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연금술사>-21-1 ─────────────────────────────── 트레모스와 같이 떠나게 된 내 여행은 참으로 편안한 여행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대륙 최대의 산맥을 자랑하는 레지산맥을 빠져나가는데, 고작 5분 정도 걸렸으니, 말 다한셈 아니겠는가! 그렇게 되기까지 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어쨌든 나와 녀석은 단 5분도 안되는 시간만에 레지산맥을 벗어날 수 있었다. 트레모스는 보통 사람이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에 대해 알고 있었고, 보통의 마법사 가 할 수 없는 고난위도의 마법을 너무나도 쉽게 상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마치 당연한 것인 것 마냥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내, 나를 당황 하게 만들었다. 가까운 거리가 아닌 먼 거리는 텔레포트로 이동해 본 적이 없는 나였기에, 레지산 맥을 텔레포트로 빠져나가는 일은 사실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졌었다. 키에라도의 말에 의하면, 좌표가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텔레포트를 할 때, 잘못 하면 몸이 분해될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에, 굳이 그 불가능에 도전하고 싶은 맘도 없었는데... '아! 한번 있었지? 예전에 프레드릭에게 쫒길 때...! 하지만 그때는 상황도 상황이 었지만, 결과도 좋지 않았다고...!' 몸에 이상은 없었지만, 잘못 떨어져서 꽤나 고생을 했던게 기억난 것이었다. 눈으로 보이는 대략적인 거리를 계산해 보고 그냥 이동한 것이니, 그럴만도 했지만 ... 하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머나먼 곳까지 가라고 강요하고 있으니...! 그 뒤, 나는 야우산키라의 피를 얻을때도, 그곳에서 도망가는 것을 텔레포트로 하 기 위해, 얼마나 철저한 계획을 세워, 좌표계산과 도착 장소에 대한 사전 점검을 했었던가! 하지만, 이런 내게 다가온 것은 트레모스의 차가운 한 마디였다. "내가 너까지 이동시켜줄 필요는 없을텐데?" 그의 말과 행동은 내가 충분히 그런 마법적 능력을 갖고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 앞에서 내가 마법을 사용한 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에 쳐져 있어야 할 막이 보이지 않는군...!' 너무 갑작스럽게 많은 일이 일어나서였는지, 나는 차마 내 몸 주위에 마나의 벽을 생성해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나 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짜고짜 이렇게 말을 하다니?' 그의 행동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꽤 있었기에, 나는 그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트레모스! 어째서 내가 텔레포트를 할 수 있다고 단정짓는 것이지? 그것도 그렇게 먼 거리를?" 내 당연한 질문에 돌아온 것은 트레모스의 싸늘한 눈빛 뿐이었다. "후훗! 지금 내 앞에서 장난하는 건가?" "...?" "넌 나에 의해 드래곤 하트를 먹었어. 그게 뭘 의미하는지 모르진 않을텐데?" '드래곤 하트를 먹은 것 때문에 저러는 거야?' 확실히 몸 안의 마나가 충만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걸 먹기 전에도 이와 비슷한 느낌은 받고 있던 나였다. "난 그걸 병 치료를 위해 썼을 뿐이야! 그걸 먹었다고, 내가 드래곤처럼 마법을 마 구 사용할 수 있게되는 것은 아니잖아!" 녀석의 허무맹랑한 말에 흥분을 한것인지,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녀석의 표정은 전혀 변화가 없는 듯 보였다. "그래? 병 치료라... 보통사람이 그걸 먹으면, 네 말대로 병 치료나, 장수하는데 영향을 주게 되지만, 마나를 다루는 사람이 그걸 먹게 되면, 다른 쪽으로 영향을 준다는 걸 모르나 보지 ?" "다...다른 쪽으로 영향을 준다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트레모스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녀석은 끝내 내게 등을 돌려 버렸다. "크로아 베누로 가면, 알 수 있을꺼야!" 녀석의 말투는 귀찮으니, 더 이상 물어보지 말라는 것이었는데, 지금 내게는 그런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잠깐! 지금 크로아 베누 라고 했어? 크로아 베누라면...크로아 왕국의 도시 이름이잖아!" "그게 뭐?" "그게 뭐라니! 난 지금 유투시로 가야 한단 말야!" 병도 고쳤겠다, 공격마법도 어느정도 익숙해졌겠다! 이제는 슬슬 아리아와 프레드 릭을 찾으러 갈 때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런데, 같이 여행을 가자고 하는 녀석이 한다는 말이, 유투시와는 정 반대방향으 로 가자고 하니... 그제서야 녀석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는지, 표정이 교묘하게 일그러지고 있 었다. '어라? 일그러져?' 라이너 표정읽기의 대가가 되어버린 나였기에, 저런 미묘한 녀석의 변화에도 쉽게 반응을 하는 것 같았다. "......그 쪽은 안돼!" 한참동안이나 뭔가를 고민하던 녀석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왜 안된다는 거야? 난 꼭 그쪽으로 가야만 한다고!" "안돼!" "흥! 그럼 마음대로 해! 난 혼자서라도, 유투시로 갈테니까! 넌 넌 갈길 가라고!" 무의식 중에 녀석의 무표정한 얼굴의 변화를 살펴보는 나를 느끼면서, 나는 고개를 가로 저어버렸다. '내가 왜 저 녀석에게 이런 신경을 써야 하는거지?' 그러고 보니, 독불장군처럼 생활하던 내가 지금 남의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겉으론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난 트레모스라는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으으~~윽! 왜 저따위 녀석을..!! 신기한게 많은 녀석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을텐데...' 나 혼자, 속으로 내 행동에 대한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동안, 트레모스의 나직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뭣 때문에 유투시로 가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이 될꺼야! 내가 그쪽으로 가 주지... 단! 조건이 있어!"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과 행동이 역역한 트레모스였다. 녀석이 왜 저렇게 그곳으로 가기 싫어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난 녀석과 같이 가게 되었다는 결과에 만족하며, 속으로 또 그에 대한 합리화를 시키기에 바빴다. '왜 내가 이런 결과에 안심하고 있는 것이지? 뭐야? 대체!!! 저 녀석을 만난건 이제 하루가 될까? 말까? 인데?? 태도도, 전혀 마음에 안드는 녀석인데 왜? 음...그건 아마도 녀석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함일꺼야~ 흠... 뭔가 비밀이 많아 보이는 녀석에 대한 호기심이 그런 반응을...' 중얼 중얼... "....행동해야 해야 해" 중얼 중얼... "야! 리넨!!" "...응?" 갑자기 엄청난 크기의 목소리에 놀라 두 눈을 깜박거리자, 무척이나 화가난 듯한 트레모스의 얼굴이 확대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지금, 너 때문에 내가 유투시로 간다는 걸 명심했으면, 하는데?" "....으...응" "유투시에선 절대 튀는 행동을 해서는 안돼! 알았지?" "왜?" 찌릿!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단지, 그 눈빛에 움찔거리는 내 몸이 느껴질 뿐... '으아---악! 방금 뭐야? 내가 뭘 한 것이지? 저딴 녀석에게 쫄다니!! 이건 있을 수 도 없는! 음.... 이상하군 이상해... 저런 표정과 눈빛을 봤다고, 쫄 내가 아닌데? 왜지?' 알 수 없는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뭐라고 반대의 의사를 표명할 수 없는 분위기... 트레모스는 그런 분위기를 은연중에 내뿜고 있었다. "그럼, E 451 726 310 으로 와! 난 기다리는것에 별로 익숙치 않다는 것만 알아두 고!" 녀석의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 이내 좌표에 대한 정보만이 허공에 서 맴돌뿐, 녀석은 그대로 내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트레모스! 난 장거리 이동은 못한다고! 어--이!" 머뭇거리는 내 말은 아무도 없는 허공에서 맴돌뿐, 이미 사라진 트레모스의 귀에까 지 전해지지 않은 듯 했다. 휘~~잉~~ 좀 전까지만 해도 매우 시끌벅적하다고 할 수 있었던 장소에 갑자기 정적이 찾아들 자, 알 수 없는 감정이 내게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혼자인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겠지?' 트레모스 녀석의 차가운 말투도 이런 상황에 혼자 있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으니, 할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잠깐!! 그게 문제가 아니지! 여기서 어떻게 나가라고 나만 두고 간거야?" 원래 계획대로라면, 혼자 가야 할 상황이었겠지만, 지금은 그 보다 편한 방법이 있 지 않은가! "음...텔레포트로 가야 되는 건가?" 확실히 도착 지점의 좌표는 알고 있었지만, 좌표만 갖고 이동을 해본 적이 없는 나 였기에,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 정도 거리 이동에 대한 마나부족은 없겠지? 내가 왜 트레모스의 말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는 좌표를 머릿속으로 계산해 넣고 있었다. 사람들의 출입이 허락되지 않은 정원 안쪽... 지금 그곳에서 두 사람이 서로 살기를 내뿜으면서 검을 겨루고 있었다. 챙-! 휘-익, 휘-익! 둘 중 한 명은 나이가 매우 어려보였는데, 상대 못지 않게 빠른 몸놀림을 자랑하며 , 두 손에 들려 있는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하아-,하아-" 어린 소년은 상대에 비해, 체력이 딸리는 듯 부족한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계속해 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지만, 그의 눈은 상대에게서 조금도 떼지 않고 있었다. 살기까지 내뿜는 상대라니... 꽤 오랫동안 이런 상태로 있었는지, 소년의 옷은 이미 땀으로 젖은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소년은 상대의 공격을 모두 막아내고 있었다. 챙-! 챙-! 둘다 진검을 쓰고 있는지, 연신 그들의 검 사이에서 불꽃이 튀어 긴장감을 더욱 고 조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을 많이 보았는지, 이쪽으로 다가오는 한 남자는 전혀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그는 검을 겨루고 있는 두 명 근처로 가서 그들의 검이 멈추기를 기다리는 듯 그들 옆에 조용히 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의 등장에도 검을 들고 있던 두 명은 전혀 그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지, 그 뒤로도 한참동안 검을 겨루었다. 그리고...그들이 검에 살기가 사라질 때, 그 옆에 서 있던 남자가 소년에게 다가가 말을 전했다. "저하,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비오는듯한 땀에 손도 안대는 소년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남자에 대해 눈길하나 주지 않고 있었다. "리온! 나를 상대할때는 봐주지 말라고 내가 전에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좀전의 목소리는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감정한 톤으로 흘러나왔다. 아직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살아 있지 않은 것 같은 이런 표정과 말투라니...! 하지만, 소년 옆의 두 사람은 그런 소년의 태도에 익숙해 있었는지, 전혀 놀라지 않는 듯 했다. 소년은 자신과 거진 1시간 가량 검을 나눈 상대가 땀 한방울도 흘리지 않는 것을 보고는 그런 말을 꺼낸 것이었다. "제가 봐들이지 않았더라면, 이 검술 연습은 10분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리온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입가가 약올리는 듯한 모습으로 약간 위로 올라갔지만, 그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마치 그의 태도는 눈 앞의 소년에게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보이는 리온의 태 도. "저하,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옆에 가만히 있던 남자가 다시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말을 건냈다. "크릭! 네 말은 들었다. 두 번씩이나 말할 필요는 없어!" "죄송합니다." 무표정한 크릭의 목소리에 소년은 그보다 차가운 목소리로 숙여져 있는 크릭에게 명령을 내렸다. "앞장 서거라!" "네" 소년은 크릭의 뒤를 걸어가면서 뒤에 혼자 남겨진 리온을 향해 한마디하는 것을 잊 지 않았다. "리온, 내일도 이런 태도로 나를 대하면, 가만있지 않겠다!" 소년의 행동은 이제 12살이 된 어린 아이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었다. 멀어져 가는 두명의 인영을 지켜보던 리온은 땅이 꺼져라는 식으로 한숨을 푹 내쉬 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라피에르 저하께서 이렇게 까지 변하시다니... 크릭도 그렇고... 그 얼빠진 녀석마저, 저런 무표정한 얼굴을 한 것을 보면...에휴 ~" 리온은 땅에 떨어져 있는 라피에르의 검을 들어올리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 음... 리넨이 트레모스에게 꽉~ 쥐어 살게 된것 같네요? ^^;;; 근데... 트레모스와 리넨과의 관계가 좀 이상한가요? 음음음... 리넨의 대처가 많이 이상한가요???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T^T) 제 목:<연금술사>-21-2 ──────────────────────────────────── 우당탕탕! 졸인 가슴을 안고 텔레포트를 해서 도착한 곳은 좁은 방안이었다. "으윽-! 뭐...뭐야?" '보통 텔레포트를 한다고 하면, 도착할 때 사람이 없는, 숲 속이나 평지나...뭐, 그런 곳이 아니었나?' "쯧쯧~! 아직, 기본이 안되어 있잖아?" 트레모스는 관심없다는 듯 차가운 말투였지만, 나는 그 속에 있는 담겨져 있는 말 뜻을 그대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금, 놀리는 거냐?" "알았냐?" "쳇! 왜 이런 작은 방으로 온거야?" 녀석이 내뿜는 분위기를 무시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을 하며, 나는 쑤셔오는 허리에 손을 얹어보았다. "내맘이다!" '그래그래...모두 네맘이다~!' "여기가 유투시 안이 맞긴 하냐?" 확인차 물어본 말이었지만, 유투시에 안좋은 기억이 있는지, 녀석의 얼굴은 바로 굳어 버렸다. 찌릿! '쳇! 폼잡기는...' 아직, 녀석의 째림에 움찔하는 나였지만, 곧 이런 일도 없게끔, 익숙해지도록 만들 어야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은 나였다. "참, 너 아까 내가 텔레포트 하면, 알꺼라고 했잖아? 그게 뭐냐?" 내 말에 트레모스는 정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지긋이 쳐다볼 뿐이었다. '정말... 이럴때는 녀석의 표정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내 능력이 너무 싫다~' 보통 사람들이 보면, 아무 변화도 못느낄텐데, 유난히 이런쪽으로 발달되어 있는 나는 보기 싫은것도 봐야하니 말이다. "그건, 네몸의 변화를 보면 알잖아!" '내 몸의 변화? .....어라? 이...이건?' 장거리 텔레포트! 레지산맥 깊숙한 곳에서 여기까지 텔레포트를 하게 되면, 내 몸안에 가득 차 있던 마나가 모두 사용되었어야 했다. 즉, 다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마나가 사라져버렸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느껴지고 있는 것은... "이...이럴수가!!" "이제야 알겠냐?" 뭔가 알고 있다는 투의 트레모스! "뭐야? 대체 왜 아직도 내 몸에 마나가 가득차 있는 거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는 녀석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안지 얼마되지 않았 지만, 녀석이 갖고 있는 지식이, 어쩌면 나보다 더 많을꺼라는 걸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내 말에 트레모스는 나못지 않게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가...가득차 있어? 그럴 리가? 부...분명!" "왜...왜 그러는데?" 왠지 나만 바보가 되어 버린 듯 한 상황에서 나는 트레모스가 상황을 정리하기만을 기다려야만 했다. '내 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다니...에휴~'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트레모스의 입이 열렸다. "너 혹시, 계속해서 마나 모으냐?" 트레모스가 나에 대해 어떻게 알았는지 몰랐지만, 지금 궁금한 사람은 나였으므로 난 녀석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흠...그렇단 말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빠른걸?" "뭔데? 뭐야? 왜 그러는 건데?" 녀석의 혼잣말을 멈추기 위해 나는 트레모스의 손목을 잡아 당겨버렸다. "... 그만 해라, 안그래도 말해줄테니!" 살벌한 눈으로 째려보는 녀석을 보며,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여야 했다. '으윽!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건가?' 트레모스는 긴 이야기를 할 모양인지, 편안한 자세를 잡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 "사실 드래곤 하트라는 것은 무한한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 무한한 생명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그 안에 무한한 마나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야 ! 그래서 너도나도, 드래곤 하트를 얻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고... 보통 이것을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먹게 되면, 무한한 마나를 얻게 되는게 이론이야!" "이론이라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야?" 찌릿! 끼어들지 말라는 말인지, 그의 말을 끊은 내게 트레모스는 살벌한 눈초리를 한번 보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론이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은 그 엄청난 마나를 인간의 육체로 다 수용할 수 없거든? 그래서인지, 드래곤 하트를 먹어도, 인간들은 그것이 갖고 있는 능력을 얻지 못해! 단지 그것에 대한 잔재만을 얻을 뿐이지.... 크크크 웃기는건! 인간들이 그런 것을 위해서 그렇게 피를 튀긴다는 거야! 이렇게 인간과 맞지 않는 드래곤 하트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 인간들은 수단과 방 법을 가리지 않아! 그렇다고, 드래곤 하트를 잘라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도 알겠지만, 드래곤 하트는 잘라내는 순간 그 효능이 사라지거든? 어쨌든, 그걸 먹게되면, 인간인 이상, 무한한 마나 대신 꽤 많은 마나를 얻을 수 있는 것이야! 즉, 고난위의 마법을 무난히 사용할 수 있는 마나를 얻게 된다는 것이지... 몸 안에 많은 마나를 저장할 수 있도록, 길을 내주는 효과를 얻는 거야! 이건 드래곤 하트를 먹으면, 그 뒤 인간의 몸 안에서 그것이 폭발 비슷한 것을 하 며 움직이거든? 즉, 새로운 장소가 자신과 적합한지 보게되는 거라고 볼 수 있지!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간의 육체는 드래곤 하트를 수용할 수 없어! 그래서 꽤 많은 마나를 수용할 수 있는 자리만 만들어 놓고 드래곤 하트의 무한한 마나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이렇게 얻은 마나는 고난위 마법을 한 번정도 사용하고, 다시 마나를 모아야 하지 만, 그 정도도 마법사들에게는 매우 군침도는 것 아니겠냐?" 보통 째려보는 것으로 모든 대화를 이어가던 트레모스였는데, 잘난척을 하기 위해 서 이러는건지, 꽤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난 그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했나 보다. "트레모스! 왜 인간인 이상 드래곤 하트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지?" "당연한걸 물어보네? 그건 인간이기 때문이야!" "그..그래..." 그 뒤 나는 트레모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드래곤 하트에 대한 설명중 내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꽤 많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 후로 계속 입을 다물고 있 기로 했다. "어쨌든, 그렇다는 거지... 물론, 너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런데, 네 말에 의하면, 장거리 텔레포트를 했는데도 몸 안에 마나가 가득 차 있 다면서?" 끄덕 "그걸 이해 못하겠다는 거야! 네가 아무리 마나를 모은다고 해도, 그렇게 빨리 마나를 끌어모을 수 없는 것 아니 겠냐?" 트레모스의 말에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왜 내 몸에 마나가 가득차 있는지 다른 쪽으로 고민하던, 나는 갑자기 어떤 사실이 번쩍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트레모스! 호...혹시!" 떨려오는 내 목소리를 녀석도 감지했는지, 반짝거리는 눈초리로 나의 다음말을 기 다리는 듯 했다. "혹시, 내가 드래곤 하트를 다 흡수한게 아닐까? 이론상, 네가 그랬잖아! 이론상 다 흡수하면, 무한한 마나를 얻을 수 있다고!" "드래곤 하트를 다 흡수하기라도 했다는 거냐? 네가? 아까, 뭐 들은거야? 내가 인 간인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했냐? 안했냐?" 내 의견이 트레모스를 화나게 한 것인지, 녀석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야! 물론, 인간인 이상 그럴 수 없다고 네가 한 말 듣긴 했다! 하지만, 내 경우는 그것과는 달랐잖아! 난, 드래곤 하트를 무한한 마나 때문에 먹은게 아니고, 병 치료를 위해 먹은 거라 고!" 그제서야 내 말을 이해했는지, 트레모스가 두 눈을 반짝이며, 내 말을 이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내가 네 몸을 치료할 때 꽤 많다고 느껴지는 마나가 네 심장쪽으로 흘러갔지... 그리고 그 후에 나머지 마나가 네 몸 안을 돌아다니다가 사라졌고... 그...그럼! 그게 길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그친게 아니라, 네 몸 안에 진짜로 정착 을 한것이란 말야? 그...그럴수가!!" 트레모스는 정말 많이 놀랬는지, 입을 반쯤 벌린상태에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마치 패닉상태가 되어버린 듯... '호오~ 저 정도로 놀랄 수도 있는 건가? 저 정도라면, 보통사람이 봐도, 트레모스 가 지금 많이 놀라워 하고 있는 상태라는걸 알겠는걸?'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나는 녀석이 재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리 기로 했다. 중얼중얼... 나는 뭔가를 혼자 되뇌는 트레모스를 힐끔 쳐다보고는 아까 녀석이 한 말을 속으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내가 병에 걸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드래곤 하트를 먹었다면, 아무런 효과도 못얻 었을 거라는 말이잖아? 아니...고난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나는 얻을 수 있는 건가? 하지만, 그 정도야 노력을 한다면... 머지 않아 얻을 수 있는 것이니... 나한테는 손해지... 후훗... 이럴땐, 병 걸린게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겠지? 후훗' 뭔가 뜻하지 않은 행운이 나를 찾아온 것 같은 느낌에 내 입은 어느새 위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아니! 잠깐 잠깐! 난 드래곤 하트를 먹었어도, 더 많은 마나는 얻을 수 없었는데? 엄밀히 따지면, 전혀 예전과 차이가 없었단 말야? 이...이건! 예전과 차이가 없었다면, 정말 드래곤 하트가 내 몸에 모두 흡수되었다 는 건가?' 혼자 결론까지 내어버리고 나자, 긴장이 풀렸는지 온통 집중되어 있던 신경들이 주 위로 분산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나는 내 옆에서 강렬하게 뻗어오는 살기어린 눈초리를 느껴야 만 했다. "하.하.하... 생각정리는 다 한거야?"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트레모스를 쳐다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전의 무표정을 되찾은 얼굴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 드래곤 하트를 먹은 이후 마나가 전혀 늘지 않았냐?" 트레모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좀 전에 내가 생각한 질문을 물어오고 있었 다. "으..응" 내 대답이 그를 놀라게 한건가? 내 말은 그를 다시 혼자만의 공간으로 들어가게 만 들뻔했다. "너무...빨라... 그렇게 단기간에 단계를 그렇게나 올릴 수 있다니...흠..." 작게 중얼거린듯한 목소리였지만, 녀석에게 온 신경을 쓰고 있던 내게는 무리없이 녀석의 말이 모두 들려왔다. '흠... 이 나이에 그정도 단계라면, 빠른 편이긴 하지... 하지만, 저 말투는 좀... 흠...' 생각 정리를 다 한것일까? 트레모스의 시선이 다시 내게로 돌아와 있었다. "그럼, 드래곤 하트를 먹었는데도, 마나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지 않았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정말 네 몸 안에 마나가 다 흡수되었나 보군... 이곳까지 오는데, 전혀 마나를 사용한 흔적이 없었으니..." "저...정말?" 대충 머릿속으로 결론을 내렸던 나였지만, 녀석의 확정적인 말을 듣자, 내 몸은 그 제서야 그 사실을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귀, 풀려진 눈동자... 나는 더 이상의 정보를 수용할 수 없 는 상태에서 멍하니 내 몸을 훑고 지나가는 흥분을 느끼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런 리넨의 상태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것인지 트레모스는 혼자만의 공간 속에서 다시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군... 원래 드래곤 하트를 모두 흡수하면, 최고위의 마법까지 사 용할 수 있는 마나를 얻게 되는데... 녀석은 전혀 늘지 않았으니... 흠... 왜지? 녀석이 인간이라서 그런가? 음...드래곤 하트란 그것이 정착한 몸 안에서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만을 무 한히 대주는 거였나? 그런 거라면, 이해가 가지만... 그럼, 저 녀석의 경우, 마법에 대한 레벨이 높아지 면, 그에 따라 드래곤 하트의 마나도 같이 높아진다는...?!! 호오~ 신기하군... 그런 가능성은 충분히 있겠어~ ! 크?.. 하기야, 원래 드래곤 하트가 주는 마나야 무한한 것이니...그건 상관없겠지만... 후훗 녀석의 몸 안에 서 그 범위를 넓혀가는 드래곤 하트라...재밌군! 재밌어!! 후훗... 크하하하하하하하-!" 트레모스의 엄청난 웃음소리에도 리넨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헤어나올 생각을 하 지 않았다. --------------------------------------------------------------------------- 제 목:<연금술사>-21-3 ─────────────────────────────────── 시끌벅적한 유투시와는 상반되게, 궁 안은 모든 것이 멈춰진 듯 조용했다. 마치 생기를 잃어버린 것처럼 성 안의 분위기가 매우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었다. 저벅저벅-! 그래서인지, 작은 발자국 소리가 성 안을 가득 매우는 듯 했다. 커다란 문 앞. 그곳은 역대의 유투 왕국의 왕이 머물렀던 방의 문 앞이었다. 커다랗게 성안을 울리던 발자국 소리는 그 문 앞에서 멈추는 듯 했다. "라피에르 저하께서 드셨습니다." 발자국의 주인공을 본 문지기들이, 방 안의 누군가에게 지금의 상황을 보고했다. 아마도 그 문을 열고 들어가려면, 방 안의 사람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모양이었 다. "들이거라!" 잠깐의 공백을 두고, 방 안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으로 드시지요" 방 안의 목소리를 확인한 후 문지기의 말이었다. 하지만, 라피에르는 문지기의 말이 떨어지기 전, 방 안에서 들려온 소리를 들은 직 후, 자신이 직접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문지기의 정중한 말은, 라피에르와 같이온 크릭이 대신 받아버리고 말았다. 너무나도 익숙한 방안... 몇 번 들어와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방으로 각인되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르셨습니까, 폐하" 라피에르의 입에서는 딱딱한 음정의 말만이 쏟아져 나올 뿐이었다. "여전하구나, 라피에르... 이런 자리에서는 형이라고 부르라 했었는데..."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드루젤의 안타까운 듯한 어조의 말이었지만, 라피에르는 그런 말에 눈하나 깜박하 지 않으며, 이곳에 온 요건만을 물어볼 뿐이었다. 드루젤도 더 이상 라피에르의 행동에 변화가 없다는걸 알았는지, 손을 내 저으며 동생을 부른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얼마전 어머니께서 크로아 왕국으로 가지 않으셨느냐?" "예, 그런 일이 있었지요" "라피에르! 그 말버릇이 뭐냐!! 내게는 상관 안하겠다만, 어머니에게까지 그래서야 되겠느냐?" 성의없는 라피에르의 대답에 화가난 것인지, 잔잔한 어조를 유지시키던 드루젤이 목소리톤을 높여버렸다. "......" 목소리를 높여 화를 냈지만, 라피에르의 입은 벌어질 줄 몰랐다. 단지, 고개를 숙 이며 드루젤이 다음말을 이어주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잘못했다는 소리는 안나오는 구나...휴..."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지, 드루젤의 머리는 체념의 그것처럼 고개를 가로저 을 뿐이었다. "내가 너를 부른 이유는, 어머니에 대한 너의 태도 좀 바꾸라고 부른 것이었다. 네가 대놓고 어머니께 무례를 행하는걸 보면, 가슴이 덜컹 덜컹 거린단 말이다! 얼마 후 어머니께서 돌아오실때는, 너도 같이 마중을 나갔으면, 좋겠구나..." 부드러운 말로 라피에르를 타이르는듯한 드루젤의 행동이었지만, 그것은 라피에르 의 차가운 말 한마디에 제지를 당하고 말았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그 자리에 없는 것이 두 분을 위해서도 더 좋을 것 이고요! 그것이 저를 부른 이유였다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폐하!" 라피에르는 자신이 폐하라고 부른 사람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그 방을 빠져나와 버렸다. 방 안에는 황당해하는 드루젤 혼자만 남겨두고 말이다. "휴~, 녀석이 저렇게 까지 변하다니... 리넨! 너라는 존재는 죽어서까지 내 속을 썩히는 구나!" 드루젤은 라피에르의 변화가 리넨의 죽음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약간은 어리버리 하면서, 순진한 녀석이 라피에르였는데... 불과, 1년도 안 되서 리넨은 녀석을 저렇게 바꿔버린 것이었다. 드루젤은 새삼 생각난 리넨을 떨쳐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어보 았다. 시끌 벅적! 유투시의 한 복판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대륙 최대규모의 도시답게, 그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도 굴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람한번 많군!" 밖에 안나가겠다고 한참동안 나와 실랑이를 벌이던 트레모스 생각이 나자, 내 몸에 부딪히는 사람들에 대해 짜증이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단 말야? 텔레포트 도착 장소도 여관방으로 잡을 정도라면, 심각한 건데 말야... 왜 밖으로 안나오려고 하는지...참...' 기왕 여기까지 온 거, 같이 나가자고 한 마디 했다가, 정말 괜히 말만 꺼냈다는 후 회만 한 것이 다시 생각나고 말았다. 이리저리 나에게 오는 사람들을 피하며, 걸음을 옮기는 동안 나는 주변의 경관이 예전과 거의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변한게 없는 것 같네?" 1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돌아다니다가, 돌아온 것 뿐인데도 내게는 십여년 정도를 밖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말이 돌아온 것이지, 난 집으로 향할 수 없는 몸이었다. 성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다시 나를 사람들 앞에 내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싫어, 그렇게까지 하고싶은 마음은 없었다. '음... 우선 지금 상황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좀 알아봐야겠다!' 지금의 심정이야 바로 아리아나, 프레드릭 앞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런 일을 할 정 도로 어리석지는 않았기에, 우선 사전조사부터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거지? 히유~'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면서 나는 바글바글한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지나갔다. 그리고는 닫혀져 있던 두 귀를 주변을 향해 열어놓았다. 혹시라도 모를 정보가 주 변에서 흘러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런 나의 노력은 몇 시간만에 별다른 성과 없이 내게 피로감만 갖고 와 버렸다. "으... 머리야..." 몇 시간동안 이곳을 걸어다녔지만, 내가 얻은 것은 평화로운 사람들의 생활 모습 뿐이었다. 정작 알고싶었던, 성 안의 사람들에 대한 것은 전혀 알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음...하긴, 성 안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이들에게서 알아낸다는 것은 무리였는지 도...쳇! 이럴 때, 유모나 라이너가 있었다면...' 내 양 팔과 같았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밀려드는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라이너는 잘 있는 건가?' 마지막 모습을 볼 때, 많이 다친 라이너를 보았지만, 프레드릭의 행동으로봐서, 목 숨에 해를 끼칠 것 같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세상사가 정해진 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기에 ... '안되겠다! 이거, 이대로 넘어갈 수 없겠는걸?' "실프!" 나는 프레드릭을 견제해 실프를 되도록 부르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이런 불안감을 안고 있는 것 보다는 실프를 이용해 라이너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결 론을 내렸다. "라이너가 이 주변,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 단, 성 안을 찾을때는 프레드릭 가까이 는 가지 말고! 그리고, 기왕 성 안으로 가는 것, 아리아와 프레드릭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해! 그리고, 라피에르와 드루젤도... 가봐!" 프레드릭에게 들킨 부담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 결정에 나는 한시름을 놓은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사하겠지?" 그렇게 실프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난 후, 난 아무 성과없이 트레모스가 기다리는 여관의 방으로 돌아갔다. 한편 같은 시각, 성 안에서는 드루젤이 바쁜 하루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가 없는 지금이 그에게는 기회의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귀족들에게 비친 왕의 모습, 즉 자신의 모습이 이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가는 왕이 아닌,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있는 불완전한 왕의 모습이라는걸 그는 잘 알고 있었 던 것이었다. 그랬기에, 아리아가 없는 지금, 그는 평소보다 더 모든일을 처리하는데 신중하며, 결단력 있는 모습을 귀족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야 어머니가 아닌, 자신에게 더 많은 지지세력이 생겨날 수 있었기에... 그의 소원대로 왕위에 자신이 오르긴 했지만, 그것은 겉 모습일뿐! 실제 자신이 원하던 왕의 자리는 아니라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모든게 다 어머니때문이군! 걸림돌이 되어가고 있어!" 지금 그의 모습은 어머니에 대해서 한없는 존경과 사랑을 보여왔던, 평소의 드루젤 모습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라이벌을 대하는 태도처럼, 드루젤의 지금 모습은 살기까지 띄고 있 었던 것이다. "노여움을 푸십시오, 폐하! 화라는 것은 되도록 키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폐하의 이성을 잡아 삼킬지 모르는 것이 바로 화! 되로록 차분한 마음이 되어 모든 일을 대하시기 바랍니다." 누가 감히 대륙 최강의 왕국의 왕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꾸지람 같기도 한 말이라, 드루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것이었지 만, 드루젤은 그런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뿐, 전혀 기분이 상했거나 한 표정 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잠시 흥분을 한 듯 하군... 요즘, 귀족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다보니... " 아니, 오히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는 것이었다. "아닙니다. 제가 주제넘게 폐하께..." "되었네, 라이스만! 그래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드루젤은 주제를 바꿔 다른 것들을 물어보았다. 마치 라이 스만이 불편해 하지 않게 하려는 듯... "예, 잘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라이스만의 대답에 드루젤의 표정은 어느새 다시 밝아지고 있었다. "하하하하! 역시, 자네는 수완이 좋군! 좋아!" 옆에서 항상 드루젤을 보좌하고 있는 라이스만... 아마도, 그는 드루젤의 믿음을 받는 유일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라이스만은 평소 드루젤의 오른팔로 활동하고 있었지만, 그은 사람들 앞에 나타나 행동을 하지는 않았기에, 귀족들 중 그의 영향력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밝아진 분위기에서 드루젤과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두던 라이스만은 천천히 시선 을 창가쪽으로 돌려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았다. "자네, 왜 그러나?" "아! 아닙니다. 밖의 날씨가 너무 좋다는 생각에, 오늘 방에서 이렇게 계시지만 말 고, 정원 산책이라도 나가시는게 어떻겠습니까?" "흐음...그럴까?" 자신의 맡긴 일을 모두 훌륭히 처리한 라이스만이 믿음직 스러웠는지, 드루젤의 얼 굴에는 평소 보기힘든 미소라는 것이 깃들어 있었다. "라이스만, 밖에 나가서 산책 준비좀 시키도록 하게나" "예, 알겠습니다." 라이스만은 언제나 웃고 있는 입가의 미소를 유지한채 밖으로 나가 드루젤의 산책 준비를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는 밖이 내다보이는 창가로 가서 다시 먼 하늘을 쳐다보았다. "흠...이제부턴가? 후훗 앞으로 바빠지겠는걸?" 그는 뭔가를 중얼거리며, 피식 즐거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 제 목:<연금술사>-21-4 ───────────────────────────────── "어서오세요~ 이쪽으로 오시죠" 분주해야할 점심시간... 이곳이 아무리 고급 여관이라고 하지만, 맛과 서비스로 평 소에는 들어오는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서 도로 나가야 하는 일이 다반사인 곳이었 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된 일인지, 가득차 있어야 할 자리가 텅텅 비어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 들어오는 손님은 일하는 아가씨가 자리 안내까지 직접 해주고 있 었다. "어라? 혹시나 하고 들어온건데, 어떻게 손님이 이렇게 없냐?" 불룩 튀어나온 배를 갖고 있는 그는 이곳 단골인지, 자리를 안내해 주는 아가씨에 게 익숙한 어조로 질문을 건냈다. "아! 그...그건..." 쾅-! 쾅-! 우당탕탕! 아가씨가 손님의 질문에 대답을 망설이는 순간, 갑자기 무슨 큰 싸움이라도 일어났 는지, 물건 깨지는 소리가 2층에서부터 요란하게 울려 퍼지며, 분위기를 순간 솨~ 하게 만들어버렸다. "이..이게 무슨 소리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옆의 아가씨에게 질문을 건내보았지만, 아가씨는 불안한 표정 으로 주인아줌마만 쳐다볼뿐, 뭐라고 대답을 해주지는 않았다. 갑작스런 소음과 흔들리는 건물에 방금 들어온 그는 급히 앉으려고 했던 자리에서 일어나 바텐더에서 여유롭게 장부를 정리하는 여주인에게로 뛰다시피 다가갔다. "이봐! 저 위는 왜 저렇게 시끄러운 거야?" 이렇게 시끄러운데, 가만히 장부정리나 하는 여주인이 뭔가 이유를 알고 있을꺼라 는 근거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홀홀홀~ 내버려 두세용~ 다~ 배상받았으니깐~~~ 홀홀홀~" 여관 주인은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는지,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는데도 연신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위의 소음을 음악삼아 박자까지 맞추고 있는 것이었다 "쳇! 또 돈에 눈이 멀었구먼..." 돈이면, 그 무엇도 여주인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그는 계속 해서 장부를 뒤적이고 있는 그녀를 무시하고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그 건물을 나 와버렸다. "나, 간다! 이곳에 더 있다간, 건물에 깔려죽지!"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장에서부터 후두둑 돌가루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쿵쿵....쾅-! 후두두둑 "이...이런? 주인아줌마! 이러다 가계 망하는거 아니에요?" 일하던 아가씨가 불안한 목소리로 장부를 만지작거리는 아줌마에게로 다가왔지만, 여주인의 반응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다는 것이었다. "응? 흠...그러고 보니, 좀만 더 있으면, 부서질지도 모르겠구나?" "아줌마!!!" "걱정마~ 원래 새로 지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2층 손님이 부셔주기까지 하다 니~~ 홀홀홀~" 여관 여주인은 이런 악한 상황도 즐거운지 계속해서 듣기 거북한 웃음을 흘리고 있 었다. "이럴게 아니라, 나가자구요~!" "홀홀홀~" 여주인은 한손에 장부를 들고 아가씨의 손에 이끌려 여관 밖으로 끌려나갔다. 괴이한 웃음을 흘리면서 말이다. 한편, 같은 시각, 건물 2층에서는... "너 나한테 왜 그러는데? 내가 조금 늦게 온 것 갖고 뭐라고 하는... 으윽!" 이곳에 들어오자 마자, 내가 본 것은 번쩍거리는 빛 화살였다. 나가서 아무 성과도 얻은 것이 없었던 나는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으로 길을 돌아다 니가다, 발길을 이곳으로 옮겼었다. 지친몸으로 더 이상 길 거리를 배회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방 문을 열자마자, 나는 우울한 분위기에서 빠져나와야만 했던 것이었다. 나를 향해 쏘아져 오는 눈부신 빛 화살때문에... 그리고... 그 뒤 나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나를 향해 날아오는 빛화살들을 피해다녀 야만 했다. 퍼-엉! 주위에서 일어나는 소음 이외에도 문제의 방 안에서는 나와 녀석의 말소리로 소음 을 더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트레모스 녀석에게는 그런 것들이 소음으로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계속해서 저 지겨운 빛들을 날려보내는걸 보면 말이다... "내가 빨리 오라고 했냐? 안했냐!! 난 기다리는거 안좋아한단 말야-!! 에너지 볼트(energy bolt)" 슝슝-! "라이트닝 볼트(lightning bolt)" 펑펑! 녀석은 또 다시 아까 꺼냈던 말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었다. '조금 늦은 것 같고,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건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피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난 빨리 녀석을 달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이 시간낭비인 짓을 멈춰야겠군!' 엄청난 먼지로, 트레모스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뭔가가 내 반대쪽에서 번쩍거리는 것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게 보이자 녀석의 위치는 간신히 알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엄청난 괴음을 내는 공격들이, 주변의 기물들을 생각외로 덜 파괴하고 있다는 것에 있었다. 그러고 보니, 녀석과의 사이에 가득 차 있는 연기도 일정 공간 안에만 모여 있을 뿐이었다. "야! 이제 그만 좀 해라! 이렇게 마법을 난사해도 되는 장소가 아니잖아!" "시끄럿!" 지금까지 그랬듯이 내 말은 녀석에게 씨도 먹히지 않고 있었다. "젠장! 이렇게 계속 가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는 거 몰라?" 이런 소란을 피우게 되면, 당연히 도시 경비대가 출동하게 되고, 사람들의 이목속 에서 어쩌면, 정체가 탄로날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내 입에서는 부드럽지 못한 말 이 쏟아져 나왔다. 아까, 녀석이 잠시 공격을 멈추고, 이곳 여주인에게 뭔가를 건낸 후 문 밖이 소란 스러워 지는 일은 다신 없었지만... 이 정도의 소란이 계속이어지게 된다면, 건물 밖의 사람들이 몰려들기에는 충분한 원인을 제공한 셈이라 할 수 있었다. "난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싶지 않단 말이야!!!" 이 말도 당연히 녀석에게 씹힐 각오를 하고 한 말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계속해서 빛 화살을 날리던 트레모스가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이 말에 잠깐 공격을 중단해주었다. "...괜찮을꺼야! 주위에 보호막을 여러겹 쳐 두었으니!" 내 말이 끝나자, 잠시 한템포를 기다렸다가 꺼낸 말이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공격... "제...젠장! 야이 자식아--! 아무리 보호막을 쳤다고 해도 지금 상황으로는 이미,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야지! 이 상태로도,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하다는거 몰라? 주위를 보라고! 다 부서져 있잖아! 이 바보야--!" 주위에 보호막 때문에 녀석의 공격이 거의 주변에 충격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범죄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내 입에서는 빠 른 속도의 말들이 쏟아져 나와버렸다. 후두두두둑-! 그리고... 다시 녀석과 나 사이에 조용한 정적이 흘렀다. '히유~ 겨우 멈춘 건가? 황당해도 이렇게 황당할 수가!' 나는 다시 녀석의 공격이 언제 시작될지 몰랐기에 방어자세를 한 후 녀석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음... 그러고 보니, 조금 시끄럽긴 했겠군..." 주변을 둘러보며, 부서진 방안을 발견한 것인지, 트레모스의 입에서 날 열받게 만 드는 말이 흘러나왔다. "조그-음? 야이 자식아! 이게 어떻게 조금이냐! 모르긴 몰라도, 지금 이 건물안에 는 우리밖에 없을걸? 사람들이 이런 소란을 피우는데 이곳에 있을턱이 없잖아!" 흥분하지 않으려 했지만, 녀석의 황당한 말에 저 밑까지 눌러두었던 화가 다시 터 져나오고 말았다. '헉! 이...이런! 이렇게 말했다가, 다시 녀석이 폭주해 버리면 어쩌지?' 좀 전의 내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던 나는 아무말없 이 주변을 살피는 트레모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 거려야만 했다. "......?" "음... 정말 우리가 이목을 집중시킨 것일까?" "우리가 아니라 너겠지!" "음..." 이렇게 녀석을 흥분시키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상황을 이렇게까지 몰고간 트레모스의 행동이 생각난 나는 다시흥분한 어조로 녀석을 몰아붙이고 말았다. "왜? 너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원치 않는 모양이지?" 녀석의 얌전한 반응에 힘입어 좀더 강하게 나가려고 물어본 것이었는데, 트레모스 의 반응은 내 예상과는 다른 뜻밖의 것이었다. 움찔! '어라? 저 녀석... 정말인가 본데? 흠...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오고싶어하지도 않 았지? 혹시... 나처럼 마주치고 싶지 않은 인물이라도 있는 건가?' 잠깐동안의 침묵이었다. 정말 잠깐동안의... 하지만,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누군가 도시 경비대에게 신고를 하기라도 한 모양인지, 아님, 밖에서 진을 치고 조 용해 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순식간에 꽤 많은 인물들이 이곳을 향해 달려오 고 있는게 느껴졌던 것이었다. '이...이런!' 나는 지금의 상황을 트레모스에게 알리기 위해, 녀석을 급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트레모스는 마치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내 손을 잡아 당겨버렸다. 슈슈-웅-! 콰-앙! 그리고 나는 시야가 흐려지는 그 순간, 우리가 머물렀던 방 안의 문이 박살나는 것 을 볼 수 있었다. 트레모스의 손에 이끌려 이동한 곳은 도시외곽의 작은 공터였다. 도시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공터였는데, 다행히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곳 이었는지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때는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트레모스! 네 행동에 대해 말좀 해보시지? 이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알아" "호-오-! 안다고? 말로만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리라고! 네가 다시 이런 일을 하게 될지 누가 알겠냐고!" "이곳에 있는 동안, 다시 이런일은 없을꺼야..." "흥! 그럼, 다른 곳에서는 괜찮다는 말이야?" "......상황에 따라서는..."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는 녀석의 태도에 내 입에서는 한숨만이 터져나올 뿐이었다. "에휴-! 너 앞으로 또 이러면, 같이 여행하고 자시고도 없을 줄 알아!" 찌릿! "흥! 째려보면, 어쩔껀데? 나 열받았다고! 가뜩이나 신경쓰이는 일이 많았는데, 일 을 더 꼬이게나 만들고 말야..." 나는 트레모스에게 말한다기 보다는 혼잣말 수준으로 속에 쌓여있던 응어리들을 풀 어내기 새작했다. 주변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하고싶은 말들을 해서였는지, 한참이 지나자 가슴속이 조금 시원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쿠쿠쿠쿡" '잉? 이게 무슨 소리야?' "쿠쿠쿠쿠...크하하하하하하하" 마치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기라도 하는지,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본 나는 허리까지 뒤로저치고 엄청난 소리로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트레모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야! 너 뭐하는 거야?" "크하하하하하하-!" "왜 그러는 거냐구? 왜 웃어?" 트레모스가 왜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기에 나는 당황해할 수밖에 없었다. 녀석의 웃음이 멈춘 후에야 겨유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이유를 들은 후에도 나의 당황함은 사라질 줄 몰랐다. "너...쿠쿠쿡... 그러고 있는 모습이 마치...쿠쿡... 너무 웃겨서...쿠쿠쿡" '내가 뭘 했다고 저러는 거야?' 내 눈에는 트레모스의 이상한 행동이 더 웃기게 보일 지경이었다. "그만! 그만해라! 나 아직 화 안풀렸다!" "쿠쿠쿡... 그래... 험험....큭" 별로 남을 웃길만한 일을 한 기억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웃음을 겨우 참는 녀석 을 보며, 나는 고개를 가로저을 수 밖에 없었다. "트레모스!" "아... 알았어! 험험...그만 하지" 분위기가 조금 진정되자, 나는 궁금했던 사항을 물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이곳에서 오늘을 보내야 할 것 같았기에, 시간은 넉넉했던 것이었다. "너 원래 기다리는거 싫어하냐?" "내가 그렇다고 말했잖아! 난 즐거려고 여행을 나온거야~! 내게 주어진 한 순간 한 순간이 재미있어야 한단 말이지!" 너무 황당한 녀석의 말에 나는 잠시 두 눈을 껌벅거리며 그 말뜻을 이해해야만 했 다. "하.하.하... 매 순간이?" 끄덕!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었다. "에휴... 그럼, 원래 그렇게 화가 나면, 마구 마법을 난사하냐?" 트레모스가 강하다는 인식이 되어버렸는지, 녀석이 엄청난 속도로 난사하는 마법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화가 났을때는..." "호-오! 화가 났을때라... 그럼, 그런 화는 자주 내냐?" 내 질문의 요지를 파악한 것인지, 트레모스의 눈빛이 다시 사나워지기 시작했다. "눈에 힘은 왜 주는데? 이젠 하나도 안무서워!!!" 사실 조금 무섭긴 했지만, 지금까지 밀어붙인 경험도 있고 해서, 나는 녀석의 눈빛 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어쭈? 마주본다 이거냐?" "어...어쩔껀데?" 떨려오는 목소리를 간신히 삼키고 나자, 트레모스의 입에서는 바로 마법 시동어가 터져나왔다. "에어 블래스트(air blast)" "어어...야! 여기라고 사람이 없겠냐? 멈춰!!!" 다급하게 녀석의 행동을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공기폭풍은 내 코앞까지 다가와 있 었다. "이크-! 텔레포트!" 쾅콰카캉-! 간신히 공간이동으로 녀석의 공격을 피했지만, 발이 없는 커다란 나무는 나 대신 뿌리까지 뽑힌 후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말았다. "호~오! 잘 피했는데?" 약올리는듯한 말투! 마치 나와 장난이라도 치고 싶은건지, 얼핏 지나치면서 본 녀 석의 눈빛은 장난기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흥! 좋아!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가만있지 않겠어! 아이스 스톰(ice storm)" 지금까진 피하기만 했지만, 기왕 시작된 것! 맏받아 치고 싶은 기분이 속에서 소록 소록 피어나고 만 것이었다. "크크?! 좋아! 걱정마! 주변에 사일런스(silence) 마법을 아주 강하게 걸어 주었 으니까!" 내 공격을 여유롭게 피하며 한마디 한 트레모스를 보며, 나는 피식 웃어버렸다. "흥! 소리만 안들리면, 뭐하냐? 이 자리는 폐허가 되고 말텐데~!" 이상하게 즐거운 듯한 기분이 든 나는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어두운 먹구름을 에어 스톰(air storm)으로 날려버리며, 녀석을 공격할 마법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우르르쾅-쾅-! 그렇게 녀석과 나의 여행 첫날이 저물고 있었다. ------------------------------------------------------------------------- 히유~~~ ^^ 아무래도 냉철한 트레모스의 성격은 좀 바꿔야 할듯 하군요...^^;;(삐질~) 갈수록 푼수끼가 보이는 것이....에휴~(계획대로 되는게...없어용~~T^T) 음...제가 원한 녀석의 성격은 이게 아니었는데....T^T 좀더 멋있구~~~~~강력한....에휴~(생각하면, 머리만 아프죵~ ^^;;) ^^ 제 목:<연금술사>-21-5 ────────────────────────────────── 나는 그 날 트레모스와 해가 저문 후에도 한참동안을 그러고 놀았다. 놀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녀석과의 대치가 매우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마치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것은 라이너와의 대련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그런 즐거움이었는데, 아마 앞으로 이런 즐거움을 자주 찾을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 날의 놀이는 트레모스의 제안으로 중단되었는데, 신기한 것은 그 뒤 나타난 실 프의 모습이었다. 뭔가를 두려워 하는 듯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던 것이었다. "왜 그래? 혹시, 프레드릭이라도 만난거야?" 도리도리 실프는 계속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지 주변으로 신경을 분산한 채 그렇게 한참동 안을 내 앞에서 머뭇거렸다. "대체 왜 그러는건데?" "...아닙니다. 단지, 주인님께 다가올 수 없었서 그랬던 것 뿐입니다." "내게 다가올 수 없었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주인님 곁에 저를 두렵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 서 그렇다는 것만 느낄 수 있을 뿐, 그 이외의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내 주위에 너를 두렵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고?" 나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실프가 내게 접근하지 못했던 적은 처음, 프로시아를 착용한 후 조절을 못했을 때 뿐이었는데... 지금은 그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로 내게 다가오지 못했다니! '내 곁에 누군가 있었던 걸까? 하지만, 내 곁에는 트레모스 말고는 없었는...어라?' 그러고 보니 옆에 있던 트레모스의 모습이 보이질 않고 있었다. '......! 혹시?' 난 뭔가 떠오른 생각을 저만치 밀어두고, 우선은 실프의 보고를 듣기로 했다. "알았어! 그건, 그렇고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지?" 길고 긴 실프의 보고는 다를 적지않게 당황하게 만드는 것들밖에 없었다. 라이너의 모습은 이곳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했고, 내가 이곳에 온 이유인 라 이너와 프레드릭 조차 이곳에서 그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 것이었다. 즉, 지금의 성 안에는 드루젤과 라피에르만이 남아있을 뿐이란다... '이런...제길! 이렇게 타이밍이 안맞다니!' 그들이 없다는 소리에 내 마음은 아쉬움과 안도감이 함께 느껴져 나를 당혹하게 만 들었는데, 그건 아마도 아직까지 내게 그들의 존재가 벽으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리넨! 아직 안끝났냐?" 어딜 갔다 온 것인지, 트레모스의 손에는 두 마리의 토끼가 잡혀 있었다. "사냥하고 온거냐?" "저녁은 먹어야 하잖아? 하지만, 난 여기까지다! 나머진 네가 알아서 해!" 커다란 인심이라도 쓰는 듯 트레모스는 두 마리의 토끼를 땅바닥에 내려놓고는 평 평한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버렸다. 그런 녀석의 행동을 지켜본 나는 아까 궁금했던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내 앞에 둥 둥 떠있는 실프를 힐끔 쳐다보았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실프는 전혀 이상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트레모스가 원인이 아니었나?' 실프를 두려움에 떨게한 존재에 대해 트레모스를 의심하고 있었는데, 좀 전의 반응 을 보니 내 생각이 틀린 모양이었다. "야! 이야기 끝났으면, 빨리 와서 요리나 해라!" 녀석의 투덜거림에 나는 실프를 보내고는 터벅터벅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두 마 리의 토끼에겔 다가갔다. "트레모스! 너 실프의 존재도 알아차릴 수 있냐?" "내가 그런것도 모를 것 같냐?" 지나가는 투로 물어본 질문에 트레모스역시 나와 같은 투로 대답을 해주었다. 하지 만, 그 말을 들은 내 반응은 그냥 지나갈 수 없는 것이었다. "너...너!" "왜?" 물어선 안될 것 같은 질문이었지만, 이렇게 궁금한 사항을 가슴에만 묻어둘 수는 없을 것 같아, 나는 녀석에게 그동안 쌓아왔던 질문들을 서서히 풀어보았다. "너 대체 못하는게 뭐냐?" "그런거 없어" 너무 광범위하게 물은 것 같아, 다시 물어볼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너무 간단하게 나와버린 트레모스의 대답에 허무하기까지한 기분을 맛보아야만 했다. "허.허... 없다고? 그럼, 모르는것도 없냐?" 반쯤은 허탈해서 나온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녀석의 입에서는 아까와 같 은 대답이 나와버렸다. "당연한걸 물어보는군" "허.허.허..."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흘러나오는 걸까? 너무도 간단히 나온 녀석의 대답! 나는 그 대답을 그냥 거짓말로 치부해 버리고 싶 었지만, 얼마 안되는 시간동안 녀석이 보여준 능력은 그런 대답을 믿게끔 만드는 힘이 있었기에, 그럴 수 없었다. "너...누구냐?" 결국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녀석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 질문은 그래도 꽤 대답하기 어려웠는지, 트레모스의 이마에 작은 주름이 생기는 듯 했다. "그러는 넌 누구지?" 트레모스의 입에서는 대답대신 나와 같은 질문이 흘러나왔다. 내 입을 막기 위해서 그런 질문을 한 것인지, 정말 궁금해서 내게 그런걸 물어본 것인지는 알 수 없어 지만, 난 녀석의 질문에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아직까지는... "휴~ 그만두자!" 결국 내가 먼저 이런 쓸데없는 질의답을 끝내버리고 말았다. 손에든 토끼를 쳐다보 면서... "후훗... 그래~!" 녀석의 기분나쁜 웃음에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나 혼자 트레모스에 대 한 정보를 알아낸다는 것은 불공평한 것 같아 녀석에 대한 궁금증은 그쯤에서 묻어 두기로 했다. 어차피, 트레모스가 내게 나쁜 영향을 줄 것 갖지는 않았으니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는 없겠지만... "야! 근데 어디 물 없냐?" 막상 토끼털을 뽑으려고 하니 뜨거운 물에 잠깐 담갔다 꺼내서 뽑는게 가장 좋은 방법 같아 물을 찾은 것인데, 주위엔 물이라고는 한방울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물론 마법으로 물을 구할 수는 있었지만, 물에 대한 마법은 공격마법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그 방법이 꽤나 복잡했기에, 좀더 쉬운 방법을 찾아본 것이었다. 혹시 가까운 곳에 물이 있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트레모스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가 물어본것과는 상관 없는 말이 흘러나왔 다. "물? 너 정령다루지 않았냐? 물의 정령 부르면 되는 일 아냐?"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꺼낸 트레모스를 보며 나는 저 녀석이 정말 아는게 많은 녀 석이 맞는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물의 정령과 계약을 안해서 못부른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하는 트레모스의 말투가 마음에 안들어 목소리를 높여 서 화를 냈지만, 녀석은 내 말에 전혀 영향을 안받았는지, 계속 아까와 같은 말투 로 내 말을 받을 뿐이었다. "흠...그래? 그럼, 계약하면 되잖아?" "야! 정령과 계약을 맺는게 그렇게 쉬운 일인줄 아냐? 인정하긴 싫지만, 내가 아는 실력좋은 정령술사도 두 가지 속성의 정령을 다룰 뿐 이야!" "그래서?" "그...그래서라닛!" 귀찮다는 표정이 역역한 얼굴로 녀석은 한쪽 귀를 파며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내가 보기에, 그 정령술사는 별로야~! 세가지 정령을 다룰 수 있다고 해도 별로라 는 내 결론은 뒤집어질 수 없을 정도지... 하지만, 너는 그보다는 나을 것 같단 말야? 네 몸에서도 이미 여러 속성의 냄새가 나기도 하고 말야..." "여러 속성의 냄새??" 나는 트레모스의 앞부분 말에 이의를 제기하려 했지만, 끝부분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보며, 손에 들려있던 토끼는 저 만치 팽겨쳐 두고, 녀석의 곁으로 달려가고 말았다. "좀더 자세히 말해봐! 여러 속성의 냄새라니?!!" "요리안하냐?" 노골적으로 귀찮다는 뜻을 표한 트레모스였지만, 그런 것에 굴할 내가 아니었기에 나는 부릅뜬 두 눈을 녀석의 눈에 맞추며, 대답을 요구했다. "네가 대답해 주면, 요리할테니, 빨리 말해봐!" 내가 좀 끈질기게 나가자, 트레모스도 어쩔 수 없음을 알았는지, 나직한 한숨을 쉰 후에 천천히 좀 전의 말을 설명해 주었다. 여전히 귀찮다는 뜻이 역역한 말투는 유지하면서...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네 몸에서는 4가지 속성의 냄새가 꽤 진하게 나고 있어! 마치, 정령술사가 4가지 속성의 정령과 계약을 다 한 것처럼 말야!" "뭐..뭐라고?" "그런 표정 짓지마라! 다 설명해 줄테니...에휴~ 밥먹기 한번 힘들군..." 귀찮다는 표현은 있는대로 짓고 있었지만, 그래도 트레모스는 꽤 자세한 설명을 해 주며, 내가 갖고 있던 궁금증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정령과의 계약이 힘든 것은 속성을 갖고 있는 정령을 다루는게 힘들기 때문이야. 마법이야 속성이 없는 마나를 갖고 여러속성의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자유롭다고 할 수 있거든? 하지만, 정령들은 속성을 갖고 있어서, 그들을 부리려면 내가 먼저 그들의 속성에 맞게끔 마나를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말이되지... 즉, 좀 귀찮아진다는 소리야! 친화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령 한 두개 정도와 계약을 맺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 이 아니야... 친화력이라 함은 바로 이런 마나의 변화가 보통사람들보다 빠르게 이 뤄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것이지...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노력 여하에 따라 1~2개 정도의 속성을 지닌 정령과 계약이 가능해... 하지만, 불과 물처럼 반대의 속성의 정령과 계약을 맺는 것은 좀 어려워지지... 그건, 정 반대의 마나를 이용해야만 하기 때문인데, 원래 두 원소가 반대의 성질이 기 때문에 서로 반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잖냐! 그걸 몸 안에 같이 갖고 있으려니 힘든건 당연한 일이되지... 하지만, 신기하게도, 지금 네 몸 안에는 균등하지는 않지만, 4가지 속성의 냄새가 모두 나고 있으니... 네가 4가지 속성의 정령과 계약하는 것은 네가 원하기만 하면 된다는 소리 아니겠냐? 정령의 냄새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그 속성으로 변한 마 나의 냄새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러니, 빨리 저녁먹으려면, 물의 정령과 계약이나 맺으라고!" 간단한 트레모스의 설명이었지만, 나는 그 설명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4가지 속성! 내...내가 4가지 속성의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책에서는 분명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그렇게 말했는데, 내..내가!' 파비타 노인과 같이 생활할 동안 꾸준히 익혀두었던, 마나 속성 바꾸기가 이런 이 득이 있는 줄 누가 알았겠냔 말이다! 단지, 공격마법을 사용할 때, 조금 더 빨리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뿐이었는 데... 4대 원소의 정령들과 계약을 할 수 있게 되다니...! '그 속성을 합칠 수 없어서 별거 아니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령들과의 친화력을 높여둔거였어!' 머릿속에서 트레모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와 나의 상황이 점점 정리가 되면서 , 내 입은 점점 그에 비례해 벌어지기 시작했다. "크?..크큭....큭큭큭...크하하하하하하" 그리고 결국에는 옆에서 뭐라고 하는 트레모스를 무시하고 통쾌한 웃음을 터트려야 만 했다. "야! 언제까지 웃을꺼야? 밥은??? 어~이! 리넨--!!" ----------------------- 이렇게 되면, 쥔공이 4대 원소 정령을 모두~~~!! 움뿌화화화화화홧~~~ (강해져라~~리넨~~~ 랄라라~~) 아!~ 위에 이야기...마구 마구 적은거라...혹시 예전의 이야기랑 틀릴 수도 있을것 같아용~ T^T 혹시 그런 부분 있음 꼬~옥 알려주세용~~~ ^^ ps 연금이 잼게 읽어주시는 분덜 감사합니다. ^0^ 앞으로도 열띰히 쓰겠슴당~~ 태극기는 달았나용? (애국자인 처~억~ 중~~~~~~) ^^ 홀홀~ 제 목:<연금술사>-21-6 ───────────────────────────── 원소계열 속성을 지닌 정령들은 물, 불, 바람, 땅 이 있다. 그 중에 내가 계약을 맺었던 정령은 바람의 하급정령 실프! 어린 나이에 호기심으로 계약을 맺은 실프는 적은 마나로도 오랫동안 부릴 수 있는 유용한 정령이었다. 그래서였는지, 나는 실프에게 여러가지 유용한 심부름등을 시 키며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아왔었다. 그런 유용함을 안 것은 계약을 맺은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부터였지만, 내 경우, 자 유롭게 마법을 배울 수 있었던 몸이 아니었는지라, 그 뒤 더 이상의 정령과 계약을 맺지 않았었다. 즉, 왕궁 최대의 정령술사 프레드릭을 염두해 둔 행동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의 눈치를 살필 이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상태! 즉, 내가 원하기만 한 다면 언제라도 정령들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바람의 정령은 나중에 마나 클래스가 높아졌을 때, 고위급의 정령과 계약을 맺는게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미 실프와의 계약이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마나만 갖고 있었다면 가능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속성의 정령들과 계약을 맺는 것은 분명 쉽지 않았을 것이었다. 아니 , 불가능 했을지도... 하지만, 지금 트레모스의 말은 그게 가능하다고 하니...!' 뜻하지 않은 행운! 그 뒤 난 바로 자리에 주저앉아 정령과의 계약을 맺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옛날에 실프와 계약했을때는 주변 마나로 계약을 했는데... 음... 그때는 주변 마나를 갖고 바람을 생각했었지? 그것이 그 마나를 바람의 성질 로 바꿔버린 계기가 되었던 것이었고...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겠지? 내 몸 안에 마나가 있고, 그것 자체가 4대 원 소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니... 그럼, 그냥 정령만 부르면 되는 건가?' 나는 눈을 감은 상태에서 우선 물의 정령을 불러보기로 했다.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이 필요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물을 떠올리자, 내 몸 안의 마나는 순식간에 물의 성질을 지닌 마나로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이제 생각만으로도 빨리 몸 안의 마나를 모두 내가 원하는 성질로 바꿀 수 있다는 증거였다. '음...마나의 성질이 바뀌는 속도가 더 빨라진 듯 한데? 후훗... 이러면, 원소 성 질의 공격마법도 더 빨리 실행할 수 있을...아! 이럴때가 아니지...험험..' 나는 이상한 쪽으로 빠졌던 생각을 지워버리고는 어렸을 적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떠올렸다. '나 리프네리욘 드로이드 카스프리시안이 물의 하급정령 운디네와 계약을 맺고자 한다. 내 부름이 들리면, 내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라!' 마음 속으로 계약을 맺고자 하는 강렬한 마음을 갖고 운디네를 부르자, 내 몸안에 있던 마나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타난 건가?' 감겨져 있던 두 눈을 뜨자, 눈 앞에는 예전에 실프를 불렀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방울로 이루어져 있는 듯, 푸른색의 운디네는 실프와 그 크기가 비슷한 아름다운 정령이었다. "당신이 나를 불렀나요?" 예전에는 희미하게 그 의미만 느껴졌던 것이, 이제는 정확하게 그 말이 머릿속에 울리고 있었다. '호~오~! 이것이 바로 정령과의 친화력이 높아졌기 때문이겠지? 단지, 마나의 성질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흠... 신가하군...신기해...' 나는 운디네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주며, 속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저와 계약을 맺고 싶으신 건가요?" "그래" 예전에 한번 경험을 해봐서 그런 것이었을까? 계약을 맺는 상황이 친한 친구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눈 앞의 운디네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 즐거워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계약은 성립되었습니다. 주인님" 예전에 실프에게서 들었던 말을 다른 정령을 통해서 듣게되니, 마음이 흥분된 것 같았지만, 그것은 기분좋은 흥분이었다. 내가 싱긋 웃음을 짓자 눈앞의 운디네가 그 모습을 감춰 버렸다. "헐헐헐... 간단한걸?" 생각보다 쉽게 계약을 맺어서 그런지,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있는 모양이었다. 피 식 피식 웃음이 나오는걸 보면, 계약을 맺긴 맺은 모양인데... "운디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하지만, 역시 확인을 해야 믿어지는 모양이었다. "응~! 여기 물좀 뿌려주겠니?" 나는 머릿속에서 요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미 저 멀리 날려버렸는지, 운디네에 게 쓸데없는 명령인 마른땅에 물을 뿌리기를 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운디네는 내 명령을 실수없이 실행했고... "크크큭... 좋아 좋아~ 그만 가봐~" 명령어 하나만으로 공간에서 물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나니 기분이 묘한게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이참에 다른 속성의 정령들과도 계약을 맺어야지!' 그리고 그런 결심을 하자마자, 나는 다시 아까 앉았던 자리에 앉아 두 눈을 감아버 렸다. 운디네와의 계약이 자신감을 가져다준 모양이었다. 옆에서 트레모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지만, 이미 다른 정령과 계약을 맺기 로 마음먹은 내 귀에는 그 목소리가 웅얼거리는 것 이상으로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 소리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예 들려오지 않았고... '이번엔 불의 정령으로 해봐야지...' 저벅 저벅... 왔다 갔다... 트레모스는 지금 근 1시간 동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그 자리는 리넨이 앉아 있는 곳 바로 앞이었는데, 1시간째 그곳에서 리넨의 정신을 산란시키는 작업에 열중인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한 상태였다. 옆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듣는 것 같지 않은 리넨을 보며, 1시간째 그 앞에서 알짱 거리고 있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것이었다. "이걸 그냥 확 밀쳐버려?" 1시간째 굶주린 배를 달래고 있었으니, 생각이 과격하게 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어떻게 1시간째, 계속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는거야? 쳇!" 리넨은 지금부터 50분전에 이미 4가지 속성의 정령과 모두 계약을 끝낸 상태였다. 하지만, 리넨은 그 뒤 자리에서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고 다시 눈을 감아버린 것이 었다. 호기심에 트레모스는 잠잠히 리넨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봤는데... 리넨이 한 행동은 4가지 속성의 고위급 정령들과 계약을 맺는 것이었다. 옆에서 트레모스가, 그럴려면, 처음부터 고위급 정령과 계약을 할 것이지, 왜 하급 정령과 계약을 하며, 시간낭비를 하는 것이야! 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지만, 리 넨은 정신집중 중이었기 때문인지 트레모스의 소리를 무시해 버렸다. 상급 정령과 계약을 하게되면, 하급의 정령들은 저절로 부릴 수 있는 것이었는데, 리넨은 그것을 무시하고 하급부터 하나씩 계약을 맺고 있었던 것이었다. 마치 계약 맺기에 중독되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그 후로 50분이 지나 1시간이 되도록, 트레모스는 굶주린 배를 감싸안고 있어야 만했던 것이었다. "쳇! 드래곤 하트를 먹이는게 아니었는데... 마나가 끝없이 나오니, 저러는 거야! 젠장! 배고픈데... 누가 멍청하게 하급부터 계약을 하냔 말야! 누가!" 트레모스가 뭐라고 투덜거리던, 리넨은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듯 했다. 으드득! 트레모스의 입에서 이빨 갈리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들려왔지만, 리넨의 귀에는 전 혀들리지 않은 모양이니 말이다. 저번에 여관에서 늦게 돌아왔다고 트레모스가 한바탕 난리 친걸 보면, 지금은 사실 , 그가 많이 참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즉 그는 이빨 갈면서 머리끝까지 올라온 화를 누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리넨은 그런 트레모스의 노력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트레모스가 지금 화를 참고 있을 뿐, 리넨에게 그 어떤 직접적인 방 해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저렇게 자신의 마나를 이용해 정령과 계약을 맺을 때, 그 몸에 충격을 주면, 리넨 이 다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꾸루룩-! "젠장! 이거 내가 먹이를 구해왔는데, 요리까지 해야하는거야?" 결국 트레모스는 뱃속에서 밥달라는 커다란 소리에 한계를 느꼈는지, 지금까지 했 던 정신산만한 행동을 그만두고, 저 멀리 리넨에 의해 내팽겨쳐진 두 마리의 토끼 에게로 터벅터벅 걸어가버렸다. "음...역시 물이 있어야겠지?" 손에 들린 두 마리 토끼를 보며 그는 리넨이 아까 생각한 방법을 떠올린 모양이었 다. 물을 구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트레모스는 리넨 주위에 있는 여러종류의 정령들을 볼 수 있었다. 그것들은 리넨이 정령과 계약하기 바빠, 미쳐 돌려보내지 못한 정령들이었다. 리넨은 지금까지 계약을 맺은 정령들에게 그들이 할 수 있는 기술같은 것을 한번씩 해보이게 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여주고... 하지만, 그 뒤 리넨은 그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다시 자리에 앉아 눈 을 감아버렸다. 다음 계약을 맺을 정령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다보니, 주인의 돌아가라는 명령을 못들은 정령들은 주인의 곁에 남아 있을 수 밖에... "꽤 많이도 모였군..." 트레모스는 리넨 주변의 정령들을 쭈~욱 살펴보더니, 그 중 자신의 마음에 드는 정 령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엔다이론! 이리와!" 리넨과 계약을 맺은 물의 상급정령, 엔다이론! 트레모스는 마치 자신의 정령이라도 되는 것 마냥, 리넨의 정령을 손가락으로 가리 키며 부른 것이었다. 물론, 엔다이론은 트레모스의 부름을 무시했고... "어쭈? 저것이 어디서 감히!" 정령이 자신을 무시해버린 것 때문인지, 트레모스의 무표정했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져 버렸다. 그리고는 잠시 뭔가가 생각났는지, 일그러졌던 인상을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려놨다 "아....아! 내가 아까 실프 때문에 감춰버렸었지?" 힐끔 리넨의 모습을 살펴본 트레모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엔다이론을 불 렀다. "이리와라, 엔다이론! 내가 두 번씩이나 부르게 만들다니!" 입은 웃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매우 싸늘하게 흘러나왔다. 아까 그의 부름을 무시한 엔다이론이 다시부른다고 가겠는가! 하지만, 상황은 신기하게도 트레모스의 뜻대로 진행되고 말았다. 즉, 그의 불음에 엔다이론이 얌전히 그에게로 다가간 것이었다.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엔다이론은 두려움에 몸을 떨며, 천천히 트레모스의 곁 으로 다가갔다. "빨리안와!!" "네! 갑니다!" 고분한 태도까지 갖추면서... "진작 그럴 것이지! 앞으로 부르면, 재깍 재깍 와라~! 알았냐?" "예!" "흠...물론, 이 일은 리넨에게 비밀이다! 알았지?" 협박성 짖은 발언이었지만, 엔다이론은 그의 말에 그 어떤 불만도 들어내지 않았다 단지 트레모스의 말에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을 뿐... "좋아! 내가 널 부른 것은 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트레모스는 엔다이론에게 친절한 설명까지 해준 후 바로, 엔다이론을 이용해 두 마 리의 토끼털을 뽑는 작업에 들어갔다. 물의 상급정령이 단순히 물의 필요 때문에 불려진 것이었지만, 엔다이론은 트레모 스의 명령에 아무 불만도 나타내지 않았다. --------------------------------------------------------------------------- ^^ 이왕 딴 곳으로 샌 이야기... 계속 새기로 했습니다. 홀홀홀~~~ 괜찮죵? 쥔공을 강하게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용~ ㅋㅋㅋ 아! 글구 이번에 기왕 시작한 것~ 쥔공에거 좀 더 큰 힘을 주기로 했음당~~~ 기대하시라...ㅋㅋㅋ(음...넘 기대하시면 실망하실지도...) 그리 대단한건 아니거든용~~~ 홀홀~ 그럼, 즐독 하시구영~ 즐거운 하루 되세용~ 제 목:<연금술사>-21-7 ─────────────────────────── 나의 정령과의 계약은 상급정령까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4대 속성의 상급정령들도 하급정령들과 계약을 맺을 때와 같이 간단한 대화로 끝을 낸 것이었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좀 더 많은 마나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과 정령 의 급이 올라가면서 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마나의 양이 급격히 많아진다는 것이 었다. 하지만 이것은 드래곤 하트 덕분인지, 사라진 그 순간 바로 몸 안에 그 만큼 의 마나가 다시 채워졌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무의식중에 내가 끌어모 으는 마나도 한몫 했고... 그리고, 상급 정령까지는 급격히 높아진 그 마나의 양도 내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 을 정도라 상관이 없었던 것이었다. 단지, 과연 이대로 내가 최상급 정령의 마나 요구량을 버틸 수 있을지, 그것이 조 금 걱정 될 뿐... '드디어 최상급인가?' 정령왕은 꿈도 꾸지 않았다. 아직은 최상급 정령과도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였으므 로... 하지만, 예전에는 멋도 모르고 키에라도에게 정령왕과 계약해서 그와 정령을 싸우게 만들겠다는 망언을 한 시절도 있었다. 물론 그것은 말로 끝났고, 나는 더 이상 정령왕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게 되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키에라도의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 어렸을 때 일인데도, 키에라도는 내게 엄청난 세기의 알밤을 머리에 주었던 것이었 다. 내가 다신 그런 망언을 하지 않을때까지...! 그리고, 그는 나중에야 정령왕이라는 것이 10클래스에 도달해야지만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내게 알려주었다. '지금이 7클래스니... 정령왕까지는 무리겠군...!' 지금의 능력으로 최상급의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난 한번 시도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지금까지의 편안했던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약간의 두려움때문인지 몰랐지만, 처음, 최상급 정령과의 계약을 바람의 속성으로 결정했는데, 그것은 그동안 꽤 오랫동안 실프와 같이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왠지 바람이 친숙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결정을 한 순간 실레스핀이라는 이름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 리프네리욘 드로이드 카스프리시안이 바람의 최상급 정령, 실레스핀과 계약을 맺고자 한다.' 그리고 부름이 끝나자 마자, 나는 엄청난 속도로 빠져나가는 몸 안의 마나를 느껴 야만 했다. '이...이건!' 상급 정령이 갖고 나가는 마나의 양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가 내 몸안에서 밖 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정도라면, 4가지 속성의 상급정령을 모두 부른 것 보다 더한 것이었다. '으윽....! 무...무리였나?' "당신이 나를 불렀나요?" 빼앗아가는 마나의 양과는 다르게, 실레스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매우 상냥한 것이 었다. 내 앞에 바람과 함께 나타난 실레스핀은 전체적인 윤곽이 조금 흐릴 뿐, 사람과 크 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조금만...버티면 계약을....으윽!' 난 속이 빈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실레스핀을 좀더 붙잡아두기 위해, 고통의 시 간을 유지하려고 애써야만 했다. 마나가 빠져나가는 것은 내게 잊혀져 있던, 기억하기 싫은 감각을 일깨우고 말았다 예전, 내가 프로시아를 얻을 때 느꼈던 바로 그 고통의 감각을...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무의식중에 모아지는 마나와 드래곤 하트로부터 채워 지는 마나가 있었기에 그런 고통속에서 나는 약간의 휴식을 조금씩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마나가 채워지자마자, 실레스핀이 다 가져가 다시 그 고통의 나락 속으로 빠 져버렸지만... "크으-윽!" "보아하니, 당신은 나와 계약을 맺을 조건이 되어 있지 않군요... 전 이만 정령계로 돌아가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 원래부터 흐렸던 실레스핀의 윤곽이 점점 더 흐려지고 있었다. "으....윽! 안돼! 크...윽!" 나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던 입술을 억지로 벌려 겨우 안돼라는 단어를 내뱉을 수 있었다. 즉, 나의 반대 의사로, 힘들게 불러온 정령이 바로 사라지려는 것은 겨우 말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대가로 근육은 타들어가는 고통에 몸부림쳐야만 했다. 말을 함으로써 실레스핀을 이곳으로 부를 수 있게 했던 내 몸속의 마나가 잠시 요 동을 친 것이었다. 실레스핀도 내 뜻을 이해했는지, 내가 고통을 억누를 수 있는 동안 나를 기다려주 었다. 아니, 나 때문이 아니었나? 내 쪽이 아닌 다른 쪽, 즉 내게 뒷모습을 보인채 내앞에 한참동안 떠 있었으니 내 가 아닌 다른 요인 때문에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내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보지 않기 위해 뒤를 돌아본 것일 수도 있고 ... 어쨌든, 지금의 내게는 실레스핀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중요한 사항이었다 '좋아...좋아...! 이제 이 고통도 견딜만 하니... 실레스핀과 계약을... 맺을 수 있겠군! 하지만...말을 할 수는 있을까?' 나는 다른 쪽을 보는 실레스핀을 불러, 나를 쳐다보게 하고 싶었지만, 사서 고생하 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실레스핀이 나를 쳐다보길 기다렸다. 한편, 리넨이 그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 동안, 리넨과 조금 거리를 둔 곳에서는 트 레모스가 맛있게 고기를 뜯어먹고 있었다. 이미 그의 발 앞에 토끼 한 마리 정도의 뼈가 발려져 있는 것을 보니, 지금 손에 들려있는 고기는 리넨 몫의 토끼고기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그 혼자 식사를 준비한 지금, 그 고기가 리넨의 것이라 할 수도 없는 실정 이었다. "쩝쩝... 뭐야? 저 녀석, 최상급 정령과의 계약은 꽤 힘들어하는데?" 그는 식은땀을 흐르며, 정령과 계약을 맺으려는 리넨을 구경삼아, 노릇노릇하게 구 워져 있는 토끼고기의 껍질을 쫘~악 뜯어버렸다. "냠냠...이런 이런... 마나가 모자라는 모양이군....쳇! 제 아무리 강력한 에너지원인 드래곤 하트가 있으면 뭐하나~! 그릇이 작은걸~!" 리넨의 위태위태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트레모스는 마치 구경꾼이라도 된 것처럼, 입안으로 토끼고기만 계속 넣을 뿐, 다른 조치는 취해주지 않았다. "냠냠..." 그러던 그때! 계속 그 상태로 고기만 먹을 것 같던 트레모스가 입안에 있던 고기를 빼고 게슴치 레한 눈으로 시선을 실레스핀에게로 돌렸다. 그때가 바로, 실레스핀의 모습이 흐려지려던 찰라였다. "쳇! 또 개방하게 만들잖아? 귀찮게 시리..." 탐탁하지 않은 눈초리로 실레스핀을 쳐다본 트레모스는 그 모습을 없애려던 실레스 핀에게 커다란 목소리로 한마디를 외쳤다. "돌아와!" 트레모스의 입 안에서 나온 말은 사라져가는 실레스핀을 잡기 위한 한마디였다. 그리고, 그 말은 실레스핀에게 전달되기가 무섭게 그 효과를 보았다. 흐려지던 실레스핀의 모습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것이었다. 단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편안한 표정이었던 실레스핀의 얼굴이 경악의 감정을 담고서 트레모스를 쳐다보는 것이랄까? 실레스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에서 트레모스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마치 이런곳에서 마주친게 놀랍다는 듯... "다...당신은!" 실레스핀은 놀랍다는 감정을 들어내놓고, 트레모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누군지 알면서, 무의미하게 그런 질문을 또 할 필요가 있나?" 애매모호한 대답이 트레모스의 입에서 흘러나왔지만, 실레스핀은 그 대답으로도 궁 금증을 풀 수 있었나 보다.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까보다, 많이 공손한 말이 실레스핀에게서 흘러나왔지만, 트레모스는 그런 변화 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녀석과 계약을 맺어줘라!" "저를 부른... 이 사람과 말인가요?" 트레모스는 다시 토끼고기를 뜯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두 눈을 감은채 고기 맛을 음미하면서... "왜지요?" 하지만, 실레스핀의 계속되는 질문으로 트레모스는 감았던 두 눈을 떠야만 했다. 귀찮다는 뜻을 명백히 내보이면서... "그는 너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실레스핀은 자신이 지금 주제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살벌 한 트레모스의 눈빛을 받아야만 했다. 이유도 모른채 계약을 할 수는 없는 것이었 으므로... "하지만, 지금 그는 저를 부른 상태에서 대화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인간과 어 떻게 계약을..." "시끄럽군!" 불만스러운 실레스핀의 말은 트레모스의 한마디에 끊어져 버렸다. "그는 드래곤 하트를 흡수한 사람이다! 즉, 지금은 너를 부르는 것으로도 힘들어하 지만, 곧 너를 쉽게 다룰 수 있다는 말이지!" 트레모스의 그나마 좀 긴 설명이 이어졌지만, 실레스핀의 얼굴에는 그래도 이해를 못해겠다는 표정이 역역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실레스핀의 입에서 질문에 터져나오고 말았다. "그럼, 그 후에 계약을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저를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상태일 때!" "말이 많군! 내가 하라는데도 못하겠다는 것인가?" "하...하지만..." 강력하게 나가던 실레스핀의 태도가 트레모스의 한마디에 주춤거리는 듯 했다. "지금 너란 존재를 없앨 수도 있지만, 그러지는 않으마! 저 녀석이 힘들여서 불러 드린 것이니... 하지만, 내가 아닌, 실피드에 의해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생 각해 봤으면 하는데?" 트레모스의 잔잔한 협박이 꽤 효력이 있었는지, 실레스핀의 몸이 한차례 부르르 떨 려왔다. "어떻게 할 것이지?" "...그와 계약을 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하던 일 계속 하라고~!" 트레모스는 그 말을 끝으로 주위에 쳐두었던 방음벽을 거둬버렸다. 그리고 리넨 옆 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여러 정령들을 한번 째려보더니, 강제로 그들을 돌려버렸 다. 그들이 원래 있던 정령계로... "쳇! 저런 것들을 주변에 계속 놔두고 있으니 더 힘들지!" 트레모스는 몇 번 더 투덜거리더니, 이내 다시 오른손에 들려있는 고기를 입안으로 가져갔다. -------------------------------------------------------------------------- 헉헉...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되었네용? 새벽 5시라니....T^T 이거 쓰는데...4 시간이나 걸렸다는게 믿어지심까? 에휴~ 졸리버라... (좀더 빨리 쓰고자, 밤샘을 했다는~~!! -->> 아부성 발언임~!) ^0^ 홀홀홀~ 암튼~ 트레모스....짜식이 좀 멋있는 척을 하는 군요~~ ㅋㅋㅋ (아!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도...홀홀홀~) 이 내용, 생각보다 꽤 오래가네용? 흐~음~ 원래 리넨이 정령 얻는 내용은 모두 생략할 생각이었었는데...ㅋㅋㅋ 하지만, 쥔공 성장을 쮸아하는 제가...그냥 생략할 수는 없더라구요~ 그려서...이렇게 길어지는지도... 홀홀홀~~ 즐독하세용~ (앗! 잡담이 길어졌당~~~ ^^) 오널도 즐거운 하루~~~ 냥냥~ 제 목:<연금술사>-21-8 ────────────────────────────── 나는 그 뒤 꽤 한참이라는 시간동안을 기다린 후에야 실레스핀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왜 뒤를 돌아보고...있었던 거지?' "저와 계약을 하시겠습니까?" 실레스핀의 행동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지만, 나는 귀가 솔깃해지는 물음에 그 궁금 증을 날려버렸다. 끄덕! 말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실레스핀의 말에 동의 했다. 하지만, 바닥을 내보이던 마나 때문에 고통에 몸부림치던 내 몸은, 갑자기 꽤 많은 양의 마나가 들어옴에 따라, 말을 꺼낼 수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벌어질줄 몰랐던 내 입에서도 실레스핀의 질문에 말로도 대답이 흘러나왔다 "계약할래!" 더듬거리지 않는 상태로 말을 해서였을까? 실레스핀이 잠시 내 얼굴을 쳐다보며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뭐지? 왜... 대답이 없는 거야?' 불안한 마음이 소록소록 피어났지만, 그것은 곧 실레스핀의 확정된 대답에 씻은 듯 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계약은 성립되었습니다, 주인님" 그리고, 실레스핀의 모습도 내 앞에서 씻은 듯이 사라져버렸다. "하~아~" 뭔가 큰 일을 해내서 그런걸까? 땅이 꺼질 것 같은 무게의 한숨이 입 밖으로 흘러나온 것이었다. '히유~ 내가, 정말 최상급의 정령과 계약을 맺은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몸안에 마나가 빠른 속도로 채워져가고 있었다. '하하... 드래곤 하트라는게 좋긴 하구나! 이것만 있으면, 또 다른 속성의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겠는걸?' 나는 좀 전에 지옥과 같은 고통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다른 속성의 최상급 정령과 계약을 맺을 계획을 세우고 만 것이었다. '바람의 속성이 성공한 것은, 다른 것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돼! 지금은 부족했던 마나도 가득 찬 상태고... 그리고 무엇보다, 실레스핀을 소환했을 때, 처음에만 힘들었지, 나중에는 말하기도 꽤 수월했잖아! 그러니까, 괜찮을꺼야! 이왕 시작한 일, 질질 끌 필요도 없지 않겠어?' 내 몸이 실레스핀을 부르기 전과 동일해지자, 나는 서서히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음 정령을 부를 준비를 했다. 정확히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뒹굴고 있는 트레모스를 보니,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내가 주변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는 밝은 햇살이 주변을 환하게 비 추는 오후가 되어서였다. '최상급 정령들이라... 힘들긴 했지만, 실라스핀과 계약 이후는 별로 어렵지 않았 지!' 처음 실라스핀의 태도와는 다르게, 그 이후로 내게 불려진 최상급 정령들은 모두 먼저 내게 계약을 할꺼냐는 질문을 건냈다. 내가 자신들을 불렀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확인하지 않은채! 약간의 이상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럴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나는 그냥 그 궁금증 을 멀리 숨겨두었다. "트레모스, 왜 그러고 있냐?" 휙!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루해하던 트레모스가 고개를 내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돌렸 는데, 그의 눈빛에서는 살기라 부를 수 있는 감정들이 가득차 있었다. "어..어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나는 녀석에게로 다가가던 발걸음의 방향을 반대로 돌려야 만했다. "리넨, 내가 얼마동안 이러고 있었는지 알냐?" "마치 친근한 인사를 건내는 것과 같은 어조의 말이 트레모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트레모스의 목소리만 들으면, 녀석이 지금 전혀 화를 내고 있지 않다고 오해할 수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발달된 내 감각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 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트..트레모스! 진정해! 지..진정하라고!" "내가 기다리는 것 싫어한다고 말했지?" "으..으응..." "근데? "미..미안! 오래기다렸나 보구나?"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계약이 며칠이 흘렀을지 모르는 오늘 오후에 끝났기에, 나 는 한 2~3일은 흐른 것 같았다. '아냐, 저 정도로 화가 나 있을 정도라면...더 되는 건가?' 거의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계약을 맺은 것이라, 시간의 흐름에 둔감해진 나는 트레 모스의 분노에 할말이 없었다. "내가... 이 내가 무려 2번이나 식사준비를 했다고! 알아? 어제는 너 때문에 1시간 정도를 굶주림 속에서 기다려야만 했고!" 누워있던 자세를 일으켜 내게 다가오는 녀석의 말에 난 잠시 뒷걸음질치는 발을 멈 춰야만 했다. '2번의 식사준비? 그렇다면,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엥? 자..잠깐! 그럼, 하루도 안됐다는 거잖아?' 껌뻑껌뻑 상황 이해를 위해 두 눈을 몇 번 감았다 뜨자, 내게서 조금 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트레모스의 얼굴이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번쩍! 그리고 그것을 느낌과 동시에 공중 위로 올려지는 내 몸... "으..으윽!" 숨막히는 듯한 고통이 내 목을 조르고 있는 녀석의 팔힘때문인지, 살벌한 눈빛 때 문인지 분간이 안갔지만, 위험순위에 도달해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또 이럴꺼냐?" "아..아냐! 내가 밥준비 할게~! 응?" '아~! 어쩌다 내 신세가 이렇게 타락했단 말인가? 정녕 내가 황태자가 맞단 말인가 !" 처량한 현실에 한탄이 흘러나오려 했지만, 아직까지 삶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지 그 말은 입 안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스륵! 껌뻑껌뻑! 아까와 비슷한 충격이 내 몸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궁여지책으로 당황한 상황에서 나온 밥준비 해준다는 말 한마디가 이런 결과를 낼 줄이야! '정녕 저 녀석이 내가 아는 트레모스 맞아? 원래 먹는 것에 약했던 거야?' 많이 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혼자 결론을 내린 트레모스에 대한 자료 는 많이 수정되어져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럼, 어서 밥 준비해!" 아까보다 많이 가라앉은 녀석의 표정에 나는 지금까지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던 혼란을 잡을 수 있었다. '저 표정을 보니, 지금 화를 냈던게, 단순히 배가 고팠기 때문이었군!' 피식! 기다리는걸 싫어한다는 핑계도 배고픔에 의해 발생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소록소록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빨리 준비할테니~~" 이어지는 나의 상냥한 말투도 한몫을 단단히 한 모양인지, 트레모스의 몸이 내게서 멀어져 아까 누워 있던 자리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직한 한마디! "...빨리해" "응!" 녀석의 단순한 면을 알아낸 나는 피식 웃으며, 동물들이 많이 있을법한 수풀 안쪽 으로 들어갔다. '식사거리를 구할건데... 이왕이면, 새로 계약한 정령들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지 ?' "운디네, 실프, 샐러맨더, 놈~" 하나씩 부르기도 귀찮아, 한꺼번에 4가지 속성의 정령을 모두 불러낸 나는 서서히 식사준비에 들어갔다. "놈은 땅 속에서 자라는 당근, 감자등을 가져오고, 실프와 운디네는 이곳에서 멧돼 지를 잡아오도록! 물론 깨끗이 씻어야 하고! 그리고, 샐러맨더! 넌 실프와 운디네가 깨끗이 씻은 멧돼지를 옆에서 도와 잔털 제 거를 해야해! 알았지? 그럼 빨리 작업에 들어간다! 실시~!" 명령이 떨어지자, 내 눈앞에 있던 정령들이 모두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숲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흠... 좋아~ 좋아! 한꺼번에 4가지 속성의 정령을 부리는데는 별 이상이 없군! 시 간이 좀 걸리는 것 같긴 하지만..." 한꺼번에 4가지 속성의 공격마법을 사용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던 나였다. 하지만, 정령들은 불러내는데, 그보다 적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같 은 4가지 속성의 마나가 필요한데도 말이다! '음... 같은 재료로 내 몸안의 마나를 이용하는데도, 정령들이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겠군! 흠... 정령들을 다루는데, 더 익숙해진다면, 혹시 공격마법을 여러 속성으로 섞어 서 쓰는것에도 시간을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어차피 같은 내 몸의 마나! 그렇다면, 어느쪽으로든 계속 익숙하게 단련만 시킨다면, 결과적으로는 같은 효과 를 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어차피 정령이든, 공격마법이든 같은 힘의 근원을 두고 있었으니까! "크크큭! 좋았~어! 이대로 가다보면, 머지않아 그 속성들이 섞여질 수 있을지도 모 르겠군!" 예전에는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되었던 일이, 지금은 꽤 가까운 미래의 일로 다가 왔던 것이었다. "이런~! 이렇게 정신팔고 있을 틈이 없겠군! 배가고파지는 트레모스는 다루기 힘드 니!" 나는 주변에 보이는 여러 식물들 중에, 향신료를 대신할 수 있는 몇 가지 풀들을 채집한 후 트레모스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트레모스는 참을성이 없는 듯, 눈빛이 점저 험악하게 변해가 고 있었다. '저런 성격으로 어떻게 두끼나 자기가 밥을 해먹을 수 있었을까?' 내가 계약을 맺을 동안 건들이지 않은 것을 보면, 나를 꽤 생각해주는 것일지도 모 른다는 잡생각이 잠깐 드는 나였다. "너 왜 풀더미만 갖고 돌아오냐?" 의미심장한 뜻을 담긴 한마디에 나는 재빨리 그의 오해를 풀어주어야만 했다. "어! 이건 단지, 요리에 들어가는 향신료 같은거야~ 주 요리재료는 정령들이 갖고 올꺼야! 나 혼자 식사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것 같아, 이번에 계약한 정령들을 불 렀거든~" 새삼 편해진 현실에 기분이 좋아지는 나였다. '쓸모가 많은 것 들~~' "그럼, 그것들이 식사재료를 갖고 온다는 거야?" "그런, 샘이지~! 그게 내가 구해오는 것보다 시간이 절약되니~~" 식사가 조금 빨라질꺼라는 내 말에 단순한 트레모스의 표정이 풀려지는 순간이었다 '히유~ 이거 어째 내가 녀석에게 쥐어살게 된 것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나는 지금의 문제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물론, 지금이 아닌... 혼자 쉴 수 있을만한 시간에... 제 목:<연금술사>-22-1 ──────────────────────────────── 어두 침침한 방안은 곰팡이 냄새가 역하게 풍겨나오고 있었는데, 건물의 지하에 위 치한 방인지 환기가 안되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방안에는 습기가 가득해, 분위기만 본다면 이곳이 고문실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였던 것이다. "으..으윽..." 분위기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이었을까? 작은 불빛이 어둠을 몰아내고 있는 방구석에서 한 인물이 고통에 겨운 신음을 흘린 것이었다. 어디서 물고문이라도 받은 것인지, 의자에 꽁꽁 묶여 있는 그의 주변에는 물이 흔 건하게 고여있고, 그의 표정은 지쳐있는 사람의 그것처럼 보기흉하게 일그러져 있 었다. 그리고 초점이 맞춰지지 않은 풀린 눈동자! 결박 당해있는 그의 모습은 이곳이 진짜 고문실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니, 고문실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가 고문을 받았다는 사실은 알리고 있었던 것 이었다. "난 기다리는 건 별로 안좋아해" 나직한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지만, 의자에 몸을 기댄 사내는 그 목소리가 들리 지 않은지, 계속해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이었다. "트레모스, 아무래도 아직 말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나봐~ 험험... 저쪽에가서 쉬고 있어! 내가 알아서 할테니" 왠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밝은 목소리가 리넨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밝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효과를 내고 있었는데... 정신이 나간 듯, 자신이 몸에 대한 컨트롤을 잊은 사내는 몸을 움찔거렸고,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던 트레모스는 '또냐?'는 표정으로 갖은 인상을 썼던 것이었다. 즉, 리넨을 제외한 모든 이가 그의 말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었다. 하지만... 리넨은 그런 말이 들리지 않은 듯, 혼자만의 즐거운 상상에 빠진 모양이었다. "음... 물의 정령들은 상급까지 다 써봤으니... 이번엔 불로 해볼까?" 뭔가를 중얼거리던 리넨은 축축히 젖어 있는 사내를 한번 힐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저어버렸다. "아냐... 우선 바람의 정령으로 몸을 말리는게 더 좋을지도...흠... 뭘로 하지?" 뭔가를 고민하는 듯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리넨이었지만, 그것들 듣는 사람에게 는 천둥소리보다 커다랗게 들린 모양이었다. 말 같은 소리는 아예 하지도 못할 것 같던 사내의 입이 벌어진 것을 보면... "나..으윽! 마..말하게....큭" 말하는 것 자체가 고통인 듯, 사내의 얼굴은 있는데로 일그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이 들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리넨에게는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모양이었다. 아니 아예 그 사내의 목소 리가 들리지 않았던가... "음... 아무래도 그냥 불로 하는게 나을 것 같군... 샐라임~" 몇 시간 전... 대충 트레모스의 배를 채워준 나는 성 안에서 사라진 아리아와 프레드릭을 찾을 방 법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디 탐정이라도 있으면, 고용하고 싶은 맘까지 들었던 나는 트레모스의 지나가는 한마디에 귀가 솔깃해지는 일이 벌어졌다. 트레모스가 말하길, 커다란 마을마다 길드가 존재하는데, 그 중 도둑 길드를 찾으 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거라는 것이었다. 길드! 원래 길드라는 것은 각 도시에서 발달한 상인과 수공업자들의 상호 부조적인 동업 조합을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전체적인 조합을 세분화해서 발달하는 모양이었다. 밝은 곳에서 활동하는 길드와, 어두운 곳에서 활동하는 길드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 '흠...도둑 길드라는 곳에서 정보를 판다고?' 귀가 솔깃해지는 그의 말에 나는 바로 목적지를 유투시의 도둑길드로 정해버렸다. 트레모스야 아무 목적없이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자기 입으로 말한 상태였기에, 내 결정에 이렇다할 반대는 하지 않았다. 단지, 되도록 빨리 유투시를 벗어나자고 신신당부를 할뿐... 유투시에서 한번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던 우리는 몇 가지 변장을 해야만 했다. 간단한 폴리몰프를 하면 좋았겠지만, 폴리몰프(Polymorph)라는 마법은 9 클래스의 것이라 나로서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꽤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못하는 것 투성이니...에휴~' 어쨌든 트레모스와 나는 환영(illusion)마법으로 머리색깔만 바꿔버렸다. 체형도 바꾸어볼까? 했지만, 옷을 따로 구해야 한다는 단점에 그 생각은 하자마자 바로 지워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변장을 한 이유는 귀찮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속 깊은 뜻이 있을 뿐, 뭔가가 무서워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덜 띄는 모습을 하고 나는 트레모스가 이끄는 건물로 들어갔다. 이곳에 온 적이 있는 것인지, 녀석의 발걸음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는데, 들어 오자마자 발뺌을 하는 도둑길드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도 전혀 망설임이 없어보였다 겉으로는 골동품 가게를 하고 있었지만, 그 내부 깊숙한 곳은 사실 음침한 분위기 의 도둑 길드가 자리해 있었던 것이었다. 나와 트레모스는 이곳에 정보를 얻기 위해 발을 들여놓은 것이었다. 길드원들도 우 리가 정보를 얻기 위해 왔다는 사실을 알자, 몇 번 부정을 하다가는, 태도를 바꿔 정보에 따른 가격을 부르려 했다. 만사가 그렇듯이, 세상일에 어디 공짜가 있겠는가! 나야 가죽 주머니에 예전, 아르넨에게서 받은 여러 보석들이 들어 있었지만, 별로 끼어들고 싶은 맘이 없었기에, 나는 트레모스가 하는 것을 지켜보기로 한 상태였다 여관에서 소란을 피웠을때, 트레모스가 여주인을 향해 던진 보석덩어리를 보면, 녀석은 수중에 꽤 많은 돈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물쓰듯 쓴다는 결론이 맞아야 했 지만, 도둑길드 사람들을 향하는 태도는 그것과는 정 반대의 그것이었다. 돈을 받고 정보를 사야했지만, 돈에 매우 인색해진 트레모스가 그들이 요구한 금액 에 화를 벌컥 내며, 이곳의 길드장을 잡아 협박을 가한 것이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설득이란 설득은 다 하면서 가격을 깎아내려갔던 것 이었다. 어디서 저런 언술을 배운 것이었는지, 정말 듣고 있다보면, 가격을 깎지 않고서는 못배길 정도가 바로 트레모스의 말이었다. 길드원들도 보통 사람의 범주는 벗어나지 못했는지, 트레모스의 말에 원래의 가격 의 10분의 1까지 가격을 내려주었다. 하지만... 역시 길드장은 다른 것이었을까? 그런 트레모스의 행동에 화를 내며, 그 가격에 정보를 팔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난 후!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길드장은 다시는 그런 말을 꺼 낼 수 없었다. 내가 아는 키에라도와 비슷하게 강해보이는 인물이 트레모스였으니... 어쨌든 자기말로는 조용히 타이른다는 것이었는데, 내 눈에는 협박이라는 단어가 적격으로 보이는 현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도 이런 상황을 만든 트레모스를 욕할 처지 못되고 있었다. "음... 어째, 정신을 잃은 것 같네? 불길이 너무 심했나? 음... 물은 아까 했으니. .. 시원한 바람이 좋겠지?" 내 말투가 나도 모르게 즐기는 듯한 어조로 나와버린 것이었다. 내 의도를 알아낸 것인지, 옆에서 트레모스가 눈에 힘을 더 주며 나를 째려보았고, 앞으로 있을 내 행동에 제지를 가해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의 즐거움을 모른척할 내가 아니었지... 녀석의 눈초리야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있으니...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이었다. "실프는 너무 약한 것 같구... 험험...실라이론~!" 이곳에 오기전에 4대 정령들과 계약을 맺은 나는 그들을 불러내는데 재미가 붙어서 , 아까부터 계속해서 그들을 번갈아 불러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실라이론! 저 사람이 의식을 잃으것 같아~ 시원한 바람좀 불어주지 않을래?" "예, 주인님" "좀 살살해~" 내 말에 얼핏 중년인의 고개가 위로 들리는 듯 했지만, 나는 애써 그 모습을 무시 하고는 실라이론의 움직임에 온 신경을 다 쏟아 부었다. 솨--아--아악! 역시, 바람의 상급 정령답게 실라이론이 내뿜은 바람은 꽤 커다란 압력으로 길드장 의 얼굴에 부딪혔다. "크...크윽..웁...웁.." 괴로워하는 길드장의 신음소리가 얼핏 들리는 것 같았지만, 내 눈에는 맡은바 소임 을 다 한 귀여운 실라이론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사실, 실프 초과, 즉 중급의 정령이 부는 바람으로도 길드장에는 충분한 고문의 역 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껏 상급 정령을 쓸 기회가 없었던 나는 길드장에게 다채로운 정령들의 묘기를 선보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흠~ 근데, 실라이론도 이제는 너무 식상하다~ 트레모스~! 다른 것으로 한번 해볼까? 아직 정시차리려면 멀은 것 같은데..." 이미 내 앞에 두 눈을 번쩍 뜨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길드 장의 노력은 대단했지만, 나는 일부러 그와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크윽...저...저..." 그리고 누군가의 작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지만, 나는 새로운 정령을 부를 생각 으로 그 소리를 쉽게 외면해 버렸다. '음... 이왕 부르는거, 가장 쎈 녀석을 불러볼까?' 이곳에 오기전 숲속에서 내가 얻은 가장 위의 계급은 최상급 정령들이었다. "히유-. 그만해라! 이제 지겹다!" 한숨을 푹 내 쉰 트레모스는 나를 밀치고는 두 눈에 눈물을 그렁거리며, 자신을 애 처롭게 쳐다보는 사내에게 다가갔다. "어딨냐?" "제가...크윽!" 찌릿! 고통에 겨운 듯 말을 멈췄던 길드장은 트레모스의 눈빛에 나를 힐끔 보더니 신음을 그대로 삼켜버렸다. "크로와 왕국..에 있..습니...다. 우-욱" "크로와 왕국? 거긴 왜?" "외..외교차라고...알고...윽..헙!" 겁을 만이 집어먹은 것인지, 내 이마에 주름이 생기는 것을 본 길드장은 헛바람을 들이키고 말았다. '크로와 왕국에 외교차 갔단 말이야? 흠... 그래서 없었던 것이었군? 이곳은 드루젤에게 맡기고 혼자 그곳으로 가다니.. 아리아가 원래 그런 인물이었던가?' "야, 뭐 더 알고 싶은거라도 있냐?" "으..응? 어! 언제 이곳을 떠났냐?" 나와 트레모스의 시선이 길드장을 향하자, 그는 다시 헛바람을 들이키고는 최대한 의 속도로 정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날 나는 녀석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여러것들에 대해서 질문을 해버렸다. 기왕 공짜인 것, 그냥 먹는 것 말고도 우려먹어야 할게 아니겠는가!! ---------------------------------------------------------------------- ^^ 어제까지 리넨과 트레모스가 많이 망가지고 있다는 소리를...2번 들었음당~ 근데...쓰다보니, 정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듯...T^T 카리스마는 물건너가버린듯해용...T^T 흑흑흑... 남은건 라이넌데...녀석도...믿을수가 없다는....흐윽! 암튼...앞으로는 좀 무게있어보이게...하도록 할려구여...^^;; 삐질~ (잘 될런지...무지 불안함~) ^^ 그럼 즐독 하세용~ 빠이루~ 제 목:<연금술사>-22-2 ─────────────────────────────── "저하, 오늘의 만찬은 괜찮았는지요" 단정한 외모에 편안한 말투로 이야기를 건낸 이는 바로 토이랄 백작가의 장남 글로 빈이었다. 시끄러운 파티를 피해 혼자 정원을 산책하던 라피에르는 홀 안에 있어야 할 글로빈 이 밖에 나와있는 것에 대해 조금 놀라워하는 중이었다. 드루젤의 반강제적인 말에 의해 억지로 이곳까지 떠밀려온 라피에르로서는 지금 한 창중인 건물안의 파티분위기가 거북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몰래 혼자 이곳까지 빠져나온 것인데, 갑자기 등장한 인물때문에 라피에르 는 신기한 눈으로 글로빈을 쳐다봐야만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신기한 눈을 한 것은 라피에르뿐만이 아니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건낸 글로빈이였지만, 속으로는 그도 꽤 놀라워 하고 있는지,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실 그는 파티도중 사라진 라피에르를 찾으러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그가 사 라진것도 그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글로빈은 라피에르가 아 닌, 다른 누군가를 찾기 위해 홀을 빠져나온 것 뿐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이곳에서 혼자 산책을 하는 라피에르를 보게 된 것이었고... "이곳까지 왠일이지?" 놀람도 잠시. 라피에르는 글로빈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차가운 말로 그의 질문 을 무시해 버렸다. "하.하.. 그게, 안에서 보니, 저하께서 보이시지 않아, 혹시 불편하신 거라도 있나 하고 찾으러 나온 것이었습니다." 부드럽게 흘러나온 말투! 예전의 라피에르였다면, 고개를 끄덕이게할 설득력이 담겨 있는 말투였다. 하지만, 이곳에 서 있는 라피에르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글로빈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기라도 한 듯, 그의 입에서는 차가운 한마디가 나올 뿐이었다. "난 거짓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 차가운 라피에르의 한마디에 글로빈의 얼굴은 눈에 띄게 당황해버리고 말았는데, 철저한 표정관리로 유명한 그의 아버지에게서 기술전수를 아직 다 받지 못한 모양 이었다. 라피에르는 자신의 산책을 방해받아서인지, 자기영역으로 들어온 글로빈을 째려보 기 시작했다. "죄..죄송합니다, 저하" 자신 때문에 라피에르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한거라 생각한 글로빈은 최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담아서 사과를 했다. 하지만, 라피에르는 그런 글로빈의 태도를 무시하고는 그 뒤쪽으로 시선을 옮겨버 렸다. "누군가를 찾으러 왔다면, 저 쪽으로 가라고!" 더 이상 자신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는지, 라피에르는 턱으로 글로빈의 뒤쪽 을 가리키고는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아니, 벗어나려했다. 조용한 산책을 찾으려했던 라피에르의 희망은 좀 전의 한마디로 인해 무산되어버리 고 말았던 것이었다. 부시럭! 좀 전의 한 마디가 조용했던 정원에 작은 인기척을 가져다 준 것이다. 글로빈 뒤에서 잔디가 밟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아리따운 아가씨가 걸어나와 라 피에르의 발길을 잡은 것이었다. "이런, 이런... 별로 보고싶지 않은 사람을 보게 만드시네요~ 저하?" 가냘픈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게, 그녀의 입에서는 조금 비꼬는 듯한 말투가 흘러나 왔다. "아..아르넨!" 당황한 글로빈의 목소리가 그녀의 입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라피에르에게 말을 걸었다. "저를 이 사람에게 넘기고, 혼자 빠져나가시려고 한 것인가요?" 그 말에 라피에르가 몸을 돌려 신경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여인을 쳐다보았다. 아름답게 풀어헤쳐진 긴 붉은 머리는 그녀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 같이 빛을 내고 있었다. 미인을 많이 봐온 라피에르도 솔직히 그녀의 모습에 찬탄을 금할 수 없을 지경이었 다. 하지만, 라피에르는 그 이상의 관심을 아르넨에게 주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글로빈, 네가 아는 여자인 것 같은데, 매우 건방지군! 다시 저런말투가 내 앞에서 흘러나오면 어떻게 되는지, 네가 교육을 좀 시키도록!" 라피에르는 그 둘의 모습을 한 번 째려보고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 매우 불쾌하다는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주며... 라피에르의 말에 찔끔한 것인지, 아르넨은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때에, 겨우 투덜거림을 내뱉을 수 있었다. "쳇! 지가 뭔데 잘난척이야? 뭐? 글로빈이 나를 교육시켜? 하-아! 하-아!" 말을 하다보니, 더 흥분한 듯, 아르넨은 글로빈을 째려보면서, 심호흡을 하기 시작 했다. 지금의 상태로는 주먹이 먼저 나갈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지, 주먹을 불끈 쥐 고 말이다. "아..아르넨?" 찌릿! 어느정도 흥분이 가라앉은 것 같아 말을 걸어본 것이었는데, 정 반대의 반응이 아 르넨에게서 나오자, 글로빈은 어찌할바를 모르며, 애꿎은 땅만을 쳐다볼 뿐이었다. 씩씩-! "야! 글로빈! 저 꼬마, 원래 성격이 저래?" "아르넨! 말버릇이 그게 뭐야? 누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아까의 말투도 누가 들으면, 안되는 그런 것이었지만, 지금의 것은 거의 사형감이 었다. 감히 저하께, 저런 말을 하다니! 하지만, 그런 글로빈의 말에도 아르넨은 눈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그래서? 듣고 싶으면, 들으라고 해! 쳇! 나도 대놓고 사람들 앞에서 그러진 않는다고! 너라면 또 모르지만~!" 만만한 상대임을 대놓고 말하고 있는 아르넨이었지만, 글로빈은 그 말에 감동같은 것을 한 모양으로 양 볼이 빨게지면서 눈동자가 풀리고 있었다. "야~! 착각은 자유라더니, 정말인가 보네?" 아르넨의 비꼬는 말이 계속 들려왔지만, 글로빈의 뇌에서는 받아들일 상태가 안된 모양이었다. 멍하게 아르넨만을 쳐다보는걸 보면 말이다. "그만 두자, 그만 둬~! 내가 너한테 뭘 바라겠냐? 이 진득이야~!" 말을하고 나서, 힐끔 글로빈을 쳐다본 아르넨이었지만, 혼자 무슨 상상을 하는 것 인지, 헤벌쭉 입술까지 벌어져 있는 상태인 글로빈을 보자, 아르넨은 고개를 가로 저어버렸다. "쯧쯧, 중증이었구나...쳇!" 아르넨은 글로빈과 상대하고 싶지 않았는지, 발걸음을 옮겨 그의 곁을 떠나갔다. "음... 이곳에 온 이유가 저한지, 뭔지 하는 녀석과 발좀 놓으려고 한 것이었는데. ..쳇! 물건너 갔군! 물건너 갔어! 이러면, 내가 이곳까지 온 보람이 없잖아~! 보.람.이! 그렇다고 내가 그 앞에 가서 뭐라 하기도 싫고!" 아르넨의 상술이라면, 상대가 누구이던간에 성공확률 99%였지만, 왠지 본능적으로 라피에르에게는 자신의 방법이 통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깨닳았기에 그녀의 입에 서는 부정적인 말이 흘러나왔다. "저 망할 글로빈 녀석의 얼굴까지 봐주면서 기회만 노리고 있었는데...쳇! 쳇! 쳇! 기왕 이곳까지 온 것, 이곳 지사에나 들려봐야겠군!" 투덜거림을 한참 하면서, 앞으로 걸어나가자 어느순간 저 멀리서 듣기 싫은 누군가 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르~~넨~~~!" "저게 언제, 정신을 차린 거지?" 뒤를 흘깃 쳐다본 아르넨은 점점 더 빠른 발걸음으로 그 자리를 피해버렸다. 도둑 길드장에게서 정보를 모두 수집한 후가 되자, 어느새 하루라는 시간이 흘러버 리고 말았다. 그의 부하들이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으면서, 재미 반, 호기심 반으로 질문을 한 것이 어느새 하루라는 시간을 흘러보낸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까지 된 것에는 길드장의 말을 좀더 빨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보조 작업(!)이 시간을 좀 많이 잡아먹은 이유도 있었다. "잘 정리했냐?" 귀찮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뒤처리를 하고 온 트레모스에게 말을 걸자, 녀석은 아 무렇지도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줬다. "한 두 번 해본 일도 아닌데, 뭐" "하.. 한 두 번 해본일이 아냐? 그럼, 자주 이랬다는...?" 황당해 하는 내 질문에 녀석의 표정이 왜 그리 놀라냐고 묻고 있었다. "너... 안에 들어가서, 어떤 방법으로 녀석들의 입을 막은 거야?" 난 호기심이 일었다. 자주 이런 행동을 하는 트레모스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마 치 처음보는 듯 우리를 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냥, 그들의 기억을 없앴을 뿐이야" "기..기억?" "그래! 우리들에 관한 모든 기억들!" "그...그렇다면, 네가 올때마다, 그들은 매번 그런 일을...당한다는?!!" 끄덕! 설마하는 대답이 녀석에게서 나오자, 나는 조금전 까지 길드장을 괴롭히는것에 재 미를 느꼈다는 사실에 온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매번 녀석에게 그런 일을 당하다니... 불쌍한 녀석들이군! 그런 일에 재미를 느끼 며, 계속 하는 트레모스도 정상인은 아니...자..잠깐! 내가...설마 저 녀석과 같은 부류가 된 것은 아니겠지?' 갑자기 나도 좀 전까지 녀석과 같이 그 일에 즐거움을 느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고 만 것이었다. '아냐..그럴 리가 없어! 난 단지, 정보를 얻기 위해... 음음...그리고, 정령들의 익숙하게 다루기 위해...' 속으로 변명 아닌, 변명을 해 보았지만, 왠지 설득력이 없는 것 같았다. "리넨! 너 이제 여기서이 일 다 끝냈지? 보아하니, 유투왕국의 왕비와 그 똘마니를 찾는 모양이던데..." "어? 어...그렇지... 그들을 찾아 온 것이었지..." "그럼, 이곳을 떠나도 되겠네?" 간만에 반가운 일인 듯, 트레모스의 얼굴이 환하게 변해버렸다. "너 그렇게 좋냐?" 녀석은 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계속 어울리지도 않는 웃음을 입가에 퍼트리고 있 었다. '녀석...' 하지만, 왠지 녀석의 얼굴에 계속 번져가는 미소를 없애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기고 만 나는 해서는 안되는 말을 내뱉어 버리고 말았다. "트레모스! 마지막으로 시내 구경 한 번만 더 하고 가자~!" "......" 내 말을 머릿속으로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듯 했지만, 그 후의 반응은 바로 즉각적으로 나와버렸다. "너! 죽고 싶냐?" 말뿐만이 아니었다. 녀석의 손에는 어느새 이곳이 유투시 안이라는 것도 잊어버렸 는지, 붉은 기운의 덩어리가 뭉쳐져 있었던 것이었다. 그때서야 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자..잠깐! 여긴 아직, 시 안이라고!!" 하지만, 녀석에게 내 말은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너 여기서 다시 한번 소란을 피우면, 사람들 이목 집중은 당연한 일이야!" 멈칫! '히유~ 이 말은 그래도 효과가 좀 있군..히유~'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나는 내쪽으로 달려드는 트레모스를 인식해야 만 했다. "이..이크!" "너 거기 안서! 잡히면 내 손에 죽을줄 알아!" "하하하하" 나는 지금 내가 매우 유치한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유투 시 안의 골목이란 골목은 다 돌아다니면서, 녀석과의 추격전을 즐기던 나는 속으로 이곳을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라이너와 라피에르... 라이너는 이곳에 없다고 했으니, 만나보는건 불가능하겠고... 라피에르는...' "다음에... 다음에 볼 수 있겠지..." 그렇게 마음의 정리를 다 해갈때쯤, 트레모스의 존재가 점점 내게 가까워져오고 있 었다. ----------------------------------------------------------------------- 제 목:<연금술사>-22-3 ──────────────────────────────────── "여긴 뭐하러 오자고 한거야?" 어투는 투덜거리는 거였지만, 목소리 주인의 눈빛은 신기함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웅성거리며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활기차 보이는 거리의 풍경이 그의 마음을 사로 잡은 듯 했다. "저하 기분전환도 시켜 드릴겸, 이곳을 찾은건데 마음에 안드시나요?" "음...뭐, 그럭저럭..." 리온은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라피에르에게 마음의 휴식을 주고 싶었던 차였다. 그 래서 선택한 방법이 바로 시내구경! 리넨의 실종 이후 성 밖을 한번도 나가본적이 없는 라피에르에게 리온은 한 템포 휴식을 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결정은 어느정도 들어맞았고... "이쪽으로 오시죠~" 오랜만에 보는 라피에르의 밝은 표정덕분인지, 리온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고 있 었다. 물론, 그의 말투도 평소보다 부드럽게 흘러나왔고... 옆에서 크릭이 어색하게 자리하고 있었지만, 리온은 그런 크릭을 무시하고는 밝은 표정으로 라피에르를 안내했다. 시끌벅적! 일년 내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을 꼽는다면, 단연 이곳 유투시가 일등으로 뽑힐 것이다. 이 말은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의 밀물과 썰물처럼 오고 가는 곳 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운이없게도 그런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트레모스와 술래잡기를 해야만 했다. 여기 저기 건물들 사이를 잽싸게 달려갔기에 내가 녀석에게 잡히지 않은 것이었지, 그렇지 않고 텅빈 벌판이었으면, 이미 잡히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야-! 나.. 그만 뛸테니, 너도 그만 해라-!" 숨이 팍팍 차오자, 나는 다시 녀석에게 휴전의 말을 건내고 말았다. 원래대로라면, 옛날에 발을 멈췄을 나였지만, 트레모스의 험악한 분위기 때문에 지 금까지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며,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네가 멈춘다면!" 하지만, 이번에는 녀석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는지,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내 의견 에 동의의 뜻을 내보였다. "저..정말이냐?" 뜻밖의 말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달리는 도중 뒤를 돌아보며, 트레모스의 표정 을 살펴보았다. 이건 무의식중에 나온 행동으로, 나도 내 고개가 뒤로 돌아갈 줄은 모르고 있었던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내 눈에 보인건 찌푸려진 트레모스의 얼굴! 그리고 걱정스러운 한마디였다 "야-! 조심해!" "응?" 신경을 온통 트레모스에게 빼앗긴 상태여서 그런지 나는 그가 왜 내게 조심하라고 하는지 쉽게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앞에 뭐가 있기라도 한건...이..이런!' 나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리자 마자, 뭔가 커다란 검은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얼핏 봐도 사람임을 알 수 있었지만, 이미 내 몸은 잠시 후 일어날 상황을 제어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평소의 몸놀림이라면, 충분히 눈앞의 사람을 피할 수 있는 나였지만, 지금은 몸에 가속도가 붙어있던 상태였기에, 자신의 몸에 대한 컨트롤이 떨어져있었던 것이었다 콰-당-! 우당탕탕-! 내가 미는 힘이 좀 컸던지, 나와 부딪힌 사람은 내 몸과 엉켜서 주변에 진열해 놓 은 물건들을 모두 뒤집어엎고 말았다. 웅성 웅성! '이..이런! 이거 뭐가 이리 많은 거야?' 다행히 내 몸위로 쏟아져 내린 것들은 고체의 물건들이라 쉽게 털어낼 수 있었지만 , 여기저기 긁힌 상처는 어쩔 수 없는 상태였다. "쳇! 무지하게 아프네!" 한참을 달려 피곤했던 터에 이런 모습으로 널부러져 버려서인지, 내 입에서는 거친 말이 터져 나왔다. "야-! 리넨! 너 괜찮냐?" 금속으로 만든 골동품들에 파뭍혀 있는 내게 트레모스가 히죽 웃으며, 안부를 물어 왔다. "몸이나 일으켜 줘라!" "훗-! 그러지!" 나 때문에 고생을 좀 했다고 생각하는지, 녀석은 내 모습에 꽤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쳇! 쳇! 쳇! 정말이지 이럴때는 녀석의 표정읽기가 너무 싫어!' 무의식중에 녀석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그 속뜻을 알아버린 나는 이런 내 능력이 싫 어지고 있었다. 툭툭-! 일어서서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이런 저런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는 곳을 보자 , 그곳에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은 소년이 보기 흉한 자세로 쓰러져 있는게 보였다. "크..크윽-!" 아름다운 금발의 머리카락이 소년의 얼굴을 덥고 있었지만, 나는 왠지 그 소년이 눈에 익었다. '저..저 꼬마, 어디서 많이 본듯한데? 흠.. 내가 아는 녀석인가?' "리넨! 이제 가야지?" "응? 그럴까?" 트레모스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서 사태를 지켜보던 가게 주인 아저씨 가 두 눈에 불을 켜고는 우리둘 사이로 들어와버렸다. "가긴 어딜가? 이 물건들은 배상해야지!!" 배가 볼록하게 나온 대머리 아저씨가 씩씩거리며, 주변에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가 리켰다. "아! 물건 배상... 물론 해 드려야지요~" 이 상황에서 그냥 내빼면, 좀 시끄러울 것 같아, 나는 사람좋은 미소를 한번 지어 보이고는 오른쪽 가죽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쓰러져 있는 소년 주위로 꽤 강해보이는 사람 두 명이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누구지?' 호기심에 나는 보석을 꺼내려던 손을 그대로 가방에 둔채 고개를 돌려서 소년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멋지게 차려입은 두 명의 청년이 서 있었는데, 모두 뛰어난 실력을 갖추 고 있는지, 그들의 몸에 꽤 많은 양의 마나가 모여 있는게 느껴졌다. '저.. 저들은!!' "야? 저들 꽤 강해보이는데?" 트레모스도 뭔가를 느꼈는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소년일행을 쳐다보고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덩치가 큰 사내가 쓰러져 있던 소년을 여러 철기 용품들 사이에서 끌어올렸다. 그의 손에 들어올려진 리넨은 약간의 타박상은 있는 것 같았지만, 그리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소년의 눈은 멍한 상태로 커다란 충격이라도 받은 듯 했다. "저..저건?!!"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던 나는 순간 헛바람을 들이키고 말았다. '라..라피에르다!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오랜만에 보는 동생의 모습에 나는 가슴이 뭉클해 지는걸 느껴야만 했다. 나중에 만날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보게 되다니... 하지만, 녀석은 나를 못알아보는 것 같았다. '아! 아직, 머리카락 색이 바뀌어 있는 상태였지?' 나는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옆에 있던 트레모스의 손을 잡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튀기 시작했다. "뛰엇--!!!" "야! 뭐..뭐하는 거야?" "어..야-! 너희들! 거기 안서?" 당황한 트레모스의 목소리와 상점 주인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오긴 했지만, 나는 그 런것들을 싹~ 무시하고는 계속해서 앞을 향해 뛰어갔다. 라피에르는 옆에서 투덜거리는 상점 주인에게 커다란 금화를 던져주고는 리온과 크 릭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건... 분명 형이었어! 머리카락 색이 틀리긴 했지만, 분명, 그건 형이었어!" 뭔가를 중얼거리던 라피에르는 결국 결론을 내리기라도 한 듯 두 눈에 가득했던 불 안을 모두 없애버리고 자리에서 일어서 먼 하늘을 쳐다보았다. "형이 정말 살아 있었던 거야! 형이...!" 하지만, 뭔가 다른 생각이 떠오르기라도 한 듯, 라피에르는 다시 시무룩한 표정으 로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근데, 형이 왜 나를 피한거지? 살아 있다면, 성으로 돌아오면... 호..혹시, 지금 왕좌에 앉아 있는 드루젤형 때문에?" 라피에르는 모르던 사실을 알기라도 한 듯,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리면서, 지금의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래! 지금 리넨형이 돌아오면, 문제가 생길지도 몰라! 그리고, 지금은 성에는 없 지만, 리넨 형의 존재자체를 거부할 두 명의 사람이 있으니... 그럼, 어쩌지?" 그는 리넨이 왜 자신의 앞에서 사라졌는지에 대한 결론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걸 막을 수 없었다.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그냥 가버리다니... 흥-! 하지만... 지금은 봐줄게! 지금뿐이야... 다음에는... 다음에는..." 갑자기 밀려오는 안타까움에 라피에르는 하늘을 쳐다보며 오른손으로 천천히 눈가 를 훔쳤다. 마치 강한 햇살을 가리기라도 하듯이...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리온과 크릭이 가쁜 숨을 내쉬며 라피에르의 곁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저하! 헉헉.." "음...그래, 혀..아니, 그 사람들은?" 라피에르는 그들 곁에 아무도 없음을 알고, 리넨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 다. 그들이 오기 전에, 리넨이 이들 손에 잡힐리 없다는 결론을 내린 후였지만, 그 래도 아쉬운건 어쩔수 없는지, 다시한번 확인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골목을 돌자마자,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쪽에서도 그런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크릭과 리온은 라피에르의 화난 목소리가 자신들에게 들릴꺼라는 생각을 믿어 의심 치 않았지만, 그들의 숙여진 머리 위로는 꽤 부드러운듯한 라피에르의 목소리가 들 릴 뿐이었다. "됐다! 어차피 만나게 되리라 생각지는 않았으니까..." 의외의 상황전개때문이었을까? 리온과 크릭은 놀란눈이 되어서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변한 라피에르의 심적 변화 때문에... 하지만, 그들은 곧 원래의 라피에르의 모습을 접해야만 했다. "그만 가지! 할 일이 많아!" "네?" "형을 불러오기 위해선 내가 성안에서 커다란 세력을 갖고 있어야 될꺼야! 그럴려 면, 할 일이 많지!" "......?" 아직까지도 라피에르의 말을 이해못한 리온과 크릭은 멀뚱멀뚱 제자리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입가에 편안한 미소까지 지어보이며, 행복해 하는 라피에르의 변화에 그들은 당황 하고 만 것이었다. "그만 가자! 뭘 꾸물거리고 있어?" "에...옛!" "가..갑니다!" ----------------------------------------------------------------------------- 흠... 꽤 많은 인물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렇게 안되네용? 흠흠흠... 어쩔수 없이 이번에 못나온 인물은 담에 나올수 밖에...홀홀~ ^^ 어쨌든, 둘이 만났습니다. 잠~깐~~~~~~~ 아~주 잠~깐이었지만용~~~홀홀~ 제 목:<연금술사>-22-4 ─────────────────────────────────── 내가 왜 라피에르에게서 몸을 돌렸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만나려고 했다면, 충분히 만날 수 있었을텐데... 항상 웃던 녀석의 얼굴이 어둡게 변한 것이 나때문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내가 녀석의 평화를 깰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나를 녀석과 만나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도 모르겠다. '그래도... 너무 바보 같았어... 녀석을 보자마자, 도망쳐 나오다니... 히유~' 혼자, 오늘 있었던 내 행동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을 때, 트레모스가 내 의견에 동 의하기라도 하듯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나를 탓하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바보도 너 같은 바보는 없겠다! 으이그! 운 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이 었군!" 지금까지 말 한마디 안하고, 무서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보던 트레모스가 드디어 입 을 열은 것이었다. 비록 그것이 나를 탓하는 투덜거림이긴 했지만... "야! 그래도 이건 그나마, 괜찮은 것 아니냐?" 내가 잘못한 것도 있고 해서, 조금은 녀석을 달래볼 생각으로 꺼낸 말이었는데, 나 는 곧 그런 말을 꺼낸 내 입을 탓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만 못 하다는 것을 말을 꺼낸 직후 바로 몸으로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찌릿-! "넌 몰라! 내가 왜 이곳에서 빨리 나가고 싶어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모 른다고! 젠장할!" "뭐야? 아르넨과 만난게 안좋은 일이라도 된다는 거야?" 혹시나 해서 물어본 말이었는데, 트레모스는 내 말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을 대신해 주었다. 그리고는 뭔가가 답답하기라도 한 것인지,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야? 왜그러는건데?" "됐다!" 트레모스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곧 구석으로 걸어가 다시 혼자 작은 목소리로 투덜 거리기 시작했다. 고개가지 무릎 사이에 넣고 중얼거리는 폼이 무슨 심각한 걱정이라도 있는 것 같은 모습이라 나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아르넨과 같이 가는게 그렇게 싫은건가?' 트레모스가 저렇게 불만에 차 있게 된 이유는 몇 시간 전, 아르넨을 만나고 부터였 다. 몇 시간 전... 트레모스의 손을 잡고 달리던 나는 눈앞의 모퉁이만 지나면, 바로 텔레포트를 할 예정이었었다. 왜냐하면, 뒤에서 쫒아오는 리온과 크릭을 느끼고 있었으므로... '젠장! 아까, 트레모스가 가자고 할 때 가는 거였는데...'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 라피에르를 만나게 상황에서 내가 취한 행동은 달 리는 것뿐이었다. "야! 대체 왜 이래?" 상황 정리가 덜 끝난 것인지, 트레모스는 내게 설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내게 이끌 려 갑자기 달리게 되었으니, 황당하기도 할 것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줄 여유가 없었다. "나중에!" 그때 나는 오직 눈앞의 모퉁이를 돌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으므로... 하지만, 모퉁이 뒤에는 내가 생각한 빈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공간은 있 었지만, 아무도 없어야 할 그곳에 누군가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 도 모퉁이 거의 끝 부분에서... 그래서 결국 나는 골목을 돌자마자, 그곳에 서 있는 누군가와 또 다른 충돌을 해야 만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아닌 트레모스가... 퍽-! 콰당-! "꺄-악!" "으-윽! 뭐야?" 잡고 있던 트레모스의 손이 떨어지면서 녀석은 주변에 있는 무언가를 치며 바닥에 쓰러졌는데, 아까 못지 않은 요란한 소리가 녀석 주변을 시끄럽게 하고 있었다. "트레모스! 빨리 일어나! 급하다고!" 하지만, 난 녀석의 안위를 걱정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뒤에서 쫒아올 사람들이 언 제 들이닥칠지 몰랐으므로... '젠장~! 여기서 텔레포트 할려고 했는데, 왜 이리 꼬여?' 그래서 결국 난 어서 이 자리를 떠나기 위해,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트레모스의 손을 잡아 당겼다. 그를 끌고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한 것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나가야 했던 내 몸 은 제자리에 머물뿐,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에 옷깃이 걸리 기라도 한 것처럼! "뭐야!" "뭐긴 뭐야? 사람을 넘어뜨렸으면, 배상을 해야 하는거 아냐? 이 옷이 얼마짜린데! " 뒤를 돌아본 나는 앙칼진 여자의 손에 잡힌 내 옷깃을 볼 수 있었다. 부잣집 여식인 듯,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고급스러운 느낌이 강하게 드는 여인이었 는데, 내가 보기에는 별다른 흠집은 없어 보였다. "배상은 무슨! 아무렇지도 않은데! 난 바쁘니까..." "잠깐! 너!" 촉박한 상황에서 계속 나를 잡는 여인에게 나는 결국 그녀를 밀칠 생각을 하고 말 았다. 하지만, 나는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좀 전의 내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그만 ,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녀의 오른손이 내 앞머리를 쓸어올렸던 것이었다. "어..어?"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나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만 뻐끔거리고 말 았다. 그녀가 내 앞머리를 헤칠 줄은 몰랐었기에... 멍한 내 시선에 들어온 그녀의 표정은 마치 나를 신기한 동물을 보는듯한 표정의 그것과 흡사했다. "뭐하는 짓이야?" 이런 당황한 내게 도움을 준 것은 트레모스였다. 녀석이 구세주처럼 등장해 그녀의 어깨를 잡아 뒤로 당겨버린 것이었다. "꺄-악! 뭐야?" 화가난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다시 골목 사이를 울려퍼졌는데, 그때 나는 순간 뭔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잉? 뭐가 친숙한 거지? 저 여자의 높은 고음이? 흠...' 미간에 주름이 생긴 그녀는 매우 불쾌한 듯, 트레모스의 두 눈을 째려보고는 뭐라 고 한마디를 하려고 했다. '저런, 이거 여기서 이럴 시간 없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뒤에 쫒아오고 있는 인물들과 마주칠 것 같았기에 나는 그 둘 사 에에 들어가 서로간에 오가는 눈빛을 차단해야만 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하지만, 우리는 바빠서 이만..." 난 그녀가 또 뭐라고 하기 전에 트레모스의 손을 잡고는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이런, 거의 다 왔잖아?' 골목 뒤로는 리온과 크릭의 기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안 나는 더 욱 급히 그녀에게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때 역시 나는 그녀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번엔 그녀가 내 옷깃을 다시 잡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단어 때문이었다. "리넨! 너 리넨 맞지?" 그녀의 말에 나는 가던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야만 했던 것이었다. "누..누구?"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거지? 내가 아는 사람인가?' 고개를 돌려본 그녀는 아름다운 붉은 생머리를 등뒤로 길게 풀어헤치고, 고급스러 워 보이는 은은한 푸른색의 고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가씨였을 뿐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중에 저런 인물은 없는데..?' 내가 의야한 듯 쳐다보고 있자, 그녀가 반가운 투로 얼굴 한가득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야! 나! 모르겠어?" '날 아는 사람인가?' "나, 아르넨이야! 아르넨!!"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반기듯 그녀는 활짝 핀 미소로 나를 반겨 주었다. "아..르넨? 네가 아르넨이야?" 약간은 지저분하면서, 활동하기 편한 옷을 입던 아르넨! 언제나 수다가 끊이질 않았던 그녀가 내 기억속의 아르넨이었는데, 지금의 저 모습 이란! 마치 어느 귀족집의 양녀로 들어가기라도 한 듯, 그녀의 모습은 180도 완전히 변해 버린 것이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부터, 거만한 몸짓! "너 아르넨 맞냐?" "응! 나야 나!" "근데...그 모습이..." 쉽게 믿지 못할 상황을 접했던 모양인지, 나는 순간 내가 어디론가 빨리 도망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다행인 것은 아르넨이 그 상황을 인식시켜줬지만... "흥! 여자의 변신을 우습게 보면, 안되는 거야~ 리넨! 그건 그렇고, 너 지금 어디로 급하게 가는 중 아니었냐?" "아! 맞다! 나 빨리 가 봐야해! 지금, 쫒기는 중이야!" "쫒겨?" 쉽게 이해를 못했는지, 아르넨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곧 모퉁이 뒤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발자국 소리를 듣더니 나와 옆에서 멍하니 있던 트레모스 를 잡고서는 보석 가계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어..어라? 건물 안으로 끌고 들어오면 어떻게 해?" 이런 곳에 숨어 있는 것으로, 리온과 크릭의 눈을 피할 수 없음을 안 나는 불안한 어조로 아르넨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르넨은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장난스러운 미소를 씨~익 지어보일 뿐이었 다. 그녀는 불안해하는 보석상 주인과 몇 마디를 나두더니, 곧 건물 안쪽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갔다. "걱정마!" 지금의 상황을 즐기는 듯한 아르넨에게 이끌려 간 곳은 가게 안쪽에 있는 여러 개 의 보석 진열장들이 있는 곳이었다. 사람 키 정도의 높이로 되어 있는 진열장들은 모두 나무로 된 것들이었는데, 겉에 는 유리로 되어 있어, 속의 보석들을 더 예쁘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여..여기에 숨으라는 거야, 지금?" 그냥 환하게 보이는 곳에 세워놓은 그녀의 행동에 나는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얼핏 뒤돌아 본 곳에서는 리온과 크릭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는데... "물론, 아니지~~! 내가 말한 것은 바로 이곳이야~! 짜잔~~" 효과음까지 넣으며, 아르넨은 진열장들 중 가장 볼품 없어 보이는 진열장 앞으로 가서 그 가구 밑의 틈 사이로 발을 살짝 집어넣어 보였다. '뭐 하는 거...어라?' 드르르르륵! 그녀의 간단한 동작에 눈앞에 있던 커다란 진열장이 옆으로 스르륵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여..여긴!" "그래! 바로 비밀 문이라는 것이지~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 저들은 내가 처리할테니!" "그..그래!" 나는 급히 옆에 있는 트레모스를 이끌고 그 진열장 안으로 들어갔다. ------------------------------------------------------------------------ ^^ 아르넨과 만났군요~~ 홀홀홀~~ 어째, 트레모스는 불만인듯~ 홀홀홀~ (왜 전 얘들이 괴로워 하는 것을 보면, 즐거운 걸까용? 홀홀홀~--> 호..혹시 XX기질이??) 험험...^^;; 삐질~ 제 목:<연금술사>-22-5 ────────────────────────────────── "트레모스?" 중얼 중얼 중얼... 트레모스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않은 채, 혼자만의 세계에 푸~욱 빠 져 있었다. '저 녀석 왜 저러는 거야?' 아르넨의 어깨를 뒤로 잡아 뺄때까지만 해도 기세가 등등했던 트레모스... 하지만, 아르넨의 째림을 한번 받고 나더니... 완전히 넉이 나간 듯 멍한 눈동자만 할 뿐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아르넨의 곁에는 죽어도 가기 싫어 했던 트레모스! 그녀의 목소리만으로도 경기 비슷한 것을 일으키던 녀석이었다. '흠...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인가?" 지금 트레모스와 나는 아르넨의 안내를 받아, 지금 편안한 의자에 앉아 있는 상태 였다. 물론, 트레모스의 경우 편안해 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르넨이 안내한 보석상은 알고보니, 예전 아르넨을 처음 만났던 장소에 있던 그 문제의 보석상이었다. 아르넨 왈. 지금은 이곳이 유투시에 있는 캬라반의 본점이라고 했다. 난 처음 그녀의 말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진열장 뒤로 돌아온 아르 넨의 안내를 받고는... 그 말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보석상! 하지만, 그 안에는 이 진열장 뒤와 같은 비밀 공간이 꽤 많이 자리해 있는 모양이 었다. 그녀가 이끈 곳으로 가면서 최소한, 두 군데는 더 그런 비밀의 문을 봤으니... 한쪽 벽에 위치한 난로도 역시 그 중 하나였는데, 그 비밀 문 뒤에는 길이가 족히 300m나 되는 것 같은 지하 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르넨이 말한 캬라반의 본점은 실상 보석상이 아닌, 그 뒤에 연결되어 있는 커다 란 저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지하동굴에 빽빽이 박혀 있는 마법 구를 보고, 캬라반의 재력에 다시 한번 놀랐는 데, 사실 그 놀라움은 지하 굴이 끝나는 곳에 도착했을 때의 놀라움과 비교해 볼 면 별것 아닌 것이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몇 번 반복하고 도착한 곳은 바로 어느 저택의 서재였는데, 그곳에는 서재의 책장이 비밀의 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천장까지 올라간 책들과, 고급스러워 보이는 카펫, 웅장한 느낌이 드는 가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화려함은 예전 왕궁의 아버지 서재와 견줄 만 한 것이었다. '우와-! 이 정도 화려함이라면, 아버지 서재보다 못하진 않겠는걸?' 이 방의 주인도 화려함을 어지간히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아르넨! 여기가 어디야?" 씨~익! 마치 그 말을 기다렸기라도 하듯, 아르넨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여긴, 캬라반 본점인 저택의 서재지~" "캬라반 본점? 그건 레지 산맥에 있는 것 아니었나?" "흠~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랬었지..." "그렇다는 것은?" 설마 하는 심정으로 물어본 것이었는데, 아르넨은 쉽게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맞아! 옮겼어, 유투시로~!" "왜?" 어둠속에서 지내던 캬라반에 양지로 나온것일까? 라는 의문에 나는 아르넨에게 질 문을 던지고 말았다. "그건... 좀 복잡하지만... 쉽게 말하면, 내가 그러고 싶었기 때문이야..." "......?" 이해할 수 없는 아르넨의 말에 나는 선뜻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아르넨의 마음대로 본점을 옮길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알기로 아르넨은 캬라반에서 일하는 일개 구성원일 뿐이었다. 물론, 그곳의 실질적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시르노에와 가깝게 지내긴 했지만... 하지만, 이렇게 본점을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인물은 확실히 아니었던 것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그런데도, 아르넨 마음대로 옮겼다는 것은?!!' "호..혹시, 너 시르노에와 결혼이라도 한 거냐?" 가능성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었기에 나는 아르넨에게 그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켁-!" 하지만, 대답 아닌, 대답은 트레모스가 대신해 주었다. "트레모스? 왜 그래?" 숨이라도 '턱'하니 막힌 것인지, 녀석은 가슴을 툭툭 치며, 숨을 들이마시기에 여 념이 없었다. "트레모스?" 등을 툭툭 몇 번 두드려 주자, 그제서야 손을 가로 저으며, 괜찮다는 싸인을 보내 왔다. '뭐, 먹은것도 없는데, 왜 저러지?' 나는 트레모스를 옆에 두고, 녀석 때문에 중단된 대화를 다시 이어갔다. "아르넨? 어떻게 된 것이지?" 아르넨도 내가 질문을 다시 하자, 기분나쁘다는 시선으로 트레모스를 쳐다보다가, 곧 고개를 다시 내쪽으로 돌려주었다. "응? 아! 그거... 사실, 시르노에와는 잘 안됐어..." "잘 안돼?" '그럼, 그렇지~ 시르노에가 너를 좀 피하고 다녔냐? 어라? 그럼, 이야기가 이상하잖아?!' 앞머리로 가려 내 얼굴을 볼 수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르넨은 내 표정을 읽기라 도 했는지, 아쉬운 어투로 내게 지금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너도 알다시피, 시르노에랑 나랑 약혼한 사이였잖니~" "케..켁켁!" 한참 분위기를 잡고 아르넨이 말을 꺼냈는데, 이번에도 역시 옆에서 조용히 있던 트레모스가 다시 잡음을 내며, 아르넨의 말을 끊어버렸다. "트레모스!" 내가 간신히 미소로 아르넨의 시선을 잡아두었지만, 아르넨은 그래도 기분 나쁘다 는 듯 트레모스를 향해 눈살 찌푸리는걸 잊지 않았다. "흥! 아무튼! 그런 사이였는데, 시르노에가 갑자기 실종되어버렸어..." "시..실종?" 난 너무 놀란 사실에 그만, 자리에서 일어서고 말았다. 내 첫 친구라 생각된 시르노에가 실종되었다니! "자세히 말해봐! 그게 어떻게 된거야?" "음... 사실, 시르노에가 사라지기 전에 내게 캬라반의 모든 것을 넘겨줬었거든?" "시르노에가?" "응..." 아픈 기억을 되살리기라도 하듯, 아르넨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매우 지친 얼굴을 하고서, 그가 하루는 나를 조용히 불렀었어... 그때가 캬라반을 어둠에 둘 것이냐? 빛에 둘 것이냐? 하는 문제로 우리 둘이 싸우 고 있었거든... 물론, 나는 빛으로 끌어내고 싶어했지만, 그는 그걸 반대했지... 이유가, 어둠속에서 성공해야 더 만족감이 든다나?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캬라반은 이미 어둠속에서 성공한 후였어~! 그래서 내가 그를 설득하고 있었었지..." "캬라반을 이곳으로 옮기자고?" "응~" "그리고? 그리고 어떻게 됐어?" "그리고... 그 날, 시르노에가 날 부른 날... 그가 내게 캬라반의 모든 것을 주었 어..." "설마, 그러고 그냥 사라진 것은 아니겠지?"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했지만... 나는 정말 아르넨이 고개를 끄덕일 줄은 몰랐었다. "시르노에는... 내게 쉬고 싶다고 했어... 그리고... 캬라반을 잘 이끌라고도 했구..." 아르넨은 마치 시르노에가 죽기라도 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그 뒤 어떻게 되었는데!" "사라졌어... 흔적도 없이... 평소대로라면, 사라진 시르노에라를 찾는건 쉬웠었을텐데... 이번엔 그가 사라진 이후... 곳곳이 뒤져봤는데도 그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어... 사라진 거야... 흑흑" 아르넨은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눈가에 맺힌 물기를 닦 아 내었다. '시르노에가 아르넨에게 모든걸 주고 사라졌다고? 이해할 수 없어! 녀석은 그럴 인물이 아닌데? 쉬고 싶다고 했다니!! 뭐가 그리 피곤하다고! 음...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는 건가?' 솔직히 나는 아르넨을 만나고 매우 반가워 했었다. 내 하나뿐인 친구, 시르노에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딨는 거냐? 시르노에?" 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돌리다, 옆의 트레모스를 볼 수 있었는데... 그 순가 나는 내 두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녀석은 뭔가 넘어올 것 같은 표정을 하고는 아르넨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두 손으로는 연신 자신의 팔을 빠른 속도로 쓰다듬으면서... "트레모스?" 녀석의 행동이 의야해서 한번 그를 불러봤지만, 그는 연신 아르넨의 슬퍼하는 모습 에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왜 저러는 거야?' -------------------------------------------------------------------------- 에휴~ 어째 이야기 전개가 느리네용? 음음음...T^T 어여 유투시를 빠져 나가야 하는데...에잉!!! 음...이번회는 거의 대화인듯...ㅋㅋㅋ 제 목:<연금술사>-22-6 ─────────────────────────────────── 그 날 나는 아르넨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아르넨이 운영하게된 이곳 캬라반은 지금 대륙 전체에 그 지점을 넓히고 있는 중이 라고 했다. 아르넨은 아직은 전 대륙의 소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머지 않아 그런 날이 올거라고 자신감에 찬 어조로 이야기를 건냈다. 아쉬운 대로 나는 그녀에게서 유투시에 관한 이야기를 제법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 는데, 도둑 길드에서 얻은 정보 못지 않게 그녀가 준 정보도 매우 자세한 것들이었 다. '역시 정보를 빨리 알아야, 장사가 되는 모양이군! 이정도면, 새롭게 도둑길드를 만들어도 될 것 같아~' "참, 리넨! 너 크로와 왕국으로 간다고 했지?" "응.. 왜?" "잘됐다! 그럼, 나랑 같이 가면 되겠네~ 나도 레지 산맥에 볼일이 있거든~" "너랑?" 순간 난 속으로 저 수다쟁이와 같이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아찔해 지는걸 느껴야만 했다. 겉으론 태연한 척 해 봤지만, 속으로는 매우 불안했었기에, 난 그녀의 제안을 거절 하려 했다. 그녀가 다음 말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응~ 지금, 성 밖에 꼬마 왕자 부하들이 너흴 찾는 모양이더라~ 아마, 너랑 그 녀 석이랑만 나간다면, 힘들껄?" "그..그들이?" "흠.. 내가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네가 꼬마 몸을 상하게 했다고 화가나서 그 부 하들이 찾는 거라더라구~ 호호호~ 너 그 꼬마가 왕자인줄 몰랐지? 호호호~ 내가 아니면,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꺼야~ 하지만, 내가 누구냐? 나랑 같이 가면, 아무 문제없지~"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짓는 아르넨을 보며, 나는 속에서부터 울어나오는 한숨을 참 을 수 없었다. "히유~" "다행이지? 호호호~ 음... 어차피 나도 이틀 후쯤에 출발하려고 했으니, 그동안 푹 쉬어~ 난 가서 여행 준비나 할테니깐~ 사람 불러줄게~" 내 한숨을 잘못 이해한 아르넨은 혼자 얼마 후 있을 여행을 생각하며, 서재를 나가 버렸다. "에휴~ 이대로 사라질 수도 없구... 할 수 없이 레지 산맥까지는 아르넨과 같이 가 야겠군..." 내가 마법을 할 줄 모르는 아르넨이었다. 그녀 앞에서 마법을 써서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나는 그냥, 그녀의 수다 를 참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터였다. 하지만, 트레모스는 그러고 싶지 않았나 보다. "안돼---에!!!" 조용히 혼자 중얼거림에 빠져 있던 트레모스가 내 말을 들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커다란 소리로 내 의견에 반대를 표해왔다. "트..트레모스?" "안돼! 절대 안돼는 일이야! 지금 당장, 이곳을 나가자구!!! 어서 가자!" 녀석은 무엇이 그리도 불안한지, 두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리며, 창백한 표정으로 내 두 손을 잡아 버렸다. "야-! 너 왜그래?" "리넨! 가자! 빨리 여길 나가자구---!!" 녀석이 아르넨을 꺼려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격한 반응이 나올 줄 은 몰랐기에 나는 잠시 녀석의 행동에 멍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쫒기는 사람 같잖아?' 지금까지, 무서울게 없어보이던 트레모스였다. 단지, 유투시에서 누군가와 만나기를 꺼려했던것만 빼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던 트레모스였다. 그런데, 아르넨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거의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 해버린 것이었다. '호..혹시 아르넨이 트레모스가 만나고 싶지 않았던 인물인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었지만, 가능성이 없음에 난 곧 고개를 가로 저어버렸다. '음... 아르넨은 트레모스를 모르는 것 같았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기에 나는 더 이상 그 일에 대한 생각은 안하기로 했다. "리넨! 가자구!!" "잠깐만! 잠깐만 나좀 봐라!" 나는 이미 아르넨과 같이 가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였기에, 눈 앞의 트레모스를 설 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 "너 아르넨이 무섭니?" "그..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그렇지? 흠... 근데, 지금 네 행동은 꼭 그런 것 같단 말야~ 히유~" "...... 아..아냐!" "그래, 아무래도 내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근데, 너 왜 여길 빨리 나가자는 거야? 그냥 아르넨이랑 편하게 마차타고 레지산맥 까지 가도 되지 않아?" "......" 내 말을 듣던 녀석은 아까의 불안했던 모습을 서서히 없애고 있었다. "어차피 너는 유투시만 빨리 빠져나가면 된다고 했잖아~ 그것말고는 급한 일도 없으면서, 텔레포트는 무슨~!" "음..." "그렇지? 서둘러서 갈 필요는 없잖아! 너도 여행하러 나랑 같이 다니는 거잖아! 경험이란 많을수록 좋은것이니, 아르넨과 같이 가도 무방할 것 같은데..." 어느정도 내 말에 녀석이 넘어오는 것 같자, 내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드리워지 고 있었다. "음... 그건 그래... 내가 단지 이곳을 빨리 가자고 한 것은, 네가 아리아 라는 인 물에게 빨리 가고자 하는 줄 알고 그랬지...험험" 녀석은 아까의 당황했던 모습은 한적도 없는 것처럼, 무게를 한껏 잡고는 내게 말 을 건냈다. '그건 알고 있어... 하지만, 그녀가 출발한 날짜가 얼마 안된 것을 보면, 크로와 왕국까지 가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어차피 그녀의 목적지는 크로와 왕국이니... 아르넨과 레지 산맥까지 같이 가고, 그 뒤로 크로와 까지 빨리 간다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꺼야!' 중간 어디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으므로, 나는 그녀를 크로와 왕 국에서 보기로 마음먹었던 터였다. 그러니, 시간에 쫒기는 그런 일은 없는 것이었고... "생각해 줘서 고맙다!" "험험..." 내 말에 녀석은 고개를 거만하게 끄덕이더니, 다시 뭔가를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중얼 중얼~ '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아까부터 뭔가를 혼자 중얼거리는 녀석의 행동에 호기심이 생긴 나는 결국 마법을 쓰고 말았다. '클래어로디언스(Clairaudience)!' 청력을 높인 나는 간간히 들려오는 녀석의 말을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결국 이해하지 못하고 말았다. "내가 너무 날카로웠어... 인식할 필요가 없었는... 난...시작 한거야! ... 내가 아는 사람은.... 뿐이야... 난 아무도...못해..." 중얼 중얼... 똑똑! 내가 귀를 점점 트레모스 곁으로 기울이고 있을 때,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예쁘장 하게 생긴 여자가 들어와 내 행동에 제제를 가해왔다. "주인님께서 손님들을 안내하라고 하셨습니다." 깍듯한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인 그녀는 아르넨이 보낸 사람인 모양이었다. '음... 대체 트레모스는 왜 저러는 거야?' 결국 나는 그녀의 해방으로 녀석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했지만, 끝까지 들었다 해 도 결국 이해하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 일을 위안 삼았다. 나와 트레모스는 그 후 캬라반 대 저택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아르넨의 배려인지, 우리들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지만, 그 인물들 중 아르넨에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었다. 뭐가 그리 할 일이 많은지, 연신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이었다. 결국 나야 그 일로 더욱 편안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트레모스도 나름대로 편히 쉬었는지, 이곳에 처음 왔을때의 창백한 안색은 찾아보 기 어려워져 있었다. 가끔, 저택 안을 안내해 주는 아가씨가 없어서, 조금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트레 모스의 안내로 그런 불편도 거의 없었다. '저 녀석의 정체는 과연 뭐지? 못하는게 없다더니... 처음 와본 길도 척척 아내하네?' 지금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이었지만, 녀석은 자신의 천재적인 방향감각을 내세워 내 질문을 봉쇄해 버렸기 때문에, 그 이유는 지금도 알 수 없었다. "리넨! 어디에 탈꺼야?" 멍하니 트레모스를 쳐다보던 나는 아르넨의 질문에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응?" 고개를 돌려 아르넨을 쳐다보자, 편안한 방석이 깔려있는 마차와, 윤기가 흐르는 검은색 말이 눈에 들어왔다. 말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몸을 마차 위에 실었다. "트레모스, 넌 어떻게 갈꺼야?" 속으로 내심 난 그가 아르넨과 마주보고 싶어하지 않아 말을 탈 줄 알았었다. 하지 만, 그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를 따라 문이 열려 있는 마차 안으로 몸을 실어 버리는게 아니겠는가! '저번에 내가 뭐라고 한 것 때문에 이러는 건가?' 피식 웃음이 나오긴 했지만, 아르넨이 마지막으로 마차 위로 올라오면서, 그 웃음 은 지워져 버렸다. '서..설마 했지만... 같이 타고 가는군! 에휴~' 아르넨의 수다를 들을 생각에 입가에 있었던 웃음은 그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었다.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아..아냐! 그냥, 너와 또 레지 산맥으로 가니깐 감회가 새로워서!" "그렇지? 호호호~ 나도 그래~ 너랑은 인연인가 보다~" 그렇게 레지 산맥으로의 여행은 아르넨의 수다로 시작되었다. --------------------------------------------------------------------------- 히유~ 드뎌, 떠나네용~ ^^ 연참임당~~~T^T 감격~~ (기억도 안나네용~ 언제 연참을 했었는지...ㅋㅋ) ^^ 기분은 좋군요~~ 홀홀~ 그럼, 즐독 하시구여~ 좋은 하루 되세용~ 냥냥~ 제 목: <연금술사>-23-1 ──────────────────────────────────── 몇 시간... 단지, 마차를 타고 길을 떠난지 몇 시간이 되었을 뿐이었다. 중간에 유투 시를 빠 져나가는 관문을 제외하고는 아무 저지도 없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몇 시간이 내게는 며칠과 같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수다 때문이겠지?' 이건 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 자연 내 얼굴의 표정은 어색한 웃음으로 가득 찰 수 밖에 없었다. 한숨을 내쉬다 옆을 힐끗 보니, 태연한 자세로 앉아 있는 트레모스가 보였다. 여유 로움까지 느껴지는 녀석의 모습에서 나는 의야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녀석 귀에는 아르넨의 수다가 들리지 않는건가? 저 모습은 마치 달관한 것 같잖아!' 마차를 탄 이후 어느 정도까지는 아르넨이 트레모스에게 아니꼬운 투로 말을 건내 긴 했지만, 녀석이 시종일관 그녀의 말을 무시하면서 창밖만을 바라보자, 아르넨도 결국은 트레모스를 무시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나한테만 집중적으로 말을 거는 걸 보면... '왜 나한테만 저러는 건데?' "하.하.하..." 무시하자니, 그 뒤에 있을 보복이 두려고... 이야기를 다 듣자니, 머리가 아프고...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그냥 눈치껏 아르넨의 말에 장단을 맞추며, 지금의 분위 기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아르넨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그런걸 듣고 있다간 내 머리가 언제 폭발할지 몰랐기에... 처음에는 멋모르고 들어주었는데, 그 내용이 모두 자신이 잘났다는 것이었기에, 나 는 그만 그녀의 이야기로부터 관심을 꺼버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압권인 것은 그녀가 좋다고 쫓아다니는 남자가 한둘이 아니 라는 말과 그들 중 끈질기게 자신의 집까지 찾아와 귀찮게 하는 이가 있다는 말이 었다. '설..마...!' 그 말을 들은 이후 나는 가끔 가다가 싱겁게 웃어 보이며 그녀의 말에 장단을 맞출 뿐, 더 이상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피곤하군...' 레지 산맥으로 가는 두 번째 여행... 아르넨의 말에 따르면 크로와 왕국으로 가는 길은 이미 계통이 되어 있는 상태라고 했다. 캬라반과 토이랄 백작가가 힘을 합쳤기에 이런 단기간 내에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는데, 아르넨이 주장하기는 캬라반이 모든 것을 다 한 것이라 했다. '둘 다 레지 산맥에 길을 뚫을 능력은 되었지... 문제는 시간이었을 뿐!' 레지산맥 내부에 위치해 있던 캬라반이었기에, 길을 뚫는데 많은 이점을 갖고 있었 던 것은 확실해 보였었다. '토이랄 백작가의 인맥도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장점이 있지!' 어쨌든 그 둘이 손을 잡았으니 지금의 레지 산맥에 이런 길이 만들어진 것은 당연 한 결과인 것이었다. 크로와 왕국과의 길이 개통되자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그것 은 제 2의 유투시가 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 했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예전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는군...' 예전에는 우리 일행만이 이 길을 지나갔었는데, 지금은 심심하지 않게 무거워 보이 는 짐 보따리를 싣고 있는 마차가 꽤 많이 보인 것이었다. "사람들이 꽤 많네?" 무의식중에 나온 말이었지만, 아르넨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수다를 이어나갈 소 재를 놓칠 아르넨이 아니었던 것이다. "호호호~ 그렇지? 이게 다 내 업적 아니겠니? 지금 이곳은 활발한 무역 길로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 는 거야~" 자랑스러움이 한껏 배어있는 목소리에 나는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저럴 때는 상인 같아 보이는데... 쿠쿡' "아! 근데, 산맥 안쪽에 꽤 많은 몬스터들이 있지 않았나?" 예전에 산맥 안에서 느꼈던 수많은 몬스터들이 갑자기 떠올라 던진 질문이었다. "음... 사실 그게 문제야! 그놈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데... 용병들이 모자라서 조금 고생을 하고 있지... 하지만! 그래도 다 내 덕에 그리 심한 편은 아니야~!" 약간은 과대망상 증상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는 아르넨이었지만, 나는 그녀의 목소 리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아르넨이라면, 그 문제를 해결했을 것 같았던 것이었다. '보기엔 저래도, 능력은 있는 것 같으니까!' 이런 생각을 증명해 주기라도 하듯 아르넨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너, 캬라반으로 가는 길에 놓여있던, 드래곤 비늘 알지?" 끄덕 "사실 내가 그걸 좀 이용했어~" 자랑스럽다는 그녀의 말에 내 옆에서 창밖의 풍경 감상에 여념이 없던 트레모스가 갑자기 고개를 바람소리가 날 정도로 휙! 돌려버렸다. "좀 전에 드래곤의 비늘이라고 했냐?" 왠지 살기가 느껴지는 녀석의 말에 나는 잠깐 움찔거려야만 했다. '쟤.. 왜 저래?'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르넨 얼굴도 안보려고 했던 트레모스였는데, 지금은 그런 기 억은 전혀 없는 듯 아르넨을 무섭게 째려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르넨도 그런 트레모스의 말에 나 못지 않게 몸을 움찔거렸지만, 그래도 잘 나가 는 상인임은 이지 않았는지 당당한 태도로 트레모스의 말을 받았다. "으..응! 비늘이라고 했다, 왜?" "그걸 어떻게 했다고?" 트레모스의 목소리는 나직하면서도 조용했지만, 아르넨에게서 대답을 요구하는 힘 을 갖고 있었나 보다. "그..그걸 찾아서 좀 더 넓은 거리에 분포시켰을 뿐이야" "넓은 거리?" "그러니까 중간 휴게실 같은 곳을 만들어, 그곳에 그 비늘을 놓아뒀다는 것이지.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닌..." 말이 술술 나오자 자신감을 다시 찾았는지, 아르넨의 얼굴에는 아까 보였던 긴장감 이 사라지고 없었다. "트레모스, 너 왜 그러는데?" 나는 녀석에게 질문을 해 놓고도 녀석의 분위기에 가슴을 조릴 수 밖에 없었다. '저 녀석 왠지 모르겠지만, 화가 많이 나 있는 걸? 조금만 잘못 건드리면, 폭발할 것처럼...' 눈앞의 아르넨은 그것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내 감각은 트레모스의 감정 을 너무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조심스럽게 쳐다본 녀석의 표정은 분노에서 황당, 그리고 체념으로 바뀌어갔다. "트레모스?" "됐다! 하던 일 계속 해라!" 녀석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몇 번 가로 저으며, 우리 둘을 무시해 버렸다. '드래곤 비늘에 왜 저렇게 민감한 반응을 하는 거야? 음... 이상해! 보통 사람이라면, 드래곤 비늘이라는 말에 호기심을 보여왔을텐데 녀석은 그러지 않고 화를 냈단 말야? 흠흠흠... 화를 낸 것이 그것을 파냈기 때문이란 말인가?' 뭔가 흩어져 있던 퍼즐이 맞춰지기라도 하듯 머릿속에 들어가 있던 기억의 파편들 이 하나씩 제 짝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넨... 리넨!" "어?? 왜?" "뭘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조금은 화가 난 듯한 아르넨의 말에 나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한번 보여 주었 다. "흥! 그럼, 다시 얘기해야 되잖아! 어디까지 했더라?" 아르넨은 좀 전에 했던 말을 생각하는 듯 고운 이마를 찡그리고 있었다. '하.하.하...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물론 이런 생각은 속으로만 할 뿐, 겉으론 꺼내보지도 못했다. '에휴~ 나도 트레모스처럼 한가하게 창밖이나 봤으면...' 부러운 눈빛으로 녀석의 등을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내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한 것인지, 녀석의 입에서 나직한 말이 흘러나왔다. "조금 있으면, 단조로운 풍경이 바뀌겠군..." "단조로운 풍경이 바뀐다고?" 처음에는 녀석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잠시 후 희미하게 들려오 는 금속 소리에, 나는 어렵지 않게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흠... 불청객인가?' 눈을 감고 느낀 것은 바로, 꽤 많은 생명체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는 정보였 다. '말을 탄 사람도 있네?' 평소의 나라면, 그런 불청객의 등장에 눈살을 찌푸렸을 테지만, 지금은 그것이 아 르넨의 수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으므로 그런 찌푸림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는 힐끔 아르넨을 쳐다봤지만, 그녀는 아직 불청객의 등장을 모르 고 있었는지 뭔가를 계속 생각하는 눈치였다. '아까 하다 끊어진 말을 생각하기라도 하는 거야? 끈질기군...' "트레모스! 어떻게 할꺼야?" 나는 다시 시선을 돌려, 내게 등을 보이며 창가에 몸을 기대고 있는 녀석에게 질문 을 던져보았다. "심심하던 차에 잘됐지 뭐" '흠... 하긴, 여기 모여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으니, 굳이 우 리가 나설 필요까지는 없겠지~' 잠시 후, 아르넨이 이야기 소재를 찾아냈는지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정말 시간을 맞추기라도 한 것인지, 바로 그때 마차 밖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몬스터다!" 차-앙! 차-앙! 여기저기서 검을 뽑아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요란한 금속소리가 들려오기 시 작했다. "모..몬스터?" 시끄러운 소리에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것인지, 아르넨은 인상을 찌푸리며 트레 모스가 기대고 있는 창가로 다가갔다. "뭐야? 저것들은!" 화가난 듯한 표정의 아르넨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창 밖으로 보이는 상황을 정리하 는 것 같았다. 나도 그 틈을 타, 트레모스 곁으로 몸을 이동해 밖의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창 밖 에는 십여 마리는 족히 되어보이는 오크들이 말을 탄 기사를 공격하고 있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은 사내는 꽤 오랫동안 녀석들에게 쫓기고 있었는지, 온 몸에 꽤 많은 상처를 달고 있었다. "이런, 저 녀석이 오크들을 데려왔네?" 나와는 별 상관없는 상황이었으므로, 내 입에서는 방관적인 어투의 말이 흘러나왔 다. 트레모스도 나와 같은 태도를 유지하며, 흥미로운 눈빛으로 밖의 상황을 지켜봤지 만, 오직 한 사람! 아르넨만이 그 상황에 온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저..저건!" 그녀의 성격으로 봐서, 몇 마리 정도의 오크들 때문에 이런 반응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었다. 호기심에 그녀의 눈을 따라간 나는 그녀가 말위에 앉아 있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다 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누군데, 저렇게 쳐다보는 거지?' "제..젠장! 저 녀석이 어떻게 알고 여길 온거야?" "아르넨! 아는 녀석이야?" 그녀의 말투로 보아, 분명 말 위에 앉아 있는 사람은 그녀가 아는 사람이었다. 하 지만, 내 질문에 고개를 세차게 가로젓는 아르넨은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저러는 것이었을까? ---------------------------------------------------------------------------- 히유~ 이번것은 속도가 안붙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는... ^^;; 삐질~ 아! 트레모스의 태도땜에 말이 많네요...T^T 푼수 같다는...흑흑흑... 역쉬... 녀석에게 카리스마는 무리였나 봐여...흑흑... 하지만! 그건, 리넨 앞에서만 임당~ 리넨의 앞에서만... (과..과연...) ㅋㅋㅋㅋ 그럼, 즐독~ 제 목:<연금술사>-23-2 ────────────────────────────────── "죽어-!" 두 눈에 투지를 불태우며 검을 휘두르고 있는 이는 바로 이곳으로 몬스터들을 끌고 온 사내였다. 단단해 보이는 갑옷을 입고 있는 사내는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역했지만, 도움을 받 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인지 두 눈엔 생기가 돌고 있었다. 쉬-익! 사내는 오크가 휘두르는 몽둥이를 보고 몸을 재빠르게 숙이면서 그것을 어렵지 않 게 피해버렸다. 그리고 그는 공격 실패 후 생겨난 빈틈을 향해 구부린 몸을 피면서 손에 들려 있는 검을 오크의 몸에 있는 힘껏 박아 넣어버렸다. 그의 움직임은 꽤 능숙해, 이곳에 오는 동안 오크와 많은 격전을 해본 사람인 것 같았다. "크-아-악!" 살이 찢어지는 소리가 오크의 비명소리에 파묻혀지는 순간 그의 검이 오크의 반때 쪽 옆구리에서 튀어나왔다. 기술이 좋은 것인지 그는 어렵지 않게 오크의 몸에 자 신의 검을 찔러 넣은 것이었다. 그로 인해 뾰족해 보이는 검날이 붉은 액체들을 땅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음산한 소리를 냈는데, 그것은 마차안에 있는 내게 전투의 상 황을 실감나게 전해주었다. 샤-악! 사내의 검이 오크의 몸에서 빠져나오자, 콰-당! 하는 소리와 함께 오크의 몸이 바 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 겨우 한 마리를 쓰러뜨렸을 뿐이었다. 사내는 재빠르게 검을 치켜든 후, 자신에게 달려드는 오크를 향해 피묻은 검을 휘 두르기 시작했다. 챙-! 탁탁-! 여기 저기서 무기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소리도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흠... 저 남자 꽤 잘 싸우는데?' 기본기가 잡혀 있는 듯, 사내의 움직임은 꽤 깨끗한 편이었다. 물론, 내가 봐온 사 람들 중에서는 가장 못하는 편이었지만... 하지만, 저런 무거운 갑옷을 입고 빠르게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기초 체력 은 되어 있다는 소리였다. '누군데, 저렇게 중무장을 하고 혼자 이곳에 나타난 걸까?' 힐끔 아르넨을 쳐다보았지만, 사내의 존재를 본 이후, 바로 구석에서 머리를 싸매 고 있었기에 그녀의 표정은 살펴볼 수 없었다. '분명, 아르넨이 아는 사람인 것 같은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밖의 소란은 잠잠해지고 말았다. 보통 이 정도 의 몬스터들이 쳐들어오게 되면, 꽤 커다란 타격을 입어야 정상인 것 같았지만, 아 르넨과 그가 고용한 사람들에게는 전혀 그런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었다. 숨을 몰아쉬고 있긴 했지만, 몸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드물었던 것이었다. 그에 반해, 바닥에는 흥건한 피를 흘린 오크들이 널부러져 있어 나와 함께 가고 있 는 사람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반증해 주고 있었다. '몇 명 안되는 사람들인데도... 빠른 시간 안에 처리했네?' 나는 오크들을 처리하는 고용인들의 실력에 아르넨이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는 지를 다시 생각해 봐야만 했다. 그때 얼핏 밖을 보니, 갑옷을 입은 사내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게 눈에 들 어왔다. '어라? 사람들과 안면이라도 있는 건가?' 아르넨만 알고 있었던 게 아니었는지,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이었다 "아르넨, 아까 그 말타고 온 사람이 이쪽으로 오는데?" 움찔! 과민 반응을 보이는 아르넨을 보며, 나는 조금 의야해 할 수밖에 없었다. '아르넨에게도 천적이 있었던 건가?'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구경거리가 떨어진 트레모 스가 뭘 하는지 보기 위해 창가쪽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녀석은 아까보다 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아르넨을 쳐다보는 것이었다. '어라? 저 녀석 아르넨 보기를 매우 싫어하지 않았었나?' 그의 표정은 마치 아르넨의 불안한 모습에 흥미가 생긴 것 같았다. 내가 그 둘을 번갈아 보고 있을 때였다. 다다다다다닥! 덜컹-! 요란한 소리와 함께 마차의 문이 열리더니, 아까 밖에서 갑옷을 입고 있던 사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르...아! 손님이 있었군요" 아르넨 이외의 존재를 발견했기 때문인지, 사내의 말투는 조심스럽게 변해 있었다. 검붉은 머리의 사내는 좀 전의 전투로 인해 굵직한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지만, 전 혀 힘들지 않은지 밝은 미소로 나와 아르넨을 쳐다보았다. '저..저 녀석은!' 녀석의 등장에 나는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말았다. 이런 곳에서 내가 아는 사람 을 만날줄은 몰랐었기에... "안녕하십니까, 저는 글로빈 드 토이랄 이라고 합니다. 아르넨의 친구지요" 자랑스럽게 자신의 소개를 마친 글로빈! 하지만, 그의 소개에 마차 안은 그야말로 쥐죽은듯이 조용해지고 말았다. 아르넨은 포기의 심정으로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고, 나는 글로빈의 갑작스러운 등 장에 잠시 정신이 나가있었던 것 뿐이었다. 옆의 트레모스는 누가 들어오던지 관심 이 없었던 것 같았고... 이렇게 주위의 반응이 썰렁해지자, 글로빈은 적지 않게 당황하는 것 같았다. "저..." "아! 죄송합니다. 인사가 늦었군요. 저는 리넨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제 친구인 트 레모스이고요" 나는 씨~익 웃어보이며, 뒤늦게 글로빈을 환영해 주었다. 내가 이 마차의 주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시하는 것 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았기 때문에... "아! 그러셨군요? 그런데..." 내 대답에 글로빈은 왜 나와 트레모스가 아르넨과 같은 마차에 타고 있는지 궁금했 던 모양이었다. 빙 둘러서 뭔가를 물어보려는 듯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글로빈!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온거야?" 다시 본래의 성격을 되찾았는지, 아르넨의 톡쏘는 말이 내게 질문을 하려던 글로빈 의 시선을 잡아끌어 버렸다. "아... 그게... 네가 혼자 레지 산맥으로 간다길래..." "흥! 그래? 누구지?" "뭐가?" "내가 저택을 떠났다는걸 누가 말해줬냐구!!" "......!" 글로빈을 다그치던 아르넨은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어버린 녀석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에휴~ 됐다 됐어! 그건 다음에 내가 돌아가서 추궁하면 되니까, 그만하지! 그건 그렇고, 여긴 무슨 일이야?" "...네가 위험할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온거야..." 내가 알고 있던 어렸을적의 글로빈은, 꽤 자신감이 넘치고 권위적인 느낌의 사람이 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아르넨 앞에서 보여지고 있는 글로빈의 모습은! '아르넨이 사람 여럿을 버려놓은 듯 하군... 쩝' 고분고분한 태도와 말투로 보아, 아마도 저 녀석은 아르넨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 았다. '믿을 수 없군... 믿을 수 없어! 서로 피하려고 하는 아르넨인데... 녀석은 직접 쫓아오기까지 하다니!' 아르넨이 아름답고, 능력이 뛰어난건 인정하는 사항이지만... 그녀의 수다가 그 모 든 장점들을 없애버리고도 남을 정도였기에 나는 글로빈의 태도에 이해가 잘 안간 것이었다. '이러면, 아까 아르넨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건가?' 나는 아르넨을 좋다고 하는 사람이 꽤 있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상황을 재미 있게 쳐다봐 주었다. "도와주긴 뭘 도와줘! 네가 몬스터들을 데리고 왔잖아! 흥! 너 때문에 오히려 피해 만 늘었다고!" "아... 미안해..." 고양이 앞의 쥐처럼 글로빈은 바로 고개를 숙여버리고 말았다. "쳇! 됐어! 알았으면, 그만 가봐! 너 없어도 같이 가줄 사람이 있으니까, 내 신변 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구-!" 그녀의 말에 글로빈은 경계의 눈빛으로 나와 트레모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네가 말하는 사람들이 저 사람들은 아니겠지?" 아까의 사람 좋던 미소는 어디로 간 것일까? 갑작스럽게 돌변한 글로빈의 태도에 나는 두 눈을 깜박거릴 수밖에 없었다. "뭔가 오해를 한 모양인데, 우리는 단지 아르넨과 같이..." "아.르.넨? 좀 전에 아르넨이라고 했소?" '헉!' 갑자기 살벌한 기운을 뿜어내는 글로빈의 태도에 나는 입을 뻐끔거리며, 상황을 이 해하려고 애를 써야만 했다. '저..저녀석 왜 저러는거야?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거야? 왜 저런 살벌한 기운을 !' 내가 잠시 녀석의 태도에 당황하고 있을 때, 갑자기 글로빈의 눈빛이 주춤거리는게 보였다. 마치 무언가에 겁을 먹은 것 같았는데... 이상함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고서야 겨우 글로빈이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다. '트레모스 녀석! 눈에 잔뜩 힘을 주고 눈싸움이라도 하나?' "그만! 그만들 하라고! 글로빈! 여기 리넨은 내 친구야, 물론 그 뒤의 녀석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고! 그러니 그가 내게 이름을 부르는건 당연한 일이라고!" 아르넨의 개입으로 그 둘의 눈싸움은 정지되고 말았다. "하지만..." "글로빈! 내게 친구가 너밖에 없다고 한 기억은 없는데?" "......!" 그 말을 끝으로 녀석은 다시 고양의 앞의 쥐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만 가보라는 아르넨의 말에 글로빈은 굳은 의지를 내보이며 힘차게 그녀 의 말에 반대의견을 표명해왔다. "같은 친구라며, 왜 나는 안된다는 거야?" "그건, 리넨은 그쪽에 볼일이 있기 때문이야! 가는 길에 같이 가는 것 뿐이라고!" "나도! 나도 그쪽에 볼일이 있어!" 그 둘의 실랑이를 보며, 나는 허탈한 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십 여분 후... 우리가 탄 마차는 글로빈이라는 새로운 사람을 태우고 다시 길을 떠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 아르넨이 간절한 눈빛으로 내게 도움을 요청해 왔지만, 그녀의 수다 에 지쳐있었던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글로빈의 동행에 환영의 뜻을 비치면서 그녀 의 눈빛을 무시해 버렸다. 트레모스도 괴로워하는 아르넨의 모습에 흡족한 듯 마차에 탄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어 글로빈의 합승에 동의해 주었고... 결과적으로 나는 그 뒤 꽤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아르넨과 글로빈의 티격태 격하는 모습을 관람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마차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었다. 물론, 옆의 트레모스도 창 밖의 경치에서 아르넨과 글로빈 쪽으로 눈을 돌린지 오 래였고... ------------------------------------------------------------------- 아르넨이 괴로워 하는게 이렇게 즐거울 수가~~~ ㅋㅋㅋ 그 둘을 역어주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용? 홀홀홀~ 천.생.연.분~ 이지 않을까? 하는..생각이..홀홀홀~ 제 목:<연금술사>-23-3 ──────────────────────────────────── 아르넨과 글로빈의 대화를 지켜보며 나는 지루하지 않은 마차여행을 할 수 있었다. 끊이질 않는 아르넨의 수다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 얼굴 한 가득 맑은 미소를 보여 주는 글로빈은 옆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 었다. 트레모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간간이 감탄사를 내뱉으며 글로빈을 쳐다보고 있었다. 특히 아르넨의 입에서 사업이야기가 나오면, 옆에서 히죽 히죽 웃던 글로빈도 정색 을 하고는 심각하게 아르넨의 이야기에 자신의 의견을 내보이고 있었는데, 그럴때 면 무시의 눈빛이었던 아르넨도 글로빈을 진지하게 쳐다보곤 했다. '흠... 이렇게 보면, 둘이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시르노에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아르넨이었지만, 이렇게 옆에서 이 둘을 지 켜보고 있자니 아르넨에게는 시르노에보다 글로빈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이것도 계속 보다보니 재미없는걸?' 아르넨이 뭐라고 해도 계속해서 미소만 보이고 있는 글로빈이었으니, 옆에서 그 모 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슬슬 지겨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옆의 트레모스도 나와 같았는지 어느새 시선이 다시 창밖으로 가있었다. 재밌는 것도 반복하면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인지 슬슬 내 머릿속에서는 잡 생각이 들어차고 있었다. '쳇~! 얼마 전까지만 해도 레지 산맥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 안쪽으로 다가가려 하다니... 세상사는 알 수 없는 말이 딱 맞는군!' 레지 산맥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새록새록 머릿속에 떠올랐는데, 이상하게도 좋았던 기억보다는 안 좋았던 기억만이 선명히 떠올라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에휴~ 다시 기억한다고 과거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 과거에 얽매이다 보면 현재를 버려야만 하고 그러다 보면 미래까지 과거 속에 묻히 고 만다는걸 잘 알고 있던 나였지만, 이젠 새 삶에 완전히 빠져버린 것인지 과거에 대한 경험은 아무 소용이 없는 듯 했다. 이렇게 예전에 있었던 일에 연연하는 것을 보면... 생각으론 안된다는걸 알았지만, 마음은 그걸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에휴~" 그래서 인지 커다란 한숨이 내 입 밖으로 흘러나오고 말았다. 이렇게 혼자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을 때였다. 옆에서 트레모스가 갑자기 인 상을 심하게 쓰더니 아르넨을 째려보며 투덜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길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그래..." 난데없는 말! "그게 무슨 소리야?" "누군가 산맥 안으로 들어가는 길을 망쳐놨다는 소리야!" 화가 나있는 듯 한 트레모스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레지 산맥으로 갔을 때보다 지금의 길이 더 잘 닦여 있다는 것은 그도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길을 망쳐놨다니? 녀석이 아르넨을 째려본걸 보면, 그녀가 그랬다는 소리인데... '이해할 수 없군...'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을 수 있었 다. '모..몬스터?' 아까 글로빈이 이끌고 온 숫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숫자가 지금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게 느껴졌던 것이었다. '트레모스의 말이 이것 때문인가? 하지만 이게 왜 아르넨 탓이라는 거지?' 머릿속에서 복잡한 생각이 마구 돌아가며 녀석의 말을 이해하려 할 때였다. 나는 마차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나는 이곳으로 다가오는 것들의 마나를 느끼고는 그게 오크 무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보통의 오크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 고 있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이거 이상한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이길래 이렇게 빨리 다가올 수 있는 거지?' 그들은 무턱대고 이렇게 많은 무리가 공격하는 일은 드물었다.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대부분의 경우에도 이런 일은 없었던 것이었다. 수많은 오크 들이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경우는! "빠르군!" 옆에 있던 트레모스도 이상한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그런 그를 따라 창밖을 쳐다보았는데, 믿을 수 없게도 그곳에는 벌써 오크 무 리들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키히~히히히힝~~" 앞으로 달려가던 마차도 오크들에게 길이 막히게 되자, 어느새 속도를 늦춰 제자리 에 마차를 세우고 말았다. "몬스터다~앗!" 밖에서 뒤늦은 사람들의 반응이 있었는데, 얼핏 보기에도 겁을 꽤 많이 먹은 듯 아 까의 용감했던 모습들은 사라지고 없는듯했다. "뭐..뭐야?" 밖에서 난 소리에 아르넨과 글로빈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았는지 어느새 창가로 다 가와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꾸어~~꾸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오크들! 그들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우리들을 향해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거의 사활을 건 싸움처럼 그들의 눈에는 오직 살기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상해! 뭔가 잘못된 것 같아!' 크아~악! 엄청난 빠르기로 이곳에 다가온 오크들! 그들은 보통 오크들이 분명해 보였지만, 그들보다 몇 배는 강한 살기를 눈에 담고 있었다. 아르넨이 고용한 사람들은 그런 오크들을 막기 위해 무기를 꺼내들었지만, 거의 소 용이 없는 듯 했다. 힘겹게 그들의 공격을 막고만 있을뿐 공격해 들어가지는 못했으므로... "트레모스!" 나는 녀석에게 우리가 도와야하는게 아닌지 물어보았지만 녀석은 내 뒤의 아르넨만 을 쳐다볼 뿐이었다. '응? 왜 저러지' 그의 시선이 위로 올려지는 것을 보고 뒤돌아본 나는 아르넨이 자리에서 일어나 마 차를 나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르넨? 어디가는 거야?" "이건 내가 나서야 할 것 같아!" 비장한 각오가 들어있는 목소리였다. 옆에서 글로빈의 말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아르넨은 그런 목소리를 싸~악 무시하고는 이내 마차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아르넨에게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건가?' 잔꽤가 많은 그녀였기에 나는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많은 오크 들을 물리치기엔 부족한 점이 많을 거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나가 봐야...' 콰-쾅! 펑~~! 우르르르~~ 나도 아르넨을 따라 밖으로 가려고 몸을 일으키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런 폭음에 나는 잠시 멈칫 해야만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폭발음은 계속해서 들려와 마차를 조금씩 흔들리게 만들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는 궁금함에 바로 그 소리의 원인을 찾아 바로 마차를 나가보았는데, 그곳에는 자욱한 먼지들 속에 아르넨이 뭔가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는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사람이 만들어낸 마법은 아닐 줄 알았지만, 저런 아이템일 줄이야!' 계속해서 일어나는 폭음의 원인은 바로 아르넨이 던지고 있는 어떤 물건 때문이었 다. 작은 가죽 주머니에서 꺼낸 그것은 바로 아르넨의 손을 거쳐 오크들의 무리에 떨어졌는데, 이것은 아까와 같은 폭음으로 오크들을 모두 태워 죽이고 있었다. '보통 4 클래스 정도의 마법과 비슷한 정도인걸?' 내가 이런 감탄을 하고 있을 때, 마차 안에 있던 트레모스와 글로빈도 밖으로 나왔 다. 하지만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엄청난 폭음 속에서 불타 죽은 오크들이 심한 냄새를 풍겨내며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고 있는데도 이곳으로 몰려든 오크들은 후퇴라는 것을 모르는지 계속해서 우리 들을 공격해 들어오는 것이었다. 아까보다 더한 살기를 눈에 띄고 있던 그들은 마치 자아를 상실하기라도 했는지 살 아있지 않은 생물처럼 오직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아르넨도 봤는지 얼굴에 매우 당황한 표정이 자리잡고 말았다. "트레모스! 오크들이 이럴 수도 있는거야?" "음... 글쎄? 이것과 비슷한건 본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처음이야" "이것과 비슷한 걸 본적이 있다고?" 놀란 내 말에 녀석은 무감각하게 고개를 끄덕여줄 뿐이었다. "있었단 말야? 이런 일이 전에도?" "......그때는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뿐이야" "어..떤?" "그들의 생명에 위협을 느꼈을 때" "..?" 나는 녀석의 말을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 저렇게 변하기도 한다는 소리인 것 같은데... 하지만 지금은 그런 적이 없었잖아! 갑자기 그들이 죽기 살기로 우리에게 덤비지 않았었나?'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상황에 나는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쳇! 귀찮게 되었군!" 옆에서 갑자기 트레모스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아마도 아르넨의 공격 에도 별 소용을 못봤기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셀 수도 없이 많이 모여든 오크들에게 그녀의 공격은 잠깐의 움직임 봉쇄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에어 스톰(air storm)~!" 녀석의 시동어가 끝나자 바로 그가 지목한 부분에서 작은 공기 폭풍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강하게 변해가 꽤 많이 모여들었던 몬 스터들을 모두 휩쓸기 시작했다. '강력하잖아? 보통 에어 스톰정도의 마법으로는 이런 위력은 보기 힘든것인데...!' ---------------------------------------------------------------- 제 목:<연금술사>-23-4 ─────────────────────────────────── 보통 마법사라도 낼 수 없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트레모스! 6클래스부터 사용할 수 있는 에어 스톰을 사용하는데도 아무 주문없이 그대로 시동 어만으로 마법을 완성해낸 녀석이었다. 물론 전에도 이처럼 주문사용 없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많이 봐서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트레모스는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도 없이 에어 스톰의 규모와 강도를 내가 알고 있던 것 보다 훨씬 강력하게 만들어내 내 눈을 커지게 만들었다. '대단하다는건 알았지만... 쳇! 녀석을 알면 알수록 점점 녀석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되는걸...?' 어느 순간부터, 난 녀석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다. 단지 나와 같이 다니고 싶다 는 이유로 내게 접근해, 지금까지 보통 사람으로는 보일 수 없는 반응들을 보여준 녀석! 그런 트레모스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 다. 모든 속성의 정령들과 계약을 맺은 후에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한 것과 유투시 에서 보통 사람은 알지 못하는 도둑길드를 길을 외우기라도 한 듯 찾아가 소란을 피운 것하며... 녀석은 보통 사람의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임은 분명해 보였던 것이었다. '대체 녀석의 정체가 뭘까?' 트레모스는 가끔가다가 아이처럼 내게 장난을 걸어오기도 하고 삐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지금처럼 내가 전혀 모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도저히 인간으로는 볼 수 없을 정도야!' 이렇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동안 내 앞에서 소음공해를 일으키던 오크들은 모 두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기라도 했는지 시야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오크들과의 싸움으로 시끄러웠던 사람들도 아무소리도 없이 조용해졌고... "트레모스, 어디로 다 날려버린거야?" 잠시 딴 생각으로 상황을 보지 못한 나는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욱~!" "읍... 난...잠시...우~~욱!" 갑자기 내 질문이 끝나자마자 여기 저기서 시끄러운 구역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르넨도 입을 틀어막고 저 멀리 숲 속으로 달려가는게 보일 정도니... "트..레모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소란은!"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면서 다시 마차가 있는 쪽으로 발 길을 옮기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깨끗해진 공터를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좀 있다 아르넨이나 글로빈이 오면 물어봐야겠군!' "뭐?" 다시 완전하게 정비를 하고 레지 산맥 안의 캬라반 분점을 향해 출발한 나는 아까 궁금했던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나도 믿지 못할 것이어서 마차 안의 우리 셋 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트레모스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트레모스가 오크들을 모두 가루로 만들었다고?" "그렇다니까!" "그 많은 오크들을?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지?" 에어 스톰으로 그들을 모두 날려버린다면 모를까, 모두 가루로 만들 수는 없었기에 나는 당연히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거야 나도 모르지! 내가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니깐! 하지만 공중에서 만들어진 회오리바람 안의 오크들이 저 녀석의 작은 중얼거림 이후에 갑자기 산산히 부서지 기 시작하더군... 마치 칼로 잘게 난도질하는 것처럼... 우욱~" 다시 좀 전의 상황이 기억나기라도 했는지, 아르넨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면서 헛구역질을 했다. '그 정도 세기의 에어 스톰 정도라면 그럴 수도...있겠군... 강한 바람이라는 것은 날 좋은 검보다도 더 날카롭게 벨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가루정도는 아니었을텐데? 흠... 혹시 석화마법이라도 쓴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나는 다시 녀석의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나 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야! 어떻게 저렇게 많은 오크들이 몰려들 수 있는거지?" 다시 아르넨의 관점은 좀 전의 상황으로 돌아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조 금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건 그래! 그것도 그렇게 험악하게 변해서 말야! 보통때보다 훨씬 무섭게 보이더 군..." 아르넨과 글로빈은 서로 오크들의 이상한 공격을 생각하며 그들간의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편안한 여행이 시작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 리는 다른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고야 말았다. 그것도 여러번이나...! 우리를 공격해오는 몬스터들의 종류는 달랐지만 이상하게 그들의 패턴은 거의 변함 없이 같아 일행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내가 나설 것도 없이 화가 나 있는 트레모 스가 그들을 모두 쓸어버려 별로 위협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몬스터들은 모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우리를 향해 계속해서 덤벼들었다. '뭔가 이상해지고 있어... 이건 마치 누군가 뒤에서 조종이라도 하는 것 같잖아!' 그런 상황에 우리는 점점 불안한 마음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러던 순간! 몬스터들의 공격을 대비해 창쪽 자리를 차지한 아르넨은 계속해서 밖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소리를 버럭 질러버린 것이었다. "앗! 이..이럴수가!" "왜.. 왜그래?" 나와 글로빈은 거의 동시에 아르넨의 목소리에 놀라 거의 반사적으로 그렇게 묻고 만 것이었다. "큰일났어! 이건 분명 뭔가 잘못된 거야!" "뭐가 잘못됐다는 건데?" "이쯤 되면 나타나야할 검문소가 아직도 안나타나고 있잖아!" "그러고 보니, 정말 이쯤 되면 나타나던 검문소 사람들이 안보이잖아?" 글로빈도 이상함을 느꼈는지 아르넨과 같이 창밖을 바라보며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 했다. 그리고는... "없어졌어! 거..검문소가!" 쓰러진 건물이라도 발견했는지, 아르넨의 목소리는 불안한 확신이 담겨져 있었다. "혹시 우리에게 덤벼들던 몬스터들에게 이미 당하기라도 한건가?" 불안한 듯 글로빈이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자 옆에서 그 소리를 듣던 아르넨의 얼굴이 매우 빠른속도로 창백해지고 말았 다. "안돼! 그럼 캬라반은!" 이곳이 이런데, 캬라반이 무사할 일은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이었다. '무슨일이 일어나는거지?' 아르넨의 목소리에 나는 뭔가 불길한 예감이 점점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오크들의 행동! 그리고 계속되는 공격! 그리고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 리넨 일행이 산맥 안쪽에 위치한 캬라반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을 때, 캬라반 안에 서는 이미 난리가 일어나고 있었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어디서 그렇게 모여들었는지, 모두 이곳에서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캬라반을 중심으로 발달한 크로와 왕국까지의 길은 지금은 꽤 커다란 도시 수준으 로 발달해 있는 상태였다. 예전에는 무성한 숲 한 가운데 떡 하니 홀로 있었던 캬라반 건물이었지만, 지금은 그 주변으로 작은 건물들이 촘촘히 자리해 도시의 면모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건물들도 몬스터들의 공격으로 거의 대부분이 폐허가 다 되어가고 있 었다. 오직 그 가운데서도 아무 흠집 없이 버티고 있는 캬라반 성만이 사람들의 도피처가 될 뿐이었다. 도시를 장악한 몬스터들은 성안의 사람들을 서서히 공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단단하게 닫혀진 문은 그들의 공격에도 아무소용 없는 듯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어 이들의 싸움은 시간만 끌고 있을 뿐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성안으로 모두 피해있는 상태! 그곳의 식품으로 1달 정도는 버틸 수 있을테지만, 그동안 몬스터들이 나가질 않는 다면 아마 모두 그곳에서 뼈를 묻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꾸어~~~ 크르르르르~ 사람들의 피에 흥분을 하는 것인지, 몬스터들은 간혹 발견되는 사람들을 찾을 때마 다 미친 듯이 그들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마치 지옥의 한 단면을 산맥 안에 그대로 갖다 놓은 듯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인물이 있었으니... 아름다운 금발은 허리를 넘어 아래로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고, 눈부셔 보이는 황금 빛 눈동자는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는 한 여인이었다. 투명한 살결은 잡티하나 보이질 않았고, 매끄러운 피부와 같이 그녀의 옷도 바람에 부드럽게 흩날리고 있었다. 환상같은 모습!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은 정령들마저도 끌어들이는지, 꽤 먼 곳에 있던 실프도 어느 새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더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냥 그 모습만 본다면 한편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것 같겠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 뒤로, 고기 썩는 냄새가 그 주변에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몬스터들과 사람들이 죽은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마을! 그들의 싸움이 시작된지 거의 일주일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그동안 죽은 사람과 몬 스터들의 수만해도 꽤 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지독한 냄새에도 나무 위의 소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마치 냄새를 맡지 못하는 듯! "짜증나는 군! 왜 저리로 들어가서 나를 귀찮게 만드는거야?" 아름다운 외모에 걸맞게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투명했지만, 말투는 매우 거칠게 나 오고 있었다. 뭔가가 그녀를 화나게 하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나무 밑의 상황을 지켜보던 그녀는 자신의 곁에서 뭐 라고 말을 하는 실프를 보고는 앉아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 "그게 정말이야?" 뜻밖이라는 듯 꽤 놀라워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었다. -------------------------------------------------------------------------- ^^ 새로운 인물 등장임당~ 제 목:<연금술사>-23-5 ─────────────────────────────────── 나는 캬라반에 도착하기 전에 역하게 흘러나오는 냄새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체 썩는 냄새! 캬라반으로 가는 길에도 우리일행은 조금이기는 하지만 시체 썩는 냄새를 꽤 맡아봤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쪽으로 바람과 함께 흘러오는 냄새는...! '대..대단하군! 대체 얼마나 죽어 있길래 이 정도인 거야?' 보통의 숫자가 죽어서는 결코 낼 수 없는 냄새가 흘러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냄새에 약한 아르넨은 이미 예전에 비틀거리면서 몸을 가누지 못했었다. 내가 정화마법을 걸어주기 전까지는... 트레모스가 나서지 않아서 결국 내가 나서긴 했지만, 아르넨은 그런 내 모습에 그리 큰 놀라움은 표하지 않았었다. 내가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짐작 정도는 하고 있었던 것인지... 글로빈에게도 정화마법을 걸어 우리 일행은 냄새에 그리 큰 영향은 받지 않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법을 쓰기 전에 맡았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아까의 구역질나는 기분 은 멈춰지지는 않고 있었다. 이것은 아마도 앞으로 나아갈수록 숫자를 더해가는 몬스터들과 사람들의 시체가 잊혀졌던 역한 냄새에 대한 기억을 계속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이런 상황 때문이었을까? 우리와 같이 왔던 아르넨의 고용인들은 예전에 이미 이 길을 포기하고 다시 유투시 로 돌아갔고, 커다란 짐과 마차를 이끌던 말들도 예전에 시체 썩는 냄새를 이기지 못하고 걸음을 멈춘지 꽤 되었었다. 즉 더 이상 그 누구도 앞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나와 트레모스, 아르넨과 글로빈만을 제외하고는... 나와 트레모스야 이 길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었고, 아르넨은 캬라반에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글로빈의 경우는 아르넨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고... 그 외 다른 사람들은 돈보다는 목숨이 중요했던 모양이었다. 도저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냄새! 하지만 내 옆의 트레모스는 그런 상황에서도 계속 무표정하게 길을 걷고 있었다. 조금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만이 그의 얼굴에 나타났을 뿐... "아르넨! 멀었어?" "조금만 더 가면 돼!" 단거리 텔레포트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말에 나는 금방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이렇게 고생까지 하면서 올라왔던 터였다. 비상용으로 쓰인다는 텔레포트 장치! 돈이 많아서 그런지, 아르넨은 그런 장치를 레지산맥 안의 캬라반으로 가는 길과 다른 캬라반 분점 주변에 꽤 많이 설치해 놓았다고 했다. 매우 귀한 것이라고 자랑에 자랑을 늘어놓으면서... 영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쓰고 다음에 또 설치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위급한 상황이기에 사용한다고 어깨에 힘을 주었던 것이었다. "여기야! 이곳에 있어!" 마침내 목표지를 코앞에 뒀다는 생각때문인지 아르넨의 얼굴에는 어느새 냄새에 의한 괴로움이 사라지고 없었다. 다만 캬라반에 대한 걱정만은 남아 그녀의 눈빛에 걱정스러움은 묻어나오게 만들었다. '흠... 꽤 신기하게 생겼네?' 주변에 몬스터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드레곤 비늘이 놓아져 있었는데, 그 안으로는 마법 주문을 형식화해서 만들어 놓은 마법진이 자리해 있었다. 크기는 한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리 좋은 위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했다. '흠... 나 같으면, 이보다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르넨이 자랑하던 마법진이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아마도 이 마법진과 비슷한걸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었을 테지만... 마법진을 직접 접해 본 것도 사실은 처음이라 신기했지만, 이 정도로 도식화된 마법 주문이 적힌 진을 그리는 것은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이미 나는 이런 것들을 더 고차원적으로 생각하며, 사용하고있는 수준이었으므로... "이쪽으로 와!" 아르넨이 서서히 우리들을 마법진 안으로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아르넨! 나와 트레모스가 먼저 갔으면 하는데?" 둘 정도 밖에 공간이동을 할 수 없을 것 같았기에 나는 아르넨에게 먼저 제안을 했던 것이었다. 아르넨은 뭔가 망설이는 듯 했지만, 옆의 트레모스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든든한 녀석이 있으니, 위험하지는 않을꺼야! 좋아, 이 그림 안으로 들어와!" 위~~잉~~ 아르넨이 만든 마법진을 통한 공간이동은 내가 처음 경험하는 텔레포트였다. 보통 사용했던 것보다 몇 배는 느리게 작용했고, 이동하는 사이 속이 답답하게 느껴졌으니까... "젠장! 이게 뭐야?" "좀 어설프긴 하네... 하지만 아르넨은 마법사가 아니잖아~" 투덜거리는 트레모스를 달래긴 했지만, 속으로는 나도 녀석 못지않게 아르넨을 욕하고 있었다. '쳇! 내가 다시는 저런 마법진에 들어가나 봐라!' 비틀거리는 몸을 바로 세우며 이곳이 캬라반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순간 너무도 놀라고 말았다. 사람같아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의 얼굴을 한 여인이 바로 내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도, 내가 그녀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점과 이 세상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존재한다는 점! 무엇이 나를 더 놀라게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존재가 확실히 내게 놀라움을 준 것은 확실해 보였다. "헉!" 하지만 그녀는 나에게만 그런 놀라움을 준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내 뒤에 서 있던 트레모스에게서도 헛바람 소리가 들리는걸 보면, 녀석 또한 꽤 놀란 상황을 접한 것은 분명해 보였으니까... "당신은...?" 나는 멍한 정신을 수습해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얼핏 주위로 시선을 돌려보니 엄청나게 쌓여져 있는 시체의 산들을 볼 수 있어 정신이 다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을 것 같았기에 묻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 말에 대답해줄 마음이 없는 것인지 나와 트레모스만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 입을 열지는 않았다. "이봐요!" 나를 무시했다는 심정에서 조금은 화가 났던 것인지, 그녀를 다시 부르는 내 목소리는 조금 커져 있었다. 하지만... "뭐얏!" 갑자기 고음의 소리가 그녀입에서 터져 나오자 나는 좀 전의 내가 어떤 심정으로 그녀를 불렀는지를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네?" 엄청 화가 나 있는지 무섭게 보이는 인상과 목소리...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서 퍼져나오는 분위기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 같았다. 순간 내 입에서 나온 어정쩡한 대답을 보면 말이다... "그건 내가 할 말이에요!" 하지만 그녀의 커다란 고음은 내게 한 말이 아니었나 보다. 내 뒤에 있던 트레모스 입에서 나온 대답! '뭐지?' 그들 중간에 선 나는 그 둘을 서로 쳐다보며 지금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보려고 해봤다. '화가난 듯한 얼굴이네? 둘다... 근데... 트레모스가 높임말을??' 지금껏 내가 봐온 트레모스는 전혀 그럴 인간이 아니었다. 그것도 자신과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인물에게... 눈앞의 여자가 아무리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말을 높일 인간도 아니고...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좀 해 보시지?" "흥! 그건 내가 할 소리라구요! 대체 뭘 어떻게 하신겁니까?" "뭐라고? 지금 네가 나한테 대드는 것이냐?" 그들 가운데 있는 나는 서로간에 오가는 날카로운 눈빛속에서 어정쩡한 자세로 그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어야만 했다. '분명 서로 아는 사이가 분명해 보이는데... 아는 누난가?' 트레모스가 한번 화나면 얼마나 파괴적으로 변하는지 봐왔던 나는 녀석의 지금 분위기에 커다란 일이라도 터질 것만 같아 불안에 떨고 있어야만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눈싸움... 그 중간에서 그들을 살피던 나는 어떤 사실에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 앞에 서 있는 여인의 귀가 보통 사람의 것과는 달랐던 것이었다. '저..저건!' 조금 기다랗게 생긴 귀! 아름다운 외모! 순간 내 머릿속에는 엘프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말았다. '저 여자... 엘프인 건가?' 인간보다 몇 배 긴 수명을 갖고 있는 종족! 그녀가 엘프라면 지금의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트레모스가 이 여자에게 높임말을 한 것하고 이 여인의 외모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었던 것하고... 아직 그들의 대화 내용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정도의 수확을 올린 것만으로도 나는 어느 정도 만족을 하고 말았다. 그러던 그때! 갑자기 그녀가 트레모스에게서 나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만 것이었다. 매우 무서운 눈빛을 하고는... '뭐..뭐지?' 갑자기 내가 표적이 된 것 같아 슬쩍 시선을 트레모스쪽으로 돌려보니, 이게 왠일인가! 녀석 또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체 뭐냐고?' 졸지에 그 둘의 시선을 받게 된 나는 어리둥절한 심정이 되고 말았다. 지나가다가 물벼락이라도 맞은 것 같은 심정이랄까? "야! 여기서좀 기다려라! 아무래도 난 저 여자하고 이야기좀 해야겠다!" "으..응?" 찌릿! "그..그래! 그렇게 해..." 왠지 안된다고 하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 특히 이 엘프 여자가 내게 긍정의 대답을 강요하며 눈에 힘을 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좋아! 그럼 어디 저쪽에 가서 진지하게 이야기나 나눠 보자고!" "흥! 그러지요!" 그때까지도 서로에 대해 한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처럼 쳐다보던 그들은 내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테..텔레포트로? 걸어서 갈 것처럼 말한게... 알고 보니 아니었군... 히유~ 그러고 보면, 트레모스 녀석! 마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해... 흠... 근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거야?' -------------------------------------------------------------------------- 흑흑흑.... 어쩜 이럴 수 있습니까! 이걸 제가 무려 4번이나 날렸다는것 아니겠습니까! ㅠ.ㅠ 흑흑흑.... 왜왜왜!!!ㅠ.ㅠ 학교에서 공강시간마다 틈틈히 써서 갖고 온 건데...ㅠ.ㅠ 훈민정음인가? 암튼.. 그걸로 쓴걸 저장시키다가 날리구...ㅠ.ㅠ 집에갖고와서 보면, 조합이 안되구.. 어제부터 말썽이더니..흑흑...ㅠ.ㅠ 결국 다시 쓰긴 했지만... 내용이 많이 이상하군요.. ㅠ.ㅠ 흑흑흑.. 암튼 늦어서 지송함당..흑흑.. 제 목:<연금술사>-23-6 ──────────────────────────────────── 트레모스가 엘프 여자랑 사라진 후, 나는 팔팔한 아르넨과 힘들어하는 글로빈을 곧 볼 수 있었다. 나와 트레모스가 이쪽으로 온 이후 이들은 여러 작업을 거처 텔레포트를 한 모양인 데, 역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이 과정이 별로 힘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리넨, 왜 너 혼자냐?"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아르넨이 한 질문이었다. 그녀와 같이 온 글로빈이 옆에서 울 렁거리는 속을 가다듬고 있었는데... '확실히 이런 마법진을 이용한 텔레포트는 아르넨에게 별로 힘들지 않은가 보군... ' 아르넨의 강한 비유를 생각하며 나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을 해줬다. "그게, 잠깐 어디 갔다가 온데..." "어디?" "나도 모르지..." 내 대답에 만족할리 없는 아르넨이 계속해서 이런 저런 질문공세를 펼쳤지만 나는 그냥 어디로 갔다 온다는 말을 반복하며 그 질문을 모두 막아버렸다. "우~웨~엑!" 이렇게 아르넨과의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고 있을 때... 옆에서 글로빈의 듣기 거북한 소리가 들려와 우리는 더 이상의 말장난을 할 수 없 게 되어버렸다. "글로빈!" 아르넨이 이마에 험상궂은 주름을 만들면서 글로빈을 차갑게 부르자, 잠시 그 소음 이 가라앉는 듯 했지만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우~~웩~" 아르넨의 화난 목소리보다 글로빈의 울렁거리는 속이 더 급했던 모양이었다. '쯧쯧쯧...' 거의 영구적으로 내 주변에 공기 정화마법을 걸어놔서 글로빈이 쏟아내는 이 물질 들에 대한 냄새걱정은 없었지만 그래도 소리에 대한 거슬림은 있었나 보다. 그 소 리를 듣자마자 내 이마에도 아르넨과 같은 작은 주름이 생기고 말았으니... 하지만 그런 거슬림도 곧 주위의 환경에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게 되면서 점 차 사라지고 말았다. '하긴 주변이 좀 심하긴 하지...' 카랴반 성 주변으로 엄청난 수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글로 빈의 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흠... 하지만 이상하군! 분명 성 주변으로는 몬스터들이 접근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번에 왔 을 때도 일정 거리에서부터는 그들의 접근이 없었는데... 하지만 이 시체들은 그들 이 접근할 수 있다는 증거잖아! 혹시?' "아르넨!" 갑자기 떠오른 어떤 생각에 나는 글로빈에게 잔소리를 쏟아 붇고 있는 아르넨을 불 러야만 했다. "응?" "너 이 성 주변에 놓여져 있던 드레곤의 비늘... 어떻게 했냐?" "아! 그거... 이곳에는 용병들도 많고 해서 다 수거해버렸지... 여기보다는 다른 곳에 더 필요할 것 같아서..." "이 뒤쪽의 길 군데군데에 놓아둔 거야?" "으..응..." 그녀도 이 주변에 널려있는 시체를 보고는 침울해졌는지 대답하는 목소리에 점점 힘이 없어지고 있었다. 우울해 하는 아르넨! 하지만 나는 미처 그녀를 위로해 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녀의 대답을 듣고 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그렇다면 이상하>? 몬스터들이 성 주변까지 올 수 있다면 왜 지금은 접근을 하지 않는 거지? 꽤 멀리 있긴 하지만 분명 수많은 몬스터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수를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몬스터들, 이 산맥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몬스터들을 다 끌고 온 것처럼 엄청난 수가 단지 진만을 치고있었던 것이었다. 더 이상의 접근 없이 말이다. '원래대로라면 살기를 흘리며 덤벼드는 몬스터들을 상대했어야만 하는 거였는데... 이상하군! 이곳에 온 이후 바로 그 엘프 여자를 만나서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어서 몰랐는데, 정말 이상해!' 쥐 죽은 듯 조용한 고요! 우리를 반기는 것은 수많은 몬스터들이 아닌 답답한 침묵이었던 것이었다. '혹시 그녀가 몬스터들의 접근을 막은 거였나?' 한편 엘프 여인과 사라진 트레모스는 리넨에게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까지 와 있었 다. 레지 산맥 안이긴 한 것 같았지만 인간의 손이 거치지 않았는지 무성한 나무들 만 보이는 곳! 확실히 캬라반과 토이랄가가 공동으로 만든 길과는 관계가 없는 곳이 분명해 보였 다. 그곳에서 이 둘은 서로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목소리로 서로 목소리 자랑을 하고 있 었는데... 이렇게 보자마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면, 서로 매우 잘 아는 사이가 분명해 보 였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것입니까! 난데없이 나타나서 이렇게 제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다니요!" "흥! 그건 내가 물어보고 싶은 말이다!" "제가 뭘요!" "왜 집을 비워두고 관리도 안하냔 말이닷! 그러니깐 인간놈들이 들어와서 자기집인 것 마냥 활보를 하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지! 주변에도 여러 집까지 만들어 소란스럽게 만들고!" "쳇! 제가 제 집을 어떻게 하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흥! 그게 왜 네 집이냐? 내 것이지!" 아까 트레모스의 말에 삐치기라도 한 것인지 엘프 여인은 토라진 여인의 표정으로 콧 방귀를 뀌어버렸다. 그러면서 고개를 휙 돌려 버렸는데, 그 때문에 아름다운 금발의 머리카락이 잠시 공중에서 휘날려 그녀의 얼굴을 가려버렸다. 토라지긴 했지만 매우 아름다운 모습! 마치 그렇게 되기 위해 연출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삐친 모습은 전혀 흉하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우~욱!"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던 트레모스에게는 그 모습이 보기 역했는지 연신 헛구역 질을 하면서 그녀의 모습을 외면하고 있었다. "트레모스! 그게 무슨 버릇이냐!" 엘프 여인이 트레모스의 행동을 꾸짖었지만 트레모스는 그녀의 소리에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짜증난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째려볼 뿐이었다. "제 앞에서 그런 역겨운 행동은 하지 말라고 했어요, 안했어요! 제가 꼭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그만 두시겠습니까!" 화가 잔뜩 난 트레모스가 엘프를 향해 또박 또박 외친 말이었다. "어머! 이게 지금 누구에게 할아버지라고 하는 거야? 이 아름답고 여린 엘프에게 할아버지라니! 눈이 삐어도 단단히 삐었구나!" 트레모스의 말에 그들의 엘프는 두 눈까지 동그랗게 뜨고는 있는 힘껏 그의 말을 부정하고 있었다. 깜빡 깜빡이며 자신의 진실을 알아달라는 표정! 구슬이 굴러가는 듯 또랑또랑한 목 소리까지 거기에 더해진 모습은 그녀가 트레모스에게 할아버지라고 불려질만한 요 소가 전혀 없었던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으으으으...윽! 할.아.버.지! 제발 제 앞에서는 그런 행동 좀 하지 말라니까요! 누구 미치는 것 보고 싶어서 그 러세요?" 엘프의 행동에 트레모스가 몸을 부르르 떨며 괴로워하자, 엘프의 표정이 다시 정 상으로 돌아왔지만 그래도 트레모스의 떨림은 얼마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흥~ 그건 그렇고 사실 아니냐! 그 집이 내 것이라는건!" "물론 그렇지요! 할아버지가 설계하고 만드셨으니까요! 하지만 2247년 전에 제 성 인식 날 제게 선물로 주신 것 아닙니까! 그러니 이제는 제 것이죠!" 힘들게 목소리를 높여서 설명을 끝마친 트레모스는 말을 끝낸 이후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되었는지 나직한 한숨을 내뱉고 말았다. "히유~ 내가 왜 또 할아버지의 꼬임에 넘어가 흥분한 것인지... 에휴~" 작게 중얼거린 말이었지만 그 목소리를 들은 엘프는 기분좋은 미소를 남몰래 짓고 있었다. "흠흠...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구나...흠~ 어쨌든 그게 네 집이라는 건 뭐.. 기억났다~" 누구 약올리는 건가? 트레모스는 그녀의 말에 눈에 힘을 잔뜩 주려다가 다시 고개를 세차게 저어버렸다. 그녀의 놀림에 넘어가지 않으려는 듯! "할아버지! 그런다고 더 이상 흥분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 지금의 상황이나 설 명해 보시지요!" 아까의 노력이 성공을 한 것인지 트레모스의 얼굴은 눈앞의 여인이 나타나기 전의 싸늘하고 냉정한 표정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더 이상의 동요는 없을거라는 듯 두 주먹을 불끈 쥐고서 말이다. "흥~ 그러냐?" 아쉽다는 듯 엘프 여인이 트레모스의 모습을 한번 더 훑어보았지만 역시나 그에게 서는 싸늘한 대답만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어서요!" 트레모스가 다시 설명을 요구하자 그제서야 엘프 여인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 여 주었다. "알았다! 하지만 나도 사실 너한테 불만이 많아! 내가 너한테 주고 간 집을 인간들이 엉망으로 만들었잖아! 그건 네 불찰 때문이라 는 것을 너도 잘 알거야! 그렇지? 아무리 기다려도 네가 올 기미가 없길래 내가 너 대신 이 주변을 청소해 주고 있는 중이었다." 엘프 여인은 자랑스럽다는 듯 설명을 해주면서 트레모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었다 마치 이 정도의 이유라면 그에게서 칭찬은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 듯 했다. 하지만 엘프 여인의 기대는 트레모스의 입에서는 화가난 듯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뭐라고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단지 주변 청소 때문에 그런 심한 악취까지 나게 한다는 것입니까? 이건 오히려 제 집을 망친다는 것밖에 안되지 않습니까! 제가 이곳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본지 아십니까? 아예 인간들을 죽이려고 하셨으면 직접 손을 쓰실 일이지, 왜 지저분한 놈들을 이용해 더 더럽히느냔 말입 니까?" 자신이 한 일에 오히려 트레모스가 화를내자 엘프 여인은 조금 실망했다는 표정으 로 고개를 조금 숙여 보였다. "흠... 그거야 이왕 없앨 것 인간과 몬스터들도 모두 없애려고 한 것이였다~ 그 녀 석들도 귀찮기는 매 한가지 아니더냐~ 서로 피터지게 싸우면 둘 다 모두 죽을 것 아니겠냐? 시간이야 좀 걸리긴 하겠지만 ~호호호~" 꽤 괜찮은 생각이라도 되는 듯 여인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여인다운 웃음을 터트리 고 있었다. "하.하.하... 그 뒤에는요? 그 뒤에 쌓여지는 수많은 시체들은요? 그것들은 어떻게 하실 작정이 셨는데요?"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트린 트레모스는 더욱 싸늘해진 눈빛으로 엘프 여인을 쳐 다보았다. "그..그 뒤?" 하지만 그녀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생각이 없는 것인지 두 눈만을 말똥말똥 감 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트레모스를 계속 쳐다볼 뿐이었다. 아까의 순진한 표정이 먹힐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서... "할.아.버.지!" 하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역시나 화가난 듯한 트레모스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 홀..홀..홀.... ^^ 좀 황당할지도....^^ 간만에 나온 여자 캐러가 남자일줄은 아무도 모르셨으리라...생각됩니다. (정상적인 사고로는 불가능..ㅠ.ㅠ 흑흑) 트레모스의 인척중 하나로 할 작정이었는데... 어째 이렇게 되고 말았군요... 암튼...너무 거부반응이 크지 않기를...^^ 그럼 즐독~~ 제 목:<연금술사>-23-7 ─────────────────────────────────── 내 앞에 트레모스가 나타난 것은 녀석이 사라지고 한참 후가 되어서였다. 그가 사 라진 후 나와 아르넨 그리고 글로빈은 캬라반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우리는 이곳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살아 남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야만 했다. 처음 성안까지 들어가는 일은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졌었지만 다행히 아르넨의 얼굴 을 아는 사람을 만나 겨우 안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는데, 그게 이상한 쪽으로 받아들여져 지금은 매우 부담스럽기까지 한 대우를 받고 있는 실정이었다. 아무 상처없이 살아서 이곳까지 온 우리들! 살아 남은 사람들에게 우리들은 희망으로 비춰진 모양이었다. 이곳은 캬라반에 원래 있던 사람들과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마을에서 도망쳐온 사 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가끔 이 길을 지나던 여행객들이나 캬라반과 거래하는 사 람들이 눈에 띠기도 했다. 그들에게서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몬스터들의 습격은 예고도 없이 갑자기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몬스터들의 습격! 인간들은 죽을힘을 다해 덤벼드는 것과 셀 수 없는 숫자로 밀어붙이는 녀석들에게 당할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다행히 단단한 마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이곳 캬라반 성만이 인간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었을 뿐... 이곳이 없었다면 모두 예전에 죽었을 거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대 로 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식량 부족으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도 차츰 죽어나갈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우리에게 간절한 도움을 요청해 온 것이었다. 이곳까지 살 아서 온 것을 보면 분명 자신들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그리고 그 뒤 이어지는 이들의 과잉 친절... 우리는 그들의 요청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들은 자신들 나름대로 결론을 내버린 모양이었다. 우리 일행은 그 일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는데... 어쨌든 나는 아르넨이 정해준 방에서 그곳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트레모스를 기다리 는 일에 신경을 썼다. 그와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던 것이었으므로... 아르넨은 이곳의 책임자에게 가서 뭔가 상의를 해야 했는지 내 방을 정해준 후 바 로 글로빈과 급히 사라져 버렸기에 나는 푹신한 침대의 포근함을 더 만끽할 수 있 었다. '이들이 어떻게 되든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 왜 그렇게 많은 몬스터들이 이곳을 공격해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간섭할 일은 아니잖아?' 이들의 처지가 딱하기는 했지만 아르넨과 글로빈이 알아서 할거라는 생각에 나는 트레모스가 오는데로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음... 아무래도 텔레포트가 낫겠지? 트레모스가 장소는 대충 알것이고... 레지산맥을 지나서 가는 건 너무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릴꺼야...' 뒹구르르르~ 오랜만에 누워보는 침대! "아~ 나른하다~~" 간만의 휴식이라서 인지 나는 침대의 포근함을 맘껏 느끼기 위해 그 위를 뒹굴뒹굴 굴러다녀 보았다. 트레모스가 내 앞에 나타날때까지... 녀석이라면 분명 내가 있는 곳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이렇 게 나른함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녀석으로 보아 이 정도는 매우 쉬운 일이 분명할 테니까! '녀석은 분명 녀석은 엘프와 아는 사이였어... 그것도 꽤 가까운... 호..혹시?' 녀석이 인간일 거라는 생각은 이미 예전에 접어둔 상태였다. 녀석이 사용하는 마법 은 도저히 인간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으므로... '엘프? 음...아냐, 녀석의 귀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 아! 하프 엘프! 만약 녀석이 인간과 하이엘프 사이에서 난 자식이라면 인간의 모습을 한 상태에서 그 정도의 마법은 사용할 수 있지! 녀석의 노력여하에 따라 꽤 높은 마법 정도는 사용가능하지 않겠어? 어쨌든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니까! 흠... 그럼 트레모스가 하프 엘프라는 건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의문은 해결되었기에 나는 속으로 녀석의 신분에 대해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이렇게 녀석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쉽게 내 앞에 나타나리라 생각했던 트레모스가 아니나 다를까 아무 문제없이 내 방 에 스르륵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옆에는 아까 본 아리따운 엘프를 데리고서! "왔냐?" "그래... 근데 언제 안에 들어온 거야?" "밖에서 기다리라는 소린 없어서 그냥 너 가고 나서 바로 들어왔지 뭐..." "흠... 그랬군. 잘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녀석과의 대화! 하지만 이런 대화가 옆의 엘프에게는 매우 이상하게 보인 모양이었다. "어라? 전혀 안 놀라네?" 아마 이런 그녀의 반응은 내가 보통의 인간과 다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었으리라. 보통의 인간이라면 자신의 위치를 알고 텔레포트로 찾아온 트레모스에 대해 놀라 워하는게 정상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이미 녀석에 대해 어느 정도 정의를 내리고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에 대해 전혀 놀랄 이유가 없었다. "그게 뭐 이상한가요?" "흠...아니, 뭐 그렇다는 건 아냐. 단지 신기할 뿐이지" 내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관찰하던 일을 멈추고는 씨~익 웃어보였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반말과 함께... 보통 때였다면 그녀의 말투에 조금이라도 따질 나였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말은 내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들려오고 있었다. 따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못할 정도로 ... 그래서였을까? 그녀의 반말이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게 들린 이유가? 마치 그것은 그녀가 이런 말투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거라서 자연 스럽게 들리는 거라고, 내가 그렇게 무의식중에 그녀의 위치를 나보다 높게 잡고 있는 것 같았다. "트레모스! 소개 안해주냐?" 그녀는 그렇게 나를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조용해지자 애꿎은 옆의 트레모스를 툭 치며 화를 냈다. 마치 지금의 썰렁한 분위기가 녀석의 탓이라도 되는 것 마냥... "아! 리넨, 이쪽은 내 누.님 이야... 누님 이쪽은 저랑 같이 여행을 하고 있는 리넨이라고 합니다" 녀석은 누님이라는 말에 힘을 주면서 옆의 엘프를 기분 나쁘게 한번 쳐다보았다. 마치 자신이 그녀를 부르는 호칭에 매우 불만이라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이... 하지만 그녀는 그런 녀석의 눈빛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모양이었다. 입가에 아 름다운 미소를 보이며 내게 웃음을 던져주는 것을 보면... "호호호~ 반가워~ 내 이름은 쥬로이드 칼 모스 가리온이야~ 그냥 쥬리누나~ 라고 불러~ 호호호~" '으윽! 누..누나라니...' 그녀의 권유가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누나가 생기는 것이 라면 그렇게 나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엘프인걸 보면 분명 나이도 많을테니... 누나라고 불러도 내가 손해보는 건 아니지?' 자연스럽게 내 고개는 위 아래로 끄덕여졌고 내 입에서도 그녀를 누나로 인정하는 말이 흘러나왔다. "저는 리넨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쥬리 누나..." "호호호~ 그래~ 나도 반가워~" 그녀는 누나라는 말에 매우 기분이 좋아졌는지 첫인상과는 다르게 내게 매우 친근 한 미소를 보이며 다가와 주었다. 옆에서 괴로워하는 트레모스를 외면한 채... '근데, 저 녀석은 왜 저러는 거야?' 무슨 이유에서인지 녀석은 아까부터 옆에서 고개까지 돌린 채 매우 괴로워하고 있 었던 것이었다. 내가 그런 녀석을 힐끔 쳐다보자 쥬리 누나가 신경쓰지 말라는 투로 손을 휘~이 저 어보였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쟤는 가끔 저러니깐 신경쓰지마~ 트레모스는 내가 부드럽게 구는걸 매우 싫어한단 말야~ 흥흥~" "그런가요?" "흥~ 그렇다니까~!" 왠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는 그냥 그런가 보다라는 쪽으로 생각 을 굳혀 버렸다. 그게 더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았으므로... 이렇게 트레모스 녀석을 무시한 채, 나와 쥬리 누나는 꽤 오랫동안 다정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뭐라고요?" 경악할 수밖에 없는 나... 나는 좀 전의 누나의 말에 입을 쩍 벌릴 수 밖에 없었다 너무도 충격적인 말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으므로... "좀 전에 한 말 그대로야~" 하지만 누나는 아까와 같이 방긋 웃으면서 긍정의 말만을 해줄 뿐이었다. 즉 내가 잘못들은게 아니라고 확인까지 해준 것이었다. "그..그러니까, 지금 저보고 이곳에 몰려있는 몬스터들을 모두 없애라는 말이죠?" "응~" "그것도 정령만을 이용해서!" "그래~ 바로 그거야~" 황당해도 이렇게 황당할 수가 없었다. 이곳에 몰려있는 몬스터들을 모두 나 혼자서 처리하라니! 내가 아무리 꽤 강한 마 법을 사용할 줄 안다고는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강한 마법이라면 며칠정도면 해결 가능할 것 같았지만... 이건 마법이 안 된다고 하니! 누나는 내게 마법이 아닌 정령만을 이용해서 이곳에 몰려있는 몬스터들을 모두 처 리하라고 한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두 눈의 크기를 키우며 황당해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누나의 말은 내게 너무도 무모하게 다가왔던 터였다. "누나, 지금 그게 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야! 트레모스! 가만히 있지만 말고 말 좀 해봐!" 나는 앞에서 방긋 방긋 웃어보이는 누나보다 옆에서 무표정하게 다른 곳을 쳐다보 고 있는 녀석이 더 미워보여 한마디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뾰루퉁해있는 표정과는 다르게 쥬리 누나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그 말이 맞아! 이곳의 몬스터들은 네가 처리해야해..." "왜!"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녀석의 말에 나는 그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내가 이유를 말해줄게~" 대답을 못하는 녀석대신 앞의 쥬리 누나가 나섰는데 나는 그런 누나를 보면서 왠지 그 이유가 매우 황당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 ^^ 음... 요기서 쥔공의 레벨~~~~업!! 을...^^ ㅎㅎㅎㅎㅎ 즐건 하루 되세용~ 제 목:<연금술사>-23-8 ──────────────────────────────────── "트레모스에게서 들어보니까 너 최상급 정령까지 계약을 맺었었다며?" 느긋한 포즈로 의자에 어깨를 기댄 쥬리 누나는 다리를 반쯤 꼬고는 내게 편안한 어투로 말을 꺼내왔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네... 근데 그게 무슨..." "이유가 있지~!" 이해가 안 간다는 내 생각을 먼저 읽기라도 한 것이었을까? 누나는 내 말을 끊으면 서 재빨리 좀 전의 말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해주기 시작한 것이었다. "너 그 최상급 정령들은 계약만 겨우 했지 불러낼 수는 없다며?" 끄덕 '언제 트레모스 녀석이 이런 이야기까지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지금 상황과 무슨 상관이라도 있나?' 엉뚱한 쪽으로 말을 꺼낸 쥬리 누나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 이상의 행동은 할 수 없었으므로... 하지만 누나는 그 엉뚱한 이야기를 이 일과 황당하게 접목시켜 버리며 내 입을 벌 어지게 만들고 있었다. 방긋거리는 미소로 꾸민 순진한 표정을 하고서... "이번 기회에 내가 너에게 최상급 정령들을 다룰 수 있도록 능력을 주려는 거야~" "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말... 당연히 나는 누나의 말에 두 눈을 깜박일 수밖에 없 었다. 난데없이 내 능력을 올려주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러니까~ 네가 4대 정령들만으로 몬스터들을 상대하다보면 최상급 정령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단 말이지~" "......" 난 더 이상 누나의 말에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을 한다고 내 능력이 올라갈 것 같지는 않았기에... 그렇게 쉽게 올라갈 거였으면 이미 예전에 올라갔어야 하는 나였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결과를 안고 있는 지금! 나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 다. 꽤 오랜 시간의 침묵... 그것이 누나의 말을 끝으로 우리 셋 사이에 감돌기 시작했 다. 황당한 말에 말을 할 수 없었던 나와 할 말을 다했다는 듯 느긋하게 앉아 있는 쥬 리 누나... 그리고 고개를 돌리고 서 있는 트레모스가 서로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 었다. 하지만 곧 쥬리 누나가 아닌 트레모스가 예상 밖으로 그 침묵을 깨버리고 말았다. 녀석은 불쾌하다는 시선으로 쥬리 누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내쪽으로 휙 돌 려버렸는데 말하는 투가 별로 내키지 않는 사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었 다. "누.님의 말은 너를 도와주겠다는 거야...'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물론 너 혼자라면 쉽지는 않겠지... 하지만 누.님이 도와주면 쉬워질 수도 있을꺼 야!" "어떻게?" 정령을 다루는 능력을 갑자기 올리는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게 가능한 일 이었다면 벌써 내가 클래스를 올렸지! 정령이란 것은 친화력으로 그들과 계약을 하지만 좀 더 고위의 정령을 부릴려면 친 화력이 아닌 다른 능력이 뒷받침이 되어야만 했다. 여기서 능력이라는 것은 유동시킬 수 있는 마나의 양을 의미했는데, 내 경우 최상급의 정령들을 부릴 수 있는 클래스가 아니라서 그들을 불러낼 수 없 는 것이었다. 최상급 정령들을 부릴 수 있는 단계는 8! 지금의 나는 7! 단 한 단계의 차이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마나의 양은 사실상 엄청난 차이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지금 내게 현실로 다가와 있었고... 4대 정령과 계약을 맺은 나는 그들과의 친화력에 있어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뛰어나 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친화력 문제였다. 친화력이 라는 것은 정령을 부리는데 쓰이기보다는 거의 그들과 계약을 맺을 때 필요한 사항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들을 부릴려면 우선 마나가 뒷받침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마나를 한 순간에 어떻게 늘려? 내가 드레곤 하트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클레스에 맞는 양만을 내게 공급해 줄뿐이잖아? 근데 어떻게?' "리넨, 단 기간에 단계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네가 생각하는데로 불가능한 일이야. 그렇지... 그런게 가능할리는 없겠지... 하지만! 내가 옆에서 도와준다면 그것은 더 이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란다! 클래스를 높일 수 있는 방법! 그건 너이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르겠구나! 네가 4 대 정령과 계약을 맺었기에..." "설마 그것과... 관계가 있는 건가요?" 혹시나 그녀가 나를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그렇지! 지금 네 몸 안에 있는 마나는 정령들을 부릴 때 그 속성에 맞게끔 마나를 변화시키고 있어! 맞지?" "네에..." 이것도 트레모스가 누나에게 말한 것이었을까? 쥬리 누나는 다 알고 있다는 표정 으로 천천히 내게 다가오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여러 종류의 정령들을 한꺼번에 불러내는데 힘이 들지. 모두 다른 성질의 마나를 요구하는데다가 그 양도 만만치 않으니까! 물론 네 경우 드레 곤 하트가 있어 별로 상관은 없겠지만 그래도 정령 2종류를 한꺼번에 부르는건 어 렵지 않나?" "그렇죠... 사실상 다른 속성의 정령들을 부를려면 몸 안에 다른 속성의 마나가 몸 부림치는 거니까..." "그렇지! 하지만 만약 그 마나가 네 몸 안에서 4가지 속성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네?" '마나가 속성을 변화시키지 않아? 그럼 정령들을 불러내거나 마법을 사용할 때 매 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거 아닌가?' 몸 안에서 자체적으로 마나의 속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나는 그 것으로 매우 빠른 시간 안에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터였다. 그런데 그 속성의 변화가 없어지다니! 내가 잠시 다른 쪽으로 정신을 빼내고 있었던 것을 알았는지, 누나는 고개를 저으 며 좀 전의 말을 자세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이해를 못했군! 내 말은 4가지 속성의 마나를 네 몸 안에서 모두 합친다는 거야! 즉 그 속성들을 모두 없앤다는 것이 아닌, 4가지 모두를 합쳐서 그 어떤 속성들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마나를 만든다는 것이지!" 곁으로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마지막 설명을 마친 쥬리 누나는 그 말을 끝으로 내 반응을 살펴보았다. "그..그렇다면!" '누나가 말한 것이 예전에 내가 생각해던 그 상황이란 말인가?' 예전 처음 마나의 속성을 바꾸는데 성공했을 당시, 나는 지금 쥬리 누나가 말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물론 불가능 한 것이라 뒤로 제쳐두고 있 었지만... 그런데 지금 그것이 가능하다니! 만약 누나의 말대로만 된다면, 클래스를 높이는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꺼라는 확 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만 되면 지금까지 있었던 불편함, 즉 여러 속성의 마나를 섞어서 사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적 낭비를 전혀 없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되었으므로... "이해 한 듯 하구나?" "예... 하지만 누나! 어떻게 그게 가능하다는 말인가요?" 갑자기 결론 보다 그 결론으로 가는 방법의 중요성을 깨달은 나는 아직도 곁에서 내 반응을 살펴보고 있는 누나에게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누나도 이런 내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을까? 질문이 나오자 마자 누나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밝은 미소가 내 질문을 반겼던 것이었다. "호호호~ 그건 간단해! 내가 네 몸 안의 마나가 가야할 방향으로 인도해 줄테니까!" "인도요?" "그래! 너는 4대 속성의 마나가 합쳐진 것이 어떤 상태인지 경험해본 적이 없지?" "네" "내가 그 상태를 너에게 가르쳐 줄꺼야! 네 몸 속의 마나가 서로 합쳐지도록 도와 준다는 말이지! 그렇게 익숙하게 된다면, 나중엔 네 스스로 네 몸속의 마나를 모두 합칠 수 있을꺼 야! 그 어떤 속성의 마나로도 사용가능한! 그리고는 네가 열심히 몬스터들을 처리하면 자연히 빠른 속도로 그렇게 될꺼야! 수 많은 몬스터들을 정령들만으로 상대하다 보면 자연 여러 속성의 정령들을 부리게 되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넌 서서히 몸 안의 마나 속성을 합쳐 가는 것이고~ 어때?" "이야~" 순간 나는 쥬리 누나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별 걸 다 아는 트레모 스의 누나 역할로 부족함이 없을정도로... '근데 어떻게 그 길로 인도해 준다는 거지? 혹시 누나 자신이 그런 마나를 갖고 있 는 건가? 4가지 속성을 모...두? 흠... 그런건가?' 엘프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실제로 본 적은 없었지만,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렵긴 하겠지만 누나의 말대로만 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이 상황에서 나는 좋게 될 것 같은 결말에 혹해 옆에서 누나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것을 미쳐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몬스터들 사이로 걸어 들어간 그 순간 아마도 이때 누나가 나 몰래 즐겁게 웃 고 있었을 거라는걸 뼈져리게 깨달을 수 있었지만... -------------------------------------------------------------------------- ^^ 늦었군요.... 오늘은 2편입니다...^^ 건 그렇구... 좀 끄는 느낌이 드나용? >_< 웅~ (제가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 아마도 그럴듯...) 제 목:<연금술사>-23-9 ─────────────────────────────────── 트레모스가 리넨이 있는 곳으로 오기 몇 시간 전. 트레모스와 그의 할아버지 쥬로이드는 이곳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중이었다. 서로 불만이 많아 으러렁거리기는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시간 낭비를 하는 것보다는 해결 방안을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었기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그들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 버린 것인지 결론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였다. "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냥 여기에 있는 몬스터들을 모두 내쫓으면 되는 일 아닌가요?" "흥! 내가? 싫다! 내가 그놈들을 모두 내쫓길 바란다면 너도 이곳에 몰려있는 인간 들을 모두 내쫓아야해! 그래야 공평하지 않겠냐? 물론 나는 내쫓은 것보다는 죽이 는게 더 마음에 들지만..." 새침하게 고개를 옆으로 돌린 쥬로이드는 눈을 반쯤 내리깐 상태에서 자신의 말만 을 하고는 트레모스의 시선을 무시해 버렸다.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듯! "음... 정말 안된다는 겁니까?" "그래! 근데 왜 그렇게 인간들을 죽이지 않으려고 하는거지? 예전 같았으면 나보다 네가 먼저 그들을 죽이려 했을텐데..." 자신이 알고 있는 트레모스의 모습이 아니였기 때문이었을까? 쥬로이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은 채 트레모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약속을 했어요..." 트레모스도 왜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저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듯 고개 를 가로로 저으며 나직한 한숨을 내 쉬었다. "약속?" 의외의 대답을 들었기 때문인지, 트레모스의 말이 끝나자 마자 쥬로이드의 표정은 놀람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동그랗게 떠진 눈과 설마 하는 표정... 그는 트레모스의 말을 이해하려는 듯 두 눈 을 깜박이면서 잠시동안 그렇게 그를 빤히 쳐다보았지만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놀란 표정은 풀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캬라반을 누구에게 주기로 했거든요..." 조용히 울려퍼지는 트레모스의 목소리... 하지만 그 소리는 쥬로이드에게 음성 증폭마법을 걸어놓은 것처럼 크게 들린 모양 이었다. "뭐얏? 설마 내가 지은 집이 그 캬라반이라는 것은 아니겠지, 트레모스? 그 집을 주는 약 속을 한 것은 아니겠지?"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었는지 쥬로이드는 분노한 여인의 모습으로 트레모스를 째려보고 말았다. 하지만 쥬로이드의 모습은 트레모스에게 전혀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다. 분노로 이글거리긴 했지만 오히려 더 아름답게 빛나는 금빛 눈동자, 화가난 듯 찌 푸려진 이마가 보였지만 이 역시 그리 위협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연출해내지 못했 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트레모스는 저런 모습을 한 여인을 많이 봐왔기에 더 그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중이었고... "물론 그 집을 주기로 한 것은 아니었어요... 캬라반을 준다고 했죠!" "그런데?" "하지만 캬라반의 본점이 그 집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래.서 라고 했냐 지금? 넌 그런 것도 생각 않고 약속을 했단 말이냐!" 엄청나게 울려퍼지는 고음의 소프라노!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화내실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요? 화가 난다면 그 건 오히려 제가 더하다구요! 제 집을 저렇게 엉망으로 개조하고! 주변에 이상한 인 간들이나 모아놓은 것 등등! 하지만 약속이었는걸요! 히유~ 저도 지금 미칠 지경이에요..." 그동안 꽤 많이 참고 있었던 것이었는지, 트레모스는 한번 입을 열자마자 바로 봇 물 터지듯 지금까지 참아 두었던 속내를 모두 터트리고 만 것이었다. "그러게 약속을 할 때는 신중했어야지..." 쥬로이드도 트레모스의 심정을 이해한 것인지 같이 나직한 한숨을 내쉬면서 그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쥬로이드는 여인의 몸이라 트레모스보다 키가 훨씬 작았지만 그래도 그 행동에서 트레모스는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역시 할아버지라서 그런것인지도... 하지만 그의 그런 생각은 오래갈 수 없었다. "하지만 트레모스야~ 넌 이미 약속을 지킨 것 아니니? 캬라반이라는걸 줬다면서? 그럼 너의 약속은 끝난거다! 즉 지금 그것을 다시 빼앗는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 지! 주긴 줬으니까~ 안 그래? 호호호~" "할.아.버.지!" "어허! 또! 계속 듣고 있으니 이제는 아예 그 말이 입에 배었구나! 내 예전부터 호칭을 바꾸라고 하지 않았느냐! 누나~ 혹은 누님~ 으로!" 그 말에 트레모스의 표정은 당연히 일그러지고 말았다. 지금까지 이렇게 황당한 모 습으로 그의 앞에 나타났던 적이 처음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그때마다 자신에게 말 도 안되는 호칭으로 부르라고 하고 있으니... 하지만 그런 트레모스의 심정은 무시했는지 옆에서 쥬로이드는 계속해서 매우 여성 스러운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마치 지금의 트레모스가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이... "호호호~"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면서 가식적인 웃음을 몇 차례 들리자 다시 심각해지려고 했 던 분위기가 황당하게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그들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호호..호... 험험...어쨌든~" 꽤 오랫동안 웃으려고 했던 것 같았지만 쥬로이드의 가녀린 웃음소리는 트레모스의 강력한 눈초리로 그만 중간에 흐지부지 중단되고 말았다. "어쨌든 지금 문제는 해결해야겠지?" "그렇죠. 하지만 전 할아버지의 의견에는..." "트.레.모.스! 누나! 라고 부르랬지!" "에휴~ 그만 넘어가죠..." 말하는 것조차 힘이 드는 것인지 트레모스는 쥬로이드의 강력한 반발에도 고개를 가로 저을 뿐이었다. 마치 더 이상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누나~라고 부를꺼지? 응? 안그러면 네 말도 무시하고 그냥 여길 쓸어버릴꺼야! 어차피 더 이상 네 것도 아니라는데, 그냥 쓸어버리지 뭐!" "할아... 아!..." 딴 곳을 쳐다보며 지나가는 투로 엄청난 말을 해버린 쥬로이드는 트레모스가 자신 을 부르는 호칭에서 잠시 멈칫거리자 뒤돌아있는 상태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어버렸 다. "음흠?" 반짝 반짝~ 아까 화가 났을 때보다도 더한 빛을 내는 듯한 쥬로이드의 황금빛 눈동자는 괴로워 하는 트레모스의 쳐다보고 있었다. 긴 속눈썹을 자랑하듯이 천천히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알았어요,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 역겨운 눈빛은 저리 치워요! 누.님!" "호오~ 좋아~ 하지만 감히 역겹다고 하다니! 이게 몇 번에 걸친 연습 끝에 얻어진 결과인데! 이 모습을 보고 역겹다니~! 흥~ 하지만 뭐, 이번은 봐주지... 호호호~" 다시 시작되려는 웃음! 트레모스는 할아버지와의 대화가 이래서 힘들다는 것을 오늘 또 느끼고 있었다. 툭 하면 옆으로 말의 요점이 새어버리는 상대와 심각한 이야기를 하기란 정말로 어려 운 일이라는 것을 못 느낄 그가 아니었던 것이었다. "할아버지! 이번뿐이에요! 주변에 누가 있을 때는 할아버지의 유희의 장단에 맞춰 주겠지만 둘이 있을때는 내가 부르고 싶은 호칭으로 부를꺼에요!" 이 정도도 많이 양보했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트레모스는 조금의 타협도 하 지 않을 태도로 쥬로이드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흥~ 좋아! 뭐, 그것도 많이 발전한거네~ 알았어~ 그건 그렇고 어디까지 했더라?" "히유~ 이곳 처리요!" '아! 그래... 난 몬스터들을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을꺼야! 너도 인간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고... 그럼 내 계획은 실행이 안된다는 거군! 그렇지?" "네..." "무슨 방법 없니?" "음... 몬스터만 죽이면 정말 안되요?" "흥~ 뭐, 네가 정 안된다고 하니...그렇게 하자꾸나! 하지만 내가 그동안 신경 쓴 것하며, 그 놈들을 이리 저리 굴렸던 것을 생각하면 쉽게 죽일 수는 없어!" "네? 그럼?" "나나 너는 나서면 안된다는 것이야! 그럼 너무도 쉽게 끝나지 않겠니? 재미없게 말야~" "할아버지!" 찌릿! "흥! 둘이 있을 때는 할아버지라고 부른다고 했어요!" "흥, 그래~" "만약 할아버지 말씀대로 하게 되면 인간이 나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인간과 몬 스터들 모두 이곳에 시체를 쌓게 하는 것 밖에는 안되잖아요!" "그렇게 되나?"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듯이 쥬로이드는 먼 산만을 쳐다보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히유~ 이렇게 당한게 한 두 번이 아니었는데 또 흥분할 뻔 했군... 에휴~" 트레모스는 할아버지의 행동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는 곧 머리를 굴리기 시 작했다. 쥬로이드의 고집이 얼마나 쎈지 알고 있는 그로서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마침내 트레모스의 입에서 알맞은 정답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아! 리넨! 녀석이 있었지!" "리넨? 걔가 누군데?" "저랑 같이 온 녀석 있었죠?" 자신이 생각해 낸 방법이 마음에 들었는지 트레모스는 아까보다 한결 밝아진 얼굴 이었다. "그런데?" "걔 혼자서 몬스터들이랑 붙으면 되겠군요!" "인간 혼자서?" 너무도 무모한 의견에 쥬로이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것은 그가 리넨을 걱정해서 생긴 인상이 아닌 너무도 뻔한 결말에 의해 생긴 것이었다. "그럼 너무 시시하게 끝나잖아..." "모르시는 말씀! 리넨은 지금 7 클래스의 마법사겸 정령술사지요! 그것도 4대 속성 의 정령과 모두 계약을 맺은!" "서..설마! 인간이 어떻게?" 믿을 수 없는 표정이 되어버린 쥬로이드였지만 트레모스는 계속해서 충격적인 말을 꺼내놓았다. "그리고 녀석은 7 클래스인데도 불구하고 최상급 정령들 모두와 계약을 맺었죠!" "어..어떻게?" "녀석의 몸 안에 드레곤 하트가 들어 있거든요!" "헉!" 트레모스의 말이 얼마나 효과가 컸던지 쥬로이드는 그 말을 듣고 제정신이 되기까 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그리고 그 뒤 그는 트레모스에게서 리넨에 대한 여러 정보를 들으며 트레모스의 계 획에 흥미를 보였다. ----------------------------------------------------------------- ^^ 늦었네용.... 아~ 정말 갈수록 망가져 가는....ㅠ.ㅠ 왜 이렇게 밖에 안되는지....답답하기만 합니당..ㅠ.ㅠ 웅~ 즐독해주세용~ 금빠~^^ 제 목:<연금술사>-24-1(수정본) ─────────────────────────────────── 24-1 수중해서 다시 올립니다. ㉥┣㉥┫⇔ ㈁├님이 지적을 해주셨는데... 제가 틀리게 말한 부분이 있더라구요.. ^^;; 삐질~ (허접 글쟁이임이 들어나는 순간입니다! 홀홀홀~ ->이미 예전에 들통났었나용? 홀홀홀~) 예전에 리넨이 정령들과 계약할때 4대 정령을 모두 소환해냈더라구요..^^;;삐질~ 그래서 트레모스가 그걸 억지로 돌려보냈었지요...^^:;삐질~ 근데, 이번화에서는 그게 힘들다고 했으니...흑흑... (__) 꾸벅~ 암튼~ 지송하구요...이거 고친다고 고쳤는데... 어색할지도... 또 이상하다거나, 어색하다거나 하면, 다시 멜이나 리플 달아주세요~ +_+ 그럼,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빠빠샤~ -------------------------------------------------------------------- 퍼버 벙-! 연속적으로 들려오는 폭발음! 몇 시간째 끊이질 않고 들려오는 이 소리는 레지산맥 숲 안쪽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폭발음이 있을 때마다 숲속에서는 엄청난 화력을 가진 불꽃이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수풀 위로 치솟았는데, 그 불꽃은 메케한 연기와 함께 그곳의 모든 것을 태워 없 애며 주변을 정리해 나가고 있었다. 자욱한 연기 안쪽에서는 바람의 상급 정령 실라이론과 불의 상급 정령 샐라임이 쉴 새없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리넨도 그들 곁에서 굵직한 땀방울을 흘리며 몬스터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메케한 연기 때문에 후각이 마비되었을 법도 했지만 리넨은 지금 주변을 붉은 색으 로 만들어버린 액체의 비릿한 냄새 때문에 연기의 독한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젠장! 끝이 없군! 끝이 없어!" 그렇게 투덜거리며 지금의 신세를 한탄하려는 리넨이었지만 곧 주변에서 몬스터들 을 공격하고 있는 정령들을 피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와이번을 보고는 급히 고개 를 숙여버렸다. 겉으로는 정신을 놓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내심 그는 주변의 몬스터 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빼지 않고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리넨을 향해 달려든 와이번! 넓은 날개를 최대한 벌린 상태에서 리넨을 향해 날아오는 와이번은 아래로 내려오 면서 가속도를 붙여 리넨의 예상과는 조금 더 빠르게 그의 머리위를 지나가고 말았 다. 쉬--익! 와이번의 접근에 급히 상체를 숙인다고 숙인 리넨이었지만, 그는 미처 내려오지 못 한 머리카락을 와이번에게 주어야만 했던 것이었다. "이-크!" 와이번이 지나간 자리는 갑자기 폭풍이 지나가기라도 한 듯 리넨 주변의 나뭇잎들 과 공중에 있어야 할 리넨의 청록색의 머리카락들도 모두 가져가 버리고 말았다. 잠깐의 허점으로 잃어버린 몇 가닥의 머리카락들이었지만 리넨은 그 머리카락들을 아까워할 겨를이 없었다. 계속해서 그의 신경을 놓아주지 않는 몬스터들에 의해... 매우 커다란 날개를 갖고 있는 와이번도 자신의 공격이 실패한 것을 느끼자마자 공 중에서 몸을 180도로 급회전해 다시 주인공을 향해 날아들었는데, 좀 전의 공격보 다도 더 날카로운 기세로 변해 있었다. 계속되는 공격 속에서 리넨은 다른 정령을 부릴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을 벌기 위해 상체를 숙인 자세에서 바로 몸을 옆으로 틀어버렸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무지막 지한 공격을 피하는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그 행동으로 그의 얼굴에 맺혀있던 굵직한 땀방울들이 후두둑 아래로 떨어져 내렸지만, 그것들은 곧 다시 리넨의 얼굴 에 둥지를 틀어버리고 말았다. "노에스! 저 녀석들 묻어버려!" 리넨의 곁에서 꽤 먼 거리라 할 수 있는 곳에 존재하는 몬스터들을 가리키며 리넨 은 높은 방어벽을 만들어 놓은 노에스에게 명령을 내렸다. 리넨은 그들이 몇 초 후 면 자신의 주변을 둘러쌀 것임을 알고 있었으므로... '상급정령 셋이라... 힘들군!' 아직까지는 상급정령 셋 이상은 부를 수 없었던 리넨이었으므로 그는 흐늘거리는 몸을 힘들게 겨우 지탱하며 좀 전에 부른 노에스로 몬스터들의 발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그들을 막고 있어도 몬스터들은 이내 틈새를 만들어 리 넨의 곁으로 순식간에 다가오고 말았다. "쳇!" 주변의 공기를 빠른 속도로 가르면서 리넨의 허점을 파고들고 있는 몬스터들! 슈우우~~웅! 휘~~잉! 실라이론이 일으키는 바람과 옆에서 매우 빠르게 달려드는 몬스터들에 의해, 리넨 은 지금 마치 폭풍이 부는 곳에 서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돌과 모 래, 가벼운 나뭇잎들이 바람에 의해 중력을 무시하고 리넨의 시야를 가렸으므로... 몬스터들을 물리치기 위해 부른 실라이론이었지만 리넨은 그 바람으로 인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었던 거였다. 하지만 몬스터들은 리넨과 달리 그 바람이 별다 른 방해는 되지 못하고 있었다. 불이 섞여 있는 바람일 경우 물론 그들에게 위협적 이긴 했지만, 그래도 불붙은 몸을 무기 삼아 리넨에게 달려들고 있는 몬스터들이었 으므로 아주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의 목숨보다도 리넨을 죽이는 게 더 중요한 사항이 모양이었으니까!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리넨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무리 그가 정령들을 불 러 몬스터들과 싸우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정령들이 몬스터들을 쓰러트리는 속도 보다 그들이 리넨에게 밀려들어오는 속도가 더 빨랐기에 실질적으로 정령들은 그에 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넨은 자신의 주변에서 시야를 방해하는 강한 바람과 끝도 없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몬스터들 속에서도 전혀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입술을 씰룩거리면서 짜증을 내고는 있었지만, 그에 반해 리넨의 눈빛은 굳은 각오를 다지는 듯 반짝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리넨에게 있어 이곳은 삶과 죽음이 오가는 전쟁터가 아닌 또 하나의 수련장 과도 같은 장소로 여겨졌기 때문인 것 같았다. 자신의 클래스를 높이기 위한 하나 의 수련으로 말이다. 한편 리넨을 향해 죽음을 불사하고 달려드는 몬스터들은 리넨과 전혀 다른 눈빛을 하고 있었다. 여유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는 눈 빛!붉게 충열된 그 눈빛은 그들 하 나 하나가 모두 리넨을 죽이고자 하는 생각만이 담겨 있을 뿐임을 알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마치 리넨을 죽이지 못하면 그들을 살 수 없기라도 하듯! 리넨이 소환해낸 정령들에게 목숨을 잃을 것임을 알면서도 몬스터들은 정령들의 손 발을 묶는 역할로 자신들의 목숨을 바치고 있었다. 잠깐이나마 정령들을 리넨의 곁 에서 떼어내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의 육체가 절단이 되어도 리넨을 향한 공격을 멈추는 일이 결코 없었다 마치 공포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형처럼 그들은 그렇게 리넨에게 끈질기게 달 려들고 있었던 거였다. 쿠~~워~~ 붉은 침을 흘리며 목이 잘려나간 트롤(troll)! 컥! 리넨에게 다가오다 실라이론의 공격으로 심장이 터져나간 와이번(wyvern)! 케~~엑! 샐라임의 공격으로 몸이 타들어가는 오크(orc)! 하지만 살아있기는 했는지 날카로운 바람이 그들의 몸을 훑고 지나가면 어김없이 그들의 입에서는 듣기 괴로운 소리들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선홍색의 진한 피와 함 께... 이것은 리넨이 몬스터들 보다 월등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모습이었지만, 끝없는 숫 자로 밀어붙이고 있는 몬스터들에게 리넨은 결코 우위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은 아 니었다. '이거 상급정령 셋으로도 부족하잖아!' 점점 기력을 잃어 가는 리넨은 후둘 거리는 다리를 겨우겨우 지탱하며 머리를 싸맬 수밖에 없었다. 바람, 불, 땅의 상급 정령! 이 셋을 모두 소환해내기 위해 리넨은 오늘과 같은 상황을 셀 수 없을 정도로 겪어 야만 했다. 상급 정령을 한꺼번에 세 종류나 불러낸다는 것은 사실상 리넨에게 상 당한 무리를 주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물론 리넨에게는 상급 정령 넷을 모두 불러 낼 수 있는 마나가 있었지만... 하지만 그것은 이것과는 다른 문제가 개입되어있기 때문에 리넨으로서는 지금의 상 황이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속이 타들어가는 듯 하군! 으-윽!' 정령들이 가만히 리넨에 의해 소환되어 있을 때와는 다르게 지금 리넨은 예전과 비 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마나를 그들에게 공급해주어야만 했다. 드래곤 하트가 있어 마나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리넨의 몸 안에서의 그 속성들의 부딪힘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되었던 것이었다.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면 할수록 그에 해당하는 마나의 양은 많아지게 되고, 그때마 다 리넨은 서로 다른 속성들의 마나 충돌에 의해 괴로워해야만 했던 것이었다. 왜 냐하면 많은 마나를 필요로 하는 상급 정령들을 부르기 위해서 리넨은 몸 속의 마 나를 그 속성에 맞게 바꿔야만 했는데, 이렇게 바뀐 속성의 마나가 몸 안에 2종류 이상이 있으면 그 둘의 충돌로 인한 충격이 모두 리넨에게 전혀지기 때문이었다. 커다란 불의 속성과 작은 바람의 속성의 마나가 몸 안에 있는 것보다 같은 크기의 마나가 몸 안을 휘젓고 다니는 것이 더 견디기 힘들다는 말이었다. 특히 거의 같은 레벨을 갖고 있는 정령들을 소환해 내 적들과 싸우게 만들게 될 때 면, 그 충격 정도가 최고치를 기록해 리넨을 거의 정신 없게 만들었다. 그것은 상위로 갈수록, 그들이 더 많은 마나를 끌어갈수록 점점 충격의 강도가 커 지기 때문이었는데, 이는 리넨이 아직 자신의 몸 안의 마나를 융합시키지 못했기에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바람과 불의 속성은 서로 융합시키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어! 하지만 물이나 땅의 속성은...' 땅의 속성의 상급 정령까지 소환해낼 수 있는 리넨이었지만, 그는 두 종류의 정령 을 소환해냈을 때보다 수십 배 정도의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불과 바람 그리고 땅의 속성은 균형이 안맞아! 하지만 이 상태에서 물의 정령을 소환해 낼 수는 없잖아!' 몸안에서 요동치고 있는 마나를 느끼며 리넨은 아직 몸 안의 마나가 서로 충돌을 일으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몬스터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물의 정령을 소환해낸다면, 리넨은 몬스터들을 공격하지 못한 채 그대로 그들에게 깔리고 말 것이었다. '쳇 물을 정령을 소환할 수 있으면 뭐해! 마법을 사용할 수 없을텐데...' 정령들이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바로 그 순간부터 리넨은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기 전 내부의 충격으로 쓰러지고 말 것이었으므로... '이 4대 속성을 모두 융합시키지 못하고는 최상급 정령은 다룰 수 없어! 이 상태로 꽤 오랫동안 지내게 된다면 불, 바람, 땅의 속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융합을 시 킬 수 있겠지만...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꺼야! 그 뒤 또 물의 속성에 대한 융합도 있어야 할테니... 이 비린내 나는 곳에서 얼마나 더 어야 할지 모르는 일이지! 그리고 난 시간이 그리 많은 사람이 아니니...!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라도 써보는게 좋겠지?' 혼자 조용히 생각을 정리한 리넨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를 각오한 눈빛으로 스 르륵 눈을 감아 버렸다. 더 높은 단계로의 도약을 위해 리넨은 다시 빠져나가는 힘을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 이었다. 단기간에 8클래스로 오를 수 있는 방법은 상급정령들을 모두 부를 수 있는 것밖에 없었으므로... 리넨은 이곳에서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고 만 것이었다. '아무래도 물의 상급 정령을 부르려면 물의 중급정령을 소환해서 몸을 고통에 익숙 하게 만들어야 겠군! 그런 상태로 얼마간 버틸 수 있다면, 물의 상급정령을 부를 수 있을테니!' 지금의 상태도 몸 속이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그 이상의 고 통을 감수할 작정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리넨은 쉴새없이 정령들을 조종하고, 몬스터들을 피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자신이 해 야 할 일을 하나 둘씩 정리해 나갔다. 리넨에 의해 소환되어 있는 상급 정령 셋! 그는 또 하나의 상급정령을 부르기 위해 물, 불, 땅의 상급 정령을 부른 상태에서 물의 중급 정령들을 부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불, 바람과 땅의 속성을 가진 마나가 몸 안에 있는 상태에서 서서히 다른 속성의 마나 양을 증가시키게 되면 나중에 물의 상급 정령을 더 불러내는데 편할 것임을 어렴풋이 느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운다인~!" 땅의 상급정령까지 불러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리넨이었지만, 그는 무리를 하 면서도 운다인을 소환해 냈다. '위험하다고 천천히 익혀나갈 필요는 없는거야! 더 이상 이런 비린내나는 곳에 있 기는 싫다고!' "운다인! 으-윽! 저..저놈들을 공격해!" 운다인이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본 순간, 리넨은 새로운 물의 속성을 띤 마나가 몸 안에서 다른 속성의 마나들과 충돌하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으~윽!' 후둘거리는 다리! 이마의 땀이 흘러내려 흐릿하게 만들고 만 시야! 리넨은 그 순간 자신이 몬스터들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엄습해오는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그것보다는 몸 안에서 날뛰는 물의 속성 을 가진 마나를 다른 마나와 융합시키는 것에 모든 신경이 쏠렸기 때문이었다. 아직은 완벽한 융합이라 부를 수 없는 것이었지만, 물의 중급정령을 부리고 있는 마나를 하나로 융합시킨다면 8클래스로 갈 수 있는 길에 꽤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는 것을 리넨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이것만하면! 가능성이 보여!' 더 위로 향해가는 리넨! 하지만 그런 리넨의 모습을 알아줄 존재는 지금 그의 곁에 아무도 없었다. 오직 리넨의 목숨을 가져가려고 안달이 된 몬스터들만이 그곳에 있을 뿐! 리넨이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리자마자, 몬스터들은 마치 기회라도 얻은 듯 아까보 다 더한 살기를 내뿜으면서 리넨을 향해 달려들었다. 쿠워~~어~ 크르르르르~ 몬스터들은 마치 꿀을 찾아 달려드는 벌떼처럼 리넨을 향해 자신의 몸을 날린 것이 었다. 리넨이 불러낸 정령들이 그들을 막긴 했지만, 리넨이 움직이며 그들을 피할 때도 위험했던 상황이었는데, 가만히 있는 리넨이라니! 정령들만으로 리넨의 몸을 보호 하기는 부족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순식간에 몬스터들에 의 해 몸을 다칠 리넨! 어떤 배짱이 있었기에 수많은 몬스터들이 있는 곳에서 신경을 돌려버린 것이었을까 ? 마치 이곳에서 죽기라도 할 것이란 말인가!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사나운 몬스터들은 그들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모두 리 넨을 향해 날아들었다. 절대절명의 위기! 하지만! 리넨의 피부 바로 앞에서 그것들은 마치 시간이 정지되어 버리기라도 한 듯 모두 멈춰버리고 말았다. 허공에 멈춰선 몬스터의 침이 그 주변의 모든 시간을 멈춰버렸 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심지어는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들던 정령들도 움직임을 멈췄으니... 하지만 그런 공간에서 정지된 시간을 깨는 인물이 나타나 버렸다. 슈슈슈슝! 이곳과는 전혀 다른 이질감을 풍기면서 나타난 이는 바로 트레모스였다. "쳇! 녀석은 항상 자기 마음대로 이런다니까!"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리넨의 곁에 나타난 트레모스는 마치 리넨이 저지를 상황을 해결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트레모스는 주변에서 리넨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날카로운 짐승의 이빨이 리넨의 살에 닿기 전에 리넨의 곁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슈슈슈슝! 곧 이어 그 옆에 아름다운 엘프가 그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녀는 트레모스와는 다른 반응으로 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호오~ 이번에 또 리넨이 뭔가 문제를 일으킨 모양이군! 저렇게 멍청하게 눈을 감 을 때마다 나를 귀찮게 했으니~!" 흥미로운 눈빛으로 리넨을 쳐다보는 쥬로이드는 옆의 트레모스를 쳐다보며 재밌다 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흥!" "호호호~ 그때마다 네가 저 녀석 뒤치다꺼리를 해서 불만인 모양이구나?" "말이 나온김에 물어보죠! 왜 제가 녀석을 구해야 하는데요?" 누가 정한 일도 아니었는데, 트레모스는 자신이 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에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흥! 그거야 매번 네가 녀석을 구해줬으니까 그런거 아니냐? 처음부터 네가 그렇게 습관을 들여놔서 그래! 아마도 자기의 목숨은 네가 구해줄거라 생각하는 모양이지 뭐~ 안그러냐? 아마도 걔가 네 친구라서 너도 녀석을 도와주는 것 같은데... 안그러냐?" "......" "보아하니 타임 스탑(time stop)까지 쓸 정도인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지만~ 호 호호~" "흥!" 쥬로이드의 약올리는 말이었지만, 트레모스는 콧방귀만 끼었을 뿐 그녀의 말을 반 박하지는 않았다. "어서 가요!" 마법으로 몸이 굳어버린 리넨을 안은 트레모스는 이곳에서 더 이상 있기 싫은지, 주변 관찰에 여념이 없는 쥬로이드를 불러 세웠다. "응? 할 말이 없으니깐 가자고 하는 구나? 호호호~" 찌릿! "쳇! 저것들을 그냥 한방에 없애버리고 싶은데! 그러면 제가 이런 귀찮은 일은 하 지 않아도 되잖아요!" "오~! 트레모스야~ 그건 안될 소리란다~ 호호호~ 저것들은 모두 리넨의 몫이잖아, 안그러니? 호호호~" "쳇!" 몇 마디를 더 주고받던 트레모스와 쥬로이드 곧 리넨을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나버렸 지만, 그곳의 몬스터들은 그들이 사라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리넨이 있었던 빈 공간 을 향해가던 몸을 날렸다. 쿠웨~~엑! 켁!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고 있던 몬스터들은 갑자기(?) 사라진 리넨대신 반대쪽에서 오던 다른 몬스터들을 향해 치켜올렸던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날리고 말았다. 그리고 곧 그 뒤로 몸까지 부딪혀 그들은 리넨이 서 있던 자리에 몬스터 산을 만들 고 만 꼴이 되고 말았다. 콰-당! 털썩! 투두둑! 동시에 빈 공간을 향해 달려오던 몬스터들은 결국 리넨이 아닌 자기들끼리의 박치 기로 그 날의 전투를 끝내고 말았다. 제 목:<연금술사>-24-2 ──────────────────────────────────── 서 있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느껴지던 순간!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 뒤늦게 무리한 방법을 선택한 나는 운다인을 소환해 몬스 터들을 상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로 몸이 터져나갈 것 같은 고통을 느껴 야만 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내가 소환해낸 정령들을 돌려보낼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에 몸부 림쳐야만 했던 것이었다. '으으--윽!' 이 고통을 익숙하게 만들어 엔다이론을 불러낸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고통을... 줄여야 해... 고통을...윽!' 그런 순간 내 머릿속에는 오직 몸 속의 마나를 서로 융합시켜야만 이 고통에서 벗 어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만이 가득했었다. 쉽게 정령들을 돌려보내면 되었을 것이었는데, 이 때 나는 그게 아닌 다른 방법 쪽 으로 이 고통을 없애려 한 것이었다. '크--윽!' 부글부글 끓고 있는 물처럼 몸 속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요동을 치고 있는 마나들 은 이대로 가다가는 폭발이라도 할 것처럼 심하게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성질이 다른 마나가 한 곳에 모여 있다보니, 서로 충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었던가? 드래곤 하트를 이용해 여러 성질의 마나를 몸 안에 만들 수 있었던 나였지만, 그로 인해 생겨나는 고통까지는 드래곤 하트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서로 밀어내는 힘! 바람과 불의 성질은 서로 합쳐지기 쉬운 성질이라 몸 안에서 꽤 쉽게 융합이 되었 던 터였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몸안에 땅의 속성을 만들어낸 나는 이 셋이 합쳐지 기 전에 무리해서 물의 성질을 첨가하고 말았다. 즉 지금의 내 몸 속에는 세 종류의 마나가 섞여 있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 것이었 다. '바람과 불이 합쳐진 것과 땅, 그리고 물...' 계속 몸밖으로 터져 나갈 것처럼 날뛰는 마나들을 견뎌내며 나는 어떤 성질의 마나 를 서로 합쳐야 할지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 땅과 물을 합쳐 바람과 불이 합쳐져 있는 마나와 서로 융합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 을 듯 보였지만... 이 고통을 그렇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가 문제 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 [내가 도와줄테니 어서 받아들여!] 내 머릿속에서 익숙한 사람의 말이 울려퍼졌다. 메시지(message)마법을 써서 내게 말을 걸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쥬리 누나였다. 내가 이렇게 무모한 일을 벌일 때마다 나를 도와줬던 누나! 이번에도 역시나 이 어려움을 도와주려는지 누나는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던 것 이다. 고개를 끄덕일 힘은 없었지만, 누나는 내가 준비되었다는 것을 알았는지 내게 서서 히 자신의 마나를 흘려보내 주었다. 마나가 부족한 일은 없었으므로 솔직히 이런 방법은 내게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누나가 보내주는 마나는 내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즉 속성을 갖고 있는 마나였던 것이다. 어떻게 그녀가 나처럼 속성을 지닌 마나를 갖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매번 장난스런 웃음으로 넘어가 버리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그 이유를 모르고 있는 나였다. 오직 물의 성질만이 다른 성질에 비해 그 마나의 크기가 작았는데, 쥬리 누나는 그 것도 알고 있었는지 내게 물의 속성을 지닌 마나를 흘려 보내주고 있었다. 중급정령을 소환해 낸 상태였기에 물에 관해서는 다른 성질의 것들보다 마나의 양 이 매우 작은 상태였는데... 게다가 누나가 보내주는 물의 성질을 가진 마나는 정확히 다른 상급정령들을 소환 한 것과 같은 양이었다. 외부에서 들어온 마나는 곧 어디로 가야할지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마나는 누나의 것이라서 그런지 내가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움직 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누나가...조종하는 건..윽!' 마나 충돌에 의해 생각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곧 누나의 도움 으로 그 고통의 정도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글거리며 정신 없이 폭주하던 마나들 사이로 누나의 마나는 자연스럽게 그들 가 운데로 흘러가 내 마나와 누나의 마나가 자연스럽게 합쳐졌던 것이었다. '같은 물의 성질이라고는 하지만 외부에서 들어온 마나는 엄연히 누나의 것인데?' 지금까지 나는 누나가 이끌어주는 흐름을 바탕으로 도움을 받은 적이 몇 번 있었지 만 오늘처럼 외부에서 마나가 들어온 적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외부에서 마나가 들 어오게 되면 내 것과 차이가 있어 약간이나마 충돌이 있을법도 했는데, 신기하게도 이것은 마치 모두 내 것인 것 마냥 아무 거부반응도 없이 내 몸 안의 것과 합쳐져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몸 안에는 땅과 물의 속성을 지닌 마나가 같은 크기로 존재하게 되었다. 순식간에 몸 안의 마나가 균형적으로 존재하게 되고 만 것이다. 물론 충 돌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었지만... 하지만 그 충돌로 인해 생겨난 고통은 곧 질서를 되찾아 가면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마음대로 움직이던 것들이 서서히 상대를 인정이라도 하듯 서로 융합되어 가기 시 작한 것이었다. 꽤 커다란 부피를 차지하고 있는 바람과 불이 합쳐진 마나! 그것과 계속해서 부딪히며 내게 고통을 선사했던 땅과 물! 나는 갑자기 땅과 물의 성질을 가진 마나들이 서로 합쳐지려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누나가 이끌어 주는군! 그럼, 이때를 놓치면 안되지!' 나는 누나가 움직여주는 방향을 생각하면서 그 방향에 내 의지를 집어넣었는데, 그 것은 서서히 누나로부터 주도권을 넘겨받을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무리 없이 땅과 물의 마나가 합쳐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마치 그들이 원래가 하나 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서로를 흡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갔다. 이로 인해 몸 안의 마나 충돌은 확연하게 줄어들었는데, 나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완전히 그들을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누나가 도와줘서 이렇게 쉽게 그들의 길을 안내해 준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 던 나였기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거였다. '이대로 가면 4대 속성을 모두 합칠 수 있겠군!' 잠시 후 내 몸에는 크게 두 가지 성질의 마나 덩어리가 만들어졌는데, 이들은 서서 히 내 의지에 의해 서서히 서로를 합쳐나갔다. "히유~" 꽤 힘든 일을 하기라도 했는지, 쥬로이드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나직한 한숨을 내 쉬었다. "어라? 다 한거에요?" "그래, 다 했다..." "하지만 리넨은 아직..." 쥬로이드가 다 도와준 것이라면 리넨이 아직까지 눈을 감고 앉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트레모스는 이해가 안간다는 투로 쥬로이드에게 의문을 건 낸 것이었다. "지가 알아서 하는데, 내가 뭣하러 끝까지 힘을 빼냐?" "그럼, 혼자서?" "그래... 인간치고는 꽤 똑똑해... 내가 도와준 것들을 생각하며 혼자 해결 방안을 찾아내다니 말야~" 쥬로이드는 리넨을 꽤 괜찮게 보았는지 고개까지 끄덕여주며 칭찬의 말을 꺼냈다. 하지만 트레모스는 그런 쥬로이드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오는걸 참아야만 했다. 트레모스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리넨이 똑똑하다는 걸로는 표현이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쥬로이드가 리넨의 총명함을 자신의 아래로 두려고 말을 그 렇게 한 것임도... "험험..." 헛기침으로 입가의 웃음을 지워버린 트레모스는 조용히 쥬로이드의 다음 말을 듣기 위해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자신의 말에 트레모스가 별 말이 없자, 쥬로이드는 트레모스가 자신의 의견에 동의 한 줄 알고는 얼굴을 환히 밝혔다. "참, 그것은 그렇고 정령들은 어떻게 했냐?" 리넨이 소환해 낸 정령들의 행방에 대해 물어본 쥬로이드는 트레모스가 인상을 찌 푸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었던 거냐?" "아니요. 문제는 없었죠... 단지 정령들이 마법을 난사할 수 있게, 몬스터들을 모 아둔 것이 조금 귀찮았을 뿐..." 트레모스는 오직 리넨에게만 살기를 띄는 몬스터들을 모아 정령들이 리넨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끔 만드는 일이 귀찮았다는 것을 표정으로 나타낸 것뿐이었다. 리넨의 몸 속에서 마나의 충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가 소환해낸 정령들이 강력한 마법을 사용해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트레모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쥬로이드는 그의 행동이 탐탁치 못한 모양이었다. "아까운 몬스터들을 네가 모았다고?" 목소리를 낮춘 쥬로이드는 트레모스의 말에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반쯤 들어 트 레모스를 째려본 것이었다. "오해는 말라구요! 전 단지 정령들이 강한 마법을 쓸 수 있게 만들어줬을 뿐이니까 요!" "왜 그 방법이었는데?" "리넨이 그들에게 몬스터들을 처리하라고 명령을 내렸으니까요. 설마 제가 그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이 이상하다는 것은 아니 겠지요?" 트레모스는 그렇게 말을 해 놓고도 뭔가 찔리는 바가 있었는지, 끝으로 갈수록 목 소리의 크기를 줄여갔다. 그런 것을 모를 쥬로이드가 아니었는지, 그는 트레모스의 말에 양손을 허리에 올려 놓고 두 눈을 더욱 가늘게 떴다. "너라면 그런 귀찮은 방법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을텐데? 흠~ 몬스터들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한 건가?" 의미심장한 말을 꺼낸 쥬로이드는 자신의 말에 트레모스의 표정이 변하길 기대했지 만, 그는 쥬로이드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그게 무슨 말이세요?" 트레모스는 전혀 이해 못한다는 표정으로 오히래 그에게 되물어왔던 것이었다. "잉? 아닌가?" "뭐가요?" "음... 그럴 리가 없는데... 아니었나?" 계속되는 트레모스의 질문에 쥬로이드는 고개를 저으며 점점 혼자만의 생각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뒤에서 트레모스가 나직한 한숨을 내쉬는 것도 듣지 못한 채... --------------------------------------------------------------------------- 히유~ 이거 또 막히는 내용때문에...제가 골머리를 돌려야만 했습니다.. 히유~ 이것두...이상하지요? ㅠ.ㅠ 흑흑흑... 분명 이상할꺼야... 진짜루~ 쫌이라도 이상하면, 말해주세요~ 매는 먼저 맞는게 더 낫다구.... T^T 그럼, 즐건 하루 되시구용~ 빠빠샤~ 제 목:<연금술사>-24-3 ──────────────────────────────────── 웅성웅성~ 몬스터들을 피해 카랴반 안으로 도망쳐 온 사람들은 거의 한 달 동안 이곳에 갇혀 생활해야만 했다. 그들이 이 건물에서 한발자국이라도 나가게 된다면 밖에선 진을 치고 있는 몬스터들에게 흔적도 없이 먹히게 될게 뻔했으므로... 몬스터들은 이 성 안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기라도 하려는 듯 절대 이곳을 벗어나지 않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더 공포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이곳을 나갈 수 있는 방법! 이들에게 그런 방법은 있을 턱이 없었다. 물론 이곳에 무사히 들어온 아르넨 일행의 도움을 받는다면 가능할거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를 거절한 아르넨 때문에 그들은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사실은 그 방법 이외에 아주 이곳을 나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극소수의 인 물만이 사용 가능한 아르넨의 텔레포트를 사용한다면 충분히 이곳을 나갈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르넨과 리넨 일행뿐이라는 것에 문 제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자 사람들은 서서히 자신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주지 않는 캬라반 사람들에게 불만을 가지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자신들이 살 수 있었던 것이 캬라반 덕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그 들이었지만, 그들도 인간임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는지 서서히 더 많은 욕심을 드 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들이 자신들을 보호해줘야 할 입장이라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이들은 서서히 자신들이 이곳에서 살아나가기만 하면 이 곳과는 절대 계약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불만을 차근차근 키워나가기 시작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캬라반 안이 꽤나 시끄러워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불만은 리넨이 몬스터들을 처치하러 밖에 나갈 때마다 서서히 잠잠해 지고 있었다. 밖에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역겨울 정도로 비릿한 피 냄새를 진하게 풍기며 돌아온 리넨의 모습에, 그들은 서서히 희망을 되찾아 갔던 것이었다. 리넨의 몸에 묻어 있는 피만큼 밖의 몬스터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을 것이었고, 리 넨이 밖을 나가는 횟수가 늘수록 그들이 이곳을 나갈 수 있을 확률이 늘어날거라 생각했으므로... 게다가 리넨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묻혀오는 붉은 이 물질의 부피를 점점 줄여가 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는 나간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그러다 보니 이곳 사람들의 마음에는 어느덧 캬라반을 원망하던 생각이 싸~악 사라 지고 말았다. 이곳을 나가 원래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그들의 사고 를 바꿔놓았던 것이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폭음이 레지산맥과 캬라반을 뒤흔들었지만, 이곳 사람들의 입에서 는 불안이 아닌 희열이 가득차 있었다. 그 폭음이 리넨이 있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화르르륵! 끊임없이 타 들어가는 몬스터들... 살 타는 냄새와 연기가 발버둥치는 몬스터들에게서 연신 퍼져나오고 있었지만, 이 미 예전에 그들 주변으로 물의 막을 설치해 놓은 나였기에 그것들에 대한 피해는 생각하지 않아도 됐다. 왜냐하면 옆이 막혀있어, 지저분해 보이는 회색 연기는 바로 위의 하늘로 곧게 뻗 어 올라갔기 때문이다. 불길의 번짐을 막기 위해 물의 상급정령 엘레스트라를 소환 해 몬스터들을 모아놓았던 것이었다. "잘들 타는군~" 뭉툭한 바위 위에 몸을 걸친 나는 편안하게 불의 최상급 정령의 불길을 감상해 봤 다. '이것도 오늘이 끝인가? 흠~' 쥬리 누나의 도움으로 8클래스에 오를 수 있었던 나는 그 뒤 이곳에서 몬스터들을 계속 상대해 왔던 터였다. 쥬리 누나의 요구대로 이곳의 몬스터들을 모두 처리하기 위해 그들을 상대한 이유도 있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얼마 전부터 소환하게 된 최상급 정령들을 잘 다루기 위해서였다. 주변을 살펴보니 이곳에서 이렇게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듯 싶었다. 지금 눈앞에서 타들어가고 있는 몬스터들 이외에는 내게 달려드는 녀석들 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드디어... 이곳을 나가게 되는군!' 커다란 일을 치른 것 같은 생각에 두 팔을 쫘~악 뻗어 기지개를 편 나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몬스터들을 처리해 가는 최상급 정령들을 살펴보았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었지... 하지만 이렇게 만족스런 결과를 생각하면, 그리 나쁜 경험만은 아니었어~ 쥬리 누나의 말대로 빠른 시일 안에 8클래스에 도달할 수도 있었고... 흠~ 근데 이 거 내가 고마워 해야 하는 건가?' 어떻게 된 것이 쥬리 누나와 트레모스에게 도움을 받은 후인데도, 고마운 마음이 생기질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흠...그냥 넘어가야겠군~ 그들이 고맙다는 말을 기다릴 순진한 사람들도 아닌데.. 아니, 드래곤이라고 해야 하나?' 약간은 찜찜한 기분이 생기긴 했지만, 나는 이내 그런 기분을 저~멀리 날려버렸다. 나의 이런 행동은 아마도 그들 때문에 엄청난 고생을 했다는 생각이 고마움보다 더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드래곤! 지상 최강의 생물 드래곤! 책에서나 접해봤을 법한 생물이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매우 가까운 관계로... 너무도 강한 힘과 수명을 갖고 있는 이들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몇 백년동안 잠 을 자거나, 유희를 즐긴다고 했다. 때로는 인간으로, 때로는 엘프로... 그들이 원하는 종족으로 폴리몰프 해서 그들의 삶을 즐기는 것이 바로 유희라고 부 른다는 말이었다. 트레모스와 쥬리 누나가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내가 8클래스에 도달한 바 로 그 순간부터였다. 내가 8클래스에 도달했을 때... 그때 당시 나는 잠시 얼빠진 사람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있어야만 했는데 , 그 이유는 물론 갑작스런 변화 때문이라기 보다는 내 몸안에 가득한 마나의 기운 때문이었다. 너무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마나의 기운 때문에... 평상시에는 몰랐지만, 쥬리 누나의 도움을 받은 이후에는 모든 것이 분명해졌던 거 였다. 특히 내 자신이 8클래스가 되고난 이후부터는... '드래곤 하트... 생각해보면, 결과는 다 나와 있었던 건데...후훗~' 쥬리 누나의 도움을 받으면서 나는 외부 마나에 대한 아무런 거부반응도 느낄 수 없었다. 물론 내가 받아들이고자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껄끄러움 정도는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었다. 그 이유를 그때당시에는 별거 아니 라고 넘겨버렸지만! 8클래스가 되어버린 지금에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누나가 보내준 마나와 내가 갖고 있는 마나가 너무 흡사했기 때문에 내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마나를 받아 들였던 거였지~ 후훗~ 마나가 흡사하다면, 정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아닌가?' 내가 갖고 있는 마나... 병을 고치기 위해 드래곤 하트를 먹어버린 나는 이미 드래곤과 같은 마나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누나의 마나와 흡사하다는 것은! 바로 쥬리 누나가 드래곤이라는 말! 그리고 그 누나의 동생이라는 트레모스도 드래곤이라는 말! 인간치고는 너무도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그들! 엘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쥬리 누나 때문에 트레모스도 엘프가 아닐까? 생각한 나 였지만, 내 몸에 흐르는 마나 덕분에 나는 그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완전히 속은거야~ 완전히!' 드래곤 하트를 얻은 이후 트레모스가 친근하게 느껴졌던 이유도 어쩌면 녀석도 드 래곤 하트를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러고 보면, 그들에게서 다른 이들보다 친근한 마나의 기운이 느껴졌었지...' 처음엔 몰랐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들이 바로 전설의 동물인 드래곤이 라는 것을... '내 생전에 드래곤을 직접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한꺼번 에 둘이나 볼 수 있게 되다니! 그것도 한 명은 친구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고...' 그 사실에 처음엔 충격이 컸던 나였지만, 달라질게 없다는 것을 인식한 이후에는 별로 크게 인식하지 않고 있는 나였다. 그런걸 크게 인식해 봤자, 내게 도움되는 것도 없으니... 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유심히 쳐다보는 것만은 나도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나를 도와 마나 속성을 합칠 수 있게 도와준다는 허무맹랑한 쥬리 누나의 말도 알 고보면, 그들에게는 너무도 간단한 일이란 말이지? 태어날때부터 모든 정령들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니 말야... 어쩌면 이곳에 이렇게 많은 몬스터들이 모이게 된 원인도 그들때문일지도 몰라~' 본능이 행동을 지배하는 몬스터들이라면 드래곤이 있는 이곳에 죽자, 살자 덤벼들 지는 않아을테니까! 물론 그들이 기운을 감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도 없었던 일인데 갑 자기 이렇게 많은 몬스터들이 목숨도 내버리면서 공격한다는 사실은 뭔가 조작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동안 내 자신에 신경쓴다고 그런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 면 이 일은 확실히 그들이 꾸민게 확실했다. 아니 쥬리 누나가 더 정확한 답이겠지 ? 그리고 내게 이 일을 시킨 것은 확실히 나를 도와주기 위함일테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자, 어느새 주변에는 더 이상의 몬스터들 의 비명소리가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타닥타닥! 마른 장작이 타는 것과 같은 소리만이 불길 속에서 간간이 들려오고 있었는데, 그 것은 불길들의 먹이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곧게 하늘 위로 올라가던 회색 연기의 색깔도 점점 연해지고 있었는데, 고개를 옆 으로 돌려보자 샐레이나도 자신의 일을 다 했는지 불길을 거두고 있었다. "다 탄건가?" "예" "좋아! 노에아넨! 저것들을 묻어라!" 4대 최상급 정령들을 모두 불러내고 있었던 나는 내 옆에서 가만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땅의 최상급 정령에게 명령을 내렸다. '흠~ 역시 8 클래스는 다르군! 처음 8클래스에 도달했을 때는 갑자기 엄청난 양의 마나가 몸을 가득 채우는걸 느 껴야만 했었는데...' 클래스의 한 단계 차이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크기가 아니었었다. 특히 그 클래스가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더욱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이번 8클래스로의 레벨 업은 내게 거의 충격과도 같이 다가왔던 것이었다. 갑자기 내 레벨이 상승하자 몸 안에 있던 드래곤 하트가 넓어진 집을 보며 반가워 했는데, 그로 인해 나는 갑작스런 포만감에 한참동안이나 멍하게 있어야만 했었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해 보면, 참 놀라워~' 쥬리 누나의 도움으로 8클래스의 단계로 올라올 수 있었는데, 중간에 어떻게 나 혼 자서 이런 일을 해냈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 단지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이 이끄는대로 몸을 맏기자 일이 알아서 진행되었으니까 ... 그 뒤 모든 일은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척척 진행되었는데, 그 마지막이 바로 오늘인 것 같았다. 더 이상 이곳에서 머물 일은 없는 것 같으니... 최상급 정령들을 소환해 내는 것도 이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상급 정 령이든 하급 정령이든 이제는 거의 아무런 차이도 못느낄 정도로 그들을 다루고 있 었으니까! 단지 클래스를 높이기 위해 시작한 마나의 속성 합치기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최상 급 정령들 모두를 한꺼번에 불러낼 수 있는 효과까지 얻게 되어버렸다. 즉 그 일은 클래스를 높이는 것 이외에도 최상급 정령들을 모두 다룰 수 있는 이점 을 내게 준 것이었다. '드래곤 하트 덕에 그럴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분은 좋군~' 불가능 할거라 생각했던 일을 끝마치고 나니 왠지 이곳의 공기가 너무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물론 몬스터들의 흔적인 비릿한 피냄새와 살타는 냄새들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긴 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전혀 그런 냄새에 대한 불쾌감이 들지 않았던 것이었다. 단지 푸른 하늘과 상쾌한 수풀의 내음만이 내게 느껴졌을 뿐... --------------------------------------------------------------------- ^^ 이상한거 있음 바로 연락 주세용~ 홀홀홀~~ 즐건 하루덜 ~ 빠빠샤~ ps 감기 조심 하세용~ 요즘 일교차 정말 크군요~ ^^ 제 목:<연금술사>-24-4 ────────────────────────────────── 리넨이 캬라반 주변의 몬스터들을 모두 처리한 이후 이곳 사람들은 다시 예전의 모 습들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몬스터들의 습격이 완전히 끝났다는 확신이 없었기에 그들의 마음속에는 약간의 불 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들도 환경에 적응하는 인간이었기에 그런 불안감은 시간 이 지남에 따라 차츰 잊혀져 가고 있었다. 붕괴되었던 건물들도 캬라반과 토이랄가 의 도움으로 빠르게 재 건축되었고, 산을 쌓았던 시체더미도 말끔하게 치워져 공포 스러웠던 사건에 대한 것을 알려줄 만한 증거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이곳에서 일어난 대대적인 몬스터들의 습격이 상인들의 길이 뚫리면서 그들의 입으 로 전해져 사람들을 끌어 모았기에 침체되려던 마을의 분위기도 다시 예전처럼 밝 아지고 있었다. 사람들의 입을 타고 다니는 소문은 바로 리넨 일행에 관한 것이었는데, 특히 그 중 에서도 몬스터들을 모두 처리한 리넨에 관한 것이 그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사람, 그것도 소년 혼자서 수많은 몬스터들을 모두 처리했다고 하니 무관심할래야 무관심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리넨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단지 갈색머리라는 것과 그가 캬라반의 주인 아르넨과 잘 아는 사이라는 것뿐이었다. "자네 그거 아나?" "뭐 말인가?" 힘든 산행을 마치고 잠시 쉬어가기 위해 주점에 들린 장한들의 입에서는 벌써 몇 주째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었다. "아, 거 왜 얼마전 이곳에 몬스터들의 습격이..." "아하! 또 그 이야기인가? 이젠 듣기도 지겹군먼~" 한창 신이나서 이야를 하려던 장한은 다 안다는듯한 친구의 말에 기운이 빠지는걸 느꼈다. "알고 있었나?" "허허허... 자네도 참! 그건 내 여기 오기 전에도 여러번 듣던 이야기네 그려~" "그랬군~ 난 또 나만 아는건 줄 알았구먼..." 탁자위의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킨 그는 그래도 그 소년만한 이야기 꺼리가 없었는 지, 다시 다 아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건 그렇고, 정말 대단한 것 같단 말야!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지?" "흐흐흐... 자네, 아직도 그 소년이 인간이라고 알고 있었나?" "아니, 그럼 아니라는 말인가?" 이 소문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는지, 그는 친구의 말에 귀를 번쩍이며, 두 눈을 크게 떴다. "이 친구 뭘 모르는 구먼~! 인간이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나? 내 이곳에 오는길에 들은바에 따르면, 그 소년이 드래곤이라는 소문이 있어~" "드..드래곤?" 믿을 수 없는 말에 말까지 더듬은 그였지만, 그의 친구는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여 그의 의심을 날려버렸다. "확실한가?" "뭐... 물론 소문이긴 하지만, 어디 근거 없이 소문이 나던가?" "흠..." 그 둘은 그 뒤 한참이 지나도록 그 소년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가는줄 모르며 맥주 를 마셔댔다. 이 주점에는 그들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이 리넨에 대한 말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 었다. 몬스터들의 습격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상인들이 대부분이던 이곳은 리넨이 다녀간 이후 여행객들의 발길까지 끌어들이고 있었다. 즉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체 썩는 냄새로 사람이 서 있기조차 어려웠던 장소였건만, 사람들은 그런 사실보다는 흥미로운 소문에 발이 이끌려 이곳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리넨에 대해 이야기를 할 동안 아르넨은 캬라반에서 골머리를 싸매 고 있었다. 명석한 그녀의 두뇌로 해결 못할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눈앞의 골치꺼리만큼은 그 녀로도 해결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몇 시간 전에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온 글로빈이 계속해서 자신의 업무 를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로빈!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응?" 더 이상 화를 못참겠던지 아르넨은 높이 쌓여져 있던 서류더미를 내팽겨치고는 자 리에서 벌떡 일어나 버렸다. "내가 많은걸 바라는 것은 아니잖아?" 하지만 글로빈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는지 편안한 의자에서 일어서 눈앞의 아르 넨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무리한 부탁을 하니깐 그렇지!" "나랑 같이 토이랄 가로 가자는게 무리한 부탁인가?" "그래!" 약간 망설이는 듯 말을 꺼낸 글로빈과는 다르게 아르넨은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 게 단호한 대답으로 그의 말에 대답했다. 레지 마을의 복구를 위해 그동안 아르넨과 같이 여러 일을 해왔던 글로빈이었건만, 아직도 자신을 대하는데 차가운 아르넨의 모습에 그는 가슴이 아파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르넨을 포기할 글로빈이 아니었다. 그는 깔끔한 정장을 입고 아르넨을 찾기 전에 마음을 수 차례 단련했던 터였다. 잠시 아르넨의 말에 멈칫거렸던 글로빈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승부 수를 아르넨에게 던졌다. "그럼, 어쩔 수 없군! 네가 정 그렇게 나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리넨이 인간이며, 네 친구고, 크로와 왕국으로 갔다고 사람들에게 말할꺼야!" "......" 아르넨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한 글로빈은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 약점을 흔든 것이었다. 하지만 아르넨은 그의 말에 멍한 표정을 지을 뿐 그의 예상대로 몸 을 움직이지는 않았다. "너..너 그걸 갖고 날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물론 그렇다고 생각은 않지만, 그래도 네게 충격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단호한 글로빈의 말... "글로빈아! 글로빈아... 네가 그런 말을 사람들에게 해도 난 별로 손해보지 않아! 물론 리넨의 부탁을 받아 네가 말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면 안되지만, 알리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더 이상 내가 원하는 만큼 사람들을 끌어 모았으니까!" "그..그 말은!" 자신의 마지막 수단이 물거품이 되려고 하자, 글로빈은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아르 넨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자신이 잘못 해석했기를 바라면서... "설마 모르는건 아닐텐데? 리넨에 대한 궁금증으로 사람들이 이쪽으로 몰리는게 도움이 된걸 말야! 이때 네가 그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말하면, 내가 리넨과의 약속은 못 지키게 되겠지만, 그래 도 네 말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걸? 그럼, 난 손해는 안본다는 말이지~!" 차갑게 요모조모를 따져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아르넨은 충격받은듯한 글로빈의 등 을 떠밀어 밖으로 내보내고는 다시 아까의 서류더미로 걸음을 옮겼다. "히유~ 저 녀석은 어떻게 된 것이, 툭하면 껀수를 잡고 나를 찾아온단 말야? 히유~ 설마 이렇게 말했는데, 사람들에게 리넨에 대해 말하진 않겠지?"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아르넨은 자신이 글로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 식하고는 다시 가벼워진 마음으로 책상으로 다가갔다. "내일은 어쩐다?" 아무리 독하게 말을 해도 언제나 그 순간만일뿐 다음날에는 다시 예전처럼 같은 말 을 걸어오는 글로빈이라는 것을 아는 아르넨이었기에 그녀는 난감해할 수밖에 없었 던 것이다. "빨리 이곳 일을 다 끝내던가 해야지, 더 이상 이곳엔 못있겠어!" 이곳을 떠난다 해도 그녀를 찾아올 글로빈이었지만, 그래도 아르넨은 그것까지 생 각하고 싶지는 않았나 보다. 그녀에겐 돌파구가 필요했으므로... --------------------------------------------------------------------------- 안녕하세용~~ (__) 꾸벅~ 오랜만인듯...^^:;;삐질~ (짜..梨봇?..) 리넨의 머리카락이 polymorph로 갈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갈색이라고 전에 말 안했었죠? 글구.. 몇 회 전에 제가 실수로 청록색으로 써놓은 부분이 있었습니다...(요건 그냥 무시하세용~ ^^;;;) 고로~ 머리색 바꾸는 것은 레지산맥을 떠난 직후가 됩니당~ ps 담엔 길게! +_+ 제 목:<연금술사>-25-1 ───────────────────────────────────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는 오직 눈부신 태양만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강렬 한 햇살은 지상의 모든 생물들을 지치게 만들었는데 인간 또한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사람들은 감히 태양과 맞설 생각을 하지 못하고는 모두 그늘을 찾아 가기에 바빴다. 태양의 열기가 미치지 않는 곳이라면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기에... 하지만 마을의 구석진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그늘을 찾아갈 힘 도 없었는지 재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산발한 머리카락들, 빛에 바랬는지 색깔조차 알아볼 수 없는 회색의 누더기 옷, 영 양실조라도 걸린 듯한 핼쑥한 안색! 그 모든 것이 그들을 강렬한 햇빛에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으..으윽..." 간간이 들려오는 신음소리만이 그들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었는데, 그 신음소리도 태양의 빛이 강해지면서 점점 횟수를 줄여가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마을의 외곽! 그곳에서 소외 받은 사람들이 서서히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대략 4~50명쯤 될 것 같은 그들은 대부분이 늙어 죽을 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거나 몸이 성치 않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눈은 모두 흐리멍텅한 색으로 죽어 있 었다. 커다란 항구도시 폴보트 연합국의 해안에는 번화한 도시만 있는 것이 아니었 던 것이다. 노예로 팔려왔으나 병에 걸려 쓸모 없게 된 사람들! 몸의 일부를 중도에 잃어버린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노예상인들에게 버려져 항구도시 뒤편으로 내몰리게 된 것 이었다. 물론 이런 사실은 이곳에서 꽤 오랫동안 생활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 다. 자신과는 무관한 사람들이라 생각하면서 그들의 존재에 대해 잊어버리려 했던 것이다. 이렇게 완전히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 그들이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었겠는 가! 어쩌면 그들의 모습은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죽음을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 이... 하지만 그들 가운데 단 한 사람! 흙먼지를 뒤덮어 썼긴 했지만 검푸른 색인 듯한 머리의 청년만은 다른 사람들과 달라 보였다. 며칠을 굶었는지 핼쑥한 모습, 낡은 천을 두르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은 다른 사람 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눈빛만은 살아있는 사람의 그것보다도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천에 싸인 길다란 막대를 두 손으로 끌어안고 있는 청년! 그는 얼마 전 혼자 바다에 표류하다 이곳 폴보트 연안에서 발견이 된 청년이었다. 거의 반 시체가 다 되어서 발견된 그는 마을 경비대에 의해 이곳에 버려졌는데, 오 늘! 즉 이곳에 쓰러진지 거의 사흘이 다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게 된 것이었다. 이곳에서는 인간 쓰레기장으로 불리는 곳이 노예 상인들뿐 아니라 해안 경비대에게 도 매우 편리한 곳으로 애용되는 모양이었다.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이곳에 버려져 다른 사람들처럼 죽음을 기다려야 할 처지라 는 것을 알리 없는 청년이었지만, 그는 본능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 내고 있었다. 하지만 청년은 얼마 전 가까스로 눈을 떠 정신을 차렸을 뿐이었다. 즉 몸을 겨우 그늘로 피해 강한 열기를 조금 줄이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던 것이 었다. 그에게는 그의 의지를 실행할만한 힘은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야...해..." 같은 말만을 작게 중얼거리는 청년의 눈빛에는 아직도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었다. 뭔가를 간절히 바라는 간절한 눈빛이... 강렬한 햇살은 하늘이 점점 어두워질수록 그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낮의 무더위 때문이었을까? 더위를 피해 모두 그늘을 찾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도시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격한 움직임을 해도 좋을만한 날씨는 아니었다. 특히 달리기 같은 것으로... 다다다다닥!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무시하고 밤거리를 달리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흰 망토를 두르고 얼굴을 감추고 있는 사람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 키의 소년으로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며 골목 사이를 달리고 있었다. "헉헉헉..." 한참을 그렇게 가쁜 숨을 내쉬며 달리던 소년은 골목에서 자신의 발자국 소리만 들 렸을 때에서야 겨우 가슴을 진정시키며 달리던 발의 속도를 줄였다. "더 이상 쫓아오지 않는 거지? 헉헉..." 아무리 밤이라고 해도 아직은 열기가 다 식지 않은 더운 날씨였기에 망토를 벗은 소년의 이마에는 커다란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혀 있었다. 조용한 뒷골목, 폴보트 시에서 꽤 깊숙이 들어왔는지 골목에서는 그의 거친 숨소리 밖에 들려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소년은 연신 주변을 경계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었다. "음... 성공한 것 같긴 한데...?"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소년의 가슴은 불안한 듯 아직도 큰 기복을 보이며 오르락내 리락 하고 있었다. 어깨로 커다란 짐 가방을 들고 있는 소년! 그는 천천히 숨소리조차 낮추고는 조심 스럽게 점점 도시 외곽 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소년의 발걸음이 그 안쪽으로 갈수록 그의 표정에서 점점 불안감이 사라지고 있었다. "히유~ 냄새~" 가로등조차 마련되어있지 않은 골목길에서 길을 찾기란 쉽지 않은 사항이었지만, 소년은 지독한 악취를 맡으며 자신이 길을 제대로 찾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곳에 사람들을 버려 두다니! 어쩜 발드르(Baldr) 님을 모신다는 인간들이 이 럴 수 있는 거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은 소년은 짐 가방을 더욱 끌어안으며 인간들 의 쓰레기장이라 불리는 곳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었다. 소년의 귀에는 머지않아 미약한 사람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는데, 그것도 꽤 귀를 기울인 후에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불을 켜기 전까지 그것이 무슨 소리 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주위를 밝힌 후에야 겨우 뼈밖에 남아있지 않은 사람들 로부터 그런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된 소년이었던 것이다. "이..이럴 수가! 말로만 들었지 이..정도일 줄은!" 그가 이런 경악성을 내뱉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 어려 보이는 소년 에게 눈앞의 광경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꽤 풍족한 삶을 살아온 소년에게는! 하지만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소년이 지른 경악성은 이곳에 있는 어느 누구의 관심 도 끌 수 없었다. 그들은 이미 몸과 마음이 죽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다급히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사람들에게 달려가 그들의 상태를 살펴본 소년이었지 만, 그가 본 모든 사람들은 모두 죽음 바로 직전까지 가 있는 이들 뿐이었다. "이..이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 내..내가 카란님의 명령도 어기고 여기까지 왔건만..." 소년은 마음이 죽으면 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법황( 法皇) 카란 밑에서 병든 사람들을 수없이 치료하면서 깨달은 진리가 바로 그것이었 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그 마음이 죽어 있었으니... 자신이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서 이곳을 찾은 소년이었는 데, 아무런 의욕도 없는 사람들만이 있는 곳임을 알게되자 그는 깊은 절망감을 느 껴야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으아~~~악! 이봐요! 왜 그런 눈을 하고 있는 겁니까! 당신들은 살 수 있어요! 살 수 있다고요! 왜.. 왜... 그런... 흑흑..." 소년은 결국 맑은 물방울을 흘리면서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울분을 다 토해냈 어도 그 절망감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흑흑..." "시끄러워..." 너무도 작은 목소리! 소년의 울음이 듣기 싫었는지 어디선가 작은 목소리가 소년의 울음을 제지해왔다. 하지만 그 소리는 너무도 작았기에 소년의 귀까지는 전달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흑흑..." "시끄럽...쿨럭..." "흑...잉?" 누군가의 기침소리가 주위를 울리고서야 소년은 흘리던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누군가 아직 마음이 죽지 않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 망 때문이었다. 횃불의 밝기로는 넓은 곳까지 볼 수 없었지만 낮게 들리는 기침소리가 소년의 길을 인도해주고 있었다. "누..누가 있나요?" "쿨럭...쿨럭... 젠..장..." 띄엄띄엄 들려오는 소리는 확실히 사람의 목소리였다. 소년은 반짝거리는 눈동자로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걸어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살펴보았다. 깡마른 듯한 몸에 지저분한 옷차림... 소년의 눈에는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한 청년이 보였다. 하지만 그 청년은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두 눈빛이 살아있 었다! "쿨럭...쿨럭..." "아! 괜찮으세요?" 청년의 계속되는 기침소리에 소년은 자신이 해야할 일을 깨달았는지, 그의 곁에 쭈 그리고 앉아 청년의 몸을 살펴 보려했다. "뭐..뭐하는 쿨럭...것이냐?" 하지만 청년은 소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그의 손길을 거부했다. "전 당신을 도와주려는 거에요!" "도와?" "네! 제가 병을 조금 고칠 수 있거든요?" 청년은 소년의 말에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네가 나를 도와준다고 해도... 쿨럭... 난 아무것도... 줄 수 없다" "네! 전 뭘 바라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니에요!" 자신이 할 일이 생겼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 것이었는지, 소년은 어느새 밝은 어투 로 청년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였다. 소년은 바로 청년이 곁에 앉아 그의 몸에 회복마법을 걸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작 은 중얼거림이 소년의 입에서 나왔을 뿐이었는데, 그 효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했다. 그것은 병을 조금 고칠 수 있는 사람의 실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청년은 그런 소년의 말에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아픈몸이 나아가는것 에만 관심을 보일뿐... 목에 뭔가가 걸린 듯 말하기조차 힘들었던 청년에게 소년이 걸어준 마법은 너무나 도 대단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청년은 그런 소년의 행동에 전혀 고마워 하거나 놀 라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단지 신기하게 한번 그를 쳐다봤을 뿐! 하지만 소년은 그런 청년의 행동에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의 몸을 치료해 나가기 시작했다. 밝은 흰색의 빛이 쉴새없이 청년의 몸 주변에서 일어나 그의 몸으로 흡수되어갔는 데, 그 빛의 양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소년 은 별로 힘들어하지 않는 표정으로 청년이 기운을 차릴 때까지 마법을 멈추지 않았 다. 소년의 치료술은 한참이 지나서야 끝나는 듯 했다. "끝난건가?" 몸 안에 충만한 기운이 들어차 있는 듯 청년의 입에서는 아까의 작은 목소리가 아 닌 꽤 큰 목소리가 흘러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소년은 그런 청년의 말에 고개를 세차게 저어 보였다. "아니요! 지금은 단지 몸에 기운을 되찾아 준 것뿐이에요! 완전히 회복하려면, 여 기..." 소년은 청년에게 뭔가 설명을 하다가 급히 한쪽에 놓아두었던 짐 가방을 뒤지며 뭔 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여기요! 음... 여기 이것을 먼저 드세요! 오랫동안 속을 비우고 계셔서 아직은 음 식을 드시기 힘들꺼에요~ 그리고, 이것은 그 다음에... 또 이것은..." 뭐가 그리 많은지 소년의 손에서 청년에게 전해진 것은 끝이 안보일 정도였는데, 청년은 그 중 첫 번째 음식만을 받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쓰는 편이 좋겠군!" "네..에?" "난 이것 하나로 됐다! 나머지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라는 말이다" "하..하지만 그들은..." 소년은 청년의 말에 뭔가를 말하려는 듯 했지만, 입안에서만 중얼거릴 뿐 뭐라고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았다. 꿀꺽~ 꿀꺽~ 하지만 그런 소년의 행동은 오래가지 않았다. 눈앞의 청년이 더 이상 자신의 말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그에게 넘긴 액체로 된 회복약! 청년은 그 약을 먹는데 온 정신을 쏟을 뿐 이었다. "대체.. 당신은...?" 소년은 지금까지 이런 류의 사람은 처음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치료술 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귀한 물건들을 바쳤는데... 눈앞의 이 청년은 자신의 치 료술을 받고도 전혀 고마워하지 않고 자신을 무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소년이 신기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는 것은 전혀 이상한게 아니었다. 소년이 아니라 , 다른 사람이 그 청년을 봤어도 모두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었으므로... 하지만 청년은 끝까지 자신을 쳐다보는 소년을 무시했다. 회복약을 다 마신 청년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서 버렸던 것이었다. 우두둑 우두둑! 그동안 굳었던 근육들이 풀어지는 소리가 들리기를 몇 차례, 청년은 어느 정도 몸 을 움직이는데 불편이 없어지자 바로 커다란 막대기를 등뒤에 매고는 그 자리를 떠 나려 발을 내딛은 것이었다. "어.. 어이! 이봐요!" 뒤늦게 청년의 행동을 깨달은 소년이 그를 불러 세워보았지만, 청년은 그대로 어둠 속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이봐요!!!" 좀 더 크게 그를 부른 소년! 그는 자신이 왜 그 청년을 이렇게 불러 세워야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소년은 계속해서 청년을 불렀다. 소년의 부름이 간절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님, 시끄러운 소음을 더 이상 듣기 싫었 기 때문이었을까? 청년의 저벅거리던 발자국 소리가 멈췄다. "... 이봐! 넌 이곳에 사람들을 도우러 온게 아닌가?" "네..에? 아! 그..그런데요?"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알 수 없었던 소년이었지만, 그는 청년의 질문에 대 답해 주었다.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 일 밖에 없었으므로... "근데, 왜 멀쩡한 사람을 붙잡는 거지? 내게 더 이상 네 도움은 필요치 않아" "그..그건 그렇지만..." 망설이는 듯한 말이었지만, 소년도 알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청년의 말 이 맞다는 것을... 하지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들은 치료할 수 없는 소년 이었다. 그것은 시간 낭비였으므로... "혹시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건가?" "아! 아니요! 그런 말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요!" "그거 다행이군, 뭐... 도움도 받았으니 한마디만 해주지!" 약간의 침묵이 있은 후 청년은 소년의 뇌리에 평생 남을만한 말을 해주고는 그 자 리를 떠나갔다. "그들이 살지 죽는지는 그들 마음이다! 네가 결정할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지. 너는 그냥 네 할 일을 다하면 된다. 그 후의 일까지 걱정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군..." "......!" 소년은 청년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의 말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으로 시간을 낭비했는지 날카롭게 지적해주는 것이었으므로. "맞아... 내가 어리석었군! 난 내 나름대로 성의껏 이들을 돌보면 되는 것이었는데 ! 내가 이들의 삶과 죽음을 미리 결정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니..." 그렇게 청년의 말에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소년은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어 둠을 향해 말을 건냈다. "고마워요~!" 하지만 어둠 속에서는 그 어떤 인기척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 그러고보니...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는데..." --------------------------------------------------------------------------- 제 목] [연재]<연금술사>-25-2 ─────────────────────────────────── 무뚝뚝한 청년과 헤어진 소년은 그 뒤 그곳 사람들을 모두 성심 성의껏 돌보며 시 간을 보냈다.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라 실망감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소년은 그때마다 청년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었다. 그리고 그렇게 며칠... 소년의 행동에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은 풀렸던 것일까? 흐리던 그들의 눈동자가 서 서히 제 빛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그들의 눈빛이 보통 사람의 것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살고자 하는 의지는 어느 정도 자리해 있었던 것 이다. 소년도 그것을 알았기에 그들의 변화에 힘입어 더욱 이들이 이곳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힘썼던 터였다. 하지만... 그런 소년의 행동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한 사람 때문에 계속할 수 없었다. "여기 계셨군요, 엘벤트 님!" 딱딱한 어투의 사내가 소년을 찾으러 온 것이었다. "너..넌!" 누군가 자신을 찾아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소년이었지만, 그래도 그는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눈앞의 사내가 맡은 일 치고는 느리다고 할 수 있 는 것이었지만 소년의 느낌은 그런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 었으므로... 하지만 그런 소년의 마음을 헤아려줄 사내가 아니었다. "어서 가시지요! 디그너스님께서 엘벤트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잠깐! 난 아직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했어! 조금만 기다려 주게!" 소년은 강한 의지를 담아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지만, 사내의 고개는 약간의 망설임 도 없이 바로 가로로 흔들렸다. "흥! 지금 내 말을 무시하는 건가? 잠깐이면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죄송하지만, 저는 디그너스님께 엘벤트님을 바로 모셔오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입 니다. 어서 가시지요" 소년은 자신의 말이 무시되었음으로 느끼고는 화가 났지만, 지금의 자신은 그를 어 찌할 수 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 화를 꾹꾹 눌러 참았다. 눈앞의 사람! 자신의 사부(카란 엘 디그너스)가 가장 신뢰하고 있다는 이로드는 오 직 사부의 말로밖에 움직일 수 없는 인물이었기에... "계속 그렇게 시간을 끄신다면, 이곳의 사람들을 모두 없애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 심하십시오!" 답답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던 엘벤트는 이로드의 말에 고개가 번쩍 들리는 것을 느 껴야만 했다. "사..사람들을 죽여?" 믿을 수 없는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소년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렸던 것이다. "엘벤트님이 이곳의 사름들 때문에 그러시는 것이라면, 그럴 요의도 있다는 말입니 다" "네..네가 그러고도 발드르 신을 모시는 곳에 있다고 할 수 있느냐!" 얼마나 놀랐는지 소년은 손가락을 부들부들 떨면서 이로드를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 다. 하지만 이로드는 그런 엘벤트의 모습에 별 타격을 받지 않는 모양이었다. "전 발드르 신을 모시는 신자(信者)가 아닙니다. 제가 모시는 분은 평화의 신 발드 르가 아닌 카란 엘 디그너스 님이십니다!" 아니, 이로드는 엘벤트의 모습에 타격을 받지 않은 정도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엘벤트에게 타격을 주었다. "......!" 엘벤트는 이로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좀 전의 말에 엘벤트는 정말 커다란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어서 가시지요!" 어느새 엘벤트의 손목을 잡아끄는 이로드... 그곳의 사람들은 멀리서 들려오는 엘벤트의 사과의 말을 어렴풋이 들으며, 좀전의 상황을 다시 정리해보는 것 같았다. "우..우리를 돌봤던 소년이... 법황의 수제자?!" "이..이럴 수가! 그럼, 존귀하신 분이 우..우리들을...!" 그들은 엘벤트가 사라지고 한참동안이나 자신들이 얼마나 큰복을 받았는지에 대한 감사의 절을 하늘에 올리기 바빴다. 오직 신만이 그들을 구원해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들에게 엘벤트의 방문은 그 꿈의 실현을 의미하는 것이었기에... 즉, 이들에게 엘벤트의 방문은 신의 사자의 방문으로, 아직 자신들의 삶을 포기하 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엘벤트는 뜻하지 않게 이로드의 도움으로 자신의 일을 끝마친 것이 되 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 수 없는 엘벤트는 폴보트 시의 후미진 곳에 있었던 인간 쓰 레기장이 사라진지도 모른채 이로드를 원망할 뿐이었다. 한편 리넨은 트레모스와 같이 크로와 왕국에서 아리아를 찾고 있었다. 레지 산맥에 서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한 리넨은 트레모스와 같이 텔레포트로 이곳까지 온 것이 었는데, 이곳에 도착한 이후 아직까지 왕비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트레모스의 강력한 반발로 쥬로이드와 떨어진 리넨은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흠... 글쎄...?" 사막의 나라 크로와 왕국에 도착한 그들은 지금 이상한 분위기에 당황해하고 있었 던 것이다. 원래 사막의 나라라 삭막한 분위기를 갖고 있을거라 어느 정도의 예상은 한 리넨이 었지만, 지금의 도시 분위기는 그런 삭막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너무도 살벌했다.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마을! 마을 여기 저기 문닫은 집들이 수도 없이 많았고, 사람의 그림자! 아니 생물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는 곳에 와 있었던 것 이었다. "트레모스! 여기가 크로와 왕국 맞아?" "주변의 사막을 보면, 맞아! 하지만 많이 변했는 걸?" "이건 변했다는 정도로 설명 가능한게 아냐!" "흠...." 아리아를 찾으러 온 리넨의 경우 예상 밖의 모습에 당황해 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이 마을의 모습은 그의 계획에 없었던 일이었으므로... "트레모스, 여기가 정확히 어디라고 했었지?" "크로와 왕국의 성이 있는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바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도시보다는 그 외곽 마을에 도착해 도보로 목적지까 지 갈 생각이었던 이들은 성이 아닌 이 마을에 도착해 있었던 것이었다.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이 정도란 말이지? 음...안되겠다! 이곳에서 정보를 수집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성으로 가자! 거기엔 사람이 있겠지! 아리아도 있을테 고..." 리넨은 아무도 없는 마을에서 몇 시간동안을 돌아다니다가 결국 트레모스를 재촉한 것이었다. "그래... 그리로 가보자!" 그렇게 리넨과 트레모스는 마을을 벗어나 성이 있는 도시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리넨과 트레모스는 거의 동시에 앞으로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춰야만 했다. 우뚝! 거의 동시에 발을 멈춘 그들을 발을 멈추자 마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의미심장 한 눈빛을 교환했다. "뭔가 있군!" "그렇지! 생물이 없을리 없지!" 그들이 발을 멈춘 것은 그들의 감시 범위 안에 생명체의 반응이 들어왔기 때문이었 다. "갈까?" 뭔가가 느껴진 순간 리넨은 이 마을이 이렇게까지 변한 단서를 알 수 있을지도 모 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트레모스의 고개가 뜨덕여짐과 동시에 그 자리 에서 모습을 흩뜨려 생물체가 느껴진 곳으로 몸을 날렸다. 휘~~잉~~ 두 명의 사내가 사라지고 난 자리에는 희뿌연 먼지만이 바람에 흩날릴 뿐이었다. ---------------------------------------------------------------------------- ^^;; 하.하.하.... 삐질~ 연참이라고 하지만...역시 넘 짧아용...^^:;;(ㅎㅎㅎ 면목 없습니당...) (__) 꾸벅~~ 아! 리넨 나왔어용...잠깐이긴 했지만...^^;; 이제 쫌만 있으면... 라이너랑 만날꼬라는~~~~ ^^ 홀홀홀~~~~ 제 목:<연금술사>-25-3 ──────────────────────────────────── 황폐한 마을 뒤로 한참동안 몸을 날린 나는 이곳이 사막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밖 에 없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과 타오를 것 같은 열기가 합쳐져 나를 괴롭히 고 있었으므로... 오랫동안 달린게 아니었기에 지칠 이유는 없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내 머릿 속에 지쳐야 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점점 몸의 힘이 빠져나가고 있는 듯 했다 '역시 사막이긴 사막이군! 내가 언제 사막에 이렇게 아무 장비 없이 와본 적이 있 어야지...' 아무 장비 없이 라는 말은 좀 그랬지만, 그래도 직접 사막 안으로 걸어 들어온 적 은 처음인지라 뜨거운 열기에 거부감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흠... 이쯤이면 되겠는걸?' "트레모스 잠깐!" 달리던 몸의 속도를 점점 줄이던 나는 트레모스를 불러 세웠다. 이곳에서 멀지 않 은 곳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흠... 마을에서 꽤 떨어진 곳인데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모여있군! 혹시 마을 사람 들이 이사라도 온건가?' 말도 안되는 생각이긴 했지만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대답으로는 그래도 꽤 괜찮은 듯 했다. 트레모스의 말대로라면 이 주변의 마을은 오직 우리가 좀 전에 거쳐온 그곳밖에 없다고 했으니까! "트레모스! 어떻게 생각해?" "흠... 글쎄?" 표정 변화 없이 내 말에 대답하는 녀석은 별 다른 의견은 내놓지 않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일까?" "그거야 가보면 알겠지" 나는 녀석의 간단한 말에 피식 웃음을 보이고는 발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그래.. 직접 가보면 알 수 있겠지~!' 그곳까지 날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래도 이곳에서는 걸어가는게 의심 을 덜 받을 것 같았기 때문에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겼다. 평범한 모습으로 한 십 여분쯤 걸어간 뒤에야 오아시스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 었는데, 사람들은 그 오아시스에 의지해 더위를 이겨내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방문!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한 나와 트레모스는 그들의 엄청난 경계의 눈초리를 받아야만 했다. 충분히 사막의 열기에 지친 표정을 연기하며 들어갔는데도 불구하 고 말이다. '외부인에 대한 경계인가?' 우리를 발견하자마자 슬금슬금 자리를 피해 도망가는 여인네들! 그리고 마치 더 이 상 다가오면 공격이라도 할 듯한 눈빛의 사내들! 나와 트레모스는 이곳에 오자마자 그들의 공격을 받을 처지가 된 것이었다. 아무 말도 없이 다짜고짜 이렇게 공격태세를 갖추다니! 뭔가 두려워하는 눈빛의 그 들은 변변치 않은 무기들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게 단지 몸 이 아픈 사람들로만 보일 뿐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강한 사람들이었다고 해도, 위 협을 느꼈을리는 없었겠지만... '음... 서있는 것조차 힘들게 보이는군! 내가 툭 건들이기만 해도 쓰러질 것 같아! ' 내 눈에 그들은 누워 있어야 할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운 병자들로 보일 뿐이었다. 서있는게 힘든지 계속해서 얼굴에 맺히는 작은 땀방울들! 양손에 무기를 들고 있 었지만, 그 무게를 지탱하는게 버거운지 미세하게 떨리는 손들! 어느 것 하나 그들의 모습에서 위협받을 만한 것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 다. "저기요! 저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최대한 친절한 어조로 그들의 경계를 풀어보려고 한 말이었지만 그들의 눈빛은 좀 처럼 변할 생각을 않고 있었다. 오히려 더욱 경계를 하는 듯 손에 쥐고 있던 무기 를 더욱 굳게 잡을 뿐이었다. '왜...저러는 거지?' 그들은 힘들어하는 상황에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는데 모두 나보다는 내 옆의 트 레모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응? 녀석이... 뭔 짓이라도?' 고개를 돌려 그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쳐다본 이후에야 나는 그들이 왜 손에 든 무기를 더욱 꽉 쥐는지 알 수 있었다. 꽉 다물어진 입매와 차가운 눈빛! 싸늘해 보이는 분위기에서 그들은 겁을 먹고 있 었던 거였다. '으이그... 이 자식, 완전히 방해꾼이잖아?' 속으로는 답답한 마음이었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던질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질게 뻔했으므로... '음... 이대론 안되겠군... 뭔가...아! 그런 방법이 있었지!' "험험... 저와 이 친구는 크로와 시로 가는 길입니다. 중간에 우연히 이곳을 왔을 뿐이니 너무 경계하지 마세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려면, 진실이 담겨져 있는 말을 해야했기에 난 약간의 거짓말 을 그 진실에 섞어 이야기를 꺼냈다. "보아하니 어디, 몸이 불편하신 모양인데... 제가 도움이 될 듯 하군요!" 내 마지막 말에 그들의 눈이 조금 커지는 것 같았다. 약간의 변화이긴 했지만, 그 정도의 변화만이라도 내게는 성공힌거나 다름 없었다. "제가 병을 조금 고칠 수 있습니다. 약재도 꽤 갖고 있고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나는 일부러 약간의 여운을 남기면서, 그들이 미끼를 물길 기다렸다. '흠... 이 정도면 되겠지? 어차피 그들에게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 어쩐지 또 귀찮은 일을 자청한 것 같기도 하군...' 내가 도움을 준다고 확실히 이야기하자 그들의 손에 들려있던 무기가 서서히 아래 로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트레모스에게 쏠렸던 시선도 어느새 내게로 모두 집중되 고 있었다. "당신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거요?" 아직도 의심의 기운이 남아 있는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꽤 많이 좋아진 듯한 반응이었다. '흠... 좋아~' 회심의 미소를 지은 나는 내 미끼를 문 사내와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이곳 사람들 의 경계심을 느슨하게 만들어갔다. 그것은 나와 트레모스가 그들 사이로 들어가는 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그들의 병을 고쳐주는 대신 그들에게서 정보를 얻는다는 내 계획은 그렇게 척척 진 행되어 갔다. 하지만 완벽할 것 같았던 내 계획은 약간의 차질을 보이며 나를 귀찮게 하고 있었 다. 줄지어서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내가 어찌 알고 있었겠 는가!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병자였다는 것을... 끊임없이 밀려드는 사람들! 아리아를 찾으러 가야 하는 나였는데... 이렇게 여기서 발이 묶여버리고 만 것이었 다. '솔직히 그냥 성으로 갔어도 되는건데... 에휴~' 마을이 그렇게 변한 이유가 혹시나 아리아랑 관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이렇게 나를 이곳에 남아있게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 생각은 이곳 사람들의 말에 의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갖게 만들었 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외부인이 들어온 이후 바로 병이 번지기 시작했다고 했지?' 그들이 설명한 외부인은 화려한 마차에 탄 아리따운 여인과 그 여인을 호위하는 건 장한 기사들이었다고 했다. 그들은 조용히 마을에서 하루를 머물고 떠났다고 했는 데... 그것이 불과 열흘 전의 일이라고 한다. '분명 그런 여인이라면... 아리아가 분명해! 하지만 이해가 안가는건 갑자기 퍼진 전염병이라는 거야! 우연으로 퍼졌다고는 하지만 열흘만에 마을을 초토화시키다니!' 그 외부인이 사라진 이후 바로 초토화되기 시작한 마을은 몸이 약한 사람들부터 서 서히 죽어나갔다고 했다. 엄청난 속도로 번지는 병에, 결국 마을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들만 이곳으로 도망와 있는 것이었고... 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부패되어갔기에 빨리 땅에 묻어버렸다고 했 는데, 아마 그 때문에 우리는 마을에서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었던 모양이 었다. '몸의 조직이 서서히 부패되어 가는 병이라... 특별한 상처를 입지 않았는데도 이 런 병에 걸리다니! 흠~ 신기하군!' 까다로워 보이는 그들의 치료!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런 일로 오랜 시간을 투자 할 사람은 아니었다. '도와준다고 했으니, 도와는 줘야겠지만 빨리 끝내야겠군! 아리아를 쫓아가야 하려 면...' 가능한 빠르고 효과 좋은 방법으로 이곳 사람들을 도와주고 성으로 가야했기에 나 는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다. 병에 관한 한 정말 누구에게 뒤진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던 나였다. 그런 내가 이 런 전염병 정도를 못 고친다니! 그건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흠... 어디 보자... 우선 병이 원인을 찾아봐야겠군!' 크로와 왕국의 외곽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한 전염병! 이 병은 삽시간에 크로와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왕국에서는 이 병에 속수무 책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치료사들을 불러 해결책을 모색해보았자 커다란 벽에 가로막힐 뿐이 었던 왕국은 결국 이 일로 막대한 손해를 봐야만 했던 것이다. 대륙의 삼대 국가 중 하나인 크로와 왕국! 유투 왕국이 아무리 가장 강한 강대국이 기는 하지만, 그래도 크로와와 폴보트 연합은 유투와의 견제에서 균형을 유지해나 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데 그런 균형이 일개 전염병으로 무너지고 있었으니... 크로와 왕국에 퍼지기 시작한 전염병은 매우 특이한 방향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는 데, 그 방향은 공교롭게도 어떤 마차의 이동과 통해 있었다. "뭔가 상황이 안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군요!" 화려한 방안에서 아름다운 중년의 여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 크로와 왕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기 위해 왕비의 신분인 그녀가 직접 이곳 을 찾아온 것이었는데... 상황이 매우 안좋게 진행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예..." 옆에서 그녀를 보호하듯 프레드릭이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누군가... 일을 이렇게 꾸미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외교활동을 위해 이렇게 혼자서 타국에 온 적은 그녀로서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 첫 움직임에서 이렇듯 안좋은 일이 터지다니! 누군가의 계략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전염병이 퍼지고 있었으니... 그래도 든든한 프레드릭이 있어 마음만은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아리아 왕비였다. "그래,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번 일에 대한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 지만 이곳 왕이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면, 아리아의 신변은 안전한 것이었다. 누군가의 음모로 자기 가 표적이 되었지만, 증거가 없는 한 그리 위험하지는 않을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요? 프레드릭 경!" "정령을 이용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성밖으로 나간 왕의 딸이 전염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혹시 그 공주가?" "네... 전하께서 염려하시는 상황입니다" 크로와 왕국에서 왕의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왕비가 아닌, 바로 그의 막 내딸 '란 트루마오 헤로스'였다. 그런데 그런 공주가 전염병에 걸리다니! 아리아가 전염병을 퍼트리고 있는 사람으로 의심받고 있었기에, 그녀는 더욱 안좋 은 상황으로 몰리게 된 것이었다. "빨리 이곳에 온 목적을 달성해야 겠어요! 그래야 빨리 이곳을 떠날 수 있을테니까 요!" "알겠습니다!" 아리아는 프레드릭이 나간 후 혼잣말을 하며, 이 상황을 헤쳐갈 해결 방안을 모색 해 보았다. "누군가 분명 나를 헤치려 하고 있어! 내가 가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전염병에 나와 같이온 사람만 멀쩡하다는건 누군가의 장난이 분명하니까! 하지만... 누구지?" ------------------------------------------------------------------------ 히유~ 늦었습니다. (__) 요즘 정말 정신이 없군요... 연휴라고는 하지만...어떻게 된게 평소보다 더 바쁜듯~ ^^;;; 낼은... 연참을 할 예정입니다...(안하면, 듀금이 기다리기에..ㅎㅎㅎ) 목표로 정한 분량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ㅎㅎㅎ +_+ 최선을 다하겠숨당~ 제 목:<연금술사>-25-4 ───────────────────────────────── 나는 이곳 사람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다. 내가 갖고 있는 약재만 하더라도 능히 이곳 사람들의 병을 고칠 수 있을 정도였는 데... 지금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보통 병이 아니야!' 이 병은 사람들의 생기를 갉아먹으며 매우 너무도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죽여나가 고 있었다. '힐(heal) 종류의 마법으로도 완쾌를 못시키다니!' 큐어 디지즈(cure disease)로도 완쾌는 안되었다. 내가 사용할 줄 아는 마법으로는 이들의 병을 완쾌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단지 마 법은 이들의 병을 잠시 멈추게 하거나 약간의 진전만 보여줄 뿐이었다. 그리고 다 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그들의 몸은 악화되어 갔고... '마법이 통하지 않는 병이라니...' 마법을 사용하면, 약간의 시간은 벌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의 효과는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왠만한 질병이나 상처는 마법과 약초의 조합으로 모두 치료가 가능했었는 데...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이 모두 소용없었으니! '내가 만든 특제약도 소용없고... 어쩌지? 처음에는 잠깐 봐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리아를 쫓아가려면 시간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들을 그냥 두고 가는 것은 내 자 존심이 허락지 않았기에 난 이들을 두고 갈 수가 없었다. '음... 마법으로 지연은 된단 말이지? 흠... 그렇다면,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을꺼 야!' 나는 눈앞에 누워있는 병자의 가슴에 손을 갖다 댔는데 이것은 그의 몸에서 돌아다 니는 마나를 느끼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마나가 움직이는지 알게 된다면, 굳이 약을 써서 이들을 치료하는 방법 이 외의 것을 알 수 있을꺼야!' "큐어 디지즈(cure disease)!" 질병 치료마법을 사용하자 내 몸에서 마나가 병자에게로 흘러들어갔는데, 그 마나 는 곧 병자의 온 몸을 훑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음... 여기까지는 보통 사람들과 차이점이 없는걸?' 가슴에서 머리, 발끝까지 마나가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자..잠깐! 온 몸을 돌아다녀? 큐어 디지즈는 질병을 고치는 마법인데? 온 몸을 돌 아다닌다는 것은, 질병에 걸리거나 한 곳이 없다는 말이잖아!' 이들의 몸에는 어떤 상처도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난 이들이 내가 모르는 질병에 걸 려서 죽어가는 걸로 알았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질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왜 죽어 가는 거지?' 나는 병자의 몸에 손을 떼지 않고 계속해서 마나가 흘러가는 방향을 살펴보았는데. ..!! 나는 이때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흘려 보내준 마나가 단지 병자의 몸 안을 돌아다닐 뿐 그 몸 안에 흡수는 되 지 않고 있는게 느껴졌던 것이었다. '뭐..뭐야! 흡수가 안돼?' 내가 사용한 마법에 의해 마나가 병자의 몸 안으로 들어갔기에 당연히 흡수가 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문제는 흡수에 있었던 것이군!' 병자의 경우는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나의 양보다 적은 양의 마나를 몸 안에 갖고 있다. 그래서 치료마법으로 그들에게 부족한 마나를 공급해주는 것인데, 여기 에 약 같은 것을 겸하면 그 흡수율이 더욱 좋아지기도 한는 것이고...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병자는 약과 마법의 병행치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전 혀 없었다. '살아 있는 생물인 이상 내가 주는 마나를 흡수해야 할텐데... 음... 이 병 때문인가?' 질병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나는 그냥 임의대로 이들을 죽이고 있는 현상 을 그냥 질병으로 부르기로 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이제보니 흡수를 안한고 있었군! 그럼 뭔가 다른 방향으로 마나가 움직인다는 소린데...!' 처음 이들을 진찰했을 때는 단순히 마나 보유량이 적고, 몸 안에서 불규칙적으로 움직인다는 것만 알아냈을 뿐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그런 증상이 아니었기에 나는 다시 집중해서 이들을 살펴보았다. '음... 이건! 미약하긴 하지만 서서히...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어!' 병자는 내가 그에게 흘려준 마나 이외에 자신이 갖고 있는 마나도 흘려버리고 있었 던 거였다. '이러니 점점 몸이 약해지고 병들어가는 거지!' 생물체마다 약간씩 양은 다르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나 양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그런데 지금 이 병자는 그 마나를 버리고 있었으니... '그러니까 병의 원인은 마나가 흘러나간다는데 있군! 하지만 왜지?' 정해진 양이라면 몸 안에 마나를 축적하는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왜 빠져나가는 거지? 치료의 경우 과도한 마나를 준다해도 환자는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양의 마나만 받 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 과도하지도 않는 마나를 모두 몸밖으로 내보 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흠... 몸밖으로 마나를 계속 내보낸다는 것은 몸 안에서 마나가 충분하다고 인식 하는 걸로 해석이 가능하겠군! 몸에 충분치 않은 마나를 충분하다고 인식하다니!' 나는 왜 이들이 마나를 버리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 해결방안은 알 아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서서히 보통 사람의 몸에 분포한 마나의 분포량 만큼의 마나를 병자의 몸에 불어넣어 주었다. 내가 불어 넣어주고 있는 마나는 그들의 몸밖으로 나가지 못하게끔 장치를 해둔 것 이었는데, 이는 평생 그가 살아가면서 몸밖으로 배출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마나를 형상화 하는건 좀 어렵지만... 그래도 이 방법 밖에는 없는 듯 싶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알갱이들로 되어 있는 마나를 형상화 하기란 정말 말로는 표현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서로 뭉치려 들지 않고 흩어지려는 성질이 있는 마나였기에, 인위적인 힘이 없고서 는 형상화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마법사용은 마나의 응집이다. 마나가 응집한 상태에서 여러 종류의 마법으로 바뀌 는건데, 나는 마법으로 실현되기 전 마나의 응집상태를 유지해 병자의 몸에 집어 넣어준 것이었다. '이 상태로 유지하는게 좀 힘들긴 하지만,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니... 이들을 살리 는 방법은 된 것이겠지?' 내가 병자에게 준 마나는 내가 죽을 때까지 유효한 그 사람 몸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었다. 내가 그보다 먼저 죽지 않는 한 그는 몸이 아픈 일이 없을 것이었다. 즉 특별히 병 에 걸리거나 하는 일은 없을거라는 말이었다. '이거... 만병통치약이잖아! 내가...단순히 아리아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걸까?' 투덜투덜 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지라 입을 삐~죽 내밀고 병자들을 본 나였지만, 드래곤 하트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하는 일은 아니었다. 단지... 귀찮았을 뿐... 이렇게 시작된 나의 치료는 삽시간에 이곳에 있는 병자 모두에게 행해졌는데, 이는 내가 드래곤 하트를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이제 병은 다 나았으니, 몸조리만 하면 될 겁니다. 아! 그리고 다시 마을로 돌아 가셔도 됩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여러분들이라면 다시는 이 병에 걸리지 않 을테니까요" "고맙습니다! 이..이은혜는..." 내 말에 눈물까지 그렁거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사내가 있었는데, 그는 이곳을 대표하는 사람인 듯 했다. 처음에도 내게 먼저 말을 걸더니... "아! 됐습니다. 어차피 저도 얻은게 있으니까요!" 나는 그 뒤 몇 가지 주의점을 그들에게 말해주고는 오아시스 옆에서 그동안 피로했 던 몸의 피로를 풀어버렸다. 토닥토닥 꽤 경직된 자세에서 오래 있었더니 어깨와 목이 조금 찌뿌둥했던 모양이었다. 오랫동안 엉뚱한 일로 시간낭비만 했다는 사실에 화가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효과 적으로 이들을 살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지금까지 어디가 있었는지 모르는 트레모스가 내게 다가온 것이었다. "호~ 대단한데?" 내가 힘들게 머리를 쥐어짤 동안 어딘가에서 빈둥거렸을 트레모스! 녀석은 한마디 건내며 내게 씨~익 웃음을 지어 보였다. '얄미운 자식! 녀석과 같이 병자들을 돌봤다면, 이렇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텐데...' 하지만 그래도 별 다른 투정 안하고 있어준 것만으로도 조금 고마운 마음이 들긴 했다. "참, 그건 그렇고 왜 사람들이 죽어 가는지는 알았냐?" 녀석도 궁금했던 것인가? 모든 걸 잘 안다고 잘난척하던 녀석이 내게 질문을 던져 온 것이었다. "호오~ 모르는게 없다면서 내게 물어보는 거야?" 내 말에 녀석의 눈썹이 약간 올라가긴 했지만, 그래도 트레모스는 고개까지 끄덕이 며 내 대답을 기다렸다. "흠~ 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어! 단지, 이들은 계속해서 몸 안에 있는 마나 를 모두 밖으로 흘려버렸을 뿐이야. 그래서 점점 몸 상태가 악화되며 어 갔던 거 고..." "그래? 별거 아니었네?" 친절한 내 설명에 궁금증이 풀렸는지, 녀석은 다시 거만한 표정으로 돌변하며 어깨 를 으쓱해 보였다. 그리고는... 몸을 180도로 돌려 내게서 멀어져갔다. "야! 트레모스!" 터벅터벅 걸어가는 녀석의 등뒤로 소리를 버럭~ 질러봤지만, 녀석은 나직한 휘파람 을 불며 걸어갈 뿐이었다! 으드득! '저.. 저녀석이 오랜만에 나랑 놀고 싶어졌나 보지?' "야! 너 거기 안서!" 그리고 나는 녀석을 향해 단번에 몸을 날려버렸다. 오른 손에는 꽤 큰 화이어 볼을 생성하고서... 리넨이 트레모스와 함께 오아시스를 벗어난 후, 사람들이 그를 찾아 그곳을 몇 번 이고 돌아다녔었다. "대체 어디로 가셨단 말인가!" "이곳 밖에서도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사내는 오아시스 밖까지 갔다온 모양이었다. "음... 그냥 가신 건가..." 홀연히 나타나 자신들의 불치의 병을 고쳐주고 사라진 사람... 이들은 그에게 뭔가 보답을 하려고 잠시 자리를 피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디 론가 사라졌는지, 그 사람은 자취를 감추고 만 것이었다. "아마도 그는 신의 대리자였던 모양이다!" "신의 대리자!" 사내의 말에 여기 저기서 놀라운 한마디가 터져나왔는데, 그들의 입에서는 모두 같 은 단어가 흘러나왔다. 신의 대리자! 신의 대리자는 사람들이 임의로 부르는 말이었다. 폴보트 연합안의 발드르(Baldr) 교 신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그는 어린 나이에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병든 이들을 치료해주는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는 신의 대리 자! 신의 힘을 빌어 자신들을 치료해주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었다. 그가 고치지 못하는 병이 없을 정도라고 하니... 신의 대라자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우리를 완치시켜주신 것을 보면, 그 실력이 발드르 법황 과도 맞먹는 다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군!" "그러게! 우린 축복받은 거야!" "역시 신의 대리자는 대단하군! 대단해!" 신의 대리자라는 말에 사람들은 그 뒤 한참동안이나 리넨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말을 늘어놓았지만, 그래도 그들 가슴속의 흥분은 가라앉히지 못한 듯 했다. ------------------------------------------------------------------------ 히유~ 왜 이리 안써지는 걸가요!! ㅜ0ㅜ 어여 써야 하는데~ 연참!! 을 향해서~~ +_+ ㅎㅎㅎㅎㅎ 제 목:<연금술사>-25-5 ─────────────────────────────────── 휘~~잉~~ 강한 바람이 한번 지나가고 난 자리에는 엄청난 양의 모래들이 공중에 여운처럼 남 아 바람의 흔적을 대신하고 있었다. 스르르륵~ 바람에 의해 힘없이 아래로 무너지는 모래언덕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들은 어디가 길인지 알려주지 않으려는 듯 바람을 이용해 계속 그 위치를 바꾸며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삭막한 모래사 막에 끊임없이 발자국을 만들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희고 두꺼운 천으로 온몸을 감싼 그는 커다란 키에 다부진 몸으로 보아 남자가 분 명해 보였는데, 사막을 건너는 사람치고는 매우 간편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푹푹! 흰 천에 감긴 사내의 발이 고운 모래 더미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곧 지워질 발자국들을 만들고 있었다. 푹푹! 아무런 말 없이 연이어 발을 앞으로 내뻗는 사내! 목표지점이라도 있는것인지, 사내는 계속해서 앞으로 발을 내딛고 있었다. 그에게 는 오직 등뒤에 길다란 검 같은 것만이 유일한 짐이었는데, 그 흔해 보이는 물통조 차 그에게선 보이지 않고 있었다. 사막에서 물은 생명선과도 같은 것인데, 사내의 몸에서는 그 물이 담겨 있어야 할 물통이 보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내는 그런 상황에서도 별로 탈진해있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계속해서 규칙적인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사막의 길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침착할 수는 없을텐데... 사내는 사막의 모래 길을 마치 평평한 숲을 걷고 있는 것처럼 걸어가고 있었다. 계속 변하 는 길도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텐데, 사내는 마치 길이 눈에 보 이기라도 하는 듯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우뚝! 아무도 멈추게 하지 못할 것만 같던 사내의 걸음을 멈춰진 것이었다. 그의 길을 막 고 있는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사내는 갑자기 가던 발을 멈추고는 제자리 에 서서 발을 멈춘 것이었다. 캉~캉~ 사내가 선 자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금속음! 아마 사내는 이 소리 때문에 발을 멈춘 것 같았다. "어딜 가나 있군" 사막을 횡단하면서 여러 번 부딪힌 강도들! 지금 사내의 앞에서도 또 다른 도적들 이 먹음직스러운 먹이감을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었다. 크로와 왕국에 엄청 난 전염병이 돌아 민생치안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졌기 때문이리라! 여기 저기서 강 도들을 볼 수 있는 것은... 화려한 마차와 건강해 보이는 종마들! 강도들의 목표치고는 매우 호화로와 보이는 먹이였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욕심 가 득한 눈으로 마차를 향해 달려들며 죽을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화려해 보이는 마차를 호위하는 사람들의 실력은 강도들이 당해내기 어려운 정도였다. 아무리 능력 좋은 강도들이라 해도 그 마차 주변의 사람들을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개 강도와 잘 훈련된 기사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으니까... 그런 그들의 싸움을 바라보던 사내는 다시 가던 길을 가려는 것인지 멈춰 섰던 발 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무심한 눈에는 그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사내의 바로 앞쪽에서 싸우는 그들! 곧 끝날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흰 망토의 사 내는 그들과 부딪히고 싶지 않았는지, 방향을 조금 수정해 그들을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과의 접촉을 피하려는 듯! 하지만 그들을 피해가려던 사내의 희망은 누군가의 참견 때문에 무너지고 말았다. "거기 서라! 네 놈도 이들과 한 패거리겠다!" 자신들을 공격한 강도들을 모두 소탕해버렸기 때문인지 사내를 부르는 사람의 입에 서는 매우 자신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의 말은 사내의 발걸음을 멈 추게 할 수 없었다. 만사에 무관심한 것인지, 그에게 들리지 않은 것인지, 사내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네..네 이놈!" 두꺼운 갑옷을 입은 사내가 그 행동에 화가 났던지 들고 있던 검을 흰 망토의 사내 를 향해 있는 힘껏 내리쳤다. 쉬~익! 살기 가득한 검날이 엄청난 속도로 흰 망토의 사내에게 날아오고 있었지만, 그는 그 검날을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대로 죽으려는 것일까?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검날은 흰 망토 사내의 몸을 가를 수 없었다. 검날이 그 의 몸에 닿기 바로 전 사내의 몸외 검날보다 더 빠르게 옆으로 움직였기 때문이었 다. 푹! 목표를 잃고 모래에 검이 박히자, 검사 또한 중심을 잃고 몸을 비틀거리며 두 발을 모래더미 깊숙이 박으며 중심을 잡으려 했다. 검사! 아무리 화가 나서 휘두른 검이라고는 하지만, 좀 전의 공격은 엄연히 검사의 휘두 름이었다. 즉 보통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그런 공격이라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흰 망토의 사내는 그 검을 아무렇지도 않게 피해버린 것이었다. 그것도 검이 자신 의 몸에 닿기 바로 전에! "이..이럴 수가!" 검사는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좀 전의 목표물을 쳐다보았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검을 피해버린 흰 망토의 사내를... 그 사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앞으로 발을 옮기고 있었는데, 그 걸음은 또 다 른 검사의 공격에 의해 멈춰지고야 말았다. "죽어라!" 먼저 온 검사를 따라 그 뒤 나머지 검사들이 흰 망토의 사내를 향해 달려온 것이었 다. 대략 십 여명의 검사들의 공격! 이미 그들은 흰 망토의 사내를 강도의 일원으로 확 정지은 모양이었다. 먼저 온 검사가 검을 휘두른걸 본 그들이었는지라, 이미 공격 대상으로 그를 인식 했기 때문이리라... 타앗~ 모래를 박차고 검날을 사내에게로 휘두르는 검사들! 십 여명이 한꺼번에 그 사내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일개 강도 우 두머리(?)를 처리하기 위해 검사들일 이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 그 우두머리(?)가 자신들이 모시는 장군의 검을 가벼운 몸놀림으로 피해버리는 것 을 본 이들은 그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몇 명은 몸을 날려 위에서 흰 망토의 사내 머리 쪽을 공격해 들어갔고, 몇 몇은 허 리를 숙여 사내 아래쪽을 공격해 들어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사내의 사방을 포위해 허점을 노려 공격을 시도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갖춘 십여 개의 검날이 사내에게로 향해진 것이었다. 휘~익! 쉬~익! 베기, 찌르기 공격을 섞어서 사내에게로 접근한 그들은 사내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자신들의 공격을 모두 막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오산이었을 뿐이다. 사내는 이런 연합 공격에 익숙하기라도 하듯 너무도 쉽게 그들의 검을 흘려버렸는 데,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십여 개의 검들을 모두 피해버린 것이었다. 일체 방어도 하지 않고 단지 피해버리기만 한 것이었다. 옆에서 그의 허리를 향해 날아오는 검이 있다면, 제자리에서 몸을 반쯤 돌려 뒤에 서 날아오는 검과 부딪히게 만들었고, 밑에서 솟아나는 검날이나 하늘에서 내려오 는 검날도 몸을 앞으로 한 발자국 이동하는 간단한 동작으로 검들이 허공을 찌르게 만들었다. 보는 걸로는 쉬워보이는 것 같았지만 한 순간에 사방에서 날아드는 십 여명의 공격 을 그런 식으로 피하기만 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몇 차례 그들의 공격이 있었지만, 사내는 모두 같은 방법으로 그들의 공격을 피해 버리고 있었다. 이런 실력의 사내가 일개 강도들의 우두머리라니! 이런 사실을 깨달은 것인지, 제일 처음 그 사내를 공격했던 장군이 그들의 공격을 중지시켰다. "멈춰라! 우리가 뭔가 오해를 한 듯 하구나!" "네!" 얼마 움직이지 않은 듯 했는데, 힘차게 대답을 하며 뒤로 물러사는 검사들의 이마 에는 어느덧 굵직한 땀방울들이 맺혀 있었다. "당신은 누구요?" 어느새 말투까지 변한 장군! 그는 좀 전에 보았던 사내의 움직임에 그가 자신보다 한참 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연합국에서조차 자신의 실력 위 의 사람을 몇 보지 못한 그였는데 이런 사막에서 그런 상대를 보다니! 그의 말투가 바뀐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난 아까 당신들을 공격했던 사람들과는 상관없는 사람이오! 갈 길이 있으니, 길을 비켜줬으면 고맙겠소!" 장군의 말에 열릴 것 같지 않은 사내의 입이 벌어졌는데, 그의 입에서는 실력에 대 한 연륜과는 다르게 매우 젊은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이가 좀 있을 거라 고 생각했던 장군은 그 목소리에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고... '이..이렇게 젊은 사람이었다니! 이 사람을... 연합국으로...!' 욕심이 생겼던지 장군은 자신이 좀 전에 그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잊은 채 흰 망토의 사내를 계속 붙잡고 말았다. "하하하, 이게 내가 실례했소! 본의 아니게 오해를 한 모양이구려! 혹시 가는 길이 같다면, 같이 동행을 하고 싶은데... 어떻소?" 사막에서 말이나 마차를 타고 간다는 것은 걸어가는 일보다 매우 편한 것이었다. 그래서 장군도 그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내의 입에서는 그의 생각을 거절하는 말이 차갑게 흘러나올 뿐이었다. "난 걸어가는 것이 편하오! 그럼!" 푹푹~ 거절의 말을 끝낸 사내는 모래 속으로 발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며, 다시 규칙적 인 걸음을 걸으며 그들에게서 점점 멀어져 갔다. '흘러가는 바람인가?' 그를 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들었지만, 장군은 그의 목소리에서 단호한 마음을 읽어버렸기에 더 이상 그를 잡지 않았다. "장군님!" 멀어져가는 사내를 바라보며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는지, 옆에서 장군에게 말을 올 리는 기사들이 몇 있었다. 하지만 장군은 그 말에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우리는 좀 전에 바람을 보았을 뿐이다! 그만 가자!" ------------------------------------------------------------------------- 히유~ 겨우 연참이네요? 수정도 못하고 바로 올리네요~ ㅠ.ㅠ 지송~ 제 목:<연금술사>-25-6 ─────────────────────────────────── 나는 멀어져가는 사내에게서 시선을 돌리고는 다시 마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죠?" 기사들에게 출발을 명한 후 마차 안으로 들어온 나는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쏟아 붓는 어린 성직자를 상대해야만 했다. 아버지에게서 비공식적으로 이 꼬마가 신의 대리자라고 들은 나였다. '이렇게 어린 나이의 꼬마가 벌써 2년 전부터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병든 이를 치료 해 왔다니! 대단해... 이름이 엘벤트 사이펠 이라고 했던가? 법황의 수제자!' 법황의 말에 따르면 엘벤트는 권력과 연관되기를 매우 싫어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 번 여행에 동행하기도 어려웠고... '별로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폴보트 연합을 이루는 여러 작은 나라들 중에서 아버지와 법황이 거의 연합을 이끌 어 간다고 할 수 있었기에 나로서는 이 꼬마를 쉽게 대할 수 없는 처지였다. '법황이 같이 가라고 부탁해왔으니... 어쩔 수 없지... 히유~' 지금은 크로와 왕국에 퍼져있는 전염병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과 동행하고 있었던 것이었기에 이 꼬마를 떨궈낼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크로와 왕국과의 외교를 위 해 가는 것이었고... "왜 대답이 없는 거에요?" 내가 대답을 안하고 있자, 엘벤트가 다시 질문을 해왔다. "사소한 강도들의 공격이 있었을 뿐이야" "가..강도들이요?" 사막에 강도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것이었는지, 엘벤트는 두 눈을 크게 뜨며 꽤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런 표정도 잠시! 뭔가를 생각했는지, 그는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돌변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그.. 그 사람들은 많이 다쳤나요?" "우리 일행은 상처하나 없다! 그들이 누구에게 훈련받았..." "아니요! 당신들말고 그 강도들이요! 설마 죽이진 않았겠지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엘벤트로서는 그 사실이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 의 입에서는 무정한 대답만이 흘러나왔을 뿐이었다. "죽었으니 그만 신경 끄도록!" "뭐..뭐라고요! 그들을 죽였단 말이에요? 얼마나 큰 죄를 지었다고 그들을!" "시끄럽다!" 나는 더 이상 이 일로 귀찮음을 피하고 싶었기에, 엘벤트의 말을 끊으며 마차 안쪽 으로 몸을 눕혔다. '가뜩이나 그 사내 때문에 심란한데, 그깟 강도 몇 놈 죽였다고 이렇게 시끄럽게 굴다니! 흥! 같이 가는 것만 아니라면....쳇!' "이..이런 잔인한!" 녀석은 나와 같은 마차 안에 타고 있다는 사실에 치를 떨며 내게서 멀찌감치 떨어 진 창가쪽으로 다가가 시선을 밖으로 돌렸다.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기 위한 행동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 행동은 너무도 빠른 효과를 가져온 듯 했다. "저..저것은! 잠깐만요! 마차 좀 세워보세요!" 엘벤트는 급히 마차를 세우게 하고는 마차 밖으로 나가버리고 만 것이었다. "어이~ 이봐!" 녀석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 나는 누웠던 몸을 일으켜야만 했다. "대체 뭔데 그래?" 궁금증에 마차 밖으로 나가 엘벤트 녀석을 찾던 나는 그만 헛바람틀 들이켜야만 했 다. "저 사내와 아는 사인가?"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을 걸어가고 있던 흰 망토의 사내에게 녀석이 달려가고 있었던 거였다. '무슨 대화를 저렇게 하지?' 한참동안이나 그 사내를 붙잡고 있는 엘벤트를 다시보면서 나는 아까의 무뚝뚝하던 사내의 말투를 떠올려 봤다. "어라? 저..저자가 이리로 오네!" 내가 동행하자고 했을때는 한 마디로 거절하던 사내였는데, 엘벤트 녀석이 어떻게 꼬셨는지, 그 사내는 녀석과 같이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급히 마차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강한 그를 다시 만난다는 사실에 흥분을 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잠시후 엘벤트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례해요" 아까 나와 별로 좋지 못하게 끝낸 대화가 있었기 때문인지 조금은 차가운 엘벤트의 목소리가 내 귀를 때렸는데, 나는 그 사실을 별로 인식할 수 없었다. 그 보다는 흰 망토의 사내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으므로... "이쪽은 제 친구에요! 목적지가 크로와 시까지래요! 목적지가 같아서 같이 가려고 하는데, 괜찮겠죠?" 엘벤트는 내가 반대해도 사내를 태우겠다는 의지에 찬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하던지~" 나는 흥분으로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최대한 노력을 하면서 시선을 돌려버렸다. '내가 원하는 강함을 갖춘 자라서 그런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걸?' "이쪽으로 오세요~" 엘벤트는 사내를 마차 안으로 안내하고는 이야기꽃을 피우려 했다. 그에 대한 궁금 증이 많은 모양이었던지... "정말 몰라보게 변했네요~ 그때는 매우 말랐었는데~ 근데, 어떻게 혼자 사막을 건너고 있는 거죠?" "......" "참, 식량이나 물은 있었던 건가요?" "......" 엘벤트는 사내와의 어색함을 피하게 위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지만, 흰 망토의 사 내는 입을 다물고 창밖만을 쳐다볼 뿐 이렇다 할 말은 하지 않고 있었다. '흠...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닌 모양이군... 근데, 정말 말이 없는 녀석이네?' 나는 그 둘을 마차 구석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다. "저기요~ 제 말 안들려요?" 결국 목소리 톤을 높여버린 엘벤트! 사내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던 녀석은 그와 대 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 마차에 탄 것은 크로와 시(市)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편하기 때문이지 너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그게..." 차가운 사내의 한 마디였지만, 엘벤트는 그래도 포기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하지 만 사내는 그런 엘벤트의 얼굴에 자신의 뜻을 더 명확히 표해버렸다. "네가 저번에 나를 도와준 것 갖고 말을 하지 않았다면, 굳이 이 마차에 타지 않았 을거다. 계속 그런 식으로 나오면 마차에서 내리겠다" "...알았어요. 더 이상 안물어볼께요, 아! 마차 안인데 그 망토는 벗는 편이..." 엘벤트는 사내 얼굴이라도 보려는 듯 말을 꺼냈지만, 싸늘한 사내의 남색 눈빛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네네... 정말 조용히 하고 있을께요... 아 참! 이거 진짜로 마지막이에요! 한가지 만 물어볼께요!" 찌릿! 그 말에 사내의 눈에서 살기가 뻗어나오는 듯 했지만, 엘벤트 녀석은 그 눈빛에 굴 하지 않고 마지막 질문을 하나 던져버렸다. "이름이 뭐에요? 이름 정도는 알아야 될 것 같아서요... 전 폴보트 연합의 발드르 교에 있는 엘벤트 사이펠 이라고 해요" 나는 엘벤트 이런 분위기에서 다시 질문을 했다는 것에 꽤 놀라워 하고 있었다. '흠... 대단하군! 저런 눈빛을 받고도 또 다시 질문을 하다니... 근데, 이름도 모르는 사이였단 말인가?'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사내의 입이 서서히 열렸다. 같은 마차를 타는 사람이 서로 통성명도 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나 보다. 살기 어린 눈빛이 차츰 어두워지면서 입이 열린걸 보면... "...라이너. 그냥 그렇게 알아라" "아! 네!" 너무도 기뻐하는 엘벤트 녀석! 나는 그 녀석을 무시하고는 라이너 이름을 되새겨 보았다. '라이너라...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군... 알려지지 않은 검사인가?' 나는 라이너의 그 말이 마지막일 거라는 생각은 정말 하지 않았었다. '어라? 이봐! 난 소개 아직 안했다고! 나...난!' 엘벤트 녀석과 라이너를 번갈아 쳐다보았지만, 녀석들은 내가 아닌 창밖만을 쳐다 볼 뿐이었다. 내 소개에 대한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서... '이..이런...' 내가 왜 통성명을 하고 싶어하는지 모른채, 나는 크로와 시에 도착할때까지 숨쉬는 것까지도 신경을 써야만 했다. 조용한 분위기를 깰 수 없을 것 같았기에... 엘벤트와 라이너의 분위기에 눌려 나도 덩달아 불편한 침묵을 버텨야만 했던 것이 다. '내..내가 왜 이런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거지?' 라이너가 풍겨내는 분위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나는 속으로나마 불만을 토해낼 뿐이었으니... ------------------------------------------------------------------------ 어제 급히 연참이란걸 한다구...^^;;삐질~(11:59분)쯤에 올렸죠~~ ^^;;헤헤헤~ 암튼~ 그런다구 수정을 못하고 올렸드랬습니다. 좀 전에 다시 보면서...시점을 고치고 보니...25-5 내용이 늘어나더군요...^^ 홀홀홀~ 그려서 수정분으로 고칠까? 했지만... 그냥 올립니다~ (수정분으로 올리면, 안 읽을 수도 있으니~ ^^;;) 암튼 그건 그렇고, 저 녁석 라이너 있잖아요~ 드뎌 이름을 밝혔어요...ㅜ0ㅜ 그동안 제가 흰 망토의 사내! 라고 쓰기 얼마나 귀 찮았는지.. 홀홀홀홀~ 그럼, 즐독 해주세용~ >_< 제 목:<연금술사>-25-7 ──────────────────────────────────── 대륙의 사막 왕국 크로와! 자원이 부족한 이곳 사람들은 타국과 무역을 통해 필요 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크로와 왕국의 보석은 그 수도 수지만, 값 어치가 매우 높게 나가는 보석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 왕국 사람들은 삭막한 사막에서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보석 덕분에 자본력에 늘어, 다 른 나라 못지 않은 힘을 갖게되었는데, 이는 사막과 레지 산맥으로 둘러싸여져 있 는 왕국의 악조건을 모두 무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현상은 상인들이 질 좋은 보석을 얻기 위해 크로와 왕국을 직접 찾아가기 때 문에 일어나는 것이었다. 사막과 산맥이라는 장애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런 악조건보다는 이득을 더 중요시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크로와 왕국에 엄청난 전염병이 돌아 상인들의 발이 뚝 끊겨진 상태 였다. 나라 자체에서 외부인의 방문을 꺼리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섭게 퍼지는 병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이유가 된 것 같았다. 아리아 왕비의 방문을 시작으로 번지기 시작한 전염병! 이는 지금 크로와 왕국의 성에서 레지산맥까지의 땅에 급속도로 번져있는 상태였는 데, 이 길은 바로 아리아 왕비가 지나간 길과 같은 것이었다. 증거는 없지만 누구 라도 유추할 수 있는 상황! 외교를 위해 크로와 왕국을 찾은 아리아 왕비였지만 안좋게 변해가는 상황에서 그 녀는 곧 그곳을 떠나려고 했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왕이 가장 아끼는 공주까지 전염병에 걸리는 바람에 아리아 왕비는 그곳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에 크로와 왕국은 아리아 왕비를 반 강금해 놓으며, 공주의 병이 낫지 않는 한 그녀를 유투 왕국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서신을 유투 왕국에 보낸 터였다. 그리고 그 서신은 지금 드루젤이 서재에서 읽어보고 있었고... "흠~ 어머니를 잡고 있다라... 어머니께서 보내신 서신과 내용이 비슷하군..." 어떻게 보면 위협을 가하고 있는 내용의 서신일 수도 있었지만 드루젤은 흥미롭다 는 표정으로 그 서신을 쳐다보았다. "재미있군! 재미있어! 그렇지 않나?" 커다란 서재에는 드루젤 이외에 라이스만이라고 하는 그의 상담자가 있었는데, 그 는 어려서부터 드루젤의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해결해주는 매우 믿음직스러운 충신 이었다. 이번에도 드루젤은 흥미로운 듯한 서신을 그에게 말해주며 그의 의견을 들으려 하 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일이 기회가 될 듯 하군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라이스만. 그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의 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폐하께서는 지금 일을 시작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어째서지?" "왕비님이 돌아오신 후가 된다면, 분명 폐하의 일을 적극 반대하고 나오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금이 적기이기에 그렇습니다." 라이스만은 말문이 트이자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을 하나 둘씩 꺼내며 드루젤을 납 득시켜 나갔다. "크로와 왕국은 지금 전염병이 돌아 국력이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떨어 져 있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크로와 왕국은 이번 일로 유투 왕국을 적대시하게 되 었기 때문에 폴보트 연합의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 폴보트 연합의 국 력도 분산이 되겠지요" "호오~ 그렇다면?" 라이스만은 자신의 말에 드루젤이 흥미를 보이자, 더욱 신이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되면 폐하께서 일을 벌이신다고 해도 적은 병력으로 대륙을 통일할 수 있 다는 말이 됩니다." "적은 병력으로 대륙을 통일 할 수 있다라..." 드루젤은 통일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눈빛을 더욱 날카롭게 빛냈다. 그리고는 서서 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라이스만의 의견을 받아드렸다. "좋아! 그렇게 하도록 하지! 일은 서서히 진행시키도록! 그들이 알게되면 곤란하니 까!" "알겠습니다!" 라이스만은 드루젤의 명령에 조용히 서재를 나갔고, 혼자 남은 드루젤은 좀 전에 있었던 대화를 다시 떠올리며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때 일이 생기는 구나! 어머니가 없는 이때! 좋아! 내 힘을 대륙에 보여주도록 하지! 유투 왕국의 힘을! 크하하하하하~" 그 후 한참동안 광기에 찬 듯한 웃음소리가 서재에 울려퍼졌다. 한편 리넨은 트레모스와 장난을 치다가 순식간에 크로와 시의 입구까지 도착해 있 었다. 잡히지 않으려고 달려가는 트레모스와 그를 잡으려고 뒤쫓아가는 리넨! 그들 거의 바람과 맞먹을 정도의 속도로 쫓고 쫓기는 장난을 했던 것이다. 그들이 크로와 시 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근처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몇 시간은 걸리는 거리였 다. 말을 탔다고는 해도... 하지만 이들은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왔는데도 불구하고 30분도 되지 않아 도착해버린 것이었다. "야! 그만하자! 다 도착했어!" 흩으러진 머리를 바로하며 앞머리를 다듬은 리넨은 아직도 도망갈 자세를 취하고 있는 트레모스에게 나직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흠~ 그럴까?" 재미있는 놀이를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에서인지 트레모스의 표정이 순간 뾰루퉁하 게 변하는 듯 했지만, 이내 본래의 차가운 표정으로 바뀌어 버렸다. "아리아는...성안에 있겠지?" 리넨은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높이 솟은 건물을 쳐다보며 그동안 감춰뒀던 감정을 한번 느껴보았다. 자신의 손으로 유모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던 그때의 감정을! 유모를 떠올리는 순간 분노와 살심이 동시에 일어나는 리넨이었다. 하지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트레모스의 한마디에 리넨은 그 감정을 저 깊숙한 곳에 다시 묻어버려야만 했다. "내가 오아시스에서 머문게 이틀이니... 성안에 있겠지~ 설마 그 사이에 이곳을 떠 났겠어?" "히유~ 굳이 지금부터 흥분할 필요는 없겠지... 아직 그들을 만난건 아니니깐!" 어렵게 잡은 분위기가 트레모스 때문에 망가지자 리넨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마을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리넨의 말을 이해 못한 트레모스가 엉뚱한 말을 꺼내 지금의 분위기를 망쳐버리고 말았다. "왕비를 만나면 너 흥분하냐?" "......" "험험! 그만 가자!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 없잖아? 마을 안 분수대에서 보자!" 트레모스는 리넨의 손에 점점 응집되어 가는 마나의 흐름을 느끼고는 바로 그 자리 에서 마을 안으로 텔레포트해 버렸다. 크로와 시(市)는 성안으로의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로부터 시안으로 사람들 을 못들어오게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즉 마을 입구에 엄청난 수의 경비병을 세워 놓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그랬기에 마을 안으로 들어가려면 텔레포트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리넨은 순식간에 눈앞에서 트레모스가 사라지자, 오른 손에 집중되던 마나를 흩으 려버렸다. "점점 감이 좋아지는 군! 녀석!" 리넨은 피식 웃음을 보이며 트레모스를 따라 마을 안으로 몸을 이동시켰다. 슈슈~욱! 사막에 있는 도시에 분수대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던 나였다. 아무 리 왕성이 있는 도시라도 말이다. 사막에 무슨 분수란 말인가!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내가 크로와 왕국의 재력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한 얇은 생각일 뿐이었다. '녀석이 분수대에서 보자고 해서 조금 의야했는데... 정말 있었군!' 사람들의 눈을 피해 으슥한 곳으로 텔레포트한 나는 분수대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 러보았었다. 주변의 어딘가에서 분수의 물소리가 들려왔기에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분수대를 찾아갔다. 얼마가지 않아 폭이 대략 2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크기의 분수 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여러 개의 지하수로가 분수와 연결되어 있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었다. '흠... 그러고 보니, 중앙에 커다란 분수가 있고, 그 분수의 물을 도시 전체에 공 급해주는 건가 보네? 물의 증발을 막기 위해 지하 수로를 이용하디니... 똑똑한걸?' 사막에서 이 정도로 엄청난 물을 끌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었 다. 하지만 지금 크로와 시에서는 그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 버리고 있었다. '돈이 많기는 많은 모양이군! 이 정도로 공을 들여 분수대를 만든걸 보면... 사막 의 도시라고는 말할 수 없겠는걸? 보통의 도시보다 물이 풍부하니 말야!' 물의 근원을 찾던 나는 분수대 물 속에서 편안하게 노닐고 있는 실라이론을 볼 수 있었다. 물의 상급 정령 실라이론이 이곳의 물을 공급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정령을 이용 한 물의 공급! 상급정령을 소환할 수 있는 사람이 이런 일에 정령을 쓰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주었길래 상급 정령을 소환하는 정령술사가 이런 일을 하 는 거지?" 계속해서 정령을 이곳에 소환시킨다는 것은 그 소환자인 정령술사도 이곳에 머물러 야 한다는 말이 되었다. 그리고 그 정령술사는 거의 끊임없이 정령을 소환해내야 하는 단순하면서도 지겨운 작업을 계속해야 했고... '대단하군 대단해!' 그렇게 크로와 왕국의 재력에 감탄하며 분수대에 다가가자, 트레모스가 앉아 있던 몸을 툭툭 털며 일어났다. 마치 꽤 오래 기다리기라도 한 사람처럼... '바로 온게 분명한데... 저 태도는 뭐야?' 이곳이 마을만 아니었다면, 분명 다시 녀석과의 숨박꼭질이 이어졌을 텐데... 순간 나는 어쩌면 녀석이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 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녀석의 장난을 흘려버렸다. 지금은 그보다 해야할 일이 있었으므로... "우선 아리아에 대한 정보나 알아보자!" "...좋을 대로~" 나는 트레모스를 이끌고 여관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숙식이 제공되는 여관이란 대부분 식당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였다. 내가 여관을 선택한 것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쉽고 들으며 정보수집하기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먹고 떠드는 곳이 가장 쉽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 이었으므로... 하지만 내가 도착한 여관은 문을 닫기라도 했는지 먼지만 날리고 있었다. 몇몇의 사내들이 탁자 두세 개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을 뿐,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정보수집이 어렵잖아!' 약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이왕 들어온 것 크로와 시의 거리보다는 많은 사람이 몰려있었기에 나는 녀석을 이끌고 식당가로 몸을 움직였다. '마을 입구에서 사람들의 접근을 막아서 인지... 사람들이 적군...' 나는 별 생각 없이 빈자리를 잡고는 트레모스와 간단한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라도 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나 들어보려고... 하지만 나는 식사도중 누군가의 말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중간에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일행은 있었지만, 그것 이외의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 던 것이다. '이..이게 어떻게 된 거지?' 트레모스 역시 나처럼 당황한 것인지, 녀석은 그답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어리둥절 해 하고 있었다. 이상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가게 안의 사람들... 아무리 외부인이 적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쳐다보지는 않는데... '설마 아무도 안 들여보내는 것은 아닐꺼... 서..설마!' 순간 내 머릿속에는 밖의 경비병들이 그 어떤 외부인의 출입도 허락지 않았다면! 이라는 가정이 떠오르고 말았다. '그..그렇다면, 이들의 태도가 이해가 돼! 그럼, 우리는 들어올 수 없는 마을에 들어온 외부인이 되는 것이니까! 경비병을 어 떻게 뚫고 들어왔는지 궁금하기도 할테고... 이런! 실수를 했군!' 나는 급히 음식값을 지불하고는 트레모스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괜히 이곳에 더 있다가 귀찮은 일을 당할 수도 있었기에... 하지만! 가게문을 나서자마자, 나는 열 댓 명의 경비병들의 포위를 받아야만 했다. '이..이런! 역시! 외부인을 받지 않았던 모양이군! 좀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이곳에 들어온 것이냐!" 경비병들은 경계의 눈초리를 유지한 채 나와 트레모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음... 우선 조용히 이들이 이끄는 곳까지 가자! 이곳에서 소란을 피운다면... 더 귀찮아 질 수도 있을테니...> 나는 몸 안의 마나에 내 생각을 담아 트레모스에게 흘려보냈다. 일종의 텔레파시라 고 할 수 있는 이것은 주문 없이 행할 수 있는 것으로, 마나에 대한 응용력이 높아 지면서 터득하게된 하나의 부수적인 마법이라 할 수 있었다. 내 행동에 트레모스가 잠시 움찔하는 듯 했지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동 의의 뜻을 전해왔다. <너... 이런 것도 할 줄 알았냐?> 나와 같은 방법으로 생각을 전달해오는 트레모스! 녀석은 재미있는 장난거리를 하 나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눈빛을 빛내며 내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으윽! 마나로 생각을 전달하는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녀석과 나름대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우리들은 순식간에 경비병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고 말았다. 어두침침한 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내가 그들에게 끌려왔다는 것을 깨달았을 정도니 , 트레모스 녀석의 장난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설명이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야! 그만좀 해! 머리가 다 울리잖아! 저들이 뭐라고 하는지도 못들었고!" <아! 난 그들이 뭐라고 했는지 들었어! 우리가 수상하다며, 윗사람에게 보고하러 간다던데?> "트.레.모.스!" 나는 다시 머릿속에 울리는 녀석의 생각에 치를 떨며 내가 갖힌 공간 주변으로 실 드를 쳐버렸다. 화이어 볼 같은 마법으로 주변이 부서지지 않도록! 한편 리넨이 성안의 감옥에서 트레모스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 크로와 시에 는 신의 대리자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버리고 말았다. 리넨이 도와줬던 마을 사람들이 크로와 시로 그를 찾으러 왔기 때문이었다. 한번 걸리면 살아날 수 없다는 무서운 전염병에서 완쾌된 사람들! 그리고 더 이상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그들의 몸! 이들은 신의 대리자를 찾아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이렇게 직접 덜 회복된 몸을 이 끌고 이곳을 찾아온 것이었다. 이웃 마을의 사람들! 그곳에 전염병이 퍼졌다는 것을 크로와 도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멀쩡한 몸으로 이렇게 도시를 찾아오다니! 이 일은 순식간에 왕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는 눈에 불을 켜고 신의 대 리자를 찾기 시작했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막내딸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그였으므로... 그가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신의 대리자는 176Cm 정도의 키에 호리호리한 몸을 갖 고 있고, 긴 청록색의 머리카락를 하나로 묶고 다닌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금발의 청년과 같이 다니고 있다고... 왕은 즉시 그런 조건에 맞는 신의 대리자를 찾기 시작했다. 한시가 급한 순간이었 으므로... 그리고... 왕은 그를 찾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의 감옥에 갇혀 있는 리 넨 일행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다. "뭣이라! 그들을 감옥에 가뒀다고! 이런 멍청한 것들! 어서 이리로 모셔오지 않고 뭣들 하는 게냐!" 그 사실을 접한 왕은 리넨 일행을 부르기 위해 옆에 있던 신하에게 불호령을 내리 고 말았다. --------------------------------------------------------------------- 호오~ 오늘두 연참? 음...^^;;; 험험... 담주 월요일이 매우~ 중요한 셤이라서...연재속도가... 다시 늦어질듯 함당...^^;;;삐질~ 험험... 암튼~ 잼게 읽어주세용~ (아! 이번회도..수정 못하고 올립니당..ㅠ.ㅠ) 마감이 지났다는 핑계로...험험...^^;;;삐질~ 그럼, 즐독해주세용~ ------------------------------------------------------------------ 아! 여기까지가 6권분량이 될것 같습니다~ ^^;;; 일요일 까지 지워주세용~ 25-7까지 임당~ 10월 7일까지~ ^^ 지워주세용~~ 그럼 빠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