도 나지 않겠어. 그나저나... 저 선장은 뭐하는 사람이래?- 사실 나도 아까부터 그게 궁금하던 찰라였다고. 왜 저 아저씬 보는 사람 마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래? "아, 폐하시라고요?" 그렇다고 하지. 음. 선장의 갈색머리는 왠지 모르게 멋지단 말야. "예. 선장님. 무슨 일로...?" -아, 그러고 보니 마도 어디에 내릴 거냐고 물어봐.- 뭐, 알아서 내려 주시겠지. 뭘 걱정하냐? "아무래도 마도에 내려 주는 건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왜! 일단, 날씨도 맑고... 설마, 소설에 흔히 나오는 이유, 뭐 거기 가면 안개가 자욱하다든지... 이런 건가? "왜.. 그렇죠?" 그의 인상은 점차 가라 앉고, 뭔가를 굳게 결심한 듯 했다. "제가 배멀미가 나서..." 갈 때를 아는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아저씨, 정말 선장 맞냐? "뭐, 폭풍우나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요?" "하하하. 이곳은 날씨가 좋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폭풍우는 겨우 10년에 한 번 날까 말까에요. 그나저나, 속이 않좋아서... " -아, 저기 케자로가 있네?- 손짓으로 케자로를 부르자 이내 뛰어왔다. 짜식 더럽게 빠르군. "부르셨습니까?" "이 아저씨 좀 패줘." 마도로 가는 길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였다. 선장을 개패듯이 패고 난 뒤, 거의 한시간도 안되서 스산한 바람과 함께 비가 오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런 걸 폭풍이라고 하지?- 오... 그런 것도 알고 검 주제에 대단한데? "그나저나.. 우푸푸... 모두 선실로 들어가!" 그리고 선원 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 삐그덕 거리는 천장의 램프... 가만 저렇게 매달려 있으면 떨어지진 않을려나? "할터... 나 무서워." 나는 할터를 바라보고 필살 불쌍해 보이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괜찮습니다. 제가 있잖습니까? 그보다, 뒤에 오던 다른 배들이 걱정입니다. 아마 회항하진 않을까 걱정이군요." 그럼 이 배에 탄 인원이 전부라고? 만에 하나 이 인원만 간다는 건 개죽음 아냐? 일반 병사는 고작해야 백몇명 정도밖엔 안되는 데... -오늘이 그 10년에 한 번 온다는 태풍의 날인가...- "사린. 항로는 어때?" 사린 역시 걱정되는 얼굴로 대답했다. "여기 선장은 그런 거 필요없다고... 하더군요. 아마 전 내일 나바스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어쩐지 얘기가 너무 잘 풀린다 했다고. 역시, 아무 생각 없는 우리 부대에는 잘 되는 일이 있기 힘들다고. 흠. "좋아. 사린은 이 폭풍을 어떻게 봐?" 갑자기 사린은 달려 나갔다. 곧 폭삭 젖어서 왔다. "비가 많이 오네요." 말을 말자... 갑자기 재난 영화의 주인공이 된 우리들은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전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유치해...- 죽어! -너무 유치해서 미칠 것 같아. 세상에 이런 상황에서 전기놀이라니...!- 그럼 공포 이야기 라도 하자, 이거냐? 쳇. 엉? "파도 때문에 배가 심하게 흔들리는 군요." 그렇군. 가만, 선장은 뭘 하는 거야? 키는 잡고 있는 거겠지? "안되겠어. 선장에게 갔다 와야 겠어. 그리고, 할터는 병사들 진정도 시키고. 바키는... 날 따라와." "응." 아무래도 바키는 마법을 쓰니까, 유사시엔 도움이 되지 않겠어? "음. 파도가 장난이 아니군. 바키 괜찮아?" "뭐. 아직은 할만해. 단, 소금물이라, 머릿결이 상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군." -그러실테지.- 하하하... 이런 상황에서 머릿결이 문제냐! "선장님! 뒤에 따라오던 배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보이지 않습니다." "아, 아마 회항하는 것 같군. 설마, 나바스의 위대한 황제가 이런 소소한 폭풍에 겁나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지?" 왠지.. 시퍼런 얼굴로 그런 말을 해 봤자 설득력이 없는데. "아직도 속이 울렁거리세요?" "아까 다 쏟아서 괜찮아." -윽. 더러버...- "하지만, 설령 마도에 무사히 도착해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잖습니까? 이 인원으로는 싸움도 무리라고요." 그는 뭔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배를 돌리는 법을 모르거든." 으악! -그런...! 선장 맞아? 파헬이 원망스럽다.- 나도야. "그럼 가는 데 까진 가보도록 하죠. 그럼 잘 해 보자고요." -잘 참았어.- 그렇지? 흐흑... 난 아직 죽기엔 너무 이르지 않냐? 흑. 흑. 엉? "저게 뭐냐?" 바키의 답변. "섬이다. 아마 마도의 열도 같은데? 작은 섬들이 죽 있거든. 잘 됬다. 당분간 저기에 정박하자. 폭풍우를 피할 수 있다니 다행이군." 설마, 정박하는 거 정도는 알겠지. "그럼 닻을 내립니다! 하지만, 섬에도 마물이 살 염려가 있으니, 절대 내륙에 내리진 마십시요!" 다행으로 선장은 정박할 줄 알기에, 우리는 절벽의 아래 쪽에 닻을 내렸다. 여러모로 바람을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폭풍우는 언제 그칠까?" -아무도 모르지.- 하기사.. 그나저나 아까부터 신이 안보이던데? "저 혹시 신 본사람? 어디 있어?" 모두의 손가락은 뒤를 지시하고 있었다. 한 쪽 구석에 마치 죽은 것 처럼 쭈그리고 있는 신이 있었다. 안색은 죽은 사람 보다 더 창백했다. 어라라? "저, 왜 그래? 어디 아파?" 신은 띄엄 띄엄 하는 목소리로 무척이나, 탁하게 말했다. "배... 고파." 그런...!!! "맞아. 우리 밥 굶었다! 밥 먹자!" -병신들...- 조용히 해. 검. 이렇게 마도 근처의 섬에서의 밤은 깊어 갔고, 폭풍도 서서히 잠들었다. 30-2. "조용하다. 그나저나, 이곳의 밤바람은..." "소금에 쩔을 것 같아." 바키야.. 그러니까, 좀 무섭다. "그나저나 바키야. 너희 부모님은 기억이 나니?" "그런 게 기억날리가 없잖아. 사실 낳자마자 버린 사람들인데 뭐. 나한테는 스승님 밖엔 없다고." 음. 그래. 하지만, 만약 그녀의 아버지가 마족이고, 그녀의 어머니는 스승의 딸이었다는 것을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라나...? -아... 내 몸이 썩는 거 같다. 야. 빨리 들어가. 쇠하고, 소금은 천적이라고.- 오, 다음부턴 말 안들으면 소금물에 풍덩 풍덩. "난 들어가 볼테니까. 잘 있으라고. 그리고, 병사들은 내가 한 번 둘러 볼테니까, 걱정하지마. 아? 저 불빛은 뭐지?" 처음엔 반딪불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서서히 뭔가 많은 것들로 변해 갔다. "저건 다 뭐지?" 바키는 뭔가 떨리는 음성이었다. 음. 음. 뭔가, 수상한 느낌이 들어. 그리고, 작은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노래 소리 같은데? 어라라? 저기 우리 병사들 아냐? 왜 바다로 들어가려는 거지?" -세이렌이야! 바다 요괴지. 사람을 노래로 유혹해서 죽이는 거야!- 그런... 그럼 말려야지! "어쩌지? 파즈. 마법이 안듣는 사람은 너와 나 뿐인거 같은데? 드래곤과 신은 이미 깊게 잠들었을 테고." 그렇지. 도통 도움이 안되는 군. "좋아. 모두 귀마개를 씌워주는 거야!" "백개 분을?"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는 게... 차라리 걸어가는 게 낫겠어. "농담하는 거야? 처음의 몇 사람에게만 하면 그 사람들에게 시키면 되잖아! 어서 빨리!" 아, 그렇구나. -휴지를 돌돌 말아서 끼우면 되는 거야! 힘내라고 파즈!- 너도 검에서 안 나오고 개기다니... 용서가 안되는 거야. "세이렌을 설마 보게 되는 날이 올줄은... 노래는 정말 좋군." 노래가 꽤나 커졌고, 나와 바키는 귀를 막아 놓은 사람들이 선박에서 세이렌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사이, 노래 감상 잘했다. "음. 역시 세이렌의 노래는 일품이네?" -야, 저 봐라. 지들도 듣고 싶은지 귀마개를 돌려가면서 빼고 있어...- 그랬다. 우리 병사들의 호기심은 거의 내 수준이란다. "좋아. 세이렌도 봤고, 관광은 제대로 하는 거 같은데?" "바보. 잘못하면 죽는 거라고!" 네. 네. 죄송합니다. "내일은 저 섬의 마족을 없애거나, 탐험해 볼까? 아무래도 세이렌이라면 약하지 않겠어?" -왜 그런 쓰잘데기 없는 짓을... 그냥 가도 시간이 모자라.- 허허..경험치를 쌓아야지! "그것도 재미있을 꺼 같네. 그렇게 하자. 사실 세이렌의 공격력은 형편 없거든." 그랬구나. 그나저나, 궁금한 생각이 드는 군. 왜 마족은 항상 게임이든 뭐든 인간과 싸우기만 하면 질까? 나는 이 이유가 약에 있다고 본다. 사람은 어려우면 약을 마셔 버리잖어. 그러니까, 다쳐도 다시 완벽하게 회복되니까... 사실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역시 벨트는 약이 많이 들어갈 수록 좋은 거야..." -왠 헛소리를 심심치 않게 하냐? 너 어디 아프냐? 주인도 드뎌 벽이 시커멓게 될 때가 온거야!(벽에 처발라서 벽이 검은색이 된데네.) 자, 이제 검의 시대가 오는 거야! 아자 가자, 아죠!- 어쨋든, 현실에선 약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엄청난 핸디캡이 있다. 그래서 나와 검은 딩가 딩가 하면서 도시락을 싸들고 가기로 헀다. 사린의 언제가냐는 질문에는, "급할 것 없잖아? 놀면서 가지 뭐. 누가 알아? 궁극의 아이템이라도 있을 지. 후후." "그게 뭡니까? 아이템이라뇨?" 예로, 말하는 검. 노래 부르는 갑옷... 음. 좀 시끄럽군. "좋아. 준비는 다 된거지? 신과, 선장, 다링은 남고, 병사 이십명만 간다. 나머지는 여기서 대기하도록." 그리고 곧 나는 비장한 각오로 말했다. "도시락은 각자 만들어 먹고." 엄청난 함성을 뒤로 하고, 세이렌이 사는 섬에 내렸다. 세이렌은 밤새 목 터지게 노래하다가, 피곤한지 사라졌다. -일단, 세이렌이 사는 굴을 찾아야지.- 일반 상식... 세이렌은 굴에 사나? "저, 할터. 세이렌은 굴에 살어?" 할터는 고민했다. "뭐, 세이렌을 본 적이 있어야죠." 바키는 스산하게 웃고 있었다. 왜 저렇게 불길하냐? "흐흐흐. 잡아서 노래하는 카나리아로 팔아먹어야지. 이번 달도 흑자로군. 흐흐흐." 어두워... "자, 그럼 가자. 조심들 하고. 설마, 세이렌의 밥이 되고 싶지는 않지?" "옛! 썰!" 뭘 썬다고? -음. 전방에 하나, 좌측에 셋. 우측에 둘. 적이다.- 이미 보인다. 뭐. "자, 공격! 한 마리에 다섯명씩 붙는다!" 이렇게나 비겁하게, 마물 사냥에 나섰다. 세이렌은 겉 보기엔 그냥 예쁘장한 여자지만, 잘 보면 손바닥 사이에는 물갈퀴가 있고, 얼굴엔 가시가 나있다. 듣기로는 저 여자의 모습이 똥을 싸는 데라는 말도... -우리 아래 하나!- 케자로는 검의 지시가 있기도 전에 이미 바닥을 찌르고 있었다. 나? 나야 뭐 노는 인생이지. 이지리스는 한가롭게 돗자리를 펴고 있었다. "전하, 여기 앉으세요. 드래곤 너도." 드래곤은 눈쌀을 찌푸렸다. "아래서 뛰쳐 나오면 어쩔려고 그래?" 이지리스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말한다. "너가 먹으면 되지." "맛없단 말야. 쳇. 좀 맛난 걸 달라고. 재들은 질기고, 비계가 많아서..." 정말이지, 별 이야기를 다 듣는다. -노래하지 않는 세이렌은 약하니까. 그러고 보니 이건 완전한 살육 그자체로군. 아니... 잡는 놈도 있군.- "한마리 추가! 앗싸리 나의 돈들아!" 음.. 바키의 혈기 왕성함이 부럽다. "바키. 그러지 말고 여기서 밥이나 먹고 해." 바키는 싱긋 웃었다. 그리고 나는 사린의 눈총을....! "저도 도시락 싸왔습니다. 버르네양. 드시죠." 아, 문어 모양 햄이다... 의외의 섬세함. 나를 종종 놀라게들 하는 구려. 하지만, 심장 약해진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이 수많은 닭살과, 위의 망가짐은 누가 책임질껴? -음. 어서 먹어라. 병사들도 다들 안정을 되찾았군.- 이라기 보다는... 원래 별 생각이 없는 거 같은데? 이거야, 역시 무사태평 군단이다. "자, 다 드셨습니까? 그럼 출발!" 이번에는 숲을 따라 걷게 되었다. 내가 아는 생물도 없고, 식물도 없고. 음. 생명체가 없다. 나무는 참 많다. 덩굴도. 꼭... 호박 넝쿨 같다. 엉겅퀴인가? 본적이 있어야 뭔지를 알지. -음. 스산하군.- 그렇지. 그건 다 바키가 세이렌을 배에다 실어버려서 그래. 다 입막어서 실을 건 또 뭐람. 젠장. "정찰병의 말에 따르면 앞에 건물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 고대 신전으로 추정됩니다." 고대의 신전이란, 아테네 신전 같은 건가? 사실 아는 신전은 것 밖에 없지만. 좀 좋은 구경 하게 되겠네. 아니지, 원래 신전에는 가장 최악의 몬스터가 있기 마련... 이지? -신전이다. 양식은... 나바스 건국 전에 지어진 건물이야.- 이녀석, 검 주제에 나보다 많이 알다니... 기분 나쁘군. "좋아. 들어갈테야? 할터와 사린의 생각은 어때?" 사린의 얼굴이 굳어졌다. 또 왜 저런다니? "전, 기분 나쁩니다." 들어가지 말자는 거로군. "왜 제 이름이 할터경 뒤에 나옵니까. 먼저 불러 주십시요!" 이봐... 나 그러면 화난다. -웅... 정상은 아니야. 확실히. 그렇지?- 맞다. "그래.. 사린은 어떻게 생각하는데?" "네? 글쎄요. 그거야, 들어가건 말건 전하 맘이죠." 음. 드래곤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여기 왠지 수상해. 들어가 보자. 그리고, 고대 신전이라는 것도. 마도에 신전이 있다는 이야기. 들어 본 적 없어." 하긴. 마족이 사는 곳에 왠 신전이란 말인가? "좋아. 가자." "전방에서 대량의 마물이 오고 있습니다!" 젠장... "좋아. 다들 저 신전으로 들어가서 좁은 입구에서 적을 상대한다!" "예!" 우리는 긴장하고 적을 기달렸다. 곧이어, 지상을 덮을 만큼 많은 수의 마물들이 나타났다. 그 중에는 세이렌이 다수였지만, 다른 마물들도 많았다. "왜 신전에는 들어오지 않죠?" "뭐. 좋은 거 아냐? 일단 안을 탐사해 보고, 그러다 보면 지들도 여길 뜨겠지. 가자." 역시 전직 정찰병 출신의 할터가 앞장을 섰다. 팔자걸음이었다... 30-3. -아... 짜증나.- 신전은 작은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람 수가 믾다보니... "어이, 거기 내 밥은 챙겼어?" "물론이지. 그나저나, 오늘 저녁엔 뭐 해 먹을까?" "그냥 사과나 먹을까? 다이어트 해야 할꺼 같아." "니 몸에 왠 다이어트? 그냥 살어." 큭...! 왜 이런 대화가. "할터. 특별히 신전이라고 해서 별 다를 건 없나봐. 그리고 저 석상들은 무척 아름답지 않냐?" "뭐, 그런 거 같기는 하지만. 저 사람은 아마도 신관이었을 겁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만들어낸 신을 믿던 자들이었겠죠." 음. 그렇구나. 드래곤의 목소리가 들렸다. "웃기지마. 지금의 신이 아니라, 그 땐 정말 당과 근을 믿었다고. 알기나 해? 그러나, 그들은 모두 멸망의 길로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런 신전이 이곳에 있는 거지?" 그럼 이건 당과 근을 모시는 신전이란 말인가? 당근이 지배했던 곳이군. "좋아. 그럼 혹시 두명중에 누구를 모시는 곳이야?" "음. 아마 검을 든 자가 많은 것으로 봐서는 당을 모시는 곳 같아. 그래봐야, 지금은 사람도 없지만." 그렇군. 아무리 신이라도 돌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좋다 이거군. 왠지 불쌍한 신이군. 하지만 나랑은 상관없잖어. 뭐. -음. 저쪽은 대 강당인 거 같은데? 넓은 걸 보면 말야.- 음. 난 재빨리 세트에게 명령을 내렸다. "세트. 가서 뭐가 없나 살펴봐. 알았지?" "알겠습니다." 두두두두... -뭐하느라 안오는 거야? 어디 박혀 있는 거 아냐?- 박혀있다니. 그런 실례의 말씀을. "이지리스. 세트 좀 불러와.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도 모르니까." "예이!" 이지리스도 두두두두... -음... 역시 안와. 이상해.- "할터. 모두 가봐야 겠다. 어서 가자." 대 나바스 황군은 겨우 20여명이지만, 그래도 서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천천히 발을 디디고 간 곳은 강당이었다. 하얀 색의 거대한 기둥이 하늘까지 올라가 있고, 거대한 그림이 보였다. "저 그림은...!!!" -발로 그려도 저거보단 잘 그리겠다.- 동감이다. 무슨 그림이냐면, 어떤 사람이 서있는데... 아마 사람이겠지만, 손 발이 없고, 더 무서운 일은 하늘에서 내리는 그 눈이 사람의 얼굴보다 컸다. "무슨 그림일까요? 사린. 알겠어요?" 알리가 없었다... "어! 이지리스! 세트! 거기서 뭐해?" 그 둘은 바닥에 웅크려 앉아 있었다. 곧 세트가 힘겹게 허리를 펴고 일어났다. "예. 바닥에 뭐가 있나 살펴 보고 있었습니다. 글쎄... 무척 먼지가 많더군요." 왜, 나에게서 살의가 느껴지지 않느냐? "그래..." 힘이 없다. 인생의 회의를 느끼게 한다. 혹시 세트의 필살기는 전원의 사기를 감소시키는 신기한 능력에 있는 건 아닐지 몰라. -올. 기발한 발상이야. 그래.- 같은 종끼리는 속하는 군. 석두, 공기두. "그래서, 뭐라도 찾았어?" "예. 여기 아래 쪽에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찬 바람이 올라오는 걸로 봐선 시원할 거 같습니다만." 그런....! 왜 그런 헛소리를 하는 거냐. "좋아. 내려간다. 먼저, 나와 케자로가 앞장 서고, 사린경이 뒤를 맡는다. 전하는 중간에 서시지요." 할터는 진지하게 나를 바라보면서 동굴 탐험에 나섰다. "자, 조심하세요." "예." 먼저 케자로가 들어갔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케자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음. 다 내려오실 수 없을 거 같습니다. 너무 좁아요." 메야? "위험한 것은 없나?" "예. 그냥 책들만 빼곡히 있습니다. 그 외의... 앗!" 다급한 목소리! -드디어 모험인가!- 왠지 우리 일행에게는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일인가! 케자로!" "할터님. 이런 곳에 검술 기본 지식이라는 책이 있네요?" 휘잉... -왜.. 그런 게 여기 있는 거지? 그보다, 여긴 신전이 아니었나?- 맞다. 여긴 검의 신전이니까.. .그런 게 있을 수도 있나? "좋아. 그럼 자넨 올라오게. 한 몇명만 내려가야 하겠군. 나와, 병사 셋만 들어간다." -아, 정말이지. 마도라고 해서 좀 기대했건만. 여긴 왜 이렇게 꿈과 낭만이 없냐?- 걱정하지 말라고. 나갈 때는 불러 줄테니. 세이렌이 죽치고 있을 꺼 아냐? 너를 적절하게 사용해 줘야지. 후훗. "좋아. 여기 있는 책은 꽤 오래 된 책들 같으니. 가져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도움이 될까 싶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맘대로 해라. 뭐. "그러 여긴 다 탐험한 거 맞지?" "예." 우린 밖을 바라 보았다. 끅... 어떻게 가야 하나? 아니 이럴 수 가! "어이, 이런 곳에 문이 있어!" "폐하! 함부로 아무 것이나 건드시지 마십시요!" 뭐, 하지만 이미 열었는 걸... -출구다.- 그렇습니다. 여긴 어디라냐... "이 곳으로도 나갈 수 있겠어. 자, 이리로 나가자!" 우린 이렇게 버글대는 세이렌을 뒤로 하고... 무사히 배로 다가왔다. "별 일 없었죠?" 배 밖은 피바다 였다. "아뇨. 마침 날아오는 괴물들을 모두 저 분께서 없애 주셨습니다." 신은 여전히 한가롭게 웃고 있었다. "짜증나게 자꾸 시끄럽잖아. 난 원래 조류가 싫어. 모기, 파리, 갈매기.. 등. 등. 날아다니는 건 질색이란 말씀." 어련 하실까. "에, 그럼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볼까? 이번엔 마도로 가자고." "전에도 말씀드렸다 시피, 전 절대로 항로를 만들지 않습니다." 그는 무참히 얻어 터진 뒤에 배는 닻을 올리고 출항했다. 흑...! 31-1. 마도 유랑기 -일단 우리는 마도 세력권 안에 있으니,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아. 그러니 각별히 유의 하는 게 좋지.- 후후후... 우리 군한테 너무 무리한 걸 요구하는 거야. "저 하늘에 떠있는 곤충은 뭐지? 파리인가? 먼거 같은 데도 꽤 크네?" 파리의 습격은 좀... 웃기는 군. "큰일이다! 마물입니다! 어서 방위 체제로 들어간다! 적은 위에있다!" 모두 활 시위를 장전하기 시작했다. 음... 음.. 위험하다는 거지? 가만, 곤충이라곤 하지만, 저런 허접한 활에 맞을 거 같지는 않은데. "저, 신. 불 뿜을 수 있어?" 그는 인상을 찡그렸다. "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너무 흉해. 근데 왜?" "곤충은 원래 불에 약하잖아. 그러니까, 불로... 그래. 드래곤 양한테 부탁해 볼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지금 변신할 수 가 없어. 하지만, 일정 시간 만이라면 힘만이라도 쓰게 해주지." 좋아! "쳇...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거야!" 라고 하면서도.. 그녀는 당당히.. 망루로 올라가서 불을 뿜기 시작했다. 곧, 파리의 우성 인자만을 물려 받은 우수 파리 종족은 다 타서 재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신이 왜 불뿜기 싫어 했는 지 알 수 있었다. "푸하하하! 얼굴이.. 장..난..이 아냐.. 흐히히..." "에휴. 다 씻겨야 잖아!" "우하하하.." 그래도 그녀는 우리를 구한 드래곤이었다. 좀 전설속의 드래곤 과는 달리 깨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때? 뭐. "투덜 투덜..." 에... 우리 군의 사기가 바닥권에서 천천히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물론, 전장을 이탈할려는 움직임도 보이지는 않지만.. 뭐. -음... 저기서는 한창 술래잡기를 하고 있군.- 도대체.. 대 나바스의 황군이 맞기는 한 거야? 에휴휴... "선장은 운전은 제대로 하고 있는 거야? 이젠 도통 섬도 안 보이잖아." -그게 아니라, 얼마 안 있으면 마도이거든. 항상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 놓고 있고,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하더군. 하지만. 소문은 믿을 게 못되니까.- 흠... -그래. 파즈, 넌 어쩔 생각이야? 역시 마도 공작을 만나서 맞장 뜰 생각이야?- 농담이지? 일개 고등학생이 일정한 수련없이 어떻게 갑자기 위대한용사가 될 수 있겠어. "뭐, 그럴 생각은 없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어. 갈 수 는 있을까 하는 거지." 모두의 의견은 일치했다. 다 왔으니 내린다... "아, 그러고 보니, 마도라니까, 당연히 말은 많겠지?" 나는 천연스럽게 웃고 있다. -야..- 황제도 무시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서서히 닻을 내리고 근처의 모래사장으로 배를 저었다. 그리고 우리 앞에 지나가는 어떤 사람이 있었으니...! "시원한 아이스 께끼 팔아요. 오징어도 있어요..." 뭐냐... -마도는 이런 곳이었던가?- 사린이 그를 불러 세웠다. "어, 거기!" "예? 무슨 일이신가요?" 날카로운 눈을 빛냈다. "오징어 한마리만 줘. 아이스 께끼는 두개만 주고. 얼마냐?" "예이. 200메장입니다." 이봐.. 사린. 지금 그런 걸 하고 있을 땐 아닌 거 같은 데 말야. "이런 곳에 행상이 있다니 놀랍군요." "저, 사린 근데 그 사람도 마족아닐까? 여긴 마도잖아. 사람이 살리 없는." 사린의 얼굴이 굳었다. 그러나... 마족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빙신. "할터! 이곳은 아무래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거 같아. 그러니 각별히 유의하도록 하고, 혹시 또 행상이 나오면 나한테 이야기 해죠." -뭐하게?- 나도 사먹을려고. 후훗. "그럼 좀 더 걸어가자. 누가 알아? 마을이라도 나올지." -에이. 설마. 여긴 마도라고. 마도.- 라고 검은 나에게 반박 했었지. 그런데... "저건 뭐지?" "예! 마을의 불빛이 보입니다!" "음..." -사기다..- 검은 왠지 통탄을 금치 못하는 듯. 뭐, 겉보기엔 무지 평화로워 보여. 그러고 보니, 혹시 여기도 평화로운 마을이고, 우리는 적의 침략이란... 그렇담 난 악의 총수가 되는 건가...! 그럼 검은 결사조직이라도.. 아니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 "뭔가 이상한 거 모르겠어?" 신은 조용히 나지막하게 웃었다. "글쎄. 낸 들 알리가 있나. 내려가서 물어보면 친절하게 마도 공작이 있는 곳을 알려 줄지도 모르지." 왠지 그러고도 남을 거 같다는...! 여긴 근데 무슨 마을이라냐... "정말 저게 마족이라면 마족들도 일정한 룰을 갖추게 되었다는 거야. 즉, 일정한 지도자가 존재한다는 거지. 그리고 그 지도자가 무척 똑똑하다는 게 내 결론이야." 역시 바키로군. 결국 우리는 서서히 내려갔다. 그리고 지도자의 정체도 곧 알 수 있었다. "바람이 차다. 그치?" "그렇군요. 빨리 돌아갑시다. 해도도 얻었으니. 이젠 잘 못 갈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 우리는 항로를 안잡고 무식하게 항해한 덕분에 표류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출발지로 돌아오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이번엔 선장도 갈자.- 좋은 생각이다. 이렇게 우린 다시 배로 돌아가서 다시 함대를 만든 뒤에, 다시 마도로 향했다. "하... 이번 항해는 잘 되는 거 같아." "예." 하필 옆에는 케자로가 인상을 긁고 있었다. 짜샤.. 젊어서 그러면 늙어서 주름살 생긴다. 너. -이번 항해사는 제대로 된 사람이니까. 설마 별 일 없겠지.- 무려 7여척의 대함대를 이끌고 우리는 그렇게 마도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마도 근처의 해역에 이르자, 온갖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고( 점심 시간이었다.), 주변에는 널린 사람이 가득했으며(배멀미 때문이었다.) 전의를 상실해 가고 있었다(자고 있었다.). "잘 되야 할텐데 큰일이다." 바다 너머로 서서히 마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찌보면 뭔가 꼬아 논 듯한 깜찍한 섬이었다. -음. 예나 지금이나, 마도는 성스러운 반면, 가장 사악한 힘이 존재하는 곳이군.- 모르는 소리는 하지 말랬지! "닻을 내립니다! 더 이상은 암초 때문에 항해가 불가능 합니다! 여기서 작은 배로 가셔야 합니다!" 나 귀안 먹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면서, 두근 두근 파라다이스... 가 아니라, 마도 유랑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아마, 재미있지 않을까... 31-2. 마도는 어떤 모습일까? 나의 상상 속에선 마치 국회의사당과 같은 살벌함과, 음주 단속시의 긴장감, 무너지는 백화점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그런 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름다워...!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섬이 있는 거지? 꼭 관광지 같잖아? 어이, 이지리스 너도 여기는 처음 봤지?" 이지리스는 씩 웃었다. 예가 웃으면 난 왜 불안해 지는 걸까? "예. 앞으로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해야 겠어요. 그럼 언젠가 다시 이곳으로 올 수 있겠죠?" 아마 그렇기야 하겠다만... 응? 왜 드래곤 네가 쑥쓰러워 하는 건데? -음. 닭살이 뻗친다. 뻗쳐.- 나도 그렇다. 그런데, 검. 요즘 우리 신검 합일의 경지에 이르른 거 같군. 훗. "좋아. 천국이건 어쨋든 간에, 우린 두가지 임무를 띄고 이곳에 왔다. 먼저, 마도 공작의 근거지를 알아내어, 현재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무리를 소탕하는 것과, 대한 민국왕족의 단명 이유를 알아내고, 막을 방도를 찾는 것이다. 그럼 각 조 별 깃발을 들어주세요!" "와!" 박수부대... -어디 소풍왔냐?- 아냐, 극기훈련이다. 너. 그건 분명히 틀리다. 뭐. "자, 그럼 일단은 야영할 곳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안전한 곳을 찾는다. 일단, 모든 지시는 사린 총대장의 지시를 따른다." 모두 뿔뿔히 흩어졌다. 그리고 나는 해안가의 널려 있는 과일들을 채집해서 저녁식사 준비에 나섰고, 이지리스조는 가장 안전하다는 이유 때문에 야영장을 찾으러 숲으로 사라졌다. -음. 그건 먹을 수 있나 본데? 새가 쪼은 흔적이 있잖아?- 의외로 검은 영리하군. 아니면 생존 훈련을 받기는 했나? 독도법이라도 배운 것은 아니겠지? "아, 이런 곳에 조개도 있네? 참 아깝다. 재료가 없잖아. 흠." 후후후. 조개라고! 우리 고향에선 겁나게 비싸다. 조개구이. 조개 소금 구이. 나는 재빨리 망태기와 갈쿠리를 들고 들어갔다. "자, 제군들! 우리 모두 조개를 캐는 거야! 오늘 저녁은 조개 구이 스페샬이다!" "와!" 박수부대는 어디 안가나? -음. 이것 봐라. 쩌억 쩌억 벌어진다!" 훗. 이지리스는 야영장을 찾지 못하고 의아해 하면서 돌아왔다. 꽤 깊숙히 들어갔는 데도 불구하고, 어떤 마족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여기 혹시, 마도가 아닌 거 아닌가? "신. 여기 마도 맞아? 아닌 거 같은데 그야 말로 평화로움 그 자체잖아?" 신은 정신없이 조개를 까고 있었다. "앗뜨... 응? 마도 맞는데? 원래 마족은 야행성이잖아. 아마 밤이 되야 나올껄?" 참고.. 지금은 저녁이다. 밤은 곧 온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사린. 이렇게 놀 때가 아니야. 당장 방위선을 구축해야 겠어. 마족은 밤에 움직인다는 데?" "아, 저기 저렇게 바키 양께서 결계를 처 노셨습니다. 드래곤양도 같이 도왔구요. 마력을 잃어도, 주문이나, 방식은 다 알고 있으시니까요." 그럼 그게 만반의 준비가 되나...? 여하튼, 점차 밤이 되어 감에 따라 나는 확실히 우리 주변에 있는 엷은 막 같은 것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주변에서는 밤의 기운이 짖어 짐에 따라 이상한 서걱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기이한 울림 소리가 들려 왔다. "아 함. 이젠 자자. 야, 불 꺼." 태평한 이지리스... 어떤 면에서의 우리 군의 무적은 아마 저런 면이 아닐까? -잘 자라. 내가 경보기 해줄께.- 맘대로. 그럼 이만. "키익."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깨었나 보다. 우리는 횃불을 하늘 쪽으로 치켜 올렸다. 그러자 막을 뒤 덮고 있는 새카만 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상황을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맵 탐험을 나선 마린 한 부대가 저글링 개떼를 만난 기분이 든다. "많이도 몰려 왔구만. 다 들어오면 패 줄려고 했는데." 바키가 무서워서 안 오는 게 아닐까? "바키의 마력이 엄청나게 강력한 모양이군." 그랬던가. 하기사, 사람이 한 두가지의 장점이 있어야지. 맨날 입만 험하고, 폭력성이 짙은 애를 누가 데려가냐? -흠. 아직은 끄떡없어. 푹 자두라고. 저 녀석들 아침이 되서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쩔래?- 그런 문제가 있었다... "아침이야! 밥먹어!" 다시 낙원. 마족의 코 끝도 보이지 않았다. 뭐, 마족의 코가 크다는 식의 종족 차별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건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우리랑 마족이 싸우기는 정말 힘들 듯... -음. 밥 먹어라. 아마 마족이 다 철수하지는 않았을 꺼야. 아마도 몇 놈은 남아있겠지.- 그래... 그래도 어제의 그 개떼가 몰려오면 좀 문제가 생길텐데... 여기 인원은 고작 700여명 밖에는 안된단 말이다. -아무 일도 없군.- 그렇다. 일반 소설의 구조를 보자면 주동 인물과 반동인물이 등장하는 데, 보통은 주인공이 주동인물로, 나 같은! 정의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마도 공작은 반동인물이 되지. 에잇! 반동! "아무리 잘 봐줘도 저 아래 보이는 건 마도 공작의 성 맞지?" 일행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저... 혹시 여관이 아닐까요? 그 동안 꽤 피곤하기도 했잖아요? 그리고 여기 이렇게 여행자 환영이라고 쓰여있는 걸 보면.." 조심스럽게 이지리스가 나한테 얻어터질 이야기를 했다. 감히, 저런 망발을!!! -자, 저곳으로 가자고.- 안 그래도 그럴 참이다. 그러고 보면 너무 쉽게 마도 공작의 성을 찾은 거 같지않나? 음... "파즈. 좀 이상하지 않아? 어떻게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데 까지 한 마리의 괴물도 만나지 않았을까?" 나는 진지하게 대답해 주었다. "관광지로 개발하기로 했나 보지? 일단은 공작이니까... 섬의 수입이 많으면 세금도 많이 걷히고, 자신도 부자가 될꺼 아냐?" 그녀는 조용히 앞으로 걸어가 버렸다... "음. 이젠 어떡할까? 들어갈까?" 주위의 병사들은 왠 텐트를 꺼내서 야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링과 세트는 심각하게 뭔가를 의논하는 듯 한데, 어이! 무슨 음모라도 꾸미는 거냐? "...이니까, 그렇게 하자고." "뭐, 경험 많은 너가 하는 일이니까." 그리고 바로 세트와 다링은 나를 응시하면서 하나의 종이를 꺼내 들었다. "전하! 바로 이것이 마도공작 성 침투계획입니다!" 병사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점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아니... 이건...!!!" "어떻습니까?" 난 글 못 읽는다. 혹시 잊었나? -음... 재미있긴 한데...- 재미? 지금 우린 생사를 걸고 모험을 하러 가는 거 아냐! "하지만, 난 반대다. 하필 왜 전하가 정문인가?" 사린은 인상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이봐, 난 무슨 계획인지도 모르겠다고! "예. 원래 두목은 정정당당해야 하는 법입니다." 세트는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설마, 너 혹시 그 검은 배추단 사건의 재현을 하려는 끔찍하고도 무서운 상상을 하는 건 아니겠지! "흠... 하지만, 그래. 작전 총 동원인원은 겨우 10명도 안되는데, 이걸로 어쩌겠다는 말인가?" "예. 마족이 나오면 바키양을 내세우고, 괴물이 나오면 케자로를 내세우면 됩니다." 왜 하필 케자로? "그의 얼굴은... 범죄니까요." 하긴,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얼굴에서의 살기가 장난이 아니지. -잘 돌아간다. 워..- 하등 무생물께선 조용히 있으라구. "좋아! 이렇게 하자!" -제정신이 아냐... 이런 침투라니. 농담도 아니고.- 인생은 예측불허라고 하지 않아? 31-3. "원래 마왕의 성이라는 거 이렇게 밝고 깔끔해도 되는 거야?" "듣기론 마도 공작이 한 깔끔 한다는 군요. 그나저나, 정말 예술을 사랑하는 마족이로군요." 이지리스와 케자로가 두런 두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이 둘은 정면 돌파조... 헐.. 세트와 다링은 측면 돌파조란다. -흠. 앞쪽에서 강한 마기가 느껴진다. 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곤 하지만... "어이, 앞쪽에 마기가 있단다." 몸이 굳어왔다. 서서히 공포감과는 조금 관계없는 감정이 엄습해 왔다. "배고파..." 헉! 나의 입에서 나온 소리도 아니고.. 혹시...? "어라, 영민이 아냐? 이 곳에 오긴 온거야? 충고하는 데 안 오는 게 나아. 어서 가보라고. 모른척 해줄테니까." 그녀는 예나 지금이나, 한 카리스마 하는 군. "아니... 이 분과 아시는 사이입니까? 전하." 이지리스야... 그럼 모르는 사람끼리 만나서 이야기를 주고 받냐? "근데 왜 경비병이 아무도 없어?" "응. 마왕 부활제에 다 갔거든. 모두 중앙 홀에 모여 있어. 그러니까, 괜히 가서 풍지풍파 일으키지 말라고. 니가 무슨 영웅도 아니고. 안그래?" 왠지 묘하게 설득력있는 말이다. "전하! 어서 강행 돌파 하는 겁니다! 엉? 지금 무슨 폭음이 들린 거 같은데?" 민정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음...기분이 않 좋아 보이는 데... "너희들만 온 게 아니구나. 에휴휴.. 나 가볼테니까, 어서 도망가!" 그녀는 곤 위드 더 윈드... 했다. "자, 이젠 어쩌지? 괴물이 한 데 모여 있다면, 아무래도... 우리가 싸우긴 힘들잖아. 그러니..." 갑자기 이지리스의 얼굴에선 왠 후광이 어렸다. "아닙니다요! 우리는 적들이 뭐하는 지 알아보려 온 사람들이 아닙니까! 당연히 가서 염탐하는 겁니다." "..." -가서 죽어보는 것도.. 뭐, 조심한다면 들키진 않을 테지.- 그럴까...? "좋아. 가보자. 특히 이지리스 너는 조심해." "예이!" 이리하여...우리는 친절하게 쓰여있는 표지판을 따라-뭔가 잘못된 느낌이 든다- 어느새 마족이 버글버글 모여 있는 곳에 갔다. 그 곳 중앙에는 아주 커다란 사람의 동면 시체가 있었고... "저게 마왕의 육체인가 본데요?" "쉬.." "네? 저 아직 화장실 갈 생각 없는 데요?" 이지리스.. 조용히 해! "젠장..." 케자로의 입에서 짧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마족들의 시선이 우릴 향하고 있었다. "들킨 거 같지?" -아마도.- 거의 확실한 데... 젠장,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난 영민이.. 이런 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구려.. 끌.. "후후후...너희들... 인간인가?" 그럼 괴물로 보이냐? 그나저나, 저 놈이 마도 공작인가 봐... "자, 모두 물러 나라. 우리의 위대하신 마왕의 힘을 저 놈에게 맛 보이자. 후후후." 그런 거 별로 맛 없을 거 같은데... "어쩌죠?" 낸 들 아냐! 마도 공작은 서서히 손을 들어 아무 뜻 없는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붉은 색의 연기들이 뿜어지기 시작했고, 사방은 이내 붉게 변했다. 그리고, 중앙의 마왕의 육체인가 뭔가도 붉게 물들고 서서히 얼음같은 막이 사라지고 있었다. "자! 위대하신 마왕이여! 깨어나소서!!!" 조용... "저거 가짜인가요? 왜 아무 반응이 없지?" -이상하다. 물체에서 영혼이 느껴지지 않아. 아마, 라플이 마왕을 봉인 할때 육체는 따로 봉인했나 본데?- 무슨 소리야!!! 일개 고등학생이 그런 걸 어떻게 이해하냐! "저거.. 확실히 뭔가 이상한거 같습니다만..." 좋았어.. 기회는 이때야! "도망가자." -... 넌 인류의 평화를 위해 뛸 생각이 없냐?- 그런 건 다른 사람도 하고 싶어하니, 내가 양보하지 뭐. "어서 뛰자고. 우리 목적은 어디까지나 정찰... 맞지?" 서서히 공작의 머리에서는 김이 나기 시작헀다. "왜! 왜! 라플.. 이자식.. 이런 잔 꾀를 쓰다니.. 좋아. 좋아. 너희들이라도 없애주마!" 그의 손에 있는 거대한 붉은 구.. 죽었다. "그만둬!" 세트의 목소리가 대전에 울리고 역시나 마족의 시선이 그 곳으로 향했다. 그곳엔 할터, 세트, 다링, 바키가 있었다. 어라? 민정이는 못 만났나? "또 올챙이 들이군. 다 죽여주마. 후후후." 곤란한데... 세트일행은 대전으로 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곧 마족들이 그들을 습격할 수 있었다. 그 때 궁극의 병기... 바키가 나섰다. "흥! 어디! 개겨 보시지!" 그녀의 앞은 마치 모세의 기적... 괴물들이 공격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도 공작이야, 우릴 노려 보고 있었지만... "에. 그 부활이 실패 한 건 제 탓이 아니라고요. 하하하. 그러니까, 이만 보내 주시죠. 하하하." 공허하군. "그래.. 보내 주마. 후후후...다 보내주마!" 그의 손에서는 다시 이상한 구가 형성되었다. 그 구는 서서히 우리의 주위에 날아와 박혔다. 이봐, 난 이렇게 보여도 말야, 절대 마법 어쩌구 저쩌구란 말씀. "!@#!#$%#$^$&$%&$&!!!" 마족의 언어는 심오하여 그 끝을 알 수 없다. -젠장! 어서 도망가!- 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우리 주위에는 붉은 색의 홀이 생성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전하! 전하! 어서 빠져 나오 셔야 합니다!" 황급히 마법을 써서 바키가 이 곳으로 날아 오고 있었다. 그녀의 손이 나의 손에 스치고 나는 그 붉은 색의 구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야 원. 곤란하게 되는 군." 그 목소리는 차갑고,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누구 였을까? -으... 젠장!- 엉? 검 너도 왔냐? 그나저나, 이곳 되게 어지럽구만... 헐... 저 아래 쪽으로는 이지리스와 케자로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필사적으로 그들 쪽으로 다가갔다. -뭐지!- 차가운 물이 나를 덥치고 나는 물 먹었다... 우위...씨. 32-1. 한강 물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어렸을 적 난 수영을 배우겠다고 부푼 꿈을 꾸고 수영장에 갔다. 모두들 그냥 힘빼고 있으면 뜬다고 하더군... 그래... 그 말을 믿은 내가 병신이었다. 뜨기는 커녕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래도 좀 있으면 뜨겠지.. 그러나, 그날 난 물 많이 먹고 수중 고혼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뻔 했다. 당연히, 난 수영 못한다. 물도 무섭다. "어푸푸! 어부 어부(난 어부의 자식이 아니다! 살려 달라!) 애타게 부르짖었다. 참고로 난 아주 무거운 검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우푸푸.. 어부부...(꽤액.. 영민이 여기서 생을 마감한다... 라는 함축적 의미가 담긴 뜻이다. 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의 머리카락을 잡고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물귀신.... "어푸푸...!!!(난 아직 죽기엔 어려!)" 한 대 얻어 터지고 질질 끌려서 위로...엉? 물귀신이 왜 나를 끌고 올라가냐? 그리고 난 끌려서 물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직 젖은 눈을 들어 그를 바라 볼 수 있었다. 붉은 머리, 회색눈의... 나의 인어공주... 는 아니고, 검군이었다. "어...검탱아!" 너무 반가워서... "너 수영 못하냐?" "이 내가 그 정도도 못할 수 도 있는 거야." "흠... 그래? 이지리스랑 케자로는 아직 아래 있는 거 같은 데 큰일이군. 끄집어 내야 할텐데. 너, 떠 있을 수는 있겠지?" 무리. 무리. 무리..라고. "어휴... 알았어. 그럼...강변으로 가자." 강변...? 우리 섬에 있었으니까 당연히.... 이건 또 뭐야!!! "거기! 괜찮은 겁니까!" 119...놀랄 때가 아니다. "아직 두 사람이 안에 있어요!" 스피커를 든 사람이 뭐라고 하자, 이내 두 사람이 뛰어 들었다. 흠... 가만.. 검은 저런 배 처음 아닐까? "저 사람. 목소리가 무지 크군. 대단해." 마이크... 란다. 바보가 아니라면 알 수 있다. 난 다시... 나의 고향으로 온 것이다. 가만. 기쁨도 잠시. 내가 그럼 이 똥물을 또 먹었다는!!! 아.... 기절도 안되는군. "자, 이걸 잡고 올라오게. 학생. 괜찮나?" 그럴리가.. 있냐? 그나저나, 119를 보게 되는 일이 있을 줄을...몰랐어. 어라. 나 눈물이 흘러... "으..흑... 으.." 모두 당황했다. "울지마세요. 자, 학생. 괜찮아?" 왠 미모의 여대원! 올...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졌다. "쳇. 파즈. 괜찮냐? 저기 이지리스랑 케자로군." 가만.. 여긴 다시 물 더럽고, 공기는 숨막히는 그 위대하신 서울!!! 영어도 할 수 있다! 에스이오유엘!!! 헐... 다행이다.. "학생, 머리가 참 예쁘네? 어디서 염색한 거야? 근데.. 꼭 외국인 같다." 외국인 맞아요... 검군은 노골적으로 불쾌한 얼굴을 하기 시작했다. "가서 이지리스나 깨워야 겠군. 그나저나, 이 녀석들 수영을 하나도 못 하다니. 쳇." 저 녀석... 알고보니, 미남... 맞지?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어이! 그런 머리를 쓸어넘기는 행동은 금물이야! 너무 멋져.. 잉.. 옥떨메 운운 안해도 알겠지? 잉... "으... 아! 전하!" 케자로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뚤레 뚤레 쳐다 보았다. 그리고 내가 눈에 띈 듯... "전하! 무사하셨군요.. 전.. 전.." 어찌보면 난 무사하다고 할 수 있지. 왜냐? 난 내가 있던 곳으로 온 거잖아. 그러나... 얘들은 오히려... "응. 이지리스는?" 케자로는 물에 푹푹 젖어 있었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음. 귀엽군. "예. 물을 좀 많이 먹었지만.. 원래 건강한 녀석이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방글 방글. "어, 말하는 데 미한한데. 혹시 너희들 가수 지망생이니?" 농담하냐... 가만. 나만 빼고...윽. 죄다 미남이잖아. "아니에요.. 하하하.. 그냥.. 그래! 고스튬 플레이 중이었어요. 고대 왕국의 기사들.. 하하하..." 공허하군. "음. 그래? 그래도 조심해야지. 자, 여기에 이름 쓰렴. 주소랑, 연락처도." 난 굳었다. 가만. 내 집 없잖아. "에..." 검이 일어나서 상당히 살벌한 어조로 말했다. "거기 너! 감히 일개 평민인 주제에 왕족에게 반말이라니. 후환이 두렵지 않은 모양이구나!" 에 ... 또.. "예?" 어이가 없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럴 땐...그녀의 귀에다가 속삭였다. "좀 맛이 갔어요. 충격받을 만한 일이 많았거든요. 이해 하세요." "응.. 그래. 아주 미남인데. 안됬구나." 하하하... "저, 연락처랑 주거지가 없어서 곤란하네요. 단지, 주민번호라면.. 여기." "그래. 이거면 된다." 이지리스는 부시시한 동작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나와 케자로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여기가 어디래요?" "알 것 없어. 자.. 이젠 어쩐다냐." 오늘 저녁은 한강 고수부지에 묵어야 하는 건 아닌가... 흘... "자, 여긴 어디지?" 멀리 하늘 위론 비행기가 날아갔다. "저건 또 무엇이지? 몬스터인가? 그리고 공기는 왜 이리 탁해?" 글쎄.. 그런 건 보건 복지부나, 환경 특설반(이런 게 있을라나?)에 물어봐야지. 에휴휴. "그보다, 이곳은 이상한 곳이군요. 여자들의 옷차림도 범상치 않구요. 그나저나, 왜 이런 풀 밭에서 이렇게 젖어서 있어야 합니까? 제가 가서 나뭇가지를 가져 오죠. 일단 불을 피워 몸을 말려야 하니까요." 케자로는 그리고선 일어나려 했다. 응 그래.. 라고 할 뻔 했지. 하지만! 경범죄가 뭔지 잊지는 않았다. "저기, 케자로 일단 앉아봐. 아주 심각한 상황에 우리 직면해 있어." 오늘은... 음. 저 멀리 정광판에 보이는 글자를 보니... 내가 이곳에서 실종된, 즉 우리 부모님 기일 로부터 정확히 일년 이로군. 이곳과 그 곳의 시간차가 약간 다르군. 헐... 그곳은 지금 겨울의 문턱에 있는 반면, 이곳은 한 여름이니... "전하가 감기에 걸리는 것보다 심각한 일은 없습니다." "여기 아까 그사람들이 모포 주었잖아." 이지리스.. 그런 말하면 몰매 맞는 수가 있다고. "에.. 일단, 이곳은 함부로 나무를 꺽으면 안된다고. 그리고 절대로!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 불을 피워도 안된다." 이해가 안가나... "그래. 그보다, 이곳은 마법의 흐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내 몸에 마법의 힘이 모이지 않아. 검으로 돌아갈 수 가 없다." 메야! "그래서 아까부터 이렇게 나와 있는 거야?" "정확히는 저 똥물에 빠질 때부터지." 음. 너도 저게 똥물인지는 아는 구나.. 32-2. "음. 아마 적을꺼야. 마법이란 것이 일단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건데, 이곳은 썩 자연이랄께 없으니까... 산이라도 가면 모르지." 검의 얼굴은 천천히 일그러졌다. "그럼 나도 잠을 자고 휴식해야 한다. 물론 상처나 치명상을 입지는 않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해." 뭐가 곤란한가? "왜? 아무 상관없잖아." "너를 지키기엔 빈틈이 생긴다." 꼭. 조직의 이인자 대사같다. "하하하.. 여긴 그렇게 위험하지 않아. 그래. 칼도 좀 숨기고 다녀야 겠다. 그보다, 오늘은 묵을 곳을 정해야 하는 데..." 이곳의 기후는 뜨거운 여름. 밤엔 노숙을...으... 왜 건강한 대한민국 청소년이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음. 어쨋든, 오늘 내 생일이야. 축하해 줘." 조용해졌다. 모두 나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런 말... 한 번도 하지 않으셨잖습니까!" "뭐. 그런 거야. 특별히 알릴 필요도 없고. 마도 공작 쓰러 뜨리고 멋지게 할 셈이였는 데. 쳇." 망했지. 뭐. 그나저나, 갈 곳없는... 양은 좀 무리고. 하이에나는 오늘은 어디서... "할 수 없네. 일단, 내가 살던.. 곳으로 가고 싶어도 차비가 없어..." "그곳에서 쓰던 돈은 이곳에선 통하지 않나?" 응? 당연하지...어! 맞아! 그곳의 돈은 금, 은. 이잖아! 흐흐흐.. 금 한돈에 5만원 가량... 헐.. 좋았어! "야, 돈 꺼내봐." 이지리스는 이젠 강도짓 까지.. 하다가 케자로의 살벌함에 순순히 꺼내 놓았다. 케자로의 돈이 제일 많았다. 나야 뭐... 금화 세닢.. 한 돈 반. 그럼 15만원이군.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산적... 어디서 바꾼다냐... 일단 금은 방을 가야 하는데.. 이 근처에 그런 게 있기는 하냐? 옷도 해결해야 하고. "가장 가까운 도시라면... 영등포로군. 좋아. 걸어갈 만 하지." 이 시대의 청소년은.. 걷는다. 헐. 금은방을 찾아. "사람이 많군요. 여긴 어딥니까? 무슨 마을이길래... 이렇게 크고, 걸어도 끝나지 않는군요." 케자로야, 그건 아직 반에 반도 안 돌았어요. "여기 마을(수도를 마을이라고 해야 한다니. 쩝.)에 사는 사람은 대략 이천만정도야." 셋은 일시정지 모드에 들어가서 한동한 굳어 있었다. "이천만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뻥이죠!" "소리지르지마. 쪽 팔린다고. 충분히 지금 옷도 엄청 시선 집중인데. 젠장..."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 보자. 행인 A : 오, 어디서 영화 찍냐?(매우 통속적인 대사.) 행인 B : 소품이 죽인다. 저거 나오면 봐야지. 행인 C : 저 남자... 멎져... 행인의 거의 대부분이 우릴 집중하고 있군. 쯔. 우리가 에쵸티도 아니고..헐. 이러다 로드 캐스팅 당하는 건 아니지? "흠... 이런 곳에 그런 많은 인구가 살다니. 여기 인구는 몇 정도지?" 검은 이내 다른 질문을 던져 왔다. "응. 한 5천만?" 조용... "이 마을 엄청 크냐? 한 곳에 집중 되어 있으면 군사적으로도 공격받기 쉬울 텐데. 이상하군." 에? 역시, 전직 황족 답군. 뭐, 그렇기야 하지만.. 요즘은 화해 무드라..이거지. "사람들이 왜 저희를 쳐다보지요?" 옷이 이상하잖아... 빙신들아. "전... 시선에 익숙치 않은데.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전하를 보호하기 힘듭니다." 그래. 그래. 그나저나.. 할터 일행.. 무사하겠지? 바보 탱이 신도 있으니.. 설마, 포로로 잡혀서 있다든지, 그런 건 아니지? "저기! 황금 금은방이다!" 제빨리 들어갔다. 당연히 주인은 우릴 이상한 모습으로 바라본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윽... 저, 이 금을 좀 현찰로 바꾸고 싶은데요." 그 주인은 내가 내민 금화를 현미경...은 아니고 돋보기로 살펴보았다. "음.. 금의 순도는 좀 떨어집니다만... 그래도 세공이 무척 잘 되어있군요. 그런데, 이 얼굴... 손님 하고 비슷합니다. 하하하." 큭...! 난 일국의 황제. 믿거나 말거나, 내 얼굴이 돈에 그려지다니... "하하하... 친구가 장난을.. 좀. 하하하.." 시니컬하게 이어지는 한마디. "그래? 꽤 오래된 거 같은데. 그 친구는 전문적인 세공사인가 보지?" 흐거걱... "하하하..." 이지리스가 또 쓸데없이 나섰다. "감히 세공사 따위가 전하와 아는 사이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가! 업...!" 헐... 입막아야지. 난 케자로에게 눈짓하자, 그는 이내 이지리스를 구석으로 데려가서 몇마디 했다. "입 닥쳐." 두마디로군. "음... 좋아. 좋아. 이 정도면 하나에 50만원정도 쳐 주지. 일단은 현찰이 없으니 수표로 끊어주지. 잠깐만 기달리게." 아저씨는 동전하나를 들고 동료에게 가서 뭐라 뭐라 말하는 듯 했다. 그나저나, 저 정도면 많이 바꾸지 않아도 되겠네. 헤헤헤. 당분간은 지낼 수 있겠어. "여긴 보석이 많군." 그렇지. 검군. 그렇다고 강탈하진 말라고. "그러고 보니 파즈. 보석도 있는 데, 여기에 당분간 있어야 한다면 그것도 현찰로 바꾸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응? 그런가... 내 보석. 정확히는 나바스 황국의 보석인데. 일단, 반지와 목걸이 등... 옷에도 보석이 달려 있지. 헐..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큰데. 어쩔까...나. "아, 이 소년인가? 그러고 보니.. 옷이..." 윽... 구리다고 하면 죽을 줄 알라고. "혹시.. 여기 있는 이 거 보석 아닌가?" "어디 봐. 그렇군." 이젠 존경의 눈으로... 헐... 이렇게 보여도 난 나바스에선 아주 황제 대접 받으면서 살았지요. 뭐 원래는 평범한 소년이지만 서도. "저, 계산은 다 되었나요?" 금화 열개면 500만원이군. 헐.. .짭짤해. "아, 이거 아무래도 사연 있는 금화 같아서 말야. 아무래도 전문적인 감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 메야! 그럼 오래 걸리지 않을까? "음... 잠시 기달리면 되니까. 저기서 탄소 측정이랑 하면 즉시 알수 있어. 그러니까, 여기서 잠시 기달리라고." 그리고 친절하게 바까스... 오... "흠...탄소 측정이 뭐지?" 검아. 너가 설명해 준들 알리? "그냥,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알아 보려는 거야. 사실 연대는 별로 안되었잖아." "흠.. 그렇긴 하지. 하지만, 저기엔 전대의 황제 돈도 있을 텐데? 너가 즉위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돈이 그렇게 많겠냐? 그리고, 역대 황제의 돈들도 있을텐데..." 흐걱... 그럼 얼마나 오래? 뭐, 하나당 백만원을 넘기야 하겠어? "감정이 끝났습니다. 손님." 갑자기 정중... "저희 가게에선 손님을 모시게 된 것을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이 물건들 중 몇몇은 연대가 까마득히 오랜 거의 500년이 넘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것은 저희가 어떻게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손님께서 굳이 파시길 희망하신다면, 저희 가게에서 협회를 통해 경매에 붙이겠습니다." 갑자기 진품 명품이. "감정가는!!!" 두두두두두둥... "금화 하나의 최고 금액은 20억입니다. 아마, 경매 금액은 여기서 출발할 것입니다. 최저 금액은 대략 500만원 정도 입니다." 올... 홀... 헐... 어머니.. 저 부자 됬습니다. 32-3. "이젠 옷을 사러 가자." "예. 근데, 왠 옷입니까? 전 이옷 한 벌이면 됩니다만.. 그리고 전하의 호위 중에는 갑옷을 벗을 수 없습니다." 이봐, 케자로. 그럼 그 빨간 닭 옷을 입고, 나 미친 놈이라고 광고하시게? 여긴 영등포라고...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자. 저리 가자." 영등포에서 옷을 살 수 있는 방법. 그냥 아무 가게나 들어가도 된다. 단, 가격대는 동대문이나 남대문과 비교해서 별 차이는 없지만, 한 데 몰려 있지 않고, 어떤 가게는 죽도록 비싸다. "음. 이 가게가 좋겠다." 검의 취향을 알았다. "여긴 여성복만 팔아. 저리 가자." 에휴휴... 하긴, 검 군이라면.. 여성복도 어울리지만.. "어, 나는 이 청바지 하고, 이 티셔츠랑, 음. 남방. 아, 이 티도 괜찮겠군." 신난다... 역시 주머니가 뿌듯한 건 기분이 좋구나. "어이, 케자로는 뭐해? 내가 골라 줄까? 응?" 케자로는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직원 아가씨가 검군의 거의 밀착해서 이것 저것 이야기 하고 있었다. 검은... 반응이 싸늘... "어머, 이걸로 하세요. 이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검은 나를 바라 보았다. "저기, 저걸로. 나도 같은 걸로." 우리가 무슨 커플룩입냐!!! "에...엣? 둘이.. 그런 사이?" 아냐!!! "흠.. 전 그냥 이 것들로 하죠." 케자로는 검은 색 천지인 색들의 매우 활동적으로 보이는.. .이라기 보다, 딱 붙는 옷들을 골랐다. 이지리스는... "우와!!! 전 이걸로 할래요. 아냐, 이것도 좋네. 헤헤헤..." 베시시.. 무슨 사내 자식이 저렇게 옷을 가지고 환장하냐... "저, 케자로. 다른 색도 골라. 그 한 벌 가지고 어떻게 입냐?" 케자로 회색옷으로 한 벌 더 골랐다. "자. 계산합시다." 음... 하여튼, 옷은 아마도 검군이 가장 많이 산거 같다. 일단...옆에서 사라고라기 보단, 내가 봐도 엄청 잘 어울리거든.. 헬. "이곳의 언어는 모릅니다만. 하지만, 의사 소통은 되는 군요."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나도 할 수 있었잖아? "자 그럼 각자의 갑옷과 옷을 챙겨. 여관으로 가자. 일단, 거기서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도 하고." 우리의 걸음은 힘찼다. 물론, 나를 제외한 인간들은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문제는 이런 미남들이 한데 우르르.. 다닌 다는 것이다. 음. 나만 빼고. 그럼 이들은 삼인조 그룹.. 난? 로드 매니저다..잉.. 그러나 그 진실은!!! 내가 왕이다. 음 하하하. "여기서 묵자는 것입니까?" 그렇지. 나의 눈 앞에는 꾸리한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여관. 이라고 써 있잖아. 왜? 비싸진 않을꺼야." 검이야, 뭐 항상 그렇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짜식... 왜 저러냐? "전 반대 입니다. 고귀한 전하가 묵으실 만한 곳이 아닙니다!" 뭐냐... 이지리스 의외의 면. "케자로는 좋지?" 희망의 광선!! 파샤샤샥. "폐하. 곤란합니다. 일단은 격식에 맞추어야 하지 않습니까?" 뭐... 그럼 어쩌란 말이냐! 여긴 궁궐도 뭣도 없다! "하지만.. 그래. 검 생각은 어때?" "나? 난 왕족이였어. 이런 곳이 눈에 찰 것 같나?" 물은 내가 바보였어. 할 수 없이... 내가 아는 호텔이란, 뭐, 서울력에 있는 힐튼... 이나, 을지로에 있는 롯데 호텔 정도. 가봤다는 게 아냐. 그 곳엔 단지 지나가면서... 봤다는 거지. "자, 그럼 전철을 타자." 그들의 놀라움을 어찌 말로 표현하리... "일개 사단도 이보단 적을 것입니다." "정말... 사람이 많은데 한 번에 다 들어가는 군요." 퇴근 시간 이었거든. "이번 정차하실 역은 서울역. 지하 서울역입니다. 영어로 씨부렁. 씨부렁." 나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 주로 내가 아닌 내 옆의. 특히 이지리스와 검군... 이지리스.. 입만 다물고 있으면 미남이거든. 초절정 미소년... 이지. "자, 여기다!(이젠 불만 없겠지. 여긴 우리나라의 최고 호텔이란 말씀! 세계적으로 체인점도 있다. 뭐!)" 검은 스윽... 흩어 보더니 한 마디 했다. "개 중 낫군." 건방진...!!! "좋아. 좋아. 그럼 카운터에 가자...(왠지 긴장.)" 나, 호텔은 커녕 모텔, 여관, 심지어는 합숙도 별로 해 본적이 없는 데... 사실, 고등학교 까지의 여행이 어디 여행이냐? 그리고, 4난 수학 여행가기 전에 일이 터져서... 흠. "안녕하십니까? 뭘 도와드릴까요?" 그 보이의 눈빛은 이랬다. 야, 애가 올 곳이 아냐! 썩 꺼져! 였다... "저, 방 좀 얻으려고요. 가만, 케자로!" 케자로와 이지리스 검은 약간 멀찍이 있었다. 케자로가 나에게 다가 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방을 몇개나 얻지? 그냥 한 두개 얻어서 둘씩 쓸까?" 케자로는 예의 음습한.. 얼굴로 말했다. "방 네개로 합시다. 특실로요. 그리고, 선불로 하고, 식사는 세끼 다 해주십시요." 이봐... 경험이 많아 보여. "예. 하루에 일인 객실, 45만원 입니다." 끄윽! 특실..이라니! 여긴 하루에도 10만원이란 말야!!! "예. 그렇게 합시다. 돈은 여기." 이봐!!! "뭐하십니까? 돈은 전부 다 갖고 계시잖습니까? 한 삼일 묵고 갈 것으로 하죠. 그 동안 집을 알아 보는 게 좋겠습니다." 이게.. 아닌데. 나의 원래의 계획. 1. 먼저, 힐튼에 데려가서 비싼 가격에 놀래킨다. 2. 그냥 나온다. 3. 예의 여관의로 간다. 4. 돈을 그래서 아낀다. 였는데. "에휴.. 여기요. 현찰이에요. 그리고, 이름은 하 영민. 됬죠?" "예. 손님. 당장 투숙 가능 합니다. 민경욱씨." 한 제복 입는 사내가 왔다. "예." "짐은 이 사람 주시죠. 편한 일정 되시길 바랍니다." 호텔이다. 젠장!!! 그리고, 이지리스와 케자로의 즐거운 하루... 였다고 할 수 있지. "으악!!!" 이지리스의 비명이 들려 왔다. "무슨 일이야!" "물은 어디있나요?" 젠장!!! "자, 보렴. 이것은 수도 꼭지라는 거야. 이걸 돌리면... 차가운 물이 나와." "오, 하지만, 이쪽은 뭐죠?" "음. 이건 뜨거운 물이 나와. 에휴휴, 또 물어 볼 거 있으면 비명 지르지 말로, 말로해." 그의 눈에는 신기함이 가득했다. "오!!! 뜨거운 물이.. .이 곳은 축복받은 곳이구나." 그건 아니라고 봐... 다들 샤워를 마치고, 내 방에 모였다. 각자의 방은 마주 보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검군은 그 붉은 머리를 수건으로 토닥거리는.... 아주 여성스런. 닭살이 좌악 돋는 현상이... 흑. "저, 머리 기네." "예. 전하도 머리 꽤 길으셨군요." 빙글 빙글. 윽.. 그럼 머리를 몇 년 만에 감은 거지? "아... 그래." "아주 시원 하더군요. 글쎄. 워낙 오랫만의 샤워라." 끄윽... "아, 그래.. 하하하. 음료수나 먹으면서 앞의로의 일에 대해 논의 하자." "예!" 에구구..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야. 손수 내가 캔까지 따 줘야 하거든. 무슨 캔 따 본 적이 없으니까... 33-1. 살아 남기 제안. "좋아. 앞으로는 내 말에 가급적이면 따라줬으면해. 그나저나 왜 너희들이 이곳으로 오게 된걸까?" 이지리스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전 알고 있어요." 오옷! "어떻게? 너에게 기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놀랍네." "네. 그 공작의 마법 때문이잖아요." 당연하다는 듯이... "... 파즈. 앞으로는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해." 응? 하지만 어떻게 간단 말인가? 여기도 그런 마법사가 있는 지 의심스럽고. "그보다는 당장 앞으로 돈을 벌거나 할 것 아닙니까?" 그렇지. 돈. 그게 문제지. 여기 호텔 투숙비는 장난이 아니란 말여... "용병단에 들어갈까요?" 이지리스... 여긴 용병제가 아니다. "여긴 용병제가 아냐. 그리고 일단, 나는 너무 어려서 안돼. 그리고, 가면 한 몇년 있어야 하는데다가, 정보를 얻는 다는 것도 무리야." 케자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험한 녀석이 그러면... 귀여운 줄 아냐? "이상하군요. 이곳은 전쟁도 안 합니까?" 하기야... 하지. 눈싸움. "너희들이 생각하는 전쟁은 없어. 그리고, 여기선 정보를 얻고 싶으면 신문이나 테레비를 보지." 리모콘을 집어 들었다. 사실 나도 그 동안 어떻게 세상이 변했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 "어때? 음. 마침 뉴스시간이네." 9시 뉴스가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셋의 눈은 마치 테레비로 빨려 가는 것 같았다. "마법...인가요?" 농담하냐? 여긴 마법이고, 마술이고 없다. "신기하군요. 이건 기술이군요." 그렇지. "음. 별 일 없네. 악!" "왜그러십니까?" 나는 머리를 쥐어 뜯었다. "왜 또 입시제도가 바뀌거야! 공부도 하나도 못 했는데!!" 검이 위로 해 주었다.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힘내." 이지리스는 이내 나에게 의아스런 시선을 던졌다. "그런데 어떻게 이 세계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아시는 거예요?" 그야.. "음. 유학갔던 곳이 이곳이거든." 메야...? 검의 사기성이 다시 발동... 모두는 납득한듯. 우린 대충 논의 없이 테레비만 보다 자기로 합의 했다. 검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무슨 할 말이 있는 듯. "당분간 너가 이곳 사람이라는 것은 밝히면 안된다." "어? 왜?" "넌 어쨋든 황제. 그 사실을 잊으면 곤란해." 검이 나가고... 방에는 나 혼자만 남았다. 아주 오랜 만에 혼자가 되었다. 항상 검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난 배개를 집어 던졌다. "배개 싸움 하고 싶다.." 그러나 호텔 힐튼에선 아니 될 말씀. 그냥 쳐 자려고 시계를 보니... 10시. 음. 음. 난 전화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다! 이곳은!! 내가 살던 세계가 아닌가!!?! "음. 내 친구들.. 에게 전화해야지.. 가만, 날 잊은 건 아닌가?" 전화를 두고 망설이다 이내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기억나는 전화 번호가 없어!!!" 정말 난 불행한 인간이다... 아니, 멍청한. "음. 영철이, 문식이, 선문이... 음. 음.. 이런 이름들 중 친구이름은 하나도 없구..." 친구 이름도 잘 기억이... 가만, 반장이름이 뭐 였더라.. 에잇! 녀석들 깨워서 아침이나 먹어야 겠다! "으엣!" 문을 열자, 케자로의 으시시한 얼굴이 들어왔다. "일어나셨습니까?" 덕분에... 원래 문열면 놀래주는 역은 할터 몫이였는데.. 할터가 없으니.. 이젠 케자로가 하는 구나. "음. 케자로, 어서 밥먹으러 내려가자." "예." 검이야, 잠 잔 게 거의 몇 백년... 만이니.. 아니, 한 천년.. .된거 아닌가? 검이 만들어진 년도가.. 아, 난 모른다. "검아, 잘 잤어?" "뭐, 그렇죠. 가시죠." 그야..이지리스의 눈에는 검은 테가 있었다. "저.. 팼어?" "예." 음. 케자로야. 너무 하잖아. 그래도 동료인데. 헐. "이야. 이게 뭐라는 것들이야!!!!" 알리가 없다. 뭐? 사우던 아일랜드 라는 샐러드..랜다. 그게 뭔냐!!! 적어도 나바스에선 음식이름 알 필요는 없었는데. 끌. "그럼 고기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건 좀 안다. 검과 케자로 이지리스는 뭣도 모르니, 미디엄을 청했다. 난 이렇게 말했다. "피가 안나오게 번...해서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뭘 번 해요?" "후후후... 태운다는 것이지." 모두 시선이 이상 야릇 해졌다. 흐흐흐.. "윽... 피가.. 맛있다...!!!" "그렇군." "야, 파즈. 너도 먹어봐. 되게 맛있다." 의외로.. 녀석들은 식인종 끼가 다분했다는...!!! 나는 서서히 다 탄 고기를 썰어서 잘 먹었다. 녀석들의 칼질이야. 뭐. 예술 아냐? 젠장. 나만 왠지 손해 보는 생각이. "그럼 앞으로는 뭐 하실 생각 입니까?" 되든 안되든 친구한테 전화를 때린 후, 대책 마련에 들어가야... "고민 할 것없지. 관광이나 하자고." 검아. 검아. 단순하게스리.. 근데, 검은 검에서 나온 뒤로는 상당히...그래. 딱딱해. 왠지. "그래. 너희들 언제 이런 데 구경 해 보겠어. 자, 오늘은 관광이다." 어디.. 서울에서 유명한 곳은 다 끌고 다녀야지. 후후후... "좋아. 일단 명동으로 가자. 여기선 그래도 제일 가까우니까. 아냐, 일단 남대문 시장을 가자!!!!" 옷도 좀 더 사자고. "흠. 기껏 구경을 시장을 가나?" 자식이!!! "그럴 수도 있는 거야. 그리고 갈만해. 가보면 알아!" 남대문 시장을 본 세명의 반응... 이지리스 : 크군요. 케자로 : 시장마을인가? 검군 : 역시나, 사람은 되지게 많군. "어때? (으쓱으쓱)" "너가 만든 것도 아닌데 잘난 척 하지 말라고. 음. 그리고 남성복은 별로 없잖아?" "저기 상가로 가야해." "이야! 이게 뭐죠?" 이지리스가 들고 있는 것은... 여자 팬티였다. 이봐! "이리와." 질질... 우리는 그야말로 관광!을 하고 있었다. 예전엔 몰랐는데, 우리나라도 꽤 재미있단 말이다. 훗. 그리고 모자 상가에 들어간 순간, 나는 아주 익숙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경훈이 아냐!" "어, 영민이! 너... 살아 있었어!" 그럼 죽어야 하냐? 경훈. 심경훈. 나이 나와 동갑. 이젠 18세. 공부? 공부는 잘 못한다. 여자? 농담하냐? 내 얼굴에 무슨. 취미? 대한 민국 고교생 10명에게 물으면 아마 9명 쯤은 게임이라고 한다. "누구야?" 검이 물었다. "내 친구야." 그리고 난, 검의 얼굴이 흐려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1년 만에, 난 다시 내가 아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검의 안색을 살피지 못했다. 1분 뒤에야 봤지만. 음 하하하. 33-2. 분위기는 나야, 경훈이랑 화기 애애 했지. 뭐. 검이야 째리던, 야리던 간에. 녀석이야 서울에서 부모님의 일을 착실히 돕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난, 황제 노릇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하하하. 너 돌았구나?" "하하하. 그래 임마! 그나저나, 다들 잘 있었냐? 반장은?" 그녀석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아, 그녀석..." 왠 분위기. 알고 보니 죽었다든지.. 해외로 갔다는 거라든가..는 아니지? "그나이에 치질 때문에 꽤나 고생했지. 움 하하하. 그래도 너가 그렇게 이상하게 사라진 뒤로 제일 걱정했어. 근데? 뒤의 사람들은 다 너 친구들인가 보지?" "아닙니다!" 이지리스... 가만 있어라. "전 전하의 부하입니다!" 경훈이는 다시 웃어 제꼈다. "음하하하! 알겠어. 저 녀석 이제 보니, 장난이 재미있구나. 근데 외국인 같다." 그런가...? "야, 친구가 왔는 데 같이 놀러 다니자. 쟤들 관광 시켜주는 중이거든. 아무래도 나보단 너가 낫잖아. 오늘은 명동에 갈까 하는 데." "그래. 죽다 살아난 친구 소원이야. 뭐." 녀석은 흔쾌히 웃고, 녀석의 더 어린 동생에게 맡기곤 우리와 함께 전철에 올랐다. 의외로 이지리스를 꽤 재미있어 한다는... "검. 왜그래? 아까부터 기분이 안 좋아보여?" "아, 난 괜찮아." 역시... 평소의 검이라면 소리지르고 그럴텐데. 이 녀석의 말 험함은 오늘 어제 일이 아닌데 말야. "경훈이가 싫은거야?" "아냐. 단지.." 응? "너, 여기 남을꺼냐? 난 너가 여기 있을까봐. 겁나." 나는 웃으면서 녀석의 어깨를 쳤다. "바보 아냐? 아직 갈 방법도 모르는데. 하하하. 야, 그리고 넌 내 검이잖아. 안그래? 나만 버리지 않는데면서?" 그는 비로소 얼굴이 밝아졌다. "흥. 주인이 제대로 정신이 박혀있어야 걱정을 안하지. 뭐." 썩을 검... 근데, 사람들의 시선이 장난이 아니었다. 나와 검은 중얼거리면서 이야기 하고. 케자로는 항상 한 발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고, 앞 쪽에 경훈이랑 이지리스가 웃으면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무척 무례하군. 함부로 잡기나 하고. 흥." 나이트 오라는 걸 벌써 몇번째 뿌리쳤는 지... "하하하. 다 너가 잘 생겨서 그래. 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어! 저거봐! 멋지다!" 아주 정교한 범선 모양이 있는 가게 였다. 한참을 구경하고 있었다. "꺄악!!!" 응? 비명 소리? 한 사내가 번개 같이 우리 쪽으로 뛰어 들어 오고 있었다. 주변엔 영화 세트가 가득... 영화의 한 장면인 듯. "이야. 엉? 케자로!" 우리 쪽으로 한 남자가 모형 칼을 들고 뛰어 오고 있었다. 감독의 소리와 함께 그 사람은 뛰기 시작했다... 것 까진 좋은데, 케자로가 달려 들었다. 그리곤 정확히 팔을... 으. "으악!" "뭐야!" 케자로는 나를 빙긋이 바라 보았다. 다른 사람 눈에야.. 음산해 보이겠지. "케자로! 무슨 짓이야! 놔줘! 이건 실제 상황이 아니란 말야!" 케자로는 엉거 주춤 그를 놔 주었다. "저.. 전하에게 달려 오는 줄 알고 그만." 경훈이의 한 마디가 들려왔다. "열녀 충성이란 단어가.. 갑자기 떠오르는데?" 욱. 그보다, 감독이 이 곳으로 오고 있었다. 젠장... 피해 보상하라고 하면.. 아이고. 감옥에나 안가면 다행인데.. 우린 어찌 보면 불법 체류잖아. "죄송합니다. 원래 제 친구인데.. 하하하.. 진짜인 줄 알았데요. 외국인이거든요." 우리 일행을 굳이 표현하자면. 빨갛고(검), 회색의(케자로), 노랑이(이지리스)...였으니. 외국인으로 보이지? "이것 봐. 그냥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잖아!" 에휴휴. "죄송...?" 눈 앞에는 검의 붉은 장발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검의 낮게 깔린 저음이 들려 왔다. "건방지군. 누구한테 이래라 저래라냐." 이봐.. 이봐.. 감독은 갑자기 나를 멍하니 바라 보았다. "자네 일행인가? 세 사람다?" 그렇죠. 에휴,. "저..." "자네. 나와 함께 일 해볼 생각은 없나?" 어떻게 이런 일이...우린 진짜 로드 캐스팅 당했다. "우리가 왜 여기 앉아 있어야 하는 겁니까?" 케자로야.. 가만히 있어. 경훈이는 내게 연락처를 주고는 튀어 버렸다. 짜식. 부모님이 열받아서 전화했어도 그렇지.. 젠장. "조금만 참아. 케자로. 어쩌면 돈도 벌 수 있다고." 에휴휴...삼인조 트리오를 만들라는 거 아닌가 몰라. 곧이어 왠 아저씨 한 사람이 커피 숍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이! 김피디! 여기야." 김피디. 이름이 피디? "아, 정수. 한 눈에 알아보겠군. 굉장해. 어디서 찾았나?" 길거리에서...팔을 부러 뜨렸지. 흘. 이게 다 케자로 때문. 그러나, 지은 죄가 있으니. "아, 명동에서 하늘에서 떨어졌지. 역시. 명동이야. 구관이 명관이라니까?" "하하하. 그렇군. 그래.얘들로 뭐하지?" 그리곤 의논... 나는 그저 파르페만 퍼먹고 있었다. 잉. 검을 힐끗 바라보니, 역시나 미남이야. 에휴휴. 나도 저렇게 되고 싶은데 말야. "그래. 그렇게 하는 게 좋겠어. 아, 이름이 영민이라 했나?" "예." "이 중에선 그래도 이쪽.. 이름이 검?" "예. 이름이 검이에요." 사실 이름 잘 모른다. 검의 눈썹이 묘하게 일그러졌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좋아. 나이가 제일 많으니, 이쪽이 리더 하면 되겠다. 어때?" 모두는 조용할리가 없었다. "말도 안됩니다! 당연히 전하... 웁...!!!" 입 막았다. "전, 파즈님이 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케자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 이런 건 제일 잘생긴 검이 하는 게 낫지. "하지만, 이쪽이 제일 나이가 많은 거 같은데? 자네. 동안인가?" 끄억! 단지 나이순으로...!!! "저, 올해로 18세이죠. 생일은 어제였거든요." "아, 그래? 이쪽은 아무리 잘 봐줘도 이십대 초반 같은데..." 어이, 거긴 나이가 짐작키 어려운 정도라고. "나도 파즈가 맡는다는 데 찬성이야." 검아. 검아. "근데, 파즈가 누군가?" 저요... 이리하야.. 갑자기, 우린 스타 군단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끌.. 우리가 힐튼에 묶는 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지 놀라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일단, 나는 테레비에 나가게 된다는 사실에 놀라기만 할 뿐... "...게 된거야." 경훈이는 잠시 조용히 있었다. "잘 됬네. 하긴, 너 무지 잘 생겼잖아." 농담이지? 난 옥떨메라고. "뭐, 꼭 잘생긴 건 아니지만. 글쎄, 못 보던 사이에 뭐랄까, 카리스마가 생겼어. 눈매도 제법 날카로워 졌고. 키도 많이 컸어. 너의 옆의 있던 사람처럼 잘생긴건 아니지만... 평범한 가운데서 매력적이랄까?" "뭐, 먹고 싶은거 있냐?" "모자나 사줘." 말을 말자. 33-3. 어릴 때 부터 테레비와 난 연관이 없었다... 그래. 사실 그렇다. 그런데 왠 가수! 농담도 아니고... 에이. 그런데 팔자에도 없는 가수라니.. 쯥. 일단, 목소리 테스트부터. "음. 이지리스군 먼저 해보게. 이 노래를 그냥 불러 보는 거야." 참고. 나를 제외한 모두는 국어를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를 아는 것도 아니지만.. "저, 얘들은 국어 몰라요. 차라리 한 번 들려주고 부르게 하는 건 어떨까요?" 김피디는(정말 이름이 피디일까?) 그렇게 했다. 무슨 가수의 노래 같은데... "자, 해 봐요. 이지리스 군." 이지리스가 노래 하는 걸 들어 본 적이...엉? "(아름다운 노래 소리.) 사랑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 이로다...(당연히 이런 가사는 아니다.)" 그는 쑥쓰러운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저희 엄마가 어릴 때부터 가르쳐서.." 놀랍다. "음. 좋은 목소리군. 다음은 케자로군." 케자로는 그냥 자기가 아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고대 민요라고 해명했고... 가사는 아주... 멎진 노래였다. "푸른 들판의 아름다운 꽃들과, 단지 조용히 우는 새들의 노래와, 나의 낡은 장화와, 나의 사랑스런 그대의... 부드러운 노래와, 부드러운 머리카락... 이제는 더 이상 그대는 존재하지 않지만... 영원히 이곳은 그대의 낙원입니다." 짧은 노래가 울리자, 나는 그 녀석의 전직을 의심했다. "너 원래 가수였어?" 그는 쑥스러워 하면서 말했다. "원래 기사 정규과정에 류트와, 시, 노래가 있습니다." 끄억... 하여간, 다음은 검 차례군. "난, 글쎄. 노래는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실테지. "그래도 불러. 테스트니까." 그는 인상을 약간 쓰면서 조용히 나바스의 성가를 불렀다. 성가라니! 녀석과 전혀 안 어울리는...일이다. 가사는 한시와 같이 뜻이 어려웠다. 끄억. "아, 아주 멋진 목소리들이군. 세상에. 그럼 자네 목소리만 들으면 되겠군." 난 팝송을 불렀다. 사실 아는 노래가 없었다. "학교 종이 떙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스쿨...벨. "음. 음..." 역시 고민하는 군. "좋아. 네 명다. 아주 완벽하다." 글쎄. 나만 빼면 완벽할 거 같다구. 세상에. 노래 멜로디는 케자로와 이지리스의 노래를 적당히 섞고, 가사는 적당히 붙여서 우리에게 던져 주었다. "매일 연습해. 이번 건 별로 안무도 없으니까. 알았지?" 으...하기사, 황제도 되었는데... 가수라고 안될 건 없는 건가? 하영민.. 인생, 정말 공사 다망하구나... 공사 다 망했다. 엣. "저기.. 아무래도 난 이런 거 취미에 안 맞는데." 일행은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때려 치우면 되잖습니까?" 케자로... 일이 그렇게 쉽니? 니가 부러뜨린 팔은 어쩌고. 에휴휴... 그룹이름도 곧 결정 되었다. 나이트... 그리고 검군은 검이라고 할 수 없으니 스워드라고 하기로 했데나? "웃기는 이름이다." 경훈아.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 "그래. 방은 알아봤어?" 경훈이에게 집좀 알아봐 달라고 했거든. "음. 너 보면 깜짝 놀랄껄?" 그의 얼굴에는 회심의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람. "좋아. 가보자." 나와 경훈이는 어느새 아주 익숙한 동네로 향하고 있었다.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악보보기 공부 중이라, 검만 나를 따라왔다. "이건... 설마." "뭐, 아직 계약은 안했지만. 할꺼지?" 당연히. 나는 그 집을 보는 순간 눈에서는 아주 작은 눈물들이 흐르고 있었다. 옆에서 검은 의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우는 거냐? 뭐 슬픈 일이 라도 있어?" 슬픔... 글쎄. 그건 아니다. 내 눈앞에는 단조로운 단층집이 있었다. 그 집은 내가 살던 집이었다. 나와 부모님들이 살던. "검아. 내가 살던 집이야. 하하하... 세상에.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몰랐는 데 말야." "좋아. 그럼 계약할꺼야?" "응. 당연하잖아?" 파즈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젠장. 내 기분은 서서히 드러워 지고 있었다. 왜 뭐가 즐거운 것인가? 왕성에 비해서는 한참 작고, 조잡해 보이는 데. 젠장. 젠장! "검, 왜그래?" "아냐. 그럼 녀석들은 이리로 오라고 하지." 파즈는 이세계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다신 내가 있던 그 위험한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만에 하나, 그가 정말 돌아가지 않는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하나? "젠장. 바보 같군." "난 방송은 첫 출연 이라고... 으. 무지 떨린다. 검, 너는 안 떨려?" 검은 초연했다. "사람이 나를 바라 보는 거야. 항상 당연하 일이지. 그런 걸 가지고 떨다니. 역시, 평범해. 훗." 그려.. 댁은 비범해서 좋겠구만. 젠장..,..! 아주 입에 붙었다. "다음 나이트 팀입니다!" 그렇지. 그래도 돈 벌자는 데. 젠장....! 사실 이런 짓 안해도 돈 많다. 그렇다면 몇 번 하다가 그만 둬야 겠군. "새로운 파격 신인! 나이트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어이구.. 이젠 별 짓 다하는 구만. "어....!" 사람들은 모두가 노래 부를 동안 거의 침묵에 쌓여 있었다. 그리고, 케자로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러 퍼졌다. 나? 에잇....! 묻지마. "...." 너무 조용했다. 사람들은 우릴 주시할 뿐. 큰일났다. 우리가 너무 웃겨 보였나봐. 에잉. 한 사람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고마워! 엥? 곧 이어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꺄약! 너무 멋있어!" "환상이야!" 이봐.. 이봐... 물론 여기서도 난 열외였다. 나도 욕심은 없다구. 이런 데 나왔다는 것도 감사해야지. 젠장....! "우리... 뜬 거냐?" 물론 이지리스와 케자로, 검은 이 말을 절대로 이해 못 했지만. 34-1. 이 소년이 가수가 되는 법. 가수가 되고자 한다면. 일단 노래보다도 외모가 받쳐 줘야 한다. 그러나, 대한 민국의 청소년이여. 집안이 부자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 요즘의 성형기술은 신기...!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래야 립싱크라는 최고의 병기가 있으니 걱정은 접어둬라. 음치도 가수가 될 수 있다. 하다 못해 랩으로 때려 박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가수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인맥이다. 인맥. 이게 없이 가수가 되는 놈들은 인기가 장난이 아니거나, 실력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헐.... "너네 어제 티비에서 봤다." 경훈이 녀석은 싱글거리고 있었다. 재수 없어. 임마. 그리고 너는 뭐가 그리 좋냐? 그의 느끼 발언은 계속 이어진다. "너만 빼고 다 초절정 미남이더라? 동생이 그러는데, 저렇게 모으기도 쉽지 않았겠다고 그러더라. 야, 너 꼭 귀여운 인형같다고 하던데?" 귀엽다와, 미남은 동의어가 아니당! "당연히 검군의 인기가 짱이지? 에휴휴... 뭐,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까, 당연한 거지만." 그는 여전히 방실거리고 웃고 있다. "그래도, 너도 그 중에 낀 게 어디냐?" 그런가? 에휴. "야, 전화 온다. 전화 받어라." "오냐!" 나 외엔 이 집에서 전화 받을 줄 아는 놈이 없어서 문제가 크다. 젠장. 전화 받는 법 부터 알려 줘야 할 판이니.. 끌. "아, 여보세요?" 상대편의 목소리가 아름답게 울렸다. 엉? 내가 아는 여자는 당최 없는데? "네. 혹시 하영민씨 댁 입니까?" 그렇지. 가만.. 정말 난 모르는 사람인데? "예. 전데요? 실례지만 누구십니까?(사실, 꼭 실례한 건 아니다. 왜냐! 남의 집에 전화해서 관등성명을 안 밝히는 놈이 나쁜 놈이다.)" "아, 그렇군요. 사실 방송국에 문의 해서 알아냈습니다. 기분 나빠하지 마시고 들어 주십시요. 그 노랫 가사와, 형식들에 대해서 문의 사항이 있는 데요?" 혹, 표절이라는!!!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 노래는 아주 먼, 아니면 가까운 나바스 왕국의 노래가 아닌가? "예. 말씀하시죠." "예. 옛 성가와 비슷해서요. 제가 그 쪽을 연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혹시 아시는 바가 있으시면 협조를 부탁드릴까 해서요." 알리가 없잖은가? "예. 그러신가요? 근데 누구시죠?" 괜히 기분이 더러워 진다. "아, 제 소개도 안했네요. 전 유현정이라고 합니다." 음. 음. "네. 전, 성가는 커녕 뭣도 모르거든요. 형식이 성가라니 할 말 없지만. 그 외에도 도움 될 만한 일이 없을 거 같군요." 갑자기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후후후... 그래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곧이어 전화기의 신호음만 울렸다. 갑자기 스토커의 전화인가... "무슨 일이야? 그보다, 밥이나 먹자고. 배고프다." 검탱이는 검에 들어갈 수가 없으므로 식욕도 느끼는 군. 그럼 사람이랑 비슷... 하잖아? "그래. 미친.... 전화야. 경훈아! 밥 먹을래?" "나야 좋지." 물은 내가 병신이군. 내 머릿 속에는 아까의 재수 없는 전화가 메아리 쳤다. 혹시... 퇴마록에 미친 사람은 아니겠지? 곤란해... "그럼 난 간다. 집 잘 보고. 모르는 사람이 열어달라고 해도 열어주면 안돼. 그리고, 가스 검침원이랑, 수도 배관공, 전기 조사팀이랑. 알았지?" 내가 세살 먹은 애도 아니고. 젠장....! "자...그럼 수고!" 젠장...! 정말 입에 붙었다. 이지리스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서 난 그냥 자신의 힘으로 안되는 일을 통탄할 때 쓰는 말이라고 했다. "그럼 자자. 오늘 불침번은...." 뭐? 이 살기 좋은 대한 민국에 왠 불침번? "어이, 케자로. 그렇게 안해도 된다고. 그냥 문 잘 잠그고 자면 된다. 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에는 강도라고 해봐야 칼 밖에는 없다고. 그리고 너희 힘이면.. 뭐. 그냥 자자. 앙?" 케자로는 아주 못 마땅한 듯. 나는 제일 큰 방에서 자게 되었다. 방이 세개라서 나와 검이 한 방에서 자고.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작은 방을 쓰게 되었다. "검.. 자냐?" "아니. 별로 잠을 자고 싶지 않은데? 왜?" "어떻게 해야 돌아 갈 수 있을까?"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의 회색 눈이 나를 바라 보았다. "뭐야, 생각하고 있었어? 난 너가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 줄 알았어." 하하하... 나야 여기 남고. 너희들은 보내 줘야지. "그래? 잠이나 자자." 검은 다시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사실 말 안한 게 있는 데... 우리 일종의 저주에 걸려 있어."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마족이라면, 우리를 공격하게 되어있는 거야. 뭐. 낮에야 안전하지만... 이곳이라고 해서 마족이 없을리가 없잖아." 없다. 단언할 수 있다. "자. 조용히 하고." 그러나... 언제 내가 조용히 잠든 적이 며칠인가? 아직 여기 와선 자객이나, 기타 마물에 쫓길 염려는 없으니. 후후후. 정말, 살기 좋은 대한 민국이야! "파즈. 일어나." 검의 작은 속삭임에 나는 눈을 떴다. 아직 밤이잖아? 그는 검은 색의 빛나지 않는 검을 꺼내 들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뭐야?" 작은 소리가 났다. 뭔가 휘파람 소리 같기도 하고. 음... 음... 누가 술먹고 꼬장 부리나? "밖에 뭔가 있어. 그런데 들어오지는 못하고 있어. 난 가서 케자로들을 깨울 테니까. 넌 여기서 기다려." 나는 무의식 중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나도 확실히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났다. "죽어라..." 젠장...! 죽으라고 죽으면 그게 바보지! "널 죽인다." 이 소리는 혹시 나 한테만 들린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러면 왠지 무지 억울한 거 같아서 말야. "전하. 괜찮으십니까? 그리고 이 소리는 대체 뭡니까?" 알 것 같냐? "왜 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지 모르겠군. 창문도 열려 있는 데..." 앗, 지금 여름 이었지? "내가 내다 볼까?" 검은 나를 아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 보았다. "너 죽고 싶은가 보구나. 내가 살펴 보지." 검은 창문에 서서 뭔가를 응시했다. "여자가 서있어. 우리를 바라 보고 있는 데?" 이건 공포물이야!!!! 그리고 난 귀신의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 "흐흐흐...죽어라. 죽어. 모두 피가 되어라." 이건 퇴마록 대사냐!!! 젠장...! 왜 이렇게 일이 꼬이냐. 이대로 아침까지 기다리면 없어지겠지? "검. 그냥 잠이나 자자. 특별히 해를 끼치거나 하지는 않잖아?" 검은 나를 섬뜩하게 쳐다보았다. "농담 하지마. 저건.... 본 적이 있어." 엥? "뭔데?" "귀신이지." 조용... 그렇지. 귀신. 그래. 죽여 버린다!!! 말리지마! 그걸 누가 모르는 사람이 있냐! "파즈. 오해하지마. 저건 그렇게 약하지 않아. 충분히 들어 올 실력이 된다고. 사실, 여기가 무슨 마법진으로 수호되어 있지도 않잖아." 그런가? "그런데, 뭐가 문제야? 귀신이라면 인간의 힘으로 물리칠 수 도 없잖아?" "그렇지. 하지만, 난 인간이 아냐. 잊은 건 아니지?" 그리고 검은 씩 웃고는 창문을 뛰어 넘었다. 그리고 엄청난 비명이 들려 왔다. "익! 여기 왜 선인장이 있는 거야!" 앗. 말해 준다고 하는 걸... 깜박했다. "흐흐흐...." "좋아. 죽어라!" 그의 검은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귀신으로 추정되는 것의 입이 서서히 열렸다. "너에게 말을 전하러 희미한 잔상을 보냈어. 영민아. 난 민정이야. 문제가 좀 복잡해 졌어. 너가 어디로 갔는지는 몰라도, 살아 있으니까 하는 이야기야." 엥? 이건 민정이 목소리잖아? "뭐, 오기 싫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 한가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어. 다음에 만날 때는 아마도... 난 내가 아니겠지. 그리고, 너. 마주치고 싶지 않아. 다음에 만나면 ... 꼭 나를 죽여줘... 부탁이야." 그리고 귀신으로 추정되었지만, 알고 보니 귀신이 아닌 것의 허연 것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뭐야...!" 민정이는 알고보니 대단한 마도사였다는...!!! "무슨 이야기 인지 모르겠어." 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가수 일 때려 치고 돌아갈 방법을 연구해야 겠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돌아간단 말인가... 가만, 오늘 그 여자. 분명히 옛 성가나, 고고학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지? "자, 오늘은 다시 자자. 그리고 내일 의논하자." 그렇지만... 역시 불공평하다. 민정이는 저렇게 쎈 마도사인데 말야. 쳇. 34-2. "으.. 이건 뭐냐?" 김피디 아저씬 조용히 대꾸해 주었다. "보면 몰라? 스캔달이지." 이봐, 아저씨. 내가 데뷔한지 며칠 되었다고.. 이런!!! 말도 안되는 스캔달이! 기사 제목은... "팀내에서 스워드와, 파즈는 사귀는 사이... 라. 음. 우린 친구니까, 틀린 소리도 아닌데 왜 이런 걸 가지고 난리지?" 가끔 검군의 그 뻔뻔한 표현이 맘에 든다. 헐... "뭐 신경쓸 건 없어. 인기를 반영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너의 요청에 따라서 일부러 스케줄도 널널하게 잡았어." 그러신가요...? 헐. "참, 어제 제 연락처 물어본 사람이 있지 않았나요? 그 사람에게 좀 물어 볼 것이 있는 데. 유현정씨라고." 김피디는 그의 썬글래스을 잠시 올리고 나를 응시하고 한 마디 했다. "스캔들 나면 죽음이다. 너!" 으... 그럼 검하고 나는 게 더 심각한 거 아냐? 에싱. "여보세요?" "유현정씨죠? 저 하영민이라고 하는 데요, 좀 도움을 얻고자 전화 드렸습니다." 만에 하나 그녀가 안 믿으면? 미친놈 되는 거지 뭐. "예. 그럼 저희 집으로 오시죠. 네. 네." 검군이 나를 바라 봤다. "누구야?" 알려고 하지마. 묻지도 마. 했다가는 무생물이 삐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겠군. 헐... "유현정씨라고, 무슨 학자 같은데 아무래도 고대사에 대해선 빠삭한 거 같아서 말야. 사실, 우리가 갈 방법은 별로 흔치 않잖아." 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실 가자고 마음 먹으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 거 같은데?" 비꼬는 말투. "넌 내가 가길 원하지 않는다는 거야 뭐야!" "그렇잖아. 이곳에서 살면 죽을 염려도 없고, 다치지도 않을 테고. 안그래?" 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서러웠다. 뭐가 그렇게 분한 건지. "그래. 그래. 난 가고 싶지 않아! 됬잖아!" 난 어느새 뛰쳐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역시 검인게 좋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하. 이런 데 계시면 곤란합니다. 살이 타요." 이지리스 녀석은 지독히도 나를 위로 할 줄 모르는데.. 하하하... "난 괜찮아. 너야 말로, 여기서 고생 많이 한다." "아뇨. 오히려 악당은 별로 없으니. 이곳도 살기는 좋은 곳입니다. 천국이 따로 없으니까요. 여긴 적어도 굶는 사람은 없어 보이는 군요." 다이어트 하는 사람은 굶어. "그래. 내려가자." 검은 조용히 있었다. 그가 오랜 만에 조용히 있었다. 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난 너의 검이다. 너의 기사이기도 하고. 그러니... 널 떠날 수 없어. 그러니 안심해. 너가 이곳에 있어도 나는 너와 함께 있을 꺼다. 너가 죽을 그 날까지는 함께야." 오늘.. 영민이 많이 운다. 젠장... ! 살 빠졌을꺼다. "자, 다음 순서야!" 예이. 그리고 다시 밝은 빛이 비치는 곳으로 나갔다. "하하하... 이건 또 뭐냐... 조직 폭력배였다...?" 난 내 눈앞에 있는 황당하다 못해서 웃기는 신문기사를 바라 보고 있었다. "저, 김피디님. 이게 뭐죠?" 그는 인상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그게 티엔씨 기획에서 수작을 부리는 거 같아. 아무래도... 뭔가 있는 거 같다고." 그런...! "저, 하지만 이런 기사를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글쎄... 오히려 조폭에서 웃고 있겠지. 뭐.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라고. 참, 이번 가요 순위 베스트에 들었어. 기쁘지?" 기쁘고 자시고... "음.. 음.." "왜 그러냐?" 검군이었다. "음... 역시 너나 케자로를 보면 왠지 그 조폭이라는 것도 현실성 있게 들린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슨 뜻이야?" 아무 뜻 없지. 흐흐흐. "그럼 그 티앤씨인지 뭔지가 문제라 이거 아냐?" 그렇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케자로는 쏜쌀같이 달려 나갔다. 제 뭐하냐? "제 어디 가니?" 이지리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떡볶이 사러 가나?" 음... 난 어렷을 적 아주 골치덩어리 였다. 물론 뛰어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그래도 인상이 않좋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항상 외토리였다. 그런데 나의 주군은 다르다. 그 분은 오히려 나를 아주 신뢰하고 계신다. 그런 분을... 깡패라고 하다니! 그리고 그런 음모를 꾸미다니! 용서할 수 없어! "저 사람, 왠지 나이트의 멤버 같지 않아?" "설마... 그나저나, 정말 특이하게 미남이네." 나의 발걸음은 곧장 거리에서 물어 물어 티엔씨에 당도 했다. "여기 책임자가 누구십니까?" 나의 목소리는 점점 더 어둡게 깔리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가 나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어머, 혹시 우리 기획에 들어 올 생각으로 오신 건가요?" 화기애애...난 검을 빼었다. 그리고 그녀의 목에 들이 대었다. "한 번만, 저런 조잡한 것으로 나의 군주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날에는 너의 목숨은 없다. 그리고! 나, 나바스의 아젤하르트의 붉은 달의 기사단의 한명이 나 케자로 보른이 용서하지 않겠다." 그리고 다시 검을 집어 넣고 조용히 몸을 돌려 빠져 나왔다. 그리고 난 다시 주인이 계시는 곳으로 왔다. "저 사람... 케자로... 맞지? 나이트의 멤버인." "예. 사장님. 당장 저 자를 고소하겠습니다!" 회색의 머리에 회색 눈. 하얀 피부. "아냐. 그럴 필요 없어. 아주 멋져. 젠장. 김피디는 어디서 저런 놈을 찾아 낸 거지?" 꼭 우리 회사에 들어오게 하고 말테다! "여기가.. 어디냐..." 불쌍한 케자로... 길을 잃었다. "그래... 서, 경찰서까지 가서 널 찾아 와야 한다니.. 쯔... 그래서 뭐하고 다닌거야? 검까지 들고." "예. 별일 아닙니다." 어련 하실까. 그리고 문에서는 초인종이 울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녀는 단발에 안경을 쓰고 회색 투피스를 입고 있었다. 손에는 서류가 가득했다. 그리고, 난 그녀가 유현정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저... 예수님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음. 잘 못 짚을 때도 있는 것이다. "누구라고?" 검의 입을 막을 수만 있다면... 으... 34-3. "으... 언제 오나?" 곧 나는 초인종을 누르려 하는 또 다른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뭐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있다. 날라리... "저건 뭐지?" 검아, 사람 보고 지칭 대명사를 사용하는 건 실례야. 그나저나, 굉장하군. 그녀의 머리는 녹색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귀에는 귀걸이가 세개씩 걸려 있었고, 눈은 퍼렇고, 껌을 씹고 있는 데다가, 형광색의 큰 문자가 새겨져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옷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셧뎀...지저스." 음. 바로 저말. "실례합니다. 유현정입니다. 혹시 여기 하 영민씨가 계십니까?" 검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래. 들어와." 검의 사전엔 높임이라는 대사가 없군. 쯔... "아, 네. 안녕하세요?" 난, 조사한다길래 무슨 박사쯤 되는 줄 알았는 데... 그게 아닌가벼.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고. "예. 제가 하 영민입니다. 실례지만, 지금 하시는 일이....?" "아, 말 놔도 되지? 척 보기에도 나보다 한 참 어려 보이네. 호호호. 난 지금 27살이고, 아, 네가 좀 동안이야. 그리고 지금은 박사 맞아." 말도 안되는 일이...! "아.. 예. 유박사님... 저, 죄송합니다만, 무슨 전공을 하고 계신지." 그녀는 넉살좋게 웃고 있었다. "아, 물리학." 음. 음... 성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고고학과는 더군다나...차라리 역사학자를 찾아 볼까봐. "예.. 예... 저, 근데 왜 성가는...?" "아, 내가 고등부 성가대를 맡고 있거든." 그런 사람의 옷에는 셧댐 지저스가....헐... 세상 많이 발전 했다. 그래. 미친척하고 그냥 이야기 해주어야지. 그냥 내가 미친줄 알거 아냐? 그럼 돌아가겠지. 그래서 나는 주절 주저 여지껏 있던 이야기를 했다. "흠. 그래서 오게 되었다?" "네. 혹시 뭐 짚히는 거라도." 꼭 점보는 기분이야. 아무리 봐도 과학자론 보이지 않잖아. 사실 과학자도 화장실가고 그러겠지만.. 이건. 좀. "흠. 좋아. 내가 알아봐 주지. 그리고 나는 그 안중근 이야기가 맘에 걸려. 그가 늙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너 역시 그러할 것이라는 것이지. 내가 알겠어? 그녀는 짐짓 심각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넌 돌아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다른 세계의 것이 간다고 해서 좋을 건 없지. 그리고, 돌아갈 방법은..."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몰라. 하지만, 곧 알 수 있어. 몇가지 생각만 해보면 알 수 있는 거야. 그리고, 그 마도 공작을 어떻게 없앨 생각이지?" 그렇군. 일단 가기만 하면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그런 것들도 천천히 생각해 보는 게 좋아. 난 안중근에 대해서 알아 볼테니까.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예전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지 알아보지. 그리고, 그 민정이라는 애 집도 알아보고." 의외로, 박사감이었다. 흠. "그렇다면, 내가 몇가지 알아봐서 전하할테지만.. 그래. 너희가 그런 식으로 왔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마. 왠지는 알겠지?" 왜요? 나의 두리번 거리는 얼굴을 보고 그녀는 싱긋이 웃었다. "바보야. 그러면 그곳에 가려는 사람도 많고, 그곳을 어떻게 해 보려는 사람도 있을 꺼 아냐? 그러니, 그냥 입 다물고 있어. 바보야." 문장의 끝과 처음이 일치했다... "어쩌나..." 사실 여기서 나 하영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검은 정신없이 뭔가에 여념한 듯, 생각만 하고 있었고, 케자로는 쉴 새 없이 돌아다니고, 이지리스는 설겆이에 재미들은 것 같았다. 저런. "아. 영민아,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는 데. 조심해. 너 의외를 위험해 보인다고. 그리고, 갈 때 까진 잘 있어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그녀는 휭하고 가버렸다. 그녀가 놓고 간 것들은, 설문지였다. "설문지 조사를 겸하거든." 그녀가 그렇게 이야기 했다. 음. 음. 현대는 무서운 일이다. 그리고 곧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아, 하 영민씨입니까? 그 금화의 최종 경매가가 결정되었습니다. 그 금액은 온라인으로 보내 드리죠." 옷! 돈들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 인데요?" 두두두둥... "예. 31억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오오오오!!! "야, 발광은 개들이나 하는 거라고." 검자식... 너라도 패죽이고... 나도 살고. 흠. "나 이제 부자다!" 한 바퀴 돌아 본다. 당연히 검이 수상쩍은 얼굴로 바라 본다. "너 바보냐? 황제가 돈에 연연하는 거 봤냐? 나바스는 대륙 제일의 국가야. 상업 국가이기도 하고. 당연히 돈이 많아." 그렇더라도. 내 손에 있는 몇 백원이 더욱 갚진 것이다. 흐흐흐. "좋아. 이걸로 땅 투기를 음 하하하!!! 아냐, 주식 투자를 하자! 음 하하하!" 멀리서 이지리스의 말이 들려 왔다. "어이, 케자로. 상태가 심각한 거 같은데?" "음... 오래 있으면 안되겠다." 자식들이! "우웅... 왜 그래? 검. 아침은 아직.. 음. 아침이군. 그래? 근데 아직 7시잖아?" 검의 눈매는 자뭇 심각했다. "큰일 났다." "뭐가?" 주위는 평온했다. 조용한 데다가, 사람들도 안 보인다고. 뭐가 문제야? "아까 아침에 너가 알려 준데로 천 원짜리를 들고 두부를 사러 갔다. 꽤나 맛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말야. 오늘 아침도 그걸 먹을 생각이었지." 음. 대륙제일의 검사가 심부름이나 한다고 소리지르지 마라. "그런데?" "사람들이 날 보고 소리를 질러대. 뭔가 이상해. 나한테 굉장한 저주라도 걸려 있는 거 아닐까?" 마족이 우릴 공격한다는 저주 외에도? 농담하냐? "그건 그냥 너가 좋아서 그래. 그러니 신경쓰지 마." "하지만, 밖에도 사람들이 있는데?" 음... 음.. 그건 좀. 해결을 해야지. 하지만 어떻게? 그냥 지치면 돌아가겠지. 뭐. "신경쓰지말고. 참, 두부는?"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두부를 못사왔으니까 이러지. 케자로 보낼까?" 아서라.. 그랬단 칼부림 난다. 젠장, 두부 하나 사러 목숨을 걸어야 한다니. 그래. 난 머리 빼면 시체지. "경훈이에게 전화해서 사오라 그럼 되겠지. 뭐. 집도 가깝잖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검은 나를 아주 감격한 얼굴로 바라 보았다. "너, 머리 좋구나!" 그런 정도로 좋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자, 그럼 전화할께, 아침 준비하자." 스타는 괴로운 것이다. 그러나, 멍청한 녀석들이 잔뜩 있는 우리 집. 난 왠지 나바스가 그리워졌다. 바키, 민정, 할터, 사린... 다 잘있을까? 그리고 드래곤은 케자로가 없어져서 울고 있는 건 아니겠지? "역시 돌아갈 방법을 빨리 찾아야지." 그리고, 불현 듯 나는 왜 여기에 있고 싶은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혹시 난, 여기 있고 싶지 않은 걸까? 그렇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어려운 문제를 당연히 내가 알 리가 없지. 후. 35-1. 스톤헨지. "그러니까, 이 곳에 우리가 왜 가야 한다는 거야?" 검의 안색은 더러웠다. 젠장! 하지만, 유현정씨의 말대로 라면 스톤헨지는 예로부터 신비한 곳으로 고대 마법사들의 통로로 알려져 있다고 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가 봐야지. "잔말 말고 가기나 하자고!" 검은 열심히 쭝얼 거렸다. 지가 무슨 힘 있냐? 주인인 내가 가면 가야지. 에휴. 사실 나는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었다! 해외여행이잖아! 해외는 커녕 제주도도 못 가봤다. 음 하하하... 잠깐, 여권은. "너희들 여권... 없지?" 당연하지. 어휴휴...어쩐다. "좋은 방법 없을까? 해외로 나가려면 여권이 필요한데 어떡할래?" 이대로라면 나만 갔다 와야 한다고. 검은 인상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짐싸기 시작했다. "어이, 뭐하냐? 짐은 뭐하러 싸는 거냐?" "이렇게 된 이상 몰래 입국하는 겁니다. 트라이너를 건너 갈 때처럼 그냥 조용히 다니면 되잖습니까?" 어이... 그게 가능 할꺼 같은거야? "자, 조용. 그러니까, 영민이를 제외하고는 여권은 커녕 신분증도 없다는 거지? 하긴, 다른 곳에서 왔으니 이해는 해. 음... 좋은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에이. 할 수 없네. 무슨 위험을 무릅쓰러 가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나랑 영민이만 갔다 오지. 뭐." 그래. 그렇게 해야 겠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자마자 검의 안색은 더러워졌다. "난 갈 수 있어. 너가 가면 나도 가는 거니까." 하지만, 마법을 쓸 수가 없다면서? 검에 못 들어오면 오나 마나지. "너가 위험해지면 즉시 나를 불러. 그럼 갈 수 있을 꺼야." 흠. 그런 만화같은 일이 가능할까나? 하긴 그런 식으로 안심하는 쪽이 날 거 같다고 생각하면 다행이지만. "그럼 몸 조심하도록 해. 괜시리 다쳐서 골치아프게 하지 말고." 검의 회색눈이 따뜻하게 나를 응시했다. 음. 아마도 나는 원래 검의 총애...를 받는 건가? "괜찮아. 나는. 걱정말고, 너나 무사하고. 그럼." "저기 5번 게이트야. 어서 가자." 세 명이 서 있는 곳을 떠나 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검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삐익!" 옷.. 혹시.. 이거 쇠라서? "이건 뭡니까?" "아... 저, 칼 인데요?" 으...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고, 계속 헝겊으로 감쌌던 검을 꺼냈다. 화려하지 뭐. 다른 말이 필요할까? 검날은 붉은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거.. 뭡니까?" 어쩌면.. 이것도 놓고 가야 하나? "예. 아, 연구에 필요한 도구입니다. 제가 물리학 박사인데 영국의 찰슨 피거레이 박사에게 원소 감정을 받으려고요. 호호호." 땀난다. "아, 예. 그럼 여기에 서명해 주시고요. 네. 알겠습니다." 음... 현정님 덕에 살았다. 오늘도, 김기자의 하루는 밝다. 그녀는 밝은 미래, 약속된 미래를 위해 오늘도 연예인의 뒤를 캐고 있다. "뭐, 나이트에 대해 들어온 소식이라도 있어?" 양명숙이라는 그의 대학 후배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그게... 그 리더인 파즈를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없어." 오잉? "그게 무슨 소리야? 파즈의 본명은 뭔데? 다른 프로필도 읊어 보라고." "음. 본명은 하 영민. 학생이다.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야. 여기 자료에 보면 분명히 한 번 사망 신고를 냈었다가 취하한 기록이 있어. 한강에 빠져 죽었었는데 갑자기 1년 뒤에 뿅 하고 나타난거야. 나이는 18세. 다니던 고등학교는 현재 기록 말소 중이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에엣! 뭔가...수상하군. "그리고, 그 외의 일행은 더더욱 밝혀질 게 없어. 우리나라 사람은 아냐. 그렇다고 해서 외국인도 아니고. 혹시나 해서 범죄자 기록을 인터폴에 조회해서 물어 봤는 데... 헛수고였어." 신비라. 이건가? 그러나 이건 좀. "최근 행적은?" "음. 그건 멤버 중에서 실질적인 리더인 파즈는 현재 영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해. 그리고 믿을 만한 정보원에 따르면 물리학 박사인 유현정박사와 동행 중이라고." 왜....? "쫓아 가봐야겠군. 그럼 뒤를 부탁해." "오케이. 사진 많이 찍어와. 사실 멤버 중에서 파즈의 이미지가 제일 신비하잖아?" 그렇지. 잘생긴 것도 아닌데 말야. "에휴휴... 이거 얼마나 오래가요?" 현정이 누나는 빙긋 웃었다. "아주. 많이 오래가. 푹 자는 게 날지도 몰라. 그나저나, 사람도 많네." 그렇죠 뭐... "근데 스톤헨지에 가서 뭘 조사할까요? 여기 여행 안내 책자에 보니 최근 접근 금지로 해놨다던데." 그녀는 이내 빙긋이 웃었다. "그러니까, 박사랑 가면 좋은 거야. 이봐, 난 이래뵈도 물리학 박사야. 아는 사람도 많고. 연구하러 간다고 하면 무사 통과. 헤헤헤." 음... 그렇군. 그럼 난 조교 쯤 되는 건가? "그럼 전 한 숨 잘께요." "그래. 기내식 나오면 깨울께." 우... 밥. 좋지. 자자.. 자. 검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사실 검과 같이 있는 거니까. 뭐. "손 들어!" "꺄악!" 웅... 누가 난리야? "당장 고개를 들고 허리를 의자에 붙여. 허튼짓하면 용서하지 않겠다." 이거.. 혹시, 하이잭이라는...? 고개를 들고 눈꼽을 떼자, 어떤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가 노란 색인 걸 봐서는 우리 나라 사람 아닌데.. 하긴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 보다는 외국인이 많다. "저거.. 누구죠?" "보면 몰라? 비행기 납치범이잖아. 근데 되게 웃기는 군. 2개 국어로 이야기 해 주고 있잖아." 요즘은 서비스 시대인가? 흠... 세놈이군. 기장실에도 하나 있을 테니... 응? "난 경찰이다! 손들어!"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이 있냐? 두 놈이 순식간에 경찰의 손을 쳐서 총을 떨어뜨리고 바로 경찰의 머리를 후려 갈겼다. 세상에. "저거 완전히 바보군. 요즘 시대에 자기가 경찰이라고 광고하는 사람도 있나?" 이거야 원. 그나저나, 현정누님도 어지간이 강심장이시군. "자, 어쩔까나? 뒤쪽에 한 명이 있는데... 영민이에게 부탁할까?" "농담이시죠? 전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교생이에요." 그녀는 내 검을 눈으로 가리켰다. "검은 있잖아. 그리고 내가 두 놈 맡지. 할 만 하잖아?" 전혀! 누님의 무기가 뭐 있어요? 제발.. 참아줘요. 이대로 있으면 구조 해 주겠죠. "그럼...간다." 에엣! 그녀는 갑자기 손을 들고 일어 섰다. 한 시커멓게 생긴 녀석이 째려 보았다. "뭔가! 당장 자리에 앉지 못해!" "저.. 하지만...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요?" 당혹... 저런 뻔한 수법을 아직도 쓰나? "뭐야! 쳇... 혼자 나와!" 누나는 조용히 걸어 나갔다. 그리고 숫자를 셋다. "하나, 둘... 지금이야!" 에휴휴. 나는 동시에 검을 들고 뒤쪽의 녀석에게 달려갔다. 난, 강철로 된 무쇠인간이 아녀요. 여하간, 나는 검으로 즉시 녀석의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힘껏 베었다. 으... 역시 사람은 보검을 써야. "누나!" "오케이. 여기도 해결했어." 현정 누님의 아래엔 두 사람이 한대씩 얻어 터져 있었고, 그녀의 손에는 검은색의 리볼버가 들려 있었다. 세상에.. 총기 무단 반입! 아니 그보다... "이젠 기장실만 처리하면 되네. 자, 그럼 어이, 경찰. 부탁해." 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 다음에 난 소리는 이렇다. "뭐냐!" "으악!" "후후후..." 였으니. 음. 이렇게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파리 공항이었다. 음. 예정에 없는 여행도 할 수 있군.. 근데 왜 내 주위의 여성은 다 저런 거냐...끌... 35-2. 파리에서야 뭐 별 일 있었겠는가? 그냥 그 가녀린...은 아니지만, 어쨋든 여자의 몸으로 테러리스트 3명을 쓰러뜨린 그녀를 무척이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치만.. 우린 눈에 띄어서 좋을 건 없다고. "어, 그래. 유명인이 된 소감이 어때?" 그녀는 빙글 빙글 웃고 있었다. 어이... 재수없다고요. "별로... 하지만, 누나 직업이 박사인데.. 혹시 집안이 많이 엄하신가요?" "하하하... 그런 거 아냐." 갑자기 한 사내가 들어왔다. 그는 동양계 남자였고, 가슴에는 무슨 명찰을 달고 있었다. 공항 직원인가? 그는 곧이어 유창한 한국어로 이야기 했다. "아, 이게 누구십니까? 유현정 박사님. 이런 곳에서 마주치다니..쯔. 그녀석들도 불쌍하군요. 그나저나, 그 날카로운 칼이라는 건 뭡니까?" 남은 잡지도 못하니, 꿈깨슈. "언제 부터 인터폴이 내 일에 신경썼나요? 뭐." "이런, 너무 날카로우십니다. 그려. 하하하. 그래. 이 소년이 그 한국의 가수입니까? 과연... 노래는 잘 하겠군요." 이봐. 초면에 잘생겼다고 하면 덧나냐! 꺼이 꺼이. "우린 일정이 빡빡해서 그러는데 빨리 영국으로 가야 해요." "어련하시겠습니까? 제가 그정도라도 해 드려야죠. 다음 비행기로 가십시요." 왠지 누나한테 정중하군. 나중에 이유를 묻자 그저, 자기가 미녀라서라나? 젠장....! 음. 역시 젠장이 입에 붙었어. "자, 영민아. 어서 준비하자." 그려.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 주어야지. 에휴휴. 그렇게 처음 탄 비행기에서 나는 하이잭 당하는 귀중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기내식도 못 먹었다. 꺼이 꺼이. "나의 기내식을 돌려줘!!!" 허공에는 오늘도 불쌍한 청년의 목소리가 메아리 친다. 꺼이 꺼이. "그러니까, 파리 공항에서 잠시 내렸었데, 글쎄 그 파즈가 하이잭하던 테러리스트를 잡았다더군. 특종이야." "오케이. 근데, 전화비가 장난이 아닐텐데. 괜찮겠어?" 훗. 아직 자네는 한참 모르는군. "괜찮아. 다음에 보자고." "뭐. 그럼. 잘 쫓아가. 놓치지 말라고." 수신자 부담 전화거든. 히히힛. 곧 김기자는 몸을 돌려 공항에서 여유롭게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출발했다. 바로 영민의 바로 뒷 자석이었다. "여기가 영국이란 곳이네요." "음. 그렇지. 아, 외국은 처음이니?" "처음일 뿐만 아니라, 비행기도 처음이라구요. 하다 못해 제주도도 못 가봤는데요. 뭘." 그녀의 얼굴에는 잠시 웃음기가 어렸다. "일 끝나면 관광 실컷 하고 가자. 자,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데이비드 최인데, 예전에 유학시에 알게된 친구야. 가자." 음. 인맥이 짱! 이군. 부럽기도 하고. 음. "어이! 여기야! 여기! 여전히 정신은 없나보지? 그나저나, 그 하이잭 당한 게 너가 타고 온 비행기는 아니지? 우워.. 이 소년은 누구야? 니 그건 아니지?" 손가락을... 이봐. 나이가 9살 차이난다! 내가 미코 싱고냐! "아냐!!!" 어라, 현정누님이 의외로 발끈... "에구, 알았습니다. 여왕님. 일단, 어디로 갈꺼야? 내 집으로 가자. 너희 둘 정도는 재워 줄 수 있지. 이름이 뭐야? 난 데이비드. 성은 최야. 한국계2세야." 음. 싹싹한 청년이군. "안녕하세요? 하영민이라고 합니다." "얼... 너에겐 안어울리게 착해 보인다. 너, 안되지. 이런 어린애를. 떼끼!" 이봐.. 아니라니까. "잔소리 하지 말고!" 그러면 그렇지. 그는 배를 움켜잡으면서 차를 운전했다. 흠. 운전대도 우리나라랑은 틀리다. 신기해. "우와, 여긴 다 집이 이렇게 큰가?" "음. 데이비드는 꽤 부자고, 인정받는 사람이지. 아, 이친구는 프로그래머야. 뭐, 사실 프로그램 데드라인에 되서야 사람의 행색이 아니지. 거의....음. 그래." 알만 하군. 집은 벽돌로 깔끔하게 지어져 있었다. 그리고 좋아 보였지만.. 아무래도 나바스 왕궁에 비할 수는 없지. 나도 참. 왕성에 비유하다니. 하핫. "왜 쑥쓰러워하고 그래? 자, 저기 앉아봐. 일단 가볍게 요기하고 앞으로 할 일을 설명해 줄께." 그렇지. 나는 조용히 식탁에 앉았다. 그러자 정말 요기만 할 수 있을 정도의 쿠키와, 홍차가 나왔다. 음. 이 형은 의외로 가정적인듯... "그래. 현정아. 갑자기 왠 스톤헨지야?" "아, 이 쿠키 맛있다. 뭐긴 뭐야. 연구지." 이 쿠키 정말 맛있다! 끼요! "하지만, 지금은 좀 곤란해. 듣기로는 연구자들도 힘들다고 하더라고." 에엣? 하지만... 꼭 가봐야 하는 데. "뭐, 데이비드의 입에서 불가능이라는 말이 나올리가 없다는 걸 아니까." 데이비드는 잠시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래. 방법이 없는 건 아냐. 하지만, 경고하는 데 그만 두는 게 좋아. 뭔가 불길할 정도라고. 요즘 그 쪽으로 계속 연구진이랑 경찰이 가고 있다고." 흠. 거기서 무슨 행사 준비라도 하나? 그러면 연구진이 무슨 필요가 있어? "데이비드.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어.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겁내는 게 있다고 생각해?" 그는 이내 심각하게 말문을 열었다. "좋아. 내가 동행하겠어." "너 하나 지킬 힘은 있겠지?" 분위기가 살벌하구만. "여자의 도움 받지 않아도 된다고. 그럼 일단, 내가 오늘 연락을 취해 놀께. 그럼 내일 오후에는 갈 수 있을꺼야." 음. 스톤헨지라. 기대되는군. "네. 박사님 그럼 거기서 모이지요. 네. 저랑 한국의 유현정, 그리고 그 조수입니다. 걱정마시죠. 네. 네." 그는 전화기를 내려 놓았다. "가도 좋데. 왠지 불길하기는 하지만." 뭐, 그럼 됬잖어? "좋아. 왠지 리볼버가지고는 안될 분위기 이긴 하지만... 데이비드는 뭐가지고 가는 거야?" "나야, 뭐. 당연히 컴이지. 뭐. 노트북이랑, 아 무기? 나야 얼굴이 무기지." 이봐... "학술조사인데 왠 무기가 필요해요?" "응? 그거야...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까 그러지. 거기 누가 알아? 살인범이라도 나올지." 에.. 난...검이나 들고 가지. 뭐. 이거면 된다고. 난. "자, 가자. 우린 스톤 헨지로 가는 거니까, 아마 꽤 달려야 할꺼야." "몇 시간 쯤이요?" "음.. 한 3시간?" 런던의 교통이라고 해서 뭐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았다. 아, 저거 템즈강이구나.. 홀... 대단하다. "이거야 원. 저기인거 같은데..." 데이비드는 잠시 한숨 섞인 말을 뱉었다. 앞에는 검은색의 수송 차량과 왠 노란 줄.. 그리고 키프 아웃..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데이비드 최입니다. 허가 받고 왔는데요?" "아, 이쪽입니다." 35-3. 안으로 들어가서 한 10분쯤 달리자 바리케이트들과 함께 작은 가건물이 보이고, 주위로는 경찰과 군인들이 쫙 깔려 있었다. "휘유. 생각보다 대단하군." "무슨 일이 있나 보군." "그래. 하지만, 난 이런 건 사양인데. 제길." 검이라면... 뛰 뜻이 기뻐했을 상황이로군. "어서 오시게나. 오랜만이군. 한국의 유박사. 그리고 이쪽의 소년이 조수인가? 너무 어린 거 같은데?" 한 박사가 현정이 누님에게 말을 걸었다. 그도 역시 한국인으로 보였다. "별로, 데이비드 아버지를 다시 뵙는 일이 있을 줄은 몰랐죠." "그래. 너희 이야기는 다 해 놓았다." "네. 그런 이야기는 빼고. 도데체 여기 무슨 일이 있는 거죠? 저흰 단지 여긴 연구해 볼 생각으로 왔는데?" 데이비드는 최씨다. 저 아저씨도 최씨니까. 최박사가 되는군. "뭐, 곧 알게 되겠지만. 여기서 살인사건이 일어난게 시작이였지."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래도 박사들이 동원될만큼.. 혹시 인조인간이라든지 이런 웃기지도 않는 건 아니죠?" "그런 건 아냐. 하하하.. 그래. 최초의 사건은 30대 중반의 부부였지. 둘다 무참히 씹혔어. 다행이라면, 빨리 알아차린 경비원이 사람들을 대피시킨 정도랄까?" 씹혀? "그리고 경찰들이 한 삼십명 동원되고 한 7명 죽었을 때 녀석을 잡을 수 있었지. 뭔지 놀라게 될꺼야. 따라오게." 그는 우리를 한 장소로 안내했다. 그리고 난 거기서 아주 익숙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건...!" 순간, 내 팔을 잡은 누나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는 눈 짓했다. "쉬." 왜 그러지? 그나저나, 저건 분명히 켈족이다.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이게.. .대체 뭡니까?" "글쎄.. 사실 아무도 모르지. 어떤 사람은 그래, 알프레드는 이게 유전공학의 산물이 아닐까 하더군. 그래서 지금 DNA검사 중이지. 누구는 외계인일꺼라고 하고.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지.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된게 점점 늘어났어. 그래서 저 안에는 이런 것들이 버글 버글 하지. 초 국가적인 위기야. 여기가 뚫리면 끝장이니까." 켈족에 대해서 예전에 들은 것은 매우 위험하고, 끔찍한 괴물이었다. 물론, 민정이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이건 좀... 수상해. 어떻게 저것들이 이곳으로 올 수 있었지? "그래. 물리학적 견해를 말해 보게나." "네. 유전공학의 산물은 아닌 것 같고, 차라리 저기에 핵을 날리는 것은 어떨런지요?" 농담하는 것도 아니고... "그게 가능하지 않으니 문제지. 아더왕의 전설이라도 찾아봐야 할 정도라고." 그렇군. 그러고 보니 항상 생각했던 생각이 있다. 그 많던 마법사들과 기사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자,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자네들도 표본 띄어줄 테니 연구해 보라고." 하지만, 프로그래머와 물리학자, 고등학생이 뭘 할 수 있다는 건지... "좋아. 영민아, 너의 생각을 말해봐. 넌 저게 뭔지 알고 있잖아." 우리 셋만 남았을 때 그녀는 입을 열었다. "예. 알고 있어요. 켈이라고 해요. 몬스터의 일종이고, 대개는 더운 곳에 모여서 운집생활을 하죠. 족장제로 되어 있고요." 데이비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봐,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영민이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좋아. 그렇다면, 저것들... 너가 있던 곳에 있던 거구나. 그렇지?" "그런 셈이죠.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죠?" 그녀는 있는 데로 폼을 잡았다. "몰라." 그럼 그렇지. "좋아. 죽일 방법이나 이런 건 알아?" 글쎄. 때리고 죽이면 죽는 다는 거...정도? "예전에 싸워 보긴 했어요. 단, 한마리씩이긴 했지만요. 사실 제 검이 좋아서 덕을 보긴 했지만..." 이젠 자신 없다고요. 라는 간절한 나의 뇌파가 먹혔을라나? "그래. 좋아. 할 수 없지. 오늘은 여기 묶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이곳을 수사해 보자." "야, 수사라니..." "아, 데이빗. 이거 가져. 너 총도 안 가져 왔다면서." 누나는 형에게 하나의 작은 총을 건넸다. "뭐야, 이건?" "쟤들이 언제까지 저기 얌전히 있는 다는 보장이 없잖아. 그러니까." 뭐야.. 이거, 여기서 러브씬을 그렇게 연출해야 겠수!!! "고맙다." 그리고 두 청춘남녀는 뜨거운 시선을 교환하고 있다.. 난, 미성년자인데. 그리고 날카로운 벨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뜻일까...영어다.)" 나는 멀뚱히 누나와 데이비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젠장. 그 총 빨리 사용해 볼 수 있겠어." "이 방이 안전할까?" "아니. 일단은 위로 올라가야 겠어. 여길 침투한게 아마도 지하에서 했을 가능성이 높아." 뭐냐...전 영어 모르는데요? 캔 유 스피크 코리언? "저... 뭔가 문제가 생겼나요?" 그리고 한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기서 뭐하나! 빨리 도망가! 이 건물 안으로 그 괴물이 들어왔어!" 데이비드의 아버지셨다. 나도 황급히 물었다. "저, 몇 마리나 들어왔죠?" "모르지. 어서 도망가자고!" 그렇지. 여기서 괜히 목숨을 걸 필요는... 없는데. 젠장...! 아주 익숙한, 괴물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괴물은 역시나 그 특유의 고정단어를 내 뱉었다. "케르르..." 음. 어휘력의 부족이야. "할 수 없네. 일단 제 뒤에 서세요. 괜히 총쏘지 마시고요. 이것들 귀는 되게 밝다구요." "오케이. 위험하면 쏜다." "예이." 나는 서서히 검을 빼어 들었다. 붉은 빛이 복도를 뿌리고 있었다. 공간이 좁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내가 불리하지. 그렇다면, 일격이다. 더 이상 싸울 순 없어! "간다! 켈!" 내가 달림과 동시에 녀석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녀석의 허리가 비어 있었다. 그곳을 힘껏 검으로 갈랐다. 부드럽게 검은 녀석의 몸을 가르고 있었다. "키엑!" 오, 두번째 의성어인가? 여하간 녀석은 천천히 푸른 피를 뿌리면서 쓰러지고 있었다. "죽었어요. 이젠 어디로 도망가죠?" 모두 경의로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흠... "대단하군. 일단 위로 갑시다!" 왜, 난 이런 곳까지 와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건지. 쳇...난 지지리 복도 없나봐. 그리고, 왜 복도는 이렇게 길고, 아무도 안보이는 거냐? 너무 조용해. 아저씨도 뭔가 이상함을 느끼신 듯 했다. "잠깐, 뭔가 이상해. 왜 이렇게 조용하지?" 건물이 쥐죽은 듯 조용했다. "옆 방문을 열어보죠." 방문을 연 데이비드는 잠시 그대로 서 있었다. 36-1. 차원의 문. "이게.. .대체!!!" 넓찍한 방안에는 사람이 셋 널부러져 있었다. 데이비드는 황급히 사람들의 맥을 짚었다. 방안에는 피가 흩뿌려져 있었고, 뭔가 있었다는 짐작이 드는데... "데이비드. 뭔가 이상해. 왜 이렇게 죽어있는 거야?" 갑자기 미약한 신음소리가 나면서 한 사람이 영어로 씨부렁 거렸다. "Help....me...hmm...hu..." 오, 이건 해석이 되는 군. 헐... "셋 다 살아있어. 죽은 사람 만들지마. 그나저나, 어떻게 지혈하지? 뭔가 날카로운 것에 맞은 거 같은데?" 흠. 그럼 켈족은 아니고, 혹시 날아다니는 괴물의 일종에게 당했나? "그럼 제가 다른 방문을 열어 볼께요." 현정은 한 사람의 상처를 싸매면서 말했다. "아냐, 그보다 창문을 열어보는 게 좋겠어. 뭔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잖아. 병력도 주둔하고 있는데." 그렇지. 아무리 30명이 달려 들어서 8명 죽고 한마리 처치했다고 해도... "제가 그건 가볼께요." 그리고 나는 복도 끝의 창문으로 갔다. 창문은 꼭 닫혀 있었다. 그리고 밖에는 총을 든 남자 여럿과,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달려가고 있었다. "이거.. 방탄유리인가 본데? 젠장. 돈도 많군."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가자, 한 사람이 정신을 차리고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래요?" "응. 괴물에게 당한 게 맞긴 한데, 황급히 빠져 나갔데. 그리고 두 사람은 중상이야. 이대로 놔두면 위험하다고. 그리고 밖은 어때?" "예. 방탄 유리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태를 알 수 없지만, 괴물은 보이지 않아요. 아마... 이곳으로 들어 온 거 같은데요?" 핏기 가시는 소리가 들린 듯. 현정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이거... 아무래도. 전화는 되는거야?" "핸드폰은 우리 나라에서나 많이 발달했지. 영국은 그렇게 까지 발달하진 않았다고. 누구나 다 있는 건 아냐." 그런가? "그럼 어떻게 하죠? 형 생각은 어때요?" 그는 문을 노려 보면서 말했다. "여길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가망은 있어. 아버지, 어떻게 이 사람을 엎으실 수 있으시겠어요?" 할아버지는... 그렇게 나이를 많이 먹지 않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좋아. 넌 이사람을 업어라. 그리고, 영민군이라 했나?" "네." 그는 인자한 미소를 띄었다. "일단 사람들과 합류해야 하니까, 넌 이 부상한 아저씨를 부축해 주렴. 아무리 경상이라곤 해도, 위험하잖니." 그렇지. 그나저나, 그냥 괴물들만 온 거면 다행인데... 사실 마족이 왔다면 문제가 심각해 진다고. 마족이 나를 습격하게 하는 저주에 걸려 있다면서? 에휴휴. "좋아. 그럼 가자!" 우리는 다시 조용한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간간히 핏자국만 보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나 나간 거겠지? 아무도 안 보이는 걸 보면." 음... 현정누나의 말에 그렇다고 말해 주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괴물들은 우릴 먹이와 동격으로 보니까, 문제가 있지. "저쪽으로 가면 출구야. 어서 가자고." 조용 조용 우리는 발을 내딛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총성이 울렸다. "으악!!!! 죽어! 죽어! 죽으란 말야!" 확실히 들리는 소리였다. 여기서 한국인을 이렇게 자주 만나리라 기대하진 않았는 데 말야. "가보죠." 데이비드는 조용히 말했다. "안 돼. 우린 부상자도 있어." "하지만, 이대로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잖아!" 할 수 없지. "그럼 여기 계세요. 제가 갔다 올테니까요. 환자도 지켜야죠."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한 여인이 총으로 힘겹게 한 괴물과 상대하고 있었다. 켈족이었다. "으라라차차!!! 죽어라!" 나의 검이 빠르게 녀석의 허리를 뚫고, 다행히 괴물은 쉽게 쓰러져 주었다. 어이, 아가씨 무사하신지. "헉..헉... 괜찮아. 어라. 너 한국인이구나..하하..살았다. 아, 여기 한 마리 더 있는 거 같았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깨진 형광등의 반사광에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처럼 한 검은 색의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족...!" 마족은 나를 보자마자 눈이 빛났다. 저주가 확실하군. "크크크... 죽어라." 마족의 손에서는 검은 색의 구가 형성되어서 나에게 날아왔다. 그리고 나는 그걸 아주 멋있게, 맞았다. "으헉!" 역시나, 타격이 없었다. "마족...죽어라!" "조심해! 그 녀석에게 많은 사람이 죽었어!" 나도 안다고. 마족의 날카로운 손톱이 나에게 찔러 들어왔다. 내 어깨가 북소리 나면서 찢어지고 내 검은 녀석의 머리를 자르고 있었다. "으....아파.." 그 여인이 나에게 다가왔다. "괜찮니? 이런... 그래도 너 대단하다. 아, 일단 이 손수건으로 지혈이라도 하자." 그녀는 차분히 나에게 손수건을 감아주셨다. "저.. 전 영민이라고 해요. 저기 바로 위층으로 가면 다른 사람도 있어요. 어서 가요." 그녀는 이상하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밖으로 나갈 생각이니? 난 전투요원인데, 밖은 지금 아비규환이야. 이 건물도 간신히 내가 출구를 막았어. 그 과정에서 몇마리 들어오긴 했는데... 거의 처치한거 같아." 뭐야! "그럼...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녀의 안색이 흐려졌다. "어쩔 수 없었어. 상부에서 지시도 있었고.. 사실 이 건물에는 몇가지 중요한 장비가 있거든." 그래도.. .사람이 더 소중한 거 아닙니까? 라는 내 말은 입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위에 올라가자, 일행은 벽에 기대어 있었다. "아, 무사하군!" "걱정했잖아. 그나저나, 이 아가씨가 아까 그 메조 소프라노의 주인공이셔?" 그런 셈. "그나저나, 밖은 더 위험하대요." 그리고 나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 "네. 전 여기 특전대 요원으로 이번 스톤헨지 조사반의 호위로 파견된 사람입니다. 경위고요. 이름은 줄리아 맨섬. 어머니가 한국 분이셨죠." 아항... 그랬구나. "그나저나, 밖이 더 위험하다니?" 할아버지의 질문에 그녀는 차근차근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일단 부상자는 건물 내에 있는 회복실로 옮기도록 합시다. 그리고 한 데 모여 있는 것이 좋아요." 우리 일행은 그야 말로 축 늘어져서 움직이게 되었다. 그나저나... 구조대가 와도 우릴 구조할 수 있을려나? 36-2. "자, 일단 환자들도 대강 치료를 마쳤으니, 좀 의논을 해 보자고. 먼저, 저 괴물들은 어떻게 나왔을까?" 내가 아냐.. 현정이 누나는 사람들을 둘러 보면서 말했다. 여긴 환자 회복실이었고, 이 곳으로 오는 도중 두 사람을 더 만날 수 있었다. "스톤헨지야. 자네들 한테는 미안하지만, 사실 그 스톤헨지에 대해서 의논 중이었거든." 어라라?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그 이상한 괴물들이 나오기 시작했지. 그 때까지만 해도, 스톤헨지가 뭔지 몰랐던 과학자들은 그야말로 기쁨에 떨었지." 할아버지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아까 만난 남자 경비원은 화내기 시작했다. 당연히, 난 뭔 소리인지 모른다. 헐. 그리고 그건 아주 자연스럽게 말싸움으로 번졌다. 흠. "뭔소리래요, 누나? 나 도통 알아들을 수 없네. 본토 발음에다가, 저렇게 욕까지 섞어서 빠르면...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녀는 살며시 미소지었다. "음. 뭐, 별거 아니지. 그보다, 밖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구하느냐가 더 문제야." "그렇네요. 어휴. 저렇게 싸우고나 있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저러다 주먹싸움 하는 건 아니겠죠?" "그러진 않겠지. 뭐." 실컷 스트레스 해소라도 한다는 건지 뭔지는 몰라도, 정말 잘들 싸우네. 음. 밖이나 한 번 볼까? "...세...상...에..." 약간 아래 엄청난 수의 괴물들이 운집해 있었다. 아마도, 아침이 되면 어디론가 가기야 하겠지만, 이건 상황이 안 좋다. 일단, 주변에 괴물이 갈만한 곳이 없어. 이 주변에 마을? 그건 경찰이나 군경이 저지하기는 하겠고, 근처에 그럴싸한 건물이라면 역시.. 이곳 밖에는 없는데... "뭐야?" "밖을 봐요. 어쩌면 좋죠? 사람들은.. 대충 피했을라나?" "그렇게 생각하자고. 그나저나, 밤이 너무 길군." 그게 아니라.. 음. 아직 4시니까. 좀 있으면 해가 뜨지. 그럼 된거야. 나가서 그 스톤헨지인지 뭔지를 부시던지 해야 하겠지. 에휴휴. "그럼 한 숨씩 주무세요. 전 아까 비행기에서 잘 자진 못했지만.. 그래도 아직 제가 이중에서 제일 젊잖아요." 데이비드는 할아버지에게 몇마디하고 모두 곤히 잠들었다. 흠. "검군이라도 있으면.. 이런 마물 때문에 고민하진 않았을 텐데. 젠장." 씨씨티비는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아침해가 솟아오르자, 괴물들은 땅 속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리고 밝아지는 가운데서 우뚝 솟아 있는 바리케이트와, 그 부서진 틈으로 보이는 돌기둥을 볼 수 있었다. "저게 스톤헨지..로군." 그리고 그 가운데에 빛나는 구체도. 괴물 중 어떤 것들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다면, 저 곳이 혹시 차원의 문이 아닐까? 그것도 마도와 연결되어 있는. "자, 피곤하신건 알지만, 일어나 주세요. 그리고 각자 무기를 들고, 환자들은 여기 있는 게 좋겠어요." 현정이 누나는 역시 파워풀...하다고 할 수 있다. 남들이 뭐라고 하기 전에 저렇게 움직이니. 흠. "좋아요. 어차피, 여기 깡통으로 오늘 아침을 때워야 할 것 같으니까. 그리고 조를 짜서 무선 연락조와, 밖으로 나가는 사람을 정하도록 하죠." 음. 여긴 여자들이 더 세군. 줄리아 누나는 이내 내부 지도를 펼쳐 들고 있었다. "음... 일단, 최박사님과, 여기 두 사람은 그 무전실로 가는 것이 좋겠어요. 일단, 박사님이 있는 편이 연락하기 좋을 테니까요. 그리고, 두 사람은 약간 경상을 입긴 했지만, 그래도 움직일 수 있잖아요. 그리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죠." 그렇군. 그런 것이었어. "그리고, 나와, 여기 유박사님, 영민군은 함께 밖으로 나갑니다. 일차적 목표는 생존자 구출. 그리고, 스톤헨지를 조사하는 거에요. 물론, 막을 수 있다면, 막는 게 좋겠죠." 그렇군. 그런 것이었어. 그나저나, 저걸 무슨 수로 막나... "무기는 어떻게 할 생각이죠? 줄리아.녀석들에겐 총이 잘 먹히지 않아요." 그렇지. 칼을 다 들 수도 없고. "음.. 그게 문제인데... 여기 전투용 단검은 있긴 해요. 하지만, 이걸로 싸우기엔 역시 좀 무리가 있죠. 그래서, 이걸로 싸우는 게 어떨까요?" 그녀는 긴 총을 꺼냈다. "구경 35m의 총이죠. 이 정도면 어느정도 싸울 수 있어요. 이건 박힐 테니까. 단, 충격에 유의하세요." 음... 차라리 은제 탄환을 쓰는 건.. 아니지. 쟤들이 무슨 늑대인간도 아니고. "자, 준비 되셨죠? 그럼 빨리 움직입시다. 오늘은 비가 온다고 했으니, 오후부턴 흐려져요. 그리고, 문의 개폐는 당신이 맡아요. 알았죠?" 처음 구한 그 외국인이었다. 우리는 이제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문은 육즁한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저거.. 차 맞죠?" 한 대의 차가 유유히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그 안에 탄 사람은 역시 한국인 이었고, 그리고 차는 렌트해 온 거 같았다. "이봐요!" 그 차는 즉시 멈췄다. "이거 행운이군. 안녕하십니까? 전, 일간 퍼레이드신문의 김경식기자입니다. 그룹 나이트의 멤버로서 이런 곳에 왜 오신 겁니까?" 반짝 반짝. "저.. 지금 그런 말 할때가 아닌데요? 어떻게 들어오셨나요?" 그는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예? 올 때 보니, 아무도 없던데요? 그냥 피..엉? 왠 핏자국이 이렇게 많아요?" 낸들 아니? "차가 있으면 빠르게 할 수 있겠어. 자, 어서 타요. 당신, 저곳으로 운전해요." "엥, 제가 왜?" 나는 최대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랑 인터뷰하는 조건으로. 좋죠?" 싫다고 할리가 없지. 흠. "이걸 어떻게 닫죠?" 현정이 누나는 구 근처의 돌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글쎄... 뭔가 단서가 있을법도 한데... 이래서야 어디. 곧 한바탕 쏟아질 기세인데 큰일이다." 그렇지. 그게 문제이지. 음... 차원의 문이라. 그럼 스톤헨지를 다 부셔야 하나? 아니면 검으로 이 걸 한 번.. 나는 검을 빼서 높이 쳐들고 그 차원의 문에 내리 그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 "쳇.. 소용없네." "아마.. 그런 건 아닐테지. 음... 그래, 영민아, 그 칼로 여기 홈을 제껴봐." 그러죠. 뭐. 내 검은 돌기둥의 속에 있는 작은 돌기 부분을 건드렸다. 그러자 기묘한 음향과 함께 돌이 땅으로 내려가면서 차원의 문이 점점 작아지더니 사라졌다. "좋아. 사라졌어." 그렇군. 왠지 좀 허무하긴 하다. "자, 이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거야. 이젠 구조를 기다려야해. 가자." "아니, 그러니까, 이게 무슨 난리인지 말해 보라는 겁니다!" 기자 아저씨의 프로 근성이 이곳까지 오게 한 거지. 에휴휴... "응?" 하늘에는 어느새 하나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어둠에 젖어 들고 있었다. "젠장, 빨리 차로!" "아니, 그러니까 왜 이러는 건지 설명해 보라는 겁니다. 왜 갑자기 스톤헨지가 평평해 졌는지라든지....엉? 저게 뭐야!" 한마리가 땅에서 솓구쳐 올랐다. 빌프리언이었다. "저건 피가 산성이에요! 피하는 게 산책이에요!" "오케이! 기사양반, 죽고 싶어!" "으엑!" 기사는 졸지에 진짜 운전기사가 되었다. 쯔... "자, 피하자. 피해! 내 어릴적 꿈이 우주비행사였다!" 갑자기 그건 왜...? "젠장! 더럽게 안 맞네!" 현정이 누나랑 줄리아는 총을 쏘기 시작했다. 주로 우리가 갈 방향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타났다. "저건...!" "죽은 사람들이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그렇지. 총은 정말 굉음을 내면서 날아갔다. 그리고 시체가 늘었지만, 서서히 우리 차는 빨리 달리기 힘들어 졌다. "점점 늘어! 안되겠어! 뛰어가자!" 현정이 누나는 날 지긋이 바라 보았다. "미안, 괜히 나때문이야." 36-3. 누나의 눈에는 눈물 같은 것이 있었다. 그리고 우린 동시에 차에서 뛰어 내렸다. "자, 죽기 살기로 뛰는 거야!" "누나!" 줄리아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우리에게 가라는 손짓을 했다. 난, 금새 포위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젠장! 이 자식들!!! 죽어!" "난, 무기도 없는데. 으이구." 기자 아저씬느 의외로 격투로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역시, 이곳이 마나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검을 높이 올렸다. 그리고 외쳤다. "우주여왕 쉬라!! 가 아니고...안 되면 개쪽이다!" "빛이여!" 우유빛의 광선이 처절하리 만치 아름답게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섬뜩하게 차가운 공기가 주위에 휘몰아쳤다. 물결치듯이 하얀색의 공기가 주변을 휘감았다. "영민아!" 그리고 괴물들이 하나 둘 스러지는 것을 보고 나는 서서히 땅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난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훗. 넌 여기 사람이잖아. 어차피. 그럼 잘 있어. 나랑 케자로, 이지리스는 여기서 사라져 드리지. 잘 있으라고." "아냐.. 가지마.. 가지마!" "뭐, 내가 보고 싶으면 메세지 남겨." "넌 핸드폰 없잖아!" 이게 아닌가...? 뭔가 미적지근한게 내 얼굴에 떨어졌다. 기분이 더러워졌다. "으...." "영민아! 깼니? 다행이다... 데이비드! 일어났어! 흑...으.." "왜 울고 그래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요?" "모두 무사해. 줄리아가 제일 큰 상철르 입긴 했지만, 그래도 목숨엔 지장없데.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갑자기 비도 그쳐버리고. 하... 어이가 없어." 그렇지. 어디 평범한 현대인의 감성으로 이해 될 차원은 아니니까. "아, 그래도 나랑 인터뷰 하겠다던 약속 버리면 죽음이다." 거참.. 되게 무섭군. "예. 알겠어요." 그러고 보니 이곳은 스톤헨지기지가 아니었다. 평범한 병원이랄까? 괴물은.. 다 없어졌나? "아, 영민아. 아무래도 너가 한 일 덕에 괴물은 다 죽은 거 같다. 몇 마리 발견하긴 했지만, 다 기지내에 있던 것들이야. 그리고, 내 생각에는... 아마 너와 연관이 있었던 듯 해." 음.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지? "그거 차원의 문말야, 여기 있는 것만 있는 게 아냐. 아마... 여러 곳에 있을 꺼야. 그리고, 지금 비슷한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나봐." 그렇군. "근데, 여긴 어느 병원이에요?" 그녀의 눈가엔 왠지 모를 짜증과 함께, 귀찮음이 어렸다. "그 영국자식들... 우리를 국가 기밀로 분류라도 할 모양이야. 여긴 영국 특전 부대, 이른바 Seal의 내부 병원이야." 오... 말로만 듣던. 아니지, 줄리아 누나를 봤으니. "그래도 보내 주기는 하겠죠?" "글쎄...봐야 알지." 음... 난 퇴마록 꼴 나기 싫은데. 일도 열심히 해 주곤 대접도 못 받고. 곤란하잖어. 뭐 현실은 더 잔혹하다는 말이 있으니까. "그래도 최박사 때문에 심하게 하지는 못할꺼야. 우린 외국인이라서 더 한 거니까. 그래. 좀 쉬는 게 낫겠어." 쯔.. 그럼 김기자 아저씨는 결국 불타는 기자정신 덕에 이런 곳에 갇히시게 된거군. 불쌍타. "실례합니다. 유박사님이십니까?" 실례인 줄 알면 들어오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 음. 외국인은 아니군. 잠깐.. 이건 나의 특별한 예감인데. 저녀석, 일본 놈 같어. "무슨일이십니까? 실례인 줄 아시면 들어오지 마시지 그러셨나요?" 얼.. 이제 보니 누나도 한 뻔 하는군. "하하하...그런... 그러지 마시고, 제 말을 좀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전, 영국 보안부 소속의 나카무라 겐지라고 합니다." 덥냐? 왜 땀을 흘리고 그래? 겐지. 그겐지. 저 개인지는 몰라도. "말하시죠. 허락 안 받으면 말도 못하시나 보죠?" 누나 화이팅! 나도 일본 놈이 싫어! 음. 물론 인류가 하니이긴 하지만. 싫을 수 도있잖아? 누구나 개인차는 있을 수 있는 법. "예. 너무 그러지 마시죠. 사실 문제가 아니된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리고, 거기 하상은 한국의 아이돌가수시라면서요? 사실 이런 분들이 저희 영국의 최고 기밀에 해당하는 문제를 아주 말끔히 해결했다는 점에서 두 분은 상당한 주목을 받고 계십니다." 누나는 이내 배시시 웃었다. "그건 우리 둘이 한게 아니에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 듯 하군요. 줄리아 양과 함께가 아니라면 불가능 했죠." 그는 더욱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재수...없어. "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생겼죠. 줄리아 맨섬, 김경식, 하영민, 유현정은 모두 한국인이거나, 한국계라는 거죠." 뭐, 그게 문제가 되냐? "무슨 소릴 하고 싶은 거죠? 그렇게 뜸 안들여도 따뜻하니까, 어서 말해봐요." 누나.. 어디 히터 틀었나요? "하하하...뜸이 뭡니까?" 음... 역시 우리 나라의 심오한 단어 세계는 외국인은 이해하기 힘들지. 누나의 살벌함에 기죽은 나가...겐지여..는 이내 땀 닦고 말했다. "유박사님이 한국에선 꽤나 유능한 인물로 알고 있으니까요. 전 국정원 소속의 연구원이라는 건... 저희 바닥엔 잘 알려져 있으니까요." 국정원이란... 국가의 정원을 손질하는 부서는 결코 아니다. "그럼 제가 거기 때려친지도 오래라는 것도 아시겠군요." 그녀의 얼굴엔 조소가 어렸다. "뭐, 그렇죠. 하지만, 저희 나라가 맘만 먹으면 어떻게 되는 지도 잘 알고 계시겠죠?" 그녀는 웃고 있었다. "일본도 협조했군요. 그렇죠? 하지만 이유가 뭐죠? 일본이 여기 끼어들 이유는 없는데? 사실 요즘같이 영국의 국력이 많이 쇠약한 상황에선... 이해가 가지 않는 군요." 음. 영국과 일본이 왜 손을 잡지? 그리고... 신장차가 맞지 않아서 힘들지 않을까?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집중! "좋습니다. 일본에서도 여기와 비슷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연구차 온 것이지요. 여기처럼 허술하게 해서 사상자가 늘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흠... 일본에서도? 나가 겐지여라는 사람은 약간 흐린 인상으로 덧붙였다. "대신, 작은 섬 하나가 완전히 몰살당했죠." 올... "그래서? 저에게 용건이 뭐죠?" 그는 갑자기 손을 그녀의 어깨에 올려 놓았다. "당신이 진정 인류를 사랑한다면, 이집트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해 주십시요. 거기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다만, 그곳에는 장비와 기술이 열악해서 그만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죠." "하지만, 그런 뉴스는 보지 못했는데요?" 둘 다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데 말야...니들도 내 나이때에 세상의 돌아가는 모든 일을 다 알 수 있었니? "보도 조작이야.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지. 그래, 나카무라씨는 우리가 그 곳을 해결해야 우리 고향으로 보내 주겠다는 그런 말인가요?" 그는 아주 재수 없게 빙긋이 웃었다. "네." 우...퇴마록이다. 싫다. 싫어. 그래도 그 위대한 현암군과 박신부는 자발적인 자세로 임했으나... 난 어리잖아. 준후? 내가 부적 쓸 줄 알면 그리 했겠지. "할 수 없군요. 선택권은 없다는 거군요. 그렇죠?" 난 머릿속에 뭔가 번개같은 생각이 스쳤다. 이들은 대단히 세! 보인다. 그렇다면...! 내 생각 대로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저, 조건이 있어요." 나카무라는 의외라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그는 내가 정말 평범한 고딩이로 보이는 듯 했다. "무슨 조건이지?" "저희 나이트 멤버를 데려와 주세요. 걔들 여권이 없거든요." 조용... "아, 꼭 필요한가?" 당연하지. 아무래도 검의 그 발군의 검술 실력이라면... 초토화도 식은 죽 먹기라고. 그리고,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적어도... 쓸 만 하잖아? "네. 꼭이요." 누나도 곧 웃고 있었다. "그래요. 그들이 사실 저희보단 나아요. 그렇게 해 주시겠어요?" "그러지요. 뭐,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그들은 아마 별일 없으면 오늘 저녁에 도착할 겁니다." 그렇지. 그래야, 저번처럼 차원의 문이 있으면 들어가버려야지. 후훗. "너, 이제보니 잔머리 꽤 잘 굴리는데?" "누나에 비하면 아직 먼 듯하네요." "우 하하하. 녀석, 잘 아는 군." 아름다운 저녁놀이 창문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나는 어딘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나는 머리가 좀.. 아팠다. "으... 그것도 잔머리라고..." 37-1. 가장 소중한 사람. 많은 일이 있었다. 저 나무에 걸린 나뭇잎 수많큼이나 많은 일이. 그러니까, 간호사가 검군의 미모를 보고 완전히 가서 우리방만 왠지 식사가 많이 나온다든가, 시도 때도 없이 의사들이 방문한다든지, 혹은 갑자기 스카웃제의가 들어온다든지...물론, 여기는 군 병원이니까, 군 홍보 포스터였다. 그리고, 개중에 가장 황당한 사건은 줄리아 양이었는데, 완전히 케자로에게 맛이 갔다. 쯔... 그의 그런 씨니컬한 면이 맘에 든다나? 이봐, 누나, 그 녀석은 전투할 때 보면 사람이 아니라고. 누가 악의 총수라나.. 하는 건 다 거짓이 아냐. 헐... "뭔 일이라냐.. 이게." 검은 온 뒤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케자로는 정신 없이 내 수발 들고 있었고, 이지리스는 방 호위를 하기 시작했다. 어이... 여긴 군 병원이야. 왠만한 초소보다 안전하다. "뭐, 개판이죠. 뭐. 지금 전 저의 결정에 잘한 짓인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으니까요. 뭐." "으이구.. 그래도 난 좋다. 눈은 즐겁잖아?" 너무 하는 군요. 하기사 누가 그러더라, 나중에 여자는 나이를 먹을 수록, 어린 것을 좋아하게 된다나...?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전하." 갑자기 낮고 스산한 목소리가 울렸다. 나와 누나는 동시에 검을 바라 보았다. 녀석은 팔짱 딱끼고, 열나게 재수 없는 폼으로 서 있었다... 그런데, 녀석이 하니까 무지 폼난다. "세상은 불공평해." 누나가 나의 팔을 쳤다. "농담할 분위기가 아닌데. 저 이름 긴 사람이 누구니?" 접니다. 검은 예의 회색눈으로 날 처절하게 째려 보고 있었다...헉...! "미안해. 검. 사실은 내가 저기 뭐냐, 너 주라고 누가 준 아이스크림 먹었다." "..." 찌릿 찌릿... 이게 아닌가? "아, 맞아. 너 여기 관광할 시간도 없겠다. 하하하. 그건 어쩔 수 없어. 일정이 그런걸?" "..." 고만 째려봐! "저기.. 뭐라고 말을 좀 해봐." 검한테 눈치보고 사는 주인은 나밖엔 없어. 꺼이 꺼이. 그러고 보니, 예전에 누구한테도 이런 식으로 말하다 전혀 이상한 이유 때문에 혼난 기억이 있는데... "왜..." 옷! 드디어, 말한다! "왜, 절 부르지 않으셨습니까?" 한 십분쯤 저렇게 째려보고 한다는 소리가... 야, 널 어떻게 부르냐? 거기서 야, 검나와, 그래봐라. 안 나오면 미친놈이 되는 거고, 나와도 문제. 나오면 널 뭐라고 설명하니? 신비의 복면 엑스? "응, 사정이 여의치 않았거든. 그래도 괜찮잖아? 이렇게 잘 된거아냐?" 그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야, 구멍나. "전혀요. 다시는 그 힘을 사용하지 마십시요. 사용 설명서 읽어보지 않으셨죠?" 검에도 요즘은 사용 설명서가 붙는 시대인가? 아니, 그보다, 그런 게 있기는 했어? "사용 설명서라니?" "아, 그렇지. 미련 밥탱이 주인은 그걸 읽어 볼 기회가 없었지." 윽....! 미련 밥탱이라서 미안타. "그래. 뭐가 문제야?" "거기 보면 그 빛의 힘을 부르는 것은 대단히 인체의 극심한 피로와, 체력저하, 심하면 죽음...이라는 부작용도 부를 수 있다고 나와있지." 너가 처음에 시켰잖아! "물론, 나바스에선 별 문제가 없었지. 그 곳이라면 일단, 금방 힘을 보충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곳은 아냐. 사실, 여기선 그 힘을 부르는 것 조차 불가능이었을 텐데..." 검... 너가 모르는 걸 내가 알리가 없잖아. 에구구.. 하마터면 내 인생 설계 계획에 금갈 뻔 했다. 계획? 아들 딸 많이 많이 낳아서 한 100세까지 장수하는 거지. 그리고 60넘어서는 아그들이 주는 돈 받아서 멋진 노후를 보내는 거야! 좀 한심하긴 하지. "뭐, 아직 안 죽었으니 된거지. 자, 그보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지." 역시나 검은 이야기 다 듣자 불같이 화내기 시작했다. 예의 존칭이고 뭐도 없었다. 하기사, 녀석이 나한테 존칭을 하는 거 자체가 신기한 일이지. "너 미쳤냐! 왜 사지에 뛰어들어! 뻔할 뻔자 위험할 텐데! 마족이 뉘 집 개이름이냐! 그리고, 왜 개겨! 그 땐 그냥 튀어야지! 그리고, 뭐? 가본다고! 니가 왜 연날리는 영지의 방이라는 이상한 단체에 협력해야 하는 데!" "그게 아니고.. .영국과 친한 나라의 하나야. 이집트는." 땀난다. 녀석, 불 받았군. "좋아. 좋아. 가주지. 대신! 넌 절대 나서지마! 그리고 뒤에 서있어!" 검아, 내가 너의 주인인데. 웅... "어이, 이번엔 이집트에 가야 한다면서? 나도 가라는 데, 잘 됬어. 어라라라? 멤버 전원 다 모였군! 크흑! 이번엔 특종이다!" 김기자 아저씨.. 우리가 어디 가는지도 모르면서 좋아하지 마세요. "에휴휴..." 왠지 걱정된다. 이집트 원정기...라고 쓴 로마의 케사르...엉? 케자로랑 이름이 비슷하군. "참, 케자로. 이지리스는 아직도 밖에 있어?" "예. 위험인물이 있나 살펴보고 있습니다." 어련하셔... 에잉. "바람이.. 덥군." 문득, 카이로 공항은 이집트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포 공항과는 많이 다르다. 음...일단, 모래가 많다. 모래로 만든 조형물을 기념품으로 팔고 있으니까. 험. "총 멤버는 줄리아 맨섬양과, 김경식기자, 데이비드 최, 최박사님, 유현정, 나이트 멤버입니다." 우리 밖에 없는 건가? 좀 걱정되는군. 그런데 카이로 사람이 의아한 얼굴로 나와 케자로, 검, 이지리스를 바라보았다. "Are you knight?" 엉? 나보고 밤이냐고? 미안. 난 밤은 아니야.. 이내 웃으면서 데이비드 형이 그에게 역시 영어로 한참 설명했다. "왜 웃어요 누나?" "응, 아까 저 카이로 사람은 너희가 기사인 줄 알았데. 하하하. 가수라는 거 알고는 더 황당했겠지만." 기사 맞아요... 나만빼고요. 검만해도 자칭 대륙 최고래잖아요. "하하하. 좋아. 좋아. 가자!" 모래 들어갔다... "그러게 바보 같이 웃더라니." 윽...! 이젠 검이 아니니, 인신매매단에 넘겨야.. 짜식, 말년을 마늘까면서 보내 보시지!!! "군자의 복수는 백년도 이르다고 했다." 뭔지 모를 뜻 깊은 말을 중얼거리면서 우리는 이집트에서 준비한 매우 더운(에어콘이 안 나와...) 차에 올랐다. "음. 덥군." 이지리스는 땀도 안 흘리고 있었고, 케자로는 어디서 두건을 찾아 냈는지 망토를 휙 덮어쓰고 있었다. 그리고, 검군은... 사람이 아니지. 우리는 귀에다 모두 통역기를 착용했다. 음. 편리하군. "저녁이 되면 녀석들은 뛰쳐 나옵니다. 아주 정확하죠. 그리고 매우 흐린 날에도 나오곤 합니다." 음..즉, 해를 별로 안 좋아 한다는 거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를 보면 먼지가 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음... "그럼 그 차원의 문이 열린 곳은 어디지요?" 줄리아 누나는 어느새 날카로운 요원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하긴, 의심을 받아서 이 곳으로 온 거나 다름없지. "네. 그건 쿠푸왕의 피라미드 쪽입니다. 그 근방은 거의 괴물의 소굴이 되었죠. 사실 이제는 손 쓰기도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하긴, 여긴 그럴 듯하게 맞서 싸울 수도 없으니. "좋아요. 그럼 쿠푸왕의 피라미드로 가야 한다는 거군요." "예." 가만, 괴물은 낮엔 없잖아. 그런데 뭐가 문제지? 가만, 거긴 건물 안이잖아! "시도는 해 보았나요?" "예. 문제는 피라미드 안에는 괴물들이 항상 우글거리니까요. 낮이건 밤이건 사실 안은 똑같지요." 검은 아주 어두운 어조로 말했다. "그럼 벽돌을 드러내면 되잖소?" 음. 그런 기발한? 검답지 않군. "예. 사실 그 방법을 썼습니다. 그래서 그 차원의 문이 헬기를 타고 가면 보입니다. 문제는..." 뭔가 수상하군. 혹시 거기 산삼을 지키는 천년묵은 너구리! 는 아니지, 팬더! 아니지.. "뭐가 문제라는 거죠? 확실히 이야기 해주세요. 우린 거길 막으러 가야 한다고요." 그는 이내 안색을 폈다. "예. 그 안에는 잘 움직이지 않지만, 매우 무서운 괴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움직이지 않아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말도 하고, 사람을 홀리기도 한다는 군요." 케자로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상위 마족..." 문제가 좀 갈수록 꼬이는 군. 갑자기 퇴마물이 된 것도 모자라서 이젠 왕판이 된건가? 음... 디아블로, 너가 음모를 꾸미는 건 아니지? 37-2. "음. 상위 마족 하나라... 할만하군. 그럼 파즈는 여기 있고, 나만 갔다 온다." 에엣! 검 무슨 소리야! 아무리 니가 대륙 제일이라고 해도...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안된다고! 무리야!" 검은 배시시 웃었다. "야, 내가 미쳤냐? 낮에 가서 녀석만 쓰러뜨리고 밤되기 전에 문만 없애고 오면 되잖아?" 그렇게 되나? 왠지 땀이 흐르는데... "그럼 괴물은 다 어떡해?" 걱정된다. 그렇게 많다면서? 다 죽일려고 해도 시간 엄청 걸리겠다. 으... 역시 그 일본놈이 이야기 할때 가는 게 아니었어. 영국에서 뼈를 묻어도 그냥 살 것을... "그 녀석이 상위마족이라는 건, 지금 괴물은 다 그녀석이 소환한 녀석일 가능성이 높아. 아마 우연히 이곳으로 와서 좀 황당해 하고있겠지. 뭐. 녀석만 쓰러뜨리면 다 사라질꺼야. 그 증거로, 이곳에선 털 많은 켈족은 발견되지 않았잖아?" 그건 그렇지만... 음. "저라도 같이 갈까요?" 이지리스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왠지.. 그러지 말아달라고 하는 것보다 더 무섭다. 마. 넌 그냥 있는게 도움이야. "뭐, 너가 간다고 해서 변할 건 없어. 그냥 그 날아다니는 거에 날 실어서 내려주고 난 녀석을 처치하고 너희들 와서 문 없애면... 쉽지?" 왠지 무지 쉽게 들린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그렇다면, 내일 새벽에 출발하는 걸로 하자. 일단 여기서 휴식하자." 좋은 생각이야. 그나저나... 고민이군. 마족이 죽고 나서도 녀석들이 깜찍하게 살아 있으면 어떡해? 에잉. "에잇. 모르겠다. 자자..." 햇살이 비추기도 전에, 저혈압환자가 제일 싫어하는 행동을 해야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헐. "으... 이렇게 일찍? 어, 검 너 준비 다 했네? 으이구.. 세수할 시간도 없네. 자, 어서 헬기에 오르자." 갑자기 검이 내 팔을 잡았다. 그리고 매우 진지하게 중얼거렸다. "너, 정말 내 아이스크림 먹었냐?" 윽. 이녀석, 꼭 뒷북이라니까? "이따 사줄께. 됬지?" "괜찮아. 난 안 먹어도 된다. 뭐. 자, 출발!" 이건 헬기가 아니라 비행기 수준이군... 일단 기본 12인승이라니, 이렇게 비싼 헬기를. 흠. "좋아. 저기 피라미드가 보인다." 아, 대한민국의 어설픈 고교생 하영민... 드뎌 이집트라는 곳의 피라미드 보다. 멋져.. 음. 근데 그냥 돌 쌓아 논거 같다. 충분히 대단하기야 하지만. "좋아. 날 꼭대기에서 내려 주시요." "그러죠." 검은 천천히 자신의 검을 집어 넣었다. 아무래도 검이 검을 검집에 넣는다는 것은... 역시 좀 발음이 힘들지. "자 사다리를 내리겠습니다!" 검은 조용히 사다리를 잡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기자가 한마디 했다. 이 인간은 왜 온거야! "야, 혹시 니들 특수부대 출신이야? 저렇게 날렵해?" "가수가 되는 길이 좀 많이 험했죠." 정말로 믿는 눈치... "다 내려 갔군요. 아, 아래 그 괴물이 있습니다." 그 상위 마족은 천천히 웃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불을 뿜었다. "젠장! 떨어졌어!" 괜찮겠지....? "걱정마. 괜찮을꺼야." 현정이 누나는 빙긋이 웃어주었다. 검 녀석, 좀 멋있게 착지 할 수 도 있잖아! "하하하... 어리석은 인간. 오랜만이군. 살아 있었나?" 무슨 소리야! 모두의 눈은 정확히 상위 마족을 향했다. 그 마족과 검군은 대치하고 있었다.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렇게 둘의 싸움을 보니, 무슨 격투기 결승전 보는 거 같군. 그럼 난 뭐냐? 매니저? "넌 어떻게 검의 속에서 다시 나올 수 있었던 게냐? 재미있군." 검은 단지 묵묵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검의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려왔다. "흙으로 돌아가라! 사악한 인형!" 검의 손에 들려 있는 검에서 검은색이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잠시 아래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모르죠. 케자로는 드물게 걱정스런 (물론 다른 사람이 보면 무서울 뿐이다.)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검.. 이 다치진 않았을 꺼야, 그래. 그럴꺼야! "제...엔 장! 검!" 나는 황급히 사다리로 갔다. 모두들 당황하고 있었기에 내가 그런 행동을 해도 제지할 수 없었다. 그리고 뒤늦게 소리를 질렀으나, 내 귀엔 들려 오지 않았다. "야, 검탱아! 어디있는 거야!" 사다리에서 뛰어내리자 검은 안개가 사방에 가득했다. 그리고 붉은 장발을 한 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야! 걱정했잖아!" 검은 나를 역시나, 째려 보았다. "내려 오지 말랬잖아!" "하지만, 걱정 안되냐! 앙!" 그는 조용히 혀를 차더니 한 구석을 가리켰다. 그 곳엔 아마도 마족이었던 듯한 시체가 있었다. "곧 먼지로 사라져. 그보다, 어서 차원의 문을 닫자. 곧 더 무서운 마족이라도 오면 문제야." "응." 곧이어 우리 일행이 나왔다. 그리고 차원의 문이 닫히자, 주변의 하늘에는 아주 아름다운 먼지들이 대기중에 사라져갔다. "역시 소화수였군. 이제 괴물은 없을꺼야." 검이 오늘 아주 멋있는 역은 다하는 구나. 젠장. 엉? 갑자기 검이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나의 친애하는 주인이시며, 나바스의 지도자,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여. 그대는 저의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대가 죽으면, 저 역시, 검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검은색 검이 검은 빛을 뿜었다. 어라라?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검...? 뭐하는 거야? 사람들이 보잖아." "뭐, 괜찮아. 이제야, 그녀석이 한 말을 알겠어. 나는 너 외에 주인을 만날 수 없을 거라던 말." 그는 몇 마디 못알아듣게 중얼거리고 나에게 손을 뻗었다. "안가냐? 이제 집에도 가 보아야지." 응.. 그렇지. 뭐지?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뭔가 심각한 표정이었다. 뭐냐? 그리고, 그 맹새가 내가 죽으면 검도 같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라는 것을 안 것은 케자로가 그날 저녁 내 방에 조용히 건너와서 말한 뒤였다. 그리고 난 녀석이 한 없이 바보 같았다. "바보 자식... 검 주제에. 검 주제에. 쳇. 이러면 감동할 줄 알고?" "전하..." 젠장... 정말 입에 붙었다. 하하하... "바보 탱이 검. 그치만 걱정마라, 너의 수다에 비하면 결코 적은 값이 아니다. 뭐. 그러니까.. 그러니까, 난 안 죽어. 걱정마." 어느새 내 눈에는 아주 아주 거짓말처럼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날 위해서 죽어주는 사람이... 아니, 검이지만, 그래도 있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행복인가? 그리고, 나도 한가지 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나도 검이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거. 하지만, 안 가르쳐 줄꺼다. 뭐. 37-3. 우리는 이집트에 마련된 곳에서 그럭저럭 편히 쉴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애달픈 절규가 이어진다. "이게 무슨 관광이야!!! 하나도 못 봤어!" 그렇다. 이집트라는 곳에 와서 내가 본 것은, 공항, 호텔(이것도 사람들의 감시가 심해서 돌아다닐 수 도 없다.), 피라미드 하나가 고작이다. 제기랄. "전하, 어디 아프신데는 없습니까?" 이지리스가 벙글거리면서 물었다. 아마 녀석도 꽤나 심심한 모양이군. 그러고 보니, 경훈이 녀석 걱정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 데이비드는 갑자기 마시던 주스를 내려 놓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쳐다 보세요? 어디 뭐라도 묻었어요?" 주섬 주섬. "아... 예전 부터 궁금한 게 하나 있었는 데, 왜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널 보곤 항상 전하니 뭐니 하는 거야?" 허걱...! "그거야, 저의 주군이시니까요." 당연하다는 듯이 이지리스가 말을 이었다. 야, 상황을 보아가면서 말해야지! "오, 그래? 하지만, 영민이가 뭐 하는 것도 없잖아?" 으... 그래요. 전 평범한 대한민국의 소시민이라구요. "아, 이야기 안 하셨어요?" 그렇지. 나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 건 그저 현정 누나와, 경훈이 밖엔 없으니까. 음. 얘기 해야나, 말아야 하나... "얘네 나이트 멤버야, 그래서 매니저가 평소에도 이러고 있으라고 했었어. 그러니까, 데이비드. 신경쓰지마. 나중에 너도 니 아버지처럼 머리 벗겨지고 싶어?" 갑자기 데이비드는 벼락 맞은 토끼 같았다. "어, 그렇지. 그렇지. 평소에도 마음을 비워야 해." 무슨 불교 신자같군. "아, 잠깐 얘기 좀 할까?" 현정이 누나가 나를 불렀다. "어, 그래요. 왜요?" 그녀는 잠시 몇개의 서류를 내어 놓았다. "이건 내가 조사한 몇개의 자료야, 읽어봐." 그녀가 내민 제일 앞장의 종이에는 아주 못 쓴 글씨로, 이방은 도청되고 있다고 쓰여 있었다. "누나... 글씨가 형편없군요." 눈에 아름다운 눈화장을 할 수 있었다. 꺼이 꺼이. 하여간 다음 부터는 우린 종이로 대화해야 했다. [다음의 자료는 스톤헨지와 피라미드의 자료야. 한 번 읽어봐. 그리고 뭔가 이상한 점을 알 수 있을꺼야.] 옹... 전혀...윽... [누나 이건 영어야잖아요. 영민이는 이런 거 몰라요.] 그녀는 다시 휘갈겼다. [너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고등학생 맞냐!] 흑..흑. [누나. 그냥 엑기스만 뽑아서 이야기 해 주세요.] [지금 찍기 과외 하는 줄 아느뇨?] 누님! 부탁해요! [그러니까, 두 차원의 문은 매우 닮은 점이 많아.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 보자. 먼저, 괴물이 많이 나온다는 점이 참 이상하지 않아? 너가 있던 곳에 그렇게 괴물이 많이 있을리가 없어.] 그 정도야, 나도 잘 알죠. [그런데 너의 설명을 들어보면, 아마도 마도란 곳과 연결된 거 같단 말이지. 그리고 그건 매우 인위적이란 냄새가 난단 말이야.] 하지만, 누가 그런 미친짓을... [결정적으로, 영국 정부와, 일본 정부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어. 사실 일본이 이집트를 도울 이유는 없잖아. 여기서 이집트가 영국의 이권 중 어떤 것을 받기로 했다는 거지.] 오... 그런 심오한. 하지만, 너무 어려워서 무슨 이야기 인지 도통..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를 알아야 겠지. 아마 여기엔 데이비드의 아버지가 관련되어 있을 확률이 높아.] 옹? 하지만, 그 아저씨 친절해 보였는데? [그분은 이동 물리학에는 매우 권위있는 박사님이셔. 그러니까, 이런 프로젝트에 쉽게 참여하셨던 거겠지. 그리고, 아마도 스톤헨지에서 너가 괴물들을 헤치우는 것을 보고, 지금쯤 크게 의심하고 있을꺼야.] [뭘 의심해요?] 그렇다. 내가 괴물을 잘 헤치우는 게 대단해 보일 수는 있지만, 군의 특수대원이라기엔 역시 좀 무리가 있잖아? [너가 이 사건에 상당히 관련되어 있는 일본의 인사로 생각할 수 있지. 그는 어디까지나 일본 팀이잖아.] 에? 하지만, 그 아저씨도 한국인 이잖아. [잊지 않았지? 국적은 어디까지나 영국이야. 잊지마. 그리고 조심하자고. 아마도 우리 일행을 순순히 보내 주진 않을꺼야. 그리고, 그 공통점이라는 거 말인데, 먼저 어두운 곳을 택한 점이야. 사람도 많이 가긴 하지만, 그 때는 항상 없을 때였지.] 그런가? 전 몰라서요. 에잉. [결론, 그들은 뭔가 차원의 문을 여는 실험을 했다는 이야기야. 그러다 괴물만 나와서 실패한거지.] 에엣! 현대의 과학기술이란 놀랍구나. [그리고 난 이 계획을 말소할 생각을 하고 있어. 그래서 너의 도움이 필요해.] 역시... 퇴마록이었어. 그럼 이 아가씨가 뭐냐? 엥...엥... "자, 준비하자." 한참 밤이다. 그러나 지금도 세상의 어둠을 헤치며 이렇게 위대한 몇명이 서 있었다. 에잇. 또 이런 의상을 입게 될 줄은... "우리 그거 또 할까요?" 이지리스의 눈이 별을 받아 마치 사이코의 한장면 같았다. 그거 라니.. 설마 너! "그거 라니? 뭐 재미있는 생각이라도 있어?" 현정 누나 안되용!!! "음... 재미있겠어. 나도 한 번쯤 그런 일을 하고 싶었는데. 좋았어. 우리 팀을 나누자. 먼저 검과 영민이 한데 움직여. 나랑 이지리스, 케자로는 정보를 빼낼테니." 음... 이 누나 알고 보면 위험인물이다. "자, 가자. 그럼 잘 해보라고!" 예이... 그나저나. 어디로 가서 뭘 하라는 이야기야? 검을 지긋이 바라봄. "뭐? 일단 부시면 되는 거 아냐?" 웃음이 나오는 까닭은? "저.. 큭.. 그 머리.. 그게 뭐야?" 검의 눈쌀은 크게 찌푸려졌다. 짜슥. "나라고 이러고 싶은 줄알아? 쳇. 이런 웃기지도 않는 두건이라니.. 거기다가 머리를 집어넣었더니, 이상한 꼴이잖아!" "어떠냐?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큭..." 검의 삐죽이는 입을 보면서 우리는 서서히 영국 정보부 건물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여기는 하수도. "왜, 꼭 하수도로 들어가는 거냐... 에잉. 그나저나, 누나랑은 잘 하고 계시간 모르겄다. 거기는 당당히 정문으로 들어가잖아. 그러고 보면.. 그쪽이 악의 총수인가?" 검은 조소했다. "그렇게 어설픈 악의 총수가 어디있냐? 어서 들어가기나 해. 근데 냄새가 정말... 죽이는군." 그리고 나는 서서히 하수도로 들어가는 레버를 당겼다. 그리고 레버는 서서히 돌아가고 작은 구멍이 나왔다. "자, 가보실까? 검은 배추단." 38-1. 정보부를 털어라! 나는 조심 조심 걷고 있었다. 쥐도 있었다. 에구.. 더러버. 검은 그러나, 싫다 좋다 안 하는 걸 봐서는... "음. 이 곳에도 이런 곳이 있군." 뭐, 그렇지. 사람사는 데가 다 그렇잖아. 그나저나, 이 옷 빨려면 거의 죽음이군. 에휴휴. "어디로 꺽어지지?" 이럴땐 찍어야 한다. "자, 신은 항상 오른 길이 바른 길이라 하셨어. 어서 가자." 왠지 그런 의미는 아닌 거 같지만.. 가만, 그게 신 맞나? 왠지, 미심쩍군. 나중에 확인 해봐야지. "꼭 쥐가 된 기분이야. 안그래?" 농담마. 검. 저쪽에 불빛이 보인다고. 누가 있을지도 모르지. 검이 냄새도 맡네. "음. 이런 우리를 보니 생각나는 동물이 있군." 쥐나 이런 거? "드래곤." 뭔 상관이 있는지 나는 그걸 끝까지 알아내지 못했다... "저기 불빛이다. 이런... 아마 저 아래로 내려가야 하나 본데. 어떻게 하지?" 작은 통로는 거대한 하수구에 연결되어 있었다. 당연히 사다리 같은 것이 있을리가 없다. "할 수 없지. 내가 뛰어 내릴 수 있을꺼야." 그런 짓 하다가는 다리가 부러지지 않을까? "자, 영차!" 이봐, 왜 날 잡고!!! 어머니! 소리도 못 지르겠고! 소자, 여기서 하강합니다! "웁!!!!" 웁스... 말도 못하다... 검은 아주 사뿐히 내렸다. 아래는... 물이 도도히 흐르고 있었다. "웁! 어푸푸푸...(또 물먹었다.)" 물이 꾸역 꾸역 들어왔다. "어부 어부!(다시금 말하지만, 난 어부의 자식이 아니다.)" "자 일어나. 여기 물은 깨끗한데?" 그렇다. 아마도... 여긴 하수도가 아니라.. 상하수도? 음. 이런 내가 한심해지는구나. "물을 공급하는 곳이라면..." 검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둘은 동시해 말했다. "수도 시스템이군." "우물이군." 우물... 울고 싶다. "검. 어서 가자, 아마 하류 쪽으로 가면 아마도 어디 올라갈 데라도 있을꺼야." 하류라는 표현이 좀... 웃기긴 하지. 그래도 다행인건 샤워는 잘 했다는 이야기지. 가만, 그럼 우리 옷 빤(그것도 하수도에서 구른 옷) 물을 먹어야 한다는...쯔.. "음. 그래. 여기 부턴 조심하자. 어디서 마법사가 나타날지 모르잖아." 마법사 없다고 말해도 소용 없지? 걱정도 팔자. 난 그보다 씨씨티비가 있을까 걱정인데. "사다리로군. 어디로 연결된 걸까? 그보다, 우리 목적이 뭐지?" 검의 진지한 질문... 아. 맞다. "몰라. 누나가 그냥 들어가라고 하기만 했거든. 혹시 우리가 후방 교란조라든가, 그런 건 아니겠지?" 검은 여전히 눈쌀을 찌푸리고... 나는 한숨쉬고. "일단, 다 부시면 되는 거 아냐? 그럼 가자고." 이봐... 이 넓은 영국땅에서 검쓰고 돌진하여 마침내 다 부시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꺼 같냐? 어휴. "자, 내가 주위를 돌아보지." 검과 내가 나간 곳은 무슨 복도 같은 곳이었다. 당연히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 복도였거든. "이상하게 조용해. 무슨 일이 있나봐." 정말, 그랬다. 그 때 당시의 상황을 격동 50년 식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당시의 상황은 정말 고요했다. 당시 경비원을 맡고 있던 제임스 크레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쎄요. 평소 그곳은 항상 조용하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매일 범인이며 뭐며 시끄러웠고, 기자들도 항상 설치고 있었으니 까요. 그런데 그날은 확실히 이상했습니다. 마치 모두 사라진 듯 했으니까요." 이건 격동 50년이 아니라 경찰청 사람들 같군. "잠깐." 검이 손으로 나를 제지했다. 그리고 희미하게 나마 쉭쉭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저건...!" 거미 한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거미의 몸은 마치 나 세사람 합쳐 놓은 듯 컸다. "아라크네야. 맹독성 독을 품고 있는 몬스터지." 검의 인상이 흐려지고 나도 대충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뭔가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범인을 밝혀... 낼 문제가 아니지. "이봐, 검. 왜 저런 게 여기 있는 거지?" "글쎄... 일단 해치워야 겠지. 넌 여기서 기다려." 그리고 검은 이내 싸우기 시작했다. 괴물은 다행히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는 좀 더 잘 보기 위해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음. 잘 싸우네." 나의 목 뒤로 뭔가 차가운 느낌이 전해졌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쓰러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으...으..." 왠지 몸이 차가움을 느꼈다. 가만.. 검은! "검!" 나는 벌떡 일어날 수 없었다.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서 철창에 걸려 있었다. 그리고, 날 바라보는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깼군." 그럼 계속 잠들길 바랬냐! 젠장. 으... 머리야. 머리에 혹 났다. 이런 경우 어디로 가야 할까? 1번 : 경찰소. 그러나, 여기서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내가 정보부에서 맞았는데 설마 영국 경찰이 나를 보호해 주겠는가? 2번 : 공항. 도망치는 것이 때로는 좋은 일. 하지만, 공항도 폐쇄 되었을 경우가 많다. 3번 : 왠지 미덥지만, 대사관으로 간다. 그리고 사정한다. 살려줘요! 답은 삼번이다. 흠. 그러나, 여기선 이런 농담 따먹기 할 시간도 없을 거 같은데... 그리고.. "최박사님이 여긴 왠 일이시죠?" 놀러오진 않았을텐데. "음. 그래. 그야 너희들이 이곳으로 올 것 같아서이지. 감쪽같이 잠입했더구나. 유감스럽게도. 이곳은 너희같이 애들이 오는 곳이 아니다." 그럼 보내주실려우? 그러지도 않을꺼면서. 젠장. "어떻게 아셨죠?" "별로. 유박사의 머리가 명석한거야 어제 오늘일이 아니니까. 여기로 올거라는 건 쉽게 알 수 있지. 문제는 너라는 인물에 대해 내가 좀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련 하실까. 영민아.. 넌 너무 짧은 나이에 많은 일을 겪는 구나. "뭘 원하시는 거죠? 사실 다 이야기 하고 싶어도 개뿔 아는 게 없어서요." "뭐, 그런 걸 바라는 건 아냐. 난 단지 몇가지 확인이 하고 싶어서." 왠지 불안한데. 검. 빨리 와라. 니 주인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좋아요. 뭐든지. 말씀하세요." 그는 몇장의 종이를 들추었다. 그리고 나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때 이 방에는 나와 박사 외에도 세사람이 있었지만.. 모두 외국인 같았다. 38-2. "좋아. 먼저, 넌 나이가 몇이지?" 으...잉? 영국 정보부는 내 나이도 못 알아내나? "예. 십팔세가 되었죠." 묻는 말에만 대답하는 것이 올바른 포로가 가야 할 길이다. 라고 내 저서에 쓰여있다. "좋아. 부모님 성명은 하진명, 문예숙. 맞나?" 틀릴리가 없지. "예. 그렇죠." 그의 눈이 묘하게 빛낯다. "실종된 1년간, 뭐하고 있었지?" 아, 이 질문 나올 줄 알았다니까. 여기서 내가 사실대로 이야기 하면 미친놈이 되겠지? 그렇다면 역시 우리나라 정치인의 도움을 얻는 수 밖에. "기억이 안나는데요?" 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좋아. 그렇다면 넌 네가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나?" 흠... 그 예전에 나바스로 오기전에 들렸던 이상한 공간에서 빠져 나올때의 기이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왠지 친 아들이 아닐꺼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 직접 들으니 기분이 좀 그렇군. "짐작은 하고 있었죠." 여기선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갑자기 저 할아버지가 내 아버지가 될리도 없고. "음. 그래? 그렇다면 넌 그 전에 어디 있었지?" 어라라? 겨우 아기가 기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모르는 데요? 애가 어떻게 기억해요? 전 아주 까마득이 어렷을 적부터 그 집에서 살았는데요." 그는 조용히 담배를 꺼냈다. 그의 담배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 영어는 쉬워서 알아 볼 수 있었다. [Smoke can kill you.(캐나다 담배인가?)] 담배는 당신을 죽일 수 있다. 이거지. 저런 담배 펴기 좀 그렇겠군. 으... 기침난다. 내가 콜록거리는 거 안보여! 감히 미성년 앞에서... "좋아. 다음으로 넘어가지. 너의 공연 멤버들은 다 어디서 나온거지?" 이건 좀 곤란해. 할 수 없지. "길거리에서 만나서 의기 투합했지요. 하하하." 이건 좀 티나지? "그래? 갑자기 길거리에서 만났다. 그런데 리더는 1년동안 사망이었다. 이건가?" 그렇지. "좋아. 그럼 다음 질문. 넌 어떻게 스톤헨지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지?" 이때가 바로 그 순간! "다, 할아버지 덕이였지요. 저 같은 어린애가 무슨. 하하하." 복수했다. 킬킬킬. 할아버지의 얼굴은 이내 일그러졌다. 그러나, 예전처럼 다정해 보이지 않았다. "좋아. 그건 그렇다치고, 어떻게 알 수 있었던 거지? 그 괴물의 이름이나, 약점 같은 거 말야." 팰 분위기야!!! "거기까지. 이제 그만 내 손님에게 손대면 죽여버리겠어. 당신이 아무리 데이비드 아버지래도 말야." 문에는 손에 살벌한 총을 든 여자가 서 있었다. 현정이 누님... 무서버요. "이거야 원. 장래 며느리가 정말이지 광폭하군." 며느리? 어라라, 그럼 데이비드랑 결혼하는 거야? "웃기지 말아요. 데이비드는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저야말로 댁한테 접근하기 위해서 데이비드의 협조를 구했죠. 아시겠어요? 데이비드가 한 말을 전해 드리죠." 저기... 정리가 안되고 있어요. "이젠 그만 쉴 때도 되셨잖아요?" 현정이 누나의 얼굴에선 한 번도 보지 못한 싸늘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외국인 세사람은 그녀에게 달려 들었다. 그리고 총성이 울렸다. "왜? 겁나나? 다음은 당신차례야." 피가 사방에 튀고 있었다. 즉사였다. 머리에서 피분수가 흐르고 있었다. 의외로 피는 많이 나지 않았지만. "왜? 겁나나?" 그의 입술이 파랗게 되어 떨고 있었다.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나?" 그녀는 천천히 그에게 총을 갖다 대었다. "니덕에 죽은 사람들의 소린 들리지 않나보지? 한 번쯤은 자신도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 이 빌어먹을 자식아. 스톤헨지에서만 해도 네 덕에 몇이 죽었다고 생각해? 그 문을 닫도록 너는 미리 지시했었지? 안그래?" 조용해진 방안에는 비린내만 역하게 느껴졌다. 케자로가 다가와서 내 수갑을 풀어주었다. "괜찮으십니까? 걱정했습니다." 음... 혹시 난 미끼? "다... 모두를 위한 길이었다. 이대로라면 인류는 절망의 길로 접어든다. 다른 곳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였다.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게 아냐!" 무슨 소리래? 난 정말 스무고개에는 흥미가 없는 사람인데. 이것 참. "이 곳에 무슨 일이 있나요?" 난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하겠는 관계로 그에게 물었다. "흐... 무슨일? 오래지 않아, 점점 지구는 빈곤해지고, 생태계는 망가지겠지. 그렇다면 어느 곳을 이주할 곳으로 찾아놓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서 차원의 문의 실험을 계속했던 것이다!" 그랬나? 흐흠. 가만, 질문. "그렇다면, 다른 세계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그는 조용히 웃었다. "그런 미개한 종족은 죽어도 싸다. 우리가 다시 지배하는 거야. 후후후." 화나잖아. 이거! "그곳의 사람들의 인생은 그 사람들의 것이야. 그런데 당신은 과학의 힘만을 믿고 이런 일을 일으켰고, 그래? 결과가 이건가?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어." 누나의 목소리는 차갑게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데이비드도 그걸 알아차렸지. 그리고 말하더군. 널 살려 달라고. 그래? 어떤가?" "살려줘.. 하하하. 어쩔 수 없다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 운명인 것이다." 말도 안된다고! 난 그에게 뭐라고 반박하려 했다. 그런데, 천장의 작은 귀퉁이에 무슨 물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 아래 바닥은 아주 조금이지만, 녹아내렸다. "설마...." 이지리스는 이런 심각한 분위기가 싫은지 밖에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케자로는 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이건.. 위험하다. "젠장...! 모두 여기서 당장 나가!" 나는 즉시 현정 누나를 끌고 밖에서 졸던 이지리스를 끌고 달려 나갔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왜 이래! 살려 두면 너희 세계를 엉망으로 만들꺼야!"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은 우리의 목숨쪽이 더 위험하다고요!" 어리 둥절해 하는 그녀는 조용히 내 뒤를 따라왔다.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아! 난 조금씩 이상하게도 묘하게 검의 기운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검!" 복도를 돌자마자, 검이 눈에 띄었다. "지금 즉시 도망가야해! 빌프리언이야! 산성을 뿜고 있어! 여기 연료나, 화기가 점화되면 끝장이야!" 검의 시선에는 놀람의 빛이 떠올랐다. "좋아. 나 버리고 간 거는 이따 묻지. 그렇다면 나가기는 오래 걸리고 방해하는 자가 있을테니, 그래. 우리가 들어온 그곳으로 가자!" 우리는 즉시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폭음이 울리고 나는 또 물 먹을 수 있었다. 38-3. "엄마...어디계세요?" 머리가 아파왔다. 앞에는 검이 걱정스런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한 켠에는 붕대를 감고 이지리스가 미이라처럼 서 있었다. 역시, 검이라 멀쩡한거군. "검... 넌 괜찮은가 보지?" 검의 눈동자는 나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어떻게 알았어?" 보면 모르냐, 병신... 으...다시 나는 정신을 잃었다. 너무나 머리가 아파왔다. "아빠, 엄마가 안 보여요." "그건... 미안하다.. 내 아가. 어서 도망치거라. 어서. 잡히면 죽는다." "실험체다! 저기 있다!" "어서 도망쳐라..." 그 사람은 울고 있었다. 그리고 내 눈에서도 눈물이 천천히 흘렀다. "으...." "괜찮으십니까? 정신이 드시는 거 같은데요?" 제프리 켈던이라는 명찰을 단 의사가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옆에는 역시나, 검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있었다. 녀석... 날 걱정하는 건 맞군. "언제쯤 정신을 차릴 수 있을까요?" "음.. 아마 곧 차릴 수 있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시죠." 그리고 의사는 휭 나가 버렸다. 아, 이곳은 병원인가 보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지리스보다 더 심각한 상태의 환자가 둘 더 있었다. 하나는 현정이 누나이고, 하나는 케자로였다. "으..윽." "정신이 드냐?" 차가운 손이었다. 그러나, 난 이 손의 임자가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병신아, 떨어질 때 넌 내가 감쌌건만, 이모양이냐?" 말이 좀 험하긴 하지만... "누가 감싸랬나?" 탁한 말이 흘러 나왔다. 말 한 번 하는 데 이렇게 힘들다니... 인간 하 영민 다살았구나. "야, 아직 말하지 마라. 너의 입이라는 놈이 근질거리는 건 이해하지만, 너 이번엔 거의 죽을 뻔 했어. 벌써 5일째 정신이 없었다고." 엉...? 녀석은 걱정스런 어조로, 나의 상태를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보통은, 환자한테는 이런 이야기 안 하는 거다. "먼저, 늑골이 나갔어. 떨어질 때 아주 세게 부딪혔으니까. 중간이라도 내려간게 다행이었지. 그리고 잠시 실명 상태야. 아마 한 일주일은 더 있어야 할꺼야. 가벼운 뇌진탕에 팔뼈가 확실히 부러졌고, 창자가 다 위치를 잃었지. 아, 지금은 다시 제자리로 갔다는 군. 도통 무슨 말인지." 사람의 상태가 아니군. 이런 걸 한 마디로 줄일 수있지. 중상이야. "그래. 뭐 그게 크게 다친 거고 나머지는 그냥 그럭저럭이야." 안 망가진데가 없다는 이야기를 잘 돌려 말하는 군.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가만.. 나 지금 실명 상태라면서! "검...." "에! 얘기하지 마라니까!" 그러나, 말하고 싶은 걸 참아도 병이된다. "눈이 보여." 검은 잠시 아무말이 없었다. 그리고 위로조가 섞인 어조로 검 답지 않게 울먹이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미안... 미안. 내가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는데. 헛게 보이는 구나." 어, 아닌데! "지금 들어온 사람, 데이비드 맞지?" 아니면 내가 헛게 보이는 거고. 맞으면, 내 눈은 적외선 감시 카메라이다. "어라, 아직 실명중이라면서? 붕대도 감고 있으면서. 어떻게 알았어?" 이봐... 이봐. 내가 그런 걸 알리가 없잖아! "뭐, 좋아. 안 어지러?" 사실 어지럽다. 다시 자자. 데이비드는 현정이 누나의 옆에 다가갔다. 그러고 보니,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를 바랬을까? 그는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바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너야." 음... 로맨스다. 그러나, 나는 다시 정신을 잃었기에, 더 좋은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쳇. 미성년자 관람 불가냐! 일주일이나 흘러서 나는 눈을 뜰 수 있었다. 뭐, 그 때까지도 현정이 누나의 정신은 오락 가락했다. 즉, 정신이 나는 시간이 극히 짧고 이내 잠들었다. 뭐, 며칠 지나면 괜찮아 진다니 뭐. 그래서, 난 병원이라는 곳에 이렇게도 장기간 입원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것도 국비로! "아, 수상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 이번 일을 벌인 것은 아버지를 포함한 영국 정보부 소속 사람들이었다더라고. 사실, 제재할 방법도 없었는데. 뭐." 그랬구나. 헐. "그래서 무료로 우리가 병원에 입원한 거야?" "그래. 그 뿐이 아냐. 이건 비밀인데, 너희 멤버 세명, 국적이 없다면서? 그래서 영국 국적을 내리셨어. 공로라면 공로니까." 스톤헨지 날리고, 정보부 날린 거에 비하면... 껌이군. 헐. "근데 검. 나 정말 안대한 상태에서도 너가 보였어. 음." 그는 여전히 비웃고 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니까 그랬지. 뭐. 현정이라는 사람을 봐라. 아주 헛소리 작작하잖아. 데이비드랑 애를 한 몇 백명을 낳기로 했다고? 에라이." 음. 그래. 이 둘은 현정이 누나가 퇴원하는 대로 한국으로 가기로 했다. 그래서 그곳에서 이곳의 일을 잊고 행복하게 살련다라... 뭐, 결혼식에는 초대해 주시겠지. "그래. 어차피 이곳에서 있어야 하는데. 그래? 검. 너는 어쩔꺼야?" "이지리스랑 되도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 뭐." 이지리스는 역시나, 인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날렵한 동작으로 내렸기에 타격이 극히 적었다. 기껏해야 전신 타박상... 그것도 이제는 거의 나아가고 있었다. "전하! 저는요?" 음. 뭐라고 해줘야 얘가 안 삐지고 있을까나. "알았어. 그럼 푹 쉬고. 그래. 그동안 저 자료나 읽어봐야지. 뭐. "그래. 나한테 부탁하고 싶은건 없니?" 데이비드는 다정하게 웃고 있었다. 아마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려는 행동이리라. "없어요. 아, 전화 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그는 역시나 조용히 웃었다. "그건 좋은데, 너무 중요한 이야기는 하지 말아라. 도청 가능성이 있으니까. 물론 여긴 검이 잘 지켜서 설치할 시간이 없었지만, 전화는 충분히 가능하니까." 그렇구나. 아직도 조시해야 하는 구나. 쳇. 하기사, 경훈이에게 뭐라고 전화하니?나 몸 성한데 없이 부러져서 누워있다. 걱정하지 마라. 라고 하면 역시... 나쁜 친구이지. "에, 날씨도 좋다!" 퇴원하기는 정말 퍼풱트! 한 날씨였다. 전원이 오늘 퇴원했다. 뭐, 현정이 누나는 아직 좀 이르긴 하지만,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다고 떼써서 간신히 도망갈 수 있었다. 여자는 역시 요물... 데이비드 앞에서의 모습은 그야 말로, 조강지처. "흥. 가자. 데이비드. 표 다 끊었죠?" "오케이. 자, 한장씩 나눠주지." "이건 배급이 아닌데..." 나는 데이비드 옆으로 다가가서 조용히 속삭였다. "근데 그렇게 좋아요? 아주 입이 찢어져. 키키키." 그러자 얼굴이 빨개진다. 헐. 놀리는 재미가 있군. 그리고 나오는 말은, 전용대사 18번... "어른을 놀리면 못 쓴다." 키키키. 응? "왜그래?" 검은 심드렁한 어조로 말했다. 뭔가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순간 차가운 바람 같은 것이 내 머리에 스치는 듯 했다. 현정이 누나! "누나! 피해요!" 총성이 울리고, 한 사람이 쓰러졌다. 케자로는 총성이 울린 쪽으로 가서 그 사람을 때려 눕히고 있었다. 붉은 피가... "윽..." "데이비드! 안돼! 안돼!" 데이비드 아저씨의 복부에서는 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랑해... 현정아. 우리 단층의 작은 집에서 살자. 응?" "알았어. 이 바보야. 왜! 왜, 나같은 거 때문에. 말하지마."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검으로 얼굴을 돌렸다. "쳇. 꼴 값하는 군." 검! 지금 이 분위기에 그런 말이 나오냐! 검은 척 척 걸어갔다. 그리고 우릴 보고 외쳤다. "언능 안 와! 비행기 시간이야!" 야, 지금 그게 문제야! 엉? 뒤의 공기가 이상해. "이거.. 방탄복을 입고 있었군." "아, 생명은 하나 뿐이잖아. 하하하..." 웃음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검은 나중에 말했다. "비리지가 않잖아. 쳇. 내 인생을 얕보지 말라고." 어련 하실까..쯔. 하지만, 비행기의 뒷자석에선 계속 말타툼이 이어지고 있었다. "주택으로 합의 봤잖아." "그건 사기고. 아파트야!" 음... 아마 끝까지 싸우시겠어. 그나저나, 나바스의 할터는...빨래 빨고 있는 거 아냐? 쯔... 마왕에게 포로로 잡혀서 할 일이라고는, 할터가 뭐 아는 게 많은 것도 아니고.. 아, 빨리 구하러 가야 할텐데! "자! 가자!" 이 말하고, 스튜디어스에게 시끄럽다고 욕먹었다. 인생은 역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39-1. 붉은 십자가 오늘은 유독, 영종도의 하늘이 아름다웠다. 오, 난 영종도 공항 처음 보는데. 훗. "아, 향긋한 아스팔트냄새~" 옆에서 검이 인상 긁고 있었다. 그리고, 이지리스가 한 마디 했다. "저, 근데 우린 왜 공항 버스 안 타요?" 그야... 우리 옆에는 여러 사람이 있다. 먼저, 동화체로 읽으면. "검은 머리, 검은 선글래시스(눈동자의 색소가 부족한 사람을 위한 인류의 재미있는 발명품), 그리고 공공칠가방을 든 아주 아주 우락부락한 사람들이 착한 영민이 일행을 주욱 둘러 쌓았답니다." 그렇지. 이들은 해외에서 갖은 사고를 치고 돌아온 우리를 환송하기 위한 사람들이었다. 그렇지만, 왠만하면 버스나 차를 타고 걸어가는 게 낫지 않아? 다 쳐다 보잖아. "어이! 어이!" 엥? 저기 멀리 어설픈 포즈로 뛰어오는 사람은 바로, 우릴 따라다니면서 스토커처럼 취재를 하기 위해서 영국까지 왔다가 잘 못 끼어들어서 그만 갇힌 불운의 기자. 아냐? 누구한테 설명하는 거냐 지금... "아저씨! 왜 그러세요?" "응. 저 사람들이 나도 가야 한다는데?" 그런... 현정이 누나야 워낙 빽 좋은 데이비드랑 같이 있어서...무사통과. 일리가 없지. 두 사람은 정보부라는 이상한 조직의 사람들이 따로 긴급히 모셔갔다. 근데, 우린 왜 데려가냐? "현정이 누나쪽이 대우가 나을 것 같은데. 거긴 검은색 긴차 타고 갔잖아?" 그랬지. 헐... "아, 난 아무리 봐도 중요 인사로는 안 보이잖아?" 그렇지. 아저씨도 참 불쌍하다. "저... 아무리 그래도, 우린 도망갈 능력도 없는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호위 앞에서 가는 거야요?" 앞에 가던 한 인상 더러운 사람이 이야기 해 주었다. "상부의 지시다." 음. 다른 질문. "그럼 정확히 우리를 데려가는 목적이 뭐에요?" 그는 역시나, 똑같은 톤으로 말해 주었다. "상부의 지시다." 엉? 토시도 안틀리네? 그럼 다른 거. "아저씨 이름이 뭐에요?" "상부의 지시...가 아니라, 알 것 없다." 큭. 뭐냐? "불공평 해요. 아저씨는 제 이름이랑 다 알잖아요! 그리고, 그 뿐 아니라 가족 관계, 사는 집, 주민등록 번호 등...등. 다 알잖아요!" 난 불공평한 건 싫다고. "상부의 지시다." 음... 난 주로 관공서에서 하는 것이란, 모릅니다랑 기억이 안난다고 하는 건줄 알았는데, 상부의 지시라는 것도 주요 멘트인가 보네. "그럼 우린 어디로 가지? 이봐. 난 언론인이야. 함부로 다루면 곤란해 진다고." 갑자기 기자 아저씨 말에, 그 사람은 잠시 멈추어서 돌아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삼류 연예신문의 기사따윈 관심없다." 얼...아저씨 화내지 말아요. 그래도 저 사람에게서 좀 색다른 말을 듣기는 했잖아? 킥... "저... 잠시만." 한 직원인 듯 한 사람이 다가와서 인상파 아저씨에게 속삭이자 마자 그의 인상이 찌그러졌다. 흠. "할 수 없군. 돌파다. 모두 준비하고, 한 사람씩 잡아. 도망가지 못하게. 음. 난 이 녀석을 맡지." 실수였다. 그 아저씨는 내 팔을 거의 끌다시피 해서 잡아 채었고, 아니나 다를까, 나의 충직한 두 부하...는 옆의 덩치 둘의 땅에 메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감히...감히! 전하께 무슨 짓이냐!" "저기... 지금 그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헐. "진정해. 이지리스. 케자로. 이런 놈들은 그냥 베어버리면 되지. 뭐하러 손에 사정을 두나?" 어이...검...! "뭐야! 이 자식들이! 죽어 볼래!" 어이...어이... "좋아. 바라던 바다. 아까부터 니들 때문에 더운 날에 더 덥다고. 너네들은 여름 복장도 없나?" 한 덩치가 갑자기 김을 뿜는 연기를 했다. "감히...! 죽어!" 인간은 진실을 알게 되면 분노한다고... 검의 손에서는 검은 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순식간에 검의 형태를 가졌다. 음. 내 검이랑 똑 같은데, 검은색이다. 손에 들어 있었나? "검! 그만둬!" 나는 일단 말했다. 그러나 검은 점점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과감하게 휘둘렀다. "훨씬 낫군." 모두 조용해 졌다. 검은 정확하게 그 사람의 팔의 옷감을 잘라내었다. 반팔이 됬다. "어...버...버.." 정신 오염 증세로군. 책임자 아저씨. 어떻게 해 봐. "하긴... 시원하긴 하겠군." 어이... "저, 근데 왜 강행 돌파를 해야 한다는 거에요? 뭔가 방법을 궁리해 봐야지요." 그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고 있더니 말했다. "공항에 어떻게 알았는지 너희들 팬들이 있거든. 정말이지..." 뭐야!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가수 데뷔하고 바로 외국에서 폭탄 테러하던게 어제 같은데...? "자, 방법을 말해보지 그러나?" 지금 나 놀리니? 젠장. 하라면 못 할지 알고! "훗. 별거 아니잖아? 공항에서 다시 비행기 타고 김포로 가면 되잖아. 안그래요?" 그렇지. 그 사람은 곤혹스러운 듯이 말했다.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영종도에 있습니다. 그건 좀 곤란해요. 그리고, 그 기지가 바로 여기 있거든요. 하지만, 대합실은 지나야 합니다." 기지....? 지금 로보트 태권브이 찍냐? 비밀기지냐!!! "아,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뭐 여러분을 고문하자 이런 건 아니니까요." 이봐. 그러니 더 무섭잖아! "여기서 공항 시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어떨까요? 좋은 생각 같죠? 하하하."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뭘봐! "자, 그럼 이렇게 합시다. 차를 타고 가는 거죠." 이제 와서...여하튼, 검은 색 차가 우리 앞에 섰다. 여기서 질문. 왜 조직의 차는 다 검은색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티비를 보라, 국회의사당의 차, 혹은 사장, 회장, 심지어는 대통령 차까지... 죄다 검은색...포드의 영향인가?(작가 주 : 미국의 포드 자동차에서는 무려 23년간이나, 티자형차 검은색만을 생산했습니당...) "자. 타." 난 야타족 아니다. 흑. 흑. 왜 이렇게 일이 돌아가는 거냐? 이러다 혹...? "와!! 사랑해요! 스워드!" "나이트!! 꺄약!" "오빠!" 라고 소리친 사람... 나보다 나이가 좀 많이 많은 거 같은데. 음. "앗!" 한 소녀가 쓰러졌다. 인파에 휩쓸려서... 국민 카드의 선전이 갑자기 떠오르는 군.. 깜은...그러나, 난 장동건이 아니다. 지나간다. 39-2. "대단하다.. 근데, 어디로 가는 거에요?" "주차장." 악의 본거지인 비밀 기지는 물 속에도, 수영장 속에도, 산 속에도 아닌, 공항의 지하에 지어져 있던 것이다. "꽤나 낭만이 없군요." 김기자 아저씨도 한 마디 던졌다. 꽤나 삐져 있는듯. 차는 거기서 엘레베이터 비슷한 수레...지? 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마 꽤나 내려 가는 거 같은데.. "여긴 지하 몇 층이에요?" "아마 법적으론 사층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지하 기지가 있지요. 여러분이 가실 곳도 그곳입니다." 우리는 다시 차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다. 검은 시종일관 신기하다는 얼굴이었다. "검. 신기해?" "뭐, 놀랍군. 하지만, 왠지 아름답지는 않아." 그야...조잡한 현대 과학의 사실...엉? "이건...!" 거대한 대한민국의 국기가 걸려 있는 광장이었다. 그리고 흰 옷을 입은 사람들과 무장한 병사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 저희 연구소입니다. 환영합니다." 난,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음침하고, 왠지 어두운 분위기였다. "우와, 악의 신전같은데? 휘유. 사진으로 팍팍 찍고 싶구만. 근데, 난 일개 기자인데 왜 데려 온 거요?" 김기자 아저씨... 잘 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 도있는데... "아, 그건 저기 소장님과 함께 이야기 하시지요. 그럼." 그는 한 연구실의 자동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건 자동문이다. 그리고 흔히 생각하는 그런 SF적 요소에 빠지지 않는 그런 첨단하곤 좀 거리가 먼 듯... "들어오시게." 그리고, 난 엄청 재수없는 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나이는 그저 40대 쯤 먹었고, 무테의 작은 렌즈가 되어있는 안경을 끼고 있었다. 옷은 양복셔츠에 겉에는 흰색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한 손엔 서류를 들고, 유식해 보였다. 이럴 땐, 뭐라고 해야냐...? 안녕하세요? 아니면, 왜 우릴 불렀어요? 이런거? 웅. "여기 앉으시지요. 이쪽이 가수분들이시군요. 그리고, 여긴 김기자. 맞죠?" 틀려....! 난 황제다! 라고 할 순 없지. "예. 자, 우릴 이런 곳 까지 데려온 목적이 뭐요!" 어이, 아저씨 화내지 마요. 먼저 열받는 쪽이 지는거야. "아, 진정하시죠. 사실 김기자씨는 데려와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에 제거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으니까요. 후후후." 제거-없앤다-생명을 없앤다는 것-죽인다는...옷! "무...무슨 뜻이요!" "음. 그건 상관없으니... 그 보다, 영민군을 조사하다가 아주 흥미로운 사실들을 몇가지 알아냈지요. 질문에 대답해 주시죠." 김기자 아저씨는 꼭, 꼭 씹혔다. "..." 검의 눈동자에는 뭔가 살기...비슷한 게 떠오르는데.. 잘 못 본거지? "좋아요. 그럼, 부모님 장례식 후에 바로 실종되었죠? 한강에 빠져서.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주실수 있나요? 갑자기 반년 뒤에 나타난 것도 그렇고.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죠. 안그래요?" 웃는 낯짝을 날릴 수만 있다면. 쳇. 난 왕이 되서 잘 놀다 왔다...라고 할 수 도 없지 않은가? "기억이 안나는 데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필독서, -당신도 이것만 하면 다 피할 수 있다- 에 수록된 글이다. "...잡아 떼도 상관은 없지만, 뭐 좋습니다. 그럼 여기 이지리스란 분에게 묻죠." 이지리스는 눈에 띄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어디 출신입니까?" 나바스 황궁 소속, 기사지. 붉은 닭의 일원...이 아니라, 붉은 달의 기사단의 원래는 견습. 이제는 기사지. 설마.. 이지리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건 아니지? "전, 프렐이지 트라비시아 필트모건가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13세에 작위를 사사받고 붉은 달의...." 녀석의 입은 내가 막았다... "죄송해요. 좀 정신이 나간애라서요. 하하하... 영국인이에요. 하하하..(삐질 삐질)" 이지리스는 잠시 나를 째려 보았다. 건방진... "흠. 그래요? 뭔가 모를 말들이 순식간에 지나간 듯...했는데. 좋아요. 케자로씨? 당신은 어디 출신이시죠?" 케자로는 그래도... 잘 속이겠지? "내 출신을 댁에게 이야기 해야 할 이유는 없겠지. 그리고, 한 번만 더 명령조로 이야기 했다가는 너의 목을 끊어 놓겠다." 어이... 친구. 진정하라고. "하하하! 이거 미안하게 되었군요. 사실 여러분에게 이런 걸 묻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신원이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이기 때문이지요. 간첩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사실 그럴 필요는 없겠고. 그러다 보니, 이번 영국에서 일어난 영국 정보부 테러 사건이 떠오르더군요." 숨이나 쉬고 말하라고. "뭐, 하지만, 여러분이 했다면, 영국에서 여러분에게 영국국적을 줄 이유가 없죠. 결론, 여러분은 영국과 면밀한 관계가 있다는 거죠. 이번 영국 국방부장관의 실각과 관계가 있는 거라는... 아닙니까?" 아저씨... 미안하지만, 완전히.. 잘못 짚었어. 웅. 사실 우리가 테러 한게 맞잖아? 그리고, 영국과 관계가 있을 수 도, 좋은 감정이 있을리가 없잖아. 그렇게나 감시당하다 왔는데.. 뭔가 잘못된 상상을 하는 듯 하군. 이 아저씨. "그래서, 결론이 우리가 관련이 있다는 생각만 했다고 해서 우릴 이렇게 잡아 올 이유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는 재수 없게 빙그레 웃었다. "그렇죠. 제 생각엔, 여기 이지리스군이 영국의 귀공자 일 것이라는 생각이죠." 의기 양양... 어이 없음. 잘 못 짚어도 이렇게나 잘 못 짚다니. "난 그런 허접한 나라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지리스야.. 맘대로 떠들어라. 흑. "아닌가요....?" "아니에요." "..."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는 우릴 다시 응시했다. 이 아저씨, 누굴 닮아서 이렇게 기분이 더러운가 했더니... 그래. 이 사람, 바로 그 아젠의 기사단장을 닮았어! 욱. 재수 없어. "뭐, 좋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그럼 다시 돌려 보내 드려야 겠군요. 단, 여기 기지가 있다는 이야기는 극비입니다." 그럼, 왜 물어본거냐! "다음 부터는 전화로 물어보세요." "음. 그래야 겠군. 아, 깜빡했군. 사인 좀 해주실래요?" 화나는 하루였다. 우리나라에 비밀기지가 있다는 것이 더 놀랍긴 하지만.. 하긴, 저러니 이모양이지. "그래서, 괴물들을 쓰러뜨리고 그랬단 말야? 난 갑자기 니 친구들이 가버려서 얼마나 놀랐다고."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뭐, 경훈이 녀석, 꽤나 신기한 모양이군. "그래. 근데, 우리 어떻게 해야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아내지 못했으니, 헛 수고라 할 수 있지." "응... 하지만, 차원의 문을 이용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글쎄... 만에 하나, 이상한 데로 가버리면.. 예로, 마도 한 가운데면 꽤나 곤란하단 말야. "왜 그렇게 고민하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아, 너 어떻게 해서 거기에 가게 된거야?" "그야, 한강에 빠져서...응...?" 바로.. 바로 그거야! "맞아, 한강에 빠져서 가게 됬다면, 다시 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올 때도 한강에 나타났잖아!" 위험 부담이 좀 크긴 하군. 빠져 죽을 수도 없고... 음. "영민아, 그치만, 너는 안 갈거지?" 39-3. 묘하게 경훈이의 말이 귓속에 울렸다. 즉, 입력이 잘 안된다. 나...? 나도 가야 하나? 검등은 지금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컴퓨터에 미쳤다고 할 수 있지. 흠. "아..나? 당연하잖아. 쟤들만 보내야지." "그래. 그래. 넌 여기서 살아야지. 넌 여기 사람이잖아." 그래. 그래. 그렇지. "아, 그럼 오늘 저녁은 파티할까? 마지막 한국에서의 저녁. 어때?" "녀석. 그보다는 은퇴 콘서트 어떠냐?" 흐거걱!!! 아주 잊고 있었다. "그럼 우리 깜짝 콘서트 할까? 어때? 재미있을 것 같지?" "좋아. 장소는 한강 시민공원. 좋지!" 이봐...난리도 아니겠군. 빠져서 안나온다면. "검! 이지리스! 케자로! 들어봐. 우리, 갈 방법을 알아냈어." 이지리스의 한마디. "윽! 아직 디아블로 헬판을 못 깼어요!" ... 저걸 죽여 말어. "어이.. 케자로는 준비할 수 있지?" "예? 아, 갑옷은 항상 수리 완료 입니다." 그러면 그렇지. 역시 믿을 놈은 역시 너 밖엔 없다! 멋지다 케자로! "그래. 그럼 검은?" "훗. 나야, 항상... 아, 그전에 저기 케잌가게 갔다가도 되냐? 거기 케잌 진짜 맛있던데." 그 무지 소녀틱한 가게를 이야기 하는 것인가? 참아줘... "좋아. 가쟈!" 이지리스는 그날, 밤 샜다. 그리고 새벽 네시경, 이지리스의 처절한 비명을 들어야 했다. "이... 소판에서 이런 개죽음을 당하다니!!! 내 돈!!! 앗, 왠 정전! 으!!!" 그날 밤에 정전이 되었나 보다... "경훈아, 그럼 갈까? 참, 현정이 누나에게 연락했으니까, 아마 그날 와 줄꺼야." "훗. 좋아. 가자." 현정이 누나와의 대화내용이 맘에 걸렸다. "그래? 그럼 어떻게 할꺼야? 너, 말야. 갈 꺼야?" "예? 아... 전, 글쎄.. 여기 있어야 겠죠? 원래는 전 황제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그래? 난 좀 다르게 생각해. 너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마왕을 물리친다니, 낭만적이잖아?" "누나.. 그건 현실 도피에요." "너가 거기 가지 않고, 편안한 이곳 생활에 안주한다는 것이 현실도피지. 뭐, 그거야 너가 판단할 문제니까. 그럼 내가 배 타고 가주지." 난.. 잘 모르겠다. 마왕도 있고, 귀족도 있는 그런 나라. 하지만, 여긴 나의 친구들이 있고, 정말, 무엇이 현실도피인가? 가족이 없다고 해도 여지껏 자라온 세계를 난 버릴 수 있는가? "어? 주군, 얼굴이 영...아니십니다? 어디 아프세요? 곧 노래 불러야 하는 데.." 응... 역시 한강 고수부지는 ... 비왔나보다. 잠겨있다. "이거야.. 어디서 노래를 부르지? 응? 야, 저 다리로 가자. 오늘 통행 금지잖아." "잠기면 어쩌고?" "훗. 그러기 전에 나오면 그만이야. 자, 가자!" 저 멀리 유백색의 배가 한대 오고 있었다. 유람선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 탄 사람은 데이비드와 현정이 누나였다. 그리고, 김기자의 얼굴도 눈에 띄었다. "어이! 화이팅!" 현명한 결단, 난 가지 않을 것이다. "자, 시작하자!" 그날, 다리위에는 폭우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대분분이었고, 여의도 고등학교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꺄약! 나이트! 나이트!" "사랑해요!" "삐익! 거기 당장 멈추시오! 여긴 지금 홍수로 인해 통제구역이다!" 서서히 물이 올라 오기 시작했다. 이지리스와, 케자로도 웃기 시작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전, 아직까지 여러분이 왜 저희를 사랑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사랑합니다! 영원히!" 빗방울이 거세게 얼굴을 때렸다. 어차피 다 젖어 있으니... "오늘로! 저희 나이트는 해체입니다! 여러분 안녕!" "에!!! 안되요!" 김기자만이 여기 유일한 기자였다. 그는 확실히 특종을 잡을 수 있는 일이군. "이지리스, 돌아갈 방법, 알려 줄께." "예! 어서요!" "떨어져. 저 물속으로." 그의 눈이 동공의 확대에 따른, 근육 경직의 증세를 보였다. 그리고 그는 잠시 강물을 응시하곤 나를 바라보았다. "맑은 날에도 엄청 더러울 것 같은데요?" "걱정마. 빠져 죽지는 않으니까." "....정말인가요?" "응." 자신은 없지만. "예. 케자로. 가자."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나를 한 번 바라보고 그대로 물 속으로 몸을 던졌다. 음. 의심한 번 안하네. 보통은 그래도 약간은 의심이라도 할 텐데. 웅... "완전히 잠겼어." "그래. 난.. 가마." 검이 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사람들의 소리도, 주변의 빗소리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정적이 감돌았다. "잘 있어라." 검은 흐릿하게 웃었다. "그래도 넌 영원히 나의 하나뿐인 주인, 영원히 그건 변치 않을 것이다." 그는 조용히 나의 얼굴에 묻어 있던 머리카락을 조용히 떼었다. 그리고 서서히 몸을 돌렸다. 신이 만들어낸 완벽한 조각처럼 그는 서서히 물 속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 왔다. "어떻게 된거야! 저 녀석 왜! 갑자기 떨어지는 거야!" 김기자 아저씨는 어느새 내 옆에 와있었다. "특종... 잘 찍으셨죠?" 강렬한 타격이 내 머리에 전해지면서 난 땅으로 박혔다. "저녀석들이 떨어지는 데 너 뭐하고 있었냐!" "떨어지라고 시킨 거 저에요." 조용해 졌다. 그는 의아한듯 나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경찰들이 사람의 혼란속에서 나에게 다가오고, 어느새 응급출동반이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아주 오랫 동안, 난 울고 있었던 것 같다... "영민아. 이젠 좀 괜찮아? 날씨도 저렇게 개었다." 해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왜... 왜 이렇게 슬픈 걸까? 검탱이는 그렇다치고, 이지리스랑 케자로.. 아, 할터도 보고 싶다. 대원들은 끝내, 시신은 커녕 유류품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경훈아.. 나, 하나 깨닭은 것이 있어." "응? 말해봐. 뭔데? 내가 잘생겼다는 거야, 뭐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아니... 그런 거 말고." 그의 의아한 얼굴을 뒤로 하고 난 다시 잠이 들었다. 평생... 잠만 자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오랫 동안 꾸지 않았던 꿈을 꾸게 되었다. "이젠.. 만날 일 없겠지? 아가야... 하지만, 이 아버지는, 널 무척이나 사랑했단다." "?" "사랑한다. 사랑한다." 검이 갑작스레 튀어 나왔다. 그리고 톡 쏘아 붙였다. "야, 너, 잘 있어야 한다. 넌 여기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울음이 나왔던 거다. 난, 너무나 나바스의 사람들에게 익숙해 져있었다. 세상 어디에도... 목숨을 바쳐 날 지켜주려는 사람이 없다. 나바스에는 그러나, 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 난 조용히 병원 침대에서 일어나서 옷을 입고 조용히 한강으로 갔다. "아름답구나." 푸른 하늘, 푸른 강. 그리고, 아주 더러운 강. 경찰이 여러 군데 있었다. 아마 사상 초유의 자살 소동...에 겁먹은 것이리라. 어제 신문에는 나이트의 인기 가수 세명이 자살...이라고 나왔지? 흠. "아, 거기... 혹시 나이트 멤버 아닌가? 거기 꼼짝말고 있어!" 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나도 자살하리라 생각하나 보지? 근데,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오늘은 배낭 까지 완벽해! 후후후. 거기다 비닐로 속을 싸서 절대로! 가서 갈아 있을 옷, 걱정없지. 후후후. "아저씨. 저, 유현정씨에게 전언이요. 누나 말이 옳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참, 제 시체 찾으려고 고생할 필요는 없어요." 나는 빙긋 웃음을 지어 보이고, 그대로 몸을 날렸다. 푸르고 푸른 강의 똥물... 또 먹어야 한다니! 에잇! 40-1. 얼음의 나라 물 속에서, 난 다시금 나를 저주했다. 내가 왜 또 뭐에 미쳐서 다시 이런 미친 짓을 하는가...그리고, 수영 못 한다는 사실은 왜 이렇게 잘 잊어 버리는 가...에 대해. 으... 난 아무래도 치매끼가 다분한가? "우..웁스...(꽤액! 나 수영 못한다!)" 허부적 거리기를 몇 번, 나는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의식을 잃었다. "으...으...(살려 줘...정말 빠져 죽나봐...)" 불쌍한 나였다. 흑. 춥다.. 추워요. 아, 저기 성냥불이? 아, 호...주마등이 지나간다...아앗! 이게 아니지! 여기서 왜 죽어야 하는 거야! 응? 그나 저나, 제대로 온건가? 근데 왜 이렇게 춥냐? 눈 뜨기가 싫다... "..." 까맣다.. 눈을 뜨자, 까만... 엉? 손을 움직이자, 아주 차가운 것이 느껴졌다... 나 혹시..? "으엑! 한여름에 왠 눈!!!" 눈을 떨치고 분연히 일어나는 나였다. 헐...외쳐본다. "여긴 어디야!!!" 다시 외친다. "누구 없어여!!! 살려 줘요!!! 잉! 역시 경훈이 말을 듣는 건데... 잉... 엉?" 황량한 눈덮힌 언덕... 앞에는 커다란 산이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에베레스트? 음... 음...왜 일이 이렇게 된거냐? 하여튼, 이런 눈덮힌 산이라면... "눈썰매를 탈 수 있겠군!" 이게 아닌가...? 하여간, 왜 이런 데로 온거냐? 혹시.. 검탱이랑 이지리스, 케자로도 이런 눈 속에 있는건... 웅. 웅. 아, 날 원망하겠군. 쯥. 가만, 배낭! 아죠죠! 이게 있었지. "자, 내려가 볼까?" 아름 다운 설경.. 고픈 배를 움추리고... 우.. "배고파!!!" 눈 덮힌 산에 아름다운 메아리가 울러 퍼졌다. 흑...! "중얼...중얼...(배고파...아사직전이다....)" "중얼...중얼...(아, 비스켓은 남겨둬야지..)" "중얼...중얼...(발이 시려워, 손이 시려워.)" "죽어라!" 이런 산중에 이런 살벌한 대사를...응? 정확히 내 아래 쪽에선 한창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오륙명의 사내들이 왠 늑대들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음... 구경하자." 세상엔 쌈 구경 보다 좋은 건 없다. "오, 저 청년 대단한데?" 그래. 그렇지. 엉...!!! "누구세요!" 옆에는 갈색의 두터운 망토를 걸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는 그래! 디아블로의 멍청한 용사와 닮았다. 음... "아, 자네와 같아." 그의 목소리는 뭐랄까? 조용한 가운데의 아름다움 이랄까? 그러나, 지금 그런 일을 따질 때가 아니잖아! 댁도 나처럼 대한민국에 있다가, 갑작스레 이곳에 와서 나바스의 황제가 되었다든지.. 그런 건 아닐꺼 아냐! "저... 저는 상당히 특이한 상황에 처해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디 분이세요?" 그는 두건을 걷으면서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난 그냥 사람이야. 보면 몰라? 출신도 없고. 뭐, 이근처 반 제국 운동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지만. 별 거 아냐." 욱! 별거야! 가만, 왠 제국? "제국이라니요? 무슨 제국 말씀이세요?" 그는 이내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 보았다. 음. 고양이 눈이군. 노란색. "제국이라면 당연히 나바스지. 황제가 다스리는 건 거기 밖엔 없잖아?" 어엇! 제대로 왔습니다! 그럼 한강을 통해서는 올 수 있다는 이론이 정립되는 순간이군. 가만... 이곳 시간대가 더 빠른 거 같던데... 웅... 웅... "저, 혹시 지금 나바스의 황제는 누군가요?" 그는 나를 정말 이상하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 보았다.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이지. 뭐, 나야, 궁극의 보스니까. 왜 그래? 안색이 창백한데?" 으악! 제가 그, 막판 보스입니다!!! 젠...장. "여긴 어디죠?" 땀이 흐른다. "아, 나바스의 최북단, 얼음의 나라라고 불리는 별칭을 가진 곳이지. 뭐, 나바스의 통치를 받는 곳이고. 뭐, 들어 본 적도 없냐?" 없다... 젠장, 사린, 두고 보자. 지형 설명은 잘 해 주었어야 할 거 아냐! 으. "그럼..." 내가 계속 말을 물으려는 찰라, 갑자기 두건의 사내인 금발 청년은 갑자기 아래로 내려 갔다. 그리고 싸움에 멋지게 끼어 들었다. "아, 미끌어졌군. 하하하.. 계속 싸우라고 들." 왠지 바보스런데. "뭐냐! 네놈은! 왜, 갑자기 이런 산중에!" 아까 본 검을 잘 쓰는 듯한 청년이 반가워했다. "대장! 오셨군요!" "물론, 리에즈. 좋아. 한판 해볼까? 후훗. 내 이름은 퓨르나드. 반제국군의 수장이다!" 어이~ 나를 아주 잊으신듯... 에휴휴.. 확실히 저건 나바스 일반 병사 복장이긴 하군. 그리고, 저 문장은 아마도... 이곳 영주의 문장인가 보지? 내가 사실 황제라는 거 알면... 놀라겠지? 상황 1 : 저들은 반 나바스인들이다. 상황 2 : 난 나바스의 황제다. 유추 1 : 황제가 죽으면 저들은 기뻐할 것이다. 유추 2 : 고로, 내가 죽으면 저들은 매우! 기뻐할 것이다. 윽.. 이런 어이 없는 결론이... 하여간 도망치는 게...황량한 눈밭속에서 어디로 도망친단 말인가... "자, 다 헤치웠군. 어이! 거기 꼬마!" 꼬마...라고 불리기엔 좀 나이가 많지 않은가? "영민이에요. 꼬마가 아니라." 파이에즈라고 했단 반 죽음이겠지. 웃. "아, 그래? 이상한 이름이군. 부르기 쉽게 이미르라 부르지." 이미르? 리에즈란 젊은 검사가 나를 보면서 즉석에서 반가워 해 주었다. "뭐야? 이 바보처럼 생긴 녀석은! 게다가, 이미르라니! 말도 안됩니다!" 어이, 어이... 난 나도 싫어. "저도 그런 여자 같은...이름은 좀 싫은데요?" "응? 여자이름 아냐. 옛날의 유명한 검사의 이름이야. 꽃 뿌리는 역겨움이 압권이였지. 야, 얼굴 찡그리지마. 농담이야. 요전에 죽은 내 친구 이름이야." 그랬던가? "그래도..." "시꺼! 내가 그렇다면 그런거야! 어이, 가자." "예." 상당히... 누굴 닮았어. 그래. 나랑. 움. "여기가 우리 본부...는 아니고, 우리 마을이야. 저기 멀리 보이는 게 영주의 성이지. 뭐, 돼지같은 자식이고." 어이, 어이. 말이 너무 험하잖아. "에..." "넌 어디서 왔냐? 근처 마을에 사는 가 보지? 거긴 꽤나 험한데 말야." 싱긋 웃는 그를 한대 패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마을에 데려다 주었잖아? 음. 일단, 영주에게 말해서 성도로 데려가 달라고 말해야 하나? "여기 영주는 아주 나쁜 사람인가요?" "뭐, 그렇지. 자, 집은 어디야?" 대한민국, 설, 신림동, 모모모-모호. 모통, 모반.... 이곳의 집은 나바스 수도 나바스 왕성... 음. 딸린 부양 가족, 없음. 인데... 데려다 줄 수 있나? "수도에 살아요." 그 때의 그 놀란 얼굴이란...흠. "뭐...! 너, 귀족이였냐?" 어이, 갑자기 왠 귀족! 다시금 말하지만, 꽃부리 영에, 백성민. 즉, 꽃같은 백성이란 바로 나를 말하는 것으로, 평민...이란 걸 알 수 있잖아? "에...?" 내가 놀라는 건 그렇다치고, 리에즈인가 뭔가 하는 녀석은 나를 정겹게 바라봐 주었다. "훗. 귀족 나부랑이 였군." 어이, 수도에도 평민은 있다고. 뭔가 크게 오해하는 듯... "그 곳엔 귀족아니면 살 수 없잖아. 그리고, 여행도 허락 받으면서 해야 한다는 거... 설마 모르는 건가?" 몰러. "그래. 뭐, 귀족이라면. 그런 옷차림도 이해는 가는 군. 그나저나,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이라, 흔치 않은데." 어이.. 어이.. 가만! 그래! 난 검도 가지고 있었잖아. 그러고 보니, 정말 대한민국에 남을 거라면, 검을 누구 줬어야 겠었지. 아마... 헷. 좋아. 검을 꺼내서 룰룰루 이야기 해야지. "하하하.. 저, 아닌데." 그러나, 한 번 떨어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음. 오늘의 교훈이군. 40-2. 어쨋거나, 내 생명전선엔 서서히 위험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일단, 감이 않좋다. "좋아. 내가 반제국파라는 거 아까 이야기 했으니, 일단 우리랑 같이 가자." 요즘 왜이리 인기 폭발이냐... 하나도 안 반가워. "이름은?" "성은 하이고, 이름은 영민이에요." "국적은?" "(일단은...여기서 대한민국이라고 하면 더 이상하겠지. 으.) 나바스요." "무슨 가문인가?" "모르는 데요?" 나바스가도 있나? "얘데리고 뭐 하는 건가? 퓨르나드. 귀엽잖아? 설마, 이런 취미?" 어이..엉? 어라라!!! 엇! "민정아!" 조용. 민정이는 그대로 나를 굳은 체로 바라 보았다.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온 우리. 그러나,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너...너!" 강렬한 타격과 함께, 나는 얻어 터지고 그대로 땅의 온도를 측정했다. 춥더군. 그리고 그녀는 갑자기 나가 버렸다. 어이, 피해자는 나야. "아는 사이냐? 이미르? 너, 얼굴 팅팅 부었다." 얼... 퓨르나드. 그렇게 말 안해도 안다고. 젠장. 젠장. 그나저나, 다행이군. 이대로 여기서 얼어야 하나 걱정했는데. 다시 문이 열리고 민정이가 들어왔다. "하하하...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네. 하하하.."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죽은 줄 알았는 데 말야." 에.. 갖은 고초, 는 아니지만, 하여간, 똥물을 또 먹어야 했지. 그나마 난 좀 낫지. 그러고 보니, 이지리스랑은 지금쯤 속이 좀 안 좋지 않을까? "뭐, 나야 워낙 질긴 인간이잖아. 하하하... 너야 말로 무사했네?" "그래. 다시.. 그렇게 무책임한 짓 하면 용서하지 않겠어." 어이. 어이. "뭐, 그렇지. 아, 나 갔다 왔어." "어딜?" 어이, 얼음 떨어지잖아. "대한민국." 그녀의 얼굴에는 경악이 어렷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래? 나완 상관없지. 퓨르나드. 이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이야. 풀어줘. 그리고 나 좀 나갔다가 올께." 잠깐...! "저기.. 나 안 보내 줄꺼야?" 그녀는 뒷 모습만 보인 채로 말했다. "마법...쓸 수 없어. 그럼 여기 당분간 익숙해 지는 게 좋을 꺼야." 꽤액! 그녀의 말소리가 다시 자그마하게 들려왔다. "방법... 찾아 보지." 음... 그리고 난 다시 볼을 부여잡고 모두의 시선을 받게 되었다. "에? 혹시 형제야? 기묘하게 닮았잖아?" 이봐... 뭐, 그런거지. 그나저나, 마법을 못 쓴다니? 이상하잖아? 앗, 검. "저, 제 배낭 주세요. 그리고 거기 아, 있다!" 헝겊을 풀어헤치자, 아주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 왔다. -제기랄. 왜 왔어!- 역시나. "다시 감아 놀까 보다." -윽. 좋아. 여긴 어디야? 그리고 아까 그 목소리 민정이 맞지? 뭐, 그간의 일을 요약해서 들려 주지. 난 그냥 육체를 가진체로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한 이틀있다가 다시 사라졌지 뭐. 그리고 이지리스랑 케자로는 지금 좀 고생 좀 하고 있어. 못 먹을 걸 먹었나봐.- 역시. 한강 정화운동이 필요한 때야. 음. "그래..?" 모두의 시선이 내게 내리 꽂혔다. "미쳤나...? 하긴, 그녀의 친구라면...정상일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좀.." 퓨르나드는 조용히 중얼거리면서 사라졌다. 검의 사악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크큭... 내 속 썩힌 죄다. 캬햐햐...- 썩을!!! 이런 쳐 죽일!!! 역시 다시 오는 게 아니었어. 흑. -그나저나, 여긴 대체 어디냐?- 삐졌다. 흥. -어이. 야, 설마, 쫀쫀하게 그거 가지고 삐진 거 아니지?- 욱. "아냐. 여긴 음... 북쪽이래. 뭐, 자세한 건 잘 몰라. 그나저나, 할터랑은 어때?" -아, 몰라.- 응. 모르는 구나. 뭣! "뭐야! 어떻게 된거야! 알아야지!" -하지만.. 겨우 정신차릴만 하니까, 다시 검이 된건데 뭐. 그나저나, 정말 마도에서 발이 묶인 건 아닐까 몰라.-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면 안되겠군. "좋아. 여기서 다시 수도로 갈 방법이 없을까?" -응...몰라.- 검을 팔데를 먼저 찾아 봐야 겠군. "자, 검. 대책을 논의 하기에 앞서. 엉? 뭔소리가..." 바깥의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어 왔다. 그리고 거대한 마차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흠. 사회의 매우 부적절한 모습이군.- 이 녀석... 테레비보고 이상한 것만 늘었구만. 에구구. 앞으로 시사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검 꼴을 어떻게 보나? "닥쳐라! 감히 귀족의 마차를 막다니! 죽고 싶나!" 왠 엄청 잘생긴 총각이...거의 이지리스와 맘먹는 군. 하여튼, 그 총각이 멋진 옷을 입고 호통을 하고 있는데... 앞의 소녀는 그야 말로 가련 백프로! 정상적인 고등학교 윤리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럴 때 가만 있으면 안된다! "살려 주세요... 그만, 동생이 뛰어드는 바람에... 흑.. 흑." 이때, 정체불명의 용사, 영민 등장한다. "멈추십시요. 너무 하잖습니까!" 큭...! 멋지다. "넌 뭐냐! 감히 어디서 평민 따위가!" 음... 음. 여기서 난 뭐라고 해야하나, 난 꽃다운 평민이긴 한데, 여기선 황제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모두 깔깔거리고 웃을 테고... 누가 믿기나 하겠어? "에...엇!" 그 사내의 손에 들려 있던 채찍이 내 얼굴에 작열했다. 맞아보면 안다. 그 아픔을. 그리고 아름다운 붉은 빛이 감쌌다. 내 눈앞에는 초 열받은 모습의 검탱이, 붉은 사신-큭...말도 안된다.-이 서 있었다. "너. 용서하지 않는다. 길 가던 사람이야 죽여도 상관없지만, 감히 내 주인을 헤치다니. 간이 부었구나." 승부다. 이런 이야기는 안하냐? 검의 손에서는 거므스름한 빛깔을 내는 검이 형태를 잡고 나타났다. 사람들은 어느새 초긴장 모드로 지켜 보았다. "여기, 맛있는 호빵 팔아요." 여기서도 호빵 파냐? 아니지.. 분위기 깨는군. "뭐...뭔냐! 네놈은! 난 이 곳의 영주의 아들이다!" 음. 난 황제의 검이다. 이러지는 않겠지? 검은 비장하게 외쳤다. "난, 붉은 사신, 여기 나의 주군에게 해를 입힌 죄로 너를 즉각 처분하겠다." 어이.. 그런 일로..음. 피난다. 피. 피. 피. 으악!!! 검! 나 피나! "죽인다..." 어이, 어이. 난 재빨리 검의 손을 잡았다. "검...저기, 나 피나." 그 뒷말은 그러니, 내 치료부터 하고...라는 뜻인데.. 아무래도, 난 내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좀 모자라.. "으...." 어디서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이봐.. 난 영주의 아들이라....으.. 다가오지마...!!!" 아...내가 말릴까? "검. 죽이지만 마. 거까지는 다 허락할께." "좋아." 검은 검을 사라지게 하더니 맨 손으로 녀석을 정말이지 추운날 눈에 먼지가 날리도록 팼다. 음. 사람의 형태가 아니군. 40-3. "안... 죽겠지?" "그럼. 날 못 믿는 거야? 훗." 그, 훗은 뭐냐? 그리고, 난 너 못 믿는다. 어디 믿을 만한 짓을 했냐? 양심 없는 검... 아니지, 검이 양심이 있다면 그게 바로 어불성설! "여전히 대단하군. 검은. 역시... 모든 문제는 너인거 같아." 어이, 갑자기 어둡게 나타나서 그런 시니컬한 말 던지지 말라고. 무서워 죽겠어. "아냐. 어떤 면에서?" 그녀는 조용히 검을 일견 한 뒤, 조용히 말했다. "나, 마법을 쓸 수 없어. 아마도, 원인은 너야. 너가 없어서 못 쓴 건지도 모르겠어. 사실, 절대마법 무위 능력이라는 거는 다 있지. 일단, 대한민국 사람들에 한해서. 그리고, 옵션이랄까? 번들 제품 이랄까? 하여튼, 마법도 어느정도 쓸 수 있어. 단, 최고위 마법은 무리야." 그런가? 가만, 민정이가 쓰는 마법은 태반이 엄청난 것 뿐이잖아? "저, 하지만, 넌 그보다 더 대단한 마법도 쓰잖아?" "나야... 마법도구를 얻었으니까.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뭘까요? "뭔데? 내 피가 필요하다든지, 이런 거라면 곤란해." "그런 건 아니야. 지금은 아직 모르겠어. 하지만, 조사해 봐야 겠어. 일단, 난 내일 바로 대한민국으로 가겠어. 넌...음...미안하지만, 내 힘으로 보내 주긴 그래. 그러니까, 혼자서 나바스로 가." 어이.. "그 때 마도에 갔던 내 부하들은... 어떻게 된거야?"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그녀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 문제 없어. 도망쳐서 대한민국으로 간 거 같아." 그랬구나...흠. 흠. 곤란한 걸? "그런데 왜 나바스로 안 가?" "그건... 트라이너의 새 왕가가 열려서지. 뭐, 놀랍게도 아젠기사단장이라는데... 아는 사람인가?" 윽. 그 변태 아저씨. 싫다. 민정이도 나가고, 나와 검 둘이만 남았다. 자야지. 음. 음. 여기서 수도로 갈려면.. 아무래도, 눈길을 헤치고 가야 하나? 휴. 한숨만 나오는 구나. -인나 이자식아!- 정겨운 아침... 검의 욕설로 시작해 보십시요. 윽. 빌려 줄께. "일어났잖아.. 에휴휴. 원래 사람은 추우면 더 게을러진다고. 너같은 무기물이 유기물의 맘을 알까 싶진 않지만. 음." -밥이나 먹어! 그리고, 배낭엔 뭐 들었냐?- 물건. 검에겐 아무 도움이 안된다. 숫돌이라도 가져 올 껄 그랬나? 킬킬.. "퓨르나드씨!" 그가 경영하는-정확히는 그의 형이 경영하는 집이다- 여관에서 하루 묶은 나는 다시 거뜬한 기분이 되었다. 사실, 어제 사건이후, 날 대하는 눈길이 틀려졌다. "아, 일어났군. 민정이는 먼저 갔다. 아주 오래 걸릴 꺼라고 하던데." 아마 안 올꺼요. 휴... "너, 마법사지!" 아니에요. 아저씨, 체한다고. "아뇨." 말을 간단히, 먹을 건 많이. 내 생활 신조다. 흠. "그래? 흠.. 흠. 참, 너 나바스에 가야 한다면서?" 음. 그렇지. "예. 왜요?" 그는 그의 화려한 금발-완전히 금발의 애숭이로 보인다- 을 손으로 넘기면서 우와하게 나에게 말했다. 재...수없어. "내가 데려다 줄려고." 다른 흑심이 있는 게 틀림없어. 가만, 노예시장에서 무려 이천원에 팔린 내 전적(?)을 볼 때 팔아먹으려는 거 아냐! "필요 없어요." "어, 아냐. 그래도 내가 있는 쪽이 날껄? 사실, 나바스 수도에서 반제국 운동을 펼쳐 보게. 훗. 어때?" 이봐, 내가 그 정점에 서 있는 황제란 말야. 어떻게 뻔히 아는 데 같이 가냐? "사실, 너가 날 도와 줬으면 하고 말야. 너도 알다시피, 나바스엔 마법사가 희귀하다 못해서 안보이잖아. 안그래?" 아무리 사람 좋게 웃어도, 안된다고...라고 하지만, 결국 이렇게 같이 가게 되는군. -진정하라고, 어차피 혼자서 여행은 무리야. 내가 지켜주는 거야, 문제 없지만, 저쪽은 요리도 잘 할껄?- 그래. 역시, 사람은 먹는 게 최우선. 그나저나, 나 마법사 아닌데. 흠. "저기 저 산을 넘어야 한다. 아마, 오늘 저녁은 산에서 야영하게 될꺼야." 오늘, 영민군의 동사 소식을 전해 들으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음... 불 마법 없지?- 나 마법 못 쓴다. 원래. 불 때고 그 옆에서 불에 들어갈 정도가 되어 있어야 따뜻하겠군. 젠...장. "야영은 좀 무리 아닐까요? 이렇게 추운데." "어? 아냐. 그래도 저 산은 할만해. 근처에 온천이 있거든." 화산이었다는...! 그럼 내가 삶아진 계란이 되는 건가? 훗. 농담이 지나쳐. "화산인가요? 온천이라니..." "그건 아니고, 예전에 저주가 내린적이 있어서 그래." 메야! "여름엔 거의 환상이야. 더워 쪄 주겠는데도 불구하고 덥거든, 물에는 너무 더워서 아무 고기도 살지 않지. 그야 말로, 죽음의 산이야. 뭐, 화염의 용이 산다는 말도 있지만... 다 뻥." 차라리.. 용이 사는 게 낫겠어. 내가 아는 드래곤...음. 차라리 모르는 게 낫겠군. 여기와서 드래곤 이미지 다 망가졌어. 흥. "가자, 오늘은 온천 옆에서라고." 에휴휴.. 둘만 여행하는 것도 사실. 웃기는 일인데 말야. 웅. -오, 더운가 보네?- 덥다. 산의 중턱 정도에 이르자, 해도 기울기 시작했지만, 더위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온천-원래는 호수가 아닐까- 옆에 다다렀다. "여기서 자면 되겠군요." "그렇지. 자, 침낭 깔자." 나야 뭐, 침낭이 있나? 여기 저기 옷깔고...음. 불 펴야지. 그래도 춥다고. 가을날씨정도? "라이터가...아, 여기있다." 이 라이터는 매우 좋다. 불이 일단,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훗. 비싼 거라고. "그거...뭐지? 주문없이 불이 붙다니!" 훗. 뭐, 별거 아냐. 우리 동네 가면 이백원에서 삼백원이면 살 수 있지. 후후후. "그냥 기계에요. 아, 불 잘 붙네?" 다행이 오늘 안 얼어죽는 구나... 온천물은 매우 따뜻해서 한 모금 마시자, 뱃 속까지 따뜻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음. 기분 왔다다! -이야, 너랑 처음 만난 그날이 떠오르는 구나.- 어이, 주마등은 떠오르면 곤란해. 죽는 수가 있다고. 후. "자, 그럼 교대로 지키자." 훗. 아직 멀었군. 나에겐 전설의 씨씨티비, 검탱이가 있지 않은가? "괜찮아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검, 잘 지켜." -툴..툴..- 무시한다. "음...그래. 잘 자라." 퓨르나드는 조용히 중얼거리고 잠들었다. 세상엔 참, 별 놈 다 있는 것이다. 휴. 그나저나, 얼마나 더 가야 나바스 까지. 훔... 41-1. 얼음 민족 까만 밤의 여신이 세상을 완전히 덥고, 나 역시 곤히...잠 들었을 수가 있겠어? 검이 절절히 떠들고 있는데... 저건 거의 고문이야. "조용히...해라. 잠 좀 자자." -검의 복수...- 웃기고 있군. 이렇게 나랑 검이 부부 만담을 늘어 놓고 있건 말건 여전히 퓨르나드는 색색거리면서 잘 잠들었다. 그리고... -근데, 아까부터 좀 이상한 점이 있는데, 말해 줄까? 말까?- 빨리 안하면 고철상에 팔아주지. -아, 장난칠까 했는데, 사람이다.- 느닷없이 사람이라.. 그러고 보니, 버스럭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퓨르나드는(이름이 너무 어렵다. 사실 발음도 잘 안된다.)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서 검을 잡고 있었다. "왠 놈이냐!" 왜 꼭 대사는 저런 식인지. 좀 더 창의적으로 안되나? "저, 퓨르나드. 그거 검이 아니라, 아까 스프퍼던 국자인데요? 좀 급했나 보죠?" 위로해 줄까봐. 그는 정말이지 불쌍한 얼굴을 했다. "저... 사람이신가요?" 듣다 듣다, 저런 소린 처음 듣는다. 초면에 실례야. "넌 누구냐!" 퓨르나드. 저 사람은 보다시피, 여성. 그리고 약간 특이하게 생겼어. 엘프같은 게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 눈이, 그래. 눈동자가 없어. 왠지 특이한 자수정의 빛. 그러니까, 보라색. "넌... 혹시 마족?" 마족이라.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착해 보이는 거 같은데. -저건 혹시 설족아냐? 헤... 정말 특이한 걸? 워낙에 교류하지 않는 종족인데 말야.- 설족? 눈의 일족이라 불리는 그들은 그러니까.. 에.. 내가 알리가 없잖아. "저, 퓨르나드. 저 사람은 설족...인 거 같은데요?" 절대로, 난 확신 못해. "설족?" 미심쩍은 얼굴이로군. "아! 절 아시나요?" 내가 너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어? 초면에 실례라니까. "아뇨. 근데, 여기까지 무슨 일이시죠?" 그녀의 안색이 눈에 띠게 어두워 졌다. 얼굴은 정말 하얗고, 머리는 정말 예쁜 은발이었다. 특이하다고 할까? 나랑 있으면 영화 한편 나오는군. 흑과 백. -설족중에서도 상위 종족인데. 흠.- 설족. 설녀라는 건 아니고. 상위 종족이라. 나중에 검한테 자세히 물어 봐야지. "도움을 얻고자 나왔는데.. 이곳은 사람의 왕래가 적군요. 저... 저흴 도와 주시겠습니까?" 도와준다니. 무리. 무리. 내 발등의 불도 석자여. 퓨르나드도 내 뜻을 ...? 얼레? "걱정마세요! 아가씨! 제가 꼭! 당신을 도와 드리죠. 아름다운 부인을 보고 지나치면 그건 이미 기사이길 포기한 겁니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부터 기사셨어요?" 잠시 정적이 흐르고, 그녀는 날 바라 보았다. "저... 하인인가요?" 어이. 어이. 인간 하영민, 오늘 하인이 되었다. 사린이 들으면 머리에서 스팀 뿜겠군. -저, 안목없는 설족을 봤나! 젠장, 그럼 나는 하인의 검이니.. 하인검.. 중얼 중얼.- 검의 쓰잘데기 없는 말은 무시하는 것이 좋겄어. "흠. 전 그냥 여행자 입니다. 수도로 가는 중이고요." "아. 그러셨군요. 저.. 그럼 여행자님은... 저를 도와주실수 없나요?" 반짝 반짝. 그러나, 내가 저런데 넘어갈 거라고 생각해? "안되는 데요? 아주 바쁜 사람이라서요. 마침 잘된거같군. 퓨르나드. 여기서 찢어지죠. 그럼. 난 여기서 더 자다가 출발할테니까 그럼 빠이." 옷더미 속으로 다시 나는 파고 들었다. 그리고 검의 중얼거림이 다시 들려왔다. -야! 사나이라면! 당연히 요구에 응해야지! 이런 나쁜 놈을 봤나!- 어이, 그러면 우린 언제 집에 가라고...어이, 퓨르나드..나 건들지마. "안된다. 난 널 책임지고 수도까지 이송해야 할 책임이 있어." 이봐... 당신 백명 있어도 검만 있으면 난 무적이라고. "저기..난 절대로.." 그 때 그 보라색 눈을 가진, 소녀를 볼 수 있었다. 눈동자가 없으니...괴기스럽군. 무섭다고. "도와주세요. 저흰 아주 큰 위기에 처했어요." 그런가? 에휴휴... 하지만, 내가 늦게 가면 갈수록 문제가 생길텐데. -가자!- 좋아. 내일일은 내일 생각하자. 에휴휴. "그래요. 그럼 도와 드릴께요." "짜식. 꼬마주제에 튕기긴." 윽. 이자식.. 수도가면 감옥에 넣고야 만다. "저기가 저희 마을이에요. 아주 예쁘죠? 후후후. 모두들 기뻐할꺼에요." 그래. 나만 불행이지. 저기 위에 불행의 구름이 떠다니는군. -야, 그만 인상펴. 후후후. 설족은 아마 너에게 도움이 될지도 몰라.- 의미심장하군. 아무리 도움되도, 저런 의시시한 눈동자라니. 뭐, 퓨르나드는 이쁘다고 생각하는 거 같지만. 쳇. "정말 아름답군. 아마 설족의 마을을 본 건 우리가 거의 처음이 아닐까? 하하하." 오늘 좋은 구경하는 군. 설족의 마을은 하나의 얼음예술품을 보는 듯 했다. 그러니까, 춥지 않았다. 지하거든. 커다란 동굴속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살 수 있다니... 무너질 염려는 없나? -야, 역시 눈 호강하는 구나!- 이자식 입을 꼬맬 방법은 없을까? 영구 봉인 같은거 말야. 쳇. 쳇. "저기, 지도자께서 오시네요." 지도자라... 무슨 족장이나, 촌장 같은게 아니고, 지도자라. 흠. 흥미롭군. "처음 뵙겠습니다. 인간이시여." 인간이라. 기왕이면 이름으로 부르지. "예. 설족의 마을을 보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 이름은 퓨르나드입니다." "제 이름은... 파즈에요." 설족은 영민은 발음하지 못할꺼라는...생각이 들었다. 퓨르나드도 내가 황제라고는 꿈도 못 꾸겠지. 흐흐흐. -왠일이냐?- 글쎄. 지도자라는 사람은 그의 턱을 쓰다듬으면서 우리 이름을 잠시 음미하는듯 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고 웃었다. "좋은 이름이군요. 나바스 삼대 황제의 이름과 같습니다. 그려." 어이...갑자기 어떻게 그런 추론이 가능하냐? -그랬던가?- 검의 기억력 나쁜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 "아, 그랬나요? 우연이네요." 그리고 지도자의 이어지는 필살공격. "그렇습니까? 황족의 이름은 함부로 쓸 수 없는데요? 하하하, 그새 법이 많이 바뀌었나 보죠?" 완전히 들통나는 순간이군. 퓨르나드의 표정도 야리한 것이... 잘하면 오늘 청문회도 열 수 있겠군. 젠..장. "우...연이에요. 하하하(삐질...)" "예. 그렇겠지요. 황족이 이런 곳에 돌아 다닐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 저희 집으로 가시죠. 챠일리야. 가서 내 집에 청소를 부탁하마." 보라빛의 눈을 가진 소녀는 공손히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는 마을의 중앙에 있는 집에 갈 수 있었다. 여긴 집의 양식도 독특하다. 일단, 지붕이나, 집의 규모자체도 상당히 작은 편이다. 하기사, 추위에 적응하니라 그런 것이겠지만. -위험했다. 역시 늙은 생강이 맵다지. 음. 아무래도 퓨르나드녀석 널 유심히 바라보는 것이 수상한데?- 지긋히 바라보지마! 기분 나쁘단 말야! "음. 아냐. 그럴리 없지." 욱. 황제로 안보여서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기분이 나쁘군. "저, 황제는 어떤 사람이래요?" 지금은 실종중이지. "아, 악독, 잔혹, 처절. 그 자체라 할 수 있지." 어이.. 너무 하잖아. 이 내가 어디 그런 인간으로 보이니? -푸헤헤헷! 니가? 농담도 이런 농담이 없다. 우히히히.- 검의 웃음소리는 점점 경망스러워져 가는 군. "저.. 하지만, 수도 근처나, 그 외의 곳에선 반란은 없지않나요?" 그러자, 퓨르나드는 열변을 토했다. "그러니까! 그게 황제의 간악한 계략이지. 그 인간은 얼마나 교활한지, 수도 국민들에게선 절대적인 신뢰를 얻는 듯 하더군." 그랬나...? "음. 제 생각인데요.. 혹시 얼음의 영지에 있는 영주의 무능함 때문이 아닐까요?" 그는 1초쯤 조용히 있었다. "그래도, 윗묽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지." 어이, 강의 하류가 오염이 더 심각하다는 건 모르나? 음.. 문제군. 41-2. "예. 그럼 우린 뭘 해야 하는 걸까요?" "글쎄... 뭐, 괴물 퇴치, 이런 거 아닐까?" 불길해. 불길해. 불길하다고! "그럼, 앉으시죠." 우리는 그 지도자란 사람이 권해주는 의자에 앉았다. 뭐랄까? 이 특이한 일족은 기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검의 설명에 따르면, 설족은 위계질서가 튼튼하고, 눈의 색까과 눈동자의 흐린정도...로 계급이 결정된다고 한다는데... "자, 무슨 일을 도와드릴까요?" 퓨르나드는 확실히 미남이긴 하다. 쳇. 남들은 평생가도 미남만나기 더럽게 힘든데... 난 이게 뭐냐. 젠...장. 미소녀 게임은 몰라도, 미소년게임은 사양이다. "예. 사실 저희 종족에게 위협이 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니까, 벌써 반년정도 된 일이군요." 불길해... 어디서 갑자기 촛불이 환하게 켜졌다. -지금 낮 아니냐?- 내말이 그말이다. 역시 이 방의 분위기라는 것이 기묘하고. 의자는 안락의자잖아? -어디서 피만 뚝 뚝 떨어지면 딱이군.- 공포물은 싫다. "저희 마을은 동굴로 되어 있습니다. 반년전부터 이 곳의 기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상히 여겨 급히 지하의 용암대에 사람들을 보냈는데..." 아무도 안 돌아 왔다든지 그런 거 아닌가? "괴물이 있었다, 이 말이신가요?" 퓨르나드. 이야기는 다 들어봐야 하는 거라고. "아니요." 그리고 난 차 맛이 더럽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래?- 어지러워.. 응? 퓨르나드 아저씨 왜 쓰러진다요? 어라라? 큰일났다. 수면제를 탔어. 젠장. -꽤액!- 내가 들은 마지막 외침이었다. 다시 눈을 뜬 건 그로부터 약 반나절 뒤였다. 즉, 한밤중. 어떻게 아냐고? 찍었어. "괜찮냐?" 붉은색의 검탱이가 보였다. 욱... "무슨 일이 일어난거냐?"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뭐, 그녀석들 너희를 제물로 바칠려고 했나 보더라고." 메야! "퓨..르나드는?" "그녀석이야 어떻게 되던지 알게 뭐야? 제물로 쓰라고 줬어." 이런 녀석이였다. "으..." "왜 일어나? 아직 머리가 아플텐데?" 이 바보 검탱이. 난 검의 머리를 크게 쥐어 박었다. "구하러 가야지. 어디야?" "뭐하러? 아는 사이도 아니고. 친한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반체제 인사잖아?" 이래서 무기물은. 쯧. "위 아더 월드여. 가서 구해야지. 끙." 검은 다시 검을 돌아갔다. 음.. 역시 어감이 이상하군. 어쨋든. -그럼 난 안도와줘. 맘대로 해. 흥.- 검도 삐진다. "어디가십니까? 마법사님?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글쎄, 그렇게 강력한 수호자가 붙어있는 줄은..." 그럼 검이 없으면 나도 용암과 함께라는 건가? "저랑 같이 온 분... 어디 가셨죠?" "청년들과 함께 동굴의 중심부로 가셨습니다." 정확히는 끌려 갔다. 이거잖아? "그럼 가서 데려 올꺼에요. 이만." 그 지도자는 내 옷자락을 잡았다. 놔라! 내가 그렇게도 좋단 말인가? "그만 두십시요. 저흰 원래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전, 가서 뭐가 문제인지 알아보고 오죠. 그럼." 확실히 갑자기 한 천년동안 활동하지 않던 마을이 분화하는 게 이상하잖아? 뭔가 원인이 있겠지. "여기가 화산의 중심으로 가는 길인가 보지?" -몰라.- 용암에 녹이면 녹기야 하겠지? 소금물보다 효과적일 것 같군. 나한테 이렇게 계속 툴툴 거리면,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어이, 누구 없어요?" 불이 없는 관계로, 나는 더듬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서서히 따뜻해졌다. "으엑.. 더럽게 덥다." -당연하지. 이제라도 안 늦었어. 어서 돌아가라고.- 싫단 말이다. "여기까지 길닦은 설족에게 경의를 표한다. 가만, 왜 설족이지? 눈에서 살아야 설족 아냐?" -원래는 그랬던 모양이지만... 굳이 따뜻한 데 내비두고 춥게 살 이유가 없잖아?- 그렇게 되냐? 하긴, 생각해 보면 그렇기도 하지. "으..." 신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어라라? 아직 이거 밖엔 안들어 왔는데...? 그리고, 왜 아무도 못 만난거냐? 이상해. -사람이다.- 그럼 괴물이냐? "괜찮으세요?" 설족으로 보이는 그 사람은 역시나, 은발을 가지고 있었고, 눈을 뜨자 창백한 푸른 색의 눈이 들어왔다. 헐.. 역시나 이 눈은 가까이서 볼 께 못된다. 밤에 흰옷입은 사람을 보는 느낌이 들어. "으... 괴물이... 괴물이...헉." 그는 서서히 손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안돼.. 죽지마! 죽지마세요!" -어이, 기절 밖엔 안했어.- 음...어쩐다냐. "왜 쓰러졌지?" -모르지.- 순간 찬바람이 휩쓰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역시나, 이런 검을 데리고 일하는 내가 불쌍해. 그리고, 난 좀 더 걸어가자 용암의 중심부에 다다렀다. 따뜻하다. "어이, 덥다... 부모님댁에 에어콘 달아드려야 할텐데... 아니지, 전기세가 많이 드니 선풍기로... 아냐, 요즘 세상에 누가 선풍기를 써. 부채가 좋겠군." -쭝얼거리지마.- 현실토피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 곳에는 거대한 마족으로 보이는 듯한, 자가 서 있었고, 사람들이 그 아래 널부러져 있었다. 퓨르나드는 깜찍하게도 땅바닥에 멀리 박고 누워 있었다. "음냐...음냐.." 아직 약이 안 깼군. 그나저나, 날 심상치 않게 바라 보는군. 음. -자, 어쩔래?- 뭘... 묻고 그러나? "크크크큭... 넌 뭐냐? 왜 이런 곳에 어린 소년이 혼자 온거냐?" 나는 방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길을 잘 못 들었어요, 하하하. 여기 전자씨 없나보죠? 그럼 이만..." "잠깐." 헉. 내가 튈려는 사실을 눈치챘는가? 이제 어쩌지? "네?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베시시...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심심해서 불러 봤어." 음. 요즘 고단수란 말야. 마족도 대단해. 역시 하이 테크놀로지의 세계다! -어이, 아까 구하러 간다며?- 내 코가 석자다. 누굴 구하리. 아냐.. 이러면 안되. 난 그래도 성실한 학생! 아닌가? "그러고 보니, 당신은 무슨 목적으로 여기 있는 거지?" 괴물은 머리를 긁적였다. 3올 남았군. 대머리인가? "나? 아, 여기서 몸 좀 녹이는 중이야. 하핫. 난 지하 거인족이거든." 가만... 마족이 아냐? 그럼 이사람들은 왜 쓰러져 있지? "이들은 왜 쓰러져 있는 거야?" "아, 날 보고 갑자기 비명 지르고 쓰러지더라. 왜 그러지?" 설족의 특징 하나. 겁이 무지 많다. 41-3. "여기 온도가 갑자기 너무 올라간다는데, 혹시 피는 아는 거 있어?" 이름이 피라고 밝힌 이 거인족은, 마족과 매우 흡사한 외모와는 달리 섬약한 성격이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깨어나지 않았지만. "글쎄... 나도 여긴 오랫만이라. 얼음을 쳐 넣으면 다시 내려갈까?" 어이. 어이. 그런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런 거 말고, 왜 뜨거워 졌을 꺼 같아?" 나는 어느새 반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검은 지금고 킬킬 대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자칭 거인족, 타칭 마족인 그 피라는 거인족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저번에 내가 여기에 화염의 기운이 담긴 보석을 담아논 적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아마 그렇다면 꺼내면 될 꺼야." 그런 사소한 문제라니. 아니, 그보다 어떻게 꺼낼 셈이지? "어떻게 꺼낼려고요? 들어가자 마자 그대로 녹아버릴 텐데." "아, 걱정마. 난 원래 화염의 거인족이거든." 어이, 혹시 화염의 고렘아냐? 뭔가 이상해. 하지만, 일단은 도움이 되니 그냥 내비두자. "자 그럼." 곧 그는 화염 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용암의 겉은 천천히 흐르고 있고, 바깥은 무지 뜨거웠다. 얼굴도 빨갛게 익었지. 퓨르나드라도 깨워야 겠군. "퓨르나드. 괜찮아? 일어나라고. 여기가 너희집 안방도 아니고 언제까지 잘셈이야? 으... 어서일어나!" 그는 내가 대략 오분여 정도 괴롭히자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게슴츠레한 얼굴로 나를 보자 한 마디 했다. "감자 셀러드." 뭐냐? 왠 감자? 그리고 왜 다시 잠드는 건데! 혹시 수면 부족! 음. 심각하군. -정신에 충격이 있었나보다. 그냥 내버려두면 좀 있다 일어나겠지.- 그러...겠지? 어라, 저기 서서히 머리가 올라오는 군. 대단해. 어라라! "다가오지마요! 뜨거워!" 하마터면... 난로화 된 피의 옆에서 타 죽을 뻔 했다. 그는 멎적어 하면서 아주 작은 돌멩이를 건넸다. "자, 루비야." 호, 루비라. 비싸겠지? 윽. 난 벌써 세파에 시달렸단 말인가? 왜 이렇게 보석이 좋냐. 으히히. "나, 주는 거야?" -어이, 그렇게 초롱한 눈으로 바라보지마. 닭살 돋는다.- 흥입니다요. "그래. 난 필요 없거든. 그럼 난 가봐야 겠다. 그럼 잘 있어." "응. 피. 잘가." 아... 훨씬 시원해지잖아! 역시... 그나저나.. 뭔가 이상해. -너, 안뜨겁냐?- "꽤액!" 뭐, 비명덕에 거기서 잠들던 사람들이 다 깨기는 했으니... 다행인가? 모르겠다. 난 아주 경미한 화상을 입었으니. 쳇. "퓨르나드. 감자 셀러드가 뭔 소리야?" "응? 글쎄... 그게 뭔데?" 우주인이냐! 넌... 내가 너가 모르는 말을 지껄였다고 생각하는 거냐 뭐냐! 출처를 모를 말을 하지 말아줘! -야, 이제 사람들 일어난다. 다 끝나니 일어나는 걸 보면, 상당히 뻔뻔하군.- 꼭 그렇게 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어. "저, 괜찮으세요?" 여전히 퓨르나드 약간 맛이 간 듯 하지만, 그래도 감자 셀러드 이야기 안하는 게 다행이지. "자, 그럼 가 볼까요?" 사람들을 이끌고-정확히는 설족- 가다 보니 예의 사람이 있었다. 어, 아직도 쓰러져 있네. "아닛! 자네 괜찮나!" "으... 괴...물... " "아직도 그런 헛소리인가? 무리한 다이어트는 건강에 해롭다니까, 왜 말을 안들어? 으이구. 어이, 업어가자고." -뭐냐..- 허무한 감정이 물 밀듯이 밀려 오는 군. 그래도 건진 건 있잖아? 보석. 으히히, 팔아먹어야지. "뜻밖의 수확이 있는 하루였어. 어, 류르나드씨 뭐하세요?" "보면 몰라? 짐 싸잖아? 일단, 널 데려다 줘야지. 근데, 그 손에 있는게 뭐냐?" 뭐긴 뭡니까? 보석. 크흐흐. 아냐, 사실 대로 말하면 뺏을지도모르지. 그렇다면! "빨간, 보석같은 눈동자의 당신은..." 노래를 불렀다. "으악! 거기서 왠 노래야!" -너 요즘 쥐약 먹었냐?- 아직 뭘 모르는 군. 정신파 공격이란 거지. 음 하하하. 여하간, 우린 다시 설족의 마을을 빠져나오게 되었다. 퓨르나드는 좀 생각에 잠긴듯 했지만. 다음 마을까진 아주 멀고 멀었으니... "으...으..엣취!" -쯔.. 감기 걸렸군.- 이건 감기가 아녀. 이건.. 이건, 나도 잘 몰러. "괜찮냐? 이거 큰일이군. 눈까지 이렇게 내리니." 갑자기 서바이벌 물이 될줄은.. 흑. 넘해. 하늘 아래 별과 달이 초롱 초롱. 흑. 내가 열이 많이 높구나. "마을은 언제 갈 수 있을까요?" "금방 갈 수 있을꺼다. 걱정말렴. 그보다... 저기 저 깃발은..." 그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눈 되게 좋은가 보네. 혹시 육백만불의 사나이? 호. 육백만불이 에.. 대략 달러당 천원이라고 치면... 헉... 헉. -왜, 숨은 몰아쉬고 그래?- 숨차서. "뭔데 그러세요? 전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그는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환시야. 신경쓰지마." 꽤액! 우리... 마을에 갈 순 있을까나? 왠지 걱정이 된다. 엉? 저건...! "저건...고드름!" 나무에 고드름이 달려 있었다. 헤. 따 먹어야지. 역시. 여긴 공기가 맑아서 좋구나. 확실히 우리 동네하곤 틀리군. 훗. "뭐하냐? 여긴 몬스터가 많아서 그런 거에 독이 들었을 수도 있다고." 웩... -셈통이다. 헤헤헤.- 검이 싫다. 이젠 나에게 자유를... 오는게 아니었어. 검이 울든지 말던지 그냥 있는건데. 흑. "그래도 곧 마을이야. 그러니 힘내자. 야영을 하기엔 너무 추우니까." -그럴 수 없을 꺼 같은데? 몬스터를 한 마리도 못 만나서 아쉽다 했더니.. 저건 떼거리잖아. 오크떼야.- 아, 몸에서 열로 장난이 아닌데. 큰일이다. 일단, 검이 반쯤 해결해 주겠지? "어쩌죠? 뭐 방법있으시면 이야기 해보세요." "열 두마리군. 뭐, 해 볼만 하니까. 그래, 셋이서 네마리씩 맡으면 된다." 말은 쉽다. 난 환자라고. -훗. 내가 활약할 시간이군. 자, 간다!- 근데, 쟤들 왜 열두 말리지? 마린인가? 스타크래프트 증후군중에 그런게 있다고 하던데... 흠. "자, 간다!" 검은 짧은 기합과 동시에 붉은 머리 휘날리면서 달려 갔다. 아, 정말이지 멋있는 역은 다 한다니까. "쿠워워!" 어이, 내가 그런 고 난이도의 언어를 이해하기 바라지 말아달라고. 무리야. 무리. "이야!...야..." 노파워. 노 스테미너. 흑. "에베베베...." 괴상한 기합소리가 났다. 뭐, 퓨르나드는 잘 싸우는 거 같군. 나? 검이 오길 기다려야지. 이렇게 막기도 버겁다고. 눈이 빨개요. "조심해! 꼬마야!" 저...사람은 툭하면 꼬마야야. 내가 어디가 꼬마냐? 이렇게 보여도 고2가 된 나이야. 헛. 맞았어.. 아프다. 퀙. 제 아무리 검술의 신이라 할지라도 병을 이길 순 없다. 엉? 이비유가 맞나? "다 처치했군. 상처는 어때?" 심각해. 피나는 거 보면 몰라? 검이 나를 들처맸다. 근데... 문제는 상처가 얼어 붙는다는 거. 그리고, 갑자기 인생의 주마등이... "힘내. 너,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팔십년 뒤에 그런 말 해라, 검탱아. 아... 흐려진다. 검녀석, 정말 끊임없이 욕하는 군. 42-1. 작은 마을에서 생긴일. 칼 맞는 청소년이라고 혹시 들어 보셨는지. 할아버지 말씀이 칼 맞은데가 비오면 쑤신다시던데. 이런. 젠장. 그러고 보니, 좀 아픈 거 같은거 같기도 하군. "저... 괜찮으세요?" 양갈래 머리를 종종 딴 소녀가 서 있었다. 아마도, 시골 처녀인 듯. 이 곳은 아마 마을인 듯 했다. "으...배고파." 아, 난 이런 상황에서도 배고프다는 말 밖에는 못하나? 쳇. "아, 지금 가져다 드릴께요." 소녀가 총총히 반대쪽으로 사라지자, 난 이제야 주위를 둘러볼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통나무로 만든듯 하군. 바람 불면 날아가지 않을까? 어디서 황새 바람이 들어오는 것이, 외풍(틈새로 들어오는 바람)도 심한 거 같다. "아... 어라라라?" 검이 보이지 않았다. 흐억! "저.. 제 검 보셨어요?" 퓨르나드녀석은 또 어디있는 거야! 대체 환자를 버려 두고 가다니.. 으.. "네? 아, 검이요? 저기 탁자 위에 올려져 있어요. 검사이신가 보죠?" 검사. 검을 든 선비...는 아니고, 난 학생이지 검사가 아니다. 훗. "아니에요. 그보다, 제 일행들... 콜록. 콜록." 으... 멀리 울린다. 아직 감기끼가 남았나 봐. "예. 장작이 없어서 장작 구하러 가셨어요. 저기, 스프요. 쭉 들이키세요." 희멀건 액체. 어이, 이런 걸 나보고 먹으라고? 적어도, 밥알정도는 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물을 펄펄 끓인 듯한 이건... 소녀는 내가 멀뚱거리면서 스프만 응시하고 있자, 이내 부끄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죄송해요. 요즘은 아시다시피, 사정이 안 좋아서요." 할 수 없지. 그렇다고 굶을 수야 있나? 예전엔 유통기한 지난 빵도 잘 먹어댔는데 뭐. "우..." 맛없다. "저, 그럼 좀 쉬세요." 그래. 머리가 아플지경이야. 이 마을 이름이 뭐지? 흠. 저 소녀 이름은 뭐고? 검이랑 퓨르나드는 왜 장작가지러 간 거지? 그보다, 저 난로에는 왜 장작이 없는 거야? 쳇. "저.. 여기 혼자 살아요? 아니.. 그냥 아무도 안 보이길래." 그녀는 베시시 웃었다. 꽤 귀엽잖아? "아뇨. 큰 오빠랑 같이 살아요. 오빠는 지금 일하러 갔고요. 저, 그보다 검사가 아니시라면 혹시, 귀족이신가요?" 훗. 내가 그렇게 뺀질로 보인다, 이거지? 아가씨. 사람 잘 본거야. 나 황제거든. "아니에요. 그냥 여행자인걸요? 그나저나, 이녀석은 언제 오는 거야. 일단 일어나서... 으악..." 무지 아팠다. 가슴에서 약간 내려간 배부분인 거 같은데, 더럽게 아픈걸 보면...확실히 찔렸군. "괜찮으세요? 아까, 일행분이 말하기를 절대 안정이라고 하셨어요. 오크떼한테 공격당하셨다면서요, 쉬셔야죠." 에. 그렇지. 그나저나 쑤시고 아프고, 결리고.. 아, 결리는건 아니지. 한 숨 잠이나 잘까나 보다. 에잇. "그럼 전 좀 잘께요." "그러세요." 그러고 보니, 아까 누가 울었던 거 같기도 한데 말야. 흠. 착각이겠지. 그럼 곤히 자야지. "야, 아직도 자냐? 정말이지. 꼬마주제에 찔리고 아프고, 정말이지 거치적거려!" 파직...! "무엇이라고! 아플 수도 있는 거지! 댁이야 말로 어린애가 다쳐서 기분 좋나? 앙?" 왠지 모르게 화가 난다. 검은 어딨는 거야? 퓨르나드녀석, 얼굴은 뻘겋게 얼어가주고, 어딜 갔던 거야? "어, 인났어?" 그려. 정말이지, 일말의 틈도 안보이는 군. "아, 여기 올려 놓으면 되는 건가? 아, 일어났군." 검탱아! 나를 이 사악한 마수에서 구해줘! 나의 글썽글썽한 눈을 봐! "퓨르나드. 설마 무슨 소릴 한 건 아니겠지? 환자에겐 절대 안정! 이야. 모르는 건 아니지?" 검의 말투는 역시 살벌하단 말씀. 퓨르나드녀석, 역시 검의 살기에는 못 당하는 군. 후후후. "아냐. 아냐. 내가 무슨 소릴 했다고. 어이, 밥은 먹었냐?" 그래. 희멀건 거. "네. 그보다, 여긴 어디에요?" "뭐, 너가 멋지게 쓰러지는 바람에 가장 가까운 마을에 달려 왔지. 너의 수호자는 굉장히 빠른 발을 가졌더군. 덕에, 춥지는 안더라고. 하하하. 뭐야, 째려 보지마." 누구 하나 죽이겠군. "참, 사이가 좋으시네요? 후후후. 그보다, 저희 오빠 보셨어요?" "아, 아까 잡화점 아가씨랑 노닥거리더군." 난 지금 왜 내가 여기 온 걸 묻는게 아니라, 여기가 어딘지 물었다. "검, 여기 어디야?" "아, 좀 괜찮냐? 무사해서 다행이다. 아마 여긴... 나도 잘 몰라. 그냥 이름 없는 작은 마을인 거 같아." 이번엔 소녀가 발끈 할 차례. "이름 없는 마을이라니! 실례에요! 여긴 분명히 다프라는 엄연한 이름이 있다고요!" 나중에 들은 바에 따르면... 총가구수 열 여섯. 일인당 GNP는 80만원정도... 그러니까, 댁은 1년에 80만원가지고 먹고 살 수 있어? 흠. 북의 GNP와 같은 정도니까.. 흠. 여긴 공산사회? 인건 아니고... 에잇. 영주에게 바치는 세금이 너무 무거워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고 하는 군. "나 같으면 때려 엎을텐데..." 퓨르나드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래? 역시,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어이, 미안하지만, 생각과 행동은 틀려. "네. 그렇죠. 근데 왜요? 같이 손잡고 나바스를 쓸자고요? 사양이에요. 황제는 힘이 강력하잖아요?" 퓨르나드, 비장미 넘치는 모습으로 종알 거린다. "그렇지. 그렇기 때문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거야. 이 근방에 살고 있는 귀족 중에 체렌이라는 사람은 반체제 쪽 생각을 하고 있지. 때려 엎자고 생각하고 있어." 문제는.. 그 사람도 귀족이라는 게 문제 아닌가? "그 사람을 다음 황제로 추대하게요?" 퓨르나드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검은 가소롭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럼! 그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야! 나바스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흠. 그럴까? "하지만, 그도 귀족이잖아요. 설마, 그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모두 모두 살기 좋아지리라고 생각하나요?" "당연하지!" 흠. 그러셔? 왠지 그 세상을 구원한다는 점이 맘에 안드는 데. 내 생각엔 누구도 세상을 구원할 수 없다. 이거든? "좋아요. 그럼 그 사람의 아들의 아들 정도가, 만약에 엄청난 폭군이라면, 눈물을 머금고 죽여야겠죠? 설마, 몇백년 후의 일은 모른다. 라고 하시는 건 아니죠?" 퓨르나드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분의 아들이 그런 사람일리가 없잖아?" 글쎄.. 그건 가봐야 아는 거지. "뭐, 좋아요. 하지만, 원래 모든 국가의 황제가 새로 탄생할 때, 많은 사람들은 생각했겠죠.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그가 세상을 바꾸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지지했던거 아닌가요?" 후후후... "그렇지...만..." 할말없지? "거봐요. 그러니까, 아저씬 크게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거라고요. 차라리 스스로의 힘으로 왕이 되느니만 못하다는 거죠." 그는 얼굴에서 김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꼬마에겐 그럴 듯한 생각이라도 있는거야! 아무런 대책없이 이야기 하는 건 탁상공론이야!" 여기 탁상이 없으니, 침대 공론이 되는 거군. "흠. 없는 건 아니에요. 만약 제가 아저씨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전 차라리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도록 하겠어요. 괜히 귀족을 만드느니." 잠시 검과 퓨르나드는 얼어있었다. "무슨 소리야? 그게." 뭔소리긴. 쉰소리지.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라고 아주 맛 없는 햄버거..가 아니지.. 42-2. "그러니까, 아저씨의 방식으로는 영원히 귀족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훗. 놀란 눈치군. 양갈래 머리 소녀는 토끼눈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빨간색이거든. "그게 무슨 소리야? 귀족이 없어진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않나?" 말이 된다고. 흠. "검, 넌 봤지? 내가 있던 곳은 귀족이란 거 없었잖아?" 물론 소수의 나라는 있지만, 영국이라든지, 네덜란드란지.. "그렇지. 그러나... 내 개인적 소견으론 귀족이 있다는 게 더 났지 않을께 싶지만 서도, 사실 귀족이나 평민이나 심지어는 노예도 다를 게 없다.. 뭐, 이런 이야기지." 정리가 안되는군. "횡설 수설하지마." "미안." 그러나, 나와 검이 부부만담을 늘어 놓건 말건, 소녀와 아저씨는 퀭한 눈을 하고 있었다. "말도 안된다! 그런 나라가 어디있어?" 뭐, 이 세계엔 없지만. 뭐,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겠어? "뭐, 당연히 지금은 불가능하죠. 아무래도 좀 더 많이 사람들 개개인의 의식이 트여야 하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되리란 데에 의심할 수 없죠." 너무 앞서갔군. 검 녀석도 잘 이해 하지 못하는 이야기이니까. 하기사, 무기물이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넌 의외로 사상가였군. 아직 나이도 어린데..." 훗. 루소와 비교해 다오. 앞으로 날 철학소년 하영민으로 불러 다오! 호호호! 아깝다.. 내가 조선시대에 갔으면 지금쯤 조선은 대 조선이 되었을 텐데. 쯥. "그치만,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라고요. 이런 건 아주 오랫 동안 교육을 받은 사람만 가능한 이야기니까. 뭐, 지금이야 이 곳 영주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겠지만요." 퓨르나드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도와준다면. 이름이 여..으민이라고 했나?" 같이 일해보자는 건가? "좋아요. 퓨르나드." 우리는 이렇게, 타도 얼음영주(이곳 영주이름을 모른다. 황제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알수없다는 거야.) 조직(--;;)이 탄생하게 되었다. 수도? 묻지마. "자, 묻지마 관광을 떠나는 거야!" 검이 옆에서 의아한 듯이 물었다. "그게 뭐냐?" 헉...! "여기서 뭐하는 건가? 난 사내자식들이 그렇게 뜨거운 얼굴을 하고 있는게 싫다고. 떨어져." 야... 너무 하잖어. 그나저나, 뉴페이스로군. 뉘신지? "아, 넌 그 약병아리로군. 괜찮은가? 칼 맞은데는 어때?" 괜찮지 않지. 그나저나, 이 사람이 소녀의 오빠인가? 소녀 소녀 하기도 힘들군. 도데체, 누구야? "아직 아프긴 하지만 괜찮아요. 엇!" 내가 놀란 이유, 그가 갑자기 내 손을 낚아채서. 혹시 그런 계열의...! "무슨짓이냐? 당장 그 손 놔." 그 청년의 목에서 반짝이는 검. 헉. 이봐, 검탱이. 그 검 치우라고. 손 좀 본다고 죽는 것도 아니잖아. 기분은 좀 더럽지만. "아, 이런. 대단한 실력자였군. 그나저나, 손을 보니 일한 적이라곤 한번도 없는 거 같은데... 너 누구야?" 눈빛이 죽여주는 구만. "영민이라고 하는 데요? 뭐, 일이라면... 훗. 그러고보니 많은 일들이 있었어." 그는 의아한 얼굴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역시, 사실대로 이야기 하면 안되겠지? "내 이름은 렉. 이쪽은 루디야.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데?" 황당하게 이야기 해야 다시 안 묻겠지. "내가 숲을 걷고 있었죠. 그리고 다시는 그 괴로운 일을 겪지 않겠다고 명심했죠. 아, 그 괴로운 일때문에 잃은 것이 한 둘이 아니죠. 숲을 걷다, 그것과 비슷한 것을 보았어요. 그리고, 산을 내려왔지요." 무슨 이야기야!!! "파즈. 이상해." 나도 안다. 음.. 좌중의 반응이 장난이 아니군. 내가 생각해낸 두서없는 이야기가 맘에 드셨는지... 안 들었군. "그 괴로운 일이란 뭔데?" 끈기있군. 이 청년. "그건..." 난 빙그레 웃었다. "밥인데요?" 조용한 가운데 나는 환자라는 이유때문에 얻어터지지는 않고, 다행히 살 수 있었다. 이번엔 검도 말리지 않았다. 끅. 그 괴로운 일이 뭐냐고? 아, 당연하잖아? 검을 만난거지. 그 전엔 가족을 잃었고. 에... 내가 생각해도 무슨 이야기인지... -야, 파즈. 어쩔 생각이야?- 뭘, 검. 당연히 잘 헤쳐나가야지. 그나저나, 너도 불쌍하다. 침대가 모자라서 너는 다시 검에 들어가다니.. 그리고, 렉과 루디는 곤히 잠들었다. 나야, 검이 떠들어 대는 통에 못 자지. "뭘?" -그야. 무슨 나름대로의 꿍꿍이가 있으니, 그 녀석을 도우려고 한 거 아냐? 렉이 근위병이라는 건 알고 있어?- 뭐! -야, 갑자기 일어나면 어떻게해! 놀랐잖아! 애 떨어진다.- 검도... 요즘 알까냐? 말세야. 아니지, 그보다, 내 머리에는 간만에 엄청난 아이뒤어가 떠오르고 있었다. "좋았어... 후후후. 이제 내 앞을 막을 건 아무 것도 없다. 후후후." -넌 원래 안하무인이였어.- 이봐, 건 좀 심하다. 화창한 다음날 아침, 환자는 휴식을 못 취해서 역시나, 퀭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좋은데, 먹을 걸 줘..." 검은 다시 몰래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알짱거리고 있었다. "없어. 여긴 너무 가난한가봐. 극빈층이라는 거지." 검아, 다 좋은데 사람들이 듣는데서 그런 이야기 하는 건 실레야. "흥. 그러는 니 도련님이 어제 우리집 마지막 식량을 거덜냈다고." 에헤헤... 어제 그 풀죽이? 할 수 없군. 비상식량을 꺼내야지. "검... 저기 내 배낭좀." 검은 조용히 배낭을 내 배위에 던져 주었다. 꽤액! "으... 좀 살살 던져 주지는 못하냐?" "싫어." 으... 저런 것도 나의 검이랍시고. 흑... 누가 주인인지. "여기있다! 줄줄이 비엔나! 오, 비스켓도 있다." 햄이 무려 50개나 들어 있는 거다. 사실, 먹을 거를 제일 많이 가져 왔지. 훗. "뭐에요? 처음 보는 건데." 퓨르나드도 신기하다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댁들은 평생에 한 번 먹어 볼까 말까한 거라고. "오늘은 이걸 먹죠. 아, 기름 없어요?" 있을리가 없었다. 그럼 어떻게...먹냐? 생으로 먹어도 괜찮지만... 음. 아, 물에 끓여 먹어야지. "자! 다 되었습니다!" 모두들 의아한 얼굴로 정체 불명의 고기로 추정되는 것을 보았다. 검은 안 먹어도 상관없기에, 가서 장작이나 패고 있었다. 팔면 내가 어제 먹은 밥값은 된다나? "이게 뭐지? 냄새가 죽이는 군." 당연하지. "이게 뭐냐면, 하여간 먹어나 봐요. 평생을 가도 먹을 수 없을 테니까." "그래? 어디. 음. 음. 앗!" 모두는 퓨르나드의 입을 바라 보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드래곤의 고기와 맛이 비슷해!" 어이, 그걸 먹을 순 있는 거냐? 이건 단지, 훈제 구이라고. 색소와, 향을 첨가한 유해 식품이라고. "어디요. 정말. 드래곤의 고기는 먹어본적 없지만...특이하게 맛있네요?" 우물거리면서 셋은 맛나게 먹었다. "이건 비스켓이라고요? 꼭... 쿠키 같아요." 그렇지. 쿠키는 여기도 있지? 42-3. "아, 먹으면서 들어주세요. 저, 렉이라고 하셨죠?" "그래." 그는 기분이 좋았다. 배가 부르니까. 역시 사람은 먹고 볼 일이야. 헐. "렉씨는 제 작은 부탁을 하나 들어주실래요? 뭐, 별건 아니고, 중앙에 항상 보고서를 올리죠? 그게 언제에요?" 후후후. 퓨르나드는 내 얼굴을 의아해 하면서 바라보았다. 얼굴에 쓰여진 말은, 어쩌자는 거냐? 였다. "한 일주일 뒤일껄? 그건 왜 묻는 거지?" 그야, 후후후. "그럼 수도에 보고하는 거죠? 그럼 사적인 편지도 보낼 수 있나요?" 그는 인상을 찡그렸다. 헷. "어려운 일이라면 사양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얽히는 건 원하지도 않아." 뭐야, 내가 그 정치의 정점에 있는데 얽히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고. "예. 그러세요? 그런 일 아니니 염려 마세요. 그저, 붉은 달의 기사단원 한 사람에게 편지를 전하는 일인데... 신원도 확실한 사람이거든요." 그는 인상을 그었다. 그리고 아마도 거절하려는 듯.. 흐흐흐. "뭐, 어려우시면 할 수 없죠." 그리고 나는 고개를 팍 숙였다. 내 필살기, 기 죽어 보이기 전법. 아직까지, 안 넘어간 사람이 없다. 후후후. "뭐, 이번에 내가 가니까,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어. 누구한테 전해주면 되냐? 여자냐?" 어이, 붉은 달의 기사단원은 올 남자야. "예. 케자로라고. 인상이 열라게 더러운 사람 있어요." 방긋. 방긋. 퓨르나드의 얼굴에는 약간의 의외라는 표정이 스쳤다. 그리고, 식사 후, 다시 누워서 구르기 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심각한 표정. "너, 그 사람을 어떻게 아는 거냐?" 누구...? 갑자기 뜬금없이 그렇게 이야기 하면, 내가 아! 알아요. 할 줄 알았지? "누구요?" "그, 케자로라는 사람." 음... 처음 만난 건, 거의 죽기 직전이었던 듯... "아, 케자로요? 제가 좀 도와준 적이 있어요. 예전에 죽을 뻔 한 걸 살려 주었거든요." 가만, 넌 그 사람 아냐? "그는 귀족이다. 그것도 영족중에 하나야." 어라라? 영족이라. 누구 들어 본적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아마, 그래. 나보고 정원사라고 했던, 세인 푸르체트경. 그 사람도 영족이지? 아항. 케자로도 영족이였구나. "그랬나요? 몰랐는데요?" "그래? 붉은 달의 기사단은 귀족자제가 아니면 들어갈 수 도 없는 곳이야. 물론 실력도 실력이지만..." 차우 사우 도적단도 이젠 합류해서 그런 거창한 설명이 다 필요 없어졌는데. 아니지, 더 거창해졌지. 도적단도 다니는 곳. 후후후. "그래요? 몰랐어요." 흐흐흐. 최고의 잡아떼기. 몰랐어요. "그럴리가.. 뭐, 아무래도 좋지. 그래. 그에게 무슨 편지를 주려는 거지?" 그야... 뭘 알려 하시나! "그냥 그렇고 그런 내용이에요. 저랑 사실 여행 중이었는데... 헤어졌거든요. 아마 지금쯤 걱정하고 있을 꺼에요." 그는 나를 지긋이 노려 보았다. 야, 검 보면 너 또 반 쯤 죽는다. "그래? 역시, 너도 귀족인가? 아, 상관하지는 않아. 너가 필요하니까 협력하는 것 뿐이니까." 어련하실까. "그래요? 확실히, 전 귀족아니에요. 검한테 물어보세요." 빙그레 웃었다. 아니지. 황제가 귀족하고 같진 않잖아? 그리고 난 원래 평민이라고. 몰랐어? "그래. 좋아. 그럼 잘 쉬려무라. 일단, 너가 회복된 후, 뭘 할지 생각해 보자고." 그러지. 아, 누워서 쉬는 것도 심심하구나. 이번엔 또 렉이 들어왔다. "야, 편지 내놔." 아, 검이 있어야 하는데... 아, 그러면 되겠다. "그냥 케자로에게 전해요. 파즈가 검이랑 같이 놀고 있다고. 걱정하지 말고, 사람들 끌고 데리러 오라고. 알았죠?" 방긋 방긋. "너... 역시 귀족인 거냐?" 아니래두. 왜이리 못 믿나? 속고만 살았어? "아니에요. 그리고, 전, 어디까지나 평민! 이에요." "그래.. .그럼 한달여간, 내 동생을 부탁한다." 에엑! 한달! 난 기껏해야 보름 걸릴줄... 아, 그렇구나. 갔다 와야지. 쳇. "이 말도 전해 주세요. 되도록 빨리." "그러지." 걱정되는 나의 미래. 아, 암울하구나.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정말 가난하다. 어떻게 이렇게 가난할 수 있지? "눈싸움 하고 싶다." 역시나, 난 태평한 인간인가 보다. "이제 좀 걸을만 하냐?" 검, 너만 틱틱대지 않는다면. "저걸 봐라. 황소도 잡겠다." 연약한 청소년에게 그 무슨 험한 말씀을... 일단, 렉은 몇명의 병사와 함께 떠났다. 아마 오늘로 3일째. 이곳의 경제 담당자는 졸지에 내가 되어 버렸는데... 이유인즉, 검이야 생활해 본지가 어언, 몇 천년이 흘렀고, 퓨르나드는 꽤나 반제국집단의 높은 위치인듯... 했고, 루디야, 애잖아. "자, 검은 이거 성에 내다 팔어. 그리고, 아. 퓨르나드는 장작좀 패주고." 퓨르나드의 얼굴에는 핏줄이 솟는 진귀한 현상이 일어났다. "왜 맨날 나만 장작을 패야 하는데? 저 녀석이 힘 더 좋잖아!" "하지만, 검이 가야 돈을 더 주잖아. 퓨르나드. 어쩔 수 없어. 좀 덜생긴 너가 참아야지." 뭐, 이얘기 하고 나의 목을 조르던 퓨르나드는 검에게 거의 반 죽임을 당했지만... 뭐, 장작은 잘 패는군. "저.. 대단하세요. 파즈오빠는." 어라라? 루디. 난 대머리 아냐. 우. 내가 이런 철지난 농담이나 하고 있어야 하냐? "뭐가? 난 나름대로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뭐, 내가 하는 일은 없지만." 검이 내가 설겆이 하는 것도 싫어하거든. 휴... "응. 그러니까, 오빠보다 나이많은 두 사람을 적절히 잘 다루시잖아요?" 그랬던가...? 뭐, 황제가 그런 것도 못 해서야. "뭐, 꼭...무슨 소리야?" 희미한 경고음 같은것이 켜졌다. 으... 레드 얼렛? "왜 그러세요?" 이건 안 좋다. 요즘 들어 사람의 육감이 발달한다는 이야기를 믿기 시작했거든. 정확히는 눈가리고도 사물이 보이기 시작한 때부터. "여기 대피소 있어?" "그런게 있을리가... 아, 지하실이 하나 있기는 해요." "알아 보기 힘들어?" "예. 일단은...왜요?" 난 그 루디를 그 곳에 구겨 넣고, 퓨르나드에게 달려 갔다. 내 손에는 당연히 성검...검탱이가 쥐어져 있었다. 젠장, 지금쯤 막 장작팔고 있을 텐데, 내가 불르면 뭐가 되겠어? 서커스장에 팔려 갈지도... "왜그래? 장작 패는 거 도와 줄려고?" "음.. 저 한번 믿어 보실래요?" 지금 국회의원 선거철은 아니지만. 때론 이런 닭살 발언 할 수 있다. "왜? 까짓 못 믿을 꺼도 없잖아?" "몬스터에요. 한 이십분 뒤면 이 마을을 습격할 꺼 같아요." 미심쩍어하는 퓨르나드를 데리고 우리는 황급히 집으로 들어갔다. 일단 빗장을 지르고, 문을 막았다. "나야, 장작 안패서 좋지만. 무슨 몬스터가 오는데?" 거야, 모르지. "아직도 저주가 유효하다면, 마족일 가능성이 높아요." 서서히 주위의 바람의 파동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검탱아... 빨리 일 마치고 튀어라. "마족? 그런 건 마도에나 가야 있잖아? 그리고, 루디는 어디있어?" "지하에요. 일단 거기 있으랬어요. 온다!" 순간 강한 파장이 흔들렸다. 그리고, 퓨르나드도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괴물의 그 소리들. 43-1. 마도 최강 검사 레인 "정말...이잖아?" 그럼 맨입으로 거짓말하오? 그나저나, 나의 이 감이라는 게 거의 확실하다는 게 밝혀지는 순간이군. "조심해요. 아마 왠만한 건 검이 처리하겠지만.. 아마 궁극의 보스는 우리한테 올테니까." "그거 듣던중 반가운 소리군." 그의 얼굴이 살며시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그의 검을 꺼냈다. 어라라? 보석도 박혀있잖아? 비싼 거 같은데... "그 검 비싸죠?" "그래. 친구 유품이거든." 웃. 괜히 물었다. "그리고, 오늘 잘 못하면 내 무덤에 같이 묻히겠군." 큰 굉음이 나면서 문짝이 허무하게 부서졌다. 렉한테 죽는게 나을까, 아니면 저 깜찍한 괴물한테 죽는 게 나을라나... 으.. "하하하하...레인...맞죠?" 몇 번 본 적있는 구면의 사나이. "흐흐흐. 찾았다. 널 죽여주마. 오늘로 아름다운 세상에 종말이지. 안그런가?" 어이. 말이 이상하잖아? 오늘로 너가 해를 보는 마지막이라든지.. 이런 상투적인 대사 많잖아. "아는 사이냐?" 퓨르나드씨. 저도 한 두번 마주친 사람이라고 다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목숨걸고 싸웠다면...음 그건 아닌가? 하여튼, 저런 사람은 다 기억하게 된다고요. "뭐, 악연이 깊죠." "흠... 아무래도 힘들겠군." 저도 막 그생각을 하고 있다고요. 그때야, 바키가 있어서 살았지만.. 지금은 대륙 반대편에 있을꺼라고. 젠장. "뭐, 좌담회는 이걸로 됬고. 누가 먼저 상대할꺼지?" 어이, 이건 앉아서 하는 게 아니니까, 좌담회가 아니라 입담회(立談會)라고. 흠. "꼬마야, 비켜라." 어라라. 둘이 덤비면 안되나? 퓨르나드, 아저씨 실력이야 잘 알지만, 녀석은 마족이라고. 사람이 아니란 말야. "이야야얍! 으앗!" 아.. 저럴 줄 알았어. 방 안에서는 역시.. "나가서 싸우세요. 방안에서 의자에 걸려서 죽고 싶지는 않죠?" 레인은 조용히 나를 응시했다. "그러지." 이렇게 다시 무대를 옮겨... 파이트!!! 가 아니고. 싸우게 되었다. 억수로 재수없는 퓨르나드는 조용히 이마를 문지르고 있었다. 멍졌군. "좋아. 다시 하자. 덤벼라." "마족따위에게 인정을 베풀지는 않는다!" "화이팅! 화이팅! 퓨르나드 이겨라!" 퓨르나드는 나의 이 열열한 응원에 환송했다. "입 닥쳐! 너부터 죽여주겠다!" 윽. 나의 이 아름다운 맘을 몰라주다니... 그보다, 괴물들도 이 싸움을 관전하는 양상이 될 줄을. 흠. "훗. 가라." 멋져! 역시 적이지만... 멋진건 멋지다고. 나도 한 번 해봐야지. 아, 그 전에 여기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이야!" 그리고, 난 당연히 퓨르나드가 한 방에 나가 떨어지리라 예상을 했는데, 그는 의외로 잘 버티고 있었다. 그 뿐 아니라, 한치의 폼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역시, 조직의 수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오, 폼이 죽여주는데?" 뒤에서 문득, 작은 소요가 일어나면서 붉은 장발의 검탱이가 나왔다. "응. 죽여주지?" "뭐, 폼이라면 이 몸이 또. 훗. 아, 뒤에 있는 녀석들은 점심 후의 가벼운 체조거리도 안되는 군." "너 밥 못 먹잖아." 검의 눈썹이 올라갔다. "말을 하자면!" 음. 그렇다면 그렇다고 말하지. 내일부턴 밥값 많이 들거라고 난 고민하고 있었단 말야. 에잇. 이거야 원. 남자 주부가 됬군. "슬슬... 끝나겠군." 퓨르나드는 확실히 밀리고 있었다. 뭐, 싸움의 양상을 나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묘사하자면... "이야야얏! 나의 진공 회룡참을 먹어라!" 예, 퓨르나드 선수, 확실히 한 방을 먹이려고 초장부터 필살길르 난무하는 군요. 아.. 역시 노련한 레인 선수, 확실히 막아냅니다. 과연, 마도 대표선수답군요. "훗. 제국의 역습!" 예. 이십세기 폭스사가 만들어낸 비장의 공격술입니다. 역시, 퓨르나드 선수.. .천천히 쓰러지는 군요. "이젠 내가 나갈 차례인가?" 이거, 다구리치기였나? 퓨르나드는 확실히 튕겨져서 뒤로 날아갔다. 좀 걱정되는데? "퓨르나드! 괜찮아요?" "그래. 다행히, 맞을 땐 확실 날아가 줘야해. 그래. 이번엔 검의 차례인가?" 그래요. 오늘 다행히 장례식 안치뤄도 된다는 말과 같죠. 뭐. "훗. 싸우고 싶었다. 적색의 사신. 과연 나바스 초창기에, 인간으로서는 마족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자. 나보다 너가 나이가 많군." 아항, 레인은 어린 마족이었나 봐. "그래? 덤벼라." 아까하고 조금 입장이 미묘하게 바뀐 거 같은데...? "그래. 간다!" 레인의 장검은 푸르스름한 빛을 내면서 검의 복부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검이야, 잘 막았지 뭐. "검식, 제이!" 황궁검식이지. 훗. 자랑스럽다! "저건...!" 퓨르나드가 놀라건 말건, 레인이 다급히 검을 바꿔 쥐든 말든, 주변의 경관은 갑작스레 바람으로 인해 흙투성이가 되었다. "눈에 흙들어갔어..." 내 소견이다. "젠장! 그렇다고 당할 내가 아니다! 암흑 삼식!" 이거... 무협 영화 찍냐? "대단하군. 저렇게 빨리 공수를 전환 할 수 있다니. 아까 나와 싸울 땐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건가...? 분하군." 어쩔 수 있나? 저들은 다 나이가 엄청나게 먹은 괴물이라면 괴물. 아저씨 힘내. "이야야야!" 레인의 눈에서 기광이 번뜩이면서, 주변은 순식간에 암흑으로 물들었다. 오늘의 감상, 흙먼지 먹은 것도 모자라서 이젠 뵈는 게 없다. "어리석군." 검의 조용한 말소리가 어디선가 들리고, 순식간에 암흑은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검의 흑색이 더 어두워 진걸로 봐선... 음. 흡수검인가? "으... 그건.. .성검!" 아, 성검이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여기 있긴 있군. "그래. 이젠 그만 가시지. 넌 어차피 본체도 아니지 않나?" 아, 그랬나? 저녀석, 악당 소질이 다분하군. 두고보자 스타일아냐? 그게 악당의 조건이라고. "그래. 분하군. 하지만, 다음엔 내가 이길 것이다." 뭐, 그럴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잘 가. 어라라? 마물들도 사라지네. "검 괜찮아?" "너야 말로. 나야 뭐. 이런건 식후의 디저트보다 간단하다니까?" 뒤에서 퓨르나드는 땅을 쳤다. "그럼 난... 아이스크림이냐? 흑." 음... 좌절했어. 어떻게 달랜담. 뭐, 냅두면 알아서 좋아지겠지? 43-2. "괜찮아, 루디?" 루디는 콧물과 눈물로 얼굴을 범벅하고 있었다. 하기사, 소리는 다 들리는 많이 무서웠겠어. "웅...훌쩍. 훌쩍.. 아, 문이 날아갔어요?" 아, 잊고 있었군. 이 추운 겨울. 어쩐다냐. "아이스크림..." "퓨르나드씬 왜 저러세요? 아이스크림이라니?" 나는 그냥 루디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려 놓고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가끔은 그냥 모른체 하는 게 좋을때가 있다. 나도 어른이군. 음 하하하! "넌 왜 혼자 발광하냐? 어디 달 떴냐? 정말이지. 한심해." 나도 너같은 검을 둔 내 신세가 처량하다. 생각해 봐. 외모만으로도 전국 여고생의 맘을 휘어잡을 수 있고, 검술은 마도 최강이라는 녀석을 패퇴시켰으며, 입은 무지 험한...아, 이건 아니지. 하여간, 이런 대단한 놈이 부하라니. 아, 부하가 아니라 검. "아, 눈물이 흐르는 구나. 참, 퓨르나드. 영주의 성 지도는 구해 왔어?" 아이스크림을 연신 중얼거리던 그는 그제서야 나에게 한 두루마리를 던져주었다. "여기있어. 잘 생각 해 보라고. 거기엔 교대하는 시간이랑, 방위 숫자도 적혀 있으니까. 에휴휴." 아이스크림군. 힘내요. 세상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아요. 라고 했다간, 반쯤 죽겠지. 후. "어디보자. 야, 검 이리와." 검은 들고가던 나무판을 내려 놓으면서 다가왔다. "뭐냐? 내가 도움될 일이 있어?" 당연하지. 아무래도 이런 비밀 특공대는 나보단 너가 낫지 않아? "자, 어떻게 뚫고 가는 게 좋겠어? 니 생각을 말해봐." 검에 생각이 있기는 할까 싶지만은, 그래도 혹시나. "아, 일단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는 거지." 오, 일견 대단한 느낌이 들어. 루팡과 비슷한가? "그리고, 다 죽이는 거야. 샥샥, 팍팍, 아죠!" "..." "왜그래?" 몰라서 묻는 건가? "역시, 검은 머리가 없어. 어이, 퓨르나드씨. 좀 도와주세요." "아이스크림..." 결국, 나 혼자, 예전에 봤던 많은 영화들을 생각하면서, 머리를 쥐어짰다. 가만... 로빈훗처럼 개인기에 의존해? 가만, 다른 영화들도 다 개인기에 의존하는 거잖아? 이런... 나는 그야말로 허약. 그 자체인데 말야. 아직도 감기기운이 남아 있다고. "웅... 웅..." 입에서 쉰소리가 나오는 군. 가만 있어봐라. 이 손으로 그린 듯한 허접한 지도에 따르면, 저택을 지키는 병사가 여섯이고, 정원을 도는 병사가 교대로 네명씩. 하지만, 정원이 넓으니까, 피해 못 갈껀 없겠어.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추운 곳이라, 문 밖보다는 문 안 쪽에 사람들이 많고, 쓰여 있는 데로라면, 여기에 경비병이 장장 20여명 정도가 있고, 휴게실에는 한 열명. 그럼 한 삼십명이 되는 거다. "오, 문을 이렇게 막아놓으면 당분간은 괜찮겠어." 이봐, 검. 문을 막으면 어떡하냐? 아니나 다를까,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챈 루디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저... 문을 열 순 있나요?" 문을 못 연다면, 더이상 문이 아니지. 쯔. "음.. 음. 아, 좋은 생각이 났다. 나가는 걸 저 창문으로 하면 어때? 그럼 방에 바람도 훨씬 적게 들어올 거 아냐?" 이래서, 곱게 자란 도련님은 안된다는 거다. 결국, 문의 수리는 내가 도 맡아했다. 그러나 내가 어디 문 수리 해 본 일이 있냐? 대충, 집의 열고 닫는.. 그러니까, 왕궁에나 있는 식의 문을 만들었다. 해보니 의외로 간단해. 적당히 나무와 나무 사이를 쇠로 연결해서 열렸다 닫혔다 하게 하면 되지. 뭐. "굉장해. 너 이제보니 길드원이었구나." 길드란 일종의 조직이다. 뭐, 조직의 일원이라는 말은 맞지. 나바스조직. "대충 그래요. 뭐, 대단할 꺼 까지야. 하하핫." "흥." 검 삐지다. 검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매우 뻔하다. 요리? 밥도 안 먹는데 무슨 요리. 집안일? 어디까지나 왕족이란다. 비록 검이 되긴 했어도. 사실 누가 성검한테 밥 짓는 걸 시키냐? 아마도, 난 상당히 사악한 주인인듯. "으샤! 역시, 난 힘쓰는 일이 어울려." 그냥 저택 지도나 들여다 보는 나였다. "건방진 인간. 감히 하잘 것 없는 인간 주제에 나를 이기다니. 하지만, 후후후. 넌 곧 죽을 것이다. 후후후." 라는 아주 식상한 대사가 내 귀에 울려 퍼졌다. 모두는 조용히 일만 하고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환청이야. 역시 좀 쉬어야 겠어. "검. 난 좀 잘테니까.." 그리고 바로 새근 새근 나는 잠이 들었다. "일어나요! 큰일 났어요!" 어이, 이봐. 잘 땐 개도 안 건드리는 건 아니지만, 어쨋든 난 지금 환청이 들려올 정도로 졸리단 말야. 절대로, 난 잘래. "파즈씨!" 어라라, 루디 목소리잖아? 무슨 일이지... 그제서야 나는 부시시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조용히 일어났다. 쳇. 머리도 이젠 재수없게 많이 길었군. 학주가 보면 사형감이다. "뭔 일이야?" 곧이어 들려온 경쾌한 타격음. 퍽, 쿠당탕. 문에 있는 일련의 무리들은 퓨르나드에 의해 날아가고 있었다. 검은 보이지 않았다. "그게, 갑자기 사람들이 들이닥쳐서 세금을 내라고 했는데, 검님이..." 날렸나? 뭐, 새삼스런 일도 아니지. 그나저나... 퓨르나드도 잘 싸우는데? "이자식... 두고 봐라. 죽여버리겠어!" 어이.. 아무래도 병사수가 너무 많은 거 같잖아. 그리고, 저 붉은 머리 날리는 인간은... 검탱이 아냐? "무슨 일이냐? 왜 검이 저 쪽에서 폼 잡고 있지?" 개폼이다. 루디는 한층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아무래도 이 소녀...어린나이에 많은 일을 겪는 구만. "글쎄, 반란자라고 소리치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됬죠. 근데, 반란자가 뭐하는 거에요?" 글쎄... 그나저나, 검 녀석 드디어 사고 치는군. 이래서.. 원. "음... 알거 없고. 대체 저 녀석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검이 뽑은 검은 순식간에 퓨르나드에게로 향하고, 퓨르나드의 검은 일순 멈칫 하더니 곧바로 응수해 나갔다. 그러나, 자칭 대륙 제일은 사실, 진짜 대륙 제일이 아닐까? 흠. "후후후... 왕실의 존망을 위해서야, 퓨르나드." "이 녀석...! 정체도 모를 네 놈 한테 죽지는 않을 꺼다!" 정체야, 뭐. 검이란다. "글쎄... 그거야, 좀 더 보면 알겠지. 순순히 항복하는 게 좋을텐데." 어이. 참아줘. 완전히 후까시잖아. 그리고, 병사들의 반응이 이채롭군. 어떤 놈은 당황해하고 있고, 어떤 놈은 주먹쥐면서 나도 저런 사람이 되야지! 라고 하는 거 아냐? 세상에. 저런 뇌도 없는 무기물이 되기 쉬운 줄 알아? "멋지다. 저거야말로 기사의 싸움!" 내가 보기엔 애들 동네싸움이다. 그리고, 하나도 안 멋있어! "이제 결말이다!" 사실, 처음부터 결과가 보이는 싸움이었다. 검은 아주 쉽게 퓨르나드를 때려 눕혔다. 음. 검이 아니라 주먹으로 할 줄은... "훗. 더 할텐가?" 어이. 어이. "너... 너... 이 원수는 꼭 갚겠다." "은혜라고 해두지 그래?" 미남이 얽혀서 노닥거리는 것은 사실,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흠. 나서서 말려야 겠군. 이런 식이라면, 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고. "멋져! 이거야! 진짜 기사! 혹시 이 녀석이 반 나바스의 빌어먹을 수장, 퓨르나드인가?" 저 잘생긴 아저씨는 누구래? 스마트 하군. 하지만, 내 직감에 따르면, 저자는 위험해. 아니지. 싫은 타입이야. "그렇소. 뭐, 보수는 주겠지?" 검이 저렇게 안 세련되게 말하다니. 차라리, 이곳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 했다고 하지. 잘생긴 아저씨는 계속 말을 이었다. "물론이죠. 하하하. 그보다, 저 녀석들도 같이 잡아들여라. 한 패인 듯 하군." 에엑! 나! 노! 우! "아, 저 소년과 소녀는 단지 인질입니다. 저 소년을 보십시요. 얼마나 가련합니까?" 검... 그런 닭살 쫙 발언을 아무렇지도..쿨럭. 젠장. "음.. 그렇군. 저런 저런. 안되겠어요. 이곳은 너무 추울 듯 하니. 그래. 우리 성으로 가는 건 어떻겠나?" 이자가 설마 영주라는... 이봐, 보통 악역은 뚱뚱하고, 사악하고, 영악해야한다고. 하지만, 이 사람... 겉모습 만은 스마트 하잖아? 겉모습에 속으면 안된다는 건가? 아니면... 모르겠다. "그러죠. 파즈도 좋지?" 비실거리면서 웃는 놈은 때론 살의를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난 사실 검을 죽일 방법 따윈 알지 못한다는 게 문제이지. "아무 말도 없는 걸 보니, 허락하는 거에요. 보기보단 말이 없거든요." "오, 그래?" 아니야! 라고 외치고 싶지만.. 뭐, 어쨋든 확실히 저택에 잠입할 수 있으니까. 젠장. 43-3. "여기가 저택이라니. 완전히 성이잖아." 난 놀라지 않는다. 왜냐? 왕궁이 일단은 내 소유잖어. 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상당히 큰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눈덮힌 산천에 고고하게 서 있는 아름다운 성. 이지. "이름이 파즈시라고요? 특이하군요." 이 영주좀 치워죠. 왜 아까부터 나한텐 이렇게 친근하게 이야기 하는 거야! "예. 하하하..." "성은 뭡니까? 일견하기에, 귀족으로 보이는 데요. 일단, 손의 주름도 없고." 그랬나? 뭐, 그렇게 이야기 하면 대한민국 시민의 대다수는 귀족이게? 일단, 학생중에 태반은 다 고생 모르고 자란 거잖아. "에..." 당연히, 성을 이야기 하면... 하라는 성이 있긴 하지만, 남쪽 크트머리에 있는 사람이 북쪽 끝에 뭐하러 오겠어? 그리고, 나바스라는 거창한 성이 있지만. 역시나. "쉬마린가 사람이야." 어이,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라는 거창한 이름에서 쉬마린이라는 말만 나오는 거냐? 하지만, 검탱아. 못알아 들을리 없잖아! 그것도 쉬마린가도 귀족이라고! "오, 그랬나? 이거야 원. 무슨 위치신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어렸다. 검 녀석. 니가 벌인 일이니 니가 수습해! "아, 사생아에요." 끄악! 부모님! "하하하... 그랬죠. 그럼요. 그래서 딱히 밝힐 만한 입장이..." 그의 얼굴에는 위로의 기색이 스쳤다. "저런. 저도 쉬마린가 사람인데, 그런 말도 못 들은 걸보면... 뭐, 우린 먼 친척이 되는 건가요? 하하하. 앞으로 페젤바라고 부르세요." 그리고 입만 벌리고 있는 나와, 검탱이를 뒤로 하고 그는 하녀에게 손 짓하곤 사라졌다. 에에에.. 하녀에게 안내된 방에 나와 검이 남자, 난 검에게 인상 팍 써주었다. "괜시리, 퓨르나드만 죽됬잖아!" "뭐, 화내지 말라고. 내가 누군지 잊은 거야? 황가의 수호신. 황제의 검이라고. 설마, 노골적으로 반 나바스 세력을 살려 두려 할 것 같아?" 이봐! 그런 문제가 아니지! "난... 난 그래도 너가 이 성에 잠입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러는 줄 알았는 데.. 그런데..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지 뭐. 그리고 내 눈에는 처절하리 만치 불쌍하게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너.. .너... 미워." 그리고 고전적인 방법. 필살의 이불 뒤짚어 쓰기. 퓨르나드는 어떻게 구해낸다. 애초에, 검에게 의지하려고 한 게 잘못이지. 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머리 굳은 쇠붙이! 잠시 뒤에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면서 검이 나갔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서러웠다는...! 에잇. 두고 보자. "왜 그러셨어요? 파즈 오빠... 괴로우신 거 같은데." "루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도. 파즈는 너무 물러. 그래선 안된다고." 맞다. 파즈는 아마도, 설사 적이라도 살려줄 녀석이다. 눈 앞에서 당당히 자신을 치겠다는 데.. .오히려 도운다니? "하지만.. 퓨르나드님. 불쌍하잖아요. 분명히 처형당할 텐데." 갑자기 짜증이 났다. 이 어린 불쌍한 평민은, 내가 누군지 모르는군. "평민 따위에게 이야기 할 의무는 없겠지. 그럼 잘 있으라고." 놀란 토끼처럼 서 있는 그녀를 뒤로 한채, 나는 열심히 걸어갔다. 파즈가 저번처럼 언제고 돌아갈 꺼라면,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된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우릴 선택했다. 그렇다면 난 그를 위대한 황제로 만들 필요가 있다. "슬픈 건 잠시라고. 파즈." 조용히 웃으면서 난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퓨르나드의 감방이었다. "개자식!" "꽤나 과격하시군. 반 나바스 지도자." 그의 눈은 분노로 달구어져 있었다. "난 으민.. 아, 파즈이신가? 그래. 쉬마린가의 사생아라고? 그의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해 나를 이용한 건가? 그래?" 뭐, 그런 건 아니지만... 더 이상 강화시킬 입지가 있긴 하나? "그런건 아니지. 뭐, 쉬마린가하고 관련이 없는 건 아냐. 하지만, 그의 입지를 강화시킬 필요야 없지." 그의 눈에선 불꽃이 튀겼다. "넌 그의 소환수인가?" "아니. 난 단지 사념체일 뿐이야. 파즈가 없으면 사실 움직이지도 못해. 그 녀석은 자신의 강대한 마력을 이상한 데 이용할 뿐이지." 퓨르나드는 이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글쎄... 날 도와준다면, 영광된 자리와 보수를 약속하지. 그리고, 뭐, 영주정도 죽이는 건 일도 아냐. 내 실력은 잘 알지?" 퓨르나드의 얼굴에는 당혹이 스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세계정복이라도 할 생각이냐?" 오늘은 농담 따먹기 하는 날인가? "이봐, 어디까지나 그런 건 내 주인이 맘을 먹어야 한다고. 난 움직이지도 못해. 뭐, 댁한테 바라는 건, 영원한 복종이지." "내가 할 것 같은가?" 퓨르나드 녀석. 상당히 독하군. "뭔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단정 하는 건 좋지 않아. 난 단지, 자네가 나바스에 대해 반역하려는 생각을 거둬 주었으면 해. 파즈 그녀석은 여러모로 사람에게 관대하거든." 반역자를 도와 줄 정도로. "무슨 뜻이지? 내가 이런 썩을 세상을 가만히 내버려 둘 듯 한가?" 뭐, 쉽게 승낙은 안하겠지. "댁이 그 황제나으리를 본다면 그런 생각은 안 했을 텐데 말야.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럼 처형당하라고." 그리고 나는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댁이 미워하는 영주도 내 죽여주지." 그리고 스산한 겨울 바람을 맞으면서 감옥을 나섰다. "..." "식사... 안하세요? 여기 영주가 보고 싶다고 하던데." "다이어트 중이야. 내버려 두라고." 나는 다시 이불을 덮어 쓰고는 그대로 잠 들었다. 꼬르륵소리가 들렸다. 젠장. 배고파 죽겠군. 어디... 먹을 거 없나? 엉? 창문 밖에 저건 뭐지? "괴물....!" "괴물이다! 괴물이다!" 이곳의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임을 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재빨리 달려서 루디의 방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아주 깜찍한 이쁜이가 있었다. "오빠! 살려줘!" 너무 늦었다. 내가 방문을 열고 달려 가는 순간, 거대한 발톱이 그녀에게 닿아 있었다. 순간, 내 손에 검이 들려 있지 않다는 것도 잊고 난 무작정 달려 갔다. "루디!" "꺄악!" 손에서 모래가 빠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도, 아무도 죽게 하지 않겠다. 이미 죽은 건 내 부모님 만으로 충분하다. "죽어라!" "크크큭..." 괴물은 나지막하게 웃으면서 거대한 꼬리로 나를 밀쳤다. 그리고 루디는 방 벽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나가 떨어졌다. "루디!" "크커...!" 괴물이 나에게 다가 왔다. 갑자기 어떤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그건 아주 오래전에, 부모님이 하신 이야기. -살아야 한다. 내 몫까지. -바른 길을 살고 있느냐? -도망가라! 아들아! 어서! -추적대가 오기전에... -친애하는 황태자 전하, 절 따라오시죠. 후후후. -어서 도망가라! 그리고, 어머니의 아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널 사랑한단다. 어느세상에 있어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말이다. 하늘로 부터 거대한 빛의 무리가 저택을 관통하고 있었다. 눈오는 겨울 밤, 달조차 보이지 않던 하늘은 먹구름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었다. 눈은 사라지고 오직 빛의 무리만이 찬란하게 저택을 휘감고 있었다. 그 빛의 기둥은 아주 멀리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 이었다. "파즈! 젠장, 무슨 일이 생긴거야!" 검은 감옥에서 몰래 나오다 말고 순간 거짓처럼 자신에게 오던 마력의 양이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이건... 마법을 쓸때의 현상이다. "쿠에게!" 괴물이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녹아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거대한 정원의 눈에는 더러운 피가 흩어지고 있었다. 저택의 사람들도 영문을 몰라 헤메고 있었다. "파즈!" 내 머리 속에는 환하게 웃는 파즈의 모습이 관통하고 있었다. 녀석은 진지함이라고 물 말아 먹은 녀석이다. 그리고, 그리고... 젠장! 무사한거냐! "파즈! 루디?" 문간에 한 소녀가 쓰러져 있었다. 순간 난 미쳐 버리는 줄 알았다. 그녀의 가슴에 난 커다란 상처. 피가 흐르고 있었다. "거...어..." 그녀의 눈에는 뭔가 슬픈 표정이 어리고 있었다. 난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뭔가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싶은 듯 했다. 그리고, 난 시커멓게 어두워진 속에서 마치 조용한 기적처럼 서 있는 어떤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슨....! 파...즈?" 검은 머리가 마치 땅에 닿을 듯이 출렁 거리고 있었다. 파즈의 머리는 물론, 처음보다는 많이 길렀지만, 겨우 어깨에 닿을까 말까고, 그나마 자르고 싶어했다. 그런데, 저건... 뒷모습 뿐이지만, 누구...? "케...엑..." 방 구석에 거대한 괴물이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괴물은 거의 녹아내리고 있었다. 비싼 카페트 다 망가지는 군. 밖에서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 왔다. "무슨 일이야! 저쪽이다!" 방은 완전히 빛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검은 장발의 뒷 모습을 가진 사람은 서서히 뒤로 돌았다. "어마마마? 여긴 어디죠? 저 무척 아파요." 파즈의 얼굴을 한 어떤 소년이, 날 보고 천진스레 물어 왔다. 그리고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소년은 잠들었다. 44-1. 어머니, 전 누구죠? 방안에는 어느새 빛이 새어들어 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어제 파즈가 쓰러지자 마자, 방안의 빛은 완벽히 사라지고, 하늘도 어느새 정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마력이 주변에 깔리기 시작했고, 이 방은 거의 마력의 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어...?" 이 곳의 영주라는 자가 조용히 들어와서 어느새 의자의 옆에 나란히 서서 파즈를 바라보고 조용히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설명을 좀 해 주셔야 할 듯 하군요. 갑자기 나타난 괴물은 그렇다 치고, 사람의 머리가 갑자기 길어진다든지, 혹은 하늘에서 빛이 나타나는 일들... 사실, 저희 부하 중에서는 기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자꾸 종알거리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 톡 쏘아 주었다. "머리가 갑자기 길어지면 대두가 되겠지. 지금 상황은 머리카락이 늘어난 거라고." 그는 잠시 조용히 있다가 이내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이거야 정말이지.. 우습군요. 뭐, 맞긴 맞군요. 이런 상황에 농담이라니.. 뭐, 어제 저택에 있던 병사중 거의 반수가 넘게 죽고 한 열명 남은 것보다는 재미있군요." 그는 다시금 조용해 지고, 어느새 방은 다시 침묵으로 휩싸였다. 이 자식은, 왜 안나가는 거야! "어서 나가 보시죠. 할 일도 많은 거 아닙니까? 세금도 걷고. 안 그렇소?" "아, 저는 별로 일은 안 합니다. 음... 그래요. 사실 저희 쉬마린 가는 그런 일들을 귀족답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재...수 없다. 저렇게 말하는 낯짝을 한 번 보고 싶어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쉬마린 가라면, 귀족 중에 귀족가문 아닌가? 왕가와도 연관이 있고. 안 그렇소? 그런데, 난 좀 이해가 안 가는 군. 쉬마린가의 정치적 수행 능력에는 항상 의심하지 않는 바 인데..." 그는 빙그레 웃었다. 그의 붉은 머리는 분명, 왕가의 것이리라. "사실, 몇 대 전부터 저흰 황가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죠. 뭐, 정치는 썩었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전전대에선 생체 실험도 했다고 하던데... 뭐, 댁이야 말로 전형적인 나바스 황가의 적색의 머리. 그리고, 회색 눈동자. 틀림없는 왕족. 아닌가?" 역시 재수없다는 내 직감은 맞는군. 파즈가 있다면, 검에게 직감이 있는 건 되도 않는 소리라고 할 지 모르지만.. .뭐. "제이리스 나바스. 우리 형 이름이었소." 방안에는 그의 작은 신음 성으로 침묵으로 잠겼다. "설마...? 국명을 성으로 쓰는 건 무조건 황족. 그 중에서도 직계 뿐...아닌가? 그리고, 제이리스라니... 들어 본 적 없는데." 그렇겠지. 뱁세가 황새의 옆에 올 수 없는 거다. "그냥 그런 줄 알아. 그리고, 언제 쯤 깨어날까? 의사는... 있나?"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어제 죽었지. 뭐." 재미 있긴 하지만...역시나 기분 나쁘군. 그럼 언제 깨어나는 건가. "어...무.." 어무이? 어부? 도대체... 파즈는 작게 신음소리를 내더니 약간 움직였다. 그리고 반짝 눈을 떴다. "어마마마?" 꽤액! 옆에서 재수없는 쉬마린 자식이 말했다. "너... 여자 였냐?" 영주를 멋지게 넉 다운 시키고 나는 파즈를 바라 보았다. 이 소년은 누구지? 엇, 웃는다. "밥 줘. 나 배고파." 방그레 웃는 파즈...커헉... 귀엽다. "으..응. 그래. 잠깐만...야, 영주, 언제까지 쳐박혀 있을 꺼야! 어서 일어나서 파즈 밥줘!" "으...으." 역시 당황한 영주. 그러나, 파즈의 공격 이탄이 이어졌다. "어, 아바마마는 뭐해?" 방그레 웃고 영주를 싱글거리면서 바라 보는 파즈를 보는 순간 내 머리의 모든 것이 엉켜서 폭파되었다. 나는 조용히 파즈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내가 누구게?" 나는 파즈를 유심히 바라 보았다. 그제서야, 파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미안, 엄마. 근데, 왜 염색했어? 아빠 머리가 좋아?" 꽤액! 이게 어떻게 된거야! 누가 설명해 줘! "어떻게...이런 일이. 빨리 대책을 찾지 않으면..." "나도 마찬가지라고."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뭔가 잊은 거 같은데... "참, 어제 루디는 어떻게 되었지? 살아 있긴 하나?" 나도 장하군. 이제야 생각이 나다니. "아, 그 소녀말이군. 당분간은 절대 안정이야. 그래도 이쪽 보단 낫지만..." 그렇군. 붉은 머리..라니? 뭔가 이상하잖아. 영민이는 분명히 대한 민국 출신이라고. 그리고, 어마마마 라니? 그 쪽은 부모보고 그런 극존칭을 붇히나? "의사를 빨리 불러 와야지..." 동감.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어기적 거리면서 들어 왔다. 한 눈에 봐도 재수 없는 인간의 유형이군. 윽. 코에서 털이 삐져 나왔다. 싫어. 싫어. "친애하는 영주님. 미약한, 겔리코가 인사드립니다." 역시, 재수없어. "아, 검군. 이쪽은 겔리코, 우리 소작 책임자야. 영지에 대한 모두를 관리하고 있지." 이 사람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 센스가 아니군. "처음 뵙네." 당연히 난, 깔보는 전형적인 왕족의 자세로 인사했다. 그리고, 우리 땐, 나바스는 왕국이었다고. "아.. 예. 저, 이번에 말입니다. 걷힌 소작세입니다." 그리고 작은 돈 뭉치를 올려 놓았다. 다, 보석이냐? 저렇게 적게. 그 동네에서 걷은 것만 해도 저 정도는 되겠다. "오, 그래. 금화인가?" "예. 영주님." "그래. 가보게." 뭐야.. 이 자식 바보 아냐? "야, 넌 그자가 착복 하고 있는 것도 모르냐? 그리고, 영지 세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나 있냐?" 영주는 잠시 나를 어벙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응? 글쎄.. 잘은 모르지만, 부담 될 정도는 아니야. 그리고, 그가 착복할 리가 없잖아." 훗.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는 거.. 모르지? "뭐, 그럼 사람을 바꾸라고." "사람을?" 그렇지. 난 그에게 적당히 몇가지의 대안을 전수(?)해 주고, 다시 퓨르나드 녀석이 갇혀 있는 감옥으로 갔다. "어이. 잘 잤어?" 그는 당연히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돌진했다. 당연히 그 아름다운 행동은 즉시, 창살이라는 데 막혔지만. 음, 가만히 보니 뭐랑 닮았군. 파즈가 좋아한 연병의 눈탱이던가? 음... 기억이 안나. "어제.. 어제 그건 뭐냐!" 뭐긴. 비상 사태지. "아, 걱정마. 여긴 안전했지?" "안전은 개뿔이 안전해! 어제 갑자기 여기 지키는 병사를 죽이고 여기까지 괴물이 왔다고! 그리고, 왜 갑자기 녹아버린 거야? 응?" 대답은 한가지. 설명할 방법도 한가지. "몰라." 그는 이내 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그래도 좋은 소식을 전해 주어야 겠군. "아, 여기 영주는 잘 못 없더군. 소작주가 횡포를 부리고 있었다. 뭐, 안심하라고. 이제는 잘 될 거야." "무슨...!" 그리고 난 조용히 걸어 나왔다. 빨리 의사를 데리고 와야 할텐데. 어쩐다나.. 44-2. "나, 졸려." 어쩌라는 건지...이건 완전히 애다 애. 가만, 그럼 난 애 엄마? 젠장. 싫다고. "웅... 근데, 엄마. 나 심심해. 졸리고, 심심한데, 어떻게 하지?" 지금은 오후 세시경. 이 녀석... 뭔가 이상해. 이상해. 갑자기 파즈는 놀기로 작정을 한 듯 스물 스물 걸어서 내 뒤로 빠져 나갔다. "뭐..하는 거야?" "누구게? 힌트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누구 일까요?" 끄윽.. 닭살. "파즈." "응. 왜?" "심심하면 나가서 놀아!" 파즈는 이내 조용히 고개를 숙이곤 사라졌다. 젠장. 뭐가 어떻게 된거야! 에엣! 녀석, 이 저택 구조는 알긴 하나? "여긴 어디지? 어마마마... 화도 안내시더니. 뭐 안좋은 일 있나? 흠. 어, 여긴 어디? 어두워..." 눈 앞에는 새까맣게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역시, 아래로 내려오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었나? "뭐야? 또 네녀석이냐? 미안하지만, 더 이상 이야기 하면 화나니까, 나가라." 그 사람은 철창 속에 있었다. 꼭, 그 사람들 처럼. "싫어." "응?" 싫다. 모두 죽었다. 그리고, 나도 저렇게 될 것이다. 언젠가. "싫어! 난, 엄마랑, 아빠랑 영원히 살꺼야! 살려 줘...흑... 싫단 말야. 흑." 퓨르나드, 인생 29년 만에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 당하다. 자, 이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병사도 어제 다 죽고 없기에, 썰렁하고, 센스 없는 검 군이라는 녀석 때문에 가뜩이나 어두운 곳이 더더욱 어두워져 있었다. 눈 앞은 철창. 자, 어떻게 할까? "꼬마야, 울지마." "웃기지마. 난 꼬마가 아니다. 나에겐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란 이름이 있다. 흑.. 흑. 싫어.." 웃기는 꼬마다. 저건 무슨 풀네임 인 거 같은데. 가만, 나바스라면, 그 위대하신 황족만 쓸 수 있는 이름아냐? 뭐야, 이 꼬마... 설마, 황족인건...! "너.. 황족이니?" 그 꼬마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아, 아냐." 역시. 그랬군. 다행이야. "엄마가, 내가 황족이고, 황자라고 하면 죽여버린다고 했어." 헉! 벌써, 황제가 애를 낳았단 말야! 역시, 황가는...이런 어린애도.. 불쌍하군. 가만...어라라! 문이 스윽 열렸다. 아니.. 문도 안 잠겨 있었단 말인가! 아니.. 어쨌든. 이 애부터 어떻게 해야 겠군. 머리 진짜 기네. 가만, 황족이라면 붉은 색 머리일텐데... 특이하게도 검정색이군. "흑...흑... 엄마.. 보고 싶어." "자, 엄마는 어디있니?" 꼬마는 슬슬 고개를 들었다. 귀엽다.. 가만! 이 녀석! 파즈아냐! "파즈! 여기서 뭐하는 거야! 아니 그보다,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머린 왜 이렇게 길어졌고!" "응? 누군데? 아저씨 나 알아?" 퓨르나드 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비참해 지는 군. "아니, 그러니까, 너랑 나랑 여행 했잖아. 여기까지. 기억 안나?" "응. 모르는데. 파즈는 이런 사람 몰라요." 욱. 이녀석... 돌았나? "파즈! 파즈! 거기 있나?" 검군의 목소리가 좁은 복도에 울려 퍼지고 이내 모습을 들어냈다. 뭐, 도망갈 수도 없지. 실력차가 너무 크니까. "아, 이 녀석 대체 어떻게...!" 어느새 싸늘한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렇게 가까이서 그의 검을 본 적은 처음이다. 검은 색의 검인줄 알았는데.. 이건 그냥 검은 일렁임? 그래... "무슨...짓이야. 이거 치우라고. 문도 열려 있었어." "그래? 파즈 내 뒤로 와." 파즈는 조용히 나를 한 번 보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검군의 뒤로 돌아갔다. 그리고 충격의 한 마디. "엄마.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무서웠단 말야." 열 일곱살 먹은 녀석이 해도 귀여울 줄은... "너... 어떻게 된거냐! 어떻게 이런 아들을 낳을 수 있었던 거냐!" 이봐.. 이봐. 내가 낳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엄마? 이 사람 갇혀 있어. 풀어줘야지. 안 그러면 실험체가 된다고..." 다시 경악 플러스! "너.. 날 실험체로 쓰려던 거냐!" "무슨 소리야! 난 단지 중앙에 넘기려 했을 뿐이야!" "그게 그거잖아!" "틀려!" 파즈는 조용히 나를 바라 보더니 이내 다가왔다. "아저씨.. 걱정마. 파즈가 꼬..옥 지켜 줄테니까. 응?" 순간 검의 손에서 잠시 검이 미끄러 질뻔 했다는 착각이 들었다. 세상에.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폭팔하고 싶다. "자, 먹어." "루디는?" "칼 맞긴 했지만, 무사하다더군. 뭐. 그리고, 당근 골라내지마! 니가 어린애도 아니고! 퓨르나드!" 머리에서 김난다. "어린애 아니니까. 어디 보자, 우리 파즈 얼마나 먹었나 볼까? 이거 줄까? 어린애는 편식하면 못쓰지." "응." 오물거리면서 씹어 먹는 모습을 보면서 퓨르나드를 씹을 뻔 했다. "퇴행성 유아 증후군...이라니. 젠장. 어떻게 된거야?" "모르지." "이거, 어쩌지?" "걱정마. 곧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하잖아."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의외로, 퓨르나드는 어린 파즈를 돌보는데 무슨 소질을 타고 난 듯 했다. 이녀석, 전직이 보모였나? 영주는 내가 시킨 일을 하고 다니고 있었고, 나는 애나 보고 있었다. "아, 퓨르나드 오빠!" 왠 소녀가 조용히 걸어 왔다. 아직 다 낫지는 않았지만.. 뭐, 걸어 다닐 만은 했다. "오, 루디야? 무사했구나." "네... 그 괴물이 달려드는 걸... 파즈 오빠가 막아 주셨거든요." 머저리 자식. 자기도 누가 지켜줘야 하는 주제에. 젠장. "그래. 뭐, 하지만 감사의 인사라면 지금 하지 마. 애가 지금 좀 맛이 갔거든." "네?" 그녀의 눈동자는 어느새 정신 없이 퓨르나드가 준 당근을 먹고 있는 머리 긴 소년에게로 향했다. "세상에... 머리가, 어떻게 된 거죠?" 맛은 가고, 머리카락은 증식했지. "뭐, 잘은 몰라. 아마 그 빛의 기둥에 문제가 있었던 듯 하지만. 확실한 이유는 모르지." 이럴 땐 그 마녀라도 있어주면 좋겠건만.. 파즈와 친한 듯 보이고 말야. "나, 밥 더 줘." 밥 떠는 내 신세가 처량하긴 하군. "잘 자." "응. 근데.. 왜 요즘은 잘자 우리 이쁜 아가, 안해?" 닭살이 주루룩.. 그래. 그러고 넌 컷냐? 좋은 환경이군. 훗....그러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바쁘거든. 잘 자." 속으로 욕을 늘어 놓으면서 난 퓨르나드, 영주가 기다리는 방으로 갔다. 44-3. "공동의 책임이야. 넌 아빠래면서?" "난.. .결혼도 안한 꽃다운 청년이야." "어련하실까? 숨겨논 자식이 여럿이겠지." 으.. 분위기 삭막하군. 그러나 딱히 분위기 쇄신할 방법도 없으니. 그냥 있지 뭐. 음 하하하. "저... 영주님. 밖이 좀 이상한데요?" 저 자는 영주의 일등 하인이다. 평생을 이 저택에서 살아온 사람으로, 역시나, 노련과는 거리가 좀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충성 스러 운 거 같기는 해. "무엇이 말이냐?" "예. 밖에 병사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도 같고요." 무슨 소리? 나는 조심히 일어나서 창문에 다가갔다. 어두운 공기. 눈은 그쳤지만, 더 음산했다. 하얀 벌판에 나있는 수많은 발자국. "젠장. 놈들이군." "놈들이라니?" "다시 철창으로 가는 게 안전 할꺼 같은데? 퓨르나드. 괴물은 아닌 거 같지만, 상당한 숫자가 이곳으로 향했어. 그런데 아무소리 없다. 뭘 말하는 걸까?" 퓨르나드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깜짝 파티?" 죽여 버린다. "농담이야. 뭐, 네 얘기를 듣고 생각한 거지만, 혹시 여기 소작 책임자였던 그 사람과, 그 일당들 아닐까?" 맞다. 성은 지금 비었고, 병사도 고작해야 열명. 거기다, 지금 안 보이는 병사들도 합하면... "큰일이군. 파즈랑 루디랑 노약자는 한 방에 몰아. 영주께서 그 곳에 가서 지켜주시죠. 그리고, 퓨르나드. 넌 나와 같이 녀석들을 막는다!" 퓨르나드, 눈 튀어 나오다. "내가 어떻게!" "그럼 나 혼자 싸우리?" "치사해..." 흥이다. 영주는 신속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느새, 문이 작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층이다! 영주를 잡아라!" 영주만 넘겨주고 튈 껄 그랬나? 퓨르나드 녀석, 긴장했군. "죽여라!" 보통은 넌 누구냐? 로 시작해야 하는 것일진데... 흑. "난 검이라고 해. 이름은 묻지마." 묻지마 관광이다. 흑. "뭐해? 어서 싸워야지! 으랴랴찻! 나는 퓨르나드, 나바스 따윈 없애 버리자!" 어...이. 니가 더 날뛰고 있잖아? 젠장.. 그나저나, 수가 너무 많잖아! 그래도 내겐 식후의 디저트지만. "후후후.. 잘들 놀고 있군. 여기 없나 보지? 널 없애느니, 니 주인을 없애면 될 테니까. 후후후. 잘 놀고 있으라고." 공중에 스산한 빛을 뿌리면서 한 사내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레인! 어찌보면 여자 같아 보이는 사람. 마도 최강의 검사라지? "이자식! 파즈는 건드리지마!" "후후후. 글쎄? 황제를 죽이면, 너역시...안 그런가? 괜히 힘들게 널 상대할 필요 없지." 그리고 그는 유유히 사라져 갔다. 그리고 난 퓨르나드를 바라 보았다. "가. 어서 구해! 거기엔 멍청한 영주 밖엔 없잖아! 소위 우와한 귀족이라잖아!" 그래. "고맙다. 너 처형은 안하마." 퓨르나드는 달려드는 사람들을 바라 보면서 조용히 한 숨 쉬었다. 아마도, 쉽게 끝나진 않겠군. "좋아. 난 퓨르나드다!" "난 길가던 행인이다!" 뭐냐...어이가 없는 퓨르나드였다. "무슨 일이죠? 영주님?" "뭐, 적이지." 루디는 걱정스레 옆에서 자고 있는 소년을 바라 보았다. 자신 보다 두살 많은 오빠지? 정신 연령은 좀... 의심스럽지만. "누가.. 옵니다!" 하인은 조용히 숨을 죽였다. 그리고, 계단의 저편에서 한 번도 본 적없는 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루디는 비명을 질렀다. "마...족!" 그것도, 보통 마족이 아닌, 레인이었지. "그냥 아래 있을 껄.." 쓴 웃음을 지으면서 영주는 자신의 롱 소드를 꺼내 들었다. 보석 따윈 하나도 달려 있지 않은 그냥 수수한 검이었다. "이거야 원. 잠들어 계시나? 황제나으리께선." "황제라니? 무슨 소리인가!" 영주와, 루디, 하인들은 조용히 숨을 삼켰다. 뭔가 이상했다. 물론, 파즈가 귀족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황제라니? 황제가 여기 왜 있단 말인가? "아니, 모르나? 위대하신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전하를. 나야, 마도에서 보고 여기서 또 보고, 이거 정들겠어? 하지만, 오늘로 끝내지." 그는 서서히 자신의 블랙 소드를 들고, 서서히 다가 왔다. "멈춰. 이유가 어떻든, 이유 없이 무고한 생명을 죽이게 두지 않는다." 롱소드가 달 빛을 받아 조용히 빛났다. "영주인가? 뭐, 너같은 녀석 죽여봐야 재미있을 껀 하나도 없지만." 레인의 입에서 기괴한 소리가 나오면서 엄청난 속도로 도약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영주의 몸을 가르고 있었다. 그러나, 영주는 잘리지 않았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한다고 하지." 영주는 녀석의 검이 오른 쪽으로 쇄도해 오자, 검의 오른쪽면을 붙이면서 옆으로 쳐냈다. 검의 끝이 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레인의 검이 빠르게 쇄도했다. "윽.." "제법이군. 마도 최강의 전사의 검을 막다니. 하지만." 검으로 레인의 복부를 노리던 영주는 어느새 레인의 발을 맞고 한 쪽 구석에 쓰러지고 있었다. "영주님!" 하인과, 루디의 비명이 밤 하늘을 갈랐다. 그리고, 레인은 서서히 잠들어 있는 파즈에게 다가 갔다. "그만 죽어라." 검은 색 검이 하늘위로 달 빛을 검게 흡수하면서 위로 올라갔다가 서서히 내려 왔다. "!" 검은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루디는 감았던 눈을 뜨자, 파즈의 눈이 떠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빠!" "레인. 날 죽이려고? 미안하지만, 그렇겐 안돼." 레인의 놀람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영주는 피가 흐르는 입가를 닦아냈다. "너...! 어떻게!" "가라. 가지 않으면 네 존재를 소멸 시키리라." 섬뜩한 목소리가 파즈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루디는 점점 무서워 지기 시작했다. "오빠..." "파즈!" 순식간에 검을 들고 올라오는 검군은 검을 들고 파즈의 목에 들이 대고 있는 레인의 모습을 보았다. "저리 치워!" "젠장.. 오늘은 이만 가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검은 황급히 파즈에게 다가갔다. 파즈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검... 어떻게 된거야? 괴물들은?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잖아? 글쎄, 연기도 쉬운 일은 아니야. 안그래? 야... 왜 울어?" 검의 눈에는 눈물이 어리고 있었다. 뭔가 잊은 듯 하지만, 파즈도 정상으로 돌아 왔으니 된거지 뭐. "이 개자식! 나 혼자 어떻게 이기라고!" 휘두르고, 휘두르고. 줄지 않는 적. 애초에, 검탱이 말을 듣는 건데. 감옥에 그냥 있을 껄. 근데, 뭔 소리가 아까 부터 들리는 거야? 밖에 우리편은 없을 텐데? 밖에선 작은 소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뭐냐!" "큰일났어! 병사들이야! 게일코. 어서 도망치자!" 원군이 올 수 있나? 그러나, 난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밖에는, 일련의 병사들이 싸우고 있었다. 그들을 퓨르나드는 잘 알고 있었다. "체렌이다!" 체렌의 병사들은 물론, 나바스 수도의 붉은 달의 기사단이나, 적색의 바람 기사단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북쪽에선 최강이다. "어이! 퓨르나드 아냐? 여기 왜 있지?" 아는 녀석 한놈이 아는 척한다. "헤. 나 살았군." 그래서 인생은, 잘 모르는 거다. 후. 망할 검자식! "망할 검자식!" "왜?" "갑자기 달려 들면 어떻게 해! 놀랐잖아! 그리고, 머린 왜 이모양이지? 왜 갑자기 길어진 거야? 자연의 신비인가, 인체의 신비인가?" 파즈는 깨나자 마자 역시나 썰렁한 농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옆의 루디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걱정했어요. 오빠." "아, 루디! 너 무사한거야!" "덕분인 걸요?" 싱긋 웃는 루디. 음. 귀엽군. 역시 여자애는 웃어야... 하기사, 파즈는 웃어도 귀엽지만. "아래 뭔가 굉장한 소란인데? 그리고, 영주님은 왜 엎어져 계셔?" 레인한테 발로 채였단다. 하여튼, 우리는 황급히 이제서야 생각난 퓨르나드를 구하러 갈 수 있었다. 45-1. 체렌 백작 "늦었어." 잔뜩 열받은 퓨르나드. 왜 저러지? 난 그에게 다가갔다. 뭐, 전후에 내가 얼마간 기억이 없으니까... 굉장히 행복한 꿈을 꾼 거 같은데... 가만, 뭔가...! "퓨르나드도 내 꿈에 나왔었어! 근데.. 아저씨였어." 퓨르나드, 머리에서 김나다. "어...농담이야. 하하하. 무슨 공작같은 거였어. 하하하." 처세술이 늘었군. 나도. "백작이라면 와 계셔." 무슨 꿩잡는 소리? 뭐, 꿩 잡아본 적 없지만. 잡으면, 아마도... 몇달 좋은 데 이써야지? "처음 뵙지요. 아마 고결한 쉬마린 가의 분 이시죠?" 나이가 좀 많아 뵈는 아저씬 조용히 인사했다. 그러나, 대상이 완전히 틀렸다. 검을 보고 이야기 하고 있다니.. "웃기지마. 난 그런 허접한 가문 따윈 몰라." 역시나, 검의 직설법에는... 다시 검에 들어가라고 해야 할라나, 후. "허접하다니! 누구 가문에 먹칠하냐! 얘도 쉬마린 가의 사생아라면서!" 사람은 열받으면, 할 소리 안 할 소리 다 한다. "그래도 난 아니니까." 이봐, 검... 주위 시선도 생각하라고. 난 졸지에, 쉬마린가라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하고, 만나지도 못한 가문의 사생아가 됬다고. 아니지. 무슨 대신 중에 한 사람이 쉬마린 사람이었지? "검. 닥쳐." 확실히 이 말은 효과가 있었다. 이내, 백작이라는 사람의 시선을 내게 집중 했으니까. 헤유. "누구...?" 그러면서 조용히 쉬마린 영주를 바라 보았다. "아, 체렌 백작님. 시간안에 닿아서 다행이군요. 뭐, 이렇게 일이 빨리 터질 줄은 몰랐지만요." 체렌이라고? 혹시, 반 나바스에서 왕으로 미는 사람 아냐? 어찌 보면 라이벌이군. "하하하. 뭐, 그래도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저.. 이분은 그럼 누구십니까?" 체렌은 검을 유심히 바라 보았다. 왜 저런다냐? "예? 아..." 검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하겠지. 사실, 나도 잘 몰라. "왜 날 봐!" 검... 다 묻고 싶은 거야. "검, 너 소개 좀 해 주지. 얘는요, 입이 무지 험하고, 성격 으엑...! 왜 때려!" 검에게 맞고 사는 주인. 폭력 검 물러가라. "아픈 줄 알고 봐 줬더니! 내가 무슨 험하냐!" 험해. 모두의 동의의 시선. "뭐... 아니라면 괜찮지만, 하여튼.. 닮았군요." 뭘 혼자서 결론을 내리는지. 어이, 백작나으리. 뭘 생각하는 거야? "누굴?" 검은 싸늘하게 되물었다. 하긴, 나에게 거역하는 놈은 다 죽음이다 음 하하하. 녀석이잖아. "예전에 수도에 갔을 때, 뵌 적있는 선대 황제 폐하와요. 뭐, 거의 친자식 간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닮았다고... 그야, 선조잖아. 아니지. 난 얼굴도 못 본 황제와? "뭐야. 그 사람이랑 내가 닮아? 웃기는 군. 내가 훨씬 미남이야!" 검은 원래 이런 놈이었다. 쯔. "신경 쓰지 마시고요. 그보다, 괴물은?" "너, 그 꿈 사실이었어." 갑자기... 난 그 생각이 났다. 검보고 내가... 엄마라고 했지, 아마? "꽤액!" 현실을 회피할 능력이 없었다. 난. "나보곤 아빠라고 했지." 이연타, 더블 스트레이트... 죽겄다. "하하하...(삐질 삐질) 내가 열에 들떠서...그만." "다 기억 난다니, 아에 정신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군." 그런 것이었다. 흑. 나, 오늘 변태 되었다. 큭... 체렌 백작도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군. "그러지 말아요! 그래도.. 그래도.. 날 구해 주었다고요! 온 몸을 던져서요!" 이건 확실히 평민 소녀가 할 대사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 만큼 용기가, 아니, 깡이 넘친다고 해야겠지. "아, 그래. 그래. 그럼 잘 있어라." 나는 검에게 질질 끌려 갔다. 쳐자라. 이것이 내가 들은 명령아닌 명령이었다. 근데.. 그 동안 하도 낮잠을 많이 자서 하나도 안 졸려! "좋은 아침." "꿀꿀하고, 더럽고, 찝찝하고, 치사하고, 슬픈 아침이네." 퓨르나드의 인사에 이렇게 응수해 주었다. "뭐야, 어제 일은 물에 보내라고, 난 죽을 뻔 했는 데 뭘." 그건 댁의 사정. 그리고,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잖아! 이건 논점 회피의 오류라고! 알기나 하냐? "그나저나, 그 체렌 백작이 당신이 옹립하고자 하는 사람이죠? 그렇게 똑똑해 보이진 않던데." 퓨르나드 발끈. "틀려! 황제는 지식보다는 따뜻함이야!" 뭐, 나는 클린턴이 났다고 생각하니까. 뭐, 성추문이야 어쨋든, 경제는 일으켜 세웠잖아? 우리 나라에 그런 대통령이 있어봐라. 얼씨구나 였지. 젠장. "그래도. 멍청하면 나라 말아 먹을 텐데요. 설마하니, 신이 도와 줄꺼야 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이야기 할 수 없죠." 그는 잠시 조용해 졌다. 정말이지.. 그렇게 생각했군. "그렇게 멍청한 건 아니잖아. 그리고, 어때, 좋은 분이시지?" 글쎄. 사실 그것도... 좀. "어떻게 원군 지원을 받은 지 며칠 만에 올 수 있죠? 좀 수상한데." "어? 그러고 보니." 잠시 썰렁한 바람이 우리 주위를 휩쓸었다. 결론, 모르겠다. "두뇌 수준이 저랑 비슷한 모양인데요?" "나랑 열살 차이 나는 꼬마에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말을 할려면 제대로 해요. 나보다 열 한살 많은 늙은이." 머리에서 다시 김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 오늘 진기한 거 많이 볼 수 있겠군. 초장 부터, 신나잖아? "어쨋든. 현 황제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고." 글쎄... 그래서 나는 그에게 카드 놀이를 제안했다. "갑자기 무슨 짓이야?" 검은 의아한 듯이 묻고, 이내 사라졌지만.. 뭐. 퓨르나드는 관심가지고 보고 있고, 루디는 역시나 흥미로운 듯이, 그리고, 영주는 시큰둥. 역시나, 이건 우와한 일은 아닌가 보군. "그래. 판돈은 있나?" 있을리가 있나. 그보다, 이 아저씨.. 정말이지. 애랑 하는 데 무슨 판돈이냐 판돈은. 가만.. 전에 거인족이 준... 루비가 있지! "이 보석을 걸죠." 모두의 눈에는 화등잔이 켜졌다. 후후후. 놀랐을 꺼다. 내 주먹만한 루비니까. "이건 대체...! 마령석!" 어이. 어이. 루비. 루비라고. "정말이군. 세상에. 이렇게 큰 마령석은 처음입니다. 게다가.. 이 청량감과 열기는... 확실하군요." 어이. 어이. "비싼 건가요?" 루디는 역시나, 내가 묻고 싶은 걸 묻는 군. 훗. "아, 가격을 매길 수가 없지. 나바스의 황제가 이런 마령석을 겨우 세개 가지고 있으니, 말 다했지." 난, 루비 비슷한 것도 못 봤는데? "왕관과, 지팡이, 그리고 성검에 있지." 난 황급히 성검을 내려다 보았다. 가만... 없는데? 루비라면 작은 게 박혀있지. "저.. 하지만, 그런 거 본 적 없는데요? 분명 대관식에서 왕관을 써....는 것을 보았지만, 그런 보석은." 체렌 백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거기 작은 루비같은 보석이 박혀이잖나? 그게 마령석이지. 작은 거 하나도 거의... 그런데, 자네 대관식에 갔나?" 물론이지. 잠깐... 뭔가 분위기가 ... "예.. 그런데 왜요?" 가서 뭘 봤는지 물어보면 다 알려주지. "나도 초대 받지 못한 곳이다. 어떻게.. .너, 무슨 가문 사람이지?" 나바스 황가요. 거기 대관식 주인공이걸랑요? "에... 쉬마린이라고.." "쉬마린 직계인가? 하지만, 너같은 아이가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는데." 사생아라고 아까 검이 뻥 쳤잖아. "게다가.. 하나도 닮지 않았잖아." 꺽. 파즈 일생 일대 위기!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냐! 검... 너의 사기술이 필요해. 45-2. "그게.. 어머니 외모가 독특한 분이시라서요. 아, 그래. 혹시 유전 법칙 아세요? 부모가 검은 머리면, 저도 검은 머리라고요. 그리고, 어... 왜 그런 얼굴로.. 아! 검!" 벗어났다. 검은 바구니에 뭔가를 담아오고 있었다. "아, 여기 있었군. 파즈. 이거 먹어. 배 안 고파?" 고프지. 아침부터 정신적 충격에 헤메었거든. "저... 보호자 되십니까?" 체렌은 끝까지 내게 궁금한게 있나봐. 그리고, 내가 검의 보호자지. "뭘 물어 보고 싶나?" 어느 상대라도 거침없이 반말! 역시, 오래 산자의 여유라..는 거하곤 틀리지. "별 건 아니고.. 그래. 이 소년의 진정한 정체가 무엇이요? 쉬마린과 나는 각별한 친구 사이지만, 이런 사생아가 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어." 그렇겠지. 애초에 나란 인간이 쉬마린 가 사람이 아니잖아. "알 것 없잖소. 그런 건. 애 체하잖아!" 어이. 검. 아주 주부로 전 업했냐? "그럼. 이만." 왠지 바구니를 들고, 루디의 손을 잡고 사라지는 내 모습은 사악? 설마, 천사의 재래야. "오빠.. 귀족이야?" "아니야." 얘까지. 젠장. 난 어디까지나, 귀족이 아니라, 황제랍니다. "다행이다." 왜 웃지? "왜?" "응, 오빠랑 결혼하고 싶은데, 귀족이라면.. 힘들잖아." 검의 일그러진 표정을 너는 그 때 봤어야 했어. 무섭다. 야. 그러나, 애들을 상대로-겨우 두살 어릴 뿐이지만, 내 나이땐 다 어려 보여. 마.- 희망을 잃게 하면 안되지. "그럼 그럼. 자, 그럼 너도 과일 많이 먹어." 검이 어이 없다는 얼굴로 나를 보긴 했지만, 뭐. 그러고 보니 선대 황제 따지고 보면 평민이랑 결혼 한 거라고. 안중근은 어디까지나, 열사님이지, 귀족이 아니라고. "응. 오빠!" 에구 귀여워라. 후훗. 검도 이렇게 귀여우면 얼마나 좋아. 그럼 애완견 키는 기분이 들겠지? "참, 가서 나 카드 게임 해야되는데." 결국 아침 부터, 마령석 자랑만 했다는. 하지만, 숙명의 대결, 세기의 결전은 결국, 그날 저녁 치루어 지게 되었다. 뭐, 여전히 뭐가 그렇게 궁금한 모양이지만, 아쉽게도, 검이 인상 쓰고 있어서 무산. "자, 그럼 카드를 펼치세요." 선은 백작 나으리셨다. 그는 의기양양한 표정. 음.. .이럴땐 이쑤시개 하나 입에 물고, 훗. 한번 해야...하긴, 여긴 바바리 코트도 없잖아. "좋아. 근데, 넌 마령석을 내 놓았는데... 난 사실 그렇게 대단한 물건은 가지고 있지 않다. 뭐가 좋겠지?" 그건... 음... "이기고 나서 말씀 드릴께요."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그것도 좋겠지. 하긴, 원래 카드란 것은 판돈이 큰 쪽이 이기는 거니까." 그런가? 댁도, 고스톱을 좀 쳐 보라고. 내가 섞는 방법이 많이 이상하냐? 어쩔 수 없다고. 고스톱 섞듯이 섞게 되니까. 에잇. 그리고, 내 카드는 어떠냐면. 뭐, 그럭저럭. 고교생의 카드 실력은 프로급이니까. "좋아. 난 쓰리풀에 원페어. 즉, 풀하우스다." 모두의 시선이 경악에 잠겼다. 어려운 패야. 그러나, 난 더 높지. "로얄 트레이트 마운틴. 뭐, 제가 이겼네요." 모두의 손에서는 식은 땀이 흘렀다. 그리고, 퓨르나드의 조심스런 한 마디. "너, 딜러냐?" 죽인다. 그러나, 내가 살기를 분출하기 전에 이미 검에 의해 날아가고 있었다. 음... 딜러라니, 그런 실례를. 훗. "자, 좋다. 먼저, 내가 너에게 제안하마. 어떠냐? 내가 제안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너가 생각한 것을 말해 보거라." 응? "말씀해 보세요." 그는 방그레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어이, 졌는데 왜 기분이 좋아 보이냐? 당신 바보야? "좋아. 먼저, 한가지는 내 양자가 되는 거다. 난 아들도 없고. 따라서, 내 아들이 되면, 차기 체렌 백작이다." 퓨르나드는 깜짝 놀랐다. 뭐, 퓨르나드 생각에 체렌백작이 왕이 되면.. 난 왕자지? "그거 한가지 인가요?" "아, 아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내 영지의 반을 주겠다. 뭐 너가 전부를 요구해도, 할 말없지만." 잠깐. 뭔가 이상해. 그리고, 이 사람 체제 전복을 꿈꾸는 야심가 아니었어? "또.. 있나요?" "아, 글쎄.. 그 다음은, 내가 가진 거라고는 작위와 돈... 밖엔 없잖니. 너 좋은 생각이 있니?" 이거야.. 원. 난 퓨르나드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벙찐 얼굴이군. 보통 사람이라면, 좋아! 내가 댁의 영지를 몰수 하겠어. 라고 하겠지. 문제는, 나바스 법에 따르면, 영지란, 귀족의 것이기 이전에 황제의 것이지. 황제가 귀족에게 빌려 주는 형태란 거야. 세금도 내고. "별로 솔깃하지 않은데요?" 다시 정적이 감돌았다. 다만, 이유를 아는 검만이 조용히 미소짓고 있고. 뭐. "그리고, 퓨르나드. 어떻게 된거죠? 당신 말이 이 사람 반 나바스 라면서요?" 이번엔, 체렌 백작이 놀랄 차례였다. "응? 무슨 소리지? 난 그런 적 없는데? 개인적으로 퓨르나드를 알긴 하지만. 나바스는 내 조국이다. 그리고, 현재의 정치야 맘에 안들지만, 수도에서 점차 개혁안을 내놓고 있고, 실제로 남쪽은 살기 좋아 졌다고 하던데..." 즉, 퓨르나드 혼자만의 상상? "퓨르나드씨? 누가 뭐가 된다고요? 이건 꼭 다 귀찮아 하는 사람 같잖아요!" 퓨르나드가 어물거리면서 조용히 말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내가 반 나바스인것도 몰랐을껄?" 죽고 싶구나. "조심하세요. 잘 못하면, 반란죄로 즉각 처형이라고요!" "퓨르나드. 나는 그렇게 귀찮은 자리.. 맡고 싶지 않다네. 내 친구였던 쉬마린, 그도 정말 불쌍해 보이던걸?" 어이... 나처럼 놀러 다니는 황제. 아니지, 난 놀러다니는게 아니고, 행방 불명. "좋아요. 뭐, 어찌 되었던 내기는 내기. 앞으로 황제의 명에는 절대 복종. 어때요? 이거라면, 어렵지 않죠?" 체렌 백작은 너무나 일이 쉽다고 생각했는지 의아해 했다. "하지만..." "전, 백작님의 영지나 직위에는 관심없어요. 사실, 그보다 전 더 많다고 할 수 있고,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있으나 마나한 것들엔 관심이 없죠. 그보다는... 그래요, 황제의 명령을 잘 듣는 것도 재미있겠죠." 나는 방긋이 웃었다. 퓨르나드는 언제 크게 때려 줘야 겠군. "이거야 원. 넌 사건 해결의 천재구나." "퓨르나드 씨 보단 낫죠." "난 그가 작위를 때려 치우고 싶어한다는 것도 몰랐어. 한심하군." "괜찮아요. 적어도 그 덕에 제가 나섰잖아요? 그리고 이 곳도 아마 한 삼년 뒤면 살기 좋아지겠죠?" 그는 어느새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너가 황제 였다면 좋았겠구나. 식견도 있고, 영리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 이미 황제여. "어이!" 검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다. 또 무슨 일이 있는 게로군. "가 보자구요." "그러지." 그리고 희미하게, 퓨르나드가 중얼거리는 소릴 들을 수 있었다. "널, 황제로 앉혀주마." 웃기지 말라고...하핫. 45-3. "무슨 일이야 검? 할일 없이 부른 거라면 죽도록 패주지. 후훗." 검은 잠시 손가락으로 먼 곳을 가리켰다. 그 곳에선 한 이십여명 정도가 이곳을 향해 오고 있었다. "마차도 있네." "그래. 정찰단으로 보이는데, 여긴 무슨 일이지? 설마, 여기에 반란이 일어나거나 한 것도 아니고 말야." 그렇지. 흠. 가만,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인데. 설마, 설마! 렉! "렉이잖아! 벌써 온 건가? 겨우 일주일 밖엔 안 됬는데!" 그렇지. 내가 렉에게 전해 달라고 한 것도 못 전해 졌을 꺼 아냐! 잠깐... 근데, 저 사람 어디서 본 듯. "검, 너 누구 같지 않냐? 저기 저 음침한 사람말야." 검은 이초간 고민했다. "케자로. 맞지?" 그려. 근데, 검 말에 따르면 분명히 수도 쪽에 있어야 하는 거 아냐? "가보자. 일단, 입을 막아야지." 검이 의아한 듯이 나를 바라 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르지만, 듣고 싶지 않다. "케자로!" 나와 검은 재빨리 눈밭을 헤치고, 뛰쳐 나갔다. 당연히 그들 일행이 정문에 들어오기 전에 만날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마차도 꽤나 고급스럽잖아? 흠. "전하!" 갑자기 기사인듯 보이는 사람들 긴장과 동시에, 렉의 어이 없는 얼굴. 음... 내 편지에 그렇게 나에 대한 건 비밀이라고 했건만. 나의 째려봄을 느낀 케자로는 이내 말을 수정했다. "전하를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파즈님. 무사하셨군요." 그래야지. 가만, 이지리스는 안 보이잖아? "저, 케자로. 이지리스는?" "예. 뒤의 후발대로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케자로는 조용히 아주 나직하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와 주셨군요. 전... 저희를 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어이! 완전히 오해성 백프로 발언이잖아! 그리고, 렉의 얼굴을 봐! 세상에, 어쩌면 좋아! "너... 대단한 놈이었구나." 그렇지. 음.. 케자로의 인상이 한층 더 구겨지긴 했지만, 뭐. "좋아. 그럼 가자. 일은 대충 해결 됬지만, 아무래도 수도로 돌아가야 하니까. 그리고, 나와 검 뿐이라면, 역시 안심이 안 되잖아." 케자로는 여전히 음침하게 걸어갔다. 잠시 뒤에 이지리스가 왔고, 우린 성으로 완전히 들어갈 수 있었다. "근데, 세인 푸르체트 경께서는 왜 오신건지요?" 그렇다. 바로 이 사람. 날 보고 정원사라고 생각했잖아! "뭐, 전 나름대로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오고 보니 별 일은 없군요." 그럼 있길 바랬냐! 그리고 왜 실실 웃고 그래! "그래... 뭐. 참, 수도는 어떻게 됬지?" "예. 별 일 없습니다. 트라이너와 화평 조약을 맺었죠. 그리고, 수도보다도, 트라이너가 문제입니다." 왜 문제가 생기는 데? 전쟁도 잘 끝났잖아? "뭔데?" 케자로는 조용하고 나지막한 어조로 말했다. "마물이 침공하고 있습니다. 여지까지는 마도에서 나온 적이 없었는데, 많은 수의 괴물들이 매우 규칙적으로 달려 들고 있습니다." 그런... "그렇다면, 앞으론 어떻게 되는 거지?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잖아?" "예. 그래서 황급히 수도로 가시자는 겁니다. 트라이너와 전세계 규모의 작전을 세워야 하니까요. 뭐, 대한민국과는 이미 긴밀한 협조중입니다." 음. 그랬어? 가만, 근데 트라이너랑 하면 되지. 왜 내가 갈때까지 기다리니? "이상한데? 그렇게 급하면 얼른 도와줘야 하는 거 아냐? 왜 내가 상관있어?" 잠시의 공백이 있고, 이지리스가 웃으면서 말했다. "트라이너의 새 국왕이랑 파즈님이랑 잘 아는 사이시잖아요." 누구? 트라이너에 나 아는 사람 없는데? "아, 왜. 아젠기사단장이라고." 꾸엑! 난 에이즈는 싫어! 설마, 국가간 협약에 따라 날 팔아버린다든지... 웃. 싫어. "나도 별로 내키진 않지만, 파즈. 가야 겠다." 아... 이곳도 뭐, 그런데로 살기는 좋아졌지. 그래도 아쉬운데... "저. 세인 푸르체트님이 와 계신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방문이 열리면서 체렌백작과 이곳 영주가 들어왔다. 뭐, 불편하군. "아, 처음 뵙겠습니다. 전, 세인 푸르체트입니다." 세인은 영족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위는 없다. 뭐, 웬만한 백작보다는 높지만 말야. 오죽하면, 황녀의 약혼자일까? "예. 황녀님의 약혼자 되시는 분을 보게 되다니 영광이군요." 갑자기 세인이 웃으면서 날 힐끔 바라보고 이야기 했다. "그것도 전하의 허락이 떨어져야 하는 일이지요. 뭐, 아직 확정된 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보다, 폐가 많았군요. 여기 이분 데려가야 합니다." 중앙 당국의 협조 요청을 거절하면 죽어라는 뜻이지. "예? 파즈는 무슨 귀족인가요? 사실 신분을 밝히려 들지 않으려 해서요." 세인 당황. "아... 그게. 아, 정원사입니다. 하하하.. 전하의 총애를 입고 있죠. 그렇죠?" 삐직 삐직. 저 자식은 날 끝까지 정원사로 모는 군. "그렇지요. 이렇게 정체가 탄로 나다니 허무하군요. 하하하." 나도 맞장구 쳐 주었다. "그래요...? 겨우 정원사로는 안 보이는 데... 뭐, 준비하지요. 당장 수도를 향해서 가면 보름이 걸리니까요. 렉과는 중간에서 만나서 급히 오셨다고요? 렉. 어차피 보고서를 올려야 하니까, 그대가 수행원으로 같이 갑시다." 지금 저 영주가 뭐라 했어? "예? 하지만..." "나도 갈 꺼니까. 체렌 백작. 당분간 제 영지도 보살펴 주시겠습니까? 아니지. 그대도 같이 가시겠습니까? 국가가 위기에 처했는데, 모른 척 할 수 야 없죠." 어이... 어이. 이건 아냐. 내가 원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좋겠어. 사람이 많을 수록 좋은 거니까. 그럼 그렇게 하지." 검! 너마저! 노...우! "저도... 가면 안될까요?" 퓨르나드씨도 일어섰다. 어이. 다 가서 뭐 할래? "맘대로 해." 하나나 둘이나 어차피 한가지. 세인을 잠시 노려보다가 우리는 하루 자고 출발하기로 합의 했다. 그나저나.. 영 껄끄러운 인물인데, 아젠의 기사단장. 이제는 왕이라고? 에휴. "어이, 자냐?" 검탱아. 넌 안자도 되지만, 난 엄연히 사람이라고! "그래. 잘 자고 있다." "흥. 그래? 자는 사람이 말하냐? 그나저나, 괴물이라니. 큰일이잖아? 뭐, 이 초천재 검께서 나서주신다면야, 다 해결되겠지." 잘났다. 이 초천재 검님. "알아서 하라고. 그럼 할터 일행은 아직도 대한 민국에서 싸우고 있는 건가? 에휴휴. 거기 믿을 놈은 하나도 없는데. 그럼 중앙의 전력은 완전히 비어 있는 거 아냐?" 검이 혀를 찼다. 어이, 날 그렇게 깔보는 듯한 어조로 보지 말라고! "너 바보냐? 원정군에 전 군이 동원되게. 그리고, 나바스는 땅이 넓고 인구가 많아서 병사들도 많다고. 실업 해결엔 군사를 많이 모집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 이봐, 이봐. 너무 하잖아! "하여튼, 넌 쓸데 없는 고민할 필요 없어. 뭐, 나 하나도 일당 백 아냐? 후후후." 잘났다. 잘났어. 이거야 원. 가만, 그 꿈. "근데, 검. 이상한 꿈을 꿨는데... 음. 뭐라고 할 말이 뚜렷히 떠오르지 않아." "그런 걸 보고 치매라고 하지." 윽....갑자기 몸을 돌리는데, 긴머리가 휘감겨 왔다. 으. 거추장 스러워. 세인은 아까 가발썼냐고 물어 봤지? 역시, 내일은 잘라야지. 46-1. 황제 전하 "거기 머리를 싹둑 잘라 줘." "싫어요!" 어이, 이지리스. 그럼 누가 자르리? 기본적으로 검은 내 몸에 위해를 가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피하잖아! 그리고 케자로는... 자르다 내가 뒤를 돌아보면 심장마비로 죽을 위험이 있고. "명령이야. 어서 잘라." "하지만. 너무 길고 이쁘잖아요? 그리고 머리결도 좋은데요. 뭐." 야, 국가적인 낭비야! 비누로 매일 문댄다고 생각해봐. 물 먹이는 것만 해도 들통으로 따라야고, 한 번 감으려면 여럿 동원 되야 한다고! "지금 빨리 짤라!" 울며 겨자먹기...로 이지리스는 훌쩍이면서 짤랐다. 불쌍한 놈. "다 됬어요. 엉?" 갑자기, 마른 하늘, 약간 눈발이 날리는 이날, 다시 그 거대한 빛의 기둥이 하늘에서 내려 왔다. 이봐!!!! "머리가 다시 길어 졌어요." "무슨 일이야!" 검이 후다닥 뛰어 들어 왔다. 그리고 보았다. 아래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과, 다시 길어진 머리를... "굉장하군. 저주야. 야, 머리짜르지 마라. 머리카락을 어디다 쓰니?" 쓸데 있어. 물론, 뱁새가 어찌 황새의 높은 뜻을 알까만은. "가발 공장을 차려야 겠군. 어휴휴..." 왠지, 이 뜻모를 기괴한 현상이 나는 전혀! 반갑지 않어. 불길해. 나 혹시 정말 저주 받았나? "자, 그럼 가 볼까?" 넓은 눈밭에 나는 마차에 세인과 둘이 타고.. 윽. 우리는 수도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세상에. 말로 십 오일 정도라니. 엄청나게 먼 거리군. 근데, 가만, 이지리스랑, 케자로는 수도 근처에 도착했는데, 왜 나만! 이런 곳에!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으십니까? 좀 춥군요. 거기 모피를 더 끌어 덮으십시요." 세인은 보기에도 상당히 귀족 답단 말야. 뭐, 하지만, 그래도 내 동생 신랑감으로 는 어림 없어! "응. 괜찮아. 참, 세인은 어떻게 자랐어?" 굳이 풀이 하자면, 어떻게 자랐길래 그렇게 우와한거야! 난 환경 결정론 주의자라 말이지. 흠. 멋져. 멋져. "무슨 말씀이신지... 제 가족이라면, 어렸을 적 돌아가셨습니다." 헉! 결손가족! 가만, 내 얇팍한 사회학적 지식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랬어? 미안. 물어보는 게 아니었지?" 그러나, 황제는 뻔데기적 습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나도 안 미안해 보여야 하는 것이다. "아닙니다. 전하. 하도 오래 전의 일이라 사실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머리는 어떻게 된 겁니까?" 모르지. 혹시 뱀파이어가 된 거 아냐? 그들은 죽을 때 모습 그대로... 소름 끼치는 군. 관두자.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어." "그리고, 저 붉은 장발의 사내는 대체 누구 입니까?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이봐, 검이잖아. 아, 세인은 본 적 없었지? 이거 큰일이군. 검보고 다시 들어가라고 할 수 없잖아? "그건...몰라도 되는 일이야." 그의 안색은 노골적으로 일그러졌지만. 뭐. 지가 무슨 힘있어? 그리고, 어디서 감히 황제에게 묻다니. 훙. "파즈. 거기 있냐? 좋겠다. 넌. 이런 좋은데 들어가 있고. 아유 추워." 퓨르나드. 걱정말라고, 곧 있으면 더워 지기 시작할테니까. "그나저나, 퓨르나드 씬 괜찮아요? 어쨌든 명색이 반 나바스의 수장이잖아요. 더군다나, 지금은 수도로 가고 있다고요. 여기 있는 사람의 대다수는 귀족이고, 어쩔 생각이죠?" 퓨르나드는 나를 바라보고 싱긋 웃었다. "모르지." 어이, 역시 대책 없는 지는 알고 있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안드냐? 좀 너무 하다고. "가서 살아남을 확률은 몇 프로죠?" 퓨르나드는 그의 눈동자를 반짝거리면서 빛내고 조용히 웃었다. 잠시 재수 없는 웃음을 짓던 그는 아무 대답하지 않고 밖을 내다 보았다. 모두들 야영 준비 중이었다. "서서히, 시작할 때가 되었는가?" 무슨 뜬금없이. 밥 짓는 거 안 보이시는 지? 난 아주 잘 보인다고, 더불어 내 위장도 돌아가고 있어. "파즈라고 했나?" 퓨르나드는 나를 바라보고 싱긋 웃었다. "네. 뭘 새삼스럽게... 욱!" 입가에 괴상한 천이 대어 졌다. 소리도 못지르고. 젠장. 역시 녹녹한 위인은 아니라는 말이지. "자, 그럼 가 볼까?" 이사람, 뭘 믿고 이러는 거냐? 주변에는 좌악 병사들이 깔려 있는데. 큰일이다. "우..윽." 그는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조명탄은 아니겠고. 어라라! 저거! 처음보는 건데? 일단, 원반 모양을 했고, 이상한 글자들이 잔뜩 새겨져 있었다. 뭐에 쓰는 거람. "자, 아깝지만, 난 저 많은 사람을 뚫고 갈 자신이 없거든." 이봐... 이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죽을려면 너 혼자 죽어! 퓨르나드는 갑자기 그 원반을 던졌다. 당연히 멀리 날아가서 마차 벽에 부딪혀야 했겠지만, 신기하게도, 그 원반은 바로 앞에서 멈춰서 서 있었다. 세상에. "공간의 문이여 열려라." 젠장. 마법 도구였다는! 사람들은 그제서야, 이상한 소리를 듣고 뛰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늦었지. 뭐. "가자!" "웁..." 검도 놓고 가면 안된다고! 하지만, 이렇게 나는 그와 어두 컴컴한 문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기억을 잃었다. "야, 이젠 일어날 때도 된 거 아냐? 그리고, 이런 애의 어디가 대장이 되기에 적당하다는 거야?" 낯선 목소리가 들려 왔다. 일어나기 싫다. 따뜻한 방안의 침대가 너무 좋았다. 이불은 까칠 했지만. 쳇. 지금의 상황을 내 명석한 머리로 생각하면. 나, 납치당한 거야. 틀림없어. "하지만, 식견도 있고, 똑똑하기도 하더군. 그리고, 자네가 내 결정에 왈가 불가 할줄은 몰랐는 데?" 좀 더 들어 볼까나? "쳇. 어쨋든 난 반대야. 아직 자기가 무슨 소리 하는지도 모르는 애한테 내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체렌 쪽이 낫다고." "미안하지만, 그는 아예 그럴 생각이 없어." 퓨르나드 목소리네. 나쁜 놈. 감히 황제 납치를 감행하다니. 사형! "너무 그러지들 말게. 퓨르나드. 자네도 성급했어. 이 아이... 아무리 봐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러 퍼졌다. 뉘신지? "이미르. 난 싫어. 언제까지 이렇게 방향도 없이 허둥대야 하는 거지? 그리고, 너도, 죽을 뻔 했잖아! 황제는 허수 아비야! 사악한 대신에 의해 휘둘리고 있어." 그 사악한 영주들의 회의 때마다의 곤혼 스러운 표정은 그럼, 내 착각인가? 좀 있으면, 사린은 뿔이 두개 달린 악마라는 말도 나오겠군. "그리고, 사린 로힌넨이라는 자는 마왕의 부하라더군." 차라리 바키가 부하라면 이해하겠어. 쯔. 하긴 여긴 북쪽이고, 회의 내용에도 거의 안 나온 걸 보면... 흠. "이제 깨워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퓨르나드는 무식하게 내 머리를 쥐어 박았다. "일어나 임마. 언제까지 잘 셈이야?" 포에버 엔드 이터니티. "우.. 그렇다고 때리면 어떻게 해요! 그리고, 왜 날 납치했어요!" "그야, 널 황제로 만들어주게. 너라면, 그 폐해를 잘 아니까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좋아. 이렇게 되면, 내 신상을 돌 볼 이유가 없지. 나도 이젠 막 나간다! "사실 전 그런 거 하나도 탐나지 않아요! 왠 줄 아세요!" 소리지르기. 윽박지르기. 눈 부릅뜨기. "왜? 시켜 준다는 데 그냥 하지 그래?" 퓨르나드 이 바보! 그야, 내가 다 가지고 있는 데 뭘 더 욕심내! "전 다 필요없어요. 사실, 전 황제거든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음... 말해 놓고 보니, 큰일이군. 검도 없지, 믿을 만한 아군 하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닭들도 아니고. 나는 오늘 반 나바스 수장의 손에 의해 화려하게 죽겠구나. 46-2. "너..." 그리고 날아온 어퍼컷... 맞아 본 사람은 안다. "사람이 왜 이리 폭력적이에요! 뻑하면 때리고! 우씨!" "꼬마는 말 장난 하는 거 아냐! 닥치고 가서 좀 더 쉬라고! 몸에서 열 나잖아!" 그러고 보니, 좀 열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그 전에 뭐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 아, 배낭도 없지. 잉. "밥 줘요." 시선이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 식전에 도망친거잖아요! 애를 납치해 왔으면, 납치범 답게...윽." 목이 졸리고 있었다. "자! 오늘은 굶어!" 차라리, 노예시장에서 있던 때가 낫군. 그나마 밥이라도 줬잖아? 이게 무슨 신세람. 에잉. "재미있군. 귀족 같지는 않던데... 묘하게 고급스럽단 말야? 하지만, 말하는 거나, 움직이는 건 평민보다 더하고. 대체 신분이 뭐지?" 퓨르나드는 이미르의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했다. "쉬마린가의 사생아라고 하더군. 하지만, 가짜란 게 밝혀졌어. 황제의 총애를 받던 정원사라고 하던데?" 이미르는 잠시 굵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역시 그 소문이 사실인가? 황제가 변태라는... 호모라는 둥."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퓨르나드 였다. "하지만, 저 아이. 민정과도 알고 있는 사이던데? 지금이야, 그녀가 어디 갔는 줄 모르니까... 어찌 보면 둘은 좀 닮지 않았어?" 그렇지. 확실히.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파즈는 확실히 대단하 녀석이다. 그렇다면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황궁이 괴물에 의해 비어 있는 이때, 성을 치는 거다!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그리고 퓨르나드는 조용히 회의를 시작했다. "우윽.. 속 쓰려. 배고파 죽겠다!" 혼자 발광한지 한시간 째. 아무도 오고 있지 않다. 젠장. 아, 맞아, 테트리스 게임기 가져 왔었지? 후후후. "앗싸! 오로로! 오!" 한참을 신나게 삐리릭 소리가 들리도록 테트리스를 하고 있었다. 난 천재야. 이 건전지 내 기억으로는 분명히 삼개월 가지? 후후후. 좋았어! 파샤샤! "무슨 소리지?" 허거걱! 죽었다! 벌써 11판째인데... 어쩌지? "헛걸 들으신 거에요. 하하하. 그렇죠?" 방글 방글. 웃는 얼굴에 침뱉으랴. "그, 연두색의 물체는 뭐지? 마법도구인가?" 음... 보여줘야 할 이유는 없지만, 안 그러면 의심하겠지? 자, 봐라. 봐. 보고 넘어가지나 마. "이것은 게임을 하는 도구에요. 게임이론.. 아니지, 하여튼! 재미있는 거에요." 조용.. 그는 이리 저리 조물락 거렸다. 그러다 실수해서 시작 버튼을 눌렀다. 재미있는 소리가 들리는 군. "으악! 뭐지!" 뭐라고 한담. 사실대로 말해봐야, 역시나 미친 놈 취급일 께 뻔하잖아? "이건요, 고대 시대의 무의미한 일상을 달래기 위해 나온 기계에요. 어때요?" 그는 한동안 감탄하고 있었다. "놀라워. 놀라워. 나도 기계는 꽤 봤지만... 대단해. 역시 고대 문명은 대단 하군." 크크크... 한 천년 뒤 쯤이면 이렇게 될테니 염려 말라고요. 아니지. 그러고 보면 검이 살던 시대도 지금과 그리 많이 다르지 않다고 했잖아. 그럼 이런 거 볼 일 없겠군. "헤헷. 참, 정말 밥 안 주실 거에요?" "아, 걱정마. 주지. 아까는 너가 너무 안되보여서 말야. 사실, 그 공간 이동을 하고 나면 멀미가 나거든." 나야 기절 했으니... 멀미고 자시고, 귀세고리관이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일어난 일이지. 훔. "괜찮으니까 줘요. 네?" "그래. 하긴 너한테 인사시켜야 할 사람도 있고. 지금이야 다들 반대하지만, 얼마 지나면 내뜻을 알거다." 하나도 안 반갑지만. 일단은 반가운 척 해야 겠지? "만나 뵈서 반갑습니다. 파즈에요." "난 이미르다." 헉! 이럴 수가. 얼굴에 난 기다란 상처는 마치...! 조직 같지 않은가? 그리고, 저 험상굳은 눈매. 하지만, 목소리는 멋지다. 혹시 성우로의 진로를 생각해 보신 적은 없으신지. 아쉽군. "아, 예. 앞으로 팔지만 말아주세요." "팔다니?" 아, 또 그 이야길 해야 하나. 이천원에 팔렸다고. "저, 노예시장에 이천에 팔린적이 있거든요. 뭐, 한심했죠. 한심하게 납치당해서, 간신히 살긴 했지만, 뭐." 이미르는 조용히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 서서히 입을 뗐다. "하긴, 검은 머리가 흔하지 않으니. 그래, 평민인가?" 내가 어딜 봐서 귀족으로 보여! "예. 전 사실 평등 예찬론자 이거든요. 그리고, 우습지 않나요? 사람은 다 귀족과 평민의 차이로 태어난 게 아닌데. 그리고, 평민도 반란이나, 나라 하나 세우면 왕 아닌가요? 우습지요." 이미르의 눈 썹이 잠시 씰룩였다. "넌, 그럼 귀족이나 왕족도 처음에는 다 같다. 이거냐?" "아뇨. 처음과 끝이 같아요. 죽으면 다 같이 뭍히는데. 안 그래요? 진정으로 왕이 되려면, 덕망과, 학식, 뛰어난 인품을 골고루 갖춰야 하겠죠." 물론, 나에게 해당되는 건 하나도! 없다. 흑. "...특이하군. 듣던 중 가장. 그래 어쩌면 네 말대로 인지도 모른다." 이미르는 그리고 묵묵히 밥만 퍼 먹었다. 어이, 체하겠어? "거봐, 이미르. 재목이잖아?" "너무 어려. 적어도 이십대라면 생각해 봤겠지만." 이봐, 누가 지금 황제 시켜달래니? 그리고, 그런 이야기 들어 본 적 없어! 자기가 다스리는 나라에 쿠테타로 자기가 황제가 되려 한다니. "참, 저는 그리고 쿠테타에 의한 정권은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박정희 대통령은 좋지만, 역시 쿠테타는 나쁜 거라고. 고로, 댁들이 하려는 무력 찬탈은 좋지 않다는 거지. "그래? 하지만, 네게 선택권은 없어. 그냥 이대로 있는 게 좋을 것이다." 어이, 어이. 곧 케자로와, 모두가 날 구하러 올 텐데? 그 때가서 황제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난 모른다. "그럼 단기간에 끝내는 것이 좋겠지. 체렌과, 쉬마린의 영지가 지금 비었으니, 그 쪽을 벗어나면 금방 수도야. 서두르는 게 좋겠지." 그려. 난 아주 죽거나 말거나 상관 없다고 그들이 생각할 거 같은가 보지? "저...기.." "자, 가자." "음." 이미르와 퓨르나드는 휘리릭 밖으로 나가 버렸다. 으... 이젠 눈이라면 지겹다고. 도대체가. "자, 그럼 오늘 출발이다!" "와! 아!" 다들 좋은 가 보네? 왠만하면 난 내비 두라고. 심란하잖아. "자, 가자." 말이 내 앞에 떡 하니 서 있었다. 어이, 말. 내 말이 들리나? "뭐 해? 안 타고. 자꾸 그러면 거꾸로 달아준다?" "아뇨. 전 적어도 말과의 친화를..." 그는 나를 번쩍 올려서 말 위에 올려 놓았다. 으... 애 취급하다니. "가자!" 말이 눈을 차고 이른바 반란군.. 문제는 반란군의 수장이 나라는 것인데. 이거 곤란한 상황이 되었구만. 공간의 마법이 펼쳐지고, 순식간에 검군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문을 열자 당혹함을 느꼈다. 폐하가... 폐하가! "폐하가! 푸르체트 경! 폐하께서 사라지셨습니다! 그 녀석이 납치해 간 거야!" 마차 구석에는 성검이 웅 소리를 내면서 구석에 쳐 박혀 있었다. 반란군이 그가 황제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거라면,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46-3. "무슨 소리요? 폐하라니?" "맞습니다. 파즈가 사라진 일로 이렇게 갑자기 선회해서 구하겠다니. 당신이 아무리 그 유명한 세인 푸르체트라도, 일의 우선 순위도 구분 못하시요?" 체렌은 날카롭게 지적했다. 문제는, 황제인 걸 모른다는 거지. "그분은 황제 폐하십니다. 저흰 마법으로 이곳으로 오게 되신 황제 전하를 구하러 파견 된 사람입니다. 안 그렇다면, 제가 여기에 올 이유가 있겠습니까?" 세인의 냉정한 목소리가 울리고, 잠시 침묵에 잠겼다. "그..그렇다면...!!!" "한시가 급합니다. 그들이 갈만한 곳으로 빨리 가야 합니다." "이지리스는 수도에 알려. 아마, 그곳과 교섭가능성이 있다." "예." 케자로와 일행은 재빨리 병사들을 추적에 맞게 재편했다. 아무래도 중장병은 사람을 찾는 데야 도움이 되질 않는다. "전하를...지키겠다고 명심했건만." 손으로 눈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케자로는 그날의 맹세를 떠올렸다. 전하가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을 때. "전하, 꼭 지켜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잠시만 참아주십시요!" 눈은 어느새 함박눈으로 내리고 있었다. "날을 잘못 잡은 거야. 왜 하필. 아이 추워. 저기 이미르. 너무 춥지 않아요? 제가 살던 데는 이렇게 추운 데는 없었는데. 이거 완전히 동사 하겠다구요." "아, 그래?" 그리고 다시 침묵. 사실, 불길한 예감이긴 한데, 내 머리에서 열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불안하고 기분나쁜 예감은 다 맞는 법. 걱정된다. 이건 틀림없이 감기기운이야. 무리한 말타기에, 추운 눈. 우산도 없이 다 맞아 한다니. "아, 그래가 아니라. 어떻게 안될까요? 음... 따뜻한 먹을 거라든지." 호빵생각이 간절하다고. "아, 그래? 미안하지만, 빨리 서둘러야 수도에 빨리 도착한다." 으엑... 난 됬다고. 황제 얼어 죽다. 이 얼마나 꼴불견인 사건인가. 흑. 흑. "하긴, 굶어죽는 것보단 낫지."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다 안 힘드나? 나, 좀 더 열심히 국민 복지를 위해 뛸 터이니... 참아 줘. "으.. 에취!" 결국. 제채기 까지. 엉? 이미르, 뚫어지게 쳐다보지마세요. 지금 어지러워서... 제정신이 아니라고. "너... 감기 걸리겠다." 이미 걸렸다. 그리고 난 눈앞이 두개로 보이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얼어 죽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군. "다음 마을은 루스다! 힘내라! 그곳에서 쉰다!" 다행인가, 조금은. 그런데, 이 인원이 다 간다고? 이미르가 내 어깨를 잡았다. 치울 힘도 없다. "너와 난 마을 안으로 가서 쉰다. 거기 가면 의사는 있을 테니까. 그나저나, 귀는 안시렵겠군. 머리가 길어서." 내가 제정신이면... 날려 줬겠지만, 아에 머리가 안돌아 간다고. 그리고..응.. 졸린다. 누가 짖나? "흐....흑.." 아주 괴로웠다. 온 몸을 열투성이에, 에..또. 음, 머리도 아파. 그럼에도 이런 생각을 주절 주절 하는 걸 보면, 대단한 정신력! 이미르는 날 마을 안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기분 나쁘지만, 꼭 안겨서. 우엑... 남자한테 안기다니. "의사! 의사가 있나! 환자다!" 이미르가 말하자 한 사내가 지나가다 이 마을엔 의사가 없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음.. 겁나게 작은 마을이군. "뜨거운 물 좀 주십시요." 곧이어 내 머리 위에 뜨거운 수건이 올려졌다. 이봐, 보통은 몸은 덥게, 머리는 차갑게 해 줘야 빨리 좋아지는 데... 응? 이런 작은 마을에 검을 차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의외인데? "저...저기..." 윽, 손 드는 것도 고문이군. 하여간, 이미르는 내 손짓을 보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반쯤, 한 사람의 얼굴이 들어왔다. 아는 사람이었다. 세상에. "설마... 영민?" 젠장! 오늘은 억세게 재수 없는 날이다. 납치 당하고, 것도 모자라 내가 황제로 있는 나바스에 대항하는 세력의 황제 후보가 되어야 했으며, 것도 모자라서 감기까지. 젠장. 그리고 하일라이트로 트라이너 앉아 있어야 한다던 그 아젠의 기사단장이 아냐!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아니, 어디 아픈 건가? 실종 되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어디 보자." 그가 싫어하는, 하지만 아파서 표정 표현이 불가능한 나에게 다가 왔다. 그리고 이미르가 막아섰다. "누군지 모르지만, 저리 비키시지." 어이, 상대는 트라이너의 왕. 더불어 아젠기사단장. 검술은 거의 지상 최고라고 하던데... "응? 혹시... 납치 된건가?" 딩동댕. 문제는 그리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군. 뭔가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자, 뒤에 있던 기사들도 잔뜩 긴장하면서 모두 일어났다. 어이, 이미르. 곤란하다고. "한 패인가...?" 틀렸어. 부하야. 윽. 이럴 때 나는 뻐름적 거리는 일밖엔 못한다니. 불쌍타. "납치한 거라면, 넌 오늘 살아돌아갈 생각을 하지마라." 살기가 확 품어져 올랐다. 무섭습니다, 형님. 살려 줘요. "바라는 바다." 뭘, 대사는 분명 멋있지만.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연관이 없잖아? 살아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바라는 바야? 아니면, 그런 생각은 안하는 거라는 거야? 이거야 원. 나도 잘 모르겠군. "간다!" 입 열 힘도 없다. 마. 그나저나, 배고파! 배고프단 말이다. 그러나, 입에서 삐져 나오는 말은 한심했다. "프..." 슬프다. 정말이지. 먼저 1대 5라는 상황이 전개 되었다. 원앤원도 힘들 꺼 같은데. 흠. "간다!" 파이트, 레디 고! 어디서 들려오는 듯한 스트리터 파이터의 노래에 맞추어 둘은 열심히 싸우기 시작했다. 먼저, 트라이너 왕의 검이 날아오자, 이미르는 잠시 짧은 경악성을 외치고 뒤로 튕겨졌다. 그리고, 연기 내뿜고 도주... 이미르는 정말이지 허무하게 끝났다. 이런 사람이었나? 순식간에 연막탄을 뿌리고 도주...했다. 이봐, 난 어쩌고? "제법이군. 마법사 였던거 같은데? 우리 쪽에 마법사가 있기를 다행이야." "예. 제가 이분의 상태를 보겠습니다." "아, 그러게." 차라리... 퓨르나드랑 같이 왔으면 괜찮았잖아? 에잇. 저런 녀석 옆에 있긴 싫단 말야. "근데, 이분은 누구십니까? 아는 분이십니까?" "아, 좀. 에전에 내..." 왜 말을 흐려! 그리고 오해성 얼굴 붉힘은 하지마! 모두 꾸리한 시선으로 날 보잖아! "죄수였거든요." 아주 괴상한 목소리가 목에서 났다. 목은 더더욱 아팠다. 황급히 기사 한 사람이 말했다. "아, 말하지 마십시요. 목이 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지만, 앉아서 바보 되긴 더 싫다고! 싫어! 검! 도와줘! 가만, 그 때는 민정이가 나타나서 구해 줬지? 오늘은 어떻게 안되나? "그래. 오늘은 여기서 쉬고... 응? 무슨 소리가..." 한 기사가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윽. 찬바람이 몸에 사무치는 구나. "무슨 일이냐!" "큰일났습니다. 바깥에 병사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반란 병인 듯 합니다!" "그...녀석이군." 그려. 그렇다니까. 내가 걱정하는 게 이거 였다고. 그냥 날 넘기지 그래? "좋아. 도주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사람은 넘겨 줄 수 없다. 모두, 알았나?" "예." 이게 아닌데...뭔가 절실히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고 있지만, 애써 부정해 보는 나였다. 아파서 죽겄는데, 뭔가.. 꼬이고 있군. 누가 나 좀 살려줘. 47-1. 어이없는 반란 "완전히 포위 됬습니다. 전하. 저들은 지금 이분의 신병 양도를 요구 하고 있습니다." 기사 한명이 매우 똑같은 어조로 중얼거렸다. 어이, 그럼 나를 넘겨! 뭘 망설이지? 이러는 동안에도 당신의 경쟁자는 공부하고!!! 이게 아니지... "우습군. 겨우 오합지졸 반란군이. 어리석어. 할 수 없군. 아젠의 힘을 보여주자. 모두는 전투 준비를 하도록!" 이봐! 말려야 되는 거 맞지? 좋아! "저...트라이너의 국왕전하. 죄송하지만." "자, 각기 전투위치로!" 겨우 다섯가지고 싸운다니. 이봐, 그리고 난 내 말 씹히는 거 별로 안 좋아 한다고! "제 말 좀 들어요!" 역시, 우리 나라는 목소리 큰 사람이 짱이다. 훗. "무슨 일이지?" 잊고 있었다. 이사람 전직 냉장고였어.. 으.. 이렇게 째려 보다니. 이젠 왕이라는 감투까지 써서 한층 박력있군. 나? 황제지만. 사실 가짜! "만약 싸운다면 이쪽도 피해가 난다고요. 그리고 저들도 절 죽이려는 거 아니니까, 안심하고 넘기시라고요. 네? 콜록. 콜록." 목 아파! 괜히 소리 질렀어. 냉장고는 엄한 눈길로 나를 응시하더니 곧 부하에게 뭐라 뭐라 했다. 그리고 왠 약탕기? "이게 뭐에요?" "아, 이거 먹고 푹 자라고." 원래 권력자는 남들 이야기 잘 안듣는 거야? 꺼이 꺼이. "옵니다!" 협상 하기도 전에.. 흑. 곧 대략 오십여명이 마을로 들어오는 거 같았다. 뭐야, 이걸로 무슨 반란을 한다고 했는지. 쯧. "좋아. 처리해!" 머리야... 뒷골 땡겨. 역시 감기는... 하긴 요즘 계속 뭐가 뭔지 모를 일들만 있었으니. 강행군 하기도 했고. "파즈! 조금만 참아라!" 퓨르나드의 목소리가 멀리서 아련히 들려왔다. 그리고 난 잠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깨었을 땐, 역시나, 아젠기사단이 이기고 있었다. "건방진 놈들. 감히 아젠의 이름을 듣고도 물러서지 않다니. 배짱만은 반란해도 되겠어." "어서... 그 아이를 내 놔!" "훗. 미안하지만, 이 사람은 내 노예라서말야." 어이, 어이. 잠시 깨보니 무슨 헛소리를 지어내는 거야! "뭐...라고? 가만, 파즈가 정원사라고 했으니까, 그럼 넌 황제냐?" 경악에 물든 퓨르나드. 이상한 쪽으로 이야기가 흐르는 거 같은데. 가만, 나바스와 트라이너의 지도자가 같이 있으니 이거야 말로 놀라운 일이군. "응? 어떻게 알았지? 난 트라이너의 왕이다." 이번엔 퓨르나드 일행이 벼락 맞을 차례군. 슬픈 일이야. "무슨 소리야! 나바스 사람이잖아! 파즈는!" "아, 그렇지. 그게 어쨋다는 거지?" 어이, 어디 까마귀 날아가. "콜록. 콜록. 저기... 그만 해 둬요. 그리고 누가 누구 노예란 거에요?" 냉장고의 시원한 답변. "어, 깼냐?" 이봐, 난 진지하게 물어 봤잖어! "파즈!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하나도 안 무사해. 머리는 지끈 거리고, 코는 막혀 있는 데다가, 목은 팅팅 부어 있다고. "뭐. 참. 퓨르나드 내가 말했잖아. 날 위시해서 반란일으키지 말아달라고. 아마 엄청 쪽팔린 일이 기다릴꺼야." 검을 들고 대치중이던 이미르가 의아한 듯이 말했다. "노예를 옹립해서? 천만에. 우린 그런 건 따지지 않아." 그게 아니거든. "무슨 소리지? 난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설명해 줄 수 있나?" 날 보고 의아한 얼굴을 하는 냉장고 전하. "그러니까, 반란군이 밀고 있는 사람이 저란 말이죠." 냉장고는 한 일분 동안 침묵에 잠기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재밌군." 나도 그래. 뭐, 영문을 몰라하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이야기 해 줘야 하나? "전하! 밖에서 일련의 기사단과 영주의 사병 같은 사람들이 오고 있습니다." "소속은?" "네. 체렌가의 문장과, 푸르체트가의 문장입니다." 오케이. 우리 군이군. "아, 아군이다. 그냥 내버려 둬. 그건 그렇고. 이사람들 아직 자네에 대해 모르나?" 모르지. 내가 목이 아픈 관계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아주 자세히 퓨르나드와 이미르를 응시했다. "좋아. 이 앞에 있는 사람은 대륙에서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자, 나바스 국민들이 사랑하는 사람이지." 퓨르나드의 얼굴엔 그게 뭐야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로 황제 폐하이시네.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모르지는 않을 꺼 같은데..." 잠시 충격이 맴돌았다. 그리고, 아젠 기사단원도 놀란 듯 했다. "아니, 그럼..." "그래." 뭐가 그래야. 그래는? 지도 처음에는 몰랐던 주제에. 흥이다. "그럼 우리는 황제를 다시 황제로 옹립하기 위해서 반란을 일으켰다는..." "말이 되는 거로군." 둘은 조용히 칼을 내려 놓았다. 허탈과, 어이 없음이 교차했다. "황제는 입에서 레이져 광선을 쏘아댄다고 들었는데..." "목에는 사람들 시체의 해골이 주렁 주렁 달려 있다고 들었는데." 어이! 그건 대체 누구 한테 들은 거야! "그러니까, 제가 이야기 했잖아요. 제가 황제니까, 믿어 달라고." 잠시 정적이 흐르고 문이 열렸다. "아, 전하!" 이지리스와 케자로가 나란히 여관 안으로 들어왔다. "콜록. 콜록." 기침만 할 뿐. 이지리스 삽시간에 안색이 찌그러 졌다. "이놈들...! 감히 폐하를 납치한 것도 모자라서 이런 병까지 얻게 만들다니...! 내 오늘 용서하지 않겠다!" 말려야지. 에휴휴. 목도 아픈데. 어라라, 트라이너의 왕이 조용히 제지했다. "그만 두시죠. 알고 보니 이들 사정도 참 딱합니다. 그려." 딱하긴 하군. "뭐, 내 안목이 틀림 없기는 했군. 이대로 수도에 가서 구경이나 하고 다시 집으로 가야 겠어." 퓨르나드는 어이 없다는 듯이 나를 보면서 싱긋 웃었다. 뭐, 나야 말릴 이유가 없지. "자, 여기 검입니다." 헝겊에 탱탱 말린 성검... 검탱이를 케자로가 건네 주었다. 조용히 미소지으면서 검에게 말했다. 뭐,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할 정도로. "나 인기 만발이다. 안그래?" -나쁜 놈. 아프면 잠이나 자!- 잠시 헤어진 뒤에 봐도 입은 여전히 험하군. "폐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에이 뭘. 체렌과 영주는 방그레 웃으면서 나에게 절하고는 바로 영지로 돌아갔다. 아젠의 기사단이 있으니, 특별히 그들이 가야할 이유는 없지. "아.. 이젠 좀 잘 수 있겠다." -잠탱이.- 어이...어이. 좀 자제하는 발언을... 47-2. "아무래도 일행은 그 곳에 묶고 있는 듯 합니다. 세인 푸르체트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관건이죠." 검은색 옷을 걸치고 있는 사람이 음침한 미소를 흘리면서 말했다. "그렇죠. 하지만 그가 우리 편이 되지 않는다 해도 우리 계획엔 차질이 없을 겁니다." "맞습니다. 준비하도록 합시다. 새 세상이 오도록." 모두는 각자가 들고 있던 잔을 높이 올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자는 바로 전 황후의 동생이었다. 이제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 황후의 동생이지만 낮은 출신 때문에 늘상 멸시 받곤 했던 사람. "저들이 일이 끝나면 날 뒤에 앉히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난 포기 할 수 없다." 그는 주먹을 꼭 쥐었다. "에...취." 박력 없는 제체기로군. 음. -어휴휴. 멍청한 주인 덕에 나까지 이게 왠 고생이냐. 네 상태가 나쁘면 마법의 힘이 일정치 않게 흐르기 때문에 난 결국... 큭.- 이봐, 진정하라고. 나라고 아프고 싶어서 아픈게 아냐. 사람은 죄가 없다. 있다면, 병이지. 훗. "너, 괜찮은 거냐?" 아저씨가 옆에서 냉각 풀가동을 하지만 않으신다면 저야 아무런 불편이 없답니다. 아시나요? 제 이름은 냉장고 옆의 휴지통. "콜록. 콜록.(아프니까, 가서 일보세요. 아저씨랑 놀아 줄 시간 없어요.)" 그는 내 이마에 손을 얹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에게도 너 같은 아들이 있으면 좋겠다." 참아줘. "전하! 곧 성도에 도착합니다. 사신으로서 예를 갖추셔야 하오니 어서 옷 갈아입으십시요." 사신? 그럼 여기도 문제 왕이로군. 나라가 괴물로 콩가루가 되었다고 하던데... 가만, 내전이 끝난지도 얼마 안 된거 아니었어? "저... 내전은 어떻게 끝났죠?" "아, 이따 이야기 하지. 그래. 지금 가지." 냉장고 왕이 나가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에잇. 아무래도 다른 나라 전쟁이라면 꽤 재미 있을 것 같은데... "아, 전하. 당분간은 아젠기사단과 떨어져서 들어가야 합니다. 저희가 먼저 성에 들어가야하니까 그리 알고 계십시요." 이지리스가 방글 방글 웃으며 이야기 했다. 왜 떨어져 가지? -그러고 보니, 황제와 왕이 둘이 같이 들어가면 아주 희한한 소문이 돌 가능성이 있지.- 그게 뭔지는 몰라도 왠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야. "그럼 전하. 전하는 푹 쉬십시요." 그리고 나는 곤히 잠자라는 말에 검과 노닥거리다가 어느새 성에 도착했다. 이게 얼마만인가? -쳇. 쳇.- 녀석도 참. 근데 할아버지는 안 계신가? 목이 아프니 말꺼내기도 싫고.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푸르체트는 그리곤 휙하고 사라지고, 이곳엔 내 손님자격으로 온 퓨르나드 일행이 남았다. "하. 하. 하. 궁궐인가?" 그렇지. "어이, 이미르. 대단하지 않은가? 그나저나, 아까 수도에서 보니까 사람들이 기사단을 보고 좋아하더군. 왜 그러지?" 다, 이 몸이 인기인 이라서지. 훗. "글쎄... 난 그보다. 아, 전하라고 불러야 합니까? 그냥 파즈라고 불러도 되죠?"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럼 안된다는 말도 전해주고 싶지만. 뭐, 내가 황제인데 누가 뭐라겠어? -버릇없는 놈. 저런 놈은 당장 교수형이야! 교수형!- "응." 말은 짧게, 통화는 간단하게. 이 때, 검의 말은 싹 무시한다. "전하. 그럼 안으로 드시지요.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거기, 어의를 불러오게." 그 잔소리 할아범을 또 보게 되는 건가? 근데... 내 착각인가? 전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거 같은데. 흠... "어디 봅시다. 이거야... 한 마디로, 감기로군요. 뭐, 며칠 푹 쉬면 나을 겁니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이 의사, 뭔가 수상. "무슨 일입니까?" 케자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야, 목소리 깔지마. 정신 건강에 해롭다. "몇 몇 자들이 회합을 가지는 듯 합니다. 비록, 신경 써 주시길." 그리곤 약을 지어주곤 나갔다. 음. 역시 뭔가 있는 건가? -누구 누구는 약 먹어야 된데요.- 이봐. 너나 먹어. 혹시 독약이면 어쩔려고 그래? 가만. 그래, 무슨 음모가 있다고 했지? 그럼 혹시. 이 약은...! "전하. 왜 그러십니까?" 케자로는 약을 들고 말했다. 그거 독약같다고 말해도 안 믿을 테고. 곤란한데. "응. 나, 자력으로 이겨 보일 테야!" -꼴값하고 있네.- 너, 요즘 꼴(소 밥)의 값이 얼마나 비싼 줄 알어! 모르면 가만이나 있어! "네? 뭐,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그래도." "아무말도 하지마." 멋진 대사다. -역시, 개폼이야. 아파서 얼굴이 허여가지고, 눈은 푹 꺼져서 그런 말하면 멋 있는 줄 알어? 적어도 외모는 내 정도 되야 하는 거라고. 후후후.- 잘났어.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요." 약, 먹을 것을. 괜시리 아직도 뒷골이 땅겨. 괜히 의심했지. 약에 설마 독이 들었을리가 없잖아? 잉... 잉... 잉. -야, 왜. 아프냐? 왜 울고 그래?- 많이 아퍼. 그래서 열나고 울고 싶다. 허흑... -잠깐. 무슨 소리가 났는데?-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묘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방문이 벌컥 열렸다. "전하! 어서 일어나십시요!" 케자로와 이지리스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 -문제가 생겼군.- 그건 이지리스의 얼굴만 봐도 알어. "반란입니다!" 이거야 원. 퓨르나드 녀석인가? 멀뚱이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케자로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르를 위시한 귀족들인 것 같습니다. 전하 어서. 시간이 없습니다." 갑자기 에어 포스 원이 생각나는 이유는? 질 질... 그 영화와의 차이라면, 해리슨 포드는 액션 배우고, 나는 병걸린 고등학생이라는 정도? "에..." -쳇. 하필 힘도 없는데!- 긴 머리가 질질 끌려져 있었다. 가만, 적들에게 잡히면 교수당할때 멀리 잘라야 하는 데.. 음. 음... 상당히 괴기겠군. 잘라도 잘라도 안 잘려요. 헐... 이런 미친 생각이나 하다니. "멈춰라! 폐하. 미안하지만, 저희와 같이 가셔야 겠습니다!" 기사 A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벌써 쫙깔린 거로군. "웃기지마라! 너흰 신성한 황제 폐하를 뭘로 보는 거냐!" 하나도 안 신성하니까, 그런 닭살돋는 이야기 하면 이 엉아가 때려 줄꺼야. -항복해라.- 가만, 너 지금 뭐라 했니? 평소엔 남자의 로망이 어쩌고 저쩌고 하지 않았어? -어차피 이지리스와 케자로가 너 보호하면서 싸우는 건 말도 안돼. 하지만, 나중에 너가 기력만 찾으면 내가 나가서 다 쓸어버리지 뭐.- 좋은... 생각인가? "하긴, 방법도 없지. 이지리스, 케자로. 물러서." "전하!" "전, 끝까지 싸울 겁니다." "나 죽은 다음에?" 조용해진 실내 속에서 기사 여러명이 의기 양양하게 웃었다. "음 하하하. 황제를 잡았다!" 이렇게, 어이 없는 반란이 시작되고 있었다. 검 녀석, 그 전에 내가 죽으면 어쩔려고. 만에 하나 네 말대로 안되면 죽음이다. 47-3. "추워..." -이제 부턴 약 먹어도 된다고. 설마 잡혔는데 독살하겠냐?- 미안하지만, 고서를 좀 보라고. 얼마나 많이 죽이는지. 감옥에 갇혔을 때 태반의 왕이 죽었다고. "할아버지는 무사하실까? 그게 제일 걱정이야. 나이도 많으신데." -글쎄...- 이곳은 감옥치곤 꽤나 좋았다. 이런 데가 있긴 했구나.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그야 말로 곤죽이 되도록 얻어 맞은 뒤에 감옥으로 갔다. 뭐, 반란은 완전한 성공이었고, 세인 푸르체트경도 그 반란에 가담했다고 한다. "충격이었던건... 태후께서도 연금되었다는 거야." -뭐, 네겐 상당히 호의적이셨스니까.- 그렇지만, 내 동생은 어떤 기분이 들까? 불쌍한 것. 에이. 다 어른들 잘 못이야. 어린애가 무슨 죄가 있겠어? -여기 붉은 달의 기사단과 적색의 바람 기사단만 있어도 이 꼴은 안 당했는데. 왜 트라이너의 왕을 들어오지 못하게 했는지 알만해. 아마 지금도 못 들어 왔을껄?- 그래. 그 점도 있구나. 뭐, 그 전까지는 내 몸이 좀 좋아져야 할텐데 말야. "이렇게 된거. 푹 쉬기나 하자. 언제 이렇게 맘 편하게 쉬어 봤어야지. 밀린 잠도 자고. 고등학생이란 생명체는 기회만 주어지면 하루 이십사시간 동안 내리 잘 수 있다고." -그, 고등학생이란거.. 몬스터냐?- 참아 줘. 가만, 놀리는 재미에 더 대단한 걸 놀려 주지. 흐흐흐. "아, 그 야자라는 거 알아? 뭐,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야자? 그건 또 뭐냐?- 흐흐흐. "야자는 고등학생이라는 엄청난 몬스터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막강한 무기지. 뭐, 한 번 걸리면 죽음이야. 그것도 모자라서 튀는 놈들은... 다음에 거의 반 죽게 되있어." 검은 잠시 조용해 졌다. -놀리는 거 아니지? 저번에 너 그 모기도 사실은 작은 거 였잖아?- 쳇. "아냐. 설마. 날 못 믿는 거야? 그래. 난 하나 밖에 없는 검에게도 믿음을 줄 수 없구나." 그리고 우는 시늉. 크크크. -알았어. 믿어. 그나저나, 고등학생이란 괴물은 정말 굉장하군. 그런 대단한 거에 걸려도 반만 죽다니. 언 슬립계열의 주문은 상당히 무서운데 말야.- 좀 있으면 한편의 마법서가 나오겠구나. 저자, 검탱이. 감, 영민. "그래? 하여튼 큰일이다. 누가 구하러 안 오나?" -이봐. 너, 그런 자세가 문제야. 잠깐, 누가 오는데?- 간수가 다가 왔다. 정말이지, 여러 경험하는 군. 이젠 꽤나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폐하. 나오시지요." "무슨 일이죠? 갑자기." 갇힌지 이틀 된 정오였다. 밥이나 줄 것이지. 몸은.. 음. 그런저럭 꽤 회복되긴 했지만. 역시. "오늘, 폐하의 사형이 있습니다." 어. -뭐야! 이렇게 빨리! 말도 안된다고!- 나, 지금 죽는 거야? 이런 젠장. 역시 오는 게 아니었어. 흑. 흑. 현정이 누나. 이게 그 결과 입니다. 그래. 경훈아. 넌 무슨 생각하냐? "예. 그럼 가죠." 뭐, 믿는 구석 있냐고 검이 발악했지만. 뭐. 그러고 보니 검도 압수하지 않는군. 성검이라서인가? 뭐, 이렇게 손에 족쇄가 채여져 있으니. 흘. 그래도 너무 안이해. -이런 젠장! 절대 안돼! 그렇게 놔둘 순 없어!- 검의 절규를 들으면서 지상으로 나갔다. 뭐, 오랜 만에 바깥 공기를 마시니 기분은 좋았다. "어서 오시죠. 폐하." 이제르가 비실거리면서 웃고 있었다. 공주는 보이지 않았다. 세인 푸르체트 경은 조용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 때 내 머릿 속에서 떠오른 생각은, 루이 16세의 명 대사였으니. "짐은 죄가 없다." 였다. 음. 입 밖으로 나오는 군. -다 죽을만 하니까, 위엄있는 대사 한 마디 하는 거냐?- 그런 셈. "그래? 하지만, 이젠 죽어줘야지. 거기! 머리를 잘라라. 너무 길군." 흐흐흐. 사실 이걸 노렸어. "용서해 주십시요. 전하." 병사 한 사람이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 내 머리를 잡았다. 그리고 쑥닥 쑥닥 자르기 시작했다. 그 다음? 당연히, 그 엄청난 빛이 내 몸을 휘감고, 머리는 다시 쑥쑥 자랐다. "미안, 내 머리는 왠만하면 안 잘려." 역시 사람은 죽을 때도 천성은 못 버리는 법인가 봐. -으... 시간 벌었다.- "뭐냐! 그 빛은!" 세인 푸르체트가 조용히 나섰다. "아무래도, 신은 당신이 아니라, 이 황제를 신용하는 듯 하군요. 얘들아!" 조직 소속이었나? 여하튼, 그가 손짓하자 사람들이 갑자기 우수수 움직여서 내 주위를 감쌌다. "죄송합니다. 사실 저도 전하와 같이 와서 막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랬구나. 의외네. 그 다음 말은 날 더 경악하게 만들었다. "제 아내에게 평생 원망을 듣고 싶지도 않고요." 방그레 웃는 그는 정말 이지, 귀여 웠다고 해야 하나? "어리석군. 세인. 이제와서 뭐가 달라지지? 겨우 그 정도 사람으로? 그리고 넌 내 친구라 생각했는데?" 친구였구나. 흠. "친구라서야. 어리석은 녀석. 넌 네 가족이 바라는 것도 모른단 말이냐?" 무슨 선문답하지 말고. 내 족쇄나 풀어주지 그래? "어서 풀어드려." "네!"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 이렇게 된 이상! 모두 죽여라!" 병사들이 달려 들기 위해서 창을 들었다. 그리고, 내 주위의 사람들은 역시나 초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전하. 이젠 스스로를 지키십시요!" 그런거지. -잘해 보라구.- 검의 말엔 왠지 일말의 안타까움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난 검을 서서히 올렸다. 그리고 외쳤다. "어리석게도 반란군에 가담한 자들이여! 난 사실 훌륭한 황제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리 되도록 노력하겠다!" 내가 외치자 주변에서는 많은 청년 귀족들이 투항했다. "전하 인기 있군요." "당연하지요. 이게 다 정원사 시절 익힌 거라서. 헤헷." 접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뭐, 어차피 결과는 뻔한 싸움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눈앞에 어떤 이름 모를 병사의 창이 놓여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죽어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붉은 빛이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놀란 병사는 뒷 걸음쳤고, 수 많은 사람들은 조용히, 검을 응시했다. 그의 눈은 분노로 차갑게 얼어 있었다. "용서하지 않는다. 내 주인을 건드린자, 해를 끼친자. 모두 살려 두지 않겠다." 살벌하군. "뭘 그리 떨고 있는거냐! 상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검의 검은색 칼에서는 흑빛이 뿜어져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성 문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무슨...!" 아젠의 기사단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퓨르나드! 이미르!" 정말, 반란군 아냐? 이것들. 정말.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럴리가 없어! 없단 말야!" 이제르는 몸부림치다가 황급히 검을 들고 뒤로 도망갔다. 나는 그를 따라 달려갔다. 어쩌면 난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파즈. 그를 살려두진 않는다." 검은 내 맘을 읽은 걸까? 어느새 나와 검은 화려한 대전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단 두사람이 서 있었다. "뭐, 다른 자가 나서지 않았다면 내가 나섰겠지만. 영민." 차가운 바람이 이는 거 같았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언제나처럼 민정이가 피묻은 손으로 이제르의 목을 잡고 있었다. 48-1. 기억합니까? "어떻게.. 어떻게..." 영어로 표현을 하자면, 하우, 하우. 가 되겠군. "강력하군..." 검에 입에서는 자그마한 신음이 흘러 나왔다. 아마도, 놀란 듯했다. "난 너가 왕따윈 싫어하는 줄 알았어. 하긴, 다시 이 곳에 왔을 때 알았어야 했는데 말야." 뭐라고 하는 줄은 몰라도 한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있었다. 이제르는 죽었다. 민정이에게. "왜! 그 사람을 죽인거야!" "왜? 어리석게도 내가 하는 일을 망쳐 놓았으니. 설마하니, 혼자 힘으로 이런 일을 일으켰다고 생각해?" 그럴지도. 하지만, 그녀는 내 동생의 삼촌이다. "죽은 거야? 죽은 거냐고!" "응. 당연하잖아? 목이 떨어진 체로 살아 있는 사람은 없어." 왜, 내 눈에서 눈물이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이 상황이 어이가 없는 것일 것이다. 난, 민정이가 아주 예쁘고 착한 여자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 또래의 아이처럼, 평범한. 왜, 이렇게 되버린 걸까? 나 때문 일까? "너가 있으면 이 나라를 멸망시킬 수 없어. 간신히 내 뜻대로 움직이고 있는데 여기서 망칠 수는 없다고. 그래서 너가 사라졌을 때 뛸 뜻이 기뻤지. 이 나라 없앨 수있으니까. 문제는 너가 없어진 뒤 마법의 힘이 완벽히 소멸됬지만 말야. 지금은 다시 생겼어. 걱정하지 말라고." 검은 조용히 있었다. 하지만, 언제든지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난 다시 물었다. "왜, 나라를 멸망시키지? 세계정복이 너의 꿈이라도 되니?" 그녀는 정말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 "농담하는 거야? 난 그런 건 흥미 없어. 단지 복수를 하기 위한 것일 뿐이지. 그래. 복수. 인간들에 대한 복수." 이제르의 몸에서 나오는 피는 서서히 멈춰가고 있었다. "누구의 복수이지?" "켈족이라고 알지? 난... 그래. 난 지상의 어떤 인간으로 부터 따뜻함이란 걸 느껴 본 적 없었어. 그런데말야... 참 이상도 하지? 괴물이라고 생각될 텐데. 그와 그의 친구들이 날 따뜻하게 생각해 주었어. 그런데 인간의 손에 의해 죽임당했지." 이젠 내 눈물도 멈춰가고 있었다. "그럼 나도 죽여. 인간을 증오한다면서!" "넌 아냐. 넌 틀려. 확실히 알 수 있어. 너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는... 사실 오늘, 넌 꼼짝없이 죽었어야 했겠지? 그래. 하지만, 사람들은 널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어. 넌 사랑받고 있지. 많은 사람에게서 말야. 축복속에 태어난 아이처럼." 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통해서 들어 왔다. 그녀의 검은 머리가 날리고 있었다. 마치, 검은색 휘장이 날리는 거 같았다. 아주 오랫동안, 그걸 쭉 바라 본 거 같았다. "그렇지 않아. 넌 그래도 그들의 사랑을 받은 거잖아. 그래. 좋아. 이제 어떻게 할 꺼지? 이제 다시 반란이 진압되었으니. 날 납치라도 할 셈이야?" 그녀는 목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 다시 나를 응시했다. "아니. 어쩌면, 난 널 죽일 수 없을 테니까, 이 싸움에서 질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면 그 때까지 하겠어. 잘 있어. 내 선물, 맘에 들었어?" 모든 인간이 다 그런 건 아니다. 난 하지만 그녀가 다시 사라지는 동안, 그리고 사람들이 들어 닥치는 순간에도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가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파즈." 정말로 울고 싶은 하루였다. "이곳은 어디지?" 케자로는 잔잔한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최근 엄청나게 의기소침해져 있는 나에게 뭔가 좋은 걸 보여준다고 데려 왔다. "이곳은 폐하의 어머니 되시는 라 헤일이즈 황후 마마의 처소입니다. 지금은 비어 있지만요. 들어가 보시겠습니까?" 아, 얘는 내가 가짜인 줄 모르는 구나. 검은 할아버지와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사라져 버렸다. 뭐, 검은 내 허리에 잘 달려 있으니, 별 문제는 없지만. "아름 답구나, 이곳 정원은 아무도 살지 않는데 말야." "현 황제의 모후 처소였으니까요. 그리고 전하의 황비가 살게 될 곳입니다." 얼굴 빨개진다. 야. 그러고보니. 순자...였지? 윽. 언제 생각해도 웃기는 이름이다. "큭... 순...하하하!" "전하? 왜 그러십니까?" 에구구... 분위기 잡은게 얼마 못가 다시 망가지는 군. "아냐 아냐. 그러고 보니 안에 들어가 보고 싶은 걸? 괜찮겠지?" "물론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이 아무도 살지 않다니. 너무 하는 군. 하긴 이 궁전 내가 봐도 미로야 미로. 언제 누가 길을 잃어도 아무렇지도 않아. "다 천으로 뒤덮혀 있네. 이렇게 하면 먼지가 앉지 않는다는 건가?" "예. 아, 저기 초상화가 있네요. 상당히 냉정하신 분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저 초상화에선 밝게 웃고 계시는군요." 바보야, 저건 다 화가의 뺑기 실력이란 거야. "아름답습니다." 너가 감동하면 어떻게 하냐? 설마, 저 초상화의 주인공이 첫사랑이라는 둥의 헛소리를 하면 죽...어! "아, 그렇지. 이 외모가 어디서 왔겠어?" 이건 다, 놀리려고 한 말이었다. 그런데.. "정말, 많이 닮으셨습니다. 사실 처음 봤을 땐 놀랐습니다." 중을 불러야 겠군. 재생중! 구간 반복 재생! 너 그 때 표정이 있는 인간이었니? 그리고 동양인은 원래가 다 비슷 비슷해 보여. "에이. 거짓말." "아닙니다." 정색까지 할 건... 그러고 보니 그런 의문이 들었다. 신성한 황제의 핏줄. 뭐, 사실 인간은 평등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케자로는 내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를 따라 줄까? "난 가짜야. 정말 황제가 아냐. 그 때 그 세계가 내가 원래 살던 세계야." 느닷없이 나는 케자로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에엑? "뭐야? 그럼 왜..." 뭐라고 하지? 날 황제로 섬기냐고? 아니면 존대해 주냐고? "전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의심했지요. 정말 황족이시라면 어딘가 위엄있을 테니까요." 그려. 난 사실 평민처럼 친근하다. 평민이니까. "그렇지만, 그래도 줄곧 믿었습니다. 저의 유일한 주군이라고. 그리고 전하가 저희 나바스와 저를 버렸다고 생각했을 땐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론 그 평화로운 세계에 계속 전하가 계셨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습니다." 어이, 어이. 말이 좀 이상하다. 이거 마치, 난 어쨋든 널 황제로 여겨. 라는 거잖아! 이런 닭살 만점의 대사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그리고, 이렇게 전하는 다시 돌아 오셨습니다. 이젠 결코 다시 보내 드리지도 않을 꺼고요." 어이, 어이. 어제 넌 민정이의 그 소름끼치는 손을 봤어야 했어! 피가 뚝뚝이라고! 그러나, 내 이런 복잡한 마음에는 상관없이 케자로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나바스의 진정한 황제 폐하. 전 당신의 영원한 기사입니다." 결론, 난 니가 가짜이던 말던 신경 안 쓰니까 너도 신경 꺼. 맞지? "하하하...난 운이 좋은 녀석인데? 그녀의 말이 맞군." "네?" "아냐. 그래. 난 좀 더 둘러 보지. 넌 여기서 좀 쉬어. 계속 일만 했잖아? 여기 나를 위협할 무리가 없고. 여차하면 검도 있으니까. 알았지?" "알겠습니다." 조금. 아주 조금이지만, 감동해 버렸다. "정말, 충직한 기사란 말야. 헤헤헤." 왠지 비실 거리면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누군가로부터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을 받는 다는 건, 이렇게도 기분 좋은 일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에 하나 나도 내 소중한 모든 사람을 잃는다면, 그녀처럼 세상을 증오하게 될까...하고. 48-2. "괜한 생각 말고 이층이나 올라가 볼까." 그나저나 더럽게 호화로운 곳이다. 내가 지내는 곳이야 뭐, 내 명령에 따라서 거의 번쩍거리는 건 다 치웠다. 잠을 잘 수가 있나... 눈 부셔서. 가만, 그럼 내가 안순자 황비의 얼굴을 닮았느니 어쩌고 했다는 것도 다! 뻥? "허무하구만. 어라? 이건 뭐지?" 왠 책상에 작은 유리 받침이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의 작은 그림은 누군가의 초상화였다. "이건..." 난 조용히 그걸 집어 들고 황급히 내려왔다. 가슴이 답답했다. "벌써 다 구경하셨습니까? 삼층에는 아주 멋진 하프도 있는데요." 하프. 시가 1억에서 2억정도. 그것도 아주 비싼 건 그냥 살 수 없음. "그래? 나중에 보지 뭐. 급할 꺼 없잖아?" 윽. 음료수 대사를. "아, 예. 그럼 가시겠습니까? 그리고 다른 반란에 가담한 자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세인경이야 마지막에 도왔으니 상관없지만... 아무래도. 공주님은." 반란에 관한 건 정말 질리도록 알고 있다. 그러니까, 사극을 보면 보통 어린 왕자는 죄가 없겠지만, 그의 육친 등으로 인해 사약을 받곤 하지. 하지만, 난 그런 황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가짜다. 뭐 못 할까? "오셨습니까? 폐하." 회의장의 분위기는 대체로 어두운 편이었다. 일단, 세인은 황녀의 약혼자이므로 회의 대상에는 제외되었으며, 할아버지와 그외 대신들이었다. 체렌과, 쉬마린도 껴 있었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할아버지가 조용히 회의의 시작을 알리자 모두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난 할아버지의 얼굴을 힐끔 보았다. 역시, 정치인이다.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듣기론 어디 방에 연금 조치 되어있었다고 한다니까 크게 다치진 않으셨다. "먼저 반란을 일으켰던 죄인에 대한 조치를 정해야 합니다. 의견을 내 놓아 주시죠." 의견이라... 이미 모두는 같은 대답을 내려 놓은 듯 했다. 단지 세세한 부분에서의 차이겠지. "전 일스 남작은 살려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가담한 겁니다. 그는 그리 협조적이지도 않았고, 병력을 지원해 주지도 않았습니다." "무슨 소립니까? 그래도 방관한 것도 죄가 커요!" 이런 식으로, 회의는 계속 진행되어 갔다. 뭐, 한 사람, 한 사람의 처우가 결정되어져 나갔다. "그럼 다음은... 태후마마이십니다." 대신들은 목소리 높여 한가지 결론으로 통일했다. 죽이자 였다. 태후님의 가문은 그러니까 상가다. 귀족이 아니다. 그러니, 귀족들이 편 들어 줄리도 만무하고. 난 체렌 백작을 바라 보았다. "체렌 백작께선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 군요. 무슨 고견이라도 가지고 계신지요. 말씀해 보십시요." 물론, 이 말은 내가 회의에서 처음 한 말이었다. "전.. 궁의 사정에 대해 하나도 모릅니다. 그러니, 뭐라 말씀드릴 수 없군요. 그러나, 들은 바로는, 태후 마마는 이 반란에 반대하셔서 연금되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사형은 좀..." 그러나 하나의 뱃대기 대신이 발끈하면서 외쳤다. 희극적으로 생겼다. "무슨 소립니까! 아무리 그래도, 황녀가 계속 살아 있다면 반란은 계속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참에 모두 죽여야 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대신들은 수긍하는 말들을 했고, 체렌의 작은 중얼거림이 들려 왔다. "이래서 중앙에 오는 게 싫었는데..." 이해는 하지만, 다시 갈 생각은 깨는 게 좋다고. 댁처럼 유능한 인재를 놓치긴 싫으니까. "조용히 하시오! 폐하. 폐하께 마지막 의견을 묻겠습니다. 어쩌시겠습니까?" 할아버지는 의외로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서서히 내가 생각해 둔 답안을 발표했다. "모두 석방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귀족의 경우 반란에 참여한 정도에 따라 영지를 몰수하거나, 그 직위를 박탈하게습니다. 그러나, 죽이지는 않겠습니다. 이미 태후 마마의 동생이자, 이번 반란의 주동자였던 이제르는 처참하게 죽지 않았습니까? 본보기라면 더할 나위 없으니, 이제 피를 뿌리진 맙시다. 황제가 집권 한지 얼마만에 사람 여럿 죽여 좋을 것 없잖습니까?" 그리고, 경악이 한 바탕 몰아 치고, 대신들이 개기는 것을 보면서 난 다시 나의 필살기, 윽박지르기를 실시 했다. "불만 있으면! 그대들도 반란이나 일으키시오! 단, 주모자는 처절하게 죽여 줄 테니! 차후, 황제의 여동생과 그 어미를 욕한자는 참수요!" 이러고 휙... 나갔다. 다음날 아침 체렌 백작에게 그날 처우 문제로 회의 엄청나게 오래 했다는 이야기만 빼면 뭐, 산뜻했지. 안그래? "아, 파즈로구나. 어디 보자. 못 본 새 얼마나 늠름해졌나 볼까?" 할아버지의 주책 편이로군. "별로요. 머리는 갑자기 길어지고, 정신 없죠. 뭐." 혹시 머리.. 자르는 법 알고 계시나? "그래? 이번에는 좀 감동했다. 글쎄, 내 손자가 이렇게 어른스러운지 몰랐거든?" 이봐요, 우리 나라는 말야, 옛날이면 이나이에 애가 몇이래! "무사해서 다행이다. 검군과 이야기 해 보았단다. 말투는 상당히 맘에 안들지만, 널 굉장히 염려해주는 좋은 분이더구나. 너도 그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거라. 좋은 조력자나 친구는 쉽게 얻을 수도 없지만, 쉽게 잃기는 쉽단다." 오늘의 격언으로 기억해 둬야 겠군. "예. 할아버지. 하지만, 또 바빠지겠어요. 드디어 우리 나라에도 괴물이 출현하기 시작했다니까요." 뭐, 민정이가 뒷 배경이라는 건 대충 눈치 챘다고. "하하하. 괜찮다. 우리 나라는 너라는 훌륭한 황제가 있으니까." 부담감 플러스 백. "에... 아니에요. 전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고요." "나도 안다. 하지만, 넌 훌륭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기술은 확실히 알지 않느냐? 그거면 된거야." 뭐가...라고 물으면 맞을 분위기. "예. 그리고, 제가 없는 동안, 부탁 드려도 되겠죠?" "물론이란다." 그리고 그는 화사하게 미소지었다. 젊었을 땐, 꽤나 미남이었을 꺼야. 웅... 나만 옥떨메. "야, 여기 있었잖아? 황녀님이 저기 있다." 검탱이 옷자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똘망 똘망한 눈동자를 지닌 소녀가 서 있었다. 원래는... 정말 이 아이가 황제가 되어야 했겠지. 아니, 여자니까 여제. "메데이레나. 이리 오렴." 소녀는 이내 냉큼 나에게 달려 왔다. "오빠.. 오빠. 너무 무서웠어." 울고 있었다. 내 귀여운 동생은. 역시, 전쟁터와 정치판에는 애들은 있으면 안되는 거다. 아니지. 차라리 애들만 있으면 이럴 일은 없겠군. "이젠 아무 걱정마. 내가 널 꼭 지켜줄 테니까." 바람이 선선하게..사실은 싸늘하게 불어오고 있었지만, 그날 오후를 회상할때면, 늘 상 아름 답기를 바라는 동생과 함께 였다... 라고 생각할 줄 알고? 에라이, 이 말괄량이 공주야! "내 옷에 흙 뭍혔지." "어, 눈치 챘어? 제법인데? 이젠 더 고난이도의 전법을 사용해야 겠군." "제발... 그런 일 가지고 고민하지마! 너 이리 안 와!" 검이 비웃었다. "애나 어른이나 똑 같군. 똑 같아." 이봐, 검. 너 한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어. 우리 나라에선 말야, 만 18세 미만이면 애야. 애. 민증도 없다고. "이리 와! 거기 서란 말야!" "헤헤헤. 오빠. 서라고 서는 바보가 어디 있어? 아, 하나 있다. 바로 오빠." "잡히기만 하면 진흙 목욕 시켜줄테다!" 그러나, 그날 진흙 목욕은 내차지 였다. 제길. 애 하나 못 이기 다니. 아니지, 처형은 좀 심하다. 귀양. 아니지 그럼 놀지도 못 하잖아? 에이...역시 방법이 없군. 참고 살자. 48-3. 내가 아무리 일을 잘 덮어보려 했지만, 그래도 반란의 여파는 컸다. 뭐, 다시 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야지 어쩌겠는가? -아웅 졸려.- 쳐 자라. 자. 넌 자는 게 도움이다. 문제는 검도 수면욕이라는 것이 존재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인데. 왠지 내 생각으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기, 케자로. 할터랑 사린들은 잘 살아 있겠지?" "예." 무척이나 확정적인 발언이군. 자신하냐? 혹시, 여기도 인터넷이 깔려 있어서 모두 실시간 통화가 가능하다든지 하는...설마. "어떻게 알아? 소식 주고 받기도 힘들텐데."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수정구라는 편리한 마법 도구를 트라이너의 사신께서 가져 오셨거든요." 잠깐. 뭔가 좀 그렇군. "그런 트라이너에서는 우리 대화를 도청할 수 있는 거 맞지?" 잠시 고민하는 케자로.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만." 어련 하실까. "생각해 봐. 만약에 저들이 그 수정구를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그걸 남에게 줄 정도라면, 뭔가 도청할 방법이 있지 않겠어?" 왕은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설마, 제가 그런 잔꾀를 쓸 이유가 있겠습니까?" 나의 천적. 트라이너의 왕이었다. 오, 신이셔. 저에게 저 자를 날려 버릴 권는을 주소서. "예? 아, 들으셨어요?" 문제가 있다면, 난 황제이고, 가짜라는 거지만서도. "내가 관심있는 사람이 날 의심한다니, 좀 슬프기도 하고, 믿음직스럽기도 하고. 뭐, 복잡하구만, 하여튼, 그럴 수가 없네." 윽. 완전히 뭐 되는 순간이로군. "하지만, 이론적으론 가능할 거 같은데요?" "아니. 이론적으로도 안된다네. 사실, 그 도청이라는 거 마법사들 간의 실력 격차가 현격할 때나 가능한 거라고." 그 말은, 도청이 가능하다는 것이로다? 과연 케자로 얼굴 굳어지는 군. 얼마나 기밀이 노출됬을라나... 가만, 기밀이 오갈 내용이 있나? "사실, 황제께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 근처에 요즘 마력장이 생성되어 있네. 아주 마법사들은 죽을려고 하더군요. 원인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리고 나를 유심히 매직 아이 했다. 동태눈. "전 모르겠는데요? 우리 나라에 그 정도 마법을 쓰는 사람이 있나? 응...응... 모르겠다. 아, 마법의 탑에는 혹시 있을지도..." 결론, 역시나 모르겠다. "꼭 마법을 쓴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뭐, 마력만 가지고 있다면 가능하죠. 예로, 전하의 경우, 마법을 쓰는 건 아니지만, 마력은 강대하잖습니까?" 그랬던가... -꿀꿀이 죽을 뭘로 만들지? 콩나물, 콩나물, 콩나물.- 검이 드디어 돌았군. 미친 검이니, 이젠 크레이지 스워드라 불러야 하나? 성검보다 이름이 길고 좋다. "이해 못하고 있는데요?" "그러실테지요. 뭐, 괜찮습니다. 하여튼, 도청은 안됩니다. 그리고, 왠만한 마법은 모르지만, 강한 마법은 이 성내에선 쓸 수 없으니 이해 하시지요." 뭘 이해하라는 것인지.. 그리고, 트라이너의 왕은 그냥 나가 버렸다. 가만, 저 사람 이름 모르는데... 물어 봐야 겠군. "저기, 케자로. 저 사람 이름이 뭐냐? 난 그냥 왕이라든가, 기사단장으로만 불러 버릇 해서. 알아?" "아, 루딘 1세입니다. 뭐, 이름은.... 모르겠는데요?" 그런 것이다. 이쯤 되면, 저사람의 이름은 아젠이 아닐까 추론 하는 나였다. 역시, 우리나라의 정보력이란. 쯥. -콩나물, 콩나물. - 이젠 그만 해. 머리에 콩나물이 새겨지는 거 같다! 너 지금 날 콩나물로 고문 하냐? 으.. 하나도 안 진지하고, 안 음울하군. "전하. 긴급 속보입니다." 병사 A였다. 이름 모른다. 다 어떻게 외우냐? "무슨 일이지?" "벌써 나바스의 국경지대에서 마물들이 관측되기 시작했습니다. 상인들은 피해를 입기 시작했고, 용병단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용병단이란, 돈을 목적으로 싸우는 사람들이다. "그럼 우린 이제 마물을 퇴치할 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는 거군." -내게 좋은 방법이 있어!- 콩나물만 안 외치면 말야. 난 할터가 검들고 설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고. 정의의 용사처럼 처절하게 죽는 건 정말이지 불쌍하다고. -때리고, 죽이고, 마법을 난사해서! 없애는 거야.- 기대 안 했지만, 이젠 더욱 신뢰를 잃게 하는 군. "좋아. 회의다!" 돌도 뭉치면 돌덩이다... 맞는 비유야? "하지만, 병력이 없습니다. 당분간은 위험 사태에 대비하여 성에 병력을 주둔시켜 두어야 합니다!" 이름 모를 사람이 중얼거리자, 한 사람이 말했다. "그러나, 벌써 변경입니다. 곧 출정시키지 않으면 우리도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세 나라가 간만에 힘을 합했으니, 적들을 토벌해야 합니다." 그런가...? 간만이라는 말은, 다시 이런 기회가 있기 힘들다는 거군. "우리, 이 전쟁 끝나면 세 나라 합동 기조 연설문이라도 내 놓을까?" 케자로가 쨰려 보았다. "그건 이긴 뒤에 생각하도록 합시다. 전하." 찔리는 군. 좋은 생각인 거 같은데. "좋아요. 경들 중 독특하고, 튁튁 튀는 의견 있으면 말씀해 보시죠." 이지리스는 갑자기 중얼거렸다. "튁튁...?" 톡톡. 정정하지. 검은 모습으 드러내고 있었다. 모두 내 호위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뭐, 정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소수에 불과하니까. 본 사람도 적고. "내가 한 마디 하지." 입 닥쳐 검! 너, 콩나물 하면 죽여버리겠어! "말씀해 보시죠." 할아버지는 최대한의 존칭을 섞어서 말했다. 할아버지, 실수야. 실수. "네. 죽이고, 죽이고 모는 수 밖엔 없습니다. 그들은 사실 질긴 괴물들. 어떻게 단번에 죽일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큰 마법 몇 개 날리고, 그 뒤를 기사들이 치는 수 밖엔 없습니다."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어. 지금이야, 괜히 몰라서 무게 잡고 있는 거라고! 저 봐, 대중은 지금 실망하고 있잖아! "저...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 나바스엔 큰 마법을 쓸 마법사도 없고, 사실, 전면에 마법사가 등장하는 건 자살 행위입니다." 바로 그거지. 문제는 그거라고. 몰랐냐? "아, 그래? 내가 아는 마법사는 궁극의 고급 마법들을 펑펑 쏘아댈 수 있는데." 민정이라면 가능하겠군.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엔 없다고. 49-1. 진실이라는 이름 앞에 선 자들 "누군데?" 난 직설적으로 물었다. 검은 나를 보고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임마, 눈부셔. "너." 황제에게 너라고 한 건 크나큰 불경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모두가 경비병을 부르기에 앞서서,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났다. "안된다! 그 아인 마법을 쓰면 쓸 수록 다쳐!" 이봐요, 할아버지. 그 맘은 아는데, 문제는 지금 난 다시 애가 됬다는 거지. 아이라니. 공식적으론 할아버진 어디까지나, 감찰사잖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다치지도 않고, 죽지도 않아요." 검, 너 무슨 내 생명 보험 들었냐? 곤란한데. 얼마짜린지는 몰라도 한 몫 잡고 싶은가? "무슨 소리인가! 그 아인 안된다! 절대로, 절대로 잃을 수 없어!" 여기서 케자로의 의미 없는 속삭임. "오늘 저녁은 뭐래?" 역시나 의미없는 이지리스의 대답. "몰라. 먹긴 다 틀렸어. 근데, 전하. 왜 감찰사 어르신이 전하를 싸고 돌아요? 그러고 보니 반란에도 결사적으로 반대했는데 아무도 안 죽이고, 신기하네." 그럴 거 없다. 선대 황제라는 건 무게가 엄청나니까. "자기 자식을 죽게 한 사람의 말치곤 감격적이군. 아, 그 뿐 아니라 그의 아내며, 손자까지 실험 대상으로 썼잖아." 오늘은 왠지 폭로전 양상을 띌 듯 하군. 대신 일동은 얼었군. 날씨도 추운 데 쩝. "너가.. 너가 뭘 안다고 그러느냐! 난 어쩔 수 없었다!" "그래? 루시엘이 왜 나에게 인정 받지 못했는지 아나? 아, 당신은 잘 알겠군." 루시엘? 죽은 황자잖아. 거기서 왜 나오냐? "무슨...소리냐!" "어리석은 자. 루시엘은 그래. 마족의 피를 이용한 실험체. 맞지? 그리고, 너의 손자도 아니었고. 그래서 사람들을 불러 죽게 한 거 아닌가? 그 때는 황녀가 태어나 있었으니까. 실패작이었지. 루시엘은." 아무래도 오늘은 어두운 저녁이 될 듯 하군. "그만. 조용히해. 넌. 그리고, 회의는 지금 루시엘이 어쨋다는 게 아냐. 방법이 있다면 행 해야지. 내가 마법을 하나도 모른다는 거, 넌 잘 알고 있지? 어쩔 셈이야?" 분위기는 여전히 뜨거웠지만, 검은 잔인하게도 할아버지에게 냉정한 태도를 일관하고 있었다. "너에게 마법을 가르치면 된다. 뭐, 어려운 일은 아냐. 최강의 성공적인 실험체가 바로 너 였으니까. 대한 민국의 왕족의 절대마법무위능력의 강화판이지." 검. 잘 알다시피 난 그런 거 싫어해. "그래. 루시엘이 뭐 였는지 알려 줄까? 마물의 피를 약간 타서 여자의 뱃속에 집어 넣지. 당연히, 그 백작 부인은 루시엘이 황제와 자신의 아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지. 뭐." 검. 나, 화나. "아냐! 그런 게 아니다! 너... 너 따위가! 어떻게 알아! 넌 누구야!"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에게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나? 당신 보다 오래 살았지. 그리고, 내 검술 실력은 아니, 함부로 검꺼내지 말라고." 어느새 기사들은 내 주위에 둘러 싸고 있었다. 난 그들을 조용히 저지했다. 그리고 검 앞에 나아갔다. "쫙!" 검의 얼굴에는 당혹과 의아함이 어려 있었다. "난 회의중이라고 했지? 그건 내가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야. 여기 있는 사람 누구도. 많이 아는 건 자랑이 아냐. 그리고, 너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해." 그리고, 약간의 간격을 두고 말했다. "이 세상에 내가 가장 신뢰하는 존재는 너니까." 잠시 고요한 침묵이 가라 앉았다. 감찰사 할아버지는 바로 나가버리고, 검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난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회의를 속개했다. "좋아. 마법은 익히면 되지만, 그리 빨리 익힐 수는 없어. 검, 방법이 있는 거야?" "주문만 외우고, 약간만 이해 하면 될꺼야. 일단, 마력이 있으니까." 헤...그거 신기하군. 나도 그럼 민정이처럼 불을 펑펑 쏘아대는 건가? 왠지 설레는데? "좋아. 그럼 뒤를 받칠 기사단원과 병사들이 필요한데... 체렌백작의 병사와, 세인의 병사가 좋겠어. 어떤가?" 모두는 조용히 있었다. 젠장, 회의 분위기 떡 된거군. 사실, 폭로전이 너무 강력했지. 고대 비사쯤 되는 거 잖아? 으이구... "가자." 검은 조용히 나를 따라서 할아버지 방에 갔다. 그는 아마도, 울고 있으리라. "사과해. 알았지?" "싫어." 으이구... 주인 말을 잘 듣는 검을 키우고 싶어진다. 아, 이 세상은 정말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냐 그려. "저 왔어요. 할아버지." "..." 할아버지는 묵묵히 침대에 걸터 앉아 계셨다. 아무래도 위로하는 게 손자의 도리지. "전 과거에 할아버지가 어땠는지 묻지 않을래요. 그리고, 전 그리 신경쓰고 싶지 않아요. 중요한 건, 다시는 할아버지가 그리 하지 않으리란 거죠. 맞죠?" 역시나, 노인네 울리는 건 내 성격상 싫은데 말야. "쳇." 검 녀석. "그런데... 이 자는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지?" 그야, 아주 오래전부터 있던 검이니까. 황족들 손에 항상 들려 있었으니, 모를 리가 없잖아. "당신 모르는게 있어. 파즈는 그 당신의 손자가 아냐." 검이 문득 폭탄 발언...으엑!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리고, 나도 그거에 대해서라면, 문제가 좀 있다고! "무슨 소리지? 내 손자가 확실하다. 그리고, 파즈. 절대로 마법을 사용하지 마라. 너의 머리가 길어졌다는 게 그 증거야. 마력이 너무 강해져서 자칫하면 넌 죽을 수도 있다." 에 또... 검이 이번엔 말할 차례군. "파즈는 대한민국 국왕과 가장 닮은 존재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 궁극의 절대 마법 무위능력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다른 피 따윈 하나도 섞이지 않았다." 에... 또. "그렇지 않다. 휴.. 그래. 그럴테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거. 좋아. 너희들에게 이 이야긴 안 하고 싶다. 아주 치욕스럽고 슬픈이야기지." 그리고 조용히 나에게 손을 뻗어서 내 머리를 만졌다. "그리고, 다음부턴 날 할아버지라고 부르지도 않을 테지." "아름다운 소녀가 있었다. 라 헤일이즈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로 위장했지. 뭐, 그녀의 이름이 있었겠지만, 아무도 모르지. 어느새 그녀가 아이를 낳았고, 그녀를 꼭 닮은 검은색 눈동자에 검은색 머리였다. 난 환호했지. 드디어, 절대 마법 무위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난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 전에 마법사이고, 마법사이기전에 국왕이었다. 그리고, 그건 매우 비참한 결과를 낳았다. 지금의 상황이 그것이지. 그래. 루시엘. 그 아이는 아주 불행했지. 나로선 너라는 훌륭한 실험체가 사라지자, 부랴 부랴 만들었지. 후계자 문제가 있었으니까. 그냥 아이를 데려와서 키웠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난 다시 마법사로서의 연구심이 생겼다. 마족과, 인간의 혼혈. 하기사, 너의 아버지가 다른 여자는 쳐다 보지 않으려 했다는 것도 문제였고. 뭐, 너가 사라진건, 널 실험체로 쓰려하는 어느 날이었다. 그래. 너희 어머니는 목숨을 걸어 마법을 완성시켰지. 그리고 마물화 되어갔다." 잠시 그는 목을 축이고 날 안쓰러운 얼굴로 바라 보았다. 험난한 인생역정 시리즈로군. 이쯤되면 책하나 나오겠군. 나바스 황가 비화시리즈. "난 내 아들이 이해하지 못하리라고 생각조차 안했던 거 같다. 그 아이는 황제이기 전에 아버지고, 남편이였지. 참, 다감다정한 아이였지. 그 마법... 그러니까, 영원히 나라는 존재에서 아이를 대피시킬 마법은 가공하게도, 차원의 문을 여는 것이었다. 사실, 이건 목숨을 걸어야 한다. 너희 어머니의 경우 마물이 되어서 그 문을 성공 시켰지. 그리고 나서, 널 보내 버렸지.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추격대를 보냈는데, 네 아버지는 문 앞에서 그들과 대치했다. 아내와 함께, 아이를 보낸 것이다." 왠지 내 눈에 눈물이 흐르는데... 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야기인데, 슬퍼지는 걸까? 49-2. "난 검으로 내 아들에게 들이밀었다. 그 아이를 내 놓으라고. 간 곳을 말하라고. 아들은 세상에서 자신의 아들을 가장 사랑한다고 하였다. 목숨을 걸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내 아이의 아내는 마물이 되어서도 아름다웠다. 난 그래도 알지 못했다. 아들을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가장 소중했다. 그래서 강대한 힘을 물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난 그의 아내를 유폐시켰다. 넌 만나 보았을 테지. 그리고 루시엘, 그 아이를 만들었다. 거의 십년이 지난 뒤에 내 강요에 의해 그 아이는 상인의 딸과 결혼했다." 굉장히, 슬픈이야기이다. 검은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했다. "그 아이가 생기자, 나는 루시엘을 제거할 필요를 느꼈다. 아무 쓸모없는 황족이었다. 무례하고, 어리석고, 실력도 없었다. 그래서 죽였다. 그에 비해 황녀는 쓸모 있었으니까." 잔인하다. 그런게 황제의 길이라면, 난 걷지 않겠다. 아니, 그런 황제가 되고 싶지 않다. 역시, 민주정치가 짱이다. "넌, 원래 잔인한 놈이었지. 어렸을 때부터 말야." 검. 너도 잔인해. 이제 보니, 너가 관대하다고 생각한 건 잘못이었어. 아니지. 넌 나에게만, 관대했던 거냐? "그래... 욕해라. 뭐,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이젠 난 나에게 남겨진 하나 밖엔 없는 널 잃고 싶지 않다." 어이. 나도 아냐. 가만, 황녀는? "할아버지. 제 동생도 있잖아요. 메데이레나라고." 그는 아주 처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네 동생이 아니다. 물론 실험체는 아니다. 한가지 너가 모르는 게 있다. 황녀가 태어난 건 이미 황제, 즉 내 아들이 식물인간이 된 지 한참 뒤였다는 거다." 오늘은 폭로전을 하는 날인가 보군. 이젠 머리가 띵할 지경이야. 이제야, 황후가 왜 아이가 황위에 오르는 것을 반대했는지 알만하군. 그럼 성검을 잡아야 하는데, 가짜는 잡을 수 없으니. 심지어는 루시엘 황자조차 잡지 못한 거니까. "그랬군요. 뭐, 전 상관안해요. 할아버지가 냉혹한 살인마래도. 뭐, 어쩌겠어요. 물론, 제가 살던 데라면, 감옥에서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하겠지만. 여긴 그곳이 아니고. 죄값은 값 비싸게 치루셨으니까요." 아들의 사랑을 잃은 거. 아마 이 사람은 그게 가장 괴로웠을 것이다. 황제가 자살했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소문인데... 아마 그 때까지 살았던 것도 기적이지. 뭐, 얼굴 한 번 안 본 사람 어떻게 됬는지 잘 모르지만. "아, 저도 고백할께요. 검 말대로, 저도 할아버지의 손자가 아니에요. 전 제 고향에서 우연히,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왕처럼 단지 이곳에 오게된 사람이지요." 그리고 나는 미소를 지었다. "절, 미워하시나요? 어쩔 수 없죠. 이제는." 할아버지는 멍하니 나를 바라 보았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럴리가...없다." "네. 거짓말이에요. 그러니 안심하세요." 뭐, 노인네에 대한 효도는 좋은 거니까. "그럼 전 이만 가 볼께요. 참, 죽음의 서라는 거... 마법서 맞죠?" "아니. 그건 총체적인 학문에 관한 요람 같은 것이다. 내가 쓴 책은 아니다. 다만, 언제 부터인가 존재해 온 책이지. 그래... 확실히 그 책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다면... 좋겠지만." 그리고 허탈한 듯이 그는 손을 저었다. "이젠 난 마법사이길 포기했으니까. 내 아들이 내 앞에서 약을 마신 뒤로. 그 아이 하나 살리지 못하면서 난 몇이나 죽였는지 모르겠다." 왠지 방을 나서면서 본 할아버지는 십년 쯤, 더 늙어 보였다. 하지만, 아마도 마음은 가벼울 것이다. 난 검을 바라보고 웃었다. "나말야. 할아버지 손자가 아니지만, 그렇게 행동할래." "마음대로 해." 우리 둘은 어떤 예감같은 것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진실이라는 것은 너무나 넘기 어렵다. 디아블로의 막강 보스, 악마 같은 걸까? 같은 방법을 동원해서 도망다녀야 하는 거다. "넌 너무 물러. 언젠가 호되게 당할꺼다." 헤... 너무 하는 군. 검, 너 잊은 거 하나 있는데. 난 여기 글자 하나도 모른다고. 밤새 옆에서 번역해야 할껄? 킥킥. 그리고 마법은 어떻게 배우냐? 마법의 마자도 모르는데. 아마도, 너가 옆에서 계속 도와 줘야 할 껄? 난 내 호주머니에 들어있던 작은 사진을 펼쳤다. 검은 내가 여기 진짜 황족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사진은 아주 오랜 기억처럼 내 뇌리에 울리고 있었다. "검, 난 말야. 아무래도 영웅병에 걸렸나봐." 잠시 웃고, 난 마법을 가르쳐 준다는 트라이너의 왕의 방으로 갔다. 젠장. 수학문제보다 어렵진 않겠지. "시그마 베타값에 에이 코탄젠트 값의 적분과, 이 값들을 표준 누적 밀도 함수 상에서의 위치를 구하여, 그 공분산을 구하는....것이다." 라는 말을 듣는 기분이었다. 검이 쉬울 거라고 말했다면... 이건 무어란 말이냐. 하나도 모르겠지 않느냐. 검.. 너 지금 뭔 소리 하는지 넌 아냐? "자, 나바스의 황제께오선 아시겠는지요?" 늙은 마법사가 아주 자애로운, 내게는 악마적인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대충 이미지를 연상하라... 이거죠?" "예. 일단 초강력 주문은 이해도 안 되실 터이니, 가벼운 레벨의 마법들을 설명해 드린 건데... 모르시겠습니까?" 모른다. 차라리 미적분을 공부하는 게 나을 지경이야! "모르겠는데요." 당연히 무능한 제자는 이리 말할 수 밖엔 방법이 없잖아. "휴... 하긴 마법사가 한 명 만들어지는 데는 무려 10년 이상이 소요되니까요. 그것도 하급의. 그러니, 갑자기 전하가 마법을 배운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검. 들었지? "아, 그렇게 이론을 설명하지 마시죠. 그냥 어떻게 하면 마법이 나가는가를 말해 주시죠. 빨리 하면 할 수록 좋으니. 그럼 난 가본다. 가서 이 책 해석해야지." 죽음의 서를 툭툭 건드리곤 휙 나가버렸다. 무책임하군. "네. 그럼 일단, 머릿속에선 정확히 마법이 어디쯤에 위치할지 계산합니다. 그리고, 연상을 하는 거죠. 마법이 이렇게 나갈 것이라고요." 내가 한 마디 하지. 마법사는 다 천재다. 꼭 고대 철학자다. "좋아요. 노력해 보죠." 계산이라. 무리다. 그냥 저 나무에 불이 붙는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염원한다. 이건 완전히 미친...짓. "옹~ 타올라라! 타올라라!" 마법사들은 키득거리고 웃기 시작했다. 애초에 이런 미친짓을 하는 게 아니었지. 괜히 열받네. 야, 좀 타면 안되냐! "끄악!" 이 괴상한 비명은? 갑자기, 나무에서 엄청나게 큰 불덩이가 생성 되었기 때문이지. 나, 무지 놀라고 있다. "저건 뭐야!" "이럴 수가.. 강력한 불의 염체입니다!" 꼭 저주 거는 거 같잖아! 염체라니. 가만, 그럼 내가 궁극의 마도사! 그럴리가 없잖아! "어서 없애십시요!" "에? 하지만, 어떻게?" "염원하십시요!" 에...또, 없어지면 좋겠다. 너. 미안하지만. "사라진다...!" 거대하고 깜찍한 불의 구체는 서서히 사라졌다. 그리고 남은 건 불에 탄 정원. 꼭 히로시마를 생각나게 하는 구나. "저.. 죄송해요!" 모두는 나에게 아주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할아버지 마법사가 내게 다가왔다. "어떻게 주문없이, 염원만으로 가능하죠? 세상에... 더 이상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연습하십시요." 모두는 사라졌다. 힝.. 너무해. 이거야 원. 힘 조절 잘 못한다고 그냥 가버리다니. 하긴 저런 불에 맞으면 나도 죽겠다. 항상 궁금한 것이 하나 있었다. 뭐냐면, 왜, 우리편의 공격은 아무런 데미지를 입지 않는가? 특히 게임. 시전자도 힘조절 잘 못하면 골로 갈텐데. "검. 나 왔어." "그래? 기본은 좀 알았어?" "스승이 손 뗀데. 잘 해 보라고 하더군." "그래? 그럼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검이 만에 하나, 눈을 떼고 나를 보기만 했어도 대충 상황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음. 내 몸은 지금 검게 그을려 있거든. "야, 근데 이 냄새 뭐냐? 꼭 불 냄새 같잖아? 어라, 너!" 그래. 이 몸의 상황을 드디어 알았군? "불장난했냐?" 검에게 막강 카운터를 먹여 주고, 검과 사이 좋게 책을 봤다. "다 해석하면 깨워죠." 잘 잤다. 흐흐흐. 49-3. "이제 알았어!" 난 검의 괴성에 눈떴다. 뭐, 사내 자식 목소리에 눈뜨고 싶진 않지만. 상황이 상황이니까. "뭔데. 뭘 좀 알았어?" "그래. 하하하. 드디어, 이 초 천재께서 알아냈지!" 어련 할려고. "죽음의 서에는 무슨 비밀이 있는데?" "아무것도 없어." 갑자기 난 얼었다. 뭐, 보면 죽는다든지, 아니면 죽게 만드는 법이라든지. 그런게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정말로 아무 것도 없는 거야?" "그래. 전혀." 왠지 허망한데? 그럼 왜 절대적인 책이라고 했지? 궁금하군. "하지만, 너에겐 아주 유용한 정보가 있어." 어라라? 마법 속성법이라면 좋겠는데? "뭔데? 빨리 말해 봐. 시시한 거라면 죽는다. 너." "검은 못 죽어. 그보다, 이 책에 따르면 넌 무적이야. 너와 내가 알 듯이 넌 이곳 사람이 아니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지? "다른 세계의 것. 즉, 너라면 마법이 통하지 않는 것처럼 마왕도 너에겐 마왕이 아니고, 마족도 마족이 아냐." 무슨 소리야. 전혀 알아 들을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넌 무적이라는 말이지." 전혀 연결이 안된다. 역시, 검의 어휘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 뭘 할 수 있는데?" "언령." "얼레리?" "언령!" "얼려." "언령이라니까! 말의 힘! 이 바보 멍텅구리, 쪼다 자식아!" 자신은 뜻도 잘 모르는 말을 하는 군. 그나저나, 그게 뭐야? 발음도 잘 안되네. "언령이 뭔데? 좋은 거야?" "후후후. 말의 힘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말로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거지. 예로, 너가 만약 죽어라. 그러면 죽는 다는 거야." 음.. .하지만, 여태 그런 일이 없는 거 같은데? "하지만, 그런 일 한번도 없었어." 검은 고개를 높이 쳐들고 말했다. "강하게 염원해야해. 마법이니까." 정신 집중 하다가 죽겠다. 임마. 아무리 강력한 건 알아도 그런 건 사실 전투 중에는 무리 아냐? 실제 사용되지 못하는 알아서 괜히 괴롭다고. "그래. 알았어. 강하게 염원 했어도 언령이 안나오면? 사실, 난 강하게 염원할 자신도 없어. 뭘 염원하지? 마왕 죽어라?" "그게 문제네. 끙..." 그리고 다시 우리 둘은 머리를 싸맸다. 젠장, 엠씨 스퀘어라면... 정신 집중에 효과적일까? "폐하. 계십니까?" 케자로의 목소리였다. 무슨 급한 볼 일이 있나 보군. "무슨 일이야? 케자로." "예. 아침 드셔야지요. 이 곳으로 대령하겠으니 잠시 기다려 주십시요. 그리고, 필요한 것 있으십니까?" "아니. 없어. 뭐, 별 일 아니라니 다행인데? 한 시 바삐 나가 봐야겠지? 그리고, 북쪽은 잘 해결 된거야? 퓨르나드 녀석. 잘 하고 있나 모르겠군." 퓨르나드는 그 곳에 가서 자신의 뜻을 펼쳐보기로 했다. 바로, 민주정. 세상에. 사실 말이 말이지, 잘 하리라곤 별로 기대하지 않는데.. 흠. 원래 그 곳 영주가 셋이 있는데, 체렌 백작이야 원래 다스리는 일엔 영 흥미가 없는 사람이고, 쉬마린은 원체 우와한 인간이고. 한 명은 워낙 나쁜 놈이라 내가 처벌했고. 그래서 퓨르나드를 보냈더니... 잘 하나 모르겠군. "걱정마십시요. 그리고, 사린 님으로부터의 전언입니다. 무사하시길, 저의 하나뿐인 주군이시여." 닭살 쫙. "알았어. 우리도 슬슬 마물 토벌에 나서야 겠어." "예." 이리하여, 우리는 사상 최대의 마물 사냥을 나가게 된다. 뭐, 마법이야, 영 빵이지만. 강하게 염원이라.. 그런 게.. 가능하냐고. "가자!" "신성 나바스 만세!" 신성이라... 그 말대로 괴물들이 물러가 주기만 해도 좋겠는데 말야. 역시 인생은, 미스터리야. "파즈. 넌 내가 엄호해 주마." "알았다고." 검이 씨익 웃고, 우리는 원정을 출발했다. 걱정스런 할아버지의 얼굴을 떨치기도 힘들었고... 하지만, 난 벌써 할아버지를 용서했다. 그는 왕이었으니까. 어쩔 수 없다. 뭐, 나야 그러지 말아야지. 그럴 똥 배짱도 없고. "마물을 토벌하자!" 말 발굽이 사방에 울러 퍼졌다. 그러나, 역시 초강력 무사 안일 부대는 어디 가지 않는다. "야, 도시락 좀 나눠줘. 내 꺼랑 바꿀래?" 니들 지금 싸우러 온 거 맞냐? 어떤 병사에게 걱정이 안되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 폐하가 함께 인데 무슨 걱정입니까?" 이렇다. 의외로, 황제라는 거 위안이 되나 봐. 사실 난 하나도 안 강한데. 이걸 아는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두 눈에 불키고 있고. 니들만 고생하는 구나. 쯥. "역시, 이번엔 요행 같은 건 없겠다. 힘내야 겠군." "얼마나 갈까. 요행도 행운의 일종이다 너. 또 모르잖아. 너가 강하게 염원해서 그런 일이 이루어 진 건지도." 검의 말은 무시한다. "전방에 적 다수! 마물입니다!" 척후병의 목소리가 울리고 나와 검은 앞에 나섰다. 일단, 놈들이 오기 전에 정신 통일 하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자, 그럼 가 볼까!" 그리고 내 어깨를 두드림... 통일 깨짐. 젠장. 뭘 생각 할까나, 폭염? 본 게 있어야 떠올리지. 에잉... 아, 그래. 그게 있다! 하늘에서 부터 떨어져 내리고, 점 점 더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을 완전히 메우면서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굉음과 함께, 몬스터는 폭팔과 함께 피떡이 되면서 날아갔다. "저게... 대체...!" 역시, 염원이라는 거 대단하군. "저런 마법도 있나? 처음 보는 거다. 이름이 뭐지?" "융단 폭격이라고 들어는 보셨나? 후후후." 검의 눈에는 의아함이 솟아났지만.. 야, 내가 마법 본 거라곤 죽음의 공간 하강 같은거 뿐이라고... "전군! 잔당을 소탕한다!" 너무 강하긴 하군. 하기사, 이걸로 베트남에는 쑥대밭이 됬었지. 걸프전에선 별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혹시 이거, 핵무기도 되는 거 아냐? 비키니 핵정도는 화면으로 본 적 있는데. 후후후. "승리는 우리 편이다!" 우리가 악당 같다. 적을 한 방에 퍼퍼퍼벅 죽여 버리고, 의기 양양하게 가니까 말야. 음... 난 악당의 제왕. 보스정도? "정의는 이기는 자의 것이다! 마물을 없애자!" 왜냐고? 이기는 자만이 역사서를 편찬할 자격이 있으니까. 진 놈은 죽어서 묻히지 언제 역사서 편찬하냐? 단, 삼국지는 예외. "괴물 전멸. 전하. 앞으로 더 나아 갑니다!" 그래라. 그리고, 눈 앞에는 트라이너의 국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다. 마물, 민정, 마족, 마도 공작, 마왕이라는 적이 산재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난 나를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길 것이다. 50-1. 길 가에 있는 것. "왜 점 점 아래로 갈 수록 추워지는 거냐?" "모르지." 검에게 물은 내가 잘 못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면서 나는 병사들을 주욱 둘러 보았다. 춥기만 하다면야,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예전의 수성대교 전투에서 다리가 끊어져서 좀 돌아가야 한다. 즉, 이번에도 트라이너를 쭈욱 돌아서 가야한다는 거지. "아마, 마왕의 권능인 듯 싶습니다." 케자로는 무겁게 말했다. 그럼, 우린 마왕을 물리치러 가는 용사냐? 그럼 적은 소수의 사람들이 가야 하는 거 아냐? "글쎄... 마왕이 부활되었다면이겠지. 마왕은 절대로 부활할 수 없다. 이건 우리나라 대 마도사인 라플의 이름을 걸고 말해도 좋아." 아저씨 한테 안 물어 봤어. "그나저나, 할터 일행은 무사하겠지? 거긴 여기보다 군대도 많고... 안 그래?" "글쎄. 그거야, 나는 모르지." 너가 아는 게 있기는 해? 으이구. "잠깐... 저건?" 내가 갑자기 말을 멈추자, 서둘러 이지리스는 병사들을 시켜서 행군을 멈추게 하였다. 뭐가 이상하냐고? "무엇입니까? 저것은." 그러니까, 저건 바로 내가 아주 잘 아는 것인데. 검은 잘 모르겠군. "넌 아는 거냐? 알면 빨리 말해보라고. 저렇게 멀리 있지만, 전엔 저런 거 없었잖아. 안 그래?" 그렇지. 할 수 없군. 말해 줘야지. "저건 바벨탑이라는 거야." 바벨탑이란, 고대 민족이 신의 권능에 대항하느라 세웠다는 건축물이다. 뭐, 신에 의해 무너졌다곤 하지만, 실은 건축물 보호법 및, 각종 법에 걸린 거 같다. "법에 걸리지 않았을리가 없지. 가만, 왜 저게 여기 있지?" 바벨탑은 너무나 뚜렷하게 서 있었다. 무시 무시 하군. 설마, 두 세계가 합친다든가...하는 건 좀 말이 안되지. 저건 이미 우리 세계에선 사라졌잖아? "아무래도... 기분 나쁜 탑이군." 뭐, 마탑이라는 거라고 불러도 하나도 안 이상한 탑이니까. "저거 부시면 안 될까요? 뭐, 탐사해도 되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으니까요." 맞는 소리. 지당하신 말씀. 이지리스가 도움이 될 때가 있구나. "좋아. 물러서!" 거기 사람이 있으면 어쩔 꺼냐고? 그럴리가 없지. 저 주변은 마물이 득시글 대고 있잖아. 이곳으로 좌악 달려오고 있는걸? "전군 다시 전투준비! 일급 경계태세!" 체렌의 명이 떨어지자 마자, 모두는 전열을 가다듬었다. 병사들은 나름대로 방비 태세에 들어갔다. "자네. 뭐하나?" 어느 병사에게 물었다. "예. 적군이 달려 올 때를 대비해서, 쥐덫을 설치 중입니다."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자넨 또 뭐하나?" "예. 얼굴에 가면을 그려 적들을 위협하고자 합니다." 이게, 체렌의 병사들...이었다. "그 때 병사들은 어떻게 잡았어요?" 체렌에게 나는 인생 최대의 궁금증을 물었다. "아, 저들은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아무래도 어떻게 싸워야 하는 지 잘 모르겠지." 그랬다. 그런 것이었다. 난 여기, 마물을 토벌하기 위해 국운을 걸고 나왔는데, 너희들은 마물에대해서는 초짜들을 동원 했구나. 내 신세를 한탄하리요. "마법 준비해!" 검의 목소리가 울렸다. 내가 이것 저것 묻는 동안 사정권에 들어왔다. 근데... 뭘 쏘냐? 또 융단 폭격하기는 그렇고. "아! 그게 있었다!" 나는 집중하고 그것을 생각했다. "톰 크루즈 미사일!" 헐리우드 배우와 같은 이름을 가진 이 미사일은, 미 항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다. 물론, 물 속에서 발사되지만, 어떤가? 여기는 그냥 화력을 측정... "아래 긴 통이 하나 생겼는데요? 저게 뭡니까?" 난 다시 제거를 희망해야 했다. 제기럴. 역시 물 안에서 나가는 건 안되는 거군. 가만.. 그럼 미국의 핵이 거의 배에서 발사되는 거니까.. 하나도 안되잖아. "빨리 해라. 조금 있으면 저 녀석들이랑 춤이라도 춰야 할 판이야." 검녀석도 참. 오... 좋은 생각이 스쳤다! "그냥 너가 가서 다 죽이는 건 어때? 내 강대한 마력으로 지원해 주지." 그는 나를 이글거리는,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차라리 너네 병사들한테 쥐덫 놓으라고 해. 난 모르는 일이야." 이렇군. 이래. "할 수 없군. 이것만은 쓰지 않으려 했는데." 쩝. 나는 손을 모았다. 그리고 분위기를 짱으로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대한 형체를 떠올렸다. "소환! 본 드래곤(뼈 용)!" 후후후. 뭐 이 몸이 예전 부터 게임이면 게임, 만화면 만화, SF(사이언스 픽션의 줄인 말. 의외로 잘 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를 많이 봐온 덕이라 할 수 있지. 흑... 날 황제로 아는 저 사람들은 얼마나 행운인가? 병사들은 어이 없는 얼굴로, 정확히는 황당한 얼굴로 바라 보았다. 뼈만 앙상한 드래곤이 검은 기운을 토해내자, 마물들은 곤죽이 되었다. 그리고 거대한 탑만 남았다. 본 드래곤이 아무리 불을 뿜어도 쓰러지지 않았다. "질긴데, 저 녀석." 검. 너보단 아냐. "좋아. 그렇다면 이 몸이 생각이 있지. 본 드래곤! 저 탑을 쳐봐. 옆에서 때려라. 아주 위에서 톡! 건드려." 본 드래곤은 천천히 위로 올라가서 그 탑을 슬쩍 밀었다. 탑은 서서히 침몰했다. "어이 없군요." "아, 케자로. 너도 알아둬. 원래 탑은 아래가 넓으면 넓을 수록 좋은 거야. 그리고 기초 공사가 중요하지. 기초가 최고야." 케자로, 이해는 하셨을까? 하여튼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에게 말했다. "전하의 신안은 항상 놀랍군요. 그나저나, 저 본 드래곤은 어쩌시겠습니까?" 어쩌긴. 데리고 다니리? 마력이 꾸역 꾸역 빠져나간다고. "사라져라!" 어느새 용은 한줌의 뼈로 화했다. 나의 머리에서 번개 같이 떠오른 생각. "팔자!" 였으니. 옆에서 검이 걱정스런 어조로 중얼거렸다. "대체 할터는 언제 구하러 갈꺼냐?" 당연히... 모르지. 50-2. "정말이지. 제 병사 생활 10년에 전쟁중에 전하를 호위하고 마을에 오긴 또 처음입니다." 이봐, 난 병사로 어떻게 10년을 있었는지 그게 더 궁금해. 왠만하면 승진도 할 법한데 말야. "잔말 말고 그거나 잘 들어. 그리고, 상점이 어디지?" 이곳은 베이카 자유도시다. 그러니까, 많은 상점이 있다는 것이 검의 말 인데. "한 번 온 적 있다면서. 넌. 그럼 잘 알 거 아냐?" 나보단, 역시 왕이 잘 알지 않나? 난 얼른 닭살 왕을 바라 보았다. 지긋이. "뭘 보니? 뭐 사줄까? 아, 저기 아저씨. 거기 딸기 아이스크림 주세요." 앗! 아니야! "아저씨 토네이도 있어요?" 베스킨 라빈스를 참고하시라. "없다." 아깝다. 난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어느새 완전히 주제와 이탈한 자신을 발견했다. 허거걱. 이제 보니 고단수! "잠깐." 갑자기 그가 나를 제지했다. 검과 병사 셋은 마침 상점안에서 흥정중이었다. 난 그가 날 완벽하게 소매로 가렸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여긴 옷감이 넘치냐? 여하튼. "이거, 오랜 만이군. 전설의 기사단장을 뵙게 되는 군. 아, 훗. 그 노예인가? 재미 좀 봤나?" 아, 저 자는 예전 노예시장에서 본 그 녹색옷의 사나이? 이제 보니 약간 냉정해 보이는 눈을 가지고 있네. 흠...그나저나,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따지고 보면 무슨 일이 있을 껀덕지가 없잖아? "이 아인 노예가 아니다. 그렐드." 흠... 그렐드라. 기분나쁘군. 그나저나, 놀라는 게 별로, 기분은 안 좋은데? "호오. 그런 사이인가? 뭐, 나야 뭘 말리겠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야지?" 그렐드라는 사람은 갑자기 검을 꺼내서 돌진했다. "어리석군." 에 또.. 상황은 치고 박고, 싸우고, 검 놀라 뛰쳐 나오고, 둘 다 때려 눞혔다. 로 요약할 수 있다. "잘 했어. 검." "흥. 도시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 참아줘. 그런 대사는 어디서 배운 거야! 이 녀석... 드라마를 너무 봤어. "누...누구냐!" 세간의 자들은, 그를 검, 혹은 검탱이라 불렀다. 그러나, 본인은 자신을 성검이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았다. 고대부터 가장 초절정 평민인 나 하! 영민은 그가 단지 입이 험하고, 손도 험한 검이라는 바를 알리는 바이니라. "알 것 없다. 패고 싶었는데 패서 시원하군." 말려야겠지? "검. 외교 문제라도 일으키고 싶은거야? 아무리 이쪽에선 우리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지만,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가문이 왜 원수가 됬는지 지금 아무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사소한 일도 조심하는 것이..." 헉! 내가 언제 이렇게 잔소리가 늘었지? 검도 나를 존경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열이 있군. 가자. 쉬어야 겠다." 끌려갔다... 가만, 왕은...저런, 병사들에게 사지를 묶여 오고 있군. 역시, 아젠의 기사도 검의 무지막지 패대기 치기 검술을 어쩌진 못하는 건가? 흥. "자, 그럼 이만 가자.. .어라라?" 주머니가 헐렁했다. 이건 뭐, 흔히 이야기하는 통속적인 이야기처럼 소매치기를 당한 건 절대로 아니다. 단지, 구멍이 아주 멋지게 뚫려 있다는 것이 문제일 뿐. "어라, 너 주머니 구멍 났냐? 가서 꼬매야 겠군. 쳇. 왜 내가 바느질도 해야 하지?" 수 놓는 검보단 났지 뭘 그래? "어.. 가서 찾아 봐야 겠다. 너 먼저 가 있어." "야, 너 돈도 없는 데 뭘 흘렸다는 거야?" 초상화. 그것도 아주 소중한 거라고. "하여튼. 내겐 중요한 거라고." "안 돼. 이젠 가야지. 여긴 무법 천지야. 특히나, 너 같은 머리색은 고가에 거래 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을 텐데?" 몸소 체험한 바 있지. "그래도!" "안돼!" 우리의 신경전은 싸늘한 목소리로 끝났다. "이걸 찾고 계신가?" 녹색옷의 재수 없는 남자다. 정체가 뭐야! "이리 줘요!" 검이 끼어 들었다. 그러나, 그렘린인지 뭔지 하는 사람은 주변에 손짓하자, 기사들 여럿이 우릴 포위했다. 이거야 원. 왕은 맛이 가 있고, 병사 셋. 뭐, 10년이나 한 자리를 고수한 만큼 직업정신이야 투철하겠지만, 글쎄.. 실력은. "무슨 짓이냐? 이 사람이 아젠기사단장이라는 걸 알고도 이리 행동하는 것인가?" 이럴땐 이렇게 한다. 황제가 되는 게 가장 쉬웠어요. 하 영민저. 에 보면 나와있는 대사를 얼른 읊었다. "난 베이카 시의 시장이다. 그가 어떻다고 해도... 나와 그는 철천지 원수인데, 설마 몰랐나?" 몰랐지. 이제 갑자기 등장한 사람에 대해 내가 뒷조사라도 해야 할 꺼 같으냐! "모르지요. 알리가 없잖아요." "흥. 그런가? 그렇다면 좋다. 자네 때문이야." 얼레? "그는 날 제치고 널 사갔지. 그래. 뭐 그 것까지는 좋아. 그런데 노예를 도주시켜줄 정도로 사이가 좋은 지는 몰랐지. 그럴 바엔 날 주는 편이 좋았잖아?" 그 상황은 분명히 내가 열나게 도망가고, 민정이가 와서 재빨리 튀었다. 가 맞는데? "오해 입니다. 그가 절 도울 이유가 없잖아요. 지금이야, 좀 특수한 상황이라서요. 하하하..." 마물 토벌중이다. 마. 것도 너네 나라 도와주기 위해서지. "그래? 그래도 난 용서 못해. 감히 날.. 날 버리고!" 어라라, 저 둘... 역시. 금단의 사랑인가? 쯔. 천륜을 져 버렸군. "남자잖아요." 잠시 조용해 졌다. 그리고 적편의 한 기사가 조용히 말했다. "너... 우리 시장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말을 하다니." 무슨 소리야! 저 떡벌어진 어깨, 아니 이럴 수가! 아담스 애플(목젖)이 없잖아! 그리고, 가만히 보니 예쁜 구석도 있는 거 같고! "오래 살고 볼 일이야..." 허탈한 검의 목소리가 내 귓전을 때렸다. 여자한테 무조건 잘해야 한다가 내 신조라서...흠. "그러고 보니... 누나? 예쁘네요. 왜 그런 남자옷을 입었어요? 예쁜 치마는 아니더라도 그냥 머리라도 길러보면 이쁠 거 같은데." 그녀..의 눈에는 다시 힘이 들어갔다. "그게 다 저자식 때문이야! 검술 대련 하다가 날려 먹었잖아!" 살벌한 사이었군. 몸과 몸을 맞대고 격렬히 부딪히는... "에... 그래도 참고 사셔야죠. 누가 알아요? 조용히 잠든 당신의 머리 맡에 한 아름 장미를 들고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는 착한 남편이 될지. 그런 거라면 머리카락 정도는 우습죠." 닭 사료 뿌리자. 훠이. 훠이. "하지만, 그는 내 맘 따윈 몰라주는 걸?" 갑자기 어디선가 탁자가 날아왔다. "그러니까, 협박을 사용해야죠. 연애는 밀고 당기는 거에요." 허헐... 여자라곤 손도 잡아 본 적 없다고. "그럴까...?" 그렇지. 크하하하! 수 많은 책을 읽어야 알 수 있다. 흠. 역시 난 초천재? "너, 의외로 말 주변이 좋구나." 여자 앞에서만이지. "깨나면 협박하세요. 여자의 생명이 머리카락을 잘라 놓고 어떻게 나 몰라라 하냐고요. 그럼 나름대로 강직한 기사단장 께선 허락하실 껄요?" 그리고 나는 씩 웃었다. 50-3. 사악계획 프로젝트. 탑 시크릿트. 이 문서는 극비다. 이 문서는 일부에서만 이용되며, 1957년도 부터 계획 되었을 턱이 없다. 입안자 : 하 영 민 실행자 : 그렘...린은 아니고 뭐 였드라? 대상자 : 트라이너의 왕 목적 : 나한테 늘어 붙는 아저씨 장가 보내기 숭고하군. 흐흐흐. 검은 나를 불안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모두의 축복과 관심 속에서 그는 정신을 차렸다. 나라면 영원히 잠자는 숲속의 황제 하겠지만. "응...아, 영민! 무사한게냐?" 댁이야 말로, 앞으로 다가올 장미빛 미래가 보이는 구려. 크크크크. "아르. 나, 너에게 할 말이 있어." 아르라. 이것이 이름이 한 번도 안나온 기사단장의 이름인가? 나도 무시무시한 놈이군. 여태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왕, 내지는 기사단장 정도로 생각 하다니. "말해 보시지." 왠지 황야의 결투가 생각난다. 아니지 오케이 목장의 결투인가? 뒤로 흐르는 음악은 무엇? "야, 왠지 이건 당장 싸울 분위기인데?" 그렇다. 검도 알아차릴 정도의 살기를 둘은 뿜어대고 있었다. "내 머리. 너가 잘랐잖아!" "대련 중엔 사소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 거야. 그런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나?" 자! 누나! 힘내! "이자식!" 난 재빨리 나섰다. "컷. 누나. 다시. 자, 모두 원위치!" 얼어 있는 트라이너의 왕, 아르는 내버려 두고 나의 지도를 들은 누나는 다시 시작했다. "머리, 너가 잘랐어. 머리는 여성에게 소중해. 그러니까, 나 너가 책임져." 이렇게 얼빠진 고백 장면은 처음이다. 이걸 그렇게 숨도 안 쉬고 말할 내용이야! "무슨.. 소릴 하는 거냐?" 윽. 아무래도. 검. 할 수 없다. 내가 나서지. 오늘은 사랑의 큐피트다. "그러니까, 단장님을 사랑한다고요. 그러니까, 결혼해달라. 이거죠. 좋으시겠어요. 저렇게나 아름다운 부인을 맞으실 수 있어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 마치, 모두 돌이 된 듯 하다. 그리고, 동시에 두 사람은 나를 보고 바라 보았다. "에엑!" "좋아!" 앞의 것은 누나, 뒤의 것은 왕. 이래서 세상은 요지경. 어느새 아르는 누나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아주 멋있게 읊조렸다. 주변의 기사들은 여전히 냉각. 그리고, 한 병사가 내 귀에 속삭였다. "우와, 전하. 과연 지략가십니다. 저런 웃기는 왕비를 맞게해서 전력을 약하게 할 셈이셨던 거죠!" 날 너무 사악하게 보는 군.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레이디시여. 당신의 그 청초한 손을 잡아도 되겠습니까?" 도저히 평소의 그의 모습에서 생각되는 모습이 아니군. "맘대로...해요." 어이, 청혼받는 여자의 태도가 아니잖아. "그리고, 나의 레이디시여. 고귀한 당신을 트라이너의 왕비로, 저의 아내로 맞아들여도 됩니까? 당신과 평생을 함께하고, 설령 죽음이 우릴 갈라 놓더라도 당신을, 당신만을 사랑할 것 입니다." 우... 빨리 이 자리를 떠야겠어. 닭살이 너무 올라서 옷이 다 터질라 한다. "난 이만." 갑자기 내 팔을 턱 잡았다. "고귀한 신의 선택을 입은 나바스의 유일 무이한 황제이신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여. 저의 결혼의 증인이 되어주시고, 처음 태어나는 아이의 이름을 정해 주시겠습니까?" 꽤액. "압사당했군." 역시, 음모는 아무나 꾸미는 게 아니었다. 무슨 이름을 이야기 하라는 거냐! "에... 아, 테이아로 하죠." 헐..헐. 무슨 뜻? 없어!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레이디. 저와 결혼해 주십시요. 고귀한 자가 저의 마음의 증인입니다." 꽤나, 청혼이 복잡하군. 하긴, 굉장한 구경을 하는 거 아냐? "좋아요. 아르. 당신의 그 말을 줄곧 듣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녀는 정확히 손을 놓자 마자, 그의 얼굴에 해비급 펀치를 날렸다. 아, 아까 검이 팼던 데잖아? "하지만, 닭살 돋는 레이디는 집어치워요. 아르." 둘은 왠지. 행복해 보였다. 그래도 뭐, 일정에 따라 우린 가 보아야 하지만. 가끔 길을 가다 보면 이런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니까. 훗. "이젠 유부남이네. 헤헤헤." "그렇군." 여전히 냉장고는 냉장고였다. 역시 사람의 습관은 쉽사리 변하는 건 아니다. "난 가보겠어. 뭐, 결혼식 준비는 바쁘니까. 참, 아르. 아까 그 트라이너 어쩌고 저쩌고랑, 나바스 어쩌고 저쩌고는 뭐야?" 여전히 막가는 말투로군. 어쩐지... 멋있다. "아, 난 이번에 트라이너 왕에 즉위했지. 아직까진 정식으로 국민에게 인사한 적 없지만, 분명히 대관식은 마쳤다. 그리고, 이쪽은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나바스의 적통 황제 폐하시지. 꽤 많은 사람들이 알던데... 몰랐나?" 몰랐지. 응? "그러면, 아르, 너 왕이란 말야!" "그렇지." 오, 둘의 관계가 보이기 시작한다. 누나가 입에서 불뿜으면 오직 그 자리엔 왕만이 홀로 남아서... "젠장! 내가 손해 봤잖아! 난 그 드레스 입는 건 죽어도 싫어!" 참으로 어이없는 이유로군. 보통은 좋아한다고. 그 드레스 입으려고 살고 있는 사람, 반란일으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입지마. 상관없어. 자신의 왕비가 하고자 하는 게 타당하다면, 못 들어줄 이유는 없지." "좋아! 그렇다면 괜찮지. 하하하!" 역시. 왕은 잡혀사는 타입이다. "참, 결혼식은 언제야?" 방글 방글. "원정 끝나고. 계획세우고... 한, 반년 준비해야겠군." 막 생각 난 거지만, 한 번 정식 행사를 치루면, 저정도는 기본이다. 더 늦어지면 1년정도는... 후딱. "불 공평해!" "왕비가 감수해야 할 길이야. 그 정도로 왕비가 된다면 나라도 하겠어." 어이... 어이. "무슨 소리야. 역시, 아직까지 저 녀석을 포기 못한거지!" "아냐." 땀 난다. "그럼 이만 원정대로 돌아가요.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하하하..." "아, 너, 이 도시 넘겨라." "뭔 소리야? 갑자기. 난 여기 시장이라고!" "그러니까. 나바스에 넘기라고. 어차피 우린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데 영지만큼 좋은 건 없겠지. 그리고, 영민이는 우수한 황제니까." 나를 그렇게까지 인정해 주다니. 고맙지만.. 결국 이 귀찮고 말 많은 도시를 나에게 떠 넘기려는 속셈이지. 다 알어. "자 가자! 원정대로!" 뭐, 그녀는 꽤나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과연 트라이너의 미래가 걱정되는 군. 잘... 한 거겠지? "걱정되는군." 검은 조용히 말하고 말을 달렸다. 아무래도, 걱정되기는 하는군. 검과 내가 신검 일치를 이룰 정도니 말야. 51-1. 피안의 신전에서 본 것. "이거 뭐냐? 아까 너가 흘린 거." 저녁시간, 모두가 밥 퍼먹고, 결계깔고 다리 좍 펴고 자려고 하는 이때, 마치 4번타자처럼 검이 나에게 미소지었다. 알다시피, 4번타자는 투수 입장에선 별로 기분 좋을 리가 없다. "초상화야." "닮았군." 잠시 정적이 흐르고 검은 내게 초상화를 넘겼다. "미안. 나, 사실 확증이 없거든. 그냥 우연히 닮았을 수도 있고." "그래. 그래. 젠장!" 검은 죄 없는 나무 하나를 아작 냈다. "괜히 죄 없는 나무 괴롭히지마." "너, 다음부턴 마법 쓰지마." 이거야 원. 그래도 나를 꽤나 생각해 주는 군. "괜찮아. 아직까지 아무일 없었잖아. 그리고 내 마법 없인 이기지 못해." "아냐. 다음 부터는 내가 싸운다. 난 죽지 않으니까. 언제고 나갈 수 있지." 검... 너가 나가는 데도 마력이 들어. 지금도 힘이 빠져나가고 있는 걸?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면 넌... 아마도 다시 나오지 않겠지? "난, 괜찮아. 단지 닮은 거야. 알겠어?" "젠장!" 검은 괜시리 화내면서 높은 나무로 올라갔다. 어이, 힘겨워 보여. "이거야...원. 속이려던 거 아닌데. 사실, 이 초상화 단지 나랑 닮았을 뿐이고. 그리고, 검... 난 한참 어렸을 때 부모님한테 갔다고. 하지만, 진짜가 사라진건 어렸을 때긴 해도 나랑 나이차가 있다고. 안그래?" 검은 다시 나무타고 내려왔다. "야, 시간 나면 명상이나 해." 금새 태도 돌면.. 괜히 말했다. 그냥 맘 졸이게 하는 건데. 쩝. 그나저나, 정말 굉장히 닮았단 말야. "황족들이 다 아무말 없이 넘어간 것도 이해가 가. 놀라운 일이지." "동감이다. 이 사기꾼." 이봐, 그건 네 역할이 컸다. 아니지. 지대했다. 그래도 속인 건 나쁘니까 조용히 있어 줘야 겠군. 다음날 아침. 우린 다시 우글 우글 몰려가고 있었다. 어차피, 전투가 없었고, 사소한 몬스터는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하기사, 어떤 미친 놈이 대군에 개기 겠는가? 문제는 대규모가 나타나는 건데, 사실 이건 나 혼자 처리하니 결국, 우리 대 나바스 병사와 트라이너 기사 몇은 싸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야, 어서 수건 돌려! 와! 앉았다!" "으하하! 역시 술래 잡기는 재미있다니까?" 수건 돌리기, 술래 잡기 등 등.. 별 유치한 짓거리를 하는 것들이 바로, 대 나바스의 정규군이자, 대륙의 미래를 짊어진 용사인 것이다. "야, 나도 하고 싶어지는데?" 검. 그런 짓을 했다간, 더 이상 떨어질 데 없는 사기에서 더 곤두 박칠 칠 것이다. "전군! 출발! 아, 거기 조장들, 노래 부르고 가자. 응. 그래. 1조부터!" 이런 식이다. "야, 나바스의 군대는 대단히 명량하네?" 그걸 넘어서서 문제 아냐? 난 지금 걱정이 석양의 먼지 숫자와 같다고. "기뻐해야 하나요?" "그럼. 지도자의 능력이 탁월하다 못해서 거의 환상이잖나? 왜 그 절대마법무위능력이 좋은지 알겠어. 이야, 우리가 대한민국이랑 전투할 때 재빨리 휴전한 게 다행이야." 지도자의 자세라는 건가? 흠. 이젠 왕 다 됬군. 나? 원래 왕자병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괜찮아. 하하하.. 윽. "검, 그런데 이 근방에는 어디에 괴물이 많이 몰려 있지?" 검이 알리가 없었다. 아르, 왕께서 대답해 주셨다. "아, 피안의 신전이라는 곳이야. 고대신이 두명인 것은 아나?" 알지. 그 중 한명은 우리 군의 밥을 축내고 있거든. 지금이야 헤어졌지만. "그 중 한 명을 모시던 신전이야. 검의 신이라고 했지. 아마?" 그럼 혹시 근, 그 멍청한 지혜의 신을 봉인한 할 일 없는 그 신 말야? "가보고 싶어지는 데요?" "아, 가기 싫어도 가야해. 거기 신전에 우리 측근들이 가 있거든. 뭐, 당분간 안전할 테지만. 괴물들은 신전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니까." 왠지 뭔가 좀 이상한 데...? "저기, 아르. 왠지 나사가 좀 풀린 거.. 아, 그냥 사람이 많이 변했네요. 며칠 사이에." "아, 인생이란, 어차피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는 걸 알았거든. 그래서 쉽게 살기로 했어." 누군지는 몰라도 이 사람 왕을 민 사람이 불쌍하다. "저기 보입니다! 대량의 괴물... 하나도 없는데요?" 모두 조용해 졌다. 이상하다. 분명히 며칠 전 전령에 따르면... "다, 마도로 소환되었나 보군. 너가 오는 걸 안거야. 아마 총력전을 벌일 셈이던지, 직접 나서든지. 둘 중 하나겠지." 그럼.. 나 정말 용사처럼 높은데 올라가서 빛나는 널(검탱이) 들고 소리 높여 정의를 외쳐야 하는 거야? "그럼 신전에 갈 이유가 없군. 빨리 대한민국으로 가자고. 거기서 가는 게 가장 빠르니까." 난 갑자기 그 곳에 가고 싶어졌다. "들어가 보죠." "뭘?" 검. 넌 내가 하는 걸 보기나 해라. 이 몸은 말야, 궁금한 건 못 참아! 아직 해외여행도 엉망으로 부시고 다녀서 저런 건축사에 길이 남을 물건을 볼 수 없잖아? "가자!" 몇 명만 가게 되었다. 이른바, 황제의 관광을 위한 들러리. 여기엔 당연히 케자로와 이지리스, 검, 아르가 포함되었다. 아, 그리고 또 10년간 병사만 하신 분 셋이 포함되었다. "내 10년간 병사 생활을 하던 중 이런 굉장한 건축물은 또 처음 보는 군." "그러게 말야. 이야, 이걸 작게 만들어서 팔면 돈 좀 벌겠어?" "우리 이리로 이사올까?" 그럼 이민 갈려고? 왠만하면.. 진정하지. "저기 저쪽으로 가면 아마 명예의 전당이 있습니다." 그건 또 뭐냐? 혹시 디아블로 처럼 깨면 이름이 남는다든지...! "멋지군요! 하지만, 보석은 하나도 없는데요?" "당연하지. 그 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다녀 갔겠냐?" 아항. 하기사 오기 전에 계속 보니 길이 잘 닦여 있더군. 표지판도 있으니까. 여긴 관광지라는 거지? "근데.. 저 벽화. 뭔가..." 그 벽화는 왠 검을 든 사람과 그 아래 수 많은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가운데 있는 자는 인상이 왠지 누구와 닮은 듯 했다. "재미있군." 검은 단지 실소를 흘리고 흥미를 잃은 듯 이리 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 벽화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왜냐고? 그 얼굴이 확실히 누군가랑 겹쳐졌기 때문이지. "다 봤으면 나가지." 아르가 조용히 말하면서 앞장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그를 따라 나갔다. 다시 말을 달리고, 단숨에 대한민국에 도착할 때까지, 난 그 신전의 얼굴을 지울 수 없었다. 피안의 신전이란, 안전을 피한다...일리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꺼림칙했다. "내가 신경 과민인거지." "여으민!" 어이, 그 거북스런 발음은 집어 쳐. 그리고 파헬은 피가 많이 섞여서 내 이름을 발음 못 하나.. .헤. "자, 이거 받아." 파헬은 빙긋 거리면서 뭔가를 나에게 주었다. 가만, 왜 흰 옷을 입고 있나?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뭐지?" "할아버지가 너에게 주라고 한 거야." 검은 상자에는 뭔가 들어 있는 듯 했다. 아니, 그것보다, 왜 흰옷을 입고 있지? "무슨 일이 있었어? 아니면, 누가 죽기라도 한 거야?" 파헬의안색에는 잠시 어두운 빛이 스쳤다. 설마.. 할아버지가 죽기라도 한 것인가? 하지만, 이십대의 얼굴을 하고 늙어 죽었다면, 난 안 믿어. "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어느날 갑자기, 마법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정지했다고 하더라고. 나야, 마법력이라는 게 아에 없으니 모르지만. 그리고 할아버지 서서히 늙으시더니... 이내.. .돌아가셨어. 그런데말야. 크게 웃으셨어." 그런.. 그럼 민정이가 마법이 되지 않았다고 한 것도! 마왕자식... 뭘 꾸미는 거야? "그래... 힘내라." "아, 괜찮아. 그리고 그거 뭐냐?" 검은 상자를 열자, 그 곳에는 내 코를 찡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아주 오래되서 이제 색깔이 누래진 태극기였다. 그는 끝까지 애국자였던 것이다. "왠지.. 슬퍼진다." "너야 말로 힘내라. 그리고, 마도에 갈 준비는 다 되어있어. 나도 갈꺼야." 에엑? 파헬.. 너가 뭐하러 가냐? "응. 내 검술은 그래도 도움이 될꺼야. 그리고, 일단, 용사 파티에 나같이 특이한 인간이 하나쯤 껴도 괜찮잖아?" 난 아니지만.. 어쩔 수 없지. 난 녀석과 함께 거대한 배에 올랐다. 이 배는 파도 저 중심 설계라는 데.. 무슨 이야기인지. 그 때 그 선장만 아니면 된다고. 51-2. "어서 배에 오르시지요." 배는 참 컸다. 대형 항공모함은 아닐지라도 그렇게 큰 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난 문득 몸에서 약간의 미열이 남을 느꼈다. "사린과 할터님이 이끄시는 1차 원정대는 현채 먼저 출발했습니다. 대한민국 정규군과 트라이너 정규군이 함께 행동했습니다." 그런가? 헤... 좀 얼굴들 좀 보고 싶었는데. 아쉽구만. 파헬은 종종 걸음으로 돌아다녔다. 그러고 보니, 검이 안보이는데.. 이녀석, 어딜 돌아다니는 거냐! "멀미하면 안되는 데. 참, 검은 어디있어요?" 트라이너의 왕은 뭔가를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그 정체는 바로, 천에 색색의 천을 꼬매서 모양을 내는 이른 바 자수라는 것. "응? 글쎄... 아까까진 있었는데. 아직 출발하려면 멀었잖아. 그러니까 조금쯤은 노는 것도 괜찮잖아." "그건 뭐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조화에 대한 고찰을 하게 하는 것인데." 그는 자수를 내려 놓고 빙그레 웃었다. 웃었단 말이다. "아, 우리 나라에서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여성을 위해 한가지 손으로 만든 물건을 선물해야 한다. 뭐, 내가 만들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까." 그래도, 목각인형이나, 그런 것도 괜찮지 않아? 에휴휴휴. 원정 때마다 자신들이 무슨 놀러 다니는 줄 아니, 그것도 문제는 문제야. "출발합니다!" 선원의 목소리가 배를 울리고 사람들은 서둘러 탑승했다. 난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욱...으..." 뭔가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입덫은 아닐테고... "안녕?" 전방에 누군가 서 있었다. 아주 오래된 기억처럼 그녀의 모습이 흔들렸다. "널 살리기 위해선 이 방법 밖에는 없었어. 미안해. 그리고 용서해."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도 아니고, 왜... 왜 날. 그녀의 손이 허공에서 흔들렸다. 머리가 엄청나게 어지러워 왔다. 검은 책상위에 올려져 있었다. 부르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왜..." 나는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몸에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바키, 왜 이러지?" "넌...넌, 그래. 그가 그 사실을 말해 줄 때까지도 몰랐어. 넌 파이에즈야. 그리고, 선대 황후가 그러하듯이, 너도 과한 마법을 쓰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그러니까, 그러니까..." 오해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더 이상 말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묵묵히 마법진을 생성 시켰다. 그리고 거대한 구멍이 나타났다. 차원의 문 이었다. 싫다. 다시 갈 수는 없어. 그리고, 다시 올 땐 똥물 먹어야 한단 말이다! "이 차원의 문은 상당히 많은 마력을 필요로 할텐데? 금단의 마법이잖아." "그래. 나도 몇 달간은 움직이지 못할꺼야. 하지만, 넌 살 수 있겠지." 그녀는 어느새 아련한 눈으로 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내가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다, 잊고. 부디 행복하기를." 왠지 우는 거 같았다. 그녀의 눈에는 아름다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왠지 끝없이 감기는 듯한 속에서 난 날려 보내지는 것이다. "파즈. 안녕." 골이 아팠다. 왜 이렇게 아픈 것인지 모르겠다. 역시나, 잠을 너무 많이 자서 인가? 흥. "욱. 배고파." 자리에서 일어나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자취생의 비극이란 영화가 생각날 정도였다. 세상에. "으.. 너무 하잖아. 다 썩은 거 밖엔 없잖아. 어...?" 작은 사진이 하나 있었다. 손에는 나와 아주 닮은... 그러나, 다른. "어릴 때 증명사진인가? 어라라? 이거 사진이 아니네. 그림이잖아. 흥." 난 무심코 거울을 보았다. "으악! 머리는 왜 이렇게 길어진 거야!" 머리를 쥐어 뜯고 싶었다. "여보세요?" 전화벨이 울렸다. 왠지 집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가만, 내가 부모님 돌아가신 뒤의 기억이 희미하다 못해서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리고, 왜....? "어? 너 있잖아? 그럼 뭐야. 너 한강에 투신 했다고 난리도 아니던데. 이 녀석. 사람 걱정 좀 시켜. 그리고, 나 지금 너네 집에 갈 테니까. 어디 나가면 죽어!" 갑자기 전화가 끊기고 수신음만 아련히 들려왔다. 세상에. 이게 어찌된 일인가? 이 녀석은 누구고? 날 왜 찾아 온다는 건가? 전화를 걸 땐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어라라? 경훈이 아냐?" 한 녀석이 문 열고 들어 왔다. 나도 잘 아는 녀석인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스타크래프트 같이 하던 녀석이다. 그 녀석은 나를 보자 깜짝 놀랐다. "머리... 가발이지?" 1년만에 만나서 하는 소리 하고는. "아니. 그건 확실해. 그나저나, 너 왠일이냐?" "무슨 소리야? 너 한강에 빠졌잖아?" 아, 그러고 보니 목걸이 주으려다가 한강에 빠진 기억이 난다. 오...그럼! 난 기억상실증! 비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아마 뇌 충격이라도 먹었나 보지?" 그는 어이 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 보았다. "그럼 일단 현정이 누나랑 김기자 아저씨에게 연락해. 뭐라고 내가 말 할 이유는 없어. 그리고... 너, 이건 알아둬라." 뭘? "여기도 널 걱정해 주고, 염려하는 사람은 많아. 그러니까. 알았어?" 지금 스무고개 하냐? "다신 가지마. 가서 죽고 싶냐? 뭐, 지금의 너에게 아무리 입이 닳게 이야기 해도 소용없지. 설마... 현정이 누나랑 김기자도 기억 못하냐?" 내 대답은 모른다였고. 그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자신이 연락을 취해 보고 다시 온다고 하고 휙 나가 버렸다. 응... 테레비나 봐야 겠군. 그러고 보니, 이 집 아직도 안 팔렸나? 그렇다면 학교 다녀도 되나? 적어도 고등학교는 졸업해야지. "그 여자는 누구지...?" 검은 머리를 하고, 붉은 눈을 가진 무척이나 슬퍼보이는 가련한 미소녀. 음... 딱 내타입인데... "에잇. 테레비나 봐야지." 마침, 테레비에서는 정겨운 프로가 흘러 나왔고, 그건 인기 가수 총 집합같은 것이었다. 할 일 없으니 저거나 봐야 겠군. "네, 이번 나이트의 해산은 실로 충격이 아니었지요." "그것만이면 괜찮죠. 어제 남은 나이트 멤버였던 하영민이 자살했다고 하더군요. 팬 여러분이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해요. 저도... 무척 슬픕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트의 마지막 뮤직! 허공의 그림자!" 우와, 누군지는 몰라도 굉장하군. 왜 인기가수 포기하고 죽었을까...흥. "누구랑 꼭 닮았는데...?" 화면이 돌아가면서 어두운 분위기에서 붉은 장신의 청년이 나왔다. 그는 허공처럼 허무한 회색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뉘집 자식인지는 몰라도 겁나게 잘 생겼네. 에잇. 비참해 지는 군. 어무이. 날 왜 이런 옥 떨메로 낳으셨다여? 꺼이 꺼이. 음.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드는데." 난 바로 먹을 걸 찾기 위해서 테레비를 켜놓은 체로 싱크대를 뒤졌다. "획득! 컵라면!" 나는 한 바퀴 돌고, 무척이나 기뻐하면서 물을 올렸다. 방에서는 테레비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허공을 돌다보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녀의 애절한 사연은 들리지 않는다. 그녀를 사랑한 것은 나. 그녀를 버린 것도 나. 왜, 난 그녀를 사랑해서 그녀를 허공에 남겨 놓았나. 왜, 그녀는 나를 사랑해 버렸는가. 참담한 허공에 쟂빛 안개가 피어 오르고 나는 다시 소리 없이 우는 그녀를 보고 그녀는 얼굴을 파묻고 마지막 차를 타고 떠나 버린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노라고 말한다. 허공은 그러나,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칙칙한 노래였다. 그런데 눈물이 났다. 사랑 노래는 아무리 허접한 것이라도 사랑에 빠지면 다 절절하게 들린다고 하던데... 아마, 이 것도 그런 건가 보다. "가사.. 다 알고 있네? 기억을 잃기 전에 꽤나 좋아 했던 가수인가 보군. 에잇. 내가 남자 가수를 좋아하다니." 붉은 머리 가수라.. 흠. 멋지긴 하지. 하지만, 난 여자가 좋다. 이를 테면 그 검은 멀리 아가씨처럼. 아름답고, 예쁘고 연약해 보이고. 웅... "누구세요!" 난 먹을 때 오는 인간이 제일 싫더라. "영민아, 나야. 경훈이." 다시 왔네? "응. 들어와. 밥 먹던 중이었어. 이거 밖엔 안 남았으니까, 뺏어 먹으면 죽어." 뒤에 있던 두 사람은 나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 보았다. 그리고 한 사내는 나를 퍽 쳤다. "살아있었구나!" 그럼 죽어야 하나? 이 사람은 누군데 초면에 이렇게 쳐대는 거야? "왜 이러세요?" "어? 나야. 나. 김기자. 그나저나, 어떻게 된거야? 이걸로 특종은 확실하구만. 하지만, 아무리 나에게 특종을 안겨줘도 이런 짓은 하지마라." 어이. 어이. 내가 기자한테 특종을 안겨줄 일이 뭐가 있어? 혹시...! 난 1년동안 어려운 생활에 조직에 뛰어 들었다든지...! 51-3. "전... 조직원이었나요?" 잠시 정적이 흐르고, 어느새 음료수를 냉자고에 넣던 누나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걱정마. 그런 건 아니니까. 너 같은 애를 누가 씌워주기나 한데니?" 그런가...? 그럼 뭐지? 왜 특종을 안기는 존재가 되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저 여잔 누구야? 생견 처음 보는 데 일말의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군. "에... 저, 누구세요?" "난 유현정. 그리고 다음달에는 데이비드의 아내가 되는 사람이지." 흐음. "축하드려요." "너도 아는 사람이야. 오늘 저녁에는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하더군. 그나저나.. 이것 참. 난 너가 가서 다시 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어딜가서 오지 않기를 바래? "누나. 그 이야긴 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아, 미안." 그러나, 하나도 미안한 얼굴이 아니었다. 김기자는 그냥 인상을 흐리면서 테레비로 시선을 돌렸다. "이야, 이제 솔로로 데뷔해라. 멤버 전원 사망했으니까..." 무슨 소리야? "무슨 이야기들을 하시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절 잘 아시나요?" "그래. 어느정도는." 그런가...? "그럼 학교 다시 다닐 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알려 주세요." 현정이 누나라는 사람은 다시 약간 찹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 그 편이 나을지도 모르지." 그날 밤은 집에 혼자서 자야 했다. 젓가락도 숫가락도 네개. 밥 공기도 네개. 이상했다. 분명히 부모님이랑 사용하던 건 아니었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왠 돈이 이렇게 많지...? "조용하다." 무서워졌다. 혼자였던 적 따윈 엄청나게 많았는데. 어째서, 지금은 외로운 걸까? "이상해." 다음날 아침, 난 전화를 한통 받을 수 있었다. 역시 나를 잘 알지만, 나는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무슨 피디라고 하는데... "자네!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나? 그리고 다른 멤버 다 죽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시체도 찾을 수 없었던 걸 보면 아마 자네처럼 살아 있을 수 도 있는 거지? 그래.. 언제 기자회견 하자고. 다음주 수요일로 하지." 무슨 소리인지. 그리고, 왠 시체...? 혹시 내가 하던 아르바이트는 시체 닦기였나? "저.. 저.." "그럼 잘 있게. 지금 자네 집으로 내가 가지." 여긴 성질 급한 사람이 많다. 다 자기 얘기만 하고 뚝 뚝 끊어버리니까. 현정이 누나와 그의 남자친구는 좋은 사람 같았다. 어제는 밥도 다 만들어주고 다 퍼먹고 갔으니까. "설겆이 부터 시작이군. 으휴. 적어도 설겆이 정도는 해 주고 가도 되잖아?" 투덜거리면서 깨끗이 설겆이를 했다. 가만... 저 옷은 어쩌지? 내 솔직한 소견을 말하자면, 광대옷이다. 거기에 아름다운 루비 목걸이도 있었지만... 내가 사내자식인 이상 그런 걸 찰 이유는 없는데. 흐흠. "팔아버릴까 보다." 그러나.. 왠지 난 그걸 팔지 못 할것 같았다. 옷도 왠지 절대로 입을 옷은 아니었지만... 왠지. "그럼 제가 가수란 겁니까?" "그렇네. 이런.. 정말 다 잊은 건가?" 그건 아니지만. 요 1년간의 기억이 싸악! 사라졌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예... 하지만, 전 원래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냥 은퇴로 처리하면 안될까요?" 그는 한 십미터정도 뛰어 올랐다. "자네 맘은 이해 못하는 건 아니야. 그러나.. 좋아. 은퇴 솔로 앨범 하나 내고 잠적 어떤가? 그 다음에는 자네 하고 싶은데로 하게." 그렇다면 역시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스쿨벨. 어라라? "그게 그렇게 싫은가? 하지만, 자네도 우리 입장을 생각해 주어야지. 그리고 팬들도 생각하게." 그냥 눈물이 나온 것이다. 왜 그렇지? 내 멤버들은 누구고... 저들은 누구지? 이지리스, 케자로, 검. 누구지? "누구지? 너희들은." 다음날, 나는 바로 앨범 제작에 들어가게 되었다. 일단, 솔로곡으로 작고가들이 엄선한 12곡이 되었다. 나야... 알 게 뭐람. 노래도 잘 못하는 데. "어머, 오랜 만 인데요? 머리는 가발이에요? 훨씬 멋지네요." 자칭, 내 코디란다. 그러나, 역시 난 모르는 사람. "가발 아니에요. 짜르지도 마세요." 왠지 그러면 안 될 거 같다. "응...? 알았어요. 가만... " 난 천천히 가방에서 처음 기억났을 때 입고 있었던 푸른 빛이 감도는 흰천으로 만들어진 옷을 꺼냈다. 기묘하게 아름다운 디잔인 이었다. "이거 입고 할래요. 괜찮죠?" 화면에는 내가 아닌 내가 있었다. 난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다는 게 너무나 괴로웠다. 그리고, 저들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왜 이렇게 괴롭고, 그리운 걸까? "자, 스태바이!" 음반 작업은 순조로왔다. 나름대로 시키는 대로 중얼거리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별로 맘에는 안들었지만, 한가지 기억이 났다. "전, 그들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미안하게도, 하나도 기억할 수 없었다. "허공이라..." 차를 타고 돌아오는 나에게 주변의 소음이 정겹게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난 왠지 쓸쓸하게 느껴졌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전? 난 무엇을 봤던 건가? "심야에 테레비 보는 놈은 다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야. 쳇." 심야에 나오는 다큐멘터리는 왠지 내 흥미를 당겼다. 로코코와, 바로크 시대 이전의 궁궐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첨탑양식? 뭐, 대충 그런 거였다. 왠지 왠지 묘한 향수를 일으켰다. "데자 뷰...인가?" 묘하게도 난 그것과 아주 비슷한 것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아주 슬퍼서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지만, 그것을 끌 수는 없었다. "야, 시체같잖아. 그만 일어나라. 그나저나, 들었냐? 너 아주 인기인이더라. 뭐? 흑발의 미소년의 슬픔이라던가...? 욱 이었다. 임마." 경훈이는 창문의 커텐을 확 젖혀 버렸다. 테레비는 꺼져 있었다. 자동으로 꺼진 모양이다. 어제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좀 괘찮냐? 눈이 팅...팅. 이런 모습을 네 팬들이 봤어야 했는데." "그만 두라고. 그래, 무슨 일이야? 밥 해주려고?" 결국, 경훈이는 엄청 투덜거리면서 내 밥을 해 주었다. 흐흐흐. 고마운 놈. 종종 놀러 와라. "야, 좀 천천히 먹어." "어..응. 거긴 느끼해서 죽는 줄 알았거든. 역시 사람은 김치야. 김치." 잠시 조용해진 우리. "너, 기억난거냐?" "모르겠어. 그냥.. 나, 어딘가 다른 데 있었어?" 경훈이는 조용히 있을 뿐 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체할 것 같은 위하감을 간신히 떨쳐 버리고 우리는 식사를 마쳤다. "저기. 날아 같은 멤버였다는 사람들, 왜 죽은 거야?" 경훈이는 역시 조용히 있었다. 고개를 잠시 숙이고. "알 거 없어. 알아봐야 너 좋을 건 하나도 없잖아?" 하지만.. 난 난 말이지. "야, 너 어렷을 때 앨범이나 보자. 우와, 이거냐? 되게 귀여웠구나 너!" 어영 부영 넘기려고...하지마. "알고 싶어." "이거나 봐." 나는 한동안 경훈이를 째려 보았다. "좋아. 말 할께. 살아 있을 꺼야! 알았어? 넌 얼마 전까지 그들이랑 같이 있었고, 아마도 죽진 않았겠지만, 너에게 무슨일이 있었겠지. 그럼 됬잖아! 난 다시 너가 가는 걸 원치 않아! 알겠어!" 왜...저렇게 화를 내지? "어딜 간다는 거야?" 그는 다시 조개가 되었다. 소금 뿌려서 물에 끓이던지, 화덕에 올려 놓아야겠군. "너.. 이게 가장 어렸을 때냐?" 아, 내가 아기일 때 찍은 사진이다. 아마도, 저게 가장 오래된 사진이다. 뭐, 사진에 따르면, 난 아기일 때가 더 귀여웠던 거 같지만. "그래. 그리고 내 질문에 답해 줘. 나에겐 중요한 문제야. 어떻게 된 거냐고." "몰라. 모른다고! 사실은 나도 잘 몰라. 왜 현정이 누나랑은 너가 사라지길 원했는지 모르지만, 난 친구가 두번, 아니 세번 사라지게 되는 걸 원치 않아! 알겠어!" 52-1. 기억. 왠지 그는 상당히 열 받은 듯 했다. 그리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사진을 보았다. 가만... 내 다섯 살때 사진이랑, 저 초상화는 놀랄 만큼 닮아있잖아? 세상에 닮은 사람이 3명은 된다는데... "파이에즈..." 내 입에서는 왠 이름 하나가 흘러 나왔다. 아는 사람인가? "뭐?" 나는 그리고, 뭔가 아련히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엄마, 어디 가요? 엄마는 안가요?" 그 아름다운 검은색 머리의 여인은 마치 여신처럼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눈은 무척이나 슬퍼 보였다. "내 사랑하는 아가. 어서 도망가거라. 너희 아버지랑 내가 널... 꼭 살리고야 말겠다." "엄마... 같이 가면 안되나요?" 그녀는 나를 안고 뛰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그녀는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아름다운 정원에 우리는 도착할 수있었다. 그곳엔 붉은 머리를 한 아주... 아주 아름다운 사람이 서 있었다. "아들아..." "아빠!" 아빠도 같이 가는 거구나 하고 나는 막연히 생각했다. "어서 뛰어야 해요. 곧 있으면 추적자들이 올 거에요." "그러지." 그러나, 우리는 곧 잡히고 말았다. 아, 그랬다. 그곳에서 우리 아름다운 어머니는 엄청난 마법을 사용했다. 차원의 문을... "어서 가라!" 어머니의 모습이 점차 괴물처럼... 변해 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침통한 표정으로 병사들과 기사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엄마...?" 나는 그만 검을 떨어 뜨렸다. 아버지가 예전에 준 것인데. 그러나, 줏을 시간따윈 없었다. "싫어!" 거대한 물결에 휩쓸리듯이 떠밀어졌다. 그리고 난 아빠가 피를 토하고 쓰러짐과 동시에, 어머니도 쓰러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억은 다시 올라간다. 난 다섯살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이곳에선 아기가 되어 있었다. "우리가 데려다 키웁시다." "그래요. 여보. 너무 불쌍하군요." 난 그리고 서서히 잊었다. 잊지 않으면 안되었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너무나 슬펐기 때문에. 나는 이곳의 부모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들이 나의 친부모처럼 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한 구석, 꺼림칙하게 남아있는 것들. "어머니.. 아버지..." 경훈이는 나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 보았다. 많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엄마, 아빠!" "어머, 이제 벌써 걸음마를 할 줄 알잖아요?" "날 닮아서 겠지." "웃겨요! 어딜 봐서 당신의 그 우락부락함이랑 닮았다는 거에요! 저랑 닮았지. 그치, 아가?" 그들은 나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왜... 나는 이제까지 잊고 있었던가. 정말 난 이곳의 사람이었던가...? 너무나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폐하! 피하셔야 합니다!" 한 사내가 달려 왔다. 어머니에게 많은 자객들이 달려 들었다. 아버지는 피하지 않고 그들과 싸웠다. "전... 절 지킬 수 있어요." "당신을 마물로 만들 순 없소." 어머니의 눈에서는 물이 흘렀다. "전.. 어차피." "아무 말도 하지 맙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여깁시다." "엄마 밥줘." 난 두 사람의 아이었다. 두 사람의 사랑의 아들. 그런데, 왜 내가 사는 곳과 완전히 틀린 것인가? 난 아주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았다. 그렇다면 그 차원의 문을 열 방법이 있는가? "야! 정신차려!" 경훈이가 나를 흔들고, 나의 의식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 괜찮아. 경훈아. 너한테 말할께 있어." "뭔데?" 경훈이는 왠지 슬퍼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 가야되는데. 방법을 몰라." "가지마." "가야한다. 정말이야. 너가 알려 주지 않아도 가야해. 단,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어머니는 말했었다. 완전한 이계의 인간만이, 완벽한 마법을 구현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그러나, 난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희박하지. 겨우 4분의 1의 피가 섞여 있는 것이다. "싫어!" "그래... 내가 사라지면, 이 집. 처분해줘.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테니까." 돌아오고 싶다. 여건만 허락된다면 왔다 갔다 하면서 노는 것도 괜찮겠지. "너...! 어떻게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난...! 나도 네 친구야!" "응. 알고 있어. 항상 날 염려해 주는 좋은 친구야. 그러니, 날 잡지 말아줘." 경훈이는 울고 있었다. 남자가 울 때는 정말... 가슴이 찢어질 때. "사나이가 울면 쓰나. 그럼 잘 있어." 부모님은 살아계실까? 살아 있어야 하는데.. 과연 내가 그 곳에서 사라진 뒤 얼마나 시간이 흘렀으며, 또... 어떤 일이 있었고, 그들은 누구인가? 아, 그 소녀는 누구지? "차원의 문이여 열려라." 4분의 1의 피가 섞인 거 치고는 언령 마법은 원할하게 작동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내 일생을 통털어서 가장 슬픈 친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잘 있어야 해." 누가 나에게 이 말을 했던 거 갔다. 안녕이라고. 그리고 나는 빛의 홍수에서 다시 이계로 돌아갔다. 좀 걱정이 되었다. 차원의 문은 완전히 무작위 추출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어디로 갈 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으...악!" 몸이 찢어드는 것처럼 아팠다. 그리고 나는 혼절했다. "으..." 몸이 쑤시듯이 아파왔다. 이렇게 아프다니. 차원의 문을 열고, 나도 괴물이 되어 버렸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뭐, 생각하는 거 보면 괜찮은 거지만. "아... 여긴..." 황량한 곳. 숲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회색의 방이었다. 그리고, 철창이 보였다. 감옥인가? 난 내 손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사람의 손이다. 다행이다. "누구... 없어요!" 공허함이 메아리치고, 메아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여긴... 어딜까? "파즈구나." 누가 있었다. 그리고,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이었다. "다시 돌아오다니.. 너도 참. 어리석구나." 그 검은 머리의 소녀였다. 붉은 눈을 지닌. 그런데... 그녀는 묶여 있었다. 그리고 얼굴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너...!" 누구지? 왜 날 알고 있지? "파즈. 어서 도망가. 어떻게 너가 다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는 몰라. 하지만, 여기 있어봐야 좋을 게 없어. 어서." 그녀의 이름이 뭔지 몰라 나는 한참 당혹해야 했다. 날 아는 데, 난 그녀를 모른다니. "나.. .기억을 잃어서 기억이 안나. 넌 누구지?" 그녀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스쳤다. 그리고 아주 애절한 미소를 띄웠다. "그런데... 어떻게 돌아온거니? 응? 그만큼.. 우리가 소중하니?" 아니. 난 이 세계가 소중해. "너 꼭 꼬쟁이 같다. 기다려. 내가 풀어줄께." 이런 상황에서도 배가 고프니... 나도 엽기 인간이군. "야, 그러고 보니, 너 이런 놈이었어. 기억을 잃어도 태연하게 돌아올... 하하하!" 52-2. 웃지 말라고. 상황이 별로 안 좋아.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지만, 인기척이 느껴져." "그런 것도 알아? 검도 없잖아." 그렇지. 젠장. 화염 방사기라도 가져 올 껄 그랬어. "아, 난 다섯살 때까지 검을 배웠었거든." "아주 오래전이네." 그런 셈이지. 나와 그녀가 만담을 주고 받고 있는데, 어느새 괴물 두마리가 나타났다. "크르릉..." 어쩌나.... 나랑 같이 맨손 격투기를 할 페어 플레이 정신이 뛰어난 괴물은 없어 보여. "좋아. 간만에 스트레스 해소다!" 어이, 내가 아는 기억속의 그녀는 아름답고, 청초하고, 사랑스럽고, 연약하고...역시,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은 믿을 께 못된다. "야얍!" 크기가 무려 2미터에, 몸무게는 한 나의 세배쯤 나가 보이는 그 괴물의 최우는 장렬했다. 검으로 베인 것도 아니고, 아주 예쁜 여자의 손에 퍽, 퍽 나가 떨어지고, 그녀의 발은 그 괴물의 머리를 밟아댔다. "여왕님이라 불러 주리?" "헤, 고마운데?" 너의 정신 세계는 가히 티벳의 고승과 비견되는 구나. 참으로 이해 할 수 없구려. "근데 이름이 뭐냐? 난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알고 있지?" 그녀는 잠시 날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호. 완전히 기억을 잃었냐? 하지만, 거기서 산 세월은 거의 13년의 기억일 텐데." 기억하고 있지. 그리고, 두 부모를 가진 게 되었지만, 그래도 난 행운이라고. 두 부모님 다 좋은 분 이셨으니까. "응. 하 영민. 사실 이 이름이 익숙하긴 해. 그래서 네 이름은 뭔데?" "그냥 바키라고 불러. 그리고, 우리 구해야 할 사람이 있어." 물어보고 싶은 게 엄청나게 많았지만, 그녀가 입 다물게 해서 조용히 숨어야 했다. 두 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글쎄..." 금발머리 남자와 올빽 머리 남자였다. 중요한 건 금발 머리 남자는 내가 아는 사람이라는 거지. 같이 가수 했던 사람이야! "어떻게 된거야? 분명히 이지리스지? 기억은 안 나지만, 저 사람이랑 활동한 걸 볼 수 있었거든." "그래? 당분간 피해 다녀야 하니까. 너가 사라지고, 나도 설마하니 이런 심각한 문제가 터질 줄은 몰랐어." 무슨 소리람. "누굴 구하러 가야 하는 건데? 여긴 어디고?" "일단, 구하고 보자고." 그녀는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 이거야 원. 어떻게 되어가는 상황인지, 누가 설명을 자세하게.. 아니지, 누가 요약본을 가져다 줬으면 좋겠어. "저 사람은 누구야?" "정확히는 사람이 아냐." 왠 사람 하나가, 아니지. 사람이 아니라면, 뭐라고 하나. 하여튼, 그분이 매달려 있었다. 주변에는 물로 된 베리어가 쳐 져있었고.. 한 마디로 철통이군. "아빠!" 얼레레? "아빠라면 너의 부모란 말야? 친부모?" "그래." 그녀는 재빨리 그가 있는 철창 앞으로 다가 갔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당황스럽군. "이걸 어떻게 풀 셈이야?" "아마, 내 마력으로 될 꺼야. 문제는 꺼낸 후라고. 경비병을 피해서 다쳐 있는 아빠를 데리고 탈출하느냐니까." 다 좋은데... 이 사람, 아니지 이 분은 뭐하는 사람이길래 이런데 같혀있냐? "마법을 쓸테니까, 좀 물러나." 짐작이지만, 엄청나게 소리가 클 모양이군. [속. 박. 의. 사. 슬. 을. 풀. 라.] 간단하잖아? 곧 그녀의 몸에서 시퍼런 공기가 나오면서 철창의 물과 충돌을 일으켰다. 엄청나게 수증기가 생성되면서 사라졌다. 소리도 물론 컸다. "무슨 소리야! 침입자다!" "젠장, 어서 아빠를 업어!" 왜 내가 이런데서 예쁘지도 않은 아저씨를 업어야 하나. 젠장. "가고 있다!" "잡아라!" 그러나, 그녀는 이내 공간 이동문을 열고, 재빨리 나와 함께 구겨져서 들어갔다. "역시 마법은 편하군." "바키.. 다 좋은데, 이 네 아빠라는 사람, 어떻게 할 셈이냐?" 피를 철 철 흘리고 있거든. "치료..해야지. 젠장. 나쁜 놈." 어라라. 보통은 나쁜 놈들이지. 누가 특별히 나쁜 사람이라도 있나? "무슨 문제가 있지?" 그녀는 잠시 상처를 싸매고, 다시 한 숨 돌렸다. 안색이 시퍼런 걸 보면, 저 아저씨... 꽤나 오래 못 일어나겠어. "있어. 마물이 우릴 공격한 거 부터 시작해서. 우리 아빠는 마왕성의 마도 공작이야. 즉, 최고의 마족 중에 하나지. 물론 마왕은 아니지만. 그런 정신나간 미친 변태하고 비교하지 말라고." 비교할래도 난 마왕을 본 일이 없다. "그게 무슨 문제인데?" "너, 정말 다 잊었구나. 원래 하위의 마물이나, 마족은 절대 상위의 마물을 공격할 수 없어. 그런데, 그들은 날 공격했잖아." 그게 어쨌다는 건지. "문제가 되나?" "되지. 우리 아버지가 마족의 권능을 잃은 거니까. 더불어 나도." 그게 뭐여. 가만, 그럼 이 소녀는 마족? "그러지마. 우린 엄연히 말하면 친척이라고. 그것도 꽤나 가까워. 우리 어머니랑 너희 아버지가 자매라고." 흥. 그랬구나. "그럼 뭐가 문제인데? 마물이야 워낙에 멍청하니까 그럴 수 있는 거 아냐?" "천만에. 그건 거의 피의 숙명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내 마력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결론. 문제는 더 상위의 힘이 개입했다는 거지." 가만, 마왕이야길 하는 건가? "마왕이 너희 부녀를 죽이려는 건가?" "웃기지마. 마왕은 예전에 죽었어. 그렇군. 그게 문제야." 뭐가 문제라는 건지. "나, 하나도 못 알아 듣는다고. 그러니 잘 설명해 줘."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너가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 해봐야 아무 소용 없겠지. 그리고, 너가 알던 거랑도 사실 많이 달라져서 어떻게 얘기 해야 할 지 모르겠어. 일단, 아무도 믿지마." 그럼 넌...? "좋아. 여긴 어디야?" "마도의 주위에 있는 작은 섬들 중에 하나야. 거기에 신전으로 이동해 왔지." 그렇구나... 그러고보니, 왠지 낯이 익어. "본 적 있는데...? 아마, 그래! 기억이 안나!" "그렇게 기쁘다는 듯이 말 할 껀 없다고.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으니까. 일단, 아버지와 이야기 해보고, 결정해야겠어. 아무래도 마도에 대해선 가장 잘 아실테니까." 그렇게 되나? 하지만, 마도 공작이라. 어감이 별로야. 마왕이 낫다. 차라리. 이분이 늦게 일어나면 난 그 때까지 뭐하라고. "음... 바키구나." 그 마도공작도 사실 안면이 좀 익은 상대였다. 그가 저런 미소를 지었던가? "예. 아버지. 괜찮으세요?" "그래... 어떻게 살아 나올 수 있었지?" "여기, 아버지도 아는 사람이 도와 줬어요." 음... 내 외삼촌이라 이거지? 피는 물보다 진하다! "안녕하세요? 전 파이에즈에요." "그렇구나... 그랬어. 그녀를 닮았구나." 기분이 나빠졌다. 누굴? "그렇죠? 사실 저보단 저희 어머니를 더 닮았다니까요. 기분 나쁘게 스리." 어이, 어이. 무슨 소리인지 말해 보라니까! 기억을 잃어서 불안한(어디가?) 환자를 그렇게 박대하면 못 쓰지. 암. "그렇구나. 이젠 어떻게 할까? 도망치는 것도 무리다. 아마 그는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꺼야." 그렇겠지. 근데, 누군데? 악의 화신, 악당의 황제 쯤 되나? "민정이를 찾아야 해요. 그녀라면.." "안된다. 이미 늦었어." 뭐가 늦었다는 거야? 민정이는 또 누구고? "설마, 그녀도 갖혔다는 이야기 인가요?" "갖히기만 했다면, 구해 낼 수 있었겠지만, 그녀는 봉인당했다." 봉인이라, 그거 나쁜 건가? "문제 있군요. 그렇다면 파즈도 여기서 도망가는 것이 났겠군요. 역시, 넌 돌아오지 않는 게 날 뻔 했다."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는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냐. 아냐. 그보다, 무슨 뾰족한 이야기라도 해봐. 사실 뭐가 뭔지 알 수 가 없잖아?" 스무고개도 아니고. 퀴즈라면 이젠 질렸다고. 마도 공작(확실히 직위만 놓고 본다면, 황제의 매부감이다.), 나의 외삼촌은 천천히 일의 전말을 설명해 주었다. 52-3. "먼 옛날, 이 세계엔 신이 둘 있었다." 오, 호랑이가 저기 담배 피는 군. 이런, 이런 청소년 보호법도 모르시나? 후딱 끄라고. "그래서요?" 그는 잠시 날 째려 보았다. "이야기 할 땐 끊지마. 어쨋든, 두 신은 각자 맡은 일이 다른 일이었다. 정확히 그 이름은 알 방법이 없지만, 지혜와, 검을 지배하고 있었지." 호... 세상을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다니, 유치하군.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나? 사실 회색도 있을 수 있지. "그러던 어느날, 힘을 지배하던 신은 세상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점점 힘보다는 지혜를 중시하게 된 사람들이 얄미워 졌던 거지." 정말이지, 단순한 신이군. 그보다, 그게 이번 사태와 뭔 상관이 있어? "그래서 그는 지혜의 신을 봉인해 버렸다." 정말이지, 단순한... 가만, 이건 내가 알고 있었던 듯...! "그 후, 신의 독주가 시작되었다. 화려했던 고대 문명은 쇠퇴했으며, 일부 소수만이 신의 힘을 피해 작은 섬으로 도주 했지. 그게 우리 마족의 시작이다." 에엑~! "우리는 강화된 신체와, 뛰어난 정신능력, 그리고 인간보다 훨씬 많은 수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주 강한 자가 아니라면 신을 피해 도망갈 수 없었다. 우리는 우리대로 인간을 원망했지. 신의 어리석은 피조물이라고." 어리석어서 미안하군. "뭐, 여하튼, 그건 그렇게 되었는데, 어느날 신은 사라져 버렸다. 그래. 그냥 증발. 이건 아예 인생에 지루함을 느낀 신이 저지른 짓이었지. 막상 장난감을 뺏었는데, 같이 놀던 아이도 죽여버린 격이었으니까." 에가 상당히 비 적절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그래서 어떻게 되었죠?" "그래.. 그리고 거의 천년이 넘도록, 신은 등장하지 않았다. 뭐, 세계가 완전히 안 망하는 걸 봐서는 그저 신이 있기는 한가 보다 했었지.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인간들은 신을 완전히 망각하고 다른 신들을 만들어 내었다. 그저 전설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들을." 뭐, 원래 신은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그리고, 얼마 전, 난 아내를 잃고 딸을 떠나보내고 나서 문제가 생겼다. 내가 미친 것이지. 그러나, 내 본의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그러도록 조장한 거지. 그래서 난 닥치는 데로 살육하고, 또 죽였다." 마족은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아니, 어느새 우리 부족 전체는 오염되고 있었지. 사악하게 말이다. 한 190년 정도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 에.. 그러니까, 마족은 그리 나쁘지 않다. 이거지? "그게 바로 신의 음모였다. 영원히 지상에서 마족을 없애려는. 그리고 자신이 실제로 인계에 군림하는 것. 그리고 치밀한 준비를 시작했지. 먼저 그는 왕궁의 기사단에 들어갔다." 왠지 나바스 였다는 생각이 드는 구려. "나바스 인가요? 대륙에서 가장 큰 나라." "그래. 그렇다. 나바스의 기사이지. 그는. 그리고 너도 잘 아는 사람으로 행동하고 있다. 할터 벤. 일약 평민으로 시작해서, 그 위치에 오른 자." 대단하군. 몇년을 걸려서 준비한 계획일까? "왜 그가 널 죽이고 찬탈하지 않았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어쨋든 그는 너가 영구히 떠난 것 같은 지금 시점에서 마각을 드러내었다." 드러내건 말건, 난 황위엔 관심없는데. "마도 원정대 중에 신이 있었지. 그 지혜의 신은 완전히 현재는 힘을 잃고 유폐당해 있다. 지금 남아 있는 힘은, 아주 일반적인 능력. 불멸만이 남았을 뿐." 그게 일반적인 능력이라, 신은 역시 좋긴 하구나. "좋아요. 하지만, 사람들을 믿어선 안된다는 게 왜죠? 전 일단, 그곳의 왕자고. 절 아는 사람도 있을 텐데." "아, 너 기억이 없구나. 그래. 그렇다면 할 수 없구나. 넌 황자가 아니라, 황제였다. 그리고, 그 기사는 너완 아주 친분이 있는 자다." "다른 마족은 어떻게 되었나요?" 그는 갑자기 씁쓰레 하게 웃었다. "모두, 죽었다. 난 결국 그들의 지도자로 거의 천년을 있어 왔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구나. 그래..레인, 그는 살아있다." 누구세요? 제가 알리라 봅니까? "그럼. 왜 당신과 바키는 살려 둔 거지요? 뭐 알아내거나 하고 싶은 게 없을 텐데." "차원의 문이야." 엥? "바키, 하지만, 신이 차원의 문이 왜 필요해. 꿈이 세계정복이야?" "그건 아니겠지. 내가널 보내려고 차원의 문을 열고 거의 며칠을 꼼짝할 수 없었고, 아직도 회복된 상태는 아니야. 사실, 마족의 힘은 무한한데... 어떻게 이런 일이. 그리고, 아버지도 그 차원의 문을 열 수 있는 몇 안되는 마족중 하나이고." 흐흥.. 그렇단 말이지. 하지만, 그 문을 왜 필요로 하는 지는 잘...모르겠는데. "그런데 신이 그걸 못 열어?" "못 열지. 그는 지혜의 신이 아니니까. 그리고, 지혜의 신의 힘은 봉인되어 있고. 결국, 모른다." 간단하지만, 앞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즉, 그가 왜 그러는지도 모르고, 행동의 개연성이 없어서 어떻게 우리가 손 써볼 도리도 없다. 이거잖아? "암담하군요." 어디서 블랙홀이 열리는 거 같다. 세상에. "글쎼... 아무래도 상관이야 없지만. 그럼 여기서 잠시 쉬자. 여기는 신전이니까, 아마 당분간은 아무도 오지 못 할꺼야. 신도 지금은 힘을 쓸 여력은 없겠지. 민정이를 봉인할 때 엄청난 마력이 들었거든." 왠지 존경스러운 사람인 거 같군. 민정이는. "좋아요. 그럼 좀 쉬세요. 전 이 신전을 둘러 보죠." "맘대로 해." 신전은 저번에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언제지? 아예 기억나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서서히 떠오르고는 있지만, 그래도 모르는 건 마찬가지. 결론, 머리 아프다. 그리고, 난 그런 대단한 마법을 사용하고, 그 전에 왠지 마법을 사용해 버린 거 같은데 왜 아무 이상이 없지? "돌연변이인가...?" 에휴휴휴. 그나저나, 멋지다. 파르테논 신전이 이만 하겠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기도 해. 뭐, 밥통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 내 머리가 생각 해 봤자지만. 이거야, 수능 문제보다 꼬는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이건 뭐지...?" 차란한 빛이 한 곳을 비추고 있었다. 뭔가를 놓는 자리인 듯 했다. 난 품에서 아주 오래전 부터 지녔던 작은 돌멩이 크기의 루비를 올려 놓았다. 뭐,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일뿐, 신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라고 기대한 건 아니었다. "아무 일도 없군." 당연한 일에 한 숨을 쉬면서 나는 그 보석을 다시 품에 넣기 위해 건드렸다. "으엑! 뜨거!" 뜨거운 열이, 아니 빛이 방출되면서 순식간에 그 방은 커다란 붉은 빛의 홍수로 휩싸였다. "꽤겍..." 실수했다. 그리고, 홀의 아래에서 먼지낀 곳이 빛을 발하고, 아주 아름답게 방 안을 꼭 채웠다. "나.. 실수했나 봐." 찰랑거리는 머리는 어느새 점차 짧아져, 어깨 길이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책 한 권이 나왔다. 이른바, 죽음의 서라는 그 책이. 어디서 나타난 걸까...? [나는 죽음의 서. 의지의 책이다. 마령석의 힘으로 그대와 말하길 청한다.] 말하는 책이라니, 순간 던져 버리고 싶었다. 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이다. 내가 아는 어떤 것도... 물건인데. 가만, 그래! 검! "죽음의 서라. 책이신가요?" [그렇다. 그대에게 내 일생의 예언을 하겠다. 절대, 진실을 보지 않으려 하지 마라. 그리고, 너를 믿어준다고 했던 사람은 끝까지 믿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에게 걸린 저주, 시간의 저주를 풀어, 이 세계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바이라. 이건 너에게만 해당된 것이다. 그리고 또...] 책의 입을 어떻게 막겠는가? 그냥 끼어드는 수 밖에. "잠깐요. 그렇다면, 제게 무슨 저주가 걸려 있죠?" [마족이라면, 널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하나는 너희 피에 걸린 저주다. 영원히 안식할 수 없고, 이 세계에서 괴물로 변하게 되어버리는 저주.] 그런...그래서 내가 변하지 않은 건가? "하지만, 왜 그런 일이 가능하죠? 아니, 그보다, 책이 이런 소원을 어떻게 드러주지요?" [난 신의 힘에 만들어진 의지체이다. 그리고 너는 단지 내 맘에 들었을 뿐이다.] 억세게 운이 좋은 놈이란 뜻이군. 나는. "좋아요. 그럼 왜 신이 마족을 멸종시키려 하죠? 그리고, 할터와 신은 동일 인물인가요?" 궁금했던 걸 물어 보았다. 그러나, 처절하게 씹혔다. 52-4. [그건 신의 뜻.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만약에, 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신을 만난다면, 너는 나의 표지를 그에게 보여 주어라. 그리고 한 가지를 요구하거라. 이건 무엇이든지. 상관없다.] 그리고 책은 어느새 부서져 버리기 시작했다. 사실 난 책 내용에 더 관심이 있었는데... 정말 책 표지만 남았군. "그럼 가 볼까?" 이걸 이용해서, 할터를 만나고 잘 이야기 해서 설득하고 데려가야 겠다. "뭔 일 있었어? 어라라? 마령석이잖아? 그것도 평생에 한 번, 아주 이상한 것과 대화하게 해 준다는." 결국, 그 책은 이상한 거 였다. "그럼 회복되는 데로 가서 할터를 만날 것인가? 그러나, 너가 알던 사람과 다를 것이다." 사실 그래도 별 상관이 없거든요. "네. 신경쓰지 않기로 했어요.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전 이제 마법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 적어도 하다보면 먼저 지치겠죠. 그렇다면 민정이와 싸운 뒤로 시간이 너무 지나면 지날 수록 승산이 없잖아요." "그렇군.. 좋아. 나도 가지." "예! 안되요! 아버지, 지금 상태는 아주 안 좋다구요!" "걱정마라. 바키. 나도 살아서 장인 어른은 뵈어야 하지 않겠니?" 아, 바키 일족 내외는 고집이 똥고집이다. "좋아요. 그럼 이렇게 해요. 아버지가 다 나으면 가요." 이봐, 그럼 승산이 점점 없어진다고. "무슨 계획이라도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거 없지?" "물론이야. 그리고, 나도 좋은 생각정도는 한다고. 아마 내 생각이 맞다면, 할터는 너를 헤치진 않을테니까." 그러나, 문제는 다른 사람이 문제다. 기억이 좀 나긴 했지만, 아주 자세한 건 거의 싹! 까먹었거든. "그런데, 바키는 어쩌다 잡힌 거야?" "숨겨진 비화가 있지." 알고 싶다. 난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는 인간이다. "뭔데? 빨리 내게만 털어놔라." "아, 너가 사라지고 난 쓰러져 있고. 다들 누군가에게 당했다고 생각했나봐. 문제는 마도에 도착하자 마자 할터 일행을 만났지. 젠장. 그렇게 억세게 재수 없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야. 당연히 힘도 없는 상태에서 멋지게 잡혔지." 바키는 엄청 무모한 성격의 여자였구나. 잘 알았어. "그래? 다친 사람은 별로 없어?" "아마 거의 없지. 아직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던 할터는 그냥 있었고, 일의 전모를 알고 있던 또다른 바보 신이 나로 협박했거든. 그거 정말 지혜의 신 맞냐? 왜 그렇게 멍청해? 마도가 그 힘의 신의 손에 넘어가면 당연히 자신도 봉인할 께 뻔 한데 말야." 그렇구나. 그런 거였지. 사실 처음에 근과 다니게 된 것도, 나는 집에 가기 위해서였고, 근은 당을 쓰러트리기 위해서 였지. 하지만, 긴장감 같은 것은 없었는데 말야. "뭐, 대충 알겠어. 그럼 너희 아버지 나을 때까지 뭐하냐?" "마물 하나씩 끌고 와서 실력을 좀 키우는 건 어때?" 무리다. 무리. "그런 거 말고 좀 더 건전한 거.. 아, 마법을 좀 알려 줄래? 사실 내가 아는 마법은 거의 없거든." 거의가 소환이지. 하지만, 여기에 계속 유도탄이나, 아이씨비엠같은 걸 퍼부울 이유가 없어. 가만, 소환이 아니지. 내가 하는 건 어디까지나 이미지. 흥... "그 정도라면. 겨우 주문 몇개야 일도 아니지. 그럼 가서 외워 보자."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마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뭐냐... "마법이란 건 말이지, 자연의 힘이야. 일종의 기적같은 거지. 그러니까, 얼마나 사람이 운이 좋느냐에 딸라 능력의 유무가 결정되는 거야. 그러기 위해선 머리도 엄청 좋아야 하고. 너같은 겨우야 예외지." 이계의 피를 물려 받았으니, 마법에 대한 저항력은 거의 무적...이니까. "주문은 뭐뭐가 있어?" "글쎄... 그냥 처음엔 수련 단계에서 시작해. 그러다가 좀 숙련되면 아주 황당할 정도로 강할 마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여기서 부턴 고급마법사라고 해. 이 사이의 갭(GAP)이 무지 넓어서 보통의 평범한 사람은 이 단게의 수련에서 멈추곤 하지." 흠... 뭔 소리인지. 차라리 여왕님 맨손 격투기를 배워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 "좋아. 그래서 좀 더 올라가면 뭐가 있지?" "너가 속한 단계는 거의 신격이야. 그러닊, 신에서 약간 떨어지는 최상급. 하지만, 신들보다 약하다고 볼 수는 없어. 신격 마법은 대개가 천지창조에 관련된 거나, 재해, 생명에 관계된 마법이니까. 여기까지 간 마법사는 전무해." 그럼 신하고 살겠지. "그래서, 전투시에는 별 차이는 없다는 거야?" "그래. 하지만, 너의 경우, 스펠 속도 등은 아무 문제 없지만, 상대적으로 반사 신경이 둔한 편이야. 이걸 보안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 둔하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군. 그러나, 어쩌겠는가? 바키에 비해 내가 느린 것을 그녀를 보고 오죽하면 잠자리...가 아니라, 총알 택시라고 하겠는가. "좋아! 간다!" 정신 수련을 할 때는 명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마법 수련할 때도 도움이 될 줄은... "한 귀로 흘리지 말고 똑바로 들어! 너, 지금 졸고 있는 거지!" 명상중이다. 마. "아냐. 여왕님이 손수 마법을 가르쳐 주시는 데 어떻게 졸겠어. 지금은 마음을 비우는 중이다." 왠지, 우리 세무서 사람들에게 심심한 동정을 표현하는 바다. "그래? 그럼 말해봐." 시간도 없는 데 마법의 역사에 대해 왜 알아야 하냐고! "그냥 반사신경에 대해 배울까봐." "그게 낫겠어. 나도 제자가 너무 멍청하면 할 의욕이 안 난다고!" 어련하십니까? 그려. 다시 나와 그녀는 대치하고 섰다. 이른 바 실전을 통한 검술 실력의 도양. 단, 내가 볼 땐 이건 다 헛소리. "아조조!!!" "캬오!" 거대한 빛이 격돌...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검이 너무 무거워서 난 중간에 검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바키는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 보았다. "검부터 차아야 겠구나." "그래줘. 하하하..." 왠지, 아무 것도 익혀 봐야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든 나는 그냥 멍하니 마도 공작과 바키의 사랑스런 부녀 이야기만 듣기로 했다. "밥 쳐먹으라는 소리가 안들려!" 꽤액. "웃기지마! 난 속이 울렁거려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니까! 언제는 아빠 아빠하더니, 이제는 막 나가냐!" "흥!" 그런... "좀 진정을 하는 건 어떨까? 아무래도, 너무 격양된 분위기라서 말야." 사실, 그렇잖아. "그런가? 하지만 딸이 너무 버릇이 없어." 그건 나도 동감. 하지만, 그런 말 했다가 오늘 뼈도 못 추릴 까봐. 밥도 내가 하고 있는데. 젠장. "좋아. 오늘은 굶자. 다이어트하는 의미에서." 나는 그냥 말 한 것 이었지만, 바키한테 죽도록 얻어맞아야 했다. "난, 하나도 안 뚱뚱해." 윽... 식량도 없는데. 제길. 나무뿌리 먹느니 굶는 게 낫다. 아, 배고픈 소크라테스여. 잉. 잉. "흑 흑 거리지 말고! 가서 빨랑 밥이나 만들어!" 꾸엑. "알았어." 에휴휴. 오늘은 풀대죽이다. 뭐, 콩나물 같은게 들어가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이건 그런 호화판 음식이 아니라 정말 풀로 만든 죽이다. 흘...그래도 많이 욹어내면 먹을 만 하거든. "맛이 썩 괜찮은데? 나중에 전쟁 끝나면 음식점 차려라." 좋은 생각이야. 단, 이런 걸 해야 할 정도로 절박하게 살고 싶진 않아요. "바키는 어때? 이런 거 만드는 거 보면 나도 아직은 밝고 명랑한 청소년 아냐?" 어른들은 남자들이 밥 안하니까. "그래? 뭐, 나쁘진 않군." "너도 밥 한 번쯤은 할 수 있지 않을까?" "농담이지? 안그러면 어떻게 되고 싶어?" 농담이라는 강력한 제스추어를 보내고 나는 그날 풀만 씹다가 잠들었다. 역시, 사람은 유사시엔 뭐든지 먹을 수 있다. "슬슬.. .놈들이 올 때가 된 거 같군." "그렇네요." 맥심 선전을 생각하라! 나는 지금 완전히 바뀌었네요를 하려고 벼르는 중이다... 단, 그럴 기회가 없다. "녀석들이 오고 나면 너무 늦으니 지금 말하지. 자네에게 부탁할 것이 있네." 그리고 마도 공작이자, 어둠을 지키던 그는 조용히 나에게 자신의 평생의 소원을 부탁했다. "뭐해? 둘이. 심각한 분위기인데?" "아, 아냐." "흐음. 그래? 아버지. 배가 도착했어요. 놈들이에요." 다수의 기사 포함이지? 싸우는 소리는 아직 들리지 않았다. 뭐, 우리야 신전에 있으니. "수정구를 통해서 보자." 바키는 어느새 아주 아름다운 구슬 하나를 집었다. 거기에 대고 뭐라 뭐라 중얼거리자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익숙한 사람들, 익숙한 얼굴. "오는 중이군. 아마 한 차례 싸울 태세인걸? 아직 자네가 있다는 걸 모르니.. 아마 보면 꽤나 당활할 껄세. 어떻게 하나 볼까? 자네도 마족에게 정신이 홀려 있다고 할려나? 후후후후." 이제야 좀 마도 공작 같다. 음침하게 웃는 것이. 딱이야. 딱. "이제 서서히 진입하는 군." 교전이 벌어지고, 많은 기사들이 용맹하게 싸웠다. 개중에는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한사람이 소중하게 보자기를 안고 있었다. "뭐야, 케자로 녀석. 싸우지도 않고 저러고 있다니. 실망인데?" "네 검이야." 엥? 뭔 소리야? "네 검을 들고 있는 거라고. 저 녀석. 완전히 정신 나간 강아지가 되었어. 너가 사라진 뒤... 아주 반쯤 미쳤지. 그러니까, 너가 아버지에 의해 사라졌을 땐, 그래도 널 믿고 있었거든. 검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바로 얼마뒤엔 나타났잖아? 그런데... 이번에는 그게 아니니까..." 왠지 케자로의 얼굴에는... 슬픔이 어린 듯 했다. "인기 많은 남자는 곤란하지. 어디, 할터, 그 신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군." 에라이. 이 당근이 지배하는 엉망인 세계는 그저 토끼나 다니면 딱인데 말야. "바키는 좋은 생각있어?" 사실 할터가 신이라니 내게 차라리 당근이 토끼를 먹는다고 하는 게 더 어울리겠어. "없어. 일단 어떻게든 되겠지. 안 그래?" 그렇군. 하다 못해 이 곳에 검이라도 있었으면 말야. 하지만.. 이런 건 역시 스스로 해결해야..하겠지만, 도움 받는 게 어때서? 받을 수 있을 땐 받는 게 좋은 거지. "좋아. 준비하라고. 뭘 준비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어디서 번개 안 떨어지나? 삼국지에선 잘 떨어지던데. 그럼 군량이 바닥났다고 뛰어와야 하는 거지. 에잇. "내가 바로 마도 공작이다! 날 잡으러 왔나!" 아저씨... 그렇게 높은데는 언제 올라갔어? 그리고, 악당도 요즘은 높게 등장하니? 앞날이 걱정이로군. "좀 오버하는 거 아냐? 뭐, 믿는 구석이 없을텐데." "내 말이 그말이야. 하지만, 구색은 맞춰줘야지." 그녀는 곧바로 아버지 옆에 날아가서 섰다. 대체 부녀가 뭣들 하는 짓인지. "난 바키 베르네다. 왜, 불만있나? 나까지 마족으로 몰고도 무사하길 바란 건 아니겠지! 그래! 궁극의 대 마왕을 소개해 주지! 나와!" 싫다. "뭐해! 파토낼 셈이야!" 쪽팔려. 죽음의 서5 53. 배트맨과 마왕 어릴 적부터 난 높은 곳을 아주 싫어했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 꼭 배트맨이 된 기분이 들고, 사람들은 나를 모두 주시했다. 에 또. "이 사악한 마왕! 감히 전하의 모습을 흉내내도 소용없다! 우린 다 알고 있다!" 뭘? "훗. 너희들이 뭘 안다고 하는 거지? 신의 노리개들!" 어이, 바키. 다 좋은데. 니들 열 받아서 싸우면 내가 제일 먼저 다치게 된다고. 내가 지리학적으로 가장 낮은데 있고, 사람들은 우글거리면서 몇 가지 잘 못된 오해를 하고 있잖아? "전하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젠. 그러니. 그 모습을 집어 치워라." 기사 A가 심각한 어조로 내게 다가왔다. 어이, 그 검이나 치우고 이야기하라고. "저... 저.. 저..." 사람은 너무 겁에 질리면 아무 말도 안나오는 특이한 행동 양상을 보인다. "그렇게 어리숙한 표정 지어봤자 소용없다! 우리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전하는 검술의 달인이시자, 전략의 천재, 마법의 천재이신 분이다! 감히 너 같은 마족이 흉내낼 수 있는 줄 아느냐!" 어이, 그거 누구야? 무슨 천재고, 달인인.. .그 놈 누구냐? 난 아녀. "저.. 저... 그거 좀 틀린 거 같은데." "뭐야! 감히 전하를 매도하다니! 으... 전하와 똑같은 얼굴로 그런 감히 용서받지 못할 극악무도하고, 얼토당토 않은 말을 하다니! 소인은 상처 받습니다! 전하. 용서해 주시옵소서. 제가 무능하여 전하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 사악한 마녀!" 뭔가 오해가 뿌리 깊은 거 같다. "바키야. 어떻게 해봐!" "뭘?" "으... 이 사람들 왠지... 음. 그래. 오해하고 있잖아!" "그냥 잘 살아 남으라고.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죽을 거 같은데. "죽어라!" 거봐. 내 예감은 틀린 적이 없어. 그리고, 난 사실 검군이 없으면 그야 말로, 롱소드 하나도 못 든단 말이다. 뭐 무리하면 못 들거 없지만, 사실... 무리하면서 살아야 할만큼 인생은 그렇게 무섭지 않다. "아, 으 앗!" 검이 내 옆구리에 가격해 왔다. 나는 이른 바, 귀엽고 깜찍(끔찍이다.)하게 고개를 약간 숙이고, 눈을 꼬옥 감았다. "으...으... 못 죽이겠다." 그 기사는 검을 내려놓았다. 모르는 기사인데 말야. 흠... "저, 할터는 어디 있어요? 혹시, 케자로나, 이지리스는 봤나요?" 그 기사는 아주 찝찝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대꾸했다. "그 얼굴로, 그 목소리로 그 분들의 이야기를 묻지 마라. 마족." 왠지, 마족이 되고 싶어져. 세상에. 저렇게 멋진 대사들을 들을 수 있다니. 지금 죽어도 한이 없어! "죽어라!" 병사들 한 세명 가량이 덤벼들고, 나는 죽고 싶다는 말이 얼마나 허망한 대사인가를 생각했다. 으... 죽고 싶다고 생각한지 5분도 안 되서 취소하고 싶어지다니. 나도 꽤나 지조 없는 놈이군. 그래도 말야, 난 아무 상관없는 마족은 아니라고. "싫어!" 라는 무지 한심스런 대사를 내뱉고 난 역시 좌절했다. 윽. 유치의 극을 달린다. "아, 그래? 그래도 죽어." 검이 빠르게 나를 찔러 왔다. 그리고 뭔가 내 앞에 등장했다. 얼레? "파헬!" 파헬이 나를 보고 싱긋 웃었다. "아직 늦지는 않았구나. 다행이다. 내 친구." 흑.. 너는 나를 믿어주는 구나. "앗! 파헬님. 어떻게 된 겁니까?" "아, 파즈는 지금 사악한 마녀의 손에 의해서 정신 착란을 일으키고 있는 거야. 지금 자신이 저 마녀와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친한 거 맞아. 나는 황급히 바키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작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무슨 뜻이냐? "영민! 누구도 믿어선 안 된다!" 그리고, 유유히, 차원의 문을 열고 사라졌다. 이봐, 난 어쩌라고. "파헬!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민정이는 갇혀 있다면서! 그건 또 어떻게 된 거고! 야....윽..." 파헬이 날 꼭 안아주었다. 이봐, 난 에이즈는 싫다고 밝혔을 텐데? 그리고 귓속에 소근거렸다. 어이, 간지럽다고! "파즈. 불쌍하게도, 네 뜻대로 되진 않을 꺼야. 잠시 잠드는 게 좋아. 나도 널 해치고 싶진 않으니까." 잠시 내가 멍해진 사이, 녀석의 강력한 훅이 내 복부를 강타했다. 하늘의 별은 한 세 개쯤으로 보여졌다. 댁, 국회에서 싸우다 왔어? 아프다. 음. 얼굴이 곱상해서 방심한 게 내 실수였다. 나? 난 지금 말의 뱃대기를 보면서 매달려 있다. 원래 말 타는 것은 싫어했지만, 이건 더 심하다. 매달려가다니. "풀어 줘." "곤란합니다. 지금 마녀의 사악한 마법에 걸려 있기 때문에..." 그 마녀라는 게 바키라는 게 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거잖아. 물론, 내가 마법을 쓰면 되지. 하지만, 내가 풀려날 만한 도구를 뭘 생각해? 손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그렇다고 다 죽여봐? 이봐, 난 살인은 왠만하면 피하고 싶다고. 그리고 딱히 날 어떻게 해 보려는 건 아니잖아. 뭐, 이건 바키 말이 맞군. 죽이지는 않는 거 보면. 젠장, 역시 검을 만나야 하나... "조금만 참으시면 됩니다. 처벌은 나중에 받겠습니다." 형씨도 왠만큼 강직하시구만. 할터 추종세력인가? "아, 저기 정찰조가 보이는데? 붉은 달의 기사단원이다!" 저 멀리, 난 말발굽 밖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거 보느라 눈 돌아가는 줄 알았다. "훗." 누군가 희미하게 미소를 흘렸다. 왠지 오싹한 게... 기분 더럽다. "너흰 누구냐!" "하하하, 우린 붉은 닭의! 아니지. 불은 달의 기사단의 차우, 사우이다!" 아, 그 전직 도적이군. "아, 그렇군. 가자. 일행으로 합류하자고." 그러나, 내 말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 내 옆에 내려섰다. "파즈." "파헬? 왜 그래?" "잘 봐둬. 내 힘을 말이야. 후후후..." 꼭 악역의 대사다. 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침과 동시에, 뭔가 거대한 힘이 생성되고, 동시에 차우 사우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위험해!" 내가 소리침과 동시에, 거대한 폭음이 들리고, 주변의 기사들은 모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파헬님? 무슨 일입니까? 우리편한테 갑자기 공격을... 헉!" 뭔가 날카로이 베이는 소리가 들렸다. "으악! 설마... 당신 마족입니까?" "마족? 그런 하등한 종족과 나를 비교하다니. 어리석군." 이봐... 이봐... "다 죽어라." "차우, 사우! 용서할 수 없다! 합체!" 이거 변신물 이었냐? "훗. 어리석은 것들." 주변에는 얼마간의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나는 눈을 감았지만, 소리는 막을 수 없었다. 무서웠다. "파헬... 파헬.. 그만둬!" "싫어." 너무 간단히 거절하니 허망하군. 기왕이면, 난 사실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안 된다라고 하면 되잖아! "저기야, 사우!" "오케이! 차우!" 다시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뭔가 쓸리는 소리가 났다. "차우!" "형... 나는 나는..." "그래. 아무 말도 하지마." 둘은 뜨겁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파헬은 조소했다. 뭐, 저러면 나도 좀 웃고 싶어지기는 한다. "놀고 있군." "으으으으악!" 내 귓속을 파고드는 소리는 막을 수 없었다. "인류의 평화와, 세상의 공존과, 미래 번영을 위하여!" "죽어라." 난, 아주 슬펐다. "여긴 어디야?" "마왕의 성으로 가는 곳." 난 손이 뒤로 묶여져서 끌려가고 있었다. 차우와, 사우가 죽고 그는 날 풀어서 숲으로 향했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파헬의 얼굴에는 냉혹함이 어려있었다. "할아버지의 명령이었어." 무슨... 뜻? 안중근 열사님이 갑자기 넌 지금 살인귀가 되어서 모두를 죽여. 라고 했을 리는 없잖아? "그게 무슨 소리야? 할아버지께서 무슨 명령을 했다니?"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말한 것 뿐. 별건 아니야. 곧 전쟁이 일어나겠지." 갑자기, 느닷없이. 왠 전쟁?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인질로 잡아서 대한민국에 가게 되면, 당연한 거 아냐? 널 좋아해서가 아니라도 트라이너는 우리 나라가 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나바스는 당연히 트라이너와 연합해서 우리 나라를 공격하겠지." 이 녀석의 머리 속엔 외교적 교섭이나, 흥정이라는 건 모르는 건가?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왜 내가 너한테 인질로 잡혀야 하는데?" 녀석은 갑자기 멈춰섰다. 그리고 잠시 나를 응시했다. 주변의 날카로운 새소리와, 풀의 부딪힘이 일시에 멈춘 듯 했다. "지금 잡혔잖아?" 그리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서워 죽겠다. 오한이 느껴지는 것이 기가 허한가 보다. 보약이나 다려 먹어야 하나.. 그러고 보면, 다른 나라 왕들은 다 보약 먹고 좋은 거 찾아먹고 그러는 거 아닌가? 왜 나만 이러고 살지? 전국 왕족 연합회라도 결성해야겠어. "좋아. 잡힌 것은 맞긴 한데. 무슨 일이 있었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대한민국 만세라도 하고 돌아가셨냐?" 왠지 그럴 것 같은데 말야. "아니." 그리고 나에게 하나의 종이를 보여 주었다. "유서야. 읽어봐." 음... 유서를 읽는 포로군이 되는 거군. 가만. 가만. 이 종이 꽤나 고급이군. 그리고... 내용은... 헉! 뭐? 날 이용한다면 우리의 숙원인 장수와, 너의 마법무능력도 해결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뭘...할 수 있다고? "기다려. 이해할 수 없어. 오래 사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넌... 아무 것도 모르고 있구나." 원래 한 나라의 왕은 멍청한 법이야. 몰랐구나. 너무 똑똑하면 지지자들이 싫어해. "그래. 난 아무 것도 모르니까 친절하게 알려줘. 아, 마인드 맵으로 그려주는 건 어때?" 마인드 맵이란, 종이 한 장에 일종의 순서도를 작성하는 거지. "무슨 소리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알게 될 꺼야." 음산해.. 공포물 찍는 거냐? 아니, 무엇보다. 내가 왜 너한테 잡혀가야 하는 건데? 우린 친구 아니었냐? "잠깐, 그리고 넌 무슨 힘이 생겼잖아!" "그건 내 힘이지. 마족에게서 흡수하고 있어." 엥? 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짝 흩날렸다. 그리고 그는 일종의 소환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나. 오. 라.] 간단해서 좋긴 하네. 그리고, 검은빛이 나면서 나도 조금 익숙한 형체가 나왔다. 무슨 레인인가 뭔가 하는 놈이지? "이... 파헬!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파헬은 그가 소리를 지르던 말던 상관 안 할 분위기다. "저... 레인씨. 아니, 여자 목소리도 나는걸 보면 여자인가 보죠? 농담이죠?" 그의... 아니, 그녀의 눈이 찡그려지고 즉시 텁텁한 아저씨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린 둘이면서 하나. 그러니까,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충격의 바다. 요즘 많이 놀라는군. 이제 어지간한 일엔 놀라지도 않겠어. "왜, 불만인가? 자네야, 상관없잖아. 어차피 힘을 준건 너가 아니라 여자 쪽이잖아?" 마족의 힘을.. 가만, 레인이 왜 파헬한테 힘을 주지? 내기했나? 설마 반해서? 아니면, 음. 나의 상상력이란 뻔하군. "그래. 그러나 넌 약속을 지켜야지." "싫어." 이봐... 험악한 분위기는 싫다고. 난 이렇게 보여도 사실 문화와 역사를 사랑하는... 에 또. 밝은 사회 만들기 멤버란 말야! 총 회원 나... "이 꼬마를 죽이는 게 내 계약이다. 사실 어려울 건 없었잖아!" "그게 곤란해. 나도 최근에 알았는데, 이 녀석이 죽으면 대한민국의 마법적 흐름이 사라진다." 이건 또 뭔 쉰 소리? 마법적? 가만... 이런 비슷한 소리를 누가 했었지. 아, 민정이. "그런... 이 녀석이 그럼. 정말 황제란 말인가?" "그래. 원래 나바스의 마법을 지탱하는 신의 대리자, 혹은 신의 일부분의 직계이다." 저기 내 정신세계가 표류하고 있는 거 보이지? "그렇군. 젠장.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세계를 정복할 생각이지?" 파헬은 아주 작게, 그리고 살며시 입 꼬리를 올렸다. "어차피 상관없겠지만. 마법의 흐름의 존재. 내가 놓칠 것 같나?" 파헬. 너 이렇게 위험한 캐릭터였냐? 음울하고, 음침하고, 왠지 음흉하고. "파헬. 난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상관없어. 너가 안다고 해도... 그래. 이젠 죽어주지. 레인. 이 더러운 종자." 어이! 더럽다니! 그래도 흙은 많이 안 묻었다. 뭐. "나쁜 녀석." 여자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 파헬은 그녀...맞지?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마족도 목이 졸리면 죽는다. 그리고 서서히 그녀는 숨을 거두었다. 반항도 하지 않았다. "이거... 미안한데. 세상의 가장 착한 사람 파이에즈 전하." 야. 내가 무슨 백설공주냐? 세상에서 가장 착하게. "미친 자식." "훗. 그러지마. 이젠 우린 배타고 유유히 사라지면 된다고. 그리고 전쟁. 완벽하지?" 뭐가? 뭐가 퍼풱트 하다는 거냐? "그럼 신과는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사실 이런 상황에서도 궁금한 건 참을 수 없다니.. 병이다. "아, 속은 거지. 우리에겐 신 따윈 필요 없어. 그 둘은 같이 있고, 서로 협력할 때에만 완벽한 신이라 할 수 있지. 지금 하나는 봉인되어 있고. 아, 너가 나한테 있는 걸 알면... 더 이성을 잃겠군." 파헬은 이런 놈이었나? 착 고, 바르고, 맑고, 친구를 위해 목숨 바치는 그런 사람은 어디로? "너.. 아주 세계관이 바뀐 거구나." "좋게 생각해. 긍정적 사고 방식이라고." 부부만담을 늘어놓은 우리는 다시 숲길을 걸어 들어갔다. 점점 두려워져왔다. 파헬은 어떤 녀석이었지? 숲에는 나무들이 울창했다. 파헬의 옆모습에는 나뭇잎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어땠어?" "충분히 보기 싫었어. 아마... 민정이도 여기 오래 있으면 절대 늙지 않겠지. 너가 죽지 않는 한." 내가 죽으면 늙어진다는 건가? 혹시 길어진 머리와 관련이 있나? "나랑 너. 사촌간이잖아. 파헬. 그러니. 좀 봐주면 안 되는 거야? 그 간을 생각해서 말야. 그리고 사촌이란 건 대단한 확률에 의한 거라고." "우습군. 왕족에게 혈연이란 무의미한 것이다. 너도 너의 동생 메데이레나를 생각해 보라고." 뭘? 그 앤 워낙 떠들어서 골치지. 어리고, 영약하고, 잘 울고. 귀엽지. 암. 내 동생이잖아? 워낙에 사랑스러워서 사실 세인 푸르체트에게 많이 아까운... 녀석이지. "착한 애야." "과연 십 년 뒤에도 그럴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지." "그래도. 내 동생이라는 거 변하지 않아. 설령 패륜 부모와 자식이 모두라 할지라도. 난 내 동생을 사랑할 꺼야. 그리고 너도. 넌 내 사촌이야. 내가 이야기했던가? 나에겐 유일한 가족들이 바로 다 여기 있어." 아버지도,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나를 길러주셨던 분들... 날 사랑하셨던 분들. 내가 사랑했던 분들도. "넌 아직도 이상주의자로군. 어리석어.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왠지 묘하게 가슴이 아파왔다. 어떻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냐. 난. 바보인가... "파즈. 널 사랑하셨다. 우리 할아버지. 하지만 말야. 나라가 더 소중하셨던 거야. 그래서 딸을 팔았지. 너희 어머니 말야. 다른 왕족은 그러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니? 소위 특권계층은 다 그러한 거야." 어쩌면 왕족은 다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지만 난 내가 살던 곳과 이곳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어. 그리고, 여기 사람들이 다 행복해 졌으면 해. "그래서 널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려준 거 아냐? 너가 어떻게 될지 알아?" 손에 걸리 나뭇가지를 가볍게 쳐내면서 내 얼굴에 나뭇잎이 닿았다. "모르겠어. 박제는 안 하겠지?" "그것도 재미있겠지만, 그럼 효용가치가 떨어지지. 기대해. 곧. 알게 될 테니."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그 뒤로 그는 조개가 되고. 난 떠벌이가 되었다. 이봐, 난 고장난 라디오가 아니다. 이젠 입이 다 아프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런 심각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거지? 게다가 곧 이라니. 그게 언제냐? "앗. 거기!" 내가 놀라고 있을 때 이미 파헬은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진 뒤였다. 음. 말해줄려고 했는데. "에. 괜찮아? 좀 조심하지 않구서는. 칠칠하잖아?" 누가 포로냐? 이렇게 흙 털어 주는 친절한 포로 봤어? "좋아. 이런 말 하긴 뭐 한데 말야." 응? 파헬은 내 손을 붙잡고 일어서면서 말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왠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 잃은 거 같다. 마도는 온지 얼마 안 되서 말야." 오 신이셔. 아니지. 여기 신은 한층 한심한 인간들이니 도움이 될 턱이 없다. 그렇다면. 뭘 찾아야 한다는 건가. 새삼스럽게 이 나라 사람들의 불쌍한 인생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 "좋아. 그럼 앉아서 기다리자. 원래 조난자의 수칙이 구조대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거랬어." 그렇게 말하고 파헬을 보자, 그는 날 싱겁게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누가 우릴 구조하러 온단 말인가. "에. 농담이야. 그럼 어쩐다냐?" 왠지 우리 둘은 무작정 걸어갔다. 이 녀석. 마법도 못 쓰냐? 욱. 속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온몸도 쑤신다. 숲에서 이렇게 무작정 걷는 일이 생길지는 몰랐어. "저건... 뭐지?" 파헬은 갑자기 정지했다. 나도 그것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문이잖아." 그렇다. 그런데 문제는 문이 왜 갑자기 공중에 떡 하니 있냐는 것인데. 가만. 어디서 이런 거 본적 있다. "차원의 연계점인가?" 어려운 말 쓰지 마라. 파헬. 그래. 뭔지 모르지만, 확실히 저건 내 어머니로 추정되는 그 안순자 여사께서 사시는 그 곳에 있던 그 문과 닮아 있었다. 아니. 거의 같다. "열고 들어가면 안되나?" "글쎄... 일단 길도 못 찾고. 아마 들어가면 무슨 결계나 그런 거겠지." 그럼 다시 문열고 나오면 되지. 아, 말이 안 되나? "좋아. 가자." "이봐! 기다려!" 파헬의 앞을 질러 재빨리 문을 벌컥 열고, 나는 그 곳으로 뛰어들었다. 파헬은, 따라오지 않았다. 그저 날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탈출, 성공이지? "에구구.. 두야. 박았잖아." 머리에 큰 혹이 하나 생겼다. 이거야 원. 뇌세포 하나 죽고 둘 생겼으니 기뻐해야 하나? 그나저나.. 여긴 대체 어디야? 음침하고, 어둡고. 아, 그래. 그곳과 닮았다. 안 여사가 계시던 곳. "문은.. " 나는 멍하니 아까 까지 뭔가 내가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사라졌다. 문이. 이곳은 대체 어디란 말인가? "젠장. 누가 있으면 대답해!" 소리 높여 부르고, 손뼉 치고. 랄 라라... 가 아니라. 하여간, 여긴 대체 어디라 말인가? "이봐~~~ 김 서방! 어서 오너라!" 왜, 김 서방인지는 중요치 않다. 하지만, 아무 답변이 없었다. 그 대신 아주 작은 소음이 내게 들려왔다. [....] 분명 쳇 소리? "이봐... 누가 있는 거야? 귀신이면 빨리 나타나서 내게 파란 종이를 줘." 그 종이 정말 파란 색인지 궁금하거든. 나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걸었다. 작은 소음들은 점점 확실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바라 볼 수 있었다. "에....?" 어두운 가운데 마치 그것 혼자만 빛나고 있었다. "나...?" 자, 이쯤 되면 한번쯤 나는 꿈을 꾸고 있는지 꼬집는다. 분명 나다. 그러나, 머리길이. 엉? 내 머리가 다시 짧아졌다. 하지만, 저기 있는 저 사람.. 아마도 나와 같은 얼굴을 지닌 저 사람은 머리가 길었다. "이봐." 눈을 뜨지도 않았다. 조용히. 그저 조용히 잠들어 있는 듯 했다. 뭔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렇게 있으니 뭔가 괴기 스럽다고 해야 하나? "일어나 봐." [진심이야?] 헉!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이건 뭐였냐? 나에게서 난 소리는 당연히 아니다. 뭔가 머릿속에 울리는 것처럼. 아, 나는 뭔가 직감적으로(사실은 지레짐작이다.) 내 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미동도 하지 않는 내 모습. "너가 말 한 거지?" [그래.] 오늘, 난 공포와 엽기를 충분히 맛보았다. 그리고, 또 하나. 난 의외로 무서움을 잘 탄다. "꾸엑! 귀신이다!" 그리고 바로 도망갔다. 걸음아.. 날 살려다오. [가지마. 가지마...] 그렇다고 서는 놈도 있냐! 으... 난 고생을 사서하는 타입이었다. 검아, 검아. 나를 살려다오. 날 부디 살려서 이곳으로부터 멀리 멀리 가게 해다오. "헥 헥... 더 이상 안 오겠지?" 다시 주위는 침묵으로 잠겼다. 혹시 내가 유체 이탈이라도 한 건가? 아니면, 갑자기 내가 두개로 분리되었단 말인가.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음... 가만. 저건 또...?"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날은, 집에서 되도록이면 출입을 하지 말고, 이불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 가장 좋다. [가지 말랬잖아?] 지금의 솔직한 심정은, 옛부터 본 공포물이 다 떠오르면서 겁에 질린다. 사실 본 영화도 별로 없지만. 기억나는 거라곤, 강시의 대 공습? "너... 너...넌 누구야!" [난. 너완 다른 존재. 하지만, 너완 연결된 존재다.] 어렵다. "난 스무고개엔 취미 없다. 그러니까 넌... 내가 아니라는 거지?" [물론이야.] 다행이다. "그런데, 왜... 이러고 있는 거야?" [이곳은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곳이야. 일종의 결계. 신이 만든 곳이다.] 그럼... 당은 여길 만들 턱이 없으니. 역시 근이 만든 곳인가? [그렇지 않다. 그 둘이 하나였을 때, 서로의 정신이 분리되지 않았을 때 만들어진 곳.] 무슨 소리야! 난 어려운 건 모른다. 쉽게 설명해 줘. 아니면 200자 원고로 정리해 줄려?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거야?" 아마도... 있겠지. 귀신일지도 모르잖아? [다 알 수 있다. 어서 둘을 화해 시켜야 한다.] 화해고 자시고, 할터가 당이라고 하고, 근이 봉인되었다고 하던데. 내가 무슨 수로 그 둘을 화해시켜? [그 둘은... 원래 하나였던 존재. 만에 하나, 어둠이 드리우면 능력 하나 가지고는 대적하지 못한다.] 무슨 소리인지 내가 이해했으리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모르겠어. 솔직히. 좋아. 제일 나쁜 놈은 누구야?" [파헬이다.] 음... 그랬던가. 무슨 마도 공작하면, 역시 그놈은 그런...하고 생각할텐데. 너무 하네. "좋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거 알지?" [마왕의 육체를 먹은 파헬은 무적이다. 거기에 레인의 힘도 빼앗았다. 그가 지금 원하는 건 바로 너다.] 날 잡아서 어쩌려는 거냐고 질문하려는 순간, 나와 똑같이 생긴 놈이 말했다. [너는 근과 당의 암묵적 합의에 의해 마나와 세계의 중심이 되었다. 알고 있는가? 알 리가 없지. 너란 녀석은 모든 사람들을 배반하는 존재. 가장 이기적이고, 가장 어리석고, 그러면서도 모두에게 사랑 받기 원하고 단 하나의 존재에게도 미움 받지 원치 않는 존재.] 길다... 숨은 쉬나? "그렇지 않아. 너가 뭘 안다고 그러는 거야!" [사람에게는 누구나 적이 있다. 알고있나? 싫은 사람 하나 둘은 있지. 너도 그런 사람이 있나?] 실례라고. 나도 싫은 사람 정도는 있어. 나쁜 사람. 강도. 살인자. [파헬은 살인을 했다. 아나?] 그건...눈앞에서 보긴 했지. [너의 주위의 거의 대부분 사람을 죽인 일이 있어. 넌, 그들을 싫어하지 않아.] 그건 그들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절대, 너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무슨 소리야! 닥쳐! 그리고, 확실히 이야기 해! 나 바보야!" 갑자기 정적이 흘렀다. [알아. 농담이었어.] 나와 성격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어둠의 영민인가? 블랙 영민? "좋아... 파헬이 뭘 어쩌려는 거야?" [그냥 간단해. 세계 정복. 단, 그의 육체에 오염된 정신은 아마도 파멸을 원하겠지만.] 오염이라... 무슨 오염? 환경 오염? 하지만 여긴 환경이 죽여주잖아? 내가 추천하는 환경 명소들도 가득하다고. "잘 설명해 봐." [스스로 알아내.] 욱. "너 성격 더럽지. 그래서 검 세계에서도 따 당하는 거 아냐?" [당연하잖아. 난 너의 반대의 측면이니까.] 얼? 그럼 내가 성격 좋다고 생각하는 거야? [누구의 입장에서도 자신과 반대면 더럽다고 생각해.] 좋게 말못하겠군. 그런데, 땅의 미미한 진동은 대체 뭐냐? 지진은 아닐 테고. [오는군. 서서히 도망가라.] 이봐...그리고 깔끔하게 뿅 하고 사라지면 난 어쩌라고... 그리고, 저건 또 뭐야? 54. 결계 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 보통은 말야, 서서히 도망간다는 등 하는 헛소리는 일치감치 해 주어야 하는 거 아냐? 그리고, 갑자기 프로이트나 칼 융의 정신분석 입문 같은 이야기를 듣다가 느닷없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말이지... 당황한다고. "용인가..." 눈앞에 이것(지시대명사를 꼭 쓰고 싶진 않지만. 사실 뭐가 나와도 결계에선 이상할 거 없잖아.)은 확실히 이 곳의 드래곤이라 불리 우는 뚱땡이와는 좀 차이가 있었다. 내 생각인데, 드래곤은 한 몇 억 년쯤 전에는 깜찍한 뱀이 아니었을까? "큐왁~!!" 살려 주시소... 소년은 뜁니다. "엄마얏!" 이걸 영화로 찍으면 한밤의 대 추격전쯤 되겠군.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좀 심심하긴 하군. 흐헥! 물릴 뻔 했다! "살려줘!"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확실히 문제가 있군. "큐 왁!" 내 손엔 검도 없고, 결정적으로 난 싸움 못한다. 힘은 좀 센가? 하지만, 여기서 알아차린 건데... 여기 10세 미만 청소년과 우리 나라 씨름선수와 힘이 맘먹는 듯...하여이. 물론, 내가 싸워 본 적은 없지만 말야. 난 힘 없다. 결론. 살려주시소. "이봐, 대화로 하자고!" 그럴 수 있었다면, 진작 말 걸었겠지만. 역시나, 여의주도 없는 용인가? 그런 거 같지는 않고. 도대체... [어때, 도망 다닐 만 해?] 죽여버리겠어. 가만. 내가 그 전에 먼저 죽을 테니까... "귀신이 되어서 쫓아다녀 주겠다!" [그건 좀 곤란해. 난, 귀신과 비슷하거든.] 이거 공포물이냐? 참아 줘. 나 사실 겁 많어. [그래. 그래. 너가 내 주인이 되어 준다면, 도와 줄 수 있어.] 엥?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난, 이 지상에 있는 단 두개만 있는 자아를 가진 검. 에고 소드야.] 에고고...소드라고? 어디 넘어졌나? [자아를 가진 검이라고.] 자아라... 흠. 어려운 한자로군. 자신의 자신을 가졌다는. 에이. 검이 그럴 수 있을 리가.. 가만, 그러고 보니 검탱이도 그렇잖아? "이봐, 도와줘!" 검의 주인이 되어주는 거야, 뭐. 쉽지. [좋아. 대신 내가 있는 곳으로 와 주어야해.] 에...엑? 속삭이는 그 목소리는 자신이 묻혀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난, 저 놈에게 쫓기고 있는데, 쫓기면서 찾으라는 건가? "농담도 아니라고! 이게 무슨 이스 이터널이냐! 필살 돌면서 싸우기! 흙 파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난 이제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 손에 흙이 완전히 장갑처럼 묻어있을 때, 드디어 마치 갯벌에서 한 다섯 시간쯤 땅파다가 겨우 갯지렁이 하나를 발견했을 때의 허망함을 난 느껴야 했다. "단검이잖아!" [얼른 줏어. 그리고, 내가 저 놈을 물리쳐 주지.] 내가 줏으면 뛰쳐나오나? 검탱이처럼 말야. 흠...흠. 좋아. 그럼 난 좀 쉬어도 되겠지. "쿠약!" 쿠약? 이번엔 좀 괴상한 비명을 지르는 군. 난 서서히 단검을 집어 올렸다. 그리고, 만약 몽국(꿈나라)이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빠져들었다. [좋아. 이젠 맡겨두라고. 흐흐흐.] 흐흐흐? 좀... 이상하지만. 아.. 졸리다. 이제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멍해왔다. 그래도 잘 만큼 쉬었는데.. 왜 몸은 더 쑤신 다냐. "으... 온 몸이 다 쑤시네." [엇, 어떻게!] 이 단검녀석은... 특별히 말을 전파시키는 기술이라도 가지고 있나 보지? 흠. 연구대상이야. 하기사 여기서 연구한 것만 다 발표해도 지금쯤이면 노벨상도 탈 수 있을걸? 음. 다시 가서 노벨상을 쓸어봐? "뭘... 어, 저거 그 용이로구나? 에잇. 그린피스(환경보호 단체 : Green Peace ; 국제단체로 환경, 희귀 동물을 보호한다.)에서 보면 난리나겠군. 검치호(이빨 긴 고대 호랑이)보다 더 희귀하잖아? 그나저나, 넌 뭐하냐?" 내 손에 들려있는 깜찍한 단검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 검이 그러기를 이런 검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분명히 사람이 하나 죽어나가야 한다고 한 거 같은데.. .흠. [으악! 이런.. 말도 안 된다! 어떻게 너. 내 통제를 받지 않는 거지!] 잠시 단검을 내려다보던 난 할말을 잃었다. 이놈... 미친 거 아냐? "무슨 헛소리야? 통제라니? 설마, 널 잡으면 너의 말에 따른다 든 가 그렇게 되는 거냐?" 검은 확신과 자신에 넘친 목소리로 그렇다고 했고, 난 검을 죽자 사자 패주었다. 그래봐야 검날에는 베일까봐 제대로 때리지도 못했지만. 무엇보다, 검을 때린다고 아프다고나 할까? "자, 네 이름은 뭐냐?" [마족이었던 프레인님이시다.] 자기 이름에 님자 붙이는 놈 치곤 제 정신인 놈은 없다. 따라서, 이 검은 광 검이다. "아, 그래? 여기선 어떻게 나가냐? 하인 검아?" [프레인 님이라고 불러라! 난 원래 마족 중에서도 고위 마족이었다!] 나에게도 마족과 연관이 있다. 아항.. "그래? 난 마도 공작의 조카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설마.. 넌 인간인 거 같은데?] "우리 고모가 결혼했거든." 단검은 뒤로 침묵했다. 하기사,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지. 단검 주제에 겉멋은 잔뜩 들어가지고. 그나저나, 정말 여기서 어떻게 나가냐!!! "으... 괴물도 없고, 한가하구만." 벌써 오 일째, 이제 이틀만 더 있으면 일주일이 되고, 거기서 삼 주만 더 있으면 한 달이 된다. 거기서 열 한 달이 있으면 일 년이 된다. 무서운 일이다. "야. 너 말 좀 해봐. 너 나가는 법 알 꺼 아냐?" [...] "야. 응?" [...문이 열리려면 한 한 달은 있어야해.] 문? 어이, 자세히 말해보라고. "문이라니? 내가 들어온 거랑 같은 거야? 하지만 말야. 사실 내 일행 모두는 다 저쪽에 있다고. 게다가 신이니, 뭐니, 전쟁이니 해서 내가 없으면 안 된단 말야." 지금쯤 세계 대전이 일어났을지도... [그거야, 여기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냐. 기다려. 그럼 나가기 싫어도 나가게 될 테니... 아, 밖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있어.] 그런 좋은 게 있으면 정보를 공유해야 할 것 아니냐!!! "음침하다." [동굴이 다 그렇지.] 으... 한가지 깨달은 건데, 이 녀석, 자칭 프레인님은... 상당히 성격이 더럽다. 게다가, 그건 검탱이를 필적한다. 귀여운 맛도 없고, 실물이 현실로 표현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오래된 놈이구나, 하고 했다가 계속 삐져 있는 걸 달래야 했다. 쪼잔한 놈. "결계에 동굴이 있다니 놀랍군." [놀랄 건 없어. 아마 너가 현계에 있다고 하는 모든 게 있을 꺼야. 단지, 너가 온 곳이 절망의 황야여서 아무 것도 없을 뿐이었지. 절망의 황야라... 이름 쥑인다. "그럼 사람도 있어?" [별로 만나고 싶진 않을 꺼야. 좀비거든.] 그렇군. 바로 저런 거 말이지? "너가 싸워라. 난 싸움은 가거든." [가나다라 순으로?] "수우미양가." 잠시 침묵이 흐르고, 사람 형태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이봐, 침은 흘리지마. 침이 병균의 산실. 몰라? [참, 난 너가 거의 정신을 잃는 즉, 준 쇼크 상태에서만 너의 신체를 지배할 수 있는데 어쩌지?]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떡하냐!!! 귓가에 자칭 프레인님의 사악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좋아! 내 머리를 치면 되지 않을까!" 뒷걸음치면서 이야기하기도 힘들다. [글쎄... 그러면서 날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할 수 있어? 뭐, 나야 너가 죽던 말던 상관없지만.] 역시, 저번 검이 낫군. 아, 나 마법 쓸 수 있잖아! 좋았어. 자.. 생각하는 거야. 생각. 생각. 생각. 근데, 좀비에겐 뭘 쏴야 하지? 일단 화력이 큰 걸 쏘면 동굴이 날아 갈 테고. 자, 생각을 정리해 보자. 상황 1 : 십자가 - 근데, 이건 뱀파이어가 아니잖아? 상황 2 : 은탄환 - 늑대인간에게만 유효하겠지? 상황 3 : 염주 - 원한령이냐? [빨리 생각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내 이 고귀한 정신 세계를 방해하다니. 어리석은 놈. 흠. "좋아. 좀비는 뭐에 약해?" [빛이려나...] 아깝다. 성검이라 자처하는 변태 엽기 검인 검탱군이 있었다면, 이런 고생은 안 해도 되는데...아, 빛! 좋아! "카메라!" 어디선가 작은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듯 했다. [주문 외우는 거야?] 왜... 왜, 여기서 마법 반응이 없는 거지! "결계에선 마법 못 쓰냐?" [그런 건 상식이잖아?] 전혀! 난 몰랐다고!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그러고 보니, 민정이도 그 때 그 결계에서 마법은 쓰지 못했나...? 아닌데. 뭔가 나랑 민정이가 묘한 차이가 있는 거 같기도 해. "그럼 이젠 정말 기절하는 수밖엔 없나." [아냐. 너가 씹힐 때로 씹혀서 정신을 완전히 잃으면 내가 도와주지.] 먼저 검을 없애자. "좋아. 좋아. 좀비는 원래 느려!" 이렇게 된 이상, 소림사의 가장 대단하고 실용적인 무공을 써야지.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원래는 약한 상대를 죽이지 않기 위해서라지만... 뭐, 여기 소림사가 있을 리도 없고. 헤헤헤. [정확한 상황판단이군.] 그렇다. 그저, 도망치기만 해도 되는 것을. 괜히 머리가 아프도록 고민했군. "자, 한참을 달려서 오긴 온 거 같은데... 여긴 대체 어디냐?" [보면 모르냐? 동굴 안이잖아.] 그렇다. 요플레인지 뭔지 하는 녀석이 말하는 대로, 동굴이었다. 그리고, 결계를 볼 수 있다는 우물도 있었다. [자, 마음을 가다듬고,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을 생각해 봐.] 음... 가장 보고 싶은 사람? 가만.... 누가 있을까? 할터는 신이니까.. 해당사항이 없고, 검탱이는 물건이니까.. 역시. 그럼 민정이나 볼까? 물이 서서히 일렁이기 시작했다. 우물이라고 해도 바로 내 코앞까지 물이 차 있었다. 우물의 돌에 물이 물 무늬를 그리면서 부딪혀갔다. 그리고 일렁임은 하나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민....정...?" 아름답고, 항상 자신감에 차있는 그녀는... 그녀는 그 곳에 그렇게 있었다. 얼굴에는 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고, 손은 위로 묶여 있었다. 아니, 쇠 같은 물체였다. "어떻게..." [어이, 연인이냐?] 연인? 절대 아니다. 그저, 내 좋은 친구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잡혔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저 정도 일 줄은 솔직히 몰랐다. "어떻게.. 저렇게 많이 다쳐서." 그녀의 눈썹이 흔들렸다. 그리고 서서히 눈을 떴다. 아마 눈도 출혈이 있었나 보다. 눈이 약간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나를 향했다. 단검의 짧은 신음성이 들려왔다. [맙소사. 인간은 느낄 수 없을 텐데.] 그녀는 정확히는 이곳의 인간이 아니니까... 날 볼 수 있나? "영민이...구나. 오지마. 오면 안돼." 가고 싶어도 못 가. 어느새 그녀의 눈에서는 맑은 하나의 물이 떨어져 내렸다. 어떤 손 하나가 그녀를 강하게 쳤다. "나쁜 놈! 여자를 치다니!" 그 손의 주인은 파헬이었다. 나와 헤어진 뒤... 어떻게 저리로 가 있는 거지? 그리고, 허리에 있는 검은 대체. 검탱이잖아. [이봐. 너 왜 흥분하고 그래?] 흥분? 열 받았다. 배은 망덕에다가, 은혜를 복수하는 빌어먹을 검탱이 자식! 주인을 바꿔! 용서 못해! 너... 이번에 더 볼 것도 없이 고물상이다! "민정... 이라고 했나? 넌 그와는 많이 틀리군.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마도 공작과 그 딸을 잡는 데로 이곳으로 데려와 주지. 이 대한민국으로 말야. 후후후..." 파헬의 목소리가 울렸다. [대한민국이 뭐냐?] 이 검의 추정 연령도 상당하겠군. 왠지 묻고 싶지 않다. 대한민국을 모르면 적어도 백살 이상이잖아. "검은 주인 이름만 알아도 되는 거야." [니 이름이 뭔데?] 안 가르쳐 준다. 그리고, 검... 각오해. 그리고 파헬 녀석... 너 정말 나쁜 놈이니? 응? "아, 저건..." 민정이의 옆에 작은 구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근의 모습이었다. 봉인되었다고 하더니... 하지만, 어떻게 된 거지? 왜, 민정이도 갇혀있고, 근까지 파헬의 손에 있는 거지? 할터가 힘의 신인 당이라면, 당연히 같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 [흠... 저건, 신이잖아? 어떻게 된 거냐!] "봉인 된 거야. 뭐, 별 일은 아냐. 그리고, 그보다도 좀 더 심각한 문제가 있어. 네 말처럼 둘이 화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지. 뭐. 두 신중에 하나가 근의 힘을 봉인했고, 근은 아주 오랜 뒤에 약한 힘만을 가진 채로 깨어났어. 그래서 저렇게 된 거지." [음... 알겠어.] "오, 뭘?" [난 아무 것도 모르는 일이야.] 고대에 많은 신이나, 선인, 혹은 엘프들, 심지어는 에고소드까지. 거의 대부분의 약간 오래 됬다 싶은 캐릭터들은 다 옛날 이야기를 꽤고 있던데.. 역시, 현실과 실제는 틀리다. "그럼 왜 내 머리가 짧아졌는지는 알지?" [아, 그거? 그거야, 여기선 네 마력이 제로...니까.] 그런가? 그럼 마력이 다시 생기면 길어지고.. 무서운 일이군. "좋아. 빨리 나가도록 하자." [어딜? 그랬다간 좀비 먹이가 될텐데. 그리고, 어차피 문이 생기는 건 여기가 제일 빠르다고.] 그렇다면, 여기 있어야 겠지만.. 근데, 요 며칠 생명의 위협과, 여러가지일 덕에 나 완전히 과일 몇개- 그것도 먹을 수 있는지 많이 의심스러운 - 만 먹고살았단 말이다. 그런데, 여긴 그나마 아무 것도 없잖아! 난 고이 자란 놈이라고! "나, 굶어 죽겠구나." [어이, 이젠 조금만 참어. 사람이 일주일도 못 참냐?] 물도 없어서 탈수증으로 참는 게 4일인데.. 몰랐냐? [뭐, 물도 있잖아?] 어디? 가만... 저거 말이군. 아까 사람들을 볼 때 본 물. 근데, 먹을 수 있는 거냐? 요즘은 지하수의 오염도 심각한데. 흠. "알았어. 그럼. 버티기 작전인가? 에 휴휴휴..." 천장에서 빛이 스며 나오는 걸 보면, 아침으로 봐야겠지만.. 사실 이 결계,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 없잖아? 으... 단검 말 듣다가 굶어 죽는 거 아닌가 싶군. "심심하다." [그럼 자라. 내가 니 몸 가지고 가서 좀비들을 헤치워 주지.] 바보녀석. 그 뒤의 피로는 다 내 몫이란 말야. "싫으니까. 너도 좀 쉬어두는 게 어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던지. 너도 오랜 동안 혼자 였던 거 아냐?" 검도 그랬고.. 신도 그랬고. [뭐야? 네 녀석. 너무 멋진 척 하지마. 그러다 죽은 녀석을 내가 한 셋 봤다고.] 너가 아는 녀석은 다 마족 아냐? 그런데 다 죽었다니... 놀랍군. 그럼 내가 네 번째인가? 아니지. 아냐. 살아야지. [이제 그만 일어나.] 사람은 물만 마시고 살 수 있다. 이게 무슨 얼라이브냐! 아, 이젠 3인가? 싫다. 이런 내가. 아무리 애써서 유쾌한 상상을 해 봐도... 음. 어쩔 수 없군. "검 둘이 나와서 말야..." [말하지는 마. 힘도 없잖아.] "포크댄스를 추드라고. 헤헷. 바보녀석... 보고 싶다." 단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인 거 갔다. 흐름이 묘하게 불안정하고, 공간의 연결로 인해 마력이 조금 돌아왔다고 한다. 우물에서 물을 조금 떠서 마셨다. 적어도 깔끔한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을 꺼 같다. "근데... 어디로 가게 되는 건지는 알아?" [모르지.] 이런 식이다. 난 말이다. 기왕이면 마도만 아니면 된다. 그럼 무슨 수가 생기겠지. 안 그래? 서서히 공간의 균열이 시작되었고, 문이 하나 전면에 드러났다. 어둡고 탁한 느낌도 들고, 작은 소요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마도는 아니겠지?" [빨리 하는 게 좋아. 지금 놓치면 더 오래 있어야 하는데.. 그러면 굶어 죽지 않더라곤 해도 좀비의 표적이 되겠지.] 하긴, 어제 저녁부터 녀석들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괜찮아. 아직은. 난 결계의 문을 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때려 줄 테다. 녀석." 그리고 빛의 홍수가 밀려 왔다. 아, 그 곳이다. 예전에 한번 결계에서 나올 때 보았던 그것들... 기억과, 과거의 산물들. "영민아. 이제 밥 먹어야지. 학교 늦겠다." 어머니가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 분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사랑해요. 어머니. 그리고, 고마워요. 절 키워주셔서." "오늘따라 별스럽구나. 얘도 참. 후훗." 사람들이 부서져 갔다. 내가 들고 있던 유리컵들도 산산히 부서져 떨어져 내렸다. 세계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사랑....합니다." 이제는 정말, 볼 수 없을 것이다. 다시는 그 곳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기 남고, 날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 "....간다." 아마도, 무슨 소리인가 들려왔던 거 같지만, 이내 나는 의식을 놓았다. 다이어트 하는 법. 확실히 전수해 주지. 한 보름만 굶어봐. 이렇게 해골이 된다. 단,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신 분.... 이런 미친 짓은 금물입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팠다. 그리고, 정신은 하나도 없었다. 나... 돌아왔다. "괜찮으십니까?" 세인 푸르체트라고 불리 우는 사람이 내 옆에서 서 있었다. 아직 일어나기엔 좀 무리였나? "응. 괜찮아. 세인이야말로, 정원사 옆에서 이러고 있어야 되겠어? 어서 가서 일해." "제 일이 전하의 호위입니다." 세인은 여느 때와는 다른 게 정중한 어조로 말했다. 난 근간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여기엔... 나바스엔 더 이상 내가 아는 그 사람들은 없다. 할터, 검....도. "잠깐 바람이나 쐴까?" [황제였군. 날 속였어.] 황제의 딸이 마도공작의 부인이라는 거 모른 너가 멍청했던 거지. 현대는 정보화 사회라고. "전하. 바람이 찹니다. 아직 겨울입니다." 그래... 겨울. 나는 보름 후, 정확히 문을 열고 결계를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마주친 첫번째 사람은 꼬마.. 내 동생이었다. "오빠!" 비명에 가까운 소리. 골 아파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녀는 나를 질질 끌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그녀의 작은 손엔 어느새 피가 묻어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그녀는 그래도 괜찮다고 울었으니까... "다신.. .다신 이렇게 굶고 다니지마!" 어이, 그런 이야기 할 때가 아니라고... 그리고 며칠은 죽으로 연명해야 했으니. 그리고,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황급히 트라이너에서 이곳으로 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걔들은 왜 온다니?" "그거야, 전하의 호위이니까요." 할터는... 오지 않는 건가? "전하?" 아주... 힘들었다. 돌아오기. 젠장, 십 오일이나 굶게 만들다니. 비록, 파헬의 포로가 되는 건 면했지만... 바키는 무사한가? [에잉. 황제라니. 흥. 흥.] 나바스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반가워 해 주었다. 할아버지께선 전장에 나가 계셨다. 사린도 같이 있다고 한다.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무도 자세히 나에게 알려 주려 하지 않았다. 뭐, 몸이 나으면... 이라고 말야. 임마. 내가 허수아비인 걸 알긴 해도 말이지! "아... 이렇게 힘이 없었구나. 난." "십 오일이나 굶으면 거의는 죽는다고." 메데이레나라는 내 귀여운 여동생이 서 있었다. 아무래도 너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역시 저 프레인 검을 죽여야겠구나. "이젠 괜찮으니 다행이지. 안 그래?" "아냐. 다신 그러지마. 나한텐 엄마랑 오빠밖엔 없다고." 걱정마라. 너 커서 결혼해서 나한텐 남편이랑 애들밖엔 없어...라고 할 때 까진 내가 보살펴 줄 테니까. "알았어." 동생의 머리를 쓱 쓱 쓰다듬고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리면서 들어왔다. "세인 푸르체트입니다." "들어와요." 세인은 잠시 메데이레나를 보고 놀란 듯 하다가 서류 뭉치를 들고 내 앞에 섰다. 이봐, 그런 서류를 보면 난 꼭 허리에서 쥐가 나는 거 같다고! "무슨 일이지?" "황녀께선 잠시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긴급, 극비 문서를 보고해야 합니다." 우리 나라에도 극비, 긴급이란 게 있긴 하는 구나! 크...흑. 감격. "응. 알았어. 오빠 괴롭히면 죽을 줄 알어." "예.." 메데이레나가 나가고 그는 서류 하나를 내게 넘겼다. "요약 본입니다." 아.. 그렇구나. 흠. 흠. 아, 그렇구나. 아항. 그래? "전하...?" 나는 그를 멍하니 응시해 주었다. 아, 비참하군. "나 문맹이라는 거 몰랐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알겠습니다. 이건 최근 일어난 사건과, 그 전에 있던 마도 정벌기에 대한 보고서들입니다." 오... 보고서래! "특히, 방금 전하에게 보여드린 그 노란색 서류는 저희 정보원이 알아낸 극비 서류입니다." 정보원... 그거 아직도 안 짤린 거냐? 여기에도 구조조정이 필요하군. 국가의 세금을 깎아먹는 놈들! "좋아.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줘." "예. 그럼." 세인은 서류를 뒤적거리다가 가장 아래 것부터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조용한 어조로 읽고 있지만, 내 얼굴에는 모르겠다는 글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군비는 그렇다 치자, 내가 물자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걸 아냐? 전술을 아냐? 교련시간에 배운 전술? 그게 전술이냐? 축도법밖엔 안 배운다고! 또 모르지. 교육부 장관이 바뀌면 다 바뀌니까, 교육내용도 바뀐 걸지도. "먼저, 저번 마도 정벌기에 사용된 물자의 양과, 그 후송지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물자 조달은 기존의 반역세력으로부터 압수한 것들로 충당했습니다. 전투에서의 성과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그렇지. 원래 전쟁이라는 게 비단 평화수호를 위해서 일어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전하. 덕택에 귀족의 세력이 약화되고, 군비의 증강으로 인해 황제의 발언이 강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엑? 그런 부수 효과가 있다니... "기사단의 대부분은 몰락했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현재 건재한 기사단은 푸른 기병단과, 붉은 달의 기사단, 적색의 바람 기사단입니다. 그러나, 이 세 기사단은 국가의 황제 직속이며, 붉은 달의 기사단은 최근, 일반 기사도 영입함으로 그 세력이 강해졌습니다. 귀족의 발언권이 약해졌습니다." 어렵다...차라리 세계사 책을 읽겠다. "그럼, 마도 정벌기에서 전하가 알지 못하는 부분만 추렸습니다. 들으시겠습니까?" 파헬이 어떻게 해서 되었다든가.. 이런 이야기는 안 나오겠지만, 상황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 전쟁.. 그러고 보니 오래 계속되는 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괴로워할지. 역시, 평화는 좋은 것이여. 55. 그리고, 전쟁. "전하는 마도로 가는 도중, 바키 베르네 양에 의해서 사라지셨습니다. 그 후, 붉은 기사님이 돌연 실종, 할터경의 이상징후가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건 제 개인적인 사설 조사단에 의한 보고입니다." 사설 조사단.. 크흑. 죽인다. 나도 해 보고 싶었어. 그런 거. "멋있다." "네?" "아냐. 계속해."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보고를 시작했다. 보고 내용은 비교적 간단했다. 할터는 잠시 미친 듯이 중얼거리더니 사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마도에 도착하니 할터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마왕성을 할터의 도움으로 쉽게 점령했다고 한다. 그 와중에 근은 할터에 의해 봉인되어 버렸고, 할터는 사라졌다고 한다. "어디로 갔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마도 공작과 바키 베르네는 그 이후 수상한 사람에 의해 사라졌다고 합니다. 제 생각이 맞다면 전하이십니까?" 그렇지. "맞아." 수상하다니. 흠. "예. 그 다음.. 그 때까지 우리편이던 파헬경이 돌연 반대표를 들었습니다. 현재 그가 어떤 식으로 힘을 얻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조사중이나 알아내기 어려울 듯 합니다. 파헬은 그 직후 완전히 사라집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으로 가서 자신의 친부모와 형제, 사촌을 감금, 혹은 사형시키고 대한민국 황제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감금은.. 그렇다 쳐도 사형이라니. "그리고 바로 트라이너와 나바스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트라이너의 땅들을 점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도우러 간 것이로군. 트라이너 다음은 바로 나바스니까. "그랬구나... 그랬었어." "어쩌시겠습니까?" 뭘...하는 얼굴로 나는 세인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할 수 있지? 민정이와, 신인 근은 파헬의 손에 있다. 사실 그 때 있던 사린 등도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차우 사우가 죽는 걸 내 눈으로 봤으니까. 운이 좋았다. 아마 나랑 헤어지고 바로 대한민국으로 간 건가 보다. "전쟁을 결국 해야하는 건가?" "이미 하고 있습니다. 단, 전하의 윤허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영주들도 돕도록 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전하의 명을 받는 건 영주들과, 귀족이니까요.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전하의 세력을 더욱 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세인. 하지만, 지금은 전쟁중이고. 아마도 많은 사람이 죽고 있겠지? 환상적인 전쟁들... 정말 아름답지만, 정말은.. 남는 게 하나도 없다. 뭐, 경기 부양이니 어쩌고 하지만.. 그 곳에서 죽은 사람들, 혹은 다친 사람들. 그들은 뭐가 되지? "안 할 방법은 없을까?" "필요에 의한 전쟁입니다. 전하." 난, 그런 어려운 건 모르지만.. .파헬.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전하, 이지리스와, 케자로입니다!" 한 하인이 말을 알리고 세인은 자료를 조심스럽게 덮었다. 보이면 안될 자료들인가... "전하!" 익숙한 사람의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나도 꽤나 감상적이란 말야.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전하." 케자로의 안쓰러운 얼굴이 들어왔다. 상처도 있는 거 같았다. "다쳤구나. 너희들." 나중에 들으니, 전투는 꽤나 심각하다고 한다. 대한민국 군의 명령을 받는 괴물들이라든지, 마법이 통하지 않는 마법사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니까 버티는 거라구요." 이지리스는 입을 삐죽이 내 놓고 있었다. "나도.. 갈 께. 그러니까 준비 좀 해 줘." "예?" "안됩니다!"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동시에 외쳤다. 그리고, 세인은 눈을 찡그렸다. "전하가 지금 자리를 비우는 건 곤란합니다. 그리고, 전선은 너무 위험합니다. 성검도 가지고 있지 않은 전하가 나가셔서 어떻게 하시렵니까?" 어쩌긴. 폼잡고. 노래라도 해야 하나? "걱정마. 후방에 있으면 되잖아. 안 그래?" 케자로는 음침하게 한 마디 했다. "어제의 후방이 오늘의 최전선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아요. 전하는 만일의 경우 대피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안 좋은 상황이었나? 지금쯤 그 트라이너의 아젠 기사단장.. 머리 뽑고 있겠군. 괜히 왕 되었다고. "그래..." 그날 저녁 난 짐을 싸고, 아주 몰래 몰래, 궁을 나섰다. 가출에는 여러 가지 개념이 있지만, 내 경우, 내 집(황궁)을 내가 나왔으니, 가출이라기 보다는 출가 아닌가? 스님이 되는 거 말고. 흠. 역시 그렇지. 내가 성을 나온 방법은 일단, 꺼벙한 하인의 옷을 입수하여, 그 옷을 입고 작은 화염구를 내 처소 반대편에 날린다. 모두 놀란 틈을 타서 나는 유유히 성을 빠져 나온다. 걱정하면서 달려온 기사들, 물먹는다. 으 히히히. [조금.. 멋있군.] "그래? 내가 원래 한 멋 하지." 작은 이슬을 밟고, 나는 그렇게 밤을 성에서 빠져 나왔다. 케자로 이지리스. 빨리 쫓아오라고. 친절하게 편지도 남겨 놨으니까 말야. 훗. [마을인가... 역시, 여기도 불안하군]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바쁜 듯 했다. 뭔가 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었고 혹은 대피할 장소를 알아보거나, 남자들은 의용병을 만들자고 마을 광장에선 떠들고 있었다. "우린 폐하와, 국가를 위해서 지금 당장 갈쿠리를 들고, 뛰쳐나가야만 하는 것이여! 알겠는가?" "와! 나라를 구하자!" 따지고 보면 내 외가인 셈인데. 대한민국은. 한 여행자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이봐. 이거 놓으라고! [너한테 관심 있나 보지.] 꿈에라도 그런 소릴랑 하질 말어! "아, 여행자님. 혹시 전선으로 가시는 건가요?" "아. 예. 일단 그렇게 할 려고 합니다." 뭐라고 하리. 나 출가 해서 동쪽으로 가요. 그러리? 그럼 달마가 왜 동쪽으로 갔는지 말하는 게 빠르겠어. "아, 그렇군요! 같이 갑시다! 아, 한 말씀 부탁합니다!" 뭔 말씀....? 그리고 나는 단상에 질질 끌려갔다. "저..." 사람들은 무시무시한(자격지심)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봐요. 전 아무 것도 모른다고요. "여러분은 황제나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죽지 마십시요." 그 말 한마디하고 얼른 내려왔다. 좀 썰렁했지만. 뭐, 괜찮겠지. [오, 폼과, 카리스마가 하나도 안되어 있긴 했지만, 멋진 대사였다.] 넌 뭐냐. 띄워줄 필요 없다. 그보다, 바키는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도움정도는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야. "자, 내 이름은 쿨이야." 폴도 아니고, 잭도 아닌 쿨... 지가 무슨 쿨 가이냐? 떡대 주제에.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이름을 가진 가수도 있지. "자, 네 소개도 해라. 이름은 뭐냐?" "파즈인데요. 아, 고향은 나바스 수도고요, 부모님은.. 아, 아버지는 최근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살아있다고 말하기 뭣하고, 양부모는 다 돌아가셨거든요. 아, 계모도 있다. 그리고 배다른 누이가 하나 있어요." 말하고 보니 엄청나게 복잡한 가족 설정이다. "뭐야... 큭.. 너, 그렇게 불쌍한 놈이었구나!" 어.. 그렇게 불쌍하진 않은데. 아무리 세상에서 황제가 가장 불행한 인간이라곤 해도... "좋아! 넌 내가 지켜 줄께! 쿨이야. 내 이름. 기억해! 난 이렇게 보여도 예전엔 용병을 했었다고!" 어련 하실까. 난 이렇게 어벙해 보여도 황제거든요. 잘 부탁해요. "자,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출발이다. 의용병이 빨리 가야지. 벌써 트라이너의 수도까지 놈들이 진격했다는 구나." 대한민국이 위세를 떨치는 게 사실 기분 좋긴 하다만... 역시. 전쟁은 싫다고. "그렇다면, 이곳도 금방 이겠군요. 저.. 혹시 붉은 달의 기사단이나, 적색의 바람 기사단은 어떻게 된지 아세요?" 사린... 다치진 않았겠지? "아, 그들이라면, 최강 아닌가? 그 보단, 아젠기사단이 문제로군. 지금쯤 수도에서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고 있을 테니." 그 전에.. 갈 수 있다면. 마법으로 비행기를 만들어도 조종법을 모르니. 차? 이 나이에 운전을 하는 건 위법이야. 공간이동마법은 어떻게 쓰는 줄도 모르고. 심각하군. [뭐야. 다 망하게 생겼잖아?] 마도도 망한 거 모르냐? 내가 지대한 공헌을 했다. "프레인. 이제 자자. 난 잘 테니까. 아, 넌 여기서. 난 여기서. 이러면 잠 든 내 몸 가지고 아무 것도 못하겠지?" 자칭 프레인님은 작게 투덜거리다가 이내 조용히 잤다. 검도 잘 수 있다면 말이지. 이것저것 걱정되어서 소화불량에 걸릴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썩 참을만 했다. 아직... 무사할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라고. 사린. “출발!” “와!” 사람들의 함성과 함께, 이십 여명의 인원은 대 대한 민국 전을 위해서 출병했다. 때는... 알 리가 없지. 하여튼, 그리고 무척 맑은 날이었다. 비가 죽죽 퍼 붇고, 거기다가 번개까지 치고 있어서 절대로 무기를 들 수도 없었다. 번개에 맞아서 번개 구이 스페셜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거겠지만 말야. "이거야 원. 비는 정말 죽도록 내리는 군." 쿨은 왠지 기분이 나쁜 듯 했다. 그러면서 계속 머리에 묻는 물기를 털어 내고 있는데, 털어 내야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건지. 괜히 헛고생하는 것 같다. 마족과의 전쟁은 듣기로는 꽤나 심각하다고 한다. 트라이너의 수도가 위협 당하고 있고, 거기다가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대체 대한민국의 파헬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를 일이다. "뭔 생각을 그리 오래 하냐?" 쿨이 내 어깨를 쳤다. 물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음. 우린 그럼 언제 싸우게 되는 거 에요?" "곧." 전면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따라 나도 앞을 보자, 황폐한 언덕에 일련의 사람들이 있었다. 왠지 지저분해 보였고, 더러운 침을 흘리고 있었다. "자폐증 환자는 아니겠죠?" "보면 모르냐? 좀비 아냐?" 마족과 좀비는 다르다. 뭐가 다른지 알고 싶다면, 괴수 대 백과나 뭐 이런 걸 알아봐야겠지. 그럼 첫장에는 검군이 있지 않을까? "싸우자!" 간단하군. 작은 단검은 왠지 싸우기 싫은 듯 했다. [난 고상하고 우와한 검이란 말이다. 흠.] 확실히 내 검 보단... 엉? "저기 사람이 있다! 지휘관이 틀림없어!" 지휘관이라는 사람이란, 좀비를 조종하는 사람이겠지? 그리고, 금발을 한 소년의 모습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파헬...." 나야 많은 사람 속에 묻혀있어서 그는 내가 보이지 않았겠지만, 내 눈에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왕자처럼 보여졌다. 아, 왕자 맞군. 그리고, 또 다른 놀랄 만한 것이 내 눈을 파고들었다. "붉은 사신인가...? 빌어 먹을 녀석." 사람들 속을 누비면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베어 넘기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붉은 머리는 더욱 붉게 변하고 있었다. [피해라. 저 녀석은 검 자체야. 나와는 달리 겉으로 몸을 드러낼 수도 있는 최고의 검이란 말이다.] 그렇지. 그래. 그렇긴 한데... 어째서? "피해!" 쿨이 나에게 달려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검군은 정확히 우리편을 베고, 또 베고 있었다. 그리고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젠장!" 쿨은 내 앞에 섰다. 검이 허공을 가르고, 붉은 물방울이 내 얼굴에 튀겼다. 난, 단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다. 놀이공원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 같았다. [젠장! 어서 나를 들어!]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서서히 쓰러져 가는 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앞에 검은색의 검을 든 사람을 바라보았다. "어서... 피해.. 큭..." 아직 살아있었다. 검이 똑바로 검을 쳐들었다. 쿨을 죽이기 위해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만 둬." 검을 향해 나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젠 이런 건 싫다. 파헬이 나를 배반하고, 아니, 배반이 아니지만, 나를 싫어하고 내 소중한 검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 이런 꿈 따윈... .싫다. "죽어라..." 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길어진 내 머리가 은연중 바람에 날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내 머리카락을 조용히 잡았다. "소용없어. 그는 널 기억하지 못해." 파헬이 조용히 내 옆에 다가왔다. 이봐, 사람 머리카락이나 놓고 말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사람을 죽여서 무슨 이득이 있는 거야!" 파헬은 나를 바라보면서 비웃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내가 알던 그의 해맑은 미소 따윈 없었다. "이득? 대한민국이 강해져서 다시는 다른 나라 손에 침공 받지도, 명령을 듣지도 않게 하기 위해서지. 이득이라... 사실 나도 싸우는 게 피곤하다고. 영민. 그리고 너는 살려 둬야지. 당연하지만, 너는 내 사촌이고, 정말 왕족 중에 하나인 검은머리를 타고났으니까." 쿨은 실신한 듯 했다. 나는 파헬의 뺨을 한대 갈겨 주었다. 주먹으로 세게 쳤음에도 불구 하고 그는 쓰러지기는 커녕 고개만 약간 돌아갔을 뿐이었다. "넌... 나빠." "내가 싫어? 하하하... 천하의 하영민이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 그리고 이 검은 이제 내 검이야. 왠 줄 알아? 넌 이번에 완전히 검과 분리되어 있었어. 넌 검을 내버려두고 사라졌잖아? 그러니, 이 차원에선 아주 넌 사라진 거지. 그는 다시 주인을 찾아야 하고. 그게 내가 된 것 뿐이야. 어차피 내 힘으론 뭐든 못 할께 없거든." 힘을 가진 자만이 이룰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난 네 편이 되지 않아." "그럴 것 같아. 아쉽게도." 그는 검에게 손짓했다. 검은 그 검은색의 검을 들어 나를 똑바로 내리쳤다. "정말... 좋은 검이야 넌." 난 눈을 감았다.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항상 날 사랑했지만, 내 곁에 있을 순 없었다. 아버지의 얼굴도 있었다. 그를 볼 수 있었겠지만,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난 친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도 웃고 놀았다. "어떻게..." 파헬의 목소리에 나는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검은 정확히 내 머리 위에서 멈춰져 있었다. 그리고 검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검의 목소리였다. "세상과, 전 세월을 통해, 당신의 나의 주인이십니다. 바보 주인. 내가 널 벨 꺼 라고 생각했나?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 검을 거두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조용히 그를 욕했다. 나쁜 검 자식. 이럴 줄 알았다니까. "하하하. .그래? 그런 거군. 이렇게 된 이상. 너를 반드시 죽여야겠지. 좋아. 대한민국으로 와라. 기다리고 있으마. 널 죽이고, 난 세상과 모두를 손에 넣겠다." 마법으로 사라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는 그제서야, 모든 게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검도,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러니까... 에구구. 야, 아프다." 지금은 야영 중이다. 어제의 그 끔찍한 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부상당했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러나 나와 쿨은 다행히 중상정도로 끝났다. "그렇게 아픈 거 같지는 않은데..." [글쎄. 누구나 그렇게 엮어 놓으면 아프지 않을 까나?] 단검은 아무생각이 없는 듯 했다. 파헬의 사건을 직접 보고 나는 엄청 운이 좋은 놈이라는 말들을 하긴 했지만... 밖이 갑자기 수산 스러워지고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전하가 혹시 여기 계십니까! 있다면 빨리 대답해 주십시오!" 케자로였다. 역시 찾아오는 데는 선수군. "케자로!" "전하! 무사 하시군요! 제발 생각 없이 그렇게 도망치지 말아달라구요! 게다가 여긴 어제 격전을... 아! 다치셨잖습니까!" 패 죽일 분위기로군. 그리고 생각 없이 부상자 만들지 말아 줘. "아.. 저기. 아, 나 성검 찾았어." 성검으로 가장하는 성격 더러운 검이라고 알지? "옛! 다행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뭔가 알아내신 거라도 있습니까? 좀비에다가, 해골 병사... 하여튼 다양한 적들이 뛰쳐나오던데요?" 낸들 알겠나? 아무래도 그 해골 병사가 아닌 해골 소라도 나타나면 쓸데가 많을 텐데. 곰국을 우려먹는다 든지 말야. "전하. 당장, 수도로 돌아가십시다!" 이지리스는 간만에 인상쓰고 있었다. "그렇게는 안된다구. 초대받았어. 대한민국으로." 잠시 모두는 조용히 뭔가를 상상하는 듯 했다. "저, 거기 밥은 뭐 나온 데요?" 이지리스를 한껏 지근 지근 밟아준 다음 나와 케자로는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전하가 자리를 비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트라이너의 수도가 위험한 지금, 우리는 적들을 얼음 지대로 끌어들여 싸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몬스터는 얼어있는 땅에는 약하니까요." 문제는 사람도 약하다는 거 아닌가? 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라도 세워보면 어때? 그럼 가볼 생각이 드는 데 말야. "그래도 안돼. 파헬이랑 만나기로 했어." "데이트 약속인가요?" 이번엔 케자로가 이지리스를 지근지근 밟아주었다. 말려야겠군. 죽어 봐라. 너도 지옥의 공포를 좀 느껴야 된다고. 그래야 헛소리 하지 않을까나? "어이, 곧 출발이다. 부상자들은 가까운 마을로 호송한다." 쿨은.. 헤어지겠네. 그래도 날 위해서 칼까지 맞았는 데 말야. "쿨. 미안. 내가 무능해서 그만.." "이봐, 이 정도 상처 아무 것도 아냐. 난 단지 나보다 한 열 살쯤 어린애가 죽는 게 싫었을 뿐이라고. 무사해라." 당연하잖아? 나는 쿨에게 웃어 보이고 마을을 나섰다.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라기 보단, 전쟁인가? "전방에 적 출현! 적 출현! 전투태세 준비! 전투태세 준비!" 뭐야, 준비하고 있다고. 검은 차가운 얼굴로 내 옆에 말 타고 서 있었다. 역시, 내 마력이 갑자기 강해진 건 사실이지만... 흠. "넌 뭘 해 볼래?" 검이 느닷없이 물었다. "뭘?" "녀석들이 나오기 전에 마법이라도 뿌리면 좋잖아?" 그렇지만... 그래. 할 수 없잖아? "좋아." 적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의 병사들은 단 한 명도 만난 적이 없었다. 트라이너의 병사들이야, 수도를 지키고 있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병사들은 다 어디 있다는 건가? "공격!" 나는 화염마법을 사용한 불꽃놀이 스페셜을 준비해서 뿌려 보았다. 멋졌다. 문득,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았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야, 저거 저렇게 쏘아대다니. 굉장히 비싼데 알 고나 있나?" 알 리가 없다. "상금이 십 억 이라면서요?" "그렇긴 한데... 뭐, 그거야 좋은 일이지만, 굳이 개인의 노벨상을 위해서 저렇게까지 비싼 축포를 쏴야하나?" 에... "대통령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나라가 문제라는 거야." 뭐가 문제인지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그 아저씨 그러고 보면 극우 보수주의 였던거 같은데. 흠.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십니까?" "아, 케자로. 아냐. 그보다, 사람이 죽지 않고 싸우는 건.. 역시 불가능하겠지?" 케자로의 얼굴에는 역시 고민을 해도 알 수가 없다. "당연합니다. 말싸움이 아닌 이상 말이죠." 그럼 다음부터는 국제전쟁은 말싸움으로 하자고 정해 볼까나? 그러고 보면 나로서야 어찌되던 나쁠 게 없네. 뭐, 대한민국이 강해진다면 좋긴 하지만. 역시 방법이 틀린 거겠지. "좋아. 우리는 빨리 대한민국으로 가서 사린도 보고 그러자. 가서 구해줘야지. 지금쯤 적군에 쌓여서 다구리 당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데 말야." 잠시 케자로는 나를 바라보았다. "다구리가 뭐죠?" "알 것 없어." 사실 모르는 게 좋지 않겠어? 우리가 트라이너의 수도로 향하는 동안, 크고 작은 전투를 해야 했다. 그리고 점점 사상자도 많이 느는 것 같았고, 내 몸도 서서히 내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알아차린 건 둔탱이라고 맨날 놀렸던 검이었다. "야, 괜찮은 거냐?" 나는 비틀어지는 듯한 손목을 꼭 붙잡고 식을 땀을 주루룩 흘리고 있었다. "괜...찮아." 검의 눈에는 걱정이 어려 있었지만, 특별히 어떻게 해 줄 수 있을 거 같지는 않았다. 사실, 안다고 해서 뭘 어쩌겠는가? [이 녀석, 발작하는 거냐? 간질병이 있는 거냐?] 그건 아니다.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음. 삼가 조의를 표해야겠군.] 멋대로 죽이지 말라고! "그건 그렇고, 대체 어떻게 된 건지는 알아? 파헬은 왜 저러고, 힘은 왜 또 세진 거지?" 검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아, 녀석은 말이지, 돌았어." 간단해서 맘에 들기는 하는데 말야. 왠지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어떻게 구체적으로 돌았는 지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 데 말야." "아? 그냥 돌았어. 뭐, 갑자기 자신의 부모 형제를 가두기 시작했지, 그리고 나더니 마왕의 육체를 맛있게 씹어먹더군." 괜히 들었다. 지금 얼라이브 찍냐? "겨드랑이 고기가 제일 맛있다고 하더군." 욱. [야, 토하지마. 더럽잖아!] 단검을 들고 그 위에 뿜어주고 싶은 걸 참아야 했다. "그리고 나서 강해졌어. 마왕의 육체도 역시 마력을 담아놓는 도구니까. 뭐, 확실히 강해졌지만, 내가 너에게 충고하고 싶은 건 그냥 조용히 도망 다니다 보면 죽을 꺼야." 무슨 소리인지 알기 쉽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난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껄? "무슨 소리인데? 왜 죽어야 되는 데?" "마력 중독 현상이지. 그 녀석 갑자기 마력이 생긴 거잖아." 누가 나에게 모범 답안을 건네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드는 군. "그렇다면 그를 설득해서 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난 미친놈에게 이야기 하긴 싫어." 어련 하실까. 조용히 나는 검을 보면서 혀를 차주었다. 56. 트라이너 수도 상륙 작전 다음날, 우리는 오후쯤에 아마도 트라이너의 수도 성이 보이는 곳까지 다른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도착했다. 단검은 뭔가 생각에 잠긴 듯 했고, 검 역시 조용해 졌다. 사실, 이 검들을 양쪽에 매단 나는 세상에 단 두개밖에 없다는 시끄러운 검을 가지고 있으니, 불행이라면 불행, 행복이라면 행복인가? "변호사 사무소하나 챙기면 떼돈을 벌기는 하겠군." "예?" 이지리스가 조용히 반문했다. 놀려 줄까나? "변호사 사무소라는 건 말이지, 세상의 진귀한 검들이 많이 있어. 사실, 그 숫자는 극히 적은 편이고, 엄선된 놈들로만 이루어져 있지. 물론 똑똑하긴 하지. 그러나, 그 현금을 갈취하는... 굳이... 아, 노예상인과 비슷해. 고리대금 업자하고도 비슷한 일을 하지." 이지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변호사 사무소라는 건, 금융기관이었군요." 그건 아니지만... 뭐, 알아서 이해하겠지. "전하. 트라이너가 보입니다." 멋대로 장님 만들지 말아 줘. 그리고, 내가 황제라는 걸 안 의용 대원들은 모두 좋아했다. "젠장, 황제가 여기 왜 온 거야?" "저런 놈을 위해 쿨 녀석이 목숨을 걸다니." "여자들을 잔뜩 끌고 오지 그래?" 하지만, 이런 일에 굴할 내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저 성안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되었다. 성 주위에는 많은 괴물들이 죽치고 앉아있었다. 캠프파이어를 하려는 건가? "저 아래로 갈 방법은 없을까? 이지리스, 케자로. 너희의 기탄 없는 생각을 이야기 해주기 바래. 그렇다고 침 뱉지는 말아 달라고. 그건 아주 나쁜 행동이야." 케자로는 그 특유의 음침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모르겠는데요?" 그러면 그렇지. 난 이지리스를 응시했다. "아, 제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살다 살다 네 녀석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는 걸 처음 들어본다. 놀라운 일이다. 또 이상한 소리가 뛰쳐나오지 않는다면 들어본다. "말해 봐." "우리는 의용병이잖아요. 그러니까, 모두 한 번에 들어가면 개죽음이잖아요. 다 흩어져서 각개 격파하는 거에요. 제 눈에는 죽어 가는 적의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그리고 나서 전하가 거대한 화염구를 던지는 거에요! 물론, 트라이너 성에요! 그렇게 하면 성이 무너지게 되겠죠? 그럼 확실히 적들은 깔려 죽을 꺼 아닙니까! 그럼 저나, 케자로, 전하는 확실히 전쟁에서 이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보다 완벽한 작전은 없다고.. 보는데요?" 케자로와 나는 조용히 적들의 동태를 살폈다. 저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듣다니, 내 귀를 고문하는 구나. 아우. "전하. 아무래도 이 숫자만으론 무리입니다." 나도 알아. 여기엔 일당백도, 천도 불가능한 아주 평범한 사람밖엔 없잖아? 그나저나, 의용병대장은 어쩔 생각이지? "별 수 없죠. 저희가 시간을 번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니까요. 전하는 그저 길이 만들어지면 성으로 가십시오." 나는 잠시 주먹을 불끈 쥐고 생각했다. 이게 무슨 에어포스 원이야! 젠장. 난 이럴려고 황제가 된 게 아니라고. 적어도 내가 무슨 선거를 통해서 왕이 된 거라면야, 아무 말도 못하겠지만, 좋아서 이렇게 된 게 아니잖아! "한 몇 년 싸울까요?" 이지리스... 너의 기적생환에 경의를 표하면서, 케자로의 저 주먹을 피하길 바란다. "그렇게 무리하게 하지는 맙시다. 옛 부터, 전략의 기본은, 지형과,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는데, 저들은 괴물이 대 다수이긴 해도 지휘관은 사람일터이니, 그의 심리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갑자기, 삼국지 분위기를 풍긴다. 어이, 부채는 어디 있지? "그럼, 무슨 좋은 수라도?" 그런데.... 분위기만 그렇고, 난 사실 가짜잖아. "아, 그러고보니, 성 주위에 흐르는 작은 강과, 지형이 상당히 비옥한 특징을 이용하면 어떨까요?" 케자로의 명언이 들려왔지만, 강은 그렇다 치고, 땅이 비옥한 걸 어디다 쓰냐? "좋은 생각이 났다. 자, 모여봐."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생각한 가장 좋은 방법을 이야기했다. 사실, 힌트는 어떤 영화에서 얻은 거였는데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은 몰랐군. "그게 통할까요?" 안 통하면 어쩌겠어? 그냥 죽을려? "하지만, 그게 가장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하 일행만 보내드린다는 것은...." 나는 대장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이 정도 위험도 감수하지 못한다면 황제가 될 필요도 없겠죠. 황제는 가장 뒤에 숨어있는 존재가 아니라, 가장 용감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다, 좋아. 그런데 내가 왜...- 검이 맡은 역할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검의 역할이란, 적진 근처에서 정찰돌던 괴물 1, 2, 3을 죽여서 데려오는 것이다. "전하, 그런 편법이 통할까요? 그리고 설령 성근처 까지 간다해도, 우리가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잖습니까?" 케자로,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각개격파가 최고라니까?" 물론, 내가 게임 핵(Game Hack : 게임의 자료 수정 프로그램이다)의 가호를 받는 상태라면 그게 좋겠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라고 봐. "좋아. 검. 다녀와~~" 이리하야, 검은 적진의 근처에 달려가야 하는 불운을 맞았다. 쳇. 주인 잘 만나서 좋은 줄 알아야지. 이렇게 부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안 그래? 후훗. 검은 붉은 머리를 휘날리면서 여전히 찌뿌둥한 얼굴을 하고 적진에 갔다. 뭐, 우리야 멀리 있는 그가 안 보이니 약간, 궁금해 할 수 밖엔 없었다. 그렇게 우린 그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검이니, 죽을 리도 없지만. "저기, 우리 뒤쪽에서 흙먼지가 이는 데요?" 이지리스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구릉지대의 밖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도 희미하게 나마, 말 밥굽 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적은... 아니겠지?" "그래야죠." 케자로는 작게 한숨을 쉬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나바스의 정규군입니다! 북방의 푸르체트경의 군대입니다!" 이지리스가 잠시 살펴보더니 큰 목소리로 말했고, 케자로는 재빨리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야. 그만둬. 저 쪽에서 다 들었어." 케자로의 째려봄은 다시 사라지고, 우리는 다시 대한민국의 진영을 바라보았다. 그들도,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거기라고 마법사가 없겠는가? 절대 마법 무위능력을 지닌 왕족도 있을 텐데. "젠장 이군요. 푸르체트경의 군대가 오려면 그래도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나도 알아. 그래서 머리를 짜고 있지. 우리 의용병단은 무지 허약하잖아. 알고 보면, 아픔이 많다고. 그런데, 저런 괴물을 상대로 몇 분이나 버티겠어? 몇 초나 버티면 다행이지. "젠장, 여기 있는 사람들만으로는 1분도 버티지 못해! 케자로! 앞으로 나가자!" 이지리스 의외의 측면. "좋아." "나도 간다!" 나도 녀석과 곁다리로 끼었다. 잠시 놀란 빛이 스친 케자로였지만, 뭐. "마법을 날리려고. 좀 큰 거 날리면 시간을 벌 수 있으니까." 마법 부작용은 좀 잊고 말이지. 젠장. 이러다 나도 결계에 혼자 외롭게 괴물로 지내야 하는 건 아닌가? 훗. "온다!" "쿠워!" 괴물이 우리 쪽으로 돌격해왔다. 그들은 별로 우리가 위에 있다고 해서 개의치 않는 것 같다. 하기사, 숫자가 좀 차이가 나야지. 이 정도라면 양 웬리도 어쩔 수 없다고. "좋아! 내가 마법을 날리면 너희들이 뛰어들어가!" "예!" 나는 조용히 정신을 집중했다. 거대한 불덩이를 생각했다. 천천히 불이 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화. 염] 거대한 불길이 솟구쳤다. 그리고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즉시 검을 고쳐들고 선두에 섰다. 빨리 세인이 달려와 줘야만 했다. 안 그러면 개죽음이니까. 나도 검을 조용히 들었다. 괴물을 향해 달려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꼬치구이는 맛있는가? 어찌되었던, 적들은 그래도 워낙 많고, 강하기 때문에 나의 그 엄청난 화염마법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듯 했다. 아, 눈은 깜빡거렸겠구나. 일단, 눈은 아팠을 테니까. "젠장! 케자로! 뒤를 조심해!" 아무리 케자로나, 이지리스가 실력이 좋다고 해도, 우린 인간인 이상 체력의 한계라는 것이 있다. "전하!" 거대한 말 밥굽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돼지 비스므레 한 것과 맞서게 되었다. 녀석은 강하고, 실력도 괜찮았다. 그래봐야 괴물이다. "죽어라! 악의 괴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나를 죽이려 하므로 이것은 정당방위로서 생각되어지는 하나의 형상으로 보여진다!" 뜻 없는 말이었다. "파즈!" 어느새 일행 사이에서는 붉은 색 머리가 피에 젖은 채로 나타났다. 그리고 검은 나를 보고 짖어댔다. 검이 짖다니. 오래 살고 볼일이다. "언제 계획이 이렇게 바뀐 거지? 우리가 괴물 탈을 쓰고 들어가려고 한 거였잖아?" 그러니까, 항상 계획에는 의외의 변수라는 게 있는 법이다. "쿠워워!" 괴물도 알고 보니까, 의외로 귀여운 면이 있구나. 헤. 푸르체트경의 정규군이 드디어 난전에 휩싸이게 되고, 서서히 전세는 팽팽하게 대치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거 가지고는 아무래도 무리인 듯 싶었다. "무사 하시군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십니까!" 아마, 머리털을 뽑고 싶었겠지. 그보다, 빨리 와줘서 고맙다고. 하지만 조금만 빨리 와줬다면 내가 역대 나바스 황제 사상 가장 어이없이 죽은 인물 베스트에 들게 되는 일이 생겼을 위험 따윈 없지 않았겠어? 역사에 남는다고 기쁜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군. "아, 성문이 열린다!" 성문이 기괴한 돌과, 나무의 마찰음을 내면서 열리고 다리가 내려졌다. 수도의 성문은 아무래도 큰 편이여서 한번에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도 병사들과,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거 꼭 우리의 원군 같잖아. "와! 적군을 쳐부숴라!" 지금 공산당이 싫어요 라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 듯했다. "파즈, 넌 뒤로 빠져라!" 싫다고. 난 이미 해탈의 경지에 이른 고승과 같은 정신연령-고승은 어린아이의 마음과 같다고 하지 아마?-을 가지고 있단 말이다. 전투는 격렬해져 갔다. 적군은 원형으로 성을 포위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도 한군데 모일 수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전략이 어쩌고는 잘 모르지만, 일단 적들이 그렇게 흩어져 있으니,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대군과 싸우게 되니까, 일단, 숫자에서 밀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 50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의 공격능력이 같다고 본다. 그런데, 개가 한 마리씩 호랑이와 싸우면 당연히 개가 지지 않겠는가? "쿠워!" 그래도 여전히 혼전이니까... 하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안 좋은 점은 있다.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불리하다는 거지. 검은 이리저리 싸우고 있지만, 역시 많은 괴물을 한 번에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역시 숫자가 짱이다. "음. 역시 애를 많이 낳고 볼일이야." 괜히 중국이 주목을 많이 받는 줄 알아? 사람 숫자가 많아서지.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아이를 낳았다면 좋았을 텐데. 훗. 인구정책을 한 집 한 다스 낳기로 바꾸는 것도 국회에서 다뤄야 하겠군. 그날 전쟁은 엄청난 인명과, 물자가 파괴되는 경이적인 대전을 벌였다. 정확한 숫자야, 말해도 잘 모르고, 사실 한 번에 집계 될 턱도 없었다. 세인은 그거 집계하려면 한 일년 걸린다고 한다. "저희가 좀 늦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적군이 물러 가주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전하께선 다음부터는 이런 무모한 행위는 절대로 하지 말아주십시오!" 나도 알아. 하지만, 내 천성상, 그리되지 않는단 말이지. "푸르체트경. 저도 알아요. 그나저나, 트라이너 국왕폐하는?" "무사하십니다. 만나보시지요." 거절할 이유가 없다. 거대한 성안에는 수도답게 많은 마을이 있었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안한 가운데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사린!" 그는 병사들 사이에서 뭔가를 지시하다가 나를 발견했다. 그의 눈에는 잠시 기쁨이 어리다가, 분노로 돌변했다. "세인 푸르체트경! 그대가 지금 제정신이오! 내가 왜 케자로와 이지리스를 수도로 보냈겠오! 여기는 지금 최전선이오! 알기나 하는 거요! 전하를 위험에 처하게 한 죄를 알고 있는 거요!" 내가 나를 위험에 빠트리면, 내 목숨 경시죄에 해당되는 건가? 잠시 의문을 품어 본 나였다. "에, 푸르체트 보고 뭐라 하지마. 내가 가출했거든. 아, 이 경우에 가출은 아니겠다. 내가 집주인이니까. 그렇지?" 이지리스를 보고 말하자, 그도 역시 맞장구쳐 주었다. "그렇죠. 전하. 과연 뛰어나십니다." 허헐... "이지리스. 자넨 전하를 수호하게. 정말이지. 전하. 자중하십시오! 머리에서 새치가 끊이지 않습니다!" "예." 무섭다. 살벌하네. "에, 사린. 그나저나, 어떻게 된 거야? 할터가 당이라면서? 근은 어떻게 된 거고?" "한 번에 하나씩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에, 그런가? 그럼. 이것부터 물어 봐야지. "어떻게 된 거야?" "별로, 전쟁이 나서 저흰 지금 밀리고 있다는 거 밖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갑자기 대한 민국이 미친 건지 어쩐 건지, 일단, 조약은 그 쪽이 먼저 어긴 거니까, 책임을 질 이유는 없는 거겠죠." 그렇게 되나? 하지만, 파헬이 그러기를 자신의 친척들도 구금상태라던데. 흠. "그래? 그럼 할터가 신 맞아?" "아마도, 그런 거 같습니다. 이제까지 그에게 속은 것이 너무나 기분 나쁩니다." 뭘, 기분 나쁜 거 까지야. 이렇게 저렇게 떠드는 동안, 뜻밖의 사실은 하나도 알아내지 못했다. 근은 역시나 갇혀있었고, 할터의 행방은 알 수 없으며, 적군은 정말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많다는 거 정도? "황제폐하를 알현합니다." 전 아젠 기사단장이자, 현 트라이너의 왕은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조용히 나에게 다가왔다. 그는 뭐랄까, 아주 피곤해 보였다. 쯔, 고생이 많았군. "에이. 왜 그러세요? 그리고, 같이 죽을 뻔한 사이잖아요. 저를 구해주신 적도 있고." 그는 아주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그렇다고 해도, 전하께 이 전쟁에 참가하길 바라진 않습니다. 일단은 어리시니까요." 에, 어린이날 창립제창자가 여기 있었군. "청소년이에요. 그리고, 의무라는 게 있잖아요." 그리고 나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파이에즈 전하." "우리, 꼭 이길 꺼에요." 승리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시끄럽단 말이다. 나 귀 안 먹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그들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나? 이봐, 죽을 때까지 싸우고 싶지 않다고. 적어도 그 전에 이겨야지. "괴물과, 대한민국과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군요." 케자로가 조용히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그날 하루는 축제분위기와, 첫 번째 승리에 들떠서 마감되었다. 사실, 더 이길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그날 저녁, 대 대한 민국전 대책회의가 열렸다. "흠. 그럼 먼저 안건을 살펴보도록 하죠." 천천히 의장역할을 맡은 트라이너의 왕은 조용히 차트를 꺼냈다. "먼저, 잠잘 곳 마련입니다." 엥? 나만 놀란 건 아닌 듯 했다. 모두 조용히 그를 응시하진 않았다. 경악에 물든 모두의 얼굴을 보는 건 확실히 즐겁군. "저... 갑자기 왠 잘 곳입니까? 여긴 어떻게 하면 적을 효과적으로 쳐부술 수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암. 역시 사린이야. "그렇지만, 우린 너무나 많은 병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래의 아젠 기사단과, 트라이너의 정규군, 설사 저번의 반란으로 인해 많은 수가 감소되었다고 하지만, 역시 그 숫자는 엄청납니다." 그랬지. 하지만, 설마.. 그렇구나. 우리 잘 곳도 없다는 이야기? "그래서 가장 시급하게 떠오른 것이, 물자 보급 문제입니다. 언제 고립될지도 모르는 지금, 우리가 물자를 어디서 조달 할 수 있겠습니까?" 심오하군. 하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군량이니까. 보급로의 확보가 중요하지. "그렇군요. 하지만, 적당히 성 밖에 머물면 안 될까요?" "안됩니다. 그랬다간, 적의 기습에 의해 얼마 남지도 못할 겁니다. 녀석들의 반사신경은 통상 인간의 두 배라고 생각하시면 거의 틀림없으니까요." 이거, 문제가 심각하네? 세인은 조용히 생각에 잠긴 듯 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긴 우수한 마법사들이 있으니 차라리 캠프장에 마법진을 그리는 것은 어떨까요?" 이봐, 세인.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거대한 마법진을 그리거나, 유지할 수 있는 마법사가 있기나 하겠어? "흠. 마법사라. 아, 그렇군!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엥? 뭔가 좋은 생각이 있다는 건지? 그는 갑자기 기쁨에 잠긴 듯했다. 그리고 사람 하나를 불러 그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궁금한데? "뭔가 좋은 생각이 있습니까?" "예. 저희 나라에 마침, 그런 대단한 마법사가 한 명 있습니다." 에엣? 그게 사람이냐... "누구입니까? 대마도사 쯤은 되어야 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고 믿어지지 않는 군요." "그는 바로 진짜 대 마도사입니다." 그럼 가짜도 있어? 그리고, 나는 그를 바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어이없게도 나보다 두 어살 어린 꼬마였다! 게다가 은발을 한 할아버지 같았다! 세상에. 궁에 있는 내 보좌관은 그래도 여자니까 봐준다지만, 이 녀석은 왜 이렇게 이쁘게 생긴 거냐! 기분 나빠진 나는 부러움과 질시를 한 마음 한 뜻으로 경멸 어린 어조로 외쳤다. "애잖아!" 그는 인상을 팍 썼다. 꼬마 주제에! "너야말로. 꼬마야." 입도 험하다. 그 때, 검의 조심스런 한마디가 들려왔다. -정말 대 마도사잖아?- 그런가? 옆에는 아무리 봐도 띠벙해 보이는 소년이 서 있었다. 나와 비슷해 보였다. 꽤 귀엽게 생겼군. 기분 나쁘게 시리. "거짓말... 이렇게 어린데 무슨..." "아, 이분은 그 위대하신 나바스의 황제 폐하이시다. 인사하도록. 피스트레이카 공작." 공작!!! 저렇게 어려도 공작은 될 수 있나 보지? "아, 그러셨군요. 당신이 그 절대마법 무위능력을 지닌.. .흠. 그랬군. 걱정마시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든지 도와드리죠. 단, 제 일에 대해선 함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뭔가 미스테리어스한 녀석에다가, 예의는 되게 챙기고, 더군다나, 나보다 연하였다. 용서가 안 되는 놈이다. 게다가 재수 없다. "거대하군요." 사린은 조용히 그 거대한 마법진을 보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단지, 뭐랄까? 저 소년은 어린 나이에 너무 힘들지 않을까? "그는....? 안 보이는 데 어디 갔나요?" "아, 공작은 자신의 영지로 돌아갔습니다. 뭐, 워낙 영지도 방대하니, 할 일도 많겠죠. 그곳은 유일하게 적의 침입을 받지 않은 곳입니다." 그랬구나. 하기사, 저렇게 큰 마법진을 만들려면 쓰일 데도 많을 테니까. 그럼 우리 보급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 에잇. 모르겠다. 그런 건 다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하겠지. 문제는 내가 높은 사람이라는 거지만. "적들이 다시 쳐들어 올 듯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진격해서, 서서히 전세를 뒤집어야 할 때입니다." 다시금 느끼는 건데, 여긴 회의를 참 많이 한단 말야. 쳇. 그 회의시간에 나가서 싸우면 벌써 이겼을 텐데. 뭐, 그렇다고 회의의 좋은 점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생각이군요. 하지만 어떻게요? 비록 우리가 한 번의 전쟁을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죠. 그건 완전히 수에 의한 싸움이니까요." 어이, 댁들은 은하영웅전설도 안 읽어보았냐? 아, 있을 리가 없구나. 거기 보면 말이지, 원래 우리편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이게 요점이야. "하지만, 숫자가 많은 편이 좋잖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사실 전 그런 전쟁을 하고 싶지, 적과 10대 일이라는 싸움 따윈 하고 싶지 않아요. 이 전쟁에서는 명장이 나오는 게 아니라, 좀더 빠른 시일안에 이겨야 하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내가 그렇게 잡소리를 늘어놓자, 트라이너의 한 기사가 말했다. "놀랍군요. 전하의 혜안에 감탄합니다. 제가 의견을 하나 내놓지요. 일단은 우리가 흩어지는 건 불리합니다. 그러니, 단숨에 적을 제압하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적들이 어디 몰려 있는지 판단해서 적을 빨리 해치우는 게 급선무입니다." 그렇긴 하겠구나. 그럼 그걸 어떻게 알아? 찍으리? 별님에게 빌어보리? "하지만, 적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이오?" 그렇지. 트라이너의 왕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군. "예. 전하. 아젠의 첩보원에 따르면 적은 두 군데 분산 배치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벨락 성과, 율테인 성 중, 우리에게 더욱 유리한 곳을 공격해서 승기를 잡아, 국경을 봉쇄해야 합니다." 저 사람 무지 대단해 보여! 사린과, 세인도 감탄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 그럼 무슨 대책이라도 있으신가요? 수도를 비울 수도 없고, 그리고, 공성전에는 더욱 많은 병사가 필요할 텐데요?" 그는 나를 바라보면서 씩 웃었다. "그래서.. 전하.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제게 단, 일만의 병사를 빌려주십시오. 그럼 제가 벨락 성을 전하에게 바치겠습니다." 우리는 그 순간, 갑자기 명장의 탄생을 보는 듯했다. 뭐, 싸워봐야 아는 거지만. "그렇게 하게나. 루히드경. 그대의 무훈을 기대하겠다." "예. 전하! 소신,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겨우 일만으로 십만이 있다는 벨락성을 어떻게 치겠다는 건지 모르겠어. 저 사람 정말 천재일리도 없는 데 말야. 정말 새벽녘에 그는 조용히 일만의 병사를 이끌고 조용히 성을 나섰다. 우리야, 기다리는 일 밖엔 할 일이 없지만, 사실 좀 궁금하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 공기가 찹니다. 나바스의 황제." 트라이너의 왕이었다. 상당부분 나를 굉장히 좋아 해주는 듯 했다. "아, 저... 해가 뜨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상쾌하네요. 전, 해를 보는 여유 같은 건 없었거든요." 아침에 일찍 학교 가면서 그런 걸 봤다간 지각이다. 나는 잠자코 하늘의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보았다. 그건 붉은 색은 아니었다. 따뜻한 다홍색의 느낌이 들었다. 순간, 파헬이 나를 배신했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사실은 그게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한 나라의 왕족으로서 나라를 지키고, 그것이 설사 방법의 문제가 있더라도, 역사는 이긴 자의 칭송만을 할뿐이니까. "우리.. 이기겠죠?" "물론이죠. 나의 존경하는 전하." 그는 나를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해는 서서히 일렁임을 반복하다가 결국 환하게 대지를 물들였다. 나는 왼쪽에 있던 단검을 조용히 꺼내 들었다. "이거, 받으세요." [뭐야! 갑자기 왜 네 멋대로야!] 시끄러. 주인 맘이야. 그는 눈을 크게 떴다. 왠 떡이냐? 이거겠지? "이건... 뭡니까?" "단검이죠." "그런데 왜?" "인생에 도움이 되요. 공짜는 좋다. 몰라요?" 사실, 시끄러운 검은 하나로 족하다고. 잠시 그는 검을 조용히 받아들었다. 그리고 따뜻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긴, 이런 거 받아도, 나쁠 건 없겠죠. 나바스의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전하." 헤. 내 이름 외우는 사람이 여기 또 있었군. "도움이 될 꺼에요. 여러모로." 그렇게 한참 동안, 나와 트라이너의 왕-이름은 잘 모른다-은 그렇게 해가 뜨는 것을 지켜보았다.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검이 한 소리했다. -감상적이라고. 너. 그리고, 뭔가 요즘 좀 기분 나쁘기도 해.- 너야, 항상 쫄 인간이 없으면 기분이 드러웠겠지. "닥치고, 우리 일이나 해 보자고." 검은 입을 삐죽거렸지만, 이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누가 알아? 단검이 트라이너를 지켜줄지도 모르잖아. 너가 날 지켜주는 것처럼." -쳇.- 인정하긴 싫은가 보지? 그치만, 검. 너가 날 얼마나 살려줬냐? 그나저나, 벨락성으로 간 미래의 천재 전략가는 도대체 언제 오나?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나 모르겠네. 정말 10대 일이라니. 대단하잖아? 설마하니, 양 웬리의 천재적 전략을 사용하는 건 아니겠지? 주력부대를 꾀어내서 자신은 성을 점거한다든지. "무리야." 여긴, 은하영웅전설처럼 소설이 아닌 실재니까. 그러고 보니, 우주 공간에서는 소리 안 나잖아? 그러고 보면 얼마나 헛된 지식을 심어주는 건지.... 참. 문제라니까. 그리고, 오후에 우리는 뜻밖의 소식을 가져온 전령을 만날 수 있었다. "벨락성 함락! 피해는 약 이천! 전하! 경하 드리옵니다!" -정말 이겼잖아!- 검도 놀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며, 나는 잠시 내 머리에 의구심을 가져야 했다. 아니, 어떻게 일대 십만이 가능하단 말인가? 하지만, 나뿐이 아니라 모두가 놀란 듯 했다. "대단하군..." "경하..드리옵니다!" 모두들 기뻐하는 듯 했다. 그러자, 그 전령이 한 장의 편지를 건넸다. "전하. 이건 루히드 경이 보낸 편지입니다." "읽어보도록." 그 전령은 컬컬한 목소리로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편지의 내용은 대충, 점령은 했지만, 적의 침입경로를 막기 위해선 지금 즉시 나머지 하나의 성도 점령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괴물의 약점이 소금? 이건 왜 나오는 거지? "어쩌지요? 그의 말이 맞습니다. 우린 하나의 성을 차지함과 동시에 군대적으로 두 군데가 적의 공격의 노출된 겁니다." 그럼 공격할 짬을 주지 않으면 되는 거 아냐? "그럼 지금 진격합시다." 그렇게 다시 진격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야 뭐. 할 일있나? 워낙 사린의 지극 정성과, 그의 열열한 충성심덕분에 나는 나가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후미에 짱 박혀 있으라니... 너무해." "너무할 껀 없지요." 나는 짜증이 뻗쳐 있었다. "아냐. 난 병사들을 방패삼아서 살아남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그리고, 난 사실 귀족이나, 그런 개념이 없다고." "잘 알고 있지요. 그래서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닭살이 순간 우수수 뻗쳐올랐다. 한 명의 시선이 내게 잡혔다. 나와 누가 대화하고 있었지? 소름이 끼쳐 올랐다. "넌.. 누구야?" 한 명의 사내가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아주 나와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지독히도 내가 아는 어떤 사람과 닮아 있었다. "절, 잊으셨습니까?" 잊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할터..." "네. 맞습니다." -이런. 드디어 등장이신가? 도대체 어쩔 셈이냐고 물어봐라. 진짜 물지는 말고. 근데 저런 덩치를 하고선 저렇게 고상한 목소리로 말하니 기분 나쁘다.- 내가 바보냐! "좋아. 할터. 정말 신이야?" 그는 나지막하게 웃었다. 그가 할터였을 땐, 그는 내 앞에서 절대 눈을 함부로 마주치지도 않았지만, 내 앞의 그는 왠지 당당해 보였다. 당이라 그런 건가? "예. 나의 사랑하는 전하." 그 사랑 하는은 집어치라고! 닭살에 먼저 깔려 죽겠어! "좋아. 여긴... 아, 다른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 여긴 어디지?" 그는 잠시 손을 까딱이자, 의자가 나타났다. "앉아서 이야기하죠. 이곳은 일종의 저만 존재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전하는 잠시 초대받아서 나타난 거죠." 어렵다.... -뭔 이야기냐?- 역시, 검과 나의 아이큐, 이큐는 비슷한 수준이군. "그게 어쨌다는 거지? 그리고, 왜 이러고 있는 거지?" "음. 별로. 지상이 어떻게 되든지, 전 상관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 이기건 지건, 저와는 상관없죠." 하지만, 단검은 너가 질 것이라고 이야기했잖아. "당신의 의문은 압니다. 하지만, 저와 근은 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근이기도 하죠." 갑자기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 드는데 그려? "좋습니다. 제가 당신께 묻고자 하는 것은 아주 간단한 것입니다. 전 당신을 돕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 제가 좋습니까? 할터, 근, 당. 이중에 어느 것입니까?" 검, 좋게 말할 때 도와 주라. 나 혼잔 무리라고. -무슨 소리야!- 스핑크스의 퀴즈도 아니고. "그런 거 상관없이 도와주면 안되겠지?" 그는 싱긋 웃었다. 욱. "예." 어렵다. 모르겠어. "난, 모르겠어. 그걸로 안되나?" "아니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전, 당신의 그 어리석은 부분을 좋아합니다. 특이한 상황에서 설사, 당신이 괴물이 된다해도, 아주 아름다운 괴물이 되겠지요. 사실은 그게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저주를 해라. 저주를. -뭔 소리야?- 몰라도 된다. 바보 검. "좋습니다. 당신은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파헬을 파멸로 이끌 수 있습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못해. 그렇지만, 너무나 잘못되어 버리기 전에, 이 모든 걸 마감하고 싶어." "그러신가요." 나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는 그렇게 다시 일행이 되었다. 신이라고 해도, 역시나, 아무생각 없는 우리편이었다. 다시 사라지긴 했지만, 그를 희미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뭐, 우리의 계약에 관해 선 검은 그냥 한 마디 했다. -바보 짓.- "율테인이군요. 무슨 묘책이 있습니까?" 나는 앞으로 나갔다. 설사, 모두가 후회하는 결과를 낳게 되더라도, 내가 닭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무엇을...?" 거대한 마력, 뒀다 뭐하겠어? -엑! 너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이런 건... 싫지만, 어쩔 수 없다고. 재주껏 살아남으라고! [거. 대. 한. 물. 이. 여. 모. 든. 것. 을. 쓸. 어. 버. 리. 리. 라.] 물은, 나의 예상대로 거대하게 물결쳐서 그 성을 쓸어버렸다. 우리편 사상자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 물을 찍어먹었다. "짭짤하군." "이런 물 만으론 괴물이 죽을 리가 없잖습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소금을 썼어. 소금물. "이건... 괴물이 녹아 내리고 있습니다!" 어느 세상이건, 괴물은 소금을 싫어한다. 후훗. 여긴 바다 근처도 아니니, 물과 상관 있는 괴물이 있을 리도 없잖아? 헤, 나 머리도 좀 썼다고. 그러면 사람들이 죽지도 않을 꺼 아냐? "소금구이인가?" 아련이 들려오는 이지리스의 한 마디를 나는 그냥 흘려들었다. 저 녀석 말을 다 듣다간 뼈도 못 추린다. "그도, 이런 식으로 승리했겠군요." "아마, 식수에다가 소금을 탓겠죠. 문제는... 향후, 소금기가 빠질 때까지는 이 땅을 쓰지 못한다는 건데..." 하지만, 일단은 이겼으니까. 그런 건 나중에 고민할 문제다. 사린은 내게 속삭였다. "절대, 우리 나라에 전쟁이 났을 땐 저러지 마십시오." 당연하잖아? 나도 약간은 이기주의적이지. 당연하잖아. 트라이너와 나바스는 원래는 적국이었잖아. -나쁜 놈들...- 역시, 넌 성검이구나. 그런 식으로 우리는 승승장구했다. 장구를 치건 말건,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다. 게다가, 맹세코, 우리는 이길 것이다. 왜냐? 신은 정말 우리 옆에 있으니까. "대한민국입니다." 저 멀리, 경계를 나타내는 이제는 다 부서진 표석이 보였다. 우린 그렇게 역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는 전쟁을 시작하고 있었다. 사실, 난 우리가 이긴다는 데 돈도 걸고 싶었다. 그러나, 미성년자 도박은 불법이다. 57. 남겨진 자들 그 뒤로 우리에게 어려운 싸움은 하나도 없었다. 괴물의 약점을 안 이상 더 이상 걸릴 것은 없었다. 병력면에서도, 우리 쪽에서는 의용병과, 지원군이 속속 들어 도착했다. 대한민국은, 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입성 자체도 쉬웠다. 그들은 전쟁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성군을 가둔 파헬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었다. 어떤 자는 그가 검은머리를 가지지도 않고서 왕의 자리에 오른 것에 대해 싫어하고 있었다. "저 쪽이 대전입니다!" 한 기사가 어느 큰문을 손짓하면서 뛰어 들어갔다. 서서히 반항하는 자들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나도 그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난 파헬을 만나게 되었다. "오랜만이야." 난 하나도 안 오래된 거 같은데 말야. 다들 착각을 참 잘해. "전쟁... 이겼군. 너희들. 대단해." 그는 조용히 말했다. "파헬. 지금이라도 항복해. 널... 죽일 수는 없어." "후후...그럴까? 하지만, 난 항복하지 않아. 그리고, 하나 알아둬. 아직 너희가 이긴 건 아니야. 그리고, 신이 네 편에 있다는 걸로 안심하지마." 어쩌라고. "젠장! 가위바위보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이런 소비적인 일은 좋지 않아!" "그렇겠지... 그래. 파즈. 나의 친구, 나의 친척. 미안하지만, 난, 완벽히 마왕 그 자체야." 그의 손에선 검은 구체가 생성되었다. 난 그에게 가장 묻고 싶은 것을 물었다. "한가지, 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 너희 할아버지는 마지막에 뭐라고 하신 거지? 내가 이해 할 수 있게 말해 줘." "대한민국을... 지키라고 하셨다. 그리고, 머리색에 구애받지 말라고. 난 훌륭한 왕이 될 수 있을 꺼라고 하셨지." 그랬구나. "하지만, 넌 국민을 도탄에 빠트렸어." "하, 그런가? 어쩔 수 없어. 그리고. 너도 죽고. 나도 죽는 거야." -갑자기 얘기가 왜 그렇게 되는 거야!- 낸들 알겠어? "파헬. 너희 할아버지가 한 말은 너가 머리색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그 감정을 버리길 바라셨던 거야. 그리고... 한가지. 대한민국 왕족 중에 살아남을 가능성을 가진 자는 너 밖엔 없어. 심지어, 나조차도 오래 살아 남을 수 없어." -뭔 소리야!- 검.... 미안. "여기 오는 도중, 마법을 많이 사용했어. 너는 잘 모르겠지만, 너희 할아버지나 민정이를 제외한 대한민국의 피가 섞인 거의 모두는 마법을 지님과 동시에 일찍 사라져야 해. 그게 균형을 맞추기 위한 거지. 그리고 나도. 얼마 남지 않았어." 그는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아니야..." "어차피, 왕권은 너에게 가게 되어 있었어. 그리고, 넌 이 대지와, 대기가 인정한 이 세계의 일부야. 나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가 아니지." "아냐! 그렇지 않아! 넌... 넌! 결코 죽지 않아!" 죽지 않으면, 괴물이 되겠지. "파헬. 훌륭한 왕이 되기로 나와 약속하겠어?" 그는 울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내 손을 뻗었다. "그런...말... 할아버지도 했어." "약속해. 파헬." 그리고, 대한민국은, 내가 황제가 된지 2주년 되던 해에 항복을 선언했다. 다른 대신들이 그러기를, 충분한 만큼의 전쟁 배상금을 받아내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어쩌면 나는 일본이랑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할 수 없으니까, 스스로를 위안했다. 이런 것들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일까? 내가 민정이를 구하기 위해서 그녀가 갇혀 있다고 하는 곳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음습하고, 어두운 곳이었다. "민정아." 그녀는 매달려 있었다. 나는 그녀를 조용히 끌어내렸다. "뭐야... 살아 있었잖아?" "유감인가 보지?" 그녀는 상처를 이곳 저곳 입었다. 그래도 여전히 씩씩했다. "뭐야, 실컷 구하러 왔더니. 이렇게 박대하는 거야?" 그녀는 방그레 웃었다. 그리고 내게 뭐라고 속삭인 뒤에 조용히 기절했다. 옆에 있던 근을 봉인한 도구는 당에게, 아니. 할터에게 건넸다. "잘 가. 할터." "이젠 작별이구나." "한가지, 약속해 줘." 나는 그에게 아주 절실히 두 가지 소원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는 나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그 조건을 들어주었다. "이겼군." 트라이너의 왕은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그렇네요. 이로서 다시 대륙은 평화로와 지겠지요?" "아마도... 그리 되어야 하겠지. 이 전쟁은 많은 것을 잃게 된 전쟁이야. 그렇지 않나?" 그리고, 나도. 밝아오던 그 태양이 생각났다. 근래에 들어 급속도로 나빠지는 건강이라 든지, 하는 것은 사실,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보다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난, 아마도 죽을것이다. "민정아. 너에게 할 이야기가 있어." 그녀는 하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미소지었다. "뭐야? 내 복수라도 해 주겠어?" "아니. 돌아가라는 이야기를 해주려고 왔어." "무슨... 소리야?" 나는 옆의 의자에 걸터앉았다. "음. 신이 그렇게 해 주겠대. 그리고, 넌 여기보다 그곳이 나아.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지. 안 그래?"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너가 좋으니까." 그리고, 너가 다시 다치는 걸보고 싶지도 않고, 다시 괴롭게 되지 않았으면 해. 내가 죽으면, 너는 슬퍼하겠지? "싫어. 이제 와서? 난 아직 복수도 못했다고." "그렇게 말해도 보낼 꺼 니까. 그리고, 한가지 더 이야기 해 둘께 있어. 가족을 소중히 여겨." 그녀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헛 소리 하지마. 네가 죽는 그날까지 여기 있어 줄 테니. 난 바보가 아냐. 너가 오래 못 산다는 것쯤은 알 수 있다고." "그럼 날 위해 조의금 좀 준비해 둬." "널 위해 낼 돈이 없어서 널 살리는 방법, 꼭 알아 낼꺼야." 이거야. 원. "너답네." "당연하잖아." -난... 아무 것도 몰랐군.- 뭐야. 검이 뭘 알고 중얼거리면, 그게 더 무섭다고. "좋아. 네 말대로 날 보내 줘. 그리고, 내가 널 구할 방법을 찾을 꺼야." 이거야 원. "그래.. 고마워." "조의금 잊지마. 그거 잊으면 친구 안 할 꺼야. 알지?" "구두쇠." 칭찬으로 듣지. 그리고, 널 영원히 잊지 않을 꺼야. 그녀는 그렇게 내 곁을 떠나, 신이 열어준 차원의 문을 지나 그렇게 사라졌다. 그리고 내가 쓰러진 것도 그 즈음의 일이었다. 갑자기 열이 났다고 할까? 의사는 모두가 모인 심각한 상황에서 한 마디 했다. "꾀병입니다." 이거야 원. 이래서 나는 비극적 주인공은 어려운가 보다.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어. 사실, 내 몸은 그 때의 그 발작을 제외하곤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이런 놈도 주인이라고... 젠장, 그 단검이 엄청나게 부러워지는 군!- 뭘. 나같이 유머감각이 있는 주인도 좋지 않아? "근데, 전하. 이젠 뭐 하실 꺼 에요?" "글쎄... 세계정복이라도 하리?" 이지리스는 꼬리를 말았다. 어, 너 구미호였나? "말을 말지." -그것도 괜찮겠어. 바늘로 두두두 꼬매버릴까?- 니 바늘은 재봉기냐! "당분간은 대한민국에서 있다가 서서히 돌아가자고. 그건 그렇고, 바키는 어떻게 된 거야? 사린, 알아? 그녀 내 사촌이야." 그는 멈칫하다가 내 꿀꿀이죽 스페셜을 작살냈다. "헉! 아니.. 그렇습니까?" 뭘 그리 놀라고 그러나. 귀엽구만. 킥.. 근데, 니들 사귀면 난 원조교제로 고발할 꺼다. -꾀병으로 모두를 실신 반까지 몰아놓은 놈이 이젠 세치 혀로 사람을 놀리는 구나.- 그게 내 전공이야. 마. 그러나, 사실 대륙의 전쟁이 완결된 그 시점에서도 바키와 그의 아버지 마도 공작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도공작, 당신은 알고 보니 황제의 사위였어! 가문의 영광이라고. "근데, 마왕은 어떻게 된 거야? 파헬은... 대체 뭘.. 먹은 거지!" 이제 생각났다. 분명히 무슨 살을 씹어 먹은 거라면서! -너 바보냐? 육체에 깃든 마력을 흡수했을 뿐이야.- 그렇구나. "검... 천재였구나." -너가 바보겠지.- 이런 쳐죽일! 내가 검을 쳐 죽일 수 있는가에 대한 심각한 논리적 문제에 부딪혀 있을 때, 케자로가 들어왔다. "뭐... 하십니까?" 그 때, 나의 상황은... 아, 격동 50년 풍으로 해보지. 그 때, 케비서가 대통령실의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여기서 효과음 쿠쿵.- 그는 놀랍게도 자신의 대통령 명령장에 망치를 겨누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정신이 나간 듯 했다. "아... 잠시, 놀고 있었지." 그의 의심스런 눈초리가 내 망치를 향했다. "나도 대장장이가 꿈이거든? 하하하..." 인생이란, 때론 이렇게 허무스런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이여, 절대 자신을 핍박하지 말지니. "전하. 그건 그렇고, 오늘 트라이너를 떠납니다. 저희는 내일부터 출발하도록 합니다." "에? 그럼 마중가야지..흐흐흐. 그렇다. 마중. 케자로. 나에게 아주 구드 아이디어가 있어!" 그는 나를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보았다. 감히! 황제에게! "구드?" "아, 신경 쓰지마. 그러니까, 그는 분명, 아주 열열한 환송을 바라지 않겠어!" "글쎄요... 그 분은 그럴 분이 아닙니다만." 이봐, 사실 이 전쟁에서 트라이너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지만, 그걸로 인해 대한민국이 피해를 본다는 것도 역시 그래. 서로 전쟁을 하던 중에, 우연히 내가 트라이너 편을 든 거 아냐? 그러고 보니, 우리 나라. 강하긴 하군. "잔말 말고. 진정한 전쟁에 승리자가 되기 위해선 우린 이런 짓도 서슴치(?) 않아야 하는 거야!" 그도 같이 주먹을 불끈 쥐긴 했지만, 별로 이해하지 않은 듯 했다. "멋지군." "그쵸? 역시, 전하의 발상은... 기괴하다니까요." 이지리스. 너 보단 정상적이야. -으... 난 이 바보 엔트리에서 빼 줘!- 너가 회장이야. 몰랐지? "그나저나. 이걸 어쩌실 생각입니까?" 케자로는 혀를 차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네. 요즘은 길 잘 닦인 아오지에 다녀와야겠군. "걱정마. 다 쓸데가 있으니까. 후후후." 모두 왠지 몸서리를 치는 듯 했다. 뭐, 춥지도 않은데 이상하군. -으...- 드디어, 행렬이 시작되었다. 제일 앞에는 기사 몇과, 트라이너의 왕이 있었다. 나도 바보 엔트리와 함께 그에게 다가갔다. "오, 나바스의 파이에즈 황제. 고마웠오." 공식적인 좌석이라 그런지, 굉장히 폼 나는군. 흐흐흐. 하지만, 다 망가트려 주마. "자, 여기 저희가 준비한 조촐한 선물입니다." 그리고 흰 천을 벗겼다. 그 때, 그의 표정을 나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저랑.. 똑 같은, 인형?" 뭐, 힘 좀 썼지. "근데, 이건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목을 쓰다듬고 있는 이 깜찍한 아가씨 말입니다. 장래의 트라이너 왕비전하이시죠. 하하하." 사실은 고릴라 같은 여자가-어쩌면 남자로 보일지도 모르는- 트라이너의 연약한 왕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건.. .대체...?" "결혼선물 겸." -사악한 녀석... 완전히 왕의 권위를 바닥을 치게 하다니!- 허허. 이게 다 외교야. "그럼 안녕히~~" 얼빵한 얼굴을 하고 사라지는 그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게, 너가 날 노예시장에서 사서 더러운 물에 머리감게 한 죄다! 나에게 잘못한자, 언젠가 그 복수를 받으리....흐흐흐. -이런 놈을 주인이라고... 아, 내 신세야.- 너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명심해. 한 번 날 죽일 뻔했잖아. 이 바보야. 그리고 명심할 점은, 너는 좀 맞아야 한다는 거야. 검 때려봤자, 내 손만 비겠지만. "쿠앙!" 갑자기 큰 것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자다 날벼락을 맞은 심정을 확실히 이해하고 밖으로 나갔다. 성의 한 귀퉁이가 날아갔다. 대한민국과, 나바스의 기사들은 재빨리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뭔가 검은 망토를 휘날리면서 높은 곳에서 엄청나게 폼잡고 있는 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어, 저거... 누구야?" 그 검은 인영 두 사람은 낭랑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악의 응징자쯤 되나? "지상의 악의 근원! 너를 징벌하러 왔다! 우린 부녀 정의단이다! 나, 바키의 이름으로 너흴 응징하노라!" 난 조용히 걸어갔다. 그리고 소리질렀다. "시끄러! 잠도 못 자게 떠들 셈이야! 나, 내일 장거리 뛰어야 한다고!" 난 택시기사가 아니다... -무섭다.- "앗, 파즈! 너마저 마왕의 마수에 넘어 간 거야!" 아... 세상이여. "전쟁 끝이야. 됐어! 마왕은 있지도 않다고! 그러니까!!! 정신차려!" 그녀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한 마디 했다. "어쩐지... 마기가 안 느껴진다 했어." 참으로, 어이없는 하루였다. 그리고, 이제 구하러 오냐? 젠장.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마도 공작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사과했다. 역시, 현대는 정보화 사회인가 보다. 58. 그리고 삼년 뒤에. "전하!" 나는 조용히 귀를 틀어막았다. 검은 옆에서 기분 좋게 놀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면서. -그 새는 누가 죽였나? 케케케...- "전하! 잠자는 척 해도 소용없습니다! 이번에는 꼭 확답을 받겠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그러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단 말이다. "무슨 소리야. 사린?" 사린, 머리에서 김나. 그리고 그 올빽 머리 말인데.. 어떻게 안되냐? 그러니까, 바키가 싫어하지. 하긴, 나도 너랑 닮은 올빽 머리 아기들이 누워 있는 건 좀 끔찍할 거 같다. "아주.. .태평 하시군요! 이번엔 결혼하십시오!" 이봐, 이제 겨우 스물이 좀 넘은 애송이에겐 너무 무리한 부탁이라고. "싫어." 그가 드디어 꼬르륵 하려는 찰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한 부인이 들어왔다. "그렇게 서두를 것은... 없지 않습니까? 사린경." 그는 거의 오체...뭐더라? 하여튼, 그는 갑자기 부복하면서 조용히 말했다.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전하의 춘추는 어느새 스물 둘이 아닙니까? 그러니 이젠 배우자를 맞아, 우리 나바스 황가를 더더욱 공공이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너나 해라. 그런 결혼. 헤헤헤. "그대나 빨리 결혼하지 그래요? 그대 쪽의 나이가 더 많으니까요. 혹시 알아요? 부러워서 결혼해 버릴지도. 호호호..." "그만 놀려요. 어머니. 사린경은 진담인 줄 안다구요." "그런가? 재미있어서 그만. 하하하.." 나에겐 어머니가 둘이 되었다. 음...뭐, 안 좋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나의 이 어머니는 젊었던 시절 그대로 괴물이 되었다가, 어느새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별로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어머니끼리 사이가 아주 좋았다. "참, 난 태후에게 가 볼 꺼니까... 그렇게 알아요. 황제." 그녀는 방긋 웃고는 우와 하게 사라져갔다. -불새의 부모 밑에 참새새끼라니..- 죽어. 너. "전하께서 계속 미루시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뭐, 그래도 오래 피하지는 못 할 껍니다!" 어련하셔? -참, 요란하게도 나가네 그치?- 흠. 그러게 말야. 아, 한가지. 나와 모든 대한민국의 일족에게선 그 특수한 힘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검도 예전처럼 나오진 못한다. 하지만, 검은 더 이상 내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너. 후회하지는 않냐?- "뭘?" 뜬금 없이 후회 하냐고 물으면... 후회할 께 너무 많이 있지. 으, 어제는 공부 좀 할 껄 하고 말야. -아냐.- 싱거운 녀석. 아마, 민정이를 보낸 것에 대한 것인가? 하지만, 그녀는 떠나야 했다고, 파헬은 왕이니까, 괜찮아. 하지만, 그녀는 달라. 평민이고, 많은 사람을 죽였어. 그런 그녀가 평화에서 살 수 있겠어?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라고 하고 죽이려 들겠지. "이번 축제는 토너먼트라고 합니다. 꽃과 음악의 축제가 되기도 하고요." 케자로는 차갑게 말했다. 녀석... 더럽게 무섭네. "그럼... 이지리스는 드래곤이랑 같이 나가는 거야?" "그렇겠군요. 흠... 주의사항을 말해 두어야 겠네요." 무섭군. "그래. 참, 케자로. 이번 무투회에선 누가 이길 것 같아?" "저요." 이런 놈이었다. -네 부하들이 다 저렇지 뭐. 비관하지마.- 비관하진 않는다. 단지.. 단지.. 흑. "오빠!" 메데이레나가 내게 허겁지겁 달려왔다. 이제 16살이 된 그녀는, 여전히... 영악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원조교제 커플 원조격이다. 윽. "나, 세인과 결혼하기 싫어! 나도 나만의 멋진 기사가 가지고 싶단 말야!" 그러시겠지... 에이.. "그럼 이번 무투회에서 잘 지켜봐. 그럼 누가 알아? 기사 해줄지." 그녀는 똥그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정말, 그럴까?" "그럼." 난 사실 동생 보단 좀 더 영악했다. 황제는 아무나 하냐??? 나처럼 잔머리의 황제만 할 수 있는... 에잇. 관두자. 비참해진다. 그렇게 여러 가지 사연(?)을 안고 무투회는 열렸다. 나야 뭐... 내 기사는 너무 많지. 전쟁과, 그 이전에 내게 충성을 맹세한 이런 저런 사람들 다수에, 원래 황궁 소속기사에... 에잇. 우리 어마마마 기사? 우리 엄만, 그런 거 싫어해. 훗. 마마보이다.... 좌절. -음. 황후끼리는 멋지게 놀러나가셨다고 하더군. 그것도 요리대회라니. 이거 참.- 어마마마.. 그런 성격이셨습니까? "메데이레나, 여기야." "전하. 굳이 그러지 않으셔도, 아무도 안 앉습니다!" 사린, 아주 스트레스 가득이군. 좀 있으면 터지겠어. 팡. "응. 오빠. 아, 저거 봐! 기사들이 버글거려!" 이게 한 나라의 공주의 입에서 나올 소리야...? "에휴. 사린, 바키는?" "....무투회에 나가셨습니다." 황족의 후손이자, 이 나라에선 그래도 공작취급까지 해주고 있는 고귀한 공주의 자식이자, 마도공작 저하의 따님이 무투회에 나가다... 언론 통제해야나? "말리지 그랬어." "가능할 리가 없잖습니까?" 그렇군... 사린, 너도 맘 고생이 상당하구나. -케케케. 역시 멋진 여자야.- 어련.. 할까? "청 코너! 바키 베르네양!" 사람들은 열광했다. "홍 코너! 무적의 검!" 유치의 극을 달리는 군. "시작!" 공이.. 아, 공은 아니군. 이건 권투가 아니니까. 그보다, 바키와, 그 무적의 검인지 뭔지는 재빨리 격돌을 시작했다. 둘의 눈빛에선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뭔가...?" -어설퍼.- 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먼저 바키가 선제 공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턱을 날렸다. 이단 옆차기.. "사린. 앞으로 힘들겠어." 사린은 그저 묵묵히 있을 뿐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그 무적의 검은, 검만 무적이었던 듯, 검은 멀쩡했는데, 턱뼈가 아스라 졌다고 한다. 어떻게 붙이니? -생각 없이 사람을 패지 않았으면 해. 그래도 팬다면 확실히 죽여줬으면 해. 만약 당신이 날 그리 패주지 않는다면, 난 너무 너무 슬퍼.- 뭐하냐... 하여튼, 경기는 계속되었다. 경기가 계속되건 말건, 나는 놀러나 다녀야겠다. 아, 그래. 암행어사 같은 거 말야. 음. 케자로와 이지리스만 데려가야지. 후훗. "이거 맛있는데?" -놀리냐? 그리고, 왜 이런 식당으로 온 거냐? 대체 왜 이렇게 축제가 한창인 와중에 이렇게 법석을 떨면서 돌아다니는 거야! 난 널 용서할 수 없어! 이, 존재 자체가 굼벵이인 녀석아!- 잡설이 길군. "저. 파즈님. 부디 이제 그만 돌아가심이 어떨까요?" 나는 이지리스의 불안한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싱긋 웃어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누가 알겠어? 헤헤헤. 아, 너도 먹어봐. 이거 무지 맛있는 거 같다." 이지리스는 뭔가 못 마땅한 듯 했다. 이 주점이 맘에 안 드나보다. 꽤나 그럴싸하잖아? 탁한 연기에, 음침한 분위기에, 이름도 죽여주는 이름. 밥 줘. 죽여주지 않나? 굉장한 작명센스야. "그래도, 이곳은..." 이지리스, 아직도 포기 못한 거냐? 그냥 먹어. 그나저나, 우리 자리 왠지 빛나는 거 같은데 착각이겠지? "어이, 거기." 이봐, 사람을 지칭 대명사로 표현하다니! "누구세요?" 나는 아주 밝은 미소를 띄우면서 말했다. 그러자, 그 어깨(무슨 조직 같다)는 나를 한 번 보고 무시무시한 미소를 띄었다. "너희 셋. 일어나. 여긴 우리 전용자리야! 부상한 닭고기 파의 자리란 말이다!" 부, 상, 한, 닭, 고, 기? 무슨 이름이 그러냐! -웃기는 군.- 동감이야. "저, 자리에 무슨 전용자리가 있어요? 몰랐는데." "훗. 그럼 알아 둬. 이 식당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우리 꺼라고." 도대체... 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알 수 없군. 우린 척 보기에도 강력한 기사로 보이지? 약관의 청년.....으로 밖에는 안 보이는군. -패주고 싶다.- 나는 널 패고 싶다. 녀석아. "야, 꼬마. 좋은 말 할 때 가서 죽어있어!" 헤이, 두 유 챔피온? "감히 뉘신 줄 알고 그런 무례한 발언인가!" 이지리스는 화가 나서 말했지만, 사실, 이건 그리 좋은 답변은 아니었다. 모두들 인상이 더러워졌다. "뭐야, 귀족 도련님이야?" 정확히는 귀족은 아니지. 난 황족. 아, 이지리스랑 케자로는 귀족... 어? 케자로는 영족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귀족은 이지리스 뿐이잖아. "너잖아. 너." 이지리스는 얼빵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네? 뭐 가요?" "귀족. 너 공작의 아들이라면서." 그 때, 난 식당에 불어닥친 그 썰렁한 공기를 잊지 못한다. "공...작?" 그렇지. 왕 다음이지 아마? "그래. 공작. 이지리스, 너 공작가 사람이니까, 귀족이잖아." 이지리스 발끈! "아니에요! 전 서자라고요! 차라리 케자로가 더 대단하죠! 영주의 아들이잖아요!" 다시 사람들 사이에 이상한 공기가 감돌았다. "영... 족?" 그렇지. 영족. 그것도 케자로의 가문은 굉장한 가문이라고. 보른가. "이지리스. 시끄러." 케자로는 인상 팍 쓰면서 조용히 말했다. 사람들 사이에선 조용히 놀람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었다. 허헐. "자. 자. 앉아. 아, 난 귀족도, 영족도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하하하. 오늘 날씨 좋죠?" 사람들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그 중에 석화마법을 깬 한 어깨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섰다. "너희들 정체가 설사 황족이라도 나는 너희들에게 힘의 법칙을 알려줘야겠다!" 불타오르네.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 낭비 잘하는 군.- 그렇지. 그렇지. 근데, 내가 황제야. 뭐, 황족은 아니구나. 쿄쿄쿄. "아, 그건 내가 더 잘 알아." 잠시 내 말에 이지리스와 케자로가 나를 응시했다. "파즈님. 싸울 거라면 저희가...." 에이, 내가 왜 그런 비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냐? 후훗. "에이. 에이. 자, 내가 힘의 법칙을 설명해 주지. 자, 귀를 잘 씻고 들어." 모두들 조용해졌다. "먼저, 질량 보존의 법칙을 잘 생각해야해. 이건, 부피가 변해도 그 무게는 항상 일정하다라는 것이지. 그럼, 이 검을 봐. 이 검에선 사실 붉은 머리 건방진 놈이 하나 살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걸까? 이 놈이 검에서 나오면 이 검의 무게가 이 놈의 무게가 되는 거야. 그렇다면, 이 검은 성인 남자 한 명의 몸무게가 되는 거지. 자, 그러나, 난 이 검을 잘 들고 다니고 있다고, 그럼 내가 힘이 센 걸까? 전혀 아니지, 여기엔 마법이 걸려 있어. 하지만, 이런 의외의 경우를 제외하곤 모두 이 법칙의 영향을 받는 거야. 몰랐지?" 내 이 엄청난 잡설이 두두두 쏴지자, 그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말했다. "뭔... 소리지?" "헛소리지." 모두들 잠시 썰렁해졌지만, 이내 이성을 회복했다. 아니지, 저건 본능을 회복했다고 해야 하나? "죽...여 버린다!" 많이 화났네. -정신차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너에게 검을 겨누면 황제 모독죄, 암살죄, 국가 전복죄, 불고죄....- 죄도 많군. "잠깐, 나 좀 봐. 게릭." 이름이 게릭 이었나 보지? 저 사람은 또 누구람. 혹시 여기 있는 모두, 우리편이 아닌 거 같긴 한데 말야. "정말이지. 파즈님은 문제아라구요!" 훗. 그건 황제의 숙명 같은 거라고. -파즈, 저 녀석 마법사다.- 에엑! 마법사라니, 우리 나바스엔 정말 마법사가 흔치 않다. 전에 내가 지시한데로 마법사 양성학교를 세우긴 했어도, 저렇게 나이 많은 마법사가 있을 순 없다고. "젠장. 난 그렇게 못하겠어! 결투다, 이 녀석아!" 이리하야... 난 결투를 하고 싶지만, 사실 내가 하게 놔 둘 리가 없잖아. 당연히 케자로가 이마에 핏대 올리고 나섰지. 뭐. "내가 대신 상대하지. 칼을 뽑아라." 이봐, 결투는 국법에 의해 금지되어있다고. 물론, 원흉은 나지만. 헤헤헤. "간만에 게릭이 싸우는 걸 구경할 수 있겠군. 그 유명한 붉은 달의 기사단의 견습으로 있었던 실력이잖아." "그렇고 말고."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종합해 보자, 케자로에 비해 실력이 많이 떨어지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이팅! 케자로!" "덤벼라. 애숭이." 어이, 어감 죽이는 데? 그러나, 힘내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라고. "자, 이지리스, 우린 이거나 먹자." 우리는 조용히 케자로와 이지리스의 결전을 구경했다. 게릭 녀석은 검을 치켜들고 곧장 뻗어들어 왔다. "대단하군요, 저 게릭이라는 사람. 자세도 안정되어 있고요, 하지만, 케자로는 여기저기서 갈고 닦은 솜씨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케자로가 강하죠." 결론, 게릭은 조연 내지는 엑스트라였다? 사실, 그런 결론이 나던지 말던지, 나는 꿋꿋이 인상을 펴고 빙글거리면서 케자로가 먹던 것을 퍼먹기 시작했다. 이지리스는 싸움에 정신이 팔린 듯 했고, 나는 먹는 것에 팔렸다. -먹는 게 사실 현실적으로 쓸모가 있지.- 암, 그렇고 말고. 지휘관이 싸워야 할 정도면 그 전쟁은 끝난 거라고 봐야 한다는 명언도 있잖아. 후후후. 싸움은 소리만으로 판단하건데, 아무래도 스트리트 파이터나, 킹 오브 파이터즈가 된 듯 했다. "쿄! 가랏!" "참멸파!" -무슨 짓들인지... 엉? 아까 그 수상한 마법사인데?- 내 눈앞에는 로브 아닌 로브를 입고 있는 사람이 서 있었다. 옷은 많이 낡았고, 지저분했다. 여긴 세탁소도 없나? "저, 정말 저분이 귀족입니까?" 그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탁했다. 걸걸하고, 음침한데다가, 악취까지. 완벽하군. -음... 싫다.- 나도 개인의 취향이라는 게 있다고. 윽. "그런데요? 왜요?" "그럼 용서해 주십시오. 제발. 비록 요즘 들어 귀족의 횡포가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안심은 되지 않는 군요." 이 사람 봐라? 마치 우리가 나쁜 놈이라고 하는 거 같잖아! "지금 뭔가 잘 못 생각하신 거 같군요. 먼저 시비를 건 쪽은 당신들이잖아요!" 그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글쎄... 그 쪽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그랬지." 뭐냐! 이 놈 혹시 사이코? -위험한 놈이다. 마력을 모으고 있어. 조심해!- 그의 손에서 검은 구가 형성되었다. 너, 마족이니? 검은 구가 나오게. 여하튼, 나는 피할 여력이 없었다. 입에 넣던 고기 조각이 걸리는 줄 알았다. "켁..켁.. 체할 뻔했잖아! 진작진작 뛰쳐나오란 말야!" "뭐야, 목숨을 구해 줬더니, 헛소리하는 거냐!" 검 녀석은 어느새 그 화려한 자체를 들어 내놓고 있었다. 이 녀석이 주인한테 꼬박꼬박 말대답이야! "진작 나왔으면 아무 일도 없었잖아! 이지리스를 봐! 무서워서 떨고 있잖아!" "그게 내 탓이냐! 그리고, 저 녀석이 어디가 떨어! 단지 좀 놀랐을 뿐이라고!" 우리가 서로에게 그렇게 윽박지르는 사이, 그 마법사는 약간 놀란 듯 했다. "너희들.. 대체 날 무시하는 거냐! 그리고 이 녀석은 어디서 나온 거냐!" 내 검에서. 아까 그렇게 목 아프게 설명했잖아. 힘의 법칙이 어쩌고저쩌고 하고 말야. 설마, 내 금과옥조 같은 말을 하나도 듣지 않은 건 아니겠지? "너... 마법사였나?" 게릭이라는 어깨는 조용히, 그러나, 매우 놀란 듯이 물었다. "쳇. 들켰군. 난 나바스의 귀족은 전부 싫어. 그리고, 황제를 암살하고 말 테다!" 어이, 뭔가? 나를 죽이려고 나타난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다니, 묘한 기분이 드는 군. "이유가 뭔데?" "아, 잘 들어봐. 그러니까, 난 원래 마도 소속 이였지. 그런데 갑자기 살기 좋은 세상이 열렸잖아? 마도에 살던 마족들도 잘 살게 되었고. 나 같은 흑 마법 마법사가 살기 힘들어 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라." 뭔가...? "그건 아니라고 보는 데. 너 뭔가 수상해. 요즘이나, 예전 마족도 흑 마법을 쓴다고 뭐라고 하진 않는다고." 게릭이라는 청년은 의외의 날카로운 면을 보이는데? "맞아. 너, 누구지?" 그는 씩 웃었다. 그리고 어쩌면 하얀 망토였을 옷을 조용히 벗었다. 그리고 날 향해 웃었다. "마도 최강 검사 레인. 널 죽이러 왔다." 어이, 우리의 은원은 이미 끝난 거 아니었어? 왜 이제 와서 난리야? "웃기는 군. 예나 지금이나 넌 날 이길 수 없다." 그보다, 역시 파헬에게 죽임을 당한 건 아니었구만. "난 강해졌다. 파즈. 그리고 마도 공작을 위해서 일하지도 않아. 지금 내가 일하는 건 오직 나의 마왕을 위해서다!" 수퍼맨이 되고 싶었나? 왜 두 주먹 불끈 쥐고 하늘을 향하는 거야? "뭐, 좋겠지. 근데 넌 어떻게 해야 죽는 거야? 그리고 파헬이 그러는 데, 너 양성인간이라면서?"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그걸.. .어떻게...?" "난 네 여자모습도 본 적 있거든." 그는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그리고 검을 꺼냈다. 어디서 나왔냐? "죽인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검이 대륙 최강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듯 했다. 마력도 쓰지 않고, 어떻게 검을 이기나? "죽여봐..." 검은 시쿤둥하게 대응하고 이내 차갑게 흩날리는 바람처럼 그렇게 녀석을 상대해 갔다. 진부하군. "뻔한 시합이로군요." 이지리스가 한심하다는 듯이 중얼거리고, 나도 그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있는 데, 갑자기 그 일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검의 검이 레인을 꿰뚫으면서 그의 어깨를 갈랐다. "으악!!! 하하하하!" 요즘은 미치면 웃는 게 유행인가 보다. "어디 아픈거야? 아프면 내가 좋은 의사 소개시켜 줄께." 그는 갑자기 웃는 걸 멈추고 날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의 상처는 갑자기 피가 멈추고 점점 스산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난, 널 죽일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지금, 여기서 네게 보여주마. 죽어라, 나바스의 황제여." 에 또. 내가 황제인건 맞는 데, 공기가 묘해진다? 검을 쳐다보니, 그도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셋 세면 뛰어." 좋은 생각이야. "죽어라! 나바스의 황제여! 으 하하하! 지옥의 불길이여 환이 타올라라!" 그리고 난 검에 의해 땅바닥과 키스하는 무슨 순례자 같은 포즈를 취하게 되었다. 그리고 온통 검은 불길에 그 밥 줘라는 이름을 가진 희한한 식당은 깨끗이 타올랐다. "저기 있군." 검이 나지막하게 하늘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도 하늘을 보고 놀랐다. 레인이 하늘에 떠 있었다. 저건 뭐냐? "다음에 보자. 나바스의 황제.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하하하~!" 그리고 샥 사라졌다. 배운 게 저런 삼류 악당 대사였냐? "미친놈." 케자로의 한 마디였다. 이지리스도 한마디했다. "얘들 다 버렸어. 너무 영웅 소설을 많이 읽은 거 아냐?" 그러냐...? "예고 살인이 되는 거 아냐? 재미있겠다!" 이지리스와 케자로의 갈굼과, 검의 팸을 뒤로하고 그 날도 석양은 아름다웠다... "돌아갑시다. 더 이상 있다가는 레인 비스므레 한 놈이 나올지도 모르죠." 레인과 비슷하다면, 레온? 리온? 에반겔리온? 재미있기는 하겠는데? "그래 가자. 아, 게릭씨?" 게릭이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놀란 눈동자를 보면서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너, 정말 황제야? 거짓말이지? 진짜면.. 난.. 난 황제 모독죄, 암살죄, 국가 전복죄, 불고죄에 해당한다고!" 땀난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거 보면, 얘도 두뇌는 없나 봐." 다, 검. 너랑 같은 줄 아냐! 나는 그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웃었다. "그럴 리가 없죠. 어떤 상식적인 황제가 이렇게 밖에 돌아다녀요. 안 그래요?" 베시시... 피시식. "그렇군.. 그래. 아, 잘 가라." "예. 그럼. 안녕히 가세요~ 참, 이번에 붉은 달의 기사단원이 되시나 보죠?" "아, 그래. 견습에서 이젠 정규기사가 된다." 또 뵙겠군요. 흐흐흐. "그럼. 축하해요. 자, 가자." 후일담으로, 그는 기사단장 케자로의 이름을 듣고 한 삼일 간,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부기사단장은 이지리스인데, 그걸 알았다면 한 일주일쯤 떨었을지도 모르지. 헤헤. 59. 끝나지 않은 매듭 그 날, 생명의 위협 비스므레한 것을 받고 온 날, 여전히 우리 궁의 마스코트이자, 잔소리의 시조이자, 대주주이신 사린에게 나는 거의 반죽임을 당해야 했다. 한 세시간 정도 듣다 보면 무슨 장편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든다. 아, 형법 일반 책을 외우는 듯한 기분이라고 할 수 있겠군. "전하! 전하는 자각이 없는 겁니까, 있는 겁니까! 아무리 세상이 살기 좋아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트라이너의 유민들의 유입으로 인해 약간은 혼란스런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용서 못합니다! 어딜 도망가십니까!" 거기 서란다고 서는 도둑 봤어? 에잉. 뭐 하고 노나. 요즘 게릭 놀리는 재미도 뚱하고, 사린은 보면 잔소리만 하지, 귀족들은 알아서 기지. 뭐, 3년간 많은 것이 변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황제의 권력이 강해진 건 알 수 있었다. 전쟁에선 너무나 많은 귀족의 세력이 죽임을 당해서, 이른바, 세인이 말한 강력한 나바스가 된 것이다. 이게 무슨 푸틴(러시아 수상)의 강력한 러시아냐? -아우, 우리 오늘 공부나 할까?- 검도 드디어 미쳐 가는 군. 그렇게 할 일이 없다면, 그 시간에 잠이나 자 두는 게 어때? 나한테 맨날 하소연만 하지 말고. 넌 그러니까, 죽으나 사나 무생물이라는 소릴 듣는 거라고. 바보 검아. “참, 케자로. 트라이너 상황은 아직도 거기서 거기야?” 케자로는 옆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전쟁의 타격을 가장 극심하게 받은 나라니까요. 그래도 수도 쪽은 거의 회복되었다고 봅니다만, 아무래도 마법사가 많이 죽은 것도 큰 타격이죠.” 그렇구나. 전혀 몰랐는 걸? “그럼, 우리 나라의 단독 독주체계가 마련된 거네?” “꼭 그렇지는 않지요. 전하는 그렇게 하실 생각이 없는 분이니까요.” 짜식 잘 알고 있군. 뭐, 나야 좀 늙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일단은 모두 행복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아무리 국가간에는 이익이 가장 우선이지만 말야. 에잇. 감상적이 되가는 군. “좋아. 이번 지원문제는 잘 해결되었지?” -넌 맨날 퍼주기만 하냐?- 걱정마. 어차피 그런 건 다 갚게 되어 있다고. 흐흐흐. “예. 전하가 지시하신 대로되었습니다. 심려 놓으시지요.” 심려 안 해. 그런 거 하다간 머리가 열 개라도 모자란다 너. 난 원래 단순한 놈이잖아. 헤헤헤. "그래. 그래. 그럼 우리 오늘도 보람찬 격투 연습 겸 검술연습을 할까?" "그러죠 뭐." 우리는 검을 들고 정원으로 나갔다. 이건 이른바, 파즈 검술, 체력 보완계획의 하나로, 우린 씩씩하게 검을 들었다. "오늘도 힘차게!" -괜히 쓸데없는 데 힘 쏟는 구나. 넌.- 죽어. 임마. 이지리스는 사실 검을 잘 가르치는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만약에, 당신이 케자로에게 검을 배우고 싶어한다면, 당신은 먼저, 눈빛만으로 대화하는 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자, 그럼 내려치기를 한 번 해 보세요." 이지리스의 말에 따라 멋들어지게 내려치기를 하고 있었다. 역시 난 멋있다니까. 검의 조소가 들려왔다. -천하의 명검을 이런데 쓰다니.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넌 실력이 정말 늘지 않는다는 거야.- 과찬의 말씀. "음. 전하, 검을 그런 식으로 휘두르지 마세요. 그럼 중심을 잃어서 넘어지기 쉽다고요." 그런가? 하긴 아까부터 넘어질 뻔했거든. -기본 중의 기본도 모르다니!- 황제 모욕죄로 가둬야겠어. 너. "전하! 전하!" 전령의 목소리가 정원에 메아리쳤다. 나 귀 안 먹었어. "무슨 일입니까? 그렇게 헐레벌떡 오고 말입니다." 땀을 비지직 흘리고 있는 전령으로 보이는 기사는 다분히 숨차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은 좀 남은 거 같은데?" 그건 아닐 꺼 같다. 이지리스. "예. 전하. 지금 즉시 중앙 홀로 가셔야 합니다. 큰일 났습니다!" 큰일은 항상 난 듯... "뭔데?" 그리고 그는 잠시 숨을 삼키고, 마치 엄청난 비밀을 이야기하듯 말했다. "마왕이... 부활했다고 합니다!" 역시, 난 전설의 용사였던가? 이런 일에 휩쓸리는 거 보면. 흠. 알 수 없는 일이야. 갑자기 왠 마왕이람, 분명히 죽었다고 했잖아? "그래. 오늘 수업은 종쳤구나. 가자. 이지리스, 케자로, 따라와." 두 사람은 내 뒤를 졸졸 쫓아서 어느새 성에서 가장 크고, 많은 일들이 있었던, 중앙 홀에 다다렀다. 세인이나, 사린도 보였고, 어머니 두 분도 걱정스런 표정으로 서 계셨다. "아, 어서 오십시오. 전하." 사린이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고, 내가 자리에 앉자, 그 때부터, 인류 보완...이 아니라, 마왕 부활에 관한 대책 회의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부활했다는 거야? 증거는 뭐라고 해?" 나는 먼저, 세인에게 물었다. "예. 제 사설 정보원의 보고에 따르면 마도에서 이상한 몇 가지 징후들이 보이고, 몬스터들이 다시 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마족들이 강하기 때문에 아직 별 문제가 없지만, 마왕이 정말 부활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왜 부활하는 지는 안 가르쳐 줄꺼냐? "그러니까, 마왕은 안 부활 한 거네?" "확실히는 모릅니다. 고대와는 달리, 마왕을 따르는 마족은 하나도 없습니다. 마도 공작님이 모두 이끌고 마도에서 나오 셨으니까요. 남아있는 마족들은 대개, 저희 부탁으로 마도를 경계하는 사람들이거나, 발전을 위해서 남은 사람이 태반입니다." 그렇지. 그랬었지.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 뭐, 마왕이 부활하기 전에 막는다든지, 그런 방법이 있잖아?" 그렇지. 사실, 용사의 임무 중에 하나가 마왕이 부활하기 전에 마왕을 쓰러트리는 거잖아? "예. 그래서 오늘 모인 것입니다." 그렇구나. 뭐, 하여간 그 이후의 회의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나야, 마왕이 부활해서 어떻게 할런지는 모르니까. 부활해서 같이 재미있게 사는 것도 괜찮겠지만, 아... 그렇구나. 레인녀석. 뭔가 수상하다 했더니, 녀석이 마왕인 건 아냐? -아웅... 졸립습니당.- 너의 그 호르몬 대사를 좀 알고 싶다. 관찰 대상이야. "좋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전하, 그럼 일단은 트라이너와, 대한민국에 사신을 보내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좋겠네. 뭐. 어차피 용사들은 다 마왕을 부활시키는 데 다 실패하니까, 우린 아예 마왕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지 뭐. 음 하하하... -뭔가, 안이한 녀석들이군.- 그건 그렇지. 다음날, 우린 다시 고민에 휩싸였다. 북쪽지방에서 마왕이 출현했다는 보고가 들어온 것이었다. 그것도 내가 아침에 쿨쿨 자고 있을 때 들어온 보고라, 날 미치게 했다. 적은 나를 잘 알고 있는 놈이 틀림없다. 적은 날 알고 있다... -또 무슨 헛생각을 하는 지 생각하면 오싹해 진다.- 별 생각 아니라고. 나는 적이 어떤지 모른다는 게 문제지. "정말 마왕일까?"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그렇지. 검이 아는 게 뭐가 있겠어. 어휴휴. 기왕이면 예의바르고 예쁘장한 검이면 얼마나 좋아? 왜 난 이런 시커먼 검이랑 살아야 하냐고. 에잉. 여하튼, 가보기는 해야겠네. 젠장. 되는 일이 없으려니까... "전하. 오셨군요. 북쪽지방 영주들은 모두 겁을 먹었습니다. 일다인이라는 탑에선 매일 시체가 나온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합니다." 사린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고뇌했다. 나, 아침 안 먹었어. "아, 그래? 그럼 누굴 보내기로 했는데?" "예. 일단 몇몇을 보내서 조사단을 편성했습니다만, 결과가 나오려면 멀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래도 마왕이라니. 조사단 따위는 금방 알아차리지 않겠어? 진짜 마왕이라면 말이지. "아무래도 내가 가봐야겠다." 마도 공작이 조용히 일어서면서 말했다. "공작께서 가주신다면야, 걱정은 없습니다. 부탁드리죠." 마족이잖아. 일단, 강력하다고. 그렇게 해서, 마도 공작과, 일부 기사들이 합류해서 그 북쪽의 탑을 조사하러 떠났다. "할아버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요 근래, 이상한 일들이 자꾸 일어나는데. 저번엔 북쪽 탑이더니, 이번엔 트라이너의 대량 살인사건이라... 뭔가 관련이 있을까요?" 할아버지와 나는 오붓하게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관련. 있지. 사람이 죽는 다는 거야. 음 하하하하. 난 역시 검으로 남기엔 너무 아까운 머리가 아닌가?- 뇌가 없는 놈이 무슨. "글쎄. 아직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덕에 대륙이 어수선해진 건 사실이지." 그렇죠. 이럴 때일수록! "굿을 할까요?" 묵묵히 할아버지의 꿀밤이 있을 뿐이었다... -샘통이다.- 검을 패는 방법을 고안해내는 사람에게 내 국무총리의 자리를 내리마. 어이, 해외로 도피하지는 말라고. "그럼 나도 수도 마을들을 돌아볼까요? 아, 물론 저 혼자 간다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랑요." 할아버지는 인상 팍 썼다. "그건 곤란하구나. 저번처럼 습격 받을 수도 있잖니. 그러니, 자중하고 황궁에 있거라. 여긴 기사들도 많고, 사람들도 많으니까. 그가 널 죽이겠다고 한 이상 언젠가는 나타나겠지만, 모여서 세세세를 할 수도 없고 말이다. 안 그러냐?" 무슨 소리야! -죽은 다음에는 어디 관광이나 다녀라.- 멋대로 죽이지마. "좋았어! 수도 마을 순찰이다!" 할아버지의 혀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내 말은 하나도 안 듣고 있었군. 하하하.. 약점을 찌르시는군요. 나바스는 3년 전의 전쟁 이후 대국의 면모를 갖추긴 갖추었나 보다. 확실히 사람들도 많고, 게다가 버글거리는 것이. 흠. 인간 전시장 같다고 할 수 있지. 아, 노예는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아직도 트라이너는 노예매매가 있는 거 같긴 하지만, 남의 나라까지 간섭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리고, 거기 왕비가 되신 여자 분은 확실히 무섭단 말이다. 검을 들고 다짜고짜 죽이려고 하니까. 뭐, 자유도시의 영주를 아내로 맞이했으니, 땅도 생기고, 좀 좋아? -야, 저거 봐! 신기하다!- 검 녀석도, 참. 서커스 처음 보나? 케자로와 이지리스도 눈이 빠져라 쳐다보았다. 처음 보나보다. "신..기하네요. 어떻게 입 속에 칼을 집어넣어요? 우와." 어린애는 따라하지 마시오. 그럼 어른은 따라해도 된다는 건가? "이지리스도 열심히 연습하면 될 꺼야." 그는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 해졌다. "그럴까요?" "그럼." 그의 그 기쁜 얼굴을 쳐다보는 케자로의 눈은 차갑게 식어있었다. 그도 한 마디 해 주었다. "바보 녀석." 새삼스럽게 바보 바보 하다니. 저 녀석 바보 맞어. 그거 다 알아둬야 해. 수능엔 안 나오지만 말야. "게릭은 어디서 만나기로 했어?" 게릭이 오늘의 마을 안내원이다. 당연히 그도 뛸 듯이 좋아하는 거 같았다. "마을 분수대 앞에서요. 장미를 그려 넣은 손수건을 들고 오라고 했는데, 설마 그러진 않겠죠? 그냥 놀려 볼려고 한 소린데. 헤헷." 이지리스... 그래서 제가 저렇게 빨간 손수건을 열열히 흔들고 있구나. 저 깜찍한 체구에 말이지. "아, 오셨군요. 파즈님." "응. 그거 치워라." 그는 잠시 자신의 손수건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그래. 주로 뒷골목이나, 최하층이나, 아니면 잘 아는 곳도 좋고. 다 구경이나 하자." 일일 코스로 하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자고 와도 된단다. 흐흐흐. "제가 뒤에 서도록 하죠." 케자로는 어느새 사라지듯이 잽싸게 숨어버렸다. 빠른 놈. -야, 우리 서커스 구경하러 가자. 응?- 검도 서커스를 좋아할 줄은 몰랐는걸? 의외야. 연구대상이라고. "자, 우리 서커스 보러가자. 그것도 민간인이 좋아하는 걸 알기 위한 거니까, 노는 게 아니야. 절대!" 게릭은 말했다. "요금은 경비로 인정되나요?" "가자." 서커스엔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있었다. 나도 사실 서커스를 실물로 보긴 첨이라, 놀랍다. 놀라워. "저 강아지 좀 봐! 불길을 통과했어!" "귀엽다!" 이지리스와, 케자로, 게릭의 공통점을 알았다. 셋다 조류였다. 이지리스는 참새, 케자로는 송골매, 게릭은 제비. 그럼 난 새들의 왕, 머리카락 없는 대머리 독수리인가? 아, 그건 미국의 최고 새고, 우리 나란 아무래도 봉황 아니겠어? 그거 실재하는 새던가? "전하. 가서 뭐라도 사올 께요." 잠시 게릭이 자리를 비우고 뒤에서 음료수를 구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커스의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그 찰나, 갑자기 삐에로가 뛰쳐나왔다. "안녕하세요? 전 삐에로입니다.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들어드리죠." 꿈과 희망이라. -수상해.- 엥? 갑자기 왠 수상? 머리수, 윗 상? 머리 위? 아무 것도 없잖아? -뭐야, 저 녀석 그 놈이잖아?- 그 놈이 누구일까요? 제가 알아요? 당연히 모르죠. "그게 누구지?" 이지리스는 드뎌 내가 헛소리 한다고 생각한 듯 했고, 케자로가 내 뒤에 나타났다. "제가 준비한 카드 경기입니다! 우 헤헤헤!" 그의 손에서 카드 52장이 손살같이 빠져 나와 관중석을 쇄도하기 시작했다. "꺄악!" 벌써 시체가 된 사람도 있었다. 빨리 나가려는 사람과, 왜 그러는지 구경온 사람간에 엄청난 혼잡사태를 이루었다. "게릭!" 우리편 게릭은 팝콘 사다 깔렸다. "불쌍한 놈." 나와 모두는 명복을 빌어 주었다. 갑자기 그가 벌떡 일어났다. "멋대로 죽이지마! 젠장, 저게 뭐야!" 마도 제일의 검사지. 아마? "자, 그럼 우리도 한 번 가 보자고! 화이팅! 목표는 피에로가 있는 단상! 어이, 레인! 아무나 죽이지 말라고!" 피에로는 조소했다. "나 인줄 알다니, 대단하군." 별 말씀을. 후후후... "너의 그 웃음을 잊는 놈이 있을 까 싶지 않다." "나도 그래. 너가 설마 여기 있을 줄은 몰랐다. 오늘 끝내주마!" 그리고 검은 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젠장! 저 녀석!- 고급 마법을 쓰나...? [검. 은. 오. 로. 라] 오옷, 저것은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하늘에선 이상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앗, 주문 틀렸다." 바보와는 싸우고 싶지 않다. 우리의 전투 의욕은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똑바로 그거 하나 못해!" "아, 내 탓이 아냐. 주문을 정확하게 발음하는 건 힘들거든. 마법 익힌지도 얼마 안 되어서 말야. 이해해 줘." 이해할 께 없어서 적을 이해해야 한다니. 내 신세도 참으로 처량하구나. 화해와 번영의 분위기로, 우리 모두의 손으로 통일을 만듭시당... 도 아니고 말야, 사실 말이 말이지, 통일이 그렇게 쉽냐? 우리 나라도 통일하려면 최소한 30년은 걸리지 않겠어? 왜냐고? 일단, 남북이 서로 군사력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을 테고, 설사 개방을 해 주어도, 미사일 문제와 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헛수고라고. 그리고, 지금 당장 통일해 버리면, 두 국가간의 격차가 엄청나서 망할지도 모르는데, 잘 할 수 있겠어? 그럼 북한이 우리수준이 되길 기다려? 농담하는 거지? 한 백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때묵은 원한이 풀기 어렵다는 거지. "그럼 우리 다시 한 판 해야지. 안 그래?" 자, 다함께 차차차. "아, 잠깐 기다려. 이 화장 좀 지우고 하면 안 될까? 거울보고 내가 기절할 참이야." 그거 좋은 방법이군. 나는 즉시 작은 손거울을 그에게 던졌다. "응? 이봐, 이건 대체....? 으악! 이런...!" 하얀 얼굴에 빨간 뺨, 똥그란 코를 가진 삐에로는 그렇게 밤하늘의 별이 되었다. "갔네요." "그렇지." "덕에 서커스는 종 쳤네요." "잘 아네." "내일은 어디 관광 갈까...헉!" 게일이 노려보고 있었다. 우린 이렇게 다시 성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확실한 건, 나 오늘 작은 손거울 잃어버렸다는 거. 참으로 보람찬 하루였다. 흐흐흐. "그러니까, 제가 몇 번이나 말했듯이! 절대로 다음 부턴 무단 외출은 안됩니다!" 에잉. 사린. 너무 하잖어. "뭐야, 너 또 나갔었냐?" 바키가 서류를 잔뜩 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살려줘.. 잉. 이대로 난 어느새 해골처럼 말라 버릴꺼야. 안 그래?" 글썽 글썽. "말러. 누가 뭐래?" 그리고 그녀는 휭하니 사라졌다. "요즘, 일이 많아서 제 정신이 아니거든요. 이해하시죠." 이해 안 하면 어쩌겠어. 젠장. "그럼 난 오늘도 보고 잔뜩 듣고 일만 해야 되는 거야? 응? 사린은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그의 얼굴에는 하나도 안 불쌍하다는 말이 새겨지고 있었다. "알았어. 쳇." 적지 않게, 요즘 힘든 일이 많다. 나름대로 바쁘다고. 나도. 왕국의 주요 대소사엔 다 쫓아다녀야 하고, 일은 일대로 많고, 알기나 해? "아, 전하. 내일 입으실 옷을 손 보셔야 합니다." 다행인건, 이웃 나라에 내 또래의 공주는 없다는 거다. 있다면, 진작 정략 결혼이 어쩌고저쩌고 했을 텐데 말야. 에잉. "이런 걸 나보고 입으라고?" "마음에 아니 드십니까?" 옷 바꾸게? 웃기지마. 이런 광대옷을 누가 입냐! 난 안 입어! 세상에, 해도 해도 너무 하잖어. 니들. 의복 조례법이라도 발표해야 하나. 쯧. "옷, 잔뜩 있으니까, 안 맞춰도 된다는 뜻이야. 그리고, 사린이 약혼하는 데, 내가 그렇게 삐까 뻔쩍한 옷 입을 필요는 굳이 없잖아. 안 그래?" 하녀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리하시지요. 전하. 하지만, 목욕은 하셔야 합니다!" 무슨 사명감에 불타는 특공대를 보는 듯 하군. 문득,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민정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녀는 잘 지낼까, 하는 이런 생각이 난다. 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는 그녀가 부디 무사하길 비는 것뿐이다. 설마, 내가 죽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사실 그건 신이 해결해 주었다. 마법의 힘을 가졌던 일족에게서 완전히 힘을 빼앗았다는 거지. 뭐. -음. 그럼 잘 씻고 와라. 구석 구석 박 박 밀어.- 내가 지금 무슨 때 밀러 가냐! 이렇게 구질한 황제라도, 한 주에 한 번은 목욕한단 말이다. "황제 전하 입장하십니다! 모두 부복해 주십시오!" 시종장의 목소리가 울리고, 나는 제일 하기 싫은 짓을 하기 위해 그 자리에 나아갔다. 왠만 하면, 저거 때려치우면 안 되냐? "오늘은 기사 서임과, 경사스런 일을 발표하겠습니다. 먼저, 기사가 되기로 서약하시고, 그에 합당한 자질과 훈련을 하신 분들은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이중에 게릭이 있거든. 게릭에게 이번에 깜짝 놀라게 할 껄 그랬어. 그럼 더 재미있었을 텐데 말야. 헤헤헤. "앞으로 나오시죠. 거기 기사분들." "예!" 음. 훈련된 조교인가? 하하하. 우습군. 사실, 내가 그렇게 대단한 놈이 아니라는 걸 알면 땅을 칠 노릇인데 말야. 헷. "그대들은 나바스의 영원한 지도자,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 전하에게 영원히 충성을 바치겠는가?" 싫어. "예!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저의 검이 무뎌져 더 이상 쓸 수 없을 때까지! 전하를 섬기고, 지키겠습니다!" 참아 줘. 지금 쫓아다니는 남자들도 너무 많다고. 더 이상 늘어나면 곤란하다고. "좋다! 그대들은 이제부터 전하의 충성스런 기사들이다!" "와!" 모두 기뻐하는 듯 하니 다행이긴 한데. -넌 한마디도 안 해서 기쁜 거 아냐?- 그렇긴 하지. 그 다음은 사린의 약혼 발표라고. 아, 사린 나온다. "친애하는 여러분, 저, 사린 로히넨은 오늘 황족이시며, 전대 폐하의 누이동생이셨던 베이카 공주님의 따님이시자, 마도 공작전하의 유일한 따님인 바키 베르네 양과의 약혼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어이, 입 찢어지잖아. 뭐, 다들 예상했던 일이지. 뭐, 의외로 바키가 조용히 있는 게 신기하지만. "축하합니다. 로히넨경." 그는 조용히 웃으면서 나의 손에 공손히 입 맞추었다. 으엑 드러버. "전하의 은혜입니다." -착각은 자유.- 동감이다. 검에게 지대한 동감을 표명하면서 바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설마, 결혼하기 싫다든가, 그런 건가? 그녀에게 다가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냐고? 그거야, 메데이레나와, 태후 둘을 빼곤 여성 중 상위에 속하는 자리에 있으니까, 신분이 낮은 사람은 함부로 말도 못 거는 거지 뭐. "바키. 축하해. 앞으로 바가지 많이 긁으라고." 그녀는 창백한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헉, 눈이 풀렸잖아! 어떻게 된 거야! "어제 밤샜어." 그녀는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잘 못 걸려도 단단히 잘 못 걸렸다. 사린은 주변의 그의 친구들에 둘러싸여 벙글거리고 있었다. 난 바키에게 한 마디 했다. "올빽 머리 아기가 태어나면 재미있긴 하겠지?" -녀석, 무덤을 파는 군.- 그녀는 갑자기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시선을 사람에 둘러 쌓여 있는 사린에게 향했다. 왠지 모르게 비참한 느낌이 들었다. "올빽." 나는 땀만 비지직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 외쳤다. [불. 의. 화. 살] 허거거걱! 진정 나는 삽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은 중요한 사실, 함부로 실험하지 말자. -넌 진정 삽돌이란 말인가.- 다행히. 마법사가 있어서 한 숨 놨다. 대신 무도회는 엉망이 되고, 사람들은 다 놀라고, 엉망이 되었다. 그리고 난 사린에게 장장 3시간을 주절주절 3시간에 시달려야 했다. "무서운 하루였다. 검. 어때?" 검은 조잘대기 시작했다. -시끄러. 잠이나 자.- 자리는 따뜻했다. 왜, 간절히 배가 고프냐... 이런 상황에 배가 고픈 건 나밖에 없을 것이다. "민정이 말야. 잘 지내겠지?" -쳇. 당연히 그 마녀는 잘 지낼 꺼야.- 이불을 끌어서 덮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그녀의 검은머리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날 그녀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만나면 때려 주고 싶다." -너, 누구 못 패서 안달이냐?- 너. 널 패고 싶은 데 못 패서 걱정이다. 그러니, 좀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아, 현상금을 거는 방법도 있겠다. -제발, 이젠 자라. 임마. 입 아프다고.- 넌, 성검은 아니다. 이건 확실해. 60. 떠나간 자의 일상과, 행복 "알려드립니다. 지금 즉시, 3번 병동을 관할하시는 강 박사님은 즉시, 303호 실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알려 드립니다."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는 짜증나는 쥬스 팩을 던져 버렸다. "젠장. 이젠 맘대로 쉬지도 못하는 군. 아, 우진씨. 이따, 밥 사는 거 잊지 마세요." 같이 있던 우진이는 이내 환하게 웃었다. "그럼 돈 굳었네. 오늘도 우리는 철야거든." 젠장. 나는 혼자 화내면서 병동으로 갔다. 이미 윤 박사님과 김 박사님은 와 계셨다. 303호 환자라면 뻔하다. 틀림없이 또 그 발작이다. "상태는요?" 간호사가 차트를 건넸다. 흠. 터무니없는 수치가 몇 가지 발견되었다. ALT수치가 현저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이건 즉, 또 먹었다는 거다. "누가 또 술을 먹였죠! 제발 이 환자는 먹이지 말라고 했잖아요! 혜미씨,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죠!" 그녀는 이내 울 듯 했다. 물론, 그녀가 요 근래 좋은 남자친구가 나타났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일을 잊어선 곤란하다. "에이. 에이. 참아요. 민정씨. 어떻게 하겠어요. 그럼 아예 독실로 옮길까요? 이거야 원. 여하튼, 수습은 부탁 드려요. 그래도 잘 아는 건 민정씨 뿐이니까. 안 그래요? 아, 혜미씨는 가서 젖은 수건 좀 부탁하죠." 김 박사는 나보다 한참 선배로, 나이도 이미 40대 후반의 넉살좋은 사람이었다. 실력도 괜찮은 편이긴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을 감싸는 건 별로 좋은 결과를 낳지는 못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예." 혜미씨가 나가고 나는 환자 옆에 다가갔다. 또, 술을 달라고 난리친 흔적이 역력했다. "그럼. 전 오늘 또 당직인가요?" "애인도 없다면서? 괜찮지 뭐." 윤 박사님을 한 번 째려 봐주고 나는 조용히 병실을 나섰다. 뭐, 나머지는 윤 박사가 알아서 할 터였다. "젠장, 이런데서 캔 커피나 마시고 말야. 나도 참." 좋다는 사람은 많지만, 뭐랄까, 원하는 데로 되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정확히 뭘 원하는 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 영민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현실에 살았던 듯 하다. "어디.. 살았을까..." 조용히 예전의 일을 회상했다. 기억 속의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착한 사람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나는 돌아온 다음, 아주 열심히 공부했다. 그를 살리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대학을 나와, 의사가 되었을 때, 여긴 마법이 없다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난 혹시 바보일지도. "아, 가봐야겠군." 또 호출이다. 조금이라도 이 병원은 나를 쉬게 내버려두지 않는 군. 흠. 이거야 원, 유급휴가라도 신청해야겠어. 젠장. "민정씨!" 과학수사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이문재라는 사람이었다. 나한테 또 시체 감식을 묻는 거라면 사양이다. 그거 한 번 보고 나면 햄버거는 못 먹는다. "왜요?" "집에 같이 가자고. 헤헤헤." 쏘아주려다 인생이 불쌍해서 같이 가주었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 내내, 난 저 네온사인 만큼이나,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게, 무너지는 거 같았다. "다녀왔습니다." 현관문을 열자, 못 보던 신발이 몇 개 있었다. 문을 열자, 사촌 언니가 있었다. 그녀는 기자였고, 결혼해서 애가 둘이기도 했다. "언니,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어요?" 그녀는 여전히 우와함과는 거리가 먼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헤. 아냐. 요즘 말야, 굉장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너도 아나?" 뭘 말인지. "무슨 소리세요?" "음, 아이돌 실종사건이야. 그 유명했던 나이트, 아, 넌 공부만 하느라 몰랐을 수도 있겠다. 그들의 돌연한 사고를 아주 오랜 후가 지난 지금 와서 다시 조명해 보겠다는 거지." 언니는 더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먼저 멤버 중의 셋이 자살했지. 그리고 놀랍게도 같은 자리에서 며칠 뒤 멤버의 리더가 자살한 사건이야. 뭐, 많은 사람이 그들의 유체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지. 그래서 그룹 나이트는 영원히 신비롭게 사라졌다고 들 하지." 나이트라... 내가 있던 그 곳에도 그런 게 있었지. 영민이에게 목숨거는 착한 기사들. 항상 부러웠다. "헤. 왜 사라졌는지, 그런 거 말이죠? 그게 궁금해서 조사하는 거잖아요." "그렇지. 지금에 와서도 그들이 발표한 곡은 아주 명곡이야. 멋지고, 신비해. 음반이 있는 데 들어볼래? 멋지다고. 너도 들으면 반할 꺼야." 음악이라. "좋죠. 뭐. 마침, 내일이랑은 한가하니까. 성의를 봐서 한 번 들어주지." "으이구. 아주 상전이다. 상전." CD를 가지고 방에 들어왔다. 천천히 돌아가는 플레이어를 확인한 뒤에 나는 오늘 정리할 임상 사례를 꺼냈다. 음악은 감미롭게 퍼져 나갔다. "결코, 잊지 않으며, 영원과 시간사이에서, 나는 그렇게 그대를 잊지 않으리라. 만약, 따뜻한 불가에서 그대가 서 있지 않고, 얼음에 한 복판에 있다 해도, 나는 그대를 구하러 가고, 그대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대는 잊지 마셔야 합니다.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는." 음악을 듣고 있다가 나는 서서히 펜을 자리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플레이어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익숙한 멜로디는 어디선가 들은 듯 했다. 그리고, 목소리도 익숙했다. "영민이?" 나는 서서히 CD케이스를 열었다. 그 안에는 아티스트의 이름들이 있었다. "하영민, 이지리스, 케자로, 스워드."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잠시 그들이 사라졌던 그 때, 이런 일이 있었구나. 그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산 그 자취를 남긴 것이다. "으...윽.. 욱..." 눈물이 앞으로 주루룩 흘러내려서 투명한 플라스틱 위에 떨어져 내렸다. 어느새 노래는 성가 풍의 노래로 바뀌어 있었다. 이건, 나바스의 오래된 추도곡이었다. 죽은 기사를 위한. "악취미잖아. 하하하.." 나도, 언니에게 이야기해서, 그들의 행방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다시 그들을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있으니까. 설마 죽지는 않았을 테지. 바퀴벌레처럼 찔긴 녀석들이니까. "어라, 너 울었니? 무슨 일이야?" 언니는 나를 바라보고 의아한 듯이 물었다. 나는 그녀에게 조용히 CD를 건넸다. "응. 아니에요. 언니. 그보다, 그 일, 저도 같이 할께요. 제가 만난 적이 있거든요." 그녀는 의아한 얼굴을 했다. "넌 바쁘잖니? 나랑 같이 조사할 시간 없을 텐데." "유급휴가가 3년치 쌓였다고요. 이번 기회에 바람 좀 쐬게요. 뭐, 재미있을 꺼 같아요." 그래서, 나는 그들의 종적을 찾는 일에 착수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난 더 알고 싶었다. 그는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그렇게 밝은 건지도 알고 싶었다. "나... 행복해." 그러니까, 널 만나야 더 행복해질 꺼 같다. 그러니까. 기다려. 내가 갈 테니까. "밥 먹어라! 민정아!" "예." 음악을 끄고, 난 아래로 내려갔다. 귓가에선 그가 마지막으로 했던 이야기들이 계속 메아리 치고 있었다. 난 행복해 질 것이다. 그래서, 너랑 만날 것이라고 자신의 마음속에 맹세했다. "맛있어요. 엄마." "녀석도 참. 내 요리솜씨야 뭐, 항상 그럴싸하지. 안 그러냐?" "그러네요. 아, 언니도 먹어요. 어서." 그리고 다음날 난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에 대한 정보를 긁어모았다. 인터넷이란, 쓸모 있는 정보도 많고,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즉, 찾는 사람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한국 사이트에는 많은 자료가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컴퓨터 시장이 미국 다음이니... "이거군. 마지막으로 다녔던 여행이라. 꽤나 화려하잖아?" 나이트는 동행인 한 명과 함께 여러 곳을 다녔다고 적혀 있었다. 영국, 이집트를 갔다 왔고, 나중에 이집트에서 리더를 제외한 멤버들이 합류했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영국 보안국과도 관련이 있는 듯 했다. "도대체, 무슨 관련 일까나..." 과학수사 연구소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문재와 통화할 수 있었다. "이문재씨. 물어 볼 것이 있어요." 그는 크게 웃었다. "아, 여기 보수에 관한 거라면 언제든지." 착각을 해도 단단히 하고 있는 친구였다. "그런 게 아니라, 꽤 오래 전 일인데요. 왜, 영국의 보안국이 폐지 되었는 지 아세요?" 사실, 이건 좀 무리수였다. 그가 어떻게 알겠나? "네? 글쎄.. 전 잘 모르겠고.. 아, 그러고보니, 제가 아는 어떤 분이 영국분이 계세요. 박사님이시구요. 잠깐 만요. 제가 알아보고 전화 드릴까요?" 빠르면 고맙지 뭐. "예. 고마워요. 번번이 폐 끼치네요." "에이. 신경 쓰지 마세요." 푼수.... 그로부터 다시 전화가 온 것은 정확히 오후 3시였다. 그리고 데이비드란 사람과, 유현정이라는 사람에 대해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데이비드란 사람의 아버지도 꽤나 저명한 과학자였다고 한다. 난 그들의 연락처를 받아 적었다. "여보세요?" 전화로 들은 그녀의 첫 인상은 뭐랄까? 상당히 지적인 분위기였다. "예. 안녕하세요? 전 강민정이라고 합니다. 하영민씨에 대해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아, 기자는 아닙니다." 차라리, 원수에 가깝다고 하는 게 어울릴지도 모르지. 그녀에게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하자, 그녀는 나와 만나겠다고 했다. "좋아요. 그와 아는 사람이 아닌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요즘 너무 심심했거든요?" 좀 땀나는 여자였다. "안녕하세요?" 우린 조용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는 조용히 웃고 있었다.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유능함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인상이었다. "예. 제가 강민정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내과를 하고 있죠." "아, 그러시군요." 잠시 우린 서로 눈치를 보고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근데, 뭘 물어보고 싶으신 거죠? 대부분이 극비에 해당되어서 다 말씀드릴 수 없어요." 나는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 그리고 난 말했다. "그가 있었던 곳, 저도 그곳에 간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현정이라는 그 여인의 놀라운 눈을 잊을 수 없을 거 같았다. 무척 확대된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설마...요. 거기가 어딘지 아세요?" 아마, 영민이가 이야기 안 했으면 어쩌나. "영민이는 나바스의 황제였죠. 아닌가요? 그리고, 전 그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아시죠? 그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그렇게 아주 오랫동안 우린 이야기했다. 어떻게 된 건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다시 그 한강 물을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한층 더 더러워 진데다가 이젠 출입도 규제하는 그곳에 어떻게 들어간단 말인가. "무리에요. 어디 하나 폭파시키기 전에는 불가능해요." 그것도 괜찮겠군. "그야, 제가 알아서 할 일이죠. 그럼 안녕히계세요. 다시 연락 드릴께요. 그럼 고맙습니다." 나는 천천히 그녀를 떠나 집으로 갔다. 머리는 혼잡해졌다. 드디어, 돌아갈 방법을 찾은 것이다. "미션(임무), 임마 파 썰어라도 해야 하나." "자, 지도를 구해볼까? 폭탄은 어떻게 만들까나? 루루룰~~" 유급휴가를 내고, 나는 집에서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고, 현장 답사도 실시했다. "여기가, 한강인가? 응?" 한 구석에는 무슨 표지 같은 것이 서 있었다. 그것은 바로 위령 패였다. "죽지도 않은 녀석, 죽었다고 위령 패라니. 후후후." 쓰여있는 말들도 걸작이었다. 당신을 잊지 않는다나 뭐래나? 누가 잊건 말건, 그들은 싹 잊고 있을 텐데. 말야. "아, 여보세요?" 핸드폰이 울려서 조심스럽게 받았다. 언니었다. "무슨 일이세요?" "아, 별건 아니고 말야. 내가 알아낸 것 좀 들어봐. 그들 멤버 중에 제대로 국적이 있는 사람은 영민이 밖엔 없었대." 당연하지. "그리고 또 알아내신 거 있으세요?" 태연을 가장하기는 더 힘들다는 말은 역시 명언이다. "아, 그리고. 그래. 하영민도 이번 활동이전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는 데? 그 후 한 1년 반정도 실종되었던 거 같아." 가족...죽었었나? "어떻게 죽었는지는 모르시고요?" "음... 교통사고야. 전 가족이라 봐야 부모뿐이지만. 친척도 별로 없었는데?" 그런데, 그는 밝았다. 아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여전히 미운 녀석이란 말야. "고마워요. 저는 그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알아볼 께요. 뜻밖에 행방을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렴." 전화기의 신호음을 들으면서 한강을 주시했다. 그랬다. 그는 부모를 잃고 이곳에 서서 실수이든, 고의든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진짜 그의 나라였다. "넌... 행복하니?" "난 말야. 불행했다. 그런데... 난 그곳에 가서 행복해졌어. 그리고 말야, 한 명정도는 날 염려해준다는 걸 알았고. 내가 실종되었다가 다시 나타났을 때, 우리 부모님은 울고 계셨어. 그리고 아버지는 내 뺨을 때리더구나. 날, 사랑하셨어. 난, 왜 몰랐을까?" 눈물이 흐르건 말건, 나는 조용히 강물을 응시했다. "그리고 넌, 지금 행복할 꺼야. 그렇지? 내가 다시 가면, 우리 부모님, 불행해 하실까? 다시 우시겠지. 그렇지? 그런데... 나, 너가 무지 보고싶어. 너도 그러니?" 강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서서 집에 가야 했다. 집에는 부모님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저.. 아마도 외국에 오랫동안 나가있어야 할 거 같아요." 부모님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무슨 소리냐? 미국?" "아뇨. 아주 오지에요. 여기와는 연락도 되지 않아요." 아마도 평생, 당신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저는 가야만 합니다. "얘야.. 연락은, 할 꺼지?" 나는 처음으로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사랑해요. 부모님. 꼭, 연락 할께요." 그리고 한 일주일 뒤, 주변을 완전히 정리한 나는 한강으로 나갔다. 그리고 태연히 폭탄을 설치했다. 원래 도둑도 태연하면 의심하지 않는다. "뭐하십니까?" "예. 공기 오염정도 조사하는데.. 에... 아, 그것 좀 도와 주실래요?" "예. 물론이죠. 수고 하시네요." 폭탄은 아주 잘 터졌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나는 다리에서 아주 천천히 떨어지는 듯 했다. 아주 오래 전, 내가 학생이었던 시절, 그랬던 것처럼.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는 알지 못할 것이다. 부모님은 그저, 내가 오지에 있는 줄 알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 왔다. 61. 시작되는 것들 -왔군.- 검의 조잘거림을 들으면서 난 눈앞에 멍하니 서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멍청한 듯한 얼굴에, 잘생긴 미남이고, 더불어 세사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 "무슨 일이야? 이지리스?" 그는 답지 않게 인상을 긁고 있었다. 지금부터 저러면 나중에 피부미용에 안 좋을 텐데 말야. 그려. 너 미남이라 이거냐? "전하. 다름 아니옵고... 큰일났는데요? 어떻게 하죠?" 이지리스에게 어떻게, 라는 대사는 존재하지 않나 보다. 뭐가 큰일인지 말하란 말이다! -날 물로 보지마.- 누가 널 물로 보니? 검으로 보지. 젠장. 이젠 별 게 다 속 썩이는군. "아항. 알았어. 뭔가 큰일이 터진 거구나!" 아는 척 했다. "예?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아세요?" 윽. "알았어. 무슨 일인데 그래?" 그는 한숨을 한 번 실감나게 푹 쉬곤, 그의 머리가 거의 빠지도록 고민한 이야기를 했다. 그것은, 북방에 사람들의 실종에 관련된 일이었다. "바로 2달 전부터의 일 입니다. 사람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기 시작했죠. 처음엔 가장 외곽에 사는 사람이 사라졌지요. 그러더니 그...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졌어요. 점점 사람들은 사라져가고, 모두가 없어질 무렵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고 합니다." 이유를 알면, 해결은 간단하지 뭐. "뭔데? 괴물이라도 있었대?" "저주를 받았다는 거 에요. 무섭지 않아요?" 그리고 이지리스는 얼굴까지 파래져서 이야기했다. 이게 무슨 공포영화냐! 귀신은 없다! 설사 있어도 사람을 그렇게 많이 잡아갈 이유가 없잖아! -흥미롭군. 바보는 겁이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야. 연구대상이야.- 너는 제발 검답게 처신하라고. 응? 쓸데없는 일에 손대지 말고 말야. 알았어? "하나도 안 무섭다. 그래서, 수색 단을 보내긴 한 거야?" 그는 손가락 하나를 내 얼굴 근처에서 흔들어댔다.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럼... 진작 보고해야 하는 거 아냐? 그리고, 왜 너가 이걸 보고 하냐? 딴 놈들은 뭐하고. 에휴휴. 역시 혈세가 세고 있어. "알았어. 대책 반을 구성 할께. 아, 너도 갈래?" 그는 질겁했다. "싫어요! 거길 가느니 오크랑 결혼하겠어요!" 갑자기 괘씸한 생각이 드는데? "그래. 결혼해. 그게 좋겠다. 난, 인간과 오크의 혼혈이 궁금하던 참이었거든." -사악한 놈.- 물론, 녀석의 얼굴이 퍼래지다 못해서 하얗게 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크 하하하. 역시 이지리스 놀리는 재미는 짭짤해. 이지리스를 실컷 골려준 뒤에 대책회의를 빙자한 다과회에 갈 수 있었다. 뭐랄까? 죽이 잘 맞는 사람들? "어머머, 그렇게 되나? 바키야, 그거 이리 좀 집어 주렴." "네, 숙모님." 여자 셋은 왜 있는 거람? 난 왜 여기에 장승처럼 서 있어야 하고? 누가 말 좀 시켜 줘. "아, 정말 그러고 보니 왜 거기 서 있니?" 다행히, 내가 돌기 직전, 어머니께서 말을 걸어 주셨다. "저... 여기서 회의를 하려고 했는데요? 여긴 제 집무실이거든요? 하하하." 억지로 웃고 있었다. "어머, 그럼 못 써요. 여자들끼리도 사교생활이라는 걸 해야 하니까. 가서 일 보렴. 우리 방해하면 안 되는 거에요." 꽤액. 한 마디도 못 하겠군. -파즈 패! 유 루스...- 놀리는 거냐? "그럼.. 하하하... 이지리스, 빈 회의실 없냐?" "최고위 회의장 정도요?" 빈곳이 거기 뿐인가? 그 엄청나게 넓고 넓고 넓은 곳에 가서.. 딸랑 셋이서 회의하라 이거지? 젠장. 되는 일이 없군. "가자. 거기라도 어디냐? 에 휴휴." 근래에 일어난 여러 일 덕에, 빈 회의실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흠. "성은 되게 넓은 데 말야. 에잉." 목소리가 울렸다. 메아리...까지. "흠. 그럼. 케자로. 네 생각을 말해봐. 거침없이, 기탄 없이 말해 보라고. 알았지?" 그는 잠시 서류를 뒤적거리면서 꺼냈다. 오! 준비까지 해 온 건가! 역시! "팽!" 코 풀었다. "죄송합니다. 감기에 걸려서요." 메아리쳐 돌아오는 그의 코푸는 소리는 정말 리얼했다. 흘... -막가는군.- 동감이다. "그럼 이지리스. 상황을 보고해 줘." 이지리스는 조용히 생각나는 데로 말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두서없고, 잘 정리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말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게 황제의 측근이다. 우리 나라 앞날도 보인다. "처음엔 짐이라는 사람이 사라졌어요, 그 다음엔 물리, 트래일, 밥과.. 아, 그러고 보니 짐의 짐들 몇 개도 살라졌어요. 아,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봇짐 장사래요. 그리고 그는 최근에 장사에 대한 효과적 정신이라는 책을 냈죠. 그리고 나서 그 사람들이 사라질 무렵 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나 봐요. 그리고 우리들이 놀고 있을 때, 레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갑자기 사라졌는데, 그가 눈사람을 만들었다나 뭐 래나? 시체도 없으니, 장의사들은 울고 있었고 사제들은 원인도 모르고 그러니 제사를 지내보면 어떻겠냐고 했다고 하면서...." "그만!" 결국, 난 소리지르고 말았다.. 아, 귀청 울려. -잘 했어. 이 때만큼 네가 자랑스러웠던 적은 없어. 열 명의 적 보단 때론 우리편 한 명이 더 증오스러운 법이지. 적은 내부에 있다. 그렇지?- 내가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 때, 케자로는 조용히 코 한 번 풀고, 정리된 내용을 말해 주었다.. 필요 없는데. "이지리스의 말을 정리해 보면, 우왕좌왕 하는 사람들 속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종사건이 계속되고 있고, 그 사건엔 레인이라는 마도 검사가 관련되어 있을 확률이 있다는 겁니다. 전하. 그 길고 긴말을 저렇게 간단하게 줄이다니, 너 국문학과로의 진로를 생각해 본 일 없냐? 추천서는 내가 써 주마. 통할지는 의문이지만. -천재였나? 우리편에 저런 놈이 있을 줄은. 음. 나의 라이벌로 인정해 주마.- 넌, 이지리스보다 더 하잖아! "좋아. 그럼 레인이 관련 있다면, 여기서 그가 오길 기다리는 것 보단, 어쩌면 우리가 그를 찾아 나서는 게 좋을지도 몰라. 안 그래? 그러면, 특별 기동 타격대나 뭐 이런 걸 구성하는 건 어떨까! 멋질 꺼야!" -아주 흥분하셨군.- "단체 복은 제가 준비할까요? 재미있을 꺼 같군요." 어느새, 퓨르나드가 들어와 있었다. 그는 이제 기운 많이 차린 거 같았다. 옆의 이미르도 반갑구만. "언제 온 거야? 원래, 사신으로 갔었잖아!" "아, 그게... 트라이너도 이젠 어느 정도 안정도 된 거 같고 해서. 너가 사실 걱정이잖아? 아, 이거 불경죄는 아니지? 그리고, 이 바보집단에 전하를 맡겨 놓는 것도 그렇고 해서요. 안 그러냐?" 퓨르나드는 쾌활하게 웃었다. 여기 저기 상처들이 보이기도 했다. 측은해 보였고, 내가 없는 동안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괜시리 미안하기도 했다. "음. 잘 될 수 있을 듯 한데?" 내가 갑자기 말하자, 이미르를 포함한 모두는 나를 응시했다. "다 같이 거기 가면 되겠네. 어쨌든 마왕이 부활했건 안 했건, 그 레인이라는 사람, 잡아야 하니까. 안 그래?" 이 때, 이지리스는 다시 큰 비명을 질렀다. "싫어요! 아. 오크랑 결혼 안 하고, 안 갈 방법은 정녕 없을까요?" "그런 게 있다면, 진작 내가 그렇게 했겠지. 음. 오크가 싫다면, 다른 것도 있어." 것이라는 것. 사람이 아니라는 거지. 음 하하하.. 내가 몇 개 예를 들자, 그는 이내 입 다물고, 우리의 실종된 사람들 찾기 모임의 약자인, 실사차...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이거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살펴보면 이렇다. 태후 1 : 그렇다면, 북쪽에서 자생하는 꽃을 구해 올 수 있겠구나. 태후 2 : 빨래는 매번 하는 거 잊지마. 잘 못 하면 무좀 생긴다. 사린 : 어이, 바키~ 드래곤 : 흠. 추운 건 질색이야. 할아버지 : 좋은 요통 약 없을까? 허리가 쑤셔서 말이지. 이봐요... 우린 싸우러 가는 거 에요. 응원은 못할 망정, 그런 말들을 하다니. "저흰 지금 살아 돌아 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요?" 땀이 흐르는 군. "검도 가지? 그럼 된 거 아냐? 녀석은 무적이잖아." 그런 거였었나.. 하지만, 너무들 하잖아! 조금은 걱정해줘야 하는 거 아냐! "전하. 정말 가셔야 합니까? 다른 사람들도 실종되는 판에... 염려스럽군요." 오, 세인은 나를 염려하고 있었던 거냐! "괜찮아, 세인경. 난 꼭, 돌아 올 꺼야." "하긴, 제가 동생분과 결혼하는 걸 보기 위해서라도 돌아 오셔야죠." 야, 그건 범죄야! 그리고 내가 그런 일을 용서할 꺼 같아!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용서 못한다! -야, 너 눈에 흙 들어갔다. 안 아프냐?- 할... 말없군. 어쨌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어서 가기나 하자. 그래. 우린 그럼 어느 마을을 경유해서 갈 생각이야?" 잠시 케자로는 생각하는 듯 했다. "모르죠. 가다 보면 나오지 않을까요? 목적지는 확실히 아니까, 놀다 면 갈 수 있겠죠." 어이없군. 너도 이런 놈이었단 말인가! 내 너만은 믿었건만. 너도냐! 케자로. 그렇게 나, 이지리스, 케자로, 검군과 퓨르나드, 이미르는 같이 여행을 떠났다. 뭐, 이지리스나 케자로는 별 도움되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퓨르나드와 이미르는 거기 출신이잖아. -믿는 바 죽 나가면, 길이여, 보일지라.- 하얀 눈밭에서 길을 잃고 해매면서 그런 소리 듣고 싶진 않다. "길을.. 잃은 건가요? 아무리 봐도 그 길이 그 길 같고. 우린 이제 어쩌죠?" 너도 무슨 이젠 어쩔 수 없어요. 우린 사람 고기를 먹어야 해요...라는 식으로 얼라이브 만들고 싶냐? "아, 조금만 가면 통나무집 마을이 있을 꺼야. 작은 마을이 하나 있거든." 퓨르나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다. 댁은, 이 눈밭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길이... 보여요? 전 다 그게 그걸로 보이는 데?" "아, 그건 말이지, 훗. 경험자의 관록이랄까?" 순록이겠다. "그럼 경험자씨, 얼마나 더 가야 쉴 수 있는 곳이 나오는 겁니까?" 왠지 이지리스와 퓨르나드는 사이가 안 좋은 듯 했다. 이미르야, 원래 조용한 편이고. 케자로는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니까... 결국 두 사람의 수다 쟁탈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아, 저 해가 나무에 걸릴 때가 되면 갈 수 있지." 그럼 해가 질 때라는 이야긴데, 지금은 아침이다. "엑! 그럼 점심은요! 난 굶는 건 참을 수 없다고요!" 이지리스, 너 참, 원초적이구나. "뭐 눈밭에서 밥 먹겠다면 말리지 않을께. 그렇지만, 난 사양이야. 엉덩이 시렵다고." 오늘 허리띠를 졸라매고, 새마을 운동 노래라도 불러야겠네. 아침종이 울렸네~ 새 하늘이 밝았네... 우리 모두 새 나라를 만들자, 뭐, 이런 거 아니겠어? 음? 이걸 애국가로 만들까나? -아웅. 넌 그래도 검술 연습을 좀 해두는 게 좋을 꺼 같았는 데 말야.- 무슨 뜬 금 없는 헛소리야? 요즘 헛소리도 상당히 체계적이란 말야. "음...?" 이미르가 장장 세 시간하고도 얼마간에 한 말 한마디는 음, 이었다. "무슨 일이야? 이미르." "눈의 괴물인가 보다. 준비해." 퓨르나드는 인상을 찡그리면서 검을 하나 꺼냈다. 그의 검...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는 장검이다. "좋아. 와라!" 아직 나오지도 않은 거 같은데 벌써부터 긴장하는 건 정신건강에 안 좋다고. -아, 썰렁해.- 검 주제에! 사람들이 하는 일에 토를 달다니! 그건 신성 모독 죄야! 아, 이게 아닌가? "케자로, 언제 올까? 너 알아?" "모르지." 케자로는 검을 뽑지도 않고, 조용하고 진중한 자세로 서 있었다. 그리고 잠시 뭔가를 고민하는 듯 했다. "아마, 우리가 흩어지길 노리는 것 같다. 눈 아래 사는 녀석들이니까." 헤엑. 그럼 화장실도 혼자 못 가는 거야! 뭐, 남자들 뿐 이니 다행이긴 해도 말이지. -루루룰.. 나는 바다를 항해하는 짚시여~- 왜, 미쳐가고 있냐? 내 좋은 박사님 소개시켜 주랴? "저것 봐라. 더 이상 참을 수 없나 보다." 퓨르나드는 자신의 검을 옷에 살짝 닦고 갑자기 앞으로 달려나갔다. 검에 침 묻었나? "퓨르나드!" 이미르도 같이 달려나가고, 나와 케자로 이지리스는 마치 바보 삼인조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괴물이 어디 있죠?" 검이 대답했다. -우리 아래.- 그리고 동시에 발 아래로부터 덩굴 같은 것이 솟구쳐 올라왔다. 순식간에 내 팔을 감아버린 덩굴에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옷으로 만들면 재미있겠군. 검아, 정보는 빨리 빨리 알려 줘야 한단다. 그래야 이런 낭패를 안 보지. "전하!" "여기야! 이미르!" 이미르와 퓨르나드는 순식간에 검으로 눈을 파기 시작했다. 검은 검이지, 절대 삽이 될 수 없다. "살려주이소!" 그래도 사람은 살고자, 발악을 하듯이, 나도 살고자 검을 잡으려고 손을 내 저었지만, 손가락 한 개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젠장! 이거 잘 안 잘리잖아!"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힘겹게 칼질을 하고 있었다. 너무 세게 했다가는 내가 다칠 테고, 살살하면 안 잘라지니 그것도 문제였다. 서서히 나는 숨쉬기가 힘들어 지기 시작했다. "찾았다! 핵이야! 죽어라!" 퓨르나드가 뭐라고 소리지르고 아주 끔찍하게 터지는 소리가 났다. 수박 터지는 소리랄까? 하여튼, 나는 내 몸을 휘감고 있던 줄이 느슨해져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살았다. 십년 감수 했네." -뭐야, 그 걸론 안 죽는 다고. 그리고, 덩굴에 설사 다 싸여도, 사람이 흡수되는 데는 몇 년이 걸리는데. 한 백년쯤 걸릴 껄?- 그래도.. 기분 나쁘다 뭐. "자, 그럼 가볼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퓨르나는 웃고, 이지리스의 머리를 갈겼다. "침착하지 못하기는. 아직 어리구만." 이지리스는 뭐라고 꿍얼댔지만, 퓨르나드가 잽싸고, 사실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데다가 잔머리만 잘 굴러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젠 조금만 가면 되겠군. 녀석들도 이젠 서서히 나올 생각인가 보지?" 그 말이 더 불안하다고. -오, 그럼 괴물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이야기인가? 내가 나가지 않고 끝나는 게 가장 좋은데 말야. 예전 같지 않아서 힘든단 말야.- 검탱아. 힘들어 봤자, 넌 검이잖아. 그리고, 난 여전히 눈밭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어. 꺼이 꺼이. 정말 괴물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물론,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대신 케자로와 이지리스의 화려한 여행 연수랄까? 이력서에 들어가나? 호, 특기사항? 음. 여기가 대한민국이라면 이거 생명을 건 것으로 특활기록부에 기록될 텐데 말야. 흠. -아.. 심심하지?- 너랑 나만 그런 거 아냐? 진짜, 나바스도 문제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렇지. 내가 다치지 않게 이렇게나 나를 뒷방 늙은이로 만들어 주다니 말야. 흠. "전하. 다 해치웠습니다. 계속 전진하죠." 마을은 언제 나오는 거래? -오늘 혹시 야숙이라는 엄청난 걸 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넌 아무 상관없잖아? 너야 뭐, 그냥 얼어 있으면.. 아, 얼면 문제 있지. "쇠가 얼면 어떻게 되냐?" 이지리스는 조용히 대답했다. "언 쇠가 되지요." 패고 싶다. -주인 패고 싶다.- 검 녀석, 되게 심심한가 보구만. 하기사, 저렇게 고만 고만한 적들만 나오니까... 근데 꽤 늘어난 거 같단 말야? "왜 이렇게 많이 늘어난 거야? 예전에 왔을 땐 별로 없지 않았어?" 퓨르나드는 인상을 썼다. "그게 나도 궁금한 참이라고. 다 잔챙이들 뿐 이긴 하지만, 왠지 수상해. 뭐가 수상한 걸까..." 이미르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사람들이 보인다." 케자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나도 그 쪽을 바라보았다. 네 명의 사람들이 조용히 칼과 망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뭔가 격투를 벌인 흔적도 있어 보였다. 우리 일행이 다가가자, 그들은 좀 경계하는 듯 했다. "여행자인가?" 이봐, 다짜고짜 반말이냐! "안녕하세요? 저흰 사람들이 무지 많이 실종되었다는..." 이지리스가 갑자기 내 말을 막아섰다. "처음엔 짐이라는 사람이 사라졌어요, 그 다음엔 물리, 트래일, 밥과.. 아, 그러고 보니 짐의 짐들 몇 개도 사라졌어요. 아,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봇짐 장사래요. 그리고 그는 최근에 장사에 대한 효과적 정신이라는 책을 냈죠. 그리고 나서 그 사람들이 사라질 무렵 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나 봐요. 그리고 우리들이 놀고 있을 때, 레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갑자기 사라졌는데, 그가 눈사람을 만들었다나 뭐 래나? 시체도 없으니, 장의사들은 울고 있었고 사제들은 원인도 모르고 그러니 제사를 지내보면 어떻겠냐고 했다고 하면서...그러니까, 왜 말을 막아요!" -어떻게 토시도 안 리고 말할 수 있지?- 검군, 나도 그 경이로운 능력에는 감탄하는 바야. 진짜 기인 대회에 내 보내야겠어. 혹시, 녀석, 알고 보면 천재인 거 아냐? 케자로가 그에게 한 마디 했다. "닥쳐." 음. 확실히 효과 만점입니다. "앞으로도 부탁해. 케자로." 삶이 이지리스를 말하게 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 심한 일이 일어나거나 말이지. "예." 사람들은 어느 정도 라기 보단, 이놈들 바보 아냐 라는 듯한 표정으로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너희들, 여행자 맞긴 하냐? 아무래도 아닌 거 같은데?" 예...정확히는 황제와 그의 일당들이죠. "아, 우린 그 실종되었다는 마을로 가고 있는 데, 얼마나 가야 하죠?" 퓨르나드는 재빨리 상황 수습에 나섰다. 현명해... "나도 그 소문은 들었지. 그 마을은 거의 폐허가 되었다는 구나. 게다가, 요 근래엔 근처 마을 사람들도 실종된다는 소문이야." 잠시 조용히 있던 이지리스는 이야기했다. "근처에 눈꽃 축제가 있나 보죠?" 케자로가 그를 두들겨 팬 뒤, 우리는 정보원의 말에 귀 기울였다. "저, 근데 왜 이렇게 마물이 늘었죠?" 아저씨는 옷깃에 묻은 피를 털어 내면서 말했다. "근래, 갑자기 마물이 늘어났지. 그러고 보면 사람들이 사라진 시점과 비슷해. 무슨 관련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말야. 아, 너희들 수도에서 왔나?" 정확히는 황궁에서 왔지. 우리 소소한 것은 따지지 말자고. "예. 다른 사람들도 왔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줄은 모르세요?" "알다 마다, 다 죽은 거 같다고 하던데? 그리고, 이틀 전쯤에 우리 마을에 도착한 사람들도 있지. 그들은 마물의 습격으로 좀 있어야 할 거 같다고 했는데... 어때? 너희들 그 쪽으로 가려면 그들과 같이 가는 게 낫지 않겠어? 괜히 고생하는 것보다야 낫지." 퓨르나드는 이내 생글거리면서 웃었다. "그거 좋네요. 그렇게 할께요." 흠. 난 나만 가는 게 편한데 말야. 괜히 고생할 수도 있다고. 그 많은 사람을 어떻게 다 챙기리? -냐옹.- 이번엔 고양이가 되고 싶냐! 녹여서 쇠 고양이로 만들어주리! "저기가 마을입니다. 작은 통나무들로 이루어져 있죠." 춥지 않을 까나?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말야. "저, 퓨르나드. 우리 오늘 저녁은 어디서 먹어?"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문제였다. "아? 먼저 중앙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봐야지. 안 그래? 그리고, 네 정체는 숨기도록 하자고." 그게 좋겠지. 아무래도 내가 황제인 걸 알면 격식 따지고 그래야 하니까. 에잉. 그리고 우릴 데려온 사내는 이내 마을의 꽤 큰집으로 우릴 데려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십여 명 남짓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앉아 있었다. "어이, 나 왔어!" 안내 아저씨가 그렇게 말하자, 사람들을 헤치고 허리에 에이프런을 두른 아주 험악한 아저씨가 걸어 나왔다. "살아오긴 했군. 어때?" "아주 많더군. 아주 근처에 취락을 이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어. 아마도 지금 크고 있는 녀석들이 다 자라면 근처 마을을 덥칠 꺼야." 험악한 에이프런 아저씨는 안내원 아저씨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그전에 없애야겠네. 그런데, 이 사람들 누구야? 꽤나 젊어 보이는 데." "아, 그 실종된 마을에 간다는데? 무슨 깡인지는 몰라도. 척 보기에도 모험자 집단으로 보이지 않아?" 살벌한 눈으로 우리 일행을 흩어보던 그자는 내 앞에서 멈췄다. "이건 아주 어리다 못해 어린애군. 우리 막내보다 어리잖아?" 이십대요.. 내 비록 동안이지만. 주민등록증 까볼까? "아, 저희가 있으니까요. 우린 거기 사는 어떤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마침 여기에 같은 목적지를 가진 분들이 머물고 계시다고 해서요, 혹여 같이 가 주실 수 없나 해서요." -흠. 나만 있으면 백 명의 사람도 필요 없다!- 이젠 콧대가 하늘을 찌르시는구만. "그러지 뭐. 우리도 일행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으니까. 대신 명령을 우릴 따라라. 방해가 되면 용서하지 않겠어! 우리 대 나바스 황실에서 파견되어 온 사람들이니까. 알겠지!" 구한말시대 사람처럼 권위적이군. "좋아요. 좋아요. 그렇게 하세요. 하하하." 퓨르나드, 땀 나잖아. 62. 유령의 마을 일반인으로 가장한 우리들과, 수색대원을 가장한 전투조원 여러분과 함께 우리는 다시 마을을 떠났다. 그리고 눈밭을 계속 걸었다. -특별히 괴물은 안 나오는 데?- 너 같으면 어떤 눈 삔 괴물이 사람들이 이렇게 우르르 몰려가는 데 쫓아 오냐! 아무리 괴물이라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저, 케자로. 나 말야. 화장실 가고 싶어." 가면 되지! 왜 허락을 맞고 가는 거냐! "알아서 해. 뒤쳐지지나 마." 이지리스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 큰 바위 뒤편으로 갔다. 이지리스를 기다리느라 나나 케자로는 좀 늦게 걷게 되었기 때문에 열의 뒤쪽으로 쳐지게 되었다. "아우.. 근데, 케자로. 뭔가 좀 이상해."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다 이상하지. 눈은 엄청 쌓여있지. 조직원으로 보이는 인간들이랑 같이 가야 하지. 정확히 퓨르나드나 이미르는 우리와는 좀 다르긴 하지. 후. -나도 좀 이상해.- 검까지 이제 돌았나? 자기 과대 망상증에 걸린 거 아냐? "마을이 보일 때가 된 거 같은데..." 나도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았다. 쉭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상한데?" 이제 나까지 정신병원 연합에 동참했다. 하지만, 열의 앞쪽에 위치한 사람들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퓨르나드." 케자로가 나지막하게 퓨르나드를 불렀다. "왜?" "더 가지 않는 편이 좋겠어요. 좀 살펴보는 게 좋겠어요. 뭔가 앞에 있는 거 같아요. 포위되는 것이 있는 거 같아서요." 퓨르나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르도 조용히 멈춰 섰다. "확실히 수상한 느낌이 드는데. 퓨르나드, 뒤로 물러서자." 이미르와 알게된 뒤 가장 긴말이었다. "앞의 일행에게도 말해야겠군요." 이지리스는 서둘러 앞으로 갔다. 퓨르나드는 조용히 콧 웃음 쳤다. "적도, 눈치 챈 거 같군." 난, 적도 안 보이고, 그 쉿쉿 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어디 뱀이라도 있나? 뱀탕이나 해 먹게 있으면 좋겠다. "멈춰라!" 앞의 대장이 말하고 나자, 일행 십여 명은 동시에 멈춰 섰다. 그리고 이지리스는 이쪽으로 다시 뛰어 왔다. "대장도 그런 거 같다는 군요. 하지만, 뭐가 있는 지 모르겠어요. 저, 케자로는 어떻게 생각해?" "쉿 소리가 들리는데... 뱀 소리 같아." 오, 나만 환청이 들리는 게 아니었군. 그나저나, 점점 그 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그 거군. 스네이크 홀더(Snake Holder)." 퓨르나드는 검을 빼어 들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가 갑자기 내 시야를 가려 버렸다. "에, 왜 제 앞을 가려요!" "조용히 해. 널 다치게 하면 곤란하다고. 사린인지 계란인지 하는 녀석한테 죽을 수도 있단 말야. 그 자식 잔소리가 어디 보통인지 알아?" 그건 그렇지. -쟤도 당했었나 보지? 안 그러면 저런 소리 못하지. 어! 앞이다!- 검의 소리에 따라 나는 앞을 보았다. 퓨르나드의 옷만 눈에 띄었다. 좀 빨긴 하는 거냐! -앞 말고 위를 봐.- 스네이크 홀더가 뭔지 난 그 때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거대한 뱀이 있고, 주변에 작은 뱀들이 무수히 달려 있는 모양을 하고 있었다. 사실, 다이어트에는 좋은 셈이다. 밥맛이 뚝 떨어지니까. "역시 저게 진화하면 드래곤이 되는 걸려나? 하하하..." 내가 땀을 비지직 흘리면서 그 뱀과 눈을 마주쳤다. 그 녀석도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하나도 반갑지 않아! "전하가 맘에 드나 보죠? 하하하..." 이지리스 땀 흘리지마. 그리고 농담 함부로 하면 그냥 골로 가는 수가 있다. 너. "저런 큰 스네이크 홀더는 정말 처음이군요." 내 말이야. 나도 저런 건 처음이야. 굳이 말하자면 땅꾼이 좋아하지 않을까? "어떻게 죽이지? 쟤는 오늘 포식할 껄 기대하고 있을 텐데 말야." 나는 말 하면서도 녀석의 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뱀이 예뻐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단지 놀랄 뿐. "온다!" 퓨르나드는 검을 들고 눈을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르는 그의 반대편인 왼족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내 옆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뱀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그 크기와는 맞지 않게 매우 빠른 속도로 퓨르나드 쪽으로 향했다. -화이팅, 퓨르나드. 죽으면 양지 바른 곳에 묻어줄께.- 너, 꽤나 그를 싫어하는 구나. "죽어라! 뱀!" 스네이크 홀더인지 뭔지 하는 이름이 있다면서? "가랏! 으야!" 수색대를 가장한 전투요원들도 우리들이 싸우는 것을 보자 재빨리 전투에 합류했다. 그리고 이미르가 막 퓨르나드에게 돌진하는 뱀에게 뭔가를 던졌다. "쿠에엑!" 뱀이 갑자기 하늘로 몸통을 일으켰다. 그리고 뱀이 이미르 쪽을 바라보았다. -돌이라도 던졌나 본데?- 글쎄, 내 생각도 그래. 어떻게 된거지? "녀석이 싫어하는 게 뭐지?" 이지리스가 케자로에게 묻자, 케자로는 뭔가를 꺼내 보였다. 그 종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뱀 고기 술은 일즈 지방의 것이 최고 입니다라는 상표가 붙여져 있는 왠 병이었다. "북쪽 빙설지대 특산품이야. 아주 맛 없지만, 추운데는 최고지. 일단은 동족을 던진 셈이잖아. 비록 병에 들어 있을 지언정." 케자로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나저나, 넌 그런 것도 먹니? -하지만 흥분하게 하는 데는 성공했군. 아주 열 받은 거 같은데?- 그건 그렇다. "이미르!" 퓨르나드가 소리지르면서 검을 던졌다. 검은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다가 어느새 녀석의 몸을 살짝 비켜서 떨어졌다. "못 던지네." "그렇죠?" -일부러 저런 건 아니겠지? 좋은 상황이 아니야.- 내 말도 그말이다. 이미 뱀이 열 받게 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봐. "어쩔 셈이지?" 죽도록 싸운다든지, 아니면 개인이 화약을 지고 뛰어들어가는 것 등등의 일들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우리들이 헛소리를 할 때, 스네이크 홀더는 이미르와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르의 검이 몇 번 번득인 거 같았다. "설마...!" 뱀은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뭔가 하늘에서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으악! 뱀이잖아!" 녀석의 몸에 많은 상처가 새겨지고, 배에는 커다란 상처가 생기더니 곧 크게 벌어지면서 이미르의 위로 떨어져 내렸다. -욱. 내장이랑 피군.- 나도 확실히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이미르는 조용히 일어나서 잠시 눈으로 얼굴의 피를 닦고 일어서서 놀라서 입 벌리고 있는 사람들을 서서히 지나, 퓨르나드의 검을 주워서 그에게 건넸다. "옷 좀 줘." 퓨르나드는 조용히 짐에서 뭔가를 꺼내서 그에게 건넸다. "자, 이거 입도록 하라고. 빨간 색도 잘 어울리긴 하는데, 자네랑 같이 있으면 사람들이 근처에 안 올 꺼 같아. 안 그래?" 이런 썰렁한 농담을 하면서 이미르는 어느새 옷을 재빨리 갈아입었다. 사실 피도 물처럼 얼기 때문에 오래 젖어 있으면 얼어죽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음. 수색반 녀석들 완전히 놀랐군. 우릴 허술한 모험자 일당으로 알았나 보지?- 모험자면 모험자지, 무슨 일당이라니, 넌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거 같구나. "당신... 그 검술... 대단하군!" -별로, 나 보다 대단한 거 같지도 않은데?- 너에 비해선 그렇겠지만 말야. 사실 저 정도면 대단하고 본다. 난. "저흰 보통의 모험자 입니다. 여기 두 분은 그래도 검술이 뛰어나시죠. 원래 이쪽지방 출신이시구요. 실력이 뛰어나긴 하시지만, 그래도 사람이 많은 편이 좋잖습니까?" 그는 이지리스의 말에 수긍하는 듯 했다. 그보다 난 이지리스가 그렇게 말 잘 하는 것이 더 놀랍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런 믿음직한 기사 분들이 계셔서 말입니다. 좀 더 가면 마을인데, 뭔가 있을 꺼 같거든요. 걱정도 되고 말입니다. 하하하." 나도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야. 밥이랑, 따뜻한 난로, 따뜻한 물. 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군. "자, 다시 출발!" 뱀은 그 스네이크 홀더에서 떨어진 이후 다 사라졌기 때문에 술 만드는 공장에 넘기려는 이지리스의 원대한 포부는 망가지고 말았지만, 어찌 되었던 우리는 만족스럽게 우리의 원래 목적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 "이지리스, 그럼 그 마을은 저거라는 거지?" 내 눈에는 아주 단촐한 마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걸 보고 뭐랄까, 매우 평화로와 보인다는 느낌이 들 뿐 이었다. "예. 근데... 평화로와 보이는 데요? 별로 겉보기엔 이상해 보이지 않는데... 흠." 케자로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남은 사람이 아예 없을 수 도 있겠군요." 잉?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냐? "왜? 그냥 조용하기만 할뿐이지, 별로 괴물의 시체가 보인다든지 하는 건 아니잖아? 밤이 아니라서 그러나?" 케자로는 작게 한숨을 쉬었고, 퓨르나드가 말했다. "잘 보라고. 집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집이 한 채도 없어. 이렇게 추운데 말야. 이상하지? 그런데도, 움직이기 쉽게 눈은 잘 치워져 있어. 이건 정말 이상한 증상이라고. 차라리 내가 사람이고, 언제 납치될지 모른다면 저렇게 움직이기 쉽게 해 놓겠어?" 그런가? 난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도 않았는데다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예. 맞습니다. 그러니 특별히 경계하면서 내려가야 할 것 같군요." 대장도 우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세 명씩 조를 짜기 시작했다. 나는 케자로, 이지리스와 한 조를 하기로 했다. 이미르와 퓨르나드는 수색대원의 한 사람과 한 조가 되었다. "자, 세 명씩 마을에 내려가서 각자 집을 한 채씩 조사한다. 우리의 최대 목적은 일단 생존자가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며, 만약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최우선 보호하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그럼 해산!" 나는 케자로와 이지리스와 함께 마을 분수대 옆의 작은 집에 들어갔다. 문은 쉽게 열렸다. 케자로가 먼저 들어가서 우리에게 손짓했다. 뭐, 꼭 빈집 털이 전문범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아, 여기 봐!" 방의 한 구석에 작은 수납장 같은 것이 보였다. 난 그냥 영문을 몰라(국문은 잘 안다.) 이지리스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이지리스, 뭐야? 별로 이상한 건 없는 거 같은데? 그냥 수납장 하나에, 낡은 천이 다잖아?" 이지리스는 천을 살짝 들어보였다. "보세요. 지하 저장고가 있죠? 예전에 특수 훈련을 받을 때 알았거든요." 그럼 지하에 있는 저장고라면, 혹시 먹을 게 있다든지! 그런 꿈 같은 일이 현실로 이루어 지는 거야! "햄!" 그는 빙긋이 웃었다. "그렇죠. 아무리 녀석들이라도 먹을 것을 납치해 가지는 않으니까요. 뭘 좀 먹자고. 어이, 케자로 어디가?" 케자로는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이층이나 뒤져보게. 뭐라도 찾으면 바로 이야기하라고." 흠. 역시 케자로는 성실하군. 그러나, 성실이 밥 먹여 주냐! 막대에 기름 묻은 천을 감아 논 우리의 응급 랜턴을 들고 나와 케자로는 그 저장고 문을 열었다. -기분이 좀 묘한데 말야.- 그러나, 난 좋단 말이다. 흥. 음. 응? 이 냄새는 뭐지? "냄새가 좀 이상하지 않아? 설마, 썩은 내는 아닌데 말야." 이지리스는 검을 빼어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제가 한 한달 안 씻었을 때랑 냄새가 비슷하군요." 허걱... -더러운... 가까이 하지 마라.- 동감이다. 세상에. "좋아. 뭐가 있나 보자!" -저러다 다치지.- 꼭 그렇지는 않을 꺼 같은데 말야. 그보다는, 냄새가 장난이 아닌 걸? 이지리스는 검을 들고 삐걱 소리가 나는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그리고, 아무소리도 나지 않았다. "이지리스. 뭐 있어? 나도 내려가 볼께." "아니에요. 오지 마세요. 저도 곧 올라갈께요." 그리고 잠시 뒤에 그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왔다. 안색이 새파래져 있었다. "뭔가... 있어?" 그는 나를 보면서 울먹였다. "으... 먹을 게 아무 것도 없어요! 어떻게 이럴 수 있죠!" 이봐, 그런 일로 그러면 어떻게 걱정했잖아! "여기 좀 와보세요!" 윗층에서 케자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이지리스는 황급히 그의 목소리가 난 이층으로 올라갔다. 작은 방의 문을 열자 케자로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여긴 아이 방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짐을 챙겨서 빨리 도망간 거 같아요. 저기, 서랍장을 보면 옷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요.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무사히 도망갔다면 다행이지. 그리고 다른 방들도 마찬가지로 아무렇게나 짐들이 흩어져 있었다. 나는 조용히 인형 하나를 집어들었다. 조잡한 인형을 보면서 그 주인이 무사히 도망쳤기를 바랬다. "여긴 더 이상 아무 것도 없어. 먹을 것도. 젠장, 나가보자. 다른 사람이 뭔가를 찾았을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그렇지. 그럼 저번의 1,2차 수색대원은 어디로 간 거지? 적어도 흔적이라도 있어야 하잖아. 예로, 쓰다 남은 먹을 거 라든지 말야. "어이, 대장. 아무 것도 찾지 못했어. 이제 남은 건 저 신전 뿐이야." 한 사람이 말했다. 퓨르나드와 이미르 일행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숲 쪽에 있는 작은 통나무를 조사하기로 했었다. "이지리스. 우리도 가보자. 혹시 모르잖아?" "그러죠." 이지리스와 케자로, 나는 퓨르나드가 있는 작은 통나무집으로 갔다. 그리고 그 셋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나? "얼레? 길이 엇갈렸나?" 나는 잠시 통나무집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문득, 난로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 불씨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건 퓨르나드가 킨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이곳에 사람이 바로 얼마 전까지 있었다는 건가! "케자로! 밖에 가보자!" -관둬. 뭐라도 있으면 어쩔 생각이야? 에구구, 내 말은 씹는구나.- 넌 좀 씹혀도 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라고. 왠지 퓨르나드도 이걸 봤을 거 같다고. "저깁니다!" 통나무집은 약간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아래 구릉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 네 사람이 눈에 띄었다. "저, 사람은 뭐지?" 우리 일행 세 명에 둘러 쌓여 있는 한 사람은 매우 지저분해 보였다. "퓨르나드! 뭐야?" "아, 여기 생존자야.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사라진 건 아니라고 하는군." 다행이네. 그는 정말 지저분해 보였다. 그리고 그는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으아.. 아냐. 아냐. 다 죽을 꺼야. 다 끌려갈 꺼 라고! 하지만.. 난 굶어 죽긴 싫어! 싫단 말야!" 어이, 나도 굶어 죽을 꺼 같다고. 아저씨만 그런 게 아니니 안심해. "저, 아저씨.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죠? 저흰 수도에서 왔어요. 구하러 왔다고요." 그는 조소했다. "다 죽었어. 그 사람들. 그런데, 너희들이 어떻게 구할 수 있다는 거야!" 이런... 응? -마을에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확실히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뭔가 탁한 소음 같은 것이 귓가에 울렸다. 그리고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젠장! 다 틀렸어! 놈들이.. 놈들이 와버렸어! 으.. 난 이제 죽는 거야... 싫어. 싫어! 윽! 퓨르나드는 그에게 어퍼컷을 먹이고 들쳐 맸다. 그리곤 씩 웃으며 말했다. "이게 낫군." 그건 그렇네. 확실히 편하긴 해. "어서 가 보자구요. 이번엔 어떤 괴물이 있을려나..." 우린 잠시 광장에 앞에 섰다. 아직 검을 맞 부딪히면서 싸우고 있지는 않았다. 대장은 반색을 표했다. "이거, 잘 왔다고 하고 싶지만, 별로 그렇진 않군." 좀비로 추정되는 것들이 있었다. 좀비는 살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걸어다닌다. 음, 걷는 게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 될 수 없군. "할 수 없군. 이미르, 겨우 다섯이야. 부탁해." 좀비는 잘라도 잘라도 죽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미 여럿이 시도한 듯, 이미 시체는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오늘도 굶는 게 좋겠다... 윽. 메스꺼워." -먹을 것도 없는 거 아니었어?- 그런 거 같지만 말야. 이미르 녀석, 검은 겁나게 잘 쓰는군. 한 번에 정확히 두개로 가르는 군... 욱. 또 속이 안 좋다. 음...? "저기 신전이 보이는데, 저리로 사람들이 갔다는 말인가 봐요." 대장은 조용히 퓨르나드 위에 업힌 사람을 바라보았다. "굶었군." 왜 굶었지? 흠.. 하긴, 일체의 공급을 할 수 없을 테니까. 괴물이 널려 있고, 어떻게 나가겠어. "일단 신전에 가봐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자고." 신전은 마을의 최 북쪽의 동굴을 파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것도 꽤나 대공사였던 듯 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꽤나 유명한 신전 이였다고 한다. 그래봐야, 내가 보기엔 그냥 그런 신전으로 보이지만. -여러 마법이 걸려 있군. 부정한 것들은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만, 이래서야, 굶어죽기 딱 알맞잖아.- 그렇지. 부정하다.. 흠. 기준은 잘 모르겠군. 마족에 한해서 못 들어간다는 건가? 쯔.. 마도 공작은 와도 못 들어갈 뻔했군. "어서 들어가 보죠." 우리는 신전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참이었다. 이미르가 가장 뒤에서 케자로와 오고 있었는 데, 갑자기 케자로가 말했다. "빨리 서둘러요! 놈들이야!" 그리고 나는 밀쳐 들어가면서 거대한 문의 틈새로 엄청나게 많은 좀비 떼를 볼 수 있었다. 다 모아서 매스게임 하면 재미있겠군. 헐... "젠장. 되게 많군...응?" 이지리스가 갑자기 멈춰서고, 나 역시 그에게 부딪혔다. 그리고 우리는 서서히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누구..요? 이 저주받은 땅에는 무슨 일이요?" 한 중년의 남자가 나와서 말했다. 그는 말을 하는 것도 힘겨운 듯 했다. 아마도 며칠 굶은 듯 했다. "저흰, 나바스에서 온 수색대입니다. 여러분들을 구하고, 실종의 원인을 알아내려고 왔습니다." 그러자, 중년의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무립니다. 저희도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했죠. 처음에 사람이 사라졌을 때, 숲을 수색했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점점 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한 거로군. 처음에 짐인가, 뭔가가 사라졌다고 했었지? "그럼 중앙에서 온 수색대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나요?" 퓨르나드는 왠지 화가 난 듯 했다. "한 사람.. .돌아왔죠. 마법을 좀 쓰는 사람이었는데, 오자마자 죽었지요. 상처가 심했거든요. 그리고... 신관의 말에 따라 이곳을 피한 겁니다. 마을 각처에서 실종자가 나오는 데, 신전은 아무 일도 없었거든요." 흠... 그랬구나. "그 사람이, 마법사가 남긴 말은 없습니까?"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지... 라고 했던 거 같습니다. 그 외엔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미궁에 빠진 사건, 우리의 명 허접 탐정은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놀리냐! 검도 사라질 수 있는 지 실험해 보리! 쌀! "그래도 저흰 조사해야 합니다. 먼저 저 좀비들을 어떻게 해야겠군요." 그러자, 중년인은 더욱 비참한 얼굴로 말했다. "그들이 바로 실종자들의 말로입니다. 저렇게 되어 버리지요. 그래도 저들은 괜찮은 겁니다. 좀비라도, 사람처럼 하고 있으니까요. 여기 나오는 대부분의 괴물이 우리의 마을 사람인 거 같습니다. 저번에.. 전, 괴물의 시체에서 제 딸의 목걸이를 봤답니다..." 잠시 우리 일행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따뜻한 식량은 없지만, 그래도 식은 건량은 있다는 거였다. 우린 그걸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사람은 신관을 포함해 겨우 50여명 가량이었다. "나머지는 다 어떻게 된 걸까요? 여기 총 인구가 500여명이었는데." 꽤나 큰 마을이었네. 그나저나, 퓨르나드는 이런 걸 어떻게 아냐? "흠. 글쎄. 일단은 좀비를 다 없애면 좋겠지만, 다 없애는 것도 무리지. 차라리 녀석들은 낮에는 잘 활동하지 않으니 저 녀석들을 피해서 조사하는 것이 낫겠어." 대장은 심각하게 생각하는 듯 했다. 가만, 내가 이런 생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 성에서는 지금쯤 내가 기념품을 사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지. 욱... -그 방법밖엔 없지만, 난 좀 이상하군. 왜 이 신전은 건드리지 않은 거지?- 잉? 그야, 부정한 게 어쨌다고 한 건 너잖아! -정말 저 정도 숫자의 인간을 좀비로 만들 수 있다면, 신전 정도 무너뜨리는 건 일도 아니라고. 그렇게 신력이 강한 사제도 없는 데 말야.- 그건 그렇네. 뭐, 단지 귀찮아서 그랬을 가능성도 있지 않아? "대장, 그럼 애초에 사람들이 사라진 숲을 가야 한다는 거군요." "그런 셈이지." 하지만 막상 그렇게 결정해도 문제는 많았다. 그 거리가 낮에 해가 떨어지기 전에 왕복할 거리도 아니었거니와, 다른 강력한 괴물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놈들이 점점 늘어나는군요. 신전을 둘러싸는군요." 이지리스는 걱정스런 듯이 말했다. "아, 저놈들은 항상 저럽니다. 뭐, 들어 올 수 없으니 안심하시죠." 음. 노력은 하는데 말야. 음? "저기, 케자로, 뭔가 불꽃이 치솟는 거 같지 않아?" 케자로는 황급히 뚫린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마을의 입구 쪽에서 거대한 불길이, 이번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치솟았다. "대체...?" -마법인가?- 글쎄, 나도 잘 모르겠지만 말야. 확실히 마법 같기는 해. "좀비들이 대열을 바꾸고 있습니다. 입구 쪽으로....앗!" 거대한 불꽃기둥이 순식간에 마을의 길을 한순간에 불태웠다. 그리고 좀비들은 타 들어가기 시작했다. "젠장! 우리에게도 불길이 미칠 것 같아!" 마법사도 없는데... "나가볼까? 무슨 일인지 알아 봐야지. 어차피 좀비도 죽은목숨인데?" 이지리스는 조용히 말했다. 케자로는 그를 노려보았다. "통구이가 되고 싶다면 그렇게 해. 엎드려!" 순식간에 강한 불이 창문과, 벽에 부딪히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서서히 불길이 잦아들었을 무렵, 우린 밖을 내다보고 경악에 떨어야 했다. 밖은 시체가 타버려서 뼈만 앙상하게 널려 있었다. -번거롭게 화장할 필요는 없어졌군. 누가 누구인지 몰라서 그렇지.- 유전자 감식반도 없고 말야. 문제 긴하군. "사람인가...요?" 대장은 망연히 문을 열고 뼈의 길을 자각거리고 밟고 걸어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갈색의 코트를 입고, 검은머리를 날리고 있었다. 나이는 좀 들어 보였지만, 아주 익숙한 그녀를 향해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민정...?" 그리고, 시계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들린 듯 했다. 63. 마왕은 어디에나 있다 그녀였다. 난 모든 세상이 멈춘 듯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나이가 좀 들어 보이긴 했지만, 그녀가 틀림없었다. "영민이로구나? 야, 다행이다. 사실, 못 찾으면 어쩌나 했거든." 그녀는 예나 지금이나 태연하게 웃고 있었다. 퓨르나드와 이미르가 조용히 있는데,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검을 빼어들었다. "마도의 마녀, 여긴 무슨 일이냐! 내가 있는 한, 전하를 해치진 못한다!" 아, 이 둘은 그녀가 단지 사라진 걸로 알고 있었다. 그녀는 빙긋이 웃었다. "뭐야? 멀쩡했잖아? 나.. 너가 죽은 줄 알았다고!"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울면서 웃으면 지조 없는 사람이라던데. 아냐? 이거야 원. 어쩌다 늙다리가 되어서 돌아.. 윽.." 강력 어퍼컷을 맞고 잠시 호흡에 곤란을 느껴야 했다. "농담이야. 농담. 여기와 거긴 시간의 흐름이 달라. 그래. 왜 돌아 온 거야?" 그녀는 빙긋이 웃었다. "음... 그냥. 보고 싶기도 하고. 뭐, 재미도 없고. 사실 후자 쪽이 이유지만 말야." 역시.. -쳇. 난 쟤 싫어.- 니가 무슨 유치원생이냐! 유치 찬란 반짝성 발언을 하다니. "근데, 저건 다 뭐야? 난 원래 시체가 질색이라고. 그 중에서도 내장이 신선하지 않으면 정말 싫어. 에잉. 아, 물에 빠진 시체도 질색이야." 그랬단 말인가. "너.. 직업이 뭐냐? 검시관 같은 거야?" "아냐. 날 뭘로 보는 거야? 의사야 의사. 그것도 내과 의사야. 하지만, 가끔 아르바이트 삼아서 과학수사 연구소에 가기도 하지만 말야." 꽤액. 그녀답군. 시체를 해부하면서 그 음침한 특유의 미소를 띄고 있는 거 아니지? -그게 뭐냐?- 모르는 편이 낫다. 그 때, 내 머리에는 기발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 민정아. 어차피 너 할 일 없지? 그럼 나 좀 도와줘." "응?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흐흐흐... 최강의 마도사와 함께 해보자고. "단, 지금은 마력 증폭장치가 없으니까 예전처럼 강하진 않아. 그래도 실존하는 인물 중에 나보다 강한 마법사는 없겠지." 굉장한 자신감이군. 대장은 단지 그렇게 대단한 마법사가 우리편이 된다는 사실 하나에 이번 임무는 완전히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자, 가자!" -어딜, 지금 밤 다 되었다. 임마. 내일 새벽에 떠도 늦지 않아.- 헉...스. "네? 어딜 가신다고요?" 케자로가 의아한 듯이 물었다. "아, 자러 가자고." "아, 네." 민정이는 왜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그곳에 친구도, 부모도, 안정된 직업도 있는데 말야. 음? 혹시 또 파업하나? 하여튼, 의사들 문제라니까. 에잇. "검아. 레인인 걸까?" -아마도.- 나는 신전의 석벽을 바라보면서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정말 레인이라면, 왜 날 죽이려 할까? 그것처럼 귀찮은 일은 없을 텐 데 말야. 그냥 되는대로 살 것이지.. 쯔. "자, 이제 숲을 탐색하러 갑니다. 자, 너흰 거기 횃불을 들고 있고, 알았나? 그 숲은 아주 오래 되어서 빛이 잘 들지 않는다고 하는군. 그러니 많이 필요할 꺼야." 대장은 횃불을 나에게 4개 주었다. "제 곁에서 떨어지지 마십시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케자로. 떨어지고 싶어도 길이 이렇게 좁은 데 어떻게 흩어지니? "한 줄로 죽 가게 되어 있는데? 아직 위험한 기미는 느껴지지 않으니까, 어라, 케자로. 네 손에 든 게 뭐야?" 케자로 손에는 작은 짐이 들려 있었다. "별 건 아냐. 그나저나, 이래선 큰 일이군. 아, 오두막을 발견했나 본데?" 처음 사람이 사라졌다는 그 오두막이었다. "흠... 어떻게 된 거야? 난 잘 모르잖아. 설명해 줘." 아악 안돼! 민정아! 누가 이지리스를 막아 줘! "처음엔 짐이라는 사람이 사라졌어요, 그 다음엔 물리, 트래일, 밥과.. 아, 그러고 보니 짐의 짐들 몇 개도 살라졌어요. 아,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봇짐 장사래요. 그리고 그는 최근에 장사에 대한 효과적 정신이라는 책을 냈죠. 그리고 나서 그 사람들이 사라질 무렵 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나 봐요. 그리고 우리들이 놀고 있을 때, 레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갑자기 사라졌는데, 그가 눈사람을 만들었다나 뭐 라더라? 시체도 없으니, 장의사들은 울고 있었고 사제들은 원인도 모르고 그러니 제사를 지내보면 어떻겠냐고 했다고 하면서..." 민정이는 그에게 아주 작은 바람마법을 시전 했다. 그는 아주 가볍게 나무통에 박았다. "우엑... 엉?" 그 나무통에선 뜻밖의 것이 나왔다. "열쇠? 금인데?" 금으로 된 열쇠에 가운데엔 뭔가 보석이 박혀 있었다. "글쎄... 이상한데? 왜 이런 곳에 이런 게 있지?" 퓨르나드는 아주 소수주의자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그 열쇠는 내가 챙겼다. "원래 소유자를 알 수 없는 건 먼저 줏은 사람 꺼 라고요!" 그래. 그건 세금도 안내지. 아마. "내가 곧 법이다." 훗. 루이 14세의 명 대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후후후. "자, 그럼 숲으로 가 봅시다. 정말이지, 음침한 숲이군." 동감이야. 대장님. "음침해도, 특별한 기는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음. 그래. 기가 없어." 무슨 소리야! 그런 귀신 서넛 정도 우습지 않게 나올만한 발언은 제발 삼가 해 줘! -괴물도 없어.- 그건 그랬다. 아니, 괴물은커녕, 살아 있는 것은 풀과 나무뿐이었다. 아... 버섯도 있고, 이끼도 있고, 기생식물도 있고.. 식충 식물은 없나? 하여튼.. 그렇다. "좀 더 가보도록 하자." 정말 기분 나쁘고 음침한 숲이었다. 그러나 괴물이나, 좀비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저쪽에 무슨 건물이 보이는 거 같습니다." 한 수색대원이 조심스런 어조로 말했다. "응?" 우리는 그 곳을 바라보았다. 그 곳엔 내가 볼 땐, 정확히 성 같은 것이 서 있었다. 그러나 나바스나 트라이너와 같은 투박한 디자인이 아니고, 매우 섬세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었다. 로코코 풍인가? "저거 날려주면 되는 거야?" 민정이는 매우 즐거운 듯 했다. 재미들은 건 아니겠지? 좀 참아 줘... "나중에 해 주세요." 이지리스, 눈에서 불꽃 튄다. 여기 주유소가 없는 게 다행이군. "수색대장은 뭘 알고 있지 않을까?" 확실히, 그는 뭔가를 알고 있었다. 역시, 조사팀과 출가 팀은 큰 차이가 있다. 허허허. 인생 무상이라. "아, 난 또. 저건 이 지방의 옛 영주가 살던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죠. 무엇보다 이런 곳을 유지하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옛날에 떠났거든요." 수색대장은 아마 조사도 많이 해 보고 왔나보다. 잘 알고 있네? 이지리스의 그 떠벌떠벌 보다는 확실히 정리가 되잖아? "그런데 꽤나 깨끗하잖아요? 오래 비워뒀다면 지금쯤 굉장히 지저분해져야 정상 아닌가요?" 케자로는 검을 꺼내면서 말했다. "확실히, 이지리스. 정상은 아니군. 적이다." 눈앞에는 서서히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근데, 적은 어디에 있는 거야? 나도 좀 알려 달라고. -젠장. 이 인원으로 상대할 만한 적은 아니군.- 슬라임이라도 나오냐? 몬스터 백과 사전에 보니 그게 제일 간단한 적이라면서? "모두 흩어지지마! 놈들이 불러낸 안개다! 함정이야!" 케자로의 말이 크게 울렸다. 그리고 나도 안개 속에 묻혀버리는 착각을 맛 볼 수 있었다. 민정이의 얼굴도 결국 보이지 않게 되었다. "좋아. 그래도 모두 옆에 있는 거겠지? 이봐! 케자로, 이지리스!" 그러나, 아무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대체 다들 어디 있는 거지! 조금 더 걸었다. 그러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젠장. 모두 어디 있는 거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숲은 점점 어두워지는 거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군. 내 옆에는 항상 검이 있으니. "검... 뭔가 이상하지 않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검은 분명히 허리에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맙소사! 이건 환상이야!" 안개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검의 톡 쏘는 목소리가 들렸다. -넌 어쩜 그렇게 늦게도 알아 차리냐?- 욱. 내 딴에는 꽤나 빨리 알아차린 거 아니냐? 딴 사람들은.. 풋. -이지리스녀석, 나뭇가지 붙잡고 울고 있잖아?- 그랬다. 모두들 환상을 보는 거 같았다. 수색반 대원들이나, 퓨르나드, 이미르와 케자로 이지리스는 모두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이거야 원. 알아서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 -글쎄... 그렇게 하는 게 좋지만, 적이 나타난 거 같은데. 그리고 민정이는 대체 어디 있는 거야?- 그렇다. 민정이. 그녀만 있으면 무적 아니겠어? 그런데 가만... 안 보이잖아!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흑. -저 앞이야. 아직 적이 오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사람을 한 데 모아 놔. 지키기 편하게. 여기 저기 흩어져 있으면 지키기 힘들다고.- "내가 손대도 모를까나? 알아차리면 더 좋겠지만." -죽여도 모르니까 걱정마.- 뭐야? 그렇다면 가만있을 수 없지! 낙서를 하자! -너란 놈은...- "뭐. 다 옮겼잖아.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중무장한 사람들을 다 옮기는 건데. 후후후. 이 정도면 싸지. 싸. 후후후." 검이 뭐라고 더 투덜거렸으나, 난 안개 앞쪽의 작은 길을 응시했다. 뭔가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놈이다.- 좋은 정보다.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검은색의 말을 탄 사람의 모습이 드러났다. "에.. 사람은 아니겠지?" -젠장. 전에 왔던 수색반이다. 좀비가 아니지만, 몇 배는 더 강할 껄? 일단, 일반인이 아니잖아.- 그렇게 되는 거였어! 욱. 아무도 깨어날 기미는 없단 말야! "너는 마법에 걸리지 않았는가...." 목소리도 텁텁해! 오늘 아침에 뭐 먹었더라. 아, 굶었지.. 젠장, 이젠 헛것이 다 보이네! "그렇게 된 거네요. 기분 안 나쁘시죠?" -뭐하냐...- 허허, 뭘 모르시는군. 귀신이나 검이나 얘기하는 건 비슷하다고. "인간이여... 돌아가라. 왠지 널 죽일 수 없다..." 엥? "저... 왜요?" -그냥 죽이기 싫은가 보지 뭐. 이제 보니, 유령한테도 인기인가 보지?- 검, 너도 유령 되고 싶냐? "난 지금 나바스의 황제폐하의 명으로 이 근방을 조사하고 있다.. 수상한 괴물은 죽인다... 그런데, 넌 괴물이 아니다." 뭔가, 홀렸군. "근데 아저씨. 아저씨는 죽었는걸요?" 잠시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서 나는 오한에 떨어야 했다. 말 잘 못 한 건가? 하지만, 내가 황제라고. "그렇지. 그러나, 내가 사라질 때까지 명령을 완수해야 한다..." -불쌍하군.- 그래. 그렇지. 명령에 의해서. 충성심이 깊은 아저씨였나 보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집착하게 된 거겠지.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나, 나바스의 황제인,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의 이름으로 명한다. 너, 기사여. 그대의 임무는 끝났다. 이젠 쉬어도 좋다." 그 기사는 시커먼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에서 내려서 무릎을 꿇었다. "불민한 저, 명에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의 머리에 있던 투구가 떨어져 내리고, 몸은 앞으로 쓰러졌다. -1차 수색반 이었나 보군. 지휘자였던 거 같아.- 그래. "황제라니...?" 흐헉! 뒤를 돌아보자, 난처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지리스, 케자로, 퓨르나드, 이미르와 어이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수색반의 얼굴이 겹쳐졌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에는 너구리가 그려져 있었다. "에... 그것이 그러니까. 그래서. 하하하..." 땀이 흐른다. 웃기는 데 웃으면 맞겠지? -춥냐? 난 바람은 못 만들어.- 검... 망치에 맞고 싶냐! "황제폐하일리가 없잖습니까? 하하하.. 재치 있는 아이지요. 기사를 잠들게 하려고 했을 뿐 입니다. 그럼, 여기 있는 우리는 황제 폐하를 혼자 내버려두는 엉터리 기사들이 게요? 하하하. 원 농담도." 퓨르나드, 대단해! 모두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대장의 한 마디는 뼛속깊이 내 가슴에 박혔다. 그런데, 낙서한 건 못 알아차리는 데? "하긴, 저렇게 허약해 보이는 놈이 황제 일리가 없잖아?" 군법회의다... "성입니다." 이지리스가 짤막하게 말했다. 성은 깔끔해 보였다. 민정이의 행방은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녀정도의 인물이 어디 가서 잡히거나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럼 갈까요? 저 놈들부터 어떻게 하고요. 근데... 몇 놈 없군요. 불길의 흔적이 있는 걸 봐서는... 혹시 그녀 먼저 간 것 아닙니까?" 사실, 나도 막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글쎄. 그건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싸운 흔적이 있다는 거 정도겠죠." 그 정도 추리는 나도 할 수 있다고! -이 자국은 민정이가 아냐. 꽤 오래 전에 생긴 거야.- 라는군... 흠. 그럼 민정이는 정말 어디 있는 거야? "좀 피하세요!" 이지리스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 얼른 앞을 보니,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깜찍한 좀비 한 마리가 걸어오고 있었다. 피하는 것이 상책이요, 진리니, 이를 어기는 자는 형법 제 23조에 의거하여.... 내가 지금 뭐하냐. 그럼, 저 안엔 이런 괴물이 득시글거리는 건 아니겠지? "흠..." 이미르, 너 지금 뭐하냐? 지금 좀비 가지고 뭐 하는 거야! 오, 퓨르나드. 어서 가서 때려 줘! "이미르, 뭐해? 냄새난다고." 이미르는 조용히 일어서면서 모두에게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마을에서는 몰랐는데... 힘이 빨려서 좀비화 된 거야. 특별히 좀비를 만들려고 한 게 아냐. 아마도 막상 이렇게 되니 처치 곤란해서 이렇게 불로 태워서 죽이고, 그러다가 마을로 보냈겠지." 에엣? 그럼 숨은 이야기가! 난 전혀 몰랐다. "그럼, 이 안에 있는 건 사람이야?" 이지리스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니, 귀신 무서워해? "흠... 그건 봐야 알겠지만, 유령이나 좀비는 아니겠지. 아마 성안엔 괴물이 하나도 없을 꺼야." 그런 일이... 그러나, 정말 성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심지어는 옛날에는 정원이라고 추정되는 장소에도 그저 나무와 풀들만이 자라 있을 뿐이었다. "확실히. 보스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퓨르나드는 몸을 움추렸다. 그리고 귀여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검 마음에 못을 박아도 팍팍 꽂는군.- 검이 좌절하건 말건 우리는 성의 문을 바라보았다. "손잡이가 토끼모양이라니, 깜찍하군." 이지리스는 허탈하게 웃었다. "자, 그럼 들어가자고. 여기서 이렇게 꾸물럭거려도 시간은 흐른다, 이거 아니겠어!" 이봐, 갑자기 왜 의지의 한국인이 된 건데? 막 불타오른다? 퓨르나드? "누가 앞장서서 가야 할까요? 퓨르나드인가? 이미르인가? 케자로인가? 이지리스인가? 파즈인가? 수색반 대장인가? 수색반 1인가?..." 수색반 대장의 입을 막았다. "제가 앞장서죠. 그럼 어서 갈까요? 어라라?" "안돼요!" "전례가 없는 일이야. 너 같은 사람을 앞에 세운다는 건." "웃기지마." "얌전히 뒤에 있으라고." -널 열열하게 지켜주려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상처받아서 살 수 가없지. 앞장을 서는 것은 이지리스가 되었다. 이유는 왠지 죽여도 죽여도 절대로 안 죽을 꺼 같은 녀석. "케자로. 하지만 괜찮을까? 넌 쟤의 방향감각을 믿어?" "절대 믿지 않습니다." 그렇군. 그랬던거야. "자, 이쪽에서 꺽어요." 이지리스가 과감하게 복도에서 오른 쪽으로 꺽어 들어갔다. 복도는 그리 좁지 않지만, 같은 벽지를 사용하고 있어서 좀 헷갈렸다. 창문은 다 열려 있었지만, 안개가 깔려서 사실 풍경으로 어딘지 짐작하는 건 좀 무리가 있었다. "이번에는 이쪽으로 가보죠." 미로를 돌 땐, 항상 표시하고 한 쪽으로 가는 게 길을 가장 쉽게 찾는 법 아니었나? -왠지 걱정되는군. 이 여행은. 이지리스를 선두에 세웠을 때 눈치채야 했어.-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누구에게나 기회는 필요하다고. "자, 그럼 이쪽으로 가 볼까나?" 신났군. 이제 이지리스는 화색이 돌다 못해서 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뭐, 어두운 분위기에서 안 하니까 다행이긴 한데, 역시 걱정도 되긴 하는군. "이지리스. 주위를 조심해. 괴물은 없어도 함정은 있을 수 있다고." 케자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귓가 뒤에서 울리는 케자로의 목소리는 들어 본 자만이 그 서늘함을 알 수 있다. 무섭다. "케자로, 귓가에 대고 말하지 말아 줘. 그나저나, 꽤 걸은 거 같은데, 그대로인 거 같다. 그래. 저 그림. 아까도 본 거 같은데?" 모두의 시선이 그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이지리스를 바라보았다. "차라리 팀을 나눠서 가는 게 어떨까요? 그럼 더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아무리 성이 커도 미로는 아니잖습니까? 방을 일일이 뒤지다 보면 뭔가 알 수 있을 테고요." 한 사람이 의견을 제시하고, 왠지 그럴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는 다시 팀을 짜서 움직이게 되었다. 우리 팀은 이지리스, 케자로, 나, 수색반 두 명이다. 이 두 사람은 좀 쾌활한 편으로 보였다. "자, 우린 직진만 해 보는 게 어때?" 케자로가 조용히 의견을 제시하고 다시 지루하게 직진을 했다. 그러자, 어떤 문 앞에 다다렀다. -음악의 문?- 뭐냐... 음악이라면, 잘 모르는 데? 아이돌 가수 했던 시절이 있긴 하지만, 것도 옛날 이야기라고. "음악이라니, 이상한 문 이름이로군요." 이지리스를 패고 싶어졌다. 문 이름이 음악이겠냐! 방에 들어가면 뭔가 음악과 관련된 게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렇다면 악기 실이라는 말인데... "들어가 보도록 하죠. 손해 날 것은 없으니까." 그렇게 되겠지. 그러다 괴물이라도 나오면 난 모르는 일이여. -흠.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 데 말야. 넌 보통 악기 실에 악기 실이라고 붙여 놓지 악기의 방이라고 붙여 놓니?- 아, 맞다. 말리...고 싶은데, 이미 이지리스는 모습도 당당하게 문을 열어 버렸다. 그리고 문은 쿵 소리를 내면서 닫혔다. -또 혹시 모르잖아. 열어 봐.- 널 한 번 믿어 보지. "뭐하십니까? 문이 안 열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미는 게 아니에요. 당기는 거지." 바보 되었다. -문 잘 열리네?- 네 탓이야. 꺼이 꺼이. [이곳은 음악의 문이다. 너흰 문제를 풀어야 한다. 틀리면, 나갈 수 없고, 맞으면 길을 알 수 있다. 문제를 풀겠나?] 허걱! 뭐야! "음. 당연히 풀어야지. 뭔데?" 이지리스! 제발 그냥 나가자! 아, 이미 틀렸군. 신이셔. 검의 주인은 이런 곳에서 허무하게 마감합니다. 한 백년 뒤에 제 후손이 이곳에 전설의 성검을 찾으러 오는 거 아닌가 모르 네요. [좋다. 문제는 다음으로 떠올릴 수 있는 소리의 주인을 찾는 것이다.] 무슨 개 짖는 소리가 나왔으면 좋으련만. "음. 좋아. 준비됐어!“ 그리고 3분이 흘렀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잖아?" [이상이다. 소리의 주인은 누구인가?] "코끼리!" 이지리스,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틀렸다. 아까도 말했지만, 맞출 때 까진 못 나간다.] 거 봐라. 그냥 열지 말고, 사람들을 기다렸다면 좋았잖아. 차라리 민정이를 기다렸다가 날려버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군. "뱀장어! 송어! 말미잘! 거북이! 소라! 해삼! 멍게! 옥돔!..." [다 틀렸다.] 대책회의가 소집되었다. 나는 이지리스를 저주했다. 케자로는 그를 째려보고 있었고, 두 명의 수색대원은 난색을 표명했다. 현재 정국은 얼어붙어 있으며,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동교동, 서교동의 버스회사는 각각 정상운행을... 이게 아니지. "이지리스. 답이 뭘 꺼 같아?" 이지리스는 자신 있는 어조로 말했다. "모르겠는데요?" 케자로는 그를 구석으로 데려갔다. 난 남은 두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것의 주인이 뭐죠?" 한 사람이 의견을 말했다. 박쥐가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박쥐가 퍼득이는 소리정도는 들려야지. 안 그래? 우, 이게 무슨 음악 문제냐! -아, 혹시. 아냐. 그럴 리가 없지.- 이럴 때는 검의 뇌 뿐 아니라, 검 집 뇌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다. "뭔데. 뭔가 좋은 생각 있어?" -음. 동물이 아닌 거 아닐까? 뭐, 유령 소리는 들을 수 없잖아.- 이봐.. 가만, 그렇다! 64. 1층 계단 "답을 알았어. 이지리스! 바로 그거야." 이지리스는 퉁퉁 부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음... 폭력이 난무하는군. 별로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답을 안다면 말해보라.] 나는 잠시 호흡을 고르고 말했다. 뭐, 틀리면 다시 생각하면 되니까. "바로 너야. 넌 그 시간 동안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지. 그러니까, 그건 너의 소리야." -이거 궤변 쇼였냐?- 믿거나 말거나. [맞았다. 문을 열어 주겠다.] 갑자기 벽의 한 부분이 소리를 내면서 옆으로 밀려갔다. 그 곳에는 복도가 있고, 몇 명의 사람들이 멍하니 서 있었다. 마치 검이 짖는 걸 보고 놀란 거 같았다. "어라라...?" 그들은 돌이 되어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고, 눈도 깜박이지 않았다. 우리 일행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야!" -아마도, 우린 갇히는 정도의 가벼운 벌칙이었던 거에 비해 이들은 그게 아니었나 봐. 돌이 된다든지.- 대체,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퀴즈 방이 있는 거야! 이게 지금 채팅 방이냐! 농담이 아니라고. "퓨르나드 일행은 무사할까?" "괜찮을 껍니다. 두분 다 아는 것도 많으신 분들이니까요. 이지리스, 다음부터는 절대 나서지마." 이지리스는 오죽 맞았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보고 망연자실해 있는 수색대원을 지켜보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들은 왜 우리가 있던 쪽을 보고 있는 걸까? "여기... 방이었던 걸까?" -그랬겠지. 어쩌면 문을 열어도 나가지 못하는 곳이 있을지도 몰라. 우리도 서둘러서 이 방을 빠져나가자고.-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검, 너도 쓸모 있는 생각을 할 때가 있긴 하구나. "저거 혹시 계단 아냐?" 모두 감격의 얼굴로 그 곳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여기서 사람들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얼마나 올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적어도 퓨르나드는 오겠지. "으악!" 비명이 들려 왔다. 가까운 곳이었다. 모두는 동시에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수색대장과 그 일행이 보였다. "대장!" 우리 쪽의 대원이 반색을 했다. 그들은 왠 뿔 달린 개와 싸우고 있었다. "개판이네요." 이지리스, 그렇게 말하면 화낼지도 몰라. -어둠을 먹는 개다. 조심해! 저 뿔에 찔리면 독에 중독 된다!- "뿔에 독이 있대요! 조심해요!" 대장은 검은 어디 갔는지 없고 작은 대검을 꺼내서 개를 위협했다. 개는 자신이 포위된 것을 알고 낮게 으르렁거리다 이내 뛰어 올랐다. "대장!" 은빛이 번득이고, 케자로가 대장의 옆쪽으로 옮겨 섰다. 케자로는 검을 다시 검 집에 넣었다. 짜식 폼은 다 잡는 데? 저것도 혹시 폼맨 아냐? "자식 멋진 역은 혼자 다한다니까. 하여튼. 괜찮아요? 어디 다친 사람은 없고요?" 이지리스는 걱정스러운 듯이 대장에게 다가갔다. "그래. 젠장, 여긴 도대체 어떻게 된 게, 갑자기 이상한 물건이 뛰쳐나오질 않나... 아, 그러고 보니 그 여자. 만났어." 민정이를 여기서? "같이 오시진 않으셨어요?" "그녀는 할 일이 있다고 먼저 올라간다고 하더군. 벽틈으로 순식간에 사라지던데? 자긴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 그리고 이곳의 특징도 알려 줬어." 에엑? 그런 대단한 정보를 알려 주다니! "그게 뭔 데요?" 초롱초롱. "이곳은 총 4층으로 이뤄져 있고, 각층에선 각층에 해당하는 만큼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거야. 그리고 만에 하나 허술하게 하거나 너무 시간을 끌게 되면 아까 처럼 괴물이 나온 다는군. 우린 거의 하루정도를 있었으니까... " 뭐? 하지만 우린 겨우 10여분 있었는걸? 내가 그 사실을 물어보자, 그는 이곳이 시간도 다르게 흐른다고 했다고 한다. 돌이 된 조원에 이야기하자, 그는 단지 나중에 구할 수 있을 거라고 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바로 저게 지도자의 정신이라 이거야. 바보야.- 그래. 난 아직 한참 멀었다. 멀었어. 미안하다 그래. 젠장, 검 잘못 만나 이게 무슨 고생이람. 기사는 검을 잘 만나야 하는 법인데 말야. 에잉. "저쪽에 계단이 있어요. 퓨르나드 일행은 봤어요?" 아무도 못 봤군. 흠... 어쩐다. "일단 계단에서 그들을 기다립시다." 우리는 다시 계단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계단에 걸터앉아 그간의 상황과, 이곳이 왜 이렇게 되어 있는지를 정리해 보았다. 상황 A : 주인이 퀴즈 광인가? 상황 B : 어쩌면 주인은 없을 수도 있다. 집이 의지를 갖고 움직인다든지, 뭐, 그러면 호 러물이겠군. 상황 C : 혹시 주인이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닐까? 그래. 내가 아는 사람일 수도 있다. 뭐 사람을 많이 알진 못하지만, 충분히 이렇게 할 만한 사람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힘을 뺏을 수 있다.. 면, 혹시 그 자다. 그 사람이다! "레인이다." -응? 누구?- 레인이 이 성의 주인이다. 그는 마왕의 힘을 얻었다고 했다. 비록 그것이 거짓이든 무엇이든지, 강해진 건 틀림없다. 그렇다면 더 강해지기 위해서 마족 특유의 능력으로 힘을 흡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죽은 걸 수 도 있고. "다 맞아 떨어져." 난... 셜록 홈즈의 후손이었던가! 아. "자, 들어봐. 이 저택의 주인은 레인이야." 나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설명했다. 그러자 그들도 모두 놀랐다. 하지만, 레인이 누구인지 알고, 몇 번 본 적도 있는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그럴 수도 있다고 동조했다. "확실히, 레인 일 수도 있겠어요. 그럼 정말 그가 그 많은 사람을 죽여가면서 자신의 힘을 확보했을까요?" "아마도." -나쁜 놈일세 그려.- 원래 좋은 놈도 아니었어. 양성체 에다가 극악무도한 놈이라니, 왠지 나쁜 조건은 다 들어간 거 같은데? 흠. "어이, 여기서들 뭐해?" 가운데 복도에서 다섯 사람이 나타났다. 아주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퓨르나드와 이미르였다. 그리고 뒤에 두 사람이 더 서있었다. 얼굴이 퍼래가주고. "저, 뒤의 그 분은 얼굴이 왜 그래요?" "아, 별 거 아냐. 못 볼 껄 좀 봤거든. 아까 문이 퀴즈 좀 틀렸다고 계속 있으라고 하잖아? 그래서 열 받아서 다 부시고 나왔지. 하하하... 별 거 아니었어." 믿음직하군... 어떤 면에선 말이지. 다음부터는 좀 미더우면 그냥 부시라고 해야겠어. 하하하..그럼 확실히 나갈 수는 있잖아? -막 나가는 인생이구나. 파즈. 넌 저렇게 살면 못써.- 니가 엄마냐? "좋아! 이제 2층 올라가자." 대장이 힘차게 이야기하고 우리는 올라갔다. 이제 남은 사람은 십 오명이 되었다. 꼭 무슨 서바이벌게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4층이면 9개의 퀴즈만 풀면 된다는 것이다. 가만, 그럼 퀴즈 다 풀면 뭐가 나오는 거지? 레인이 웃으면서 보스 판이다 하고 나올 리는 없잖아. 게다가, 이게 무슨 롤플레잉 게임도 아니고 말야. 중간 보스로 나올 리도 없고... 흠. "이번에는 무슨 방이야? 먹을 거 나오고 쉬어 가는 방, 이런 건 없나. 에휴휴." 이지리스의 말을 들으면서 문득 웃음이 나왔다. 잘 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데 말이다. 우린 완전히 세조로 나눠서 찾기로 합의했다. 4층의 보스 판에서 만나자고 합의를 보긴 봤는데, 사실 제일 걱정되는 게 우리 조 아닌가? 믿음직스럽기는커녕 어리석은 이지리스에, 어벙한 대원 두 명, 검술은 어림 반 푼 어치도 없고 인질 되면 무지 곤란한 황제에 살벌하기만 한 케자로. "문제 있다. 에휴휴." -그래도 어쩌겠어. 자, 문 열자. 수학의 방? 살 떨리는 군.- 나도 떨린다. 근데, 검이 떨리면 진동이 느껴져야 되는 거 아닌가? 흠. 흠. [문제는 맛있는 파이가 당신 눈앞에 쌓여 있다. 그런데 이 파이는 x개만큼 쌓여 있다. 그렇다면 이 파이의 개수는 얼마인가? 어서 답을 말하라. 모르면 죽는다.] 순간 냉동, 경직. 당신은 지금 경이로운 냉동의 세계에 와 계십니다. "뭐야!" -진정해. 아직 벌칙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여차하면 부시고 가지 뭐.- 그래.. 차라리 부시고 가는 게 날지도 몰라. 꺼이 꺼이. 누가 남학생은 수학을, 여학생을 영어를 잘 한다고 하나? 전 세계를 둘러봐라. 수학 못하는 남자랑, 영어 못하는 여자가 더 많다. "답이 뭘까요? 전 이런 거에 약해서요." 이지리스의 얼굴에는 그로서는 보기 어려운 진지하이 어려 있었다. -흠.. 정말 계산하는 걸 줄 리가 없어. 그렇다면.. 아, 그렇다! 싸인 파이 엑스!- 에엣? 이거 넌 센스 문제야? "답은 싸인 파이 엑스야(sinπx)! 어때, 맞지?" [맞았다. 그러니 너희를 죽이지 않고 영원히 이 곳에 있어라.] 에엑! 말도 안 된다! "걱정 마세요. 나가는 방법, 아까 알려 주셨잖아요."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벽을 패서 쓰러트렸다. 애초에, 퀴즈를 푸느니 벽을 부시는 편이 더 간단하지 않아? 그리고, 나무로 되어 있을 껀 뭐 람. "문만 돌로 되어 있네. 제작자가 부실 시공했나 봐." "그게 뭐 에요?" 이지리스. 그런 건 몰라도 된다. 아, 수성대교 전투를 생각해 봐. 후후후... "자, 가자." 허망했다. 다음 문에선 실제 달리고 뛰라는 문제 였었는 데, 그걸 언제 하냐? 그냥 부시고 나왔다. 그러자, 괴상한 괴물이 나왔는데, 그걸 케자로는 벽을 무너뜨림으로 간단히 성공했다. "뭐, 한쪽이 무너졌으니, 아무리 돌로 지어졌어도 곧 무너지게 되어 있잖아요." 그렇지. -부실이야. 부실.- 그건 그렇다. 확실히 나도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번 문에선 뭐가 나올까요?" 그건 모르지만, 곳곳에서 무너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는 걸 봐선 다른 팀도 선전하고 있는 듯. "자, 이젠 삼층이야." "싱겁다. 싱거워." 삼층으로 올라가자, 이번엔 무슨 마법약 조합이나, 그런 게 나왔는데, 거기서 우린 정말 벽만 부셔댔다. 모르니까... -바보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랜다라는 속담을 말해 주고 싶군. 삼층 계단을 올라서자, 스타트 라인과 골인라인이 보였다. 넓찍한 장소에 오직 라인 선과 중간에 왠 바구니가 보였다. "이번엔 그런 퀴즈가 아니고 무슨 장거리 달리기 시합인가 본데?" 어느새 계단을 올라온 퓨르나드가 중얼거렸다. "도대체 주최측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당장 즉각적인 사과를 하고, 경비를 물어주어야 한다고!" 이봐, 지금 우리가 무슨 경기 시합하러 온 거냐? 어떻게 생각해 보면, 불법 침입에다가 기물 파손까지 했다고. 알긴 하는 거야? 이지리스, 우린 소풍 온 게 아니다. "자, 그럼 여기 게임 설명서를 읽어보도록 하자." 친절하군. 이미르는 왠 종이를 나누어주었다. 사용 설명서는 신기하게도 인원수만큼 준비되어 있었다. "뭐야, 릴레이 경주를 해서 중앙에 있는 문제를 풀고 못 풀면 한 번 더 뛰라고! 절대 한 번에 통과하겠어!" 불타오르는 이지리스였다. "케자로. 우리도 잘해보자." 검. 너만 믿는다. 후후후... 그래서 우리는 스타트 라인에 섰다. 그러자, 기괴하고 턱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준비.] 긴장된다. 윽. 무슨 동네 운동회 같잖아! 욱이다. [땅!] 땅..까지. -빨리 뛰라고! 너무 느리잖아! 자, 준비된 교관인 나를 믿어!- 검 놓고 올 걸 그랬지? 그럼 정말 전설의 성검이야기가 전승될 텐데 말야. 젠장. 실수했다. "좋았어! 꼴찌다!" 평소 훈련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나타난다. -자랑이다.- 그럼. 꼴지도 하려면 얼마나 힘든 줄 알아? 꼴찌와 일등의 노력은 같다고 봐. 궤변이긴 하지만. "자, 문제는 검은 어느 손으로 잡는 게 가장 좋을까?" -흠..- 설마, 검 모르는 거야? 그나저나 신기하군. 석판에 글씨를 쓰고 말야. 응? "으악! 바닥이 사라진다! 으악! 살려 줘!" 한 대원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어떻게... 된 거야? 가만, 문제가 틀렸을 땐 혹시... 1층부터 다시? -왠만 하면 한 번에 통과하자... 그게 좋겠어. 거기서 다시 시덥지 않은 퀴즈를 풀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동감이다. 난 여기까지 다시 부시고 올 여력 없다. -답은 양손.- "답은 양손. 좋아. 맞았다! 어머니! 아들이 한 문제 맞췄습니다! 비록 컨닝이지만 말이죠." 아들은 눈물을 흘립니다. 검의 유용한 면을 발견했어요. 나 대신 시험문제 외게 해서 시험 보게 하는 겁니다. 음 하하하. 수능에 이용하면 떼돈 벌겠군. 음 하하하. -빨리 가기나 해.- 그래도 꼴지는 면했다. 의외로 이지리스가 1등이었다. 난 3등이었다. 2등은 케자로, 4등은 이미르, 5등은 수색반 멤버A 그리고 퓨르나드는 9등이었고, 대장은 11위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패스했다. "그래도 꼴지는 아니잖아. 뭐. 아, 여기 복도 위에 뭐라고 쓰여 있어." [1등에서 10등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행복은 성적순은 아니다. 당연하다. 그러나, 계단을 올라가는 건 성적순이었다... "자, 가자. 그럼 이렇게 하죠. 다시 달리기 시합해서 하면 열 명이 올 수 있고, 다음에 또 하면 나머지 다 올 수 있잖아요." 그런 것이다. -허술한 룰이야. 엉터리. 이런 걸 만든 놈 얼굴 좀 보고 싶군.- 나도야... "그럼 우린 계단 위에서 기다릴께요. 다 같이 가요. 위에 뭐가 있는 지 모르니까. 혹시 누가 알아요? 검투장 이라도 나올지. 정말 그런 건 사양인데 말야. 흠." 대장은 감격한 듯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러 돌아갔다. 그리고 우리는 계단 위로 올라가자, 기묘한 조각상들이 서 있었다. "뭘까나?" -이젠 뭐가 나와도 놀라고 싶은 맘이 안 들어.- 검은머리가 순간 보였다. 민정이가 우리 쪽으로 걸어 왔다. 그녀의 안색은 좀 피곤해 보였다. "아, 쉬웠지? 내가 이곳에 걸린 마법을 바꿔놨거든, 좀 장난스럽게. 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다음부터는 상의하고 하자. 제발. "여긴 뭐야? 무슨 퀴즈라면 사양이야. 머리에서 털 날 지경이라고." 그럼 대머리는 안되겠지만 말야. "흠. 여긴, 그냥 지나가면 돼. 아무 것도 건드리지만 않으면 무사 통과야. 예로, 내가 만약 저 석상을 건드리면 저 석상이 살아나. 그리고 나랑 싸우게 되는 거야." 아, 모르고 오면 하나쯤 건드릴 수도 있으니까. 심오하군. 가만 아래 색이 검은 색과 흰색이 있는데 이건 어떤 의미지? "아, 그리고 여기선 무조건 검은색 돌만 밟아야 해. 만약 다른 걸 밟으면 주변의 네 군데에서 괴물이 나타나. 즉, 포위 당하는 거야." 무서운 곳이구나. -빨리 후다닥 빠져나가자.-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대장 일행을 기다려야지. 근데, 민정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넌 어떻게 생각해? 이 위에 있는 자가 누굴 꺼 같아?" "레인이라고 생각해. 날 죽이려고 이갈고 있거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듯, 그녀는 좀 더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지리스가 말했다. "저 배고프고 졸려요. 아무래도 잠을 못 자서 그러나 봐요." 이봐, 여기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 다 참고 있는 거지! "이지리스. 위에 밥 있겠지. 설마, 사람을 초대해 놓고 밥도 없겠냐? 그러니 진정해." "응!" 단순한 놈... 케자로. 너도 무섭구나. 녀석을 꽤고 있어. 넌 심리학으로의 자질을 살려 봐라. 기왕이면 범죄 심리학 쪽으로 말이지. 음 후후후. "민정이는 어떻게 생각하는 데?" "글쎄... 모든 건 닥치기 전엔 알 수 없는 거야. 그리고... 레인이라. 그가 그럴 이유가 있을까?" 있으니까 그런 거 아닌가?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대장이 나머지 사람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사람 숫자는 이제 다시 16명이 되었다. 대장에게 룰을 설명해 주고 우리는 다시 4층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아, 사나이의 환타지와, 로망은 어디로 갔는지! 개탄할 따름이니라.- 너나 가서 싸우면서 로망 어쩌고 해라. 아, 로망.. 그러고 보니 생각난다. 예전에 나온 차 중에 르망이라는 차가 있는 데, 이게 불어라고 한다. 그걸 모르는 나는 천진 난만한 어조로 이렇게 이야기했지. "아빠, 이차 이름은 레만스야?" 중3때의 일이다. 즉, 영어를 어설프게 알아서 저지른 아주 사소한 사건이랄까? "무슨 생각해?" "아. 민정아. 넌, 왜 돌아 왔어? 내가 걱정되어서?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 그녀는 작게 웃었다. 검은색의 발판을 밟으면서 그녀는 웃었다. "너, 바보구나." 꽥... 말을 말자. 요즘 내가 말해서 본전도 못 건지는 거 같단 말야. 검한테야 워낙 당하고 사는 편이고.. 아, 나 되게 불쌍한 놈이었구나. "뭐해? 도착했잖아?" 그래. 난 불쌍한 놈이잖아. 그래도 황제씩이나 하는 걸... 그걸 위안으로 삼자. 흑. 흑. "계단이군요. 어떻게 하죠? 올라갈까요?" 케자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도 약간은 걱정되는 모양이다. 오래 살고 볼일이군. 이지리스는 아직 뒤에 있었다. 사나이 칼을 뽑았으면 당연히 무라도 썰라고 했거늘...당연히 올라가야지. 뭐가 있을 지는 모르지만 말야. "으앗!" 갑자기 비명소리가 뒤에서 울리고 뒤를 돌아보자, 이지리스는 괴물에게 휩싸여 버렸다. 민정이는 한 마디 했다. "바보." 너, 그게 입버릇 아냐? 하하하... 으앗! 구하러 가야지! 자자 비켜라! 내가 간다! 잠시만 참으라고 이지리스! 민정이는 나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영민아! 거긴!... 흰색이잖아..." 나도 쌓였다. 순식간에 눈앞에는 괴물들이 네 마리가 나타났다. 각기 털 많은 놈 하나에다가, 한 놈은 시커멓고, 두 놈은 뿔이 달렸다. 흠. 이름? 내가 그런 걸 어떻게 다 일일이 외우니? 그런 걸 외울 시간이면 영어 단어 외우겠다. -너, 진짜 멍청하다.- 사람은 말야, 당황하면 실수하는 법이란 말야. 너하곤 다르다고! 일단 넌 사람이 아니잖아. 안 그래? 허허헉! "폐하!" 케자로의 비명이 울리고, 괴물의 날카로운 발톱이 내 배 쪽에서 왔다 갔다 했다. 날카로운 느낌을 느끼고, 옷 찢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난 배를 감싸고 쓰러졌다. 우씨, 더럽게 아프다! "욱... 검.. 나 찔렸어." -죽지는 않을 꺼야...- 뭐야. 여기서 죽으면 억울하지. 레인을 볼 수도 없는 걸? 멀리서 주문의 영창소리가 들려왔다. 죽을 리가 없잖아! [마. 법. 의. 흐. 름. 이. 여. 사. 라. 지. 리. 라.] 민정이는 벌써 많은 마법을 사용해서 체력이 급속히 떨어졌는데... 안 되는데. 그나저나, 저런 마법이 있다면 진작에 사용하면 됬었잖아! 으잉... 너무해. -이봐! 정신을 놓지 말라고!- 나도 알아. 바보 검. 아, 피도 되게 많이 나오네. 이제 영화의 주인공 같군. "젠장! 치유!" 민정아, 젠장은 나쁜 말이야. 되게 아프다. 이거 보험 처리 안되나? "난 괜찮아. 이젠 많이 좋아진 거 같다고." 민정이가 돌아온 이유, 내 착각 같지만, 알 수 있었다. 심심해서. 그냥, 물에 빠져서. 등 등. 하지만, 그런 이유들 보다 뭔가 더 대단한 이유가 있었다. 분명... 그녀는! 내가 괴로워 하는 꼴을 보고 싶었던 거야. 꺼이 꺼이. "바보 자식..." 이지리스는 의외로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그 4층에서 노숙이라고 말하긴 좀 뭣하지만, 여하튼 잠들 수 있었다. 그날의 파수는 돌아가면서 봤다고 한다. 얼굴에 묻은 낙서는 다들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그냥 어디서 묻은 검뎅이 같은 걸로 알아서 별 문제 삼지 않았다. 쳇. 재미없다. "저 때문에... 전, 전하의 기사자격이 없는 놈이에요. 처분을 바랍니다." 난 크게 웃으려다가 배가 아파 죽을 뻔한 경험을 하고, 조용히 미소지었다. "이봐, 이지리스. 내게 소중한 사람이 아니면, 내가 그렇게 구하러 가지 않아. 그런 사람을 내가 처분할 꺼 같아? 또 모르지. 이런 실수 백 번쯤 하면 그 땐 용서 없어." -바보 녀석.- 계속 그 얘기만 하면 넌 한 번의 용서도 없이 고철소 행이다! "정말...폐하였다니..." 대장은 이 이야기만 했다. 내가 황제인 게 꽤나 충격인 듯 했다. 허헐... 하지만, 난 원래 존재 감이 없는 황제라 말야. 헤. "저, 대장. 황제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어? 궁금해서 그래." 그는 머뭇거렸다. 뭐야, 그 정도로 나쁜 소문인 거야? "기탄 없이. 욕이라도 좋아." "변태라고.. 미소년을 좋아하신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 그건 아주 뿌리 깊은 오해지. 뭐, 궁안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또?" "정치에 대해 사람들이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이젠 알아서 잘 되니까요. 전하는 우리 나라에 없어선 안될, 마치 빛과 같은 분입니다." 어라라, 아부의 농도가 장난이 아닌 걸? "너,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제법인데?" "전하를 그런 식으로 모욕하지 마십시오!" -얘도 열성 분자인가 봐.- 그러게 말이다. 하여간, 좀 뿌듯하긴 하는 군. 헤헤헤. "앞으로도 할 일이 많아. 언젠가는 말야. 여기도,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치가 실현되게 할 꺼야." 모두 감동해 있는 데, 민정이가 끼어 들었다. "니가 무슨 링컨이니? 그저, 넌 무리할 필요 없어.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면 그만인 거야." 헤. 내가 그래서 널 존경한다니까. 그렇게 주관이 항상 뚜렷하잖아? "그래. 그렇겠지.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최선은 나바스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았으면 해. 아니. 대륙 전체가." 민정이는 단지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보다 대 여섯 살 정도 많아 보이는 그녀를 보는 건 조금 괴로웠지만, 그래도...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민정아, 행복해. 난." 그녀는 빙긋이 웃었다. "알아. 그런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다른 사람은 붕어 마냥 입만 뻐끔거렸다. 뭐, 불만 있으면 말해. 다 태워 주지. 다음날 아침이 되자 조금 몸도 나아져서 움직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고픈 배를 움켜쥐고 위로 올라갈 것을 제안했다. "가자. 더 이상 있다가는 굶어 죽겠어. 빨리 해결하고, 마을로 가자." 이지리스는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예! 전 절대 찬성입니다." 그럴 테지. 검은 약간 툴툴댔다. 내 몸을 걱정하는 거겠지만, 뭐. "좋아. 시간 끌어봐야 녀석한테만 유리하겠지. 올라가자." 민정이도 동의하고 우리 16인은 마지막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 거대한 광장 같은 곳은 사방이 탁 트인 곳이었다. "비행 마법으로 올라올 것을 잘 못했군." 하하하... 그렇기도 하겠네. "근데, 저건 식탁 아닌가요!" 그래. 넌 식탁만 보이나 보지? 제일 상석에 앉아 있는 레인은 안 보이나 보구나. 헐... 오늘 체하겠군. "이곳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나바스의 황제 전하와 그의 충성스런 신하. 그리고 오랜만이로군요. 강민정양." 65. 아침 식사 아침부터 체하는 건 아주 보증 된 사실이군. 난 하필 그의 옆자리에 앉아야 했다. 이거야 원. 먹여서 죽이려는 건가? "어서 드세요. 오늘 제가 대접하는 겁니다. 계속 굶거나, 마른 식량만 드셨을 테니까요." 분명 요리는 진수성찬이었다. 그러나... 선뜻 손이 가진 않았다. -약이 섞인 거 같지는 않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레인은 검사야. 검사가 그런 짓을 할 리는 없지. 항상 싸우면 싸웠지 독을 타지 않으니까. -민정이도 별로 입맛이 없나?- 그녀를 살펴보니, 그냥 스프만 뜨고 있을 뿐이었다. 가만... 나도 스프나 먹을까봐. "굶으면 손해지. 뭐." 그러다 죽으면 재수가 없었던 것뿐이고. 안 그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 잖아. 그런데, 귀신도 색이 있나? 연구 대상이야. "맛있잖아? 다들 안 먹어? 굶으면 힘들어서 싸우지도 못해." 모두들 그제서야 수저를 뜨기 시작했다. 뭐, 다들 굶은 티가 팍팍 나는군. 눈은 푹 꺼졌고, 얼굴에는 누렇게 된 게. 흠. 역시 체력은 국력이여! "그럼 먹으면서 듣게나. 자네가 어떤 인물인지, 이젠 잘 아나?" 음... 꼭 대답해 줘야 하나? "무슨 의미로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나바스의 황제.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까?" 레인은 비시식 웃었다. 왜, 악당은 척 보기에도 저렇게 악당같이 생긴 걸까나? "있지. 그러니까, 내가 자넬 초대했지. 힘들었다고. 이렇게 보여도. 아, 사람을 죽인 거 가지고 뭐라고 하진 말아 줘. 그건 종족간의 가치관의 문제야. 인간도 노예를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잖아? 비슷해. 그러니, 내 가치관과 자네 가치관을 혼동하면 곤란하다고." 이런 재수 없는 양성체를 봤나! "하지만, 노예제가 나쁘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아요!" "마족 중에서도 인간을 좋아하는 사람 많아. 바키의 아버지인 마도 공작도 그렇고. 안 그래? 다를 게 없어." 꼭 무협지의 정파, 사파 논쟁 같군. "좋아요. 제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렇게 수고스럽게 불러들인 거죠?" 그는 역시나 재수 없는 미소를 띄웠다. -젠 지가 무슨 신 이상인 줄 아나보다.- 그렇지. 많은 악당이 흔히 그렇듯이 이 놈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 같다. "넌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 민정양은 알겠지만, 넌 태어났을 땐 그저, 트기였지. 차원과 공간의 틈새의 존재의 증명이었을 뿐이었어." 거창 하구만. 좀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 해 주면 좋으련만. "그래서요?" 나는 수프를 쭉 들이켰다. 우웩, 뜨거워... -조심해라. 먹다가 체하면 하긴 약 줄 분위기는 아니라고 봐.- 그건 그렇지. "그래서? 하하하... 넌 그 뒤 우리가 모르는 이상한 나라로 갔지. 그 곳에서 너는 어떻게 되었지? 넌 그곳에서 장장 16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어. 그리고 나선 돌아왔다. 그럼 넌 어느 세계의 사람일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그리고, 어느 흥신소를 이용했는지 알려 줘. 나도 좀 사용하자. 우리 나라 정보원은 영 못 믿음직해서. "내가 그걸 알면 용하죠. 그래서, 그게 어쨋다는 거죠? 사실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럼 내가 누구건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넌 두 세계의 특성을 다 가지게 되었어. 그리고, 이 곳의 신의 힘이 감소된 시점에 다시 나타나서 마법의 중심구 역할을 하게 되었지." 졸려 온다. 꼭 행렬 문제를 100X100하는 기분이 들어. -야, 네 빵 이지리스가 먹는다.- 주군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 하구만. "그래서, 중심구가 되어서 전 축구공이 되었다, 이건가요?" "아니. 너가 잠시 사라지자, 마법의 흐름이 끊겨버렸지. 그래. 그래서 난 널 없애려는 거야. 부정한 마법의 힘을 없애고, 세상을 정화하려는 거지." 역시, 청량리로 보내야 했어! 제가 좋은 박사님 소개 시켜 드릴터이니, 아, 민정아, 넌 정신과는 안보냐? "미쳤군." 민정이 입에서 담담한 음성이 흘러 나왔다. 레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싸늘하게 말했다. 누님 무섭습니다요. "그래? 다 죽을 테니. 아무 말이라도 해." "잠깐!" 레인을 포함한 모두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레인을 보고 똑바로 말했다.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 데.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 줘." -너도 철판이구나.- 그래. 숯불갈비 집에 가면 내 동족들이 많더라. "다 먹었나?" 일행은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그를 노려보았다. 날 죽이면 세상이 망한다니, 우습지만... "그래. 레인. 하나 더 궁금한 게 있어." 그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 "뭐지? 아무 거나 묻도록." "후식은 없어?" 이건 좀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다. 모두의 시선이 내 머리와 입에 꽂혔다. 눈으로 살인을 할 수 있다면, 난 진작 죽었으리라. "그러니까... 후식 말이지?" 어디 창문이, 아 맞다. 여기 옥상이었지? 어이 춥다. 부모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 하는데. 하하하... "예... "미안, 준비 못했다. 그냥 물로 입 행궈." 후식의 필요성이 이빨의 고추가루를 떼기 위한 거였냐? 입을 행구게. 허허허. -우리 생명과, 지구를 위해서 싸워야 하는 거 맞냐?- 그건, 저번에 장렬히 사망한 차우사우 형제에게 말해보라고. "좋아. 근데 왜 날 죽이려는 거야?" -아까 말했잖아!-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어서다. 뭐, 악당이라면 의례 그런 걸 꿈꿔야 하는 거 아닌가!" 불타오르는데? "내 꿈이 뭔지 알아?" 그는 환한 얼굴로 나를 바라 보았다. 나는 계속 그에게 내 꿈을 말해 주었다. "세계 정복이야." 잠시 정적이 흐르고, 케자로와 이지리스는 나에게 말했다. "저흰... 협력하겠습니다." -역시 열성분자인가!- "그럼, 난 악당 아냐? 악당간에는 손잡고 잘 놀아야지. 안 그래? 우리 악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도 만들까?" 그는 잠시 나를 멍 하니 바라보았다. "속았다... 이런 놈이라니. 역시, 풍문은 믿을 게 못돼." 그는 진심으로 고뇌하는 듯,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쯔.. 악당을 동정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내 명함을 건넸다. "생각나면 연락해. 그리고 보수는 만만치 않게 줄 테니까. 알았지?" 그는 나를 아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할 수 없다! 널 없애야겠다! 이 세상의 평화! 이 세상 사람들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서 널, 정의의 이름으로 없애겠다!" 이미르는 식탁에서 컵을 깨기 시작했다. "우린 누굴 돕지?" 퓨르나드는 잠시 정체성에 혼란을 빚는 듯 했다. 그는 그냥 먹는 걸 택했다. 대장일행은 아마도 내가 싸우기 전에는... 일어 난다기 보다는... "저.. 죄송합니다. 화장실 좀 알려 주세요. 갑자기 며칠 굶다가 많이 먹었더니. 하하하..." 나라 망신이다. 어쩐지 민정이가 수프만 먹을 때 알아 봤어... 레인은 이지리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한참을 응시했다. 만약에 정말 눈빛만으로 살인할 수 있다면, 이지리스는 지금쯤 영화의 엑스트라처럼 죽어있을 것이었다. "너..." 그는 잠시 웃는 거 같았다. 이지리스, 상황이 안 좋다고. 피하는 게 좋지 않겠어? "왜요? 급하단 말이에요." 그러기도 하겠지. -사서 일을 만드는 군. 그냥 싸워도 시원찮을 판에 말야. 저 녀석, 정말 대단하다 못해서 엄청난 놈이다.- 내 말이 그거란 말야. "이곳을 설계할 당시, 그런 건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너, 마족이 화장실 가는 거 봤냐?" 잠시 홀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바퀴 벌레의 생태와 그 정신 상태란 이름이 쓰여 있던 논문이라도 보고 나올 것을. "못 봤는데요?" "거봐. 그냥 참어. 아니면 아래까지 내려갔다 오던지." 그 말을 들은 케자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건 안돼! 환경은 소중한 것이야! 그리고, 당신, 이번 나바스의 새 법전을 읽어보긴 한 거야! 환경 보호법 제 2조 8항에는 분명히 나바스 국민이나, 나바스에 거하는 자들은 노상 방뇨를 금지한다! 라는 조항이 있다고!" 그 말에 대장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럼 큰 건 되는 거야?" 어이, 어이. 우리 지금 이런 이야기 할 때가 아닌 거 같은데. "당신들 모두 조용히 하라고! 지금 그런 이야기 할 때가 아니잖아!" 역시 민정양. 너만 믿는다. 화이팅! -역시 부하는 주군을 닮는 다지?- 민정이는 우리를 향해 외쳤다. "다들 진정해. 우리가 여기 온 목적이 뭐지?" 이지리스는 대답했다. "밥 먹으러. 여기 오면 만찬이 있다고 케자로가 그랬는 걸?" 헉...케자로는 말 없이 이지리스를 패기 시작했다. -막가는 구나.- "자, 다들 진정하고. 레인. 너에게 물을 것이 있어. 근데, 넌 마족이면서 왜 마도공작의 명령을 듣지는 않는 거야?" 잠시 레인이 멈칫하는 듯 했다. "아주 오래전 일이었지. 그러니까..." "됐어! 알았어! 그래. 다 이해해. 자, 어서 따뜻한 남쪽 나라로 와." 민정... 이런 사람이었던가? -어떻게 되가는 거냐? 알면 대답 좀 해.- 민정이는 그에게 항복 아닌 항복을 권고 한 것 같다. 단,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놀자는 것보다는 무시한다고 생각했겠지만 말이다. 쯥. "너희들... 가만두지 않겠어! 밥 먹는 거 이리 내!" 그런 극악 무도 한... 이라고 하고 싶지만, 나 밥 다 먹었거든. 우리가 멀뚱거리면서 일어나자, 그는 우릴 보고 한 마디 했다. "다 먹었잖아. 우씨... 이래서 인간들을 믿을 수가 없어!" 그거하고는 상관 없는 듯 해. "저, 그럼 당신은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그 수많은 인간들을 납치해서 힘을 빨아들였다는 거죠?" 대장이 팔짱끼고 말했다. 내 생각엔 옷에 뭐가 튀어서 그러는 거 같은데? "그렇다. 이 나의 계획을 위해선 필요 불가결한 일이었다." 흠... "그럼 당신이 나쁜 놈이잖아. 뭘 더이상 생각할 것 없네." 레인, 잠시 생각하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럼 너부터 죽여줄까?" 그의 눈이 붉게 충혈 되었다. 쯧쯧... 밤샘을 하면 저렇게 된다고. "저, 레인. 근데, 그건 네 본체가 아니라면서? 그럼 네 본체는 어떤 모습이야?" 레인 5초간 고민. "기억 안 나는데? 싸우다 보면 알 수 있을 꺼야. 그나저나, 파이에즈. 넌 왜 다시 돌아 왔지? 이곳보다는 너에겐 그곳이 좋을 텐데 말야." 흠. 검아, 검아. 니가 대답하렴. -그야, 한가하니 그랬겠지. 안그래?- 검. 죽고 싶냐! "난, 단지 이곳에서 할 일이 더 많아서야. 그 외엔 없어. 레인. 널 개과천선 시키는 것도 내 일이고." 그러기엔 조금 늦은 거 같아.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잖아. "난 절대 착해지지 않아. 그런 건 애들이나 하는 짓이지. 넌 이해하지 못해. 내 일, 나의 긍지. 마족으로서의 내 생각들. 인간은 이해하지 못하지. 설령 같은 마족이라도 날 이해하지는 못할꺼야. 넌, 마왕이 있던 때의 그 마족의 강함을 보지 못했겠지. 그는 정말 아름다웠다." 가만, 가만. 마족은 꽤나 옛날 사람이잖아. "레인은 마족을 본 적 있어?" "물론이지." 흐헤헥. 그럼 난 이제부터 레인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거야? 싫어! "레인... 악당에게는 예의 안 지켜도 되겠지?" "너와 나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가 어디있냐?" 그렇지. 휴. 걱정했군. 이런 걸로 걱정하다니. 나답지 않군. 후후후. "너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들어 주겠나?" 레인은 뭔가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를 하려는 듯 했다. "마족은 말이지. 그들도 똑같아. 다를 게 하나도 없어. 그러니까, 부디 종족을 차별하지는 말아줘. 그들도 너희 인간과 같이 감정이라는 게 있다." 어디 인권선원문이라도 찾아야 하나? "좋아. 난 적어도 평민보다는 힘이 있으니까. 그런 정도는 해결하도록 노력할 께." 레인은 정말 아름답게 웃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세상에 나쁜 놈은 하나도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차이가 난다면, 그들의 생각이나 사상, 신념이 다른 거겠지. 레인은 어쩌면 아주 좋은 친구가 될... 수는 없었겠군. 나이가 많이 차이나니까. 흠. "좋아. 할 이야기는 다 한건가? 뭐 또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어?" 민정이는 왠지 화가 많이 난 듯했다. "내가 죽을 리 없잖아. 난 마족, 너희는 인간. 안 그래? 다 덤벼도 이기지 못해." 민정이는 작게 웃었다. "착각 하지마. 싸움은 너와 나. 둘만 하는 거야." 어라라? 의외의 전개? "그렇겠군. 너 외에는 비행마법도 못 쓰는 사람들이니.... 나도 최소한의 스포츠쉽은 있다고." 여기가 무슨 올림픽이냐! 그리고, 너무 무시하지마! 우리 동네에선 매일 비행기가 옥상에 붙어 날아간다 뭐! "후후후.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줄까? 레인? 넌 아무것도 몰랐어. 지금도 그렇고. 끝까지 나보다 더 똑똑해질 순 없겠지." 레인은 그녀를 잠시 노려보았다. "그래? 넌 끝까지 잘난척하는 여자일 뿐이야." 둘은 베시시 웃었다. 어찌보면 사이가 좋아보이기도 하겠어. "그럼 이제 끝을 내볼까? 너무 우린 시간을 끌었어. 소화도 시켜야지. 안 그래?" 민정이가 웃고, 레인은 따라 웃었다. 그리고 레인의 입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도 한 마디 하기는 했다. -놀고 있네.- 정답이다... "좋아. 싸우자!" 왜 또 갑자기 이런 전개가... "그래. 나와 싸우자. 레인. 네 본체는 아니지? 본체를 드러내고 싸우는 편이 나을껄? 난 누구처럼 봐주지 않으니까." 민정이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면서 레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검은 구가 생성되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검은색의 소용돌이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이런, 싸울 생각인가 본데? 밥 먹고 소화시키기는 좋겠군.- 그렇겠지. 여자의 꿈은 다이어트니까. 흠. 저런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별로 권장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네. "후후후... 암흑의 빛을 당해 낼 수 있을까? 난 슈퍼 메가 파워 레인이다!" ... ... ... 말을 잃고, 모두 정적에 휩싸였다. 심지어는 민정이 조차, 얼어붙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하나 하나 확인했다. "슈퍼, 메가, 파워, 레인?" -못 들은 걸로 할 수 도 없군.. 하하하... 그럼 민정이도 뭔가 막강 주문을 하나 만들어야 하지 않을 까..- 농담하는 거지! "훗. 겁나지? 자, 덤벼 보아라. 내 너를 지옥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어 주마!" 대사도 어디서 연습하고 왔나보다. 어느 슈퍼에서 배달하다 왔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참, 장하다. 허허허... "슈퍼맨이건, 쉬라 건 간에, 없애 주마!" [암. 흑. 의. 빛. 무. 리] 그녀의 손에서는 다시 암흑의 구가 생성되었다. 공의 크기는 마치 볼링 공 크기였다. 하하하.. "가소롭군! 하찮은 인간이 어찌 나를 당해내리!" [파. 멸. 의. 묵. 사. 발] 도대체, 마법 이름은 누가 지은 건지 묻고 싶어진다. 알면 목을 졸라 주겠어. 제발, 나의 상상을 깨지 말아 줘! 마법 주문은 고상하고, 우와한 거 아니었냐고! 대체 왜! 노~우! -이런, 마법으로 민정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데? 마력은 비슷비슷한가 본데? 이거 참, 예상 밖이군.- 글쎄... 말이다. 나는 민정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저, 눈썹을 약간 찡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난... 너한텐 지지 않아! 너 같은 양성체는 의학적으로도 용서가 안 된다고! 으아아앗!" 그런 거였나? 상당히 희한한 이유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군. 학생. 그건 아주 안 좋은 거예요. -하하하... 이 싸움 갈 때까지 가는 군.- 왜, 나만 얽히면 싸움이 이상하게 되는 건지. 후. "에잇!"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든 후 바로 민정이를 바라보자, 그녀의 손에는 날카로운 단검이 하나 쥐어져 있었다. -엉? 희한하게 생긴 검이네?- 많이 희한해. 가만, 저런 걸 어디서 봤더라, 윽... 수술용 메스야냐! "민정양 화이팅! 그 마족을 날려 버려요!" 이지리스, 입에 물고 있는 거나 뱉고 말하라고. "이지리스. 거기 후추 좀 집어 줘." 케자로는 유연하게 후추를 고기에 넣어서 먹고 있었다. 어이, 내가 니들 굶긴 줄 알 꺼 아냐! 사실 굶긴 했다. 뭐. -할 수 없군. 이 몸이 나서야겠어.- 어떻게? 내가 지금 보통 인간정도의 마력 밖에는 없다고 너, 거의 현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몇 분도 안 된다고. -민정이에게 내 기가 전달된다.. 전달된다. 전달된다.- 저주 하냐? 전직 흑마술 협의회 같은 건 아니지? "레인... 오늘 넌 끝장이다." 민정이의 입에서 싸늘한 일갈이 나왔다. 그녀의 수술용 메스가 그의 마법 방어자장에 부딪히고, 서서히 스파크 비슷한 게 일기 시작했다. "으..." -오, 역시 민정, 센데?- 그야, 원래 강력했다고. 그나저나, 레인도 강한 데? 하긴, 검술로는 너와 필적에, 마력으로는 민정이랑 비슷하니 막강 아냐? 어라라, 혹시... "죽어라!" 민정이의 깜찍한 수술용 메스가 그의 팔에 꽂혔다. 그리고 레인의 눈에서는 불꽃이 튀기는 것 같았다. "봐주려고 했지만, 안 되겠군. 좋아. 후후후..." 눈에서 푸른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어이, 거기 셀로판지라도 달았어? "응? 대체.. 너, 설마! 개조한 거냐!" 민정이는 갑자기 좀 많이 열 받은 듯 했다. "개조가 아니지, 이건 진화한 거야. 난 마족이야. 잊지 않았지? 마왕의 신체를 연구했지. 그의 몸에서 나오는 그런 힘의 완벽한 조화는 몸에 있었어. 음 하하하!" 그래서 니가 마왕이 됐다든 가, 뭐 그런 거냐? 어라라.. 근데, 지금 그렇게 커지면.. 좀 곤란한데? 일단, 우리 옥상에 있고, 이 성 내부는 아까 우리가 열심히 부시면서 올라왔다고. 아직 1층에는 비록 돌이지만, 사람도 있는데. -얼레?- 레인의 등에서는 거대한 날개 비슷한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대한 암청색의 별무리가 그에게 쏟아져 내렸다. 내가 사진 기자였다면 퓰리쳐상 감인데 말야. 아쉽군. 여기 신기한 장면이 한 둘이냐? 오, 레인. 너 괴수영화에 나가면 그냥 뜨는 거야! 꿈에 그리던 할리우드의 배우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자, 고고고! "보라, 너희들 같이 작은 인간 따위는 상대도 되지..." 갑자기 땅이 흔들렸다. "아앗! 뭐야!" 이지리스가 비명을 질렀다. 옥상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고, 아래는 먼지가 가득히 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삼풍백화점 사람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헉! 기둥을 찾아라! -꽤액! 검 살려!- 검이 좀 깔린다고 해서 죽을 거 같진 않은 데? "좋아. 비행 마법을 쓰자!" 민정이가 거의 비명 지르듯 소리를 지르고 우리를 거대한 구 안에서 뜨게 만들었다. 문제는 레인이었다. "으악!" 레인은 그만 틈새의 골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리고 건물이 무너져가기 시작했다. 그는 허망하게 돌 더미에 묻혀갔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고 앞이 보이지도 않았다. 민정이는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이래서 이론만 배운 놈들이 문제라니까. 실습이 얼마나 중요한데 말야." 그런 것인가? 왠지 그런 문제만은 아닌 거 같은데. 아주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잖아? 단지 그가 좀 멍청해서가 아닐까 싶다. -좋다. 하늘도 맑고, 세상의 별들도. 호호호.- 검, 이젠 충격에 휩싸여서 정신도 없는 거냐? 이젠 정신 차려. 악몽은 끝났다. "으악! 내 아침!" 아침도 끝났군. "이제 나오지 않겠지? 여하튼, 다시 그 자식이랑 싸우는 거라면 나는 사양이야." 민정. 나도 동감이야. 그나저나, 그 사람들... 돌이 깨졌을 텐데, 그럼 붙여서 석화 마법을 풀면 괜찮을까나? 의사도 있으니까 별 일은 없겠지? "이 먼지가 다 가라 앉을려면 얼마나 걸리지? 이미르?" 퓨르나드가 이미르에게 무심코 질문하자, 이미르는 조용히 손으로 먼지 구름 사이를 가리켰다. "아직 죽지 않은 거 같아. 뭔가 움직였어." 이건, 13일의 금요일이었던가! -그렇군. 아직 존재가 느껴져. 이런! 온다!- 아래서 검은 구가 우리를 향해 날라 왔고, 우린 그걸 직격으로 맞았다. 그리고 마법의 구가 사라지면서 중력의 법칙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검 떨어진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을 리가 없다. 있으면 추락 하냐? 착륙하지. "젠장... 머리 되게 아프네. 이봐. 다들 무사해?" 역시나, 먼지가 가득히 쌓여 있었다. 입을 벌리자 먼지가 입 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더 심각한 건, 상처가 다시 터졌다는 거였다. -다행히 중력 완화 마법을 써서 망정이지. 하마터라면 토마토 주스가 될 뻔했군.- 그래도 안 깨지고, 안 긁힌 데가 없다고. 너야 검이니 무사했지. 으... "전하!" "아, 케자로! 이지리스는?" 케자로는 손목에서 피가 촬촬 흐르고 있었다. 아마 크게 다친 듯 했다. 그는 가볍게 자신의 상처를 천으로 감싸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르겠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 이라서요. 그 보단, 앞이 보이지 않아서 문제 군요. 레인이 옆에 있어도 모를 판입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저기 봐!" 뿌옇게 쌓여 있는 먼지 더미 위에 뚜렷하게 하나 보이는 물체가 있었다. 공중에 떠 있는 인간과, 거대한 날개를 지닌 마족 레인이었다. -한 판 다시 하려나 본데? 화도 적당히 났겠고 말야. 뭐, 많이 곤란하게 된 거 같지?- 그래. 곤란하다. 그러나,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야. 웅... "슈퍼 메가 파워 레인은 대체 어쩔 생각인 거지? 몸이 크면 아무래도 움직이기 힘들잖아?" -바보야. 마력으로 감싸고, 속도 강화 마법을 사용하는데 그럴 이유가 없잖아? 안 그래?- 그런 건가? 흠. 역시 나에겐 무리다. 무리. 오늘 한 가지 배운 게 있다면, 변신 할 땐 튼튼한 땅인지 확인하고 하는 것이다. "자, 우린 할 일도 딱히... 어라라?" 내 앞에는 누군가 서 있었다. 나는 그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케자로도 놀라고 있었다. "할터 벤님?" 할터의 성이 벤이었던가! 몰랐다. 여긴 왠 일이지? "민정인가? 그녀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어이, 사람을 만나면, 안녕 하세요 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요? 다시 돌려보내실 생각인 가요?" 잠시 그는 투명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떼어 말하기 시작했다. "넌, 아무 것도 모르는구나. 애초에 다른 세계 사람이 이곳에 와선 안 된다. 원래라면 오자마자 소멸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나, 근의 힘이 약해 그러지 않았지. 사실 나는 인간계엔 관심조차 없었다." -밝혀지는 비화편. 자, 귀 씻고 잘 듣도록 해.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수능에는 안 나온다...즉, 귀까지 씻을 필요는 없다. "좋아요. 그 이야기는 저번에 했었죠. 이젠 그냥 이 세계에 동화하고 있으니, 힘을 없애서 이 세계에 있도록 한다는 거. 근데, 민정이가 다시 온 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잖아요. 상황이 그렇게 돌아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떻게 한 것도 더더욱 아니고. 할터는 설마, 그녀를 없앨 생각인가요?" 그는 나를 싸늘히 쳐다보았다. "장담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도 공중으로 부유해 올라갔다. 흑.. 할터, 잠옷 입고 돌아다닐 때가 눈에 선한데, 이젠 막 나가는 구나. 꺼이 꺼이. 아주 악당 신이 되었잖아? "넌 뭐냐! 어리석은 신이 아니냐! 그리고, 신 따윈... 꺼지라고 해! 날 없애러 왔다면 포기하시지!" 레인, 그래. 네 목소리 커. 덩치도 엄청 크고. 단, 듣는 사람 생각 도 좀 해주지 그래? "그래. 레인. 너를 없애러 왔다." 레인은 코웃음을 치면서 그에게 작열 하는 불을 쏘았다. 할터는 그를 피해 옆으로 옮겨갔고, 불똥은 우리에게 튀겼다. 뜨겁다. 옷 탈 뻔했다. "헉!" -젠장. 되는 일이 없군.- 내 말이 그 말이다. 하마터라면 맛난 훈제고기가 될 뻔했잖아! 아직은 살아 있다고! "후후후... 나의 이름으로 너의 주변을 둘러싼 공기여, 너를 그곳에 보내라. 너가 지시하는 곳. 너를 없애는 그곳으로..." 신의 말이 계속 이어지던 말던, 민정이와 레인은 계속 마법과 검술로 싸우고 있었다. 문득 민정이가 외쳤다. 신도 사악하게 웃을 수 있다. "이 바보 신! 어쩔 생각이야! 당장 그만두라고!" 설마, 진짜 민정이도 없앨 생각인가! -젠장. 저건 차원이동 주문의 일부야! 말려야 된다고!- 나도 그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난 갈 수 없었다. 날 수가 없잖아. 날 달로 보내 줘. 그리고 별 사이에서 뛰어 놀게! "민정아! 조심해!“ 거의 동시에, 그 검은 색의 문이 형성되고, 서서히 입구를 벌리면서 생성되어지고 있었다. "젠장! 봉인이여 무력화되어라!" 그녀의 목소리가 먼지를 가리면서 울려 퍼졌다. 어딘가, 뭔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전하! 저 쪽에서 아까 레인이 쏜 불에 맞아 화재가 났어요! 숲이 타고 있어요!" 이지리스는 어디서 후다닥 달려 왔다. 우리 일행들도 서서히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젠장, 어서 피해야 합니다!" 신의 입에서는 계속 차원의 주문이 흘러 나왔고, 민정이의 주문 무효가 선언되고 있었으나, 주문의 흐름만을 늦추게 했을 뿐이었다. "그래, 좋아! 레인 가라!" 그녀의 손에서는 거대한 불꽃이 생성되었다. 으, 불 말고 물을 좀 써 주셨으면 하는데요... 환경 파괴는 아주 안 좋다고. 그린피스가 알면 어쩔려고 그래? 거대한 화염이 일렁이면서 그의 날개 한 쪽에 명중했다. 레인의 끔찍한 비명이 대지를 갈랐다. 어이, 귀청 떨어져. "으.... 좋아! 내 본체를 드러내 주마! 음 하하하!" 엉? 저 모습이 본체 아니었어? 이게 무슨 뱀 스타일이냐? 벗겨도 벗겨도 본 모습이 아니게? 허물을 벗고 날아가는 오징어... 가 아니지. -이럴 수가..- 검의 입에서는 작은 신음이 흘러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레인의 본 모습은, 아주 삐쩍 마른 노인의 모습이었다. 상당히 불쌍해 보였다. 설마, 본체가 저렇단 말야? 무엇보다, 저러고 어떻게 싸울려고? "어...이럴 리가, 이럴 리가 없어!" 신이 차갑게 웃었다. "어리석은 마족. 너희 시간의 흐름이 영민에게서 마법의 힘을 회수하면서 완전히 끊겼다는 것을 아느냐? 네가 마왕의 육체를 포기한 이상, 더 이상의 힘을 쓸 수 없다. 널... 차원으로 이동시키겠다!" 레인은 마지막으로 거대 마법 주문을 발동시켰다. "웃기지마! 너라도 죽이겠다! 영민! 암흑의 재래!"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는다!" 민정이가 소리 지르고 그를 감싸고 차원의 틈새로 그를 안고 흡수되어 갔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나를 아주 잠깐이지만 돌아보았다. '난, 행복해.' 차원의 문은 급 속도록 다시 축소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도. 할터는 서서히 다시 지상으로 내려 왔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민정이는.. 민정이는! "이 자식! 그녀를 돌려보내! 어서! 넌 할 수 있잖아!" 신은 슬픈 눈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그녀는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갔다. 이게 내 마지막 배려다. 그리고 레인은... 그곳의 신에 의해 죽임 당했겠지. 그곳은, 마력을 용납하지 않아. 너도 알고 있지? 마족은... 마법 없이는 살 수 없다." 왜 네 멋대로! 그녀에게 아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단 말이다! 내게 힘을 줘서 고맙다고! 정말 좋은 친구라고! "다시.. 올 수 있지! 그렇지! 어서 대답해! 어서!"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어이, 열 받는 건 이해하지만, 진정하라고.- 검 녀석. 꼭 내 속을 긁어야 하냐! "이건, 내가 그 쪽의 신과 합의한 사항이야. 그리고.. 더 이상의 균열은 없다. 넌, 영원히 이곳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거다. 그리고, 그녀를 잊어라. 그녀도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 것이다. 넌, 너의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았나? 널 위해서 괴물이 되 버린 부모를 버리고 갈 수 있나? 그녀의 선택은 올바른 것이다. 그녀는 정확히 그녀가 할 일을 알고 있었다." 난... 그렇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마냥 눈물만이 앞을 가렸다. 케자로와 이지리스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날... 믿고 있다. 가지 않을 것이라고. "그래. 맞아. 그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항상 잘 알고 있었지. 그래. 그래. 하하하... 그래... 자, 가자. 우리의 집으로. 나바스의 수도로." 66. 나바스 수도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겪은 일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북쪽의 자생하는 꽃은커녕 풀도 안 뽑아 왔다고 얻어 터졌다. 둘째, 옷이 더럽다고 역시 얻어 터졌다. 셋째, 요통 약 안 가져 왔다고 역시 혼났다. 나는 그래도 괜찮았지만,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거의 반죽임 당했다. 결론, 부모와, 인척이 적보다 훠얼씬 무섭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지리스녀석 완전히 뻗었다.- 케자로는 옆에서 두는 퍼렇게 되가 주고 서 있었다. 불쌍한 중생. "아, 메데이레나!" 내 귀여운 동생이 생글거리면서 내게 뛰어 왔다. "오빠! 어서 와! 참, 눈 감아봐!" 엉? "자, 눈감았어. 왜? 뭘 주려는 걸까?" 기대 수치 최고조! 그녀는 내 손에다 뭔가를 쥐어 주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내 더위 너가 가져라." 땀났다... 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이지리스 등 등의 인사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니들도 설마 당한 건 아니겠지? 그럼 용서 못해. "너무 하네. 오빠한테. 간신히 살아 돌아 왔는데 말야." 이지리스가 한 마디 했다. "정말 세계 정복이 꿈이세요?" 허허.. 그걸 아직도 맘에 담아 두고 있었냐? "그럴 리가 없잖아. 바보야. 자, 가자! 보고 들어야지." 중앙 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황제가 그 곳에서 사람들이 실종된 사건을 다녀왔다는 것에 대해 여러 말이 분분한 모양이었다. -음. 근데, 굳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불러모을 필요는 없잖아? 적당한 게 좋은 거라고. 알아?- 물론이지. 그러나 말이지. 난 꼭 하고 싶은 게 있거든. 그걸 해야겠다고. "여러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제가 무사히 귀한 한 것도 다 여러분의 덕입니다. 저는 미흡하고, 엉터리에다가 멍청하고, 잔머리만 굴리는 황제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조용히 나를 바라봤다. 음, 쪽팔리는군. 저들은 호박이다! 아, 좀 낫다.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넌 정말 미스테리 특집이야.- 죽어. "그런 제가 여기, 여러분께 일방적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부탁이 아니라 사실 명령 내지는 협박이라고 해도 무관해. "나바스에서 영구히, 노예제도를 폐지 할 것과, 국회의 창설이 그것입니다. 귀족은 겨우 전체 인구의 3%가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97%는 핍박받는 삶을 살고 있고요. 이런 불합리한 세상은 수정되고, 개혁되어져야 합니다." 이제 서서히 장내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대개의 사람들은 당황한 듯 했다. 한 쪽 구석에서 퓨르나드와 이미르는 아주 만족스런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저는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서서히 하루에 한가지, 혹은 일년에 하나씩 바꿔 나간다면, 나의 자손이나, 그 자손 대에는 누구도 출신 때문에 무시당하지 않는 생활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이는 비단, 사람들의 정치적 생활 향상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하여금, 수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무지 롭고, 어리석지 않게 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너, 말 잘한다.- 당연하지. 어제 밤새 생각한 거라고. 하하하... "교육 없이 정치는 불가능 한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정치와 경제에 참여함으로써 나바스는 더더욱 평화롭고,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입니다. 먼 미래에는 국가가 더 이상 황제 한 사람의 것이라는 생각도 변하게 될 겁니다. 이게 제가 하려는 나라입니다. 나바스는 그런 나라가 되어야만 합니다." 대신들 중, 분명히 못 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을 테니까, 아마도 오늘 이후로 더더욱 많은 자객 여러분을 만날 수 있겠군. -헤. 그렇게 비약하다니. 하기사, 너가 있던 곳, 그곳은 확실히 뭔가 달랐으니까. 그럴 수 있겠어. 잘 해보라고.- 저주하는 거냐? "서로의 신뢰와, 믿음으로 우리는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인간은 모두 평등합니다. 다만 그들이 가진 노력의 정도가 틀린 것입니다. 그러니, 나바스를 개인의 능력을 키워주고 생각해 주는 나라로 만듭시다." 모두는 떠드는 것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야, 쑥쓰럽겠다. 어이, 영웅심리 어때? 영웅도 할 만하냐?- 전혀. 되도록 사양이야. "이상입니다." 순간 중앙 홀에는 거대한 박수소리가 메아리쳤다. 사린도 보였다. 그도 열렬히 박수를 치고 있었다. 나는 나의 어머니들에게 다가갔다. "친애하는 어머님. 반대하십니까?" 나의 어머니는 검은 눈동자를 빛내면서 방긋 웃었다. 그리고 나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셨다. "내 사랑하는 아들, 널 낳은 것이 내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란다. 네가 믿는 바를 행하여라. 네가 원하는 일을 행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후회는 많이 해야 한다. 그리하면 너는 훌륭한 황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어머니는 방긋이 웃어 주셨다. 그리고, 박수와 갈채에 묻혀서 나바스는 새로 태어나고 있었다. -바보 주인. 잘 될 꺼야. 내가 있잖아.- 너가 떠들어대지만 않으면 말이지. "전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도 힘이 된다면 좋겠군요." 퓨르나드는 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아닙니다. 퓨르나드. 저야말로, 아무 것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이 반대할지라도, 당신은 저를 믿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전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전 원래 단순해서요." 이지리스와 케자로는 뭔가 종이를 살짝 감추었다. 나는 그들 곁으로 갔다. "이지리스. 케자로. 뭘 보는 거지?" 케자로는 쭈볏 거리면서 종이를 내 놓았다. 제목은 세계정복 하기 가장 빠른 방법 베스트 북...이었다. 설마 지금까지 그걸 고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 하기사, 너희라면 그러고도 남는군. -누가 지었는지 궁금해진다.- 동감이다. 작명 센스가 죽여준다. 저녁이 되자, 성에는 호위가 더 늘어났다. 그날 저녁에만 무려 20여명의 각기 다른 자객들이 침입을 시도했다. 뭐,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살잖아? "검아. 나, 죽 궁금한 게 있었어." -헤에. 그게 뭘 까나? 다 알려 주지. 음 하하하. 이래 보여도 천재 검 님이 아니시냐?- 그러셔? 두고보자. "너의 이름이 뭐야?" 잠시 검은 침묵했다. 그리고 거의 10여분 뒤에 내가 채근하자, 그제서야 이야기했다. -기억 안나. 워낙 오래 전이라. 날 이름으로 부른 사람이 없었거든. 위대한 나바스의 성검이나, 뭐, 그랬지. 그러니 이름이 있을 턱이 있나? 또 혹시 모르지. 한 백년쯤 지나고 나면 이름이 생길지도. 안 그래? 물론, 성검 님이라고 계속 불릴 확률이 높지 않겠어?- 그렇기도 하겠군. 근데, 속이 미식 거린다. 너와 대화하는 건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구나. 더군다나, 네 궤변은 정말 소크라테스가 돼지가 될 지경이라고. "아, 그 레인이라는 녀석. 내가 있던 세계에선 신이 마법을 용서하지 않기 때문에 마력 덩어리인 마족 레인을 존재 부정했을 거라면서? 그러면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거잖아. 왠지 나쁜 놈이긴 하지만, 그래. 불쌍하다." 검은 나지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글쎄.. 녀석은 그게 행복했던 건지도 모르겠어. 원래 미친놈의 정신 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너도 신경 끄라고. 오래 살고 싶으면 말야.- 나... 너가 있어 줘서 다행이다. 아주 오래간, 아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말야. 너가 없었다면 벌써 죽었겠지. 안 그래? 물론 빠른 시일 내에 내가 정신병원에 실려 갈 가능성은 아직도 있지만 말야. "검. 할 말 또 있어." -미친놈이라고 하기 전에 빨리 말해. 잠도 안 자냐? 넌. 내일 마을 한바퀴 돌기로 했잖아. 그럴려면 체력을 보충해 두라고. 알았어?- 나는 재빨리 침대로 뛰어 들어 갔다. "아, 그랬지. 그럼 갔다 와서 이야기할래. 잘 자." 그리고 이불을 푹 뒤집어쓰자, 검이 조용히 투덜댔다. -녀석 쓸데없는 헛소리하는 건 여전하군. 그거 안 바뀌나 몰라. 하여튼.- 너 그러다가 나한테 맞으면 안 아프지! "검. 너도 조용히 조개가 되어라. 알았지! 오늘은 더 이상 자객도 안 올 거 같으니까. 이러다 자객 영업시간 외우겠어. 에 휴휴." -난 벌써 다 외웠다. 하여튼, 머리 나쁜 거 하나는 황제 감이지.- 검을 치려다가 왠지 치면 내 손만 빌 것 같아서 그냥 참았다. 나쁜 놈. 다음날의 수도 시찰은 내가 몇몇과 동행하는 비밀 수행의 것이 아니라, 대대적인 호위를 받으면서 시장을 한바퀴 돌고 집에 가는 것이었다. 내가 이런 걸 좋아할 턱이 없잖아! -그래서 결국, 어린 황제와, 초 천재에 잘생기고, 멋지고 아름답고, 뭐든지 잘해서 가히 그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검이 같이 가게 되었답니다.- "시끄러. 제발 이젠 그냥 인정하라고. 난 원래 이런 놈이라고." 검은 여전히 떠들어댔다. -지금쯤 발칵 뒤집혔겠군. 내 검 생 1000여 년에 너 같은 닭탱이 황제는 처음이다. 가출, 아, 네 말에 따르면 출가? 하여튼, 그걸 밥 먹 듯이 해내는 너도 존경이고, 그 때마다 찾아내는 케자로는 대 단하지. 근데, 오늘도 찾아 낼 수 있을라나?- 뭐, 여태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겠어? "자, 그럼 우리도 주점에 가볼까!" -너, 술 먹지마. 그럼 어떻게 되는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이봐, 이봐. "저, 여기 간단한 식사 좀 주세요." "네. 조금만 기다리세요." 천장에서 등불이 삐걱거리면서 흔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흥청망청 노래 부르는 무리도 있었다. "헤. 다 즐거워 보이네. 그렇지?" -그렇지. 너가 혼자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이봐... "저, 여기 합석 좀 해도 될까?" 다짜고짜 반말을 하고 두 사람이 앉았다. 이미 앉아놓고선 허락을 구하다니. 나쁜 사람들이군. 마이너스 백점. "이봐, 크릭. 그럼 이번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야?" 크릭이라는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흔들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이봐, 다 먹었으면 비키지 그래?" 허허걱!!! 나, 아직 음식도 안 나왔는데? 아무리 댁들이 떡대에 한 인상파에 조직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해도! 나도 알고 보면 이 대륙에서 가장 빡센 조직(나바스)의 두목이란 말야! 내 말 한마디면 얼마나 많이 모이는 줄 알아! 안 그래 검! -미친놈... 황제 모독 죄에 얽힌 갖은 죄명을 듣고 싶은 게 틀림없군.- "저... 아직 식사도 안 나왔거든요." 일단은 정중하게 나가야겠지. "아, 그래? 이거 미안하군." 그리고 둘은 둘만의 이야기에 돌입했다. 원래 식탁에서 난 이렇게 혼자 밥 먹어야 하는 신세이던가? -빨리 먹고 나가라. 별 이상한 놈들 다 보겠군.- 동감이다. 그나저나, 여기 밥맛 괜찮군. "와! 퍼레이드다!" 밖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짐과 동시에 봄의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함께,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모양이었다. "이제 시작했군. 황제도 있겠지? 알드?" "그래. 크릭. 우리도 슬슬 시작해 볼까? 아, 꼬마야. 잘 먹어라." 엉? 황제가 지나가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라도 있는 건가? "아.. 예." 그 둘은 값을 치루고 밖으로 나갔다. 궁금한 건 못 참지. "저, 여기요." -너 또 딸라갈려고 그러냐! 원래 나온 목적을 잊었어! 황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조사였잖아! 꽤액!- 발광을 하는 구나. 쯔. "저리로 간 거 같은데? 휘유.. 사람 되게 많군." -그야, 축제이고, 황제의 마차가 얼마 안 있으면 올 것이기 때문 아냐!- 흠. 그런가? 크릭이라는 사람의 뒷모습이 비춰졌다. 그는 골목을 꺾어 들어가고 있었다. "가볼까나." 크릭과 알드는 걸음을 재촉했다. 그들이 가는 방향에는 내가 알기로는... 아는 게 없군. 난 지리점수는 빵점이지. -어, 이 방향은? 황궁 쪽이잖아- 아, 그랬던가? 하하하.. 난 집에 가는 길도 잘 모르는 멍청한 놈이었단 말인가? 세상에 이럴 수가. 난 완전히 바보란 말이지! 싫어! "어라라..." 두 사람은 황궁의 바로 옆쪽에 있는 거대한 저택의 뒤편으로 가고 있었다. 가만, 가만 이건 나도 아는 건물인데? -필트모건가야. 이지리스네 집이지.- 무지 크구나. 이지리스 너, 도련님이었구나. 푸하학. 웃겨라. 그 무신경의 절정공자께서 말이지. 흠. "저기 왜 들어가는 거지?" -말은 바로 해라. 정문으로 들어가야 들어간다고 하는 거야. 저건 담을 넘는 거지.- 그렇군. 흠... "따라가자. 검. 이럇!" -내가 말이냐?- 끝까지 말대꾸냐! 주인이 가자면 가는 거지, 잔말이 많어. 그냥 콱. 담을 넘는다...라니, 내가 잠시 엉뚱한 상상을 했다. 내가 무슨 담을 넘을 수 있겠는가? 징 박고 넘으리? 농담 마라. 난 정문으로 갈 꺼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멋진 금박 옷을 입은 공작가의 하인이 서 있었다. "예, 제 친구를 만나러 왔습니다. 이지리스라고요." 그리고 잠시 땀을 흘렸다. 그는 당연히 지금쯤이면 내 호위 행렬에 참가해 있을 것이 아닌가! "공작 공자 각하의 친구 분이시라고요... 죄송합니다만, 지금 안 계시는데요?" "아무도 안계신가요?" "예." 어쩐 다냐.. 놈들은 지금쯤 다 들어가지 않았겠어? 에휴휴... 응? "아저씨! 조심해요!" 크릭이라는 사람이 그에게 칼을 겨누었다. 헐.. 늦었다. "왜...왠.. 놈이냐! 여긴 필트모건 가다!" 크릭은.. 아, 발음 잘못하면 클릭이 되겠군. 꼭 꼭 눌러주세요. "너희 둘. 살고 싶으면 조용히 해." 난 아까부터 조용했다고. -저 놈! 저런 통속적인 대사를 말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검이 용서 못하면 어쩔 껀 데... "그리고 너, 검을 이리 내." 어라라.. 그건 좀. 곤란해. 그러나, 그는 내 검의 손잡이를 퍽 빼앗았다. "으악!" 안 된다니까... "크릭, 무슨 일이야!" "알드.. 이거.. 이거.." 알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벌개진 그의 손을 한 번 돌려보곤, 나를 징하게 째려보았다. "마법사로군." 노 우! "저, 어차피 검 안 쓸텐데.. 주시면 안 될까요? 없으면 허전해서리.." "그러지." 그리고 내 머리에 뭔가 박았다. 크릭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생 같이 있게 해주지." 그건 사양인데.. 이런 몸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천천히 물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춥다... -이젠 그만 정신 차리지 그래?- 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추웠다. 가만, 이건 물? "이게 뭐야!" -뭐긴 뭐야. 멍청한 문지기와 황제의 말로랄까?- "아직 안 죽었는데?" -곧, 그렇게 될 테니까. 아까부터 점점 물이 늘어나고 있다고. 황제 축하 행사 때 쓸 물기둥 기억나지? 이 대로라면 황제의 수호 호위 단은 네 불은 시체를 보게 될지 몰라.- 아주 꿈과 희망을 주는 구나. 그래. 으이구. "문지기 아저씨는?" -저쪽에. 아직 기절해 있어.- 그래... 다행이네. 아직 안 죽어서. "단단히 걸렸군. 이봐요. 문지기 아저씨. 아저씨!" 한 쪽에 앉아 있는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머리가 아팠다. 젠장, 이러다 뼈도 못 추리겠군. 그나저나, 이 사람은 좌욕(앉아서 목욕하기)이 좋다는 걸 알긴 하나봐. 앉아 있는 걸 보면. "으...음..." 음. 정신 차릴 려면 멀었군. -비밀 통로 같은 건 없겠지? 아무래도 그 녀석들 목표가 불을 시체 보여주기는 아닐 꺼 같고, 그럼 대체 뭘까?- 내가 알면 얼마나 좋겠어? 모르니까 이러고 있지. 젠장, 이번엔 케자로도 좀 힘들겠군. 여기 있는 지 어떻게 알겠어? 물에 젖어 몸은 무겁고. 젠장, 기분도 영 찝찝하군. 난, 수영 못한단 말이다! "검, 어떻게 해야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 -음.. 너 수영 못하잖아? 그럼 숨을 잔뜩 들이마시면 혹시 뜰 수 있을지도 몰라.- 얼토당토않군. 젠장. 여기서 나가면 먼저 수영부터 배워야겠어. "좋아. 좋아. 저 아저씨는 수영 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안 그래? 녀석들은 다 사라진 거 같고... 에잇." 주위를 살펴보니 돌이 박혀있는 것들 틈새를 자세히 살펴보니 올라갈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옷이 너무 물을 먹었고, 검까지 가져가야 하는 것이었다. 젠장, 검이라도 없었다면... 무지 심심했겠지. "여긴 어디냐!" 나는 이제야 정신을 차린 거 같은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보다시피, 우물 아래인 거 같죠?" 우물에서 나오는 귀신 머리 같은 영화 찍으면 히트 치겠군. "이럴 수가... 그 놈들은 대체!" "모르죠. 아저씨 수영할 줄 아세요?" 그는 절망적인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못하시는 군. -그럼 천상 돌 잡고 올라가야겠네. 야. 난 놓고 가라. 혼자 올라가기도 힘든데 완전 무장 하고 가는 건 미친 짓이야.- "이봐, 그런 말하면 더 못 놓고 간다고. 그리고... 난 군 면제니까, 이 정도는 민방위라고 생각해 줘야지. 자, 아저씨 이거 잡고 올라가요." 그는 내가 혼자 떠드는 걸보고, 돌았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젠장. "꽤액!" -젠장, 검 박살나겠다.- 성검이라면서! 넌 그냥 이어 붙이면 그만이지만, 난 꺼이 꺼이.. 다 나아도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물이 이젠 굉장히 많이 찼다. 어서 올라가는 게 좋겠어. 그래도 꽤 많이 올라 왔잖니." 그렇죠. 에휴휴... 저 아저씨는 윗통과 바지를 벗고 아주 간단한 옷차림으로 오르고 있었다. 나는 검을 차려면 벨트가 있어야 했고, 벨트를 하려면 간단한 옷은 걸쳐야 허리가 안 긁히는 데다가, 그러자니 폼이 안 나서... 다 입고 올라가고 있다. -니가 무슨 전설의 영웅이야!- 그래... 나도 안다. 젠장. 어, 드디어 빛이 보인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겠군. "자, 가는 거야!" 나는 무려 열 다섯 번의 시행 착오 끝에 겨우 우물의 끝을 올라갈 수 있었다. "자연은 살았다..." 잠시 아저씨는 나를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그는 겨우 7번의 실패 끝에 올라갔다. 불공평하다. 어떻게 아저씨가 나보다 먼저 올라가다니. 역시 아저씨 파워는 무시할 게 못된다. 헐. "괜찮으냐?" 내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그는 머리를 가리켰다. 허허허.. -안 미쳤냐고 묻는 거 같은데?- 그렇지. 아, 그보다, 왜 그들이 여기 왔는지 알아봐야지! "당신 안 알려요? 어서 가보자고요!" "아, 그렇군. 너도같이 가자고. 아마 놈들은 뭔가를 훔치러 온 게 틀림없어." 그럴까나.. 그럼 다행이지만. 근데, 왜 굳이 우릴 우물에 박아 둔 거냐고! 정말 식전 행사에서 날 불은 시체인 특별 게스트로 보낼 생각은 아니었나... -어라라, 저기 싸우는데?- 나도 눈 있다. 삼층에서 몇몇의 사람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아마, 내 생각으론 그 크릭과 알드란 사람인 듯 했다. 가만, 그럼 나머지는? "어서 가죠!" 정원을 가로질러 뛰면서 생각했다. 공작 가는 저택도 크지만, 정원도 무지 크구나. 궁에선 몰랐는데.. 궁은 더 크겠지? -에휴휴.. 언제 가냐.- 내 말이야! "어라, 저건 마차 아냐?" 한 쪽에 마차가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마차에 새겨진 문장은 바로 우리 황가의 문장이었다. 뭔 일이야? 그 보단, 저게 왜 여기 있는 건데? -식전 행사 장소가 설마, 여기였나?- 그런 가 보다... 그러고 보니, 곳곳에 꽃이 널려 있고, 한 걸 보면.. 흠. 큰일 났네. 그럼 그들은 정말 날 미워하는 사람인가 봐. 저런.. 난 여기 있는데. 안되셨어. 삼가 조의를 표하지. 조의금은 없다고. "가자. 그럼 저기서 싸우고 있는 건 내 대역하고, 기사단이 틀림없다고." 젠장, 급기야는 이런 일을 이용하는 군. 그 법령에 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건 알고 있지만 말야. 너무 하잖아. 에잉. -오, 케자로군!- 이번엔 내가 찾아냈군. 젠장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되어서 말이지. "전하? 어떻게.. 아니 그 꼴은..." 역시 초 절정 냉정 케자로라도 이런 황당한 현상에 대해선 말을 잊는구만. 좋은 걸 알았어. 너도 사람이었구나. "아, 목욕 좀 하고 왔지. 꼬지지한 모습이면 국민들이 실망하잖아. 자, 소개할 께, 여긴 이집 문지기 ... 이름이...?" 같이 우물을 올라간 사이면서 이름도 모르는 군. 그는 당황하면서 인사했다. "도련님 친구 분이신 보른경이시군요. 안녕하십니까?" 아는 사이였네. 내가 소개할 필요도 없잖아? 쳇. 재미없군. "우물 동기야. 같이 물 속에서 고기가 되는 경험을 했지. 그보다 상황은? 좋지 않아?" 케자로는 그제서야 생각난 듯 말했다. "아, 마침 구원 요청을 하려고 가는 참 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놈들에게 이 정도 인원으로 잡는 다는 건... 아, 황제 대역은 이지리스가 하고 있었습니다. 전하께오선 부디 저와 함께 밖으로 나가십시다. 이지리스가 잘 할테니까요." 망조군. 이지리스가 뭘 잘하겠냐? -어이없군. 그렇게 할 놈이 없었냐?- 좋아. 그럼 어쨋든 난 가봐야겠군. "젖은 황제 등장해야 할 시간이네. 헤헤. 가 볼까나!" 케자로는 피식 웃으면서 구원병을 부르러 나갔다. 아직 저택 바깥에는 기사단이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나바스의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나바스와, 이 집 문지기 등장이요!" 잠시 싸우던 사람들은 정적에 감돌았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게릭이었다. 너도 왔었냐? "전하?" 그는 단지 입을 뻐끔거릴 뿐이었고, 크릭과 알드 외에 젊은 사람 십여 명이 보였다. 우리편은 대체적으로 한 8명이었고, 좀 딸리는 편이었다. 이지리스는 화려한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 오, 그럴싸하군. "옷이 날개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탁자에서 내려왔다. 뭐, 시선을 제압하는 데는 성공한 셈이군. 단, 그 시선은 동정의 시선이었다. 물에 젖은 폼에다가, 젖은 검을 힘들게 빼자, 물이 튕겨 올랐다. 내가 그렇게 불쌍하게 보이냐! "넌! 어떻게 나온 거지!" 나온 게 아니고, 기어올라 왔다고. 이럴 때, 하는 말이 있지. "잘." 잠시 정적이 감돌고, 내게 한 사내가 달려들었다. 야, 난 칼도 안 뽑았다고. 이런 건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 안 드냐? 이런 건 페어 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는 거라고! 검, 너도 조용히 해! -오, 이런. 주인의 절대 절명 위기!- 이보다 죽을 뻔한 적은 더 많았다. 이런 건 사실 위기 축엔 들지도 않는 듯 하단 말야. "어이, 좀 말로 하면 안 될까나?" 일단, 화평을 제의했다. 그럼 또 누가 아냐? 안 싸울지. 사람은 혹시나에 기대는 법. "죽어라!" 안되겠군. 자, 싸워 볼까나? 젠장. 몸이 젖어서 더럽게 불편하군. 케자로, 빨리 와라... 잉. -그 뭣 이냐, 케자로가 잘하는 거 있잖아. 시체 흉내. 그게 싫다면 멋지게 이지리스처럼 피하기는 어때? 것도 싫다면 별 수 없지. 나 잡고 싸우라고. 단, 폼은 잘 잡아야 한다.- 그러다 골로 가는 수가 있다. 검아. 모든 싸움은 말이지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거야. 온다! "좋아! 이지리스, 잘 싸워!" 그리고 나는 옆으로 도망갔다. 잠시 상황파악이 안된 나쁜 놈 A는 멍하니 있었고, 이지리스는 이곳으로 재빨리 왔다. "나, 열심히 응원할 테니까!" -이런 놈이라니... 요즘 주인 선택 기준이 많이 완화된 모양이야.- 허허! 조용히 하지 못할까! 넌 아무것도 몰라! "저기.. 당신은 기사 아닌가요?" 이집 문지기는 나에게 친근감이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나는 근엄하게 대답했다. "그 전에 이 집 손님인데... 괜히 목숨걸고 싸울 필요 없잖아." 그는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 보았다... 어쩌라고. 난 검술 연습을 하긴 해도, 형편 없단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케자로에게나 갈 껄." 후회 막심. "후후후..." 갑자기 악역임이 확실한 소리를 내면서 한 사람이 눈 앞에 섰다. 그는 뭔가 이상한 놈이었다. 아무리 초여름이지만 두터운 망토를 두르고 나타난 것이다. 뭔가 내게 목적이 있나? "저, 그렇게 웃으시면 망토에서 먼지가 흡수되서 건강에 극히 안좋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네요." 그는 잠시 웃는 걸 멈췄다. "모두, 죽인다!" 크릭은 그를 보더니, 반갑게 웃었다. "드디어 왔군. 마법사. 그는 흑마도사 올케넌이다!" 그랜드 캐넌? 그게 낫군. -우.. 마법사라니. 야, 이젠 너 마법 무위능력 없으니까 조심하라고.- 알고 있다. 단, 말처럼 쉽게 되는 건 아무도 없다는 걸 명심하라고. "어이! 아저씨 상대는 나야!" 그 망토에게 검을 들고 뛰어갔다. 단, 방 안에는 너무 많은 집기가 놓여 있었다. 일단, 의자를 옆으로 피하고 탁자를 뛰어 넘어서... 헥 헥... "후후후..." 또 건강에 안 좋은 행동을 하시는군. [피. 의. 화. 살] 흑마도사 주문은 대단히... 독창적이군. 차라리 피묻은 케찹이 낫겠어. 꼭 유치찬란 악당 대사를 듣는 거 같다. 그나저나, 저 붉은 화살은 어떻게 피한 다냐... -옆으로 구르고!- 그렇군. 내가 옆으로 재빨리 구르면서 탁자에 머리를 박는 그 순간, 적편에 있던 기사의 몸에 작열했다. 오, 여긴 게임과 달리 우리편이 막으면 확실한 효과를 자랑하는군. "이봐! 제대로 하라고! 죽었잖아!" 흑마법사는 그냥 음침한 미소를 띄우고 나에게 제 이차 공격을 하기 위한 주문 외기에 들어갔다. 짜식.. 너무 하잖아. -홀.. 한 놈 처리했구.- 남은 건 열명이군. 젠장, 그래도 우리쪽 수가 더 적잖아. 아, 저기 창문 넘어 우리 편이 달려 오는 게 보이는 군. 시간을 끌어야겠지? "근데, 음침한 아저씨. 그거 알아요? 제가 바로 나바스 황제에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크리과 알드는 지금쯤 분해서 죽고 싶겠군. "그런 걸 밝히면 어떡해요!" 이지리스는 검을 부딪히면서 소리를 질렀다. 짜식, 이러면 적어도 시간은 끌 수 있잖아. 마법사도 주문 처음부터 다시외워야 하고. 히히히. -설마, 그게 지금 작전은 아니었겠지?- 당연히 아니지. 내 머리에서 뭔가 작전이란 게 나오길 기대하지마. "좋아. 네가 황제라니, 오늘 거사는 성공할 수 있겠군." 근데, 니들 조직이 뭔데? 꽤 강한 마법사에 한 실력하는 놈들에, 별로 할 일없어서 만든 모임은 아닌 거 같잖아? -온다!- 이번엔 어디로 굴러 볼까나? 젠장, 머리 안 아프게 굴러야지. 붉은 색의 마법 화살이 내게 날아왔다. "이야야얍!" 나는 멋지게 마법사의 바로 옆으로 굴러갔다. 역시 사람은 폼이 최고가 아니겠는가? 흐흐흐. "자, 간다!" 이지리스는 여전히 검사들과 격전을 치르고 있었고, 나는 바닥에 누운 채로 그 음침한 마법사의 망토를 잡아당겼다. "나, 춥거든, 이것 좀 빌려 줘." 마법사는 나를 째려보았다. 나이는 한 40대 후반정도의 대머리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었다. "물 묻히지마!" 음. 결벽증 증세가 엿보이는군. 나는 그의 다리를 쑥 잡아 당겨서 엎어치기 했다. -같이 누워서 뭘하게.- 나는 일어나야지. 그리고 그의 손 발을 재빨리 꺽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헤이. 마법사는 이제 잡았다." 이집 문지기는 나를 자랑스러운듯이 바라 보았다. "기사가 아니라, 경비병이었구나." 멋대로 상상해라... 넌 아까 내가 황제라는 거 아예 안 믿는 눈치로구나. -어지간히 신용도 없군- 그래, 난 신용도 제로다. 그래서 지금도 직불카드도 발급 안된다. 됐냐! "좋아. 검. 한 놈 잡았으니, 니들 차례...!" 갑자기 문이 부서지면서 일련의 기사들이 들이 닥쳤다. 지휘는 사린이 하고 있었다. 옆엔 바키도 보였다. 앗, 바키 너의 생태계를 알려줘! "무사하십니까!" 케자로가 급히 내게 달려 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 옷을 바라보았다. "아깐 몰랐는데.. 안 추우십니까?" 그럴리가. 추워서 미치겠다. "다, 연행해." 훗. 이 대사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린은 나를 멍하니 바라 보았다. "연행이 뭡니까?" -바보.- 아, 그렇지. 나는 쓴 웃음을 흘렸고, 어느새 반역도라고 생각되어지는 사람들은 다 잡혔다. 우리편 사상자는 없었고, 저들에게도 없었다. 그럼 적당히 봐주면서 싸웠나? "저, 문지기 아저씨 고마워요. 근데, 뭣 좀 물어도 될까요?"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아직도 내가 황제라는 걸 믿지 않았다. "저, 황제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는 베시시 웃었다. 비웃는 거라면 관둬요. "이건 비밀인데... 우리 주인님이 섬기는 분이니 좋은 분이 틀림 없어요." -우웩.- 그건 나도 좀 의심스럽다. 여하튼, 이지리스는 내게 갈아입을 옷을 넘기곤 집안 정리에 나섰다. 듣자하니, 공작은 지금 성에서 내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원래는 이곳에 들를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걸 녀석들이 어떻게 알아냈는지 미리 와서 준비해 논 것이라고 한다. 뭐, 날 납치해서 뭘 할 생각이었을라나? "크릭. 그러니까, 사람은 예의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나는 그가 끌려나가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읍조렸다. 무슨 고문을 시킬 지는 모르지만. 뭐, 대단하겠지. -오늘도 무사히...- 그렇긴 하군. 자, 가볼까? 퍼레이드 말야. 헤헤헤. "전하. 취소할까요?" "에이. 그러지마. 그래도 나도 어느 정도는 기대하고 있었단 말야. 가자!" 이지리스의 엄청나게 큰집에서 나오면서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환호했다. 그 중에는 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나바스 만세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인기 최고인데?- 확실히 부정할 순 없었다. 다, 날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만, 한 번쯤은 그런 착각에 빠지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전하. 손을 흔들어 주십시오!" 사린이 방그레 웃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이봐, 나도 그럴려고 했다. 뭐. 그리고 너, 아주 사람이 결혼하려니까 아주 인상이 폈구나. 쯔... "와! 나바스 만세!" "파이에즈 만세!" 나는 작게 손을 흔들었다. 얼굴에선 미소가 넘쳤다. 모두들, 날 불러 주고 있었다. 검은 툴툴거렸다. -에구구, 시끄러. 에잇. 내 이름 부르는 사람은 없군.- 이름도 기억 안 난다는 바보가 말이지? 멍청한 녀석. "전하! 얼마 뒤 중앙 공원입니다!" 거기서 아마 연설이 준비되어 있었지? 나는 어느새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 그녀도 보면 좋아해 주었을 텐데 말야. 이젠 없구나. 영원히 만날 수 없어... 그 때, 신은 나에게 아무 소원이나 말하길 청했다. 그리고, 나는 민정이가 집으로 돌아가기를,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을 볼 수 있도록 부탁했다.. 아, 그럼 한 번은 볼 수 있겠구나. "그녀를 볼 수 있게?" "예." "왜 그런 부탁을 하는 거지?" "가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러면 안 되요. 그럼 제 결심이 흔들릴 테니까." "좋다. 내가 좋아하는 너의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다." -무슨 생각해? 거의 다 왔어.- 눈앞에선 아름다운 공원의 호수가 보이고 있었다. 나는 어느새 단상 앞에 서 있었다. 서서히 걸어가는 동안, 내가 연설문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생각과, 아직도 머리는 젖어 있다는 것들이 생각 났지만, 너무 사람이 많아서 머리는 백지가 되어 버렸다. -네, 영민군. 아주 바보가 되어 버렸군요.- 그런 셈이지. 그치만 그런 이야기를 무생물에게 듣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는 걸 알아줬음 해. "전하. 이리로." 사린이 정중하게 날 단상으로 안내 했다. 수 많은 사람의 눈동자가 내게 쏟아졌다. 개중엔 가난한 자, 부자, 귀족, 하인들도 보였다. -뭔 이야기를 할려고 그러냐?- 낸들 아냐. 내가 잠시 조용히 하고 있는 데, 이지리스가 뭔가 내 손에 꼭 쥐어 주었다. 그 종이에는 힘내...라는 이야기가. 헉. 뭐? 바빠서 연설문을 준비 못했다, 이 말이냐! 용서 못해! -도움이 안되는 군.- 원래 그렇다. "여기에 있는 나는 나바스의 아들이며, 쉬마린의 인도를 받은 자로 로스크의 영지의 약속 받은 주인인 나는 파이에즈. 하늘과 별과 땅의 지배자이다. 여기까지는 여러분들도 아는 사실입니다.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나바스를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 황제로서 여러분께 무척이나 부끄러운 황제가 된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전 앞으로도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그냥 회장 선거랑 비슷한 거 아니겠어? 하하하... 잉? 왜 이리 조용하냐?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이 썰물같은 조용함은 대체 무엇이냔 말이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야. 혹시 단체 반란 내지는 그런 거 아냐? 흠... 곤란한 걸? 그렇다면 시민 혁명이 일어나겠군. "저.." 내가 뭔가 말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옆에 있던 기사들이 좌르륵 무릎을 꿇었다. 야, 벌 받냐? 그리고, 니들이 그러고 있으면 암살 자들이 날 노리기 무지 쉬워 진다고. 어쩔 셈이야? "전하..." 갑자기 기사들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케자로가 말했다. "지금여기에서 전하를 평생동안 지키고, 전하에게, 오직 전하에게만 충성을 바칠 것을 맹새합니다. 지금 당장 전하가 저희를 치시더라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전하는 절대 부끄러운 황제가 아닙니다." 다른 기사들도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어이, 이봐! 나 쪽팔린다고! "같이 해주셨습니다. 전하는. 저희와 함께 싸우셨습니다. 그런 전하를 어떻게 원망합니까!" 한 소년이 조용히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전하 덕분에 전 노예가 아니에요. 이젠 더 이상 저보고 노예 자식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없어요. 더 이상 굶지도 않아요. 매를 맞지도 않고요." 어이. 이봐...들. -인기 폭발이었네. 너.- "저희 산적을 사람처럼 살게 해 주셨잖습니까. 전하. 그러니까, 전하는 절대 나쁜 황제가 아니에요. 오히려 훌륭한 황제이신 걸요?" 사람들이 맞다고 하면서 저마다 자신들의 경험담을 쏟아 내었다. 그리고 철철 울어대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러시면... 전.. 전.. 아주 훌륭한 황제도 아니고.. 또... 아는 것도 없고." 그러나, 내 목소리는 사람들의 환성과, 울음과,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묻혀 버렸다. 나는 옆의 기사들이 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보았다. -쟤들 다리 저리겠다. 어쩌냐.- 글쎄 말이다. "일어나. 이제 가야지." 기사들은 그제서야 나의 앞에서 무릎을 펴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 날의 감동을 잊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들은 훌륭한 기사며, 영주가 될 수 있을 것이었다. 언젠가는 이런 식으로 민중과 가까워진다면 이 나라 나바스도 좋은 나라, 사람들에 의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가볼까나?- 나는 검에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평생을 같이 할 내친구를 바라보면서 마차에 올라 왕성으로 향했다. 나는 마부에게 물었다. 자넨 나바스를 사랑하냐고. "폐하가 다스리시는 한, 나바스는 사람이 살기 가장 좋은 나라일 것입니다." -욱. 속이 메스꺼워.- 메스꺼워질 속이 있냐? 검과 난 서서히 말을 몰아 황궁에 도달하고 있었다. 황궁에는 곳곳이 불을 밝혀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아름답다..." -워낙에 싸돌아 다녀서 궁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지?- 그렇구나. 나, 이 궁을 본 적이 별로 없었구나. 헤헤헤. 멋지다. "어서 오십시오. 나바스의 파이에즈 로스크 쉬마린 전하!"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들을 보고 말했다. "다음부터는 인사는 그냥 생략할까? 허리가 아파서 말야." -엉터리 황제.- 그렇구나. 나 엉터리였구나. 그런데 나, 결심했어. 엉터리지만, 훌륭한 황제가 될래. 그래서 이 나라가 아주 평화롭게 민주정치로 갈 수 있도록 말이야. 노력할 꺼야. 어쩌면 내 대에선 못 보겠지만...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나바스가 더욱 살기 좋아지도록 노력하겠어. "나바스 황제 전하 만세!" 나, 훌륭한 나바스를 만들겠어. 약속대로. 그렇지? 검, 넌 나와 함께 할 꺼지? -젠장, 귀청 따갑군.- "검. 나와 함께 있을 꺼지?" -검이 발달렸냐? 어디 가게?" 미소 지으면서 나는 검을 꼭 잡았다. 아주 아름다운 불빛조차도 그날의 감동을 지울 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 난, 분명, 행복한 놈이었다. "나바스 만세!" EPILOG 서울 시내 어느 병원 앞에서 한 청년이 긴 막대기를 들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는 서서히 병원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자, 그럼 가볼까?” “답신리에서 오신 안병문씨, 지금 즉시 카운터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안병문씨...” 카운터 방송이 나가고, 명찰에 간호사 한서희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여인은 조용히 장부를 적고 볼펜을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오늘도 응급실 만원이 되겠지? 정말 너무하지 않냐? 종합병원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온다고. 불공평해.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 지원하는 게 아니었다고.” 서희라는 간호사는 옆의 머리를 올리고 있는 간호사의 불평을 들으면서 조용히 미소지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만원이었고, 오늘 따라 문병객은 쉴 새 없이 들어 닥치고 있었다. “너무 그러지마. 그래도 유명한 사람을 볼 수 있었잖아? 강민정이라는 의사 말야. 여자의 몸으로 멋지지 않니? 그 나이가 되도록 결혼도 안하고. 듣기론 젊었을 적엔 말야, 인기가 대단했다는데?” 서희는 다시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동료 간호사는 반박했다. “그래도 난 젊고 잘생긴 아이돌이나 봤으면 좋겠다. 야. 여긴 대체 되는 게 없단 말이야.” 서희는 다시 웃고 앞을 바라보았다. 아직 오는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그녀는 조용히 타일렀다. “아이돌은 사람을 살릴 수는 없다고. 의사는 그런 면에서 대단하다고. 알아?” “그렇게 되려나.. 어, 저기 봐!” 앞을 보니 한 명의 사람이 유유히 들어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새카만 머리에 한 이십대 중반 정도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저, 죄송합니다.” 검은머리의 사내는 그녀의 앞의 카운터에 멈춰서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뭘 도와드릴까요?” 그는 서희의 말에 이내 기쁨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장갑도 꽤나 고급품으로 보였고, 예전에 알던 사람인 듯 했다. “예. 사실 강민정 박사님을 면회하러 왔습니다. 면회가 지금 될까요? 멀리서 와서 바로 돌아가 봐야 합니다.” 서희는 차트를 꺼냈다. 차트 이름에는 강민정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죄송합니다. 손님. 그 분은 지금 중환자 실에 있습니다. 가족분 이신가요? 그럼 면회하실 수 있습니다만...” 검은머리 남자는 장갑을 낀 손에서 장갑을 빼 내었다. “가족은 아닙니다만... 오래 사귄 친구입니다. 꼭 만나고 싶군요. 이번이 아니면 만날 수 없으니까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서희는 전화번호를 눌렀다. “안될지도 모르니까, 기대하진 마세요. 아, 박사님. 예. 카운터의 한서희입니다. 예. 다름이 아니고요, 강민정 박사님을 면회하고 싶으시다는 분이 계신 데, 오랜 친구분이시랍니다.” 그녀는 잠시 수화기를 들고 있다가 내려 놓았다. 그리고 검은머리 남자에게 매우 낮은 어조로 사과했다. “절대 안정이라는 군요.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검은머리 남자는 깊게 한숨을 쉬고 인사를 하곤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서희는 다시 펜을 집어들었다. “정말 잘생겼어. 왜, 그 있잖아. 배우 얼굴이야.” “훗. 배우 얼굴은 또 뭐니? 그냥 평범한 사람 같은데. 뭐, 옷은 굉장히 고급으로 보이긴 하더라. 어, 다시 들어오잖아!” 검은머리 남자는 다시 걸어 들어와서 카운터 앞에 섰다. 그리고 뭔가를 꺼냈다. 천에 둘둘 감겨 있는 것인데, 긴 막대기 같았다. “알아. 나도 이러고 싶지는 않다고. 조용히 해.” 서희는 그에게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지금, 누구랑 대화하시는 거죠?” 그는 잠시 뭐라고 혼잣말을 한 뒤, 그녀에게 천에서 풀어낸 아주 아름다운 검을 들었다. 그건, 일반 애들이 들고 다니는 장난감이 아니었다. 진짜였다. 그리고 서희의 시선은 그 검을 따라 이동했다. “아, 별거 아니에요. 사실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못 만나면 정말 곤란하거든요. 에, 그럼 인질이 되어주실려나? 하하하...” 그는 순식간에 검을 빼서 카운터의 서희에게 겨누었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단지 얼굴색만 퍼렇게 되었다. “꺄악! 강도야!” 서희의 동료 간호사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비명을 지르고, 근처에 있던 환자들 대부분이 당황해서 소리지르고 뛰쳐나갔다. 검은머리 청년은 단지 서희에게 들릴 정도로 낮게 중얼거렸다. “휴... 나 강도 아닌데. 민정이가 알면 기겁하겠군.” 서희의 앞에 있는 검이 작은 웅소리를 냈다. 청년은 서희의 어깨를 잡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자, 강민정 박사님이 계신 곳으로 안내해 주시죠. 안심해요, 해치진 않을 테니까.” 서희는 조용히 강박사님이 입원해 있는 중환자 실을 향해서 걸음을 옮겼다. 칼을 겨누고 가는 모습을 본 병원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갔다. 그리고 어느새, 201호라고 쓰여 있는 중환자 실에 도달했다. “겨우 다 왔네. 자, 그럼 들어가야지. 아, 아가씨도 같이 가야죠.” 서희의 손이 미약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문안에는 위대한 강민정 박사를 제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 주위에는 작은 화분이 하나 놓여있었다. “아, 민정이네. 정말.” 그는 조용히 검을 거두고 그녀 앞의 의자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서희를 보고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 가 봐요. 난 금방 갈 꺼 니까요.” “전.. 전, 환자의...안전을... 돌볼... 책임이 있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청년은 그냥 고개를 늙은 박사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왔어. 민정아. 정말.. 난 너와 헤어진 게 어제 같은데, 넌 내가 기억나니?” 강민정 박사의 얼굴에는 긴 세월을 상징하듯이 주름이 새겨져 있었다. 청년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너도 행복해 보여.” 청년은 잠시 그녀의 손을 잡고 울기 시작했다. 주변에선 경비병의 구두가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들려왔다. 강민정 박사가 눈을 뜬것도 그 즈음이었다. “누구...?” 잠시 그녀의 눈은 크게 확장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소지었다. “너 였구나.” 서희는 문 옆으로 계속 가고 있었다. “그래. 민정아. 널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내 마지막 소원으로 널 만나게 해 달라고 했거든. 그 신 말야. 소원은 확실히 들어준다. 그러나, 이제 너가 여기서 사라지고 나면, 난 다시 돌아가고, 그리고 영원히 너를 볼 수 없겠지. 그건 너무나 가슴이 아픈 일이야.” 민정이의 주름진 손이 그 청년의 손에 겹쳐졌다. “그래.. 영민아. 좋은 나라를 만들고 있겠구나. 다들 잘 지내겠지? 그 녀석도 데리고 왔구나. 그래. 잘 했어. 꼭, 보고 싶었거든. 날 미워하지만 말야. 전해 주겠지?” 영민이는 검을 그녀의 옆에 올려놓았다. “얼마든지. 괜찮아.” “검군. 인간은 고작해야 100년도 못 살아. 그렇지만, 넌 그가 죽은 뒤에도 그를 잊어선 안된다. 그리고, 항상 너를 생각해 주는 인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마. 그리고 말야, 넌 좋은 검이야.” 영민이는 그녀에게 조용히 미소지었다. “검도 잘 알고 있대. 뭐, 너나 조심하라는데?” “후...후.. 켁... 아, 괜찮아. 그런 표정 짓지마. 죽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내 경우, 올래 살만큼 살았다고.” 청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약속해. 내가 죽고도, 그리고 날 잊지 않고 행복해 진다고.” “그래.. 근데 너무 어려워. 바보야.” 민정이의 얼굴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녀는 웃었다. “왜 이제야 알았을까, 내가 널 좋아했다는 거 말야.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좋았을 텐데 말야. 그래도.. 난 떠날 수 없었겠지만 말야. 그래도 말이지, 가슴은 후련했을 텐데 말야. 나바스의 훌륭한 황제가 될 꺼야. 허... 헉... 눈이 흐려져... 영민아... 내 친구가 보고 싶어... 날 잘 대해준... 털 복숭이 친구 말야.. 헉...” “이미 되고 있다고. 도와준 것도 없으면서 말야.” 천천히 민정이는 숨을 죽여가고 있었다. 그녀 옆에 있는 심작 박동 계수가 점점 직선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랑해. 그리고. 잊지 않는다.” 문이 열리고 경찰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들 앞에는 단지 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정신이 없는 듯 했다. “사라... 졌어...” -향년 78세. 위대한 의학 박사이자, 수많은 질병을 극복한 강민정 박사 사망하다.- “그녀를 추도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그녀의 장례식에 화환을 전달하고, 애도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한편...” 검은머리 청년이 조용히 버스에서 내렸다. 한강 한 가운데였다. “이것만은 질색이야.” 그는 빙긋 웃으며 한강의 물 속으로 끝없이 잠수했다. 그리고 그 시체를 찾을 수 없었다. -End- "나중에 후회해도 난 몰라!" 할 수 없군. 난 그 둘이 기둥에서 당당히 날아서 나타난 거완 달리 기둥 아래.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계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말했다. "날씨 좋지? 소풍가기엔 좋은 날씨야." 왠. 소풍이란 말인가. 내 입이 원망스럽다. "좋긴 하군." 바키역시 빈정대 주었다. 그러나, 의외로 마도 공작은 응원해 주었다. "원래 가장 보스는 저렇게 나오는 거야." "에엣? 몰랐어." 이런 코메디 극장을 보고 있는 병사들의 그 무한한 끈기가 존경스러워서 나는 존경어린 시선으로 바라 봐 주었다. 아무래도... 살아나가긴 힘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