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야! 유아! " " .... " 유아는 멍하니 유선을 바라보다, 그녀의 기분 나쁜 듯한 얼굴에 주눅이 들었 다. 무슨일일까. 내가 또 뭔가 잘못을 저질렀나? " 너 애가 왜 그러니? " " 내... 내가 뭘... " " 너 엄마한테 내 M.T건 말했지? " " 그건... " " 너한테만 말한건데 왜 엄마한테 말하냐구! " " 너두 알다시피... 엄마가 내 돈 관리를 하잖니... " 유아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잘못을 지지 않았어도 유선이 앞에 서면 괜히 주눅이 든다. 왜 그런걸까. 유선은 기죽어있는 유아를 계속 노려보고는 기분 나쁜 듯 방 밖으로 나가버렸다. 유선이 나가자, 유아는 겨우 한숨을 쉬고는 밖으로 나갈 준비를 서둘렀다. 지금 유아와 유선은 하숙을 하고 있다. 아니 전세집을 얻어 서로 지내고 있는 상태였다. 부모님과 떨어져있어 그런지 유선은 언제나 자기 맘대로였다. 그래서 유아는 항상 조마조마한 상태다. 요즘 유선은 세 남자를 사귀고 있는 중이다. 한 명은 같은 또래의 건강한 대학생, 다른 한명은 연하의 고등학생, 나머지 한 명은 유부남. ... 그런 유선을 지켜볼수 밖에 없는게 너무나 아팠다. " 너, 다시 한번 엄마한테 말하면 가만 안둬! " " ..... " " 나 나갔다 올께. " " .... " 유아는 멍하니 유선의 모습을 바라봤다. 가늘고 긴 목선과 아름답기까지한 짙고 검은 머리. 162의 자그마한 키에 작고 귀여운 얼굴. 따뜻해 보이는 미소. 가는 몸매.... 부러웠다. 왜 같은 형제이면서 나와 이렇게 다른 걸까. 뚱뚱하고 게으른 내가 너무 싫다. 그녀는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집에 생필품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유아는 지갑을 챙겨들고는 밖으로 나갔다. 유선이 나갔으니 한동안 집안에서 전화를 받지 말아야겠다. " 미스 최! 놀지말고 결재좀 돌려! " " 네.. " 유아는 주눅이 들어 눈치를 보고 있었다. 특히 오늘이나 내일은 월말이라 이런저런 서류를 챙기느라 정신없는 상태였다. " 미스 최? 오늘 발주서류 내는 것 냈어? " " 아.... 지금 바로 갈께요. " " 좀 잊어먹지 말고 가라 응? " " 네... " 벌써 세시였다. 이제 서류 챙겨서 나가면 네시, 군에 도착하면 네시 반경이될거다. 시간이 촉박했다. 다행히 군에 제출한 서류가 무사히 마감되었다. 유아는 기분좋게 군청을 나왔다. 여섯시가 다 되었지만 초여름이라 그런지 아직 해가 중천이다. 이제 가방과 소지품을 가지러 회사에 들어가야 하리라. 목이 말라왔다. 그녀는 근처에 있는 LG로 들어가 음료수를 사서 마셨다. 햇살이 무척 따사롭다. 그녀는 오랜만에 즐거운 햇살을 받고 있었다. 웬 꼬마아이가 길가를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의 엄마는 옆자리 아줌마와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다. 아이는 이제 세내살쯤 되어보였다. 유아는 아이를 보며 피식 웃고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갑자기 큰 경적 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돌아보았을때, 아까의 꼬마가 공을 줍기위해 길가에 서 있었다. 경적소리는 아이의 뒤에서 오는 트럭에서 나는 소리였다. 아이의 엄마가 놀라서 아이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너무 먼 거리였다. 유아는 자신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로 달려가 아이를 힘껏 밀었다. 급브레이크를 밝는 소리가 들리며 심한 충격이 몸에 가해졌다. 곧이어 자신의 몸이 공중으로 떴다고 느끼는 순간 바닥과 심하게 부딪쳤다. ...세상이 슬로우모션처럼 천천히 이동된다. 아이는 무사하다. 엄마의 품에서 울고 있는것을 보니... 아이의 엄마는 겁에 질린 모습으로 나를 바라본다. 눈이 마주쳤다. 공포가 섞인, 아주 고통스런 모습이다. 아니 아이가 살아난데 대한 안도감이 감돌고 있다. 주위사람들이 자신에게로 달려온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점점 더 사람들이 내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래... 이게 죽음이라는 건가... 그런데 내 손은 왜 이렇게 울퉁불퉁하니 못생긴 것일까. 유선의 반만 닮았어도 예쁘다는 소릴 들을 수 있을텐데.. 참, 내가 없으면 유선인 누가 돌봐주지... 엠블란스 소리가 들려온다. 병원으로 가도 살수 있을까.... 누군가 아니 여러명이 자신을 들고 있다. 눈이 점점 무거워진다. 이제 갈시간이 된 모양이다. 유선의 얼굴이라도 보고 가야하는데... 1장. 만남. 1. 백상아 & 청 안 - 그 끈질긴 인연의 시작. 되도록이면 호흡의 양을 줄이면서 백상아는 백의 일행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벌써 만취된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술을 마셔대고 있었다. 이 객잔에서 여섯시간째다. 객잔의 아가씨들도 질렸는지 그들의 근처에 오지도 않고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백의 일행은 끈질기게 여자들을 찾아댔다. 백상아도 난봉꾼마냥 기녀를 끼고 앉아 여섯시간동안 술을 마셔대고 있었다. " 저번의 그 조가년이 무척 유들유들하고 재밌었는데 말야. " " 유들유들한 계집은 맛이 없어. 최소한 그 동생년처럼 앙칼져야 맛있지. 암. " " 쉿! 누가 들으면 어쩌려구 그러느냐! " " 도련님, 누가 들으면 또 어떻습니까? 감히 누가 조왕야님의 집을 건드리겠습니까? " " 헤헤헤... 그건 사실입니다요. 지급까지 그녀석들이 갖다 바치면 바쳤지. " " 암. 누구 안전이라고! " " 허허- 입조심 하래두. " 그래도 그런 칭찬이 나쁘지만은 않은지 기분좋게 옆에 앉은 기녀의 술을 받아마셨다. " 관리들도 도련님에게 아무소리 못하는 판인데요. " " 아마 유판관도 아무소리 못할걸요? " " 쉿! " 백의가 그에게 주의를 주자, 부하중 한사람이 찔끔하며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백상아는 그들의 안아무인한 소리를 들으며 욱하는 기분을 눌러 참았다. 그는 지금 술을 마시는척할뿐 전부 소매로 흘려버리고 있는 상태였다. ' 마을 유지놈 한놈이 황금 사자를 바친다고 하던데요? " ' 그래? ' 황금 사자? 인 할아범이 잃어버린 집안 대대로의 가보를 말하는 거군. ' 송부자내 며느리가 예쁘다고 해서 데려다 드렸는데 즐거우신 지. ' ' 그 여자? 놀기 귀찮아서 그냥 놔줬어. ' ' 허기야, 그런 계집은 흔하니. ' 백의는 갑자기 흥이 떨어졌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 도련님, 벌써 가시게요? 이제 새벽 1시밖에 안됐는데... " " 재미가 없어졌어. " " .... " 백의의 부하들은 그의 눈치를 살피고는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이 백의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러자 무표정하던 그의 표정이 금방 밝아지며 그곳이 어디냐며 재촉해댔 다. 백의 일행이 나가자, 백상아도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 길대협, 벌써 가시게요? " " ....나는 대협이 아니오. " " 술냄새가 많이나니 이것이라도 드시고... " " .... " 그녀가 내놓은 것은 향긋한 국화차였다. 백상아는 그런 그녀의 정성이 담긴 국화차를 단숨에 마시고는 그곳을 나섰다. " 저.... 또 오실런지... " " .... " 백상아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는 그냥 나와버렸다. 다시는 못볼지도 모르는 여자다. 아니 어쩌면 내일 또다시 볼지도 모르지.... 그는 냉정하게 돌아서서는 백의를 따랐다. " 연화야. 저 민길혁이라는 떠돌이 무사가 뭐가 좋다고 그러니... " " ....저분은.... 또 냉정히 뒷모습을 보이시고 가시는 군요... " " 그는 술주정뱅이일 뿐이야. " " 아니요.. 그는 눈이 무척 맑아요. 눈이요. ....시리도록 맑은 눈... " 연화는 멍하니 뒤도 돌아보지않고 가버리는 민길혁을 애절해보일 정도로 바라보았다. " 넌 인연이 없나 보구나... " " .... " 백상아는 서둘러 백의의 뒤를 쫒았다. 백의는 아버지의 권력을 믿고 도둑질, 폭행, 부녀자 감금, 살해등을 저질렀다. 그런 죄를 알면서도 마을의 유지들과 현령들도 그 일에 대해서는 쉬쉬하며 피했다. 백의의 아버지가 황제의 숙부에다 면죄부를 들고 있어서리라. 중요한 것은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벌써 일주일을 쫒아다녀도 뚜렷한 증거를 잡지 못했다. 그들에게서 직접 들어야 하리라. 그는 밤하늘을 즐기는척하며 부하들에게 둘러싸인 백의를 바라봤다. 백의는 행복에 겨운, 권력의 모든것을 누리는 사람답게 인기를 끌만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서역비단으로 잘 재단된 옷을 입고 손에는 동방에서 들어온 백선을 쥐고, 발은 비단 당혜에 감싸여 있었다. 해사한 미소와 선명한 이목구비. 검고 윤기흐르는 머리카락. 그는 누구나 한번 돌아볼만한 외모를 지녔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눅눅할정도로 징그러웠다. 그들과의 거리는 꽤 먼 편이였다. " 그년은 너무 도도해. 오걸매 왕자에게 드리기에는... " " 원래 계집이란 도도할수록 벗겨놓으면 맛있는 법이지요. " " ... 그렇군. 하지만.. " " 아 또 무얼 가지고 고민을 하시는지요? " " 그 계집을 빼낼려면 너희같은 실력으론 어름도 없어. 화환가가 무슨 물인지 알아?!! " " 역정내지 마십시요. 다 방법이 있지요. " 백의는 귀가 솔깃해져 부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그의 의견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찡그렸다. " 그건 좀.... 그 조가년때도 그렇게 했잖아. 통하지 않을거야. " " 헤헤헤 걱정 마십시요. 방해꾼은... " 그의 부하가 오른손을 목쪽으로 갖다대며 그었다. 그러자 백의는 인상을 찡그리며 부하를 힘껏 떼렸다. 그는 얼결에 맞아서 그런지 멍하니 놀란 표정으로 백의를 바라보았다. " 이 멍청아! 화환가가 물인줄 알아? 황제도 화환가는 함부로 못해!! " " .... " 부하는 입을 삐죽이고는 쓱하니 일어났다. 백의는 기분이 나쁜지 쓱하니 주위를 둘러보고는 앞장서서 홍루로 향했다. 3차를 갈 생각인 모양이다. 백상아는 그들이 사라지자 술병을 허리에 차고는 기지개를 폈다. 오랜만에 새벽공기를 마시고 있다. ...그들이 화환가를 노린다? 황당하군. 한마디로 황당한 얘기다. 역시 괴심한 자들이다. 살인, 방화, 도둑질, 성폭행, 납치까지.... 송책사의 생각대로 하나만 잡아서 추궁하면 다 풀릴듯도 한데.... 그나저나 괭장한 술냄새군. 일주일간 연기실력한번 늘었구만. 물론 송책사의 생각이었지만. 그는 아무일 없는듯 옷을 한번 툭 털고는 시내로 향했다. 새벽 세시경이라 야식을 파는 가게 말고는 아 무것도 없었다. 달을 보며 짓는 개소리만 처량히 들릴 뿐이다. " 무사님! 두부 한그릇 드시고 가시죠?! " 거리의 야식꾼이 그의 발길을 잡아맸다. 백상아는 갑자기 출출함을 느끼고 그에게 두부를 시켰다. 관복을 벗으면 그는 항상 자유인이 된다. 표정도 환해진다. 그런데 왜 관복만 입으면 웃음이 사라지는 걸까. 관복의 딱딱함? 아님 지위의 무게? ...어쩌면 신의때문인지도 모르지. 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야식꾼이 기분좋게 두부를 말아 그에게 내놓았다. 두부는 생각외로 맛있었다. 그가 막 다먹고 일어서려할쯤 북문쪽에서 두명의 무사가 걸어오는게 보였다. 야식꾼은 그들의 행색에 겁을 먹은 듯 조용히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들은 야식을 하러 가게로 들어왔다. " 어.. 어서오십시요... " " 두부 두그릇만 말아주게. " " 예.... " 야식꾼은 눈치를 살피며 두부를 말았다. 두 무사는 먼지에 싸인 옷을 입고 피로한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며칠을 목욕하지 못한듯 옷에서는 심한 냄새가 났으며 -강한 피냄새였다.- 신발 또한 거의 떨어진 상태였다. 오랜 여행을 한듯 하다. 호기심이 일었다. 그들을 더 살펴보기위해 두부 한그릇을 더 시켰다. 사막을 건넜는지 두건을 쓰고 있었다. 두 청년중 한명이 먼지를 뒤짚어쓴 두건을 귀찮은듯 벗어던졌다. 달빛에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큰눈과 -웬지모를 독기가 비치는 광적인 눈- 선명한 이목구비, 곽진 얼굴선.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인상이다. 손은 오랜 수련을 한듯 마디마디가 굳은 살이 박혀있었다. 때에 절은 팔목끈과 특이하게 생긴 긴 칼. 실력은 별루인것같고...내공도 없고.. 노력파인 모양이다. 나이는 스물 넷에서 다섯정도인것 같았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해보이지 않는 남자. 독특한 이미지의 남자다. 그는 두부를 한그릇 더 시켜 우걱우걱 먹어댔다. " 청안, 체하겠어. " 그의 이름이 청안인가. 청안이라 불린 청년은 계속 두부를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야식꾼도 두려운지 머뭇거리며 청안과 새로온 청년의 눈치를 살펴보고 있었다. " 소...손님... 더 드릴 테니 처.. 천천히 드세요... " 그러나 그는 주위를 생각치도 않은채 계속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열흘정도 굶은 사람 같았다. 백상아는 두부는 쳐다보지도 않은채 계속 그들을 바라보았다. 검집을 싸고 있는 천에 피가 엉겨붙어있는것으로 보아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싸움을 하고 온 모양이다. " 여기선 일자릴 구할수 있을까? " " 무사만 아니라면... " " 여긴 수도니까... 무사같은건 필요없을거야. " " .... " 백상아가 계속 청안을 바라보자, 청안이 기분나쁜듯 노려보았다. " 뭘보는거요? " " 아. 아니요. " " 좋은 구경거리라도 된다 이거요? " " 글쎄, 어찌보면 좋은 구경거리가 될수 있겠군. " " 이!! " 청안이 화가나 검을 빼들었다. 옆에있던 청년도 당황했는지 청안을 막아섰다. " 처..청안 참아! 여긴 우리 동네가 아냐!! " 그 청년이 막아서자, 화를 눌러참는지 백상아를 노려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백상아는 피식 웃었다. " 보아하니 무사같은데.... 한번 뽑은 검을 다시 집어넣는다는건 무사가 가장 못할 행동이지 않소? " " ..... " 청안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그의 손을 빼들리고는 검을 다시 집어들었다. " 이봐, 술주정뱅이 아저씨. 그렇게 실력이 있다면 어디 한번 덤벼봐. " 청안의 낮고 심드렁한 목소리가 새벽을 울리듯 낮게 깔렸다. 단순한 호기심? 아님 저 녀석의 낮은 목소리에 끌려서? ...아니다. 그런데 왜 난 시비를 거는 걸까. 스물여섯해를 사는 동안 난 비교적 침착하고 차분한 무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런데 이건... 백상아는 이런저런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의 맑은 눈빛이 아무 감정없는, 무사의 눈빛으로 변해갔다. 주위의 기운이 팽창했다. 야식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그들의 눈치만을 살폈다. " 자네들, 직업이 필요하지 않나? " 전혀 엉뚱한 곳에서 목소리가 터졌다. 셋은 놀라서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바라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 어허! 여기야, 여기! " 여느사이엔가 그 노인은 세 사람의 뒤에 있었다. 셋은 놀란 눈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약간은 거지에 가까운 떠돌이 점장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긴 깃발과 종을 들고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 쯧쯧쯧, 맞수끼리 붙었구만. 하지만 지금은 안돼! 둘다 필요한 존재니. " " ..... " " 엣다. 싸우지말고 여기나 가봐! " " ? " " 네녀석은 관아로 가서 보고나 해! " " !!! " 백상아가 놀란듯 바라보고 있는사이 그는 터벅터벅 북문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 쯧쯧쯧... 벌써부터 싸워대니... 인생은 허무한 것이야. 만남도. 사랑도. 미움도... " 청안은 그런 노인을 바라보다 노인이 던진 종이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東자가 적혀있었다. 로이는 피식웃고는 청안을 잡아끌었다. " 어이, 청안. 환영식이라고 생각하고 가자! " " .... " " 어서- " 청안은 못이기는척 로이의 손에 이끌려 동쪽으로 향했다. 로이가 두건을 벗으며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색목인이었다. "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인사나 나눠요! " 청안이란 자와는 비교되게 무척 밝은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 백상아. " " 전 민로이라 하고 이녀석은 청안. 백대협 그럼 다음 기회에 볼수 있으면 봅시다! " 로이는 청안을 이끌고 동쪽으로 가버렸다. 왜 작전중에 진짜 이름을 밝혔을까... 백상아는 묘한 눈빛으로 사라지는 그 둘을 바라보았다. 이런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것도 정말 오랜만이군. 그것도 삼류 무사에게. 우수운 일이다. 동쪽 성루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유대인에게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는 관부로 향했다. < 황노인. > < 쿡쿡, 인연이 묶인 자들이오.> < ..... > " 고얀놈들! " 유대인은 백상아의 보고를 들으며 분노에 떨었다. " 유대인 흥분하지 마시고 침착하소서. " " .... " " 그가 보통 신분이 아니라 바로 황제폐하가 제일 총애하는 채경재상이 아니오니까. " " .... " 유대인은 송책사의 말을 들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 어찌하면 좋겠는가.. " " 시간을 두고 살피심이.. " 백상아는 포권을 취하며 그들의 의사에 반대를 했다. " 더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사옵니다. 그들 백의 일당은 지금 화환가의 유리공주를 노리고 있는것으로 아옵니다. " " 아니 화환가를 말인가?! " " 그건 있을수도 없는 일이옵니다. " "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송책사. " " 아니옵니다. 그들이 그런 발언을 했습니다. " " .... " " 그들이 화환가를 건드릴수 없는 세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 ? " " 그 첫째는 화환가는 폐하가 직접내린 면책부를 지니고 있는 세도가라는 겁니다. " " ... " " 둘째, 화환가는 미로와 같이 배치된 곳이라 유리공주의 처소를 찾는다는건 거의 불가능하오. " " 하지만... " 백상아가 이의를 제기하자, 송책사가 그를 한번 바라보고 피식 웃었다. " 걱정마시오, 백호위. 그 세번째 이유는 그들 집안끼리 혼사가 오간다는 거요. " " 혼사? " " 그렇소. " " .... " 백상아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 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화환왕같은 분이 어찌... " " 그러니까 혼인을 계속 미루는 거겠지. " " ? " " 폐하의 주선이거든. " " 폐하께서? " " 그렇다네... " " 하지만... " 백상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화환왕에 대해 생각을 했다. 화환왕... 그는 대대로 송을 유지해온 충신의 집안에서 태어났고, 그 자신도 충신이다. 황실의 최고 재무대신이자, 황제의 책사이기도 한 화환왕은 어린시절을 황하의 시골집에서 죽으로 연명하며 어렵게 자랐다. 그런 어린시절을 보내서인지 유난히 백성을 생각하는 재무재상이 되었다. 백상아 그가 처음 궁의 직위를 받아 들어갔을때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었다. < 난 이번에 2품 호위를 받은 백상아요. > < 호패는? > < 여기. > < 칙서는? > < 그건... > 백상아가 쩔쩔메고 있는사이 화환왕의 가마가 궁으로 막 들어서고 있었다. < 무슨일이냐? > < 예, 재상님. 이자가 칙서를 들고 오지 않아서... > < 백호위라면 나도 잘 아니 들여보내도록 하게. > < 예? 하지만... > < 괜찮네. > < 예,... 그럼... >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화환왕은 알게모르게 자신을 도와줬다. 그래서 언제나 고마운 분이었다. 긴 수염에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조금은 특이한 사람. " 그러면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 " 소인에게 좋은 생각이 있사오니다. " " ? " " 백의 내 이놈!!! " " 아... 아버님... " " 이노--ㅁ!! " " 아... 아버님. 그래도 일찍 들어오지 않았사오이까. " " 내 그리 사고치지 말라 하였거늘! " " ... " " 오늘 개봉부에서 왔다 갔느니라. 너를 고발한 사람이 있다더라. " " 어.. 어느 나쁜 놈이 모함을 한듯 하오이다. " " 확실한게냐?! " " 에.... " " 이번엔 그냥 넘어갈수가 없다. 개봉부까지 들어갔으니... " " .... " " 몸좀 사리고 있거라! " " 예... " " 그만 나가봐! " " .... " 백의가 눈치를 살피며 나가버리자, 채경은 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았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하필 저 모양이라니... 조금이라도 조카녀석을 닮았다면 좋으련만. 하필 이런 때 아들녀석이 말썽을 피워댄단 말인가. 요즘 따라 유학자들에게 견제당하는 상태라 여러모로 조심해야 하건만. 채경은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황궁으로 가서 태태후에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만약 이번 건이 성사된다면 굳이 화환유리와 혼인하지 않고서도 자신은 태상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물론 그녀의 집안인 화환가가 자신의 뒷 배경이 된다면 아무도 그의 집안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지만. 백의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채 방으로 들어섰다. 그 조가년 집안만 아니였다면 아버님에게 혼나지도, 도현이 녀석과 비교당하지도 않았을텐데. 중요한건 이번 사건을 개봉부에서 맞았다는게 문제다. 서둘러 손을 써야할텐데.. 어쩌면 좋을까... 우선은 화환유리와 혼약하는게 첫째 관건이다. 서둘러야 했다. 자신이 죽지 않기위해........ 2. 청안, 로이 호환가의 무술대회에 참가하다 - 유리와의 첫 만남. 봄이라 그런지 많은 꽃잎이 화환가를 뒤덮듯 흩날렸다. 올해도 시녀들끼리 뱃놀이를 즐기겠군. 그럼 그런 모습이 훤히 보이는 대나무 숲에 싸인 정자에서 유리는 아무 감정없는, 완벽에 가까운 탄금을 쳐대겠지. 화환왕은 한숨을 쉬며 숨이 막힐듯 높고 거대하게 세워진 자신의 궁을 바라보았다. 생각대로 연홍관의 정자에서 탄금 소리가 들렸다. 유리리라. " 대감? " " 오, 왔소. " " 저.... 그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안습니다. " " .... " " 차라리 유리를 태후마마가 원하는 데로 하심이... " " 흥, 절대 안될소리! " " .... " 소화부인은 안타까운듯 화환왕을 바라보고는 정자에서 탄금을 타고 있는 유리를 보았다. 완벽에 가까운 연주지만 혼이 없는듯 감정이 담기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차가운 도자기 인형같았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 유리야. " " 어머님, 아버님. 오셨사오니까. " 혼이 달아날듯한 맑고 청명한 소리... 송 황실의 금지옥엽 효선공주보다 아름답고, 구문제독 둘째딸 황보아영보다 섬세하며 수선화보다 청초한 아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 " 오늘은 무엇을 배웠느냐? " " 고시조와 가야금을 배웠사오니다. " " 그래? 너의 실력을 능가하는 선생이 있더냐? " " 세상의 모두가 소녀의 스승이시지요. " " 그래, 기특한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 " 그런데 아까 어머님과 무슨얘기를 나누시는듯 하시던데... ? " " 아, 너의 혼례문제로 네 어미와 약간 다퉜느니라. " " .... " 유리는 한숨을 쉬며 자신을 보는 소화부인에게 약간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겹다. 삶이라는 자체가. 여자라 해서 평생 바깥구경한번 못한채, 얼굴 한번 보지못한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는것도. 지겹도록 앉아서 수를 놓아야 하는 것도, 평생을 내조라는 명목아래 남자에게 끌려다녀야 하는 것도. 나는 왜 남자보다 뛰어나게 태어난건가. 왜 사내대장부로 태어나지 못한 걸까. 한마리의 자유로운 새처럼, 때로는 용처럼 세상을 지배하고 싶었다. 강호인으로 태어나는 것도 좋았을 것을... 왜 그러한 세상에서 태어나지 못한 걸까. 왜.... " 유리야, 혹시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느냐? " " 소녀가 마음에 들어한들 무엇하오리까. 다 덛없는 것임을... " 유리는 먼 산넘어로 보이는 석양을 아무 표정없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석양은 잘 익은 복숭아처럼 아름답게 생겼다. 자신을 버린 복숭아동자처럼..... 화환왕은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채로 향했다. 소화부인은 안타까운듯 유리를 바라보고는 화환왕을 따라 안채로 향했다. 유리를 황제의 첩으로?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유리를 맞이할 부마는 유리만을 사랑하는자여야 한다. 권력, 돈에 구애받지 않고 유리만을 사랑하는 자. 강호인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백상아같은 청년이면 두말할 필요도 없을텐데... 그러나 그는 데릴사위라는 걸 좋아하지않을거다. 그럴만한 성격을 지닌 녀석이니. 물론 그점이 끌리기 도 하지만. " 전하. " " ? " " 특출난 무사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 " 그래? " 화환왕은 집사가 이끄는 대로 대회가 열리는 광장으로 향했다. 요즘은 시대가 흉흉해 궁의 구석구석을 경호해야 한다. 벌써 이 미로같은 화환궁에도 3번이나 도둑이 들었다. 물론 다 잡혔지만. 다행히 유리의 처소는 가장 깊고 찾기 힘든곳이라 그곳까지는 들어오지 못한듯 했다. 그래도 그녀의 처소에는 시녀밖에는 없으므로 좀더 뛰어난 무사들이 필요했다. 강자휘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그는 언젠가는 배신을 할 것이다. 유리가 혼인을 하게 된다면.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제 이 나라도 중심가에서조차 사람이 필요할 정도로 인심이 흉흉해 졌다. 황궁에는 탐관오리들이 판쳤으며, 시나 서화에만 관심있는 황제를 구슬릴 생각만 하고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송을 튼튼히 지켜온 황보가(家)와 개봉부를 지키는 청천 유대인이 있어서다. 아마 그들마저 없었다면 송은 생각하기도 무서운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황제의 무능력함과, 계속되는 가뭄, 홍수. 그것으로 인한 식량부족.... 거기에다 변방의 요와 서하의 압력, 신진세력 인 금의 위협.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라... " 동쪽이라... " " 어이, 청안. 동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잖아. " 로이는 혓바닥을 쑥 내밀고는 핵핵댔다. 새벽에 먹은 두부는 성에 안차는 모양이다. 사실 어제 새벽에 먹은 두부말고는 오늘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많이나 먹을걸. " 로이는 키가 180 정도에 근육으로 단련된 몸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좀 많이 먹는 편이였다. 그리고 독특한 것은 그가 푸른 눈을 가졌다는 것. 머리의 빛깔도 약간 붉은 편이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먼지와 땀으로 얼룩져 잘 알아볼수도 없는 상태지만.... " 휴, 자네 배에는 거지가 들어앉았나? " 청안이 입을 삐죽이며 로이를 비꼬우자, 로이는 베시시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개봉으로 온 후 제대로 잠을 잔적이 없었다. 아무도 그들을 받아주려 하지 않아서였다. 아침의 분주함이 느껴지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간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 어? 장이 선 모양인데? " 청안은 관심이 없는듯 자신의 검을 이리저리 살피는 중이었다. " 가보자구, 응? " " .... " " 이봐, 이안. 응? " " 그 이름 쓰지마. " " 미안 미안. 응? 가보자, 응? " " .... " " 응? " " 휴.... 로이? " " 응? " " 자네 사먹을 돈 있나? " " .... " 눈을 반짝이며 청안의 답을 기다리던 로이는 순간 멍한 얼굴이 되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곧 밝아져서는 다시 청안의 팔을 잡아끌었다. " 이봐, 청안. 밝게 생각하자구! 지금 우리는 땡전한푼없는 신세지만 누가아나? 우리수중에 황금 열관이 떨어질지? " " .... " 청안은 부푼꿈을 안고 자신을 끌고 가는 로이를 보며 피식 웃었다. 차갑고 냉정한 자신에 비해 그는 너무나 다정다감한 녀석이다. 항상 세상을 밝게 보는 아이. 그곳은 그들이 예상했던 새벽장이 아니였다. 사람들이 모였으되, 줄을 서서 무언가를 등록하는 듯 했고, 어떤이들은 음식을 먹는가 하면 어느 구석에서는 음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들은 공통점이 없어 보였지만, 모두가 다 무사인것은 확실했다. 비교적 실력있는 고수부터 3류 무사까지 골고루 모여있었다. " 어? 청안! 저기 등록하면 음식을 나눠주는 모양인데? " 로이가 청안을 다시 이끌듯 그곳으로 끌고갔다. 청안은 기분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이곳에 도착해서부터 느꼈던 무언가 알수없는 기분이 그를 이끌고 있었다. 마치 운명처럼. 자신도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이봐, 청안! 가자구, 응? " " ... 나보고 지금 구걸을 하란 말인가. " " 저기 사람들도 구걸하는것 같진 않은데? " 로이는 빠르게 줄에 합류했다. " 이름. " " 민로이, 여긴 청안. " 서류에 등록을 하던 남자가 민로이를 힐끔 바라보더니 다시 붓을 들었다. " 어디 출신인가? " " 안남. " " ... " 그는 굵은필체로 東을 적어서 로이와 청안에게 내밀었다. " 자네들은 東팀이네. 東, 西, 南, 北 이렇게 나눠 경기를 치르니 열심히들 하게. " " ?!! " " 아, 그리고 식사들좀 하게. 비무대회를 하려면 속이 든든해야 할테니. " 로이와 청안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동시에 외쳤다. " 東팀? " 그가 의아한듯 둘을 바라보았다. " 자네들... 여기 왜왔나? " " .... " " .... 여기는 호위무사를 뽑는 곳이네. " " ... " 우스운 일이다. 일자릴 구해도 무사직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東과 일자리. 그 이상한 할아버지가 준 종이에도 東자가 적혀있었다. 로이가 청안에게 미소지었다. " 청안? 배고프지 않아? " 때를 같이해 청안의 뱃속에서도 소리가 났다. 음식냄새가 자극을 준듯 했다. 청안과 로이는 피식 웃고는 음식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여러명의 소녀들이 바쁘게 음식을 담고 있었다. 로이가 막 음식을 받으러 갔을때 어떤 소녀가 쟁반에 음식을 잔뜩 들고서 막 나오고 있었다. " 어머!! " " 어!! " 순간적인 일이었다. 로이와 소녀가 부딪치자, 주위가 곧 조용해졌다. 로이와 소녀는 서로 당황하며 흩어진 음식들을 이리저리 챙겼다. " 소저, 죄송하오.... " " 아니여요, 소녀가 미처 피하지 못해서... " 로이는 서둘러 그릇들을 챙겼다. 그러다 그 소녀의 손이 무척 섬세하다는 것을 느꼈다. 고향에도 저런 섬섬옥수를 지닌 소녀들이 있었나... 길고 가는 손을 따라 어깨로, 윤기나는 긴 머리로, 그리고 얼굴을 보았다. 긴 속눈썹으로 가리는 큰 눈동자와 자그마하고 아담한 코. 시원스레 뻗은 넓은 이마와 앙증맞은 귀. 처음 느끼는 부드러운 향기... 고향에는 없는, 귀엽고 앙증맞은 소녀다. 아니 고향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그곳 소녀들은 가난에 찌들려 밝고 환함, 그런 모습을 찾아볼수 없었다. " 고맙습니다. " " 어... 어.. 예,.. " " .... " 소녀는 아무일 없었다는듯 그릇을 들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곳의 시녀인 모양이다. " 네가 왠일이냐, 여자에게 관심을 두고. " " 아.. 아냐. " 얼렁뚱땅 얼머부리는 로이를 보며 청안은 피식 웃어버렸다. 고향인 종각마을에서는 여자에게 신경쓸 만큼 느긋하지가 않았다. 그리고 로이는 특히. 어릴때부터 마을에서 자랐지만 그는 늘 혼자였다. 색목인이여서였다. 배타적인 안남지방이어서 더욱 그랬다. 성격은 밝았지만. 마음을 열 친구라고는 나 청안밖에는 없는... -물론 나도 그렇지만.- 백상아는 개봉부의 호위무사들을 데리고 안광지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 당당히 그를 포박했다. " 안광지! 순순히 포박을 받으라. " " 무.. 무슨 짓이요! 난 죄없소!!! " " 광수라는 자가 다 너의 지령이였다 밝혔다. 그러니 순순히 포박을 받으라! " 안광지는 의혹에 가득한 눈빛을 띠며 백상아의 포박에 묶였다. 그럴리가 없다. 자신은 다만 백의에게 사주를 받은것 뿐이다. 이럴수는 없다... 백상아는 의혹에 가득찬 안광지의 표정을 보며 역시 송책사의 말이 맞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제 백의 그자의 수하들을 하나 둘씩 잡아들이리라. 물론 그들에게는 서로 다른 수하들이 자백을 했다고 했다. 이제 그를 잡아들이기만 하면 모든게 다 끝이 난다. " 자네들, 실력좋은데? " 청안은 말을거는 무사를 무시한채 본당을 바라봤다. 이곳은 나라안에서도 알아주는 세력가의 집안이다. 만약 여기서 일자리를 얻을수 있다면 고향의 어머니와 주아를 불러들일수 있을 만큼 충분히 결혼자금이 모일 것이다. 왜 주아가 생각나는 것일까.... 주아는 아름다운 여자가 아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노골적으로 비단 다섯필과 소 세마리를 원했다. 마을에서 그 정도 돈을 모으려면 10년을 죽어라 일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고향을 나와 떠돌이 무사가 되어버렸다.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그녀는 어머니가 원하는 여자였다. 하루에 밭 세마지는 충분히 갈고 소 끌도 잘 먹이며, 싸움에서도 한번도 진적 없고, 애도 쑥쑥 잘 낳을 거고.... 바느질 솜씨가 없어서 문제지만. 보통 자기또래의 여자들보다 등치도 큰데다 먹성도 좋아 왠만한 병치레도 하지 않을것이다. 얼굴 가득한 죽은깨와 윤곽강한 얼굴, 괄괄한 성격. 문제가 없는건 아니하지만, 어머님께 잘하니 괜찮을거다. 외모는 상관없다. 어머니와 맘이 맞고 잘 돌봐드리며, 살림만 잘 한다면..... 대회가 시작되는 징이 울렸다. 청안은 다시 검의 손잡이를 천으로 묶은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이 녀석도 열심인것 같다. 이겨야지... 대회가 다시 시작되고, 결승에는 6명만이 남았다. 화환왕은 이제 곧 화환궁의 호위무사가 될 후보들의 시합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명을 제외하고는 그리 볼만한 자가 없다. 역시 검술하면 백상아가 최고다. 그는 예의가 바르고 사람들 기분을 고려할 줄 아는 청년이라 좋았다. 다 큰 딸을 데리고 있으니 역시 좋은 청년은 눈에 띄는 모양이다. 유리를 불러내야 겠다. 그녀가 직접 뽑을수 있도록. 때마침 유리가 나왔다. 그녀는 한마리 화려한 나비처럼 우아해보였다. 비단결같은 긴 흑발과 -그 머리를 관리하기위해 일주일에 세번씩 벌꿀 마사지를 한다.- 하얀피부. 투명해 보이는 가는 손가락, 화사한 분홍색 비단옷에 둘러싸인 여린듯한 아름다운 자태. 그런 모습에서 풍겨나는 기품. 유리가 나오자, 모두가 넋나간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주위의 웅성거림조차 한순간 사라졌다. 남자들은 다 짐승이다. 모두다. 유리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화환왕에게 처소로 돌아가겠다고 조용히 말했다. 주위는 아직도 그녀의 외모에 압도당해 조용한 상태였다. 화환왕은 어디 아픈것이 아니냐며 걱정을 했지만 유리는 미미한 미소만을 지은채 나와버렸다. 지겨운 곳이다. " 와우, 상당한 미년데? " 로이의 말에 청안은 힐끗 유리공주를 바라봤다. 옆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막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는 경기중에도 고향을 생각했다. -주로 주아와 어머님에 대한 생각이었지만.- 보고 싶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너무나 그리웠다. 여자는 아름다울수록 집안에 분란을 일으킨다. 저런 여자는 많은 남자를 끌게 되어있다. 그리고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고급제품으로 관리해줘야한다. 자신은 그럴 능력이 없을 뿐더러 저런 여자는 싫다. 잠시 중단된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 자신과 로이가 이겨야 한다. 꼭... 3. 유리 백상아와의 첫 만남. " 조인! 자네를 잡으러 왔네. " " .... " " 안광지가 자네가 조씨 모녀를 죽였다고 밝혔다네. " 백상아는 백의를 제외한 그의 일당들을 거의 다 잡아들였다. 예상대로 모두가 백의의 사주를 받았다며 유대인에게 선처를 빌었다. 이제 조인만이 남았다. 소식은 바로 백의에게 들어갔다. 그는 지금 바늘 방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힘들 것이다. 이제 곧 본색을 드러내리라. 그때 화환궁에서 환성이 들렸다.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있는걸까. 백상아와 포졸들이 화환궁으로 신경을 돌리자 조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을 잡고있는 관병에게 일격을 가하고는 화환궁으로 도망쳤다. 그곳 사람들 틈에 끼어 있으면 제아무리 백상아라 해도 찾기 힘들리라. 백상아는 조인이 왕부로 숨어들자, 잠시 머뭇거리며 생각을 했다. 왕부에 침입하는 것은 대역죄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를 잡아야 했다. 백상아는 심호흡을 한뒤 화환왕부로 들어섰다. 왕부는 생각외로 넓었다. 조인이 백상아의 눈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녔으나 백상아 또한 그를 귀신같이 따라붙고 있었다. 조인은 눈을 히번덕거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백상아에게 잡히면 그는 죽은 목숨이다. 모두가 다 자신에게 뒤짚어 쒸었을 것이다. 그때 그의 눈에 몇몇 시녀들이 정자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서둘러 정자로 향했다. 백상아의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나 조인이 훨씬 빨랐다. 그는 빠르게 소녀들 사이로 파고들어서 잡히는데로 머리를 쥐어잡고는 그녀의 목을 백상아에게로 돌렸다. 백상아는 검을 회수할 수 밖에 없었다. 소녀들의 비명소리로 인해 왕부의 호위무사들이 달려왔다. 그는 소녀들에게 조용히 하라며 소리지르고는 백상아를 노려봤다. 왕부의 호위무사들은 신속하게 정자 주위를 둘러쌌다. 조인은 잡고있는 소녀의 머리를 더욱 잡아당기고는 그녀의 목에 칼을 들이댔다. 그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기에 소녀의 목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 백상아! 날 놔두고 간다면 이 소녀를 놔 주겠다! " " 조인, 지금의 행동이 너의 죄를 더 가중시킨다는 걸 알고 있나? " 조인은 계속 떨고 있었다. 그러자 화환왕의 호위무사들이 그에게 아가씨를 놓으라며 위협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인질로 잡힌 소녀는 아무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마치 남의 일을 대하듯 무관심했다. " 내... 내가 아니란 말야! 그 조가년은 백의가 하수해 조당놈 손에 죽은거야!! " " 어떻게 믿을수 있나, 조인? " " 즈... 증인이 많아, 아주! 난... 난 아냐!! " 그의 손이 떨리다 못해 잡고 있는 칼을 거의 놓칠 정도였다. 백상아는 기회를 포착하자 즉각 조인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인질이 된 소녀는 백상아가 조인을 공격해 들어오자 무서움도 없이 그의 공격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백상아는 간단히 조인의 검을 빼앗아들고는 포박했다. 조인은 아무 저항없이 백상아에게 잡혔다. 그러자 그 소녀 주위로 시녀들이 몰려들었고, 호위무사들이 무릎을 꿇으며 사죄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했다. 백상아는 조인을 포박한뒤 그녀를 바라봤다. 주위 시녀들과 무사들이 쩔쩔매는 것으로 보아 저 소녀가 화환유리리라. 소문보다 더 그녀는 아름다웠지만, 미소가 없었다. 빙매화 빙유리... 백상아는 유리공주에게 포권을 취한뒤 조인을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 호위무사들과 시녀들은 그녀가 손을 한번 움직이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대가 어전 2품 호위 백상아? " " 예, 공주님. " 아무 감정없는 목소리가 -완벽에 가까울 아름다운 목소리다.- 그의 귓전을 울렸다. 백상아는 뒷골이 오싹해짐을 느끼고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렇게 한번 힐끗 바라보고는 시녀들을 이끌고 자신의 숙소로 향했다. 권태에 찌들어버린 죽어버린 눈동자. 차갑고 냉정하며 공포감까지 느껴지는 짙고 검은 눈동자. 그녀는 정자를 막 지나려다 다시 백상아를 불러세웠다. " 백호위, 나에 대한 배려로 꽃신을 닦아줄수 없소? " " .... " 백상아는 묘한 눈빛으로 유리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만만한, 웬지모를 잔인함까지 느껴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인사도 하지않은채 화환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화환궁의 무사들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며 검을 뽑아들었다. " 비끼시오. " " 공주님께서 분명히 부탁을 했소. 답을 하시고 나가시오. " " 흥, 난 공주와 어울리는 신분이 아니라 그럴수 없소. " " 그러니 당연히 공주님의 신을 닦아드려야할게 아니오! " " .... " 백상아는 힐끔 검까지 빼든 무사를 바라보았다. 그는 유리의 호위무사인 강자휘라는 남자로 개봉 5대가문중 하나인 강씨가문의 둘째아들이었다. 어찌된일인지 그는 유리공주의 호위무사를 자처했고, 지금 그는 유리의 완벽한 측근이었다. 마치 그녀의 사랑스런 개처럼... " 자휘, 물러나세요. " " 예? 하지만 공주님. " " 저런 얼간이같은 남자를 상대하는데 괜한 시간을 보낸 것 같군요. " " 예, 공주님. " 공주는 비웃듯 백상아를 바라보고는 사람들을 데리고 정각으로 사라졌다. 백상아는 기가막힌 듯 유리를 바라보다 조인을 개봉부로 압송했다.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미인이다. 오후 늦게서야 두명의 호위무사가 뽑혔다. 청안과 로이는 최고 성적으로 화환가의 호위무사로 뽑혔다. 화환왕은 그런대로 실력이 좋은 무사들을 뽑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곧 그 기분은 유리에게 생긴 사건으로 인해 엉망이 되었다. 그는 뽑힌 두사람을 잠깐 면담한뒤 서둘러 유리에게로 향했다. 청안과 로이는 큰 포상과 좋은 숙소가 내려지자, 멍한 상태로 그곳에 서 있었다.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시 부자는 다른가 보다. 한낮 호위무사에게 이런 많은 금은보화와 비단을 주다니. 이걸 고향으로 보내야 겠다. 그러면 어머니가 주아와 함께 이 개봉으로 오겠지. " 야, 청안. 너 진짜 주아와 결혼할거야? " " 응. " " 그건 말도 안돼. 네가 너무 아깝다구! " " 내가 뭐. " 로이는 청안이 답답하게 말을 못알아듯자, 가슴을 치며 그를 노려보았다. " 그 여자 예쁘길 하냐, 아버지가 좋길하냐? " " 신경꺼. " " .... " " 왜, 할말있어? " 최후의 방법을 생각하듯 로이는 한동안 청안의 목에 걸린 반지를 노려보았다. " 너 그 반지는 왜 들고 다니냐? " " 응, 어머니가 마누라될 여자한테 주라더라. " " 어디 봐. 어? 이거 네 세끼손가락에도 안 들어가는 거잖아? " " .... 이리 내놔. " 로이가 반지를 뺏아들고는 이리저리 끼워보자, 청안은 심술부리듯 반지를 다시 뺏아들었다. " 주아 손에는 어림도 없겠다. " " 그럼 그냥 목걸이로 주지 뭐. " " 바보녀석. 어머님 뜻을 그렇게 모르겠냐? " " .... " " 너희 형편에 이 실같은 금반지가 얼마나 귀한거냐? " " .... " " 너희 어머니 시집와서 처음으로 시어머니한테 받은 선물이란말야. " " .... " " 그럼 최소한 손가락이 맞는 여자를 택해야 할거 아냐! " " .... 우리집 형편에? " " .... " " 됐어. 신경꺼. " 청안의 집안형편얘기가 나오자, 로이는 한동안 말문을 잊은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랬다. 그들은 찢어지게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들이었다. " 하지만 주아 데려오는데 비단이랑 소가.... " " .... " " 그정도면 마을 처녀 여럿 데려왔겠다. " " .... " " 야! " " 신경꺼! " " ... 바보녀석. " 로이는 청안이 답답해보여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부러웠다. 어머니와 약혼녀가 있으니. 자신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 청안님, 로이님. 앞으로 두분을 모실 소소와 진아입니다. " " !!! " 그 소녀다. 자신과 부딪쳤던 아이. " 당신은... " " 그러고 보니 당신이 뽑히셨군요. 저는 난화궁 소속의 취취라 하오니다. " 취취. 그녀의 이름이 취취다. 로이는 환히 미소짓고있는 취취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자신에게도 지켜야할 누군가가 생길지도 모른다. 어쩌면... 4. 유리의 죽음.... 화환왕은 서둘러 유리가 있는 난화궁으로 향했다. 잘 가꾸어진 정원과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아름다운 궁, 난화궁. 이곳이 유리의 처소였다. 화환궁에서 가장 은밀하고 깊은 곳에 위치한 곳. 화환왕이 들어서자, 유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려했다. " 아니다. 됐다. " " .... " " 몸은 괜찮으냐? " " 예.. 어인일로 납시셨는지요. " " 걱정이 되어 왔느니라. " 유리의 하얀 목을 감은 천에서 붉은 피가 베어났다. 화환왕은 아프지는 않느냐, 상처는 깊지 않느냐 하며 분잡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정작 유리는 마치 인형처럼 그렇게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때 황궁에서 온 시녀가 그녀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효선공주의 직속 궁녀였다. 그래서인지 무척 건방진 편이었다. " 마마, 효선공주님께서 황궁으로 들어오시랍니다. " " 뭣 때문에? " "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싶으시답니다. " " .... " 유리는 아무말없이 효선의 시녀를 바라보고는 무시하듯 자신의 하녀에게 말했다. " 쉬고싶구나. " " 예, 공주님. " " .... " 그녀는 당황스러워하며 유리를 불러세웠다. " 고.. 공주님! 효선 공주님께서... " " 너는 내가 그리도 한가해 보이느냐! 지금은 몸이 좋지 않으니 돌아가도록 해라! " 유리는 더이상 상대하기 싫은 표정으로 하녀의 도움을 받으며 자리에 누웠다. 효선의 시녀는 무릎을 꿇으며 다시 울면서 간청했다. 효선공주의 성격을 견딜수 있는 귀족댁 아가씨는 유리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효선도 유리만을 초대할 뿐이었다. 만약 유리를 데려가지 않는다면 자신은 감옥으로 가게 될 것이다. " 고.. 공주님! 제발... " " .... " 유리는 그녀를 무시한채 눈을 감았다. 시녀는 더욱 애가 달아 그녀에게 용서를 빌며 눈물을 흘렸다. " 너는 내가 무엇으로 보이느냐. " " 네? " " 난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오라가라는 소릴 들어본적이 없다. 그것이 효선이라 해도. " " 용서를... 용서를.... " 유리는 콧웃음조차 치지 않았다. 화환왕은 아무 소리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무엇이 유리를 저리도 차갑게 만든 것일까. 모를 일이다. 어릴때는 귀엽기만 한 아이였는데. 그녀는 부족한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왤까. 한숨이 나왔다. 유리를 밝게 웃고 즐길수 있게 만들어줄 자가 있다면 그에게 시집보내리라는 생각도 해 봤다. 유리만 행복할수 있다면, 권력같은 건 필요 없었다. " 환궁준비를 해라. " " 공주님, 하지만 지금은 다섯시이오니다! " " 그래서? 안된다는 것이냐? " " 그건... " " 유리야. " " 네, 아버님. " " 내일 가도록 해라. " " .... " " 몸도 성치 않으니. " " 예, 그러도록 하지요. " 다음날이 되자, 유리 일행은 서둘러 환궁할 준비를 했다. 그녀는 평소 보라색의 비단옷을 좋아하지만 흰색 안남비단으로 된 옷을 입었다. 되도록이면 목의 상처가 보이지 않도록 목이 긴 옷을 택해야했기 때문이었다. 그 하얀 비단옷에 맞게 연한빛의 분을 바르고 항상 들고다니는 국화향의 향낭을 노리개로 달았다. 준비가 끝나자,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았다. 이정도면 효선이 자신을 얕보거나 하지는않을것이다. 갑자기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그러다 조금있자, 다시 그 증세는 사라졌다. 가마에 올라야지. 강자휘가 벌써 가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 전하, 어인일로... " " 오늘 유리의 호위를 다른이에게 시키려한다네. " " 전하, 그건... " 강자휘가 발끈하며 말대꾸를 하자, 유리가 그를 노려봤다. " 감히 누구 명인데 반을 한단말이냐! " " 고...공주님... " " 됐다. 어찌됐건 이번에 새로 뽑은 청안이라는 자다. 유리 네게 도움이 될 것 같구나. " " 아버님이 하시는 일이시니 당연하지요. " " 그래. 잘 다녀오도록 하여라. 또 효선공주와 너무 싸우지말고. " " 흥. " 유리는 비웃듯 콧웃음을 치고는 가마로 다가갔다. 어제 뽑힌 두사람중 하나인 남자가 깔끔하게 목욕까지 한 상태로 마차를 호위하고 있었다. " 청안이라 하옵니다, 공주님. " " .. " 유리는 더이상 관심이 없는듯 가마에 올랐다. 청안은 유리의 차가움과 강자휘의 뱀같이 차가운 시선에 소름이 돋음을 느꼈다. 이마에 땀이 맺혀 있던데.... 무슨 상관이람. 저런 여자들은 나같은 무사는 한낮 벌레정도로 밖에 보지 않을텐데. 저 여자에게 과연 감정이라는게 존재할까? 온몸이 따끔거리는군. 시시가 목욕을 시킨다는 명목아래 아예 껍질을 벗겨놨다. 두달만에 한 목욕이었다. 그러나 이런 향기가 좋다. 자신의 몸에서 향기가 난다는 것 그 자체가... 유리의 가마를 호위하며 가는 동안 지나가는 아가씨들이 자신을 힐끗힐끗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옷 때문에 그런가? 그는 사각거리는 비단옷이 점점더 부담이 되었다. 기분은 좋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옷을 입어본다. 부드러운 감이 온몸을 휘휘 도는듯 하다. 즐겁다. 시시에게 부탁해 비단 열필과 보석약간을 안남지방의 종각마을로 보내달라 해야겠다. 그러면 어머니와 주아가 함께 올라오겠지. 되도록이면 빨리 그들을 보고 싶었다. 주아가 올라오면 조촐하게 결혼식을 해야지. 백상아는 마지막으로 광무를 잡아 개봉부로 향했다. 광무를 잡는동안 그도 많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의복도 엉망이 되고 얼굴은 땀과 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거리는 장이 섰는지 북적대고 있었다. 그는 장터를 둘러 모퉁이 길로 돌아섰다. 광무가 혹시라도 도망을 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 일행과 유리일행이 마주친 것은 황의원의 집 모퉁이에서였다. 백상아는 유리 일행이 먼저 지나갈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주었다. 청안이라는 청년을 볼수 있었다. 새벽에 보았던 이상한 인연의 청년... 그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강인해 보이는 근육과 큰 키가 비단옷과 어울려 어느 귀족댁의 공자같았다. 남자인 자신이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그는 변해있었다. 새벽에 보았던 그라고 생각하지 못할정도로. 그러나 왤까, 그는 낭인의 옷이 더 자유롭게 보인다. 청안도 백상아를 알아본 모양이었다. " 관리양반이었군, 주정뱅이 양반? " 백상아는 스쳐지나가며 말하는 청안의 말을 듣고 피식 웃어버렸다. " 백호위님, 가시지요. " " 어? 그래. " 흔한 인상이지만 흔하지 않은 분위기의 기분나쁜 녀석... 백상아는 잡념을 떨쳐버린뒤 개봉부로 향했다. 황궁은 화환궁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크고 웅장했다. 청안은 두리번거리다 화환궁무사들이 킥킥거리자 얼굴을 붉히고는 유리를 효선이 있는 춘화궁으로 안내했다. " 마마, 화환유리 공주님이 납시셨습니다. " " 들라해라. " " 예. " " 어서오시요, 유리. " " 소녀를 불러주셔서 영광이어이다. " " 별말씀을. 담소나 나눌까 하여 불렀다오. " 유리가 들어서서 살짝 무릎을 굽혀 인사하자, 효선은 앉기를 권했다. 효선은 유난히 화사해 보였다. -유리가 오는 날에는 유독 더 심하지만.- 긴 머리를 화려한 금빛 화관으로 장식하고 황궁에서만 쓸 수 있는 아름다운 긴 비단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그에비해 유리는 순수해 보였다. -차가워 보이기도 했지만.- 효선은 이러한 유리의 모습에 짜증이 나 있었다. 그녀가 오는 날이면 궁안의 모든 무사들이 들떠있다. 그것은 그녀의 눈에 띄기 위해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녀는 무엇을 입어도 청초해보이고 아름다웠다. 그녀의 외모는 환상에 가까웠다. 유리는 효선보다 아름다웠다. 그래서 너무 싫었다. 자신이 천하제일미라는 칭호를 가지기 위해 황보가의 지나를 먼 타국으로 시집보내고, 친한 친구였던 나다까지 하찮은 무사계급의 남자에게 억지로 보내지 않았던가. 유리가 이렇게 까지 아름다워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녀를 어릴때부터 봐왔지만 차갑기만 할뿐 전혀 아름다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다 2년전부터 갑자기 외모가 피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자신보다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고있다. 강호에서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위해서는 자신도 준비를 해야한다. 지금같이 훌륭한 가문과, -황제의 딸이면 이보다 더 훌륭한 가문이 어디있겠는가.- 화려한 외모, -강호의 어느 가문 규수에도 뒤지지않을 정도의- 충분한 지참금등. 그런데 유리가 자신보다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다. 어찌할것인가..... 그녀는 재미있는 얘기를 하듯 국사를 유리와 논의 했다. " 참, 유리? 황제폐하가 진의 성혼령을 내렸는데 첩장을 보내지 않나요? " " 소녀가 받을 자격이라도 되나요, 훌륭한 가문의 차분한 규수가 황자비가 될 자격이 있지요. " " 아, 그래요? " " .... " 유리는 어지러움이 점점더 심해짐을 느꼈다. 매스꺼움까지 몰렸다. 자연스럽게 이마에 손을 집었다. " 유리? " " .... " " 유리? 어디가 아픈가요? 유리? " " 약간 어지럼증이.... " " 유리!!! " 효선은 유리가 비틀거리며 쓰러러지자, 급히 어의를 불렀다. " 여봐라!!! 어서 어의를!!! " 유리가 쓰러졌다는 것이 화환가로 전해지자, 그녀의 집안은 초상집이 되어갔다. 어의도 원인을 알수 없었다. 목의 상처 때문에 그곳으로 알지 못하는 균이 들어갔다는것 이외엔. 유리는 곧 다른 궁으로 옮겨졌다. 죽음같은 어둠이 유리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앞 내용까지가 프롤로그나 마찬기지인데...^^ 그럼 재밌게 읽어주시길.... ====================================================== 2장. 인 연 1. 유아&청안 - 유아가 처음 청안을 만났을때 청안은 한동안 궁에서 머물며 화환유리를 돌봤다. 화환왕은 그 누구도 유리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는 가끔 그녀가 누워있는 곳을 둘러볼뿐 별 관심없이 지나쳤다. 황궁은 정말 거대하고 아름다웠다. 화환궁도 보통이 아니지만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잘 가꾸어지고, 크고 웅장했다. 그는 계속 입을 벌리고 그곳을 구경했다. " 청안님, 잠시 공주님 좀 봐주세요, 물좀 바꿔 올게요. " 그가 생각하는 사이 유리의 시녀인 이아가 그에게 부탁을 해왔다. 청안은 이아가 나간 사이 유리의 처소로 들어섰다. 그녀의 향인 고급 국화향이 싸하니 주위를 감돌았다. 여자의 규방에 들어오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멀쓱하니 서있던 그는 서있기도 그렇고 해서 유리가 있는 자리 근처에 앉았다. 이렇게 앉아 있으니 기분이 더 머쓱해졌다. 주위가 죽은 듯 조용해서이리라. 주위를 둘러보다 처음으로 유리를 살펴보았다. 호기심이었다. 이 나라 최고 미녀인 그녀 를 보고싶었다. 무척 창백해 보였다. 그게 그녀에 대한 첫 느낌이었다. 목언저리의 칼자욱도 선명히 보일만큼 창백하다. 손가락이 투명하게 빛났다. 너무나 하얗고 투명할 정도로 깨끗하다. 이것이 미인의 얼굴일까. 청안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환해 보일 정도로 맑아보이는 하얀 얼굴. 길고 짙은 속눈썹. 조각한듯 앙증맞은 코와 선붉은 입술. 어떻게 화장을 안한 얼굴인데도 저리 선명하고 아름다워보일까. 약간 고통스러운듯 찡그린 얼굴마저도 그녀의 미모를 더해줄뿐이었다. 그때 유리의 손이 약간씩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청안은 흠짓 놀라며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통스러운듯 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유리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너무 작고 투명해 곧 부스러질것 같았다. 주아의 손은 자기와 비슷했는데 유리가 점점더 힘든 숨을 내쉬었다. " 고... 공주님! " 청안이 할수있는 일은 그녀를 불러 깨우는 일 뿐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유리를 불렀다. 자신의 낮은 목소리로 부르고 또 불렀다. 그녀가 깨어나길 빌었다. 계속해서 부르면 깨어날것 같았다. 그때 유리가 눈을 떴다. " 공주님!!! " 청안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누워있는 유리를 안았다. 깨어났다. 유리가 깨어난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계속 불렀다. 계속해서 부르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내가 왜 이곳에... 아, 그래. 트럭에 받혔었지. 이제 깨어난걸까. 병원인가? 누군가 나를 안고서 깨어난 것을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 누구지? 갑갑하다. 아빤가? 아님 유선이? 머리길이가 긴걸 보니 유선인가보다.... 그런데 너무 덩치가 크다. 유선인 무척 가는데... 눈꺼풀이 괭장히 무거웠지만 눈을 떴다. 방이 너무 낯설다. 병원 특실인가? 그런데 마치 옛날 영화에서나 나오는듯한 방같다. 특히 홍콩 무협영화. 꿈인가? 자신을 안고있는 사람이 손도 함께 쥐고있다. 내 손이 이렇게 투명하고 길었나? 이젠 갑갑해진다. " 콜록 콜록!!! " " 어... " 청안은 당황해서 서둘러 유리에게서 손을 땠다. 그는 어찌할지 몰라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도 놀란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고... 공주..님. 저 저... 저는 다만... " 그는 당황스러워 온몸에 식은땀까지 흘렸다. 그는 살아남지 못할 짓을 한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섬기는 집안의 금지옥엽에게... 유아는 너무 놀란 나머지 눈을 동그라니 뜨고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송나라 복색을 하고 있었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찍고 있는 것일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약간 거친듯한 머리와-허리 정도까지 오는, 잘 정돈되지 않은- 당황스러워하는 곽진 얼굴. 남자다운 얼굴이다. 선이 부드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인상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아닌 것 같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유아는 당황스러워 그를 계속 바라만 보았다. 그런데 그가 더 당황해하며 말을 더듬거리고 얼굴을 붉히는 것이었다. 우스웠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다. 그의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애기 같은 행동이 너무 우스웠다. 그 청년은 유아가 웃음을 터트리자 놀라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유리가, 미소조차 짓지 않던 유리가 환히 웃고 있다. 그녀에게 웃음 이라는건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녀는 막 태어난 아기가 세상 빛을 바라보며 환히 웃듯, 그렇게 웃고 있었다. 어떻게 저리도 변할수 있는 걸까. 얼음이 눈녹듯 녹아버린것같이. 그녀는 한참을 재밌다는듯 웃더니 그를 빤히 바라봤다. 투명한 눈동자다. 곧고 바른 코. 작은 입술. 비단결같은 검은 머리... " 누구시죠? " " 처... 청안이라 합니다. " 미소에 대한 저의를 모르겠다. 죽이겠다는 뜻인가? 아님.... " 저... " " 예? " " ... " 유리가 손으로 가르친 그곳은 자신의 어깨였다. 갑옷에 그녀의 머리가 엉켜 있었다. 그는 너무나 당황스러워 -태어나서 지금껏 그는 이처럼 헤맨적이 없었다.- 어깨에 엉킨 머리카락을 풀었다. 그런데 당황해서인지 더욱 엉키고 있었다. 유리가 재밌다는듯 깔깔거리며 웃었다. " 아무래도 가위가 필요하겠는데요? " " !!! " " 어서요. " " .... " 그가 얼결에 근처에 있는 가위를 가져오자, 그녀는 가위를 받아 어깨에 감겨있는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버렸다. 청안은 너무 놀라 어정쩡하니 자리에 서있었다. " ..... " " 여긴 어디지요? " " 황궁입니다. " " 황궁? " " 예," " 황제가 사는 황궁? " " 네. " " 어머나? 내가 왜 이곳에 와 있지? " " 효선공주님과 다과를 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 " 효선? " " 네. " 그녀는 당황스러운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 저.... 제 신분이 황궁에 드나들 수 있는 신분.... 인가요? " " 네? 네, 공주님. 공주님은 화환가의 금지옥엽이십니다. " " 공주요?!! " " 네.... " " ... " 청안은 유리가 엄지손가락을 잘근잘근 물며 불안해하자 안아서 다독거려주고 싶은 마음을 겨우 누르고 있었다. " .... 저 여긴 어딘가요? " " ? " " 몇 년도죠? " " 선화 4년...입니다만.. "(*송나라 8대황제 휘종의 연호) " .... " 청안이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 또한 놀란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때 유리의 시녀인 이아가 들어섰다. " 청안님, 감사합니.... 공주님!!! 깨어나셨군요!! " " 저... 난... " 이아가 기뻐하며 달려나갔다. 화환왕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화환왕이 들어오고, 호위무사와 그녀의 시종들이 기뻐하며 울었다. 화환왕도 기뻐하며 그녀를 쓸어안고는 즐거워했다. 청안은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날 놀린걸까. 청안은 힘겹게 안겨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리도록 맑은 눈이 당황스러워하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도움을 청하는, 길잃은 양같은 눈이다. 아무도 없는 무서운곳에 던져진, 그래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리를 떠야지. 여기에 있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는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다만 어깨에 걸린 그녀의 머리카락만을 만지작 거릴뿐.... 투명한 피부에 감정 풍부한 -속눈썹도 짙고 무척 아름답다.- 눈동자. 긴 속눈썹, 아름다운 목선, 완벽에 가까운 몸매... 유아는 멍하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니 자신이 아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진 모르겠지만 자신은 한국도 아닌 먼 중국의, 그것도 고대의 송나라 공주가 되어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아름답게 생겼다. 유아는 큰 거울 앞에서 요리저리 자신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유리가 쓰러진 충격으로 기억상실에 걸린줄 안다. 하지만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왜 이곳으로 오게 된걸까... 현실의 나는 죽은 걸까? " 효선공주님 납십니다. " " ? " 유아는 놀라서 방 앞을 바라봤다. 그래. 이곳은 황궁이라고 했다. " 유리, 깨어나서 다행이오. 내 얼마나 걱정했는지.... " " ... 누구신가요? " " 난 효선이라하오. " " 만나서 반가워요. 무례한점 있어도 용서하세요, 제가 아직 이곳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 " 호호호... 별말씀을. " 역시 소문대로 그녀는 백치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이건 뭘까. 기분이 묘했다. 지금껏 자신에게 있어 유일한 라이벌은 유리였다. 학식, 미모, 재력을 견주었을때 가장 자신에게 견줄말한 여자였다. 그런데 이건 뭔가 . 이모저모 다 따져 보아도 그녀는 백치처럼 웃고 있을뿐이었다. 감정을 갈무리할줄도 모르고 덤벙대는데다가 멍청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이제 자신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어진다. 이제 명실공히 자신은 나라안 최고의 미녀가 된거다. 천하제일미. 효선공주는 아주 얄미운 여자였다. 유아는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얄미운데다가 표독하기까지하다. 아무에게도 맘붙힐만한 곳이 없다. 이 사회에 대하여 아는것은 하나도 없는데 이곳은 누구나 다 자신을 미워한다. 맨 처음 만났던 청년은 얼굴한번 불수 없었다. 그가 호위무사라 그렇단다. 그래서 궁 주위를 경비하느라 이곳에 올 시간여유가 없단다. 갑갑했다. 유아는 혼자서 쿨쩍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이제 자신은 이 세계에서 유리라는 탈을 쓰고 살아야한다. 언제 돌아갈수 있을지, 아니 언제 갑자기 돌아가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원래 유리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 그래... 오늘부터 난 유리가 된다. 송나라 대신 화환가의 화환유리... 2. 열 다섯번째 황자 진과의 만남. 진은 태학의 모든 수업을 마치고 느긋하게 월하궁의 정자로 향했다. 그곳은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달빛을 제일 잘받는 곳이라 좋았다. 오늘은 환관들도 물리고 혼자 그곳으로 향했다. 힘든 하루하루가 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달 밝은 밤에 산책을 하고 책을 읽으면 모든 시름이 사라진다. 혼례문제만 아니라면. 자신의 나이는 지금 열 여섯이다. 황자의 자리는 무척 귀찮다. 자유롭게 지내는게 너무나 힘드니까. 화환왕의 공주가 긴 잠에서 깨어났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어마마마의 압력이 시작되리라. 그녀는 냉정하기로 유명하니 결혼생활은 뻔했다. 여자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였다. 어릴때는 자신을 이을 아이를 가졌던 비도 있었다. 그러나 아주 어릴때부터 혼인했던 진비는 첫 아들을 낳다 죽었다. 아들과 함께... 그녀는 스물 다섯의 꽃다운 나이였다. 물론 그녀에게 미련이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자신은 여자보다 사냥이나 남자들과의 놀이가 더 재밌으니까. 오늘은 유난스레 달이 밝다. 정자에서 달구경과 함께 술을 한 잔 하는 것도 괜찮으리라. 그러나 그가 막 월하궁에 도착했을 때 살구나무사이로 누군가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내렸다. 그는 얼결에 그녀를 받아쥐었다. 그녀는 놀란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고...고마워요. " " 누구냐. " " 저기... 궁안이 너무 심심해서... 저... 산책하는 중이었는데... 저.... " " .... " 진황자는 자신이 안고있는 소녀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생각외로 상당한 미녀였다. " 저... 좀 내려줬으면... " 진은 그 소녀를 내려줬다. 그녀는 옷을 툭툭털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어 그에게 내밀었다. 살구였다. " 저 나무에 맛있게 익은 살구가 가득이야! 어서먹어봐. 응? " " 난... " 그녀가 대뜸 그의 입에 살구를 물려주었다. 살구는 생각외로 맛있었다. " 더 먹을래? " " ..... " " 쿡... " 그녀는 진에게 살구를 주고는 오래된 살구나무를 바라보았다. " 이 나무는 황제와 나이가 같데.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어. " " .... " " 얼만큼 잘 가꾸었길래 이리도 아름드리 나무로 자란걸까? " " .... " " 나라에도 이리 신경썼으면 이 나무처럼 비옥할 것을.... " " .!!! " " 어머, 황제의 욕을 했다고 아무한테 말하면 안돼? 혼나거든. 농담이었어. " " .... " " 요즘 한참 예의범절이랑 가야금이랑 배우는 중이거든. 그런데 익숙하지가 않아서 엉망인거 있지? " " .... " " 저녁에만 겨우 시간내 도망다녀. " " .... 황궁은 함부로 돌아다닐수 없을텐데.... " " 후훗, 나두 알아. 그래서 비밀통로를 만들었지. " " ? " " 원래 오래된 성일수록 비밀통로가 많은 법이야. " " !! " 그는 종일 이 이상한 소녀와 황궁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자신이 모르는 일들이 황궁 구석구석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재미있었다. 그들은 저녁에 또 만나기로 하고 해어졌다. 너무나 상큼한 경험이었다. " 황자전하, 기침하셨습니까? " " .... " " 전하. " " 아침 일찍 왠 소란이냐! " " 저...전하, 태학에 스승님들이 모두 모여있사오니다. " " 알겠다. " " 아, 조환? " " 예, 전하. " " 자네 제발 잘 때 그 고양이 모자좀 벗고 잘 수 없겠나? 나이를 좀 생각하게. " " !!! " 진은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대전으로 향했다. 오늘 저녁에는 태후마마에게 가야겠다. " 어, 벌써왔구나? " " 쉿! 태태후마마 방안에 누가 있어. " " ?!!! " 그들은 조용히 벽면에 난 구멍으로 태태후의 모습을 보았다. " 조공, 이 깊은 밤 어인일이시오? " " 마마, 마마의 모습을 잊지못해 이리 찾아왔지요. " 운현은 채경이 태태후의 손에 키스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음을 느꼈다. 지금 그가 누군가를 죽이기위해 준비한다 하는게 정말인걸까. " 그래 이 야밤에 웬일이시오? " " 태태후마마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 " 말하시오. " " 이번 황태자 선택건에 대하여 입니다. " " 오.... 이번 건은 진아로 확정된줄로 압니다만? " " 태태후마마. 진황자가 만약 황위에 오른다면 태태후마마의 세력은 어찌된다 생각하시는지요? " " ?.... " 태태후가 고개를 갸웃하며 채경을 바라보자, 채경은 입가에 간악스런 미소를 띄우며 그녀의 귀에다 속삭이기 시작했다. " 진황자의 세력을 생각해보소서. 사사건건 태태후마마의 일을 방해하는 유대인. " " ...... " " 그리고 상당한 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도리어 태태후마마께 고개하나 숙이지 않는 화환왕... " " .... " " 그들을 제압하지 않는한 마마의 20년 공덕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겠지요. " 태태후가 흠짓하며 채경을 바라보자, 채경은 더욱더 간들어지게 태태후의 귀에다 속삭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가 생각할 시간을 약간 주고 난 후였다. " 내일 폐하께서 오랜만에 사냥을 나가십니다. " " 사냥? " " 예, 그때 말 잘듣는 사냥꾼 하나를 구해놓았지요. " " ... " " 그 사냥꾼은 진황자 휘하의 부하입니다. " " 오호. " 태태후는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으며 채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패물 상자를 꺼내들었다. " 채경. 내 그대가 나의 곁에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오. 이번 일.... 꼭 훌륭하게 성사되길 바라오. " " 예, 마마. 소인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오니다. " " 내 그대만 믿겠소. " " 황공하여이다. " 진은 자신의 머리에서 식은땀이 흐름을 느꼈다. 만약 자신이 태자 책봉이 되지 않는다면 화환왕과 자신을 추대하는 세력들은.... 왜 그 사실을 몰랐을까... " 쉿, 여기서 피해요. 어서... " " 왜? 계속 들어봐야하잖아? " " 웬지 이상해요. 저들... " " 그래, 이상하기도 하겠지. " " !!! " 둘은 아주 쉽사리 채경의 부하들에게 잡혀 냉궁에 던져졌다. " 조용히 여기서 숨죽이고 있어. 내일이면 너희도 잔당으로 처리될테니까. " " !!! " 채경의 무리들은 그들을 기절시킨 뒤 서둘러 나갔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진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마를 열심히 닦아내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 깼구나! " " ...유아? " " 다행이야! " 그녀가 기쁜 듯 그를 안았다. 진은 얼굴을 붉히며 몸을 일으켰다. " 여긴... " " 북쪽 냉궁인 것 같아. 아무도 오지 않는걸 보니. " " .... " " 어서 탈출해야해. 폐하가 위험해. " " 어떻게? 여기 이렇게 갇혀있는데. " 진이 채념한 듯 유아를 바라보자, 유아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을 풀었다. 그들이 팔을 느슨하게 묶어놓은 것이 다행이었다. " 내가 괜히 밤마다 돌아다닌줄 아니? 여기도 다 비밀 문이 있어. " 진이 존경스레 유아를 보는 사이 그녀는 진의 팔을 풀었다. " 그 비밀문을 나가면 마굿간으로 연결되어 있어. 거기서 검은말을 타. 빠르니까. " " 넌? " " 둘이 동시에 움직이면 몸이 둔해져서 안돼... " 진은 고개를 끄덕이다 놀라서 유아의 머리 부분을 보았다. 피가 흐르고 있었다. " 너... 이 몸으로... " " 진... 서둘러야해. 아니면 폐하가... 아니 황자전하도 위험하게돼. " " 널 놔두고 갈수 없어! " " 진... 난 괜찮아. 빨리 가서 날 구해주면 되잖아. 어서... " 유아가 계속 고집을 부리자, 진은 한참동안 유아를 바라보다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졌다. " .... 그럼 기다려. " " 응. " 그는 다시한번 유아를 바라보고는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 약속해. 내가 돌아올때까지 절 때 죽지 않는다고. " " 응... " 진은 서둘러 통로를 달렸다. 폐하의 죽음도 상관없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그녀가 죽을 것이다. 그래서는 안된다. 그녀를.... 죽게 놔둘수는 없다... 몸이 차가워왔다.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유아는 점점 무거워져오는 팔을 들어 소매로 지혈을 했다. 그러나 점점더 정신이 가물거려왔다. 잠들면 죽겠지.... 그러면 다시 내가 사는 세상으로 가게 되는걸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잠들고 있었다. 밖에서 두런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누군가 밖에 있었다. 그들은 아닌 듯 하다. 유아는 겨우겨우 힘을 내 문쪽으로 기어갔다. 그러나 문은 굳게 쇠사슬로 묶여있었다. 문은 꼼짝도 않고 있었다. " 여긴 대대로 황제폐하에게 버림받은 후궁들이 보내지는 곳이지요. " " 버림받은 후궁들? " " 예, 겨울에 불도 떼지 못하기 때문에 냉궁이라 불리우는 곳으로 많은 후궁들이 이곳에서 생을 마쳤답니다. " " ... " " 청 무사님은 황궁은 처음이시죠? " " 네. " 어디선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청안은 그 소리에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삭막한 바람만 불뿐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 기분탓인가... " " 왜그러십니까? " " 저기 냉궁에 누군가 있는것같아서... " " 어휴, 그런 소름돋는 얘기 하지 마십시오. 여긴 특히 원한에 찬 원귀들이 많으니까요. " " .... " 청안.... 분명 청안이다. 유리는 있는 힘껏 문을 흔들었다. 그러나 바람소리도 소리지만 너무 힘이없어 문을 흔들 힘조차 없었다. '청안.... 나 여기있어.... 제발....' 점점더 의식이 흐려지고 있었다. 청안은 웬지 모를 찜찜함으로 다시한번 뒤를 돌아봤다. 그러나 냉궁은 삭막한 바람만이 불 뿐이었다. " 저 문.... 열어봐도 되겠소? " " 그...그건... 황제의 명령이 없이는... " " 혹여... " " .... " 그는 다시 냉궁을 바라보고는 돌아섰다. ' 청안.... ' " ?!! " 누군가 정확하게 자신을 부르고 있다. 청안은 냉궁을 바라보다 서둘러 그곳으로 향했다. " 아니 청대협 왜그러십니까? " " .... " 그는 무사가 말릴틈도 없이 냉궁으로 달려가 자물쇠로 묶인 문을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궁 안에, 누군가가 기대어 앉아있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어두워서인지 얼 굴을 확인할수 없었다. " 사람이냐! 귀신이냐! " ' 청안.... ' " 유리?!! " 유리였다. 그는 놀라서 그녀를 안아올렸다. 유리의 이마에서 무언가 따뜻한 것이 흘러내렸다. " 피?!! 공주님!! " " 처...청안? 와줬구나.... " " 공주님! 도대체!! " 유리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한재 고개를 떨궜다. 청안은 다급해진 마음에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내서는 그녀에게 먹였다. " 공주님! 정신좀 차리세요! 공주님... 제발.... " " .... " ' 유리.... 제발..... 제발.... ' 그는 자신도 모르게 유리의 이름을 되뇌이고 또 되뇌였다. 진은 말을 달리면서도 유아가 죽지말기를 되뇌이고 또 되뇌였다. 그녀를 잃기 싫다. 그녀를... 진은 겨우 황제의 사냥터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의 행색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않았다. 진을 먼저 발견한 것은 채경의 오른팔인 해강이었다. " 진황자가 왔습니다. 왕야. " " ... 그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라. 해강. " " 네. " 해강은 조용히 부하들에게 다가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그들은 진을 가로막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다급한 것은 진이었다. 조금 더 늦으면 그녀가 죽을 것이다. " 이것 놓아라! 나는 열 다섯째 황자니라! 어서 비키지 못할까!!! " 그가 아무리 소리쳐도 병사들은 무시할 뿐이었다. 그는 어린 소년일 뿐이었다. " 황자전하? " " 백호위!! " 백상아는 주위가 시끄러워 밖으로 나왔다, 병사들에게 저지당하는 진황자를 발견했다. 그는 병사들에게 저지당할만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 무슨 일이십니까? 그리고 그 옷차림은... " " 가타부타 설명할 시간 없다! 서둘러라! 아바마마가 위험하다!! " " !!! " 백상아와 진황자는 서둘러 황제가 사냥하는 곳으로 달렸다. 뿔피리 소리를 쉽게 따라갈수 있었다. 그들이 막 도착했을 때 황제는 사슴을 사냥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 아바마마!!! " " ? " " 폐하! 피하소서!! " " ?!!! " 진이 막 황제를 불렀을 때, 백상아는 활을 날리는 사냥꾼을 발견할수 있었다. 백상아는 그자가 활을 쏘는 동시에 활을 낚꿔 채고는 도망치는 자를 간단히 잡아챘다. " 누구냐! 누가 감히 황제 폐하를 시해하려 드느냐!!! " " 지...진황자님께서... " " 오호, 그렇게 쉽게 실토를 한단 말이냐?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진 황자전하를 선택해보아라. 그러면 니 목숨을 살려줄터. " " ..... " 사냥꾼은 두려운 듯 주위를 둘러봤다. 그사이 소란으로 인하여 왕제들과 황자들이 황제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는 두려운 듯 주위를 둘러보다 채경과 눈이 마주쳤다. " 이 죽어 마땅한 놈!!! " " 멈추시오! 해강!! " " 크-악! " 백상아가 말릴사이도 없이 해강은 단칼에 사냥꾼을 베어버렸다. " 폐하, 용서하십시오, 젊은 혈기에... " " 괜찮다. 그래, 백호위 그대는 상을 받아야 겠구나. 짐을 구했으니. " " 아니옵니다. 황자전하의 지혜가 아니였다면 소인 가까이 오지도 못했을 것이옵니다. " " 오, 그래? 진아. 내 네게 원하는 선물을 줄터이니 말해보아라. " " 소인 원하는 것 없사옵니다. " " 그래? 기특한지고.. " " .... " " 자, 이번일은 잊기로 하고 기분도 그러하니 궁으로 돌아가자구나. " " 예, 폐하. " 백상아는 해강을 노려봤지만 소용없었다. 분명 채경의 짓이리라. " 백호위, 서둘러요! 냉궁으로... 어서! " " ? " " 그녀가.... 그녀가 그곳에서 죽어가고 있소!! " " ? " 도착한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진은 허탈한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흔적은 그녀가 흘린 피밖에 없었다. 그는 멍하니 피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던 백상아는 조용히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을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노을이 스산하게 북쪽 냉궁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진은 유아가 달빛을 바라볼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선명한 모습이 너무도 자신의 가슴을 에이게 만들었다. 어딘가 모르게 슬퍼보이고 애처로워보였던 유아. 창백하리만치 빛나는 하얀 손과 긴 삼베옷에 가려진 가냘픈 몸매. 길고 하얀 목선. 달빛에 반짝이는 긴 머리.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한 소녀. 긴 검은머리를 만지면 싸-한 쟈스민 향이 감도는.... 3. 또다른 만남 - 저작거리에서 오걸매, 유리의 모습을 보다. " 유리야, 황궁은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되는 곳이란다. " " 아버님..... " " 그래.... " " 저... 언제 집으로 가게 되나요? " " 이제 몸도 좋아졌고 하니 내일 가자구나. " " 네.... " " .... " " 저.... 아버님? " " 왜 그러니? " " 제가 예전처럼 서예도 못하고 악기도 못다루고 음식이랑 예의가 없어도 나무라지 않으실건가요? " " 아이야, 그런건 다시 배우면 되지. " " .... " " 너무 슬퍼말거라. 그런것보다 네가 다시 살아와 좋단다. 그런 사소한것보단 네가 더 소중하단다. " " .... " 화환왕은 자신에게 폭 안기는 딸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며칠전 냉궁에서 그녀가 왜 죽을만큼 큰 상처를 받았는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유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듯 해서였다. 청안은 멀쓱하니 화환왕과 유리가 탈 마차를 준비시키고는 그들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날 이후 일주일이나 볼수 없었다. 그가 궁 외부를 순찰 돌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예쁜 개나리빛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 여려보였다. " 유리야, 타거라. " " 예. " 청안은 유리가 탈 가마의 차양막을 들어올려 그녀가 타기 편하게 해주었다. " 청안.... 고마워요. " " .... 예... 공주님. " 그녀가 그를 보며 환히 미소지었다. 보기좋은 상큼한 미소다. " 청안. " " 예, 전하. " " 태후마마께 문안인사를 들이고 갈테니 그곳으로 가세. " " 예. " 태후는 유리와 화환왕의 하직인사를 받고 그들이 돌아가도록 선처를 했다. 그리고 귀여운 유리에게 -예전같았으면 그런 발언조차 하지 않았을 태후가- 혈비취로 된 비녀를 선물했다. 그것은 중국에서도 단 하나밖에 없는 세공품이었다. 유리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태후에게 인사를 하고는 물러났다. 유리는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듯 하다. 마치 깨끗한 거울을 보는듯 했다. 진은 멍한 모습으로 산책을 즐겼다. 그날 이후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그 아이는 찾을 수 없었다. 그때 태후마마께 문안을 드리고 궁을 나서는 화환공주의 뒷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란색 비단옷과 호리호리한 옷이 어울리는 여자다. =================== " .... 그럼 기다려. " " 응. " 그는 다시한번 유아를 바라보고는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 약속해. 내가 돌아올때까지 절 때 죽지 않는다고. " " 응... " =================== 고통이... 가슴을 파고든다.... 유아는 돌아가는 길목을 힐끔힐끔 바라봤다. 송나라의 시장과 사는 모습, 거리풍경들이 그녀를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 공주님. 위험합니다. 밖을 내다보지 마소서. " " 싫어! 보고싶단말야. " " !!! " 더 이상 그때 다 죽어가던 그녀의 모습은 지금 찾아볼수 없었다. 묘한 기분이 된 청안은 어떻게하면 그녀를 다시 마차로 넣을수 있을까 고민해야했다. 그녀는 아예 마차밖으로 나와 시 장을 구경하고 다녔다. " 공주님!!! " 화환왕은 그런 유리를 보며 오랜만에 항껏 미소지을수 있었다. 냉정하고 차갑기만하던 유리가 황궁에서의 사고이후, 다른 사람처럼 밝고 활기차게 변했다. 가야금이나 고시조, 예절 등은 몰라도 된다. 다시 배우면 되니까. 마냥 밝고 활기찼으면 좋겠다. 좋은일이다. 정말 좋은일이다. " 공주님! 어서 가마로!!! " 그때 다급한듯한 청안의 목소리가 울렸다. 화환왕은 놀라서 마차를 멈추게 하고는 밖으로 나섰다. 하필이면 4거리를 4대의 마차가 -한곳은 행렬이라는게 맞으리라. - 다 차지하고 있었다. 유리는 청안의 목소리에 놀라 서둘러 청안의 뒤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는 그의 등 뒤에서 눈만 빼꼼히 내민채 상황을 주시했다. 그녀의 모습은 청안의 몸에 가려 바람에 휘날리는 치마자락 정도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청안은 바짝 긴장한채 사거리를 바라봤다. 그 사거리는 한쪽을 화환왕이 한쪽은 유대인이, 그리고 채재상이 차지하고 있었다. 나머지 한곳은 금나라 왕제인 오걸매의 행렬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의 부하들은 당당하게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주위를 압도할만한 함성이였다. 채경은 주눅이 들어 몸을 움추렸다. 그런 그를 말 위에서 유유자적 바라보고 있는 오걸매였다. " 공주님, 위험하니 어서 마차안으로.. " " .... " 유아는 청안의 말을 들으면서도 몹시 궁금한지 청안의 등뒤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청안은 어쩔줄 몰라 등뒤의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마치 연인에게 보호받는 소녀처럼 그의 허리를 꼭 잡아쥐고 있었다. 그녀의 앙증맞은 손에 끼워진 세공 잘된 은반지가 보였다. 너무 깜찍한 손이다. ....지금 이럴 상황이 아닌데.... " 청안? 저 군사를 지닌 남자는 누구야? " " 그...글쎄요. " " 피, 청안은 이나라 사람이면서 어떻게 모를수가있어? " " .... " 청안은 얼굴을 붉히고는 상황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또한 이곳에 온지 이주 정도 밖엔 안된 상황이었다. 그는 힐끔 말을 타고있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족이 아니었다. 자신보다 큰 183정도의 키와 속을 알수 없는 깊은 눈동자. 한번도 험한일을 한적 없는듯한 하얗고 여린듯한 손. 잘생긴 외모에 날카로운 눈매. 장난끼가 다분한듯한 입매. 그는 귀족다운 풍모를 지닌 사람이었다. "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소란을 피우는게냐! " 제일 먼저 소리를 친 것은 유대인이었다. 오걸매는 그런 유대인의 야유를 듣고는 곧 부하들을 진정시켰다. 그러나 장난끼 다분한 눈빛은 여전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와보는 개봉이었다. 어릴때 아버님이 자신의 땅이 될거라던 개봉을 이제야 밟게 되었다. 스물여덟이 된 지금..... 이제 이곳을 차지할거다. 아주 빠른 시일내로. ...몇몇 사람들만 자신의 편으로 돌린다면 좋으련만. 그 몇몇 사람중 하나가 유대인이다. " 휴. 유대인. 지금 이 상황을 어찌 생각하시오? " 그는 말위에서 주위를 휭하니 둘러보며 흘리듯 말했다. 재미있는 상황이다. 지금 이 자리에는 그가 견제해야할 인물과 무시해야할 인물이 있다. 때마침 화환왕도 있었다. " 아무래도 채재상이 자리를 피해줘야 하겠는데요? " " 예? 예, 예. 그... 그래야지요. 얘들아! " " 멈추시오, 채재상! 한나라의 재상이 어찌 자리를 피한단 말이오? " " 저... 그게... " 유대인이 기분 나쁜듯 오걸매를 노려보자 그는 피식 웃고는 화환왕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화환왕과 마차 한대가 더 있었다. " 오호라, 화환왕 아니신지. 어차피 한명은 피해야할테. 화환왕이 피해주심은 어떠하오신지요. " " 이런!!! " 청안이 화가나 검을 빼들자, 오걸매의 군사들이 병기들을 화환왕쪽으로 돌렸다. " 청안! 검을 거둬요!!! 어서! " " 하지만 공주님! " " 아버님은 괜찮으니... " " .... " " 청안! " 청안은 기분이 상한듯 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었다. 오걸매는 흥미로운듯 그 청안이라는 자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의 뒤에 숨어있는 소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린아이라 생각한건 청안의 덩치 때문이리라. 목소리가 백옥처럼 아름다웠다. 그렇다면 얼굴은 어떨까.... 백상아는 떨떠름한 표정이 되어 청안쪽을 바라보았다. 공주님이라면 화환유리밖에는 없다. 그러나 정말 그녀인가? 자신이 본 화환유리는 더러운것은 치욕적으로 싫어하고 남자라면 발가락 때보다 더 무시하며, 무슨 일이던지 참견 않는 여자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청안을 잡고서 끼어들지 않기를 권하고 있다. 예의 그 완벽한 목소리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말... " 자, 유대인. 어찌하면 좋겠소? " " 방금 화환왕에게 한 발언은 너무 심한것 아니오? " " 오, 또 유대인을 화나게 한 모양이군요. 미안하오. " 그러나 그의 말투는 계속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 자, 그럼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위해 문제를 내도록 하지요. " 그는 부하의 창을 하나 꺼내들고는 바닥에 긴 선을 그었다. " 자, 이 선을 짧게 만들어보시오. 그럼 자리를 피해드리지. " " !!! " " 시간이 얼마 없소. " " .... " " 단, 선을 지워서는 안되오. " 오걸매는 피식 웃으며 그들을 바라봤다. 서로 웅성거리며 아무일도 못하고 있었다. 이 문제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어떤 에세이 집이었는데.... 유아는 아리송하게 기억나는 문제의 해답에 대해 생각을 했다. 아... 맞다. 그거야. 유아는 피식 웃고는 주위를 살폈다. 모두가 바짝 긴장한채 그 선을 주시하고 있었다. " 청안? " " 예, 공주님. " " 저기 저기말야.... " 청안은 유아가 까치발로 서서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곧이어 그의 눈빛이 이채롭게 빛났다. 오걸매는 계속해서 청안쪽을 바라봤다. 청안의 덩치에 가려서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비단결같은 머리를 살짝 틀어올린 혈비취 비녀만이 보일 뿐이었다. " .... " " 그럼 나 가마에 들어갈테니 알아서 해. 알겠지? " 유리의 짖궃은 미소에 청안은 얼굴을 붉히고는 유리를 마차로 인도했다. 오걸매는 인상을 찡그리고는 청안을 노려봤다. 그의 덩치때문에 그녀의 얼굴을 볼수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청안은 큰 등치가 아니었다. 저 여자가 작은거다. 이상했다. 여자에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때 청안이라는 자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 묘하게 미소지으며 청안을 보았다. 분노에 찬 증오의 눈동자. 무척 인상적인 청년이다. 그는 오걸매의 앞에 와서는 씩 웃었다. 그리고는 검을 뽑아들고는 그가 그어놓은 선보다 길게 선을 그었다. 오걸매 그도 피식 웃어보였다. " 됐지요, 가도 될가요? " " .... 가도 좋소. " 청안은 백상아를 지나쳐 화환왕에게로 갔다. " 전하, 가시지요. " " 그래. " 화환왕이 가마에 오르자 청안은 오걸매를 바라봤다. " 왕야. 저희는 그 길로 가야합니다만. " " .... " 오걸매의 부하들이 화가 난다는듯 위협적인 함성을 내질렀다. 오걸매는 그런 그들의 함성을 가라앉히고는 옆으로 비켜섰다. 청안은 화환왕의 가마를 이끌고 그들을 가로질러 갔다. 오걸매는 계속 유리의 가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청안은 유리의 가마 옆에 서서 길을 재촉했다. 그의 그런 시선이 싫었다. 그는 유리공주를 노리게 될 것이다. 아주 위험한 자다. 권력과 능력을 모두 갖춘 선택받은 자. " 청안. 심술꾸러기! " " .... " 청안은 피식 웃으며 가마를 지휘해 화환궁으로 향했다. 이 길은 화환궁으로 가기에는 너무 먼 길이었다. 백상아는 묘한 눈으로 화환궁으로 돌아가는 가마를 바라보았다. 왜.... " 쿠쿠쿡, 내말을 잘 들었구만. " " !!! " 언제 왔는지 새벽에 만났었던 노인이 백상아의 옆에서 화환왕 일행을 바라보았다. 백상아는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이 노인은 또 어디에서 나타난걸까. " 왜 그런 얼떨떨한 표정으로 날보나? 자네도 바쁠텐데? " " 어... " " 그럼 난 가네!!! " " .... " "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소중한것일수록 잘 챙겨야 하는거야! " " .... " 저 노인은 언제나 모를말만 실컷 하고 가버린다. 소중한것? 무엇을, 누구에게 빼앗긴다는건가.... 묘한 기분이 든다. 첫 만남도 그렇지만 두번째 만남도 유리는 그에게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혼란스러웠다. 그는 잡생각을 몰아내고는 유대인과 개봉으로 향했다. 오걸매는 계속 유리의 가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대인은 기분좋게 4거리에서의 사건을 생각했다. 화환왕은 두드러지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대신 아주 명쾌히 일처리를 하고 사라졌다. 화환유리는 소문대로 총명했다. 그녀가 황자비가 된다면 일천군마를 얻은듯 할텐데.... 전하는 그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래도 백의 그자에게 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소녀다. 황자전하의 좋은 조언자가 되어줄건데.... 오걸매는 자신을 환영하는 백의의 연회를 귀찮은듯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낯에 본 하얀 손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 왕야, 연회가 마음에 안드시는지요? " " 별로. 기분이 내키지 않는군. " " 아...예... " 백의와 채경은 그의 기분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오걸매는 무녀의 춤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부하중 한명이 오걸매의 눈치를 살피다 백의에게 물었다. " 화환가에 대해 잘 아시오? " " 화환가요? " " 네. " 백의는 오걸매의 눈치를 살피다 그가 처음으로 흥미를 보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유리에 대한 소문을 들은걸까. 좋은 기회였다. " 화환가는 역대 대신중 최고지요. 송대 대대로 300년간 충신의 집안이였으니까요. 건륭제때 왕의 칭호를 받고 지금은 화환왕으로 불리웁지요. " " ..... " " 화환가는 미로로 되어있지요. " " 미로? " " 예, 미로. 그는 외동딸을 너무나 위하는 나머지 집안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지내지요. " " 외동딸? " 드디어 왕야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 혹시 화환유리공주라고 아십니까? " " 화환유리? " " 예, 빙매화 빙유리. " " .... " 그 여자인가. 분명 공주라 했지. 하지만 빙매화라 불릴만큼 차가운 여잔 아닌것 같았는데. " 외동딸? " " 예, 화환가는 대대로 자식이 단 한명밖에는 없었지요. 그래서 그 흔한 친인척도 없다 하더이다. " " 그래? " 그럼 그녀가 화환유리인가? 그런데 왜 빙매화라 불리는가... " 부인이나 남편을 구할때도 그렇답니다. " " 왜? " " 국사를 논할때 외척이 끼어들어서는 되는일도 안된다나요? " 그 말은 맞다. 생각대로 송을 이끄는 3대 기둥중 하나가 화환가였다. 그 가문을 우리쪽으로 돌린다면... 재밌는 일이다. 생각을 해봐야 겠다. 어쩌면 나의 처가가 될수도 있을것이고... " 며칠전 황궁에서 쓰러졌었다 하더이다. " 그래서 황궁에서 나오는 것이였군. " 황자전하가 원하신다면 초상화를 구해드릴수도 있습지요. " " .... " 그가 아무말없이 술을 마시자, 부하가 백의에게 대신 말했다. " 황자님께서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는 여자다. 알아서 하시오. " " 예, 알겠습니다요. " 그래. 좋은 기회다. 이번기회에 점수를 따놓는다면 부귀영화가 굴러들어올 것이다. 4. 화환궁에서의 하루.- 유아, 백상아를 만나다. 화환왕은 궁을 산책하다 시녀들의 웃음소리에 놀라 그곳으로 갔다. 화환궁은 원래 조용한 편이였다. 그런데 요즘들어 소란스러워졌다. 분명 궁에서 돌아온 유리가 시녀들과 놀이하는 소리리라. 귀여운 녀석... 역시 예상대로 유리는 시녀들과 연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개구장이 소년처럼 깔깔거리며 웃고 있었다. 시녀들도 덩달아 웃었다. " 유리야. " " 어, 아버님!!! " " 오늘은 무슨 공부를 하였느냐? " " 연에 대해 공부를 하였지요? " " 연? " " 네. " " 오호, 연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 이거냐? " " 예, 아버님. 연은 전쟁때 좋은 암호가 되지요. " " ?!!! " " 아주 멀리서도 볼수있고 사람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좋은 연락책이 되옵지요. " " 오호, 그럼 연줄이 튼튼해야 하겠구나. " " 그래서 이렇게 유리가루를 발랐사오니다. " " ? " " 유리가루를 바르면 끊기지 않고 튼튼하게 하늘을 날수 있답니다. " " 하하하. 유리가 군사일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줄 몰랐구나. " " ... " 유아는 입을 쏙 내밀고는 연을 다시 내렸다. 절대 그녀는 자신의 입으로 놀았다고 말하지 못할것이다. 그녀는 새로 사귄 친구인 취취를 바라봤다. 취취는 입을 쏙 내밀고 있는 유리를 귀여운듯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럼 공부 열심히 하거라. 허나 문헌도 공부를 해두도록 하고. " " 예, 아버님. " " .... " 화환왕이 나가자 유리는 다시 연싸움을 시작했다. 요즘 유리는 취취에게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었다. 가야금, 고시조-제일 하기 힘든거다.- 예의범절등등. 이곳 생활이 즐겁다. 그렇게 만드는 중이다. 부모님이 만나고 싶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곳에서의 나는 죽었을테니.... " 연이 날아간다!!! " " 어 내 연이 끊어졌어! " " 호호호호... 공주님! 이번 경기는 소녀가 이겼사와요. " " 피. " 취취가 웃으며 붓을 들고는 유리의 얼굴을 그었다. 완전 인디언 폼이다. 모든 시녀들이 유리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 " 예, 말씀하십시오, 대장님. " " 여기 적힌 물품을 안남지방 종각마을로 가져가 주겠나? " " 예, 분부만 내리십시오. " " 그곳에 나의 어머님이 계시다네. " " 예," " 그 분이 어찌 지내시는지 살펴보고 와주게나. " " 예. " " 안전하게 갈수 있겠나? " " 걱정마십시오. 화환가의 물건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합니다. " " .... " 부하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그는 피식 웃고는 목록이 적힌 종이를 그에게 넘겼다. 그가 이곳에서 일주일간 일하며 받은 녹봉과 소화부인께 선물받은 여러 가지 금은보화들이었다. 이곳 생활은 무척 이상하다. 자신이 지금까지 격었던 세상과는 너무나 달라 늘 얼떨떨하다. 이곳에서 글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머니 강요로 글을 배워 놓지 않았다면 큰일날뻔 했다.- 자신의 부하 또한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집안의 청년이다. 그런데도 예의를 갖추고 자신을 잘 따라준다. -강자휘를 제외한- 그리고 화환가에 대한 충성심은 하늘을 찌를 정도다. 물론 화환왕부의 화환왕 또한 보통 인물이 아닌것만은 확실하다. 이곳은 자신의 고향과는 너무나 별천지다. 그가 생각한 지주와 화환왕은 하늘과 땅차이였다. 청안은 바깥궁에 있다 유리의 연이 날라가는 모습을 보았다. 또 얼굴이 난장판이겠군. 그는 피식 웃고는 연을 잡기위해 나무를 타고 올랐다. 이럴때 자신의 무공을 쓰게 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 연은 그녀가 정성들여 만든 연이다.- 그는 연을 잡고는 난화궁으로 들어섰다. 난화궁에서 밝은 웃음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그녀가 한눈에 보인다. 역시 예상대로 얼굴가득 먹칠이다. " 어, 청안!! " 유리는 청안이 들어서자 얼굴을 붉히고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공주님. 벌써 다 봤습니다. " " 웅.... 청안 심술꾸러기! " 청안은 뽀루퉁해있는 유리에게 연을 내밀었다. " 와! 내 연이네?!! " 그녀는 마치 아기처럼 미소짓고 있다. " 공주님, 어서 씻으시어요. 전하께서 부르십니다. " " 아빠가? " " 예? 예.. " " 무슨일이시지? " 그녀는 몰라볼 정도로 밝아졌다. 이번 상처로 인해서란다. 청안은 멍하니 그런 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유리가 밝게 웃으며 -저런 모습을 보면 정말 동네 말썽꾸러기 아이같다.- 궁으로 달려들어갔다. 청안은 피식 웃어버리고는 자신이 맞은 자리로 돌아갔다. 고향에 보낼 선물이 무사히 도착할수 있을까.... " 아빠한테 가면.... 야단맞겠다... 씻고가야지. " " 훗... " 취취가 귀여운 듯 종종거리며 걸어가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우물가로 달려가 세수를 하기위해 두레박을 들어올렸다. 그런데 그녀의 눈에 남자복장이 보였다. 금방 빨아 뽀송뽀송해보이는... 유리는 그 옷을 살짝 걷어서는 피식 웃었다. 백상아는 느긋하게 개봉을 돌고 있었다. 며칠 전까지 백의일당을 잡아들이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그가 시장 주위를 순찰하자, 시장사람들이 그를 따뜻히 맞이했다.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이런 평화가 얼마나 갈까... " 앗, 죄송합니다. " " ? " 삼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얼결에 뒤돌아보자, 웬 귀여운 꼬마아이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 아저씨. 여기 개봉부가 어디에요? " " 개봉부? 왜, 송사라도 하려고? " " 아니요. 한번 보고싶어서요. " " ....개봉부는 재미로 보는곳이 아니야. " " .... " 아이가 기죽은 모습을 보이자, 웬지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 너... 개봉부에 가보고 싶니? " " 네!!! " " 좋다. 내가 개봉부 구경을 시켜주마. " " 와!!! " " 너 귀엽구나? " " ....나 꼬마 아니에요. 이래뵈도 열여섯이라구요. " " 어... 미안. " 백상아는 아이와 즐겁게 하루를 보냈다. 시장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 개봉부의 구석구석, 그리고 아름다운 들녘들. " 까꿍! " " !!! " " 놀랬죠? " " 너... " 그 아이는 한아름 가득 들꽃을 꺽어들고 있었다. " 넌 어디서 왔니? " " 개봉. " " 쿡. " " 와... 오랜만에 느껴본 자유의 향기! " " .... " 백상아는 이것저것 꽃을 꺽고있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아이다. 남자가 맞나? " 난 유아. " " 이 아저씬 백상아. " 그는 들국화를 꺽어 아이의 머리에 살짝 꽂아주었다. 유아가 환히 미소지으며 꽃다발을 내밀었다. " 이건 첫만남의 선물. 내가 살던곳에서는 꽃을 오래가도록 거꾸로 걸어 말려. " " .... " 들국화의 진한 향과 유아의 미소가 어우러져 향기롭게 반짝이고 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었다. " 어.. 벌써 해가 지네... " " ....오랜만에 보는 노을이군.... " " 여기도.... 고향처럼 아름답다.... " " ..... " 둘은 말없이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 폐하, 아는자에게 띄기라도 하시면 어찌하실구요! " " 어허, 말조심하래두. 내 동생을 만나러 왔거늘.... " " .... " " 걱정마라. 아무도 의심치 않을테니. " " 하지만... " " 나는 평범한 나무꾼에 불과하다. " " .... " " 이 아골타 이제 곧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 전에 내 동생을 만나야 한다. " " .... " 아골타를 모시고온 부하 곽경은 숨이 막힐 정도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 자신과 폐하는 할아버지와 손자로 보인다. 그러나 그를 아는 적장과 만나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힘으로는 폐하를 지켜드리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곳이 우방이라고는 하나 언제 변할지 모를 송나라 왕실이었다. " 어서 비켜서라! " " 조심해요... 채경의 아들 백의에요. " 아골타는 주위사람들이 힐끔힐끔 피하자, 그 젊은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백의와 눈이 마주쳤다. " 이 늙은이가 나를 능멸하려 드는군. " 곽경은 그 버릇없는 놈에게 일갈을 외치고 싶었지만, 황제가 그를 만류했다. " 죄송합니다요. 이곳 개봉엔 처음이라... " " 오호라, 처음이라고? 그럼 아직 세금을 내지 않았겠구나. " " 세...세금이라니요? " " 흥, 통행세. " " .... " " 바보같이. 개봉시내 한복판에 세금이 어디있어? " " 누구냐!!! " 백의는 자신을 날카롭게 노려보는 꼬마를 기분나쁜 듯 바라보았다. " 바보를 교육시키는 선생이다. 왜? " " 넌 누구... 배...백상아!!! " 그 꼬마 여자아이 뒤에 백상아가 서있었다. " 가....가자. " 백의는 꼬마뒤에 서있는 백상아의 기세에 눌려 눈치를 살피며 도망쳤다. 유아는 그를 얄밉다는 듯 바라보았다. " 바보. " " 유아. 아무데나 끼어들면... 그들이 무기라도 꺼내들면 어쩌려고. " " 피. 그럼 아저씨가 구해주면 되죠. " " 나 원... " 정말 대책이 안서는 꼬마다. 백상아가 허탈해하는 사이 유아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그의 짐들을 챙겨주었다. "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 " 고마워요. 아가씨. " " .... 저 꼬마가 어딜봐서 아가씨라는 겁니까. " " ? " " .... 그래요. 아가씨같지 않은 꼬마 그만 물러갈께요. " 유아는 휙 돌아서서 빠르게 달려갔다. 백상아는 잠시 당황스러워하며 그녀를 불렀지만 소용없었다. 그녀는 벌써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 .... " 그는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곳과 그녀가 꺽어준 꽃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 허허, 자네가 잘못했구먼. " " .... " 백상아는 그녀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 유리는? " " 아가씨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 " .... " 화환공은 취취의 침착한 모습을 보며 돌아섰다. 청안은 그녀의 방안에서 진땀을 흘리며 침대에 누워있다 화환공이 사라지자,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밤이 깊었는데.... 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자신이 그녀의 방을 둘러보지 못했음을 알았다. 그는 취취까지 사라지자, 침대에서 빠져 나와 그녀의 방안을 둘러보았다. 유리의 방은 무척 깔끔하고 정갈했다. 달빛을 은은히 받은 상아빛 벽과 깔끔히 세공된 상아로 된 장롱. 그와 어울리는 화장대와 붉은 빛 의자. 그녀의 성격을 말해주듯 정갈히 화장품들이 정돈되어 있다. 그는 이것저것 화장품들을 만지작 거리다 벽에 걸린 하늘빛 궁장을 바라보았다. 거미줄처럼 가늘게 짜여진 비단으로, 구하기 힘든 하늘빛으로 물들인 아름다운 옷. 청안은 슬며시 옷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향이 은은히 느껴진다. 도대체 폐하는 왜 저 섬머슴같은 여자아이를 따라가라한걸까. 곽경은 투덜거리며 여자아이의 뒤를 따랐다. 그 아이는 얼마쯤 가더니 어떤 대가집의 개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다 슬며시 담을 뛰어넘었다. 넓고 정갈한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는 미로같이 보이는 궁들을 지나 <난화궁>이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 아가씨! 이 새까만 행색은 도대체!! " " 앗, 취취. 아직 안잔거야? " " 전하께서 얼마나 찾으셨는지 아세요? " " 그래서.... 저.... 뭐라고했어? " " ....고시조 공부하시다 주무신다고 했죠. " " 와! 고마워, 취취!! " 유리가 취취의 목을 감싸안으며 기뻐하자, 취취는 웃음을 터트리고는 그녀의 팔을 풀었다. " 아이 참... 어서 옷이나 갈아입으세요. " " 알았어. 청안은? " " 공주님 대신 공주님행세하고 계시죠. " " 쿡. " " ? " " 그럼 무식하게 큰 치마를 입고있겠네? " " 공주님!! " 취취가 얼굴을 찡그리며 나무라자, 유리는 혀를 쏙 내밀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 쿡. 나 들어갈께요~~~ " 그녀는 방안으로 들어서다 청안이 의자 구석에 앉아 잠들어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청안을 바라보고 피식 웃어버리곤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곽경은 투덜거리다 나무위에서 미끌어질뻔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소녀는 마치 천상의 선녀같았다. 이제야 왜 폐하가 자신에게 소녀를 따라가라 했는지 이해가 됐다. 그는 서둘러 폐하께로 향했다. " 저... 아저씨. 물어볼게 있는데요? " " ? " " 이 큰 궁은 누구의 것인가요? " " 아~, 여긴 송나라 최고의 화환왕의 궁이지. " " 거기서 아가씨라 불리는 사람은 한사람 뿐인가요? " " 그렇지, 화환유리공주님 말고 누가 아가씨라고 불리겠나? 그런데 뭣 때문에 묻는거니, 꼬마야? " " 아무것도 아니에요. " 곽경은 즐거운 듯 미소를 띄우고는 폐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 어머, 아직도 자네? " 유리는 계속 잠들어 있는 청안을 한참 바라보다 문득 자신이 백상아와 청안을 비교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청안과 비교한 자신이 무안해졌다. 청안에게 미안했다. " 청안.... 고마워.... " 유리는 잠든 그를 한없이 바라보다 침대로 올라섰다. 많이 피곤한 날이었다. 청안은 유리가 잠든 후에야 눈을 번쩍 뜰수 있었다. 방이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대책없이 붉어진 자신의 얼굴을 감당할수 없었다. 그녀가 옷을 갈아입을 때도 잠을 잔 것은 아니었다. 무안했었다. 그는 슬그머니 있어나 마음을 진정시킨 뒤 방을 나섰다. 자휘는 유리의 방을 나서는 청안을 보며 이를 갈았다. 유리의 옆자리는 항상 자신의 자리였다. 그는 그 자리를 찾이하기위해 유리가 기라면 기었고 신발을 닦으라면 닦았었다. 분했다. 그는 쥐고있던 나무가지를 부러뜨리고는 청안을 노려보았다. 언젠가 저놈을 죽이리라. 뼈를 갈아마시리라... 5. 초상화를 그리게 되다. " 아버님. 어인일로 소녀를 부르셨사오니까. " " 오, 유리야. 어서오너라. " " ? " " 널 화폭에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어 불렀느니라. " " 네? " " 무얼 그리 놀라느냐. 실력있는 신진화가니 널 예쁘게 그려줄게다. " " 그런데... 절 정말 그리는 건가요?!! " " 그렇단다. " 유리는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했다. 그때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어떤 청년이 들어섰다. 그는 문사들이 그렇듯 괭장히 호리호리하고 연약해 보였다. 그리고 개미 한 마리 죽일수 없을 정도로 심약해 보였다. 그러나 팔목이 유난히 굵어보였다. " 전하, 화공을 데리고 왔습니다. " " 그래. 이쪽으로. " 연현홍은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화환왕에게 다가갔다. " 그대가 그릴 금지옥엽 내 딸이라오. " " 연현홍이라 하오니다. " " 반가워요! " 유리가 환히 웃으며 손을 불쑥 내밀었다. 그런 유리를 놀란 듯 현홍이 바라보자 유리가 배시시 웃으며 무안한 듯 손을 내렸다. " 하하하, 이해하게. 우리 유리가 무척 말괄량이라." " .... " 현홍은 거의 말이 없었다. 그런 그를 보는게 너무 무안할 지경이었다. 그는 담담히 그녀가 가는 곳을 따라다닐 뿐이었다. 유리는 그래도 뭐가 좋은지 미소를 항껏 지으며 현홍을 안내했다. " 이곳은 반월문이라는 곳이에요. 이곳에서 달밤에 서로에게 키스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대요. " " .... " " 여기 잉어 예쁘죠? 깡이라는 녀석인데 여기 연못에 대장이에요. " " .... " " 이녀석에게 잘보여야 해요. 안그러면 ... " 갑자기 깡이라 불리는 잉어가 점프를 해서는 연못의 물을 튕겼다. " 까악!! 너무해, 이 옷 오랜 시간에 걸쳐 고른거란말야!! " " 쿡.... " 현홍이 웃음을 터트리자, 유리가 환히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 어머? 웃을줄 아시는군요? 훨씬 나은데요!! " 현홍은 피식 웃고는 그녀가 원하는 반월각으로 향했다. 이른 날인데도 주위에 청포가 환히 피어있었다. 이곳 기후가 따뜻한 편인 것 같았다. 정자에 앉아서도 현홍은 유리의 수다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다른 사대부가의 귀족 아가씨들과 풍기는 멋이 틀렸다. 부자여서일까. 소문과 달리 무척 활달하고 말썽(?)꾸러기인 것 같았다. 그는 그림은 그리지 않고 계속 유리를 관찰했다. 유리는 가만히 앉아있기가 불편한지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다 나비가 날아들자, 나비를 쫒아 다니기 시작했다. 연한 보라빛 비단옷이 청포꽃과 어울려 너울거렸다. 그녀는 사슴처럼 청포꽃의 이곳 저곳을 헤메이고 다녔다. 연한 보라빛 비단옷과 흑단같은 검은 머리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그녀는 아기마냥 웃고 다녔다. 무척 편안한 소녀다. 비단신이 흙에 물들어도 상관치 않았다. 마치 바람같다. 누구의 손아귀에도 잡히지 않을 봄같은 꽃바람. 유리가 막 나비를 잡았을 때, 그녀는 연못과 너무 가까운 곳에 있게 되었다. 현홍은 순간 그녀를 불러세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할수 없었다. 너무 먼 거리였다. " 공주님!!! " 유리가 자신이 부르는 소리에 환히 미소지으며 바라봤다. 그러나 그녀는 벌써 연못에 빠지는 중이었다. ...무술을 써야만 한다.... 그러나 그는 눈을 감아버리고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물에 빠졌겠지... ============================== 좀 짧네요^^ 재미있는지 모르지만.... 아주 공들여 적은 글이니....^^ 그럼 행복하게 읽으세요^^ 6. 유리를 사랑하게된 청안...... 청안은 궁을 순찰하다 말고 유리의 맑은 웃음소리에 멈칫 걸음을 멈췄다. 반월각 쪽인 것 같았다. 아마 초상화를 그리는 것 때문에 그곳에 가 있을 것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 이건 그녀가 자신의 주군이기 때문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그녀의 안전을 위해... 청안이 막 도착했을 때, 유리는 연못과 너무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유리에게 달려갔다. 다행히 그녀가 막 연못에 빠질 순간 구할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순간적인 일이라 유리의 입술이 그의 볼에 다였다. " 아... 아가씨. 위험합니다. " " ... 청안 때문에 나빌 놓쳤잖아! " " .... " 청안은 당황스러운 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기분이 상한 듯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내려줘. " " .... " 청안은 무덤덤하니 그녀를 내려놓았다. 머리가 멍했다. 유리는 당돌할 정도로 청안을 빤히 바라보다 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유리의 반응에 청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유리가 방심하고 있는 그를 밀어버린 것이다. " 어!!! " 청안은 연못에 빠져 한동안 허우적거렸다. 유리는 허우적거리는 청안을 보며 배를 잡고 웃었다. " 청안, 유모에게 수건가져달라고 해야겠는걸? 호호호호.... " " 고 ... 공주님!!!! 푸우.. " " 피, 쌤통이다! " 겨우 물속에서 빠져나온 청안은 화가난 듯 유리를 노려보았다. 머리카락이며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유리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손수건을 꺼내 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청안은 아무말없이 그런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약간 찡그린 얼굴을 하고서. " 청안? 화났어? " " ... " " 미안.. " 청안은 유리에게 손수건을 받아들고는 아무말없이 정원을 벗어났다. 물에 빠진게 충격이 아니었다. 그녀의 가녀린 입술이 자신의 볼에 다았다는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얼얼했다. 아니 너무나 부드러운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뜨거운 물을 준비시켰다. 그러나 물에 들어가서도 그 감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때 로이가 들어섰다. " 어? 웬 여자 손수건? " " 놔 둬!! " " ... " 청안의 신경질적인 말투에 로이는 슬며시 손수건을 놓았다. 그의 옷이 물에 절어 있는게 보이자, 로이는 신기한 듯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 너 물에 빠졌냐? " " ..... " " 이 엄동설안에 수영하러 뛰어들지는 않았을테고, " " ..... " 로이는 사과를 입안 가득 씹어물고는 청안의 눈치를 살폈다. 원래 무표정한 놈이지만 이번은 더 심한 듯 했다. " 너 여자생각하냐? " " ..... " " 얌마! 답답하잖냐?!! " " .... " " 이 형님이 상담해 줄게. " " ..... " 청안이 당황스러워 하자 로이는 자신이 제대로 찍었다며 기뻐했다. " 분명 주아생각은 아닐테고. " " ..... " " 누구냐? " 로이는 집요할 정도로 청안에게 물어댔다. " 어떤 여자냐니까? " " .... 작고 예뻐. " " ? " "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 " .... 음. 그렇게 예쁘냐? " " 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작은 꽃을 보고 있는 것 같아. " " .... " " 은은한 향기를 뿜는 작고 예쁜 꽃. " 짜~식. 단단히 빠졌구만. 근데 고향의 주아는 어쩌지? 휴, 그 일은 나중에 생각해 보자. " 그렇담 오늘 빠진것도 그녀 때문이겠네? " " 응.... " " 이번이 기회다, 하고 키스나 하지 그랬냐? " " 하고싶었어. " " ?!! " " 그런데 할수 없더라구. 그녀가 너무 천진난만하게 날 바라봐서. " " ....하,하,하, " 저런 바보같은 녀석. 허기야. 오죽했으면 주아를 택했을까. 로이는 이마를 치고는 한심한 듯 청안을 바라보았다. " 그냥... 그냥 나와버렸어. " " .... 말이라도 해봤냐? " " 아니. 그녀와 난 신분차이가 심해. " " 니가 어때서? 넌 대 화환가의 호위무사라구! " " .... " 청안은 한숨을 쉬고는 물 속에 몸을 깊숙히 담궜다.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러웠다. ....그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겠지. 옆에 있을수 있는 것만으로도... 유리의 매화손수건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은은한 자스민향이 가슴을 파고든다. 국화향에서 쟈스민으로 바꾼 모양이다. 정말 그 향이 어울리는 여자다. 로이는 그런 청안을 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 참, 오늘 시녀들이 지나가면서 얘기하는 거 들었는데 이 집안 사람 혈통이 대단하긴 한가 보더라. " " ? " " 여기 화환가에 태어난 사람들은 대대로 어릴 때 등 가운데 봉황문신을 세긴다고 하더라. " " 봉황... 문신? " 청안이 놀란 듯 로이를 바라보자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속삭이듯 조용히 말했다. " 그래. 등에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라더라. " " .... " " 문신은 불속에서만 볼수 있다던데. " " .... " " 그럼 불에 뛰어들어야한단 말인가? " " .... " 봉황문신.... 왜 갑자기 그들이 생각나는 걸까. 유리는 수를 놓다말고 한숨을 쉬고는 달을 바라봤다. 오늘은 정말 묘한 날이다. 청안의 볼에 하필 입술이 다을건 뭐람. " 휴.... " " 공주님? 무슨 고민이라도. " " 고민은 무슨.... " 옆에서 함께 수를 놓고 있던 취취가 유리를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 저... 취취? " " 네, 공주님. " " 물어볼게 있는데, " " 네, 말씀하셔요. " " 반월문에서 서로 키스를 하게되면 사랑이 이루어 진댔지? " " 물론이죠. " " 저... 그럼 일방적으로 키스를 하게되면 어떻게 되? " " ? " " 왜 생각도 못했는데 키스를 하게 되었을 때 말야. " " 호호호, 그건 일방적인 사랑을 뜻하지요, 만약 서로 사랑하게 되더라도 키스를 한 쪽이 버림받게 된답니다. " " 왜? " " 전설이에요. " " 그건 ....너무 불공평해. " 유리가 뾰루퉁하니 입술을 내밀고 투덜대자, 취취는 그런 유리를 귀여운 듯 바라보았다. " 호호호호... 공주님도. 왜요? 키스를 하셨나요? " " 아냐 아냐!! " 유리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는 놓던 수를 놓기 시작했다. 그녀는 유아 일때와는 달리 자신감이 넘치고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마 유리이기 때문이리라. 자신이 정말 잘 적응해 가는 걸까. 유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수를 놓았다. 진짜 유리는 어디로 간걸까... 그녀는 지금 비단 천에 황금 사자를 세겨놓고 있었다. 그에게 줄수 있을까.... 7. 청안모의 상경 " 청안 엄니 있시유? " " 뉘유? " " 나여유, 마이니. " " 어여와. " 청안모는 풀죽을 끓이다 말고 마이니를 맞이했다. " 우리 주아는 언제 데려갈 거여우? " " 아 우리 아-가 돈을 벌어와야제? " " 우리 아가 얼마나 닥달을 해대는지. " " .... " 청안모는 마이니를 한번 보고는 풀죽을 계속 저었다. 벌써 일년이 다되어 가건만 청안에게는 연락조차 없다. 연락이라도 있다면, 조그만 편지라도 있다면 좋으련만... 왜 하고 많은 여자 중에서 주아인걸까. 주아만 아니였다면 청안은 죽음을 부르는 무사 따위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주아가 자신에게 잘 대하고 그 부모들과 친해서 그녀를 택했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주아 그 아이를 데려가는데 비단이라니.. ..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러다 죽기라도 한다면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왜 하필 주아란 말인가. 왜.... " 청안모 있는가? " " 누신지라? 어.... 나... 나으리, 이 누추한 곳엔 어인일로.... " " 어허, 내가 다스리는 백성의 집을 방문하는게 뭐 어떻다는 겐가? " " 야.... " 청안모가 어찌할지 몰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이 지주는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 허허, 이런 곳에서 자랐단 말인가? " " ? " " 자네 지금 자네 아들이 뭘 하고 있는 지 아는가? " " 지... 지 아들이 무슨 죄라도... " 청안의 이야기가 나오자, 청안모는 놀라서 지주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지주가 직접 나올정도면 죄를 지어도 큰 죄를 지었을 것이다. 이일을 어쩐단 말인가... 청안모는 놀라서 무릎을 꿇고는 지주에게 싹싹 빌기 시작했다. " 아이고, 마님!!! 우리 아들놈 용서하시어유, 당체 배운게 없어서... 지발 용서하셔요...!!! " " 아닐세, 자네 아들이 보낸 신하가 지금 우리집 손님으로 와 있다네. " " 시... 신하요? " " 그렇다네. " " 개봉에서도 알아주는 대 재력가의 호위대장으로 임명됐다더구만. " " 지.... 지 아들이유? " " 아 그렇다니까! " 지주의 눈을 피해 슬슬 도망치던 마이니는 그 소리에 눈이 번쩍 뜨여 청안모를 바라보았다. " 그래서 내 그를 모시고 왔다네. " " 야? " " 안녕하십니까 마님. " " 마... 마님? " 그녀는 놀라서 자신을 마님으로 부른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급 무사들이 지니고 다니는 명검과 활동하기 편하게 만들어진 아름다운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무사답지 않은 하얀 얼굴과 해맑은 미소, 유난스레 큰 눈. 가난에 찌든것과는 다른 모습의 귀여운 청년이었다. 그가 우리 청안의 부하란 말인가.. " 저... 증말 우리 이안이 신한감유? " " 예, 소인은 대장님의 호위 무사중 하나입니다. " " 호... 호위 무사요 ? " 청안의 소식은 삽시간에 종각마을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제 청안의 집은 지주도 허리를 굽힐 정도의 세력가가 된 것이다. 모두가 놀라 그녀에게 들어온 선물들과 청안의 부하라는 남자를 구경하러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의 다소곳한 면모와 정중한 예의에 입을 다물줄 모르고 있었다. 지주또한 청안모를 초대하여 식사대접을 할 정도였다. " 저그.... 그 가문이.... 엄청 큰.... 곳인감유? " " 예, 마님. 개봉에서 화환왕을 모르면 송나라 사람이 아니지요. " " ...와....왕야...인감유? " " 예, 나라에서 벼슬을 내리셨지요. " " ..... " 주위사람들이 놀라서 청안모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보는 시선이 부러운듯했다. 예정대로 주아의 집에 비단 다섯필과 소 세 마리가 보내졌다. " 주아 넌 좋~~겠다. " " 뭘 그것같구 그런댜? 원래 이안이는 뛰어났어야. " 주아는 동네 처녀들과 빨래를 하다 부러운 소리에 어깨가 으쓱해서는 방망이질을 해댔다. " 그래... 근데 넌 걱정도 안되냐? " " 걱저~~ㅇ? " " 그려. 이안이 대가댁 무사가 됬다면 그곳에 예쁜 여자가 한두명이것어? 이 마을 아가씨들이랑은 무진장 차이날걸? " " ... " " 모르쟈, 그 대가댁 아씨가 그가 맘에 들어 그럴지. " " !!! " " 쿡. 잘 생각혀봐... 그럼 내는 간데이. " " .... " 주아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서는 청안이 보내온 비단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하며 부모들이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부모들의 모습을 힐끗 보고는 이것저것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 아니, 주아야, 너 시방 워하는 것이냐이? " " 지는 이안이 찾으러 갈거구만유. " " 뭐여? " " 말리지 마시유, 지는 가는구먼유. " " !!! " 주아의 황당한 행동에 놀란 부모들은 그녀의 짐을 잡아끌며 그녀를 막았다. " 얘야, 주아야. 아, 좀더 기다려 봐야제.. " " 흥. 지가 기다리는 사이 이안이가 다른 여자랑 혼인하면 물러줄건감유? " " 그건... " " 지는 이안이가 걱정되는구먼유. " 주아는 이것저것 짐을 챙겨들고는 서둘러 청안모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 들어서자, 화환궁에서 온 청년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 엄니, 지왔구먼유. " " 어... 어여와. " 주아는 짐이 무거웠던지 구석에 던져놓고는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런 주아를 청년이 유심히 바라보았다. " 뭘봐유? " " 시... 실례했습니다. " " 엄니, 우리 저 청년 따라 이안이 만나러 가유. " " 뭐... 뭐여?!! " " 지는 빨리 이안이랑 혼인하고 싶구먼유. " " 그... 그건.... " 청안모가 그녀를 겁에질린 듯 바라보자, 청년은 유심히 주아를 살피기 시작했다. " 지는 빨리 가야만 하는구먼유. " " 개봉까지 가는 길은 험합니다. " 청년이 끼어들자, 주아는 그를 노려보았다. " 지는 이안이와 혼인할 몸이여유. 그러니께 당신의 상관 부인이 될 몸이라구유. 날 어서 모셔가유! " 주아가 당당히 그를 바라보며 주장하자, 쳥년은 콧웃음을 한번 치고는 그녀를 차갑게 바라봤다. "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청안님은 댁보다 훨씬 높은 귀족 아가씨와의 혼인도 가능하십니다. 그리고 지금 댁의 모습을 보니 그것을 권하고 싶군요. " " .... " 주아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그는 다시 그녀를 아래 위 바라보며 얘기했다. " 신분이 어떻게 되십니까. " " .... " 청안모와 주아는 청년의 물음에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았다. " 청안님은 장관집안에서도 부러워하는 위치에 계십니다. " " .... " " !!! " " 그런 분에게 너무 모자라신다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 " 지... 지는 어릴 때부터 혼약을 약속한 사이이구먼유! " 그녀가 어릴때부터 정혼자임을 강조하자, 청년은 여전히 하인을 바라보듯 보며 대답했다. " 그러면 최소한 그에게 어울리는 사람이어야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 " ... " " 당신은 가야금을 다룰줄 아십니까? " " 아... 아니유... " " 저희 궁에서는 지나가는 서동도 가야금이나 악기를 다룰줄 압니다. " " .... " " 당신은 서예를 할 줄 아십니까? " " .... " " 저희 시녀들은 늘 글과 함께 생활합니다. " " .... " " 무용을 할줄 아십니까? " " .... " 그는 주아의 아래위를 훌텨보더니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 그 몸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겠군요. " " .... " " 이곳에서는 당신이 왕일지 모르나 우리 화환가에서는 아무나 받아들이지 않소. " " .... " " 특출난 능력이나 가문이 아닌 한 화환가엔 한발짝도 들일수 없소. " " .... " 그의 서슬같은 말에 청안모와 주아는 주눅이 들어 그의 눈치를 멍하니 살폈다. " .... " " 그래도 가겠다면 모시겠소. 하지만 좋은 대접은 받지 못할게요. " " ... " 주아는 잔뜩 기가 죽어 청안모를 바라보았다. 청안모 또한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는 청안모에게는 깍듯이 예의를 차렸다. " 아가씨는 그 성격 죽이지 않는한 화환궁에 들어서자마자 쫒겨날게요. " " .... " 그는 말없이 청안모가 짐을 싸는 일을 도와줬다. 주아는 그런 풍경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8. 유리의 강제 혼인 " 어서오시오, 채경. 내 그대를 기다렸다오. " " 폐하, 어인일이신지요. " 채경이 들어왔는데도 휘종은 여전히 기암괴석을 바라보며 감상을 즐기고 있었다. " 금에서 강화조약 말고도 하나를 더 제시하였소. " " 동관도 어서 오시오. " " 폐하, 어인일로 부르셨는지요. " " 금에서 혈연관계를 원하고 있다오. " 동관은 채경을 힐끗 바라보다 슬쩍 손을 비비며 휘종에게 다가섰다. " 누구를 딱 집어 원하는 것인지요? " " 음... 그게 화환왕의 공주 유리를 지적했다오. " " !!! " 채경이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채 황제를 바라보자, 동관은 당황스러워하며 황제를 바라보았다. " 물론 나야 좋지않겠소. 내 사랑하는 딸 효선을 보내지 않아서 말이오. " " 전하, 소인의 아들 백의녀석과 혼례건은.... " " 그건 채재상 자네가 양보해야겠네. 잘하면 우리에게 연운 6주가 돌아올지 모르니. " " 연운 6주를 말입니까? " " 그렇다네, 동관. " 효선은 조용히 대전에 있는 환관 자경에게 황제와 채재상이 나눈 얘기를 듣고 있었다.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녀가 미개국 금에 시집을 가게된다면 자신은 이 중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가 되는 것이다. 효선의 입가에서 묘한 미소가 은은히 퍼졌다. " 아니, 형님! 이곳에 어쩐일로.... " " 하하하, 잘있었느냐, 매야. " " 예, 형님. " 오걸매는 기분좋게 금나라의 태조인 아골타와 거나하게 술을 마셨다. " 너에게 좋은 신부감을 구해놯단다. " " 형님.... " 오걸매가 정색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자, 아골타는 한숨을 내쉬며 그를 정감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 매야..... 나는 몸이 점점더 쇄약해져가고 있단다. 너에게 좋은 배필을 맺어주고 싶구나. " " ..... " " 내 송황실에 얘기를 해놯다. " 오걸매는 형의 얘기를 들으며 술을 한잔 들이켰다. 송과의 혼약이라.... " .... " " 그녀가 맘에들거다. " " ....저는.... " " 한번 얼굴이라도 보고오려므나. " " .... " " 화환가에 가서 유리를 찾으면 될거니라. " " !!! " 오걸매는 유리의 얘기가 나오자 놀라서 아골타를 바라보았다. 아골타는 그런 동생을 다정스레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 네가 진정한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널 뒷받침해줄 수 있는 여인의 힘이 있어야 한다. 지력과 재력, 외모,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여인. " " ... " " 그녀가 화환유리니라. " " .... " 청안은 유리를 보호한다는 명목아래 현홍의 주위를 맴돌았다. 그에게서 이상한 죽음의 냄새가 났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그는 힘없는 서생으로 보일 뿐이었다. ...액이 낀 사람이라 그런가? 휴.... 요즘 유리 공주는 괭장히 바쁘다. 고시조부터 시작해 가야금에다 간단한 무술에다 혼담까지. 혼담이라..... 갑자기 씁쓸해진다. 예전의 유리에게는 혼담이래봤자 자신의 지위를 높이고자하는 인간들에게서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관들의 외동아들들부터 일개 서생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들어오고 있다. 화환가는 유리의 활기찬 모습으로 인해 변해갔다. 그녀는 많은 것을 익혀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있는 곳은 어디에나 밝은 웃음이 감돌았다. ...한번도 느껴보 지 못한 즐거움이 이곳에는 가득하다. 항상 기분이 좋은, 묘한.... 기분. 또 그들이다. 그는 유리에게로 가다 자신에게 묵례를 하고 지나가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가끔 알 수 없는 무리가 궁을 지나다닌다. 아니 무리도 아니다. 한 두명 정도 아주 가끔 보일 뿐이다. 어쩌면 다른 궁의 호위병인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아주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항상 복장이 같은걸 보면 어딘가에 소속 되어있는 듯 하다. 특히 왼쪽 어깨의 봉황무늬가 눈에 뛴다. 그 봉황 무늬는 괭장히 신경써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싸우기 편한 복장에 허리춤의 짧은 칼. 황금 문장이 세겨진 허리띠. 먼곳을 이동해도 편할 것 같은 잘 세공된 가죽신. 그들 모두 검은 색 복장. .... 너무나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는 자들. 도대체 그들은 누굴까. 청안은 청년이 사라져버린 동문쪽을 계속 바라봤다. 화환왕은 유리가 호위무사들과 시녀들과 공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며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놀랄 정도의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을 배워나가고 있다. 어쩌면 예전의 유리보다 더 나은 실력인지도 모른다. 지금의 유리에게는 수많은 감정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그녀가 연주할때는 많은 사람들이 바람이 되고, 웃음이 되고 물이 된다. " 전하, 황궁에서 연락이 왔사옵니다. " " ? " " 급히 논하실 일이 있으시다며 환궁하시길 원하셨습니다. " " 무슨일이지? " " 그건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 " " ..... " 화환왕은 유리를 한번 보고는 환궁할 준비를 했다. 웬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 알 수 없는 감정은 뭘까..... " 폐하. 어인일로 소인을 부르셨사오니까? " " 어서오오, 정군. 이리 앉으시오. " " 예, 폐하. " " 정군... 우린 꽤 오랫동안 군신의 관계를 맺고 있었구료. " " 예, 폐하. " 화환왕은 읍을 하고 있었으나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 정군, 그대도 알다시피 우리 송은 지금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소. " " .... " " 그래서 상황을 좀더 부드럽게 하기위해 금과 혼약을 하기로 했소. " 금과의 혼약얘기가 나오자, 화환왕은 더더욱 불안해져옴을 느꼈다. " ..... " " 그래서 말인데, 자미는 나이가 어려 안돼고... 효선은 공부가 덜 되어 안될 것 같소. " " ..... " " 한가지 묻겠소. " " 예, 폐하. " 그때 채경이 급하게 대전으로 들어섰다. " 폐하, 무례를 용서하소서. " " 어서오오. 무슨일이시오? " " 소인 화환왕과의 혼약문제로 논의할 것이 있사와. " " 혼약 문제라면 분명 말하지 않았소? " " 그래도.... 제 아들놈과의 혼약을 허락해 주소서. " 휘종은 인상을 찡그리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 화환왕, 그래, 어찌할 생각이오? " " 폐하, 소녀의 아이는 아직 너무 어리옵니다. " " 열 여섯이 어린 나이란 말이오?!!! " 채경이 화가난 듯 화환왕에게 따져들자 화환왕은 휘종에게 읍을 했다. " 폐하, 소인 집안에 급한일이 있어 그만 들어갈까 하오니다. " " 공, 기다려 보시오. " " 폐하! 결론을 내 주셔야지요!! " 채경이 화가 난 듯 황제에게 따져들었다. 휘종 또한 화가난 듯 인상을 찡그리고는 채경을 노려봤다. " 화환왕이 싫다하지 않소! 그만 가보도록 하시오!! " " 폐하!! " " 그리고 화환왕은 금과의 혼약준비를 하시오. " " 폐... 폐하!!! " 화환왕과 채경이 동시에 휘종을 불렀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바라보지도 않은채 뒤돌아 섰다. " 가보시오. 늦었소.! " " 폐하!! 명령을 거둬주소서!! " " 한번 내린 명을 거두란말이오?! 황명을 어이알고! 물러들가시오! " " ... " 화환왕은 멍한 표정이 되어 비틀거리며 대전을 나왔다. 그러기는 채경 또한 마찬가지였다. " 공! 그러지 말고 우리 아들녀석과 혼약을 시킵시다! " " ... 벌써 폐하의 명령이.... " " 그건 내가 어떻게 해볼테니. " " ...... 황명은 천명이오! " " !!!! " 화환왕이 허탈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너무 고지식했다. 그런 남자였다. 이제 자신은 어찌해야하나.... 채경은 화환왕의 뒷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 전하, 오셨습니까? " 소화부인이 봉황을 수놓다 화환왕이 들어서자, 밝게 그를 맞이했다. 그래도 그의 얼굴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 전하...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 " ... 유리는 어디있소? " " 화목궁에서 가야금을 연습하고 있습니다만.. " " .... " 화환왕은 그녀의 말을 흘려들으며 화목궁으로 향했다. 해가 져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마음이 허해서인진 몰라도 스산한 바람이 궁을 감도는 듯 했다. 궁에 들어서자 유리의 바람같은 음악소리가 사방을 울리고 있었다. ...유리는 취취와 함께 정자에 앉아있었다. 정자 주위로 환한 등불이 밝혀져 있다. 그곳에 청안이 서있고, 연현홍이 있으며, 새와 바람과 꽃과 물이 있었다. 환한 달빛이, 환한 등불이 유리를 비추웠다. 그녀의 긴 손가락에서 나오는 음색이 천상의 음악과 같이 울리고 있다. 고통스럽다. 어쩌면 유리를 영원히 못볼지도 모르기에 슬펐다. 그는 계속 유리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유리는 예의 그 수수한 옷을 입고서 취취와 함께 미소지으며 악기를 다루고 있다. 예전의 그 감정없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 주위의 호위무사들이 밝게 미소지으며 그녀의 연주를 듣고 있다. " 아버님? 언제 오셨사와요?!! " 유리가 그를 발견하자 환히 미소짓는 그녀를 보며 그제서야 얼굴을 폈다. " 음. 조금전에 왔단다. " " 말씀 하시지. 창피하단 말이에요. " " 뭐가 말이냐? " " 연주도 못하는데... 아버님이 들으시면 비웃으실까봐. " " 어허, 나만 듣고 있던게 아닌데? " " ? " " 여기 모인 호위무사들은 사람이 아니냐? " " 앗! 챙피!! " " 어허, 어린아이도 아니고. " " ..실수... " 화환왕은 그런 그녀가 귀여운지 머리를 토닥거려 주었다. 이 어린아이 같은 아이를.... 사랑스런 이 아이를 외국으로, 먼 타국으로 한번도 보지못한 남자에게 보내야 한단 말인가.... 유리의 편안한 미소가 자신을 밝게 웃게한다. 청안은 묘한 눈빛으로 화환왕을 바라봤다. 유리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일일까. 권력에서 밀려나 그런건가. 아님 공주를 시집보내기로... 갑자기 가슴이 뜨끔하며 아파왔다. 아프다 못해 저려왔다. 그녀가 혼약을 한다. 그녀가 혼약을.... " 전하, 환궁하신 후부터 얼굴이 말이 아니게 어둡습니다. " " .... " "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 " .... " " 혹 유리의 혼사일로... " 소화부인이 걱정스러운 듯 화환왕을 바라보았다. 그는 먼산의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 .... 유리를 금나라로 보내라는 폐하의 명령이 떨어졌소. " " 아니될 말씀입니다!! " " 어쩌겠소. 명이 떨어졌는데.... " " 그럴순 없습니다! 아니되고 말구요!! " 밖에서 차를 들이던 아화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유리의 궁으로 달려갔다. 그녀가 억지로 혼약해 간다면 아마 견딜수 없으리라. 자유롭게 지내던 유리였다. 안된다. 어서 알려 무슨 조치를 취해야 했다. 아화가 난화궁으로 들어서자 환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그 밖으로 청안이 무기를 닦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 급해요!! 비껴요!! " 청안은 얼결에 이화에게 밀려 어이둥절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자신은 함부로 유리의 방에 들어설수 없었다. 그때 이후... 아화가 들어간 문 사이로 얼핏 유리의 방이 보였다. 하얀 비단과 은은한 자스민 향이 느껴졌다. 가슴이 뛴다. 왜 이모양으로 변한거지. 이런... 주아의 방에서는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그때 아화의 당황스러운 말소리가 울렸다. " 공주님! 어서 피하셔야 해요! 궁에서... 황궁에서 공주님을 금나라로 보내기로 했데요!!1 " " 뭐!1 " 청안도 놀라 멍하니 방문앞에 서있었다. 금으로.... 그 먼나라로 간다. 멀고 먼 금나라로.....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유리가 달려나왔다. 그리고는 <정안궁>으로 뛰어갔다. 그녀의 향기가 코끝을 스쳐갔다. 그녀의 얼굴이... 그녀의 손이.... 청안은 그 방앞을 계속 멍하 니 서있었다.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도대체... 유리가 막 들어서자, 소화부인은 울고 있었다. 화환왕은 그런 소화부인을 다독거리고 있었다. " 아버지? " 화환왕은 사색이 되어 달려온 유리의 얼굴을 보고는 그녀가 벌써 혼약소식을 알게되었음을 느꼈다. " 유리야... 들었는가 보구나. " " 저... 가야하나요? " " 황명이라 나도 어쩔수 없다. " " .... " 유리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 유리야... 어쩌면 좋겠니... 유리야.... 흑... " 소화부인이 놀라서 아무말 하지 못하는 유리를 안고는 눈물을 흘렸다. 이게 권력의 정략결혼이라는 거구나. 어쩌면 좋지. 평생... 평생 모르는 사람이랑, 사랑하지도 않은 사람이랑 살아야 한단 말인가? 유리는 멍하니 소화부인에게 안겨 생각에 잠겨있었다. 도망을 친다? 어디로? 자신은 무술을 아는것도, 자신의 몸을 지킬만한 세상을 알지도 못한다. 그런데 도망을 친다면, 그것도 유리의 몸으로 도망을 친다면 몸을 망칠건 뻔한 일이다. 어째야하나... 원래부터 관심이 있던 소녀였다. 그러나 덜컥 형님의 말만을 듣고 혼인하기에는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그녀가 정말 <연운6주>와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걸까. 오걸매는 화환궁으로 보낼 선물들을 챙기고는 옷을 갈아입었다. 이제 그녀를 보러 갈 것이다. 그녀가 정말 연운 6주와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 에고고. 중국 고대사와 얼킨 얘기인데... 말을 쓰거나 지명을 쓸때 조금 힘드네요^^ 제 한계인가봐요^^ 후후. 그리고 라피스님 감사합니다~~ 9. 화환궁으로의 잠입 " 전하.... 그렇다고 금나라 왕자가 보낸 선물을 돌려보낼 수도 없지 않사오니까? " " 아직 첩지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선물을 받는다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오! " 오걸매는 집사와 자신의 신하가 티격태격하는 사이 몰래 그곳을 빠져나왔다. 정말 넓고 아름다운 곳이다. 주인을 닮아서 깔끔하고 우아해 보인다. 궁의 전체는 설명대로 미로를 방불케한다. 군데군데 호위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 체계적으로 잘 교육이 된듯하다. 허나 궁을 경비하는 무사들 치고는 너무 약한 듯했다. 만약 이 개봉이 피바다가 된다면 이곳 무사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 그때 시녀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자태도 아름다울뿐더러 행색 또한 아름답군. 자신의 궁 궁녀들과 무척 달라보인다. .... 또 시작이군. 이 바람기. 그는 유리의 숙소를 찾아 혜메다 그녀의 호위무사였던 사람이 눈에 띄었다. 저자를 따라가면 유리를 볼수 있을 것이다. 그는 서둘러 그의 뒤를 밟았다. 원래부터 좀 험악해보였지만 지금은 더 험악해보인다. 무슨일 때문에 그런걸까. 그때 나무위에 나비연 하나가 걸려있는게 보였다. 그 청년은 힐끗 연을 보는 듯 하더니 가볍게 날아올라 나무에 걸린 연을 낚꿔챘다. 생각외로 무술실력이 있는 녀석인 모양이다. 그는 그렇게 연을 챙겨들고는 정각을 향게 걸었다. 그리고는 그곳 문을 통과해 들어갔다. <난화궁>? 그는 무사를 따라 <난화궁>으로 들어섰다. 화한 쟈스민 향이 자신을 맞이했다. " 공주님, 또 연을 놓치셨더군요. ...공주님? " " .... " 청안이 당황스러운 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울고있었다. 손 여기저기 유리가루를 만졌는지 피투성이였다. " 고...공주님. 손이.. " " 왜... 왜 들고 들어왔어? 놔줬는데... " " ? " " 걔도 자유스럽고 싶을것같아 놔줬는데.... " " 공주님.... " 유리는 좀처럼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청안은 답답한지 그녀를 계속 보다가 수건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유리는 그 손수건을 잡고는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청안은 멍하니 그런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오걸매는 그런 그가 바보같았는지 가슴만 치면서도 나서지는 못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때도 그랬지만 유리는 무척 작은 체구의 소녀였다. 그녀는 한동안 계속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어느정도 진정이 됐는지 쿨쩍거리며 울음을 그쳤다. 그리고 슬쩍 청안의 눈치를 살폈다. " 청안? 내 눈 어때? " " 네? " " 내 눈말야, 붉어? 아님 부었어? " " 그... 글쎄요. " " 바보, 자세히좀 보란말야! " 청안은 얼켤에 유리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눈이 붉게 되었는데도 무척 귀여웠다. 토끼같았다. 너무 귀여워 주머니에 넣어놓고 다녔으면 좋겠다. " 응? 어때? " " 누... 눈이 좀 붉어지셨어요. " " 그래? " 그녀는 두손으로 눈을 계속 비볐다. 그런데 손에 뭍어있던 재와 유리등이 그녀의 얼굴을 더욱 더럽혔다. " 아웅... 따거워! " " 고... 공주님! 이리와 보십시오! " 청안은 서둘러 수건에 물을 적셔서는 그녀의 얼굴 여기저기를 닦았다. 되도록 상처가 나지않게하려고 노력했다. " 아직도 그래? " " 휴.... 공주님. 우선 손부터 치료하시지요. " " .... " 청안은 물로 대충 그녀의 손을 씻고는 붕대로 감았다. " 청안? " " 네, 공주님. " " ... 내가 울었다는거 아무한테도 말하지마. " " .... " " 아빠가 걱정하실거야. " " .... " " 안그래도 가슴이 아프실건데.... " " 네. 그러지요, 공주님.... " 청안은 그녀의 손에 붕대를 감으며 씁쓸히 미소지었다. 이제 가게되면 평생 볼수 없겠지. 알 수 없는 고통이 몸을 감돈다. " 청안? 금나라는 어떤 곳이야? "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야만인들이 지내는 곳이라는 것 밖에는. " 야만인? 오걸매는 재수없는 청안의 말에 기분이 상해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꾹 눌러참았다. 자신은 지금 몰래 잠입한거다. 만약 들키게 된다면 아마 도둑으로 몰리겠지. " ...청안은 지금 나 겁주는거야? " " 아... 아닙니다. " " 피. 그런거 같은데? " " .... " 청안이 입을 삐죽이자, 유리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그의 손을 잡아당겨 손등에 키스를 해줬다. 청안은 굳은채 그녀를 바라봤다. 유리가 환히 미소지으며 그런 청안을 바라봤다. " 그럼 약속한거다! " " .... " 유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연을 집어들고는 <난화궁>의 연못가를 걸어갔다. 청안은 멍하니 자리에 서있는 상태였다. 보면 볼수록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자다. 그때 보았던 모습은 연약한, 그러나 지혜 가득한 소녀였다. 그런데 오늘은 무척 개구쟁이고 울기 잘하는, 보통의 소녀일 뿐이었다. 그러나 다음엔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까. 어쩌면 정말 연운 6주와 맞바꿀만한 가치 있는 소녀인지도 모른다. 화환왕은 유리의 행동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연약한 자신의 딸을 홀로 먼 나라로 보낼 수는 없었다. 화환가의 단 하나의 혈통. 그녀의 대를 이을 사람은 중원인이어야 한다. 화환가 사람들이 다 그렇듯 그녀는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의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러했듯. 유리는 중원인과,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 누구보다 더 행복해야 한다. 누구보다... 화환왕은 그녀와 청안을 바라보다 다시 반월궁으로 향했다. ===================== 호곡. 잘못해서 친거 다 날렸당....ㅠ.ㅠ 앗, 연운 6주가 궁금하실것 같아 올립니다. *연운16주란 유,계,영,막,탁,단,순,신,규,유,무,운,응,환,삭,울의 16개주로서 하북·산서 북부에 해당하는데여, 이 16주는 후진시대 석경당이 걸안의 황제인 부군에게 후진을 건국하는데 도움을 주었다하여 바친 땅입니당^^. 그리고 후에 이 걸안은 요나라가 된답니다. 연운6주란 연경을 포함한 주변의 6주를 말하죠^^ 그럼 즐독을~~^^ 10. 현홍과 유리 - 헤어짐. 연현홍은 자신이 그린 유리의 초상화를 바라보며 붓을 놓았다. 자신이 채경의 신하인 해강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이곳에 점점더 정이 들고 있다. 특히 유리에게.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반월궁에서 자신과 달구경을 하는 모습이었다. 왜 그녀의 옆자리에 자신을 그려놓았던 걸까. 갑자기 씁쓸함이 밀려들었다. 그녀와라면 심산유곡에 틀어 박혀 나무나 하며, 고기를 잡아 음식을 해먹고 겨울엔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지낼수 있을 것 같다. 그녀와 함께라면.... 그러나 그건 꿈이겠지. 자신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채경의 부하다. 그때 인기척이 났다. 그는 서둘러 초상화를 숨기고는 문 쪽을 바라보았다. " 자네 자는가? 날세. " 화환왕이었다. 현홍은 당황스러워하며 방문을 열고 그를 맞이했다. 그는 방을 들어서자 주위를 둘러봤다. " 불편하지는 않나? " " 예, 전하. " " 다행일세. 음, 방이 꽤 깔끔하구만. " " 감사하옵니다. " 화환왕은 이리저리 방을 둘러보다 유리의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 우리 아이를 무척 예쁘게 그러줬구만. " " 아니옵니다. 공주마마가 워낙 아름다우신 분이라. " " 그래, 특히 요즘따라 더 어려보이고 아름다워졌지. " " .... " 오늘따라 화환왕의 뒷모습이 쓸쓸해보였다. 금나라와의 혼례건인가, 아니면 황태자 선택건 때문인가. 만약 태자가 진이 되지않더라도 이곳에서는 그리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워낙 크고 방대한 가문이라 아무도 함부로 대할수 없기 때문이다. 좀처럼 빈틈을 찾을수 없는 가문이기에 지금까지도 권력의 핵심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이러한 화환가에 무슨일이 생긴걸까. 요즘은 불안한 시국이다. 그가 온화하고, 주변에 들어내는 성격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대쪽같은 화환왕에게 적은 아주 많을 것이다. " 자네 우리 유리와 함께 여행을 다녀올 생각 없는가? " " ? " " 한 4,5년 정도 말일세. " " ..... " " .... 우리 아이와 멀리 떠날 생각 없는가? " " 전.... " " 자네라면.... 유리를 충분히 지켜줄수 있을것같네. " " 소인은 .... 그럴수 없습니다. " " 쿡.... 그런가? 그정도로 주군을 사랑하는 것이겠지. " " !!! " 그가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일까. 해강은 화환왕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서는 어떠한 내용도 읽을 수 없었다. 다만 담담한 미소만이 보일 뿐이었다. 화환왕은 그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냥 그가 따른 차를 한잔 마시고 조용히 담화를 나눈 뒤 밖으로 나갔다. 해강은 화환왕이 나간 뒤 멍하니 유리의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이 주 동안 그는 단 네 점의 그림을 그렸다. 물론 그중 한점은 자신이 지니게 되겠지만... 지금 자신이 바라보는 그림은 유리를 처음 만났을 때 그 밝고 화사함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이었다. 나는 정말 바보다. 그런 그녀를 잊고, 그런 황금같은 제의를 저버리다니.... 유리와 함께라면, 세상 모든 일을 버리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지낼수 있을 것 같았는데.... 왜 그 제의를 저버렸을까... 바보다. 정말 바보다. 해강은 쿡쿡거리며 정신없이 웃어댔다. 이제 이곳을 떠나야 할 시간인가보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고 가야겠다. 거기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자신의 그림을 챙겨들고는 정신없이 난화궁으로 달렸다. 조심스레 난화궁으로 숨어들었다. 아무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화환가의 진짜 무사들은 보통실력의 소유자들이 아니다. 그 사실을 발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론 이 사실도 채재상에게 알리지 않을 생각이다. 그들은 무척 평범해 보이는, 거의 진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만큼 화환가의 화환왕은 뛰어난 인재 발굴능력을 지닌 자이다. 그는 정신없이 유리가 잠든 난화궁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유리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방은, 하얀 투명비단이 달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넓은 침대에 그녀가 귀엽게 잠들어있다. 그는 소리죽여 조용히 그녀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리고 잠든 유리의 얼굴을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려주었다. 달빛을 받은 그녀의 얼굴이 은은히 빛나고 있다. 유독스레 붉은 입술이 도드러진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잠든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은은한 달빛이 그들을 비추고 있다. ================================= 좀 짧나? 11. 유리와 청안의 외출. 그녀의 궁 근처에만 가도 가슴이 뛴다. 그녀와 있으면 모든 고통스러움이 사라진다. 오늘은 또 무슨 말썽을 피웠을까. 며칠동안 궁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아니 되도록 그 곳을 피해다녔다. 이런 감정으로 그녀를 만난다는건 고통이었다. 휴... 벌써 설날이다. 예전엔 설날이 무척 고통스러웠었다. 그런데 이곳은 모든게 다 풍족하다. 빈 속을 하루종일 물로 채워 보낼 필요도, 부자집 도령들이 맛있는 과자를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침흘릴 필요도 없다. 여기는 따뜻한 비단 누비옷과 하루종일 피워도 되는 좋은 화로와 향기로운 음식과 차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도...... 청안은 갑자기 유리가 보고싶어짐을 느꼈다. 어쩔수 없는가보다. 나는 그녀를 잊을수 없다. 만약 그녀가 금나라로 가게 된다면 따라 가리라. 그녀를 위해.... <난화궁>도 역시 설날을 위해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러나 생각외로 난화궁은 조용했다. 죽음과 같은 침묵.... " 오셨어요, 청안님. " " 아, 취취님. " " ..... " " 궁이 좀... 조용하지요? " " 네... 좀 조용하군요. 공주님...은 " 취취가 지붕 위를 가르켰다. 지붕을 바라본 청안은 유리가 지붕위에서 바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백옥같이 하얀 솜옷을 입고서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청안은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약간 돌렸다. 선녀같았다. 마치 선계에서 내려보는 보살처럼. " 청안님? " 취취가 그런 그를 이상한 듯 바라보았다. 청안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그녀가 있는 곳으로 올라섰다. 난화궁의 지붕위에서는 개봉 전체의 설날 분위기가 환히 보였다. 개봉이 이렇게 아름다웠다니.... 유리는 그런 바깥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 공주님? " " .... " 그녀는 고개를 약간 갸웃 거리며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새하얀 솜조끼와 연한 보라빛의 비단 누비옷을 입고있었다. " 청안? 밖은 즐겁겠지? " " 네. 그렇겠지요. " " 청안은 밖에 나가보고 싶지않아? " " ? " " 나 밖에 나가보고 싶어. " " 그건..... " 청안이 머뭇거리자, 유리가 그의 옷자락을 잡고서 졸랐다. " 응? 청안. 나 한번만 밖에 나갔다 오면 안될까? 응? " " ... " " 응? 청안~~~ " 유리가 그를 바라보며 애교스럽게 웃고 있었다. ...여자란 원래 이런게 아닐까? 보호해주고싶고 뭐든지 해주고 싶고, 안보면 보고싶고, 자신도 모르게 안고싶고, 항상 가까이 있고싶고.... " 청안~~ " " .... 그럼 잠깐만입니다. " " 와!!!! " 유리가 기뻐하며 그를 안았다. 그리고 천진난만하게 빨리 가자고 졸라대기 시작했다. 청안은 조금 당황스러워하다 그런 유리를 보고는 피식 웃어보였다. " 공주님, 저를 꼭 잡으십시오. " " 응. " 유리가 그의 목을 꼭 안아쥐자, 청안은 그녀의 허리를 안고는 지붕위에서 다른쪽 지붕으로 이동해갔다. 유리의 해맑은 웃음이 그의 가슴을 진동시켰다. 그는 유리의 허리를 더욱 꼭 쥐었다. 설날의 차가운 공기와 그녀의 화한 향기가 그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었다. 행복한, 스물 네해만에 맞이한 행복한 설날.... ++++++++++ < 전하, 공주님이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 < ....요즘같은 험한 세상에... > < 한명을 붙혀놓았습니다만... > < 음..... 그리했으면 되었다. > < .... 그 청안이라는 자, 믿을수 있을까요? > < 글세. 그건 잘 모르겠네. > < 그런 미심적은 자를 하필 공주님의 호위군사로 하심은... > < 그 아이는 아직 자네들에게 익숙하지 않네. 되도록 평범한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었다네. > < ..... > < 자네, 변방에 좀 다녀와야겠네. > < 무슨일이라도 있습니까? > < 음. 종사도 장군을 보호해주게. > < 전하. .... 소인 갈수 없습니다. > < ? > < 황노인의 점괘가.... > < 허허. 점괘 하나로 대세를 흐린단 말인가? > < 그건.... > < 걱정말게나.... > < 전하. 하지만... > < 어서가보게. .... > < 전하.... > < 가보게. 황장군. > < ...... > ++++++++++++ 화환왕은 바람처럼 사라지는 황장군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저들을 보낸 것이 큰 잘못인지도 모른다. 그래 그럴수도 있다. 한번 가면 최소 삼 년은 걸릴 거리. 그래... 그들의 말처럼 정말 불안한 시기에 그들을 보내는 것이다. 별 점 또한 우리 집안에 암운이 낀 것을 알수 있다. 그러나 그들을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송이 위험하기에 .... 어떻게 해서든 그들이 금의 세력을 막아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12. 백상아 & 유리 - 사랑의 시작 유리는 아이처럼 사방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기웃거리며 먹을 것을 잔뜩 사서는 청안에게도 주고 아이들에게도 주며 즐거워했다. 청안은 그런 유리를 보며 미소지을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 청안? 청안의 뜻은 뭐야? " " .... 전 그냥 청안입니다. 저희같은 촌부들이 어떻게 좋은 이름을 지닐수 있겠습니까? " " 그래도.. 뜻은 다 있을거아냐? " " .... 어려운건 물어보지 마십시오. " " 쿡쿡. " " ? " " 청안은 개구쟁이 같아. 어릴 때 무척 개구쟁이였지? " " ..... " 유리가 갑자기 뒤로 팍 돌아서서는 사당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붉은 실을 준비해서는 여기저기 걸고 있었다. " 청안? 저건 뭘하는 거지? " " ... 서로의 연인을 정하는 행사이옵니다. " " 연인? " " 예. 매해 처녀 총각들이 자신에게 좋은 연인을 만들어주십사하며 부처님께 비는 행사지요. " " 정말? 그럼 나도 하나 살래. " " 네? 고.. 공주님! " " 쉿! 난 지금 공주가 아니란말야. " " ..... " " 청안? " " 네. " " 애인있어? " " !!! " " 없어? " " .... 네.... " " 그럼 청안도 할거지? " " .... " 청안은 유리에게 어거지로 끌려 실을 파는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 여기 긴 실 두 개만 주세요. " " 예,예, 애기씨. 이름을 적을까요? " " 네. 전 화환유리, 이쪽은 청안. " " 화환유리..... 청안.... 청안은 무슨 글자입니까요? " " 음.... 아, 맑을 청에 눈 안자에요. " " 오호, 맑은 눈이라. " 유리가 맑은 눈이라 하며 청안을 보며 미소를 짓자, 청안은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요즘따라 얼굴 색깔이 왜 이리 자주 변하는지 모르겠다. 유리는 실을 두 개 쥐고는 하나를 청안에게 내밀었다. 청안이 그것을 받아쥐자, 그녀가 밝게 웃으며 사당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너무 밝고 환하다. 너무나 밝고..... 백상아는 순찰을 돌면서 꼬마가 주는 사탕을 먹었다. 오랜만에 풍요로운 설날이다. " 백호위! 올핸 가셔야죠!! " " 어, 사봤자 언제 사당에 걸겠어요? " " 그러지 말고 백호위님. 스물여섯이잖수, 자자, 두냥에 줄테니 사서 걸어요. " " ..... " 백상아는 실파는 여자의 애교스런 꼬드김에 피식 웃고는 그만 사버렸다. 이것도 역시 방에 틀어박혀 있겠지만. 자, 어쩐다 이제 개봉부로 가야 하나? 그때 갑자기 심한 바람이 불었다. 실들이 뒤엉켜 자기 근처로 마구 쏫아져 들어왔다. " 꺄악! 내 실좀 잡아줘요!! " " !!! " 백상아는 눈도 뜨지 못하는 가운데 소리 나는 데로 손을 휘둘러 실을 잡아쥐었다. 바람이 좀 잠잠해 지자 눈을 떴다. 그의 앞에는 꿈결같이 아름다운 소녀가 서있었다. 어디선가 본듯한. 유아? " 고마워요. 제 실을 잡아줘서. 아저씨? " " 유아... 너였구나...... " 그때 강한 바람이 다시 불어오자, 그는 순간적으로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안았다. 바람에서 발생한 모래가 되도록 그녀에게로 가지 않도록 하기위해 노력하면서. 다시 바람이 잠잠해지자, 그는 안았던 손을 놓았다. 둘다 개념적은 듯 머리를 극적이고 있었다. " 그때.... 미안했어. 난 남자아인줄 알았었어. " " 아... 아니요. " " .... " " 너... 이쁘구나.... " 그녀도 얼굴이 붉어져서는 실을 챙겨들었다. 그런데 좀처럼 실이 풀리지 않았다. 그도 그런 그녀의 실을 풀어주었다. 그런데 그 끝이 자신의 실과 묶여있었다. 백상아도 당황스러워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 또한 얼굴을 붉히며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한동안 아무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 저... " 둘이 동시에 말을 꺼내자, 그들은 알 수 없는 신뢰감으로 서로 웃음을 터트렸다. 밝은 그녀의 웃음이 좋다. " 저 이만 가봐야겠어요. " " 저.... " " 안녕. 또 만나요. " " ..... " 그는 떠나는 그녀를 멈칫 불러세우지도 못한채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그녀의 이름이 다만 유아라는 것 밖엔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 누구인지도 모른다. 이 넓은 개봉에서....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그녀를 또다시 만날것같았다. 운명처럼. 우습다. 스물여섯해를 살면서 미신을 믿지않던 자신이 운명을 믿게되다니... 지금까지 그녀와 만나기위해 기다려온것만 같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기다려온 것 같다. 운명적 사랑..... 우습군. 그런걸 믿일만큼 어린나이도 아닌데.... 유리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정신없이 앞으로 달렸다. 다시 백상아를 만났다. 두 번씩이나. 두 번째. 그를 생각하니까 또 가슴이 뛴다. 그는 후훗,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다. 긴 흑발과 밝고 아름다운 미소, 훤칠한 키와 곧고 바른 이마.... 또 가슴이 뛴다. 왜이럴까..... 청안은 갑자기 사라진 그녀를 찾기위해 정신없이 헤맸다. 왜 그렇게 천방지축 뛰어 다니는 걸까. 정신이 없을 정도다. " 공주님!! " " 어? 청안? 어디갔다왔어? 찾았잖아? " 청안은 황당해서 입을 벌리고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를 찾아헤맨건 자신이 아닌가. 그러나 화를 낼수는 없었다. 그녀의 밝은 미소를 보니 기분이 좋아져서는 언제 화를 냈느냐는 듯 자신의 표정이 풀려왔다. 사실 그는 한번 화가나면 물건 하나를 부숴서라도 화를 풀어야하는 성격인데 오늘은 참 이상했다. 그도 생긋 웃고있는 유리를 보며 피식 웃어버렸다. " 청안? 우리도 사당에 가야지, 응? " " 예, 공주님. " 진는 태후에게 설날 문안을 올린 뒤 태학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눴다. 오늘은 성대한 날이기에 태학의 모든 학생들이 어울려 술을 마시고, 가무를 즐겼다. 그는 그 사건이후로 유독 말이 없어졌다. 그때 그의 친한 친구인 진동이 술잔을 들고 옆자리에 앉았다. " 진, 자네 이리 즐거운 날 우울하게 뭘하는겐가? " " 어서오게, 진동. " " 왜그러나? " " 그냥... 우울해서 그런다네. " " ..... " " ...좀더 힘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에... " " .... " 진동은 한숨을 쉬고는 술잔을 기울였다. " 자네, 장가는 안갈겐가? " " 쿡. 그녀가 말하더군. 너무 어리다고. " " ? " " 아닐세.... " " 자네 아직 인연이 없어 그런 모양이군. 우리 기분전환도 할겸 밖으로 나갈까? " " 밖에? " " 그래, 거기서 인연실에 엮인 인연도 만나고 말야. " " .... " " 자, 서두르자구! " 오랜만에 나온 개봉은 백성들의 향기로 밝고 활기차있었다. 진은 진동에게 억지로 끌려나왔지만 우울한 기분을 풀기에는 좋았다. " 힘좀 내. 응? " " 고마워, 동형. " " ... 자,우리 실사러 가자구. " " .... " 그는 진동에게 끌리듯 실을 파는 곳으로 갔다.사람들이 엄청나게 북적대고 있었다. 이런 제길.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또 유리를 놓쳐버렸다. 그녀는 너무 작아서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찾기가 너무 힘들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유리는 너무나 자유로워진 느낌으로 절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 남자의 미소가 계속 떠올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람들이 많다. ...그도 유리의 외모 때문에 호감을 보인걸까?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 참, 지금 길을 잃었지........ 어떻게 집을 찾아가지? 엄청 많은 인파다. 왜 백성들은 이 절에 모여 들고 있는것일까. 진는 한숨을 쉬고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가난에 찌들린 모습이어도 밝고 활기차 보였다. 희망에 가득한 모습이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백성들이 무엇을 기 원하는 것일까. 그때 너무나 아름다운, 평생잊지못할 그녀가 탑 근처에서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가슴이 뛰었다. 그녀였다. " 유아!! " " ... 진? " 진는 너무 놀란 나머지 멍하니 미소지으며 자신에게 오고 있는 유아를 바라보았다. 꿈이리라. 아니 이건 꿈이 아니다. 그도 유아에게로 달려갔다. 그녀가 반가운 듯 미소지었다. " 유아, 도대체.... 난 그대가 죽은줄만 알았소!! " " 나도 그런줄만 알았었어. 그런데 내 신하가 날 발견했거든. " " 신하? " " 응. 무술도 잘하구, 날 괭장히 위해줘. 좋은 사람이야. " " ....너... 넌 누구니? " " ? " " 황궁에서 신하를 두다니.... " " ..... " " 진, 여기 실... 어, 유리공주님 아니십니까? " " ?!! " " 누구? " " 예전에 공주님의 서화실력에 미쳐 쫒아다닌적있던, 아... 서운한데요? 제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시고, " " ..... " " 어? 진!!! " 진은 그녀가 화환유리임을 확인하자, 몸을 휙하니 돌려 궁으로 향했다. 자신은 이용당한 것이다. 그녀가 화환유리이기에.... 내가 황태자의 재목이기에.... 유리는 충격을 받아 진의 뒷모습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싫어한다.... 진동은 약간 달라진 유리의 모습에 의아해하며 진의 뒤를 따랐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진이 저렇게 화를 내는지. " 공주님!! " " 청안? .... " " 도대체 왜 아이같은 행동을 하시는 겝니까!! " " ....미안. " " .... " " ...청안? " " 네, 공주님. " " 내가 미워? " " ? " 청안은 유리의 황당한 질문에 당혹스러워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 .....날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어. " " ... " " 권력이라는게.... 그렇게 중요해? " " .... " " 친구도 버릴만큼? " " .... " 청안은 유리의 물음에 한마디도 대답하지 못한채 그녀를 바라보기만했다. 그녀는 쓸쓸하게 산행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 우리도 이제 내려가. " " 네. 공주님. " " 미안, 나답지않게 우울해서.... " " .... " 유리는 얼굴가득 미소를 지어보이며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가슴이 더 아파오는 이유는 뭘까. 청안은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때 저쪽 앞에서 웬 꼬마아이가 대나무에 걸린 인연실을 힘껏 잡아당기자, 대나무들이 마치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 도망치기 시작했다. 청안은 놀라 멍하니 서있는 유리를 쓸어안고는 엎드렸다. 대나무들이 그들에게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충격이 그의 등을 강타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상관 없었다. 유리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그녀가 다쳐서는 안된다. 유리가 겁을 잔뜩 먹은 듯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움추리고 있었다. 그때 대나무 하나가 청안의 머리를 쳤다. 유리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더욱 웅크렸다. 정신이 점점더 멀어져간다. 주위가 쥐죽은 듯 조용하다. 다만 유리의 자그마한 흐느낌만 들릴 뿐이다. 유리? 그래... 지금 이러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 공주님. 괜찮으십니까? " " 청안? 살아있었구나! 미안해!! " " ... " 유리가 와락 그를 껴안으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가볍게 신음소리를 냈다. 그녀가 대나무에 맞은 상처를 건드린 것이다. 사람들이 그 둘을 구하기 위해 대나무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청안은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듯지 않았다. 생각외로 상처가 심한 모양이다. 대나무의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때쯤 그들을 누르고 있는 인연실을 치우느라 사람들이 한동안 고생해야만 했다. 인연실이 그들 둘을 완전히 감싸듯 덮어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괜찮아? 괜찮아? " 유리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그는 잔뜩 찡그린 얼굴을 펴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걱정스러운듯한 표정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다치진 않은 모양이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유리의 볼을 쓰다듬었다. 유리가 놀란 토끼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그때서야 그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깨달았다. 갑자기 얼굴이 달아올랐다. " 죄... 죄송합니다. " " .... " 유리는 아무말없이 그를 바라보다 볼에 키스를 했다. 청안이 놀라 그녀를 바라보자 유리는 환히 미소지었다. " 고마워, 청안. " " ... " 인연실이 다 치워지자, 그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 일어나 다시 시내로 향했다. 청안은 불안한 듯 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대로 더 이상 그녀를 내버려 둘수 없다. 곁에 있는 자신이 더 위험했다. 그녀는 너무 매력적이다. 어떻게 할지 모를 정도로.... " 공주님. 돌아갑시다. " " 벌써? 난 싫은데? " " 너무 늦었습니다. " " 싫어! " " 가셔야 합니다!! " " 큰소리 치지마!! 나 돌아가기 싫어! " " 가셔야 합니다!! " " 싫어! 싫단말야!! " " !!! " 청안은 분노를 억누른채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그녀를 놔둔채 휙 돌아서서는 화환가로 향했다. 아무생각없이 그냥 걸었다. 더 이상 그녀 곁에 있기 싫었다. 13. 청안, 유리를 버리다. - 백상아와의 또다른 만남. 유리는 당황해서 사라져가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따라갈 생각조차 못했다. 그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것이다. 어떻해야 할지 모르겠다. 갈피를 잡을수가 없다. 유리는 그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다. 하늘이 흐려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라 사람들이 우왕좌왕 피하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그러나 유리는 여전히 청안이 사라진 곳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차가운 비가 뼈속까지 스며든다.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들었다. 이제 혼자가 된 것이다. 그녀는 겁을 잔뜩 집어먹고는 주위를 둘러봤다.그리고 청안을 찾기위해 그가 사라진곳으로 달렸다. 아까까지도 친근하게 느껴졌었던 나무와 사찰들이 괴물마냥 커보였다. 무서웠다. " 청안? 어디있어?! 나 무서워! " 그러나 어느곳에서도 그는 없었다. 그가 자신을 버린 것이다. 청안은 인상을 잔뜩 찡그린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마의 피는 멈춰있었다. 그 런데 이 이마의 상처보다도 그녀의 입술이 다인 볼이 더 화끈거리는 이유는 뭘까. 도대체 뭘해야할지 생각조차 나지않았다. 그는 뜨거운 물에 들어가 머리까지 담그고는 생각에 잠겼다. 지금 자신이 무슨행동을 한거지? 내가 공주님을 데리고 궁으로 돌아왔던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갑자기 천둥과 번개소리가 나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내릴 것 같다. " 청안! 자네 지금 뭐하는겐가?! 궁 전체가 발칵 뒤집혔네. 공주님이 사라지셨다구!! " 로이가 급히 그의 방으로 뛰어들며 외쳤다. 설마.... 그녀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지 않은거다. 그럴 리가 없다. ....이런 제길. 청안은 정신없이 유리를 찾기위해 달려 나갔다. 찾아야 했다. 자신의 잘못으로 길도 모르는 그녀가 길을 잃은 것이다. 이 험한 세상에서.... 감정문제는 다음으로 미루자. 우선 그녀를 찾아야 한다. 찾아야 ..... 빗방울이 더욱 굵어지자, 유리는 더욱 무서움에 떨기 시작했다. 이제는 옷이 비에 젖어 축쳐진 상태였다. 사람들이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느라 이리저리 바삐 도망을 다녔다. 맑고 뽀송뽀송하던 솜조끼는 비에 젖어 무게가 무거워져 있었다. 거리를 아무리 비틀거리며 헤메어도 누구하나 그녀를 도와주는 자 없었다. 누구하나.... 백상아는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처마밑으로 몸을 숨겼다. 차가운 빗물 때문에 소름이 끼쳤다. 그는 처마밑에서 대충 머리를 털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왠 여자가 차가운 빗속을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무척 작고 연약해 보였다. 도와주고 싶었다. 그녀는 약간 비틀거리다 무엇에 걸렸는지 쓰러져서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백상아는 그녀에게 곧바로 달려나갔다. " 소저, 괜찮으시오? 어?! 유아?!! " 그녀였다. 낮에 보았던. 지금 그녀는 추위에 지쳐 떨고 있었다. " 유아! 대체.... 이게 어찌된일이오?!!! " 그녀도 백상아를 알아보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녀의 애처러운 미소에 멍한 기분이 되어 바라보고만 있었다. 애잔하고 슬픔에 찬 눈빛이어서 가슴이 내려앉는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도와주고 싶었다. 그는 서둘러 그녀를 안아들었다. 옷무게가 상당할 터인데도 그녀의 무게는 무척 가벼웠다. 그는 서둘러 개봉으로 향했다. 그녀의 몸을 말려야 했다. 안그러면 병에 걸릴것이다. 그는 소중한 보물을 안 듯 소녀를 안고는 개봉으로 달렸다. 되도록 자신의 몸으로 비를 막으며... 청안은 미친 듯이 빗속으로 말을 달렸다. 그러나 어디에도 유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장대같은 비를 맞으며 유리를 목이 터져라 불러댔다. 분명 어딘가에서 비를 피하고 있으리라. 혹 험한 일이라도 당한다면... .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다. 아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말로는 표현못할 고통이 그의 가슴을 압박해왔다. 그녀를 찾아야 했다. " 혹 홍잠을 한 여자를 보지 못했소? " 그러나 어디에도 그녀는 없었다. 그녀는 마치 바람처럼 그에게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바람처럼.... +++++++++++++++++ < 화... 황장군님. 죄송합니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공주님을... > < 제인, 엄청난 실수를 했군. 개봉을 이잡듯 뒤져서라도 공주님을 찾아라. 만약 공주님의 손끝하나라도 다치게 된다면 넌 그날로 끝이다. > < 엣!! > +++++++++++++++++ 따스한 국물이 목으로 한두방울씩 들어오자, 유리는 자신의 몸이 서서히 풀려옴을 느꼈다. 그녀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웬 청년이 자신을 바라보며 환히 미소짓고 있었다. 백상아? 그였다. 유리는 그가 백상아임을 확인하자, 자신의 얼굴과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 깼니...어, 아.. 아니... 깨어났군요.... ? " 그 또한 젖어있었다. 머리는 수건으로 대충 닦았는지 아직도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맑은 눈빛과 긴 속눈썹과 선명한 이목구비를 지닌 선량해보이는 청년.... 그랬다. 백상아의 매력은 맑은 눈이었다. 자신을 바람으로부터 보호해 주었던 다정한 모습의 청년. 자신도 모르게 유리는 얼굴을 붉히고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 빈속일테니 죽이라도. " 유리는 그가 어설프게 내미는 죽을 받아먹었다. 그는 멋적은 듯 머리를 극적이고는 탁자에 앉았다. " 맛이... 별로 없을거야. " " 쿡.... 맛있어요, 아저씨. " 유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맛있게 먹자, 그는 멋적은듯눈을 두리번거렸다. " 아... 그리고 옷이 너무 젖어있어 유모를 시켜 옷을 벗겼으니.. 저 ... 전 그곳에 있지 않았으니... 너무 걱정... " " 쿡. " " ..... " " 비가 그치면 집에 가야지.... " 백상아는 얼굴을 붉히며 유아를 보았다. 유아는 백상아의 말에 한동안 그를 보지 못한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 싫어. " " ? " " ....나.... 돌아가면 결혼해야해. " " ..... " " 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어. " " ...부모님이 걱정하실거야... " " ..... " " 비가 그치면... " " 나... 여기있게 해줘. " " .... " " 억지로 돌아가게 하면 나 죽어버릴거야. " " .... " 백상아는 당황스러운듯 유리를 바라봤다. 사랑.... 사랑이라.... 유리는 처음 보았던 그 미소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눈이 너무나 예쁘다. 아까 낮에 느꼈던 그 두근거림이 다시 느껴진다. ...그의 곁에 있으면 행복할까? 내가 돌아가지 않아도? 어찌해햐할지 모르겠다. 그는 힐끗 죽을 먹고있는 유아를 바라보았다. 병약해보이는 그녀는 아무 장식도 하지않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고급 소재의 옷을 입고 있었다. 대가댁 규수라면 분명 부모가 신분이 맞는 적당한 남자를 골랐을 것이다. 만약 유아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 집안은 어찌되는 것일까... " .....내일 돌아가자. 데려다 줄게. " " ..... " 백상아는 조용히 창밖으로 보이는 비오는 거리를 바라보았다. 그녀에게서 쟈스민 향이 났다. 물기를 머금은 긴 흑발과 청아한 빛의 목선과 기품있어 보이는. 백상아는 순간 얼굴을 붉혔다. 혼례를 한다면 이미 정인이 있는 소녀다. 이미 정인이 있는. 하지만 먼저 만난 것은 자신이 아닌가.... " 쉬도록 해. 이곳은 개봉부니 푹 쉬어도 될거야. " " .... " " 잘자.... " 유리가 고개를 숙여 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백상아는 그런 그녀를 보며 씁쓸하게 돌아서 나왔다. 비가 더욱 많이 내릴 것 같다. " 황제폐하, 화환왕께서 오셨습니다. " " ... 들라해라. " " 예. " 화환왕이 그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서자, 휘종은 느긋하게 예술품을 감상하며 화환왕을 맞이했다. " 어인 일이오, 화환공? " " 폐하, 소인 이제 나이가 많아 쉬었으면 하여 왔사오니다. " " 아니, 공이 무슨 나이가 많다는 게요? " " 소인 이미 돌아갈 고향마저 사라졌사오니다. 조용히 쉬고 싶사옵니다. " " .... 내 명령은 어찌할겐가? " " 그 명령은 거두워 주십시오. " " .... 황명을 어기겠다는겐가? " " 그것이 아니오니다. " " 그럼 무언가? " " ..... " " ....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 " " .... " " 말해보시오!!! " " 제 여식이.... 병이 났습니다. " " 무어라?!!! " 화환왕은 황제앞에서 눈하나 꿈쩍이지않고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 눈을 뜨지 못할 것 같사옵니다. " " !!! " " 폐하.... 명령을 거두워 주시오소서.... " " 음..... " 황제는 아무말없이 고민에 휩싸이고 있었다. 금이 정확히 화환유리를 원했다. 그러나 깨어나지도 않는 여자를 보낼수 없는 일 아닌가. " 폐하.... " " 그렇다면 그대는 금과의 조약을 어찌생각하는가? " " 소인 전 재산을 내어서라도 연운6주를 돌려받겠사옵니다. " " 음..... " " 폐하.... " " 좋소. 명령을 거두겠소, 그리고 서둘러 그 일을 추진하도록 하시오. "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 화환왕이 나가자, 휘종은 여전히 그림을 바라보며 화환왕의 얘기를 되세겼다. 그가 시작한다면 할 것이다. " 일어났어요, 아저씨? " " ? " 백상아는 놀란나머지 눈을 번쩍 뜨고는 유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백상아의 방에 창문을 환히 열며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있었다. " 아침에 두부찜이랑 소채 어때요? " " .... " 아침일찍부터 향기로운 음식냄새가 백상아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그는 피식 웃어버리고는 탁자로 가 앉았다. 음식은 상당히 맛있었다. 그는 아무말없이 음식을 먹어치웠다. " ....가지마. 여기가 불편하지 않다면... " " 정말요?!!! " " .... " " 와!!! " 유아는 음식을 먹고있는 백상아를 갑작스레 안아서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분이 싫진 않았다. 그는 당황스러워하다 미소를 지었다. 사랑스러운 아이다. 사랑스러운.... ========================== 이...이번엔 길게 적었습니다^^ 홓호호... 그럼 즐거운 연참을... 앗, 그리고, 로리마녀님, 히야님, 로스님 너무 고맙습니다^^ 14. 유리.... 백상아는 한번도 들어가보지 않았던 장신구 가게앞에서 머뭇거리고 서있었다. 유아의 흑단같은 검은 머리에 어울리는 예쁜 비녀를 선물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비녀를 선물해도 되는 걸까. 괜히 가슴이 두근 거린다. 그러나 가게로 들어가지도 못한채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 혹... 무사님? " " ? " " 소녀 연화이오니다. " " ?!!! " 벡상아는 자신을 알아보는 연화를 어찌해야할지 몰라 헛기침을 했다. 업무중 만난 사람-특히 여자-를 만나면 그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늘 헛기침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 소녀 홍화루로 옮겨온지 2주일정도 되었는데.... 관리가 되셨군요. " " 어떻게.... " " 호호호... 소녀 대협의 눈을 보고 알아보았사오니다. " " ..... " " 저.. 그런데 이곳엔 웬일로 오셨는지요? " " .. 그게.... 저.... " " 뭐 필요한 것이라도... " " 아... 아니오. " " 그러지 마시고 말씀하여 보소서. " 백상아는 멋적은 듯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 .... 선물을 살까하여 ... " " 연인에게요? " " .... " 그가 말못하고 얼굴만 붉히자, 연화는 고개를 숙이며 그에게 말했다. " 소녀가 사다드리지요. " " 어, 저기... " 백상아가 말릴 틈도 없이 연화는 가게로 들어갔다. " 보셔요, 이곳으로 들어와 보셔요! " " ..... " " 어서요. " " .... " 백상아는 연화가 이끄는 대로 미적미적 가게안으로 들어섰다. " 아니? 백호위님?!! 여긴 왠일이세요? " " 반... 갑소. " " 어휴, 백호위님도, 참. 그렇게 부끄러움 타지 마시고 물건을 사러 오신 것 아닌가요? " " 네. " " 애인줄거유? " " .... 아... 아닙니다. " 백상아가 헛기침을 하며 말꼬리를 돌리자 주인 아주머니는 그런 그를 귀여운 듯 바라보았다. " 오호호호. 그런데 식은땀까지 흘려요? 어휴, 귀엽기도 하셔라. " " 험. " " ... 애인이우? " " 아닙니다. " 백상아가 단호히 말하자, 연화는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짓고는 이내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 백호위님? 이건 어떤가요? " " ... 글세... 요.... " " 이 칠보 비녀는 살결이 백옥처럼 흰 아가씨에게 무척 어울린답니다. " " .... " " 이 봉황잠은 어때요? 수공으로 만든거라 참 예뻐요. " " ..... " 백상아는 여자의 비녀가 이렇게 아름답고 많은줄은 생각치 못했다. 도대체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 낭자, 전 여성의 장신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낭자가 알아서 골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어며? 귀까지 붉어지셨네?!! 백호위님을 놀리니까 재미있는데요? " " ..... " " 호호호... 그렇다고 그렇게 정색까지 하실 필요는 없으시잖아요? 소녀가 골라드릴께요. 그런데 그 아가씨 나이는 어느정도인가요? " " 한 열 다섯에서 열 여섯정도 됩니다. " " 아직 어리네요? 음... 그럼 이 칠보로 된 매화옥잠이 제일 났겠는데요? " " 어린 소녀에겐 이런 깜찍한 비녀가 어울리니까요. " " ..... " 연화는 그녀가 어린 소녀임을 강조했다. 그랬다. 그녀는 자신과는 너무 나이차이가 많이 났다. 스물넷의 자신의 나이와 아직 어린 열 여섯 정도의 소녀..... " 이 매화 옥잠이 깜찍 할거에요. 아직 소녀이니 예쁜것도 좋아할거구. " " ..... " " 어때요? 백호위님? " " 고맙소, 낭자. ...그녀는 그렇게 어리지 않소. " " .... " 연화는 백상아가 툭 던지고 간 한마디 때문에 가슴이 내려앉는 고통을 느꼈다. 도대체 그 소녀를 얼마만큼 좋아하는 걸까... 얼마만큼.... 연화는 사라져가는 백상아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향기로운 오전빛이 그의 뒷모습을 아름답게 비추이고 있었다. " 얘! 넌 왜 할줄 아는 일이 하나도 없니?!! 일을 제대로 못하면 이 개봉부에서 나가란말야!! " " ..... " " 흥! 백호위님 믿고 그렇게 깐죽대는 모양인데, 국물도 없을줄알아! 어디서 굴러들어온 개뼈다귀 주제에. " " .... " " 뭐하는 거니? 빨래 안널거니? " " 네... " 유리는 추위에 붉어진 손을 호호 불며 젖은 빨래를 널기 시작했다. 생각과는 달리 너무나 힘들었다. 유리의 체력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예전의 유아였다면 쉽사리 처리했을텐데. 유리는 한숨을 쉬고는 열심히 빨래에 있는 물기를 짜기 시작했다. -정말 있는 힘껏 짰다. 그런데 여전히 물기가 남아있었다. 이렇게 널었다가는 분명히 꽁꽁 얼어서 그 다음날 입지도 못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할까. 때마침 나무막대기가 눈에 띄었다. 그러면 되겠다! 유리는 총총걸음으로 -순전히 치마가 크기 때문에 그런거지만.- 나무를 주어와서는 빨래를 빨래줄에 걸고는 나무를 걸었다. 그리고 그것을 반대방향으로 돌려짜기 시작했다. 물기가 다 빠지자, 다른 빨래를 걸고는 똑같이 물을 빼기 시작했다. 갑자기 일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 일은 즐겁게. 백상아는 막 뒷뜰로 들어서다 빨래를 널고있는 유아를 바라보았다. 까치발로 겨우서서 빨래를 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가서 도와줄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그는 성큼 걸어가 빨래를 집어들고는 널었다. " 어? 상아오라버니? " " 뭐하니, 꼬마야. " " 빨래널고 있었죠? " " 그래? " " 라.라.라. " " 라라라? " " 왜요? " " 일 .... 힘들지 않아? " " 힘들죠? " " 그런데..... " " 일은 즐겁게 해야죠! " " ..... " 백상아는 귀여운 듯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 손이 붉구나? " " .... " " 날씨가 추운데.... 네가 한 빨래니? " " 아니요, 해랑언니가 다 해줬어요. " " .... 이런일 하기엔.... 네 손이 너무 여려보여. " " .... " 유아가 부끄러운 듯 손을 빼자, 백상아 또한 얼굴을 붉히고는 고개를 돌렸다. ....스물여섯이 되도록 이런 숙맥으로 지내다니... " 참, 유아, 선물 사왔어. " " 선물이요? " " 어울릴 것 같아서.... " " 어머? 칠보네? 예뻐요!!! " " .... 기뻐하니까 좋은걸? " " 고마워요, 오라버니. " " .... " 백상아는 유아가 머리를 틀어올려 비녀를 꽂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 오라버니, 어때요? " " 예뻐. " " 고마워요. " 유아가 활짝 웃으며 백상아를 안았다. 그는 놀라서 안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팔을 둘러 그녀를 안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심장이 미친 듯 뛰기는 처음이다. 그는 혹여 유아가 부서질까 그녀를 포근히 감싸안았다. 봄 햇살이 따사로이 그들을 감싸돈다. " 오라버니? " " 왜? " " 만약... 만약 말이에요, " " ? " " 만약 제가 갑자기 사라져버린다면.... 절 찾으실 건가요? " " !!! " " ... " 백상아는 갑작스런 그녀의 질문에 뭐라 답할지 몰라 혼란스러워졌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걸까. " ... 몰라.... 그런건 묻지마, 유아.... " 그런 그의 대답에 유아가 고개를 들고 씁쓸히 바라보았다. 왜 이리 가슴이 아픈걸까.... 그녀의 눈빛이 못이되어 자신의 가슴에 박혀왔다. ======================================= 후훗. 백상아와 유아의 사랑이 깊어가기 시작하는군여^^ 그럼 즐독을^^ 15. 효선의 고백 " 뭐하는게요, 백호위? " " 아, 호대협. " " 그렇게 멍하니 넋을 내놓고만 있지말고 나좀 도와주오. " " 무슨일로 그러시오? " " 아, 효선공주님 성격 잘 아시잖소? 당체 백호위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검술을 배우지 않으려하니.." " 나도 싫소... " " 아, 백호위. 부탁좀 하세나... " " .... " 백상아는 내키지 않는 듯 호기예에게 끌려 춘화궁으로 향했다. 춘화궁은 궁궐에서 가장 빨리 봄이 온다해서 불리는 이름이었다. 이곳은 성격이 가장 깐깐하기로 소문난 효선공주의 침궁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는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고, 무술 또한 그녀의 마음내키는 대로였다. " 마마, 검을 그리 잡으시면.... " " 백호위? 이리 잡으면 되는 겐가요? " 효선공주는 자신의 검술선생인 호기예를 무시하고 백상아에게 모든 것을 다 물어보았다. 호기예는 씁쓸한 표정을 짖고있을 뿐이었다. 백상아는 무언가 깊이 생각하고 있는 듯 얼어있는 만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효선은 그의 뒤로 다가가서는 그를 놀래켜주고 싶었다. 그러나 곧 그 작전을 수정하고는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선명한 이목구비와 아름다운 눈빛의 소유자. 그가 나를 향해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원래 옆모습이 아름다운 남자는 앞모습은 형편없다는데 그는 틀리다. 남자가 어쩌면 저리도 멋지게 생긴걸까. 긴 속눈썹과 아름답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 - 그의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깊고 맑은 하늘을 보는 듯 하다.- 정말 그가 스물여섯이나 먹은 남자일까? 맑고 순수해보이는 저 얼굴. 강직한 성격과 두드러지는 의협심. -그 의협심이 나를 위해 발휘되었으면..- 남들보다 두드러져보이는 큰 키. 근육으로 다져진 늘씬한 몸매. 황궁의 녹을 먹고있지만 강호에서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뛰어난 협객. 다른 어줍잖은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난 남자다. 관직은 2품 호위지만 상관없었다. 그녀는 공주가 아닌가. 효선은 피식 웃으며 그의 옆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호기예는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효선은 계속 백상아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모습이 무척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특히 석양이 비치는 붉은 빛을 받은 얼굴과 관복이.... 거기에다 미소까지 짓는다면... 그가 효선의 생각을 아는 듯 향기롭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 키스하고 싶은 얼굴이다. 이번기회에 그에게 키스를 할까? 뭐어때? 난 공주인데. 효선은 잠시 머뭇거리다 백상아의 얼굴에 키스를 했다. 백상아는 갑자기 차가운게 볼에 다이자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처음에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멍하니 효선을 바라보다 놀라서는 포권을 취했다. " 고... 공주님.... " " 후후훗. " 효선은 너무나 순진한 그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당황하기는 주위의 궁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주위의 궁녀들을 춘화궁에서 나가게했다. 궁녀들과 모두가 다 나가자, 효선은 백상아를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 백상아. 날 사랑하지 않나요? " " ?!!! " " 알아요. 당신 마음. 하지만 제가 공주이기에 선뜻 손을 쓰지 못하는 게지요? " 백상아가 어쩔줄몰라 하는 사이 효선은 미소를 지으며 백상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 마... 마마... " " 백호위? 우리 혼인해요. 그리고 강호를 유람하는 거에요. 즐거울거에요, 괭장히.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여행은.... " " 마마... " 백상아는 강제로 효선을 밀치고는 포권을 취했다. " 백호위?!!! " "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효선마마. " 그녀가 백상아에게 다가서자, 그는 더욱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그리고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 왜죠? " " .... " " 당신은 부마가 되는 거에요! 온갖 부귀, 영화를 누릴수 있다구요! " " .... " " 당신은 부마가 되는 거라구요!!! " " 황공하옵니다. 마마. " " .... " " 소인은 지금 이 상태가 좋습니다. " " 날 사랑하지 않아? " " .... 공주님은 소인에게는 너무 과분하옵니다. " " 흥! 그게 아니라 부담이 되어서 그런거겠지!! " " 네. 공주님.. " " !!! " 효선이 화가난 듯 그의 뺨을 떼렸다. 순간 백상아는 그런 그녀의 손을 낚꿔채서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 이 괘씸한!!! " " 마마, 용서하십시오. " " !!! " " 관직 따윈 저에게 아무 상관없는 것입니다. " " .... " " 다만 지금의 유대인을 존경하고 폐하를 주군으로 모시고 가까이 모시고 싶기에 관직을 받은 것 뿐. " " .... " " 소인, 지금이라도 관직따위 버릴 수 있습니다. " " !!! " " ..... " " 백호위? 당신은.... 당신은 날 가지고 싶지 않은가요? " " 마마. 소인은 마마와는 신분차이가 많이 납니다. " " 신분따윈 상관없어! 당신이 나와 결혼한다면 많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어! " " 그런건 필요없습니다. " " 백호위!! " " 소인 이미 마음에 두는 낭자가 있습니다. " 효선은 충격을 받은 듯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백상아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 이!!! " " 그녀는 마마처럼 아름답지도, 귀하게 자라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절 편안히 해줄뿐. " " 백호위!! " " 소인 이만 가겠사오니다. " 백상아는 효선의 손을 팽기치듯 뿌리쳤다. 효선이 너무 꽉 잡고 있어서 그의 옷섶이 튿어졌지만, 그는 잠시 머뭇거리고는 나가버렸다. 효선은 그런 백상아를 멍하니 바라볼뿐이었다. 그 냥 자신의 붉어진 손목과 그의 옷섶을 바라보기만 했다. " 미랑. " " 네, 공주님. " " 백호위의 뒤를 밟아. 그리고 그 계집을 알아내도록. " " 네. " 효선은 사라져가는 미랑을 바라보며 손을 불끈 쥐었다. 그녀의 손에 새하얀 옷섶이 들려있었다. " 상아오라버니! " " 아, 유아.... " " 후훗. 궁에 다녀오시는 길이셔요? " " 응.... " " 어머나? 옷이.... " 유아가 그의 옷을 바라보자, 백상아는 당황스러워하며 황급히 옷깃을 여몄다. " 안추웠어요? 목이 훤히 보이게 오셨는데. " " ... " 유아의 말에 백상아는 더욱 당황하여 얼굴을 붉히고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몰라 두리번거렸다. 스물여섯의 청년이 이꼴이라니...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바보스러웠다. " 짜잔! " " ...? " 그녀의 손에는 이쁘게 만들어진 목도리가 있었다. " 훗, 오라버니께 선물할게 있어요. " " ? " " 한겨울에 추우시잖아요... 저... 그래서.... " 그녀가 환히 웃으며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마치 환한 달빛처럼. " 제가 매어드릴께요. " " ... " " 아이참, 오라버니! 키 큰거 아니까 좀 숙여봐요! " " 어... 어, 그래. " 얼결에 고개를 숙인 백상아는 그녀를 마치 안은것같은 포즈를 취하게 되었다. 쟈스민 향이 그를 편안하게 했다. 분명 그녀다! 화환유리!!! 미랑은 너무 놀란 나머지 그들의 모습을 노려보았다. 화환유리의 행복한듯한 미소와 백상아가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안는 모습은 너무나 충격이었다. 유독스레 결벽이 심한 유리공주와 칼같은 성미의 백상아라니... 그들은 너무나 다정스러워 보였다. ...분명.... < 공주님... 분명 화환유리 공주님이셨습니다. > < !!! > 효선은 너무나 큰 충격에 말을 잃은채 비틀거렸다. 유리.... 유리 그녀라니.... " 야! 유아! " " 네, 언니. " " 너 먹은만큼 일을 해야할거야나?!! " " .... " 유아가 의아스러운 듯 그녀를 바라보자, 해랑은 입을 삐죽이고는 밀린 빨래들을 던졌다. " 이거 하인들 옷이니까 빨리 씻어놔. 그리고 널어. 알겠지? " " 네... " 해랑은 옷을 유아에게 던지고는 휭하니 가버렸다. 유아는 멍하니 던져진 옷을 바라보고 있었다. " 또 해랑언니구나? " " 아, 난아야. " " 내가 도와줄게. " " 아니야, 또 알면 혼날거야. " " 어휴, 시어머니 따로 없다니까. 그게 다 백호위님을 좋아해서 그런거라니까. " " ..... " 유아는 한숨을 쉬고는 흐트러져 있는 옷가지들을 바구니에 담았다. 세탁기가 있었으면 쉽사리 빨았을텐데. 그녀는 또다른 존재인 유아로 지내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 일들에 익숙하지 않아 쓰러지길 한두번이 아니었다. 돌아갈수는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기회인지도 모른다. 숙소와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만약 지금 모든걸 포기하고 돌아가게 된다면 이 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을 가겠지. 그것도 먼 나라로. < 전하, 공주님곁에 난아를 보내놯습니다. > < 어디있던가? > < 백상아와 함께 있더이다. > < 백상아? 그와? > < 예, 전하. …무척 어울리시더이다. > < ....그와 함께라면 안심이지만.... > ========================================== ^^:: 16. 화곤과의 만남, " 누나 손시려? " " ? " 꼬마아이들이 유아의 주위로 몰려들어 있었다. 봄이라고 하지만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사람은 유아밖에는 없었다. 그녀는 하던 빨래를 멈추고 아이들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 누나 손이 빨게. " " 아냐, 괜찮아. 너희들은 누구니? " " 응, 우린 북가로에 살아. 여긴 놀러왔어. " " 북가로? " " 응. 남들이 빈민굴이래. " " .... " " 우리 형아 불러서 불피워달래자, 응? " " 형안 미향이 앞에 있을걸? " " 피. 누나 소개시켜주자. 응? " 유아는 붉어진 손을 꼭 쥐고는 아이들을 행복한 듯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깔끔하지만 조금은 낡은 옷을 입고있었다. " 어머, 넌 세수도 않했구나? " " .... " " 이리와봐. " 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아이의 얼굴을 닦았다. " 얘들아, 거기서 뭐하니? " " 형! " 화곤은 검을 들고 휭하니 걸어오다 꼬마 아이들이 눈에 띄어 아이들을 불렀다. " 형아, 여기 불좀 피워줘. " " ? " 그는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봤다. 웬 여자 아이가 놀란 듯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빨래감을 산더미처럼 싸여 있었다. " 누구야? " " 형 소개시켜줄 누나야. " " ? " 힐끗 바라본 여자아이는 약간 창백해 보였지만 상당한 미녀였다. 그녀의 손이 붉게 불들어있는 것으로 보아 빨래를 하던 중이였나보다. 그는 아이들에게 나무를 모으게 하고는 불을 피웠다. " 여기와서 손좀 녹여. " " .... " " 보아하니 개봉부 소속인거 같은데..... 그곳은 너같이 작은 아이에게 일을 이렇게 많이 시키냐? " " 아니야. 넌 누군데 처음 만나서부터 반말이니? " " 어? " 유아가 딱 노려보며 그에게 대구를 하자, 도리어 당황한건 화곤이었다. 생각외로 당찬 아이다. 화곤의 그런 표정에 유아는 핏 웃어버리고는 불가로 가서 언 손을 녹였다. 화곤은 얼얼한 기분으로 그녀를 따라 불가로 다가갔다. " 난 화곤이야. 미안. " " 아냐. 난 유아. " " 저 많은걸 너 혼자 하는거야? " " ... 별루 많지않아. 날 보살펴주는걸. " " 우리집에서 일해라. 보살펴주는건 우리집에서도 할수있어. " " 후훗. 난 일을 잘 못해. 몸이 약해서. 그리고 해본적이 없었거든. 실수투성이야. 그래서 늘 일이 많아. " " ... " " 만약 너희집에서 일한다해도 똑같을걸? " " .... 어쨌든 와라. 만장루로 찾아와. 거기서 화곤을 찾으면 돼. " " 말만으로도 고마워. " 유아가 환히 미소짓자 화곤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짐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렸다. 무슨 여자아이 미소가 저리도 예쁘지.... " 야, 빨래는 너희가 더 잘하지? 예쁜 누나를 위해서 너희가 좀 해라. 응? " " 응!!! " 그녀가 말릴세도 없이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빨래를 해놓고는 불가로 모여들었다. " 고마워, 얘들아.... " " 괜찮아요. 이쁜 누나를 위해서라면. " 유아의 행복한듯한 미소에 모든 아이들이 환히 웃음을 터트렸다. " 누나! 우리 북가로에 꼭 놀러와! 응? " " 그래, 알았어. 놀러갈게. " 아이들이 화곤과 함께 손을 흔들고 사라지자, 그녀는 빨래를 바구니에 가득 담고는 개봉부로 향했다. 오랜만에 환히 웃었다. 유리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벌써 일주일째다. 그녀는 일주일째 아무 흔적도 찾을수 없었다. " 아가씨? 여기 예쁜 비녀 있어요! 붉은 비녀 있어요! 싸요, 싸! " 청안은 행상을 바라보았다. 행상의 손에는 붉디붉은 혈비취 비녀가 쥐어져 있었다. 그는 바로 행상에게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아쥐었다. 청안보다 작은 행상은 청안에의해 다리를 들린 상태였다. " 이 비녀 어디서 났지?!!! " " 무..무사, 캑... 수... 왜... 왜 이러십..니까요... " " 어디서 났느냐니까!!! " 행상은 겁에 질려 연신 그에게 잘못했다고 빌 뿐이었다. 그 때문에 청안은 화가나 행상을 죽일 상태였다. 그때 백상아가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 무슨일이오? " " 아...아이고, 백호위님.... 살..살려주십시오! 캑... 이 무사님이 다짜고짜 멱살을 잡아쥐는데... 캑... 수...숨이 막혀 죽겠습니다요!! " " 이보오, 우선 놓고 말함이 어떻소? " 백상아의 말에 청안은 힐끗 그를 노려보았다. 그에겐 지금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또 그였다. 백상아 또한 청안을 노려보았다. 이상하게 이자와는 얼키게 된다. 아무런 악연도 없는 상태인데도 말이다. " 참견하지 마시오. " " 참견해야겠소. " 청안이 으르렁거리듯 백상아에게 말하자, 백상아 또한 한치의 물러섬없이 ㅡ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노려볼뿐 아무말 없었다. " 그러다 사람죽겠소... 캑.... " 행상이 발버둥치자, 그제서야 청안이 툭 던지듯 행상을 놓았다. " 이제 말하시오. 그 혈비취 비녀는 어디서 난게요? " " 혀... 혈비취 비녀라니요? " "으..... " 청안은 화를 눌러참는 듯 신음을 흘리고는 행상이 들고있는 비녀를 뺏아들었다. " 이것말이오. " 행상은 흠짓 놀라더니 말을 더듬거렸다. " 거...그것 샀어요. " 청안은 눈꼬리를 올리며 그를 노려보고는 콧웃음을 쳤다. " 댁은 태후마마의 하사품을 살 정도로 돈이 많소? " " !!! " " 쿡. 이 비녀 하나만으로도 그대들은 무릎을 꿇어야하는 미개한 백성들이란 말이오. " " .... " 청안은 그를 무섭게 노려보며 다시 물었다. " 이 비녀. 어디서 난게요? " " 지... 저... 제 아들 녀석이 주...주었습니다.요.... " 그가 아이를 노려보자, 아이는 놀라서 울음을 터트렸다. 백상아는 그가 화환가의 무사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누구를 그리도 미친 듯이 찾아헤메는 걸까. " 어서말해, 꼬마야. " " 으아--ㅇ!! " 아이가 울기시작하자, 청안은 기분나쁜 듯 검을 빼들려했다. 백상아는 서둘러 그를 말리고는 아이를 안아들었다. " 꼬마야, 그렇게 울기만하면 호랑이가 물고간데. " " ... " 꼬마가 쿨쩍이며 울음을 참자, 백상아는 막대사탕을 그아이에게 내밀었다. " 어휴, 이녀석. 아주 멋진 사내녀석이 그렇게 울어서 되겠니? " " .... " " 자 먹으렴. " " 감사합니다. " " 꼬마야, 저 비녀는 어디서났니? " " 주웠어요. " " 주워? " " 응. " " 어디서? " " 어떤 미친여자가 하고있었어요. " " 미친여자? " " 응. 설날 때 비오는 거리를 막 헤메이고 있더라구요. 옷도 흙 투성이고 얼굴도, 머리도 꾀죄죄했어요. " " .... " 청안은 충격을 받은 듯 검으로 몸을 지탱했다. " 어디로 갔니? " " 몰라. 아마 거지들이 사는 북가로로 갔을걸? " " !!! " 청안이 아이를 노려보자, 아이는 움찔하며 백상아의 가슴에 고개를 묻어버렸다. 그의 눈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그는 한참을 아이를 노려본 뒤 북가로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백상아는 그런 청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아이를 놓았다. 혈비취 비녀를 한 여자를 찾는 다는건 그만큼 높은 신분의 여자를 찾는다는 소리가 된다. 누굴까. 저자가 미친 듯이 찾아헤메이는 걸 보면 보통 사이가 아니거나, 화환가에 큰 피해를 끼친 인물이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다. 갑자 기 유아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 너 지금 이게 빨래라고 해온거니? " " .... " 해랑은 유아가 해온 빨래들을 마당으로 던졌다. 그러나 아무도 해랑에게 뭐라하는 사람은 없었다. " 흥! 니가 지금 얼굴하나 믿고 이따위로 일을 하는 모양인데, 너 말고도 개봉부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이 빨래들 모두 다시해와! " " ..... " 해랑은 혼자 씩씩대다 휭하니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유아는 멍하니 널브러져있는 빨래들을 바라보다 다시 모아서는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눈물이 쏫아져내렸다. 유아는 눈물을 훔치고는 다시 빨래를 들고 냇가로 향했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의 악취가 거리에서 풍기고 길은 질척하니 엉망이었다. 청안은 인상을 잔뜩 찡그린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거지들이 자신울 보고 구걸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신발도 신지못한 무사들이 자신을 노려보며 딱딱한 건과를 먹고 있었다. 이런곳에 유리가 있을리 난무했다. 그러나 이곳밖에는 더 이상 찾을 곳이 없었다. 질척한 길을 벋어나자, 조금은 반듯한, 깔끔한 거리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곳은 홍등가였다. 그것도 인간 말종들이 드나드는, 한냥의 돈을 벌기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창녀들이 있는 곳. 아직 애띤 창녀에서부터 한물간 늙은 창녀까지 그에게 한냥이면 된다며 소리 높이고 있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제일 눈에 뛰는 여자에게 다가갔다. " 물어볼것이 있소. " " 물론이죠, 무사니~~ㅁ. 얼마든지 물어보셔요~~ " " 혹 일주일전 웬 여자가 이곳으로 오지않았나? " " 여자요? 쿡. 여긴 여자가 처음 오면 무조건 선상화루로 보내지죠. 그리고 내꼴이 되는거에요. " " !!! " " 뭐, 그애가 예쁘다면 홍화루로 보내져서 꽃으로 지낼게 돼죠. " 청안은 검을 챙겨들고는 만화루로 향했다. 만화루는 생각외로 수수한 곳이었다. 그가 들어서자, 웅성거리며 시끄럽던 만화루가 조용해지며 그를 바라보았다. 청안이 빈자리에 앉자, 음식점은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미향은 남장을 하고 부채를 들고서 만화루에 들어섰다. 여전히 아편으로 물들어 있는 이곳은 지겨울 정도로 독한 향이 났다. 주인이 그녀에게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엉덩이를 슬며시 만졌다. 미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주인에게 은전세개를 쥐어주며 그의 귓가에 입술을 댔다. 청안은 웬 청년이 은전과 약봉지를 교환하자, 그것이 아편이라는 것을 알아체고는 그들에게서 약봉지를 뺏어들었다. " 선상화루라는 곳은 특이한 곳이군. 아편까지 팔다니. " 청년이 노려보던지 말던지 청안은 봉지를 터트려서 약을 바닥에 버렸다. 청년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곧 피식 웃고는 남성적으로 틀어올린 머리를 풀었다. 청안은 낯선 청년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되어도 여전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 후훗, 무사님. 처음뵙는 분이시군요. 뭘하러 이곳에 오신겐지요? " " .... " 그녀는 요염한 몸짓으로 청안의 주위를 맴돌았다. 시끄럽던 만화루가 다시 조용해졌다. 유리에게서 느껴지지않는 요염함으로 인해 그의 손 마디마디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옷을 살짝 풀고서 보일 듯 말듯하게 가슴을 내보이며 긴머리를 쓸어올렸다. 소매사이로 가슴 골격이 들어났다. " 난 미향이라고 해요. 사천사 미향. " " .... " 미향은 입가에 요염한 미소를 띄우며 그의 몸에 손가락을 대고서 천천히 그의 주위를 돌았다. 그녀의 왼손에는 어느사이엔가 긴 금침이 들려있었다. 청안은 그녀를 귀찮은 듯 바라보았다. 유리와 미향의 미소가 겹쳐졌다. 만약 유리가 저런 요염한 미소를 짓는다면... 등골이 오싹해져옴을 느꼈다. 그녀가 자신에게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자신에게 안겨온다면..... 미향은 청안이 한눈을 파는 사이, 긴 금침을 그의 사혈에 찔러나갔다. 자신의 일을 방해한 자는 죽어야 한다. 특히 남자는. 그녀가 만족을 느낄 찰나, 무엇인가 날라와 자신의 금침을 튕겨냈다. 침이 튕겨나가는 날카로운 소리에 정신이 번쩍든 청안은 검을 뽑아들고는 미향을 공격했다. 더 놀란 것은 미향이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실수를 했다. 그녀는 살벌한 청안의 공격을 겨우겨우 피하면서 벽에 꽂힌 금침과 나무젓가락을 보았다. " 흥! 내 미모에 넋놓고 있던 남자 치고는 실력이 좋군요? " " 요녀같으니라구. 다시는 무술을 쓰지 못하게 해주지. " " 흥! " 그녀는 허리춤의 천을 풀어 그의 검을 막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외로 높은 청안의 무공에 당황스러워하며 공격보다는 피하기에 급급했다. 청안은 그녀가 여자라도 인정을 두지 않은채 검을 휘둘렀다. 그도 한때는 3류무사였다. 그는 잔뜩 화가난 암코양이를 쉽사리 제압해갔다. 미향은 최악의 사태가 되자 허리춤에서 미혼약을 꺼내 청안에게 뿌렸다. 청안은 잠시 숨을 멈추고는 혈을 제압했다. 그사이 미향이 도망치려 하자, 그는 순간적으로 검을 던졌다. 검은 정확히 미향의 허리춤 끈에 꽂혔다. 미향은 놀라 비명을 지르며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터트렸다. 청안은 의외라고 생각했으나 또다시 자신을 속이는 것같아 그대로 찔러나갔다. " 그만하십시오! " " !!! " " 화곤! " 그녀는 화곤을 확인하자, 얼굴색이 환하게 변하더니 소도를 꺼내들어 청안에게 덤벼들었다. 그런 그녀를 화곤이 말렸다. " 그만해! 미향!! " 미향은 화곤이 말리는 바람에 일을 그르치게 되자, 화곤에게 신경질을 부리듯 검을 휘둘렀다. 그 검이 짧게 화곤의 얼굴을 끗자, 그제서야 과격한 행동을 그만두었다. 그녀는 청년이 미운 듯 씩씩거리며 노려봤다. " 저놈을 죽여버릴꺼야!! " " 진정해, 미향. " 그는 간단히 옷소매로 볼을 닦고는 흥분해있는 미향을 달랬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 씩씩대고 있었다. " 야! 저 나쁜 놈이 아빠 약을 버렸단말야! 어떻게 번 돈인데!! " " 알았어, 화내지마. 아줌마한테 말해줄게. " " .... " 그때까지도 청안은 그 이상한 청년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는 스물정도된, 꽤나 잘생긴 얼굴을 가진 청년이었다. 조용하고 다정다감한 것을 좋아할같다. 키는 180정도, 그러나 약간 마른편이었다. 손마디로 보아 무술을 한 듯 했다. " 죄송합니다. 미향의 성질이 좀 급한편이라. " 그는 간단히 청안에게 용서를 빌고는 미향을 끌고는 밖으로 나갔다. 주위사람들이 안타까운 듯 그를 바라보았다. " 으휴, 바보녀석. 16년동안이나 쫒아다니기만 하니... " " .... " 청안은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다 자신의 일을 생각하고는 주인을 노려봤다. 주인은 영문도 모른채 그런 청안의 눈빛에 주눅이 들어 힐끔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화곤은 화가났지만 꾹 눌러참으며 개울가로 향했다. 상처를 씻기 위해서였다. 생각하면 할수록 미향에 대한 분노가 끌어올랐다.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처음 창녀가 될 때도 자신이 바라보게 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어쩔수없이 창녀가 되었다지만 그건 말도 안되는 핑계다. 개봉부에서 일하는 유아만 봐도 그렇다. 그 미모에도 자신의 몸을 이용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지 않는가....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즐겼다. 늘 자신이 바라보는 곳에 화곤이 있기를 바라며......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 주고 돌아오면서 화곤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기분이 나빴다. 개울가에 다 도착한 화곤은 웅크리고 앉아서는 얼굴을 씻었다. 상처가 생각외로 깊은 모양이다. 볼이 화끈했다. 그때 누군가의 고운 목소리가들려왔다. < 옥구슬 이슬에 단풍잎 시들고 무산 무협에 가을기색 소슬하다. 사방에 겨울옷 마련하기바쁘고 국화거듭보니 옛일이 눈물겹구나. 사방에 겨울옷 마련하기바쁘고 국화거하보니 옛일이 눈물겹구나. > 노래가 때지난 곡이지만 무척 아름다운 목소리다. 흐느끼듯 애잔하다. " 아, 유아구나? " 그녀가 놀란 듯 그를 바라봤다. 유아는 눈도 빨간데다 손까지 빨게 꼭 토끼를 보는듯한 모습이었다. 웃음이 나왔다. " 어머! 피가 나잖아? " " 어... " 유아는 놀란 듯 화곤에게 다가와 수건을 꺼내 피를 닦아대기 시작했다. 화곤은 뻘쭘하니 그렇게 서있었다. " 괘... 괜찮아... " " 어디서 이렇게 다친거야? " " 그냥... 좀 일이 있었어. " 화곤은 그녀의 손을 물렸다. " 너 조금전에 빨래하고 갔잖아? " " .... " " 어? 이거 같은 빨래잖아? " " .... " " 그러지말고 우리 만장루에서 일해라, 응? " " 아냐, 힘들진않아. " " ... 누구...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는거야? " " .... " 유아가 시무룩하니 고개를 숙이다 환히 미소지으며 화곤을 바라봤다. " 응. 아주 사랑하는 사람. " " !!! " " ... " 자신의 감정을 저리도 솔직히 밝히다니... 순진한건지, 철이 없는건지... 화곤은 아까보다 더 당황스러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때 바람을 따라 향기로운 꽃향이 풍겨왔다. 유아는 빨래를 이리저리 챙겨들고 있었다. " 이리줘, 내가 들어줄게. " " .... 고마워. " " 너 향수 뿌리니? " " 아니? " " .... " 이상했다. 저 아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향긋한, 싸이한 자스민향이 난다. 무척 구하기 힘든 향인데도 불구하고... " 아까 그 노래, 어디에서 나오는거니? " " 아~, 두보의 <주흥>이라는 시야. 원래는 가을에 불러야 하는데... " " ... 너... 글도 쓸줄 아니? " " 그럼 글도 모르는데 노래를 어떻게 불러? " " .... " " 날이 무척 좋다. 그지? " " 뭐가 좋니? 추운데. 아직 1월이라 써늘하잖아. " " 이제 곧 목련이 필꺼야. 봄을 알리는. " " 그래... 너, 가야금이나 그런 악기 다룰줄 아니? " " 조금. " " .... 못하는게 없구나? " " 어머니가 엄하시거든. " " .... " 보면 볼수록 묘한 아이다. 그녀는 밝게 미소지으며 그의 얘기를 듣고 있다. " 뭐라고? 혼약이 파기됐다고? " " .... " 오걸매는 화가 난 상태에서 들고있던 컵을 던져버렸다. 신하들은 기가죽어 그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했다. " 저.... 소문에는 그녀가 실종되었다고... " " 실종? " " 에. 지난 설날에.... " " ..... " 지금은 벌써 2월이 가까워지는, 1월말이다. 그녀가 그때 실종되었다는건 벌써 한달째라는 소리다. 오걸매는 한동안 생각에 잠긴 듯 앉아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차비를 서둘렀다. " 가자. " " 어디를.... " " 오늘은 기분도 그렇고하니 홍화루에 들르도록 하자." " 예에? " " 홍화루 전체를 전세내도록. " " 예! " 부하는 신이난 듯 달려나갔다. 홍화루에 가기 위해서는 희망로의 창녀촌을 꼭 지나야 한다. 그에게 있어 이 길을 지나는 것은 하나의 유희였다. 송나라 부패상을 보는듯한 곳이다. 황제가 민생에 신경을 쓰지않으면 이런곳이 늘어나게 되어있다. 자신이 황제가 되면 이런 곳은 깡그리 없애버릴 것이다. 특히 송의 개봉을 내손안에 넣는다면... 그의 무리들이 장엄하게보여서인지 그곳 여자들은 힐끔거리며 피하기에 급급했다. 거리를 다 지나오자, 화려하고 아름다운 홍화루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곳에 들어서자, 각양각색의 미녀들이 그를 환영하며 몰려들었다. " 어서오시지요, 공자님. " " ... " 홍화루의 주인인 홍화가 직접나와 그를 맞이했다. 홍화는 나이 서른 둘의 중년미부였다. 따스한 어머니와 같은 미소를 지닌 그녀는 열 세 살에 기적에 올랐다. 그래서 그녀는 베테랑이었다. 영악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 원하는 아이가 있으신지요? " " 글세. " 그는 피식 웃으며 준비해온 황금상자를 놓았다. " 오호호호, 화끈하시기도 하셔라. 홍화루를 통째 전세내는 분이 어떤 분일까 궁금하였는데. " 곧이어 음식과 여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오걸매은 느긋하게 앉아 그런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돈의 힘이다. 권력의 힘이다. 권력, 돈이있으면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다.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그의 인상을 살피던 홍화가 그가 약간 찡그리자, 말을 걸었다. " 연회가 맘에 들지 않으신지요? " " 아니. " " 아니면 무슨 고민이라도.... " " 아니오. " 홍화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연회는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 공자, 오늘밤 수청을 들 아이를 결정하셨사오니까? " " 아니. 맘에드는 아이가 없군. " " 그럴줄 알고 소녀가 오늘 괜찮은 아이 하나를 물색해 두었지요. " " ? " " 화북에서 들어온 아인데 무척 아름답답니다. " " .... " " 그리고 아직 처녀지요. " " ..... " 아무 반응없는 오걸매를 보며 홍화는 미소를 짓고는 제희를 불러들였다. 제희는 능수버들처럼 아름다운 몸매를 녹색 비단옷으로 감싸고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긴 속눈썹 사이로 비치는 맑고 큰 눈과 백옥과 같은 흰얼굴. 그에 걸맞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치렁치렁한 비단옷이 너무나 어울리는 여자였다. " 얼굴을 들라. " " !!! " 오걸매는 순간 숨이 멈춘듯한 충격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였다. 먼발치에서 본 유리. 그는 감정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순간적으로 일어나 그녀를 노려봤다. " ....이름이 무엇이냐? " " 제희...이오니다. " " 나이는? " " 여...열 여덟이오니다. " " 고향은? " " ...화북.... 이오니다. " 그녀는 두려운 듯 떨고 있었다. 유리도 자신을 보고는 떨었을까. 그녀가 아니다. 그녀가......오걸매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는 술을 들이켰다. 제희는 계속해서 떨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때 바깥이 소란스러워지며 웬 청년이 들어섰다. 기억에 있는 얼굴이다. 어디서 봤을까.... =========================================== 오~~ 중요 인물이 하나둘씩 등장하는군여^^ 그럼^^ 17. 다시만난 청안과 유리 " 무슨일이오, 이곳은 오늘 내가 빌렸소만. " " 사람을 찾으러 왔소. " " ? " " .... " 큰 등치와 당당함. 압도하는듯한 눈빛. 약간 각진듯한 묘한 매력을 지닌 청년.... 아, 그다. 유리의 호위무사. 오걸매는 청안을 확인하자, 흥미로운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무모할 정도로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리의 영향때문일까. 정적감이 감돌았다. " 쿡쿡,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군. 유리공주가 실종되었다는건. " " 네놈은 알 필요없어!!! " " 자넨 간이 배밖으로 나온 모양이군. 뭘 믿고 그렇게 큰소리를 치는겐가? " " .... " " 그리고 그녀는 내 아내될 사람이야. 내가 상관해도 되는 일 아닌가? " " 네놈이?!! " " .... " " 흥! 어림없는 소리! 공주님은 자유롭게 되셨으니 상관마! " " 그럴까? " " 황제폐하가 직접 명령을 내리셨다. 그건 나도 아는 사실이야! " " ... " 오걸매는 기분이 상한 듯 청안을 노려봤다. 그때 눈치를 살피던 제희가 청안에게 달려가 그에게 메달렸다. " 오라버니! 소녀를 구해주소서! 소녀 유리이오니다. " " !! " 오걸매와 청안은 놀라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다. 오걸매의 표정이 심상치않자, 그를 호위하던 무사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청안을 위협해갔다. 청안은 마디마디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묘한 기분이 일었다. 왜 도망을 쳤을까. 소문을 들으니 그날 이후 유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한다. 나때문이 아닐까. 진은 괴로운 듯 술을 들이켰다. 진동이 걱정스러운 듯 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 진... 너무 많이 마시는 듯 허이. " " 상관말게나.... " " .... " " .... " 진은 계속 술을 마셔대며 정자밖으로 보이는 목련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 참, 유리공주의 혼담건이 파기되었다네. " " .... " " 물론 자네는 관심이 없겠지. " " .... " " 거기에다 채경재상의 아들, 사형이 확정되었다네. " " ? " " 유대인이 황태상이랑 황제를 배알하고 단판을 지었다는군. " " ..채재상이 가만 있을까? " " 글세. 유대인도 유대인이지만 아직 황태상과 화환왕이 버티고있으니 어쩌지는 못할게야. " " .... " 유리.... 화환유리.... 그때 잡을 것을. 그때 아무에게도 내주지 말 것을. 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정자에서 일어나 정원을 거닐었다. 밤조차도 이젠 편하지 않다. 진동은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효선이 다가왔다. 진동은 효선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인사를 했다. 그녀는 그런 진동의 모습을 무시한채 진에게 다가갔다. " 웬일이오, 효선. 밤이 깊었으니 어서 주무시오. " " 진. 나도 달구경좀 하려밖에 나왔어요. " " ...... " 진은 효선에게 상관치도 않은채 달을 바라보았다. " 나.... 금으로 갈것같아. " 진동은 그말에 놀라 술잔을 떨어뜨렸다. " 무슨말이오, 효선. " " 아바마마의 가장 사랑스런 딸로써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 " 흥, 야망때문이 아니고? " " 후훗, 맞아. 진. 사랑을 택할수 없다면 야망을 택할거야. " " .... " " 넌 그런 의지도 없지? 나... 이 망해가는 나라를 굳건히 지킬수 있는 강한 국가를 아바마마께 선물할거야. 누가 뭐래 도. " " .... " " 이런얘기, 여기서 하는게 마지막일거야. 넌 내 친동생이니까. " " ..... " " 나 그만 가볼게. 얼마 안되서 나 가게될테니까. " " .... " 효선은 진동을 한번 힐끗 바라보고는 정자를 벋어났다. 진동은 사라져가는 효선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 동. 왜 그녀를 잡지않아? " " 쿡. 무슨 자격으로? " " .... " " 태학의 말단 관직에 무술에 '무'자도 모르는 문관이? " " ... " " 아서... 난 그녀의 욕망을 채워줄 그릇이 못돼. " " .... " 그러면서도 진동의 눈빛은 계속 효선의 뒷모습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청안은 유리라 주장하는 소녀와 함께 홀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아직 추적자의 손을 벗어나지는 못한채였다. 그는 자신에게 안겨있는 여자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리 천박해보이는 여자는 아닌듯했다. 어디서 팔려온 여자일까. 청안을 쫒아온 무사들은 그를 끈질기게 공격해왔다. 청안이나 그들이나 상처투성이였다. 겨우 홍화루와 희망로를 빠져나온 청안은 말을 화환가로 달렸다. 화환가로 가기 위해서는 저작거리를 지나야 했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가 눈가를 타고 바람에 날렸다. 출혈이 심한듯했다. 뒤에서 추적하는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뒤엉켜 웅웅거리며 자신의 귀를 파고들었다. 이상했다. 모든 소리가 다 형체없이 웅웅거리기만 할 뿐어었는데, 그 소리들 사이에서 단 하나의 소리가 자신의 귀로 파고들었다. 갸냘프면서도 상쾌한 웃음소리.... 유리다! 그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있었다. 그녀가 평범한 녹색-빛바랜- 옷을 입고 걸어가고 있었다. 분명 그녀였다. 그는 유리를 발견하자 곧바로 말에서 뛰어내렸다. 그가 구한 소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 아가씨!! " " ?!! " 드디어 찾았다. " 아가씨! 용서하십시오, 제발 소인을 용서해주십시오.... " 너무 기뻐서 인지 아니면 긴장이 풀려서인지 그는 계속 울기만 할 뿐이었다. 유리는 당황스럽기도하고 괘심하기도해서 아무말없이 노려보았다. 그때 청안을 쫒던 부하들이 청안에게 몰려들었다. 그러나 청안은 계속 울기만 할뿐 아무 반항도 하지않았다. " 왠놈들이냐! 예가 뉘앞이라고 감히 버릇없이 덤비느냐!! " 갑작스런 유리의 외침에 청안을 죽이려던 자들이 멈칫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누구 휘하의 아이들이냐. " " 저.... 오걸매 왕제님의.... " 그들은 묘한 위압감에 주눅이 들어 청안 또한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 낭자, 무레를 용서하시오. " " .... " 오걸매였다. 유리는 처음으로 자신과 혼인하게될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 무례를 사과하는 뜻에서 그대를 초대하고싶소. " " .... " " 허락해주시면 영광이겠소. " " ... " 오걸매가 힐끗 손짓을 하자, 신하들이 그녀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 놓아라. 내 알아서 갈터. " " 아가씨! " " 청안은 그만 날 따라오도록 해요. " " .... " 유리는 화곤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빨래바구니와 함께 슬쩍 비녀를 그에게 전해주었다. " 이것... 개봉부로 좀 가져다 주세요. 부탁드려요. " " ..... " " .... 왕제님은 얘기와 똑같으시군요. " " !!! " " 청안, 어서 일어나요. " " .... " 유리는 슬쩍 화곤에게 청안을 부축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오걸매는 유리의 모습을 계속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 저.... 황자님... 가시지요. " " .... " 청안은 정말 아기처럼 울고 있었다. 오걸매 또한 예의를 차려 말에서 내려서 그녀와 함께 걸었다. " 왜 이런곳에 계신거요? " " 시집가기 싫어서죠. " " 쿡. " 오걸매는 그녀의 세초롬한 말투에 우스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그의 모습을 기분나쁜 듯 바라보았다. " .... " " 여기가 내 별장이오. " " .... " " 귀한 손님이니 귀하게 모셔라. " " 예. " 제희는 말에서 내려 쩔룩거리며 그들을 따라가려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 눈물이 났다. 이제 강해지리라. 저 유리라는 아이보다 더. 제희는 한동안 그들을 노려보다 홍화루로 향했다. 강해지리라.... 화곤은 서둘러 개봉부로 들어가 백상아를 찾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마침 해랑이 음식을 들고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 이보시오! 부탁이 있소! " " 뉘신데 개봉부에 함부로 들어온거요? " " 그... 그것보다 유아가 잡혀갔으니 전해주시오, 백대협에게! " " 네, 알았어요. 그러지요. " 해랑은 그에게 비녀를 받아쥐고는 앞치마에 받아넣었다. " 꼭 전해주시오! 오 왕제가 데려갔다고. " " 알았다니까요. " 유곽이 안타까운 듯 바라보는 사이 그녀는 간단히 음식을 들고 본청으로 향했다. 그눈에 가시같은 아이가 사라졌다. 나에겐 즐거운 일이다. 백상아는 살인마 황기를 잡느라 힘을 다뺀 상태라 기운이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길이 마냥 즐거웠다. 황기를 잡을때도 힘이 들지 않았다. 그냥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방에 들어서자, 따뜻한 훈기가 감돌았다. 유아리라. " 유아? " " 어머, 오셨어요, 백호위님? " " 어... 해...해랑낭자. " " 호호호. 밤늦게 돌아오시면 방이 추울것같아... " " ... 유아는.... " " 제가 빨래를 조금 시켰더니 빨래랑 함께 사라져버렸더라구요. 무슨애가 그렇게 되바라졌는지. " 그는 정신없이 유아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싸한 자스민 향기가 은은히 펴져있었다. 기분이 편안해졌다. 충격도 가셨다. ....보고싶었다. 무척. 어디로 사라져버린걸까. 집으로 돌아가진 않았을 것이다. 강제혼인을 싫어했으니. 그럼 어디로 사라진걸까. 그는 한동안 생각에 잠겨 멍하니 정원을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유아가 청안을 정성스레 간호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묘한 반감이 일어났다. 낡고 허름한 옷, 비단같은 검은 머리. 그녀는 바꿔 입으라 강조를 해도 낡고 허름한 옷을 벗지 않았다. " 그대는 정말 이상한 여자요. " " 쿡. 뭐가요? " " .... " 오걸매는 그녀의 밝은 미소에 할말을 잃은채 허허거리며 웃어버렸다. 이상했다. 왜 이여자와 함께 있으면 마냥 웃게 되는걸까. " 어쨌든 그옷은 보기 싫구료. 갈아입도록 하시오. " " ....청안이 깨어나면 돌아갈거에요. " " 그래도 나의 손님이 그런 옷차림을 하고있으니 내가 내 부하들에게 무안하지 않소. " " .... " 유리는 턱에 손을 괴고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다 그를 바라보았다. " 좋아요. 한동안 신세좀 질께요. " " .... " 그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환히 미소지으며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 후훗^^ 여기서 나오는 진동이라는 인물은 송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람중에 하나지요^^ 나이 맞추느라 고생했다는 후담이^^:: 이상 엽기공녀였슴다~~ 후훗!!오늘은 즐거운 날^^ 마지막 오연참임다~~ ======================== 18. 오걸매의 집에서..... " 왕야, 기침하셨습니까? " " 음. " 오걸매는 침대에서 느긋하게 일어나 옷을 걸쳤다. 옆자리에서 잠을 자는 애화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옷입고 일어나는 것을 도와주었다. " 유리공주는? " " 벌써 일어나셔서 정자에 계십니다. " " 벌써 말인가? " " 네. " " ... " 유리의 얘기가 나오자, 애화가 흠짓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는 정자로 나갔다. 그녀에게 아무말도 하지않은채. 집의 크기만큼 넓은 연못 중간에 위치한 정자는 사계절 연꽃이 환히 폈기때문에 <연화정>이라 불리고 있었다. 그곳에 유리가 햇살을 받으며 발을담구고는 놀고 있었다. 밤사이 갈아입은 하늘빛의 궁장과 목련으로 간단히 장식한 흑단같은 검은 머리. 연못위로 길게 찰랑거리는 아름다운 다리. 그는 자신도 모르게 멈춰서서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 날도 추운데 뭘하고 있는게요? " " 어머, 깨셨어요? " 유리는 그를 바라보며 환히 미소지었다. " 그러다 감기라도 들면 어쩌려 그러시오. " " ? " 그는 정자에 앉아있는 유리를 번쩍 안아들고는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그녀가 말릴 틈도 없이 수건을 들고는 그녀의 가는 다리를 닦았다. " 이런 다리로는 오래 걷지도 못하겠군. " " ..... " " 대체 신발은 어디있는거요? " " .... " 그녀는 마치 아기처럼 한손가락을 입에 물고는 연못으로 손가락을 가르켰다. 연꽃 가까이 그녀의 비단신이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고는 일어섰다. " 여기 있으시오. " " ? " 그는 가볍게 날아 연잎을 발고는 간단히 신을 낚꿔챈 뒤 되돌아왔다. 유리는 그의 무공에 놀라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런 그녀에게 웃음을 보이고는 번쩍 안아들었다. " 까-악! 날 놔줘요!! " " 그럼 젖은 신발을 신고싶소? " " 이렇게 안겨 걷는것보다 훨씬 났겠어요! " " 쿡. " " .... " " 그나저나... 이런 가는 다리로 걷기는 제대로 걷는거요? " " .... " " 쿡.... " " ... " " 정말 놔줬으면 좋겠소? " " 네. " " 그럼 놔주지. " 그는 대뜸 연못의 중간으로가 그녀를 안고있던 손을 놓았다. 유리는 놀라서 그의 옷자락을 잡고 비명을 질렀다. " 까-악! 여긴 연못위잖아요!! " " 어디든 놓아주면 될거 아니오. " " 꺄아-ㄱ! " 그는 연못위에 그녀를 떨어뜨리는 척 하며 다시 안아올렸다. 유리는 두려운 듯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 거보오, 내가 안고있는게 더 좋지않소. " " .... " 그녀가 흘겨보자, 그는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호위무사들은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좀처럼 웃지않는 주군이기에 더욱 그랬다. " 얘들아, 유리공주와 아침을 즐기고 싶구나. " " 예, 왕야. " 그가 웃음으로써 주위분위기는 삽시간에 변했다. 오걸매는 무척 냉철하고 차가운 사람이었다. 그는 금의 황제인 아골타의 아홉번째 동생으로 상당한 나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할만큼 뛰어난 전략가였다. 그에게 평상시 웃음을 본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었다. 그런 그가 아침부터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애화는 유리를 안고 즐거워하는 오걸매를 서운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주위 병사들은 그의 그런 변화에 즐거워하는 중이었다. " ....그대는 내가 싫소? " 유리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오걸매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리는 소채를 먹다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웃어보였다. " 집을 나올만큼? " "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간다는건 너무 비참한 일이에요. " " 그건 왕가로서 당연한 일 아니오? 국가를 위해, 집안을 위해. 상호에게 좋은 거래가 되는거요. 강력한 후원자를 얻게되는 것이니. " " 그럼 억지로 시집가서 집에서 그가 바람을 피우든 뭘하든 상관않고 종일 수나 서예나 하란 말인가요? 전 싫어요. " " .... " " 그런 인생을 강요한다면 당연히 도망가야죠. " " .... " " 전 모든걸 같이 할수 있는 사람을 찾겠어요. 가난해도 내가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줄수 있는사람. 나를 위해 산 정중앙의 제일 처음 핀 꽃을 꺽어주는 사람. 날 위해 한겨울 따뜻한 차 한목음을 줄 수 있는 사람. " " .... " " 난 그런 사람이 좋아요. " 유리는 마치 꿈을 꾸듯 말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의 물음에 명확하게 말대구해대는 -당돌하게 젓가락으로 장난을 치며- 유리를 보며 또다시 웃어댔다. " 우리 형님이 그대를 내게 주는 대가로 연운 6주를 주기로 했다더군. " " 왜요? 그건 당연히 송의 땅이에요. " 그사이 청안이 그들사이로 조용히 다가왔다. 그러다 유리가 우걱우걱 많이 먹어대자, 인상을 찡그리며 그녀의 젓가락을 뺏어버렸다. " 청안! " " 공주님, 또 그러다 급체라도 하시면 어쩌시려구요!! " " 나 괜찮단말야! " " 괜찮긴 뭐가 괜찮습니까! 저번에도 음식 다 못먹으면 미안하다며 다먹어치워서 5일간이나 앓으셨잖아요!! " " 음식남기면 죄받는단말야~ " " 다른사람이 처리하기도 하니 제발 적당히 드십시오. " " ....지금 돼지처럼 먹는다고 놀린거지. " " 네. " " 우....ㅇ... " 유리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청안을 바라봤지만 그는 당연하다는 듯 조용히 그녀의 옆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오걸매는 자신의 말을 끊은 청안을 불쾌한 듯 바라보다 다시 유리에게 관심을 보였다. 유리를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면 저자를 제일먼저 없애버리리라. " 왜 연운 6주가 송의 땅이라 생각하오? " " 바보세요? " " ? " " 저기 감나무 보이죠? " " 보이오. " " 감나무 가지가 시원스레 밖까지 나가있네요? " " 그렇군. " " 만약 말이죠, 저 연화정의 감나무에 감이 모두 바깥으로 향해 있다면, 그 열매는 연화정의 것인가요, 바깥 것인가요? " " ....연화정 것이오. " " 그것 보셔요. 그러니까 연운 16주는 당연히 송의 것이지요. " " ? ..쿡..... 하하하하.... " 그는 연화정 전체에 웃음소리가 울려퍼질만큼 웃어댔다. 그런 그를 유리가 흘겨봐도 소용없었다. " 크하하하... 좋소. 연운 6주는 그대가 나의 신부가 되지 않아도 돌려주도록 하겠소. " " 약속했어요? " " 그렇소. 하하하하... " " 왜 계속 웃으시는 거죠? " " 쿡쿡.. 그대가 귀여워서 그런다오. " " .... " 유리는 입을 삐죽이고는 음식을 먹으려다 청안을 바라보더니 곧 손을 멈췄다. 오걸매는 그런 유리를 즐거운 듯 마냥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 " 무슨 일이냐? " " 아...아닙니다, 왕야. 웬 노파가 와서는... " " 노파? " " 예. 부탁이니 꼭 자신을 사달라며.... " " ? " 그제서야 유리 또한 연꽃을 보던 것을 멈추고 오걸매와 하인을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유리가 흥미를 느끼자, 그녀를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바라보았다. " 가보겠소? " " 네. " " 쿡. 내가 또 안고 가야하오? " " 흥! 됐네요!! " 그녀는 핑하니 돌아서서는 맨발로 총총 뛰어갔다. 청안 또한 당황스러워하며 유리의 뒤를 따랐다. 오걸매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뭐가 그리 즐거운지 쿡쿡대고 있었다. 긴 궁장을 살짝 들고서 달려가는 그녀의 하늘거리는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그에게 아름다운 여자는 단 하나, 자신을 나아준 어머니 뿐이였다. 그런데 유리가 아름답게 보인다. 어머니 보다 더..... " 휴... 라프윈.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 아름답고 상큼한 아가씨군요. " 오걸매는 라프윈의 기를 느끼고 느긋하게 그에게 말을 걸었다. " 맘에 드십니까? " " 음. 아주. " " 왕야께서 그러시는게 한두번이십니까? " " 이번엔 달라. 나도 그녀가 아름답게 느껴지거든. " " ? " " 거기에다 이번엔 형님이 그녀를 골라 주셨어. 나에게 어울리는 여자라고. " " .... " 오걸매는 느긋하게 미소지으며 라프윈을 바라보았다. 그는 색목인이었다. 아름다운 페르시아 남자와 노예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한족들이 가장 싫어하는 혼혈아였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신경쓰지 않는다. 그가 뛰어난 자라면 무엇이든 용서가 되니까. 라프윈 또한 어머니 덕분에 노예생활을 해야했다. 그는 아름다웠기에 그의 노예생활은 고통스러웠다. 그런 그를 아골타 형님이 구제했다. 그리고 지금 라프윈은 자신의 책사로 있었다. 그는 괭장한 두뇌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15년간의 긴 노예생활은 그를 말없는 청년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를 무척 신뢰한다. 웬지 자신과 비슷한 느낌이므로. " 아가씨! 맨발로 그리 뛰시면 다리 다치십니다. " 언제부터 자신이 아이나 돌보는 유모 신세가 된걸까. 청안은 자신이 꼭 말썽꾸러기 꼬마의 유모가 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싫지 않은 이유는 뭘까. 유리는 방으로 들어서서는 풀었던 전족을 감기 시작했다. 그러나 점점더 뒤엉키기만 할뿐 좀처럼 감기지 않았다. 청안은 한숨을 쉬더니 천을 뺏어들고는 그녀의 발을 감기 시작했다. " 고마워.... 난 아직 이거 감는게 너무 귀찮아. " " .... " 그것도 그럴 것이다. 그녀는 혼자 한번도 감아보지 않았을 것이니. 주아도 한번 감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발은 무척 크다. 유리와 비교되지 못할 정도로. 유리는 청안이 전족을 감고 있는사이 사과를 집어들고는 먹기 시작했다. " 후.... 공주님. 좀 가만히 계십시오. " " 싫어... 후훗, 간지러운걸- " 그는 힐끔 유리를 바라보고는 전족을 다시 감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비단신을 신겼다. " 고맙습니다!! " " .... 언제 떠나실겁니까? " " 어딜? " " 궁으로요. " " 청안 다 나으면. " " 소인 다 나았습니다. " " 바보- " 유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청안의 어깨를 힘껏 때렸다. 그는 갑작스런 고통에 못이겨 신음을 흘리며 앞으로 꼬그러졌다. 유리는 한숨을 쉬고는 그를 부축했다. " 거봐. 그런 몸으로 어떻게 날 지켜? " " .... " " 그런 몸으론 날 지키긴커녕 도망치지도 못해. " " ... " " 나 나갔다 올게. " " .... " 청안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비참했다. " 제발... 저를 사주세요. 이 집이... 이 집이 제일 부자댁이라... " " 하지만 노파의 값이 황금 다섯냥이라니... 말도 안되는군. " " 제발.... " 파덕은 노파를 무시하듯 힐끗 바라보다 라프윈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 저기 저 미끈하게 생긴 색목인도 은 열다섯냥으로 구입되었는데 노파의 값이 그리 비싸다는건 말도 안되지. 윽!! " " ?!!! " 라프윈이 화낼 틈도 없이 유리가 검의 손잡이 부분을 휘둘러 파덕을 쓰러뜨렸다. " 사과해요!! " " ... " " 어떻게 사람을 그리 무시할수 있죠? " " .... " 라프윈과 오걸매는 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죄...죄송합니다. " " 됐어요. " 파덕은 평상시 라프윈을 무시하는 편이었다. " 할머니, 왜 그런 큰 금액이 필요한거죠? " " 아이고, 애기씨... 그 돈이 없으면... 그 돈이 없으면 우리 며늘아이가 대신 팔려간답니다.....흑흑... " " 할머니, 천천히 설명해보세요. " " 우리 집안은 워낙 가난해 시장에서 야채상을 하며.... 겨우 생활을 하고 있지요. 며칠전 아들녀석이 이쁜 며늘아가를 얻었답니다. 마을 사람들이 다- 축복해 주었지요. " " 그런데.... 제독부 단공자가.... " 단광현이라면 유명한 난봉꾼이었다. 그는 제독부의 권력을 등에 업고 뭐든 자기 중심적으로 처리하려 들었다. " 그 단공자가.... 우리 며늘이를 맘에 들어해.... " " ..... " " 우리 가게는.... 단공자의 것이지요. " " ... " 그녀의 얘기는 구구절절 이어졌다. 오걸매는 이런 얘기를 무척 싫어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유리가 눈을 반짝이며 듣고 있는 그 모습이 좋아 아무말없이 듣고 있었다. 그 단광현이라는 자가 사라진 비단값까지 덮어씌워 내일까지 갚지 않으면 아들까지 죽인다는 판결을 내리고는 사라졌다는 거다. 유리는 그녀의 얘기를 슬픈 듯 듣다 그녀의 속마음을 계속 끌어냈다. 가게는 어느정도로 돌아가고 있으며 부부금실이라든지 고부갈등이라든지.... 그런데 왜 지겹지 않은걸까. 도리어 자랑하고 싶어졌다. 그녀가 내 부인이 될 여자라고. 송대 최고의 미녀이자 천하제일지(天下第一智)인 화환유리공주가 바로 그녀라고. " 그럼 그 농부가 두달뒤에 채소값을 준다 했다 그거죠? " " 예, 그 농부에게 돈을 받으면 얼추 맞춰지기는 하지만... " " .... " " 농부가 두달뒤에 준다해서 빌려줬는데.... 받으러 갔더니 아직 달이 두 개가 뜨지 않았다며.... " " ..... " " 제 몸이라도 팔지 않으면 우리 아들아이랑 며늘아이가 흑흑.... " " 농부가 부자 인가요? " " 예, 논마지기가 대여섯개에다가 큰 축산업을 하고 있어요.... " " 전표는요? " " 네? " " 영수증말이에요. " " 여기.... " 영수증에는 두달후에 주겠다는 증표와 금액이 선명하게 적혀있었다. 그녀는 피식 웃으며 영수증을 탁자위에 놓았다. " 글씨 잘 쓰세요? " " ? " " 쿡. " 한번도 웃지않던 라프윈이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유리의 말은 어떻게 들으면 오왕야를 무시하는듯하고, 또 어떻게들으면 아무일도 아닌듯한 것이었다. 만약 유리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오왕야는 그를 무시하며 죽여버렸을 것이다. 오왕야의 신필은 자신의 나라에서도 유명한, 아니 송에서도 그의 글 하나를 얻기위해 돈을 들이는 사람이 있을만큼 대단했다. 오걸매는 느긋하게 미소지어보였다. 그녀가 대체 무슨의도로 그에게 이런 물음을 하는걸까. " 전 글씨가 형편없거든요. 여기 '一'좀 적어주세요. " " ? " " 표시안나게요. " " .... " 오걸매는 얼결에 붓과 벼루를 준비시키고는 영수증에 '一'을 적어넣었다. 유리는 행복한 듯 영수증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불어서 말린 뒤 흙을 한줌 쥐어서 영수증위에 뿌리고는 탁탁 털었다. " 이제 좀 비슷한가? " " ? " 정말 영수증은 오래된것처럼 자연스레 얼룩이 져 있었다. " 자, 이정도면 황금 열량 충분하겠죠? " " ? " " 영수증들고 농부집으로 가세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서요. 물론 달이 환히 뜰 때면 좋겠죠? " " ? " " 농부앞에서 물동이를 준비하고 돈을 달라고 하세요. 아직 달이 두 개가 아니라며 시치미를 때면 물동이 안을 보면 달이 하나 더 있으니 분명 2개라고 말해주면되요. " " .... " " 걱정마세요, 농부가 당신들을 속인거나 당신이 돈을 좀더 올렸거나 서로 피장파장인 셈이니까요. " " 고...고맙습니다.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 오걸매는 노파가 사라질때까지 쿡쿡거리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노파가 사라질때까지 손을 흔들면서 돌아섰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살펴본 오걸매는 당황스러울수밖에 없었다. 유리는 울고 있었다. " ....유리.... 대체 왜 그러는게요? " " 그냥.... 슬퍼서.... " 유아는 알고 있었다. 오걸매라는 이 사람이 금의 태종이 되어 북송을 멸망시킨다는 것을. " 오왕야? 저랑 약속 하나만 해주실래요? " " 무엇이오? " " 만약.... 만약 개봉으로 온다해도.... 개봉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 " ?!!! " 유리가 돌아서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도대체 이여자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지금은 정말 곧 쓰러질정도로 연약해보인다. 보호해 주고 싶을 정도로. " 약속해 주실래요? " " 좋소.... " " 왕야! " " 고마워요.... " 유리는 기쁜 듯 오걸매의 목을 안았다. 그리고는 슬픈 듯 계속 울었다. 그는 그녀가 울음을 그칠때까지 다독거려주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녀가 왜이리 구슬피 우는지, 왜 자신에게 -마치 자신의 마음을 꾀뚫는듯한 말을- 그런말을 했는지. " 왜 그런 부탁을 하는거요. " " 당신은 좋은 친구니까요. " " 나는 친구가 아니오. 유리 그대의 낭군될 사람일 뿐이오. " " 아니요. 후회하실꺼에요. 왜냐하면 당신은 금나라의 귀한 신분이시고 난 송나라 사람이니까요. 서로에게 해가 될 뿐이죠..... " " ..... " " 미안해요. ....미안해요... 괜한 부탁을 해서.... 하지만 약속을 잊으면 안돼요.... 잊지말아요... " " .... " 오걸매는 자그마한 유리를 꼭 껴안은채 눈을 감았다. " 그녀가 쉬고싶은 모양이구나. " " 예, 왕야. " 시녀들이 모여들어 지쳐 잠든 유리를 안으려하자, 오걸매는 그들을 물렸다. " 내 직접 가리라. " " 예, 왕야. " 오걸매는 잠든 그녀를 안고 방으로 향했다. 청안이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 비껴라. " " .... " 청안이 비껴서자, 그는 자연스레 방으로 들어가 유리를 침대에 눞혔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다 그녀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리고 방을 나섰다. " 정말 이상해... " " 왜그러십니까, 왕야. " " 내가 왜 그녀에게 끌리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 " " .... " " 라프윈. 형님의 말이 맞았어. " " .... " " 저아이가 우리에게로 오면 천만군사를 얻은 듯 할 것이다. " 라프윈은 그런 오걸매의 표정을 바라보다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청안은 분노로 인해 일그러진 얼굴로 바닥만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아팠다. 자신의 신분이. 대적할 수 없는 그녀의 높은 신분이.... ================================================== 호호호호호^^ 또하나의 라이벌이 등장하는군요^^ 쩝. 예전에 등장했었지만^^:: 호호호. 그럼 맛배기 쪼~~금 +++++++++++++++++++ 19. 그리움.... 아무리 술을 들이켜도 취하는 것 같지 않았다. 무엇때문일까. 백상아는 주점에 앉아 홍안주 다섯병을 단숨에 마시고는 또다시 들이켰다. " 아니, 백호위? 무슨일 있는가? " " ... 아닙니다. 아무일 아닙니다. " " 너무 많이 마시는 것 같으이. " " 괜찮습니다. 먼저 들어가보십시오... " " ..... " 백상아는 관심을 가져주는 주인에게 웃어보이고는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빈속에 계속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술을 마신 백상아는 거리를 비틀거리며 개봉부로 향했다. 새벽 2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었다. " 혹시 백대협? " " ? 뉘요? " " 소녀 연화이옵니다. " " 연화...... 욱.... " " 아니 대체 얼마만큼 술을 마셨길래 사람이 이모양이에요? " " 욱.... " 연화는 백상아가 다 토해낼때까지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는 몸을 갸누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술을 마신듯했다. " 소녀집으로 모시겠습니다. 이리... 이리 오소서. " ++++++++++++++ 후후훗^^ 궁금하시져? 그럼 내일 7시쯔음 올리지여^^ 그럼 즐독을^^ 엽기공녀였슴다^^ 참, 소견적어주서여^^ 쿠쿠. 조은말만....(퍼억....) 후훗^^ 드뎌 7시군여^^ 그럼 연참을~~ ========================================== 19. 그리움.... 아무리 술을 들이켜도 취하는 것 같지 않았다. 무엇때문일까. 백상아는 주점에 앉아 홍안주 다섯병을 단숨에 마시고는 또다시 들이켰다. " 아니, 백호위? 무슨일 있는가? " " ... 아닙니다. 아무일 아닙니다. " " 너무 많이 마시는 것 같으이. " " 괜찮습니다. 먼저 들어가보십시오... " " ..... " 백상아는 관심을 가져주는 주인에게 웃어보이고는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빈속에 계속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술을 마신 백상아는 거리를 비틀거리며 개봉부로 향했다. 새벽 2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었다. " 혹시 백대협? " " ? 뉘요? " " 소녀 연화이옵니다. " " 연화...... 욱.... " 백상아가 연화를 알아보지도 못한채 구석에서 올리자, 연화는 당황하며 그를 부축했다. " 아니 대체 얼마만큼 술을 마셨길래 사람이 이모양이에요? " " 욱.... " 연화는 백상아가 다 토해낼때까지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는 몸을 갸누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술을 마신듯했다. " 소녀집으로 모시겠습니다. 이리... 이리 오소서. " " .... " 그녀는 술에취해 인사불성인 백상아를 겨우 집으로 데리고 가서는 침대에 눞혔다. 그리고 한숨을 쉬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채 침대에서 잠이들어있었다. 무엇이 반듯한 그를 이지경까지 만들어놓은 것일까... 그녀는 흘러내린 그의 머리를 쓸어올려주었다. " 유아...... " " ...... " 그 아이의 이름인가.... 그때문인가... 백상아 이분이 이렇게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고 있는 이유가... 연화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그를 응시했다. 백상아는 여전히 인사불성이었다. 계속해서 그런 백상아를 바라보던 연화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 ..... " " .... 소녀가 유아여도 좋습니다. 지금 이순간.... 대협을 지닐수만 있다면.... " 연화는 백상아의 손을 꼭 잡아쥐고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침대로 올라섰다. 햇빛이 그의 눈을 자극한다. 또 어디서 잠이 든걸까... 요즘은 아무곳에서나 잠을 청하는 자신의 술버릇 때문에 여간 고통스러운게 아니었다. ...하... 정신을 차려야겠지. 백상아는 머리가 깨어지는 아픔으로 일어나기는 했지만,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 자신의 옆에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자, 그는 소그라치게 놀라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몇 번 본적이 있는 연화라는 아이였다. 자신이 기방을 찾은걸까... 아니다. 그는 아무리 정신을 놓아도 기방 근처에는 가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의 소신이기에 지금의 순간이 더욱 황당할 따름이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그곳이 기방이 아닌 여인들이 쓰는 작은 방임을 알수 있었다. 그는 옆에 누워있는 연화로 인해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도대체.... 백상아는 머리를 잡아쥐다 자신의 옷이 흐트러져있자, -사실 웃옷을 아예 벗고 있었다...- 서둘러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집 밖으로 향했다. 그러다 막 문을 나서는 순간 멈칫 멈춰섰다. 그리고 잠들어있는 연화를 바라보았다. " .... 미안하오... " 백상아는 가슴아픈 듯 한참을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다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그는 아무말없이 앉아서 찻잔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화는 그가 깨어나기 훨씬 전부터 깨어나 있었다. " 왜.... 떠나시지 않으시나요. " " 난.... 난 떠날 수 없소.... " " 후훗, 당신은... 당신은 정말 바보로군요. " " 연화 난.... " 그가 말 못한채 고개를 숙이고 있자, 연화는 그가 측은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파왔다. " 전 그냥 피곤해서 당신옆에 잠들었을 뿐이에요. " " 정말이오? " " 정말이에요. " 백상아의 표정이 밝아오자, 그녀는 또한번 가슴이 아려옴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그리도 싫었던 걸까.... 아예 그에게 혼인하자 매달려 버릴까.... 훗. 그는 아마 자신과 혼례를 치를 것이다. 그는 그런 사람이니까. " .... " " 이제 가보세요. 저도 잠을 좀 자야하니. " " 그럼... " 백상아가 환히 웃으며 밖으로 나가자, 연화는 슬프게 미소지으며 그가 사라진 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렇다고 저렇게 기뻐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을.... 연화는 자신의 옷을 추스려 쓸어안고는 눈물을 흘렸다. 그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 소화부인은 유리가 사라진 빈 자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벌써 2월이다. 그녀가 사라진지 두달째. 유리가 청안과 나갔다고 했을 때 그냥 그렇게 바람이라도 쐬고 왔으면 했었다. 아니 솔직히 청안과 도망이라도 쳤으면 했었다. 물론 청안이 미덥지는 못했지만... 유리가 그를 의지하니 그에게 사랑받을 것 같았다. 그런데 청안이라는 작자는 혼자서 돌아왔다. 금지옥엽인 유리를 험한 세상에 버려둔채로... ++++++++++++ - 달콤한 향내가 나는 바람이 그의 주위를 감싸돈다. 아니 유리의 향기다. 그는 유리의 비단결같은 검은머리를 쓰다듬으며 느긋하게 그녀를 쓸어안았다. 그녀의 수줍은듯한 미소가 환히 비친다. 그녀는 지금 달빛같은 은빛 궁장에 붉은 겉옷을 걸치고 구름처럼 틀어올린 머리에 도화꽃을 가득 꽂고 있다. 아름다웠다. 정말 유리가 자신의 여자가 된걸까... 청안은 다시한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은 뒤 꼭 끌어안았다. " 유리... 사랑하오. 하늘만큼, 바다만큼... " 유리가 행복해하며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유리의 고개를 살짝들어 그녀의 맑고 깊은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서히 그녀에게로 고개를 숙여갔다. 상큼한 느낌의 입술이 자신에게 와 다았다... - +++++++++++++++++ 청안은 얼떨떨한 꿈에서 깨어나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막 해가 뜨는 서늘한 새벽녘이다. 그는 깊이 숨을 들이키고는 유리의 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벌써 일어나 새벽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녀의 방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슨일일까. 혹 어디 아픈것이라도 아닐까.... 그는 답답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아직 아무도 아침을 맞이하지 않고 있었다. 서둘러야 했다. " ? " 의외로 일찍 일어난 오걸매가 가장 먼저 본 것은 지금까지 한번도 당황스런 모습을 보이지 않던 청안이라는 자의 분잡함이었다. 그것은 뭔가 모를 두려움으로 가득한, 웬지모를 불안함이 감도는 모습으로 저택을 이리저리 해메이고 있었다. " 무슨일인가? " " 저.... 아가씨가... " " ?!!! " 그는 앞 뒤 가릴것도 없이 유리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녀의 방을 열자, 죽은 듯 누워있는 유리가 보였다. 그는 서둘러 달려가 그녀를 안았다. 상당한 열이 느껴졌다. " 이보오, 유리?! 유리!!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어서 의원을!!! " " 도대체 무슨 병인게요!! " " ....향수병이라 할수 있습니다요. 왕야. " " ...향수병? " " ....예..." 오걸매는 열에 들뜬 유리를 가슴아픈 듯 바라보았다. 그녀는 약또한 먹지 못한채 열 때문에 모든 음식을 끊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는게 이렇게 고통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그는 땀에 젖은 유리의 머리를 쓸어넘겨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입술을 데었다. 그녀의 열기가 자신에게로 온다면 좋을 것을.... " 낮게해야 할 것 아닌가." " ....아마도 집으로 돌아가시면... 나으실것입니다..." " .... " 여기서 낮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송을 떠나 자신의 고향으로 그녀를 데려갈 때 다시 이처럼 아프면 어쩌란 말인가. " 원체 몸이 약하신 분이라... " " .... " " 그동안 몸에 안맞게 험한일도 좀 하신 것 같고..." " 험한일? " " .... " 그렇군. 자신에게 발견되기 전 그녀는 커다란 빨래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저 작은 손으로... " ...집으로 가야 낮는단 말인가? " " 예,... 왕야.." 오걸매는 유리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자신의 눈속 깊숙이 새기려는 듯.... " 조심해서 가시오, 유리.... " " 왕야, 그동안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걸매는 열에 달뜬 유리를 바라보며 가슴아픈 듯 그녀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그녀는 3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열이 내리지 않았다. 그녀의 향수병이 원인이었다. ...그녀를 보내기 싫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는 유리의 머리를 쓸어넘기다 그녀의 하얀 이마에 입을 맞췄다. " 보내기 싫소.... 정말.... " " 당신은 좋은 친구에요....... " 그는 아쉬운 듯 사라져가는 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녀를 언젠가 다시 찾아오리라. 영원히 자신의 옆자리에 앉힐수 있도록..... " 왕야! 왕야!! " 유리가 떠난 반대편에서 먼지를 날리며 파발마가 달려오고 있었다. 오걸매는 의아한 듯 그 말을 바라보고 있었다. " 왜그러느냐? 어인일로 그리 급히 달려오는겐가? " " 황궁에서 급한 전갈이!!! " 말에서 뛰어내린 전령이 다급히 그에게 서신을 내밀었다. " ?!! " 형님의 건강이 위독하다?!! " 폐하께서 위독하시답니다!! " 오걸매는 서둘러 나라로 돌아갈 차비를 했다. 서둘러야 했다. 그녀를 찾는 일은 형님이후 일이다. 그는 서둘러 부하들을 정비하고 나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돌아올 것이다. 곧.... 유리... 그대를 맞이하러..... " 자네 계속 그리 술로 세월할건가? " " ...유대인님... " " 휴..... 어서 화환가로 가보게. 화환왕께서 부른다네. " " 어인일로 그러십니까? " " 나도 모른다네. " " .... " 백상아가 비틀거리며 일어서자, 유대인은 인상을 찡그리며 그에게 호통을 쳤다. " 그리 취한 모습으로 갈건가!! " " .... " " 우물가에서 등욕이나 하고 정신차려 가게! " " 예... 대인.... " 백상아는 비틀거리는 몸을 겨우 이끌고 우물가로 향했다. 그리고 옷을 입은채 물을 뒤집어 썼다. 얼음같이 차가운 물이 뼛속을 스며든다. 그래도 이 깊은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 아니, 백호위님! 여기서 뭐하세요? 이리 추운날? " " 아니오. 어? 그 비녀!!! " " ....제꺼에요. " 백상아가 계속 노려보자, 해랑은 슬며시 비녀를 머리에서 뺐다. 그리고 그에게 주었다. " 흥, 유아가 가면서 백호위님 드리라 한거에요. 됐죠?!!! " " .... " 해랑은 백상아의 멍한 표정을 보며 입을 삐죽이고는 우물가를 벗어났다. 어찌됐건 전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백상아는 가슴이 내려앉는 충격속에 멍하니 서있었다. 이 허전함이 어디서 오는것인지 몰랐었다. 이 미칠것같은 공허함이 어디서 오는것인지 몰랐었다. 그녀였다. 그녀가 원인이었다. 유아가 자신의 곁에 없슴으로서 삶이 슬퍼지고 고단하였던 것을 왜 느끼지 못했던걸까.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유아의 환한 미소를 떠올렸다. 그녀를 찾으리라. 그녀가 누구의 신부가 되어있든 그녀에게 확답을 들으리라.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백상아는 눈을 번쩍 뜨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서둘러야 했다. 청안은 걱정스러운 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들뜬 열에도 연신 울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그녀의 눈물이 자신의 가슴을 파고든다. 그래서 깊은 골을 만들고 세기고 또 세긴다. ' 그가.... 중원을 지배하는 황제가 될거야. 이 아름다운 송을 멸하고..... ' 그녀가 울며 다시 말한다. 청안은 멍하니 그녀가 탄 마차를 바라볼 뿐이었다. ============================ 훗^^ 재미있게 읽으세여^^ 20. 주아의 상경 " 이곳에서 조금 기다리십시오. 화환가에 들렀다 바로 오겠습니다. " " 알았어유, 빨리 오셔유~ " " 이곳 지리를 모르시니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십시오, 요즘 위험합니다. " " 알았시유, " 청안모를 모시고온 청년은 그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후 밖으로 나갔다. 객주는 상당한 수준의, 꽤 고급인 곳이었다. 청안모는 한동안 이것 저것 주위를 둘러봤다. 자신이 생전 처음으로 이런 곳에 묶을수 있었던 것도 다 저 청년 덕분이었다. 우리 이안이를 만나면 꼭 저 총각 예기를 해야겠다며 힐끔 주아를 보았다. 주아는 이것저것 짐을 정리하며 무어가 그리 신기한지 객주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 값나가는 것이 발견되면 슬쩍하니 봇짐안으로 밀어넣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처음 주아를 냉대하던 청년은 생각외로 항상 그들을 깍듯이 대했다. 다만 주아가 그를 부하다루듯 해서 문제였지만.... 어휴... 저 안하무인의 성격을 어찌고칠꼬.... 주아는 한참을 주위를 둘러보다 흥미가 떨어졌는지 방안 여기저기를 정신없이 쏘다니기 시작했다. 청년이 다소 늦게 나타나서인지 불안한듯했다. " 엄니, 여서 기다릴수 없구먼유. " " 야야, 여서 기다리라고 했잖여~? " " 아니구먼유, 좀더 빨리 보고싶어 그라지라.. " " ...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 어여 가유? " " 그... 그랴... " 청안모는 주아에게 끌려가듯 방을 빠져나왔다. " 손님. 어디 가시게요? " " 야~, 여그 화환간지 화혼간지가 어딘감유? " " 네? " " 아까 그 청년 일하는 곳 말이우! " " 아~ 화환가 말씀이십니까? " " 그려유!" " 저 아이에게 데려다 드리라 하겠습니다. 춘아야! 이 손님들 화환가로 좀 모셔다 드려라!! " " 예~ " ...도착한 화환가는 자신이 아는 궁궐보다 더 큰 규모의, 너무나 화려한 문을 지닌 곳이었다. 주아와 청안모는 한참을 주눅이 들어 문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주아는 결심했는지 겁도 없이 당당하게 화환가의 문을 두드렸다. " 뉘시오? " 청지기인듯한 남자가 깍듯한 예우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 저.... 여기가 화환간가유? " " 그렇소만. " " 잘찾아왔구먼유? 여그에 청안있지유? " " 댁들은 뉘시오? " " 고향에서 올라온 부인이랑 어머니라유. " " ? " 문지기는 그제서야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들은 생각외로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는 힐끔 부인이라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젊은 아녀자의 아름다움과는 너무나 먼, 그런 여자였다. 체격도 큰 편이었고, 손 크기 또한 남자들과 비슷해보였다. 그녀의 등치는 두려움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숱짙은 눈썹과 얼굴 가득한 죽은깨, 거무튀튀한 피부, 코밑에 엉기성기난 수염. 이곳 개봉여자들과는 아니 화환가 여자들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여자였다. 청안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기쁜 듯 노모의 짐을 뺏어들고는 빨리 청안에게 안내하라며 다구쳐댔다. " 지금 그분은 밖에 나가시고 안계시오. 기다리시오. " " 그럼 안에서 기다리게 해주시유? " " 그럴수는 없습니다. 그대들이 누군지 알고 안으로 들어오라 한단 말이오. " " .... 그럼 로이있지라? " " ? " " 고향 친구인디 그라도 불러주시유~ " " 여기서 기다리시오. "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과묵한 청안과는 어울리지않은 이상한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 저..저기 취취님! " " ? " 취취는 그녀를 부르는 문지기의 표정에서 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무척 당황하고 있었다. " 문밖에 이상한 여자가... " " ? " " 로이님을 찾으시는데... " " 로이님을? " " 예, " " ... " " 고향에서 왔다고... " " ...제가 가볼께요. " 그때 로이가 궁을 돌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 로이님, 밖에서 누가 찾아오셨는데요? " " ? " " 고향이라고 하더군요, 애인인가 보죠? " " 어.... " 로이가 당황스러워하자, 취취는 입을 삐죽이고는 문으로 향했다. 그의 고향 얘기를 들은적도 없어서 취취는 괜히 심술이 나 있었다. 정말 그의 연인이 먼길을 마다하고 달려온 것일까....그곳에는 아직도 청안모와 주아가 있었다. " 아니, 어머님, 주아! " " ..... " 로이가 반가운 듯 그들을 부르자, 주아 또한 놀라워하며 그에게 다가왔다. 예전에 꾀죄죄한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비단옷으로 바꿔입은 그는 너무나 멋있는 청년으로 변해있었다. " 로이 맞지라? " " 맞소, 주아. " " 증말,,,,, 증말 많이 변했구먼유? " " .... " 로이는 피식 웃고는 취취를 바라보았다. " 취취님. 청안의 어머님과 ...... 여동생이오. " " 네.... 어서오셔요, 요즘 집안이 뒤숭숭해 실례를 범할뻔 했습니다. 용서하셔요. " 취취는 살짝 미소지으며 그녀들을 안내했다. 그녀는 가벼운 함숨을 내쉬고 있었다. 로이에 대한 안도였다. 주아의 기세등등은 취취를 보면서부터 사그러들고 있었다. 아니 주위의 아름다운 미녀들을 보면서 기가 꺽이고 있었다. 특히 취취는 보통 미녀와는 틀렸다. 완벽에 가까운, 온화한 미소를 지닌 아름다운 여자였다. 자신의 얼굴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작은 얼굴과 향기로운 화장품향, 아름다운 비단옷, 잘록한 허리와 길고 가는 손가락. 그녀는 취취의 뒤를 따르면서도 그녀의 눈치를 계속 살폈다. 그녀의 사각거리는 비단옷 소리와 잔디를 밟는 비단신 소리가 너무나 멋졌다.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 로이야, " " 예, 어머님. " " 저아가씨,,,, 마치 선녀같구먼. " " 그렇지요? 집안도 좋아요. " " .... " " 후훗, 이곳 아가씨들은 대부분 사대부가문의 대단한 권력을 지닌 여자들이에요. " 로이가 사랑스러운 듯 취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아름답고 하늘거리는 모습을. " .... 너.... 저 아이 좋아하는구먼? " " .... " " 어여 말해봐~~ " " 예. ....좋아합니다. " 로이와 청안모의 대화에 잔뜩 귀를 기울이고 있던 취취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했다. 좋아한다고.... " .... " 주아는 두리번거리기에 바빴다. 화환궁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정자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인공 계곡과 화려한 건물들, 미로같이 연결된 아름다운 길들. 남방에도 부호들이 많았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지나가는 무사와 시녀, 아가씨들이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 저.... 이댁 아가씬감유? " " 아니오니다. 소녀는 난화궁 소속의 시비이오니다. " " .... " 주아는 입을 다물지 못한채 주위를 둘러봤다. 청안모는 조용히 취취가 이끄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나 황송해 얼굴조차 들지못할 정도였다. 취취가 지나가자, 모든 시녀들이 그녀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취취는 그런 주아를 보고 피식 웃고는 계속 안내를 했다. " 지금 집안에 큰일이 있기 때문에 청안님은 외부에 순찰을 나가셨습니다. 조금 기다리셔야 들어오실겝니다. " " 야~~~ " " 어느가문 아가씨이신가요? " " 가... 가문이요? " " 네, 요즘 청안님은 장안에서도 많은 혼사가 들어오시거든요. " " .... " " 개봉의 내노라하는 가문 아가씨들과 혼담이 오가고 있는 중이지요. " 취취가 밝게 미소지으며 설명을 하자, 주아는 할 말이 없어 입을 삐죽이다 그녀의 가문을 물었다. " 후훗, 소녀는 이름없는 가문 출신이라 말해도 모르실겝니다. " " .... " 어쩌면 여자가 저리도 교양있고 덕망있어 보일까... " 먼저 전하를 뵙는게 예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안좋은지라 조금 말미를 가지도록 하지요. 얘들아? " " 예, 취취님. " " 이분들을 소현원으로 모시도록 해라. " " 예. " 지나가던 소현원의 시녀들에게 손님들을 이끌게 하고는 돌아서서 청안모와 주아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 죄송합니다. 너무 뜻밖에 오신 분들이라 손님들이 묶으시는 소현원 밖에는 뫼시지 못하옵니다. 나중에 마마께 말씀드려 생활하실 집을 마련토록 하겠나이다. " " 아..아니어라. 됐구먼유. " " 소녀 이만, 소녀의 담당궁으로 돌아가봐야합니다. 남은 길은 이 아이들이 모실것이오니다. " " 이리오소서. " 주아는 취취가 사라지는 모습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도 저 소녀처럼 저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취취보다 거대한 자신의 몸과, 자신의 얼굴을 비교하며 붉어져오는 얼굴을 애써 감추고는 시녀들을 따라 열심히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어차피 자신은 청안의 아내로써 저 여자들의 위에서 군림하게 될테니까.... 21. 다시만난 백상아 - 영원한 사랑의 맹세. 화환궁은 여전히 넓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왠지모를 불안감이 감돌고 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유리공주가 집을 나갔다? 그 차가운 공주가? 황궁밖에는 모르던 그녀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백상아는 시비가 이끄는대로 화환왕에게 안내되었다. 그는 여전히 인자한 모습이었지만 얼굴전체가 어두워보였다.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 어서오게, 백호위. " " 그간 평온하셨는지요. " " 허허허허... " 그는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그와 천천히 산책을 즐겼다. 얼굴에 근심이 섞이긴 했으나,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은 아니였다. 그들은 아무말없이 산책을 했다. 국화궁과 푸르게 물든 매화궁과 작약궁을 지나 난화궁에 도착해서야 화환왕은 걸음을 멈추었다. 아름다운 곳이었다. " 아름다운 곳이지 않는가? " " 네. " " 그 아이가 가꾼 곳이라네. " " ? " 화환왕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정원을 지나 방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향기가 백상아를 반겼다. 차갑고 냉정한 여자의 방이라기에는 너무나 밝은 분위기였다. 침실가득 장식한 하늘하늘한 커텐과 하늘빛으로 만들어진 침상. 아름다웠다. 방에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해짐을 느꼈다. 이해가 되지않았다. 화환왕이 그런 그의 반응을 이해하듯 얘기를 했다. " 자네도 이해가 되지 않을걸세. 그 차갑고 냉정한 아이의 방이라고는... " " .... " " 궁을 다녀온 후부터 그 아이는 변해있었다네. 마치 영혼이 뒤바뀐것처럼. " " ..... " 갑자기 오걸매와 부딪혔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였을까. " 이 어둡고 눅눅한 왕부를 하루아침에 바꿔놓았지. " " .... " " 너무나 사랑스러웠다네. " 사랑스럽다... 그는 자신의 거칠한 수염을 쓸었다. 갑자기 유아가 생각났다. 붉은 혈비녀를 꽂고 사라졌다는 유리... 녹색 비단옷을 입은 여자를 찾던 화환궁의 호위무사. 녹색 비단옷을 입은 아름다운 유아. 익숙한 향기.... " 소인 이만 가볼까 합니다. " " 벌써 가는가? " " 예. 전하. " 백상아는 화환공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서늘한 겨울바람이 꽤 매섭다. " 공주님. 도착했습니다. 내리시지요. " " .... " 유리는 창백한 얼굴로 청안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서 내려섰다. " 오왕야에게 잘 도착했다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 " 네, 공주님. " 그녀는 살며시 인사를 하고는 화환궁으로 향했다. " 처...청안님! 공주님?!!! 전하!! 전하!!! " 그녀를 제일 먼저 반긴 것은 문지기였다. 그는 단번에 그녀에게 문을 열어주고는 청안이 말에서 유리를 내리는사이 화환왕에게 달려갔다. 집이다. 그리운.... 하지만 나의 집은 아니다. 이곳은 유리의 집... 엄마 아빠는 잘 계실까? 유선이는? 내가 정말 죽은걸까? 집에 가고싶다. 집으로...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쬔다. 유아는 자신의 집이 아닌 유리의 집으로 들어서서는 넓은 정원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붉은 관복, 훤칠한 키?... 멀리서 봐도 알수 있었다. 백상아. 그였다... 그였다! 보고싶은 얼굴.... 유리는 꽉잡아쥔 청안의 손을 물리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아니 달려가고 있었다. 백상아는 달려오는 사람이 유리임을 확인하자, 그 또한 달려갔다. 그리고 기분좋게 팔을 벌렸다. 유리는 환히 미소 지으며 쓰러지듯 그의 품에 안겼다. 백상아가 그녀를 힘껏 안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안고 있었다. 백상아는 그녀를 다시 확인하고는 두손으로 볼을 쓰다듬었다. 창백해 보이는 그녀가 안스러운 듯 계속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 유아... 정녕 그대요.... 유아.... " " ....상아오라버니.... " " 그동안 어디가 있었던게요. " " 멀리... 멀리 숨어있었지요. " " 이젠 숨지마오. 내가 끝까지 찾아다닐테니. " " .... " 왜 느끼지 못했던걸까. 그녀가 유아라는걸.... 밝고 아름답게 미소짓는 그녀의 얼굴은 늘 자신을 집으로 빨리 돌아가게 만들던 그 얼굴이었다. 자신이 사준 비녀를 예쁘게 꽂고 환히 미소짓던 그얼굴이었다. 그는 유아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또 어루만졌다. 다시는 이손을 놓지않으리라. 화환왕은 멍한 표정으로 백상아와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한폭의 그림처럼 그렇게 하염없이 서있었다. 소화부인은 행복한 듯 슬며시 화환왕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들이 아름다운건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리라. 백상아는 주위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않고 그녀의 볼을 쓰다듬다 입술에 키스를 했다. 청안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뒤틀린 듯 바라보았다. 하필 왜 저자인가... 유리는 부끄러운 듯 주위를 둘러보다 청안이 문가에 계속 서있자, 그에게 미소를 지어보었다. " 청안? 내가 혼인해도 될만큼 멋진분이 드디어 나타났어! 인연실이 연결해줬나봐. " " .... " 유리가 환히 미소지으며 청안의 팔을 끌었다. 그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그런 유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서 고통이 느껴지고 있었다. 유리는 아는지 모르는지 백상아를 바라 보며 행복하게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가슴에서 불이 솟는다. 왜 저자인가. 왜 하필.... " 청안님, 오셨군요? " " 아, 취취님. " 언제 왔는지 취취가 밝은 얼굴로 청안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또한 얼굴이 무척이나 헬쓱해 진 듯 했다. " 손님이.... " " ? " 청안은 유리와 백상아의 모습을 힐끗 보고는 그들을 지나쳐 취취가 말해준 소현궁으로 향했다. 그들을 보기싫었다. 행복해보이는 그들을.... " 아이고, 이안이 왔구먼!!! " " 이안이구먼!!! " " 어머니!! " 청안모는 청안을 보자마자 그를 쓸어안고는 울음을 터트렸다. 아들이 아름다운 비단옷과, 신을 신고있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그 아이가 예전의 모습이 아니어서, 너무나 성공해서 좋았다. 자신의 아들인 청안은 멋있는 관리로 변해있었다. " 여그가 이안이 집이여? " 주아가 들뜬 목소리로 묻자, 청안은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 아니오. 이곳은 손님을 접대하는 곳이라오. " 소현원은 주인의 성품을 말해주듯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단아한 분위기였다. 최고급 비단으로 휘감긴 각진 기둥들과 화려한 문향이 세겨진 아름다운 문들, 통풍잘되게 시설된 완벽한 건축미.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잉꼬 한쌍. 청안은 취취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귀한 진주과자를 어머니에게 권했다. 주아는 그동안 밀린 얘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런 주아를 우아한 미소로 맞이하는 청안이었다. 청안모는 그런 청안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듬직해진 그를 행복한 듯 바라봤다. 이제 청안은 예전 그 더러운 흙탕물에 딩굴던 까맣고 글 모르는 아이가 아니었다. 약간 검은빛 도는 피부는 잘먹어서 그런지 윤기가 흐르고, 각진 윤곽 강한 얼굴에 검은 눈동자가 총명하게 번쩍이고 있었다. 자신의 아들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이렇게 멋있었는지 몰랐었다. 그녀는 한없이 청안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때 비단옷이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취취가 들어섰다. 그녀가 들어서자, 주아는 입을 삐죽이고는 청안의 목에 팔을 휘감았다. 취취는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고는 청안에게 말을 했다. " 청안님, 춘애관에 손님들의 잠자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 " 알았어요, 고마워요. 취취님. " " 그럼. " 취취가 살포시 인사하며 나가사, 청안은 계속 어머니를 바라보며 얘기를 나눴다. " 춘애관? " " 아, 춘애관이요? 이름이 독특하죠? " " 그건 그렇구먼. " " 그곳에 흐르는 샘물이 하도 맑고 물깊은 소리( )를 낸다해 그곳에 머물게 한다( )라는 뜻이랍니다. " " 그려~~ " " 이안, 방금 그 여자유, 왜 하녀인디 존대인감유? " " 주아. 그녀는 보통 하녀들과는 틀리오. 그녀는 난화궁소속으로 공주님과 직접적인 친분이 있소. 이곳 시녀들은 모두 훌륭한 집안의 소녀들이오. 그러니 함부로 대했다간 큰일날게요. " " .... " 그는 엄하게 주아에게 말을 했지만 사실 그 말이 먹힐지는 의문이었다. 그녀가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무식했기 때문이다. 지금 청안에게 주아는 점점더 부담이 되어가고 있었다. 너무나 모자라는 신부감. 그것보다 그녀 덕분에 자신은 더더욱 유리 가까이 갈수없게 되어버린 것이 문제였다. 누가 약혼녀까지 있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금지옥엽을 주겠는가.... 그리고 주아와 혼인한다면? 아마 자신은 장안의 화제거리가 될 것이다. 멍청한 남자라고... 22. 효선의 혼인 효선은 화장을 짙게 하고 황금으로 된 관을 머리에 썼다. 아바마마가 특별히 그녀를 위해 만들어준 것이다. 효선은 혼례복을 입고서 이리저리 거울에 비춰보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지친 듯 자신의 머리에 있는 관을 벗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주일 후면 자신은 금으로 가게된다. 다음대의 황제가 될 오걸매의 아내로. 그에게는 영광이 아니겠는가. 대 송의 금지옥엽 공주가 그의 아내가 된다는 것이. ...정치판은 자신의 생각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채상은 아홉번째 황자인 덕을 황태자로 정했다. 그에 따라 세력은 점점더 동생인 진에게서 빠져 나갔다. 이것은 진의 잘못이었다. 자신의 세력을 응집하고 모으지 못한 챙피한 아이. 그 아이가 강인하였다면 이런 혼약이 이루어지지 않았을텐데.... 전장에서 누구보다 잔인하고, 냉철하다 소문이 난 오걸매....이제 자신은 그 오걸매 황자와 혼인하기 위해 먼곳으로 향해야 한다. 예상대로 그가 황제가 되리라. 그리고 지금은 금이 연안16주를 지니고 있으나,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힘으로 돌려보내리라. " 백호위는 무얼하고 있더냐. " " 화환왕가에 들어가 아직 소식이 없다 하더이다. " " ....유리와... 만났다 하더냐?" " 그것은 아직... " " .... " " ...그에게 기별은 했더냐? " " 예, 유대인께 공주마마의 호위를 부탁드렸사오나... " " .... " 효선은 조용히 눈을 감고 백상아를 생각했다. 그리두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이상... 유리에게 더더욱 유리에게는 줄수 없었다. " 채재상을 불르라. " " 예? " " 어서. 시간이 없다." " 예.... " 채재상이 들어와 혼례복을 입은 그녀에게 인사를 하자, 효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옆에 앉게 했다. " 이제 곧 출발하시지요, 혼레를 감축드리옵니다." " 고맙소." " 어인일로 부르셨는지...." " 내 지금 나라를 떠나 언제 돌아올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 " " .... " " 그러니 내 채재상밖에는 믿을 사람이 없소. " " 황공하옵니다." 그녀는 조용히 탁자에 따라진 용봉차를 마셨다. 채재상 또한 그녀와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다. " 화환가는 눈에 가시가 될 만큼 컸소. 단도직입적으로 그곳을 없애야 송이 건재할 것이라 생각되오." " 마...마마... " " 몇 달 후면 아바마마의 생신이시오. 화환가는 아마 아바마마가 좋아하는 수석을 구해올것이오. " " ....? " " 내 아바마마께 부탁을 해놓았소. 화환왕이 사람 크기만한 아름다운 수석을 구해올수 있을 것이라고. " " ....? " " 아시겠소? 사람크기만한 수석이오. " " ?!!! " 가마는... 자신의 마음도 몰라준채 금의 수도로 향하고 있다. 오걸매가 지금 금의 수도에서 황제의 병을 보고있다해 그리로 바로 보내지는 것이었다. 그녀는 멍한 기분으로 자신의 뒤를 따르는 군사와 마차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지니고 가는 지참금만 해도 열아홉가마였다. 그리고 이 물건들을 지키는 훌륭한 병사들. 효선은 조용히 가마의 차양막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이 성장한 황궁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이제 영원히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겠지.... 그녀는 슬픈 감정을 억누른채 차양막을 다시 내렸다. 붉은 차양막 사이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행진소리가 스며든다. ....백상아의 미소가 가슴아프게 스며들고 있다. 그는 자신을 만나주러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야속한 분.... 그녀는 화장이 지워지지 않도록 조심스레 자신의 눈가를 닦았다. ....그가 자신의 탄금 소리에 맞춰 검무를 추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와 시를 나누던 행복했던 때가 떠올랐다. 그의 하얗고 긴 손이 자신에게 검술을 가르쳐주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와 얘기를 나눌 때 그의 맑은 눈과 청아한 목소리가 떠올랐다. 눈물이 하얀 볼을 타고 내린다. 이제 자신이 이런 눈물을 흘리는 순간은 지금뿐이리라. 다시는... 다시는 울지않으리라. 그녀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마는 동경부로 향했다. 수도가 너무 멀다 생각한 모양이었다. 동경부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하겠지. 바깥은 황제의 배려로 축제가 한참이었다. 선상에서 혼인식이 있을 예정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보고올 것을.... 그랬다면 이리도 가슴아프지 않았을 것을.... " 무어라? 유리대신 효선을 보냈다? " " 예, 전하. " " 지금은 폐하가 병중이라 받아들일수 없다해라!! " " 벌써 동경부까지 도착하였다 하옵니다. " " 흥! " 오걸매가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부하는 새파랗게 질린 모습으로 오걸매의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한채 바들바들 떨고만 있었다. 오걸매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의 손에는 독한 홍화주가 들려 있었다. 그는 화가 나는 듯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정자 밖을 바라보았다. " ...그것도 괜찮겠군. 송 최후의 발악이니. " " ..... " " 쿡쿡. 송의 마지막 황녀가 어떤 꼴로 지내게 되는지 내 몸소 보여주도록 하지. " 그는 술을 한잔 더 들이킨뒤 잔을 던져버렸다. 부하는 겁에 질려서 그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서 잔인한 미소가 일었다. " 저...전하... 그러면.... " " 아주 성대하게 맞이하도록 해라. 아주 성대히. " " ? " " 잔을 가져오도록 해라!" " 예... 왕야... " " 쿡쿡.. 으하하하하.... " 부하는 새파랗게 질린채 궁전을 나섰다. 두려웠다. 오걸매는 술을 들이키며 쿡쿡댔다. 그래... 송의 마지막 발악이리라. 만약... 만약 유리를 보냈다면 이렇게까지 돼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큰 실수를 했다. 곧 후회하게 되리라. 철저하게.... 관도로 들어서던 효선의 마차는 철저하게 금의 군대에 의해 저지됐다. 그녀는 마른땅에서 5일동안이나 기다려야 했으며, 물건들 또한 조사한다는 명목하에 압수당했다. 병사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들은 무장해제를 당한 후였기 때문이었다. 효선은 계속 참고 또 참았다. 돌려받으리라. 이 한을 기어코 돌려받으리라. 오걸매는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효선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궁녀처럼, 수많은 궁녀들을 대하듯 하는 행동들이었다. 효선의 불쾌함은 극에 달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받아들여서도 술만 들이키고 있었다. 더 이상 다소곳이 앉아있기에는 너무나 억울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의 뺨을 힘껏 떼렸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오걸매의 손아귀에 잡혀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다. " 이 나쁜!! 꺄악!! " 도리어 뺨을 맞은 것은 그녀였다.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워 그녀는 엉덩방아를 찌은채 멍하니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를 마치 징그러운 벌레를 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느긋하게 의자에 다리를 걸치고는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그녀를 냉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 자, 야심가 아가씨, 왜 내게 시집올 생각을 했지? " " 난 오고 싶어 온게 아니야!! " " 흥! 나는 그곳에 간자도 없는줄 아나? " " ?!! " " 원래 유리가 오기로 되어있던 것 아니었나? " 효선은 유리의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을 붉히고는 오걸매를 노려보았다. " 나도 그녀가 보내지길 바랬어!! " " 거짓말. 내가 널 모르는지 알아? " " 이.... " 그는 효선이 자신을 찟어죽일 듯 노려보자, 피식 웃으며 술을 들이켰다. " 쿡. 난 너같은 아이를 잘 알지. " " .... " " 그래서 너의 그 아름답지만 야비한 눈빛은 나를 더 화나게해. 알아? " " !!! " 효선은 흥분을 억누르지 못한채 그를 마구 떼렸지만 그는 끄떡도 하지 않은채 귀찮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 너만 아니였다면 나는 내가 원하는 아름다운 여자와 혼인해 그녀의 뒷받침을 받았을것일세. " " ..... " " 쿡. 그렇게 노려보지마. 길거리 목석도 너처럼 그렇진 않지. " " 뭐라구요?!!! " " 네가 유리의 반만이라도 닮았다면 내가 이러지 않았을 것을. " " 유...유리?!!! " " 내가 유리라면..... 사랑스레 키스하며 안아서 침대로 데려갈 것을. " " .... " 효선의 분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마치 유리를 보듯 사랑스레 효선의 볼을 쓰다듬다 키스했다. 그러나 곧 효선에게 물려 피를 흘렸다. 그는 쿡쿡거리며 웃다 입가에 피를 손으로 닦고는 그 즉시 효선의 빰을 떼렸다. 그의 반지가 그녀의 얼굴을 긁어 흉터를 만들었다. 효선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딩굴었다. " 쿡쿡. 네가 어디까지 견디나 한번 볼까? 난 무척 잔인한 놈이거든. " " 오...오지마!!! " " 네가 왜 유리보다 못한지 가르쳐주지. 지금. " " 오...오지마!!! 꺄아-ㄱ!!! " =================================== 음.... 오늘의 연참은 끝입니다.... 효선이 조금 불쌍하게 되었군요.^^:: 하지만 효선덕분에 유리는 더욱 괴로워질텐데요 뭐. 음.... 나 주인공 괴롭히는데 재미 붙인건가?^^:: <외전....주아> - 청안은 내가 어릴적 보았던 사랑이었다. 내가 그를 처음본 것은 일곱 살때였다.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작은 땅에서 소작농을 하는 가난한 여인이었다. 우리 아버지 또한 소작농이었지만, 그녀의 집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이었다. 청안모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리 곱게 자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우리 어머니처럼. 어머니는 그녀를 유모취급했다.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밭일을 나간사이 작은 소작토에서 밭일을 하는 청안모에게 맞겨졌다. 그리고 나의 유일한 낙은 청안을 괴롭히는 것이었다. 그의 찟어진 옷을 더럽히고, 그에게 더러운 진흙을 먹게하고, 떨어진 사탕을 주어먹게 했고, 누명을 씌우기 일수였다. 그는 나만의 장난감이었으며, 나만의 화풀이 대상이었다. 나는 부잣집 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놀릴수 있는 충분한 위치에 있었다. 어릴때부터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청안모는 애처러운 듯 그런 청안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 또한 알고 있었다. 자신에게 잘못 보이면 그녀는 더 이상 생계를 잊지 못한다는 사실을. 청안은 한번도 울거나 소리친적이 없었다. 동네 아이들에게 얻어맞을때도, 내가 쒸운 누명에 지주에게 걸려 죽을 정도까지 맞을 때 또한. 다만 그는 그 독기어린 눈빛으로 세상을 원망하듯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오뚜기 같았다. 그리고 그런 그가 내 유일한 사랑이 된건 아주 오래전부터인 것 갔다. 언제부터인지 모를 정도로... 잘생기지도, 멋있지도 않은 그가 왜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일까.... 아직도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흙 투성이에, 찟어진 옷을 아무렇게나 입은 새까만 아이가 자신에게 사랑으로 다가온 것은. 주아~는 무식하데요~ 주~아는 바보래요~ 흥!! 야!!가난뱅이 주제에 글은 무슨 글이야!! 가난뱅이는 절루 가~!! .... 온갖 수난과 모욕을 받으면서도 청안은 글을 배웠다. 그녀는 글을 배우는 청안과 글을 억지로라도 가르치려는 청안모가 이해되지 않았다. 청안모는 글을 전혀 몰랐다. 그러나 청안이 글을 배우기 시작하자, 자신또한 아버지를 졸라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뭐... 중도에서 그만두었지만. 글이라는건 너무 어려워 자신에게는 필요없는 것이었다. 자신이 관리가 될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람. 청안이 스물이 되어갈 때, 그녀는 청안을 지키기 위해 동네에 모여든 여자들과 계속해서 싸움을 해댔다. 어릴 때 마르고 볼품없던 청안은 나이가 들자 상당히 인상적인 청년으로 자라있었다. 적당한 골격의 미끈한 몸매와 광대뼈가 약간 튀어나와 있지만 그것이 더욱 매력으로 보이는.... 그리고 잘 그을은 피부. 주아는 그런 청안을 볼때마다 행복했다. 그가 자신만을 봐줄때마다 행복했다. 그러나 또한 불안했다. 그에게 있어 여자는 어머니 한 분뿐.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즈음 자신은 알고 있었다. 다행히 청안모가 마음에 들어해 그가 자신의 곁에 있어주는 것 뿐. 청안은 자신이 열 여덟 되던해 무덤덤한 모습으로 자신의 아버지에게 찾아갔다. 주아를 제게 주십시오. ....좋네. 허나! ? 비단5필에 소3마리를 가지고 오게. !!! 청안이 자신의 집에 청혼하는 날 그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청천벽력같은 말이 자신의 가슴을 파고들고 있었다. 곧이어 굳은 얼굴의 청안이 밖으로 나왔다. 이안.... .....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는 떠돌이 무사가 되어 마을을 떠나갔다. 자신을 신부로 맞이하기 위해. 물론 그를 말리지는 않았다. 그가 돈을 많이 벌어 자신에게 올것임을 알기에.... 청안모가 이곳에서 있는 한, 그는 돌아올 것이다. 그녀는 행복했다. 그는 자신을 맞으러 올것이며, 자신은 그의 유일한 아내이기에. ======================= 음... 주아의 사랑은 진심일까요? 훗^^ 예상외로 일찍 글을 올리지요? 사실 오늘 핸드폰 맞기려했는데.... 대리점에 문제가... 여러분... 핸드폰 모토로라!!사지맙시다!! 산지 1년도 안돼 고장나서여... 고장고치는데 6만원이상 고가가 들어갑니다ㅠ.ㅠ 거기다 일주일 이상 맞겨야 겨우 핸드폰을 찾을수 있어여... 흑. 맞겨놯더니 더 병신으로 만들어 돌려보낸거 있져....ㅠ.ㅠ 흐흐흑... 내폰 돌리도~~~!! 참, 삼룡넷에 개인연재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너무 행복하네요^^ 그럼 오늘도 즐독을~~ =================================== 23. 주아와 유리... 유리의 열병은 집에 돌아와서도 일주일이 지나서야 나을수 있었다. 그녀는 예전같은 밝음으로 모두를 대했다. 백상아가 오면 둘은 자연스레 손을 잡고 산책을 즐겼다. 청안은 그런 그들이 싫어 난화궁 근처에 가지도 않았다. 그래... 그랬다. 자신이 가까이 갈수 없는 상황에서도 백상아 그자는 다정스레 유리의 손을 잡고 웃고있겠지. " 오라버니? 어디가시게요? " " .....눈감아보오. " " ? " " 어서. " 유리가 스르르 눈을 감자, 백상아는 슬며시 뒤에 숨겨둔 꽃다발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 몇송이 꽂고는 계속 그녀를 바라봤다. " ? " 유리는 슬며시 눈을 떠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가 환히 미소지으며 아름다운 들꽃들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꽃들은 처음 그와 뒤엉켰던 인연실이 예쁘게 묶여있었다. " 오라버니? " " 인연실이 왜 인연실인지 아오? " " ? " " 내세에도 영원히 연인으로 이어지라는 것이라오. " " ?!!! " " 난 내세에도... 그대와 영원히 하고싶소. " " 전..... " " ..... " 유아는 한동안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또한 그녀의 눈빛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 제가.... 유리가 아니어도.... 절 사랑하실건가요? " " ....그대가 어떤 모습이든 난 그대를 알아볼거요. 내세에 그대가 들꽃으로 핀다면 나는 그 들꽃을 찾는 나비가 될것 이고, 그대가 새가 된다면 나 또한 그대만을 위하는 새가 될 것이오. " " ....소녀의.... 소녀의 어디가 그리 좋으신겐가요? " " 마음. " " ..... " 유아의 갈등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 자신일까... 유리를 사랑한다면 나는 뭔가....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 버리면 이 남자를 사랑하는 나는 어찌되지? 유아의 혼란스러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유리는 행복한 듯 미소를 짓다. 그를 고통스럽게 바라보았다. " 당신은.... 당신은 날 사랑하는게 아니에요. " " 유아.... " " 당신은.... 내세에서 영원히 날 찾지 못할거에요. 제가 지금 이 모습이 아니기에... 당신은 날 찾지 못할거에요... " " 아니오. 그대가 무슨 모습을 하고 있든지.. " 유리는 휙 돌아서서 달려갔다. 백상아는 당황스러워하며 그녀를 쫒아거서는 팔을 잡아채어 안았다. " 이제 더 이상 가지마오. 날 떠나지마오. 그대가 없으면... 난 한순간도 쉴수가 없소.... " " .... " 유리가 울음을 터트리자, 그는 그녀를 다독거렸다. " 유리.... 왜그러오.... " " 흑...제가... 제가 떠난다면... 사라진다면.. 절 찾으실건가요? " " 내가 찾겠소. 그대가 어딜가든지... " " .... " 그는 우는 유리를 달랬다. 뭐가 이리도 유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일까.... 청안은 시녀들의 부러워하는 눈빛을 바라보며, 백상아와 유리가 석양이 비치는 반월각에서 안고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부서질 듯 주먹을 꽉 쥐고는 휙하니 돌아섰다.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된걸까... 왜.... 주아는 막 들어온 과일들을 덥석 집어먹다 청안이 들어서자, 뒤로 쓱하니 숨겼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다. 마침 로이가 청안모에게 말린 복숭아를 드리기위해 와있었다. 그러다 그의 손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며 놀라서 청안을 바라보았다. 청안은 그랬다. 이룰수 없는 것일수록 더욱 집착하는....-여자는 늘 해당사항이 아니었다.- 이번엔 도대체 누가... " 자네... 또 왜이러나?!! " " .....ㅎ...리... " " ?!!! " 설마... 청안이 전에 얘기한적 있는 소녀가... 유리공주?!! 있을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섬기는 사람의 금지옥엽. 로이는 황당한 듯 그를 바라보다 소리질렀다. " 너... 설마?!!! 너 제정신이야?!!! " " .... " 청안은 로이의 얼굴을 쓱하니 보고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 너... 너 정말.... " " .... " " ....그녀는.... 네가 좋아하는, 가지고 싶어하는 물·건·이 아냐. " " 난.... 그녀를.... 사모해.... " " ?!!! " 놀란 것은 로이뿐이 아니었다. 멍하니 앉아있던 주아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지 로이와 청안을 번갈아보고 있었고, 청안모는 놀라서 청안만을 보고있는 상황이었다. " 너 제정신이야?!! " " 그래. 나 제정신이야. 제정신이라구.... " " .... " 로이는 당황스러운 듯 청안을 바라보았다. 청안은 피묻은 손을 멍하니 바라보다 다시 불끈 쥐었다. " 왜.... 왜 그는 되는데 나는 안돼? " " 너 이자식.... " " 왜?!! " 로이는 흥분한 청안을 한 대 쳤다. 청안은 로이의 힘에 의해 털썩 주저앉았다. " 왜이래유?!! " 주아가 로이를 밀치고 쓰러진 청안을 감싸안았다. " 흥, 멍청한 놈. 너한텐 주아가 버티고 있잖아. 그런데 뭐? 그럼 유리님을 첩이라도 두겠다는 겐가? 그게 당키나해? " " .... " " 바보놈. 내 미리 말했지? 주아를 사랑하는게 아니라면 일찌감치 관두라고! " " .... " " 그래, 꼴 조~~ㅎ다. " 로이는 그말까지 하고는 화가난 듯 밖으로 나가버렸다. 청안은 멍청하게 앉아있다, 주아를 밀치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청안이 밖으로 나가고, 주아 한참동안 청안이 나간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고향에서 걱정했던데로 그는 누눈가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말도안된다..... 주아는 청안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되자, 씩씩거리다 밖으로 달려나갔다. 결판을 내리라.결판을 내리라 외쳐대며.... " 주...주아야!!! " 청안모는 주아를 잡아도 소용이 없자, 한숨을 쉬면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제발 큰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가만있자, 우리 이안이가 좋아하는 아가씨 이름이 유리라고 했던가? 주아는 달려가면서도 계속 제 분에 못이겨 식식거리고 있었다. 소문이 사실이었다. 이곳에 그는 벌써 혼인할 여자까지 준비해둔거다. 화가 났다.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다시 반월각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알게되리라. 그 여우같은 여자가 누구인지. " 유리, 유대인에게 다녀오려하오. " " ? " " 그리 걱정치 않아도 되오. " " .... " 유리는 고개를 숙인채 시무룩하니 바닥을 바라보았다. " 내 결혼소식을 유대인께 알려야할거 아니오? " " ?!!! " " 효선공주님의 혼인식이 지났으니 우리가 혼인해도 큰 탈은 없을거요. " " .... " " 아직도 기분이 우울한거요? " " .... " 유리가 고개를 흔들자, 그는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그럼 내가 나이가 많아 싫은게요? " " 아니요. " " 그럼 왜 대답을 해 주지 않소? " " .... " 유리가 슬픈 듯 그를 바라보자, 백상아는 피식 웃으며 그녀를 안았다. " 내가 말했잖소, 그대가 어디에 있든 내 찾아가리라고. " " 정말이요? " " .... " 백상아가 웃자, 그때서야 유리도 미소지었다. 그리고 그를 놓기싫은 듯 꼭 껴안았다. " 하하하... 유리, 그렇게 안고있으면 내가 어떻게 유대인에게 가겠소? " " 놓기 싫어요. 또 잃어버릴까봐. " " 내가 말이오? 아님 그대가? " " 웅... " " 쿡. 그리 찡그리지 마오. 안그래도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은데 그런 얼굴을 하면 더욱 데리고 다니고 싶잖소? " " 훗. " 그는 사랑스럽다는 듯 유리를 다시 꼭 안고는 반월각에서 일어났다. 그제서야 주위의 시녀들을 확인하고는 얼굴이 붉어져서 유리를 일으켰다. 시녀들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운 듯 쿡쿡 웃어댔다. " 그...그럼 다..다녀오겠소. " " 네. " 유리의 웃는 모습을 보며 백상아는 미소를 짓고는 밖으로 나섰다. 막 문을 나서는 순간 웬 여자가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이상했다. 웬지 모를 불안감이 일었다. 주아 그녀가 도착했을 때 수많은 예쁜 소녀들이 반월각을 중심으로 앉아있었다. 특히 중앙에 앉은 소녀의 미모는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한 취취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녀는 중앙에 앉은 소녀의 미모에 약간 기가죽어 눈치를 보다 그 중간에 털썩 주저앉았다. 백상아는 막 문을 나서려다 웬지 불안해 그녀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아는 중앙의 소녀를 노려봤다. 그녀는 살구빛 예쁜 비단옷을 입고있었는데 하얀살결과 흑단같이 검을 머리를 지니고 있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지금 자신이 입고있는 푸른 비단의 화려한 옷과는 너무 대조적이지만 그녀가 훨씬 아름다워보였다. " 누구시죠? " " 나? 이안이라는 무사 부인이구먼. " " ? " " 여기 유리라는 아가 누군감? " " 저 입니다만? " 다른 시녀들이 황당한 듯 그녀를 노려보았다. 주아는 중앙의 소녀가 유리임을 확인하자 흥문한 듯 팔을 걷어붙혔다. " 그려~~? 니가 그 유리여? 우리 이안이 마음을 뺏아간 그 여우여?" " 말씀이 무척 무례하시군요. " " 그려, 난 무식하게 살아서 그려. 그란디 부인이 있는 남자를 홀리는 니는 뭐가 그리 잘났는감? " " 무례하구나?!!! " 유아는 주아의 행동이 너무나 당황스러워 그녀에게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러나 주아의 눈은 벌써 서슬이 퍼런채 그녀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어디에도 예의와 이성이라는건 존재하지 않는 듯 했다. " 뭐? 무례?!! 이 아~가. 그려, 너 나랑 한판 해보제이. " " 꺄-악!! " 주아가 솥뚜껑처럼 큰 손을 쳐들자, 주위 시녀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유리는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눈을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반월각에서 비명소리가 울리자, 백상아는 바로 달려 유리에게 다가갔다. 무사들 또한 반월궁의 날카로운 소리에 놀라 몰려들었다. 주아는 사람들이 몰려들자, 약간 주춤하다 유리에게 손을 날렸다. 그러나 곧 백상아에게 잡혀 꼼짝도 못했다. " 뉘요?!! " " 이것 놔유!!! " 놀란건 백상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주아의 손을 잡고서 놓지 않았다. " 상아 오라버니, 괜찮으니 놓으셔요. " " 하지만.... " " 괜찮아요. " " .... " 유리가 화사하게 웃자, 그제서야 백상아는 손을 놓았다. 그리고 유리를 꼭 안았다. " 걱정했어요? " " 당연하지않소. " " 후훗, 바보. " " .... " 백상아는 유리가 귀여워죽겠다는 듯 그녀의 코를 잡아흔들었다. 유리가 환히 미소지으며 그를 꼭 끌어안았다. 소란으로 인해 화환왕과 소화부인이 와서도 그는 유리를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화환왕과 소화부인이였다. 청안 또한 반월궁의 소란으로 들어와있었다. 그는 주아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놀라 그 자리에 멈춘 상태였다. 그러나 화가나서 인상을 굳히고는 주아의 손을 잡아끌었다. " 이...이안.. " " 이안이... 청안이었어요? " " ....네. 공주님.... 소인 이만... " " 이안... " " 가! " " .... " 청안은 너무나 화가난 상태여서 정신없이 주아를 끌고 나왔다. 백상아에게 안겨있는 그녀가 너무 보기 싫었다. 화가났다. " 저 주아라는 아이... 그대로 놔둬도 될까요? " " ....청안을 믿어봅시다. " 소화부인은 걱정스러운 듯 청안에게 끌러가는 주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자를 어쩌면 좋을까.... 청안은 반월궁을 다 벗어나서야 주아를 세우고는 힘껏 뺨을 떼렸다. 주아는 청안의 그런 모습에 놀라 쓰러진채 그를 바라보았다. " 후. 너 제정신이야? 도대체 누구를 손대려 그짓을 하는거야?!!! " " 왜유? 지가 지 자신을 지키겠다는디? 지가 이안의 부인 자리를 지키겠다는디 그게 뭐가 잘못인감유? " " 너... 다시는 공주님 근처에도 가지마. 그랬다간 혼인? 그 순간부터 너와 나의 인연은 끝나는거야. 알겠어? " " .... 아...알았시유.... " 청안의 낮고 소름돋는 목소리에 주아는 기가 죽어 웅얼거리듯 말을이었다. 청안은 주아를 노려볼 뿐이었다. ========================= 음...ㅡ.ㅡ 드뎌 주아와의 갈등이^^:: 24. 주아.... " 공주님? 어딜 가시게요? " " 응. 청안에게. " 유리가 밝게 미소지으며 대답하자, 취취가 걱정스러운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 저... 되도록 그녀 근처에는 접근하지 않으심이... " " 훗, 그녀는 정신좀 차려야해. 이곳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예의를 지킬줄 알아야지. " 하지만.... " " 괜찮아. 내가 위험하면 예전처럼 청안이 지켜줄거야. 늘 그래왔잖아? " 유리가 상큼하게 미소지으며 나가는 모습을 취취는 불안한 듯 바라보았다. 왠지 그가 유리를 지켜주지 못할것만 같았다. 청안은 자신이 아직까지 화환왕에게 어머니와 주아의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곧 대청의 하인에게 알리고는 춘애관의 주아와 어머니를 모시러 가기위해 그곳으로 향했다. 그때 아른한 쟈스민 향이 느껴졌다. ....유리가 그리워서인가?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어머니와 주아가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 " 아니다, 아가야. 저고리섶 바느질은 그리해선 안된데이. " " 이렇게 하면 되나요? " " ?!! "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설마하며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와 함께있는 소녀는 주아가 아닌 유리였다. 그녀는 남색의 예쁜 비단으로 어머니에게서 바느질을 배우고 있었다. " 아.... " " 우리 예쁜 깜둥이 왔구먼? " " 풋... " " 어...어머니... " 유리가 웃었다. 청안은 얼굴을 붉히고는 고개를 돌렸다. 약간 야윈듯했지만 더욱 밝아진 것 같았다. " 깜둥아, 이런 예쁜 애를 놔두고 왜 소개도 안했댜? " " .... " 청안모는 사랑스러운 듯 유리를 쓰다듬었다. " 어...어머님. 주아는.... " " 갸는 지금 청소중이여. " " 청소? " 그때 주아가 들어섰다. 유리는 주아를 힐끗 바라보고는 청안에게 가서는 그의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청안의 검은 얼굴이 눈에 띌 정도로 붉어졌다. 순간 주아가 유리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녀를 잡아채어 눞힌 뒤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 아무한테도 줄수 없구먼! 이안이는 어릴때부터 내꺼여!!! " " 까-악!! " " 이 무슨짓이오!! " 그때서야 청안은 정신을 차리고 주아를 잡아쥐었다. " 공주님을 죽일 생각이야?!!! " " 그려유! 부자면 단가유?!! 부자면 지 남편될 사람 뺏어가도 되는건가유?!! " " 무슨 헛소리야!! "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힘은 보통이 아니어서 청안으로서도 도저히 떼어낼수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근처에 도자기를 주어들어 막 유리를 내리찍을 상태였다. 그때 청안모가 지팡이를 쥐고는 주아를 힘껏 내리쳤다. 주아가 들었던 도자기가 빠른 속도로 유리의 다리에 내리찍혔다. 그러나 유리는 더 이상 비명조차 지르지 않고 있었다. 청안은 정신없이 주아를 때어내서 던지고는 유리를 안아들었다. 그녀의 다리는 피투성이였고, 얼굴이나 온몸은 멍투성이 였다. 주아는 계속 씩씩대고 있었다. " 유리.... " ' 상아 오라버니.... ' " ..... " 유리가 백상아를 낮게 찾자, 청안은 얼굴을 굳힌채 유리를 꼭 안아쥐었다. " 유리.... 제발.... " " 주아 쟈가 원래 좀 과격한기라. " 노모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리저리 약을 찾았다. 그러나 그녀는 죽은 듯 깨어나지 않고 있었다. " 좀 있으면 깨어날기라. 걱정말아래이. " " .... " 아니였다. 그녀는 주아가 보통때 때린 그런 여자들과 달랐다. 너무나 연약한 금지옥엽이었다. 청안은 유리를 쓸어안았다. 그리고 낮게 흐느꼈다. 청안모와 주아는 청안이 울자,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어려서 평생 울어본적없었다. 울어봤자 소용이 없었었다. 그는 그렇게 유리를 안고는 울었다. 그녀 때문에.... 화환궁은 청안에게 안겨 들어오는 유리를 보고 놀라 뒤집어지고 있었다. 그곳은 지금 난장판이나 마찬가지였다. " 어서 의원을 부르라!! 어서!!! " 청안은 유리를 서둘러 매화궁에 눞히고는 의원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새벽녘이라 그의 발소리는 주위를 요란스레 울리고 있었다. " 계시오!!! 어서 문여시오!!! 화환왕부에서 왔소!! 어서 문을 여시오!!! " 그는 부시시 일어난 의원에게 서둘러 갈 채비를 하게 하고는 그를 잡아끌고 왕부로 달리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무사히시길 빌며.... " 어떻소.... " " ....아무래도 뼈에 금이 간 듯 하여이다... " " ? " " ....외상은 몇 달 쉬시면 괜찮으실지 모르오나... " " 모르오나? " " ....잘 하면.... 다리를 저실수도 있으십니다... " " 무...무어라?!!" " 유리야!!! " 소화부인이 놀라 유리를 부르며 기절하자, 화환왕은 서둘러 그녀를 쉬게하고는 의원의 손을 잡았다. " 어떤 약재든 구해주겠소. 저 아이... 저 아이가 정상적으로 걸을수만 있게 해주시오!! 어떤 돈이라도 드리겠소!! 제발!! " 화환왕의 음성은 절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의원은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 못하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손을 쓸수 없는 입장이었다. 이제 유리의 운이리라.... 유리의 운.... =========================== 좀 잛나?^^:: 25. 청안..... +++++++++++++++++ 꿈속에서 그녀는 울고있었다. 왜 우는 걸까. 그러나 아무리 물어보아도 대답이 없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달래주고 싶었다. 조용히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았다. 높은 하늘에서 인연실이 하늘거린다. 유아.... ++++++++++++++++ " .... " 백상아는 잉꼬의 지저귀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 유대인을 기다리는 사이 잠깐 잠이 든 모양이다. 그는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왠지모를 불안함이 엄습했다. 그때 유대인이 들어섰다. " 대인. " " 어서오게. " " 그동안 걱정끼쳐드려 죄송하옵니다. " " 아닐세. 화환왕께서 벌써 사람을 보내 소식을 들었다네. " " 네.... " 그는 피식 웃으며 행복을 내보였다. 말은 하지 않았어도 벌써 화환왕께서는 자신을 사위로 인정한것이리라. 그 얘기는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유대인은 백상아에게 혼인소식을 듣고는 웃음으로 그 이야기를 반겼다. 그리고 흔쾌히 의부가 되어주기까지했다. 즐거운 술판이었다. " 그래, 그 수많은 아가씨들 중에서 유리공주를 택한 이유가 뭔가? 자네 성격에 미모나 재력을 보고서 택하진 않았을거고. " " ... " 백상아는 미소지으며 유대인이 권한 여아홍을 한잔 들이켰다. " 어서 말해보오. " " ...그녀는... 그리 예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 곱고... 귀엽지요. 보호해주고 싶을만큼. " 그는 유대인에게 그녀와의 만남들을 얘기했다. 평상시 말을 잘하지 않던 그에게는 혁신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녀를 자랑하고 싶었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풋과일같은 신선함과 향기로움을.... " 하하하... 자네 자랑이 한도끝도 없구만. " " .... " 유대인은 또다시 한잔을 권했다. " 그녀에게는 예의를 지키기 힘들지요. 너무 작고 앙증맞아서... 꼭 안아쥐고 싶고... 주머니에 넣어다니고 싶을 지경이지요. 그녀와 둘이 있을뗀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산책을 즐깁니다. 전.... 그런 그녀가 좋습니다. 늘 같이 있었 으면.... 합니다. " 백상아는 유대인이 권하는데로 술을 들이켰다. 기분이 좋아서인지, 술의 향기가 좋아서인지 몰라도 그는 평상시보다 더 많은 양을 마셨다. 유대인과의 조촐한 연회는 새벽이 되어서야 끝이났다.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할정도로 취해서는 잠이들었다. ++++++++++++++++++++++++++ < 붉은 실타래들이 서로 뒤엉켜 쏫아지고 있다. 맑고 투명한 붉은 실들이다. 바람에 날려 아름답게 흘러내린다. 곧이어 작고 푸른꽃들이 흘러내린다. 마치 유리처럼 아름다운.... 유리? > +++++++++++++++++++++++++ " 헉. " 백상아는 꿈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식은땀이 흘렀다. 술이 다깬 상태는 아니였지만, 그는 자신의 옥류검을 챙겨들고는 서둘러 말에 올랐다. " 자네 어디가는겐가? " " 죄송합니다 대인. 왕부에 가봐야겠습니다. 그럼..." 그는 서둘러 왕부로 달리고 있었다. 답답했다. 낮에 잠시 꾸었던 꿈도, 그리고 지금 꾼 꿈도 자신에게 무언가를 알리기 위한 것 같았다. 그녀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긴것일까... 두려웠다. 그는 달리고 또 달려 왕부에 도착했다. 그리고 빠르게 내려서서는 대문을 있는힘껏 두드렸다. " 아무도 없느냐?!! " 문지기가 잠에 겨운듯한 눈으로 문을 열었다. 왕부의 문이 열리자 그는 말을 문지기에게 맡긴 뒤 난화궁으로 달렸다. 해가 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에 신경 쓸 만큼의 정신이 없었다. 유리가 안전하기를...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 유리!! " " 누구냐?!! " 화환궁의 호위무사들이 갑자기 뛰어든 백상아를 공격해 들어왔다. 아직 어두운 새벽녘이라 그의 얼굴을 확인하기 힘들어서였다. 백상아는 그런 호위무사들을 물흐르듯 피한 뒤 서둘러 난화궁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그곳에는 유리가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무사들의 공격을 피해 서둘러 화환왕의 대전으로 향했다. 화환왕을 만나야만 했다. 그리고 유리의 안전을 확인해야했다. 그가 일으킨 소란으로 인해 화환궁이 발칵 뒤집혔다. 화환왕 또한 소란으로 인해 밖으로 나왔다. " 멈춰라!! " 화환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빠른 속도로 호위무사들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백상아 또한 화환왕을 확인하고는 포권을 취했다. " 전하. 소란을 피워 죄송하여이다. " " 이 밤에 웬 소란인게요? " " 저... 유아에게 혹.... " " ?!!! " 화환왕이 흠짓 놀라며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화환왕의 반응을 보고서 더욱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 그아이는.... 많이 다쳤다네. " " 대체 누가?!!! " " 낮에 보았던 그 주아라는 아이가 기어이 일을 친 모양이야. " " 얼마만큼...입니까.... " " 팔에 금이가고... 어쩌면..... " " .... " " 어쩌면 절름발이가 될지도 모른다하네. " " ?!!! " 백상아가 비틀거리며 옥류검에 몸을 기댔다. 그에게서 술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화환왕은 걱정스러운 듯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 자네 쉬고서 유리를 보도록 하게. " " 무례한점... 용서하소서... 하지만 소인 지금 유리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사옵니다. " " .... " 화환왕은 한숨을 쉰 뒤 그를 매화궁으로 안내했다. 의원이 진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는 유리의 곁에 쓰러지듯 앉았다. 그리고 그녀를 안았다. 유리는 아픈 나머지 정신조차 차리지 못하는 듯 했다.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자, 그제서야 백상아는 꼭 안아쥐었던 유리를 놓았다. 그리고 마치 힘이 빠져나간 듯 스르르 눈을 감았다. 화환왕은 그런 백상아를 보다 눈이 붉어져옴을 느꼈다. 백상아의 확신에 찬 모습이 그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이제 저 아이를 맞길만한 사람이 생겨 편안해져 왔다. 화환왕은 백상아의 손을 꼭 잡아쥐고는 그를 토닥거렸다. ....그라면 이 험한 세상에서 유리의 울타리가 되어주리라.... " 아이구. 사람죽네~~!! " 소화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에서 물볼기를 맞고있는 주아를 바라보았다. " 그만. " " 예!! " 소화부인은 유리생각에 눈물이 나 정신을 차릴수 없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절름발이가 된다니...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있을수 없는.... " 아이고...이봐유, 돈만 많으면 단감유? 최고냐구유! 왜 남의 남편까지 뺏어가려고 하남유?!!! " 주아는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여전히 비명을 질러대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었다. 다 저 시골구석에서 온 청안이라는 놈 때문이리라. 내 그놈을 당장.... " 그래도 저것이 정신을 못차렸구나!!! " " 지는 어릴때부터 청안 색시구먼유~, 누구도 방해 못해유! " 소화부인은 더더욱 자신을 기만하고 있는 주아에게 화가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삿대질까지 하고 있었다. " 허허, 고것참 맹랑하구나!! 감히 누구와 누구를 비교한단 말이냐!! 무엇이라? 혼약? 청안은 쳐다보지도 못할 나무니라! 감히 누가 누구와 혼약을 한단 말이냐!!! " " !!! " 매화궁앞에서 소화부인의 친국을 보고 있던 청안은 소화부인이 유리와 자신의 처지를 강조하자 묘한 기분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랬다. 자신은 한낮 시골 무사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였다. " 청안, 감히 니놈이.... " " 마마. 용서를. " " 흥! 꿇어라! " " .... " 청안은 황망히 소화부인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 만약 유리에게 무슨일이 생긴다면 내 목을 칠터! " " .... " 그때 시녀 하나가 급히 소화부인에게 무언가를 알리는 듯 하더니 부인의 표정이 약간 변화하며 청안을 노려보았다. " 흥, 못난놈. 집안 여자 하나 단속못해 멸문당할 꼴이구나. " " ..... " " 얘들아! 서둘러 가자!! " " 예! " " 쯧쯧쯧, 남자가 잘나면 뭘하누, 여자가 형편없는걸. " 소화부인은 무시하듯 주아를 바라보고는 서둘러 유리가 누운 매화궁으로 향했다. 청안은 기운이 빠진 표정으로 소화부인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부하인 설현옥이 다가와 그를 다독거렸다. 그가 어머니와 주아를 모시고온 사람이기에 그또한 묘한 기분에 휩싸이고 있었다. " 백상아가 온 듯 합니다. " " ..... " " 술을 드시다 혹시나 하여 달려왔다 하더이다. " " .... " 왜 하필 그인가.... 처음 이 도시에 왔을때부터 사사건건 부딪치던 그였다. 이건 말도 말도 안된다. 왜.... 왜 하필 그인가.... 현옥이 가슴아픈 듯 고개를 숙인채 사라지자, 형틀에 묶여있던 주아가 몸을 툭하니 털고는 소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 아이고.....갔구먼유, 일어나유. " " 바보같은 계집... " " 지는 바보 아니구먼유! " 주아는 그렇게 볼기를 맞고도 멀쩡한지 툭툭털고 일어나서는 청안을 잡아끌었다. 청안은 주아를 노려보았다. 주아는 움찔 해서는 고개를 숙이고는 청안의 팔을 계속 잡아당겼다. " 그래... 난 그녀를 사모한다. 목숨을 내 던져도 좋을만큼. " " 거봐유! " " 허나 난 오르지도 못할 나무. 그녀는 최고신분의 공주야. 알겠나? " " ..... " " 나는 바라보지도 못한다구!!! " 청안이 절규와 같은 음성으로 외치자, 주아는 고개를 숙이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어찌됬건 당당했다. 소화부인에게서 당당하게 인정을 받았으니. 그 여우같은 계집에게 복수도 하고. 얼마나 좋은 일인가. 매는 한번 맞으면 그만인 것. 그러나 청안을 빼앗길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전부이기에.... 그녀는 다시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 미...미안하구먼유... " " ..... " 청안의 귀에는 이제 아무얘기도,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곁에 있기 위해서 용서를 빌어야한다. 용서를.... 그는 허리에 찬 검을 뽑아들고 바닥에 박았다. 그리고 그 검을 쥐고서 그자세로 굳은채 앉 아있었다. 용서할때까지 기다리리라. 기다리고 또 기다리리라. 로이는 매화궁앞에 무릎꿇고 앉아있는 청안을 측은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비가 내릴 듯 하늘이 우중충해져온다... ======================== 음.... 청안의 처절한 기분이 느껴지시나여^^:: 26. 행복..... 그 가슴아픈 이야기. 백상아는 술이 취한 상태에도 그녀의 가는 손을 잡고 계속 앉아있었다. 그녀의 손은 마치 죽은자의 손처럼 차가웠다 " 상아오라버니...? " " ?!!! " 백상아는 유리가 깬 것을 확인하자, 그녀의 하얀 손등에 키스를 했다. 그녀는 안심하라는 듯 백상아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유리의 얼굴을 조용히 쓰다듬었다. " 술...드셨군요... " " 미안하오.... " " 아니에요. 아침에 꿀물을 준비해드릴께요.... " " .... " 그는 조용히 유리의 하얀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녀가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렸다. " 왜그랬던거요.... " " .... " 그는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다 그녀가 대답을 못한채 눈물을 그렁거리자,그녀의 눈가를 조심스래 닦았다. " 힘들면.... 자도록 하오.... " 유리는 그의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가슴이 아리도록 울기 시작했다. " 이러면 안되는 것을... 흑.... 유리에게... 유리에게 미안한 것을.... " " ...유리..... 자시오. 아픈 고통을 잊고.... 늘 내가 그대곁에 있어주겠소. " " 흑흑.... " 그는 울고있는 유리를 살포시 안았다. 남들이 바라보는 곳에서 여자를 앉는다는 것 자체부터가 그에게는 엄청난 용기였다. 그러나 유리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의 정인이기에... 그녀는 자신이 지켜야할 사랑이기에... " 미안해요... 흑...흑.... " " 쉬.. 조금쉬시오. 쉬면 괜찮을게요.... " " 흑흑.... " " 내가 그대를 제워주리다. 편안하게 잘수 있도록.... " 백상아는 유리의 머리를 살짝 들어 자신의 무릎에 얹히고는 편안하게 안았다. 그리고 그녀가 잠들 수 있도록 옆에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화환왕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의원을 데리고 매화궁을 나왔다. 무엇도 그들을 갈라놓을수 없을 것 같았다. 아름다운.... 연인...... 매화궁앞에서 석상처럼 무릎을 꿇고있는 청안이 보였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를 어찌 처리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 헉- " " 오라버니? " " 유리! " 백상아는 따뜻한 햇살을 받아 부시시 눈을 떴다. 꿈을 꾼건가? 그는 놀라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끼고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나 곧 자신의 곁에 유리가 있음을 느끼자,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 오...오라버니!!! " . " 아... 미안.이직 몸이 쾌유되지 않았지. " " 여기는..... " " 매화궁이에요. " " .... " 유리의 병간호를 하려고 들어서던 취취는 백상아와 유리의 모습을 확인하고 미소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소화부인과 마주쳤다. 소화부인 또한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환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일어났느냐? " " 예.마마. " " 몸은? " " 두분다 괜찮습니다. " " 그래? 다행이구나..... " 그녀는 한숨을 쉬고는 취취를 바라보았다. 유리가 있는 곳은 매화궁에서도 가장 햇살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였다. ....자신의 딸 유리는 백상아에게 안겨 미소짓고 있었다. 여기저기 멍이었고, 붕대가 감겨있었지만 아름다운 딸의 모습을 숨길수는 없었다. 그때 의원이 들어왔다. 그 또한 밤을 샌 듯 했다. " 좀 괜찮을 것 같은가? " " 예. " " 유리는.... " " 공주님은 고비는 넘기셨습니다. 허나.... " " ..... " " .... " 화환왕도 아침일찍 유리의 상태를 보기위해 매화궁으로 온 상태였다. 의원은 걱정스러운 듯 화환왕를 바라보았다. " 들어가지마시오. 계속 백호위가 있었으니... " " 예... " 의원은 유리와 백상아를 한번 본 뒤 슬며시 밖으로 나갔다. 백상아는 의원이 나간 것을 의식하지도 못한채 유리를 안고있었다. 그러다 슬며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유리는 무슨일이냐는듯 의아하게 바라봤다. 그는 유리가 사랑스러운 듯 머리를 쓸어넘기다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차갑고 상큼한 느낌이 입술에 와다았다. 그리고 멋적은 듯 그녀를 바라보다 피식 웃어버렸다. 다시는 그녀와 헤어지기 싫다. 다시는... " 속은 괜찮으신지요? " " 괜찮소. " " 좀 쉬셔야하는건 아니신지... " " 그대와 함께 있는 자체가 휴식이라오.... " " ..... " 소화부인은 매화궁을 서성이며 그들의 대화를 행복한 듯 듣고 있었다. " 부인, " " 전하, 이젠 괜찮을 듯 하옵니다. " " ? " 소화부인이 미소지으며 바라본 방안에는 백상아가 유리에게 죽을 먹이는 모습이 보였다. 유리와 백상아는 그림처럼 어울렸다. " 어울리지요? 왜 진작 혼인을 시키지 못했을까요... " " .... " 화환왕이 헛기침을 한 뒤 방안으로 들어서자, 백상아는 정중히 일어나 그들을 맞이했다. " 그래, 몸은 좀 어떻느냐, 유리야. " " 괜찮습니다. 아버님. " 화환왕은 유리에게 화사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 험한 세상에서 유리를 충분히 지켜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과연 나라와 유리중 하나를 택하라 한다면 누구를 택할 것인가.... 만약 집안이 쑥대밭이 된다면....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전하, 어서 날을 잡아 부마를 맞이해야지요? " " 음. 택일을 받으러 가야겠군. " " 우선 약혼이라도 함이... " " 그것도 그렇군. 유리 너의 생각은 어떻느냐? " 유리가 얼굴을 붉히며 백상아를 바라보자, 그는 시원스레 웃어보이며 화환왕에게 말했다. " 소인 마마를 힘들게 하지 않겠습니다. " " 하하하하, 자네가 유리와 혼인을 허락하는겐가? " " 예, 유리와 혼인하고 싶습니다. " " 음. 그럼 당장이라도 약혼을 해야겠군. " " ..... " 유리와 백상아는 얼굴을 붉힌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 밖에... 비가 오나요? " " 그래, 우기가 시작되려는 모양이구나. " " 저.... 청안은... " 유리가 청안을 찾자, 소화부인이 얼굴을 굳히고 대답했다. " 그 괘심한 녀석은 왜 찾는게냐! " " ... " 백상아는 유리의 걱정스러운듯한 얼굴을 보며 그녀를 다독겨렸다. 그도 유리가 청안을 찾는 모습이 좋지는 않았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빗발이 점점더 거세지고 있었다. 화환왕 또한 유리와 백상아의 모습을 보며 청안을 떠올렸다. 집안도 없고 재산도 없는 무일푼의 청년.... 그러나 놓치고 싶지않은 그 무언가가 있었다. 안남지방의 독특한 아집을 지닌,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인상깊은 청년인 그. 물론 황노인이나, 황장군은 그를 무척 싫어한다. 살성운이 강해 유리에게 피해를 준다는거다. 그러나 유리 또한 그에게 끌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는 조용조용하고 강직한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청안 또한 강직함을 지니고 있다. 백상아에게는 없는 듬직함과 -백상아는 서생에 어울리는 이미지다.- 고집을 지니고 있다. 강직함과 충성심은 백상아 못지않다. 처음 유리를 죽음같은 잠에서 깨운것도 그였고, 사라진 유리를 찾아온 자 또한 그였다. ....유리와 혼인하기에는 너무나 그릇이 작다. 그러나 떠나보내기에는 아까운 자다. 만약 유리의 곁에 남겨둔다면... 그러나 그 무식한 주아라는 여자는 어찌해야한단 말인가.... 밤이 깊어갈수록 비는 더욱 심해져갔다. 화환왕은 한숨을 쉬며 밖을 바라보았다. 빗방울이 점점더 굵어지고 있었다. " 전하, 무슨 고민이라도.... " " 아니오. " 소화부인은 화환왕과 뜰을 거닐면서 그의 표정을 살폈다. " 혹 청안 그자를 걱정하시는게면 그일은 소녀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 ..... " " 그자 말고도 우리 유리를 지킬자 많습니다. " " 그러나 그자만큼 목숨걸고 유리를 지킬자 없지. " " 전하! " " 아니오.... " " ....그자는 유리곁에 남아서는 아니됩니다. " " ..... " " ....효선공주가 연안6주를 보냈다하더군. " " 효선이 아니라 오걸매이겠지요. " " ..... " 화환왕은 비내리는 매화궁을 휭하니 둘러보았다. 소화부인또한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황궁에서 그 건으로 연회를 연다 하더군. " " ..... " " 황제폐하의 선물과 함께 입궁해야할 것 같소. " " ..... " 화환왕은 소화부인의 걱정스러운듯한 표정에 미소로 답변했다. " 괜찮을게요. " " 허나 지금 황장군도 없는 이 시기에... " " 괜찮소. " " ....혹 아들을 잃은 채경이 무슨짓을 벌일지... " " 함부로 손을 쓰지는 못할게요. " " ...... " 소화부인은 화환왕이 계속 청안을 바라보는 것을 알자, 그의 발걸음을 돌렸다. " 그의 일에 대해선 생각하지마소서. 소녀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 .... " 화환왕은 자신에게 말을 하고 사라져가는 소화부인을 애처럽게 바라보았다. ....자신과 화환가의 운이 다하고 있었다. ...이번에 입궁을 하면 자신의 집안은 멸문되리라.... 막을수 없는 일.... 그는 자신이 선물로 들고 들어갈 거대한 수석을 가슴아픈 듯 바라보았다. ' 폐하.... 부디.... 송을 지키소서.... ' " 어서 그 고얀 것을 다시 데려오도록 해라! " " 옛!! " 소화부인은 매화궁 정원을 훤히 밝힐 정도로 불을 켜고 형틀을 준비했다. 다시 주아를 벌하기 위해서였다. 빗방울은 더욱 더 심해졌지만 소화부인은 그녀를 멍석을 말고는 매우 치게했다. 주아의 비명소리가 천둥소리를 넘어 사방으로 펴지고 있었다. 청안이 무릎꿇고 있는 매화궁 앞까지.... " 흥, 고얀 것. 감히 자기 신분도 모른채 금쪽같은 공주를 ... " 유리는 주아의 비명소리가 더욱 심해지자, 조심스레 일어나서는 소화부인에게로 갔다. " 어머니.... " " 아니, 유리야. 어이해 이리 나왔느냐. " " 비명소리에... " " 미안하구나... " " 아니옵니다. ....그만 용서하세요... 소녀가 잘못한 일이어요. " 유리는 움직일수 없는 상태인데도 그녀를 만류하고 있었다. ....그녀는 소화부인에게 걸어갈 때 심하게 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화환무사들 모두 가슴이 아픈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 아니될 말! 감히 니 신분이 어떠한데... 그 청안이라는 놈부터 내일 당장 내치리라!! " " 어... 어미니.. " 소화부인이 분을 삭히지 못하고 주아를 노려보고 있자, 유리는 약간 비틀거리며 소화부인에게 기대었다. 그녀는 유리가 다시 비틀거리자, 놀라서 그녀를 부축했다. " 아니, 유리야! 어이그러느냐!! " " 피를 보니 속이... " " 그래, 내 니가 이곳에 나오는걸 그리도 막았거늘. 어서 안으로.. " " 옜! " 유리는 소화부인의 부축을 받으며 다시 침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바로 잠들어버렸다. 많이 피곤해있었다. 소화부인은 그런 유리를 안타까운 듯 바라보고는 그곳을 나왔다. 저러다 또다시 깊게 잠들어버리면 어이한단 말인가.... 이틀째 비가 내리고 있다. 백상아는 멍하니 비내리는 정원을 바라보았다. 3월이라 그런지 매화가 만개해 아름다움이 돗보이고 있었다. 비소리가 음악소리처럼 정겹다. " 누구게~ " " 어, 누굴까? " " ... " " 우리 토끼같은 꼬마? " " 웅... 꼬마라구요? " " 하하하하.. 꼬마 맞잖아! " " 어머!! " 백상아가 유리를 번쩍 안아들고 한바퀴 돌렸다. " 까-악! " 그는 유리의 즐거운 비명을 듣는게 좋은 듯, 그녀를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이제 자신의 아내가 될 여자다. 바라보기만 해도 즐거운 이 소녀가 이제 자신의 아내가 된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 이제 몸은 괜찮소? " " 네. " 비가와서 약간 써늘한 날씨다. 그는 유리를 포근히 안았다. " 상아오라버니? " " 왜그러오, 유리? " " 만약.... 제가 갑자기 사라져버린다면... 절 찾으실건가요? " " 물론이오. " " .... " 그녀는 항상 똑같은 물음을 한다. 백상아는 얼굴을 붉히며 야윈 유리의 볼을 어루만졌다. 지루할정도로 길게 비가 내리고 있다. 벌써 5일째다. 유리는 4일째가 되어서야 자신의 숙소인 난화궁으로 옮길수 있었다. 다행히 다리는 심하게 절지않게 되었다. 그러나 다리에 흉찍한 상처는 나을수가없었다. 화환왕은 정자에 서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5일째 꼼짝하지 않고 있는 청안을 보고 있었다. 그의 처리를 어찌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 아버님. 쌀쌀한 날씨인데 들어가시지요. " " 오, 유리야. 나왔구나... " 유리는 조용히 화환왕의 옆에 서서 청안을 바라보았다. " 큰 짐이로다.... 정녕 큰 짐이로다.... " 그는 유리가 무슨 말을 할지 아는 듯 한숨을 쉬었다. 유리는 매화궁 정자에서 보이는 청안을 구슬프게 바라보았다. 비다. 비가 내리고 또 내린다. 그 비는 나의 얼굴을 타고 흘러 바닥으로 떨어져서는 골을 만든다. 아무 생각이 없다. 무엇 때문에 이런 고통스러운 행동을 하는지. 눈앞이 흐릿해졌다. 우기가 시작된 모양이다. 고향에선 좋아하리라. 한해 농사를 책임지는 단비가 내리니... 고향에서도 비가 내리겠지. 붉은 땅은 비에 젖어 더욱 붉어져 있다. 갑자기 물방울이 느껴지지 않는다. 비가 그친건가? 그러나 그의 주위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그는 감았던 눈을 힘겹게 떴다. ...제일 먼저 쟈스민향이 느껴졌다.. " 청안... " 유리였다. 유리가 지신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다. 비로 인해 그녀의 하얀 비단옷이 더럽혀지고 있었다. " 아가씨.... 옷 버리십니다.... " " 일어나요. 아버님께서 용서하셨어요. " " .... " 우산을 바쳐든 유리의 모습은 유약하고 아름다웠다. 물기를 머금은 연꽃처럼. 그녀의 허리를 잡아쥐면 놀란 듯 바둥거리겠지.... 하얀 비단옷이 그녀를 더욱 청초하게 만든다. 인연실을 들고 밝게 웃던 그 모습이 생각났다. 아니 인연실의 무게로 그녀를 감싸안고 있던 그 순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청안은 검을 쥐고서 일어서려했다. 그러나 다리가 굳었는지 서기가 힘들었다. 유리가 그가 서는 것을 도와주었다. " 아가씨... 옷이.... " 청안을 부축하느라 우산이 쓰러지자, 유리 또한 비를 맞기 시작했다. 그것보다 자신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어렴풋이 보이는 다리의 상처였다. 비를 맞아 달라붙은 바지사이로 보이는 흉찍한 흉터...... 자신의 큰 몸이 유리에게 기대어 걸어가고 있다. 정말 팔을 한번 휘 돌리면 그녀를 안을수 있을만큼 그는 가까이 있었다. " .... " 그는 자신을 부축해 가고있는 유리의 향기로운 머리결에 살짝 키스를 했다. 그녀를 지키리라. 영원히.... 자신이 죽는 그 순간까지.... 평화로운 오후다. 청안은 아침햇살에 겨우 눈을 뜰수 있었다. 5일동안 맞은 비는 그에게 심한 감기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좋은 일이었다. 그녀를 늘 볼 수 있었으므로... 역시 오늘도 도란거리는 그녀의 상큼한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어머니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보통 여자들은 -마을 여자들은 가난한 우리집을 무척 싫어했었다.- 어머니가 가난하고 무식하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얘기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녀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어머니와 웃고 있었다. " 전복 튀김은 이렇게 하면 되는거구먼유. " " 아이 참, 반말 하셔도 된다니까요? " " 하지만... " " 괜찮아요. " " 이제 시집갈 준비 하시는건감유? " " ... " 유리가 미소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자, 청안모 또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우리 이안이도 공주님처럼 이쁜 색시를 얻으면 얼마나 좋을까유... " " 주아도 예뻐요. " " 아니구먼유... " 청안모가 아쉬운 듯 잠든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가 주아가 아닌 다른 여자를 택하길 얼마나 바랬던가... " 참, 이것한번 드셔보세요. 전에 가르쳐주신 유곽을 반들어봤어요. " " 그려유? " 청안모는 유리가 권하는 유곽을 조심스레 먹었다. " 솜씨가 좋구먼유? 이건 우리 이안이가 좋아하는건디... " " 그래요? " " 우리는 가난해서 이런건 만들어먹어보지도 못했으라.... " " 주아는 솜씨가 좋을것같아요. 다행이에요, 가끔 주아랑 음식도 만들고. 청안은 좋겠어요. " " .... " " 상아오라버니도 좋아할거에요. 전 음식솜씨가 형편없거든요. 한번도 배워본적이 없어서. " " 백상아님과 혼인하는구먼? " " .... 어울리는 신부가 되고 싶어요. " " 보기좋구먼유.... " 청안은 백상아의 얘기가 나오자, 인상을 찡그렸다. 그가 유리와 혼인한다. 유리와.... " 청안이 좀처럼 깨지않네요? 이만 가봐야겠어요. " " 좀더 있다가시지... " " 아니에요, 상아오라버니가 기다리고 계실거에요. 이만 가볼께요. " " 그...그려요... " 잡고싶었다. 유리의 옷자락을 잡아쥐고 사랑한다고, 떠나지말라고 울부짖고 싶었다. 청안은 피가날 정도로 불근 주먹을 잡아쥐었다. " 오라버니! " " 유리, 어디갔다오시는게요? " " 후훗, 청안 병문안 갔다 오는 길이에요. " " 청안? " " 네. " " .... 난 그대가 그와함께 있는게 싫소. " " 피, 질투하는거죠? " " 그건... " " 기분좋은데요? 오라버니가 질투를 하다니. 그는 친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알겠죠? " 유리가 상큼하게 미소지으며 자신에게 매달렸다. 그녀는 열여섯 어린나이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신부가 되는 것이다. 스물 여섯인 자신의.... 화산의 사부님께 연락을 드려야 하리라. 사부님도 좋아하시겠지. 채경은 이를갈며 자신의 아들을 죽인 무리들을 저주했다. 이제 황태자 조항을 이용해 모든 것을 하리라. 모두 죽여버리리라. 아니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주리라.... " 준비는 다 되었느냐? " " 예! 재상님이 시키신대로. " " ...해강, 자네는? " " ....예, 시키신 대로... " 채경은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흘리며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눈에 가시같은 화환왕만 없다면 이 송의 모든 권력은 자신에게 오는 것이다. 아들의 복수와 함께!!! 해강은 멍하니 웃음을 날리고 있는 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지금 화환왕이 자신에게 부탁했던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흠짓 자신의 생각을 고쳐잡고는 채경을 다시 바라보았다. 어찌되었건 채경은 자신의 주군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 후훗^^ 연참이라네^^ 27. 화환궁의 불길한 기운...... " 전하, 궁에서 연락이 왔사옵니다. 서둘러 백호위님을 궁으로 들라하더이다. " " 무슨일이더냐? " " 그건 소인도 잘 모르는 일이오니다. " " ....사위, 오늘은 이만 두도록 하세나. " " 예, 전하. " 그들은 바둑을 두다 청지기의 보고로 판을 물렸다. 백상아는 묘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화환왕을 바라보았다. 요즘따라 불길한 기운이 화환궁을 감도는 듯 했다. 막 바둑을 물리자, 소화부인이 밝은 얼굴로 그곳으로 들어섰다. 백상아는 소화부인에게 정중히 포권을 취했다. 그녀는 미소지으며 웃어보이고는 화환왕을 바라보았다. " 여기에 계셨군요, 전하. " " 무슨일이오? " " 유리의 택일 문제로 용화사에 들릴까 합니다. " " 용화사 주지를 이곳으로 부르는 것이 좋지않겠소? " " 그것보다는 직접 가보는게 용하다 하더이다. " " ....누구를 데리고 갈 생각이오? " " 안휘를 데려가려 하옵니다. " 화환왕은 한참을 소화부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백상아 또한 묘한 분위기에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소인 이만 입궐해야할 것 같사옵니다. " " 그리하시게. " " 잘 다녀오오, 사위." " 예.... 장모님." 소화부인의 마중을 받으며 백상아가 사라지자, 화환왕은 무겁게 입을 떼었다. " ....청안을 데려가시오. " " 그는 싫습니다. 유리가 혼인한 뒤 바로 쫒아낼 생각이옵니다. " " ..... 유리는 그를 싫어하지 않소. " " 흥, 감히..... 전하는 상관치 마소서. " " .... " 화환왕은 소화부인이 흥분을 하며 외출준비를 서두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청안 문제를 어찌할지 모를 일이다. 부인의 말대로 그를 내쫒을 것인가... 유리는 청안모와 꿀에 절인 매화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청안모는 유리가 귀여운지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 우리 이안이 깼구먼? " " 어...어머니... " " 그려그려, 이자 죽좀 먹어야제? " " .... " 청안은 어머니가 주는 죽을 어린아이처럼 받아먹었다. 유리가 그런 모습을 보며 쿡쿡 웃었다. " 청안은 애기같아. " 청안은 유리를 한참동안 노려보았다. " ...왜 이곳에 계신겁니까. " " ? " " 이곳은 아가씨가 계시기에는 너무 누추한 곳입니다. " " 청안은 여전히 바보구나? " " ... " " 친구집에 놀러온것도 안돼? " " 소인은 친구가 아닙니다. " " .... " 유리가 투정부리듯 청안을 바라보았다. 유리는 모른다. 저런 모습이 얼마나 자신을 괴롭히는지. 얼마나 자신을 미치게 하는지.... 그때 취취의 목소리가 들렸다. " 마님 드십니다. " " .... " 청안이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려했지만 몸이 좀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 그대로 있도록 하게. " " 어서오세요, 어머니. " " 유리야, 너는... " " .... " 소화부인은 청안모가 청하는 의자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유리가 청안과 함께 있자 인상을 찡그리고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방긋 웃으며 그녀에게 전복튀김을 권했다. " 어머니, 이 전복튀김을 좀 드셔보셔요. " " 전복튀김? " " 에, 소녀가 만들었습니다. " " 무어라? 이런 경사가 있나? " 그녀는 유리가 권하는대로 전복튀김을 한입 깨물었다. 이제 음식까지 만드는 유리가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 어휴, 유리 사랑스러운 공주님, 이제 시집갈 준비를 하는구나, 응? " " 아이 참, 어머님두. " 유리가 얼굴을 붉히며 소화부인에게 미소를 지어보이자, 그녀는 대견스러운 듯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저그.... " " 무슨일이냐? " " 저그... 우리 주아는.... " " 흥, 그 괘씸한 아이는 왜 말하는게냐? " " 그...그려도.... " " 어머니, 곧 소녀의 혼인식이니 방면하여 주소서. " " .... " " 그리고 그녀는 청안의 조강지처가 될 사람이오니다. 그러니.... " " 휴.... 유리야. " " 소녀 모든이의 축복을 받고 싶사오니다. " " ...정히 너의 뜻이 그러하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여라. " " 감사합니다, 어머님! " " 그리고 우리 택일을 하러 용화사에 가자구나. " " 택일이요? " " 그래, 만인이 축복받는 혼인을 해야할 것 아니냐? " 청안은 그녀의 행복한듯한 모습에 주먹을 쥐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니 고개를 돌렸다고 생각했을뿐 그녀와 소화부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유리야, 나가있거라. " " 왜요, 어머니? " " 이제 곧 혼인할 아이가 청년의 방에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라. 어서. " " 예, " 유리가 나서자, 소화부인은 청안모에게 차를 권하며 한동안 그곳을 둘러보았다. 정갈하고 깔끔한 방이었다. " 청안이 그동안 일을 잘해주어 다행히 우리집에 우한이 없었소. " " 아니구먼유. " 그녀는 잠시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누워있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깨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 큰 목소리로 청안모에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 이제 우리 유리도 혼인을 하고, 청안 또한 저 주아라는 아이와 혼인을 하니 분가를 해야할 것 같소. " " 아...아니구먼유. " " 개봉 외곽에 꽤 괜찮은 가옥을 하나 구해놓았소. 그곳에서 살도록 하오. " " .... " " 내 용화사로 가니 그사이 가도록 하오. " " .... " " 우리 유리에게는 주아와 혼인해 신혼집을 차렸다 할터이니. " " .... " 청안은 아무말하지 못한채 애꿋은 이불만 쥐고 있었다. 소화부인이 나가도 그는 좀처럼 이불을 놓지못했다. 불끈 쥔 주먹에서 피가 배어나왔다. 어쩌면 그녀를 영원히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유리는 소화부인이 청안에게 하는 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청안을 위해서 그것이 더 나은지도 모른다. 이제 자신은 백상아와 혼인을 한다. 그것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고 그를 사랑한다. ....친구가 아니라면.... 옆에 있기에 너무 위험한 남자.... " 유리. " " 어머! 상아오라버니! " " ... 급히 궁에 들어가봐야하오. " " 황궁에요? " " 궁에 무슨일이 생긴 모양이오. " " ..... " " ...돌아와... 우리 혼인합시다. " " 후훗. " " 왜 웃는게요? " " 오라버니가 좋아서요. " " !!! " " 바보같아. " 백상아는 얼굴을 붉히며 자신을 예쁘게 흘겨보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 그대는 너무나 사랑스럽소.... " " .... " 유리의 해맑은 웃음이 그를 반겼다. 그런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그는 유리를 안았다. 바람이 부드럽게 그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 음... 드디어 청안이 쫒겨가는군요.^^ 휴..... 좀 불쌍한가여^^:: 28. 납치된 유리. 소화부인은 유리와 함께 용화사로 향했다. 용화사의 주지승은 도술에 능해 점을 잘보기로 유명한 승이었다. 그런 도가로 찾아가 유리와 백상아의 택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눈에 밟히던 청안은 개봉외곽으로 보내버렸으니 이제 유리의 혼례만 남은격이다. 용화사로 가는길은 무척 험한편이었다. " 유리야, 이제 곧 용화사니라. " 소화부인은 밝게 미소짓는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앞으로의 이 아이의 행복을 빌고 또 빌었다. ... 갑자기 주위가 혼란스러워진 것은 그때였다. " 으하하하, 목숨이 아까우면 다 내놓아라!!! " " 왠놈들이냐! " " 당연히 산적님들이지! " " 당장 물러들가라! " " 으하하하! 야들이 간이 배밖으로 나왔는데? " 소화부인은 새파랗게 질려 유리를 꼭 껴안았다. 질린건 유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싸움은 계속되었다. 소수였지만 실력있는 화환궁 무사들에게 몰리자, 도적들은 가마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도적들의 숫자가 많아 무사들로서도 힘든 상대들이었다. 그들이 가마를 공격하자, 혼란스러움으로 소화부인과 유리는 가마를 빠져나와 서둘러 무사들에게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들에게 가기 전, 유리는 도적에게 잡히는 신세가 되었다. 유리가 잡히자, 화환무사들은 일제히 검을 거둬들였다. 소화부인은 유리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 흥, 이 여자의 목숨이 아깝거든 어서 물러나라! " " .... " " 유리야!! " " .... " " 물러들서라! " " !!! " 유리가 소리치자, 모두가 추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들은 소화부인을 부축한 뒤 뒤로 물러섰다. 그들이 물러서자, 산적들은 유리를 들쳐업고는 숲으로 사라져갔다. 무사들이 서둘러 그들을 따라갔으나 소용이 없었다. 산이 너무 험난한데다 깊어 위치를 찾기 힘들었다. 서둘러야 했다. " 어서...어서 쫒아가지 않고 뭐하는게냐!!! 유리야!! " " 서둘러라! 서둘러 왕부에 알려라!! " " 유리야!!! " " 너는 부인을 모셔라! " " 에! " 소화부인은 정신을 잃을때까지 유리를 부르고 또 불렀다. 그들은 유리를 안고 점점더 깊이 숲을 헤치고 들어가고 있었다. 어둠이 짙어지고 있다. " 부인과 유리는 언제 돌아온다고 하더냐. " " 예, 한 2,3일정도 걸리신다 하여이다. " " ....위험하지나 않을까 모르겠구나..... " " .... " " 입궐준비를 서둘러라. " " 예." 연회는 일주일간 열릴 것이다. 마지막날 선물을 개봉하겠지.... 유리야... 이제 이 애비는 너를 보지 못하겠구나.... 그는 멍하니 자신을 상징하는 별이 유성이 되어 떨어져내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길해...> < ? > < 서둘러라. 서둘러 화환궁으로 돌아가자!> < 허나 전하께서... > < 전하의 별이.... 떨어져내리고 있다... > < ?!! > < 서둘러야 한다. > " 폐하. 천세를 누리소서. " " 후훗, 왔는가, 백호위. 이리 앉게. " " .... " 황제는 채경이 가지고 온 난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채경은 그런 황제를 흐뭇한 듯 바라보았다. " 어인일로 부르셨는지... " " 아, 채경의 집에서 호위좀 맞아주게나. " " .... " 백상아는 인상을 찡그린채 채경을 바라보았다. 채경은 화색 가득한 얼굴로 황제에게 아부하기에 바쁜 듯 했다. " 폐하... 소인은... " " 내 자네를 특별히 생각해 채재상에게 보내는 것이니 그리 알라! " " .... " " 폐하, 영광이옵니다~ " 채경이 입을 재대로 다물지도 못한채 기뻐하자, 황제 또한 호탕하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 내 자네가 준 이 난을 받은 보답을 해야 하게 아닌가~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백호위를 늘~ 데리고 다니게. " " 예~ 폐하~ " 백상아는 얼굴을 굳힌채 황제와 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 백호위는 앞으로 채재상을 나 모시듯 하라. 알겠느냐? " " .... " " 어허! 어이헤 말이 없는고!! " " 후훗, 폐하. 폐하 모시듯 하라면 소인이 폐하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럼 백호위에게 배신을 하라는 뜻인데 어찌 곧고 바른 그가 그런 행동을 하겠사옵니까. " " 하하하하 말이 또 그렇게 되는가? " " 예~ 폐하~ " 백상아는 허탈한 마음이 되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채경의 감언이설에 자신의 황제는 점점더 정치와는 멀어지고 있었다. ....이제야 유리와 만났거늘.... 가슴이 아려오고 있었다. " 음... 화환왕이 내가 원한 수석을 구해왔을꼬? " " 예, 폐하. 그가 오늘 입궁한다하였으니 아마도.... " " 그래? .... 백호위는 이제 나가보게. " " ....천세를 누리소서... " 물러서서 나가는 백상아에게 휘종은 채재상의 집으로 가서 기다리라 명했다. 백상아는 뒤틀리는 속을 진정시키며, 채재상의 집으로 향했다. 채경은 백상아가 나가자, 휘종에게 은밀하게 미소지으며 그가 좋아하는 그림과 서첩들을 이것저것 칭찬하기에 바빴다. 이제 5일후면... 눈에 가시였던 화환왕과 유판관을 없애버리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완전한 자신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조금만 더 참으면.... 선화5년(1123), 봄이오는 3월의 어느날이었다.... ========================================== 후훗^^ 감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1편 더!! 29. 채경의 복수 지겨울정도로 채경의 저택에서 경비를 서고있는 백상아는 황제의 명령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채경의 호위를 하는 자신이 한탄스러웠다. 황제의 명을 어길수는 없어 그의 곁에 머물고 있었지만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채경은 그에게 서신 연락 일체는 물론 유대인의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하게했다.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듯 한데 그 의도를 알수가 없어 답답했다. 무엇보다 유리가 걱정이었다. 그녀에게도 아무 연락조차 할수 없었다. 유리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으면 어찌하나... 택일은 잘 받아 왔을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왜이리 불안한걸까. 그는 유리를 생각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 백호위님? " " 아.... 다해님. " " 이 깊은 밤에 무얼 하시는지요? " " 그냥 달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 " .... " 다해는 조용히 연못을 거니는 백상아의 옆에서 같이 밤을 즐기며 거닐고 있었다. 채경의 유일한 딸인 그녀는 채경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무남독녀 외동딸이었다. 그녀 또한 상당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약간 통통한 얼굴에 붉은끼 도는 화색 좋은 볼과, 청보라빛의 눈화장을 한 아름다운 눈. 유리보다 약간 큰 키. -유리에 비하면 그리 아름다운 편은 아니였지만,......- 유리 그녀가 갸름한 미인형이라면 다해는 통통하고 풍만한 여인이었다. 그녀는 지금 채경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딸답게 귀한 비단으로 지어진 고급스러운 옷과, 황궁의 여인들만이 겨우 구할수 있다는 한옥 비녀로 장식하고 있었다. 그런 다해와 백상아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채경이었다. " 자네가 보기에도 백호위가 정말 내 딸과 어울린다 생각지 않나? " " 예,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합니다. " " 내 생각도 그러하네. 황제께 진언할 생각이야. " " ? " " 다해도 그리 싫어하는 것 같지 않으니 둘을 혼인시킬 생각이라네. " " .... " " 저런 든든한 사람을 사위로 둔다는 건 정말 멋진일일게야. 암~ " 채경은 흐뭇한 듯 다해와 백상아가 거니는 모습을 또다시 바라보고 있었다. 백상아가 조금 키가 큰 듯 했지만 여자는 작은 맛이라지 않은가. 정말 어울리는 한쌍이야... " .... " " 유판관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도 저자처럼 든든한 무사가 그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지. " " .... " " 그를 내사람으로 만들걸세. " " ... " 그는 기분좋은 듯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 결연한 눈으로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 회유가 안된다면 강제라도. " " ....화환가와 유대인은 어찌하실겐지요. " " 그들? " " 네, 그들말입니다. " " .... " " 소인이 알기로 화환가와 혼약하기로 되어있는줄압니다만. " " 후후후....화환가는 곧 멸문을 당할걸세. 그것도 3일후. 황제시해죄로. " " ?!!! " " 그리고 유판관 그자도. " " ..... " "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어리숙한 진황자도 없애야겠지. " " .... " 해강은 묘한 눈빛으로 채경을 바라보았다. 유판관이 죽든 상관치 않는다. 그러나 화환왕의 죽음은.... 그는 채경이 바라보는 다해쪽을 함께 바라보았다. " 나으리의 예상대로 연운 6주가 송으로 돌아올것같습니다. " " 그래? 효선공주가 공을 세운 모양이군. 흥, 금도 생각외로 약속을 잘 지킨단말이야. " " .... " " 자, 해강. 황궁으로 가세나. 이제 효선의 계획대로 일을 처리해야겠네. " " 네. 나으리. " 해강은 채경과 함께 다해와 백상아가 거니는 연못을 지나쳤다. " 아버님! " " 오, 그래. 내 사랑스러운 아이야. " " .... " 백상아는 채경이 다가오자, 그에게 간단히 포권을 취하고는 들어가려했다. " 아, 소개하지. 내 호위무사인 해강이라네. " " ... " 백상아는 간단히 포권을 취했다. 해강 또한 그에게 포권을 취하고는 채경에게 서두르라 재촉했다. " 하하하, 내 궁에 급한일이 있어 입궁하니 그 뒤에 봄세. 오늘따라 우리 다해가 무척 예쁘구나. " " 아이, 아버님두... " " 하하하하... 그럼 내 다녀오마. " " 다녀오셔요. " " 그래, 내 다녀오마. " 채경은 미소를 띤채 궁으로 향했다. 백상아는 묘한 눈빛으로 채경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금 분명 무언가 일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대책없이 이곳에 있어야 한단 말인가.... " 무슨 고민을 그리하시는지요? " " 아, 아닙니다. " " ...효선공주님과의 혼담건... 들었습니다. " " ..... " " 양가댁 규수들은 다 알고 있어요. " 그는 다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않아 다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미소지으며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효선공주의 고백을 물린 그 건을 말하는건가.. 그것이 어떻게 다른사람들에게 알려졌단말인가.... " .... " " 후훗, 그래서 다 당신을 흠모하지만요. " " .... " " 소녀도 그 흠모자들중 하나랍니다. " " ?!! " 그는 정색을 하며 다해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곧 무덤덤하니 변하며 대답했다. " 소인 사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곧 혼인할 생각입니다. " " 후훗, 당신은 그래서 멋있어요. .....농담이었어요. " 다해는 백상아의 팔짱을 끼며 미소지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건 어쩔수 없었다. " 형님. 조금만 더 기다리십시오. 곧... 곧 유리를 데려오겠습니다. " " 그래.... " 오걸매는 힘없이 누워있는 아골타를 가슴아픈 듯 바라보고 있었다. " 왕야, 연운6주건은... " " 나가서 이야기 하자구나. " " 예. " 그는 조심스레 아골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대전으로 나왔다. 그곳에는 가두어진 효선이 멍한 눈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 돌려주시라 함은.... " " 유리와 약속을 했다. " 유리의 이야기가 나오자, 효선은 흠짓 놀라는 듯 했지만 이내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악을 타 보아라. " 오걸매가 말을 하자, 효선은 옆에 놓인 금을 들고 음을 타기 시작했다. 대전 가득 효선의 악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라프윈은 그런 효선을 묘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황궁은 축제분위기였다. 채경은 입궁하자마자 황태후에게 문안을 올린 뒤 잔치중인 대전으로 향했다. 황제는 흥에 겨워 시와 가무를 즐기고 있었다. " 호오, 왔는가? " " 예, 폐하. " " 앉도록 하게. " " 예. " 해강 또한 채경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채경의 무사라는 특권이었다. 황제의 옆자리에는 채경과 동관이 앉아 아부하기에 바빴다. 그리고 금의 사자인 하락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해강은 그자의 옷 소매안에 몰래 무언가를 집어넣었다. 그것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 다음이 기대되시져^^ 30. 유리를 위하여.... 유리는 정신을 잃고 있었다.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괜찮다지만 너무나 힘든 여정이었다. 그녀는 끌려가다 산적에게 짚단위로 집어던져졌다. 그들은 기절한 유리를 힐끔 보고는 서둘러 문을 잠궜다. 오랜만에 들어온 상등품이었다. 그녀는 비명조차 지를수 없었다. 주위에는 그녀 또래의 많은 소녀들이 울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인신매매였다. " 조심해. 상품 가치 떨어지지 않게. " " 예, 두목. " 그들은 다시 문을 열고는 능글스럽게 소녀들 하나하나를 바라봤다. " 이만하면 모두 상등품들 아니유? " " 그래. 아마 비싸게 팔수 있을거다. " 그는 힐끗 유리를 바라본 뒤 곳간의 문을 닫았다. 생각외의 고가품이 자신의 수중으로 들어왔다. 서역쪽으로 나가면 더욱 고가로 팔리리라. 요즘 페르시아에서 동양 여자를 인형같다하여 모집하고 있으니. 유리와 소화부인이 떠나자마자 청안 가족은 외곽에 준비된 집으로 이사를 해야했다. 아무도 그들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안타까운 듯 그들을 바라볼 뿐.... 그것은 소화부인의 명령이었다. 로이는 열에 들떠 떠나가는 청안의 등을 다독거려주며 그의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저 열로 인해 변화될 것이다. 어느쪽으로 변할지는 모르지만.... 어릴때도 그랬으니까..... " 청안님.... 가셨는지요? " " ...예.... 취취님. " " .... " 취취는 떠나가는 청안 일가의 모습을 보며 묘한 기분에 휩싸이고 있었다. 청안에게있어 주아는 너무나 벅찬 상대였다. ...그런데 그가 계속 고향마을에 있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 휴... 아가씨가 유독 청안을 아꼈었는데.... 취취는 한숨을 내쉬고는 서둘러 난화궁으로 향하였다. 아가씨가 돌아오기전 준비를 다 해놓아야했다. 청안의 일은 안됐지만, 유리에게 백상아가 있으니 상관없으리라. 그녀는 유리공주가 생각나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보다 한 살 밖에는 어리지 않은 그녀였지만 유난스레 어리광도 심하고, -물론 예전엔 너무나 차가웠다.- 정이 많아 볼수록 웃음이 맺히게 하는 분이었다. 어떤 혼례복을 준비하는게 좋을까 생각하며... 그녀는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고 있었다. 연락오실때가 되었는데.... 도무지 아무 기별이 없으니... 취취는 지금 어른이 없는 입장에서 자신 혼자서 큰 집을 운영하기에 버거워하고 있었다. 전하 또한 황궁의 폐하 생일잔치에 참석해 일주일 후에나 오실것이니.... 그녀는 가끔 대문을 내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쯤 부인이 오실까.... " ? " " 어서 문을 열어라!!! 어서!!! " " 마...마마? " 취취가 문을 열자,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화환가의 무사들과 그들이 모시고 온 소화부인이 보였다. 그녀는 정신을 잃고 있었다. " 마마!! 이게... 이게 어이된 일이냐!! 유리님은?!!" " 도중에 도적떼를 만나.... " " 뭐어라?!!! " 비참한 기분에 열이 더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화환궁을 나온지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좀처럼 열은 내리지 않는다. 의원은 마음에서 오는 병이라며 마음을 가라앉히라 하지만 가라안기에는 너무나 억울했다. 주아는 조용히 그런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자신의 죄를 알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청안의 열을 내리기 위해 정성들여 죽을 끓이고 찬물로 그의 온몸을 닦아댔다. " 어휴... 어릴때도 한번 앓지않던 아이가 다 커서 이게 무슨일이여.... "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님.... " 청안의 울부짖는듯한 목소리에 청안모는 눈물지으며 청안의 땀을 닦아냈다. " ....가질수 없어도.... 가져야제. 니가 가지고 싶음 가저야제. " " !!! " 청안은 어머니의 말에 눈을 뜨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청안모는 계속해서 그의 땀을 닦아대고 있었다. " 우리집도 그리 부족한 집안 아니구먼. 시대만 잘 탔다면 니 아버지 훌륭한 무사로 명성을 날리셨을거구먼. " " .... " " 내가 왜 반지 줬는지 잊지 않았제? " " .... " " 유리공주님 손가락에 꼭 들어가겠더구먼. " " .... " 청안은 고개를 숙이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다 유리의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다정스럽게 청안을 다독거리고 있었다. 어머니의 말대로..... 그리하여도 되는걸까. 자신이 그녀를 납치해 그의 것으로 만들어도? 혼란스러웠다. 허나 가지고 싶었다. 아니 늘 곁에 두고 싶었다. 그녀가 평생을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다 하여도.... 자신이 그녀의 하나밖에 없는 낭군이라면 만족하리라 생각했다. 밖이 소란스러워지며 취취가 달려들어왔다. 그녀가 기별도 없이 찾아오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것보다 놀라운 것은 그녀의 행색이였다. 그녀는 급히 달려왔는지 온몸이 땀투성이였고, 옷매무새 또한 흐트려져 있었다. " 공주님이...공주님이.... " " !!! " 청안은 정신없이 검을 챙겨들고 달려나갔다. 그녀를 구해야했다. =============================================== 좀 짧나? ^^:: 막간을 이용해 회사에서....^^:: 그럼..... 오늘 저녁 12시즈음 다시 하나 올리지여^^ 후훗^^ 많은 의견 부탁드려여~~~ 참, 조금 있슴 인물들 인기투표 할텐데....(몇이나 등장했다고...^^""....바버.ㅠ.ㅠ) 쿠쿠^^ 할까여? 늦었지여^^ 오랜만에 화실에 갔더니..^^:: 그럼 즐독하세여~~ =========================================== 31. 화환가의 몰락-로이&취취의 사랑.... 황궁에서의 연회는 마지막 날이 되자 정도가 지나쳐 질릴 정도로 사치스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황제 자체가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특이한 수석과 난 등을 모으는데 열을 올려 누구나 황제의 눈에 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화환왕은 거나하게 취한 황제를 굳은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송의 재정은 점점 더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올해만 해도 흉년과 기근으로 인해 많은 백성들이 배고픔으로 고통받고 있지 않은가.... 그런 실정에서 황제의 화려한 생일잔치는 빈축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리고 신기하게 생긴 수석을 발견하면 어떤 값을 치러서도 사버리는 황제의 사치에..... 분위기는 무희들의 춤으로 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채경은 음흉한 미소를 머금은채 달변으로 황제의 정신을 빼놓고 있었다. " 후훗, 폐하. 화환왕이 준비하였다는 사람 크기만한 수석을 이제 구경하심이 어떠하신지요 " " 오호, 그대가 나의 마음을 이리 잘 알다니~ 나도 어서 보고싶다오. " 채경은 화환왕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한번 웃어주고는 포권을 취했다. " 황하지역의 기이한 풍난을 품은 수석이라 하옵니다~. " " 그래요? 하하하하. 어서 보고싶다!! 얘들아! 뭣들하는게냐? 어서 들여오너라!! " 황제의 명령으로 거대한 선물상자가 대광장으로 들어오자,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그 선물을 바라보았다. 그 크기가 사람을 매료시키기에 남을 정도였다. 황제는 서둘러 달려가 선물을 묶은 끈을 풀어내렸다. 채경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황제가 막 상자의 끈을 푼 순간, 상자에서 무언가 튀어나오면서 빠르게 황제를 공격해들어갔다. 황제는 순간적으로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죽음을 모면할 수 있었다. 연회는 금방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황제는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져 뒷걸음질 쳤고, 해강이 자객과 대적하기 시작했다. 자객은 해강의 실력을 가듬해 보고는 서둘러 황궁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곧이어 금부의 군사들이 들이닥치고 빠져나갈 구멍이 없자 해강과 채경을 애타게 바라보았다. 해강은 그가 잠시 한눈을 팔자, 그를 단칼에 처리하고는 검을 닦았다. 황제는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알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곧이어 화환왕에 대한 분노가 일기 시작했다. 그는 화환왕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 가...감히 네놈이!!! " " 폐하!! " 황제는 의외로 당당한 화환왕에 대해 더더욱 화가 치밀어 오름을 느꼈다. " 뭣들하느냐! 이 역적을 하옥하고 그 구족을 멸문하도록하라! " " 폐하?!!! " " 어서!!! " 화환왕은 매섭게 채경을 노려보았다. 자신이 선물을 황궁의 광에 넣어놓은 사이 채경에 의해 바꿔치기 당한 것은 뻔한 사실이었다. 그것을 감시하던 화환가의 무사 몇몇이 없어진 것을 보면. 채경은 미소지으며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해강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검을 닦고는 검집에 집어넣었다. " 폐하! 지난 긴 세월동안 소인과 소인의 가문은 오직 송 황실만을 위해 살아왔사옵니다!! 억울하옵니다!!! " " 두말 필요없다!! 어서 저 역적을 참하고 그 일가를 몰살하도록 해라!!! " " 폐하!!! " " 황명이다!! 화환왕의 모든 식솔과 가솔들 모두를 참수하라는 황명이다!! " " 와!!! " " 꺄--악!!! " 소화부인은 갑작스러운 외침들에 놀라 밖으로 나왔다. 그곳에는 도학경이라는 자와 황궁의 무사들이 서슬퍼런 검을 들고서 화환가의 가솔들을 내리치고 있었다. " 멈춰라! 태상왕의 위패앞에서 감히 무슨짓이냐!! " " 흥, 황제폐하의 명령이다! 역적을 죽여라!! " 도학경의 명이 떨어지자, 황궁의 무사들과 채경의 무사들이 일제히 소화부인에게 달려들었다. 화환가의 무사들이 그들을 막아서는 순간, 소화부인은 서둘러 그 자리를 피했다. 살아야했다. 그리고 유리를 찾아야만 한다. 무슨일이 있든간에... 도학경은 서둘러 소화부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녀와 유리공주를 없애는 것이 우선이었다. 소화부인은 서둘러 난화궁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돌담 비밀장소에 서필과 약간의 보석을 숨겼다. 혹 유리가 돌아와 홀로될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사랑하는 내 아이를 위해..... " 마마! 소인이 마마를 대신할테니 어서!! " " ?!! " 살아남아야 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나야했다. 소화부인은 결심이 선 듯 몇몇의 무사들과 탈출을 하기 시작했다. " 소화부인을 잡았다!!! " " 참수하라!! " 칼을 맞은 소화부인을 쓰레기 던지듯 시체더미위에 던져놓고는 도학경은 서둘러 유리공주를 찾기 시작했다. 완전히 멸문 시켜야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로이는 소화부인을 찾아 울부짓으며 헤메이는 취취를 잡아채고는 서둘러 밖으로 달렸다. " 채재상의 명령이다. 어린아이 하나도 살려놓지 마라! " " 엣! " 화환궁 전체가 아수라장이었다. 시체는 가는 곳곳에 넘쳐났고, 아무 힘없는 노비들과 시녀들이 죽음을 당했다. 채경의 부하들과 황군에게 대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시녀들과 무사들을 잔인하게 죽여댔다. 로이 또한 얼마가지못해 채재상의 부하들에게 둘러싸인 신세가 되어있었다. " 흥, 도망칠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 " 글쎄.... 난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 로이의 느긋한 반응에 도학경은 이를 갈며 그를 노려보았다. " 모두가 죽었으니 어서 너와 그 계집의 목숨을 내놓아라. " " 어림없는 소리. " " 유리인가? " " 그분은 벌써 네놈들이 죽였잖느냐? " " 흥, " 로이는 피식 웃음을 띄우고는 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검을 다독거리듯 슬쩍 쓰다듬었다. ...죽어도 취취는 지키리라. 이들에게서 그녀를 구해낼때까지.... 취취는 로이의 옷을 꼭 잡아쥐고서 그를 불안한 듯 바라보았다. 그러나 로이는 거인처럼 그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런 로이를 보며 취취는 환히 미소지었다. 로이 또한 그녀에게 웃어보이고는 제일 취약해보이는 자를 공격했다. 그는 쉽게 자리를 내줬다. 다행히 로이보다 실력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을 둘러싼 포위망이 무너지자, 로이는 빠르게 내달렸다. 도학경 또한 그를 쫒기 시작했다. 무사녀석이 저 여자를 목숨걸고 지키는 것을 보면 분명 저 여자가 유리리라. 그는 검을 빼들고 여자와 무사의 잡은 팔을 내리쳤다. 로이는 맞받아친 뒤 검을 돌려 그의 옆구리를 공격했다. 그러나 여자쪽에 헛점이 보이자, 도학경은 바로 여자를 공격했다. 로이는 얼굴을 붉히고는 그 검을 피하지 않은채 그의 목을 내리쳤다. 도학경 또한 흠짓하며 옆으로 피했으나 그 또한 검을 피할 수는 없었다. 도학경이 로이의 검에 맞아 쓰러지자, 로이는 바로 취취를 데리고 말에 올라서는 서둘러 달려가기 시작했다. 도학경은 그들이 도망치는 것을 막기위해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 어서! 저 자와 여자를 잡아라! 사살해도 좋다!! " " 옛! " " 성문을 닫아라!! 역적들이 도망칠수 없도록 성문을 닫아라!! " 그는 목에서 뿜어져나오는 피를 손으로 엉성하게 잡아쥐었다. 잡기만하면 찟어죽이리라 다짐하면서... 로이는 검에 찔린 상처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품에 앉은채 달렸다. 그를 저지하는 화살들이 빗발치듯 날아들었지만 그는 상관없었다. " 성문을 닫아라! 죄수가 도망친다!!! " " 이럇! 꼭 잡으시오... " " ... " 로이와 취취가 탄 말이 간발의 차이로 성문을 빠져나가자,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로이는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않은채 무작정 안전한 곳을 향해 달렸다. 그녀가 안전할수 있도록.... 취취는 그의 가슴에 안겨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상처 곳곳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그녀는 피가 더이사 흐르지 않도록 힘껏 그를 껴안고 있었다. 자신이 할수 있는 방법은 그것이 다이기에... 조금이라도.... 정말 조금이라도 독고가의 무술을 익혔다면 그를 도와 탈출했을 것을. 그녀는 고통스럽게 로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로이는 걱정말라는 듯 미소로 그녀를 안심시켰다. 자신들을 쫒는 병사들의 소리가 웅성거리며 들려왔다. 되도록 저 소리에서 멀어져야한다. 그는 말이 최고 속력으로 달리도록 재촉하고 또 재촉했다. 더 이상 병사들이 쫒아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깊은 숲이 되어서야 말은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다. 로이는 의식을 잃지않기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었다. 아까 그녀를 다치지않게 하기위해 막았던 검의 상처에서 많은 피가 흘러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등 또한 화살이 박힌 듯 했다. ....취취의 심장소리가 들려온다. 그녀의 아름다운 머릿결이 자신의 앞에 있다. 그가 사모하는, 평생의 단 한번 만날듯한 정인이.... 나는 그녀를 지켰다.... 주위가 더 이상 위험하지 않음을 느끼자, 갑자기 몸이 무거워져왔다. 그리고 그는 말의 고삐를 놓쳤다. 그가 말 고삐를 놓치자, 말에서 무서운 속도로 떨어져내렸다. 로이는 흐려져가는 의식 사이로 최대한 취취를 보호했다. " 로이님! " " .... " " 로이님... " 취취의 애절한 부름이 들려왔다. 로이는 억지스레 눈을 떴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칠흑같은 어둠이었다. 그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다. 영원히 이렇게 있을수만 있다면 자신은 부와 명예를 다 버릴 것이다. 쿡. 자신에게는 버릴 부와 명예가 없었다. 지금도 행복하다. 사모하는 그녀를 지키고 그녀의 품에서 죽을 수 있기에.... 이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울고 있다. 그녀의 눈물이 자신의 얼굴위로 떨어져내린다. 로이는 힘겹게 손을 들어 취취의 고운 뺨을 어루만졌다. " 울지...마...십시오.... " " 로이님..... "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꼭 껴안아주고 싶지만 그럴 힘이 없다. " 그래도.....저는.... 당신을.... 지켰습...니다.... " 로이의 힘겨운 한마디 한마디가 고통으로 다가왔다. 천년을 기다려도, 만년을 기다려도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사랑이었다. 이제야 느낀 사랑을, 그들은 헤어져야했다. 취취는 점점더 미약해져오는 그의 숨소리를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숙여 키스를 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로이의 뺨위로 떨어졌다. " 저를....잊으..싶시오.... " " 아니오..... 아니요... 그럴수없어요.... " 취취는 로이의 등에 밖힌 화살을 힘겹게 뽑아냈다. 로이의 신음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 조금만 기다리소서. 소녀가... 소녀가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조금만....흑.... " " 취취.....님..... " " 로이님.... 로이님이 나으시면 소녀와 근사한 혼인을 해요. 그래서... 그래서 우리 행복하게... 흑흑.... " 로이는 우는 취취의 두 볼을 힘겹게 쓰다듬었다. " 소녀가... 로이님의 반려자로 되는 것... 반대하지 않으시지요? " " ....취취..... " " 사모합니다... 로이님... 이 가슴 깊이.... " " ...취취.... 그대를 처음 봤을 때... 저는 .... 더 이상 혼자가... 아님을.... 느꼈습니다.... " " ..... " " 그대를.... 사모합니다.... 영원히.... 은애...합니다.... " 취취의 입가에 조용한 미소가,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로이의 눈은 굳게 닫혀있었다. 취취는 사랑스런 그의 이마에, 볼에, 입술에 키스를 했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왔다. 취취는 그에게 키스를 한 뒤 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꼭 잡은 뒤 자신의 가슴으로 검을 찔러넣었다. 그녀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그는 영원히 자신과 함께 있기에..... ========================================= 음....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캐릭이 죽는군여 아.. 슬퍼라 ...난 아무래도 ㅜ.ㅜ 유리(외전.2.) ======================== 나의 사랑....나의 정인.... 나의 전부여... ======================== 첫 번째 만남. 그는 붉은 머리에 푸른눈을 가진 색목인이었다. 그리고 그 큰 덩치에 맞기않게 호리호리한 몸매로, 순진하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처음 멍청하게 쏫아진 음식을 바라보며 자신을 멍하니 보고있었다. 웃긴 사람... 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느낌이었다. 두 번째 만남. 그는 당당히 화환가의 무사로 들어왔다. 생각외로 실력이 있는 모양이다. 그는 붉어진 얼굴로 연신 자신에게 버벅댔다. ...귀여워... 그에 대한 나의 두 번째 느낌이었다. 세 번째 만남. 그는 진지하게 화환궁의 구석 구석을 경비하며 활기찬 모습으로 주위를 푸른빛으로 물들여갔다. 시녀들은 알게 모르게 그를 좋아했고, 그 또한 누구에게나 잘 대해주는 성격이었다. 심술나.... 그에 대한 나의 세 번째 느낌이었다. 네 번째 만남. 그는 달빛을 받으며 정자에 앉아있었다. 나의 탄금소리를 즐기는 듯 했다. 나는 그때 그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연주를 했다. 곡이 끝났을 때 나는 그의 미소를 볼수 있었다. 그는 달빛에 붉은 머리를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카락보다 더 붉어진 얼굴을 하고서.... 그는 조심스레 다가와 나에게 비녀를 내밀었다. 이것은 유리공주님도 모르는 비밀... 비녀에는 예쁜 나비가 춤을 추고 있었다. 그가 다시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레 자리를 떴다. 나는 멍하니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참 듬직해 보이는 사람이구나.... 그에 대한 나의 네 번째 느낌이었다. 그는 점점더 자신의 마음을 파고 들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에 대한 감정을 알지 못하고 있을때였다. 나는 독고가의 장녀이며, 그 곳을 이어받을 상속녀였다. 그런 나에게 색목인은 부담스러운 존재.... 화환가의 신분차별을 하지않는다는 철칙을 가슴에 새기고 있었지만, 그것은 화환가의 이야기일뿐. 나의 가문인 독고가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 저..저기 취취님! " " ? " " 문밖에 이상한 여자가... " " ? " " 로이님을 찾으시는데... " " 로이님을? " " 예, " " ... " " 고향에서 왔다고... " " ...제가 가볼께요. " 청안님의 노모와 주아가 왔을 때... 나는 나의 감정을 확실하게 알게되었다. 그는 나의 정인이며, 사랑이라는 사실을.... 어찌해야할까... 그녀가 로이님의 정부인이라면... 그가 자신을 받아줄까라는 고민부터 어떻게 하면 노모에게 잘 보일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30분도 안되는 짧은 순간을 나는 미친 듯 로이님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주체할수 없는 그리움이었다. 그리고 어느순간 나는 그에게 심술을 부리고 있었다. " 로이님, 밖에서 누가 찾아오셨는데요? " " ? " " 고향이라고 하더군요, 애인인가 보죠? " " 어.... " 그는 당황하는 듯 하더니 서둘러 대문을 향게 달려갔다. 서운했다. 그리고 질투가 나 미칠 것 갔았다. 나는 그가 반가히 맞이하는 노모와 여자를 평정을 가장한채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가슴은 미친 듯 뛰고 있었다. " 아니, 어머님, 주아! " " ..... " 로이님이 그들을 반가운 듯 부르자, 나는 멍하니 그의 모습만을 바라본채 놓치려는 정신을 겨우겨우 잡고 있었다. " 로이 맞지라? " " 맞소, 주아. " " 증말,,,,, 증말 많이 변했구먼유? " " .... " 그의 웃는 모습이 그리 아플줄 왜 몰랐을까.... 로이님이 나를 마라보자, 난 다시 정신을 추스르고는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 취취님. 청안의 어머님과 ...... 여동생이오. " " 네.... 어서오셔요, 요즘 집안이 뒤숭숭해 실례를 범할뻔 했습니다. 용서하셔요. " 가벼운 한숨....그의 아내될 사람과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에 나는 왜그리 기뻐했을까... 그것은 로이님에 대한 안도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로이님과 청안님의 노모가 하는 대화를 들었을 때... 나는 하늘을 나는듯한 기분이었다. " 로이야, " " 예, 어머님. " " 저아가씨,,,, 마치 선녀같구먼. " " 그렇지요? 집안도 좋아요. " " .... " " 후훗, 이곳 아가씨들은 대부분 사대부가문의 대단한 권력을 지닌 분들의 따님분들이세요. " 그가 자랑스러운듯한 말투로 나를 자랑할 때, 나는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 .... 너.... 저 아이 좋아하는구먼? " " .... " " 어여 말해봐~~ " " 예. ....좋아합니다. "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했다. 좋아한다고.... " .... " 그리고 그는 지금 자신의 품에 안겨 자신을 바라보며 죽어가고 있다. 나의 정인이여... 나의사랑이여.... 당신이 먼저 가신다면 소녀 또한 따르리다... 어이해 긴 세월을 놓아두고 나만 홀로 남기시어이까... 나의 정인이여.... 만약 내세에 다시 만난다면 첫눈에 알아볼수 있도록 흔적이라도 남겨주소서... 나의 사랑, 나의 정인이여... 나는 지금 그를 위해 눈물흘리고 있다. 그의 차가워진 입술에, 눈에, 볼에 입을 맞추며... 나는 그의 뒤를 따를 것이다. 나의 단 하나밖에 없는 낭군이여.... 나의 정인이여... 나의 사랑이여.... =========================== 이것은 취취의 생각입니다. 음.... 아... 가슴아파라....ㅠ.ㅠ 주말이네요^^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여~~ ======================================= 32. 탈출.... " 말썽없는 아이들이 맞아? " " 그렇다니까요, 두령님. 저 아이들은 순수하게 우리가 산 아이들입니다요 " " ....좋다. 오늘은 이곳에서 휴식을 하고 내일 출발한다. " 유곽은 여자들의 값을 치르고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유리는 광의 창살문 사이로 도적들이 계산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들은 영락없이 먼곳으로 팔려가리라. ....이제 돌아갈수 없는 걸까.... " 저리좀 비켜봐. " " .... " 가만히 앉아있던 한 소녀가 바깥이 소란스럽자, 유리가 보던 창 틀 사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한참동안 그들을 보는 듯 했다. " 역시.... 그들이야... 어쩌지.. 도망도 못칠 것 같아... " " ? " " 쌍둥이 형제들.... 저들에게서 도망친다는건 하늘에서 천도 복숭아를 훔쳐먹는거나 마찬가지지... " " .... " " 하지만.... 난 노예따위 ... 될 수 없어... " 그녀는 결심을 한 듯 창틈사이로 보이는 유곽을 바라보았다. 유리는 그 소녀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너무나 지쳐있었다. 아침이 되자, 그녀들은 수레에 태워져 이동하기 시작했다. 산새가 점점 험해지고, 더 이상 수레가 움직일수 없자, 그녀들은 수레에서 내려져 걷고 또 걸었다. 대막으로 향하기위해 옥문관쪽으로 가는 모양이었다. " 쉿, 일어나. " " ? " " 우리 다 도망갈거야. 너두 서둘러... " " !! " 유리는 우아라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지금 이곳에서 도망을 친다? 하지만 길도 모르고 험한 산새가 아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 어서! 시간이 없단말야! " " .... " ...상아오라버니.... 유리는 백상아를 떠올리며 우아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소름끼치는 늑대의 소리가 그녀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믐을 이용해 탈출을 했지만 어디로 갈지 아직 길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유리와 우아는 숲을 달리고 또 달렸다. 그녀들의 뒤로 몇몇이 따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늑대가 쫒아오는 소리가 더욱 크게 울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지금 어두운 숲에서 옷이 찟기고, 다리에 상처가 나도 달리고 또 달리고있었다. 되도록 멀리 벗어나길 바라며.... "ㄲㅏ 야!! " " 우아!! " 우아가 발을 헛디뎌 벼랑으로 떨어질뻔한 것을 유리가 겨우 그녀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유리는 있는 힘껏 우아를 끌어당겼지만 그녀를 당길만한 힘이 없었다. 그녀 또한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왔기 때문이었다. 점점더 우아를 잡은 팔의 힘이 빠지고 있었다. " 제발... " " 꼭 잡아... 꼭 잡아 우아!! " " ... " 우아의 눈빛에서 두려움이 비쳐오고 있었다. 제발... 쓰윽. " ?!! " 누군가 유리가 잡은 우아의 손을 꽉 잡고 쉽게 들어올리자, 유리는 안도감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 절망감으로 몸을 떨었다. 그는 자신과 우아를 샀던 그 남자였다. " 도대체 무슨 간이 이리도 크지? 저기 쫒아오는 늑대가 안보여? " " .... " 그는 우아의 팔을 잡아끌고는 다시 그들의 야영지로 향했다. 유리 또한 겨우 그를 따라가고 있었다. 도망쳤던 대부분의 여자들이 잡혀와 있었다. 유리는 한숨을 내쉬며 우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냉정한 표정으로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남자는 쌍둥이인 듯 했다. 178정도의 키에 오랜 산생활을 했는지 곰가죽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덥수룩한 수염. 그 수염으로 인해 외모를 알아볼수 없었지만 스물 여덟 정도의 나이인 듯 했다. " 여자들 다 손을 묶도록 해. 그리고 이동한다. " " 예! " 33. 유곽형제 " 휴.... " 처음부터 그녀석들한테 아이들을 사는게 아니였는데. 돈이 없어 팔린 몸들이니 어디건 움직이지 않을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그런 생각은 오산이었다. 용화산에서 산 아이들은 대부분 무턱대고 도망을 쳤다. 정말 그 나쁜놈들을 믿는게 아니었는데... 앞으로 그들은 제외시켜야겠군. 여자들은 쉽게 잡을수 있었다. 이런 깊은 산중에서 도망을 쳐 봤자, 짐승들의 먹이밖에 더 되겠는가... 그는 저 우아라는 아이와 유리라는 아이를 구하느라 긁힌 팔을 힐끔 보고는 출발 신호를 올렸다. 그는 지금 짜증으로 인해 미칠지경이었다. 아무리 상품이 좋다지만.... 이상태로 간다면 돈이 더 들 판이니.... 이건 신용의 문제가 아닌가. " 서둘러. 이틀안에 이 산을 넘어야한다. 그래야 생생한 물품들을 팔수 있다. " " 곽 오라버니, 저 여자아이들 저렇게 묶어서 가기에는... " 설아가 자신을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자, 굳어있던 유곽의 얼굴은 조금 풀려서는 설아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는 팔려갈 아이들에게 친절을 배푸는 심성 착한 여자였다. 늘 그러지 말라고 일렀거늘.... " 흥, 지들이 도망을 치려했으니 당연한거겠지. " " 하지만.... " " 설아, 너무 저들에게 신겅쓰지 말아라. 그들은 상품일 뿐. " " ..... " 설아는 유곽이 계속 자신을 바라보자 수줍은 듯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약간 숙였다. 유곽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설아를 달랬다. " 걱정하지마, 설아. 약간 가격을 낮추면 되니까. " " 네, 오라버니... " 다리의 상처가 겨우 아문 그녀에게서 험한 산길을 걷는다는건 무리였다. 유리는 다른이들과 뒤쳐지지 않기 위해 서둘러 걷고 있었다. 거기에다 이번 탈출로 인해 발은 거이 부르트고 물집이 생겨 아프고 저려왔다. 유현은 큰형의 곁에 붙어있는 홍설아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녀는 형의 정혼녀다. 아니 정혼은 하지않았지만 어쨌든 정혼 한 사이나 마찬가지였다. 형과 나, 그리고 유진은 보기드문 세쌍둥이다. 그런 우리와 어릴때부터 같이 자란 아이가 설아였다. ....홍설아. 큼직하고 아름다운 눈빛을 지닌 아름다운 소녀. 유현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다. 팔아버릴 상품들의 품질을 보기위해. 모두가 아름다운 소녀들이다. 이들 대부분 험한 환경으로 인해 부모가 팔아버린 아이들이었다. 집안이 가난한 백정의 아이, 명문대가의 아이였지만 몰락해 팔려온 아이등....그래서 등급과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유현은 한참을 말을 타고 여자들을 살펴보다 한 소녀가 무척 쩔뚝거리며 따르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말에서 뛰어내리다시피 해서 다가갔다. 그녀는 흠짓 놀라서 도망치듯 옆으로 숨으려했다. 그러나 유현은 간단히 그녀를 낚꿔채서는 신발을 벗겼다. 그녀의 발은 피투성이였다. " 세상에. 너 바보냐? 이런 다리로 어떻게 지금까지... " " .... " 그는 황당해서 그 소녀를 바라보았다. 유난스레 큰, 겁먹은듯한 눈이 묘한 연민을 끌어냈다. 그녀는 그에게서 다리를 빼기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다리를 이리저리 살피고는 묶인 손을 끊었다. " 제발... 이 아이를 버리실건가요? " " ? " 옆에서 지켜보기만하던 소녀 하나가 그를 만류하기 시작했다. " 뭔가? " " 제가 부축해서 갈테니 제발.... " " ... " " 이 깊은 산중에 이 아이를 버리면 죽게 되는데.... " " ... " " .제발.... " 유현은 주위를 휙하니 둘러보고는 그녀의 다리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그녀의 다리에 난 깊은 상처를 발견했다. 그녀는 계속 다리를 빼려 노력했다. 그러나 유현은 그녀의 다리에 난 상처를 쓱하니 훑고는 번쩍 안아 말에 태웠다. 만류하던 소녀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은채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반항하기를 포기한 듯 하다. 그는 슬쩍 고개를 숙여 소녀의 향을 맡았다. 은은한 자스민향이 퍼진다. 설아에게선 늘 과일향이 났었는데.... 묘했다. 자스민향은 흔치 않은데... 이 소녀를 닮은 향이다. " 이름이 뭔가? " " ...유리.... " " ...다음 야영지에서 다리부터 치료하지. " " .... " 유현은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유리의 신발을 귀찮은 듯 품안에 집어넣었다. 홍설아는 유현이 일행을 벗어나 다시 합류했을 때 그의 품에 안겨있는 소녀를 의아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화가 울컥 솟아오름을 억누른채 그녀는 유현에게 관심을 보였다. " 현아, 누구? " " 알필요없어요, 형수님. " " !!!! " 형수님이라는 단어를 묘하게 강조하는 유현을 설아는 힐끔 바라보고는 다시 곽에게로 다가갔다. " 팔 아이에게 신경쓰지 말랬잖니. " " 내가 하나쯤 가진데도 상관없는일 아닌가? " " 너 지금 이 형과 싸우자는게냐? " 이죽거리는 현에게 곽은 화가난 듯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현 또한 만만치 않은 성격이라 서로가 조금도 양보함이 없었다. " 난 싸운다는 말 하지 않았어. " " 그아이 어서 제자리로 돌려보내라. " " 내가 좋아서 그런것이니 상관마. " " ....현아. " " 어차피 형은 설아와 혼인할거고 나와 유진 또한 혼인할 나이가 됐어. 어디서 고르든 내마음이야. 아마 어머님도 이 아이는 좋아하실걸? " 유곽이 기가막힌 듯 바라보자, 현은 피식 웃음을 띄우고는 앞서서 갔다. 설아의 따가운 눈빛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 또한 기분좋은 관심이다. " ...제가 팔릴 노예라는 것 잊으신게 아니신지요? " " 팔리는것보다 나의 보호를 받는게 더 낮지않나? " " 상황에 따라 틀리겠지요. " " 상황에 따라? " " 네. " 그는 당돌하게 자신을 올려다보는 유리라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소녀다. " 쿡. 그럼 지금의 상황은 어떻다고 보는가, 꼬마아가씨? " " ....전 꼬마가 아니에요. " " ....그렇다고 보지. " 유현은 묘한 느낌의 소녀를 다시 바라보았다. 아이에게서 아까까지 곧 죽을 것 같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 당신은 지금의 기회를 이용해 설아의 마음을 떠보려는게지요? " " 그렇다면? " " ....당신만 상처받을 뿐이에요. " " ..... " " .... " " .... 오늘은 이곳에서 야영을 할거야. 그러니 쉬도록 해. " " 고마워요. " 유현은 자신도 모르게 유리를 조심스레 말에서 내려주었다. 그녀는 쩔뚝거리며 소녀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유곽의 명령으로 막사는 벌써지어져 있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유곽형제와 도적들의 연회는 깊어만갔다. 유곽형제는 설아의 연주를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 설아 너의 연주는 여전히 완벽하구나. " " 아이 참, 곽오라버니도... " 설아가 얼굴을 붉히며 곽을 바라보자, 현은 웃음을 터트리며 술을 잡아쥐고는 자리를 옮겼다. " 현이 어디가는게냐! " " 형?!! " " 내 마누라감 치료하러. " " .... " 설아는 걱정스러운 듯 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저리둬도 될까요? " " ....저아이 알아서 하겠지. " " ..... " 유현은 곽과 설아를 힐끗 바라보고는 유리와 소녀들이 있는 막사로 향했다. 막서로 들어서자, 소녀들과 유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녀들은 모두 피곤에 지쳤는지 곤히 잠들어있었다. 그는 잠들어있는 유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아이같다. ....이 소녀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던 아이였겠지..... 왜 이 아이를 판걸까. " 누구...? " " 나. 다리 치료하러 왔어. " " .... " " 밝은 곳으로 나와. " " .... " 유현은 그녀를 끌어내어 달빛이 잘 비치는 곳에 앉혔다. 그리고 피에 절은 전족을 풀었다. " ....넌 무척 귀하게 자란 것 같구나. " " ..... " 그는 정성스레 유리의 상처난 다리를 닦았다. 무척 작은 발이다. " 어떻게 이런 작은 발로 걸을수 있지? " " 풋. " 갑자기 터진 유리의 웃음소리에 놀라 유현은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달빛처럼 환히 웃고 있었다. 설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아름다웠다. " 왜 웃는거야? " " 누군가 당신과 똑같은 말을 내게 한적 있거든요. " " .... " 그는 치료가 끝난 뒤 조용히 품안의 신발을 꺼냈다. 그리고 그녀의 발에 신겼다. " 달이 참 밝지요? " " ? " 유리는 한참 하늘을 바라보았다. 밤이라는건 참 묘한거다. 가족생각을 더 하게 만드니까. 특히 백상아의 생각.... < 중앙절에 홀로 든 술잔 마시지 못하고 병든몸 간신히 강기슭 정자에 올랐노라. 죽엽청 술도 나와는 인연이 없으니 앞으론 국화꽃도 피어나지 말라.> < 타향에서 해지니 검은 원숭이 슬피울고 고향의 흰기러기 서리앞서 오건만 동생누이 어디있나? 아득한 따름이라. 전란과 노쇠에 더욱 이몸만 조이네. > 유현이 갑자기 시조를 읖자, 유리는 얼굴가득 미소를 띄며 그를 바라보았다. " ...두보의 시를 아시는군요? " " 쿡. 한량이라면 두보의 <취사가> 정도는 기본 아니겠소? " " ..... " 그는 다시한번 유리의 발을 바라보고는 달을 보았다. 무척 맑은 날이다. " 내일은 비가 오겠군요. " " ? " " 달무리가 졌잖아요. " " ....점술가요? " " 풋. " " .... " 웃는 유리를 바라보는 유현을 유리 또한 다정스레 바라보았다. " 당신은 무척 친절하시군요. " " .... " " 곧 팔릴 저에게 왜그리 신경을 쓰시는겐지요? " " 그건.... " " 상품이라 그렇다면 그리 신경쓰지 마소서. " " 아...아니야. 그건. " 유리가 천천히 일어나 숙소로 향하자, 유현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녀의 팔을 낚꿔채서는 안았다. 유리의 심장소리가 그대로 전해져오고 있다. " 놓으소서.... " " 따뜻하군.... " 유리는 유현의 품에 안기자 갑자기 백상아가 떠올랐다. 이제 다시 그를 볼수 없는걸까.... 그는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내가 어디에 있든 그가 나를 찾아와 줄까.... 유리의 흐느낌이 느껴지자, 유현은 당황스러운 듯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왜 그러는거야... " " 소녀가 그렇게 함부로 보이더이까? " " 아...아냐, 그건. " " 소녀 혼인할 분 놔두고 이리 끌려가는것도 억울한 것을.... 힘없는 아녀자라하여 이리 놀리셔도 되는겐지요? " " 놀린게.... " 유현은 울고있는 유리에게 슬며시 그녀를 안았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 힘없이 막사로 걸어들어가는 유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유곽은 현을 한심한 듯 바라보았다. 가지려면 속 시원히 자신의 막사로 데려가면 될 것을 뭐하러 저리 고민하고 있는걸까... 휴... 산채에 도착하면 이 지리한 수염부터 잘라버려야겠군... 바보같은놈. =============================================== 음..... 또다른 등장인물이^^ 아주 나중에 유리에게 많은 도움이 될 사람이지요^^ 후훗^^ 연참이에여~~ ============================= 34. 누명 " 곽아, 뭐하니? " " 어머니?!! 산장에 계시지 않고.... " " 너희가 걱정되 내려왔지. " " 장사 한두번 하는것도 아닌데... " " 그래, 이번 노예들은 좀 얌전하냐? " " 한번 도망쳐서 그녀석들 잡아들이느라 좀 시간이 걸렸어요. " " 도망? 역시 안돼겠구나. 내가 감시자로 있어야지. " " 어머니.... 나이를 생각하셔야죠. " " 뭐, 괜찮아. 그정도면 나도 충분히 견디니까. " 유곽은 불만이 가득한 눈빛으로 마부인을 바라보더니 노예들이 있는 막사로 그녀를 데려갔다. 그리고 던지듯 막사로 집어넣었다. " 노파, 노파도 여기있어. " 유곽이 툭하니 노파를 던지자, 잡혀있던 아가씨들이 비명을 지르며 그녀를 받았다. " 아이고, 아이고... " " 이봐요, 할멈. 좀 조용히 해요. " " ? " " 흥, 팔려가는것도 기분나쁜데 잠까지 못자게 하다니... " " 현아, 그만둬. " 유리가 투덜거리는 옥현을 막아서자, 그녀는 더욱 화가났는지 그녀에게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 흥, 유리 넌 좋겠다~~. 인물있어, 집안있어보여, 교양있어, 척 보기에도 상등품이니 누가 데려가지 않겠어? " " .... " 유리는 옥현에게 슬픈 듯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할머니를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 유리, 너. 저 출신 모르는 할머니 너무 믿지마. 혹 아니? 염탐군일지. " " .... " 우아가 걱정스러운 듯 유리를 바라보자, 그녀또한 힐끔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덤덤히 그녀를 구석의 빈자리에 눞도록 도와줬다. " 그만해, 현아. 우리라도 서로 믿고 의지가 되어야지. " " 흥, 그래. 난 가난해서 글도 못배우고 우리 부모님에게 팔려왔다. 그러는 너희는 뭐 잘 팔릴줄 아니? 그래봤자, 고작 나이많은 남자의 놀이개감 신세일걸. " " 그만둬, 현아! " 현아의 악담에 나이어린 소녀들이 훌쩍 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마부인은 저번 탈출 사건의 주동자가 저 현아라는 사실을 쉽게 알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아무소리없이 돌봐주는 유리라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 흥, 우아나 유리 너희들은 상등품이라 하등품인 나와 말도하기 싫다는거니? " " ..... " 유리는 현아를 한참 바라보더니 자신의 왼쪽 전족을 풀고는 바지를 올렸다. 모두가 놀란 듯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다리에는 생각외로 큰 흉터가 있었다. 그 상처는 마치 징그러운 골처럼 깊이 파여있었다. 우아 또한 아무말없이 유리의 흉터를 바라볼 뿐이었다. 유리는 흉터를 다시 가리고는 힘들게 전족을 했다. " 아가씨, 그 상처.... " " ..... " 유리는 그냥 미소지으며 마부인을 제일 따뜻하고 안전한 곳으로 안내했다. 주위는 다시 조용해졌다. 곽이 깊이 잠들었음을 확인하자, 설아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보초병까지도 깊이 잠든 듯 주위는 너무나 조용했다. 오늘은 소녀들이 도망치지 못할 것을 뻔히 알기에 보초도 서는둥 마는둥 하고 있었다. 그녀는 슬며시 노예가 있는 숙소로 향했다. 그 유리라는 아이가 있는 막사가 이곳이리라. 그녀는 근처를 둘러보다 모닥불을 발견하고는 미소지었다. 만약 산다해도 다시는 태양아래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하리라.... 곽과 현은 자신의 것이다. 그 누구도 나와 그들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용납 못한다.... 그녀는 슬며시 불 붙은 나무막대를 집어서는 숙소 곁에 던졌다. " 밖에서 인기척이 나지 않아? " " 어머, 이게 무슨 냄새야? " " 꺄-악! 불이야?!!! " 막사안의 소녀들은 연기가 안으로 들어오자, 당황스러워하며 막사밖으로 뛰쳐나갔다. 마부인 또한 당황스러웠다. 이상태로라면 노예들은 다 도망치고 말 것이다. 어떻게 불이 날수가 있는걸까. 마부인은 우선 연기를 피해 막사밖으로 도망치려했다. 그러다 유리라는 아이가 구석자리에 멍하니 앉아 꼼짝도 않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 이봐, 아가씨! 이곳에 있으면 타죽어!! " " ...타 죽으나 팔려가서 죽으나 매 마찬가지입니다.... " " !!! " 생기가 없는 유리의 눈빛을 보며 마부인은 가슴이 아파옴을 느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처음 남편을 만났을때처럼 그 모습을 하고 있었다. " 하지만 살고 봐야할게 아냐?!! " " ..... " 유리는 먼산을 보듯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 " 어서 따라와!!! " " 놓으셔요! " " 어서! " 마부인은 유리를 억지로 끌고나왔다. 바깥은 아수라장이었다. 유곽은 서둘러 불을 끄게하고 노예들을 정비했다. 설아 또한 유곽의 옆으로 나와 그의 팔을 꼭 붙잡고 무서운 듯 떨고 있었다. " 불을 지른 놈을 잡아라. " " 예! " " ....오라버니, 무서워요..." 유곽은 무서워하는 설아를 다독거려주고는 무섭게 주변을 노려보았다. " 오라버니. 분명 노예들중 하나가 도망칠 빌미를 잡기위해 그랬을겝니다. " " .... " " 도망칠 구실을 찾기위해서요. 어떻게... 이리 무서운 짓을.... " " ....노예들을 모아라. " 노예들이 넓은 광장으로 모이자, 그 피해는 확연히 들어났다. 한참 잠들어 있는 시기에 난 불이기에 노예로 팔릴 아이 절반 이상이 화상을 입었고 스무명 이상이 불길에서 탈출하지못해 죽음을 맞이했다. 유곽은 그들을 휭하니 둘러보았다.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설아의 말대로 탈출을 위해 불을질렀다면 그들은 너무나 큰 피해를 입힌 것이다. 어머니?!! 마부인이 생각나자, 그는 서둘러 주변을 바라보았다. 마부인은 자신을 아는 다른사람들에게 눈에 띄지 않기위해 유리를 다독거리며 안 듯 얼굴을 숨기고 있었다. 유곽은 어머니의 안전을 확인하자 한숨을 내쉬고는 얼굴을 굳혔다. " 말하라. 누가 불을 질렀는가? " " .... " 그들은 겁에 질린채 아무말 못하고 있었다. " 내가 손을 쓰지않는한 나타나지 않겠군. 좋아, 상품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할수없지. " " .... " " 노예하나를 끌고나와라. " " 예! " 부하들이 겁을 먹은 노예하나를 잡아오자, 유곽은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 범인이 밝혀지기전까지 하나씩 손가락을 자르겠다. 그래도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노예, 그 다음 노예로 넘어가겠다. " 앞으로 잡혀나온 소녀는 두려움에 찬 비명을 질러댔다. " 잘라라. " " 꺄-악!! " " 그만! 소녀가... 소녀가 불을 질렀어요! " " ?!! " 마부인은 유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그녀를 잡아끌었다. " 뭐하는게야?!! " " 할머니, 이리 죽으나 저리죽으나 마찬가지라고 했죠? " " 하지만 넌?!!! " " 범인은 노예중엔 없어요, 며칠전 탈출로 인해 다 피곤해서 잠들어있었어요. " " .... " 유리가 앞으로 나서자, 유곽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황스럽기는 유현도 마찬가지였다. " 묶어라. " " 예! " " ...아무리 상등품이라해도 해도 될 일과 하지말아야할 일이 있다. " " .... " " 한번의 도주는 봐주었다. 그러나 두 번째 도주를위해 노예들을 죽인건 용납할수 없다. " " .... " " 쳐라. " " 예! " 부하가 채찍을 꺼내들고는 유리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모두가 눈을 질끈 감고는 유리를 동정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벙어리처럼 비명소리하나 내지 않았다. 부하는 오기가 붙었는지 채찍을 내리꽂는 손을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보다못한 유현이 유리의 앞을 가로막기 전까지는. 채찍은 비명을 지르듯 유현을 내리쳤다. 부하가 당황스러운 듯 곽을 바라보자, 곽 또한 이죽거리며 현을 노려보았다. " 현아, 무슨짓이냐?!!! " " 형님, 이제 그만하십시오. " " 저 노예를 감싸도는것도 정도껏 해야지! " " 이여잔 그런 엉뚱한 일을 벌일만큼 인물이 못돼요. " " 뭐라는게냐! " 현은 곽을 노려보다 설아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녀가 눈을 피하자, 그는 피식 웃으며 곽에게 외쳐댔다. " 흥, 범인은 바로 형님 옆에 있소. " " 뭐라?!! " " 흥, 이젠 설아의 말에 앞 뒤 가리지 않고 일을 저지르는군. 여자에게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바보같으리라구. " " !!! " 듣다못한 설아가 막 끼어들려는 순간 마부인이 한심한 듯 일어났다. " 얘들아, 도저히 한심해서 못봐주겠다. 진이가 보는앞에서 뭐하는 짓들이야! " " 어머니?!!! " 곽은 얼굴을 일그러뜨린채 마부인을 바라보았고, 현 또한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 모두 정리하도록 해! 저 아이는 아니니. " " ?!! " 현은 어머니의 명령이 떨어지자, 묶여있던 유리의 손을 풀었다. 유리는 힘없이 현에게 안겼다. 현은 유리를 안아들고는 여전히 곽을 노려보고 있었다. 곽 또한 현을 노려보는 상태였다. 진은 어쩔줄 몰라 어머니를 바라볼 뿐이었다. " 형제들의 우애를 깰 셈이냐? " " 형님이 먼저 여자 말에 현혹돼 애꿋은 여자 하나 죽일뻔했소. " " 흥, 그럼 설아가 내게 거짓이라도 고했단 말이냐?!! " " 그럼 설아 손이 왜 디였겠소! 아까 가야금 탈때까지만해도 멀쩡하던데. " " ?!! " 순간 설아가 손을 뒤로 감추자 유곽은 경악에 찬 눈빛으로 설아를 노려보았다. " 예전의 형님은 그러지 않으셨소! " " .... " 싸움의 정도가 심해지자, 마부인은 둘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 안되겠다, 너희들! 산장으로 돌아가자! " " 어머니!! " " 진아, 네가 나머지 노예들을 팔고 오너라. " " 예..... 어머니... " " 어머니!! " 유곽이 화가난 듯 마부인에게 큰소리치자, 마부인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서 무서운 눈으로 곽을 노려봤다. " 곽이 넌 이성 좀 찾아! 그시간에 노예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어! " " !!! " 곽은 다시한번 설아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추춤 뒤로 물러서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 정말 설아 너냐? " " 오...오라버니... 전.... 꺄아-ㄱ! " 곽은 설아의 뺨을 떼린 뒤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휭하니 자신의 막사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마부인은 한숨을 쉬고는 노예들을 다시 정비했다. 현은 그제서야 유리를 둘러보고 자신의 막사로 옮겼다. 설아는 울면서 마부인을 바라보았다. 마부인은 한심한 듯 설아를 바라보았다. " 이번엔 설아 네가 잘못한게야. " " 흑흑.... " " 공개적으로 곽이를 바보로 만들었잖니. " " 난.... 어머니.... 난.... " 마부인은 설아를 다독거리고는 곽의 막사로 향했다. 외골수인 그녀석의 기분을 풀어줘야했다. 유리는 현의 침대에 죽은 듯 잠들어 있었다. 오랜만에 편안한 잠을 이루는 듯 편안해보였다. 현은 그녀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아주었다. 이 작은 아이가 설아에 대한 나의 마음을 변하게 하고 있다. 만난지 단 이틀만에. " 상아 오라버니.... " " ..... " 유리가 꿈결에서 찾고있는 남자가 약혼자의 이름일까. 괜히 심술이 났다. 그는 슬며시 고개를 숙여 유리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이제 유리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만 불리게 하리라. 영원히... 곽은 어머니의 설득에 못이긴척 현의 막사로 향했다. 그러다 현이 소녀에게 키스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조심스럽고 애절해보이는 키스였다. 그는 휙 돌아서서는 밖으로 나왔다. 저 소녀의 무엇이 현을 저리도 애절하게 만드는걸까. " 뭐하는게야? " " 아, 어머니.... " " 사과는 했니? " " 아니 저... 그게.... " " 내 서둘러 사과하라고 했지? " " .... " " 얘서 뭣들하시는 겝니까? " " 어서나오너라, 현아. 곽이가 마침 사과한다 그러잖니. " " ..... " 마부인이 현을 불러내자, 곽은 말리려 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현은 우울한 표정으로 막사밖으로 나왔다. " ...미안하다. " " ....아니야, 형. " " 그래, 둘이 화해했으면 됐다. " 마부인이 기분좋게 자리를 뜨자, 곽과 현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 바보같은 놈. " " 흥, 그러는 형님은. " " ..... " 그들은 서로를 노려보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들의 웃음은 곧 상막했던 분위기를 환하게 만들었다. 유진은 어머니의 명령대로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시장으로 향했다. 제 3 장. 사 랑 1. 효선과 라프윈 " 무어라? 화환가 전체가? " " 예, 화환왕과 그 일족들 전부 구족을 멸문당하는 황명을 받았습니다. " " .... " " 그리고 해강이라는 자가 이 쪽지를.... " " ? " 오걸매는 사신이 전한 쪽지를 받아쥐었다. <滅>... 화환가의 몰락만을 얘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얼굴을 굳힌채 쪽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때 보내지 말 것을... 그랬다면 힘없는 송 따위가 어찌 자신의 장인,장모를 건드렸겠는가... 그때 데려왔어야 할 것을... 아니 보내지 말았어야 할것을... " 유리공주는? " " 궁에서 살아난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더이다. " " ..... " 오걸매가 한동안 말없이 쪽지를 바라보자, 사신은 식은땀을 흘리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 허...허나 소문에 의...의하면 유리공주님은 무사하시다 하더이다. " " ....? " " 실종....되셨다...고... " 실종이라... 오걸매가 사신을 노려보자, 그는 몸둘바를 몰라 이리저리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 서둘러 그녀를 찾아라. 죽지는 않았을터. " " 예.... 전하.... " " .....3일내로 찾으라. " " 예! " 사신이 식은땀을 흘리며 퇴청하자, 오걸매는 먼산을 바라보듯 석양을 보았다. 라프윈 또한 그의 옆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대전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시간이었다. 그는 계속 밖을 내다보다 새장속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효선을 바라보았다. 효선 또한 대전으로 비치는 석양을 받고 있었다. " ...계속 저리 놔두실겝니까. 그것도 대전에... " " ...라프윈. 너는 저 효선이라는 여자가 왜 나의 말을 듣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 " ....잘 모르겠습니다. " 오걸매는 차를 한잔 들이키며 효선을 바라보았다. " ...이젠 구간조 키우기도 지겹군. " " ..... " " 내가 저 여자를 죽인다면 문제가 생길까? " " ....송과의 대화에 약간 문제가 생기겠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닐것입니다. " " .... " 오걸매는 효선을 힐끔 바라보더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라프윈은 효선의 멍한 눈빛을 보며 애처러움을 느꼈다. 그녀는 버림받은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도 송의 제일미녀인 효선이.....라프윈은 슬며시 그녀의 새장안으로 열쇠를 밀어넣었다. 그러나 그녀가 정신을 차려 도망칠지는 의문이다. 아니 지금도 정신을 차리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훌륭한 그녀의 연기일지도. " ...이번이 마지막 기회요, 효선. 왕야께서 그대에게 떠날 시간을 주는구료. " " 떠나시오. 당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오. " 라프윈이 밖으로 나가자, 효선은 조용히 열쇠를 잡아쥐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신혼 첫날밤 이후, 그는 다시는 자신을 찾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미친척 하기 시작하자, 그녀를 대전의 새장에 가둬버렸다. ...그래서라도 오걸매를 보고싶었다. 그러나 그는 눈길한번 주지 않은채 늘 해가 떠오르는 산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녀는 그를 보기위해 늘 석양을 봐야만했다. 마치 지금의 송처럼.... ....그녀는 그를 바라보는 이유가 증오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증오 속에서 자신이 계속 오걸매를 그리며 그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녀는 멍하니 오걸매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슬며시 대전을 빠져나오자, 자신을 섬기는 시녀 하나가 눈물을 흘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라프윈이 내어준 출입증을 들고 효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라프윈은 효선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해줄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다. 그 다음의 문제는 그녀 스스로 해결할 일이었다. 그녀가 죽음을 당하든 창녀가 되든... 라프윈은 효선을 사랑하는걸까.... 글세. 그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라프윈 또한 나에게 없는 사랑이라는 것이 없으니. 아니 어쩌면 있을수도 있다. 오걸매는 조용히 라프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형님은 어떠신가. " " ...전하. 아무래도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 " 안된다. 그녀가 올때까지... 그녀가 올때까지는 살아계셔야한다... " ...오걸매는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잔을 지그시 잡고 있었다. " 공주님.. 어디로 가야하지요? " " ...송으로 가봤자 큰소리도 못치고 꼬리를 내려야 한다. " " 흑... " " ...요로 가자. 그곳에서 천조제와 만나야겠다. " " .... " " 그도 나를 알테니 나를 도와줄 것이다. " 효선은 돌아보지 않겠다며 독하게 마음먹으며, 동경부의 성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들을 의심하지 않았다. 라프윈이 준 출입증 때문이었다. 그녀는 동경부를 벗어나서 한참을 지나서야 뒤를 돌아 그곳을 바라보았다. 또 석양이다.... 그는 대전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겠지. 내 낭군이자, 세상을 지배할 남자...... 나를 사랑해 달라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외치지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에. 효선은 다시 독한 마음을 먹고서 돌아서서 요나라로 향했다. 내 나라를 위해.... 그래. 난 내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다. 나의 아름다운 조국 송을 위해.... ====================================================== 에효효^^:: 오늘은 좀 짧네요^^ 아직 수정작업이 안끝나서... 그럼 즐독하세여~~ 2. 산장에서의 생활 유리가 산장으로 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녀는 여전히 말이 없는편이였고, 마부인은 그런 그녀가 맘에 들었는지 쉴새없이 자신의 옆에 있기를 바랬다. 아예 수양딸로 맞이해버린 상태였다. 유곽일행은 오랜만에 산채로 돌아와 잔치를 벌리는 상태였다. 취한 그들은 몇몇산채처녀들과 어울려 놀고 있었다. 분위기는 점점더 무르익어갔다. 마부인은 산채에서 바느질만 하고있는 유리가 답답했는지 그녀를 꾸며서는 밖으로 나왔다. " ...아직도 죽고싶은게냐? " " ... " 유리는 묘한 슬픈 눈으로 그런 마부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천천히 숲을 거닐었다. " 나도 한때는 죽고 싶어할때가 있었단다. " " ? " " ...나도 이곳 출신이 아니란다. " " ? " 유리가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달을 바라보았다. " 나는 하남성 일대의 대관의 딸이었지. " " ..... " " 곧 혼인하고 내가 사모하시는 분과 평생을 같이 지낼 생각에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모른단다. " " .... " " 그리고 이렇게 달이 훤한 축제일에... 나는 이 산장의 주인 이었던 남자에게 납치당했다. " " !!! " 유리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자, 마부인은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달을 바라보았다. 마부인의 편안한 미소를 보고서야, 유리는 다시 평정을 찾아 그녀와 함께 거닐기 시작했다. 조금더 걷자, 연회장이 보였다. 그들은 연회장이 훤히 보이는 그곳에서 멈춰서 한참을 바라보고 잇었다. 마부인은 한동안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 ...내 쌍둥이 아이들이다. " " .... " 연회장 중앙에 유곽과 현이 술을 마시며 무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산장에 돌아오자 마자 목욕을 했는지 무척 깔끔한 차림새였다. " 성격들이 너무 틀려서 누가 누군지 금방 분간해 낼수 있지. " " .... " " ...설아는 내 아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아이야. " " .... " " 그러니 널 미워하더라도 너무 미워하지 말아라. " 유리는 계속 연회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직도 돌아가고 싶니? " " ...네...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싶어서... " 유리가 울자, 마부인은 조용히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 남자란 말이다. 눈에 보이면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지만 보이지 않으면 추억이라고 생각하지. 아름다운 추억. " " 그에게는 추억이 아니에요.... 그는 절 찾아올거에요. 분명... " " .... " " 분명 그리 약속했어요... " 유리의 말은 흐려지고 있었다. 그가... 백상아 그가 자신을 찾아올수 있을까.... 벌써 알게 되었을것을...그럼으로 인해 속을 태울 것을.... 자신을 찾을수 있을까.... 자신을.... 연회장 분위기가 무르익자, 유곽은 무녀들에게 황금을 던졌다. 그러자 연회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유곽은 지겨운 듯 연회를 둘러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주 다섯 동이를 비웠는데도 좀처럼 취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 오라버니. " " 어... 설아구나. " 유곽은 비틀거리며 걷다 홍설아가 부축하자, 그녀에게 기대었다. " 제가 숙소까지 부축해 드릴게요. " " 음. " " 술.... 많이 드셨군요. " " 아니. " 유곽은 설아가 이끄는대로 산채로 향했다. 설아에 대한 화가 풀린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많은 노예와 부하가 있는 자리에서 자신을 여자 말만 믿는 팔불출로 만들었으니까. 설아는 그것이 미안했는지 그에게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곽은 취한 눈으로 자신을 부축하는 설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에게서 상큼한 과일향이 났다. 일곱 살 되던해 우리는 처음으로 만났고, 그때는 모두가 친구였고, 좋은 놀이 상대였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 세 명이 동시에 사랑하는 여자이기도 하다. 그는 설아에게 기대어가다 쓰러지듯 그녀를 안았다. " 오...오라버니... " " 후.... 편하구나.... " " ..... " 설아 또한 얼굴을 붉히며 그에게 안겨있었다. " ...왜그런거니... " " .... " " ...현이가 좋은게냐? " " ...아니에요. " " 그런데? " 설아의 흐느낌이 느껴졌지만 그는 묘하게 반감을 일으키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 어머니, 예서 뭐하시는겝니까? " " 오, 우리 현이 왔구나. " " .... " 현은 유리를 발견하자 개념적은 듯 머리를 극적이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라 유리는 그런 그를 보며 피석거리며 나오는 웃음을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현은 산장에 돌아오자마자 목욕을 했는지 무척 깔끔해진 모습이었다. 가죽옷을 벗어던진 그는 귀족댁 도령이라고 생각할만큼 준수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 후훗, 날 닮아서 다행이었지, 얘들 애비 닮았다면 아마 산도적 저리가라였을게야. " " .... " " 훗, 유리야, 우리는 도적이 아니다. 상인일 뿐. " " ...전 왜 팔지 않으세요? " " 그건 내가 맘에 들었기 때문이지~ 자 자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우리 연회나 즐기자꾸나~" 마부인은 현과 유리를 끌고는 서둘러 연회장으로 향했다. 그런 그들에게 비틀거리며 걸어오다 설아를 안는 곽이 보였다. 현은 이죽거리며 조금 큰 소리로 그들에게 소리쳤다. " 형님, 그림 좋은데요? " " ?!!! " 설아가 놀란 듯 곽에게서 몸을 때자, 곽은 약간 찡그린 얼굴로 현을 바라보았다. 현은 아무렇지도 안은 듯 주위를 둘러봤다. 곽에게 어머니와 유리가 보이자 그는 술이 확 깨어남을 느꼈다. " 어머니?!! " " 아, 그래. " " 형, 유리야. 알지? " " .... " 현이 기분좋은 듯 그녀를 곽에게 소개했다. 곽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흰색과 보라색이 섞인 궁장에 은색의 긴 귀걸이, 도화무늬의 비녀로 틀어올린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현이 저녀석이 암암리에 보석들을 뒤져 저 아이를 장식한 모양이다. ....그녀는 이 아름다운 달밤에 머릿결을 쓸어올려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고 또한 처연해 보였다. 곽은 한동안 유리를 노려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설아가 기분나쁜 듯 곽의 팔을 꽉 잡자, 그제서야 그는 유리에게서 눈을 뗄수 있었다. " 유리 너 탄금 솜씨 보고싶어서 어머니에게 졸랐어. " " 전... " " 그래, 우리 현이가 듣고싶어하니. " " .... " 현이 기쁜 듯 그녀를 데려가자 곽은 기분나쁜 듯 마부인을 바라보았다. " 왜 팔아버리지 않으시는겝니까? " ================================== ^^ 저 감기 걸렸어여 콜록 ㅜ.ㅜ 흐흑. 아프당.... " 왜 팔아버리지 않으시는겝니까? " " 우리 현이도 장가가야 하잖니. " " 산장에도 좋은 처녀들이 많습니다. " 마부인은 설아를 한번 힐끗 보고는 곽을 바라보았다. " 산장에 있는 아이들은 누구에게 다 눌려사는 편이라 다른 아이를 택해야 제대로 현이를 보필할수 있다. " 설아가 흠짓 마부인을 바라보자, 마부인은 아무상관없는 듯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 그리고 저 아인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심성도 바르고 교양있어. 아마 아이를 좋게 교육 시킬게다. " " 노예입니다. " " 좋은 아이잖니. " 곽이 기분나쁜 듯 유리와 현을 바라보자, 마부인은 호탕하게 웃으며 유리와 현이 있는 곳으로 가버렸다. 곽은 그런 마부인을 다시 노려보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런 그에게 천상의 음같은 아름다운 악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개봉에서 이틀정도 달려오면 도착할수 있는 노당이라는 작은 도시. 그곳에서도 <노담원>은 이 도시의 명물로 유명한 곳이었다. 노담원은 있는 물건 없는 물건 다 팔기로 유명한 곳이오, 알게 모르게 노예매매까지 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노예매매는 불법이라 공식적인 매매는 하지않고 있었다. 이 노담원의 주인인 소원경은 오늘따라 유독 많은 물건이 팔려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거기에다 이제 곧 노예 매매가 끝나면 더 많은 돈이 굴러들어올 판이었다. 이번 노예중에는 송의 최고 미녀인 화환유리가 끼어 있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퍼져있어 한층 더 많은 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판이었다. 몰락해버린 화환가의 아름다운 공주 화환유리. 그녀가 팔린다는 소문에 많은 귀족들이 이 작은 도시로 몰려들고 있었다. 노예 시장은 그가 특별한 손님들에게 주는 패와 장소를 알면 갈수 있으며, 그것은 그에게 있어 곧 돈이었다. 소원경은 기분이 좋아서 흥얼거리며 점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어서오십시오~ 필요한 물건은 뭐든 구할수 있습니다요~ " " ....노예를 찾네. " " ....소...손님. 저희는 그런 물건은 다루지 않습니다요... " 점원의 당황한듯한 말투에 그는 힐끔 고개를 들어 막 들어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평범한듯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군인같은 느낌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것도 금나라의.노담원을 운영한지 30년만에 소원경은 바짝 긴장한채 들어온 청년을 바라보았다. 점원이 시치미를 때자, 그는 보기에도 묵직해 보이는 주머니를 툭하니 소원경에게 던졌다. 소원경은 힐끔 그 주머니를 열어보고는 소그라치게 놀라고 있었다. 금자였다. 은자도 아닌 두 개의 금자. 소원경은 얼굴을 살짝 붉힌채 그를 바라보았다. " 찾으신다는 노예가... " " 화환유리. " " .... " 역시 그녀인가. 소원경은 그를 한참동안 바라본뒤 노예 시장이 열리는 곳의 장소와 시간, 그리고 패를 가르쳐주었다. " 진짜 그녀인가. " " 물론입지요~ " " ... " "허거!!!" 청년이 갑자기 검을 빼들고 그를 겨누자 소원경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 그녀가 아닐시.... 이곳은 폐쇄될 것이다. " " 소...손님!! " " ... " 청년이 노려보자, 소원경은 겁에 질려 그를 계속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으로 볼 때 저 청년은 자신을 죽이고도 남을 위인이었다. 그는 조심스레 침을 삼키고는 자리에 앉았다. " ....저...저희쪽에는 없사오이다. " " ...어디있나? " " ...모르옵니다. " 그자의 눈빛이 더 흉악해지자, 소원경은 급기야 딸국질을 하기 시작했다. " ...시끄럽군. 그쳐라. " " ...히끅... " " 어디냐. " " .소...소인이 듣기로는 쌍둥이 매매인들이 데리고 있다 하더이다. " " .... " " 허...허나 아마도 그들이 내어놓지 않을 모양입니다요~ " " .... " " 그..그리고 그들의 주거지를 찾는건 하늘의 별따기라...히끅! " 그의 검이 소원경의 목을 더욱 파고들자 그는 너무나 놀라 바지에 오줌을 내리쌌다. " ...그들을 어떻게 찾는가. " " 아마...아마도 대막으로 가면.... 옥문관쪽에서 노예매매가 있을것이옵니다! 그..그곳에 쌍둥이 형제를 찾으시면 되옵니다요~ " " 믿어도 되나. " " 예!!어르신. 제가 어느 안전이라고!! " 그제서야 청년은 검을 회수하고는 다시 주머니를 하나 더 던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리없이 사라졌다. 소원경은 살았다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 " 어..어르신!!! " " ?!! " 점원의 다급한 말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던 소원경은 다시 자신이 누군가에게 멱살을 잡히자 황당해하며 자신을 잡아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는 오랫동안 달려왔는지 먼지 투성이에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있는 청년이었다. " 아마... 대막으로 향할겝니다요!!! " 그는 지례짐작으로 외치고 또 외쳤다. 이 자 또한 화환유리를 찾는 듯 해서였다. 청안은 자신이 잡아 죽일 듯 멱살을 잡고있던 소원경을 내던지듯 집어던지고는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산으로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말이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되어서야 그는 한번의 휴식을 취한뒤 다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노예경매가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자신이 떠돌이 무사시절이었다. 그리고 그런 잡힌 노예들을 비밀리에 호송하는데 사용되었던 무사들이 자신들처럼 떠돌이 무사였다. 이곳 생활은 불보듯 뻔한 것이다. 유리는 그 미모로 상등품으로 분류되었을터. 생각외로 안전하게 옥문관까지 갈지도 모를일이다. ....아니 그 이상 다른 일을 당했다 하더라도 구해내고야 말리라. 그는 다시 자신이 잡은 말고삐를 움켜쥐고는 달리고 있었다. 서둘러야 했다. 대막쪽으로 향하려면 옥문관을 통과하는 향현산 이곳 뿐이다. 날이 며칠되지 않았으니 분명 그들은 이곳으로 통하리라. " 도우. " " 전하. " " 찾았느냐. " " 예. " 오걸매는 도우라는 청년이 내민 서찰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옥문관쪽이라... " 페르시아인가. " " 그자의 말에 의하면 마마를 상품으로 내놓지 않았다 하옵니다. " " .... " ...최악의 경우인가... 오걸매는 인상을 일그러뜨리고 한참동안 서찰을 바라보았다. " ...만약 유리에게 일이 있을시. 그곳에 모두를 죽인다. " " ? " " ....돌아오는 즉시 유리와의 혼례를 할 것이다. 준비하라 이르라. " " ...친히 납시십니까? " " .... " 오걸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상관없다. 그녀의 일을 아무도 모르면 되니까. 그들을 뿌리채 없애버리리라 생각을 마친 오걸매는 평범한 귀족의 옷으로 갈아입은채 옥문관으로 향했다. 그들이 보였다. 아니 자신의 눈에 개처럼 끌려가는 여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유리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청안은 빠른 속도로 말을 달렸다. 뒤늦게 그의 움직임이 심상치않음을 느낀 상인패들이 그를 막아서기 시작했다. 청안은 아주 요령것 그들을 피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유리는 없었다. 유진은 청년을 가만히 바라보다 활을 꺼내들었다. 저 소녀들중 하나를 구하려는 호위병중 하나겠지. 어떻게 이곳을 안걸까. 길을 바꿔야겠군. 그는 활을 꺼내들고는 달리는 말을 겨냥했다. 그리고 천천히 활시위를 당겼다. 청년이 막 돌아서려는 순간 활을 날렸다. 청안은 갑자기 파고드는 활에 놀라 말에서 뛰어내렸다. 화살은 정확히 말의 목을 관통해 그 파장으로 말의 목을 박살냈다. 청안은 부드럽게 말에서 뛰어내려 착지했다. 우선은 그 자리를 피해야했다. 유리를 발견하기 전까지. 진은 부하들이 도망치는 자를 쫒으려 하자 그들을 저지했다. 빨리 말썽많은 이 여자들을 처리해야했다. 시장은 생각외로 붐볐고, 노예들을 좋은 가격에 팔수 있었다. 그녀들은 형님들이 골라서 상등품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 내가 원하는 소녀는 나오지 않았구려. " " ? " ========================================= 죄성 ㅜ.ㅜ 더 올리고 싶은데 감기 땜시... 흐극... 빨리 나아서 다시 올리지여^^ " 내가 원하는 소녀는 나오지 않았구려. " " ? " 진이 의아스러운 듯 바라본 곳에는 귀족스러운 청년이 단아하게 서있었다. 그는 차가워보일 정도로 날카로운 이미지의 남자였다. 큰 키와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 잘생긴 얼굴. 위압감 느껴지는 눈빛. 그리고 사람을 위협하는듯한 중압감. " 찾는 사람이라도 있소? " " 내 약혼녀. " " ...우리는 모르는 일이오. " 저런 놈들은 뒤에서 사고를 칠 놈이야... 머리속에서 위험신호가 떨어지자, 진은 일이 꼬이기 전에 이 자리에서 벗어나리라 생각하며 서둘러 자리를 뜨려했다. " 분명 댁들 일행에 있었소. " " ....우리는 모든 노예를 다 팔고 없소. " 진은 청년이 있든없든간에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청년은 한동안 그런 그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 선금이오. " " ?!!! " 진은 그가 내민 주머니 안의 금은보화에 놀라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야광주와 갖가지 보화들이 눈을 부시게 하고 있었다. 그 보석들은 사막의 바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반짝이고 있었다. " ...이보시오. 아무리 당신의 약혼녀라해도... 산장에 만약 남아있다면 정상적인 몸이 아닐게요. " " ....찾아야하오. " " .... " 진은 굳건한 청년의 말에 그를 잠시동안 바라보았다. 여기서 팔리지 않은 아이들은 노예로 끌려오기전, 무사들과 부하들의 사기를 올려주기위해 사용되는 아이들 뿐이었다. 그녀들은 잔인하게 당하고 버려지거나 아니면 그 무사들의 마음에 들어 첩이 되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그녀들은 평생 그렇게 한 남자만을 바라보거나 아니면 기녀가 되어 세상을 살아가야 할것이다.그리고 상등품이 아닌 이상, 몇몇의 빼돌려지는 여자들은 눈감아주고 있는 실정이었다. 또 지난번 불로 인해 죽어간 노예들도 있고...그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채 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청년을 바라보던 진은 긴 한숨을 내수며 물었다. " 그래, 그 아이의 이름이 무어요? " " 유리. " " ?!! " 그는 산채에 남은 어머니의 수양딸 아이를 생각했다. " ...생김새는? " " .... " 청년이 유리가 그려진 초상화를 보이자, 진의 안색은 더더욱 어두워졌다. 이 아가씨는 형인 현이 마음에 두고 있는 그녀가 확실했다. 이 아이 또한 약혼자가 보고싶다며 늘 울던 아이었다. " 댁이 백상아요? " " 아니오. " " ? " " .... " " ...이 아이가 가던 안가든 이 아이 결정이오. " " 좋소. " 진은 한숨을 내쉬며 청년과 함께 산사로 출발했다. 그래... 이 유리라는 아이가 이 청년을 따라가든 말든 내상관할 바 아니다... 그래.그런거야... 진은 계속 찔려오는 가슴을 감싸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형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돈이면 다른 상등품 노예를 판 가격보다 배의 가격을 칠수 있다. 그련 아이를 그냥 놔두기에는 아까웠다. 어찌됐건 함부로 팔아넘기는 것은 아닌게 아닌가. 진은 자기자신을 정당화하며 말을 몰고 있었다. 도우는 오걸매가 출발하자, 서둘러 다른 부하들에게 신호를 내렸다. 그들은 지금 그의 명령대로 군사들을 배치하고 있었다. 청안은 노예상인에게 접근한 자가 오걸매임을 확인하자, 괜히 화가 났다. 그래도 그를 따라가면 유리를 만날 수 있으리라. 그는 말에서 떨어졌을 때 생긴 상처를 대충 감싸고는 검을 집어들었다. ============================================== 좀 짧죠? 흑.... 감기 땜시 재정신이 아니라... 3. 오걸매와의 또다른 만남. " 곽 오라버니, 식사하세요. " 설아가 곽에게 이것저것 음식을 챙겨서 내놓자, 곽은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부엌에는 어머니와 그 유리라는 여자가 즐겁게 얘기중이었다. " 음, 이 두부조림 맛있구나. " " ... " 유리가 담담히 미소짓자, 마부인은 그 두부를 접시에 담고는 유곽 형제가 먹고있는 식탁으로 가져갔다. " 얘, 곽아. 이것좀 먹어보렴. " 마부인이 두부를 떠 곽의 입안에 불쑥 집어넣었다. " 어...어머니... " " 어때, 맛있지? " " .... " 곽은 생각외로 음식이 맛있자, 아무말 못하고 마부인을 바라보았다. 그런 유곽의 모습을 보며 마부인이 껄껄거리며 웃었다. " 아가야! 우리 첫째가 네 음식이 맘에 들은 모양이다. " 설아는 인상을 찡그리며 유리를 노려봤다. 마부인은 그런 설아에게 신경쓰지도 않은채 유리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 음식은 어디서 배운게야? " " 아는 친구 어머님에게.... " " 그래? 시집가려고? " " 네..... 상아오라버니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드리고 싶어서..." 묵묵히 음식을 먹고있던 현은 백상아의 이야기가 나오자 유리를 힐끔 바라보고는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앞으로 천천히 자신의 자리를 만들면 된다. 천천히.... 그런데 가슴이 아려오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유리가 만든 두부를 우걱우걱 씹어먹고 있었다. 유곽은 그련 현을 힐끔 바라보더니 어머니에게 말을 했다. " 자, 어머님. 어쩌실겁니까? 저 소녀는 사랑하는 낭군님이 있는듯한데. " " 그럼 어떠니? 지금은 우리 현이가 있는데. " 갑자기 유리가 손을 멈추고 현을 바라보았다. " 어...어머니! 농담하지마세요. 또 운다구요.... " " 바보군. " " 형!!! " " 전 바보 아니에요. " " ? " 유리의 당돌한 대답이 재미있어졌는지 곽은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으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 제가 우는건... " " ..... " " 다만.... 사모하는 사람을 뵙지 못해서일뿐.... " 유리가 슬픈둣 창밖을 바라보자 현은 고개를 숙여버렸다. 알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속에도, 설아의 가슴속에도 자신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을... " 흥, 그렇게 애절히 그린다해도 찾아오지않는걸 보면 그대를 버린 것 아니오? " " !! " " 그리고. " " .... " " 이 세상에 사랑으로 결혼하는 자가 몇이나 있소. 살아가다보면 정이 생기는게고 그러다 보면 살아가는거지. " " ...사랑하는 사람도 아닌데 마음이 따라갈리 있나요? " 곽이 계속해서 유리의 속을 긁어대자, 유리는 화가나 그에게 말대구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 예의없는대다 황당한 남자라고 생각하며. " 흥, 정이란 나이들수록 계속 생기는것이오. " " .... " " 그건 사치요. 그대가 전에 공주였으면 그것으로 끝인거요. 그대는 지금 우리 형제의 노예일 뿐! " 곽이 화를 내듯 공주라는 단어를 내뱉자, 유리는 혼란스러워짐을 느꼈다. 저 유곽이라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어떻게? " 어떻게... 아셨죠? " " 그대같은 외모에, 성품에, 그리고 용화산에서 실종되었다 함은 그것밖에 더 있소? " " 그럼 저희 집으로 청탁같은걸 넣을수도 있지않습니까!! " " 흥! 그것보다 팔아치운 값이 더 나올텐데 그리 할 리 만무하지. " " !!! " 둘의 대화가 점점더 심각해지자, 현은 어찌할바 몰라 곽에게 눈치를 주었지만 그는 그만할 성격의 남자가 아니었다. " 그리고, 지금도 그대 화환유리를 경매한다 하면 나라 하나를 살 만큼의 많은 돈이 들어올텐데 뭐하러 그대 가문에 연락을 취하겠소? " " ...그럼 파시지 그러셨습니까. " 유리가 화가난 듯 노려보며 말하자, 곽은 음식을 입안가득 물고는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 난 솔찍히 아직도 팔고싶소. " " .... " " 곽아, 그만해라. " " 지금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는 지도 모르는 저런 여자.... 팔리면 어떤 꼴 당할지 뻔한걸 저 철딱서니 하고는... " " 형님!! " " 니 자신을 알라는 말이다! 이 맹한 여자야!! " " .... " " 흥, 어디 자결이라도 해 보시지? " " .... " " 귀족댁 아가씨들은 그런짓 많이 하더구만. " " .... " 유리가 슬픈 듯 곽을 바라보았다. 그런 유리를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곽이었다. " 난 현이 녀석처럼 물러터지지 않아. 원하는건 다 손에 넣지. " " 형!!! " " 골치덩어리에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아둔한 여자. " " .... " 곽은 유리가 충격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쏘아붙혔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처지를 망각하고 있는거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고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 ...형, 그만해!!. " " 곽아, 너 도대체... " " 그건 운다고 해결되는게 아닌걸. " 그녀가 울자, 곽은 이죽거리며 유리를 더욱 쏘아붙혔다. " 형!! " " 바보녀석! 마음이 다른 곳에 가있는 여자를 확실하게 잡으려면 모든걸 다 찾이해야한다는걸 알잖아, 그런데 왜 맹한 행동만 하는게냐!! " " 그래! 말 안돼! 그러니 더 이상 유리 괴롭히지마!! " " 괴롭히는게 아냐! 저 저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구! 너 아니였으면 모르는 남자 밑에 깔려 평생 울부짖을 여자였어!! " " 형!! " 현은 곽을 아픈 듯 바라보았다. 마부인은 유리를 다독거렸고, 설아는 현의 행동에 놀라 어찌할바를 몰라 수건을 꼭 잡아쥐고 있었다. ...밖이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 어? 분위기가 왜이래? " " 진아, 돌아왔구나? " " 네~, 어머님. 이번에 장사가 꽤 괜찮았어요. 그리고 손님도 데려왔고. " " 손님? " " 응. 노예 값으로 야명주를 턱턱 내놓던걸? " " 야명주? " " 응. " 곽은 진이 손님을 데려왔다는 사실에 한동안 인상을 찡그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이 산장에는 아무나 들어와서는 안된다. 혹 토벌꾼이라도 된다면 어찌하겠다는건가... " 진이 너!! " " 하하! 형, 너무 화내지 말라구. 멀리서 유리 이 여자 보려고 달려온 사람이라구." " ? " " 들어와요, 오공자. " " 실례하겠소. " " ?!!! " 유리는 들어서는 남자가 오걸매라는 것을 확인하자,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 드디어 오걸매랑 만났네요^^:: 앗 이게 아니고 백상아와 만나야 하는건가?^^:: " 오...공자...님... " " 또 우는게요? 설마 내가 그리워 울었던건 아니였을테고. " 오걸매가 넉살좋게 유리를 바라보자, 유리는 당황스러워하며 눈가를 닦았다. 그가 어찌알고 이곳을 찾아왔을까... 그리고 지금은 한참 바쁜 시기일텐데... 그러나 반가웠다...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그녀가 아무말없이 자신을 바라보자, 그때서야 오걸매는 편안히 미소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 " " 많이 야위었구료. " " .... " " 친구에게 인사도 안할거요? " " ... " 유리가 환히 미소지으며 오걸매에게 안겼다. 그는 그런 유리를 꼭 끌어안으며 다독거려주었다. 그녀가 갑자기 안겨들어서 당황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 무사해서 다행이오. " " .... " " 다행이오.... 정말... " 그는 안긴 유리를 다독거리고 또 다독거렸다. 예전에 느꼈던것처럼 유리는 아주 여리고 여려보였다. " 향수병은 다 나은게요? " " 네... " 곽은 그녀가 다정스레 청년과 얘기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자가 그 상아라는 자인가? " 자, 여긴 보는 눈이 많은 듯 하니 우리 밖으로 나가 산책을 즐김이 어떻소? " " 쿡. 그 여유로움은 여전하시군요. " " 나야.... " 그는 어깨를 으쓱여 보이고는 유리에게 미소지었다. 왜 그녀만 보면 웃음부터 나오는지 모르겠다 생각하며. 유리가 마부인을 바라보자, 그녀가 가도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오걸매와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 시작했다. " 참 어울리는구나. " " .... " " 그렇죠, 어머니? 약혼자래요. " 마부인은 재미있다는 듯 그들을 바라보다 유곽을 힐끔 보았다. " 곽아, 네 말하고는 달리 찾으러 왔구나? " " .... " 곽은 계속 그들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 저녀석 부잔가봐, 얼마를 주던간에 저여잘 찾아가겠데. " " .... " 곽과 현은 진의 말에도 상관없이 그들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 몸은 괜찮은게요? " " 네. " " 이곳을 나가 나와 함께 금으로 갑시다. " " .... " " 아직도 내가 싫소? " " .... " 유리가 오걸매를 바라보자,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 형님이 그대를 보고싶어한다오. 그대를 꼭 형님께 보여드리고 싶소. " " ....소녀는 갈수 없습니다. " " .... " " ...집으로 돌아가야 하옵니다. " " .... " 오걸매는 말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녀에게 집이 멸문당했다는 소식을 전해야만 하는걸까... 아니면 나를 미워하더라도 이 아이를 강제로라도 금으로 데려가야 하는걸까... 그는 가만히 유리의 깊은 눈을 바라보았다. 약간 야윈 듯 하지만 예전의 모습 그대로 그녀는 그렇게 서있었다. 말 해야 하리라... 나는 그녀가 미워하는 마음을 감당할수 없기에... " 유리.... 할 말이 있소... " " 침입자다!! " " ?!! " 갑자기 산장 전채가 뒤집혔다. 곽과 현 또한 달려나갔다. 오걸매와 유리 또한 갑작스러운 소란함에 놀라 주위를 살폈다. 오걸매는 유리를 감싸안고는 검을 꺼내들었다. 그녀를 위험에서 구해야했다. 유리는 사람들 틈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말을 바라보았다. 청안이었다. " 청안?!! " " 유리님! " 청안은 유리를 발견하자 바로 말에서 뛰어내려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애써 냉정을 찾고 있었지만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참을수가 없었다. " 아가씨.. 문안드립니다. " 유곽과 여러 무리들이 달려들어왔다. 그러나 유리는 떨리는 손으로 청안의 얼굴을 더듬었다. " 청안이구나.... 정말 청안이구나.... " 유리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그를 안았다. 청안 또한 팔을 둘러 유리를 안았다. 당황스러워진건 오걸매였다. " 간이 배밖으로 나온 놈이구나! " 곽이 청안에게 검을 들이대자 그제서야 청안은 유리에게서 손을 놓았다. 상황이 위급해지자, 오걸매는 신호탄을 날렸다. 오걸매의 신호에 따라 수많은 병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저런 엉뚱한 놈 때문에 조용히 해결될 문제를 이리 복잡하게 만들다니.... 역시 죽여버려야 할 놈이다... 오걸매는 이를 갈며 청안쪽으로 다가갔다. 그녀석을 죽이고 말리라...그는 청안에 대한 원한을 삭히며 얼결에 막아선 곽과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산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자, 청안은 그 틈을 이용해 몇몇을 밀치고는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청안이 몇 명을 밀치는 가운데 유리의 머리가 풀리며 혈비녀가 떨어졌다. 그녀는 비녀를 주을 새도 없이 청안에게 끌려 밖으로 향했다. 청안의 보호를 받으며. " 유리! 그곳으로 가면 빠져나갈수 없소! " " 현?!! " " 날 따라오시오! " " 아가씨! " " 괜찮아. " 유리와 청안은 서둘러 유현을 따라갔다. 얼마쯤 따라가자, 그의 말대로 반대쪽 계곡으로 향할수 있었다. " 산장의 반대편이오. 원래 비밀통로였소. " " 고마워요, 유현. " " 난 이만 가봐야겠소. " 유리는 사라지는 유현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현의 뒷모습에서 씁슬함이 드러났다. " 아가씨, 서두르십시오. " " 미안. "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청안을 따라잡기위해 노력했다. 그녀의 머리카락 또한 이슬이 맺혀 있었다. " 형!! 어서 이쪽으로 와!! " " ... " 곽은 오걸매와 밀고 밀리는 혈전을 벌이다 틈을 이용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했다. 오걸매는 이를 갈며 도망치는 곽을 노려보았다. 저 놈만 아니었다면 유리와 청안을 잡았을 것을.... " ...모조리 다 몰살 시켜라! " " 예! 전하!! " " .... " 산장은 피에 절은 비명소리와 불타는 소리로 인해 아수라장이었다. 오걸매는 조용히 그 자리에 서서 그것을 관망하고 있을 뿐이었다. 유리와 청안이 사라진 쪽을 노려보며... ============================================== 에고고... 그럼 감기 낳고 다시 올리지여^^:: 그리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 백상아... 그 긴 여행의 시작. " !!! " 눈으로 보기에도 믿을수 없었다. 성의 꼭대기, 화환가의 가솔들과 화환왕과, 그 가족들이 효시되어 있었다. 백상아는 미친 듯 유리의 모습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수 있을까... 어떻게... 그는 서둘러 유대인에게 달려가려다, 다해의 모습을 보고는 멈춰섰다. 자신은 다해를 보호해야하는 입장이었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는 주먹을 꼭 쥔채로 다해의 가마를 호위했다... 유리 또한 죽었을까... 그는 객잔의 2층으로 들어와 효시된 화환왕의 머리와 죽음을 당한 수많은 화환가의 식솔들이 효시된 곳을 향하여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눈을 뗄수가 없었다. 고통이 그의 숨통을 막고 있었다. 다시는 장인인 화환왕과 장모인 소화부인을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에 피를 토할것같은 기분이었다. 어지러웠다. 그러나 그는 굳건히 의자에 앉아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히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다해의 다해의 요청으로 점심을 먹기위해 <이화루>라는 객잔에 들어와 있었다. " 백호위님. 무슨 고민이라도.... " " 아...아니오... " 다해는 백상아가 저러는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더 이상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었다. 그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어쩌면 자신에게는 잘된 일 일수도 있었다. 상처는 옆에서 누군가 치료해주고 도와줄수록 빨리 사라진다. 그 상처를 치유할 사람이 자신이 될것이라 생각한 다해는 그냥 그렇게 그가 밖을 바라보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 백상아에게 유리가 살아있음을 전했다. 그리고 그녀가 노예상들에게 잡혀있다는 것도.... 백상아는 아무말없이 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 백호위님!! " " ?!! " " 벌써 여러번 불렀어요. " " 무슨 일이십니까? " " 웬 꼬마아이가 길을 잃었는지 저쪽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어요. " " ? " 진짜 그녀의 말대로 이제 여덟살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객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백상아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꼬마에게 말을 걸었다. " 꼬마야, 밤이 되어가는데 거기서 뭐하니? 길을 잃었니? " " 아니. " " 그런데 왜 집에 안가고 있니? " 그 아이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 아빠가, 내가 길을 잃으면 날 꼭 찾기로 했거든. 그래서 기다리는거야." " .... " 백상아는 갑자기 주위가 멍해짐을 느꼈다. 그랬다. 그녀와의 약조도 그랬었다. 눈물이 흘렀다.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이었다. 아이가 계속 자신을 달랬다. " 아저씨, 왜그래? 응? 어디 아파? " " 아...아니야... 눈에.... 눈에 뭐가 들어갔어... " 가고싶었다. 그는 검을 집어들었다. 그녀를 찾으리라. 지금 저 효시되어있는 곳에 없다면 그녀는 어딘가에서 분명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리라. 찾으리라.... 찾고 말리라... " 백호위님? 밖에서 뭘하고 계십니까? " " ? 아이는.. " " 아이? 아까 아버지 되는 사람이 찾아가더이다. " " .... " 그는 비가 그의 눈물을 가려주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 백대협! 비가오니 서둘러 들어가야겠습니다. " 부하들이 백상아에게 외치자, 백상아는 결심을 굳힌 듯 다해를 바라보았다. " ....낭자, 동행하지 못하게 되어 미안하오. " " ? " 그는 조용히 관복을 벗어 다른 무사들에게 주었다. 그리고 그가 지녔던 패도. 다해와 무사들은 놀란 듯 그런 백상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 폐하와 재상께 뵙지 못하고 간다 전해주소서. " " .... " 그가 결심이 선것일까... 그래... 그래서 내가 저 사람을 동경했었지... 그의 사랑이 유리가 아닌 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해는 고개를 숙이고는 아무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빗방울이 점점더 굵어지고 있었다. 백상아는 그 비를 맞으면서도 미소짓고 있었다. 관복을 입고 있을때의 미소가 아닌 일상적인 미소를. 이제 그는 관복을 벗고 새가 되어 세상으로 날아가려한다. 님을 찾아서.... 잡고 싶었다. 아버지의 권력을 이용해서라도 잡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런 권력을 이용해도, 저 사람은 목숨을 끊을지언정 남아있지는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천하의 악독하고 아첨꾼인 채재상이라는 것을. 그것이 그가 나를 여자로 봐주지 않은 이유중 하나라는 것을... 백상아가 그녀를 바라보자, 다해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 ....소녀가 잘 말씀드릴테니 뭐라하지 마소서. 어서 가보시어요. " 다해의 시녀가 그녀에게 우산을 씌우느라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가볍게 읍을 하고는 개봉부쪽으로 향했다. 다해는 계속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 아가씨, 흙탕물이 튀옵니다. 어서 들어가소서. " " .... " 비를 맞고 가는 그의 모습은 어찌저리 당당할까... 초라하지도, 외로워보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씁쓸히 백상아가 사라질때까지 계속 보고 또 보았다. 그가 시아에서 사라져서도 그녀는 계속 그곳에 서있었다. 빗줄기가 강해져서인지 사람들이 여기저기 건물안으로 달려들어가고 있었다. 다해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는 가마에 올라섰다. " 가자... " " 예. " 가마에 오른 다해는 한동안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었다. " 왠놈들이냐!! " <역적 채경놈의 딸이다!!> < 채경의 딸이다!! > " 무슨일이냐!! 꺄 ~ 악!! " 다해는 갑자기 몰려든 인파에 눌려 겁을 집어먹고는 가마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계속해서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무사들을 원한에 싸인 눈빛으로 노려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무사 하나가 겁에 질려 다가오는 사람을 검으로 위협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들은 뒤로 주춤거리며 도망쳤지만 어느사이엔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있는 자신들을 볼수 있었다. ...호위무사들이 공포에 못이겨 주위 사람들을 베어나가자, 사람들의 원한에 맺힌 얼굴이 그녀에게로 달려들었다. 다해는 당황스러워하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가마는 순식간에 부서졌으며, 호위무사들은 그녀를 보살피다 많은 인파들에 깔려 처참한 상태로 변해갔다. 그녀의 가마꾼들은 겁을 먹고 도망을 친 상태였다. 다해의 옷이 찟기고, 그런 그녀의 몸에 상처가 나고 피가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다해의 피를 보자 더욱 흉폭하게 변해갔다. ....다해의 비명소리는 사람들의 함성에 휘둘려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비는 그들의 광기를 씻어내리고 있었다. " 유대인.... " " 어서오게, 백호위. " 유대인은 관복을 벗은 백상아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그 또한 관복을 벗고 있었다. 그리고 개봉부를 떠나기위해 정리하고 있는 중이였다. " 어디 가시는겝니까? " " 고향으로 내려가려 한다네. " " ...소인도 데려가주십시오. " " .... " 유대인은 조용히 백상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 유리공주의 소식은 들었나? " " 아니요... 못 들었습니다. " " 다행히 이번 환난은 피한 듯 하더군... " " ..... " " 그 아이를 찾으러가지 않을겐가. " " ...가는길에 수소문을 해보아야 겠지요. " " ...자네가.... 힘들겠군.... " " ..... " 백상아는 멍하니 화환가였던 곳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폐허가 되어 덩그러니 큰 집만이 남아있는 그곳을.... 가슴이 아려왔다. 어떻게 찾아야 할까. 어디에 있는게요.... 내 그대와의 약속을 꼭 지키리다. 꼭 찾으리다. 찾아서 그대와 못다한 약속을 지키리다. 꼭... 유대인이 개봉부를 빠져나간다는 소식에 개봉의 시민들이 속속들이 나와 그의 발길을 울며 막아섰다. 그러나 유대인은 냉정히 개봉을 떠나오고 있었다. 휘종의 유약하고 예술적인 기질은 점점 더 정치를 멀리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을 채경이 해결했다. 그럼으로 인해 송은 점점 피폐해져 갔으며, 그의 취미생활로 인해 더더욱 황폐해져갔다. 직접적으로 화환왕을 죽음으로 이르게한 장난이라든가 진귀한 나무, 돌등을 수집하느라 국비는 더더욱 낭비되었으며, 이것들을 농민들에게 도읍까지 운반을 강요한 '화석강'으로 인해 국가의 수입은 계속하여 줄어들었다. 채경은 계속 이러한 휘종을 조종했다. ....그로 인해 수많은 우국충신들이 죽어갔다. 채경의 손에 의해.... 송은 멸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 좀 짧나?^^ 4. 엇갈림.... 청안의 고백 유리는 서둘러 청안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온통 이슬이 맺혀있었고, 그 이슬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들은 밤새 걷고 또 걷고 있었다. 유리의 체력은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자신의 걸음으로 청안을 따라잡기는 너무 힘들었다. 청안은 유리가 좀처럼 따라오지 못하자, 조금 쉬기로 하고 냇가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자신도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는 근처 바위에 다리를 걸치고는 시원스레 물을 마셨다. 얼음 같은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흘러들었다. 상쾌했다. 물을 시원스레 마신 청안은 두손에 냇물을 떠서는 유리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손수건으로 땀을 닦다 그런 청안의 행동에 놀란 듯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청안이 그렇게 계속 서있자, 유리는 피식 웃고는 그 물을 마셨다. 청안의 열기로 인해 물은 미지근해져 있었다. 청안은 자신이 한 행동에 어의가 없어 멍하니 멈추어 서있었다. 왜 이런 철없는 행동을 했을까...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가 떠준 물을 유리가 맛있게 받아먹자, 청안은 얼른 손을 치우고는 그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나저나 공주님에게 집안소식을 알려야하는걸까... 청안은 한숨을 쉬고는 힐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수건으로 땀을 닦고있었다. 그녀의 검은 머리와 하얀 목덜미가 유난히 반짝인다. 그리고 묘하게 미소짓고있는 붉은 입술.. 그는 자신의 뺨을 툭하니 치고는 손을 주물렀다. 긴장이 풀려서일까. 손 마디마디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청안은 어설프게 일어나서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서둘러 개봉으로 돌아가야했다. " 공주님. 가시지요. 길이 멉니다. " " 응. " 청안은 유리를 부축하고는 서둘러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백상아 일행은 2주만에 용문산에 이르러서야 조금의 휴식을 취할수 있었다. 용문산은 이수강의 서쪽산으로 이곳은 항상 잦은 분쟁이 발생하는 곳이었다. 이수강이 양쪽으로 산을 낀 문처럼 좁기 때문인데 이곳 지형을 잘만 이용하면 큰 승리를 얻을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조용히 유대인의 가마앞을 지키며 주위를 경호했다. 그들은 지금 땀과 피에 절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데도 수많은 도적들과 산적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도리어 유대인의 일을 애통해하며, 그들의 길을 안내해 주기까지 했다. 문제는 채경이 보낸 자객들이었다. 채경은 다해의 죽음을 그에게 돌리고 끊임없이 자객을 보내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겸사겸사 유대인을 해치기 위해. 앞으로 난천현(지금의 난주)까지 가야하건만 더더욱 힘든 여정이 아닐수 없었다. 화환가는 엉뚱하게도 황제의 생일선물에서 튀어나온 자객으로 인해 그리되었다 한다. 충분히.... 충분히 다른 의견들을 들어볼수 있었건만, 황제는 화환가를 멸문시켰다. ....유리는 그 사실을 알까.... 자신에게 있어 이 여정은 잘된일일수도 있다. 유대인을 보호하며 유리의 소식을 접할수 있기에. 그는 유대인을 난천현까지 모셔드리고 옥문관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유리가 페르시아로 팔려갔다해도 그는 두려울것이 없었다. " ...마음이 무겁구나.. " " 어인일로 그러십니까, 대인. " " 폐하와 진황자님을 홀로 두어서는 안되는 것을.... " " ...서두르셔야합니다.. " 백상아는 조심스레 가마의 배일을 덮고는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유리의 소식을 접하길 바라며... 유리는 종종걸음으로 청안을 겨우 따라잡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용문석굴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은 그들이 지나기에 더욱 힘든 곳이었다. 얽히고 설킨 많은 동굴들이 더더욱 헤메게 만들었으니까. 유리는 부지런히 청안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그의 걸음은 너무빨라 자신이 쫒아가기에 여간 힘든 것이 아니였다. " 공주님, 서두르셔야 합니다. " " 알고있어, 청안. 하지만.... 너무 힘든걸? " " .... " 청안은 계속 아무말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 저... 청안? " " 예, 공주님.... " " 뭘 좀... 물어봐도... 될까... " " ? " 청안은 그녀의 머뭇거리는 말투에 돌아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 어머니... 괜찮으시지? 몸져누으신건 아니지? " " .... " 청안은 그녀에게 말을 해야만하는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도 이곳으로 오면서 들은 청천벽력같은 소문... 화환가의 멸문소식을. " ....아가씨... " " 응? " " 정신 바짝 차리시고 제 얘기 들으십시오. " " .... " " 전하와 소화부인께서는 ... 돌아가셨습니다. " " ? " " ....황제의 명으로... " " ? " " 멸문 당하셨습니다. " " !!! " 유리가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말없이 바닥을 바라보았다. " 청안... 농담...이지? " " ...아닙니다. 농담이. " " !!!아니야!! 그럴 리가... 그리될 리가 없어!!! " 유리가 미친 듯 외치며 쓰러지자, 청안은 서둘러 유리를 받아 안았다. 그녀는 미친 듯 외치고 또 외치다, 몇 번을 까무러친 끝에 지친듯 눈물 흘리기 시작했다. 청안은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 그녀를 다독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은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가 감당해야할 슬픔이기에... " 상아오라버니...... 는? " " ..... " 청안은 백상아의 얘기가 나오자, 자신을 바라보는 유리를 한참동안 보다 고개를 돌려버렸다. " 그는.... " " .... " " 그는 그 일이 있은 직후 채경 재상의 따님이신 다해님과 혼약하셨습니다. " " ?!!! " 청안은 말을 던져놓고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서둘러야 했다. 그러다 유리가 자신을 따라오지 않자, 다시 뒤돌아가서는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러나 그녀는 청안의 팔을 뿌리쳤다. 청안은 다시 그녀의 팔을 낚꿔채서는 끌고 내려왔다. 유리는 청안의 손에서 팔을 빼려 노력했지만 청안의 힘을 당해낼수 없자, 남은 손으로 그의 팔을 때리기 시작했다. " 놔! 놔!! " " ... " " 놔! 이 손....흑.... " " .... " 청안은 기어코 유리가 울음을 터트리자, 걸음을 멈추고는 한동안 서있었다. 그러다 돌아서서는 그녀를 안았다. 유리는 크게 소리내어 울었다. 마치 맺힌 한을 풀 듯 그렇게......그는 우는 유리를 안고 있다 자신이 유리를 너무 쌔게 안고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손을 놓았다. 그러나 유리가 자신의 옷섶을 꼭 잡고 울자, 그는 가만히 서있을수 밖엔 없었다. ....거짓말한 것에 대한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녀를 사랑하니까....이제 그녀를 보호할 사람은 자신이니까.... " ...서두르셔야합니다. " " .... " 청안은 유리의 손을 끌고 조심조심 동굴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많이 지쳤는지 거의 끌리다시피 청안과 걷고 있었다.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유리는 그렇게 멍하니 걷고 있었다. 그녀의 향이 자신의 가슴에 감돈다. 이런 시간이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이 공간 속에서 유리를 위로 할 사람은 자신밖에는 없었고, 이제 유리가 기대어 쉴 곳도 자신밖에는 없었다. 지친 유리를 달래주고 싶었다. 집안의 일과, 백상아의 일을 모두 잊게 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에게 끌려오는 유리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그녀의 손을 놓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 조심하십시오, 지금부터는 용문석굴입니다. " " ? " 갑자기 산아래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오자, 청안은 긴장하며 동굴밖으로 슬그며니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았다. 그는 서둘러 고양동에 숨어서는 유리를 감싸안 듯 안으로 세웠다. 차가운 동굴의 바람이 그의 얼굴과 유리의 얼굴을 얼리고 있었지만 그런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잠시 기다리십시오. " " ... " 유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청안은 쓱하니 밖을 정탐했다. 누군가 가마를 이끌고 계곡을 지나고 있었다. 사복 차림이었지만 분명 송나라 병사다. 유리공주를 찾기 위해 보내진 건 아닐까. 만약 유리가 발각된다면 그녀는 죽음을 당하리라. 그는 더욱 자세히 살피기 위해 조금 위로 고개를 올렸다. 백상아?!! 그였다. 청안은 백상아를 발견하자, 놀라서는 고양동 안으로 다시 숨었다. 심장이 미친 듯 뛰고 있었다. 유리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의아스러운 듯 그를 보자, 청안은 다시 밖을 내다보았다. 심장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었다. 고양동의 보살들이 자신을 비웃듯 노려보는 것 같았다. .....만약 지금 그를 불러세운다면 유리는 행복한 재회를 하겠지... 그러나 그에게 주지 않으리라. 청안은 얼굴을 굳히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섰다. 유리가 걱정스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청안, 누구야? 벌써 우리를 추적해온거야? " ================================================= 드뎌 늘보상아가 움직이는군여^^ 근데여.... 아직 상아랑 만나려면 긴 세월이....^^:: 흑... 작가 너무 미워하지 마서여.... 후훗^^ 7시군여^^ 그동안 회사에서 계속 땡땡이 쳤더니(아파서...) 급기야 우리 상사한테 혼났어여 ㅜ.ㅜ 에고고.... 그럼 즐독하세여~~~ ================================================= " 청안, 누구야? 벌써 우리를 추적해온거야? " " 네, 아가씨. 그들이 사라질때까지 기다리도록 하지요. " " .... " 유리는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랬다. 지금 이순간 만큼은 자신은 유리에게 절대자다. 절대적인 존재. 백상아는 뭔가 계곡 쪽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에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듯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 백호위, 어서가세! " " 네. " 왤까. 그리운 무언가가 저곳에 있는 듯 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본 뒤 다시 가마의 선두에 섰다. 왜 이 짧은 순간 유리가 생각나는 것일까. 백상아 일행이 사라지자, 청안은 한숨을 쉬고는 동굴에서 빠져나왔다. 동굴의 찬바람으로 인해 유리는 입술까지 새파래져서 몸을 떨고 있었다. " 추우십니까? " " ....응... " " 우선 마을로 내려갑시다. " " .... " 유리가 차가운 바람에 몸을 떨자, 청안은 한참 그녀를 바라보았다. " 이리오십시오. " " ? " " .... " 청안은 성큼 걸어가 유리를 안았다. 유리는 당황스러워하며 몸을 빼려했다. 그러나 청안은 유리를 더욱 꼭 안을 뿐이었다. " 감기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 " .... " 유리는 어쩔줄 몰라 고개를 숙이고는 청안에게 안겨있었다. 그에게 반항할 힘조차 그녀에겐 없었다. 청안은 막상 유리를 안고나서도 어찌해야될지 몰라 멈칫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주아와는 달리 자신의 품안에 쏙 들어왔다. 가슴이 정신없이 뛴다. 갑자기 어머니가 주신 반지가 생각났다. 너무 작아서 자신의 새끼손가락 첫째마디까지밖에 들어가지 않는, 가난한 자신의 집에서 가장 소중했던 반지. 어머니는 그 반지를 정말 소중히 간직했었다. 노름꾼인 아버지에게 맞으면서도 내놓지 않았던 집안의 유일한 보물. 그 반지가 자신에게 들어온 것은 열 세살때였다. 언젠가 이 반지가 꼭 맞는 며느리를 맞고싶다 하시며... 유리는 이 반지가 맞을까? 그는 유리를 안고 있다 갑자기 목에걸린 반지를 꺼냈다. 그리고는 유리의 왼손 중간손가락에 끼워넣었다. 그 반지는 예전부터 그녀의 반지였던것처럼 꼭 맞아들었다. 그녀는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듯 청안을 바라보았다. 청안은 유리의 시선이 당혹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혼란스러워하며 계속 청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내가 .....불쌍해서 주는거야...? " " 아닙니다. " " 난...난 받을수.. " " 유리... 그 반진. 우리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주시는 겁니다. " " !!! " 유리는 청안의 얘기에 멈칫하며 시선을 돌려버렸다. 자신이 지닌 감정은 친구 이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청안은 자신에게 청혼을 하고 있다. ....그에게는 주아가 있지 않은가! " 물론 당신에겐 하찮은 실반지일 뿐이겠지만... " " .... " " 가난한 소작농의 아내였던 저희 어머니에게는 큰 보물이셨습니다. " 청안은 고개를 돌려버린 유리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 이 반질.... 당신에게 주고싶었습니다. " " .... " " 처음 황궁에서 당신의 화사한 미소를 보았을때부터. " " ...왜.. 아니 난 난.... " 청안은 유리의 물음을 무시한채 그녀의 부드러운 볼에 손을 댔다. 그리고 귀한 자기인형을 만지듯 볼을 어루만졌다. " 사모합니다. 이 마음 가득.... " " .... " 그는 그렇게 유리의 볼을 어루만지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녀의 향기를 느끼듯 깊이... 유리는 청안을 거부할수 없었다. 그의 키스로 자신이 위로받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아니 지친 그녀에게는 반항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유리는 너무나 약한 존재였다. 조금만 일을 해도, 조금만 슬퍼해도, 그녀의 몸은 무너져내렸다. 그녀는 정말 유리같아서... 유아로서는 더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그녀는 가만히 청안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었다. 모든 것이 사라진 지금.... 청안은 그녀를 자신이 섬기는 사람에서 자신의 보호자이자, 사랑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걸까.....이것이 사랑인걸까.... 사랑이라고 할수 있는걸까....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유아는 채념하고 있었다. ....힘이 들었다... ...상아오라버니... 그녀는 눈을 꼭 감아버렸다. 그가 혼례를 치루었다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채경의 딸과.... 자신의 아버지를 모함한.... 배신감이 일지는 않았다.... 그를 단 한번이라도 보고 싶었다.... 보고싶었다. 정말...만나서 왜 자신을 찾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다.... 그를 보고싶었다.... 청안은 옆에서 깊이 잠든듯한 유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를 조심스레 쓸어 올려주고는 자신의 겉옷을 벗어 덮어주었다. 그들은 아직 용문산을 벗어나지 못한채 용문석굴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것은 청안이 길을 잃어서였다. 이곳에서 나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실은 백상아 일행을 만나지 않기 위해 다른 길을 찾고 있었다.- 나갈수 없었다. 그들은 지금 만불동에 있었다. 당 영륭 6년에 만들어졌다는.... 그는 유리에게 겉옷을 덮어주고는 단정하고 수려해 보이는 나불상을 빤히 바라보았다. " 부처님.... 행여 나에게서 유리를 빼앗아갈 생각 하지마시오. " " .... " " 나는 죽어서라도 유리를 놓지 안을것이오. 내가 겨우 잡은 행복이오... " " ..... " " 잊지마시오... 나는 지옥의 나한이 되어서도 유리를 움켜잡을것이오.. " 청안은 유리가 깰까봐 아주 낮은 음성으로 석굴의 불상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꼭 움켜쥐며 불상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제 다시는 유리를 놓지 않으리라 맹세하며.... " 아직 죽이지 못했다? " " 예... 재상... " " .... " 채경은 이를 갈며 벼루를 집어던졌다. 찢어죽여도 속이 시원치 못할 일이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딸을 잃었다. 피눈물을 흘리는 아비의 마음이었다. 그들을 살려두지 않으리라. 살려두지 않아!!! 그는 분을 참기 힘들어 책상위의 종이와 붓들을 모조리 집어던졌다. 미웠다. 자신이 사랑하는 딸을.... 그 딸을 지켜달라 그리 부탁했건만.... 찢어죽일놈... 쳐죽일놈!!! 죽여버리리라. 죽여버리고 말리라!!! 해강은 발악하듯 미쳐날뛰는 채경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어느정도 진정되자, 금의 일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 금에서 왜 약조를 지키지 않느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 " ....효선으로 안된다던가? " " ...처음에 유리 공주를 주는 조건으로 연경이하 6주를 무상으로 받기로 했었습니다. " " .... " " 약조를 어긴것이지요. " " ....지킬필요 없다. " " .... " 채경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자리에 앉았다. " 치워라. " 하인에게 방을 치우게 하고는 해강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정원에는 황제에게 바칠 기암괴석을 움직이기위해 바쁜 농민들을 바라보았다. " 흥, 버러지 같은 놈들. " " .... " " 저런 놈들은 매를 맞아야 일을 하는 무지랭이 들이지. " " ..... " 해강은 아무말없이 채경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 유리의 소식은? " " ...없습니다. " 채경은 유리가 떠오르자, 그날 사거리에서 만났던 날카롭고 위엄 가득한 오걸매를 기억하자, 소름이 돋아옴을 애써 눌렀다. 그래봤자 그자는 미개한 여진족이 아닌가. 자신은 한족. 그것도 중화민족이다. 결코 그런 존재에게 질 리가 없다. " .... " " 해강 니가 직접 가라. " " 가서... 그 밉디미운 백상아와 유 자운을 죽여라. " " .... " 해강은 그런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 효선공주가 탈출을 한 듯 합니다." " ...흥, 그래서? " " .... " 해강은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며 채경을 바라보았다. ....그도 자신이 어렸을때는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이었다. 존경하는 위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모르겠다. 그를 계속 믿고 따라야 하는 걸까... 그를 믿을 수 있는 걸까.... ...노을이 더욱 붉게 자신을 비추고 있다. 피에 젖은듯한 모습으로.... =============================================== 좀 짧네^^:: 5. 백상아와 오걸매의 만남. 오걸매의 군사는 쉽사리 노예상인들을 잡을수 있었다. 그들이 이 용문산에 숨어있었기에 당연히 잡기도 힘들고 찾기도 힘들었던 것이다. 잡힌 노예상인들을 확인한 오걸매는 인상이 절로 일그러졌다. 중요한 모두를 놓치는 꼴이 되고만 것이었다. 유리와 청안, 그리고 그들 쌍둥이 일당들. " 라프윈, 찾았나? " " 아니요, 흔적이 없습니다. " " ... " " 유리의 흔적은? " " .... " 라프윈이 고개를 젖자, 오걸매는 기분이 상한 듯 산장을 둘러봤다. 청안 그자가 나타나지만 않았어도 유리를 되찾았을 것을. 충분히 되찾을 수 있었을 것을.... " 돌아가자. " " 예, 전하. " " .... " " 저들은 어찌할까요? " 오걸매는 라프윈을 힐끔보고는 명령을 내렸다. " ...모두 죽여라. " " .... " 라프윈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부하들에게 손짓을 했다. 사로잡혔던 노예상인들은 서늘한 시체로 변해갔다. 피냄새? 백상아는 강한 피내음이 바람사이로 흘러나오자, 가마를 세웠다. " 무슨일인가? " " 대인, 앞길에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 " ? " " 소인이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 " 그러게. 조심하도록 하고. " " 예, " 백상아는 빠른 걸음으로 산등성이를 넘어섰다. 그리고 아래 마을을 둘러보자, 그 전체가 폐허가 된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인상을 찡그리고는 마을로 들어섰다. 그의 눈에 오걸매의 군사들이 지나는 모습을 본 것은 우연이었다. " .... 댁이 한 짓이오? " " 무례하군. " 백상아가 말을 타고 스쳐지나는 오걸매에게 말하자, 오걸매는 무시하듯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 전하, 늦으셨습니다. 서두르셔야합니다. " " 그러지. " 오걸매는 백상아를 무시한채 돌아섰다. 그러다 그의 흰 검을 보고는 그를 불러세웠다. " 혹 그대가 백상아인가? " " 그렇소. " " ...만나서 반가웠네. " " .... " 오걸매는 다시 말머리를 돌려 라프윈에게 신호를 했다. 백상아는 한동안 사라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사념을 떨쳐버리듯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오걸매는 백상아가 주위를 둘러보기위해 사라지자, 그제서야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라프윈, 잘 보아두게. 친구가 되면 멋진 사람이지만 적이되면 무서운 자의 모습을. " " .... " 라프윈 또한 사라지는 백상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침햇살이 묘하게 그를 빨아들이듯 그의 주위에 광채가 흘렀다. 태양 정중앙을 흡수하는 사람처럼. 백상아는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반쯤 불에 타다 남은 여인의 비녀를 발견했다. 약간 붉은끼 도는 세공 잘된 비녀였다. 그을린 부분을 닦아내자, 선명한 붉은색의 한옥이 모습을 드러냈다. " 유리? " 그는 놀란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황량한 바람만이 그를 반길뿐이었다. 유리는 청안이 이끄는 손을 잡고 개울을 건넜다. 그러다 힐끗 산장이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자신을 애절하게 부르는듯했다. " 왜그러오, 유리? " " 아...이니.... 누군가 날 부르는 것 같아서.... " " ... " 그는 돌아보는 유리를 다시 잡아끌었다. 이 손을 놓으면 유리가 바람처럼 백상아에게로 달려갈것만 같았다. " 아가씨, 춥지 않으십니까? " " ? " 유리가 의아스러운 듯 청안을 바라보자, 청안은 피식 웃으며 유리를 꼭 안았다. 유리 는 그의 품에 조용히 안겨있었다. 그녀의 이런 모습이 너무 좋다. 자신이 누군가를 보호하고 있다는 기분이 확연하게 든다. 그는 조심스레 고개를 숙여 유리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은은한 자스민향이 머리카락 가득 느껴진다. 이제 그녀를 향해 애태울 필요도, 가슴 아파할 필요도 없다. 평생 자신만을 위해 향기로운 미소를 지어줄테니. 그는 더욱더 꼬옥 힘을 주어 그녀를 안았다. 유리가 새가되어 날아가지 못하도록. 아직 믿어지지 않았다. 자신이 유리의 연인이 되었다는게.... 자신이 이제 그녀 와 혼인할 것이라는 것이.... 유리와 청안은 정주를 거쳐 개봉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유리와 개봉으로 향하는 동안 한순간도 그녀의 손을 놓지않고 있었다. 유리는 아무 표정변화없는 인형처럼 그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가기싫어도 가야한다면.... 가야하리라.... 그를... 상아오라버니를 볼수 있을까... 한번만이라도... 볼수있을까.... 백상아의 생각에 유리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어디 아프십니까. " " 아니... 모래가 들어갔어... " " .... " 청안의 말투는 아직도 묘했다. 존댓말도 아니고, 반말도 아닌. 그것은 자신이 그의 상전이었기 때문이겠지.... 나 이렇게 청안에게 기대어도 되는 걸까.... 정말 날 떠난건가요, 상아오라버니? 청안의 말대로.... 날 떠난건가요?.... 유리의 차가운 볼에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청안은 조심스레 그녀의 눈물을 닦으려 했다. 유리는 흠짓 놀라며 뒤로 몸을 뺏다. 청안은 한동안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유리의 손을 놓지않고 있었다. 그것이 마치 유리와의 유일한 연결끈이라도 된다는 듯.... " 지금 저를 받아들여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 " .... " "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습니다. " " .... " 유리가 그의 눈을 피하자, 그는 가만히 유리를 바라보았다. " 당신을 사모합니다. 저는 지금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것입니다. " " .... " " 당신을 버리지도, 슬프게 내버려두지도 않을겁니다. " " ...이제 가는게 좋을 것 같아.... " 유리가 가려하자, 청안은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그녀를 안았다. " 다시는 ... 다시는 이 손을 놓지 않을것입니다. 다시는... " " .... "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린다. 청안은 지금 힘에 겨운 자신에게 큰 마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를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그를.... ================================================= 역시.... 짧네요....죄성.... 호오호호호^^한편더^^ ================================== 6. 황제가 된 오걸매 청안모는 눈물을 흘리며 효시된 화환가의 식솔들을 바라보았다. 목이 효시되어있는 개봉은 그 시체 썩는 내음이 가득 퍼져있었다. 모두가 혀를 차며 괴로워 했지만, 아무도 화환가의 시체를 수습하지 못했다. 그들 식솔들은 대역죄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죽었기 때문이었다. 무지랭이인 자신이 느끼기에도 그들은 너무나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너무 곧고 바르기에 죽음을 당한것이리라. 그래도 공주님이라도 저 재앙에서 벗어나 정말 다행이었다. .....청안이 무사히 공주님을 구해와야 할것인데.... 그녀는 이런저런 생각에 고개를 젓다 다가오는 옆사람을 미쳐 피하지 못해 부딪히고 말았다. " 죄송하구먼유. " " 혹.... 이안이 엄니 아닌감? " " ? " 고향에 있는 옹이댁이었다. 청안모는 한동안 이것이 꿈인가 싶어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맞구머~~ㄴ, 나여~! 옹이댁! " " 옹이댁?!! " 그녀들은 서로 반가워하며 쓸어안았다. " 이게 몇 달만이여?! 어찌 여 까지 왔는감? " " ...가뭄도 심하구 혀서..... 도저히 농사를 못짓겠더구먼.... 그려서.... " " 아들래미는? " " ....저번 난 일어났을 때.... 죽었구먼... " " .... " 그래... 옹이댁의 아들은 전형적인 농부였다. 그리고 그 난으로 인해 숨어지내고 있었건만... 관리들에게 들킨것이리라. " 용케 살아왔구먼.... " " .... " 옹이댁은 할 말을 잃었는지 긴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둘째 아들은 아직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곧 그녀석도 개봉으로 상경할 예정이었다. 지주가 너무나 높은 세경을 내라했기에 더 이상 그곳에서 견뎌날수가 없었다. " 며느리는? " " ...갸도 이제 곧 올꺼구먼. " " .... " 마을에서도 알아주는 미인이 옹이댁의 둘째며느리였다. 자신이 얼마나 부러워했었던가....그러나 이제 부러워할 이유가 없었다. 유리공주가 자신의 며느리만 된다면.... 그녀는 그것을 자랑하고 싶어 입이 간지러울 지경이었다. " 그려... 잘 왔어~, 지낼곳은 있는감? " " ....아니여... " 옹이댁이 고개를 가로젖자, 청안모는 옹이댁을 감싸안으며 웃었다. " 그려, 그럼 우리집에서 지내도록 혀. " " 그...그려도...되는감? " " 그려, 당연하지. 우리집 꽤 큰편이여. " " .... " 청안모는 옹이댁을 이끌고 화환가의 소화부인이 마련해준 개봉 외곽의 집에 들어섰다. 그 집은 예전의 청안이 지내던 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넓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물론 화환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작지만- 작고 아담한 정원이 있을 정도로 깔끔하고 잘 지어진 집이였다. 옹이댁은 그렇게 크고 아름다운 집이 청안의 집이라 생각하자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한편으로는 샘이났다. 그녀는 멍하니 큰 집을 구경했다. " 우메~~ 엄청 크구먼~~ " " 이건 본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여, 이집은 그댁 마님이 특별히 우리 청안을 위해서 지은 곳이구먼~ " " 그려~? 그라믄 소문이 사실이구먼? " " 소문? " " 아니 옹이아줌시 아닌가유? " " ...주아구먼. " 옹이댁은 주아를 시큰둥하니 반기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아 또한 옹이댁에대해 차갑게 대했다. " 엄니, 저여자는 왜 데리고 왔시라? " " 개봉에 올라온지 얼마 안되서 집이 없다더라... " " 흥... " 주아는 시큰둥하니 옹이댁을 한번 노려보고는 휭하니 나가버렸다. 그녀는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방을 잡아서는 그녀의 짐을 풀고 이것저것 계산하느라 바쁜 입장이었다. 주아가 나가자, 옹이댁은 한숨을 내쉬고는 청안모를 바라보았다. 청안모는 다시 아까의 소문에 대해 물어보았다. " 고향에서 이안이가 이곳 공주랑 혼인한다고~ " " 그려. 사실이더구먼. " " ?!! " 옹이댁은 부러움이 섞인 눈빛으로 청안모를 바라보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자신의 둘째 아들 또한 무사로 개봉으로 보낼걸 그랬다는 생각에 후회가 막급이었다. 물론 둘째 며느리가 나쁘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공주라는데.... 청안의 부인될 사람이 한 나라의 공주라는데 그것이 왠말인가.... 그녀와 자신의 아들은 거의 같은 입장이었다. 아니 못하면 못했지 자신이 더 나은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게 뭔가. 그녀는 하루아침에 공주의 시어머니가 되고 자신은 그냥 동네에서나 알아주는 미인을 둔 평범한 여인이 된 것이 아닌가. 옹이댁은 괜히 기분이 나빠져 공주의 나쁜점을 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며느리만 해도 미모를 가꾸느라 집안일이라든지 밭일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 원래 부자집 아이들은 못됏다고 하던디. " " 아니여~~, 얼마나 착한디? 거기에다 괭장히 예쁜애여~ " " 그...그려? " " 초상화 보여줄까? " " 초...초상화도 그렸는감? " " 그러~~ㅁ. " 청안모는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본 뒤 문을 닫고는 방 안쪽 깊숙한 곳에서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것은 청안을 위해 그녀가 매화궁에서 목숨을 걸고 몰래 빼온 것이었다. " 조심혀서 다뤄야혀~ " " 며느리 그려진것인디 뭐가그리 귀하다고 하는감? " " 보통 신분의 며느리가 아니니께 그렇지. " " ... " 청안모가 조심스레 두루마리를 펴자, 공주들만이 할 수 있는 붉은 화관과 아름다운 봉황이 세겨진 옷을 입은 소녀가 앉아있는 그림이 보였다. 옹이댁은 신기한 듯 조심스레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림속의 그녀는 고귀하고 백옥처럼 맑아보였으며, 수수하면서도 고풍스러워보였다. " 실물은 더 하구먼~ " " ....이쁘구먼... " 자신의 며느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런데 공주와 혼인할 것이라면 주아는 어떻게 할 건가? 그애 성격이 장난아닌데... " 근디... 주아 갸는? " " 갸? 글시.... 신경 안쓴지 오래됐구먼. " " 갸가 가만 있을가? " " 시간좀 내기로 했어.... " " ..... " 옹이댁이 걱정스러운 듯 청안모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차를 권했다. " 괜찬여. 우리 이안이가 알아서 할거구먼. " " ..... " 옹이댁은 그런 청안모를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처음 고향에서 창안이 주아를 택했을 때 - 주아가 청안을 잡고 늘어졌다는게 맞는 말이겠지만- 모두가 가난한 집이니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여자는 튼튼하게 애 잘낳고 집안일 잘 돕는게 최고였으니까. 그런 면에서 보면 주아는 완벽한 농군의 아내였다. 일도 잘할뿐더러 근성도 있는 편이였으니까.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동네 미녀와 결혼했을 때 모두에게 사실을 자랑스럽게 늘어놓고 다녔었다. 그런데 청안이 개봉 최고집안의 호위무사가 되었다는 소문과 함께 지주가 직접 찾아와 인사까지 하자, 갑자기 마을의 관심은 청안모에게로 몰려들었다. 지주는 물론 마을사람까지 너도나도 청안에게 딸을 주겠다고 안달이었다. 청안이 개봉의 공주와 혼인한다는 소문이 돌자, 더 이상 지켜보기 힘들었던 주아가 청안모를 이끌고 개봉으로 가버리기까지 그 소란은 계속 되었다. 정말 그 소문이 사실이었다. < 늦었다....크흑...전하....> < ....전하....> 개봉에 겨우 도착한 황금군의 가솔들이 효시된 화환왕의 시신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쩌면 왕께서는 그것을 예견하고 자신들을 연안6주로 보낸것일지도 모른다.... 왕이시어... 왕이시어.... 이로써 송의 운명은 끝이란 말인가... < 소화부인과 유리공주님은? > < 소인이 알기로는 아직 살아계신걸로 아옵니다> < 서둘러 찾아라. 그리고 유리님을 옆에서 지켜라 > < 예! > 유리의 운수를 집어보던 황노인은 인상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 ...쯧쯧.. 공주마마가 악운성 옆에 계시는구만... > < !! > < 쯧쯧쯧.... > < ...황노인... 이번에도 우리가 도와드리지 못한단 말인가!!!> < ...장군... 도와드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소...> < 그분은....> < ...그분이 각성하시거나... 그 분의 남편되시는 분이 각성 하시길 바라는수 밖에...> < ... > < 그때까지 우리는 여전히 음지에 있어야 하오...> < .... > < 그것이 우리 운명인것을....> 오걸매는 우울한 얼굴로 금의 수도로 돌아와서는 곧바로 아골타의 옆으로 와서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송의 문제를 이것저것 고하기 시작했다. 아골타는 오랜만에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 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 " 예, 형님... 처음 유리를 주겠다 해서 연경과 그 주변의 6주를 돌려주기로 한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리 대신 효선을 보내왔지요. 거기에다 " " 아이야... 천천히 하거라... " " .... " " 화가 나 있구나... " " .... " 오걸매는 아골타의 앞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펴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웅얼거리고 있었다. " 형님... " " 유리 그아이 때문이더냐. " " 다 찾았더이다... 그런데... 헌데... " " 녀석.... " 아골타는 오걸매가 귀엽다는 듯 힘없이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 그래 송이 우리가 바라던 것을 아니주더냐? " " 예... 그 놈들이 줄 리가 있습니까, 어디. " " 허허, 녀석. 속이 많이 상했구나. " " .... " '해상의 맹' 이후 금과 송은 만리장성을 경계로 국경을 정할 것이며, 자신의 나라에 대한조공을 바칠 것을 확약했지만 그들은 흐지부지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태였다. 그것은 한족이라는, 중화민족이라는 자존심 때문이었다. " 유리를 주지 않았으니 은 20만냥과 비단 20만필, 연경특별세1백만 관전을 주는 것이 당연것이지요. " 오걸매가 이죽거리며 말하자, 아골타는 호방하게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녀석. 그 어리광 언제 버릴꼬... " " 제가 형님께만 그리하지 어디 다른 곳에서 이리합니까. " " 그래... 그렇구나... " " .... " " ...송을 칠 생각이더냐? " " ...쳐야겠지요.... " " .... " " 허나 유리와 약조를 하였습니다. 피를 흘리지 않고 치겠다고... " " ....쓸데없는 약조를 하였구나.... " " .... " 아골타는 고개를 숙이고 삐질거리는 자신의 동생을 토닥거려주었다. ....내가 사랑했던 여자의 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나의 동생인 오걸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아이가 이제 금을... 내가 새운 이 곳을 더더욱 강력한 국가로 만들 것이다... 통일된 제국을.... 내 사랑하는 동생이.... 이 믿을 만한 아이가...... 중원을 통일할 것이다. "...형님? " " ..... " " 형님!!! " " ..... " " 형님!! 제발... 제발 눈을 뜨소서!! 형님!! " 오걸매의 오혈이 궁성에 퍼지자, 아골타의 죽음이 금의 방방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오걸매는 형님의 뒤를 이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즉위식은 생각외로 조촐하였다. 그는 형님을 생각하는 마음에 흰 옷을 입고 즉위식을 올렸다. .....이제 그의 시대가 된 것이다. ====================================================== 후훗^^ 저 착하져~~^^ 7. 휴식. 세상이 흉흉해서인지 개봉으로 들어서는 길은 무척 삼엄했다. 그러나 몇 푼의 돈을 주자, 쉽사리 개봉에 들어설수 있었다. 유리는 남장을 하고 자신에게 끌리듯 가고 있었다. 청안은 혹 아는 자를 만날까 신경을 곤두세우며 길을 재촉했다. 다행히 유리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광장에 다다르자, 화환가의 목이 효시되어 있었다. 유리는 처음 못믿는 듯 그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러나 곧 화환왕과 소화부인 것임을 확인하자, 그녀는 그 자리에 쓰러지듯 앉았다. 청안은 그런 유리를 안아들었다. 그녀의 떨림이 몸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청안에게 안겨 죽은 사람처럼 집으로 향했다. 역적이라는 죄가 붙었기에, 시체 또한 수습하지 못했다. 처참한 광경이었다. 집에 다다르자, 청안은 주위를 살핀지 저택의 문을 두드렸다. " 뉘여? " " 어머니, 접니다. " " 그려? 이제 왔구먼. 공주님은? 어?!! 고...공주님!!! " 청안모는 청안에게 안겨들어오는 유리를 놀라운 듯 바라보았다. " 무..무슨일이랴? " " .... " " 이안아! " 청안은 쓰러진 유리를 침대에 눞이고는 그녀의 이마를 가슴아픈 듯 쓸어넘겼다. 그런 청안의 모습에 청안모는 더욱 놀라고 있었다. " 우시오.... 울면 나아질거요.... 우시오... " " ..... " " 뭐 때문에 그런거여? " " ....오면서.... 전하와... " " 그걸 보셨단말여? " " .... " " 이 일을 어쩐댜... " 청안모는 안타까운 듯 유리의 팔다리를 주물렀다. 이제 그녀는 천애고아였다. 열여섯의 어리지도, 나이들지도 않은 묘한 나이에.... 청안모는 계속 안타깝게 유리를 다독거리면서도 청안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오는동안 일이라도 생긴것일까. 그렇다면 확실히 해두어야 할 문제가 있다. " 주아는 어쩔거여? " " ... " 청안은 주아 얘기가 나오자, 흠짓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유리를 주무르고 있는 어머니에게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 혼약하기로 한 아인 버릴건감? " " ..... " " 그 아그 문제부터 해결혀. 그러믄 공주님과 혼인할수 있을거여. " " !!! " " 공주님을 소실로 한다는건 말도 안돼제... " " .... " " 이자부터 공주님은 내 딸인겨. " " .... " 청안은 기절한 상태에서도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문제였다. 풀지못할 문제... 청안모는 그런 청안을 힐끔 바라보고는 미소지었다. 저녀석이 저리 당황스러워한건 처음이었다. 그만큼 유리를 사랑한다는 걸까. 허기야, 유리정도면 자신은 영광이다. 사근사근하고, 애교많고, 예쁘고. 유리를 주무르다 그녀의 손에 껴진 소중한 반지를 바라보았다. 만족스러웠다. 주아는 청안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정신없이 달려갔지만 방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한채 문가에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청안은 더 이상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신은 그의 정실이다. 유리가 무슨 신분이든 자신은 정실. 절대 놓을수 없는 자리였다.... 유리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듯 멍하니 방안을 둘러보았다. 눈앞에 보인 세상은 청색이었다. 두려움 가득한. " 공주님. 우셔유. 울어도 되는구먼유. " " .... " " 세상 힘든거 알아유... 충격이 크시겠지유... " 유리의 눈에서 한두방울씩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다독거리는 청안모였다. 청안은 유리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어머니 때문에 그럴수 없었다. 그나저나 주아는 어쩔까...두 명의 부인을 둔다는 건 흔한 일이지만, 유리에게는 그럴수 없었다. 그녀를 얻는 그 자 체가 자신에게는 영광이기에. 그리고 그녀 하나만을 사랑하기에.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면서도 백상아는 손에 쥔 혈비녀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 허망했다.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면 죽었거나, 아니면.... 아니다. 다른 생각은 하지말자.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또 그녀를 찾을 것이다. 그것이 10년이 되든, 100년이 되든. 나는 그녀와의 약속을 지킬것이다. " 백호위님!! 앞에 왠 여자가... " " 조심해라. 함정일지도 모르니. " " 예. " 그들은 계속해서 자객들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날이 가면 갈수록 그 강도는 심해져갔다. 채경은 다해의 죽음 대신 황제에게 개봉의 반이 넘는 토지를 받아냈지만, 농민에 대한 압박은 더해만갔다. 그러고도 남을 인물이었다. " 백...상아..님? " " 누구냐! " " 백호위님!! " " 효선?!! " 백상아는 할말을 잃은채 자신에게 안겨 우는 효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숲을 겨우 헤쳐왔는지 고생한 모습이 역력했다. " 어찌 혼자서!! " " 흑.... " 그녀는 백상아의 품에 안겨 정신없이 울고 있었다. 유대인또한 놀라서 가마에서 나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8. 선택. 청안은 유리의 안전을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아가 거처하고있는 작은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벌써 겨울을 나기 위해 장작을 패고 있었다. 집안살림을 도맡아서 한다지만 좀체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그녀는 사치가 심했다. 그러나 지금 이 모습은 시골 아낙의 부지런함 그 자체였다. 그녀는 청안이 온지도 모른채 열심히 장작을 패고 있었다. " 험. " " 어?!! 이안! 왔구먼유?!! " 주아는 청안을 발견하자 기쁜 듯 달려와 그를 끌어안았다. 청안은 그런 주아를 밀치고는 조금 물러섰다. " 어여와유,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는감유? " " .... " 청안은 아무말없이 그런 주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처음과는 달리 괭장히(?) 얌전해져 있었다. 그녀를 처음 사귄건 어릴때였다. 사실 사궜다고 할수도 없는게 어머니는 늘 주아의 어머니에게 쌀을 꾸셨고, 그런 자리에 늘 자신이 있었기에 알게된 사이였다. 처음 그녀는 가난한 집 아이라고 자신을 무척 많이 놀렸었다. 주아의 집도 그리 부자는 아니였지만 논밭이 있는 집이니 당연히 부자였다. 어머니는 주아를 무척 귀여워해주셨다. 아니 소작농-주아집의 땅이였다.-이라 주인 아가씨를 돌봐주는 그런 신세였다. 어머니는 그 작은 땅에서 채소를 재배해 시장에서 파셨다. 그리고 그 돈은 대부분 아버지의 노름빛으로 들어갔다. 주아는 커가면서 자연스레 어머니와 나를 따르게 되었고, 그 탁월한 무식함으로 청안의 주위에 여자들이 다가서지 못하게 했다. 자신은 여자에게 관심이 없었기에, 어머니가 주아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물론 그녀의 아버지가 비단과 소를 원하는 바람에 떠돌이 무사가 되기도 했지만. 그때는 원망 같은건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지금은 도리어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유리를 만날 수 있었기에... 나는 지금 그녀를 보내려 한다. 내 사랑하는 유리를 위해. 유리가 고통받는 모습을 볼수 없기에... " ...주아는... 내가 뭐가 좋지? " " 그런게 어딨어유. 그냥 좋은거지유. " 주아는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청안이 등을 돌린채 아무말 않자, 불안한 듯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 또 혼약한 사이에 좋고 싫음이 어딨어유. 인륜지대산디. " " .... " " 왜...유? " " ....유리공주님을.... 데려왔다. " 청안의 조용한 목소리에 주아는 불안한 듯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계속 등을 보이고 있었다. " 그...그란디유? " " 그녀는... 더 이상 나밖에는 보호해줄 사람이 없다. " " ..그... 유리 그 아가 둘째라믄 지도 할말 없구먼유. " " 그녀에게 다른 부인을 만들 수 없다. " " 어째서유? 그럼 지도 할수 없구먼유. " 주아가 어찌 투덜거리든말든 청안은 계속 주아에게 등을 보인채 얘기를 이어나갔다. " 나.... 유리를 사모한다. " " .... " 주아는 청안이 유리를 사랑한다 말하자 몸을 떨기 시작했다. " 어머니도 그녀를 인정하셨다. " " 지는유?!! " " 주아 너에대해선.... 솔직히 생각해보지 않았어. " " 지는 조강지처구먼유!! " " 우린 혼인하지 않았어. " " 아니유!! " 주아는 청안의 옷자락을 잡으며 그를 끌어안았다. " 그건 말도 안돼유! 지도 이안을 사랑하는구먼유! 유리 그 아는 댁을 사랑하는게 아니어유!!! 지발 정신좀 차려유!!" 주아가 메달리듯 청안의 소매를 잡아끌었지만 그는 냉정히 뿌리쳤다. " 당신은 날 사모하는게 아냐, 주아. " " 이니구먼유!!! " 주아가 울부짖자, 청안은 한숨을 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주아... 그대가 진정 날 사모하고 아꼈다면 내가 혼수품을 마련하기위해 떠돌이 무사가 되는 것을 말렸을거야. " " 그건 즈히 지방 풍습이잖여유! " " 풍습이라? 흥, 남편될 사람을 죽을지도 모르는 사지에 몰아넣는게 풍습이라구? 그깟 돈 몇푼 때문에? " " 그려도 잘됐잖여유! " 청안은 매달리는 주아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그래... 지금 너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 " .... " " 너의 그 황당한 선물만 아니였다면 죽을 고생하며 사람을 죽이지 않았을거고. " " .... " " 너만 아니였다면 난 유리를 아마 평생 만나지도 못했을거니까. " " !!! " 아무말 못하는 주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다시 돌아서서는 벽을 노려보았다. " 난 피묻은 헝겊을 손에 감고 비오는날 찬밥을 먹으며 앉아있었어.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일을 기다리기 위해. 나처럼 돈없고 능력없는 무사들이 수없이 많았지. " " .... " " 아마 개봉으로 와서, 화환가에 들어오지 못했다면 난 평생 사람이나 죽이는 개 백정의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야. " " .... " 그는 뒤돌아 서서 허탈히 앉아있는 주아를 바라보았다. " 주아. 날위해 화장하며 예쁘게 기다려본적 있어? " " ... " " 날위해 음식을 만들며 행복해본적 있어? " " .... " " 내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아? " 주아가 아무 대답을 못하고 바라보자, 청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 우리 친구로 남아있자. 그게 너나 나에게 더 좋겠다. " " 안돼유!!! " 청안은 주아가 뭐라 외치든지 그곳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유리에게 가야했다. 그녀가 걱정되었다. " 유리 고것이 이안이 사랑하는줄 아는감유!! 큰 오산이구먼유! 갸는 집안 말아먹을 여우구먼유!! 지발~~ 지발 지를 버리지 마시-유-- " 주아는 돌아가는 청안의 모습을 바라보며 울부짖었다. 그만 있으면 됐다. 그만 자신의 옆에 있다면... ================================================ 음 ㅡ.ㅡ 주아가 버림을 받는군여^^ 드뎌~ 인가? 후후후 정말 그럴까여 ㅡ.ㅡ+ 죄성... 이사짐 옮기느라... 애고고. 그멀 즐독을^^ ============================================= 제 4 장. 비 애 1. 청안모의 죽음. 5월이 다가오자, 집안의 분위기는 한결 부드럽게 변해갔다. 정원 여기저기에 꽃이 피기 시작했고, 유리 또한 안정되어갔기 때문이었다. 화환일가의 시신은 어느날 아침 모두 사라져버렸다. 누군가 모두를 회수해 고이 묻어준 모양이었다. 유리는 그런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몸을 추스려나갔다. 유리가 점점 안정을 취해가자, 청안은 그녀를 위한 시녀를 구하고 그녀의 방과 그녀의 옷가지들을 구입했다. 되도록 아름답고 깔끔한 것으로 정성을 다했다. " 아니... 아니아니 그곳에 천을 달도록 해. " " 예.. " 그는 직접 그녀의 방을 꾸몄다. 예전 화환가에서 보았던 그녀의 방처럼... 되도록 그녀의 옷들과, 그녀의 물건들을 방으로 꾸미기위해 노력했다. 유리가 이곳에서 적응할수 있도록. 그래서 자신만을 바라보도록.... 다행히 소화부인이 그에게 충분한 재산을 넘겨주었다. 주아와의 혼인선물로. 이제 그것을 유리와의 혼례품으로 쓰려한다. 행복하다.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녀 또한 행복했으면 한다. 나처럼.... " 유리, 좀 어떻소? " " 네, 청안. 괜찮아요. " 청안은 유리의 야윈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듯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유리는 그런 청안을 편안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사랑하는 부모가 모두 목숨을 잃었고, 이제 그녀가 있을수 있는 곳은 자신밖에는 없다. 유리의 공허한듯한 눈빛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 눈빛을 이제 자신에게만으로 돌리리라. 그녀가 사랑하는 단 한사람이 되리라.... 청안은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있었다. " 공주님, 이것좀 드셔보셔유. " " 말 놓으셔요. 어머니.... " " !!! " 청안은 유리가 어머니에게 어머니라 부르자, 얼굴을 붉히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청안모는 기분이 좋은지 웃으며 죽을 내려놓았다. " 아, 여그 이사람은 옹이댁이라고 같은 고향사람이구먼유. " 5월이 다 되어서야 옹이댁은 유리를 볼수 있었다. 유리가 미소지으며 살포시 인사하자, 옹이댁 또한 예의를 갖춰 굽신 인사를 했다. 그녀에게선 자연스러운 고귀함이 흘러났다. 정말 저런 아가씨를 두고 공주라고 하는 듯 했다. 예의바른 손가짐과 말투, 잘 다듬어진 피부와 머리결, 고귀한 꽃에서 나는듯한 향기로운 내음. 청안은 행운을 잡은 것이다. " 좀 어떠신데유? " " 괜찮아요. 많이 나아졌어요. " " 다행이네유. " 차분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다. " 우리 이안이랑 혼인할 사이라면서유? " 유리가 얼굴을 붉히자, 청안 또한 얼굴을 붉히며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옹이댁은 그런 청안과 유리를 즐거운 듯 보고는 청안을 놀려댔다. 청안의 얼굴이 더욱 붉어지자, 유리 또한 얼굴을 붉히며 웃음을 지었다. 청안은 오랜만에 오는 행복과 즐거움에 젖어있었다. 그녀와 함께, 어머니와 함께 이런 행복을 계속 누리리라 생각하며... 유리의 얼굴은 약간 피곤한 듯 보였다. 불행... 그녀가 나타나면서부터 나의 인생은 죽음같은 어둠이 몰려들었다. 그녀만 아니였다면 자신은 사랑하는 청안과 행복한 신혼 단꿈에 젖어있었을 것이다. 이 피눈물을 배로 돌려주리라. 죽음과도 같은 이 눈물을... 주아는 피눈물을 흘리듯 유리가 있는 방 쪽을 바라보았다. 제일 남향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 안채를. 유리는 청안모와 청안의 정성으로 빠르게 회복되어갔다. " 유리공주님 말이여, 워찌 그리 참하댜? " " 뭐가? " " 아 인물잘났제, 성격 싹싹하제, 음식솜씨 좋제. 거기에다 집안좋제. 어디 나무랄 때 있겠는감? " " 그려? " 청안모는 기분이 좋아져서는 구하기 힘든 겨울 수박을 내놓았다. 6월이 다되어가서인지 정원 곳곳에 아름다운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 혼례준비는 언제부터 할건감? " " 글씨.... 주아 때메... " " 그건 그렇구먼.... " " 휴우........ " 청안모가 한숨을 내쉬자, 옹이댁 또한 한숨을 쉬며 옷가지들을 정리했다. " 그나저나 혼례선물은 뭘해야 한데 " " 글씨.... 웬만한건 눈에도 안찰거구먼. 공주였잖여. " 둘의 고민은 한동안 계속 되었다. 그래도 좀처럼 결론이 나지않았다. 그들은 너무 가난하게살았던 터라 혼례선물로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해야하는건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혼례선물이라는 것 자체가 사치였다. " 주아때는 비단이랑 소였는디. " " 주아때도 그랬스믄... 어쩌지... " 둘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었다. " 형편도 안되고 그러니 그 아그 혼례복 지어주는게 어떤감? " " 그려~ 그게 좋겠구먼? " " 아가씨! 빨래정도는 제가 해도 되요. " " 아니야, 링링. 이런 것 일일이 너에게 시키면 어떻게 하겠니. 나도 해야지. " " 아이 참, 아가씨도. " 링링은 유리를 위해 고용한 시녀였다. 유리는 링링을 달래서 보낸 뒤 빨래를 널기 시작했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치고 있었다. 청안은 문가에 기대어 유리가 빨래를 널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옷과 어머니의 옷을 너는 유리의 모습이 꿈이 아닌가했다. 아니 유리가 자신의 여자가 된다는게 너무나 꿈만같았다. 예전에는 이루어질수 없는 꿈이었다. 이루어질수 없는 행복이었다. 그녀가 헛개비가 아닐까... 청안은 유리의 뒤로 걸어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유리가 흠짓 놀라며 자신을 바라봤다. " 청안.... " " 쉿, 유리. 이대로 있어줘... 잠시만.... " " .... " " ...넌 마치 나비처럼.... 넌 날아가버릴 것 같아. " " .... " 그는 조용히 그녀를 안고서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향기가 났다. " 향기좋다.... " " ..... " " 이대로... 계속 이렇게 있고싶어. " " 청안, 해가 지기전에 이거 다 널어야해. " " 일 같은거 하지마. 늘 내곁에만 있게 할거야. " " 바보같이. " " .... " 청안은 유리를 더욱 꼭 안아쥐며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따사로운 햇살과 하얀 빨래와, 어머니와 어머니를 모실수 있는 집이 있는곳. 그리고 사모하는 여자가 자신만을 위해 미소지어주는 곳. 지금 그는 자신이 꿈꾸던 세상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과 함께. 유리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의 마음은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었다. 그녀 또한 알고 있었다. 자신이 몰락한 화환가의 여식이고, 자신의 정혼자는 다른 여자와 혼례를 치루었다는 것을. 마음을 잡고 싶지만.... 잡고 싶지만 백상아의 모습이 떠나가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그러나 이제 보내어야 한다. 그는 나와는 사른 세상의 사람이 되어버렸으니까.... 주아는 방안에서 며칠동안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배가 고프면 부엌에 들어가 우걱우걱 집어먹었고, 화가나면 집안의 물건들이 윤이나도록 닦아댔다. 그러나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았다. 어떻해서든 그 여우같은 유리를 쫒아내야만 했다. 그녀는 더 이상 방에서 쪼그리고 앉아있기 싫어지자, 무작정 청안모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청안은 예전부터 어머니 말이라면 별이라도 딸 사람이었다. 그녀만 자신에게로 다시 돌린다면 자신은 예전 그대로 청안의 부인이 될 것이다. 그래야 한다. " 엄니. 계시유? " " 뉘...뉘여? 아~~ 주아...구먼. "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주아가 당황스러운지 화들짝놀라 무언가를 뒤쪽으로 숨겼다. 그녀는 청안모가 당황스러워하자 그녀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뺏아들었다. 혼례복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입기에는 너무나 작아보였다. " 엄니. 이럴순 없구먼유. " 청안모는 주아의 분노를 두려운 듯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확고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 지는 어릴때부텀 이안이 기다렸구먼유. " " 니가 어릴때부텀 이안이 기다렸다는거 거짓말이구먼. 갸 괴롭히기밖에 더했남? " " ?!! " 주아는 청안모의 닥달에 놀라, 지금까지 자신의 편이라 믿었던 그녀의 변한 모습에 화가나고 있었다. " 진짜 사모하고 아꼈다믄 그라는거 아니구먼. 니 지금밖에 나가서 유리 갸가하는 것좀 보고 오거레이. 얼마나 앙증맞고 예쁘게 일하는지. 일처리도 덤벙대지 않고 얼마나 잘하는지 아는감? " " !!! " 청안모는 한숨을 내쉰 뒤 다시 혼례복을 짓기 시작했다. " 그라고... 갸는 혼자밖엔 없잖여. 그 여린 몸으로 어떻게 험한 생을 살아가겠는감. " " .... " " 니는... 혼자서도 억척스레 잘 살잖여. " " .....그럴수는 없구먼유. 지두... 지두 약하다구유! " " .... " " 엄니!!! " 청안모는 단호하게 말하고는 바느질을 시작했다. 주아는 분이 풀리지 않자, 청안모의 멱살을 잡아쥐었다. 그녀는 일방적으로 청안모를 흔들어댔다. 지금까지 같이 지낸 정을 생각해서라도 그렇게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그녀를 죽여서라도 청안을 가지고 싶었다.죽여서라도? 그래... 죽은자는 말이 없다. 주아는 청안모를 쥐어 흔들다 탁자에 있는 놋쇠로 된 꽃병을 집어들었다. 그것은 혼자 들기에도 괭장히 무거운 화병이었다. 청안모의 눈빛에서 공포가 들어났다. 그녀는 꽃병을 들고는 청안모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 컥! " 청안모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주아를 노려보며 숨을 거뒀다. 그녀의 죽음을 확인하자, 그제서야 겁에 질린 주아는 병을 집어던지고는 피를 닦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다던가 그런건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순간 달려나가려다 탁자위에 있는 종이와 붓을 발견했다. ....청안이 자신과 결혼하도록 하는 방법이 떠올랐다. 그리고 유리를 쫒아낼수 있는 방법 또한....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펴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에 묻은 피가 종이에 묻지 않도록 조심하며 글을 적어나갔다. 억지로라도 청안을 따라 서당에 다니기를 잘 했다 생각하며..... 링링은 빨래를 걷어 청안모에게 가지고 가다 방안에서 나는 이상한 비린내로 인해 인상을 찡그렸다. 조금 전까지 주아의 고함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방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피투성이로 쓰러져있는 청안모와 탁자에서 무언가를 적고 있는 주아를 발견하고는 소그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를뻔하다 입을 막았다. 그녀는 무서운 눈빛을 하고서 붓을 들고 글을 적고 있었다..... 링링은 더듬더듬 도망쳐서는 서둘러 자기 방으로 달렸다. 누군가에게 알려야 한다 생각하며...... 2. 파멸. " 옹이댁 아주머니? " " 왠일이시유, 아씨? " " 어머님 좋아하시는 국화차 들고 들어가는 길인데 함께 드시지 않으실래요? " " 아니여. 지금 아마 한참 바쁠거여. " " ? " " 어여가봐. " " 예. " 유리는 청안모가 좋아하는 향 좋은 국화차를 가득 담고서 그녀의 숙소로 향했다. 청안의 집에 머문지 한달이 다되어간다. 5월의 향이 코끝을 향기롭게 감싸돌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청안은 따뜻한 안식처였다. 피폐하고 상처받은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하지만 그게 사랑일까. 그는 어릴때부터 혼인하기로 한 주아를 버리면서까지 자신을 택했다. 주아를 보기가 두렵다. 하지만 만약 그녀와 함께 청안과 혼인하게 된다면 자신은 일주일도 견디지 못 할 것이다. 유리는 별실에 다다르자 심호흡을 하고는 청안모를 불렀다. 그러나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분명 방안에 있다했는데... 그녀는 걱정이 되어 조심스레 청안모를 불렀다. " 어머니? 저 유리에요. 들어갈게요. " 주위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유리는 조심스레 별실의 문을 열었다. 그녀를 먼저 맞이한 것은 짙은 피내음이었다. " 허-ㄱ! " 방안은 피투성이였다. 그녀는 한동안 상황 판단이 안돼 멍하니 방 앞에 서 있었다. 방안의 청안모를 확인하자 그녀는 주전자가 떨어진지도 모른채 서둘러 청안모를 안아들었다. 그녀의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유리는 그녀가 죽었음을 확인하자, 서서히 무너져갔다. 바닥이며, 치마며 손에 청안모의 피가 묻어났지만 그녀는 청안모를 쓸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주아는 유리가 청안모의 숙소로 향하는 모습을 확인한 뒤, 청안이 무공을 연마하는 곳으로 갔다. 그는 연무장에서 조용히 앉아 내공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러다 인기척이 있자 눈을 뜨고는 그녀를 확인했다. " 주아, 왠일이오? " " 엄니가 부르는구먼유. " " 어머니가? " " 야. " 그는 주아에게 눈길 한번 주지않고 어머니에게로 향했다. 주아 또한 성큼성큼 걸어 따라 들어왔다. 별실에 다다르자, 유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청안은 정신없이 방으로 들어섰다. 문을 박차고 들어서자, 죽음의 냄새가 주위를 진동했다. 방안은 난장판이었다. 피투성이로 누워있는 어머니와 그녀를 안고있는 유리가 보였다. 어머니의 죽음... 어떻게 이런일이..... 그는 어머니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채 멍하니 유리와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아는 비명을 지르며 청안모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유리를 밀쳐내고는 청안모를 안고 통곡했다. 유리는 그런 주아를 보며 멍하니 앉아있었다. 주아는 한참을 그렇게 울더니 유리를 노려봤다. " 네년이지? 네년이... 우리 엄니가 허락 안하니께 니가 죽였자?!! " " ?!! " " 엄니가. 엄니가 나랑 이안이랑 혼인하게 하니께 그게 미워서 그랬쟈?!!! " " .... " 그는 유리를 밀치고 어머니 옆에서 울부짖는 주아와 피투성이인채 떨고 있는 유리를 보았다. 유리는 충격을 받은 듯 주아의 말들에 부정도 못한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아는 씩씩거리며 탁자위에 놓인 피묻은 편지를 펼쳐들었다. " 자! 이것 때문이제?! 우리 엄니가 직접 쓰신거여! 너 이거 읽고 순간적으로 우리 엄니 머리 친거제!! " 주아의 손에서 피묻은 편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에게 주아의 손에 쥐어진 편지와, 어머니의 괴로운듯한 얼굴과, 어머니를 내리친듯한 청동항아리가 보였다.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모든 것을 채념한 듯 했다. 정말 그녀인가.... 정말 그녀가 어머님을 죽이려 한걸까..... 청안은 유리의 체념한듯한 모습에 분노가 끓어올랐다. 어머니는 자신의 유일한 혈욱이자, 그에게 있어 생명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그런데 유리가 어머니를 죽였단 말인가... 저 차갑고 날카로운 손으로? 죽이지 않았어도 유리는 자신의 부인이 되었을 터였다. 지금껏 그녀를 위해 생활했었다. 그런데 이건 뭔가. 도대체 그녀는 나에게 무엇을 준 건가. 주아의 독기어린 말들이 계속 유리에게로 쏟아졌다. 유리의 귀에는 더 이상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주아에게서 온갖 악설이 퍼부어졌지만 그것을 들을만한, 맡받아칠만한 힘조차 없었다. 왜 청안은 주아의 말에서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걸까. 눕고싶었다. 너무나 지쳐있었다. 유리는 비틀거리며 벽을 잡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곳을 벋어나기위해, 아니 주아의 독설에서 벗어나기 위해 천천히 문쪽으로 향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청안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 유리가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가려하자,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청안은 유리에게 성큼 걸어가 그녀의 뺨을 힘껏 떼렸다. 유리는 그 충격으로 비틀거리며 자리에 쓰러졌다. 그녀는 쓰러지면서 탁자에 심하게 부딪혔다. 하얀 이마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그러나 청안은 징그러운 벌레보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마녀였다. 헤어날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마녀. 주위에 정적만이 감돌았다. 주아는 청안의 뜻밖의 행동에 놀란 듯 그의 눈치를 살폈고, 유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입에서 피맛이 감돌고 있어도 상관없었다. 청안.... 그가 네가 어머님을 죽였다 생각하는 걸까... 그런건가? 유리는 청안의 뱀같이 차가운 눈을 보고서야 그가 자신을 믿지 않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허무했다. 자신이 이런 남자를 믿었다는 사실이... 그것이 유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청안은 화를 누르며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다. 유리의 볼이 볼이 붉다못해 푸르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유리의 표정 또한 굳어져가고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게 아니였다. 다만 손에 가질 수 없는 물.건.을 찾이했다는 기쁨으로 젖어있는 것일뿐.. 유리는 공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그렇군요.... 당신은.... 당신은 처음부터 절 사랑하고, 믿었던게 아니었군요.... " 그녀는 흐르는 피를 두 손으로 아무렇게나 닦았다. 그러나 아무리 닦아도 닦일리 만무했다. 그것은 생각외로 큰 상처였다. ....그리고 마음의 상처에서 터진 피처럼 붉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계속 닦아도 소용이 없자, 유리는 고개를 숙이고는 양팔로 어깨를 감싸안았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핏방울이 방울져 떨어져내렸다. 청안은 무표정하게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의 볼이 부어오른만큼 자신의 손 또한 부어있었다. 그녀에 대한 배신감, 모멸감이 온몸을 몸서리치게 만들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있던 유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더 이상 울고 있지 않았다. 유리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갑게 변해있었다. 그녀는 다소곳이 청안에게로 다가가 그의 검을 꺼내들었다. 청안은 그런 유리를 무표정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검을 빼들고 청안을 한번 바라보고는 자신의 길고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성큼 잘라버렸다. " ...우리 인연은 이제 이 머리카락처럼 끝났습니다. " 유리의 얼음같은 차가운 말투가 메아리치며 방안을 울렸다. 그녀는 허리를 꼿꼿히 펴고는 청안을 스쳐지나 밖으로 나갔다. 청안은 그녀를 잡지 않았다. 주아는 유리의 얼음같은 눈빛에 주눅이 들어 한마디도 하지 못한채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피투성이의 처절함 속에서도 고귀함과 아름다움이 넘쳐나고 있었다. 소란스러움에 몰려들었던 식솔들이 유리가 나오자 모두 비명을 질러댔다. 그녀의 옷차림과, 머리와, 차가운 눈빛 때문이었다. 그들이 비명을 지르고 웅성대어도 유리는 소리없이 밖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집을 막 벗어나려 할 즈음, 링링이 울부짖으며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 ... " " 아가씨!!! 조금만... 조금만 기다리세요!! 이제 곧.. 흑... 이제 곧 누명을 벗으실거에요... 제발... 흑흑..... 기다려주세요... " " .... " " 아가씨-- " " ....잡지마라. " " 제발.... 아가씨... 흑흑..... 그럼 옷이라도 갈아 입으시고... 제발.... " " ...신경쓰지 마라.... " 링링은 유리가 완전히 집을 벗어나자 울음을 터트렸다. 자신은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무서워서 알릴 수 없었다. 알리는 즉시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 뻔했기 때문이었다. 두려웠다. 하지만 억울하게 쫒겨나는 유리를 그냥 볼 수는 없었다. 그녀는 갈곳 없는 처지였다. 그녀는 안타까워하면서도 사라져가는 유리의 뒷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굴릴뿐이었다. 링링이 계속해서 울어대자, 식솔들이 몰려와 그녀를 달랬다. 모두 유리를 좋아했지만 아무도 유리를 잡지 못했다. 링링은 목놓아 울어대고 있었다. " 어-어-ㅇ엉--. 유리 아가씨가.... 유리아가씨가 아닌데---어--엉--엉-- 어--ㅇ엉--- 아가씨-- 아가씨 갈곳도 없는데--어--어-엉엉-- " 링링의 곡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유리는 한번의 뒤돌아봄도 없이 그렇게 사라져갔다. 심장이 뛰고 있다.... 백상아는 잠을 자다말고 일어나 물을 들이켰다. 갑갑해져왔다. 유리는 어느곳에서도 흔적이 없었다. 그녀만한 외모가 눈에 뛸만도 하건만, 아무도 그녀의 존재를 몰랐다. 그는 조용히 자신의 품속에 있는 타버린 혈비녀를 꺼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보고싶다. 너무나 보고싶어 가슴이 아려온다. ...혹 그녀가 날 잊은건 아닐까... 혹 그녀가 날 원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는 갑갑한 마음에 밖으로 나와 달빛을 바라보았다. " 주무시지 않으셨습니까. " " ....마마... " 그는 효선이 나오자, 읍을 하고는 다시 달을 바라보았다. " ...유리를 찾고 있으시다구요... " " ....네... " " ...유리는 행복한 아이이군요... " 효선은 가슴아픈 표정으로 땅을 바라보았다. 시녀도 산적들에게 당하고, 겨우 산을 빠져나온 순간, 그녀는 정말 다행이도 백상아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 ...그도... 유리이야기 밖에는 하지 않았어요... " " ? " " 그는... 나와 있으면서도 유리를 생각했어요.... " " .... " " 훗, 너무하죠? 처음 사랑한 당신과, 나의 낭군인 사람을 모두 유리에게 빼앗겼으니. " 오걸매의 이야기인가... 백상아는 바닥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녀를 다독거려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녀는 공주의 신분... 자신은 이제 평민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였다. 가슴이 또 아려온다. 혹 유리에게 무슨일이 생긴건 아닐까.... 아리다 못해 조여오는 가슴을, 백상아는 꼭 잡아쥐었다. " 그녀를 찾으러 간다고 했어요. 제가 떠나기 전. " " ? " " 쌍둥이들에게 잡혀 있다고 하더군요. " " .... " " .... " 백상아는 멍하니 효선의 말을 듣고 있었다. " 앞으로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 " ...그를 힘들게 하고 싶어요. " " .... " " 그가 나를 기억할 수 있도록... " 그가 나를 기억할수 있도록.... 효선은 자신의 가슴에 그 말을 세기듯 웅얼거리고 있었다. ============================================= 즐거운 주말되세여~~^^ 후훗^^ 요청이 많은 다음편을 올릴수도....^^:: 후훗^^ 한편더~~ ==================================== 3. 떠나간 유리.... 청안은 유리가 사라진 한참후에야 맥없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멍하니 어머니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그 옆에서 주아가 큰소리로 울어대며 마치 안주인인양 장례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링링이라는 아이의 - 그녀는 특별히 어머니께서 준비한 유리의 시녀였다.- 통곡소리가 울린다. ....그는 쓰러지듯 벽에 기대어 방을 둘러보았다. 방안은 어머니의 피가 튀어 마치 붉은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 했다. 벽 또한 그랬다. 바닥 한 가운데 유리의 짙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이 널브러져있었다. 그는 자신의 가슴 깊숙히 간직하고 있었던 유리의 머리카락을 꺼냈다. 처음 그녀를 죽음같은 잠에서 깨웠을 때 그녀가 미소지으며 자신에게 끊어줬던 머리.... 그 머리카락을 소중히 보라색 비단에 싸서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그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렸다. 지금 그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수 없어 고통스러웠다. 방을 둘러보던 청안은 방안 한 구석에 있는 혼례복을 볼수 있었다. 어머니가 지은 듯 했다. 이상했다. 그는 조심스레 혼례복을 주워들어 완성하면 아름다웠을, 예쁜 혼례복을 바라보았다. 주아가 입기에는 작아보엿다. 왤까... 이 일그러진듯한 한정없이 불안한 이 감정은.... ..유리가 만들던 옷일까. 그는 계속 혼례복을 쥐고서 아무 의미없이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옹이댁은 집안의 소란스러움에 낮잠에서 깼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늘 잠이 들어 탈이라며 투덜대며 안채로 향했다. 청안모는 지금쯤 유리와 다정스레 다과를 즐기고 있으리라. 그러나 안채로 들어선 그녀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링링이라는 아이의 통곡과, 집안 가솔들의 웅성거림이 그녀를 당황스럽게 했다. " 도대체 뭔 일이여? "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말에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옹이댁은 의아스러워하며 방안으로 들어서다 놀라서 주저앉았다. 방안은 난장판이었다. 주아는 옹이댁이 들어서자 그녀에게 다가가 울음을 터트렸다. " 이게.... 이게 뭔일이여!!! " " 아줌니--- 어--ㅇ.... 어무이가.....어--엉-- " " 애기씨.... 유리애기씨는!! " " 그 여자 얘기 꺼내지도 마셔유!!! " 주아는 유리의 이야기가 나오자, 발악하듯 외쳤다. 그러나 옹이댁은 주아의 말에는 상관없이 유리의 걱정이 앞섰다. 도둑이라도 든 모양이었다. 청안모가 죽었다면 유리 또한 무사하지 못할 것 아닌가... " 유리가 다치기라도 했는감?!! 어쩐일이여?!! " " 그것이 엄니를 죽였구먼유!! " " 뭔-소리려~~? 갸가 그럴 힘이 어디있는감? " " 그것이... 그것이 나랑 이안이랑 혼인하라는 엄니의 편지를 읽고 흥분해서 그래서... " " ? " 옹이댁이 그녀를 의아스러운 듯 바라보자, 주아는 탁자위의 서찰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러나 옹이댁은 서찰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않았다. 그녀와 청안모는 글을 몰랐다. 그녀들은 까막눈이었다. " 뭔 소리여? 이안이 엄마는 글 모르는디? " " ?!!! " " 그라고 저그 저 혼례복 나랑 갸가 생각해낸 혼례선물이여. " 청안은 충격받은 얼굴로 주아를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는 한동안 주아를 노려보다 비틀거리며 벽에 손을 기대고는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랬다. 어머니는 글을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자신을 때려가면서까지 글을 익히게 했었다. 왜.. 바보같이 그걸 기억하지 못한걸까. 왜..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했었다면... 그랬다면 알았을텐데.... 청안은 옹이댁의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달을수 있었다. 청동화병은 그녀의 힘으로 들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거대한 것이었다. ....그랬다. 그는 아무 물증도, 확증도 없이 주아의 말만을 듣고 유리를 내쫒은 것이었다. 말도 안돼.... 유리??!! 생각이 유리에게까지 미치자, 그는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 그러나 그런 청안을 주아가 막아섰다. " 못가유!! " " 비껴라. " " 못가유!! " - 철썩! - " ?!!! " 주아는 청안의 손찌검에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청안은 정신없이 밖으로 달려나갔다. 유리를 찾아야했다. 왜 그녀의 말을 믿지 못했던 걸까. 왜.... 그녀를 사랑한다면서. 그녀를 사랑한다면서 왜 그녀를 믿지 못했던걸까. 눈이 점점 더 붉어져왔다. 그녀의 뺨을 내 리친 손이 더욱 부어 올랐다. 부끄러웠다. ...그녀는 더 이상 갈곳이 없었다. 제발.... 유리는 멍하니 탄헌강의 회색빛 물살을 바라보았다. 아직 초봄이라 강바람이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그 바람도 유리의 부어오른 뺨을 식혀주지 못했다. 그녀의 몰골은 한마디로 비참했다. 엉클어진 짧은 머리와 잔뜩 부어오른 볼, 찢어진 입술과 촞점없는 눈빛. 그녀는 멍하니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바람이 그녀의 짧은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었다. 피묻은 치마가 바람에 파묻힐때즈음 그녀는 손가락에서 소중하게 간직했던 반지를 뽑았다. 그녀가 새로운 인생이라 생각하며 받아들이려 했던, 청안의 반지를... 그리고 소매에서 비녀를 꺼내서는 반지를 끼워 바닥에 박아넣었다. ....서서히 강으로 들어갔다. 물이 차가웠지만 계속 물 속으로 들어갔다. 허리까지 오자,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서늘한 물이 유리를 반기고 있었다. 내가 유리를 포기하면 유아로 돌아가는걸까.... 지금 이순간 왜 미치도록 백상아가 보고싶은걸까.... 상아오라버니.... 그가 보고싶었다... 쉽사리 그녀가 사라진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워낙 특이한 차림새라 물어본 사람마다 기억을 했다. 청안은 제발 늦지 않았기를 바라며 달리고 또 달렸다. ... 강가에 도착했을때, 노을이 짙게 세상을 뒤덮고 있었다. 그는 정신없이 유리를 찾아헤메었다. 그러나 강가 어느 곳에도 그녀의 흔적은 없었다. 그는 멍하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강에는 뱃놀이를 즐기는 선남선녀가 있었다. 그들의 행복한듯한 모습이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강이 피빛으로 물들었을 때, 그는 갈대밭에 버려진 유리의 신발과 비녀에 꽂힌 반지를 발견할수 있었다. 그는 멍하니 그 물건들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는 떨고 있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몰려들었다. 그녀와의 인연이 완전히 끝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사죄할 기회도 주지않았다. 평생 유리에 대한 고통 속에 그를 내던지고 가버린 것이다. 그는 멍하니 그녀의 앙증맞은 비단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강을 바라보았다. 탄헌강은 소리없 이 황하로 흘러들었다. " 끄---아---아-ㄱ!! 유리!!!! " 밤늦게까지 청안이 돌아오지않자, 주아는 온 방안을 휘젖듯 돌아다녔다. 시녀들은 울먹거리며 청안모의 장례를 준비하고 있었다. 옹이댁 또한 허탈히 앉아있다, 눈물을 닦고는 부엌으로 향했다. 어찌됐건 정신을 추수려야 했다. " 저... 아줌마... " " 아니, 링링 아니여? " " 흑.... " " 그려, 그려.... 울지마~~. " " 흑.... 우리 애기씨... 흑흑... 우리 애기씨 불쌍해서 어쩌지요? " " 그려, 그려... " 옹이댁은 링링을 토닥거리며 달랬다. 그녀도 유리가 걱정이었다. 말을 들어보니 청안에게 뺨을 맞고 피투성이가 된채 밖으로 나갔다고 하던데.... 이 추운 날씨에 5월이면 한참 황하의 모래바람이 불텐데.... " 애기씨가 아니에요.... 흑흑.... 애기씨가 죽인게 .... 아니라구요... " " 나도 알어... 나도 알어.... " 옹이댁은 겁에 질려 울먹이는 링링을 더욱더 다독였다. " 아니요! 옹이댁아주머니는 몰라요!! 흑... 그녀가 죽였어요!! " " 누...누가? " " 주아가... " " ?!! " " 주아?!!! " 옹이댁과 링링은 갑자기 들어선 청안을 놀란 듯 바라보고 있었다. 청안은 허탈한 듯 벽에 몸을 기대었다. 힘이 빠져나갔다. 주아의 말 만을 믿고 그녀를, 아무 갈 곳 없는 그녀를 죽일 듯 내쫒았다. 그녀를 사모한다고, 사랑한다고 외치던 자신이 그녀를 믿지 못하고 험한 세상으로 몰아내어버렸다. 억울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그녀 생각에 너무나 억울했다. ...정신을 추수려야 했다. 그는 고통스러운 심정을 추수리고는 옹이댁과 링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아가 있는 어머니의 방으로 향했다. 옹이댁은 링링을 다독거리며 청안의 모습을 측은한 듯 보고 있었다. " 어디갔다 이제 와유?!! " 청안이 들어오자, 주아는 청안에게 달려들 듯 안겼다. 청안은 분노로 인해 몸이 떨려오고 있었다. 가증스러운 여자.... 그러나 그의 표정은 여전히 창백하고 무표정했다. " 방은 다 치웠구먼유. " " .... " " 군데군데 피라서유. " 청안은 주위를 휭하니 둘러봤다. 흉기로 사용된 청동 도자기는 벌써 치워지고 없었다. 벽마다 튀어있던 피들도, 바닥에 널브러져있던 유리의 머리카락도.... 머리카락?!! 그는 머리카락에 생각이 이르자, 서둘러 그것을 찾기 시작했다. " ...머리카락은? " " 그 흉물스러운 것 버렸어유. " " 어디다. " " 그냥 쓰레기장에유. " " .... " " 어디가유?!! " 청안은 주아가 자신을 부르든 말든 서둘러 쓰레기장으로 달려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주어들었다. 그 머리카락은.... 이제는 피가 굳어 묘한 빛깔을 내고 있었다. 가슴이 또다시 아려왔다. 그는 머리카락을 부여잡고 울기 시작했다. 좀처럼 눈물은 멈춰지지 않았다. 이제 다시는...자신의 오해 때문에 그녀를 보지 못한다... 다시는.... 그는 한동안 그 쓰레기 속에서 울부짓고 있었다. " 우리 결혼하자. " " ?!! " " .... " " 바...방금 뭐랬어유?!! " " 결혼하자. " 주아는 한동안 청안의 말을 믿지못해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청안은 돌아선채 그녀에게 결혼하자 말하고 있었다. 예전에 자신의 부모님에게 혼약 신청을 넣던 그 목소리로... 그녀는 다시 확인을 하고 또 했다. 그리고 그의 말이 진실임을 알게되자,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기뻐하며 그에게 안겼다. 청안은 그런 그녀를 번쩍 안아들고는 침대로 향했다. " 이...이안?!! " " 우리 곧 혼례할거다. " " .... " 주아는 더 이상 청안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 <바보같은놈...> 그때까지도 청안의 행동을 살피던 검은 옷을 입은 청년이 입을 삐죽이고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는 지금까지 유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지켜봤었다.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녀의 선택을 믿었었다. 그러나 그녀는 비참하게 쫒겨났다. 바보같은 놈 때문에.... 황노인의 점괘가 맞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야 했다. 미친놈.......... +++++++++++++++++++++ 청안은 멍하니 눈을 뜬채 천정을 바라보았다. 주아의 낮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침대에 기대어 앉은채 바닥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옷과 주아의 옷이 널브러져 있었다. 주아가 몸을 뒤척이며 그를 더듬었다. 청안은 주아를 징그러운 벌레보듯 바라보고는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자신의 옷들 사이에서 유리의 비녀와 앙증맞은 비단신이 보였다. 미친 듯 웃음이 흘러나왔다..... 유리.... 그녀가 자신에게 안길 때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다시 한번.... 다시 한번 그녀를 안고싶었다. 또다시 눈앞이 흐려져왔다. 한번 흐른 눈물은 좀처럼 뭠춰지지 않았다. ....이런식으로, 죽기보다 싫은 여자를 안고서 울게될 줄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는 유리의 신발을 움켜쥐고서 흐느꼈다. 그 울음은 뭠춰지지 않은채 피눈물로 이어졌다. 왜 그녀를 믿지 못했던걸까.... 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눈물이... 뭠추지 않는다.... ============================================= 훗^^ 저 착하져^^ 에고... 유리가 행복해야 하는데...^^:: 4. 다시 개봉으로.... " 이런 제길... " 백상아는 더욱더 늘어난 자객수로 인해 정신없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난주로 가는 길 곳곳에 자객을 숨겨놓은 모양이었다. 그들은 더욱더 지쳐가고 있었다. 이제 겨우 정주에 도착했건만.... 그때 자객 하나가 마차로 달려들었다. 백상아는 서둘러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그 자객이 등에 단검을 맞자 놀라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 와우, 왠 자객들이 이리 많나? 황제라도 나왔나? " " .... " 왠 청년이 숲에서 나오자, 자객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빠른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들이 도망치자 백상아는 그에게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했다. " 감사하오. 우리 일행을 도와주셔서. " " 아 .. 아닙니다. 전 그냥 지나가던 길인걸요 " 그는 무척 밝은 인상의 청년이었다. " 저는 낙양에 있는 독고가의 대제자로 마견빈이라 합니다. " " 아.. 저는 백상아라는 사람으로 화산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 " 어... 백대협이셨군요^^ " 그는 약간 경계를 풀고서 견빈을 살펴보았다. 그는 180 정도의 꽤 큰 키에 잘 다져진 근육과 약간 장난꾸러기처럼 느껴지는 아주 묘한 느낌의 청년이었다. 그는 낙양으로 가는 길로 여행중이며, 아직 개봉에는 가보지 않은 촌뜨기라며 소탈하게 웃음지었다. 견빈과 백상아일행은 쉽사리 친해졌다. " 방이 없다 하였소? " " 예, 죄송해서 어쩌지요? 마침 상인 일행들이 자리를 다 찾이하는 바람에... " " 어허... 이일을 어쩐다... " 백상아는 난처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이들은 노숙이라도 한다지만 유대인과 효선공주마마가 노숙을 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웃돈을 줄 처지도 못될 판이었다. " 우리방을 주시오. " " ? " " 아, 유어르신. " 그가 돌아본 곳에는 깔끔한 남의를 걸친 청년이 편안한 얼굴로 서있었다. " 감사합니다, " " 아니오. 보아하니 댁이 모시는 분이 상당히 높아보이니. " " .... " " 그럼. " " 감사합니다. 저는 백상아라 합니다. " " 백상아?!! " " ? " 유가 놀란 듯 그를 바라보자, 백상아는 당혹스러워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는지요? " " 아...아닙니다. " " ... " " 그럼 전 이만... " " 예... " 백상아는 유라는 청년의 호의로 겨우 방을 구한 뒤 일행을 불렀다. 그가 일행을 부르기 위해 사라지자, 유곽은 백상아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의 약혼자라는 남자.... 그를 보게되면 현은 어떤행동을 할까 생각하며 그는 다시 어머니가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은 오랜만에 객장에서 회포를 풀고 있었다. 효선은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올라갔고, 유대인과 견빈, 그리고 백상아가 저녁을 먹으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 음... 그렇다면 더더욱 개봉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 " ... " 유대인은 견빈의 한마디에 아무말없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 소녀도 그리 생각합니다. " " 마마. " " .... " 견빈은 그들에게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 계단쪽을 바라보았다. 유대인이 그녀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자, 그녀 또한 가볍게 인사한 뒤 그들 자리에 합석했다. 의아해하는 견빈에게 백상아가 그녀가 송 황실의 공주임을 이야기하자 그제서야 견빈 또한 그녀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다. " 유대인. 그대가 지금 낙향할 처지인게요? 황궁과 폐하가 간신들에게 둘러싸여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이 판국에. " " .... " 견빈은 숙연해지는 주위 분위기를 보며 술을 한 잔 기울였다. 자신은 강호인이지 황실사람은 아니기에 이곳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는 술을 한잔 마시고는 효선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송의 제일미라 불리울 자격이 될만한 여자였다. 그녀의 약간 차가운듯한 그 외모가 더욱 아름다움을 빛을 바라고 있었다. 효선이라는 여자가 이정도인데 유리라는 여자는 대체 어느정도의 외모이길래 천하제일미의 칭호를 받은걸까. 그는 이곳까지 오면서 귀에 못이박히도록 들어온 유리의 모습을 생각하며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실없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효선은 황실의 여인답게 잘 가꾸어진 온실속 미인이였다. 그녀는 자신의 사질인 지영보다는 덜해보였지만 철이 없어보기기도 했고,어찌보면 철이 없는 것 보다는 자존심이 강해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눈빛을 보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는 저런 눈빛을 여행다니면서 많이 봐왔다. 야망으로 똘똘뭉친 묘한 분위기의 강렬한 눈빛. 음... 야망이라.... 소문에 의하면 효선공주는 금의 오걸매에게 시집을 갔다 했는데... 그럼 그 다른 소문도 사실이었나? 오걸매의 묵인하에 황궁에서 도망쳤다는. 차가우면서도 아름답고 냉정하면서도 정열적인 미인이라.... 그러나 아직 갈지 않은 보석같은 그런 어린소녀가 효선인 듯 했다.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는 고생좀 하겠는걸.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견빈은 피식 웃음을 짓고는 술을 한잔 더 들이켰다. 그때 윗 층에서 웅성거리며 웬 일행들이 내려왔다. 어... 두사람이 똑같은 얼굴? 앗! 셋이다!! 견빈이 놀라는 사이, 백상아 또한 놀란 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세쌍둥이가 저 나이가 되도록 살아있는 일은 괭장히 드물었다. 흉물이라하여 사람들이 죽이는 것이 다반사여서 그것은 평민이나 귀족이나 예외일수 없었다. " 아... 대인. 저 쪽 대협께서 저희에게 숙소를 물려주신 분들입니다. " 유대인은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는 합석을 청했다. 곽은 피할수 없었는지 그 자리에 같이 합석을 했다. 서로의 인사가 진행되고, 효선은 피곤하다며 윗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 반갑습니다. 저는 백상아라 하고 지금은 유대인을 모시고 있습니다. " " 백상아!!! " " ?? " 쌍둥이 두명이 동시에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경악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자, 백상아와 주위 일행들은 의아한 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곽은 웃음으로 무마시키며 두 쌍둥이들을 자리에 앉혔다. " 이녀석 둘 다 백대협을 워낙 존경해서... " " 아... 영광입니다. " 그러나 그들 모두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건 어쩔수 없었다. 견빈은 그들의 묘한 표정에서, 그 분위기에서 이들 세 쌍둥이 형제가 유리를 데리고 있었던 그들이라는 사실을 알수있었다. 힐끔 백상아를 바라보니 그 또한 의심을 하는 듯 했지만 물증을 잡지 못한 듯 그냥 그렇게 있는 듯 했다. 관리들이란 원래 완전한 물증을 잡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으니까. 음... 그럼 유리를 찾는 사람 또한 백상아라는 건가? 음.... 유리의 행적이 문제겠군. 소문에 의하면 그녀 집안에서 일하던 무사가 데려갔다고 하던데.... 그런데 이들 표정을 보아하니 모두 유리를 사랑하고 있는듯한... 아, 내 착각일수 있겠군. 휴... 복잡하군, 복잡해.... 술을 마시는 내내 현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 아무래도 개봉으로 돌아가야겠다. " " .... " " 소인은 계속 옥문관 쪽으로 가려합니다. " " ...유리 때문에 그리하는겐가. " " 죄송합니다, 대인... " " 아닐세... 일단 환난은 피한 듯 하니... 어서 찾아야 겠지... " " .... " 음... 말을 들어보니 유리의 소식을 아예 듣지 못한 모양이군. 허기야, 자객들 피해 숲으로만 다녔을테니 더할것이고 그들일행이 관리같은 느낌이 팍,팍 풍겼을테니 아무도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을게다. 음. 견빈은 낮게 한숨을 쉬고는 술을 다시 들이켰다. " 다시 개봉으로 가는게 좋을거요. " " ? " 모두가 의아스러운 듯 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생기없는 창백한 얼굴로 웅얼거리듯 말을 내뱉고 있었다. " 내 듣기로 그곳 유리 집안의 무사가 그녀를 구해갔다 하더이다. " " ?!! " " 확실한 겁니까? " " ...내 친구가 그곳의 상인이었소. " " 고맙소!! " 백상아는 개봉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듣게된 유리의 소식에 현에게 고마워하고 또 고마워했다. 그녀가 일단 그녀 호위무사에게 구해졌다면 안심이었다. 그런데 그가 청안이라면.... 그는 한동안 인상을 찡그리며 청안을 떠올렸다. 만약 청안이라면 안심할 일이 아니었다. 일단 그녀가 개봉으로 돌아갔다면 화환가의 효시된 목들을 볼 것이고, 심약한 그녀는 큰 충격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테니... 서둘러 개봉으로 가서 유리를 찾으리라. 이제 만날 수 있다... 그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백상아는 유리의 생각을 하며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짙고 있었다. " 백상아.... " " 형님. 형님은 심술도 안나슈? 산장에서도 비밀통로를 가르쳐주더니. " " ...그녀가 너무 힘들어 하는 듯 해서.... 저 남자를 그리는 듯 해서... " 진은 투덜거리며 현을 노려보았다. 현은 유리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중이었다. 곽 또한 설아에 대한 감정이 예전같지는 않은지 그녀를 계속 멀리하는 듯 했다. 사람의 감정이란 오묘한 것이다. 형님들이 저리 변할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도 그 괴팍한 노친네 곽과 장난꾸러기같은 현이. 한숨이 절로 나오는 진이었다. " 그녀가 그리워할만한 남자다... " " ? " " 저 백상아라는 남자 말이야. " 현은 2층에서 다시 개봉으로 떠나가는 백상아 일행을 바라보는 곽을 유심히 보았다. ...형의 감정 또한 유리에게 기울였던 걸까... 그는 곽을 바라보던 눈을 거두고 백상아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 또한 유리처럼 여려보이는 남자였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나는 백상아 그가 부럽다.... 국장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오걸매는 서둘러 상복을 벗고는 황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 폐하! 도대체 어디를 가시는 겝니까!! " " 낙양. " " 낙양이라니요!! 폐하! 그곳은 적국이옵니다! " " 내 직접 움직이련다. " " !!! " 오걸매는 신하들을 무시한채 라프윈을 불렀다. " 내가 없는동안 잘 정리하고 있어라. " " ....경호도 없이 가십니까. " " 아직은 필요없다. " " 송에 너무 얼굴이 알려져계십니다. " " ...이제 개봉을 가지러 가야한다. " " .... " 라프윈은 자신의 강인한 황제를 안타까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강인해 보이면서도 여리신분. 그는 지금 유리라는 여자를 찾고 있는 것이다. 그녀에게 위로받기를 바라며.... 그녀가 황제폐하를 위로해줄수 있을까.... 그는 지금 화약을 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나방같은 모습이었다. " 소여. " " 예, 라프윈님. " " 무조건 폐하를 따르라. " " 예. " ====================================================== 오늘은 한편만^^:: 드뎌 비축분이 바닥을...^^:: 허걱 클났다... 5. 취취의 오빠 독고 린. " 도련님. 강바람이 차오니다. 들어가소서. " " 그래... 그러자구나. 음? " 독고린은 막 선실에서 들어가려다 강을 떠내려오는 시체같은 무언가를 발견했다. 여자같았다. " 여자가...아닌가? " " 네? " " 어서 저 시신을 건져보아라. " " 허나 도련님. 벌써 죽은 시체이거늘... " " 어서. " " 에... " 시녀는 떨떠름한 표정이되어 시체를 건져올렸다. 그러다 그녀는 놀라서 엉덩방아를 찌으며 앉아버렸다. " 사...살아있습니다! 살아있어요!! " " ? " 독고린은 건져진 여자를 조심스레 안아 가슴에 귀를 데어보았다. 미약하게 심장이 뛰고 있었다. " 어서, 가서 뜨거운 물과 옷들을 준비해라. 어서. " " 예! " 그는 조심스레 여자를 안고는 선실로 들어갔다. 물로 뛰어든걸까 아니면 밀려 떨어진걸까... 황하 지류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거의 없다 하던데.... 그는 조심스레 소녀를 자신의 선실에 눞혔다. 낙양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루한 여행이었다. 자신의 동생인 아영을 찾기위한. 아... 화환가에서는 취취라고 불리었을테니. 취취라 불린 아이를 찾아야 겠군. 듣기로 화환가 가솔들 모두 몰살당했다고 하던데.... 그 아이가 살아있을까....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누워있는 소녀의 얼굴에 머리카락을 쓸어올려주었다. " 도련님, 잠시만 나가게시지요. " " 아.. 그렇구나. " " .... " 시녀가 옷을 갈아입히기 위해 들어오자 그는 조용히 선실을 나왔다. 밤하늘의 별이 오늘따라 유독 반짝이고 있었다. 자신의 가문인 독고가는 그 특유의 검법인 <파죽신검>으로 정도의 문파중에서도 유명한 문파였다. 독고가에서 배출된 제자들은 강호에서도 정바르기로 이름높았고, 그런 교육을 하시는 분이 자신의 아버지인 독고유영이었다. .....그렇게 검법으로 유명한 가문이지만 자신은 일찍부터 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단순한 서생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 도련님!! " " ? " 다급히 나온 시녀가 자신을 부르자, 린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황한듯한 그녀의 손에는 독고가의 아가씨가 지니고 다니는, 청옥의 패가 들려져 있었다. 린 또한 멍한 표정으로 그런 시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 유리님. > <아, 취취구나? > 유리가 옥으로된 연꽃빗으로 머리를 빗자, 취취는 웃으며 그녀에게 빗을 받아들고는 유리의 머리를 빗기기 시작했다. <취취. 취취는 집이 어디야? > <...여기하고는 아주 먼곳이에요... > < 음... 얼마만큼? > <... > 취취가 아무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취취가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취취. 취취는 왜 여기와있어? > < 어릴 때 제가 많이 아팠었어요. 그래서 이곳으로 오게되엇죠.> 그녀가 어릴 때 그녀의 어머니인 완환당부인이 죽고 지금의 부인인 유씨가 집안을 찾이하자마자, 취취는 고립된 생활을 했다. 몸이 아팠다는 것은 핑계일뿐, 어린 나이에 마음고생이 심한 취취를 보다못한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화환가에 맞긴 것이다. 그녀는 화환가에서 거의 모든 것을 배웠다. 어머니같은 소화부인과 동생같은 유리와 함께. 취취는 무언가 한가지 생각났는지 그녀의 품에서 옥패를 꺼내 유리에게 내밀었다. 유리는 한참동안 옥패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연꽃이 섬세하게 세겨진 아름다운 청옥이었다. <이게 뭐야?> <내 가문의 징표에요> <....> <혹여 모르니 가지고 계세요> <...도움이 될거에요> < .... > 취취는 말없이 유리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보고싶어... 취취....보고싶어.... **************** 차갑고 시원한 무언가가 자신의 이마에 얹어졌다. 유리는 멍하니 눈을 떠서는 그 차갑고 흰 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깬 것을 보며 환히 웃는 청년도. " ...여긴... " " 깻구나.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란다. 건강해져서 다행이다, " 그는 조용히 웃으며 유리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 괜찮아. 울어도... 이젠 내가 아니 우리 집안이 널 지켜줄테니." " ... " 유리는 울먹거리다 눈물을 흘렸다. 죽을줄 알았던 삶을 다시 살았다는데 대한 고통... 그리고 버림받았다는 괴로움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자신을 지켜준다는 말이 가슴에 사무치고 있었다. " ...그런말... 이제 믿지 않아요... 그런말... " 유리는 울고 또 울었다. 다시는 울지않으리라 다짐하며.... 린은 계속 울기만하는 유리를 토닥거리며 달랬다. 화환가의 몰락이후 그는 누구보다도 빨리 개봉으로 향했다. 혹여나... 혹여나 동생인 아영이 살아남아 있지 않을까해서... 아영은 배다른 자신의 동생이었지만 그가 많은 여동생중 어릴적 가장 사랑하는 아이였다. 그는 황하지류를 타고 계속 개봉까지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취취를 발견했다. 다행히 취취는 살아있었다. 다시는 내 사랑하는 누이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으리라.... 유리가 잠이들자, 그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조용히 방을 나섰다. " 사공, 여기 혹 꽃을 파는 곳이 있는가? " " 화령에 가면 있는뎁쇼? " " 그럼 화령에 들르도록 합시다. 우리 아영이가 좋아하는 꽃을 사야하니. " " 예~ 도련님. " 유리는 입을 꼭 다문채 선실 바닥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린은 사공을 본 뒤 미소지으며 한배 가득 꽃을 실어달라고 부탁하고는 유리가 누워있는 선실로 향했다. 그가 막 선실로 들어서자, 그녀가 멍하니 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 취취! 깼구나!! " " 꺄 악! " 린은 유리를 번쩍 안아서는 선실 밖으로 향했다. 그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린에게 안긴채 선실 밖으로 향했다. 밖으로 나서자, 배 안 가득 쌓인 꽃들에 놀라 계속 그것을 바라보았다. " 네 환영 선물이야. " " .... " 유리는 멍하니 꽃들을 바라보다 피식 웃어버렸다. " ...소녀가 왜 취아라고 ... 생각하시는게지요.. " " ... " 그는 유리가 예전에 취취에게 선물받았던 취취의 옥패를 내밀어 보여주었다. " 10년만이지, 아영아? " ...취취의 어릴 때 이름은 아영이었다... 유리는 멍하니 그를 바라볼뿐이었다. 그녀가 취취로 오인받든 무얼하든 상관없었다. 이 삶이 너무나 지겨워 더 이상 살아갈 힘이 없었다. 현세에서의 나는 이리 힘들지는 않았는데.... 돌아가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살아났다. 다시 살아날 수 밖에 없었다. 왜 돌아갈수 없는것일까. 내가 이곳에 왔다면 다시 돌아갈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곳은 적응하기 너무나 힘든 곳이다. 할수 있는 것도, 할 줄아는것도 아무것도 없다. 유리는 너무나 약한 존재고, 정말 온실속 화초처럼 누군가에게 보호받지 않고는 살아갈수 없는 아이였다. 나와는 너무나 다른.... 이런 유리가 너무나 싫다. 처음엔 아름다워서, 너무나 아름다워서 행복했었다. 무엇이든 다 할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유리에게는 고통만이 따를뿐, 행복이라는 것은 가깝고도 너무나 먼 것이었다. 그녀는 힘없이 청년이 주는 죽을 받아먹고 있었다. 내가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걸까...... 처음 유리가 되었을때의 결심들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 유아는 자신의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눈을 감고 있었다. " 아영아, 여기가 네가 기거하던 곳이란다. " 독고가는 작은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화환가의 환란이후 화환가로 아영을 데리러갔던 린이 돌아옮으로써 비롯된 것이었다. 아영이 돌아왔다는 것.... 그것은 또다시 독고가의 파란을 예고하는것이었다. 유리는 도화향이 만개한 작은 소축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5월... 그랬다. 도화꽃이 만발해 그 꽃잎이 휘날릴 시기였다. ...취취의 방이었던 그곳은 낙양의 독고가 내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요양하기에 알맞은 외지고 아름다운 곳.... " 들어가자 " 린은 밝게 미소지으며 유리를 방으로 안내했다. 방안으로 들어가자, 깔끔하게 정돈된 침대와, 아름다운 장롱과 소축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큰 창이 눈에 띄었다. 유리는 조용히 침대에 기대어 앉았다. ...눈이 매말라서 더 이상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멍한 눈으로 소축안으로 비치는 석양을 바라보았다. ...해가 지고 있다. 그녀는 린이 밖으로 나가자 다시 밖으로 나섰다. 소축의 정 중앙, 맑은, 아주 깊은 연못이 눈에 띄었다. 물이 깊은 모양인지 연꽃조차 자라지 않는, 아주 묘한 연못이었다. ...마지막이다. 이번에 또다시 돌아가지 못한다면, 나는 미친 듯 살리라. 죽음이 나에게 더 이상 다가오지 않도록. 유리는 조용히 연못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 후훗^^ 그럼 내일 또 뵐까여^^:: 6. 견빈과의 만남. " 뭐하는게요? " " 추적자들을 빼돌려야죠^^ " 견빈은 말들의 말등에 돌을 달고는 자연스레 여러 방향으로 달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자신들이 타는 말들의 말축에 두꺼운 천을 두르기 시작했다. 마차는 다른사람에게 주며 팔고는 효선과 유대인에게 말을 타도록 했다. 그 마차는 난주로 계속 향하고 있었다. 오랜 작업 끝에, 그들은 개봉으로 향했다. 견빈은 개봉을 한번도 가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며 백상아 일행을 따라왔다. 그들 일행에게는 더욱 잘된 일이었다. 꾀많은 견빈이 자객들로부터 이들 일행을 빼돌리기위해 꾀를 썼기 때문이었다. 개봉으로 돌아가는 동안, 이들 일행은 처음으로 편안한 여행을 할수 있었다. " 한동안 행적을 찾지 못할겝니다. " " .... " " 백대협은 너무 바른길만을 가서요^^. 자, 그럼 다시 출발할까요? " " .... " 그들이 다시 도착한 개봉은 몇 달 사이 많이 변해있었다. 왠지 모를 산만함과 불안함이 난무하는, 치안은 더 이상 유지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개봉으로 들어가는 성문의 병사들 또한 돈을 받고 그들을 들여보낼 정도였다. ...개봉은 썩어가고 있었다. 백상아 일행은 모두 얼굴을 굳힌채 아무말 없이 간자들의 집으로 향했다. 송의 애국지사들이 모여있는, 은밀한 활동을 하는 곳으로. 견빈은 늘상 웃는 모습으로 그들을 따라오다 그들이 비밀의 집으로 들어서자 그제서야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 이만 여기서 헤어져야겠는걸요? "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동행해 주셔서. " " 뭘요^^ " 견빈은 모두의 배웅을 받으며 그들의 집에서 나왔다. 간자(첩자)들이 생활하는 곳에서 유대인 일행을 기꺼이 받아주었기에 더 이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듯했다. 개봉에는 1년만이다. 그래도 그리 변한 것은 없는 듯 하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라든지 관리들의 폭정이라든지... 관리들의 폭정은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견빈은 여행자 복장을 하고서 개봉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활기차다. 아니 개봉이라 그런지 더 편안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듯 했다. 겉보기만 그런걸까. 그는 시장에 들어서서는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사제들이 부탁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 이봐여, 무사님. " " ? " " 그려유. 댁이유... " " 왜그러십니까? " " 이 그림.. 사유. " " ? " " 이 그림이유. " 왠 여자가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애원하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묘한 이끌림으로 그 그림을 보았다. 그는 그림 속의 여자를 정말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매화를 배경으로한, 황금관과 붉은 관복을 입은 아름다운 소녀....자신이 보았던 효선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였다. ....언제 그려진 그림일까... " 왜 그림을 팔려하오? " " 그럴 사정이 있구먼유. " " ...가격은 얼마요? " " 한냥이유. " " 한...냥? " 그는 너무 싼 가격에 의아해하며 그림을 샀다. ...화려한 붉은 옷을 입은 것을 보면 왕족인듯한데... " 물어볼게 있소. " " 뭐여유? " " 이소녀... " " 죽은 여자 이구먼유!! " 그 여자는 견빈이 물어보기도 전에 화를 내며 대답을 했다. 그리고 주섬주섬 물건을 챙기더니 쿵광거리며 사라졌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말에 두르마기를 넣고는 주위에서 이것저것 구입하기 시작했다. 사제들이 부탁한 물건들을 구입해 서둘러 낙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 후... 겨우 다 구입했네. 어라? 벌써 저녁이야? " 견빈은 모든 물건을 구입하고 나자 날이 어둑해 지는 바람에 더욱 투덜거리고 있었다. " 너니... 네가 그림을 판거니. " " ? " " 몰러유. 가지도 않았구먼유!! " " ... " " 엄니를 죽인 괴물같은 여자구먼유!! " " 이!!! " 구경꾼들 사이에서 큰 소리가 들려오자, 견빈은 힐끔 그곳을 파고들어서는 같이 구경을 했다. 자신에게 그림을 팔았던 여자의 목소리여서였다. 그곳에는 어떤 남자가 그 여자를 무서운 눈초리로 노려보고 있었다. " ...말려야 되는 것 아닙니까? " " 아서요~ 괜히 끼어들어 맞지나 말고. " 옆의 남자는 견빈의 몸을 보고는 힐끔 그런 소리를 했다. 견빈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여자보다도 약해보였다. 그는 구경꾼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가 익힌 무공은 악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의 겉모습은 귀족댁 서생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힘 하나 쓰지 못하는. 청년은 여자를 때리려다 엄춰서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한동안 말없이 서있었다. 분을 삭히는 듯 했다. 그러나 여자는 그것을 남자가 참은 것으로 인식했는지 조심스레 눈을 떠서는 청년의 눈치를 살폈다. " 이해 하지유? 지는... 그 여자 그림도 보기 싫구먼유. 그러니 갸는 잊으시유. " " .... " 알게모르게 청년의 눈가는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견빈이 바라본 그는 곽진 얼굴에 무서운 눈빛을 지닌,-덩치가 있는 편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끌리는 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청년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여자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그녀를 계속 노려보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돌아서서는 구경꾼들 사이를 헤쳐나갔다. " 청안!! 어디가유!! 지 야그 아직 안끝났구먼유!! " " ?!! " 청안... 그가 청안인가? 견빈은 개봉으로 오는 동안 계속 유리를 보호하고 있다는 청안이라는 무사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었었다. ...그렇다면 저자가 유리를 보호하고 있는건가. 그는 사라져가는 청안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청년은 중간에 다시 여자에게 잡혀 잔소리(?)를 듣고 있었다. 견빈이 고개를 절로 흔들만한 소리들이었다. 그는 그 둘의 상황을 구경하다 이내 신경을 끊고는 서둘러 낙양으로 향했다. 사제들이 기다리다 못해 목이 빠졌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망할놈의 주아가.... 유리의 초상화를 팔아버렸다.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죽여버리기에는 너무나 억울하고 비참해 그는 손을 쓰지 않았다. 그래.... 꿈을 꾸어라, 주아. 그 꿈에 날개를 달아 훨훨... 아주 크게 비상하여라... 그 이후에 나에게 오렴.... 그래... 그렇게...그럼 내가 네 목숨만은 살려주지. 네 목숨만은.... 청안은 눈빛에 독기를 뿜으며, 개봉외곽의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 표주님. 표사들을 그냥 뽑으실겝니까? " " 아니. 약간의 시험이 필요하다. " " ... " " 일단 몇몇 쓸만한 사람을 구해봐라. " " 예. " 청안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리를 찾기위해. 죽지 않은 그녀를 찾기위해. 그녀가 죽을리 없다 생각하며..... 개봉을 벗어나 인가가 있는 곳으로 달렸지만 인가를 찾을수 없었다. 별수없이 노숙을 해야했다. 견빈은 투덜거리며 사제들을 혼내야겠다고 생각하며 간단한 사냥을 했다. 쉽게 꽁을 잡고는 저녁 식사 준비를 서둘렀다. 말이 콧김을 부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힐끔 말을 바라보았다. 말 안장에 넣어둔 초상화가 떨어져있었다. 그는 왜 꼭 묶지 않았을까 투덜거리며 그림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림을 넣으려다 불가에서 그림을 펼쳐들었다. ...입가에 맺힌 잔잔한 미소와, 소매자락 사이로 살짝 비추인 손가락, 긴 치마 사이로 나온 조그만 황금빛 신발과 약간 짓궂은듯한 눈빛의 그림속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워 보면 볼수록 더더욱 보고싶은 묘한 소녀였다. ....화가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그림을 보면 알수 있었다.구석구석 화가의 애정이 넘쳐나고 있었다. 섬세한 솜씨로서.... 인기척? 견빈은 깊은 산중에 갑자기 인기척이 느껴지자 빠르게 검을 빼들었다. " 젊은이, 나 위험한 사람 이니우~ " " ... " 수풀사이로 나이든 할아버지가 어기적거리며 나오자, 견빈은 피식 웃으며 검을 다시 허리춤에 감았다. 그의 검은 연검이라 허리춤에 감겨 평상시에는 허리끈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괜히 신경을 곤두세운 모양이다. 평상시에는 검을 꺼내지도 않는데. " 다만 배고픈 늙은이라우. " " .... " " 나.. 그 꽁좀 먹으면 안될까? " " 드십시오. 전 그리 배가 고프지 않으니. " " 고맙네~ " 노인은 정말 배가 고팠는지 정신없이 고기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견빈은 말에 걸린 술을 꺼내들고는 한모금 마셨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초상화가 들려져 있었다. 휴... 이런 적막함에는 친구와 술과 안주가 있어야 하는데.... 견빈은 다시 피식 웃고는 지금 떠오르는 시조들을 생각해보았다. 그러다 머리가 복잡해져오자, 한숨을 내쉬고는 술을 한잔 들이켰다. 자신이 이백이 아니고서 어떻게 이 상황에서 시를 쓰겠누. 쓰겠다고 생각한 자신이 바보지. 그는 또다시 술을 한모금 들이켰다. " 어.. 그 그림 유리공주가 아닌가? " " ? " 노인은 고기를 먹다말고 그가 바라보는 그림을 옆에서 꼬그리고 앉아 보고있었다. 견빈은 순간 섬짓함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손이 검으로 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단순한 노인네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인기척도 없이 자신의 바로 옆에서 서리 차분하게 앉아있을수 있단 말인가.... 견빈은 황당한 듯 그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상관없다는 듯 계속 그림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었다. " 아니 이 그림 어떻게 구했나? " " ...시장에서. " " 음... 그럼 자네가 청안의 그림을 산게로군. " " .... " 견빈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참으로 아름다운 소녀였지. " 노인의 자랑은 계속되고 있었다. 수다스러울 정도로. ...이 노인은 대체 어디까지 아는걸까. 그렇게 유명한 이야기인가? 그건 개인사나 마찬가지인 이야기 아닌가... 그는 노인을 긴장해서 살피다 그에게서 악의를 느끼지 못하자 피식 웃고는 이내 술을 들이켰다. 죽으면 죽는거고, 그가 고수라 한들 어떠하리. 고수에게 죽는 것은 더더욱 영광인 것을. ...노인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 그놈이.... 공주를 믿지 않았어... " " ...살인죄로 누명을 씌워.... 내 쫒았단 말이오? " " ...그래서 공주는 복수를 했지. 청안이 보는앞에서 강에 뛰어들었어. " " ... " " 아니 보는 앞은 아니었지. 그냥 비단신이랑 반지를 강가에 놔두었지... " " ... " 노인이 말없이 하늘을 바라보자, 견빈은 황당해서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기가 막힌 일이었다. 아무 관련없는 자신이 듣기에도 억울한 이야기이거늘.... 갑자기 유리만을 생각하는 백상아가 떠올랐다. 아직도 개봉 어딘가에 있을 유리를 찾아 헤메일.... 그가 이제는 유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할까....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제는 술맛이 아주 쓰게 느껴졌다. 안타까운 사랑의 말로.... 그 청안이라는 자가 유리공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무슨짓을 한것일까.... ...휴... 궁금한 것은 궁금한것이고, 술은 술이다. 그는 술을 다시 한모금 들이켰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 상관없는 일이다. 그는 그리 생각하며 다시 술을 들이켰다. 노인 또한 이야기가 끝났는지 아무말없이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새벽 귀뚜라미가 처연히 울고 있다.... " 노인장, 나는 이곳에서 낙양으로 가야하오. 같이 가겠소? " " 아니오,청년. 나는 이곳 깊은 곳에 나무를 해야한다오. " " 그럼 제가 먼저 뜨도록 하지요. 사제들이 울며 기다리고 있다오. " 견빈이 웃으며 사라지자, 노인은 서둘로 숲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노인의 흔적은 어디에도 찾을수가 없었다. < 황노인, 어디다녀온게요?> <..... 장군. 또다른 인연의 끈을 보고왔다우.> < ? > < 휴... 그놈 참... 생각외로 강하더구만.> < ? > < 내 살기를 잘~ 갈무리 하던걸? > < 황노인의 실기를 갈무리할정도면....음.... 뭐하는 자 입니까? > < 또다른 연이라오... > < ..... > <...어쩔수 없는 운명의 연이라오...> 황노인은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스러워하며.. 이 산만 넘으면 낙양이군. 견빈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에서 내려섰다. 너무 서둘러서 온 탓인지 말과 자신은 무척 지친 상태였다. " 여기서 우리 좀 쉴까? " 그는 말을 다독이고는 나무에 묶었다. 다행히 계곡과 연결되어있어 시원한 물이 있었다. 그는 물가로 가서 손으로 물을 떠서는 마셨다. 왜 술을 마시는데 목이 마를까 생각을 하며. 물을 다 마시고 난 그가 고개를 들고 본 계곡에서 눈에 띈 것은..... 바위 사이에 걸려있는 여자의 시체였다.... ============================================== 울라^^ 드뎌 7시군여~~ 그럼 즐독을~~ 이 산만 넘으면 낙양이군. 견빈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에서 내려섰다. 너무 서둘러서 온 탓인지 말과 자신은 무척 지친 상태였다. " 여기서 우리 좀 쉴까? " 그는 말을 다독이고는 나무에 묶었다. 다행히 계곡과 연결되어있어 시원한 물이 있었다. 그는 물가로 가서 손으로 물을 떠서는 마셨다. 왜 술을 마시는데 목이 마를까 생각을 하며. 물을 다 마시고 난 그가 고개를 들고 본 계곡에서 눈에 띈 것은..... 바위 사이에 걸려있는 여자의 시체였다.... =================================================== 따뜻한 무언가가 흘러들어온다.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불을 피워놓았다. 또 다시 살아남은걸까.... 그리고 긴 생을 살아야 하는건가.... 유리는 서서히 눈을 떠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웬 청년이 그녀에게 따뜻한 죽을 떠먹이고 있었다. 백상아가 생각났다. 그때도 그가 자신을 간호해줬었는데.... " 깼소? " " .... " " 조금만 늦었더라도 죽을뻔했잖소. 난 시체인줄 알았다오. " " .... " 청년은 그녀가 그냥 멍하니 불을 바라보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말에서 담요를 꺼내어서는 그녀에게 둘러주었다. " 왜 죽으려 한거요? " " .... " " 아님 누구에게 떠밀리기라도 한거요? " 생각해보니 그것일수도 있겠군... 음... 견빈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짧은 머리와 창백한 얼굴을 제외한다면 무척이나 아름다운 소녀였다. 도망친 노예인가? " 말하기 싫다면 말하지 마오. " " .... " 유리는 멍하니 불빛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다만 가슴이 너무 아파왔다. 또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청안과 주아, 청안의 어머니가 생각났다. ...누군가 자신의 눈물을 닦아냈다. 유리가 흠짓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 너무 울지마오. 그러다 힘이 없어 걷지도 못하겠소. " " .... " " 좀 푹 쉬도록 하오. " 유리가 추운 듯 몸을 떨자, 청년은 자신의 겉옷을 다시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유리는 그런 그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꽤나 잘생긴 청년이다. 나이는 스물 아홉정도. 그정도면 결혼을 했겠지. 여기는 그런곳이니까. 왜 또 돌아가지 못한걸까. 진짜 유리는 어디에 있는걸까... 또다시 눈물이 흘렀다. 이제는 너무 지쳐서 더 이상 흐를 눈물조차 없을줄 알았는데.... 그녀의 울음이 멈추지 않자, 청년은 할수없이 그녀를 안아 다독거렸다. 그에게 안기자, 유리는 더욱 서럽게 울기시작했다. 무슨일이 있었기에 이리도 서럽게 우는것일까. 그는 그녀가 편히 쉴수있도록 어깨를 나무에 약간 기대었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점점더 작아지더니 낮게 흐느끼는 정도가 되었다. 그는 그녀가 일어서려하자, 그녀의 머리를 눌러 자신의 가슴에 꼭 눌렀다. " 좀 쉬도록 해요. 조금 자고 나면 괜찮아질거요. " 그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옷길을 꼭 잡은 손이 조금은 느슨해지는걸로 보아 휴식을 취할 생각인 모양이다. 한숨이 흘러나왔다. 자신이 지금 이 나이에 여자를 안고 다독거리고 있다는게. 견빈은 잠이 든듯한 소녀를 조심스레 꼭 안았다. 그녀가 춥게 잠들지 않도록.... 따뜻한 아침햇살과 향긋한 산내음이 유리의 잠을 깨웠다. 그러나 곧 그녀가 쳥년에게 안겨있음을 느끼고는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녀는 정말 편안하게 청년에게 안겨있었다. " 깼소? " " ...가... 아니 고맙습니다.... " " 벙어리는 아닌것같고. " 견빈은 특유의 밝은 웃음으로 그녀에게 미소지었다. " ... " " 난 견빈이라하오. 마견빈. " " ... " 그녀가 다시 일어서려하자, 견빈은 다시 유리를 꼭 안았다. " 밤새 내가 그대를 지켜주었으니 이제 그대가 날 지켜주시오. " " .... " 그는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유리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유리는 멍하니 그런 그를 바라보다 다시 그의 심장에 귀를 대고는 눈을 감았다. 편안했다. 견빈은 다시 그녀가 잠들었음을 느끼자, 조용히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러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머리에 키스를 했다. 풋풋한 풀내음과 묘한 쟈스민 향이 어우러져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뭐 그렇다고 이 이름모를 소녀를 사랑한다든지 뭐 그런건 아니다. 다만 이 아이가 조금 편안히 잠들었으면 하는 심정에서였다. ... 입술에 한건 아니니 괜찮지 않는가.... 조금은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견빈이었다. 그는 또 다른 따뜻함으로 유아의 아픔을 아물게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젠 떠나야한다. 살아난 이상 다시 살길을 찾아. 그는 편안히 자신을 안고서 잠들어있었다. 유리는 그의 팔을 조심스레 풀고는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가 자신과 인연이 있다면 다시 만나리라 생각하며. 유리는 일어나 나서려다 말의 안장에서 삐죽 빠져나온 두루마리를 보았다. 그녀는 자연스레 그것을 꺼내어 펼쳤다. .....자신의 모습을 연홍이 그렸던 바로 그 초상화였다. 행복했었던.... 이걸 왜 이 사람이 들고 있는것일까. 그녀는 그림을 살펴보다 견빈이 뒤척이자 서둘러 숲으로 향했다. 초상화는 그곳에 그냥 놓아두었다. 미련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유리였다 는.... 그것에 대한 미련..... 잠깐 잠이든 모양이다. 견빈은 따사로운 햇살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나 있어야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그는 당황스러워하며 일어났다. 아무 흔적도 없었다. " 도대체 이 험한 곳에서... " 그는 자신도 모르게 여자의 기척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이 숲 어디에도 그 아이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꿈이었을까.... 그는 피식 웃어버리고는 술을 한모금 마셨다. 음... 술이 다 되어가는걸 보니 서둘러 가야겠는걸?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는 서둘러 말에 올라섰다. " 이녀석은 왜이렇게 자주 떨어지는거야? " 견빈은 또다시 두루마리가 떨어져내리자, 투덜거리며 자신의 소매속에 집어넣고는 서둘러 말을 몰았다. 인연이 다으면 또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꿈.... 아름다운 꿈.... 가녀린 등에 세겨진듯한 삶의 무게를 지닌 창백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지닌 그 소녀가..... 어쩌면 꿈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 도련님!!! 아가씨가!! " 린은 찾아헤메던 아영이 당당히 대문으로 들어오자, 기뻐하며 그녀를 안았다. 또다시 사랑하는 여동생을 잃을뻔했다는 생각에 아찔해하며. 그녀는 아무말없이 그에게 안겨있었다. " 걱정했잖니!! " " .... " " 도대체 어딜다녀온게냐!! " " 밖에요.... 잠시.... 낙양을 구경하고 싶어서... " 린은 걱정스러운 듯 아영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화환가의 몰락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듯해 걱정이었다. 유리는 가만히 자신을 안는 린에게 안겨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녀가 누구이든 상관없다 생각했다. 이제 운명을 개척하리라. 누가 뭐래든....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그런존재가 되리라.... 그런....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취취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유아였다. < 찾았습니다. 장군. > < 어딘가? > < 낙양의 독고가에 계십니다. > < ? > < 아마도 취취의 행세를 하실 모양이십니다. > < .... > < 장군님? > < 아이 하나를 붙혀라. > < 네. > < 황노인. > < 예, 장군. > < 그대의 예언이 반쯤은 맞았구려. > < .... > < ...이제부터가 문제구료.... > 황장군은 자신의 아래에 엎드리고 있는 청년에게 눈짓을 하고는 다시 낙양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송은 더더욱 부패되어가고 있었다. 가슴아프게도... ============================================== 에효효^^ 새로운 캐릭 살붙히기 힘드네여^^ 그럼 즐독하세여~~ 참, 내일은 좀 늦을지 모르겠네여^^ 7. 짧은 만남. 긴 여운. " 어? 대사형이다!!! " " 대사형!! " " 짜~식들!! 잘 있었냐? " " 물건은? " " ... " 내 이럴줄 알았다. 요 영악한 녀석들. 견빈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말에 묶어놓은 물건들을 풀기 시작했다. 그의 사제들은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질려대며 그의 물건들을 환영하고 있었다. 낙양의 독고가는 그 특유의 검법인 <파죽신검>으로 수많은 제자들을 양산하고 있었다. <파죽신검>은 총 3개의 검식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것이 워낙에 심오하여 가주인 독고유영조차 10성 밖에는 연마하지 못하고 있었다. 견빈은 총망받는 수제자였다. 그는 그 가문의 장자인 린이 무공을 익힐수 없는 몸이라 다음 후계자로 키워진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였다. 그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웠으며, 어린나이에 많은 성취를 보일 정도였다. 독고가에서는 선후배와 사제관계가 철저했다. 총 3천 5백여명의 제자들이 기거하며 훈련을 받는 이곳은 낙양에서도 꽤 명망높은 가문중 하나이며, 또한 정도의 문파였다. 견빈은 지금 그 연무장에서 사제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들에게 둘러싸여... " 대사형, 개봉은 어떻소? " " 여전하지 뭐. 너희가 부탁한것들 다 있지? " " 옛 !! " 말에서 이것저것 물건들을 꺼내가는 자제들과 사형들을 흐믓하게 바라보던 견빈은 한 녀석이 그림을 꺼내들자 서둘러 그것을 뺏아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순간 견빈의 손에 있는 두루마리로 집중됬다. " 이건 안돼. " " 모야~~? " " 응? 내 애인. " " 우~~ 지영이는 어쩌고? " " ...내앞에서 지영이 얘기 하지 말랬지!! " " 으악!! " 견빈은 지영의 얘기가 나오자 다급하게 그 얘기를 꺼낸 녀석을 구타했다. 지영은 자신에게 너무나 부담되는 존재였다. 아영 이후 만약 아영이 죽었다면 지영이 다음대의 독고가를 이끌어 나갈 사람이 될텐데 그녀는 지금 자신에게 몸달아 있는 상태였다. 견빈이 녀석을 쫒는사이, 다른 사제들과 사형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두루마리를 펼쳐들었다.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동아녀석을 쫒던 견빈은 주위가 조용해지자 그곳을 바라보고는 곧 피식 웃어버렸다. 그랬다. 그녀의 그림은 자신의 심장을 녹일 정도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그는 슬그머니 다가가서는 그들이 들고있는 두루마리를 뺏아들었다. " ....대사형... 진~짜 미인이다~ " " 대사형, 언제 사궜어? " " 대사형, 언제 데려올거야? " " 대사형, 언제 사부님한테 말할거야? " " .... " 견빈은 그들의 질문이 다 쏟아질때까지 기다리다 그들이 조용해지자 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비~~밀~~" " !!! " ...견빈은 가쁜한 마음으로 사부인 독고유영에게 찾아가고 있었다. " 뭐? 빈오빠가? " 지영은 견빈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얼굴을 붉히며 달려나갔다. 그러나 그가 연무장에 있다는 소식에 들어가지도 못한채 밖에서 기다리고만 있었다. 독고가는 장녀 하나만이 독고가의 일문독식을 배울수 있고, 또한 연무장으로 들어갈수 있는 특권이 주워져 있기에 그녀는 들어갈수 없었다. 만약 아영이 죽어 없어졌다면 그녀 또한 당당하게 독고가의 무공을 익힐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잠시 아영을 생각하며 견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린은 연무장이 시끄럽자, 의아한 듯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견빈이 돌아온 사실을 알게되자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막 연무장을 나서던 견빈 또한 린을 발견하고는 환히 미소지으며 술병을 흔들었다. 그가 좋아하는 잘 익은 여아홍을 들고서. 린은 같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견빈을 기분좋게 바라보았다. 그는 독고가의 첫번째 제자이자, 장래가 촉망되는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통솔력 강하고, 누구나 호감을 가게하는데다가 어디에 던져놓든 적은 만들지 않을, 성격 좋은데다 인물까지 좋아 독고가의 여자들 애간장을 녹이는 묘한 녀석. 어릴때는 그 장난끼로 인해 독고가를 여섯 번이나 뒤집은 전과가 있는. 물론 지금은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해 다음대의 독고가를 자기 대신 이끌어 갈 존재였다. 그의 키는 상당히 큰편이었다. 180정도? 거기에다 다년간의 무술로 가꾸어진 군살없는 아름다운 몸에 남자치고는 비단결같은 머릿결에 장난끼로 번뜩이는 눈동자에. 린은 한편으로는 부러운 견빈을 보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 그래 이번 여행은 어떻던가? " " ...그저그렇지 뭐. 암울하고... 더럽고... 위험스럽고.. " " .... " 사회실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린이기에 술을 마시다 말고 한숨을 내쉬었다. 견빈 또한 여행을 다니면서 송의 피폐된 산하를 많이 보아왔던 모양이었다. " 들어보니 아영일 찾아서 왔다면서? " " 음... 다행히 그게 다치지 않은 모양이야. 마음에 충격이 큰 것 외엔... " " .... " 다시 만나면 서로가 밝은 이야기만을 할 줄 알았었다. 그러나 독고가는 견빈이 떠나기 전과 마찬가지로 어둡고 암울했다. 아영이 돌아옮으로서 지영의 어머니인 유씨의 심술이 더할 듯 했다. " 자네가 우리 아영이 보살펴주면 안되겠나. " " 말 말게. 내가 끼어들면 지영이 그 심술을 어찌 감당하려고? " " 그건 그렇군. " " .... " 둘은 조용히 여아홍을 즐기며 달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 참, 자네 애인 만들어 돌아왔다는 소문이 자자하던걸? " " 아... 그거? " 견빈이 피식 실소를 터트리자, 린은 궁금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대체 누군가? " " 음... 죽은사람...아... " 견빈은 갑자기 자신이 구했던 소녀가 떠오름을 알고 당혹스러워졌다. 그리고 그 그림의 주인이 그녀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어느사이엔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어...어라? " 린 또한 견빈의 황당스러운 행동에 당혹해하며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였다. 유리....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빼앗아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슬픈 견빈이었다. " 빈오빠!! " " .... " " 빈오빠!!! " " 어?! " " 뭐에 그리 넋나간거야? 돌아와서 나한텐 인사도 안하고. " " .... " " 여행에서 돌아와서 계속 그러잖아? " " .... " " 오빠!!! " 제길... 돌아온 내내 이모양이다. 벌써 세달째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은 제정신은커녕 점점더 그 아이 생각에 잠도 못이룰 정도다. 열병인가... 그는 지영이 옆에서 비명을 질러대던말던 멍한 눈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그 소녀의 달콤한 목소리와 늘 울고만 있을 것 같은 묘한 큰 눈이 떠올랐다. 정말 유리인가... 아니다. 자신이 유리라고 생각해서 그리 생각날 뿐 유리 가 아닐 것이다. 이런..... 견빈은 인상을 찡그리고는 지영에게서 얼굴을 돌려버렸다. 돌아오면 잊을줄 알았 다. 그러나 그녀는 또하나의 그림자처럼 자신의 가슴을 자지하고 있었다. 짙고 무거운 그림자처럼.... " 오빠!! " " 미안. 지영아. 다른 형들과 놀렴. 난 지금 수련중이야. " 견빈이 눈을 감고 수련을 시작하자, 지영은 입을 삐죽이고는 견빈을 노려봤다. 그녀는 견빈이 수련을 하지 못하도록 괴롭히는 중이었다. 계속해서 지영이 자신을 괴롭히자, 견빈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는 수련장으로 걸어가 버렸다. 아무리 지영이래도 그곳으로 들어올수는 없었다. 지영은 사라지는 견빈을 노려보며 화를 내고 있을 뿐이었다. " 어허, 빈아. 사념이 너무 많구나. " 견빈은 사부인 독고유영의 말에 화들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 사부님. " " 밖에서 무슨일이 있었기에 그리 갈피를 못잡누. " " ..... " " 무상무념. " 견빈은 사부의 말대로 다시 수련을 시작했지만 또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 사부님. 도저히 .... 도저히 수련을 할 수가 없습니다. " " .... " 독고무영은 괴로워하는 견빈을 자애로운 미소로 바라보았다. 늘 밝고 해맑게 대사형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그가 괴로워하는 이유는 단 하나일 것이다. -사실 그는 나라일을 이정도까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초야에 숨어살면 살았지, 그 탁월한 정치 능력에도 불구하고 절~대~ 끼어들 사람이 아니기에.거기에다 정치는 그의 성질에 맞지 않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누구나 겪게되는, 누구나 가슴하픈 추억으로 남는... 그 사랑이라는.... " ...그녀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 " 그러면 하면 찾아서 오면 되지않누. " " ....그녀가 이디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 " ? " " ...그래서 그녀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 감정이 어떤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 ..... " " 감당이 안됩니다.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 바람이 불자, 독고가를 장식한 도화나무에서 꽃잎들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 모른다고? " " 에. " " 음..... " " 그냥..." 사랑을 하면 말이 늘게된다. 독고유영은 인자한 미소로 견빈을 바라보았다. 당황스러워하는 그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그가 무엇을 택하든 그의 선택인 것을.... 아무리 그가 자신의 애제자여도.... " 그래. 어찌할 생각인고? " " 그녀를.... 찾아야겠습니다. " 견빈이 결심한 듯 그를 바라보자, 유영은 한숨을 내쉬며 견빈을 바라보았다. " 빈아. " " 예, 사부님. " " 그녀가 미인이라 했느냐? " " 예, " " 음. 그렇다면 세상을 살아가기 무척 힘들겠구나. 연약한 꽃이 세상속으로 버려진거나 마찬가지일테니. " " .... " " 죽으려했다면 그만한 사연이 있을터. 결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할테니 거지나 기녀가 되었으리라. " " ?!!! " " 만약 그 아이가 거지나 기녀가 되었다면 그래도 아내로 맞이하겠느냐? " " .... " 견빈이 아무말없이 고개를 숙이자, 유영은 허허 웃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 빈아. " " 네, 사부님. " " 순간의 감정에 억메어서는 세상을 살아가지 못한다. " " .... " " 너의 감정을 다스려야하느니라. " " 에..... " 견빈은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다시 눈을 감았다. 사념을 버려야한다. 무상무념.... 그러나 사부의 말이 자신의 가슴 한구석을 무겁게 짖누르고 있었다. " 정보에 의하면 금의 황제인 오걸매가 낙양으로 갔다 합니다. " " .... " " 그가 낙양으로 간 이유가 궁금하군... " " 아무래도 송의 재반사항을 알아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합니다만. " 백상아는 송의 애국지사들인 <매화당>당원들이 모인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일단은 청안을 찾아야 했다. 소식으로는 개봉 외곽에 위치한 중간 크기의 저택에서 생활을 한다 들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유리의 모습은 발견할수 없었다. 청안이 다른곳으로 빼돌린것일까.... 허기야, 개봉에 위치해 있으니 더 위험하지 않기 위해서 그럴수 있겠지... 허나 개봉에 온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를 만나지 못한다는게 말이 안됬다. 그렇다고 들어내놓고 청안 그를 찾아갈수도 없었다. 자신이 움직이게 되면 유대인이 위험하게 되기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아주 묘한 입장에 선 백상아였다. " 백 대협, 그리하면 어떻겠소? " " .... " " 백대협? " " 어... 아, 죄송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 " 한사람이 낙양으로 가서 그의 행적을 찾아보는 것으로 얘기가 되었습니다만. " " 네... " " 백대협이 가심은 어떠신지... " " .... " 그는 아무말 없이 유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또한 알고 있었다. 자신이 나라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자신은 관리라는 것을.... 하지만 유리를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다 허사가 아닌가. 그는 그녀가 보고싶을 뿐이었다. 유리 그녀가.... ===================================================== 오늘은 좀 늦게 올리네여^^ 대전에 올라가느라... 부산에서 7시에 출발해 1시즈음 도착했어요. 음.... 좀 멀더군요. 아.... 잠이오네여... 그럼 여러분 후후^^ 즐독을^^ 8. 진명표국의 설립 - 청안과 주아 그리고 유리.... 주아는 발그레한 얼굴을 거울을 보며 이리저리 다듬고 있었다. 청안은 벌써 일어나 나가고 없는 상태였다. 장례식을 치룬지 여섯달이나 지났다. 언제 유리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유리의 흔적은 집안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것은 자신의 노력이었다. 그녀는 무조건 유리의 흔적을 없앴다. 유리의 초상화를 팔고, -물론 청안 모르게- 청안이 직접 꾸민 유리의 방안 짐들을 하나둘씩 팔아버렸다. 왜그렇게 이쁜 것이 많은지 심술이 났지만 이제 죽은 여자니 별 상관없지 않은가... 다없애버린뒤 이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못가의 그 안채를 자신이 차지할 것이다. 청안의 집은 날로 번창해갔다. 청안은 표국을 설립하기위해 상인들과의 연회가 많았고, 상인들은 그의 젊고 패기에 찬 활동을 보고 그에게 점차 일을 맞기기 시작했다. 그는 한번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지는 철저한 완벽주의자였다. 상인들은 그의 그런면을 좋아했고, 같이 어울려 술과 여자를 즐길때는 그들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졌다. 처음 시작은 화환가에서 받은 집과 돈들이었다. 청안은 부지런했으며, 그것을 쓰는 사람은 주아밖에는 없기에 6개월동안 상당한 재산을 모은 상태였다. 풍족한 생활. 지금까지 자신이 기대했던 그런 삶이다. 그녀는 이리저리 얼굴을 다듬다 옷장에서 괜찮은 비단옷 하나를 골라입었다. 청안은 자신이 무엇을 사입던지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아도는 돈으로 옷이다 비녀다, 악세서리다 하며 많은 것을 구입하고 있었다. 청안은 그에 상관없이 표국을 건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마님. 아침준비 다되었는데요. " " 그려? 대감은? " " 무공연마중이십니다. " " 알았어. 지금 나가는구먼. " " 저.... 그리고 이 약을 꼭 드시라고... " " 그려. " 주아는 행복한 얼굴로 하녀가 내민 따뜻한 약을 들이마셨다. 이 약은 청안이 특별히 자신을 위해 지어준 것이었다. 그는 처음 혼인을 약속한 그 다음날부터 계속 주아에게 약을 먹였다. 몸보신을 위해 유명한 의원에게 지은 것이라며. 그녀는 단숨에 약을 들이키고는 하녀에게 엿을 받아먹었다. " 참, 대감이랑 같이 밥먹고 싶구먼. 가서 오시라구혀 " " 예? " " 어여~ " 주아가 청안을 데려오라하자 하녀는 파랗게 질린채 밖으로 나갔다. 유리가 없으면 이리도 행복한 것을. 주아는 뿌듯하게 약의 마지막 방울까지 마시고는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나섰다. 사환으로 취직한 제인은 이것저것 물품을 정리하다 매달 100냥 이상이 주아에게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사치의 정도가 심해지는듯해서였다. 자신이 알바 아니지만. 주아 그녀는 지금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것이겠지. ....제인은 씁슬한 표정으로 다시 장부를 정리하고 있었다. " 이보게, 바쁘나? " " 아닙니다. " " 이번에 표사들이 뽑혔는데 자네가 그들 정리좀 해주게. " " 예, 그러지요. " 제인은 서둘러 장부 하나를 들고는 표사를 따라 나섰다. 여름의 끝을 알리듯, 늦 더위로 인해 후덥지근한 바람이 분다. 그러나 그 바람은 청안의 서늘한 칼날아래 갈라지고 있었다. 바람조차 숨죽이고 멈춘 상태. 청안은 그렇게 한참동안 검을 들고서 대나무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다 청안의 눈빛이 번뜩이는 순간, 그는 순식간에 대나무들과 주위 나무들을 베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검무를 추고 있었다. 살아있는 생물이건, 나무건, 물이건 상관없었다. 이 미칠듯한 타는 감정을 잡을수만 있다면. ....그러나 그 물건들을 베어가면 갈수록 그의 마음은 얼음처럼 차가워져가고 있었다. 유리에 대한 죄책감이 그의 검을 잔인하게 만들었고, 그녀의 죽어버린 눈동자가 생각날때마다 그의 성격은 더욱 포악해져갔다. 그녀의 손가락에서 뽑힌 애처로운 반지를 볼때마다 그는 몸서리를 쳐야했고, 그녀의 잘려버린 머리카락을 보며 그의 표정 또한 굳어져갔다. 그에게는 더 이상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유리 그녀 하나뿐. 그녀를 찾기위해 그에게는 전진, 또 전진하는 것 밖엔 없었다. 누구도 무시할수 없는 강인한 사람이 되리라. 그리고 재산을 지니리라. 그의 눈빛이 먹이를 쫒는 승량이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검을 다 휘두르자, 그는 숨을 고르기위해 가부좌를 틀고 자리에 앉았다. 청안에게 다가서려던 주아의 하녀는 표사의 저지로 멈춘채 청안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 저.... " " .... " " 저.... 표주님... " " ..... " 주아의 하녀는 두려운 듯 청안을 불렀다. 그가 무공수련을 할 때는 더욱 무서워보였다. " 저.... " " 내가 수련할 때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텐데? " " 저... 저기.... 아씨께서... 식사를.... " " 누가 아씨냐. " 청안의 낮고 심드렁한 말투에 하녀는 놀라서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표사는 그런 청안을 힐끔 보고는 하녀에게 청안 대신 말을 했다. " 돌아가 있거라. 곧 가신다 전하고. " 제인이 말하자, 주아의 하녀는 겁에 질린 투로 말했다. 지금 확답을 듣고 가지 못하면 주아에게 혼이 났기 때문이었다. " 저.. 주아님이.... " " 흥..... 가라. " " ..... " 청안이 더 이상 말할 기회조차 주지않자, 시녀는 울먹리리며 슬금슬금 자리를 벗어났다. 그녀가 사라지자, 청안은 다시 눈을 감고는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내공을 증진하기에 좋은 기회였다. 서늘한 아침 바람이 그의 땀에 젖은 얼굴을 식혀주고 있었다. " 유리.... " 유리의 맑은 미소가 떠오르자, 청안은 편안한 미소로 그녀를 맞이했다. 마음이 점점더 평안해져왔다. 그러나 짧은 순간 그녀가 머리를 자르며 결별을 선언하던 모습이 떠오르자, 그의 얼굴은 자연스레 일그러졌다. 그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세를 풀었다. 더 이상 기 연마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는 검을 챙겨들고는 집으로 향했다. ....그에게 있어 기연마는 가장 힘든일이었다. 그가 집으로 들어서자, 막 새로 뽑힌 표사들이 그에게 급히 인사를 했다. " ? " 묘하게 평범한 청년? 화환가에서도 익숙했던 그들과 느낌이 비슷한 청년이 그의 곁을 스쳐지나갔다. 청안은 그를 불러들였다. " 이번에 표사로 뽑힌거요? " " 아닙니다. 소인은 표사로는 실력이 되지 않아 그냥 사환으로 들어왔습니다. " " ...이름이 무어요? " " 제인이라고 합니다. " " 제인.... " " 이만 돌아가야 합니다만... 뭐 시키실 일이라도... " " 내 곁에서 사환 노릇을 해줄수 있겠나? " " ? " " 날 따라오게. " 제인은 청안이 이끄는대로 안채로 향했다. 청안은 그를 데리고 안채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이 사람과 같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아니 다른 입 싼 사람들 보다 과묵한 제인이라는 자가 마음에 들었다는게 정답이다. 그는 어머니의 빈소와 유리의 방이 있는곳으로 들어섰다. 주아는 끊임없이 유리의 방에 있는 유리의 물건들을 팔았다. 그러나 그는 상인들을 통해 그것을 다시 되돌려 받았다. 그녀가 노리는 것은 유리의 방... 이 집의 안채겠지.... 빈소에는 옹이댁이 먼저와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난 6개월동안 계속해서 유리의 방과 어머니의 빈소를 청소했다. 유리가 떠난지 6개월이나 지났다. 이젠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그녀를 찾아 떠날 준비가 마쳐지고 있었다. 옹이댁은 청안이 들어서자, 그에게 인사를 하고는 차를 내어왔다. 청안은 조용히 찻잔의 차를 마시며 멍하니 방안을 둘러보았다. 제인은 그런 청안의 옆에 가만히 서 있었다. " 앞으로 내 옆자리에 항상 서있게. " " 예, 표주님. " " 그리고 충고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올리게. " " 알겠습니다. " 옹이댁은 낯선 청년에게도 차를 권했지만 그가 거부하자 그냥 그렇게 돌아서서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예전까지 유리의 초상화가 걸려져있던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그 곳을... " 이안아, 아침은? " " ....됐습니다, 아주머니. " " .... " 빛깔 좋은 비단옷과, 고급스러운 장식들.... 훌륭한 집..... 그러나 청안은 늘 츠근해보였다. 잃어버린 어머니와 잃어버린 아름다운 부인.... 그것 때문이리라. " 저.... 이안... " " 네, 아주머니. " " ...유리 애기씨는.... 죽었어.... " " 아닙니다. " " ?!! " 청안의 단호한 말투에 옹이댁은 얼굴을 붉히며 그를 바라보았다. " 그녀는.... 살아있습니다.... " " .... " " ...그녀를... 다시 찾을겁니다. " 순간 옹이댁은 청안의 표정을 바라보고는 소름이 돋음을 느꼈다. 제인은 그런 청안과 옹이댁을 묵묵히 바라볼 뿐이었다. " 아주머니. " " 왜? " " 부탁이 있습니다. " " ? " " 그녀가 돌아올때까지 안 살림 좀 해주십시오. " " 저.... 주아는.... " " .... " 청안의 입가에서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비웃음 섞인 차가운... " 이제부터 할 일이 많을겁니다. " " ...... " " 아주머니 역할이 큽니다. " " .... " 청안은 차를 다 마신후 방 밖으로 비치는 유리의 방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손수 꾸며준 그 아름다운 방을. " 준비할 일이 많습니다. " " ..... " " 이제.... 그녀를 찾아 떠날겁니다. " " .... " " ...그녀가 어디에 있던지..... 이 세상끝이라도 찾으렵니다. " " ..... " " .... " 옹이댁은 그의 미소를 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분명 무언가를 저지를 형세였다. 만약... 유리가 살아있다면 잡히지 말았으면하는 것이 옹이댁의 솔찍한 심정이었다. ... 옹이댁은 자신의 손이 떨리고 있음을 느끼며 청안이 마신 찻잔을 치웠다. 재인은 그런 그들을 바라볼뿐 아무말이 없었다. 부하하나가 급하게 들어와서는 제인에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제인은 청안에게 조용히 말을 전했다. " 표주님. 유도주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 " 알았다. " 제인이 생각외로 빠르게 적응한다 생각하며 청안은 유도주에게 향했다. ====================================================== 에고.... 마니 피곤하네여 ㅜ.ㅜ 그럼 (꾸벅) 후훗^^ 좋은 날씨죠? 오늘따라 참 놀러가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죠^^ 근데 하루종일 유리잡고 앉아있었어여ㅠ.ㅠ 어두운 컴퓨터 앞에서... 흑흑. 스퍼.... 부산에서 어제 국제 영화제 개최했지염. 근데여.... 흑... 길이 엄청막혀서 겨우 움직였어여ㅠ.ㅠ 흑흑..... 그럼 즐독 하세여~~ ========================================================================== " 어서오게. " " 부르시면 달려와야지요 " 청안은 정중히 유도주에게 인사를 하고 제인을 소개한뒤 자리에 앉았다. 유도주는 이곳 개봉에서도 알아주는 큰 손으로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물건이 없으며, 그의 손을 거치지 안은 정치가가 없을 정도였다. " 음... 자네 안사람이라 주장하는 여자가 또 물건을 팔았더군. " " .... " " 그래서 내 아이들을 시켜 다시 사 놓았다네. " " 감사합니다. 도주님. " " 음... 이번엔 꽤 큰 돈을 받더군. " " .... " " 수를 놓은 손수건인 것 같은데.... 아직 미완인데도 상당하던걸... " " !!! " 청안은 주아가 유리가 수놓던 매화까지 팔았음을 알자 치가 떨려오고 있었다. 이제 결정을 내릴때가 된 것이다. " 그래, 그 여자와는 대체 어떤 사이인겐가? " " ....저의 어머니와, 사랑하는 여인을 내쫒은 여자지요. " " 음.... " 유도주는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힐끔 청안을 바라보았다. " 그 여자를 죽이려 하는겐가? " "...아닙니다. 죽음도 그 여자에게는 아깝지요. " 그는 다시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 약효는 괜찮던가? " " ...아직. 오늘 마지막 첩을 먹는 날입니다. " " 음... " 그는 가만히 청안을 바라보았다. 절개도 있고, 자존심도 있는 꽤 괜찮은 청년이다. 단점이라면 너무 한가지에만 집착한다는 것. 그것이 걱정될 뿐. " 그래, 그 정혼자를 찾는 일을 본격적으로 할거라고? " " 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주님. " " 음... " 청안은 포권을 취한뒤 밖으로 나설 준비를 했다. " 자네, 난주에 가보지 않겠나? " " ? " " 그곳 비단점에 비단을 가져다 놓아야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 " 영광입니다. " " 음... 그럼 준비하고 보세나. " " 예, 도주님. " " ....가보게. " " 예. " 유도주는 사라지는 청안의 뒷모습을 씁쓸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 황제께서.... 낙양으로 가셨다고? " " 예, 아무래도 황후마마가 되실 그 분을 찾으러 가신 듯 합니다. " 유도주가 조용히 읖조리듯 말하자, 그림자처럼 사람이 나타나며 그에게 부복했다. " 음... 낙양에는 연고지가 없으니... " 그는 가만히 자신의 황제이신 오걸매를 생각했다. 예리하고 상황판단이 빠르신, 황제의 기질을 가지신 분.... 한족의 여인을 잊지 못해 가슴아파하시는 분.... 유도주는 긴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그가 처음 오걸매를 봤을 때, 어머니를 잃은 어린 소년이었다. 그 소년은 아골타에게 안겨 울지도 않은채 가만히 유도곽,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를 태조이신 아골타님이 자신의 아들들보다 사랑하며 키웠다. 그리고 황제는 그분의 사랑을 받으며, 차갑고 강인한 군주로 크셨다. 그는 일을 할때는 냉철했으며 병사들과의 사냥이나 경기때는 누구나 존경할만한 남자로 자라있었다. ....여자에 대해서도 그는 이익과 즐김을 아시는 분이셨다. ....그러나 유리에 대해서는 그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 분은 점차점차 가지지 못하는 유리에대해 집착을 보이시는듯했다. ...그녀가 황후가 되실 자질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황제를 받아들일지는 알수 없는 일이다. ....화환가를 무너뜨린 것은 채경이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자신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황제께서 내린 개봉의 흡수를 위해 손을 쓴것이고. ... 황제께서는 유리 그녀를 찾으실수 있으실까. ... 그 여리신 분의 마음에 상처가 사라지길 빌며 그는 다시 차를 한모금 마셨다. " 낙양에 도착하면 잘 보살펴 드리도록 해라. " " 예. " " 채경에게 자금은 전달했는가? " " 예, 금 5관을 보냈습니다. " " 음.... " 유도주는 차를 한모금 더 마신뒤 노을이 지는 개봉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채경은 송의 우국지사라 생각되는 자들을 착실히 배반하며, 처리해갔다. 그는 15년 가까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금으로서는 좋은일이다. 어차피 통일을 위해서라면 송의 우국지사들은 눈에 가시가 될테니. " 연경을 찾이하고 있던 그 이상한 무리들은 어찌되었나. " " 전 황제께서 승하하신 직후 모두 사라졌습니다. " " 모두? " " 예, 강제적인 이주 정책을 쓰기 전, 모두." " .... " " 그리고 그들 일부가 개봉에 나타났다는 소식입니다. " " 개봉에? " " 예. " 그는 인상을 일그러뜨린채 생각에 잠겼다. 연경을 차지하던 절반 이상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들은 흔적조차 없었고, 또한 가전물품들은 그대로 남은 상태였다. 그것도 철수명령이 내려지기 전. 그렇다면 지금껏 그곳을 차지하고 있었던 서민들은 진짜 서민이 아니라는 소리가 된다. ....모를일이다. 송에 아직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단체가 있단 말인가.... " 백상아 쪽은 어떠한가? " " 아무래도 매화당에 소속되어 움직일 듯 합니다. " " ....유대인도? " " 예. " " ...백상아에겐 힘들텐데. " " ...아무래도 겸사겸사 유리님을 찾을 것 같습니다. " " 허기야... 그가 그녀의 정혼자니... " " .... " 그는 가만히 청안을 생각하며, 혹 그가 폐하가 찾으시는 유리를 데려간 사람이 아닐까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곧 그런 생각을 접었다. 정혼녀를 잃었다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 집안 어디에도 유리님의 흔적은 없고....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다시 노을진 개봉을 바라보았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조금만 더.... 집으로 돌아온 청안은 서둘러 제인에게 하녀들과 표사들을 불러들이도록 명했다. 이번의 일은 상당한 돈을 불러들일 것이다. 그전에 집안의 이곳 저곳을 정리해야한다. 두달 정도의 긴 일정이 될것이기에. " 표주님. " " 음. " " 하인들과 표사들이 다 모였습니다. " " 알았다. " 청안은 잠깐 침대에 앉아있다 어머니의 빈소로 향했다. 옹이댁도 어디 갔는지 아무도 없는 어머니의 방은 쓸쓸해보였다. " ...어머니. 이제 유리를 찾으러 갑니다. " " .... " " 기다려주십시오. 그녀와 아이를 가지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 " .... " " 어머니가 도와주십시오... " " .... " 그는 빈소에서 향을 피우고는 밖으로 나왔다. 유리의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는 아픈 가슴을 쓸어안고는 연무장으로 향했다. 6개월사이 많이 불어난 식솔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청안은 주변을 둘러본뒤 조용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 그동안 집안에 우환이 겹쳐 그대들에게 세세히 신경쓰지 못한점 용서해 주시오. " " ... " " 이제 우리는 표사로서 첫 원정을 떠날것이오. " " .... " " 내가 바깥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안주인까지 없는 상황이니 부득이하게 안살림을 할 아주머니를 택했소. " 안주인의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 의아한 듯 청안을 바라보았다. 지금껏 안주인을 한 여자는 주아였다. " 안주인은 부재중이오. 그러니 옹이댁이 안살림을 하게 될거요. " " ... " 청안이 간단히 말을 하고 옹이댁을 부르자, 그녀는 조심스레 나와 그들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 앞으로 유리님이 오시기 전까지 지 말좀 잘 들어주세유. " " .... " " 잘 부탁드리는구먼유. " " ... " " 그리고 표사님들은 출발을 하시겠지만 하녀와 하인들은 안채를 정리해야허니 지좀 따라오서유. " " 예... " 옹이댁은 우선 개인적인 역할들을 분담하기 시작했다. 땔감을 구할 하인과, 마당청소를 할 자, 물을 데우고 관리할 하인 등. 그녀는 예전 대가댁에서 봐왔던 실력으로 이것저것 명령을 하기 시작했다. 하녀와 하인들은 그녀의 명령에 착실히 따르기 시작했고, 표사들은 곧 있을 원정에 부픈 기대감으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난주까지의 먼 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먼 여정을 무사히 끝내고 돌아온다면 그들은 유명한 표사들이 되어있을것이다. " 이게 뭐하는 짓이여유?!!! " " .... " " 이안!!! " 주아는 갑자기 자신의 물건들이 밖으로 들려져나가자 당황해서는 표사들을 불러세웠다. ============================================================================= 후훗^^ 이까~지^^ 흑ㅜ.ㅜ 라다가 복귀되었군여.... 그동안 딴짓하며 놀다... 부랴부랴 눈치보며 올려염... 오빠한테 노트북 뺏었는데... 흐이그... 하필 에플이네.... 아이비엠이랑 틀린거 아는사람은 다 아시져? 실컷 유리 쳐놨더니 흑.... 안떠안떠... 어찌나 억울한지... 엉어어어엉.... 하다 복귀 정말정말 추카드리구염... 그럼 즐독하세여~~^^:: ================================================================ " 이게 뭐하는 짓이여유?!!! " " .... " " 이안!!! " 주아는 갑자기 자신의 물건들이 밖으로 들려져나가자 당황해서는 표사들을 불러세웠다. 그 러나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안았다. 심지어 하녀들조차도. 청안은 주아가 뭐라 외치든 신경쓰지않고 하녀들이 그녀의 방을 치우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주아는 악을 부리고 고함을 질러댔지만 하녀들은 묵묵히 그녀의 옷가지와 보석들을 밖으로 내어갔다. 주아는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자, 청안에게 도움을 요청하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평상시보다 더욱 차가운 얼굴로 주아의 물건들이 나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 " 왜그러는거에유? 지가 뭘 잘못했남유? " " .... " " 했으면 고칠께유. 야? " " ..... " " 이안!! " 주아는 청안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그가 왜 갑자기 변했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를 잡아야했다. 그가 재정신이 돌아오도록 해야만 했다. 청안은 하녀들이 다 빠져 나갈때까지 문가에 기대어 정원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하녀들이 짐을 들고 빠져나가자, 돌아서서는 망연히 서있는 주아의 뺨을 내리쳤다. 주아는 놀란 듯 청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청안의 비웃는듯한 미소를 본 것은 그때였다. " 벌써 6개월이다. 너의 말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을 버린지... " " ?!! " " 그때 그녀는.... 너무 억울했겠지... " " 무슨 소리여유? 그 기집애가... 꺄아-ㄱ " 유리의 얘기가 나오자, 청안은 주아의 뺨을 또다시 때렸다. 주아는 악을 쓰며 청안에 게 달려들었지만 청안의 힘에는 이겨낼수 없었다. 청안은 억눌렀던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그는 낮고 심드렁한, 공포에 가까운 목소리로 주아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 처음부터 네가 어머니를 죽였다는걸 알았어야했다. " " 지는 아니구먼유?!! " " 그 아이가 어머니를 죽일, 아니 청동 도자기를 들 힘조차 없는 아이라는걸 알면서도... " " .... " " 나는 당연하다는 듯 너의 말을 믿었다. " 주아의 몸은 청안의 냉기로 인해 굳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다. " 그때.... 너의 말을 믿지만 않았어도... " " 지는... 지는 아니구먼유~ " 주아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그가 아는 듯 했다. 허나 시침을 떼야했다. 지금 죽을수는 없기에. 그를 놓칠수는 없기에... " 흥. 아직도 거짓말을 해대는거냐. " " 아니여유!!! " 청안은 그의 품에서 주아의 피묻은 옷을 꺼내 그녀 앞에 집어던졌다. 주아는 망연자실해 멍하니 옷을 바라보다 청안의 얼굴을 보았다. " 어디서 발견했느냐구? " " .... " " 유리의 버려진 머리카락이 있는 곳에서 타고있더군. " " 아... 아니구먼유!! 이건 엄니를 안았을 때 묻은 피이구먼유!! " " 굳이 개봉부에 연락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 " ... " " 넌 손가락이 짤려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여자니. " " !!! " 청안은 숨을 고르듯 뒤로 돌아서서는 문을 열었다. " 이...이건 그때 엄니를 안아서... 그래서구먼유!! " " 그만해. " " 아니어라!! 이안~!! 정신좀 차리서여~~ " 주아는 절규하듯 청안의 다리를 잡고 외쳐대고 있었다. " 넌 어찌 그리 가증스러움을 타고 났을까... " " ... " 주아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 지금까지도 그랬듯 이곳이 네 집이다. 유리가 돌아와도 마찬가지로. " " .... " " 하지만 아무도 널 아는체하지 않을거다. 물론 모든 것을 다 자급자족해야겠지. " " .. " " 넌 자급자족 하는덴 선수니 충분히 살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 " ..... " 청안은 망연히 앉아있는 주아를 놔둔채 밖으로 나왔다. 이제 유리를 찾아 전국을 돌리라. 그리고 그녀를 꼭 데려와 평생 용서를 빌리라.... 그는 막 밖으로 나서려다 뒤를 돌아보며 비웃듯 웃었다. " 지금까지 그대가 열심히 먹은 약은 서서히 그대를 죽여갈거요, 주아. 점차 점차.... 그대를 죽여갈거요. " 청안은 키득키득 거리며 즐거운 듯 밖으로 나갔다. 주아는 그런 청안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청안이 사라지고 조금있다 옹이댁이 와서 주아의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주아는 멍하니 청안이 사라진 쪽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청안은... 이안은 갔남유? " " 갔지 그라믄... " " ... 변명이라도 해야겠구먼유 " " 소용없을거여. " " ... " 주아가 울기 시작하자, 옹이댁은 조심스레 몸을 피했다. 그녀가 또 무슨짓을 벌일지 모를일이었다. " 어..엉..엉... 지는... 지는 청안을 사랑한 죄밖엔 없구먼유~~ " " ...분수껏 행동해야제... " " 뭐가 분수여유? 처음 청안의 정혼자는 지였구먼유!! 그 여우같은 유리년만 아니였음 지와 혼인했을거구먼유!! " 주아의 악이 더해지자, 옹이댁은 조심시레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그녀가 자신의 친구인 청안모를 죽였다해도 그것은 주아가 청안을 그정도로 사랑해서였겠지... 여자로서 동정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 니가 처신을 잘못한겨... 처음부터 비단이랑 소랑 바라지 말고 이안이랑 옹기종기 잘 살았어야 했어~ " " 어~엉.... 지는 떠날 수 없구먼유!! 청안은 ... 이안은 지꺼구먼유!!! " " ... " " 지는 기다릴거구먼유!! 이안이 돌아올때까지 기다릴꺼구먼유!! " 옹이댁은 울부짓는 주아를 놔두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다. 불쌍하지만 불쌍해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자기가 뿌린 씨 자기가 거둬들이는거다.... 청안은 여자복이 저리도 많은걸까... 옹이댁은 주아와 유리를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개인적으로 주아는 천성적인 농군의 아내였다. 그정도면 마을에서는 훌륭한 부인감이 아닌가. 그런 주아가 맹목적으로 청안을 사랑하고, 또 기다린다는 것이... 청안은 잘생기지도 않았고, 또한 재산이 많은것도 아니었다. 그런 청안을 유리 또한 사랑했다는게 이해되지 않았다. 유리는 정말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다운 아이였지만, 청안을 사랑하지 않았는가.... 그것도 재산없고, 인물없고, 무술실력이 특출나지도 않는 그를.... 그녀는 유리가 생각나자, 가슴아픈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리가 지금의 청안에게 발각되지 않기를 바라며.... 그는 더 이상 예전의 청안이 아니기에.... ++++++++ <철수는 다 되었나? > <예, 장군.> <제인에게서 연락은? > <무사히 들어갔다 하더이다.> <낙양쪽은?> <...아직...> <피해자가 생긴건가?> <아무래도 채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 <음...> <....> <일단 금의 황제를 보호해라.> <에?> <....지금 그 자가 죽게된다면 더 큰 혼란이 오게된다.> <에...> 황장군은 부하에게 명령을 내린뒤 자신의 부하들의 숫자를 생각해보았다. 평생을 정체를 들어내놓지 못하기에, 낙양에서의 채경의 부하들에게 어이없이 50명이나 죽어나갔다. 그것도 농부라는 그 이유만으로.... ....힘든 일이다.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이 일들이 옳은 일일까... <생각이 깊으십니다.> <...황노인> <예, 장군.> <마마께서.... 만약 금의 황제와 혼약하게 된다면...> <....> <...우리는 어찌해야하오...> <...그분은 모르시지만....우리를 이끄시는 분은 마마십니다.> <...> <...만약 그리된다면...> <...> <황금군 모두는 금을 위해 일하게 되겠지요...> <...> <...만약 금의 황제가 각성하게 된다면...> <...> <...저희의 혈주님이 되시는 것이겠지요.> <....> 황노인의 말을 들으며 씁슬한 기분이 된 황장군은 그들의 부하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선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 쓰러져가는 송인가... 아니면 새로 태어나는 금인가.... 그러나 자신들은 모두 한족이거늘.... +++++++++ ^^:: ^^ 좀 늦었네여^^ 그럼 즐독을~~ =============================================================================== 8. 또다시 만난 오걸매.... 10월의 낙양은 화려하지만 스산한 바람이 불어 더욱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였다. 환락의 도시답게 시끌벅적하고, 또한 거지들이 난무하는. 오걸매는 인상을 찡그린 채 객잔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전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낙양이나 개봉으로 몰려든다. 낙양은 아직 전쟁의 위협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 도련님. " " 무슨일이냐. " " ... " 오걸매에게 서찰이 전해지자, 그는 느긋하게 그것을 읽었다. 요나라의 천조제와 그의 아들들의 동향이었다. 송의 움직임 또한 요상했다. ....그들이 손을 잡을까.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그들을 어찌 처리해야하는걸까. 유리 때문에 송에대한 공격을 망설이는건 어쩔수 없었다. 송이 자신들의 말을 들어만 준다면 굳이 없앨 필요도 없겠 지... 하지만 그들은.... ***** 오왕야? 저랑 약속 하나만 해주실래요? 무엇이오? 만약.... 만약 개봉으로 온다해도.... 개봉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 약속해 주실래요? 좋소.... 고마워요.... ***** 유리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참 오랫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다. 늘 곁에 두고 싶었는데.... 그녀는 나를 기억할까. 10월의 차가운 바람이 그의 열기를 식혀 주고 있었다. ....나는 이제 제황이다. 내 조국인 금을 이끌어갈. 그러나 나는 지금 여자 하나 때문에 위험한 낙양까지 와있다. 혹여 그녀를 볼 수있을까해서. 왜 낙양으로 왔는지는 모른다. 그녀가 이곳에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낙 양으로 온 이유는 무얼까. 오걸매는 객잔에서 밖으로 보이는 낙양의 거리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 오걸매가 왔다? " " 예! 분명 그자였습니다요!! " " 낙양에.... 오걸매라... " " .... " 채경은 서둘러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아무 호위병없이, 그것도 낙양으로 갔다는 것은 자신이 공훈을 세울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그가 죽게된다면 금은 한동안 혼란 에 빠져 헤어나질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의 후손들 또한 자손대대로 송의 은인으로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을 지니고 번창하게 되겠지. 후손을 생각하자, 유대 인과 백상아 그놈이 생각났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개작두로 잃고, 또한 하나밖에 없는 딸을 돌팔매와 매질로 잃었다. 다 그놈들 때문이었다. 모두다! " 으드득... 유가 그놈과 백상아 그 놈들은 어찌됬나! " " 연락이 없는 것을 봐서는... " " .... " 채경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탁자외에 있는 서책들을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 어서 찾아 없애버려!!어서!! " " 재...재상어른... 차...참으소서... " " 크아!!!! " 채경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 " 고하게. 효선이 채재상을 뵈러 왔다고. " " 에? " " 어서. " 채경의 문지기인 노삼은 힐끔거리며 앞에 서있는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효선 공주는 금으로 시집을 가셨는데 이 미친 여자가 지금 무어라 지껄이고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 이 허름한 꼴이라니.... " 어서 고하라. 그분이 나를 보시면 알터. " " .... " 여자에게서 위압감이 느껴지자, 노삼은 두려움에 눌려 슬금 채재상에게 알리기 위해 달려갔다. 아닐수도 있었다. 아니 차림새로 봐서는 그럴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저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이루 말할수 없는 것이었다. " 무어라? 효선? " " 에, 분명 효선공주라 했습니다. " " ....치워라. " " 예... " 채경은 주위를 정리시키고는 생각에 잠겼다. 효선이라... 그녀가 어떻게 금에서 돌아왔을까.... 효선이라.... 피식. 그는 웃음을 비릿하게 흘리고는 그녀를 들라하라며 말을 했다. 그녀는 효선이었다. 채경은 효선임을 확인하자,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마중했다. " 아니~ 마마~ 도대체 이 어찌된 일이시옵니까!!! " " 괜찮다. 물렀거라. " " 예~~ 여봐라!! 어서 차와 따뜻한 옷과 음식을 들라!! 어서!! " " 예!! " 채경은 효선의 표정이 약간 풀리자, 그녀에게 온갖 산해진미와 옷을 가져와 그녀 의 휴식을 도왔다. " 대체 어찌되신 일이십니까! " " 도망쳐나왔느니라. " " !! " 채경은 그녀가 식사를 다 하기를 기다려 질문을 쏟아부었다. 효선은 그의 말들에 신경쓰느라 채경이 찻찬 안으로 무언가 집어넣는 것을 보지 못한채 그에게 답변을 하고 있었다. 오걸매의 신하인 라프윈의 도움으로 금을 빠져나온 것과, 다행히 중 간에 백상아 일행을 만나 그들과 함께 개봉으로 온 것 등을. 채경의 눈빛은 이채롭 게 빛나고 있었다. 효선은 한참을 이야기하다 자신이 꾸벅거리며 계속 졸고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약을 먹인건가!! 효선은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뜬채 채경을 노려보았다. " 고~맙습니다. 공주님. 백상아 그 원수같은 놈의 행적을 알게 해 주셔서. " " 이.... 나에게 대체 무엇을 먹인게냐!! " " ... 그대는 내 아이를 나아야 하오. 난 후손을 모두 잃었거든. " " 무어라!! 이 무엄한 놈!! " 효선은 온 정신을 쓰며 몸을 바둥댔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점점더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 어차피 처녀도 아닌 것을. 내 아이를 낳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시오. 내 나중에 황제께 말할테니. " " 놓아라... 내...이놈.... 네가 이러고도... " " 효선... 내 그대에게 세상을 주겠소~ 내 아들 하나만 나아주오.. " " 이 나쁜...놈.... 그... 더러운손... 치워라... " 채경은 약에 취해 바둥대는 효선의 옷을 벗겨나갔다. 원래부터 그녀를 택했어야 했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아들을 나아줄 것이다. 세상을 지배할. 효선의 비명소리가 채경의 집을 울리고 있었다.... " 왠 놈들이냐. 왜 이분을 죽이려 하는게냐!! " " ...알 필요 없다. 너는 다만 죽어주면 그만일 뿐. " '전하. 피하십시오. 이곳은 저희가 막겠습니다.' " .... " 오걸매의 부하들이 서둘러 그를 보내며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나 주위의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인식하며, 그는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10명 정 도는 해결할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그는 지금 오십여명이 넘는 자들 에게 쫒기고 있었다. " 쥐새끼 같은 놈. " " .... " " 활. " " 여기. " 오걸매를 쫒던 우과여는 그가 자신의 부하들을 따돌리며 쉽사리 빠져나가 자 화가 나서는 활을 꺼내들었다. 그는 몽고출신으로 기마를 하며 활을 다루 는대는 이골이 난 자였다. 그는 활을 꺼내 경공을 쓰며 도망가는 오걸매의 심 장을 정확히 겨누었다. 휙-- 푹. " 이런... " 오걸매는 화살이 날라오자 급박하게 피했지만 다 피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화살은 정확히 어깨에 박혔고, 그것을 보며 그는 서둘러 지혈을 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뽑을 수는 없었다. 얼마 걷지못해 눈앞이 흐려져옴을 느꼈다. 독인가.... 제길.... 오걸매의 걸음은 점점 더 느려지고 있었다. 계곡에 다다르자, 그는 더 이상 달릴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멈춰섰다. 숨을 곳도 없는 깊은 낭떠러지였다. 그를 쫒는 추적자들은 그가 멈춰있자 속도를 줄이 고는 그런 그를 비웃듯 노려보고 있었다. " 드디어 우리 손에 금의 황제가 죽는군. " " .... " " 영광인걸? 너의 목을 들고 가면 우리는 일생을 영웅으로 환영받게 된다! " " .... " 오걸매는 도리어 느긋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황제의 기상을 지니고서. 그는 주위를 들러보더니 어깨에 꽂힌 화살을 뽑아버렸다. 그리고 간단히 지혈을 했다. 그를 쫒던 채경의 부하들은 그런 그가 못마땅한 듯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 자, 이제 자네의 목을 내놓게. " " ... 과연 내 목을 들고 갈수 있을까? " " 푸하하하. 아직도 그 알량한 자존심은 남아있구나!! 네 부하들을 기다리는게냐? 아마 오지 못할걸? 네 부하들은 오는 길에 다 목이 잘렸을테니. " " 안됐군. 그들에게 상이라도 내려야 겠는걸. " " 흥, 지금 네가 살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 " 살아나면 어찌하겠나. " " 크하하하. 네놈이 살아난다면 내 네놈의 발에 입을 맞추겠다!! " 오걸매는 당당하게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방금까지 웃어제꼈던 자들 또한 그런 그의 미소를 보며 소름이 돋아옴을 느꼈다. 제왕의 웃음.... 모든 것 을 지닌 자의 웃음.... 지금 오걸매의 웃음이 그것이었다. " 내 약속하지. 네놈이 내 발에 입을 맞추는 것을 꼭 보겠다고." " .... " " 채경에게 이르라. 나는 곧 그에게 찾아갈 것이다. " " 이!!! " 오걸매는 그들이 손을 쓰기전, 여유롭게 벼랑으로 뛰어내렸다. " 이런... " 그곳은 너무나 깊은 천애곡.... 지금껏 그곳에서 뛰어내려 살아난 자가 없다는 곳이었다. 그들은 어찌할바 몰라 서로를 바라보며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 ...이제 어쩌지요? " 부하 하나가 조심스레 우과여에게 묻자, 인상을 일그러뜨린채 벼랑쪽을 보던 우과여는 신경질나듯 돌아섰다. " 이곳은 천길 낭떠러지. 이곳에서 살아난 인간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그 자는 죽은것이다. " " .... " " 그리고 독화살을 맞은 이상, 그는 살아나지 못한다. " " .... " " 돌아가자. " " 옙! " 끝없이 떨어져 내린다... 눈앞이 흐릿해져왔다. 이것으로 끝인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독이 온몸으로 퍼지는 듯 했다. 그는 끝없이 떨어져내리고 있 었다. 풍덩!! 갑자기 얼음처럼 차가운 충격이 뼛속 가득히 느껴졌다. 물인가.... 살아야 한다.. 살아나... 이 수모를 갚으리라...꼭 살아나.... 오걸매는 점점 더 깊이 물 속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 호호호^^ 화실에 다음까페가 생겼어요^^ 이제 거기에도 <유리>를 올릴 생각이에요^^ 어쩌면 초반부 수정작업을 들어갈수도.... ^^:: 시간이 된다면여.... 주소는 http://cafe.daum.net/hiris 이구여^^ 쿠쿠쿠. 그럼 즐독하세여~~ " 아영아, 혼자 있어도 되겠니? " " 네, 오라버니... 괜찮아요. " 린은 아영의 씁쓸한 표정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밖으로 향했다. 한없이 외롭고도 묘한 곳이 이 소축이었다. 그런 곳에서 혼자서 있는 아영이 불쌍했다. 도화꽃도 지고 꽃이 다 져버린 소축은 가슴이 아플만큼 외로워보였다. 그래서 더욱 홀로두기가 싫었다. 그는 갑자기 사라졌다 돌아온 아영이 아무것도 하지않은채 멍하니 연못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정말 보기싫었다. 내일은 자수거리라도 사다줘야겠다. ....시녀들을 들여야겠지. " 필요한 하인들을 들여주마. " " 아니에요. 오라버니.... 혼자있고 싶어요... " " .... " 그는 멍하니 앉아있는 아영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섰다. " 나 그럼 간다. " " 예... " " 다음에 견빈이 돌아오면 한번 만나자구나. 그녀석 무척 밝은 녀석이거든. " " .... " " 이번에 사랑하는 여자 찾아 떠났단다. " " ... " 린은 아무 의미없이 자신 혼자만 떠들고 있음을 느끼고는 멋적게 밖으로 향했다. 아영이 밝아지기를 바라며... 여전히 어두운 하늘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다. 나는 도대체 누구이며, 왜 이곳에서 헤메이는걸까.... 유리는 멍하니 연못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못은 낙양 밖으로 통하는 듯 했다. 그곳은 깊었으며, 또한 맑았다. 이젠 무얼해야 하는걸까. 예전처럼 밝아지기에는 너무나 갑갑한 세상이다. 처음 유리로 들어왔을 때 그때의 확신과 자신감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였다. 우연히 독고린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엉뚱한 사람에게 구조되어 남에게 팔리거나 아니면 억지로 아내가 되어있을터... 이곳에서 유리가 죽을 운명이 아닌 것은 확실한 듯 했다. 그러나 자신은 유리가 아닌 유아가 아닌가.... 이따위 허물.... 정말 벗고 싶었다... 린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다시 살아난 자신은 그런 말을 꺼내지 못했다. 또 다시 힘든 생을 살아야 한다는 그 부담감 때문에.... 그녀는 가만히 연못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어두운 달빛 사이로 연못의 중간에 무언가 떠오르고 있었다. 시체? 유리는 묘한 마음으로 연못에 뜬 시체에 다가갔다. 그리고 겨우 팔을 뻗어 그 시체를 건져냈다. 심하게 다쳤는지 어깨는 찢어져 있었고 여기저기 옷이 베어져있었다. " ? " 그녀는 힘겹게 시체를 돌려 눞혔다. 얼굴이 보이도록. 잠시 가려졌던 보름달이 훤히 보이자, 그 시체 같은 자의 얼굴이 훤히 비춰왔다. " ...오 공자...님? " 오걸매였다. 그녀는 놀라서 죽은 듯 쓰러져있는 오걸매를 안았다. 다급했다. 그는 죽어서는 안될 인물이었다. 유리는 서둘러 그의 옷을 풀고는 가슴에 얼굴을 대었다. 미약하지만 그의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급했다. 그를 구해야했다. 유리는 있는 힘껏 그를 끌고서 소축으로 향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살아나야했다. 그녀는 겨우 오걸매를 침대에 눞히고는 서둘러 뜨거운 물을 준비해 오걸매의 몸을 닦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얼음처럼 차가워져 있었다. ....그의 심장 또한 얼음 같은 차가운 몸과 함께 식어가고 있었다.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무리 닦고 닦아도 그의 몸은 더욱 식어갈 뿐이었다. 그녀는 화로에 불을 더욱 피우고는 그의 몸을 정성스레 닦고 또 닦았다. " 제발... 오걸매... 제발... 깨어나요... 제발.. " 그녀는 웅얼거리듯 오걸매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체온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 .... " " ...당신이 살아나길 바래요... " 유리는 결심을 한 듯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걸매의 옆에 누워 그의 차가운 몸을 끌어안았다. 그가 깨어나길 간절히 빌며... ※※※※※※※※※※ 어둠.... 어둠속에서 눈을 뜬 그는 멍하니 하늘을 보았다. 너무나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속. 내가 죽은건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갑작스러운 빛덩어리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는 한동안 눈을 찡그린채 감고 있었다. 빛이 사라졌다. 처음 없었던 것 처럼... 형님? 오걸매는 자신의 앞에서, 형님인 아골타가 미소지으며 손짓하는 모습을 보고는 달려갔다. 어떻게 형님이 이곳에 있을 수 있을까. 그의 정정한 저 모습을 다시 볼수있다니.... 그는 한없이 기뻐하며 달려가고 있었다. '오공자님.' '?유리?' 그녀였다. 유리... 환한 빛 사이로 그녀가 자신에게 미소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혼란스러운 듯 형님과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빛보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형님을 바라보았다. 그는 더 이상 자신에게 손짓하지 않고 있었다. 그냥 그렇게 잔잔히 미소지을뿐. 가슴이 따뜻해져 오고 있다. 유리 그녀를 보는 것 만으로도 이리 가슴이 따뜻해져오다니... 그대가 지금 나의 곁에 있는거요? 나를 지키며? 유리.... ※※※※※※※※※※ " !! " 묘한 꿈이다. 유리라니... 오걸매는 몸을 일으키려다 말고 상처가 아파옴을 느꼈다. 다행히 독은 해독이 된 모양이다. 어릴때부터 먹어온 독탕 때문인가. 쓴 웃음이 입가를 맴돈다. 황제라는 자리에 오르고도 바보같이 적지에 단신으로 뛰어들다니.... 못난 놈... 형님이 보시면 고함을 칠 일이군. 그는 몸을 숙이다, 자신을 안고 잠들어있는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옷을 벗고 있었고 자신 또한 옷을 벗고 있었다. ...살아난건가.... 이 여자가 자신을 살린건가... 그는 잠들어있는 여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유리...유리?!! 그는 화들짝 놀라 옆에 누워있는 여자를 안아 일으켰다. 유리?!!! ... 그녀였다. " 유리... 그대인게요... 정녕... " " ... 오 공자님? " 그는 유리가 깨어나자 그녀를 끌어안았다. 유리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꿈이 아니었다. 그녀는, 유리는 자신을 구하고 지금 그 옆에서 이렇게 누워있는 것이었다. " 놓으소서... " " .... " 그는 한동안 유리를 그렇게 끌어안고 있었다. " 공자님의 체온이 너무 내려가 소녀가 도와주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옵니다. " " .... " 그는 유리를 쓸어안고는 놓을 생각조차 않고 있었다. 유리는 그런 그를 밀치고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오걸매는 멍하니 그녀의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를 끌어당기고 싶었지만 그는 그럴만한 힘이 없었다. 지금의 자신의 몸이 한스러울 정도로 그는 약해져 있었다. " 어찌되신 일이십니까. " " ...유리... 정녕 그대인게요... " " .... " 유리는 옷을 걸치고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너무나 상처받아 더 이상 일어설줄 모르는 표범과 같았다. 유리는 가만히 그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오걸매는 유리를 보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아쥐고는 그녀의 가슴에 기대었다. " ....형님이...돌아가시었소.... " " .... " " 그레서... 너무 힘들다오... " " ..... " " 유리... 그대를 .... 형님에게 당당히 보여주고 싶었소.... " " ... " " 그대를.... " 유리는 가만히 오걸매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 또한 자신처럼 위로받고 싶어하는 상처받은 사람.... 그런 그에게서 유리는 위로받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강인하고 오만한 남자가 아니었다. 그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유리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유리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만히 겹쳤다. 따뜻했다. 자신이 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유리와의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유리는 그의 키스를 거부 하지 안았다. 왜일까... 그녀 또한 외로웠던 것일까... 그의 키스는 깊어지고 있었다. ================================================================= 오홋^^ 우리의 오걸매가 드뎌 유리를 만났군여 음....ㅡ.ㅡ 상아늘보는 또 뭐하고 있을려나.... 훗^^ 즐독하세여~~ 이상 엽기공녀였슴다~~^^ " 아영 아가씨? " " 응. 요즘은 내가 좀 많이 먹나? " " .... " " 그럼 좀 있다 봐~ " 린은 상당히 밝아진 아영을 보며 기분이 좋았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 서운했다. 그녀가 밝아진 것은 좋지만, 그 이유가 무엇일까... 린은 쟁반에 이것저것 챙겨들고 주방을 나서는 아영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는 잠들어있는 오걸매를 살펴본뒤 붕대를 다시 감기 위해 상자를 열었다. 흉터는 약간 남을 듯 하지만 그가 워낙 건강한 체질이라 빨리 낮는 듯 했다. 그는 벌써 이주일 동안 이곳에 머물고 있다. 물론 잠에 취해 거의 자는 것 밖에는 일이 없지만. " 오공자님... " " ...왔소... " 그녀는 쟁반에 챙겨온 죽을 화로에서 약간 데운뒤 그에게 먹이기 위해 다가갔다. 앞으로가 문제였다. 그가 건강해지려면 더 많은 음식과 그리고 걸칠만한 옷이 필요하건만, 이곳은 화환가도 아니고, 취취의 본가일뿐. 자신 또한 기대어 사는 곳이었다. 그의 신분이 발각된다면, 아니 이 외진 소축에 남자와 같이 있는 자신이 발각된다면 독고가에 큰 파문이 일것이 뻔했다. 그러나 오걸매는 그러한 걱정조차 없는 듯 했다. 그는 지금 유리가 떠주는 죽을 맛있게 받아먹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그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 이제 어찌하실거에요. " " ....음... 우선은 다 나아야지 움직이겠지. " " 당신 부하들이 걱정할거에요. " " ...당신이라... " " ? " 오걸매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유리를 바라봤다. 그녀가 자신에게 항상 듣고 싶은 말이었던 당신이라는 칭호를 했다. 당신이라.... 그는 묘한 기분으로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나에게 오시오. 유리. " 유리는 멈칫거림도 없이 붕대를 꺼내 오걸매에게 다가섰다. " 붕대 갈아야해요. " " .... " 그가 약간 일어서자 유리는 그의 붕대를 풀고는 다시 새 붕대로 상처를 감싸기 시작했다. 어깨의 상처는 이제 거의 나은 듯 했다. 물로 계속 씻어주기만 했을뿐인데.... 역시 튼튼한 사람인가보다. 힐끔 오걸매를 보니 그는 짓궂은 미소를 입안 가득 짓고 있었다. 그런 그가 얄미워진 유리는 붕대 끝을 꽉 잡아 당겼다. " 아... " " ? " 오걸매는 유리가 붕대를 잡아당기자 순간적으로 몸을 당겨 유리를 끌어안았다. 유리는 큰 소리도 내지 못한채 바둥대다 그의 상처를 밀쳤다. 순간 오걸매가 몸을 웅크리자, 그녀는 미안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거봐요. 그런 장난... 하지 말아요... " " ...휴... 아프군. " " ... " 그녀는 입을 삐죽이고는 다시 그가 자리에 눞는 것을 도왔다. 너무 오랫동안 이곳에 있지 못한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선뜻 움직일수 없엇다. 그녀가 자신을 따르지 않을 것을 알기에. 오걸매는 자신의 몸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래도 다행히 움직일만 하다. ...먼저 라프윈에게 연락이 되어야겠지. 채경이 자신이 죽은줄 아는동안, 어떻해서든 나라로 돌아가야한다. 유리에게 부탁을 해야하나... 그는 가만히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하염없이 바라봐도 기분 좋은 여자다. " ....나와 갈 생각 없는게요. " " ...저는 한족이에요. " 유리는 가만히 오걸매를 바라보다, 고개를 숙이고는 다 쓴 붕대를 감기 시작했다. 오걸매는 그런 유리의 얼굴을 쓰다듬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안기를, 자신의 보호아래 사랑받기를 바랬다. 그녀가 자신을 따른다면 한족이라 겪는 수모같은건 없을 것이다.자신의 나라는 인종따위는 생각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녀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아닌가. 그녀를 위해 황위를 버릴수도 있다. 그런 마음이 들었다. 정말이었다. " 유리.... 그대가 가슴아파하는 모습... 더 이상 보기싫소. " " ..... " " 그대 눈에 눈물 맺히는 그런 일... 없을거요... " " .... " " 제발 유리.... 부탁이오. " 유리는 가만히 오걸매가 자신의 마음을 얻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가 처음부터 자신의 마음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가 나의 마음속에 백상아라는 존재가 들어오기전 사랑을 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그녀에게 사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했다. 사랑을 함으로써 괴로워지는 자신을 알기에.... 그리고 그는 이제 황제이기에.... " 저는 더 이상 세상에 억메이기 싫습니다. 더 이상..." " 울지마오... " 그는 울고있는 유리를 안았다. 그녀가 가슴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유리는 계속해서 핑계를 대고 있었다. 그가 자신을 마음속에 심어두지 않기를 바라며. 그가 자신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길 바라며.... 그러나 유리는 더더욱 오걸매의 가슴에 파고들어 울고 있었다. " 그럴리 없다!! 폐하가 변을 당하셨다는 것은!" " 라프윈님. 폐하께서 연락이 끊기신지 2주째입니다. 곧 11월이고... " " 폐하의 매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분은 .... 그분은 돌아오신다... " " .... " " 안심해라. 그리고 그리 경황없이 굴지마라. 다른 나라에서 우리를 살피고 있다." " 예... " 라프윈은 부하를 내보낸 뒤 가만히 석양을 바라보았다. 그분은 그리쉽게 죽으실 분이 아니 시다. 물론 3주정도 연락이 없으시지만 곧 매가 날아올라 우리에게 연락을 취하실 것이다. 그분은 그리 무책임하신 분이 아니니... 제발 그 분이 상처를 치료하시고 돌아오시길... 오걸매는 몸이 좀 나아지자, 밖으로 나와 조그만 피리를 꺼내어 불었다. 그러나 그 피리에 서는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다. 초음파 피리인가... " 초음파인가요? 새같은 것을 부르는. " " 초음파?이것이 새를 부르는 피리라는 사실을 어찌 알았소? 그건 우리 부족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것인데.." " 아... 아니에요..." 오걸매는 유리가 당황해하며 말을 돌리자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것이 새를 부르는 피리라는 사실을 어떻게 안 것일까. 우리 부족, 그것도 부족장만이 가지는 이 피리를.... ".... " 오걸매는 유리가 그에게 멋쩍어하며 웃어보이자, 그냥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피리를 불었다. 그것은 내공으로 부는 피리로, 자신이 조절하는 한설매를 부르기 위해 쓰는 도구였다. 한설매는 자신의 형님이 쓰시던 한설매의 자손으로 그 또한 어릴때부터 훈련시킨 녀석이었다. 그가 피리를 불기시작한지 30분후, 매가 날아들더니 그의 팔에 조심스레 앉았다. 유리는 놀라서 커진 눈으로 조심스레 그 매를 살펴보았다. 무척 아름다운 매였다. 유독스레 흰 깃털로 뒤덥힌. 그녀는 조심스레 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매는 유리를 노려보더니 무시하듯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 정말 이쁘다~" " 그렇소? 후훗. 이녀석도 유리 그대가 맘에 드는 모양이오. " " .... " 유리가 게속 매를 보자, 그는 유리에게 조심스레 매를 전했다. " 조심하시오. 발톱이 상당히 날카롭소. " " 네.... " 그는 유리가 그냥 매를 받아들려 하자 한숨을 내쉬고는 옷을 그녀의 팔에 감고는 그곳에 매를 전했다. 유리가 신기해하며 매를 보는 사이, 오걸매는 매의 다리에 자신이 적은 서찰을 감았다. " 다 되었소. 이제 날려보내주시오. " " 이렇...게요? " " 아니오. 힘껏 던지듯. " 유리는 그의 말대로 매를 날려보내자, 매는 유유히 독고가를 벗어나 하늘높이 날기 시작했다. 유리는 그런 매를 보며 화사히 웃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웃어보는 웃음이었다. ....매는 힘차게 날아서 북쪽으로 향했다. 그 매를, 유리는 한참동안 바라보고만 있었다. " ...고맙소..." "...같이 가자는 말씀하지 마세요...." " 그건 아니오. " " ? " " 대신 나에게 키스한번 해주시오." "네?!" 유리가 황당한 듯 그를 바라보자 오걸매는 소리 죽여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그가 자신을 놀렸다는 사실을 알자 얄미워서 그를 노려보았다. " 유리... 웃는 모습이 아름답소. 그대는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거요... " " .... " 그는 잠시동안 그런 유리를 보고 있었다. 유리 또한 오걸매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기분을 밝게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가 보기에도 그가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그렇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아려왔다. 유리는 가만히 오걸매에게 안겼다. 그는 그런 유리를 다정스레 안고는 다독여주고 있었다. 나는 알고 있다. 그에게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그를 더 이상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하지만 조금만... 조금만 그에게 기대고 싶었다. 그가 무엇이라 생각하든... 아주 조금만.... 그 또한 알 것이다. 자신이 가지 못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지금 돌아선다면 자신과 그녀는 적이 될것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은 생각하기 싫었다. 다만 그가 자신을 안심시켜주며, 편안히 쉬게해주는 안식처라는 것 외엔... 그 것 외엔 생각하기 싫었다. 유리는 오걸매를 안은 팔을 더욱 꼭 잡고 있었다. " ?!!! 라프윈님!! 매입니다!! 전하의 매입니다!! " =========================================================== ^^:: 오홋^^"" " ?!!! 라프윈님!! 매입니다!! 전하의 매입니다!! " 라프윈은 서둘러 그의 매를 받았다. 그는 매의 다리에 매어있는 서찰을 잡아서 풀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 마지막 유언이라면....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분이 아니시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며 서찰을 조심스레 풀었다. < 낙양 독고가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상처가 심하니 나의 옷가지와 말을 준비해오너라. 독고가에서는 사실을 모른다. 서둘러라. > 그랬다. 황제는 예상대로 살아계셨다. 이제 그 분을 뫼시러 가리라. 그분을... 라프윈은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신하들에게 소리쳤다. " 뭣들 하느냐!! 서둘러 낙양에 있는 간자들에게 알려라! 그들에게 황제가 살아계시다 전하라!! 그분을 모시라 전하라!! " " 옛!! " " 아니다, 내 직접 가리라!! 서둘러라!! " 금의 왕국에서 수천마리의 매가 날아간 것은 그 순간이었다. 오걸매의 한솔매는 유유히 낙 양을 향해 나르고 있었다. 라프윈은 그 한솔매를 보며 뒤를 따르고 있었다. 황제의 안전을 걱정하며... 낙양에 도착하자, 가장 큰 규모의 독고가를 쉽사리 찾을수 있었다. 그들은 늦은 밤을 틈타 조심스레 숨어들었다. 그들에게 들켜서는 안된다는 것을 상기하며. 매가 작은 소축의 담벼락에 앉아 있었다. 라프윈은 조심스레 기척을 숨긴채 소축으로 숨어들었다. 그곳에는 왠 소녀가 등을 들고서 기다리고 있었다. " ? 유리?!! 유리공주님?!! " " .... " 유리는 라프윈을 확인하자, 살짝 인사를 하고는 소축 안으로 안내했다. " 왔나. " " 폐하!!! " " 쉿, 바로 떠나야하니 준비하게. 옷은? " " 여기. " 유리는 라프윈이 내민 그의 옷을 받아쥐고는 그가 옷을 입는 것을 도왔다. 라프윈은 그런 유리를 이채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 고맙소, 유리. " " .... " " 나 이제 가야하오. " " ....안녕히 가십시오. " " .... " " .... " " ...정말 가지 않으려오. " 그의 눈빛이 간절히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유리는 그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외면했다. 그는 큰 그릇이었고, 그런 그에게 자신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혼란만 더해줄뿐.... 오걸매는 유리가 더 이상 자신을 바라보지 않자, 돌아서서는 라프윈을 이끌고 사라져갔다. 그는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유리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무사히 가시길 빌며... 오걸매는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유리를 둔채 씁쓸하게 돌아서고 있었다. 가슴이 아픈 것은 어쩔수 없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오길 바랬지만, 끝내 그녀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라프윈... 돌아보지 마라..." "...." 라프윈은 오걸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자조하듯 말하고 있었다. ...저리 아프신 것을.... 왜 유리를 데려오지 않으시는걸까... 왜... 독고가를 한참 벗어나서야 라프윈은 오걸매를 바라보며 물었다. 오걸매의 표정은 여전히 슬퍼보였다. " 폐하... 왜 데려오시지 않으시는겝니까." "...라프윈. 이것이 두 번째 그녀를 보내주는 것이다. " "...." " 만약 내가 세 번째로, 우연히라도 그녀를 보게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올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라프윈은 가슴아파하는 황제를 바라볼뿐 아무 말 못하고 있었다. 그의 아픔이 사라지길 바라며.... 유리는 밤을 틈타 사라져가는 라프윈과 오걸매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다행히 그믐이라 그는 무사히 낙양을 벗어날 것이다. 그 사이 정이 든걸까.... " 아영아, 그들은 갔느냐." " 아...아버님... " 유리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돌아보다 아영의 아버지인 독고유영이라는 사실에 놀라 고개를 숙였다. 그는 조용히 라프윈과 오걸매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를 왜 살려보낸거니. " " .... " " ...너 또한 그가 금의 황제라는 사실을 아는 듯 하더구나. " " .... " 유리는 가슴아픈 듯 유영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시선에 그는 한숨을 내쉬며 달이 뜨지 않은 그믐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 도움을 받은게냐. " " 예.... " " ...그리했다면 도와줘야지. " " ... " 그는 유리의 어깨를 다정스레 두드리고는 돌아서 소축을 나서려했다. 그러다 멈칫 그녀를 바라보았다. " 아영아... 아픔은 빨리 잊을수록 좋은 것이다. " " ....넌 이제 그 누구도 아닌 독고 아영이니 그리 알아라... " " ?!! " " 이곳은 네가 태어난 곳이고, 또한 자란 곳이다. " " .... " " 너는 한번도 이곳을 벗어난적이 없다. 그리고 화환가에 간 적도없다. " " .... " " ...가야겠구나. " 유리는 독고유영이 나가려 하자 그에게 허리굽혀 인사를 했다. " 취취는 잘 살아있다고 하더구나. " " !!! " " 푹 쉬거라. " " ... " 자신의 존재를 알고 었던가... 유리는 혼란스러워하며 독고 유영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소축을 벗어나고 있었다. " ....고맙습니다... 아버님... " 아영이 죽었다는 말은 차마 할수 없었다. 그 사실은 검은색 옷을 입은 청년에게 들은 것이었다. 그리고 아영의 유체와 아영이가 놓지 않고 있는 유체 또한.... 그들은 죽은지 한참이었는데도 청년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마치 살아있는듯한 모습이었다. 유영은 한동안 그렇게 눈을 감고 사랑하는 자신의 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들은 서로 꼭 껴안은채 미소지은 모습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아영이의 유체를 가져다준 청년은 아가씨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며 정중히 사라졌다. 정말 평범하면서도 자신이 가까이 왔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그의 무공은 뛰어났다. 그렇다면 왜 직접적으로 저 유리라는 아이를 보호하지 않은걸까... 왜.... ...아영아... 이제 다시는 너를 볼수 없는것이구나.... 내 사랑하는 딸아.... 이 아비의 가슴에 못을 박고 그리 가는구나....애비의 가슴에 못을 박고서.... ============================================================================ 훗훗^^ 좀 짧지염^^:: 그래서 한편더~~ 9. 견빈...... " 어? 대사형!! " " 반갑다. 짜식들. " " 어? " 두 달만에 견빈이 돌아오자, 그를 맞이하는 독고가의 사제들은 정신없이 그에게 몰려들었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은건 그가 혼자 온 사실이었다. 그는 자신의 반쪽을 찾으러 간다며 당당히 뛰쳐나가 그동안 연락이 없는 상태였었다. " 대사형... 반쪽은? " " ... " 견빈이 씁쓸히 웃으며 그들이 부탁한 물건들을 내려놓자, 아무도 그에게 말을 못한채 물건들을 받아쥐었다. 아마도 찾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들은 그런 견빈의 눈치를 살피다 그를 웃기기위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시작했다. " 참, 아영이 알죠? " " 그녀석 이번에 사부님한테 무공배우기 시작했어요. " " ? " " 그녀석 얼마나 술고래인데요~ 거기다 사내녀석들 저리가라에여~" " ?? " 아영의 이야기가 나오자, 말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견빈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었다. " 아영이가여~~ " " 아영이는여~ " " 아영이는~ " " 아영이 그녀석~~ " " ....그만~~" " ... " 견빈이 정신없이 소리치자, 주위의 모두가 조용해졌다. 견빈은 그런 그들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 휴... 그러니까, 아영이는 술을 잘 마신다? " 끄덕끄덕 " 아영이는 괴짜에다가 노래를 못한다? " 끄덕끄덕 " 아영이는 귀엽다? " 끄덕끄덕 " 아영이는 말썽꾸러기다? 어릴 때 나보다 더? " 끄덕끄덕. " .... "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며 견빈은 그 아영이라는 녀석-앗, 그녀군...-을 보고싶은 강한(?) 욕망을 느끼고 있었다. " 그래, 그 아영이가 어디있는데? " " ... " 모두가 일제히 연무장으로 손을 가르켰다. " 그래서? " " .... " " 나보고 가보라? " 모두가 씨익~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오백여명이 넘는 녀석들 모두가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볼수 있느냐구.... 그는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끼며, 서둘러 연무장으로 갔다. 조그만 체구의 아이가 열심히 기본기를 닦고 있었다. 그러나 사부님이 여자라고 기본기 또한 몸을 망치지 않는 한에서 가르치신 모양이다. 그 아이는 착실히 기본기를 닦고 있었다. " 제가 아영이냐? " " 예^^. " " .... " " 그냥 부르면 돌아보지도 않아요 " " ? " 구여준 녀석이 씨익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입가로 대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 아~ 소악귀~~ 술 먹자~~ " " 앙!! " 밝게 미소지으며 돌아본 아영은.... 견빈의 시선을 못박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찾아 헤메이던 그녀가... 바로 자신의 눈앞에,,, 그렇게 서 있었다.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 그만 마셔라. " " 대사형, 대사형은 마시는데 나는 왜 못마신다는거야? " " .... " " 대사형, 소악귀 막지마. 그녀석 술먹는거 막으면 발악해~ " " ? " " 헤헤헤 " 아영은 웃으며 술잔에 담긴 술을 깨끗이 마셔버렸다. 쿵. " ? " 견빈은 기가막혀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영이 술동이를 안고는 잠들어있는 것이엇다. " ...얘... 원래 이러냐? " " 소악귀 술 못마셔. " " .... " " 뭐해 대사형~ 소악귀 방에 데려다 줘야지~~ " " 모...모야? " " 어허이~~ 어서. " " ....이 나쁜넘들... " " 케케케케 " 모두가 키득거리며 웃고 있는 사이, 견빈은 한숨을 내쉬며 아영을 번쩍 어깨에 들쳐맸다. ....아영은 끝끝내 술동이를 놓지 않고 있었다. " 짜~식. 무공하는 녀석이 왜이리 가벼운거야? " 아영을 방에 눞힌 견빈은 묘한 표정이 되어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이리 가까이 있어서.... 험한 곳에 가지 않아서... 견빈은 잔잔히 미소짓고는 소축을 빠져나왔다. " 어? 대사형!! 왜이렇게 늦었어? 어서 앉아서 먹자구~ " " 쿠쿠쿸. " " 야 이녀석들아~ 어떻게 나만 빼놓고 이리 먹을 수 있나? " " 하하하하 " 견빈이 합류하자,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고 있었다. 음식들과 술이 늘어나고, 독고가는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사제들과 제자들 대부분이 대사형이 돌아온 것을 기뻐했다. 모두가 코가 삐뚤어질때까지 술을 마셔대고 있었다. 모두가 술에 취해 골아떨어지자, 견빈은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또한 상당히 많이 마신 편이었지만 묘하게도 술에 취하지 않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마신 술이었다. 그래서인지 기분이 좋았다. " 뭐야... 비가 오잖아... " 강한 빗줄기가 건물을 막 나선 그를 맞이했다. 오늘같은 날은 비를 맞아도 좋을 것 같다. " 하.... 유리인게요... 아니면 아영인게요.... " 그는 자신도 모르게 비를 맞으며 소축으로 향하고 있었다. 빗줄기가 좀더 굵어졌다. 나도 미쳤지.... 이 비를 맞으며 술취해 쓰러진 녀석 -아니 그녀....-의 숙소를 찾다니... 견빈이 막 투덜대며 그녀의 숙소에 들어섰을 때, 그는 그 자리에서 흠짓 놀라 멈춰섰다. 그녀가 멍하니 비를 맞으며 비오는 하늘을 팔을 벌리고 비를 맞고 있었다. 그녀는 굵은 비 사이로 그냥 그렇게 서있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처럼..... 그런건가...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아서.... 그래서 저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건가.... 견빈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파옴을 느꼈다. 저러다 쓰러질것만 같았다. 견빈은 조심스레 그런 아영에게 다가갔다. "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상처는 잊혀지지 않아.... 왜지... " " ....아영아... " 견빈의 조심스러운 부름에 아영은 멍하니 견빈을 바라보았다. 고통스럽고 외로운, 황량한 눈이다. 그런 눈으로 그녀는 견빈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사저... 괜찮아? " " 대사형... " 넋이 나간 듯 그녀의 말은 빗소리에 끊겨서 견빈에게로 들려왔다. " 감기 들기전에 들어가자. " " .... " 아영은 견빈에게 별다른 반항하지 않은채, 소축 안으로 들어갔다. 견빈은 서둘러 아영을 침대에 데려가고는 화로에 불을 피웠다. 비를 맞아서인지 서늘했다. 자신은 내공으로 물기를 말린다지만 아영은 그렇지 못하니.... 그는 방을 뒤져서 수건을 꺼내고는 아영에게 던졌다. " 몸좀 닦아. " 아영은 멍하니 그 수건을 받아쥔채 앉아있었다. 그는 서랍을 뒤져 아영의 옷을 던져주고는-...에휴휴. 이거 순전히 남자옷 밖에 없잖아?- 힐끔 아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수건을 쥔채, 그냥 앉아있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에게서 수건을 빼앗아 얼굴이다, 머리다 물기를 닦았다. 아영은 여전히 그에게 몸을 맞기고 있었다. " 자, 다 닦았다. 어서 옷갈아 입고 화로 옆에 앉아. " " .... " " 내가 갈아입혀줘? " " ... " 아영이 슬그머니 일어나 옷을 벗자, 그는 놀라서 돌아앉았다. 바보... 뭐하는 짓이야 이게. 견빈은 자신에게 욕을 해대며 투덜대고 있었다. " 다 갈아 입었냐? " " .... " 뒤돌아보니 역시 아영은 멍하니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아영을 침대에 눞혔다. " 자, 좀 자고나면 괜찮아질테니. 기분도 상쾌해 질거고. " " ... " 아영이 눈을 감고 잠을 청하자, 견빈은 그녀가 깊이 잠들 수 있도록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곧이어 그녀의 숨소리가 깊어지자, 그는 슬그머니 방을 빠져나오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아기처럼 잠들어있다. 큰 창문 사이로 빗소리가 울린다. 그는 밖으로 나서려다 멍하니 창을 바라보았다. " 잘자라, 소악귀. " 그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방을 나서려 했다. 아니 그때 나섰어야만 했다. 그는 잠든 아영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봤다. 그녀가 잘 자는지 확인하기위해서. 그래서 그는 방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 아이가 힘들고 고통스럽게 잠들어 있었기에... 그 아이가 울지 않으려 노력하는 듯 했기에....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가 편히 쉴수있도록 옆자리에 누웠다. 아영은 그를 의식하지도 못한채 그에게 파고들었다. 그녀의 얼굴이 편안하게 변해가자, 견빈 또한 긴 한숨을 내쉬며 창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의 머리에서 편안한 향이 난다. 견빈은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내가 술이 되기는 했나보다.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가 따뜻하게 방안을 울리고 있다.... ================================================================= 정말 소제목 붙이기 힘드네...ㅜ.ㅜ 그럼 내일 또 뵈여~~ 흑흑. 요즘 엽기공녀는 슬럼프~~ 아... 우울해....ㅠ.ㅠ 10. 다시 시작하는 아이. 눈이 따가울 정도로 따사로운 햇살이 그의 눈을 자극한다. 웅.... 내 방에서는 이렇게 햇살이 비치지 않는데.... 견빈은 포근한 침대에서 일어나기 귀찮아 이리저리 딩굴고 있었다. 어제 술을 많이 마셨나... 영 기억이 안나네... 음... 밖에서 비릿한 비의 향이 나는걸 보니 비가 그친 모양이다. ...그리고 따뜻한 국화차 향... 그리고 아영에게서 나는 쟈스민 향. 쟈스민향?!! 견빈은 순간 눈을 번쩍 뜨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랬다. 어제 아영의 방에서 잠이 들었었다.... 이런 낭패가... " 대사형, 깼수? " " ... " 아영이 배시시 웃으며 차와 간단한 음식을 내놓자, 견빈은 멋적어하며 그것을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다. 착한 아이 마냥. " 대사형, 아무리 취했기로서니 내방에서 잠들면 어쩌자는거요? " 그가 힐끔 아영을 보자, 그녀는 무척 밝은 미소로 그를 보고 있었다. " 괜찮냐? " " 내가 뭘? " " ... " 그녀가 배시시 미소짓자, 그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아영이 내민 차를 마셨다. " 뭐야, 이거 곡주 아니잖아? ...아침엔 해장술이 최곤데.. " " 뭐라고 중얼거리는거야? 대사형 맞어? " " 푸하하하 " " .... " 견빈이 호탕히 웃어버리자, 아영 또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 대사형, 안가봐도 되우? " " 아... 맞다. 사부님께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는데. " " .... " " 나 그럼 간다~ " " 연공실에서 봅시다!!" " 그래~ " 견빈은 서둘러 소축을 빠져나왔다. 그녀가 밝아진걸까 아니면 그것을 속이고 마음의 상처를 지닌것일까.... 점차 알게 되겠지. 견빈은 자신의 성격대로 피식 웃어버리고는 서둘러 자신의 숙소로 향했다. 지영은 견빈에게 가져다줄 아침을 챙겨들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견빈의 숙소로 향했다. 이 사실을 아시면 아버님이 불호령을 내리실게 뻔하지만 어쨌든 상관없다. 그는 곧 나의 낭군이 될테니. 견빈의 숙소로 들어간 지영은 견빈이 막 숙소로 들어서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오라버니? 어제 방에서 주무시지 않으셨어요? " " ... " 이런... 견빈은 떨떠름한 표정이 되어 지영을 바라보았다. 하필 지영이 자신의 숙소 앞에서 떡 하니 버티고 있을줄은.... 그녀는 열 여섯의, 독고가의 막내였다. 그래서인지 고집도 쎈데다 말괄량이에다 허영심이.... 지영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자, 견빈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지영을 바라보았다. 지영이 미소지으며 견빈에게 다가왔다. 견빈은 한숨을 내쉬며 지영의 물음에 답할 수밖에 없었다. " 응.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 " 훗. 그럴줄알고 아침을 준비해왔어요. 자~ 어서 드세요." 그는 인상을 잔뜩 찡그린채 지영이 내미는 음식을 바라보았다. 방금 아영에게서 아침을 얻어먹은 그로서는 또다시 아침을 먹는다는건 여간 부담되는 일이 아니었다. " 어머, 오라버니, 왜그러세요? 안드실꺼에요?" " 응? 어... 아... 먹어야지... 그럼... " 자신이 먹지 않으면 지영의 그 까탈을 어찌 견딜고... 견빈은 피눈물을 흘리며 지영이 준비한 아침을 꾸역꾸역 먹어댔다. 음.... 음식솜씨는 아영이 났네 그려... 앗, 이게 아니지... 그는 몇 번 음식을 집어 먹은뒤 슬그머니 수저를 놓았다. " 응? 왜 그러세요? 맛이 없어요? " " 아니... 술을 많이 마셔서... " " 아이참~ 그러게 술 많이 드시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 " .... " 지영은 한참동안 잔소리를 해대다 하녀가 들고온 차를 내밀었다. 그녀는 지금 마치 자신의 아내인 듯 행동하고 있었다. " 자, 마셔요. 그럴 줄 알고 술깨는데 좋은 차 들고왔어. " " ... " 견빈은 아무말없이 차를 마셨다. 지영은 그런 견빈을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 오라버니. 나 이제 열 여섯이야. " " .... " " 뭐 잊은거 없어? " " ...뭘? " " 훗 " 지영이 상큼하게 미소짓자, 견빈은 등줄기를 타는 소름을 주체하지 못한채 먼 산을 바라보았다. 이제 또 어떤 청천벽력 같은 말을 내뱉을까... 그는 두려운 마음으로 천천히 지영을 바라보았다. " 나한테 언제 청혼할꺼야? " 푸-악!! " 꺄 ~ " " .... "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안에 머금은 차를 지영에게 내뱉고 말았다. 지영 또한 황당한지 그를 바라보았다. " 지영아... " " 아빠한테도 말했어. 그러니까 엉뚱한 말 하려면 하지도 마." " ... " 휴... 난 이제 죽었다. 사부님.... 이 일을 어찌한단 말입니까... 견빈은 절망에 싸인 마음으로 지영을 바라보았다. " ...지영아. 그건 말도 안되는 말이야... " " 왜? " " 난 아직 수련도 해야되고... 또 여행도 다녀야.. " " 그러니까 여행다니기 전에 나와 결혼하자는 거야. 내가 늘 집에서 기다릴테니까. 그럼 오빠도 좋잖아? " " 그건... " 지영이 좋아라 견빈의 팔에 매달리자 견빈은 어찌할바를 몰라 그녀의 팔을 밀쳐내고 있었다. " 오빠, 갑자기 왜그래? " " .... " " 소문이 사실인거야? " 지영이 무서운 눈으로 견빈을 노려보자, 견빈은 서둘러 얼굴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는 더더욱 견빈의 얼굴쪽으로 쫒아가서는 닦달해대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워진건 견빈이었다. 만약 그가 어떤 아가씨든 이름을 댄다면 그 아가씨는 지영의 불같은 질투에 휩싸일게 뻔했다. " .... " 그가 말을 하지 않자, 그녀는 더더욱 확신을 얻었는지 그를 닦달했다. " 말해봐, 어떤 여자야? 응? " " .... " " 어서!! " " 아영이다!! 됐냐?!! " " !!! " 이런... 그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얼굴이 굳은채 지영을 바라보았다. 지영 또한 충격을 받았는지 멍하니 견빈을 노려보고 있었다. 지영은 어릴때부터 아영에 대한 질투로 똘똘 뭉친 아이였다. 그녀가 둘째부인에게서 난 딸이라는것도 그렇고, 아영의 외모가 지영이 따라갈수 없는 수준인것도 그렇고, 어릴 때 자신이 아영보다 사랑을 못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렇고... 그런데 아영의 이야기를 했으니.... 이젠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고 말았다. 난감했다.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하지... 견빈이 지영의 눈치를 살피자, 지영은 굳은 얼굴로 일어나서는 휙 밖으로 달려나갔다. ...앞으로 어찌될지.... 견빈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 ㅡ.ㅡ 유리여? 네... 바람순이 맞슴다.... 작가의 농간으로...흑흑. 글구 어쩌져? 아직 상아 만나려면 멀었는데... 그런데다가 등장인물 하나가 더 있는데...흑흑... 제 이름이 왜 엽기공녀겠슴니깡 그럼.... 모든 님들의 의견을 받아 음..... 제 마음대로 적지요....흑. 죄성....ㅠ.ㅠ 님들.... 제 글을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번에 쓴 통신체요? 음..... 글씨체를 바꿔보면 좀 낮지 않을까 싶어.... 음.... 즐독하세여~~ ^^ 이상 엽기공녀였슴다~~ " 하... " " 대사형, 아침부터 왠 한숨이야? " " ...왔냐, " " 응. " 견빈은 힐끔 아영을 보고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아영은 그런 견빈이 궁금했는지 그를 힐끔 쳐다보며 의아스러운 듯 고개를 갸웃댔다. "하... " " ... " " 하아... " " ? " " 아아... " " 대체 뭐하는거야!!! " " ... " 아영이 참지못하고 큰소리를 치자, 견빈은 슬그머니 아영을 바라본뒤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아쥐었다. " 어이, 소악귀. " " 오...왜...? " 그녀는 견빈의 행동이 의심스러웠는지 아니면 벌써 예상을 했는지 엉거주춤한 자세로 비실비실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놓칠 견빈이 아니었다. 그는 더욱 바짝(?) 다가서서는 아영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 아영아... " "...대사형... 왜...왜이래... 닥살돋아!!! " " 흑. 아영아... " " ... " 아영은 대사형인 견빈이 왠수처럼 보이자, 자신의 착각이라고 되뇌이고 또 되뇌었다. 그래 이건 환각인거야.... " 도...도대체 왜그러는데...? " 그녀는 역시 불안한 마음으로 견빈에게 말을 걸었다. 제발. 큰일이 아니기를 빌며. " ...내 부탁좀 들어주라~ " " ...뭐...뭔데 ? " 아영이 은근슬쩍 견빈에게 물어보자, 견빈은 헤벌쭉거리며 아영을 번쩍 안았다. 그리고 몸을 떼고서는 아영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 ? " " 넌 역시 맘이 여리고 착한 우리의 소악귀야~ " " ...도대체 뭔 부탁인데 이렇게 서론이 길어?! " " ... " 견빈이 다음 칭찬을 준비하는 듯 하자, 아영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견빈은 능글스럽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어서말햇!!! " " 엡! 나랑 약혼해주라~ " " 모...모얏!!! 대사형 미쳤어~!!! " 견빈이 갑자기 자신의 손을 잡고 애걸하자, 당황스러워진건 아영이었다. 그는 가타부타 설명도 없이 마치 장난처럼 그녀에게 청혼을 해대는 것이 아닌가!!! 정말 황당했다. " ...이유가 뭐얏!! " " ...사실은... " " ... " 견빈의 설명을 다 듣고, 아영은 한동안 무표정하니 견빈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런 아영의 눈치를 살피며 어찌해야할지 고민하는 듯 했다. 그 두사람 주위로 사제들과 사형들이 몰려들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 소악귀~~ 제발~ 부탁이다. 응? " " ....좋아. 그대신. " " ? " " 진짜 혼약하는건 아냐. " " 그래^^ 고마워~~ " " .... " 아영은 기뻐서 날뛰는 견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이거 얼렁뚱땅 견빈에게 넘어간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영은 못마땅한 얼굴로 밝아진 견빈을 노려보고 있었다. " 흑흑...또... 왜 또 아영이야? " " ... " " 왜 냐구!! 나두 알아! 아영이가 훨씬 예쁘고, 아영이가 무공도 배울수 있다는거!!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영이는 다른 남자와도 결혼할수 있잖아!!! " " 지영아.... 남자 문제는 그런게 아니란다. " " 엄만 몰라!! 아영이 고것이... 흑.. 지금 나타나지만 않았어도... " " .... " " 흑... 린 오라버니 사랑도 독차지 하면서... " " .... " " 흑흑...정말 미워죽겠어!! 죽어버렸음 좋겠어!! " " .... " " ? 왜그러냐, 소악귀? " " 귀가 가려워. 누가 내 욕 하나봐. " " .... " 견빈은 피식 웃음을 짓고는 아영을 끌고 수련장으로 데려갔다. " 잘 되어가냐? " " 힘들지~ 지금까지 한번도 무공에 무 도 몰랐는데. " 아영은 피식 웃으며 견빈에게 반말을 했다. 견빈은 그런 아영을 한 대 때리고는 그녀를 식당으로 안내했다. 아영은 익숙하게 독고가 사람들과 어울려갔다. 물론 그녀는 아영이라는 이름보다 <소악귀>라는 이름으로 더 통했다. 그것은 아영 그녀가 처음 연무장에 왔을 때, 모두가 그녀의 극악무도함(?)에 놀랐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오자마자 말로써 두형우-견빈의 바로 밑 사형되는 사람으로 냉철하고, 차갑기로 유명한 자....-를 작살냈으며, 오랜만에 연회를 하는날, 술동이를 잡고 안놓는 바람에 연회는 물건너 가게 만들었고, 사부님이 사랑해마지않는 도화주를 하루만에 다 먹어치우는 바람에 나머지 떨거지들(사형이하 제자들)이 사부님께 정신없이 혼났으며, 사부님의 붓통-속설에 의하면 이백이 사부님의 전전전...대 할아버지께 선물하신 것이란다-을 박살내 구여준 녀석이 덤태기쓰고 3일동안 벌을섰으며...등등... 이루 말할수 없는 악행(?)들을 단 한달만에 저질러댔다. 그것이 그녀를 소악귀라 불리우게 한것이었다. 견빈과 아영이 막 식당에 들어서자, 굳어있는 모두를 발견할수 있었다. " 어... 왜들그러냐? " " .... " 모두의 시선이 한군데로 몰리자, 견빈과 아영은 그 이유를 알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영, 그녀가 견빈에게 화사하게 미소지으며 서있었다. " 오라버니, 같이 식사해요. " " ...그...그래... " 견빈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지영을 보며 식사를 배당받아왔다. 아영이 견빈의 옆자리에 앉으려하자, 지영은 아영을 밀치고는 그 자리에 앉아버렸다. 아영은 힐끔 지영을 본 뒤 견빈의 반대편 자리에 앉았다. " 견빈 오라버니, 아~ 하세요. " " 어... " " 자, 어서요~ " " ... " 견빈은 애원하듯 아영에게 전음을 보냈다. < 소악귀... 제발~> 아영은 힐끔보고는 입모양새로 그에게 말을했다. 그녀는 전음을 보낼정도의 무공을 익히지 못했다. ' 형... 지영이 질투심 심한거 알지? ' < 살려주라~ 생각나는게 네 이름 밖에 없는걸 어쩌냐~ > ' 형~ 그럼 뭐해줄건데~? ' < .... > ' 빨랑 말해~~ ' < ...뭘 부탁할건데? > ' 외.출. ' < 안돼. > 아영은 휙 돌아서서는 음식을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 대체로 야채로 만들어진 이곳 식단은 독고가 가솔들의 건강과 무공수련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식단 덕분에 탈출(?)을 감행하는 제자들이 많았는데 그것은 아영도 마찬가지인듯했다. (이것은 견빈의 생각이었다.) 견빈은 지영이 애교부리는 모습을 보며 굵은 땀방울을 수습못하고 아영을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 그래... 내가 졌다. 소악귀 ... 밖에 데려가마...>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영은 고개를 휙 돌려서는 지영의 수저에 담긴-견빈을 위해 정성스레 담은 고기소채-음식을 넙쭉 먹어버렸다. 순간 지영의 표정은 황당한 듯 일그러지고, 주위 사제들의 침넘어가는 소리만 들릴뿐, 주위는 정적이 감돌았다. " ...음~ 맛있네? " " 이!!! " 지영은 화가 단단히 났는지 아영에게 가져온 음식을 던져버렸다. 아영은 음식으로 범벅이된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다 지영을 힐끔 노려보고는 그녀의 뺨을 떼렸다. " 까~악!! 아영이 너~~?!!" 아영은 견빈에게서 수건을 뺏어들고는 얼굴을 닦아버렸다. 그리고 지영을 노려보고는 연무장으로 향했다. " 지영아, 형부될 사람 건들지마. " " !!!! " 아영은 지영의 마음에 쇠못을 박으며 밖으로 나왔다. 견빈은 멍하니 아영과 지영을 바라볼 뿐이었다. ======================================================================= 유리가 아영이 되더니 쎄게 나가네요 ㅡ.ㅡ:: 그럼 즐독하세여~~ 훗^^ 오늘 낮에는 너무나 따사로운 햇살 덕분에 낮잠이 오더군요. 흑. 아침엔 그렇게 춥더니... 오늘같은 날 감기 조심하시구여~^^ 훗. 즐독하세여~~ ============================================================= 그래... 그때 첫째부인과 함께 아영이를 죽여야했다. 유씨부인은 자신에게 안겨 펑펑 울어대는 지영을 다독이고 또 다독이고 있었다. 평생을 첫째부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자신은 늘 뒷길에 있었다. 이제야 기를 펼만 하니 아영이 고것이 나타난거다. 아영을 그때 보냈었다. 거의다 죽일 정도로.... 그런데 그 눈치 빠른 린 녀석이 아영이를, 자신의 어머니와 쏙 빼닮은 아영이를 아버지께 주청해 화환왕부로 보내버린 것이다. 자신에게는 지영이 하나밖에는 없다. 그러니 더 이상 물러설 길도 없었다. 린이 독고가를 이어받지 않는 이상, 견빈과 지영이를 혼약시켜야 했다. 그래야 평생을 지킨 이 독고가가 자신의 수중으로 떨어질 것이다. 첫째부인의 자손 그 누구에게도 이 모든 것을 주지 않으리라. 결코... 유씨부인은 울면서 떼를 써대는 지영을 다독이며 마음을 잡고 있었다. " 어서오시지요, 여기는 낙양지부의 총관이신 도우님. 그리고 이분은 낙양지부에 지원을 오신 백상아님. " 둘은 포권을 취하며 서로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 소식통에 의하면 금의 황제인 오걸매가 낙양에서 실종되었다 무사히 도망갔다 하더이다. " " .... " " 그럼 대규모의 군인들이 그를 모시러 왔을터인데..." " 상인으로 변장한 듯 하더이다." " 아, 그리고 요즘들어 낙양 홍등가에서 계속 아편이 거래되고 있다 합디다. " " 아편은 조금은 즐기는 편 이니오? " " ...그 양이 문제지요. " " .... " " 그리고 그것을 금에서 뿌린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 " 소문이라... " 백상아는 그들의 대화를 천천히 세겨듣고 있었다. 낙양은 소문대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기녀들 또한 기후에 영향을 받았는지 아름다웠으며, 풍부한 식량과 적당한 기후로 무척 따뜻한 편이었다.그가 낙양에 도착한지 3일. 둘러볼 시간적 여유도 없이 바로 본부로 들어와 이틀간이나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제 이곳에서 일을 처리한 뒤 서둘러 개봉으로 갈 생각이다. " 그럼 아편을 담당하는 그 곳에 가봐야 하지 않겠소? " " ....그 뿌리를 찾아야지요. " " 이곳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얼굴은..." 그들이 자신을 은근슬쩍 이야기 하는 듯 하자, 백상아는 그들이 말 하기전 자원을 했다. " ...그럼 소인이 다녀오겠습니다. " " 그래주시겠소? " " .... " 백상아는 그들에게 주의점을 들은뒤 자신의 백색검이 아닌 다른 것을 챙겨들고는 밖으로 나섰다. 그는 명문가의 자손들이 입을만한 비단옷으로 몸을 꾸미고는 서둘러 <홍객잔>으로 향했다. 지금껏 조사된 바로는 그곳에 아편을 담당하는 자가 있으며, 그곳에서 대규모로 판매된다 한다. 이번에 그가 나가는 목적이 그들의 꼬리를 잡는 것이었다. " 어서오십시오!! " 화곤은 막 들어선 손님에게 차를 내밀고는 주문을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 소채와 두부조림. " " 예~ " 개봉에서의 객주 생활을 접은 것은 어쩔수 없었다. 날로 높아지는 세금과, 귀족들의 횡포가 점점더 심해지고 있어서였다. 객주 또한 높은 세금덕분에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 ? " 혹... 백상아?!! 그가 왜 이곳에 있는건가... 화곤은 방금 음식을 시킨 남자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는 조금 화사한, 귀족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백색의 그의 검이 없었지만, 분명 개봉부의 백상아였다. 개봉에서 그를 모르면 개봉 사람이 아니었으니... 허나 그가 왜? 혹 임무를 수행중인가.... 화곤은 한동안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 화곤, 무슨일이야? " " 어... 미향이구나? " " 무슨일인데? " 화곤은 미향의 행동이 조금 이상하자, 화들짝 놀라 그녀의 팔을 잡아챈 뒤 그녀의 팔을 확인했다. 그녀의 팔 여기저기 침의 흔적이 있었다. " 너... 또 아편한거니!! " " 그게 뭐 어때서? " " .... " 화곤은 기가막혀 당당해하는 미향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아버지의 아편을 구입하면서 서서히 자연스럽게 아편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점점더 망쳐갔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이 아니었다.... 그는 고통스럽게 미향을 바라보았다. 미향은 화곤의 팔을 팽기치고는 자신의 팔을 문지른 뒤 주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는 그런 미향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 미향아, 어디가는게나!! " " 흥, 내가 어디가든 무슨 상관이에요!! " " .... " 미향은 주방을 통해 밖으로 나와서는 서둘러 <도호각>으로 향했다. 그곳은 겉으로는 도박장이었지만 그 내부로 들어가면 아편을 맞는 곳이었다. " 도박하시려구? " " 마작6번" " 그러시우. 자, 이쪽 안으로. " 미향은 서둘러 안쪽으로 들어갔다. 눈으로 척 보기에도 그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작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향은 익숙한 솜씨로 벽 측면으로 가서는 책장쪽으로 솟아있는 등불을 잡아당겼다. 스르륵 문이 열리자, 그녀는 주위를 둘러본 뒤 서둘러 문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곧이어 희뿌연 연기로 뒤덮힌 가옥이 눈에띄었다. 이곳은 낙양의 지하에 위치한 곳으로 옆으로 빠져나가면 강으로 갈 수 있는, 완벽한 뒷길이 준비된 곳이다. 그녀는 서둘러 그 집으로 들어서서는 도주를 찾았다. " 무슨일이냐, 미향아. " " 저... 개봉쪽에서 사람이 온 듯 해서.. " " ... " " 이건 정보에요. " 도주라 불린 자는 피식 웃고는 상자를 꺼내 그곳에서 아편을 깨내서는 그녀에게 던졌다. 그녀는 그 던져진 아편을 받아채고는 그것을 급히 먹었다. " 정보는? " " 백상아, 그자가 왔어요. " " .... " " 쉽지 않을거에요. " " ...가봐라. " " 그럼... " 도주는 미향이 밖으로 나가자, 피식 웃고는 서찰을 썼다. 그리고 서둘러 그것을 개봉으로 날려보냈다. " ...개봉의 백상아라... " 유도곽은 받은 서찰을 살피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자가 낙양으로 갔다. 그런데 낙양에는 황후가 되실지도 모르는, 그자의 전 약혼녀가 있다. 아니 그것보다 그자가 갔다면 낙양의 분점에 대해 경계를 내려야 한다. 휴... 이것을 황제폐하께 보고를 해야할것인가. 라프윈님의 말로는 꽤 큰 상처를 입고 요양중이시라고 하던데.... 그는 가만히 생각에 잠긴채 차를 한잔 들이켰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한 뒤 서찰을 적어서는 날려보냈다. 날아드는 전서구를 낚꿔챈 황금군의 병사는 서둘러 서찰을 확인한 뒤, 다시 새에 서찰을 감고는 날려보냈다. 그리고 서둘러 본부로 향했다. < 장군, > < 보고하라. > < 백상아 그 자가 낙양에 있다 하더이다. > < .... > < 수고했네. > < 그럼 이만. > 황장군은 공주와 묘하게 만날 듯 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백상아를 생각하며 안타깝게 밖을 바라보았다. 이왕 낙양에 있으니 조금이라도, 아니 잠시라도 공주님을 뵐 수 있기를.... 제발... " 백상아가... 낙양에..? " " 예, 폐하. " " ... " 라프윈은 벌써 한달째 침실에 누워있는 오걸매를 가슴아프게 바라보았다. 그의 상처는 생각외로 컸다. 특히 황궁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 무리를 하신 듯 한동안 열병에 시달리셨다. ....그는 열병을 앓는 내내 유리를 불렀다. 그는 더욱 그리움만을 안은채 돌아왔다. 상처는 더욱 곪아 그녀가 없이는 살수 없을 정도로. 그의 모습은 여전히 강인했다. 그러나 한없이 여려보였다. " ...그를... 죽여라. " " 알겠습니다. 폐하. " " .... " 오걸매는 눈을 감고는 자신의 결정을 생각해보았다. 만약 자신이 그런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유리는... 그는 더욱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명령은... 명령인 것이다... " 유도주께서 난주까지 가는 중간에 낙양에 들러 이 물건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 청안은 제인의 보고를 세겨들으며 자신들이 운반하는 물건들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열 번이나 공격을 당했지만, 무사히 물건은 지킬수 있었다. 다행히 낙양에서 좀 쉬었다 갈수 있으니 좋은 일이었다. " ...물건이 무엇인지 확인 하시지 않아도 되실런지... " " 상관없다. 표국의 물품은 아무도 건들여서는 안된다. " " ... " 제인은 청안에게 간단히 인사한뒤 다시 그의 옆자리에서 말을 몰기 시작했다. 이틀정도만 더 가면 낙양이다. 그들은 낙양에서 조금의 휴식을 취할수 있으리라. 모두가 잠들었을 시간, 제인은 청안이 잠들었음을 확인한뒤 물건쪽으로 다가갔다. 보초들 또한 그가 탄 약으로 인해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는 물건들을 일일이 다 확인을 한 뒤, 똑같은 방법으로 매듭을 지었다. 그리고 급히 돌아와 서찰을 적어 비둘기를 날렸다. 낙양에 도착하기전, 그들의 물품에 무었이 들었는지 확인시키기 위해서였다. < 장군, 제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 .... > [ 청안일행, 계속 난주로 가던중 낙양에 들림. 낙양에 놓고 갈 물건중 아편이 다량 발견됨. 예상대로 유도곽은 금의 세력으로 생각됨. ] < .... > < 예상대로구만. > < 저희가 직접적으로 나설수는 없는겁니까. > < .... > < 기다려라. 일단 정보를 흘리도록. > < ...예. > < ...정보를 흘린다한들 아무것도 못할게요.> < ..... > < 벌써 채경이 손을 써 놨을테니. > < .... > 이곳 객주는 아직 낌새가 없는듯하다. 백상아는 느긋하게 술과 고기를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생각외로 사람도 적은 편이고, 또한 이직까지는 밝다. 가끔 깡패들이 드나드는 듯 하지만 그리 말썽도 없는 편이고.... 이 객주 속으로 파고들어야하나... 백상아가 술을 들이키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미향은 도주에게서 받은 약을 술에 넣고는 느긋하게 백상아에게로 다가갔다. " 훗, 손님. 이곳에 처음 오셨나요? " " .... " " 훗, 과묵하시네요. 제 술 한잔 받으세요." 그녀는 백상아의 술잔에 술을 한잔따르고는 그가 마시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 여행중이세요? " " 아니오. 낙양이 좋다하여 한번 드렸소. " " 소녀가 괜찮은 도박장을 아는데. " " .... " " 도박 좋아하지 않으세요? " " 괜찮은 곳이오? " " 호호호호, 그렇답니다~ " 미향은 간들어지는 목소리로 백상아에게 말한뒤 그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 아실분은 아실런지 모르겠네요^^ 음.... 미향과 화곤은 초반부에 개봉에서 잠깐 출연한적이 있져^^:: 훗. 즐독하세여~~ 음^^ 오늘도 즐독하세여~~ 흑... 글구여... 늘보상아 넘 미워하지 마세여ㅠ.ㅠ ========================================================================== "우와~~" " 언니. 턱빠져! 여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 " ... " 아영은 주위를 둘러보며 낙양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었다. 물론 견빈의 안내로. 견빈이 나온다고 하자, 지영은 끝까지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영은 뭐가 그리 신기한지 계속해서 미소지으며 웃음짓고 있었고, 지영은 지영대로 견빈의 관심을 끌기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 여기 이 객잔이 무척 맛있거든." " 낙양에서? " " 그래~ " " 어머, 근데 오라버니는 왜 저는 한번도 안데려와 주신거에요? 미워요. " " 그야 당연히 연인끼리 오려고 한거지, 동생. 연인인 나와 나오는데 꼽사리 낀 동생. 동생은 그것도 모르나? " " 이!! " 견빈은 둘의 신경전을 보며 뭐라 해야할지 몰라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아영 편을 들자니 팔불출 소리를 들을것같고, 지영 편을 들자니 기껏 끼어들게 만든 아영을 놓칠 것 같고... 에고고. 머리야... 견빈의 고민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그들은 객잔에 들어서고 있었다. " 홍객잔? 이름이 특이하네? " " 생긴지는 한 6개월 됬나? 개봉에서 왔다고 하던걸? " " .... " 개봉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영은 얼굴을 잠시 찡그리고는 객잔으로 들어섰다. 객잔은 손님도 많고 무척이나 활기찼다. 우울했던 기분이 싹 가실만큼. 견빈은 객잔을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친우를 찾았는지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아영과 지영을 불러왔다. " 인사하게, 이쪽은 처.제.될 독고지영. 그리고 이쪽은 내 부인이 될 독고아영. " " 안녕하세요, 전 화곤....이라고... " " !!! " 아영은 한동안 말을 못한채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당황한 것은 화곤이었다. 그녀는 분명 유리였다. 그런데 아영이라니.... 그러면 화환가의 몰락이후 이곳에 계속 숨어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군. " 내가 아는 사람과 무척... 닮아서... 미안합니다. " " ...아니요. " " .... " 지영은 그런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었다. " 오라버니, 이사람 누구에요? " " 아... 개봉에서 알게된 친군데 음식도 잘하고, 학문도 괜찮고. 또 이녀석 드물게 순정파라서 한 여자 밖에는 모르잖아. " " 피. 오라버닌 그 점은 배우셔야 해요. " " ... " 지영은 아영의 눈치를 보며 견빈의 팔에 메달렸지만 왠일로 아영의 강력한 펀지(?)가 날아오지 않았다. 이상했다. 분명 아는 사이일 듯 했다. " ...야, 지영. 너 그 손 안 놔? " " ....아야!! " 지영은 한눈팔다 아영에게 한 대맞자, 억울한 듯 그녀를 노려보았다. 견빈은 2층으로 올라가 음식을 시키고는 그들과 자리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며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화곤은 백상아가 앉았던 그 자리에 유리..아, 지금은 아영인 아이가 앉자, 묘한 기분이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백상아와 만나지 못한걸까. 아니면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가 유리때문인건가... 아... 그렇구나. 유리 때문에 이곳에 있는것이겠구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그는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유리가 화환가의 몰락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했었는데 이제 백상아와 있으니 더욱 안심이다. 그런데 견빈 저녀석과의 약혼이라니... ...뭐... 속사정이 있겠지... " 이건 덤이야. " " 고마워. " " 참, 자네도 백호위...아니 백대협은 알지? " " !!! " " ? " 순간 아영의 젓가락이 떨어지며 굳어있자, 화곤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견빈과 지영은 의아한 듯 화곤과 아영을 번갈아가며 보고있었다. " 마...만나지...못한거야? " " ..그...그가...여기...있나...요? " " 어... 응... " 화곤이 이곳에 있다 말하자, 아영은 안절부절 못한채 일어서서는 달려나가려했다. " 어디있는줄알고? " " ...멀리 안갔을거야... 멀리... " " ...그래...하지만 떠났을수도 있어... " " !!! " 아영이 정신없이 달려나가자, 화곤은 한숨을 내쉰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견빈 또한 아영이 달려나가자 자리를 박차고 달려나갔다. " 오..오라버니!!! " " ... " 지영은 발만 동동구른채 그가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를... 그를 보고싶었다. 그가 혼인을 하든 무엇을 했든 상관없었다. 그의 얼굴이라도, 그의 모습이라도 보고싶었다. 아영이 되어버린 유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미친 듯 헤메이고 있었다. 그를... 그를 찾아야했다. 그녀는 시장통을 미친 듯 뒤지고 있었다. 혹 그가 이곳에 있지않을까... 혹 그를 못알아보면 어쩌나 하며... " 상아오라버니... 제발... 어디계신거에요... 오라버니... " 그녀는 그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도 모른채 막연히 찾아헤메이고 있었다. 견빈은 그 뒤를 조심스레 따랐다. 지금 막아서기에는 그녀가 너무 슬퍼보였다. 그녀는 시장통을 뒤지다 골목으로 들어섰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들어서는듯해 서둘러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며 달리는 아영을 붙들었다. " 그만해... 그만해...유리... " " ...그가... 그가 이곳에 있어요... 한번만... 딱 한번만이라도 그의 얼굴을 볼수 있으면... 그러면... " " .... " 견빈은 조용히 그녀를 뒤에서 안아서는 다독여주었다. 그녀는 울지는 안았다. 자신과의 약속을 한 듯. ...하지만 울지 않는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의 가슴을 메이게 하고 있었다. " 낙양은 개봉보다 화려하군요. " " 자네 처음 와보나? " " 예, 소인은 개봉 토박이입니다. " " 그런가.. 나는 떠돌이 무사시절에 한번 와본적 있다네. " 청안은 생각에 잠긴 듯했지만 냉정히 주변을 둘러보고있었다. 그 순간에도 도적이나 소매치기를 조심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낙양에 처음 왔을때.... 그때는 정말 힘들고도 힘든 시기였다. 어머니가 겨우 마련해준 여행용 가죽신을 애지중지 간직하고 로이와 이곳에 왔을 때, 기녀들과 사람들은 그들을 개, 돼지 취급하였고,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었다. 로이는 색목인이라 더한 취급을 받았다. 그들이 한족이기에.... 그래서 개봉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실력이 있어도 인정해주지 않던, 무척이나 배타적이던 이곳 낙양.... 그러한 낙양이기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 만무했다. " !!! " 제인은 시장통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누군가 사람들을 밀치며 다가오자 힐끔 바라보고는 놀라서 다시 확인을 했다. 공주님이셨다. 그는 청안을 조심스레 보았다. 청안은 물건에만 신경이 쓰이는지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인은 빠짝 신경을 쓰며 청안과 유리의 간격을 살펴보았다. 자칫 잘못하다간 공주님이 이자에게 들키게 된다. 그러면 또한 지옥같은 생활을 하시게 되리라. 유리는 한 두사람의 간격 차이로 골목길로 들어가 버렸다. 제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청안이 발견치 못했다. 유리가 막 골목으로 사라질즈음, 청안이 그쪽 골목을 바라보려하자 제인은 그 앞을 막아섰다. " 표주님. 숙소를 정하시고 움직이심이... " " 이곳에서 서도주를 만나야한다했다. " " 허나 이 짐을 들고 들어가기에는 너무 눈에 띄니... " " ...알았다. " 청안은 유리가 사라진 골목을 무심히 바라보고는 다시 객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인은 유리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확인하고 그의 뒤를 따랐다. 왜인지 모르겠다. 왜 저쪽 골목을 계속 보게 되는지. 청안은 제인의 안내에 따라 객주를 찾기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 혹 청표주 아니십니까. " " 뉘신지. " " 저희는 서도주님께서 보낸 하인들입니다. 도주님께서 정중히 모셔오라 하셔서 마중나왔습니다. " 그들은 그렇게 말하며 도장이 찍힌 서찰 하나를 그에게 내밀었다. 확인해보니 서도주의 서찰이 맞았다. 그는 그들의 안내를 받아 그들이 잡아놓은 객주로 들어섰다. 도박장이 그 객주에서 열리는 듯 했다. " 안심하십시오. 생각외로 치안이 잘된곳이니. " " ....제인. 물건을 가져와라. " " 예!! " 제인이 부하들을 시켜 몇가지 물건들을들고 나오자, 서도주라 불린 사람이 나와 물건들을 확인하는 듯 했다. " 예, 유도곽어르신이 말씀하신 물건들이 맞군요. 먼길에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이곳에서 조금 쉬십시오." " 감사합니다. " 청안은 그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짐들을 일단 광에 옮겨놓으라 명을 내렸다. " 도박장 구경 하시겠습니까. " " 그러지요. " " .... " 제인은 조용히 청안의 뒤를 따랐다. " 훗, 여기에요. 여기가 낙양 최고의 도박장이죠. " " .... " " 그럼 마작을 하고 싶으시면 마작을 하시고...어... " 백상아는 말을 하다말고 멈춘 미향을 의아스레 바라보다 그녀가 보는 쪽을 보게 되었다. 청안.... 그였다. 그 또한 묘한 표정으로 백상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서로의 긴 침묵을 깬 사람은 서도주였다. " 아시는 분들이십니까? "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 청안이 비꼬우듯 말하자, 백상아 또한 무시한채 미향을 바라보았다. 미향은 기분나쁜 표정으로 청안을 노려보고 있었다. " 그럼 손님 즐기십시오. " " 그러지요. 그럼... " 청안은 완전히 그들을 무시한채 서도주를 따라 객주의 2층으로 오르려했다. " 윽... " " ? " 백상아가 미향에게 기대어 쓰러져가고 있었다. 청안은 의아한 듯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밀납같았다. " 도주 어른. 걱정마시어요. 이분이 원래 몸이 약하신분이라." " 의원을 부르지 않아도 되겠누? " " 네. 작은 방하나 내어주세요." " 그러지. " 백상아는 눈도 뜨지 못한채 미향과 도주의 부하들에게 끌려들어갔다. 청안은 그 모습을 보다 돌아서서는 도주의 뒤를 따랐다. 백상아가 무슨 일을 당하든 상관없었다. 그는 자신의 철천지 원수니. ...제인 또한 청안이 움직이지 않자 같이 2층으로 오를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훗^^ 피에르님을 위해 한편더~~ ================================================================== " 아시는 분들이십니까? "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 청안이 비꼬우듯 말하자, 백상아 또한 무시한채 미향을 바라보았다. 미향은 기분나쁜 표정으로 청안을 노려보고 있었다. " 그럼 손님 즐기십시오. " " 그러지요. 그럼... " 청안은 완전히 그들을 무시한채 서도주를 따라 객주의 2층으로 오르려했다. " 윽... " " ? " 백상아가 미향에게 기대어 쓰러져가고 있었다. 청안은 의아한 듯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밀납같았다. " 도주 어른. 걱정마시어요. 이분이 원래 몸이 약하신분이라." " 의원을 부르지 않아도 되겠누? " " 네. 작은 방하나 내어주세요." " 그러지. " 백상아는 눈도 뜨지 못한채 미향과 도주의 부하들에게 끌려들어갔다. 청안은 그 모습을 보다 돌아서서는 도주의 뒤를 따랐다. 백상아가 무슨 일을 당하든 상관없었다. 그는 자신의 철천지 원수니. ...제인 또한 청안이 움직이지 않자 같이 2층으로 오를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 이곳에서 쉬시지요. " "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뵙지요. " " 그러시지요. " 서도주가 나가자, 제인은 의아한 듯 청안에게 물었다. " 표주님. 아까 그 청년. 꼭 독에 당한 듯 하던데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지.... " " ...이곳은 우리의 땅이 아니다. 함부로 나섰다가는 우리 표사들의 목숨은 물론 물건까지도 다 빼앗길게야. " " 그럼 알고 계셨다는... " " .... " 청안은 아무말 없이 검을 풀고는 침대 머리맡에 놓고 침대에 누웠다. 제인은 그에게 더 말을 걸려다 그가 눈을 감자, 조용히 방을 나섰다. ...백상아 그자가 죽게된다면 공주님의 슬픔은 더욱 커지게 된다. 허나 지금의 부자연스러운 입장에서 몸을 움직이면... 제인은 깊이 생각에 잠겨있었다. < 율하. > < 예, 제인님.> < 백상아 그자를 보호하라.> < 예. > < 그자가 정말 위험하다 생각될 때 나서라.> < 예. > 제인 또한 조용히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피곤한 하루다... " 부탁하신데로 먹였어요, 그러니 어서 주세요. " " 수고했네. " 서도주는 미향이 손을 내밀자, 부하에게 시켜 그녀에게 아편을 제공했다. 그녀는 아편을 받아들자마자 허겁지겁 그것을 피워물었다. 그는 그런 미향을 차갑게 노려본뒤 침대에 죽은 듯 누워있는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 이자를 구덩이를 파 묻어라. " " 예. " 제아무리 무공이 뛰어나다 한들 아편을 압축시켜 만든 환단에는 꼼짝없이 죽음이다. 그래도 높기는 한 모양이군. 이곳까지 용케 걸어온 것을 보면. " 비밀통로로 해서 버리도록 해. " " 옙. " 서도주의 명을 받은 장성들은 서둘러 백상아를 자루에 넣고는 비밀통로로 접어들었다. 그는 백상아가 실려가는 모습을 확인한뒤 서신을 적어 비둘기를 날려보냈다. 이제 폐하가 내린 명 한 건은 처리한 것이다. " 도대체 나만 던져놓고 어딜갔다 온거야? 아야!! " " 시끄러. " 지영은 객잔에서 기다리다 아영과 견빈이 나타나자 대들다 아영에게 한 대맞고는 뾰루퉁히 앉아있었다. 그들은 상당히 오랜시간 밖에 나가있었는지 벌써 해질녁이되어 어두운 편이었다. 화곤은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온 유리를 보며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지금의 그녀는 무척 변한 듯 했다. 약간 과격해진듯도 하고, 쾨팍해진듯도 하고... 그러나 그녀의 미모를 숨기기에는 역부족인 듯 남자복장을 한 그녀를 주위에서도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 화곤, 여기 죽주 좀 가져다주게. " " 알겠네 " 곧이어 약간의 안주와 술이 나오자, 견빈은 아영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그녀는 아예 동이 채 마실것인지 계속해서 술을 들이켰다. " 쳇, 기집애가 술도 쎄구... 오라버니는 저런 선머슴같은 애가 뭐가 좋다구... " " ... " 그러나 그녀의 투덜거림은 아영의 째림 한번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 " 화곤, 자네도 여기 와 앉게. " " 그러지. 일도 끝났는데. " 화곤이 자리에 앉자, 분위기는 더욱 묘해져갔다. " 자네의 미향은 여전한가? " " ...이젠 아편까지 하고 있지. " " .... " 그가 가슴이 아픈 듯 술을 들이키자, 견빈은 그런 그를 토닥여주며 술을 따라주었다. " 그래도 마음을 접지 않는 자네를 보면 참 신기하네 그려. " " ...점점더.. 마음이 떠나가고 있네. " " ... " "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드는군. " " ...그래도 떠나지 마세요.. " " ? " 아영의 중얼거리는듯한 말한마디에 화곤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당신의 마음이 완전히 떠났다고 생각될 때.... 그때 다른사람을 택하세요... " " .... " " 아니면 보는 사람이나... 기다리는 사람이나... 고통만 남을뿐이랍니다... " " .... 백대협은... 만나지 못했소? " 아영이 고개를 가로젓자, 화곤은 한숨을 내쉬며 술을 한잔 더 들이켰다. 지영은 술 몇잔으로 뻗어 잠들어있고, 견빈은 잠이 들었는지, 아니면 들은척 하는건지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쉰뒤, 아영에게 말을 했다. " 기다려보시오. 혹 아오? 이곳으로 다시 올지. " " .... " " 그가 다시오면 기다리라 하겠소. " " ...아니요... 집으로 돌아가면 아내가 기다릴텐데... 우리는 서로 만나면 가슴아픈 인연일 뿐... " " 아내? 아내라니요? " " ? " 아영이 의아스러운 듯 화곤을 바라보자, 그녀가 백상아와 틀어져버린 이유를 어렴풋이 느낄수 있었다. " 채경의 따님인 다해낭자와... " " 무슨소리요? 다해 그 여자는 민중들에게 돌에 맞아 죽었는데. " " !!! " 아영은 아무말 하지 못한채 화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다. 청안 그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자신과 백상아를 떼어놓기 위해 그가... 청안 그자가 거짓말을 한것이었다. 억울했다. 억울했다. 백상아를 잊기위해 청안을 택했던 자신이.... 그리고 사랑하는, 목숨처럼 사랑하는 백상아를 잊으려 노력했던 그 순간이.... 아영은 멍하니 화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 여기서 기다리면.... 여기서 기다리면 그가 올까요... " " 한번이라도 올겁니다. " " .....그를... 다시 볼수 있을까요.. " 아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시는 울지 않으리라 맹세했던 그녀의 눈에서.... 화곤은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을 닦아주었다. 견빈은 화곤이 아영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아영이 백상아를 선택한다면... 아니 그녀는 유리였지... 만약 그를 따라 간다면... 자신은 과연 유리를 놓아줄수 있을까. 그녀를 찾아 몇 달을 중원을 헤메었었다. 그리고 아영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지영이와의 사이에 얽히게 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리고 아영은 자신의 원대로, 그의 약혼 상대자가 되어있다. 그녀를 놓치기에는 자신은 너무 많은 공간을 그녀에게 내어주었다. 너무 많은 공간을.... " 이거... 너무 가벼운거 아냐? " " 원래 무공하는 녀석들은 가볍다잖아. " " 하지만... " " ...뭐가 걱정인게야? " " ...혹... " " 혹 뭐? " " 도망...친거 아닐까? " " 이놈아, 그 환단을 먹으면 아무리 강한 무림인이래도 바로 즉사한다잖아! " " ... " " 푸...풀어보자. 응? " " .... " 그들은 주춤대며 자루를 풀어보았다. 어차피 이곳은 낙양의 외곽이니 눈에 뛰는곳도 아니어서 시체를 버리기에도 편했다. " 횃불좀 켜봐.." " 이놈아 미쳤냐! " 그때 갑자기 횃불이 오르자 그는 편안히 자루의 끈을 풀었다. " 날 찾는겐가? " " ?!!! " 백상아가 느긋하게 횃불을 들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화들짝 놀라 자루 안을 바라보았다. 자루안에는 둘둘말린 이불만이 있을 뿐이었다. " 어...어떻게!!! " " 어찌 탈출했느냐, 아니면 어찌 살아있느냐? " " .... " 백상아는 피식 웃으며 횃불을 던졌다. 그러자 주위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서기 시작했다. " 고맙소. 비밀통로에다 장소까지 가르쳐주셔서. " " !!! " " 자, 그럼 가 볼까? " 백상아가 웃는 얼굴로 검을 뽑아들자, 그것이 신호가되어 장성들이 가옥으로 공격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앞에서 자신을 죽이려했던 둘을 간단히 제압한 뒤 가옥으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비명소리와 검이 부딪치는 소리로 요란했다. 그는 대충 가옥이 정리되는 것을 느끼자 지하통로로 향했다. " 서도주. 하루를 잘 묵고 갑니다. " " 잘 쉬었다니 다행이오. 그럼 난주까지 편히 가도록 하오. " " 감사합니다. " 서도주에게 인사를 마친 청안은 제인을 바라보았다. 제인이 그의 신호를 받고 물건을 확인하러간 사이,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왠지모르게 어수선한 아침이었다. " 무슨일이 있으신지... " " 아...아니오. 참, 청표주. 난주까지 가는길에 부탁좀 하겠소. " " ? " " 이 물건을 난주의 호림관에 전해주시오. " " 알겠소. " " 이것은 사례금이오. " 청안은 사례금이 담긴 상자를 열었다. 그 속에는 황금 10개가 들어가있었다. 그는 조용히 상자를 닫고는 포권을 취했다. " 짐을 어서 정리해라. " " ... " 청안은 자신의 짐들의 정리를 다 확인한 뒤 제인이 완전히 확인을 끝내자 출발 신호를 내렸다. 청안을 위시한 진명표국의 사람들은 서둘러 출발하기 시작했다. 황금을 줄 정도면 이 물건은 보통의 물건이 아니다. 청안은 마음을 다지며 길을 재촉하고 나섰다. " 네...네놈이 어찌!! " " 살아있는게 신기하다는겐가? " " !!! " 백상아는 느긋하게 검을 겨누며 서도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환단을 던졌다. " 부...분명 그 계집이 먹였다 했거늘... " " 먹었었다. 그런데 다시 쉽게 환단이 되더군. " 백상아가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보자, 그는 파랗게 질려 환단을 바라보았다. 백상아의 무공실력이 그정도였단말인가!! 그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검을 잡아쥐었다. 폐하의 명대로 저자를 없애야한다... 저자의 명을... 이 자리에서... 그는 검을 고쳐잡고 백상아를 노려보고 있었다. 증거가 되는 물건은 진명표국을 이용해 보냈으니 상관없다. 이제 이 자와 끝을 보리라.... ========================================================== 후후^^ 드뎌 유리가 알았군여~~ 음... 오늘은 좀 늦었나요^^:: 그럼 즐독하세여~~ ================================================================ " ... " 밤이 늦어서야, 아영은 잠든 지영을 업은채 독고가로 돌아왔다. 물론 견빈은 던져놓고왔다. 술취해 잠든 녀석을 책임질 정도로 힘이 있는건 아니니까. 아영은 가만히 소축 사이로 비친 달을 바라보았다. 그를 보게된다면 나의 지금의 모습을 보며 뭐라 말할까... 내가 그에게 다시 갈 수 있을까..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영은 가만히 가슴을 두근거리며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아영이랑, 지영이랑 갔어. 일어나. " " .... " " ...유리공주님이 맞구나... " " 그래... " 화곤은 견빈이 순순히 대답하자, 그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 너랑... 진짜 약혼한.. 사이? " " 음. " " ... " 그는 견빈의 너무나 확고한 음성에 의아한 듯 그를 보았지만, 술을 마시고 있는 그의 표정 어디에서도 감정은 드러나지 않았다. 평상시의 그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 .... " " ...내 여자가 아닌걸 알아. " " .... " " 그런데... 마음이 가는건 어쩔수 없어.... " " .... " " 지금은 저리 강해지려 노력하지만... " " .... " "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그런 아이라... " 화곤은 조용히 그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자신도 한모금 마셨다. 달이 오늘처럼 처량해 보이기는 처음이었다. ...유리라는 존재가 많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있다. 자신의 미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무너지게 한 것도 그녀였고, 어느 한 곳 마음을 두지 않던 견빈의 가슴에 파고든 사모하는 마음 또한 그녀가 원인이었다. 그는 견빈의 마음을 알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마도 백상아에게 돌려줄 것이다. 그는 그런 녀석이니까... " 전멸? " " 예, 낙양의 서도주 쪽은 완전 전멸입니다. " " .... " " 백상아 또한 살아있다 하더이다. " " 환단을 먹였다 하지 않았나? " " 그사이 무공이 많이 높아진 모양입니다. " " 원래 높았겠지. " 유도주는 인상을 찡그리고는 낙양에서 날아온 전서구를 노려보았다. 서도주 또한 백상아의 검에 목이 날라간 모양이다. 그는 그 외의 모든 증거물을 청표주에게 맡긴 모양으로 다행히 청표주는 아무것도 모른채(알고있지만 모르는척 하는지도 모르지..) 난주로 향하고 있었다. " 무공이 높다... " " 예, 환단은 아편을 압축시킨 것으로 왠만한 무공의 소유자라도 1시간 안으로 급사하는 무서운 독입니다. " " .... " " 아무래도 내공으로 태운 듯 합니다. " " .... " 그는 고민에 휩싸인채 탁자를 두드리고 있었다. 백상아 그를 유리와 만나게 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더 이상 낙양에 있어서는.... " 유대인 그자에게 효선의 위치를 알리고 그 자를 독살하라. 아니 죽지 않을 정도의 독이어야 한다. " " 예. " 유대인이 위험하다하면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이다. 그자는 그런 자이니.... " 그자와 유리가 만나서는 안된다. 서둘러라. " " 백호위님. 일은 모두 정리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미향이라는 아이는 어찌할까요. " " 그냥 놔두십시오. 그 아이도 어찌보면 피해자이니. " " 예. 그럼... " 백상아는 옷을 갈아입고 상부에 보고를 한뒤 <홍객잔>으로 향했다. 원래 가지 안아야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곳에 가보고 싶었다. 화곤은 열심히 청소를 하다 아침 일찍 찾아든 손님에게 인사를 하기위해 나갔다. 그러나 그가 백상아임을 알자, 그는 한동안 멈춰서서는 아무말 못하고 있었다. 말해야 할까... 그는 지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 여기 간단한 국수와 술을 가져다 주시오. " " 손님, 이른 아침부터 술이라니요. " " 오늘은 왠지 마시고 싶다오. " " ... " 그가 또다시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이 앉았던 자리에 앉자, 화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침부터 왠 손님...꺄 !!! " 미향은 죽은줄 알았던 백상아가 살아서 2층 객잔에 앉아있자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죽일 생각은 없었다구여!!! " " ? " 화곤은 그런 미향이 의아스러웠으나, 곧 백상아와 미향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얼굴을 굳혔다. 백상아를 죽이려 한건가... 강도? 아니면 몸을.. 아, 백상아는 그럴 사람이 아니니 미향이가 강도짓을 했겠군...그는 엎드려 빌고 있는 미향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백상아에게 다가가 정중히 허리를 굽혔다. " 죄송합니다. 미향이가 또 말썽을 피운 모양이군요. 다음엔 이런일이 없을 겁니다. " " ...괜찮소. " " .... " " 그리고 아편은 그만 피우라 하시오... " " ...감사합니다. 신경써주셔서... " 그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바닥에 엎드려 벌벌 떨고있는 미향을 끌고 주방으로 향했다. " 그만해! 더 이상 말썽피우지 말란 말야!! " " !!! " 미향은 한번도 소리지르지 않던 화곤이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치자 얼떨떨해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주방 사람들 모두가 그랬다. 화곤은 지금껏 미향에게 화를 낸적도, 싫다 말한 적도 없었다. 화곤은 당황스러워하는 미향을 노려본뒤 주방을 나가버렸다. 그가 나간뒤, 미향은 멍하니 서있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백상아는 국수를 간단히 먹으며 술을 한잔 따라 마셨다. 이럴때면 유독 유리가 생각난다. 청안에게 묻고 싶었지만,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다. ....유리는 계속 청안과 함께 있는걸까. 뒤늦게 찾아간 서도주라는 놈의 객잔 어디에도 청안은 없었다. 표국 사람들은 급히 떠났다하니 아마 떠난것이리라. 떠나지 않았다 한들 그는 자신에게 유리의 행방을 가르쳐주지 않았을 것이다.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 백대협. " " ? " " 앉아도 되겠습니까. " " 예. " 사색에 잠겨있던 백상아는 누군가 자신에게 말을 걸자 그곳을 바라보았다. 아침의 그 화곤이라는 청년이었다. 그는 표정을 굳힌채 자신에게 다가와 있었다. 백상아는 화곤에게 자리를 권하고는 그가 자리에 앉자, 술을 권했다. 그 또한 술을 한잔 따라마시고는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 아까 그 낭자의 일 때문이라면 너무 심려 마십시오. 벌써 지난일이니. " " ... " 백상아는 얼굴이 굳은채 자신을 보는 화곤에게 미소짓고는 술을 한모금 더 들이켰다. " 유리가 이곳에 있소. " " ?!!! " 백상아가 놀란 듯 그를 보자, 화곤은 다시 술을 들이켰다. " 이곳 낙양에. 독고가에 있소. " " ...어디 아픈곳은 없더이까... " 생각외로 조용한 물음에 화곤은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화곤을 대하고 있었다. 이곳에 오면 만날줄 알았다는듯한 미소로 그렇게 그는 화곤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곤의 마음 또한 편해졌지만 견빈을 생각하자 어두워져만 왔다. 견빈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이들은 만나야 했다. " 곧 이곳에 올겁니다. 어제 저녁에 들렸거든요. " " 야위지는 않았소? 여전히 아름답지요? " " 예, 조금 야윈 듯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 " .... " 백상아의 마음은 미친 듯 뛰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그녀를 만날 수 있다. 그녀와 재회하면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할까. 어디부터 무엇을 이야기해야할까.... " 유아... " " .... " 백상아의 행복한듯한 읖조림에 화곤은 묘한 기분이 되어 술잔을 들이켰다. 그들은 서로를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한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인연으로 인해 만나기 힘들다. 이제 그런 그들이 긴 시간을 지나 만나려한다. 그들이 만나면... 행복할수 있을까.... " 백호위님!! " " ?!! " 갑자기 왠 청년 하나가 급히 다가와 백상아에게 서찰을 전했다. 백상아는 그 서찰을 보고는 파랗게 질려 그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잘못된 듯 하다. 화곤은 의아스러운 듯 그런 백상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 상태는 어떠시다더냐!! " " 이런 파발만 와서 정확히는 모른다 하더이다. " " ... " " 서둘러 개봉으로 가셔야 합니다!! " " .... " 백상아가 안타까운 듯 화곤을 바라보자 그는 백상아에게 다가가 그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면 하라 말했다. 백상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품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화곤에게 전했다. " 화대협, 개봉의 유대인께서 독에 당하셨다하여 급히 개봉으로 가 보아야 하오. " " 유...대인께서요? " " 그렇소... " " .... " " 유리가 오면... 이 물건을 전해주시오... " " .... " 그는 급히 자신의 옷자락을 찟어 손가락에서 피를 내고는 글을 적기 시작했다. 안타까웠지만 그는 가야만 하기에.... 그는 급히 글을 적고는 그 조각 또한 화곤에게 맡겼다. " 꼭 전해주시오.... " " ....예... " 백상아는 안타까운 듯 화곤의 손에 있는 물건과 자신의 피로 쓴 서찰을 본뒤 서둘러 청년의 뒤를 따랐다. " 말은 어디있는가? " " 객잔 앞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 " 알았네. " 그는 다급히 말에 올라서는 개봉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볼 시간 또한 그에게 없었다. " 소악귀! 아침부터...어? 소악귀 맞어? " " .... " 오랜만에 치마를 입고, 화사한 화장을 하고서 아영은 독고가를 나서고 있었다. 그를 기다리면 온다했다. 그러니 기다리고 또 기다리리라. 그가 나를 보고 못났다하면 어쩌나.... 그가 내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찡그리면 어쩌나.... 그녀는 개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꼼꼼이 살펴보았다. 자신이 억지로 잘라버린 머리는 벌써 길게 자라 허리까지 오고 있다. 그리고 화사한 분홍빛 궁장이 그녀의 발그레한 얼굴을 아름답게 비치게 하고, 오랜만에 틀어올린 머리에 꽂힌 매화가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이정도면 그 또한 놀라지는 않겠지.... 그녀는 가벼운 마음으로 객잔으로 향했다. " 훗!! " 다급하게 달려가는 말에 놀란 아영은 먼지를 털며 다시 한번 자신의 모습을 점검했다. 그리고는 달려가는 말과 그 말을 모는 사람을 항껏 노려본뒤 다시 객잔으로 향했다. 그런데 기분이 묘했다. 마치 무언가를 놓친것같은... 그녀는 다시 한번 말이 달려간 방향을 바라보았다. 이상했다. 그 말을 잡아야 한다는 기분이 들고있었다. 그녀는 한참동안 말이 떠나간 장소를 바라보다 객잔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다리면 백상아 그가 오리라... 기다리면.... " 유리?!! 그가 금방 떠났어요!! " " !!! " 아영은 화곤의 다급한 말에 그녀가 본 그 말을 타고 간 사람이 백상아임을 알고 허탈히 그 곳을 바라보았다. 그를... 다시 볼수 없다.... 그가...떠나버렸다.... 그녀는 멍하니 서있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그가 나를 버린것인가... 그런건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놓고 있었다.. 화곤은 쓰러진 유리를 다급하게 방으로 옮기고는 마니아주머니를 불렀다. 그녀는 유리를 침대에 눞게하고는 서둘러 정신을 깨게하는 약재를 먹인다 뭐다 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화곤은 한숨을 내쉬며 그런 유리와 마니아주머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영은 멍하니 정신을 차리고 방 주위를 둘러보았다. 객잔의 작은 방인 듯 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 정신을 수습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 좀 괜찮으십니까. " " ...죄송합니다. " " .... " " 그에게... 소녀의 이야기를 하셨는지... " " 예, 아... 그리고 이것을. " 화곤은 급하게 자신의 품속에서 아까의 물건과 편지를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아영은 의아한 듯 물건을 싼 보자기를 풀었다. 비녀였다. 혼인식때 신부의 머리를 장식하는, 붉은 화관을 고정하는데 쓰는 큰 비녀. 그녀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편지를 폈다. 백상아 그가 피로 급하게 쓴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 유리... 그대의 얼굴을 보고 가려 했는데 볼수가 없구려. 개봉의 유대인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 하여 달려가는 길이오. 그대와 만나는 길이 왜이리도 먼지... 이 비녀는 나의 사모님이 하셨던 것으로 내가 혼인한다 하자 특별히 내려주신 것이라오. 다시 찾으러 올때까지 잘 간직해주오. 사모하오... 그리고 미안하오.... > 흘려쓴 그 글을 보며 아영은 울고있었다. 그가... 그가 돌아온다. 이곳으로... 자신을 신부로 맞이하기위해... 그때까지 강해지리라. 그를 위해. 나를 위해.... 아영은 비녀를 가슴에 안고는 편안히 미소짓고 있었다. ========================================================================== 음...ㅡ.ㅡ 이번 다시시작하는아이는 좀 길었져? 음... 드디어 끝이군요. 다음은 <각성>이 소제목인데여^^:: 각성이라니 좀 거창한가? 11. 각성 " 휴.. 덥다!! " " 야!! 소악귀! 아무리 덥다지만 웃옷을 올리다니!! " " 그게 뭐? " " ... " 견빈은 피식 웃으며 유난스레 밝아진 아영을 기분좋게 바라보았다. 녀석은 지금 한여름에 분풀이하듯 웃옷을 벗으려 발버둥쳐대고 있었다. 그것을 막기위해 많은 사제와 사형들이 그녀를 막고있고. 이제 이곳도 8월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더위가 한참이다. 낙양은 유독 더운 날씨가 심해 다른 지역에서 살다온 사람들은 이 무더위를 참기가 힘든 모양이다. 특히 아영. 그녀는 늘 아침마다 이 난리를 피운다. 거기에다 무공에 대한 게으름은 기본, 자제들과 장난치는것도 기본, 지영이 놀려먹기도 기본... 휴... 앞날이 구만리인데... 어찌... 견빈은 한숨을 내쉬고는 아영에 의해 물에 던져진 가여운 우과여 녀석을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요즘 아영의 밥은 우과여였다. 그녀석은 순진한데다가 약간 멍청한 데가 있어 아영이 이리저리 놀려도 묵묵히 받아들였다. 아영은 그것이 재미있는지 늘 그렇게 우과여와 어울렸다. " 아영아!! 그렇게 더우면 홍객잔에 가서 시원한 홍주나 마시자!! " " 응!! " " 오라버니! 저두요!! " 아영은 지영이 끼어들자 그녀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는 소리쳤다. " 내가 형부 노리지 말랬지!! " " 흥!! 그거하고 그거는 별개문제야!! " " ... " 물론 둘이 서로를 보며 으르렁 대는것을 견빈이 중간에 막아섰다. 그리고 지영도 같이 가자며 아영을 달랬다. 그는 지금 남들이 보기에는 행복한, 그러나 자신의 입장에서는 괴로운 묘한 위치에 있었다. 아영은 투덜대면서도 지영과 함께 홍객잔으로 향했다. 객잔은 여전히 소란스러웠고, 그런 객잔은 사람이 살아간다는 활력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영과 견빈일행은 바쁘게 뛰고있는 화곤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는 2층으로 향했다. 그들이 화곤의 객잔에 자주오는 이유는 <홍주> 때문이었는데 -홍객잔의 이름도 홍주 때문에^^::- 이곳의 <홍주>는 특이하게도 마시면 마실수록 속이 시원해 여름의 갈증을 해결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여름에는 이곳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듯해 일찍오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들은 별개였다. 그들을 위해 화곤은 항상 자리를 비워놓았다. 물론 그 자리가 가장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고, 왔던 손님들도 자리가 없어 되돌아 갈지라도. ....그것은 유리에 대한 배려였다. 그 자리에 앉아있으면 저작거리가 훤히 보였고, 멀리서 오는 사람도 한눈에 보이니까. 그들은 화곤의 배려로, 2층의 창가에 위치한 그 탁자에 앉아 시원한 홍주를 마셨다. <홍주>는 젊은 여자들이 마셔도 술에 취하지 않을 정도로 시원했는데 그 제조법은 이곳 홍객잔 만의 비밀이었다. 오늘도 아영과 지영은 맛있게 <홍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 어라? 아영이 왔네? 오늘도 홍주 마시러 온게야? " " 네, 마니 아줌마^^ " " 그럼 많이 먹고 가렴~ 너희한텐 공짜야~ " " 훗 감사합니다~ " 아영은 견빈을 바라보며 피식 웃고는 맛있게 <홍주>를 들이켰다. 시원한 음료가 목을 타고 흘러들어간다. 기분좋게. 갑자기 아래층이 소란스러워지자, 아영은 힐끔 아래층을 내려다보았다. 잘차려입은 청년 하나와 그의 부하인듯한 사람들이 모여 어떤 노인에게 협박하는 듯 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 홍객잔을 울리고 있었다. 아영은 유심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영은 그런 그들의 행동에 겁을 먹었는지 견빈에게 파고들 듯 몸을 숨겼다. 물론 견빈은 허걱거리며 지영의 팔을 빼기에 바빴다. " 어이, 노인장. 그래 며느리 나한테 바칠 준비는 다 됐겠지? " " 아이고~어르신....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 어떻게 3일만에 그 돌산을 갑니까요~ " " 흥. 아니면 내옷을 망친 대가로 은자 백냥을 들고 오던가. " " 아이고~ 제발... 제발 부탁이옵니다~ 소인은 그냥 작은 사과노점을 하며 겨우 살아가는 사람 입니다요. 그런데... 헌데 은자 백냥이라니요~ " " 에잇! 기분좋게 술마시는데 와서 왠 곡이야! 곡은. 안돼면 네 며느리 내첩으로 주면 될거아냐!! " 청년은 기분이 나빴는지 홍주를 시키다 화가나서는 노인을 노려보았다. 그의 옷차림새로 보아 꽤 한다하는 집안의 청년인 듯 했다. " 아이고... 아이고 어르신... 아이고!! " " 에잇, 기분 나쁘군. 이봐들. 우리 다른 객잔으로 가세." " 그러세 " " 아이고... 어르신~~ 어르신~~ " 청년은 기분이 상한 듯 자신의 다리에 매달리는 노인을 발로 차버리고는 객잔을 유유히 빠져 나갔다. 노인은 한동안 그 청년을 따라가다 힘에 붙혔는지 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짓고 있었다. 그가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우는 것 밖에는 없었다. 객잔은 노인의 일로 웅성거리다 다시 자신들의 일로 되돌아갔다. 그들 또한 돈이 없고, 힘이 없기에는 마찬가지였다. 그들 또한 힘없는 백성일 뿐이었다. ....그들은 애써 노인을 무시하고 있었다. 아영은 그 노인을 2층에서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아영아, 왜 계속 저 노인을 보는거야? " " 그냥. " " 쿡. 별스럽긴. " " ..... " 아영은 계속 노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이 객잔앞에서 계속 울고있자, 보고 있던 마니아줌마가 딱하다는 듯 그 노인을 달랬다. 그러나 노인은 계속 울부짖을 뿐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사과행상 또한 아까의 청년들이 뒤엎는 바람에 팔수 있는 물건 또한 없었다. " 이봐요, 사과장수 할아범. 어쩌겠수. 우리는 힘없는 사람들인걸. " " 아이고.. 아이고 멀쩡한 우리 아들~~ " " .... " " 그놈이 그렇~게 그렇게 사랑하던 아이를.. 아이고 아이~고.. " ' 시끄럽네... ' " ? " 견빈은 아영이 <홍주>를 마시다말고 중얼거리며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또 어떤 말썽을 부리려고 그러나.... 그가 막 자리에서 일어나 아영에게 가려하자, 지영이 그의 팔을 끌어당겼다. " 오라버니~저 무서워요., 언니는 아무대나 던져놔도 튼튼할거야... 그러니까... " " 지영아. 너보다 아영이가 더 여려보여. " " .... " 지영의 화난듯한 표정에 견빈은 피식 웃어버리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영이 노인의 곁에 앉아 무심히 그가 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찌보면 놀리는듯한 자세로. 걱정이 된 견빈은 그런 그녀를 일으키려고 다가갔다. " 어이, 노인장. 며느리 안빼앗기는 방법 가르쳐줄까? " " ?!!! " 아영의 한마디에 주위는 삽시간에 쥐죽은 듯 조용해 졌다. 모두가 아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영은 여전히 무표정하게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그녀를 바라보다 덥썩 그녀의 손을 잡았다. " 바...방법이 있는게요? 정말이유?!! " " 휴... 이 손 좀 놔봐요. 그럼 해결해 드릴테니. " 노인은 아영이 자신있게 나오자 멍하니 그런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화곤은 그런 아영의 행동에 놀라 그녀곁으로 다가왔다. 개봉의 거리에서 소문난 그녀의 지혜도 그렇고, 이번에는 또 어떤 지혜를 낼까 궁금했던 것이다. 물론 그 사실을 모르는 마니아줌마와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듯 한마디씩 해대기 시작했다. " 아이고, 아영아. 아서라. 그놈 여기 낙양에서도 알아주는 깡패놈이야. " " 그럼그럼. 그 현감 아들래민데, 현감 권력을 믿고 어찌나 못된짓만 골라하는지. " " ... " 현감의 아들이라는 소리에 아영의 얼굴에서 이채가 띄었다. " 그 생선집 딸 미선이도 첩으로 끌려들어갔잖수. " " 아 그것뿐인가? 전에 개봉에서 온 기녀라는 아희라는 아이도 끌려가서 일주일만에 시체로 발견되지 않았남? " " 이번에 저리된 이유가 뭐래나? " " 저 노인 손주녀석이 손에 들고 있는 능금단지를 떨어뜨렸는데 하필 저놈의 옷이였다지 뭔가. " " 아이고... 그럼 뻔하겠구먼? 안그래도 이제나 저제나 그댁 며느리를 노리는 듯 하더니. " " 그러게... 여기저기서 말리는듯한 목소리를 들으며 아영은 찬찬히 그들의 말을 세기는 듯 했다. " 그 인간의 조건이 뭐였죠? " " ...저쪽 산 중턱에.... 돌산에 돌밭이 있어요. " " 그런데요? " " 그 돌밭을....갈라는.... " " 그런데 3일을 준다? " " 예, 한달이 걸려도 갈려지지 않을 돌밭이라구요. " " 음.... " " .... " 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하더니 그 노인을 일으켜 세워 집으로 돌려보냈다. 일은 내일즈음이면 다 해결될테니 걱정말고 두발뻗고 잠이나 자라며. 노인은 의심스러운 듯 계속 그녀를 보다 그녀의 떠밀림(?)에 못이겨 집으로 돌아갔다. 아영은 노인을 집으로 돌려보낸뒤 갑자기 밖으로 향했다. " 어디가는겁니까!! " " 일 해결하려구요^^ " " ?? " 화곤은 밖으로 나서는 아영을 따라나섰다. 그녀는 시장에서 간단히 검 몇 개를 사서는 검을 들고 관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견빈은 의아스러운 듯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걱정이 되어 아영을 따라나섰다. 지영은 점점더 화가나 그런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영은 관가 앞에 도착하자, 숨을 고르고는 관가에 들어서려했다. 그러자 관가의 청지기들이 그녀를 막아섰다. " 왠 꼬마냐!! " " 급해요!! 돌산에 이게 발견됐다구요!! " " ?!! " 그녀가 검을 내밀자, 그들은 당황스러운 듯 웅성이다 한사람이 현감에게 달려갔다. 곧이어 현감이 나왔고, 그는 그녀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어왔다. 아영은 숨을 고르며 대답하고 있었다. " 헉..헉...돌밭을 갈다 이게 발견되었어요. 이것 말고도 여러개 있더라구요... " " 그게 사실이더냐!! " "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겠습니까요. 그 돌산 돌밭에 이것 말고도 대여섯개는 더되더라구요. 혹 거기에 누군가가 무기를 숨겨놓은게 아닐까요? " " .....그곳으로 안내해줄수 있겠느냐 " " 예,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 " 너희는 저 아이를 따라가 돌밭을 샅샅이 뒤져라!! " " 예!! " 아영은 피식 웃으며 군졸들을 이끌고 돌산으로 향했다. 스무명에 가까운 장정들이 돌산을 깊이 파헤치자, 그곳은 곧 질좋은 밭으로 변해갔다. 아영은 미소지으며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군졸들은 하루종일 돌산을 이잡듯 파헤쳤으나 검은 딸랑 두 자루가 전부였다. 그들은 투덜대다 더 이상 발견되지 않자, 포기하고는 돌아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견빈과 화곤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런 아영을 지켜보고 있었다. " 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관가에 가서 그런 행동을 한게냐! " " 참, 대사형도. 잘 해결됬으면 된거 아니우? " " .... " 아영이 귀엽게 웃으며 돌산을 내려가자, 화곤과 견빈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 허탈히 돌아섰다. 너무 쉽게 해결된 듯 하다. 요즘따라 부쩍 느끼는것이지만 여기의 남자들은 무척 권위주의적이고 여자들은 화가 날 정도로 답답하다. 그것때문이었을까. 유리가 이곳의 생을 포기한 이유는... 어쩌면 그녀는 나처럼 나의 몸속에 들어가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어있다면 자신은 유리에 대해 죄스러움을 잊어도 되는것인가..... 아영은 돌산을 내려오면서 이것저것 복잡한 생각을 해대고 있었다. " 어? 아영아? 오늘 혼자 가는거야? " " 응. 형이 안일어났어. " " 왜그렇게 일찍 가는거야? " "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 " " ? " 아영은 느긋하게 독고가의 문을 나서서는 홍객잔으로 향했다. 그녀에게 있어 홍객잔으로 가는 것은 일상생활이었다. " 세~상에~~ 그분... 그 어른 어디계시오!! 꼭 인사드려야겠소!!! " " ?? " 어제의 사과장수 노인이 놀란 표정으로 아침 일찍 달려와서는 홍객잔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의 말로는 하루만에 돌산의 돌밭이 깨끗하게 정말 깨끗하게 갈려있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떤 영문인지 몰라 달려왔다며 집을 가르쳐달라 졸라대고 있었다. 화곤은 당황한 얼굴로 노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 왜그렇게 소란스러워? " " 어, 왔냐? " " 아이고, 도련님. 아니 부처님~~ 정~말 고맙습니다.정말~ " 아영은 객잔에 들어서다말고 그 노인에게 잡혀 한동안 인사를 들었다.그녀는 인상을 찡그리고 노인의 인사를 듣고 있었다. 이러기 싫어서 아침일찍 온것이었는데 하필 딱 걸릴게 뭐람... 노인은 계속 고맙다 고맙다하며 눈물을 짓고 있었다. " 흥! 이제보니 어제 거짓으로 관가에 이른 놈이 네 놈이구나! " " ? " " ?!!! " 단광현 그자가 부루퉁한 얼굴로 자신의 부하들과 홍객잔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돌산이야기를 듣고는 화가 나 어제 저녁,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곳으로 달려온 참이었다. 그가 갑자기 나타나자, 이른 아침부터 와있던 홍객잔의 손님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고 있었다. 그는 괭장히 기분이 상한 듯 노인과 아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영은 무표정하니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냥보기에도 나 갑부요~ 하는 옷차림을 하고서 홍객잔 앞에 서있었다. 푸른비단과 흰 무명으로 장식한 화려한 의복. 척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아름다운 세공의 검과 황금으로 자~알 장식된 손 보호대. 그리고 멋들어지게 올려진 머리 장식건. 아~주 고급으로 보이는 비단 당혜. 그는 잘생긴 외모를 지니지 못했기에 모든 것을 화려하게 꾸미는 성격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그의 외모는 초라해 보였다. 그는 항상 돈을 많이 써댔으며, -특히 여자와 술- 자신의 모든 치부를 돈으로 해결하려 들었다. 더러운것과 어두운 것을 유달스레 싫어하는 그가 이곳 홍객잔에 들이닦친 이유는 너무나 분해서 그 사과집 영감을 반쯤 죽여놓기 위해서였다. 그는 객잔에 모인 이들을 인간이하로 취급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아영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 호오~ 이런곳에 저런 미인이 숨어있었다니~ " " ? " 그는 천천히 아영을 감상하듯 둘려보기 시작했다. 낡은듯한 남자옷으로 몸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화장을 한한 얼굴과 꾸미지 않은 몸매가 저정도인데 꾸미면 어느정도 미인일까 생각하자 아찔해왔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인감별사>였다. 아무리 남자옷으로 갈아입고 변장을 하였다해도 그의 눈을 피해갈수 없었다. 단광현은 아영을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 " 좋다. 네 년이 충고를 해준 모양인데 네가 대신 나의 첩이 되도록 해라. " " ... " 화곤이 사태를 수습하려 나가려하자, -오늘따라 아영은 왜 혼자온건가!!!-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막아섰다. 아영은 벌써 단광현 일행에게 둘러싸여 있었지만 도리어 당당한 듯 했다. ============================================================================== 에고고. 연재하려고 서둘러 쳤어여 ㅠ,ㅠ 흑흑. 오늘도 연재 안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힌대나 뭐래나... ㅡ.ㅡ:: 어찌됐건^^ 실은여~ 내일은 연재를 못할거 같거든여~ 흑흑. 점점 게을러지는 엽기공녀였슴다~~ 그럼 즐거이 보시길~~ ^^:: 죽을죄를 지었어여~~ 죄성.... 너무 피곤해서 비축분을 만들지 못한 관계로 흑 ㅠ.ㅠ ============================================================================== " 좋다. 네 년이 충고를 해준 모양인데 네가 대신 나의 첩이 되도록 해라. " " ... " 화곤이 사태를 수습하려 나가려하자, -오늘따라 아영은 왜 혼자온건가!!!-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막아섰다. 아영은 벌써 단광현 일행에게 둘러싸여 있었지만 도리어 당당한 듯 했다. " 자, 가자구나~ " " 좋아. 가자. " " ?!! " 너무나 순순한 그녀의 말에 화곤은 당황해서는 아영에게 달려가려했다. 그런데 그녀는 단광현의 부하들에게 둘러싸여 아예 얼굴조차 볼수가 없었다. 그냥 저리 끌려가게 해서는 안된다. 그러면 그 왠수같은 견빈 녀석이 가만있지 않을 것 아닌가...화곤은 사람들을 밀치고 앞으로 나서려했다. ' 안돼!! 못가!! ' " ?!! " 미향이었다. 미향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안고는 놓지 않고 있었다. 그는 더더욱 당황해서는 그런 미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 푸하하하!! 화통해서 좋다!! 내 너에게 부귀영화를 줄 것을 약속하마!! " " ... " " 자! 어서 가자! " " 조건이 있어. " " 그게 무어냐? " " 그냥 따라가면 내가 이상한 여자로 비칠거아냐? " " ... " 단광현은 아영의 황홀한 미소에 반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내가 쉬운 문제하나 낼테니까 그거 맞춰봐. 그럼 내가 따라가지. " " 그...그래. " " 훗 " 아영이 귀엽게 웃음짓자, 그는 그런 아영의 웃음에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었다. " 그럼 내가 문제를 내지. " " .... " " 내가 지금 여기에 멈춰있을까, 아니면 움직일까? " " 푸하하하. 그것 한번 쉽구나. 너는 지금 나에게 잡혀있으니 꼼짝없이 움직이지 못하잖느냐! 자! 어서 가자!! " 그는 무리들을 이끌고 아영의 팔을 끌고는 느긋하게 문으로 향했다. 이제 이 아영이라는 미인은 자신의 것이 된 것이다. 그녀 또한 기분이 좋은지 환히 미소짓고 -남들이 보기에는 아주 묘한- 있었다. 화곤은 다급해진 마음을 어떻게 수습도 못하고 자신을 잡고있는 미향을 노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만약 아영이 잡혀간다면 자신은 무슨 면목으로 백상아와 견빈을 본단말인가.... " 잠깐. " 그때 끌려가던 아영이 단광현에게 말을 걸자,그는 의아한 듯 멈춰섰다. " ? 왜그러니? " " 니가 졌어. 난 지금 움직이고 있거든. " " ?!! " " 그 간단하고 쉬운 문제도 못맞추냐? " " 이!! 헉! " 단광현은 아영에게 손지검을 하려다 그녀가 빠르게 작은 단검을 꺼내 그의 목에 겨누자 놀라 비명을 질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를 호위하던 무사들 또한 긴장하며 아영을 둘러쌌다. " 고이 말할 때 비껴. " " .... " 아영이 검을 쥔 손에 약간 힘을 가하자, 단광현은 비명을 지르며 부하들을 뒤로 물렸다. " 비...비껴라!! 모두 비껴!!! " " ...음... 아무래도 죽여버리는게 낮겠지? " " 히익!! 네년이 나에게 이러고도 살아남을 것 같으냐!! 어...어서 이것 치워라~ " " 미인을 누가 죽이겠어? 안그래? 니가 보기에도 나 세기의 미녀잖아? " " .... " " 니 아버지도 나한텐 뿅 갈걸? " " ... " 단광현은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단검의 날카로운 칼날이 자신을 찌르자 다시 소름이 돋아옴을 느꼈다.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 여자의 눈빛을 보니 그러고도 남을 여자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 니가...니가 이러고도... " 쉿! 난 떠드는 사람은 정~말 싫어해. " .... " 모두가 긴장한채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상관없는지 혼자서 그를 노려보고있었다. " 어디서나 이런 인간 하나는 꼭 존재한단말야. " " 이... " " 전에도 내가 그런놈 하나 병신을 만들어줬거든. " " ? " 그가 의아한 듯 슬쩍 뒤를 돌아보자, 아영이 무표정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내가 그놈 손가락을 잘라버렸거든. 싹.둑. " " 히-익!! " " ?!! " 그녀의 단검이 손가락이 아닌 밑으로 향하자, 단광현은 놀란 듯 비명을 질렀다. 그러다 모두가 그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너무 놀란 나머지 오줌을 지려버렸던 것이다. 단검을 들고 있던 아영 또한 피식 웃다 그 자를 부하에게 던졌다. 부하는 얼결에 단광현을 받아들고는 여전히 그녀를 노려보았다. " 이...이... 이러고도 네가 살아남길 바라느냐!!! " " ... " 그녀가 단검을 다시 고쳐들자, 그는 겁에 질려서는 주춤하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 이... 두고보자!!! 내 이 빚은 꼭 갚겠다!!! " " .... " 아영은 단광현이 완전히 사라지자, 피식 웃으며 검을 다시 허리춤에 꽂았다. 사람들은 그가 사라지자 어두운 표정이 되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말대로 쉽게 물러설 남자가 아니었다. 특히 낙양 현감의 권력을 등에 업고 있으니 가까운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건 뻔한 일이었다. 속이 다 시원했지만 그게 아닌듯했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 슬쩍 홍객잔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곧 들이닥칠 단광현의 칼부림에 어줍잖게 죽기 싫었던 것이다. " 이제 어쩔꺼야!! 너 때문에 우리 홍객잔이 관부에 끌려가게 생겼잖아!!! " 미향이 화를 내며 아영을 노려보자, 그녀는 피식웃으며 홍주를 들이켰다. < 저 자인가? > < 예. 장군 > < 죽여라. 뒤처리는 깨끗하게 해. > < 옛 > 단광현은 씩씩거리며, 자신의 부하들에게 온갖 화풀이를 다 하며 관가로 가고 있었다. 그 계집이 도망가기 전 잡아들여 꼭 무릎을 꿇게 만들리라 다짐하며. 그러나 그의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검은 옷을 입은 웬 청년 하나가 자신의 앞에서 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청년은 검은 옷을 입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을 뿐, 눈에 띄는 존재는 아니었다. 평범해 보이는 묘한 느낌의 남자. 그는 안그래도 기분이 더러운 와중에 청년이 자신의 앞길을 막고있자, 뭐냐고 물어볼 새도 없이 부하들에게 그를 죽이라 명했다. 자신의 앞길을 막은 불쌍한 인종이라 생각하며. "으..ㄱ" " ? " 자신의 부하에게 맞아죽었을 인간을 생각하며 돌아본 그는 황당한 모습에 넋이 나가 있었다. 자신의 부하중 두명이 그의 검에 목이 잘려 있었다. " 왜...왠놈이냐!!! " " ... 널 죽일 놈. " " ?!! " 그의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목소리를 들으며 아차 싶었던 단광현은 서둘러 부하들에게 그를 죽이라 명했다. 그러나 나머지 부하들 또한 넋을 놓고 죽은 두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검은 옷의 남자는 언제 검을 뽑았는지도 모를 빠른 쾌검으로 그 둘을 황천으로 보내버린 것이었다. " 대...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게요!!! " " ...알필요없다. 다만 죽어주면 될 뿐. " " 으.. " 그는 눈앞이 번쩍인다 생각하고는 의식을 잃었다. 단광현의 부하들은 단광현이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깨끗한 쾌검으로 죽음을 당하자,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그들 또한 남자의 검에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한채 명을 다했다. 그는 조용히 가슴에서 조그만 단지 하나를 꺼내 열고는 시체들의 위에 가루를 뿌렸다. 가루가 닫자, 시체들은 바로 녹아들어 한줌의 물로 변화됬다. 그는 그 자리에 완전히 핏자국까지 없어지자 주위를 다시한번 살펴보고는 서서히 관가로 향했다. 이제 그곳만 처리하면 된다. 홍객잔에서 그 일이 있은 후, -물론 귀찮은 일이 일어났지만- 오후까지도 걱정 섞인 핀잔들을 듣고 앉아있던 아영은 멍하니 독고가로 향하고 있었다. 오늘도 그는 오지 않았다. 언제라도 기다릴수 있지만.... 기다림은 무척이나 지루했다. 그를 기다린지 두달인가... 세달인가... 이젠 기억도 안난다. 나는 그를 사랑하고 있는걸까.... 아영은 멍하니 걷다 관가쪽을 힐끔 바라보고는 다시 독고가로 향했다. 다시 나타날 줄 알았는데 그는 왠일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그가 나에게 겁을 먹은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다시 달려오지 않을 위인은 아닌 것 같았는데.... 혹여나 해서 저녁늦게까지 그 나쁜놈(?)을 기다리다 나오는 길이었다. 그녀석이 철이 들었나? 그런 녀석은 철같은거 안드는데... 전에 오걸매의 집에 있을때도 그런 비슷한 놈이 있었지. 음.... 오걸매.... 아영은 오걸매를 생각하자 다시 가슴이 아려옴을 느꼈다. 이게 무슨 감정일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영은 아까보다 더 멍한 상태로 독고가로 들어섰다. 그녀가 막 독고가로 들어서자, 집사가 나와 그녀를 잡았다. " 아가씨!! 어디다녀오시는겁니까요!! " " 왜? " " 집안에 손님분들이 오셔서 기다리시고 계십니다요. " " 손님? " 아영이 갸웃하며 바라보자, 그는 미소지으며 아영의 물음에 답했다. " 예. " " 어디서? " " 효원표국에서 지영아가씨의 선물을 호위해 가져온 모양입니다요. " " 그래? 난 상관없잖아. " " 지금 가족분들이 다 참석한 연회를 여시는 중이시라... " " ... " 아영은 그런 집사의 말을 무시하며 자신의 소축으로 향했다. 오늘은 지영의 생일이었다. 그랬기에 그녀가 들어간다면 더욱 상황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뭐... 오늘은 그녀의 소원대로 견빈이 도와주겠지. 난 지영이 그 매몰찬 말 듣기 싫다고.... ....오늘은 그런 지영의 말을 감당할 마음이 남아있지 않기에.... 그가 유독 그리운 날이다. 이런 날에는 조용히 숨겨둔 술을 마시며 그를 생각한다. ....오늘은 어떤 술을 마시며 저녁을 보낼까 생각하며... " 아영이는 아직 오지 않았느냐? " " 린도련님. 조금 전에 가셨습니다... 그런데... " " ? " " 아마도 참석 하지 않으실 모양이십니다. " " .... " 린은 조금 얼굴을 찡그리고는 지루하게 앉아있는 견빈을 불렀다. " 왜그러나? " " 자네, 아영이좀 데려와주게. " " 왜. 소악귀 들어왔데냐? " 린은 견빈이 퉁명스럽게 소악귀라 부르자 피식 웃어버리고는 그를 떠밀었다. 견빈은 아침일찍 아영이 혼자 나가는 바람에 하루종일 지영에게 시달리고 있었던 것을 투덜대는 중이었다. " 짜식. 그만 투덜대고 아영이 데려와. 그래야 너도 그 마수에서 벗어날거 아니냐. " " 에효효. 난 벌써 벗어났다네. " " ? " 견빈은 힐끔 지영의 옆자리에 앉은 효원 표국의 표사를 바라보았다. 그는 훤칠하고 큰, 눈에 띄는 외모로 지영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 화사한 미소와 함께. 린은 피식 웃으며 견빈을 떠밀었다. 어서 아영을 데려오라며. " 야, 소악귀. 뭐하냐? " " 우... 어서와~~ 대~사~엉~ " " ... " 아영은 벌써 취했는지 혀가 꼬일대로 꼬여 견빈에게 손짓을 하고 있었다. " 우이구~ 술냄새. " 그는 소축에 아예 드러누워있는 아영을 끌어서는 -지~일 지~일- 방에 눞혔다. " 야, 가족모임 참석하래. " " 나가면 칼맞으려고? " 아영이 콧방귀를 뀌며 술을 또 들이키려하자, 술병을 뺏아들며 견빈이 말을 이었다. 그는 술의 향을 맡고는 한모금 들이키고 있었다. " 음.... 그건 아니라고봐. 지금 지영이가 어떤 남자한테 푹~~ 빠졌거든. " " 헤헤. 그래? 그럼 가야지. " 아영은 약간 비틀거리며 일어나려다 쓰러졌다. 견빈은 그런 그녀를 서둘러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안색을 살피듯 바라보았다. 평상시의 아영보다 더 취한 듯 했다. " 무슨일 있었냐? " " ...그가 안왔어... 아직 오려면 멀었나봐... " 아영의 우울한 목소리에 견빈의 표정은 순간 아픈 듯 일그러졌지만 다시 미소지으며 아영을 바라보았다. " 약속하면 오는 남자 아닌가? " " .... " " 믿어... 믿으라구... " " ...사실은.... 내... " " ? " ' 내 마음을 믿을수 없어...' 아영은 차마 말하지 못한채 입안으로 웅얼거리고 있었다. 술에 취한건 아니었다. 술에 취하고 싶었었다. 그러나 그녀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 자신은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안다. " 으싸!! " 견빈은 아영이 말을 하려다 웅얼거리자, 그녀를 번쩍 안아들고는 다시 정자로 향했다. 그녀의 술냄새를 날려버리기 위해서였다. 어찌되었건 아영은 지금 독고가의 사람이었고, 그녀가 불참한다는건 있을수도 없었다. 그녀는 독고가의 맏딸이기에. 정자는 소축보다도 더 크게 지어져있었다. 그러나 무척 작은, 두세명의 사람만이 올라가 경치를 즐기고, 술을 마실수 있는 아주 작은 곳이었다. 이곳은 3층짜리로 되어있어 낙양의 시원스런 풍경을 볼수 있어 가끔 견빈과 린은 느긋하게 술을 즐기기도 하는 곳이다. 그는 정자의 2층으로 올라서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밤하늘의 별과, 아름다운 낙양의 불빛들이 훤히 보이고 있었다. " 이 옷으로 들어갈거냐? " " 히끅... 이 옷이 어때서... " " ...그래... 휴... 머리라도 빗고 들어가자. " " 히끅. " 견빈은 참빗 하나를 찾아 아영의 머리를 후다다닥 빗고는 그녀를 다시 부축했다. " 갈수 있겠냐? " " 응. " 아영은 조심스레 일어나서는 연회장으로 향했다. " 표주님이라고 하셨죠? " " 아닙니다. 저는 형님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일뿐입니다. " " 훗. 겸손하기도 하셔라. " 지영은 최대한 애교스럽게 그를 대하고 있었다. 낙양에는 멋있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이 사람처럼 자신을 끌어당기는 남자는 없었다. 표사는 다 우락부락한데다, 무식하고 교양없다 누가 그리했던가!!! -물론 그녀는 이야기 속에서 나온 것을 머릿속에 저장(?)하는 전형적인 귀족댁 아가씨이다... 견빈도 가끔 그 이야기의 주역이 되기도 한다.- 그는 이야기속에서 나오는 표사들과는 너무나 틀린 모습이었다. 그는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얼굴을 지녔으며, 강인해 보이는 근육은 약간 검은듯한 피부에 가려 더욱 튼튼해 보였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아무리 연회의 횃불이 밝다지만... 과연 그게 보일까...- 그리고 표사는 무공을 잘할 터이니 자신을 잘 보호해줄 것이다. 지영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며 옆에 앉은 표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 어휴, 우리 지영이 이쁘기도 하지~ " " 허허. 그렇구료. " 유씨부인은 남편의 눈치를 살피며 은근슬쩍 아영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 아영이가요... 요즘 지영이를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 고민이에요... " " 아영이가 왜? " " 지영이는 무공도 못하는데 무공을 배우는 아영이가 계속 떼리고 꼬집고 하니 얼마나 아프겠어요? " " 허허. 그녀석 애정표현을 그리하면 안되지~ " 독고유영이 도리어 허허거리며 아영을 옹호하자, 유씨부인은 기분이 나빠져 그를 약간 흘겨보았다. ....다행히 아영은 전 부인을 닮지 않았다. 그랬다면 독고유영의 마음은 더욱 아영을 따라갔겠지. 그녀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는 남편의 잔에 술을 부었다. " 지영이가 참 어울리지요? " " 그렇구려. " " 아영이도 이제 나이가 됐는데.... 시집을 보내야지요. " " 음... 그아이가 올해 열 아홉이구려. " " 그렇지요. 어미된 입장에서 어서 혼인을 시켜야 마음도 가벼워질것같고... " " 음... " 유영이 고민하듯 한숨을 내쉬자, 유씨부인은 기회를 잡기위해 술을 부으며 미소지었다. " 이제 열아홉이니 서둘러 보내야지요. " " ... " " 저러다 지영이도 못가면 어찌합니까. " " 그렇구려... 그아이가 벌써... 열 아홉이구려... " 유영의 목소리는 젖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느끼지 못한 유씨부인은 유영에게 서둘러 아영을 혼인시키자며 말을 하고있었다. " 조금더 기다려봅시다." " 대...대감? " " 혼례문제는 차차 진행하도록 합시다. 견빈 녀석과 말이 오가는 듯 하니. " " ...그 아이는 안됩니다. 아시잖습니까. 어릴때부터 지영이가 견빈이 그 녀석만 봐왔다는걸. " " ... " 그는 아무말없이 술잔을 기울였다. 유씨부인은 더욱 답답함을 느끼며 그에게 한마디 더 하려했다. 그러나 그는 팔을 들어 그녀의 말을 막고는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며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린은 천천히 그들의 대화를 듣다 울컥거리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유씨부인이 아영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왜 그녀를 갑자기 시집보내려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가 손을 쓰는 곳은 뻔했다. 이 일이 성사되지 않으면 또 죽이려 들겠지... 자신과 아영의 어머니처럼... 그는 기분이 상한 듯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화사하게 웃고있는 지영을 바라보았다. 부족함 없이 독고가의 외딸로 자라온, 아영의 자리를 일찍부터 차지하고 있던 그 아이를. " 저 왔어요. " " ? " " 아, 아영이 왔구나. 도대체 어딜 쏘다니는게냐! " 아버지의 호통에 아영은 움찔거리다 자신의 자리에 앉으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앉지 못했다. 한 남자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유....현?!!! " " ... " 청년 또한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다 그녀엑 화사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 여기...계속 있었던 게요? " " 아닙니다. " 유현과 유리는 한동안 말없이 독고가의 소축을 거닐고 있었다. 그들은 반가운(?) 마음에 연회장에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지영의 찢어죽일듯한 눈빛을 피하며...- " .... " 그들은 조용히 정원을 거닐고 또 거닐고 있었다. 유현은 물어볼 말이 너무나 많았지만, 변해버린 유리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 그녀는 행복해보이지도, 자유로워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그런 삶을 겨우 끌어가는.... 뭔가 고민이 가득한.... " 하.... " " ? " " 유리... 아니 아영. 그대의 고민... 말해보시오. " " .... " " 난... 그대.... 친구요. " 유현은 친구라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가슴이 지끈거려옴을 느끼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 나... 약혼자의 소식을 들었어. " " 그런데? " " ...그를 기다리는 중이야. " " ... " 나의 심장을 아예 태워버리는군. 제길.... " 그런데 뭐가 걱정이야. 제길. " " 풋. " 아영이 되어버린 유리가 자신을 편한 미소로 바라보자, 그 또한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괜한 고민인 것을.... 그녀는 이제 자신의 유리가 아닌 것을... 그는 가슴아프게 웃고 있었다. " 그만 웃어. 술마실래? " " 쿠쿡..푸하하하... 너 ... 너 정말... 정말 망가졌다~~ " " .... " 유현은 배를 부여잡고서 웃고있었다. 그런 유현을 보며 아영은 계속 그를 노려볼뿐 아무말 하지 않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도록 그들은 그렇게 웃고 있었다. ========================================================================= 웃 ㅜ.ㅜ 너무 행복하네여~~ 훗^^:: 유리의 연재는 계속~~되야하는데...음.... 훗^^ 노력할게여~~ " 나.... 그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지도 몰라. " " ? " " ....이게 사랑인지... 아니면... 뭔지 모르지만... " " .... " " 계속... 그가 생각나... " " !!! " 유현은 아영이 고개를 숙이고 죄를 지은 듯 말하자, 그런 그녀를 토닥거려주었다. 내가 본 사람인걸까. " 누구인지 물어봐도 될까? " " ...너도 봤었던 사람이야. " " .... " 유현은 아영이 계속 괴로워하자, 그녀를 다독여주어야겠다 생각하며 술을 한잔 들이켰다. 생각은 하고 있지만 말로하기엔 자신의 마음이 너무 아프기에... 자신은 아직 유리에 대한 감정을 접지 못하고 있기에.... " 유..아니 아영... " " .... " " 그건... 생각의 차이라고 봐.. " " ? " " ...니가 우리에게 잡혀있을때에도.. 너의 약혼자는 나타나지 않았어. " " .... " " 너의 부하와, 널 사랑하는 어떤 남자는 남의 나라에 군사를 쓰면서까지 구해냈는데 말야. " " ... " 아영이 힐끔 그를 바라보자, 유현은 피식 웃으며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는 너무나 밝게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았다. " 그가 무슨 이유 때문에 늦었는지는 몰라도... " " .... " " ...다음에도 그는 널 택하지 않을거야... " " ... " 유현의 한마디에 아영은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만약 내가 위험할 때 나라 또한 위험하다면 그는 나를 택할까... 아니면 나라를 택할까.... 아영은 가만히 술을 들이키며 그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흔들리고 있었다. ....백상아를 생각했다. 그의 비녀를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자신을 기다리게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걸까... 언제까지... 그들은 밤새 술을 나누며 조용히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밝은 달빛이 환히 자신들을 비추고 있었다. " 안녕히 계십시오. " " 조심히 가시오. 다음에 낙양에 오면 꼭 들려주시오. " " 예. " 유현은 마중나온 독고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개봉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형에게 유리를 만난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 그리고 백상아를 만나 유리의 상황도 이야기해주어야 할것같고... 그런데 그녀가 사랑하게된 사람은 누구인걸까. 그는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본사람인가. 그럼 그 무사? 아니다. 그에게 구조되어 탈출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약혼자라 나타났던 남자인가... 지금 금의 황제가 된? 그인가?!!! 유현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혼란스러워짐을 느끼고 서둘러 말을 몰기 시작했다. 유리가 더 흔들리기전에 백상아가 그녀를 잡기 바라며... 아직 기회가 있다. 아직... " 린아. 그만 나오너라. " " ...죄송합니다. " " ...저 사람을 마중하기가 싫더냐. " " .... " 린은 조용히 아버지 곁에 서서 사라져가는 유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밤새 아영과 술을 마시던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떠나는 듯 했다. ...아영과 무슨 말을 했던 것일까. 자신이 모르는 아영의 과거를 아는 저 남자는 아영과 밤새 무슨 얘기를 나눈 것일까... " 아영이에 대해 너무 관심을 지니지 말아라... " " ? " " ...그 아이는 어차피 시집가서 떠나야될 아이다. " " 아영이는 소자의 둘도 없는 여동생입니다. 10년만에... 10년만에 찾은 여동생입니다!!! " 유영은 흥분하는 린을 가슴아픈 듯 바라보았다. 저 아이가 진짜 아영이는 죽었다고 한다면... 저 심약한 아이가 믿을까... 믿어줄까... 그는 천천히 린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 가보거라... " " .... " 린은 가벼운 인사만 드린채 서둘러 방으로 향했다. 너무 흥분한 모양이다.. 다시 심장이 아파온다... 그는 거칠게 호흡하며 서둘러 방으로 달렸다. 아무에게도 고통받는 나의 모습을 보이기 싫다. 제발... 아영이가 행복해질때까지만이라도... 제발... " 엄마!! 어~~어엉엉엉~~ " " 그래...그래.... " 유씨부인은 울고있는 지영을 달래며 아영에 대한 분노를 삭히고 있었다. 그 여자도 그랬었다. 늘 온유한 얼굴로 자신을 짖누르고, 잔인하게 대인의 옆에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낳지 못한 아들을 나아 대인을 행복하게 했었다. 그를 같은 시기에 만났고, 또한 같이 사랑했거늘 왜 그녀는 행복했어야만했고, 자신은 불행해야만 했나... 억울했다. 자신이 그녀의 하녀였다는 것이, 그리고 그때 아영이를 죽이지 못한 것이.... 자신은 어릴때부터 아가씨만을 모시고 살았었다. 몸이 약한 아가씨만을... 그리고 그녀와 함께 잉첩-중국에는 이런 제도가 있었는데 자신이 섬기는 아가씨와 함께 대감, 즉 그녀의 남편의 첩이 되는 제도를 말한다-으로 들어와 처음 자신의 남편이시며 낭군을 봤을 때... 그녀는 행복했었다. 그때는 욕심 또한 없었다. 다만 그와 함께 있기만 하면 될뿐. 그러나 이젠 아니다. 자신은 더 이상 그녀의 하녀도, 그녀를 섬겨야할 자도 아니다. 또다시 아영이라는 그 꼬마계집을 섬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녀는 울부짖는 지영이를 다독거리고 있었다. " 구했는가? " " 예, 여기... " 유씨부인은 조용히 종이첩을 펴서 꽃모양을 한 약재를 바라보았다. 그 약재는 손톱보다 더 작은 크기로 단 한회밖에는 쓰지 못하는것이었다. " 어디에 쓰는것인지 물어보아서 종이첩지를 보여주었더니... " " 됐다. 가보아라. " " 예, 마님. " 그녀는 종을 돌려보낸뒤 그 첩지의 작은 꽃을 조심스레 미리 준비한 <도화주> 안에 넣었다. 강한 향이 확 느껴졌지만 그녀는 상관없었다. 이제 이것을 향이 완전히 배이도록 담궈두기만 하면 된다. 2주만 지나면 이제 이 독고가는 완전히 나와 지영의 것이 된다. 2주만 지나면.... " 아직 깨어나지 않고 계시더냐!! " " 백호위. 참게... " 송책사는 백상아가 흥분해서 의원을 닦달하자, 그를 달래며 주눅이 든 의원에게 다시 물었다. " 어찌 이리 오래 걸리느냐. " " 생사를 가듬하기에 앞서... 한번도 본적없는 독이라... " " .... " 백상아는 답답한 듯 가슴을 치고 있었다. 그의 성격에 맞지않게. 의원은 한숨을 내쉬며 그런 백상아에게 말했다. " 아마도 차의 향과 그 향을 맡고서 마신 차 속에 독이 들어있는 듯 하옵니다. " " 차? 허나 나는 유대인께서 드시기 전 그 차를 함께 마셨다. " " 혹, 책사님께서는 향을 맡지 못하시는건 아닌지... " " 아... 고뿔이 걸려.. " " 그 독은 특이하게도 향을 맡고, 그 향을 맡은 음료를 마시게되면 중독되나 보옵니다. " " !!! " " 어디서 들어온 독인지도 모른단 말이오!! " " 예...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독인 것 같사와... " 답답해진 백상아는 인상을 일그린채 밖으로 나왔다. 유대인은 벌써 2달째 자리에 누워계신다. 원인 모를 독.... 죽을 정도는 아닌 듯 했지만 계속 자리에 누워계실뿐, 깨어날 생각조차 못하고 계셨다. 답답했다. 자신은 돌아가야하지만 돌아갈수가 없다..... 그는 조용히 밤하늘을 바라보며 유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 백호위.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 " .... " 그는 송책사가 밖으로 나오자, 가볍게 인사를하고는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송책사는 그의 옆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 " ...할 말은 아니네만... " " .... " " ...자네가 채경을 죽여주었으면 하네. " " ? " 그는 놀란 듯 송책사를 바라보았다. " 소인은.. " " 아네. 자네가 암살자가 아니라는 것은. " " .... " " 허나 그자를 꼭 죽여야하네. ...그리고 효선마마를 구해와야하네. " " .... " 백상아는 갑갑한 심정으로 송책사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문파에서, 암살자가 된다는 것은 파계를 뜻한다. 공명정대한... 과연 채경을 암살하는 것이 공명정대한 일인것인가... 그는 송책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어쩌면 또다시 유리에게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 하겠습니다. " " ...고맙네. " " ... " 그는 갑갑한 듯 송책사를 바라보다 가볍게 포권을 취하고는 숙소로 향했다. 송책사는 한숨을 내쉬고는 백상아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백상아가 드디어 채경에게로 움직인다? " " 예, 도주님. " 그는 곰곰이 생각에 잠기며 작은 약첩 하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찻잔을 들어 향을 음미하며 한잔 들이켰다. 쌉쌀한 차의 뒷맛이 느껴진다. " 어제 전서구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낙양쪽입니다만. " " 그래? 이리 가져와라. " " 예. " 그는 조용히 전서구에 적힌 편지를 읽어보았다. 우혈화 하나가 더 팔렸다는 것과 유리가 유현이라는 자를 만났다는 것, 그리고 유리가 변장한 아영이라는 아이와 그 집안의 유씨부인과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유씨부인이 10년전 샀던 것과 같이 우혈화를 사갔다는 것 등이 적혀있었다. 그녀가 우혈화를 샀다? ...가문의 비기로 지금껏 단 다섯 번밖에는 팔려가지 않은 독 <우혈화>. 이 약은 무색, 무향, 무취로 되어있으나 일단 다른 물건과 섞이게 되면 그 향과 어우러져 강한 향을 발산한다. 매우 위험한 독이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만독불침의 자리에 오를수 있다. 자신과 황제폐하처럼. 그는 천천히 전서구의 내용을 분석해보기 시작했다. " 백상아건은 어찌할까요 ? " " 놔둬라. 어차피 그들이 만나려면 1년정도 걸릴터이니. " " 예. " 우혈화를 구입해 아영에게 쓴다? 왜? 또다시 그것을 사용한다면 의심하지 않던 사람도 의심하게 될텐데? 그렇게 머리가 둔한 여자인가.... " 독고가의 유씨부인에 대해 알아본 것은 어떠냐? " " 올릴까요? " " 그래. " " 예. " 시종인 비는 명을 듣자 조용히 밖으로 향했다. ++++++++++++++++++++++++++++++++++++ 나이 : 45세 이름 : 춘아 특징 : 독고가에 잉첩으로 들어와 1녀를 낳았음. 원래 독고가 첫째부인의 시비였음. <우혈화>를 구입, 첫째부인을 독살함. 독고가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음. 아영을 화환가로 보낸뒤 부인자리에 오르기위해 가짜부모를 섬김. 아영대신 독고가의 사랑을 받은 지영의 친아버지인 구도승에 의해 우혈화를 알게됨. 구도승은 첫째부인의 친정 하인으로 독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지닌 자. ++++++++++++++++++++++++++++++++++++ 유도주는 천천히 그녀의 내용을 살펴본뒤 생각에 잠겨들었다. " 우혈화를 구입한 사유서를 서둘러 올려보내도록 하라해라! " " 예? 예, 도주님. " 이것을 아영에게 쓴다? 그가 고민을 하는 모습이 보이자, 비는 그에게 슬쩍 말을 걸었다. " 해독약을 만들어놓을까요? " " 아니다. 전에 만들어 놓았던 몇 첩이 있다. " " 예. " 그는 서랍에서 해독약을 꺼내들었다. 우혈화를 먹은 사람은 독에 취했지만 가사상태가 된다. 그것을 깨우는 것이 이 우혈화를 닮은 흰색 꽃. 그는 작은 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백상아가 채경의 집으로 숨어들었다합니다. " " .... " " 채경에게 알릴까요? " " 아니다. 어차피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니. " " .... " " 그가 누구의 손에 죽든 상관없는 일이다. " " 예. " 그는 해독약을 바라보며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우혈화를 먹고 죽었다? 불행히도 가사상태에서 생매장을 당했겠군... 아영을 죽이기 위해서인가... 하지만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럴 확률이 높은건가... 만약 그렇다면 유리의 목숨은 사라지는 것일지도.... 아!!! 유리공주... 왜 하필... 그는 인상을 찡그린채 노을지는 개봉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가 깊이 잠든 새벽녘, 시종인 비가 조심스레 우혈화의 해독약이 든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그 해독약을 확인한뒤 조심스레 몇 개의 해독약을 향낭 안에 집어넣었다. " 왠놈이냐!!! " " !!! " 갑자기 주위가 밝혀지고, 유도주가 몇몇 부하들과 함께 등장했다. 비는 당황해서 서둘러 도망치려다 주위에 도망칠 곳이 없자 공격자세를 취했다. " 네놈은 도망칠 곳이 없다! " " .... " " 어서 정체를 밝혀라!! " " ... " 비는 도망칠 장소가 없자, 자신의 향낭속에 들어있는 해독제를 확인하고는 입안의 독단을 깨물었다. " 이런!!! " 그가 독단을 깨물고 쓰러지자, 유도주는 서둘러 그의 혈도를 눌렀지만 소용없었다. " 대체 어떤 놈들이길래... " 유도주는 죽은 비의 몸을 뒤져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또다시 고민에 휩싸였다. 아무래도 이 자 또한 그 신비단체 소속인 듯 했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일까. 자신의 내력을 모두 안다면 금의 지하조직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 " 좀더 철저히 조사하도록 해라!! " " 예!! " 그는 죽은 비의 시체를 노려보며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 구했는가? > < 예. 여기. > < .... > < 비는 죽었습니다. > < .... > 황장군은 가만히 비가 구해온 해독제를 바라보았다. < ...우리는 도대체 누구의 편인게요... > < .... > 그의 넋두리같은 말에 황노인 또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또하나의 부하가 소리없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죽어서도 평범한 촌부중 하나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갑갑했다. 점괘는 점점더 암울해져만 갈뿐... " 소아 거기 있느냐. " " 예, 마님. " " 이 술, 아영이한테 좀 가져다 주어라. " " 예? " " 그 아이가 좋아하는 도화주니라. " " 예~ " 소아가 기뻐하며 술단지를 들고 나가자, 유씨부인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자리에 앉았다. 그래... 아무것도 표나지 않을 것이다. 그녀를 죽일때도 증거 하나 남지 않았으니.... ================================================================== 훗^^ 리플마니달아줘여~~ 흑흑. 죄성 ㅜ.ㅜ 회사에서 잠깐잠깐 들어올수 있었는데 거의 시간이 없었네요 흑흑^^:: 그럼 재밌게 보세여~~~ ========================================================================= 소아는 서둘러 술동이를 들고 아영에게로 향했다. 유씨부인이 처음으로 아영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그런데 <도화주>라니.... 소아는 열심히 달려가다 흠짓 멈춰섰다. 혹 독을 타신건....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소아는 조심스레 단지를 열고 조금 덜어서는 마셨다. 향같은건 신경도 쓰지 않은채. 죽어도 자신이 먼저 죽는다면 아영아가씨를 지킬수 있으니. ....괜찮네... 소영은 잠시 그 자리에 서있다 서둘러 소축으로 향했다. 아가씨가 기뻐하실것이라 생각하며... " 어머니가? " " 네~ 아가씨. " " ... " 아영은 술을 열고는 향을 맡았다. 잘 익은 도화주의 향기가 자신의 코를 자극했다. " 맛있겠는걸? 어머님께 고맙다고 전해줘~ " " 예, 맛있게 드세요 " 아영은 습관적으로 은잔에 술을 부어 들이켰다. 잔은 여전히 영롱한 은빛이었다. 쌉싸름한 맛이 입가를 감돈다. 잘 익은 듯 해 기분이 좋아졌다. 어머니가 무슨 바람이 불어 이것을 선물하신거지. 그녀는 한잔을 더 마시기 위해 술을 잔에 부웠다. 두두둑... " ? " 갑자기 입가에서 울컥하며 무언가 쏟아지자, 그녀는 의아한 듯 그것을 바라보았다. 피... 검게 변해버린... 죽어버린 피가 자신의 입안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독인가... 그랬던가... 내가... 아니 아영이 그리도 미웠던가.... 아영은 가만히 자신의 입에서 계속 쏟아지는 피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은 죽는걸까. 죽기 싫은건가... 아니면 죽고싶은것일까... 갑자기 오걸매가 생각났다. 풋. 갑자기가 아니지.... 요즘따라 끊임없이 떠오르는게 그사람이니까. 서있을 힘 또한 사라졌는지 그녀는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쓱하니 입가에서 떨어지는 피를 닦아냈다. 소매가득 자신의 죽어버린 검은 피가 베어있었다. 그녀는 술단지에 손을 뻗어 한모금 더 들이켰다. 이왕 죽을꺼 깨끗이 죽자!! 그래... 그래... 견빈은 사제들과 농담을 주고받다 좋은 술을 보자 아영이 떠올랐다. 그녀석이 왔다면 분명 좋은 술이라며 술동이를 잡고 놓지않았겠지. " 아... 대사형~ 우리만 먹을수 없지~ 소악귀 데려와~~ " " 윽!! 안돼!! 또 술동이 안고 잠들면 책임질거야?!! " " 야~ 우과여~ 너 소악귀한테 당하기 싫어 그런거지? " " 윽... 아니야~ 아니라구~ " " 대사형~ 어여 데려와~~ " " 그래 그래 알았다. 알았다구~ " 견빈은 웃음을 터트리며 소축으로 향했다. " 소악귀! 자냐? 나다! " " .... " " ? " 견빈은 아영이 아무 대답이 없자, 습관대로 문을 열려다 혹시하는 마음에 다시한번 외쳤다. " 소악귀! 나 들어간다~ " 아영의 방에 들어선 그는 쏘그라치게 놀라 피투성이로 쓰러져있는 아영에게 달려갔다. 소축 가득 피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 아영아!!! 아영아!!! " " ...대....대사형... " 아영이 힘없이 웃으며 견빈을 바라보았다. 그는 다급하게 아영의 상태를 살피고는 원인을 찾아 두리번 거렸다. 그녀가까이 너무나 강향 향을 지닌 <도화주>가 있었다. 강한 향?? 독인가!! 대체 누가!!! " 푸...욱.. " " 아영아!! " 그녀의 입에서 쉴새없이 피가 뿜어져나왔다. 그는 침착하게 혈을 막아 그녀의 몸에 더 이상 독이 퍼지지 않도록 조치했다. " ..소..소용없어.... 너..너무... " " 이 바보녀석!!! " 아영은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견빈을 흐릿하게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의 웃음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의 웃음이 생각나자 그녀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에게 우울한 기분을 느낄 시간조차 주지 않던 사람. 주위의 분위기조차 환하게 만들어버리는 늘 밝은 남자... " 형.... 웃음소리..듣고싶다... " " 말하지마!! 말하지마, 이 바보녀석아!!! " 견빈은 사부님께 알리려다 그가 떠난사이 아영이 떠날까봐 자리도 뜨지 못한채 그녀를 부여잡고 있었다. " 사형... 우는...거..야? " " 나쁜 녀석...흑흑... 나쁜 녀석... " 견빈은 점점더 창백해져가는 아영을 고통스러운 듯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점점 더 식어가고 있었다. 가망이 없어보였다. 아영은 쿨룩거리며 계속 피를 토하다 그가 눈물을 흘리자 힘겹게 그의 눈물을 닦아냈다. " ...대사형.... 웃어주라... 웃는 모..습 ..보고싶다.. " " 흐흑흑흑....바보녀석.. 바보녀석.. " 견빈은 힘겹게 말을 이어가는 아영을 꼭 끌어안았다. 이대로 이렇게 보낼수는 없었다. 이렇게... 이렇게 허무하게... " 이 바보녀석아... 힘내... 힘내란말야!!! " " 사형...나..이제...가... " " 안돼!! 안돼!! 이대로.. 이대로 보낼 수 없어!! 가지마!! 제발... 제발 아영아!!! " 아영의 눈이 힘겹게 감기자, 견빈은 아영을 더욱 꼭 안으며 비명을 질렀다. " 제발!! 일어나줘!! 아영아!!! " " .... " " 제발...흑흑... 사랑해... 제발.. 일어나줘... 제발... " 차갑게 식어가는 아영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견빈은 고통스러운 듯 힘겹게 아영의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올렸다. " 제발... 아영. 깨어나기만 해줘...제발... 내 혼이라도 팔테니... 제발... 날.. 버리고 가지 말아줘.... "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독고가의 제자들이 몰려들었다. 견빈의 울부짖음이 들려와서였다. 모두가 아영에게로 달려들었다. " 어서!! 의원.. 아니 사부님을!!! 의원도!!! " 우과여의 외침에 다른 제자들 모두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영은 그냥 보기에도 독을 먹은 듯 했다. 그는 서둘러 아영의 맥을 짚어보았다. 그러나 아영의 맥은 잡히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살아있는 자의 것이 아니었다. 우과여는 눈물을 흘리며 견빈을 바라보았다. 견빈은 아영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 대사형.... 사형... 아영이는... 소악귀는 죽었어... " " 아니야!! 그녀는... 죽지 않았어... 아니야... " " 대사형.... " " 아니야!!! 아니라구. 나가!! 나가란말야!!! " 견빈에게 떠밀려 모든 제자들이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멍하니 아영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견빈은 아무도 아영의 곁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아무도... " 회임? 정말이오!!! " " 예, 재상어른. 경축드리옵니다~ " 채경은 얼굴에 화색이 가득한채 기뻐하고 있었다. 효선은 얼굴을 굳힌채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 그럼 몸조리만 잘하시면되옵니다.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하오니 조심하소서. " " 알았소, 알았으니 어서 가시오, 어서~ " " 예, 그럼 소인 이만... " 채경은 의원이 나가자 서둘러 효선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그동안 채경에 의해 묶여있어 상처가 나있는 상태였다. 그는 그녀의 손에 입맞춤을 하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 세상을 그대 무릎 아래에 드리리다. 아이만... 아이만 나아주시오~ " " .... " 그는 자신을 외면하는 효선의 하얀 목선이 보이자 다시 한번 욕정을 느끼고 효선의 목에 키스를 했다. 효선은 흠짓 놀라며 몸을 빼려했지만 손은 벌써 채경에 의해 잡힌 상태였다. " 시..싫어.. 제발... 흑... " " 헉..헉... " " 재상어른!!! 불이 났습니다!!! " " 뭐?!! " 채경은 서둘러 옷을 챙겨입고는 밖으로 나가려했다. "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으실겁니다 채재상. " " 히익!! 너...넌 백상아?!!! " 백상아는 가만히 그에게 검을 겨눈채 서있었다. 그의 검은 흔들리고 있었다. " 자...자네 왜이러나... 음? 내...내가 자네에게 자...자네를 내가 약간 핍박하긴.. 해...했어도... 이..이정도는 아니였네... " 백상아는 그런 채경을 무시한채 침대에 멍하니 몸도 가리지 못한채 누워있는 효선에게 말했다. " ...마마. 서두르시지요. 동이트기전 떠나야 합니다. " " ... " 효선은 백상아가 채경에게 검을 겨누는 사이 서둘러 옷을 입었다. 그리고 백상아의 가까이에 와서 섰다. " 효...효선.. 그대의 몸에 나의 아이가 있지않소~ 그 아이를 애비없는 자식으로 키울 작정이오? " " ?!! " 백상아는 채경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고는 힐끔 효선의 표정을 살폈다. 효선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채경. 그대는 송을 너무 힘들게 만들었소. " " 나...나 또한 잘 하려고 그런것이오!!! " " 그대를 죽일 수밖에 없음을 용서하시오. " " 히익!!! 사...살려주시오!!! " " ... " " 제발!!! 내 무엇이든 하겠소!!! " " ... " 백상아는 채경이 무릎을 꿇고 자신에게 빌자 당황해서는 쥐고있던 검을 꼭 잡아쥐었다. 이미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에게는 선택이 없었다. " 잘 가시오. 채경. " " 으...으악!! ....? " 채경은 아찔함을 느끼며 눈을 질끔감았다. 이제 여기서 자신의 생이 마감해야 하는가 생각하며... 그런데 백상아의 검이 자신을 내려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놀라서 조심스레 눈을 떴다. 백상아는 검을 들고 경악에 싸인채 효선을 노려보고 있었다. 채경이 조심스레 몸을 일으키자, 효선이 힘껏 백상아의 몸에서 소도를 뽑아들었다. 백상아는 입가에 피를 흘리며 그녀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효선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소도를 쥐고 채경을 바라보았다. " ...세상을 소녀에게 주신다 하셨지요? " " ...그...그렇소... " " 약속... 꼭 지키소서. " " ... " 채경은 뜨악한 표정으로 냉정하게 굳은 효선을 바라볼뿐이었다. ============================================================================ 우헤헤^^ 연~참~해드리지여~~ " 뭐?!! 아영이가!! " 린은 정신없이 소축으로 달려와서는 아영을 안고있는 견빈을 밀치고 그녀를 안아들었다. " 아영아!! 아영아!! 눈을 떠라!!제발!!! " " ... " 린은 극도로 흥분해 아영의 손을 주물러보기도 하고 손가락에 피도내어보았지만 그녀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처럼... 자신의 어머니처럼.... " 아영아!!! " " ... " " 내 너를 죽인 자를... 찟어죽이고 말리라!! 너를..흑....윽... " " 도..도련님!!! " " ?!!! " 뒤늦게 달려온 독고유영은 아들이 가슴을 쥐며 고통스러워하자, 놀라서 그의 혈을 눌렀다. 그러나 린은 경련을 일으키며 그 자리에서 누워버렸다. 그의 경련은 계속되고 있었다. " 린아!! 린아!! 왜이러느냐!!린아!! " " 윽... " " 린아!!! 어서 의원을!! 의원을 불러라!!! " ++++++++++++++++++++++++ 사용자 : 독고가 유씨부인 사 유 : 첫째딸 아영의 독살 ++++++++++++++++++++++++ " ...이런... " 유도주는 곰곰이 사유를 바라보고는 피식 미소지었다. 아영을 독살한다. 그렇게 되면 아영을 묻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리공주를 궁으로 데려간다? ...음... 그는 곰곰이 생각에 잠긴채 서찰을 바라보고 있었다. " 서도 거기에 있는가? " " 예, 도주님. " " 이것을 낙양에 독고가에 알리라 해라." " ? " " 그리고 유리공주를 모셔올 준비를 해라. " " 예, 도주님. " " .... " 유리공주에게 해독제를 쓴다... 유리가 그 고통을 이겨낼수 있을지 모르겠군. 아직 <우혈화>를 써서 제대로 살아난 사람을 보지 못했으니... 그는 서둘러 오걸매에게 알릴 서찰을 적기 시작했다. " 린아... 괜찮느냐? " " ...아버님... 내.. 그 놈을 잡아죽이..흑.. " " 흥분하면 안된다!! 참거라!! 린아!! " " 헉...아..아버님... 유씨...그.. 그..계집을... " " 린아... 제발... 흥분하지 말아라!! " 유영은 린이 흥분하며 숨을 쉬지 못하자 그를 달래느라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린 마저, 자신의 아들인 린 마저 보낼수는 없었다. " 아..아버님..아영이.... 아영... 윽!!! " " 린아!!! " " !!! " 독고유영은 린이 눈을 부릅뜬채 피를 토하자 놀라서 그를 불렀다. 의원이 달려와도 그의 경련은 계속되었다. " 저 아이좀 살려주시오!! 저 아이!!! " 의원은 서둘러 린의 팔목을 잡고 진맥을 했다. 그러나 그는 곧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며 독고유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의원이 머리를 흔들자 의원을 잡고 살려달라 애원하기 시작했지만 린의 몸은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하루만에 딸과 아들을 다 잃은 그는 허망할 수밖에 없었다. 린이... 아영을 따라가버리고 만 것이다.... 견빈은 린의 죽음을 보며 눈의 초점을 잃고 있었다.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들이었다. 가장 친한 친우와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한 여인을.. 그는 한꺼번에 잃은 것이다... 그는 관에 놓인 아영 곁에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 ...대사형.. 괜찮을까? " " ...대사형보다 아영이 걱정이야. 벌써 3일째인데... " " .....혼백이 떠나지 못하고 아마 떠돌거야... " 혼백이야기가 나오자, 우과여와 정진은 몸을 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독고가는 예전의 그 활력을 잃은채 폐가처럼 조용했다. 제자들 또한 모두 몸을 사리고 있었고 지영 모녀 또한 꼼짝하지 않았다. 견빈은 그녀가 떠난 지금에서야 자신은 아영을 놓칠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허무했다. 가장 친했던 친우와 사랑하는 연인을 한꺼번에 보낸 지금.. 그는 더 이상 살아가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자유를 찾아 떠나다닌다고 생각했었다.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했었다. 가문, 명예, 검술 명문가의 대사형이라는 신분. 그러나 그는 항상 독고가에 매어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는 자신의 친우인 린에게 너무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돌아올 고향이 되었던 곳... 그 곳에 친우인 린이 있었다. 그는 항상 린이 있었기에 독고가로 돌아왔었다. 그에게 그가 보고싶어하는 세상의 이야기를 해주었었다. 수도의 이야기, 금의 상황, 요의 모습과 여러 소수부족들의 모습을. 린은 그런 이야기 듣기를 좋아했었다. 그는 몸이 약한 편이라 밖으로 다니지 못했기에. 그는 갑자기 두 개가 되어버린 주검 앞에 넋을 놓고 앉아있었다. " 대사형. " " ... " " 대사형... " " ...왜... " " 이것... 어떤 남자가 밖에서 주던걸? 대사형에게 전해주라면서... " " ... " 그는 서찰을 받는둥마는둥하며 위패를 보고있었다. 그녀와 린이 떠났다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안았다. 그들은 강호인도 아니거늘... 그는 아무생각없이 서찰을 뜯어 촛불에 올리려 했다. ++++++++++++++++++++++++ 사용자 : 독고가 유씨부인 사 유 : 첫째딸 아영의 독살 ++++++++++++++++++++++++ " ?!! " 그는 서둘러 서찰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 나이 : 45세 이름 : 춘아 특징 : 독고가에 잉첩으로 들어와 1녀를 낳았음. 원래 독고가 첫째부인의 시비였음. <우혈화>를 구입, 첫째부인을 독살함. 독고가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음. 아영을 화환가로 보낸뒤 부인자리에 오르기위해 가짜부모를 섬김. 그때 "유"씨 성을 얻음. 아영 대신 독고가의 사랑을 받은 지영의 친아버지인 구도승에 의해 우혈화를 알게됨. 구도승은 첫째부인의 친정 하인으로 독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지닌 자. 정보제공자 : <만통문> 문주 서소문 ++++++++++++++++++++++++++++++++++++ " !!! " 그는 서찰의 내용을 읽고 또 읽었다. 만통문에서, 그것도 문주의 도장이 찍힌 것이라면 믿을만한 소식이었고, 그 내용은 독고가를 발칵 뒤집어놓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는 서찰을 보며 떨고 있었다. 처음부터 계획된 아영의 죽음에, 그리고 충격으로 쓰러져 가버린 린과, 린의 예상대로 대부인을 살해한 유씨부인의 악행 때문에...... 더욱 놀라운 것은 지영이 독고가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혼란스러웠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제 독고가의 혈손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것이 된다... 치가 떨렸다. 유씨부인의 잔혹함에... 그는 서찰을 들고서 위패가 모셔진 방을 뛰쳐나와 사부님이 계신 곳으로 달렸다. 그러다 갑자기 멈춰섰다. 만약 사실이 밝혀진다면 더 이상 독고가는 명분을 이을수 없게 된다. ...사부님의 마지막 희망까지 날릴수는 없었다. 그는 서찰을 바라보다 조용히 찟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바람결에 날려버렸다. ...붉게 타는 노을과 함께 독고가의 비밀이 담긴 종이가 바람에 날려 흘러가고 있었다. =========================================================== 재밌으셨어여^^::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여~~ 웃^^ 오늘은 좀 늦었네요^^ =================================================================== " 엄마.. 어쩌지? 무서워... " .... " 유씨부인은 묘한 감정이 되어 지영을 달래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아영이 만을 죽이려 하였는데 린 마저 죽었다. 어찌보면 잘된 일인지도 모르지....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우혈화가 들킨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 전에도 증거없이 깨끗이 죽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왜 아영이 피를 토한걸까. 대부인도 그러지는 않았는데... " 요즘 집안분위기 이상해... 오빠도 죽구... " " 너는 신경 쓸 일이 아니란다... " " 그래두... " 투덜거리는 지영을 유씨부인은 귀여운 듯 토닥거렸다. 유난스레 긴 밤이다. 이 밤이 지나면 무언가 결론이 나겠지. 저 아이들을 화장시키려나? 그녀는 계속 지영을 토닥이고 있었다. 견빈이 소축의 정원에 서있는사이, 몇몇의 인영이 조심스레 소축으로 숨어들었다. 향을 피워서인지 시체의 썩는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린이 죽었다하였으니 곧 부패되리라. 그들은 조심스레 소축으로 들어 서서는 관을 열어 아영의 시체를 확인했다. 그녀는 죽은 듯 누워있었다. 그들은 아영임을 확인하자, 곧이어 짊어지고온 짐속의 시체와 아영을 바꿔치기했다. 그리고 다시 아영을 짊어지고는 빠르게 독고가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무도 그들에게 신경쓰는자는 없었다. 검은옷의 청년 하나를 빼고는. < 그들이 공주님을 빼갔습니다. > < 죽으시지는 않겠군... > < 예. > < 이것을 황장군께 알려라. > < 예. > 갑갑하다. 나는 죽은것일까. 아니면 살아서 멍하니 누워있는것일까. 유아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 그런데 유리의 모습이 관속에 있었다. 그리고 견빈의 멍한 모습과 린의 모습. 아... 린 오라버니 또한 돌아가신 걸까... 내가 이 집안에 불행을 끌고온 것일까... 가슴이 아파왔다. 왜 그곳에서 빠져나온것일까... 유아는 그녀의 몸이 휭하니 뜨는 것을 느꼈다. 마치 어딘가로 가야하는것처럼. 혼의 세계로 가는것일까. 잠시 짙은 어둠이 느껴졌다. 암흑같은 회색 빛... 청안?!!! 그녀의 눈앞에 청안이 있었다. 유아는 놀란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는 휭한 모습으로 황하의 끝자락을 보고 있었다. 그에게는 유아가 보이지 않는 듯 했다. " 표주님. 서두르시지요. 이제 곧 난주입니다. " " .... " 그의 표정은 굳은채 황하의 흙탕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 표주님. " " ....제인... " " 예. " " 자넨 나를 믿는가. " "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겠는지요. " 유아는 계속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지금 감정은 아주 묘한것이었다. 분노도 아니고 고통도 아닌... 모르겠다. 뭐라 말할수 없는 감정이 울컥거리고 있었다. " 말해라. "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 " 아직 잘 모르겠다라... " 그는 허망한듯한 표정으로 계속 황하를 바라보았다. 용맹스럽게 흐르는 흙빛의 굵은 강을. " ...자네 생각이 맞을걸세... " " .... " " 나를 믿지 말게... " " ..... " " 나는 나를 믿고 따르는 한 여인을 믿지못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네... " " ..... " " 나는 그녀에게 잘못을 빌고 싶었지만.... " " ..... " " 어쩌면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기에... " " ..... " 그는 말을 잊지못하고 멍하니 황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아는 그의 허망한듯한, 공허한듯한 눈빛을 보며 가슴이 아파오고 있었다. 그가 유리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유리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 아닌 동경.... 그것일수도... 그가 가여워보였다. 이제 유리는 존재하지 않기에. 유아는 조용히 그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가 유리에게 지었던 죄를 씻을수 있도록... 그녀는 가슴으로 빌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끈을 끊기위해 돌아 다니는 것일까... 그녀는 견빈에게 와있었다. 견빈은 멍하니 그녀의 빈소를 지키며 앉아있었다. 그는 가슴으로 울듯 그의 주위 색깔은 온통 보라빛이었다. 청안이 온통 회색이었듯. 그는 계속 계속 끊임없이 그녀의 위패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영아... 왜 그렇게 혼자 간거니... 외롭다고 린까지 데려간거니? 그런거니... " " .... " 그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아는 가만히 그의 등뒤에 가서 그런 그를 껴안아주었다. 그는 그렇게 앉아있다 자신의 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검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조용히 잡아들었다. " ...내가 살아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겠지. " " .... " " 하지만 아영아. 만약 다른 여자와 혼약을 한다해도... " " .... " " 나는 늘 너와 함께일 것이다. " " .... " " 네가 어디에 있든지... " 그는 조용히 검을 들어 자신의 긴 머리를 잘랐다. 그리고 그 머리를 조심스레 종이에 싸서 불에 태웠다. 유아는 그런 견빈의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짙은 보라빛의 향을 맡으며... 황금의 방같은... 그러나 외로운 향. 그녀는 지금 오걸매의 직무실에 와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를 사랑한 것일까. 하지만 왜 상아 오라버니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왜... 오걸매는 아름답게 수공된 탁자에 앉아 수많은 서류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의 몸은 거의 다 나았는지 가만히 보아도 튼튼한 옷 매무새가 눈에 띄었다. " 전하. 차를 드시고 일하소서. " " 음. " 그는 라프윈이 들고온 차를 조심스레 따라서 마시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성격대로 집무실은 훤하고 아름다웠으며 경치 또한 좋았다. 그는 차를 마시며 가만히 황금빛으로 빛나는 자신의 집무실 중앙에 홀로 서있었다. 그곳은 아침의 햇살을 받아 정말 따뜻하고 아름다운 곳 같았다. 마음의 안식처가 되듯. 유아는 가만히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보지 못할 얼굴이라면 자신의 기억에 깊이 세겨놓고 싶었다. 그녀는 가만히 그의 앞으로 가 햇살에 반짝이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그의 황금빛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는 묘하게도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마치 자신이 보이는 듯. 유아는 피식 웃어버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을 만진것만으로도 만족하며.... 붉은빛. 한국에서는 핏빛이라면 불길하다며 진저리 쳤을 것이다. 훗. 이제 중국인이 다 된 모양이다. 붉은 빛을 보며 행운이 올것같다는 느낌이 들다니. 이 붉은 빛은 묘하게 따뜻했다. 편안하고 휴식같은. < 난 공주님이 이해가 되지 않아. > 누구? 그들은 검은 옷을 입고서 무언가를 힘겹게 옮기고 있었다. 그들 두 명이 들기에도 힘겨운지 아니면 수다를 떠느라 힘겨운지 모르지만. 어찌됐건 검은 옷을 입은 청년은 투덜거리며 그것을 옮기고 있었다. < 난. 솔찍히 이녀석이 더 이해가 되지않아. > < ....자넨 그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지 않나? > < 바보. 그런것하고는 틀리지. 사실 지금같은 시기에 이 녀석처럼 순딩이어서는 견디기 힘들어. > < .... > < 그리고 관리라니. 세상에~~ 이 녀석같은 발상이야. > 관...리?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다. 유아는 조심스레 그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들이 짊어진 물건(?)의 앞부분을 열었다. < 휴.. 왠 바람이람. > 백상아.... 그가 죽은 듯 누워있었다. 유아는 백상아임을 확인하자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왜.... ===================================================================== ^^ 그럼 또 낼 뵈여~~~ < 휴.. > < 다 왔나? > < 음. 여기야. > 그들은 백상아의 상처를 살펴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 지하의 시체 더미와 같이 있었더니 여기저기 섞은 시체 냄새가 나는군. 제길. > < 쉿. 조용히 해. 여기가 유대인의 숙소인가? > < 음. 자~~ 이 해독제를... > 그는 이리저리 살피더니 꽉 잡은 그의 손 틈새에 해독제를 넣었다. < 이정도로 꽉 지고 있다면 잃어버리지는 않겠군. > 그가 해독제를 백상아의 손에 쥐어주는 사이, 다른 하나는 품에서 검을거내 그의 허리춤에 넣었다. < 휴... 독한 계집. > < ...그녀는 선택을 잘못한거야. > < .... > < 채경은 곧 죽을거야. 금의 간자-첩자- 또한 돌아선 듯 하더군. > 유아는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안심이 됐다. 저들이 그를 돕는것이라면. ' 안심되니? ' " 누구? " ' 난 너이고, 넌 나이지. ' " ?? " ' 아직은... ' 갑자기 눈앞이 밝아졌다. 여긴 어딜까... 어둡다... 너무나 검고... 두렵다... 굉장히 익숙한 장소? 이 집은 수리가 안되고, 낡은듯한, 다른 집들과는 분위기 자체가 틀렸다. 그 집 안의 작은 소축과도 같은 ... 여기저기 어설픈 솜씨로 집을 수리한듯한 흔적이 남아있다. 주아...인가... 그녀는 묵묵히 집안 일을 하고 있었다. " 주아. 뭐하는감? " " 아...아주머니 왔슈? " " .... " 그녀는 불쌍한 듯 주아를 살피고는 음식을 내밀었다. " 지금 청안이 없어서... " " ... " 주아는 옹이댁이 내미는 음식을 조심스레 받아먹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몹시 상해있었다. 마르기도 많이 마르고... 가슴이 아팠다. ' 훗. 이중인격. 넌 네가 천사인지 아니? ' " 누구야!! " ' 너 때문에 고생한 여자아이. ' " !!! " ' 내가 말했지. 넌 나이고 또한 너라구. ' " 유...유리?!!! " '그래~ 이제 바보같은 유아가 정신을 차리는군.'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 그래... 유리 그녀다. 그런데 왜.... ' 왜 이러고 있느냐고? ' 독심술하나? '너 때문에 난 떠나지도 못해. ' " 왜...왜!!! " ' 난 원래 죽었어야했어. 그래서 역사의 한 모퉁이에 등장하지 않는 가문으로 사라졌어야했다.' " 내...내가 오고싶어서 온게 아니야!! " ' 아냐. 넌 간절히 원했어. ' " 아니야!! " ' 흥. 투덜댈 시간 없어. 넌 이제 진짜 유리가 되어서 황금군을 이끌어야돼. 물론 송을 도와서는 안돼지. ' " 너...넌 송나라 사람이잖아?!!! " ' 풋. 웃긴다? 그럼 넌 한족이니? ' " !!! " 유리가 놀라서 허공을 노려보자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마음을 울려왔다. ' 한심해. 니가 무슨 천사표 공주냐? ' " ... " ' 바보에다 멍청이지. ' " ... " ' 내가 살아있다면 그런짓 안해. ' 유아는 혼란스러운 듯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유리는 없었다. ' 네 몸... 아니 너의 몸이된 유리의 몸에는 태어나자마자 새겨진 황금군의 지도가 있어. 세계를 다 얻고도 남을. ' " ?!! " ' 거기에다 최고의 무공까지 있지. ' " .... " ' 그러나 넌 아쉽게도 그것을 가지지 못해. ' " .... " ' 넌 여자니까. ' " 왜? " ' ...여자니까. ' 유아는 이해가 안되는 듯 그녀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공허하게, 차갑게 울리는 유리의 목소리. ' 이 시대에서 여인은 장식품일뿐. ' " ... " ' 너의 시대와는 너무나 틀려. ' " .... " ' 네가 만약 황후가 된다면 큰 대우를 받게 되겠지. 세력이 튼튼하다면. ' " .... " ' 자, 서둘러. 너에게 가야해. ' " 나? " ' 그래. 너. 유리말야. ' " ...유리가... " 오걸매는 개봉에서 날라온 전서구를 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그녀가... 생각외로 빨리 자신의 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우혈화를 먹고서... 그녀는 또다시 배신당한채 자신에게 오고 있었다. 내가 그녀를 지킬수 있도록.... 그는 뛰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한채 라프윈을 바라보았다. 라프윈은 오랜만에 자신의 주군의 표정이 밝아지자, 그또한 환히 미소지었다. 유리... 그녀를 생각하자 또다시 웃음이 나왔다. 공주의 신분이면서도 정말 별종인, 아주 묘한 아이... 그녀에게는 여인에게서 느끼는 갑갑함보다 동반자로서의 편안함이 더 느껴지고 있었다. 사람을 다룰줄 아는 총명함과 동시에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을 지닌 아이. 그녀에게는 야망같은건 없었다. 그러나 자신은 야망이 많은 여자보다 야망이 없고 자신을 편안히 내조하는 여자가 필요했다. 어느정도 정치적 감각을 지닌. 이제 그녀에게 세상의 편안함과 휴식을 주리라... 그녀가 더 이상 힘든 세상에서 고생하지 않도록.... " 이상해. 왜 나에게서 빛이 나는거지? " ' 흥. 니가 아니고 나야. ' " ...그거나 그거나.. " 유아는 투덜대다 유리가 눞혀져있는 깔끔한 방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매화가 새겨진 하늘한 비단옷과, 아름다운 매화비녀로 깔끔하게 머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유리의 몸에서 환하게 금빛이 났다. 그리고 달빛을 받아 천장에 아름다운 새가 세겨졌다. " 새...? " ' 넌 저게 새로 보이니? 흥. 무식해. ' " 윽. " ' 저건 봉황이야. 그리고 황금군의 상징이지. ' " ... " ' 너와 나의 마음에 반응하고 있어. ' " ...마음에? " ' 그래. ' 그녀가 아름다운 새를 바라보자, 그 새는 천천히 춤을 추듯 움직이고 있었다. 여러 곳의 산하를 넘고, 강을 건너 많은 민족들의 숲을 지나 송의 황궁이 있는 곳으로. 그리고 그 곳을 지나 지하로.... " 저 곳...인가? " ' 그래... ' " 유리? " ' .... ' " 유리?!! 어디있는거야? " ' .... ' " 유리!!! " 유아는 더 이상 유리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렴풋이 유리가 빠져나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많이 늦었지요^^ 요즘 너무 정신없이 바빠 글올릴 시간조차 없었네요^^ 훗^^ 그럼 재밌게 보세여~~ ===================================================================== 제 5장. 시작 1. 시작과 끝. 견빈은 아영이 죽은지 이주일만에 아영의 소축에서 나왔다. 견빈의 만류로 아무도 빈과 아영의 시신을 묻을수 없었다. 강한 햇빛이 눈을 부시게 하자, 그는 인상을 찡그리며 손으로 햇살을 막았다. 그가 나오자, 모든 제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다가섰다. 그는 힘없이 걸어나와서는 헬쓱한 얼굴로 그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 걱정시켜서 미안하다. " " 아니야, 대사형... 나와서 기뻐... " 우과여가 옆의 녀석에게 눈치를 주자, 한 녀석이 서둘러 사부에게로 달려갔다. 독고유영 또한 식음을 전패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 아이들을 묻지 못해 더욱 가슴이 아파왔었다. 견빈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 그는 서둘러 매장 준비를 했다. ....아영을 자신의 가문에 넣어야할지 고민되었지만, 잠시 린을 생각하고는 같이 매장하기로 생각을 굳혔다. 견빈의 짧아진 머리에 그는 흠짓 놀라며 견빈의 얼굴을 살폈다. 그는 창백하고 헬쓱한 듯 했지만 예전의 그 밝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 ....머리를 잘랐구나. " " 아영이에게 주었습니다. " 유영은 견빈을 가슴아픈 듯 바라보았다. " 저 아이들을 너무 오랫동안 밖에 놓아둔 듯 하구나.... 빈아... 저 아이들을 데려가도 되겠니... " " 예... 죄송합니다. 사부님... " 장례식은 모두의 슬픔 속에 이루어졌다. 모두의 사랑을 받던 소악귀였고, 또한 존경을 받던 린이었다. 독고가의 기둥이 될 아이들이 허무하게 죽은 것이다... 지영 모녀 또한 상복을 입고 관을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는 그 모녀를 그리 곱게 보고있지 않았다. 아영을 죽인 자가 유씨부인이라는 소문이 은연중에 돌고 있었다. 그녀는 대부인이 돌아가셨을 때 또한 그런 의심을 받고 있었지만 이번만큼 확실하지는 않았다. 이제 독고가의 혈손은 지영밖에 없었고, 또한 견빈외에는 독고가를 이을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모두 대사형이 독고 성을 따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 정말 떠날테냐. " " 예... " 유영은 가슴아픈 듯 눈을 질끈 감았다. 견빈이 떠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장례식이 지난 3일 후였다. " ....떠나야 한다면 떠나야지... " " ....죄송합니다. " " 허허허. 네녀석에게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아. " 견빈은... 그는 이제 살아서는 이 독고가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의 정신적 지주였던 린의 죽음과 아영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장소이기에.... 그는 조용히 낮에 받은 서찰을 생각했다. 그것이 밝혀진다면 자신의 독고가가, 지금까지 힘겹게 가꾸어온 그의 가문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범인이 누구인지 그 또한 알았다. 그러나 그는 손을 쓰지 못했다. 자신의 가문은 계속 유지되어야하기에.... 문득 자신이 요 며칠사이 많은 나이가 들어버렸다는 것을 느꼈다. 무공으로 인해 무척 젊어보였던 그는 갑작스레 일들로 인해 머리카락은 쇄하고 주름 또한 늘어버렸다. ...견빈이,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든 저 아이가 자신의 뒤를 이었으면 했다. 지영이 그 아이와 혼인해 가문의 뒤를 잊기 바랬다. 명목상이라도....그러나 그는 잡지 못했다. 자신의 제자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는 떠나가는 견빈을 잡지 못했다. 견빈은 외로운듯한 유영의 모습을 아프게 바라본뒤 말 고삐를 챙겨들었다.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은채 독고가를 나서기 시작했다. 언제 돌아올지, 아니 영영 안돌아올지도 모르는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 오라버니!!! 오라버니 가지 마소서!! " " .... " 지영이 달려나와 견빈의 팔에 매달렸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된채 그를 애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 " " 오라버니... 흑흑. 오라버니 가지 마세요... 제가... 제가 더 잘할께요. 오라버니가 시키는 것 뭐든지 다할께요.. 그러니.. 그러니 제발... " " .... " 그는 울고있는 지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 아이가 자신이 독고가의 소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면 어떻게될까.... "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 지영아. " " .... " " 어쩌면 영원히 안올지도 모른다... " " .... " " 기다리지 말아라... " " 오...오라버니.... " 지영은 아무말 못한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가만히 돌아서서는 다시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무도 그를 잡지 못했다. 독고가의 식솔들 또한 그가 영원히 안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었기에... " 안돼!!! 가시면 안돼요!! 제가... 제가 기다릴거에요!! 평생을...평생동안!!! " 지영은 울면서 그에게 매달리고 있었지만 그는 지영의 말을 무시한채 말에 올라서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영은 그의 뒤를 뛰어서 쫒아갔지만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은채 달려갔다. 그녀는 달려가다 돌부리에 부딪혀 넘어졌지만 다시 뛰었다. 그러나 그는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 기다릴거에요!!! 기다릴거라구요!!! " 견빈은 더 이상 독고가에 대한 미련을 가지지 않은채 달리고 있었다. 어디로 갈지 어디에 정착하게 될지는 그 또한 모를일이었다. .....그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세상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 이것을 조심스레 먹여라. " " 예, 도주님. " " 그리고 몸이 많이 쇠약해져 있을테니 영양식을 좀 준비하고. " " 예. " 유도주는 깊이 잠들어있는 유리를 가만히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한번도 해독약을 써본적이 없어 이 상태에서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물론 자신이 어릴 때 우혈화를 먹고 살아난다면 만독불침의 몸이 된다고 들었지만 이번은 좀 그랬다. 시기도 오래 지났고 문제는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무공을 모르는. 그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는 방을 나섰다. < 마마님. 이곳입니다. > < 정말... 정말 우리 아이가 이곳에 있나요? > < 예... > 유아는 자신에게 들려오는 목소리들을 들으며 누구의 목소리인지 기억하기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것이 유리의 어머니, 자신의 어머니이자 그녀의 어머니 목소리임을 알았을 때 그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가 죽은줄 알았었다. 그녀가 그 혼란속에서 목숨을 잃은줄 알았었다. 기뻤다. 너무나 기뻤다. 소화부인은 조심스레 다가와 창백한 유리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울고 있었다. 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유리의 뺨에, 눈에, 이마에 떨어지고 있었다. 눈을 뜨고 그녀를 안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괴로웠다. ' 어머니!!! ' < ..유리야... 내 사랑하는 딸 유리야... > ' 어머니... ' < 네가 이리도 많이 상했구나... > < 마마님. 더 이상 지체하시면 아니됩니다. > < 유리야... > ' 어머니... ' 그녀는 청년의 재촉을 받으면서도 유리의 얼굴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 마마님. > < ....그래요.. 이제 가야겠지요.. > ' 어머니? 가지마세요!! ' 소화부인은 옷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유리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유리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 유리야... 아직은 너와 내가 만날때가 아니라고 하는구나... > < .... > < 내 사랑하는 아이야.... 화환궁 안에 너의 비밀 창고 안에 너에게 줄 나의 선물이 들어있단다. > < .... > < 꼭 기억하거라... > ' 어머니... 어머니.... 얼굴이라도 제발.... ' 유아는 눈을 뜨기 위해 노력했지만 몸은 그녀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도대체 유리인가... 아니면 유아인가.... ' 갑갑해...흑 보고싶어...' < 죽음은 원래 그런거야.> ' ? ' < 아직 인식이 안돼니? > ' 아... 난 독을 먹었었어. ' < 그래. 알면서도 한잔을 더 들이켰지. > ' ...넌 누구니? ' < 난 니 마음속에 있는 아영. > ' !!! ' < 이제 나와 넌, 그리고 유리는 하나가 될거야. > ' !!! ' < 네 마음속에서... > " 깨어났을까요? " "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 " 폐하께서 걱정을 많이 하시던데... " " 개봉에서 수도까지 가는데 한달정도 걸리거늘... " 유리는 방 밖에서 들려오는 소곤거리는 듯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눈을 뜨는 순간 모든 것이 기억났다. 그녀는 조심스레 일어나 방안 한쪽에 있는 탁자에 앉아 조용히 창 밖을 바라보았다. 생각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껴서였다.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듯 무언가를 외쳐대고 있었다. 유리.. 유야... 그리고 아영의 수많은 생각들... 황금군. 지도... 그리고 무공비급...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갑자기 모든 것이 백지가 되었다. 그녀는 얼굴을 약간 찡그리고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하려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멍한 백치 상태.... 지금 그녀의 상태가 그러했다. 유도주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수도에서 온 사신과 함께 방을 들어섰다. 생각과는 달리 유리는 깨어있었다. 그녀는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방안의 탁자에 기대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햇빛이 묘하게 그녀의 하얀 얼굴을 빛나게 하고 있었다. 그 밝은 빛이 그녀의 약간 야윈듯한 창백한 얼굴과 투명한 섬섬옥수를 두드러지게 했고, 너무나 약해 보호해주고 싶을 정도로, 그의 심장을 아려오게 했다. 철벽심장을 자랑하던 유도주 조차도 가슴이 뛰게 만드는 그녀의 외모는 정말 그녀가 천하제일미라는 것을 인식하게 했다. " ...깨셨습니까. " " ...누구...시지요? " " 개봉의 상인중 하나인 유도곽이라 합니다. " " 제가 왜 이곳에 있는게지요? " " 저희가 마마를 무덤 속에서 구해왔습니다. " " 무덤? " " 예. " 유리는 한참동안 자신이 무덤속에서 구해졌다는 말을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무덤... 죽음... 물!!! 독약!! 죽음!!! 생각이 죽음에 이르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 욱!!! " " 마마?!! " 유리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지자, 유도주는 놀라 쓰러진 그녀를 부축했다. " 괴로워...심장이...심장이 타는듯해... 욱... 숨을...숨을 쉴수가... " " !!! " 그는 서둘러 유리의 혈을 집고는 그녀를 기절시켰다. 그녀는 기절한 상태에서도 계속 몸을 떨며 두려워하고 있었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의 그 기억이 되살아나서인 것 같았다. 유도주는 조심스레 유리를 안아들고는 침대에 눞혔다. " 어찌된것입니까, 도주. " " 아무래도 죽는 그 순간을 기억해낸 듯 합니다. " " ? " " 독약을 먹고 그때 느꼈던 그 고통들 말입니다. " " 그...그럼 어찌해야하겠소? " " ...솔찍히 잘 모르겠습니다. " " .... " 유도주는 당황해서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저 상태에서 이동을 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허나 백상아가 돌아온 이상 이곳에 오래둘수도 없는 입장... 난감했다. " 무리해서라도 데려가야겠습니다. " " .... " " 믿을만한 하녀 하나만 구해주십시오. " " ....알겠습니다. " 유도주는 서둘러 그의 명을 받아들여 하녀를 구하러 밖으로 향했다. 그는 황제의 측근인 라프윈이기에... < 동아 네가 공주마마와 함께 있어라. > < 예, 장군. > < ...그녀가 깨어났는지 아니면 아직 우리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는지 그것을 모르겠다. > < 옆에서 잘 살피도록 해라. > < 예. > 하녀가 구해지자, 유도주는 서둘러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마차와 표국 일행을 구해 라프윈을 호위하게 했다. 표면상 그는 대 상인의 대리인 정도 되는 존재였다. 표국은 쉽게 구해졌고, 라프윈은 유리가 먹어야할 약들과 옷가지들 등을 챙겨 금으로 향했다. 개봉의 사람들은 화려한 그들의 행렬을 여기저기서 구경나와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행렬이었다. 강인해 보이는 표사들과 화려하고 단단한듯한 마차와 수많은 물건들.... 마치 예전에 보았던 화려한 효선공주의 행렬처럼 그정도였다. " 갑갑...해요... " " 문을 약간 열어드릴까요? " " 아니요... " " ... " " ...네...조금만 열어주세요... " 라프윈은 지친 듯 마차에 누워있는 그녀를 위해 마차의 창문을 약간 열어주었다. 유리는 멍하니 개봉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 자네 뭐하나? " " 오셨습니까, 유대인 " 백상아는 창밖의 행렬을 바라보다 자신의 방으로 유대인이 들어서자 아픈 몸을 일으키기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상처가 꽤 컸던 모양으로 일으키려다 다시 앉았다. " 괜찮네. 일어나지 말게. " " 예... " " 다행히 자네를 도와준 자들이 환단을 먹인 모양일세. " " ... " " 의원이 정말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하더구만. " " ... " 백상아는 자신의 상처를 보며 효선을 떠올렸다. 그녀의 뱀처럼 차가운 눈과 마지막 자신의 귓가를 울렸던 그녀의 말들... " ...세상을 소녀에게 주신다 하셨지요? " " 약속... 꼭 지키소서. " 그녀는 야망을...택한걸까... 그녀가 찌른 상처가 가슴을 아려온다. 유대인은 창밖으로 보이는 행렬을 잠시 바라보았다. 화려한 행렬이다. 저정도 화려하다면 비적들의 표적이 될텐데.. 그는 그 행렬을 보다 마차의 창문사이로 언뜻 소녀 하나가 고개를 내미는 것이 보였다. 그는 차를 들고는 힐끔 그 소녀를 보았다. 유리와 닮은듯해 보였다. 그러나 낙양과 개봉의 거리는 여자 혼자 오기에는 먼 거리였다. 그럴 리가 없었다. 그는 창을 조심스레 닫고는 백상아가 자리에 다시 눞도록 도와주었다. " 푹 쉬게. 빨리 몸이 회복되어야 유리낭자를 찾으러 낙양으로 갈 것 아닌가. " " ... " 백상아는 조용히 눈을 감고는 유리를 생각했다. 그녀에게 돌아가는 길이 너무나 멀다... 너무나.... 그녀가 지치지 않기를... 기다리다 지치지 않기를 바라며... 이상했다. 계속 왜 떠나가는 마차만을 바라보는걸까. 이런 느낌이 들땐 항상 문제가 생겼었는데.... 근는 힘겹게 일어나 대로를 떠나가는 화려한 마차 행렬을 바라보았다. 저 가마는 어디로 여행가기위해 만들어진 것일까.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이상하게도 죽은줄 알았던 자신이 깨어났다. 손책사는 자신이 새벽녘, 문앞에 쓰러져 있었다한다. 피투성이인채로. 내상 또한 치료된채로. 누군가 자신을 도와준 것일까. 채경은 아닐 것이다. 그자는 자신이 죽이려 했던 자니까. ...효선일까. 모르겠다. 그들은 자신에게 내단까지 먹여 내공을 증진시켜주었다. 거기에다 자신은 손 안에 유대인의 해독제까지 쥐고 있었다 한다. 누군가 자신을 도와주려한듯 했다. 누구였을까.... 낯선 바람.... 마차 안은 시원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더운 사막을 지나는 길이라 수도까지 가는 길은 지루하고 한가하기까지 했다. 개봉을 벗어나자, 바로 라프윈은 표사들을 금의 군사 복장으로 바꿔입게 했다. 그 누구도 감히 금의 군대에게 덤벼들지 못하므로 그것이 더 안전한 듯 해서였다. 유리는 하루종일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거나 거의 잠들어 있는 상태였다. 그녀의 이런 증세는 우혈화의 중독때문이라는데, 좀처럼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안았다. 그는 가만히 잠든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위해 뽑은 시녀 또한 그런 그녀가 신경쓰이는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듯 했다. '...마마... 예전의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오십시오. 저를 위해 나쁜녀석의 뒷통수를 때릴 정도의 그 활기찬 모습으로.... ' 그는 가만히 유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있었다. " 유...유리? " 오걸매는 유리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달리듯 성문밖으로 뛰어나가듯 마중나갔다. 그러나 그녀는 또다시 자신에게 멍한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 다시는 저런 눈빛을 보기 싫었었다. 그는 라프윈에게 부축받아 나오는 유리를 꼭 끌어안았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껴진다. 이제 다시는 놓치지 않으리라. 절대.... 그녀를 놓치지 않으리라... 그는 유리를 조심스레 안고는 자신이 그녀를 위해 꾸며놓은 도화궁으로 향했다. " 유리... 그대를 다시는 보내지 않을거요... 다시는.... " 유리는 여전히 멍한 눈빛으로 그의 품에 인형처럼 안겨있었다. " 독에대한 내성이 없어 저 모양이다? " " 예, 전하.... " "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 "...... " 어쩌면 그것이 더 좋은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새로운 희망으로 유리가 쉬고있는 도화궁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녀에게 있어 자신은 절대적인 존재이자 단 하나의 존재다.... 천천히 그녀가 자신을 사랑할수 있도록 하리라. 그녀가 돌아온 이상 시간은 많았다. 천천히....그녀가 자신을 사랑한다 생각하도록.... 그는 흐뭇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더 좋은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새로운 희망으로 유리가 쉬고있는 도화궁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녀에게 있어 자신은 절대적인 존재이자 단 하나의 존재다.... 천천히 그녀가 자신을 사랑할수 있도록 하리라. 그녀가 돌아온 이상 시간은 많았다. 천천히....그녀가 자신을 사랑한다 생각하도록.... 그는 흐뭇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 나는 오걸매라 하오. " " 오걸매? " " 그렇소... 오걸매.... 그대 이름은 유리.. " " 내...이름이 유리? " " 그렇소... " 유리는 한참동안 오걸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당신은 저의 무엇이지요? " " ....나는 ...처음엔 당신의 친구이자 정혼자였소. " " ? " 그리고 파혼을 하고 다시 친구가 되었다오. " ? " 그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오걸매는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과일을 한조각 떠먹였다. 유리는 오걸매가 내어준 과일을 맛있게 받아먹고는 다시 눈빛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사랑스럽게. " 당신은 나의 목숨을 구해주었고... " " ..... " "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오. " " ..... " " 그대가 천천히 나를 사랑하도록. " " ...... " " 나는 그대를 기다릴 생각이라오. " 그는 유리를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며 또박또박 그녀가 물어온 답을 해주고 있었다. 평상시 그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유리 앞에서는 항상 수다쟁이가 되었다. 늘 말하고 또 말하는. 북경은 수도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었다. 내가 늘 보아왔던 그런 화려한 곳은 아니었지만, 아직 기틀을 막 잡아가는 곳이었지만, 수도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유리는 가만히 북경 시내가 훤히 보이는 오걸매의 집무실에서 바깥 풍경을 보고 있었다. 그는 늘 유리가 자신의 곁에 있기를 바랬다. " 푸웃!! " " ? " 유리가 의아한 듯 라프윈을 바라보자, 그는 일그러진 인상으로 자신의 주군이신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키득거리며 연신 차를 들이키고 있었다. " 왜그래요? 차맛이 이상해요? " " ...아닙니다. 유리님. " " ... " 유리는 쪼르르 달려와서는 오걸매가 마시는 잔을 뺏아들고는 냅쭉 들이켰다. 그리고는 맛을 음미하듯 입맛을 다셨다. " 음... 맛있기만 한데? " " ...그게 아니잖습니까, 유리님... " " 응? " " .... " 그는 잠깐 당황스러운 듯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키득거리기만 할뿐, 아무말 안고 있었다. 또 악역이군.... 라프윈은 한숨을 내쉬며 차를 따라마시려는 유리의 잔을 냅다 빼앗고는 말을했다. " 유리님... 이 차는 달게 만드는 차가 아닙니다. " " 응? 달게 안먹는다고 해서 꿀 쪼~끔 넣었는데? " " ....너무 많이 넣으신것같군요. " " 음... 그런가? " " ...네. " 그러나 유리는 다시 홀짝 차를 마시고는 오걸매의 옆자리에 앉아버렸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 오라버니는 괜찮죠? " " .... 그래. " " 훗. 거봐요. 라프윈이 이상한거야~ " " ... " 그는 지금 무엄하게도, 키득거리며 웃음을 참는 자신의 주군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악의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그녀가 온 후, 자신의 주군이 따뜻하고, 청명한 황제가 되셨기에... " 딸? 흥!! 기껏 기다린 것이 딸?!!! " " 재...재상어른... " " 흥... 그래. 그 계집 밭이 그모양이지. 조그만 계집이 야망만 높아서 한때 사모했던 남자 또한 지 손으로 죽이고. " 채경은 화가 나서 미치겠다는 듯 탁자위의 서찰과 벼루 등을 집어던졌다. 몇날 며칠을 기다린 보람이 허망하게도 딸이라니!!! 자신의 첩 년 보다 못하지 않는가!! 자신의 첩 묘향이는 떡 하니 아들을 나아 자신에게 안겨주었거늘!!! 괘씸했다. 불쾌했다. 공주라는 지위만 아니라면 내치고 싶었다. 그는 곰곰히 생각에 잠기어 물건이 올려지지 않은 -자신이 바닥으로 다 집어 던졌기에- 깨끗한 탁자에 손가락을 두드리고 있었다. " 재...재상 어르신. 묘향이가 왔는데요... " " 그래? 들라해라. " " 예... " " 치워라. " " 예. " 하인은 다급히 바닥에 던져진 물건들을 치우고 있었다. 곧이어 묘향이라는 여자가 하인을 데리고 들어왔다. 하인의 품에는 그녀가 효선보다 조금 일찍 나은 아들녀석이 안겨져 있었다. 그는 묘향이라는 여자가 엉덩이를 흔들거리며 들어오자 냅쭉 달려가 그녀를 반겼다. " 오~~ 왔느냐~~? " " 아~이~잉. 재상어른. 너무하세요~~ 재상어른의 아들이 보고싶지 않으셨습니까~~ " " 그럴 리가 있느냐~~ " 그는 사랑스러운 듯 하인에게 안겨있는 자신의 아들을 안아들었다. 그 아이는 사랑스러운 미소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묘향은 그런 채경을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유혹했다. " 재상어~른~. 소녀 언제까지 밖에 있어야 하는지요~~ " " 내 말하지 안았누~ 저택에 공주마마가 계신다고~ " " 흥! 고작 딸 밖에 못나은 여자가 무어 그리 좋으시다고. " 묘향이 토라진 듯 뒤돌아서자, 채경은 서둘러 아이를 하인에게 주고는 그녀에게 아양떨 듯 달래기 시작했다. " 그럴 리가 있느냐~ 내 너만큼 좋아하는 아이가 없지 않누~ " " 흑. 재상어른~ 너무하시어요~ " " 그래... 그래 내 안다~~ 알아~~ " " ...흑흑. " 그녀는 아양을 떨며 채재상의 품안에 안겼다. 묘향이라는 여자는 전체적인 미인이라기 보다 애교가 넘치는 여자였다. 그녀는 약간 이쁜 얼굴에, 색기가 넘치는 그런 흔한 기녀였다. 효선에게 질리던 그는 늘 묘향이라는 아이를 찾았고, 급기야 묘향이라는 아이가 임신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그는 하늘을 날 듯 기뻤었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듯 해서였다. 그리고 그녀는 떡 하니 자신에게 아들을 안겨주었다. 아들을!!! " 그래그래. " " 흑흑. 재상어르신~~ 저 아이 이제 어쩌지요? " " 뭐가 말이냐? " " 저 아이... 소녀가 너무 미천하지 않사옵니까~~ " " 음... " 문제이기는 했다. 그녀는 기녀였고, 기녀 이전의 신분 또한 거의 하층민의 딸이었기에, 효선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신세였다. 만약 효선의 딸이 자란다면 그의 아들은 그녀의 딸을 공주님으로 모셔야 했다. 그리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을 묘향 또한 알고 있었다. " ...어른~ 이러면 어떨까요? " " ? " " 만약... 만약 말입니다~ " " ? " " 효선마마가 돌아가셨다면... " " !!! " " 그래서 금에서 그녀의 아.들.인. 이 아이를 재상어른의 힘으로 겨~우~ 빼돌려 왔다면. " " !!! " 좋은 방법이었다. 효선이 금에서 이곳으로 온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거기에다 백상아 또한 죽었으니 알만한 사람이 없다. 효선은 황제가 가장 사랑하는 딸. 그리고 그 효선은 금나라의 지금의 황제인 오걸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늘 즐거운 황제도 고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효선이었다. 만약... 이 아이가 효선의, 사랑하는 아이로 밝혀진다면!!! 그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 ^^"" 요즘 너무 일이 많아서^^ 겨우 올리네요^^ 좋은 하루 되세여~~ " 묘향이라.... " 효선은 기분나쁜 표정으로 자신의 하녀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그녀의 바로 옆에는 그녀가 나은 딸이 옹알대고 있었다. " 재상께서는 이 아이의 유모를 구한다 하시더냐. " " ...드..듣지 못하였사옵니다. " " 흥. " 그녀는 기분이 상할대로 상해서 서재를 노려보았다. 하필이면 딸아이였다. 딸. 그가 원하는 것은 아들. 그리고 그 묘향이라는 아이가 나은 아이는 아들.... 둘이 바뀌었어야 했다. 바뀌었어야.... 그녀는 습관대로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지금은 그가 나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해도 곧 그 묘향이라는 아이를 대놓고 내가 기거하는 집에 데려오는 것을 보면 그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 저...마마... " " 말해라. " " 저.... 그 계집과 재상어른이 하는 얘기를... 소녀가 엿들었사옵니다. " " ...나쁜 행동을 했구나. " " 예... " " ...뭐라더냐. " " ... " 하녀인 소소가 말을 못하자, 그녀는 눈을 흘기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 말해라. " 그녀는 갑자기 몸을 떨다 넙쭉 엎드리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마마... 재상어른이...그..그 계집과 말하기를 마마와 마마의 아이를... 죽인다 하더이다!! " " ... " " 마마.... " 효선은 생각외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있었다. " 마마? " " ...됐다. 나가봐라. " " 마마!! " " 어서! " " 예.... " 소소는 효선의 반응에 주눅이 들어 조심스레 방을 빠져나왔다. 효선은 냉정하게 현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재상이 바라는 아들을 낳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첩은 아들을 낳았다. 그의 신분으로 첩의 아들은 높은 신분의 청년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의 신분은 기녀. 평생 그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 때문에 부인으로 받아들여지지도 못할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공주의 신분이기 때문. 채재상이 첩을 들인 것 부터가 용서가 안되는 일이다. 아무리 채재상에게 간, 쓸개를 다 내어주는 아바마마라 해도 그것만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낳은 여자아이는 첩의 아들에게 공주님의 대우를 받으며 귀하게 자랄것이고. 그렇다면 방법은 둘. 나를 설득해 그 아이를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이는 것이거나, 아니면 나와 아이를 죽여 나의 아들이라 황제를 속이는 일. 그녀는 자신의 옹알거리는 딸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죽이는 것이 낮다. 그녀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옹알거리는 아이를 뒤집었다. 그리고 그 위에 베개를 덮어버렸다. .....그녀는 그 아이가 죽기를 바라며 가만히 그곳에 서 있었다. 자신에게는 짐밖에 되지 않는 아이이기에.... < 아무 반응이 없다? > < 예, 장군. > < .... > < 어찌할까요? > < 소소 너는 돌아가 효선 공주의 주변을 정리해라. > 그녀는 가만히 바둥거리는 아이를 보고는 돌아서서 옷을 걸쳤다. 돌아가리라. 금으로...... 그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받아들이도록 만드리라. 반드시! " 소소 있느냐! " " 예~ 마마. " " 서둘러라. 이곳을 빠져나가야한다. " " !!! " " 어서. " " ...애기씨는... " " ...채경이 알아서 할게다. " " 예... " 힐끗 아이를 바라본 소소는 파랗게 질려 효선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조금 삐져나온 팔은 새파랗게 변해있었다. 효선은 자신의 궁을 빠져나오려다 벌써 채경의 부하들이 자신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당황스러웠다. 그들은 자신의 궁으로 들어오는 모든 이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가 갈리는 일이었다. 세상이 다 미웠다. 처음 자신의 고백을 유리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은 백상아와, 유리를 생각하며 자신을 버린 오걸매나... 그래... 유리였다. 처음부터 그녀의 일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자신이 아는 모든 남자를 가슴아프게 빼앗아갔다. 그리고 그녀를 아직까지도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 마마. 서두르소서.. 이쪽으로... " " 그래.. " 소소는 음식을 챙겨든 그릇을 들고 밖으로 나서려했다. " 아까 들어갈땐 하나가 아니었더냐? " " 아이참~ 그세~ 잊으셨소~? 아까 하나 더 들어갔지 않소? " " .... " 소소가 유혹하듯 엉덩이를 흔들며 무사를 바라보자, 무사는 입을 반쯤 벌리고는 허허거렸다. " 그..그래~~? 어서 가봐~~ " " 훗~ 그럼 무사님~ 수고~~ " 소소가 웃으며 효선을 끌어당기자, 굳어있던 효선은 소소에게 이끌려 궁을 빠져나왔다. 그들은 아주 쉽게 채경의 저택을 벗어났다. 유곽은 낙양에서 기쁘게 돌아온 유현의 말을 들으며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그의 옆으로 조심스레 설아가 다가와 술을 따랐다. 그러나 그는 설아에게 신경쓰지도 않은채 유현의 말을 귀담아듣고 있었다. 자신은 어느사이엔가 유리를 쫒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을, 자신에게 돌아보지 않는 그녀의 마음을 쫒고 있었다. 그렇다고 유현처럼 확실하게 다가서지도 못한다. 그는 자신의 집안의 기둥이기에.... 그는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설아를 힐끔 바라보았다. 유리를 만나기전, 자신들 형제의 중심이었던 아이. 그리고 자신을 그 누구보다도 사모하는 아이... 그는 그 아이 이외에도 많은 여자를 알고 있었다. 그는 바람둥이다. 미인이면 좋았고,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는 꼭 자신의 것이 되어야 했다. 그런 것에서의 예외가 유리와 설아였다. 설아를 사랑한다는 감정은.... 어쩌면 그것은 어릴때부터의 익숙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형제들간의 다툼 속에서 이겼다는 그런 마음과, 호승심같은. 유리에 대한 감정은 혼란함이 아니었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자신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처음 채찍을 맞던 그 순간부터....그리고 같이 음식을 먹으며 말싸움하던 그때 또한. " ...그런데... 유리는...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모양이야.... " " .... " " 혼자서 중얼거리듯 말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왔어...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이기를 바랬었는데... " " .... " 그는 가만히 술을 들이켰다. " 형! 전서구 왔는데? " " ... " 유진이 전서구를 내밀자, 유곽은 그것을 받아들어 서신을 펴들었다. ========================= 독고가의 전 대부인의 딸 독고아영 독살당함. 알게모르게 유씨부인의 소행으로 알고있음. 그 충격으로 독고린 사망 현재 독고유영은 폐관에 들어감. 독고가의 제자들 또한 하나 둘 떠나가고 있음. 유씨부인이 관리한 독고가의 재정상태가 엉망이라함. 궁여지책으로 실력도 안되는 뜨내기 제자들을 받아들이는듯함. 그 때문에 원래 있던 제자들과 말썽이 심해져 하나 둘 떠나는 상태 ========================= " !!! " 아영...아영이!!! 그는 멍하니 서신의 소식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영이 독살을.... 그러나 그는 허망하게 서신을 바닥에 떨어뜨린채 말없이 술잔을 바라볼 뿐이었다. =========================================================== 하하^^:: 좀 늦었져^^ 여전히 바쁜 저랍니다 ㅜ.ㅜ 아... 쉬고시퍼라~~ 소소는 한참동안 효선을 이끌고 달렸다. 그녀들은 겨우 채경의 집을 벗어나, 개봉의 성을 벗어나고 있었다. 아직 그녀들이 탈출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듯 했다. 허기야 아직 동이 트지도 않았으니... 소소는 성문에 다다르자 숨을 고르고는 효선을 바라보았다. " 마마. 여기서 헤어져야 합니다. " " .... " 효선은 그런 소소를 빤히 바라보았다. " 소녀가 추적자들을 유인하겠습니다. " " .... " " 금으로 가실것입니까? " " .... " " 중도(지금의 북경)로 가실것입니까... " 효선이 마지못해 끄덕이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효선에게 보따리를 안겨주었다. " 길이 험난할 것입니다... 조심하여 가소서... " " 수고했다. " 소소는 사라져가는 효선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효선은 자신을 철저히 도와준 저 소소라는 아이가 무엇을 하는 아이인지 묻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은 저들의 음모속으로 들어서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겨내리라. 이것이 음모라해도 나는 당당히 그 음모속으로 파고들어 살아내리라. 내 아이를 죽인것만큼. < 금으로 가셨다? > < 예 > < ...공주마마와 부딪히게 되시는건가... > < 그런 듯 하옵니다. > < 그렇다면.... > < ...애기마마는 효선마마께서 ....죽이셨습니다. > < ...채경이 가만히 있지 않겠군. > < 아마 곧 추적자를 보낼것이라 생각되옵니다. > < 추적자라... > < 그녀가 죽어야 자신의 아들을 왕자로 밀어넣을수 있으니까요. > < .... > 유리는 눈내리는 도화궁의 바깥 풍경을 보며 입김을 내뱉고 있었다. 창을 여니 하얀 눈이 바람에 날려 조심스레 그녀의 방으로 들어왔다. 유리는 그 눈을 손으로 받으며 도화궁의 연못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하녀인 동아는 그런 유리의 모습을 보며 미소짓고는 옷을 다듬고 있었다. 오걸매가 유리를 위해 특별히 구한 비단으로 그녀는 지금 유리의 비단 옷을 짓고 있었다. 자신이 머무는 도화궁은 눈이 내려도 그 상태로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지금 따뜻한 방안에서 바깥풍경을 보며 겨울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은 유리의 건강을 위해 항상 따뜻했고, 수많은 나인들과 궁녀들이 그녀를 보호했다. 우혈화의 독은 가끔 발작을 일으켜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다. 그래서 오걸매는 그녀를 더더욱 나인들과 궁녀들 사이에 두었다. 물론 그와 함께 있는 시간도 많았지만, 그가 늘 일에 쫒기기에 그녀는 늘 혼자였다. ...그래서 그녀는 심심했다. 라프윈을 놀리는 재미도, 오걸매와 그가 밀린 업무를 하느라 바쁘니 요즘은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다. ...이런날에는 잡생각이 더 난다. 동아는 그런 유리를 바라보며 가슴아파하고 있었다. 그녀가 오걸매의 황후가 된다면 자신들은 어쩔수 없이 금으로 와야한다. 그녀가... 그녀가 그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유리의 행복한 모습에 선뜻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유리가 웃는 모습이 좋았다. 유리가 행복한 모습이 좋았다. " ...하지만 폐하... 저 싼더미같이 싸인 일들은 어쩌실겐지요? " " 후훗. 그래도 유리를 심심하게 하는것보단 지금 가는게 나을걸? " " .... " " 안그랬다간 이 일들이 그 말썽꾸러기 때문에 엉망이 될테니. " " 음.... " 라프윈이 낮게 신음소리를 내자, 오걸매는 피식 웃음을 던지고는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 마침 북해의 얼음도 얼었고, 그녀에게 즐거운 놀이거리를 가르쳐주면 며칠간은 조용해 질 것 아닌가? " " ...그런데 왜 폐하가 가시는겐지요. " " ...라프윈. " " .... " " 조용히하고 날이나 준비하게. " " 음... " 라프윈은 신음을 흘리고는 룰루랄라 나서는 황제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괭장히 즐겁게 일을 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송을 압박해 들어갔다. 그는 유리를 맞이하면서부터 더욱 완벽한 군주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의 힘에 눌린 신하들은 그들의 황후로서 유리를 인정하고 있었다. 차갑고 냉정한 자신들의 군주를 따뜻하고 더욱 용맹하게 만든 그녀를. " 와!! " " 넓지? 여기가 북해라는 곳이야. 한겨울이라 그런지 다행히 얼음이 얼었네? " 오걸매는 기뻐하는 유리를 바라보며 이곳으로 잘 데리고 왔다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녀에게 얼음을 타고 노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싶었다. 그의 꿈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조용히 유리의 어깨를 잡고는 그녀를 돌려세워 북해를 바라보게 하고는 가만히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녀의 자그마한 체온이 느껴졌다. " 이곳은 인공호수야. 아주 넓고 아름답지. " " .... " " 하지만 너무 한적해. " " ... " " 그래서 난 이곳에 섬을 만들 생각이다. " " 섬? " " 그래. 널 닮은 아름다운 섬. " 유리가 그를 보며 환히 웃자, 그는 그녀를 안고싶다는 욕망을 누르며 북해의 정자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라프윈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요즘따라 극심한(?)- 왠 날을 들고 서있었다. " 스... 스케이트?? " 유리가 놀란 듯 그것을 바라보자, 오걸매는 의아한 듯 그런 그녀를 보았다. " 이것을 아니? " " 아...아니요 " " ...그대는 가끔 나를 당황하게 해... " 그는 그런 유리를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다 라프윈에게 그 틀을 받아 유리가 신기 편하게끔 묶어주었다. " 이곳 궁의 여자들이 겨울이면 가장 즐겨하는 놀이라오. " " ...웃. " 유리는 중심을 잡으려다 미끌리자 당황해서는 오걸매의 품에 안겼다. 그는 그것이 즐거운지 마냥 웃음지으며 그런 유리를 안았다. " 너 이제보니...푸하하하 " " 웃. 너무해. 어떻게 처음 타는 사람이 모든걸 잘 한다고 생각하는거에여!! " " 쿠쿡. 잘좀 서봐~~ " " 우왓!!! 자...잡아줘!!! " " 푸하하하 " 유리는 오걸매가 웃으며 자신을 놀리자 토라져서는 서둘러 북해의 중심부로 달리기 시작했다. " 너무 그리 급하게 가지마오!! 그곳은 아직 얼지 않았소!! " " 메~롱~ " 오걸매는 서둘러 유리의 뒤를 쫒기 시작했다. 그녀는 뒤뚱거리며 그를 피하듯 도망쳤다. 그는 서둘러 달려가 그런 유리를 안았다. " 피!! 너무 불공평해! 오라버니는 못하는게 없어. " " ...못하는게 아주 많아... " " ? " " ...너에게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고 말 못하는 것. " " .... " " ...그리고 너를 안고 싶어도 안지 못하는 것.. " " .... " " ...그리고 널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 " 그는 가만히 유리를 안고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그들만이 존재하는 그 북해의 얼음 위에서... 유리는 조용히 돌아서서는 그런 오걸매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가 좋았다. 그를 사랑했다. 나는 그 사실을 안다. 그리고 유리 또한 그를 사랑한다. 내가 유리이듯 유리가 나이듯. 나의 마지막인 곳. 그리고 나의 시작인 곳. 유리는 가만히 그의 따뜻한 품으로 파고들었다. 누구보다 더 따뜻한 그의 품으로. 라프윈은 가만히 안고 있는 그들을 보며 잔뜩 인상을 찡그리다 북해를 이야기할 때 오걸매의 눈빛을 생각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놀고있는 듯 했지만, 아니 유리 때문에 송에 대한 일을 뒤로 미루고 있었다. 넓고 황량한 인공호수 북해에 섬을 세우겠다.... 송의 수도 개봉에서 가져온 거대한 돌로... 그가 처음 북해를 보며 한 말이었다. 그는 그것을 유리에게 알게 모르게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곧 송은 자신의 손으로 들어온다고... 라프윈은 씁쓸한 기분으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알까... 자신의 조국의 운명을... 알고 있는걸까... 저 행복한 모습에... 그녀는 오걸매와 행복하게 얼음을 제치며 놀고있었다. 겨울의 찬바람을 맞으며.... " 어? 빈?!! 아직 낙양을 떠나지 않은거야? " " 아니야. 잠시 들렸어. " " 잘왔어!! " 화곤은 갑자기 들어선 견빈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가 떠난지 3개월만에 들어선것이다. ========================================================== 좀 짧나여? 그래도 어쩔수 없네염 ㅜ.ㅜ 글이 안나가네여~~ 흑. 슬퍼라... 훗^^ 너무 늦었죠? 자~~ 그럼 즐독을~~ ======================================================== " 어? 빈?!! 아직 낙양을 떠나지 않은거야? " " 아니야. 잠시 들렸어. " " 잘왔어!! " 화곤은 갑자기 들어선 견빈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가 떠난지 3개월만에 들어선 것이다. 그는 약간 야윈 듯 했지만 여전히 밝은 얼굴을 하고있었다. " 홍주 한사발 하겠나? " " 아니. 죽엽청 하나주게. " " ...그러지. " " 같이 마실테지? " " 물론. " 화곤은 견빈을 향해 화사히 웃고는 주방으로 내려갔다. 견빈은 멍하니 낙양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3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이곳은 여전히 화려했고, 또한 아름다웠다. 여전히 풍요로웠으며, 그리고 따뜻했다. 다른 주변지역들과는 달리. " 여기있네. " " 고마우이. " 화곤은 죽엽청과 간단한 요리를 들고와 견빈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그들은 한동안 말없이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 ...여긴 여전하네. " " ..그렇지 뭐. 변할것이 어디 있겠나. " " .... " 화곤은 웃는 듯 하는 견빈의 알 수 없는 표정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늘 감정을 알 수 없는 사람중 하나였다. 늘 밝았고, 늘 해맑았으니까. 아영이 죽은 후에도, 그는 여전했다. 아니 한동안 여행을 다닌건가.... 그건 늘 있던 일이니 뭐라 할말이 없지만. " 독고가에는 안가볼 생각인가? " " 아니. 갈 마음이 없네. 사부님도 폐관에 들어가셨고... 내가 아는 녀석들 대부분이 독고가를 나왔더군. " " .... " 그도 아는 사실이었다. 유씨부인이 그동안 써버린 돈을 마련하기위해 능력없는 제자들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는 이제 독고가의 제자이지만, 더 이상 독고가의 제자가 아니었다. 독고가를 빠져나온 수많은 제자들이 그러하듯. 견빈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술을 들이켰다. 그때 객잔 밑이 약간 소란스러워졌다. 그러나 화곤은 관심이 없는 듯 돌아보지도 않았다. " ...왠일인가? 미향의 일에 끼어들지도 않고. " " ...나도 느껴버리고 말았거든. " " ? " " 미향 그녀는 내가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않을 사람이라는걸.... 변하지 않을 여자라는 것을... " " ... " 생각외로 담담한 화곤의 모습에 견빈은 피식 웃어버렸다. 15년 가까이 바라본 사랑이었다. 그런 사랑을 접기위해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들은 담담히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 ...사랑이라는게 참 묘한거더군. " " ... " " 아무리 많은 티가 있어도 그녀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었어. " " ..... " " 그런데 점점더 정도가 심해지더군. " " .... " " ....아영을 보면서 더욱 느끼게 되었지. " " ? " " ...같은 슬픔이라도, 어떻게 견뎌나가는가에 따라 사람이 달라질수 있다는 것을. " " ... " 견빈은 조용히 술을 들이키는 화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미향 또한 예전에는 알아주는 대가댁 아가씨였었다. 어릴때부터 그들은 친했었고, 화곤은 몰락한 그녀의 집안을 위해 자신 또한 그녀를 데리고 숨어버렸다. 가문을 버린채. 처음 미향은 그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열심히 했었다. 그는 그런 미향이 너무 좋았다.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점점 그녀는 변해갔다. 아버지가 아편에 절어 살고, 어머니 또한 화려한 시절을 잊지못해 앓아눞자, 그녀 또한 변해갔다. 그녀는 몸을 팔기 시작했고, 아편을 마시기 시작했다. 남의 돈을 훔쳤으며, 그것으로 또한 사치를 했다. 화곤은 그런 변화된 미향을 계속 기다렸다. 그러나 미향은 더욱 나빠지기만 할뿐, 화곤을 더욱 힘들게 했다. 그는 결단을 내려야 했지만, 예전의 미향을 잊을수는 없었다. 그녀가 착하고, 작고 아름다운 귀여운 소녀였을때의 그 미향을.... " 뭐야. 위에 있었으면서 내다보지도 않은거야? " " .... " 미향이 비틀거리며 2층으로 올라서고 있었다. 점아줌마는 그런 미향을 말리며 위로 올라서고 있었다. " 아 방에가서 쉬라니까~ " " 됐네요~ 내가 없는 사이 어떤 계집이랑 놀아날지 어떻게 알아요? " " 그래, 내가보기에도 너랑 비교도 안되게 이쁘더라!! " " 뭐라구요?!! " 미향이 화를 내며 점아줌마를 노려보자, 그녀는 흥 거리며 미향을 같이 노려보았다. " 같이 몰락한 대가댁 아가씨라도 차이가 있지! 아~암~ " " !!! " " 그래, 아~주 훌륭한데다, 총명하고 아름답지~ " 그녀가 계속 약을 올리듯 말하자, 미향은 점아줌마를 더더욱 죽일 듯 노려보았다. 미향의 반응이 이러하자, 점아줌마는 더더욱 그런 미향을 놀려대고 있었다. " 그림같이 아름다운 얼굴에~ 우아한 굴곡의 몸매에~ 섬섬옥수에~ 흑단같은 검은 머리에~ 암~~ 아편에 찌든 미향이랑은 비교도 안되~지~~ " " 흥!! 댁이 봤어!! 본적있냐구!! " " 그래! 봤다! 곤이 방에 초상화가 있다, 왜?! " " !!! " 달려가는 미향을 화곤이 잡아챘다. 미향은 화가나 비명을 지르며 화곤을 할켰다. 그러나 그는 꼼짝안고 그런 미향을 잡고 있었다. 견빈은 문득 궁금해졌다. 화곤의 마음이 변한 이유가 정말 그 초상화 때문인지... 그는 화곤과 미향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미향은 자신의 힘으로는 화곤이 꼼짝도 하지않자, 화가나서는 비명을 질러댔다. " 놔!! 안갈테니 놓으라구!!! " " ... " 화곤이 그녀의 팔을 놓자, 미향은 씩씩대며 분함을 삮혔다. 견빈은 의아한 듯 화곤을 바라보았다. 화곤은 피식 웃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그와 술을 나누었다. " 미안하네, 오늘따라 미향이 신경이 날카로운 모양이야. " " 아닐세. " 둘은 다시 미향에게 신경쓰지 않은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미향은 분을 삭히고는 화곤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초상화를 찾아 비교해보고 싶었다. 얼마나 잘났는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화곤의 방은 엉망이 되어갔다. 그녀는 그 방에 화풀이를 해대고 있었다. 정신없이 집어던지고, 부셔버렸다. 그리고 옷 서랍의 한 모퉁이에서 두루마리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펴들었다. 그녀는 분함으로인해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들고 서둘러 화곤에게로 달려갔다. 화곤은 아직 견빈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화곤에게 다가가 그가 마시던 술을 얼굴에 던졌다. 화곤은 얼결에 당한 일이라 당황해하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 이 계집애야? 이 계집애였냐구!!! " 미향은 두루마리를 화곤에게 집어던졌다. 견빈은 두루마리를 낚궈채고는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화곤 또한 드디어 화가났는지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던 그의 얼굴이 붉어지고 있었다. 견빈은 의아한 듯 두루마리를 펴들었다. < 달빛을 받은 그대는 한떨기 수선과 같고 그 향기는 만리를 가니 그대 그리는 이 마음을 무엇으로 달래리오. > " ?!!! " 유리였다. 아니 아영... 그는 당황해서는 두루마리를 살펴보았다. 그가 지닌 초상화를 그린 자가 같이 그린것인지 거의 같은 솜씨였다. ...그는 가만히 화곤을 바라보았다. ...정말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그녀가 그에게 영향을 준 것은 확실했다. ...그녀의 남아있는 흔적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숨을 쉬지 못할만큼. " 이 독한!!! " 채경은 화가 나 미친 듯 소리치고 있었다. 묘향은 그런 채경옆에서 미소지으며 죽은 여자아이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 어떻게... 어떻게 지 딸을 죽일 생각을!!! " " 재상어른~~ 그리 화내지 마소서~ 어차피 죽일 아이 좀 일찍 간다고 상관 있나요~~? " " 끄...음. " 묘향은 손수건을 꺼내 채경의 이마에 난 땀을 닦아냈다. " 어~르은~ 너무 흥분하지 마소서~ 몸에 해롭사와요~ " " 그래... 그래... " 그녀는 힐끔 채경이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자 미소지으며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 훗. 그럼 이제 고 깜찍한 것을 죽여버리고 모든걸 금의 황제에게 씌워버리면 되는건가요? 그리고 우리의 아이는 왕자님이 되는건가요? " " 그럼... 당연하지... " 그녀는 더더욱 애교를 부리며 채경의 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오걸매는 가만히 잠이든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있었다. 그가 있어 편하다는 듯. 그는 그런 유리를 보며 행복함을 느끼고 있었다. " 폐하. " " 말하라, 라프윈. " " 채경에게 있던 효선공주가 탈출하였다 합니다. " " .... " 그는 듣기 싫은 이야기가 나오자,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조심스레 유리에게 이불을 다독여준다음 밖으로 나왔다. " 계속해라. " " ....딸을 죽이고 탈출했다 합니다. " " .... " " 아무래도 중도로 다시 돌아올 듯 합니다. " " ... " 오걸매는 화가난 듯 표정을 더욱 굳히고 있었다. " 채경이 자신의 아들을 그녀가 나은 아이로 밀 듯 합니다. 폐하와의 아이로... " " .... " " 어찌하실는지... " " 받아들여야겠지. " " ? " " 돌아온다면. " " .... " " ...아직은 때가 아니다. " 그는 힐끔 유리가 잠든 방을 바라보았다. 효선이 돌아온다면 유리는 어떻게 행동할까... 힘들지 않을까.... 되도록 빨리 송을 치리라. 그녀를 위해... 나의 사랑하는 유리를 위해... 그리고 효선이 그녀에게 손대지 못하도록 하리라... 영원히... 효선이 돌아온다... 그러면 자신은 어찌되는걸까.... 유리는 가만히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빼앗기기 싫었다. 그와 늘 함께, 그의 단 하나의 여자로 그렇게 있고 싶었다. 그러나 효선은 그와 혼인한 사이. 자신은.... 유리는 자신을 생각하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서둘러 이불을 뒤집어썼다. 오걸매가 그녀에게로 다가와 침대 옆에 앉았다. 그리고 가만히 유리에게 속삭였다. " ...듣고 있었지? " " ... " " ...유리...조금만 기다려줄래? " " .... " " 난 너만을 사랑하니까... " 유리가 약간 움찔거리자, 그는 조심스레 이불을 열었다. 유리가 그런 오걸매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 ...효선은 그대 대신 온 사람이라오. " " ... " " 그리고 나의 부인이 되었다오. " " ... " " 그러나 더 이상 나의 부인이 아니라오. " " .... " 유리는 조심스레 일어나 그런 오걸매를 정말 빤히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그런 유리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었다. " 오라버니. " " ? " " 내가 사랑스럽지 않나요? " " 아니... 갑자기 왜 그런 걸 묻는거지? " " ...내가 사랑스럽나요? " " 물론... " " 그런데 왜 키스한번 안해줘요? " " ... " 그는 놀란 듯 당돌한 유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유리의 입술을 조심스레 쓰다듬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시작했다. 촉촉하고 감미로운 느낌의 입술이... 그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미친 듯 뛰고 있었다.... ============================================= 에효효 좀 짧나요? 요즘 제가 젤 부러븐 분들이 연참하는 분들이져^^:: 회사일이다 뭐다 하며 거의 글적을 시간이 없어여... 흑흑 용서를. 그래도 연참하려 노력하겠슴다~~ 2. 긴 여행의 시작. 효선은 아직 개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채경의 추격은 생각외로 빠르고 잔인했다. 의심이 갈듯한 여자들이나 여성과 비슷하게 생긴 자들은 무조건 관부로 잡혀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은 알게모르게 죽음을 당했다. 새벽녘, 문이 열릴 때 그때 나갔어야 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겁을 먹었었고, 선 듯 밖으로 향하지 못했다. 또다시 혼자서 여행을 한다는 것... 그것은 괴로운 현실이었다. 그를 생각하고 있었는데도....그러나 이제 더 이상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눈치를 살피며 시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배가 고파왔지만 들킬까봐 객잔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돌아가야 했다. 금으로. 개봉 중심가, 조금 큰듯한 객잔이 눈에 띄었다. 오히려 저런 곳이 안전할수도 있다. 효선은 생각을 굳히자, 서둘러 객잔으로 들어섰다. 견빈은 객잔에서 술을 마시며 개봉을 휭하니 둘러보았다. 처음 개봉에 왔었던 때의 기분과는 너무나 틀리다. 우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는 술을 기울여 다시 한모금 마셨다. 그의 항상 즐거운 모습과는 너무나 틀린 분위기였다. 그때 객잔으로 왠 청년 하나가 다급하게 들어섰다. 그는 서둘러 구석 자리에 앉더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는 행동으로 보아서는 무공을 전혀 모르는 사람인 듯 했다. " 여기 고기볶음하나 “ " 예~~ “ 견빈은 그런 그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다 다시 밖을 향해 보았다. 그가 쫒기는 듯 불안해 보였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구석자리에서 왠 청년들이 조심스레 속삭이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견빈은 자연스레-예전의 습관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 자네 아나? " " 뭐 말인가? " " 금으로 시집갔던 공주마마 말일세~ " " 그 마마가 왜? " " 아 글쎄 아이 낳다 죽었다지 뭔가~ " " 뭐... 그럴수도 있지 않나? 우리같은 천것들이 어찌 알겠나? " " 그 아이를 채재상이 데려왔다더구만, " " 음... 그 역적같은 놈이? " " 쉿! 요즘 더 심해져서... " 남자는 주위를 잠시 둘러보고는 조용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 근데 그 아이말일세. " " ? " " 채경의 아이라더구먼. " " 허허! 이 놈이... " " 쉬쉬!! " 남자가 다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귓속말로 몇마디 속삭였다. 그러자 상대방 남자 또한 놀라서 입을 벌리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 지 첩 아들이라더구만 ’ “ 저...정말인가? ” “ ...그 첩년이 묘향이라는 계집인데... 그년 아비 되는 놈이 요즘 술먹고 떠들고 다니더구만. “ “ .... ” “ 거기다 효선공주도 원래 금에 있는게 아니고 채경 그놈이랑 눈맞아서 개봉에 있다지 뭔가? “ “ 뭐... 뭐??!! ” “ 쉿! ” 견빈은 그들의 이야기를 흘리듯 듣고 있었다. “ 그럼 금의 황제는? ” “ ....유리공주가 그곳에서 보호받고 있다더구만. ” “ 뭐... 뭐여?!! ” “ !!! ” 유리의 이야기가 나오자, 견빈은 술을 마시다 말고 멈춰서는 그 이야기를 세겨들었다. 유리가 황제의 보호를 받고 있다.... 가짜는 아닐 것이다. 그는 지혜로운 자니까. 그렇다면 아영이 살아있다는건가!!! 그는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다. 만약 유리가 살아있는 것이라면 독을 먹고 살아났다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유리를 빼돌리기 위해 미리부터 계획된 일일수도 있었다. 아영이 갑자기 금으로 갈리는 없으니. 독을 제공해 그녀를 빼돌렸다? 독을 제공했다면 해독제도 있었을 터.... 그런데 언제 빼돌려진 것일까... 그는 한번도 아영의 곁에서 벗어난적이 없었다. 견빈은 술을 한모금 마시고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 그런데 그거 아나? ‘ ‘ 또 뭐? ’ ‘ 그 아이... 사실은 채경 그놈의 아이가 아니라는거야...’ “ 으잉? ” “ 쉿!! 죽을려고 환장했나?!! ” “ ... ” 어떻게 일반인들이 저런 사실까지 자세히 아는것일까.... 누군가 뒤에서 소문을 흘리는것일까. 어쩌면 뒤에서 모든 것을 다 조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행다니는 내내 그는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수 있었다. 그러나 유리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채경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 또한. 반은 믿고 반은 버릴 이야기들이라지만 이번에 들은 이야기들은 수긍이 가는 것들 뿐. 그는 여전히 언제 아영을 빼돌렸을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일주일 내내 화장실 한번 가지 않은 그였다. 그렇다면 언제였들까... 아.... 갑자기 서찰을 받고 사부에게로 달려가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였다... 그가 단 한번 자리를 비운 순간은. 그때였었나? 그래서 그 서찰을 자신에게 미끼로 던져준것인가.... 그는 차곡차곡 사건에 대해 정리해가기 시작했다. 아영이 금에 있다면... 그녀가 살아있다면.. 자신의 그 생각은 들어맞는 것이고, 또한 아영을 구하러 가야한다. 그녀가 궁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면. 그는 생각을 굳히자, 중도(지금의 북경)로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막 일어섰다. 그때 건장한 무리 몇몇이 들어와 객잔의 2층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들이 들어서자, 고기를 얌전히 먹고있던 아까의 청년은 겁을 먹은 듯 몸을 떨었다. 견빈은 들어선 그들을 살피다 탁자위에 있는 술을 챙겨들고는 청년에게로 갔다. " 자리 비었소? “ " ?!! “ 그는 청년이 놀라든말든 그 자리에 앉아서는 술을 들이켰다. 건장한 몇몇 무리들이 이리저리 사람들 주위를 살피며 그들의 얼굴을 계속 확인했다. 그리고 떨고있는 청년에게 다가와 그의 얼굴을 들어올리려 했다. 탁! 무리들이 청년의 얼굴을 강제로 들려는 순간, 견빈은 자신의 검으로 그들을 가로막았다. 그들은 흠짓 놀라며 검을 살폈다. 홍검?!! " 내 아우에게 무슨일인가. “ " 아우? “ " 그렇소. 아우. “ " ...친아우요? “ " 그렇소만. 그러는 그대들은 뉘신데 우리를 이리 협박하는게요 “ 그들은 당당한 견빈의 기세에 놀라 그를 살피듯 바라보았다. 그가 홍검을 마견빈이라면 그들은 이 청년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는 여전히 검으로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 우리는 채경의 부하들이고 그의 집에서 도망친 죄인을 잡고 있는 것이오. " 우두머리인듯한 자가 정중히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하자, 견빈은 여전히 검으로 그들을 가로막은채 이죽거렸다. 그의 늘 웃는 얼굴과는 무척이나 대조적인 것이었다. " 그럼 죄인을 잘 잡도록 하시오. “ " .... “ 그들은 한참을 고심하다 견빈의 얼굴을 보고는 돌아섰다. 미심적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들보다 강했으므로.... 청년은 아직도 떨고 있었다. “ 떠났소. 이제 걱정하지 마시오. ” “ .... ” “ 그럼. ” 견빈은 그들이 떠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중도로 가기위한 차비를 했다. 그러나 그가 막 그 자리에서 일어서려하자, 청년이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는 의아한 듯 청년을 바라보았다. “ 무슨일이오. ” “ 어...어디까지 가십니까. ” “ .... ” 청년은 절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 ...중도까지 가오만. ” “ !!! 소녀... 소인도 같이 가게 해주십시오! ” “ ? ” “ 꼭 중도까지 가야합니다!! ” “ ... ” 귀찮은 일이다. 혼자 여행을 좋아하던 견빈에게 있어 동행이란 좋은 일이었지만 무공도 못하고 약해빠진 이런 동행은 귀찮을 뿐이었다. 그는 거절을 하려다 자신을 절실하게 바라보는 청년을 물릴수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견빈이 고개를 끄덕이자, 긴 한숨을 내쉬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나저나 귀찮게 됐는걸... 보아하니 쫒기는 사람인 듯 한데... 견빈은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 내 아들이다? ” “ 예, 폐하. 그리 소문이 나고 있다 합니다. ” “ 쿡.... ” “ 그래서 채경의 주위에 다시 소문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 “ 그래? ” 오걸매는 생각에 잠긴채 라프윈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유리와의 달콤한 키스가 생각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있었다. 그것이 좋았다. 그녀의 마음이 느껴져와 그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그것이 너무나 좋았다. 업무가 많아도 유리를 생각하면 마냥 행복했다. “ 폐하? ” “ ...유리에게 가봐야 겠다. ” “ ....휴... 예. 다녀오십시오. ” “ .... ” 채념한듯한 라프윈의 말에 그는 피식 웃으며 집무실을 벗어났다. 차가운 겨울 바람에서 봄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궁의 여기저기에는 쌓인 눈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유난히도 눈이 많이 온 해였다. 도화궁으로 들어서자, 유리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기분이 좋아져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 앗!! ” “ ? ” 퍽!! 그는 얼결에 누군가가 던진 눈덩이를 맞고는 멍하니 서있었다. 곧이어 유리가 도도독 달려와 그의 앞에 서서는 환히 미소지었다. “ 훗! 그것도 못피해요? ” “ ...요 장난꾸러기 녀석! ” “ 꺄 아~ ” 그는 유리를 확인하자, 그녀를 번쩍 안아서는 안바퀴 돌렸다. 그녀는 기쁜 듯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았다. 그 또한 미소지으며 그녀의 감은 눈에 키스를 했다. “ ...얼굴이 너무 차구나. 밖에 계속 있었던거니? ” “ 네. 눈이 너무 예뻐서... ” 그는 유리를 내려놓고는 가만히 추위로 붉어진 그녀의 볼에 손을 얹었다. 따뜻한 그의 손이 볼에 느껴지자, 유리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 따뜻하니? ” “ 네. ” “ 보고싶어서 왔다. ” “ .... ” 유리의 행복한 미소를 바라보며 견빈은 다정스레 그녀의 손을 잡았다. “ 들어가자. 이런. 손도 얼음같구나. 토시에 손을 넣고 있으랬더니. ” “ 피. 눈싸움 하는데 토시에 손을 넣으면 어떻게 움직여요? ” “ 쿡. 그건 그렇다. ” 유리와 오걸매는 산책을 하듯 서로 다정스레 걷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 또한 그들에게는 사랑을 이어주는 행복함일뿐. “ 계속 눈싸움 한거니? ” “ 아니요, 그냥 심심해서. ” “ ...미안. ” “ 아니에요. 오라버니 일 많은거 알고 있는데 뭐. ” “ .... ” 동아는 손을 잡고 다정히 들어가는 유리와 오걸매를 가슴아픈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다 해독되었다면...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너무나 사랑했다... 자신은 그것을 깨어야 했다. 나라를 위해.... 조국을 위해.... 동아의 눈가에는 어느사이엔가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 공주마마의 상태는 무척 양호. 완전히 완쾌되었다 봄. 명령 하달 바람. ================================== 황장군은 가만히 중도로 향하는 소화부인을 바라보았다. 소화부인은 유리를 다시 만난다는 생각에 힘든 여정에도 불구하고 무척 밝은 표정이었다. 걱정이었다.... 공주마마가 만약 오걸매를, 금의 황제를 사랑하고 있다면.... 소화부인은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그들을 갈라놓을 것이다. 물론 자신들 또한.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들은 앞으로만 전진해야한다. 비록 송이 죽어가는 나라일지라도.... “ 무사히 끝났다 봅니다만? ” “ 감사합니다. 이 먼곳까지 이리도 빨리 전달해 주셔서. ” “ 별말씀을. 그만 저희들은 출발해야겠습니다. ” “ 그래도 몇일 더 쉬고 가심이... ” “ 괜찮습니다. ” 청안은 지겹도록 긴 인사를 겨우 마친뒤 서둘러 일행들을 이끌고 개봉으로 향했다. 재인은 생각외로 괜찮은 보좌관이어서 그가 신경쓰지못한 새새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그는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무공실력이 있는것도 아니오,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것도 아닌 그는 왠지 모를 너무나 평범한 모습에 가끔 의아할때가 있다. 그 평범함이 도가 지나치다고나 할까. “ 표주님. 지금 출발하셔야 합니다. ” “ 그러지. ” 그는 재인의 생각을 접고 서둘러 말에 올랐다. 황하를 따라 거슬러 내려가는 긴 여정속에서 유리의 소식은 어디에도 없었다. 바람을 통해서라도 알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 그것은 그에게있어 고통이었다. 그녀가 죽었다고는 인정할수 없었다. 결코. “ <만통문>에는 알아봤나? ” “ 예, 표주님. 허나 없다 하더이다. ” “ .... ” 그는 가만히 황토빛으로 흐르는 황하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녀는 죽은 것일까.... 유리... 그의 눈 사이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재인은 가만히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다 서찰을 확인했다. =========================================== 정보 : 특급 금액 : 황금1관 화환유리. 현재 금의 수도인 중도의 황궁 도화궁에 기거. 황제의 연인으로 황후 후보로 거론되고 있음. < 만통문 문주 서소문 > =========================================== 그는 힐끔 청안을 보다 서찰을 구겨 강으로 던져버렸다. 유리(87)-긴여행의 시작(2) " <만통문>에는 알아봤나? " " 예, 표주님. 허나 없다 하더이다. " " .... " 그는 가만히 황토빛으로 흐르는 황하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녀는 죽은 것일까.... 유리... 그의 눈 사이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재인은 가만히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다 서찰을 확인했다. =========================================== 정보 : 특급 금액 : 황금1관 화환유리. 현재 금의 수도인 중도의 황궁 도화궁에 기거. 황제의 연인으로 황후 후보로 거론되고 있음. < 만통문 문주 서소문 > =========================================== 그는 힐끔 청안을 보다 서찰을 구겨 강으로 던져버렸다. " 가시지요. 출발하셔야합니다. " " 그러지... " 강은 재인이 던진 서찰을 삼키고 황토빛으로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 호패. " " ... " 견빈은 자연스레 호패를 내밀고는 자신을 효연이라 밝힌 남자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가 호패를 내밀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그는 슬쩍 호패를 받아들며 은자 몇냥을 그 병사의 손에 넣었다. 그는 힐끔 견빈을 살피더니 효연과 함께 통과시켰다. 그는 잔뜩 몸을 웅크리고는 견빈의 뒤를 따랐다. 성문을 어느정도 벗어나자, 견빈은 움추린 효연을 보며 말했다. 그는 아직도 겁에 질린 듯 했다. " ...왜 쫒기는게요. " " .... " " 그대가 살인자라면 나는 그대를 보호해줄수 없소. " " 아니오!! " " ? " 효연이 강한 부정을 하자, 그는 다시 효연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사람은 알수없다지만, 사람을 죽일 정도의 힘을 지닌 여자같지는 않았다. .....남장을 해 자신까지 속이려드는 것을 보면 중죄인같기도 하고.... " 조금 더 가면 객잔이오. " " 감사합니다. " " ? " " 소...소인을 위해 늦게 걸음하시는것도... 그리고 주위에 위험을 감수하시는것도... " " .... " " ...보답은 해드리지 못합니다. 허나... 마음으로 고마움을 표하겠습니다. " " .... " 견빈은 가만히 효연을 바라보았다. 가는 목선과, 아름다운 이목구비가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운 여인인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그냥 피식 웃어버리고는 객잔으로 향했다. " 아직 벗어나지 못했을게야... 아직... " 채경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소식을 기다렸다. 그러나 효선이 잡혔다는 소식은 어느곳에서도 접하지 못하고 있었다. 혹 그녀가 직접 궁으로 간 것은 아닐까... 아니야... 그날 이후 계속 궁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니 궁으로 들어서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궁의 무사들에게 벌써 돈을 줘놨으니 꼼짝없이 그녀가 왔다면 잡혔어야 했다. 효선이 잡히지 않으니 불안함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 재상. 황제께서 아이를 극진히 보살피라 연락이 왔습니다. " " .... " 만약 발각이 되면 자신은 물론 아이 또한 능지처참 당할 일은 뻔한 것. ...효선이 금으로 돌아갈수 없게 하여야 한다. 황제 또한 화가나 금으로 사신을 보냈으니 만약 그곳에 효선이 있다면 그에게 내려지는 것은 죽음뿐. ...그때 죽였어야 했다. 아이와 함께. 그때... 채경은 입술을 잘근거리며 밖을 바라보았다. " 재상어른. 금으로 가는 길들을 막으라 할까요? " " ...그래. 애든 어른이든 여자든 남자든 무조건 죽여라 해라. 무조건. " " ....예. " 금에 가기 전, 그녀를 죽여야 한다. 도착하기 전.... " 서재인이라.... " 유도주는 난주에서 받아든 전서구를 통해 서재인에 대해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눈에 띄지 않는 묘한 청년. 그는 처음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아주 조심스럽게 자리를 찾이해가기 시작했다. 확인한 바로는 난주에서도 그가 모든 일처리를 청안 대신 한 것으로 되어있었다. 책사인건가.... " 도주님. 여기. " 부하가 서찰을 내밀자, 그는 그것을 확인해갔다. ============================= 서재인 나이 28세. 개봉 출생. 부모님과 여동생 하나, 남동생 하나의 평범한 가정의 가장격인 남자. 현재 진명표국의 표사로 일하고 있음. 무술은 못함. ============================= " .... " 그 또한 연경에 있었던 시민들과 같은 종류의 남자가 아닐까.... 그렇다면 황금군의 전설이 사실이라는 소리가 되는데.. < 모여서 들으라 먼 곳에 황금의 땅이 있으니 그곳을 지키는 자 황금군이요, 그들을 수호하는 자 또한 황금군이다. 송은 그들에게 수호받으니 어느나라도 그들에게 해가되지 못하리니. > ....황금군의 전설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계획을 다시 수정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러나 조사할 겨를도 없이 황금군의 그 근거지나 마찬가지인 화환왕이 처형되었다. 그의 유일한 식솔인 화환유리만이 그들의 손에 있을뿐. 만약 그녀가 모든 것을 물려받았다면.... 그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서류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 유도주님. " " 뭔가. " " 황금군의 황금지도가 나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 " ? " " ....진짜 황금지도라 합니다. " " .... " 그들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겠다는 뜻인가... 예전부터 가짜가 나돌아다니기는 했었지만, 만약 그것이 만통문에서 진짜라 확인되었다면 그 지도는 진짜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송의 명운이 다했다는 뜻이 되는건가... 그것은 우리에게 이익인 것인가... 아니면 황금군의 개입으로 인해 불리한건가.... 또다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 그 지도가 진짜라던가? " " 예. " " ...누구의 소식통이던가? " " <만통문> 당주의 서찰에서 나온것이라 합니다. " " ...그렇다면 거의 확실하다는것이군... " 그는 머리가 복잡해져옴을 느끼고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 황금군의 지도. 그것은 송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모아진 황금의 성으로 가는 지도로, 수많은 보물과 서책들로 만들어진 전설의 비고로 가는 길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지금껏 그 보물을 얻기위해 수많은 왕조가 노력했지만 아무도 그 보물을 발견할수 없었다. 그 보화들을 지키는 자들이 <황금군>, 그리고 그들이 송을 수호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한다 했다. ....그들의 존재가 현실로 들어나고 있다는 것은 자신들이 개봉을 칠 때 그들이 끼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많은 군자금이 송으로 반입되면.... 금은 새로이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안이라는 자는 난주에서 출발해 개봉으로 돌아오고 있고, 효선공주는 견빈이라는 자의 도움으로 중도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비밀을 지닌 유리공주는 황제의 사랑을 받으며 황후가 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송의 황실은 거의 무너져간다. ....모든 것이 더욱 얽켜가기만 할뿐, 도무지 풀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숨어있는 존재인 그들... 그들이 정말 황금군이라면.... 유도곽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쥐어잡고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 중도이구나. " " 예, 마마. ...도착했습니다. " 소화부인은 가만히 얼굴을 내밀고는 자신이 들어서는 중도의 성곽을 바라보았다. 강인한 나라를 표현이라도 하듯, 상당히 크게 발전해 있었다. 그곳은 벌써 안정된 큰 도시였으며, 금의 국력을 말해주듯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활개를 치고 다녔다. 그 누구도 그들에 대한 제재가 없었으며 도리어 군사들과 어울려다니는 한가한 모습이었다. 전쟁중이라는, 그런 힘겨운 모습은 어디에도 찾을수 없었다. " ...아름다운 곳이군요.. " " ...예... 마마.... " 소화부인은 멍하니 그런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동아는 자신에게로 도착한 서찰을 받아들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드디어 올것이 오고만 것이다. 그녀는 따사로운 봄빛을 받으며 정자에 잠들어있는 유리를 가슴아픈 듯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에 기대게 한 채 책을 읽고 있는 오걸매의 모습 또한. 그들은 자신들에게 다가올 불운을 모른채 그렇게 행복에 젖어있었다. 따스한 봄바람을 맞이하며... ======================================================== 요즘따라 계속 게으름이네여^^:: 흑. 죄성... 유리(88)-긴여행의 시작(3) 날씨가 좀 추운건가. 오걸매는 자신의 겉옷을 벗어 유리의 위에 덮어주었다. 용이 세겨진, 따스하게 누빈 황제의 옷을. 햇살이 그녀와 책을 읽고있는 자신을 비추고 있다. 그는 천천히 책을 읽다 가만히 유리의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올렸다. 날씨가 써늘한데도, 유리는 피곤했는지 깊은 잠에 빠져있다. 그는 그런 유리를 보며 피식 웃어버리고는 다시 책을 읽었다. 왜 그런걸까. 유리와 함께 있으면 너무나 마음이 편해져온다. 그는 다시한번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입었었던 노란빛의 비단옷을 입고 보송보송 날아가 버릴듯한 솜 조끼를 걸치고 긴 머리는 단촐하게 몇몇가지 비녀로 틀어올린채 그렇게 누워있었다. ....나는 얼마만큼 깊게 이 아이를 사랑하게 된 걸까. 왜 항상 곁에 있는데도 이리 마음이 아픈걸까.... 그는 가만히 잠든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효선이 금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송은 계획대로 점점 더 금에 의지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정세 속에서 유리를 떼어놓고 싶었다. 그녀가 자신의 울타리 속에서 편히 쉬었으면 했다. 머리가 복잡해져오자, 그는 읽던 책을 덮고는 가만히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두 달 정도 지나면 이곳 도화궁에 흐드러지게 도화가 피겠지. 유리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폐하. " " 쉿. 유리가 잠들어있다. " " .... " 그는 라프윈이 자신을 바라보자, 조심스레 유리를 안고는 궁으로 들어가 그녀를 침대에 뉘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방에서 나왔다. " 잘 보살펴라. " " 예... 폐하... " " ...어디 아픈가? " " 아...아니옵니다. " 오걸매는 목소리가 젖어있는 동아를 천천히 바라보고는 대전으로 향했다. " 황금지도가 나돌고 있다? " " 예, 도주의 말로는 그것이 확실한 것이라합니다. " " .... " 라프윈은 생각에 잠긴듯한 오걸매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겉옷도 걸치지 안은채, 그는 약간 미소를 띈채 옥좌에 앉아있었다. " ...황금군의 출현이 우리에게는 변수가 된다? " " 예. " " ... " " ...아마도 그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는 유리님이... " " 그 이야기는 하지 말라. " " ... " 라프윈은 걱정되듯 황제인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정치판에 끼어드는, 아니 그녀의 이름이 도는 그 자체도 싫어하시지만 현실은 지금 유리를 중심으로 돌고있는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모든 비밀을 거머쥔 자. 모든 해결의 실마리를 지닌 자. 그것이 유리였다. " 폐하. 명확히 하셔야할 것은 명확히 하셔야 합니다. " " .... " " ...폐하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 " ... " " 유리님은 벌써 모든 문제의 중심에 서 계십니다. " 라프윈의 직언에 그는 가만히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에 바라보는 노을이었다. " 라프윈. " " 예, 폐하. " " ...어차피 송은 망한다. " " ... " " 송의 정권은 썩어있고, 채경은 벌써 우리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 " " ... " " ...허나 시기를 조금 늦출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라프윈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 나는 그녀를 이용하기 싫다. " " .... " 그것이었다. 그가 항상 꺼려하고 두려워했던 말. 그녀를 이용해야 한다는 말.... 라프윈은 가슴아프게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가 유리를 이용하지 않기위해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또한 유리를 이용하지 않기위해 일을 미루고 있었기에.... " 폐하... " " ...천조제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 오걸매가 갑자기 소재를 바꾸자, 그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 여전히 조용합니다. " " .... " " 곧 송에서 사신이 도착할 것이다. " " .... " " 그때 즈음 효선도 궁으로 도착해야한다. " " .... " " ...뭐. 죽어도 상관없지만. " " .... " 라프윈의 표정이 자신도 모르게 굳어오자, 그는 당황해서 노을을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그런 라프윈을 아는지 조용히 읖조리듯 그에게 말했다. " 라프윈. 그녀는 야망이 큰 여자다. " " .... " " 자신이 사랑했었던 남자를 찌를 만큼. " " .... " 그는 오걸매의 말을 세겨들으며 가슴을 눌려오는 압박감을 애써 밀쳐내고 있었다. 그것이 어쩌면 사랑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연민이었는지도.그러나 어차피 그녀는 자신의 부인도, 황제의 부인이 될 수 없다. 그녀는 송이 망하는 동시에 사라져야하는 운명이기에.... " 헉헉...조...좀 쉬었다... 쉬었다 가요... " " .... " 견빈은 산새를 타다 지쳐 자신을 잡아끄는 효연을 힐끔 보고는 걸음을 멈췄다. 자신의 걸음으로는 벌써 이 산을 넘었어야 하지만 효연이 늦은 관계로 3일씩이나 숲에 묶인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날파리들은 왜그리 많은지... 예전에 유대인을 호위하던때보다 더 힘든꼴이다. 그는 긴 한숨을 쉬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또 노숙을 해야할것같다. 그는 말을 나무에 묶어두고는 장작들을 모아 조심스레 불을 피웠다. 날이 추워서인지 동물들이 굶주려있어 노숙은 무척 위험했다. 효연은 지쳐서 헉헉거리며 자리에 앉아 연신 땀을 닦아대고 있었다. " 잠깐 기다리시오. 토끼라도 잡아올테니. " " .... " 잠깐사이 견빈은 산비둘기 몇 마리와 토끼 한 마리를 잡아와서는 쓱쓱 다듬어 불에 굽기 시작했다. 약간의 소금간을 곁들인 고기들은 지친 효연에게 꿀맛같은 달콤함을 제공했다. 그는 서둘러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견빈은 그런 효연을 바라보다 허리춤에 술을 꺼내 내밀었다. 목이 메었던 효연은 급하게 그것을 받아먹다 콜록거렸다. " 천천히 드시오. 누가 안빼앗아 먹소. " " ... " 그제서야 효선은 견빈을 바라보았다. 그는 조금씩 고기를 뜯어먹으며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안전을 위해 그에게 효연이라 밝히며 남자 행세를 하고있었다. ...그러고보니 여행 내내 그의 얼굴한번 바라보지 못한채 그녀는 그를 따르고 있었다. 견빈이라는 청년은 무척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키도 큰데다 인물 또한 잘 생긴 편이라 객잔이라든지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눈에 띄는 존재였다. 거기에다 성격까지 호방해 누구나 다 친구가 되었다. 그에게 있어 적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는 듯 했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간추려 모든 것을 정리하는 듯 했다. 사실 안점산 쪽으로 가는길이 빠르긴 했지만 그곳에 요즘따라 화적패가 많아 그곳을 피해 돌아오는 길이었다. 만약 저번에 쉬었던 객잔에서 사람들의 말을 듣지 못했다면 그들은 영락없이 화적패와 만났으리라. 그녀도 화적패의 위험을 알고 있었다. 금에서 도망칠 때 자신을 따라온 시녀가 어떻게 당하는지 보았기에... 어떻게 던져지는지 보았기에... 그런 기억이 떠오르자, 그녀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녀가 몸을 떨자, 견빈이 자신의 겉옷을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묘한 따스함이 가슴을 감돌고 있었다. " 2,3일 정도만 가면 중도에 도착할거요. " " .... " " 그리고 그대를 따르는 무리들과의 간격을 일단 3일정도 두었으니 그전에 중도에 도착하면 좋겠지. " " .... " " 그곳엔 치안이 잘된 편이니. " 갑자기 부엉이가 날아오르자, 효선은 비명을 지르며 견빈에게 안겼다. 견빈은 당황해서는 주위를 살핀뒤 다시 그녀를 일으키려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견빈에게 안겨 아무말 없기 기대었다. " ...그냥... 오늘 하루만 이렇게 있게 해주십시오. " " .... " " ...이상하다 생각 마시고... " " ... " " 오늘 하루만... " 효선은 얼굴도 들지 못한채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오랜만에 오는 평화로움이었다. 견빈은 효선을 떼어내려다 그녀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자 조용히 감싸안았다. 자신의 예상으로 이 조그만 소녀가 효선이라는 공주리라. 그는 효선이 밝힐때까지 기다려주기로 생각하고는 가만히 그녀를 다독거렸다. 차가운 바람이 모닥불을 휭하니 지나친다. 옷깃을 여밀만큼 차가운 바람이.... 휭한 보름달을 유리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불빛이 없어서인지 달빛은 유난히 빛난다. 낮잠을 자서일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겨울의 마지막을 장식하듯 조심조심 눈이 내린다. 차가운 바람이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눈과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엔 낮에 오걸매가 벗어놓고간 겉옷이 걸쳐져있다. 그녀는 멍하니 하늘을 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옷깃을 여며 겉옷 속으로 몸을 숨겼다. 따뜻했다. 그의 마음만큼. 나는 그를 사랑한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사랑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는 나의 첫사랑은 아니니까. 언제부터 그를 사랑하게 된걸까.... 기분이 묘했다. 이제는 그런 감정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다만 그의 행동과, 그의 모습과, 그의 미소가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을뿐. 그리고 그가 너무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도. 적국으로 자신을 구하러 올만큼.... 유리는 오걸매를 생각하자 얼굴이 붉어져와 더더욱 그의 겉옷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동아는 그런 유리의 모습을 안타까운 듯 바라보다 조심스레 찻잔에 국화차를 부었다. 그녀의 손에는 지금 소화부인의 서찰이 들려있었다. ...이것이 전해지는 순간, 아가씨의 사랑은 끝이 나겠지... 그냥 죽어버릴까... " 고마워. " 유리가 환한 미소로 그녀를 바라본다. 동아는 아려오는 자신의 가슴을 꾹 누른채 그녀를 조심스레 불렀다. ...개인의 행복보다 국가가 먼저이기에.... " ...저... 아가씨? " " 응? " " .... " 그녀는 자신의 옷소매에 들어있는 소화부인의 서찰을 조심스레 꺼내 유리에게 내밀었다.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유리는 동아가 조심스레 내민 서찰을 뜯어 안의 내용을 보았다. 그리고 쏘그라치게 놀라 동아를 바라보았다.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중도에 와 계신다는 서찰이었다. 자신을 보고싶다는... 자신을 보고싶다는 서찰이었다. 그녀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그 서찰을 불에 태웠다.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만난다는 기쁨과 행복이... 그러나 그와 헤어져야 한다는 슬픔이... 그녀의 가슴을 짓눌렀다. 그녀도 알고있었다. 이 행복이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생각이 정리되면 될 수록 그녀의 가슴을 짓누르던 그 것을.... 자신은 유리였다. 송의 미래를 짊어질. 그리고 함부로 사랑할 수 없는...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울고있었다. 그와 헤어지기 싫었다. 그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러나... 오걸매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 흑^^:: 저 너무 미워하지 마세여~~ 요즘 몸이 아픈데다 거기다 일까지 많아서... 흑흑. 열심히 치께여~~~ 흑 ㅜ.ㅜ 불쌍한 작가의 외침이였슴다~~ " 일어나요. 서둘러야 하니. " " ... " 효연은 부시시하니 일어나 견빈이 서둘러 모닥불을 끄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궁에서 시집나온이후 처음으로 마음 편히 잘 수 있었다. 그가 안전하다 생각해서일까.... 그녀는 멍하니 견빈이 하는 행동을 보고 있었다. " 서둘러 씻어요. 빨리 가야하니... " " 네... " 그녀는 환히 미소짓는 견빈을 보며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막 일어서려다 다리가 아파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견빈은 정리하다 그런 그녀를 보고는 다가와 조심스레 신발을 벗겨보았다. 뒷꿈치가 다 까지고, 발에 물집들이 생겨 더 이상 걷기에는 무리였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묶어놓은 말 두 마리 다 다른 방향으로 돌려보내고는 그녀에게 등을 내밀었다. 효선은 당황해서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 산새가 험해 말로 길을 간다는 건 무리요. 그리고 그 다리로 걷는것도 무리고. " " .... " " 어서 엎히시오. " " 괘...괜찮습니다. " " 난 더 이상 늦으면 안되오. 그러니 서둘러야 하지 않소. " 효선은 마지못해 견빈에게 엎혔다. 그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오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는 그것을 소매 자락으로 닦았다. 그러나 좀처럼 그쳐지지 안았다. 견빈은 효연이 울음을 터트리자 당황했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하는것같아 가만히 길을 재촉했다. 효선은 마음이 진정되자, 새벽의 산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숲 안개에 촉촉이 젖어드는 이 사람의 머리카락도 좋았고, 자신을 배려해 아무말 않고 앞으로만 달리는 그가 보기 좋았다. 이 사람이 좋다거나, 그런 감정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더 이상 감정은 존재하지 않기에. ...어릴적, 한때 그녀는 이런 꿈을 꾼적도 있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안겨 황궁을 도망쳐 숲을 도망치듯 벗어나는. 그때는 이것이 로맨스였고, 또한 기분좋은 상상이었다. 갑갑한 궁 안에서 벗어나는 상상의 나래였으니까. .... 그녀는 지금 자신이 어릴적 꿈꾸던 그런 모습으로 금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만 그녀가 지금 안겨있는 남자가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고, 또한 그녀의 상황이 상상했었던 그런 상황이 아니지만... 이것이 꿈이라면... 이것이 정말 이 남자와 사랑하여 자신과 이 사람과의 도피행각이라면.... " 우혈화를 구입하러 왔습니다. " " ? " 중도의 지부장인 만군은 자신의 객잔으로 들어선 아리따운 여인을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그녀는 왠지 모르게 불안해 보였으며, 주위를 정신없이 바라보는 듯 했다. 뭐... 우혈화를 구입하려는 사람들 대부분은 다 그러니. " 그것을 구입하려면.... " " 여기... " 만군은 힐끔 그녀가 적어온 사유와 돈을 확인하고는 약품실에서 우혈화를 꺼내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서둘러 우혈화를 품안에 집어넣고는 급히 그곳을 나섰다. 만군은 여자가 나서자, 사유를 확인하기 위해 펼쳐들었다. 그리고 쏘그라치게 놀라서는 달려들어갔다. " 도주님!!! 도주님!!! " " 왜이렇게 늦게 왔어? 겨우 나왔는데. " " 아...아가씨... " " .... " 동아는 소그라치게 놀라 자신을 불러세우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의아한 듯 그런 그녀를 보다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 어머니가 계신 곳이 어디냐? " " 예, 만장루 라는 곳이라 합니다. " " 서두르자. " " 예... " 동아는 가슴아픈 듯 앞서가는 유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구입한 우혈화... 그리고 유리가 죽여야할 오걸매.... " 어머니!!! " " 그래... 그래 유리야... 흑흑. 살아있어줘서 고맙구나... 고맙구나... " 황장군은 서로 감싸안고 울고있는 모녀를 보다 뒤돌아서 밖으로 나와버렸다. ...화환가의 모녀가 만났다. 그리고 오지 말아야할 그녀가 다시 황금군에게로 돌아왔다... 이제 황금군의 중심부에서, 그들을 지휘하는 존재로.... ...왕이시여... 왕께서 바라던 공주마마의 행복이 깨어져갑니다. 이대로... 이대로 그냥 그렇게 놔두면 얼마나 좋을까.... " 황노인... " " 예, 장군. " " ...술 한잔 하겠나... " 황노인 역시 가슴이 아픈 듯 모녀를 바라보다 황장군에게로 왔다. 그리고 그들은 객잔에 앉아 서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시기 시작했다. " 유리야... 계속 그곳에 있을수는 없단다. " " .... " 소화부인은 조용히 유리의 손을 쓰다듬다 그녀의 품에서 조심스레 주머니 두개를 꺼냈다. 유리는 의아한 듯 그 주머니를 바라보았다. " ...이것은 우혈화다. " " !!! " " ...거기에다 <혈독>을 추가하였다. " " .... " 유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그런 소화부인을 빤히 바라보았다. " 이것을 추가한 이상... 해독약을 쓴다해도 깨어나지 못한다. " " .... " 소화부인은 조심스레 나머지 주머니를 내밀었다. " 이것은 <천년환단>이다. " " ... " " ...집안대대로 내려오는 천년의 내공을 응집시켜 만든것이지. " " ... " " 어떠한 사람도 이것을 먹으면 무공의 고수가 된단다. " " ... " 유리는 주머니 두 개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 유리야... " " ... " 소화부인은 유리에게 짐을 얹는것같아 가슴이 아팠지만, 이제 그녀가 송을 도와줄 유일한 존재이기에, 이제 황금군을 이끌 여걸이 되어야 하기에.... 소화부인은 생각을 굳힌 듯 유리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 ...그를 죽일수 있겠니. " " !!! " " 아니 그를 죽여야 한다. 유리야. " " .... " 어머니가 말하는 그는... 그는.... 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울고있었다. 가슴이 아파왔다. 고통스러움이 몰려들고 있었다. =========================== 구입자 : 화환유리 구입사유 : 복수... =========================== 외출을 한 유리가 구입한 우혈화라... 오걸매는 자신의 손으로 들어온 유리의 우혈화 구입소식에 머리가 지끈거려옴을 느꼈다. 복수라... 그녀가 복수를 원하는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떻게 이곳에서 떠나려하는걸까... " 폐하... " " 말하라. " " ...유리님이... 혹 우혈화를.. " " ...유리가 그것을 나에게 쓴다? " " !!! " " 유리가 그것을 나에게 쓴다해도 소용없다는 것 정도는 알지 않나? " " ... " " ...유리가... 나에게... " 라프윈은 또다시 석양을 바라보는 오걸매를 아픈 듯 바라보았다. 요즘따라 석양을 보는 그의 모습이 더욱 눈에 띈다. 좀처럼 석양은 보지 않던 그의 모습을.... ======================================================= 좀 짧나여^^: 흑흑 수정도 못하고 올리네여^^:: 원래는 살을 더 붙힐 생각이었는데.... 흑흑 ㅜ.ㅜ 죄성.... 유리(90)-긴 여행의 시작(5) " 라프윈, 효선을 마중가라. " " 폐하!!! " " 그녀가 쫒길테다. 자네가 도와주는게 좋을테니. " " 폐하!! " " 가라. " " .... " 라프윈은 오걸매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그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가 도화궁으로 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걸매는 가만히 유리가 있는 도화궁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복수를 위해 <우혈화>를 구입했다 한다. 그녀가 알턱이 없는 <우혈화>를... 누구에게 들은것일까. 그녀는 독에대해 알지 못했고, 또한 그녀 주위에 가르쳐줄만한 사람 또한 없다. 심지어 라프윈 또한 그러한 지식을 전해준 적이 없다. 그런데 <우혈화>라니.... 그는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도화궁>의 정자에 서있었다. 노을이 지고서야 유리와 동아는 궁으로 들어섰다. 그러다 오걸매가 정자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유리가 들어서자, 오걸매는 미소로 그녀를 맞이했다. " 잘 다녀온거요? " " 오... 오라버니... " 화들짝 놀란 유리가 자신을 바라보자, 오걸매는 잔잔히 미소지으며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리는 가만히 그런 그의 손을 잡았다. " ...계속 이곳에 계셨습니까... " " 아니오. 금방 왔다오... " 거짓말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유리가 올 때까시 다섯시간 가까이 서있었다. 유리는 차갑게 얼어있는 듯한 그의 볼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는 아주 오랜시간 이곳에 서있었을 것이다. 짧은 기간동안 자신은 그 누구보다 오걸매를 잘 알기에.... 그녀가 다시 그의 손을 잡자, 그는 유리의 손을 끌어서는 품에 안았다. 그의 옷 또한 아직은 차가운 겨울바람에 꽁꽁 얼어있었다. 유리는 그런 그의 품에 안겨있다 그를 꼭 끌어안았다. 오걸매는 유리가 갑자기 자신을 끌어안자, 당황하다 차가워진 그녀의 몸을 끌어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보통때 같았으면 웃었을 유리였다. 하루종일 수다를 떨 유리였다. 그런데 오늘은 조용하다. 아니 뭔가 우울한 일이 있는지 그녀는 얼굴 가득 고통을 숨기고 있다. ....그녀에게서 고통을 없애리라 다짐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잘 안된다. 빤히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도.... " 왜이렇게 불안한지 모르겠소... " " ... " " 그대는 내 곁에 이렇게 있는데... 늘 이렇게 곁에 있는데.... " " ... " 유리는 그의 품에 안겨 가만히 정다운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져버린 그의 목소리를... 그 다정한 목소리를... < 그를 죽일수 있겠니... > 유리는 더더욱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 아니 그를 죽여야 한다. 유리야... > 소화부인의 말들이 메아리치며 그녀의 가슴을 울려대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은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한다.... 어머니.... 단 하나밖에 없는 유리의 어머니.... " 나는 그대가 떠날까봐... 그대가 내곁을 떠나는 것이 가장 두렵다오.." " .... " 그는 가만히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 자신의 턱을 기대었다. 그녀의 탐스러운 머릿결이 자신의 손을 간지럽힌다. 유리는 가만히 감미롭게 들려오는 오걸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를 가슴에 세기도록... " 오라버니... " " 왜 그러오? " " ...소녀를... 소녀를 믿지요? " " .... " 그는 유리가 자신에게 불안한 듯 말하자,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녀를 믿는다. 그녀가 나를 믿듯. 그것이 불안했던것일까.... 도대체 밖에서 누구를 만났기에 이리도 힘들고 불안해한단 말인가... " 왜 그런 말을 하는거요... " "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날 믿지요? " " ...물론이오... " <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걸 믿지요? 정말 믿지요? > 유리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안고있는 오걸매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니 그의 아름다운 얼굴을 세기듯 구석구석 살폈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는 잔잔한 미소와, 그의 아름다운 눈빛과, 그의 단아한 입술과, 그의 곧은 코와... 한참을 바라보던 유리는 오걸매의 입술에 키스를 시작했다. 애절하게... 달콤하게...강렬하게... 다급하게... 오히려 당황한 것은 오걸매였다. 그는 화들짝 놀라 유리의 어깨를 잡고는 자신에게서 떼어냈다. " 무슨일이 있었던게요? " " .... " " 유리... " 유리는 오걸매의 안타까운듯한 눈빛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이 남자는 어머니가 우혈화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믿고 아무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건지도 모른다. 괴로웠다. 그냥 모든 것을 잊으면 안되는 걸까. 그만을 사랑하면 안되는 걸까.... " 오라버니... 오라버니와 함께 있고싶습니다... " " .... " < 평생을... > " 오라버니... " " .... " " 오라버니와 함께 있고 싶습니다. ...가지 마시어요... " " ? " " 가지 마시어요... " 오걸매는 당황해서는 유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가 바라는 것이 함께 밤을 새우는 것인가... 그런건가... 유리의 애타는듯한 눈빛을 그는 애써 무시했다. 자신은 목석이 아니다.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그녀를 지켜주기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 아니되는지요? " " 유리... " " 정녕... 안되는 건가요? " " ...나와 혼인해 주겠소? " " .... " " 나의 청혼을 받아들이겠소? " " ...아니오... 아니오.... " 유리의 절실한듯한 대답이 그를 괴롭혔다. 그녀의 절박한듯한 눈빛이 그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유리를 안고싶었다. 정말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허나 그냥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것을 다짐한 자신으로서는 지금의 유리를 바라보는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녀에게 자신의 세상을 주고싶었다. " ...나와 혼약해주시오... 유리... " 그는 조심스레 유리에게 키스를 시작했다. 그녀의 눈물을 손으로 살짝 닦으며, 그녀의 볼에, 이마에 코에, 그렇게 키스를 시작했다. 그녀를 안고있는 팔에는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혹여나 놓칠세라 유리를 품안에 꼭 안았다. 그는 칭얼거리는 어린아이를 달래듯 그렇게 유리에게 키스를 했다. " 유리... 그대를 사모한다오... 그대가 나를 미워해도 좋소... 싫어해도 좋소... 내곁을 떠나지만 말아주오... " " 흑... " 유리가 울음을 터트리자, 오걸매는 그녀가 진정될때까지 꼭 끌어안았다. 그러나 유리의 흐느낌은 계속 되었다. " 날이 춥구려. 들어가오... " " .... " 그는 조심스레 유리를 안아들고는 그녀의 방으로 들어섰다. 동아는 고개를 숙인채 화로에 불을 붙이고는 오걸매를 맞이했다. " 나가라. " " .... " " ...더이상 유리를 괴롭히지 말라 전하라. " " !!! " " ...더이상 괴롭힌다면 신비단체고 뭐고 다 없애버린다고, 그것이 이 아이의 어머니라 할지라도 없애버린다고... 그렇게 전하라. " " !!! " 동아는 놀라 결연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유리를 안고 있었다. " 가라. 더 이상 꼴보기 싫다. " " .... " 소름이 돋을 듯한 공포스러운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동아는 서둘러 도화궁을 빠져나왔다. 유리는 동아가 밖으로 나가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나 눈은 감은채였다. 동아가 아주 멀리 가기를 바랬다. 자신이 그와 함께 있을수 있도록..... 그와 함께 있기를 바랬다. 그것은 이제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소원이자 소망... 그러나 그녀는 알고있었다. 오걸매가 그녀를 침대에 눞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나서려하자, 유리는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오걸매는 당황해서는 그런 유리를 바라보았다. " 저와 같이 있어주면 안되나요? " " ...유리... " " 네? 같이 있어주면 안되는건가요? " “ ...유리... 난 목석이 아니오... ” “ .... ” “ ...난... ” 유리는 그의 눈을 바라보다 키스를 했다. 오걸매 또한 그런 유리를 받아들였다. 자신의 것이 아니어도 좋았다. 그를 마음 깊이 세길수 있다면... 그가 자신을 잊지 않는다면... 유리는 떠나려는 그를 잡아끌어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가 자신을 떠나지 못하도록... 그가 자신을 잊지 못하도록.... ...순간의 고통은 환희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동아는 문밖에서 고통스럽게 눈물짓고 있었다. 유리님과 오걸매의 신음소리가 방 밖으로 세어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유리가 선택한 길이다. 그녀가 선택한.... 동아는 조용히 도화궁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 내가 경고했을텐데.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고. ” “ 흥! 애송이 주제에, 자신의 검을 믿고 이들을 다 죽이겠다? 흥. 다시 한번 권한다. 여자를 내놓아라. 그러면 너의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 “ 풋. ” 효선은 긴장된 상황속에서 견빈이 여유롭게 미소짓자, 묘한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지켜줄 것이다. 이것은 강한 믿음이었고, 또한 신뢰였다. 지금 그들은 채경이 보낸 자객 백여명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중도였다. 그곳까지만 간다면 그녀와 견빈은 보호받을 것이다. 그곳까지 간다면... 견빈은 발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그는 수많은 자객과 만났다. 그리고 수많은 상처를 얻었다. 백여명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금 체력적으로 너무나 지쳐있었다. 5일 밤낯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그들을 견딜 제간이 어디있겠는가... 그래도 약속은 약속. 그는 검을 고쳐들고는 자객들 하나하나를 노려보았다. 견빈이 검을 꺼내들자, 그의 붉은 검이 그의 눈빛에 반사되어 눈 또한 붉게 물든듯했다. 그가 검을 꺼내자, 자객들은 긴장해서는 검을 들고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누군가 먼저 시작하기를 바라며... 갑자기 모퉁이에서 기합소리가 들리며 견빈에게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견빈의 눈빛이 더욱 붉어지고 있었다.... 괭장한 실력의 청년이군. 라프윈은 가만히 혼자서 백여명을 상대하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벌써 오래전에 찾기는 했지만 그는 나서지 않고 있었다. 그의 실력을 보고싶었다. 그래야 그 다음 행동을 할수 있으니. 폐하가 효선을 마중가라 하지만 않았어도 그는 폐하의 곁에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머리가 복잡해져온다. 유리님의 주변이 다시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것이 짧은 휴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주군과 유리님의.... 그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그가 데려온 무사들이 백여명의 자객들을 아니 이제는 오십여명 밖에 되지 않는 그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청년은 치쳤는지 거친 숨을 내쉬며 라프윈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 라...라프윈?!!! ” “ ...예상대로 돌아오시는군요. ” “ .... ” “ ...이러실 것이었으면 처음부터 왜 탈출하셨는지요. ” 그가 차가운 말투로 이죽거리자, 효선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트릴듯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것은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지만, 라프윈을 보자 눈물부터 나는 건 어쩔수 없었다. “ 휴, 이제 좀 쉬어도 되는건가? ” 견빈이 피식 웃으며 비틀거리자, 효선은 서둘러 그를 부축했다. 견빈은 그녀의 부축을 물리다 털썩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서있을 기력조차 없는 몸이었다. 라프윈이 부하들에게 눈짓하자, 그들은 서둘러 청년을 부축했다. 그는 기절한 상태에서도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상당한 싸움이긴 했다. 지친 몸으로 혼자서 오십여명이라.... 독고가의 검법을 쓰는 붉은 검을 지닌 청년.... 아... 마견빈... 그였다. 라프윈은 다시 한번 실려가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묘한 만남이었다. 그 또한 유리님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자가 아닌가... 독고가라... “ 깨셨어요? " " !!! " 오걸매는 화들짝놀라 자신을 바라보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벌써 깨어나 옷을 걸치고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멍하니 유리를 보다 어제 저녁의 일을 생각하고는 그녀를 다급히 안았다. 오히려 당황하고 있는 것은 그였다. 유리는 침착한 모습으로 도리어 그에게 미소짓고 있을 뿐이었다. “ 오라버니... 소녀를 믿지요? ” “ ...믿소. 그대를 믿소... ” “ .... ” 유리는 얼굴을 들어 그를 잠시 바라보고는 미소지으며 일어섰다. " 차 한잔 하실래요? 아직 시간이 너무 일러... “ “ .... ” 아직 동이 트기 전, 새벽녘이었다. 그는 유리가 하는데로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는 잔잔히 미소지으며 그의 옷들을 챙겨주었다. 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옷을 받아입으며 유리의 행동 하나하나를 바라보았다. 유리가 챙겨주는 겉옷까지 다 입고는 그는 유리가 이끄는대로 탁자에 가 앉았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것처럼, 그는 유리의 말 하나하나를 세겨듣고 있었다. 기분이 묘했다. 달 위에 선 것 같기도 하고, 몸이 둥둥 뜨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가 여자를 전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는 정상적인 청년이니. 거기에다 황제가 아닌가. ...그러나 지금 그는 마치 첫 밤을 지낸 소년같은 기분으로 그녀를 대하고 있었다. 유리가 내어온 차는 묘하게 향이 강했다. 그는 유리가 차를 마시자,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따라준 차를 한모금 마셨다. 기분이 묘했다... 자신의 입가로 흐르는 피를 본다는 것은. 그는 자신의 입가에 흐르는 피를 보며, 유리를 보았다. 그녀가 울고 있다. 왜? 그는 천천히 쓰러져가고 있었다. 유리는 눈물을 흘리며 쓰러진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을 바라보다 가만히 그의 입가에 키스를 했다. 싸한 피맛이 느껴졌지만 상관없었다. 이제 그와의 마지막이기에.... 유리는 계속 울고 있었다. ======================================== 훗^^ 메리 크리스마스~~ 죄성~~~ 내일부턴 연참하겠슴다~~~ " 표주님. 술좀 그만 마시십시오. " " ...신경쓰지마라. " " 개봉에 돌아오신 5일 내내 술만 드시지 않습니까. " " ... " 그가 개봉에 돌아왔을 때, 개봉은 벌써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개봉은 효선공주의 일과, 금과의 문제로 흉흉했다. 그러나 여전히 귀족들은 사치를 부리며 황제에게 바칠 기이한 돌들만을 생각하며 화려하게 지냈고, 무사히 난주에 다녀왔다는 자신의 표국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에게 수많은 일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것은 돈을 벌게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었다. 그러나....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상당한 금액의 돈과, 명예를 얻었지만 유리의 소식은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걱정스러운 듯 자신을 바라보는 재인을 무시한채 또다시 술을 들이켰다. 자신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주아는 그를 따라다니며 바라본다. 꼭 감시받는것같아 더 화가 난다. 주아는 어떻게 하나도 변하지 않은걸까... 피로한 기색도, 살이 빠진 것 같지도 않았다. 원래의 모습 그대로... 그래서 그는 더욱 화가 났다. 유리는... 어쩌면 유리는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너무도 멀쩡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그는 다시 술 한잔을 들이켰다. ...그녀는 꿈에서조차 자신에게 나타나 주지 않는다. 괴로웠다. 화가나 미칠 지경이었다. 청안은 술이 떨어지자, 쓱 하니 일어나서는 술병을 하나 가득 채워 거리로 나왔다. 거리는 자신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밝고 활기차다. 뒤숭숭한 전쟁의 기운이 강하긴 하여도... 그래도 서민들은 살아간다. 그가 힘겹게라도 살아가듯. 재인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그런 청안을 보다 술값을 지불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재인의 뒤로 주아가 쭈빗거리며 쫒아오고 있었다. 청안은 한참을 걷다 마차가 다니는 길가까지 나섰다. 그는 술병을 차고 있을뿐, 그리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 " 누구냐!! 왠 술주정뱅이가 가마를 가로막는게냐!! " " ... " 그는 누군가 자신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질러대자, 이죽거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지금의 심정이라면 검을 꺼내들고 그들과 한판 벌이면 속이 시원해질듯도 했다. 어느 부자에게 불려가는 기녀의 가마인듯한 화려한 가마. 그는 가마꾼들을 노려보며 검을 손에 잡았다. 가마꾼들 또한 긴장하며 검에 손을 가져가고 있었다. " 멈추세요. " " 아.. 유리님.. " " ?!!! " 가마를 호위하는 청년의 입에서 유리의 이름이 나오자, 그는 화들짝 놀라 가마를 노려보았다. 요염한 듯, 청량한 목소리.... 유리인가... 하지만 유리라면... 그녀라면 죽어서라도 명예를 지킬 여자였다. 결코.. 결코 기녀가 되지 않을 여자였다. 저리하지 않을텐데... 그는 긴장하며 가마로 다가갔다. 가마가 열리며, 안의 소녀가 가마에서 내렸다. 유리!!! 그는 놀라서 굳은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녀?? 아니다. 그녀가 아니다. 유리가 기녀가 될리 만무했다. 그러나... 그러나... 청안은 그녀가 유리임을 확인하려는 듯 꼼꼼히 바라보았다. 온화한듯하면서 사람의 애간장을 녹일듯한 묘하고 향기로운 미소. 속이 훤히 보일듯한 나삼 옷에 그녀처럼 하늘하늘한 보랏빛 비단 겉옷. 가늘고 긴 손가락 하나하나마다 갖가지 값비싼 가락지를 끼고, 가느다란 팔에는 한옥으로 세공 잘된 팔찌가 장식되어있는, 유리와 너무나 똑같은 외모... " 유...유리? " " 소녀 월궁 소속의 기녀 유리라 하옵니다. " " 정말... 유리인..거요? " " ?? " 그녀가 의아스러운 듯 자신을 바라본다. 유리가 아닌건가... 그녀가 자신을 이리 대하지는 않을터... 그녀는 정말 자신을 모르는것일까.... " 소녀 얼굴에 뭐가 묻었는지요? " " ...아닙니다... " 그는 다시 한번 유리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녀의 가늘고 긴 목과, 앙증맞은 붉은 입술과, 가늘고 시원스레 뻣은 눈썹과, 길고 짙은 속눈썹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검고 매력적인 눈빛과 모든 것을. 아무리 살펴봐도 그녀는 유리인 듯 했다. 그는 멍하니 있다 비틀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걸까... 그래서 유리라 밝힌 이 소녀가 유리처럼 느껴지는걸까. 그가 자리에 앉아버리자, 그녀는 조심스레 다가와 그를 부축했다. " 일어나 보소서.. " 만리향... 그녀가 아닌가... 그는 멍하니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은은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얇은 나삼옷 사이로 그녀의 가슴계곡이 은은히 비친다. " 이런 길가에서 쓰러지시면 다치십니다. " " .... " " 소녀는 이만 가보아야 합니다. " " ... " 그녀가 미소지으며 돌아가려 하자, 청안은 그녀를 불러세웠다. " 왜 그러시는지요? " " ...<월궁>이라 하였소? " " 예, 소녀 월궁의 제 5기녀 유리라 하옵니다. " " ... " " 소녀 이만... " 청안은 사라져가는 가마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아직 머리를 올리지 않은건가... 유리.. 어쩌면 진짜 그녀인지 모른다. 그녀는 또다시 자신을 속이려하는건지도 모른다. 그래... 유리... 어디한번 누가 이기나 봅시다. 그대를 다시 되찾을거요. 그대가 기녀가 되었다면, 자신이 전 재산을 대어서라도 빼 내면 될터. 예전 화환왕의 궁이었던 <월궁>의 유리... 그는 사라져가는 가마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재인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그런 청안을 바라보았다. 이제 시작인건가... 그는 자신의 뒤에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서있는 주아라는 여자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 유리님의 등장에 충격을 받은 듯. 재인은 그런 그들을 무시한채 유리의 가마를 계속 바라보았다. 개봉으로 돌아온 유리를... 가슴아픈 듯 계속해서... 동아는 다시 가마에 오른 유리를 아픈 듯 그렇게 바라보았다. 유리는 중도에서 떠날때부터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소화부인의 명대로, 개봉으로 와서 그곳에서 기녀로 숨어있기로 하였다. 그녀는 유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본뒤, 긴 한숨을 내쉬었다. " 그가...깨어났을까... " " .... " 뜬금없는 한마디. 동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다시 무표정한 모습으로 가마 밖을 바라본다. 그녀의 손에 주머니 하나가 들려있었다. " ...곧 어머니도 아시겠지... " " ...예... 마마... " 동아는 자신이 울먹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녀가 너무 불쌍했다. " 동아... 울지마... " " 마마.... 흑... " " ...그는 곧 깨어날거고... 날 잊을거야... " " .... " " ...난 어머니에게 배신자가 되겠지... 그를 죽이지 않았으니... 도리어 천년내단을 먹였으니... " " .... " 유리의 멍한 눈빛 사이로 눈물이 비추인다. 동아는 아예 소리 죽여 펑펑 울고 있었다. " 울지마라... 더 이상 돌이킬수 없는 일 아니냐... " " 흑흑.. 마마... 마마가.. 마마가.. " " ...다음생에는.... 그를 또 만날 수 있을까... ? " " 마마...흑흑... " 동아는 울면서도, 아직 머리를 올리지 않은 그녀를 바라보며 가슴을 치고 있었다. 오걸매가 올려주길 바랬었다. 그 날.. 그 날 그래야만 했었다. " 그만 울어. 난 행복하고 싶어. " " .... " " 이젠... 이젠 행복해질테야... " " .... " " 어머, 사탕이네? " 유리가 갑자기 가마를 세워서는 밖으로 내려버리자, 동아는 더더욱 소리죽여 울기 시작했다. 자신이 우는 것은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임을 알기에... 그녀는 울면서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가마에서 내려서서는 사탕을 하나 사들였다. 그리고 그것을 환히 웃으며 어린아이처럼 입안 가득 베어 물었다. ...모두가 유리의 미모에 놀라 일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밝은 햇살이 그녀의 빛나는 머리를 더욱 빛나게 하고, 하얀 피부를 반짝이게 했다. 그리고 그 새하얀 치아와 해맑은 웃음을 더더욱 아름답게 했다. " 아저씨, 이것 얼마지요? " " 아...아가씨... 그냥 드릴게... " " 어머, 정말이요? 훗. 감사합니다~ " 유리가 밝게 미소지으며 다시 거리를 걷고 있다. 동아는 그녀의 미소에서 고통을 숨기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었다. 유리님이 남아있기를 바랬었다. 그곳에서 행복하기를 바랬었다... 자신이 편지를 하지 않았어야 했다. 유리의 기억이 돌아왔다는 편지를 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동아는 지금껏 자신의 행동에 한번도 느낀 적 없는 후회와 죄책감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 숨이 너무나 고르십니다. 독은 아닌 듯 한데... " "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벌써 일주일째 주무시고 계시지 않는가!!! " 라프윈의 흥분된 목소리에 황궁대의원이 놀란 듯 흠칫, 뒤로 물러섰다. 효선을 데리고 돌아온 라프윈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유리님이 독을 먹여 황제폐하가 위중하시다는 것... 있을수도 없는 일이었다. 유리님은 그럴 위인이 아니다. 그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서둘러 황제의 침실로 향했었다. 부하들의 설명으로는 황제는 도화궁에 쓰러져 계셨고, 침대에서 한번 피를 쏟으셨으며 탁자에서 차를 마시다 다시 한번 쏫으셨다 한다. 유리님은 벌써 도망을 치고 없으셨으며, 황제폐하만이 탁자에 쓰러져 계셨다 한다. 황제는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독을 당하신것인가... 정말인가... ...그것이 일주일전의 이야기. 라프윈은 갑갑한 마음으로 황궁대의원을 바라보았다. 그 또한 갑갑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깨어나기를 빌 수밖에는 아무 일도 할수없었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미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깨어날 생각조차 않고 있었다. " ....떠나시게요? " " 가야지요. 그만큼 쉬었으니. " " .... " 효선은 아쉬운 듯 떠날 채비를 하는 견빈을 바라보았다. ========================================================= 훗^^ 졸독하세여~~~ 엽기공녀 칼맞기 실어 글올립니당^^ " ....떠나시게요? " " 가야지요. 그만큼 쉬었으니. " " .... " 효선은 아쉬운 듯 떠날 채비를 하는 견빈을 바라보았다. 황궁으로 들어서자 마자 맞이한 소식은 황제의 독살소식이었다. 그것도 유리에 의해. 그 소식을 듣자, 견빈은 묘한 표정으로 효선을 바라보았다. 그 또한 유리를 아는것일까. 효선은 견빈이 유리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나빠져옴을 느꼈다. 그리고 당황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에게 이런 감정을 지녀서는 안될 일이다. 정말 안될 일이었다. 그녀는 가만히 떠날 채비를 마친 견빈을 바라보았다. " 그동안 이런 좋은 곳에서 신세를 져 고마웠소. " " .... " " 그럼. " " ...조심해서 가세요... " " ... " 견빈은 밝은 미소를 그녀에게 보인뒤 황궁을 빠져나왔다. 물론 라프윈에게 약간의 안부인사를 남긴채. 효선은 안타까운 듯 사라져가는 견빈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이제 또다시 외톨이었다. " 마마. 송의 사신들이 마마를 뵙고자 하옵니다. " " ...들라해라. " " 예. " 효선은 다시 자신의 표정을 되돌리고 있었다. 차갑고 냉정한 그 모습으로. 송의 사신들은 효선의 모습을 확인하자, 놀라서는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 무례하군요. 제가 그대들에게 이렇게 얼굴을 내보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 " 마...마마. 용서하시옵소서.... 지금 개봉에서 워낙 흉흉한 소문이 돌아... " " 그것이 무엇이오. " " 그...그게... " 사신중 하나가 말을 잊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효선의 차가운 눈빛이 빛나며 그를 노려보았다. " 어서 말하라!! " " 예... 마마가 아기씨를 낳다... 돌아가셨다는... " " 허!! " 효선이 기가막힌 듯 그들을 노려보자, 더욱 놀라서는 횡설수설해대기 시작했다. " 그..그것이 채재상께서... " " 이런 발찍한!!! " 효선이 노여워하자, 사신중 하나가 당황해서는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 내 그것을 당장!!! " " 마마!! 차...참으시옵서서!! " " 흥! 그것이 아바마마의 권력을 등에 엎고 못하는 행동이 없구나!!! " " 마...마마... " " 흥! 못난것들!!! 가서 아바마마께 당장 고하거라!!! 감히 일국의 공주에게 죽었다는 망발을!!! " " 마마!! 고정하시옵소서~~ " " 당장 돌아들가라!!! 당장!!! " 효선의 차가운 일갈에 송의 사신들은 새파랗게 질려 서둘러 그녀의 궁에서 나왔다. 이번에 아무래도 채재상의 세상이 끝날듯해 보였다. 황제의 신임은 두터웠지만, 어찌 황제가 가장 사랑하는 공주가 죽었다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왕자를 내세웠으니... 그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서둘러 송으로 향했다. ...저들을 죽여야 하나... 해강은 묘한 표정이 되어 중도를 막 벗어난 송의 사신들을 바라보았다. 만약 저들이 죽게 된다면, 그것도 중도에서 개봉으로 가는 그 길목에서 죽게 된다면 송은 분노하며 전쟁을 준비할 것이다. ...저들이 돌아가 사실을 밝힌다면 자신이 모시는 채재상은 죽게 되겠지. 해강은 한숨을 내쉬며 채경을 떠올렸다. 채재상은 두려워하며 사신단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넣었다. 다행히 자신의 얼굴을 아는 금의 사신으로 왔었던 자는 자리에 없었다. 뭐... 있어도 상관없었지만. 금의 황제는 바쁘다는 핑계로 사신단의 얼굴조차 보지 않았다. 송의 사신들에게는 치욕적인 일일수도 있지만, 먼저 무시한 것은 송이니 어쩔수 없는 일. ...효선은 예상대로 무사히 금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제 길은 하나. 이들을 죽이는 것. " 어서오시오, 서둘러 송으로 돌아가야하오, 해강. " " .... " 해강은 천천히 검을 다듬었다. 이자들을 없애야 한다. 되도록이면 전부 다. 해강이 말을 멈춰세우자, 송의 사신인 전고우와 진포는 그런 해강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가 검을 다듬자, 그러려니 했었다. 가끔 해강은 가는길을 멈추고 검을 다듬었기에 그리 의심할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검이 갑자기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자, 그들을 경악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너무 순간적인 일이라 아무도 그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모두가 충격으로 멈춘 다음 순간, 해강의 검이 자신들에게로 날아들자, 그들 또한 비명을 지르며 그곳에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호기있는 몇몇 무사들이 그에게 덤벼들었지만 그들은 깔끔하게 목이 잘린채 죽음을 맞이했다. 그렇게 되자 아무도 덤벼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해강이 벌써 그들의 지휘관을 죽였고, 또한 그의 무공이 얼마만큼 쎈지 눈으로 보여주고 있으므로. 그들은 필생의 힘을 다해 그 자리에서 도망치기 위해 뛰었다. ....그러나 아무도 해강의 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해강은 마지막 강아지까지 처리한뒤, 검을 닦고는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살아남은 자는 하나도 없다. 그는 마지막까지 목을 내리친 것을 확인한 뒤 말에 올랐다. 이제 개봉으로 돌아가 보고를 해야 하리라. 견빈은 강한 피냄새에 놀라 서둘러 공터로 달려갔다. " 욱!! " 잔인한 피의 혈육전이 있은 듯 했다. 아무도 살아남은 자가 없었고, 그 누구도 머리가 제대로 붙어있는 자가 없었다. 강호의 수많은 혈투를 보았지만 이렇게 잔인한 검술은 처음이었다. 그는 얼굴을 찡그린채 시신들 하나하나를 살펴보았다. 척 보기에도 이들은 송의 사신들이다. 이들을 건드릴만큼 간 큰 자들은 흔치 않다. 누구일까. 송의 사신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은. 견빈은 천천히 지나치며 그들의 시신을 확인했다. 물건들을 가져간 것이 아닌걸보니 분명 화적떼나 도적떼는 아니다. 그렇다면 금의 병사들? 그럴 리가 없다. 왜 힘도 없는 나라의 사신을, 자신들에게 물건을 바치러 온 자들을 치겠는가 ....그렇다면 채경, 그 자 인가... 그는 곰곰이 생각에 잠겨 말을 몰았다. 채경이라면 가능성이 있다. 채경이 죽었다 했던, 효선공주가 당당히 살아있는 모습을 사신들이 확인했으니 그것을 숨겨야 할 입장. 그리고 송의 사신들을 금의 병사들이 죽였다는 소문이 돈다면 쉽게 흥분하는 송나라 사람들과의 전쟁은 자명한 일. 그것을 노린것일까.... 전쟁이라... 견빈은 씁쓸한 표정이 되어 시체들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 역적같은 놈이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승산없는 전쟁을.... 가슴이 갑갑해져오고 있었다. 유리.. 아니 아영이 오걸매에게 독을 먹이고 도망을 쳤다. 그리고 오걸매는 사경을 헤멘다. 그러나 아영은 그럴만한 인물이 아니다. 자신이 먹을지언정 남을 먹이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으니.... 일이 복잡해지고 꼬여만 간다. 그 중심부에 아영이 있다.... 아영... 그는 아영이 떠오르자 우울해져왔다. 그녀가 독고가에서 편히 지내기를 바랬다.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권력의 중심에서 움직인다. 음모의 중심에서 움직인다. 모든 해결의 실마리이자, 모든 상황의 중심부에... ...이제 그녀에게 휴식이라는건 없겠지.... 견빈은 긴 한숨을 쉬며 다시 개봉으로 향했다. ========== 어둠이라... 익숙하지 않은 어둠이다. 오걸매는 묘한 마음으로 어둠을 걷고있었다. " 유선아, 오늘 서둘러야해. 오늘 언니 병실에 가서 니가 밤좀 세라. " " 왜 또 나야?!!! " " 그럼 어제도 밤샘한 내가 하리? "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리며 왠 여자가 무언가를 잡고서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이상한 물건에서 또 다른 여자의 말소리가 들린다... 술법인가? 그는 멍하니 소리치며 짜증을 내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왜 이곳으로 온 것인지 모른채. 왤까. 왜 이런 이상한 곳으로 와서 이상한 의복을 걸친 여자의 괴상한 행동을 보아야 하는거지? 그는 천천히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상기하기 시작했다.그는 유리가 내어준 차를 마시고는 눈을 감았다. 입가에서 검붉은 피가 솟구쳤었다. 그리고 잃어버린 의식. 죽은것일까. 그런건가.... 그녀가 자신을? 그는 냉정히 자신의 지금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독으로 죽였다. 왜 그랬을까. 내가 그녀의 나라에 강력한 적이어서? 그래서 지금껏 자신을 숨기며 나의 인심을 산건가? 그녀가 자신에게 몸을 준 것은 자신에게서 안심을 끌어내기 위한 술책이었나.... 그런것이었나... 아니다. 유리는 정정당당한 인물이지 뒤에서 꿍꿍이나 만드는 그런 인물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 또한 진실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유리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다. 그녀의 몸과 마음과 아픔까지도.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하는건가.... 어떤 것이 진실인건가... 그리고 새벽녘에 비추인 봉황은 또 무엇이었을까.... " ? " 갑자기 장소가 바뀌었다. 이상한 건물들. 회색의 거리. 형형색색의 이상한 물건들. 어... 아까 그 여자다. 오걸매는 물건에 대고 소리를 지르던 여자가 서둘러 흰색의 건물로 들어서자 그녀를 따라 들어섰다. 묘하고 역한 냄새가 자신을 반긴다. 한번도 맞아보지 못한 이상한 냄새. 그는 여자를 계속 따르면서도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방마다 사람들이 아파하며 신음소리를 내는 자들도 있고, 웃으며 이상한 바퀴의자에 앉아 돌아다니는 자, 그리고 철로 된 무언가를 끌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괴상한 의상을 입을 여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여자를 따르고 있었다. " 언니. 나왔어. " " .... " 그녀가 들어선 곳 침대 위에 왠 여자가 이상한 물건들을 몸에 꽂고서 누워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다가가 그 여인을 바라보았다. 묘하게도 그녀가 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서 그리운 향기가 났다.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 유리... 그대인거요? ' ' .... ' 그는 가만히 그 옆자리에 서서 잠든듯한 여인을 바라보았다. 유리는 자신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기위해 이곳으로 보낸걸까... 그를 안내한 여인은 자연스레 자리에 앉아 귀에다 이상한 것을 꽂고는 흥얼거리고 있다. 그는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는 여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유리가 항상 불안해하며 두려워하는건 이것 때문이었을까. 이 아이가 자신의 본모습이어서? 그는 가만히 여인을 바라보았다. 나이는 스물 일곱 정도의 귀여운 인상의 여인. 아름다운 얼굴은 아니었다. 평범한 얼굴에 약간 통통한 정도? ...유리가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이곳이었을까. 그래서 그를 이렇게 보낸걸까. ...외모같은건 상관이 없는데... 그녀만 곁에 있어주면 좋을텐데.... 그는 침대에 누워있는 여인의 얼굴을 마음에 세기고 있었다. 이 여인이 유리라면 자신이 찾을수 있게...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찾을수 있게.... 그는 잔잔히 미소짓고 있었다. 그때 무언가 흥얼거리던 여자가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워있는 여인의 손을 잡았다. " ...유아언니... 내가 잘못했어.... 이제 언니 말 잘 듣고, 앞으로 말썽 안피울테니 제발... 일어나줘... " 그녀의 이름이 유아였던가? " 언니.... 미안해.... " 그는 천천히 여인의 손을 잡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가족의 아픈 모습을 보아서일까. 자신이 형님이 돌아가시지 않기를 빌었듯, 이 여자 또한 그것을 비는 걸까. 휭하니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과는 너무나 다른곳. 익숙하지도 않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바삐 움직이는 곳. 자신의 나라에서 있는 마차는 그 어디에도 없었고, 그 대신 이상한 괴물들이 빠른 속도로 달린다. 건물 또한 회색에 칙칙하기 그지 없다. 삭막한 세상... 유리는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는건가... ....그대가 온 곳이 이곳이오... 유리... ' 폐하... 제발... 제발 일어나 주십시오... ' ' ? ' ' 폐하.... ' 누군가 자신을 메아리치듯 부른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어둠이 몰려들었다. " 폐... 폐하!!! " " .... " 잠을 잤던가... 오걸매는 가만히 눈을 뜨고는 자신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라프윈을 바라보았다. 가슴 속에서 무언가 소용돌이치듯 그를 힘겹게 했다. 뭘까... 갑자기 느껴지는 이 무한한듯한 힘은. 그는 천천히 일어나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주위로 묘한 빛깔의 빛들이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라프윈은 놀라서 그러한 오걸매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장관이었다. 그 빛들은 점점더 오걸매와 하나가 되어갔다. 처음에는 붉은 빛이 그다음에는 푸른빛, 그리고 노란 빛깔과 초록빛.... 계속해서 그 아름다운 빛들은 오걸매에게로 스며들었다. 그 빛이 스며들수록, 오걸매는 변해갔다. 때로는 푸른빛의 모습으로, 때로는 붉은 빛의 모습으로. 그것은 머리카락 빛깔조차도 변화시켰다. 라프윈은 묘한 기분으로 황제가 운기조식을 끝내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 유리는? " " ...떠나셨습니다. " " .... " 운기조식을 시작한지 이틀만에 오걸매는 몸을 풀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복용한 것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천년내단>이었다. 유리는 자신에게 그것을 먹이고는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자신에게 독을 먹였다는 모든 의심을 받은채. ....그녀를 다시 찾으려면 또다시 긴 시간이 흐르겠지. 이제 이 넓은 세상에 꽁꽁 숨어버렸으니... 또다시 그녀를 볼수 없다는 것이 그를 괴롭게 하고 있었다. " ...그녀를... 찾을 수 있을까... " " ...아마도 찾으실겁니다. " " .... " 라프윈의 확실한듯한 발언에 헬쓱해진 오걸매는 미소지어보였다. 그러나 그의 눈가에는 묘하게도 눈물이 비추이고 있었다. 라프윈은 그런 자신의 군주를 존경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그는 천년내단을 복용해 더더욱 강인한 군주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유리를 찾으려 한다. 이번에는 더더욱 확고한 신념을 지니고서. 찾아야했다. 유리님은 그를 위해 모든 것을 그에게 바쳤다. 그 보상을 받아야만 한다. " 황금새..... " " ? " " 황금... 봉황... " 라프윈은 알 수 없는 오걸매의 말들을 되세기다 갑자기 떠오른 황금군의 지도를 생각했다. 설마 유리님이 황금군의 비밀까지 황제폐하께 알려주시고 가신 것은 아니실테지... 설마... 그것까지... 혹여나 해서 그는 조심스레 황제에게 말을 했다. " 혹... 황금군의 지도를 말씀하시는 것 아니신지... " " ...지도라... " " ....황금군의 깃발에 새겨진 것이 봉황이라 하더이다. " 오걸매는 한참동안 달빛에 반짝이던 봉황을 생각했다. 그리고 유리가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하던 그 말들 또한... ' 기억하소서. 봉황을... 그리고 그가 지나간 길들을... ' " !!! " 봉황이 지나간 자리!! 그래... 봉황은 그들이 있는 중도를 거쳐 개봉을 지나 황하를 따라 난주로, 그리고 돈황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태산으로.... 태산? 그곳인가?!!! 그곳에 황금군의 비밀이 있는건가!!! " 라프윈. 지금 급히 밀정들을 태산으로 보내라. 그리고 그곳을 샅샅히 뒤져라. 그곳에 열쇠가 있다. " " !!! " " 태산... 그래 그곳이었어... " 오걸매는 확신에 찬 미소로 라프윈을 바라보다 호탕히 웃어재꼈다. 그녀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다 준 것이다. 자신에게.... 그녀는 자신을 믿은 것이다... ============================== 음.... 라다가 복잡해지는건가?^^ 어찌됬건 모든게 잘됐으면.... 이것으로 긴 여행의 시작 마지막 편을 올립니다. 그 다음부터는 다시 만나기 까지의 긴 여정이 되겠져? ^^ 훗^^ 그럼 즐독하세여~~~ 3. 월궁 4월이 한참 지난, 이제는 초여름의 날씨를 보이는 개봉. 그동안 개봉은 전쟁분위기에 휩싸여 뒤숭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금으로 갔었던 사신들이 시체로 돌아오자, 개봉의 주민들은 흥분해 금으로 당장 쳐들어가야한다며 너도나도 소리쳤다. 그러나 전쟁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에서도 귀족들은 쉽사리 결정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전쟁은 자신들이 지금껏 쌓아올린 재산과 지위들을 잃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금에게 질것이 뻔한 전쟁 따위 해봐서 무엇하겠는가. 귀족들의 생각은 하나같이 그랬다. 개봉은 사람들이 몰려들어서인지 더욱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변해갔다. 그러나 그런 지역은 정해져 있어서 다른 지역에서 기아와 굶주림, 세금에 버거워 도망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여전히 더럽고, 온갖 질병들이 난무했다. 그러나 그런 지역의 가뭄과 홍수, 전쟁과는 상관없이 개봉의 수많은 곳은 귀족들을 위해 아름답고 화려하게, 마치 천상의 도시와 같은 곳으로 변해갔다. <월궁>은 이 개봉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유명한 기방이었다. 원래 황제 시해죄를 뒤짚어쓰고 일가족이 죽은, 그 유명한 화환왕의 아름다운 궁이었으나 가문이 몰락한 이후, 현재 <월궁>의 주인인 혜마마가 이곳을 구입하여 아름다운 기방으로 만들었다. 예전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채 더더욱 화려하게 변화된 <월궁>은 귀족들과 한량들에게 더할나위없이 좋은 놀이터였다. 하루에도 수천이 넘는 한량들이 넘나들고, 오 백여명의 기녀들이 기거하는 곳. 그러나 <월궁>이 유명해진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그것은 두 명의 기녀때문이었다. 홍화와 유리. 홍화는 이름 그대로 붉은 꽃과 같이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월궁이 생기자 바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는데, 그녀의 요염함과 마력은 어떠한 사내의 철심장도 녹일 정도였고, 그녀의 재치와 애교에 걸려든 남자는 그녀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에게 걸린 남자는 돈이 있거나 없거나 빈털털이가 되어 나왔다. 그러기에 홍화가 기거하는 곳은 화유당(火誘堂)이라 불리웠다. 정념의 불이 머무는 곳.... 유리가 처음 나타난 것은 2달이 채 못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 나타날때부터 한눈에 반할듯한 청순한 외모로 사람들을 유혹했다. 거기에다 원래 이곳의 주인이었던, 사라진 화환유리와 맞먹는다는 외모에 대한 소문으로 주위 한량들과 대관들을 모여들게 만들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홍화에게 질린 사람들은 유리를 찾았다. 그녀는 제 5기녀, 즉 악을 타는 기녀였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고 그녀의 편안함과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것이었다. 그녀는 홍화가 지닌 요염함과 색기는 없었다. 그러나 그 단아함과 박식함으로 한량들을 끌어들였다. 시를 논하고, 그녀의 악연주를 들으면 누구나 편안히 그 하루를 쉴 수 있었다. 특히 그녀는 돈을 원치 않은것으로도 유명했다. 그 사람이 자신의 악을 이해해주고, 또한 글을 이해해주는 것 만으로도 그녀는 그를 위해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래서인지 그곳에서 하루를 보낸 사람은 자신의 모든 돈을 주고 나오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녀가 있는 곳은 자연스레 연화당(戀花堂)이라 불리워졌다. 연모하는 사람이 머무는 곳... " 자넨 어디로 갈텐가? " " 그야 화유당이지! " " 흥! 거긴 들어가지도 못할걸? " " 그럼 자네는? " " 당연히 연화당이지. " " 연화당이라.... 아마 좀 기다려야할걸? " " 기다리는것도 맛이지! " " 흥! " 청안은 이를갈며 <월궁>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의 위치로도 좀처럼 유리라는 아이는 만날수가 없었다. ......도주에게 부탁을 해야만 하나. 허나 남에게 부탁을 해서 그렇게 만나기는 싫다. 그는 자신이 받은 순서표를 보고는 짜증이 오름을 느꼈다. " 유리낭자께 전해주시오. 일전에 거리에서 보았던 청년이 만나기를 바란다고. " " 아이~ 표주님도 참~~ 그 아이가 거리에서 만난 청년이 한둘인지 아십니까~ " 청안은 간들어지는 여인의 목소리를 무시한채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상당한 금액의 전표와 함께 그녀가 자신에게 내밀었던 손수건을 주었다. " 이것이면 되겠소? " " 오호호호!! 그럼요~~ 전해드리기는 하겠사옵니다~~ " " .... " " 아니, 청안님 아니십니까? " " ? " " 혜마마님~~ " 청안은 자신을 다정스레 부르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혜마마. 이곳의 주인인 혜마마였다. 그녀는 중년의 미부로 이제는 현직에서 활동을 접은, 젊었을때는 꽤 유명했던 여인이었다. 그녀가 이 <월궁>을 관리하게 된 것 또한 우연한 일은 아니었다. " 어인일이신지요? " " 유리라는 아이를 보러왔소. " " 훗, 평상시에 여자를 찾지 않기로 유명하신 분이 어찌? " " 그녀에게 물어볼 말이 있소. " " 음... 이 일을 어쩌지요? 그 아이는 지금 서대인과 보내는 중인데. " " ... " 청안은 화를 눌러참으며 혜마마를 바라보았다. 혜마마와는 전에 유도주와 함께 이곳을 찾았을 때 본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기에 혜마마와 도주, 그리고 자신만이 술을 마셨었다. 그가 특이하게도 유리라는 아이를 찾자, 혜마마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는 여자를 찾지 않기로, 그리고 공명정대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처음 그가 개봉의 수많은 표국중 하나를 설립했을 때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성실함과 확실한 신용, 그리고 완벽한 일처리로 1년만에 개봉의 수많은 표국중 으뜸이 되었다. 물론 그 뒷받침엔 유도주가 있었지만, 그가 그만큼 성실하고 또한 유도주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유리라는 아이는 맨몸으로 들어온 아이라 언제 어느때 떠날지 모르는 아이다. 그리고 연화당에 대한 임대료 또한 꼬박꼬박 잘 내는 편이라 뭐라 자신이 지시할 만한 입장이 아니었다. ....이 남자가 유리라는 아이를 바라는 이유가 무얼까.... 소문 때문에? 하지만 그건 말이 안된다. 그렇다면 아는 사이? 무언가 확인하기 위해? ....그래... 이 둘은 아는 사이일 것이다. 그리고 유리라는 아이는 이 남자를 피하는 듯 하고... 그렇다면 이것을 이용해야겠지? 혜마마는 청안을 바라보며 화사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청안은 이제는 <월궁>이라는 기방이 되어버린, 자신의 주인이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묘한 기분에 휩싸여 추억을 곱씹었다. 자신이 처음으로 인간답게 인정 받았던 곳인 화환궁이 <월궁>이라는 기녀들의 집으로 변한 것을 보며... " 음... 이러시면 어떨까요? 소녀와 술을 한잔 하시며 기다리시는 것이. " " ...괜찮소. " " 훗. 소녀가 아무리 기녀라지만 설마 젊으신 표주님을 잡아먹기야 하겠습니까? " " ... " 주위에서 웃음소리가 터지자, 청안은 얼굴을 붉히고는 -자신은 붉혔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표시가 안나는- 혜마마를 바라보았다. " 난 놀림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오. " " 훗. 표주님 곧은 성격이야 이 개봉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요~ 자~자~ 일단 들어오셔서 기다리세요. 아마 서대인께서는 일찍 돌아가실겝니다. " " .... " 청안은 마지못해 혜마마의 손에 이끌려 별궁으로 따라서고 있었다. 비는 이러한 옥신각신거리는 모습을 여러번 봐왔기에 그들을 스치듯 지나쳐 <월궁>의 <효인각>으로 들어섰다. 저 표주라는 청년은 아마 밤새 혜마마와 술을 마시다 유리라는 기녀의 얼굴 한번 보지 못한채 <월궁>을 나서야 할 것이다. 늘 그렇듯 혜마마의 마수에 걸린 것이기에. 새벽녘이라 그런지 아직도 <월궁>은 취객의 흥얼거리는 소리들로 시끌벅적댔다. <월궁>은 예전부터 미로처럼 섬세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해 한번 길을 잃으면 좀처럼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기 힘든 곳이었다. 그래서 어떤 한량은 자신의 기생이 있는 방을 찾지 못해 밤새 <월궁>을 헤메다 나오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월궁>에서 제일 처음 만나는 곳이 <효인각>으로 이곳은 3급 기녀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그리고 몸을 파는 여인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그 <효인각>을 거쳐 <만화루>, <이정루>를 지나야지만 <화유당>이 나왔다. <화유당>이 보이는 안쪽으로 혜마마가 머무는 <이화루>와 <화유당>의 중간 길목에 위치한 <연화당>이 본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가장 섬세하고 아름답다 할수 있는 곳이 <이화루>였고, 가장 조심스럽고 안쪽에 위치한 곳이 <연화당>이었다. <화유당>은 <연화당>보다 더욱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밖으로 통하는 문쪽 가까이 있어 <연화당>보다는 눈에 띄는 곳이었다. 기녀들은 되도록 <연화당>에는 머무르려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연화당>이 너무 안쪽에 있어 다른 손님들이 길을 잃기 십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서슴없이 <화유당>으로 향했다. 홍화가 무슨일로 자신을 부르는지 뻔하기에. " 흥! 돈도 없는 주제에 감히 나 홍화를 놀려? " ==================================================================== 웃^^ 여~러~분~~ 새해복 마~니~ 받으세요~~~(모 카드 선전중... 퍼억!!! ) (ㅡ.ㅡ)(_ _ )(ㅡ.ㅡ)(^ㅇ^) 엽기공녀 열심히 글 적어 여러분을 기쁘게 해드리겠슴다~~ 참고로 엽기공녀가 연재하는 곳은 삼룡넷이랑, 레드 드레곤이랑 The Fantasy World임다~~ 훗^^ 올해도 마니 애용해 주세여~~~^^(??) 웃^^ 그럼 유리와 오걸매의(?) 사랑을 위해 전진~~~ (과연 그렇게 될까?? ) 후ㅛ^^효효효 못된 작가의 한마디 였슴다~~~앙^^ 웃^^ 연참임다~~~ ========================================================== 유리(94)-월궁(2) 들어서자마자 홍화의 칼같은 외침소리가 비를 맞이했다. 그녀는 지금 가슴이 훤히 비치는 요염한 붉은 나삼을 걸치고, 의자에 다리를 걸치고 앉은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두려워하는 청년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 도...돈이 없었던 것도 아니잖아!! 나...난 분명 은자 스무냥이나 주었다구!!! " " 흥!! 웃기는군. 은~자~~? 내게 은자라니 가당키도 해?!!! " " 너...너무하는군!! " 청년이 당황해서 홍화를 노려보자, 그녀는 콧웃음을 치며 노려보았다. 비는 그런 홍화의 뒤에 가만히 서있었다. 청년은 비까지 나타나자 더욱 질려서는 홍화에게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비는 인정사정없고, 잔인한 자로 소문이 난 무사였다. " 난 최소한 금화 2냥이야. 알고 있을텐데? " " 이 악독한 계집!!! " " 흥! 네놈이 전에는 부자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잖아? " " 이!!! " " 더 이상 나에게 물어줄 돈도 없으니... 어쩐다....? " " .... " 홍화는 노려보는 청년을 매력적으로 바라보며 다리를 다시 틀었다. 청년의 목에서 침내려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자, 홍화는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 음... 그게 좋겠네, 내 니놈의 손가락을 그 대가로 받는게. " " ?!!! " 홍화는 열을 받을대로 받았는지 검을 꺼내들어 비에게 던졌다. 홍화가 비에게 눈짓을 하자, 검을 꺼내 홍화 밑에서 벌벌 떨고있는 청년의 손을 잘라버렸다. 비명소리가 <화유당> 전체를 울렸다. 홍화는 만족스럽게 미소지으며 비를 바라보았다. 비는 무표정하게 그런 홍화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괴로워하며 딩굴고있는 청년을 발로 한번 차고는 기비들에게 소리쳤다. " 이놈을 밖으로 던져버려라! " " 알겠습니다~ 홍화님~ " 그곳의 기비들은 흔히 있는 일이라 눈도 깜짝하지 않은채 다른 무사들을 불러 울부짓고 있는 청년을 밖으로 던져버리라 지시했다. 비는 검을 아무렇게나 닦은뒤 화사하게 웃고있는 홍화를 바라보았다. " 왜그러오? " " ...아무것도 아닙니다. " 유리는 조용히 서대인에게 술을 따르며 <화유당>쪽을 바라보았다. 비명소리로 보아 또 하나의 청년이 희생을 당한 모양이다. 유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동아를 불렀다. " 동아. 네가 가봐야 겠다. " " 예... 아가씨... " 동아가 나가자, 유리는 사라져가는 동아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개봉에 온 이후, 유리와 동아는 말이 없어졌다. 이제 곧 그들 모두가 유리의 배신을 알게 될 것이고, 그것을 방관한 동아는 그들 손에 처분될것이 뻔하다. ...동아의 운명조차 자신이 쥐게되었다는 죄책감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앞으로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 " 걱정이 되어 그러는거냐? " " 아니옵니다. " 서대인이 자신에게 말을 걸자, 유리는 생각에서 벗어나 서대인에게 미소지었다. 그는 유리가 따른 술을 조용히 마시며 서늘한 새벽공기를 즐겼다. 이제 여름이 가까워지는 날씨라 그런지 벌써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러나 새벽녘은 아직도 차갑다. 서계석, 그는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송 황실에서 몇 안되는 충신중에 하나였다. 그는 밝게 미소지으며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내를 잃은 이후, 요즘은 계속 유리라는 이 아이에게 찾아오는 편이었다. 이 아이와 함께 있으면 정치적 상황이나,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기에. " 허허. 너와 만나기 이리 힘들어서야. " 그는 술을 한잔 들이키며 웃었다. 요즘따라 유리를 만나기는 하늘에 별따기로, 늘 보고싶다고 만날 수 있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서대인이 그렇게 말하자, 유리는 얼굴을 붉히며 말을 하였다. " 대인. 이 곳에 자주 드나들지 마소서. 대인의 명성에 누가 될까 두렵습니다. " " 그런말 하지 말아라. 내 너를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은 것을. " " .... " 유리는 미소지으며 다시 서대인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 그래. 내 제의는 생각해 보았느냐? " 서대인의 제의. 그것은 혼례였다. 그녀가 이곳에 있는 두 달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청혼을 받았다. 그녀는 이곳에 있을만한 위인이 되지 않는다며.... 그 사람들 중에서 서대인은 은근하게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서대인이 혼례에 대해 얘기를 하자 술을 따르고는 조심스레 고개를 숙였다. " ....소녀 미흡하여 그 제의 받아들일 수 없사오니다. " 그녀가 자신의 제의를 수락하지 않자, 그는 조용히 유리의 손을 잡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 내 상처한지 오래라 늘 혼자였다. 허나 내 너를 본 후로 네게 신경이 많이 쓰이는구나. " " ..... " " 첩으로 들어오라는게 아니다. " 그가 다시 결심한 내용을 이야기 하자, 유리는 단호하게 말했다. " .... 소녀 서대인의 마음 어찌모르겠나이까. 허나 소녀는 미천한 기녀일뿐. 소녀가 대인의 귀하신 부인이 된다면 대인은 세상의 조롱을 받으실 겝니다. " " 그건.... " 서대인이 유리의 말을 듣고 얼버무리자, 유리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서대인의 잔에 술을 따랐다. " 그것 보십시오. 말씀하시지 못하지 않으십니까. " 서대인은 유리의 씁쓸한 듯한 미소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이러한 여인이 기녀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아마도 이 아이 또한 대가댁에서 훌륭히 자라 나라의 모함으로 이렇게 밖에 되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다. 나라의 아이들은 못먹고 헐벗어 거리를 구걸하며 돌아다니고, 청년들은 돈을 마련하기위해 화적패가 되고, 여인들은 몸을 팔고.... " ...어허.... 이리되어서는 안되는 것을... " " ...너무 걱정하지 마소서. 대인... " " .... " 서대인은 자신의 마음을 편안히 만들어주는 유리의 술을 받으며 다시 한번 긴 한숨을 내쉬었다. 금으로 파견된 사신단들이 목이 떨어진채 돌아왔어도, 우리는 어떠한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도리어 금이 쳐들어올까 두려워하며 몸을 사릴뿐.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라의 버팀목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진언을 들이고 있다는 것... 아직도 송은 썩지 않았다는 그것이었다. 비는 검을 닦는동안 홍화는 미소지으며 기비들에게 바닥의 피를 닦으라 명했다. 그리고 그녀는 몸을 약간 비틀며 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가슴과 새하얀 허벅지가 훤히 비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무표정히 바라보는 비였다. " 내 곧 네가 있는곳으로 갈게. " 홍화는 비에게 다가가 요염한 말투로 귓속말을 했다. 그는 홍화의 말을 듣고는 돌아서서 <화유당>을 나섰다. 이것 하나 때문에 자신을 또다시 부른것인가. 그는 약간 인상을 찡그리고는 움막으로 향했다. 그러나 불만이있을리 없다. 자신은 철이 들때부터 이 아이를 봐왔기에. 그는 <월궁>에 소속된 싸구려 무사였다. 술을 공짜로 마시고 도망친 놈이나, 억지로 팔려와 도망치려는 기녀들을 잡아들이는. 그러나 그는 홍화의 개인무사나 다름없었다. 그는 홍화 때문에 이 직업을 택했고, 또한 홍화가 명하는 일은 무엇이든 했다. 그것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든,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든. 어릴 때, 그들이 고아가 되었을 때 다짐했었던 것처럼. 그러나 왤까.... 요즘은 그런 일들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다. 내가? 풋. 웃기는군. 하나밖에 모르는 이 개망나니인 자신이? 그는 허탈해하며 길을 가고 있다 길목에 걸친 <연화당>을 힐끔 바라보았다. 야트막한 담 사이로 유아와 서대인의 모습이 보였다. 홍화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여자. 저 여자가 있는 곳은 왠지 따뜻해 보인다. 저 아이도 그것을 알까. 그는 멍하니 유리와 서대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월궁>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와 여자들의 교태로운 비명소리등이 주위를 울렸다. ... 유리라는 아이가 금을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 현란한 음악들을 뚫고 아름다운 음률이 밤하늘에 번진다. 이질적인 묘한 음이... 그는 음악을 듣다 휭하니 돌아서서는 움막으로 향했다. 홍화를 기다려야 하니까... " 저...홍화님? " " 뭐냐. " " ...안가십니까? " " 흥. 뭐하러? " 홍화는 장미 꽃잎으로 된 목욕을 즐기며, 자신의 우아한 다리를 씻어내렸다. 예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호위무사. 유리를 처음 보았을 때, 아니 자신을 내팽겨치고 간 그 호위무사처럼 가지고 싶었던. 그녀는 지금 "비" 라는 호위무사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 비라는 아이는 어릴 때부터 자신과 함께 있었던 소년이었다. 자신이 고아가 되어 어릴적 기적에 팔려갈 때, 자신을 따라왔던 아무 쓸모없는 꼬마. 그러나 그는 자랐고, 자신이 바라는데로 강호에서도 알아주는 검술의 실력자가 되었다. 물론 그는 스승없이 혼자 모든 것을 익혔다. 원래 싸움에 이골이 난 녀석이라 그런지 그런지 웬만한 싸움에는 지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이렇게 아무 쓸모없는 기녀로 있다. 그러나 이것은 허울일 뿐, 그녀는 비를 이용해 강호를 평정할 것이다. 자신의 머리와 비의 실력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막강한 유도주라는 뒷배경이 있으니. 그는 모든 상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니 자신에게는 이익이다. ....모든 것이 그녀의 손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유리라니... 하필 <연화당>의 아이가 유리라니. 고 계집은 정말 유리공주와 많이 닮았다. 그녀가 처음 유리라는 귀족댁 아가씨를 처음 봤었던, 그녀가 그렇게도 부러워했던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녀와. 홍화는 입술을 잘근거리다 물에서 일어났다. 오늘같은 기분나쁜 날은 괜찮은 남정내와 질펀나게 놀아나는 것이 최고다. 유도주에게나 갈까? 아니야... 혜마마의 눈치가 보이니 좀더 조신하게 굴 필요가 있어.... 그럼 누구에게 가나.... " 가운을 가져와라. " " 예... " " 그리고 지금 나갈 차비를 해라. " " 비에게 가시는 길이신지... " " .....니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 " 예..." " 호 도령댁에 가야겠다. " " 예.... " " 아니. 호도령을 모셔라. " " 예... " 혜마마는 자신이 따라주는 술을 냅쭉냅쭉 받아먹는 청안을 귀여운 듯 바라보았다. 몇 개월전 보았던 그는 왠지모를 광기와, 타는듯한 정렬로 자신의 가슴을 태웠었다. 지금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그 분위기는 여전했다. 약간 각진듯한 얼굴과 매력적인 몸매. 그리고 강한 남자에게 풍기는 묘한 마력. 서른에 가까운 그녀의 심장이 지금 미친 듯 뛰고 있었다. 그가 나이 어린 남자이기는 했지만, 자신을 충분히 만족시킬 것이다. 혜마마는 애교스런 몸짓으로 은근슬쩍 그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청안의 허리춤에 손을 가까이 데려하자, 술을 마시던 청안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 언제쯤 그 아이를 만날 수 있는겁니까. " " 아이~참~~ 표주님도. 그 아이는 오늘 서대인을 모셔야 할겝니다~~ " " .... " " 그러니 그리 애태우지 마시고 소녀와 함께 밤을 보내소서~ " 청안은 얼굴을 굳힌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돈을 탁자위에 던져놓고는 아무말없이 나섰다. 혜마마는 아쉬운 듯 그런 청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뭐, 유리 저 아이가 있는 이상 다시 이곳을 찾겠지. 그녀는 묘한 눈길로 청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길. 청안은 기분이 상해 <월궁>을 빠져나왔다. 만약 그때 보았던 아이... 그녀가 유리라면, 이리 놔둬서는 안된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 보기 힘든 존재였다. 휴...납치라도 해 와야하나.... 새벽녘 찬바람을 마시며 그는 개봉 외곽을 걷고 있었다. 유리의 흔적이라도 좋았다. 아니 그녀가 유리가 아니어도 좋았다. 그녀가 유리의 흔적이라면... 그것만이라도 좋았다. 다시 그녀에게 사죄하고, 그녀 대신... 유리 대신이라도 기녀인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행복하게.... " 으.... " " ? "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청안은 바짝 긴장한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혹여나해서 검을 꺼내들었다. 새벽녘의 개봉거리는 예전과 달리 무척 위험했다. 도둑과 강도와 비적들이 돌아다니니까. 유대인이 있을때에는 완벽한 치안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래서 용병이 날뛰는, 묘한 도시가 되어버린 개봉. 그는 조심스레 신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갔다. " ? " 왠 청년이 진흙탕에 쓰러져있었다. 청안은 주위에 신경을 쓰며 그에게 다가갔다. " 으...야...약... " " ? " 청안은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 돌아섰다. 그러다 다시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유리라면... 그녀라면 대뜸 바닥에 떨어진 하얀 알약을 입으로 씻어내 그에게 먹였을 것이다. 그녀라면... 청안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떨어진 몇 개의 알약을 술로 씻어 그에게 억지로 먹였다. 그리고 그를 들쳐 엎고는 집으로 향했다. 묘한 밤이었다.... 홍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는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친구인 술을 들이켰다. 봄기운을 받아서 인지 유달스레 맑은 달빛이 밝게 비추인다. " ? " 홍화인가. 누군가의 인기척에 그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서있었다. 유리라는 아이다. 도망이라도 치는걸까. 허나 그 아이는 빚이 없기 때문에 떠나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이 새벽녘에 무슨일로 나서는 걸까... ....무슨 상관이람. 그는 자신이 굳이 저 아이를 챙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화로곁으로 가려했다. 그러다 그녀를 따르는 검은 인영을 보고는 집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가 검은 인영의 앞을 가로막자, 놀라서 도망쳤다. 아마도 유리라는 저 아이를 흠모하거나, 해꼬지 하려 뒤따른 자 중 하나겠지. 그녀는 아는지 모르는지, 주위를 한번 둘러본뒤, 개봉 외곽의 의원댁으로 들어섰다. 의원댁? " 계십니까. " " ? 아... 유리님이시군요. " 그들은 간단히 인사를 나눈후 의원댁으로 들어갔다. 비는 가만히 문밖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는 의원댁 안채에 신음하고 누워있는 청년을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며 말을 했다. " 의원님.... 그 사람은.... " " 쯧쯧쯧. 너무 늦었어요. 사람은 살겠지만 손이 잘렸으니 뭐하나 제대로 할수 있겠습니까. " " .... " " 내 그래, 홍화 근처엔 돈있을 때 외엔 가지 말랬건만... " 의원은 안타까운 듯 혀를 찾다. 유리는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레 꾸러미 속에서 돈을 꺼냈다. " 신경좀 써주소서. " " 그런데 유리님이 왜 항상 그러는겝니까? " " 언니가 보내셨다니까요. " " 그 말을 누가 믿겠소? " 유리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다시 베일을 썼다. " 이만 가보겠습니다. " 비는 그녀가 다시 의원에서 나오는 모습을 모퉁이에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는 새벽거리를 걷다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갑갑해져왔다. 그가 보고싶었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며 환히 웃는 웃음과, 그녀를 표근히 감싸 안던 그 느낌.... 이런 밤이면 반딧불을 보며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지을텐데... ...오걸매와의 일은 잊어야 한다. 더 이상 나는 그에게 돌아갈수 없고, 그 또한 나를 잊어야 한다... 눈물이 흐른다. 유리는 얼른 눈물을 감추기위해 눈을 크게 뜨고 달을 바라보았다. 흐릿하게 보름달이 자신을 맞이한다. ....그는 왕조를 통일할 인물이다. 그 생각을 새기며, 또 새기며 그녀는 그곳을 걷고 있었다. 가슴이 아픈건 어쩔수 없었다. 갑갑했다. 그녀는 지금 하늘을 보며 걷고 있지만 용케 돌뿌리에 걸려 쓰러지지 않고 있었다. ....아직 어머니인 소화부인과 다른 이들에게서 연락은 없다. 그것이 더 숨을 갑갑하게 한다. 혹 그가 깨어나지 않은건 아닐까.... 기분이 씁쓸해져오자, 유리는 다시 자신이 유아였을때를 억지로 떠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유아였다면, 이런 날에, 이 새벽에 이리 돌아다니지는 않았을텐데. 아마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잠에서 깨어나는 그런 일들을 반복했겠지. 아니면 밤새 유선의 걱정으로 잠 한숨 자지 못하고 있거나. 유선은 잘 있을까? 엄마랑 아빠는? ...나는 죽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되자 머리가 더 아파왔다. 휴...진한 원두커피를 마시고 싶다. 이불 속에 폭 파묻혀... 훗. 여기도 커피가 있으면 얼마나 좋아? ...내가 잘 적응하고 있는 건가..... 아니 내가 그를 잊을수 있을까... 또 그가 생각난다. 바보... 유리는 멍하니 하늘을 보다 팔을 벌리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천천히 드러누었다. 이런 장난을 칠때면 오걸매가 놀라면서 달려와 그녀를 뒤에서 안아주었는데... 피식 웃음이 났다. 이제 그럴 그도 옆에 없는데.... 유리는 천천히 쓰러지듯 눞고 있었다. 비는 멍하니 멈춰있는 유리를 보고 돌아가려다 그녀가 갑자기 쓰러지듯 눞자 놀라서 안아들었다. 유리 또한 놀랐는지 한동안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 유리는 곧 그를 기억해낼수 있었다. 도망친 기녀나 돈 안내고 도망친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기방의 무사, 그리고 "홍화의 개"로 더욱 알려진. 그는 아무 표정변화 없는 얼굴로 유리의 놀란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사이에 정적이 감돌았다. 비는 정면으로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유리를 똑같이 바라보고 있었다. 기녀의 눈이.... 맑다. 색기에 찌들지않은 맑고 밝은 눈.... " .... " " 저.... 좀 놔주실래요? " " 그러지. " " ㄲㅑ 악! " 비가 갑자기 손을 빼버리자, 유리는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으며 쓰러졌다. " 아고. 아파라. " " .... " 비는 황당한 유리의 말투에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비가 있든없든 평상시 볼 수 없는 묘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투덜거리며 옷을 털다 흙이 다 털리지 않자, 아예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 휴. 정말 술 마시고 싶은 날이다. " " ? " 유리는 웅얼거리듯 말하며 털썩 그 자리에 누워버렸다. 별이 묘하게 반짝이고 있다. 잠이 왔다. 이상하게도 편안하다. 이대로... 비는 그녀가 잠시 투덜거리다 아예 누워서 잠을 청해버리자, 당황스러워하며 유리를 불렀다. " 이...이봐... " " ..... " " .... " 제길... 도대체 무슨 여자가 아무대서나 잠이 들어버리는거야!!! 내가 덥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아니지 이 아이는 기녀가 아닌가.. 하지만.... 그는 고민에 싸인채 -그에게 있어 여자를 앞에 두고, 그것도 이렇게 무방비하게 누워있는 여자를 앞에 두고서 고민한다는 것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었다!!! - 잠들어 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벌써 깊이 잠든 것 같았다. 마치 아기처럼.... 그는 긴 한숨을 내쉰뒤, 잠든 유리를 살짝 안아들고는 자신의 움막으로 향했다. 휴... 불편하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며.... ================================================= 음... ㅡ.ㅡ 나날이 게을러지는 엽기공녀... 오늘도 회사에선 눈코뜰세없이 바빴구여... 화실갔더니 흑.... 컴이 아예 뽑혀 있더군여... <유리> 작업하기가 이리 힘들어서야.....쯧쯧. 어제는 왜 못올렸냐면여.... 오빠가 디아한다고 정신없어서....^^:: 그럼 후혀혀혀혀 즐독하세여~~~ 아침햇살이다. 유리는 긴 하품을 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내가 어제 어디서 잤지? 음... 유리는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느라 생각에 잠기었다. 조대인과 많은 술을 마셨었다. 그녀는 원래 술이 약했고, 또한 술에 취하면 잠드는 습관이 있었기에 늘 조심하는 편이었는데.... 어제 풀숲에 아무데나 드러누웠던건 기억이 나는데.... 역시 아영이 일 때 습관은 버리기 힘들다니까... 그나저나 여기가 대체... " 아무데서나 자는 습관이 있군. " " ?!! " 비가 차 한잔을 불쑥 내밀자, 유리는 당황스러워하며 차를 받아쥐었다. 비? 한번쯤 본듯한 얼굴이다. 아... '홍화의 개'라고 불리우던... 유리는 차를 마시며 그런 비를 살펴보았다. 그는 화로로 가서 고기를 굽고 있었다. 비는 눈에 띄는 존재였다. 약간 암울한듯한 표정도 그렇고, -동아는 비가 위험한 인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늘 조심하랜다.- 홍화의 말이면 죽은 개도 먹는다는 성격도 그렇고. 그는 약간 다부진 몸에 적당한 근육을 지닌, 전형적인 검사다. 그의 번뜩이는 눈빛을 받아치는 간 큰 사람이 아무도 없을 만큼 그는 검사의 눈을 가졌다. 그러나 실지로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본 사람은 없었다. 늘 앞머리로 눈까지 가리고 다니는 편이라 눈을 볼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해야하나.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차를 들고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13평 남짓의 상막한 공간..... 그는 말린 건낭을 먹고 있었다. " ? " " ... " 유리가 자신을 보자, 그는 먹고있던 건낭을 불쑥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 건낭을 받아쥐었다. " 고마워요. " " .... " 비는 상관없다는 듯 계속 건낭을 먹으며 검을 다듬었다. " 비 있어? "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자, 비는 기분나쁜 듯 문 쪽을 노려봤다. 홍화의 기비인 춘아였다. 춘아는 비의 방에 유리가 있자 당황한 듯 둘을 바라보았다. " 바....밤에 함께 있었던 거....야? " " ....왜왔니. " " 같이 있었던거야? " " 왜왔냐고 물었다. " 춘아는 다시 눈치를 살피더니 문을 닫고는 달려나갔다. 유리는 그런 춘아의 행동을 묘한 듯 바라보다 천천히 차와 건낭을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야할 시간이다. " 저 이제 가봐야겠어요. " " 데려다 주지. " " .... " 아침은 서늘한 기운으로 그들을 반기고 있었다. 맑은 바람과 사각거리는 풀잎소리 또한.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였다. 그녀는 아주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비가 이끄는 대로 따르고 있었다. 아침의 서늘한 공기를 즐기며. " 왜... 아무말도 않했어요? " " 그러는 넌. " 유리가 미소지으며 <월궁>으로 들어갔다. 비 또한 피식 웃고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묘한 아이다. 내가 그녀를 이끌고 숲으로 갔다면 어찌하겠다는 걸까. 풋.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저 아이는 한낮 기녀일 뿐인데... " 유리야!! " " 혜마마. " " 너 춘아 말이 정말이냐? " " 네? " " 춘아 말이 네가 어제 머리를 올렸다고 하더구나. " " .... " 이른 아침인데도 <월궁>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유리가 머리를 올린다는 것과 그 상대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던 것이다. 그녀의 몸을 갖기 위해 많은 남자들이 돈을 걸고 있었다. 어떤 상인은 황금 백관을 걸고있을 정도였다. 유리는 그냥 미소지을 뿐이었다. " 혜마마, 약속하셨죠? 아무것도 묻지 않기로. " " .... " 모두가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유리는 천천히 <연화당>으로 향했다. 모두가 남아있는 비를 바라보았다. 이제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은 비 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비 또한 유리가 <연화당>으로 들어가 버리자 아무말 없이 돌아서서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계속되고 있었다. 유리가 막 자신의 겉옷을 벗고 방으로 들어서자, 서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어디갔다 온게요? " " 깨셨습니까? " 그 또한 밖에서 나는 소란스러움을 듣고 있었다. " 잠시 산책을 다녀왔사오니다. " " .... " " 여기... " " ? " " 술이 과하신듯하여 꿀물을 타왔사옵니다. " " 그렇소? " " .... " 유리가 미소지으며 그에게 꿀물을 내밀자, 서대인은 인상을 굳힌채 그녀가 내미는 꿀물을 마셨다. 유리는 서대인이 꿀물을 다 마실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그에게서 물잔을 받아들었다. " 대인. 이제 가보셔야지요. " " 그래.... 그래야겠지. " " 어서요. 따님께서 걱정하십니다. " " .... " 유리는 서대인의 의복을 챙겨주고는 그를 문앞까지 마중했다. 주위에서 여전히 쑥떡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곧 소문은 눈 불어나듯 불어날 것이다. 어쩌면 그게 더 좋은 일일수도 있다. 어쩌면....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아침시간. 여느 기녀들 집이 다 그렇듯 12시 즈음해 아침을 먹는 그녀들 사이, 그 사이에서 비는 아침을 먹은뒤 검을 다듬고 있었다. 그런 그를 무사들과 기비들, 그리고 기녀들이 힐끔거리며 보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건 말건 그는 검을 다듬고 있을뿐이었다. 홍화는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들어서다 그런 비를 발견하고는 눈빛을 번뜩이며 그에게 다가섰다. 이곳에서는 가치가 높든 작든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했다. " 내가 안가는 사이 즐거웠어? " 그러나 비는 그녀가 다가오던지 말던지 계속 검을 다듬고 있었다. " 유리라는 아이와 함께 밤을 보냈다며~? " 비가 아무말없이 검만을 다듬자, 홍화는 슬쩍 자신의 손을 비의 옷섶 사이로 집어넣고 그의 근육을 만지작 거렸다. " 아직 이린아이일걸? " " .... " " 재미있었어? " 홍화는 요염하게 미소지으며 비의 등뒤로 팔을 둘러안으며 속삭였다. " 나보다 좋았어? " " ... " " 응? " " 그래. " 홍화는 그의 대답에 화들짝 놀라 그를 노려보았다. 그의 그런 대답에 다른 사람들 또한 멈춰 그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홍화는 기가 막혀 그런 비를 노려보았다. 자신이 잘못 들은게 아닌가 싶었다. " 뭐...라구? " " 좋았다구. 가봐. " " ...... " 비가 차갑게 홍화를 대하자, 그녀는 분한지 한참을 노려보다 비의 뺨을 떼렸다. " 흥, 니깟게 날 무시해? " " .... " 비는 홍화가 자신을 떼리든말든 그녀를 무시한채 계속해서 검을 다듬었다. 그녀는 분에 못이겨 몇 번 비명을 지르다 휭하니 돌아 <화유당>으로 사라졌다. 그는 계속해서 검을 갈고 있었다. 유리는 머리를 빗다 멍하니 담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와 헤어진지 2개월이 지났다. 그래도 그에 대한 그리움은 지워지지 안는다. 그 짧은 2개월이 2년과도 같은 시간으로 그녀를 괴롭혔다.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아물지도 않았다. 그녀는 멍하니 하늘을 보다 눈앞이 흐려옴을 느꼈다.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 진동 있나? " " 아... 황자전하. " " 편하게 말해.. " " ... " 진은 술을 마시고 있는 진동을 가슴아프게 바라보았다. 첫사랑인 효선을 보낸 이후, 그는 공부에만 전념했다. 그러나 공부에만 전념하기에는 보이는 것이 다 절벽이요, 암흑이었다. 진동은 지금 <태학>의 동기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진이 들어서자, 그의 동기들이 모두 일어나 그를 반겼다. 어차피 그 또한 <태학>의 학생이니. " .... "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어찌됐건 그는 황실의 사람이었고, 이 자리는 황실의 사람들을 욕하는 자리였기에. " ...채경이 점점더 극악무도해지고있어... " " 이럴게 아니라 우리 폐하에게 상소를 올리면 어떻겠는가? " " 상소? " " 그렇다네. 폐하가 채경을 감싸도는 것은 알고있지만 그렇다고 계속 이리 둬서는 안돼지 않나? " " ... "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자, 도시는 답답한 듯 가슴을 쳤다. 그 또한 선뜻 선동같은 것은 하지못했다. 채경의 세력이 아직은 컸고, 그 세력을 이길만한 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황실내의 사람들이 대부분 채경의 손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자신같이 벼슬이 없는 자는 그것이 힘들었다. " 선동을 한다? " 진동이 술을 마시다 그에게 말하자, 모두 진동을 바라보았다. 진은 놀란 듯 진동의 얼굴을 살폈다. 그는 촉망받는 송의 기둥이었다. 아직 벼슬을 받지 못했지만, 수많은 고관들이 그를 존경했고, 또한 그를 사위로 얻기위해 노력했다. 심지어 황제가 그를 사위로 준비할만큼 그는 사리분별이 분명했고, 또한 훤칠한 장부였다. " 폐하를 위해... " 진동은 고민에 싸인 듯 술잔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 좀 늦었조? 후훗 ^^ 즐독하세여~~ 흑. 그나저나 라다는 언제 다시 열라나? 라다 화이팅~~~!!! " 폐하!!! 백성들과 사람들의 원성을 받아들여 극악무도한 채경을 능지처참하옵시고 백성들을 굽여살펴주옵소서!!! " "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 진동의 주동으로 수많은 관리들이 황제의 접견실 앞에서 소리높여 외치고 있었다. 휘종은 머리를 싸매고 앉아서는 어찌할지 몰라 안절부절이었다. 그렇다고 지금 채경을 치기에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 에이.... 도대체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이냐!!! " 휘종이 갑갑해하며 안절부절못하자, 대전에 있는 대신들 또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동관은 군사를 이끌고 반란을 토벌하러 갔다 지자, 돌아오지도 않고 투항해 버리고, 이제 남은것이라고는 채경뿐인데 채경 또한 그동안의 악행으로 인해 백성들과 사림들의 투고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의 대신들 또한 채경의 추천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입장이라 큰소리 치지 못한채 쥐죽은 듯 눈치만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 경들은 입이 없소?!! 어서 말해보란말이오!!! " " .... " < 폐하!!! 백성들과 사람들의 원성을 받아들여 극악무도한 채경을 능지처참하옵시고 백성들을 굽여살펴주옵소서!!! > <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 " 으....음... " 휘종은 산처럼 쌓여있는 채경에 대한 상소문을 바라보며 머리를 싸매었다. 지금 금나라가 자신의 나라를 핍박하는것도 머리 아픈 일인데.... 휘종의 눈치를 살피던 한 대신이 조심스레 발언을 했다. " 저...폐하... 그만 채경을 죽이심이... " " 흥!! 그럼 이 정치는 누가 한단 말이냐!!! " " ... " 다른 대신들 또한 휘종의 눈치를 보며 혀를 찼다. 황제가 해야할 일을 채경이 모조리 했으니 휘종이 정치를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 그는 그저 나라의 재산으로 기암괴석을 모으고, 난을 치고, 그림을 그리는 그런 존재일 뿐이었다. " 폐하. 이번 난국을 벗어나려면 대책이 필요합니다. " " 말해봐라!! " " 요의 천조제와 손을 잡으심이... " " ? " " 그리고 채경을 그에게 보내 일단 목숨을 구제시키심이... " " 음.... " 휘종은 생각에 잠긴 듯 대전을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결정을 내려야 했다. 백상아는 검을 회수해 들면서 겁에 질린 도적들을 보내줬다. " 대인. 이제 가셔도 됩니다. " " 그래. " 개봉은 날이 갈수록 흉흉해져갔다. 귀족들의 폭정으로 몰려든 농노와 평민들에 의해서였다. 그때문인지 작은 관리들 또한 돈을 받아챙기는 입장이라 치안상태는 더더욱 엉망이었다. 여기저기서 도적과 소매치기들이 날뛰었다. 유리가 낙양에서 사라졌다는 소식은 자신의 가슴을 또 한번 짓눌렀다. 아니 그에게 들려온 독고가의 몰락은 더욱 크나큰 아픔이었다. 아영이라는 딸과 유일한 아들인 린이 죽자, 장주는 폐관에 들어가고, 곧이어 수많은 제자들이 돈을 위해 받아들여진 제자들에 의해 독고가를 떠나갔다. 독고가의 안주인으로 인해 그곳에서는 더 이상 검술을 익히는 자가 없어졌고, 독고가는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몰락은 장주의 죽음으로 더욱 크게 덧나기 시작했다. 장주가 죽자, 그곳에서는 일대의 혼란이 일어났고, 제자들에 의해 장주의 부인은 쫒겨났다고 한다. 유일한 딸 하나가 그곳에 남아 큰 집을 지킨다고 하는데 이제 가솔들 또한 떠나가버려 완전히 몰락해 버렸단다. 그곳에서 유리가 있었다면... 망해버린 독고가에서 떠났을 것은 분명한 일. 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유리의 생각이 떠오르자, 백상아는 눈을 감아버렸다. 또다시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를 보낸다. 낙양에 있다는 것 만으로 그녀가 그곳에 안전하게 있다는 것 만으로 그는 서둘러 일을 끝내고 있었다. 그녀를 만나기위해... 그러나 이제 또 어디서 만난단 말인가... ... 어떻게 변해있을까. 날 원망하고 있는건 아닐까. 날 아직도 사랑하고 있을까. 그는 멍하니 바닥을 보다 그의 목을 감고있는 목도리를 보았다. 목도리는 많이 낡아있었다. 초여름인데도 하고 다니던.... 이 목도리를 하고 있으면 유리가 느껴졌다. 그녀가.... 보고싶다. " 대인. 무슨 걱정이라도.... " " ... 아무리 생각해도 돌아가봐야겠다. " " 예? " 깊은 상념에 빠져있던 백상아는 유대인의 말에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유대인은 얼굴을 굳힌채 개봉을 바라보고 있었다. " 허나.... " " 때를 기다리셔야 합니다. " " .... " 유대인은 송책사의 말을 들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들은 급히 개봉을 떠나는 중이었다. 개봉 외곽에 위치한 비밀집으로 서둘러 가고 있는 중이었다. 채경의 압력이 더욱 심해지고, 비밀 결사대 또한 더 이상 비밀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 내부에 의한 문제와 채경의 집요한 추적이 그 원인이었다. 도망치는 것은 치욕이었지만, 그러나 살아남아야했다. 살아남아야만 했다. 검을 다 다듬었다 생각한 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집으로 향했다. 그러다 <연화당>의 낮은 담 사이로 비치는 유리를 발견했다. 그녀는 멍하니 머리를 풀고서 빗질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녀는 울고있었다. .......알 수 없는 여자다. 그는 그렇게 그 자리에서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감정따위 있을리 만무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홍화를 향하던 자신은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늘 감정 없는 그에게 유리는 묘한 표정을 주고 있었다. 존경심? 경외감? 아니다... 그런 감정은. 그녀는 자신의 치열한 삶 속에서,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바라보는것만으로도 편안해 지는 여자. 그녀가 유리였다. 홍화는 분함에 못이겨 이를 갈고 있었다. 그녀가 왔을때부터 알고있었다. 그녀가 그 높은 신분의 유리공주라는 사실을. 자신을 마치 던져버리듯 버린 남자의 주인이라는 것을. 그런 그녀가 또다시 자신의 물건을 가지려든다. 이번엔 질 수 없다. 자신이 1년이나 걸려 올라온 이 자리를 그리 쉽사리 내어주다니.... 내 끝까지 비참해지는 꼴을 보고말리라. 끝까지.... 홍화는 이를 갈며 <연화당>을 바라보았다. 그앞에 멍하니 서있는 비 또한... " 진실이오? 그자가... 황궁에 있는 그자가 죽지 않았다는게? " " 예... 부인... " 소화부인은 화가난 듯 차를 들고는 떨고 있었다. " ...그렇다면 그 아이가 <우혈화>를 먹인게 아니고 천년내단을 먹였단 말인가? " " ...그것이 아니라... 아마 잘못 보시고 넣으신 것이 아닐 듯... " " 아니오. 그 아이는 그리 멍청한 아이가 아니오. " 황노인이 애써 유리를 두둔했지만 소화부인은 머리를 가로저으며 부정했다. " 못난 것. 못난 것.... " " .... " 황노인은 가슴아파하는 소화부인을 바라보며 이 일을 어찌 처리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 백상아의 소재는 파악했나요? " " 예, 부인. " 소화부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차를 우아하게 마셨다. 황노인은 그런 소화부인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 ...그와 혼례준비를 서두르세요. " " ? " " 그와 유리의 혼례 말입니다. " " 허...허나... " " 지금도 너무 늦었다고 봅니다. " " .... " " 처음부터 그랬어야 했습니다. 처음부터. " " ... " " 그 만큼 황금군을 잘 이끌어갈 사람이 없을테니. " " .... " " 어서요. " " ...예... 부인 " 황노인이 한숨을 내쉬며 나오자, 황장군이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아무래도 유리님과 백상아의 혼례를 준비하실 듯 합니다. " " 으음.... " 황장군이 낮게 신음소리를 내자, 황노인 또한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동아의 보고에 의하면 마마는 금의 황제를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이 혼례를 올리시려 하실까....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상황에 몰린 유리였다. 만약 그녀가 혼례를 올리려 하지 않는다면 소화부인이 강제로라도 혼례를 올리게 할 것이다. ...황금군은 확실한 주군을 얻는 것이지만... 왕께서 원하신 공주마마의 행복은 어찌되는 것일까.... 황노인은 열심히 점괘를 맞춰보았지만, 좀처럼 앞이 보이지 안았다. 유리님의 점괘는.... ============================================= 우효효효^^ 라다가 아직 안되네여 ㅠ.ㅠ 저만 안되는 건지 아님 모두가 안되는것인지... 흑. 그리고 제가 연재하는 곳의 주소는여^^ 소화부인은 차를 마시며 유리를 생각했다. 여자의 행복은 남편을 잘 만나 그 남편의 입신을 도우며 아들을 나아 그 혈통을 잊는 것. 그러나 유리는 지금 아주 특별한 위치에 있었다. 송의 재건을 두 손에 쥐고 있는 유일한 아이. 그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자신의 행복이오,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 아이가 선택한 자는 금의 황제. 연결될 수도, 이어져서도 안될 존재였다. 왜 하필 그인가.... 물론 그만큼 완벽한 신랑감도 없었다. 다만 그가 금의 황제만 아니라면, 그가 여진족만 아니었다면. 내 사랑하는 아이.... 송의 운명을 쥐고 있는 내 사랑하는 아이.... 소화부인은 유리를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 아이가 금의 황제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안았다. 다만 그 아이가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문제였다. 이어져서는 안될 운명이었다. 이어져서는 안될.... " 폐하께서 지시하신 길은 알아보았나? " " 예, 허나 그 어디에도 황금군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 " .... " 유도주는 생각에 잠긴채 부하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황제께서는 분 명 태산을 조사하라 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황금군의 흔적이라든지 틈이라든지 그런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 .... " " 태산은 너무도 험준하고 또 깊은 관계로... " " .... " 모두가 유도주의 눈치를 살피며 고개를 숙이자,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서류들을 살펴보았다. 지금 그가 살피는 서류들 대부분이 송과 관련된 중요서류였다. 황금군이라... 예전부터 활동을 하고 있었는가... 그렇다면 언제부터? 혹... 연경을 다 차지하고 있었던 그들이... 거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다급하게 부하들에게 물었다. " 혹 평범한 자들과 부딪힌 것은 아니지? " " 예, 모두 닌자 교육을 받은 자들입니다. " " .... " 닌자라는 말에 유도주의 얼굴은 또한번 일그러졌다. 그러나 그는 곧 서류를 들고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송 개봉의 곳곳에 그의 자금이 박혀있다. 이제 서서히 회수를 하면 되는것인가... 닌자라... 그는 닌자를 생각하자 또 다시 얼굴을 굳혔다. 황제의 생각이 어떤지 모르지만 그는 의도적으로 동영의 뜨내기 무사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무사들은 충성을 맹세하며 황제의 명으로 자신의 밑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믿을만한 존재가 아니다. 원래 낭인 출신에다 세력이 더욱 커진다면 돌아설게 뻔한 일. " 도주어른. 채재상께서 찾아오셨습니다. " " 채재상이? " " 예, 어찌할가요? " " ... " 그는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은채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서류들이 들려 있었다. " 나린. 보고하라. " " 예, 송의 황실에서 진동이라는 자가 주동이 되어 채경의 탄핵상소를 올리고 있다 합니다. " " 음... 진동이라... 어떤 자인가? " " 예, 12세에 대과를 급제해 <태학>에서 공부중이고 현재 부마 로 책정되어 있는 상태이라 합니다. 그리고 열 다섯 번째 황자인 진과 무척 친분이 두텁다 합니다. " " ...진동이라... 위험한 자로군. " " .... " " 지금 나이가 얼마나 되나? " " 예, 이제 열 아홉으로 아옵니다만. " " .... " " 유리님의 소식은? " " 아직... " 유도주의 얼굴이 험악해지자, 보고를 올리던 부하들은 당황하여 유리님을 담당한 소우를 바라보았다. 소우 또한 시선을 돌린채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 허...허나 <월궁>에서 가짜 유리가 드..등장했다 합니다. " " 가짜? " " 예, 유리님의 예전 처소였던 난화궁을 이용하고 그녀의 아름답기가 그... 하늘을 찌른다 합니다. " " 월궁이라... " " .... "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서류를 바라보다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 시중에 나도는 황금지도에 대해서는 어떤가, 그 소재를 파악했나? " " 예, 현재 옥문관까지 흘러들어갔다 합니다. " " 옥문관? " " 예, 그것 때문에 송의 황실에서도 사람을 보낸 듯 합니다. " " 음... " 그들의 보고는 세시간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러나 유도주는 채경에게 기다리라 뭐라 말하지도 않은채 그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 저... 도주님... " 채경의 방문소식을 알리러 온 하인은 당황해서 조심스레 도주를 불렀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다른 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뿐이었다. " 월궁은 내가 직접 가겠다. " " 예. " " 황금군의 지도에 대한 모든 것을 조사하라. " " 옛! " " 태산에서의 수색은 좀더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 " 옙! " 모두가 유도주의 명이 떨어지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마지막 사람까지도 명을 받고 사라지자, 그제서야 그는 채경에게로 향했다. 채경이 온지 4시간이 지난 후였다. 채경은 4시간째 유도주를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분했지만 지금 그를 도와줄수 있는 자는 유도주 밖에는 없었다. 그는 지금 엄청나게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많은 돈을 지닌 자는 유도주 이 자뿐. " 죄송합니다. 재상어른. 많이 기다리셨지요? 이번 상단의 문제로 시간이 좀 결렸습니다. " " 유...유도주~~ 나좀 살려주시오~~ " " ? " 유도주가 의아한 듯 채경을 바라보자, 채경은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 나라의 재상이었지만, 유도주에게도 못미치는 자였다. 물론 그 또한 한때는 천하를 울릴만큼의 학식과 인품을 지닌 자였다.그러나 그가 휘종을 모시기 시작하고, 휘종에게 사랑받아 재상의 자리까지 오르자, 그는 변하기 시작했다. 그의 온화한 문사다운 성품은 괄괄하고 독해졌으며, 그의 부드러운 눈빛은 점점더 비굴하고 잔혹하게 변해갔다. 그는 권력을 더욱더 움켜잡기위해 황제가 좋아하는 기암괘석을 보으기 시작했고, 백성들의 원성을 무시한채 난과 그림, 시 등을 모으는데 급급했다. 급기야 황제가 모든 권력을 그에게 맞기고 시와 서예에만 빠져있자, 그는 향락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한번 잡은 권력은 달콤한 것이었다. 그는 정치적 암투속에서도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잡았다. 그것은 그 뒤에 유도주의 재산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나...나좀 살려주시오~~ 유도주 " " 음...어인일로 높으신 재상어른이 상인에게 목숨을 구걸하시는겁니까? " " 급하오!!! 썩어빠진 사림놈들이 날 죽이려든다오~~ " 유도주는 다급한 채경의 말을 찬찬히 들으며 그의 초최한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자는 이제 쓸모없는 자였다. 이제 이만큼 피폐해 졌으니. 개봉은 자신과 황제폐하의 생각대로 채경의 손아귀에서 놀아났고, 채경은 휘종의 비위를 맞추기위해, 아니 휘종을 자신의 손아귀에서 움직이기위해 갖은 폭정을 일삼았다. 그리하여 개봉의 시민들과 사림들의 반발은 극에 달하게 되었고, 채경을 죽이라는 상소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유도주는 천천히 차를 마시며 채경을 달랬다. 지금 잘라버릴 싹이라 해도, 생각할 여유를 두어야 한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세상이기에. " 소인이 무슨 힘으로 진동을 처단한단 말입니까, " " 자넨 아는 사람도 많은 상인이 아닌가~~ " " ... " 유도주가 아무말없이 차를 마시자, 그는 항껏 미소지으며 유도주를 달래기 시작했다. " 자네가 나에게 그 일만 해준다면 모든 것을 다 해주겠네~ " " 하... 어른. 재상께서 소인에게 지신 빚이 얼마인지 아시는지요? " " ... " " 자그만치 황금 만 오천 관입니다. 나라 하나를 사고도 남을 금액이지요. " " 내...내가 어찌하면 좋겠나? " " 저는 상인입니다. 재상어른. " 그는 차를 한모금 마신뒤 채경을 바라보았다. " 어른께서 담보로 잡으실 것이 있으신지요? " " ...나...나만 살려준다면, 아니 이번 일만 잘된다면 옥쇄라도 내놓겠소!!! " " ?!! " " 옥쇄를 담보로 내놓겠다는게요!!! " 옥쇄라... 유도주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채경을 바라보았다. " 그럼 그것을 담보로 돈을 빌려가시겠다? " " 그렇소!!! " " 음. 재상께서는 옥쇄가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 아실텐데요? " " 걱정마시오!! 꼭 돌려받을테니!!! " " .... " " 어찌하겠소? " " ...그것을 가져오시면 계약을 하도록 하지요. 소인은 장사꾼이니 알아서 하셔야 합니다. " " 아...알았네!!! 고마우이!! " " 잊지 마십시오. 소인은 장사꾼입니다. " 채경이 기뻐하며 밖으로 나가자, 유도주는 묘한 웃음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옥쇄가 자신의 손안으로 들어온다? 쯧쯧쯧... 망할 징조로고... 뭐, 금으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주아는 청안이 돌아온 내내 술을 마시고 있자 그의 눈치를 살피며 문가에서 그를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예전에 유리가 앉아서 쉬던 그 정자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 험험... " " ?!! " 주아는 기침소리에 화들짝 놀라 문가에서 피해섰다. 재인이었다. 그는 한뭉치의 서류를 들고 청안에게 가는 중이었다. " 표주님. " " .... " " 오늘 정리하실, 그리고 보아두어야할 서류들입니다. " " .... " 재인은 아무말없이 서류들을 그가 앉은 탁자위에 놓고는 나가려했다. " 술 마실줄 아나? " " 아닙니다. 저는 가난해서... " " .... " " 후후. 이건 유도주께서 내린 <인삼주>라네. 아주 귀한것이지. " " .... " " 한잔 하겠나? " " 아닙니다. " " 안게. 내 말동무나 되어주게. " 재인은 혼잣말을 웅얼거리며 말하는 청안의 옆자리에 조심스레 앉았다. 그는 사람을 들쳐업고 들어선 그 순간부터 묘하게 술을 마셔댔다. 그러나 취한 것 같지는 않았다. ============================================== 좋은 하루 되세여~~ " 자네는 한번도 나에대해 궁금해하지 않는군. " " .... " " 내가 그 정도로 부족한걸까. " " .... " " 아닐세... 그냥 혼잣말이네. " 그때 옹이댁 아주머니가 들어서며 청안의 주안상에 약간의 안주를 첨가했다. 그리고는 아픈 듯 그를 바라보았다. " 그만... 잊으라니까... " " ...마음이 끌리는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 " ? " " ...그녀가 유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 " .... " " 유리가 아니어도... " 옹이댁은 그런 청안의 모습을 보다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했다. " 니가 데려온 사람 깼구먼. " " .... " " ....내 아들놈이랑 며늘아가도 왔구먼. " " 예... 인사해야 되겠네요. " 청안은 조용히 술잔에 술을 따르고는 다시 한잔을 들이켰다. 재인은 계속 옆자리를 지키고 있을뿐, 가타부타 말한마디 않고 있었다. 따뜻한 인삼주가 목안을 타고 흘러들자, 청안은 다시 가슴이 아려옴을 느꼈다. 아니 아파왔다. 이곳은 유리의 처소였다. 지금은 안방마님의 방이라고 정리해 놓은. 여전히 그녀가 생활할때처럼 정갈하고 아름다웠지만 이곳의 주인은 없었다. ...그녀가 죽었다. 생각하기도 싫은 단어. 죽음. 그녀의 죽음... 허나 그 어디에도 그녀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 소문의 진원지를 따라가 그 주위를 샅샅이 뒤져도 그것은 다 거짓일 뿐. 그는 다시 술을 한잔 들이켰다. " 그 아이는 기녀.... " " .... " " 유리와는 비교도 안될 신분... " 옹이댁은 마른침을 삼키며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술에 취해서인지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 확인하고 싶다. 그녀가... 정말 그녀가 유리인지... 유리가 아니어도... 그녀에게 용서받고 싶어... " " ... " 재인은 혼자서 웅얼거리듯 말을 이어가는 청안을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기회를 잃었고, 더 이상 찾지 못하는 기회를 다시 찾으려 노력한다. 그것은 바보같은 짓. 그는 무시하듯 얼음같은 표정으로 청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긴... 서규는 일어서려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잠시 주춤했다. 그러다 가슴이 약간 진정되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은 개봉의 외곽을 걷고있었다. 그러다 가슴의 통증을 느꼈고, 그 와중에 강도를 만났었다. ....자신이 살아있는건가... 허기야, 죽었다면 이런 깔끔한 비단 요가 깔려있는 방안에 누워있지는 않을테지. 그는 조심스레 몸을 추스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다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오니 깔끔하고 아담한 소축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 진명표국인가... ' 그는 소축의 형태를 보며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 깨셨습니까? " " ...감사합니다. " " 별말씀을. 표주님께서 새벽녘에 구해오셔서... " " ...그분을 뵐수 있을까요? " " 지...지금은.. " " ? " 그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리자, 서규는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조...조금 쉬시고 계시지요... " " ...그럽시다. " 하인이 서둘러 밖으로 나가버리자, 그는 가슴을 한번 쓸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작은 소축인데도 주인을 닮아서인지 무척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다. 처음부터 이랬는지는 모르지만. 작은 새가 나지막한 매화나무에 앉아 지저귀고, 그에 어울리는 맑은 연못속에서 잉어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그는 소축을 구경하다 그곳을 빠져나와 이곳저곳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주인에게 예의는 아니었지만, 심심한 것을 어쩌겠는가... 그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척이나 분잡한 곳이다. 그만큼 가솔들이 많아서일까. 누가 관리하는것인지 하인들의 일도 잘 분할되어 있는 듯 하다. 그리고 표사들 또한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듯 했고. 그는 발길 닫는대로 걷고있었다. 작은 소축이 보였다. 그곳은 들어서자마자 분위기부터 따스한 곳이었다. 누구의 소축이었을까. 다른곳이 왠지 모르게 가식적이고 인공적이었다면 이곳은 묘하게도 정감이 넘치는 곳이었다. 다정한 주인의 성품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는 거리낌 없이 작은 방안으로 들어섰다. 생각대로 어느 규수의 방이었다. 침대를 살짝 가린 아름다운 수가놓인 천이라든지 고급스러운 탁자라든지 앙증맞은 화장대 등이 이 방의 주인이 얼마나 아담하고 정갈한 여인인지 나타내는 듯 했다. 그리고 수많은 서책들과 붓, 벼루 등. 그리고 한 쪽 벽을 장식한 아름다운 금. ...사용하지 않은지 꽤 오래된 것이었다. 그는 금을 슬쩍 집어들고 약간 어루만졌다. 줄이 느슨해 졌는지 약간 음정이 맞지 안았다. 그는 조심스레 금을 안고는 음정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때 그의 목으로 차가운 금속 물체가 느껴졌다. 소름끼치도록 빠른 동작이었다. " 누구냐. 왜 이 방에 들어와 있는거지? " " ...난 이곳의 손님이오. 그리고 이 곳에 산책왔다 음정이 틀린 악기가 있기에... " " .... " 낮고 심드렁한 그 목소리는 서규가 그렇게 답변하자, 조용히 검을 내렸다. 그는 자신의 목을 쓰다듬다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는 약간 곽진 얼굴에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남자였다. " 저는 서규라고 합니다. 개봉에 과거를 준비하러 올라왔다.." " 미안하오. 나는 청안이오. " " 아... 진명표국의... 당신의 위명은 많이 들었소이다. " "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 " 그리고 제 생명의 은인이시라구요. " " ... " 청안은 화사한 표정의 청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이곳은... 내 아내의 방이오. " " 아... 성품이 고아하신 모양입니다. " " ? " " 원래 방은 주인의 마음을 드러낸다 하지 않습니까? " " .... " 서규는 청안이 아무말없이 방을 둘러보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청안은 다시한번 방을 둘러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재인은 그런 청안이 나간뒤, 서규에게 부인의 부재를 귀뜸했다. 서규는 할말을 잃고 사라지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무척 취한듯해 보였다. 그는 천천히 안주인의 소축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 왜유? 왜 바라보지도 못하게 해유!!! " " 이안이는 지금 취해있단 말여!!! " " 그냥... 그냥 얼굴만 보는 것 뿐이라구유~~ " " ...저 아이는 니가 감시하는거라 더구먼... " " 으아아아앙!!! " 서규는 여자와 노인을 지나치지 못한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깊숙한 사연까지 모르는 그로서는 의아한 장면이 아닐수 없었다. 여자가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자, 할멈은 그녀가 안됐는지 측은하게 바라보다 그녀를 다독이고 있었다. " 그러게 처음부터 잘하라고 했잔여... " " 으어~~어~~ 지는~~ 지는 이안이 사랑한 죄밖엔 없구먼유!!! " "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하는거여... " " 지 분수가 먼데유? " 주아가 갑자기 큰소리로 옹이댁에게 덤벼들자 그녀는 움찔하며 주아를 바라보았다. " 그거야.. " " 이안이는 원래 지 정혼자였구먼유!!! 그럼 이안이가 공주님 바라보는건 분수 넘치는 일 아닌감유?!!! " " ... " 서규는 옹이댁이 아무말 못하고 서있자,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저 남자, 청표주의 원래 부인은 주아라는 저 여자다. 그러나 지금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여자는 공주의 신분. ...그가 송 황실과 혼약했다는 사실은 아무대도 없으니 어느 왕의 공주 중 하나일터. 음... 서규는 계속 울부짓는 여자를 바라보다 그곳에서 돌아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 기다릴꺼구먼유!!! 누가 뭐래도 이안이는 지꺼에유!!! " " ...이안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을거구먼... " " 아니어라. 지는... 지는 기다릴거에유. 이안이... 지쳐 돌아올때까지... " 애달픈 정성.... 서규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숙소로 향했다. 시녀들도 그 장면을 보고 있었는지 키득거리며 돌아섰다. 서규는 시녀들이 자신이 있는 곳까지 오자 서둘러 모퉁이 좁은 공간에 몸을 숨겼다. 정말 얼결에 숨은것이었다. 그녀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한번 주아가 난동을 부리던 소축의 입구를 힐끔 바라보며 키득거렸다. " 내 이럴줄 알았다니까. " " 쉿! 그러도 아직 힘이 남아도는 여자야. " " 흥! 무식하게 굴다 뒷통수 맞은 거지 뭐. 지 꼴에 안방마님이 가당키나 한거야? " " 푸후후 " 시녀들은 다시 키득거리며 웃다 말을 이어갔다. " 후훗... 아이고 꼬셔라. 내 눈꼴 사나운짓 할때 알아봤다. " " 그럼 청표주님이 잠깐 바람피우신거야? " " 너도 참~ 저 얼굴 보고 바람피울 마음 생기겠어? " " 푸후훗!!! 그건 그렇다. 그럼 어찌된거야? " " 뭐, 잠시 부재중이던 마님을 대신해 청표주님을 유혹했겠지. 그러다 덜미잡혀 쫒겨난거고. " " 음... " 그녀들은 여전히 그곳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서규는 숨어있는 곳이 좁아 다리가 져려오자 난감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나서면 변태 취급밖에 더받겠는가!!! 정말 난감한 일이야... " 참, 마님 본적있어? " " 아니~ 그런데 상당히 아름답고 기품있는 분이시래 " " 너 그걸 어떻게 알아? " " 옹이댁 아주머니가 스쳐가는 말로 주방에서 하는 말 들은적 있어. " " 그래? " 그녀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 소리죽여 옆의 하녀에게 말했다. " 저 주아라는 여자의 모함으로 쫒겨나듯 밖으로 내몰리셨데." " 어머나!!! " " 쉿! 그 사실 아는 사람들 다 쫒겨났잖아. " " ... " 그녀는 두려운 듯 주위를 잠시 둘러보았다. " 저 여자가 마님 초상화까지 같다 팔았데. " " 세상에!!! " " 그 일로 표주님 말이 아니게 마르셨잖아. 그 초상화 단 한 개밖에 없었는데. " " .... " 그녀들은 측은한 듯 청안이 사라진 연공실을 바라보았다. 청표주는 그녀들에게는 우상이었다. 깔끔한 성격에, 보면 볼수록 끌리는 외모에, 흑백이 분명한 성격. 그는 벌써부터 저자거리에 이야기꾼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으로 장식되고 있었다. " 에그머니!! 시간이 벌써 이정도나 됐네? 서둘러!! 호랑이 아줌마한테 혼나기 전에. " " 이일을 어째~~ " 그녀들은 다급하게 주방으로 달려갔다. 서규는 그녀들이 사라지자, 좁은 공간에서 빠져나와 몸을 폈다. " 아이고, 온 몸중 안아픈곳이 없네. 에고고.. " 그는 온몸으로 기지개를 펴며 몸을 풀었다. 음... 이로써 정보 하나가 더 는건가? 그는 혼자서 히죽거리며 미소짓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이곳은 상당히 흥미로운 곳이었다. 그의 직업에 어울리는. 그는 만통문의 문주 서소문이었다. =========================================== 웃^^ 드뎌 99회 다음편이 100회째가 되는군여~~ 아... 기뻐라... 훗^^ 내일이면 내 친구가 여는 다음까페도 생기는데^^ 음... 행복한 일 많았슴 좋겠네~~^ㅇ^ 훗^^ 복받아여~~ 음... 글구 라다 화이팅!! 에고고,... 언제 다시 올리려나... " 밖에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 " 왠일인가. " " ... " 재인이 피식 미소를 짓자, 청안 또한 웃으며 그에게 허락을 내렸다. 언제부터인가 재인이 여자를 만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도 이제 장가를 갈 나이였던 것이다. 청안은 사라지는 재인을 보며 미소짓다 유리의 소축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 " 오늘은 한가하십니까? " " 어서오십시오. 그때 무례했던 점 용서바랍니다. " " 아닙니다 " 서규는 미소지으며 청안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한가하게 차를 집어들고는 그를 묘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청안도 모르는 사이, 그는 세상의 입이라는 만통문의 문주와 함께 자리에 앉아있었다. 소문의 그 중심점에서... 오늘은 이상하게 한가했다. <월궁>의 여자들은 이리저리 낯 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잔다, 남자와 데이트를 한다하며 들떠있었다. <월궁>은 상당히 큰 곳이었고, 그곳에서 일하는 기녀만 해도 하급이 100여명, 중급이 10여명, 고급이 5명 정도 되었다. 늘 이곳은 사람으로 북적대었고, 항상 사람을 파는 상인과, 여자를 파는 부모들이 몰려왔다. 오늘은 새로운 아이를 들이는 날이었다. 지금 <월궁>의 마당에 웬 여자아이가 떨면서 앉아 있었다. 그곳에 혜마마가 한가로이 부채질을 하고있었고, 홍화는 기비에게 머리빗질을 받고 있었으며, 유리는 서책을 읽고 있었다. 혜마마는 떨고있는 아이를 지겨운 듯 바라보다 말을 걸었다. " 그래, 기녀가 되고 싶다? " " 예... " " 왜? " " .... " " 후훗, 혜마마도 참. 저런 꼬맹이 받아봤자 뭐라려고. " 홍화가 비웃으며 혜마마를 바라보자, 모두가 키득거리며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그 아이는 정말 말 그대로 기녀가 되기에는 너무나 인물이 없었다. 얼굴은 죽은깨 투성이에 몸은 야윌대로 야위어 도저히 열 여덟이라고는 생각을 못할 정도였다. 유리는 신경쓰지 않은채 책을 읽고 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그녀의 긴 버리를 흩날리자, 주위가 갑자기 조용해 졌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숨이죽어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는 이제 열 어덟. 그녀는 어른스러움과 성숙함을 모두 겸비한 묘한 미녀가 되어있었다. 홀로 앉아 책을 읽는 그녀는 묘하게 슬퍼 보였고, 또한 신비스러웠다. 그녀가 연출하는 신비스러운 분위기는 하위무사들조차 힐끔거릴 정도였다. 혜마마는 모두의 시선이 유리에게로 향해있자 미소를 지으며 그 꼬마를 바라보았다. " 그래, 이름이 뭐라고? " " 유...유아입니다. " " ? " 유아라는 소리에 그제서야 유리는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아이를 바라보자 모두가 그녀의 시선을 피해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몰리자, 놀라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지금 놀란 토끼같았다. " 어디보자, 얼굴좀 보자니까!!! 그리 부끄러워해서야 어디 남자를 받겠누!!! " " .... " 홍화는 모두의 시선이 유리를 향하는 순간부터 기분이 상해있었다. 그녀는 힐끔 검을 다듬는 비를 바라보았다. 비는 아무 표정 변화 없이 검을 다듬고 있었다. " 아무것도 모르는 저 기집애 기비밖에 더되겠수? " " 오ㅎ호호홓!!! " 주위 모든 여자들이 웃어재끼자, 유아는 몸둘바를 몰라 몸을 더욱 움추렸다. " 그만해라. 그럼 홍화 네가 기비될 저 아이 맞아. " " 흥!! 저런애 키울바에야 네 이기집애 기녀로 만들겠다~!! " " ... " " 오~ 아름다우신 유리가 맞으면 좋겠네? " " .... " 혜마마는 홍화의 눈치를 살피다 유리를 바라보았다. " 그래~ 유리 니가 이 아이 맞으면 되겠네~ 아무에게나 던져놓으면 망치기밖에 더하겠어? " " ...혜마마. 저는 필요가 없는걸요. " " ... " 유리는 책을 덮고는 다시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제 겨우 열 셋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유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 저 데려가 주세여!!! " " ? " 그때 유아라는 아이가 유리의 다리를 잡아서는 울부짖었다. 유리는 황당한 듯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 왜이러는거요? " " 저 이렇게라도 안하면 저... 평생 기녀 못돼여!! " " ... " 유리는 황당한 듯 유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정신없이 유리의 다리를 잡고 있었다. 그것이 마치 생명줄이라도 되는 듯. " 아직 찾지 못한거냐. " " 예... 폐하. " 오걸매는 눈을 질끈 감고는 탁자를 두드렸다. 유리는... 그가 찾기전에는 평생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평생.... 가슴이 아려왔다. 황제자리는 언제나 버릴수 있다. 그녀만 있다면... 그럴까.... " ... " 피식 웃음을 머금던 오걸매는 형님의 동생인 한을 바라보았다. 아직 어리지만 총명하고 건실한 녀석. 그는 미소짓고 있는 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쉬고싶다. 모두 나가라. " " 예, 폐하. " " ... " 한은 모두가 나가자, 자연스레 오걸매에게 매달렸다. " 형님. 형수님은 안오십니까? " " ...아주 오래 걸릴것 같구나... " " 훗, 제가 형수님 드리려고 글 적었어요 " " ... " 그는 조용히 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한아... " " 예, 형님. " " ...나는 그녀가 황제자리를 버리라면 버릴거다. " " ... " " 나는 그녀가... 평생을 초야에 묻혀 살고 싶다면 그리할거란다. " " .... " " 한아... "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한을 다정스레 바라보았다. " 내가 너에게 나중에 무언가를 부탁하면 들어주겠니? " " 응. " 그는 한의 행복한 미소를 바라보며 웃음지었다. 그리고는 한에게 서류를 하나 던져주었다. " 한아. 잘 보아두어야 한다. 이것은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들이다. 이것을 다 기억하면 그 누구도 너를 죽이거나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 " .... " 한은 맑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는 연화정에서 머리를 빗다 화장품들을 바라보았다. 유아라는 아이를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그 아이가 머물만한 곳도, 그리고 그 아이가 지녀야할 화장품 같은 필수품도 없었다. 거기에다 자신의 식솔이니 남에게 무시 받지 않을 정도로 기품을 갖추어야했다. 풋. 유리의 성격. 그 아이가 그렇게나 마음에 안들었던 걸까.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화장대에 비친 얼굴을 이리저리 바라보았다.너무 어른스러워진걸까.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어른스러워진 얼굴이다. 밝고 활기찬 미소가 사라져서 일까... 또다시 씁쓸함이 몰려든다. 평상시에도 별로 하지 않는 화장이었다. 그래도 연지라든지 분 등은 필요했다. 유아에게도 필요하겠지. 그녀는 수수한 옷을 골라입고는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하였다. " 저도...따라나설까요? " " 그래. 필요한걸 사야할테니. 가자구나. " " 예... " 유아는 밝은 표정이 되어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만한 마땅한 옷이 없자, 동아는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의 옷중에 한벌을 골라 그녀에게 내밀었다. 조금 큰편이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는지 그녀는 밝게 웃으며, 그 옷을 소중히 안았다. " 나가는거니? " " 예, 혜마마. " " ...조심해야지~ 요즘 널 노리는 사람이 많단다. 아, 비야. 내가 시간있는 듯 하니 가봐라~ " 비는 말없이 검을 집어들었다. 유리는 잔잔히 미소짓고는 <월궁>을 나섰다. 그녀는 알고있었다. 혜마마는 비를 감시자로 보낸 것이다. 혹여 유리가 도망치지 않을까하여. 그녀는 살짝 얼굴을 베일로 가리고는 밖으로 나섰다. 물론 동아와 유아 또한 함께 나왔다. 그들은 거리를 거닐고 있었지만 각자의 생각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동아는 잡화상으로 들어서다 그곳에서 물건을 구입하고있는 재인에게서 슬쩍 쪽지를 받아들었다. 그는 지금 청안의 밑에서 그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동아는 유리의 눈치를 살폈지만 유리는 새로 들어온 향수에 관심이 있는지 계속 그것을 바라볼 뿐, 동아가 무엇을 보던 상관치 않았다. 동아는 조심스레 쪽지를 펴들었다. < 15일 그믐밤, 소화부인과의 만남. 개봉 북쪽 성벽 > " .... " 동아는 가슴아픈 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런 동아를 알게 모르게 유아가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드뎌... 드뎌 유리가 100회를 맞이했슴다~~ 기뻐해주세여~~ 훗 글구 제 친구의 다음까페가 열렸슴다~ 주소는여 http://cafe.daum.net/tolling이구여~ 제 단편도 거기에 올릴 생각임다~~ 마니 와 주세여~~~ ================================== ===================================== 1장. 만남. 1. 그 끈질긴 인연의 시작. 되도록이면 호흡의 양을 줄이면서 백상아는 백의 일행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벌써 만취된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술을 마셔대고 있었다. 이 객잔에서 여섯시간째다. 객잔의 아가씨들도 질렸는지 그들의 근처에 오지도 않고 있다. 그러면 그럴수록 백의 일행은 끈질기게 여자들 을 찾아댔다. 백상아도 난봉꾼마냥 기녀를 끼고 앉아 여섯시간동안 술을 마셔대고 있었다. " 저번의 그 조가년이 무척 유들유들하고 재밌었는데 말야. " " 유들유들한 계집은 맛이 없어. 그 동생년처럼 앙칼져야 맛있지. 암. " " 쉿! 누가 들으면 어쩌려구 그러느냐! " " 도련님, 누가 들으면 또 어떻습니까? 감히 누가 채재상님의 집을 건드리겠습니까? " " 헤헤헤... 그건 사실입니다요. 지급까지 그녀석들이 갖다 바치면 바쳤지. " " 암. 누구 안전이라고! " " 허허- 입조심 하래두. " 그래도 그런 칭찬이 나쁘지만은 않은지 백의는 기분좋게 옆에 앉은 기녀의 술을 받아마셨다. " 관리들도 도련님에게 아무소리 못하는 판인데요. " " 아마 유판관도 아무소리 못할걸요? " " 쉿! " 백의가 그에게 주의를 주자, 부하중 한사람이 찔끔하며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백상아는 그들의 안아무인한 소리를 들으며 욱하는 기분을 눌러 참았다. 그는 지금 술을 마시는척할뿐 전부 소매로 흘려버리고 있는 상태였다. ' 마을 유지놈 한놈이 황금 사자를 바친다고 하던데요? " ' 그래? ' 황금 사자? 인 할아범이 잃어버린 집안 대대로의 가보를 말하는거군. ' 송부자네 며느리가 예쁘다고해서 데려다 드렸는데 즐거우신지. ' ' 그 여자? 놀기 귀찮아서 그냥 놔줬어. ' ' 허기야, 그런 계집은 흔하니. ' 송부자네 첫째며느리는 실종된지 5일만에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이것 또한 백의의 짓이리라. 백의는 갑자기 흥이 떨어졌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를 했다. " 도련님, 벌써 가시게요? 이제 새벽 1시밖에 안됐는데... " " 재미가 없어졌어. " " .... " 백의의 부하들은 그의 눈치를 살피고는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중 한명이 백의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러자 무표정하던 그의 표정이 금방 밝아지며 그곳이 어디냐며 재촉해댔다. 백의 일행이 나가자, 백상아도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 길대협, 벌써 가시게요? " " ....나는 대협이 아니오. " " 술냄새가 많이나니 이것이라도 드시고... " " .... " 그녀가 내놓은 것은 향긋한 국화차였다. 백상아는 그런 그녀의 정성이 담긴 국화차를 단숨에 마시고는 그곳을 나섰다. " 저.... 또 오실런지... " " .... " 백상아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는 그냥 나와버렸다. 다시는 못볼지도 모르는 여자다. 아니 어쩌면 내일 또다시 볼지도 모르지.... 그는 냉정하게 돌아서서는 백의를 따랐다. " 연화야. 저 길혁이라는 떠돌이 무사가 뭐가 좋다고 그러니... " " ....저분은.... 또 냉정히 뒷모습을 보이시고 가시는 군요... " " 그는 술주정뱅이일 뿐이야. " " 아니요.. 그는 눈이 무척 맑아요. 눈이요. ...시리도록 맑은 눈.. " 연화는 멍하니 뒤도 돌아보지않고 가버리는 길혁을 애절해보일 정도로 바라보았다. " 넌 인연이 없나 보구나... " " .... " 백상아는 서둘러 백의의 뒤를 쫒았다. 백의는 아버지의 권력을 믿고 도둑질, 폭행, 부녀자 감금, 살해등을 저질렀다. 그런 죄를 알면서도 마을의 유지들과 현령들도 그 일에 대해서는 쉬쉬하며 피했다. 백의의 아버지가 황제를 대신해 정사를 살피는데다 황제께서 내리신 면죄부를 들고 있어서리라. 그리고 집요하고 조심스러운 놈답게 그에게는 증거가 없었다 벌써 일주일을 쫒아다녀도 뚜렷한 증거를 잡지 못했다. 그들에게서 직접 들어야 하는걸까. 그는 밤하늘을 즐기는척하며 부하들에게 둘러싸인 백의를 바라봤다. 백의는 행복에 겨운, 권력의 모든것을 누리는 사람답게 인기를 끌만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왠만한 귀족들이 구하지도 못한다는 서역비단으로 잘 재단된 옷을 입고, 손에는 동방에서 들어온 백선을 쥐고, 발은 비단 당혜에 감싸여 있다. 해사한 미소와 선명한 이목구비. 검고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 그는 누구나 한번 돌아볼만한 외모를 지녔다. 그러나 눈빛 만큼은 눅눅할정도로 징그러웠다. 그들과의 거리는 꽤 먼 편이였다. " 그년은 너무 도도해. 오걸매 왕자에게 드리기에는... " " 원래 계집이란 도도할수록 벗겨놓으면 맛있는 법이지요. " " ... 그렇군. 하지만.. " " 아 또 무얼 가지고 고민을 하시는지요? " " 그 계집을 빼낼려면 너희같은 실력으론 어름도 없어. 화환가가 무슨 물인지 알아?!! " " 역정내지 마십시요. 다 방법이 있지요. " 백의는 귀가 솔깃해져 부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는 그의 의견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찡그렸다. " 그건 좀.... 그 조가년때도 그렇게 했잖아. 통하지 않을거야. " " 헤헤헤 걱정 마십시요. 방해꾼은... " 그의 부하가 오른손을 목쪽으로 갖다대며 그었다. 그러자 백의는 인상을 찡그리며 부하를 힘껏 떼렸다. 그는 얼결에 맞아서 그런지 멍하니 놀란 표정으로 백의를 바라보았다. " 이 멍청아! 화환가가 물인줄 알아? 황제도 화환가는 함부로 못해!! " " .... " 부하는 입을 삐죽이고는 쓱하니 일어났다. 백의는 기분이 나쁜지 쓱하니 주위를 둘러보고는 앞장서서 홍루로 향했다. 3차를 갈 생각인 모양이다 . 백상아는 그들이 사라지자 술병을 허리에 차고는 기지개를 폈다. 오랜만에 새벽공기를 마시고 있다. ...그들이 화환가를 노린다? 황당하군. 한마디로 황당한 얘기다. 역시 괴심한 자들이다. 살인, 방화, 도둑질, 성폭행, 납치까지.... 송책사의 생각대로 하나만 잡아서 추궁하면 다 풀릴 듯도 한데.... 그나저나 괭장한 술냄새군. 일주일간 연기실력한번 늘었구만. 물론 송책사의 생각이었지만. 그는 아무일 없는듯 옷을 한번 툭 털고는 시내로 향했다. 새벽 세시경이라 야식을 파는 가게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달을 보며 짓는 개소리만 처량히 들릴 뿐이다. " 무사님! 두부 한그릇 드시고 가시죠?! " 거리의 야식꾼이 그의 발길을 잡아맸다. 백상아는 갑자기 출출함을 느끼고 그에게 두부를 시켰다. 관복을 벗으면 그는 항상 자유인이 된다. 표정도 환해진다. 그런데 왜 관복만 입으면 웃음이 사라지는 걸까. 관복의 딱딱함? 아님 지위의 무게? ...어쩌면 신의때문인지도 모르지. 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야식꾼이 기분좋게 두부를 말아 그에게 내놓았다. 두부는 생각외로 맛있었다. 그가 막 두부를 다 먹고 일어서려할쯤 북문 쪽에서 두 명의 무사가 걸어오는게 보였다. 야식꾼은 그들의 행색에 겁을 먹은 듯 조용히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들은 야식을 하러 가게로 들어왔다. " 어.. 어서오십시요... " " 두부 두그릇만 말아주게. " " 예.... " 야식꾼은 눈치를 살피며 두부를 말았다. 두 무사는 먼지에 싸인 옷을 입고 피로한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며칠을 목욕하지 못한듯 옷에서는 심한 냄새가 났으며 -강한 피냄새였다.- 신발 또한 거의 떨어진 상태였다. 오랜 여행을 한듯 하다. 호기심이 일었다. 그들을 더 살펴보기위해 두부 한그릇을 더 시켰다. 사막을 건넜는지 두건을 쓰고 있었다. 두 청년 중 한 명이 먼지를 뒤짚어쓴 두건을 귀찮은듯 벗어던졌다. 달빛에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큰 눈과 -웬지모를 독기가 비치는- 선명한 이목구비, 곽진 얼굴선.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기억에 남는 인상이다. 손은 오랜 수련을 한듯 마디마디가 굳은 살이 박혀있었다. 때에 절은 팔목끈과 특이하게 생긴 긴 칼. 실력은 별루인것같고...내공도 없고.. 노력파인 모양이다. 나이는 스물 넷에서 다섯 정도.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해보이지 않는 남자. 독특한 이미지의 남자다. 그는 두부를 한그릇 더 시켜 우걱우걱 먹어댔다. " 청안, 체하겠어. " 그의 이름이 청안인가. 청안이라 불린 청년은 계속 두부를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야식꾼도 두려운지 머뭇거리며 청안과 새로온 청년의 눈치를 살펴보고 있었다. " 소...손님... 더 드릴 테니 처.. 천천히 드세요... " 그러나 그는 주위를 생각치도 않은채 계속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열흘 정도 굶은 사람 같았다. 백상아는 두부는 쳐다보지도 않은채 계속 그들 을 바라보았다. 검집을 싸고 있는 천에 피가 엉겨붙어 있는것으로 보아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싸움을 하고 온 모양이다. " 여기선 일자릴 구할수 있을까? " " 무사만 아니라면... " " 여긴 수도니까... 무사같은건 필요없을거야. " " .... " 백상아가 계속 청안을 바라보자, 청안이 기분나쁜듯 노려보았다. " 뭘보는거요? " " 아. 아니요. " " 좋은 구경거리라도 된다 이거요? " " 글쎄, 어찌보면 좋은 구경거리가 될수 있겠군. " " 이!! " 청안이 화가나 검을 빼들었다. 옆에있던 청년도 당황했는지 청안을 막아섰다. " 처..청안 참아! 여긴 우리 동네가 아냐!! " 그 청년이 막아서자, 화를 눌러참는지 백상아를 노려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백상아는 피식 웃었다. " 보아하니 무사같은데.... 한번 뽑은 검을 다시 집어넣는다는건 무사가 가장 못할 행동이지 않소? " " ..... " 청안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그의 손을 빼들리고는 검을 다시 집어들었다. " 이봐, 술주정뱅이 아저씨. 그렇게 실력이 있다면 어디 한번 덤벼봐. " 청안의 낮고 심드렁한 목소리가 새벽을 울리듯 낮게 깔렸다. 단순한 호기심? 아님 저 녀석의 낮은 목소리에 끌려서? ...아니다. 그런데 왜 난 시비를 거는 걸까. 스물 여섯해를 사는 동안 난 비교적 침착하고 차분한 무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런데 이건... 백상아는 이런저런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의 맑은 눈빛이 아무 감정없는, 무사의 눈빛으로 변해갔다. 주위의 기운이 팽창했다. 야식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그들의 눈치만을 살폈다. " 자네들, 직업이 필요하지 않나? " 전혀 엉뚱한 곳에서 목소리가 터졌다. 셋은 놀라서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바라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 어허! 여기야, 여기! " 여느사이엔가 그 노인은 세 사람의 뒤에 있었다. 셋은 놀란 눈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약간은 거지에 가까운 떠돌이 점장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긴 깃발과 종을 들고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 쯧쯧쯧, 맞수끼리 붙었구만. 하지만 지금은 안돼! 둘다 필요한 존재니. " " ..... " " 엣다. 싸우지말고 여기나 가봐! " " ? " " 네녀석은 관아로 가서 보고나 해! " " !!! " 백상아가 놀란듯 바라보고 있는사이 그는 터벅터벅 북문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 쯧쯧쯧... 벌써부터 싸워대니... 인생은 허무한 것이야. 만남도. 사랑도. 미움도... " 청안은 그런 노인을 바라보다 노인이 던진 종이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東자가 적혀있었다. 로이는 피식웃고는 청안을 잡아끌었다. " 어이, 청안. 환영식이라고 생각하고 가자! " " .... " " 어서- " 청안은 못이기는척 로이의 손에 이끌려 동쪽으로 향했다. 로이가 두건 을 벗으며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색목인이었다. "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인사나 나눠요! " 청안이란 자와는 비교되게 무척 밝은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 백상아. " " 전 민로이라 하고 이녀석은 청안. 백대협 그럼 다음 기회에 볼수 있으면 봅시다! " 로이는 청안을 이끌고 동쪽으로 가버렸다. 왜 작전중에 진짜 이름을 밝혔을까... 백상아는 묘한 눈빛으로 사라지는 그 둘을 바라보았다. 이런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것도 정말 오랜만이군. 그것도 삼류 무사에게. 우수운 일이다. 동쪽 성루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유대인에게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는 관부로 향했다. < 황노인. > < 쿡쿡, 인연이 묶인 자들이오.> < ..... > " 고얀놈들! " 유대인은 백상아의 보고를 들으며 분노에 떨었다. " 유대인 흥분하지 마시고 침착하소서. " " .... " " 그가 보통 신분이 아니라 바로 황제폐하가 제일 총애하는 채경재상이 아니오니까. " " .... " 유대인은 송책사의 말을 들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 어찌하면 좋겠는가.. " " 시간을 두고 살피심이.. " 백상아는 포권을 취하며 그들의 의사에 반대를 했다. 우선은 당혹스러운 면이 그들이 노리는 것이 화환유리라는데 있었다. " 더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사옵니다. 그들 백의 일당은 지금 화환가의 유리공주를 노리고 있는것으로 아옵니다. " " 아니 화환가를 말인가?! " 유대인이 물어보자, 백상아는 고개를 숙이며 그에게 대답했다. " 그건 있을수도 없는 일이옵니다. " "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송책사. " " 아니옵니다. 그들이 그런 발언을 했습니다. " " .... " " 그들이 화환가를 건드릴수 없는 세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 ? " 백상아가 의문스러운 듯 송책사를 바라보자, 그는 미소띤 얼굴로 답하기 시작했다. " 그 첫째는 화환가는 폐하가 직접 내리신 면책부를 지니고 있는 세도가라는 겁니다. " " ... " " 둘째, 화환가는 미로와 같이 배치된 곳이라 유리공주의 처소를 찾는다는건 거의 불가능하오. " " 하지만... " 백상아가 이의를 제기하자, 송책사가 그를 한번 바라보고 피식 웃었다. " 걱정마시오, 백호위. 그 세번째 이유는 그들 집안끼리 혼사가 오간다는 거요. " " 혼사? " " 그렇소. " " .... " 백상아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 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화환왕같은 분이 어찌... " " 그러니까 혼인을 계속 미루는 거겠지. " " ? " " 폐하의 주선이거든. " " 폐하께서? " " 그렇다네... " " 하지만... " 백상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화환왕에 대해 생각을 했다. 화환왕... 그는 대대로 송을 유지해온 충신의 집안에서 태어났고, 그 자신도 충신이다. 황실의 최고 재무대신이자, 황제의 책사이기도 한 화환왕은 어린시절을 황하의 시골집에서 죽으로 연명하며 어렵게 자랐다. 그런 어린시절을 보내서인지 유난히 백성을 생각하는 재무재상이 되었다. 백상아 그가 처음 궁의 직위를 받아 들어갔을때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었다. < 난 이번에 2품 호위를 받은 백상아요. > < 호패는? > < 여기. > < 칙서는? > < 그건... > 백상아가 쩔쩔메고 있는사이 화환왕의 가마가 궁으로 막 들어서고 있었다. < 무슨일이냐? > < 예, 재상님. 이자가 칙서를 들고 오지 않아서... > < 백호위라면 나도 잘 아니 들여보내도록 하게. > < 예? 하지만... > < 괜찮네. > < 예,... 그럼... >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화환왕은 알게모르게 자신을 도와줬다. 그래서 언제나 고마운 분이었다. 긴 수염에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조금은 특이한 사람. " 그러면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 " 소인에게 좋은 생각이 있사오니다. " " ? " " 백의 내 이놈!!! " " 아... 아버님... " " 이노--ㅁ!! " 채경이 화가나 시퍼런 얼굴로 백의를 닦달하자, 그는 주눅든 얼굴로 변명해대기에 급급했다. " 아... 아버님. 그래도 일찍 들어오지 않았사오이까. " " 내 그리 사고치지 말라 하였거늘! " " ... " " 오늘 개봉부에서 왔다 갔느니라. 너를 고발한 사람이 있다더라. " " 어.. 어느 나쁜 놈이 모함을 한듯 하오이다. " " 확실한게냐?! " " 에.... " 모함이라는 말에 채경은 화를 누그러뜨리고는 백의를 바라보았다. " 이번엔 그냥 넘어갈수가 없다. 개봉부까지 들어갔으니... " " .... " " 몸좀 사리고 있거라! " " 예... " " 그만 나가봐! " " .... " 백의가 눈치를 살피며 나가버리자, 채경은 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았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하필 저 모양이라니... 조금이라도 조카녀석 을 닮았다면 좋으련만. 하필 이런 때 아들녀석이 말썽을 피워댄단 말인가. 요즘 따라 유학자들에게 견제당하는 상태라 여러모로 조심해야 하건만. 채경은 한숨을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 다. 황궁으로 가서 태태후에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만약 이번 건이 성사된다면 굳이 화환유리와 혼인하지 않고서도 자신은 태상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물론 그녀의 집안인 화환가가 자신의 뒷 배경이 된다면 아무도 그의 집안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지만. 백의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채 방으로 들어섰다. 그 조가년 집안만 아니였다면 아버님에게 혼나지도, 도현이 녀석과 비교당하지도 않았을텐데. 중요한건 이번 사건을 개봉부에서 맞았다는게 문제다. 서둘러 손을 써야할텐데.. 어쩌면 좋을까... 우선은 화환유리와 혼약하는게 첫째 관건이다. 서둘러야 했다. 자신이 죽지 않기위해........ ============================ - 유리와의 첫 만남. 봄이라 그런지 많은 꽃잎이 화환가를 뒤덮듯 흩날렸다. 올해도 시녀들 끼리 뱃놀이를 즐기겠군. 그럼 그런 모습이 훤히 보이는 대나무 숲에 싸인 정자에서 유리는 아무 감정없는, 완벽에 가까운 탄금을 쳐대겠지. 화환왕은 한숨을 쉬며 숨이 막힐듯 높고 거대하게 세워진 자신의 궁을 바라보았다. 생각대로 연홍관의 정자에서 탄금 소리가 들렸다. 유리리라. " 대감? " " 오, 왔소. " " 저.... 그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안습니다. " " .... " " 차라리 유리를 태후마마가 원하는 데로 하심이... " " 흥, 절대 안될소리! " " .... " 소화부인은 안타까운듯 화환왕을 바라보고는 정자에서 탄금을 타고 있는 유리를 보았다. 완벽에 가까운 연주지만 혼이 없는듯 감정이 담기지않았다. 그녀는 마치 차가운 도자기 인형같았다.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 유리야. " " 어머님, 아버님. 오셨사오니까. " 혼이 달아날듯한 맑고 청명한 소리... 송 황실의 금지옥엽 효선공주보다 아름답고, 구문제독 둘째딸 황보아영보다 섬세하며 수선화보다 청초한 아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 " 오늘은 무엇을 배웠느냐? " " 고시조와 가야금을 배웠사오니다. " " 그래? 너의 실력을 능가하는 선생이 있더냐? " " 세상의 모두가 소녀의 스승이시지요. " " 그래, 기특한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 " 그런데 아까 어머님과 무슨얘기를 나누시는듯 하시던데... ? " " 아, 너의 혼례문제로 네 어미와 약간 다퉜느니라. " " .... " 유리는 한숨을 쉬며 자신을 보는 소화부인에게 약간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겹다. 삶이라는 자체가. 여자라 해서 평생 바깥구경한번 못한채, 얼굴 한번 보지못한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는것도. 지겹도록 앉아서 수를 놓아야 하는 것도, 평생을 내조라는 명목아래 남자에게 끌려다녀야 하는 것도. 나는 왜 남자보다 뛰어나게 태어난건가. 왜 사내대장부로 태어나지 못한 걸까. 한마리의 자유로운 새처럼, 때로는 용처럼 세상을 지배하고 싶었다. 강호인으로 태어나는 것도 좋았을 것을... 왜 그러한 세상에서 태어나지 못한 걸까. 왜.... " 유리야, 혹시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느냐? " " 소녀가 마음에 들어한들 무엇하오리까. 다 덛없는 것임을... " 유리는 먼 산 넘어로 보이는 석양을 아무 표정없는 얼굴로 바라보았 다. 석양은 잘 익은 복숭아처럼 아름답게 생겼다. 자신을 버린 복숭아동자처럼..... 화환왕은 만족한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채로 향했다. 그러나 소화부인은 안타까운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화환왕을 따라 안채로 향했다. 내 딸 유리가 아름답고 현덕하기는 하지만 그 아이를 황제의 비로 보낸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 아이를 맞이할 부마는 유리만을 사랑하는자여야 한다. 권력, 돈에 구애받지 않고 유리만을 사랑하는 자. 강호인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전에 한번 본적있는 백상아같은 청년이면 두말할 필요도 없을텐데... 그러나 그는 데릴사위라는 걸 좋아하지 않을거다. 소화부인은 조용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화환왕의 옆에서 자수를 놓고 있엇다. 화환왕 또한 무슨생각을 그리 깊게 하는지 알 듯 모를듯한 미소를 입가에 담을뿐 아무말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을 때, 무사를 뽑는 대회장의 집사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 전하. " " ? " " 특출난 무사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 " 그래? " 화환왕은 집사가 이끄는 대로 대회가 열리는 광장으로 향했다. 요즘은 시대가 흉흉해 궁의 구석구석을 경호해야 한다. 벌써 이 미로같은 화환궁에도 3번이나 도둑이 들었다. 물론 다 잡혔지만. 다행히 유리의 처소는 가장 깊고 찾기 힘든곳이라 그곳까지는 들어오지 못한듯 했다. 그래도 그녀의 처소에는 시녀밖에는 없으므로 좀더 뛰어난 무사들이 필요했다. 강자휘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그는 언젠가는 배신을 할 것이다... 유리가 혼인을 하게 된다면.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제 이 나라도 중심가에서조차 사람이 필요할 정도로 인심이 흉흉해 졌다. 황궁에는 탐관오리들이 판쳤으며, 시나 서화에만 관심있는 황제를 구슬릴 생각만 하고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송을 튼튼히 지켜온 황보가(家)와 개봉부를 지키는 청천 유대인이 있어 송을 지켜오는 것이다. ....그들마저 없었다면 송은 생각하기도 무서운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황제의 무능력함과, 계속되는 가뭄, 홍수. 그것으로 인한 식량부족.... 거기에다 변방의 요와 서하의 압력, 신진세력인 금의 위협.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라... " 동쪽이라... " " 어이, 청안. 동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잖아. " 로이는 혓바닥을 쑥 내밀고는 핵핵댔다. 새벽에 먹은 두부는 성에 안차는 모양이다. 사실 어제 새벽에 먹은 두부말고는 오늘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많이나 먹을걸. " 로이는 키가 180 정도에 근육으로 단련된 몸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좀 많이 먹는 편이다. 그리고 그는 늘 눈에 띄었다. 그건 어쩔수 없는 일인지도 몰랐다. 큰키에, 눈에띄는 하얀피부를 지닌, 거기에다 푸른 눈을 가졌으니... 머리의 빛깔도 약간 붉은 편이라 더 눈에 띄는 존재였다. 물론 지금은 먼지와 땀으로 얼룩져 잘 알아볼수도 없는 상태지만.... " 휴, 자네 배에는 거지가 들어앉았나? " 청안이 입을 삐죽이며 로이를 비꼬우자, 로이는 베시시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개봉으로 온 후 제대로 잠을 잔적이 없었다. 아무도 그들을 받아주려 하지 않아서였다. 아침의 분주함이 느껴지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간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 어? 장이 선 모양인데? " 청안은 관심이 없는듯 자신의 검을 이리저리 살피는 중이었다. " 가보자구, 응? " " .... " " 이봐, 이안. 응? " " 그 이름 쓰지마. " " 미안 미안. 응? 가보자, 응? " 로이는 크 큰 등치로 청안을 이리저리 달래고 있었다. 앞에서 애교까지 부리며. " .... " " 응? " " 휴.... 로이? " " 응? " " 자네 사먹을 돈 있나? " " .... " 눈을 반짝이며 청안의 답을 기다리던 로이는 순간 멍한 얼굴이 되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곧 밝아져서는 다시 청안의 팔을 잡아끌었다. " 이봐, 청안. 밝게 생각하자구! 지금 우리는 땡전한푼없는 신세지만 누가아나? 우리수중에 황금 열관이 떨어질지? " " .... " 청안은 부푼꿈을 안고 자신을 끌고 가는 로이를 보며 피식 웃었다. 차갑고 냉정한 자신에 비해 그는 너무나 다정다감한 녀석이다. 항상 세상을 밝게 보는 아이. 그는 로이의 손에 이끌려 공터까지 갔다. 그러나 그곳은 그들이 예상했던 새벽장이 아니였다. 사람들이 모였으되, 줄을 서서 무언가를 등록하는 듯 했고, 어떤이들은 음식을 먹는가 하면 어느 구석에서는 음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들은 공통점이 없어 보였지만, 모두가 다 무사인것은 확실했다. 비교적 실력있는 고수부터 3류 무사까지 골고루 모여있었다. " 어? 청안! 저기 등록하면 음식을 나눠주는 모양인데? " 로이가 청안을 다시 이끌듯 그곳으로 끌고갔다. 청안은 기분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이곳에 도착해서부터 느꼈던 무언가 알수없는 기분이 그를 이끌고 있었다. 마치 운명처럼. 자신도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이봐, 청안! 가자구, 응? " " ... 나보고 지금 구걸을 하란 말인가. " " 저기 사람들도 구걸하는것 같진 않은데? " 로이는 청안의 말을 무시한채, 그를 끌고는 빠르게 줄에 합류했다. " 이름. " " 민로이, 여긴 청안. " 서류에 등록을 하던 남자가 민로이를 힐끔 바라보더니 다시 붓을 들었다. " 어디 출신인가? " " 안남. " " ... " 그는 굵은필체로 東을 적어서 로이와 청안에게 내밀었다. " 자네들은 東팀이네. 東, 西, 南, 北 이렇게 나눠 경기를 치르니 열심히들 하게. " " ?!! " " 아, 그리고 식사들좀 하게. 비무대회를 하려면 속이 든든해야 할테니. " 로이와 청안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며 동시에 외쳤다. " 東팀? " 그 노인이 자신들에게 준 쪽지에도 東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이름을 등록하던 남자가 의아한듯 둘을 바라보았다. " 자네들... 여기 왜왔나? " " .... " " .... 여기는 호위무사를 뽑는 곳이네. " " ... " 우수운 일이다. 일자릴 구해도 무사직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東과 일자리. 그 이상한 할아버지가 준 종이에 적인 東.... 로이는 한참 생각하는 듯 하다 귀찮은 듯 청안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 청안? 배고프지 않아? " 때를 같이해 청안의 뱃속에서도 소리가 났다. 음식냄새가 자극을 준듯했다. 청안과 로이는 피식 웃고는 음식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여러 명의 소녀들이 바쁘게 음식을 담고 있었다. 로이가 막 음식을 받으러 갔을때 어떤 소녀가 쟁반에 음식을 잔뜩 들고서 막 나오고 있었다. " 어머!! " " 어!! " 순간적인 일이었다. 로이와 소녀가 부딪치자, 주위가 곧 조용해졌다. 로이와 소녀는 서로 당황하며 흩어진 음식들을 이리저리 챙겼다. " 소저, 죄송하오.... " " 아니여요, 소녀가 미처 피하지 못해서... " 로이는 서둘러 그릇들을 챙겼다. 그러다 그 소녀의 손이 무척 섬세하다는 것을 느꼈다. 고향에도 저런 섬섬옥수를 지닌 소녀들이 있었나... 길고 가는 손을 따라 어깨로, 윤기나는 긴 머리로, 그리고 얼굴을 보았다. 긴 속눈썹으로 가리는 큰 눈동자와 자그마하고 아담한 코. 시원스레 뻗은 넓은 이마와 앙증맞은 귀. 처음 느끼는 부드러운 향기... 고향에는 없는, 귀엽고 앙증맞은 소녀다. 아니 고향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그곳 소녀들은 가난에 찌들려 밝고 환함, 그런 모습을 찾아볼수 없었다. " 고맙습니다. " " 어... 어.. 예,.. " " .... " 소녀는 아무일 없었다는듯 그릇을 들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곳의 시녀인 모양이다. " 네가 왠일이냐, 여자에게 관심을 두고. " " 아.. 아냐. " 얼렁뚱땅 얼머부리는 로이를 보며 청안은 피식 웃어버렸다. 고향인 종각마을에서는 여자에게 신경쓸 만큼 느긋하지가 않았다. 그리고 로이는 특히. 어릴때부터 마을에서 자랐지만 그는 늘 혼자였다. 색목인이여서였다. 배타적인 안남지방이어서 더욱 그랬다. 성격은 밝았지만. 마음을 열 친구라고는 나 청안밖에는 없는... -물론 나도 그렇지만.- 백상아는 개봉부의 호위무사들을 데리고 안광지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 당당히 그를 포박했다. " 안광지! 순순히 포박을 받으라. " " 무.. 무슨 짓이요! 난 죄없소!!! " " 광수라는 자가 다 너의 지령이였다 밝혔다. 그러니 순순히 포박을 받으라! " 안광지는 의혹에 가득한 눈빛을 띠며 백상아의 포박에 묶였다. 그럴리가 없다. 자신은 다만 백의에게 사주를 받은것 뿐이다. 이럴수는 없다... 백상아는 의혹에 가득찬 안광지의 표정을 보며 역시 송책사의 말이 맞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제 백의 그자의 수하들을 하나 둘씩 잡아들이리라. 물론 그들에게는 서로 다른 수하들이 자백을 했다고 했다. 이제 그를 잡아들이기만 하면 모든게 다 끝이 난다. " 자네들, 실력좋은데? " 청안은 말을거는 무사를 무시한채 본당을 바라봤다. 이곳은 나라안에서 도 알아주는 세력가의 집안이다. 만약 여기서 일자리를 얻을수 있다면 고향의 어머니와 주아를 불러들일수 있을 만큼 충분히 결혼자금이 모일 것이다. 왜 주아가 생각나는 것일까.... 주아는 아름다운 여자가 아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노골적으로 비단 다섯필과 소 세마리를 원했다. 마을에서 그 정도 돈을 모으려면 10년을 죽어라 일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고향을 나와 떠돌이 무사가 되어버렸다.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그녀는 어머니가 원하는 여자였다. 하루에 밭 세마지는 충분히 갈고 소 끌도 잘 먹이며, 싸움에서도 한번도 진적 없고, 애도 쑥쑥 잘 낳을 거고.... 바느질 솜씨가 없어서 문제지만. 보통 자기또래의 여자들보다 등치도 큰데다 먹성도 좋아 왠만한 병치레도 하지 않을것이다. 얼굴 가득한 죽은깨와 윤곽강한 얼굴, 괄괄한 성격. 문제가 없는건 아니하지만, 어머님께 잘하니 괜찮을거다. 외모는 상관없다. 어머니와 맘이 맞고 잘 돌봐드리며, 살림만 잘 한다면..... 대회가 시작되는 징이 울렸다. 청안은 다시 검의 손잡이를 천으로 묶은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이 녀석도 열심인것 같다. 이겨야지... 대회가 다시 시작되고, 결승에는 6명만이 남았다. 화환왕은 이제 곧 화환궁의 호위무사가 될 후보들의 시합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명을 제외하고는 그리 볼만한 자가 없다. 역시 검술하면 백상아가 최고다. 그는 예의가 바르고 사람들 기분을 고려할 줄 아는 청년이라 좋았다. 다 큰 딸을 데리고 있으니 역시 좋은 청년은 눈에 띄는 모양이다. 유리를 불러내야 겠다. 그녀가 직접 뽑을수 있도록. 때마침 유리가 나왔다. 그녀는 한마리 화려한 나비처럼 우아해보였다. 비단결같은 긴 흑발과 -그 머리를 관리하기위해 일주일에 세번씩 벌꿀 마사지를 한다.- 하얀피부. 투명해 보이는 가는 손가락, 화사한 분홍색 비단옷에 둘러싸인 여린듯한 아름다운 자태. 그런 모습에서 풍겨나는 기품. 유리가 나오자, 모두가 넋나간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주위의 웅성거림조차 한순간 사라졌다. 남자들은 다 짐승이다. 모두다. 유리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화환왕에게 처소로 돌아가겠다고 조용히 말했다. 주위는 아직도 그녀의 외모에 압도당해 조용한 상태였다. 화환왕은 어디 아픈것이 아니냐며 걱정을 했지만 유리는 미미한 미소만을 지은채 나와버렸다. 지겨운 곳이다. " 와우, 상당한 미년데? " 로이의 말에 청안은 힐끗 유리공주를 바라봤다. 옆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막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는 경기중에도 고향을 생각했다. -주로 주아와 어머님에 대한 생각이었지만.- 보고 싶었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너무나 그리웠다. 여자는 아름다울수록 집안에 분란을 일으킨다. 저런 여자는 많은 남자를 끌게 되어있다. 그리고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고급제품으로 관리해줘야한다. 자신은 그럴 능력이 없을 뿐더러 저런 여자는 싫다. 잠시 중단된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 자신과 로이가 이겨야 한다. 꼭... " 조인! 자네를 잡으러 왔네. " " .... " " 안광지가 자네가 조씨 모녀를 죽였다고 밝혔다네. " 백상아는 백의를 제외한 그의 일당들을 거의 다 잡아들였다. 예상대로 모두가 백의의 사주를 받았다며 유대인에게 선처를 빌었다. 이제 조인만 이 남았다. 소식은 바로 백의에게 들어갔다. 그는 지금 바늘 방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힘들 것이다. 이제 곧 본색을 드러내리라. 그때 화환궁에서 환성이 들렸다.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있는걸까. 백상아와 포졸들이 화환궁으로 신경을 돌리자 조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을 잡고있는 관병에게 일격을 가하고는 화환궁으로 도망쳤다. 그곳 사람들 틈에 끼어 있으면 제아무리 백상아라 해도 찾기 힘들리라. 백상아는 조인이 왕부로 숨어들자, 잠시 머뭇거리며 생각을 했다. 왕부에 침입하는 것은 대역죄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를 잡아야 했다. 백상아는 심호흡을 한뒤 화환왕부로 들어섰다. 왕부는 생각외로 넓었다. 조인이 백상아의 눈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녔으나 백상아 또한 그를 귀신같이 따라붙고 있었다. 조인은 눈을 히번덕거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백상아에게 잡히면 그는 죽은 목숨이다. 모두가 다 자신에게 뒤짚어 쒸었을 것이다. 그때 그의 눈에 몇몇 시녀들이 정자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서둘러 정자로 향했다. 백상아의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나 조인이 훨씬 빨랐다. 그는 빠르게 소녀들 사이로 파고들어서 잡히는데로 머리를 쥐어잡고는 그녀의 목을 백상아에게로 돌렸다. 백상아는 검을 회수할 수 밖에 없었다. 소녀들의 비명소리로 인해 왕부의 호위무사들이 달려왔다. 그는 소녀들에게 조용히 하라며 소리지르고는 백상아를 노려봤다. 왕부의 호위무사들은 신속하게 정자 주위를 둘러쌌다. 조인은 잡고있는 소녀의 머리를 더욱 잡아당기고는 그녀의 목에 칼을 들이댔다. 그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기에 소녀의 목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 백상아! 날 놔두고 간다면 이 소녀를 놔 주겠다! " " 조인, 지금의 행동이 너의 죄를 더 가중시킨다는 걸 알고 있나? " 조인은 계속 떨고 있었다. 그러자 화환왕의 호위무사들이 그에게 아가씨를 놓으라며 위협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인질로 잡힌 소녀는 아무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마치 남의 일을 대하듯 무관심했다. " 내... 내가 아니란 말야! 그 조가년은 백의가 하수해 조당놈 손에 죽은거야!! " " 어떻게 믿을수 있나, 조인? " " 즈... 증인이 많아, 아주! 난... 난 아냐!! " 그의 손이 떨리다 못해 잡고 있는 칼을 거의 놓칠 정도였다. 백상아는 기회를 포착하자 즉각 조인을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인질이 된 소녀는 백상아가 조인을 공격해 들어오자 무서움도 없이 그의 공격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백상아는 간단히 조인의 검을 빼앗아들고는 포박했다. 조인은 아무 저항없이 백상아에게 잡혔다. 그러자 그 소녀 주위로 시녀들이 몰려 들었고, 호위무사들이 무릎을 꿇으며 사죄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했다. 백상아는 조인을 포박한뒤 그녀를 바라봤다. 주위 시녀들과 무사들이 쩔쩔매는 것으로 보아 저 소녀가 화환유리리라. 소문보다 더 그녀는 아름다웠지만, 미소가 없었다. 빙매화 빙유리...... 백상아는 유리공주에게 포권을 취한뒤 조인을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 호위무사들과 시녀들은 그녀가 손을 한번 움직이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대가 어전 2품 호위 백상아? " " 예, 공주님. " 아무 감정없는 목소리가 -완벽에 가까울 아름다운 목소리다.- 그의 귓전을 울렸다. 백상아는 뒷골이 오싹해짐을 느끼고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렇게 한번 힐끗 바라보고는 시녀들을 이끌고 자신의 숙소로 향했다. 권태에 찌들어버린 죽어버린 눈동자. 차갑고 냉정하며 공포감까지 느껴지는 짙고 검은 눈동자. 그녀는 정자를 막 지나려다 다시 백상아를 불러세웠다. " 백호위, 나에 대한 배려로 꽃신을 닦아줄수 없소? " " .... " 백상아는 묘한 눈빛으로 유리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만만한, 웬지모를 잔인함까지 느껴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인사도 하지않은채 화환궁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화환궁의 무사들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며 검을 뽑아들었다. " 비끼시오. " " 공주님께서 분명히 부탁을 했소. 답을 하시고 나가시오. " " 흥, 난 공주와 어울리는 신분이 아니라 그럴수 없소. " " 그러니 당연히 공주님의 신을 닦아드려야할게 아니오! " " .... " 백상아는 힐끔 검까지 빼든 무사를 바라보았다. 그는 유리의 호위무사인 강자휘라는 남자로 개봉 5대가문중 하나인 강씨가문의 둘째아들이었다. 어찌된일인지 그는 유리공주의 호위무사를 자처했고, 지금 그는 유리의 완벽한 측근이었다. 마치 그녀의 사랑스런 개처럼... " 자휘, 물러나세요. " " 예? 하지만 공주님. " " 저런 얼간이같은 남자를 상대하는데 괜한 시간을 보낸 것 같군요. " " 예, 공주님. " 공주는 비웃듯 백상아를 바라보고는 사람들을 데리고 정각으로 사라졌다. 백상아는 기가막힌 듯 유리를 바라보다 조인을 개봉부로 압송했다.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미인이다. 오후 늦게서야 두명의 호위무사가 뽑혔다. 청안과 로이는 최고 성적으로 화환가의 호위무사로 뽑혔다. 화환왕은 그런대로 실력이 좋은 무사들을 뽑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곧 그 기분은 유리에게 생긴 사건으로 인해 엉망이 되었다. 그는 뽑힌 두 사람을 잠깐 면담한 뒤 서둘러 유리에게로 향했다. 청안과 로이는 큰 포상과 좋은 숙소가 내려지자, 멍한 상태로 그곳에서 있었다. 지금껏 그런 대우를 받은적 없는 그들로서는 당연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정말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청안은 역시 부자는 다른가 보다라 생각하며, 한낮 호위무사에게 이런 많은 금은보화와 비단을 주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걸 고향으로 보내야 겠다. 그러면 어머니가 주아와 함께 이 개봉으로 오겠지. 이런저런 생각에 미소짓던 청안은 로이가 툭 치며 한마디 던지자 인상을 찡그렸다. " 야, 청안. 너 진짜 주아와 결혼할거야? " " 응. " " 그건 말도 안돼. 네가 너무 아깝다구! " " 내가 뭐. " 로이는 청안이 답답하게 모든 것을 수긍하듯 하자, 가슴을 치며 그를 노려보았다. " 그 여자 예쁘길 하냐, 아버지가 좋길하냐? " " 신경꺼. " " .... " " 왜, 할말있어? " 최후의 방법을 생각하듯 로이는 한동안 청안의 목에 걸린 반지를 노려 보았다. " 너 그 반지는 왜 들고 다니냐? " " 응, 어머니가 마누라될 여자한테 주라더라. " " 어디 봐. 어? 이거 네 세끼손가락에도 안 들어가는 거잖아? " " .... 이리 내놔. " 로이가 반지를 뺏아들고는 이리저리 끼워보자, 청안은 심술부리듯 반지를 다시 뺏아들었다. " 주아 손에는 어림도 없겠다. " " 그럼 그냥 목걸이로 주지 뭐. " " 바보녀석. 어머님 뜻을 그렇게 모르겠냐? " 로이가 이죽거리듯 청안에게 외치자, 그는 묵묵히 손에 천을 감을뿐 말이 없었다. 로이는 답답한 듯 가슴을 쳤다. " .... " " 너희 형편에 이 실같은 금반지가 얼마나 귀한거냐? " " .... " " 너희 어머니 시집와서 처음으로 시어머니한테 받은 선물이란말야. " " .... " 로이는 청안이 아무 반응없이 주변을 바라보고 있자, 더욱 답답한 듯 그런 청안을 돌려세워 말을 이어갔다. " 그럼 최소한 손가락이 맞는 여자를 택해야 할거 아냐! " " .... 우리집 형편에? " " .... " " 됐어. 신경꺼. " 청안의 집안 형편 얘기가 나오자, 로이는 한동안 말문을 잊은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랬다. 그들은 찢어지게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들이었다. " 하지만 주아 데려오는데 비단이랑 소가.... " " .... " 로이는 여전히 못마땅한 투로 청안에게 투덜댔다. " 그정도면 마을 처녀 여럿 데려왔겠다. " " .... " " 야! " " 신경꺼! " " ... 바보녀석. " 로이는 청안이 답답해보여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부러웠다. 어머니와 약혼녀가 있으니. 자신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그들이 투닥대며 싸우는 사이 방문이 열리며 웬 소녀가 두 여아를 데리고 들어섰다. 그들이 들어서자, 둘은 싸움을 멈춘채 그 소녀를 바라보았다. 로이는 소녀가 아침에 부딪혔던 그 여자라는 사실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 청안님, 로이님. 앞으로 두분을 모실 소소와 진아입니다. " " !!! " " 당신은... " " 그러고 보니 당신이 뽑히셨군요. 저는 난화궁 소속의 취취라 하오니다. " 자신을 취취라 밝힌 소녀는 밝게 미소지으며 로이를 바라보았다. 청안은 로이와 취취의 분위기를 보며 피식 웃고는 로이의 옆구리를 쿡 찔러주었다. 로이는 아픈 듯 허리춤을 만지며 힐끔 취취를 바라보고 있었다. ....취취. 그녀의 이름이 취취다. 로이는 환히 미소짓고있는 취취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자신에게도 지켜야할 누군가가 생길지도 모른다. 어쩌면... ========================== - 유리의 죽음.... 화환왕은 서둘러 유리가 있는 난화궁으로 향했다. 잘 가꾸어진 정원과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아름다운 궁, 난화궁. 이곳이 유리의 처소였다. 화환궁에서 가장 은밀하고 깊은 곳에 위치한 곳. 화환왕이 들어서자, 유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려했다. " 아니다. 됐다. " " .... " " 몸은 괜찮으냐? " " 예.. 어인일로 납시셨는지요. " " 걱정이 되어 왔느니라. " 유리의 하얀 목을 감은 천에서 붉은 피가 베어났다. 화환왕은 아프지는 않느냐, 상처는 깊지 않느냐 하며 분잡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정작 유리는 마치 인형처럼 그렇게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때 황궁에서 온 시녀가 그녀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효선공주의 직속 궁녀였다. 그녀는 들어서자마자 유리에게 명을 내리듯 그녀에게 말을 했다. " 마마, 효선공주님께서 황궁으로 들어오시랍니다. " " 뭣 때문에? " "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싶으시답니다. " " .... " 유리는 아무말없이 효선의 시녀를 바라보고는 무시하듯 자신의 하녀에 게 말했다. " 쉬고싶구나. " " 예, 공주님. " " .... " 그녀는 당황스러워하며 유리를 불러세웠다. " 고.. 공주님! 효선 공주님께서... " " 너는 내가 그리도 한가해 보이느냐! 지금은 몸이 좋지 않으니 돌아가도록 해라! " 유리는 더이상 상대하기 싫은 표정으로 하녀의 도움을 받으며 자리에 누웠다. 효선의 시녀는 무릎을 꿇으며 다시 울면서 간청했다. 효선공주의 성격을 견딜수 있는 귀족댁 아가씨는 유리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효선도 유리만을 초대할 뿐이었다. 만약 유리를 데려가지 않는다면 자신은 감옥으로 가게 될 것이다. " 고.. 공주님! 제발... " " .... " 유리는 그녀를 무시한채 눈을 감았다. 시녀는 더욱 애가 달아 그녀에 게 용서를 빌며 눈물을 흘렸다. " 너는 내가 무엇으로 보이느냐. " " 네? " " 난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오라가라는 소릴 들어본적이 없다. 그것이 효선이라 해도. " " 용서를... 용서를.... " 유리는 콧웃음조차 치지 않았다. 화환왕은 아무말없이 그런 유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무엇이 유리를 저리도 차갑게 만든 것일까. 모를 일이다. 어릴때는 귀엽기만 한 아이였는데. 그녀에게 부족한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일까.... 한숨이 나왔다. 유리를 밝게 웃고 즐길수 있게 만들어 줄 자가 있다면 그에게 시집보내리라는 생각도 해 봤다. 유리만 행복할 수 있다면, 권력같은 건 필요 없었다. 그러나 유리는 남자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듯 했다. " 환궁준비를 해라. " " 공주님, 하지만 지금은 다섯시이오니다! " " 그래서? 안된다는 것이냐? " " 그건... " 취취가 당황해하며 유리의 말을 막자, 그녀는 무시하듯 침대에서 일어났다. 화환왕은 그런 유리가 안타까웠는지 그녀의 그런 행동을 막아섰다. " 유리야. " " 네, 아버님. " " 내일 가도록 해라. " " .... " " 몸도 성치 않으니. " " 예, 그러도록 하지요. " 다음날이 되자, 유리 일행은 서둘러 환궁할 준비를 했다. 그녀는 평소 보라색의 비단옷을 좋아하지만 흰색 안남비단으로 된 옷을 입었다. 되도록이면 목의 상처가 보이지 않도록 목이 긴 옷을 택해야했기 때문이었다. 그 하얀 비단옷에 맞게 연한빛의 분을 바르고 항상 들고 다니는 국화향의 향낭을 노리개로 달았다. 준비가 끝나자,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았다. 이정도면 효선이 자신을 얕보거나 하지는 않을것이다. 갑자기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그러다 조금있자, 다시 그 증세는 사라졌다. 가마에 올라야지. 강자휘가 벌써 가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 전하, 어인일로... " " 오늘 유리의 호위를 다른 이에게 시키려한다네. " " 전하, 그건... " 강자휘가 발끈하며 말대꾸를 하자, 유리가 그를 노려봤다. " 감히 누구 명인데 반을 한단말이냐! " " 고...공주님... " " 됐다. 어찌됐건 이번에 새로 뽑은 청안이라는 자다. 유리 네게 도움이 될 것 같구나. " " 아버님이 하시는 일이시니 당연하지요. " " 그래. 잘 다녀오도록 하여라. 또 효선공주와 너무 싸우지말고. " " 흥. " 유리는 비웃듯 콧웃음을 치고는 가마로 다가갔다. 어제 뽑힌 두사람중 하나인 남자가 깔끔하게 목욕까지 한 상태로 마차를 호위하고 있었다. " 청안이라 하옵니다, 공주님. " " .. " 유리는 더이상 관심이 없는듯 가마에 올랐다. 청안은 유리의 차가움과 강자휘의 뱀같이 차가운 시선에 소름이 돋음을 느꼈다. 공주의 이마에 땀이 맺혀 있던데.... 무슨 상관이람. 저런 여자들은 나같은 무사는 한낮 벌레정도로 밖에 보지 않을텐데. 청안은 가마에 오르는 유리를 힐끔 바라보았다. 저 여자에게 과연 감정이라는게 존재할까? 그녀는 정말 얼음처럼 무표정한 얼굴에 마치 인형처럼,-만약 그녀가 자연스레 움직이지 않았다면 목각인형인지 알았을 것이다.- 움직이고 있었다. 왜 저런 감정없는 여자를 미인이라 칭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는 아름답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만들어진 아름다움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나저나...온몸이 따끔거리는군. 시시가 목욕을 시킨다는 명목아래 아예 껍질을 벗겨놨다. 두달만에 한 목욕이었다. 그러나 이런 향기가 좋다. 자신의 몸에서 향기가 난다는 것 그 자체가... 유리의 가마를 호위하며 가는 동안 지나가는 아가씨들이 자신을 힐끗힐끗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옷 때문에 그런가? 그는 사각거리는 비단옷이 점점더 부담이 되었다. 기분은 좋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옷을 입어본다. 부드러운 감이 온몸을 휘휘 도는듯 하다. 즐겁다. 시시에게 부탁해 비단 열필과 보석 약간을 안남지방의 종각마을로 보내달라 해야겠다. 그러면 어머니와 주아가 함께 올라오겠지. 되도록이면 빨리 그들을 보고 싶었다. 주아가 올라오면 조촐하게 결혼식을 해야지. 백상아는 마지막으로 광무를 잡아 개봉부로 향했다. 광무를 잡는동안 그도 많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의복도 엉망이 되고 얼굴은 땀과 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거리는 장이 섰는지 북적대고 있었다. 그는 장터를 둘러 모퉁이 길로 돌아섰다. 광무가 혹시라도 도망을 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 일행과 유리일행이 마주친 것은 황의원의 집 모퉁이에서 였다. 백상아는 유리 일행이 먼저 지나갈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주었다. 청안이라는 청년을 볼수 있었다. 새벽에 보았던 이상한 인연의 청년... 그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강인해 보이는 근육과 큰 키가 비단옷과 어울려 어느 귀족댁의 공자같았다. 남자인 자신이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그는 변해있었다. 새벽에 보았던 그라고 생각하지 못할정도로. 그러나 왤까, 그는 낭인의 옷이 더 자유롭게 보인다. 청안도 백상아를 알아본 모양이었다. " 관리양반이었군, 주정뱅이 양반? " 백상아는 스쳐지나가며 말하는 청안의 말을 듣고 피식 웃어버렸다. " 백호위님, 가시지요. " " 어? 그래. " 흔한 인상이지만 흔하지 않은 분위기의 기분나쁜 녀석... 백상아는 잡념을 떨쳐버린뒤 개봉부로 향했다. 황궁은 화환궁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크고 웅장했다. 청안은 두리번 거리다 유리를 따라온 화환궁 무사들이 킥킥거리자 얼굴을 붉히고는 유리를 효선이 있는 춘화궁으로 안내했다. 물론 궁의 무사들에게 이끌려. " 마마, 화환유리 공주님이 납시셨습니다. " " 들라해라. " " 예. " " 어서오시요, 유리. " " 소녀를 불러주셔서 영광이어이다. " " 별말씀을. 담소나 나눌까 하여 불렀다오. " 유리가 들어서서 살짝 무릎을 굽혀 인사하자, 효선은 앉기를 권했다. 효선은 유난히 화사해 보였다. -유리가 오는 날에는 유독 더 심하만지.- 긴 머리를 화려한 금빛 화관으로 장식하고 황궁에서만 쓸 수 있는 아름다운 긴 비단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그에비해 유리는 순수해 보였다. -차가워 보이기도 했지만.- 효선은 이러한 유리의 모습에 짜증이 나 있었다. 그녀가 오는 날이면 궁안의 모든 무사들이 들떠있다. 차갑고 냉정하기는 하지만 아름다우며 권력이 있는 집안의 여자이니 오죽하겠는가. ...그것은 그녀의 눈에 띄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효선을 더욱 화나게 하는 원인이었다. 유리 그녀는 무엇을 입어도 청초해보이고 아름다웠다. 그녀의 외모는 환상에 가까웠다. 실지로 유리는 효선보다 아름다웠다. 그래서 너무 싫었다. 자신이 천하제일미라는 칭호를 가지기 위해 황보가의 지나를 먼 타국으로 시집보내고, 친한 친구였던 나다까지 하찮은 무사계급의 남자에게 억지로 보내지 않았던가. 유리가 이렇게 까지 아름다워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녀를 어릴때부터 봐왔지만 차갑기만 할뿐 전혀 아름다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다 2년전부터 갑자기 외모가 피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자신보다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고있다. 강호에서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위해서는 자신도 준비를 해야한다. 지금같이 훌륭한 가문과, -황제의 딸이면 이보다 더 훌륭한 가문이 어디있겠는가.- 화려한 외모, -강호의 어느 가문 규수에도 뒤지지않을 정도의- 충분한 지참금등. 그런데 유리가 자신보다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다. 어찌할것인가..... 그녀는 재미있는 얘기를 하듯 국사를 유리와 논의 했다. " 참, 유리? 황제폐하가 진의 성혼령을 내렸는데 첩장을 보내지 않나요? " " 소녀가 받을 자격이라도 되나요, 훌륭한 가문의 차분한 규수가 황자비가 될 자격이 있지요. " " 아, 그래요? " " .... " 효선이 차를 마시는 사이 유리는 어지러움이 점점 더 심해짐을 느꼈다. 매스꺼움까지 몰렸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이마에 손을 집었다. " 유리? " " .... " " 유리? 어디가 아픈가요? 유리? " " 약간 어지럼증이.... " " 유리!!! " 유리는 이마에 손을 집고 있다 더욱 어지러워지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효선은 그녀가 비틀거리며 쓰러러지자, 급히 어의를 불렀다. " 여봐라!!! 어서 어의를!!! " 유리가 쓰러졌다는 것이 화환가로 전해지자, 그녀의 집안은 벌집을 쑤신마냥 혼란스러워졌다. 그녀가 외동딸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어의도 원인을 알수 없었다. 목의 상처 때문에 그곳으로 알지 못하는 균이 들어갔다는것 이외엔. 유리는 곧 다른 궁으로 옮겨졌다. 죽음같은 어둠이 유리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 ^^:: 에고 힘들어라... .. " 부인이 부재중이신 것 같습니다? " " ... " " ? " 서규는 순간 표정이 변하는 청안을 의아한 듯 바라보다, 사정이 있는듯해 미안한 표정으로 변했다. "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것을 물어본 모양이군요. " " 아닙니다. " 청안은 서규가 용서를 구하자, 씁쓸한 표정이되어 그를 바라보았다. 하녀가 막 차를 다시 가져오고, 그 차를 다 마시자 서규는 움직일 차비를 했다. 이제 몸도 다 나았으니 움직여야지 싶어서였다. " ...그동안 잘 쉬었습니다. 다음에 인연이 다으면 또 뵙도록 하지요. " " 그러십시오. 그런데 과거 날짜는 지나버렸는데 어쩌지요? " " 후훗. 별수없지요. 그냥 그렇게 지내는 수 밖에. 낙향해서 다시 올라와야지요. " " .... " " 그럼. " 서규가 막 나설 때 재인이 청안의 방으로 들어섰다. 서규는 간단히 목례만을 하고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 다녀왔습니다. " " 어서오게. 빨리 왔군. " " .... " 재인은 대충 일들을 정리한뒤 다시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과 어울려 저녁을 먹기위해서였다. 날이 맑아서인지 달빛이 훤했다. 내일도 맑을 모양이다. 우기철인데도 불구하고... 재인은 조용히 음식을 씹어먹었다. 식당 안에는 표사들이 왁자지껄 어울려 떠들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뉘집 마누라가 이쁘니 어느집 기녀가 삼삼하니 하며. 얼핏 문가에 기가 죽은 주아가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를 보면 괜히 화가 나는 재인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무시한채 음식을 떠먹고 있었다. " 어머나~ 어쩌지요~? 밥이 똑! 떨어졌네~ " " ? " 재인은 자신도 모르게 주아와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기새등등하게 주아를 바라보며 주걱으로 밥을 휘젓고 있었다. 주방 안에는 남들도 다 보일만한 위치에 김이 나는 쌀밥이 놓여있었다. " 그러게 빨리빨리 와서 먹으라 하지 않았수? 이 돼지밥이라도 드실라우? " " ... " 그녀가 주걱으로 휘젖는 것은 돼지죽이었다. 주아는 가만히 고개를 숙여 그 밥을 바라보았다. " 허기야~ 고~귀하신 사모님께서 그럴수 있겠소~ 어디? " " 하하하하 어디 한번 드셔보쇼~ " 다른 표사들 또한 맞장구를 치며 웃어재꼈다. 주아는 아무말 없이 그 밥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예전의 주아였다면 그 밥 또한 감지덕지였다. 그것은 고향의 음식들과 비교도 안되는 만찬이었으며, 또한 맛있는 음식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녀는 한때 사모님, 아니 지금도 사모님이 되어야할 여자가 아닌가! 주아는 고개를 빳빳히 들어 그 여자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배가 고픈건 어쩔수 없었다. 재인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쟁반에 밥과 야채반찬, 만두, 고기완자를 챙겨서는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주아에게 내밀었다. 다른 이들 모두 웃어재끼다 그런 재인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표주의 오른팔이었고, 그가 비록 무공은 없다한들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이기에 그리한 것이었다. 주아는 그런 재인의 행동을 놀라서 바라보다 쟁반을 받아들었다. 그는 주아가 쟁반을 받아들자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나머지 음식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잠시 조용하던 식당은 다시 웅성거리며 시끄러워졌다. 원래 악의가 없는 사람들이라 금방 장난으로 끝난 것이었다. 주아는 음식이 담긴 쟁반을 들고 한동안 재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아는 물건을 고르는 유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정말 그녀는 기녀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로 기품있고 도도해 보였다. 아니 온화해 보였다. 희디흰 손목이 슬쩍슬쩍 보일때마다 옷에 가린 그녀의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상상이 갈 정도였다. 그녀가 남자라면 덮쳐버릴 정도로. 유아는 멍하니 그런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국화향이 나는 향낭이 있나요? " " 아~ 오셨군요. 국화향은 없고 매화향이 있는데. " " ... " 이제 유리는 향낭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집에 들어와 있었다. 원래 향냥같은 것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만 기녀들은 특별히 구입하는 입장이었다. 바느질할 시간이 없는 그녀들에게 있어 이곳은 향을 구입하기 정말 좋은 곳이었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하고, 또한 화려하며 향이 짙어 애용하는 곳이기도 한 이곳 향낭집은 여염집의 귀한 아가씨들 또한 향을 사갈만큼 유명한 곳이었다. " 사향을 사가는 것은 어떻습니까? " " ...전 사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 유리가 미소지으며 상인을 바라보자, 상인 또한 머리를 극적이며 개념적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보통의 기녀들은 사향을 필수품으로 여기기 때문에 귀하지만 많이 구입하는 편이었다. 구하기도 힘든것이라 더욱 찾는 사람이 많았다. 유리는 이리저리 향낭들을 살피다 작은 제비꽃 무늬의 예쁜 향낭을 집어들었다. " 그건 어린 소녀들에게 참 좋은거죠. 사시게요? " " 네. " " 열 닷냥입니다. " 동아가 대신 돈을 내자 그는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하고는 힐끔 비를 바라보았다. 비는 하나에서 열까지 유리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다시 비를 힐끔 바라보고는 아까부터 챙겨놓았던 향낭 하나를 유리에게 내밀었다. " ? " " 이거 서역에서 들어온 꽃 향이 가미되어 있는것인데 아주 고급이지요. " " 소녀는 받을수 없습니다. " " 그리 비싼건 아닙니다. " " ... " " 낭자께 어울릴 듯 하여... " 유리는 잠시 미소짓고는 향을 맡았다. 진한 장미향이 은은히 퍼지고 있었다. " 이건 홍화언니에게 어울리겠는데요? " " 아니요... 낭자에게 더 어울릴겝니다. 제가 이 생활만 15년째 아닙니까. " " ...고마워요. " 유리가 밝게 미소지으며 바구니에 향낭을 집어넣자, 상인은 개념적은 듯 머리를 극적이다 잘가라는 말과 함께 쌩 하니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유리는 그런 상인을 바라보며 미소짓다 그곳에서 나와 비단집으로 향했다. 그러다 유아가 신기한 듯 주변을 바라보자, 미소지으며 그녀를 불러세웠다. 그리고 금방 구입한 제비꽃무늬 향낭을 그녀의 옷자락에 달아주었다. " 처녀가 향긋한 내음이 나야지 칙칙한 내음이 나서 되겠니? " " ...아...아씨... " " 이건 선물이야. " " ... " " 서두르자, 구입할것이 많으니. " " 예... " 동아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런 유리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 여~~ 이런 미인이 어디에 숨어있다 이제 나타난겐가~~? " " ? " 유아는 유리에게 시비를 거는 남자가 나타나자 겁을 먹고는 동아 뒤에 숨었다. " 단공자님이셨군요. " " 으잉? 나를 아나? " " 예, <월궁>에서 단공자님을 모르면 <월궁> 사람이 아니지요. " 미소짓는 유리를 보며 자신이 이런 미인을 <월궁>에서 본적이 있던가 생각에 잠겼다. ============================== 하하하^^:: 용서를.... 까페에 올려놓고는 다 올렸군, 이라고 생각해 버렸슴다~~ 훗^^ 즐독하세여~~ 음... 105회 부턴 하나 둘씩 인물정리에 들어가겠슴다~~^^:: 이상 엽기공녀였슴다~~~ 참, 피아님^^ 그래서님이 어서 들어오면 안돼느냐고 노래부르시던데여?? 축하해주세여~~~ 제가 드뎌 퇴원을 했슴다~~~ 물론 허리가 아파서 오래 컴앞에 앉아있지 못하지만 열심히 작업하겟슴다~~~ 그럼 즐독하세여~~~ 참^^ 라다가 문열어서 너무 행복한거 있져? =================================================== 유리는 단목지의 모습을 보며 미소지었다. 그는 유리의 미소에 더욱 놀라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 어디 모임이라도 가시는 모양이시죠? " " 아니... " " 훗, 손에 무언가를 들고 계시길래... " " 아... " 그는 손에 들고있는 향낭을 바라보았다. 소소를 위해 힘들게 구입한 만리향이었다. 그는 삐죽거리며 손안에 있는 만리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유리를 힐끔 바라보았다. " 그럼 저녁에 뵙지요. " " 어... 이..이것!!! " " ?? " 그녀는 단목지가 갑자기 향낭을 자신에게로 내밀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얼굴을 붉히며 그녀에게 내민 향낭을 더 내밀었다. " 가...가져라. " " ... " " 어서. " " ...이건... " " 마..만리향이라고 구하기 힘든거야. " " ... " 그는 유리가 의아한 듯 빤히 바라보자, 얼굴을 붉히고는 험험거렸다. " 가져라. " " ...고맙습니다, 공자 " 유리가 슬쩍 미소지으며 향낭을 받자, 그는 얼굴을 더욱 붉히고는 서둘러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동아와 유아는 잔뜩 긴장해서 유리를 보다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를 따라 서둘러 돌아가기 시작했다. 유아는 유리가 단목지와 부딪혔을 때, 사고가 나는지 알고 두려움에 떨고있었다. 그의 행패는 모르는 이가 없어 조금 이쁘거나 하는 여자들은 되도록 그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나가는 예쁜 여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납치하거나 강간했으며, 좋은 물건이 있으면 빼앗기 일수였고, 자신의 이익이 있다면 사람을 죽여서라도 얻는 자였다. 그는 <월궁>에 오면 늘 홍화와 밤을 보냈다. 그래서 홍화 또한 그의 권력에 힘입어 차갑고 냉정하게 변해갔다. 그리고 지금의 그녀가 되었고. 유아는 그런 저런 일들을 생각하게되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맑은 눈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단목지가 유리에게 넙죽 선물을 내밀고는 사라져갔다. 그것도 얼굴을 붉히며..... " 도...도련님? " 단목지는 붉어진 얼굴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처음보는 여자.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난생처음 붉게 만든 여자. 그녀는 <월궁>의 기녀라고 했다. 기녀라기엔 너무나 기품있어보였고, 너무나 슬퍼보였다. 그녀는 팔린 여자일까? 그래서 눈빛이 그리도 슬픈걸까... 대체 언제 <월궁>으로 들어온 걸까. 그가 한동안 <월궁>을 찾지 않는 사이 새로 온 여자 중 하나인가? 누구일까. " ...아까 그 여자... 누군지 아냐? " 그는 갑자기 멈춰서서는 자신의 뒤를 열심히 따르는 부하에게 대뜸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당황해서는 그에게 말을 더듬으며 답했다. " ....그..글쎄요.. 미인이기는 하지만... <월궁>에서는 홍화 밖에는 본적이 없어서... " " 저희같은 녀석들이야 그 밑의 기녀들만 알지 높은 기녀 구경이나 했겠습니까요? " " 그래... 높겠지? " 한 녀석이 아부성 발언을 하자, 그는 곰곰히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 녀석의 답이 좋았는지 그의 표정은 밝아있었다. " 뭐, <월궁>에서 저정도 미인이라면 유리라든가, 아님 애희정도 되겠군요. " " ... " 허기야... 자신이 못 본 기녀는 그 둘 뿐이니.... 아니다. 그 사이 다시 들어왔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음.... 하지만 그정도 외모라면 <월궁>에서도 유명할터. 애화나 유리일 가능성이 높군. 그의 부하가 비굴하게 미소지으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 내일 저녁은... 그럼 <월궁>으로.. " " 그래... " 단목지는 유리를 생각하고는 다시 얼굴이 붉어져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그녀에게 가려면 어떤 옷이 어울릴까를 생각하며. " 그래 네가 보기에는 그녀가 어떻드냐? " " 음... 기품도 있어 보이고... 또한 학식도 높아보였어요. " " .... " 유아는 유도주의 눈치를 살피며 꿀에 잘 저려진 유과를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다. " 도주어른. 이거 먹어도... " " 그래. 먹어라. " 유도주는 자신이 몰래 심어놓은 유아라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정신없이 최고급 유과를 먹고 있었다. 목이 막히는지 컥컥거리는 그녀를 위해 유도주는 차를 내오라 시키고는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 ...동아라는 아이가 붙어있더냐? " " 네... 쩝쩝... 그리고 말씀대로 그녀를 살펴본 결과 어떤 남자와 서신을 주고 받더라구요. " " 어떤 남자와? " " 예, 표국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쩝쩝... 아... <진명표국>의 옷이였어요. " " .... " 유도주는 순간 재인을 떠올리고는 머리를 저었다. 설마. 무공을 모르는 그가 <황금군>의 일원일까. 아니다.... 동아 또한 뽑을 당시 무공을 하지 못했었다. ....그녀가 정말 유리라면 <황금군>이 그녀의 주위를 돌고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 쩝...아암... " " .... " 그녀는 한참을 먹다 갑자기 월궁의 행사가 생각났는지 그에게 말을 했다. " 쩝접...어....내일이 <월궁>의 모든 기녀들을 볼 수 있는 날이레요. 오시지 않으실래요? " 유아가 입 주위에 잔뜩 유과를 묻히고 그를 바라보자, 그는 잔잔히 미소지으며 유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가 열 어덟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어려보여 이제 열 셋 정도의 아이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 참, 오늘 거리에서 그 유명한 난봉꾼 단목지를 만났지 뭐에여? " " ... " " 정말 저는 오금이 저려서 말한마디 못했는데 담이 무척 크시더라구요 " 그녀가 열심히 먹으며 오늘 낮에 있었던 일들을 자신에게 일러바치고 있었다. 담이 크고, 지혜롭고, 누구보다 아름답고.... 그녀는 역시 유리였다. 왜 이곳으로 숨어든걸까. 그들 또한 자신이 금의 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터인데. 그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에게 열심히 설명해대는 유아를 바라보았다. ...내일 자신이 <월궁>에 가서 확인을 한다면 유리공주는 또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이다. 그럴 확률이 높았다. 와도 그분이 직접 오시던가, 아니면 계속 그곳에 있음을 확인하고 개봉이 손아귀에 들어올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듯 했다. 두 번째가 더 나은 방법이겠지. 그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고는 누구를 보내야 할까 고민에 휩싸였다. 하지만 믿을만한 놈이 없다. 어디에 황금군이 박혀있을지, 어디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지 모를 일이기에... " ....내일은 못갈 것 같구나.... " " .... " 유아는 유과를 먹으며 온화한 미소의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환히 웃었다. 유아에게 있어 유도주는 은공이었다. 그녀가 유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려주면 그녀의 집안과 그녀 또한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기녀로 팔려갈 그녀를 살려준 것이 유도주였고, 그는 유리의 모든 것을 알려주면 자신에게 수많은 선물을 주었다. 그리고 유리 또한 자신에게 너무나 잘해줬다. " 오늘 유리님이 향낭이랑 비단을 사주셨어요. 비단으로는 옷을 만들어 입구요, 향낭은 항상 들고 다니랬어요 " " 그랬느냐. " " 그리구요.... " 유아는 맛있는 유과를 먹으며 오늘 나가서 있었던 일들을 말하고 있었다. 차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 유아는 어디 나갔니? " " 잠시 나갔나봐요. " 유리는 동아가 어두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답하자, 빗던 머리를 잠시 잡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지금 <월궁>의 행사를 위해 치장을 하고 있었다. " ...? " " ...아마도 가족들을 만나러 간 모양입니다. " " .... " " 도망은 치지 못할 듯 하더이다. 아마도 비가 그 뒤를 따르고 있겠지요. " " ... " 그녀는 동아의 목소리가 어둡자, 다시 거울을 보며 화장을 시작했다. 행사는 내일이지만 <월궁>의 크나큰 행사이기에 그 전날부터 치장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 ...어머니에게... 연락이 온거니? " " ...예... " " .... " " 15일 그믐, 북쪽 성벽에서.... " " .... " 그녀는 유리의 물음에 답하며 정리하고 있던 탁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가 행복하기를 바랬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그녀가 정말 행복한지..... 유리는 화장을 하다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또다른 유리가 앉아있었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다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짙은 화장을.... " ...어머니께서 무슨....결정을 내리신지... 혹... " " 아니요... 소녀도 모릅니다... " 둘은 어두운 표정이 되어 한참을 앉아있었다. 동아는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다 유리의 표정을 살폈다. 그를 버리고 돌아서기는 했지만, 유리가 그를 잊었다고는 말할수 없었다. 그녀는 유리가 모든 것을 다 그에게 주었다는 것을 안다. 떠나기 싫었을 것이다. 정말 떠나기 싫었을 것이다.... 유리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어머니의 최종결정이 내려진 듯 하다. 무얼까...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를 생각하는건... 바보같은 짓일까... 내가... 바보같은 것인가... 그녀는 계속 짙은 화장을 닦고 있었다. 그리고 흐르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고있었다. " 방금 무어라 하셨습니까, 요의 천조제와 손을 잡는다 하셨습니까? " 백상아가 황당한 듯 주위 인물들을 바라보자, 그들 또한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숙일뿐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 나라를 팔자는 말과 무어가 틀립니까!!! " " .... " " 백호위.. 흥분하지 말게. ...그들을 이용하자는 것 뿐일세. " 한 남자가 당황해서 흥분하는 백상아를 타이르자, 다른 이 또한 그에게 말을 했다. " 사실 금을 막기 위해서는 요의 천조제가 꼭 필요하네. " "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걸세. " " 예전에 연안16주를 얻기위해 금을 끌어들인 것과 무슨 차이가 있단 말씀이십니까!!! " " ... " 백상아는 절로 높아가는 목소리를 자재하기위해 화를 억눌렀다. 그가 지금 화를 내어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 처음 송보다 작은 나라였을 때, 확실하게 금을 눌렀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의 금은 너무나 커버렸고, 이제는 송을 위협할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그는 화를 눌러 참은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 또한 그리 기분이 좋은 것 같지는 안았다. 그러나 상부에서 지시한 내용이니 어쩔수 없었다. ..그리해서라도 나라를 지켜야 하기에.... " 그쪽에서 개봉으로 사람을 보내기로 했소. " " .... " " 그를 마중하는 것이 그대의 임무요. " " ... " " 부탁하오, 백호위... " 백상아는 눈을 질끈 감고는 아무말 없이 그들의 말을 듣고 있었다. " 부탁이네. 조금만 자재하고 우리에게 협조해주게. 그대밖에는 믿을만한 자가 없네... " " .... " " 백호위... " " ...장소는 어떻게 됩니까. " " 개봉의 <월궁>, 애희의 방일세. " " ...애희... " 백상아는 암울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다 들은 점소이 하나가 조심스레 장소를 빠져나왔다. 그는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그 방 근처에서 벗어나자 다시 점소이처럼 모자를 쓰고는 객잔으로 들어섰다. " 퇴근하나? " " 예~ 아내가 해산달이 멀지 않아서... " " 조심해서 가게~ 도적떼 조심하고!!! " " 예~ " 그는 주인과 여러 사람들의 인사말을 들으며 서둘러 개봉 외곽으로 향했다. 그리고 대나무 숲에 다다르자 주위를 둘러보고는 돌 세개를 대나무 사이 바위 돌에 끼웠다. 그러자 마치 환영처럼 대나무 숲이 갈리며 아담한 소축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고는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 다녀왔는가. " " 예, 황장군. " 그는 황장군을 발견하자 포권을 취하며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 백상아는 천조제 측에서 보낸 첩자와 <월궁>의 애화가 있는 궁에서 만난다 합니다. 애화 또한 <구국단> 소속이라 생각됩니다. " 황장군은 그의 보고를 받으며 신음을 내뱉았다. " 음.... " " 유리공주님의 대리자를 찾았습니다. " " .... " " 공주님과도 비슷하고, 하는 행동들 모두 복제된 듯 만들어져 잘 진행될 듯 합니다. " " .... "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 장군의 명대로 편지와 향낭을 견빈이라는 자에게 전할 전령이 떠났습니다. " " .... " 황장군은 이런저런 보고를 받으며 힐끔 소축 안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 소화부인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 백상아 건에 대해서는 조금 늦게 보고하도록 하지. " " 예. " " 재인 쪽은 어떤가? " " 여전히 청안이라는 자 옆에서 있는 모양입니다. " " ...두터운 신임은 좋은 것이지. " 그는 한숨을 내쉬며 다음 보고를 들었다. " 견빈에 대해서는... " " 부인의 명이다. 받아들여야지... " " ... " 그는 순간 얼굴을 굳히고는 황장군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명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가 무림의 고수이기는 하나 억울하게 이용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행동에 걸맞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한번도 남을 이용한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공주의 대리인이 되자, 그들은 전면적으로 앞에서 행동하기 시작했다. 너무나 들어내는 행동으로. 그녀는 화환왕의 아내였을뿐, 자신들에게 명령권이 없었다. 실지로 자신들에게 명령권이 있는 사람은 유리공주가 아닌가.... 그가 불만 가득한 얼굴로 황장군을 바라보자, 그 또한 애써 외면한채 어서 떠나라 명을 재촉했다. 그는 간단히 목례를 올리고는 자리를 떠났다. " ...황노인. " " 말하십시오. " " ...우리가 너무 일찍 몸을 드러내는게 아닐까요? " " .... " 황장군 또한 어두운 얼굴이 되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꼬여만 간다. 물론 소화부인이 총명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는 너무 감정적이다. 너무.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황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는 열심히 점을 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말을 했다. " 공주님 주변에 누군가 나타났소. " " ? " " 아주 큰 별이 될 놈이야.... " " ? " " 너무나 큰 별.... " 황노인의 말에 그는 의아한 듯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는 계속 웅얼거리고 있었다. " ....황노인? " " 허허.. 거참... 유리님은 묘하게 걸출한 인물들과 만나거든." " ??? " " ...인물이로고... 인물이로고... " 황장군은 계속 웅얼거리는 황노인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 나 괜잖느냐? " " 예~ 공자님. 공자님이야 말로 천하제일 쾌남이시지요~ " " 그...그래? " 단목지는 못미더운 듯 부하를 바라보다 자신의 모습을 한번 더 훑어보고는 전대를 확인했다. 두둑한 전표들과 은자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정도면 그녀를 만날 수 있겠지. 그런데.... 음.... 그녀가 유리일까, 아니면 애화일까. 실컷 돈을 들고갔는데 엉뚱한 여자를 만나게 되면 얼마나 억울한가... 그러다 그는 자신의 운을 믿어보기로 하고 흡족한 마음으로 전대를 묶고는 <월궁>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월궁>은 손님이 많았다. 화려하기까지. 무슨 날인가? " 어머나~~ 단공자가 아니십니까~? " 단목지가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보자, 그를 발견한 혜마마가 서둘러 그에게로 달려왔다. 단목지는 이곳 화류계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거부에다, 인정받는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요즘 <월궁>의 홍화에게 잘 오지 않는 편이었다. 홍화가 너무 표독해서도 지만 솔찍히 홍화보다는 요즘은 <천하제일루>의 소소에게 빠져 있었다. 그는 난봉꾼이었으며, 그런 그를 나무랄 만큼의 권력을 지닌 자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혜마마는 온갖 애교를 부리며 그에게 엉겨붙었다. 단목지 또한 싫지는 않은지 피식 웃어보이며 그녀가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는걸 어떻게 아시고... " " 특별한 날? " " 예~ 오늘은 우리 <월궁>의 모든 기녀들을 다 볼수 있는 날이랍니다~ 자, 어서 상석으로 오소서~~ " " 아... " 그래. 깜빡했었다. 그는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왠일로 고위 관직에 있는 사람들과 한 재산 한다는 사람, 그리고 한량들이 모조리 모여있었다. " 그럼 초대장 받고 오신 것이 아니시란 말씀이십니까? " " .... " 그가 불쾌한 듯 그녀를 바라보자, 혜마마는 무마시키듯 그를 향해 교태로운 웃음을 던졌다. 어떻게해서든 이 상황을 무마시켜야 했다. 그는 <월궁>의 큰 고객이었다. 그녀는 입에 경련을 일으킬만큼 미소를 지었다. 나중에 홍화를 만나게 하면 그의 화도 풀릴게야... 암~ 그리고 요즘 단목지가 <천하제일루>의 소소 계집에게 빠져있느라 이곳에 오지 못해 내가 빠트렸던 것 아닌가. 그러니 홍화가 잘 풀어준다면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며. " 오호호호!! 어찌됐건, 요즘 공자가 안오신다고 홍화가 무척 서운해 하더이다~~. 잘~ 오셨습니다~~ " 그는 혜마마에게 끌려 안으로 들어섰다. 언제봐도 <월궁>은 아름다웠다. 그 넓은 중심 홀, 그곳을 기준으로 수많은 악사들이 악을 연주하고 있었고, 그 중심에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었으며, 화려하게 차려입은 기녀들이 술과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월궁>은 한해에 세 번 이런 행사를 했는데 평상시에 보기 힘든 최고 기녀들의 솜씨를 볼수 있어 사람들을 더욱 끌어들였다. 이것이 수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많은 돈을 들고 찾아들었다. 서로 초대장을 받기위해 노력했다. 한마디로 <월궁>의 주가는 최고였다. 그것은 홍화와 유리의 힘이었다. 평상시 보기 힘든 그녀들의 솜씨와 매력을 본다는 것에,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더욱 몰려들었다. 혜마마는 손수 단목지를 자리로 안내하고는 다른 사람들을 안내하기위해 입구로 향했다. ====================================== 진행이 너무 늦나여? 음.... ㅡ.ㅡ 그래도 이 속도로 나가렵니당^^ " 어디 가는감? " " <월궁>에 갑니다. " " .... " 옹이댁은 깔끔한 청의를 걸쳐입는 청안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창 너머로 몰래 청안을 훔쳐보고있는 주아 또한. 그는 주아에게 더 이상 신경쓰지 않은채 옷을 점검하고는 밖으로 나섰다. 그 또한 개봉의 유명인사이기에 이제는 예전처럼 함부로 험한 옷을 입을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깔깔한 새옷의 느낌이 피부로 느껴졌다. 처음 유리를 호위했을 때 그 느낌처럼.... 유리를 생각하자, 그는 다시 인상을 찡그리고는 걸음을 멈췄다. <월궁>의 초대장을 들고 그곳에 가는 이유는 유리를 확인하기위해서였다. 다시.... 그녀를 만나기 위해.... 그는 화려한 <월궁>으로 들어서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화환궁이었을때보다 더 화려해진 그곳은 그러나 더 이상 고귀하고 우아한 궁이 아니었다. 더럽고, 더러운.... 그는 변해버린 화환궁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몰려드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녀를 돌려받고 싶었다. 아니 그녀가 유리가 아니어도 좋았다. 유리가 아니어도.... " 어머나~~ 청표주님!!! 오실줄 알고 있었어요~ " " ... " " 후훗, 이곳으로 오소서~~ " 그는 혜마마의 안내를 받아 중앙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았다. 그것은 혜마마의 배려(?)였다. 그는 그것을 물리지 않은채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관들과 돈많은 많은 사람들이 앉아 이제 이곳으로 나올 기녀들을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 음... " 유도주는 가만히 <월궁>의 초대장을 바라보았다. 가야할것인가... 가지 말아야 할것인가.... 그는 멍하니 초대장을 바라보다 천천히 밖으로 향했다. "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 " <월궁>으로 가자. " " 예, 도주어른. " 혜마마는 휭하니 비어있는 유도주의 자리를 아쉬운 듯 바라보다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그녀는 악사들에게 손짓을 했다. 악사들이 음악을 멈추자, 모두의 시선이 혜마마에게로 쏠렸다. 그녀는 화사하고 교태롭게 웃으며 그들을 둘러보았다. " 오호호홓 여러분~~ 이렇게 미천한 곳으로 왕림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 " " 그럼 모두 즐겁게 즐기고 가소서~~ " " .... " " 자, 그럼 아이들이 들어옵니다~~ " 혜마마의 명이 떨어지자, 중앙의 문이 열리며 기녀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모두 화려했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했다. 앞에서 춤을 추며 술을 나르던 기녀들과는 수준의 차이가 있는지 그녀들은 천상에서 하강한 선녀처럼 빛이 났다. 그러나 모두의 관심은 오직 홍화와 유리였다. 그리고 그녀들 중 누가 최상이 될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 소녀 애희, 인사드립니다. " " 오~~ " 사람들의 감탄사 사이로, 애희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하얀 빛깔의 아름다운 비단옷을 입고 느긋하게 들어서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연꽃으로 장식하고 은은한 향을 주위에 흩날리고 있었다. " 소녀 홍화 인사드립니다~~ " 홍화의 애교스러운 묘한 음성이 울리자, 사람들이 홍화를 바라보며 탄성을 내뱉았다. 그녀의 화려하고 매력적인 몸매를 드러내는 옷 때문이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탄성이 울리기 시작하자, 그녀는 그런 탄성을 들으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자신이 입은 화려한 분홍빛 궁장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온몸을 치장한 화려한 보석들. 그녀는 그것을 자랑처럼 주위에 보이며, 학처럼 고고하게 고개를 들고서 중앙 무대로 들어섰다. 그런 그녀의 눈에 비친 청년.... 청안이었다. 그였다. 자신을 저자거리에 보란 듯이 버리고 갔던. 그녀는 애교섞인, 그러나 약간의 자만심과 분노의 눈빛을 비추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지금의 자신을 보며 놀라길 바라며. 그리고 또한 그가 한눈에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라며. 그녀의 지금의 입장에서는 그녀는 모두가 바라는 홍화였기에,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홍화는 화가나 그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유리였다. 그녀가 향긋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서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멈춰있었다. 청량한 방울소리에 맞춰 그녀가 내려서고 있었다. 유리는 피보다 붉은 비단옷을 걸치고, 머리는 화려한 붉은 홍옥으로 장식하고, 그 머리를 구름처럼 틀어올리고, 그렇게 들어서고 있었다. 옷 끝에 달린 방울에서 청아한 방울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와 향기로운 모습에 모두 숨을 멈춘채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 소녀 유리, 인사드리옵니다~~ " " .... " 그녀는 주위에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애희는 그런 유리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고, 홍화는 노려보고 있었다. " 오호호호~ 이로써 우리 아이들의 소개를 마치도록 하지요~ 자,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솜씨를 즐기도록 하소서~~~ " 혜마마의 인사말이 끝나자, 모두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분위기가 점점더 고조되어가자, 혜마마는 드디어 홍화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홍화가 미소를 지으며 중앙으로 들어서자 모두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중앙 홀에 가만히 서서,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차갑게 번들거리는 청안의 눈을 확인했다. 그는 여전히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는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먹이감을 노리는 표범처럼. 그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리겠다. 그러리라... 그를 자신의 남자로 만드리라. 이 홍화에게 못 이룰 일은 없으니. 음악이 시작되자, 그녀는 나비춤을 추기 시작했다. 겹겹이 하늘거리는 천 사이로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워 진짜 나비처럼 황홀할 지경이었다. 모든 남자들의 혼을 빼 버릴만큼. 그녀가 한번 움직일때마다 하늘거리는 옷 사이로 하얀 살결이 보였다. 남자들의 넉나간 표정을 보며 그녀는 미소짓고 있었다. 자신의 승리나 마찬가지였다. 애화의 환상적인 연주라든지 다른 이들의 춤은 자신과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그녀는 완벽한 승리를 위해 다리를 쭉 뻣어 자신의 곡선을 자랑했다. 남자들의 정신없는 표정이 그녀에게 비춰졌다. 그리고 그녀는 확신하듯 유리를 바라보고 있는 청안을 보았다. 그 또한 흥미로운 듯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랬다. 자신의 승리였다. ....유리 그것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의 차례가 되자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 죄성... 몸이 말을 안들어서리 여기까지밖에 적지 못했네요... ㅜ.ㅜ 열심히 적고 있어여... 흑... 난 비오거나 흐린 날이 너무 싫어~~~ 유리(105)-월궁(13) 사실 유리가 홀로 들어섰어도, 홍화에 대한 예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역시 <월궁>의 최고 기녀는 홍화라느니, 그녀가 무용도 수준급이지만 정말 매력적이고 여성스럽다느니 하는. 그들은 분위기에 취해있었다. 유리는 한동안 홀에 들어서서 천장을 바라보았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는 신경쓰지도 않은채. 그러다 고개를 숙일 때, 유도주 그를 발견할수 있었다. 그의 부하인.... 그녀는 조용히 목을 가다듬고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 돌아선 그대가 그대 맞는지 눈을 뜨고도 꿈을 꾸는 것 같아 떠나가라고 아프게 한건 나인데 내가 눈물이 나네 가슴속에서 맴돌던 얘기도 애써 외면해야 했던 사랑도 뒤로한 채 이대로 그대를 보내야해 그댈 사랑할수록 나에게 남겨지는 건 그리움 그대여 날 떠나가 이제 긴 머리로 내 눈물 감췄으니 여기서 날 돌아서 내가 이렇게 웃잖아 부디 떠나간 곳에서 행복해야해. 감히 그대를 기다릴 수 없도록 이미 내 안에 또 다른 사랑 있다는 거짓말을 믿어 줘 가슴속에서 맴돌던 얘기도 애써 외면해야했던 사랑도 뒤로한 채 이대로 그대를 보내야해 그댈 사랑할수록 나에게 남겨지는 건 그리움 그대여 날 떠나가 이제 긴 머리로 내 눈물 감췄으니 여기서 날 돌아서 내가 이렇게 웃잖아 언젠가는 모든게 희미해져 지금 이순간도 추억이 되겠지... 그렇게 믿을게 함께한 그날 동안 많은 눈물 흘렸지만 행복 했었잖아 그대가 나에게 준 사랑. 그걸로 충분해~ 내가 그대 전부였잖아 거기까지만 기억할께 유리의 눈가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고운 미성이 <월궁> 전체에 퍼지기 시작하자, 주위는 삽시간에 조용해지며 그녀의 노래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맑은 노래는 어느새 모든 악사들의 마음을 흔들고, 한량들의 가슴을 흩트렸으며, 기녀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기녀들은 소리죽여 울기 시작했다. 삶에 찌들어 잊고 있었던 자신들의 가슴아픈 사랑과, 잊고 지냈던 정인들을 기억하며... 어느 누군들 기녀가 되고 싶어서 되었겠는가... 그녀들 중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지 못하고 돈에 팔려 몸을 버려야했고, 자신들의 정숙한 삶을 버려야 했다. 그러니 유리의 노래는 자신들이 가슴 깊숙히 간직한 무언가를 끌어내고도 남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그 감정들로 인해 그녀들은 소리죽여 울고 있었다. 악사들은 그녀의 노래를 조금씩 조금씩 반주하며 그 특이한 음색을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따를 수는 없어 안타까워하며 그녀의 미성을 세겨듣고 있었다. 유리의 노래가 끝나자, 주변은 쥐죽은 듯 조용히 눈물짓고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버리자, 그때까지도 그들은 유리가 남긴 뒷 여운을 감상하고 있었다. 천상의 목소리. 그리고 가슴을 아리는듯한 곡의 내용. 처음듣는 음색에 처음듣는 억양. 그러나 그 사이로 퍼지는 은은한 감정의 고리. 모두가 다 그녀의 애달픈 사랑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슬픈 사랑에 대해. " 오셨습니까요, 유도주 어른. " " ... " 유도주는 문지기의 과장된 환영을 무시한채 행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중앙 광장으로 향했다. 행사는 한참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그가 막 들어서는 순간 홍화의 공연이 끝이 났는지 엄청난 박수소리와 환성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유리라는 아이의 등장. 그는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 가서 앉았다. 혜마마가 쪼르르 달려와 그의 옆자리에 넙쭉 앉아서는 술을 따른다 뭐다 하며 분잡을 떨었다. 유리는 홍화가 이끈 열광적인 무대 위에서 그들이 진정할때까지 조용히 서 있었다. 그녀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채 멍하니 하늘을 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조용히 고개를 숙여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조용히 그런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 그녀는 예상대로 유리공주였다.... 그녀의 노래를 끝까지 들으며, 그는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아픈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그것은 폐하의 마음이었다. 자신은 그 누구보다 오걸매를 잘 알기에... 그녀가 자리를 뜨자, 그 또한 가만히 일어나 <월궁>을 나섰다. 그녀가 울기 시작한 것은 자신을 보고서부터다. 내가 그녀를 알 듯 그녀 또한 나를 알고 있었다. 유리공주는 노래로써 폐하에 대한 그리움을 전한 것이다. 폐하를 떠나야하는 심정... 그 곁을 그리워하는 감정... 자신을 잊으라는 말들.... 그것을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은 폐하에게 전해달라는 뜻일 것이다. 그를 사랑하면서도 떠나야하는 심정을.... 그를 잊겠다는, 잊어야한다는 확신의 말을.... 그 또한 가슴이 아려오고 있었다. 자신이 유리님이 있는 곳을 확인하였으니, 폐하께 알릴것이라는걸 알 것이다. 그러면 그녀 또한 떠날것인가.......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는 유리가 읖조린 노래를 되세기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수영>의 곡. 여기서 이 곡을 부르게 될 줄은 몰랐다. 그 곡이 이렇게 와 다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처음에는 악을 연주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그의 부하인 유도주를 확인했을 때, 문득 그에게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생각나버린, 가슴에 묻혀버린 곡..... 노래가 끝나고,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는 그렇게 서있었다. 그리고 인사를 하고 홀을 빠져나왔다. 더 이상 유도주를 보기 싫었기에. 그를 보면 오라버니가 생각나 가슴이 미어지기에.... 쌀쌀한 바람이 그녀의 하늘거리는 비단옷을 휭하니 날려도 그녀는 멍하니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내일이면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또한 자신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대가를 받겠지.... 왜 그 사람은 적국의 황제인걸까.... 왜....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청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달렸다. 그녀임을 확신했다. 그래야만 했다. 그녀라면. 그녀라면 잡아야 하리라... 멀리 유리의 하늘거리는 붉은 옷이 보였다. " 거기 서시오!!! " " ? " 유리 그녀가 자신을 향해 돌아보고 있었다. 그는 서둘러 그녀의 팔목을 나꿔챘다. 그녀가 더 이상 도망칠수 없도록. 유리는 갑작스러운 청안의 행동에 당황했는지 소리를 높혔다. " 무례하시군요!! 놓으십시오!! " " 물어볼 말이 있소!!! " 그는 유리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유리는 아직도 눈물이 맺힌채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프옵니다... 놓으십시오... " " 유리... 정말 그대인거요?....정말... 정말 그대인거요? " 청안은 애절하고 간절하게 유리를 바라보았다. 분명 그녀였다. 그래야만했다. 그는 유리가 아무말없이 자신의 눈을 바라보자, 더더욱 유리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녀를 안으려했다. 유리는 잠시 절규에 가까운 청안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아직 자신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예전의 나 또한 그런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나를 배신한 사람이고, 또한 믿지 못한 사람이기에....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준 자이기에... 그러나 그를 용서한 지금. 자신은 그를 대해야할 아무 이유가 없었다. " 소녀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겐지 모르겠습니다. " " 유리... 난... " " 그 손 놓으십시오!!! " " ? " 청안은 유리에게 그녀를 안고서 자신의 변명을 말하려했다. 왜 그때 오해할 수밖에 없었으며, 정말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런데 막 말하려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저지하며 강제로 유리의 손을 빼앗듯 빼버렸다. 그는 남자를 확인하기위해 그를 노려보았다. 자신도 아는 남자였다. 단목지.... 그였다. ================================= 무슨노랜지 아는 사람은 다 알겁니다^^:: 유리의 주제곡!!! 이수영님의 신곡이져^^ 음.... 친구가 이게 좋다고 강!!!추천한 곡임다~ 사실 유리를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표한한것으로 적당하다고 친구가 추천했지만^^ 제마음이져~~~ 그럼 즐독하세여~~~ .. ^ㅇ^ 유리(106)-월궁(14) 단목지는 멍한 표정이 되어 사라지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노래는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도대체 누가 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의 가슴에 못을 박아놓은걸까. 나라면 그러지 않을텐데.... 나라면 그녀를 감싸안고 평생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사랑하고만 살텐데.... 나라면.... 그는 가슴아프게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서둘러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울고 보내선 안될 것 같았다. <연화당>에 다 다다랐을 때 한 청년이 그녀의 팔을 잡아채는 것을 보게되었다. 그는 그 자가 술취한 망나니라 생각하고는 서둘러 그를 막아섰다. " 그 손 놓으십시오!!! " " ? " " 청표주? " 단목지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멀리서 봐서도 알수있었다. 그는 진명표국의 표주인 청안이었다. 평소 진명표국의 표주 청안은 여자와 색을 멀리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청렴결백하고, 자신과는 비교도 안되는 무공실력을 지닌 잘나가는 유명인사. 자신과는 또 다른 세계의 남자. 그런 그가 기녀인 유리의 손목을 잡고 있는것이었다. 그것도 강제로. 그것이 자신과 같은 파락호라면 이해가 가는 이야기지만 이사람처럼 유명인사가 그런거라면....물론 기녀같지 않은 그녀가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그래서 그런건가... 그는 나름대로 신경을 쓰며 청안을 바라보았다. " 아무리 이 아이가 기녀라고 하지만 이리 험하게 다루어서야 되겠습니까. " " ...험하게 다룬적 없소. " " 그럼 이 손자욱은 뭐요! " " .... " 묘하게 진행되는 내용속에서 그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평소에 이런 내용으로 욕을 얻어먹는 것은 자신이었다. 늘 그래왔었으므로. 그런데 오늘은 상황이 뒤바뀌어 있었다. 그가 공명정대한 정인군자로, 그리고 정인군자였던 청표주가 파락호로. 이런 기분 때문에 성인군자가 되는걸까. 그는 힐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느사이 자신의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왠지모를 뿌듯함으로 그는 더욱 힘을 주어 청안을 노려보았다. 청안은 표정을 굳힌채 단목지와 유리를 번갈아 노려보고 있었다. " 이 아이가 기녀이기는 하지만 분명 거부를 했소, 그러니 청표주에게는 권한이 없는거요. " " ... " " 돌아가시오! " " .... " 그는 청안이 꼼짝안고 서있자, 뒤로 돌아서는 유리에게 들어가라 손짓했다. 유리는 그런 단목지를 한번 바라보고는 청안을 다시 바라보았다. " 아무래도 오해가 있으신 듯 합니다. 소녀는 청표주님이 찾으시는 유리라는 소녀가 아닙니다. " " .... " " 소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개봉에 왔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 " ...노래의 내용처럼 말이오? " " ... " 유리는 아무말없이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의 애절한 눈빛을 보며 그에게 뭔가 말을해야할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청안의 애절한 눈빛을 무시한채 단목지에게 다소곳이 인사를 하고는 <연화당>으로 들어가 버렸다. 청안은 여전히 그런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가 유리가 아니라면.... 유리가 아니라면 이곳에서 꺼내고 싶었다. 이런 더러운 곳에서. 그의 손은 검의 손잡이 쪽으로 가있었다. 당장 혜마마와 만나 모든 재산을 걸고 그녀를 꺼내오리라. ....그런데 만약 유리가... 유리가 나타난다면... 그는 고민에 휩싸여 자신의 검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갑자기 성인군자처럼 행동하는 단목지를 못미더운 듯 바라보았다. " 단목지, 무슨 이유로 성인군자인척 하는지는 모르나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 " ...그게 아니오. 그녀는 기녀이지만 아무나와 놀아나는 여자가 아니오. " 청안은 단목지의 눈빛에서 그것이 거짓이 아님을 느끼자 당황했다. 단목지에게서 그런 면을 발견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 ... " " 정 이야기하고 싶다면 나와 나중에 함께 옵시다. 워낙 인기있는 기녀라 인맥이 없으면 만나지도 못한다오. " " ... " 청안의 얼굴이 계속 굳어있자, 단목지는 허허 웃으며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 어차피 댁은 여자를 좋아하는건 아니지 않소? 그러니 그녀와 잘 맞을게요. " " ... " " 자, 자. 나도 그리 나쁜놈은 아니니 그 얼굴좀 펴고 말하시오. " " .... " 그는 단목지에게 끌려 나오며 계속 <연화당>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난화궁>이었던 유리의 처소.... 그는 계속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 떠나실겝니까? " " ... " 견빈은 자신을 냉정히 바라보는 효선에게 피식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옷을 걸쳤다. 생각외로 상처는 깊은 편이라 한 달을 쉬어야 했다. 그리고 겨우 상처가 아물 정도가 되자, 그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효선은 화려한 궁중의상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금의 황제의 부인도, 그렇다고 첩도 아닌 묘한 위치에 있었다. 그를 도와준-그것이 도와준것인지는 모르지만- 대가로 지위와 권력, 그리고 견빈의 생명을 담보받았다. 견빈 또한 그녀를 살린 셈이니 쌤쌤이다. 그는 옷을 다 입고는 그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효선을 보았다. 그녀는 강해보이면서도 애처러워보였다. 그는 효선에게 손을 내미려다 그냥 돌아섰다. " 잘 지내요. " " ...고마웠어요. " " ... " 오랜만에 건물밖으로 나와서인지 햇살에 눈이 부셨다. 그는 옷을 이리저리 점검하고는 말에 올라탔다. 물론 효선이 말까지 준비해준 것이다. " 가십니까. " " 아... 라프윈씨. " 그는 자신의 숙소로 막 들어서는 그를 밝게 맞이했다. 어찌됐건 그가 아니었으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었을 테니까. " 폐하께서 뵙기를 청합니다. " " 음... 영광인걸요? " 그가 미소지으며 라프윈의 말에 답하자, 그 또한 묘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았다. 역시 라프윈은 여우같은 사람이다. 묘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아는 듯 한것같고. " 아루. 폐하가 계신 객잔으로 모셔라. " " 예, " " 밖에 나와 계십니까? " " 황궁에서 뵈면 형식에 억메어야 하신다고 밖에서 뵙기를 바라십니다. " " ... " 그는 간단히 포권을 취하고 아루를 따르는 견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가 사라지자, 방으로 들어섰다. 방에는 효선이 붉어진 눈으로 앉아있었다. 울었던걸까.... " 무슨일이죠, 라프윈? " " 궁으로 돌아가실 시간이십니다. " " 궁으로 돌아가서 무엇하게요? " " .... " " 돌아가봤자 난 아무것도 아닌데... " 효선이 씁쓸히 방에 앉아있자, 그 또한 가만히 그런 효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척 외로워보였다. 그러나 황제는 그것은 그녀가 바랬던 일이라며 신경을 쓰지 못하게 했다. 그녀는 이제 이곳도, 저곳도 갈 수 없는 묘한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돌아갈때도, 남아있을 곳도 없는. ....그녀는 또다시 견빈이라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걸까. 야망으로 뭉쳐 폐하를 선택하였고, 그리고 버림받았다. 그리고 돌아가는 그 길에, 그녀는 권력을 위해 첫사랑이었던 백상아를 죽였다. 자신의 손으로. 그러나 버림받고, 상처받아 다시 돌아온 그녀는.... 또다시 견빈이라는 남자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다. 자신이 왜 이 차갑고 자기밖에 모르는 여자를 사랑하는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그는 이런 효선의 모습에서 자신을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 버림받아 마음을 닫고 이곳저곳 전전긍긍하던 그때의 그 모습을. 자신도 전 황제이신 <아골타>폐하가 안계셨다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겠지. 그는 돌아서서 방에서 나와버렸다. 더 이상 안타까워하는 효선의 모습을 보기싫었다. 그녀는 견빈을 한달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그러나 견빈은 미련없이 그녀의 곁을 떠났다. ....그는 혼수상태 내내 아영을 찾았었다. 그녀는 알까. 그 아영이라는 여자가 유리공주라는 사실을. 라프윈은 긴 한숨을 내쉬며 황궁으로 향했다. 태자로 책봉된 분의 교육이 있기 때문이었다. 견빈은 아루라는 사람의 안내를 받아 중급의 객잔으로 들어섰다. 북경은 개봉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활기차게 상업활동을 하고 있었다. 자연히 물자가 빨리 드나듦으로 인해 상업은 발달하고, 그에 따른 금전이 빨리 돎으로 인해 튼튼하고 단단한 국가로 변해가고 있었다. 북경은 완전히 안정된 수도의 모습이었다. 객잔에 들어서자, 아루는 서둘러 2층으로 올라섰다. 견빈은 그를 따라 천천히 2층으로 올라섰다. 약간은 큰 키에 시원스러운 외모. 선비다운 면모를 지닌 풍채, 그리고 긴 손가락 사이로 들린 아름다운 찻잔. 그는 아침 햇살과 묘하게 어울리는 남자였다. 강해보이면서도 무언가를 그리워하는듯한 묘한 눈빛을 지닌 남자. 그리고 그 눈빛으로 인해 인간미가 느껴지는 강한 남자. " 도련님, 견빈님이 오셨습니다. " " 어서오십시오. " " .... " 그가 일어나서 포권을 취했다. 밝은 햇살을 받으며. 견빈은 미소를 지으며 같이 포권을 취했다. ...... 오걸매, 그가 묘하게 슬픈 미소로 견빈을 바라보고 있었다. ========================================== 효효효^^ 연참임다~~~ 4. 비. 아침의 <월궁>은 무척 조용한 편이다. 10시경이 되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새벽 내내 술과 음식으로 탕진한 결과였다. 아침부터 조금조금씩 비가내리더니 급기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유리는 머리를 곱게 빗고는 그 머리를 매화비녀를 이용해 살짝 틀어올렸다. 그리고 우산을 들고는 조심스레 식당으로 향했다. 홍화처럼 자신의 방에서 먹을수도 있었지만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식당에서 먹는 음식이 더 좋았다. 그러나 이제 그녀가 식당에 나오면 모든 기녀들은 조금 부담스러운 듯 그녀를 피했다. 그녀가 우산에서 물을 털며 막 식당으로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유리는 살짝 얼굴을 붉히고는 자신의 모습을 슬쩍 바라보았다. 노란색의 비단옷이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은데... 왜 그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것일까. 그녀는 살짝 얼굴을 붉히고는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 뭐 주문하시겠습니까...? " " 간단한 소채와 뜨거운 국이요... " " 에... " 점소이는 얼굴을 붉히고는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유리는 손수건을 꺼내어 자신의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 있었다. 어제의 열기는 계속 되고 있었다. 특히 유리의 그 아름다운 노래를 다시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그녀들은 유리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그녀가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자, 그녀들 또한 앉았다. " 저... 유리님. 여기 앉아도 되나요? " " 그러세요. " 식당은 예비기녀들과 서동들, 그리고 무사들이 뒤섞여 밥을 먹고 있었다. 한 기녀 아이가 그녀의 곁에 자리를 잡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 그녀들은 유리가 다시 어제의 노래를 불러주길 바랬다. 아니 어제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했다. 지금은 모두가 모인 애매한 시간. 기녀들은 한 둘 정도, 그리고 대부분 예비기녀와 시동들이었다. 홍화는 자신이 유명한 기녀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자신의 방에서 유일하게 식사를 챙겨먹었다. 그녀들은 은연중에 유리에게 모여들고 있었다. " 어제 그 노래요... " " ? " " 다시 불러주면 안되요? " " ... " " 저... 너무 예뻐서... " 유리가 피식 미소짓고는 조그마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은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주위가 모두 조용해졌다. 그녀의 작은 목소리는 청아하게 식당을 울리고 있었다. 홍화는 식당으로 들어서다 조용히 울리는 맑은 노랫소리에 들어가지 않고 멈춰섰다. 오랜만에 비와의 약속도 지킬겸 -그녀는 비와 식당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면 거의 시녀를 시켜 그가 나왔는지 확인을 할뿐 나타나지는 않았다.- 식당으로 나오는 길이었다. ...유리 그녀가 아침부터 청승맞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제의 일로 완벽하게 승리한 그녀가 다시 그 기선을 잡고 있는 것일까. 주위 역시 조용했다. 그녀는 이를 갈며 안으로 들어섰다. 아무도 그녀가 안으로 들어온줄도 모르는 듯 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 음식을 들고 나오는 점소이를 보았다. 마침 유리 가까이에서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뜨거운 국을 들고서. 홍화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점소이 가까이로 갔다. 아무도 그녀가 점소이 가까이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은근히 다가가서는 그에게 입김을 불었다. 깜짝 놀란 점소이는 손에 들고있는 쟁반을 놓쳐버렸다. " 어!!! " " 까!!!! " " 피해요!! 유리!!! " " ??? " 홍화는 누가 느랬냐는 듯 자신의 자리에 앉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다. " 비... 괜찮아요? " " !!! " " ...괜찮아. " 홍화는 갑자기 비의 목소리가 들리자, 놀라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비가 뜨거운 국을 뒤짚어쓰고 그것을 손으로 쓱쓱 닦아내고 있었다. 쏟아지는 순간 그가 막아선 모양이다. 유리는 손수건을 꺼내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았다. 비는 계속 그런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감사합니다. " " .... " 곧이어 놀람을 진정시킨 사람들은 서로 웅성거리며 비의 일담과 점소이가 갑자기 뜨거운 국을 쏟은 이유 등을 말하기 시작했다. 홍화는 무섭게 비를 노려보고 있었다. 비는 자신의 얼굴을 닦고 있는 유리를 빤히 바라볼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왤까. 굳이 막아서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그는 이런 일에 관심이 없기로 유명한 자였다. 그리고 오늘은 홍화를 만나기위해 식당으로 왔던 것이었다. 홍화를 만나기위해.... 아침부터 비가 주섬주섬 내리더니 이제는 아예 쏟아지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식당의 구석자리에 앉았다. 홍화가 웬일로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연락을 했지만... 글쎄... 아마도 그녀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음식을 시키고는 -이곳도 엄연히 식당이다. 그래서 돈을 내야 한다.-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의 존재를 확인한 예비기녀들과 서동들이 슬쩍 자리를 피했다. 그와 대적하기 싫다는 의사가 확실히 들어난다. 그는 무시한 채 점소이가 들고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점점 더 심해졌다. 그때 쏟아지는 비 사이로 우산에서 물을 털며 유리가 들어섰다. 그녀는 화사한 노란빛 비단옷을 입고있었다.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천박하지도 않은. 그녀가 들어서자, 주위가 봄을 맞은 듯 환해졌다. 모두가 그녀의 화사함을 바라보자, 잠시 당황한 듯 주위를 둘러보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점소이에게 주문을 했다. " 저... 유리님. 여기 앉아도 되나요? " " 그러세요. " 잠시후 그녀는 노래를 부르기 사작했다. 맑은 음성.... 오늘따라 더욱 환해보이는 그녀는 왠지모르게 슬퍼보였다. 그는 가까이 앉아있는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를 감상했다. 점소이 또한 음식을 들고는 그녀의 가까이에 와있었다. ....그녀는 연한 개나리빛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 옷들이 유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노래를 부른다. 천상의 선녀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붉은 움직임이 보였다. 그것은 홍화였다. 왠일로 홍화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들어서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자, 그 중심에서 노래부르는 유리를 한참동안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목표가 정해진 듯 아주 묘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녀의 그런 미소를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서둘러 유리 가까이로 갔다. 그리고 점소이가 쏟아버린 뜨거운 국을 유리가 덮어쓰기전, 막아버렸다. " 비... 괜찮아요? " " ...괜찮아. " 그는 홍화가 노려보는 것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유리의 향긋한 손수건과 그녀의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 댁이 견빈이라는 사람이슈? " " ? " " 어떤 청년이 전해주라 합디다! " " ... " 견빈은 의아한 듯 남자가 전하는 서찰을 받아쥐고는 그것을 뜯었다. " ?!!! " 아영의 옥패였다. 아영이었다. 그리고 손으로 수놓은듯한 향낭주머니. 그는 황당한 얼굴로 서찰을 읽기 시작했다. < 오라버니, 저 아영이에요. 아니 유리라고 하는 것이 옳겠죠. 오라버니가 확인하셨듯 저는 살아 있었어요. 그리고 금에 잠시 머물고 있었죠. ...저는 지금 황금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오라버니. 뵙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오라버니가 소녀를 도와주기를 바래요. 도와주실거죠? > 견빈은 씁쓸한 기분으로 가슴을 쓰다듬었다. 효선을 도와주면서 생겨난 검상으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었던 자신. 그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아영이 살아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왜 갑자기 자신에게 연락을 취한것일까. 믿어야 하는걸까. 믿지 말아야 하는걸까.... 그는 북경에서 떠나오기전 만났던 오걸매를 떠올렸다. 그는 유리를 그리워했다. 너무나 그리워 그 눈 가득 슬픔이 느껴질만큼. 그는 유리가 개봉에 있다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를 볼수 없지만 곧 만나러 갈것이라 했다. 곧 만나러 간다.... 금의 황제가 개봉으로 간다... 그것은 개봉의 정복을 뜻하는 것이었다. 왜 자신에게 그것을 밝힌 것일까. " 나는 개봉으로 갈것이오. 그것은 10월경... 그때즘이면 효선은 더 이상 나에게 필요없는 존재가 되겠지요. " 술을 한잔 들이키며 그는 그렇게 말했었다. 견빈은 묘한 기분으로 아영의 편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황금군에서 일하고 있다면... 음.... 머리가 아파오는군.... 우선 아영에 대한 자신의 감정부터 정리해 봐야겠군.... 견빈은 잔에 담긴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검을 챙겨들고 서둘러 개봉으로 향했다. 그곳에 가면 자신이 무엇을 할지 알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가진채. " ...가시는 겁니까? " " ...응... " 동아는 유리의 씁쓸한 표정을 보며 눈물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무거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어머니에게로... 소화부인에게로.... 유리는 늦은 저녁, 밖으로 나왔다. 동아의 안내는 필요없었다. 어머니와의 만남이기에.... " 유리야... " " ...어머니... " 소화부인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소화부인에게 안기지도, 그렇다고 다가서지도 못한채 그렇게 서있었다. " 왜 약속을 어긴게냐. " " .... " " 죽이지 않아도 됐었다. 그런데 무슨 생각으로 천년내단을 먹인게냐!!! " " .... " " 도대체 무엇때문이냐!!! " " ...그를 ...사랑하면 안돼는겁니까? " " 유리야!!! " 유리는 애처롭게 소화부인을 바라보았다. " 그는 제 정인입니다. 소녀는 그 밖에는 없습니다... " " ... " " 그는 아니됩니까... 진정... 진정아니되는겁니까!!! " " 안된다! " " .... " 유리는 무너지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소화부인이 안된다면 안된다 할수록 그가 보고싶었다. " 그가... 그분이 보고싶어요... 안돼나요? 왜 안돼나요? 그분이 적국의 황제라서요?? 왜 상관해야하죠? 왜 그 분을 사랑하면 안되나요? 왜요?!!! " " 유리야!!! 니가 지금!!! " 소화부인은 유리의 뺨을 떼렸다. 유리는 소화부인에게 뺨을 맞고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서러웠다. 억울했다. " 네가 그리 정신없는 아이인줄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너의 아버님이 어찌 돌아가셨느냐!!! 너의 조국이 어디니!!! 넌 대 송의 금지옥엽 공주란 말이다!!! " " .... " " 어차피 그 또한 너와의 혼약을 하지 못할것이 뻔했다! 너와 그는 민족부터가 틀리지 않더냐!!! " " 하지만 그분은 제 정인이십니다!!! " " 헛소리 그만하고 넌 네 본분이나 지켜라!!! 조금 있으면 백상아와의 만남이 있을 것이다! 그와 혼약해라. 어차피 그와 혼약을 준비하던 터이니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 " 어머니!!! " " 날은 내가 잡아놓겠다!!! " " 어머니!!! " " 그만 돌아가거라! " " 어머니... " 유리는 혼미해지는 정신사이로 소화부인을 부르고 또 불렀다.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그 외에 다른 남자에게 간다는 것이... 그와 이제는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 ===========================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눈물 맺힌 기억 사이로 누군가 따뜻한 불을 피우고 있었다. 유리는 천천히 눈을 뜨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익숙한 곳.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곳.... " 넌 아무곳에서나 그렇게 쓰러지는거 습관이냐? " " .... " 비였다. 왜 그가 이곳에... 유리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 걱정하지마. 난 값비싼 물건은 건드리지 않으니까. " " .... " 그는 그런 유리의 행동에 그녀가 자신을 의심한다 생각했는지 대뜸 뜬금없는 말을 하고는 불가에서 술을 마셨다. 유리는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비의 집이었다. 그녀가 전에 신세를 한번 진적있는. 왜 이곳에 와있는지는 상관없었다. 그녀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주위가 흐려진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왜 울고 있는걸까. 이번이 두 번째다. 그녀의 우는 모습을 보는것은. 이곳에 잡혀있어서? 아니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에? 모를일이다. 혜마마는 유리가 혹시 도망칠지 모른다며 자신을 딸려보냈다. 그리고 그녀가 깔끔하고 아름다운 미부에게 매달려 울부짖는 모습을 보았다. 미부가 사라진 뒤, 유리는 한참을 그곳에서 울다 지친 듯 기절했다. 그리고 그런 유리를 데려온 것이 자신이고. 그 미부는 누구였을까. 왜 유리를 이토록 울게 만든 것 일까. " 전에도 이런일 있어서 소문이 안좋아. 그만 울고 돌아가는게 좋아. " " .... " 비는 울고있는 유리를 힐끔 보며 술을 마셨다. 그녀가 전에도 자신의 집에서 하루를 보냈으니 소문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좀처럼 유리는 울음을 그치려하지 않았다. " .... " " 흑....흐흐흑.... " 비는 힐끔 유리를 보다 술병을 옆으로 던져버리고는 검을 닦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는 유리가 신경이 쓰여 검이 닦기지 않았다. <월궁>의 기녀들은 가끔 자신을 유혹하기위해 집으로 찾아와 울기도하고, 옷을 벗기도 한다. 그는 그런 기녀들을 물린 적 없었다. 다만 싫으면 싫다 할뿐. ...그녀는 지금 나를 유혹하는걸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그녀 성격에. 유리는 계속 그렇게 울고 있었다. " 미안... 흑흑... 미안해... 하지만... 흑 하지만.. 조그만 울다... 흑흑 돌아갈게... 흑흑... 조금만... " " ... " 유리가 계속 울자, 비는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수건을 내밀었다. 그녀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무어가 그리 서러운지, 무어가 그리 억울한지... 그녀의 울음은 계속되고 있었다. " 무슨일로 밖에 나갔는지 알거 아냐~? " " 몰라. " 홍화는 그의 귀에 대고 입김을 불며 그를 유혹했다. 비는 그런 홍화에게 여전히 똑같은 답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작업이 이젠 귀찮았는지 다리를 쓱 하니 꼬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 이번 의뢰야... 개봉에 있는 백상아를 없애줘. " " .... " " 답은~~? " 홍화는 비의 귓볼을 살짝 핥으며 그의 반응을 살폈다. 비는 힐끔 검을 닦는 것을 멈추고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 대가는 늘 그랬던것처럼 나의 몸... " 그녀는 긴 다리로 그의 허리를 휘감으며 키스를 했다. 비는 갑작스레 그녀의 허리를 안고는 격렬하게 홍화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홍화는 곧이어 그를 슬쩍 밀치고는 몸을 그에게서 빼냈다. 그리고 그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 훗. 급하기는~~ 일이 끝나고 난 후에... " " .... " 그녀는 가쁘게 숨을 내쉬는 비를 슬쩍 밀치고는 옷을 가다듬은 뒤 밖으로 나갔다. ....아무리 날고 뛰고 벗어나려해도 비, 너는 나의 것이야. 지금의 반응을 봐도 알잖아? 후후후... 홍화는 환상적인 미소를 지으며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홍화에게서 떠밀려진 비는 흥분한 자신의 몸을 식히기 위해 밖으로 나와 찬 연못에 몸을 담궜다. ...늘 이런식으로 홍화는 자신을 얽궈맸다. 늘. 비는 물속에서 한동안 앉아있었다. 그녀가 싫은 것은 아니다. 아니 늘 그런 홍화에게 매어있는 것은 자신이니까. 비는 연못에서 몸을 일으키고는 밖으로 나갔다. 물 비린내가 심하게 났다. 그러나 상관없다. 누구 하나 <홍화의 개>인 자신에게 신경 쓰는 인간은 없으니까. 무표정하고 창백한 얼굴의 청안이 자신을 초대한 단목지를 황당한 듯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지금 애희의 방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른 저녁부터. 아직 <월궁>은 열지 않은 시간이다. 그 일이 있은 후, 단목지는 마치 새사람처럼 변해있었다. 그는 더 이상 남의 재물을 탐하지도, 여자를 넘보지도 않았다. 거기에다 글공부까지 시작해 세간에서는 그가 미쳤다느니 하며 그를 의아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청안은 그런 그의 변화에 화가 나 있었다. 어찌됐건 그것은 유리가 변화시킨 것이나 마찬가지기에. " 글공부하기 바쁘실텐데 어쩐일로 나를 부르셨는지. " " 하하하하. 친구 사이에 뭘 그런거 가지고. 우리 그날 일을 화해도 할겸 한잔 거나하게 합시다. 네? " " .... " 청안은 능글스럽게 웃어버리는 단목지를 기분나쁜 듯 노려보았다. 원래부터 능글스러운건지 아니면 예전부터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는 상당히 청안을 손쉽게 다뤘다. 마치 유도주처럼. 청안은 기분이 상했는지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단목지를 바라보았다. 기분이 상했더라도 그는 표국을 이용할 고객. 청안은 그런 생각에 조용히 자신의 기분을 누르고 있었다. 그때였다. 유리의 애절한 금 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는 순간 표정이 급격히 변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서둘러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유리였다. 유리만이 아는 곡이었다. " 어...처...청대협!!! " ' 유리... ' 다급해진 청안은 서둘러 악이 들리는 곳으로 달렸다. 그러나 중간 즈음 도착하자 여러 가지 악소리에 섞여 더 이상 그 음악소리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악소리를 찾아 헤메었다. 그리고 유리를 불렀다. " 유리!!! " " 청대협!! 여기서 난동이라니요!!! " 그의 목소리가 커지자, 주위의 악소리가 일제히 멈췄다. 그리고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청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청안이 흥분해 <연화당>으로 달려가려 하자, 뒤쫒아온 단목지가 그를 저지했다. 청안은 그런 그를 밀치려다 달려온 혜마마를 바라보았다. 아직 영업을 하기 전이라 한산한 편이었다. 혜마마는 청안이 <연화당>으로 달려가려하자, 그를 저지하며 미소지었다. " 청대협~ 갑자기 왜이러십니까~~ 유리는 오늘도 예약이 끝난상태입니다~ " " 그녀를 만나게 해줘!!! " " 청대협! 듣자듣자하니 너무하군요!!! " 단목지가 화를 내자, 청안은 품속에서 금자를 꺼내 혜마마에게 던졌다. " 내 오늘 그녀와 꼭 술을 마셔야 하오!!! 꼭!! " 혜마마는 왠 금자냐 하며 얼굴을 붉히고는 환하게 미소지었다. 금자는 벌써 그녀의 품안에 들어가버렸다. " 오호호호, 청대협. 그럼 내일 오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나게 해드릴테니~~ " " 좋소!! 약속했소!!! " " 오호호호!! 화통하기도 하셔라. " " .... " " 자 자, 그럼 오늘은 우리 홍화를 불러 즐기도록 합시다~~ 홍화는 오늘 예약도 안되어 있으니. " 청안은 화를 억누르며 혜마마를 노려보고 있었다. 단목지는 그런 청안이 이해되지 않는지 기가 차는듯 바라보고 있었다. 비릿한 물내음이 몸 가득 느껴져 비는 기분이 상했다. 식당에서 은 한냥으로 산 술을 들이키며 주위를 돌던 그는 앉지도 서지도 못한채 어정쩡하니 기둥에 몸을 기댄채 떨고 있는 유리를 발견했다. 그녀의 팔에는 금이 들려있었다. 무슨일일까. 그녀는 창백할 정도로 파랗게 질려있었다. " 여기서 뭐하는거야? " 비의 물음에 유리는 조심스레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 가득 공포가 몰려있었다. 그녀는 계속 떨고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다 큰소리를 치고있는 청안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더욱 떨고 있었다. 저 남자 때문에 그런걸까. " 걸을수 있어? " " .... " 유리가 머리를 가로젓자, 한동안 남자를 바라보던 비는 떨고 있는 유리를 안아들었다. 그는 서둘러 <연화당>으로 향했다. 비가 유리를 안고 들어오자, 유아와 동아는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서둘러 유리의 방으로 들어가서는 그녀의 침대에 그녀를 눞혔다. 유리는 침대에 눕자 이불을 끌어안고는 몸을 계속 떨었다. " 어찌된겁니까!!! " " 나도 몰라. " " 아가씨!!! " " 유리님!!! " " ...그가... 청안...그가... " " ? " " 그가... 잡으러 왔어.... 돌아가지 않아... 돌아가지 않아!!!! " " .... " 동아와 유아, 비는 의아한 듯 그런 유리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 호호호호, 청대협~~~ 너무 기분상해하지 마시고. 자 자, 한잔 하세요~~ " ======================================= 훗^^ 엽기공녀입니다 원래 105회부터 인물정리를 하려고 했으나 게으른 관계로...^^:: 그럼 정리해 볼까여?? 인물정리.1. 화환유리 소설의 주인공. 송대 최고의 미녀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아름답고 뛰어 나다. 화환가의 금지옥엽으로 16세까지 차갑고 얼음처럼 자랐다. 그러나 유아가 유리가 되면서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인다. 그 나이에 맞게 귀엽고,깜찍한. 그러나 24세의 유아답게 어른스러운 묘 한 아이. 유리의 성격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수많은 행동을 하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파고든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던져버릴 정도의 열정적인 성격의 소녀. " 호호호호, 청대협~~~ 너무 기분상해하지 마시고. 자 자, 한잔 하세요~~ " " .... " 청안은 기분나쁜 듯 혜마마를 바라보았다. 아직 영업시간이 안된 <월궁>은 나름대로 영업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었다. 혜마마는 느끼한 웃음(?)을 지으며 홍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리대신 그들을 진정시킬 기녀가 필요했다. 애희는 속에 안 찰 것이 뻔하기에. 사실 청안은 별 상관이 없었다. 그는 어떤 여자가 나오든 똑같은 반응을 보일것이기에. 그의 눈에는 오직 유리만이 비칠 뿐이었다. 그러나 단목지는 달랐다. 그 또한 유리를 좋아했지만 유리 다음이 홍화라는 -홍화는 <월궁>의 행사 이후로 2위로 떨어져버렸다. - 사실을 아는 사람이기에, 그리고 그가 아무리 글공부를 하고있는 서생이라(?) 하지만 그 전에는 유명한 한량으로 그를 맞출만한 여인이 홍화밖에 없음을 그녀 스스로가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인해, 홍화의 치장하는 시간을 감안해 최대한 청안과 단목지를 묶어두어야 했다. 그러나 좀처럼 홍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는 당황해서 온갖 웃음과 음식으로 그들을 잡아두고 있었다. 그러다 노대인이 찡그린 얼굴로 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여간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 자...잠시만요~~ " 그녀는 서둘러 노대인에게 달려가 그를 잡아세웠다. " 어머나~~ 노대인~~. 어디를 가시는겝니까~~? " 혜마마가 자신을 불러세우자, 그는 화가난 목소리로 그녀에게 소리질렀다. 기분이 매우 상한 듯 했다. " 혜마마, 이럴수 있는거요? 내 한 달을 기다려 큰돈을 내고 유리를 찾았건만,오늘 나를 이렇게 물을 먹이다니!!! " " 예~~? 그럴리가요? 노대인이 얼마나 중요하신 분이신데~ " " 흥!! 내가 그리 중요하다면 유리 그 아이가 버선발로 뛰어와 나를 마중이라도 해야하게 정상 아니오!! 그런데 그 비라는 잡놈이 날 돌려보내더구만!!! " " 예~??? 그...그럴리가요~? 아니아니... 그렇게 흥분하지 마시구~ 일단 우리 애희랑 하루를 보내소서~ 내 애희에게 특별히 말해놓겠소~~ ? 네?? " " 음... 그래도.. " 노대인이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혜마마를 바라보자, 그녀는 더욱 간들어진 목소리로 그를 애희의 <원당>으로 끌었다. 애희도 <월궁>에서는 만나기 힘든 존재인 만큼, 그는 혜마마가 적극적으로 애희에게 자신을 보내자 좀 누그러들었는지 기침을 하고는 애희의 <원당>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그가 다 들어서자, 화가 나서는 <연화당>으로 달려가려다 자신의 방에 있는 단목지와 청안이 생각나 화를 누그러뜨리고는 서둘러 그곳으로 향했다. 그들마저 놓친다면 오늘 장사는 마감해야할 판이다. 으이구, 홍화년이나 유리년이나 좀 컸다고 나를 무시하는데 어디 내일 두고보자꾸나. 혜마마는 화가나 <연화당>을 한번 노려보고는 서둘러 단목지와 청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나가!! 모두 나가!!! " " 아...아가씨... " " 어서!!! " 동아와 유아는 유리의 발악에 당황하다 밖으로 나왔다. 밖은 영업준비로 바쁜지 사람들이 분잡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비는 <연화당>에 예약된 노대인을 돌려보내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섰다. 유리는 여전히 이불을 감싸앉은채 떨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곳에서 악을 타는게 아니었어... 아니었다구!!! 유리... 그러지 않았다면... 유아 너때문이야!!! 너 때문에... 그 감상에 빠지지 않았다면 그 나쁜 놈을 만나지도 않았을거야!!! .... 난..난 죽어도 돌아가지 않아. 감히 내 뺨을... 감히 날 믿지 못하다니... 감히... 유리... 그는 불쌍한 사람이야.... 흥!! 넌 용서한지 몰라도 난 용서 안돼!! 아니 못해!!! .... " 꺄 악!!!! " 비명을 질러 잊을 수 있다면 잊어야 한다. 그는 불쌍한 사람이기에. 그는 자신에 대한 집착밖에는 남은 것이 없는 남자이기에... 그렇기에... 유리의 눈에서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유아의 눈물이었다. 비는 가만히 그런 유리를 바라보다 다시 그곳을 나섰다. " 소녀 홍화 인사드립니다. " " 어서오시오, 홍화. " 홍화는 자신을 환히 반기는 단목지에게 인사를 한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청안의 옆자리에 쏙 하니 앉았다. 그는 홍화를 힐끔 보고는 다시금 술을 한잔 들이켰다. " 호호호, 청대협. 여전히 차가우신데요? 참~ 신기도 하지요~, 다른 이들은 소녀의 관심을 받지못해 안달인데... " " ....당신 따위의 관심 필요없소. " 당신따위... 홍화는 잠시 얼굴을 붉히고는 다시 미소지으며 그의 잔에 술을 따랐다. " 훗. 아직 여자를 모르시는 분이시군요. 어머나~~ 생각외로 어리시네요? " " ... " 청안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 굳어있자, 그녀는 더욱 더 오만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어린아이처럼 그리 집요하니 곁에 있던 여자도 도망치겠나이~다~~ " " 이!!! " " 오호호호호!!! 농담을 농담으로 받으셔야지 거기서 흥분하시면 아니되지요~~ " " ... " 청안이 계속해서 날카롭게 노려보자, 홍화는 그것을 무마시키듯 은근한 눈빛으로 그를 유혹했다. 단목지나 다른 남자였다면 벌써 넘어가고도 남았을만한 눈빛이었다. 그러나 청안은 차갑게 굳은 얼굴로 그녀를 노려볼 뿐이었다. 답답해진 것은 도리어 단목지와 혜마마였다. 단목지는 분위기를 풀기위해 그를 초대해 술을 마셨던 것이었는데 하필 그가 화를 낼 만한 일만 골라 일어나는 것 아닌가.... 그는 어찌해야할바 몰라 혜마마를 바라보았다. 혜마마 또한 홍화의 돌발적인 행동에 놀라 그녀를 저지시키려 갖은 꾀를 다 생각해내고 있었다. " 왜그리 노려보시는지~요~~ ? 혹 소녀가 한 말이 모두 진심이온지? " " .... " " 호...홍화야~~ 니가 왠일로 청대협을 계속 놀리느냐~~ 그...그만하거라~ 응? " " 후후. 그러고도 사내대장부라고. " " 이!!! " 급기야 청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홍화의 뺨을 내리치려하자,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노려보았다. " 흥!!! 네놈처럼 바보같은 남자에게 붙어있을 여자가 어디있겠냐!! 네놈이 의처증을 발휘해 쫒아냈겠지!!! " " !!! " " 처..청대협, 그만 흥분을... 홍화야!!! 네 무척 무례하구나!!! " " 흥! 무례한 것은 청대협이오!!! 즐기러 왔으면 즐길것이지 어이해 흥을 깬단 말이오!!! " 홍화의 쇳소리가 방안을 울리자, 단목지 또한 놀라 청안을 감싸안았다. 그가 화가 나 홍화의 뺨이라도 내리치면 일이 묘하게 꼬이게 될 것이다. 홍화는 이곳 <월궁>에서도 아주 유명한 기녀였고, 그런 홍화를 후원하는 사람들 또한 만만치않은 집안이었다. 청안과 홍화의 실랑이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그러다 청안이 화를 누그러뜨리며 혜마마를 노려보았다. " 분명 내일. 유리와 만나게 해준다 약조하였소. ...약조를 잊지 마시오. " " 예.... 예, 청대협. " " 흥. 유리 유리... 예전부터 당신은 유리만을 찾는군요. 그게 도망친 부인의 이름인 모양이죠? 잘됐네요. 당신같은 남자에게서 도망친 것을 축하드리죠. 꼬옥 꼭 숨어서 당신의 눈에 발견되지 않기를 바래요. " " .... " 청안은 주먹을 꼭 쥐고 홍화를 노려보다 몸을 돌려 <월궁>을 빠져나왔다. " 처...청대협!!! " " 오호호호!! 바보같은 놈!! " 홍화의 웃음소리는 메아리가되어 청안의 귓가를 떼리고 있었다. 단목지는 서둘러 청안의 뒤를 따랐다. 오늘따라 묘하게 일이 꼬이는 날이다. 아주 묘하게..... " 음.... 그래, 내 동생인 재덕이 갔단말이냐! " " 예, 폐하. 일단은 송에서 서찰을 보낸 이상 그들과 손을 잡는편이 나은 듯 합니다. 그래서 왕야전하께서 서둘러 가셨습니다. " " 끄 음.... 그때 그놈을 죽였어야 했어... " 천조제는 자신의 줄어든 땅떵어리를 생각하면 이가 갈리는지 손을 불끈 쥐고는 이를 갈았다. 그때, 그놈, 아골타 그놈을 쥐도새도 모르게 죽였다면은 이리 크지는 않았을 것을..... 그는 후회가 되는지 애꿋은 옥좌만 쥐어잡고 있었다. " 폐...폐하!!! 피하십시오!!! 궁으로... 크악!!! " " ?!!!무슨일이냐!!! " 갑작스런 황궁무사의 죽음에 놀란 천조제는 고개를 들어 그를 죽인 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검은 옷을 입고서 조용히 단궁을 들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후후후. 이곳에 숨어있다고 우리가 못들어올줄 알았나? " " 왠놈들이냐!!! " " ...우리는 금에서 왔다. 순순히 오라를 받으라. " " !!! " 천조제는 주위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도망칠곳을 살펴보았다. 그들 단지 백명도 안되는 그들이 황궁에 들어오는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 에고고... 어제 대전에 다녀왔슴니다. ㅜ.ㅜ 부산에서 대전을 다녀오니 꼬박 13시간이 걸리더군요. 힘들어서 어제는 뺃어서 일어나지도 못했지염.... 죄성... 열심히 매일연제를 하기위해 노력하겠슴다~~ 즐독하세여~~~ ^ ㅇ ^ " 폐...폐하!!! 피하십시오!!! 궁으로... 크악!!! " " ?!!!무슨일이냐!!! " 갑작스런 황궁무사의 죽음에 놀란 천조제는 고개를 들어 그를 죽인 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검은 옷을 입고서 조용히 단궁을 들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 후후후. 이곳에 숨어있다고 우리가 못들어올줄 알았나? " " 왠놈들이냐!!! " " ...우리는 금에서 왔다. 순순히 오라를 받으라. " " !!! " 천조제는 주위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도망칠곳을 살펴보았다. 그들 단지 백명도 안되는 그들이 황궁에 들어오는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 무...무사들은 어디있느냐!!! 다 어디있단말이냐!!! " " 찾아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손에 다 죽었으니. " " !!!! " " 폐하... 어서 피하소서. 저들은 저희가 막을테이니... " 천조제는 주위를 둘러보다 서둘러 옥좌의 오른쪽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비밀통로의 입구가 열렸다. 그와 몇몇 무사들이 서둘러 그곳으로 사라지자, 나머지 부하들이 그 입구를 막아섰다. " 이런 제길... 오늘 내로 저놈을 잡지 못하면 황제폐하께서 크게 화를 내실 것이다!!! 쳐라!!! " " 옛!!! " 검은 옷을 입은 무사들이 몰려들자, 비밀통로를 막고있던 무사들은 있는힘껏 그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 검은옷의 남자들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고도의 살인기술을 연마한 듯 무사들의 급소를 파고들어 그들을 소리 없이 죽여버렸다. 싸움이 계속 될수록 점점더 숫적으로 불리해져만가는 그들이었다. 죽음이 눈앞에 이르고 있었다.... " 굴까지 가서 천조제를 놓쳤다? " " 예... 폐하. 허나 송과의 결탁 사실은 여기 서류가 있어 충분히 증거가 될 것입니다. " " .... " 오걸매는 자신에게 쩔쩔매며 보고를 올리는 신하를 슬쩍 바라보고는 서류를 훑어보았다. 송의 흠종이 천조제에게 친히 보낸 공문이었다. 서로 힘을 합쳐 금을 밀어내고, 만약 금의 수도를 찬탈했을 시 그곳을 송에게 주는 조건과 대신 많은 공물을 천조제에게 바치겠다는. " 흥, 언제는 요를 몰아내기위해 형님과 결탁을 하더니. " 오걸매는 이죽거리며 서찰을 노려보았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는 송의 황실이 우습기만 했다. 신하는 불쾌하다는 듯 서찰을 노려보고있는 오걸매를 조심스레 바라보다 그에게 직언을 했다. " 이번을 기회로 송을 밀어버리심이... " " ...아직 때가 아니다. " " .... " 오걸매는 한숨을 내쉬며 서류를 보관함에 넣었다. " 물러가라. " " 예, 폐하. " " .... " 또 석양이군.... 오걸매는 멍하니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지는 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리를 생각하면 항상 석양을 보게 된다. 왤까. 자신 스스로도 그녀와 이루어질수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니야... 있을수 없는 일이야.... 나는 그녀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나의 옆자리에서 항상 웃으며 자신만을 바라보게 할 것이다. 그럴것이야... 유리... 그대에게 보여주고싶은 도화원의 도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오.... 이제 그대만 오면되는 것을.... " 폐하, 유총관이 드셨습니다. " " 들라해라. " " 예~ " 유도주가 오걸매에게 인사를 하고 다가오자, 그는 유도주의 안색을 살폈다. 그가 가장 기다리던 소식을 유도주가 직접 들고오리라 여겼던 것이다. 그는 한참을 오걸매를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 ...안좋은 소식이더냐? " " 아닙니다... 소인, 그분이 계신 곳을 알아냈사옵니다. " " 어디더냐? " " 개봉의 <월궁>이라는 기방이였습니다. " " 기방?!! " " 예, 허나 안전하게 계신 듯 하였습니다. " " .... " 그는 오걸매가 눈을 감자, 그 또한 황제를 안타까운 듯 바라보았다. ....둘은 분명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이루어지기에는 너무나 많은 장벽이 있었다. 그들은 민족이 틀렸고, 또한 적대국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황후가 되기에는 이 나라에서 그녀의 뒤를 밀어줄 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황제의 목숨을 구하고, 또한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폐하 또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조사해보라 지시했던 곳은? " " 태산을 모두 조사하였지만 그곳에는 황금군도, 그리고 그 무엇도 없었습니다. " " ... " " 닌자들을 이용해 비밀리에 조사한 일이라 더 확실하다 봅니다. " " 음... " 그렇다면 봉황이 의미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왜 산하를 거쳐 마지막 종착지가 그곳이었을까... 오걸매는 한동안 눈을 감고 계속 생각에 잠겨있었다. 유도주는 오걸매를 바라보다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에게 유리의 노래를 전해야 할 것 같았다. " ...그분은 잘 계셨습니다. " " ....너를 알아보더냐? " " 예.... " " 봤단 말이냐? 그러면 다시 도망을 갈 것 아닌가... " " 그렇지는 않을 듯 했습니다. " " .... " " 그리고... 그분께서...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 " 노래? " " 예... " " ... " 유도주는 조심스레 그 노랫말을 적어놓은 종이를 황제에게 내밀었다. 그는 한참을 읽어보더니 멍하니 그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유도주에게 돌아가라는 듯 손짓을 했다. 그는 힘이없어보였다. 그리고 슬퍼보였다. 황제가 돌아가라는 손짓을 하자, 그는 대전을 빠져나왔다. 주위는 벌써 어둠이 몰려들어 나인들이 등마다 불을 켜고 있었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쉰 뒤, 다시 개봉으로 향하기위해 가마에 몸을 실었다. 이곳에서 오래 있을만한 시간이 없었다. 대전에서 한참동안 앉아있던 오걸매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 폐하, 어디로 납시겠나이까. " " 그냥 걷고싶구나. " " .... " 그는 천천히 황궁을 걷다 효선이 묵고있는 <우화원>에 들어섰다. 그녀는 요즘 서예와 수를 놓으며 조용히 지내고있는 중이었다. " 오셨습니까. " " .... " " 이곳으로 앉으시지요. " " .... " 오걸매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차를 내어오는 효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더 이상 표독스럽지도, 독하지도 않은 묘한 성격의 여자가 되어있었다. 그것은 견빈을 간호하는동안 바뀐 성격 탓이었다. 그녀가 진정한 사랑을 찾은 것일까. 오걸매는 한동안 그런 효선을 바라보았다. " ...곧 당신의 나라를 칠 생각이오. " " ...왜 소녀에게 그런 말을 하시는겁니까. " 효선은 조용히 차분한 목소리로 오걸매에게 물었다. 그녀는 이제 흥분을 하지도, 그렇다고 소리치지도 않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체념한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 견빈이라는 사람에게도 그 말을 하였소. " "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 " 아니오. " 그는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을 바라보았다. 도화원에서 흘러든 꽃잎이 연못을 적시고 있었다. " 무엇 때문에 그에게 알리셨는지요. " " 그는 입이 싼 자가 아니기 때문이오. " " ? " " 그에게 썩어버린 국가의 애국심을 찾기에는 힘겨워보였소. 그리고 그 또한 초야에 묻혀 사는 듯한 남자였고. " " .... " " 정의롭지만 방관자적인 사람... 그것이 내가 견빈이라는 자를 본 느낌이오. " " ....그 또한 유리를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 씁쓸한 효선의 물음에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달빛과 불빛에 반짝이는 그녀의 얼굴에 물기가 젖어있었다. " 효선. 그거 아오? 그대가 무척 많이 변했다는 것. " " ... " 효선은 그런 오걸매의 물음에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랬다. 자신은 변해있었다. 3년이라는 모진 풍파속에서 한번도 변할 것 같지 않았던 자신의 표독스럽고 야망 밖에 없던 성격이. 그녀의 마음속에는 더 이상 야망도, 욕심도 존재하지 않았다. " ...나는 천조제가 잡히면 그대를 죽일 생각이오. " " .... " " ...그대 또한 송의 황녀이기에.... " " ....유리를 맞이하기에 더 좋은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요? " " .... " 그는 효선의 물음에 아무 대답없이 차를 마셨다. 효선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 허나 유리는 당신에게 오지 않을것입니다. ...저는 유리를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 " ...그대가 아는 유리가 내가 아는 유리인지 모르겠구려... " " ? " " .... " 오걸매는 천천히 자신의 차를 식히며 한모금 마셨다. 오늘따라 유독 밝은 달빛이 그의 하얗게 빛나는 손을 비추고 있었다. " 흥!! 네 년 둘이 무엇 때문에 이곳에 불려왔는지 알지!!! " " 혜마마~ 뭘 그것가지고 그러십니까? 유리가 몸으로 한번 그를 꼬득이면 그만인 것을. " " !!! " 유리는 홍화를 황당한 듯 바라보았다. 혜마마는 홍화의 말에 흥미가 생기는지 유리를 바라보았다. " 어차피 비와의 소문도 있고, 처녀는 아닐 듯 하여 하는 말이옵니다. 이왕 금간 항아리, 더 가해진다고 다시 금이 더간답디까? " " 음... 그것도 그렇겠구나. " " ... " " 그러면 되겠네요, 오늘은 청대협, 내일은 노대인. " " 오호... " 홍화는 말을 비꼬으며 유리를 노려보았다. 혜마마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들의 신경전에는 관심도 두지 않은채 유리가 수청을 들게되면 이익이 될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그녀는 기녀이지 않는가! " 그래, 좋은 생각이다 유리야. 어차피 너 또한 기녀이니 상관없지 않니? 두 눈 꼭 감고, 이번만 성사시키렴~ 두 분다 우리에겐 아주 중요한 손님이란다~ " " .... " 홍화가 비릿하게 미소지으며 혜마마의 마음을 부채질해댔다. " 어차피 유리 너 또한 계속 기녀생활은 하지 못할거 아니냐? 그러니 일찌감치 널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가서 속 편히 첩실로 사는게 나아. 너도 그건 인정하는거 아니니? " "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 " ... " 듣다못한 유아가 발끈 앞으로 따져나서자, 홍화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유아의 뺨을 갈겼다. " 흥! 네깟게 감히 어딜 끼어들어? 끼어들긴! " " 하지만!!! " " 요것봐라~? " 홍화는 유아가 계속 말댓구를 하자 화가나서는 그녀의 채찍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화가나 유아를 내리쳤다. " 그만해요!!! " 그녀는 유리가 유아의 앞으로 막아설줄 알고있었다. 이때다 싶었다. 그녀는 약간의 힘을 실어 채찍을 내려갈겼다. 그것도 그녀의 얼굴을 향해... 촤!!악!!! ==================================== ^ㅇ^ 후후후 목요일이나 금요일즈음 까페에서 정팅을 할 생각입니당^^ 시간은 12시^^:: 자까랑 노닥거리실분 놀러오세여~~ 인물정리.2, 오걸매 금의 태조. 아골타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된 그는 "정강의변"으로 개봉을 찾이할만큼 황제의 기질을 지닌 자. 스물 여덟의 걸출한 호걸로 냉정하고 이지적이다. 자라온 환경에 의해 모든 것이 자신감이 넘치고 강한 성격을 지닌 탓. 그러나 유일하게 유리에게만은 약하다. 점점 유리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되도록 자제하지만 그녀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어쩔수 없는 듯. 182정도의 큰 키에 미끈한 근육의 소유자이며 다른 황제들의 유약한 모습과는 상당히 틀리다. 시와 서, 악을 즐길줄 하는 한량으로 기녀들에게도 상당히 인기있는 그는 강함과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전형적인 정복욕 강한 황제. 그러나 유리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 그의 좌우명은 단 하나. " 유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내어줄수있다. 그것이 황위라 하더라도! " 촤!!악!!! " 비...비야!!! " " .... " 혜마마와 홍화가 놀라서 비를 바라보았다. 홍화는 자신의 계획이 또다시 비에 의해 무산되자, 화가나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채찍이 얼마나 쌨는지 비의 팔을 휘감은 채찍 사이로 찟어진 그의 피부가 보일 정도였다. 홍화는 채찍에 자신도 모르게 힘을 가하고 있었다. 분하고 억울했다. 아니 비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고 유리를 또다시 옹호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났다. ....그녀가 힘을 주고있는 채찍을 타고 비의 피가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그러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홍화의 채찍을 팔에 감고 있을 뿐이었다. 유리는 고개를 숙인채 겁에 질린 유아를 안고있었다. " 이!!! " 그녀는 미친 듯 화가나 있었다. 홍화는 채찍을 비에게서 빼앗기 위해 잡아당겼다. 그러자 피를 먹은 소가죽 재질의 채찍은 더욱 비의 팔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그는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은채, 홍화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채찍이 자신의 손으로 돌아오지 않자, 화가 나서는 그것을 집어던지고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혜마마는 당황해서는 그런 홍화를 바라보다 그제서야 그녀가 유리의 얼굴을 노리고 채찍을 휘둘렀다는 사실을 느끼고 소름이 돋아오름을 느꼈다. " 어...어머나 세상에... 저 극악무도한 계집... " 혜마마는 당황해서 한동안 입으로 웅얼거리다 채찍을 풀고있는 비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홍화의 개>인 비가 유리를 옹호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했다. 그는 어떠한 나쁜짓을 해도 홍화를 위해서라면 모든지 다 받아들였다. 그것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런데 이번에 홍화의 일을 그르쳤다. 그렇다면 그의 마음이 유리에게로 돌아섰다는 걸까? 유리는 팔뚝에 감긴 채찍을 풀고있는 비를 바라보았다. 유아는 아직도 아까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는지 쩍거리고 있었다. 채찍을 풀자, 깊게 패인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유리는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그런 비의 팔에 감고는 서둘러 그를 끌었다. 비는 아무말없이 그런 유리를 따라 그녀의 숙소로 들어섰다. " .... " 유리의 치료를 받으면서도 비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팔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팔에 조심스레 지혈제와 의원이 만든 연고를 바르고 있었다.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닌데 호들갑스러울 일은 없다. 어릴 때 무수히 맞아보았던 채찍이었으니까. 유리는 치료가 끝났는지 조심스레 비의 팔에 붕대를 감고는 그 끝을 묶었다. 그는 유리의 치료가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했다. " 차라도 한 잔 하시고 가십시오." " .... " 유리의 간곡한 말에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가 다시 자리에 앉자, 유리는 미소지으며 돌아서서는 차를 잔에 담기 위해 다기들을 꺼내었다. ...새하얀 의복 사이로 사람을 유혹하듯 투명한 빛의 살결이 반짝인다. 유난스레 하얀 목이 오후 햇살을 받아 눈에 띄게 빛난다. 그 빛이 약간의 홍조를 띈 부드러워 보이는 볼과, 연지를 바르지 않았음에도 붉게 보이는 입술을 도드라지게 했다. 차를 따르는 새하얀 손에서 은가락지 하나가 반짝인다. 늘 그렇듯 그것은 유리의 유일한 보석이다. 조심스레 차를 따르는 모습이 여느 대가댁 아가씨들보다 기품있어 보인다. 마치 늘 그렇게 생활한 사람처럼. 머리를 장식한 흑요석 사이로 아름다운 붉은 비녀가 눈에 들어선다. 조그만 도화모양의 붉은 비녀. 그리고 그것을 타고내리는 긴 금보요. 오후 나절인데도 유리는 그 햇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마치 햇살에 사라져버릴것처럼. 그녀는 어디에 두어도 반짝일 것 같다. 그것이 지옥이라 할지라도. 행복을 가져다주는 보살처럼. 비는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 보살을 잡으려다 다시 찻잔을 들었다. 갑자기 입안가득 피맛이 느껴진다. 갑작스레 입안을 깨 문 모양이다. 그는 입가를 쓱 하니 닦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보살이 아니다. " 고맙습니다. " " .... " 그는 서둘러 차를 마시고는 방을 나섰다. " 청대협!!! " " 그만 따라오시오. " " 허허, 거~ 참. 난 댁과 친우가 되고 싶소. 내가 예전에 파락호라고는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않소? 그러니 좀 봐주시오, 네? " " .... " 단목지가 예절하게 그를 바라보자, 청안은 긴 한숨을 내쉬며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청안이 자신을 바라보자, 단목지는 무안한 듯 머리를 극적이며-결코 선비가 하지못하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아이같은 미소로. " ...술이나 한 잔 하겠소? " " 네!!! " 그는 밝게 웃는 단목지를 묘하게 바라보고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단목지는 개봉외곽에 위치한 청안의 집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무척 깔끔하고 정갈한 저택은 -저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주인의 성격을 닮아서인지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위치 또한 좋은 곳이어서 만약 위에서 사람이 치고 들어온다면 -만약이다.- 왠만한 전략으로는 이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할만한 위치였다. 그만큼 산새를 잘 탓다고 해야 하나? 단목지는 감탄한듯한 목소리로 주변을 바라보며 외쳤다. 그들은 청안의 방으로 들어서 있었다. " 와! 집안 정리도 무척 잘되었고, 집안 위치도 좋고, 괜찮은 산새에... 음... 좋은 집을 가지셨군요? " " 장모님이 마련해주셨지요. " " 어? 장가가셨습니까?? " " ... " 청안이 희미하게 미소짓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장가를 간 사람이 유리라는 기녀에게 목숨을 걸 정도로 집착하다니. 그때 하녀인듯한 여자가 깔끔하게 만들어진 주안상을 들고 들어왔다. " 자, 듭시다. " " 하하하 좋소!!! " 청안과 단목지는 한동안 술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청안 또한 어느정도 마음이 풀렸는지 껄껄거리며 단목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 그런데 소문에는 총각이라고 하던데요? " " 쿡. 총각이라니 기분좋은데요? " " 하하하하 " 단목지가 술을 권하자, 청안은 기분좋게 한잔 들이키고는 그읠 술잔에 다시 술을 따랐다. " 훗. 안주인 되시는 분이 깔끔한 모양입니다? " " ... " " 집안 전체적으로 무척 깔끔하고... 그리고 안목이 상당히 높은데요? " " ...그런가요? " " 음.. 그리고 집의 위치도 상당히 좋습니다. 장모 또한 안목이 높으신 모양이시죠? " " ...네... " 청안은 씁쓸하니 미소지으며 단목지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벌써 홍주를 다섯동이나 비워대고 있었다. 단목지는 정말 오랜만에 마셔보는 술이었다. 그는 술을 한잔 더 들이키고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 그런데 소개는 언제 시켜주실겝니까? " " ...지금 없습니다... " " 아... 뭐, 친정에라도? " " ...오해가 있었지요. " " ? " 그제서야 단목지는 청안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청안의 얼굴은 창백할만큼 하얗게 굳어있었다. " ...그 오해를 안고 그녀가 떠났소. 내곁을... " " 그럼 갈곳이 친정밖에 없을거 아니오? 데리러 가야지 뭐하고 계신거요? " " ...그녀의 집안은... 멸문당했다오. 이제 나를 싫어하던 장모님도, 나를 묘하게 인정해주시던 장인어른도 만날수가 없다오... " " 아... " 단목지는 청안의 사연이 안타까웠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술을 한잔 들이켰다. " 그래서... 그녀가 내 아내인 유리인지... 확인해야 한다오. 만약 그녀가 아니라해도... 그곳에 둘수 없다오.... 그러면.... 내 아내가... 나를 용서해줄것같아... " " .... " 단목지는 한숨을 내쉬며 그를 다독여주었다. 청안은 은연중에 자신의 목으로 다시 돌아온 어머니의 반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에 꼭 맞았던 그 반지를.... 개봉은 보면 볼수록 다르게 비치는 곳이다. 견빈은 우울한 기분으로 개봉의 입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개봉으로 들어가는 세금은 더욱 높아져 있었다. 그만큼 썩었다는 것이겠지.... 그는 지금 아영을 만나기위해 개봉으로 들어서는 길이었다. 그리고 개봉의 작은 객잔으로 들어섰다. ...고아와 소매치기, 강도들이 주위에서 약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소매치기에게 돈을 빼앗긴 사람들은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그들을 도와주는이 없었다. 사람들은 시비에 걸리기 싫어 그들을 피해다녔고, 조그만 분쟁이 생겨도 그 싸움은 크게 번져갔다. 몇번의 싸움 구경이 끝난 후, 웬 노인이 객잔의 2층으로 올라섰다. 한가로이 거리를 구경하며 휴식을 취하던 견빈은 노인이 자신에게 다가와 앉자 그를 빤히 바라보앗다. 그리고 그 노인이 예전에 자신에게 유리에 대해 이야기 했던 노인임을 기억해냈다. " 아... 당신이군요. " " ... " 노인은 아무말 없이 서찰과 보따리 하나를 내어놓았다. 그는 노인이 내민 보따리를 풀어 물건을 확인했다. 옷이었다. 갈색의 깔끔한 천으로 만들어진. 그는 무표정하게 그 옷을 바라보다 서찰을 펴들었다. < 오라버니. 오시느라 수고하셨어요. 피치못할 사정으로 수녀 오라버니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대신 황어른을 보냅니다. 오라버니. <옥문관>으로 가주세요. 그곳에서 <황금지도>를 조사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오라버니를 위해 옷을 지었어요. 맞을지 모르겠네요. 그럼 부탁드려요. > " .... " 그는 서찰을 접고는 술잔에 술을 따라 한잔 들이켰다. 황노인은 그런 견빈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했다. " 한가지만 물읍시다. " " ? " " 그녀는 아영이오? " " ? " " 아니면 가짜요. " " !!! " 황노인이 놀란 듯 견빈을 빤히 바라보자, 견빈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검을 집어들었다. " 옥문관이라 했소? 내 그곳에 가드리리다. " " ... " " 허나 그거 아시오? 진짜 아영이라면 자신이 사지에 있어도 나를 부르지 않는다는 것. " " ... " " 내 속아 드리지. 허나 더 이상 아영의 이름을 쓰지마시오. 그 아이가 알면 아주 슬퍼할거요. " " ... " 견빈은 밝게 웃어보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황노인은 그런 견빈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왠일로 나에게 찾아왔지? " " 비~ 많이 아팠지? " 비는 홍화가 조용히 그의 목을 감싸안으며 그의 목에 키스를 하자 눈을 감았다. 그녀의 짙은 향기가 그의 콧가에 맴돌았다. 홍화는 목에서 키스를 하고, 그 목선을 따라 턱으로 코로 눈으로 그 키스를 이어갔다. 그녀의 손은 어느사이엔가 비의 옷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그녀와 비의 숨결이 뜨거워지고 있다. 비는 자신이 서서히 흥분하고 있음을 느끼고 그녀에게 달려들어 홍화의 입술을 탐닉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그녀는 몸을 빼지 않는다. 그의 손이 막 홍화의 바지속으로 들어가려하자, 홍화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비의 얼굴을 열기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 비~~~ 부탁이 있어. " " .... " " 들어줄거지? " 홍화의 키스가 이어지자, 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가슴에 키스를 했다. 짦은 홍화의 교성소리가 비를 더욱 흥분시키고 있었다. " 하..하아~ 비~~ 내 사랑... " " 헉...헉... " " 비~~ 후후... 내 부탁은... " 그녀의 열뜬 목소리가 귓가를 스치자, 그는 그녀의 가슴에서 얼굴을 떼고 홍화를 바라보았다. 비의 눈은 붉어져 있었다. " 비... 유리를 죽여줘... " " ... " " 내... 소원이야~~ " " ... " " 비~~ " 그녀의 입김이 다시 비의 귓가를 맴돌았다. 비는 그런 홍화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홍화는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밝게 웃고는 그의 입술에 열정적인 키스를 퍼부었다. " 이건 그 대가야... "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더 젖어들며 교성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 우효효효^^ 드뎌 저와의 정팅 일자가 정해졌슴다~~ 음.... 물론 까페지기인 그래서님 협박해서(??) -알고보면 협박당해서...ㅜ.ㅜ- 목요일날 12시, 즉 바로 내일 12시에 정팅을 합니당^^ 쿠쿠쿠. 장소여? 물론 친구네 카페죠^^ 뭘더바래.... ㅜ.ㅜ 그럼 열심히 연참을위해 달리는 엽기공녀였슴다!!! 즐독하세여~~ " 개봉이라... " 야율재덕은 손쉽게 개봉으로 들어서면서 묘한 감흥을 느끼고 있었다. 형님의 안일한 생각으로 인해 금의 세력은 너무나 커졌고, 또한 연경외의 많은 땅덩어리를 잃게 되었다. ....어쩌면 다 잃을수도 있을 위험한 시기. 그는 송과 손을 잡기위해 이곳 개봉으로 온 것이다. 그러나 송 또한 쇠퇴해 가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쇠퇴해가는 송의 개봉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이 삭막해서일까... 개봉 또한 적막하고 삭막해 보였다. " 이곳이 <월궁>인가? " " 예, 왕...아니 재도련님. " "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한 듯 하군. " 그는 3,4시경 <월궁>의 문앞에 그렇게 서있었다. 그때즘이면 홍등가의 여자들이 한참 치장을 준비하느라 등도 달지 않은 상태였다. 그때 왠 여자아이 하나가 등을 켜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월궁>은 남들보다 일찍 문을 여는 모양이었다. 그 아이는 등을 달고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야율재덕을 바라보았다. " 이곳에 처음이시지요? " " 그렇단다. 아이야. " " 잘 오시었습니다. 이곳이 개봉에서 가장 유명한 <월궁>이라는 곳이지요. " " <월궁>이라... " 아이는 신이 났는지 재덕에게 이것저것 -묻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에게 야율재덕은 상당히 부자청년으로 보였다. 입고있는 비단옷하며 당혜하며가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였고, 풍기는 기품 또한 만만치 않아서였다. 아이는 말을 하면서도 저 사람을 꼬드겨 누구에게 소개해야할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녀들에게서 나오는 소개비는 무척 짭짤한 수입원이라 아이가 입맛을 다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어떤 종류의 여자를 찾으시지요? " " 글쎄다.... " 재덕은 짖꿏은 웃음을 지으며 아이를 바라보았다. " 음... 악을 잘하는 여자라면 애향이가 있구요, 춤을 원하시면 마애를 찾으시구요, 다소곳한 여자를 찾는다면... " 아이는 정신없이 여자들의 이름을 대며 신나게 설명해 나갔다. 그는 가만히 그 내용들을 듣고 있었다. 아이의 설명이 어찌나 길었던지 <월궁> 주위에 있는 홍등가들의 불을 켜기위해 다른 아이들이 하나 둘 나서고 있을 때까지도 였다. 재덕이 계속 그 아이의 말을 듣고 있자, 답답해진 것은 그의 신하였다. 아이의 설명이 어찌나 길었던지 그들이 계속 길거리에 서있기만 하자, 도리어 구경꾼들 또한 몰려들었다. 그는 화가나서는 -그는 왕야가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 싫었다.-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 네가 지금 몇시간째 설명을 해대는게냐!! 지금 우리 도련님을 기망하려 드는게냐!! " " ?!!! " 아이는 놀랐는지 큰 눈을 뜨고서 딸꾹질을 해대고 있었다. 재덕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아이를 다독였다. " 괜찮다. 그래, 네가 추천해주는 기녀는 누구니? " " 딸꾹! " 그제서야 아이는 자신이 벌써 2시간이나 수다를 떨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자신이 말했던 모든 기녀들이 그날따라 아주 일~찍 <월궁>의 창가에서 자신과 그 청년을 바라보고 있다는것도. 아이는 아무말 못한채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딸꾹질은 더욱 심해지기만 했다. 모두가 보고있는 상황에서, 그 아이가 누구를 추천하든 아이는 바로 미움을 받게 되리라. 아이가 보기에도 그는 상당한 거물이었다. 자신이 말한 중급 기녀들 중에는 그런 거물을 품을 수 있는 여자가 몇 되지 못했다. 누구나 그들의 눈에 띄기를 바랬고, 또한 노력했다. -물론 그들이 홍화나 유리를 찾다 만나지 못해 돌아가기는 아쉽고 해서 자신들을 찾을때를 제외한.- 청년은 기녀들이 바라는 그런 물건(??)이었다. 부자인 듯 한데다, -그냥 보기에도 그는 진짜 부자였다- 예의를 갖추고, -그런 예의는 몸에서 풍긴다. 오랜 화류계 생활을 한 여자들은 사기꾼과 진짜 한량을 구분할 줄 안다.- 인물 또한 출중한 -이정도 인물이면 기둥서방이라도 맞으려는 기녀들이 줄을 댄다.- 그런 남자. 아이의 딸꾹질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다. 청년은 미소지으며 그런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 저기...딸꾹... 저..기... 괴...괜찮은... " " ? " 주위의 모든 이가 조용히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 혹 재 도련님이 아니신지... " " ? " " 맞으시군요. 소녀 애화 인사드립니다. " 애화가 정중히 인사드리자, 모두의 시선이 애화에게로 몰렸다. 그랬다. 그는 애화에게 이미 예약된 남자였다. <월궁>의 3인자 애화에게. 모두의 시선이 실망과 함께 돌아섰다. 애화는 야율재덕을 모시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 소녀 유리 인사드리옵니다. " " ... " 청안은 방으로 들어선 유리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그녀는 지금 하늘거리는 분홍빛 비단옷을 걸치고 금을 들고 들어서고 있었다. " 어서오십시오. 보고싶었습니다. " " 오랜만이시네요, 단공자님. " 단목지는 유리가 화사히 웃으며 인사하자 얼굴을 붉히고는 얼른 청안의 옆자리에 그녀를 안내했다. 유리는 자리에 앉자 조심스레 술을 따랐다. 청안은 그런 유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아버렸다. " 무례하시군요!!! " " ... " " 처...청대협. 진정하시고, 이야기를 하시오.. " " ... " 단목지는 당황해서는 청안이 잡은 유리의 손을 풀었다. 청안은 잠시 술잔을 노려보더니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단목지는 그런 청안을 애처롭게 바라보다 유리에게 조용히 말을 했다. " 그대가 자신의 부인과 너무나 똑같이 생겨 확인하고 싶었다하오. 그가 잘못한 것이 너무 많아 꼭 잘못을 빌고 싶다고... " " 그러십니까.... " 유리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단목지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 소녀는 아직 혼례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누구의 부인도 아니지요. " " .... " " 어찌하면 소녀를 믿으시겠는지요? " 유리가 장난치듯 미소지으며 청안을 바라보자, 그는 화가난 듯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 자, 자 그만하고 술이나 한잔씩 합시다. 정말 유리낭자 만나기가 이리 힘들어서야... 어!!! " " ?!!! "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청안이 비호처럼 달려들어 유리의 입술에 격하게 키스했다. 유리는 그런 청안에게서 벗어나기위해 바둥거렸다. 그러나 좀처럼 그녀는 벗어날 수 없었다. 청안의 힘이 너무나 쎄서 움직일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단목지는 황당한 듯 그런 청안과 유리를 바라보았다. " 청안!!! " " ...역시 죽지않았군!!! " 순간적인 일이었다. 유리는 자신이 청안을 화가나 불렀으면서도 말도 못한채 굳어있었다. 청안은 먹이감을 잡은 표범처럼 여유롭게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무... 무례하시군요 정말... " " ...왜 살아있으면서도 돌아오지 않은거요. " " .... " 청안은 최대한 감정없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나 유리는 대답없이 그런 청안을 노려볼 뿐이었다. 단목지는 일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청안의 말대로 유리가 그의 부인이라면 자신은? " ...유리.... 진실을 알고싶습니다. " 단목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유리를 바라보자, 그녀는 그런 단목지를 애틋하게 -그가 보기에는 눈물 가득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에궁^^:: 너무 짧나요? 후후 그나저나 정말 감사함다 ^^: 열시미 스겠슴다~~ " 청안!!! " " ...역시 죽지 않았군!!! " 순간적인 일이었다. 유리는 자신이 청안을 화가나 불렀으면서도 말도 못한채 굳어있었다. 청안은 먹이감을 잡은 표범처럼 여유롭게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무... 무례하시군요 정말... " " ...왜 살아있으면서도 돌아오지 않은거요. " " .... " 청안은 최대한 감정없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나 유리는 대답없이 그런 청안을 노려볼 뿐이었다. 단목지는 일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청안의 말대로 유리가 그의 부인이란 말인가. 그러면 자신은? " ...유리.... 진실을 알고싶습니다. " 단목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유리를 바라보자, 그녀는 그런 단목지를 애틋하게 -그가 보기에는 눈물 가득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소녀... 더 이상 이곳에 있을수 없습니다. 그만 물러나지요. " " 유리!! " " 청대협이 소녀를 찾더라도 소녀는 더이상 대협을 뵙지 않을것입니다. " " .... " " 소녀는 대협이 찾으시는 유리가 아닙니다. " " .... " " 부인이라니요. 당치도 않으신 말씀을. " " .... " " 소녀 이만. " " ...미안하오. " 돌아서던 유리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청안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는 등을 돌린채 그대로 서있었다. 조금더 넓어진 어깨로. " 나는 늘 생각했었소. 그대에게 잘못을 빌고싶다고. 늘 그대에게 용서를 받고 싶다고.... " " ... " " 나를... 용서해 줄수는 없는거요... 그런거요? " " ... " 유리는 조용히 돌아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더 이상 그에 대한 감정은 남아있지 않았다. 미움.. 사랑... 두려움... 그런 것들. 그녀에게는 더 이상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가 자신을 알아본다 하더라도. ...처음엔 미친 듯 두려웠지만 이상하게도 직접 그를 바라보자, 모든 것이 사라졌다. 정말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돌아서 그에게 자신을 밝힌다면 더더욱 그는 자신에게 집착할 것이다. 나는 이제 벗어나고 싶다.... 그의 집착 속에서. 유리는 끝내 아무말도 않은채 돌아섰다. 그러나 그녀가 유리라는 사실을 안 이상 나는 더 이상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녀의 마음이 진정되기를... 그러기를 기다릴뿐. 청안은 유리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그 또한 돌아서서는 밖으로 향했다. 단목지는 아무말 못하다 서둘러 유리의 뒤를 따랐다. 확실한 답을 얻어야 했다. 그가 보기에도, 유리는 청표주가 말했던 그의 아내였다. 오해로 인해 자신을 떠났다는.... " 유리낭자!!! " " .... " " 난... " " ...제 이야기를 듣고 싶으십니까? " " 예!! " 유리는 씁쓸하게 미소지으며 단목지를 바라보았다. " 차 한잔 하시겠습니까? " " .... " 단목지는 묘한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발걸음은 어느새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 어서오십시오, 백대협. 손님께서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계십니다. " " ... " 백상아는 애화의 안내를 받아 내실로 들어섰다. 애화의 방은 <월궁>에서도 꽤 깊은 곳이라 사람이 잘 드나들지 못했다. -원래 화환가는 전체적으로 은밀하다. 미로와 비슷한 구조로 유리를 보호하고 있었다. 그 가장 안쪽 궁이 유리의 처소였던 <난화궁>이었다.- 그래서 <구국단>의 일원인 애화가 이 방을 찾이한 듯 했다. 그녀가 기녀가 된 것은 정보를 얻기위해서였고, 또한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곳만큼 은밀한 곳이 없음을 모두가 알기에. 백상아는 묘한 감흥에 젖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예전 자신과 화환왕이 즐겨 바둑을 두던 곳이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정자와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나무들이 주인의 성품을 나타내던 곳. 그러나 지금 그 나무들은 거의 사라지고, 애화에게 맞는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여인의 방으로 바뀌어버린.... 백상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앞이 흐려지자 서둘러 하늘을 보고는 애화의 안내를 받아 방안으로 들어섰다. 훈훈한 공기 속에서 맛깔스러운 음식내음이 주위에 퍼지고 있었다. 그 중간에 청년이 정갈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백상아라 합니다. " " ...야율재덕이오. " 둘은 서로의 통성명을 나눈 후 자리에 앉았다. 한동안 서먹한 분위기는 계속 되었다. 애화는 밖에서 금을 타며 그들의 대화를 들리지 않게 하고 있었다. ...조건은 갖추어졌다. 이제 그를 안내해 협약을 하고 서로에게 이익인 곳으로 이끌면 된다. 이득이 되는 것으로.... " 황제에게 서류는 벌써 전해드렸소. 그래서 상황을 둘러보기위해 내가 온 것이오. " " ...소인은 안내하는 입장입니다. 이곳에서 여독을 푸실 생각이십니까. " " 그렇소. " 조금은 딱딱한 반응. 야율재덕은 자신을 안내자라고 소개한 이 백상아라는 청년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걷보기에 그는 무척 연약한데다 서생처럼 생겼다. 그리고 전형적인 관리의 분위기가 풍긴다고 해야 하나. 그는 분명 강호인은 아니고 관리일 것이다. 어전 호위정도 되려나? 야율재덕은 천천히 술을 마시며 백상아를 살펴보았다. 그는 무척 부드러워 보이면서도 딱딱한 분위기의 청년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키가 좀 큰 편이고. 그래서인지 더욱 유약하고 호리호리해 보인다. 그러나 손을 보니 검술이 대단해보인다. 슬쩍 보이는 손이 붉은 빛으로 빛나는 것으로 보아. 그는 다시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이 계속 그를 살피자 기분이 상한 듯 얼굴을 붉혔다. " 그럼 오늘은 이곳에서 주무시고 내일 개봉을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 " 뭐가 그리 급하신게요? " " 죄송합니다. 내일뵙지요. " " ...내가 그리도 불쾌하오? " " ... " 쿠쿡. 저런저런.... 얼굴에 '나 불쾌해'하고 써다니는걸 어쩌라고. 야율재덕은 딱딱히 굳은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백상아를 힐끔 보고는 다시 술 한잔을 들이켰다. " 그런 얼굴로 어떻게 큰일을 도모하겠다 한거요? " " .... " " 자, 자. 같이 술이나 한잔 합시다. " " ...돌아가겠습니다. " " 난 손님인 것으로 알고 있소만? " " ...저는 그대같은 요나라인은 싫어하오. 목적이있어 나의 나라로 들어온. 그리고 그 야망 가득한 눈빛을 가지고 호시탐탐 송을 노리는 듯한 그런 사람은. " " 쿠쿡. 날 너무나 잘 알고 있소? 그렇소. 나는 이번 일이 끝나면 송을 칠거요. 형님에게 말해서. " " !!! " " 내 성이 야율이라는 것을 분명 밝혔는데 어느정도 알고 있다 생각했소만? " " ... " 야율재덕은 비꼬는 듯 피식 웃으며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 자, 바보같이 굴지 말고 이리 앉으시오. 혹시 아오? 그대가 마음에 들어 적극적으로 송을 두둔할지. " 백상아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야율재덕을 항껏 노려보았다.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도 어찌할수 없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송의 기둥들은 벌써 잘려나가고 가느다란 갈대만이 존재하고 있음을.... 그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그가 건내는 술을 받아 들이켰다. 유리라면... 그녀라면 이 난국을 어찌 헤쳐나갔을까.... 유리.... " ...이제 그곳으로 가야겠다. " " 폐하? " " ...또다시 떠나버리면... 또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다면... " 오걸매는 술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서 유리가 웃고 있었다. 자신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너무나 보고싶어.... 미치도록 보고싶어... 그는 멍하니 술을 들이켰다. 그냥 그렇게 훌쩍 떠날것이라면 마음이라도 가져가야할 것아니오... 그러나 유리는 더 많은 것을 자신에게 주고는 떠나버렸다. 자신이 그녀를 잊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주고는 꽃잎처럼 날아가버렸다. 그 꽃잎을 잡고 싶었다. 미친 듯 잡고 싶었다. 그는 눈앞에 무언가 있는 듯 손으로 주위를 휘저었다. 신하는 그런 오걸매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 그를 말려야 할지 무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보고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녀에게 보고싶다 외치고 싶었다. 그는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유도주가 주고간 노래를 바라보았다. 나를 보낼 수 있는거요... 그대 또한 나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는거요... 그런거요...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는 유리를 떠올렸다. " 그자는 어찌됐나. 잡았나? " " 아직... " " 뭘하는게냐!!! 서둘러라!! 6월이 되기 전에 개봉으로 가야한다!! " " 예, 폐하! " 그의 옆에 있던 부하는 당황해서는 서둘러 밖으로 달려나갔다. 오걸매는 마시던 술잔을 쓸어버리고는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이렇게 허망하게 앉아 유리만을 그리워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유리를 찾기 위해서, 그녀를 더욱 빨리 찾기 위해서는 서둘러 개봉을 정복하고 송을 굴복시켜야 한다. 나는 그리 해야만 한다. 오걸매는 얼굴을 굳히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제 시작이다. 유리를 당당히 맞이하기위한. 여기까지 달려온게 꼬박 한달인가. 견빈은 씩씩거리는 말을 달래고는 객잔으로 들어섰다. 옥문관에 단 하나밖에 없는 묘한 곳이다. 주위는 사막.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낯선 곳. 그로서도 이곳은 처음이었다. =============================== 에궁^^:: 비가 내릴듯 하더니 이젠 괜찮네요. 이런 날이면 옆구리가 ㅜ.ㅜ 어찌됐건 후후^^ 즐독하세여~~~ 유리(114)-비(8) 견빈은 객잔으로 들어서서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이곳은 무척 개방적인 곳이었다. 사람들의 말로는 저녁마다 여자들의 나체춤을 식탁에서 하기 때문에 탁자가 번들거릴 정도란다. 그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만두와 술 한병을 시켰다. 날이 어두어지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들고, 정말 그들의 말처럼 여자들의 춤이 시작되었다. 남자들은 침을 흘리며 그들을 바라본다. 견빈은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깔깔거리며 웃어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감상했다. 나는 사람들이 좋다. 저렇게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그 목소리 들이. " 난 당신을 믿지 못해!!! 이 지도가 얼마나 가치있는것이라는 걸 안 이상 줄수없어!! " " 지도?!!! " " ?!!! "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여자에게로 꼳혔다. 견빈은 힐끔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는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열 여섯 정도의 이제 갓 소녀티를 벗은 듯한 귀여운 인상의 아이였다. 그는 주위 분위기가 살벌하든 뭐든 피식 웃어버리고는 술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오랜만에 비싼 돈을 내고 여아홍을 마시니 묘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이럴땐 홍주를 잘 마시던 아영이 유독스레 생각난다. 그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술을 한잔 들이켰다. 여아홍의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있었다. " 소저, 그 지도는 무림에서도 가장 귀중한 것이오. 그러지 말고 소승에게 주시오. " " 흥!! 돈도 안주는 소림땡중한테 넘길 생각 전~~혀 없어!! " " 카카카카 고 계집 말한번 잘한다! 내 5만냥을 줄테니 나에게 다오! " " 흥! 붉은머리 까까중 말을 누가 믿어? " 견빈은 씩씩대며 외치는 꼬마아이가 가리키는 붉은 머리 까까중이라는 자를 바라보고는 웃음을 겨우 눌러참고 있었다. 그 붉은머리 까까중은 마교의 부교주인 혈시였다. 그리고 소림사의 혜인대사. 그는 관심이 생겨 아이를 다시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녀는 저들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모르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하는것이겠지. 소녀는 무척 귀여운 인상이었다. 옷은 낡았지만 깔금한 편이었고, 무척 당차보였다. 그녀의 손에는 낡은 지도가 하나 들려있었는데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 구석자리에 새장에 잡혀있는 비둘기 한 마리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요리용이었는데 그런 아이의 행동을 모두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 내가 꼴불견인 너네들한테 이거 그냥 던져줄거 같아? 웃기고 있네!! " " 어!! " 어느순간 아이는 지도를 비둘기에게 빠르게 묶고는 날려버렸다. 그리고 새장에 있는 모든 새들을 풀어버렸다. 객잔에 모여있던 자들은 우왕좌왕하며 서둘러 새들을 쫒아갔다. 아이는 모두가 새를 쫒아가자 묘한 미소를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 에효~ 이제 좀 조용하네. " " .... " " 어라? 아저씨는 안가요? " " 난 관심없어. " " 훗. 그러셔? " " ... " 견빈은 버릇없이 자신의 자리에 털썩 주저안는 아이를 보고 피식웃고는 다시 술을 한잔 들이켰다. 아이는 술을 빼앗아 들이 마시더니 도리어 켁켁거리며 술을 뱃어냈다. " 우악!!! 이게 머에여!!! " " ....술. " 견빈이 황당한 듯 그런 아이를 바라보자, 아이는 한참을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물을 들이켰다. 그리고 좀 진정되자 견빈의 젓가락을 뺏아서는 후다닥 그의 음식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견빈은 황당한 듯 그런 아이를 바라보았다. " 아구아구... 난 소천이에여. 아구 아구... 아저씨는여? " " 난 견빈.... 마견빈. " " 방가워여~~ " " ... " 아이는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하나의 말썽꾸러기가 등장하는걸까. 견빈은 황당한 듯 아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 ...진짜 지도냐? " " 네. 진짜레요. " " .... " " 난 소매치기에요. 근데 어떤 아저씨 물건에 있는거 소매치기 해달라길래 했는데 알고보니 엄청난거 있져? 난 거기서 보물찾아서 부자될꺼에여. " " ....그래서 가짜를 날려보냈냐? " " 어? 아셨네? " " .... " 견빈은 계속 황당한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찾았나!!! " " 쥐 새끼같은 놈... 도망쳤습니다! " 소서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놓쳤다고 외치는 부하의 머리를 발로 차버렸다. 벌써 2개월째 허탕이다. 그들은 대 금의 명을 받아 천조제를 잡아들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받고 급파된 자들이었다. 황제는 더 이상 자신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꼬리라도 잡아야 한다. 송을, 개봉을 치기 위해서!!! " 어떻게 됐나?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아봤나?!! " " 아무래도 옥문관 쪽으로 내뺀 듯 합니다. " " 서둘러라!! 서둘러 잡아야 한다! " " 엡!!! " " 출발하라!! " 소서위는 부하들과 함께 서둘러 말에 올랐다. 그리고 천조제를 잡기위해 주위를 천천히 탐문하기 시작했다. 잡아야 했다. 황제를 위하여... 조국을 위하여... ================================ 아웅 *.* 너무 짧네여. 제가 생각해도 짧군여. 그래서 막간 상식을 올리지염.^^ 후후후 다음엔 좀더 길~~게 올리도록 하겠슴다~~ 그럼 즐독 하세여~~ 채경 蔡京 [1047~1126] 중국 북송(北宋) 말기의 재상 ·서예가. 별칭 : 자 원장(元長) 국적 : 중국 북송(北宋) 활동분야 : 정치, 문학 출생지 : 중국 푸젠성(福建省) 자 원장(元長). 선유(仙游:福建省) 출생. 민완의 정치가로 경제에 밝고 통솔력도 있었으나, 절조가 없어 권력에 영합하는 책모가(策謀家)이기도 하였다. 휘종조(徽宗朝)에 환관 동관(童貫)의 도움으로 52세에 재상이 된 뒤, 전후 4회에 걸쳐 16년을 재상 자리에 있었다. 금나라와 동맹하여 숙적 요(遼)를 멸망시킨 것은 그의 공적이지만, 휘종에 아첨하여 사치를 권하고, 재정을 궁핍에 몰아넣어 증세(增稅)를 강행함으로써 민심의 이반(離反)을 초래하였다. 반대파인 구법당(舊法黨:保守派)의 관료를 철저하게 탄압한 것이 원인이 되어 금군(金軍)이 침입하고, 흠종(欽宗)이 즉위하자 국난을 초래한 6적(賊)의 우두머리로 몰려 실각, 담주(앍州:海南島)로 유형을 받아 배소(配所)로 가는 도중 담주(潭州:湖南省)에서 병사하였다. 그의 본령은 정치가로서보다 문인으로서 뛰어나 북송 문화의 흥륭에 크게 기여하였고, 그 자신 능서가(能書家)로서도 이름이 나 있었다. 유리(115)-비(9) " ...그럼 그 자에게 들켰으니... 미안합니다. 괜히... 괜히 저 때문에... " " 아닙니다. 어차피 소녀가 개봉에 있는 이상, 한번은 만나야 할 분이셨습니다. " " .... " 단목지는 흐르려는 눈물을 억지스레 참으며,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가 한때는 그녀의 보호자였으며, 또한 그 보호자가 되기위해 그녀에게 했었던 거짓말 등등을 들으며 그는 소름이 돋아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고통이 자신의 뼈에 사무치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유리의 눈치를 살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얼마나 괴로운 삶을 살아왔던 것일까. 오죽했으면... 기녀가 되었을까.... " 이제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 " 상관없습니다. 이미 돌아갈 곳도, 돌아가야할 곳도 없는 소녀에게는. " " ... " " 하지만 그에게는 돌아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 " 안되면 저에게 의지하십시오!! " 단목지가 큰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외쳤다. 그러자 유리는 은은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바라보자, 단목지는 놀라서 얼굴을 붉히고는 그런 유리를 바라보았다. " 감사하여이다. 허나 신세를 질수는 없는 일이지요. " " .... " " 아침이 밝았네요... " " .... " 단목지는 아침의 이슬을 맞아 반짝이는 풀잎들을 바라보았다. 기나긴 이야기를 듣는사이 새벽이 와버린 것이다. 그는 조심스레 -유리가 창밖을 보는사이- 자신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는 -그도 자신이 이렇게 눈물이 많은지 미쳐 몰랐었다-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랬었다. 그래서 그녀의 눈빛이 늘 슬퍼보였다. 늘.... " 가겠습니다. " " ...조심해서 가십시오. " " ... " 단목지는 <연화당>을 나서면서도 그녀의 슬픈 눈동자를 잊지 못했다. 그의 독한 행실을 잊었지만, 그래도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그 이야기.... 만정이 다 떨어져, 더 이상 미워하지도, 질투하지도, 사랑하지도 않고 그냥 무덤덤하다는 그 이야기.... 단목지는 우울한 마음으로 <연화당>을 벗어나고 있었다. 야율재덕은 자신보다 주량이 떨어지는 관계로 벌써부터 나가떨어진 불쌍한(??) 백상아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은 술을 마시다 애화의 침실에게 같이 잠들었다.- 밖으로 나왔다. 상당히 아름다운 이 건물은 기생의 집이 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건물이었다. 전 주인의 성품이 그대로 들어나는 무척 아름다운 정원과, 줄에 찌들었지만, 예전에는 시와 서예를 하며, 어딘가에서 귀족댁 아가씨가 미소지으며 금을 탈것같은 그런 곳. 재덕은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길을 거닐었다. 아름답고 정갈한 건물들. 그러나 창기들의 웃음이 넘쳐나는 아~주~ 묘한곳. 재덕은 그런 건물을 보며 뭐가 그리 좋은지 피식피식 웃고있었다. " 호오? " 상당히 깔끔한 건물? 그는 조심스레 소축 안으로 들어갔다. 잘 정리되고 아름답게 관리된 정원. 음... 누가 이곳의 주인인걸까. 마치 귀족댁 아가씨의 방처럼 정갈해 보이는군. " 뉘신지요? 뉘신데 남의 방 앞에서 그리 궁상맞은 표정으로 서계신지? " " 구...궁상맞은!!! " 야율재덕은 황당한 표정으로 자신을 불러세운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외모에 깜짝놀라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 이곳은 몸을 파는 기녀의 방이 아닙니다. 나가십시오. " " .... " 그는 한동안 계속 그녀를 바라보았다. 새벽녘, 은은한 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그녀의 자태는 하늘에서 갇 내려온 천상의 선녀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청순하면서도 성숙한 묘한 느낌이 감돌았다. " 나가주시지요. " " ...그대는 기녀가 아닌가? " " 아무리 기녀라 해도 아침녁에는 사람을 받지 않습니다. " " 음. 그렇다고 나처럼 중한 손님을 매정히 내쫒을 텐가? " " .... " " 하아~ 아침나절에 반짝이는 그대를 그리고 싶소만? " " .... " 기녀는 묘한 표정이 되어 그를 바라보았다. " 어서 " " ... "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방으로 들어가 붓과 종이를 들고 왔다. 그는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종이를 받고는 곧 정자에 아무렇게나 앉아 그녀를 그리기 시작했다. 꺼져버린 홍등을 들고있는 아름다운 기녀... 슬픈 눈을 하고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가버린 님을 기다리는 것일까 다시 찾아올 님을 기다리는 것 일까. 그녀는 홍등을 켜려 노력하지만 더 이상 등은 켜지지 않고 애달픈 그녀의 음성만이 바람을 따라 흐르는구나..... 그는 시와 그림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동안 그 그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흑단같이 긴 머리를 매화옥잠으로 장식하고, 아름다운 하얀 손은 가지런히 옥가락지로 장식하고, 은은한 연보라빛 얇은 나삼옷을 입은 아름다운 기녀. 음.... 무어가 그리 기분이 나쁜지 야율재덕은 한참을 그림을 노려보더니 바람에 그 그림을 날려버렸다. 그림은 천천히 바람을 따라 연못에 빠졌다. 기녀는 놀란 듯 그 그림을 바라보다 천천히 연못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돌연한 행동에 재덕이 놀라는 사이, 그녀는 그림을 건져올리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 ...이 그림 소녀가 가져도 되겠는지요? " 물가에 서 있는 그 소녀는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서있는 연못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으... 머리가 깨지겠군. 백상아는 술독으로 인해 아픈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고는 밖으로 나왔다. 맑은 새벽공기가 아픈 머리를 진정시켜주고 있다. 그나저나 대단한 주량이다. 그 야율재덕이라는 자는. ...갑자기 유리의 처소였던 <난화궁>에 가보고 싶어졌다. 이제는 다시 오지 못할 곳이기에... 그는 묘하게 들떠서 <난화궁>으로 향했다. ...많이 변했겠지. <난화궁>으로 막 들어서자마자 자신을 반긴 것은 예전에 그가 좋아했던 쟈스민 향... 오랜시간이 지났는데도 변하지 않는건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는 그리운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연못에 서있는 야율재덕과 기녀를 발견했다. ...하필 이곳에 있는건가. 그는 찡그린 얼굴로 야율재덕을 부르기 위해 다가갔다. 이곳은 자신과 유리의 신성한 장소였다.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던. ...지금 이곳이 많이 변했다 하더라도, 그때의 그 기분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 ?!!! " 그와 함께 서있는 기녀는 분명 유리였다. 유리!!! 백상아는 당황해서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임을 확인하자, 그는 멍하니 유리를 불렀다. 그녀가 들을수 있도록.... " 유리?!!! " " ?!! " " 진정... 그대요? " " 사..상아 오라버니?!!! " " ? " 재덕은 의아한 듯 소녀를 부르는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홍조를 띠고 있었다. 그리고 흥분된 목소리로 소녀를 부르고 있었다. 이 여자가 유리인가....? 음... 유리라... 백상아는 조심스레 유리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녀임을 확인하자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다시 만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백상아는 그렇게 유리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 음 ㅡ.ㅡa 드디어 만난건가? 웅.... 즐독하세여...^^ (에궁... 옆구리가 아퍼... ㅜ.ㅜ 시~퍼렇게 젊은 나이에 이게 모야~~) 백상아는 묘한 기분이 되어 유리가 따르는 차를 마시고 있었다. 만남의 기쁨을 느껴야 했다. 그랬어야 했다. 그러나 유리에게서 느껴지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두려움? 괴로움? 당황스러움? 왜?? 그는 유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를 반가이 보는 자신과는 달리 유리에게서는 서먹함이 느껴졌다. 그녀가 과연 자신을 기다린 정혼녀가 맞을까라고 생각이 들만큼. 유리는 자신을 만난 이후 말이 없었다. 재덕이라는 이 자 때문일까. 그는 지금 자신과 유리를 위해 잠시(?)자리를 피해 주었다. 부끄러움 때문일까... 백상아는 멍하니 차를 한모금 마셨다. 차는 벌써 식어있었다. 그는 다시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기위해 말을 꺼내려 했다. 아... 나는 지금 공무수행중이다... " ...유리, 이곳이 안전하오? " " .... " " 난 지금 공무 수행중이오. ...다시 찾아오겠소. " " ... " " 이곳에서 기다려 주시오. 이곳이 안전하다면... " 유리는 아무말없이 슬픈 미소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황당한 생각들을 접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자신을 서먹해할 이유가 무엇인가.... 다만 어른이 되었기에, 이제 그녀의 나이가 그정도이기에, 그리고 그동안 많은 고통을 격었기에 느껴지는 어른스러움일 뿐일 것이다. 유리의 위치를 완전히 알게되었으니 이제 안심이다. 그러나 왜 하필 기녀로 숨어 있는 것일까. ...아니다. 혹은 숨어있는 것이 아니라 해도 그녀는 나의 정혼녀. 내가 유리를 힘들게 했으니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백상아는 편안한 미소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의 저 미소는 죄스러움 때문이리라. 자신이 기녀로 있게 되었다는 죄스러움. " 이번 일을 끝낸후 다시 찾아오겠소. 우리 그 뒤에 혼인합시다. " " .... " " 미안하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 " .... " 그는 유리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은뒤 서둘러 <연화당>을 빠져나왔다. 야율재덕이 흥미롭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 누구요? " " 알 필요 없습니다. 어서 가시지요. " " ....정혼녀라고 하던데? " " ...엿들은거요? " " ... " 그가 미소지으며 어깨를 으쓱이자, 백상아는 기분이 상한 듯 그를 노려보고는 다시 밖으로 향했다. 이번일이 끝나면 유리와 함께 예쁜 가정을 마련하리라. 백상아가 돌아간뒤, 유리는 멍하니 그런 백상아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게 미안했지만... 그녀는 더 이상 백상아를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 어느 순간 파고든 오걸매 때문에 백상아는 더 이상 자신의 가슴을 슬프게 하지도, 울게하지도 않았다. 정혼녀라 했다. 이 시대에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자신도 알고 있다. 그리고 정혼자가 아닌 남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줘버린 그녀가 얼마나 악하고 못된 여자인지도. 유리는 떠오르는 태양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침나절, 상큼한 태양의 향이 그녀의 코를 자극해왔다. 유리는 눈을 감고 한참을 그 태양 빛을 즐겼다. 마치 오걸매의 품같은 그 태양빛을. ...어차피 백상아와의 혼인은 결정된 것이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의 적이자, 억지로 혼약해야하는 두려운 존재였다. 그리고 그를 피해, 그와의 혼약이 싫어 도망쳤을 때, 그녀는 백상아와의 혼약을 간절히 바랬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걸매만을 바라고 있다. 그러한 자신이 너무나 가증스럽다. 그러나 어쩔수 없이 그녀는 또다시 오걸매를 그리고 있다. 처음부터...어쩌면 오걸매는 자신의 남자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이제 그녀는 백상아와의 혼약을 준비해야한다. 그리고 그 혼약은 영원할 것이다. 이 시대는 그런 곳이기에.... 유리는 흐르려는 눈물을 다시 참았다. 더 이상 울어서도, 눈물 흘려서도 안된다. 강해져야 한다. 그를 다시 만나기위해... 이 세상이 아닌 곳에서 만나더라도. 유리는 담담하게 미소지으며 방으로 향했다. 이제 떠날 준비를 하는게 좋겠지.... 비는 홍화가 돌아간 뒤 바로 <연화당>으로 향했다. 그는 명을 받으면 바로 사람을 죽인다. 거기에다 홍화가 그 보답을 벌써 한 이상, 그는 더 이상 미룰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는 잘 닦여진 검을 들고는 천천히 <연화당>으로 향했다. 그러다 묘한 표정이 되어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새벽녘의 태양빛을 받으며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 의심없이 그녀는 태양을 바라보며 눈을 감고 있었다. 그는 검을 꺼내들고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이런 상태에서 찌른다면 그녀는 피를 토하며 죽겠지... 그러다 그녀가 햇살이 따가운 듯 미소짓자 그는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왠일인지 모르게 환히 미소짓고 있었다. 그는 다시 유리에게 다가가다 걸음을 멈췄다. 오늘은 그녀를 죽일 마음이 없는 모양이다. 밤새 홍화와 질펀나게 놀았기 때문일까. 그래.... 이 황홀한 기분을 없애기 싫어서 일거다. 그는 잘 갈려진 검을 다시 검집에 넣고는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느긋하게 낮잠을 즐겨야겠다. 유리를 죽일 시간은 많으니. ...도대체 이 아이는 무엇을 믿고 이리도 당당한걸까. 견빈은 며칠째 자신의 음식을 넉살좋게 빼앗아먹는 소천이라는 꼬마아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음식에 대해 이리저리 말할만큼 쪼잔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항상 말썽을 피운다. 애기 아빠도 아닌 자신이 계속해서 이 아이의 그런 행동을 봐줄수도 없는 일이지만, 이 아이는 항상 자신을 걸고 넘어진다. 이번 건만 해도 그렇다... 그는 소천과 헤어진지 이틀만에 자신의 주머니가 그 아이에게 털렸음을 알고는 허탈히 미소지었다. 그리고 돈은 있을때도 있고 없을때도 있고 해서 그냥 여행을 계속 하기로 했었다. -사실 주머니에 들은 돈은 얼마되지 않아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다른 마을에 도착했을 때, 그는 객잔에서 여독을 풀고 있었다. 그런데 밖이 시끄러워지면서 웬 건장한 청년이 여자를 잡아끌 듯 묶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 내가 안 훔쳤다구요!!! " " 이 못된 계집!!! 어디서 거짓말이야!!! " " 오빠!!! " " ? " 그 아이는 소천이었다. 그녀는 청년의 손을 거쎄게 뿌리치고는 쪼르르 달려가 견빈의 뒤에 몸을 숨겼다. 견빈은 난생 처음으로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무서운지 청년은 흠칫 놀라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견빈이 풍기는 기도가 보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반인들조차 느낄만큼. 그러다 청년은 용기를 내어 견빈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 댁이 오빠유? " " .... " " 저 계집이 내돈 50냥을 훔쳤으니 어서 내노우슈!!! " " ... " " 오빠~ 난 안훔쳤어~~ 저 돼지가 나한테 뒤집어 씌우는거라구~~ " " 돼...돼지!!! 이 계집이!!! " 청년이 돼지라는 말에 기겁하며 소천에게 달려들자, 견빈은 간단히 그 청년의 팔을 잡아챘다. 청년은 견빈의 힘에 놀랐는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견빈의 무표정한 모습이 더욱 무서운지 그의 얼굴은 금새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 ...얼마요. " " ? " " 얼마냐고 했소. " " 오...오십냥이우... " " 여기있소. " 그는 은자 하나를 꺼내 청년에게 던져주고는 팔을 놓았다. 그리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청년은 손목을 이리저리 움직여보고는 힐끔거리며 그 자리를 떠났다. 소천은 베시시 미소짓고는 견빈의 자리에 넙쭉 앉아서는 그의 음식을 야금야금 먹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다섯 번정도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아예 기가 막힌 것은 접어두고 화가날 지경이었다. 돈은 돈대로 이 아이 덕분에(??) 날리고, 아이는 아이대로 책임을 져야하니.... " 너... 왜 날 자꾸 따라다니는거니. " " 아구아구.. 걱정마세요. 우린 가는길이 같은거 뿐이니까. " " .... " " 후후.. 아구아구... 이..지 " 소천은 말을 하려다 주변을 둘러보고는 그에게 바짝 다가가 다시 속삭이듯 말했다. " 이 지더 하나망 세사 모드 보므으 가지스이따해서어 " (이 지도 하나면 세상 모든 보물을 가질수있다했어요) " .... " " 나즈에 시세지거 다 가으께여 " (나중에 신세진거 다 갚을께요) " ...음식이나 다 먹고 얘기해. " " 에.. " 소천은 입안가득 음식을 담아물고는 우적우적 씹어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그녀는 계속 이야기를 해댔다. " 우적우적 난 우적 무척 가난한 우적우적 집에서 태어났어여. 꿀꺽. " " ... " 견빈은 자신이 왜 음식을 튀겨가며 먹어대는 이 아이 곁에서 이렇게 있어야 하는지 모른채 한숨을 내쉬었다. " 꿀꺽 꿀꺽. 카... 맛있다. 얌얌. " " .... " " 얌얌, 어쨌든 우리 형제는 우걱우걱 여자만 일곱에 남동생이 다섯이나 있었어요. 꿀꺽꿀꺽. " " ... " " 내가 다 먹여살려야 하니까. 얌얌 우걱우걱.. " " ...다 먹고 얘기해.... " 견빈의 괴로운듯한 얼굴도 무시한채 소천은 즐겁게 음식을 먹어댔다. " 견빈님. " " ? " " 이것을 전해드리라 하셨습니다. " " ? " 견빈은 의아한 듯 자신에게 다가선 청년을 바라보았다. 아니 놀라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코앞까지 왔는데도 기척을 느끼지 못한 것에 대한 황당함이었다. 그는 아주 평범한 농군의 옷을 입고 있었다. " ... " " 머어어(뭐에요)? " 견빈은 소천이 관심을 가지든말든 신경도 쓰지 않은채 서찰을 풀어보았다. 서찰 속에는 금패 하나와 옥패하나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종이 하나. " ... " ' 그 금패는 황금군이 지니는 것이오. 황금군의 어느 병사나 지위할수 있는 지위의 패요. ' " ? " 그의 손이 닿는 순간, 종이에서 조금씩 글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서둘러 글을 따라 손을 움직였다. ' 옥패는 부장군을 뜻하는 것. 소중하게 다루도록 하시오. 그대는 이제 황금군이 되었소. ' " .... " 황금군이라.... 돌려줘야 하겠는걸. 그는 서찰의 내용을 생각하며 서찰을 태우고 있었다. 소천은 눈빛을 반짝이며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117)-비(11) " 뭐? 음산에 숨어있다? " " 예!! " " 가자, 가서 그자를 잡아들여야한다. 그리고 송을 멸망시키리라!!! " 드디어 황제의 명을 지킬수 있다!!! 기나긴 6개월의 추적 끝에 그들은 음산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천조제를 잡는다면 이 기나긴 여행도 끝이 날 것이다. 황제께서 기다리고 계신 도읍으로 돌아갈수 있다.... " 아직 재덕에게는 연락이 없더냐? " " 예, 폐하. " " 음.... " 천조제는 다급한 마음에 왕좌를 다독거리고 있었다. 5년을 도망쳐다니고 있다. 이제 그와 황후, 아이들은 지칠대로 지쳐가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 서하로 가는 길이었다. 금의 황제인 오걸매가 보낸 자객들로인해 쫒긴 끝에 이 음산 지역까지 오게되었지만, 서하와 손을 잡는다면 그깟 금의 황제가 대수인가. 송과는 벌써 손을 잡은 상태이고, 이제 서하만 자신들과 손을 잡는다면... 다만 전에 궁에 놓아둔 서류중에 송과 손을 잡은 그 협약서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안타까울뿐.... 송과 손을 잡은 사실이 금에게 알려진다면 위험한데... 음... 천조제는 한숨을 내쉬며 천막 밖으로 보이는 산새를 바라보았다. 어두워지는 석양의 모습이 꼭 자신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해져왔다. " 폐하, 진지드시지요. " " 그래. 가져오도록 해라. " 잠시후 저녁으로 들어온 식단을 보며 그는 인상을 있는대로 찡그리고 있었다. 그의 곁에 앉아있는 황후 또한 심기가 불편한지 음식을 노려보고 있었다. 산해진미만 골라서 먹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고기 몇점에 식은 풀밥이라니.... 천조제는 인상을 찡그리고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황후와 아이들은 그가 음식을 먹자 수저를 들어 음식을 먹었다. 좀 먹기 불편한 음식이지만 어쩌겠는가. 자신들은 지금 숨어서 움직이고 있는데. 사실 평민들이 보기에 그들이 먹는 음식들은 진수성찬이었지만 그들에게는 풀밥이라고 보일 뿐이었다. 천조제는 여전히 투덜대며 음식을 먹고있었고, 황후 또한 인상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 폐하. 과일과 돼지 요리들입니다. " " 왠 과일이냐? " " 마침 야채상이 있어... " " 그래? " 천조제와 황후등은 아무 의심없이 그 과일과 음식을 먹었다. 생각외로 맛있는 음식 맛에 그들은 만족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 그런데 밖이 왜이렇게 조용하누? " " 다 보초를 선다 뭐다 하며 바쁜 듯 하여이다. " " 그런가? " 천조제는 음식을 먹다 말고 자신의 머리가 어지러워짐을 느꼈다. 그러다 흠짓 놀라 황후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황가의 식구가 모두 모여있는 상태. 없는 사람이라고는 재덕밖에는.... 설마... 그는 아찔함을 느끼며 음식을 가져온 부하를 바라보았다. 그는 웃고있었다. " 폐하, 어디 아프...욱!!! " " 화..황후!!! " " 어마마...욱... " 황후와 아이들이 하나둘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져갔다. 자신 또한 몸이 굳어져옴을 느꼈다. " 이 못된놈!!! " " 휴, 반응이 꽤 늦은걸? 역시 좋은걸 많이 먹어서인가? " " 우..욱... " 청년이 베시시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천조제는 눈앞이 흐려짐을 느꼈다. 이제 죽는것인가... " 그대는 죽지 않아. 불행히도. 하지만 그 외 왕족들은 필요없겠지? " " 이..그..극악...무도한...노..놈!!! " 청년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검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미친 듯 괴로워하는 왕자들과 공주들의 목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천조제는 부들거리며 떨고만 있을뿐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는 이제 죽을 목숨인 것이다!! " 다른 쪽으로 피난갔던 왕족들 또한 우리 부하들이 다 처리했소. 그러니 그대는 고~이~ 금의 도읍으로 가기만하면 된다오. " " 이... " 청년의 비릿한 웃음을 바라보며, 그는 눈을 감았다. " 이로써 다 처리한건가? " 청년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처럼 웅얼거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한사람이 들어와 청년에게 부복했다. " 예, 그리고 몇몇의 왕족들이 서하쪽으로 달아났습니다. " " 음... 그냥 놔둬. 그깟 괴뢰정부 몇 개 짓는다고 우리가 망하는것도 아니니. " 청년은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쓰러져있는 천조제를 바라보았다. 그는 곽경이었다. 처음 개봉을 방문했을 때, 아골타를 따라다니던 그 귀엽고 깜찍한 소년이었던 그는 이제 장성해 열 여덟의 나이가 되었다. 곽경은 천조제를 쫒던 부하들 중 몇 명을 서하쪽으로 보냈으니 곧 소식이 전해지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황제폐하가 돌아가신 이후, 그는 끈임없는 훈련으로 완벽한 장군이 되기위해 노력했다. 이번이 그의 첫 공훈이나 마찬가지였다. 오걸매님은 여전하시겠지. 그를 생각하자 다시 웃음이 나왔다. 어릴 때 그에게 항상 두들겨맞으며 훈련을 했었는데. 지금 자신의 나이 열 여덟. 이제 송을 치는 대업에 끼어들기에 충분한 나이다. " 휴, 이제 가볼까? " " 옙!!! " " .... " 눈을 뜨자 보인 것은 금의 도성이었다. 곳곳에서 비단이다 곡물이다 뭐다 팔아대는 상인들의 외침과 아름답게 꾸민 명주옷을 입고 나들이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평화로웠으며, 또한 백성들이 안정되어 보였다. 전쟁의 피해가 전혀 없는 듯 상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백성들 또한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궁궐 안으로 들어섰을 때, 자신이 이제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아들과 부인이 죽었어도 자신은 죽은 것이 아니기에, 한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더 이상 자신이 내밀만한 조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궁으로 들어서 외성에 다다르자, 훈련을 받고있는 군사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모두 강인해보였고, 또한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보였다. 황제의 충성심이 하늘을 찌르는 듯 했다. 그들은 황제를 바라보며 환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부에, 굳건한 풍모를 자랑하며 서있는 아름다운 청년이 있었다. 오걸매였다. 그는 전장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새하얀 갑옷을 걸치고, 팔에는 거대한 매를 걸치고서 모두의 훈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마치 승천하는 용과 같이 웅장해 보였으며, 또한 강인해보였다. 새하얀 갑옷 사이로 보이는 긴 검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또한 범을 닮은 날카로운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천성적인 황제였다. 하늘이 그에게 점지해준 자리가 바로 이곳, 황제의 자리인 듯 했다. 천조제는 순간 강한 질투심으로 몸을 떨었다. 그랬다. 그는 너무나 완벽해보였다. 군사를 지휘하는 모습이라든지, 작전을 짜는 모습 등에서 그는 느끼고 있었다. 왜... 자신은 황제이면서 저런 풍모를 물려받지 못한것인가. 왜.... 그는 이제 겨우 서른의 나이인데도... 왜!!! 천조제는 정면에 보이는 오걸매를 강하게 노려보고 있었다.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으리라. 그리하리라!!! " 폐하, 소인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 " ... " 모두의 함성이 멈추고 황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걸매의 곁으로 가 간단히 인사를 마친 청년은 천조제를 앞으로 끌고 나왔다. 천조제는 당당하게 그를 노려보았다. 자신 또한 황제이기에, 이 꼬마녀석에게 절대지지 않으리라. 비록 나의 대에서 요나라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오걸매를 노려보고 있었다. " ...그대가 천조제인가. " " 그렇다. " " .... " 오걸매는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천조제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10월 중순, 가을 추수가 시작될 시기다. 지금 전쟁을 일으킨다면 자신들은 승리하리라. 충분한 식량은 벌써 확보해 놓았으므로. 그리고 군사들의 사기 또한 천조제를 잡아옴으로 인해 높아졌다. 이제 중원을 통일할 과업만이 남았다. 그는 가만히 주위의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 군사들은 들으라! 중원 통일의 위엄을 이제 우리가 달성하리라!!! " " 와!!! " " 돌아가 배신자 송을 단번에 쳐버리고 나라 전체에 금의 용맹함을 알리리라!!! " " 와!!! " 그는 간단히 군사들의 사기를 올린뒤 천조제를 바라보고는 집무실로 향했다. " 이자는 어찌할까요? " " ... " 오걸매는 천조제를 한번 힐끔보고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 던졌다. 천조제는 단검과 오걸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단검을 천조제가 바라보자 뒤돌아서서는 집무실로 향했다. " 국론보길레[國論勃極烈:국무총리)를 들라해라. " " 예, 폐하! " " ... " 창 사이로 천조제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한참을 단검을 바라보더니 단검을 쥐고 자신의 목을 내리찍었다. ...씁쓸한 죽음이었다. 한때 중원을 호령하던 거대한 황제의 죽음 치고는. 오걸매는 한참동안 그를 바라보다 유리를 떠올렸다. 처음 약속했던 것처럼은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녀에게 약속했듯 개봉에서 피를 보지 않고는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녀를 홀로 둘 수는 없었다. 그녀가 힘겹게 자신을 잊어가리라 생각할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었다. 조그만 조각이라도, 그녀가 더 이상 자신을 잊기전에 그녀를 찾아야했다. 그때 국론보길레가 된 라프윈이 황제에게 인사를 하며 들어섰다. 그 또한 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 병사는 어느정도인가. " " 약 6만여명정도입니다. " " 그정도면 송의 개봉을 손에 넣을수 있겠는가. " " 충분하리라 봅니다. " " .... " " 다만 종사도가 하북,하동의 원군을 끌고 오기전에 일을 끝낼수 있다면. " " 종사도라.... " 오걸매는 지도를 꺼내들고 한참을 그곳을 바라보았다. 하북에서 개봉까지 원병을 이끌고 온다면 한달여가 걸릴 터. 그리고 자신들이 개봉으로 가는 것은 일주일. 지금의 병력으로 밀고 들어간다면 2주일정도까지는 모두 해결을 봐야한다는 것이다. " 원군의 규모는? " " 20여만이라 생각됩니다. " " 음.... " 오걸매는 한참을 지도를 바라보았다. " 폐하, 모극의 효장군과 맹안의 두장군이 오셨습니다. " " 들라해라. " " 예. " 맹안모극의 지위를 지닌 효장군과 두장군이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 그는 간단히 군사회의를 시작했다. 그녀를 찾기위해.... 그리고 형님의 위업을 달성하기위해.. 자신은 전진해야만 한다. 견빈은 몇 개월째 떠돌고있는 자신을 한심한 듯 바라보았다. 그 꼬마가 화근이었다. 황금패와 옥패를 그 꼬맹이가 훔쳐가지만 않았어도 이리 돌아다니지는 않았을텐데. 그것은 돌려줘야 하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간수를 잘못한 자신이 문제지만... 제길. 꼬마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그나저나 <황금지도>라... 그것이 왜 떠돌게 된 것일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지도 덕분에 강호는 피바람이 불고 있었다. 송에 대한 애국이고 뭐고 강호인은 아무도 송의 패망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모두가 <황금지도>에 쏠려있었다. 심지어 황군조차도. <황금지도>는 황금깃발을 찾을수 있는 실마리라 한다. 그것을 지니면 은나라때부터 내려오던 상고시대의 보물과, 강한 군사력을 지닌 황금군과,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무공비급들, 그리고 최고의 권력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최고의 권력이라... 그럼 황제밖에 더있나? 강호인들은 무공비급들 때문에 덤벼드는 것 같지만. 그나저나 황금군이 모르는 <황금지도>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객잔에 들어서자 웬지 휭한 바람만이 느껴질뿐, 생각외로 한산했다. 이상할 정도로. 그는 객잔의 자리에 앉아 주인장이 오기를 기다렸다. " 손님은 지도따라 안가십니까요? " " ? " " 방금 왠 기집애가 지도를 가지고있다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쫒아가더군요. " " !!! " 소천이다. 그는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에게 쫒기고 있다면 위험할텐데. 주인은 아는지 모르는지 즐거운 듯 흥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 꼬마 기집애가 독하기도 하지. 글쎄 체음제도 들고 다니는거 있죠? " " .... " 제길. 도대체 무슨 말썽을 피운거야!!! 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 그 말썽꾸러기 여자아이가 어디로간지 아시오? " " 쯧쯧. 첫 임무인데 벌써 그리 하면 어쩌누? " " ?? " 견빈이 놀란 듯 주인을 바라보자 주인은 베시시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 여기있수. 이 고양이 들고 가시우. 그리고 장군께서 안부전해달랍디다. " " .... " " 서둘러 가야할거요. " " .... " 견빈은 묘한 표정이되어 주인을 바라보다 서둘러 여자아이가 갔다는 방향으로 달렸다. 주인은 견빈이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우후후^^ 상식하나~~ 보길레 勃極烈(발극열) 중국 금(金)나라 초기 관직. 여진어(語)로는 부족장·무당을 뜻한다. 1115년 태조는 여진을 통일한 뒤 자신을 도보길레[都勃極烈]라 칭하고, 암반보길레[究班勃極烈:副王]·국론보길레[國論勃極烈:國務總理)·국론아매보길레[國論阿買勃極烈:第一國務大臣)·국론측보길레[國論水勃極烈:第二國務大臣) 등 4보길레를 두어 국정을 총괄하게 하였다. 1135년 희종 때 3성(三省:尙書·中書·門下)제도로 대체되었다. 유리(118)-비(12) 후훗^^ 님들의 요청대로 연참이여~~~ =========================== 유리(118)-비(12) 그는 견빈의 모습이 완전히보이지 않자, 계산대로 다가가서는 그곳에 누워있는 진짜주인에게로 갔다. 그리고 그 위에 독을 붇고는 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우리의 존재를 알아보기위해 붙힌건가? " " ?!!! " 그는 섬짓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 뒤돌아 보았다. 견빈이 느긋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어떻게... " " 요즘 무식하게 고양이한테 천리향을 달아놓는놈이 어딨냐? " " ... " 그는 견빈의 눈치를 살피다 순간적으로 덤벼들었다. 그러나 견빈은 그런 남자의 공격을 가볍게 막아서고는 그를 제압했다. 그는 자신이 제압되자 순간 입안에 있는 독을 깨물었다. " 이런 제길.... " " 끄 .... " 그는 순식간에 시체가 되어 축 늘어졌다. 견빈은 황당한 얼굴이 되어 그를 바라보았다. <황금지도>에 대한 비밀을 이자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한다.... 그래. 일단 꼬마에게 옥패를 돌려받은뒤에 생각을 해야겠군. 견빈은 서둘러 소천이 향했다던 서쪽으로 달렸다. " 그를 보내도 될까요, 이번은 영 기분이... " " ...말리는게 좋을듯합니다만. " " ...부인께서 비밀을 알아오라했으니 어쩔수 없지요. " " .... " 황금군 소속의 도우와 진천은 묘한 표정이 되어 견빈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둘러 소천을 쫒던 견빈은 모두가 웅성이며 모여있는 곳에서 소천이 파랗게 질린채 잡혀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 더 이상 오지마시오! 마대협!! 이 아이가 지도를 어떻게 했는지만 밝히면 곧 풀어줄테니! " " 지...지도는 여기라고 표시되어있단말이에요!!! " " 거짓말쟁이 꼬마의 말을 어떻게 믿어!! " " 자요!! 보라구요!!! " 소천은 기다렸다는 듯 지도를 바람에 날려버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도 그 지도를 따라가지 않았다. " 요 맹랑한 꼬마야! 한번 속지 두 번 속아?!!! " " 아니라구요!!! 진짜에요!!! " 견빈은 아까부터 일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이 협곡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무엇일까. 뭔지모르지만 괭장히.... 음... 견빈은 묘한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아무 낌새가 느껴지지 않았다. 쥐죽은 듯 조용한 협곡.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계속 웅성거리며 소천을 닥달하고 있었다. " 모두 조용히 해보시오!!! " " ? " 견빈의 비명같은 고함에 모두가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제서야 주위가 너무나 조용함을 느낀 그들 또한 의아한 듯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들이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자 더욱 조용해진 협곡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적에 휩싸여있었다. " 어...어서 여기를 뜨도록 하..합시다. 왠지 불길하군... " " 어? 꼬마계집이 없어졌다!!! " " ?!!! " " 화약이다!!! 모두 피하라!!!! " 콰!!!!앙!!!! " 끄아!!!악!! " " ?!!! " 거대한 굉음과 함께 산의 협곡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곳곳에서 모였던 자들의 비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비명은 폭약의 굉음에 묻혀 들리지 안았다. 협곡은 무너져내린 바위로 인해 사라져버렸다. 황금을 찾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견빈은 상처를 감싸안고 겨우 협곡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는 다행히 경공이 빠른 덕분에 살아나올수 있었다. 눈앞이 핏물로 인해 흐릿했지만 서둘러 움직여야 했다. 협곡을 무너뜨렸다면 비밀 유지를 위해 살아남은 자들을 죽이려 들 것이다. " 아저씨? " " !!! " 소천이었다. 그 아이는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구석에서 몸을 움직여 그에게 달려왔다. " 살아있었구...윽!!! " 견빈은 소천이 뛰어들어 안기자, 그녀를 반겼다. 그러나 복부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인해 인상을 찡그렸다. 갑작스러운 통증.... 그는 자신의 복부에 깊이 박힌 단도를 발견할수 있었다. 소천은 울고 있었다. " 아저씨... 흑흑. 미안해... 아저씨...아저씨가 만약에 만약에 살아나오면... 흑흑. ..아저씨를 찔르랬어...흑.. " " .... " 눈앞이 아찔해져왔다. 철저한 준비로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자... 유리인가? 아니다... 그 아이는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보고싶었다. 환히 웃던 그 아이의 얼굴을 보고싶었다. 견빈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흙바닥으로 자신의 피가 보였다. 묘하게도 웃음이 나온다. 나는 늘 자유롭기를 바랬었다. 그리고 나는 자유를 얻었다..... 소천은 무릎을 꿇은채 눈을 감는 견빈을 바라보며 울고 있었다. 그가 협곡에서 죽기를 바랬지만, 그는 그들의 말대로 살아서 협곡을 빠져나왔다. 아니 애시당초 그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누누히 말하던 그들이였지만 소천은 그들의 말을 무시했었다. 늘 자신을 무시하는 견빈의 눈빛이 싫었었다. 자신이 아닌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너무나 싫었었다. 이제 그는 아무도 보지 못한다. 소천은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폐하. 강호인들의 개입은 없을것입니다. " " .... " 라프윈이 비둘기의 전서를 살피고는 오걸매에게 보고했다. 오걸매는 갑옷을 걸치며 그의 보고를 듣고있었다. 그러다 문득 견빈이 <황금지도> 쪽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 그는 어찌되었나. " " ...명대로 처리한 듯 합니다. " " .... " 오걸매는 자신의 검을 움켜잡았다. 아까운 자였다. 그가 그곳에 있지 않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그는 송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서는 없어져야할 인물중 하나. 그는 눈을 감고 검을 움켜잡은 손에 힘을 가했다. 이제 송을 칠 것이다. 그리고 나의 나라가 된 그곳에서 당당히 유리를 황후로 맞이할 것이다. 제발... 기다려주시오... 유리... 혜빈은 오걸매의 옷을 다듬다 그가 갑자기 검을 움켜잡자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황제는 가끔 그녀를 찾아와 술을 먹고 같이 밤을 보냈다. 자신이 유리를 닮았다했다. 그러나 닮은 것은 닮은것이고, 그녀는 황제가 두려웠다. 그는 너무나 강했고, 또한 무서운 존재였다. ...그는 공주를 찾으러 간다했다. 유리 공주를. ...그리되면 자신을 찾지 않으시겠지.... 괜히 슬퍼져오는 혜빈이었다. " 혼자 가셔도 되겠어요? " " 괜찮아. 혼자다녀올게. " " .... " 동아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뒤로한채, 유리는 오랜만에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벌써 10월... 곡식을 추수하고, 모든 것이 풍부한 계절이었지만 개봉은 춥고 어두었다. 사람들 또한 잔뜩 웅크리고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추운 겨울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주변의 물건들을 구입하고 있었다. 비는 계속 그녀를 따르고 있었다. 홍화는 그를 믿는지 독촉 한번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다고 비 또한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다. 그는 다만 유리의 뒤를 따를뿐. " 유리!!! " " ? " 백상아 그가 그곳에 서있었다. 그들은 한동안 아무말없이 그렇게 서있었다. 백상아는 잔잔히 미소지으며 유리에게 다가와 그녀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더더욱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다시 만나게되어 기뻤다. 이렇게 바로 옆에서... 비는 갑작스런 남자의 출연에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후 그녀가 남자에게 안겨 눈을 감자, 묘한 배신감과 질투가 일렁임을 느끼고는 당황했다. 자신의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속이 부글거리며 끓고 있었다. 그는 남자를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상당히 잘생긴 청년.... 다부진 몸매와 큰 키, 관직에 있을 것 같은 여린 모습. 그리고 허리춤에 채워진 그를 닮은듯한 흰 색의 아름다운 검. 백색의 검? 그런 검을 지닌 자는 단 하나밖에 없다. 자신이 죽여야하는 백상아. 그는 끌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검을 빼들었다. " 댁이 백상아요? " " 그렇소. " 백상아가 검을 뽑아든 비를 의아한 듯 바라보자, 그는 피식 웃으며 그를 노려보았다. 백상아는 그의 험악한 분위기에 유리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 " 무슨 용건이오? " " 용건이라... " " ... " 주위 사람들이 그들의 분위기를 보고 겁을 먹고는 피하기 시작했다. " 나는 댁을 죽여야하오. " 유리(119)-비(13) " 나는 그대와 원한이 없소만. " " 나 또한. " " ... " " 허나 나는 그대를 죽여야하오. " " !!! " 비의 검이 갑자기 백상아에게로 그어져나가자, 그는 순간적으로 몸을 피해 검을 막아섰다. 장터의 사람들은 놀랐는지 비명을 지르며 흩어져갔다. 비는 검을 휘두르다 말고 힐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백상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다. 그녀 또한 동화속에 나오는 왕자를 사랑하는 것이다. 동화속 왕자를. 백상아는 유리를 바라보며 안심하라는 듯 따뜻이 다독거렸다. 그는 최대한 유리를 보호하며 비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비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는 백상아를 무작정 공격해들어갔다. 그가 아무리 쎄다 해도, 그에게는 유리라는 약점이 있었다. 그는 백상아의 느긋한 공격을 막아내다 순간적으로 유리를 공격했다. 백상아는 당황하며 유리의 앞을 막아섰다. 그러나 그의 검은 유리의 가슴을 정확히 찌르며 주변에 그녀의 피를 뿌렸다. 백상아는 당황해서 그의 검을 쳐내고는 쓰러지는 유리를 안아들었다. 비는 더 이상 백상아를 공격하지 않았다. 그는 부러진 검을 들고 백상아와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그녀의 가슴 깊숙히 박혀있었다. 백상아는 슬프게 바라보는 유리를 끌어안고는 서둘러 그녀를 둘러보았다. " 유리!! 괜찮은거요!! 유리!! " " ... " 비는 유리를 불러대는 백상아를 멍하니 바라보다 몸을 돌려 <월궁>으로 향했다. 가슴 아래가 욱신거리며 아파온다. 이 감정은 도대체 뭘까. 왜 이리 고통스러운걸까. 왜.... 백상아는 급하게 유리의 혈을 찍고는 서둘러 숙소로 달렸다. 그녀를 살려야했다. " 무어? 유...유리를 죽여?!!! " " 도망치는 기녀는 죽이는게 내 임무요. " " 이!!! " 혜마마는 기가막혀 비를 바라보다 비릿하게 미소짓고 있는 홍화를 노려보았다. 저것이 분명 시킨 것이리라. 저것이 분명!!! 그녀는 기가 막혀 앞으로 유리를 찾는 고관대직들을 어찌상대해야할까 고민해야 했다. 죽었다고 말할수도, 그렇다고 시집갔다 말할수도 없었다. 새로운 아이가 필요했다. 유리에 버금가는 아름답고 멋진 아이로. " 어서!! 서둘러 노예시장이나 좀 뒤져봐!!! 유리 고것 자리를 매꿔 넣어야 할거 아냐!!! " " 그럼 저는 이만. " " ... " 혜마마는 자신의 그런 분잡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버리는 비를 노려볼 뿐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 비 보다 홍화 고것이 더욱 미운 판이었다. 이제 홍화를 더더욱 떠받들어야 하는 그녀로써는 더욱 배알이 뒤틀릴 수밖에 없었다. 홍화는 환상적인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온 비는 상한 몸에 붕대를 아무렇게나 감고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배신감이 몰려들고 있었다. 왜... 왜 자신이 이렇게 배신감에 몸을 떨고 있는지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이 유리에게 무엇을 기대했기 때문일까. 그런건가. 그러다 유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리... 유리...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아름다운 이름이다. 유리.... " 비, 벌써 자? " 홍화의 목소리가 들리자 비는 힐끔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매미 날개보다 얇은, 속이 훤히 비치는 옷을 입고서 그의 방문 앞에 서있었다. 비는 그런 홍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왤까. 갑자기 역겨움이 몰려들었다. 그녀는 요염하게 미소지으며 비에게로 다가섰다. 그리고 그를 등 뒤에서 껴안고는 머리를 기댔다. " 후후, 역시 비야. 내 부탁을 그리 잘 들어주다니. " " ... " "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나? " " ... " " 난 아주 어린 소녀였어. 그런 날 늘 보호해준게 비였고. " 홍화는 끈적거릴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그의 가슴에 손을 넣고는 애무했다. 그리고 그의 옷을 풀고는 등에 키스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 나랑 있으면 행복하지, 비? " " ... " 홍화는 대답하지 않는 비를 무시하고는 그의 옷을 벗기며 키스해갔다. 예전같았으면 반응이 왔을것인데 오늘은 잠잠했다. 이상했지만 오늘은 사람을, 그것도 여자를 죽인날이라 용서하기로 하고는 그를 바라보며 요염하게 웃었다. 유리?!! 비는 멍하니 충격을 받아 자신을 올려다보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유혹하듯 한번도 짓지않은 표정으로 그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그는 방향을 돌려 유리를 바닥에 눞히고는 백상악 그가 그랬듯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그리고 이마와 얼굴, 입술, 귓볼 등을 키스해 갔다. 그녀가 왜 이곳에 있는지 어떻게 왔는지는 상관없었다. 그녀와 이렇게 키스하고, 그리고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느끼고 싶었다. ...처음 봤을때부터 느꼈던 감정. 바로 이것이었다. 그녀를 사랑한다.... " 유리... " " ?!!! " 비는 신음을 흘리듯 유리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다 갑자기 그녀에게 떠밀려 구석으로 던져졌다. 그는 정신이 번쩍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홍화가 씩씩거리고 있었다. 그랬다. 그녀는... 유리는 환상이었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비는 정신없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랬다. 그녀가 이곳에 있을리 만무했다. " 비!!! " " 크하하하!!! " 그는 정신없이 웃어대며 술을 들이켰다. 웃고 또 웃었다. 미친 듯이 웃었다. 홍화는 화가나 씩씩거리며 미친 듯 비를 불러대도 그가 웃기만 하자, 화가 잔뜩 나서는 그의 집을 뛰쳐나왔다. 그녀가 아주 멀리 벗어나는 동안에도 그의 웃음은 멈춰지지 안았다. " 크크..크하하하.. 홍화... 내 성이 무언지 아오? " 그는 떠나고 없는 홍화를 부르며 술을 들이켰다. " 내 성은 악이오. 악비... 그게... 쿠쿠쿠.. 그게 내 이름이오... " 그는 술을 한모금 더 마시고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조금 진정되자, 검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몇모금 마시지 않았는데도 술에 취했는지 머리가 아파왔다. 그는 다시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지내던 자신의 집을 둘러보았다. <홍화의 개>로 불리며 별의별 못된 짓을 다 해왔던 그 집을. 그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나는 이곳을 떠난다. 나는 이곳을 떠나면서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이곳을 잊을 것이다. ================================== 후효효^^ 비의 마지막 편임다 에공 이제 막판을 향해 열심휘 달려가는 엽기공녀^^ 즐독하세여~~ 유리 외전.3. 오랜 기다림.... " 저리가!! 이 거지 노인네!!! " " ... " " 어쭈!!! 이 미친년이!!! " 아침부터 장사를 하기위해 문을 열던 기는 잔뜩 짜증썩인 목소리로 가게문 앞에 있는 거지 노파를 발로 찼다. 노파는 왠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손자인 듯 했다. 나이는 일곱에서 여덟 정도. 아이가 아픈 듯 붉은 얼굴을 하고 쌕쌕거리고 있었다. " 난 송장 치를 생각 없단 말야!!! " 그는 화가 나서는 아이를 안고있는 노파를 계속 발로 차버렸다. 그래도 노파가 움직이지 않자, 찬 물 한바가지를 떠서는 그 노파에게 부어버렸다. 노파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 에잇!! 안그래도 장사가 안돼 미칠 지경인데!!! " 그는 화가 나 미치겠다는 듯 거지노인을 노려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구석구석 거지들의 죽은 송장들이 나딩굴고 있었다. 그 또한 예전에는 평범하고, 집앞을 점거한 거지들에게 적선을 할 정도의 여유를 지는 그런 남자였다. 그러나 북송이 금에 망하고, 남송이 이곳 강남의 임안(항주)에 수도를 만들자, 그의 인내심도 바닥에 달했다. 처음 송의 수도가 되었을때에는 그 전보다 훨씬 나은 생활을 유지했다 한다. 아버지 대에서 그 아버지 대로, 그는 3대째 이 만두집을 운영하고 잇엇으니까. 그러나 송의 황제가 4번 정도 바뀌자, 70년도 안된 나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금의 영향도 있었지만, 황제들이 점점 더 유약해져 나라에 모인 돈을 먹을줄만 알지 유지할줄 몰라서 그런 것이었다. 그들은 백성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한 시대이기에, 안그래도 흉흉한 세상에 이렇게 거지에게 퍼주다가는 남아나는게 없었다. 자신도 이러기는 싫었지만 끈임없이 임안(항주)으로 몰려드는 거지들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는 화풀이하듯 노파를 발로 차댔다. " 어서 가게 앞에서 나가지 못해!! " " .... " " 장사해야한다구!!! " " .... " 기는 거지노파가 자신이 발로 차고 욕을 해대도 꼼짝을 않자, 화가나서는 주방에서 상한 만두를 꺼내 노파에게 던졌다. " 에잇!! 먹고 떨어져!!! " " ... " 노파는 만두를 낼름 집어서는 정신없이 아이를 안고 사라졌다. 범과 같이 용맹하던 악비의 군사들은 이제 없었다. 그리고 또다시 금의 군사들의 압력이 시작되었고, 송은 금에게 꼼짝달싹하지 못했으며, 여전히 우왕좌왕했다. 악비 장군의 억울한 죽음이 있은지 60년. 몽고족이 젊은 칸에 의해 하나 둘 뭉쳐가기 시작하는 시기, 금의 황제 장종은 죽을 시기를 재촉하듯 침상에 누워있었다. 임안 또한 그런 대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서 다른 곳보다 조금 풍요로운 이곳으로 많은 이재민이 몰려들었고, 그들은 거의 대부분 거지생활을 했다. 그러니 남아있는 사람들은 황폐해지고, 도둑과 소매치기, 강도들이 늘어만갔다. 심지어 사람을 죽여 그 인육을 먹는 곳도 있을 정도였다. 거지노파는 만두를 한손에 꼭 쥐고 조심스레 걸어갔다. 손자는 열에 들떠 있었지만 약을 살 돈이 있을리 만무했다. 그녀는 다급했다. 그녀는 우선 상한 만두를 우걱우걱 씹어먹고는 의원댁으로 달렸다. 이제 문이 열렸을 것이다. " ....제 손자 녀석 좀 봐주세요.. 제발... " " 흥! 돈이 없는 것이 뻔한 일인데 내가 왜!! 어서 의원밖으로 나가시오, 썩!! " " 제발... " 노파는 몇 번의 몸부림 끝에 의원으로 들어섰지만 돈이 없다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하고 쫒겨났다. 막막한 마음에 손자의 얼굴을 쓸어보았지만 손자는 열에 들떠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손자마저 잃을수는 없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손자를 쓸어안았다. 한 청년이 지나가다 안타까운 듯 노파를 바라보았다. " 정 급하시다면 독고가로 한번 가보심이 어떠신지요. " " ? " 다소곳한 말투. 노파는 청년을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는 깔끔한 청의를 입은 귀티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서둘러 그 청년의 옷자락을 잡았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만했다. 청년은 그런 노인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그녀를 안내했다. 청년의 안내로 독고가로 들어선 노인은 이상하게도 조용한 큰 저택을 보며 휘둥그레진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 이댁 도련님이신가요? " " 예, 할머님의 손자이지요. " " .... " " 빈아, 누가 왔니? " " 아닙니다, 할머님. 손님을 모셔왔습니다. " " 손님? " 웬 노파가 손님이라는 소리에 달려나왔다. 그런데 그 노파의 옷차림이 무척 특이했다. 노파는 이제 갓 스무살을 넘겼을 때 입었을법한 아가씨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머리 또한 길게 늘어뜨린채. 거지 노파가 의아한 듯 청년을 바라보자 청년은 미소지으며 할머니라는 여자를 자리에 앉히고는 그녀의 어깨에 곰가죽으로 된 외투를 덮었다. " 할머니. 아직 날이 추운데 왜 나와 계십니까? " " 이제 그가 올거야... " " ... "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를 챙겨주고는 거지노파를 안내했다. " 여기 음식좀 준비해주고 의원좀 불러주게. " " 예, 도련님. " " ... " 노파는 음식을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손자는 의원이 지어준 약을 먹고는 잠이 들었다. " ...정신을 놓은 노파인가요? " " 아닙니다. 누군가를 아주 오랫동안.... 70년 가까이 기다리셨지요.... " " ... " 청년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노파에게 쉬라고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녀에게는 깨끗한 의복과 먹을 것이 주어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휴식이었다. 거지노인은 향기가 나는 자신의 의복을 기분좋은 듯 쿰쿰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러다 이곳에는 패물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서둘러 손자의 상태를 살피고는 조심스레 방을 나왔다. 무척 큰 건물이었다. 예전에 사용했을법한 연무장과 숙소들이 그 규모를 말해주는 듯 했다. 그녀는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보다 깔끔한 소축으로 들어섰다. 아무도 없는 방. 그러나 너무나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위패가 모셔져있었다. <아영지묘> " ... " 너무나 깔끔하게 모셔진 곳이라 그녀는 손도 대어보지 못한채 절만 올리고는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다시 작은 방으로 들어선 그녀는 그 방이 깔끔한 청년의 방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나 왠일인지 빈이라 불린 청년은 자리에 없었다. " 빈오빠? " " ?? " 그 노파였다. 그녀는 놀라 노파를 바라보았다. 노파는 그녀가 남자가 아님을 알자 실망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눈이 번뜩이며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다. " 네년은 누구야!!! 누군데 우리 빈 오라버니 방에 있는거지!!! " " !!! " 너무나 서슬퍼런 말에 거지노인은 할 말을 잃은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곳이 시끄러워지자, 곧이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역시 제일 먼저 달려온 것은 빈이라는 손자였다. " 할머니!! 왜이러세요, 이 여자는 손님이에요. " " 왜!! 왜!!! " " !!! " 잠깐의 소란이 있고, 빈은 서둘러 노파를 방으로 데려가 잠을 재웠다. 거지노인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빈이 돌아올때까지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빈이라는 청년이 방으로 돌아왔다. " 왜 밤에 이곳에 온 것입니까. " " ... " 노파가 움찔하며 말을 못하자, 빈은 긴 한숨을 내쉬며 노파를 살폈다. 그 또한 알고 있다. 이런 거지들에게 가끔 선행을 베풀면 그 선행을 도둑질로 되갚는다는 것을. 이 노파 또한 도둑질을 하기위해 이렇게 나온 것이리라. " 충분히 돈을 주고 보낼테니 도둑질은 할 생각하지마오. " " ... " 노인이 움찔거리자, 청년은 긴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방으로 안내했다. 그러다 노인을 바라보며 한마디 건냈다. " ...술 좋아하시오? " " .... " " 술 한잔 하시겠소? " 노인은 빈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아마도 노파가 할머님과 비슷한 연세라서 이리 챙겨주는건지도 모르지요. " " ... " 빈은 노인의 술잔에 술을 한잔 따르고는 자신의 술잔에 술을 따랐다. 이제 막 봄을 맞이해서인지 바람은 여전히 서늘했다. 벌써부터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 예전에 할머님이 젊으셨을 때... 독고가는 유명한 무가였지요. 지금처럼 아무도 없는 초라한 가문이 아니구요. " " ... " " 할머님은 아직도 자신의 언니를 죽였다는데 대해, 그리고 그 충격으로 대사형이 떠났던 그 순간에 대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시고 계십니다. " " ... " " 늘... 대사형이셨던 분을 기다리시지요. " " ... " 노파는 술에 취해 멍한 기분이 되어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을 통해 많은 사람이 죽어갔다. 그러니 이 이야기 또한 흔한 일. 자신 또한 전쟁 때문에 아들과 딸을 잃었다. 그녀는 손자를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태로 계속 떠돌아 다닌다면 자신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손자 또한 객사할것이 뻔한 일이었다. " 할머님의 언니 되시는 분은 매화를 닮았다 했습니다. " " .... " " 아영이라는 이름이셨다 했지요. " 그는 술잔을 기울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왜 모르는 거지노파에게 한탄하듯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냥 말하고 싶었다. 그는 달빛에 하얗게 빛나는 매화를 바라보았다. 과거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과거 속에서 살아가는 독고가.... 그리고 그 또한 그런 독고가의 가주로써 과거 속에서 살아가야할 것이다. 할머니의 유지에 따라 그 분이 돌아올때까지. 처음 입양되었을 때, 그는 늘 말로만 듣던 독고가로 들어간다는 기쁨으로 몸서리를 쳤었다. 그러나 10년을 살아오면서 그는 과거에 물들어버린 묘한 인간으로 변해갔다. ...이 과거 속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다. 이 지독스러운 과거 속에서 자신은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그는 술을 한잔 더 따르고는 달빛에 걸린 매화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아침녘이 되자, 거지노인은 오랜만에 느껴본 여유로 인해 한동안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산책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눈을 뜨고는 손자를 살폈다. 손자는 밤새 열이 내려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방을 나와 아침공기를 즐기며 -정말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였다.- 정원을 거닐었다. 예의 그 문가에, 의자에 앉아 있는 노파가 보였다. 그녀는 멍하니 문을 바라보고 있을뿐, 아무 행동도, 아무 말도 없었다. 거지 노인은 문득 그녀가 무엇을 그리도 기다리는지 묻고싶어졌다. 그녀는 노파에게 다가갔다. " 어르신. 누구를 그리도 기다리시는지요? " " ...나의 정인이라 생각했던 분을 기다린다오. " " ? " " 그리고 날 사랑해주었던 언니를 기다린다오. " " ... " " 이리 오랫동안 안오는걸 보면 그들이 만났을까... " " ... " 노파가 멍하니 문 쪽을 바라보자, 그녀 또한 문을 바라보았다. " 내가 대사형을 기다린다 했다오.... 견빈오라버니를 기다린다했다오... " " ....견..빈... " 거지노인은 아주 오랜만에 듣는 그 이름으로 한동안 멍하니 노파를 바라보았다. 생각날 듯 가물가물한 이름.... 견빈.... 어디선가 들은 듯한 이름이었다. 어디서였을까. 지영은 거세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자, 견빈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영이 그녀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 오라버니!! 아영언니!!! " ' 미안. 늦었지? ' 견빈이 미소지으며 아영을 바라보자, 아영 또한 다정스레 견빈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가 아영만을 바라본다해도 상관없었다. 자신을 데리러 와 주었기에... 기다리는 자신을 데리려 와 주었기에... " 왔구나... 내가 기다린다 했는데... 왜 이제야 온거야.. 응? " ' 미안. 멀리 둘러오너라 늦었어. 산새가 아름답던걸? ' " 언니~ 그때... 그때 언니한테 화내고 떼쓴거 정말 미안해... 흑흑. 용서해줘... " '괜찮아.. 이제 우리 셋이서 같이 살자. ' " 응!! " ' ... ' 아영의 미소에 지영은 잔잔히 견빈과 아영을 바라보았다. " 그런데 왜이렇게 늦은거야, 응? " ' 돌아올수가 없었어. 누군가 날 데리고 계속 여행다녔거든. ' " ? " ' 이제야 집에 도착했어. 그래서 이렇게 돌아온거야. ' " 잘왔어. 우리 이제 행복하게 살자. 응? " ' 그래... ' 지영은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견빈과 아영을 향해 항껏 웃어보였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덩실덩실 춤을 췄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더이상... " .... " 노파는 가만히 문 쪽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에게 어울리지 안을 법한 미소로 문 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거대한 문을 활짝 열었다. " 오라버니!! 아영언니!!! " " ? " " 왔구나... 내가 기다린다 했는데... 왜 이제야 온거야.. 응? " " ? " 그녀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거지노인은 놀라서 노파를 바라보았다. " 할머님?!! " 빈이라는 청년이 노파에게로 서둘러 달려갔다. 노파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미소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빈은 놀라서 노파를 안아들고는 서둘러 방으로 달렸다. 모든 것이 타올랐다. 그녀의 원대로, 그녀의 물건과 견빈이라는 사람의 물건, 그리고 아영의 위패를 함께 태우고 있었다. 거지 노인은 한동안 그 불을 바라보다 서둘러 자신의 짐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 그리고 그 짐을 뒤져 잘 싸여진 물건 하나를 꺼냈다. 부러져버린 검이었다. 그녀는 한동안 그 검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너무나 붉어, <홍검>이라 불리었던 아름다운 검. 그러나 주인처럼 부러져버린 검.... 견빈의 <홍검>이었다. 그녀는 서둘러 그 검을 꺼내 불타고 있는 물건들 속에 던졌다. ...그랬다. 아주 오래전 잊었던 이름... 자신의 검에 의해 죽어버린, 자신의 이익에 의해 죽어버린.... 그때 죽지 말았어야 할 인물이었던 견빈. 이제 겨우 그가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겨우... 그 거지 노인은 소천이었다. ' 오라버니, 그거 혼자 다 마시면 아영언니한테 이를테야!!! ' ' 너 이제 술마시는거까지 간섭하냐? ' ' 흥! 아영언니!! 오라버니가~~ ' ' 너~~~ ' 아영이 매화처럼 향기로운 미소로 장난치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 작은 소축에는 아영 그녀처럼 향기로운 매화가 가득피어있고, 조용한 산새소리와 아름다운 빛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무릉도원이었다.... ' 너희들 계속 그러고 있으면 점심 없을줄 알아~' ' 앗!! 소악귀!! 안돼!!! ' ' 앗! 언니!!! ' 그들은 꿈속에서 웃고있었다. 매화 가득한 아담한 소축에서 옹기종기 모여 환한 미소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도 끼고 싶었다. 소천은 가만히 미소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그곳에 끼워달라고 울부짓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한마디도 할수 없었다. 그녀는 행복한듯한 그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요... 견빈 아저씨... 견빈이 자신을 바라보며 손짓하고 있었다. 그의 손짓을 보며 아영이라는 여자와 지영이라는 여자가 미소짓고 있었다. " 이 죽은 노인은 어쩔까요? " " ....화장해서 강에다 뿌려라. " " 예... " " 할머니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 " 예... " 빈은 노인의 손자였던 소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노인은 할머님이 돌아가신뒤 갑자기 붉은 검 하나를 불 속에 던지고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 노인 또한 세상을 떠났다. 죽은 노인은 아주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기쁨, 슬픔, 두려움이 섞인... 마치 버림받은듯한.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이제 할머님은 돌아가셨다. 그리고 행복하신 듯 했다. ...할머니가 기다리던 그 분이 마중 나오신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새로 시작될 독고가를 휭하니 둘러보고 있었다. 과거의 터울에서 벗어난 이 곳을... ================================ 이것은 지영의 내용입니다. 지영이 독고가에서 홀로 견빈을 기다리는 긴 세월동안이죠^^ 즐독하세여~ 5. 혼약. " 폐...폐하!!! 금의 군대가 물밀 듯 들어오고 있습니다!!! " " 무...무어라?!!! 아이고... " 휘종은 대신의 한마디에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 금의 선봉부대가 들어오려면 며칠이나 걸리겠는가!!! " 채경이 다급하게 장군에게 묻자, 장군은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채경을 노려보았다. 송이 이렇게까지 된 원인을 들자면 이 자가 그 몫을 단단히 했기 때문이었다. " 10일 정도면 아마 황도에 다다를 듯 하오. " " 무... 뭣이라!!! " 채경과 동관이 당황하며 장군들을 바라보고 있자, 장군들이하 재상들과 관리들 또한 우왕좌왕 거리고 있었다. 휘종은 그런 장군들과 채경을 바라보더니 황망한 듯 자리에 쓰러졌다. " 그들이... 설마... 설마 이리 나올줄 몰랐다!! 효선이는? 효선이는 어찌되었다더냐!!! " " 연락이 없으십니다!! " " 아이고... 네가...네가!! 그때 알아봤어야 했다!! 우리 사신단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 " " 폐하!!! 어서 폐하를 안으로 모셔라!! 어서!!! " 휘종이 충격을 받아 기절하자, 채경은 놀라서 시종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모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 이제... 이제 어쩌면 좋단 말이오!!! " " 일단...폐...폐하를 피신시키심이... " " 무슨소리요!!! " 모두가 웅성이며 할말을 잃자, 답답해진 것은 채경과 동관이었다. 아니 채경은 먼저 탈출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황제에게 일단 자신이 일으킨 일들은 들키지 않았으니... 허나 그들이 황도로 들어오면 들킬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는 무엇이 이익일 것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휘종이 깨어난 것은 그로부터 세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는 깨어나서도 한참을 침실에 누워 고민하고 있었다. " 붓과 벼루를 들고오라!! " " 예? " " 어서!! " " 예... " 그는 동관이 붓과 벼루를 들여오자, 서둘러 글을 적어 내려갔다. < 나는 그동안 이나라의 황위에 있으면서 백성들과 많은 신하들에게 너무나 많은 몹쓸짓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태자인 항에게 제위를 선양하고 (모든 것을 물려주고) 용덕궁으로 물러나려 한다. 이 죄많은 황제를 부디 용서하라. > " 폐...폐하!!! " " 서둘러 이것을 항에게 전하고 떠날 채비를 하라!! " " 예!!! " 사람들이 당황하며 낮게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딜까. ' 그럼 그들이 10일 거리에 위치해 있다합니까? ' ' 예, 그리고 폐하께서 양위를 선언하시고 용덕궁으로 몸을 피신한다 합니다. ' ' 이런... ' 유리는 멍하니 눈을 떴다. 어깨가 쓰리고 아파온다. 어기가 어딜까. " 유리야. 일어났구나? " " ...어머니? " " 그래... 나다. " " ... " 아픈 기억속에서 소화부인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 자신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백상아, 그였다. " 여긴... " " 이곳은 황금군의 진영이라오. " " ... " 순간 유리는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황금군. 그들이 정체를 들어내어도 된다는 것인가?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 낯선 장군 하나와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표정은 무척 어두었다. " ...어째서... " " 금의 오랑캐들이 쳐들어오고 있단다. " " ? " " 10일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고 하더구나. " " ...그래서 저들을 드러내는 것입니까? " " 우리 송이 위험한 시기다. " " 안됩니다!!! " " ?!!! " 예상치 못한 유리의 날카로운 반응에 모두가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파랗게 굳어버린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화부인은 한동안 그런 유리를 이해하지 못하다 곧이어 그녀와 오걸매의 사이를 생각하고는 얼굴을 굳혔다. " 네가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은 안다만 결코.. " " 그 일 때문이 아닙니다! " " ?!! " 유리가 소화부인의 말을 무 자르듯 잘라내버리자, 그녀는 당황하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 유...유리야... " " 황금군의 지위권은 소녀에게 있는 것으로 압니다. " " ... " " 그렇지요? " 유리의 날카로운 물음에 모두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상시의 유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 ...명령합니다. 이번 전쟁에서도, 그 이후에도 절대 모습을 들어내서는 안됩니다! " " 유리야!!! " " 유리!! " " ... " 소화부인과 백상아가 놀라 유리를 불렀다. 그러나 황장군과 황노인은 묘한 표정이 되어 단호한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답답해진건 백상아와 소화부인이었다. " 유리, 그건 말이 안되오. 그들의 세력만 있다면 이까짓 금의 세력 즈음 완전히 몰락시킬수 있소. " " 그래서요? " " ? " " 그래서 이득이 뭔가요? " " 유리? " " 그래서 얻어지는 것이 무언가 하고 물었습니다. " 차갑고 냉정한 그녀의 목소리에서 백상아는 자신의 이마에 땀이 맺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이 지금껏 무엇을 위해 싸워왔는지 생각에 잠기었다. 나라? 황제를 위해? 허나 지금의 황제가 진정 자신이 목숨을 걸만큼 위대한 자인가..... 무엇 때문인가... 그는 확실하게 유리에게 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송이 생각났다. 내 나라인 송이... 아름다운 내 나라인. " 나는.. " " 나라때문이라면 말도 꺼내지 마세요! " " ? " 유리가 단호하게 백상아의 말을 자르자, 소화부인은 화가나 유리를 노려보았다. " 유리야!! 네가 진정!!! " " 어머니. 이들이 끼어든다 전쟁에 얼마만큼 차이가 생긴다 생각하는지요? " " 유리야!!! " " 그들은 벌써 황금군에 대한 대비를 했을것입니다. " " 무...무어? " " 아버님은 항상 그들을 아주 은밀하게 움직이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 들어나 있습니다. 그들에게 처음에는 타격을 줄지 모르나 차츰 지나면 모두가 전멸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 유리 네가 지금 내가 황금군을 지위할 때 그 상황들을 문제삼는것이냐?!!! " " 소녀같았으면 만약을 위해 저들을 들어내지도, 애꿋게 죽이지도 않았을겁니다!! " " 유리야!!! " 유리(121)-혼약(2) " 소녀같았으면 만약을 위해 저들을 들어내지도, 애꿋게 죽이지도 않았을겁니다!! " " 유리야!!! " 급기야 소화부인이 화를 내며 그녀를 노려보자, 유리 또한 정확히 소화부인을 노려보았다. " 소녀가 혼약하기 전까지는 이들은 저의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소녀의 말을 따르십시오!!! " " 너 정말!!! 어디서 되먹지 못한 말버릇이냐!!! " " ... " " 이들이 네 개인 사병이라도 된단 말이냐!!! 이들은 네 아버님의 그 전전대부터 송에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기반이었느니라! 그런데... 네깟게 어이해 그 모든 이치를 저버리려 하는게냐!!! " " 지금 소녀의 자질을 문제삼으시는겁니까!! " " 그렇다!!! 송의 공주인 네가... 어이해... 어이해... " 소화부인은 아무리 화가 난다해도 미래의 사위가 있는 자리에서 유리와 오걸매 사이를 밝힐수 없는지 뒷말을 못하고 흥분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 그럼 이 지위... 모든 것을 되돌려 드리면 되옵니까? " " 무어라? " " 그리하면 소녀는 자유입니까? " " 유리야!!! " 소화부인은 그 말뜻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오걸매에게로 되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말도 안된다. 그렇게되면 대의명분은 어찌되는 것이며, 사위의 지위권은 어찌된단 말인가!!! " 있을 수 없다!! 절대!!! " " 그대들은 내 말을 들으라. " " 예, 마마. " "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황금군은 몸을 숨긴다. 전쟁이 일어나건 무얼하건 절대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알겠는가?!! " " 유리야!!! " " 대답하라! " " 예!! 마마의 명을 받잡고 그 명을 시행하겠습니다! " " 돌아가라! " " 예!! " 명이 떨어지자, 순식간에 황장군과 황노인은 사라졌다. 소화부인은 화가나 유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딸이 자신을 이리 대할줄 몰랐었다. 이렇게 힘들게 할줄 몰랐었다. " 네 지금껏... 너를 곱게 키웠건만... 네 지금껏.... 너를... 못난 것!!! " " ... " " ...못난 것!!! " 소화부인은 화가 났는지 몸을 휙 돌려서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백상아와 유리의 어색한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 ...상아 오라버니. " " ...왜그러오? " " 물을 것이 있습니다. " " ...물어보오. " 유리는 자신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는 백상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처음 이 세상에 왔을 때 자신의 사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그 또한 자신을 아직 사랑하는 것일까. " 만약... 소녀와 나라중 하나를 택하라면. 상아 오라버니는 무엇을 택하시겠는지요. " " .... " " ...소녀는 오래 기다릴수 없습니다. " " ... " 그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유리를 아프게 보고 있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대답이 무엇이 될 것인지. 그리고 그 또한 알고 있었다. 자신이 뭐라고 말할 것인지... " ...미안하오... 미안하오 유리... 나는... " " .... " " 나는.... 그대를... 포기...할 수밖에... 없소... " 그가 힘겹게 자신에게 말을 하자, 유리는 묘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져 왔다. 아주 묘하게도. " ....소녀가 황금군의 지위를 드리겠습니다. " " ? " 백상아가 그녀를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그것은 곧 유리와의 혼약을 의미했다. " ....허나 소녀는 그 지위만을 돌려드릴수 있습니다. " " !!! " 백상아는 자신에게서 고개를 돌려버린 유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위를 자신에게 넘겨준다는 것은 곧 혼인을 의미했다. 그것은 소화부인에게 들어 알고 있는 일. 그러나 그 지위만을 돌려준다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자신은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화가 나 있었다. 자신의 입장을 이해못할만큼 어린아이이기에... 그렇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것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생각을 굳힌 뒤, 고개를 돌린 유리의 얼굴을 자신에게로 돌렸다. 유리는 빤히 백상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 유리.... " " .... " " 내가.. 그대보다 나라를 생각한다는 것은 오해요. " " ... " " ...그대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지만... " " ... " " 나는 늘 도의와 명예를 중요시하며 자랐소. " " ... " " ...그러기에 내 나라를 포기할 수 없소... " 그는 가만히 유리를 바라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상하게도 목이 메어왔다. 마치 자신이 유리를 버리는듯해 더욱 그랬다. "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줄수 없겠소? " " ... " 유리는 그런 백상아를 씁쓸히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알고 있다. 그의 <조금만>이라는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그가 그 <조금만>이라는 단어를 씀으로써 나는 더 이상 그에게 남아있을수 없음을.... 그것은 그가 나라를 위해 자신을 떠난다는 뜻이었고, 나라를 위해 돌아오지 못할수도 있다는 뜻. 나라를 위해.... 기분이 가벼워졌다. 오걸매를 사랑하면 할수록 느껴졌던 그 죄스러움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유리는 가만히 누워 잠을 청했다. 상처가 아파왔지만 이제 곧 나을 것이다. 그가 군대를 이끌고 송의 개봉으로 오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백상아의 아내가 되므로.... 그러므로 그와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곳 송의 여자이기에.... 유리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다만.. 그가 보고싶을뿐.... " ? " 하얀 갑옷을 걸치고 용맹스러운 군사를 이끈 오걸매는 선봉부대가 진척해가는 상황을 보고받다 넓은 중원의 땅을 바라보았다. 문득 유리가 자신을 보고싶다하며 울고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한달. 한달후 나는 개봉을 찾이하고 유리를 돌려받을 것이다. 유리.... 보고싶소. 그대를 너무나 보고싶어 눈물이 날 정도로 보고싶소. 벌써 그대가 나를 떠난 지 1년여가 되는구려. 이제 그대의 짧았던 머리가 너무나 길고 탐스럽게 자라났겠지... 그대의 귀여운 그 미소가 이제는 아름답게 변해있겠구려... 그는 멍하니 넓은 평야를 바라보다 다시 장군들의 보고를 듣기 시작했다. 이번 일은 꼭 이루어야할 일이며, 이겨야할 일이다. 그는 대륙을 통일할 것이다. " ...폐하, 효선공주는... 어찌할까요...? " " ... " " .... " 라프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오걸매는 평야를 다시 바라보았다. " 라프윈. " " 예, 폐하. " " 아직도 그녀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는가. " " !!! " 라프윈은 오걸매의 말에 굳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저의를 모르겠다는 듯. 오걸매는 한참동안 평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거칠것이 없었다. " 나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 " " .... " " 내 나라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 " ... " " 예전같았으면 아무런 감정이 없었을 것이다.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던 말던. 그것이 내 나라를 위한것이라면. " 오걸매는 계속 평야를 바라보며 독백을 하듯 말하고 있었다. 평야의 차가운 바람이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넘겼다. 그는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의 목동처럼, 이곳의 주인인 것처럼 그렇게 친근하게 서있었다. " 하지만 나는 사랑을 알게되었다.... 내 나라를 사랑하듯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지.... " " ... " " 그리고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너의 마음도... " " ... " " 라프윈. " " 예, 폐하. " " 그녀의 마음을 잡을수 있겠는가? " " 예? " 오걸매가 순간 라프윈을 바라보자, 그는 흠짓 놀라며 그의 눈빛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늘 장난스레 자신을 바라보던 그것이 아니었다. 너무나 진지해 눈을 떼지 못할 그 눈빛. 라프윈은 계속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 자신있는가? " " ....예!! 그녀의 마음을 잡을수 있습니다!!! " " 그럼 가라! 가서 그녀의 마음을 잡고 그녀의 가슴을 잡아라! 너는 대 금의 국론보길레다!!! 가서 너의 능력을 확인해라!! " " .... " " 어서. " " 폐하. 그럼! " 라프윈은 서둘러 말에 올라탔다. 그리고 막 떠나려다 다시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는 국론보길레(국무총리)이자, 폐하의 책사. 그가 없는동안 전쟁을 치르실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환한 얼굴을 본 순간,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효선이 있는 그 곳으로.... ================================== 에궁^^:: 늦게 올려서 죄성^^::: 그동안 예전에 교통사고 처리건 때문에 좀 문제가 생겨서 맘고생좀 하고 정신좀 어리버리해지고, 음...또... 힘은 힘대로 들고,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뭐... 그랬지염^^:: 좀 힘들었네요^^:: 앞으로 열심히 연재하겠슴다^^!! 그럼 즐독하세여~~ 우효효^^:: 리플 달아주면 안잡아먹~~쥐~~(퍽!!! ㅜ.ㅜ) " 역적 채경과 동관의 이같은 패악으로 인해 수많은 백성과 신하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들을 능지처참할 것을 요구한다!!! " " 와!!! 채경과 동관을 내놓아라!!! " " 역적들을 쫒아내어 송을 바로세우자!!! " 진동은 있는 힘껏 장터로 모여든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금의 군대가 개봉으로 몰려든다 했다. 그러나 이 순간, 그는 역적을 처리해 나라와 백성을 위해 한 목숨 바치고 싶었다. 황제가 그들 <태학>의 학생들의 하나된 목소리를 받아들여 올바른 정치를 하여주었으면 했다. 그 시작이 채경과 동관을 비롯한 6적의 처형이었다. 그의 주동으로 몰려든 태학의 학생들의 외침이 주변을 울리기 시작하자, 주변의 개봉 주민들 또한 한곳으로 몰려들어 한 목소리를 외쳐대고 있었다. 진동은 소리높혀 자신과, 백성들의 울분에 찬 목소리를 외치고 또 외치고 있었다. 하나 둘 모여든 백성의 수는 그 장안을 다 채우고도 넘쳐나 황궁을 위협하고 있었다. 황궁을 호위하는 군사들 또한 묘한 표정이 되어 그런 진동과 태학의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그들 또한 동조하고 싶었는지 몇몇은 군복을 벗고 사람들 틈사이에 끼어들어 같이 외쳤다. 속이 갑갑해져온 흠종은 머리를 감싸쥐고는 강화파의 우두머리인 이방언과 주전파의 우두머리들이 싸워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폐하! 지금 장안에 모여든 백성들의 수 만해도 수천이 넘는다 하여이다!!! " "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나라고 이 나라를 이리 만들고 싶었겠는가... " 흠종은 기운이 다 빠져버린 음성으로 답하고 있었다. 태상황이 물려준 이 넓은 땅덩어리는 이제 곧 망할 제국이었다. 그런 곳을 이끌기에는 자신은 너무나 나약했고, 또한 힘에 붙였다. 전쟁이라는 것이 싫었다. 그는 사냥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또한 백성들을 사랑하지도 않았다. 왜 자신이 이런꼴을 당해야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채경에 의해 황태자가 되었고, 그리고 이 자리에 앉았다. 지금 그는 너무도 절실히 채경을 부르고 싶었다. " 폐하, 어서 백성들에게 답을 하는 것이 도리인줄로 아옵니다! " " 아니옵니다, 폐하! 지금이라도 금과의 강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 " 그 무슨 소리요!! 강화라니요!! 이 기회에 나라를 지켜 그 오랑캐 놈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줘야 하는거요!! " " 시끄럽소!! 시끄럽단말이오!!! 나라고 어쩌란 말인가!!! 채경과 동관은 벌써 이곳을 벗어나고 있지 않은가!!! " " 아니옵니다! 그들은 벌써 저희의 손에 잡혀있사옵니다! " " .... " 흠종은 멍한 표정이 되어 단호히 말하는 이 강을 바라보았다. 그는 한마디도 않은채 관리들이 소리 높혀 자신들의 주장을 펴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흠종이 채경과 동관의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대뜸 황제에게 자신이 그 둘을 잡고 있다 밝혔다. 흠종은 가만히 그런 이강을 바라보다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그들을 옹호해줄 힘조차 없었다. " 짐의 말을 태학의 학생들과 백성들에게 전하라. " " ... " " 재상 채경은 6적의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그 관직을 삭탈하고, 담주(海南島)로 위배를 보내도록 하여라. 그리고 동관은 그 죄가 막중하나 평생을 짐을 위해 황실에서 일했으므로 한번의 기회를 더 주어 개봉의 외곽을 수비하도록 명하노라.... " " 폐하!!! " " 모두 물러가라. " " 폐하!! " " 짐이 피곤토다... " 흠종은 헬쓱해진 얼굴로 옥좌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어떻해서든 이 왕조를 유지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한숨 자고 난 후 생각해보아야 겠다. " 여러분!! 역적 채경에게는 유배를, 그리고 동관에게도 그 죄를 묻기로 황제가 언약을 하였다 하오!!! " " 와!!! " 아직 희망이 있었다. 진동은 한결 밝아진 얼굴로 진을 바라보았다. 그 또한 흥분한 얼굴로 진동을 바라보았다. 진은 황자의 지위를 버리고 이들과 함께 행동하고 나섰다. 잘못하였다가는 모반죄로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그는 진동과의 우정과, 태학에서 택한 나라 사랑을 버릴 수는 없었다. 그들은 승리할 것이다. 무척 밝아진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던 진은 사람들의 무리 속에서 유리의 얼굴을 발견하고는 놀라서 단상 위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미친 듯 그녀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있어 좀처럼 그녀 가까이에는 갈 수 없었다. " 진!!! 왜 그러나?!! " " 잠시만 다녀오겠네!!! " " ? " 진동은 진이 단상 위에서 뛰어내려 서둘러 사람들 틈 사이를 헤쳐나가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진은 정신없이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있었다. " 분명... 분명 유리였었는데... " 그녀는 방갓에 베일을 약간 젖혀 그들을 바라보다 사라져갔다. 분명 유리였다. 분명.... 그는 사람들의 함성에 묻혀, 그 틈 속에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용서받을 일이 많았다. 너무나 많았다.... " 와!!! 금을 타도하고 나라를 지키자!!! " " 대 송 왕조를 다시 부흥하자!!! " 사람들의 외침을 들으며, 유리는 가만히 그들 중심부에서 그들을 선동하고 있는 청년들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아는 얼굴들이었다. 기분이 씁쓸해져왔다. 나는.... 금의 황제를 사랑하는 나는 매국노일까. 유리는 가만히 베일을 내리고는 집으로 향했다. 금의 선봉부대가 곧 해자를 넘어올 것이라 했다. 백상아 또한 그곳으로 향했다. 치열한 전투가 되겠지만, 그녀는 황금군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희생하기에는 너무나 무모한 전쟁이기에. 아니 어쩌면 그들이 끼어든다 하더라도 승산없는 전쟁이 될 것이다. 그녀는 알고 있다. 송이, 북송이 오걸매에 의해,망한다는 것을. 긴 한숨을 내쉬며 그녀는 집으로 향했다.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듯해 뒤돌아 보았지만, 아마도 바람결이리라.... 바람결이라도... 나의 마음이 그에게 전해진다면 좋으련만.... 보고싶다는 이 마음이.... " 선봉부대가 이강이 배치한 자들에 의해 막혔다? " " 예, 폐하!! " " 음... " 오걸매는 전쟁의 패배소식에 표정이 일그러져 사신을 바라보았다. 송의 저항이 생각외로 강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긴 전쟁이 될 것이다. 겨울이 다가오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충분히 준비된 것이므로.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될수록 백성들이 피폐해지고, 그들의 마음 또한 떠나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왕조를 통일한다 하더라도 또다시 민란이나 반란을 겪게 될 것이다. ...서둘러 통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 폐하, 조금만 기다려보십시오. 그들이 아마 강화를 신청해올것입니다. " " 아닙니다, 폐하! 이번 기회에 송을 뿌리째 없애버리셔야 합니다! " " ... " " 강화를 한다해도 그들은 우리를 이길만한 힘이 없을 것입니다! " " .... " 오걸매는 가만히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 일주일만 더 가면 유리와 같은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그녀와 같은 하늘을... " 폐하! 송의 사신이 급히 뵙기를 청합니다! " " ...들라해라. " " 예!!! " 송의 사신인 요위도는 황제인 오걸매에게 깊히 큰절을 올린뒤 흠종의 서류를 내밀었다. 그는 금의 황제인 오걸매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줄것이며, 다만 나라만은 구해달라 애절하게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차가운 미소로 서신을 바라보다 요위도를 바라보았다. 요위도는 금의 본 진영으로 들어서는 순간 그 장대함에 놀라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금의 군대는 송에 비해 너무나 위대해 보였고, 또한 강인해 보였다. 그 황제 또한 제왕으로써의 위엄이 풍기고 있었다. 그는 그 위엄에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 강화의 조건으로 무엇이든 다 들어준다? " " 예, 폐하. " " 흠... 그대들은 저번 연안 6주에 대한 조건도 지키지 않았지 않나? " " 아니옵니다, 그것은 태상황전하의 뜻으로 이번에 제위에 오르신 폐하께서는 모든 조건을 수렴한다 하시었습니다. " " 음... " 그는 가만히 요위도를 바라보았다. 요위도는 매와 같은 날카로운 오걸매의 눈빛에 놀라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고 있었다. " 그럼 조건을 내걸겠다. 우선 종사도와 이강을 파직하라. " " 예... " " 그리고 황금 5백만 냥과, 백은 5천만 냥, 비단1백만 필, 우마 1만 마리를 바치라 해라. " " .... " " 대답하기 싫은가? " " 아...아니옵니다!! " " 그리고 태원, 중산, 하간의 삼진을 나에게 바치라. " " !!! " 요위도는 놀란 눈빛으로 오걸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요위도를 차갑게 바라보고 있었다. 요위도는 한기를 느끼고 있었다. " 마지막으로 송은 나를 백부로 받들어야 한다. " " !!! " " 그래도 강화를 하겠나? " " ... " 요위도가 놀란 눈빛으로 오걸매를 바라보자, 그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 돌아가라. 그리고 다시 오라. " " ...예... 그..그럼... 소인은 이만... " 오걸매는 몸을 떨며 자신의 앞에서 사라져가는 요위도를 우스운 듯 바라보았다. 송의 황실은 썩을대로 썩어 이제는 그 기둥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이제 그들은 강화조건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 길 밖에는 살길이 없음을 알기 때문에. " 폐하, 강화를 받아들일 생각이십니까? " " 글쎄. 라프윈이 돌아올때까지 시간 끌기에는 좋은 조건이 아닌가? " " 종사도의 군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 음... " " 1백만에 달하는 군사라 합니다. " " 1백만이라... " 오걸매가 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기자, 주위 장군들 또한 그런 오걸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 그를 상대해서 이길 자신이 없나? " " ... " " 솔찍히 말해보게. " " ...솔찍히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그는 노장에다 수많은 군사를 이끌고 있는 중이라... " " 후훗. " " ? " " 아마도 우리는 그를 상대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 ? " 그들은 오걸매의 확신에 찬 말투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기다려보자구나. " " .... " 장군들이 궁금한 듯 오걸매를 바라보았으나, 오걸매는 묘한 미소를 지어 보일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 케케케케^^:: " 그래서... 종사도 장군과 이강 장군이 파직되었다는게냐!!! " " 예, 마마. 하지만 진동이라는 자의 선동으로 겁을 먹으신 황제께서 이강 장군과 종사도 장군이 풀려나시어 다시 군사를 이끌고 계신다 하여이다. " " 천만 다행이구나... 천만 다행이야... " 소화부인은 동아의 설명을 듣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황금군이 다 철수하고도 동아는 그들 곁에 남아있었다. 급한 일이 발생할 시, 급하게 연락을 담당하기 위해서였다. 소화부인은 불안한지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 싸움에서 이길 승산은 있다더냐? " " 결사적으로 항쟁한다 하더이다. " " 내가 그것을 물었누? 승산 말이다, 승산! " " ... " 동아가 아무말없이 고개를 숙여버리자, 소화부인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의 송의 결사대는 용맹했다. 아니 용맹한지도 몰랐다. 그러나 자신은 알고 있다. 권력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그 판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지금의 송은 그 그릇이 다 썩어 더 이상 큰 나무들을 지탱해내지 못한다. 그 큰 나무들이 결사대들이었고, 송의 황실은 썩어버린 뿌리였다. 그녀는 가만히 오걸매를 생각했다. 그는 젊고 용맹했으며, 또한 제왕으로서의 자질이 충분했다. 오랑캐만 아니었다면 정말 탐나는 사위감이었다. " 다녀왔습니다. " " 이 위험한 시기에 어딜 다니는게냐!!! " " ... " 소화부인의 화난 목소리에 유리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화부인은 모든 것이 다 불안해 보였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녀는 대가댁의 마님이고, 여리고 부드러운 성품을 지닌 분이었다. 그렇기에 이 모든 짐들이 힘에 겨울 것이다. 유리는 갑자기 소화부인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아버지인 화환왕의 보호아래 정숙하고, 아름답게만 지내오신 분이었다. 유리는 그런 어머니를 씁쓸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의 눈빛이 느껴진 소화부인은 긴 한숨을 쉬고는 그런 유리의 손을 살짝 잡아쥐었다. 자신은 유리의 어머니이자, 그녀를 지켜주어야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린 딸아이에게 자신이 이리도 불안해하는 마음을 보여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 미안하구나. 유리야... " " .... " 유리는 가만히 어머니를 바라보다 그녀를 안았다. 그런 그녀를 토닥여주는 소화부인이었다. 한밤중이 다 된 시간에 유리는 조심스레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사내의 옷을 갖춰 입고는 밖으로 나왔다. " 어디가시는 겝니까!! " 동아가 그녀를 불러세우자, 유리는 가만히 동아를 바라보았다. " 처음 그와 약속을 지키라 말하러 간단다. " " .... " " 확답을 들으러 간단다. 어머니가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 " ...소녀도 따라나서겠습니다. " " ... " 유리는 따라나서는 동아를 말리지 않고 같이 길을 나섰다. 어머니에게는 편지를 남겼다. 그곳까지 가는 길 또한 2,3일은 걸리기에. " 이강과 종사도가 다시 기용되었다? " " 예, 폐하. 유도주의 말에 의하면 백성들이 황궁까지 쳐들어가 시위를 해 그들을 빼내어왔다 합니다. " " ...나도 그런 훌륭한 장군 두서너명이 더 있었으면 좋겠군. " " ... " 오걸매는 묘한 표정이 되어 밖을 바라보았다. 아직 선발부대만이 개봉을 공격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 선발부대는 용맹한 금의 군사들. 그들이 밀리고 있다면 지금쯤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리라. ...그러나 백성들과 장군들이 아무리 그러한들 어찌할것인가. 나라의 주인인 황제가 강화를 요구하는데. 그는 피식 웃음을 지으며 넓은 들판을 바라보았다. 이제 하루만 더 가면 개봉이 보일 것이다. 단 하루가 남아있다. 그는 거대한 자신의 군사들을 바라보았다. 물론 종사도가 이끄는 군대와는 수적으로도 열세이지만, 황제가 직접 군사를 이끈 군대이기에, 그들은 용맹했으며, 또한 사기가 넘치고 있었다. 1백만과 6만이라.... " 여기서 야영을 하라. " " 예, 폐하! 야영 준비를 하라!!! " " 야영준비하라!!! " 금의 군사들은 황제의 명을 받아 순식간에 진영을 정비하고, 방책을 세우는등 혹시나 모를 기습에 대비해 튼튼히 방비를 세우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 왠놈이냐!!! " " 황제폐하를 뵈러왔소. " " ? " " 유리라 전해주시오. " " ... " 그는 갓을 쓴 두 명의 청년을 바라보았다. 아니 청년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가는 몸매. 그들은 척 보기에도 여인들이었다. 폐하를 뵈러왔다? 이제 송에서 미인계까지 쓰려하는걸까. 그가 잠자코 그들을 바라보자, 다른 하나가 화를 내며 말을 이었다. " 어서 전하시오! 우리는 시간이 없소! " " ... " 그는 일단 두 여인을 안내한뒤 서둘러 황제의 막사로 달려갔다. " 무슨일이냐! " " 폐하께 긴히 아뢸 말이 있습니다. " " ? " " 왠 사람 둘이 찾아와 폐하를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 " 송의 밀사 이더냐? " " 저... 그것이... 여인들인 듯 했습니다. " " 여인? " " 예.... " 황제의 막사 앞을 지키던 신하는 그의 말에 의아해하며 황제의 막사를 바라보았다. 여인을 부른것인가? 하지만 어디서? " 유리라 전해달라 했습니다. " " !!! " 그 또한 알고있었다. 유리라는 존재가 곧 황후임을. 그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황제의 막사로 들어섰다. " 무슨일이냐. " " 유리...님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 " " ?!!! " " ... " " 방금... 무어라 했는가? " " 유리님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 " " !!! " 곧이어 막사의 천이 열리며, 오걸매가 밖으로 나왔다. 그는 그 짧은 순간 모든 갑옷을 다 챙겨입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환히 빛나고 있었다. 아니 의혹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 유리라 하였더냐! " " 예, 폐하! " " 어딘가!!! " " 이...이쪽으로 오십시오... " 오걸매는 병사의 안내로 서둘러 달려갔다. 진정 그녀가 온것이란 말인가... 진정... 그곳으로 달려가는 그 짧은 순간,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녀이기를... 진정 유리이기를 바라며 그는 나르듯 뛰어가고 있었다. " ....유리? " 그녀들이 기다리는 막사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느낄수 있었다. 그녀가 유리임을... 그는 멍한 표정이 되어 두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가 들어서자, 두 여인은 쓰고있던 갓을 벗어들었다. 유리... 그녀가 슬픈 표정으로 오걸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 ...많이.... 많이 야위었구려... " " ...인사드리옵니다... " 그는 유리의 인사를 받으며 부하들에게 나가라 하고는 사랑스러운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많이 성숙해져, 이제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해있었다. 그랬다. 그녀는 이제 여인이었다. 유리는 동아에게 밖에 나가 있으라 말하고는 한참동안 자신을 바라보는 오걸매를 따스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유리의 볼을 어루만졌다. 차가운 느낌과 따스한 느낌이 묘하게 교차되고 있었다. 유리는 그의 손이 그녀의 볼을 만지자, 조심스레 두 손으로 그의 손을 감싸쥐고는 볼을 그 손에 기대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오걸매는 감정이 북받혀올라 그런 유리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조심스레 키스를 했다. 그러다 그 키스는 점점 더 격렬해져 마치 그녀를 삼킬 듯 잡아채고 있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여인이었다. 바로 자신의 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미소짓고 있는 이 여인이... 그는 끊임없이 유리에게 키스하고 또 키스했다. 그녀가 자신에게서 도망칠수 없도록 꼭 끌어안고서. 그는 유리에게 키스하다 말고 그녀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유리 또한 그런 오걸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그녀의 손을 조심스레 끌고는 그의 막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유리는 아무말없이 그에게 이끌려 따르고 있었다. " ...여기가 내 진영이오. " " ... " " ...무슨 일로 이곳으로 온거요? " " .... " 유리는 계속 그의 얼굴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걸매는 답답한 듯 유리를 가만히 앉혔다. 그리고 유리의 눈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 말해보오. " " ....전에... 소녀와의 약속을... 기억하시는지요. " " ... " 순간 오걸매는 얼굴을 굳히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것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인가. 이 멀고 위험한 곳으로? 그는 당황해서는 고개를 돌리고는 탁자에 있는 물을 들이켰다. 그리고 한참동안 유리의 모습을 노려보았다. " 굳이... 그 일 때문에 나에게... 이...먼 길을 온거요? " " .... " " 단지... 그것 때문에? " " ...소녀 이제 혼인을 합니다. " " !!! " 오걸매가 놀라 유리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혼인? 혼인을 한다? 그렇다면 아까의 그 키스는 무엇이며, 또 받아들인 그녀는 무엇인건가!!! 오걸매는 당황스러워하며 탁자에 있는 물을 다시 들이켰다. 유리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유리... " " ... " " 나는... 그대는 나를... 잊은거요? " " ...소녀는... 혼약합니다... " " 그를 사랑하오?!! " " 원래부터 소녀는 혼약하고 있었습니다! " " 그럼 난? " 오걸매가 유리의 어깨를 잡아끌고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 나는... 그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수 있소... " " ... " " 그대는... 나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거요? " " !!! " 유리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를 포기하기 싫었다. 정말 그를 보내기 싫었다. 그러나 그녀는 돌아가야한다... 돌아가야만 한다... 유리는 가만히 오걸매를 바라보다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깊이 그의 숨을 들이켰다. 그를 사랑했다. 그를 잃기 싫었다. 오걸매는 유리가 갑자기 키스를 해오자 당황하다 그녀의 키스가 점점 깊어지자, 그 또한 키스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환희였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만남이었다. 그는 키스를 하다 조심스레 유리를 침대에 눞혔다. 그리고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유리는 한참을 오걸매를 바라보다 그에게 다시 키스를 했다. 오걸매는 천천히 그녀의 키스를 받으며, 유리의 옷을 벗겨나가기 시작했다. 천천히...그녀가 놀라지 않도록 조심하며... " 유리... " 청안은 멍하니 유리의 방으로 꾸며진 방에 앉아 그녀의 초상화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그것은 그가 전국을 돌아 겨우 하나를 다시 구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잃어버렸던 그 초상화라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 기뻤었다. 유리를 찾았듯, 그녀의 초상화 또한 자신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초상화는 약간의 손상을 입고 있었다. 초상화의 모퉁이와, 유리의 발 아래 묘하게 튀어있는 선붉은 피가 그것이었다. 처음에는 지우려 했지만, 그림이 지워질까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피는, 이제는 검게 물들어, 마치 유리의 그림자처럼 얼룩져 있었다. 그리고 그 검붉은 피들은 꽃잎처럼 유리의 초상화를 장식하고 있었다. 누구의 소유였던 간에, 돌아온 그 초상화가 고맙기만 했다. 초상화 속의 유리는 여전히 온화하게 웃고있었다. 그날 이후, 청안은 단 한번도 <월궁>에 찾아가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이 진정되기를 기다려 그녀에게 다시 반지를 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진정시키기에는 유리의 모습은 너무나 냉정했다. 그는 갑자기 울화가 치밀어 오름을 느꼈다. 하루에도 열두번이상, 그의 기분은 말이 아니게 우울했다. 그것은 유리의 영향이었다. 다시 찾은, 되돌아 오지 않는 그녀의 영향이었다. 그녀는 눈빛으로 자신을 용서했음을 내포했다. 그러나 이건 뭔가. 그를 용서했다면 왜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건가. 왜! " 유리... 너무한 것 아니오!!! 왜... 왜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것이오!!! 왜!!! " 청안은 온화한 유리의 초상화를 보다 화가 치밀어 올라서는 탁자 위에 있는 주전자와 찻잔들을 쓸어버렸다. 그리고 한동안 초상화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용서한다는 그 표정보다, 그녀의 예전 그 차가운 눈빛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니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그 총기 없는 눈빛이 그를 미칠 것 같은 절망감으로 몰아세우고 있었다. ....납치라도 해 와야하나. 그러나 또다시 그녀의 차가운 마음을 받아내기는 싫었다. " 표...표주님!!! 큰일났습니다!!! " " ...말하라. " " 그...금의 군대가 해자를 넘어 개봉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 " ... " 도리어 방안이 조용하자, 표사 하나는 다급하게 다시 외쳤다. " 표주님!!! " " ...당황하지말고 표국을 사수해라." " 옙!!! " " 특히 물품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남기도록. 혹여 사고가 발생하면 돌려주어야 하니. " " 예!!! " 금의 군대라. 상관없었다. 이 집만, 유리가 돌아올 이 집만 지키면 되는 일이니. 갑자기 <월궁>에 남아있는 유리가 생각났다. 이번일로 다시 사라져버린다면... 그는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서둘러 검을 들었다. 문 밖으로 처참한 비명소리와,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그제서야 그는 개봉을 공격해 들어오는 금의 군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 장군의 지위로 수많은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대처해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서둘러 <월궁>으로 향했다. 생각외로 <월궁>에는 피해가 없는 듯 기녀들은 한가로이 악을 듣고, 춤을 연습하는 등 한가로워보였다. 개봉이 곧 함락할 위기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청안은 의아한 듯 그곳으로 들어섰다. 몇몇의 기녀들이 빠져나간 것 외에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는 <월궁>의 기녀중 아무나를 불러세워 물어보았다. " 피난은 가지 않는건가? " " 왜 쓸데없는 행동을 해야하나요? 오히려 금의 군사들이 더 화통하고 돈 잘 쓴다는건 기본으로 알고 있는건데. " " ... " 그녀는 웃으며 청안을 바라보았다. 청안의 얼굴은 묘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 그렇다면... 유리는 어찌 되었소? " " 어머나, 유리에 대해 모르는가요? 장안 사람들이 다 아는 이야긴데. " " !!! " " 그 아이 도망치다 비에게 걸려 죽었어요. 사람들 말로는 처참하게 검에 찔렸다는데. " " !!! " " 비는 그 일로 홍화곁을 떠났구요. 홍화는 별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에요. " " ... " 청안은 멍한 기분이 되어 그 자리에 멈춰섰다. 그녀가 죽었다? 있을수 없는 일이다.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 시신은... 시신은 확인한거요?!!! " " <홍화의 개>인 비가 죽인것인데 누가 말려요? 아마 홍화 그 계집애 명령으로 죽인걸껀데. " " ...그놈은 어디로 갔소. " " 떠났어요. 홍화가 또 다른 명을 내린 모양이죠 뭐. " " ... " 청안은 비틀거리며 그곳을 벗어났다. 유리가 죽었다?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녀가 이곳을 또다시 떠났다면, 그렇다면 자신은 그 집과 유리의 방을 지켜야 한다. 싸움이 점점더 격렬해지는 듯 하자, 청안은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그곳을 지켜야 했다. < 마마의 철수 명이 내려졌음. 되도록 빨리 벗어나기 바람. 전쟁에 끼어들지 말기를 원하심. > 재인은 자신에게 전달된 황금군의 서신을 확인하고는 불에 태워버렸다. 함성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전쟁이 더욱 격해지고 있는 듯 했다. 이곳은 개봉의 외곽이라 더욱 그런 듯 했다. 떠나야 하나.... 그러나 재인은 선뜻 떠나지 못한채 그곳에 서있었다. 그때 청안이 들어섰다. 재인은 순간 일그러지는 얼굴을 바로잡은채 들어서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 모두에게 이곳을 지킬 준비를 하라해라!! 무슨 일이 있어도 사수한다! " " 하지만 표주님. 이곳은 너무나 위험한 위치입니다. " " 재인. 너는 빠져있어라. 내가 다 처리할테니. " " .... " 싸움을 준비하는 청안의 뒷모습에서 순간 허점을 발견한 재인은 빠른 속도로 검을 꺼내들었다. 그를 막 찌르려는 순간, 다급한 발자국 소리에 재인은 서둘러 검을 회수했다. " 표주님!! 이강 장군께서 지원을 요청하고 계십니다!!! " " 알았다. 허나 이곳까지다. 여기까지만 우리가 지원한다. " " 옙!!! " 제길.... 재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이를 갈고 있었다. 갈아마셔도 속 시원치 않을 저자를 죽일 좋은 기회였었는데... 그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서둘러 청안의 뒤를 따랐다. " 재인. 너는 아녀자들을 보호하고 안쪽에 함께 있어라. 무공을 못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개죽음 당한다. " " 하지만 표주님. " " 명령을 들어라! 그리고 서둘러라!!! " " ...예... " 전쟁의 틈을 이용해 죽일수도 있었건만. 재인은 그가 서둘러 사라지자, 이를 갈며 그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내 기어코 마마의 원한을 갚으리라 생각하며... 오걸매는 가만히 자신에게 안겨있는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다 그 새하얀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녀는 가만히 자신에게 안겨있었다. 다시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볼수 없었다. 다시는. 유리는 가만히 눈을 감고는 오걸매의 인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이대로... 이대로 그와 함께 하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럴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뜨고는 가만히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는 유리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그녀를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 ...가야 합니다... " " 못가오. " " ...소녀는... 정혼자가 있습니다... " " ... " " ...소녀는... 더 이상 잃을것도 없지만... 오라버니의 명성에 먹칠을 할 수 없습니다... " " ... " 유리는 가만히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유리를 놓아줄수 없다는 듯 그녀의 팔을 단단히 잡아쥐고 있었다. " ...지금 놓아주지 않으시면... " " ... " " ...더이상 돌아갈곳도 없는 소녀에게... 오라버니마저 잃고싶지 않습니다. " " ... " 오걸매는 아픈 듯 유리를 꼭 끌어안았다. " ...다음생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내가... 오라버니를... 잊을수 있을까요... " " 미안... 미안... 나는 너를 생각치 못했구나... 네가... 널... 가지는 것이 아니거늘... 미안... 미안하오... " 그는 유리를 안고서 울고 있었다. 놓아줄수 없었지만... 그녀를 놓아주어야만했다. 정혼자가 있는 여자이기에... 그러하기에... 그는 끊임없이 눈물 흘렸다. ================================= ^^:: 연참이여^^ 저 착하져^^ 엽기공녀 http://cafe.daum.net/tolling 유리(124)-혼약(5) 갑작스레 물러난 금의 군사로 인해 모두는 혼란에 빠져있었다. 그들은 금의 군사들이 강화에 요구했던 조건을 다 받지도 않은채 사라졌다는 사실에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는 그들이 항쟁하여 이긴 것이며, 이제 다시 준비해 또다시 쳐들어올 금의 군사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에 잠기었다. 그리고 그들은 금의 군대가 송의 맹목적인 항쟁에 놀라 떠난 것으로 생각했다. 또다시 평화의 시대로 접어든 그들은 마치 개미마냥 성을 정비하고, 식량을 모으고 다음 전쟁을 대비하고 있었다. 금의 군대가 물러나자,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사람들은 무너진 성벽과 치열했던 싸움을 연상하며 복구에 힘쓰고 있었다. 각지에서 달려온 원군들은 다시 그들의 지역으로 되돌아가고 평화가 찾아오자, 흠종과 강화파들은 주전파들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흠종은 강화파들과 연합해 주전파들의 이야기는 무시한채 밤낮으로 연회를 베풀고 향락에 빠져 지냈다. 그리고 이 영화를 어찌하면 계속 누릴수 있을까 고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그런 고민 또한 뒷전이었다. 지금의 자유와 향락이 너무나 좋았기에. ...그러나 그가 그것을 원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바른 정치. 아버지를 따르지 않고 송을 이끌고 싶었다. 아버지의 전차를 밟고싶지 않았다. " 폐하, 강남에 계신 태상황 폐하를 모셔오심이 옳은줄 아뢰오. " " 아버님을? 그래... 모셔와야 겠지... " 진회가 고개를 숙여 그에게 말하자, 흠종을 묘한 기분이 되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요즘은 아바마마께서 강남에 새로운 왕조를 세워 금에 대항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있었다. " 폐하, 소문에 의하면 태상황께서 그곳에 새로이 왕조를 세우신다 하더이다. " " 무...무어라? 서둘러 그분을 모셔오라 연락해라!!! 어서~~ " 그는 진회의 말에 발끈해 답하는 듯 했지만 그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는 철저히 강화파들에게 바보로 알려져야했다. 지금은 그들의 세력이 너무나 크기에. 소화부인은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유리를 안타까운 듯 바라보다 돌아섰다. 그녀는 일주일 정도를 집을 비운뒤, 아무일 없다는 듯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이후,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창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백상아는 이강 장군 등과 함께 개봉을 다시 수비할 일들을 얘기하느라 찾아오지도 못하고 있었다. 소화부인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돌아오지 않기를 바랬지만... 아마도 유리는 돌아왔을 것이다. 이 아이가 정혼자가 있는 아이이기에... 그러기에 황제인 그에게 누가 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일주일동안, 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돌아온 후, 그는 군대를 회군해 나라로 돌아갔다. ...그것은 유리의 영향이리라. 아무도 모르는... 저 아이와 나만의 비밀... 가만히 앉아있던 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차비를 했다. " 어디 가려고? " " ...혼인에 쓸 혼례복을 만들고 싶어서요... " " 그래... " " ... " 동아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유리의 뒤를 따랐다. 소화부인은 그런 유리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닦고 있었다. 전쟁의 폐허속에서도 청안이 지키는 청송관은 살아남을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으로 숨어든 수많은 아녀자와 아이들의 입을 통해, 청안은 정의대협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차갑고 냉정한 듯 하지만 정이 넘치는 표국의 표주. 남이 맡긴 물품을 목숨을 내걸고도 기키는 남자. 그리고 하나의 아내밖에는 생각지 않는 남자. 그는 개봉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이제는 대협의 자리에 앉아있는 남자가 되었다. 청송관은 전쟁의 잔해들을 정리하며 부산하게 움직이고있었다. 그곳은 생각외로 피해가 작아 모퉁이라든지 담이 약간 나갔을 뿐,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 추아야~ 추아야~ " 표국의 마님 소축을 담당하는 추아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청소를 하다말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표국 표사인 자신의 애인이 그녀를 보며 느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동경을 꺼내 서둘러 자신의 얼굴을 살핀뒤 조심스레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그를 밉다는 듯 흘겨보았다. " 흥! 도대체 며칠만에 날 찾는거야? 나보다 이쁜 애들이 그렇게 많았는가보지? " " 아이구~ 어떻게 우리 이뿐 추아를 잊을수 있어? 자! " " 어머나, 노리개네~? 이거 비싼건데... " " 좀 비싸게 주고 샀지. " 그는 추아가 선물을 받고 기뻐하자 음흉하게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나꿔챘다. 추아는 앙탈을 부리며 정원에 쓰러졌다. 초겨울을 알리는 첫눈이 소복히 싸여 아름답게 소축을 빛내고 있었다. 좀 춥지만. 추아는 앙탈을 부리다 추위를 느꼈는지 힐끔 그를 바라보았다. 그또한 마찬가지인 듯 하얗게 입김이 나고있었다. " 들어올래? " " 마님... 방에? " " 응. 괜찮아. 표주님은 지금 바쁘실거야. 여기 들어오지 못할 만큼. " " 그...그럴까? " 그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극적이다 추아가 이끄는대로 방으로 들어섰다. 단아하고 깔끔한 침대와 책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핏빛 초상화. 그는 초상화를 보다 소름이 돋아오름을 느꼈다. 천상의 미녀가 피를 밟고 서있는듯한 모습이었다. " ...금의 군대가 헡으로 돌아간 것은 아닐 것이다. " "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장군." " ... " 그는 동아의 보고로 유리가 한동안 금의 황제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나 그는 유리가 돌아가자마자 돌아서서는 자신의 나라로 물러섰다. 그것이 더욱 걱정이었다. 흠종과 다른 강화파들은 그것을 기회로 강화를 강조하며 또다시 흥청망청 연회를 배풀고 있었다. ...유리님께서는 우리가 끼어들지 않기를 바랬다. 왜 이 상황에서... 금의 황제를 도와주기 위해서인가? 그렇다면 오히려 그에게 모든 것을 말하고 그가 깨달을수 있도록 해야했다. 그에게 머물면서. 그러나 유리님은 돌아오셨다. 며칠을 금의 황제와 보낸후... 머릿속이 복잡해져왔다. " ...어찌하면 좋을까... " " ...송의 운은 다했습니다. " " ? " " ...마마께서는... 그것을 알고계십니다.... " " !!! " " ... " 황노인이 암울한 표정으로 하늘의 운을 보고 있었다. 이리 제어보고, 저리 제어보아도 송이 살아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송의 별은 서서히 땅으로 내려서고 있었다. " 폐하, 소인 곽경. 무사히 돌아와 폐하께 문안드리옵니다. " " ...이리 다가오라. " " 예. " 곽경은 밝은 표정이 되어 오걸매를 바라보다, 그의 표정이 생각외로 창백하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폐..하? " " 너에게 내릴 명이 있다. " " ? " " 네가 송 황제의 신임을 얻는다면.... 송은 피 한방울 흘리지 않은채 우리 손에 들어올 것이다. " " !!! " " ... " 오걸매는 조용히 곽경의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길어지면 질수록, 곽경의 눈은 튀어나올듯 커지고 있었다. " 옙! 소인 폐하의 명을 받아 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 " 3월 초하루. 있지 말아라. " " 예, 폐하!!! " 곽경이 서둘러 달려나가자, 오걸매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유리 그대의 소원대로 나는 개봉의 피를 보지 않고 개봉을 차지할 것이오. 그대의 원대로... " 폐하... " " 왔는가, 라프윈. " " ... " " 모든 군사를 재정비 시키게. 3월 초하루. 우리는 개봉을 차지할 것이네. " " 예, 폐하! " 라프윈은 씁쓸한 표정이 되어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서둘러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효선과의 신혼이 막 시작된 입장이지만, 전쟁이 끝난후 혼례를 치를 예정이었기에 미안하게도 그들은 벌써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합방을 한 것은 아니었다. 효선의 의사를 존중하기위해 그는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으니까. " 다녀오셨습니까. " " ... " 효선이 잔잔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자, 그 또한 얼굴을 붉힌채 -최근들어 효선을 바라볼때마다 드는 습관이다.- 그녀가 내미는 차를 마시고 있었다. 효선은 라프윈이 얼굴을 붉히자, 피식 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때 말을 달려와 그는 정신없이 효선에게 키스했었다. 그리고 자신의 검을 앞에 두고 진지하게 그녀에게 청혼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당황스럽고, 귀여웠는지... 그녀는 그런 라프윈의 모습에서 새로운 자신의 미래를 보고 있었다. ...이제 야망같은건 필요없었다. 자신과 라프윈이 함께한다면. 그것은 견빈의 영향이라고 볼수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자유와,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와 진짜 그사람이 자신을 사랑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었으니까. 물론 그녀의 짝사랑이었지만. 그녀는 지금 행복했다. 이제 나라에 대한 고민도,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으리라. 라프윈이 모든 것을 해줄테니.... 그녀의 밝은 미소를 보며 라프윈은 또다시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가 정말 국무총리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 폐하는 어떠하시는지요? " " ...여전히 가슴앓이를 하고 계시지요. " " ...저는 그분이 유리를 잡을줄 알았습니다. " " ...그녀가... 정혼자가 있다했다 합디다. " " ...있었지요... " 라프윈은 황제의 생각이 나자, 그 또한 가슴이 아픈지 긴 한숨을 내쉬었다. " ...폐하의 명성을 생각한것이겠지요... " " ? " " ...예전의 나였다면 유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겁니다. " " .... " " ...그러나 지금은... 그녀가 왜 떠나야 했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 " ... " " ...그 아이가... 행복할수 있을까요? " " ... " 라프윈은 아무말없이 차를 들이켰다. 어느 남자가 첫날밤 처녀가 아닌 여자를 맞이하며 즐거워하겠는가. 그것도 자신의 정혼녀가. 그는 씁쓸히 한족의 심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자란 여진이라는 곳은 그렇지 않았다. 늘 여자가 귀했기에 그녀의 남편이 죽음을 맞이하면 그녀는 당연스레 새로운 남편을 맞이하거나, 혹은 그의 동생이나 형님의 부인으로 들어갔다. ...유리는 엄연히 따지면 황제의 여자였다. 그러나 그녀는 송에서 정혼자가 있는 몸이고 그녀가 만약 황제를 따라왔다면 황제는 정혼자가 있는 여자를 납치해온 역시 오랑캐라며 손가락질 받을 것이다. 유리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황제를 떠났다. " ...폐하는 유리를 잊지 못할것입니다. " " ...내 생각도 그렇소... " " ... " 둘은 가만히 차를 마시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에게 흐르는 묘한 정감을 느끼며 자신들의 황제와-이제는 하나가 되어버린-, 자신들의 나라를 생각하고 있었다. " 3월 초하루가 가장 복일이라우~ " " 감사하오, 노인장. " 백상아는 날을 잡고는 기분이 좋아져 유리가 머무는 곳으로 날아갈 듯 걸어갔다. 그녀가 후원에 있다 했다. 그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서둘러 후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막상 후원에 도착하자 멈춰서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할지 걱정이 앞섰다. 그는 크게 심호흡을 한뒤 후원으로 들어섰다. 유리는 연못에 하얗고 긴 다리를 담구고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붉은 천이 들려있었다. 아마 혼례용으로 구입한 것이리라. 그는 한참을 사랑스런 유리를 바라보았다. 약간 한가한 시기. 그러나 언제 다시 그들이 쳐들어올지 모를 혼란스러운 시기. 그는 이런 시기에 유리를 지킬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그는 아직 유리를 사랑하고 있었다. 유리는 아직 백상아가 왔는지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물속에 담궜던 발을 조심스레 꺼내서는 맨발로 그곳의 흙을 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멍하니 다시 하늘을 보고 있었다. 백상아는 조용히 그런 유리에게 다가가 그녀의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유리는 잠시 놀란 듯 하다 그가 백상아임을 알자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백상아는 가만히 고개를 숙여 그녀의 며리에 자신의 볼을 기대었다. " 3월 초하루가 우리가 잡은 날이오. " " ... " " ...그날 우리의 혼례를 치르게 되었소. " 백상아는 가슴아프게 계속 혼자서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유리는 잔잔히 미소를 지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답답했다. 그녀의 마음이 떠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대하는 그 행동이 너무나 가슴아팠다. ...살아가다보면 다시 그녀는 자신에게로 돌아오리라. 자신을 사랑하는 그 모습 그대로. ================================ 흐흐흐흐흑. ㅠ.ㅠ 드뎌 복귀했슴다. 근데여... 언제 다시 날라갈지 몰라... 좀 있슴 컴 맞겨야 할것같아여 ㅠ.ㅠ 흑흑흑 님들~~ 고마버여~~~ 그리고 갈무리한거 보내주신 님~~^^ 정말 감사^^ 그럼 이 엽기공녀 오늘도 열쉬미~~ 쓰겠슴다 흑흑. 다만 연참은 힘들듯 하네여 ㅜ.ㅡ 을씨년스러운 겨울바람이 개봉을 스칠 때 도사차림의 청년하나가 당당 히 개봉의 관문에 들어서고 있었다. 문을 지키던 문지기 하나가 그를 보 더니 막아섰다. 그러자 도사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그의 손을 잡았다. " 쯧쯧쯧, 자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죽을 팔자구먼. " " ? 아니 뭐 이런 재수없는 놈이 다 있어?!! " " 후후후. 나무를 조심하게~~ " " ?? " 도사는 문지기에게 동전 다섯 개를 쥐어주고는 유유히 개봉으로 들어섰 다. 뒤이어 나무꾼이 나무 짐을 지고는 들어서고 있었다. 문지기는 나무를 조사하다 갑자기 도사놈이 했던 말이 떠올라 슬그머니 몸을 피했다. 그런데 나무를 피하려다 잘못 돌에 걸려 넘어지는 꼴이 발생했다. " 어..어!!! " 쿵! " 꺄 악!!! " 문지기는 맥없이 넘어지지 않기위해 팔을 휘젓다 성벽에 몸을 부딪히고는 다른 동료가 그를 받쳐주자 일어서려다 다시 수레에 몸을 기대었다. 그러나 그는 깨어나지 못했다. 수레 앞부분의 나무 손잡이에 심장이 꽂혀 버린 것이다. 모두가 웅성거리며 앞에 걸어가고 있는 도사를 바라보았다. 문지기는 정확하게 나무에 심장이 꽂혀 죽었던 것이다. 도사 복장의 청년은 적당한 위치에 가자, 전을 펴고는 자리를 잡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에게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말 없이 사람들을 둘러볼 뿐이었다. "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점을 봐드리지 않습니다. " " ?? " " 죽을 사람이거나, 혹은 살 사람이거나. " 청년이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자, 사람들은 그의 미소에 소름이 돋아 한 발자욱씩 물러났다. " ...바로 죽을 목숨이거나... 혹은 살 목숨이거나. " " ... " " 죽을 목숨에게 살 길을 알려주는게 나의 몫이지요. " " ... " 그의 목소리가 음산하게 젖어들자, 사람들은 더욱 소름이 돋는지 그의 주위에서 물러섰다. 청년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음산해 보였다. 마치 죽은 송장처럼. 그렇다고 그가 못생겼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무척 귀공 자 타입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끌만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그 눈빛과, 창백한 피부가 문제였다. 영원히 햇살 한번 받아보지 못한 듯한 그 피부와, 선명한 이목구비임에도 불구하고, 쾡하니 들어간 듯한 눈빛.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음산한 그의 분위기에서 벗어나기위해 달려나갔다. 그들은 겁을 먹고 있었다. " 곽도령 아니시오? " " .... " " ? " 유도주였다. 그는 반기는 기색으로 청년의 손을 정중히 잡고는 미소짓고 있었다. " 저번에 그대가 알려준 비책대로 하였더니 죽을 목숨 살려주어 정말 감사하오!!! 그대가 아니였다면 나는 벌써 황천길로 갔을거요!! 고맙소! 정말 고맙소!! " " 별말씀을. 음? " " 아니 왜그러시오? " " ...이상하군요. 소인의 비책대로 진정 하셨습니까? " " ...그...그렇소만? " " ...아닙니다. 소인이 알려준 돼지피를 쓰시지 않으시었구려. " " 아... 다급해서 그만 가까이 있는 닭의 피를 이용하였소. " " ...음... 또다시 고비가 오겠구려. " " 고비라니요!!! " " 쯧쯧쯧. " 청년이 혀를 차며 급히 자신의 품에서 부적을 두장 꺼내더니 유도주에게 던졌다. " 이것을 도주의 방 양쪽 나무에 붙혀놓이시오. 그럼 목숨은 건질수 있을거요! " " 예?!!! 곽도령!! 곽도령!!! " " 자정을 조심하시오. 그럼 이만. " " ??? " 사람들은 정말 바람같이 사라진 청년을 찾기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그를 찾을수 없었다. 유도주는 한참을 그를 찾다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가마를 돌려 자신의 저택으로 향했다. 진회는 한참을 유도주와 곽도령을 이채롭게 바라보았다. 그는 궁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다 궁금해서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갔었다. 웬 도복을 입은 청년이 묘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바로 죽을 목숨을 살려준다니. 우스웠다. 그는 도복만을 입었을 뿐 사이비 같았다. 그러나 지금의 황제께서는 도인들을 모으고 있는 편이셨고, 만약 저 청년이 진정 실력이 있다면, 어쩌면 저 청년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될지도 모른다. 그때 유도주와 대화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고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래... 자정을 조심하라 했으니 저 유도주를 살피다 보면 그에 대한 진위를 밝힐수 있겠지. 그는 몇몇 인물들에게 속삭이고는 다시 황궁으로 향했다. 오늘도 연회를 베풀고있을 황제를 위해. 유도주는 사신에게 부적을 던져준 곽도령을 생각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부적을 하인을 시켜 자신의 집 앞 양쪽 버드나무에 붙였다. 향이 타들어간 시간을 보아 지금은 자정이 가까운 시간, 그는 밖을 한번 바라보고는 긴 한숨을 내쉬며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 도주어른!!! 바깥채에 불이 났습니다!!! 도주어른!!! " " 무어라?!!! " 그는 서둘러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달려나갔다. 그때 강한 바람이 불어 그는 눈을 잠시 감았다. " 유도주님!!! 조심하십시오!!! " " ?!!! " 순식간에 번쩍이며 번개가 내리쳤고, 또한 그 번개에 현판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유도주는 아찔한 기분이 되어 눈을 감아버렸다. " 꺄 아!!! " " 도주어른!!!! " 그는 끝이구나 생각하고는 멍하니 서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가 슬그머니 눈을 뜨자, 그 현판을 부적을 붙힌 나무 두그루가 받히고 있음이 보였다. 그는 멍한 기분이 되어 그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세상에!!! " " !!!! " " 도주어른!!! " 하인들은 도주의 무사함에 기뻐하며 그 도사의 영험함에 기뻐하고 있었다. " 뭐라? 도사의 영험함으로 유도주가 살아났다? " " 예, 어르신. 도사가 시킨대로 하였더니 떨어지는 현판에 맞아죽을 운에서 벗어났다 하더이다! " " 그래? 그 도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 " 예, 개봉 외곽의 작은 주루에서 짐을 푼 모양입니다. " " 그래? 어서 그를 모시러 가자! 어서!! " " 옙! " 진회는 기분이 좋아져 서둘러 옷을 차려입고는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도사가 묶고 있다는 주루로 향했다. 도성안에 소문이 다 펴졌는지 벌써 많은 사람들-특히 고관대직들-이 그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는 한발늦었다는 심정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둘러 안으로 들어섰다. " 도사~ 어서 우리 집으로 갑시다~ 이곳은 도사가 있기에는 너무나 누추하오~ " " ... " 진회는 막 주루로 들어서자,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도사를 발견하고는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 이보오, 도사! 나는 진회라고 하오!!! 나와 얘기좀 합시다!!! " " ? " " ... " 도사는 진회가 그를 부르자, 한동안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당신의 일에 나를 끌어들이려 하지마오. 그리고 조용히 물러나 한동안 고이 있으시오. 황궁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고! " " ?? " " 명심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테니. " " !!! " 진회는 한동안 벙 쩌서 그가 자신과 늘상 싸워대는 묘대인을 따라 궁으로 입궁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묘한 기분이 되어 한동안 멈춰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난 개봉이 싫어. " " .... " " 화곤! " " ...우린 돌아올곳에 돌아온거야. 여긴 우리 고향이니까. " 말못하게 쌀쌀맞아진 화곤으로 인해 미향은 꼬리를 내리고 그의 뒤를 따랐다. 그들이 다시 개봉으로 돌아온 것은 개봉의 세액이 면제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였다. 실지로 다시 여관을 구입하고 세액을 내고나니 그곳에 있을때보다 훨씬 좋아진 대우였다. 다시 시작하려면 힘들겠지만 독고가가 없는 곳에 있고싶다는 화곤의 강력한(?) 주장에 별수없이 돌아오게 된 것이다. 미향은 계속 그곳에 있고 싶었다. 그러나 화곤은 미향을 두고서도 떠날 분위기였다. 어쩔수 없이 따라온 미향은 돌아오는 계속 투덜거리고 있었다. ...예전같았으면 다독여주고, 챙겨줄 화곤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관심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 ...여긴가? " " .... " 다시 돌아온 집은, 약간은 황폐한 듯 했지만 여전히 깔끔했다. 화곤은 묘한 표정이되어 그런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 ...또 천을 사러 가시게요? " " 응. " " 하아.... " 동아는 묘한 표정이 되어 유리가 망쳐버린 붉은 비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도대체 혼례복을 만들겠다는 생각인지, 아님 계속 실패해서 시집을 가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를 지경이다. 벌써 3번째....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건지.... 동아는 유리가 밖으로 나갈 차비를 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유리는 밖으로 나와서도 한동안 주위를 둘러볼뿐 옷감집에는 가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를 가시는건지. 그러다 그녀가 <월궁>으로 가자, 당황해서는 그녀를 막아섰다. " 어딜가시는건지요! " " 갈때가 있어. 찾아볼것이 있어. " " <월궁>에요? " " 음. " " 아니됩니다!!! " " ... " 동아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자, 유리는 묘하게 미소지으며 그런 동아를 바라보았다. " 꼭 찾아야할것이 있어. " " .... " " ...꼭 가야해. " " 소녀가 대신 다녀오겠습니다. " " ... " 동아가 굳은 표정으로 유리를 바라보자, 그녀는 한동안 그런 동아를 바라보다 긴 한숨을 내쉬었다. " 그래.... 그럼 내 궁에 가면 담벼락 끝에 세 번째 돌담, 거기에 검은 돌을 열면 상자가 있을거야. 그것을 찾아와. " "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시겠습니까? " " ...객잔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 " 예. " 유리는 사라져가는 동아의 뒷모습을 묘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근처에 있는 유도주가 생각났다. 그에게 가면... 아... 아니다. 나는 그를 잊어야 한다. 유리는 생각을 고쳐먹고는 서둘러 장터를 벗어나 옷감집으로 향했다. 행복한 신부가 되리라. 그 누구보다 행복한 신부가 되리라. 한겨울 얼음이 얼때마다 그가 생각나겠지만. 한겨울 눈이 내릴때마다 그가 생각나겠지만. 눈내리는 봄 도화가 필때마다 그가 생각나겠지만.... 그가... 생각나겠지만... " 어서오십시오~~ 어라? 아가씨, 또 오셨네요? " " 네, 솜씨가 없어서 또 옷감을 망쳤어요. " " 예~ 자, 여기 있습니다. " " 고마워요. " " 혼례날이 언제라구요? " " ...3월 초하루에요... " " 아이고~ 길일이네요~ " " 감사합니다 " " 행복하세요~ " " ... " 유리는 안으로 들어설 때 올렸던 베일을 다시 내리며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서둘러 객잔으로 향했다. " 유...유리?!!! " 미향은 옷감집에 왔다 그곳으로 들어서는 유리를 보고 소그라치게 놀라고 있었다. 그녀가... 죽었다던 그녀가 개봉에 있었다니... 미향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밖으로 나간 유리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있었다. 분명 유리였다. 분명. " 아저씨, 방금 저 아가씨... " " 아~ 미인이죠? 3월 초하루에 혼례를 올린다고 준비중이시랍니다. " " !!! " 주인장의 기분좋은 말에 미향은 기분이 나빠오고 있었다. 그녀가 혼례를 올린다? 그것도 행복한 모습으로? 흥. 있을수 없는 일이다. 내가 그리 놔둘것같아? 나와 화곤의 사이에 끼어들어 그를 그렇게 변하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데!!! 네가 어디 좋게 혼례를 올리는지 어디 두고보자구. 미향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 ㅡ.ㅡa 글이 안되는군여. 쩝. ㅜ.ㅡ 을씨년스러운 겨울바람이 개봉을 스칠 때 도사차림의 청년하나가 당당히 개봉의 관문에 들어서고 있었다. 문을 지키던 문지기 하나가 그를 보더니 막아섰다. 그러자 도사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그의 손을 잡았다. " 쯧쯧쯧, 자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죽을 팔자구먼. " " ? 아니 뭐 이런 재수없는 놈이 다 있어?!! " " 후후후. 나무를 조심하게~~ " " ?? " 도사는 문지기에게 동전 다섯 개를 쥐어주고는 유유히 개봉으로 들어섰다. 뒤이어 나무꾼이 나무 짐을 지고는 들어서고 있었다. 문지기는 나무를 조사하다 갑자기 도사놈이 했던 말이 떠올라 슬그머니 몸을 피했다. 그런데 나무를 피하려다 잘못 돌에 걸려 넘어지는 꼴이 발생했다. " 어..어!!! " 쿵! " 꺄 악!!! " 문지기는 맥없이 넘어지지 않기위해 팔을 휘젓다 성벽에 몸을 부딪히고는 다른 동료가 그를 받쳐주자 일어서려다 다시 수레에 몸을 기대었다. 그러나 그는 깨어나지 못했다. 수레 앞부분의 나무 손잡이에 심장이 꽂혀버린 것이다. 모두가 웅성거리며 앞에 걸어가고 있는 도사를 바라보았다. 문지기는 정확하게 나무에 심장이 꽂혀 죽었던 것이다. 도사 복장의 청년은 적당한 위치에 가자, 전을 펴고는 자리를 잡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에게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말 없이 사람들을 둘러볼 뿐이었다. "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점을 봐드리지 않습니다. " " ?? " " 죽을 사람이거나, 혹은 살 사람이거나. " 청년이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자, 사람들은 그의 미소에 소름이 돋아 한발자욱씩 물러났다. " ...바로 죽을 목숨이거나... 혹은 살 목숨이거나. " " ... " " 죽을 목숨에게 살 길을 알려주는게 나의 몫이지요. " " ... " 그의 목소리가 음산하게 젖어들자, 사람들은 더욱 소름이 돋는지 그의 주위에서 물러섰다. 청년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음산해 보였다. 마치 죽은 송장처럼. 그렇다고 그가 못생겼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무척 귀공자 타입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끌만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그 눈빛과, 창백한 피부가 문제였다. 영원히 햇살 한번 받아보지 못한 듯한 그 피부와, 선명한 이목구비임에도 불구하고, 쾡하니 들어간 듯한 눈빛.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음산한 그의 분위기에서 벗어나기위해 달려나갔다. 그들은 겁을 먹고 있었다. " 곽도령 아니시오? " " .... " " ? " 유도주였다. 그는 반기는 기색으로 청년의 손을 정중히 잡고는 미소짓고 있었다. " 저번에 그대가 알려준 비책대로 하였더니 죽을 목숨 살려주어 정말 감사하오!!! 그대가 아니였다면 나는 벌써 황천길로 갔을거요!! 고맙소! 정말 고맙소!! " " 별말씀을. 음? " " 아니 왜그러시오? " " ...이상하군요. 소인의 비책대로 진정 하셨습니까? " " ...그...그렇소만? " " ...아닙니다. 소인이 알려준 돼지피를 쓰시지 않으시었구려. " " 아... 다급해서 그만 가까이 있는 닭의 피를 이용하였소. " " ...음... 또다시 고비가 오겠구려. " " 고비라니요!!! " " 쯧쯧쯧. " 청년이 혀를 차며 급히 자신의 품에서 부적을 두장 꺼내더니 유도주에게 던졌다. " 이것을 도주의 방 양쪽 나무에 붙혀놓이시오. 그럼 목숨은 건질수 있을거요! " " 예?!!! 곽도령!! 곽도령!!! " " 자정을 조심하시오. 그럼 이만. " " ??? " 사람들은 정말 바람같이 사라진 청년을 찾기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그를 찾을수 없었다. 유도주는 한참을 그를 찾다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가마를 돌려 자신의 저택으로 향했다. 진회는 한참을 유도주와 곽도령을 이채롭게 바라보았다. 그는 궁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다 궁금해서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갔었다. 웬 도복을 입은 청년이 묘한 말을 내뱉고 있었다. 바로 죽을 목숨을 살려준다니. 우스웠다. 그는 도복만을 입었을 뿐 사이비 같았다. 그러나 지금의 황제께서는 도인들을 모으고 있는 편이셨고, 만약 저 청년이 진정 실력이 있다면, 어쩌면 저 청년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될지도 모른다. 그때 유도주와 대화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고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래... 자정을 조심하라 했으니 저 유도주를 살피다 보면 그에 대한 진위를 밝힐수 있겠지. 그는 몇몇 인물들에게 속삭이고는 다시 황궁으로 향했다. 오늘도 연회를 베풀고있을 황제를 위해. 유도주는 사신에게 부적을 던져준 곽도령을 생각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부적을 하인을 시켜 자신의 집 앞 양쪽 버드나무에 붙였다. 향이 타들어간 시간을 보아 지금은 자정이 가까운 시간, 그는 밖을 한번 바라보고는 긴 한숨을 내쉬며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 도주어른!!! 바깥채에 불이 났습니다!!! 도주어른!!! " " 무어라?!!! " 그는 서둘러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달려나갔다. 그때 강한 바람이 불어 그는 눈을 잠시 감았다. " 유도주님!!! 조심하십시오!!! " " ?!!! " 순식간에 번쩍이며 번개가 내리쳤고, 또한 그 번개에 현판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유도주는 아찔한 기분이 되어 눈을 감아버렸다. " 꺄 아!!! " " 도주어른!!!! " 그는 끝이구나 생각하고는 멍하니 서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가 슬그머니 눈을 뜨자, 그 현판을 부적을 붙힌 나무 두그루가 받히고 있음이 보였다. 그는 멍한 기분이 되어 그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세상에!!! " " !!!! " " 도주어른!!! " 하인들은 도주의 무사함에 기뻐하며 그 도사의 영험함에 기뻐하고 있었다. " 뭐라? 도사의 영험함으로 유도주가 살아났다? " " 예, 어르신. 도사가 시킨대로 하였더니 떨어지는 현판에 맞아죽을 운에서 벗어났다 하더이다! " " 그래? 그 도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 " 예, 개봉 외곽의 작은 주루에서 짐을 푼 모양입니다. " " 그래? 어서 그를 모시러 가자! 어서!! " " 옙! " 진회는 기분이 좋아져 서둘러 옷을 차려입고는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도사가 묶고 있다는 주루로 향했다. 도성안에 소문이 다 펴졌는지 벌써 많은 사람들-특히 고관대직들-이 그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는 한발늦었다는 심정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서둘러 안으로 들어섰다. " 도사~ 어서 우리 집으로 갑시다~ 이곳은 도사가 있기에는 너무나 누추하오~ " " ... " 진회는 막 주루로 들어서자,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도사를 발견하고는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 " 이보오, 도사! 나는 진회라고 하오!!! 나와 얘기좀 합시다!!! " " ? " " ... " 도사는 진회가 그를 부르자, 한동안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당신의 일에 나를 끌어들이려 하지마오. 그리고 조용히 물러나 한동안 고이 있으시오. 황궁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고! " " ?? " " 명심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테니. " " !!! " 진회는 한동안 벙 쩌서 그가 자신과 늘상 싸워대는 묘대인을 따라 궁으로 입궁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는 묘한 기분이 되어 한동안 멈춰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난 개봉이 싫어. " " .... " " 화곤! " " ...우린 돌아올곳에 돌아온거야. 여긴 우리 고향이니까. " 말못하게 쌀쌀맞아진 화곤으로 인해 미향은 꼬리를 내리고 그의 뒤를 따랐다. 그들이 다시 개봉으로 돌아온 것은 개봉의 세액이 면제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였다. 실지로 다시 여관을 구입하고 세액을 내고나니 그곳에 있을때보다 훨씬 좋아진 대우였다. 다시 시작하려면 힘들겠지만 독고가가 없는 곳에 있고싶다는 화곤의 강력한(?) 주장에 별수없이 돌아오게 된 것이다. 미향은 계속 그곳에 있고 싶었다. 그러나 화곤은 미향을 두고서도 떠날 분위기였다. 어쩔수 없이 따라온 미향은 돌아오는 계속 투덜거리고 있었다. ...예전같았으면 다독여주고, 챙겨줄 화곤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관심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 ...여긴가? " " .... " 다시 돌아온 집은, 약간은 황폐한 듯 했지만 여전히 깔끔했다. 화곤은 묘한 표정이되어 그런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 ...또 천을 사러 가시게요? " " 응. " " 하아.... " 동아는 묘한 표정이 되어 유리가 망쳐버린 붉은 비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도대체 혼례복을 만들겠다는 생각인지, 아님 계속 실패해서 시집을 가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를 지경이다. 벌써 3번째....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건지.... 동아는 유리가 밖으로 나갈 차비를 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유리는 밖으로 나와서도 한동안 주위를 둘러볼뿐 옷감집에는 가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를 가시는건지. 그러다 그녀가 <월궁>으로 가자, 당황해서는 그녀를 막아섰다. " 어딜가시는건지요! " " 갈때가 있어. 찾아볼것이 있어. " " <월궁>에요? " " 음. " " 아니됩니다!!! " " ... " 동아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자, 유리는 묘하게 미소지으며 그런 동아를 바라보았다. " 꼭 찾아야할것이 있어. " " .... " " ...꼭 가야해. " " 소녀가 대신 다녀오겠습니다. " " ... " 동아가 굳은 표정으로 유리를 바라보자, 그녀는 한동안 그런 동아를 바라보다 긴 한숨을 내쉬었다. " 그래.... 그럼 내 궁에 가면 담벼락 끝에 세 번째 돌담, 거기에 검은 돌을 열면 상자가 있을거야. 그것을 찾아와. " "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시겠습니까? " " ...객잔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 " 예. " 유리는 사라져가는 동아의 뒷모습을 묘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근처에 있는 유도주가 생각났다. 그에게 가면... 아... 아니다. 나는 그를 잊어야 한다. 유리는 생각을 고쳐먹고는 서둘러 장터를 벗어나 옷감집으로 향했다. 행복한 신부가 되리라. 그 누구보다 행복한 신부가 되리라. 한겨울 얼음이 얼때마다 그가 생각나겠지만. 한겨울 눈이 내릴때마다 그가 생각나겠지만. 눈내리는 봄 도화가 필때마다 그가 생각나겠지만.... 그가... 생각나겠지만... " 어서오십시오~~ 어라? 아가씨, 또 오셨네요? " " 네, 솜씨가 없어서 또 옷감을 망쳤어요. " " 예~ 자, 여기 있습니다. " " 고마워요. " " 혼례날이 언제라구요? " " ...3월 초하루에요... " " 아이고~ 길일이네요~ " " 감사합니다 " " 행복하세요~ " " ... " 유리는 안으로 들어설 때 올렸던 베일을 다시 내리며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서둘러 객잔으로 향했다. " 유...유리?!!! " 미향은 옷감집에 왔다 그곳으로 들어서는 유리를 보고 소그라치게 놀라고 있었다. 그녀가... 죽었다던 그녀가 개봉에 있었다니... 미향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밖으로 나간 유리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있었다. 분명 유리였다. 분명. " 아저씨, 방금 저 아가씨... " " 아~ 미인이죠? 3월 초하루에 혼례를 올린다고 준비중이시랍니다. " " !!! " 주인장의 기분좋은 말에 미향은 기분이 나빠오고 있었다. 그녀가 혼례를 올린다? 그것도 행복한 모습으로? 흥. 있을수 없는 일이다. 내가 그리 놔둘것같아? 나와 화곤의 사이에 끼어들어 그를 그렇게 변하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데!!! 네가 어디 좋게 혼례를 올리는지 어디 두고보자구. 미향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 곽도령 나 이 : 23세 전후 출생지 : 개봉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음. 연고지 : 현재 알려진 바로는 유도주의 집에서 지내는 것으로 되어있음. 외모상특징: 마치 돌팔이 도사처럼 차려입었지만 왠만한 점괘는 다 맞추고, 유도주의 목숨을 2번이나 구한 것으로 유명함. 그러나 실지로 누구의 제자인지, 어느산에서 수련 했는지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슴. ================================ " ....끄응... 이것도 알아온것이라고 지금 내게 보고하는건가? " " ....죄송합니다. 문주님. " " 휴... 곽도령이라... " " ...문주님. 그 이상을 알아낸다는 것은 좀... " " ... " 여린은 예의 그 괴상한 미소를 지으며 부하를 바라보았다. 그는 당황해서는 여린의 눈을 피했다. " 어이, 부하야. 최소한의 출생지라도 알아와야 할거 아니냐? " " 그게... 너무나 갑작스럽게 나타난 사람이라... " " 음... "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여린은 묘한 표정이 되어 자신의 턱을 두드려댔다.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존재감조차 없는 사람. 그래서 그를 더 신비하게 본 대관들과 황제는 그를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그는 황제가 내어준 집을 극구 물리고 유도주의 집에서 기거를 한다했다. 유도주라.... " 음. 심심한데 개봉이나 다시 가볼까? " " 문주님... 일이 밀려있습니다. " " 후후. 그 일들은 너와 장로들이 할 것이고. " " 끄응... " " 자, 나는 친구 만나러 간다네~ " " ...이곳에서 개봉까지는 2,3개월이나 걸리는데... " " 후후. 뭐 어때. 유람이나 다니며 천천히 가는거지. " " ... " 부하가 못마땅하니 그를 바라보자 그는 피식 웃으며 부하의 볼을 두드렸다. " 어이, 부하야. 만통문의 문주인 이 서소문이 이렇게 구석방(결코 구석이 아니다)에 틀어박혀 칙칙한 문서들만 봐야겠냐? " " 예. " " ...앞뒤 꽉 막힌놈. " " ... " " 그럼 난 간다~~ 장로들한텐 잘~~ 말해주~~~ " " ... " 부하는 머리를 쥐어싸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목적지가 어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그는 싸여있는 서류들을 한참동안 노려보다 부하 몇몇을 불렀다. " 너는 지금 당장 문주님 뒤를 따라라. " " 옙! " " 너는 장로님들을 안으로 서둘러 모셔라. " " 옙! "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다. 그가 제발 사고만 치지 않기를 바랄뿐.... " 가져왔니? " " 예, 여기 " 유리는 동아가 내민 상자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혹시나 했었다. 늘 그곳은 자신의 부모님과 자신밖에는 모르는 곳이기에. 그녀는 가만히 그것을 만져보다 슬그머니, 아주 조심스레 열어보았다. 상당량의 보물과 예쁜 봉서 하나. 유리는 조심스레 봉서를 뜯어보았다.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나의 사랑하는 딸 유리야... 네가 이 편지를 볼 때 즈음이면 우리는 아마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듯 하구나. 나와 너의 어미는 항상 너의 걱정으로 잠을 이룰수가 없었단다. 이 험한 세상... 어떻게 너를 두고 눈을 감을수 있을까... 내 사랑하는 딸 유리야. 나는 네가 마지막 화환가의 혈손이라 하더라도 그 막중한 임무를 물려받지 않기를 바란다. 송은 벌써 퇴색하는 나라이고... 너 홀로 그 수많은 짐을 지기에는 너무나 힘들 듯 하구나... 네가 마음만 있다면 가문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그 자가 천민이든 또는 송의 인물이 아니든.... 아이야. 나는 너를 두고 떠날 수 밖에 없구나. 비록 우리 가문이 누명을 쓰고 대대로 천한 가문이 되더라도 아이야. 송을, 왕가를 미워하지 말아라. 네가 혼례를 올리는 행복한 모습을 보고싶었건만... 너를 다시 한번 안아볼수 있다면 좋으련만. 사랑한다... 아이야... 이 서신을 태워 그 재를 모아 게면 <천년내단>이 만들어진단다. 위급할 때 쓰거라. 너의 어미가 하나 들고 있지만 그것을 쓰기에는 힘들 것 같구나. 내가 줄 것은 그것밖에 없구나. 미안하구나.... > " 아버지... " 유리는 편지를 쥐고서 그녀는 울지 않기위해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는 울지 않으리라는 맹세를 지키기위해... 그녀는 독하게 애굿은 구름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 엽기공녑니다 ㅠ.ㅠ 저절하게 몸부림칩니다. 글이 안적혀서 흑흑흑. 거기다 애매모호한 제 소설 타입때문에 더욱 그런듯... 에궁. 유리(127)-혼약(8) 재인은 조용히 청안이 있는 유리정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주위를 조심스레 둘러보았다. 아무도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이가 없었지만 그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정자로 향하고 있었다. 이제 개봉에 남은 황금군은 자신과 동아밖에는 없다. 유리님의 명대로 그들은 모두 개봉에서 흩어지듯 사라졌다. 그도 물론 떠나라는 명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선뜻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기에. ...그는 황금군의 상징인 봉황이 세겨진 허리띠를 황금군에게 돌려준후 움직이고 있었다. 유리정에 들어서자, 청안이 연못을 바라보며 술을 들이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냥 보기에도 그는 상당히 취한듯했다. 재인은 차가운 표정으로 발소리도 죽이지 않은채 청안에게로 다가섰다. 밤의 달이 빛나면 빛날수록 그는 유리를 생각하며 술을 들이켰다. 다시한번 그녀의 행복한 미소를 보고싶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 무표정한 얼굴이 아닌. 그녀의 죽은듯한 눈빛, 그리고 그 무표정함이 그를 너무나 괴롭혔다. 청안은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달을 바라보았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러나 살기는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는 조용히 술잔에 다시 술을 따랐다. 발걸음을 들어보니 재인인가보군. " 재인인가. " " ...예. " 그는 재인이 정자로 들어서자, 잔을 한잔 꺼내서는 술을 따랐다. " 한잔하게. " " ...아닙니다. " " 아.. 자네는 술을 하지 못하지... " 그는 피식 웃고는 재인의 잔에 따른 술을 마셔버렸다. 오늘같은 밤이면 늘 술을 들이키게 된다. 조용하고 차가운 보름달이 뜰때면. 살기!!! 청안은 갑자기 느껴지는 살기로 인해 순간적으로 몸을 틀면서 검을 뽑아 상대방을 찔렀다. 어깨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자신의 심장을 노리던 검이 약간 비껴나가면서 어깨를 찌른 모양이다. 검 끝으로 상대의 심장소리가 들리고 있다. " ?!!!재인?!!! " 그는 너무나 놀라 재인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검이 재인의 심장에, 그리고 검을 가지고 있지도 않던 재인의 손에 들려있던 검이 자신의 어깨에 박혀있었다. 술기운이 확 달아났다. 그가 왜 자신을 노렸던걸까. 전혀 무공이라고는 모르는 그가! " 누가... 시킨겐가? " " ... " 재인의 입가에서 서서히 피가 흘러나오자 당황한 것은 그였다. 분명 누군가 자신을 죽이기위해 재인의 가족이나 소중한 것을 잡고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 순둥이가 자신에게 검을 겨눈것이겠지. 그는 안타까운 듯 재인을 바라보았다. 실수였다. 자신이 너무나 과민하게 반응해 인재 하나를 죽음에까지 가게한 것이다. 그는 조심스레 재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재인은 무표정했다. " 미안하네... 정말... " " 쿠쿠.. 미안할게 뭐가 있소. " " ? " 애써 입을 연 재인의 말투에 청안은 의아함을 감출수 없었다. 평상시의 조용조용하고 자신의 명을 잘 따르던 그가 아니었다. " ...재인? " " 쿠쿠쿠... 바보스러운 놈..쿨럭... " " !! " 재인의 입가에 흐르던 피는 그가 말을 시작하자 우두둑 쏟아져나왔다. 그는 자조적으로 웃고있었다. 마치 청안을 비웃듯. 아니 그의 말투는 그를 놀리듯 빈정대고 있었다. 청안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재인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 쿠쿠... 그때부터였다. 네놈이... 유리님을 그렇게 처참하게 버린 순간부터... " " !!! " 순간 그의 뇌리에 화환궁시절 자신의 주위를 스치듯 지나치던 평범한 자들이 떠올랐다. 그들 소속이었던가? 그랬던가!!! " 전하의 신뢰를 깡그리 날려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마마를 넘본 죄... " " ... " " 마마를 넘보았다면 책임을 져야지.. 감히.. 감히 네깟게!!! " 청안은 재인의 말을 들으며 몸서리치듯 떨고 있었다. 그녀가 떠나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리고 인자한 화환왕의 모습과 차갑게 자신을 바라보던 소화부인 또한. 재인의 숨소리는 점점 가빠지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미친 듯 뛰고있었지만 또한 식어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말을 다하려는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 후후후.. 괴롭지. 괴로울거야...쿨럭... 더 이상 너는 다른이를 믿지 못할테니..쿨룩... 암... " 그는 힘없이 쓰러지는 몸과는 달리 청안에게 독설을 쏟아붇고 있었다. 청안은 몸을 떨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의 손잡이를 잡은채. " 후후후. 아둔한 놈. 허나 이제는 더 이상 너도 유리님을 뵙지 못할게야. " " !!! " " 그 분은 이제 혼약하신다.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 " !!! " " 날까지 말해줄까? 쿨룩... 삼월 초하루다 " " 그...그게 무슨뜻이냐!!! " " 후후후. 쿨룩... 아둔한 네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모양이지? 쿨룩. 아마 그날은 길일이라 1000여명이 넘는 신혼부부가 발생할걸? 후후후. 어디서 찾으리오... " " 이!!! " 청안은 재인의 말에 충격을 받아 그의 심장에 꽂힌 자신의 칼을 뽑아들었다. 재인의 심장에서 흐르는 피가 정자의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그러나 재인은 상관없다는 듯 이죽거리고 있었다. " 후후후. 이 넓은 중원땅 어디에서 유리님을 찾으리오... " " 어디냐!!! 어디냔말야!!! " " 후후. 너무 많은걸 바라지마. 난 지금 열심히 죽어가는 중이니까. " 창백한 재인이 재미있다는 듯 청안을 노려보며 놀려대자, 청안은 더 이상 참을수 없다는 듯 그의 멱살을 잡아쥐었다. " 어디냐구!!! " " 쿨룩... 후후...헉헉..헉... 너무 흥분하지...말라구.. " " 말해!!! " " 바보같은놈... 그럼 자~~알 있게... " 재인의 눈이 서서히 감기자, 청안은 미친 듯 재인을 깨우기위해 더욱 강하게 잡아 흔들었다. 그러나 재인은 입가에 이죽거리는듯한 미소를 지은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의 몸은 차갑게 식어갔다. 청안은 괴성을 지르듯 비명을 지르며 어깨에 꽂힌 검을 뽑아내고는 계속 비명을 질러댔다.그리고 재인을 안고는 그를 계속해서 흔들고 있었다. 그가 일어나 유리가 있는 장소를 밝혀야했다. 그는 일어나야만했다. 그의 괴성에 놀라 사람들이 달려들어왔다. 청안이 재인을 안고 울부짖고있자, 그들은 자신들 마음대로 상상하기 시작했다. 청안에게 자객이 들이닥치자, 평상시 표주를 잘 따르던 재인이 막아섰고, 그 참에 재인은 죽고 -그는 무공을 모르므로.- 자객은 도망친 것으로. 그리고 울부짓는 청안을 아끼는 부하를 잃은 표주로 생각하며 그들 또한 청안의 마음을 아는 듯 선뜻 그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었다. 결혼이라니!!! 나를 놔두고? 흥. 있을수도 없는 일이다!!! 청안은 결규에 가까운 괴성을 지르며 이제는 식어버린 재인의 몸을 계속 쥐어 흔들고 있었다. 황노인은 자신에게로 돌아온 재인의 허리끈을 씁쓸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나 둘. 충성스런 황금군의 인재들이 죽어가고 있다. 화환가의 몰락을 시작으로 그들은 점점더 구석으로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원래 밖에서 활동을 안던 그들이지만 점점더 숨통을 조여오는 압력 때문에 모두가 헉헉거리고 있었다. " ...재인의 별이 떨어졌습니다. " " .... " " ...아마도 청안 그자이겠지요. " " .... " 황장군은 자신에게 보고하는 노인을 씁쓸히 바라보았다. 그들은 유리의 명대로 개봉의 외곽보다 훨 떨어진, 겨의 옥문관 근처에 있는 작은 산사에 머물고 있었다. 재인의 죽음은 그가 죽고도 한참이 되어서야 그들에게 전해졌다. 황금군의 이동속도가 그만큼 느려진것도 느려진것이지만 개봉에 남아있는 자는 동아밖에 없기에, 그녀 혼자 개봉의 소식을 담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차서 이제야 겨우 연락이 된 것이다. 씁쓸한 기운. " ...유리님을 보호해야하지 않겠소. " " ...그자는 유리님을 발견치 못할것입니다. " " 허나... " " ...개봉 외곽을 지키고 있는 녀석들 또한 다 철수한 마당에 어떻게 그럴수가 있겠소. 개봉까지 가는 길 또한 한달 가까이 걸리는데. " " ...우리가 너무 멀리 온 것은 아닐까요? " " ...그럴수도 있겠지요.... " 황노인은 가만히 점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리의 점괘는 아무리 해도 나오지 안고, 백상아의 점괘는 계속 <生과死, 死와 生>만이 뜰 뿐이었다. 불안했다. 행복해야할 혼인식인데... 그래야 하는데... 아무래도 청안이라는 자가 걱정이었다. " 동아에게 청안이라는 자를 감시하도록 합시다. " " 그래야 겠습니다. 아무래도 불안하군요. " " ... "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소식을 알리는 비둘기를 날려보내고 있었다. " 에고고. 심심해라. 어떻게 3월까지 견디지? " " ....곽도령... " 곽도령이 이리저리 온몸을 딩굴며 발악해대자, 유도주는 기가막히는듯한 표정으로 곽도령을 노려보았다. 그러다 그가 좀처럼 뒹굴(?)거림을 멈추지 않자, 한숨을 내쉬며 말을 걸었다. " 어이, 곽도령, 아무리 보는 눈들이 없다지만 너무한거 아닌가? " " 뭐가요? " " 음... " 유도주가 신경이 쓰이는 듯 그를 바라보자, 한참동안 이리저리 딩굴거리던 그는 벌떡 일어나 유도주에게 불만가득한 말투로 얘기했다. " ...너무한건 아버지 아니세요? 5년만에 본 외아들인데!!! " " 네 이놈! " " ...곽경이라는 그 이름도 싫다구요. 제 이름은 유한지라구요... " " ... " 유도주는 투덜거리는 어린 아들을 토닥이며 다독거리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다. 그는 간자(첩자)들의 중심부에 있는 자. 그리고 그를 위해 아들또한 간자의 철저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자신이라고 왜 아들을 안아보고 싶지 않겠는가. 어려운 여행을 마치고, 황제에게 어려운, 훌륭한 임무까지 맡아온 이 자랑스러운 아들을.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감정을 꾹 누르며 딩굴거리는 아들을 다독였다. " 이번건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 " .... " " 3월 초하루에 성문이 열리지 않으면 황제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신다. 약속은 황제에게 무척 중요한 것이다. " " ...알았다구요... " 이번 건은 황제가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좋은 길이 될 것이다. 처음으로 큰 임무를 맞은 것이니 만큼 그는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러나 성격이 그래서인지 늘 유도주 앞에서는 어리광을 부리는 어린 아들이었다. " 폐하가 워낙 계획을 세밀하게 짜셔서요~ " " 그래도 하나의 흠짓이라도 난다면 너와 모든 금의 간자들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 " " ...조심할께요... " 유도주는 그새 기가 죽어버린 아들을 위해 한숨을 내쉬고는 곽경이 좋아하는 유과를 슬그머니 앞으로 내밀었다. 그는 베시시 웃으며 그가 내민 유과를 입안 가득 집어넣었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한가한 부자의 오후였다. " 폐하? " " 음... 왔는가. " " ... " 라프윈은 깊히 생각에 빠져든 오걸매를 불러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요즘따라 일이 많아서인지 깊은 생각에 자주 빠지는 듯 했다. 정복사업은 차곡차곡 진행중이다. 이제 3월 초가되면 원하지 않고도 개봉은 금의 영토가 될 것이다. 유한지, 아니 곽경이 잘만 해 준다면. " 이게 끝인가? " " 예, 폐하. 국정은 이것으로 끝이십니다. " " ...나가보게. " " ...드릴 말씀이.. " " 뭔가? " 그는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보다 오걸매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 요즘 완안단태자전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십니다. " " ...그녀석은 다음대 황태자가 될 녀석이다. 그런데 뭐가 급해서 일을 벌이겠는가? " " 그가 문제가 아니십니다.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 " 그만하게. 쉬고싶네. " " 폐하!!! " " ... " 오걸매가 아무말없이 고개를 돌려버리자, 라프윈은 긴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왔다. 황제는 주위사람을 별로 믿지 않으신다. 그러나 가족에 대해서는 너무나 믿으신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솔찍히 안단 태자전하는 황제가 되시기에는 너무나 여린 성품이시다. 그리고 벌써 술을 가까이 하고 계시고. 술을 먹는다는건 사람의 성품이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기에. 그것도 어린 나이에... 라프윈은 긴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오걸매가 있는 대전쪽을 바라보았다. 늘 그렇듯 따가운 아침햇살이 그곳을 내리 비추이고 있었다. " 나...나는 그럴수 없습니다~~ 형님~~ " " 그리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저 잔혹한 황제에게서 벗어나실수 있으십니다. " " 하...하지만... " " 무어가 걱정이십니까, 태자님의 뒤에는 저같이 든든한 군사가 있고, 또한 막강한 권력들이 모두 태자전하를 바라보고 계신데요. " " 하지만... 황제께서는 나에게 모든 것을 다 물려주신다 하셨소... " " 후후. 그분이 얼마나 잔인한 분이신지 아시면서도 그런 어리신 말씀을... " " ... " 구혁소는 안단태자를 구스르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어차피 영토 확장은 곧 끝날 일. 지금의 황제가 영토확장이 끝나는 동시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자신들을 치는 일일 것이다. 벌써부터 그는 군사력을 지닌 자신들을 멀리하고, 또한 배척하기 시작했다. ...그는 훌륭한 정치가다. 그리고 아주 훌륭한 황제이다. 그러나 그런 그가 저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면, 자신들은 숙청당하거나, 한직으로 밀려날 것은 자명한 일. 황제의 권력이 약해야, 그들이 살아남을수 있다. ....그를 죽여야 한다. 강한 황제인 오걸매 그를. =========================== 에궁. 늦었어염^^:: 그나저나 여기저기서 리메하라고 난리이네염^^:: 근데 아마도 그것은 소설이 다 완결된 이후일듯.... 중간에 고쳐지면 맥이 끊기잔아여 ㅜ.ㅜ 미흡한 글이나마 계속 봐주셔서 어찌나 고마븐지 ㅜ.ㅜ 그럼 힘내서 달려가겠슴다~~ 유리(128)-혼약(9) 이주일... 재인이 말한 유리의 혼약식까지 남은 날짜다. 초조했다. 그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습관대로 자신의 술잔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찾아야만하는것일까... 어디서!! 그는 급기야 술잔을 노려보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 아~이~참~~, 이러지마~~ " " 뭐 어때~~ 아무도 없는데... " " 안에 표주님 계신단 말야~~ " " 괜찮아~ 소리도 안들릴텐데~ " 밖에서 유리정 소속의 하녀와 표사 하나가 놀아나는 모양이다. 그런 것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는 청안은 그들을 무시한 채 술을 한잔 들이켰다. 문란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 흥! 얄미워~ 나 같은 미인을 두고 딴데 놀러 다니니 기분이 좋아? " " 푸후후. 너보다 더 미인이 저 방에 있잖아~ " " 피, 그녀는 그림 뿐이구~ 사실 그림은 좀 과장되지 않아? " " 아냐아~~ 생각해보니 한 달 전에 저자거리에서 본 것 같기도 해. " " 그럴 리가~ " " 정말이라니까? " " !!! " 그림속 미인이라면 유리를 말한다!! 그는 표사의 입에서 유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서둘러 뛰어나갔다. 그리고 그의 멱살을 잡아 쥐었다. " 꺄 아 아아아악!!! 표...표주님!!! " 어디서 봤나!! 누구와 함께!!! " " 크..윽!!! " 청안의 손아귀 힘에 눌려 표사의 표정이 새파래지고 있었다. 숨통이 막힐 정도의 강한 힘이었다. 그는 조용하고도 낮은 목소리로 표사를 닦달했다. " 어디서 봤나. 어서 말해. " " 커..캑캑.. 표..표주님..수..숨이... " " 어서. " 청안은 그제서야 조금 힘을 빼고는 표사를 노려보았다. 표사는 새파랗게 질려서는 청안의 눈도 마주보지 못한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 어서!!! " " 그만해유!!! 그만해유!! " 갑자기 주아가 달려들어 표사를 밀쳐버리고는 그를 안았다. " 비껴!! " " 참아유... 지발... " 주아는 청안이 그녀에게 욕을 하든 뭘하든 그를 안고는 꼼짝하지 않았다. 표사는 한동안 숨을 들이키며 목을 가다듬고는 조심스레 그를 살폈다. 청안은 자신이 알던 공명정대하고, 착실한 모습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부인에 대한 사랑이 도가 지나쳐서라고 하지만 하마터면 자신의 목이 달아날 뻔한 것 아닌가. 그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조심스레 말했다. " 저...그때.. 저자거리에서..싸움이 있을 때... " " 싸움? " " 예... 그때.. 그 <홍화의 개>놈이 싸우고 있던 놈이랑 같이... " " ...싸우고 있던 놈? " " 예... 소인이 알기로는 그가 백상아라고... " " !!! " 백상아 라는 말에 청안은 비틀거리며 기둥에 몸을 기댔다. 주아는 벌써 저 모퉁이로 청안에게 떠밀려 쓰러진 채 였다. " 사람을 풀어 이 개봉을 샅샅이 뒤지라고 해!! 그놈... 백상아 그놈을 찾으면 황금 1관을 주겠다. 그놈의 집을 알아낸다면! " " 예... " 표사는 조심스레 그의 눈치를 살피며 서둘러 빠져나갔다. 청안은 표사가 자신의 연인과 함께 달려나가 버리자, 구석에 쓰러져있는 주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배를 힘껏 발로 차버렸다. 주아는 충격으로 몽둥이로 얻어맞은 개처럼 몸을 웅크리며 끙끙거리고 있었다. " 왜. 유리가 돌아온다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니? " " ... " " 이번에도 누명을 씌워 보낼테니? " " ... " " 후후후. 이번만큼은 안될거다. 넌 평생 유리에게 죄를 빌며 그녀의 발이라도 핥아야 할걸. 평생. " " ... " " 또다시 유리에게 헤꼬지 하거나, 혹은 내가 유리를 찾는 일을 방해한다면. " " ... " " 이제는 아예 깨끗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멀리 보내주지. " " ... " " 아주 고통스럽게 말이다. 아예 항아리에 담궈 소금에 절여주마. 방해하지마라." " 지금도 고통스럽구먼유!!! " 주아의 애절한 눈빛과 목소리를 무시한채 청안은 차갑게 돌아섰다. 그녀를 찾으리라. 백상아 그놈이라면 쉽게 개봉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분명... " 어라? 아가씨. 또 천을 사시게요? " " 네... 워낙 솜씨가 없어서... " " 예~. 여기 있습니다요~ " " ... " 유리는 다시 혼례용 옷을 짓는 천을 구입하고는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실컷 천을 사서는 옷을 만들지 않고 계속 그 천을 망치고만 있었다. 이제 혼례식은 2주후로 다가오고, 하녀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동아는 황금군에 일이 있다며 서둘러 개봉을 떠났다. 그녀는 지금 혼자서 또 천을 사러 밖으로 나왔다. 어머니가 아시면 화를 내실 일이지만 옷은 지어야 했다. " 이봐요!! 아가씨 조심해요!! " " ?? " 웬 노인 하나가 급히 유리를 낚아챘다. 말 하나가 다급하게 달려가고 있었다. 유리는 노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는 달려가는 말을 탄 사람을 바라보았다. 청안? 그였다. 못본사이 그는 더욱 마르고 창백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달려가는 청안의 모습을 보다 가만히 두손을 모아 합장했다. 그가 편안하기를. 이제 자신을 잊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기를... 행복하기를... 그렇게 그녀는 빌고 있었다. " 이봐요, 아가씨? " " 아... 아는 분이시라.. 그럼 이만.. " 그녀는 간단히 노인에게 인사하고는 집으로 향했다. 익숙한 향기... 청안은 정신없이 말을 타고 개봉의 곳곳을 헤메다니고 있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 놓칠것만 같았다. 그런데 시내 중심부에서, 그녀의 향이 느껴졌다. 익숙한... 예전에도 찾을수 있었던 그 느낌. 그는 그 묘한 느낌을 따라 말을 멈췄다. 그리고 막 모퉁이로 돌아서 사라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정신없이 말에서 뛰어내려 달려갔다. 그녀를 부르지는 않았다. 만약 그가 찾는다는 것을 안다면 그녀는 도망치겠지. 늘 그랬던 것처럼. 바로 앞이다!!! " 유리!!! " 그제서야 그는 소리높혀 유리를 불러세우며 그녀의 팔을 잡아챘다. " 꺄 아!!! 누구세요?!!! " " ...미안하오... " 그녀가... 아니었다. 청안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터덜터덜 말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말은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풀을 먹고 있었다. 그는 말의 목 언저리를 두들겨 주고는 시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해가 떨어질때가 되어서야 그는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 재인, 아무일 없었나? " " ... " " 재인.. 아... " 그래. 그는 죽었다. 지독한 외로움이 몰려들었다. 아무나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 아무라도 제발... 그는 침대에 걸터앉아 가만히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녀석의 말이 맞았다. 이제 내게 남은건 지독한 외로움.... 그것이었다.... " 저... 표주님. " " 뭔가. " " 저... 오늘 낮에 표주님이 엉크러뜨린 일에 대해서... 상인들이 찾아와 항의를 하는데요... " " ...보상해줘라. " " 예? " " 그런 사소한일에 내가 신경을 써야하는가? " " 예... 그럼... " 부하 하나가 뻘쭘한 듯 조심스레 밖으로 향했다. 청안은 한동안 자신의 방에 앉아있다 <유리정>으로 향했다. 그곳은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해 보였다. 그는 방으로 들어가 피로 절은듯한 유리의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 크크크흑.... " " ... " " 흐흐흑흑.. " 청안은 마치 흐느끼듯 울고있었다. 그녀의 초상화를 바라보며.... 유리(129)-유리(10) " 폐...폐하!! 금의 군대가 또다시 몰려온다합니다!!! " " 무...무어라!!! 과...곽경, 이일을 어쩌면 좋겠소~~ 말좀 해보시오~~ 그대가 말하지 않았소? 우리 송이 망하지는 않을거라고~!!! " " .... " 곽경이 가만히 점을 치고 있자, 흠종은 초조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흠종을 조용히 바라보던 부하는 그런 그를 한심한 듯 노려보았다. 벌써 지난날의 훌륭한 방어자들은 다 돌아간 상태이고, 그는 단 하루라도 개봉을 지킬 힘을 지니고 있지 안았다. " 폐하, 소인이 신병을 부르겠나이다. 걱정하지 마시고 오늘 저녁, 성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소서. 그리하면 금의 못된 군사들은 한아름 하늘의 심판을 받아 무너질 것입니다. " " 저...정말인가? " " 예, 폐하. 성문을 열어놓기만 하시면 됩니다. " " 그...그래.. " 신군!!! 하늘이 송을 도와 금의 군을 없애준다!! 그래... 곽도령이 그리 말했으니 충분할게야. " 뭣들하느냐!! 오늘 자정!! 문을 활짝 열도록 하라!! 그리고 군사들은 모두 집안으로 숨도록 하라!!! " " 폐...폐하.. " " 내 명을 따르라!!! " " 예!!! " 흥. 어리석은 왕이여. 곽경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천천히 황궁을 빠져나왔다. 황제의 예상대로, 송의 애송이 황제는 곽도령의 말을 철저히 따를 것이다. 정말 무서울 정도로 똑똑하신 분이시라니까. 근데 어떻게 이 자의 습성을 그리 잘 아신거지? " 어라? 혼례행렬이네? 쩝. 하필... 아, 오늘 길일이지... " 무슨 생각으로 오늘을 택하신걸까. 혹시 유리님의 혼례도 오늘인가? 그래... 오늘일 확률이 높군... 뭐, 내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그는 제미있다는 듯 키득거리며 서둘러 유도주에게로 갔다. 그는 자정이 되기전까지, 이곳 개봉을 벗어나야한다. 서둘러. " 유리, 걱정되오? " " ...아닙니다. " 백상아는 가만히 유리의 손을 잡아쥐었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예전처럼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 슬프게도. 오늘은 3월 초하루. 수많은 혼례 행렬들이 개봉시내를 장식하고 있었다. 묘하게도 풍요로운 하루였다. 자신의 마음도 묘하게 풍요로웠다. 두려움인가.... 그는 묘한 기분이 되어 유리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혼례? 아!! 미향은 서둘러 서찰을 적기 시작했다. 그녀의 혼례를 방해할 인물. 사실 개봉부에 고발하면 그녀는 곧바로 죽음이겠지만, 그것보다 더 잔인하게 죽이고 싶었다. 나와 화곤을 갈라놓은 원흉! " 뭐하니? " " 어머!!! " 미향은 화곤이 갑자기 자신의 방으로 들어서자, 서둘러 서신을 숨겼다. 화곤은 대수롭지 않은 듯 피식 웃어버리고는 구석자리에서 책을 꺼내 밖으로 나갔다. " 걱정하지마. 연애편지 같은거 훔쳐볼 생각없으니까. " " 베~~~ " " ... " 화곤은 미향을 힐끔 보고는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미향은 이제 그가 자신을 향해 얼굴을 붉히지도, 사랑한다 말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너무나 싫었다. 이렇게까지 만들어버린 그 유리라는 아이가. " 훗, 이정도 글 솜씨면 되겠지? " 그녀는 자신이 쓴 글을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서둘러 챙겨들어서는 개봉외곽으로 향했다. " 저기요~ 요기가 청표주님의 집이죠? " " 그렇소만, 낭자는 뉘시오? " " 저 심부름 왔거든요. 이 편지요, 꼭 오늘밤 자정에 청표주님께 전해주세요. 꼭이요! " " ? " " 오늘밤 자정이어야 해요. " " 아...알았소. " 그는 묘한 눈빛이 되어 웃으며 걸어가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자정에 이것을 표주님께 전한다라... " 청표주 집에 있는가? " " ... " " 어이, 이보게, 총각! " " ... " " 총각!!! " " 아이고 간이야!!! " " 어허~ 이놈좀 보게~~? " 생각에 잠겨있던 표사는 옆에서 누군가 자신을 시끄럽게 부르자 그제서야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입가 가득 짖궃은 웃음을 머문 귀엽게 생긴 청년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뉘슈? " " 청표주 친구다, 왜? " " ... " 제길 어린놈이... 그는 기분나쁘게 자신을 계속 바라보는 그를 보다 잠시만 기다려보라며 안으로 들어갔다. " 어이, 이봐 이봐,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갈건가? " " 끄응... " " 쿠쿠쿠. 나, 여린이라고 하네^^ 그리 전해주시게~ " " 알았수다!!! " 곧이어 청안이 창백한 얼굴로 여린을 마중나왔다. " 어서오시게. 여긴 어인일인가? " " 쿠쿠쿠. 자네가 한번 놀러오라하지않았나~ " " 들어가시게. " " 그러세~ " 청안은 그를 자신의 방으로 안내하고는 부하를 시켜 술상을 차려오게 했다. 여리는 실~실~ 웃으며 주변을 둘러보다 늘 옆에 있던 재인이 안보이자, 의아한 듯 청안에게 물었다. " 어라? 자네 막둥이 어디갔나? " " 막둥이라니? " " 재인인가 뭔가 하는 부하말일세^^ " " ...죽었네. " " 어... 미안하군... " 여린은 당황한 듯 그의 시선을 피하다 그가 괜찮다는 시늉을 보이자,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었다. 술자리가 점점깊어지자, 청안은 그제서야 여린에게 웃음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묘하게 고통스러워 보였다. " 그나저나, 자네 부인은 어디있나? 아직 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았나? " " ...아직이네. " " 하아? 무림인인 모양이구먼? " " 그럴 리가. 그녀는 무술에 무자도 모르는 귀족 아가씨라네. " " ? " 앗, 내가 오늘따라 실수를 무척 많이 하는군. 여린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쩝쩝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이런, 만회를 해야하는데... 음... 아! 그거다. " 요즘 표국의 위상이 하늘을 뚫을 듯 높다면서요? " " 별 과찬의 말씀을. 표사들이 다 일을 잘하는 관계로 그런게지요. " " 하하하하 오늘 따라 이리 술맛이 좋으니~ " 휴~ 여린은 청안의 표정이 약간 풀리자 긴 한숨을 내쉬면서 술을 한잔 들이켰다. 그때 자신을 문앞에서 맞이했던 맹하던 표사 하나가 청안의 방으로 들어섰다. " 저, 표주님. " " 뭔가. " " 저 낮에 웬 여자 하나가 이것을 자정에 꼭 드리라 해서... " " ? " 청안은 의아한 듯 하인이 내미는 서찰을 받아들고는 읽어내려갔다. 그는 서찰을 받고 한참동안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검을 챙겨들고는 무서운 속도로 달려나갔다. " 청표주? 청표주!!! " 여린은 갑작스러운 청안의 반응에 놀라 그를 불러세웠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밖으로 나가자 마자 큰 소리로 부하들 몇 명을 불러들이더니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여린은 한동안 그런 청안의 모습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며 서신을 집어들어 펴보았다. +++++++++++++++++++++++++++++++++++ 유리의 혼인식은 벌써 진행되었는데 바보같은 낭군은 어정쩡하니 술로 한세월 보내는구다. 애달프다, 서쪽 남현부 작은 초가에 가면 그녀를 만날수도 있겠건만 이미 늦었으니 이 일을 어쩔고? +++++++++++++++++++++++++++++++++++ " 유리? 그 화환유리? " 에궁. 내 정보가 그렇게 느렸나? 내 이것들을 그냥.... 여린은 긴 한숨을 내쉬며 서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 에효효^^ 음 수능 준비는 아니구요, 요즘 오빠 일 도와주느라 하루종일 컴 앞에서 두다다다 타자쳤져^^:: 그래서 유리 칠 시간도 없었슴다 에궁. 용서를... ㅜ.ㅜ 유리(130)-혼약(11) 3월 초하루. 오늘은 나의 혼례날이다. 끝내 옷은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벌써 상아오라버니와 나의 혼례복을 곱게 만들어놓으셨다. 나는 지금 그것을 입고 있다. 그리고 백상아 그가 전해준 비녀를 머리에 꽂았다. 흑단같은 검은 머리가 아름다운 붉은 비녀에 어울려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그리고 머리 가득, 어머니가 선물한 장식들로 반짝이고 있었다. 혼례용 베일을 쓸 때, 어머니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것은 슬픔이었다. ...나는 이제 다른 이의 아내가 된다. 그리고 그를 잊어야 한다. 만난적 없는 사람인것처럼 늘 남인것처럼. 그렇게... 맨처음 만났을 때 나는 왜 그를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 그때 황제의 명대로 그와 혼약했다면 나의 집안은 살아남지 않았을까... 어쩌면 나는 그때 도망침으로써 유리의 인생을 망친것인지 모른다. 나는 그것이 자유라 생각했다.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이곳은 송나라. 여자가 숙여 지내야 하고, 한 남자만을 섬기며 살아야하는. 그를 잊어야 겠지...영원히? 유리는 멍하니 화장을 하고 관례대로 개봉을 가마를 타고 돌아본 뒤 어른들 앞에서 혼례를 치뤘다. 상아 오라버니는 뭐가 그리 불안한지 계속 자신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그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그래서 마음을 돌리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백상아는 이제 나의 연인이자, 낭군이므로. 시끌벅적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조촐하고, 또한 아름다운 혼례였다. 손님들 또한 소화부인과, 유대인, 그리고 송책사와 하인 몇몇이 있을뿐. 거의 둘만의 혼례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리는 다시 마음에 세기고 있었다. 그는 나의 낭군이며, 내 사랑하는 정인.... 마음을 돌리리라하며. 참았던 눈물이 또다시 흘러내리고 있다. 유리는 축하객들에게 둘러싸여 술을 마시는 백상아를 기다리며 가만히 눈가를 닦았다. 그가 자신이 울었다는 것을 모르도록. 잊을 것은 잊어야 한다. ....그를 잊어야 한다. 그녀는 독하게 입술을 깨물고는 신방에서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오늘...인가.... 오걸매는 멍하니 무표정한 모습으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해가지고 있다. 이 밤이 지나면 그녀는 영원히 자신에게 돌아오지 못할 여인이 된다. 영원히.... 가슴이 아려와 미칠 듯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주먹을 꼭 잡아쥐었다. 자신의 아내가 되었어야할 아름다운 여인. 나는 그녀를 모진 풍파에서 지켜주고 싶었다. 늘 따뜻한 나의 품에서.... 오늘, 자신의 군대가 개봉을 소리없이 점령할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오늘은 10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길일. 대부분 길일을 택해 혼례를 올린다. 그것은 백상아도 마찬가지일터.... 나는 지금 그를 시샘하고 있다. 미친 듯 그를 질투하고 있다. 그를 부러워 한적 한번도 없었다. 허나 지금은 아니다. 그를... 증오하고, 또한 미워하고 있다... 그리고 미친 듯 부러워하고 있었다. 만약 그가 금의 군대가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앞 뒤 생각없이 다시 전장으로 달려가겠지. 그는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무인이니까. 유리를 내팽겨친채. ...자신은 지금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 매를 통해 전해진 소식으로는 흠종이 곽경의 잔꽤에 속아넘어가 오늘 자정, 문을 연다 하였다. 성문을. 아주 활짝. 자신은 유리와의 약속을 지켰다.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개봉을 찾이하는 것.... 허나 그렇게 약속을 지킨들 그녀는 돌아오지 못한다. 영원히.. 자신에게로... 그녀는 혼례를 치른, 이제 다른 남자의 아내이므로.... 그녀는 이제 죽어 혼이 된다해도 백상아의 집안에 묻히겠지... 그와 함께 백년 가약을 맺어 그를 존경하며... 그의 아이를 낳아... 그렇게... 살아가겠지... 그렇게... 그의 감은 눈이 파르르 떨려오고 있었다. " 황제께서 성문을 활짝 열라 하셨다!!! " " .... " 병사들은 의심이 섞인 얼굴로 흠종을 바라보았다. 흠종은 잘 꾸며진 하늘의 재단을 보며, 이제 곧 신군들이 나타나 금의 군대를 다 몰아낼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즐거워하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음주가무를 하지 않고 그들, 금의 군대가 신군에게 박살나는 꼴을 보고싶었다. 그의 입가에는 절로 웃음이 넘쳐나고 있었다. " 아직 곽도령은 오시지 않으셨더냐? " " 예, 외곽에 진을 설치하신다 하더이다. 신군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진을 설치해야 하신다며... " " 그래? 알았다. 가보아라. " " 예... " 그는 꼭대기 정자에 올라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둠이 깔린 개봉 외곽의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별빛보다 반짝이고 있는 홍등들도. 아... 그래. 오늘은 10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길일이랬었지. 오늘 태자를 혼례시켜야 했었는데... 음.... 흠종은 즐거운 상상을 하며 밖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은 자정에 다가오고 있었다. 백상아는 너도나도 따라주는 술을 다 들이킨뒤 겨우 빠져나와 유리가 있는 신방으로 들어섰다. 그는 지금 미친 듯 가슴이 뛰고 있었지만, 그것을 진정하는데 마신 술은 더욱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었다. 방으로 들어서자, 붉은 양초의 향과, 침대가에 앉아있는 유리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녀는 아직 베일을 쓴 채였다. 그는 가만히 다가가 유리의 베일을 벗겼다. 다소곳이 내린 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려오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그녀의 볼을 쓰다듬다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천천히 유리를 침대에 눞혔다. 그리고 그녀의 볼을 쓰다듬다 겹겹이 입혀진 혼례복을 서서히 벗겨나갔다. 갑자기 유리가 그의 손을 잡자, 그는 의아한 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 왜그러오? " " ...아니요... " 그녀는 가만히 백상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 또한 그런 유리의 행동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가만히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한 오랜 기다림... 그는 가만히 유리의 가슴에 키스를 해갔다. 그녀가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 뭐라구요? 청안을 저지하라구요? " " 그렇다. 그 놈의 실력이 너무나 늘어서 재인도 당해버렸다. " " !!! " 동아는 황당한 표정으로 연락책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더 이상 검은옷을 입고있지 않았다. 그리고 곳곳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황금군 소속이었다. 여전히. 동아는 갑갑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서둘러 말을 몰았다. 오늘이 유리님의 혼례식. 황금군의 소식이 이렇게 늦게 전달되어서야... 제길. 유리님의 생각이 무엇인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아가 모는 말이 거품을 물고 달려가고 있었다. " 저... 표주님.. " " 들어가자. " " 허나 이 집은 혼례를 올린... " " ...내 명을 따르라. 집 안의 모든 것을 다 죽여라. 살아남은 것이 있다면 내손으로 네놈들의 목을 따줄 것이다. " 청안의 목소리가 낮게 깔리자, 그의 부하인 표사들은 두려움에 몸서리를 쳤다. 허나 그냥 보기에도 이 집은 이제 막 혼례를 올린, 그래서 모두가 축제에 휩싸인듯한 분위기였다. 이런집을 이유없이 공격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도 고역이었다. " 오늘 이후 내 너희들어게 황금을 내리겠다. 충분히. " " !!! " " 허나 발설하는 그 즉시, 너희들은 내 손에 죽는다. " " ... " " 가자. " " 옙.. " 청안의 명령대로 그들은 소리소문없이 집안 구석구석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만나는 자 마다 입을 막고는 목을 그어버렸다. 생각외로 쉽게 일이 진척되고 있었다. 워낙에 작은 소축이고, 또한 무공을 못하는 하인들밖에는 없는 듯 했다. 표사들은 처음에는 꺼려하다 피를 보게되자 점점더 변해갔다. 그리고 그들은 살육을 즐겨갔다. 청안은 눈을 히번덕거리며 유리와 백상아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외로 미로인지라 이곳저곳을 다 쑤시고 있었다. 그러다 소축앞에 서자, 그는 안을 조용히 살펴보았다. 아직 아무도 그들이 이곳으로 잡입했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빠를수록, 빨리 끝날수록 좋다. 그는 조심스레 소축으로 숨어들었다. " 왠놈이냐! " " ...소화...마님? " " 네...네놈은!!! " 청안은 죽었다던 소화부인이 살아있자 갑작스런 그녀와의 만남에 놀라 멈춰섰다. 그녀가 살아있을줄은 몰랐다. 그는 딱딱히 굳어 소화부인을 바라보았다. 자신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분이었다. " 흥! 용케도 살아남아 목숨을 연명하는구나!! " " 마마... " " 흥! 고얀놈... 그래, 여기는 왜왔누!! " 소화부인이 예의 그 편안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자, 청안은 갑갑해져오는 마음을 누르며 말을 꺼냈다. 어려웠다. 역시 소화부인은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에게 있어 유리의 어머님이자, 장모님, 그리고 또한 그의 상전이었던 사람. " ...유리를 데리러 왔습니다. " 유리(131)-혼약(12) " 흥! 어림도 없는소리! " " ...유리는 저의 부인입니다. " " 고얀놈!! 넘볼 것을 넘봐라! 네깟게 제아무리 장군이 되고, 무엇이 된다한들 유리와는 신분부터가 틀리다! " 신분 얘기가 나오자, 청안은 울컥 화가 치솟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눈은 차가워져갔다. " ...신분 신분 하시는데 솔직히 지금의 유리님의 신분은 천녀가 아닌지? " " 무...무어라? " " 역적의 딸은 노예가 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만. " " 네...네이놈!!! " 소화부인이 화를 내며 그를 노려보자, 그는 피식 웃어버리며 탁자에 놓인 차를 벌꺽 들이마셨다. " 혼례라 하였소? 누구의 혼례말씀이오? " " ... " " 유리는 처음 깨어나는 순간부터 나의 것이었소. 나는 그것을 늦게 깨달았고, 또한 늦게 깨달은 만큼 더욱 행복하게 해줄거요. " " ... " 소화부인의 미소가 비웃는 듯 보이자, 청안은 그런 그녀를 노려보았다. 소화부인은 가만히 자리에 앉으며 차를 한잔 따르고는 조용히 마셨다. " 배우지도 못한 것. 예가 어디라고 함부로 뛰어드는지. 흥. 그러니 천 것이지. " " ...그까짓 말투로 나를 화나게 할 생각이시라면 일지감치 관두시오. " " ... " 소화부인이 차갑게 노려보자, 청안은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단도를 꺼내들었다. " 시간을 벌고 싶겠지만, 더 이상 나는 시간이 없소. " " !!! " " 이제 유리를 찾아 돌아갈 것이오. 장모님. " " 네이놈!!! 누가 네 장모라는게냐!!! " 소화부인이 흥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청안은 자연스레 단도를 꺼내 소화부인을 찔러버렸다. " 윽!!! " " ... " 청안은 쓰러지는 소화부인을 냉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녀가 있으면 더욱 방해가 될 뿐이다. ....나에게 더 이상 방해자는 필요없다. 더 이상. 그는 쓰러진 소화부인을 한동안 바라보다 그녀에게 꽂힌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그 피를 옷에 닦아버리고는 다음으로 향했다. ...조용한 숙청이 계속되고 있었다. 유리는 가만히 발빛에 비친 백상아의 얼굴을 쓸어보았다. 그는 잠이든 듯 하지만 잠을 자는 것 같지는 않았다. 생각이 많은 듯 가만히 누워있을뿐 별다른 말이 없다. 그러다 가만히 몸을 뒤척이다 유리를 바라본다. " ...왜 말을 안한거요? " " ...소녀가 밉지요? " " ... " 그는 아픈 듯 유리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러다 자신의 가슴에 세겨진 봉황을 묘한 기분으로 바라보았다. " ...황금군의 모든 것입니다. 그리고 비밀을 풀 사람은 오라버니뿐이시지요... " " ... " 그는 유리의 공허한 말투를 듣다 그녀의 고개를 돌려서는 깊이 키스했다. 유리는 갑작스런 그의 반응에 놀라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 이제 내 곁을 떠나지 않는거지? " " ? " " 다시는... 다시는... " " ... " 유리는 눈을 감으며 그에게 안겼다. " ?!! " " ...왜그래요? " " ...이상하오. " " ? " " 집이 너무 조용해. " " ? " 그는 조심스레 일어나 벗어버린 옷을 걸쳤다. 유리 또한 얼결에 그를 따라 옷을 걸쳤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을 챙겨들고는 밖으로 나가려했다. " 유리. 내가 올때까지 절대 나가지 마시오. 알겠소? " " ... " 유리가 두려운 듯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아이 같이 환한 미소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걱정마오, 금방 다녀오리다. 내 돌아와 바로 그대의 달콤한 품에 안기리다. " " .... " 유리는 밖으로 나서는 백상아의 뒷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불안함에 몸을 떨었다. 왠지 모르지만 지금 그를 쫒아가지 않으면 다시는 보지 못할것만 같았다. 유리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을 신었다. 제길... 오늘따라 신발 한짝은 도대체 어디간거야!!! 백상아는 집안이 너무나 조용하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누군가 집안에 침입한 것이다. " !!! " 살기!! 그는 강한 살기를 피해 몸을 돌렸다. 푹. " !!! " 무언가가 배를 관통했다. 그리고 고통이 밀려들었다. 처...청안?!!! 청안은 백상아의 배를 꽤뚫은 검을 가볍게 뽑아버렸다. 그가 느낀 살기는 그의 부하가 뿜은 살기였다. 그는 충격으로 인해 배를 감싸며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 미녀를 차지하기엔 너무 약하군. " " 이... " " 후후후.. " 묵직한 통증이 또다시 복부를 강타했다. 그는 충격으로 비틀거리며 청안의 팔을 잡아쥐었다. 청안은 더더욱 검을 잡은 손에 힘을 넣었다. 그리고 그 검을 꽂은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우며 검을 비틀어 뽑아냈다. 백상아는 충격으로 몸을 비틀거리며 문가에 몸을 기대었다. 유리... 그는 순간 유리가 떠올랐다. 그녀를... 유리를... 지켜야 했다. " 오라버니!!! " " ...유...리.. " 유리가 달려와 거의 바닥을 기다시피하는 백상아를 안아들었다. 그는 검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채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꿈이다. 꿈이여야 했다. " 유리...도망...가..시오... " " 상아 오라버니? 오라버니... 제발...흑.. " 유리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흔들고 있었다. 백상아는 가물거리는 의식을 가다듬으며 유리를 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더 이상 눈에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그녀를 홀로 둔다는것에... 저 극악무도한 놈에게서 지키지 못한다는 그것에.. 그는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죽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죽으면 유리는 비참해질 것이다. 죽어서는...안된다.... ...그러나 의식과는 달리 그는 점점더 눈이 감겨오고 있었다. " 유리... " " 오라버니... 오라버니.. 제발... 제발... 저를 두고 가지 마소서... 제발... " " ..사랑...하오... 유리... " " 흑흐... 저..저 혼자 두지 마세요 제발!!! 제발!! " 유리의 울음은 절규에 가까웠다. 그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가 청안의 가슴을 찟어놓고 있었지만 그는 특별히 유리가 백상아와 마지막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있었다. 백상아는 마지막 힘을 다해 그녀의 볼을 쓰다듬어 눈물을 닦았다. "...죽어서..라도.. 그대를 지켜주겠소... " " 오라버니!!! " 유리와 백상아의 혼례복이 피에 절어 붉게 물들어갔다. 유리는 무슨수를 써서라도 백상아를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지혈을 하고, 또 잠드려는 그를 깨웠지만 그녀의 작은 힘으로 막기에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그녀는 심지어 아버지에게서 받은 천년내단을 백상아의 입에 밀어넣어 그를 더욱 깨우려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더이상 그에게서 생명을 느낄수가 없었다. 더 이상... 유리는 고통스러운 듯 백상아의 몸을 꼭 끌어안고서 정신없이 울었다. 더 이상 통곡할 힘이 없어 지칠동안 울고 또 울고 있었다. " ...이제 돌아갑시다. " " 어어..오라버니..오라버니... " " ... " " .... " " 갑시다. " 유리는 백상아의 몸을 안고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울 힘도, 또한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청안은 유리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자, 그녀를 번쩍 안아들고는 어깨에 걸쳤다. 유리는 멍하니 멀어져가는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못되서 너무나 못되서 또다른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또다시... ...백상아가 점점더 멀어져 간다. 점점더... " 제길. " 동아는 자정이 된 무렵에야 개봉에 도착했다. 그러나 성문이 활짝 열려있고, 또한 그 문으로 금의 군대가 당당히 개봉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말도 않되는. 개봉의 시민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가 쥐죽은 듯 조용하다. 도대체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동아는 서둘러 유리와 백상아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피냄새!!! 너무나 강한 피내음에 그녀는 놀라 담장을 뛰어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도륙된 시체들을 보며 그녀는 주춤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살아남은 자가 없는 듯, 아니 개 한 마리 조차 죽음을 당해 있었다. 강한 피내음으로 인해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워왔다. 수많은 전쟁터에 나가봤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들은 민간인. 도대체 누가!!! 순간 소화부인과 유리가 생각났다. 그녀는 서둘러 소화부인의 방으로 달려들어갔다. " 마님!!!헉!!! " 소화부인 또한 검에 찔린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녀는 털썩 주저앉아 소화부인을 바라보았다. 죽음이라니... 죽음이라니... 유리님은? 백상아님은?!! 그녀는 서둘러 일어나 신방으로 달려갔다. 아니야. 상아님의 무공이 높으시니 충분히 도망치셨을게야. 충분히. 그래야만 했고 그래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정각에 쓰러진 백상아의 시체를 보고 놀라 멈춰야만했다. 그녀는 다시 신방으로 달려들어갔다. 유리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다급했다. 그녀는 다시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다 백상아에게로 돌아와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피에 절은채 죽어있었다. 두 번의 깔끔한 검상으로 인해. 그녀는 가만히 백상아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가 살아있을 때 유리님을 빼앗긴것이리라. 그랬으리라. 그러니... 이리도 억울히 죽었으니... 그녀는 울면서 백상아를 안아들었다. 그가 살아있기를 바랬다. 유리님을 보호하며, 그렇게 살아있기를... " 흑흑.. 상아님!!! " 그녀의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주변에 울리고 있었다. " !!! " 그러다 문득 둔탁하게나마 심장소리가 들려옴을 느꼈다. 살아있다!!! 동아는 서둘러 구급약을 꺼내 백상아의 입안에 밀어넣고는 황금군의 신호를 쏘아 올렸다. 그를 살려야 했다. ========================================= 에효효^^:: 혼약부분이 드디어 끝났네요^^:: 에궁 힘들어라^^::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여~~~ 6장. 회향. 1. 님에게로 가는 길 " 곽도령은!!! 곽도령은 어디있는가~~?!! " " 그자는... 도망친 듯 하옵니다. " " 무...뭐라?!!! 이일을.. 이일을 어쩐단 말인가... " 흠종이 안절부절못하며 신군을 불러들인다는 단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신군을 불러들인다는 곽도령은 벌써 존재조차 찾기 힘들고, 조언을 올리는 신하들 또한 이러쿵 저러쿵 말만 많을뿐 아무도 손을 쓰고 있지 못했다. 금의 군대는 벌써 성문을 느긋하게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단상 위에서 그들이 들어서는 모습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거리고 있었다. 단상은 신군을 불러들인다는 명목하에 아주 높게 지어져있는 상태였다. " ...어차피 이리된 것... 그들을 마중나가심이... " " 뭐? " 대관은 눈치를 살피며 조심조심 말을 이었다. " 일단은 살아남으셔야 후일을 도모하지 안겠습니까.. " " ... " " 그리고 서둘러 왕야님들을 다른곳으로 피신시키소서. 그래야 송의 맥이 이어질 듯 하옵니다. " " 흑... 비통하구나, 애통하구나... " 흠종은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며 땅을 치고 있었다. 사실 금의 군사를 상대하기에는 자신은 너무나 연약하고 여린 황제였다. 그랬었다. 그래... 목숨이라도 부지하자. 그리고 후일을 도모하자... 지금의 이 피눈물을 언젠가 갚을 날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 의관을 내어오라.. " " 예... 폐...하... " 모두가 침통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금의 군대는 아무 저항도 받지 않고 개봉으로 당당히 들어서고 있었다. " 개봉에 들어섰다? " " 예, 폐하. 이제 그들에게 무슨 명을 내리실겐지요. " 오걸매는 금의 군대가 아무런 저항도 받지않고 개봉으로 들어섰다는 말에 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계획대로 곽경이 일을 잘 처리한 덕분이었다. " ...모든 왕족과 귀족들을 단 하나도 빼놓지 말고 수도로 압송하라. 여자든 남자든 모두. 그리고 아이들 또한. " " 예. " " 그자들이 그동안 우리를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리라. " " 예! " 오걸매는 명을 받고 부하가 나서자, 준비된 용정차를 한모금 들이켰다. 술을 끊은지는 오래다.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더더욱 유리가 생각나므로. 그는 그녀가 떠오를때마다 굳은 얼굴로 집무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생각날때마다 무공대련을 하는 것을 잊지않았다. 그는 천천히... 유리에 대한 생각들을 잊어갔다. 언젠가 갑작스레 떠오른다 하더라도.... 그것은 추억이기에.... 행복한 추억이기에...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며. " 폐하가 차를 드신다? " " 예, 허나 독으로는 그를 어찌하지 못할것입니다. 유도주 아니아니 유제독이 평상시에도 항상 독을 먹이기 때문에 웬만한 독에는 끄덕도 없다 하더이다. 하물며 우혈화도 이기신 분 아니십니까. " " ...그럼 별수없군. " " 그래서. 금의 군사들이 들어오는 꼴도 나한테 보고를 안했다? " " 예... 문주님... " " ...네 이것들을 오뉴월 서리내릴때까지 패? " 여린의 부하들이 서릿발 날리는 여린의 미소에 쫄아 고개를 숙이고는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또한 할 말(?)이 많았다. 그동안 말썽꾸러기 단주의 뒤처리를 하느라 소식을 끌어 모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 사정을 알고 있을 텐데도 단주는... 무정한(?) 단주는 자신들을 닥달하고 있었다. " ... " " 끙... 그리고, 왜이리 보고가 늦은거야? 난 세상의 모든 눈과 귀를 가진 자다. 그.런.데. 중심 축에 속하는 여자 하나 혼인하는 것도 몰라? " " .... " 부하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여린의 눈치를 살피자, 그는 화가 나 약간 올라간 입꼬리를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부하들은 여린의 그런 표정을 보며 몸서리를 쳤다. 언젠가 그런 표정의 여린을 잘못건드렸다 만년 한설에 5년 동안 갖혀 눈을 팠다는 한 녀석의 비운의 실화(?)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의 표정이 그 공포스러운 모습... 그것이었다. " 네 너희들을 어떻게 삶아먹을까. 응? " " 주..죽여주십시오, 문주~~ " 부하들이 정신없이 바닥에 납작(?) 엎드리자, 여린은 더더욱 엷은 미소를 지었다. " 우후후. 내가 왜~? 나 너희들 죽일 생각 엄서~~ " 부하들은 소름이 쫙~쫙~ 돋아오름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다. " 표...표주님?!!! " " 꺄!!!악!!! " " ? " 여린은 밖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서둘러 부하들을 들여보내고는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자신에게 갑자기 확 들어오는 피내음에 인상이 일그러졌다. 그는 알고있었다. 이 피내음은 소나 가축들의 향이 아닌 사람의 것이라는 것을. 강한 피내음과, 피를 뒤집어 쓴듯한 청안, 그리고 그의 어깨에 매달려있는 여자를 본 여린은 할말이 없어 청안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녀 또한 얼굴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피에 절어있었다. 하인들과 표사들이 소름돋은듯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청안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치고 있었다. ...청안의 얼굴은 야차의 모습이었다. 피를 머금은듯한 차가운 눈빛. 그리고 흉흉한 그 섬짓함. 사람들은 그의 섬짓한 눈빛에 놀라 한걸음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차갑고, 독기마저 느껴지는, 이미 마성에 절은듯한 핏빛 눈빛. 여린은 자신의 생애 처음으로 그를 소름돋게 하는 자를 만났다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소름이 돋아오름을 느끼며, 유리정으로 들어가버리는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의 걸음걸음마다 그의 신에 묻은 피자욱이 번져나고있는듯했다. 여린은 그를 따라나섰던 표사하나를 잡고는 물었다. " 대체 어찌된 일인가? " " ... " 그는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여린을 바라보더니 자신의 숙소로 들어가버렸다. 여린은 더욱 궁금해진 마음을 쓸어안고 서둘러 유리정으로 들어섰다.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 어쩔수 없었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꽤나 굵은 빗방울이었다. 그가 막 들어서자, 침대를 피로 장식한 한 여인에게 키스를 하고있는 청안의 모습이 보였다. 여린은 가만히 그런 청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청안은 한참동안 여인에게 키스를 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은채였다. 그는 가만히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처음 초상화에서 느꼈던 그 핏빛 미인의 모습이 그녀이며, 또한 그녀가 유리임을 알수있었다. 그녀는 그가 보기에도 미인이었다. 가슴이 아려올 정도로 슬픈 눈을 가진. 영혼이 빠져버린듯한.... " 유리... 이제야 나에게 돌아왔구려... " " .... " 청안은 가만히 유리의 이마며 볼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여린은 그런 청안의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 뭐 재밌는 일이라도 있는거야? 요즘 왜그리 실실 웃어대? " " 피, 나는 뭐 웃지도 못하나? " 화곤은 의아한 듯 그런 미향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향은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늘상 밝은 얼굴로 콧노래까지 불러대고 있었다. 거기에다 요즘은 자신에게 너무나 잘해줘 예전의 -어릴때의- 미향으로 돌아온듯한 착각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화곤은 편안한 마음으로 그런 미향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자신이 사랑했었던 미향의 모습으로 그녀가 돌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콧노래를 부르며 성실하게 탁자를 닦고 있었다. " 뭐하는거야? 문 안열거야? 나혼자 하게 놔두는거야? " " 아..아니야. " 화곤은 미향의 핀잔에 피식 웃으며 걸레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미향이 걸레를 빨러 통속에 손을 담그려하자 그는 서둘러 그런 미향의 손을 잡았다. " 손버려. 내가 할테니까 주방에 가서 아줌마나 도와드려. " " ...곤... " 미향의 목소리가 감동한 듯 젖어들자 그는 쑥스러운 듯 걸레통을 들고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 ? " 왕족들이 끌려가는 소란스러움이 밖에서 들려왔다. 그들은 싹쓸이되어 금의 황실로 끌려가는 중이었다. 의관을 정비한채 가는 자들은 몇몇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맨발에 급히 끌려나왔는지 옷도 재대로 챙겨입지 못한듯했다. 기분이 묘했다. 황족들이 끌려간다는 것은 나라가 망한다는것인데 묘하게도, 금의 군대들은 황족들에게만 냉정할뿐,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너그러운 편이었다. 바로 어제 자정. 개봉은 금의 군대에 의해 함락됐다. 송의 기나긴 역사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별반 달라지는 것 없다. 그는 애국자도 아니고, 또한 송이니 뭐니 갈라놓는 그런 자들의 편도 아니며, 다만 살기편한 나라를 찾는, 그런 평범한 백성일뿐. ....그와같은 백성들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피해만 없다면, 생활을 할수만 있다면 누가 왕이되건 상관없다고. 그렇다고... 화곤은 잡혀가는 왕족들을 가만히 살피다 진동이라는 자와 진이라는 왕자가 없음을 알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황제가 될 자격이 있는 자이니 충분히 다른 나라를 세울 것이다. 그리 믿을 것이다. ....유리는 잘 있을까.... " 수고했다, 아들아. " " 그럼 여기서 좀 머물러도 돼? " " ...그래. " " 흐히힛^^ " 유도주는 자신에게 귀여움(?)을 떨고있는 아들을 행복하게 바라보고는 다시 서류들을 집어들었다. ++++++++++++++++++++++++++ 화환유리 몰락한 화환가의 유일한 혈손으로 이번에 혼약하였으나 불행히도 그의 가솔이었던 청안이라는 자에 의해 납치되었다. 남편인 백상아와 어머니 소화부인은 죽은 것으로 되어있으며 모든 것이 불타버린 상태. 현재 청안이라는 자의 집에 잡혀있다. 거의 식사를 끊고있는 상태로 청안이 강제로 음식을 먹이고 있는 상태. 청안아라는 자는 소화부인이 준 자금을 바탕으로 표국을 일으켜 유도주의 도움으로 송에서 10위안에 드는 튼튼한 표국으로 성장시킨 장본인. 유리공주에 대한 집착이 무척 강한 편이다. 금 액 : 일만냥 소식의 주인 : 만통문 문주 서소문. ++++++++++++++++++++++++++++++++++++ " .... "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것일까... 알리지 말아야 하나.... 허나 주군께서는 유리님을 잊어가고 계신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기억을 되살리게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래... 알리지 말아야 겠군. 그는 생각을 굳혔다. 그리고 긴 한숨을 내쉬며 다음 서류로 신경을 돌렸다. 앞으로 이 개봉을 이끌어갈 사람을 보좌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만 했다. 그는 인재를 물색하고, 또한 한족이 아닌 다른 민족들의 성향을 살피기 시작했다. 전면적으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인 틀을 완성시키는 것은 가능했다. " 애기씨... 이것좀 드셔보서유... 야? " " .... " 옹이댁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때 입었던 혼례복을 꼭 잡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움직일 힘조차 없는 듯 누워있는 일이 많았다. 그녀는 그런 유리를 한참 바라보다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음식을 탁자위에 놓고는 밖으로 나서려했다. " !!! 표...표주님... " " ...또 안먹나? " " 야.... " " .... " 청안은 유리를 한참동안 노려보다 옹이댁이 챙겨온 음식을 들고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조심스레 죽을 떠 그녀의 입가로 흘려넣었다. 그러나 곧 유리느 그의 수저를 거부했다. 청안은 다시한번 그녀에게 먹이기위해 시도했지만 유리는 고개를 돌릴뿐 물한목음 마시려하지 않았다. 벌써 3일째다. 그는 그런 유리를 한참동안 노려보았다. ...어찌된 것이 그렇게 곡기를 끊고 있는데도 유리는 저리 아름답기만 한걸까. 자신의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인가.... 그녀는 지금 가슴이 애일듯한 큰 눈만이 남았을 뿐인데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 제발. 이것이라도 먹어주시오. 유리... " " .... " " 유리... " 그는 화가 치밀어오르자 죽을 한모금 마시고는 억지로 유리의 입에 가져갔다. 그리고 그것을 밀어넣었다. 유리는 반항하지 못할정도로 힘이 없었기에 그녀의 반항은 미미했다. 그녀가 다 삼키자, 청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유리는 방금 삼킨 음식을 개워내기 시작했다. " 유리!!! 진정 죽을 작정이오!! " " .... " 유리는 더 이상 개워낼 힘조차 없자, 앉은 채로 그를 외면했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듯, 그녀는 당당하게 앉아있었다. 서있을 힘이 있었다면 아마 그녀는 그가 보는 앞에서 서서 자결을 했을 것이다. 그는 그것이 불안했다. 그래서 늘 하녀 두명을 옆에 두고, 옹이댁이 수시로 그녀의 방에 드나들었고, 그 또한 시간이 날때마다 찾아왔다. 그는 가만히 유리가 쥐고 있는 혼례복을 바라보았다. 미쳐 씻지도 못한 듯 붉은 비단에 검은 혈흔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그때의 피내음이 다시 온 방안을 할키는 듯 했다. 청안은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그녀가 안고있는 혼례복을 뺏어들어 찟기 시작했다. 유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런 청안의 행동을 냉정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서릿발처럼 얼어있었다. 청안은 옷을 다 찟고나자 유리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차가운 눈빛에 맡받아 그녀를 노려보았다. " 으... 제발 그만좀 해!!! 그만큼 어리광 받아줬으면 됏잖아!!! " 청안은 분이 안풀렸는지 유리를 노려보며 소리치고는 벽에 주먹을 날렸다. 그의 주먹을 받고 유리정의 벽은 반쯤 쓰러졌다. 유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런 벽과 청안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버렸다. 청안은 분이 풀렸는지 유리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다 긴 한숨을 쉬고는 유리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았다. 유리의 얇은 떨림이 느껴졌지만 그녀는 청안의 억쎈 힘을 감당해낼 힘이 없었기에, 청안은 가만히 유리를 안고있었다. " 유리...제발... 제발 날 이제 그만 용서해줄수 없겠소... 유리... " " .... " 청안은 그렇게 유리를 안고있었다. 유리는 그를 밀쳐낼 힘이 없어 힘없이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는 또다시 자신의 행복을 빼앗았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그를 죽여버리고 싶다. 죽여버리고 싶다... 유리의 떨림은 분노 때문이겠지. 상관없다. 이제 유리는 자신의 것. 그는 당연하다는 듯 유리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녀가 벗어나지 못하도록 강하게 잡고서. 오도독, 오도독. 여린은 꿀단지 사탕(?)을 맛있게 씹어먹으며 청안이 하는 행태를 노려보고 있었다. 저놈은 정말 제정신일까? 꼴을 보아하니 혼약하고있는 여자 끌고와 자기꺼로 만드는건 많다지만....애효효. 저놈은 공.명.정.대.한 대~~협~~이 아닌가! 참, 세상 희안하게 돌아간다. 여린은 사탕을 다시 입안에 가득 집어넣고는 오도독거리며 씹어먹었다. 이궁. 아마 저놈은 며칠뒤에 일 치르고 말거다. 그럼 저 유리라는 여자는 자존심에 자살하려 할거고, 그걸 가만히 두남? 에구. 폐인하나 또 늘겠구나...쯧쯧쯧. " 야, 방법없냐? " " 들고 튀심이... " " 과...관심있는 여인이 드디어 생기신 겝니까~~?!! 흑흑. 소인 감동의 눈물이~~ " 퍽! " 흑. 아닙니다... " 여린은 계속 지붕위에서 사탕을 씹어먹고 있었다. 저 밝은 귀에도 들릴정도로 큰 소리이건만, 청안은 관심이 없는 듯 유리에게 열심히 음식을 먹이느라 바쁘다. 그러나 왠걸. 계속 토해내는 그녀. " 들고 튀시라니까요. " " 어이, 힘없는 여자 들고 튀다가 저 미친놈한테 잡혀 되지게 맞으라고? " " ....소인 평생 문주님을 모셨지만 문주님이 단 한번이라도 맞으신적이... " " 있다." " ?? " " 어릴 때 나나에게 덤볐다 오뉴월 개맞듯... " " 나...나나님이?!!!! " 여린은 아주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다. " ...근데 말야. " " ? " " ...내가 저 유리라는애 구해줬다고 하면. " " ? " " 나나가 나 거들떠 볼까? " " ... " 부하들이 황당한 듯 여린을 바라보자 여린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 내가 청안 저놈이 밉지 않은건 말야. " " .... " " 만약... 나나가 저랬다면 나도 그랬을거라는거야.... " " ... " 부하는 긴 한숨을 내쉬며 여린을 노려보았다. 평생 아마 자기 마누라한테 저런 말 하는 놈은 팔불출 저놈밖엔 없을 것이다!! " ...쩝. 어찌됐건간에. 저 애... 구해줘야겠지? " " ...도와주시게요?" " 응. " 부하들은 여린이 마음을 굳힌 듯 하자 순식간에 지붕에서 사라졌다. 여린은 마지막 사탕까지 다 먹어치우자 천천히 지붕에서 일어나 하늘을 바라보았다. " 후후. 청안.. 너의 집이라는 자만심인가? " 그는 피식 웃어버리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 애기씨, 좀 드셔야지유... " " ... " 유리가 곡기와 물을 끊은지 5일째가 되자, 여러 하녀들이 달려들어 억지로라도 유리에게 음식을 먹이려 달려들었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비참하게 말라갔다. " 옹이댁, 제가 도와드릴까요? " " 아이구, 손님이 이 방에 오시다니요.. 그러심 안되는구먼유... " " 이리 줘요. " 여린은 옹이댁에게서 음식을 뺏어들고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여린이 음식을 내밀자, 유리는 여전히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자 그는 조심스레 유리의 귀에 속삭였다. ' 기운을 차려야 지옥같은 곳에서 도망칠것아니오. ' " ?!!! " 유리의 눈빛에서 처음으로 광채가 나기 시작했다. ' 내가 그대를 가고싶은곳으로 보내주겠소. 만통문의 명예를 걸고. ' " !!! " 유리는 빤히 여린을 바라보았다. 여린은 피식 웃으며 음식을 내밀었다. 유리는 그런 여린과 여린의 음식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막 먹으려 입을 가져다댔다. " 유리!! 도대체 왜 음식을 먹지 않는거요!!! " " ? " 청안이 화를 내며 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유리는 청안의 목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달려나갔다. 청안이 놀라서 그녀를 쫒아갔다. 여린 또한 그런 그녀의 돌발적인 행동에 놀라 그녀를 따라갔다. " 유리!!! " 그녀는 연못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청안은 그녀의 팔을 잡아 겨우 물에 뛰어드는 유리를 잡을수 있었다. " 놔!! 놔~~!! 놓으란말야!! 놔!!! " " 유리!!! " 그녀는 며칠 굶은 사람이 아닌것처럼 무척이나 힘이 쎘다. 청안은 겨우 유리를 진정시키고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녀는 가냘프게 울고 있었다. 멍 하니 하늘을 보며. 여린은 침대에 누운 유리를 정말 애처로운 듯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까 힘이 다 소신된 듯 꼼짝도 못한채 누워있었다. 청안은 흥분된 목소리로 유리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 도대체 왜 그러는거오!! 왜!!! " " ... " " 무슨 행동을 하든 말리지 않겠소. 하지만 더 이상은 죽으려들지 말란 말이오!!! " " ... " " ..그래야... 그래야 나에게 복수라도 할것아니오... 제발... " 청안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반응없이 먼산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여린은 그들의 묘한 관계를 바라보고있을 뿐이었다. 에고. 독야 청청 맑은 날이다. 보름달이다. 이런 날이면 술한잔 하면서 느긋하게 달구경하는게 최곤데. " 달을 좋아하세요? " " ?!!! " 뒤를 돌아본 여린은 기둥에 기대어 자신을 바라보는 유리의 모습에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 ...어...어서오시오. " " 달이 참 밝네요. " 그는 유리를 위해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녀는 겨우 미소짓고는 -솔찍히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도 모를 힘으로- 그가 청하는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한동안 달을 바라보며 차를 마셨다. " 날... 도망치게 해줄수 있나요? " " ...그러려면 먹어야 겠죠. 그래야 힘내서 도망치죠? " " 네.... 힘내어서... " 여린은 유리가 귀여운 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유난스레 밝은 달빛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 에궁. 너무 늦었지여? 제가 좀 많이 아팠슴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ㅠ.ㅠ 에궁. 그래도 옆에서 친구가 많이 걱정해주네염^^ 고마워라. 후훗^^ 즐독하세염^^ " 애..애기씨? " " .... " 유리는 옹이댁이 들고 들어온 음식을 조심스레 떠서 입에 가져댔다. 살아남아 이 지옥같은 곳에서 도망치려면... 그러려면 나는 먹어야 한다. 그녀는 겨우겨우 죽을 먹다 멈췄다. 청안이 문가에서 그런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한동안 수저를 들고 있다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든 말든. 유리가 갑작스레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청안은 안심하고는 문가에 기대어 선채 그런 유리를 바라보았다. 물론 유리가 청안에게 말을 걸거나 바라보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기다리기로 했다. 유리의 마음이 열리기를.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남편으로 인정해주기를. 물론 자신이 그녀의 남편-솔찍히 남편이라고 칭하기도 싫은-을 죽이고, 또한 어머니를 죽였다 하여도 세월이 지나고, 정이 쌓이면 그녀는 마음을 열 것이다. 원래 여리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여자이므로. 그는 가만히 음식을 먹고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렇게 곡기를 끊고 그것 때문에 몸이 말랐어도, 그 병약함으로 인해 더욱 아름다움이 돋보이고 있었다. 그 큰 눈과, 조목조목한 코와, 아름다운 입술과, 소담스러운 귀와, 유난스레 길어보이는 목과 새하얀 피부와..... ...강제로 그녀의 몸을 열기는 싫었다. 언젠가 그의 정성에 감복해 그녀가 마음을 열기를 바랄뿐. 그리고 그때되어서 그녀가 자신에게 기대어 평생을 의지하기를... 그리고 그녀를 쏙 빼닮은 아름다운 아이들을 보고싶을뿐.... 청안은 정말 유리에게 온갖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개봉이 금에게 함락당하고,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백성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전쟁이 나서 황제가 바뀌었던, 왕조가 금이든, 아니면 송이든 그런 것보다는 먹고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었다. 개봉 안에 갑작스레 -단 하루만에- 금의 군사들이 활개를 치고, 황제와 고급 관리들, 그리고 예술가라든가 그런 자들이 잡혀갔지만 뭐,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금의 군사들은 군기가 잡혀있었고, 생각 외로 잔인하지도, 그리고 귀족들처럼 당연하다는 듯 물건을 뺏지도 않았으니까. 그리고 아직은 세금을 걷지도 않으니까. 물론 불안하기는 했다. 그들은 오랑캐이므로. 그들 스스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개봉이 금에게 '정강의 변'으로 함락되든 말든, 솔직히 별 변화가 없었다. 흠종의 동생인 강왕 조구는 강남으로 내려가 남경 응천부(하남성 상구)에 다시 송의 수도를 정하고 송을 유지해갔다. 그리고 금의 군사들은 아래로 아래로 영토를 넓혀나갔다. 송은 무엇이든 다 내어주며 그런 금에게 저항한번 못해본채 먹혀가고 있었다. 많은 세월 속에, 개봉에도 여름이 오고 있었다. 유리는 몰라볼만큼 건강해졌다. 그녀는 몸이 어느 정도 움직여지자, 몸을 수련한다는 명목으로 독고가에서 배웠던 무공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이 약한 관계로 그렇게 빠른 진척이 있는 건 아니었다. 청안은 그녀가 위험하지 않도록 -감시의 목적으로- 표사 몇 명을 호위로 두고 표국의 일을 해나갔다. 늘 옆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냥 자신의 것으로 만들수도 있었지만 그녀가 죽으려 들까 두려워 이런 애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린은 그날 이후 다시 여행을 떠난다는 명목으로 청안의 집을 나섰다. 그리고 가끔 들려 그와 얘기를 나누고, 유리와도 자연스럽게 지내게 되었다. ....그들의 계획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었다. " 아직 깨어나시지 않으신단 말이오? " " 예... " " ...가망이 없는거요? " " 그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 황장군은 황노인이 뜸을 들이자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백상아 그가 깨어나야만 유리님이 계신 곳과 도대체 어떤 놈이 그랬느냐 등등을 알 수있었다. 그날 혼례집에 있었던 사람이나 동물은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했다. 정말 잔인한 손속으로 모두 머리가 날라간채 시체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는 유리님의 반려인 백상아 이 자 뿐. 이자가 깨어나야만 유리님이 계신곳을 알수 있었다. 지금 예상한 바로는 청안의 집. 하지만 그자가 했다면... 설마 그렇게까지 잔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설마..... 황장군은 자신의 생각을 굳히며 노인을 바라보았다. " 유리님이 전해주신 무공을 익히시는 중이 아니신지... " " ?!!! " 황장군은 황노인의 말에 놀라 죽은 듯 잠들어있는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백상아는 그들의 주군이며 하늘이 되는 것이다. 기분이 묘해져왔다. 유리님은 그 이후 아무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청안의 집으로 침투를 시도했지만 유난스러운 그놈의 눈에 모두 발각되자, 더 이상 투입하기도 힘든 실정이었다. ...백상아가 깨어나면 그는 송을 도우려할까... 아니면 송에 대한 애정을 접어버릴까...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언제쯤 그가 깨어나 황금군의 수장이 될것인가.... ...기나긴 기다림이 끝난다는것일까.... " ...? " 여린은 주위를 휘휘 살피다 아무도 없음을 느끼자 조심스레 집안으로 들어섰다. 달은 밝고, 그 달빛에 빛난 여린의 검이 번뜩이고 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고는 건물 중간의 어느 방으로 들어섰다. 아니 지붕을 타고 올라서서는 기와를 하나 뜯어 그 아래를 바라보았다. 방은 규수의 방인지 깔끔하고 정갈했다. 여린은 한동안 그 방을 조심스레 살피고 있었다. " ...뭐하시는거지요? " " ?!!!나...나나~ " " ... " 여린이 당황해서 지붕 위에 있는 나나를 애달프게 바라보자, 나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그의 귀를 잡아당겼다. " 도대체 이번에는 무슨 말썽을 피웠길래 이리 살금살금 나타나는겝니까!! 그.리.고. 저번에 내린 벌이 아직 안 끝난걸로 알고 있는데요? " " 윽. " 나나는 막 여린의 귀를 잡아당기며 지붕 아래로 사뿐히 내려섰다. 여린은 얼결에 나나에게 귀를 잡혀 나딩굴듯(?) 지붕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물론 사뿐히 착지 했지만. 나나는 가만히 여린의 귀를 잡아당기다 인기척이 느껴지자, 서둘러 여린의 귀에서 손을 놓고는 여린을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 서방님. 오셨습니까. " 다소곳한 나나의 반응에 여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오름을 느끼며, 나나를 바라보았다. 마침 하인들이 지나치며 여린에게 인사를 하고는 서둘러 방으로 향했다. 하인들 생각에 그들이 오랜만에 만나 여흥을 즐기는 것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주인님의 경공으로 지붕위로 마님을 사뿐히 데려가 달을 구경하고 시를 읖고... 그 얼마나 낭만적인 일인가. 마님의 외모와 현모양처(??)이신 그분의 성품을 사모하시는 장난꾸러기 주인님은 늘 마님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셨다. 그리고 마님은 늘 행복한 듯 얼굴을 붉히시고. 정말 신혼의 단꿈을 꾸시고 계신 것이 확실(?)했다. 뭐, 가끔 방랑벽이 심하신 주인님이 휭하니 떠나셔서 문제시지만. 나나는 하인들이 사라졌음을 느끼자, 다시 여린을 노려보았다. 하인들이 느낀 붉어진 얼굴을 쓰윽 쓱 문지르며. 사실 방금까지 맛사지를 하느라 얼굴이 붉은것이였지만... 여린은 고양이 앞에 잡힌 쥐처럼 나나의 눈치를 힐끔 살피고는 고개를 돌렸다. " 자, 을프시지여~ " " 모...뭘? " " 후후. 이번에 사고치신 경력을요. " " .... " 여린은 긴 한숨을 내쉬며 나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정말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알만큼. 아주 조금 들어가는 보조개와 약간 찟어진 눈과 고고한 입가와(솔직히 그만 그렇게 느끼는거지 남들은 그녀가 유리 못지 않은 미인임을 알고 있다.) 흑단같은 긴 머릿결을 지닌. 그리고 저 놀리는듯한 눈빛... 흑. 두려워라... " 나나. 이번엔 말썽피우지 않았다오. " " ? " 여린이 갑작스레 진지해지자, 나나는 여린이 무슨 말썽을 또 피우기위해 저러나 하고 고민하고 빠져들었다. 자신보다 세 살 어린 귀여운 남편은 늘 장난꾸러기라서 아버님의 뒤를 이어 <만통문>의 문주를 맡아서도 그 장난은 줄어들줄 몰랐다. 그렇다고 일을 못하는것도 아니오, 무공이 낮은것도 아니라서 다른이들을 더욱 당황스럽게 하고 있었다. 그는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뒷치닥거리 바쁜 그녀와 함께. ...물론 그것이 자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것이라는걸 알지만. " 여린? " " ...유리를 돕기로 했다오. " " ?? " " 그녀가... 이 모진 풍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 여린이 가슴아픈 듯 나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여린의 품안에 파고들었다. 여린은 그런 나나를 꼭 끌어안았다. 물론 유리라는 아이가 모진 풍파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그녀는 미인이고, 또한 권력자의 딸이며, 그리고 송의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있다 볼 수 있다. 물론 그녀는 그것을 모르지만.... 나나는 가만히 여린의 품에 안겨 고민에 휩싸였다. 유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오걸매라는 금의 황제와 만나야 한다. 그런데 유리는 송의 공주. 아니 그런 것 다 무시하고, 지금 죽을동 살동 목숨을 겨우 부지하고 있는 백상아의 부인이 아닌가. " 왜 그녀를 도와주려합니까. " " ....너무 가슴아파서 못봐주겠소. " " ...세상에 그런 일이 한두가지인줄 압니까? " " ... " 나나는 안타까운듯한 여린의 눈빛을 애써 무시했다. 자신들이 모집한 소식에 의하면 오걸매 또한 너무 강직해 주변에서 서서히 공격을 당하고 있다 했다. 그는 곧 주변의 가장 믿는 사람에게 죽음을 당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유리의 행복 또한 보장하지 못한다. " 여린... 만통문은 약속한 것을 꼭 지켜야 한다는 것... 아시지요? " " ... " " ...탈출...까지 입니까? " " ...그렇소... " " 하아..... " 나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여린을 바라보았다. 여인이 이 험한 세상, 그녀를 지켜주는 단 하나의 울타리에서 탈출을 한다한들 그렇고 그런 곳으로 빠질 것이다. 물론 청안이라는 작자가 그녀의 최대 적이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지금 그녀가 빠져나간다 해도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전쟁중. 여자가 제일 괴로울 때이다. 그렇다고 오걸매에게 돌아갈 그녀 또한 아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녀 또한 강직한 여자이므로. 나나는 철없는 여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가 생각이 깊고 올바른 사람임을 아는 그녀는, 한번도 그의 결정을 거스른적 없기에 그를 믿고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유리 그녀가 이겨낼수 있도록 기틀을 잡아주는 것 또한 잊으면 안되겠지. " 먼저 해결할 일이 있어요. " " ? " " 금의 황제 말이에요. " " .... " 흠종과 휘종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금의 황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금의 황제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들 이외의 끌려온 황족들과 자신들의 부인등등은 모두 유배지로 보내지고, 그 둘만이 황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 큰 위용과 군사들의 살기어린 눈빛에 주눅이 든 그들은 왕좌에 앉은 오걸매를 만나자 더더욱 사시나무떨 듯 몸을 떨고 있었다. " 그대들인가, 송의 위대한 황제들이? " " 그... 그..렇소..습니다... " " ... " 그들을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터트린 오걸매는 무릎을 꿇고 앉은 그들을 바라보며 비웃고 있었다. " 앞으로 나를 형님으로 부르겠다 하였소? " " 예~ 예~ 물론입니다, 형님!! " " 후후. 그렇다면 알맞은 명이 필요하겠군...음... " 오걸매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손가락을 끄덕거리다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이렇게 하지. 자네는 혼덕공(昏德公), 그리고 자넨 중혼후(重昏候), 그대들에게 이 이름을 하사하지. " " 쿡... " 주위에서 키득거리는 소리를 무시한채 오걸매는 그들을 바라보다 각각의 유배지로 보내라 명했다. 효선은 먼 발길에서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라프윈은 가만히 그런 효선의 어깨를 지그시 잡았다. 효선 또한 가만히 그런 라프윈의 손을 꼭 잡았다. ...그래도 자신의 아버지와 오라버니였다. " 들어갑시다. 감기 걸리겠소. " " 네... " 효선은 묘한 기분이 되어 라프윈이 이끄는데로 방으로 들어섰다. 가슴이 아파왔지만 그녀는 라프윈과 함께이기에 행복했다. 그런데 방안에 누군가가 조용히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 ? " " 왠놈이냐!!! " 라프윈은 웬 베일을 쓴 여자가 방안에서 당당히 차를 마시고있자, 효선을 보호하며 검을 집어들었다. 혹여나 있을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 훗. 너무하네요. 왠놈이냐니요. " " ...나나? " " 네. 나나에요, 오랜만이에요. 윈... " 라프윈은 찹찹한 표정이되어 나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에궁^^:: 어제 까페에만 올려놓고 잊어먹고 있었네욤^^ 그럼 즐독하세여~~ 효선은 어색한 분위기로 차를 마시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니 라프윈은 무척이나 껄끄러운 듯 했지만 나나라는 여자는 아주 자연스레 차를 따라서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라프윈의 과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다만 예전 황제께서 노예시장에서 사셨고, 또한 지금의 황제이신 오걸매님의 책사로 있었으며, 지금은 국무총리의 자리에 올라 나라의 중요임무들을 수월하게 처리하는 인재라는 것 밖에는. 그리고 자신의 사랑하는 님이라는 것 밖에는.... ...그런데 이 어색한 분위기는 뭘까. 효선은 한참동안 라프윈과 나나를 바라보았다. 나나를 바라보던 라프윈은 그녀에게 감정을 누른듯한 목소리로 묻기 시작했다. " 왜 갑자기 나타난거요. " " 내가 못올곳이라도 온건가요? " " .... " " ...어쨌든 당신은 저희 아버님 덕분에 재상의 자리까지 오른것이니 좋은일 아니겠어요? " 순간 라프윈의 눈빛이 그녀를 찢어죽일 듯 노려보았다. 효선은 그런 라프윈의 손을 잠시동안 꼭 잡았다. 라프윈은 한동안 효선을 바라보더니 다시 한숨을 내쉬며 차를 마셨다. 나나는 묘한 눈빛으로 그런 라프윈과 효선의 모습을 바라보다 차를 마시며 말을 이어갔다. " 오늘 제가 당신을 찾은 이유는... " " ... " " 화환유리에 관한 일 때문입니다. " " ?!! " 라프윈의 표정이 굳어지자, 그녀는 목적을 달성한듯한 표정으로 차를 한모금 마셨다. " 황제가 지금 위험하다는 것은 그대도 알것이오. " " ...그분은 강하시오. " " 하아... 그분만 강하면 어쩌겠소. 주위가 썩어가고 있는데. " " .... " 나나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라프윈을 바라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폐하께 한번만 물어봐 주시겠습니까? 유리와 황위중 어떤 것을 택할것인가... " " ...내가 알기론 그대는 공짜로 모든 것을 주는 사람이 아니오. 바라는게 뭐요. " " 후후. 날 너무 잘 아시는군요. " 나나가 미소지으며 라프윈을 바라보자, 라프윈은 굳은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 바라는건 없어요. 다만.. " " ? " " 우리 낭군이 유리가 너무 불쌍해 미치겠다고 노래를 부르시더군요. " " ...여린이? " " 후훗. 네. 그래서 낭군님의 명을 받고 그녀를 도와주기로 했어요. " " ... " 라프윈이 의심스러운 듯 나나를 바라보자, 그녀는 상큼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명성(?)에 대한 진실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남편인 여린과 라프윈 밖에 없었다. 그녀는 느긋하게 라프윈을 바라보다 베일을 썼다. " 가봐야겠어. 잊지마. 그에게 물어보는 것. " " .... " " 그럼 부인. 다음에 뵙지요. " " 예... " 효선은 얼결에 나나에게 대답하고는 하늘거리며 사라지는 나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를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내용을 들어보면 분명 그녀는 남편이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 끈끈한 눈빛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니 그녀가 끈끈한 눈빛을 보이던 말던 상관없었다. 문제는 라프윈의 태도였다. 그는 당황한 듯 하기도 했고, 또한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듯한 얼굴을 하기도 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해가. 그녀느 질투가 끓어오름을 느끼며 조심스레 찻잔을 쟁반에 담았다. 라프윈은 그런 효선을 한동안 바라보다 피식 웃어보였다. " 삐졌구려? " " ...아...아닙니다... " " 후후. " 라프윈은 그런 효선의 반응이 기분좋은지 그녀를 살짝 안고는 그녀의 길고 아름다운 머리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 ...그녀는... 나를 처음 팔아버린 자의 딸이오. " " !!! " " 그리고... 나의 동생이오... " " ?!! " 효선은 충격적인 말에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생각외로 그는 담담히 효선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 ...나는 아주 어릴 때 어머니의 죽음을 보았소. " " ... " " ...그는 어머니를 죽였으며, 또한 나를 노예로 팔았소. " " ... " " 그때는 너무나 힘든 시기였소. 너무나... " 효선은 라프윈의 험난했던 생활을 생각해보며 몸서리를 쳤다. 그는 이제 자신의 낭군이며, 그녀는 그를 사랑한다. 다시는 그런 일을 겪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효선은 그의 품에 더더욱 파고들었다. " 어디 다녀온거요? " " 훗. 당신이 화낼 곳. " " ? " 나나는 의아해하는 여린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불렀다. 여린과, 그녀, 그리고 라프윈은 어릴 때부터 아주 친한 친구사이였다. 태어날때부터 그들은 좋은 관계였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여린의 아버지, 그리고 외국에서 들어온 색목인인 라프윈의 아버지... 그들은 아주 어릴때부터 친구사이였고, 또한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물론 라프윈의 아버지가 여린의 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노예의 신분이었다는 것 외엔. 그들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혼인을 했다. 우연찮게도 라프윈의 아버지가 그 마을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인과 혼인을 한 것 외에는 그리 특별한 일도 없었다. 그리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낳은 아이들. 자신이 열 살 되던 해. (라프윈은 열 세 살이었고, 여린은 이제 겨우 일곱 살이었다.) 여린의 부모와 -그들은 무척 부자였었다. 그때까지만해도 그들이 만통문의 문주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었다.- 나나의 부모가 혼약을 하면서 그들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라프윈의 어머니가 너무나 아름다운 관계로.... 그들 사이는 갈라지기 시작했었다. 그때 즈음 라프윈의 아버지가 사냥을 나갔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이었기에.... 묘한 약혼식이었다. 어린 자신이 기억하기에도. 슬픈 눈빛의 라프윈과, 그의 어머니.... 나나는 그때 라프윈이 슬퍼하는 이유가 자신을 좋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훗. 물론 어릴 때 철없는 생각이었지만. ...나의 아버지는 라프윈과 그의 어머니를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커가면서 점점 더 그의 아버지를 닮아가는 라프윈. 그리고 아버지의 첩이 되었으면서도 한번도 그 도도함을 잃지 않았던 아름다운 라프윈의 어머니. ...아버지는 나나가 보는 앞에서, 첩들의 모함을 받은 라프윈의 어머니를 죽여버렸다. 그리고 라프윈을 노예상에게 팔아버렸다. ...그때는 어렸었다. 너무나.... " ...라프윈 만나고 온거야? " " 훗. 어떻게 알았어? " " 척하면 착이지. 잘 지내지? " " 응. " 나나가 씁쓸하게 웃자, 여린 또한 그런 나나를 토닥이고는 유리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나나는 유리를 보면서 아주 연약하면서도 강인했던 라프윈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쩌면... 그래서 여린이 그녀를 도와주고 싶어 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들에게있어 그녀는 너무나 향기로운 사람이었기에.... " 폐하, 간악에서 구해온 이름난 돌이옵니다. " " ... " " 북해의 중심으로 옮겨놓았으니 어서 구경을... " " .... " 오걸매는 가슴아프게 북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을 보며... 유리가 웃으며 얼음을 제치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녀의 밝은 미소와, 상큼한 향과.... 잊어야 한다. 그는 눈을 질끈 감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공사를 바라보던 라프윈이 조용히 오걸매에게 다가왔다. " 폐하. " " 무슨일인가. " " 긴히 드릴 말이... " " ? " 오걸매는 라프윈이 조심스레 자신에게 말을 이어가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말해보게. " " 만약... 만약 말입니다. " " ? " " 유리님과... 황위중에 하나를 택하시라면.... " " ...무슨 말이지? " " 만약 말입니다. " 그는 라프윈이 고개를 숙이며 말을 잊지 못하자 피식 웃으며 라프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고개를 들어올려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 라프윈. 전에 한번 말하지 않았나? " " ? " 그는 생각에 잠기듯 멍하니 북해를 바라보았다. " 나는... 그녀가 돌아오기를 바래. 만약 내가 황제이기 때문에... 내 명예 때문에 그녀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나는 포기할 수 있다. 황위를." " !!! " 그는 계속 북해를 바라보며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 ...그녀는... 행복할까... " " ...어떻게 행복하리라 생각하십니까!!! " " ? " 갑작스레 찢어지는듯한 라프윈의 어투에 놀라 오걸매는 그를 바라보았다. 라프윈은 울고있었다. 그는 유리에 대한 보고를 너무나 잘 듣고 있었다. 너무나 잘. " 처음부터... 처음부터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돌아오면 다시는 보내지 않겠다고!!! 폐하는.. 또다시 약속을 어기셨습니다!! 또다시!!! " " 라프윈? " " 유리님은... 유리님은 아주 불행하십니다!! 아주요!!! " " !!! " 바다같은 바람이 불어오면 그 바람은 시가 되어 가슴을 에인다. 봄볕에 놀라 떨어지는 도화처럼 흐늘거리는 핏빛 마음 이 마음 다 삭히며 또다시 바람을 받지만 그 바람은 예전과는 틀리게 고통이 되어 가슴을 에인다. 님을 그리워하는 한심한 아이 님을 부르는 핏빛 노래 " 검무를 추고 있는거요? " " ... " 유리는 가만히 검무를 추다 -견빈에게 배웠었다.- 청안이 들어오자 무시하고는 검을 거둬들였다. 청안이 뭐라하든 상관없었지만 그를 보기 싫은것은 어쩔수 없었다. 그녀는 검을 조용히 닦고는 다시 방으로 들어서려 했다. 그런 유리의 앞을 청안이 막아섰다. 그는 슬퍼보였다. 그러나 그런 청안의 모습조차도 유리에게는 가증스러워보일 뿐이었다. " 계속 말 한마디 안할거요? " " ... " 유리가 무시하고 그를 피해 옆으로 가자, 청안은 급기야 그녀의 팔을 나꿔채 그녀를 끌어안았다. 유리가 반항하자 그는 더욱 팔에 힘을 주었다. " 10년이고 20년이고 좋소. 그대가 나에게 마음을 열어준다면. 그런다면 이런 고통 즈음 아무것도 아니오. " " ... " " 하지만... 그대의 마음은 나를 향해 있지 않구려... " 가증스러웠다.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정인군자의 역할은 다 그인 듯 그는 그녀에게도, 또한 표사들에게도 너무나 깍듯이 대했다. 그리고 금의 군사들조차 그를 존경할만큼 그런 행동들을 해댔다. 그것은 행.동.이었다. 그런 그가 미웠다. 그런 그가 화가 날 만큼 저주스러웠다. 유리는 꼼짝도 않은채 청안에게 안겨있었다. 그는 그런 유리를 꼭 안고서 한동안 그렇게 서있었다. 여린은 막 유리정에 들어서다 가증스러운 청안의 행동(?)을 보고는 이죽거리며 서있었다. 내가 나나를 알 듯, 그 또한 어쩌면 나나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극악무도한 선녀.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헛기침을 했다. 그가 헛기침을 하자, 청안은 그제서야 입구를 바라보고는 밝게 미소지었다. 그는 아마도 오래전부터 여린이 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어라? 이 부부는 부부끼리 내외도 없나? " " 여린, 어인일로? " " 후후. 나야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하지 안소. " 여린이 나타나자 유리는 청안이 팔에 힘이 느슨해지는 순간 그의 팔에서 벗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청안은 한숨을 내쉬고는 여린을 바라보았다. 여린의 뒤에서 나나는 그런 유리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었다. " 아직도 그렇소? " " ...그렇다오. " 청안이 한숨을 내쉬며 방쪽을 바라보자, 여린은 콧웃음을 치며 그에게 말했다. " ...그냥 밖에 내보내지 뭐하러... " " ... " 청안은 긴 한숨을 내쉬며 여린을 바라보았다. 여린의 말은 유리가 밖에서 바람을 피우고 왔으니 내보내라는 말이었다. 그 원인제공자가 청안이든 무엇이든 어쨌든 그녀는 자신의 자리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여린은 한동안 청안의 표정을 보다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섰다. " 오늘은 혼자 오지 않았다오 " " ? " " 후후. 내 언젠가 말하지 않았소. 나의 부인을 보여주겠다고. " " 아, 그럼 같이 오셨소? " " 물론~ " 여린은 자신의 부인을 부르며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는 평상시대로 무표정했지만 그 눈빛은 호기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물론 나나 또한 그런 청안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족속이다. " 아마 우리 부인과 얘기 하다보면 그대의 부인도 많이 풀릴거요. 그러니 걱정마시오^^ " " ...고맙소. " 나나가 유리정으로 살포시 들어서자, 주변히 환한 듯 밝아졌다. 그녀는 연한 녹색의 궁장을 입고있었는데 마치 나비와 같이 사뿐 사뿐 걸어오는 폼이 너무나 아름다워 월궁의 항아를 보는듯했다. 청안은 만약 유리가 자신의 부인이 아니었다면 금방 나나의 미모에 혹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유리에 비하면 턱없이 떨어지는 외모였다. 그는 정중히 포권을 취하며 나나에게 인사를 했다. " 어서오시지요. 그 전부터 여린님께 이야기를 많이 들어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 " 후훗. 감사합니다. 소녀도 소문이 자자하신 청표주님을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 " 자, 이쪽으로. " 청안은 얼굴을 실룩거리며 그들을 정자로 안내했다. 그녀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만큼은 그를 찬찬히 바라보며 마치 자신의 하수를 대하듯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 청안은 그들을 정자로 안내하고는 하인들을 시켜 여린부부의 짐들을 집안으로 옮기게 했다. " 언제까지 있을 생각이오? " " 후훗. 그것은 소녀의 마음이지요 " " ? " 청안이 나나를 의아한 듯 바라보자, 그녀는 그런 청안의 눈빛을 무시하고 정자를 둘러보더니 집안으로 향했다. " 자,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이야기하세요. 소녀는 댁의 부인과 담화를 나눌테니. " " .... " 여린은 청안이 그녀를 날카롭게 노려보자, 그것을 무마하며 허허 웃어버렸다. " 청표주, 기분이 상했다면 이해하구려. 그녀 성격이 장난아니게 괴롭다오 " " .... " 아니다... 그것이 아니야. 청안은 갑작스레 밀려드는 두려움으로 소름이 돋아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 그것은 자신의 눈빛이었다. 차갑고도 이지적이며 가지고싶은 것은 무엇이든 가져버리는. 그것이 선행이든 악행이든 일단 일을 저지르고 나서 해결하는. ...그녀가 여인이라서 다행이었다. 여인이라서... " 댁이 유리? " " ...? " " 반가워요. 난 나나라고 해요. 이번에 내 남편이 말도 안되는짓을 했기에 내가 해결하려구요. " " ...도와주지 않을 건가요? " 유리가 찬찬히 말을 해가자, 나나는 씨익 하니 웃으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나나가 본 유리는 무척 여려보였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그 눈빛. 눈빛만큼은 자신을 이기고도 남을 그런 눈빛이었다. " 후훗. 내일이에요. 잊지마세요. " " !!! " " 당신의 눈빛. " " ? " 나나가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턱을 어루만지자, 의아한 듯 유리는 그런 나나를 바라보았다. " 난 당신의 그 눈빛이 마음에 들어요. " " ... " " 약속하죠. 당신을... 당신이 사랑하는 님에게로 보내겠다고. " " !!! " 유리는 놀란듯한 얼굴로 나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나나는 딴청을 부리며, 차가 어떻다느니 방의 분위기가 어떻다느니 하며 돌아다녔다. 유리는 천천히 그녀가 한 말을 되싶고 있었다. 내가...사랑하는 님... " 벌써 가려고? " " 휴. 아내가 울고불고 난리야. 여긴 자기랑 너무 안맞대. " " ...미안하군. " 여린은 피식 웃으며 굳어있는 청안에게 인사하고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 자네 부인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양이지? " " ...아직 일어날때가 아니네. " " 그런가? 아내가 가기전에 인사못해 미안하다 전해달라 하더군. " " 알았네. " 여린은 힐끔 유리정을 바라보고는 청안을 봤다. 자신이 들고온 짐이 많은지 하인들이 서둘러 밖으로 가지고 나가고 있었다. " 안가보냐? " " ...괜찮소. 유리정에 호위무사들 몇 명을 놔두었소. " " .... " 여린은 피식 웃어버리고는 짐을 옮기는 하인들에게 이것저것 시키고 있었다. 그 속에 유리가 있었다.... " 폐하. 이쪽은 <작열탄>들을 저장하는 곳입니다. " " 음... " 라프윈은 불안한 마음으로 단 한순간도 오걸매의 곁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나나의 완벽함을 못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나 불안하다. 그리고 너무나 위험했다. " 폐...하.. " " 아, 왔구나. 안단. 숙부라고 부르라고 했잖느냐. " " 예... " 그는 불안한 듯 주변을 둘러보다 공대위 장군이 있자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황제는 지금 주변 무기고들을 시찰하며 다음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강했으며, 또한 두려운 존재였다. 안단은 공대위 장군이 손짓을 하자, 조심스레 오걸매에게 다가갔다. 그의 품속에는 칼이 숨겨져 있었다. 그것으로 간단히 오걸매를 찌르고 당황하는 라프윈과 그를 남겨둔채 서둘러 화약이 가득한 무기고를 빠져나와 화약 심지에 불을 붙히고, 그리고 백성들과 장군들에게는 황제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그가 사고를 당해 잠시 몸이 아프다고 전하기로, 그리고 다른 숙부들과 함께 금을 이끌어가기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그가 다가서는 순간, 귀찮은 일이 일어났다. 라프윈이 그 앞을 막아선것이었다. 안단은 당황스러워하며 다시 공대위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그는 벌써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오걸매 또한 이곳에서 나서게 된다. 그래서는 계획했던 일을 실행하지 못할것이고 자신이 주동자가 되어 무서운 황제에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는 오걸매의 무서움을 알고있었다. 안단은 그게 숨을 들어쉬고는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가 품으로 손을 넣으려면 라프윈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 그 순간 큰 바위가, 자신의 손 힘에 들릴 큰 바위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군사 요충지 한 가운데에서. 안단은 앞서가는 라프윈과 오걸매를 바라보며 바위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눈을 꼭 감고는 그 돌을 들어오걸매를 내리쳤다. 퍽!! " 윽!!! " " !!!폐..폐하!!! " 당황한 라프윈이 오걸매를 안아드는 사이, 안단은 풀린 다리를 겨우 추스리며 달려나왔다. 그리고 서둘러 <해서원>-무기고-을 빠져나와 문을 걸어 잠궜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있었다. 그는 떨리는 다리를 겨우 추스리며 해서원으로 연결된 긴 심지에 불을 지피기위해 횃불을 꺼내들었다. 그는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 어서 불을 당기십시오, 폐하. " " !!! " " 어서요. " " ... " 안단은 불안한 듯 장군을 한번 바라본 뒤 떨리는 손으로 불을 심지에 던졌다. 쿠르르르...쾅!!! 연쇄적인 폭발이 중도전체에 울리고 있었다. " 잠깐. " " ...왜그러나? " " 하인이 하나 늘었나? " " 그게 무슨 말인가? " " 아니.. 어제보다 사람이 많은 듯 해서... " 여린이 허허거리며 청안을 바라보자, 그는 당황스러워하며 그런 여린을 바라보았다. 무척 민감한 문제이지만 웬지 꺼림직한 기분을 감출수 없었다. " 후후. 왜? 내가 그 사이 자네 하인하나 데려간다 생각했나? " " 아...아닐세. " " 음... 우리 아내한테 물어보면 하인이 늘었는지 늘지 않았는지 알수 있을걸세. " " ... " 청안이 아무 대답이 없자, 여린은 서둘러 나나를 불렀다. 나나는 너무 울어 퉁퉁부은 눈으로 가마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 ...죄송해요, 얼굴이 이모양이라... " " 아닙니다. " 청안은 가마안을 은근 슬쩍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비웃는듯한 나나의 눈빛을 보고 당황해서는 고개를 돌렸다. 하인이 늘고 준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서둘러 유리정으로 달려갔다. " 유리. 이른 아침에 미안하오. " " ... " " 문좀 열어보시오. 여린과 부인이 돌아간다하오. " 청안은 안에서 답이 없자 문을 열기위해 문에 손을 얹었다. " 왜 문을 여시려 하시는겝니까. " " 어... 안에 계시는구려. " " 흥. 그러면 방문앞에 감시꾼을 세워놓았는데 소녀가 어찌 도망을 치겠는지요. " " ...미...미안하오. 나와보시겠소? " " 싫습니다. 댁의 친구이지 소녀의 친구는 아니지않습니까. " " ... " 표독하지만 오랜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였다. 청안은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고는 서둘러 여린에게 달려갔다. 여린은 기분이 상한 듯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나를 의심한건가? " " ...미안하네. " " ...가겠네. 부인, 갑시다. " " 예, 그럼 청표주. 죄송합니다. " " ... " 청안은 간단히 인사를 하는 여린과 나나를 마중했다. 왠지 모르게 안심이 안된다. 그는 사라져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나는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청안을 힐끔 보고는 키득 웃어버렸다. 집요한 놈. 그래도 의심을 풀지 않네. 마치 나같이. 하지만 너는 날 이기지 못해. 나나는 피식 웃고는 마차안에서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여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 그래, 빠져나온 기분은? " " ...날아갈것같아요. " " 후후. 축하해, 유리^^ " 유리는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며 요사스럽게 웃는 나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을 위해 어제 종일 자신의 방에서 눈물을 흘리려고 후추(지금은 아주 귀~~한)를 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하녀를 호랑이 굴에 던져넣고는 단 한마디를 했었다. " 너! 들키면 죽을줄 알어. " " ... " 유리는 그때를 생각하고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곧 알게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이곳을 빠져나갈 시간만 끌어주면 된다. 그 시간만 끌어주면... " !!! " 기분이 정말 이상하다. 그녀의 목소리였었던가? 그녀의 목소리인가!!! 진정.. 청안은 서둘러 유리정으로 달려들어가 방문을 열어제꼈다. 그곳에는 나나의 시녀인듯한 여인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다. 그들은 자신을 속인 것이다. " 잡아. 잡아들여!!! " 청안의 분노에 찬 목소리에 놀라 모두가 달려나왔다. 청안은 검을 차고는 서둘러 밖으로 내달렸다. 그녀가 개봉을 빠져나가기 전, 잡아야 한다. 반드시!!! ============================== 열시미 달리자^^ 아자아자아자!!! " 제기랄.... 벌써 쫒아오잖아? " " 어머, 생각외로 눈치가 빠르네? " 나나는 힐끔 밖을 바라보다 자신의 목걸이를 뜯어 진주를 준비했다. 그리고 그것을 조심스레 건물 구석 구석에 던졌다. 한순간 청안의 존재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유리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자, 나나는 피식 웃으며 차를 마셨다. " 미련 곰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늑대네? " " 음... 글쎄. 어쩌면 표범일지도 모르지. " " 우후후. 낭군님께서 표범이지시~~ " " 하하하하하 " 한가하고 느긋한 그들의 말투와는 달리 유리는 청안이 벌써 쫒아오는 모습에 놀라 몸을 떨고있었다. 나나는 그런 유리의 상태를 살피다 한숨을 내쉬며 여린을 바라보았다. " 낭군님~, 우리 여기서 갈라지도록 하지요^^ " " ... " 여린이 걱정스러운 듯 나나를 바라보았다. 나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동작으로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 여린을 사랑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 소녀의 생각으로는 그 자가 소녀를 쫒아올 것 같사오니다. " " ...위험하지 않겠소? " 여린이 걱정스러운 듯 나나를 바라보자, 나나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여린을 바라보았다. " 후훗, 죽이기야 하겠어요? 당신의 체면도 있는데. 그리고 증거도 없는데 어떻게 소녀를 죽이겠어요? " " ...그 하인은..? " " 후후. 알아서 피했겠지요. " " ... " 여린은 걱정스러운 듯 나나를 바라보다 떨고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나나보다 유리가 우선이었다. 그는 결심한 듯 둘러보다 유리를 다독이고는 밖의 사정을 살폈다. 다행히 청안을 따돌린 듯 했다. 아마 나나의 공포스러운 진(?)안에서 고생 좀 하고 올 것이다. 나나의 진은 일반인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다만 수준높은 무공을 지닌 자들이 잘 걸려들 뿐. 그는 조심스레 밖으로 나와 유리를 말에 태웠다. 유리와 같이 도망치기 위해서였다. " 조심하시오, 부인. 그 자는 생각외로 강하오. " " 걱정마시어요. 낭군님. " " .... " " 서둘러 돌아오소서. 낭군께서 좋아하시는 잉어찜을 준비하도록 하겠나이다. " " 알겠소." 그는 간단히 나나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는 서둘러 말을 달렸다. 나나는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한뒤 다시 당당히 개봉의 남문으로 향했다. " 청표주. 어디한번 와 보시게. " 나나는 느긋하게 웃으며 개봉을 벗어나고 있었다. " 제길... " 청안은 정신없이 말을 달려 나나의 가마쪽으로 달려갔다. 한걸음만 더 가면 그를 따라잡을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노려보듯 일렁이고 있었다. 마치 아지랑이를 보는 것처럼. 그 큰 무리가 어느 순간 사라질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 여우같은 여자가 진을 이용했다는 것인데... 간 큰 계집. 시내 한 중심에서 진을 펼치다니.... 청안은 진땀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한가하게 자신을 노려보듯 바라보며 지나쳤다. 한가하게? 그렇다면 무공을 모르는 자들은 손쉽게 벗어난다는건가? 아니면 이들 또한 환상인가.... 그는 정신을 바짝 차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기다. 그리고 청안은 손쉽게 진을 벗어났다. " 아니요, 폐하. 남편이 돌아가셨다면 소녀는 이곳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소녀가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소서. " 안단은 걱정스러운 듯 효선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수도에 남아있어봤자 그녀가 견뎌내기에는 너무 힘든 곳이 이곳 수도이다. 물론 미망인이라 해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리고 라프윈이 워낙 인덕이 많아.... 하지만 그녀를 보호하던 라프윈도 죽었고, 그녀 혼자 생활하기에는 너무나 험한 세상이었다. " 새로 혼인을 하시는 것은 어떻소? " " 후후. 걱정해주시는 것은 좋으나 폐하. 소녀의 마음에는 라프윈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 " .... " " 허나 돌아갈 곳도 없지않소. " " 먼 친척에게나 가 볼 생각이옵니다. " " ... " 희종이 된 안단은 장군들의 눈치를 살피다 효선을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허락한다는 명을 내렸다. 물론 걱정이 되었지만, 먼길이라 해도 그녀의 재산을 정리하고, 또한 경호원 몇몇을 붙혀준다면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수 있을 것 같았다. 고향이라... 개봉으로 가는건가? 그는 씁쓸히 상복을 입고 돌아서 가는 효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를 보고있으면 꼭 자신의 신세같았다. 외롭고, 두렵고.... 그는 효선이 돌아간후 조심스레 술을 한모금 들이켰다. 모든 것이 두렵기만 했다. 자신의 손으로...그의 머리를 내리쳤다는 것이... 자신의 손으로... 그는 떠날 수 있는 효선을 부러워하며 다시 술을 한모금 마셨다. 이제 그는 황제다. 원하든 원치않든.... 효선은 홀가분하게 궁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집은 조금씩 정리가 끝나가고 있었다. 이제 홀가분하게 숲속 깊은 곳에서 생활하리라. 모든 것을 잊고...그녀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며 집에 들어섰다. " 오셨습니까요, " " 잘 되어가고 잇는가? " " 예, 마님. " " 일단 모든 이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내보내도록 하세요. 그동안 수고많았어요. " " 예... " 집사가 씁쓸하게 뒤돌아서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향했다. 그들이 밖에 나서서도 살기 힘들다는 것 즈음은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과 라프윈은 더 이상 힘이 없다. 그러니 그들을 내보내는 수 밖에. 그리고 황제는 라프윈이 죽었다고 알고 있다. 그것이 밝혀져서는 안된다. " 마님. 서찰이 왔습니다요. " " ? " 그녀는 서찰을 읽으며 얼굴이 어두워졌다. 일이 이상하게 꼬여가고 있었다. " 왔소, 그들이 아무말 없었소? " " 몸이 아직 낮지 않으셨는데 어찌 밖으로 나오셨는지요 어서 들어가소서. " " 알겠소. " 효선은 라프윈이 밖으로 나와있자, 걱정스러운 듯 그를 바라보았다. 라프윈은 미리 마련된 비상구로 황제와 함께 겨우 빠져나올수 있었다. 여린과 나나의 계획대로였다. 그러나 안단이 그를, 황제인 오걸매의 머리를 돌로 내리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오걸매를 겨우겨우, 그것도 심지가 다가오는 것을 보며 겨우 지하로 내려설수 있었다. 상당한 충격이 등 뒤로 느껴졌다. 그리고 잠시 정신을 잃었었다. 깨어나보니 효선이 울먹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일주일만에 정신을 차려서 그녀를 볼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에야 밖에 나들이 나오듯 나온 것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걱정스러운 듯 그를 안고는 서둘러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서둘러 방안 침대에 그를 눞혔다. " 폐하께서는 어찌되셨소. " " ...깨어나셨습니다. 생각외로 많이 다치시지는 않으신 듯 하더이다. " " ...여린이 마련해준 그곳? " " 예... " 라프윈은 걱정스러운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었다. 황제 폐하께서도 생각외로 무사하신 듯 했다. 그러나 자신은 이 집에 머무를수 있었지만 그는 급히 여린이 마련한 곳으로 움직여야 했다. 들키지 않기위해 비밀리에 움직여졌다. 그것이 일주일 전의 일이다. 이제 그들 또한 그곳으로 갈 생각이었다. 황제폐하가 기다리는곳, 아니 이제는 친구가 된 오걸매가 기다리는곳으로. 그나저나 걱정이다. 효선과 유리님은 예전부터 앙숙관계였는데 잘 지낼수 있을지.. 아니 여린 효선이 농사일을 할수 있을지... ...효선의 얼굴에서 어두움이 느껴진다. 자신때문인가? 아니다. 이 불안함은... 그는 조심스레 효선의 눈치를 살폈다. " ...폐하께 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요? " 라프윈이 갑작스레 황제의 이야기를 하자, 그녀는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이야기를 했다. " ...기억을 하시지 못하신다 하더이다. " " ?!!! " " ...아무것도... 당신도... 나라도.. 흑흑...유리도... " " !!! " 그가 이 일을 선택한 이유가 유리님 때문이 아닌가!! 라프윈은 당황스러워하며 효선을 바라보았다. 효선은 울음을 참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너무나 가슴아픈 듯, 너무나 아픈듯... " 마...말도 안되는 일이오! " " 흑흑... 소녀도 알고 있습니다.. 흑흑... 이제... 이제 유리는 어찌하지요? " " .... " 효선이 울음을 터트리자, 라프윈은 가슴아픈 듯 그런 효선을 다독였다. 마지막에 안단이 그의 머리를 내리쳤던게 문제였던가... 그랬던가... " 멈춰라! " " ...? " 청안은 다급히 마차의 앞에 길을 막아섰다. 이제 유리를 되찾기만 하면 된다. " 아니... 청표주님 아니십니까? " " ...아내를 내놓으시오. 부인. " " 아내라니요? " 나나가 의아한 듯 밖으로 나서자, 청안은 서둘러 마차안을 이잡듯 뒤졌다. 그리고 물건들과 하인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 정말 무뢰하시군요!! " " 무례한건 그대들 아닌가! 왜 남의 부인을 데려가는가!!! " " 부인이라니요! 말도 안되는 말씀 하지도 마십시오! " " 그럼 내 부인의 방에 남아있는 부인의 하녀는 어찌된거요!!! " " 그것을 소녀가 어찌 알겠는지요? " " 이!!! " " 어머나!!! " 청안은 차마 내리치지 못하는 손을 들고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나나는 놀란 듯 그런 청안을 바라보았다. " 정말 무뢰하시군요!! 아녀자를 떼리려 하시다니!!! " " ...으음... " 청안은 분노를 참기위해 성질을 꾹 누르며 나나를 노려보았다. " 여린, 그는 어디있소? " " 하인 하나와 먼저 출발하였소! 굳이 그런 일까지 무뢰한에게 말할 필요가 있소? " " ... " 그는 한참동안 나나를 노려보다 서둘러 말에 올랐다. 그리고 여린의 뒤를 쫒기 시작했다. " 마..마님!! 괜찮으십니까!! " " 음.... " 나나가 놀란 듯 쓰러지자, 하인과 하녀들이 놀라 그녀를 마차로 급히 옮겼다. 그리고 서둘러 마차를 몰고 객잔으로 향했다. 마차안에서, 나나는 한가하게 부채질을 하며 미소짓고 있었다. " 훗. 생각외로 빠르네? 곰주제에. " 그녀는 하인들이 당황해 서둘러 객잔으로 향하는 모습을 느긋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녀의 우.아.한. 이미지는 유지되어야 한다!!!! " 여기서 좀 쉬어갑시다. " " ... " 여린은 서둘러 말에서 내려 객잔으로 들어섰다. 아직 개봉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무척 불안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들이 객잔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는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말 안장에 돈과 약간의 음식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객잔으로 유리를 이끌고 들어섰다. 그녀는 무척 지치고 힘든 듯 여린이 겨우겨우 부축을 해서야 들어섰다. 객잔으로 들어서자, 밝은 목소리의 점소이가 달려와 그들을 환영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손님은 없는 편이었다. " 어서오...어... 유리?!!! " " ...화..곤? " 뜻밖에 유리를 만나자, 화곤은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초최한 얼굴과 마른듯한 몸이 안쓰러워 보일정도였다. 왜 그녀가 이런 차림으로 밖에 나와있는건가... 쫒기는 건가? 왜? " 어...어떻게 된 일이야?!! " " 화곤... " 유리가 울먹거리며 그를 바라보자 더욱 혼란스러워진 화곤은 서둘러 그녀와 여린이라는 자를 안쪽의 아무도 모르는 방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서둘러 따뜻한 차와 음식을 준비해 유리에게로 달려갔다. " 여기서라면 좀 쉴수 있을거야. " " 고마워... " 그는 유리가 따뜻한 차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위를 조심스레 둘러보는 여린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 또한 화곤을 살피는 듯 하더니 피식 웃어버렸다. " 나 부인있수. 그런 눈으로 보지 마쇼~ " " .... " 말이 왜저리 불량스러운거지... 화곤은 그런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찡그리고는 그를 노려보았다. " 괜찮아. 나... 도와주는 분이셔. " " ... " " 휴, 이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거요. " " ...댁을 어찌 믿고 이 아이를 보내주지요? " " ...난감하네... " 여린은 머리를 극적이며 피식 웃어버렸다. 화곤 또한 바짝 긴장하다 그의 미소를 보고는 그가 무척 선량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을 느끼자, 그제서야 화곤은 한숨을 내쉬며 유리가 음식을 먹고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 뭐 먹으실라우? " " 어라? 말투가 왜그래? " " 댁도 그렇잖수. " " 쿠후후후흐. 이놈도 명물이네? " " ...빨리 말 안하면 먹을거에 먹자도 꺼내지 못하게 할거요. " " 아, 아냐아냐, 나 고기종류 아무거나. " " .. " 화곤이 가만히 노려보자, 여린은 딴청을 피우며 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 유리, 많이 먹어야 또 도망칠수 있다오. 난 고기를 먹는 성격이거든? " " ..후훗. 네~ 고기중에서 돼지고기를 좋아하시죠. " " 물론!!! " " ...알았소. " 화곤은 꿍한 얼굴로 그를 힐끔 노려보고는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의 얼굴을 밝게 웃고 있었다. " 아줌마~ 여기 제육볶음이랑 여러 가지좀 준비해줘요~ " 화곤은 계속해서 피식피식 웃고 있었다. 그러다 견빈이 떠올랐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줘야 할까... 아니다. 지금은... 그래, 전하지 않는게 좋을거 같다. 지금은... " 아줌마? 곤이는 어디있어요? " " 아, 미향이구나? 글쎄다. 급하게 음식이랑 챙겨가지고 방으로 달려가던걸? " " ...? " " 빨래하고 오는길이냐? " " 예, " " 어이고~ 우리 미향이 많이 착해졌네~? " " 아이참~, 아주머니도~. " 미향은 얼굴을 붉히고는 서둘러 화곤이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늘 그가 보고팠다. 늘. 그런걸 보면 유리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나? 나에게 있어 화곤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인식하게 해주었으니. 그녀는 작은 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살피고는 서둘러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음식을 먹고있는 유리를 보며 자지러지듯 놀라 엉덩방아를 찌었다. " 네... 네가 어떻게 여기 있는거야?!!! 청..청안이 널 데리고 있는게 아니었어? " " ?!!! " 갑작스런 미향의 반응에 유리는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당황하며 기어서라도 밖으로 나서려하자, 그제서야 그녀는 느낄수 있었다. 청안이 어떻게 자신이 있는 곳을 알아냈는지. 어떻게 그날, 바로 그날 그렇게 찾아왔는지. 유리의 표정은 차가워져있었다. 얼음처럼. " 어떻게 내가 청안이랑 있다는 것을 알았지? " " 나..난 그냥... 네...네가 처..청안이 너의 부하고... 그...그리고... " " 너...니? " " !! " 유리의 눈빛이 무섭도록 빛나며 미향을 바라보았다. 미향은 빳빳하게 굳어 그런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린은 갑작스레 전에 편지가 떠올라 그것을 꺼내들었다. 그가 그 편지를 지니고 있었었다. 여린이 편지를 꺼내자, 미향이 당황하며 그 편지를 빼앗으려했다. 그러나 화곤이 한발 더 빠르게 그의 편지를 나꿔챘다. 그리고 그 편지를 읽고 잇었다. 그의 표정은 창백하다 못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 죽여버릴꺼야!!! " " 꺄 아!!! " 유리는 비명을 지르며 어디에서 힘이 났는지 여린을 밀치고 그의 허리춤에 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미향을 찌르기위해 달려들었다. 여린은 순식간에 유리의 혈도를 눌려 그녀를 기절시켰다. 미향은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유리는 기절한 순간에도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여린은 기절한 유리를 침대에 눞히고는 화곤을 바라보았다. 화곤은 무표정한 얼굴로 울고있는 미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 자, 일단 밖에 나갑시다. " 여린은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미향을 끌고는 밖으로 나왔다. 화곤은 그 뒤를 천천히 따라나섰다. 여린은 그녀를 끌고 밖으로 나와서는 2층 객잔에 앉았다. " 자, 어떻게해서, 왜 그런 편지를 보낸건지 물어봐도 될까? " " 흑흑...저..저전.. 화곤이 ... 화곤이 나에게서 멀어지는게 너무나 싫었어요... 너무나... 흑흐그. " " 하아... 그래서 편지를 보냈다? " " 히끅.. 네... " 여린은 한숨을 내쉬며 탁자에 있는 물을 벌컥 들이켰다. " 어이, 아가씨. 댁의 편지 한 장에 이 아가씨 인생이 어떻게 변했는지 아쇼? " " 흑흑.. " " 결혼식 첫날, 그 놈이 쳐들어가 모두를 죽여버렸소. 어머니도, 남편도. " " !!! " " 나..난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구요!!! " " ...쯧쯧쯧. " 여린이 한숨을 내쉬며 물잔채 들이켰다. 그녀에게는 질투였는지도 모른다. 질투. 그러나 유리에게는 마지막 한 순간마져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완전히.... 미향은 울면서도 화곤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화곤은 그냥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여린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유리가 잠든 곳으로 들어갔다. 여린이 들어가버리자, 미향은 서둘러 화곤의 허리를 감사안았다. 화곤은 그런 그녀의 팔을 떼기위해 노력했지만 그때처럼... 그녀는 강하게 화곤의 허리를 잡고있었다. 그때처럼... " 제발.. 난... 난 네가 떠나면 살수없어.. 제발.. " " ...너란 아이는 정말... " " 제발... " 화곤은 단단히 묶인듯한 미향의 팔을 풀고는 그녀를 무시한채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미향은 그런 화곤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2층으로 달려가 창가에 매달렸다. " 나 뛰어내릴거야!!! 곤!!! 나 뛰어내릴거라구!!! " " ... " 그러나 미향이 아무리 소리쳐도 화곤은 달려오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가 빗자루를 들고는 주변을 쓸기 시작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듯. 그렇게.... 놀라서 달려온 아주머니는 화곤과 소리지르는 미향을 놀란 듯 바라보고 있었다. ...화곤은 그런 그녀를 달래지도, 그렇다고 달려가지도 않았다. 그저 편안한 미소로 바닥을 쓸고 있을 뿐.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그나저나 어라? 바꿨네^^ 유리가 깨어난 것은 그로부터도 한참 뒤인 오후 나절이었다. 원래는 아침나절 잠시 쉬었다 그가 떠나는 것을 확인한뒤 -그라는 것은 청안- 다시 강남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그런데 일정이 바뀌어 버렸다. 유리가 흥분해 쓰러지자, 여린이나 화곤은 같이 당황하고 있었다. 편지의 주범이 미향이라는 사실에 여간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깨어난 유리는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보다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출발할 준비를 서둘렀다. 여린은 갑작스런 유리의 행동에 놀라 그녀를 억지로 눞히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유리는 도리어 그를 밀치고는 이것저것 물건들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 몸좀 쉬고 출발하자니까? " " 괜찮아요. 이제 저 건강해요. " " .... " 그녀는 서둘러 자신의 옷 매무새를 살핀뒤 여린을 바라보았다. " 어서 가요. ...어서 그를 보고싶어요... " " ... " 여린은 유리의 말에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한참을 그렇게 짐을 싸다 -사실 쌀 짐도 없지만- 동경을 꺼내 얼굴을 살폈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에게 말을 했다. " 정말 그가... 다 포기하고... 날 기다리는거지요? 정말이지요? " " 아.. " 그는 그제서야 낮게 탄성을 지르며 그녀가 왜 갑자기 돌변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유리는 마지막 희망을 그에게 잡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아픔을... 힘든 여정을.. 그녀는 오걸매를 만난다는 생각에 그렇게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눈물이 났다. " ...물론이오. 그는 벌써 이 세상에서는 죽은 사람이라오... " 그는 안타까운 듯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가 오걸매가 그녀를 기다린다는 말을 하자, 유리의 얼굴에서는 지금까지의 슬펐던 기색은 모두 사라진 듯, 그녀는 환히 웃으며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 발그레 달아오른 볼을 감싸며... 그녀는 새로운 희망에 젖어 있었다. 아니 새로운 희망에 의지하려 하고 있었다. 말을... 해야만 하나... 그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을... 그는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희망에 들뜬 그녀를 다시 괴롭히기는 싫었다. 그것은 나중에 생각할 문제고 지금은 이 개봉을 탈출해 목적지인 강남으로 가는 일이 먼저였다. 그것은 나중의 일... " 유리... 조금 쉬었다 가자. 벌써부터 지친다면 나중엔 견디기 힘들어. " " 네... " 유리는 환히 웃으며 여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누웠다. 그녀는 잠시 뒤척이다 여린이 아직 그녀 옆에 있자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바라보며 얼굴을 붉혔다. " 저... 여린? " " 왜? " " 나... 예전처럼 이뻐요? " " ? " " 그가... 나 밉다고 하면 어쩌죠? " 여린은 피식 웃으며 그녀가 누운 침대의 이불을 목까지 잘 덮어주고는 이마에 살짝 키스를 해주었다. " 이뻐요. 세상 그 누구보다도. " " 후훗..... " 유리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는지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단 하나의 사실에 마음을 두려 노력하는 듯 했다. 그가 기다리고 있다는 단 하나의 사실에.... ++++++++++++++++++++++++++ < 이걸 받아주겠소? > < ...뭔가요? > 오걸매는 위험을 무릎쓰고 자신에게 달려온 유리에게, 전부터 주고싶었던 상아로 된 팔찌 하나를 주었다. 그것은 황후가 할 수 있는 봉황이 세겨진 아름다운 팔찌였다. ...그녀의 아름다운 어머니께서 죽을 때 그에게 주었던... < 이것은 나의 어머니의 팔찌요. > < .... > 그는 조심스레 지금껏 자신의 팔에 차여져있던 그 팔찌를 유리의 가녀린 팔에 끼웠다. 그리고 그녀의 팔에 키스를 했다. ....팔찌는 부족과 부족에서 황후들만이 지니고 있는 권력의 상징이었다. 유리는 가만히 그 팔찌를 바라보았다. 만약 그녀가 그 팔찌가 지닌 의미를 알았다면 아마 받지 않으려 했겠지만, 그녀는 그 팔찌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은은한 백색의 아름다운 문향이 세겨진 아름다운 팔찌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는 그런 유리가 사랑스러운 듯 그녀의 이마에, 코에, 볼에 끈임없이 키스를 했다. ....팔찌는 조금 큰 듯 했지만, 조금 지나자, 자신도 모르는사이 그녀의 손에 꼭 맞게 변화되어 있었다. < 신기한 팔찌네요... > < ...미안.. 난 이것밖에는 그대에게 줄수 없구려... > < ... > < ...잊지마시오. 그대는 나의 영원한 반려... 그대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더라도... 그대는 나의 반려.... 그대는... 나의.. 단 하나밖에 없는... 황후... > < ...오라버니.. > < ...그대가 떠나가도... 나는 그대를 기억할 것이오... > < .... > < 이 상아가 녹아버릴때까지... > 그는 다시 유리의 새하얀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들은 침상에서 그렇게 끊임없이 키스했었다. 마지막을 장식하듯... ++++++++++++++++++++++++++++++ 유리는 그때를 떠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이제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 이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를 만나러 간다. 그는 나를 위해 황위를 버렸다. 나를 위해.... 그녀는 가만히 팔에 채워진 팔찌를 쓰다듬고 있었다. " 이제 가려구. " " ...갈수 있겠니? " " 괜찮아, 화곤. 걱정하지 않아도. " " ... " 화곤은 걱정스러운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그런 화곤에게 환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그를 보고싶어. " " ...조심해서 가.. " " 응. " 화곤은 유리의 환한 미소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것은 여린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록 그녀가 기억을 못하는 오걸매를 만난다 해도, 그와 함께 있으며 이것저것 생활하다보면 언젠가는 기억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들 또한 행복할 것이다. 그들 또한. 그렇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 도망친다는게 고작 여기요? " " !!! " 갑작스런 청안의 등장에 놀라 유리는 굳은채 그를 바라보았다. 화곤은 서둘러 그런 유리의 앞을 가로막았다. 말들을 준비하고 유리를 말에 태우려하던 여린조차도 놀라서 청안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벌써 그들을 쫒아온걸까. 아니면 쫒아가다 흔적이 없자 다시 되돌아 온건가? 그는 긴장한채 청안을 바라보았다. " 그만 속 썩이고 돌아가지. " " 싫어!!! " 청안은 유리를 잡아끌기위해 손을 뻣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느껴지는 살기로 급히 손을 거둬들이고는 허리춤의 검을 꺼내들었다. 어느사이 화곤이 검을 빼들고 청안을 공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 유리! 마지막 남은 친구마저 죽이고 싶은가!!! 나는 그대를 얻기 위해서라면 이 자를 죽인다!!! " " !!! " " 유리!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어서 도망쳐!!! " " !!! " 청안은 화곤이 유리에게 도망치라 소리치자 화가나서는 더욱 무섭게 공격해 들어갔다. 화곤이 코너에 몰리자, 다급해진 여린이 그를 돕기 시작했다. 그러나 청안의 집착에 의한 검술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유리!!! 어서 도망쳐!! " 화곤이 외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유리는 다급히 말에 올랐다. 그리고 말을 달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앞뒤 생각없이 무조건 달렸다.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그에게서 벗어나야했다!!! " 유리!! 어디가는거야!!! " " ... " " 유리!!!돌아와!!! " 청안은 유리가 도망치자, 그녀를 쫒았다. 그러나 화곤이 그를 막아서며 공격하자, 그는 더더욱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여자의 걸음이라지만 그녀는 말을 타고 도망치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놓치면 다시 찾기 힘들 것이다. 청안은 유리의 뒷모습을 확인하며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잡기위해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끈질긴 화곤의 공격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눈빛은 기이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 네가 죽음을 자처하는군!! " " 조심!!! " 여린은 청안의 눈빛을 인식하자마자 화곤을 다급히 끌어당겼다. 그러나 청안의 검은 정확히 화곤의 팔을 그었고, 그의 심맥을 끊어놓았다. 화곤은 검을 놓친채 팔목을 움켜잡았다. 청안은 여린이 화곤에게 달려간 사이 서둘러 말에 뛰어 올라 유리의 뒤를 쫒기 시작했다. 여린이 화곤의 팔을 치료하려 들자, 화곤은 다급하게 외쳤다. " 어서!!! 저 청안이라는 작자를 말려요! 어서!! " " 지금 당신은 심맥이 끊겼다구! 잘못하면... 지금 치료하지 못하면 영원히 무공을 못해!! " " 난 지금 무공이 문제가 아니야! 또다시 저 아이가 고통을 받는다면... 난 더 이상 살아갈 가치조차 없어지는거라구!! " " .... " 여린은 그의 말에 놀라 멍하니 그와 상처를 번갈아 보았다. " ...유리는... 인복이 많은 것 같군. " 여린의 긴 한숨에 조금 진정이 된 화곤은 그가 자신의 팔에 혈을 잡고 치료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 ...그녀가 가야할 길을 알고 있소? " " !!! " 순간 화곤의 물음에 놀란 여린이 멍한 얼굴로 화곤을 바라보았다. " 그럴줄 알았소!! 바보같으니. 어서 쫒아가시오!!! " " 어!!! " " 어서!!! " 여린은 화곤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며 서둘러 말에 올랐다. 그녀는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이런 바보같은... 이 넓은 중국에서 어떻게 오걸매를 찾으려고 그렇게 가는 건가... 그는 계속해서 말을 달리며 피를 흘리고 있는 화곤을 바라보았다. 화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여린이 사라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피가 흘러내리는 손을 잡은채. " ... "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가슴이 문득 아려올 때가 있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나의 집이 진정 여기인가.... 나는 지금 나의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기억할수 없다. 그러나 늘 아련하게 떠오르는 아픔은 도대체 무엇일까. 늘 귓가를 맴도는 향긋한 목소리는 무엇일까. 내가 사모하는 이가 있었던가. 아내 말고도? " 아부지~~ " " ...도아왔구나. " " 아부지~ 나무 빨리 하고 가~ 어머이가 불러~ " " ...그러자. " 그는 가볍게 도아를 어깨에 태우고는 나뭇짐을 걸쳤다. 그리고 서서히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산이 편했다. 산에서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생각을 할수 있기에. " 제발... 그들에게 그가 충격을 받으면 안된다고 전해주세요... 네? " " 하지만 소향아... " " 그는... " " 장인어른 오셨습니까. " " 어..어서오게. 여곡." 여곡이라는 이름에 생소함을 느끼며, 그는 어깨의 나무 짐과 아이를 내려놓았다. 소향은 아버지에게 말을 하려다 그가 들어서자, 서둘러 깨끗한 수건을 건내주었다. 그는 무척 곱게 자란 사람인지 일을 마친후에는 항상 목욕을 했다. 그래서 다른 이들보다 훨씬 깨끗한 그를, 마을 아낙들이 흠모하는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 그가 소향의 남편이었다. 소향은 뿌듯한 마음으로 씻으러 가는 남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아 또한 기분좋은지 아버지 옆에서 안되는 세수를 하기위해 -아직 다섯 살이라 하는 행동들이 굼뜨다.-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주위를 어지럽게만 할 뿐이었다. 여곡은 가만히 그런 도아를 보다 수건으로 턱과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었다. 그녀는 그런 도아와 여곡이 사랑스러운지 한잠동안 행복한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노인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그의 표정은 항상 무표정했다. 아무런 정도 느낄수 없는. 처음 문주께서 그를 보호하고 치료하라고 맡기셨을 때, 그는 청년의 건장함과 고급스러운 옷, 그리고 훤칠한 외모에 그가 비상한 인물임을 알아볼수 있었다. 그는 몸과 머리에 상당한 상처를 입고 있었는데 특히 머리의 상처가 상당히 컸다. 아마 그것 때문이었으리라. ...왜 하필 그때 혼자된 딸이 마을로 돌아왔는지... 왜 하필 그때 그가 깨어났는지... 왜 하필 그때 도아가 그를 아빠라고 부르며 울었는지... 왜 하필... 그는 깨어나서 기억을 못하는 듯 했다. 그리고 소향은 당연한 듯 그를 남편이라 했다. 그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당황하고 있는 아버지를 무시한채. 그는 받아들이기 힘든 듯 하다 도아와 소향을 아들과 부인으로 인정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웃고있지 않았다. 그리고 기뻐하지도 않았다. 늘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가만히 먼 산을 바라보길 좋아했고, 또한 운기조식 같은 것을 하기를 좋아했다. 조용히 산에 올라가 무언가를 마냥 기다리며, 무언가를 마냥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는 누군가를 항상 기다리는 듯 했다. 누군가를... ....만약 내 딸아이가 아내가 아니고, 또한 도아가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그는 떠날 것이다. 그건 지금의 그의 모습을 보면 알수있었다. ...딸아이가 한숨을 내쉬는 것을 보면 같이 지내면서도 각방을 쓰는 듯 했다. ...나는 딸아이가 다시 아파하는 모습을 볼수 없다. 그렇다고 그를 잡는다는건 말도 안된다. 그는...이런 곳에서 있기에는 너무나 출중한 인물이므로... 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며, 소향과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는 또다시 멍하니 산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송의 개봉쪽을... =========================== 와~~ 이제 끝나간다~~!!! " 자네 왔는가? " " 예, 어르신. " 청선은 자신을 찾아온 의원 소원경에게 인사를 받고는 술을 권했다. " 아닙니다. 소인은 술을 멀리한지 오래라... " " 그런가? " 정선은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술을 따라서는 한모금 마셨다. 소원경은 그런 정선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었다. ...정선은 그에게 무척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었다. 처음 그가 결혼을 해서 딸아이 하나를 낳았을때도 그는 자신에게 충분한 돈과 머물 곳을 주어 아내가 고생하지 않고 자신이 의학을 공부하는동안 딸아이를 키울수 있었다. 아내가 죽고, 소향을 시집보낼때까지도 그는 무척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었다. 물론 소향의 눈이 모자라 그가 술주정뱅이에 무식한 나뭇꾼이었지만, 그에게조차 도움을 주던 사람이 정선이었다. 소향이 남편에게 맞아죽을 정도가 되었을때도, 그의 남편이 술과 여자에 절어 객사했을때도, 소향이 홀로 아이를 낳을때도.... 그런 그를 배신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자신의 지금 모습은 딸을 위해 배신을 하는 행동이었다. ...정선이 모시는 분이 문주였고, 문주가 부탁한 사람이 그였다.... 정선은 소원경이 술을 물리자, 한숨을 내쉬고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그분은 어떠신가. " " ...아직... " " 기억이 돌아오지 않을것 같은가? " " ...예... " 정선이 그분이라 칭하는 것을 보면 그는 좋은 가문의 남자가 확실했다. 허기야, 정선님이 모시는 문주께서 직접 부탁하신 이가 아닌가... 소원경은 갑갑한 마음에 자리에 앉았다. ...말을... 해야 하겠지... " ...그분께서는.. " " ? " " 충격을 받으시면 위험하십니다. " " 그..그정도란 말이오?!!! " " 예... " 그는 기어들어가는듯한 말로 대답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정선은 당황해서는 소원경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 이 일을 어쩐다? 문주님께서 특별히 생각하시는 분이신데... " " !!! " 평생 처음의 거짓말이었다. 정선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 왜 그러나? 또 무슨 문제가 있는겐가? " " 저... " 소원경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한번 나온 거짓말은 자신의 입을 술술 열리게 하고 있었다. " 그때... 제 여식이 있었습니다. " " 향이가 돌아왔던가? " " 예. 그런데... " " ? " " 그분이 제 여식을 보고 아내라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 " !!! " 정선이 당혹스러운 듯 소원경을 바라보았다. 소원경 또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 이 일을 어쩐다...? " " .... " 그는 한참동안 주변을 걸어다니다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일단 보고를 해야겠군. 이만 돌아가 보게. " " 예... " 소원경은 정선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 집을 빠져나왔다. " 후우.... " 긴 한숨. 그는 난생 처음으로 딸을 위해 거짓을 고하고 있었다. " ...충격을 받으면 위험하다 합니다. " " 그래서... 그를 소향이라는 아이의 남편으로 만들었다 하셨습니까. " " 예, 마님. " 나나는 천천히 차를 마시며 자신에게 보고를 올리는 담당 신하의 말을 듣고 있었다. 아직 남편이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유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 했다. 그리고 청안이라는 작자는 끊임없이 유리를 쫒고 있다.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어쩌면 그렇게 유리를 잘 쫒아가는지... 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며 불행한 유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아름답지만 잔혹한 운명.... 그녀에게 이제 기댈곳은 단 하나. 오걸매 밖에는 없다. 바보같이. 거기서 기억을 잃어버리면 어쩌겠다는거야!!! 유리는... 그렇게 사랑하는 유리를 잃어버릴정도로 기억을 잃어버리다니... 바보... 멍청이... 에휴... 한편의 소설을 보는 듯 해서 좋았는데... 음. 소설엔 복병이 있기 마련이지. 그나저나 유리가 혹여 지금의 그를 만나게 되면 어쩐다... 나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다시 차 한모금을 마셨다. " 다른 의원을 보내세요. " " 예? " " 그를 서둘러 고쳐야 합니다. 유리님과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 " 예... " 나나는 긴 손가락으로 찻잔을 가볍게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행복을 책임지겠다고 한 이상, 책임 져야만 한다. 그것은 당연한 것. " 아니에요. 소녀가 직접 가겠어요. " " 예, 마님. "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치우게 한뒤 서둘러 강남으로 향했다. 그를 만나 침이라도 놓으면 어느 정도 진전이 있겠지. 그녀의 마음은 급해지고 있었다. " 다녀오셨어요. " " 그래... " 소원경은 정선이 보내준 고급 약재들을 자리에 내려놓으며 힐끔 나무를 다듬고 있는 여곡을 바라보았다. 여곡은 그가 들어서자, 깍듯이 인사를 하고는 다시 나무를 다듬기 시작했다. ...문주가 직접 극진히 대우하라는 남자. 그는 아마도 자신과 딸이 넘보기에는 비교도 안될 높은 신분의 남자일 것이다. 하는 행동거지 하나 하나가 정중하고 정갈한 것을 보면. 그는 긴 한숨을 내쉰뒤 딸을 바라보았다. 딸은 행복한 듯 나무를 다듬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소원경의 눈길이 느껴지자 그를 바라보고는 조심스레 말을 했다. " 저.. 아버지. 정선님께는... " " ...니가 하라는대로 말 했다. " " 고마워요... "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소원경을 바라보았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약초 망태기를 짊어졌다. 그가 약초 망태기를 짊어지자, 여곡은 당연한 듯 그의 뒤를 따르기 위해 다가왔다. " 걱정 마시게. 나 혼자 다녀오겠네. " " .... " 그는 여곡을 물린뒤 산을 오르기위해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여곡은 그런 소원경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나무를 다듬기위해 일하던 곳으로 갔다. 가끔 손이 찔릴때마다 내가 정말 나무꾼이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일을 한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내 손은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늘 엉성하게 나무를 해 온다. 그것도 생나무로. 생나무는 잘 타지 않기 때문에 보통의 나뭇꾼들은 해오지 않는 것들이다. 기분이 묘하다. 언젠가 그런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을 해준 것 같은데... 그게 누구였을까. 그는 가만히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 누군가 집으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 누군가 오는군. " " ? " 소향은 의아한 듯 밖을 바라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 그만 들어가셔서 쉬세요. ...또 손이 비셨네요? " "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지. " " 아..아니에요. 곧 기억이 나실거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서방님. " " .... " 소향은 그를 떠밀 듯 방안으로 밀어넣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정말 나무일을 하기에는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 계시오. " " ? " 소향은 낯선 사람의 방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를 바라보았다. 여곡의 말대로 사람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녀는 극도로 긴장하며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남편의 기억을 떠올릴만한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며. " 어떻게... 요셨나요? " " 나나님의 심부름으로 소원경님을 만나뵈러 왔소. " " ...아버지는 지금 약초를 캐러 가셨는데..요? " " 그렇습니까. " 그는 힘든 듯 땀을 닦으며 자리에 앉으려 했다. 소향은 왠지 불안해 주위를 둘러보며 서있는 그에게 서둘러 말했다. " 저.. 아버지 약초 캐러 가시면 3,4일 정도 지나야 오십니다!! " " 음... 어쩐다... " " 급하신 일이 있으시면 제가 전해드릴수도 있는데... " " 예? 그래주시면 고맙구요. " 그는 품속에서 서찰을 하나 꺼내 소향에게 전했다. 그녀는 그것을 정중히 받아쥐었다. 편지에는 만통문의 문장이 찍혀 있었다. 그는 편지를 꼭 소원경에게 전해달라 전하고는 서둘러 산을 내려갔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뜯어 읽어보았다. ++++++++++++++++ 그동안 수고 많으셨소. 나는 그의 친구로 조금의 침술과 의술을 할줄 아니 앞으로 내가 그를 치료하여야 겠소. 곧 갈 것이니 그에게 설명을 해주길 바라오. 만통문 나나부인. ++++++++++++++++ " !!! " 짧막한 편지였지만 그녀에게는 충분히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그를 데려간다는 뜻. 그럴수는 없었다! 소향은 서둘러 방으로 뛰어들어 편지를 썼다. 그리고 의아해하는 여곡을 잡아끌고는 어서 짐을 싸라며 다구쳤다. " 무슨일이오? " " 어서..어서 도망쳐야 해요!!! " " ? " " 지...징집명령이 떨어 졌어요!! 어서요!!! " " ... " 그는 소향을 빤히 바라보았다. 징집명령... 전쟁에 나간다? 그러나 왜 그 말이 낮설지가 않은걸까. 그러다 문득 자신이 도망친다면 나이 많으신 장인이 징집명령에 의해 끌려가실 것은 뻔한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서두르는 소향을 잡고는 고개를 저었다. " 내가 가게되면 장인이 징집령을 받으셔야하지 않소. 젊은 내가 출전하는게 낮지 않겠소? " " 우리 어린 아들은요? 그리고 당신은... 당신은 벌써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을뻔해서 나오신거란말이에요!!! " 전쟁.... 왜 이렇게 익숙한 걸까. 왜... < 사모합니다... 허나... 허나... 오라버니...> " !!! " 그는 약간 어지러운 듯 머리를 감싸쥐었다. 소향은 다급했다. 아버지가 오시기전에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그녀는 서둘러 도아를 여곡에게 밀었다. " 아부지... " 아이는 잠이 덜깬 목소리로 여곡에게 안겼다. 그는 혼란스러운 듯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 어서요... 제발... 네? "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전쟁... 나는 무엇이었을까. 내 앞에서 나를 바라보며 애처롭게 울던 그 여인은... 얼굴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 안타까운 듯 슬퍼보이는 목소리. 나는... 그녀를 안았었다. 전쟁의 한 중간에서. 군복을 입은채. 나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 어서요!!! " " ...알았소... " 그는 간단히 짐을 싸고는 그 짐과 도아를 안고 소향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떠나면 안될 것만 같았다. 무언가가 계속 자신을 끌고 있었다. ...내가 아내에게 죄를 짓는 건가.... ....그녀는 분명 아내가 아니었다. 아니면 나는 장군의 모습을 보고 있었던 걸까.... 그런걸까... 혼란스러웠다. " 조금만 더 가면 도련님이 계신곳에 도착한다오. " " 몸은 괜찮으신지... " " 괜찮소. 나는 그대가 걱정이라오. " 라프윈은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의 땀을 닦아주고 있는 효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라프윈의 눈빛을 받으며 얼굴을 발그레 붉혔다. 그런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 무어가 걱정이오, 이제 우리는 평생을 편안히 우리 둘만의 세상에서 살것인데. " " ... " 라프윈의 행복한 미소에 효선 또한 밝게 웃었다. 그가 행복하다면 자신도 행복했다. 왜 예전에는 이런 마음을 몰랐는지...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한참동안 깊은 산길을 걸어간 끝에 조그만 소축에 다다를수 있었다. " 저 집인가 보오. " " ... " " 계십니까. " " ... " " 계십니까! " " 아무도 없는 듯 하여이다. " 라프윈은 의아한 듯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섰다. 아담한 소축이, 한눈에 보아도 주인의 깔끔한 성품을 느끼게 했다. " 뉘시우? " 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 라프윈과 효선은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깔끔한 의복을 걸친 왠 노인 하나가 약초 망태기를 들고 서있었다. 그는 그들을 경계하지는 않았다. " 이댁 주인장이십니까? " " 그렇소만. " " 저... 문주님이 부탁하신 도련님을 만나러 왔소. " " ....이리로 오시오. " 노인은 순간 얼굴을 굳히고는 그들을 안내했다. 소축안으로 들어서자, 매캐한 약내음이 그가 의원임을 말해주는 듯 했다. 그는 라프윈과 효선에게 자리를 내어준후 주방으로 들어가 차를 준비하는 듯 했다. 그들은 소축의 주변을 둘러보다 탁자 위에 놓인 편지를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 어르신. 탁자에 왠 편지가 있습니다만... " " ? " 노인은 서둘러 달려와 편지를 뜯어 읽어내려갔다. 그의 얼굴은 곧 굳어져 황당한 기색이 역력하더니 곧이어 서둘러 밖으로 달려나갔다. 라프윈과 효선은 의아한 듯 그런 노인을 바라보다 편지를 주어들었다. ++++++++++++++++++ 아버님께. 못난 여식이 떠나기 전 한 글 올립니다. 소녀 지금껏 아버지에게 신세진 것이 너무나 많지만 떠나야 합니다. 저는 그가 떠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가 도아를 아들로 생각하고, 나를 아내로 생각하며 영원히 함께이기를 바랍니다. 제가 떠나면 아버님께서 힘드시겠지만 그와 함께 잘 살겠습니다. 열심히... +++++++++++++++++++++ " !!! " " 마...말도 안돼... " 라프윈은 멍하니 편지를 바라보며 황당해하고 있었다. 5월이 다 되어가면서 강남으로 도망쳐온 송의 기틀은 어느정도 다져지는 듯 했다. 그러나 그것은 겉보기일뿐, 송은 계속해서 남하하는 금의 군대에게 많은 것을 내어주고 있었다. 유리는 청안을 이리저리 피해서 강남까지 간 상태였다. 5월의 황하의 바람이 거쎄게 불고, 그 바람들을 맞으며 사람들은 장사를 하고, 생활을 하고 있었다. 마을이 장날인지 물건들을 파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여기서 요기를 하고, 말을 팔아버릴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 아가씨~ 여기서 국수 좀 먹고가~ " " ... " 갑자기 배가 고파온 유리는 말을 대충 묶어둔 뒤 국수를 시켜 먹기 시작했다. 아직 그가 쫒아오기에는 조금 시간이 남기에. " 도아가 배가 고픈가봐요. 자꾸 칭얼대네... " " ... " 여곡은 당황한 듯 소향을 바라보았다. 급하게 나오느라 돈이며 중요한 생필품등을 챙겨나오지 못했었다. 그는 소향을 바라보았다. 소향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피식 웃고는 그가 도아에게 만들어준 엉성한 인형들을 꺼냈다. 그는 그것을 보고는 더욱 당황해 고개를 숙여버렸다. 나무인형들은 정말 엉성하기 그지 없었다. " 자~ 좋은 원목으로 된 나무인형이요~ 단돈 한냥!!! " " ... " 여곡은 멍하니 그런 소향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 잘먹었습니다. " 유리는 한냥의 돈을 주인장에게 내고는 다시 말고삐를 잡고는 걸음을 제촉했다. 다행히 여린이 얼마간의 돈을 말안장에 넣어두어 그것으로 식사와 숙소를 잡을수 있었다. 빨리 오걸매를 찾아야했다. 그 또한 자신을 찾고 있겠지? 여린이 분명 그에게 연락을 취해놓았을 것이다. 보고싶었다. 미친 듯 보고싶었다. 그녀는 지금 그 일념 하나로 버텨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도망칠수 있을지.... 그녀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 아이고~ 아줌마!! 싸다니까요? 이런 목각인형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요!! " " ...오..오라...버니?!!! " 유리는 목각인형을 파는 아닥의 목소리에 힐끔 돌아봤다 그 뒤에 엉성하게 아이를 안고있는 오걸매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정말 다급하게 그에게 달려갔다. 조금 낡은 옷에, 수염을 기른 거칠한 얼굴일지라도 분명 그였다. 내가 꿈에도 그리던 그!!! " 오라버니!!! " 유리는 그를 향해 달려갔다. 그를 만지고, 그에게 안겨 울고 싶었다. " 누구시죠? " " ? " 갑작스레 막아서는 여자로 인해, 그녀는 오걸매에게 안겨들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무척 경계하며 노려보는 한 여인을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 오라버니? " " 제 남편에게 무슨 일로 그러시는데요? " " 나...남편?!!! " 남편..이라니? 말도 안돼.... 유리는 허탈히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다. 아니야. 그는... 그가 나를 버릴리 없어... 그가!!! " 오라버니? 오라버니!! 아니지요? 오라버니~ " 유리는 매달리듯 오걸매에게 다가가 그의 팔을 잡았다. 더 이상 떠날 곳도, 더 이상 있을곳도 없는 그녀에게, 오걸매의 소식은 청천벽력같은 것이었다.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렇게 있다는 것이... 그러나 그의 눈은 사랑하는 여인을 바라보는 그 눈빛이 아니었다. " 오라버니~ 소녀... 유리입니다. 유리라니까요? " " 소저 뭔가 착각한 듯 하오. 나는 미천한 나뭇꾼일 뿐이오. " " !!! " 유리는 멍하니 그런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아니다. 그럴리 없다. 아니야!!! 그녀는 머리를 흔들며 그를 잡아끌었다. 그리고 팔찌를 내멸며 그의 눈을 애타게 바라보았다. 그가 기억하기를, 자신을 기억하기를 바랬다.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소향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놀라 그녀를 잡아당겼지만 소용없었다. 유리는 마지막 힘을 내 오걸매의 팔을 잡고 있었기에... 그것이 마지막 기회였기에 그녀는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었다. " 오라버니? 이 팔찌... 기억나지 않아요? 정말... 정말 제가 기억나지 않아요? 호수에서의 일도? 개봉에서... 강남에서의 일도? 정말? " " ...미안하오. 나는 그대를 모른다오... " 여곡은 자신에게 매달리는 여인을 가슴아프게 바라보았다. 자신을 너무나 아프게 바라본다. 너무나. 그는 정말 미안했다. 이 여인이 정말 떠오르지 않으므로. 그러나 그가 여인을 기억하지 못하자 그녀는 고통스러운 듯, 아니 마치 죽은 사람처럼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그는 그녀의 팔을 순간 잡아주고 싶었지만, 그의 팔을 소향이 나꿔채며 그를 꼭 끌어안았다. 그래서 그는 여인을 도와주지 못했다. 그는 얼결에 도아를 안아들었다. 손이 무안해서였다. ...가슴이 아려왔다. 유리는 한참동안을 그에게 매달리다 허탈히 주저앉았다.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가... 나를 잃을 정도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어쩌면 사랑하는 부인과 아이 곁으로 가는 것이 좋겠지. 어쩌면... 유리는 가만히 일어나 여곡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힘이 없었다. 너무나 힘들었다. 도망치기에도, 또다시 상처받기에도.... 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키고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곡에게 큰 절을 올렸다. 그녀는 울고있었다. 울지 않으려 했지만 그 눈물을 멈출수는 없었다. ....더 이상 생을 지탱할 힘이 없었기에, 더 이상 살아가야할 의미를 잃었기에.... 여곡은 아이를 안은채 가만히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향 또한 그의 팔에 매달려 그런 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소녀...소녀 가오니다... 해..행복..하소서... 나의...하나밖에 없는 정인...흑...정인이시어.... " " .... " " 듣기 민망하네요! 이 사람은 저의 남편입니다!!! " " ... " 소향이 무어라 소리치든 유리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다시 한번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가 기억하기를 바라며... 기적을 바라며... 그러나 그는 여전히 아이를 안고서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허탈히 일어나 말고삐를 잡아쥐었다. 행복한...그를... 행복한 듯 보이는 그를... 이제 나는 떠나보내련다.... 그녀는 조심스레 말에 오르고는 그곳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 별 미친 여자 다보겠네. 전쟁 중에 남편을 잃은 모양이에요. " " .... " 소향이 뭐라 떠들든말든 여곡은 계속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위태위태해 보이는 그녀를 안고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자신은 아내와 아이가 있는 사람. ...왜 떠나가는 저 여인을 붙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는 걸까. 왜... 그는 그런 생각이 들자 아이를 내려놓고는 서둘러 그녀를 쫒으려 했다. 그러나 소향이 그의 팔을 잡으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저 소저를 따라가면 나는 아내에게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안돼겠지... 그런것이겠지... 그는 한참동안 소향과 여인을 번갈아 보다 아이를 조용히 등마태우고는 그녀가 떠났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그녀를 볼수는 없었다. " 아부지. 배고파. " " ...그래. " 그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고는 음식점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부터 끼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반지를 뽑아 손안에 쥐었다. 묘하게도 갑어치가 나가는 듯 했다. 한낮 나무꾼인 자신이 이런 반지를? 모를일이다.... 소향은 미친 듯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겨우겨우 그를 끌고 가고 있었다. ....분명 아까보았던 그 소녀가 이 남자의 진짜 부인이겠지. 그럴 것이다. 그녀는 너무나 아프게 떠나갔지만, 언뜻 보기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자신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이 남자와 어울리는. 아마 이들이 같이 서있으면 한폭의 그림같겠지. ...미안해요. 하지만 나 또한 이 남자를 포기할수 없어요. 미안해요... 정말... 소향은 그의 팔을 꼭 잡은채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 "...라프윈. 이것이 두 번째 그녀를 보내주는 것이다. " "...." " 만약 내가 세 번째로, 우연히라도 그녀를 보게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올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라프윈은 가슴아파하는 황제를 바라볼뿐 아무 말 못하고 있었다. 그의 아픔이 사라지길 바라며.... +++++++++++++++++++++++++++++++++++++ " 허억!!! "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객잔에서 깨어났다. 그는 그가 지니고 있던 옥반지 하나를 팔아 집을 살 경비를 마련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아이와 아내를 옆에 두고 자고 있었다. 아내... 그리고 그녀.... 라프윈... 라프윈이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그녀라는 사람을 왜 찾고 있었던 거지?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오고 있었다. 그는 힐끔 잠들어 있는 소향을 바라보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갔다. 그리고 창문을 열었다. 벌써부터 5월의 열기가 느껴지지만, 차가운 밤바람이 그의 머리를 식혀주고 있었다. 훤한 달빛이 그를 비추고 있었다. +++++++++++++++++++++++ " 피!! 너무 불공평해! 오라버니는 못하는게 없어. " " ...못하는게 아주 많아... " " ? " " ...너에게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고 말 못하는 것. " " .... " " ...그리고 너를 안고 싶어도 안지 못하는 것.. " " .... " " ...그리고 널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 " 그는 가만히 유리를 안고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그들만이 존재하는 그 북해의 얼음 위에서... ++++++++++++++++++++++++ " !!! " 간혈적으로 떠오르는 기억으로 인해 그는 지금 미칠 지경이었다. 낮의 여인을 만나면서부터 계속. 그의 생각은 멈춰지지 않고 움직였다. ....그는 누군가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있었다. 그것도 진정으로.... 여곡이 진정 자신의 이름인걸까. 진정?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는 다시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 " 오라버니. " " ? " " 내가 사랑스럽지 않나요? " " 아니... 갑자기 왜 그런 걸 묻는거지? " " ...내가 사랑스럽나요? " " 물론... " " 그런데 왜 키스 한번 안해줘요? " " ... " 그는 놀란 듯 당돌한 유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유리의 입술을 조심스레 쓰다듬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시작했다. 촉촉하고 감미로운 느낌의 입술이... 그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있었다. 그의 심장은 미친 듯 뛰고 있었다.... ++++++++++++++++++++++++++++++++++++++++++++ " 그...여자...인가? " 자신의 심장을 미친 듯 뛰게 만든 여인. 그리고 그를 보며 정인이라며 울부짖던 여인. 그는 지금 자신의 심장이 뛰고 있음을, 정말 미친 듯 뛰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기억이... 조각난 기억이 하나 둘 연결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 " 나의 청혼을 받아들이겠소? " " ...아니오... 아니오.... " +++++++++++++++++++++++++++++++++++++++++++++ 나는 그녀에게 청혼을 했었다. 유리... 유리였다. 그래... 그는 아픈 듯 자신의 가슴을 쥐어잡았다. 왈칵 눈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녀에게 아까 자신을 정인이라 했던 그 여인에게 나는 청혼을 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를 찾아온 것이리라. 나를. 유리라는 이름에... 그는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 마치 심장을 파내는듯한 고통이 느껴지고 있었다. 숨을 쉴수가 없었다. 나는 진정 소향의 남편인가.... 그녀의 하얀 목덜미와 새하얀 가슴과, 사랑스러운 붉은 미소와 환희에 찬 목소리와... 나는 그녀를 안았었다. 행복하게... 너무나 가슴아프게... 조금씩 조금씩 떠오르고 있었다. 유리.... 유리.... 심장을 쥐어짜는듯한 고통스러운 이름... 그리운 이름.. 사랑스러운 이름...싸한 자스민 향... 그는 힐끔 잠들어있는 소향을 바라보았다. 낮에 그 여인을 보아서 일까. 그는 가슴을 쥐어잡으며 한쪽 소매를 들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눈물이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 < ...잊지마시오. 그대는 나의 영원한 반려... 그대가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더라도... 그대는 나의 반려.... 그대는... 나의.. 단 하나밖에 없는... 황후... > < ...오라버니.. > < ...그대가 떠나가도... 나는 그대를 기억할 것이오... > < .... > < 이 상아가 녹아버릴때까지... > 그는 다시 유리의 새하얀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들은 침상에서 그렇게 끊임없이 키스했었다. 마지막을 장식하듯... +++++++++++++++++++++++++++++++++++++ " 반려...라... " 황후... 분명 자신은 그녀에게 황후라 했다. 새벽바람이 그의 머리를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었다. 아이가 추운지 칭얼대며 소향의 품으로 파고든다. 그는 그런 아이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왜 정이 가지 않는걸까. 나는 정말 여곡인가. 고향은 하남 인지 마을이고, 글을 조금 알고, 쓸줄도 아는. 그리고 농군의 아들이라는? 그가 정말 나인가... 그런데 이 감정은 무엇인가... 온몸으로 그는 여곡 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나는 그녀를 따라가야만 했다. ...그녀는 물기 가득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울고 있었다. 매달렸었다. 하얀 안남 비단옷을 걸친, 맑고 투명한 눈동자를 반짝이는 사랑스러운 여인. 너무나 연약해 보호해주고 싶은 여인... 그는 입가에 떠오르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녀를... 내가.. " 잠 안자고 뭐해요? " " ...생각할것이 많아서... " 소향은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나 그의 뒤로 다가가 그를 안았다. 여곡은 묘한 반감으로 인해 그녀의 팔을 풀어버리고는 잠자리로 갔다. " ...낮에 그 여자 때문인가요? " " .... " " 아직...그 여자 못잊은건가요? " " ?!! " " 그 여자 때문에 전쟁터까지 나가놓고는... 그래놓고는... 이제야 돌아와서는... 또 그 여자 타령이에요? 그녀... 그 기녀를 잊지 못해서는... 그런건가요? " " ...기녀? " " 그래요!!! " " ... " 여인의 화사한 미소가 그를 향하고 있다. 소향의 말대로 나는 그녀를 위해 전쟁터까지 나간건가... 혼란스러웠다. 아직 기억이 완전히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소향과 아이는 생각조차 나지 않는걸까. 그는 멍하니 소향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을... 당신을 보낼수 없어요. 당신이 기억하게되면 나와 도아를 버리고 그녀를 찾아가겠지요? 그녀는 정말 당신을 사모하는 듯 했으니까요. 집안도 좋아보였으니까요. 내가 그녀를 기녀라고 한건... 당신이 조금이라도 그녀의 생각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전 당신을.... 놓아줄수가 없어요.... 소향은 잠자리에 누운 여곡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 여곡있나? " " 어서오게, 여린. " " 휴, 이 산새는 너무 험해~ 특히 술병쥐고 들어오기에는. " 여곡은 피식 웃으며 여린을 반겼다. 그는 일주일전 불쑥 자신에게 찾아와 아내와 몇마디 나누고는 그를 친구라며 소개했다. 그는 늘 웃는 얼굴로 여곡을 바라보았다. ...여곡은 그가 정말 친구라면 그에게 유리라는 사람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묻지 않았다. ...겁이 났었다. 난생 처음. 그는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를 위해 사냥해온 맷돼지를 잡아서는 아내에게 요리 하라고 하고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이 산으로 들어온지 한달여. 더 이상 떠오르는 그 무엇도 없었다. 다만 여인이 유리라는 이름이고, 또한 그녀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는 것 외엔. 여린은 이것저것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며 오걸매의 안색을 살폈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했다. 그러나 더 이상 유리를 놔둘수는 없었다. 그는 여곡이라 불리는 오걸매를 찾자마자 달려와서 소향이라는 여자에게 엄포를 놓았다. 그는 그녀가 건드릴수없을 정도로 높은 신분을 박차고 나왔고, 또한 그것은 한 여인 때문이었다고. 소향은 그가 기억을 떠올리면 데려가라 했다. 그러나 어떠한 언질도,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약속하라 했다. 그래서 그는 아무말도 못한채 그가 기억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향이라는 여자가 불쌍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그는 유리가 더 불쌍하고 안타까웠기에. 안되면 이 여자를 죽여서라도 데려가리라. 그리고 유리를 찾게 만드리라. 그는 찬찬히 술을 마시다가 밖을 바라보았다. 시원한 냇물이 초여름의 열기를 식히고 있었다. 그는 기억을 잃어도 무척 운치있는 남자인가 보다. 냇가를 가까이 두고 약간 높은 위치의 집에 마루를 두어 밖에서 풍경을 보며 술을 마실수 있는 장소를 고른 것 보면. ...유리와 이런 집에서 살고 싶었겠지? 그는 술 한모금을 들이킨뒤 밖을 바라보았다. " 휴, 내가 얘기 하나 해줄까? " " ... " " 난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네. " " ... " " 그녀는 너무나 맑고 깨끗했지. 그래서 늘 그녀가 보고팠네. " " ... " " 그런데 알고보니 부족도 틀리고, 또한 정혼자까지 있었다네. " 정혼자의 이야기가 나오자, 여곡의 표정이 약간 굳어지는 듯 했다. 여린은 힐끔 눈치를 살피며 그에게 다시 말을 이어갔다. " ...그런데 그녀가 불한당에게 납치당했지. 그리고 그 남편될 작자는 죽임을 당하고. " " .... " " 겨우 친구의 도움으로 도망칠수 있었네. " " ... " "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만나기로 했지. " " ...그래서... 성공했나? " " 아니. 그녀가 도망치다가 다시 잡혔지. " " !!! " 뭔가 생각이 나는걸까. 여린은 안타깝게 여곡, 아니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때 소향이 들어와 잉어찜이라며 그들에게 내밀었다. 그녀와 아들은 지금 조금은 풍족한 생활을 하고있었다. 여곡이 판 옥반지 때문이었다. 여린은 오걸매가 아무 반응없이 술을 들이키자, 한숨을 내쉬며 그 또한 술을 마셨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왔다. 유리는 어디서 어떻게 도망을 치고 있는지.... 님... 제발... 제발 유리를 기억하기를... 그 안타깝고 가여운 여인을 기억하기를.... 제발.... 그러나 여곡은 술을 들이킬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소향은 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 가슴이 미친 듯 뛰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무 내색없이 술을 들이켰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친구 행세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내뱉는다. 그런데 왜 내가 이리도 가슴이 아픈걸까. 다시 심장이 찢어지는듯한 고통으로 그는 술을 한잔 더 들이켰다. " 자고 갈텐가? " " 그러지 뭐. " " ...난 자러 갈 생각이네만. " " 나도 그러지. " 여곡은 여린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도아가 즐겁게 노래를 하며 글자를 보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듯 한참을 헤맨다. " 들어가서 자라. " " 네, 아부지. " " ... " 그는 수염을 깔끔하게 정리하고는 잠자리에 누웠다. 소향은 여전히 아이와 같은 방을 쓴다. 그게 자신도 편했고, 또한 소향에게도 좋은 듯 해서였다. 그는 눈을 감고는 잠을 청했다. +++++++++++++++++++++++++++++++++++++ " ...소녀 이제 혼인을 합니다. " " !!! " " ...다음생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내가... 오라버니를... 잊을수 있을까요... " " 미안... 미안... 나는 너를 생각치 못했구나... 네가... 널... 가지는 것이 아니거늘... 미안... 미안하오... " 그는 유리를 안고서 울고 있었다. 놓아줄수 없었지만... 그녀를 놓아주어야만했다. 정혼자가 있는 여자이기에... 그러하기에... 그는 끊임없이 눈물 흘렸다. +++++++++++++++++++++++++++++++++++++ " 유리!!! " 여곡은 눈을 번쩍 뜨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린은 잠이든 듯 눈을 감고 있었다. 내가.. 내가 어떻게 연인을, 그녀를 잊을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이제야... 이제야 그녀가 떠오르다니... 그랬다. 그녀는 내가 황위를 포기하면서 얻으려했던, 나의 단 하나뿐인 여인이었다. 그랬다. 나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달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날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웠을까. 그날... " 크흐흑... 유리... " 그랬다. 자신은 금의 황제인 오걸매. 그리고 그녀는 송 황실의 금지옥엽 화환유리. 그랬다. 그 저자거리에서 자신에게 울며 매달리던 그 여인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연인이었다. 이럴때가 아니었다. 이럴때가!!! " ...검은 가지고 나가야지요. " " ? " " 소인 여린이라 하옵니다. 폐하. " " ...그대가 나와 유리를 도와주기로 한 여린인가? " " 예, 폐하. " " ...그녀를 어서 찾아야하네. " 여린은 그제서야 황제의 기품을 뿜어내고 있는 오걸매를 우러러보고 있었다. 그랬다. 그는 제왕이었다. 어쩔수 없는 제왕이었다. 그런 그가 제왕의 길을 포기하고 유리를 택한 것이다. ...드디어 그가 기억을 되찾았다. " 어디가시는거죠? " " 나의 아내를 찾으러 가오. " " !!! " 소향은 여곡의 모습과 말에 놀라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안고 말았다. 그는 지금껏 자신이 보아왔던 남자가 아니었다. 유약하고, 일못하고, 또 늘 손을 다치는 그런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 아니야... 아니야... 당신은... 당신은 내 남편이야!!! " " ...나는 내 길을 막는 사람은 모두 죽이오. " " !!! " " 나에게는 처음에도,그리고 끝에도, 유리밖에는 없어. " 소향은 멍하니 그런 오걸매를 바라보다 그의 다리를 잡았다. " 안돼요!! 제발!! 도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 " ... " 오걸매는 여린이 준 검을 쓱 하니 꺼내들었다. " 아부지? " 그는 가만히 잠에서 깬 도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냉정히 소향을 밀치고는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린은 묘한 표정으로 산을 내려가는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는 당당히 걸어가고 있었다. 소향은 도아를 안고 울부짖고 있었다. " 어..어라? 같이가요!!! " 여린은 서둘러 오걸매의 뒤를 쫒고 있었다. ========================================== 으혀혀혀혀^^ 자~ 오늘도 열쉬미!!! 2. 영원 "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다...다시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한단 말인가~?? " 고종은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진회를 바라보았다. 그는 안절부절못하는 고종을 달래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이미 모든 것을 내어준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금의 군대는 아무 확답도 없이 송으로 쳐들어 오고 있었다. 그게 다 재상 이강 때문이라 생각한 그들은 이강을 모함해 파직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문제는 태학의 어린 우두머리 진동인데.... 하필 진황자와 늘 같이 움직인단 말이야... 진회는 머리를 굴리며 고종을 달래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없애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 폐하. 너무 걱정하지 마소서. 곧 길이 열릴것입니다. 소인이 잘 아는 사람을 시켜 금의 황제에게 서신을 넣었으니 걱정하지 마소서. 그리고 태상황 폐하 이외 다른 분들을 돌려받을 것을 고민하소서. " " 알았느니... 알았느니... " 고종은 진회의 손을 꼭 잡으며 두려움을 누르고 있었다. " 진동.... 자네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아. 도망치는게 어떤가? " 진동은 태학의 한 친우가 자신에게 걱정스러운 듯 물어보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죽는건 괜찮아. 다만... 나라가 걱정이지. " " 쓸데없이 개죽음 당해봤자 무얼한단 말인가!! 벌써 송은 썩어 문들어져 있거늘! " 그런 그들의 흥분된 말투에 진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개봉이 몰락하면서, 진동과 같이 있었던 그는 밖으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렵사리 송 황실과 합류한 그는. 힘없는 자신을 한탄하고 있었다. 처음 누님이 말했던 자신의 힘... 자신의 힘에 대해 왜 그가 힘을 키우지 못했을까 하는 죄책감과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었다. ...그 힘을 지키고, 자신이 황제가 되었다면 친했던 친우들과, 훌륭한 자들을 지킬수 있었을 것이다. 나라를 지킬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진동을 바라보았다. 한때는 자신의 누님을 사랑했으며, 많은 나이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친구가 되어준 둘도없는 친우. ...그와 누님의 말을 들어야 했다. 들었어야 했다. 진동은 흥분해 있는 동료들을 따스하게 바라보았다. 그 사이에는 죄책감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진 황자 또한 앉아있었다. 자신의 나이 이제 스물 일곱. 젊고도 젊은 나이지만, 또한 위험스러운 나이이기도 했다. " 어차피 나라를 위해 바칠 목숨이었네. 그대들 또한 그리하지 않았나? " " 그건... " 진동은 반박하지 못하는 그들을 바라보고는 다시 상소문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산 넘어 산이라고, 동관과 채경을 쫒아냈더니 이제는 진회라는 매국노가 설치고 있으니 두려울 따름이었다. ...더이상 나라를 지탱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자신들이 존경하는 재상 이강은 쫒겨났으며, 유대인과 다른 이름높은 판관들 또한 낙향당했다. 비밀결사조직이 있다고는 하나 나라의 기틀인 황제가 흔들리니 그들 또한 흔들리기는 마찬가지일 터. 괴로웠다. 진회는 채경과는 달리 차근차근 확실하게 황제를 휘어잡아 그 뿌리부터 전멸시키고 있었다. 그런 진회가 계속 황제에게 남아있다면 그들이 살아날 확률은 없다. 진회는 계속 나라를 팔아먹을 것이고, 또한 태학의 학생들의 목을 틀어잡아쥐고 있을 것이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상소문을 들고 황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진은 그런 진동의 팔을 잡았다. " 꼭... 가야하니? " " 늘 내가 하던 일인데 뭘. " " .... " 진은 사라지는 진동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유대인과, 백상아, 그리고 화환왕... 그들은 자신이 힘이 있기를 바랬으며, 또한 자신의 버팀목이 되어주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도 자신의 힘이 되어주지 못했고, 도리어 모두 쫒겨나고, 죽임을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단 하나의 친구인 진동마저 뻔히 보이는 죽음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 그러한 그를... 나는 지켜주지 못한다. 나에게는 힘이 없기에... 나에게는 힘이 없기에...어찌해야만 하는걸까. 두려웠다. ...나는 두렵다. 정말.... 유아.... 네가 너무 보고싶어... " 폐하. 소인 진동이옵니다. " " ... " " 폐하!! " 이잉... 귀찮은 놈... 고종은 힐끔 진회의 눈치를 살피고는 그를 들라했다. 진동은 황제에게 예를 하고는 상소문이 가득 적힌 두루마리를 그에게 올렸다. 고종은 상소문을 바라보지도 않은채 다시한번 진회의 눈치를 살피고는 진동에게 말했다. " 되었으니 나가보라. " " 폐하! 국방을 튼튼히 다져 더 이상 금의 군사가 송을 유린치 못하도록 살펴주셔야 합니다!! " 진동은 폐하인 고종이 진회의 눈치를 살피며 그를 내보내려하자, 직언을 올리기 시작했다. 진회는 그런 진동을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그러나 황제는 그런 진회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황제는 진동의 모습을 보며 짜증이 나 있었다. 그는 도리어 진동에게 화를 냈다. " ...어서 나가보라하지 않았나!!! " " 폐하, 재상 이강을 다시 영입하시어 송의 국력을 굳건히 다지시고 역적 진회를 내 쫒으소서!!! " " 이것이!!! " 진회는 고종이 흥분해 진동을 노려보자, 그를 진정시키고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어린애 다루듯 진동을 바라보았다. " 폐하께서 알아서 하실 일이라오. 그대는 태학의 학생으로서 공부나 열.심.히. 하시오. 주제에 벌써부터 국정에 끼어들려 하지 말고. " " ... " 그는 진회를 노려보다 고종에게 다시 간언했다. 진회는 마치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눈빛으로 그런 진동을 느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폐하!!! 역적 진회를 내치시고, 충정 이강을 다시 불러들이시옵소서!!! " " 어서 물러 가렸다!!!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 " 폐하!!! " 진동은 대관 내시들에게 끌려 밖으로 던져졌다. 그러나 그는 한동안 대전 앞에 무릎꿇고 앉아 그에게 진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진언을 시작하자, 태학에서 공부중이던 학생들이 하나둘 대전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진동과 한목소리로 외쳐대기 시작했다. 고종은 머리를 싸매고 앉아 진회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가로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기회를 잡았다. 드디어 진동을 없앨 수 있는 기회... 그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고종에게 다가갔다. " 폐하, 소인은 신경쓰지 마옵소서. 소인 지금껏 폐하를 위해 일했나이다. 허나 저리 말들이 많으니 이만 자리를 물리고 고향으로 낙향할 생각이옵니다. " " 아니되오~~ 내 지금 자네 밖엔 믿을 자가 없으니 그대마져 나를 떠나면 나는 어찌한단 말이오!!! " 고종이 진회의 말에 놀라 그의 손을 잡아쥐며 소리치고 있었다. 진회는 계속 자리를 물리며 급기야 눈물-거짓이 가득한-을 흘리며 낙향하게 해달라 애원하기 시작했다. 고종은 급기야 그런 그를 자리에 앉히고는 그를 잡기위한 고민에 휩싸였다. " 그 진동이라는 놈이 계속 경을 괴롭히는 모양이구려... " " 아니옵니다. 폐하. 그는 젊고 패기있는 자이지요. 허나... " " 허나? " " 아뢰옵기...송구하오나... " " 답답하오~~ 어서 말해보시오~~ " 고종이 그의 팔을 붙잡고 계속 물어대자, 그는 머뭇머뭇 거리다 말을 이어갔다. " 예전에 벼슬자리를 청탁하기에 물린적이 있사와... " " 뭐...뭣이라!! 내 이런 고얀놈을 봤나!!! " " 흐...흥분치 마소서. 몸에 이롭지 않사옵니다~ " " 이런 고얀놈!!!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 " 폐...폐하!! " " ? " 고종은 진동을 불러들여 말을 듣고 벌을 주려다 진회가 그를 가로막자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진회는 귀뜸하듯 속삭였다. " 폐하, 그는 지금 태학의 선두입니다. 만약 그를 공식적으로 벌하려 하신다면 그런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찌 처리하실 생각이신지요. " " 아... " 고종은 그제서야 진동이 태학 학생들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는 천재 문헌가임을 기억해냈다. 그러나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진회가 낙향을 한다고 그러니... 이 일을 어쩐다? 고종이 고민에 휩싸여있자, 진회는 음흉하게 웃으며 그에게 귓속말을 올렸다. " 소인에게 괜찮은 무인이 대여섯 있습니다. 제아무리 날고 뛴다 한들 그들을 어찌 이길수 있겠습니까. " " 오~ " " 폐하의 손을 더럽힐 필요없이 소인이 처리하겠습니다. " " 그래주시면 나는 고맙지~ 암~ " 진회는 고종의 신뢰가득한 눈빛을 받으며 음흉하게 웃고있었다. 자, 이제 다음단계로 넘어가 볼까? " 미안하게 됐네, 유도주. 급히 자금이 필요하네~ " " 별말씀을. 진회님을 위해 그정도 쯤이야. 허나 빌려간 돈은 장부에 적어놓을터이니 알아서 빌려가십시오. " " 아암~암~ " 진회는 기분좋게 유도주에게 2만냥을 얻어서는 서둘러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금 그 돈으로 자객을 살 생각이었다. 깔끔하게 처리할 자객을. 진회가 돌아가고, 한참동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유도주는 비웃음을 입가에 맺으며 뒤돌아 장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진회의 미불액은 벌써 10만냥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리저리 장부를 검토하던 그에게 갑작스레 날개소리가 들려왔다. 유도주는 의아한 듯 앞을 바라보았다. " 하...한솔매??!! " 유도주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자신앞에 날라든 새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매는 분명 오걸매 황제만을 따르는 한솔매였다. 허나...허나 그분은 돌아가셨거늘! 그는 한동안 멍하니 한솔매를 바라보고 있었다. " 내가 죽었다 낙담하고 그리 기다리는건가? " " 폐..폐하? 지..진정 폐하이시오니까!!! " " ... " 눈앞에 오걸매가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보자, 유도주는 한맺힌 얼굴을 하고서 오걸매를 바라보다 그에게 큰 절을 하였다. 오걸매는 그런 유도주를 은은한 미소를 띄며 바라보고 있었다. " 에궁. 뭔 발걸음이 그리 빠른지. 헥헥 " " ? 왠놈이냐!!! " " 엄마야~ "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유도주는 검을 뽑아 그를 겨누었다. 그런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중얼거리다 그의 검에 놀라 엉덩방아까지 찢는 것이었다. 교묘하게 검을 피하며. 그런 그의 모습에 유도주는 날카롭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검을 거둬들이고는 오걸매에게 다시 정중히 인사올렸다. " 축하드리옵니다. 그 사이 또 다른 인재를 얻으셨습니다. " " 축하는 무슨. 나는 지금 황제가 아니오. " " 무슨 그런!!! " " ...나는 황제자리를 포기했다오. " " ?!!! " 유리(143)-영원(2) 오걸매가 잔잔히 웃으며 유도주를 바라보자, 그는 그런 오걸매의 눈빛을 피했다. 오걸매가 죽지 않았기를 바랬고, 또한 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자신은 더 이상 황제가 아니라며 변해있었다. 그렇게.... ...그것은 유리님 때문이겠지. 그 또한 알고 있었다. 허나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정중하게 물었다. " ...유리님... 때문이십니까? " " 그렇다네. " 단호한 그의 말에 유도주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나라를 위해,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황제에게 충성했다. 그런데 이제는 어디에 내 목숨을 다해 충성한단 말인가.... 그렇게 믿었던 황제는 한낮 여자 하나 때문에 모든 대업을 포기했다. 그는 충분히 제황의 기질을 지녔고, 또한 자질또한 있었는데도... 그런데도 그는 그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이다. 억울했다. 너무나 억울했다. 그는 허탈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의 나이에 맞지 않게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황제가 살아있다는 희망과, 그러나 더 이상 그가 황제가아님을 밝힌 그 것 때문에.... 그는 지금 감정을 주체할수 없었다. 그의 나이 60이 가까워 지는 이때... 지금까지의 신념과 일념이 한순간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오걸매... 그에게 실망했다는 감정이 물씬 물씬 피어오르고 있었다. " 그대가 내게 실망했다는 것은 알고 있소. 허나 지금의 그 녀석 또한 나라를 잘 이끌고 나갈거요. " " .... " " 나를 따라 가지 않겠소? " " ?!!! " 유도주는 갑작스런 오걸매의 말에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느긋한 미소를 지으며 유도주에게 말하고 있었다. 어느사이엔가 그는 자신의 자리인 듯 유도주의 자리에 느긋이 앉아있었다. -그 자리는 항상 상석이다.- 그는 어쩔수 없는 제황인 모양이다. 유도주는 긴 한숨을 내쉬며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예전처럼 확신에 차 있었다. " 나는... 그대가 필요하오. " " !!! " " 그대의 재산이 아닌 그대 말이오. " " 폐...폐하... " 유도주가 황망히 그를 바라보자, 오걸매는 다정스레 그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 이거 너무하네? 왜 내 소개는 하지도 않는거요? " " ... " 여린은 자신의 말을 그래도 무시하자, 그들을 한참동안 노려보았다. 어찌됬건 그들이 나를 무시하는건.... 음... 그만큼의 지휘가 없어서가 아니겠는가?! 에잉! 밝히고 만다, 내가. 밝혀!!! " 끙... 나 스스로 할 수밖에. 난 만통문의 문주 서소문... 에공... " 여린은 얼결에 자신의 말을 하다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놀라기는 유도주와 오걸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일이 수습 못할 지경이 되자, 여린은 거의 울쌍에 가까운 표정이 되어 그들을 바라보았다. " 그..그러게... 에잉... 이건 비밀이야!!! " " ...설마 그 만개의 귀와 만개의 입과 만개의 눈을 가졌다는? " " 음... 그게 바로 저지염... " " !!! " 오걸매는 새로운 사실에 허탈히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당황해서 횡설수설거리든말든 상관없었지만, 그가 서소문이라는 사실은 무척 충격이었다. 여린은 당황한 끝에 이제는 아예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었다. 그의 어려보이는 그 행동으로 인해 오걸매는 황당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 허허... 허허허허허 복덩이가 굴러 폐하께 딸려왔습니다 그려~ 허허허허허허허 " " ... " 여린은 아무 대책도 수립하지 못한채 머뭇머뭇 그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을 뿐이었다. 유도주는 화통하게 웃으며 여린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그냥 보기에는 서생에 불가한 듯 했으나, 상당히 뛰어난 무술 실력과 기지를 지닌, 훌륭한 인재였다. 그리고 지금 그는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속마음을 알리지 않는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그래도 만통문의 문주라니. 복이 넝쿨째 굴러온 것이었다. 오걸매는 가만히 그런 여린과 웃고있는 유도주를 보다 유도주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그는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 재산을 모두 버리고 나를 따르겠소? " " 물론이지요! 폐하가 어디를 가시든 따르겠나이다! " " ...고맙소. " 오걸매는 그런 유도주에게 웃음을 보이고는 여린을 바라보았다. 여린은 아직도 자신이 왜그랬을까 하며 패닉에 빠져 웅얼거리고 있었다. " 그만하고 유리나 찾으러 갑시다. " " 웅얼우엉웅얼... " " 내 그대에게 내 밑에서 일하라는 소리는 하지 않을테니. " " ?!! " 여린은 도리어 의아한 듯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그는 소탈하게 웃으며 그런 여린에게 답했다. " 그대는 유리를 도왔고, 또한 지금은 나를 도울 나의 은인이시오. 어찌 내가 그대를 부하로 삼겠소. " " ... " 여린은 묘한 기분이 되어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보통 자신의 신분을 알게되면 모두가 그를 끌어들이기위해 혈안이 된다. 그러나 오걸매 그는 달랐다. 그는 쓱 하니 검을 다시 챙겨들고는 밖으로 나설 준비를 했다. " ...내가 그대에게 좋은 정보하나 주겠소. " " ? " 좋은 정보라는 말에 여린은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오걸매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밖을 바라보았다. " 나는 다시 황제가 될거요. " " ?!!! " " 어번에는 나와 유리를 위한 황제가 될거요. " " !!! " 유도주 또한 의아한 듯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 인재를 모아 거대한 제국을 만들거요. " " ... " 거대한 제국... 그러나 그것은 충분한 자본력이 바탕이 되어야 시작할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상했다. 분명... 분명 유도주의 재산만으로는 부족할텐데... 그와 유도주가 의아한 듯 오걸매를 바라보자, 그는 유도주에게 지도를 가져오게 했다. " 내가 재산이 없어서 불안하오? " " 소..소인은 솔찍히 불안하옵니다. 폐하께서는 분명 소인에게 모든 재산을 포기하고 들어오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 " 후훗. 그대의 재산은 필요없다오. " " ? " 여린과 유도주가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자,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지도의 윗부분에 먹으로 칠하기 시작했다. " ...유리가 나에게 주었던게 무엇인지 아오? " " 그 황금군 말씀하시는 겁니까? " " 아니. 황금군은 필요없소. 그녀가 나에게 보여주었던 봉황의 날개짓은 바로 황금 산맥을 뜻하는 것이었소. " " 그..금광석 말씀하시는 겁니까!!! " " 그렇소. " " !!! " 오걸매는 미소를 지으며 여린과 유도주를 바라보았다. 여린은 그제서야 오걸매가 왜 산맥을 따라 이곳 저곳을 헤메었는지 알수 있었다. 그는 황당한 듯 오걸매를 바라보았다. 유도주는 한참을 그 지도를 바라보다 웃기 시작했다. 새로운 제국의 시작이었다!!! " 진동! 나와 같이 가세! " " 아닐세, 진. 그대는 황궁이 집이 아닌가. " 진동은 편안히 웃으며 진을 바라보았다. 진은 요즘되어서야 그에게 반말을 듣게되어 기쁘기는 했지만 오늘은 왠지 홀로 보내기가 두려웠다. " 황궁 안도 불안하고... 널 노리는듯한 사람들도 있을테니.. " " 괜찮아. 황궁에서 우리 집까지 몇걸음 된다고. " " ... " 진동은 자신을 따라나서겠다는 진을 말리며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진이 궁밖으로 나가면 불편한 것은 진동이기에 도리어 그에게 짐을 얹어주기는 싫었다. 그는 서둘러 황궁을 벗어나려 종종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진은 한참동안 진동의 그런 뒷모습을 보다 돌아서려 했다. 그런데 언뜻 뭔가 검은 그림자가 그의 뒤를 따르는듯해 의아한 듯 바라보다 다시 돌아섰다. 설마... 설마 황궁에서. 진은 한참동안 그 자리에 서있다 서둘러 진동에게로 달려갔다. " 진동!!! " 혹여나 해서였다. 혹시나 해서였다. 그가... 그가 무사하길 바라며, 진의 걸음은 빨라지고 있었다. " ? " 진동은 자신의 주위에 몰려든 검은 복면의 무사들에 의해 신경을 곤두세운채 그들을 노려보았다. 이곳은 아직 황궁이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 검은 복면의 자들이 황궁까지 들어올 수있단 말인가. 그는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필이면 한적한 곳. 그들은 진동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그를 애워쌌다. " 왠놈들이냐!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 " ...이놈이 그 말많은 태학 나부랭이 지도자냐? " " 이놈이 맞아. " " !!! " 그들은 그를 위협하듯 서서히 진동에게로 다가섰다. 진동은 뒷걸음질 치다 더 이상 다다를 곳이 없자, 황망한 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 ...그러게 먹물 많이 들어간 놈들은 그놈의 입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다니까. " " 죽어줘야 겠어. 우리한테 너무 방해되는 자니까. " " ...진회인가? " " 후후후. 죽는 마당에 알 것도 많다. " 진동이 차갑게 그들을 노려보자 그들은 얼결에 움찔해 걸음을 멈췄다. 당황스럽게도 진동의 눈빛은 너무나 진실되어 보였다. 그들이 돈을 받고 죽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그러나 그들은 벌써 돈을 받고 그를 죽이기로 한 것. 더 이상 물릴수는 없었다. " 죽어줘야겠다. " 푸욱... " 욱... " 그의 검을 시작으로 다섯이나 되는 자들이 진동을 검으로 난도질 하기 시작했다. ...의식이 가물가물해지며 고통이 뼈속 깊이 전해지고 있었다. ...죽음...인가... 그는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유리(144)-영원(3) " 진동!!! " 진은 풀숲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진동을 찾아 안아들었다. 그는 난도질당해 풀숲에 버려지듯 던져져 있었다. " 진동!! 크흐흑... 진동!!! " 진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안아들었다. 그러나 그의 시신에서 나는 강한 피내음에 그는 토악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허탈했다. 단 하나밖에 없는 친우라 주장하면서도 그를 지키지 못한 자신이, 그리고 그 시신을 보며 토악질을 해대는 자신이... 그는 눈물을 흘리며 진동의 시신을 수습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계속 토악질을 해대는 그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고통스러웠다. 그들, 내가 사랑하는 그들을 지킬수 없었던 자신의 나약함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죽어버릴까... 죽어버릴까... " 크흐흑...진동... 나만...나만 남겨두고 크흑... " " 벌써 늦은건가? " " ?!!! " 그는 울다 자신의 뒤에 서있는 청년 둘을 보며 소그라치게 놀랐다. 그들은 발자국 소리 하나 없이 그의 뒤까지 다가온 것이다. 소름이 돋아왔다. 그는 진동의 넉마같은 시신을 안고서 두려운 듯 그들을 노려보았다. 저들이 나를 죽이려 든다면 친우인 진동처럼 아름답게 죽으리라. " 왠놈들이냐! " " ...시신을 서둘러 묻어야 하옵니다. 전하. " " ?!! " 저들은 내가 진 황자인지 안단 말인가. 더더욱 절망이었다. 그는 검을 꺼내 그들을 노려보았다. " 너희들이냐! 너희가... 너희가 내 친우를 이리 만들었느냐!! " " ...성격이 급하신 분이시군. " " !!! " 그들은 슬며시 다가가 진의 뒷목을 쳐 그를 기절시켰다. 그리고 진동의 시신을 수습해 서둘러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 제길... " 어딜 보아도 유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허기야 그녀처럼 똑똑한 여자가 단순한 나를 벗어나기위해 무슨 행동인들 못하겠는가. 벌써 강남까지 쫒아왔건만, 그는 그녀의 그림자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청안은 긴 한숨을 내쉬며 피로한 몸을 욕실에 담궜다. 오랜만에 오는 휴식이었다. 이곳은 강남에 있는 자신의 표국 분점이었다. 그가 없어도, 거대해진 표국은 분점에 분점을 거듭해 나라를 거의 독점하다시피했다. 이제는 수많은 상인과, 중요한 물건을 옮기기위한 무인들이 그의 표국에 신청을 하는 입장이었고, 도리어 물표를 받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전쟁통에 그들만큼 확실한 실력을 지닌 자들은 없었다. 그것은 청안의 철저한 교육에 인한 것이었다. 어느날 유리가 이야기 했었던 그 방식처럼. " 표주님... 저... 씻겨 드릴까요? " " 필요없다. 나가라. " " 예... " 하녀는 얼굴을 붉히며 욕실을 빠져나갔다. 모두가 갑작스레 찾아온 표주로 인해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청안을 우러러보며, 존경스러운 분을 모시는 것처럼 우월감에 젖어있었다. 그는 난세의 영웅이었으며, 또한 절개의 표본인 사람이었다. 그런 표주가 강남에 찾아왔으니 얼마다 당혹했겠는가. 그것도 연락한번 없이. 그들은 만사 조심조심하며 청안이 불편하지 않도록 많은 배려를 하고 있었다. 물론 청안은 관심도 없었지만. 그는 목욕을 하다 자신의 몸을 닦고있던 손수건을 바라보았다. 낡아서 닳을 것 같은 손수건. 예쁜 꽃이 수놓아진 명주 손수건.... 유리의 손수건이었다. 처음 그녀가 물에 빠질듯해 그녀를 구해줬을 때, 그때 받았었던. 그곳에서 처음 유리와 입맞춤을 했었다. ...반월문이었던가... 그녀는 물에빠져 당혹스러운 그에게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었었지. 사실 당혹스러운 것은 그녀와의 입맞춤이었지만...... " 후훗. " 그 일을 생각하자 웃음부터 나왔다. 그때 그는 흔들리는 마음을 주체할수 없었다. 그녀를 사랑하고 또 사랑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허나 그녀는 자신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어왔다. 너무나 사랑스럽게... 물론 백상아에 대한 자신의 미움은 극에 달했었지만. 그는 가만히 그 손수건을 자신의 입가에 가져갔다. 그녀가 보고싶었다. 자신을 피해도 좋고, 또한 자신을 미워해도 좋았다. 또다시 그녀를 만나면, 아니 이번에 그녀를 만나면 강제로라도 나의 아이를 가지게 하리라. 그래... 그렇게 되면 떠나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떠나지 못할 것이다. 그녀를 더 이상 놓칠수는 없다. 그녀는 나의 것이며, 또한 내가 살아야 하는 목적이기에. " 저...표주님. 목욕이 끝나셨는지요? " " ...무슨일이오. " " 왠 상인이 천리마를 판다며... " " ...천리마라... " 그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에서 나와 옷을 걸쳤다. 그리고 젖은 수건을 그대로 자신의 가슴에 품고는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왠 상인 하나가 말을 잡고서 굽신거리고 있었다. " 무슨일이오. " " 아이고, 유명하신 청 표주님을 뵙게되어 영광이옵니다! " " ... " 청안은 자신에게 아부를 떨어대는 그를 기분나쁜 듯 바라보다 표주의 자리에 앉았다. 가끔 상인들이 나타나 자신에게 물건을 팔때는 저러한 행동을 한다. 예전에는 상인들이 그에게 물건을 배달시키며 냉정히 대했지만 그것은 과거의 일이고, 지금은 여느 상인이나 그들의 보호를 받기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의 표국이 한번 일을 맡으면 단 한번도 물건을 잃어버린적이 없으며, 전에 개봉의 환란 당시 아녀자와 아이들을 보호한 혁혁한 공을 세운 그이기에, 더더욱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 무슨일이시오. 본론만 말하시오. " " 아이고, 명석하시기도 하셔라. 사실은 청표주님께 어울리는 천리마를 가지고 왔지요. 이것을 청표주님께 싸~~안 가격으로 팔려구요. " " ... " 청안은 은근히 그가 고삐를 잡아쥐는 말을 바라보았다. 그 말은 삐쩍 마르지도, 그렇다고 먼가 특별하지도 않은듯한 평범한 말이었다. " ...지금 나를 놀리자는건가? " " 예에? 소인이 어찌 청표주님을 놀리겠는지요~~ " " ...그 말 어디가 천리마라는건가. " " 이 말을 산 주인에게서 단 하루만에 개봉에서 강남으로 왔다 합디다~ " " ... " 청안은 황당한 듯 상인을 바라보았다. 그 또한 명색이 상인이 아닌가. 그것도 말을 팔고 사는 상인. 저 말은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 보기에도 별로 특별하지 않은 말이었다. 천리마? 흥. 청안은 기가 막히다는 듯 그런 상인을 바라보았다. 상인은 당황해하며 청안의 눈빛을 피했다. 그 또한 이 말이 천리마가 아닌 것 같아 고민하고 있었지만 그리 아리따운 여인이 거짓말을 하고 자신에게 말을 팔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 도대체 말 상인을 속인 사람이 누구요? " " 예에? 소..속다니오~ 소인이 몇 년을 이 일을 했는댑쇼~ " " 더 이상 거짓말을 해댄다면 그대를 내칠터이니 알아서 아시오. " " 그...그것이.. " 청안은 더 볼일도 없다는 듯 그를 내치라 명했다. 그는 당황한 듯 사람들의 말을 끊으며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조아렸다. " 죄..죄성합니다요~ 죄송합니다요~ 사실... 사실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이 이 말을 천리마라 하며 팔길래.... 그 말에 그만 속아... " " ...아름다운... 여인? " 청안은 가만히 생각에 잠긴 듯 손가락으로 의자를 두드리다 갑작스레 그에게 물었다. 설마... 그녀인가? " 그 여인의 특징이 있던가?!! " " 예?...그...그게... 잘... " " ... " 청안이 잠시 침묵하자, 상인은 두려운 듯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 문 득 생각난 듯 외쳤다. " 아!! 지금 생각해보니 유리 공주와 똑같은 얼굴이었습니다요!!! " " !! " 청안은 놀란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무서운 속도로 말에게 다가가 말의 안장 여기저기를 이잡듯 뒤졌다. 그러다 말 안장 안쪽에 그녀의 머리끈인듯한 여성의 머리끈이 나오자, 그는 자세히 그것을 살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하고 있던 그 머리끈이었다. " 후후...후하하하하하!!! " " ?? " 그의 광오한듯한 웃음소리에 모두가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청안은 한동안 웃음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역시 그녀다운 행동이다. 말을 끌고 다니자니 위험하고, 또한 돈도 떨어지니 천리마로 속여 저 약아빠진 상인을 속였겠지. 조금의 미인계도 쓰고 말이다.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역시 탁월하다. ...미친 듯 보고싶다. 유리를... " 푸후후... 저 말을 사도록 해. 보아하니 내 부인이 저자를 속인 듯 하니.. 푸ㅋ크킄. " " ?? " 청안은 한참동안 웃음을 터트리며 다시 건물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 참, 그 말을 산지가 얼마나 되었소? " " 예? 하루정도 되었는데요? " " !!! " 하루란 말인가!! 그렇다면... 그녀는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다. 청안은 서둘러 검을 들고는 말에 올랐다. 이 근처에 그녀가 있다. 근처에!!! 그는 정신없이 말에 올라 상인이 가르쳐준 곳으로 달렸다. " 워~워... " 그러다 문득 그녀가 말을 팔고서 어디로 향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자신이 뒤쫒고 있다는 것은 알고있는 사실이고, 어쩌면 마을근처에 있을수도 있겠군. 그러나 이대로는 여우같은 유리를 영원히 찾지 못할것이다. ...그럼 별수없이 능구렁이같은 불여우를 잡을 수 밖에. 유리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녀의 연락을 받을수 있겠지. 자, 그럼 어디서 그 불여우를 찾는다? 청안은 느긋한 마음이 되어 말의 속력을 줄이고 있었다. ========================= 에궁. 죽을죄를 ㅠ.ㅠ 너무 늦었지염? 그동안 친구가 이사하느라 그일 좀 도와주었지염 그랬더니 시간이... ㅠ.ㅠ 너무 피곤해서 글을 적을수가 없더라구요^^ 자, 즐독 하시구요 행복하세여~~~ 유리(145)-영원(4) ' 그래서 시신을 안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 ' 그렇다니까. 참 나~. 명색이 황자가 아닌가. ' ' 아직 어린 황자지. ' ' 하지만... ' ' 그만하게. 황노인과 황장군께서 놀라시겠네. ' ' ... ' 진은 두런거리는 목소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조금의 빛이 자신의 눈 사이로 비추었다. 눈이 따갑다. 그는 인상을 찡그리며 서서히 눈을 떴다. 주위는 온통 녹색이었다. 대나무인가... 그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한동안 눈을 껌벅이고 있었다. " 깨셨습니까. " " ...왠놈들이냐. 왜 나를 납치한거냐. " " 우선 음식부터 드십시오. " " ... " 진이 바짝 경계를 하자, 그들은 웃으며 은수저를 음식에 담고는 조금씩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그에게 내밀자, 진은 그들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외로 배가 고팠는지 그는 곧이어 걸신들린 듯 음식을 먹어댔다. 그들은 그런 진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음식을 다 먹고 그가 한숨을 내쉬자, 주위에 있던 청년은 미소를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 다 드셨습니까? " " ...그..그렇소. " " 그럼 이 옷으로 갈아입으시고 가시지요. " " .... " " 저희 군주님께서 찾으십니다. " " ... " 진은 그들이 전해준 깔끔한 의복을 걸치고 그들을 따라나섰다. 생각외로 작은 소축이었는데 왠지 모를 위화감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것이 뭘까. 그를 안내하던 청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 느끼셨는지요? " " ...뭘..요? " " ... "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미소지었다. " 이곳은 진이 설치된 곳이라 아무나 들어오지 못합니다. " " 아... " 그제서야 진은 주변을 둘러보며 주위가 너무 조용하다고 느꼈다. 그것은 큰 짐승이나 새들 또한 이 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그 이유인 듯 했다. 그러나 진이라는 것이 원래 새나 들짐승들에게는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니었나? 그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 거리자, 청년은 그의 의문을 안다는 듯 공손히 그에게 답했다. " ...군주님이 새를 싫어하셔서요. " " ... " 진은 그에게 안내되어 작은 -자신이 묵었던 곳보다 조금 큰- 소축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그 내부는 상당히 넓었다. 진은 당황해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 중앙에는 발이 쳐져있었는데 아마 군주라는 자가 그 자리에 앉아있으리라. 그 주위로 몇몇의 검은 옷을 입은 청년들이 서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는데 한동안 진은 그것이 무얼까 하고 고민해야만 했다. 뭘까.... 그러나 지금은 자신이 왜 이곳으로 끌려왔는지 알아야 했다. 만찬뒤에 자신을 죽이려 하는것일까. 진은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말을 했다. " ...왜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오! " " ...강해지고 싶지 않은가? " " !!! " 진은 놀란 듯 발 안쪽의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는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발 안쪽의 남자에게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강인해지고 싶지 않은가. " " 가...강해지고 싶소!!! 그 누구보다도!! " " ...그럼 이곳 황금군에 들어와라. " " !!! " 진은 한동안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황금군.... 그 전설의 황금군이 자신을 데려온 것인가... 그런건가... 그런데 황금군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런데 왜 송을 지키지 않은걸까, 왜!!! 진은 도리어 화가 치밀어 오름을 느끼고 있었다. " 나...난 그대들을 믿을 수 없어!! " 그러나 그가 그렇게 소리를 쳐도 아무 답없이 발안쪽의 남자는 묵묵히 그런 진의 행동을 바라보기만 했다. " ...단 한번의 기회다. 나는 세 번 이상 묻지 않는다. " " .... " " 황금군에 들어와라. " 그의 말 속에 담긴 위압감... 진은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화감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었다. 모두가 너무나 평범했다. 무공을 일체 모르는것같은 정갈한 사람들. 일반 백성들 보다 더욱 백성같은 남자들.... 바로 그들이 황금군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번이 자신이 강해질수 있는 기회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 ...좋소!! " 진이 큰 소리로 외치자, 발 안쪽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좋아! 앞으로 황금군의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네가 실력이 있다면 빠른 속도로 내 옆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 " " ... " " 가서 너의 스승을 만나라. " " 예. " 진은 다른 이에게 안내되어 밖으로 향했다. 소축 안은 한동안 정적이 감돌았다. " 발을 걷으시오. " " 예, 군주님. " 황장군이 직접 나와 그의 앞에 쳐진 발을 걷어 올렸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듯 한마디 올렸다. " 왜 하필 그입니까. " " ...근성을 알아보기 위해서요. " " 허나 그는... " " 그는 내가 예전에 섬기었던 분중 하나지. " 황장군은 의아한 듯 군주를 바라보았다. 그는 황장군이 바라보든 말든 천천히 소축 안을 거닐고 있었다. 황노인 또한 묘한 눈빛으로 황장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 청안, 그놈은? " " 아직도 유리님을 추적중이시랍니다. " " 흥, 찟어죽일놈... " " ... " 황장군과 황노인은 씁쓸한 듯 군주를 바라보았다. " 유리의 소식은? " " 아직... " " ... " 그가 가만히 눈을 감자, 황금군의 수뇌부들 또한 숙연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신혼 첫날, 그들은 모두 죽음을 당했다. 아무도 없는 그 순간... 백상아는 이를 갈며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자의 행동이 용서되지 않았다. 엄연히 유리는 자신의 부인이었고, 또한 그날은 그들의 혼인식날이었다. 자신과 유리의 행복을 깨어버린 놈.... " 지금 그 자를 처리할 수는 없다. 그래... 조금더 기다리자.... 조금더... " " ... " 황노인은 광포해진 백상아의 모습을 보며 두려운 듯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는 가끔 청안을 생각하면 광포해졌다. 그때의 분함... 죽음을 맞이할정도의 분함이 그를 변화시킨 듯 했다. 처음 깨어났을 때, 그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두려움 가득한 비명을 질러댔다. 그러나 곧 그는 밖으로 달려나가 무공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군주의 무공을 깨닫고 12성까지 연마한 그였다. ...그는 달라져 있었다. 유약하고 아름답기만한 남자가 아닌, 적으로부터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그런 사람으로. 그와 동시에 그의 눈은 피에 젖은 사람처럼 변해갔다. 물론 그것은 청안의 이야기가 나올때만이지만..... ...그들은 백상아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정충보국(精忠報國). 정성과 충성을 다해 나라를 지키자는 뜻을 지닌 글. 비는 지금 자신의 등에 동료들과 함께 문신을 세기고 있었다. 물론 문신을 세길 만한 도구가 없기에 날카로운 침을 불에 달궈 상대방에게 각자 세겨주고 있었다. " 다 됐네. " " ... " 그는 조용히 옷을 걸치고는 다시 무기를 점검했다. 언제 금의 군사가 쳐내려올지 모를 일이었기에 그들은 늘 긴장하며 지내고 있었다. " 어이, 비. 자네 아들은 잘 있나? " " ...안본지 오래됩니다. " " 그래? 보고싶겠구먼. " " ... " 나의 아들... 비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갑작스레 자신의 아들이 된 도아를 생각했다. 생각난 김에 의원님을 찾아뵈야 겠다. 상처 치료도 할겸. 그는 쓱 하니 일어나 백인대장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 저 잠시 집에 좀 다녀오겠습니다. " " 그러게. 아직 큰 일은 없는 듯 하니. 그리고 아무래도 자네 담당구역이 정해질 듯 허이. " " .... " " 나라에서 벼슬을 내릴것같단 말이야~ 축하허이~ " " 다 어르신들 덕분이지요. " 그는 간단히 인사하고 그들이 골라준 말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자신은 신경쓸 일이 아니지만 의원님의 말로는 요즘 소향이 식음을 전폐하고 말라간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소향에게는 신경쓰기 싫었다. 여자라면 질리고도 질린 상태니까. 그는 서둘러 말을 몰아가고 있었다. " 의원님. " " 어? 아니 자네... 어찌된 일인가? 어떻게 왔나? " " ... " 비는 자신을 환하게 맞이하는 소원경을 보며 환히 미소지었다. 그리고 말을 아무렇게나 묶어두고는 소원경에게 인사했다. 그는 비가 오랜만에 와서 반가운 듯 화색이 도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유리(146)-영원(5) " 어깨에 문신을 세겼은데 아무래도 곪을 것 같아요. 의원님이 좀 봐주십시오. " " 그런가? " 그는 조금 밝아진 얼굴로 비의 등을 살피기 위해 다가왔다. 비는 피식 웃으며 웃옷을 벗었다. " 생각외로 깊구만. " " 그런가요? " " 음... " 비는 그가 자신의 상처를 살피는 사이 묘한 기분이 되어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는 예전의 아무렇게나 생활하는 모습을 접고, 이제 당당한 송의 백인대장이 되어있었다. 나라를 위해 일하기로 마음을 잡은 것이다. 그는 백인대장이 되자마자, 등에 큰 문신을 새겼다. 정충보국精忠報國... 정성과 충성을 다해 나라를 지키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비에게 큰 아픔을 주고 있었다. 그곳에 모인 병사들끼리 한 문신으로 인해 균이 들어가 고생을 하고 있던 것이다. 그것을 지금 치료하는 사람이 소원경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있어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하늘은 여전히 맑았고, 또한 아름다웠다. 슬프게도... " 언제 돌아갈텐가. " " 이번에는 내일이나 모래정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 비는 옷을 걸치며 흘리듯 말했다. 소원경은 긴 한숨을 내쉬며 치료한 약품들을 정리했다. 그의 한숨이 왜 나오는지 비는 알고있었다. 그러나 그 부분만큼은 자신이 상관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 그런가? " " ...소향은 좀 어떻습니까? " " 흐음... " 소원경이 한숨을 내쉬자 비는 또다시 피식 웃어버리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소원경은 불쾌해하지 않았다. 비의 웃음은 묘한 마력이 있어서 누구도 그를 싫어하는 자가 없었다. 전쟁이 시작되고, 비는 빠른 속도로 승진해나갔다. 그는 밝고 명쾌했으며, 뛰어난 실력으로 수많은 금의 군대를 박살냈다. 금의 군사는 이제 그를 두려워했고, 그의 깃발이 나서면 그들은 오금을 저리며 도망치기 바빴다. 그래서 그는 늘(?) 한가한 편이었다. " 아부지~~ " " 여~ 도아구나~ " " 후히히!! " 치료가 끝나자 그는 한동안 도아와 놀았다. 도아는 무어가 그리 좋은 지 비의 품에서 벗어나려하지 않았다. " 도아야~ 아저씨 귀찮아 한다~ " " 할부지~ 아저씨 아냐~ 아부지야~ " " 허허, 저놈이! " 소원경은 도아가 비를 보며 계속 아버지라 해대자 가슴아픈 듯 비를 바라보았다. < ...자네... 부탁이 있네... > < 말씀하십시오. > < ...우리 딸과 혼약해 줄수 없겠나? > < 전 사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아의 아버지는 될 수 있어도 그것만은 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 > 그는 도아의 아버지는 되어주어도 소향의 남편은 될 수없다고 확실히 말해놓은 상태였다. 소원경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약을 챙겨들고는 위쪽 방으로 향했다. 한동안 도아와 놀아주던 그는 소원경이 약을 들고 어느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힐끔 보고는 다시 도아와 놀아주고 있었다. 저녁시간이 되자, 몸을 약간 추스린 소향이 식사를 챙겨 나와 탁자에 음식들을 놓았다. 비는 아이와 같이 목욕한 후 깨끗한 수건을 목에 감고서 아이를 무릎에 앉혔다. 그리고 소원경과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식사를 했다. " 참, 그런데 저 뒷방에 환자가 있습니까? " " 음... 아주 작은 여인이라네. 험한 산중에 넋놓고 앉아있길래... 위험해 보이길래 데려왔지. " " 네... " " 몸도 마음도 많이 상한 모양이야. " " ... " 전쟁중에는 흔한 일이니까. 그들은 또다시 잡다한 이야기를 하다 술자리로 이어졌다. 소향은 그 자리에 조금 앉아있다 멍한 눈으로 다시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그런 소향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소원경이었다. " 흐음... " " ...처음 봤을땐 무척 밝은 사람이었는데. " " 지금은 아니라네... " " ... " 소원경은 비에게 술을 한잔 따라주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떠난 이후, 소향은 삶을 포기한 듯 멍한 모습으로 그렇게 지냈다. 그렇게 늘 같은 모습으로 그가 떠난 방향을 항상 바라보았다. 아니 문쪽을 바라보며 혹여 그가 올까 그렇게 목 길게 기다리는 듯 했다. ...솔직히 소원경은 지금 자신의 앞에 앉아 같이 술을 마시고 있는 이 청년이 소향의 마음을 잡아주길 바랬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여자에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 ...그 여자는 복받았구먼... " " ? " 소원경의 갑작스러운 말에 비는 한참 생각을 하다 피식 웃어버렸다. 그리고 지금의 자신으로 변하게 만든 유리를 생각하며 천천히 술을 들이켰다. " ...아닙니다. " " ? " 그는 씁쓸하게 술을 마시고는 소원경에게 술을 한잔 따랐다. " 저는 몇 달전까지만 해도 사람을 손쉽게 죽이는 망나니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 " 설마? " 그가 안믿는다는 듯 비를 바라보자, 비는 피식 웃어버리고는 술을 한잔 더 따라 마셨다. " 기녀의 밑에서 열심히 뒷바라지를 하는 그런 놈이였죠. " " ... " " 제가 변하게 된건 그 여인 때문이었습니다. " " ... " " 그녀 또한 기녀였지만... 너무나 달랐어요. " 그는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듯 유리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녀가 풀밭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들던 모습, 금을 타던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자신을 맑은 눈으로 바라보던 그 모습... 그는 또다시 술을 한잔 따라서는 한모금 들이켰다. " 휴, 술이란건 이래서 안좋은 모양입니다. 난 이렇게 수다를 떨지 않는데. " " ...그렇구만... " " ... " 비는 씁쓸한 표정이 되어 술을 들이켰다. 오늘따라 정말 달이 밝다고 느끼고 있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일까. 비는 갈증을 느끼고 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원경과 그는 술을 마시다 지쳐 탁자에서 잠이든 모양이었다. 그는 소원경을 안아서 방에 눞히고는 -예전의 그의 성격이었다면 어림도 없다!- 물을 시원스레 들이켰다. 그리고 바람을 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 ? " 소향인가? 그는 한참을 달을 바라보다 어떤 여인이 달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수있었다. 그녀는 정말 넋이 나간 듯 멍하니 달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처음엔 소향인줄 알고 그는 그녀에게 다가섰다. 물론 소향을 걱정하는 소원경이 걱정되어서였지만. " 유...유리?!! " 유리였다... 분명 그녀! 그가 놀라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유리가 멍한 눈으로 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생기도, 삶에 대한 의욕도 없는 듯 했다. 그는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며, 그녀에게 성큼성큼 걸어가 그녀를 돌려세웠다. 그리고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다. " ...역시 너였구나... " 유리는 아무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비는 그녀가 너무나 야위어 있어 가슴이 저려왔다. 그는 다시한번 유리를 확인하기위해 그녀의 얼굴을 쓸어넘겼다. 분명 유리였다. 그는 조그만 돌더미에 유리를 앉히고는 그녀의 얼굴이 잘보이도록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안색을 살폈다.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고생을 한 듯 무척 많이 살이 빠져 있었다. .....그렇다면 그 윗방의 여인이 유리였단 말인가!!! 그는 황망히 유리의 안색을 살폈다. 도대체 그 백상아라는 자는 어디있단 말인가! " 유리 도대체... 도대체 어찌된거야?? " " ... " " 나야, 비. 나 못 알아보겠어? " " ...비...? " " 그래... 나 비야. 그 월궁에서의 비... " " ... " 유리는 멍하니 비를 바라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가슴아픈 듯 그런 유리를 꼭 안아쥐었다. " 대체... 대체 어찌된 일이야... 대체... " " ...피곤해... 나 더 이상 지탱할 힘도... 도망칠 힘도 없어... " " 누구에게서 도망친단 말이야?? " 유리는 긴 한숨을 내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비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런 그녀를 토닥거리며 안심시켰다. " 나랑 같이 가자. 내가 널 지켜줄게. 내가 널 지켜줄게... " " ...홍화는...? " " 헤어졌어. " 비는 잔잔히 웃으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는 여전히 멍한 눈빛으로 그런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147)-영원(6) 초여름이 되자, 장강(양자강) 이북으로 밀려난 송은 금의 군대에 더더욱 밀려나 급기야 바다로 몰려나기 직전에 이르렀다. 고종과 그의 신하들이 그저 무사안일과 향락만을 추구하는 덕분에 금의 점령하에 들어간 송의 백성들은 그 약탈과 만행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들의 만행이 극에 달하자, 급기야 백성들이 뭉쳐 송의 재건을 꿈꾸기 시작했다. 태행산 일대의 팔자군, 중조산 일대의 홍건군등등 금에 반대하는 군사들의 수가 일백만에 다다랐다. 그 이유로 인해 금의 군대가 추춤하자, 송의 황제와 가신들은 겨우 바다로 밀려나지 않고 유지로 올라올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상태에서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진회는 겨우 육지로 올라오자, 바로 유도주에게 돈을 빌리기위해 -그에게는 수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유도주는 그에게 있어 한없는 물주다- 유도주를 찾았다. 그는 개봉이 아닌 송을 중심으로 움직이는지 본점 또한 이동해 있었다. 그에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를 맞이한 것은 유도주가 아니었다. " 에잉? 아니, 유도주가 그만두고 자네에게 모든 것을 이양 하였다 했나? " " 물론입니다. 진회 어르신. 그럼 무슨일로 이곳에 오시게 되었는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만? " " ... " 진회는 당황해서는 새로이 주인이 되었다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차가운 미소에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지 않을것같은 외모를 지닌, 묘한 분위기의 남자였다. 그는 직감적으로 이 남자가 유도주처럼 편안하게 돈을 빌릴수 없는 상대에다, 무척 위험한 남자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진회는 끙끙거리며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 차를 내어오도록 하세요. " " 예, 어른. " 청년은 입가를 살짝 올린 미소를 지으며, 하인에게 차를 주문하고는 진회를 바라보았다. 진회는 그의 차가운 눈빛에 놀라 머뭇머뭇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유도주와는 너무나 다른 인상의 남자. 그는 생각외로 젊었고, 또한 날카로웠다. " 이 자를 불러들여 내일내로 갚으라 말하라. 그리해도 안갚는다면 3족까지 같이 잡아들여 노예로 팔아라. 문서에 남긴 그대로. " " 예! " " ... " 그는 차가 나오는 동안 쉴새없이 일했다. 대부분은 돈을 받지 못해 그 사후 처리를 하는 일이었다. 그는 무섭도록 냉정했다. 진회는 점점더 겁에 질려나갔다. 자신이 갚을 금액은 지금 자신이 알기로도 10만냥이 넘었다. 만약... 만약 이 자가 그것을 갚으라 한다면....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청년을 바라보았다. " 죄송합니다, 어르신. 일이 좀 많이 밀려서요. 장인어른께서 워낙 퍼주시는 분이라... " " ... " 마침 차가 나오자, 진회는 타는 목을 진정시키기위해 한모금 들이켰다. 차는 뜨거웠지만 지금 그것이 대수인가!!! " ...상당히 빚이 많으시더군요. 어르신. " " ..그...그렇소이까. " 그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진회는 힐끔 그의 앞에 놓인 장부를 보고는 쏘그라치게 놀라있었다. 자신이 유도주에게서 빌린 돈은 총 30만냥이 넘어가고 있었다. 나라 하나를 팔아넘기고도 남을 금액이었다. 진회는 움찔하며 그를 노려보았다. .. 그러나 저자가 나를 어찌하지는 못할게야... 아암~. 비록 송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래도 대 제국의 권력의 중심에 서 있지 않은가. 자신은 당당한 재상. 이자는 한낮 상인일 뿐. 그래... 다시 예전상태로 회복만 된다면 내 이자를 당장이라도 없앨수 있어. 그럼! 암~ " ...나를 밟아 죽일 힘은 남아있지 않을겁니다. " " !!! " 청년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마음을 꽤뚫은 듯 말했다. 진회는 당황하며 차를 들이켰다. 청년은 그런 진회를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사병들은 뭐 땅파서 생활한답디까? " " ... " 그는 인상을 굳히며 천천히 차를 마시고 있는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는 아주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한가로이 진회를 바라보았다. "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어요? " " 소인이 바라는게 있을 턱이 있습니까. " " ... " 그는 더욱더 알 수 없는 말을 해대고 있었다. 소름끼치도록 궁금했다. " 무엇을 바라느냐고 물으셨습니까. " " 그...그렇소...이다.. " 진회는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존대말을 하고 있었다. " 제가 부탁드리는 일을 꼭! 성사 시켜 주시면 됩니다. " " 부...부탁하는...일? " " 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겁니다. " 청년이 묘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자, 진회는 식은 땀을 흘리며 그를 마주보았다. 그때 하인 하나가 상자를 하나 들고 들어왔다. " 음. 거기 놓게. " " 예. " 하인이 나가자, 청년은 그에게 상자를 내밀며 그 상자를 열었다. 상자안에는 엄청난 양의 금은 보화가 들어있었다. 진회는 놀란 눈으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 이것은 선금이오. " " ...그...금은보화...라니... " " 쉿. 나와 그대만의 비밀이오. 아시겠소? " " 아...알겠소... " 어느사이 청년은 진회에게 반말을 하고있었다. 그러나 진회는 그것조차 느끼지 못한채 상자만을 바라보았다. 청년은 묘한 눈으로 그런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 자, 그럼 차나 한잔 하시고 돌아가 보시오. 저와 친하지도 않은데 너무 오래 있으시면 도리어 의심을 받으니. " " 아...알았소... " 진회가 허둥지둥 밖으로 달려나가자, 청년의 묘한 미소는 곧이어 비웃음으로 변했다. 그때 웬 청년 하나가 그의 앞에 다가와 부복했다. " 효님. " " 그래. " " ... " 효는 서찰을 적어 청년에게 전했다. 그는 서찰을 잘 묶어 가슴에 품은 다음 서둘러 밖으로 달렸다. " 제 3 왕야를 위해.... " 효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차를 한잔 들이켰다. 그나저나 왜 갑작스레 유도주 부자가 이 일에서 손을 땐 것일까. 그의 행적을 조사해보면 그가 왠 청년들과 함께 태산으로 향했다고 하던데...어쩌면...? 아니다. 그럴 리가. 그 폭약의 양에서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신일 것이다. 그럴게야... 그래... 효는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생각에 잠기고 있었다. " 혈마녀가 나타났다 했나? " " 예, 효님. " " ... " 찢어죽여도 속 시원치 못할 년.... 내 너를 100년간 기다렸다. 어디 와봐라. 옥서환. 효는 비릿한 웃음을 내비치며 찻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 예상대로 진회를 움직이기 시작했음. 송 황실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는 것이 나을 듯 함. 잠깐 군사를 정비해도 될듯함. 제 1호 효.] " .... " " 황장군과 군주님께 알리는게... " " 알려야 겠지.. " 검은옷을 입은 그들은 서찰을 뜯어 확인하고는 바닥에 쓰러져 죽어있는 자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리고 증거를 인멸하기위해 그의 위로 가루를 뿌렸다. 그러자 잠시 부글거리며 끓던 시체는 곧이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이대로 놔두어도 될까? " " 어차피 우리는 청안 쪽만 감시하면 되는 것 아닌가? " " 음.... " 그들은 서찰을 다시 확인한 후, 서둘러 사라졌다. 조금 지나자 그 곳으로 웬 여인이 날아들었다. 그녀는 모든 행색이 다 새하앴다. 소름끼칠 정도로. 그녀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피식 웃으며 바닥을 바라보았다. " 호오, 100년만에 나왔더니 요즘 아이들은 별것을 다 쓰는 구나? " 그녀는 다시 한번 바닥을 유심히 살피다 키득키득 웃었다. " 우후훗. 아직까지 <황금군>이 존재할줄은 몰랐는걸? " " .... " " ...음~ 청안이라? 재미있겠다~ " 그녀는 또다시 키득거리고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유리(148)-영원(7) " 혈마녀가 다시 나타났단 말이냐? " " 예, 나나님. " " ...나가보아라. " " 예... " 나나는 머리를 감싸쥐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100년전, 만명의 피로 강을 만들어 자신의 피부를 아름답게 하기위해 목욕을 했었다는 그녀가 다시 나타나다니... 만약... 만약 그녀가 진짜 혈마녀라면... 아니야.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어떻게 인간이 100년 이상을 살아올수 있겠어 어떻게... 나나는 안절부절못하며 주위를 걸어다녔다. 이런 다급한 상황에 남편인 여린은 연락조차 없다.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굴러다니는건지.... " 서찰은 전했습니까? " " 예, 마님. " " .... " 그녀가 안절부절 못하는 사이, 부하 하나가 갑작스레 안으로 들어오며, 그녀에게 보고했다. " 청표주가 이곳으로 오고 있다 합니다. " " 청표주가 이곳으로? " " 예 " " 그가 어떻게 여기를 아는거지? " " 그건 소인도 잘... " 업친데 덥친격.... 나나는 인상을 찡그리며 어떻게 청표주가 자신이 이곳에 살고 있음을 알았는지 의아해하고 있었다. 남편이 사는 곳과 자신이 사는 곳인 이곳 임안의 <대수호>는 아무도 모르고, 또한 수소문을 한다해도 여린에 대한 아무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곳으로 온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가... 그렇다면 내부에 첩자가 있다는건가? 그때까지도 안에서 그녀를 돌보고 있던 집사가 그녀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 마님. 어찌 돌변할지 모르니 어서 피신을... " " 훗. 네가 굳이 피할 필요가 있는건가요? 그가 무어 그리 대단하다고. " " 하지만... " " 괜찮아요. 실력좋은 녀석들로 몇 명 내 주위에 심어놓으세요. 그가 아무리 뛰고 날아도 내 손아귀 속에 있으니. " " .... " 집사는 걱정스러운 듯 나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자신감에 넘친 듯 그에게 차를 가져오도록 하고는 밖을 바라보았다. 유달스레 마님이 걱정되었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갔다. 만약 그가... 이곳으로 와 자신을 닦달한다면 나는 그에게 무슨 답변을 할까. 휴... 머리가 아파오는군. 어떻게 잘 숨었는지 유리는 흔적조차 없고, 남편도 연락없고.... 너무 보고싶네... 오늘따라 그가 너무나 보고싶다. ...왜 라프윈이 더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 여기...인가? " 청안은 흉흉한 눈빛을 띠며 거대한 대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여린의 집을 찾기위해 수많은 희생을 치뤘다. 자신의 표국 사람들중 몇몇이 죽음을 당했으며, 그가 <만통문>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겨우 알아내었다. <만통문>. 모든 소식의 근원지. 아마 자신이 지금 왔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 문열어라!! " " ...뉘신지요? " " 부인께 알려라. 청안이라는 자가 뵙자고 왔다고. " " 예, 우선 들어오시지요. " " ... " 그는 유리의 흔적을 쫒다 더 이상 흔적이 없자, 이제 그 존재를 도와주는 자를 잡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는 유리를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그렇게 나온다면 자신 또한 이렇게 나올 수밖에. 그는 천천히 여린의 본가로 들어서고 있었다. " ... " 여린은 한통의 급한듯한 서찰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황금의 양은 엄청났다. 그것이 이곳에서부터 시작해 쭉 산맥을 연결해 형성되고 있었다. 가히 송을 지키는 <황금군>의 이름이 왜 그리 되었는지 알만한 일이었다. 그는 지금 서찰 내용을 보며 불안해하고 있었다. 청안이 어떻게 나나의 위치를 확인할수 있었던 걸까. 물론 나나의 신분이 만통문 문주의 부인이라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 뭐하고 있는겐가? " " 아..아닙니다. " 그는 의아하게 바라보는 오걸매의 시선을 무시한채 나나가 있는 하늘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모를 고통이.... 심장을 찔러대고 있었다. " ...아무래도... 저 집에 잠시 다녀와야 겠습니다. " " 그러시게. " " ... " 여린은 서둘러 말을 몰아 임안으로 달렸다. 나나에게 아무 변고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 그녀는 어디있소. " " 모르겠습니다. 저희와도 오래전에 헤어졌습니다. " " ... " 청안은 자신의 눈빛을 능청스레 받아치는 나나를 보며 이를 갈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검을 꺼내들었다. 그가 검을 꺼내들자, 나나주위에 몇몇의 무사들이 모여들었다. 청안은 자신이 상대하기에 벅찬 사람들인줄 알고 있었지만 물러설수는 없었다. 그의 눈빛은 점점더 험악해져갔다. " 무례한 행동을 자재하시고 그만 가시지요. 소녀는 알고있는 사실을 모두 밝혔습니다. " " 거짓말. 나는 진실을 원해. " 그가 갑작스레 검을 빼들고 나나에게 달려들자, 모두가 나나의 앞을 가로막으며 그의 검을 막아섰다. 청안은 거리낌없이 그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청안의 검을 방어하며, 무사들은 차분히 그를 공격해 들어갔다. " ...휴, 후회할 일은 뭐하러 하시나 모르겠네요, 청안님. " 나나가 뭐라하든 말든 청안은 착실히 무사들을 공격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청안을 미리 대비했는지 도리어 그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다. 30분 정도의 접전이 벌어지자, 청안의 몸은 온통 검상 투성이었다. 그리고 무사들중 하나가 청안의 심장 가까이 검을 박아넣었다. ...그 쯔음이면 멈출만 하건만, 청안은 계속해서 나나쪽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 역시... 당신은 바보에요. " " ..유..리는...어디...있..나? " " 몰라요. 내가 데리고 있지 않아요. " 그는 끈질기게 나나의 곁으로 다가와서는 나나의 팔을 잡았다. 그러나 더 이상 지탱할 힘이 없는지 나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나나는 슬픈 듯 청안을 바라보다 몸을 돌리려 했다. " !!! " 휙... 청안은 눈이 감기는 순간, 무언가 붉은 빛이 스쳐 지난다 생각했다. 그리고 강한 피내음. 그리고 그를 바라보며 비릿하게 웃고있는 웬 여인...그는 가슴에 꽂힌 검을 쥐어잡으며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그 여인은 당연하다는 듯 쓰러지는 그를 안아쥐었다. ...그녀는 혈마녀 옥서환이었다. 어머, 내가 좀 늦었나? 옥서환은 수소문 끝에 -가면서 계속 사람을 죽였기에 결코 수소문이 아니지만- 청안이라는 자가 <대수호>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들은 자신을 보자마자 신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알리려 들길래 깨끗이 처리하고는 싸움을 구경했다. " 저놈 꽤 하는데? " 점점더 맘에 드는 놈이었다. 피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 집착. 난 그의 그런점이 마음에 들었다. 청안의 몸을 공격하던 한놈이 그의 심장에 검을 꽂아넣었을때도 관심밖이었다. 어차피 살려낼테니까. 후훗. 그가 나나라는 여자를 부여잡고 쓰러지자, 그녀는 그제서야 움직였다. 건물 안의 모든 이를 부채 하나로 목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쓰러진 청안에게 다가가 그에게 꽂힌 검을 뽑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를 안아들었다. " 고통을 즐겨, 청안. 이제 그대에게 고통은 없을테니. 후후후. 나처럼 영원 불멸을 위해... "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에 피를 내어 피를 흘리고 있는 청안의 입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피를 맞보며, 그에게 깊이 키스했다. ...이제 이자는 나의 것이다.... " 이...이럴수가..!!! " 여린이 들어선 <대수호>에는 바닥까지 흥건하게 피에 절은 상태였다. 그가 막 도착하자, 갑작스레 장로들이 나타났다. 여린은 급하게 내실로 달려갔다. 그럴 리가 없다. 나나는... 나나는... " !!! " 내실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피내음에 여린은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 핏물 속에서 나나가 쓰러져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린은 앞뒤 생각없이 달려나가 그녀를 안아들었다. " 허...머...머리가!!! " 없었다. 그녀의 머리가!!! " 어서..어서 찾아라!!! " " 예, 문주님!!! " 장로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겨우 나나의 머리를 찾아오자, 그는 그제서야 그녀의 머리를 안고는 오혈을 터트렸다. " 도대체... 도대체 어떤놈인가!!! 크흐흑... 나나... 나나... " " ...혈마녀의 짓 같습니다. " " 혈마녀!!! " " 예... " 여린은 나나를 부르고 또 부르며 계속해서 울고있었다. 그녀를 이렇게 보낼수는 없었다. 이렇게... 유리(149)-영원(8) " 여~ 장군님~ 여긴 왠일이십니까~?? " " 장군이라니요. 당치도 않은 말씀을. " " 아이구, 이곳이 누구 덕분에 이렇게 평화로운데요? " 비는 인사를 받으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가 이곳 탕음현의 장군이 되면서, 금의 군대는 그를 두려워해 더 이상 침입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있었고, 또한 사랑받고 있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소문난 -왜냐하면 그녀는 거의 집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하인들의 소문에 의해서만 들리고 있다.- 부인까지도. 이번 원정 또한 성공리에 끝마쳤고, 몇몇의 사상자만 발생했을뿐, 그리 큰 피해는 없었다. 비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섰다. 전쟁을 나갈때마다 항상 집이 불안했지만, 집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린다는 것이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나도 장가를 가야겠다... " 장군님!! 이번 전투도 승리하셨다면서요!!! " " 제 실력이 아니라 동료분들이 노력해서 그런건데요, 뭘. " " 하하하하 역시... " 그는 서둘러 집으로 가다 자신의 갑옷에 묻은 피를 힐끔 보았다. ...유리는 유독 피를 싫어한다. 그는 서둘러 우물가로 가서는 물을 뒤집어썼다.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무식한 짓인지도 모르지만, 피내음과 피를 씻어내기엔 이것이 가장 좋았다. 그는 두어번 물을 덮어쓰고는 서둘러 집으로 들어섰다. 늘 그렇듯 집안에 들어서자, 하인들이 수건을 서둘러 가져와 그의 갑옷을 닦았다. 그는 늘 유리가 자신의 갑옷을 벗겨주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늘 멍하니 앉아있는 그녀의 소일거리이기도 했고. 그는 서둘러 소축으로 들어섰다. " 유리? 나왔어. " ...그녀가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피로감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미소를 짓는 유리에게 다가가 볼에 살짝 키스를 하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부관이 얼굴가득 웃음기를 띠자, 비는 얼굴을 붉히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런 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는 그의 갑옷을 풀고 부관-부관이 항상 뒤를 보좌하고 있다. 왜냐하면 여자혼자 들기에는 갑옷이 너~무~ 무거워 보여서.... 그건 부관 스스로가 택한 일이다.-의 도움을 받아 풀고는 깔끔한 옷을 꺼내와 그에게 내밀었다. 그렇게 유리가 하는동안 비는 그녀를 보며 항상 웃고 있었다. " 나가보게. 그리고 차를 좀 부탁하겠네. " " 예, 장군. " 비는 부관이 나가자 유리를 가까이 앉히고는 머리에 손을 얹어보았다. 그래도 그와 함께한 5개월의 기간동안 그녀는 많이 나아진 편이었다. " 좀 괜찮은거니? " " 응. " " ... " 그는 차마 유리에게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묻지 못했다. 그냥 그렇게 슬프게 미소짓는 유리를 바라보기만 할뿐. 그는 가만히 유리를 바라보다 꼭 끌어안았다. 유리는 그냥 그가 하는데로 그렇게 있었다. " ...부탁이 있어... " " ...뭔데? " " 나중에... " " 나중에? " 유리가 의아한 듯 비를 바라보자, 그는 유리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 ...나중에 나 떠날 때... " " ? " " 나...떠나요... 그 한마디만 해주고 가... " " ... " " 그냥 가지 말고... " 유리는 가만히 비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의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 ...왜요? " " 그냥.. " 유리 또한 가만히 비의 허리를 꼭 안았다. '...오라버니... 행복... 하나요?... ' 유리는 오걸매를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 또 우네? 울지마.... 뚝. " " ... " 유리는 자신을 보며 울음을 그치라며 말하는 비를 바라보았다. 그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따뜻한 미소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유리를 이리저리 보더니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 너 몸 괜찮아지면 우리 밖에 나가서 구경하자. 이곳 사람들이 등축제를 연데. " " ... " " 그때 우리 가자. 응? " " 응.... " 유리는 가만히 비에게 안긴채 웅얼거리듯 답을 하고 있었다. ...비는 계속 그렇게 등축제 이야기를 하며 유리를 다독였다. ...사실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따로 있었는데... 정말 따로 있었는데... ' 제발... 날 떠나지마... 제발... 사랑해... ' 그 말을... 하고 싶었다... 비 장군의 부관인 노도우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갑옷을 들고 나섰다. 앞에 서있는 시녀와 하인들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자, 그는 으쓱이며 말을 했다. ...그는 정말 수다장이가 아니었다. " 들어서자 마시자 마님의 볼에 뽀뽀하는데 얼마나 귀여우시던지... 두분 다 얼굴이 발그레 해서는 쿠쿡... " " 꺄 아~~ " 하녀들이 비명을 지르며 노도우를 바라보았다. 그녀들은 행복한 듯 다음이야기를 다독였다. " 그럼 지금 서로 안고 계시겠네요? " " 아마도... " " 후후 " 하인들이 웃으며 웅얼웅얼 이야기를 하고있자, 노도우는 하인들과 하녀들을 흩으며 말했다. " 자, 자, 어서 흩어져. 빨리빨리 일들해~ " 하인들은 비와 유리의 금술을 부러워하며 다시 일을 하기위해 흩어졌다. 그들에게 있어 유리와 비는 정말 금술좋은 부부였으며, 또한 아름다운 부부였다. " 아마 이번 등 축제에 부인을 데리고 나가실 모양이야. " " 어머어머!! 정말요?? " " 음~ 그럴 생각이신 모양이더라구. " " 꺄 아~~ 멋지다~ 후훗. 이제 두분의 모습을 남들한테 보여줄수 있다~ !! " 하인들과 하녀들은 들뜬 모습으로 서로의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그런 그들의 소식은 삽시간에 마을 전체에 퍼져서는 <등축제>가 더더욱 빛날거라며 사람들이 더더욱 노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들은 비의 마음을 사로잡은 유리의 모습을 정말 보고싶어했다. " 문주님... 제발... 물 한모금이라도 드십시오... 제발.. " 장로들은 멍하니 나나를 안은채 하늘만을 바라보는 그의 주위를 고통스럽게 맴돌고 있었다. 그는 나나님이 죽은 이후 한달씩이나 저상태였다. 방안은 심하게 부패된 나나님의 시체가 덩그라니 여린의 품에 안겨있었다. 여린은 그녀의 목을 겨우겨우 연결시켜서는 그렇게 안고 있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는지, 그의 눈가에는 붉게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 문주님... 제발... " 장로들이 모인 사이, 부하 하나가 서둘러 달려들어와서는 인상을 찡그렸다. 강한 시체의 냄새 때문이었다. " 자...장로님. 밖에 손님이... " " 손님? " " 예, 아무래도 상인인 모양입니다. " " 그들은 자네들이 알아서 대접하지 않은가? " " 그..그것이... " 그는 장로들의 눈치를 살피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 저... 문주님을 고칠수 있다 하셨습니다. " " 뭐...뭣이!!! " " 어...어서 모셔라!!! " " 예??...에... " 잠시후, 웬 차가워 보이는 청년하나가 들어왔다. 그는 장로들에게 정중히 포권을 취하고는 여린을 바라보았다. " 그대가 우리 문주님을 고칠수 있다하였소? " " 그렇습니다. " " 부...부탁드리오...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소!!! " " 그럼 우선 모두 나가주시지요. " " 아니 우리가 왜... " " 꼭 나가셔야 합니다. " " ... " 장로들은 서로의 얼굴을 살피다 한숨을 내쉬고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 부탁합니다... 제발... 문주님을 살려주십시오... " " ... " 청년의 냉정한 미소에 장로들은 소름이 돋아오름을 느끼며 밖으로 나섰다. 청년은 가만히 나나를 안고있는 여린을 바라보다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멍하니 앉아있는 여린을 인정사정없이 발로 차버렸다. 퍽!!! " 크억!!! " 여린은 충격에 튕겨 구석에 턱하니 박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사이 청년은 인상을 찡그린채 나나의 시신을 관에 집어넣어버리고는 관을 간단히 들어 위패와 함께 안치했다. " 나나!!! " " 그러다 평생 만나지 못하고 싶나? " " !!! " 여린은 정신없이 나나를 찾아헤메다 청년의 단 한마디에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나를... 평생 보지 못한다? 그럴수는 없었다. 아니 저 말뜻은 그녀를 살릴수 있다는것인가!!! " 그...그뜻은?!! " " 나라고 이미 죽어 썩어 문드러진 시신을 살릴 수 있는 힘은 없어. " " ... " 그렇겠지... 아니야... 아니야 그녀는 죽지 않았어. 이번에도 장난을 치는거야..그렇지? 그렇지 나나? 여린은 애절하게 나나의 시신이 들어있는 관으로 다가갔다. 그는 심하게 비틀거리고 있었다. 청년은 한참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다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다. " 하지만. " " ? " " 그녀를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지. " " !!! " 여린은 벌떡 일어나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물 한모금 못먹은 사람인것같지도 않게 그는 무서운 힘으로 청년의 멱살을 잡아쥐었다. " 방법!! 방법이 있는거요!!! " " ... " 그는 느긋하게 웃으며 여린을 바라보았다. " 난 효라고 하오. 난 100년을 살아왔다오. " " !!! " "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 세상을 살게 되겠지. 저주받은 인생을. " " 그...그럴 리가... " 어린이 믿기지 않는 듯 효를 바라보았다. " 자, 그럼 우리 차를 마시며 이야기나 할까요? " " ...밖에 누구 있느냐. " 여린의 조용한 물음에 장로들이 우두둑 들어섰다. 그들은 여린의 눈동자가 예전처럼 빛나고 있자, 감동의 눈물을 흘려댔다. " 죄송합니다. 제가 손님을 너무 박하게 대한 듯 하군요. 잠시 기다리십시오. 제가 몸을 좀 정돈하고 오지요. " " ... " 청년이 승낙의 의미로 고개를 끄적이자, 그는 서둘러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후, 예전의 여린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는 깔끔한 차림새로 다시 효의 앞에 앉았다. 그들은 잠시동안 차를 마셨다. " 음~ 향이 무척 좋군. " " 동해를 넘어온 차랍니다. 구하기도 어렵고... " " 후후 그래서 대 상인...아니지.. 상인은 난데... 음... " 여린은 농담을 하고있는 효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는 갈색의 옷을 걸치고, 검은 건을 쓴, 생각외로 준수한 얼굴이었다. 약간 가는듯한 얇은 눈과, 끝부리가 묘하게 올라간 입술을 제외한다면. 키도 178정도는 되어보였고, 무사보다는 문사에 가까운 체구였다. 여린이 자신을 바라보자, 차를 마시던 효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 당신을 끌어들일 생각은 없었어요. " " .... " 갑작스런 효의 존댓말에 놀라 여린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가는 눈이 여린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 ...나나를 볼 수 있는 방법은요? " " ...인간의 환생을 믿으시오? " " ... " " 난 지난 100년간 내 사랑하는 사람의 환생을 기다렸다오. " " ... " " 그리고 3번을 만났지요. " " !!! " 그는 천천히 차를 마시며 다시 여린을 바라보았다. 안타까운 듯, 또는 미안스러운 듯... " 그때마다... 나는 그녀의 죽음을 먼저 보아야 했소... " " !!! " " ...그것은 고통이지... " 효는 가슴아픈 듯 차를 한잔 들이켰다. 묘한 아픔이 전해져와 여린 또한 고개를 숙인채 차를 마셨다. " ...내가 당신의 삶을 택하라는 겁니까? " " ...싫다면 어쩔수 없구요. " " ...왜 그녀에게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까? " " ...나와같은 고통을 격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 " ... " 여린은 한참동안 차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갑게 식을동안 아무말도 않은채 그들은 그렇게 앉아있었다. " ...내가 그녀를... 만날수...있을까요? " 여린이 안타까운 듯 효를 바라보자, 그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잠시후 여린은 결심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 당신의 삶을... 나도 따르겠소. " " ...마음의 고통이 따른다 해도? " " 다시 나나를 만날수만 있다면. " " .... " 효는 가는 눈을 들고 한참동안 여린을 바라보다 자신의 단도를 꺼내 그의 손을 그었다. 붉은 피가 찻잔 가득 채워지자, 그는 그것을 여린에게 내밀었다. " ...후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 ...후회하지... 않습니다... " 여린은 효가 내민 찻잔 가득한 피를 천천히 집어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효는 그런 여린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옥서환... 네가 너의 동반자를 택했다면 나 또한 너 말고 다른이를 택해 그와 함께 너를 죽이러 갈 것이다... 기다려라... 그의 입가가 다시 비릿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 늦었지염^^ 그래도 연참은 힘들겠네염 ㅜ.ㅜ 죄성~~ (9) 10월의 등축제는 언제나 그렇듯 연인들을 위한 축제였다. 전쟁중이었지만, 비의 노력으로 이곳은 무척 평화로운 곳이었고 또한 풍족한 곳이라 축제의 화려함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개봉의 축제들과는 비교하지 못할정도로 작았지만 훈훈한 인심과 사람들의 정이 느껴지는 축제라 더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등축제는 10월의 풍년을 축하하며, 달에게 풍작을 기원하는 잔치로, 평상시 만나지 못했던 연인들이 저로의 마음을 확인하기위해 등을 강에 띄우거나, 아니면 등에 소원을 적어 띄워보내거나 하는 축제였다. 그런 등축제가 화려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마을 사람들은 비와 함께 나온 유리를 바라보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녀는 소문대로 너무나 아름다웠고, 또한 여려 보여 역시 비의 부인이 될만한 사람이라 이곳저곳에서 쑥덕이고 있었다. 그 소리들을 기분좋게 듣고 있는 비였다. 그러나 유리는 그런 시선과 쑥덕임이 부담되는지 계속 비의 뒤에 몸을 숨기려했다. " 왜그래? 부담대서 그래? " " 응... " " 괜찮아... " 비는 잔뜩 겁을 먹은듯한 유리를 다독이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서둘러 축제의 중심으로 달려갔다. 행복한 축제였다. 어릴 때 이후 축제를 즐기지도, 그렇다고 잘 첨여하지도 않았던 비로서는 작은 등을 강으로 띄워보내는 소망축제가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유리가 행복한듯해 더더욱 기분이 좋았다. " 자, 이것 먹어봐. " " ... " 유리는 비가 내미는 꿀단자를 집어들고는 미소지으며 같이 거닐고 있었다. 오랜만의 평화지만, 마음속으로 느껴지는 불안감을 떨쳐버릴수는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비를 따라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왠 아저씨가 팔고있는 반지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것은 백옥으로 된 새하얀 반지였는데 쌍으로 만들어져 손가락에 끼기에 부담도 없을것만 같았다. 유리가 한참동안 반지를 바라보고 있자, 비는 기분좋은 듯 미소지으며 유리를 바라보았다. " 뭐 맘에 드는 거라도 있어? " " ...반지... 이쁘다... " " 이쁘다고? 하나 사줄까? 너랑 나랑 그렇게. " " 아니... " 유리가 씁쓸한 듯 미소짓자, 비는 아저씨에게 가격을 물어보았다. " 아이고~ 장군님~ 장군님께는 공짜지요!! 암요~ " " 아니요, 그럴수는 없죠. 자, 여기.. " " 이..이러시지 않아도.. " 비는 기분좋게 반지값을 내고는 반지를 받아쥐었다. 흰빛의 옥반지였는데 묘하게도 한 개가 자신의 손가락에 꼭 맞았다. 그리고 나머지 반지 하나를 유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 이쁘다... " " ...옥반지는... 잘 깨어진다는데... " 유리의 씁쓸한 목소리를 들으며 비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강하게 그녀의 말을 부정했다. " 아니야... 그럴리 없어. 늘 손가락에 끼고 있을텐데 깨어질 일이 뭐가 있어? " 비가 안심시키듯 유리를 다독이자, 그녀는 멍하니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축제의 흥겨운 음악이 주위를 울리고 있었다. " 탕음현에 가신다구요? " " 음. 그곳에서 왠지 나를 부르는 것 같아서. " 유도주는 자신감있게 말하는 오걸매를 묘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만통문>의 문주가 자신들과 손을 잡으면서, 끊임없이 세상의 소문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만통문>의 참사 소식과, 혈마녀의 등장, 그리고 혈마녀와 함께 사라져버린 청안의 얘기와 금의 군사이야기, 그리고 악비 장군의 모험담과 송 황실의 이야기 등등. 정말 <만통문>은 소식의 중심지였다. 심지어 그들은 황금군의 소재 파악을 다 하고 있을 정도였다. 유도주는 식은땀을 흘리며 서류 하나하나를 분류하고 있었다. " 여린의 소식은 없던가? " " 예, 새로이 도주가 된 효라는 자와 함께 사라진 이후로는 연락조차 하고있지 않다고 합니다. " " ... " 유도주는 얼결에 맞게된 <만통문>의 분류작업에 식은땀을 흘려대다 오걸매를 힐끔 바라보았다. <만통문>의 서류들. 그것은 주로 소식을 적은 것들인데 황금색 테두리가 들어가면 황금100관 이상의 가격의 가치가, 그리고 붉은색 테두리는 10,000냥 이상, 녹색 테두리는 1,000냥 이상을, 푸른색 테두리는 100냥, 검은색 테두리는 10냥 이상을, 그리고 아무 테두리가 없는 것은 10냥 이하의 물건들로 그 분류작업을 문주가 하고 있었다. 그러니 얼결에 그 문주 대신 자리에 앉은 유도주는 죽을 수 밖에. 그는 고개를 숙여 다시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고 있었다. 여린이 서둘러 돌아오길 바라며... " 그 효라는 자에 대해 알고 있나? " " 저도 그 자에 대해서만큼은 모릅니다. " " ... " 오걸매 또한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든 정보와 정보국의 활동 인원수 등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를 거치고 있었다. 그런데 유도주 다음으로 후임자 자리를 맞은 효라는 자는 자신도 모를만큼 은밀한 자였다. 왜 그가 유도주의 후임자가 되었을까... 어디서 활동했던 자인가... " 바쁘십니까? " " ??여...여린!!! 자네!!! "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 돌아본 그곳엔 여린이 싱글거리며 미소짓고 있었다. 그는 전보다 약간 야윈 듯 했지만 건강해 보였고, 또한 다부져 보였다. 그리고 무척이나 밝은 표정을 하고있었다. ....그는 그렇게 문가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전의 그 얼토당토않은 미소를 겸비한채. " 음... 유도주님? 제가 그렇게 애달프게 보고싶었는지요? " " 자..자네 농담도. 하여간 어서 이 일좀 맞게나!!! " 유도주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그는 늘 업무속에 생활했지만 이정도 많은 분량은 솔찍히 처음이다!!!- 속이 시원하다는 듯 책상 위의 서류들을 서둘러 여린에게 떠밀었다. 여린은 그 서류들을 한번 휙휙 훌터보더니 그 정위치에 올바르게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가 일을 끝낸건 그로부터 10분 후였다. 유도주는 괭장히 억울한듯한 얼굴로 여린을 바라보았고, 오걸매는 그런 둘을 바라보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 아차!!! 친구를 소개하죠^^ " " ? " " 효라고 하옵니다. " " 효?!! " 갑작스레 나타는 효로 인해 유도주와 오걸매는 바짝 긴장해 그를 바라보았다. 효는 그 입가가 올라가는 묘한 웃음을 띠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 죄송합니다. 아까부터 이곳에 서있었는데 두분다 못알아보시더군요. " " ... " " 후후 두분 다 긴장 풀어요. 앞으로 우리 일에 많은 도움이 되실 분이니까. " " ... " 여린의 넉살좋은 말투에 둘은 긴장을 풀고 효를 바라보았다. 유도주는 서둘러 하인들에게 차를 시키고는 도대체 어디를 그렇게 사라져서 사람을 그렇게 힘들게 했느냐고 물어볼 찰나였다. 그러나 그 말을 느긋하게 끊어버린 사람은 효였다. " 오걸매님. 탕음현으로 가신다 하셨지요? " " .... " " 소인이 호위겸 안내를 맞지요^^ 그곳은 안정적인 곳이지만 또한 위험한 곳이랍니다. 다시 살아난 황제시어 " " ... " 오걸매는 굳어버린 얼굴로 효를 바라보았다. " 서두르셔야 하지 않습니까? " " .... " " 님을 만나는 길이 조금 멀긴 했군요^^ " " ... " 이 자가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있는 걸까. 그를 믿어도 되는걸까.... 오걸매는 자신을 바라보며 싱글생글 웃어대는 효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 그대는 나에게 충성하는 자인가, 아니면 나를 버릴 자인가. " " ... " 효는 한참동안 오걸매를 보더니 베시시 웃어버렸다. " 글쎄요. 친구가 될지 적이 될지. 뭐... 일단 친구라고 해두죠~ " " ... " " 난 내 긴 생애를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친구라는 자에게 칼을 데어본적 없어요. 그러니 안심하세요^^ " " ... " 효는 가볍게 미소지으며 오걸매의 손을 덥썩 잡아쥐었다. 그리고 호탕하게 웃으며 좋아좋아를 남발했다. " 천년내단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지요~ 그대는 황제가 될것입니까, 아니면 일게 촌부로 남을겁니까~? " 웃음을 흘리며 마치 지나가듯 말하는 효의 물음에 오걸매 또한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을 했다. " ...나는 태어날때부터 황제였고, 죽는 순간 또한 황제였소. " " ... " 효는 잠시동안 오걸매를 바라보다 천천히 그에게 무릎을 꿇고 그의 신에 입을 맞추었다. " 그대를 나의 주군으로 맞이하지요. 내 긴 생애의 한 순간을 장식할 자여... " " ... " 축제가 3일째가 되자,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등을 준비해 강으로 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등이 원하는 사람에게 도착할수 있도록 긴 대나무 작대로 밀고 서로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그들은 즐거워하고 있었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종이 등의 종류 또한 하려하고 아름다운 것들 일색이었다. .....전쟁의 와중에도, 그들은 소원을 비는 등을 강으로 띄워보내고 있었다. 그들 서민들은 늘 그렇듯 평화를 바라고 있었다.... 비는 마지막 축제날 유리를 데리고 또 다시 밖으로 나왔다. 유리는 나오지 않으려 했지만 비는 그녀를 달래고 달래서 밖으로 나왔다. 그녀에게 등 축제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 이 등이 이쁘겠다. " " ...너무 화려하지 않아요? " " 뭐 어때, 1년에 한번 소원을 비는 등인데. " 비의 넉살좋은 한마디에 유리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유리가 화려한 등을 선택하기를 바랬는지 그녀가 등을 사도록 도와주었다. 곧이어 그들은 단순한 연꽃 무늬를 한 등과 -유리가 선택한 것-, 약간의 금장식이 된 예쁜 도화무늬의 등-비가 선택해 유리에게 준 것-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손을 잡고는 강으로 향했다. 유리는 그런 비의 배려가 고마워 미소짓고 있었다. 오랜만에 다가온 평화라 왠지 두렵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 사람에게 자신이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늘 우울하고 어두운 그녀를 위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전투를 벌이면서도 집안에서는 늘 밝게 웃었다. 그녀도 알고있었다. 왜 그가 올 때마다 젖어있는 갑옷을 입고있는지, 왜 자신에게 늘 미소짓는지, 왜 멍하니 자신의 방 앞에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지.... ...그러나 나는 오라버니를 잊을수 없었다. " ...유....리... " " ? " 누군가 자신을 부른 듯 한데? 유리는 묘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녀 주위에는 모르는 사람만이 가득할 뿐, 그 어디에도 그녀가 아는 이는 없었다. 그녀가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비는 걱정스러운 듯 그녀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은채 서둘러 강가로 향했다. " 서둘러야해. 달이 밝은 날에 등을 올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데 " " 너 많이 아는구나? " " 나두 어릴땐 이런거 좋아했었어... " 유리는 비의 안내를 받으며 강가로 향했다. 그의 손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손을 놓을 것 같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밝게 웃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세상구경을 나왔던 그때 그 모습처럼... " ....왜 잡으시지 않으십니까, 군주님. " " ...그녀가 행복해 보여서... " 백상아는 유리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아픈 듯 하염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의 부인...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아름다운, 그래서 슬퍼보이는 나의 부인... 나의 정인.... 유리는 예전처럼은 아니어도 그래도 삶의 희망을 얻은 듯 밝게 웃고있었다. 그녀는 좀더 성숙해 있었고, 또한 아름다워져 있었다. 자신이 다가서지 못할 정도로.... 그는 가만히 자신과 유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명목상 자신은 분명 그녀의 남편이지만, 자신은 죽은 사람.... 아마도 자신은 또다시 그녀를 보내게 될 것이다. 이젠 두려워졌다. 단 한번도 자신은 유리를 지키지 못했었다. 나라에 밀려... 그녀는 늘 한숨짓고 눈물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엔 자신외에 또다른 사람이 벌써 가슴깊이 박혀있었다. 아무리 무디더라도 그는 느낄수있었다. 처음 그녀가 자신의 부인은 될 수있어도, 마음은 벌써 떠났다는 말을 한 그 순간부터. ...그는 유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자신이 아무리 나라를 잊었다 하여도 또다시 지키지 못할 것이다. 아니 이제는 그녀의 마음이 두려워진것이리라. 늘 함께 있는다 해도 다른이에게 마음이 가 있는 그녀를 보고싶은 마음은 없기에. 그녀가 더 이상 아파하지 않기를... 훨 훨 흰빛 아름다운 새처럼 날아가기를... ....유리는 행복해 보였다. 그 행복을... 그녀의 행복을 빼앗기 싫었다. 백상아는 천천히 뒤로 돌아 강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유리가 행복해지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또 바랬다. " ...그대 어깨에 진 짐을 내가 지고 가겠소... 유리... 그러니 이제 슬퍼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시오.... " 황장군은 혼잣말처럼 자신의 말을 되뇌우는 백상아를 안타까운 듯 바라보며 그의 뒤를 조용히 따랐다. " ...모를일이야... " 황노인은 조용히 웅얼거리듯 말하며 황장군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등은 소원을 담은채 강을 흘러내리고 있다. 유리는 그냥 멍하니 그 등을 띄워 등이 떠내려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강 반대편의 사람들 또한 등을 흘러내려 보내며 연신 즐거운 듯 비명을 질러댔다. 그들은 오늘을 맞이해 연인을 찾으려 등들에 그런 소원을 적어 흘러보내고 있었다. " ...난... 소원이 없는데... " 유리의 멍한 혼잣말에 비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아쥐었다. 유리가 다시 미소짓자, 그 또한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가 소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 난 소원을 등에 빌었어. " " 또 나라사랑? " " 아니... " " ? " 유리는 의아한 듯 비를 바라보았다. 비는 환히 웃으며 다음 말을 하기위해 유리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그녀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 이 강에서 등을 띄우면 소원을 이룰수 있다 하더이다. 어서 띄우소서^^ " " ...소원이라... " " ? " 갑작스레 비집고 들어온 목소리에 유리는 한참동안 고개를 돌리지 못한채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가 경직되며 당황하자, 비는 한동안 어쩔줄 몰라 유리의 눈치를 살폈다. 갑작스레 느껴진 그녀의 변화 때문이었다. 유리는 목소리를 되뇌이고 있었다. 이 목소리... 꿈에서나 들을수 있었던 목소리.... 그것은 오걸매... 그의 목소리였다.... 확인하고 싶었다. 혹여 환청이 아닐까. 혹여 환상이 아닐까. 그녀는 조심스레 얼굴을 돌려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 서있는, 아니 이제 막 귀찮은 듯 등을 띄워보내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였다.... 꿈에서도 그리던.... 그 사람... ' 오라버니... ' 유리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조용히 읖조리고 있었다. " ? " 오걸매는 효의 떠밀림에 어쩔수 없이 등을 강에 띄우고는 한참동안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에 오면 유리를 볼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그런 것 같았다. 그런데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그녀를 만날 수 없다. 어디서 찾아야 하는걸까... 그때 효가 어떤 여인을 바라보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 또한 여인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환히 미소지었다. 유리... 그녀를 드디어 만났다.... 이제야... " ...유리... " 그는 조용히 입안으로 그녀의 이름을 되뇌었다. 사랑하고도 또 사랑하는 그녀를, 이제야 만났다. 그러나 그는 다가서지 않은채 한참동안 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 또한 오걸매를 바라보기만 할뿐 다가서지도, 그렇다고 외치지도 않고 있었다. ...오랜만이다... ....기억을... 찾았나요? 응... ... 널 찾으러 왔어. ... 왠지 이곳으로 오고싶었어... ...보고싶었어요... 오라버니... 그들은 그저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유리는 가만히 잠들어있는 비를 바라보았다. 그의 방으로 살며시 들어와 그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려했었는데.... 비는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는 정신 없이 잠들어 있었다. ...정말 잠이 든걸까.... 유리는 가만히 그런 비의 모습을 바라보다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에게 약속을 했듯 그에게 말을 하고 떠나야 했다... " ...고마워... " " ... " " 나... 이제... 떠나... " " .... " 유리는 가만히 비의 얼굴을 쓰다듬다 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는 돌아섰다. 그리고 조용히 문을 닫았다. ...유리가 떠난 후에도 비는 한참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어차피 떠나려했던 그녀였다. 아까 그렇게 등을 띄워보낼 때, 그녀는 무슨 소원을 빌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녀의 그를 보았을 때... 나는 나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지는 것을 느꼈다. 백상아와 있을때도 느낄수 없었던 부드러움과, 위풍당당함, 그리고 은은히 느껴지는 그 기도까지. 그는 나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남자였다. 그는 눈을감고는 조용히 자신이 낀 옥반지를 어루만졌다. ...어차피 나의 여인이 아니기에.... 예전처럼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으면서 그녀를 잡고싶었다. 아니 그때 그녀를 가질것을.... 그는 눈을 꼭 감고는 참을 청했다. 그러나 수많은 상념이 그의 잠을 방해했다. 비는 한숨을 내쉬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걸쳤다. 달빛에 그의 하얀 반지가 반짝이고있었다. " ...반지... 이게 우리의 마지막 추억인가... " 그는 자신의 식탁에 조심스레 얹져있는 반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저택을 벗어났다. 유리의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그동안 체력을 많이 보강했는데도 불구하고 무척 힘들게 산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잡을까... 아니다. ...보내주어야 할 땐, 보내주어야 한다 .... 보내주어야 할땐... 그는 숲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다 왠 여자 하나를 잡아채어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그리고 그 시체를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와 유리의 방에 뉘었다. 그는 면구를 준비해 정교하게 유리의 얼굴로 만들기 시작했다. ...나의 부인 유리는 죽은 것이니 자유로이 날아가기를... 훨훨.... 물론 그대와는 혼약 한번 해보지 못했으나... 문득 처음 그녀를 데리고 탕음현의 고향으로 돌아왔을때가 생각나 웃음이 났다. 마을사람들은 그녀를 당연한 듯 부인으로 맞이했고, 자신 또한 그들의 그런 생각을 정정하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그녀와 그렇게 살기를 바랬기에... 그는 가만히 죽은 여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면피의 성능이 좋은지, 여인은 영락없는 유리의 얼굴로 누워있었다. " ...마지막 인사라도... 해주고 가면... 좋았을텐데... " 그는 가만히 여인의 옷을 유리의 옷으로 갈아입히고는 그 여인의 옆에 앉아있었다. 내일 아침 일찍 그녀의 장례식을 치러야 겠다. 어디를 가든... 행복하기를.... 유리.... 은빛 달빛에 비친 새하얀 모습의 유리가 눈에 들어왔다. 오걸매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자신에게로 오고있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새벽녘의 찬 공기가 그녀의 조그만 입에서 입김을 만들고 있다. 그녀 또한 오걸매를 발견했는지 조용히 그 자리에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오랜 기다림... 오랜 기다림... 그들은 서로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 ...드디어 만났구려... " " .... " 오걸매는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짓고있는 유리에게 가만히 다가가 꼬옥 끌어안았다. 오랜 세월을 기다린 끝에 얻은 자신의 사랑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유리 또한 긴 한숨을 내쉬며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어떻게 날 찾았어요? 이제 우리 헤어지지 않아도 돼요? 당신 돌아가지 않아도 되나요? 황제같은거... 안해도 나와 행복하게 살아갈수있나요? 네? " " 유리... " 오걸매는 수없이 질문을 퍼붙는 유리를 더욱 꼭 끌어안으며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그의 키스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 흠흠.. " " ... " " 흠... 주군. 떠나실 시간이십니다. " 효는 오걸매가 유리에 대한 키스를 멈추지 않자, 옆에서 빤히 그들을 바라보며 떠날 시간이라 재촉해댔다. 그제서야 효의 존재를 느낀 오걸매는 얼굴을 붉히며 유리에게서 떨어졌다. 그러나 그녀를 안고있는 손은 놓치않고 있었다. 유리또한 붉어진 얼굴로 그런 효에게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흠흠. 유리님. 소인의 이름은 효라고 합니다. " " ....반가워요... " " ? " 효는 가만히 유리의 눈치를 살폈다. 이상했다. 정말 이상한 여자다. " 효, 어서 가자. 난 유리를 빨리 데려가고 싶다. " " 예? 아... 예... " 효는 그들의 뒤를 따르면서도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윤회의 띠... 누구에게나 있는 그 윤회의 띠가 유리라는 여자에게는 없었다. 저걸 축복이라 해야 하나. 아님 저주라고 해야하나...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 그는 조용히 유리와 오걸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들의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에필로그 " 언니? 엄마!! 엄마!!! " " ... " 기분이 멍하다. 뭔가 깊은 꿈을 꾼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난 잠에서 깨어났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 아이를 구하려고 길로 뛰어들었었는데... 그리고 병원에 온건가? 그런데 왜이리 가슴이 아픈걸까... 누군가를 괭장히 그리워하고 있는데... 그게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나는 지금 울고 있다. " 방금 깨어난 환자가 울음이라니요. 건강에 나빠요~ " " ? " 나는 멍한 눈으로 나에게 말을 거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흰 가운. 의사인가보다. 말을 해야겠는데 말이 잘 나오지 안는다. 흐릿해진 눈을 비비며 나는 의사의 이름표를 보고 있다. <백상아. 전문내과의> " ... " 이 남자의사의 이름이 백상아인 모양이다. 나는 다시 눈을 껌뻑이며 그를 바라보려 애쓰고 있었다. " 쉿, 눈은 조금 있으면 회복될거에요. 그러니 잠시 감아요... " 그리고는 그 의사는 의미모를 말을 하며 나의 볼에 살짝 키스한다. 원래 의사들은 다 그런가? 아닌데... 그런데 왜 가슴이 욱신거리지... " 유아야!!! " " ...엄..마... " 드디어 듣기싫은 쉰듯한 내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마는 나를 안고는 엉엉 통곡하며 울어댄다. 아버지는 연신 그 백상아라는 의사에게 고맙다며 굽신댄다. 의사는 괜찮다며, 이제 안심해도 된다며 웃으며 밖으로 나간다. 엄마 말로는 나는 1년동안 푸욱~ 잤단다. 죽은것도 아니오, 산것도 아닌 식물인간으로. 나는 다시 멍하니 밖으로 나가는 의사를 바라보았다. 가슴이 지끈거리듯 아프다... " 군주님. " " ...이렇게 불쑥 나타나면 머리가 아프다. " " 요..용서를.. " 백상아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잔 뽑아서는 자신의 옆에 꼭 붙어있는 재인에게 잔을 내밀었다. 그는 영광스러운 듯 백상아에게 커피를 받고는 어쩔줄 몰라 하고있었다. 그는 최근에 150번째 환생을 하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백상아가 그의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깨어날때마다 늘 유리를 찾았다. 그것은 자신이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늘 청안이라는 자에게 크나큰 타격을 입힌다. 나에게는 보물단지라고 할 수 있겠지... 청안이라... 천년이 지나도 나는 그에대한 복수심을 누그러뜨릴 수 없었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번도 유리의 환생을 만난적 없다. 그리고 천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유리를 보게되었다. 그녀의 영혼을 겨우 느낄수 있었다. 내가 의사가 된 것은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천년동안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이것저것 심심할때마다 하나씩 하는 거지... 사실 청안 그 자는 요즘 암흑계를 주름잡는 자로 소위 <검은 마이더스>로 통한다. 그를 유일하게 막는 자들이 <황금군>이었다. 물론 요즘은 그녀석 혈마녀한테 덜미 잡혀 꼼짝도 못하는 것 같으니 우선은 안심이다. 지지리도 복도 없지. 이 천년 내단이라는 재수없는 음식 덕분에, 천년동안 사랑하는 여자 다~ 먼저 보내고 사람 미치게 만들고... 백상아는 얼굴을 약간 붉히며 커피를 마셨다. 그래도 좋은 일은 있다. 다시... 유리를 만났다는 것... 그리고 아직 그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 ...유리님... 이십니까? " " ...그래... 유리야... 그녀를... 드디어 찾았다... " " ... " 재인이 울먹이는듯한 얼굴로 백상아를 바라보았다. 천년의 기다림 끝에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다시... " 여~ 닥터 백! 또 인턴 괴롭히나?? " " 괴롭히다니요, 저같이 부드러운 남자가 무슨^^ " " 푸하하하!! " 재인은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백상아는 상큼한 미소로 간호원들의 마음을 녹였다. 6월의 어느 맑은 아침, 최 유아라는 여자가 깨어난 그날, 그렇게 다시 운명의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 제발... 제발.. 가..가주님.. 목숨만은... 제발... " " ...쓸데없이 입을 놀린 저 자의 애비를 데려와라. " " 예. " 가주의 명이 떨어지자, 곧이어 왠 상처투성이의 노인하나와 아이들 몇몇이 끌려나왔다. 그들이 끌려나오자, 잡혀있던 청년은 정신없이 어버지를 불러댔다. " 안~, 재밌는 게임중이야? " 화한 장미 향수 내음이 짙게 울리며 끈적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주위는 갑작스레 경직되었다. " 왜 나온건가. " " 후후, 우리 귀여운 안이 무얼 하나 보고싶어서 왔지. " 그녀는 가주의 품속으로 쏘옥 들어가며 그의 턱과 목, 볼에 키스를 해대기 시작했다. " 저 자의 아버지 되는 자의 사지를 잘라 단지에 넣어라. " " 엡!! " " 끄아아~~ " " 할아버지!!! " 처절한 비명속에도 그는 가만히 여인의 애무를 받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공허했고, 또한 슬퍼보였다. " 언제까지 그렇게 슬퍼할건데? " " ... " " 유리 그 아이는 환생하지 않아. 처음부터 그녀는 환생의 띠를 거스른 아이니까. " " ...보고싶다... " " ...그래... 너의 유일한 집착지가 그녀이니까. " 옥서환은 씁쓸한 기분이 되어 그런 청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천년간을 이 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했다. 그의 마음을 얻기위해, 그의 모든 것을 얻기위해... 그가... 자신만을 바라보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었다. 처음엔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그는 화를 잘냈고, 또한 다혈질이었으며, 하나에 집착하면 광적인 면이 다분한 남자였기에. 그러나 그 흥미는 천년을 이어오면서 사랑으로 변해갔다. ...나는 이제 청안이 없으면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그녀는 올해가 환생체인 그녀가 돌아오는 해라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가 영원히 자신의 곁에 있기를 바라며... 옥서환은 천천히 청안의 차가운 입술에 키스를 했다. 청안은 아무런 감정의 기폭없이 그녀의 그런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 가주님. FBI쪽에서 수사가 들어오고 있습니다만. " " 그들이 이 내가 속한 차이나 타운에? " " 예, " " 이 자말고 또 다른 배신자가 있단 말이냐. " 그의 부하들이 아무말 못하고 머뭇거리자, 그는 들고있던 잔을 지긋이 잡았다. 그런 그의 행동에 모두가 겁을 먹고 움찔거렸다. ...그는 무서운 자였다. " ... " " 다시 찾아라. 배신은 있을 수 없다. " " 예! " 그래...재인처럼 믿을만한 녀석이 없었지... 그녀석은 늘 환생해서 자신의 곁으로 돌아와 늘 내 가슴에 비수를 꽂고는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전처럼 무자비하게 죽이지는 않았다. 그가 살아있기를 바랬기에. 그리고 그때처럼 자신은 순진하지 않기에. " 효의 움직임은? " " 아직 미국 내에 있는 듯 합니다. " " 있는 듯 하다? " " 예... " 허기야. 우리의 최대 약점은 그들보다 정보력이 약하다는 것이겠지. 청안은 억눌린 한숨을 내쉬며 키스하는 서환을 밀치고는 밖으로 나섰다. 상쾌한 바다 내음이 자신의 가슴으로 물씬 들어오고 있었다. ...왜 수많은 사람이 환생하고 또 환생을 하는데 그녀만은 환생을 하지 않는것일까... 왜... 벌써 천년을 기다렸다. 그런데도 아직 소식조차 없다. 소식조차. 그는 괴로운 듯 난간대를 꼭 잡아쥐었다. ...그녀에게 자신의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단 한번의 환생도 하지 않다니. 단 한번의!!! 천년을 지겹게 살아온 자신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그는 가만히 단검을 꺼내 자신의 심장에 박았다. 그런데도 심장은 미친 듯 뛴다. 고통따위는 없었다. 다만 그 단검을 따라 자신의 붉은 피 몇 방울이 바닥에 떨어질뿐. 그때 진한 장미 내음이 코끝을 스쳤다. 그리고 나긋한 옥서환의 팔이 그를 조심스레 감싸안았다. 그리고 걱정된다는 듯 검을 뽑아서는 바다에 던져버렸다. " 소용없다는거 알잖아. 우린 죽지 않아. 영원히. " " ...그녀가 없는 세상은... 살고싶지 않다... " " 백년을 폐인으로 살고, 백년을 마약중독으로 살고, 백년을 술에 절어 살더니 고작 한다는 소리가 그거야? " 서환은 애가 타는듯 청안의 몸에 감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청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거를 꺼내 입에 물었다. " 바다에 빠지면... 그러면 죽을까...? " " 아니! 아니! 아니!! 제발... 나라도 원망해! 나라도 원망하라구!!! " " ... " 청안의 입에서 긴 담배향기가 내 뿜어났다. " 난 원망같은건 하지 않는 놈이다. 하지만 정말 살고 싶지않아... " " ... " " 그래서 온갖 나쁜 짓은 다해왔다. 행여나 죽을수 있을까해서... " " ... " " 그때마다 넌 날 살려내더군. " 그의 긴 담배연기가 또 한번 뿜어져 나왔다. 그는 처절할 정도로 외로워보였다. 남자다운 강한 인상과, 깔끔한 이목구비, 그리고 수많은 재산... 그에게 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유리를 닮은 여자나 유리의 느낌이 나는 여자를 무조건 찾았으니까. 그러다 어느 순간, 서환이 지겨운 듯 던진 말을, 그냥 흘리듯 던진 말을 그는 듣고 말았다. 그녀는 환생의 띠에서 벗어난 사람이라고... 이 세상에 단 한번밖에는 환생하지 못하는 여자라고... 그 생이... 그 생이 유리... 그때 한번이었다고.. 그때부터 그는 망가졌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아무것도 듣기 싫었으며, 아무것도 이야기하기 싫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죽기를 바랬고, 서환은 그가 살기를 바랬다. 그건 서환과의 긴 전쟁일수도 있었다. 그는 다시 담배 연기를 폐 가득 빨아들였다. 서환은 그의 등에 얼굴을 묻은채 아무말 못하고있었다. " ...천공의 별이 떴었어... " " ? " " ...그녀의 단 한번의 환생... 그 환생이 올 해야... " " !!! " 청안의 눈빛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는 몸을 돌려 서환을 바라보았다. 서환의 표정은 고통으로 절어있었다. " ... " " ...그 이상은 ... 나도 몰라... " " 고맙다. " 청안은 서둘러 선실로 들어섰다. 그의 발걸음은 활기에 넘쳐있었다. " 선로를 바꿔라. 대한민국... 한국으로 한다... " " 한국이요? " " 그래... 그곳에 그녀가...있다... " 청안은 묘한 표정이 되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환은 생애 처음으로 눈물짓고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를... 그를 사랑하기에... " 언니~ 그 의사~ 응?응? 나한테 소계좀 시켜주라, 응? 응? " " 나 그 사람 몰라... " 유아는 유선의 부탁을 뿌리친채 학원을 나갈 준비를 서둘렀다. 그녀는 지금 남들의 권유대로 쉬지 않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1년 동안이나 누워있어서인지 몸을 움직이기에는 아직 불편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움직이려 노력했다. " 언니!! " " 나 갔다올게~ " 상쾌한 아침. 7월이 가까워지는 아침은 늘 상쾌하다. 초여름의 싱그러운 향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 좋은 아침이네요^^ " " ...네... " 그 백상아라는 의사는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을 마중나왔다. 그는 늘 상쾌한 미소로 자신을 맞이한다. 이상하다. 의사는 무척 바쁘다던데. 그의 미소를 보면 기분이 좋다. 마치 상쾌한 아침햇살을 보는 듯 하다. 그런데 재인이라는 저 사람은 왜 늘 같은 표정일까. 슬퍼보이기도 하고, 괴로워보이기도 하고. 혹시 저사람 날 좋아하나? 후후. 이런 엉뚱한 상상도 다 해보고. 최유아. 정신차려!!! " 저...재인씨는 인턴인데 안바빠요? " " 네... " 제인은 다시 간단히 대답하고는 얼굴을 돌려버린다. 쑥스러운 모양이다. " ... " " 유아씨, 의대 들어와요^^ 내가 과외해줄게. " " 의대가 무슨 장난이에요? " " 후후. 그럼 나랑 늘 같이 있을수 있잖아요^^ " " ... " 이사람의 말에 진실을 찾지 못하겠다. 나 같은 아이가 뭐가 좋다고 이렇게 따라다니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있는 동안 벌써 학원앞에 도착했다. 유아는 백상아에게 인사하고는 차에서 내렸다. " 고맙습니다. " " 별말씀을~ 그럼 점심시간에 봐요~ " " ... " 유아는 사라져가는 차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학원으로 들어서려다 갑자기 신문을 사고싶어졌다. 평상시에는 사지도 않았었는데... [ 세계적인 인터넷 왕국의 제왕 로렌·위커씨가 7월 15일 방한한다. 그는 이번에 방한 목적을 약혼녀를 찾아 왔다 전해 화재. 그일로 인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22세의 젊은 나이에 컴퓨터 사업을 시작해... 그는 세계 3대 재벌그룹중 하나를 운영하고있으며 아직 미혼이다. 모든 미혼여성들의 결혼상대자 순위 1위 를 찾이하고있는 그는 플레이보이지에서 선정될 만큼 매력을 갖춘 다방면의 청년... ] " 누군지 참~ 부럽네요..... 음...그럼 한국에 그의 약혼녀가 있다는 소린가? " 유아는 혼자 웅얼거리며 학원으로 들어섰다. " 언니~ " " 어, 나나구나? " " 어제 프린트 내준거 다 풀었어요? 풀었음 나좀 보여주라~ " " 여기. " 유아가 프린트를 내밀자, 나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프린트를 받아적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3인데도 불구하고 별의별 핑계를 다대며 학원에 다니고 있다. 나나의 장례 꿈은 유명한 무용가란다. 그런데 시험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고민이라나? 유아는 그런 나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문득 창 밖을 바라보았다. 아련하게 무언가 자신을 부르는듯했다. ....초여름이라서 그런가...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띤채 책을 펴들었다. 시끌벅적한 기자들의 인터뷰를 물린 로렌은 겨우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흥겨워 하고있는 두 악동들을 노려보았다. 그가 노려봄을 느끼자, 한 녀석은 서둘러 운전에 신경 쓰고, 한 녀석은 신문을 본다 뭘 한다 하며 바쁘게 시선을 돌렸다. " 효, 왜 그런 언질을 밖으로 날린거지? " " 하하하, 그...그거야 주군께서 편하시라고... " " ...이 고약한 녀석! " 로렌은 옆에서 깝쭉(??)거리고 있는 효의 입을 쭈욱 늘어뜨렸다. 그의 눈빛 또한 짓궂게 빛나고 있었다. " 나의 기억을 각성 시킨건 고마운데, 만약 그녀를 찾게되면 그것 또한 고민 아냐! 내가 선뜻 그녀를 찾아왔다 손내밀어봐!! 그럼 이런 미친놈이~!! 하고 생각할거 아냐! " " 거거야 즈근니으 느려아니게ㅡ스니까~ 아~ 아~ " (그거야 주군님의 능력아니겠슴니까~ 아~ 아~ ) 효의 당하는 모습을 보며 여린은 키득거리며 운전을 했다. 그러다 그는 학원에서 막 나서는 나나를 볼 수 있었다. 그냥 봐서도 알수 있었다. 그녀가 나나라는 사실을. " 나나... " 그녀의 101번째 환생체... 그는 깊은 미소를 지으며 서둘러 차를 세웠다. 그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로렌과 효는 어쩔수없이 앞으로 쏠려야 했고, 꼴상사납게 찌그러져야 했다. 그들이야 그렇게 되든말든 여린은 서둘러 뛰어내려 나나에게 달려갔다. 이번 그녀의 환생체는 귀여운 고등학생인 모양이다. 앞으로 무엇이 될지 무궁무진한 앞날이 있는. 그는 벌써 그녀를 만난다는 기쁨에 기분이 들떠 있었다. " 나나~!!! " " ?!! " 그는 정신없이 달려가 길 한중간에서 바둥대는 고등학생을 꼬옥 끌어안았다. 그녀가 고등학생이든 뭐든 상관없었다. 드디어 발견했다. 그녀의 101번째 환생체를... 퍽!!! " ...예나 지금이나 그 주먹은 여전하다... 윽.. " 늘 느끼는 거지만, 나나의 주먹은 장난 아니게 쎄다. 그는 한동안 나나에게 얻어터진 눈을 감싸고는 앉아있었다. 나나는 그 틈새를 이용해 서둘러 유아의 뒤에 몸을 숨겼다. 유아는 당황해서는 쓰러져있는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차하면 경찰을 부를 기세로. " 여린 녀석, 또 대뜸 안아들다 한방 맞았네? " " 그러게 채통 좀 지키지. 그 나이가 되어서도 저짓이라니. 쯧쯧쯧. " " ? " 패거리가 더 있다!! 유아는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며 다가서는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었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외국인까지 있는 인신매매인지도 모르지 않는가!!! 나야 상관없지만 나나는 새파란 고딩에, 예쁘기까지 하니... 그녀는 조심스레 나나와 뒤로 물러섰다. " 죄송합니다. 이녀석이 좀 급한 성격이라.. " " ... " " 경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 그가 내민 명함을 보며, 유아는 그제서야 이 남자가 신문에서 보았던 그 로렌 위커라는 사실을 알수있었다. 그러나 외국인 얼굴은 그게 그거라... 가 아니었다. 그는 여느 잡지 모델들 보다 훨씬 잘 생겼다. 한마디로 꽃미남?? 한동안 유아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자, 로렌은 머쓱한 듯 머리를 극적였다. 유아는 그제서야 자기가 이 남자를 -그것도 처음본 남자를- 빤히 바라보았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 ...가자, 나나야. " " 응, 언니. " " ... " ...그래, 여운이 남는건 그가... 아름다운 남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아름다운 남자이기 때문... " ... " 로렌은 한참동안 유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인가... 그랬다. 자신이 찾는 유리... " 유리...? " 그냥 보기에도 알수 있었다. 그녀가 유리라는 사실을... 그런데 왜 그녀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거지? 왜? 로렌은 그 자리에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유리... 이제 겨우... 그대를 보게 되는구려... " " 오..오걸매, 아니 로렌님... " 효는 당황스러운 듯 로렌을 다독였다. " 왜... 왜 날 기억하지 못하는건가, 왜? " "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 여린이 아리한 웃음으로 로렌을 바라보았다. 그랬다. 그녀가 101번을 환생하는 동안, 그녀는 단 한번도 여린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거의 그녀가 죽을 때 즈음, 여린을 보며 기억을 떠올렸을뿐.... 나도... 그렇게 되면 어쩌지... 그녀를 위해 천년의 긴 생애를 반납했다. 그는 그녀가 죽자, 자신 또한 내공을 허공으로 날려버리고 죽음을 택했었다. 그녀는 죽을 때 또한 아름다웠고, 또한 그를 깊이 사랑하며 죽었었다. 그 긴 환생을 거쳐 자신은 겨우 유리의 두 번째 환생을 만났다. 그런데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다니... 그 긴 세월동안 환생에 환생을 거듭해 태어난 자신을... 비록 자신이 예전의 동양인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그녀는 자신을 기억해야만 했다. 그만큼 사랑했기에, 너무나 애절했기에... " ...다시 시작해야 하는건가..? " " ...아마도 그럴지도 모르지요... " 씁쓸한 여린의 응답에 로렌은 가만히 버스에 오르는 유리를 바라보았다. 다시 만나리라 생각하며... " ...저 사람... 왠지 본적있는거 같아... " " 그래요? 근데 언니, 저 남자, 너~무~ 황당한거 있져?? 대뜸 안다니요!!! 에잇!!! " 나나는 그렇게 투덜대면서도 싫지는 않은지 얼굴을 붉히며 웅얼대고 있었다. 유아는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고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울고있었다.... 왜 이렇게 가슴이 아려오는지... 그 이유를 알수가 없다. 그 이유를.... " 언니, 오늘 인천에 같이 가줄거지? " " 응? 응. 어떻게 혼자 보내겠니. " " 와!!! 그래서 내가 언니를 좋아한다니까~ " 나나는 차안에서 온갖 애교를 부리며 유아를 즐겁게 하고 있었다. 유아는 곧 그 남자에 대한 기억을 잊은채, 나나와 즐겁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 ...여긴가... " 아주 오래전, 중국의 한 끝부분이라 생각했던 자그만 나라. 그러나 강한 민족의 혼이 숨쉬던 곳.... 항상 두려워했던 자들의 후손... 청안은 묘한 기분으로 요트에서 내려서고 있었다. 그의 요트는 초 호화판으로 물론 FBI가 쫒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기까지는 공조수사가 불가능 했다. 그만큼 허술한 곳. 그러나 작고 아름다운 중국의 속국. ...그는 이곳이 중국의 속국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음... " 가주님. 어디로 가실건지요. " " 통역을 구해라. " " 예. " 10초도 안되어 통역이 등장(?)했다. 그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 큰 나라에서 어떻게 그녀를 찾는다? 정말 그것이 문제였다. " 그런데, 너 정말 여기에 꼭 와야 하는거야? " " 응! " 나나의 반짝이는 눈길에 유아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밝은 나나가 너무나 좋았다. 자신과는 다르게 항상 웃고, 항상 미소짓고. 그리고 아름답고. 에구. 바보같이. 또 외모 타령이다. " 다리 아프다. 쉬었다 가자. " " 응^^ " 그들은 깔끔한 창넓은 까페에 앉아 파르페를 시켜먹었다. 청안은 그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인천을 구경했다. " 후후, 저 남자~ 괭장히 거만하게 생겼다~ " " 그래? " 유아는 스쳐지나는 청년을 힐끔 보고는 다시 파르페를 마시기 시작했다. 벌써 해가 뉘엇뉘엇 지고있었다. " 이제 돌아가자, 너무 늦었다. " " 앙^^ " 11시가 다 되어서야 유아는 집에 겨우 도착할수 있었다. " 다녀왔습니다~ " " 언니!!! " " ?? " 유선이 갑작스레 그녀를 끌고는 방으로 데려갔다. " 언니!!! 저남자 어떻게 아는거야? 응?!!! " " 저남자? 누구? " " 그... 그... 있잖아~ 로렌~~!! " " 로...렌?? " 유아는 황당해 하며 유선의 방에서 나와 거실로 갔다. 그가 다소곳이 앉아 녹차를 마시고 있었다. 녹차?? 왜?? 아니지, 아니지. 저사람이 왜 여기 있는거야?? " 어... 다...당신... 어떻게... " 유아가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자, 로렌은 평안한 미소를 지으며 유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부모님들 또한 경직되어 유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 학원에서 당신 주소를 물어봤어요. " " ... " " ...많이... 보고싶었어요.. " 왜.. 눈물이 나는걸까... 이상하게도.. 나는 그를 바라보며 울고있었다. 그는 조용히 다가와 나를 다독였다 . 편안히 안으며... 나를 달래고 있었다. " ...너무 오래 기다렸다오... 너무 오래... " " ..흑...흑... " 유아는 자신이 왜 울고있는지도 모른채 계속 울고있었다. " 정말 이집인가? " " 그래, 여기야. 원래는 병원에서 별의 위치가 잡혔지만 그때 퇴원한 여자아이가 최유아. 그녀가 바로 네가 찾던 유리야. " " ... " 청안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작은 아파트 앞에 서있었다. 그는 깔끔하게 정장을 입었고, 그의 표정을 살폈으며, 또한 그가 들고있는 아름다운 꽃다발을 바라보았다. " 나.. 이상하지 않아? " " ...멋져... " 서환의 아픈듯한 말에도 불구하고 그는 떨리는 손으로 벨을 눌렀다. " 누구세요? " " 청안이라고 합니다. 최유아씨를 만나러 왔습니다만. " " ?? 잠시만요~ "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은 그의 창백한듯한 얼굴을 더욱 밝게 비추이고 있었다.... ================================= 드디어 유리의 기나긴 여정을 끝내는군요^^ 아주 긴 여행이었습니다. 이제 외전 몇개만 올리면 끝일거 같네요^^ 그동안 솜씨없는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구요, 며칠후에 다시 새로운 글로 뵙도록 하지염^^ 그럼 모두 행복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