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1 프롤로그 =========================================================================                            '축구의 신'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 은퇴 경기⋯"그라운드여 안녕" 베스트 일레븐 스포츠∣2023.06.22(목) 오후 11:38 2014년 브라질에서의 월드컵.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한민국을 붉은 함성속에 휩싸이게 만들었던 태극전사들의 위대한 업적을 모르는 인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22일)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 스트라이커 김현준(35)이 공식 은퇴경기를 마치고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4월달에 은퇴를 밝혔던 김현준은 21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 열린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선발출전으로 투입됐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과는 달리 청소년 대표에는 전혀 인연이 없었던 김현준은 만 23세에 처음으로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국가대표에 합류했고 데뷔전에서 무려 3골을 작렬. 그 후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는 빠질 수 없는 선수로 취급되어졌고 2014년 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아시아 출신의 대형 스트라이커 탄생을 알렸다. 대표팀에서 자신이 계속해서 달았던 등번호 9번과 함께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풀타임을 소화한 김현준은 35살이라는 선수로써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빼어난 기량을 과시. 잉글랜드를 상대로 전반 17분, 후반 33분에 기회를 잡아 골망을 갈랐다. 전반전이 끝난 후 태극기를 등에 걸고서는 운동장을 돈 김현준은 자신의 은퇴 경기에 찾아준 수 많은 관중들을 향해 절을 올렸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10년동안 자신을 울고 웃게 만들어줬던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스트라이커를 떠나보냈다. 김현준의 시작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한국 K 리그의 하부격인 네셔널 리그인 N 리그에서 시작했다. 2009년 N 리그에 속하는 대전 한국 수자원공사에서 처음 선수생활을 시작한 김현준은 21살에 프로리그를 처음 시작해 14년간 대전 시티즌을 거쳐 첼시, 리버풀에서 활약했고, 대한민국 대표로서 월드컵 무대에서만 무려 34골을 터뜨리며 축구황제 호나우두가 가지고 있던 기록을 엄청난 차이로 깨뜨리며 역사상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그중 정점은 프랑스가 자랑하는 축구영웅인 쥐스트 퐁텐(Just Fontaine)이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세운 한 대회 최다골인 13골을 넘어선 기록이었다. 축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렸던 그의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과 날카로운 골 감각을 기억한다면 그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었던 우리들은 축구팬으로서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모두가 은퇴를 하지만 김현준과의 작별이 더욱 아쉬운 까닭이다. 은퇴 소감을 밝힌 뒤 무대에서 내려오는 김현준을 아쉬운 눈길로 바라보며 축구팬들은 그렇게 또 하나의 '전설'을 떠나보냈다. 21세 때 프로에 데뷔한 김현준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 5회 수상, 월드컵 1회 우승 등 14년간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2011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대표로 뛰며 A매치 101경기에 출전해 164골을 넣었다. '스캔들 메이커' 김현준 오늘 은퇴⋯"드디어 떠났다" 조○일보∣2023.06.23(금) 오전 03:42 브라질의 위대한 축구 영웅인 '펠레'를 떠올리면 다들 '펠레의 저주'를 떠올린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인 '마라도나'를 떠올려고 마찬가지로 다들 '신의 손'을 떠올린다. 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마라도나가 자신의 팔로 선제골을 넣은 뒤에 "신의 손을 맞고 들어갔다"라고 한 말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은퇴 경기를 치루는 대한민국의 축구영웅이라 일컫어지는 김현준을 떠올리면 다들 '스캔들 메이커'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가 월드컵에서 이뤄낸 업적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가 뭐라고 말하던간에 그가 세운 기록은 그야말로 전설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 이제까지도 그의 꼬리를 떠나지 않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여러번의 '섹스 스캔들'을 비롯해 국가대표 무단 불참까지 어떻게 보면 축구의 '슈퍼스타'가 아닌 '망나니'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군다나 김현준의 '섹스 스캔들'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졌다. 한국의 유명한 연예인들은 물론 외국까지 이어지는 '섹스 스캔들'에 국민들의 눈살이 찌푸려진 것은 한 두 번이 아닌 사실이다. 마술과 같은 축구를 펼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그라운드의 지배자라 불렸던 김현준이지만 그의 진면목을 살펴보면 기행의 연속이었다. 축구사에서 역대 최고의 영웅중의 한명이지만 그를 취재하려던 본지의 기자를 폭행하고 폭언을 내뱉는 기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물론 한국을 대표했던 축구영웅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이뤄낸 업적의 아래에 숨겨져 있는 진면목을 안다면 김현준의 은퇴는 오히려 조금 늦은 것이 아닐까. "휘유...한곳은 영웅, 한 곳은 완전 망나니로 써놨구만." "원래 조○일보는 김현준 까기로 유명한 곳 아냐. 그래봤자 듣보잡들이지만 말이야." 컴퓨터에 나타난 기사를 바라보던 한 학생의 말에 주위에 있던 학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다. 비록 선수생활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기사에 나온 대로 김현준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축구영웅이었고, 이들은 김현준이 이뤄낸 업적을 보면서 자라났던 세대들이었다.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동년배들에게 있어 김현준은 거의 신으로 추앙받을 정도였다. 그리고 웃음을 터뜨리던 학생중 하나가 친구들을 쭉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이제 무슨 재미로 축구 본다냐. 김현준이 나와서 질 때마다 짜릿하게 역전승하는 재미로 봤었는데. 이제 그런 경기도 못 보겠지?" "뭐 김철수나 안영희같은 애들도 잘한다고는 하지만...확실히 김현준만큼의 포스는 안나오니까. 걔는 무슨 나이를 먹어도 마음대로 골을 넣냐? 전에 그...그...어디지? 3 대 0으로 지고 있다가 김현준 투입되고 나서 바로 역전 시킨 경기." "콜롬비아전?" "아...맞다! 나 그거 보고 완전히 울었다니까. 하여튼 그 녀석은 완전 외계인이야. 외계인. 드리블하며 슛하며 그건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야. 진짜. 김현준이 외계인이라는 데 내 존슨을 걸겠어." "하하하하하!!! 너 그러다가 정말 고자가 될지도 몰라." 한 학생의 농담에 모두들 다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는 아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라운드 위에선 어떤 룰도 반칙도 전략도 통하지 않는 자' 그렇기에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렸던 김현준의 은퇴였다. "그나저나 김현준 이제 뭐한다냐?" "감독 같은거 하지 않을까? 김현준이 애들 좀 제대로 가르쳤으면 좋겠다. 김현준 같은 인물만 두세명만 나오면 우리나라도 브라질처럼 월드컵 열릴때마다 우승을 노려보는 건데." "다른 기사보니까 김현준 이제 좀 쉰다고 여행을 떠난다는 것 같은데?" 댕! 댕! 댕! "아! 젠장. 수업 시작했다. 뛰어!"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한 학생의 말이 울려퍼졌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학생들이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소란스러웠던 소리는 사라지고 푸른 디스플레이 화면 사이로 대한민국의 대형 스트라이커에 대한 소식을 알려주는 기사가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기 시작했다. 휘이이이⋯ 어디선가에서 불어온 바람이 컴퓨터실 안으로 들어섰다. 수천년전에도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존재할 바람이었지만 자그마한 바람 한점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방금전까지 시끄럽게 떠들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쓸고 지나가듯 모든 소리를 쓸고 봄바람은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때 대한민국의 자랑거리였던 축구영웅의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2008년 겨울. 띵동! 띵동!!! 시끄럽게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깊이 잠들어 있던 현준은 자리에서 몸을 뒤척였다. 어젯밤에 대학 친구들과 과음을 한 탓에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하지만 계속해서 시끄럽게 울려대는 초인종 소리에 결국 짜증이 가득 섞인 목소리를 뱉어냈다. "간다고!! 나가요!" 천애고아인 탓에 군대도 가지 않았고, 친척들 조차 없었다. 이렇게 이른 아침(실제로는 11시가 훌쩍 넘어있는 시간이지만)부터 자신을 찾아올 이는 많지 않았다. 결국 반쯤 뜬 눈으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관으로 걸어가는 현준이었다. "하이! 나 왔...! 뭐...뭐야?! 아직도 자고 있던거야?"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여인은 부스스한 머리와 속옷 차림으로 있는 현준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뒤로 살짝 물러섰다. "어젯밤에 친구들하고 과음했다고. 아 머리아파..." "벌써 11시야. 아침먹고 이제 점심먹을 차례라고. 너무 게으른 거 아니야?" "...들어오기나 하시지. 문이나 닫게." 그녀의 이름은 정가은. 굉장히 좁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현준에게 있어서 몇 안되는 여자친구중 하나였다. 나이트에서 첫 만남을 가진 탓에 애인사이는 아니지만 간간히 몸을 섞은 표현하자면 섹스 파트너정도의 여인이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가은의 모습에 결국 두 손을 들고 항복한 현준은 문을 닫고서는 다시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손님이 왔는데 커피라도 한잔 해야 하는거 아니야?" "시도때도 없이 오면서 무슨. 커피 마시고 싶으면 알아서 타먹어. 그리고 이왕 탈꺼면 내것도 부탁하고. 믹스는 천장위에 있어." "손님에 대한 매너가 부족해. 김현준." 혀를 낼름거리고는 커피를 준비하는 가은이었고, 잠시 후 커피를 마신 덕에 살짝 잠이 깬 현준은 그제서야 하품과 함께 가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안에 들어오며 입고 있던 트렌치 코트를 벗은 가은의 옷차림은 겨울에 입기에는 굉장히 추워보이는 옷들이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야?" 말을 마치고서는 결국 피식 웃는 현준이었다. 가은이가 왜 자신의 집에 찾아왔는지 이유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이트에서 만나 그날 뜨거운 밤을 벌였던 현준과 가은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쿨하게 헤어졌으면 서로 볼일도 없이 끝이었겠지만, 그 후 가은은 종종 현준과 연락을 해 밤을 보냈던 탓이었다. 언젠가 이유를 물었을 때 말로는 도저히 성욕을 참을 수 없다고는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그녀만이 알 터였다. 그리고 이렇게 아침부터 자신의 집에 아무런 볼일도 없이 찾아올 일도 없을 터였다. "알면서 왜 물어? 커피도 마셨으니 나 잠깐 침대에 누워도 되지? 졸음이 몰려와서 그런거야." "말은 잘한다. 야! 어디가! 나 자야된다고! 잘꺼면 거실에서 자라고!" 하지만 가은은 현준의 대답도 듣지 않고 현준의 방으로 들어갔고, 말이 끝남과 동시에 옷을 확확 벗어 던지며 침대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모습에 현준은 잠이 싹 달아났다. "이히히. 너도 잔다며? 이리와." 어느새 속옷만 남기고 옷을 벗어버린 가은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는 현준을 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결국 못이긴 척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현준의 모습에 가은은 '해냈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지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리그너스입니다. 4번째 지름작이네요. 완결을 낸 것은 없지만...뭐 이제 곧 완결이 생길테니... 여하튼 구상은 2010 남아공 월드컵때부터였지만...이놈의 귀차니즘이란... 여하튼 재미있게 봐주세요. ㅇㅅㅇ 그럼 좋은 밤/ 아! 리그너스 대륙전기 R 은 대항해시대VIII 의 연재가 끝나면 재연재하도록 할께요. 00002 프롤로그 =========================================================================                            "아학!! 으흥...아!!"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때마다 이미 달아오른 가인의 음부에서는 쉴새없이 찐득한 물이 허벅지까지 흐르기 시작했다. 찔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끼익거리는 침대. 그리고 방안에 은은하게 퍼진 육향 아래에 두 남녀는 연신 서로를 껴안고는 서로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 "아아!! 자...자기야! 너무 좋아! 더...더 박아줘!" 허리를 제대로 놀리기 시작한지 이제야 4, 5분 남짓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절정에 오르기 시작한 가은이었다. 허리를 움직이는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던 가은은 짤막한 비명소리와 함께 발가락을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리고는 자신의 두 다리를 쫘악 폈다. 첫 번째 오르가즘이 시작된 것이었다. "아...아아...! 아아아!!!" 퍼덕거리며 몸을 경련시키는 가은 때문에 현준은 허리를 놀리던 것을 멈추고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절정을 지켜봐야만 했다. 연신 자신의 남성을 적시며 유백색의 액체를 뿜어내는 가은의 모습은 그녀를 만족시켰다는 묘한 희열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현준에게 있어선 별 자랑거리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외모, 공부, 운동등 모든 것이 평범한 그였지만 단 하나 정력만큼은 평범하지 않은 그였다. 아니 평범함을 떠나 오히려 무섭기까지 했다. 가은을 비롯해 그에게 한번이라도 안겼던 여자들은 연신 자신과의 하룻밤을 그리워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현준이 일부러 테크닉을 익혔다거나 그것에 대해 공부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한 것에 불과한데도 그와 밤을 보낸 여자들은 단 한명도 빠짐없이 오르가즘을 느꼈고, 그 후 현준을 찾는 것이었다. '난 전생에 색마였나...?' 아직도 경련이 지속되고 있는지 간헐적으로 몸을 떨고 있는 가은의 모습에 현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아하니 더 이상의 H 는 진행하기 힘들 것 같았다. 결국 빳빳하게 발기되어 있는 자신의 남성은 영원한 프렌드인 레프드 핸드를 이용하는 현준이었다. 언제나 여자들과 하룻밤을 보면 이런 상황이었다. 삽입을 하고 본격적으로 즐기려 하면 고작 5분 심하면 3분안에 오르가즘을 느끼며 쓰러지는 여자들도 있었다. 아무리 길어봤자 7분을 넘기는 여자는 본 적도 없는 현준이었다. 물론 그 만큼 여자와 많은 관계를 가져본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현준이 몸을 섞었던 여자들을 죄다 그러했다. "에이씨. 수업가야 할 시간이네." H 에 관한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잠이 들어버린 가은을 뒤로 한 채 집안 청소를 하던 현준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중얼거렸다. 간단하게 씻고 난 후 현준은 가은이에게 선물을 받은 청바지와 검은 색의 셔츠를 입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패션에 대해선 그다지 아는 게 없는 현준이었지만, 그에게는 가은이라던가 아니면 그와 몸을 섞었던 여자들이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그녀들이 알아서 옷을 가져다주고 코디까지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전부 자신의 몸 때문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아니면 평범의 극치인 자신에게 이렇게 잘 대해줄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매너가 좋다거나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학교 갔다 온다. 나가려면 이불은 정리하고 나가." 하지만 깊게 잠이 든 탓이지 방에서는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학교까지 가는 길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그가 사는 집에서 고작 20여분 떨어진 거리였기에 느긋하게 걸어갈 생각이었다. 정장을 입은 회사원들을 비롯해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서로 웃으며 걸어가는 커플이나 친구로 보이는 무리들까지 가지각색의 사람들과 함께 주위에 위치한 상가들을 구경하며 발걸음을 옮기던 현준은 어느새 학교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언덕길 위에 자리잡은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여어 왔냐?" 강의실에 앉자마자 현준은 자신의 어깨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살짝 고개를 돌렸고, 자신을 향해 반갑게 인사를 하는 지훈을 볼 수 있었다. "어. 근데 오늘은 어째 사람들이 거의 없다?" "종강이잖아. 기말고사까지 끝났는데도 수업을 하는 게 이상한 거라고. 원래는 안 나와야지 정상인데 학점에 반영한다니까 나오는 거지." "종식이랑 수철이는 안보이는데?" "결국 술 마시고 뻗어서 안 온댄다." 어젯밤에 있었던 과음이 그 원인이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지훈은 자신을 부르는 다른 여학생에게로 걸어갔고, 현준은 다시 조용히 강의실에 앉아서 사색에 잠기기 시작했다. 어차피 과에서 자신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하고 지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니 고아라는 이유 때문에 슬금슬금 피하려는 기미가 보인다고 표현하는게 정상이었다. 만약 지훈이라던가 종식이, 수철이같은 털털한 친구들이 어울려주지 않았다면 1년 동안 혼자서 대학을 다녀야 했었을 지도 몰랐다. 수업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교수님 역시 종강인데다가 기말까지 끝난 마당에 심혈을 기울여 수업을 할 생각은 없었는지 대부분의 시간을 잡담으로 보냈기 때문이었다. "밥 먹으러 가자. 그리고 오늘 약속 있냐?" "아니, 없는데 술이라도 한잔 하게?" 집에 가은이가 있기는 했지만 어차피 알아서 돌아가겠고, 특별히 그녀와 약속을 잡은것도 없었기에 지훈이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어제 그렇게 마셨는데 또 먹고 싶냐? 독한놈. 그것말고 축구라도 하자고. 내가 가입한 동아리 알지? 거기서 다른 과 동아리하고 축구를 하기로 했는데 남자인원이 부족해서 말이야. 너도 축구 좋아하잖아. 점심먹고 하러 가자." "그래? 알았어. 대신 밥은 니가 사라." "요즘 가난하다. 4천원 이상은 니가 부담해." 난색을 표하는 지훈의 말에 현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집에 돌아가도 그다지 할 일이 없는 만큼 학교에서 축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은 굉장히 까지는 아니지면 꽤나 축구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축구뿐만 아니라 야구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야구는 보는 것만을 좋아했을 뿐이고 축구는 보는 것과 하는 것 둘다 좋아했다. 그렇다고 해서 현준의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준족인 것도 아니었고, 개인기가 뛰어나다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능숙하게 지휘하는 리더쉽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디서나 평범하게 볼 수 있는 그냥 공이 오면 차고 공을 몰고오는 사람이 오면 붙어주는 그냥 그저 그런 학생에 불과했다. "그럼 좋은 시합 부탁드리겠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점심을 먹고 학교 운동장에서 벌어진 동아리들 간의 친목을 도모한 축구 시합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러 왔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대학교 축구팀에서 빌려온 연습용 조끼를 입은 현준은 조금 꽉 끼는 듯한 축구를 발로 툭툭 거리며 수비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스피드가 좋은 것도 아니고, 볼을 배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이런 시합에서 공격을 하는 것은 무리였다. 더군다나 따지고 보면 자신은 이 동아리의 학생도 아니었다. "오른쪽 수비 부탁할께!" "네!" 지훈이와 다니면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 선배의 말에 현준은 큰 소리로 대답을 하고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앞을 바라보았다. 삐익! 그리고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바로 패스해!!!" "마이 볼!" "이쪽! 이쪽!" 프로팀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학교 축구팀도 아니었다. 그냥 친목을 다지는 동아리들간의 시합이니 만큼 전술이라던가 아니면 온 몸을 전율시키는 킬러 패스라던가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드는 개인기가 나올 리가 없었다. 그저 공이 가는 대로 우르르 몰려갔다가 다시 흩어지고 우르르 몰려갔다가 다시 흩어지며 숨이 막히면 그냥 그 자리에서 살짝 서서 주위를 지켜보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그중에는 현준도 끼어있었다. "현준아! 그쪽으로 간다!" 후방에서 강하게 찬 롱패스가 현준이 있는 오른쪽 측면으로 날아왔다. 공이 날아오는 것을 보며 몸을 움직인 현준이었지만, 그보다도 먼저 상대방의 선수가 공을 잡아채고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덩치도 좀 있어 보였고 꽤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것이 전체적으로 운동신경이 뛰어나 보였다. "흣!"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현준의 모습에 남자는 짧게 호흡을 고르고는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남자의 발 밑에 있는 공을 바라보던 현준도 다리를 뻗었다. '젠장!' 왼쪽으로 돌파를 하다가 급하게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그대로 공을 치고 나가는 남자의 모습에 그가 왼쪽으로 돌파를 할 거라고 생각한 현준이 무게중심이 쏠린 몸을 뒤틀었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의 균형이 무너졌고, 늦은 태클은 당연하게도 애꿎은 땅만을 긁어야 했다. 그래도 꼴 사납게 땅바닥에 넘어지는 상황은 모면한 현준이었다. 꺄아아아!!! 오른쪽 수비수였던 만큼 현준이 뚫리자마자 상대편 동아리로 보이는 여학생들의 응원성이 터져나왔다. 그냥 단순히 공을 뻥차고 우르르 몰려가는 시합전개에 지루해하던 참이었는데 같은 동아리의 선수가 멋들어지게 개인기로 상대방을 제치고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현준이 뚫렸으니 바로 코앞이 페널티 에어리어였다. 빵! 아아!!! 아우! 급하게 같은 팀의 한 선배가 달려왔지만 그보다도 먼저 현준을 제친 남자가 슛을 날렸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기회 때문에 정확하게 슛을 하지 못했는지 공은 골대를 크게 벗어나며 위로 떠버렸고, 안타까운 함성이 터져나왔다. 허공에 슛을 날렸던 남자 역시 아쉬운 기회를 놓친 것 때문인지 애꿎은 머리만 벅벅 긁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불이 꺼진 집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니 가은이 역시 잠에서 깨고는 나간 것처럼 보였다. 축구 경기를 마치고 친목도모겸 술자리까지 참가했던 현준이었다. 그 탓인지 현준의 입에는 연신 소주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동아리 간의 친성 축구 시합은 2 : 0 으로 현준이 뛰고 있는 동아리가 졌다. 현준을 제쳤던 상대편 동아리의 선수는 계속해서 집요하게 현준이 있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고, 연신 기회를 잡아 결국 골을 성공 시켰던 것이었다. 그 덕분에 뒤풀이에서 신나게 벌주를 얻어먹었던 그였다. "호오...아르샤빈 이적하려나?" 간단하게 씻고 온 후 편하게 자리에 앉은 현준은 컴퓨터를 키고는 나타나는 스포츠 기사를 보기 시작했다. 안드레이 아르샤빈. 유로 2008에서 활약이 부각되면서 여름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은 선수였다. "어디로 가려나?" 아르샤빈의 이적과 관계된 팀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아스날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아르샤빈을 비롯해 셰이 기븐, 샤를 은조그비야, 로비 킨, 콰레스마, 저메인 데포등 EPL 의 겨울 이적시장에 관한 기사를 살펴 본 후 현준은 인터넷 창을 닫았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이적시장과 같은 기사보다는 EPL 같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리그에서 뛰고 있는 자국 선수들의 활약에 관한 기사를 보고 싶었던 현준이었다. "에잇. 지성형은 계속 결장인가." 11월 26일 챔피언스리그 베식타스 전에서 출전한게 박지성의 유일한 기사거리였다. 시즌 초반 아스널하고의 첫 대결에서 교체 출전을 하고 난 이후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계속해서 결장을 하고 있는 박지성이었다. 그로 인해 박지성에 대한 수 많은 논란거리들이 생겼고, 박까들께서 엄청난 비난글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매일 짜릿한 기사만 올라왔으면 좋겠는데 이왕이면 한국선수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결승에서 헤트트릭을 한다거나..."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서는 고개를 저었다.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에 현재 출장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는 박지성뿐이었다. 예전에는 벨기에 리그인 안더레흐트에서 뛰던 설기현이 PSV 시절 박지성과 이영표가 그리고 이천수가 레알소시에다드에서 뛰었을 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기록이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에서 골을 넣은 선수로는 박지성과 설기현밖에 없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하고 우승 좀 하고 그러면 좋을 텐데 말이야. 크크크..." 자기가 생각해도 현실성이 거의 없는 상상이었다. 한국축구가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의 축구강국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6강 정도만 진출해도 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현준이었다. 컴퓨터를 끄고 자기 위해 침대에 누은 현준은 눈을 감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도 운동신경이 좀 좋고 축구를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그렇다면 니가 축구를 하면 되잖아." 바로 그때였다, 아무도 없는 현준의 집에 묘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리고 그 날 이후로 평범했던 현준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00003 뒤바뀐 일상 =========================================================================                            "뭐...뭐야?!" 현준을 놀라서 눈을 떴다. 분명 목소리가 들렸다. 싸늘한 기운이 자신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겨울이긴 했지만 추위 때문에 느껴지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개를 돌려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요즘 심신이 허해졌나...보약이라도 지어 먹어야 되는 거 아니야?" 혼잣말이라고 하기엔 조금 큰 목소리였다. 하기사 이 밤에 자신을 제외한 누군가가 집에 있을 리 없었다. 현준이 살고 있는 집의 위치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더군다나 늦은 이 밤중에 현준네 집을 찾아올 정도로 친한 인물은 더더욱 없었다. 아직 술이 덜 깬 탓이라고 애써 치부한 현준은 다시 자리에 누웠다. 아니 누으려고 했다. "김현준? 이름이 뭐 이래. 뭐기는 악마다. 그리고 넌 원래 심신이 허한 편이야."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현준은 자신의 귀를 슬그머니 후벼팠다. 제대로 술에 취한 듯 싶었다. "너 뭐하냐?" 또다시 현준의 귀에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장난을 치는 듯 자신의 귓가에 울려퍼진 기이한 목소리에 현준은 퍼뜩 놀라면서 몸을 일으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와 동시에 현준의 눈이 멍하게 떠졌다. 어깨보다도 살짝 아래까지 오는 긴 금발, 불이 꺼진 탓에 어두운 방임에도 불구하고 밝게 빛나는 관능적인 붉은 눈동자. 오만한 호선과 함께 오똑 솟아오른 콧날아래에는 눈동자만큼이나 붉은 입술이 뺨 한쪽을 살짝 당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계란형의 얼굴선안에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현준은 자신의 입이 벌어지는 것도 모른 채 그녀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대...대체...?!' 단언하건데 이 정도의 미인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한창 인기를 휘날리고 있는 걸그룹 연예인들이나 영화 배우라 할지라도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아름다움이었다. 아니 비교자체가 불가능했다. 인간이라고 부르기에도 미안할 정도였다. 멍하니 정신을 놓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에 여인이 슬쩍 웃으며 입을 벌렸다. "김현준. 1989년 5월 16일생. 부모님은 안 계시고 외모, 성적, 운동신경등 모든 것이 평범. 잘하는 것은 므흣하고 야릇한 것. 맞지?" "에...응...뭐?!" 자신의 생년월일에 대해서 말하는 여인의 모습에 혹시나 자신이 모르는 친척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뒤이어지는 말에 현준은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닌가? 그쪽에 굉장히 순수한 마력이 집중되어 있는데...? 꽤 놀랄만큼 말이야. 마왕이 나 리리스가 감탄할 정도로 말이지." "그...그래요? 아하하하..." 아찔한 미소에 현준은 바보같이 웃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미인이었지만 뭔가 정신이 이상해 보였다. 마력? 마왕?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여자였다. 어떻게 자신의 방에 들어왔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왠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미녀는 자신을 향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아..." 미인은 몸에서 풍기는 체취도 향기롭다고 해야하나? 점점 미녀가 다가올 수록 신선한 사과향기가 현준의 콧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그럴수록 현준의 심장도 크게 뛰었다. "너 내 말을 안 믿는가 본데. 너 리리스 몰라? 리리스?" 언제 봤는지 반말투로 이야기를 하는 여인이었다. 살짝 이마가 찌푸려지는 것을 보니 리리스라는 이름을 모르는 자신이 답답한 것처럼 보였다. "무...무슨..." 오히려 답답한 것은 현준이었다. 엄청난 외모를 가진 여인이 자신의 방에 있다는 것은 남자로써 환영할 만한 일이겠지만 그 여인이 약간 정신이 이상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이 방에 들어왔는지, 자신은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물어봐야 했지만 너무나도 완벽한 외모와 콧속으로 계속해서 흘러들어오는 향기에 머릿속이 뒤죽박죽 섞이고 있었다. "진짜 몰라? 악마의 여왕이라는 나를 모르다니. 그럼 루시퍼는? 아스모데우스는? 바알은?" "그것은 게임에 종종 나오는 이름인데..." "그런데 왜 리리스는 모르는거지?!" "저...그게..." '이름은 들어봤지! 하지만 그건 단지 게임일 뿐이잖아?!' 하지만 속마음을 그대로 말하기엔 여인의 위압감이 너무 컸다. 더군다나 그녀가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호오...내가 귀엽다고? 게임에서 봤다고? 아직 나에 제대로 모르는 모양인데?" "!!" 여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며 몸을 흠칫 떨었다. '대...대체 어떻게?!' 분명 마음속으로만 생각한 내용이었다.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절대 알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여인은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갑작스레 차가워진 그녀의 눈빛이 자신의 모든 것을 훑어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싸하게 가라앉았다. "내 이름은 리리스. 너희들의 표현에 따르면 마왕이지." 자신을 리리스라고 말한 말을 마친 여인이 현준을 향해 손을 살짝 내밀었다. 그리고 그녀의 루비색 눈동자에 기이한 빛이 어렸다. "아..." 잡아달라는 듯 손을 내미는 그녀의 모습과 함께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본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후 힘없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방안에는 광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난장판이군." 멀쩡해진 방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몇 개 없던 가구는 산산조각이 난 채 널부러졌고, 거울 역시 깨져서 조각조각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그나마 멀쩡한 것은 몸을 뉘일 수 있는 침대 뿐이었다. "그럼 치우면 되잖아?" "허억!" 등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는 손길에 현준의 표정이 변했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이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광풍속에서 나타난 검은색의 날개. 악마의 날개라는 것은 눈으로 본적이 없더라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소설속에만 등장하는 서큐버스의 날개처럼 보였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온 몸에서 풍기는 기운은 그녀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현실성이 없는 상황에 믿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말 그녀는 악마였다. 그것도 이름대로 리리스라는 여마왕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었다. 인간이 아닌 존재. 그것도 소설속에서만 등장하는 천사와 악마중에 하나인 악마라는 존재의 등장을 현준의 머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인식을 하고 있었다. "나의 본모습을 보고 정신이 붕괴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 특별히 손을 써줬으니까 말이야. 원래대로라면 네 녀석은 폐인이 되거나 죽었어야 하니까 말이야." "네...네." '그러고 보니...' 실제로 악마나 천사를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금 리리스의 말대로라면 정말 악마나 천사를 본 사람은 폐인이 되거나 죽었을 터였다. 순간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에 현준은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위기감이 몸에 닥쳐왔다. 천사가 아닌 악마였다.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설마...나를 죽이려고?' 현준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정말 그녀가 악마라면, 죽일 생각이었다면 아까전에 죽였을 것이었다. 아까전애 그녀가 보였던 알 수 없는 힘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도대체 어째서 나한테...?'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아니,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속에서 냉정을 찾는 게 우습기는 했다. 꼭 무슨 귀신에 홀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잠깐 생각에 잠긴 찰나 현준의 볼에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현준은 다시 퍼뜩 눈을 떴다. 행여나 잠깐 딴 생각을 했던 자신의 행동 때문에 저 악마의 기분이 나빠지지 않기를 바래야 했다.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하지마. 아니 오히려 죽이면 안 되지. 내가 너한테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도움?" "그래. 도움이지." 반문을 하던 현준은 눈을 크게 떴다. 어느새 리리스가 그의 침대에 올라가 고혹적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치명적인 매력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길 뻔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인간으로써는 가질 수 없는 순수한 마력이 너한테 있어. 꽤나 맛 좋은 마력이야. 루시퍼나 바알같은 녀석이 나타났으면 보자마자 흡수를 했을 정도로 말이지. 하지만 난 그런 야만적인 녀석들하고는 달라. 인간을 벌레처럼 알고 단숨에 찢어버린다거나 마계의 벌레들에게 먹이로 주는 행동은 하지 않거든. 물론 니가 내 부탁을 거부하면 나도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거려도 온 몸이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다. "하기사 인간으로서는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말이겠지만 말이야. 어쨌든 난 다른 녀석들하고 달리 굉장히 귀족적이고 신사적인 마왕이야. 너를 죽이지 않고 이렇게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니까 말이야. 제안을 하나 하겠어." "제...제안이라면...?" "너의 순수한 마력을 나에게 공급해. 난 너의 소원을 이루어주겠어."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만약 거부한다면 여기서 자신은 죽을 게 분명했다. 아니면 폐인이 되거나. 하지만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살 수 있었다. 더군다나 리리스는 자신의 소원을 들어준다고까지 말했다. 악마중의 악마인 리리스의 제안. 말 그대로 악마의 유혹이었다. 00004 뒤바뀐 일상 =========================================================================                            "......" 싸늘함이 감돌았다. 현준의 집은 고요함 그 자체였다. 마치 영화의 살인 사건속에 나오는 긴장감이 방 안을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숨 막히는 정적속에 현준은 잔해로 인해 널부러진 방 안의 침대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대체...어째서...?'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어젯밤에 있었던 믿을 수 없는 사건. 리리스는 오늘 밤 다시 찾아온다며 연기처럼 사라졌고, 현준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악마라는 존재. 대체 왜 리리스는 자신에게 이런 제안을 했으며? 대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 걸까? 도저히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은 마치 판타지 소설속에서만 등장하는 일 같았다. "꿈은...아니겠지?" 꿈이라고 치부하고 싶었지만 주위에 널부러진 잔해들은 어젯밤의 일이 현실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하아...모르겠다. 밥이나 먹자."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침대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현준은 도저히 자신의 머리로는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자 결국 포기하며 몸을 일으켰다.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에서도 배는 고팠다. 간단히 라면을 끓여먹을 생각이었지만 어젯밤에 그런 사건이 있었던 탓인지 집에서 무언가를 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곧바로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현준이 거리낌없이 연락할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대학 친구인 지훈은 그 중 하나였다. "이야! 니가 밥을 산다니. 내가 오늘 아침에 해가 서쪽에서 뜬 줄 알았다." "나도 가끔쯤은 이런 일이 있어야 되지 않겠어?" "하하하! 그럼 종종 사란 말이야." 공짜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인지 지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도 밝았다. 식당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간단히 식사를 주문한 지훈은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나저나 너 무슨 일이야? 학교를 그만둔다는 말이 있던데?" "학교를 그만둬? 그게 무슨 소리야?" "어? 오늘 아침에 동기중 한명이 학과사무실에 갔었는데 현준이 니가 학교를 휴학한다고 말했다던데?" "나는 그런..." 갑자기 속으로 식은땀이 흐르는 현준이었다.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어제 동아리의 친목 축구시합이 끝난 직후 바로 술집으로 끌려가 술을 진탕 마시고 집에 왔었던 자신이었다. 학과사무실에 휴학계를 낼 시간조차 없었다. 하지만 짐작이 가는 것은 있었다. '리리스...악마가 벌인 짓인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었다. 아니 분명 그녀가 했을 게 틀림없었다. "휴학이라니...무슨 일이라도 있는거야? 아니면 대학등록금이 부족해서 일이라도 할 생각이야?" "그냥 해야만 하는 일이 있는 것 같아서." "해야만 하는 일? 해야 하는 일이면 해야 하는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면 하고 싶은 일이지 해야만 하는 일은 또 뭐냐." 두루뭉실한 현준의 말에 지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더 이상 입을 열지는 않았다. 현준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조금 섭섭하기는 했지만 더 이상 캐묻기에 지훈은 현준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럼 휴학하면 이제 어떻게 생활 할 꺼야? 대전에는 계속해서 머무를 생각이야?" "아아...어디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은 아니니까. 연락하면 얼굴은 볼 수 있을 꺼야." '아마도 말이지...' 리리스가 어떤 부탁을 자신에게 하려는 것인지 몰랐기에 확신할 수는 없었다. 지훈은 현준이 눈을 감고 입을 다물자 그냥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비록 대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만났다고는 하지만 현준은 1년 동안 자신과 어울려 다닌 친구였다. "그럼 이게 마지막 식사겠네." "이 자식이! 마지막은 아니라니까." 현준이 그렇게 말하자 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방은 다 치웠네? 부지런한걸? 난 폐인처럼 침대에 누워서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라고 중얼중얼거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하기사 내 마력으로 보호한 만큼 그런 일이 일어날리는 없겠지만 말이야." 어제 하룻밤 들었을 뿐인데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에 현준은 고개를 돌렸다. 그녀다. 악마 리리스. 현준은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려 노력을 하고는 몸을 돌렸다. "정말...또 오셨네요." "어머? 설마 내가 안 올 줄 알았어? 아니면 나를 기다리고 있던건가?" "음..." 리리스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그 아찔함에 방금전까지 애써 진정되고 있던 현준의 심장이 다시금 쿵쾅쿵쾅 뛰었다. 온 몸이 뜨거워졌다. 만약 그녀가 마왕이 아니라면 악마가 아니었다면 자신의 방안에 유일하게 멀쩡한 가구인 침대에 그녀를 밀쳐서 덮쳤을 지도 몰랐다. "하아...난 상관없는데?" 현준의 생각을 읽었는지 리리스가 자신의 몸을 배배 꼬며 뜨거운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악마답지 않게 목덜미를 빨갛게 물들이며 어쩔줄 모르는 리리스의 모습은 지금 당장이라도 품에 안고 싶을 정도였다. "그...그것보다도 먼저 나에게 무슨 도움을 바라는 거죠?" "쳇. 유혹에 안 넘어 오다니. 이것도 순수한 마력때문인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올리려던 행동을 가까스로 멈추고는 소리를 지르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가 기분이 상한 듯 다소 까칠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에 무엇을 들었어? 순수한 마력이라고 했잖아. 너의 순수한 마력을 나에게 공급해 달라고 했을텐데?" "그...그러니까 그 순수한 마력을 어떻게 공급하는..." 조급한 목소리로 말을 하던 현준의 입이 다물어졌다. 순식간에 현준에게로 다가온 리리스의 양손이 현준의 목덜미를 잡아당겼기 때문이었다. "순수한 마력을 공급하는 법은 아주 간단해. 너도 잘 알고 있는 행동이야. 나랑 몸을 섞으면 돼." "그...그건...?!" "인간들의 말을 빌리면...SEX. 섹스라고 하던가? 아니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강간? 따먹다? 박다? 뭐 이리 종류가 많아? 하여튼 나와 그것을 하면 되는거야. 어렵진 않을꺼야. 나도 여성체니까. 인간의 여자하고는 크게 다를 바 없지." "뭐...뭐라고요?!" 갑작스러운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체 진심으로 말을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장난에 불과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현준은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은데? 왜 인간에겐 너무 쉬운 부탁이라서 그런건가? 말 그대로야. 일주일에 한 번씩 나한테 니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마력을 공급해. 마력을 공급하는 방법은 서로의 몸을 섞는 것 뿐. 그 외의 방법은 없어. 그럼 난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어. 나 마계의 마왕 리리스의 이름으로 말이지. 아아...참고로 말하자면 너에게 거부권은 없어. 만약 거부한다면 죽여버리고 마력을 흡수해버릴테니 말이야." "아......!"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방금전에 듣긴 했지만 믿을 수 없었던 이야기가 또다시 리리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악마라고는 하지만 인간과 다를바 없는 모습에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숨막히게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그런 여자가 안아달라고 현준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런 일이라면 일주일에 한번이 아니라 매일도 가능했다. 더군다나 그 제안을 들어준다면 악마는 자신이 원하는 소원을 들어준다고까지 말하고 있었다. 이건 생각해볼 가치도 없었다. "그럼 어서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라고." 그 말이 신호탄이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여인이 악마인 사실도 잊은 채 현준은 짐승처럼 리리스를 덮치기 시작했다. 00005 뒤바뀐 일상 =========================================================================                            "거친 것보다는 부드러운 게 좋은데? 하기사 난 가리지 않으니까. 아 그리고 옷은 찢지마." 짐승처럼 자신위에 올라가 숨을 헐떡이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혀를 찼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흡!" 리리스를 침대에 눕힌 채 그녀의 위에 올라가 우악스럽게 가슴을 주무르며 그녀의 옷을 벗기려던 현준은 화들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마치 마법처럼 그녀를 감싸고 있던 모든 옷들이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타난 그녀의 매끈한 나신이 현준의 눈에 조금씩 들어왔다. "후후후...뭘 가만히 있는 거지?" 흥분이 감돈 듯한 리리스의 목소리는 조금씩 현준을 유혹하고 있었다. 고혹적인 그녀의 목소리에 현준은 흥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죄라도 짓는 것처럼 악마라고 하지만 마치 여신처럼 아름다운 이 여인을 도저히, 도저히 안을 수가 없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생각을 읽었는지 리리스는 현준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안고는 자신의 얼굴로 가져다 대었다. 할짝이는 소리와 함께 리리스의 입에서 나온 설육이 현준의 입술을 살짝 훑고서는 안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런 자극적인 행동에 넋이 빠진 현준이었다. "아직 흥분이 덜 된 거야? 이럴 때 남자는 여자가 야한말을 해주면 흥분한다던데...나도 그래야 하나?" 마치 현준이 들으라는 듯 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리리스는 조금씩 자신의 팔과 다리로 현준의 몸을 감싸고는 4음절의 말을 또박또박 현준의 귀에 새겨넣었다. "날.따.먹.어." 그리고 자신의 촉촉한 입술을 현준에게 격하게 맞대었다. 그런 리리스의 행동에 잠깐 마지막까지 머뭇거리던 현준의 이성이 사라져버렸다. "츕...츄릅..." "하아...음..." 현준의 혀가 리리스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가 그녀의 붉은 혀와 뒤엉켰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연인처럼 뜨거운 키스가 이어졌다. 현준은 조금 더 조금 더 그녀를 안고 싶었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마치 놓치기 않겠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강하게 부여잡으려 격하게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그렇게 강하게 그녀의 머리를 부여잡던 현준의 양손이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녀의 봉긋한 가슴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하아앗...아응...!" 리리스의 가슴을 주무르며 여타 다른 여자들과 다를 바 없는 연분홍색의 유두를 중지로 꾹꾹 누른 현준은 점점 강하게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어서...빨리. 아가야..." 엄마가 아이에게 젖을 주는 것처럼 현준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께로 이끈 리리스는 살짝 등을 들어올려 자신의 젖꼭지로 현준의 입술을 간지럽혔고, 그 모습에 현준이 자신의 입을 벌려 그녀의 유두를 살며시 깨물었다. "흐응! 좋아...아아!!" 현준의 입 안에서 자신의 가슴이 유린당하는 느낌에 리리스는 연신 자신의 몸을 뒤틀며 신음성을 토해냈다. 인간을 유혹하는 존재가 악마라는 것을 보여주듯 리리스의 행동과 말투 몸짓 하나하나는 더욱더 현준의 성욕을 뜨겁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현준 역시 게걸스럽게 그녀의 가슴을 탐하고 있었다. 다른 여자들하고는 비교가 불가능한 몸이었다. 도저히 그녀의 마력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아니 그런 생각조차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처럼 느껴졌다. "밑에도...밑에도 어서..." 애가 타는지 리리스는 현준의 허벅지에 다리를 끼고는 비비고 있었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그녀의 아래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뜨거운 물에 젖은 까끌까끌한 음모가 현준의 손바닥을 찔러대며 현준의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무는 필요 없었다. 이미 축축하게 젖은 리리스의 음부는 남자의 손길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살짝 손바닥으로 쓰다듬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손바닥 전체를 적실듯이 흘러나오는 뜨거운 애액에 현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며 자신의 검지와 중지를 모으고는 지그시 눌렀다. "하악!! 으으흣!! 더...더!!" 천천히 앞뒤로 현준의 손가락이 움직일때마다 리리스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마치 나비가 날개를 피는 듯 몸을 들썩이는 그녀의 움직임에 현준은 더욱더 격하게 손가락을 움직였고, 계속되는 현준의 행위에 리리스는 더 이상한 버틸 수 없었는데 나지막하게 신음성을 토해냈다. "흐읏!!! 으으아앙!!" "큭..." 절정에 오른 탓에 자신의 손가락을 조여대는 그녀의 음부로 인해 현준은 손가락을 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 차례 몸을 부르르 떤 리리스는 혀로 입술을 살짝 훑으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너...너무 음란한데..." "흐응...당연하지. 난 모든 서큐버스들의 여왕이니까. 아아...아직 부족해..." 리리스가 아직까지도 자신의 음부에 박혀 있는 현준의 손가락을 빼내자 그녀의 안에서 흘러나오려던 애액이 튀어올랐다. 찐득한 애액으로 범벅이 된 현준의 손가락을 그윽하게 쳐다본 리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새빨간 입술로 현준의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으...으읏..." 마치 남자의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혀로 손가락을 쓸어내리며 쪽쪽 빨아대는 리리스의 모습에 절정에 오른 듯한 느낌을 받는 현준이었다. 자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현준의 남성에서는 쿠퍼액이 조금씩 흘러내리며 침대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을 즐기는 지 눈을 가늘게 뜨면서 현준과 시선을 맞추는 리리스였다. 자신의 애액으로 범벅이 된 현준의 손가락을 부드러운 혀놀림으로 빨아댄 리리스는 이번에는 현준의 남성을 살짝 쥐고는 말했다. "원래라면 입으로도 할 생각인데 말이지...하아...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뜨거운 입김과 함께 귓가에서 들려오는 리리스의 목소리였다. 그리고서 그녀는 아까전부터 단단하게 발기되어 있는 현준의 남성을 손으로 부드럽게 위, 아래를 훑고는 말을 이었다. "하아...다음에 할 때는 인간이 느낄 수 없는 절정을 보여줄게. 오늘은 어서 나를 만족시켜...빨리 이것을 나한테..." 이미 현준도 그녀를 원하고 있었다. 현준의 손이 가볍게 그녀를 밀치자 침대에 스러지며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리는 리리스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현준의 외마디 탄성이 흘러나왔다. 침을 꿀걱 삼키며 그녀의 허벅지 라인을 잠시 감상하던 현준은 자신의 남성을 잡고는 리리스의 음부에 맞추기 시작했다. "빨리 나에게 너의 순수한 마력을 공급해줘...더불어서 나의 욕망도 채워주고 말이지. 흐응...어서 빨리 넣으렴. 귀여운 아가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기대감에 참지 못하겠는지 조금씩 몸을 들썩이며 귀두부분을 조금씩 자신의 몸 안으로 끌어당기는 리리스였다. 그리고 현준이 자신의 허리를 살짝 내리누르며 리리스의 안에 자신의 남성을 채워넣었다. 현준의 남성이 진입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리리스의 음부는 기다렸다는 듯 현준의 남성을 조여대기 시작했다. "하아아아!! 흐으읏! 조...좋아!! 이걸 원했어!! 아아아!!!" "큿..." 마치 자신의 남성을 뽑아버릴 듯이 강하게 조여대는 리리스 때문에 살짝 아픔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쏟아내듯 신음성을 토해내며 음란한 몸짓을 보이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더욱더 흥분을 느끼며 허리를 격하게 눌러대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테크닉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미 두 마리의 짐승을 서로를 탐하기에 바빴다. 쉴새없이 서로의 허리를 놀려대며 서로의 몸에 입술자국을 남기는 둘이었다. 악마라 그런지 인간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을 지닌 리리스였다. 보통 다른 여인들과 몸을 섞을 경우엔 그녀들은 5분도 되지 않아 절정에 다다른 신음성을 토해내었었다. 하지만 리리스는 달랐다. 절정이 오르면 가느다란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몇 번 들썩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며 허리를 움직였다.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리리스 때문에 처음으로 여자와 몸을 섞으면서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현준이었다. 급기야 리리스는 지친 현준을 눕히고는 위에서 자신의 허리를 내리 누르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다시금 성욕이 오른 현준이 리리스를 덮치기를 반복했다. "아...아아!! 더...더!! 아직 부족해! 강하게...아아!" "헉...헉..." 마치 오늘이 마지막 정사라도 되는 듯 쉴새없이 서로를 탐하는 둘이었다. 이미 침대 위엔 둘의 몸에 흘러나온 땀으로 인해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현준의 남성에서 흘러나온 정액들로 인한 비릿한 냄새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00006 뒤바뀐 일상 =========================================================================                            "읔..." 들려오는 새소리에 현준은 신음성과 함께 눈을 떴다. 밤새도록 리리스의 섹스를 하다가 새벽녘이 다 되서야 잠이 들었던 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계는 오전 6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그랬다. 무려 하루를 잠으로 보낸 현준이었다. '몸이 끊어질 것 같아...' 얼마나 격렬하게 움직였는지 도저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편하게 침대에 누워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덜덜 떨고 있는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치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덤벼들던 리리스였고 그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현준은 온 몸의 모든 힘을 다 써서 허리를 움직여야만 했다.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진원지기라는 게 실제로 있다면 그 진기까지 전부 사용한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어젯밤 자신은 리리스의 안에 강렬한 사정을 하고 기절한 듯 잠이 들었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던 현준은 새근거리며 눈을 감고 있는 리리스의 모습에 흠칫했다. "......" 눈을 살짝 감고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잠이 든 리리스는 그 누가 보더라도 악마라 생각되지 않았다. 단지 사랑스러운 여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뇌리속에는 그 날 보았었던 검은색의 날개가 강렬하게 박혀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멍하니 리리스를 바라보고 있는 현준의 눈에 새빨간 붉은색의 눈동자가 조금씩 깜박거리는 모습이 들어왔다. "으으응...뭘 그렇게 보는 거지?"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슬쩍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피는 팔을 쭉 피고는 혀를 낼름거렸다. 몸을 가리던 이불이 밑으로 흘러내리며 봉긋한 가슴이 드러났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아...아니 그러니까..." "왜 또 하고 싶은 거야? 인간치고는 체력이 대단한데? 점점 마음에 들어. 어젯밤의 그 순수한 마력도 그렇고 말이지." 짜릿했던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리리스는 자신의 가슴을 슬쩍 손을 감싸쥐며 고개를 살짝 치켜올리며 반쯤 감은 눈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어젯밤 그렇게 체력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남성은 조금씩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장난이야. 나도 하고 싶지만 더 하다간 네 녀석이 정말로 죽어버릴 수가 있으니까 참아야지. 그나저나 이제 소원을 들어줘야 겠군." "아...!" "설마...네 녀석 내가 거짓말이라도 할 줄 안 모양이지? 난 인간을 속이는 그런 저급한 악마가 아니야. 마계의 마왕중 하나인 리리스다." "아...아니 그런 생각은 안했어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잊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 어쨌든 들어주기로 했으니까 들어줄게. 자. 이것만 있으면 니가 하고 싶어 했던 일을 할 수 있어." "아...?" 말과 함께 리리스는 현준에게 시계를 하나 건넸다. 뭔가 꺼림찍한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거부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기에 시계를 받아든 현준은 대체 왜 이것을 자신에게 줬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런 현준의 표정을 본 리리스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마력이 깃든 시계다. 네 녀석의 소원을 들어줄 물품이지."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고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패션 시계 브랜드인 르꼬끄 시계처럼 생긴 시계였다. 악마가 준 것 치고는 평범했다. '아니 평범한 건 아닌가...' 시계를 자세히 살펴보던 현준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커다란 원 안에 3개의 바늘이 시, 분, 초를 가리키며 돌아가고 있는 것까지는 다른 시계와 비교해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커다란 원 안에 있는 3개의 작은 원에는 알 수 없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평범한 시계였다면 작은 원마다 시와 분 그리고 초를 가리키는 바늘이 돌아가고 있어야 했다. 그 작은 원에서 현준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작은 원마다 새겨져 있는 0 이라는 아라비아 숫자와 그 숫자를 가리키고 있는 조그마한 시계 바늘이었다. "이제 대체...뭐죠?" 한참을 바라봐도 알 수 없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시계였다. 비록 작은 원안에 알 수 없는 문자가 새겨져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까지는 현준이 알 방법이 없었다. "아...인간은 모르겠군. 귀찮게 설명을 해줘야 하나..."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리고는 현준에 손에 들린 시계를 뺏어 손가락으로 하나씩 가리키며 천천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원은 인간들이 말하는 시계와 다를 바 없지. 그냥 신경 안 써도 될 꺼야. 남자는 시계라는 물품을 몸에 필수적으로 지니고 다닌다고 하더군. 그렇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만들었으니까 말이야." "그럼...이 작은 원들은 무엇인가요?" 현준이 물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물음에 리리스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소원이라는 말에 급하긴 급한 모양이군. 역시 인간이란 욕망에 약한 존재야. 큰 원 안에 새겨진 작은 원은 3개가 있다. 이 원은 나 리리스의 마력을 받은 너 밖에 볼 수 가 없지. 다른 인간들은 단지 평범한 시계로 보일 테니 말이야. 위쪽에 있는 작은 원은 네 녀석이 나에게 마력을 주입해야 하는 시간이다." "마력을...주입해야 하는 시간?" "그래. 일주일 마다 나랑 관계를 맺어야 하기까지 남은 시간이지." 리리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던 위쪽의 작은 원에 있는 알 수 없는 문자들이 깜빡깜빡 거리며 천천히 아라비아 숫자의 형태로 바뀌어갔다. 처음 0에서부터 1, 2, 3 ... 차례대로 깜빡거리며 숫자로 변해가다가 마지막으로 7이라는 숫자와 함께 시계바늘이 자동적으로 7 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7일 남았다는 증거다. 순수한 마력을 공급하는 것은 7일 안이면 언제든지 상관없어. 하지만 7일이 지나면 그때는 각오하는 게 좋을 꺼야. 난 별로 자비란 게 없으니까 말이야." "그...그렇다면 지금 7일이라는 여유가 있으니까 제가 지금 리리스님에게 순수한 마력을 공급하면 14일을 벌게 되는 셈인가요?" "아니. 그래도 그냥 7일. 내일 니가 나에게 순수한 마력을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남은 시간은 나에게 마력을 공급하고 난 기준으로 7일이지."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식은 땀을 흘렸다. 이런 미인과 잠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남자입장에서는 굉장한 행운이었지만, 그 후 뒷감당이 두려웠다. 지금만 하더라도 허리는 끊어질 것 같았고, 허벅지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일주일마다 겪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원은 현재 니가 보유하고는 악마의 기운을 뜻하지." "아...악마의 기운요?!" "그래. 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선 내 힘을 너한테 주어야 하고 난 악마니까 당연히 악마의 기운을 주는 거지." "그...몸에 해롭다거나 그런 것은 없는 거죠?" 조심스럽게 현준이 묻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하지만 네 녀석이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한 악마의 기운은 내가 전해줄 수도 있지만 니가 직접 얻어야 해. 어차피 난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했지. 어떻게 들어준다고는 이야기 하지 않았으니까 상관없겠지." "그...그건...!" 속았다는 생각이 머리를 강타했다. 자신의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미인이 악마라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미 자신은 그녀와 계약을 맺었다. 그 증거가 어젯밤의 섹스였다. "얻는 방법도 설명해줘야 겠군. 간단해 인간의 여자와 자면 돼." "쿨럭!" 입가에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여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내었다. 하지만 지금은 농담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현준은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그게 무슨 소리죠? 제대로 알려주세요." "난 모든 서큐버스의 여왕인 리리스. 내 허락을 받아 나의 마력을 얻는 방법은 인간의 여자와 자면 돼. 그러면 저절로 악마의 기운이 네 녀석의 몸으로 흘러 들어올꺼다. 물론 너는 그런 사실을 모르니 그것을 알려주는 게 이 원에 새겨진 화살표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어떤 여자든지 상관은 없어. 하지만 아름답거나 강한 영혼을 지닌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질 경우 더 많은 기운을 흡수할 수 있지." "아름다운 여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강한 영혼을 지닌 여자요? 그럼 영혼을 지닌 여자가 있나요? 아니 모든 세상에 있는 여자가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나요?" 현준의 물음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열었다. "물론. 모든 인간은 악마의 기운과 천사의 기운을 동시에 지니고 있지. 그리고 강한 영혼을 지닌 인물은 인간세상에서도 꽤 두각을 드러낸다. 뭐...그냥 간단히 설명하자면 연예인? 영화배우? 가수? 뭐 그런 능력있는 여자들이지. 그리고 악마의 기운은 여자들뿐만 아니라 너도 지니고 있어. " "부...불가능한 일이예요! 전 단지 평범한 인간일 뿐이예요! 그런 여자들하고는 얼굴을 마주칠 기회조차 없단 말이랍니다!" "강제로 안으면 되잖아." "그런 건 당신과 같은 악마나...헙!"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에 현준은 재빨리 손으로 입을 가렸다. 행여나 리리스나 기분이 상해 자신을 해꼬지 않을까 했지만 리리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건 네 녀석의 능력이고. 내가 알바 아니지. 어쨌든 계속해서 설명하지. 오른쪽의 원은 네 녀석이 안을 수 있는 여자들의 한계다. 넉넉하게 20명을 주겠어." 리리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까처럼 오른쪽에 있는 조그마한 원에 새겨진 이상한 문자가 빛을 발했고, 또다시 아라비아 숫자가 천천히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0 이라는 숫자에 화살표가 위치했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는 20 명. 이미 한 번 흡수했던 여자에게서 계속해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은 상관없어. 하지만 그 이상은 안돼. 천사들에게 들키면 곤란한 일이 벌어지니까 말이야. 20명 정도까지는 나의 권능 아래로 그 녀석들이 모르게 할 수는 있지만 더 이상은 안돼." "그렇다면...?" "한번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던 여자는 계속해서 흡수를 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21 명째 여자가 생기면 자동적으로 시계는 부셔지고 네 녀석하고의 계약은 사라지지." 리리스의 말을 들은 현준이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전 20 명 이상의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는 이야기네요?" "그렇지. 그런데...네 녀석 20명이나 되는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었나? 내가 알기론 외모도 평범하고 능력도 평범 그리고 재산도 이 집 하나 뿐 인걸로 알고 있는데." 별 생각 없이 말을 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의 얼굴이 침울하게 변했다. 틀린 말이 없는 만큼 반박할 수도 없었다. "아...그러고보니 네 녀석에는 여자들을 정신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순수한 마력이 있었지." 하지만 너무나도 조그마한 목소리였고, 현준 역시 딴 생각에 잠겨 있었기에 현준은 그런 리리스의 말을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소원은 어떻게 빌 수 있는 건가요? 어떤 것이든지 상관 없는 거겠죠?" 그냥 드래곤볼 처럼 자신이 말하는 것을 들어줄 것으로 생각했던 것에 비해 상당히 귀찮은 노력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준은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 어찌되었던 악마의 기운이라는 것만 흡수할 수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원? 난 이미 들어줬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네 녀석의 축구실력은 좋아질거야. " "추...축구?" 현준의 얼굴에 해쓱해졌다. 갑자기 여기서 왠 축구가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나 자신이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나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적은 없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 처음에 나한테 뭐라고 했지? 분명 '나도 운동신경이 좀 좋고 축구를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 라고 했어. 그리고 난 그 소원을 들어줬을 뿐이야." "그...그런!" 리리스는 마지막으로 현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참고로 악마의 기운은 네 녀석이 축구를 하면 할수록 사라진다. 그럼 또다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 하지. 어찌되었던 난 네 녀석이 바라는 소원을 이뤄졌어. 우리의 계약은 이것으로 이뤄진 셈이지. 그럼 나에게 순수한 마력을 공급할 때 나를 부르라고. 7일 안에 말이야." 말을 마치며 리리스는 현준의 말을 듣지 않고 홀연히 먼지가 휘날리듯 사라져갔다. 00007 뒤바뀐 일상 =========================================================================                            리리스가 사라지자 현준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속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계약은 이루어졌고, 현준의 손에는 그 증거로 리리스가 준 시계가 들려있었다. "젠장..." 현준은 눈을 감고 양손 집게손가락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복권에 당첨되게 한다거나 엄청난 부자로 만들어 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아쉬움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소원을 물러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도저히 그럴 만한 용기가 나지 않았다. 리리스가 자신을 증명했을 때 일어났었던 악마의 날개. 그리고 그것을 바라봤었던 공포. 그것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은 바로 죽을 수도 있었다. "축구 실력이 좋아지는 거라니...결국 축구를 해야 한다는 건가?" 악마의 기운. 그것을 모으면 모을수록 자신의 축구실력과 운동신경이 뛰어나게 변한다고 말한 리리스였다. "악마의 기운을 모아도 친구들보다 조금 더 잘 차는 수준이면 곤란한데..." 현준은 곤란하다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그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을 수도 있었기에 강제적이긴 했지만 자신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에 악마와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그 정도의 메리트라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좌우간 한 번 실험해 봐야했다. "일단은 악마의 기운을 한 번 모아보고, 뭐가 달라졌는지 알아봐야 겠네."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시계의 오른쪽 원.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들의 숫자였다. 리리스의 말에 따르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는 20명이라고 했다. 물론 한번 흡수한 여자는 계속해서 흡수할 수 있다고 했지만, 분명 그녀는 미모가 아름답거나 강한 영혼을 지니고 있으면 더욱더 많은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아무하고나 몸을 섞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군." 제한되어 있는 숫자를 떠올리며 현준은 입술을 깨물었다. 20명이라는 숫자가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 놓고 아무여자와 잠자리를 가져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수도 아니었다. 행여나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해서 오른쪽 원의 시계바늘이 늘어났는데 만약 그 여자에게서 흡수 할 수 있는 악마의 기운이 미미하다면 곤란했다. "아! 모르겠다." 손에 들고 있던 시계를 옆으로 내려 놓은 현준은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어젯밤의 뜨거웠던 섹스는 물론, 악마라는 존재.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는 시계까지. 도저히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현준은 멍하니 손을 뻗어 침대에 놓여 있는 시계를 집어들었다. 누군가가 봤으면 무언가에 홀렸다고 말했을 법처럼 기묘한 모습이었다. "그래도...혹시 모르니까 일단 한번 시험해 볼까?" 현준의 입가에 위험한 미소가 어렸다. 어차피 이런 물건을 얻은 이상 시험해볼 가지는 있어보였다. 더군다나 현준에게는 자신이 부르면 나올 만한 여자들이 몇 있었다. 리리스의 말에 따르면 그 여자와 섹스를 하면 자연스럽게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다고 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지아 누나가 좋겠어." 김지아. 가은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로 그날 원나잇 식으로 하룻밤을 보냈고 그 후로 은근히 현준을 찾았던 여자였다. 현준보다 나이가 많기는 했지만, 나이에 비해 굉장히 동안으로 같이 식당에 들어가면 점원들이 자연스럽게 오빠와 동생으로 볼 정도였다. 어차피 리리스가 준 시계의 효능을 알기 위해선 어떤 여자든지 잠자리를 가져서 기운을 흡수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모르는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법. 더군다나 지아 누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여자들 중에서는 가장 미모가 뛰어났다. - 알았어. 그럼 이따가 보자고. 현준의 예상대로 지아는 현준의 연락을 받자마자 곧 나가겠다고 대답했고, 대답을 듣고 난 현준은 옷가지와 시계를 챙겨 입고는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약속장소에서 만난 현준과 지아는 간단한 식사와 함께 곧바로 모텔로 향했다. 어차피 그러기 위해서 만난 것이었기에 아직 초저녘인데도 불구하고 거리낌 없이 모텔로 향한 것이었다. 카운터에서 방 값을 지불하고 열쇠에 적혀 있는 호실로 들어오자마자 둘은 격렬한 몸짓을 시작했다. 애타는 손짓으로 자신을 부르는 지아의 모습에 현준 역시 어젯밤의 강렬한 정사 때문에 허리를 움직이기 힘들정도로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만족시키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해 지아의 몸을 애무했고, 적당히 그녀의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자신의 남성을 지아의 몸에 박아넣었다. "하악!! 아아!!" '역시...' 마치 마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격렬하게 현준을 탐했던 지아였지만, 막상 본격적으로 삽입이 시작되고나니 불과 5분이 채 되지 못해 절정에 올라 가느다란 신음성을 토해내고야 말았다. 전 같았으면 욕구를 채우지 못해 먼저 오르가즘을 느끼고 몸을 떨고 있는 지아 누나를 괴롭혔겠지만, 어젯밤의 일 때문인지 도저히 느낌이 나지 않는 현준이었다. 그것보다도 먼저 제대로 리리스가 말했던 악마의 기운이라는 게 흡수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진짜로 바늘이 올라갔어...' 마왕이라고 밝힌 리리스가 했던 말인 만큼 거짓은 아니겠지만, 막상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기분이 이상한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눈에는 마치 주유소 기름이 차 듯 0을 가리키고 있던 시계의 왼쪽 원에 있는 바늘이 살짝 오른쪽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오른쪽 원에 있는 시계바늘 역시 1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마도 지아 누나와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현준은 다시 한번 리리스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분명...리리스는 이미 잠자리를 같이 한 여자들에게선 계속해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다고 했어.' 그렇다는 이야기는 지아 누나와 계속해서 몸을 섞으면 좀 더 바늘이 오른쪽으로 이동할게 분명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고개를 돌려 침대에 누워 있는 지아 누나를 바라보았다. 지아는 아직까지도 간헐적인 신음성을 내뱉으며 몸을 떨고 있었다. 오르가즘을 느낀 쾌감이 아직까지도 뇌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현준은 다시 침대위로 올라가 지아의 가슴을 살짝 주물렀다. "자...잠깐...아흑...아아아아!!!" 현준의 손길이 닿자 지아는 우는 듯한 신음성과 함께 허리를 허공으로 올렸다가 내리는 것을 반복했다. 강렬한 쾌감이 도저히 몸을 가늘 수가 없던 탓이었다. "......"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신과 몸을 섞은 여자는 전부 그랬다. 아니, 리리스. 악마인 그녀를 제외한다면 말이었다. 모두들 한결같이 현준과 섹스를 할 때는 다른 남자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오르가즘을 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몸을 섞을 때마다 그녀들은 섹스를 하는 시간보다 오르가즘으로 떨리는 몸을 추스르는데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누나. 미안 오늘은 좀 알아봐야 할 게 있어서." 말과 함께 현준은 지아의 몸 위에 자신의 체중을 실었다. 미치 동공이 반쯤 풀린 지아는 그런 현준을 제지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서는 홍수가 난 것처럼 물이 한가득인 지아의 음부로 자신의 남성을 삽입했다. 00008 뒤바뀐 일상 =========================================================================                            "아학!! 흐으...아! 아아아!!!" 현준이 허리를 놀리기 시작하자 이미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지아는 쉴새 없이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첫 번째 오르가즘의 쾌감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오르가즘이 오고 있는 것이었다. "악!! 흐윽...! 흐으으...아아..." 두 번째 오르가즘은 삽입을 시작한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현준의 남성이 빠져나가자마자 분수처럼 오줌을 뿜어내며 격렬하게 몸을 떨던 지아는 참을 수 없는 쾌감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아아...흑...흐흑...아아아..." 그런 지아를 뒤로 한 채 현준은 다시 한번 시계를 살펴보았다. 허리에 심한 통증이 왔지만 참을 만했다. 리리스의 말대로 왼쪽의 작은 원에 있는 바늘은 아까보다도 조금 더 오른쪽으로 향해 있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 올라갔던 경우보다도 적었다. 다시 그녀가 진정되기를 기다린 현준은 지아의 몸이 크게 몸을 떨고는 한숨을 내쉬자 다시금 그녀의 몸위로 올라탔다. "자...잠깐 현준아. 나 아직...저...정말 미칠거 같아...아아!!" 다시 올라오는 현준의 모습에 지아가 화들짝 놀라며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그런 지아의 모습에 현준은 실소를 머금고는 다시 지아의 음부에 삽입을 한 후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앗! 혀...현준아!! 오빠!! 아아!!"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정신을 못 차리겠는지 손톱으로 현준의 등만 긁어대는 지아였다. "나...나 죽어!! 아아!! 여보!!!" '허리가 끊어질거 같아...' 현준이라는 이름으로 거기에 오빠에서 여보까지 자신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을 들으며 현준은 계속해서 아픔을 참고 허리를 움직였고, 결국 눈물 범벅이 된 채로 기절하듯 현준의 몸에서 떨어진 지아였다. 섹스가 끝난 후에 결국 허리 아픔을 이기지 못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모텔에서 잠을 자버린 현준이 밖으로 나온 것은 어둠이 컴컴한 밤시간이었다. 모텔들이 모여 있는 지역인데다가 근처에는 술집을 비롯해 나이트와 클럽들이 있던 탓에 쿵쾅거리는 신나는 비트의 음악소리와 함께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현준의 눈과 귀를 어지럽혔다. "정말 죽는 줄 알았어. 현준아. 다음에는 좀 적당히 하라고. 도저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가 않아." "알았어. 누나.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 "너도." 약간 부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움직이는 지아의 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곧 등을 돌렸다. 적어도 집까지나 아니면 그 근처까지 바래다 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아와 자신의 관계는 단순한 섹스 파트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굳이 마음을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기 전에 허리를 한번 틀자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찌르르 하는 느낌이 온 몸에 울려퍼졌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너무나도 무리를 한 것 같았다. 도저히 며칠은 허리를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일단 확인해 볼까?' 느긋한 걸음으로 시끄러운 지역을 빠져나온 현준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었다. "아직 반도...안 찼네." 꽤 오랫동안 지아와 몸을 섞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계의 바늘은 반도 지나기 전에 멈춰있었다. 굳이 퍼센트로 따지자면 25, 30%정도 되어 보였다. 똑같은 여자를 계속해서 안으면 아마도 흡수가 되는 기운이 적은 듯했다.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네." 별로 좋지 않은 사실이지만 말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꽤 이쁘다고 생각했던 지아와 여러번 섹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30% 정도의 기운밖에 흡수하지 못한 것도 불만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사실을 따졌다가는 어떤 흉한 꼴을 당할지도 몰랐다. 그냥 이대로 만족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현준은 다시금 시계를 쳐다보았다. "악마의 기운은 얻었는데...축구 실력이 좋아졌다는 것은 어떻게 알아보지? 직접 축구라도 해봐야 하나?" 현준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리리스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 축구실력이 늘어날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근처 문방구에서 축구공이라도 사서 운동장에서 공을 차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것보다는 직접 경기를 뛰며 뭐가 달라졌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아무리 혼자서 공을 잘하고 화려한 개인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막상 시합에서 쓸 수 없다면 말짱 황이었다. "내가 축구선수라니...하하..." 운동선수라는 것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는 직업이었다. 그렇게 뛰어난 운동신경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고아인 탓에 돈이 많지도 않았다. 주위에 운동을 권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라이트를 받는 운동선수에 대한 동경은 있었다. 평범한 사람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고, 또한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돈을 받는다. 어느 방송에서든지 뛰어난 축구선수는 여자 연예인들이나 가수들의 이상형이 되었고 국민들 역시 뛰어난 축구선수에게는 호의에 가까운 시선을 보냈다. 비록 엉뚱하게 악마가 들어주는 소원이 축구실력이 좋아지는 것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이왕 그렇게 된 거면 적어도 국가대표급 정도의 실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많이 흡수할수록 축구 실력이 좋아진다고 했으니. 꽉 찼을 때 국가대표급이면 30%정도 찬 거면 그래도 조기축구회 실력 정도는 되는 걸까?" 현준은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기억을 떠올려보니 지훈이 조기축구회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전화번호부에서 번호를 찾던 현준은 곧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어? 현준이냐?" 몇 번의 신호가 흐르자 핸드폰에서 지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위가 시끄러운 것을 보니 집은 아닌것 처럼 보였다. "밖에 나왔나보네. 통화 가능하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런데." "어. 좀 시끄럽긴 하지만 괜찮아. 무슨 일인데?" "너 조기축구 한다고 했었지?"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고 아직까지 현준이 조기축구를 계속하고 있기를 바라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전화 너머에서 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어. 어떻게 알았냐?" "예전에 학교 다닐때 이야기 해준적이 있어." "그런가? 쩝. 뭐...응. 아직도 하고 있기는 한데 그건 왜?" '됐다!' 현준이 아직 조기축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그 조기축구회에 들어가서 축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면 되었다. "그냥 운동이나 한번 해볼까 하고 말이야. 게다가 몇 번 너랑 같이 동아리에서 공도 차니까 말이야. 나도 조기축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냐? 아! 그리고 혹시 동아리 친선 축구시합같은거 잡힌 거 없냐?" "이제 방학이기도 해서 축구시합은 안 잡았는데 여름도 아니고 겨울이라 체육대회같은 거 하기엔 날이 조금 춥잖아. 그나저나 니가 조기축구 하려는 건 좀 의외인데? 운동은 별로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잘못 생각한거다." 현준은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경차를 피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이제 5분 정도만 걸으면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 나야 뭐 친구가 같이 한다면 좋지. 근데 가입비하고 월회비 있는데 상관없지?" "비싸면 곤란한데?" "조금 돈이 들어가기는 하는데 가입비는 5만원이고, 월회비가 2만원이야. 대신에 유니폼은 만들어줘. 대신에 축구화는 니가 직접 챙겨와야해."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낼 수 있었기에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현준은 다가오는 일요일에 지훈과 만나기로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하아...예정에도 없던 지출이 생기네." 현준은 쓴웃음을 쥐며 자신의 손을 폈다. 현준의 손에는 다른 사람이 보기엔 평범한, 하지만 실체는 리리스가 준 시계가 있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불과 삼일전만 하더라도 현준은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아니 조금은 평범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별다를 바 없었다. 비록 부모님이 안계신다고는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공부를 하고 술을 마시고 취업에 대해 걱정을 하던 학생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현준의 상황은 평범한 생활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아니 큰 차이가 있었다. 악마와 만나고 악마와 계약했다는 것이 평범할 리가 없었다. "어찌되었던 내가 손해볼 것은 없으니까." 리리스가 자신에게서 가져가는 순수한 마력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특별히 지금 자신에게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 때문에 인간이라도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외모를 지닌 미인과 잠자리까지 같이 했다. 게다가 리리스는 이 시계가 자신의 축구실력을 좋아지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었다. "일단은 일요일까지 쉬어야 겠어. 만약 이 상태로 축구를 하러 간다면 1분도 못 뛰고 쓰러질꺼야." 격렬했던 행위에 대한 휴유증 탓에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에도 현준의 허리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현준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의 눈두덩 역시 퀭하게 들어가 있었다. 00009 뒤바뀐 일상 =========================================================================                            "왔냐?" "어. 오랜만이다." "이미 얘기는 해놨어. 이름 얘기하고 회비까지 가져온다고 하니까. 총무형이 알아서 유니폼 만들어 놓겠다더라. 그나저나 정말 왠 조기축구냐?" 1년동안 현준과 같이 지내면서 자기가 먼저 축구를 말하자고 말한 적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지훈이었다. 동아리 축구 시합이 있을 때 가고 싶지 않아하는 현준을 끌여 들이기 위해 밥을 샀던 돈이 한두푼이 아니었다. 먼저 축구를 하자고 하는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속을 잡고 같이 조기축구에 나가자고 말은 해놨지만 그래도 별로 탐탁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행여나 조기축구에 나가겠다고 말해놓고 나타나지 않으면 곤란한것은 자신이니 말이다. "그냥 체력도 키울 겸 해서 말이야. 운동이라도 해보려고." 지훈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현준은 발걸음을 옮겼다. 조기축구회가 모이는 장소는 그도 알고 있었다. 한밭종합운동장. 그래서 그런지 조기축구회의 이름도 한밭조기축구회였다. "제법 실력이 좋은 축구회니까 힘들꺼야. 아저씨들 체력이 장난이 아니라고. 그리고 가끔 프로선수들하고도 내기시합을 벌일 때도 있고 말이야." 지훈은 얼굴에 미소를 띄운 채 말했다. 그의 말에는 자신이 속한 조기축구회에 대한 자부심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것보다도 다른 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방금 전 지훈은 자신이 가려는 조기축구회가 프로선수들하고도 시합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프로선수하고도 축구를?" "정확히 말하자면 프로는 아니고 준프로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아마추어는 아니지." "무슨 뜻이야?" "K 리그 선수들은 아니고 그 밑에 N 리그 선수들이야." "N 리그?" "네셔널리그라고 원래는 K2 리그라고 있었는데 한국 실업축구리그에 속한 사람들이야." "그런 리그도 있었냐?" 현준이 아는 리그는 EPL 이나 프리메라리가, 세리에 A, 분데스리가 같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리그들 밖에 없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입단했던 아인트호벤이라는 명문팀이 네덜란드리그에 속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네덜란드 리그의 이름조차도 몰랐다. 심지어 박지성과 이영표가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아인트호벤과 AC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생중계로 보고 골장면은 몇 번이나 돌려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뭐...원래 월드컵이나 유럽리그엔 열광하지만 직접 K 리그나 N 리그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 아, 이쪽으로 가는 게 더 빠르다." 지훈은 그리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그러고보니 전에 K 리그 대전경기 보러 가자고 말했었지.' 현준은 예전 지훈이 말했던 말을 떠올렸다. 친구들 중 축빠라고 불릴 정도로 축구에 대해 빠삭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친구답게 K 리그도 관심있게 보는 모양이었다. 직접 축구장에 가자고 권할 정도니 말이다. "N 리그 선수들이면 팀 이름이 뭐야?" "대전한국수자원공사. 줄여서 KHNP 라고 말하지." "......축구팀 이름이 대전한국수자원공사가 뭐냐? 그냥 회사 이름 아니야?" "실업팀이잖아. 창원시청, 고양 국민은행, 안산 할렐루야 같은 이름도 있는데 뭐." "그...그래." 지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N 리그 팀의 이름을 들으면서 현준은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한밭운동장까지는 이제 곧이었다. 운동장에는 먼저 온 사람들이 공을 차며 몸을 풀고 있었다. "지훈이 소개로 왔다고 했지? 이름이 김현준 맞지? 난 조기축구회 총무 정희진라고 한다." "잘 부탁드립니다. 김현준입니다." 자신들을 발견하자마자 다가오는 희진의 모습에 현준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참 여성스러운 이름에 맞게 외모도 곱상해 보였다. 검은 안경을 쓴 조그마한 체구를 지닌 희준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학생때도 공부만 했을 거라고 연상되는 그런 모습이었다. 정말 총무라는 직함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그래. 환영한다. 일단 여기 유니폼 받고 축구는 좀 하니?" "얘 그렇게 잘 못해요. 저보다도 못할껄요." 지훈이 아는 척을 했다. 몇 번이나 현준과 축구시합을 같이 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래? 뭐 상관없겠지. 어차피 친목도 다지고 운동도 할 겸 해서 하는 모임이니까 실력이 중요한거 아니지.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니까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 "아뇨. 괜찮습니다. 제가 못하는 건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하하..." 미안해하는 희진의 말투에 현준은 별일 아니라는 듯 웃으며 자신의 유니폼을 바라보았다. 주황색의 조끼에 한밭조기축구회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등 뒤에는 역시 27번이라는 번호표와 멋들어진 H. J. KIM 이라는 닉네임이 마킹되어 있었다. '이야...조기 축구회라 그냥 그랬는데...' 하지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보니 왠지 모르게 지금이라도 당장 공을 차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만큼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이 마음이 들었다. "지훈이에게 들었지만 조기축구회 가입비는 5만원이고 월 회비는 2만원이야. 월 회비는 매달 초에 걷으니까 그렇게 알아두면 되고." "아. 그렇지..." 현준은 주머니 속에서 돈을 꺼내 희진에게 건네주었고, 희진은 돈을 받고서는 노트에 무언가를 적고서는 말했다. "조금 있다가 경기 할 꺼니까 축구화 갈아신고 몸 좀 풀고 있어. 그럼 잘 부탁한다." 지훈의 어깨를 몇 번 두드린 희진은 노트를 덮고서는 몸을 돌렸고, 현준은 자신의 유니폼을 바라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동아리에서 공을 차던 친구나 선배들하고는 다른 몸놀림은 조기축구회라고는 하지만 나름대로 실력이 있어보였다. 유니폼을 입기 위해 옷을 벗으려던 현준은 문득 윗주머니에 있는 자신의 시계가 생각이 났다. '이래도 되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은 축구가 하고 싶어서 조기축구회에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리리스에게서 받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 난 자신의 실력이 궁금할 뿐이었다. 단지 그들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곧 그런 의문을 접었다. 어차피 그렇다하더라도 저들과 즐겁게 어울려서 축구를 하면 되었다. "안 갈아입어?" 잠시 멍하니 있던 탓인지 자신을 재촉하는 지훈의 목소리에 현준은 재빨리 옷을 벗고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서는 자리에 앉아 신발을 벗고 축구화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때였다. 두근!! "흡!" 막 축구화를 신으려던 찰나 현준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심장이 엄청난 속도로 요동을 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두근!! 두근!!!! 백미터를 전속력으로 달려도 이렇게 심장이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었다. 점점 숨이 가빠지고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제...제기랄. 갑자기 왜...?'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온 몸이 수축하는 것처럼 괴로웠다. 갑자기 이런일이 일어날 리가 없었다. 분명 악마 때문이라는 생각이 현준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역시 악마의 말을 믿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을 속인 것이 틀림없었다. 자신의 몸이 안쪽에서부터 조금씩 뭉개져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야! 김현준! 어...어디 아프냐?" 막 지훈이 현준의 이름을 부르는 것과 동시에, 방금 전까지 느껴졌던 엄청난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아무것도 아니야.잠시 딴 생각에 잠겨 있었어." "실없기는...어서 준비해. 여기까지 왔는데 공 한번이라도 더 만져야 하지 않겠어?" 지훈은 그렇게 말하고는 운동장안으로 향했다. 그런 지훈의 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자신의 주머니 안에 있는 시계를 꺼내보았다. 그리고는 놀란 듯 신음소리를 내었다. '바늘이...0으로 변했다?'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시계의 작은 원. 그리고 그 중 악마의 기운이 얼마나 흡수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만들어주는 왼쪽원에는 오늘 아침에 확인했을때만 하더라도 중간보다 조금 왼쪽으로 치우쳐 있던 바늘은 0을 가리키고 있었다. 00010 뒤바뀐 일상 =========================================================================                            "......" 현준은 굳은 표정으로 그것을 노려보았다. 반이 안 될 정도로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던 바늘은 여전히 0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는...지아에게서 흡수했던 악마의 기운이 사라졌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정말로 악마의 기운이 나한테 흡수가 되었고, 내 축구실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인가?' 엄청났던 고통은 사그라지고 없었다. 마치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에 반해 현준의 온 몸에는 청량감이 감돌고 있었다.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할 정도로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시험해 봐야겠어. 정말로 내 축구실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말이야.' 현준은 얼굴을 돌려서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현준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연신 자기들끼리 웃으면서 공을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축구화를 마저 신은 현준은 발을 톡톡 두드린 후 운동장 안으로 들어섰다. "니가 새로 들어온 애구나! 어디 발이나 맞춰볼까?!" 현준이 운동장으로 들어서자 17번의 유니폼을 입고 있던 한 아저씨가 그렇게 말하며 현준에게로 공을 찼다. '어디 한번...? 지훈이 한테 논스톱으로 보내볼까?' 하늘을 돌며 날아오던 축구공이 현준에게로 향했고 현준은 자연스럽게 발을 들어 공의 탄력을 죽이는 것과 동시에 오른쪽에 있는 지훈에게로 패스를 날렸다. "어...? 어?!" 예상치 못한 찰나 자신의 발에 너무나도 정확하게 오는 현준의 패스에 지훈은 화들짝 놀라며 발을 뻗었다. "헐..." 논스톱으로 자신에게 공을 패스할 줄은 전혀 몰랐던 만큼 갑작스럽게 발을 뻗은 탓에 지훈은 자신의 발에 맞은 공은 뻥소리와 함께 운동장 가운데로 굴러들어가는 공을 보고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야! 너 오늘 컨디션 좀 좋나 보다?" 조금 민망했는지 큰 목소리로 지훈이 떠드는 사이 현준은 방금 전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논스톱 패스를 보냈던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우연인가...?' 원래 자신의 실력이라면 방금 전 패스를 트래핑하는 것도 힘들었다. 하늘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자연스럽게 발로 트래핑하며 논스톱 패스를 보내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다. 혹시 그렇게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몸은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였다. "허억...헉...이 자식 한번 받아봐라." 전력질주로 운동장 한가운데까지 가서 공을 가지고 온 지훈은 숨을 몰아쉬고는 강하게 현준을 향해 공을 찼다. 운 좋게도 잘 맞은 공은 정확하게 현준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갔다. 그리고 그때 현준의 몸이 순식간에 움직였다. "어.....어?"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부드럽게 공을 받아낸 현준은 자신의 무릎으로 공을 허공을 한번 튀기더니 다시 한번 발등으로 공을 받아내고는 공이 땅바닥으로 떨어지기도 전에 바로 지훈을 향해 다시 공을 찼다. 어느새 자신의 발에 있는 축구공을 바라보며 지훈은 묘한 느낌을 받았다. 이제까지 자신이 보았던 현준의 실력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런 자연스러운 트래핑과 정확한 패스는 동아리에서 같이 시합을 하던 선배들이나 조기축구회 아저씨들에게도 볼 수 없었다. "저 자식...약이라도 먹었나?" 단 두 번의 패스였지만 지훈은 당황한 표정으로 현준을 응시하고 있었고, 현준 역시 그런 지훈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몸을 푸는 시늉을 했다. "오!" 뒤에서 감탄의 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전 현준에게 패스를 했던 17번 유니폼의 아저씨였다. "어디서 축구 좀 한 모양이구나. 트래핑이 장난이 아닌데? 아저씨는 유재호라고 한다. 여기서 미드필더를 맡고 있지. 잘 부탁한다." "네. 잘부탁드립니다.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난 후 현준은 재호라는 아저씨와 지훈과 함께 공을 돌리며 시합이 벌어지기 전까지 몸을 풀었다. 자신에게로 향하는 공을 자연스럽게 왼발과 오른발, 가슴으로 트래핑하며 트래핑한 공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논스톱으로 정확한 패스를 하는 자신의 실력에 현준은 점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정말이었어...축구실력이 좋아진다는 게...' 엄청난 고통으로 인해 축구를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리리스를 욕했던 마음은 온데 간데 없었다. 자신이 공을 찰 때마다 아저씨와 지훈의 감탄소리가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축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현준이었지만 자신이 보여주는 모습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전, 후반 각각 30분씩입니다. 기본적은 것은 잘 알죠? 그리고 다들 살살하세요. 날도 추운데 넘어지면 뼈가 상할지도 모릅니다. 나이 제일 많은 저기 27번 태형아저씨 특히 주의하시고요." "하하하하!!!"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27번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아저씨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고 있었다. "그리고 B팀에 27번 새로 들어왔으니까 공 좀 팍팍 밀어주시고요. 아시겠죠? 지훈이랑 친구라고 하니까 체력 좀 팔팔하겠죠?" "아까보니까 공 좀 차본 것 같은데. 기대하겠어." "아...네." 자신의 등을 두드리고 가는 사람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자신의 위치로 향했다. 중앙 미드필더. 이제까지 수비수밖에 해본적이 없었기에 여기서도 수비수를 보려고 했지만 재호아저씨의 강력한 추천이 중앙미드필더 자리에 서게 된 현준이었다. 지훈은 현준과 팀이 다른 A팀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시작합니다!"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A팀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준 역시 천천히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현준이 앞으로 나가려는 순간...현준의 뇌리속으로 무언가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파앗!! 마치 자신이 허공에서 이 경기를 보고 있는 듯 한 모습. 어느 자리에 어떤 선수가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공은 어디에 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마치 체스판을 위에서 내려보는 것처럼 모든 정보가 현준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이...이것은...?' 마치 실제 경기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시합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것도 악마의 기운 때문인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예전과는 뭔가 달라진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천천히 중앙선쪽으로 다가가던 현준이 발길을 멈췄다. A 팀의 수비수중 한명이 강하게 공을 앞으로 차려고 하는 모습이 멀리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마이 볼!" 너무 강하게 찬 탓인지 공은 현준네 팀의 소유로 넘어왔고 서로 볼을 돌리던 수비수들이 조금씩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27번! 받아!" 아직 이름을 알지 못한 탓에 등번호를 부르고는 현준에게 공을 찔러주는 수비수였다. 그리고 그 공을 받은 현준의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흘러들어왔다. '스루패스? 아니 개인기로 제칠까? 아니면...?' 앞으로 살짝 공을 몰고 나가자 상대팀의 한 선수가 현준을 마크하기 위해 잽싸게 달려왔다. 예전같았으면 당황스러워하며 근처의 다른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예전의 자신이 아니었다. 아까 가볍게 몸을 풀면서 자신이 달라진 것을 충분히 느껴졌다. 마치 새롭게 각성을 한 것처럼 말이었다. 충분히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선수를 제칠 자신감이 있었다. 아니면 단숨에 찬스를 만들어내는 치명적인 스루패스를 보낼 수도 있었다. 이미 현준의 머릿속으로는 스루패스의 루트가 그려지고 있었으니 말이었다. '어디 한번...!' 패스도 패스지만 개인기로 상대방을 제치고 싶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쓰던 개인기라고는 개인기라고 말하기엔 민망한 치고 달리는 것밖에 없었다. 그것도 달리기가 빠르지 못한 탓에 상대방에게 뺏기기 일쑤였다. 일정한 속도로 달려가던 현준은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달려온 선수가 가까워지자 오른발로 살짝 공을 찍어누르고는 몸을 돌렸다. 상대방이 자신의 공이 어디있는지 보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지금!' 정확하게 180도로 몸을 돌린 현준은 살짝 위로 튀어오른 공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발등으로 차올린 후에 다시금 몸을 회전시켜 상대방의 선수를 지나쳤다. 그리고 허공으로 떠오른 공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 현준의 발 앞으로 떨어졌다. 00011 뒤바뀐 일상 =========================================================================                            "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제치는 모습에 달려들던 윤식은 뒤를 돌아보았다. 비록 프로선수는 아니지만 고등학생까지는 축구선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었고 그 후에도 꾸준히 축구를 계속했던 자칭 한밭조기축구회의 에이스였다. 새롭게 애송이가 한 명 들어왔다길래 잠시 겁이라도 줄까 했던 생각에 달려들었지만 발도 뻗지 못한 채 순식간에 당한 것이다. '제법 하네...?' 너무나도 간단하게 화려한 개인기를 사용해 자신을 제친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윤식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실력이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는 절대 알 리가 없었다. "패스!!" "27번에게로 공 넘겨!!!" "이쪽!! 여기여기!!!" 경기가 점점 진행될수록 현준 역시 조금씩 숨이 차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거친 숨을 내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한다면 멀쩡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현준이 건성건성 경기에 임한 것도 아니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주는 현준의 모습에 같은 팀의 수비수들이 계속해서 현준에게 공을 밀어주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렇게 체력이 좋았나...?' 친구인 지훈은 겉으로 보기에도 힘겨워 보일 정도로 거친 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피식 절로 웃음이 나왔다. 즐거웠다. 비록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서 얻은 실력이지만 남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었다. 그 증거로 거의 대부분의 공이 현준에게도 집중되어 있었고 현준이 드리블을 시작할 때면 어김없이 근처에 있던 두, 세명의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고작 40%가 채 되지 않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 시합에 임했지만 현준은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아니 오히려 기대가 되었다. 40%에 불과한 기운에 이정도의 실력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면 100%는 과연 어떨까하는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신이 생각했던 대한민국 국가대표나 유럽 명문팀에서 활약을 하는 것도 꿈이 아니었다. "현준아!!!"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와 함께 안면식이 있는 재호가 현준에게로 공을 찔러넣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현준은 그대로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오전이라 그런지 차가운 겨울바람이 현준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며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주었다. 평소때는 상상도 못했던 스피드로 공을 몰고나가는 자신의 모습에 현준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달려가고 있었다. "27번 달린다! 막아!!!" 잠시 같이 시합을 벌인 것이지만 현준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A 팀이었고, 근처에 있던 한 선수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지닌 현준을 막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아!" 잽싸게 달라붙어 진로를 차단하려고 했지만 마치 TV 에서만 볼 수 있던 현준의 발놀림에 시선을 뺏겨 다리를 내민 찰나 잽싸게 공을 뒤로 뺀 현준이 몸을 틀어 옆으로 지나친 것이었다. '좋아!' 자신을 막고 있는 선수를 제친 현준은 거칠것이 없었다. A 팀의 다른 선수들이 달려오기는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평소에서는 절대 낼 수 없는 현준의 스피드는 체력이 떨어진 조기축구회 사람들이 따라오기엔 무리였다. 라인을 타고 달리는 것도 아니었다. 빠른 속도로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현준이었지만 현준을 따라가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현준의 진로를 막기 위해서 A 팀 선수들이 달려들었지만 현준의 개인기에 멈칫거리면 바로 그 틈을 이용해 현준은 공과 함께 바람같이 빠져나갔다. "현준아!! 슛! 때려!!" 어느덧 현준의 앞에는 최종수비수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 뒤는 바로 골대였다. '어떻게 하지? 패스? 슛? 제칠까...?' 생각은 길지 않았다. 골을 넣고 싶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고 싶었다. 리리스에게서 받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의 실력을 말이다. 현준은 빠르게 달려가는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최종수비수를 맞닥뜨렸다. 과장해서 표현하면 수비수의 숨결까지도 느껴질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다. 발을 내밀기만 해도 공을 뺏길 정도의 거리였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살짝 공을 밀었다. 공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돌린 찰나 옆으로 현준이 빠르게 자신을 돌아가는 모습에 수비수는 어하는 소리와 함께 무의식적으로 발을 내밀었다. 하지만 애꿎은 발을 땅만 찰 뿐이었고, 가볍게 최종수비수까지 제친 현준은 다시 공을 소유하고는 슛을 하기 위해 왼발에 힘을 주었다. 키이잉!!! 머릿속으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골대를 바라보던 현준의 눈에 이상한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머리가 살짝 아파왔다. '저것은 대체...?!' 현준의 시야에 나타난 것은 붉은색의 점이었다. 마치 전투기가 적기의 타겟을 잡는 것처럼 골대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던 조금씩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골대의 오른쪽 위에 멈췄다. 그리고 붉은색의 점 옆에 87 이라는 숫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오른발의 모든 근육이 부풀어 오르면서 강하게 공을 찼고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현준의 시야에 나타났던 붉은색의 점이 찍힌 골대의 오른쪽 위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들어갔다. "!!!" 툭...데구르르르... 골키퍼는 반응조차도 하지 못했다. 단지 고개를 뒤로 돌려 골이 들어갔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현준이 슛을 할거라는 생각에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저렇게 구석을 찌르는 슛팅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골인이었다. "너 약이라도 먹었냐? 오늘 아주 펄펄 날아다니는데? 원래 실력이 그렇게 좋았었나? 동아리 축구 시합에서 그렇게 할 것이지. 그럼 질 일이 없었잖냐. 설마 너 내가 계속 동아리 시합이 끌어들여서 귀찮아서 그런 거냐?" 전반전에 보였던 현준의 실력이 믿기지 않았는지 시합이 끝나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현준에게로 쪼르르 달려온 지훈이다. 그리고 그런 지훈의 말에 현준은 별로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가만히 지훈을 바라보고는 운동장의 바닥에 누웠다. "아..."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당장이라도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다. 리리스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더불어 그녀가 주었던 시계 역시 말이다. 이렇게 만족스러움을 느꼈던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더 뛰고 싶다...' 시합을 시작하고 30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더, 더 자신의 변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 앞으로의 미래가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국가대표가 되고 월드컵에 나가고 세계 명문구단에서 자신을 부르고 수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빨리 더 많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 실력을 뽐내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프로팀의 테스트를 받으러 가고 싶었다. "실력이 장난이 아니던데? 아까전에 했던 말은 그냥 해본 소리였나? 목 마를테니 이거 마셔라." 누워있는 현준에게 희진이 포카리스웨트를 건네며 말했다. A 팀에서 뛰고 있던 희진이었기에 전반전에 보였던 현준의 실력을 톡톡히 볼 수 있었다. 시합 초반에는 화려한 개인기로 선수들을 제치더니 나중에는 점점 간단한 개인기로 너무나도 가볍게 선수들을 제치고 위험한 패스를 찔러넣거나 센터링을 올린 현준이었다. 처음에는 손발이 맞지 않아 몇 번의 기회를 허공에 날렸지만 조기축구회의 사람들 역시 나름대로 공좀 차겠다고 모인 선수들. 완벽하게 발에 갖다주는 현준의 패스를 계속해서 놓치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마지막에는 골까지 터뜨렸다. 그로 인해 벌써 전반전의 스코어는 3 : 0. 만약 공격수의 실력이 좀 더 좋아 완벽했던 찬스를 놓치지만 않았더라면 스코어는 좀 더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 "그정도 실력이라면 굉장히 만족스러운데? 다음주가 정말 기대되는데?" "다음주에 뭐라도 있나요?" "저번 주에 말했는데? 너 딴짓하고 안들었지?" 희진의 말에 지훈은 자신의 어깨를 으쓱하면서 포카리스웨트를 잡고 마셨다. "다음주에 실업 축구팀하고 친선경기가 있어. 들어봤으려나? 대전 한국 수력원자력공사라고." "아...!" 아침에 지훈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들었던 팀이었다. 분명 실업축구팀으로 준프로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 들었었다. 하지만 뭔가 이름이 미묘하게 달랐다. "그 2부 리그팀 말하는 거죠? 대전한국수자원공사가 아니었나요? 지훈이가 그렇게 말했는데...?" "응? 무슨 소리야?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야. 왠 수자원공사? 게다가 N리그는 2부 리그가 아니야. 그냥 실업리그지. 틀린거야." "아...네." "어쨌든 다음주에 대전한국수력원자력 공사와 친선시합이 있어. 어차피 그들도 비시즌경기라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지만 말이야." 현준은 아무말없이 희진의 말을 들었다. 나가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은 오늘 조기축구회에 가입했다. 아무리 실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발을 맞췄던 사람들 사이에서 냉큼 끼어달라고 말할수는 없었다. "어쨌든 그쪽 팀하고 다음주에 시합이 있는데 아까전에 현준이 니 실력을 보니까 정말 잘하더라. 프로축구 선수인줄 알았다니까. 너도 나오면 재미있을 꺼야." "아?!" "다른 아저씨들이나 형들하고도 이야기를 해봤는데 정말 실력이 좋다고 하더라. 아무리 우리가 조기축구회고 상대방은 실업리그 선수들이라고는 하지만 한골정도는 넣어야 체면이 서지 않겠어?" 마치 자신을 위해서 찾아온 기회처럼 보였다. 어떻게 프로축구선수가 되고 K리그에 가고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N리그역시 K 리그의 스카우트가 온다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어디선가 N리그 선수가 K 리그에 입단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으니 말이다. 자신의 진정한 축구 실력이 아닌 악마의 기운에 의해 월등하게 상승된 축구 실력. 하지만 그것을 모른 척 하기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비록 악마와 계약을 맺었고, 그로 인해 얻은 힘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일단 여기까지.... Event > 코멘트 달아주시면 제가 감동먹고 열심히 광참을 할 수 있어요. 00012 뒤바뀐 일상 =========================================================================                            "아까 니가 보여준 실력이면 충분하겠다. 진짜 막 골이라도 넣고 영입되가는 거 아니야?" 희진이 사라지자 지훈이 낄낄 웃으며 현준에게 다가왔다. "설마. 기껏해봤자 조기축구회에서 조금 활약을 보였다고 영입해가면 우리나라 축구팀은 전부 조기축구회 선수들로 이루어졌게?" "하긴 그건 그렇겠다. 그래도 아까 전에 너 정말 잘하더라. 이건 친구라고 하는 말이 아니야. 이래봐도 난 K리그서부터 거의 모든 유럽리그를 찾아봤던 축구광이라고." "말은 고맙다." "자 그럼 슬슬 일어나자. 후반전 시작해야지." 몸을 일으키는 지훈의 모습에 현준 역시 자신의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리고 그때 엄청난 통증이 현준의 몸에 밀려들어왔다. 두근!! "큽!" 급격하게 뛰는 심장이 현준의 가슴을 옥죄어 왔다.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와 딱딱하게 굳은 장딴지에는 바늘로 쿡쿡 찌르나 못해 쑤시는 고통이 느껴졌다. '이...이것도 악마의 기운 때문인가?' 하지만 처음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느꼈던 고통하고는 달랐다. 아까의 고통이 자신이라는 존재를 깔아뭉갤정도의 어마어마한 아픔이었다면 지금은 그래도 버틸만했다. "야? 너 정말 어디 아프냐? 아까도 그렇고...뭣하면 좀 쉴래?" "아...그래야겠다. 오늘 몸이 안 좋네. 체하기라도 했나." 현준은 간신히 웃음을 지어보였다. 마치 순식간에 모든 힘을 써버린 듯 도저히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서려던 현준은 전신으로 퍼지는 고통에 결국 포기하고는 그 자리에 앉아서 남은 후반전을 바라보았다. 어차피 프로축구시합도 아니었고 취미로 하는 조기축구경기였기에 지훈의 말을 들은 다른 형들이나 아저씨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들끼리 경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리리스가 준 시계. 축구실력을 단숨에 급상승 시켜주는 평범하지 않은 물건이지만 이 시계는 뭔가 위험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단순히 악마가 주었기 때문에 편견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늘 조기축구회에서 느껴진 고통은 확실히 이 시계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였다. 그렇지 않다면 2번이나 그런 고통을 느낄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아직까지도 자신의 다리는 근육통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집에 올때도 꽤나 고생을 했다. 지금도 아플 정도인데 내일 아침 일어나면 그 정도는 더욱 심할지도 몰랐다. "마사지라도 해야겠어." "내가 대신 해줄까?" "헉!!!" 갑작스럽게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현준은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이렇게 등장할 인물은 단 한명 밖에 없었다. 바로 리리스였다. "아...안녕하세요?" "응. 안녕해. 뭐하고 있었어? 보아하니 내가 준 시계를 사용한 모양인데?" 리리스가 자신의 이를 드러내며 웃어 보였다. "그렇긴 한데..." "뭔가 불만이라도 있는 모양이지?" 어느새 현준의 옆자리를 차지한 리리스였다. 그녀의 몸에 느껴지는 향기가 흘러들어오자 현준은 다시금 그녀와의 뜨거웠던 섹스가 기억났다. 하지만 현준은 그것도 보다도 먼저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분명 이 시계를 사용했을 때 저한테 해로운 게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마도." 묘한 대답이었다. '아마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짐작하거나 생각을 해봤을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였지. 분명하거나 틀림없다는 말은 아니었다. "저한테 해로운 무언가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거군요." 현준이 항변하자 리리스는 그를 바라보았다.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 마계에서도 자신에게 이런 표정을 대하는 존재는 없었다. 이런 존재가 있으면 당장에 그를 찢어죽였던 리리스였다. 하지만 인간이 이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찢어죽이기엔 그가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이 아까웠다. 덧붙여 자신을 만족시킬 정도의 정력도 말이다. "불만이 많은 모양인데...?" "아...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절대로요." 싱긋 웃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자신의 상황을 깨닫고는 재빨리 손을 내저었다. 대체 무슨 말을 했던 것인가? 인간처럼 생긴 외모에 하마터면 그녀가 악마라는 사실을 망각했던 것이다. 그녀가 손가락을 까닥거린다면 자신은 바로 죽은 목숨이었다. "네 녀석의 두려움 마음에 드는데? 잊지 말라고. 난 마왕인 리리스. 너 같은 인간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릴 수 있으니까." "아...알고 있어요." "뭐 그래도 불만스럽다니까. 특.별.히 너의 불만 정도를 개선해 주겠어. 하지만 조건이 있어. Give And Take 라고 하던가?" "조건요...?" 리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계를 들어올렸다. 그녀가 손가락을 탁 튕기자 시계에 묻어있던 흙먼지가 마치 원래부터 없던 것처럼 사라졌다.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바라본 현준은 자신의 침을 꿀꺽 삼켰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인간으로서는 전혀 할 수 없는 능력이다. "몸이 좀 아팠지?" "조...조금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다시금 이를 드러내었다. 악마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잘 웃는 그녀의 모습에 현준은 다시금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그녀가 악마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름다운 그녀의 외모 때문에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반응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고통이니 그것은 어쩔 수 없지. 인간의 몸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다는 것 자체가 원래는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렇다면 그 아픔은 계속해서 느낄 수 밖에 없나요?" "응. 그래도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어. 계속해서 사용하면 익숙해 져서 고통도 차츰 줄어 들테니까. 원래 처음이 가장 힘든 법이야. 그리고 근육통은 어떻게 할까나..." 리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특이하게도 하나의 펜이었다. "근육통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인데?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 "무슨 뜻인가요?" "다시 말해서 네 녀석이 너무 허약하다는 거야. 네 녀석이 원하던 축구 실력은 늘었지만 몸이 따라가지를 못하는 거지. 너무 무리하게 몸을 사용했기 때문에 육체가 비명을 지른다고 해야 한다고 표현해야 되나?" "그렇다면..." 세계의 축구팬들을 열광시키는 프로축구선수와 일반인인 자신의 육체가 같을 리가 없었다. 신체구성과 산소를 호흡하는 흡입량부터가 틀렸다. 게다가 프로축구선수들은 철저하게 계획된 근력 트레이닝을 받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들과 자신의 신체 같을 리가 없었다. 육체가 비명을 지르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근육통은 어쩔 수 없었다. 현준이 노력해서 계약으로 얻은 힘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육체를 만든다면 모를까. "어쩔 수 없겠군요. 일단 운동이라도 시작해야 되겠네요." "네 녀석이 그런 인간들과 비슷한 신체를 만들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 "아마...오래 걸리겠죠.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겠어요?" "분명 오래 걸리겠지?" 리리스는 현준의 목에 팔을 감고 슬쩍 현준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는 굉장히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악마의 기운을 사용해도 끄덕 없을 정도로 네 녀석의 신체능력을 끌어올려 준다면 어떨까?" 마왕인 리리스에게 있어서 그 정도의 능력발휘는 너무나도 손쉬운 일이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제안에 현준의 눈이 크게 떨리고 있었다.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고민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리리스는 현준의 입에서 나올 대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인간은 언제나 욕구와 욕망을 갈망하는 존재. 분명 현준은 오늘 느꼈던 그 쾌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리리스의 붉은색 눈동자가 더욱더 짙어졌다. ============================ 작품 후기 ============================ 프리티얀 > FM 과 같이 수치의 데이터화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임소설티가 좀 나게 되서요;; WAWWA, 메나 > 원래는 50 명이 맞습니다. 하지만 글을 올리기 전에 굳이 저렇게 많이 쓸 필요가 있을까 하고 20 명으로 수정했습니다만...못 고친게 있었군요. 수정해놨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20 명입니다. 아슬아이 > 20 명이 맞습니다. 멤버로 컬렉션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소설 내용에 보면 악마의 계약을 맺고난 이후 새로운 여인과 맺으면 바늘이 올라가게 되어있고, 그 바늘은 20이 한계지요. 딱 20 명과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한 번 관계한 이후 다른 남성과의 관계는...생각 안해봤습니다. 그쪽은 NTR 계열일텐데...전 그런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굳이 그런 내용을 묘사해놓을 필요는 없겠죠? 00013 뒤바뀐 일상 =========================================================================                            "제...제 신체 능력을 올려준다고요?" "그래." 리리스는 현준을 유혹하듯 그의 가슴팍으로 자신의 고운 손을 넣으며 말했다. 두근거리는 소리가 손 끝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심하게 뛰고 있는 것을 보니 흥분을 하고 있는 듯했다. "어...어떻게...그런 것을..." "내가 악마라는 것을 잊었나?" 다시 확인이라도 하듯 현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리리스는 현준의 가슴을 만지던 손을 빼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기억력이 나쁜 인간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제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려면..." "간단해. 그냥 내가 말한 것을 들어주면 돼." 역시 인간은 유혹에 약한 존재다. 그것도 자신의 욕구와 욕망과 연관이 된 유혹이라면 말이다. 단숨에 넘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흘낏 시계를 바라보았다. "먼저 20명으로 관계된 여자의 수를 15명으로 줄일게. 그리고 또 하나 오늘밤에도 나와 섹스를 해야 돼." "그것은 상관없는데..." 20 명이나 15 명이나 아직까지는 현준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수치였다. 지금 시계에 등록된 여자의 수는 달랑 1 명. 시계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잠자리를 같이했던 지아뿐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자신의 신체 능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했다. 기껏해서 악마와 계약을 맺고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축구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물건을 받았는데 사용할 줄 모른다면 말짱 황이었다. "......몸에 해롭지는 않겠죠? 막 이상하게 변하다거나." "전혀." 조심성이 많다고 해야 할지, 소심하다고 해야 할지, 리리스를 바라보는 현준의 눈에는 기대감과 함께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자신의 신체능력을 끌어올리고는 싶지만, 자신의 몸에 해롭지는 않았으면 하는 욕망. 그리고 그런 이기적인 생각이 마음에 드는 리리스였다. "어쨌든 그럼 승낙된 걸로 알겠어." "......" 리리스는 현준의 어깨를 살짝 잡았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현준은 자신의 머리가 어지럽다는 생각과 함께 정신줄을 놓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허억!! 헉!" "아흥!! 더 세게!!!" 두 눈을 감고 온 몸으로 느껴지는 쾌감을 신음으로 발산하고 있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자신의 허리를 강하게 튕기는 것으로 대답했다. 잠깐 동안의 기절에서 깨어난 후 리리스에게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그런 현준의 몸은 아까하고는 조금 틀려져 있었다. 그 흔한 헬스도 다닌적이 없던 탓에 원래 현준은 살짝 배가 나오고 근육조차도 거의 없었었다. 하지만 지금 현준의 신체는 달랐다. 리리스의 마력으로 인해 지방이 적으면서 근육질의 신체로 변한 것이다. 그 탓인지 리리스하고의 격렬한 섹스를 계속하고 있음에도 현준은 그다지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헉...헉..." "흐응...이제는 뒤로 부탁해." 한 차례 강렬한 사정이 끝난 직후 리리스는 몸을 돌린 다음 자신의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그녀의 음부사이로 이제까지 현준이 토해낸 정액들이 스르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오고 있었지만 리리스는 아직 만족하지 못했는지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며 현준을 유혹하고 있었다. 요부와도 같은 그런 리리스의 유혹을 현준이 이겨낼 리가 없었다. "크읏..." "아아아..." 다시 자신의 남성을 들이민 현준은 강하게 자신의 남성을 조여오는 느낌에 리리스의 엉덩이에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부여잡았다. 그리고는 다시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섹스는 결국 저번과 마찬가지로 아침이 다 되서야 끝났다.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라..." 점심이 훌쩍 넘어서 눈을 뜬 현준은 리리스의 모습을 확인했지만 이미 리리스는 사라지고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현준은 가볍게 식사를 하고는 컴퓨터를 켜서 다음 주에 자신이 속한 조기 축구회와 맞붙을 실업리그팀에 대한 검색을 시작했다. "확실히 뭔가 틀리긴 틀려졌군..." 없어진 뱃살에 어색함을 느낀 현준은 슬쩍 웃어보였다. 이렇게도 쉽게 그것도 단 하루만에 신체를 완벽하게 만든 리리스가 정말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소위 말하는 '몸짱' 이라던가 '초콜릿 복근'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 리리스의 말에 따르면 현준의 몸은 그 어떤 인간보다도 완벽하게 재구성된 신체였다. "그나저나 정말 정보가 없네..." 한국 내셔널리그. 원래는 K2 리그였지만 2006년에 내셔널리그로 이름이 변경된 한국 실업축구리그였다. 잉글랜드로 따지면 프리미어리그의 밑인 챔피언쉽리그 정도라 생각했었는데 착각이었다. 내셔널리그의 공식 홈페이지 역시 굉장히 초라한 편이었고 내셔널리그에 속한 구단의 홈페이지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나마 몇 개 팀이 초라하게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지만 현준이 찾는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는 그런것조차 없었다. "확실히 해외리그에 비해 우리나라리그가 인기가 없긴 정말로 없구나." 한참을 검색해서 알아낸 것은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가 대전 한밭 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으며 무려 1945년에 창단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1962년 한국전력 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대통령배 우승과 1964, 1965, 1967, 1993년에 준우승을 차지했었지만 2001년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로 이름을 바꾼 이후로는 N 리그에서도 만년 중하위권에 머무는 팀이라는 것 정도였다. "보통 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한다고는 하지만 입단테스트도 있다고 하니까..." 현재 K 리그를 비롯해 실업리그까지 일반선수나 희망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입단테스트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바쁜 구단 감독이나 스카우트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선수를 테스트해줄 리가 없었다. 누구의 추천을 받지 않은 이상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다음주에 있을 축구시합이 중요하지..." 만약 자신들의 팀하고의 경기에서 뛰어난 실력을 뽐낸다면? 분명 연습시합이라고 했으니 선수들만 오는 것은 아닐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연습시합이 벌어지는 한밭 운동장은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의 홈경기장이다. 감독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선수들을 관리하기 위한 스탭들이나 코치는 있을것이다. 그렇게 앞으로의 일정을 짠 현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와의 연습 경기는 6일 남았지만 미리 준비를 할 생각이었다.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연습보다는 먼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만 했다. "14명이라...아직 지아누나밖에 없지." 리리스와 계약을 한 직후 관계를 맺었던 지아. 현재 악마의 시계에 등록된 여자는 그녀밖에 없었다. "누나를 제외하고도 다른 여자를 찾아야 할 텐데..." 자신이 부르면 지아는 분명 거의 나온다. 하지만 현준은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다. 시합이 바로 앞인데 만약 지아가 무슨 일이 있다면? 그럼 그 결과는 안 봐도 분명했다. 보험이 필요했다. 하지만 14명이라는 남은 숫자는 현준에게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마땅히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었다. 자신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올 정도로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왕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거면 미모가 예쁘거나 리리스가 말했던 영혼이 강한 여자를 선택하고 싶었다. "일단은 지아누나나 만나봐야겠군." 결국 해답을 내리지 못한 현준은 지아에게 연락을 하기 위해 핸드폰을 들어올렸다. ============================ 작품 후기 ============================ 리얼난감곰탱이 > 지아는 계약 후입니다. 가인이 계약 전이죠. 18명이 아니라 이번 편으로 인해 14명겠군요. 아슬아이 > 대답은 12편 코멘트에 적어놨습니다. 이해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나오시스 > 고쳤습니다. 이제까지 진우라는 이름을 주인공으로 쓰다보니 가끔 자연스럽게 진우를 치고 있더군요.; 정보가 없을 거라고 대충은 예상하고 있었지만...우리나라 축구리그에 관한 정보는... 정말로 없더군요. 심지어 구단 홈페이지조차 없을줄이야... 00014 뒤바뀐 일상 =========================================================================                            "후우우..." 현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추운 겨울 날씨 탓에 그의 입에서 새하얀 입김이 흘러나왔다. 오늘 같은 겨울 날 축구시합을 할 경우엔 까닥하다간 큰 부상을 당한 위험이 있었기에 운동장에서는 다들 열심히 몸을 덥히고 있었다. 현준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 운동장 한 쪽에서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공을 돌리는 선수들이 있었다.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팀의 선수들이었다. 확실히 실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달랐다. 빠르게 원,투 패스를 하거나 자연스럽게 볼 트래핑을 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하기사 연습시합팀이 대학교 축구팀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위리그격인 K 리그의 팀도 아니었다. 단지 조기축구회와의 연습시합이니 가벼운 기분으로 임하고 있는 게 당연했다. '벌서 오늘이네...' 일주일간 지아의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그녀를 불러 격렬하게 섹스를 나눴던 현준이다. 악마의 기운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이 아직까지는 그녀와의 섹스밖에 없었던 탓이다. 지아가 딱 한번 몸이 아프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현준의 제안에 전부 나온 게 다행이었다. 그 결과로 현재 현준이 지니고 있는 악마의 시계는 대략 60% 정도의 기운을 흡수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100% 가 아니라는 게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계속해서 섹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아 혼자로는 한계가 있는지 시계의 왼쪽 원은 더 이상은 올라가지 않았다. "야! 김현준! 너도 몸 풀어야지!" 운동장에서 공을 돌리던 지훈이 현준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지훈 역시 오늘의 시합에 선수로 출전했다. 어차피 실업 리그팀과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친목 도모로 이루어진 조기 축구회였기에 일단 지원자를 먼저 뽑아서 경기에 뛰고 사람이 출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훈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직 헝클어진 축구화 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리리스가 말했던 엄청난 고통이 현준의 몸으로 밀려들어왔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고통. 신체가 자연적으로 익숙해지면 고통이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현준은 리리스가 말했던 그 정도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큽......!" 현준은 자신의 표정을 보지 못하게 얼굴을 아래로 숙이고는 강하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멀리서 보면 신발끈을 묶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온 몸이 강제적으로 쪼그라드는 느낌에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지만 현준은 가까스로 비명을 참아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서서히 고통이 사라졌다. "후우...젠장할. 더럽게 아프네. 그래도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는 아니지만..."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악마의 시계를 확인한 후 시계를 잠바춤에 쑤셔 넣고는 조심스럽게 한쪽 구석에 놓았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연습상대인 실업리그팀을 박살내고 그들의 눈에 띄는 일이었다. '잘해야 한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긴 했지만 그 힘으로 인해 늘어난 축구실력이 과연 준 프로격인 실업리그팀을 상대로 얼마나 통할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이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맹목적으로 그런 생각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악마의 계약을 이용해 나는 영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시합은 그것을 위한 첫걸음에 지나지 않았다. "이 자식. 실업리그팀하고 경기한다니까 긴장했냐? 저번주처럼만 해. 오늘은 괜찮지?" "아. 네.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늘은 후반전까지 펄펄 뛸 생각이예요." "그래. 자신감이 넘치는구나. 그래도 조심해라. 실업리그팀 선수들은 프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라 불릴정도의 실력이니까." 반갑게 자신을 반기는 재호아저씨와 대화를 나눈 현준은 크게 자신의 이름을 부른 지훈이 자신을 향해 패스를 하는 공을 받았다. 그냥 느낌 탓일까? 아니면 저번주 보다 더 많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기 때문일까? 굉장히 몸이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 정도면 긴장한 것 같지는 않네." 패스를 받은 공을 살짝 튕겨 올리며 무릎과 발등으로 트래핑을 하는 현준의 모습에 재호는 미소를 지었다. 흐트러짐이 없이 축구공을 트래핑하는 현준의 모습은 굉장히 여유로워 보였다. 연습시합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실업리그팀하고의 경기였기에 현준의 부담감을 풀어주려고 했던 재호는 다시 몸을 돌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헐! 강성일이다!" "강성일?" 지훈과 간단한 패스를 주고받던 현준은 지훈이 공을 보낼 생각을 하지 않고 어딘가를 뚫어지게 보고 있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꽤 커다란 키에 18 이라고 새겨진 형광색 조끼를 입은 선수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는 손을 팡팡 두드리며 몸을 풀고 있었다. "유명한 선수야?" 골키퍼라고는 신의손, 김병지, 이운재정도 밖에 모르는 현준이다. 악마의 힘을 얻기 전까지는 유럽리그를 제외하고는 축구에 관심이 없던 탓에 월드컵이라던가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가 아니라면 현준이 알고 있는 선수는 거의 없었다. "축구에 관심이 별로 없는 너는 잘 모르겠지만 한때 U-20 청소년대표에도 나왔었던 골키퍼야. 대전 시티즌하고도 3년 계약을 맺었던 프로선수라고." "호오..." "뭐 물론 3년 동안 딱 1 경기만 나섰지만...그래도 작년 네셔널선수권대회에서 4경기 전부 MVP 에 대회 최우수 MVP, 최우수 골리를 차지했다고." "......이 자식 은근히 마이너한 것 까지도 잘 알고 있는데?" 현준은 강성일 선수의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프로선수라고는 하지만 3년 동안 단 1 경기에 출장한 골키퍼다. 왠만한 사람은 저 선수가 누구인지로 모르겠지만, 지훈은 마치 팬이라도 되는 듯 주구장창 강성일 선수의 일대기를 읊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왼쪽과 오른쪽 미드필더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남영훈, 오른쪽 윙인 김병채등 현준에게 있어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하고 얼굴도 전혀 모르는 대전한수원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 마다 어김없이 지훈의 입에선 선수들의 위업이 흘러나왔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친선 경기인 만큼 경기 시작은 훈훈한 분위기였다. 심판은 대전한수원의 코치이자 선수인 서보원이라는 분이 맡기로 하셨다. "경기도 경기지만 친선을 다지는 경기인 만큼 부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네!" "네!" 서로 중앙선 근처에 모여서 악수를 하고 간단하게 소소한 대화를 나누던 선수들은 심판의 말에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후우..." 17번으로 새겨진 자신의 유니폼을 입은 현준은 왼쪽 윙 포지션에 있었다. 단 한번의 경기였지만 그때 보여준 현준의 뛰어난 드리블과 패스 실력에 거의 만장일치로 당첨된 것이다. 현준은 원래 오른발잡이다. 그러나 리리스가 재구성해놓은 현준은 신체는운동선수에게는 완벽에 가까운 신체였다. 그런탓에 오른발, 왼발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 어떤 발로 차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상승된 현준의 축구실력만큼의 정확한 센터링이 올라갈테니 말이다. "야! 17번 막아!! 센터링 못 올리게 해!" 현준이 공을 잡자 강성일이 재빠르게 소리를 지르며 수비를 조율했다. 강성일의 외침에 대전한수원의 왼쪽 윙백인 김정겸이 재빠르게 현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중앙수비수인 이승렬 역시 자신의 위치를 살피며 조기 축구회 공격수가 쉽사리 공을 받지 못하게 패스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아무리 연습시합이라고는 하지만 실업리그팀의 축구선수라는 자존심이 있었다. 취미로 하는 시합이라고 해도 골을 내줄 의향은 전혀 없었다. 두근! 자신의 발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하게 받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현준은 자신의 심장에 강하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 뛰어서 힘이 든다거나, 실업리그팀과 축구 경기를 한다는 압박감에 의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가볼까...?" 바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축구 실력. 그 실력이 어디까지 통하는지 보고 싶은 기대감 때문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신체는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최고의 신체가 아니던가? 월등하게 상승된 축구실력을 마음껏 펼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현준의 입가에 미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 작품 후기 ============================ 조성구 > 그러게요. 수백, 수천번을 써온 이름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현준 대신 진우가 써질때가 많아서 곤욕스럽네요. 레알레알 > 음음 그래야죠. 하앜 하얀군주 > 모든 계약은 조심해야 하죠 ㅋㅋ 한걸음한걸음 > ㅇㅇ. 그렇습니다. 반지나 목걸이도 못찬다고 알고 있습니다만...실제로 선수가 경기장에 입장할 때는 아무런 악세사리도 착용하지 못하나요? 새롭게 연재를 시작했는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 내용이나 이적상황같은것은 최대한 현실 내용을 반영하겠지만... 그래도 소설이니 약간의 허구정도는 있겠죠? 그정도는 양해를... 00015 뒤바뀐 일상 =========================================================================                            대전한수원의 왼쪽 윙백인 김정겸을 상대로 이번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현준의 드리블이 시작됐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의 실력. 이번, 이번 한 경기에 국한되기는 했지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들만 있다면 언제든지 현준은 필드위의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슈욱! '응?!' 현준의 공을 빼앗기 위해 압박을 하려던 정겸은 순간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현준의 모습에 순간 눈을 잠깐 감았다. 하지만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 크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는 순식간에 자신에게 가까워진 것이다. 마치 돌파를 하려는 것처럼. '아직 어려서 그런가? 한번도 못 본 얼굴이니 새로 조기축구회에 가입한 애인가 보네.' 체격은 운동을 한 듯 굉장히 좋아보였다.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려는 것을 보면 어디서나 축구쫌 했다고 들어본 듯 싶었다. 하지만 정겸 역시 순순히 돌파를 허용할 생각은 없었다. 비록 N 리그에서 뛰고 있긴 하지만 그 역시 실업리그에서 뛴다는 자존심이 있었다. 조기 축구회에 소속된 일반인에게 돌파를 허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현준은 정겸이 생각하는 그런 일반인이 아니다. '오른쪽? 왼쪽?' 슬금슬금 공을 굴리면서 들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정겸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그리며 공에 시선을 집중했다. 그리고 현준의 발목이 살짝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재빨리 발을 내뻗었다. '오른쪽이다!' 그리고 그때 정겸에게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오른쪽으로 공을 툭 굴리며 돌파를 한다고 생각했던 현준의 발목이 급격하게 꺾이는 것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서는 무게중심이 쏠린 자신의 다리 틈 사이로 살짝 공을 밀고는 재빠르게 몸을 날리고 있었다. "아!" 순간 돌파당했다는 생각에 어떻게라고 막을까 생각은 했지만, 이미 균형이 무너진터라 정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비록 N 리그인 대전한수원에서 뛰고 있지만 최근에는 대전 시티즌이나 제주 유나이티드와 같은 K 리그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선수가 정겸이었다. 비록 방심했다고는 하지만 아마추어에게 돌파를 허용했다는 생각에 정겸의 낮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17번 다가온다!!!" 살짝 흥분이 섞인 대전한수원의 골키퍼인 강성일의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붙박이 주전 윙백인 정겸이 저렇게 간단하게 뚫려버릴 줄은 예상치 못한 탓이었다. 그런 생각을 한 것은 강성일 뿐만이 아니었다. 중앙수비수인 이승렬이나 수비를 하기 위해 안쪽까지 깊숙하게 들어온 박정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통한다!' 비록 단 한명을 돌파한 것에 불과했지만 현준은 마치 월드컵에서 골이라도 넣은 마냥 희열감에 가득차 있었다. 조기 축구회선수가 아닌 실업리그선수에서도 악마의 기운으로 흡수한 자신의 실력이 통하는 것이 느껴졌다. 예전같았으면 전혀 불가능했던 움직임을 순식간에 해내면서도 가벼운 몸의 느낌에 현준은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엇!" 성일의 지시에 재빠르게 현준에게 달라붙은 정수는 순식간에 가까워지는 현준의 모습에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냥 조기 축구를 하는 아마추어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실력이 좋아보였다. 같은 팀의 주전 공격수인 영근형이나 수민형을 상대하는 것보다도 더욱 강렬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야 임마! 어디까지 들어올꺼야!" 뒤에서 들려오는 성일의 외침에 정수는 깜짝 놀라며 뒤를 바라보았다. 쉽게 발을 뻗지를 못해 그냥 드리블을 제한하며 시간을 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에까지 들어와 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정수가 살짝 고개를 그 틈을 타 현준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까지 자신은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실력을 상대방에게 각인시키는 것. 정교한 크로스도 면도날 같은 스루패스도 아니었다. 바로 상대방의 골문안에 골을 넣어버리는 것이다. 바로 옆에서 공을 빼앗으려는 태클이 들어왔지만 살짝 옆으로 빠진 현준은 바로 슈팅을 하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지훈이 말했던 강성일이라는 이름의 골키퍼가 각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튀어나오고 있었지만 현준이 생각하기엔 이미 늦은 판단이었다. 키이잉!!! 마치 자신을 제외하고는 주변의 시간이 멈춘 듯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것과는 별개로 예전에 보았던 붉은 색의 점이 빠른 속도로 골대의 안을 누비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팀 골키퍼의 다리 아래쪽을 통과하는 궤적이 그려지며 92 라는 숫자가 새겨졌다. 그것을 확인한 현준은 부드럽게 자신의 오른발을 휘둘렀다. 대전 한밭운동장의 주차장. 아반떼 승용차가 빠른 속도로 들어오더니 문이 열리고는 중년의 남자가 재빠른 속도로 차에서 내렸다. "벌써 30분은 지났겠는데? 보원이가 좀 잘해주고 있으려나. 애들도 다치지 말아야 할텐데." 대전 한수원의 수석코치인 어용국은 겨울바람을 막기 위한 코트를 재빨리 걸치고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가 이렇게 온 것은 오늘 한밭 조기 축구회하고의 연습시합을 보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평가하고 전술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용국의 생각대로 운동장에서는 경기가 한창이었다. 조금이라도 공을 앞으로 전진시키기 위해 연신 선수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어. 그래. 시합은 잘 되어가고 있지? 다친 녀석들도 없고?" "아...네." 코치인 어용국을 발견한 선수들이 몸을 일으켰다. 뭔가 떨떠름한 표정이 걸렸지만 그냥 추운날씨탓이라고 생각한 용국은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운동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훈아. 보드판하고 일지좀 가지고 와. 그리고 스코어는 3 대 1? 한골이나 먹혔네. 날씨 춥다고 좀 슬금슬금 하는 거 아니야?" 조기 축구회를 상대로 골을 허용했다는 것이 마음에 안드는 용국이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대전한수원의 막내 송지훈이 떨떠름하게 입을 열었다. "그...코치님." "뭔데? 야! 나도 커피 한잔." 옆에서 커피를 타고 있는 모습에 그쪽으로 시선을 돌린 어용국이다. 그리고 그런 용국의 귀에 굉장히 거북한 소리가 들려왔다. "저...저기...저희가 1점이고 상대팀이 3점인데요?" "뭐?" 지훈의 말에 용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스코어가 적혀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아까는 대충 봐서 몰랐지만 똑같은 대전이라는 이름 밑에는 조그마한 글씨로 한수원 과 조기축구회라고 써져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조기축구회쪽이 무려 2점이나 자신들을 리드하고 있었다. "하! 아무리 내가 안왔다고는 하지만 너무 설설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된거야? 조기축구회한테 3점이나 먹히다니? 성일이 녀석 이거 안되겠네." 코웃음을 내뱉으며 자리에 앉는 용국이다. 아무리 연습경기에 추운 겨울날씨탓에 살살 하라고 지시를 하기는 했지만 실업리그팀이 조기축구회한테 지고 있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취미로 축구를 하는 녀석들에게 돈을 받고 뛰는 놈이 못하는 것은 용국의 생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전반전이 끝나면 고참선수들을 비롯해 경기에 뛰고 있는 녀석들에게 쓴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용국은 갑자기 빨라지는 선수들의 고함소리와 조기축구회 선수들이 내지르는 환호성에 화를 참으며 경기장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경기장에는 17번의 등번호를 달고 있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연신 운동장을 휘젓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므읏 > 잠든 사이에라...생각도 못한건데 괜춘한데요? FallenAngelQ > 지적 감사합니다. 열심히 수정하도록 할께요... 폴리온, 타가 > 단 한경기에 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경기가 끝나면 현준은 다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 합니다. 아니면 그냥 신체능력이 월등하게 좋은 일반인에 불과하지요. 안그러면...나중에!! H 를 의무적으로 시킬 수 있는 이유가 생기지 않습니다!! 비축분같은거 없으므로 다시 고민을 하며 열심히 써서 올리도록 합죠. 잠을 자고 싶은데 야근이라... 00016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후욱...후욱..." 상대 선수의 숨결이 느껴졌다. 처음하고는 달리 30분 동안 무려 3번이나 골망을 가른 현준이다. 현준은 자신이 공을 잡아 긴장감이 가득한 시선으로 상대선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2명의 선수가 압박을 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개의치 않았다. 30분 동안 플레이를 하면서 현준도 느낀 것이 있었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의 실력은 이들은 가볍게 제칠 수 있을 정도로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말이다. '갈까...?' 상체를 살짝 숙이고는 앞으로 한걸음 내딛었다. 현준의 움직임에 2명의 선수들 역시 거리를 유지한 채 수비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어떻게 이들을 제칠지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불끈...! 장딴지에 힘이 잔뜩 들어가며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발적인 스피드! 리리스로 인해 재구성된 현준의 신체는 100미터를 10초 안에 끊을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했다. 만약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세계 육상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억?!" 현준을 마크하던 선수들은 어느새 자신들을 통과하며 지나치는 현준을 보며 기겁하며 고개를 돌렸다. 발을 내뻗을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없던 것처럼 바람과도 같은 스피드로 공과 함께 달려나가고 있는 현준의 뒷모습만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팀은...?' 2명의 선수가 뚫린탓에 현준의 앞은 무인지경이나 다름없었다. 스피드를 줄이지 않은 채 넓은 왼쪽 운동장을 드리블 하던 현준은 슬쩍 시선을 돌렸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보는 마냥 운동장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에 머리에 들어왔다. 빠른 스피드로 드리블을 하는 현준 때문에 조기 축구회 선수들은 대부분 하프라인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는 10번의 아저씨가 센터서클에서 상대팀의 수비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는 것을 제외하면 지훈만이 현준을 따라 달려오고 있었다. 웅성웅성 천천히 드리블의 속도를 줄이며 상황을 살피고 있던 현준의 귀에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대전한수원의 코치라도 되는 지 연신 앞으로 나와 소리를 지르는 중년의 아저씨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지훈이한테 골을 선물해볼까?" 대전한수원의 선수들이 들었으면 주먹으로 얼굴을 얻어맞았을지도 모르는 소리를 뻔뻔하게 중얼거린 현준은 천천히 센터서클 안으로 공을 밀고 들어갔다. 수비수의 시선을 자신에게 쏠리게 하기 위해서다. "승렬아!!" 성일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중앙수비수인 승렬은 점점 안쪽으로 들어오는 현준을 확인하고는 몸을 날리고 있었다. 벌써 3번이나 자신의 골망을 가른 녀석이었다. 아마추어인줄 알았는데 실력은 무슨 월드클래스 선수라도 되는 양 자신들을 농락하고 있는 녀석이다. 틈을 주면 분명 다시 골을 넣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승렬이 앞으로 달려나가면서 지훈을 마크하고 있던 수비수가 10번쪽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짧은 순간 노마크로 움직임이 자유로워진 지훈이었다. 짧은 틈이었지만 현준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김지훈!!!" 팡! 현준의 발을 떠나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린 축구공이 지훈의 발 바로 앞에 떨어졌다. 수비수가 점프를 하기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머리 위를 넘어가는 정교한 패스였다. 그리고 얼떨결에 공을 받은 지훈은 자신도 모르게 발을 내뻗었다. 철렁! 골키퍼인 강성일조차 현준에게 시선을 쏟고 있었기에 지훈의 슛을 막을 수 없었다. 벌써 4번이나 그물이 철렁이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현준은 당당하게 등을 돌리며 하프라인으로 걸어나갔다. "큭! 제길!" 골키퍼인 성일이 화가 난다는 듯 그라운드를 강하게 내리쳤다. 벌써 전반전에만 4골이다. 그것도 고작 조기축구회 팀에게 말이다. 같은 실업리그 선수들하고 경기를 했을 때도 이런 굴욕을 당해본적은 없었다. 성일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 역시 비참한 기분이었다. "야? 저 자식 대체 누구야?" 용국은 기겁해서 방금전 플레이를 펼친 17번의 등번호를 단 조기 축구회 선수를 보았다. 순식간이 자신의 팀이 골을 먹히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17번이 너무나도 완벽하게 찬스를 만들어 내었다. 절대 아마추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저...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희진이형이 그러는데 저번주에 조기 축구회에 들어온 애라던데요." "희진이? 한밭조기축구회 총무인 걔?" "네." "3골 전부 어떻게 먹혔어?" "그게...저 녀석이 전부 집어넣었는데요. 축구 좀 해봤는지 슛이 굉장히 정확하게 들어가더라고요. 성일이형도 눈뜨고 다 당했어요." 그렇게 용국이 말을 하는 와중에도 점수판은 어느새 4 : 1로 넘어가고, 공은 하프라인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다시 시합이 시작되었고 시합 내용을 바라보면서 용국은 심각한 얼굴로 경기를 바라보았다. 대체적으로 주도권은 자신들이 잡고 있기는 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조기 축구회라고는 하지만 그들도 호구가 아닌 이상 쉽사리 골을 내줄 일이 없었다.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기는 했지만 한번의 미스로 공을 커트당해 그 공이 17번에게 이어지면 어김없이 위협적인 장면이 터져나왔다. "저 자식 아마추어 치고는 실력이 좋은걸...? 어디서 뛰었었나?" "희진이형한테 물어봐서 어떤 애인지 한 번 알아볼까요?" 옆에 있던 막내 지훈이 코치인 용국의 혼잣말을 듣고는 몸을 일으켰다. "아니, 됐어. 용우 데리고 와." 왠만한 선수들의 얼굴을 이미 꿰고 있는 용국이다. 하지만 저런 선수는 전혀 본적이 없었다. K리그 유스팀에 있는 녀석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부분 유스 선수들 역시 얼굴정도는 알고 있었다. "부르셨어요?" "어. 그래. 너 지금 가서 승렬이하고 교체해라. 17번 한번 따라다녀봐." 용국의 말에 용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대전한수원에서는 붙잡이 주전 수비수다. 청구고, 경희대를 나와 한때 2001년에는 K 리그팀인 포항 스틸러스에서도 뛰었던 전적이 있었다. "임마. 승렬이랑 정겸이 계속 뚫리는 거 못봤어? K리그 선수 상대한다고 생각하며 막아봐." "네. 코치님." 곧바로 선수 교체가 이어졌다. 그리고 들어간 용우는 지시대로 현준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마치 경기를 포기한 선수라면 공이 없을 때도 말이다. 한 선수가 계속해서 현준을 따라다니자 조기 축구회의 선수들 역시 함부로 현준에게 공을 보낼 수가 없었다. 결국 자신들끼리 공을 천천히 돌리거나 어설프게 돌파를 하려다가 컷트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출렁! "아!!!" 전반적이 종료되기까지 5분도 안남은 상황이지만 대전 한수원의 만회골이 터졌다. 정웅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무너지는 수비라인을 지나쳐 골망을 가른것이다. 경기를 구경하고 있던 조기 축구회쪽에서 안타까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패스!! 패스요!!!" 새로 투입된 대전한수원의 선수를 달고 현준은 연신 요리조리 움직이고 있었다. 어떻게든 공만 받으면 무엇이든 보여줄 수 있었다. 40분이나 풀 스테미너로 경기를 뛰었고, 3골 1 어시스트라는 결과를 얻어냈지만 아직 현준은 만족하지 않았다. 숨이 조금 가빠오고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기는 했지만 몸 상태는 여전히 최상이었다. 그리고 밖으로 튕겨저 나간 공을 스로잉으로 받아 자기들끼리 패스를 돌리던 중 재호가 손을 번쩍 들고 공을 달라는 현준을 발견하고는 강하게 공을 위로 띄어 찼다. ============================ 작품 후기 ============================ 리얼난감곰탱이 > 좋은...야근이로군요...전 웁니다. BoomRap > 기대에 부흥할 수 있게 올렸습니다. 교대시간인 7시 반까지 4시간 남았네요. 할일도 그닥 없는데...슬금슬금 다음편도 써야겠군요. 00017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쉽게는 못 보내지.' 프로에서 뛰어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꽤 실력이 있어보이는 학생이었다. 주전과 후보를 넘나들고 있지만 승렬의 일대일마크 능력은 나름대로 수준급이었다. 정겸은 K 리그에서도 스카우트를 받고 있는 만큼 말할 필요도 없었다.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골이 먹힐 때마다 안타까운 고함을 지른 용우다. 굳이 수석코치인 용국의 말이 아니라도 대충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184cm 나 되는 커다란 체격을 지닌 용우의 압박이 시작됐다. 툭! 아직 공은 허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용우는 몸싸움을 걸기 시작했다. 노골적으로 손까지 사용할 정도로 거친 몸싸움이었다. 하지만 현준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단번에 나가떨어질 압박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단단한 근육이 용우의 몸을 가로막았고, 태산처럼 굳게 자리를 지켰다. '이자식!' 생각보다 놀라운 몸이다. 확실히 아마추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근육을 가질 수 있는 것은 프로선수뿐이다. 그리고 공이 떨어지자 둘 다 동시에 하늘로 뛰어올랐다. 몸싸움에서도 살짝 밀린 탓에 늦게 뛴 용우다. 더군다나 점프력에서도 밀렸다. 가볍게 현준이 헤딩으로 공을 아래쪽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한 용우는 재빠르게 발을 내뻗었다. 뒤에서 살짝 뻗는 만큼 저 녀석도 알아차리지 못할 터였다. 미리 현준이 공을 차지하기 전에 멀리 차내려는 생각이었다. 그런 용우의 모습에 현준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이미 용우의 생각은 읽고 있었다. 비록 보이지는 않았지만 감각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퉁! 현준이 공을 차내기 전에 먼저 공을 살짝 굴린 현준은 곧바로 몸을 360도 회전시키고는 다른 발로 공을 치고나가며 용우를 지나쳤다. 마르세유 룰렛! 프랑스의 축구 영웅인 지네딘 지단이 주로 애용했던 그 기술이 현준의 몸에서 발휘되었다. 대체로 크루이프 턴과 혼동하기는 하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몸을 360도 회전시켜 볼을 굴리는 기술. 제대로 된 연습을 하지 않은 사람이면 공이 멀리 굴러나가거나 몸의 발란스가 부족하면 공의 방향을 바꿔놓고 공을 따라가지 못하는 고난이도 기술이 바로 마르세유 룰렛이다. 하지만 현준이 사용한 마르세유 룰렛은 마치 완벽에 가까운 정도로 깨끗했다. 흡사 지네딘 지단의 영혼이 강림한 것처럼! "우와...!" 너무나도 깔끔하게 자신을 빠져나가는 현준의 모습에 용우는 따라갈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현준의 등번호인 17번 만을 바라보았다. 현준이 슬쩍 스치고 지나갔을 때 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저런 깔끔한 개인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마치 마르세유 룰렛의 정석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듯 공을 굴리는 방향과 균형감각 전부 완벽 그 자체였다. "아저씨!!!" 뒤에서 대전한수원의 선수가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앞으로 달려나가던 현준은 경기 내내 패널티 라인을 떠나지 않고 있는 조기 축구회 선수를 불렀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었지만 꽤나 겉늙어 보이는 것이 아저씨라고 불러도 상관없어 보였다. 뻐엉!!! 슛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낮게 깔리는 스루패스! 엄청난 속도에 대전한수원의 수비수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공이 지나쳤다. 하지만 반응을 하지 못한 것은 상대팀의 수비수들 뿐만이 아니었다. "하하하!! 현준아! 너무 세다!" "아..." 완벽한 타이밍에 찔러준 패스였지만 일반인인 10번 아저씨가 받기에는 굉장히 빠른 속도였다. 패널티 라인을 벗어나 밖으로 흘러나가는 축구공을 바라보며 현준은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자신이 이정도를 플레이할 정도의 실력을 지녔다니 그냥 웃음이 흘러나왔다. '대체 100%면...' 실업리그팀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자신의 플레이는 실업리그 선수들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났다. 농락이라고까지는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전반전만 하더라도 실업리그팀을 상대로 얻은 4골중 3골을 집어넣고 1골을 어시스트까지 했다. 그것도 무려 60% 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말이다. 완벽하게 10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 대체 어떤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도저히 상상도 되지 않았다. "너 이자식 약이라도 했냐? 오늘 완전 날아다닌다?" 전반적이 끝나자 잽싸게 현준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한 지훈이다. 아직 후반전이 남아있었지만 마치 시합을 승리로 끝낸 것 마냥 들떠 있었다. 다른 조기 축구회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연신 큰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 누가 실업리그팀을 상대로 자신들이 2골이나 리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가? 그들조차도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그리고 그 결과의 중심에는 17번 김현준이 있었다. "후와...어이! 희진아! 여기 우리 보배 현준이 음료수 좀 가져다 줘라! 임마. 지훈이 넌 어깨라도 좀 주물러." "하하하!!" 재호의 장난에 모두들 얼굴에 웃음을 띄었다. "야. 현준아. 공좀 살살 보내. 어우 너무 빨라서 도저히 발을 뻗을 수가 없더라. 나도 지훈이 처럼 바로 앞에 딱 공 못 보내주냐? 나도 실업팀 상대로 한번 골 좀 넣어보자. 마누라한테 자랑좀 하게." "하하하하..." 10번을 달고 있는 아저씨의 장난에 어색하게 뒷머리만 긁는 현준이다. 다행스럽게도 저번에 느껴졌던 고통은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도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 때문으로 보였다. "안녕하세요." "어?" 자리에 앉아있던 조기 축구회 선수들이 슬쩍 고개를 돌리고는 몸을 일으켰다. 츄리닝을 입은 중년남자가 자신들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밭 조기축구회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사람이라면 저 중년인의 얼굴은 다들 알고 있었다. 대전한수원의 수석코치인 어용국이었다. "어이구. 어용국 코치님도 오셨습니까?" 현준 역시 어용국의 등장에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굳이 일어날 필요는 없었지만 다들 일어나는 모습에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이거 연습시합을 하러 왔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깨지면 내년 실업리그에 한수원 꼴지 하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그래도 올해는 네셔널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않았습니까?" 구단 홈페이지도 없고 공식 서포터즈도 없긴 하지만 같은 한밭 종합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다는 때문에 대전 한수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밭 조기축구회 사람들이다. "그러나저러나..." 용국은 그렇게 말하고는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는 현준을 바라보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자네. 대학교 축구선수인가? 개인기도 그렇게 볼트래핑도 예사롭지 않던데...? 아까전의 스루패스도 굉장히 날카로웠고 말이야." "아뇨. 그냥 취미로 조기 축구회에서 뛰고 있습니다. 물론 기회가 주어진다면 프로축구선수가 되고 싶기는 하지만요." "흐음...그래? 이름이 어떻게 되지? 대학생인가?"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네. 충남대학교를 다니다가 휴학했습니다." "김현준이라..." 용국이 자신의 이름을 따라 중얼거리자 현준은 침을 꿀꺽 삼키며 그를 바라보았다. 대전 한수원의 수석코치. 감독은 아니지만 그래도 구단에서는 꽤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아마도 잘하면 적어도 입단테스트 정도는 받을지도 몰랐다. "이 녀석 완전 우리팀의 보배입니다. 보셨다시피 실력도 굉장하죠." 재호가 현준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런 재호의 말에 동의를 하듯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단 2경기밖에 치러보지 않았지만 현준의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다. "실업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을걸요?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전반전에 3골이나 쑤셔넣은 녀석이니 말이죠. 하하하!" "음. 나도 대충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네." "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용국의 말에 재호가 놀라서 그렇게 반문했다. 하지만 용국은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앞에 있는 현준을 위아래로 내려다보았다. 호리호리한 게 좀 비실해 보이기는 했지만 직접 몸싸움을 몇 번이나 걸어본 승렬이나 용우는 엄청나게 단단한 녀석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자네 왼발잡인가?" "아뇨. 오...오른발잡이인데요. 그런데 굳이 가리지 않아요." 현준은 용국의 눈치를 슬쩍 보며 말을 덧붙였다. '오른발잡이인데 왼쪽 윙포워드라...' 전반전에서 현준이 뛰었던 자리는 왼쪽 윙 포워드였다. 하지만 현준의 플레이는 오른발잡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왼발로 크로스나 슛을 날렸었다. 4 번째 골을 성공시킨 크로스 역시 왼발로 올렸었다. '괜찮겠는걸...?' 현재 대전한수원에 왼발을 잘 쓰는 인물은 풀백인 김정겸밖에 없었다.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2004년 시즌데뷔와 함께 도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크로스 정확도가 뛰어났지만 그 한계는 있었다. 그 탓에 현재 대전한수원은 정규리그를 8위로 마쳤다. 또한 새로운 시즌에서 필요한 3-4-3 전술을 사용할 때 필요한 왼쪽 윙포워드 역할을 맡을 선수를 구하고 있었다. '일단은 후반전까지 지켜볼까...' 용국은 결국 그렇게 생각하기로 결정을 내리고는 입을 열었다. "자네. 후반전에도 뛸 꺼지?" "아...네." "알았네. 테스트한다는 셈 치고 한번 잘해봐봐." 그리고는 몸을 돌려 사라지는 용국의 모습에 현준은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야! 임마! 김현준 너 대단하다! 이 새끼! 내가 조기 축구회 하자고 먼저 니가 말 꺼낼 때부터 알아봤어!" 아직 입단한 것도 아닌데 지훈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자신을 껴안는 지훈이 답답하기는 했지만 굳이 밀어내지는 않았다. 테스트 제의! 만약 잘한다면 실업리그에서 뛸 수 있을 지도 몰랐다. 그리고 실업리그를 거쳐서 K 리그로...K 리그를 거쳐서 해외리그에 나가겠다는 자신의 목표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허! 이제 우리 조기 축구회에서도 실업리그선수가 나오는 거야?" 비록 단 두 번밖에 보지는 않았지만 현준은 같이 공을 차고 게임을 플레이 했던 한밭 조기 축구회 사람이다. 다들 취미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인지라 배가 아플 이유도 없었다. 여기저기서 조기 축구회 형과 아저씨들의 탄성과 칭찬이 주위를 가득 메웠다. ============================ 작품 후기 ============================ 허억...지금도 죽을 것 같습니다. 졸려요. 새벽까지 기다리신 분들을 위해 또 한편 올립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00018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후반전은 거의 현준의 원맨쇼였다. 비록 3명의 선수나 현준을 압박하기는 했지만 현준을 막아내기엔 버거워보였다. 악마의 기운으로 일시적으로 상승된 축구 실력과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는 완벽한 조합을 이루고 있었다. 대전한수원측 역시 쉬는시간에 했던 말이 빈말은 아닌지 어디선가 비디오카메라까지 들고 와서 현준의 모습을 찍고 있었다. 최종적인 스코어는 6 : 5. 실업리그팀인 대전한수원이 아닌 한밭 조기 축구회의 승리였다. 전체적으로 수준차이가 많이 났기에 3명이나 되는 선수를 현준에게 붙여놓고서도 3골을 몰아친 대전한수원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그 3명이나 되는 선수를 상대하면서도 2번이나 골망을 가른 현준이다. 만약 10번을 달고 있던 조기 축구회의 아저씨나 지훈의 실력이 더 좋았더라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게 분명했다. 현준의 칼날과도 같은 완벽한 크로스를 허공이나 바깥으로 날려버린 기회가 대충 생각해도 다섯번은 충분히 넘었으니 말이다. "내 참...이렇게 한 선수한테 완벽하게 휘둘리는 것도 처음 보는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용국은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조기 축구회팀의 17번 선수를 바라보았다. 축구는 팀플레이였다. 아무리 혼자서 애를 써도 용을 써도 전체적으로 팀의 실력이 떨어지면 기회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상식을 깨는 선수가 눈앞에 보이고 있었다. 김현준. 후반전에 그가 용국에게 보여줬던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다. 어떻게든 공이 연결되기만 한다면 바로 위협적인 장면들이 터져나왔다. 아무리 실업리그팀이라고 해도 준프로급 선수다. 그런 선수들을 3명이나 달고서 2골이나 쑤셔넣다니. 직접 안 봤으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K 리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 아니면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면 가능할까? '글세...' 용국은 눈을 감았다. 저 정도의 포스는 누구나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왜 저런 선수가 프로축구팀에서 뛰지 않고 이 곳에서 조기 축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어디에 소속된 것도 아니라고 하니까." 확실한 것은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굉장히 탐나는 녀석이다. 용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파카를 걸쳤다. "야...야...저기 한수원팀 코치님 오신다." 파카를 걸친 채 운동장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용국의 모습에 현준의 옆에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던 지훈이 현준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어...? 어..." 굳이 지훈이 말하지 않아도 현준 역시 용국의 행동을 아까부터 힐끗힐끗 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경기였다. 5 골 1 어시스트. 아무리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이런 기록 어디서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다. 악마의 기운으로 상승된 축구실력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비록 100%가 아닌 60% 정도지만 현준은 만족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연 용국이 자신을 어떻게 봤느냐? 였다. '잘 될까...?' 현준이 인터넷에서 조사해본 봐로는 K 리그에서는 입단테스트를 하지 않았다. 경남 FC 가 창단될 때 창단멤버를 확보하기 위해 공개테스트를 딱 한 번 한게 전부다. 매해 K 리그 팀의 신입선수들은 대학선수들이나 N 리그 선수들을 스카우트했고, 2006년 말부터 드래프트제도에 의해 각팀에 선발되어 입단했다. 하지만 그 드래프트제도에 참여하려면 우선적으로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되어 있어야만 했다. 결국 선수 경험이 없이 바로 K 리그를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리 호나우두나 지단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경력이 없다면 K 리그 입단은 불가능했다. 'N 리그나 챌린저스 리그는 그래도 입단테스트를 하니까...' 세미프로리그인 N 리그는 입단테스트나 자유계약으로 선수들을 선별한다. 현준은 그것만을 믿고 있었다. 아무리 리리스와 계약을 맺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축구실력을 호나우두나 지단만큼 상승시켰다고 하더라도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말짱꽝이다. 이왕 소원이 그렇게 이루어졌으면 최대한 이 소원을 누리고 싶었다. "실력이 대단하던데? 정말로 어디 축구팀에서 뛰어본 경험이 없나?" "아...네. 그...그게 대학교 동아리에 불려가서 수비수로 몇 번 뛴 적은 있었는데요. 4번 정도요." "뭐...?" 용국은 쭈뼛쭈뼛한 모습으로 대답을 하는 현준을 보고 어처구니 없어서 그렇게 반문했다. 그래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혹시 연락처라도 줄 수 있나? 일단 선수영입부분은 감독님의 권한이라 말이지. 배종우 감독님과 상의를 해본 후에 결과를 알려주겠네. 혹시 실업리그팀이라 뛰고 싶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 "아닙니다. 꼭 뛰고 싶습니다." "좋아." 용국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품에서 수첩과 펜을 꺼냈다. 휴대폰에 직접 입력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기계를 조작하는 것은 이제 50줄에 다다르는 용국에게 있어서 쉬운 일이 아니다. "헤에...너 진짜 스카우트 되는거 아니야? 이 자식. 이래서 학교 그만둔다고 했었냐? 그나저나 너 이런 실력을 왜 숨기고 다녔냐?" 현준의 전화번호를 적고는 비디오테입을 들고 선수들과 함께 걸어가는 용국의 모습을 보던 지훈이 신기하다는 듯 현준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4 번이나 동아리 친선 경기에 나갔었던 현준이지만 단 한번도 이런 실력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그냥 가만 서 있으면 고마울 정도로 민폐수준에 가까운 실력이었다.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냥 그려려니 하며 넘어가는 지훈이다. '학교를 그만둔 건 전적으로 내가 한 것은 아니지만...게다가 난 원래부터 이런 실력이 아니었다고.' 학교를 휴학한 거는 리리스 탓이고, 축구실력이 급상승한 것은 악마의 기운때문이다라고 굳이 지훈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솔직하게 말한다하더라도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게 분명하다. "그래서 이제 축구선수라는 게 되는 건가?" "아직 확실하지는 않아요. 감독님 마음에 들어야 계약을 하죠." "흐응...몇 프로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는데?" "그게...60% 정도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 세계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시간을 살아온 리리스다. 60% 면 꽤 높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녀가 본 인간의 기준에서 60% 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발휘한 실력이면 축구선수라는 중에서도 엄청나게 월등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뛰어날 텐데...네 녀석이 들어갈 팀이 굉장히 잘하냐?" "아뇨. 그런 것은 아니예요." K 리그도 아닌 N 리그팀이다. 연신 인터넷 창을 클릭하며 고개를 흔드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흐응 이라는 묘한 소리를 내며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살짝 깨물었다. 어차피 자신이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자신의 권능이 담긴 시계를 주는 것만으로 이미 계약은 완료되었다. 나머지는 현준이라는 인간이 알아서 할 뿐이다. "어?! 체리 쥬빌레다!"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연신 인터넷창을 클릭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열고 닫히는 인터넷 창에 리리스가 본 것은 '체리 쥬빌레, 새로운 음반 발표.' , '컴백이 기다려지는 아이돌 1위 체리 쥬빌레.' 정도의 제목 뿐이다. "아이돌?" "그냥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가수예요. 노래도 부르고 연기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오고요. 특히 체리 쥬빌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아이돌이라고요." "호오..."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얼굴을 모니터에 가까이 가져다 대며 모니터 안의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리리스가 허리를 굽히면서 가슴이 깊게 패인 티셔츠의 틈 사이가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인간의 몸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본성은 악마인지 브래지어따위는 안하고 있었다. 간간히 이렇게 자신의 방에 나타난 탓에 그녀가 조금은 편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그녀가 마왕이라는 사실은 머릿속에 깊게 박혀 있었다. 행여나 자신의 알몸을 봤다고 화를 내면 꼼짝없이 자신을 죽일 지도 몰랐다. 봉긋한 가슴과 분홍빛의 유두를 흘낏 곁눈질로 살펴본 다른 기사를 보기 위해 리리스가 움직이자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 꽤 이쁘게들 생겼네." "아마...그렇죠?" "너도 이 아이돌의 팬인가?" "네. 체리 쥬빌레를 싫어하는 남자는 거의 없다고 해야하나...뭐 저 같은 경우는 모든 여자 아이돌은 다 좋아하긴 하지만..." "그럼 따먹어. 6명이나 되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엔 딱 좋겠네. 아이돌이라면 영혼도 꽤 강한 힘을 지니고 있을 테니까 이런걸보고 금상첨화라고 하는 건가?" "쿨럭!" 대수롭지 않은 리리스의 말에 순간 헛기침이 나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아이돌이다. 자신과 같은 일반인은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가 없는 그야말로 별 같은 존재다. 역시 평범한 인간과는 기준이 다른 악마라고 생각이 들었다. "못 먹겠어?"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저 같은 일반인은 만날 수도 없는 존재라고요." "한심하기는...그럼 이거라도 먹어." 현준이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리리스는 현준의 입에 차가운 체리 맛의 아이스크림을 집어넣었다. 현준도 잘 알고 있는 맛이다. 베스킨라빈스 31의 아이스크림의 종류중 하나인 체리 쥬빌레. 순간 이 악마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냐옹이 > 오오...첼시팬이셨군요. 솔직히 말하면 전 유벤투스 팬이긴 하지만...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있어서는 EPL 이 더 쉬워서...정확히 말하면 박지성과 이청용선수의 활약으로 EPL 이 꽤 인기라서 말이죠. 귀축왕 > Τγυζτ 님의 말대로 그런 장면은 에피소드로 넣을 생각입니다. 실제로 구상한 것은 경기마다 모든 기운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현준이 원하는 양을 흡수하게끔 에피소드로 삼으려고 했는데 뭐...매끄럽게 풀어나가볼게요. 오늘 쉬는날입니다. 코멘트가 많아질수록 연참은 길어진다고 전 말하지 않겠어요. 00019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서울에 위치한 배종우 감독의 자택. "골치아프군..." 대전한수원의 감독인 배종우의 앞에는 수 많은 자료들이 흐트러져 있었다. 아직 네셔널리그가 시작되기까지는 4개월이나 남았지만 지금부터 전력을 보강하고 전술을 짜야만 했다. 08 시즌 중반들어 짤막하게 적용시켰던 포백 전술로 은근히 짭짤한 재미를 봤었던 배종우 감독이다. 센터백들의 긴 롱패스로 시작하는 일명 뻥축구라고도 불리긴 했지만 그래도 골을 넣고 경기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상관없었다. 또한 대전한수원에는 프리킥이 날카로운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김정겸, 조주영과 같은 선수들이다. 특히 김정겸은 08 시즌 경기 MVP 도 여럿 차지했고 N 리그 베스트 11에도 뽑혔었다. "쩝...그래도 수비가 부족하니..." 돌아오지 않는 풀백. 김정겸의 별명이다. 하지만 그 만큼 공격에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아...골치아프군." 시즌 후기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시즌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티켓 싸움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주전들의 줄부상과 피로누적까지 겹치며 뒷심부족으로 놓칠 수 밖에 없었다. 그 탓에 올해는 꼭 4강 PO 까지 진출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규모 선수영입을 계획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시즌이 끝나고 무려 11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전력 보강을 해야만 했다. 현재 대전한수원은 포항 스틸러스, 경남 FC에서 뛰던 남영훈과 함께 장신수비수인 이승렬을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했다. 게다가 대전 시티즌에 있는 황병주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래도 대학리그쪽에서 괜찮은 애들이 좀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K리그에서 뛰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도 좋았지만 11명이나 되는 빈 공백을 전부 K 리그 선수들로 영입할 수는 없었다. 올해 대전한수원이 사용할 있는 이적자금은 0원. 그나마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연봉이 작년보다 조금 늘어난 것에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몸값이 좀 있는 K 리그 선수들보다는 K 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 경험을 쌓기 위해 N 리그를 노크하는 대학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해야 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배종우가 가장 눈에 띄게 보고 있는 선수는 경희대 출신의 임종욱이었다. 경희대 동기인 정성윤, 이호와 함께 15경기 2골 1도움을 올리며 2008 년 U 리그 경희대 우승에 일조한 선수였다. 그를 포함해 관동대 출신인 황덕종까지 영입을 해 이수민과 함께 스리톱을 세울 생각이었다. 똑똑 "감독님. 저 어용국입니다." "음? 들어오게." 예상치 못한 늦은 시간에 자신의 집을 찾아온 손님이었지만 용국은 팀의 수석코치인 만큼 같이 고민을 해결할 생각으로 종우를 방문을 열고 용국을 맞이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구장에서 연습시합이 있었겠군. 선수들의 컨디션은 괜찮나?" 종우는 하품을 하며 쇼파에 몸을 기대었다. 늦은 밤이라 피곤했던 탓이다. 그런 종우의 모습을 보며 용국은 파일을 하나 꺼내며 말했다. "네. 다들 괜찮아 보이지만 스트라이커인 유재용이나 오른쪽 윙 포워드인 조남현은 여전히 컨디션이 안 좋아 보입니다." "컨디션이 아니라 실력 부족이겠지. 내년엔 임종욱과 황덕종을 영입해 이수민과 스리톱을 세울 생각이네. 영근이도 있으니까 공격은 그걸로 어떻게든 꾸려나갈 수 있겠지." "아...!" 용국은 종우의 말을 듣다가 문득 자신의 품에서 한가지 비디오 테이프를 꺼냈다. 갑자기 용국이 비디오 테이프를 꺼내자 쇼파에서 눈을 감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던 종우 역시 의아한 눈빛으로 비디오 테이프를 바라보았다. "그게 뭔가?" "오늘 연습시합 경기장면입니다." "그래? 용케 그런것도 찍어왔군 그래." 연습시합이지만 그래도 선수들의 스케쥴은 파악해야 하는 만큼 상대팀이 한밭 조기 축구회라는 것은 종우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리그팀도 아닌 조기 축구회를 상대로 하는 연습경기는 그다지 전술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용국이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됐지?" "6 : 5 로 저희팀이 패배를 했습니다." "뭐...?" 용국의 말에 종우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용국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전술적인 지시가 없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아마추어. 그것도 대학교 축구팀도 아닌 조기 축구회였다. 그런 팀을 상대로 6 : 5로 지다니 선수들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11명이나 방출했는데 아직 위기의식이 없어. 아무리 세미프로 선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프로의식이 있어야 할 텐데..." "그것보다도 조기 축구회의 한 선수가 굉장한 활약을 보였습니다. 저희팀을 상대로 무려 5골이나 넣었습니다." "호오...?" "김현준이라고 충남대학교에 다니다가 학교를 휴학한 학생이더군요. 어느 팀에 소속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축구실력만큼은 대단하더군요.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사용하는데다가 시야 또한 굉장히 넓어보였습니다." "그런 녀석이 있어?" 한 선수에게 이런 과한 평가를 내리는 용국의 모습에 종우는 한번 그녀석의 플레이가 보고싶어졌다. 보아하니 비디오까지 들고 온 것을 보면 어지간히 마음에 들은 모양이었다. 어차피 임종욱과 황덕종을 점찍어 두고는 있었지만 괜찮은 선수를 봐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후반전에 있었던 경기 장면을 보고 있던 종우는 앉아있던 쇼파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런 녀석이...경력이 없다고?" "네. 확인해봤는데 중, 고등학교 축구팀에도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휴학중인 대학교 축구팀에서도 이런 학생은 없다고 하더군요." "허어..." 굉장히 빠른 발과 실업리그 선수들을 3명을 달고도 돌파를 시도할 정도로 개인기도 뛰어났다. 게다가 패스 또한 굉장히 정확했다. 물론 받는 선수들의 트래핑이 나빠 자주 뺏기기는 했지만 그것이 패스를 보낸 선수의 탓은 아니다. 슈팅도 굉장히 강력하고 날카로워 보였다. 더군다나 종우는 화면에 나오는 정확한 골 결정력이 마음에 들었다. 후반전동안 현준이 슈팅을 시도한 횟수는 3번. 그 중에 2번이 골로 성공된 것이다. 나머지 1번도 강성일의 완벽한 선방에 막힌 슈팅이었다. 경기장면이 계속해서 이어질수록 종우의 표정이 점점 환해졌다. "경희대 김광진 감독이 임종욱을 추천하길래 그 녀석을 써보려고 했는데...저런 녀석이 있을 줄이야. 조기 축구팀? 저런 실력을 가진 놈이 왜 저기서 있대?" "그건 저도 잘 모르겠는데 넌지시 물어보니 실업리그에서도 굉장히 뛰고 싶어 하더군요." "왼발 오른발 다 잘 쓴다고?" "네. 본인은 오른발잡이라곤 하지만 사용하는 것을 보면 왼발도 오른발 만큼이나 정확하더군요. 한 경기뿐이라지만 시험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자유계약이니 이적료도 들 필요도 없겠군. 내일 바로 연락해보게나." 종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책상위에 놓여 있던 하나의 서류를 찢어 쓰레기통에 넣었다. 저런 선수가 있다면 굳이 임종욱을 쓸 필요가 없었다. 홍덕종을 최전방에 놓고 왼쪽 윙 포워드로 쓸 생각인 이수민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김현준이라는 놈을 왼쪽 윙 포워드에 쓰면 될 터였다. 비록 아무 경력도 없고 무명이기는 했지만 워낙 선수들간의 이동이 빈번한 N 리그다. 만약 기대했던 만큼의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면 방출시키면 그만이다. "저런 녀석이 왼쪽을 활개치고 다니면 정겸이한테도 기회가 많이 오겠어." 미드필더진은 작년처럼 조주영을 축으로 해 김병채가 활발하게 움직이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남은 것은 수비진이었다. 김정겸의 크로스가 날카롭다고는 하지만 공격을 하러 나간 탓에 그 빈공간을 메우기 위해 수비진이 꽤나 애를 먹었었다. 저번 시즌에는 수비라인 전체가 부상에 시달리며 허술한 조직을 과시했었다. 그나마 간간히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향한 정웅이나 오른쪽 풀백인 남영훈정도만 제 몫을 해주었다고 볼 수 있었다. "으음..." 굉장히 마음에 드는 선수를 발견했지만 축구는 팀플레이였다. N 리그가 개막하기까지는 무려 4개월이나 남아있지만 1월 31일부터 토요일부터 대학교 축구팀과 친선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을 담금질할 생각이었다. 그전까지는 선수들의 영입을 마무리지을 생각이었기에 밤이 깊어질수록 종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Τγυζτ > 한번 타오를 때 하얗게 태워야죠. 『나옹이』 > 중계 시간은 예상하지 못했던 건데...으음...그렇군요. 원래 체리쥬빌레는 여자친구가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슈팅스타로 이름을 지을까 했는데...뭔가 아이돌 그룹 이름 치고는 좀 촌스러워서... 그리고 대항해시대VIII 는 진도를 좀 쉬엄쉬엄 빼고 있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이야기가 쉽게 술술 풀리지가 않아서요;;; 00020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하으윽!! 아아아!!!" 현준의 손길이 닿을 때 마다 지아는 마치 불에 달군 것처럼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굳이 아랫부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미 현준의 남성을 깊숙하게 받아들이며 야릇한 애액을 흘리고 있으니 말이다. "혀...현준아...아...아아....너...너무 좋아!!!" 몇 번의 움직임과 함께 지아의 등이 활처럼 휘며 현준의 남성이 빠져나온 음부에서 애액이 터지듯 분출되었다. 오르가즘에 도달한 탓이다. 그런 지아의 모습에 현준은 천천히 그녀의 연분홍색 유두를 살짝 입에 물었다. "아흑...! 흑...! 조...조금 쉬었다가...아아!!" "누나 전 아직 이예요." "아...아아..." 지아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은은한 쾌감이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다시 또다른 쾌감이 밀려오면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앉은 자세로 지아를 들어올리고 있었다. "아...으응..." 그리고서는 자신의 허벅지에 지아를 앉히고는 곧바로 강하게 남성을 밀어넣었다. "아...아아...!" 자신의 소중한 안쪽을 쿡 찌르며 깊숙하게 삽입되는 남성의 느낌에 지아는 살짝 눈이 풀린 표정으로 무의식적으로 현준의 목에 팔을 둘러 깍지를 켰다. 다리 또한 현준의 허리를 감싸하고 있었다. 벌써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체력이 남아있는 현준이다. 리리스가 재구성한 신체는 축구 뿐만이 아니라 이런 곳에서도 빛을 발해주고 있었다. 그 덕택에 죽어나가는 것은 지아였다. "아...아아!!! 혀...현준..아!" 천천히 지아의 허리를 잡고 피스톤을 운동을 시작하는 현준이다. 지아와 상체를 딱 맞닿은 상태로 허리는 계속해서 움직여졌고 한참 뒤에 현준이 지아의 안에 강하게 사정을 하는 것과 동시에 끈 떨어진 연처럼 힘이 빠져 침대에 풀석 누워버리는 지아였다. "50%라..." 격렬했던 섹스가 끝나자마자 자연스럽게 시계를 확인하는 현준이다. 마치 섹스가 서로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갈구하는 행위인지 아니면 단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행동에 불과한지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고 그러기 위해선 섹스를 해야만 했다. "조금은 아쉬운데..." 하지만 이미 기절한 듯 미동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 지아의 모습에 더 이상 그녀를 탐할 생각은 없었다. 확실히 지아 말고 새로운 여인을 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1명으로 자신이 필요한 악마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악마의 기운은 한 경기가 끝나면 다시 얻어야 했다. 보통 리그경기는 빠르면 4일, 늦어도 일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시합이 이뤄졌다. 만약 자신이 대전한수원에 입단할 수 있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지아누나를 불러야 할 텐데...' 쉽지는 않았다. 지아 역시 자신이 하는 일이 있기에 자신의 말에 언제든지 나올지 예측할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2번째 여인을 만들어야 겠군. 제길."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신의 잠바에 신경질적으로 시계를 쑤셔넣었다. 그리고 그때 핸드폰 소리가 모텔방을 가득 채웠다. "누구지...?" 모르는 번호였다. 하지만 앞자리가 02 라는 것으로 전화가 온 곳이 서울쪽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핸드폰을 받자 어디선가 들었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김현준 선수 전화가 맞습니까?" "아...네. 제가 김현준입니다." "어제 봤었던 대전 한수원 어용국일세." "아! 어용국 코치님." 현준은 재빨리 핸드폰을 고쳐 잡았다. 다른사람도 아닌 자신이 입단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N 리그 축구팀의 코치다. 이렇게나 빨리 전화가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현준은 기대감에 가득 차 용국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감독님께 자네의 이야기를 꺼내더니 꽤 흥미롭게 생각하시더군. 올해 우리 대전한수원은 K 리그에서 방출되는 선수와 대학리그 선수들을 영입할 예정이었네. 원래라면 자네가 아닌 경희대 출신 임종욱을 영입할 생각이었지. 근데 감독님이 자네를 보시더니 마음을 바꿨네. 한 경기뿐이지만 꽤 마음에 들어하시던데 말이야." "그렇다면...?" "아직 확실하게 구체적인 계약조건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N 리그 선수치고는 섭섭하지 않은 조건일 거야." 현준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어쨌거나 지금 용국이 하는 말은 입단제의나 다름없었다. 아니 이미 구체적인 계약조건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대전한수원팀에서 계약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 일단 계약서가 나오면 다시 연락을 주겠네. 아 그리고 자네 혹시 결혼했나?" "아...아뇨." 갑자기 뜬금없이 왠 결혼얘기인가? 그러나 대답을 한 현준은 이어지는 용국의 말에 머리가 망치로 얻어맞은 듯 정신이 확 들었다. "아 보통 N 리그 선수들 역시 세미프로인 선수들 만큼 합숙소에서 생활을 하지. 이름은 대전한수원이지만 숙소는 서울에 있지. 만약 결혼을 했다면 집에서 출퇴근을 해도 상관은 없네만...아니면 합숙소에서 생활해야 하네." "아!!!"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그냥 축구선수들은 집에서 출퇴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연습구장에서 연습을 하고 퇴근하고 그리고 시합날 전에 시합장소로 이동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다. '만약...하...합숙소에서 생활한다면?!' 프리미어리그 같은 유명한 팀도 아니고 한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N 리그 팀이다. 개인당 1인실을 줄 정도로 재정이 넉넉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만약 합숙소에 들어가게 된다면 현준은 죽은 목숨이었다. 연습과 합숙소를 오가는 생활에서 어떻게 리리스를 만나 그녀를 만족시키고 또 어떻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단 말인가? 식은 땀이 좌르르 흘러내렸다. 어떻게든 해야만 했다. 축구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사느냐 죽느냐가 걸린 문제다. "저...코...코치님." "응? 뭔가?" 아직 끊지 않았는지 용국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준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꼭 합숙소 생활을 해야 하나요?" "꼭 까지는 아닌데 그래도 합숙소 생활을 아는 게 원칙이긴 하지만...무슨 일이라도 있나?" 문득 설명을 하던 용국이 뭔가 의아한 낌새를 눈치 챘는지 현준에게 되물었다. "네. 그게...제가 부모님이 안 계셔서 혼자 살거든요." "부모님이...안계셔?" 현준의 말에 조금 놀랐는지 용국의 목소리가 살짝 무거워졌다. "네. 10살 쯤에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친척집에서 자라다가 3년전에 독립했고요." 덕분에 현준은 군 면제대상이다. 원래 고아도 군대는 가야한다. 하지만 만 13세 이전에 고아가 되는 경우에는 병역을 면제 받을 수 있었다. "그래...쩝...그렇다면 합숙소에서 지내는 게 더 낫지 않나?" "그런데 결혼한 사이는 아닌데...같이 사는 여자가 있어서..." "허...참...몇살이라고?" "스...스물 한 살입니다." 현준의 대답에 수화기 너머에서는 허, 참, 나 원 이라는 말만 계속해서 들려왔다. 자신이 생각해도 참 부끄러운 핑계였다. 같이 사는 여자라니? 결코 그런 여자는 없었다. 가끔 자신의 집에서 밤을 지새우고 가는 여자는 있어도 말이다. 그래도 목숨이 걸린 일이었다. 용국이 어떤 말을 하든 무슨 핑계를 대서도 합숙소에 들어가면 안됐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던 용국이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야 임마. 감독님에게 물어볼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대신 너 서울쪽으로 집 옮겨. 연습구장 거기에 있으니까. 나 바쁘니까 계약조건 결정나거든 다시 연락하마." 어느새 말이 짧아진 용국이다. 그리고는 현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뚝 끊어버렸다. 그리고 전화가 끊어진 것을 확인한 현준이 방이 울리도록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좋았어!!!" 때 아닌 환호성에 곤히 자고 있던 지아가 눈을 떴지만 영문을 알 리가 없었다. ============================ 작품 후기 ============================ 큰얼이 > 네 서울탐방 > 프리미어팀은 특별히 좋아하는 팀은 없는데 리버풀 엠블럼이 정말 맘데 들더군요. 첼시도요. 폴리온 > 열심히 꼼수를 만들어야죠. dragonmasterload > 오홍...울산미포나 창원시청 둘다 N 리그 에서는 강팀이죠. 우리나라도 승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옛날에는 실업리그도 굉장히 유행했었다던데...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에 대해 조사하다가 놀랐는데... 웃기게도 이 팀은 대전한밭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데 매일 다른 체육대회나 이벤트 혹은 대전 시티즌이나 환화 이글스에서도 연습을 하기 때문에 홈구장에서 쫓겨나 서울에 있는 연습 구장을 전전한다 하더군요. 그래서 대전한수원인데 숙소도 서울에 있어... 보통 K 리그나 N 리그 선수들은 합숙소를 이용하는데 결혼한 사람들은 집에서 출퇴근을 하게 해주는 등 예외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럼 다음 편은...감질맛나실테니 좀 길게 써서 올려드리지요. 00021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이 자식 진짜 축구선수가 되다니...눈으로 보고도 못 믿을 일이네."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지훈이 한 말이다. 생각해보라. 불과 2주전만 하더라도 학교에 다니고 있던 녀석이 비록 실업리그팀이지만 세미프로 축구선수가 되어버렸다. 이미 계약서까지 찍고 왔다니 이제 남은 것은 데뷔전뿐이다. "진짜 약이라도 쳐먹었나? 아니면 외계인한테 육체개조라도 받았냐? 진짜 신기하다." 약간은 놀리는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그래도 친구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현준은 우유팩을 따서 입안에 부으며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을 뜯었다. 워낙 급하게 일들을 처리하다보니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이것으로 배를 채우려는 것이다. "그나저나 서울쪽에 집은 구했냐? 무슨 대전에 있는 구장을 홈구장으로 하는 팀이 서울에 숙소가 있다냐? 홈경기 할 때도 왔다갔다 해야 하잖아?" 우리나라 실업리그가 인기가 없고 스폰서도 없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열악할 줄은 상상도 못한 지훈이다. "어. 다행히 집이 빨리 팔려서 돈은 전부 통장에 넣고 서울쪽에는 그냥 원룸으로 전셋집 구했어." "차라리 숙소에 들어가지? 넌 신입이니까 다른 선수들하고도 잘 지내야 될거 아냐." "다 이유가 있어서다."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배낭을 어깨에 둘러매었다. 이미 이삿짐은 택배로 보냈다. 어서 빨리 서울로 올라가 짐정리를 해야했다. "그래 종종 연락하고. 너 경기 나오게 되면 연락해. 내가 찾아서 보러 가마." "하하하! 그래. 알았어." 실업리그의 경기를 찾아보는 것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대전한수원은 홈구장인 한밭운동장이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한밭 야구장과 전력사용문제로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결정으로 인해 경기시각은 물론이고 경기장까지 자주 변경되었다. 구단 홈페이지도 없기 때문에 이로 말미암아 만약 대전한수원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에서 나오는 사보인 '수차와 원자로'를 통해 정보를 얻는 수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도서관에 가야지만 볼 수 있었다. "그럼 가본다." "그래! 너 꼭 성공해라! 나도 내 친구중에 프로축구 선수 있다고 자랑하자!" 응원을 하듯 소리를 지르는 지훈을 뒤로 한 채 현준을 손을 흔들고는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계약금은 없고 연봉은 1600 만원. 계약기간은 1년에 12만원의 출전수당과 3만원의 득점보너스가 있었다. K 리그 연습생이 1, 2천만원에 받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적은 돈이지만 웃기게도 대전한수원내에서는 8번째로 높은 연봉이다. 어차피 현준에게 연봉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대전한수원에서 뛰면서 K 리그 스카우터들의 눈에 띄는게 중요했다. 최대한 빨리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어 해외로 진출하고 싶었다. "으음..." 버스 좌석에 앉아있는 동안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진다. 고만고만한 축구선수가 될지 아니면 화려하게 비상하는 월드클래스급 선수가 될지 말이다. 하지만 리리스가 준 시계와 그녀가 재구성해준 자신의 신체가 있었다. 현준은 빠르게 지나가는 창밖으로 멍하니 바라보았다. "후우..." 서울에 구한 원룸에 도착해 현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짐정리다. 아무리 혼자라고는 하지만 무려 3년이나 살았었다. 가전제품과 생필용품이 없을 리가 없었다. "내가 다시는 이사하나 봐라." 겹겹이 쌓여 있는 박스를 풀며 이리저리 방안을 정리하던 아까를 떠올리며 현준은 치를 떨었다. 비록 축구 때문에 이렇게 집을 옮기기는 했지만 이사를 하는 경험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귀찮고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그 때 차가운 손가락이 현준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아!" "흐응...집이 바뀌었네?" 리리스였다. 현준의 이마를 쓰다듬던 그녀는 몸을 한 바퀴 돌려 주위를 바보았다. "달랑 이 방 하나?" "서울은 집 값이 비싸서요. 어쩔 수 없었어요. 더군다나 여기에 오래 있을 생각도 아니고요." 저번에 있던 집은 혼자 살기엔 조금 큰 집이다. 방도 2개 였고 거실도 따로 있었다. 하지만 이 방은 원룸이다. 미닫이 문을 열면 바로 부엌이 있었다. "좁아서 좋은데? 더 가까이 붙어 있을 수 있잖아. 안 그래? 붙어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섹스도 하게 될 테고 말이야." "......" 이 악마를 인간의 기준으로 생각한 게 잘못이다. 방이 좁아진 것을 탓하느냐 싶었더니만 오히려 좋아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바로 섹스 때문이었다. "아직 5일이나 남았는데...아! 혹시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뭔데?" 현준의 남성을 노리던 리리스가 고개를 쳐들었다. 왠지 그녀의 얼굴엔 짜증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혹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 부분적으로도 흡수가 가능한가요?" "부분적으로?" "네. 축구선수들도 훈련은 하는데 훈련도중에 악마의 기운을 약간 흡수하고 또 약간 흡수하고 그렇게요." "흐응..." 현준이 무슨 뜻으로 이야기 했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비록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축구실력이 뛰어나게 변했다고는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현준은 일반인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고 매번 훈련은 참가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란 불가능했다. 결국 돌려말하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어떻게 좀 해줬으면 하는 말이다. "가능하긴 한데 말이지. 네 녀석이 원할때마다 시계에 충전되어 있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게 말이야." "정말요? 어떻게요?" 현준이 재빨리 일어서 리리스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정말 급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그를 유혹하듯 자신의 혀를 살짝 핥더니 현준의 바지춤 사이로 차가운 그녀의 손을 쑥 집어넣었다. "내 권능으로 이루어진 만큼 마왕인 나 리리스의 허락이 있으면 가능하지. 대신 조건이 무엇인지는 알겠지?" "아..." 현준의 남성을 만지는 리리스의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럴때마다 현준의 남성도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노골적으로 리리스는 현준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두 이용해서 말이다. 더군다나 현준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리리스가 필요했다. 둘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졌고 곧바로 격렬한 행위가 이어졌다. 굳이 애무는 필요 없었다. 현준이 해주는 애무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도 현준의 남성을 자신의 입으로 애무하는 펠라치오나 격렬하게 자신에게 삽입하는 것을 더욱더 선호했다. "아흑!! 아아아...! 좀 더!!!" 마치 정기를 빨아먹 듯 현준의 남성을 놓지 않고 허리를 흔들어 대는 그녀 덕분에 현준은 무려 7번이나 사정을 하고서는 그녀의 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후우..." 환락가. 솔직히 환락가라는 말은 좀 저렴틱하게 느껴졌지만 현준이 걷고 있는 거리는 환락가였다. 늦은 밤에 현준이 이렇게 환락가를 걷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서울로 오게 된 바람에 첫 번째 여인인 지아하고 떨어진 탓이다. 그녀는 대전에 직장을 두고 있었기에 현준과 함께 서울로 올라올 수 없었다. 결국 대전으로 내려갈 일이 있을 때나 그녀를 이용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런 탓에 현준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여자를 찾기 위해 나온 것이다. "리리스가 좋은 곳 발견했다고 했었지..." 여자를 꼬시기 위해 나이트를 간다고 했더니 악마주제에 자신이 아는 곳이 있다고 하는 리리스다. 그러면서 뭔가를 하더니만 나이트보다는 클럽을 가라고 하면서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준 그녀다. "대충 아무곳이나 가려고 했지만..." 그래서 악마긴 해도 이제까지 리리스의 말을 듣고 손해를 본 적은 없었다. "...꽤나 시끄럽네." 클럽에 들어선 현준은 귀를 멍멍하게 할 정도의 엄청난 사운드에 인상을 찌푸렸다. 꽤나 물 좋은 클럽인지 앞에서는 검문을 하고 뺀찌도 놓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현준은 별다른 제지없이 바로 통과했다. 사방을 꽉꽉 메우고 있는 클러버들의 모습에 답답함까지 느껴질 정도다. 가슴까지만 가리는 튜브 드레스나 핫팬츠를 입은 무난한 클럽 의상을 입은 여자들부터 목과 어깨 일부를 노출한 티셔츠나 팔과 등 부분이 망사로 된 시스루룩까지 다양한 옷 스타일을 입은 여인들이 많이 존재했다. "대충 한명만 고르면 되니까..." 2 번째 여자는 서울에 있는 동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인간에게 사용이라는 단어를 붙인다는 게 우습기는 했지만, 그 단어를 제외하면 딱히 뭐라고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일단은 조금 살펴볼까..." 여자를 구해야 하기는 했지만 굳이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현준이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며 주위를 살피는 동안 2층 VIP 존에서는 두 여인이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아...힘들다. 그렇지? 수진언니." "그래도...힘내 혜나야. 언젠가는 우리도 뜨겠지." "그게 대체 언제인데..." 수진은 거칠게 술잔을 내려놓는 혜나를 다독였다. 하지만 그녀 역시 연예계의 쓴 맛을 본 지라, 앞으로도 자신들이 뜰지 안뜰지에 대해서는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리더인 수진 그리고 혜나, 연지로 이루어진 3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 레인보우 샤베트. 웃기게도 6인조 그룹인 체리 쥬빌레와 함께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여성 그룹으로 묶여서 화제를 끄는 데뷔를 했지만 체리 쥬빌레는 한류스타 방불케 하는 인기를 얻은 방법 자신들은 완전히 쫄딱 망해버렸다. 한때 '이현승 사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수 많은 인기가수들을 배출해낸 프로듀서인 이현승이 기획한 아이돌 그룹으로 초반 반짝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열풍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한민국과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까지 강타한 체리 쥬빌레에 밀려 어느새 인지도를 이렇게 잃어버리고는 완벽하게 망해버렸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팬클럽인 '새콤달콤'의 인원수가 200여명이 조금 넘는 것을 생각한다면 말 다한 셈이다. "흐읍..." "아!" 수진은 다시 술을 들이키는 혜나를 보며 그녀를 만류하려고 했지만 이미 술은 전부 그녀의 입 안으로 사라진 후 였다. 하기사 생각해보면 이렇게 술을 마셔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연습은 잠정적인 기간동안 중지되었고 그렇다고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올 일도 없었다. "하아...나도 모르겠다." 테이블에 얼굴을 기대며 술잔을 만지작거리는 혜나의 모습에 수진 또한 힘이 쭈욱 빠지는 것을 느끼며 술을 들이켰다. "하아...나 화장실좀 다녀올게." "알았어요. 언니." 계속 앉아 있다간 왠지 울어버릴 것 같았기에 수진은 화장이라고 고치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때마침 현준 역시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다. "어...?" 갑자기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남자의 그림자에 수진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돈이 좀 많나보네?' 대략 180이 조금 안되어 보였을까? 꽤나 준수하기는 했지만 이런 클럽에 들어올 정도로 외모가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이곳은 연예인들이 자주 오는 클럽이라 클러버의 물관리 때문에 뺀찌 또한 굉장히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은 마신 탓인지 묘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남자였다. 현준이었다. "음...실례지만 앞으로 좀 가고 싶은데요." "아...!" 현준의 말에 수진은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이 서 있었는지 알았다. 남자화장실로 가는 길을 자신이 막고 있었다. "죄...죄송해요!" 짤막한 한마디와 함께 수진은 부끄러움에 재빠르게 얼굴을 가리고는 혜나가 있던 자리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잠깐 그런 수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볼일을 보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SamGukZi > 외모가 뛰어나거나 영혼이 강한(연예인이나 배우등으로 설정)한 여자들과 하룻밤을 보내면 더 많은 기운을 흡수했다고 설정했습니다. 아슬아이 > 그...그게...그냥 엑스트라캐릭이라... Τγυζτ > 창원시청은 N 리그 2위입니다. 선두수성하다가 내려갔죠. ㅎㅎㅎ FallenAngelQ >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열심히 수정하도록 합죠. 00022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수진이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혜나의 모습은 없었다. 다만 그녀가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빈 잔만이 놓여 있었다. 마스터에게 물어봤지만 모른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받지도 않았다. "뭐...알아서 잘 하겠지." 어차피 숙소에 들어가도 신경 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매니저는 이미 다른 곳으로 빠진지 오래였고 연지 역시 아침에 오늘은 집에서 쉬겠다고 나갔었다. "나도 가야겠다." 클럽 분위기에 어울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혜나와 함께 클럽에 왔지만 혜나도 사라진 이상 별로 이곳에 계속 있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가던 수진은 불현듯 혼자서 술을 마시며 스테이지를 바라보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는 탄성을 터뜨렸다. 원래 수진이었다면 별로 신경쓰지도 않고 지나쳤을 터였다. 하지만 왠지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남자였다. 잘생긴 것도 그렇다고 스타일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알 수 없는 느낌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수진은 그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파헤치고 싶었다. "한잔 사주시겠어요?" 현준의 옆에 앉은 수진은 무심코 그렇게 대답했다가 슬쩍 현준의 눈치를 보았다. 혹시나 자신을 이상하게 본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한 것이다. "그러죠. 뭐. 아까 전에 뵜었죠?" "윽...아까는 정말 죄송했어요." "아...뭐. 힐난하는 것은 아니예요. 나름대로 재미있는 장면이었거든요." 현준을 그렇게 말하고는 잔을 들어올렸다. 현준이 술을 마시는 동안 수진은 힐끔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다른 남자들과는 풍기는 기운이 틀렸다. 이 남자는 마치 시끄러운 이 클럽의 공간에서 혼자 따로 동 떨어진 느낌이었다. "아. 전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그쪽은요?" "수진이예요." "수진...?"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수진은 슬그머니 기대감을 품고 그를 바라보았다. 혹시 우리를 알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다. "혹시 그...레인보우 샤베트 수진 닮았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아까전에 봤을 때도 뒷모습이 살짝 닮았다 싶었는데..." 그리고 현준의 입에서 흘러나온 대답은 수진을 기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방송출현도 거의 없고 이제는 거의 잊혀진 분위기라 자신들을 아는 팬도 없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약간 고민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단번에 자신의 정체를 알아맞혔다. "맞아요.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이예요." "헐..." 현준 역시 의외의 상황에 당황했다. 그냥 자신에게 접근하는 여인이 있어서 잠시 상대나 해줄겸 생각했던 그였다. 그런데 그녀가 아이돌 그룹인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라니? 비록 현재는 거의 묻혔다 싶을 정도로 인지도가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이돌은 아이돌이었다. "싸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면서 주머니와 품을 매만지더니만 펜과 종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현준은 슬그머니 품에 집어넣었던 손을 빼내고는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펜과 종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괜히 이런 장소에서까지 부담스럽게 느껴질까봐 일부로 싸인 안 받는 거예요." "쿡!" 그런 현준의 모습에 웃음이 터진 수진이다. 별거 아니지만 왠지 이 남자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점점 술이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말이죠..." 술이 들어간 탓에 쌓인 게 많았던지 수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대부분 연예인들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와 자신들이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현준은 그런 내용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하거나 맞장구를 쳤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는 현준의 모습에 수진은 처음 만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토해내었다. 그러면서도 현준에 대해서도 물어보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러면...축구 선수? 몸 좋나 보네?" "뭐...그냥 그렇지. 그래봤자 실업리그에서 뛰고 있으니까." "그래도 잘하면 K 리그 가는 거 아니야?" 언제부턴가 벌써 말을 놓은 두 남녀였다. 현준이 축구선수라는 말에 의외라는 듯 현준을 슬쩍 본 수진이다. 축구선수면 전부 우락부락한 근육에 터질듯한 허벅지를 가지고 있을 줄 알았지만 현준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준이 거짓말을 하는 것 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K 리그에 가는 것은 맞지만 쉬운 일은 아니지." "잘됐으면 좋겠다. 넌 우리처럼 망하지 말고." "왜? 너희들도 아직 안 망했어. 잠시 쉬어가는 것 뿐이야." "그래그래.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아..." 현준의 말에 고개를 술에 취한 듯 힘 없이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 수진이다. 그런 수진을 보던 현준은 다시금 술잔을 기울였다. 시간은 이미 자정이 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클럽 분위기는 후끈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마 새벽이 될 때까지 클러버들은 이런 분위기를 즐기다 갈 것이다. "그래도 축구선수면 나중에 국가대표도 그러는 거 맞지? 박지성선수처럼 말이야." "아마도...?" "남아공 월드컵에 나올 수 있는거야?" 축구선수라고 전부 국가대표고 남아공 월드컵에 나오는 줄 아는 모양이다. 조금은 순수해 보이는 질문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수백, 수천명이나 되는 축구선수중 국가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예비엔트리가 고작 30 명이다. 낙타가 바늘을 통과하는 것 보다도 희박한 확률이다. 거기에 국가대표로 뽑혀 주전으로 평가전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아니. 그건 힘들 것 같은데? 실력이 부족해서 말이야." "아쉽다...남아공 월드컵에 가서 니가 인기좀 끌면 스캔들이나 좀 내보려고 했는데." 아이돌답지 않은 말이었지만 수진의 상황으로는 노이즈 스캔들이라도 내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을거라는 생각에 현준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2014년에 있는 브라질 월드컵에는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그래그래..." 나름 진심을 담아서 한 말이지만 수진은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는지 성의없이 고개를 끄덕끄덕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3병이나 되는 빈병이 놓여 있었다. 그렇게 잠시 수진을 바라보고 있던 현준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이만 나가려고 하는데 넌 어떻게 할래?" "나가려고...? 나도 갈게." 현준의 말을 듣고 수진이 몸을 일으켰지만 취한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질 듯 비틀거렸고, 결국 현준은 그녀를 부축하며 클럽 밖으로 나와야 했다. '어떻게 하지...?' 자신의 가는대로 따라오고 있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의 마음속에 검은색의 욕망이 피어올랐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 비록 망한 아이돌그룹이기는 했지만 아이돌은 아이돌이다. 더군다나 리리스 만큼은 아니지만 그녀의 외모는 꽤나 예뻤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이 미인이라는 것은 현준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동의할 것이다. 한마디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데 있어서 딱 좋은 여인이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었다. '만약 이번 한번 뿐이라면 난감한데...' 단순히 원나잇으로 끝난다면 단지 현준은 아이돌과 잠자리를 가졌다는 추억만 가질 수 있었다. 남아있는 14 명중 1명의 카운트를 날려버리고 말이다. "으음..." 자신의 팔을 꽉 붙잡는 수진의 모습에 결국 현준은 그녀와 밤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카운트는 아쉬웠지만 아이돌과 섹스를 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두 번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았다. 굳이 자신이 모텔로 향한다고 말해줄 필요는 없었다. 수진은 현재 현준이 가는대로 따라오고 있었을 뿐이다. ============================ 작품 후기 ============================ 아슬아이 > 15명 전부 엑스트라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그중에는 히로인격의 캐릭터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계속 소설을 써나가면서 보여드릴께요. 퀸러브 > 진우는...습관적으로...다 고쳤습니다. FallenAngelQ > 열심히 수정했습니다. 00023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으으으..." 무언가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듯 묵직한 느낌에 수진은 답답한 듯 신음을 내뱉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가슴팍과 허벅지를 내리누르는 느낌에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는 눈을 떴다. 자신을 내리누르고 있는 사람은 바로 현준이었다. 어느새 옷을 다 벗겼는지 수진은 알몸으로 현준의 손에 농락당하고 있었다. "뭐...뭐야?! 으읍!!!" 수진이 자신의 상황을 눈치 채고 화를 내려고 하자 틈을 주지 않고 현준은 재빨리 그녀의 붉은색 입술을 덮쳤다. 그리고는 미끈거리는 그녀의 입 안으로 자신의 혀를 쑥 집어넣어 서서히 간지럽혔다. "우읍...음..." 혀로 그림을 그리듯 부드럽게 자신의 입안을 애무하는 느낌에 수진은 잠깐이나마 살짝 정신을 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허벅지에 닿는 현준의 손길에 그냥 순순히 오늘밤을 즐기기로 결정내렸다. 술기운 탓도 있었지만 어차피 한번 대준다고 닳는 것도 아니었다. 더러운 연예계의 생활에서 접대로 대주는 것보다는 그래도 마음이 맞는 남자와 시간을 보내는 게 훨씬 나았다. 게다가 현준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괜찮은 남자였다. 그렇게까지 생각이 들자 조금씩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는 수진이다. "하아..." 떨어진 입술사이로 야릇한 침이 가느다란 줄을 이루더니 톡 하고 끊어졌다. "가슴...가슴 빨아줘." 행여나 수진이 반항할까봐 재빠르게 입을 막고 그녀의 몸짓을 지켜보고 있었던 현준이다. 혹시나 완강하게 반항을 하면 그냥 물러설 생각이었다. 반항하는 여자를 억지로 안아서 카운트를 날릴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예상외의 반응이었다. 그렇다고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현준은 최대한 즐길 생각이었다. "하으응...아..." 수진의 요구대로 현준은 그녀의 유두를 조금씩 핥고 빨았다. 그러면서도 살짝살짝 약하게 깨물어 자극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부드럽다가도 강하게 가슴을 움켜쥐며 주무르는 현준의 모습에 수진 역시 조금씩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오늘밤은 즐기기로 생각한 게 몸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 수진은 자신의 허벅지에 단단한 무언가가 쿡쿡 찌르는 게 느껴졌다. 안봐도 알 수 있었다. 흥분한 남자의 그 것이라고 말이다. "흐응...응..." 수진을 흥분시킬 요량인지 현준은 수진의 가슴을 애무하면서도 자신의 남성을 수진의 허벅지사이에 비비적거렸다. 그렇게 애무를 받던 수진은 몸을 일으키고는 현준을 눕히며 조금씩 현준의 목덜미를 혀로 핥으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으음..." 조그마한 현준의 젖꼭지를 입 안에 살짝 굴리던 수진은 머리칼을 살짝 정리하고는 현준의 남성을 매만졌다. 단단한 위용을 뽐내는 남성이 손에 잡히자 수진은 조금은 놀란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이 봤었던 남자들에 비해선 굉장히 우람하고 단단했다. 더군다나 조금씩 현준의 남성을 위아래로 흔들때마다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수진이다. '남자에 굶주렸나...?' 술에 취한 탓인지 너무나도 현준의 남성이 가지고 싶었다. 자신의 앞에서 껄떡거리는 현준의 남성을 빨리 머금고 싶었다. 그것이 현준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때문이라는 것을 수진도 그리고 현준도 알지 못했다. "읏...음..." 남성 앞부분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말캉한 감촉에 현준은 살짝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른 여자도 아닌 아이돌이 자신의 남성을 빨고 있다니 묘한 쾌감이 더욱더 현준을 흥분시키고 있었다. '꽤 잘하네...' 점점 더 깊숙하게 들어오더니 어느새 자신의 남성을 빨고 핥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의 손이 절로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수진은 살짝 현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더니 현준의 남성을 볼이 패일 정도로 쪽 소리가 날 정도로 빨더니 침대에 누으며 말했다. "빨리..." "응." 수진의 말에 현준은 자신의 남성을 잡고는 그녀의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단단한 현준의 남성이 수진의 안으로 진입해 들어갔고 현준은 꽈악 조였다가 살짝 풀어주는 수진의 음부에 무의식적으로 신음성을 터뜨렸다. 미끈거리는 그녀의 안을 느끼던 현준이 수진의 가슴을 움켜쥐고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흣...아...응...흣!!!" 궁합이 좋다고 해야 하나? 현준이 움직일때마다 수진은 미칠 지경이었다. 의도한건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그러는건지 삽입할때마다 자신의 약점을 쿡쿡 찌르며 자극하고 있었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져가고 있었다. "하아...아아...조...조금 천천히..." 삽입한지 1분이 조금 넘은거 같은데 벌써 절정이 머리끝까지 치고 올라왔다. 수진은 신음성을 흘리면서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는 유두를 살짝살짝 매만졌다. 이러지 않고서는 도저히 미칠 것 같았다. "아아...아아아...!" 이미 수진의 눈은 살짝 풀려 있었다. 입 또한 벌려진 채로 뜨거운 입김을 포함한 신음성만을 내고 있을 뿐이었다. 여타 다른 여인들과 마찬가지로 수진 또한 삽입을 시작한지 얼마 안있어 절정에 오를 기미가 보이자 현준은 재빨리 자신의 남성을 빼내고는 자세를 바꿨다. "흡...! 으아아...!!" 얼굴과 상체를 침대에 기대게 한 채 엉덩이를 들어올린 자세. 현준의 남성이 들어오자 수진은 등줄기가 찌릿하는 느낌에 도저히 신음성을 참을 수가 없었다. 거의 오르가즘 언저리까지 단번에 도달한 것이다. "아...아아!! 아흑!!!" 수진은 여자를 개처럼 대하는 것만 같은 후배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이 자세가 묘하게 그녀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약간의 수치심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현준과 몸을 섞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는 섹스라는 행위 자체를 즐기고 싶었다. 처벅...처벅... "하윽! 아! 아아아!!!" 무릎을 오므린 채 안으로 깊숙하게 삽입을 하는 현준의 행위에 수진은 정신이 빠질 것 같았다. 아까부터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는 그녀다. 깊숙하게 현준의 남성이 들어올 때마다 침대시트에 물총을 쏜 것과 같은 그림이 그려졌다. "하아...하아...하아..." 뒤로 절정을 느껴 베개에 얼굴을 감싸고는 한참 숨을 들이쉬던 수진이 이번에는 누워 있는 현준의 몸 위로 올라갔다. 단 두 번뿐이지만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정도의 절정에 올랐다. 그리고 이런 쾌감을 조금 더 즐기고 싶은 수진이다. 그렇게 수진과 한참동안 관계를 맺은 현준은 지친 듯 널부러져 있는 수진의 입술이 살짝 입을 맞추고는 그녀의 목 뒤로 자신의 손을 집어넣었다. 팔배게를 해줄 생각이었다. "으응..." 수진 또한 싫지는 않았는지 현준의 품에 얼굴을 부비며 안겨왔고 그렇게 둘다 잠이 들었다. 현준이 잠에서 깬 것은 점심때가 훌쩍 지나서 였다. 어젯밤의 섹스에 피곤했는지 현준이 잠에서 일어날 때도 수진은 옆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아이돌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왠지 그녀가 정말로 마음에 드는 현준이었다. 여타 다른 여자들에 비해 속궁합이 좀 더 잘 맞는 이유도 있었다. 그만큼 어젯밤의 정사는 현준에게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아...!" 그녀의 얼굴을 계속해서 바라보던 현준은 문득 시계 생각에 몸을 일으켜서 주머니에 놓여 있는 시계를 꺼냈다. "역시..." 연예인인데다가 외모까지 아름다운 수진이다. 그 탓인지 현재 시계는 왼쪽 원에 위치한 바늘은 100%에 조금 안 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략적으로 80, 90% 정도로 보였다. 첫 번째 여인인 지아처럼 막무가내로 계속해서 섹스를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서로 즐길 만큼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이정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다면 조금 무리한다면 100%를 채울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녀가 굉장히 탐이 났지만 그래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일단 언제든지 내가 부르면 달려와야 할 텐데..." 비록 쫄딱 망하고 아무런 스케쥴도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돌은 아이돌이다. 언제 뜰지 몰랐고 언제 스케쥴이 잡힐지 몰랐다. 그것 말고도 문제는 더 있었다. 과연 수진이 오늘 이후로 자신을 만날까 하는 생각이었다. 단지 수진이 자신을 가볍게 원나잇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오늘 이후에 그녀와 연락할 방도는 없다고 봐야 했다. "조금 아쉽기는 한걸..." 지아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악마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여자였기에 현준의 아쉬움은 더했다. 그래도 아이돌과 섹스를 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 현준이다. 그러면서도 이왕 앞으로 만나지 못할 거면 아직 100%가 되지 못한 악마의 시계를 채우고 싶었다. "음...!" 자고 있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키스에 당황한건지, 눈을 크게 부릅뜬 수진은 상대방이 현준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눈을 살짝 감으며 손을 부드럽게 현준의 뒷목에 감았다. "츄릅...하아...음...뭐야...아침부터..." 하지만 굳이 현준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수진은 현준이 무슨 행위를 할 건지 눈치채고 있었다. 키스를 하면서 가볍게 가슴을 움켜쥐다가 음부쪽을 더듬고 있는 남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모를 여자는 없었다. "하아...으응!!" 현준의 손가락이 자유롭게 수진의 음부를 훑기 시작했고, 살짝살짝 클리토리스를 건드릴때마다 높은 톤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둘은 아침부터 뜨겁게 살을 태우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뭐지...어제 예약으로 올려놨는데... 왜 글이 짤려서 올라갔지...? 시껍했네... 00024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크리스마스 이브. 우리나라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남의 탄생일인데 서울의 거리는 굉장히 들떠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 국교가 기독교가 아닐 정도로 말이다. 사방에서는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캐롤이 울려퍼졌고, 십자가와 트리에는 장식용 조명이 잔뜩 달려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이게 다 어렷을 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준다고 해서 그런거지." 정말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머리를 잘 쓴 것 같다. 그 탓에 석가탄신일이나 한글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현준은 동네의 작은 병원에 갔다가 오는 길이다. 그의 손에는 얇은 진단서가 들려 있었다. "악마의 계약이 아니었으면 축구선수는 꿈도 못 꿨지 뭐." 제대로 축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솔직히 말하면 이제 3주일이 조금 넘었다. 중학교때 부터 공을 차온 선수들하고 자신은 출발선 자체가 달랐다. 하지만 그 출발선을 같게 아니 월등히 결승점 앞으로 만들어준 게 바로 리리스와 맺은 악마의 계약이다. 더군다나 대한축구협회에도 선수등록이 되어 있지 않았기에 일단 테스트를 받기 전에 선수협회에 등록을 하라는 어용국 코치의 말에 제출 서류인 간염 및 결핵검사 결과를 포함한 채용신체 검사서를 받은 것이다. "그래도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하시니 다행이네." 현준은 그렇게 혼자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원룸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어용국 코치의 강력한 추천과 현준의 경기장면이 찍혀 있는 비디오까지 보고 계약서를 맺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의구심이 들었나 보다. 결국 서울에 집을 옮기고 구단 숙소가 있는 곳에 갔을 때 간단하게 테스트를 받았던 현준이다. 물론 다행스럽게 시계에는 기운이 흡수되어 있었기에 무난하게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수진이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했어.' 아이돌 그룹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 수진. 클럽에 만난 짧은 인연에 불과한 그녀였다. 하지만 용케 현준은 아직까지 수진과 연락을 하고 있었다. 비록 아이돌이긴 했지만 특별한 스케쥴도 없었고 연습하다가 힘이 들면 가끔씩 술이라도 한잔 하자는 수진의 말에 냉큼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아온 현준이다. 어차피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생각도 있었기에 거절할 생각 따위는 전혀 없었다. "일단 수진이한테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기는 했는데..."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일단 새롭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를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준은 내일부터 구단 연습에 참가해야만 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악마의 기운은 약간이나마 모아둔 것도 있었고 행여나 안되면 수진을 만나거나 다시 클럽이나 가서 여자나 꼬시자는 생각을 한 현준은 얇은 봉투를 품에 끌어안으며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대전한수원, 홍덕종(24)을 비롯해 젊은 피 대거수혈로 팀 리빌딩. 내셔널리그 김민규 기자∣2009.01.04(일) 오후 12:34 2008 내셔널리그 선수권 대회의 우승팀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이하 대전한수원)이 팀 리빌딩을 감행했다. 2008 시즌에 조용한 돌풍을 일으켰지만 주전들의 줄부상을 비롯해 수비진 난조로 결국 막판 시즌까지 치열하게 접전을 펼쳤던 4강 PO 티켓을 놓쳤던 대전이다. 하지만 비록 작년 4강 PO 티켓은 놓쳤지만 수준급의 기대주 영입을 통해 내년 시즌 다시 4강 PO 를 향해 다시 뛴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대전은 무려 11명(자유계약공시 10명, 드래프트 1명)이나 되는 선수를 내보내고 10명이나 되는 선수를 영입했다. 특히 그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인물은 관동대 출신 홍덕종(24)이다. 대전한수원은 홍덕종 이외에도 상지대에서 박정수를, 초당대 김영남, 배재대 조재진, 국제대 송지훈, 한남대 정희진등을 영입했다. 홍덕종은 185cm 의 큰 키에 2008년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5경기 3골 1도움)에서 우수선수상을 받은 공격수다. 또한 2008년 덴소컵 대학선발로 발탁되었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미래가 창창한 유망주다. 그와 같이 대전에 입단하는 상지대 출신 박정수(22)도 호치민컵 대학선발로 뽑히며 잠재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K 리그에서 네셔널리그로 몸을 옮긴 선수도 있었다. 바로 남영훈(전 경남 FC), 이승렬(전 포항스틸러스), 황병주(전 대전시티즌)이 그 주인공들이다. 남영훈은 광주상무 - 포항스틸러스 - 경남FC 등지에서 65경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주로 오른쪽 윙백을 뛰며 스피드와 돌파가 위력적이다. 남영훈은 대전의 자랑거리인 '왼발의 스폐셜리스트' 김정겸과 함께 대전의 좌우펀치로 벌써부터 내년을 기대하고 있게 만드는 인물이다. 장신수비수인 이승렬은 K 리그에서는 1경기 출전에 그치며 주로 2군무대에서 활동했지만 188cm 큰 키에 제공권장악에 능하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겸임할 수 있어서 작년 난조로 인해 고생했던 대전의 수비진에 큰 힘이 되어줄 전망이다. 드래프트를 통해 K 리그에 입단했던 황병주도 한동네 팀 대전으로 몸을 옮겼다. 숭실대 시절 전국대학선수권대회에서 MVP 를 받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K 리그 무대인 대전시티즌에서는 12경기 출전 1골에 그치며 주전도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잠시 뒤로 물러서는 마음가짐으로 대전한수원에 입단해 발돋움을 하려고 하고 있다. 프로와 대학에서 유수의 선수들에게 손을 뻗은 대전은 내셔널리그의 주전선수들에게로 손을 뻗쳤다. 천안시청의 수비수인 김기중과 고양국민은행의 미드필더 김동민까지 영입한 것이다. 또한 대전은 자유계약선수로 22세 김현준을 영입했다. "현준아! 너 기사 떴다!!" 신문을 들고 소리를 지르는 대전한수원의 간판스타 김정겸의 모습에 현준은 기가 막혀서 그를 쳐다보았다. 저 신문은 자신도 읽어봤다. 뒤에 꼴랑 한 줄. 별로 대단하게 프리미어리그에 선수들이 입단할 때처럼 단독기사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막상 신문 기사를 보고나니 뭔가 허탈한 것은 사실이다. "에라이. 그래도 나중에 시합 잘 뛰어서 K 리그 가고 태극마크도 달고 해외리그도 진출하고 그래야지." "실망한 거 아닙니다." "에이 고작 이런 기사 가지고 마음쓰지 말란 말이야."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데..." 현준의 말은 전혀 들을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비록 숙소에서 생활하지는 않더라도 새로 입단해 구단 연습에 같이 참가하고 있는 현준이다. 더군다나 현준의 실력은 한밭 조기 축구회와의 연습시합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대전한수원의 선수들이다. 처음 실업리그팀에 입단한 대학리그 출신 홍덕종이나 박정수, 김영남등은 현준의 실력을 잘 몰랐기에 축구 이력 한줄도 없는 현준을 꺼려한 모습이 없잖아 있었지만 고참인 강성일이나 붙박이 주전 김정겸이 현준에게 친근하게 대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너 31일날 친선 경기 있는 거 아냐?" "한밭 조기 축구회랑요?" 축구화 끈을 동여매여 현준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리리스가 말했던 대로 이제 어느정도 흡수한 악마의 능력을 조절해가면서 사용할 수 있는 현준이다. 또한 그저께 수진을 만나 그녀와의 섹스를 통해 100%는 아니더라도 74% 까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놓았다. "이 자식은 대체 아는 게 뭐야?" "골 넣는 법?" 자신이 말하고도 웃긴지 현준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는 듯 현준을 바라보는 정겸이다.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다.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사람이 완전히 달라지는 유전자를 지닌 선수들이 있다는 것은 우스갯소리나 만화책으로만 보아왔다. 하지만 앞에서 혼자 실실 웃고 있는 놈도 비슷한 부류라는 것은 직접 몸으로 느껴보아 알고 있었다. 연습때는 조금 허술하기는 하지만 시합만 벌어졌다하면 현준은 180도 달라졌다. "그건 리그전 벌어지기 전에 몸풀기용으로 시합을 한 거고. 31일날 한성대학교랑 친선경기가 있다. 2월 8일에는 관동대 13일에는 안양공고 15일에는 숭실대 17에는 배재대하고의 경기가 있지." "빡빡하네요..." 진심이다. 아무리 친선경기라고는 하지만 31일부터 17일. 20일도 채 안되는 시간동안 무려 5경기를 뛰는 것이다. 더군다나 안양공고하고 시합을 한 후 바로 이틀뒤에 숭실대와의 경기가 있었다. '악마의 기운을 미리 충전해놔야겠는데...' 시합인 만큼 최소한 40, 50% 정도의 기운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선수들과 연습시합을 해본 결과 30%정도의 실력으로도 충분히 두각을 드러낼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빡빡하지. 너 설마 친선 경기를 다 뛸거라고 생각한 거냐?" "아닌가요?" "이런 바보같은 자식." "아욱!" 정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의 머리에 딱밤을 한 대 날려주고는 멍청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전술훈련 겸 하는 시합이지. 뭐 아직 주전이 아닌 녀석들에게는 평가도 겸하고 있겠지만 말이야." "하아...그래서 고등학생들하고도 붙는군요." "고등학생 무시하시 마라? 까닥하다가 지면 넌 그날 집에 못 돌아간다. 여하튼 주로 대학축구팀하고도 붙지만 대단한 상대하고도 붙는다." "어디인데요?" "제주 유나이티드." "제주 유나이티드...?"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그리고 역시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알았다는 듯 정겸이 한숨을 내쉬었다. 의외로 기본적인 축구에 대한 지식이 없는 놈이다. 대체 이런 자식이 어떻게 이런 축구실력을 지니게 되었는지 차마 알 수가 없었다. 정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는 현준이다. 현재 그에겐 어서 빨리 감독의 눈에 들어 주전으로 뛰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래야 K 리그 스카우터들의 눈에도 띌 테고 좀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다들...저 쓰다가 뻗은 거 아니예요. 써놓고 자기전에 예약으로 돌려놨는데... 뭔가가 잘못되었는지 중간에 짤려서 올라갔네요 -_-;; 예약 종종 사용했는데...이런점은 처음이었다는... 어쨌든 전편 제대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럼 즐감하시고 전 점심 약속이 있어서 슈웅 00025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너 제주 유나이티드가 어디에 있는 팀인지는 알지?" "제주도요. 맞죠? 근데 친선 경기야 뭐. 설마 제주도까지 가야하나요?" "대단하다..." 뭔가 대답은 정확하게 했지만 혹시나 했던 생각은 역시나로 변했다. 설마 K 리그의 팀인 제주 유나이티드도 모를 멍청이일 줄이야. 현준은 정겸의 말이 칭찬으로 느껴졌는지 엉뚱하게 으쓱대고 있었다. 그런 바보같은 모습에 할 말이 사라졌는지 정겸은 그냥 하려던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그래. 친선경기 마지막은 K 리그팀인 제주 유나이티드하고 붙어. 2월 20일이다. 그리고 한 달이 좀 넘으면 리그 시작이다." 이미 2009시즌 정규리그 일정은 나와있었다. 4월 10일 부산 교통공사와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첫게임을 시작으로 전기리그 13경기를 치러야 했다. "네. 그것은 이미 알고 있어요." "응. 그렇기 때문에 감독님도 슬슬 주전과 로테이션을 돌릴 애들을 고민하고 계시고 있지. 나나 성일이형은 원체 주전이긴 하지만 말이야. 너도 감독님이 잘 봐주고 계시긴 하지만 제대로 주전으로 뛰려면 친선 경기에서 활약 좀 해야 할 꺼야. 더군다나 만약 K 리그에 진출하려면 제주와 같은 K 리그 팀하고의 경기도 소홀히 하면 안되고." 현준은 그제서야 정겸의 뜻을 이해했다. K 리그 팀과의 경기에서의 활약. 확실히 N 리그에서 활약을 하는 것보다 K 리그 팀에서의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주는 것이 훨씬 더 그들의 눈에 들게 분명했다. 결과적으로도 그 편이 K 리그로 가는 훨씬 빠른 길이다. "뭐 나같은 경우야 이미 성남이나 강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말이야." "하지만 아직 제대로 오퍼 들어온 것은 없죠." 으르렁 거리는 정겸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축구화 끈을 묶었다. 6번의 평가전. 자신의 실력을 감독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K 리그팀을 상대로도 말이다. "뭘로 마실래? 캬라멜 마끼아또 맞지?" "응." 몇 번 같이 카페에 와봤기에 수진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녀가 주로 마시는 메뉴쯤은 알고 있는 현준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수진의 모습을 확인한 현준은 카운터에 주문을 하고 메뉴를 들고 와 앉았다. "여기 캬라멜 마끼아또. 근데 너 단거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찐다?" "너도 녹차라떼잖아. 그것도 충분히 달 거든?" "큭큭...그래그래." 입술을 삐죽 내미는 수진의 모습이 꽤나 귀여웠기에 현준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실소를 터뜨렸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더 화가 났는지 수진은 앓는 소리로 말했다. "너 그러다가 축구할 때 배 나온다? 머리로 헤딩해야 하는 게 배로 하는거 아냐?" "헐? 그런 일은 없을꺼다." "흥. 그거야 모르는 거지. 그런데 이제 곧 경기한다며?" 마끼아또를 한 모금 마신 수진이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냥 그려려니 하며 넘어갔지만 정말로 현준이 축구선수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쪽으로 관심을 갖게 된 수진이다. "아아. 3일 뒤에 한성대학교랑 친선경기가 있어. 그 후로 2월 말까지 쭈욱 경기가 있고 한 달 정도 있다가 리그전이 시작돼." "실업리그라고 했지? 너네도 시축같은거 해?" 축구 경기의 대회가 시작되었음을 상징적으로 알리기 위해 처음으로 공을 차는 시축은 대부분 공직원이나 연예인들이 했다. 종종 신문에도 나오는 일이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수진이다. 현준에겐 미안하기는 했지만 그렇게라도 자신들의 인지도를 알릴 수 있어야 했다. "글세...K 리그는 모를까 N 리그는 안할껄? 하더라도 구단사장이나 관계자분들이 시축하시겠지. 연예인들은 N 리그 같은 잘 안 알려진 곳에는 안오려고 하거든. 돈도 들고 말이야." "우리를 불러준다면 당장 갈텐데 말이야." "나도 니가 오면 좋지. 그래도 만약 FA 컵 결승전까지 우리팀이 올라가면 연예인들이 시축하는 거 보기는 하겠다. 작년에 FA 컵 결승전에서는 체리 쥬빌레가 시축했다고 그랬거든." 수진의 눈이 번쩍 띄였다. 워낙 많은 행사에 참가한 체리 쥬빌레였지만 그중에도 체리 쥬빌레가 축구 경기장에서 시축을 했던 기사가 한 때 인터넷을 뜨겁게 타오르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뭐...그거야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더군다나 FA 컵 결승전이면 대부분 K 리그 팀이 올라가지 N 리그 팀이 올라갈 일은 없어." "힘든 거야?" 힘든 일이다. 잉글랜드의 FA 컵을 원조로 해 유럽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시작된 권위있는 대회로 우리나라에서도 하나은행에서 주관하는 하나은행 FA컵이 있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축구협회에 등록된 모든 팀들이 참가하여 토너먼트 식으로 국내 최강 축구팀을 가리는 대회였다. 더군다나 FA 컵 우승팀에게는 K 리그 우승팀 및 2, 3위 팀들과 함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졌다. "작년시즌엔 고양국민은행이라는 N 리그 팀이 4강까지는 올라갔다고는 하는데..." "올라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만약 시축하게 되면 현준이 니가 우리 좀 추천해줘라." 말을 하는 수진의 입술은 질끈 깨물려 있었다. 인지도가 전혀 없는 아이돌 그룹의 서러움을 1년이 넘게 느끼고 있는 그녀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자신들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수진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만약에 올라가게 되면 그렇게 하도록 할게." 현준 역시 수진이 어떤 생각으로 자신에게 말을 꺼내는지 알고 있었다. 물론 대전한수원의 FA 컵 결승에 올라다간다 하더라도 시축자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괜히 그런 말을 꺼내서 수진의 기를 죽일 필요는 없었다. 현준이 느끼기에 수진에게 필요한 것은 아직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그나저나 오늘은 왜 만나자고 한거야?" "아! 그게 그러니까...조금 땡겨서." 현준의 모습에 그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수진이다. 하지만 카페에 나온 두 남녀는 서로 팔짱을 끼며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모텔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세미프로라고는 하지만 실업리그는 굉장히 인기가 없다. 그래도 90년대는 꽤나 많은 인기를 얻었었던 실업리그다. 하지만 K 리그가 발족한 이후로 지금은 대중들의 기억속에서 거의 사라진 축구팀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인 허정무 역시 대전한수원 출신이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인지 대전한수원과 한성대하고의 친선경기는 응원하는 사람도 하나도 없이 굉장히 썰렁했다. "확실히...인기가 없긴 없네." 데뷔전이면 데뷔전인 경기다. 몇몇 축구선수들의 지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는 경기장의 모습에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자신은 나중엔 K 리그, 유럽 리그에서 뛸 자신이 있었다. 지금은 단지 자신의 실력을 좀 더 드러낼 뿐이다. 준비는 충분했다. 수진이에게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탓에 현재 60% 정도의 기운이 시계에 남아 있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상대는 프로팀도 아닌 대학축구팀이다. 이제 곧 있으면 시합 시작이었기에 운동장에서는 슬슬 몸을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일부러 움직이지 않았다. 괜히 공을 잡아 악마의 기운을 조금씩 쓸 필요는 없었다. "여어! 김현준." 21번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가 현준에게 다가왔다. 관동대 출신의 홍덕종. 아직까지 그렇게 친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팀이라는 소속감 때문인지 간간히 말을 섞고 있는 사이다. "안녕하세요. 덕종이형." 나이가 많긴 했지만 같은 년도에 입단한 탓에 선배라는 호칭보다는 형이라고 부르는 현준이다. 물론 대전한수원내에서 현준이 선배라고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들 팀웍을 끌어올린다며 선배라는 말보다는 형이라고 부르라는 명령 아닌 명령을 했기 때문이다. "어. 그래. 오늘 나랑 같이 선발 출전하지?" "네. 제가 왼쪽 윙 포워드고 덕종이형이 최전방 공격수네요. 조금 떨려요?" "아...약간? 잘해야 될 거 같아서 말이야." 덕종은 그렇게 말했다. 대전한수원에 입단한 이후로 처음 있는 친선 경기다. 친선 경기라고는 하지만 선수들의 컨디션과 실력을 점검하는 테스트적인 성격이 강했다. "이수민선배님 한테는 이미 말했는데 이번 경기 잘 해보자고." "네. 알겠어요. 형." 현준의 말에 덕종은 밝게 웃으며 악수를 했다. 자유계약으로 입단한 데다가 축구경력이라고는 단 한줄도 없는 녀석이 어떻게 실업리그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연습 때 나타나는 현준의 실력은 덕종의 눈을 끌기에 충분했다. 상대방을 손쉽게 돌파하는 개인기와 정확한 패스. 그리고 자신의 발 안에 완벽하게 들어오는 크로스까지. 만약 현준이 크로스를 올린다면 덕종은 골을 넣을 자신이 있었다. 점점 시합시간이 다가오자 앉아서 명상에 잠긴 척 가만히 있던 현준도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찌잉하고 울리며 욱신거리는 고통이 현준의 몸을 파고들었다. 살짝 인상이 찡그려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러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탓에 이런 고통은 익숙해져 있었다. 철렁! "젠장..." 욕지거리가 저절로 터져나왔다. 아무리 상대팀이 실업리그에서 뛰는 팀이고 친선 경기라고는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했다. 벌써 4골째다. 그것도 이제 전반 30분이 조금 지나고 있는 시간인데도 말이다. "저 선수 대체 누구야?" 한성대학교 감독이 약간은 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화가 나는 것인지 감탄을 하는 것인지 구별이 안날정도의 미묘한 억양이다. 그가 말한 선수는 바로 17번을 달고 대전 한수원의 왼쪽 윙 포워드를 뛰고 있는 김현준이었다. "충남대학교 휴학생이라는데요. 감독님?" "저게 휴학생 실력이야?" "브라질 유학이라도 갔다온 거 아니야?" 벤치에 앉은 한성대 선수들 사이에서 분분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감독 역시 코웃음을 쳤다. 휴학생?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아무리 대학교 축구팀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중학교때부터 밥 먹듯이 축구를 해온 녀석들을 뽑아서 만든 팀이다. 비록 실업리그팀하고의 전체적인 수준차이는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전체적으로 밀리는 게 아니라 한 선수에게 말리고 있는 형편이다. "진석이하고 기훈이 녀석은 왜 이렇게 못 막는거야?" 그들이라고 막고 싶지 않겠는가? 답답한 듯 한숨이 터져나왔지만 어쩔 수 없이 한성대 감독은 경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길..." 다시 공을 컷트한 대전 한수원의 공격이 이어지자 한성대 오른쪽 풀백인 진석은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대전한수원의 17번 선수를 마크할 생각이었다. 벌써 이 선수에게 먹힌 골만 2골에 크로스 2번이 전부 골로 이어졌다. 공격포인트가 전부 17번 선수에게 나온 것이다. 절대 가만히 둘 수 없었다. 그러나 현준에게 있어서 진석은 아무런 걸림돌도 되지 않았다. "정겸이형!" 후방에서 패스를 받은 현준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한성대 선수를 발견하고는 오른쪽으로 살짝 공을 밀고 엄청난 스피드로 진석을 지나쳐 달렸다. 그리고 그쪽에는 정겸이 달려오고 있었다. 툭! 정겸의 발 끝을 떠난 공이 진석의 머리를 넘어서 현준에게로 이어졌다. 점프를 해봤지만 닿지 않는 높이였다. 약간 부정확했는지 트래핑하기 애매한 패스이기는 했지만 발을 뻗어 공의 탄력을 죽인 현준은 곧바로 안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정겸은 빠른속도로 앞으로 달려나가며 씩 웃고 있었다. "막아!! 한 명 더 붙어!!!" 점점 가까워지는 현준의 모습에 현준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한성대의 골키퍼가 소리를 질렀고 수비수 하나가 현준을 마크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왔다. 하지만 공은 현준의 발끝을 떠나 지면을 가를 듯 빠른 속도로 덕종에게 이어지고 있었다. 삐익! "아!!!" 완벽한 스루패스였는데 부심의 깃발이 들렸다. 조금만 늦었으면 완벽한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 낼 수도 있었다. 덕종은 안타까움에 애꿎은 땅을 발로 찼지만 그렇다고 판정이 번복되는 것도 아니었다. 현준은 깃발이 들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쩝...조금만 천천히 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다고 현준에게 패스를 약간 천천히 넣어달라고 말하기엔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어떻게 현준의 패스를 받아 2번이나 골망을 가르기는 했다. 한번은 헤딩이었고 한번은 이런 스루패스를 성공시킨 골이다. 나름대로 감독님한테 도장을 찍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만족스러운 덕종이다. ============================ 작품 후기 ============================ 마브로스 > 굳이 내셔널리그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한국에도 K 리그 뿐만 아니라 내셔널리그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랍니다. 그럼 즐감하세요옹. 댓글이 많으면 연참을...! 00026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한성대하고의 후반전은 시시했다.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에 조선우의 패스를 현준이 절묘한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자 결국 전의가 떨어진 게 그 원인이었다. 후반전에는 현준을 포함한 몇몇 선수가 교체되었지만 한성대는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시종일관 대전한수원의 맹공에 밀리다가 결국 6 : 0 이라는 커다란 스코어차이를 내며 경기를 끝낼 수 밖에 없었다. "대단한 선수를 영입하셨군요." 경기가 끝나자 한성대 감독은 쓴 웃음을 지으며 대전한수원의 감독인 배종우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면서도 그의 시선은 축구를 챙기고 숙소쪽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현준에게 향해 있었다. 전반전만 뛰었지만 한성대학교를 무참하게 무너뜨린 현준이다. 그런 한성대 감독의 말에 종우 역시 슬쩍 미소를 지었다. "운이 좋게 영입을 했지요." 더 이상의 할 말은 없었다. 종우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전술이 복잡하게 혼재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합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비록 대학교 축구팀이라고는 하지만 6 : 0 이라는 엄청난 스코어차를 내며 이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대충 2골이나 3골차 정도로만 이겨도 잘했다고 여기고 있던 그다. 하지만 종우의 예상보다도 현준의 실력이 너무나도 뛰어났다. '대체...' 뛰어난 개인기와 패스도 그랬지만 종우가 이번 경기에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그의 엄청난 체력이었다. 평균적으로 수준급의 선수는 한 경기당 10에서 15%정도는 멈춰있고 70에서 80% 정도를 걷기와 조깅으로 움직이며 8, 10% 정도를 전력질주로 움직인다. 그렇게 평균적으로 9에서 12Km 를 뛰는 것이다. 배종우 감독 역시 대전한수원 감독만 몇 년을 연임하고 있었다. 그 정도쯤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실제 축구시합에서 공을 만질 수 있는 기회는 몇 번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을 아껴놓았다가 볼을 소유했을 때 최대한의 체력을 이용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저 자식은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하지만 현준은 조금 틀렸다. 보통 수준급 선수의 2배인 20% 정도를 전력질주로 운동장을 누비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준은 그 버릇을 고치지 않는 이상 풀타임은 소화할 수 없다고 확신했었다. 어차피 전반전에 뛰는 모습을 보고 교체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었다. 그러나 전반전을 뛰고도 별로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현준이다. 결국 배종우감독은 자신의 생각하고는 달리 체력적인 문제로 현준을 교체 한 것이 아니라 행여나 한성대하고의 선수들의 거친 수비에 부상을 당할까봐 교체를 한 것이다. "이 자식! 첫 경기부터 날아다니는구나!" "아! 아! 정겸이 형! 아파요!!!" 장난을 치며 전세버스로 돌아가는 현준과 정겸의 뒷모습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종우다. "네놈 오늘 경기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등 뒤에서 리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나타난 그녀였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탓인지 현준은 미동도 없이 인터넷창을 열고 닫으며 말했다. "감독님이 쉬랍니다. 제주 유나이티드하고의 경기까지는 쉬랍니다." "어째서? 네 놈 그새 퇴출당한거냐?" 충격을 받을만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리리스다. "아뇨. 이미 평가는 충분히 했으니 다른사람들에게 기회를 줘본대나 뭐래나...어차피 전 휴식을 취하는 거니까 상관없죠. 친선 경기니 굳이 출전 할 필요는 없다고 하니까. 그래도 같은 팀 동료들이 너는 주전확보다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퇴출은 아닐거예요." "하긴 그래야지." 자신의 마력으로 신체를 재구성 해준데다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축구실력까지 월등하게 늘릴 수 있는 인간이다. 그런 인간이 다른 인간들보다 못한다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었다. "또 아이돌을 보고 있군." 모니터 위에 떠오르는 여자들의 모습은 리리스도 알고 있었다. 현준이 보는 게 그것밖에 없었으니 자연스럽게 눈에 익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늘 현준이 보고 있는 여자들은 매번 보던 체리 쥬빌레라는 아이돌 그룹이 아닌 다른 여자들이었다. "그새 관심이 다른 쪽으로 빠진건가? 체리 쥬빌레가 아닌데?" "아아...레인보우 샤베트라는 그룹이예요. 조금 알게 돼서요." "흐응..." 굳이 현준이 말하지 않아도 순식간에 그의 기억을 읽어낸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그녀가 자신의 기억을 읽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녀가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리리스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무슨 일이예요?" "아이스크림 먹으러." 어느새 냉동실을 뒤지고 있는 리리스다. 그리고는 한 구석에서 현준이 사 놓은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은 자신의 것인 마냥 꺼내서 입에 물고 있었다. 현준 역시 굳이 말릴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그녀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았다. 아니 현준이 말린다고 들을 리리스가 아니고 말릴 용기도 없었지만 말이다. "악마의 기운은 꽤 유용하게 쓰고 있나 보네? 꽤나 많이 사용했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던 리리스가 현준을 위아래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때하고는 달리 이제는 악마의 기운이 은은하게 풍기는 현준이다. 그것은 현준이 악마의 기운을 종종 사용했다는 의미였다. "그냥...뭐. 계약의 대가로 얻은 것이니까. 필요할 때마다 사용했어요." "그래." 그녀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가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은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해 별달리 줄어들지 않았다. 인간의 몸으로 이렇게나 많은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게 조금 놀랍기는 했지만 어차피 인간이었다. 현준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은 전부 자신이 흡수할 터였다. 그와 함께 본능적인 욕구도 즐기고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조금 많이 느껴지는데?' 악마의 기운이 은은하게 풍기는 사람은 종종은 아니지만 드물게 있었다. 현준 역시 그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진할 정도로 기운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현준이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한 달 보름 정도뿐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평범했던 현준에게서 은은하게 악마의 기운이 풍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말은 악마의 기운이 조금씩 현준의 몸에 축적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악마의 기운과 상성이 맞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 이 인간은 무언가가 있어보였다. 순수한 마력 역시 말이다. '이름 모를 악마가 인간여자와 잔 다음에 임신시켜 놓고 버려버린 자식인가?' 약간의 가능성이 있었다. 인간들은 모르겠지만 아주 드물게 그런 경우가 있었다. "그나저나 오늘은 무슨 일이예요? 아직 4일이나 남았을텐데...?" "그냥. 심심해서. 조금 땡기기는 하는데...입으로 해줄까?" "하아..." 결국 숨기던 현준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현준은 도저히 리리스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악마들의 마왕이라고 했던 그녀다. 계약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씩은 그녀와 관계를 맺어야 했지만 그녀는 이틀이 멀다하고 현준의 눈 앞에 나타났다. 물론 그녀가 나타난 장소는 전부 현준의 집뿐이었다. 더군다나 리리스가 나타나기만 하면 대부분 뜨거운 관계를 맺어야만 했다. 일주일이 되지 않았어도 현준을 유혹하는 리리스였고 그런 리리스의 유혹에 현준은 어쩔 수 없이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아름다고 색기 넘치는 몸짓에 넘어갈 남자는 아무도 없었고 현준 또한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으니 말이다. "윽...전 아직..." "시끄러. 물어버리기 전에." 현준이 제대로 대답을 하기도 전에 리리스는 이미 현준의 지퍼를 내리고 현준의 남성을 입에 물고 있었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고는 자신의 남성을 혀로 핥기 시작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악마이기 때문인지 인간이라고 부르기 힘들정도의 엄청난 미모.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했지만 언제나 볼 때마다 두근거리는 심장이다. 그녀와의 뜨거웠던 섹스를 떠올리며 현준 역시 조금씩 흥분하기 시작했다. "웁...!" "큭...으윽..." 무의식적으로 현준의 손이 리리스의 얼굴을 강하게 내리눌렀다. 그 탓에 리리스의 목구멍까지 현준의 남성이 강하게 박혀들어갔다. 갑작스런 인간의 행동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리리스는 곧바로 자신의 목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남자의 정액과 그 안에 섞인 순수한 마력을 느끼고는 천천히 그것들을 전부 마셔버렸다. "아!" 한참동안 그녀의 입 안에 사정을 하고 나서야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깨달은 현준이다. 여전히 자신의 손을 리리스의 뒤통수를 내리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살짝 현준의 손이 떼어지자 구역질소리와 함께 리리스가 콜록 거리며 새빨간 눈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꽤 용감하네 인간? 나한테 이런 짓을 하게 만들다니..." "그...그게..." 아름다운 금빛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붉은색의 눈동자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습에 현준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자신에게 호의가 있어보이긴 했지만 그녀는 악마. 그것도 마왕이었다.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는 존재였다. 파앗!!! 현준은 순식간에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따끔하게 느껴지는 자신의 목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아....." 몇 방울의 피가 현준의 손에 묻어나왔다. 몸이 덜덜 떨려왔다. 한 순간의 실수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리고 리리스는 덜덜 떠는 현준의 위에 걸터앉으며 현준의 목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혀로 할짝거리며 마시기 시작했다. "네 녀석이 나를 만질 수 있을 때는 내 허락이 있을 때 뿐이다. 나랑 섹스를 하는 도중에는 어떻게 나를 대하던 간에 용서해주도록 하겠어. 그러나 이것은 함부로 나를 대하지 말라는 경고다." "네...네..." 리리스는 말을 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현준에게 매혹의 권능을 걸었다. "그럼 윗 입으로 먹여줬으니 이제는 아랫 입으로 먹여줘야 하지 않겠어? 어서 시작해." 곧바로 현준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살짝 아픔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리리스에게는 쾌감이었다. 매혹의 권능이 걸린 이상 오늘 밤은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다. 적어도 짐승같이 자신을 범하려는 현준을 상대해야 했으니 말이다. 리리스의 붉은 눈동자가 더욱더 새빨갛게 물들었다. 비록 기분이 나쁘기는 했지만 아까전에 입으로 들어온 순수한 마력은 마왕인 그녀를 황홀하게 할 정도로 맛있었다. ============================ 작품 후기 ============================ 『나옹이』 > 포항 스틸러스의 김정겸 말씀하시나 보네요. 승부조작이면 대전한수원의 김정겸하고는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이랍니다. ㅎㅎ SamGukZi >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 않은 현준의 실력에 대한 에피소드를 넣으려고 하는데 어느 타이밍에 넣어야 할지는...일단 쓰면서 자연스럽게 이어보려고요 죽은새날다 > 그래서 광참을 하려고 하는데...어우 팔뚝이 아프네요. 00027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현준은 아침 일찍부터 훈련장으로 향했다. 구단 전용 훈련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년 내셔널리그선수권대회 우승을 했다는 업적 때문에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단기간 계약한 훈련장이었다. 한성대, 관동대, 안양공고로 이어진 친선 경기에서 현준은 10골 3 어시스트의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대전한수원이 넣은 17 골중 13 골에 관여한 것이다. 구단 관계자들을 더욱 놀라게 한 사실은 이 3 경기중 현준이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안양공고하고의 경기 단 한번뿐이라는 점이다. 현준의 뛰는 방식에 그의 체력상태를 염려한 배종우 감독이다. 그러나 현준이 워낙 멀쩡해 보였기에 호기심 삼아 안양공고 축구팀하고의 친선경기에서 풀타임 출전을 소화시켜보았고 현준은 비록 고등학교 축구팀이지만 국가대표인 이영표와 김동진을 배출한 명성있는 축구팀인 안양공고를 상대로 무려 5골을 뽑아내며 배종우 감독을 기쁘게 만들었다. "아무도 없네." 현준은 텅 빈 훈련장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현준이 이렇게 아침 일찍 훈련장에 온 까닭은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어렷을 때부터 혼자 사회생활을 시작한 만큼 현준은 이미지 관리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닫고 있었다. 비록 감독님은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친선 경기 전까지 푹 쉬라고 했다. 그 이유가 자신의 체력을 염려한 것 때문이라는 것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훈련을 할 때 마다 매번 지적을 받는 것이 체력에 관해서였다.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 때문에 체력은 별로 문제가 없는데..."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신체다. 그로 인해 100m 플랫을 10 초 안에 끊는 준족으로 변한 현준이다. 더군다나 놀라운 것은 그렇게 전속력으로 1분을 달려도 약간의 현기증만 느낄 뿐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곧이 곧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렇게라도 개인훈련을 하는 모습을 눈에 띄게 만들어 자신이 체력적으로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감독에게 간접적으로 어필할 목적으로 훈련장에 온 것이다. 하지만 텅 빈 훈련장에는 그 누구 한명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숭실대하고의 친선 경기를 위해 그쪽으로 향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다행이네. 괜히 악마의 기운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 비록 자신이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필할 수는 없지만 악마의 기운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현준은 스트레칭을 하며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준이 구단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는 동안 숭실대학교 운동장에서는 배종우 감독이 경기 내용을 살펴보며 혀를 차고 있었다. "현준이 빠지니까 공격이 이렇게 답답해 보일줄이야." "숭실대 애들의 밀집수비를 선수들이 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독님." "그건 나도 아네. 하지만 개인기로 제대로 돌파하는 것도 아니고 공격수 쪽으로 패스를 연결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박정수는 호치민컵에서 대학선발로 뽑혔다길래 한가닥 하는 줄 알았는데 체력만 좋지 나머지는 영 꽝이야. 패스가 너무 부정확해." "균형감각도 나름대로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죠." "실업리그에서 뛸 생각이면 저 정도는 기본적으로 해야지." 용국은 감독의 말에 볼을 긁적였다. 별다른 재정지원이 없는 실업리그축구팀인 스탭은 감독인 배종우와 코치인 어용국 이렇게 2 명이 전부. 이제 39 살로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중앙수비수 서보원이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해 주고는 있지만 아직 정식적으로 계약을 맺지는 않고 있었다. "이번 시즌은 저번과 마찬가지로 4-3-2-1 전술로 가야겠어." "홍덕종을 최전방에 놓고 현준이하고 수민이를 넣을 생각입니까?" "음. 홍덕종하고 영근이를 번갈아 가면서 쓸 생각이야. 아직 대학리그에서 뛰다가 온 녀석이니까 리그 풀타임을 소화하기는 힘들꺼야. 더군다나 결정력부분에서는 영근이가 더 뛰어나니 말이지. 초당대에서 데리고 온 김영남도 뜀박질이 빠른데다가 애가 똘망똘망해 보이니까 후반 조커로 쓰기에도 괜찮겠어." 벌써 4번 째 친선 경기다. 대학리그에서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전부 시험을 해보며 관찰을 한 종우다. 친선 경기인 만큼 선수 교체는 12 명이나 할 수 있었다. 거의 제한이 없다고 봐도 되었다. "그나저나 올해 선수권 대회는 조추첨은 언제 발표가 나는거지?" "19일이랍니다." "4일 남았군." 작년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만큼 올해도 선수권 대회를 노리는 배종우 감독이었다.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는 대한민국 컵 대회중 하나도 내셔널리그(N 리그)팀만 참가가 가능한 대회다. 총 4개조로 팀 간 한경기 씩을 치러 8강 진출팀을 가리고, 8강부터는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른다. "올해는 좀 뭐라도 하나 들어야 될 텐데 말이지." 작년에는 내셔널 리그 선수권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스폰서가 한국수력워자력이었다. 이번 시즌 내셔널 리그 선수권 대회 스폰서는 국토정중앙 양구였다. 그렇게 종우와 용국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도 운동장에서는 선수들이 땀을 뻘뻘 흘리고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실업리그팀답게 숭실대를 상대로 2 : 0으로 이겼다. 하지만 그 2 골은 전부 김정겸의 크로스에 이은 유재용과 정웅의 헤딩슛이었다. 작년 대전한수원이 주로 사용했던 득점방식이긴 하지만 만약 김정겸이 집중견제를 당한다면 경기가 사뭇 답답해질 수도 있었다. 다행히 대학리그 선수들이라 김정겸이 활개를 친 거지 리그전이었으면 결과는 달라질 게 분명했다.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갔다. 숭실대와의 경기에서 2 : 0 승리, 배재대학교의 경기에서도 2 : 0 의 승리를 거둔 대전한수원은 친선 경기 5연승으로 달리며 마지막으로 전술을 테스트하기 위한 상대로 K 리그 제주 유나이티드하고의 경기만 남겨놓고 있었다. 2008 시즌 K 리그 순위 10 위, 삼성하우젠컵에서는 12 위를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제주 유나이티드지만 K 리그 팀과 내셔널리그 팀간의 실력차는 엄연히 존재했다. "일단 베스트 윤곽은 이렇게 잡아야 겠군." 친선 경기동안 선수들의 컨디션과 실력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일단은 작년에 뛰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해서 새로 영입한 대학선수들을 중용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올해는 이 자식이 있어서 해볼만 하겠어." 베스트 일레븐의 멤버를 살펴보던 종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17번 김현준. 원래 오른발잡이라는 말에 그의 활용도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이수민과의 자리도 바꿔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왼발이나 오른발이나 거진 차이가 없는 기록을 확인하고는 결국 왼쪽 윙 포워드로 낙점한 것이다. 더군다나 우려했던 체력적인 부분도 싹 가셨다. 자신들이 친선경기를 치르는 동안이나 휴식을 취하는 날에도 매일 훈련장에 나와 하루종일 연습을 하고 갔다는 소문이 종우의 귀에 들려왔기 때문이다. "점점 마음에 드는 녀석이란 말이야." 추측하지 힘들정도로 뛰어난 축구 실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거만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선수들하고의 사이도 원만했고, 쉬라고 지시를 내렸음에도 꼬박 훈련을 참가하는 것을 보니 프로의식도 높아보이는 게 마음에 쏙 들었다. "반시즌이나 1년 정도는 데리고 있을 수 있겠군..." 만약 현준이 친선 경기때처럼 리그전을 치른다면 분명 K 리그팀에서 오퍼가 올 게 틀림없었다. 어차피 재정지원이 넉넉하지 못한 실업리그팀이니 만약 K 리그에서 오퍼가 온다면 어쩔 수 없이 선수를 내줘야만 했다. 배종우 감독 역시 그런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공짜로 영입한 선수나 다름 없었다. 더군다나 만약 현준이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면 굳이 우리팀에서 잡고 있을 필요도 없었다. "일단은 몸값이나 좀 높여 놔야겠군." 제주 유나이티드하고의 친선 경기에서는 현준을 풀타임으로 경기에 내보낼 생각이었다. 친선 경기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과연 K 리그 팀 선수들을 상대로는 어느 정도 실력을 발휘할지 평가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내일 있을 제주 유나이티드하고의 경기는 대전한밭운동장에서 벌어진다.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7시 였지만 그래도 대전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나 가야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충 생각을 마친 종우는 책상위에 흐트러진 서류를 정리하고는 내일 있을 경기를 위해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일 있을 친선 경기를 위해 선수들이 이동할 짐을 싸고 잠에 들고 있을 무렵 현준 역시 피로에 지친 몸을 침대에 눕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옆에는 알몸의 여자가 현준을 끌어안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당신 너무 잘하는 거 아니야? 더군다나 내일 시합도 있다며?" 격렬한 섹스탓에 녹초가 되어버린 수진이다. 황홀한 절정 때문에 아직도 몸이 살짝살짝 떨려왔다. 얇고 아담한 손이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느낌에 현준은 살짝 웃음을 지었다. "난 분명 중간에 '그만둘까?'라고도 말했었어. 계속 해달라고 말한 건 너라고." "와아...변태. 그 상황에서 정말 그만둘 생각을 했었어?" 수진은 투덜거리며 현준의 젖꼭지를 살짝 꼬집었다. 그런 수진의 행동에 현준은 그녀의 몸을 감싸안고는 이마에 입을 살짝 맞췄다. "어차피 내일 시합 역시 걱정할 필요 없어. 아직은 비시즌기간이라 친선경기를 치르거든." "어느팀하고 하는데? 유명해?" "제주 유나이티드. K 리그 팀이야." 정겸을 비롯해 팀의 고참들인 강성일이나 서보원이 놀림을 주목적으로 한 설교탓에 이제는 왠만한 기본적인 정보는 꿰뚫고 있었다. "제주 유나이티드? 거기 유명한 팀 아니야?" 원만한 호선을 그리는 수진의 가슴을 바라보던 현준은 수진의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K 리그팀이기는 했지만 작년 성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작년에 한승혜 언니가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전에서 시축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어." "......그랬군." 확실히 연예인은 연예인이었다. 성적보다는 그런 것에 더욱 빠삭하게 꿰뚫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아무리 기본적인 상식이 늘긴 했다만 저런 일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와...그 팀하고 경기하는 거야? 시축도 해?" 어지간히 시축에 대해 미련이 많은 모양이었다. 초롱초롱 바라보는 수진의 눈동자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친선 경기는 시축같은 거 없어. 관중도 거의 없는데 뭐. 모르겠다. 그래도 프로리그팀이니 몇 명은 올 수도 있겠지." "아...아쉽다..." "이거이거 시축 때문에 나를 만나는 거 아냐?" "그거 이제 알았어?" 현준의 장난에 수진 역시 혀를 낼름 내밀며 응수했다. 근 한달을 만난 탓에 수진은 현준에게 꽤 마음을 주고 있었다. 안그랬다면 이렇게 현준이 부르는데 꼬박꼬박 나올 이유가 없었다. 물론 현준은 단지 그녀를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래도 살갑게 대하는 수진의 모습에 조금씩 끌리고 있기는 했다. "내일 시합 구경 가도 될까?" "흐음...괜찮겠어? 대전에서 벌어지는데. 오후 7시 경기야. 경기 끝나면 차 끊길껄 "내려갈때는 버스타고 가면 되고 올라갈때는 KTX 타고 올라갈꺼야." "그래? 그렇다면 상관없을지도..." 연예인이라는 신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어차피 그녀를 알아볼 만한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대부분 꽤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라고 생각할 것이 틀림없었다. 현준 자신은 좋다면 좋다는 생각이었다. 굳이 와도 안와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만약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수진이 찾아온다면 괜히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알았어. 그럼 내일 꼭 갈게. 그럼 빨리 자야겠다. 내일 몇 시쯤 나가야돼?" "체크아웃은 12시. 난 10시까지 구단에 가서 선수들과 합류해야돼."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3시다. 10시까지는 7시간이나 남아 있었지만 이 곳에서 현준의 구단까지 가려면 어림잡아 1시간 30분 정도는 걸렸다. 현준의 말에 수진은 재빨리 불을 끄고는 현준의 몸에 달라붙었고 그런 수진을 껴안으며 현준 역시 잠을 청했다. ============================ 작품 후기 ============================ 음월마군 > 축구실력하고는 별개입니다. 다른 사정때문에 써 놓은 내용이예요. 커스오브드레건 > 좀 애매해서 대화 내용을 수정했어요. 『나옹이』> 저도 누군가 하고 검색했습니다. 밤 9시쯤 글을 올리고 팔목도 아파서 좀 쉬다가 쓸까 하고 누웠는데...잠들어 버렸습니다. 머엉...일어나니 새벽 1시쯤이었던가...밥먹고 슬슬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3시 10분 정도.. 그럼 즐감하세요. 역시 프로작가의 벽은 넘기 힘들군요 유유. 댓글이나 먹고 살아야지...댓글이 많으면 많을수록 용량은 늘어나고 연참은 빨라집니다. 00028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2월 20일 금요일. 대전 한밭 운동장. 정규리그 시즌을 준비하기 전 마지막으로 잡힌 친선 경기였다. 그것도 상대는 제주유나이티드. 비록 제주측 사람들로 보이는 몇몇 밖에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이 익숙한 탓에 개의치 않고 운동장에서 몸을 푸는 선수들이었다. 대전한수원팀과 마찬가지로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 역시 공을 돌리며 자신들끼리 소리를 지르며 몸을 풀고 있었다. "오...! 응원하러 누가 왔다." "진짜요? 진짜?!" 볼을 돌리던 정웅이 누구를 발견했는지 입을 열었고 바로 옆에 있던 덕종이 크게 소리를 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현준 또한 아무생각 없이 관중석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한 여인을 발견 할 수 있었고, 이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현준이 팬인데?" "이 자식 벌써부터..." 급하게 만들었는지 한 여자가 '김현준 파이팅♥' 이라고 적혀 있는 커다란 종이를 연신 흔들고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멀리서 보이는 실루엣만 하더라도 몸매가 쫙 빠진게 미인 처럼 보였다. 그런 모습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눈에 불똥이 튀는 선배들이었다. 응원을 누가 하러 온 것도 부러울 지경인데 남자도 아닌 여자다. 그것도 미인이다. 속이 뒤집히는 게 당연했다. "아!! 야아아아!!!" 곧바로 현준의 비명이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잽싸게 현준에게 헤드락을 거는 김정겸때문이었다. 때아닌 꽁트에 제주 선수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고 곧 한 쪽에서 홀로 종이를 흔들고 있는 여자를 발견하고는 이유를 깨달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아는 사람이고요!" "그래도 난 부럽지 않아!!!" 머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통증에 현준이 재빨리 변명거리를 쏟아냈지만 정겸은 현준의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잠깐 동안의 소란이 있고 난 후, 심판진들이 나오며 바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N 리그 팀하고 맞붙기는 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 역시 앞으로 있을 시즌을 대비해 선수들의 컨디션 과 경기감각을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유나이티드의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은 자신이 구상한 베스트 멤버를 경기에 내보냈다. 배종우 감독 역시 똑같은 생각이었기에 베스트 멤버를 경기에 내보냈다. 그 덕분인지 K 리그 팀인 제주를 상대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제주였다. "후와...정말 사람 없네." 현준이 말하기는 했지만 정말 이렇게 사람이 없을 줄은 생각도 못했던 수진이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인 듯 백여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냥 한 두명씩 구경을 하는 사람이 전부였다. 굉장히 적막한 경기장이었다. 자신이 기대했었던 조직적인 응원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며 공을 차는 소리만 아니었다면 과연 이곳이 축구시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뭐..." 아까 있었던 장면은 수진 역시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었다. 괜히 자신의 애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생각인지 가슴이 뿌듯했다. 물론 서로 고백을 한 후 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진은 현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만약 현준이 고백을 하고 바로 사귈 생각도 있었다. 아이돌 신분이기는 했지만 어차피 사장도 자신들을 신경쓰지 않았기에 굳이 상관없으리라는 생각이었다. "김현준 파이팅!!!" 한참동안 상대팀이 공을 잡고 있다가 갑자기 대전한수원 소속 선수가 공을 멀리 차낸 게 현준에게 이어지는 모습에 수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귀엽네...' 자신을 향해 정웅이 멀리 걷어낸 공을 전력질주로 달려가 받아낸 현준은 뒤에서 들려오는 수진의 목소리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로 이렇게 와서 응원을 해줄지는 생각도 못했다. 내심 기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대전까지 찾아온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축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이후 첫 번째로 생긴 팬이다.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이 힘을 낸다고 했던가? 공을 잡은 현준은 제주유나이티드 진영으로 빠른 속도로 드리블하기 시작했다. "어디를!" 현준이 치고 나오자 곧바로 27번을 단 선수가 현준의 진로를 가로막기 위해 뛰어들었다. 제주유나이티드의 이동식 선수였다. 29살의 나이로 K 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을 만큼 출중한 기량을 지니고 있는 선수로 2002 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후 벌써 8년차가 되어가고 있는 노련한 선수였다. 그리고 뒤쪽으로는 풀백인 나희근이 이동식의 뒤에서 점점 간격을 좁히고 있었다. 만약 현준이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다가 공이 흘러나오면 걷어낼 셈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저 그런 N 리그 팀의 선수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어젯밤 섹스로 인해 흡수한 악마의 기운은 대략 90%에 가까운 양. 이제까지 제대로 시합을 뛰면서 가장 많은 양의 기운을 흡수한 현준이다. 팟! 100 미터를 10초에 끊는 현준의 속도는 공을 잡고 있을 때도 크게 변함이 없었다. 기껏해봤자 0.5 초 가량 정도만이 느려질 뿐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리리스로 인해 재구성된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에 비교해 월등한 주력과 지구력, 균형감각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단숨에 자신의 진로를 가로막는 선수를 확인한 현준은 재빠르게 다리 사이로 공을 밀어 넣고는 그를 지나쳤다. 동식이 반응할 수 없을 정도로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전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전속력으로 드리블을 하면서 공을 빼낸 것이다. "헛?!" 한순간에 농락당한 동식은 재빠르게 뒤로 몸을 돌려 그를 따라갔지만 이미 현준과의 거리는 꽤나 벌어진 뒤였다. 동식이 뚫리는 모습에 나희근이 재빨리 현준의 곁으로 다가왔다. K 리그 선수들에게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준족을 지닌 선수라는게 희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탓에 현재 대전한수원의 선수들 중 아무도 공격진영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원톱인 홍덕종도 현준의 뒤쪽에 있었기에 희근은 현준이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게 하면서 밖으로 공을 걷어내려고 했다. 워낙 현준이 빠르게 들어온 탓에 제대로 수비 진형을 갖추고 못했기에 시간을 벌려는 것이다. 촤아악!!! 비록 구장상태가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프로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몸을 사리지 않는 희근의 태클이 들어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는 현준이었다. "흡!" 전속력으로 질주하던 현준의 스피드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급정지! 급격하게 속도를 줄이면서 몸의 균형이 무너져야 정상이겠지만 현준은 마치 그것이 누구나 당연하게도 할 수 있는 것 마냥 어렵지 않게 급정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태클을 하며 들어오는 희근의 위로 공을 살짝 띄우고는 자신도 몸을 날렸다. "어...?!" 분명 태클을 했는 데 발 끝에 걸리는 감각이 없었다. 공에 그려진 별이 눈앞을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었다. 머리를 내밀어 공을 끊어야 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로 그림자로 인해 시야가 어두워졌다. 희근은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본 것은 공과 그림자 뿐이었다. 마치 만화속에 나오는 장면처럼 현준이 희근을 돌파하며 골대로 향하자 이번에는 조용형이 달라붙었다. 제주의 스타플레이어로 A 매치를 20 경기나 소화한 선수였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조용형이 접근하기 전에 슛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거리는 조금 있었지만 현준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제약도 되지 않았다. 키이잉!!! 약간의 아픔과 함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며 붉은 색의 점이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키퍼인 김성민이 지키는 골문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슛을 차기 위해 마음을 먹고 다리를 들어올릴때마다 벌어지는 현상. 리리스의 계약으로 자신만 느낄 수 있는 초감각에 몸을 맡기며 현준은 여기저기 움직이기 시작하는 붉은색의 점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김성민 골키퍼의 오른쪽 아래 부분에 나타나면서 가리키면서 94의 숫자가 떠올랐다. '조금 강하게 차고 싶은데...' 수진이 왔기 때문일까? 그녀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잠깐의 생각이었지만 붉은색의 점은 현준의 마음에 반응을 한 듯 다시금 빠른 속도로 움직였고 아까보다 좀 더 오른쪽으로 치우친 자리에 멈췄다. 거의 오른쪽 골문 아래쪽에 가까운 곳이었다. 현준도 그 위치가 어느 곳인지는 알고 있었다. 야신사각지대! 전설적인 골키퍼인 레프 야신조차도 막기 힘들다는 지역이었다. 목표가 정해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최대한의 힘을 이용해 공을 차는 것 뿐이다. 불끈 우락부락한 것은 아니지만 탄탄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현준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은 강하게 왼발을 휘둘렀다. 콰아앙!!! 공을 찬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소리가 그라운드에 퍼졌다. 축구 올스타전에서는 하프타임에 캐논슈터 콘테스트라는 게 있다. 스피드건을 이용해 축구공의 스피드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누가 얼마나 빠르고 강력한 슛팅을 때릴 수 있는 지 알아보는 것이다. 수원 삼성 소속의 김두현이나 1990년 이태리 월드컵에서 114 Km 의 슛으로 스페인의 골망을 가른 황보관 전 국가대표선수가 캐논슈터로 유명했다. 보통 공의 스피드가 100 Km 가 넘을 정도로 강력한 슈팅을 때리는 선수들은 의례 캐논슈터로 불릴 만 했다. 그러나 현준의 발에서 떨어져 나간 공은 그런 캐논슈터들쯤은 가볍게 씹어먹는 속도였다.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철렁!! 붉은색의 점이 나타났던 장소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은 오른쪽 골대로 그대로 빨려들어가며 골망을 갈랐다. 제주의 골키퍼인 김성민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캐논 슛이었다. 현준이 다리를 들어올리는 모습에 슛을 찰 거라고 예상을 하고 긴장의 끈을 놓치기 않았지만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 김성민이 확인한 것은 뒤에서 통통 거리고 있는 축구공뿐이다. "어어..." 한순간 경기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신나게 응원을 하고 있던 제주의 응원단 역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상대도 실업리그 팀이었기에 무실점으로 경기가 끝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적어도 한, 두골쯤은 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경기가 시작된 지 갓 5분이 지난 시간. 더군다나 대전한수원의 조직적인 플레이에 골을 허용한 것도 아니고 단 한명. 한수원에서 17번을 단 선수 하나에 두 선수가 돌파당하고는 골을 허용했다. 더군다나 슛을 때리는 장면은 봤지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제대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와..." 수진은 소름이 돋은 듯 몸을 살짝 떨었다. 그의 포지션이 왼쪽 윙 포워드인 것은 알고 그게 공격수라는 것은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이 축구를 잘한다고 생각한 수진이다. 여타 여자들처럼 수진 역시 공을 잘 차는 사람이 공격, 못 차는 사람이 수비를 맡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금전 현준의 모습은 그냥 단순히 공을 잘 차는 선수의 플레이가 아니었다. "머...멋지다..." 마치 축구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혼자서 가벼운 몸놀림으로 선수들을 제치고 골을 성공시킨 현준이다. 아까전 태클을 하던 선수를 공과 함께 뛰어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김현준 파이팅!!!" 전광판의 숫자가 바뀌는 것을 확인한 수진은 곧바로 큰 목소리로 김현준을 부르기 시작했다. 비록 묻히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돌 가수였다는 것을 보여주듯 높은 고음이 경기장을 휘감았다. 00029 현준. 실업리그 선수가 되다. =========================================================================                            "허 참..." 골이 들어가는 모습에 옆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종우는 흥분하지 않으며 감독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무리 K 리그팀이지만 이제까지 현준이 보여줬던 플레이라면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그러나 방금 현준의 플레이에 탄성과 뿌듯함이 가슴속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저 녀석 저렇게 강력한 슛도 때릴 수 있었나?" 캐논 슛을 때리는 것은 단순히 힘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다. 정확하게 공을 차는 것도 중요했다. 그리고 방금 현준의 슛은 힘과 정확성 그 모두가 완벽했다. "글쎄요. 혼자 슈팅 연습도 하긴 하던데 말이죠." 용국 역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했다. 기본기가 다른 선수들하고는 비교하기 힘들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축구 선수치고는 작다고 할 수 있는 저 체구에서 저런 캐논슛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직 초반이긴 한데..." 이제 경기가 시작 된지 5분이다. 첫골을 성공시켰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끝나야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현준이 있는 이상 제주를 상대로도 쉽사리 밀릴 것 같지 않은 기대감에 종우와 용국은 경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삐이익!!! 공이 중앙선으로 옮겨졌고 다시 시합을 재개하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한 골을 허용한 탓인지 친선 경기라고는 하지만 제주 선수들의 눈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자신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제주도에서 대전까지의 먼 거리를 온 팬들도 있었다. N 리그팀을 상대로 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칫!" 비록 한골을 허용했다고는 하지만 제주와 대전한수원의 실력 차이는 뚜렷했다. 경기가 재개된지 5분 동안 공 한번도 만져보지 못한 한수원의 선수들이었다. 현준 역시 수비에 임하며 제주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제주 선수들은 절묘한 패스로 계속해서 공의 소유권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리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인지 한수원의 선수들은 계속해서 바삐 몸을 움직이며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삐익!!! 그런 노력이 통했을까? 순간적으로 현준이 접근하는 것에 당황한 이동식의 발을 맞고 터치라인으로 공이 벗어났다. "마이 볼. 내가 던질게." 남영훈이 공을 받아들었고 이동식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앞으로 슬쩍 나오는 조선우에게 공을 던졌다. 하지만 뒤에서 압박 해오는 이동식 덕분에 헤딩으로 다시 영훈에게 공을 패스할 수 밖에 없었다. 남영훈에게 공이 흘러가자 재빠르게 제주의 미드필더 오승범이 달려들었다. 그런 승범의 모습에 재빠르게 앞으로 패스를 하는 남영훈이었고, 그 공의 끝에는 현준이 있었다. '올린다!' 스로인을 하는 동안 슬금슬금 제주의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하고 있는 한덕종이 눈에 들어왔다. 강민수가 한덕종을 마크하고 근처에 3명의 선수가 있기는 했지만 현준은 충분히 덕종에게 공을 연결할 자신이 있었다. 뻐엉!! 현준이 그대로 크로스를 올릴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재빨리 차건영이 발을 뻗었지만 공은 이미 하늘로 솟구쳐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의 작은 틈을 찌르며 내려오고 있었다. 현준이 공을 차는 순간 덕종 역시 강민수와의 몸싸움에서 벗어나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현준의 크로스가 정확하다는 것은 몇 번 경기를 같이 뛰어봐서 잘 알고 있었다. 비록 같이 호흡을 맞춘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준이라면 자신이 가장 공을 받기 쉬운 위치에 공을 떨어뜨릴 게 분명하다는 맹목적인 생각으로 움직이는 덕종이다. 그리고 생각대로 수비수를 살짝 지나치며 급격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덕종의 눈에 들어왔고 덕종은 곧바로 자신의 발을 내뻗었다. 툭... "아!!!" 하지만 조금 늦었는지 공은 힘없이 제주 골키퍼의 품으로 들어갔고, 그 모습에 덕종은 누워서 얼굴을 감싸쥐었다. "집중해!! 17번 크로스 올리지 못하게 압박하란 말이야!!!" 공을 품에 안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키퍼인 강성민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수비수들을 질타했다. 결정적인 찬스였다. 만약 제대로 발 끝에 걸렸다면 골을 허용했을 지도 몰랐다. 운 좋게 상대팀의 공격수가 기회를 놓친 탓에 골을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등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날카로운 크로스였다. "아오!!!" 경기를 지켜 보고 있던 어용국 역시 자신의 무릎을 탁 치며 일어났다. 너무나도 아까웠다. 조금만 더 한덕종이 빨리 들어갔다면 방금 기회는 100% 골이었다. 감독인 배종우는 현준이 크로스를 올리자마자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아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수진 또한 안타까움에 발을 굴렀다. 부지런하게 현준이 뛰어다니긴 했지만 계속해서 상대팀이 공을 소유하는 모습에 연신 두 손을 꽉 쥐고 경기를 지켜보던 그녀다. 그리고 막 기회를 잡고 현준이 공을 찬 게 골대 앞까지 절묘하게 연결되었는데 같은 팀의 선수가 그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에이...저 선수는 잘 못하네. 어떻게 N 리그 팀에서 뛸 수 있는 거지?" 덕종이 들었다면 상처를 입을 만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수진이다. 방금전의 크로스가 왠만한 선수는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날아왔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 축구를 잘 모르는 수진은 그냥 어느새 자신의 애인으로 낙점이 된 현준이 만들어 놓은 기회를 놓친 덕종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한번의 안타까운 기회를 놓친 후에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멀리 골킥으로 이어진 공이 제주의 라이트 윙인 전재운에게 이어졌고 전재운은 자신을 마크하는 조주영의 태클을 피하고는 오른쪽 라인을 계속해서 파고 들어가 크로스까지 올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뒤에서 뛰어들어가면서 김은중이 공을 머리에 갖다맞추며 헤딩슛을 날렸지만 다행스럽게도 공은 골대 위를 벗어나고야 말았다. 그렇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루어지며 점점 시합은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거진 6 : 4 정도로 제주가 볼 점유율을 높게 차지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대전은 공을 잡을 때마다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제주의 골문을 위협하고 있었다. 삐익!!! 전반전의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허억...허억..." 거친 숨소리가 그라운드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한 탓에 체력적으로 조금씩 무리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오른쪽을 맡고 있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인 이동식과 나희근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지경이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현준을 쫓아다닌 탓이다. 리리스로 인해 재구성된 신체를 지니고 있는 현준에 비해 이들은 비록 운동선수라고는 하지만 인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선수들의 모습에 선수들에게 마실 것을 나눠주던 제주의 코치는 인상을 굳혔다. 아무리 봐도 후반전을 제대로 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대체 이정도면 얼마나 돌아다닌 거야...' 경기를 내내 지켜보면서 조금 무리하게 뛴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전만 뛰고 탈진수준에 이를 정도로 체력을 소비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에 반해 대전한수원의 17번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서서 이온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결국 후보인 변석근과 마철준으로 교체를 했고, 그들 역시 현준에게 농락당하면서 결국 시합은 3 : 1. 대전한수원의 승리로 끝이 났다. 교체로 들어간 구자철의 스루패스를 받아 후반 7분 김은중이 한골을 만회하며 1 : 1 상황으로 만들어놨지만 27, 33 분 단 두 번. 현준이 공을 잡았고 곧바로 제주의 골문을 가르며 헤트트릭을 기록해 버렸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12 번의 슈팅을 기록한 반면에 대전한수원은 그 반이 조금 넘는 7 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결과는 3 : 1. 제주의 패배였다. 쾅! "자...잠깐..." 모텔의 방문이 닫히면서 요란한 소리를 내었고, 문이 닫히자마자 현준은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거칠게 수진의 몸을 주무르며 그녀의 몸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아...응...잠깐...나 더럽단 말이야. 좀 씻고...응?" 어느새 브래지어 안까지 파고 들어가 가슴을 주물럭대는 현준의 모습에 수진은 가까스로 현준을 밀어내며 샤워실 안으로 들어갔다. 제주와의 경기가 끝난 직후 슬쩍 선수단 앞에 모습을 드러낸 수진이었다. 그녀가 아이돌 레인보우 샤베트라는 것을 아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단순히 현준의 팬일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선수 이력이 없다고는 하지만 오늘의 경기에서도 드러났듯이 현준의 실력은 굉장히 뛰어났다. 개인팬이 없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코치와 감독인 종우와 용국의 생각은 조금 틀렸다. 현준이 입단하면서 숙소에 들어오지 않게 된 이유를 알고 있는 둘이다. "애인이 응원하러 왔나보군. 어차피 오늘 일정은 끝났으니까. 애인하고 천천히 올라오게. 내일은 좀 쉬고 내일 모레부터 다시 연습에 나오면 될꺼야." 뭔가 심각한 오해와 함께 전세버스에 올라타는 배종우였고 그 모습에 현준은 살기어린 동료들의 시선을 느끼며 전세버스가 출발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그 후 간단한 식사와 함께 뻔하게 모텔로 향한 것이다. 수진이 나오자마자 현준 역시 샤워를 하러 들어갔고 샤워를 하고 나온 두 남녀는 다시 격하게 입을 맞추며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하아...응...!" 강하게 엉덩이와 허벅지를 주무르며 애무를 하는 현준 때문에 수진은 연신 살짝살짝 몸을 떨었다. 그리고 수진의 음부에 손을 가져다 댄 현준은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 "뭐야? 벌써 젖었잖아?" "하아...몰라...빨리..." 모텔로 향하기 전부터 살짝살짝 아랫도리가 저려왔던 수진이다. 오늘 봤던 현준의 실력에 완전히 반해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현준과의 섹스가 처음도 아니었다. 축구실력도 축구실력이었고 섹스 역시 잘하는 현준 때문에 샤워를 하면서 금새 몸이 달아오른 것이다. "하아...하아...빨리 박아줘...응?" 야릇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은 그녀의 팬티를 아래로 세게 내리고는 침대 밑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는 자신의 남성을 그대로 깊숙하게 박아넣었다. "하아아악!!!" 수진의 몸이 크게 활처럼 휘었다. 마치 작살이라도 맞은 듯 간간히 퍼득거리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은 잠시 그녀의 등을 감싸안고는 기다렸다. 아마 한번의 삽입에 절정에 오른 모양이다. 현준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여자는 리리스밖에 없었다. 현준을 죽일듯이 몰아붙이는 그녀와의 섹스는 말 그대로 짐승의 행위 그 자체였다. 수진 역시 적극적으로 달라붙긴 했지만 그녀 역시 한계는 있었다. "자기 이제...움직여도 돼." 삽입을 하고도 가만히 있는 현준의 모습에 그가 자신이 정신이 들 때까지 기다려줬다고 생각한 수진은 현준의 허리를 다리로 감싸안고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격렬하게 섹스를 시작하는 두 남녀였다. "학...! 응...! 아!! 아아!! 좋아!! 자기야!! 자기야!! 아아!!!" 팟! 한참동안 위에서 수진을 찍어누르던 현준은 바로 그녀의 몸을 돌려 엎드리게 만들었고 강하게 뒤에서 남성을 삽입하고는 격렬하게 흔들었다. "흐응!! 흡!! 아...!" 연신 신음소리를 흘리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은 자신의 검지와 중지를 그녀의 입속에 넣고 입안을 휘저었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수진 역시 현준의 손가락을 혀로 핥으며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였다. 서로의 살이 맞부딪치는 질퍽한 소리가 모텔방안에서 계속해서 울려퍼졌다. 그렇게 몇 번이나 섹스를 하며 수진의 안에 자신의 정액을 쏟아부은 현준은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안에 들어가 있는 자신의 남성을 빼냈다. "하아...하아...히끅..." 아직까지도 온 몸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놀란탓인지 딸꾹질이 나오는 수진이다. 그런 수진의 모습에 현준은 곧바로 컵에 정수기 물을 담아 수진에게 가져다 주었다. "푸하...하아...자기 정말 너무 잘해. 솔직히 말해. 여자랑 몇 번이나 잤어?" "글세...한 백만번?" 그 말에 수진이 풋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냥 뭐 몇 번 경험은 있었지. 그런데 그렇게 많은 여자들을 만나지는 않았어." "대신 여자들이 좀 달라붙었지?" "어...? 어떻게 알았어?" 놀라는 현준의 모습에 그럴거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수진이다. 확실히 만약 현준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면 도저히 그를 벗어나기 힘들지도 몰랐다. 왠만한 남자와의 관계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오르가즘을 현준은 몇 번씩이나 도달하게 만들었다. 여자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미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럼 지금은 만나는 사람은 있어?" "아니." 현준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악마의 계약으로 맺어진 지아가 있기는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녀는 그냥 섹스프랜드일뿐 애인은 아니었다. 그런 현준의 말에 수진이 현준을 끌어안았다. "저기...자기야. 우리 정말로 만날래?" "사귀자는 말이야? 근데 넌 연예인이잖아." "으...응. 근데 어차피 회사에서도 관리도 안하는데 뭐. 응? 내가 시합때마다 맨날 응원할게." 이대로 현준을 놓치기가 너무나 아까웠다. 슬쩍 고개를 들어 현준의 대답을 기다리는 수진이다. 현준 역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찾아온다면...괜찮겠지?' 어차피 자신도 수진에게 호감은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호감과 수진의 호감은 많이 달랐다. 현준이 마음에 든 것은 수진과 섹스를 하며 상승하는 악마의 기운이었다. 첫 번째 여인인 지아하고는 2배 이상이나 많은 기운을 흡수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말 그대로 시합에 계속 찾아온다면 일일이 수진한테 만나자는 연락을 해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필요가 없었다. 애인이 되어버린다면 섹스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나중에 레인보우 샤베트의 스케쥴이 잡힌다면 그때는 그때가서 생각하면 되는 일이었다. 일단 지금은 정기적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으니 말이다. "돈 많이 들 텐데..." "괜찮아. 그 정도쯤은." 솔직히 조금 부담스럽긴 했다. 딱히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기장을 계속해서 찾아간다는 것이 한,두푼 드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눈치로 수진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읽은 현준이다. 양심의 가책도 조금 있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진을 이용하는 것이니 말이다. "돈은 내가 내줄게. 어차피 나도 연봉을 받고 뛰는 선수니까 괜찮을 거야. 딱히 돈 쓸 곳도 없고 말이야." 그나마 그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준은 그렇게 말한 후 수진을 품에 안고 침대에 누웠다. 비록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기는 하지만 수진은 꽤나 매력적인 여자다. 성격도 그리 나쁘지 않았고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 현준은 다른 여자와 악마의 계약을 맺을 때 까지는 진심으로 수진을 대할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확실히...밤은 너무 덥네요. 게다가 컴퓨터도 열기도...어우 죽겠네. 에디트? 팬픽 말씀하시는가 보군요. 저도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지요. 그래도 팬픽은...마음을 울리는 음악인가? 그건 좀 재미있게 봤었죠. 팬픽은 다 좋은데...띄어쓰기가 좀 심한 작가분들이 많아서 몰입이 쉽지가 않아서; 00030 현준. 이름을 떨치다. =========================================================================                            "그럼 3일뒤 부산으로 떠난다. 다들 돌아가서 푹 쉬고 내일모레 출발할 준비 하도록. 푹 쉬라고 했다고 괜히 술 마시고 사고치지 말고. 이제 너희들도 준 프로 선수니까 행동거지 조심하도록 해. 특히 병욱이 너. 최고참이라고 괜히 막내애들 데리고 술 마시러 갔다가 경기출전 못할 정도로 뻗게 만들면 알아서 해. 팀워크 다진다고 핑계대는 것도 이젠 지겹다." "아이구! 감독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매번 후배들 입에 소주병 붓는 놈인줄 알겠습니다." 35살의 노장수비수인 이병욱이 배종우 감독의 말에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시즌부터 참가하게 된 선수들은 영문을 모르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병욱과 같이 팀생활을 오래한 선수들은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자! 그럼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다들 한잔하러 가자. 특히 신입후배들 빼지말고 이럴 때는 가는거다. 특별히 일 있는 놈 없지?" 감독이 사라지자마자 곧바로 몸을 돌리며 외치는 병욱이다. 개중 몇몇은 이미 단골술집이 있는지 벌써부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현준 역시 정겸에게 끌려가다시피 하고 있었다. "저 정겸이형 오늘은 정말 안되요. 저 선약이 있어요." "뭔데 임마. 맨날 빼지 말고 가끔은 이런데도 참석해야지. 뭐? 애인만나러 가려고? 눈꼴시려워서 죽어도 내가 너 안보낸다." "......" 정겸은 그렇게 말하면서 더욱더 현준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자신이 애인이 있다는 게 뭐가 그리 부러울까? 하지만 현준은 김정겸이 나이 27살이 될 때까지 혼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어차피 하루 여유가 있으니까 괜찮겠지...?' 현준이 굳이 팀 회식에 빠지려고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리리스하고의 계약기간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오늘이 지나면 하루였다. 보통 여유있게 3, 4일 정도 남았을 때 리리스와 관계를 맺었던 현준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리리스가 덮쳤다는 표현이 더 옳았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며 수진과 짬짬히 데이트를 즐기느라 벌어지느라 집을 거의 들어가지 않았고 결국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더군다나 팀회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저번에도 빠졌던 기억을 떠올린 현준은 어쩔 수 없이 정겸에게 붙들려 술집으로 끌려갔다. 평일 저녘인데도 선수들이 몰려간 술집은 사람들로 득실거렸다. "자! 그럼! 2009 시즌을 전기리그 우승을 위해!" "에이! 역시 저 형한테 맡기면 안돼. 이왕이면 선수권대회, 전기, 후기리그 전부 우승한다고 해야지." "아예 FA컵 까지 우승하려고 하지 그러냐?" 약간의 트러블과 함께 곧 시끄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훈련기간동안에는 감독님이 술을 마시지 말라는 엄포를 놓아 본의 아니게 다들 금주를 한 탓에 곧바로 한수원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는 엄청난 속도로 빈병이 쌓이기 시작했다. 현준 또한 선배들이 주는 잔을 계속해서 넙죽넙죽 받아먹었다. 술이 마시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술이 한잔 목구멍을 찌르르 울리자 자연스럽게 쭉쭉 들어가는 것이다. "야...이 자식 술 잘 마시네." 쉬지 않고 쭉쭉 들이키는 현준의 모습에 강성일이 현준의 등을 팡 치며 말했다. "야. 김현준." "네. 선배님." "선배님말고 형이라고 부르라니까. 끅. 너랑 나랑 이제 8살 밖에 차이 안나. 어쨌든 형이 너한테 기대가 참 크다. 끅. 너 선수이력 하나 없지만 그래도 어용국 수석코치님이 잘 봐줘서 들어온 거 알지?" "네." 현준은 성일의 말에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전 한밭 조기 축구회 소속으로 고작 한 경기를 치룬 현준이다. 비록 상대가 N 리그 대전한수원이었고 빼어난 활약을 보이기는 했지만 현준을 눈여겨본 어용국 수석코치가 아니었다면 바로 이렇게 대전한수원에 입단하기란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감독님까지 설득해 다행히 구단숙소에서 생활하는 게 아닌 자기집에서 출,퇴근하는 현준이었다. 굳이 성일이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현준은 어용국 코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형이 너랑 처음 경기 했을 때 조기 축구회 선수한테 골 그렇게 먹고 선수생활 접을라고 했다. 너 2 골만 더 넣었으면 시합이고 뭐고 때려칠라 그랬어." "형도 그랬어요? 나는 이 자식 때릴뻔했다니까요. 이래봐도 작년 N 리그 베스트 일레븐이었는데 완전 농락당했다고요." "읔..." 어느새 정겸까지 합류해서 현준의 등을 두들겼다. 술냄새가 확 풍기는 것을 보니 그 짧은 시간에 꽤 많이 마신 듯 싶었다. "어쨌든 끅...형이 너한테 진짜 기대가 크다. 너 임마. 내가 친선경기 뛸 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던 건데 말이야. 형이 대학시절에 U-20 이었던 건 아냐?" "네." "거기서 뛰던 놈들도 너만큼 못했어. 너같은 녀석이 왜 선수이력 하나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번 시즌 한번 제대로 해봐라. 아까전에 병욱이 형이 말했던 것처럼 전기, 후기리그 전부 우승하고 네셔널리그선수권대회도 우승하자. 끅." 부산교통공사와의 내셔널 전기리그를 시작으로 선수권대회발표까지 전부 나온 상황이다. 현준이 속한 대전한수원은 정규리그는 4월 10일(금) 부산교통공사의 홈구장인 부산 구덕운동장의 원정경기를 개막전으로 시작해 7월 11일(토) 창원 종합운동장에서 창원시청과의 경기를 끝으로 3달동안 13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창원시청, 안산할렐루야, 예산FC 와 함께 내셔널리그선수권대회경기도 있었다. "이왕이면 FA 컵도 우승해보자." "아...FA 컵..." 현준은 작게 중얼거렸다. 비록 N 리그지만 생각보다 많은 경기가 있었다. 체력적인 부담은 느끼지 않았지만 현준의 머릿속은 어떻게 악마의 기운을 계획적으로 사용할 지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FA 컵은 전남하고 붙지?" "네. 성일이형. 올해는 16강 이상 올라가야 할 텐데요." N 리그팀이라는 이점으로 인해 예선경기를 치르지 않고 처음부터 32강에서 시합을 하는 대전한수원이다. 하지만 운 나쁘게도 작년에는 K 리그팀인 대구 FC 와 경기를 치러 대전월드컵보조구장에서 1 : 2 로 패했었다. "올해도 32강부터 K리그팀하고 붙냐..." "그래도 이녀석이 있잖아요. 형." 2009 하나은행 FA 컵 대전한수원의 상대는 전남 드래곤즈.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정겸은 킥킥 웃으며 현진의 등을 두들겼다. 비록 친선 경기이긴 했지만 같은 K 리그팀엔 제주 유나이티드를 혼자 무너뜨린 녀석이다. 만약 현준이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른다면 전남 드래곤즈하고의 경기 역시 해볼 만 했다. "후우...그래도 좀 많이 마셨네..."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집안에는 속옷차림으로 아이스크림을 물며 컴퓨터를 하고 있는 붉은색의 눈을 지닌 여인, 아니 악마가 있었다. "이제는 컴퓨터까지 하시네요. 아이스크림은 또 언제 사오셨대요?" 리리스의 명령아닌 명령에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한 가득 냉동실에 넣어놓긴 했지만 현재 리리스가 물고 있는 하드바를 사온 기억은 없었다.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태연하게 말했다. "밖에 나가서. 십만원어치 사왔으니까 알아서 꺼내 먹던가." "......" 무슨 아이스크림을 십만원어치나 사온단 말인가? 그것도 말하는 투를 보아하니 물고 있는 하드바와 비슷한 종류일 게 분명했다. 어떻게 쑤셔넣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냉동실 가득 빼곡하게 찬 아이스크림을 확인한 현준은 기가막힌 표정을 지으며 몸을 돌렸다. 술이나 깰겸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으로 열었지만 하나라도 뺀다면 왠지 우르르 쏟아질 거 같아서 관둔 그다. "돈은요?" "난 마왕 리리스야." 뭔가 동문서답이긴 했지만 그냥 그려려니 하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너 없을 때 한 여자가 찾아오던데?" "수진인가...? 설마...둘이 인사했어요?" "인간은 너를 제외하고 나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 있는 자신의 집을 아는 사람은 수진밖에 없었다. 아마 훈련이 끝나고 찾아온 모양이다. "애인이예요." "응. 그 정도는 알아. 네 녀석의 향기가 느껴졌으니 말이지. 기운을 흡수하기엔 제법 괜찮아 보이던데 말이야. 영혼의 기운도 제법 강하던데." "묻히기는 했지만 아이돌이예요." "호오..." 현준의 설명에 리리스가 눈을 살짝 빛냈다. 현준이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그때까지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고 있던 리리스는 다 먹은 나무 막대를 손으로 툭 쳐 쓰레기통에 집어넣고는 현준에게 다가갔다. "계약이 이제 하루도 남지 않은 것은 알지?" "물론이죠." "애인이 생겼다고 나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겠지? 인간 남자들의 많은 수가 애인이 생기면 다른 여자하고는 관계를 맺지 않는다고 하던데 말이야." "글쎄요. 하지만 전 그렇게 일찍 죽고 싶지 않아요. 수진이 역시 애인이기는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니까요. 그래도 잘해줄 생각이예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현준의 팬티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이미 단단하게 솟아오른 남성이 손에 잡혔다. ============================ 작품 후기 ============================ 벌써 스토리라인을 추측하시는 분이 계시다니... 저도 대략적으로 완결까지는 짜놨지만 세부적인 것은 아직 생각중이라서요. 최대한 현실적으로 쓰려고 정보를 찾다보니 글을 쓰는데 좀 오래걸리긴 하네요. 그럼 다음편은 조금 밤 늦게 올려드릴께요. 어쨌든 즐감하세요. 댓글이 많으면 연참으로 보답하도록 하지요 ㅎㅎㅎ 00031 현준. 이름을 떨치다. =========================================================================                            부산교통공사 VS 대전한국수력 교보생명 2009 년 내셔널리그 1라운드 부산과 대전의 개막 경기이다. 부산과 대전의 역대 리그 전적은 4승 1무 1패로 홈팀이 굉장히 우세하다. 성적도 그렇다. 2007, 2008 통합성적 부산은 5위와 4위를 차지했지만 대전은 하위권인 10위와 8위를 차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은 개막전 홈경기 기분 좋은 승리를 통해 기세를 올리려 할 것이다. 지난해 보다 다소 공격진에 무게는 떨어지는 모습이지만 성공적인 선수 보강으로 부산 특유의 몰아치는 축구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생각이다. 대전 역시 이번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로 전력의 누수 없이 선수를 보강. 최고의 선수단을 구성한 상태이다. 작년 선수권대회 이후 좋은 분위를 타고 있는 대전은 올 시즌 첫 스타트 강팀 부산을 상대로 얼마만큼 기량을 보이는가가 이번 시즌의 대전 성적의 척도가 될 것이다. 기세를 타면 무서운 양 팀의 개막전이 내일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의 키플레이어는 작년 내셔널리그 베스트 11에 들었던 미드필더 김도용. 2008 시즌 5득점 5도움을 올렸었다. 이에 대항하는 대전의 키플레이어는 김정겸이다. 2008 시즌 2득점 9도움을 올린만큼 만만치 않은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드디어 내일이네." 숙소에 있는 컴퓨터로 내셔널리그 홈페이지에 나온 기사를 살펴보는 수진이다. 친선경기에서 현준의 엄청난 활약을 지켜본 이후로 무려 1달이 넘게 경기가 없었다. 하지만 내일부터 계속해서 현준의 활약을 두 눈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생각에 수진은 가슴이 두근두근 떨리는 것은 참으며 빨리 오늘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KTX 표도 예약해 두고 준비도 다 끝냈다. 그렇게 혼자서 실실거리는 수진의 모습에 같은 팀 멤버인 혜나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언니. 무슨 좋은 일 있어요? 요즘 들어 굉장히 밝아보이시는데...?" 무명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리더인 수진의 불안과 압박감을 알고 있는 혜나다. 하지만 한, 두달 전부터 점점 밝아보이는 수진의 모습에 그냥 좋은일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던 혜나는 갑자기 오늘 부산으로 향하는 KTX 표를 예약하고 아까부터 잘 알지도 못하는 축구 홈페이지에 들어가 실실 거리는 수진이 모습이 수상하게 보였다. "응! 아주 좋은 일이 있지." "......애인이라도 생긴건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을 하는 수진의 모습에 차마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 혜나다. 진짜로 애인이 생겼다면 스캔들이 날 걱정을 해야했다. 더군다나 수진은 리더였다. 하지만 이미 묻혀버린 레인보우 샤베트였고, 회사에서도 사장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아직까지 숙소가 남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그나마 연습을 하며 다음 앨범작업을 기다리고는 있었지만 가망성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단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직까지 회사를 나가지 않고 있었던 것 일뿐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혜나는 그냥 본인이 좋아하는데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사장도 신경을 안쓰고 스케쥴도 없는데 내일 어디 간다한들 뭐라고 할 사람도 없었다. 게다가 막상 걱정보다는 호기심이 들고 있었다. 대체 누가 리더인 수진언니를 저렇게 까지 푹 빠지게 만들었는지 말이다. "축구선수 만나는 거예요? 누구예요?" "이히히히. 아니야. 참." 하지만 이미 표정은 '나 축구선수 만나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랑을 하면 바보같이 변한다고 했던가? 진짜로 바보같은 웃음을 실실 흘리는 수진의 모습에 혜나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부산교통공사와 대전한수원? 뭐야...해외리그 선수도 아니네요. 보니까 K 리그 팀도 아닌 것 같고. 그냥 그저그런 축구선수?" "그래도 현준이는 굉장히 잘해. 곧 해외로 나갈 껄?" 혜나의 말에 수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호오...이름이 현준이예요?" 어느새 같은 팀 멤버인 연지까지 쫄래쫄래 자리를 잡고 수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어떻게 만났어요? 언니?" 눈을 반짝 빛내는 혜나와 연지의 모습에 수진은 그때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굳이 숨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약간의 픽션을 섞어서 자신과 현준의 만남을 보기 좋게 둘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수진이었고 점점 이야기가 진행될때마다 혜나와 연지는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으며 수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밤새도록 현준의 위대함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수진이다. "우와...그래도 오늘은 사람이 좀 있네요." "친선경기와 리그전이 같지는 않지." 경기를 치르기엔 굉장히 좋은 날씨다. 부산교통공사와의 개막전이 열어지는 부산 구덕 운동장에는 1000여명이 넘는 관중들이 운집해 있었다. 비록 TV 중계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사를 쓰기 위해 앉은 기자들이 노트북을 부지런히 두드리고 있는 모습들도 보였다. 관중의 대부분은 부산교통공사의 서포터즈였지만 그래도 간간히 대전한수원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왔다. "김현준 파이팅!!"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수진이었다. 연신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하는 부산서포터즈도 서포터즈 였지만 혼자서 빈 좌석에 플랜카드를 붙여놓고 앞에서 흔들고 있는 미인에게 눈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축구하면 김현준' 이라는 낯부끄러운 대사를 7좌석에 커다랗게 붙여놓고 또다시 대전한수원짱! 이라고 쓴 플랜카드를 들도 방방뛰는 수진이다. "부럽다. 애인오셨네." "너 오늘 해트트릭 정도는 해야겠다." 지극정성도 저런 정성이 없을꺼다. 심지어 N 리그를 취재하기 모여든 스포츠기자들까지도 사진 한방씩 찍고 있었으니 말이다. '괜찮으려나...?' 아무리 인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아이돌은 아이돌이다. 만약 저렇게 사진이 찍힌다면 당연히 정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스캔들이 터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곤란한 것은 현준이다. 그래도 저렇게 혼자서 좋다고 응원하는 모습을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묻힌 아이돌이니 만큼 스캔들이 터져도 별다른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아니 스캔들 기사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가뜩이나 요즘 최정상의 인기를 끄는 체리쥬빌레의 기사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는 마당에 그녀들 대신 레인보우 샤베트의 기사를 쓸 기자는 없을 것 같았다. "야. 그래도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대전한수원짱이다." "오늘 무조건 이겨야 겠네. 우리도 이제 서포터즈 생긴거야?" 비록 내셔널리그팀이지만 다른팀들은 대부분 서포터즈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전한수원은 한때 암흑기를 걸어서인가? 현재 조직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서포터즈는 없었다. 배종우 감독조차도 수진의 행동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저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좀 더 클럽이 인기를 끌테고 그것이 클럽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잠시 후 전광판에 불이 들어왔고 앰블럼이 먼저 들어오고 이번 경기의 주심인 김성호 심판과 1부심, 2부심 그리고 대기심이 입장했다. 현준도 다른 선수들과 같이 나란히 입장을 했고 경기시작전 기념사진를 찍고 그라운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우...' 심장이 쿵쾅쿵쾅 떨려왔다. 긴장감은 아니었다. 이미 여러번의 친선경기와 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 경기를 활개칠 수 있을지 계산까지 다 끝내놓았다. 그리고 오늘도 55%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놓은 현준이다. 그리고 부산교통공사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자자! 집중해!!!" 강성일 골키퍼의 외침이 그라운드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저렇게 선수들에게 반말투로 소리를 지를 수 있는 인물은 고참선수인 강성일 밖에 없었다. 친선 경기를 몇 번 경험했다고는 하지만 N 리그경기는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들이 몇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행동이었다. "후우...떨리네. 넌 안떨리냐?" "그냥 그래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태연하게 대답을 하는 현준의 모습에 부산교통공사들이 킥오프를 하기 위해 하프라인에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던 한덕종은 그냥 고개를 돌렸다. 선수이력이 하나도 없는 녀석인데 하는 플레이나 말하는 것을 보면 국가대표 저리가라다. 대학리그 출신으로 U 리그 대학교 대표팀에도 뽑혔던 자신조차도 벌벌 떨고 있는데 이 녀석은 긴장감 따위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삐익!!! 심판의 휘슬이 울리면서 부산선수들이 공을 뒤로 돌렸다. 오늘 대전 한수원의 전술은 4-3-2-1. 한덕종을 톱으로 해 이수민과 김현준이 좌우에서 활개치고 노련한 미드필더인 조선우, 조주영과 새로 영입한 박정수가 뒤를 받치려는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이 있었고 공격형 풀백인 김정겸까지 있었으니 초반에 골을 넣어 승기를 가져가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반은 조금 실망스럽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패스!! 공 돌리란 말이야!" 긴장한 탓일까? 박정수가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조선우와 조주영까지 흔들렸고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부산교통공사에게 크게 넘어가고 있었다. 뻥! 킥앤러쉬를 시도하듯 뒤에서 멀리 찬 공이 부산의 왼쪽 윙인 박혁순에게 이어졌다. "붙어!!!" 어디선가 들려온 소리에 재빨리 남영훈이 붙었지만 이미 패널티라인 안까지 치고 들어온 박혁순은 재치 있게 왼쪽으로 패스를 했고 달려오던 박동일이 왼발로 슈팅을 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와아아!!! 얼마 안 되는 부산의 서포터들이었지만 그들의 열정만큼은 여타 유수 클럽의 서포터즈들에게 뒤지지 않는지 골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자 경기장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필드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전반 6분만의 골이었다. "집중하란 말이야!" 경기 초반부터 골을 먹혔기에 선수들의 긴장감을 일깨우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강성일이다. 하지만 한번 넘어간 주도권은 그렇게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태앵!!! 또다시 박동일의 슈팅이 골 포스트를 맞고 벗어났다. 위협적인 장면이 또다시 연출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현준을 기점으로 화끈한 공격력으로 부산교통공사를 누르려던 배종우 감독이었지만 점점 머릿속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뛰어난 축구선수라도 일단은 공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부지런히 뛰어다니고는 있었지만 도저히 공격진영쪽으로 정확한 패스가 이어지질 못했다. '하지만...' 종우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천천히 걷고 있는 현준이다. 팀이 워낙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상황인 만큼 거진 하프라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경기는 70분이나 넘게 남아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이 공을 잡기란 한다면 단번에 이 분위기를 바꿔버릴 수 있을거라고 확신하는 종우다. 기술적, 신체적인 능력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개인기, 골 결정력, 드리블, 트래핑, 패스, 헤딩까지 그 어느 하나 뒤떨어지는 것이 없었다. 몸싸움이나 민첩성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현준이 100m 를 10초 이내에 끊는다는 것은 대전한수원들 사이에서 굉장히 유명했다. 김날쌘, 김소닉. 선수들끼리 현준에게 붙여놓은 별명이다. 공을 받지 않거나 공을 드리블 할때나 속도 차이도 거의 없었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 "김현준!!! 내려와서 플레이해!" 시간이 흘러도 도저히 바뀌지 않는 분위기 때문인지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배종우 감독은 결국 몸을 일으켜 현준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감독의 지시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프라인을 넘어서 수비진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워낙 시종일관 공세를 취하고 있었던 탓에 긴장이 풀어진 것일까? 현준을 마크하고 있던 이건필의 수비가 느슨해지며 그를 지나쳐 조주영의 헤딩 패스가 현준에게 이어졌다. "아!!!" 경기가 시작된지 꽤 시간이 흘러도 공 한번 못 만지는 현준의 모습에 기운이 빠져 앉아있었던 그녀다. 하지만 현준이 공을 받자 수진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과연 그가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00032 현준. 이름을 떨치다. =========================================================================                            공을 잡은 현준은 곧바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부산선수의 모습에 재빨리 공을 다시 조주영에게 돌렸다. 그리고서는 빠른 속도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조주영 또한 그런 현준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는 않았다. 익숙한 원투패스. 연습했던 대로 조주영을 앞으로 강하게 공을 찼다. 터치라인 밖으로 벗어날 듯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공이다. 더군다나 현준이 받기에는 거리도 살짝 부정확했다. 그러나 현준의 스피드와 볼트래핑실력은 그야말로 경악할 수준이다. 괜히 그가 대전한수원 선수들사이에서 김날쌘, 김소닉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다. "헛?!" 조금 강하게 찼다싶은 생각에 조주영의 패스미스라 여기고 터치라인 밖으로 벗어날 줄 알고 발을 뻗지 않은 이건필은 어느새 간결한 터치로 공을 받고는 질주하기 시작하는 현준의 모습에 재빨리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 육상선수하고도 비교될 정도로 빠른 발을 지닌 현준이다. 더군다나 현준이 더욱더 대단한 점은 드리블을 하면서도 스피드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와아아아!!!" 패스가 이상하게 흘러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공을 잡고 드리블하는 현준의 모습에 수진은 환호성을 질렀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현준이 공을 잡으면 분명 무언가 해주리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들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느새 하프라인 안쪽까지 깊숙하게 밀고 들어가는 현준이다. 이건필 뿐만 아니라 부산의 중앙수비수 김도용도 따라붙으려고 했지만 믿기지 않게도 공을 드리블하는 현준과 공 없이 전력질주하는 김도용과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뭔 놈이 저렇게 빨라?!" 어느새 패널티라인까지 들어오려는 현준의 모습에 공세에도 자신의 진영쪽에서 있던 박준홍이 욕지거리와 함께 달려들었다. 자신이 뚫리면 뒤는 바로 골대였다. 하지만 뒤에선 같은팀 수비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패스를 하기엔 대전의 공격수인 홍덕종은 현준의 스피드를 따라오지 못하고 뒤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돌파당하기 전에 끊는다.' 준홍은 일단 파울로 끊을 생각이었다. 정말 놀라운 스피드였다. 하지만 발을 뻗어 진로를 막으면 피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넘어질게 분명했다. 저정도의 속도로 달려온다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레드카드는 아니지만 옐로카드 정도까지는 각오한 준홍은 재빠르게 다리를 내밀었다. 그러나 준홍이 접근하기 전에 현준은 이미 어떻게 골까지 만들어 낼지 전부 계획을 짜놓고 있었다. 툭! 엄청난 스피드로 달려오던 현준이 공의 밑을 살짝 찍어올렸다. 공중으로 뜬 공은 준홍의 머리위를 지나쳤고 다리를 내미는 준홍을 옆으로 피하며 공을 받기 위해 달린 현준은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슛으로 연결하기 위해 다리를 들어올렸다. 키이잉! 약간의 아픔과 함께 또다시 시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붉은색의 점과 확률까지 확인한 현준은 빠르게 그대로 논스톱 발리슛을 때렸다. 철렁! 현준의 다리가 휘둘러지기가 무섭게 빨래줄처럼 쭉 벗은 강슛이 부산교통공사의 골망을 갈랐다. 현준이 다리를 들어올리는 모습에 골키퍼인 김민규가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와아아아아!!!" 골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자 수진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선수들 또한 일어서서 환호성을 질렀다. 배종우 감독역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역시 저 녀석은 평범한 놈이 아니었다. 그 누가 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는 속도가 상대팀 수비수들보다 빠를수가 있는가? 아무리 세미프로선수들이라고는 하지만 저건 말 그대로 사기적인 스피드다. 그렇다고 스피드만 좋냐? 그것도 아니었다. 이제까지 현준이 슈팅을 해서 골로 연결하지 못한 적은 연습경기 때 딱 2번이었다. 무서울 정도로 기계같은 놈이었다. "야! 이 자식 진짜 대단해!!" "잘했어!!!" 뒤에서 현준을 쫓아오던 선수들이 그 속도를 늦추지 않고 현준을 향해 달려가 머리를 헝클이거나 어깨위로 올라탔다. 말 그대로 원맨쇼를 보인 현준이다. 그리고 전광판이 1 : 1 로 변했다. 삐익!!! 공이 하프라인에 놓이자 현준을 바라보는 부산교통공사의 선수들이 눈빛이 달라졌다. 17번을 단 현준이 이번 경기가 N 리그 데뷔전이라는 것은 기록을 봐서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마크를 해도 조금은 설렁설렁하게 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방금 전 현준이 보인 실력은 그들을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이대로 승기를 내줄 수는 없었다. 다시 경기가 시작되자 더욱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부산교통공사였다. 뛰어!! 막아!! 패스코스 차단하란 말이야! 비록 현준의 활약으로 동점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부산교통공사 역시 내셔널리그의 전통의 강호였다. 킥앤러쉬. 수비진의 장거리 패스와 공격수들의 속도를 앞세운 공격에 대전의 수비진은 조금씩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래도 그나마 뚫리지 않고 버티는 것은 현준또한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리스로 인해 신체가 재구성된 현준은 단지 스피드만 빠른 선수가 아니다. 축구선수치고는 왜소한 체격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탄탄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은 수비수들하고의 거친 몸싸움도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었다. 더군다나 그 수비수들이 N 리그 팀의 선수들이라면 더욱더 현준을 당해내기란 힘든 일이었다. 쿵!!! "큭!!!" 현준이 몸싸움을 걸자 공을 잡고 있던 박혁순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무슨 덤프트럭으로 들이받는 충격이다. 대체 조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 혁순의 균형이 무너지는 틈을 차 재빠르게 공을 뺏어낸 현준은 그나마 공간을 넓게 차지하고 있는 이병욱을 향해 공을 보냈다. 하지만 볼트래핑이 나빴는지 이병욱이 공을 가로채기 당하면서 다시 공은 부산교통공사의 소유권으로 넘어갔다. "칫!" 동점까지는 만들었지만 부산교통공사의 압박은 굉장히 거칠었다. 그 탓에 반칙도 난무했다. 삑!! "현준아! 올려라!" 이제 전반 35분이 흘렀는데 벌써 6번째 반칙이다. 하지만 공을 차는 지점이 우리쪽 진영이라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힘들었다. 아무리 현준이 공을 정확하게 올려도 공격수인 홍덕종이나 이수민이 상대팀 수비하고의 경합에서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다. '솔직히 여기서 골을 넣으면 말은 안되겠지.' 축구경기장의 터치라인은 최대 120m, 최소 90m 규격내에 존재해야 했다. FIFA 가 정한 규칙이 그러했다. 그렇기에 하프라인에서 살짝 위로 물러난 지점과 상대팀 골문까지의 거리는 최소 45m 정도였다. 아무리 어림잡아도 대충 50, 60m 의 거리였다. 골을 넣으라고 한다면 넣을 수는 있었다.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와 악마의 계약으로 인해 얻은 힘은 충분히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막말로 골포스트만 연속으로 10번을 맞추라고 해도 현준은 그게 가능했다. 하지만 그것은 악마의 기운을 최대한 많이 흡수할 때의 이야기다. 기운을 50% 밖에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붉은색의 점은 여전히 상대팀의 골대 구석을 가리켰지만 확률은 매번 90 이상을 가리키던 것에 비해 이렇게 멀리서 프리킥을 찰 때면 5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어떻게 하지.' 이제까지 5번의 프리킥을 올렸는데 단 한번도 홍덕종과 이수민은 머리에 맞추지를 못했다. 워낙 부산교통공사 수비수들이 노련하게 플레이 하는 것도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홍덕종이나 이수민은 타겟형 공격수가 아닌 거진 돌파형에 가까운 선수들이었다.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기엔 둘 다 피지컬이 떨어졌다. 장신수비수인 하용우도 들어가 있었지만 그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올려도 아마 제대로 헤딩을 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키이잉!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며 약간의 아픔이 느껴졌다. 그리고 붉은색의 점을 확인한 현준은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꽤나 먼 거리였는지 아까보다도 더욱더 확률이 떨어졌다. '그래도 일단 때려본다!' 골키퍼에 맞고 나오거나 벗어나면 하는 수 없는 일이었다. 골을 넣으려고 해도 자신에게 공이 제대로 온 것은 35분 동안 3번. 처음은 골로 연결했지만 2번의 크로스는 이수민과 홍덕종이 사이좋게 하늘로 날려버렸다. 결국 때리기로 생각한 현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뒤로 물러섰다. "후읍..." 콰앙!!! 심호흡과 함께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간 현준은 잔디가 푹 파일 정도로 강하게 디딤발을 딛으며 공을 때렸다. 엄청난 속도로 공이 날아오자 부산교통공사의 골문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던 대전한수원과 부산교통공사 선수들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점프를 했다. 그러나 마치 야구공의 커브처럼 누구의 머리에도 맞지 않은 공이 곧바로 골문으로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완벽하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 않은 탓일까? 탱! 하는 소리와 함께 골포스트를 맞은 공이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 떨어져 내린 공은 운 좋게 몸싸움에 밀려 점프를 하지 못한 이수민에게 흘렀고 재빠르게 이수민은 공을 밀어넣었다. "아!!!" 직접 때릴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하프라인에서 넘어온 슛은 골포스트를 맞췄고 결국 이수민에게 연결되며 골로 연결되었다. 더군다나 커브처럼 급격하게 떨어져 내리는 공이라니? 이런 슈팅은 본적이 없었다. 아니 TV 에서는 종종 등장한 슛이었다. 바로 말로만 듣던 무회전 슛이었다. 그것도 점프를 뛴 선수들 모두가 알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하게 떨어져 내렸다. "저자식 대체 누구야...?" 골이 먹혔다는 사실에 좌절을 하는 것보다도 방금전에 슛인지 센터링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저 먼거리에서 엄청난 프리킥을 차올린 대전한수원의 17번 김현준에게 고개가 돌아가는 것은 당연했다. 대전 한수원! '개막전 대승'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내셔널리그 = 대전 김필중 ]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이하 대전한수원)이 부산교통공사와의 개막전에서 무려 5번의 축포를 쏘아올리며 시원한 대승을 거두었다. 4월 10일(금) 오후 7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교보생명 2009 내셔널리그 전기 개막전에서 대전한수원은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한 원정경기에서 5-1 대승을 기록했다. 전반은 홈팀인 부산의 일반적인 우세였다. 아직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탓인지 대전은 번번히 실수를 연출했고 그 틈을 이용해 박혁순이 절묘한 패스를 박동일에게 연결했고 박동일은 전반 6분 왼발 슛으로 대전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부산의 골은 이게 끝이었다. 대전 한수원은 김현준(22, FW)를 앞세워 부산을 흔들기 시작했고 전반 24분 김현준의 원맨쇼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고 이후 전반 36분 이수민의 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동점골을 성공시킨 김현준이 전반 45분, 후반 4, 27분에 릴레이골을 성공시키며 화려한 첫 승리를 챙겼다. 지난 시즌 부산을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패했던 대전은 그 빚을 이자까지 보태 제대로 갚았다. '과연 새내기 내셔널리거?', 김현준. 오늘 승리의 수훈갑은 바로 대전한수원의 17번 김현준이다. 이수민 역시 한골을 보탰기는 했지만 그 골 역시 김현준이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때마침 어용국 대전한수원 수석코치가 김현준의 등을 떠밀었고, 간단히 김현준(22, FW)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대전한수원의 왼쪽 윙 포워드로 경기에 출전한 김현준은 이날 경기 MVP 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오늘의 승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김현준은 '부산교통공사의 압박에 조금 고전하기는 했지만 다들 최선을 다해 플레이한 탓에 대승을 거두었다.'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김현준은 자유계약으로 대전한수원에 입단했다. 축구이력이 단 하나도 없는 그였지만 김현준의 플레이를 본 어용국코치와 배종우감독이 재빨리 영입을 성공시켰고 김현준은 스탭들의 기대에 부흥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오늘 부산교통공사와의 경기에서 호날두와 메시를 섞어놓은 것 같은 대단한 플레이를 펼친 김현준은 '이번 시즌이 내셔널리그의 첫 시즌인 만큼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 작품 후기 ============================ 마우스패드 > 스토리 내용은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해주세요 사이크스 > 1화에 이미 현준은 첼시, 리버풀에 갈거라고 써놨어요 그럼 즐감하세요 ㅇㅇ 댓글은 곧 연참으로! 00033 현준. 이름을 떨치다. =========================================================================                            "대전 한수원! 노원 험멜 상대로 2연승!! 선두를 향한 핑크빛 질주" "득점 1위 김현준 3경기만에 해트트릭 추가! 무려 8골! 대전한수원 수원시청 대파!" "대전한수원 약체 천안시청 잡고 4연승! 리그 초반 돌풍 일으켜!" 비록 대전한수원이 올해 선수단을 크게 교체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력의 누수가 거의 없다는 평가로 작년 선수권대회 이후 사람들이 좋은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일단 내셔널리그 최고의 왼쪽날개라고 평가받은 김정겸과 중앙의 재간둥이 조주영선수가 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대전한수원이 리그 초반 이렇게 돌풍을 일으킬지 몰랐다. 그것도 1골차의 승부가 결정된 적은 없었다. 2골차 이상으로 전력의 차이를 상대팀에게 톡톡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현준이 있었다. "니가 사람이냐?" "그럼 뭐로 보이는데요?" "괴물." 신문을 보던 정겸을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4경기 10골 3 어시스트. 대충 생각해도 평균적으로 한 경기당 3 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단 이야기다. 아무리 내셔널리그라 하더라도 이건 괴물중의 괴물이었다. 그 탓에 4월의 MVP 로 선정된 현준은 MVP 상품으로 50만원권 의류 상품권까지 받았다. 물론 그 상품권은 수진의 손에 들어갔지만. "하아...전 그냥 훈련이나 해야겠어요." "훈련 끝났잖아? 더군다나 너 다음경기는 감독님이 쉬라며?" 내셔널리그 5라운드에서 대전한수원은 최약체팀 홍천FC 와의 경기가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배종우감독은 그 경기에서 현준을 제외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도 그럴듯이 고작 4 경기를 뛰었는데 집중되는 견제에 행여나 김현준이 다치지 않을까 염려한 것이다. 물론 그 다음경기는 고양국민은행과의 경기에는 내보내야 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현준이 부상당하지 않게 하려는 배종우감독의 배려였다. "아직 경기력이 불안정해서요." "하..." 현준의 말에 어이없는 탄성이 흘러나온 정겸이다. 대체 뭐가? 4경기 10골 3 어시스트의 기록을 세우고도 경기력이 불안정하다? 정겸은 잠시 현준에 대해 생각했다. 만약 저 경기력이 불안정하다면 내셔널리그의 모든 선수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하지만 누가 괴물아니랄까봐 유니폼을 주섬 챙겨입고는 프리킥을 연습하려는지 축구공을 드는 현준이다. 현준이 이렇게 프리킥을 연습하려는 이유는 다 있었다. '아직은 부족해...' 비록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얻은 능력으로 10 골 3 어시스트라는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지나가는 말로 리리스가 '유명한 선수들이면 다 그 정도는 하지 않나?'라는 말에 움찔하고는 프리킥 성공도를 좀 더 높이기 위해서 훈련을 하는 것이다. 공을 잡으면 최소한 위협적인 플레이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협적인 플레이가 전부 골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천안시청과의 경기에서 조금은 상대팀의 견제가 슬슬 집중되는 것을 느낀 현준이다. 공을 가지고 있을 때 공을 지키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 공이 자신에게 오지를 못했다. 제대로 패스를 넣어주는 선수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준 말고도 공을 여기저기 뿌려주는 주전 미드필더인 조주영역시 강한 압박을 당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천안시청하고의 경기에서도 고작 6번의 퍼스트 터치를 했을 뿐이다. 그리고 현준은 그 중 2번의 슈팅과 4번의 크로스를 올렸지만 슈팅은 전부 골로 성공시킨 반면 크로스는 단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아쉬운 장면은 많이나왔지만 누가 봐도 마무리가 부족했다. '게다가 시즌이 점점 바빠져서 수진이를 만나기도 조금은 빠듯하니까...' 6일 홍천FC 하고의 경기를 치른 다음에는 바로 3일 뒤 고양국민은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13일 에는 대구 FC 와의 FA 컵 32강전이 있었다. 그 탓에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게 조금 빠듯해진 현준이다. 매번 수진이 응원하러 오기는 했지만 그녀와 섹스를 할 시간이 도통 나지 않았다. 2골을 성공시켜 2-0으로 승리했던 천안시청전에서는 고작 20%정도의 악마의 기운만을 흡수해야만 했었다. 그렇기에 악마의 기운을 어느정도 흡수했을 때 가장 골을 쉽게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프리킥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현준이다. "니가 그러니까 괴물이라는 거다..." 정겸은 계속 현준을 보고 괴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전부 숙소나 집으로 향한 시간이다. 이제 곧 있으면 꺼질게 분명했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후배가 연습을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선배가 아니었다. "쨔잔!" 방에서 나온 수진은 양팔을 벌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수진의 모습에 거실에서 TV 를 보고 있던 혜나와 수진은 충격에 입을 벌렸다. "어...언니? 새로 옷 산거야? 그거 어디서 났어?" "에헴." 가슴을 으쓱 내미는 수진의 모습에 뭔가 촉이 오는 동생들이다. 더군다나 그녀가 이렇게 옷을 샀다고 자랑하는 하는 이유는 안 봐도 뻔했다. "형부가 선물해줬구나? 돈 좀 많이 썼겠네." 분홍색 쟈켓에 검은색 레깅스와 해지스ACC 와 비슷한 체크무늬 신발을 입은 수진의 모습에 혜나가 부럽다는 듯 수진을 바라보았다. 아이돌 출신이라 그런지 옷을 입은 스타일하나는 발군이었다. 더군다나 분홍색의 쟈켓은 혜나의 눈에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응. 어때? 어울려?" "응. 잘 어울려. 아휴...부럽다. 나도 애인이 있으면 좋을 텐데." 혜나도 그렇고 연지 역시 현준은 한번 도 본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렇게 수진이 웃고 다니는 것을 보니 부러웠다. "그런데 갑자기 왜 옷이야?" "너네 형부가 상을 탔다는 말씀. 그래서 상금을 나한테 다 줬어." "왠 상...? 축구 선수 아니었어?" 혜나의 말에 수진은 마치 자신이 한 일인마냥 악동처럼 자세를 잡고는 씨익 웃었다. "형부가 무려 내셔널리그 4월달 MVP 를 차지했다는 말씀. 개인 인터뷰도 했었어. 4경기에 무려 10 골 3 어시스트를 기록했다고." "이야..." 수진의 말을 듣던 혜나는 깜짝 놀랐다. 축구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MVP 를 차지했다는 말과 10 골이나 넣었다는 말의 뜻은 알고 있었다. 수진은 현준의 말에 놀라며 감탄성을 내뱉는 혜나의 모습에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K 리그 에서도 슬슬 스카우터를 보내고 있나봐. 아마 곧 있으면 이적할지도 몰라." "진짜? 정말 잘하나 보네." 실제로 그런일이 있다고 현준에게 들은적은 없지만 괜히 약간의 허풍을 좀 더 붙이는 수진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엔 현준은 K 리그에 가서도 굉장히 잘할 것 같았다. "나도 형부 경기하는 거 보고싶긴 하다. 사람들 많이 응원하러 와?" "글세...아니 그렇게 많이는 안 와. 팀이 별로 인기가 없나봐. K 리그가 아닌 내셔널리그라서 그런것도 있고. 근데 13일인가? 굉장히 큰 경기가 있다고는 들었어." 축구는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현준이 뛰고 있기 때문에 현준의 스케쥴에 대해서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큰 경기?" "응. 잘 모르겠는데...FA컵 이라던가? 전남 드래곤즈? 하여튼 K 리그팀하고 붙는다고 하더라고." "그래? 그럼 우리도 그거 보러 갈 수 있나?" "응?" 대뜸 묻는 혜나의 말에 수진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냥 언니가 매번 보러 가길래 그렇게 재미있나 싶어서 솔직히 우리 맨날 연습실이나 숙소에만 있잖아. 누가 불러주는 것도 아니고. 형부한테 말하면 입장권 정도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아...입장권은 무료이긴 한데." "그럼 같이가자 언니. 응?" "나도! 나도 갈래." 수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빠른 시기에 앨범을 접고 들어가는 바람에 다른 연예인들하고의 친분도 없었다. 회사소속 연예인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들하고도 거리가 있었기에 매번 숙소에만 있는 동생들이었다. 동생들이 매번 연습실과 숙소만 오가는 것은 알고 있었다. "괜찮겠지 뭐. 어차피 입장권은 무료니까 말이야." "야호! 언제야? 언제야?" "13일이야. 근데 전남 광양까지 가야해." "사장님한테 혼나지 않을까?" 서울에서 광양이라면 굉장히 먼 거리다. 하루동안 갔다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기에 연지가 불안한 듯 중얼거렸다. 그러나 혜나는 멀리까지 여행을 간다는 마음으로 들떠 있었다. "아! 그럼 나 나갔다올게." "형부한테 가는거야?" "응!" 잠깐 이야기를 하는 동안 오늘 현준과 만나기로 했던 것은 잠시 망각했던 수진이다. 시간을 보니 여유가 별로 없었기에 수진은 혜나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재빠르게 숙소를 빠져나갔다. ============================ 작품 후기 ============================ 더워서 잠이 안와서 그냥 썼는데... 이젠 팔뚝이 너무 아파요. 대체 작가분들 폭참은 어떻게 하는거지... 팔아파서 쓰러지겠음... 00034 현준. 이름을 떨치다. =========================================================================                            "헉...헉...이제 나올 것 같은데..." "아아...아흑...응...잠깐만..." 찰싹 엉덩이를 때리는 현준의 행위에 수진은 배게에 파묻던 얼굴을 들어올리며 크게 숨을 쉬었다. 그리고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현준을 침대에 눕히고는 천천히 음란한 눈빛으로 현준을 살짝 응시한 뒤 자신의 허리를 내려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아아...너무 좋아...자기꺼..."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현준과의 만남이 있었을 때는 거의 대부분 이렇게 섹스를 하는 수진이다. 처음엔 빈번하게 섹스를 요구하는 현준의 모습에 현준이 그냥 자신의 몸만 가지고 노는 놈인가라고도 의심했던 그녀다. 그러나 이제는 현준이 섹스를 하자고 말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아쉬운 수진이다. 오늘도 만나서 데이트를 즐긴 후에 그냥 헤어지려는 현준의 모습에 살짝 팔을 붙들고 모텔로 향했던 것이다. 현준을 만나러 갈 때부터 조금씩 젖어오기 시작한 아랫부분이 근질거려서 못 참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준이 이미 그런 수진의 모습을 눈치채고 그녀의 애를 태웠다는 사실을 수진이 알 리가 없었다. "아...아아아!!!" 자신의 연분홍색 유두를 두손가락으로 살짝 꼬집고 돌리며 허리를 돌리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도 조금씩 허리를 흔들며 그녀의 행위에 맞춰서 움직였다. 경험이 제법 있는것인지 아니면 아이돌출신이라 그런지 유연하게 자신의 남성을 강하게 압박하는 수진의 허리놀림으로 현준은 짤막한 신음과 함께 수진의 안에 강하게 자신의 애액을 쏟아내었고 잠시 움찔하며 떨던 수진은 그대로 힘없이 현준의 가슴에 몸을 뉘였다. "하아...하아...좋았어...?" 가느다란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현준의 얼굴에 머리를 맞대는 수진이다. 그리고 그런 수진의 얼굴을 쓰다듬던 현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좋았어.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이 이렇게 밝히는 여자인줄은 몰랐는데? "짓궂어. 자기께 너무 좋은거라고." 그러면서 콱 하고 현준의 남성을 세게 부여잡는 수진이다. 속궁합이 맞는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남성은 도저히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수진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런데...나 부탁이 있는데." "뭔데?" "자기. 그 축구경기 좀 커다란 시합 있다고 했었지?" "아아...전남 드래곤하고의 FA 컵 32강전? 솔직히 그렇게 큰 경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남이나 우리팀 입장에서는 중요한 경기긴 하지. 사람들도 꽤나 올 꺼야." 다가오는 13일날 벌어지는 전남드래곤즈하고의 FA컵 32강전. 더군다나 경기는 전남드래곤즈의 홈구장인 전남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다. 평균적으로 1만여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는 전남이다. 아무리 FA 컵이고 상대팀이 내셔널리그인 대전한수원이라는 약체이기는 했지만 32강 FA 컵 입장료가 무료인 것을 생각하면 아마 경기장에 몰려오는 관중수는 크게 나이가 나지 않을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응. 그래서 동생들하고 같이 가려고 하는데." "동생들...?" 수진에게 동생이 있었던가? 현준이 알기론 수진은 외동딸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곧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레인보우 샤베트?" "응. 혜나랑 연지. 앨범작업도 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숙소하고 연습실만 다니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이나봐. 그래서..." 수진의 말에 현준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헝클었다. "그냥 오면 되지 뭐 하러 물어보고 그래?" "혹시 부담될까봐 그러지." "부담은 무슨..." 오히려 응원을 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욱더 기운이 나는 것은 당연했다. 더군다나 상대팀인 전남의 홈구장이다. 가뜩이나 내셔널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도 아직 서포터즈도 없는 대전한수원이다. 기껏해봤자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 직원들이 떼를 지어 경기를 구경하러 오는 것 정도였다. 현준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내셔널리그 5 라운드에서 벌어진 대전한수원과 홍천FC 하고의 경기는 5-2로 대전한수원의 대승으로 끝났다. 현준이 빠지기는 했지만 워낙 홍천FC 가 약체였다. 그리고 벌어진 6 라운드에서 벌어진 고양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현준이 다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이며 리그 6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고양 국민은행하고의 경기에서 현준은 프리킥으로 2골을 넣었기에 더욱더 내셔널리그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다. "레인보우 샤베트가 응원하러 온다니...얼굴 좀 제대로 가리고 와야겠네?" "에이...우리 알아보는 사람도 없을텐데 뭐." "난 알아보잖아. 그날은 정말 제대로 뛰어야 겠는걸?" "기대할게. 이히히...아...잠깐...뭐야..." 수진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그녀를 밀어내고는 그 위로 올라타는 현준이다. 꽤 오랫동안 섹스를 했는데도 힘들지 않은지 다시 한번 삽입을 하려는 현준의 모습에 수진이 말했다. "잠깐...자기 내일 모레 경기라면서. 내일 가야하는데 이렇게 힘빼고 가면 어떻게 해." "이게 충전해주는거야." "짐승...아흥...!" 응큼한 미소를 짓는 현준이다. 사실은 사실이었다. 섹스를 통해 수진에게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그것을 축구에서 사용하는 현준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수진이고 결국 천천히 들어오는 현준의 남성에 몸이 반응하기 시작하며 조금씩 달뜬 신음성을 내뱉으며 현준을 감싸안았다. [FA컵] 올해는 이 팀을 조심하라! [내셔널리그 = 김민규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FA컵에 출전하는 '내셔널리거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이에 프로팀들은 각별히 긴장하고 있는 상황. 오늘 13일(수) '2009 하나은행 FA 전국축구선수권대회' 32강전이 전국 16개 도시에서 열린다. 그리고 내셔널리그 14개 팀은 이번 FA 컵 32강전에서 K 리그 14 개팀과 각각 맞대결을 펼친다. K 리그 팀들은 FA 컵에서 내셔널리그 팀들과 경기를 갖는다는 것에 대해 큰 부담감을 갖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축구에 승강제는 없지만 '프로축구'인 K 리그는 엄연히 우리나라 최상위리그이고 '실업축구'인 내셔널리그는 그 아래에 위치하는 하위리그이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프로팀이 실업팀에 패한다는 것은 분명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FA컵에 나서는 내셔널리그 선수들의 눈빛은 평소와 사뭇 달라진다. K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유일한 공식대결이 펼쳐지는 FA컵은 내셔널리거들이 프로선수로 선택받지 못했던 설움과 버림받았던 아픔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 또한 FA 컵은 내셔널리거들에게 있어서 K 리그 구단 코칭스태프와 스카우터들의 눈에 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실제로 올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김민수(25. FW)는 지난 2007 년 인천 코레일 소속의 내셔널리거였다. 지난해까지는 프로팀과 실업팀이 맞붙는 대진이 됐을 때, 하위리그 팀 홈구장에서 경기를 갖게끔 하는 규정이 있어 내셔널리그 팀들에 다소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그 규정이 180도 바뀌어 상위리그 팀의 홈구장에서 FA컵 경기를 치르게 됐다.(단 프로팀 광주와 경남은 홈구장이 아닌 제3의 경기장에서 32강전을 갖는다.) 고로 내셔널리그 14개 팀은 이번 32강전을 치르기 위해 원정길을 떠난다. 그리고 그 중에서 K 리그 팀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팀은 바로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이하 대전한수원)이다. 점점 실력이 평준화 되고 있는 내셔널리그에서 무려 6연승의 돌풍을 휘몰아치며 일찌감치 전기리그 우승에 8부 능선을 넘은 대전한수원이다. 그리고 이런 대전 한수원의 대표 선수는 바로 김현준(22. FW). 무서운 신인인 김현준은 헤딩,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으며 연이은 득점포를 터뜨려 현재 네셔널리그 6라운드가 벌어지는 현재까지 13골 3어시스트를 올렸다. 이것도 홍천FC 하고의 경기는 출장하지 않고서 만들어낸 결과다. 올해 22살인 김현준은 100m 플랫을 10초에 끊어버리는 엄청난 준족. 그 탓에 김날쌘, 김소닉이라는 별명까지도 붙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크로스나 프리킥등도 굉장히 정밀해 대전한수원 감독인 배종우는 김현준은 내셔널리거가 아닌 K 리그나 유럽리그에 나가도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하고 있다. 올해 FA 컵 32강에서 대전한수원은 곽태휘가 이끄는 전남드래곤즈와 광양 전용 축구구장에서 경기를 벌인다. '하위리그팀이 상위리그 팀을 꺾을 수 있다'는 매력을 지닌 FA 컵이지만 승패에 관계없이 내셔널리그 선수로서의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며 자신들의 기량을 뽐내고, 부상없이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다음은 오는 13일(수) 열리는 2009 하나은행 FA컵 32강전 대진 - 강원 FC vs 인천 코레일 (강릉시종합, 19:30, 유료 입장) - 부산 아이파크 vs 울산 현대미포조선 (부산아시아드, 20시, 무료 입장) - 제주 유나이티드 vs 강릉시청 (제주월드컵, 19시, 무료 입장) - 울산 현대 vs 고양 국민은행 (울산문수, 19시, 무료 입장) - FC 서울 vs 김해시청 (서울월드컵, 20시, 유료 입장) - 대구 FC vs 수원시청 (대구스타디움, 19시, 무료 입장) - 경남 FC vs 안산 할렐루야 (남해스포츠파크, 17시, 무료 입장) - 전북 현대 vs 창원시청 (전주월드컵, 19:30, 무료 입장) - 대전 시티즌 vs 천안시청 (대전월드컵, 19시, 무료 입장) - 성남 일화 vs 부산 교통공사 (성남종합, 19:30, 무료 입장) - 전남 드래곤즈 vs 대전 한국수력원자력 (광양전용, 19시, 무료 입장) - 수원 삼성 vs 노원 험멜 (수원월드컵, 19:30, 유료 입장) - 포항 스틸러스 vs 홍천 이두FC (포항 스틸야드, 19시, 무료 입장) - 광주 상무 vs 예산 FC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20시, 무료 입장) - 인천 유나이티드 vs 경희대 (인천월드컵, 19시, 무료 입장) - 선문대 vs 중앙대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17시, 무료 입장) 밖에서는 연신 큰 함성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었다. 전남드래곤즈의 서포터 '위너 드래곤즈'의 응원가인 노란 물결과 옐로우 서브마린, 오! 나의 전남과 같은 노랫소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만여명정도의 평균 관중을 동원하는 전남이다. 게다가 오늘 경기는 토요일과 함께 무료인 탓인지 만오천석에 달하는 관중석에는 관중들이 빼곡하게 들이차 있었다. "긴장되냐?" 내셔널리그는 보통 천여명정도의 사람만이 들어온다. 현준 또한 이렇게 관중이 많은 곳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당황스러워하는 듯 수건을 뒤집어 쓰고 머리를 숙이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정겸이 부담을 덜어주려는 듯 장난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냥...오늘은 어떻게 이길까 생각하고 있어요." "어...그래." 예상외의 대답에 당황스러운듯 머리를 긁적이는 정겸이다. 지금까지 현준의 플레이는 대단했다. 13골을 터뜨리며 다른 내셔널리그팀들을 리그에서 후루룩 말아버렸다. 하지만 오늘은 프로인 K 리그팀하고의 경기. 그것도 원정경기다. 더군다나 현준은 정확히 말하면 이제 공식전 7경기째다. 그런데 이렇게 태연하다니? 더군다나 자연스럽게 이기겠다고 선언하고 있었다. 이놈은 확실히 뭔가가 틀린 놈이다. '저놈처럼 반응을 해야 정상인데...' 오늘 원톱으로 나서는 홍덕종은 연신 불안한지 고개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앉아있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게 정겸의 눈에 보이고 있을 정도다. 오늘같은 경기는 베테랑인 정겸으로써도 긴장되는 경기였다. "뭐...괴물이니까 알아서 잘하겠지." 비록 같은 팀이 되어 경기를 뛴 것은 10경기도 안되지만 이미 현준을 굳게 신뢰하고 있는 정겸이다. 더군다나 괴물같은 저 녀석의 실력은 충분히 전남을 위협할 수 있다고 믿었다. "후우..." 정겸의 말에 짤막하게 대답한 현준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중이었다. 태연하게 정겸한테 말을 하기는 했지만 가슴은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관중이 있는 곳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두렵고 부담스러운 것보다는 여기서 자신을 뽐낼 수 있다는 환희가 가득 차 있었다. 어차피 내셔널리그는 거쳐가는 관문이었다. 감독 역시 만약 K 리그에서 오퍼가 들어온다면 이적을 시키겠다고 현준에게 말까지 했었다. '여기서 내 자신을 알리는 거다...' 수진과의 격렬한 섹스를 통해 악마의 시계는 100%를 가리키고 있었다. 컨디션을 조절한다면서 오늘 오전에 있었던 연습에서도 체력훈련만 하며 일부로 악마의 힘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가자! 시간 다됐다." 시간을 확인한 하용우가 선수들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굳은 눈빛으로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얼굴을 하나하나씩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K 리그 팀이라고 주눅들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 대전한수원 파이팅!" "파이팅!!!" 하용우의 선창에 다들 라커룸이 떠나갈 듯 큰 목소리로 외쳤고 서서히 경기장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쇼 타임이다.' 그리고 흰색의 원정유니폼을 입은 대전한수원의 17번 김현준 역시 악마의 시계를 사용한 후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갔다. 100% 의 악마의 기운을 모두 사용한 지금 현준을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은의칸 > 무시무시하네요. ㅎㅎㅎ 저도 시간날때는 좀 쉬고 있답니다. STN칼 > 처음엔 괜찮았는데 한 열흘 이렇게 쓰다보니 점점 아파지더군요. ㅎㅎㅎ 장화신은맹꽁이 > 지안프랑코졸라면...옛날에 은퇴하지 않았나요; 감마선 >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축구 실력이 뛰어나도 실제로는 경기에 뛸 수가 없습니다. 막말로 호날두급 브라질 유학을 갔다온 선수라도 축구이력하나 없으면 거들떠도 보지 않기 때문이죠; K리그 입단테스트는 인맥이 없으면 일반인들 상대로 하지도 않을 뿐더러 아예 안하는 구단도 있습니다. 다음편은 좀 고심해서 써야 겠네요. 즐감하세요. 사담이지만...무한도전 노래 좀 쩌는듯...개인적으로 파리돼지앵과 처진달팽이 그리고 바닷길이 제일 좋았다는... 아시죠? 댓글 많으면 연참과 용량이 늘어난다는거 00035 현준. 이름을 떨치다. =========================================================================                            전남의 노랠 부르자! 심장이 터질때까지! 전남을 위해 외쳐라! 목청이 터질때까지! 전남의 형제여 뛰어라! 온몸이 젖을 때까지! 내사랑 전남 F.C! 내사랑 전남 F.C! [출처는 위너 드래곤즈입니다] "아아..." 장관이다. 관중의 전부는 아니지만 몇천명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를 내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광경이다. 여기저기 걸린 현수막들에 난생 처음으로 경기장에 찾아온 혜나와 연지는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축구경기는 거리응원과 TV에서 본 게 전부다. 이렇게 직접 경기장에 온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신나는 응원가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몸도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대단하다...이렇게 사람들이 축구를 보러 많이 와?" "나도 K 리그 팀은 잘 몰라..." 수진이 제대로 아는 팀은 현준이 뛰고 있는 대전한수원팀뿐이다. 더군다나 매번 경기를 쫓아다녔지만 내셔널리그에서는 고작 1,2천여명만 왔다.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뒤덮고 있는 모습은 그녀도 처음보는 광경이다. 가족들끼리 많이 왔는지 어린아이들도 많이 있었다. 여기저기에 카메라와 기자들도 많이 와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형부팀은 응원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네?" "아무래도 원정경기고 내셔널리그팀이라 그럴꺼야." 혜나의 말대로 관중의 대부분은 전남 드래곤즈의 팬들이었다. 대전한수원을 응원하는 팀은 현수막을 걸쳐 놓고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 직원들로 보이는 아저씨들 몇몇 뿐이었다. 그래도 자신들의 팀이 선전하기를 바라는지 열심히 무언가 외치는 모습이었다. "자. 그럼 우리도 들자." "아...읔..." 경기장에 따라온다는 조건으로 플랜카드를 만들어야 했던 혜나와 연지다. '내사랑! 김현준! 한수원 파이팅!' 이라고 적혀 있는 꽤나 낯부끄러운 멘트였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도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에 용기를 내어 플랜카드를 들고 외치는 세 여자다. 경기에 앞서 용 모양의 전남 드래곤즈 마스코트가 등장했고 뒤이어 치어리더들의 신나는 춤이 이어졌다. "우리도 저렇게 시축하고 싶다..." "응. 부럽네." 그리고 광양시장의 시축이 이어지면서 FA 컵 32강전 전남드래곤즈와 대전한수원의 선수들이 나와서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꺄아아아!! 김현준 파이팅!" "어디어디? 누구야 누구야?" 그리고 형광색 조끼를 입고 공을 차는 선수를 보고 크게 소리를 지르는 수진의 모습에 혜나와 연지가 재빠르게 고개를 돌리며 현준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팀이 전남이고 어느팀이 대전한수원인지 구별하는것조차도 힘든 그녀들이다. "저기 공 차고 있는 사람." "누구누구? 17번?" "응." 수진의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는 두 여자다. 그런 혜나와 연지의 눈에 가볍게 공을 트래핑하며 몸을 푸는 남자의 모습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럭저럭 평범한 외모를 보고는 실망한 채 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들의 눈에는 현준보다 훈훈한 외모를 지닌 전남쪽 수비수 곽태휘가 더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양팀의 깃발이 올라가고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홈팀 전남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길 수 있을까?" "현준이가 무조건 골 넣을꺼야. 진짜 잘해." "아...응."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을 하는 수진의 모습에 그냥 떨떠름하게 대답하는 혜나다. 여자가 사랑을 하면 이렇게 변하나? 전혀 신뢰가 가지않는 수진의 말이다. 대전한수원과의 이번경기에서 전남은 3-4-1-2의 전술을 내밀었다. 주장을 곽태휘를 중심으로 한 스리백을 믿고 4명의 미드필더를 포진. 정윤성과 브라질 용병인 슈바를 투톱으로 두고 이천수를 플레이메이커로 둔 것이다. 전력적으로 한수위라고 말할 수 있는 전남이었지만 내셔널리그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전한수원이었기에 주전선수들을 모두 꺼내든 박항서감독이다. 대전 역시 리그에서 쓰지 않았던 새로운 전술을 꺼내들었다. 비슷하지만 틀린 4-3-2-1 전술을 내민 것이다. 비록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윙 포워드로 쓰던 현준이 리그에서 점점 고립되어가는 것을 느낀 배종우다. 그렇기에 이번엔 현준에게 공이 많이 갈 수 있게 미드필더진의 간격을 넓히고 현준을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세운 것이다. "괜찮을까요?" "음..." 용국의 말에 종우는 짧게 고개를 흔들었다. 결과는 나와봐야 알았다. 연습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실전에서 이 전술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더군다나 이제까지 윙 포워드 역할을 맡아 상대진영을 휩쓸었던 현준이 과연 공격형 미드필더를 제대로 소화해낼지가 의문이었다. 상대수비진 사이에서 시간을 벌고 다른선수들에게 공격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이 공격형 미드필더다. 워낙 압박이 심한 포지션인 만큼 정신적으로도 힘든 위치다. 현준의 테크닉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내셔널리그 선수의 기본기가 아니었다. 걱정되는 것은 멘탈부분이었다. 이미 경기는 시작되었고 돌이킬 수는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다른 선수들과 현준이 잘해주는 것 뿐이다. "패스!!!" 역시 초반에는 서로의 탐색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곧 전력의 우위를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곧바로 맹렬하게 대전한수원을 밀어붙이는 전남이다. 2006 독일 월드컵 멤버인 이천수가 대전한수원의 진영을 거의 유린하다시피 휩쓸었고 브라질 용병인 슈바와 정윤성이 패스를 받아 슛을 날렸다. "집중해! 집중!!!"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찔한 순간도 흘러갔고 이번에도 빗맞은 공을 재빨리 뛰쳐나와 몸으로 감싸안은 성일이다. 그리고 현준의 위치를 확인하고 높게 공을 차올렸다. 일단 이 분위기를 끊어내기 위해서 현준의 플레이를 기대하는 것이다. '온다...!' 자신이 있는 곳과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미 악마의 능력으로 인해 공의 낙하지점을 파악한 현준이다. 쉬엄쉬엄 걸어다니다가 재빠르게 몸을 날리는 현준의 모습에 그를 주시하고 있던 곽태휘가 현준을 따라 달렸다. 그리고 동시에 둘의 몸이 허공으로 떴다. "큭!!!" 동아시아 축구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뛴 적이 있는 곽태휘다. 더군다나 185cm 의 장신에 헤딩과 신체능력에서는 수비수중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였다. 하지만 동시에 몸을 경합했을 때 곽태휘는 순간 자신이 콘크리트로 가득찬 드럼통을 들이받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키도 자신보다 작은데도 점프는 한 뼘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높이 뛰고 있었다. 가볍게 곽태휘의 경합에서 이겨낸 현준은 재빨리 공을 수민에게 머리로 밀어줬고 균형을 잡는 곽태휘를 제끼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김현준!" 공을 받은 수민이 재빠르게 현준에게로 공을 패스했다. 자신이 직접 공을 몰고나가기엔 전남 선수의 압박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을 받은 현준의 머릿속에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의 모습이 전부 보이기 시작했다. 100%를 흡수한 악마의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선수들의 표정과 근육 땀 한방울까지 세세하게 현준의 머릿속으로 엄청난 정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된 틈을 타서 패널티 라인으로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홍덕종이 현준의 머리에 들어왔다. 콰아앙!!! 섬뜩할 정도로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전남의 진영을 가로질렀다. 2명의 선수가 패스코스를 차단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는지 홍덕종에게 날아가는 공을 멍하니 눈뜨고 지켜봐야만 했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이 100%가 흡수된 현준의 패스를 받기엔 홍덕종의 실력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읏!!!" 간신히 발을 내밀어 공을 받았지만 퍼스트터치가 워낙 안 좋았다. 더군다나 급하게 뛰느라 몸의 균형까지 무너져버렸다. 발에 맞고 멀리 튀어나가는 공을 재빠르게 전남의 골키퍼인 염동균이 잡았다. "집중해!! 집중!!!" "젠장!" 완벽한 찬스였는데 아깝게 무산시키고 만 대전한수원이었다. 하지만 방금 전 패스 하나만으로도 전남의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그렇게 다시 경기는 전남의 골킥으로 시작되며 조금씩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소강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패스실력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공을 잡을 때마다 여기저기 날카롭게 뿌려주는 패스에 전남의 수비진들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었다. 철렁! 삐익!!! 와아아아아아!!!!!! 그러나 첫골은 결국 전남에서 터졌다. 전반 15분. 이천수의 패스를 받은 브라질 용병 아드리아노 슈바가 이승렬을 화려한 개인기로 제치고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김영남이 재빠르게 커버하기 위해 달려왔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제법 이른 시간에 첫골이 나오자 광양 구장은 전남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후...미안하다. 현준아." "괜찮아요 형." 킥 오프를 하기 위해 하프라인으로 온 덕종이 현준을 향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K 리그 선수들인 전남의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겨내며 절묘한 패스를 날려주고 있었지만 자신의 실력부족으로 계속해서 그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퍼스트터치만 좋았어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세 번이나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덕종은 제대로 현준의 패스를 이어받을 수가 없었다. "현준아. 중거리슛 때릴 수 있으면 왠만하면 때려. 너 슈팅력 좋은거 다 아니까." "네. 알았어요. 그래도 기회 있으면 바로바로 패스 찔러넣을께요. 아! 그리고 프리킥 얻어낼 수 있으면 얻어내주세요." 현준의 프리킥실력이 선수단 사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최근들어 현준이 프리킥 연습에 더욱 매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덕종이다. 더군다나 저번에 골까지 터뜨린 경험도 있었다. 덕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준에게 공을 찼고 다시 현준이 조주영에게 공을 돌리면서 경기가 재개되었다. 00036 현준. 이름을 떨치다. =========================================================================                            삐익!!! 심판의 휘슬이 울려퍼졌다. 기회는 의외로 일찍 찾아왔다. 현준의 스루패스를 받은 홍덕종을 수비수 김진현이 거친 파울로 끊어낸 것이었다. 다리가 꽤 높이 올라왔다. 카드가 나올법도 했지만 심판은 그냥 반칙을 선언했다. "괜찮아요?" "어우...괜찮아. 조금 아프긴 하네." 현준의 말에 덕종은 고개를 스윽 흔들며 몸을 일으켰다. 다리에 채인 부분이 꽤나 욱신거렸지만 이 정도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수도없이 경험해봤다. "아까전에 말했던대로 프리킥 얻어냈다. 넣을 수 있지?" "형 같은면 어떻게 생각해요?" "......" 대충 봐도 30m 는 넘어보였다. 절대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아무리 현준의 프리킥 능력이 뛰어난다고 하지만 힘들 것 같았다. 예전에 부산교통공사와의 경기에서 60m 가 넘는 프리킥을 골대까지 보낸 만큼 현준의 다리힘만큼은 인정하는 덕종이었지만 프리킥은 힘만으로 찰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전남에는 김영철, 곽태휘, 정인환 같은 장신 수비수들이 있었다. 덕종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현준의 어깨를 툭 치고는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패널티라인쪽으로 걸어갔다. "후으읍..." 과연 어떻게 할 것일까? 직접 슈팅으로 연결할 생각인지 뒤로 성큼성큼 물러나는 현준의 모습에 덕종은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도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김정겸이 주위를 분산시키기 위해 옆에 서 있기는 했지만 이미 전남선수들이 대전한수원의 17번 선수가 프리킥을 찰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한 골을 먹히기는 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대전과 전남 둘다 많이 만들어 내며 경기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압박을 하며 대전한수원을 밀어붙이는 전남과 간간히 킬패스를 만들며 아까운 상황을 연출하는 대전한수원의 모습에 세 여인은 손에 땀을 쥐며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언니 잘 찰 수 있을까?" "그...글세..." 수진은 혜나의 물음에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양손을 모아 꽉 쥐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멀리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현준의 모습이 수진의 눈에 느릿느릿하게 들어왔다. "제발 넣어라...넣어라..." "언니. 그러지마. 나도 긴장돼." 굳게 맞잡은 손을 떨면서 중얼거리는 수진의 모습에 연진도 수진과 똑같은 모습으로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뒤로 물러선 현준이 곧바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100% 를 흡수한 악마의 기운. 그 때문일까? 느낌도 감각도 너무나 좋았다. 신체는 이미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탓에 더 이상 바랄게 없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간 현준은 곧바로 다리를 크게 들어올렸다. 키이잉!!! '크윽!!!' 차가운 얼음물이나 아이스크림을 급하게 마시면 가끔씩 벌어지는 현상이 이러할까? 뇌의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는 아픔이 밀려들어왔다. 현준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발을 내리고 싶었지만 이미 시간은 악마의 능력으로 인해 굉장히 느리게 흘러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미 자신의 몸은 마치 멈춘 듯 생각대로 움직이기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아픔은 곧 사라졌고 이어서 전남의 골대안에 붉은색의 점이 빠른 속도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른쪽 구석위를 가리키며 100 이라는 숫자를 나타내었다. '어디...! 막아봐라!' 그리고 현준의 오른다리가 휘둘러지면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공이 화려한 궤적을 그리며 떨어져 내렸다. 전남의 모든 수비수들이 걷어내기 위해 점프를 했지만 그들을 농락하기라도 하는 듯 공은 굉장히 얇은 차이로 비껴서 골문으로 향했다. 철렁! 전남의 골키퍼인 염동균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을 정도의 깔끔한 프리킥이었다. 그리고 바로 관중석 한 곳에서 조그마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대전한수원의 팬들이었다. "잘했어!!!" "컥!!" 골을 넣었다는 여운을 즐기기도 잠시 김정겸이 곧바로 현준의 등을 후려쳤다. 꽤나 아팠기에 하마터면 자연스럽게 손이 나갈 뻔했다. 그리고 곧바로 대전한수원의 선수들이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현준의 골로 전반 19분. 경기는 1 : 1. 원점이었다. "프리킥이 좋았어. 정말 제대로 들어갔어. 쟤가 잘찬거니까 너무 기죽지마." 전남의 수비수이자 주장인 곽태휘는 골대 그물에 걸려 있는 공을 바라보며 염동균에게 말했다. 방금 것은 어쩔 수 없는 프리킥이었다. 하지만 저렇게 완벽한 프리킥은 한 경기에서 그렇게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형. 저 17번 내셔널리그 선수 맞아요? 천수형보다 훨씬 휘어져서 들어왔어요. 저 움직이지도 못했어요." 이미 먹힌 것은 먹힌 거였기에 동균은 태휘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전남에서 프리킥을 전담하는 이천수를 상대로 연습을 했었지만 이렇게 깨끗한 프리킥은 본적이 없었다. "대전한수원 유니폼에 17번 달고 있는거 보니까 맞겠지. 패스도 꽤 날카롭고 잘하네. 진짜." 하지만 질 생각은 없었다. 이기는 것은 당연히 전남 드래곤즈다. 프로팀이 내셔널리그팀에게 진다는 것은 수치나 다름없었다. "꺄아아아!!!" 골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수진은 곧바로 자리에서 펄쩍 뛰며 플랜 카드를 흔들었다. "멋지다..." 혜나 역시 방금 전 장면을 비춰주는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때는 어떻게 저런 남자가 퀸카인 수진과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들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외모는 굉장히 평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단 20여분정도의 경기를 보면서 현준에게 매료된 혜나다.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공이 골대안으로 들어간 듯 혜나의 마음속에도 조금씩 들어가고 있었다. "응. 대체 어떻게 하면 공이 이렇게 휘어서 들어가지?" 연진은 손으로 전광판에 나오는 공의 움직임을 흐느적거리며 따라하고 있었다. "플레이! 플레이! 김현준! 사.랑.해.요! 김현준!" 하지만 현준의 프리킥으로 인해 받은 감동은 잠시 팔불출처럼 펄쩍 뛰며 외치는 수진의 모습에 슬그머니 그녀에게서 멀어지는 혜나와 연진이다. 프리킥골로 전남의 기세를 누그러뜨린 대전한수원 선수들은 조금씩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전한수원의 공격축이 17번 김현준이라는 것을 알아챈 전남의 박항서 감독이 재빨리 앞으로 나와 선수들에게 지시를 했고 곽태휘가 김현준을 전담마크하기 시작했다. 국가대표에서 발탁되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닌 K 리거이자 전남의 주장인 곽태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현준은 악마의 기운을 100% 흡수한 상태였다. 치열한 중원싸움을 벌이던 도중 대전한수원의 재간둥이 조주영의 패스가 전남 선수의 머리를 뛰어넘고 현준에게로 연결되었고, 곧바로 김날쌘이라고 불리는 현준의 다리가 그라운드를 박찼다. "큿!" 드리블을 하면서도 어마어마한 스피드로 달려나가는 현준의 모습에 정경호가 급히 따라갔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현준을 막기 위해 달려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바로 전남 드래곤즈의 주장 곽태휘였다. 여러번 경합을 해봤지만 몸싸움에서는 밀렸다. 내셔널리그 선수지만 정말 감탄할 만한 피지컬적인 능력으로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신체적인 능력보다는 기술적인 능력으로 현준을 제압하려는 태휘다. 곽태휘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똑바로 자신을 향해 공을 몰고 드리블해오는 모습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더군다나 이유모를 예리함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절대 못 간다!' 상대팀의 공격수를 상대하면서 이렇게까지 압박감이 느껴진적이 있었던가? 이정도의 스피드에 자신이 뚫린다면 골대까지는 순식간이다. 뒤에 정인환이 있기는 했지만 만약 자신이 뚫린다면 바로 골을 허용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들어왔다. 그리고 곽태휘가 사선에서 몸을 날렸다. "아...!" 공을 노린 제대로 된 태클이었다. 그러나 현준의 반응은 너무나도 여유로웠다. 마치 곽태휘의 태클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이미 태휘가 몸을 날릴때부터 현준은 공의 방향을 틀고 있었다. 급가속중 곧바로 급정거가 시작되었다. 인간의 균형감각으로 볼 때 넘어져야 정상이지만 현준은 그렇지 않았다. 리리스가 재구성한 신체와 100%를 흡수한 악마의 능력을 지닌 현준이다. 콰악!!! 그리고는 곧바로 강하게 디딤축을 밟으며 왼발로 공을 살짝 접었다. 어째서일까? 진로를 예상한 완벽한 태클이었다. 분명히 그렇게 보였다. 태휘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자신의 태클이 닿기도 전에 공을 접어버리는 현준을 볼 수가 있었다. 태휘에 눈에 들어온 현준은 입술꼬리를 살짝 올리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비웃듯이 말이다. 아주 천천히 공을 접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다리를 움직여서 공을 뺏어버리고 싶었다. 의식의 속도를 몸이 따라가지 못했다. 촤라락!!! 태클이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자 태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미 현준은 패널티라인까지 들어가 슈팅을 날렸고 곧바로 그물이 철렁였다. "큭!!!" 곽태휘는 강하게 그라운드를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 마치 만화속의 주인공만 같은 멋진 장면이다. 재수없게도 주인공은 저쪽이고 자신은 들러리였지만 말이다. FA 컵 축구! 인천, 울산, 전남 '아마추어 반란의 제물이 되어버리다!' [내셔널리그 = 김민규 기자] 프로축구 K 리그팀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 그리고 전남 드래곤즈가 아마추어 반란의 첫 희생양이 되었다. K 리그 새내기인 강원 FC 는 내셔널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인천코레일에게 승부차기 진땀승을 거뒀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3일 오후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하나은행 FA 컵 32강전 홈경기에서 경희대학교를 상대로 0-1로 무릎을 꿇었다. 전후반 내내 득점이 없이 승부차기로 이어질 것 같았던 경기는 후반 45분 경희대 윤동님이 천금같은 결승골을 뽑아내었다. 지난해 32강에서도 안산 할렐루야에게 0-0으로 패배한 인천은 올해 2년 연속 32강전에서 아마추어팀에게 패배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 시즌 K 리그 3위를 차지했던 울산 현대는 고양 국민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전,후반 90분을 1-1로 비기고 나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전반 43분 고양 국민은행의 강석우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9분 김신욱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결국 승부차기 끝에 6-7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아마추어 반란'의 정점은 대전한수원이었다. 대전한수원은 한수위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전남 드래곤즈를 홈구장에서 무려 5-2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전남은 전반 15분 아드리아노 슈바(29. FW)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김현준은 그림과도 같은 프리킥으로 19분 동점골을 터뜨렸고 이어서 31분 전남의 수비수를 환상적인 개인기로 따돌린 후 역전골까지 성공시켰다. 그 후 후반 1분 코너킥상황에서 김정겸이 올린 공을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전남도 11분 곽태휘가 코너킥상황에서 대전한수원의 골문을 가르며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김현준의 골 폭풍은 끝나지 않았다. 26분 다시 한번 프리킥으로 전남의 골망을 갈랐고 대전한수원은 경기가 끝나기 직전 후반 43분 홍덕종이 김현준의 쓰루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5-2 대승을 거두었다. FA컵 32강 전적(13일) 포항 스틸러스 7-1 홍천 이두FC 경희대 1-0 인천 유나이티드 고양 국민은행 1<7PK6>1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0<5PK3>0 강릉시청 강원FC 2<4PK3>2 인천 코레일 대전 시티즌 2-0 천안시청 경남FC 1-0 안산 할렐루야 대구 FC 3-1 수원시청 성남 일화 5-2 부산 교통공사 전북 현대 1-0 창원시청 전남 드래곤즈 2-5 대전 한국수력원자력 중앙대 0<4PK2>0 선문대 수원 삼성 1-0 노원 험멜 FC서울 2-0 김해시청 광주 상무 5-0 예산FC 부산 아이파크 2-1 울산 현대미포조선 ============================ 작품 후기 ============================ 판타조아라 > 어우 예리하신대요? Edward Wong Hau Pepelu Tivrusk 님. 판타조아라님의 댓글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A.Iverson > 그렇죠? S.E.S 때도 바다 좋아했는데 핰핰 했다는... backtheclock > ㅎㅎㅎ 유럽리그도 자기 촬영본 보낸다고 관계자들이 그것을 볼 것 같나요? K 리그에서도 자기 촬영본 보낸다고 스탭들이 볼 것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이왕 축구 소설쓰는 거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팀과 선수들이 있다고 간략적으로나마 말해주고 싶어서요. 중간에 잠깐 자유게시판 놀러가서 글좀 봤다가 이제 마무리했네요. 즐감하세요. 아시죠? 댓글 많으면 새벽에 또 올라갈지도 모름....? 00037 현준. 이름을 떨치다. =========================================================================                            FA컵 대이변 대신 얻은 소중한 경험 [내셔널리그 = 김민수기자] FA컵에서 눈에 띄는 대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오늘 전국 16개 구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살아남은 내셔널리그팀은 고양 국민은행과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이하 대전한수원) 두 팀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올해도 프로팀들은 진땀승부를 펼치며 안도의 한숨을 쉬어야 했다. 물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부가 갈린적도 있었다. 지난해까지도 프로팀들이 2군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서 낭패를 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1군 투입으로도 종종 종료휘슬이 울릴때까지 힘든 경기를 펼쳤던 과거를 되새겨본다면 오늘 벌어진 경기에서 K 리그팀들의 주전선수들의 대거출전은 의외의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일례로 성남은 부산교통공사와의 경기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주전출장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를 무시한 인천은 경희대에게 발목을 잡히며 대학팀에게 패배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더군다나 전남은 대부분의 선수를 주전출장했지만 대전한수원에게 2-5 대패를 당했다. 올 시즌에부터 프로 출신 선수들이 내셔널리그로 대거영입되면서 내셔널리그는 절대강자 절대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각 구단의 전력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내셔널리그 팀들이었기에 오히려 FA컵에서 무리한 경기를 펼쳤다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부산과 울산 미포조선과의 경기에서도 부산이 2골을 넣고 앞선상황에서 울산이 만회골을 넣은 후에도 공격에 집중하지 않고 마무리 지은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울산 미포조선은 선수가 1명 퇴장당하면서 숫적열세도 있었지만 공격할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리그 최하위인 울산이 집중해야할 것은 리그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팀의 킬러는 살아남았다. 리그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는 고양 국민은행은 여전히 프로팀만 만나면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힘을 내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게다가 대전한수원은 전남드래곤즈를 상대로 5골이나 터뜨리며 엄청난 화력을 뽐냈다. 이로써 올해도 누가 고양 국민은행과 대전한수원의 16강 대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FA 컵 32강전이 끝났다. 아마추어팀이 프로팀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전국적으로 그렇게 크게 기사가 나지는 않았다. 워낙 K 리그보다는 여타 유수의 외국리그에 집중되어 있는 국민들의 관심때문이었다. 그 탓에 2-5 라는 대승을 거뒀던 전남 드래곤즈와 대전한수원의 경기 역시 스포츠 신문에는 짤막하게 몇 줄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뿐이다. 단지 내셔널리그 기자들만 열심히 기사를 쏟아내었을 뿐 그런 기사까지 찾아보는 사람은 열정적으로 내셔널리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K 리그 여타 감독이나 스카우터들은 조금씩 고양국민은행과 대전한수원의 선수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대전한수원에서는 이미 전부터 공격적인 풀백 김정겸에서 관심을 보이던 대전 시티즌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고 제주 유나이티드 역시 스카우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인물은 바로 김현준이었다. 비록 선수경력은 대전한수원에서 뛴 6 경기가 전부였지만 전남전에서 보인 엄청난 활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후우..." 격렬했던 시합때문일까?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현준은 몸이 천근만큼처럼 무거웠다. 그리고 그 중에는 레인보우 샤베트도 한 몫을 했던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는 현준이다. "어...?" 경기가 끝나고 승리의 여운을 느끼면서 전세버스로 향하던 선수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비록 승리로 경기를 마치기는 했지만 워낙 인기가 없는 내셔널리그 팀인만큼 싸인같은 것을 해줄 사람도 없었다. 그냥 짐을 꾸려서 터덜터덜 버스에 오르는 게 전부였는데 오늘은 버스 앞에 3명. 그것도 무려 여자들로 구성된 무리가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어쩐일로? 한수원 골키퍼 강성일입니다." "우와...빠르다." "그런데...어째 좀..." 182cm 키에 우락부락한 어떻게 보면 고릴라를 살짝 닮았다고도 볼 수 있는 강성일이다. 게다가 인상도 조금 험했다. 그 모습에 세 여인중 가장 키가 작은 여자가 움찔하며 뒤로 주춤거리는 모습이 선수들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중 한 여인이 터덜터덜 걸어오는 현준을 발견하고는 잽싸게 그를 향해 달려갔다. "아...?!" 현준은 현재 갑자기 힘이 쭈욱 빠진 몸 상태에 정신이 없었다. 여러번 경기를 치렀고 비록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 양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이렇게 무기력하게 몸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마치 지금은 리리스가 신체를 재구성하기 전 자신의 몸을 보는 듯 했다. 그런 와중에 수진이 안겨왔으니 현준의 몸이 휘청거릴 수 밖에 없었다. "저자식...은근히 부실하네." 부러운 듯 괜시리 옆에서 한마디 하는 정겸이다. 그리고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던 수석코치 어용국과 대전 한수원 감독 배종우가 그 모습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현준이 팬인가?" "아...!" "안녕하세요. 레인보우 샤베트입니다." 종우의 말에 잠시 정신을 차린 수진이 곧바로 멤버들과 함께 선수들에게 인사를 했다. 레인보우 샤베트라는 말에 선수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이돌이긴 했지만 인지도도 거의 없었고 운동만 하는 선수들이 그런 아이돌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분위기상 뻘쭘하게 모른척을 하고 있을 수는 없던 탓인지 부주장을 맡고 있는 조주영이 아는척을 하며 말했다. "아아!! 레인보우샤베트! 아이돌!!!" "어...? 아시네요?" "우와!! 아이돌이다!" 자신을 안다는 게 신기했던 탓일까?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수진의 모습에 선수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인지도?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일단 여자고 아이돌이다. 아이돌이 자신들을 찾아오다니. 눈앞에서 보고 있지만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마치 자다가 일어나서 꿈을 꾸는 기분이랄까? 열렬한 선수들의 환호에 세 여인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여기는 어쩐 일로...?" "현준이를 만나러 왔어요." "아아...그 동..." 괜히 선수의 사생활을 말할 필요는 없었는지 용국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 배종우감독역시 용국의 말을 듣고는 뭔가 생각나는 게 있는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말했다. "매번 응원을 오시던 분이로군. 그런데 오늘은 현준이도 방금 시합이 끝났고 피곤할테니 다음에 만나는 것은 어떤가?" K 리그팀인 전남과의 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던 현준이다. 그 탓일까? 오늘따라 현준의 몸이 무거워보인다는 것을 알아챈 종우다. 매번 현준을 배려했었던 배종우감독이지만 오늘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애인도 애인이지만 선수의 컨디션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오늘 FA 컵은 승리로 장식했지만 3일 뒤인 16일에는 홈 경기장인 대전 월드컵 보조구장에서 안산 할렐루야하고의 리그전이 있었다. "아..." 약간은 매정한 배종우 감독의 말에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 때 뒤에서 이야기를 듣던 혜나가 슬쩍 나서며 말했다. "저...저기...저희도 서울로 가는 데 같이 갈 수 있을까요? 밤도 늦었는데..." "응?" 혜나의 말에 용국이 슬쩍 감독인 종우를 바라보았다. 종우 역시 약간은 당황했는지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입을 어물쩡거렸다. 전세버스에 선수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탑승한다? 선수들을 생각해서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을 바라보던 종우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현준 역시 미미하게 종우를 바라보는 게 같이 가고싶어하는 듯 했다. "으음..." FA 컵에서 대어인 전남 드래곤즈를 낚았기 때문일까? 결국 묵묵히 있던 배종우감독이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고 선수들은 마치 리그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리고 그 모습들은 오늘 FA 컵에서 승리를 거둔 대전한수원 선수들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 의해 전부 찍히고 있었다. 그 탓에 경기가 분위기가 한 층 달아오른 구단버스내에서 꽤나 수난을 겪어야만 했던 현준이다. 수진도 수진이지만 혜나 역시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이것저것 물어보는 탓에 대답을 해주느라 땀을 뻘뻘 흘려야만 했다. "하아...?" 힘겨운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현준은 방안의 꼴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 아침에 나갈때만 하더라도 멀쩡하던 방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스크림 쓰레기 공장이라도 되어 있는지 여기저기 아이스크림 봉지가 널부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원흉인 리리스는 의자에 다리를 쪼그리고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냠...다먹었네..." 연신 입안을 우물거리던 리리스는 곧바로 아이스크림 막대를 탁 튕겼고 멋들어지게 허공을 회전하며 쓰레기통으로 향하던 막대는 봉지로 가득한 쓰레기통과 부딪치고는 방안 구석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데구르르 구르는 아이스크림 막대는 신경을 쓰지도 않은 채 리리스는 다시 손을 들어올렸고 놀랍게도 냉장고 문이 저절로 열리면서 냉동실에 있는 아이스크림이 쑤욱 빠져나와 리리스의 손으로 날아왔다. "하...하하..." 현준은 방금 전 자신의 눈으로 본 광경에 눈을 감았다. 대체 뭐란 말인가? 처음 봤을때만 하더라도 악마의 날개에 상상도 못할 공포를 받았던 현준이다. 그리고 함부로 리리스를 건드렸을 때 상처가 났었던 목이 아직도 따끔거려왔다. 악마 그것도 마왕인 리리스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을 바로보고 과연 그녀를 누가 악마? 마왕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지금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이 게임방에서나 등장하는 폐인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단지 폐인과 다른점이라면 담배를 피지 않고 청결하고 엄청나게 아름답다는 점일까? 주변은 그렇지 않았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스키블루 > 50회 고지...아직도 13편이나 남았어요...허헠... 영혼의동반자 > 언젠가 하겠죠 ㅋㅋㅋ ↓잇힝*-_-* > 그러다가 실제 인천 유나이티드가 2009년 경희대하고의 FA 컵에서 0 : 1로 패했죠. 한동안 서포터즈 난리났었다는... 그럼 즐감하시고...다음편도 열심히 써서 올려드릴께요. 00038 현준. 이름을 떨치다. =========================================================================                            "왔느냐?" "아...네에...그런데 방안 꼴이..." 그제서야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방안을 확인하는 리리스다. 그리고 그녀의 손가락이 탁 튕겼다. "아아...인간은 참 맛있는 것을 많이 만든단 말이야." "뭐...그렇죠." 어느새 쓰레기가 전부 사라져버린 모습에 현준은 그제서야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 힘겹게 안으로 들어선 현준은 곧바로 샤워를 하고 팬티만 입은 채 침대쪽으로 가 털석 누웠다. 몸 하나 까닥하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컴퓨터를 하다가 침대에 누워있는 청년, 현준을 바라본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네 놈...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군." "어제 중요한 경기가 있어서요..." "인터넷에는 몇 줄 올라가 있는 그 기사?" 확실히 FA 컵이라고는 하지만 32강이라는 것 때문일까? 그렇게 크게 기사가 나지 않은 듯 했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왕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다니? 리리스를 따르는 마족들이 봤다면 눈을 부릅뜨고 목을 치고 심장을 빼놓을 만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현준이다. 하기사 현준이 그런 사실을 알리도 없었지만. "인간주제에 악마의 기운 100%를 사용하다니. 용감하네. 네 놈." 리리스가 신기하는 듯 현준을 바라보았다. 100% 의 악마의 기운. 일반적인 것도 아닌 마왕인 리리스의 권능아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그 양은 어마어마했다. 인간이 함부로 받아낼 수 없는 기운이다. 그 탓인지 리리스는 검은색의 아지랑이 살살 피어오르는 현준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마왕의 눈을 가진 그녀에게만 보이기는 것이지만 말이다. "위험한건가요?" 현준은 정색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분명 리리스는 처음에 악마의 기운을 사용해도 자신에게 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무거워지는 몸은 뭔가가 이상했다. 리리스는 의자에서 일어나 현준에게로 다가갔다. "글세? 위험하지는 않지만 아무리 네 녀석이 내가 재구성해준 신체를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후유증은 있겠지. 왜? 풀어줄까?" "어떻게?" 이대로라면 내일 모레 있는 안산 할렐루야와의 경기에서도 힘들 것 같았다. 더군다나 지금 현준이 시계에 충전한 악마의 기운은 0%. 내일이라도 당장 수진을 만나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하지만 흐물해지는 몸 때문인데 섹스를 할 기운조차도 없었다. "어렵지 않아." 확실히 마왕이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대답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리리스는 현준의 몸을 밀쳐 침대에 눕히고는 그를 짓눌렀다. "흐읍..." 리리스의 혀가 현준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현준의 숨이 막힐 정도로 격렬하게 밀고왔다. 양쪽 귀를 잡고 살짝 고개를 돌린 채 현준의 혀를 탐하는 리리스의 입에서는 사과와 딸기맛이 섞인 상큼한 맛이 느껴졌다. 아마도 아이스크림의 맛일 게 분명했다. "흐음...음..." 계속해서 농밀하게 혀를 빠는 리리스로 인해 현준은 약간 답답하기도 했지만 곧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며 갑자기 편안해지는 느낌에 눈을 감았다. "츄웁..." 현준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리리스는 그제서야 입을 떼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온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없을 것이다. 그의 몸을 제약하던 기운의 잔재들을 입을 통해 자신의 몸으로 흡수한 리리스다. "꽤나...맛있는 걸?" 순수한 마력에 영향을 받은 것일까? 현준의 몸에 남아있는 기운의 잔재들은 꽤나 순수한 마기를 가지고 있었다. 대단치는 않지만 청량한 느낌에 리리스는 자고 있는 현준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네 녀석. 정체가 점점 더 궁금해 지는구나." "확실히 현준이를 중앙으로 옮기니까 공격에 활로가 트이는군." "네. 피지컬도 뛰어나고 시야도 넓으니까 윙 포워드로 쓰는 것 보다는 중앙 미드필더가 더 잘 어울리는군요." 내셔널리그 7라운드. 안산 할렐루야와 벌어지고 있는 그라운드를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말하는 배종우감독과 어용국 수석코치다. 전남 드래곤즈와의 FA 컵 32강전에서 현준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았던 대전한수원이었다. 그런 탓에 배종우감독은 현재 안산 할렐루야 전에서 현준을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한 칸 더 내린 중앙 미드필더직으로 보직을 변경시켰다. 그리고 그런 종우를 만족시키는 현준이다. 대전한수원의 재간둥이인 조주영과 함께 미드필더진을 누비는 현준은 뛰어난 피지컬적인 능력을 발휘해 안산 할레루야 진의 미드필더진 사이에서도 공을 소유하며 시간을 끌어주었고 그 탓에 대전한수원은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올 정도로 뛰어난 시야를 지니고 있었다. 악마의 능력으로 인해 경기장 곳곳에서 일어나는 정보들을 머릿속에서 수집 정리하는 만큼 순간적인 킬 패스를 보낼 수 있었고 그 탓에 투톱으로 나선 이수민과 홍덕종이 벌써 현준의 어시스트를 받아 한 골씩 기록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전반기가 끝나자마자 이적시켜야 될 거 같아." "벌써 오퍼가 들어오고 있지요?" "음."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드는 종우다. 현준이 있다면 전반기 우승은 물론 후반기도 충분히 우승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뛰어난 활약을 보인 탓일까? 벌서부터 K 리그 구단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의 스카우터들이 다녀왔고 같은 연고지인 대전 시티즌에서는 구체적인 계약조건까지 내밀었다. "일단은 시간을 끌어볼 생각이네. 아무래도 FA 컵 16강전이 남아있으니까 말이야." 대전한수원의 내셔널리그 전기리그는 7월 11일(토) 창원 시청과의 13라운드로 끝이 난다. 7월 1일부터 7월 28일 화요일까지 선수들의 이적이 가능하니 7월 1일 FA 컵 16강전를 치르고 전기리그까지 마치고 현준을 보낼 생각이었다. "16강전에도 전남전과 같이 활약하면 몸 값이 좀 크게 오르겠군요." "그렇겠지." 지금까지 기록한 성적도 입이 떡 벌어지는 성적이다. 1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현준이다. 하지만 현준이 지금처럼만 플레이한다면 몸값은 더욱더 올라갈 것이다. 더군다나 FA컵 32강 전남전에서는 무려 4 골 1 어시스트를 해냈다. 16강전에서 맞붙는 팀을 상대로도 큰 활약을 보이며 대전한수원에게 승리를 가져다준다면 현준의 몸값은 더욱더 고공으로 치솟을 터였다. 와아아!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는 선수들의 모습에 종우와 용국은 재빨리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렸다. 툭! 안산 할렐루야 선수의 몸싸움에서 어렵지 않게 이겨낸 현준은 곧바로 슬쩍 공을 띄어서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조선우에게 넘겼다. 그리고 헤딩으로 공을 떨군 조선우는 재빠르게 몸을 피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에게 패스를 보낸 현준이 중거리 슈팅을 때릴 생각인지 재빠르게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콰앙!!! 선우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이 바운드되며 한번 튀어오르자 현준은 오른발로 강하게 밀어찼다. 그리고 현준이 찬 공은 굉장히 낮게 깔리며 곧바로 안산 할렐루야의 골문을 갈랐다. 삐익! "이번 경기도 쉽게 풀어나가겠군." "아직 전반인데 3 골차면야..." 6분 정도 있으면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겠지만 벌써 3-0으로 리드를 하고 있었다. 공은 둥글고 경기는 끝나봐야 안다고는 하지만 여유로운 표정의 감독과 코치였다. 그리고 그렇게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기가 벌어지는 그 시간 레인보우 샤베트가 속한 BE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비치된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네. BE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예. 네. 맞습니다. 누구요?" 전화를 받았던 30대 중반의 여성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모습에 의아한듯 BE 엔터테인먼트 마케팅팀장인 고승우가 말했다. "무슨 전화입니까?" "그...그게. 팀장님. 스캔들 기사가 떴는데 사실이냐고 물어보는데요." "스캔들...? 대체 누가 사고 친거야?" 승우의 인상이 있는대로 찌푸려졌다. 대체 어느 그룹이란 말인가? 현재 BE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최고의 걸그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체리 쥬빌레'를 비롯해 남성 아이돌 2팀과 여성 아이돌 3팀을 꾸리고 있었다. "누구랍니까? 아니 전화 줘보세요. 예. BE 엔터테인먼트 마케팅팀장 고승우입니다." 잽싸게 전화를 낚아챈 승우다. 그리고 그의 귀에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십니까? 스포츠 전문기자 김철수입니다." '스포츠 전문기자...?' 연예부기자도 아니고 스포츠전문기자다. 뭔가 의아하긴 했지만 승우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다름이 아니라 BE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양하고 현재 내셔널리그팀인 대전한수원 소속의 김현준 선수가 사귀는 사이라고 하던데..." "레인보우...샤베트요?" "네. 예전에 아이스크림 듀오로 한때 체리쥬빌레와 함께 유명했었던 그룹 있지 않습니까?" "아아..." 까먹고 있었다.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승우다. 그렇게 한참 전화를 통화한 승우는 무엇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사장실로 달려갔다. "레인보우 샤베트라..." "네. 현재 연습실과 숙소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리를 하는 매니저가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하는지 회사쪽에 연락이 들어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꼬박꼬박 연습에는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스캔들이 난 대전한수원 소속 선수의 경기가 없는 날에는 연습을 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경기를 응원하러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스포츠 전문기자에게서 들어온 정보이니 만큼 그쪽에서 찍히지 않았을까 하는군요." 마케팅 팀장인 승우의 말에 BE 엔터테인먼트 사장인 이영춘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레인보우 샤베트. 한때 '체리 쥬빌레'와 함께 야심차게 내놓은 그룹이었다. 그러나 '체리 쥬빌레'가 국내 최정상의 길을 걸었을 때 '레인보우 샤베트'는 그야말로 쫄딱 망해버렸다. 그런탓에 새로 앨범을 낼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방치해 두었던 것이다. 워낙 제대로 망해버렸던 탓에 매니저도 지원도 싹 끊었던지라 승우와 마찬가지로 영춘 역시 잊어먹고 있었다. 다시 연습을 해서 새 앨범을 낼 생각도 하고는 있었지만 워낙 크게 뜬 '체리 쥬빌레'의 행보 때문에 굉장히 바빴던 것도 그 이유중 하나였다. "상대는 누구라던가?" "네. 대전한수원 소속의 김현준 선수라고 합니다." "대전한수원?" 들어보지도 못한 팀이다. 그런 영춘의 의문을 풀어주려는지 승우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네. 세미프로 축구팀이라고 하더군요. K 리그보다 아래리그인 내셔널리그에 있는 팀입니다." "K 리그도 아닌 내셔널리그 선수와 스캔들? 그게 어떻게 찍혔나보군." "그렇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김현준 선수가 꽤 대단합니다." 승우의 반응에 영춘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도 축구경기를 자주 본다. 하지만 내셔널리그와 K 리그는 차이가 있었다. 내셔널리그 선수가 대단하다고 해봤자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현재 리그 5 경기 선발 출장에서 13골 3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FA 컵 32강전에서 K 리그팀인 전남 드래곤즈와 맞붙어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꽤 주목을 받은 듯 합니다." "호오..." 깊숙하게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던 영춘이 슬쩍 자세를 바로잡았다. 프로축구를 자주보고 축구에 관심이 있는 만큼 그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요? 애들을 불러서 일단 주의는 주겠습니다만..." 승우의 말에 영춘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스캔들이라고는 하지만 연예부기자가 아닌 스포츠기자에게 연락이 왔을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 더군다나 레인보우 샤베트는 팬클럽 '새콤달콤'도 200여명이 안 되는 팬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도 부족했다. 스캔들이 나봤자 별로 크게 소문이 퍼질일도 없었다. "그냥 냅둬." "네...?" 승우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아무리 인기가 없어도 아이돌은 아이돌이었다. "어차피 팬들의 반응도 없지 않은가?" "그건 그렇지만..." "굳이 긁을 필요는 없겠지. 그나저나 레인보우 샤베트도 슬슬 앨범을 내야할 것 같은데...워낙 '체리 쥬빌레'가 뜨고 있단 말이야. 이 와중에 걸그룹을 내봐야..." "네. 그 탓에 같은 여성팀인 4인조 걸그룹인 파핑파핑 역시 앨범이 연기되었습니다. 아마 올해 하반기가 시작될 쯤에 '체리 쥬빌레'가 활동을 접게 되면 그때 앨범을 낼 예정입니다." 어느새 화제는 레인보우 샤베트가 아닌 다른 그룹들 쪽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문을 닫고 나가는 승우의 뒷모습을 보던 영춘은 책상위에 손가락을 탁탁 튀기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상대가 인기가 좀 있으면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하겠는데 말이지...내셔널리그팀 선수면야..." 가뜩이나 없는 인지도를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게 노이즈마케팅이다. 물론 부작용과 휴유증도 심했지만 만약 스캔들이 사실이라면 나쁘지는 않을 듯 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연예인들의 스캔들에는 굉장히 민감하지만 운동선수와 연관된 스캔들에는 굉장히 관대했다. 하물며 그 운동선수의 인기가 대단하면 더욱더 그러했다. 조금 아깝다는 듯 입맛을 다시는 영춘이다. 이런 사실을 알리가 없는 수진은 열심히 대전 월드컵 보조구장에서 열심히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구라까 >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성명권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사회적으로 그 분이 모욕이라고 느끼고 직접 아니면 대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신고하는게 아니면 처벌받지 않습니다. 상호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이 소설로 인해 K 리그가 들고일어날 정도로 문제가 일어난다면 문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말이죠. 그럴 일은 없겠죠. 만약 그게 문제가 된다면 출판된 소설중에 맥도널드, 롯데리아 이런 상호명이 들어간 소설은 죄다 문제가 됩니다. 실예가 있습니다. JOON 님의 축구이야기. 바르셀로나와 프리메라리가에 대해 쓴 소설로 알고 있습니다. 검열을 통과해 전차책으로 출판했답니다. 조아라에서 지워진것은 그탓이지요. 옛날 소녀시대 팬픽이 문제가 일어날 뻔한건 소라쪽에서 소녀시대이름으로 야설을 써서 그렇죠. 이미지 손해를 만드니까요. 그래서 저도 아이돌은 제 창작으로 만들어냈고요. 그럼...아시죠? 댓글이 많으면 연참으로 보답합니다. 00039 현준. 이름을 떨치다. =========================================================================                            안산 할렐루야를 5-1로 대파한 대전은 8라운드, 9라운드 김해시청과, 강릉시청을 연파하며 9연승을 기록해 일찌감치 전기리그 우승을 9부 넘었다. 아직 5경기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이제 리그 2년차에 접어들며 내셔널리그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김해시청의 승점이 21점으로 8점차까지나 벌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대전의 경기력을 본다면 도저히 대전한수원이 내셔널리그팀을 상대로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기에 대부분의 내셔널리그 전문가들은 대전한수원을 이미 전기리그 우승후보로 손꼽았다. 남은 것은 이제 6월 1일(월)부터 양구구장에서 벌어지는 내셔널리그선수권대회에서 과연 대전이 우승을 차지하며 2연패를 거두는 것과 K리그 신생팀 강원FC 를 상대로 FA 컵 16강전을 넘어 구단역사상 최초로 FA 컵 8강에 진출하느냐의 여부였다. "흐음...음..." 리리스는 오늘도 여전히 냉장고에 가득차 있는 아이스크림을 즐기며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원룸으로 이루어진 현준의 방에 널부러진 아이스크림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었다. 이런 지저분한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는 것이 신기하다. 과연 그녀가 악마나 마왕이라서 그런걸까?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옆에 중세시대의 집사복장입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왔네." 리리스는 남자가 허공에서 나타나자 고개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그렇게 말했다. 외눈안경을 고쳐잡은 중년의 남자는 그런 리리스의 말에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마계의 서부를 지배하시고 전 마족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움을 자랑하시는 마왕 리리스 폰..." "거기까지. 내가 말한 것은 조사했어?" 멋들어지게 이어지는 남자의 말을 단숨에 끊어버리는 리리스다. "예. 하지만 최근동안 인간세계에서 인간 여자와 동침한 악마는 없다고 합니다." "흐응...그렇다면 서부의 마족은 아니라는 얘기인데..." "원하신다면 부재중인 북부의 마왕 루시퍼님을 제외한 남부와 동부의 위대하신 마왕분들에게 여쭤보도록..." "아니. 됐어. 그렇게 귀찮게 끌 필요도 없고. 괜히 이 녀석들을 다른 마왕들의 눈에 띄게 할 수는 없지." 순수한 마력. 그것도 마왕인 그녀가 끌릴정도로 농도가 진했다. 섹스를 할 때마다 차오르는 마왕의 권능으로 인해 현준을 독점하고 싶은 리리스다. 다른 녀석들이 그에게 관심을 두게끔 할 이유는 없었다. "그나저나 리리스님께서 관심을 두시는 인간이 보이지는 않군요. 흐음...제가 알기론 이곳에 거주한다고 알고 있는데." 대체 이 주변은 왜이리 더럽단 말인가? 더군다나 리리스님을 곁에서 보필해야만 인간 녀석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살짝 인상을 쓰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중년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일하러 갔어. 그리고 왠만해선 너도 관심 갖지 말지?" "아...알겠습니다." 창백하게 보이는 중년남자의 얼굴이 리리스의 말로 인해 더욱더 창백해졌다. 행여나 마왕인 리리스가 자신에게 해꼬지를 하지 않을까 남자는 재빠르게 말을 돌렸다. 마족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리리스였지만 그녀의 잔인함은 마족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인간의 물품은 위대하신 마왕이신 리리스님의 흥미를 끌 정도로 대단한가 봅니다. 게다가 그 고철덩어리에선 이상한 음악도 흘러나오는 군요. 마계에서는 들을 수 없는 독특한 음색이로군요." "아아아..." 여전히 컴퓨터를 하고 있는 리리스였다. 남자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꽤 정신없이 게임을 플레이 한 것 같았다. 스피커에서는 시드마이어의 문명 4 메인 테마곡 바바예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것을 확인한 대전한수원 소속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달려나왔다. 와아아아!!! 6월 1일부터 벌어진 내셔널리그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대전한수원이다. A 조에 속했던 대전한수원은 조 1위로 통과 8강, 4강을 연달아 격파하고 결승에서 고양 국민은행을 맞아 승리를 거뒀다. "아..." "왜 임마? 다 끝났는데 표정이 왜그래?" "그냥...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게 감격에 겨워서요." "허 참..." 비록 프로가 아닌 세미프로 선수이지만 축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후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비록 자신 본인의 실력이 아닌 악마의 기운으로 얻은 실력이지만 그래도 그 감격은 색달랐다. 혼자서 우승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 현준 분위기에 방해할 수 없던 탓인지 다른 선수들도 그냥 현준의 어깨를 한번씩 탁탁 두들겨 주었다. 득점왕과 도움왕 그리고 MVP 까지 3관왕을 모조리 싹슬이 한 현준이다. 내심 기대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손에 트로피가 들리자 괜시리 가슴이 벅차왔다.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예...?" 기자로 보이는 듯 한 여인의 모습에 현준이 깜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현준의 시선에 마이크를 든 여인이 큼큼거리더니 다시 말했다. "조○일보 이선미 기자입니다. 득점왕과 도움왕 그리고 대회 최우수선수로까지 선정되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아. 고양 국민은행과의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이는 배종우 감독님과 어용국 수석코치님과 함께한 훈련의 결실입니다. 다른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고요." "혹시 우승하기까지 고비가 있었습니까?" 선미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생각을 해보면 고비가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상대팀들을 박살낸 현준이다. 더군다나 선수권대회에는 이미 리그에서 붙어본 전적이 있거나 앞으로 붙을 내셔널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조금은 건방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생각에 잠긴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뇨. 없습니다." 현준의 말에 선미가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호오...그말은 이제 내셔널리그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말인가요?" "아닙니다. 이번 리그 대전한수원은 굉장히 뛰어난 경기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그 9연승을 했다는 게 그 증거지요. 그랬기에 이번 선수권대회에서도 승승장구를 한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FA 컵 16강전에서 K 리그팀인 강원 FC 와 붙게됩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실 생각이십니까?" 현준은 문득 이선미라 불리는 기자를 바라보았다. 인터뷰를 몇 번 해보기는 했지만 내셔널리그 전문기자가 아닌 신문사의 기자하고는 처음 인터뷰를 했기 때문일까?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곧 신경을 쓰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승리를 거두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FA 컵 8강전에 진출하게 됩니다. 강원 FC 를 상대한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전남전처럼 말인가요?" "예. 모든 힘을 끌어내서 상대를 해야죠." "알겠습니다.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미를 그렇게 말하고는 곧 자리를 떴다. 또각또각 거리는 힐 소리와 맞춰서 움직이는 그녀의 엉덩이에 시선이 가기는 했지만 어차피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여인이기에 고개를 돌리며 선수단쪽으로 향하는 현준이다. "인터뷰 땄어?" "네. 선배. 그런데 굳이 K 리그 선수도 아닌 저런 선수를 인터뷰 해야 하나요?"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지 선미의 목소리엔 비웃음이 배어나왔다. 수 많은 경쟁률을 뚫고 조○일보 취재기자로 들어간 그녀다. 그리고 처음으로 일을 맡았는데 대단한 일도 아니고 인기도 별로 없는 K 리그 그것도 하부리그인 내셔널리그의 선수 취재를 해오란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선미의 마음을 읽었을까? 선배라고 불린 남자가 입을 열었다. "저 선수 이제 곧 크게 클꺼야. 실력이 대단하거든. 자 어서 빨리 가자. 편집도 해야하니까." "네. 알았어요. 선배. 그리고 그래봤자 한국선수가 거기서 거기죠. 제가 생각하기엔 괜히 시간낭비하는것 같아요." 태연히 말하며 짐을 챙기는 선미의 모습에 턱이 삐죽튀어나온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대 출신으로 외국에도 유학을 몇번 갔다온 뛰어난 인재였다. 하지만 그 때문일까? 말투에는 조국인 대한민국보다 다른 선진국들을 훨씬 뛰어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남자를 무시하는 심한 패미니즘적인 경향도 보였다. '골치아픈 후배네...' 후배인 만큼 잘 챙겨줘야겠지만 선배인 자신에게도 톡톡 거리며 가끔씩 쏘아대는 선미의 말투는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마법날개 > 글쎄요 ㅎㅎㅎ 디씨는 참 마블러스하지 > 오호 그렇군요! 바꿔보고 잠시 생각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아아....죄송합니다 글쓴다는게 밥먹고 침대에 누워서 잤습니다. -_-; 계속 써서 연참으로 올려드리지요. 그럼 즐감하세요. 00040 현준. 이름을 떨치다. =========================================================================                            "대전한수원의 김현준. '강원 FC? 전남 전 만큼 박살내주겠다.'" 선미가 내일 스포츠란에 올릴 기사의 제목을 본 남자는 살짝 인상을 구겼다. 너무 기사의 제목이 자극적인 탓이다. "진짜 그 선수가 인터뷰 이렇게 했어?" "아뇨. 저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독자들의 시선을 끌려면 이렇게 까지는 표현해줘야죠." 선미는 선배의 말에 작성한 기사의 오탈자를 살피며 대답했다. 신입치고는 깔끔한 구성이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기사의 제목대로 내용은 조금 자극적이었을까? 김현준 선수의 팬들이 오면 혹시 안티가 아니었을까 라고 오인을 받을 정도였기에 남자는 머리를 긁적였다. "너 김현준선수에게 욕 먹겠는걸? 항의라도 들어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런거 무서워서 기자하는 거 아니잖아요. 어차피 각오하고 있었어요." "쩝..." 이번 기사는 전부 선미에게 위임을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같이 인터뷰에 참여를 하는 것이었는데 조금 실수했다는 생각이 드는 남자다. 그리고 결국 다음날 조○일보는 그냥 그렇게 발행되었다. "호오...신문왔다. 스포츠란에 뭐가 써져 있는지 볼까?" "형 의외로 신문 자주 보내요? 문화인 같아요." 아침 훈련을 시작하려는지 천천히 리프팅을 하는 현준이 정겸을 보며 말했다. 현준의 말에 정겸은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며 대답했다. "스포츠란은 꼭 구독해야지 뒤에 만화 나오는 것도 재미있고...어?" 현준은 문득 기사를 읽어보다가 하나의 제목을 발견하고는 시선을 멈췄다. 굉장히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야. 김현준. 어제 너 인터뷰 했지?" "네. 신문사기자 한분하고 했어요." "인터뷰 제대로 잘했어?" 약간은 화를 내는 듯한 말투. 대체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정겸의 말투에서 뭔가 느꼈는지 현준은 리프팅을 하던 공을 멈췄다. "흠...내셔널리그 기사들하고 할 때 처럼 말했는데요." "그래? 허...참. 이 것 봐라." 정겸에게서 신문을 건네받은 현준은 이상하게 생각하고는 신문을 펼쳐보았다. 그리고 그 장면에는 어제 있었던 인터뷰를 좀 심하게 각색한 자극적인 기사가 있었다. 이선미 기자라고 써있는 것 까지 보면 확실히 어제 인터뷰를 한 신문사가 맞았다. '어째서...?' 자신을 싫어하기라도 하는 걸까? 대전한수원에게 우승컵을 선사하고 MVP 를 받은 현준을 높이 평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내셔널리거에 불과한 현준이 K 리거 팀들을 우습게 본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어떻게 할꺼야? 이거 참...신문사에 항의라도 해야하나?" "그럴 수 있나요? 난 이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긴 한데 전남전처럼 열심히 하겠다는 뜻으로 말한건데..." 현준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기사를 바라봤다. 하지만 계속 기사를 노려본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현준은 그냥 유명해지면 이런 기사는 알아서 사그라들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신문을 접고는 리프팅을 계속하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정겸도 더 이상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조○일보는 종합일간신문으로 꽤 유명한 신문사중 하나였지만 축구 그것도 내셔널리그에 대해선 크게 관심없던 탓인지 현준에게는 별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단지 배종우 감독님에게 불려가서 인터뷰를 주의하라는 말과 함께 다시는 조○일보 하고는 왠만해선 인터뷰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간단한 해프닝에 불과한 사건이었지만 그래도 배종우감독은 현준이 괜한 기사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생각했는데 10라운드 울산 현대미포공사와 11라운드 예산FC 하고의 경기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현준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현준의 방. 수진이 온 것을 알아챘는지 어느새 아이스크림봉지를 깔끔하게 치우고 사라진 리리스다. 그리고 오자마자 질펀한 섹스를 나눈 현준과 수진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경기도 못 뛴거야?" "아아...난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감독님은 그게 아닌가봐." 열심히 응원을 갔지만 에이스인 현준이 출전하지 않았다는 게 불만스러운 수진이다. 더군다나 두 경기 연속이다. 10 라운드 울산 현대미포공사에서는 대전한수원이 처음으로 패배를 하는 결과도 맛보았다. "그래도 다음달 1일에 있는 강원FC 하고의 경기에서는 출전할 수 있을꺼야." "응. 그 팀은 잘해?" "신생팀이긴 하지만...그래도 K 리그 팀이니까. 게다가 서포터즈도 있으니 응원도 대단할꺼야. 그렇다고 쉽사리 물러설 생각은 없으니까. 게다가 아마 이적할지도 모르니까." 현준은 호기롭게 말하고는 수진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FA 컵 16강전.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구단역사상 처음으로 FA 컵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자신을 K 리그팀들에게 보이기 위한 중요한 경기였다. 현재 다른 K 리그팀에서 자신에게 오퍼가 들어온다는 것은 수석코치인 용국에게서 들었었다. 이적을 제외한 대전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관심뿐이라지만 그래도 다른 곳에서도 스카우터를 보내고 있다니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라는 말이었다. "이적...? 이적해?" "아아...오퍼가 들어오고 있거든. 일단 대전 시티즌에서는 계약서가 오간걸로 알고 있어." "대전 시티즌이면...? 아! K 리그?!" 화들짝 놀라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난 것은 아니었다. 혹시나 나중에 K 리그 팀에 진출하지 못했을 때 수진이가 실망할 것을 생각해 현준은 설명을 덧붙였다. "원래 이바닥이 좀 그렇지만 확실히 이적기사가 나가지 않으면 몰라. 그래서 코치님도 FA 컵 16강전에서 열심히 하라고 한거고." "아하...아! 맞다. 그러고보니까 우리 스캔들기사 난거 알고 있어?" "스캔들 기사...?" 전혀 몰랐다. 하기사 워낙 마이너한 기사에서 짤막하게 한줄 뜬 것에 불과했으니 현준이 알 리가 없었다. 수진 역시 회사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수진의 말에 현준은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제 만나기 힘들어지는건가?" "아니. 축구응원은 계속나가도 상관은 없는데 연습은 꼬박꼬박나가래." "다행이네."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계속 만나게 되면서 정이 든 탓일까? 악마의 계약을 한 여자로 그녀를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존재로 여겼던 현준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수진과 만나면 만날수록 그녀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어렷을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탓일까? 이제까지 별달리 다른사람의 애정을 받고 자라온 기억이 없었다. 그런 탓에 자신을 좋아하는 수진의 행동에 크게 감동을 받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악마의 계약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신체와 능력을 지닌 만큼 그러한 비밀을 감추기 위해선 일정한 선을 긋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준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수진이었다. "K 리그팀 빨리 이적했으면 좋겠다." "아직 모르는 일이라니까." 자신의 일이라도 된 듯 계속해서 입가에 미소가 걸리고 있는 수진이다. 그렇게 잠깐 소소한 대화를 나누던 둘은 다시금 열락의 시간을 가졌고 결국 현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수진은 연습실로 현준 역시 구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FA 컵 16강전 강릉종합경기장에서 강원 FC 와의 경기날짜가 다가왔다. 강원 FC 의 서포터즈 '나르샤'(날다의 순수 우리말)의 열정적인 응원이 가득찬 강릉종합운동장에는 계속해서 관중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관중들 중에는 각 프로구단의 스카우터들과 대전 시티즌의 노경환 피지컬코치와 스카우터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강원도 신생팀이라곤 하지만 홈 경기의 응원이 굉장하네." "그만큼 K 리그의 열기가 대단하는 거겠죠." 올해 성적 부진으로 인해 며칠 전 해임된 김호감독을 대신해서 대전 시티즌의 사령탑에는 왕선재 감독이 올랐다. 프로구단에서 처음으로 시민 구단으로 이루어진 대전 시티즌은 1997년 공식 창단식을 거행하고 K 리그에 참가한 팀이었다. 2007 년에는 데닐손과 김호 감독의 애제자인 고종수의 활약으로 기적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기록도 있었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은 창단이후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갔던 게 가장 좋았던 기록일 정도로 성적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AFC(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역시 2003년에 조별예선이 나갔던 경험만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대전광역시에서 후원을 하는 만큼 그다지 팀의 재정적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기에 이번 내셔널리거인 김현준을 살피기 위해 직접 노경환 코치가 경기를 관전하러 온 것이다. "고작 내셔널리그에서 반시즌을 뛴 녀석이긴 한데 워낙 성적이 좋고 대전한수원 어용국 감독의 칭찬도 자자해서 말이야." "우리야 좋은 선수를 영입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스카우터의 말에 노경환 코치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무리 뛰어나다곤 하지만 기껏해서 내셔널리그 10경기 출장도 못한 선수다. 경기수에 비해 성적이 대단하다곤 하지만 반짝 스타가 되면 곤란했다. 더군다나 대전 시티즌은 내셔널리그가 아닌 K 리그팀이다. 내셔널리그에서 펄펄 날아다니는 선수가 K 리그에 와서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렇게 관중석에서 스카우터들이 눈을 빛내고 있을 무렵 강릉종합경기장의 한 구석에는 세 소녀가 티격태격하며 열정적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현준 오빠 파이팅! 사랑해요! 김현준!!!" "야! 현준이는 내 애인이란 말이야!" 분위기에 취한 건지 아니면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는 강원 FC 서포터즈 나르샤에 대항하는 것인지 플랜카드를 흔들며 미친듯이 응원을 하는 혜나의 모습에 수진이 투덜거렸다. 아무리 같은 그룹의 친한 동생이라곤 하지만 자신의 애인에게 눈독을 들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최근들어 현준에게 유독 관심을 보이는 혜나다. '이래서 내가 혼자 오려고 했는데...' 하지만 어느새 경기시각까지 알아내서 자신 먼저 강릉까지 가는 표까지 끊어놓고 연지와 기다리고 있는 혜나의 모습에 결국 두손두발 들고 경기를 관람하러 온 수진이다. ============================ 작품 후기 ============================ 깜장이아찌 > 그러게요 긱스님 아쉽게 되었다는...하지만 긱스가 유독 크게 욕을 먹는 이유는스캔들 내용 자체가 유부남이 바람을 피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긱스는 그 이미지가 있었으니 더욱 심하게 까였다는... Τγυζτ > 현준이 아무리 대단하다곤 하지만...축구가 6개월의 훈련으로 프로선수 뺨칠정도로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닌거같아서요. 그렇게 되면 프로축구선수들의 노력이 불쌍하잖아요. 마법날개 > 강원FC 가 맞습니다. 전의 코멘트를 보고 수원 삼성하고의 경기인줄 알고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대전한수원을 이기고 올라간 전남 드래곤즈는 16강전에서 강원FC 랑 붙었더군요;;; 그리고 이선미라는 인물 캐릭은 원래 악녀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고 어떻게 그런 이미지를 쉽게 심어줄까 생각하다보니 심한 꼴통 페미니즘이 떠오르더군요.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은 좋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여성부와 같이 대부분의 여자들도 싫어할 정도로 심한 페미니즘은 좋게 안보지만요. 워낙 벌인 일들이 있어서...'천안함'사건도 그렇고...국방부 VS 여성부의 파워싸움은 좀 대단했죠. 어쨌든 굳이 논란거리를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겠죠. 그냥 재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조○일보 = 조선일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조○일보 입니다. =ㅅ= 아시겠죠? 댓글은 작가를 연참으로 만들게 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쓰고 고쳤어요. 어떻게 슬슬슬 써나갈까하면서... 00041 현준. 이름을 떨치다. =========================================================================                            밖에서 열정적인 응원이 선수대기실까지 들린 탓일까? 이제 곧 있을 경기를 위한 준비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는 현준에게 뜨거운 기운이 솟구쳤다. 흥분감, 열정, 짜릿함, 긴장감. 이 모든 것이 복합된 감정이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은 현준만이 보인 게 아니었다. 다들 라커룸에서 아무말 없이 묵묵히 자기 할 일들을 하고 있었다.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감독 배종우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구단기 계양을 위해 운영진에게 구단기를 건네주고 온 것이다. "자. 이제 슬슬 움직일 준비하고 선발선수는 아까 전세버스에서 말했던 그대로 가겠다. 그리고 김현준." "네." 종우의 말에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이번 경기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라. 예전 9라운드처럼 경기를 하면 될거다." "알겠습니다. 감독님." 9 라운드 강릉시청과의 경기에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해트트릭을 기록한 현준이다. 그리고 이번 강원 FC 하고의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배종우 감독의 말에 현준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저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으니 오늘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자자! 최선을 다하자!" "한수원 파이팅!!!" 파이팅 소리와 함께 하나둘씩 라커룸 밖을 나가는 선수들이고 현준도 10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는 그런 선수들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식전행사와 함께 구단기가 들어섰다. 간단한 이벤트를 비롯해 시축이 이어졌고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좋아하는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어 공을 만질 때마다 경기장에서는 연신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FA 컵 16강이라 생방송은 아니지만 녹화방송을 하는 듯 카메라도 여럿 돌아가고 있었다. [네. 한국 축구를 사랑하시는 축구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저희는 대전한수원과 강원 FC, 강원 FC 와 대전한수원의 하나은행 FA 컵 16강전이 벌어지고 있는 강릉 종합운동장에 나와있습니다. FA 컵 16강전이 벌어지는 이곳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FA 컵 16강전 강원 FC 와 대전한수원에 대한 경기 녹화방송 해드립니다. 오늘 도움 말씀에 신성훈 해설위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병수 캐스터. K 리그 축구팬들사이에서는 조금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었다. 깔끔한 진행에 가끔씩 나오는 재미있는 농담이 매력적인 캐스터였다. 신성훈 해설위원 역시 노련한 진행과 프로축구선수 생활을 한 경험에서 나온 경험담을 얘기하며 재미있게 중계리그를 진행하는 해설위원이었다. [네. 안녕하세요. 신성훈입니다.] [네. 이제 FA 컵 16강전 강원 FC와 대전 한수원하고의 경기가 벌어지겠는데요. 양팀 모두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은데 신성훈 해설위원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 승패의 결과에 따라서 선수단의 분위기 쇄신에도 크게 도움이 될테니까요.] 계속해서 신성훈 해설위원의 말이 이어졌다. 신생팀이지만 현재 K 리그 6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원 FC 였다. 초대감독인 최순호의 지휘아래에 이을용, 정경호, 아시아 쿼터제로 영입한 오하시 마시아로, 내셔널 리그 최고의 골잡이였던 김영후 그리고 4월 브라질에서 영입한 까이용등의 선수들로 구성된 강원 FC 는 인천코레일을 PK로 힘겹게 누르고 올라왔다. 그에 반해 대전한수원은 비록 K 리그보다 아래에 속해있는 내셔널리그팀이지만 현재 일찌감치 내셔널리그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고, 32강전에서도 전남 드래곤즈를 꺽고 올라왔다. [양팀이 이렇게 맞붙게 된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치열한 경기가 예상되는되는군요.] [네. 현재 K 리그 6위에 올라와 있는 강원 FC입니다. 신생팀으로써는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요. 대전한수원이 과연 어떻게 상대를 할지 기대가 되는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전한수원 역시 만만치 않은 팀입니다. 내셔널리그선수권대회를 2연패 했고 일찌감치 전기리그를 우승까지 확정지었거든요. 그러나 상대는 내셔널리그가 아니라 K 리그팀입니다. 더군다나 대전한수원은 내셔널리그 10, 11 라운드에서 주축선수인 김현준 선수가 컨디션 난조로 경기에 빠지면서 울산 현대미포와의 경기는 패배 예산 FC 하고의 경기는 힘겹게 승리를 거뒀거든요.] [그렇다면 김현준 선수가 오늘 얼마나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서 대전한수원이 어떻게 8강전을 바라볼수있느냐가 결정되겠군요.] [그렇습니다.] 이병수 캐스터와 신성훈 해설위원의 설명이 이루어지는 동안 어느새 선수들의 입장이 계속되었고 하프라인에 공이 놓여졌다. "후우..." 경기가 곧 시작되기에 앞서 크게 심호흡을 하는 현준이다. 이렇게 많은 관중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2번째. 이 분위기에 익숙해지려는 것이다. 비록 자신이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가 있고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다고는 하지만 상대는 프로선수들이었다. 그들 역시 수십년간 축구만 바라보고 살아온 선수들인만큼 호락호락한 실력이 아닐게 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상대를 하기 위해서 이번에도 100%의 기운을 흡수한 현준이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초반은 서로의 탐색전으로 이어졌다. 대전한수원은 K 리그 팀인 강원 FC 를 상대로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는 생각이고 강원 FC 역시 선발로 출전한 김현준을 주의하며 조금씩 점유율을 가져가겠다는 생각이었다. [대전 한수원의 김현준 선수. 일찍감치 내셔널리그 득점왕이 확정적이지 않습니까? 그 탓에 강원 선수들의 견제를 심하게 받고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는 내셔널리그 11라운드 경기를 치르면서 8경기를 선발 출전했지요. 그리고 그 8 경기동안 20 골 5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어요. 이 무슨 말도 안되는 기록입니까? 그야말로 대전한수원의 전기리그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겠죠. 현재 강원 FC 의 김영후 선수가 26경기 30골을 쓸어담았다고는 하지만 기록상으로도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그야말로 대전한수원의 공격 중심이지요.] [작년 득점왕과 올해 득점왕이 유력한 선수의 대결이로군요. 신성훈 해설위원님도 프로선수로서 팀의 중심이라는 미드필더 출신인데 저렇게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답답하다거나 화가 나지는 않을까요?] [아마 힘들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정신적으로도 꽤나 피로감이 쌓이겠지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군요. 그저 그랬던 선수라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로 출장한 경험도 별로 없었고 상대팀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막상 제대로 견제를 받을라하면 교체를 당했고요.] [하하하하...] 서로 능숙하게 중계를 하는동안 경기는 조금씩 템포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강원 FC 는 주장 이을용을 중심으로 점점 압박을 하며 라인을 올리고 있었다. 그래도 대전한수원은 K 리거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든든히 공을 소유하고 있는 김현준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쿠웅!! "큭..." 김현준과 몸을 부딪힌 오하시의 낮은 신음이 터져나왔다.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출신이지만 이번 FA 컵 16강전에서는 홀딩 앵커역활을 맡으며 대전의 공격을 저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오하시가 마크하는 인물은 바로 김현준이었다. '무슨 놈의 몸이...?!' 현준에게 간 공을 끊어내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 현준과 몸을 부딪힌 오하시다. 그러나 탄탄한 현준의 몸을 이겨낼 수 있을 리가 없었고 오하시는 그대로 휘청거릴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시 자신의 마크가 느슨해진 틈을 타 현준의 오른발이 빛을 내뿜었다. 강원의 쓰리백이 투톱인 홍덕종과 이수민을 따라다니고 있었지만 충분히 연결할 자신이 있는 현준이다. 파앙!!! 날카로운 칼날같은 스루패스가 강원의 수비수 박종진의 옆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이수민에게 연결되었다. 공을 잡은 이수민은 곧바로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그대로 골포스트를 크게 빗나가버렸고 미안하다는 듯 현준을 향해 손을 들어올렸다. 그런 수민의 모습에 현준은 괜찮다는 듯 손을 들어올리고는 다시 자신의 위치로 향하고 있었다. 어차피 초반부터 골을 넣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현준은 조금씩 팀원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틈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강원의 마크가 느슨해지는 순간 압도적인 신체능력과 악마의 능력으로 얻은 기술로 개인기를 뽐내며 직접 슈팅을 때릴 생각이었다. [슈우우웃! 아아!! 이수민 선수! 공이 빗나갔어요.] [대전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요. 결국 오늘의 승부는 과연 김현준 선수가 방금같은 스루패스를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결정되겠군요.] [예. 박종진 선수와 오원종 선수의 틈을 제대로 파고 들었어요. 정말 날카로운 스루패스였는데요. 오하시 선수가 그대로 밀려버렸어요.] [네. 김현준 선수의 몸싸움 능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오하시 선수를 비롯해 문주원 선수까지 압박을 보내고 있는데 전혀 밀리지 않거든요. 마치 뿌리를 내린 단단한 거목을 보는 느낌입니다.] 이병수 캐스터의 말대로 조주영의 지원을 받아 강원 FC 를 상대로 압도적인 능력으로 중원을 장악하는 현준이다. 그리고 그 결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루어졌다. 조주영의 헤딩패스를 이어받은 현준이 논스톱으로 왼쪽 빈 공간으로 찔러넣었고 그곳에는 빠른속도로 달려가는 김정겸이 있었다. 김정겸. 비록 현준의 말도 안 되는 기록 때문에 빛이 가려진 면이 없잖아 있지만 2008 내셔널리그 도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뛰어난 크로스 능력이 있었다. 엄청난 속도로 공을 이어받은 김정겸은 곧바로 왼발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박종진이 재빨리 헤딩을 하려는 홍덕종을 마크했지만 약속을 한 듯 그림과도 같이 올라온 크로스는 홍덕종의 머리에 제대로 맞고는 그대로 골대에 빨려 들어갔다. 0-1. 내셔널리그인 대전한수원이 K 리그 강원 FC 를 상대로 1점차 리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원 FC 역시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중원싸움에서 밀린다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주장인 이을용이 경기장을 넓게 쓰며 공을 사이드로 보내기 시작하면서 강원 FC 의 크로스가 계속 올라오며 대전의 골문을 두드렸다. 강원의 끝없는 질주! 우리의 심장! 뜨겁게 만들어! 알레! 알레! 강원 FC 알레! 알레! [강원 FC 서포터즈 나르샤 응원곡] 자신들의 팀이 계속해서 공격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듯 서포터즈 나르샤의 응원소리가 점점 더 커져갔다. 이에 맞춰서 다른 관중들 역시 환호성을 계속해서 보냈고 결국 서포터즈의 힘을 받은 것인지 김영후가 크로스를 걷어내지 못하고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때리면서 대전의 골망을 갈랐다. 그리고 그 순간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성 소리와 북소리가 울려퍼졌다. 열렬한 환호성을 보내는 관중들에게 보답을 하기라도 하는 듯 전반에만 벌써 1골씩을 주고받은 대전한수원과 강원 FC 였다. 그리고 달아오른 관중들의 모습에 또다시 보답이라도 하는 듯 강원 FC 의 위협적인 장면이 또다시 연출되었다. 툭! 그대로 중앙에서 공을 몰고 들어온 권순형이 왼쪽으로 달리고 있는 이을용을 바라보고 강하게 밀어주었다. 바로 김정겸이 공을 차단하기 위해 마크하려고 달려 들었지만 한국을 4강까지 올렸던 국가대표인 이을용이었다. 비록 2006년에 은퇴하기는 했지만 그 실력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었다. 순식간에 김정겸을 제쳐버리고 수비수들 사이로 쇄도해 들어가기 시작하는 정경호를 확인한 이을용은 곧바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정확하게 받은 정경호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강성일의 다리사이로 골을 성공시켰다. 와아아아아!!!! 홈팀의 역전골이 터져나오자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골을 넣은 정경호가 코너플랫이 있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 뒤를 따라 강원 FC 선수들이 골을 넣은 정경호를 축하해주기 위해 달려갔다. "후우..." "현준이 힘드냐?" "아뇨. 버틸만합니다." 자신의 팀이 골을 먹히는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숨을 내쉰 현준은 옆으로 다가와서 등을 툭 두드리는 부주장 조주영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주영은 현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어. 중원싸움에서는 현준이 너 때문에 이기고 있으니까 계속해서 중앙으로 공격을 할 생각이야.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라." "알겠어요. 형." 주영이 그리 말하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경기는 반 이상이 넘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아직 비장의 무기들이 남아있었다. 비록 집중적인 견제와 타이밍이 맞지 않아 쓰지는 못했지만 현준의 머릿속에는 수 많은 화려한 개인기들이 존재했다. 00042 현준. 이름을 떨치다. =========================================================================                            "스피드는 굉장히 좋은데...? 몸싸움도 괜찮고" 대전 시티즌의 노경환 피지컬 코치의 말에 스카우터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무엇인가를 계속 적기 시작했다. 컨디션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저 정도의 실력이라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강원 FC 의 중원을 상대로 혼자서 굉장히 잘 버티고 있었다. 더군다나 날카롭게 뿌려주는 패스는 같은 팀 선수들의 능력이 조금만 더 좋았으면 훨씬 더 좋은 기회를 만들었을 지도 몰랐다. "진산이나 경민이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데 게다가 시야도 넓은거 같고...기본기도 뛰어나." "네. 기록을 보면 굳이 중앙미드필더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으로도 충분히 쓸 수 있다더군요. 전체적으로 열세인 만큼 중앙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김현준 선수를 미드필더로 내린 것이지 리그 초반에는 왼쪽 윙 포워드로 뛰면서 10골 정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음..." 경환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스카우터는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런 선수가 왜 아직까지 스카우터들의 눈에 안 띄었을까 신기하군요." "글세...제작년부터 생긴 드래프트제도 때문이지. 듣자하니 고등학교 축구부를 나온 것도 아니고 대학교 축구부를 다녀 U 리그에 참가한 것도 아니라고 하던데. K 리그에서 신인으로 뛰려면 일단 협회에 등록되어 있어야 하니까...입단테스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쉽군요. 대전 출신이라던데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으면 저희가 먼저 데리고 갈 수도 있었을텐데요." "선수이력 하나 없었다던데 뭐..." 경환은 고개를 저었다. 프로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선수 이력 이었다. 그 선수가 어디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그래야지 프로팀들이 신입으로 뽑아가는 것이다. 예전에는 K리그도 자유계약제도가 있었지만 현재는 드래프트제도로 인해 뽑기 때문에 선수 이력 한줄 없다면 프로팀의 눈에 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김현준이라는 저 선수가 내셔널리그부터 시작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한 경환은 다시금 그라운드로 시선을 집중했다. 열띤 응원속에서 펼쳐지는 FA 컵 16강 강원 FC 와 대전 한수원의 경기는 전반부터 3 골이나 터지며 관중들을 흥겹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홈 관중들의 열기가 상당하네요. 게임이 굉장히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어요.] [네. 중원싸움에서 밀린다고 생각했는지 이을용 선수가 경기장을 넓게 넓게 쓰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보세요. 빈 공간으로 강용 선수가 오버래핑을 시도했거든요.] [그렇군요. 현재 대전한수원 김현준선수가 굉장히 잘해주고 있기는 한데 분위기가 강원쪽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먼저 선제골을 넣었는데 지금 역전당했거든요.]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도 대단해요. 강원의 중원을 상대로 혼자서 이겨내고 있거든요. 물론 조주영선수나 조선우 선수가 뒤를 받쳐주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공을 소유해서 경기의 템포를 결정하고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김현준선수거든요.] [네. 지금 말씀드리는 순간 다시 조주영 선수 김현준 선수에게 패스. 그리고...어?!] "현준아!!!" 파앙! 주영의 외침과 함께 공이 현준에게로 오고 있었다. 마크하고 있는 선수가 있기는 했지만 현준이라면 충분히 공을 소유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까?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패스였다. 그리고 공을 먼저 끊어내기 위해 다시 현준과 몸싸움을 벌이며 발을 내뻗는 오하시였다. 그러나 현준은 이미 오하시를 힘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밀어낸 채 그를 제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두근!! 다시금 심장이 크게 뛰어왔다. 일만이 넘는 이 관중들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관중의 환호성을 내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현준은 자신에게로 오고 있는 축구공의 루트를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잌...!" 오하시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계속 몸싸움을 걸어왔지만 묵묵부답으로 굳건히 버티고 있는 현준이다. 어차피 등을 기대고 있었기에 오하시가 공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리고 공이 발 끝에 닿는 순간 가볍게 공을 위로 띄어올리고 현준은 몸을 돌렸다. '어디로...?!' 현준을 밀기 위해 무게중심을 앞으로 기댔던 오하시는 갑자기 옆으로 휙 비껴나는 현준 때문에 넘어질 뻔한 균형을 잡으며 공을 확인했다. 하지만 조주영이 패스였던 공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오자 재빨리 고개를 뒤로 돌렸다. 재치있는 플레이로 현준이 오하시의 압박에서 벗어나 강원의 진영으로 공을 몰고가서 사이드에 있던 한수원의 선수들 역시 같이 달리기 시작하며 강원 FC 선수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그 탓이었을까? 강용의 커버가 조금 늦었고 단순히 빈 공간을 치고 들어간 현준은 응축된 힘을 폭발시켰다. 키잉!!! 찌르르한 느낌과 함께 예전과 같이 머리가 따금하게 울려왔다. 리리스의 말로 악마의 기운 100% 를 아직 신체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고통이라고 했기에 현준은 걱정하지 않고 아픔이 가시기만을 기다렸다. 현준의 시야에 나타난 붉은점이 빠른속도로 골대 안으로 움직이다가 서서히 멈췄다. 그리고 점이 멈추는 것을 확인한 현준은 강하게 오른발로 공을 밀어찼다. 아아!!! 빛살같이 쏘아져 나간 공은 일직선으로 골망을 갈랐고 그 모습에 강원 FC 팬들의 안타까운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경기장 한쪽에서는 대전한수원을 응원하기 위한 팬들이 함성도 있었다. "꺄아아!!! 언니! 봤어요?! 넣었어요!! 골이예요!!!" 현준의 원맨쇼에 서로 손을 맞잡고 방방 뛰는 혜나와 수진이다. 다시 한번 전광판에 하이라이트 부분이 흘러나오자 둘의 목소리는 더욱더 커졌다. "아아!! 오빠 사랑해요!! 김현준 짱!!!" 골을 넣었다는 기쁨일까? 가슴이 벅찰 정도로 멋진 광경에 큰 소리로 크게 외치는 혜나다. 그리고 방금까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던 수진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혹시나 했는데 혜나가 하는 행동을 보면 왠지 불안했다. 갑자기 좋았던 기분이 확 상해버리는 수진이다. 수진의 표정이 굳은 것도 모른 채 혜나는 연신 몸을 펄쩍펄쩍 뛰며 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김현준! 갑니다! 갑니다!! 갑니다!!! 슈우우웃!!! 골!!!! 골인이예요!!]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재치있는 플레이로 오하시 선수를 가볍게 제친후에 혼자서 해결지었어요.] 이병수 아나운서와 신성훈 캐스터의 감탄이 터져나왔다. 순식간에 공을 머리위로 넘기는 플레이로 오하시를 완벽하게 무너뜨린 현준이 그대로 돌파를 해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기 때문이다. [굉장합니다. 아주 멋진 중거리 슛이 나왔어요. 전반전인데 벌써 4골이 터졌어요.]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 프리킥으로 넣은 골이 내셔널리그에서 무려 7골이나 됩니다. 거의 출전한 경기당 한골씩 집어넣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예요. 그 만큼 중거리 슈팅 능력도 뛰어나다는 이야기 입니다. 게다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프리킥을 시도에 골대를 맞췄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슈팅의 파워와 정확도가 굉장히 뛰어납니다.] [이렇게 된다면 경기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강원이 분위기를 끌어오나 싶었더니만 그대로 일격을 맞았거든요. 그것도 김현준 선수를 피해서 공을 돌렸는데 김현준 선수가 이렇게 중거리 슛을 때린다면 오하시 선수만으로는 마크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요?] 악마의 기운 100%를 흡수한 현준이다. 거기다가 리리스가 재구성한 신체가 있다. 그 탓에 현준을 마크하는 오하시는 전반 내내 죽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현준의 재치있는 개인기에 그대로 속아넘어가 버렸다. 만약 오하시가 피지컬적인 면으로 현준을 압도했다면 현준이 그런 재주를 부리기도 전에 공을 걷어 냈을테지만 오히려 오하시가 현준에게 압도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 자신을 향해 외쳐주는 함성은 아니지만 이 많은 관중들 사이에 골을 넣었다는 흥분감은 현준을 몸을 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짜릿함, 희열감, 말로 설명하기 힘든 벅찬 감동이 자신에게 점점 몰려들어왔다. "이런 곳에서 더욱더 플레이하고 싶다..." 강릉종합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함성소리. 이 소리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서서히 치밀어 오르는 감동. 골을 넣었다는 기록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정말로 축구를 즐기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악마의 시계는 반칙이지만...' 훗 하는 미소가 흘러나오면서 현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악마의 기운의 흡수. 현준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실력을 팀원들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답답할 때도 있지만 어차피 축구를 팀플레이였다. 혼자 날뛰어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는 있겠지만 그게 모든 경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나중에 자신이 유럽리그로 가게 되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의 플레이에 맞추는 세계적인 플레이어들이 있을터였다. 지금은 지금 이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김현준 잘했어!! 이 자식!! 내가 해낼 줄 알았다니까!!!" 가장 가까이에 있던 김정겸이 재빨리 뛰어와 양 손을 활짝 벌리고 있는 현준을 덮쳤다. 그 탓에 그라운드에 밀려 넘어진 현준은 곧 사방에서 달려오는 선수들에게 깔리기 시작했고 결국 밑에 깔린 현준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작품 후기 ============================ 다크스멜 > 아뇨. 현재 배경은 2009년입니다. 승부조작은 2011부터 드러나기 시작했죠. 괜히 민감한 부분 건드릴필요 없이 떠나보낼 생각입니다. 腰롱이 > 달 샤베트가 아니라 달 샤벳 아닌가요? 맞나? 그리고 배경은 2009년입니다. 검은머리 > 100%를 이용해 K 리그팀인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4골 1 어시스트입니다. 솔직히 이정도 기록은...같은 팀원들이 내셔널리그인 대전한수원이라면 메시라도 거진 불가능한 기록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축구는 혼자하는 경기가 아니니까요. 긁적...K 리그에서 이 기록 자체가 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하죠...그리고 K 리그와 프리미어리그팀하고는 눈에 엄청나게 띌 정도의 차이는 없습니다. 절대강자들인 맨유, 바르셀로나 이런구단이라면 모를까 K 리그 상위권 팀이면 프리미어리그에 가서도 생존경쟁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예요. eaqfc > 그게 가능하니까 소설이죠. 한 편 더 쓰고 있습니다. 대충 분량은 완성되었는데 정보가 확실하지 못해서 조사중이죠...수정하고 다시 올리겠습니다. 즐감하세요. 아시죠? 댓글은 곧 연참이라는거. 00043 현준. 이름을 떨치다. =========================================================================                            "아!!!" 현준이 재치있는 플레이로 공을 머리 위로 띄어 오하시를 제친 그 순간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대전 시티즌의 스카우터와 경완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리고 멍하니 정신을 놓은 그를 제치고는 공을 트래핑해 속력을 높여 질풍처럼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현준의 모습을 기억이라도 하겠다는 듯 눈도 깜빡하지 않은 두 남자였다. 살짝 골대쪽으로 방향을 틀고 앞으로 드리블을 하는 동안 강원 FC 의 수비수들이 직진으로 현준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수비수들을 농락하기라도 하는 듯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현준의 중거리 슛은 엄청난 기세로 날아가며 강원의 골망을 갈랐다. "후...후후..." 대전 한수원 감독의 추천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경완이다. 하지만 가벼운 개인기로 마크하던 선수를 무력화시키고 단숨에 골을 넣어버리는 저 모습은 경완의 눈에도 대단해보였다. 마지막으로 골을 넣고 제자리에서 서서 양 팔을 활짝 펼치는 모습은 방금 전 슈팅만큼 강렬한 인상이었다. K 리그 팀을 상대로 그것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도 간단히 중거리 슛을 넣은 현준의 모습은 마치 당연한 일을 해낸 사람처럼 느껴졌다. "저 자식...대단한데..." 긴장한 것일까? 손바닥에서 땀이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동점골을 넣었기 때문일까? 강원 FC 를 상대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는 대전 한수원이었다. 기량의 우세를 보이며 거칠게 몰아붙이는 강원 FC 를 상대로 연신 위험한 상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한순간 이을용의 패스를 끊은 조선우가 조주영에게 그리고 다시 조주영이 현준을 향해 공을 찔러주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하는 현준이다. "막아!! 반칙으로라도 끊어내!!!" 공을 드리블하며 하프라인 부근에서 달려오는 현준이었지만 괜시리 느껴지는 불안감에 강원의 골문을 지키는 유현 골키퍼가 큰 소리로 강원의 수비수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길이 102m 너비 65m 의 그라운드 안에서 22 명의 선수가 오밀조밀하게 플레이를 하고 있었지만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현준의 모습은 마치 말을 타고 산과 들을 누비는 거친 야만족의 전사와 같았다. 그 누구의 방해도 허락하지 않았다. 하재훈이 붙었지만 현준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그 스피드에서도 공을 마치 자신의 몸에 붙이고 다니는 것처럼 완벽한 드리블을 하는 현준을 막아낼 수 없었다. "칫!!" 중앙수비수인 박종진까지 현준을 막기 위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그 순간 공을 살짝 굴려 박종진의 시선을 돌린 현준은 그가 다리를 내뻗는 순간 몸을 360도로 회전시키며 다른쪽으로 공을 튕겨내며 그를 제껴버렸다. 마르세유 룰렛. 깔끔한 개인기로 2명의 선수를 무너뜨린 현준은 커버플레이를 하기 위해 달려오는 강원 FC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에 유유히 골문에 공을 넣고는 하늘 높이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려 흔들며 자신의 골을 자축했다. 유니폼사이로 드러나는 탄탄한 근육. K 리그 선수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엄청난 몸싸움 능력. 게다가 폭발적인 스피드와 그런 스피드를 유지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화려한 개인기와 정확한 슈팅까지. 과연 누가 현준을 보고 K 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내셔널리그의 선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반 41분. 강원 FC 가 역전골을 넣은지 11분 만에 다시 역전을 하며 분위기를 가져온 대전한수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엄청난 플레이를 보인 김현준이 있었다. 대전 한수원! 강원 FC 에 4-3 승리를 거두며 구단 최초로 FA 컵 8강 진출! [내셔널리그 = 김민규 기자] 대전 한수원이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FA 컵 16강 전에서 K 리그 팀인 강원 FC 를 꺽고 구단 역사상 최초로 FA 컵 8강에 진출했다. 사흘 전 예산 FC 하고의 경기에서 힘겹게 승리를 거뒀던 탓일까? 전반이 시작되자 대전 한수원은 한수 위의 기량을 보이는 강원 FC 를 상대로 긴장한 탓인지 볼을 점유하는 데 애를 먹으며 경기를 펼쳐나갔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새내기 내셔널리거 김현준 선수가 강원 FC 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주며 경기장 구석구석에 공을 찔러 주기 시작하며 조금씩 기회를 잡은 대전 한수원은 결국 전반이 시작되자마자 이수민 선수가 좋은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수민 선수가 때린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그러나 다시 기회를 잡은 김현준 선수가 공을 찔러주었고 김정현 선수가 크로스 후 홍덕종 선수가 마무리를 지으며 대전은 K 리그팀인 강원 FC 를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0-1 리드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강원 역시 먼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홈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물러서지 않았다. 중앙을 지키는 김현준 선수가 버거웠던 탓일까? 강원 선수들은 중앙을 통한 공격이 아닌 사이드쪽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결국 허둥지둥한 대전한수원은 연이어 두골을 연달아 허용하며 역전을 당했다. 전반부터 3골이나 터져나오며 경기장의 분위기는 크게 달아올랐고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전골을 허용하지 6분만에 김현준 선수가 오하시 선수를 제치있는 플레이로 돌파하며 중거리 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5분 후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강원의 골문을 갈랐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대전한수원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FA 컵 8강에 진출하는 결과. 그런 탓인지 배종우 감독은 전반이 끝나고 미드필더 조선우 선수를 교체하고 수비수 이록우 선수를 투입했다. 그리고 그런 배종우 감독의 전술은 성공적이었다. 수비수를 한 명 더 늘린 탓에 강원은 필사적으로 대전의 골문을 노리기 위해 공세를 취했지만 결국 마무리가 부족했고 후반 22분 재빠른 역습으로 기회를 잡은 이수민 선수가 슈팅한 공이 강원의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고 그 공을 김현준 선수가 다시 차 넣으며 경기를 4-2. 2 골차로 벌렸다. 그렇게 경기가 종료되는 줄 알았지만 계속해서 대전한수원의 골문을 두드리던 이을용 선수가 프리킥으로 추가시간에 한골을 만회했다. 하지만 그것을 끝으로 강원 FC 는 동점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경기는 3-4 대전한수원의 승리로 종결되었다. 대전 한수원의 영웅! 김현준! [내셔널리그 = 김민수 기자] 대전 한수원의 공격수 김현준(22)가 FA 컵 16강전 승리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골잡이'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즌 첫 경기부터 4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새내기 내셔널리거라고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경기력을 뽐냈던 김현준은 지난 5월 13일 FA 컵 32강전에서 전남드래곤즈를 상대로도 해트트릭을 포함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엄청난 플레이어로 K 리그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지난 15일 강릉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FA 컵 16강전'에서 강원 FC 하고의 원정경기에서 전력적으로 열세라고 평가되는 가운데에서도 혼자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대전한수원에게 승리를 안겼다. 현재 내셔널리그 전기가 2 경기까지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김현준은 총 9 경기를 선발 출전 20 골 5 어시스트라는 기록적인 기록을 세우며 벌써부터 내셔널리그 전기리그 MVP 로 확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준은 최근 두드러진 활약상과 관련해서 "구단 선수들이 잘 대해주고 서로 팬들을 위해 열심히 경기를 펼치기로 경기에 임한다."며 말했다. 이제 오는 7월 4일(토) 인천 코레일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는 김현준은 "지금과도 같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대전한수원의 상승세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며 자신의 각오를 다졌다. "김현준. 감독님이 찾으신다." "네? 알겠습니다." 용국의 말에 현준은 트래핑하던 공을 손으로 잡고는 수건으로 땀을 닦고 감독실로 걸어갔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감독이 자신을 부르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꺼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 "들어와."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현준은 배종우 감독이 어떤 서류를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한참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원한 것이라도 먹겠나?" "아뇨. 괜찮습니다." "음..." 현준의 말에 종우는 자신이 마실 커피를 타면서 현준에게 정리된 서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놓인 서류를 확인한 현준의 눈이 미미하게 떨렸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종우는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적요청서네. 보다시피 대전 시티즌에서 왔어." "K...리그입니까?" 현준의 말에 종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에게 관심을 보이는 K 리그팀은 많았다. 하지만 가장 먼저 구체적으로 이적요청서를 보내온 것은 같은 연고지 팀인 대전 시티즌이었다. 7월 1일부터 7월 28일 시작되는 K 리그 여름 이적기간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이적을 해달라는 서류였다. "혹시 에이전트가 있나?" "아뇨. 현재는 없습니다만..." "그럼 자네가 결정해야겠군. 어떻게 생각하나?" "전..." "아아...내 눈치 볼 필요는 없네. 어차피 이번 여름이적기간에 자네를 떠나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야. 솔직히 잡고 싶기는 하지만 내셔널리그에서 뛰기엔 자네에겐 안 어울려. 좀 더 큰 무대로 나가봐." 종우의 말에 현준은 괜시리 가슴이 뭉클거렸다. 고작 6개월동안 구단에 있었을 뿐인데 자신을 친아들처럼 잘 챙겨주는 배종우감독이었다. 커피가 완성되었는지 후루룩거리는 소리와 함께 잠시 정적이 흘렀다. 종우는 서류를 진중한 얼굴로 살펴보고 있는 현준의 시선을 따라보다가 중얼거렸다. "내 생각엔 꽤 괜찮은 계약조건이라 보네. 바이아웃조항도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나중에 외국리그로 진출할 때도 편하긴 하니까 말이지. 그리고 내셔널리그 선수치고 계약금 5000만원과 연봉 3500만원은 K 리그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 "감독님께서는 제가 대전 시티즌으로 가시기를 바라는 거군요." 현준은 그렇게 말하며 커피를 마시는 배종우를 바라보았다. 그런 현준의 시선에 종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 서울에 올라온지 반년이 되긴 했지만 원래 살던 곳은 대전이었으니 대전생활이 좀 더 편할 것 같기도 해서 말이다. 물론 조건은 기다리며 다른 K 리그 팀들과 재면 더 좋은 조건으로 K 리그에 진입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일단 대전 시티즌 왕선재감독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너를 주전으로 쓰고 싶다더구나." 종우의 말에 마음이 끌리는 현준이었다. 어차피 K 리그의 아무팀이나 가면 어떤가? 돈은 현준에게 있어서 중요한 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K 리그 팀에서 빨리 주전으로 뛰어 자신의 이름을 알려 유럽리그로 나가야 했다. 리리스에게서 받은 악마의 힘을 이용해 자신이 생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게다가 대전이면 현준이 살았던 곳이다. 불과 얼마 되지는 않지만 대학교 친구들도 남아있었다. 그리고 현준에게 있어서 축구를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는 여자도 있었다. '아직 지아누나하고의 연락이 될지 모르겠군.' 서울로 올라와서 새롭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수진을 애인으로 삼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진 지아였다. 아직까지 대전에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행여나 연락이 된다면 굳이 새롭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성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 작품 후기 ============================ 코멘의 힘에 입어서 마무리를 짓고 올립니다. 이제 이번 챕터를 마지막으로 다음편부터는 새로운 챕터로 시작되겠군요. 00044 현준. K리거가 되다. =========================================================================                            현준은 침대에 몸을 던졌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진행된 이적이다. 감독님 아니 이제는 전감독님이라고 불러야할 배종우의 강력한 추천으로 인해 대전 시티즌으로 향하기로 마음을 먹은 현준이다. 어차피 K 리그는 빠르면 빠를수록 진출할 생각이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또한 대전에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인 지아도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고민이 끝나자 바로 대전 시티즌 구단과 미팅을 주선한 종우였고 곧바로 계약이 이루어졌다. "조건도 상당히 괜찮았지..." 계약금 5000만원에 연봉 3500만원. 적은 것 같아 보이지만 적은 게 절대로 아니다. 아무리 현준이 뛰어나도 K 리그는 1년차 신인선수는 무조건 연봉을 5000만원 이상 받지 못한다. 그 조건 때문에 현준이 계약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걸까? 30만원의 출전수당과 35만원의 득점보너스. 그리고 현준을 높이 평가했는지 배종우 감독의 추천으로 20억의 이적허용조항(바이아웃)까지 걸어놓은 대전이다. "성적은 별로 좋지 않지만..." 현재 13 라운드까지 치른 대전 시티즌은 총 15개 팀중 1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14위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 15위는 대구 FC 였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 시티즌의 왕선재 감독대행은 재빨리 현준을 선수단에 합류 2주간의 훈련상황을 지켜본 후 K리그 17라운드 7월 26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홈경기가 이루어지는 경남 FC와의 경기에서부터 현준을 투입하려는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FA 컵에서 K 리그 상대팀과의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전 김호 감독이 성적부진이라는 이유로 해임 당했던터라 K 리그가 반환점을 도는 17라운드 부터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팀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런 탓에 바로 당장 집을 구해 대전으로 옮겨야했다. 숙소문제는 예전과 같은 이유로 따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적하느냐?" "흐억!"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던 현준은 갑자기 천장에서 리리스의 얼굴이 쑥 튀어나오자 기겁을 하듯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마터면 심장이 입 밖으로 나올 정도로 화들짝 놀란 그다. "하...하후우...그렇게 갑자기 나오시지 마세요." "이게 내가 사는 곳에서는 보통인거다. 알아채지 못한 니가 바보지." "하...하하..."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그녀의 붉은색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자신에게 나타난 것은 작년 12월 초. 악마라는 이유 때문일까? 별로 리리스에 대해선 호감이 없었지만 그래도 악마답지 않게 자신에게 해꼬지를 가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런 축구선수가 될 수 있을 정도의 능력도 주었다. 더군다나 아닌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자신이 무슨 일이 있으면 물어봐 주었고 가끔은 같이 섹스를 하기도 했다. 악마인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현준은 그래도 그녀를 친구로 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내 질문에 대한 답은 하지 않는구나?" "아! 네. 이적해요. 대전 시티즌이라는 팀입니다." "대전 시티즌..." 리리스는 약간 미소를 짓더니 대답했다. "그 대전을 연고지로 두고 대전월드컵경기장을 홈 경기장으로 쓰는 팀을 말하는구나. 올해 성적은 15위중 13위.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해임됐고 주축 선수들은 박성호, 권집, 우승제. 서포터즈는 퍼플크루. 마스코트는 뿌삐오. 맞느냐?" "......" 쉬지 않고 입에서 흘러나오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 할 말도 없었다. 전부 사실이었다. 아니 대체 저런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악마, 그것도 마왕이면 인간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전부 알 수 있는 걸까? "아니. 아무리 마왕이라도 그런 일은 불가능하지. 네 녀석이 오늘 계약을 하는 것을 보고 알았을 뿐이다." "그것은 또 어떻게..." 리리스는 대답을 하지 않고 물끄러미 현준의 손목에 걸려 있는 시계를 턱짓으로 가리켰을 뿐이다. "내 권능이 들어간 물품이니까." "다행이네요. 나중에 시계 잃어버리면 리리스님이 찾아주시겠군요." "물론 대가는 지불해야겠지." 현준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리리스가 말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아는 그다. 바로 자신과의 섹스. 그런게 대가라면 현준도 환영이었다. 리리스는 현준의 얼굴을 천천히 살피면서 말을 이었다. "네 놈. 이 집은 어떻게 할 거지?" "일단 계약은 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빈방으로 비워두고 대전에서 다시 전세 던지 월세로 집을 구할 생각입니다." "이왕 구할거면 조그만 집으로 구해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낸 후에 컴퓨터에 앉는 리리스다. 하지만 그 혼잣말을 무시할 수는 없었기에 현준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10 여분 후 리리스가 앉아 있는 컴퓨터의 근처에는 5 봉지나 되는 아이스크림 종이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멍하니 그녀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현준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뭘 웃는 거지?" "아...아무것도 아니예요." 차마 그녀가 귀여워 보인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이 드는 것은 멈출 수 없었다. 현준의 생각을 읽었는지 현준을 바라보던 리리스의 붉은색 눈동자가 요요롭게 빛이 났다. "그나저나 대전으로 가게 되면 서울에 있는 그 애인은 어떻게 되는 거지? 같이 가게 되는건가?" "아마 그건 힘들 거 같아요. 아이돌이니까 연습도 가야겠고 아마 서울에 있는 원정경기를 치를 때 만난다거나 가끔 대전으로 홈 경기를 보러 오면 만날 수 있겠죠." "아쉽지는 않나보군." "그냥요. 어차피 악마의 기운을 흡수..." 현준은 거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아쉽지 않다니? 수진은 자신의 애인이었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꽤 기뻤던 그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자신의 입에서 그냥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다니? 과연 자신은 단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수진을 만났던 것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어째서...?' 어째서 방금 전 자신이 그런 말을 꺼냈던 것일까? 어차피 대전에 가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는 여자가 있어서 그런 말을 꺼내려고 했던 걸까? 마치 수진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했던 자신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말을 멈추고 무표정으로 얼굴을 굳히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미 현준의 생각을 읽어서 알고 있던 리리스는 현준이 보지 못하게 삐에로처럼 입 끝을 잔뜩 올렸다. '과연 네 녀석은...인간일까? 악마일까?' 인간과 악마의 차이. 그것은 무엇일까? 간단했다. 바로 그 차이는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그리고 현준이 여기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그가 무엇이 될지 결정되었다. "왜 말을 하다말지?" 리리스는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마치 엄청난 고뇌에 빠져있는 듯 고개를 푹 숙이던 현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괘...괜찮습니다. 어차피 대전으로 내려가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는 있을 테니까요." 현준의 대답에 리리스는 빙긋 웃어보였다. 새햐안 그녀의 치아속의 송곳니가 오늘따라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그녀의 생각대로 현준은 인간이 아닌 악마를 택했다. 자신이 주었던 욕망을 이기지 못했다. 아니, 이기려는 생각 자체를 안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인간을 인간 자체로 보지 않고 도구로 보기 시작하는 현준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이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리리스다. "뭔가 고민이 있는 모양이군." "아...아뇨. 아무것도..." "후후후...내가 너의 고민을 모를 거라고 생각했느냐?"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자신의 생각을 읽는 존재였다. 불쾌하고 무섭기는 하지만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자신에게 이런 고민을 안겨준 존재이기도 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하죠?"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듯 현준의 목소리가 조금은 커졌다. 그리고 리리스는 현준에게로 다가와 그의 목을 살짝 쓰다듬으며 별 감정 없는 어조로 조용히 말했다. "그냥 네 녀석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계속 그렇게 말이지. 인간을 도구로 생각하면서." 말을 마친 리리스의 붉은색 눈이 더욱이 짙어졌다. 그리고 리리스와 눈이 마주친 현준은 점점 호흡이 가빠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 호흡이 가빠오는 것 뿐만 아니라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 벌써부터 바지가 답답하다는 듯 껄떡 거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자신의 목을 쓰다듬는 그녀를 덮치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끓어오르는 성욕을 억제하며 입을 여는 현준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면...지금 리리스님을 안아도 상관 없는거겠죠?" "물론. 언제든지." 그 말이 끝나자 현준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그녀를 낚아채 침대위로 던지고 위에 올라탔다. 너무나도 거친 행동에 여자라면 두려워 할 법한 상황이지만 리리스는 재미있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언제든지. 네 녀석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계속 그렇게 말이지." 찌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재질을 알 수 없는 리리스의 몸을 가리던 얇은 옷이 현준의 손에 찢겨져 나갔다. 그 모습에 리리스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왕인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마계에서 만든 옷으로 인간의 힘으로는 찢을 수 없는 강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너무나도 쉽게 리리스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있었다. "확실히 더 정체가 궁금한 녀석이네...읏...!" 현준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였지만 이미 성욕에 지배된 그는 연신 리리스의 몸을 탐하기에 바빴다. 애무도 없었다. 단지 리리스의 가슴을 강하게 몇 번 움켜쥐었던 게 애무라고 말할 수 있는 행위라면 애무였다. 인형이라도 되는 것처럼 리리스의 양 다리를 활짝 벌린 현준은 재빠르게 자신의 바지를 벗고는 단단하게 발기되어 있는 자신의 남성을 리리스의 안으로 박아넣고는 거칠게 흔들기 시작했고 곧 방은 두 남녀과 내뿜은 신음소리와 열기로 가득찼다. ============================ 작품 후기 ============================ 하늘상어 > 네. 첼시 앰블럼과 리버풀 앰블럼을 마음에 들어해서요. 그것빼고는 굳이 다른 이유는 없어요. 대전 시티즌을 선택한 것도 그냥 제가 사는 집 근처에 가장 가까운 프로팀이 대전이라서요. 마우스패드 > 연봉 문제는 소설 내용에 써놨지만...K 리그 선수는 1년차 연봉을 무조건 5000 만원 이하로 받아야 합니다. 무조건이죠...아무리 현준이 쩔고 대전측에서 돈을 더 주고 싶어도 못준답니다. 반지동폐인 > 저도...서울을 조금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민끝에 대전으로...ㅠㅠ 그럼 즐감하시고...오늘 날씨 무쟈게 덥네요. 찝찝한 날씨...여하튼 좋은 하루요. 댓글은 곧 연참 00045 현준. K리거가 되다. =========================================================================                            정열적인 행동으로 몸을 갈구했던 섹스가 끝나자 리리스는 가쁜 숨을 내쉬며 침대에 몸을 기댔다. 방금전까지도 허리를 놀리던 현준은 그새 잠이 들어 있었다. 그녀의 붉은색 눈동자가 땀방울로 젖어있는 현준의 나신을 이리저리 훑었다. "후...후후후..." 셀 수 없는 기간을 살아오면서 남성체와 몸을 섞은 적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리리스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 저절로 풍겨나오는 위압적인 기운 때문에 마신이나 자신과 같은 마왕들을 제외한 모든 남성체들은 자신을 안으면서도 조심스러워 했었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이제까지 현준과 몸을 섞으면서 그가 마음속으로 마왕인 자신을 두려워 한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섹스는 달랐다. 다양한 체위와 격한 움직임도 예전과는 달랐다. 더군다나 리리스의 어깨와 유두부분에는 현준이 만들어냈는지 이빨자국과 말라붙은 핏자국이 있었다. 그녀에게 이런 상처를 내고도 살아남은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애시당초에 인간이 마왕인 그녀에게 상처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그러나 리리스 역시 이번의 섹스에서는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황홀함을 느꼈었기에 그에 대한 만족감으로 굳이 현준에게 손을 쓰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강하게 밀려들어오는 현준의 애액과 그 속에 담긴 순수한 마력을 받아들여야 했었다. "흥미로워...정말. 대체 네 녀석은 누구냐?" 리리스의 눈에 비친 현준은 푸른색의 입자에 둘러쌓인 채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면 눈을 둘 곳이 없을 정도로 황홀한 마력의 결정체들이었다. 마왕인 그녀에게도 엄청난 힘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그야말로 순수한 마력이었다. 리리스의 손이 현준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푸른색의 입자들이 그녀의 고운손을 타고 위로 두둥실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의 몸이 마치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갔다. '이적 확정' 김현준! 대전 시티즌의 부진 끊을 수 있을까? [축구코리아 = 김민철 기사] 전기리그 내셔널리그 대전한수원의 돌풍을 일으킨 '김소닉' 김현준(22, 대전 한수원)의 이적이 확정됐다. 내셔널리그 소속팀인 대전 한수원 입장에서는 전기리그 MVP 에 득점왕, 도움왕까지 전부 제패한 김현준의 이적이 아쉽기는 하지만 선수의 기량을 위해서 반 시즌만에 이적에 동의했다. 대전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현준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7월 1일 K 리그 이적시장이 열린 이후로 대전이 영입한 첫 번째 선수였다. 김현준은 올해초부터 내셔널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과거 선수이력이 하나도 없던 탓에 초반 적응부진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김현준은 예상을 뒤엎고 첫 경기부터 4골 1도움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며 소속팀의 돌풍을 예고시켰다. 윙 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등 다양한 위치에서 활동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인 김현준은 내셔널리그 MVP, 득점왕과 도움왕을 석권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더군다나 김현준은 FA 컵 32강전 전남과의 경기에서 4골 1 어시스트 16강전 강원 FC 하고의 경기해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K 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전 시티즌은 6 라운드 이후 K 리그 10권 밑에서 허덕이는 부진을 김현준의 이적으로 끊어낼 생각이다. 벌써부터 대전의 훈련에 참가한 김현준은 빠르면 7월 26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남 FC를 상대로 K 리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하...이 자식 정말로 해냈네..." 동아리실에서 신문을 보고 있던 한 남자가 기사를 확인하고는 탄성과 함께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비록 연락을 안한지는 꽤 되었지만 축구선수로써 성공하겠다고 서울로 올라 갔을때도 곁에 있었던 지훈이다. "아아아아!!! 또 졌어!" "어. 왔냐?" 약간은 키가 작지만 탐스러운 흑발과 짙은 흑색의 눈썹을 가진 스무살 가량의 여인이 지훈이 있는 동아리의 방으로 들어왔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인지 그녀는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축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여인이 입은 유니폼의 오른쪽 가슴에 새겨 있는 앰블럼이 대전 시티즌의 앰블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제 수원하고 원정경기 있었잖아. 퍼플크루랑 같이 원정갔다오지 않았어? 게다가 꼴은 왜그러냐?" "네. 갔다왔어요. 원정경기. 져가지고 수원에서 밤새도록 술 마시고 이제 내려왔어요." "......" 지훈은 동아리실에 있는 책상에 앉아 앞으로 몸을 푹 숙이며 연신 하품을 하는 희연의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도 K 리그빠라고 부를 정도였지만 희연은 K 리그빠가 아닌 대전빠였다. 그것도 일명 골수팬이라는 골빠. 원정 홈경기는 가리지 않고 쫓아다녔고 몇몇 선수들과는 같이 사진도 찍고 서포터즈인 퍼플크루 간부들과 함께 대전 선수단과 함께 식사를 한 적도 있을 정도다. "빌어먹을...닭장. 개랑블루. 돈성. 이겨서 좋냐. 아후...이길 수 있었는데...이게 FA 컵때문이야. 고창현 부상당하고 권집하고 미드필더하고 수비수 죄다 체력 떨어지고...아후...천적인 수원도 못잡고..." 자신이 응원한 팀이 졌기 때문일가? 수원의 별명(돈성. 후원 기업 업체를 따서 부른다.)과 구장애칭(빅버드 스타디움. 닭장으로 부르기도 함) 그리고 서포터즈의 그랑블루(과격팬들이 많아서 일부에서는 개랑블루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별명을 나쁘게 해석해서 연신 중얼거리는 희연이다. 희연의 투덜거림에 지훈은 그저 어색하게 웃었다. 시민구단으로 자금줄이 그렇게 많지 않은 대전이다. 더군다나 선수단 역시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른 팀에 비해 기량이 뛰어나지 않았다. "스포츠 신문? 뭐 나왔어요? 누구 이적이라도 했대요?" 지훈이 신문을 펼치고 보고 있는 게 궁금했을까? 지훈은 희연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전까지 보고 있던 신문을 주었다. "야. 너 김현준 알지?" "김현준? 혹시 현준오빠? 가끔 동아리실에 놀러오던." 하지만 잘 기억은 안 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희연이다. 하기사 그도 그럴듯이 현준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형들하고는 종종 어울려 다녔지만 여자들하고는 그렇게 친한 편이 아니었다. 그냥 이름만 알고 인사만 할 정도였다. "그 오빠. 휴학하지 않았어요? 군대간걸로 알고 있는데?" 남자가 학교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죄다 군대간걸로 생각하는 희연이다. 하기사 그 나이 때 애들은 슬슬 입대를 했으니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 희연의 말에 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걔 군대 안가. 하여튼 현준이 서울에 올라갔었거든." "서울에요? 거기서 뭐하신대요?" 굳이 현준이 군대를 가지 안 가는 이유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현준도 가족사는 별로 꺼내고 싶지 않아했고 지훈도 그렇게 잘 알지 못했다. 오랜만에 들은 익숙한 이름 때문일까? 희연은 궁금한 듯 계속해서 지훈에게 물어봤다. "걔 대전한수원에 입단했거든. 알아? 내셔널리그 축구팀인데." "아...! 진짜요? 네. 정말 이예요? 와...그 오빠. 축구 못하는 거 같던데..." 지훈은 희연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처음에는 지훈도 그렇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런 축구 실력을 숨기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1년간 동아리 친선경기에서 보였던 축구실력과 한밭 조기축구회에서 보였던 현준의 축구실력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나름 잘해. 어쨌든 이번에 대전 시티즌에 입단했다. 내셔널리그 신인으로 올해 전기리그 MVP, 득점왕, 도움왕 전부 싹슬이 했어." "헐...말도 안돼." 희연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작년 겨울까지 학교에서 봤었던 현준이다. 더군다나 그가 축구를 잘하리라고는 같은 동아리 사람들 및 과 사람들도 전혀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6개월간 안보인 사이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인 대전의 선수가 되어버리다니? 희연은 지훈이가 준 신문을 펼쳐보았다. 신문에는 지훈의 말대로 김현준의 이적기사가 나와 있었다. 게다가 사진엔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봤었던 김현준의 얼굴이 나와 있었다. "대전 진짜로...망하는 거 아냐?" 내셔널리그 신인으로 MVP, 득점왕, 도움을 전부 싹슬이 했다는 지훈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희연이가 생각하는 현준은 축구를 잘하지도 않는 아니 어떻게 보면 평균보다 못하는 편인 그저 그랬던 모습만을 봤었기 때문이다. 희연의 말에 지훈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희연이의 표정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고 말이다. "너 김현준 경기 못 봤지? 걔 FA 컵 32강전, 16강전에서 전남 상대로 4골 1 어시스트 했고 강원 상대로 3골 넣으면서 더블해트트릭 했어." "진짜요? 와...축구하는 거 어쩜 이렇게 숨겼대?" 지훈의 말에 기사를 읽고 연신 놀란 탄성을 내뱉는 희연이다. 비록 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작년까지 같이 수업을 듣고 서로 인사를 했던 오빠가 자신이 응원하는 프로 축구팀의 선수가 되어버리다니 어안이 벙벙했다. "빠르면 어...?! 다음 경기부터 나오네? 무슨 일이 있어도 보러가야겠다. 퍼플크루 사람들에게도 연락해야겠네. 김현준이 우리학교 출신 선수라고." 핸드폰을 꺼내드는 희연의 모습에 잠시 생각을 하던 지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차라리 오랜만에 현준이한테 연락해볼까? 나 현준이가 팀 연습에 참가하러 서울로 올라 갔었을때도 터미널까지 마중나갔었거든. 연락안한지는 좀 됐지만 그래도 연락처는 알고 있으니까." "에에...그런적이 있었으면 같이 가지. 오빠 혼자 나갔어요?" "진짜 갑자기 된 거라서. 김현준 걔 조기축구회하다가 대전한수원 수석코치님이 보고 바로 스카웃 해간거야." "진짜요? 연락되요? 저도 오랜만에 현준오빠 만나고 싶어요." 알고 지내던 사람이 대전 시티즌의 선수가 되었기 때문일까? 희연의 목소리 톤이 흥분한 듯 살짝 올라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통화를 시작하는 지훈이다. 행여나 현준이가 번호를 바꾸지 않았기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 작품 후기 ============================ 마법날개 > 이런 제도가 생긴 이유는 돈많은 구단이 선수들을 모두 쓸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피리부는넘 > 유지시간은 딱 축구경기가 시작하고 끝날때까지만 이라고 일단 글에 써놨습니다. FallenAngelQ > 아마도 그런거겠죠? 즐감하세요. 그럼 천천히 다시 글을 써야겠네요. 댓글 = 연참으로. 00046 현준. K리거가 되다. =========================================================================                            [그러니까 훈련은 잘 돼? 다른 사람들은 잘해줘? 어디 다치지는 않았지?] "응응 괜찮다니까..."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수진의 목소리에 현준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K 리거가 되는 것에 대해선 굉장히 기뻐했지만 아쉽게도 현준이 홈 경기장과 숙소가 있는 대전으로 이사를 했기에 크게 낙심했던 수진이다. 하지만 그녀도 아이돌인데다가 차기 앨범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갑작스런 회사의 말에 결국 서울에 머무르며 연습을 계속하는 중이었다. [오늘은 다시 회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매니저를 붙여줄지도 몰라. 애들이 굉장히 기뻐했어.] "잘됐네. 연습 열심히 하고. 다시 데뷔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왕이면 노래 스타일은 좀 바꿔서..." [읔...] 쫄딱 망해버린 옛 앨범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현준의 말에 수진은 짤막한 신음성을 내뱉었다. 같이 있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전화통화는 조금 길어졌고 20여분의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연습을 해야겠다는 현준의 말에 통화를 끊은 수진이다. "오래도 했네..." 핸드폰에 찍혀 있는 통화시간을 살펴본 현준의 말이다. 예전에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이, 삼일에 한번 꼴로 만났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이렇게 통화시간만 늘었다. 다행스럽게도 지아와 연락이 되어 그녀한테 흡수한 악마의 기운으로 무사히 선수들과 발을 맞추며 훈련을 했던 현준이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었고 더군다나 소량의 기운만으로 최대한 훈련을 만족하기 마치기 위해선 꾸준한 연습이 필요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이야 이렇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가 있다고는 하지만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것을 알고 있었기에 현준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다고 해서 훈련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시 훈련장으로 가려던 현준의 핸드폰이 부르르하며 진동을 울려댔다. "왔냐?!" 현준이 연습이 끝나고 약속한 술집으로 들어서자 지훈이 현준을 발견하고는 손을 크게 흔들었다. 지훈이 있는 곳으로 간 현준은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여자를 볼 수 있었다. "어...?" 여자가 입고 있는 옷은 자신도 너무나 잘 아는 대전 시티즌의 홈 유니폼. 더군다나 2009년부터 로이쉬로 유니폼 스폰서가 바뀐 탓에 올해부터 새로 나온 유니폼이었다. 게다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억이었다. "자식. 잘 기억 안나나보네. 희연이 몰라? 희연이?" "아아..." 그제야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끄덕거리는 현준이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희연은 멋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오랜만이예요. 현준오빠. 저 그래도 현준오빠 보면 꼬박꼬박 인사했는데." "아아...기억하고 있어. 가끔 동아리실에 놀러갔었을 때 봤었잖아." "퍽이나..." 지훈의 말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주문한 소주병을 들어 지훈의 빈 잔에 채워주었다. 아직 7시도 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만났던 탓에 서로 잔을 채운 세 남녀는 서로 잔을 부딪치며 내용물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크으..." 입안에서 느껴지는 소주 특유의 알싸함을 없애기 위해 앞에 놓인 안주를 집어서 입안으로 가져간 현준은 지훈을 바라보며 반갑다는 듯 말했다. "정말 오랜만이네. 반갑다." "어. 그러게. 반년정도 된 거 같은데? 근데 너 진짜 떴더라?" "뜨기는 무슨 아직 부족하지." "짜식. 반년만에 내셔널리그를 제패했으면 그게 뜬 거지. 게다가 이제는 K 리거 잖냐." 지훈의 칭찬에 현준은 싫지는 않다는 듯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현준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희연이 슬쩍 말을 걸었다. "오빠. 진짜 대전 시티즌 입단하셨어요?" "아...응. 배번도 벌써 받았어. 17번으로." "우와...저 대전 시티즌 팬이예요. 퍼플크루에서도 활동하고 있어요." 선수와 팬의 만남. 하지만 그전에도 이미 알고 지냈었던 까닭일까?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급속도로 친해진 현준과 희연이다. "어떤 선수가 젤 잘 대해 주세요?" "훈련은 힘들어요? 어떤 방식으로 훈련해요?" "다음 경기에 출전한다고 하는데 진짜예요?"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계속해서 현준에게 질문을 하는 희연이었고 그런 희연의 질문에 현준은 연신 술을 들이키며 희연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경남전은 꼭 이겼으면 좋겠는데...어제 수원하고 경기에서도 졌잖아요." "그랬지." K 리그 16 라운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있었던 경기를 말하는 희연이다. 그때도 현준은 훈련에 참가하고 있었지만 아직 선수들과의 호흡이 부족하다고 구단 스탭들이 생각했는지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날 현준은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며 경기 결과만 들었어야 했다. "16 라운드에서 12위...그래도 다음은 우리보다 하위권인 조선소 애들하고 홈 경기니까 무조건 이겨야 되요. 무조건! 보라돌이들 힘내야 돼..." 술이 꽤 들어갔기 때문일까? 꼬부랑 목소리로 말을 하는 희연의 모습에 현준은 어색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하고 술을 마셔도 이렇게 축구를 주제로 떠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희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남자 못지 않은 엄청난 축구 지식과 축구 얘기뿐이었다. 다행히 지훈이도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고 희연도 여자인 탓에 군대축구 이야기는 나오지는 않았다는 점일까? "정말 축구를 좋아하나 보네..." "축빠다. 아니 대전빠. 대전밖에 몰라. 선수들 중 몇몇은 쟤 얼굴정도는 알껄. 작년에 내가 대전 시티즌 축구경기 보러 갔을 때도 쟤도 꼬박꼬박 갔어. 올해도 한번도 빠짐없이 홈, 원정 가리지 않고 다 갔다." "대단하네. 근데 조선소가 뭐고 보라돌이가 뭐야?" "조선소는 경남 FC 별명. 조선그룹 STX 가 후원하잖냐. 보라돌이는 너네다. 유니폼 보라색이라고." "하하하하하!" 지훈의 말에 현준은 재미있다는 듯 박장대소를 하며 잔에 남은 술을 털어넣었다. 확실히 내셔널리그에서 있을 때하고는 틀렸다. 구단마다 응원하는 서포터즈들도 많았고 각종 별명도 많았다. 아마 현준 역시 경기를 몇 번 뛰다보면 서포터즈들이 별명을 붙여줄 터였다. 이렇게 팬을 만나니 정말로 K 리거가 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리리스와 악마의 계약을 맺고 드디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다는 느낌이었다. 현준은 술에 취하려는 듯 다시금 잔에 소주를 따랐다. 왠지 오늘은 좀 더 술을 즐기고 싶었다. "내일 훈련 없냐? 그렇게 마셔도 되겠어?" "괜찮아. 그런데 둘은 어떻게 만나서 같이 나왔어?" "방학이지만 동아리 방에는 심심할 때마다 나가거든. 얘도 어제 원정경기 갔다가 밤새고 동아리 방에 나왔다가 신문에 나온 너 기사보고서 연락했지. 담배 한 대 핀다." 지훈은 담배를 입에 물고 붙을 붙였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지냈던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미 희연은 술이 많이 들어갔는지 쇼파에 기대서 잠이 든 모습이다. 어젯밤에도 술을 진탕 마시고 오늘도 마셨다고 하니 굳이 둘은 희연을 깨우지 않았다. "후우...이제 가야겠는데? 내일 훈련도 있고 하니까." "괜히 피곤할텐데 붙잡은 거 아닌지 모르겠다. 나도 오늘은 좀 많이 마셨나 피곤하네." "괜찮아. 나도 와서 너희들한테 연락을 하려고 했었어. 나중에는 종식이나 수철이도 같이 만났으면 좋겠다." "그 자식들 군대갔다." 지훈만큼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인 종식이와 수철이가 군대를 갔다는 말에 현준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얘 어떻게 하냐? 완전히 뻗었는데. 현준아. 일단 니가 업어라." "그래." 지훈의 도움으로 희연을 업은 현준은 계산을 마치고는 술집을 나섰다. 11시가 넘은 시간인지라 밖은 이미 컴컴해져 있었다. 택시를 잡기 위해 큰 도로쪽으로 나간 후 현준은 희연을 업은 채 멍한 표정으로 멀쩡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훈 역시 꽤 취했는지 바로 택시를 타고 혼자 가버린 탓이다. "야...야...일어나봐." "으음...오빠...조금만 더 잘께요..." "너 집에 가야지. 집 어디냐?" "퍼플 아레나요..." 희연의 말에 현준은 어이가 없었다. '퍼플아레나'는 대전 시티즌의 홈 경기장인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애칭이었다. 그곳이 집이라니? 축구에 빠져도 이렇게 빠진 애는 처음봤었다. 하기사 작년에 학교에 봤었을 때도 간간히 대전 시티즌의 유니폼을 입고 다녔을 정도였다. 결국 현준은 하는 수 없이 희연을 업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다행스럽게 충남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집을 구했기에 바람도 쐴 겸 걸어가는 현준이다. 희연을 업고 있었지만 현준에겐 무게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다. 희연이 조금 마른편이기도 했지만 현준은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를 지니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뉴트럴 > 확인하고 수정하려다가 그냥 그 문장을 싹 지웠습니다. ㅎ 마법날개 > 그냥...내키는 대로 쓰려고요 ㅎㅎㅎ 밤의황제 > 전에 암시했는데...시계는 안끼고 출전한다고요 00047 현준. K리거가 되다. =========================================================================                            100만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는 대전 광역시. 대도시라는 것 때문일까? 만년교라는 이름이 붙은 다리를 건너는 현준의 귀에 풀벌레소리라도 들릴 법 하지만 지나차는 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래도 시원한 밤바람과 선명한 어둠을 멍하니 바라보며 걷는 현준이다. "하아..." 충남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2, 30분은 가야하는 거리였다. 문을 열고 들어간 현준의 원룸엔 불이 환하게 켜 있었다. 방안에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바로 위이잉하며 돌아가는 컴퓨터가 내는 열기였다. "좋아좋아..." "......" 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등에 업혀 있는 희연을 침대에 눕히고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리리스를 향해 황당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야밤에 남자의 방에 속옷만 입고 의자에 다리를 올린 채 아이스크림을 물고 폐인같이 컴퓨터하는 미인. 자신만이 온 것도 아니라 희연이까지 왔다. 비록 희연이가 자고 있어서 망정이지 만약 이 모습을 봤다면 대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저...저기...리리스님?" "이적기간이니까 말 걸지마.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 "......" 컴퓨터는 이미 한계를 나타냈는지 연신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우웅거리며 울려퍼졌다. 요즘 들어 점점 책장에는 게임 패키지가 늘어나고 있었다. 어디서 사왔는지 문명 시리즈를 비롯해 한동안 심즈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더니 이제는 FM 이라는 게임도 플레이하고 있었다. 현준은 에어콘의 스위치를 넣고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고 게임이 끝났는지 리리스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새로운 계약자?" "아뇨. 그냥 예전에 알고 지냈던 애인데 제가 소속된 축구팀 팬이라고 해서요." "흐응...제법 기운을 지니고 있어 보이는데 말이야. 수진이라고 했던가? 그 여자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말이야. 지아라는 여자보다는 나은 거 같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희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꽤 이쁘장하게 생겼고 인기도 조금 있었다. 축빠가 아니었다면 들이대는 남자들도 많았을 터다. 축빠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남자친구보다도 축구경기를 보러 가는 걸 좋아하는 희연이다. 그 탓에 현준이 기억하기론 희연은 작년에도 2번 정도 남자랑 사귀었다가 깨졌다. "얘랑 저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서요. 강간죄로 잡혀가고 싶지는 않아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선 서로 섹스를 해야만 했다. 현준은 옷을 벗고 빨래바구니에 던졌다. 탄탄한 현준의 몸매가 리리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래봤자 그녀가 관심 있어하는 것은 그 부분이 아니었지만. "강간죄라...하긴 네 놈은 멍청한 편이니 아직 모르겠군." "모르다뇨? 게다가 전 멍청하지 않습니다." 현준은 투덜거리며 샤워를 할 준비를 시작했다. 찝찝하게 땀에 절은채로 잠이 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샤워를 하러 들어간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리리스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순수한 마력을 가진 남자와 관계를 맺은 인간은 절대 그 남자를 벗어나지 못하지. 뭐...알려주지 않아도 나중에 알겠지. 아니...왜 모르고 있는 거지?" 리리스가 알기에 현준은 꽤 많은 여인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고 그 여인들은 그 누구도 현준과 관계를 맺고 거부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아만 해도 그렇다. 6개월 만에 연락해서 같이 모텔에 가자고 하는데 순순히 허락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지아는 현준과 모텔에 가서 관계를 맺었고 그 때문에 대전 시티즌의 훈련에 쓸 악마의 기운을 충전했던 현준이다. 자신이 준 힘을 재주껏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래도 바보는 아니었다. 누워있는 희연의 모습을 본 리리스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그새 갔나?"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털던 현준은 조용해진 모습에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사라졌는지 아이스크림 봉지는 전부 청소되어 있었고, 뜨거웠던 열기도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게다가 왠 애같은 장난이래..." 리리스가 들었으면 화를 냈을 법한 말이지만 어차피 나랏님도 안보이는 곳에서는 욕을 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현준이다. 그럴법도 한게 리리스는 침대에 누워있는 희연이도 알몸으로 벗겨놓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옆에 옷이 차곡차곡 개어져 있다는 점일까? 만약 희연의 옷을 사라지게 만들었다면 그만큼 난감한 상황도 없다. 두근! "흣!" 머리를 털던 수건을 바구니에 던져 놓고 잠을 청하기 위해 바닥에 이불을 깔려던 현준은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끼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고통스러움은 아니었다. 현준도 가끔은 익숙한 감각이었다. 점점 호흡이 가빠오는 느낌이다. "후읍...후..." 점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리리스는 보이지도 않았고 더군다나 하필이면 자신의 방에는 여자가 있었다. 점점 거칠어져가는 숨소리에 현준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침대에 누워있는 희연을 눈으로 훑었다. 자신이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일까? 현준은 알몸으로 누워있는 희연의 모습에 점점 더 참을 수 없다는 듯 순식간에 희연을 덮치기 시작했다. "호오..." 그리고 그 모습에 리리스는 어느새 뒤에서 둘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엔 현준의 몸에서 점점 날뛰고 있는 순수한 마력들이 보였다. 마왕인 자신의 권능으로 현준을 발정시키게 만들어 놓은 리리스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단숨에 샤워실에서 나오자마자 희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을 범했어야 했다. 하지만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녀석이기 때문일까? 현준은 리리스의 권능에도 꽤 오랜시간을 이겨내고 있었다. 바로 몸에서 날뛰고 있는 순수한 마력들이 리리스의 권능을 밀어내고 있던 것이었다. "제법인데...?" 더군다나 그것도 현준의 몸 가득 쌓인 순수한 마력들의 일부만 움직여서 마왕인 자신의 권능을 이겨낸 것이다. 분명 현준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인간주제에 마왕의 권능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현준은 약간이지만 이겨냈다. "하기사 내가 찾아냈을 정도로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지."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라도 한 듯 리리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리리스가 뒤에서 보고 있던 말던 현준은 이성을 잃은 듯 희연의 몸 위에 올라타 그녀의 입술을 탐하고 있었다. "응...?!" 희연은 갑자기 느껴지는 답답함에 눈을 떴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의 위에 올라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상대가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은 채 현준의 혀를 이빨로 물었다. "큭!!!" 갑자기 느껴지는 고통에 현준은 재빨리 혀를 빼내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희연은 재빨리 주위를 살피더니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오...오빠! 실망이예요. 내가 대전 시티즌 팬이고 축구를 좋아한다고 그렇게 쉽게 보였어요? 대체 이게 어떻게..." 하지만 희연은 거기까지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씨익 웃고 있는 현준의 미소가 너무나도 소름끼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순간 입이 굳어버렸다. 현준의 손이 가볍게 자신의 뺨을 쓸어내리고 있는데도 희연은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마치 고양이 앞의 쥐가 된 기분이었다. "이...이러지 마...말아주세요." 뺨을 쓰다듬던 현준이 다시 얼굴을 앞으로 가까이 가져다 대자 희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현준에게 말했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 희연의 말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아...아아...제...제발..." 두 손으로 현준을 밀어냈지만 대체 어떻게 된 몸인지 현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현준이 자신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자 희연은 온몸을 바둥거리며 눈물을 흘렸다. "아...아아!! 제발!! 오빠!! 안되요...!! 그만...!!" 치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희연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현준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몸을 들썩여 연신 현준의 품에서 벗어나려는 희연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몸을 벗어나기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흐음..." 그리고 그 뒤에서 리리스가 두 남녀의 관계를 연구라도 하겠다는 듯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 있었다. 현준의 허리가 희연을 내리 누를 때마다 푸른색의 순수한 마력의 기운이 촛불처럼 떨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순수한 마력이 여자의 몸으로 진입하며 몇 번씩 희연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그럴때 마다 연신 희연은 절정에 올라 몸을 파르르 떨었다. "앗...아!! 어흑!! 오빠!! 아아아!!!" "큭...!" 얼마나 섹스를 지속했을까? 절정에 도달했는지 현준의 몸이 갑자기 우뚝 멈추더니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남성에서 순수한 마력들이 우르르 쏟아지며 희연의 몸을 지배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리리스의 눈이 반짝하며 빛났다. 자신의 마력을 이용해 누군가를 지배하는 행위. 아니, 지배받는 자는 자신이 그에게 지배를 받는지도 알 지 못한다. 이런 능력을 지닌 악마를 리리스는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악마가 아니라 마왕이었다. '새벽의 명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 한 때 치천사로써 신 다음가는 지위에 있었으며 신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존재. 그러나 너무나도 뛰어났기에 신의 자리를 넘보게 되에 신에게 반역을 일으켜 미카엘과 싸움을 벌였고 그 후 마계로 떨어져 마왕이 된 인물. 무한한 자유를 추구한다고 알려진 마왕 루시퍼였다. "루시퍼 녀석의 권속이었던가...? 아니면 설마..." 리리스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현재 루시퍼는 마신의 뜻에 따라 마계의 신기를 찾으러 떠났다. 과연 그게 어떤 것인지는 마왕인 그녀도 알지 못했다. 단지 마신의 뜻이었다. 그렇게 알고 있던 루시퍼가 인간 여자와 정을 통해서 현준을 만들어 내었다? 괜스레 기분이 나빠졌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엔 의문점도 있었다. 아무리 루시퍼의 정을 받아 태어난 인간이라고 하지만 현준이 몸에 지닌 순수한 마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마왕인 루시퍼가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그 녀석하고는 관계가 없는 모양인데...게다가..." 루시퍼의 향기가 느껴지는 녀석을 반년간 지켜봤던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 처음으로 현준과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는 모습을 마왕의 눈으로 지켜보고서야 알 수 있었던 사실이다. "좀 더 지켜봐야겠는걸." 리리스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하고는 곧 모습을 감췄다. 방금전까지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존재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준은 계속해서 거칠게 희연을 탐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네..." 훈련을 하면서 현준은 한숨을 토해냈다. 어젯밤 어떤 일이 있었는지 희연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범했던 그다. 비록 리리스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 사실을 희연에게 말해버릴 수는 없었다. 결국 희연에게 무릎을 꿇고 미안하다면서 순간적인 욕망에 못 이겼다고 잘못을 비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희연은 괜찮다며 미소를 지었다. "무사히 집에 갔을런지 모르겠네." 연습을 가야했기에 현준은 어쩔 수 없이 희연을 집에 혼자 둔 채 집을 나서야만 했다. 더군다나 5일뒤에 홈 경기장에서 열리는 경남 FC 하고의 K 리그 17 라운드에서 현준을 선발 출전 시키겠다고 미리 기사를 낸 왕선재 감독이었다. 그리고 7월 26일. 퍼플 아레나라고 불리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경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대전 시티즌 선수들의 라커룸에서는 오늘 선발로 나설 선수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얼마 남지 않은 경기시간을 기다리며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컨디션은 괜찮아?" "네...?" 현준은 갑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권집을 바라보았다. 현재 대전의 중앙 미드필더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그는 부상자로 부진으로 신음하고 있는 대전에서도 유일하게 제 몫을 해주는 선수였다. 게다가 24살로 현준보다 2살정도 많은 형이었다. 동북고를 나와 1. FC 쾰른의 U-19팀에 입단했었지만 2003년 수원 블루윙즈에서 K 리거 생활을 시작해 부산, 전남, 전북, 포항을 거쳐 2008년부터 대전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였다. "K리그 데뷔전이잖아. 그것도 홈경기. 관중들도 꽤 많이 왔다던데 긴장하지 않을까 싶어서. 긴장 좀 풀어주려고." "괜찮습니다." 현준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는 있었지만 경기 때문에 긴장한 것은 아니다. 수 많은 관중들 앞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흥분감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흥분하지는 말고. 내셔널리그보다는 거치니까 까닥하다간 바로 부상을 입을 지도 몰라. 창현이 형도 그래서 부상당했잖아." "알겠습니다." 순수한 권집의 충고에 현준은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략 삼주정도 발을 맞췄던 탓일까? 비록 숙소에서 지내지는 않지만 꾸준히 열심히 연습하는 현준을 좋게 봐주는 선배들도 늘었고 친하게 지내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왕선재 감독이 코치를 대동하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감독의 등장에 선수들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감독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오늘 팬 분들도 많이 오셨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김현준." "네." 감독의 말에 현준은 대답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선재는 현준의 눈을 한번 바라보더니 다시금 말을 이었다. "긴장은 안하는 것 같은데. 권집이 뒤를 받쳐줄꺼다. 은성이도 있으니까 대전 한수원때하고는 달리 한번 날뛰어봐." "너 나 세이브 한번 할 때마다 한 골씩 안 넣으면 이따가 기합이다?" "그럼 오늘은 공 오면 비켜줘야 합니까? 현준이 넌 오늘 죽었다." 대전의 수호천황으로 살아있는 전설인 최은성의 말에 2009년 입단 이후, 대전 시티즌의 주전급 선수로 단숨에 성장한 차세대 센터백인 박정혜가 농담으로 받아치며 선수들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것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긴장을 푸는 방법이었기에 선재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현준이 리그 중반부터 합류한 선수여서 적응에 대해 걱정을 했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괜한 생각으로 보였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세요! 댓글은 곧 연참 =ㅅ= 00048 현준. K리거가 되다. =========================================================================                            "화아..." 오늘 대전 시티즌과 경남 FC 간의 K 리그가 벌어지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한 지훈과 희연은 나직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대략 8000여명의 관중들이 모여 있었다. K 리그 평균에 비해서 많은 편은 아니지만 대전 시티즌의 팬 입장에서는 눈물나게 고마울 정도로 많은 응원단들이었다. "오늘 사람이 좀 있다?" "이제 여름이적기간도 끝났고 하니까 후기 리그 잘하라는 의미에서 사람들이 좀 왔나봐요." 어깨를 으쓱하는 희연이다. 그리고 둘은 곧바로 서포팅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대전의 서포터즈 '퍼플크루'들이 모여 있었다. 여기저기에 걸개가 걸리기 시작했고 곧 깃발이 펄럭였다. 깃발을 흔들고 있는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남자는 굳은 얼굴로 힘차게 팔을 흔들었다. 곧 있으면 시합 시작 적어도 홈팀의 입장으로 원정팀 서포터즈에게 밀릴수는 없었다. "현준이가 진짜 여기서 시합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전광판에서 소개되는 선수들의 얼굴중에 현준이 나오자 지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라운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라운드에는 선수들이 공을 던져 몸을 풀고 있었다. "현준 오빠 정말 잘할까요?" "잘하겠지. 오늘 선발출전이라며? 컨디션도 어느정도 좋은 게 아닐까?" "......" 지훈의 말에 희연도 그라운드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며칠전 현준의 방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갑작스럽게 자신을 범하게 시작했던 현준의 모습. 그리고 그가 보여줬던 소름끼치는 미소. 갑자기 몸이 오싹하게 떨려왔다. 현준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그냥 순수하게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인 대전 시티즌의 선수라 잠깐 만나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날밤의 섹스는 희연에게는 꽤나 두려운 기억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희연의 마음속에는 조금씩 호기심도 들고 있었다. 그 소름끼치던 눈빛이 자신을 내려봤을 때 희연은 현준에게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찼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자신이 그를 갈구하기도 했었다. '어차피 좋게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희연은 서포터즈의 열정적인 서포팅에 몸을 맡기며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스코트의 등장과 구단기들의 입장이 시작되자 목소리들을 더욱더 커졌다. 대전 시티즌의 응원가인 For Fever 를 시작으로 승리의 찬가, 전쟁선포가를 큰 목소리로 열창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꽤 많이 왔네요..." "내셔널 리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장면이지? 이번에도 지면 정말 곤란해." 현재 대전의 순위는 12위. 밑에는 부산 아이파크, 경남 FC, 대구 FC 이렇게 3팀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이번 경기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잡아야 했다. 더군다나 이적기간이 끝나 후기 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였다. 그리고 심판의 호각소리가 울려퍼졌다. 서로 이번에 지면 리그 최하위권으로 추락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경기는 처음부터 거칠게 이어졌다. 반칙을 알리는 휘슬소리가 계속해서 퍼지자 서포터즈는 어김없이 야유와 함성을 내보내고 있었다. "큭!!!" 삐익! 대전의 윙 포워드로 출전한 김길식이 비명소리와 함께 쓰러지며 짤막한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괜찮으세요? 형?" "괜찮아?" "아아..." 선수들이 다가오자 김길식은 괜찮다는 듯 손을 들어 올리고 보호장비를 정비했다. 욱신거리기는 했지만 보호장비가 있었기에 참을만 했다. "어때. 현준이 한번 차볼래?" 길식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 대전 시티즌의 프리킥은 대부분 김길식이 담당했다. 권집이나 우승제도 차긴 했지만 대전에서 프리킥 정확도가 가장 뛰어난 것은 그였기 때문이었다. 길식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먼 거리였지만 충분히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습 때 하던만큼만 하라고 긴장풀고." "네. 선배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수비수 사이로 파고들어가는 길식이었고 현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경남의 골문을 바라보았다. 경남 FC 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는 김병지. 축구를 잘 모르는 인물인 현준도 김병지라는 인물은 잘 알고 있었다. 국가대표 A 매치만 해도 61경기나 출전했던 그다. 2006년도에 은퇴하고 현재 39세에 다다르는 나이였지만 아직도 골키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자기관리 능력도 실력도 뛰어나다는 증거였다. '그래도...' 골을 넣을 자신은 있었다. 악마의 기운이 있다면 말이다. 리리스가 재구성 해준 신체를 바탕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실력을 키우기는 했지만 악마의 능력이 없으면 아직 일반인보다 축구를 조금 더 잘하는 경우에 불과했다. 하기사 십여년이 넘게 축구를 해온 사람들과 이제 곧 6개월 동안 연습한 자신과 실력이 같을 리가 없었다. '넣자...그리고 여기서 나를 드러내자.' K 리그 데뷔전. 과연 데뷔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어떨까? 비록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라리가, 세리에 A, 분데스리가 같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리그는 아니었지만 K 리그 역시 만만한 리그는 아니었다. 사방에서는 카메라와 기자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불과 반년전만 하더라도 평범한 대학생인 자신을 말이다. 더군다나 오늘은 지훈과 희연이도 온다고 했었다. 친구 그리고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드는 후배에게 꼴나사운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비록 진정한 내 실력이 아니지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실력 역시 자신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현준이다. 키이잉!!! 100%가 아니어서 그런 걸까? 이번경기를 출전하면서 현준이 흡수한 악마의 기운은 대략 70%가 조금 안 되는 정도. 귀가 찢어질 정도로 날카로운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졌지만 현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공을 바라보고는 심호흡과 함께 다리에 응축시켰던 힘을 그대로 폭발시켰다. 콰앙!! 오른발, 왼발 전부 쓸 수 있는 현준이다. 왼발로 강하게 밀어찬 공은 기묘한 각도로 휘면서 경남의 골대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런 공의 모습을 확인한 김병지는 곧바로 몸을 날렸다. 철렁! 수비수들이 헤딩으로 걷어내기 위해 점프를 뛰었고 골키퍼인 김병지도 끝까지 손을 뻗었지만 골문 구석을 찌르고 들어가는 날카로운 프리킥을 막을 수는 없었다. 너무나도 깔끔하게 들어가는 프리킥의 모습에 골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한 퍼플 크루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을 메웠다. 비록 빈 공간이 꽤나 많았지만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퍼플크루는 열정적으로 첫골을 자축하며 북을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천지개벽과도 같은 소리가 사방을 가득메웠다. 전반이 시작된지 10분도 채 안되서 터진 첫 골. 그림같은 프리킥이었다. 그것도 자신이 아는 친구가 넣었다는 것에 자랑스러워진 지훈은 목이 떠나갈듯 방방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런 환호성속에는 희연도 같이 있었다. "와아..." 너무나도 깔끔하게 골이 들어간 장면을 볼 수 있었던 희연이다. 전광판에는 방금전의 골 장면을 다시 보여주고 있었다. "굉장하다..." 깔끔하게 프리킥을 성공시키고서는 한 손을 들어올리는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이 희연의 머리에 강하게 박혔다. 왕선재 감독 대행 역시 흐뭇하게 골 장면을 바라보았다. 내셔널리그에서도 현준이 프리킥으로 많은 골을 넣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마 프리킥을 전담하던 김길식 역시 그 사실을 알고서 현준에게 프리킥을 맡겼을 것이다. 그리고 현준은 깨끗하게 자신들의 기대에 부흥해 주었다. "이자식 잘했어!!!" "하하하!! 이제 길식이 형 프리킥 못차겠네." "나 아직 죽지 않았어!" 골을 넣은 현준이를 축하하기 위해 그를 껴안으며 승제가 농담을 했고 그럼 농담에 김길식의 발끈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렇게 전반 9분 만에 터진 첫골에 대전 선수들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경남은 너무나도 일찍 터진 골에 분위기가 조금 쳐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기는 이제 시작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자신의 K 리그 데뷔전을 골 하나로 끝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조금 더 자신의 존재를 친구들에게 그리고 서포터즈인 퍼플크루에게 각인시키고 싶었다. 00049 현준. K리거가 되다. =========================================================================                            "가!!" 권집에게 공이 연결되는 순간 현준은 이미 폭발적인 스피드로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대전 한수원때하고는 달리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현준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권집의 발등에 걸린 공은 김길식에게 이어졌고 길식은 가슴으로 트래핑을 한 후 곧바로 현준에게 밀어주었다. 너무나도 깔끔하게 연결되는 패스. 왜 그들이 프로축구선수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뒤에서 경남 FC 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박진이가 따라오고 있었지만 현준의 스피드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제길!" 경남의 수비수인 김근철은 엄청난 스피드로 달려오는 현준의 모습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100m 육상선수라도 하는 듯 다른 선수들이 쫓아올 수도 없는 스피드였다. 내셔널리그에서 김날쌘, 김소닉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소문에 그냥 웃어넘겼지만 눈 앞에서 직접 보니 그냥 절대 웃어 넘길 일이 아니었다. 이대로가다간 그대로 골을 먹힐 판이다. '어떻게 할까?' 현준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경남의 선수를 보고는 생각에 잠겼다. 엄청난 속도로 드리블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생각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을 보면 정말 악마의 기운과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육체는 대단했다. 특히나 순간적으로 다른 선수들을 제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스피드를 내는 현준의 육체는 아무리 K 리그 선수들이라고 상상하기 힘들정도의 탄력을 자랑했다. '어차피 축구는 혼자서 하는게 아니니까...' 머릿속으로 대전 시티즌 선수와 경남 FC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부 그려지자 현준은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내셔널리그 팀인 대전한수원때였다면 아마 혼자서 해결하려 했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현재 자신이 뛰고 있는 팀은 K 리그에 속한 대전 시티즌이었다. 살짝 입꼬리를 올린 현준은 곧바로 앞에서 달려가고 있는 브라질 용병 바벨을 바라보았다. 현준이 알기에 그가 주로 애용하는 발은 왼발. 그 쪽에 맞춰주면 되었다. 콰앙!!! 거기까지 생각이 든 현준은 바로 다리를 휘둘렀다. 김근철의 다리사이를 꿰뚫은 공은 마치 끈이 연결이라도 된 듯 대전 시티즌의 공격수 바벨의 왼발에 걸렸고 바벨은 앞으로 뛰쳐나오는 김병지를 확인하고는 그대로 골대를 향해 슈팅을 날렸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또다시 퍼플크루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오프 사이드를 깬 절묘한 스루패스. 골키퍼하고의 1 : 1 상황을 넣지 못한다면 그것은 프로 선수가 아니었다. 골을 넣은 후 덤블링 세리모니로 팬의 함성을 더욱 더 키운 바벨은 씨익 웃으며 현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Gosto muito de te.(고맙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몰랐지만 왠지 고맙다는 뜻으로 들렸기에 현준은 바벨의 머리를 툭 치고는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날개 단' 시티즌! 거침없이 경남 격파! 대전 시티즌이 K 리거 신입생 김현준의 2골 2 어시스트의 대활약으로 경남 FC 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14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가 벌어진 이후 3게임만에 얻는 승리다. K 리그 초반부터 줄곧 하위권에 허덕인 대전은 오래간만의 승리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출발부터가 굉장히 좋았다. 그 중심엔 내셔널리그 대전한수원에 MVP, 득점왕, 도움왕을 싹슬이한 김현준이 있었다. 전반 9분 김길식이 얻어낸 프리킥으로 단번에 골문을 가른 김현준은 이어서 곧 절묘한 스루패스로 경남 FC 의 수비진을 단번에 무너뜨리며 바벨의 2번째 골을 도왔다. 미드필더진의 부진으로 고민하고 있는 왕선재 감독의 대안으로 영입한 김현준은 권집과 함께 경남 FC 의 미드필더진을 상대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특히 전반 26분 화려한 개인기로 경남의 수비수들을 제치고 슈팅을 때렸지만 안타깝게도 김병지에게 막히고야 말았다. 경남 FC 역시 그대로 물러서지는 않았다. 틈틈이 기회를 만들면서 슈팅 기회를 얻었지만 아쉽게도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렇게 전반을 2-0으로 마친 대전은 후반에 다시 골에 대한 집념을 보이며 경남의 골문을 수시로 위협했다. 그리고 후반 26분 역습상황에서 김현준의 패스를 받은 김길식이 오른발로 강하게 밀어넣어 경남의 골문을 힘차게 갈랐다. 이미 경기는 3-0. 승기를 잡은 대전은 끝까지 몰아붙여 다시 한번 김현준이 바벨의 패스를 받아 경남의 수비진을 무력화 시키며 문전 앞 좌측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왕선재 대전 시티즌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저번 경기의 패배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는데 오늘 완벽한 승리를 보여줘서 기쁘다. 특히 새롭게 영입한 김현준이 큰 활약을 했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K 리그 17라운드 경남 FC 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대전시티즌은 다음달 1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대구 FC 와 다음경기를 치른다. "히히힛!" 연습실에서 어울리지 않게 신문을 보는 한 여인의 모습에 혜나와 연진의 입에서 의미심장한 웃음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리더인 수진이 보고 있는 신문은 스포츠 신문. 안보나 마나 무슨 기사가 나올 지 뻔했다. "그러고보니 형부 이적했다고 했지." "아아..." 연지의 말에 혜나가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수진이 예전에 현준이 내셔널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통해 K 리그로 이적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해외리그로 이적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FA 컵에서 봤었던 열기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혜나다. 모든 관중들의 응원을 받는 그라운드에서 가장 빛났던 현준의 모습이 떠오르자 혜나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입가엔 연신 헤헤거리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연지는 갑자기 이상해져버린 혜나를 뒤로한채 신문을 보고 있는 수진을 조심스럽게 톡톡 건드렸다. "언니. 뭐를 그렇게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니 형부기사. 데뷔전에서 엄청난 활약을 해서 신문에 나왔지롱." "엄청난 활약요?" "응. 2 골 2 어시스트를 했나봐. 감독님도 큰 활약했다고 칭찬했다고 나오네." 수진의 말에 연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현준이 잘한다는 이야기는 수진에게서 귀가 닳도록 들어서 알고 있었다. 현준을 마치 축구의 신으로 묘사하는 수진이었기에 데뷔전에서 2 골 2 어시스트라는 큰 활약을 했다는 이야기에도 별 감흥이 들지 않았다. 더군다나 비록 경기장에 찾아가서 응원에 몸을 맡기기는 했지만 실제로 연지는 축구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다. "그럼 월드컵에도 나와요?" 수진의 뒤에서 같이 신문을 읽던 연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러자 생글생글 웃고 있던 수진의 웃음이 딱 그쳤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제 1년 밖에 남지 않는 축구의 축제였다. 그리고 그런 월드컵의 관심에 대해서 모르는 연예인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글세...?" 확실하지 않았기에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헛웃음을 짓는 수진이다. 자신도 현준이 월드컵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사람들이 현준이 대단하고 칭찬을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현준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수진으로써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수진과 연지가 연습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그녀들이 속해 있는 B.E 엔터테인먼트 회장실에 있는 사장 영학의 입가에도 미소가 맺혔다. "제법 굉장한데? 앞으로도 이렇게 활약을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데뷔전부터 2골 2어시스트라니...내셔널리그 선수가 이렇게 실력이 좋았던가요?" "글세? 그것은 잘 모르겠고 이제 프로선수라는 이야기군. 이정도의 실력이면 다음경기에도 내보낼테고 말이야." 마케팀팀장 고승우는 영학의 말에 미소를 띤 얼굴도 답했다. "그렇습니다. 저 같아도 다음경기에는 김현준 선수를 내보낼겁니다." "김현준 선수가 조금만 더 큰다면 좋을텐데 말이지. 레인보우 샤베트 애들은 어떻지?" "연습실에서 계속 연습중입니다. 아직 앨범작업을 하기엔 실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음. 그렇게 하고 수진이는 따로 연락을 해서 대전 시티즌 경기가 있으면 응원을 가라고 해둬. 조금씩 얼굴을 비춰야지. 아무리 마음이 가까워도 몸이 떨어져 있으면 금방 헤어지는 법이니까." 승우는 영학의 말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스캔들에 대해서 가장 민감한 아이돌이었다. 그런데 수진과 현준을 가깝게 만나게 만들다니? 혹시나 했던 생각은 역시나로 변해버렸다. 노이즈 마케팅. 영학은 레인보우 샤베트를 띄우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할 생각이었다. "왜 별로라고 생각이 드나?" "그...그게...네.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괜찮아. 어차피 대중들은 스포츠 선수의 연애에는 굉장히 관대하니까 말이야." "그것은 박주영 선수같은 국가대표급 정도의 선수정도의 인지도를 지녀야...김현준 선수는 이제 막 K 리그를 데뷔한 햇병아리인데 만약 노이즈 마케팅이 일어난다면 오히려 수진이에게 더 안 좋을 겁니다." "나도 알아." 영학은 책상위를 톡톡 두드렸다. 어차피 급할 것은 없었다. 굳이 레인보우 샤베트를 데뷔시키지 않아도 체리 쥬빌레나 파핑파핑으로 충분했다. 체리 쥬빌레가 벌어들이는 힘은 그야말로 대단했으니 말이다. "일단은 조금 기다려보지. 혹시 몰라? 김현준 선수가 뛰어난 활약으로 남아공 월드컵에 나갈지 말이야." "그다지 가능성은 없어보입니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도 나온적이 없는 선수인데요." "하긴...그런가?" 영학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씨익 웃었다. 십여년이 넘게 B.E 엔터테인먼트를 키우면서 는 것은 사람을 보는 눈 뿐이다. 체리 쥬빌레의 대부분은 그가 발굴한 인재였다. 그리고 그의 눈이 선택한 사람답게 체리 쥬빌레는 현재 동아시아를 진동시키는 아시아 스타였다. 신문을 보는 영학은 감이 오고 있었다. 경남전에서 마지막 골을 넣고 환호를 하고 있는 현준의 사진. 분명 저 선수는 단지 K 리그에서 끝날 선수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인맥정도는 만들어 놓는 게 좋았다. 더군다나 그가 자신이 소속한 회사의 연예인과 애인사이라면 말이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 8월 1일 리그 꼴찌인 대구와의 원정경기가 벌어지는 날이었다. 저번의 대승때문일까?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는 푸른색 깃발을 들고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대구 FC 서포터들이 많았지만 보라색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퍼플크루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서포터즈 퍼플크루에서도 버스를 빌려 원정 응원단을 구단 홈페이지에서 모집해서 온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희연도 껴 있었다. "아아!! 오늘도 이겼으면 좋겠다. 에이 스머프는 꼴찌인데..." 리그 꼴지와의 경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희연이다. 대전 시티즌의 상징색이 보라색이라면 대구 FC 의 상징색은 하늘색이었다. 그래서 타 팀의 서포터즈는 하늘색이 옛날 진한 하늘색 캐릭터인 스머프를 닮았다고 해서 대구 FC 와 대구 FC 서포터즈를 스머프라고 부르기도 했다. "희연아. 너 정말로 김현준 선수하고 아는사이야?" "물론이죠." 몇 번을 들었지만 순식간에 대전 시티즌의 영웅으로 떠오른 김현준이 희연과 아는 사이라는 말은 잘 믿기지가 않았다. 데뷔전부터 2 골 2 어시스트. 단 한 경기만에 퍼플 크루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김현준이다. 전기리그 내내 부진하던 미드필더진을 빛내는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그 뿐만이던가? 프리킥과 정교한 스루패스는 외국 3대 리그에서 뛰는 슈퍼 스타를 못지 않았다. 그런 선수가 희연과 아는사이라니? 희연이 활발하게 퍼플크루 활동을 벌이고 대전 시티즌 선수와 얼굴정도는 아는 사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몇 번을 들어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현준이 오빠 대학교 선배였다니까요." "아아...그랬지. 충남대 휴학생이었지. 근데 혹시 그냥 멀리서만 보던 사이 아냐?" "이잌!!!" 장난스럽게 말하는 한 남자의 모습에 희연은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희연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오늘 시합 끝나고 싸인 받을 수 있을까? 김현준 선수한테 말이야. 잘 아는 사이라며?" "현준...오빠한테요? 조금 부담스러워 할 것 같은데..." 난데없는 부탁에 희연은 문득 핸드폰을 꺼냈다. 현준의 번호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번의 사건 이후로 한번도 현준과 연락을 하지는 않았었다. 갑자기 뜬금없이 연락해서 시합이 끝나고 싸인이라니? 저번의 기억이 머리속에 떠오르자 조금 아니 많이 민망해진 희연이다. 그리고 머뭇머뭇거리는 희연의 모습에 남자가 슬쩍 미소를 지었다. "혹시 거짓말인거 아냐?" "이...이이!! 전화해요. 한다니까요." "스피커폰으로 해." 퍼플크루 내에서도 별로 사이가 좋지 않던 한 남자의 말에 희연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신호와 함께 수화기에서 현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레.샤르휘나 > ...주인공 키가 몇이었죠? 죽은새날다 > 축빠 미소녀...생각보다 많습니다...ㅠㅠ 깜장이아찌 > 슬슬 들어갈때가 됐나봅니다...점점 몸이 망가지는듯 전설의유저 > 아마도 그렇겠죠. 그래도 프로축구선수라고 말하기엔 좀 무리가 있을듯. 십여년 넘게 공차온 사람과 이제 반년 공찬 사람이 같을수는 없잖... 타가 > 다른분이 설명해 놓으신걸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자축하고...어쨌든 좋은 밤 되세요. 코멘트 = 연참. 다음편은...쓰고 있는 중입니다. 시간에 맞춰서 다 써지면 올리고 아니면 내일 올리도록 할께요. 00050 현준. K리거가 되다. =========================================================================                            시합까지는 2시간 정도가 남아있었다. 최소한 상대팀 선수는 1시간 전까지 경기에 입장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긴장을 풀기 위해 일찍부터 경기장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희연...?' 첫 경기에서 보였던 임팩트 때문일까? 이제는 굉장히 친근해진 다른 선수들과 장난을 치던 현준은 갑작스럽게 울려대는 핸드폰 때문에 라커룸 밖으로 나와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서희연이라는 이름. 예전 같은 학교 후배였다가 리리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잠자리를 같이한 여자였다. 그 후로 민망한 탓에 그녀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현준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전화라니? 받아야 될까, 말아야 될까 고민이 들었다. "어차피 해결해야 될 일이니..."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핸드폰을 들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굉장히 시끄러운 소리가 현준의 귀에 울려왔다. 그리고는 조심스러운 희연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준...오빠?] "응. 그런데...굉장히 시끄럽네?" 현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어안이 벙벙해진 현준은 입을 열지 못한 채 시끄러운 환호성이 줄어들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기 시작했다. [저...저기 기분 안 나쁘시죠? 갑자기 전화해서] "나보다는...니가 기분 나쁜 거 아니야? 저번..." [자...잠깐! 오빠! 이거 스피커폰. 스피커폰.] 다급한 희연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준이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눈치챈 까닭이다. 절대로, 무슨일이 있어도 그날의 일이 밝혀져서는 안됐다. 다행스럽게도 다른 사람들은 현준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듯 했다. 현준 역시 희연의 말에 재빠르게 말을 돌렸다. 조금씩 소란이 가라앉자 현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저기? 퍼플크루분들 계신건가?" [네. 지지자 연대 분들은 저희하고는 따로 계셔서요.]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는 둘. 퍼플크루라는 이름으로 대전시티즌의 메인 컬러인 자주색(Purple)과 집단이라는 뜻의 Crew 를 합쳐서 만든 자주색 군단이라는 의미를 지닌 서포터즈였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전의 모든 시민들로 대중적인 응원문화를 추구하는 지지자연대라는 곳이 있었다. "소개를 해야 하려나? 아...안녕하세요? 대전 시티즌의 17번 김현준입니다." 현준의 소개가 끝나자 다시 한번 주위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단 한경기 출전했지만 워낙 임팩트가 팬들에게 강하게 박혔던 탓이다. 워낙 주위가 시끄러웠기에 결국 제대로 된 통화가 이어지지 않자 희연은 그냥 핸드폰에 이어폰을 끼고 말을 걸었다. 어차피 현준의 목소리는 들려주었고 이로써 자신이 거짓말을 한게 아니라는 것은 확인되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희연의 모습에 아쉽다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넘어갔다. 개인적으로 현준과 친분이 있는것도 아니니 말이다. [오늘 오빠 근데 선발로 나와요?] "아직 잘 모르겠는데..." "선발이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현준은 화들짝 돌라며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 곳에는 훈련장에서 많이 봤었던 이재규 트레이너가 있었다. 재규는 경기에 출전하려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기 위해 선수들이 머무는 라커룸으로 가는 도중 전화통화를 하는 현준을 발견하고는 호기심에 온 것이었다. "여자친구?" "아...아뇨. 대학교 후배인데 대전 시티즌 서포터즈라고 해서요." 재규는 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라커룸으로 향했다. 어차피 선수의 사생활을 간섭할 필요는 없었다. 행여나 그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현준은 이제 대전 시티즌에서 2경기를 치루는 신입이었다. [누...누구 왔어요? 괜찮은 거예요?] "어. 상관없어. 트레이너분. 근데 들어가보기는 해야겠다." [알았어요. 오빠. 그럼 오늘도 힘내시고. 꼭 골 넣으세요. 세리모니도 이왕이면 멋진 걸로 해주시고요.] "음." 현준은 전화가 끊어진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다행인걸까? 걱정했었던 대화는 나오지 않았다. 끊어진지도 오래된 현준은 희연이 마지막으로 말했던 말을 들으며 살짝 웃었다. "골을 꼭 넣어주고 세리모니도 멋진 걸로 해야줘야겠네." 수진도 없었고 3번째 여인인 희연하고는 관계를 맺을 상황도 아니었기에 현준은 지아를 불러서 섹스로 악마의 기운을 충전했다. 60%가 조금 넘어가는 양이기는 했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히 활약은 할 수 있었다. 100%가 아니기는 했지만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대전 FC 의 홈 경기장인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는 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입장했다. 현재 K 리그 꼴지를 달리고 있는 대구 FC 였지만 대구 서포터즈의 대구 FC 사랑은 그야말로 리그 1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퍼플 크루 역시 그럼 홈팬들의 열기에 뒤지지 않게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아...애물단지 정말 크다." "그러게...만명 넘게 왔다는데..." 희연의 말에 옆에 있던 여자 서포터 한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팀의 색과 경기장의 생김새를 섞은 애칭인 블루 아크. 월드컵공원을 줄인 월팍 혹은 국내 최대의 수용인원을 자랑하지만 전용구장이 아닌지라 3만명이 넘는 팬이 와도 별로 티가 안난다는 의미로 애물단지라는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대구 월드컵 경기장이다. "휴지폭탄 사람들에게 나눠졌어? 야! 빨리빨리 나눠드려!" 홈경기가 아닌 만큼 그렇게 많은 응원단이 참석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점포롤 16개들이 3박스 정도를 만들어 가지고 온 것이다. 경남전 4-0의 대승.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라는 팬들의 마음을 담은 퍼포먼스였다. 그렇게 서로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대구 서포터즈와 퍼플크루의 기싸움이 벌어졌고 곧 식전행사와 함께 대구 시장의 시축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도 골 넣을 수 있지?" "하하...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그럼 이제부터 마음대로 되게 만들어." 권집의 협박아닌 협박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장난스러운 협박을 하고 간 권집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퍼플크루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마 저곳에 희연이가 있을 테지...?' 희연이에겐 솔직히 별 감정은 없었다. 단지 미안할 뿐. 그렇기에 응원을 하러 대전에서 멀리 대구까지 온 그녀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현준이 생각기에 그녀에게 줄 선물로 가장 어울리는 것은 바로 골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의 휘슬 소리가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초반부터 중원에서 힘싸움이 시작되었다. 대구 FC 의 장남석과 이근호, 최종석까지 3선수가 거칠게 대전의 수비진을 뚫으려고 노력했고 대전은 뛰어난 피지컬을 지닌 현준을 중심으로 권집과 황지윤으로 맞상대를 했다. 그렇게 시합이 계속될수록 응원단의 함성소리 역시 점점 커져갔다. "김현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현준은 재빨리 손을 들어 황지윤의 패스를 기다렸다. 연습경기에서도 그리고 경남전에서도 현준은 소유한 공을 뺏기는 일이 없었다. 그만큼 볼 소유능력이 뛰어났다. 인간의 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피지컬로 상대팀의 압박을 막아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셔버렸다. 대구 FC 선수들 역시 현준에게 볼이 많이 간다는 것을 알았기에 현준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그런 압박을 어렵지 않게 이겨내고 있었다. "어디를!" 최종석이 황지윤의 패스를 재빠르게 가로채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현준이 먼저였다.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월등하게 상승한 감각은 뒤에서 한 선수가 공을 가로채기 위해 움직인다고 말하고 있었던 탓이다. '그럼...' 가볍게 패스를 이어받고 최종석을 제친 현준은 천천히 몇 걸음 공을 몰고 올라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사람들의 모습들이 그려졌다. 아무리 멀리있는 선수라도 그라운드내에만 존재한다면 현준은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읽을 수 있었다. 마약과도 같은 악마의 기운의 힘이다. 그리고 재빠르게 강하게 인사이드로 공을 감아찼다. 사이드에서 김길식이 재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나이스!" 순식간에 대전의 역습이 시작되었고 퍼플크루가 있던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꽤 먼거리였지만 유도미사일처럼 정확하게 김길식에게 빨려 들어가는 롱패스였다. 바로 대구 진영 안쪽까지 깊게 들어간 길식은 곧바로 패널티 라인에서 수비수들과 경합을 하고 있는 박성호를 확인하고는 크로스를 올렸다. 몸싸움도 헤딩력도 좋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박성호였다. 190cm 의 큰 키를 가지고 있는 그가 재빨리 날아오는 공을 보고 몸을 날렸다. 탱!!! "아!!!!"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는 공을 재빨리 대구의 수비수가 걷어내었다. 안타까운 듯 박성호가 머리를 감싸쥐었고 퍼플크루 역시 아쉬운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이런 기세를 몰고 가자는 마음으로 다시 열광적인 응원을 시작했다.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대구 FC 역시 홈 경기에서 질 수 없다는 듯 열정적으로 공을 앞으로 돌렸지만 중원에는 김현준이 버티고 있었고 대전의 포백은 왠만한 공격으로 열리지 않았다. 툭... "!!!" 현준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려던 레오였고 한순간 그가 어디로 갈지를 예측한 현준이 재빠르게 가볍게 발을 갔다대며 공을 빼내었다. 레오 역시 그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현준이 안정적인 볼 키핑을 하지 못하게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레오가 상대하기에 현준의 드리블 실력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힐끗 옆을 보고 공을 패스하려는 현준의 제스쳐에 레오는 재빠르게 현준이 보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페이크였다. "땡큐." 레오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현준이 몸을 움직였다. 레오의 다리사이로 공을 차고는 순간적인 가속으로 그를 제치고는 다시 공을 이어받았다. 레오의 입장에서는 조금 허무하겠지만 굳이 그런 생각을 해줄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가속한 그대로 공을 이어받은 현준은 그라운드를 질주해나가기 시작했다. 유니폼이라도 잡아서 막겠다는 듯 레오가 손을 내밀었지만 어느새 현준은 등은 그의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마이!!" 현준이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며 드리블해오자 최종혁이 재빠르게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수비수들이 조금이라도 진영을 갖출때까지 시간을 끌려는 생각이었다. 박정식과 윤여산 역시 바벨과 박성호를 붙잡고 현준의 패스코스를 막고 있었다. 비록 리그 최하위라고는 하지만 재빠른 그들의 유기적인 플레이는 프로라 부를 만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하나의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현준은 피지컬적인 능력, 뛰어난 패싱력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키이이잉!!! 슈팅을 하려고 마음먹고 다리를 들어올리는 순간 시간이 느려지며 붉은색의 점이 대구 FC 의 골키퍼 조준호가 지키고 있는 골대안을 자신의 집인 마냥 누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느려진 붉은색의 점은 곧 골대의 오른쪽 아랫부분을 가리켰고 72 라는 숫자를 떠올렸다. '100은 아니지만 충분하지!' 72%의 확률로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말. 그것은 거의 골이라는 말과도 다름 없었다. 리리스로 재구성해준 신체와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상승된 축구 실력. 그리고 그러한 능력을 사용해 골을 넣기 가장 쉬운 스트레이트 펀치가 바로 중거리 슛이었다. 뻐어엉!!! 현준의 묵직한 중거리슛이 날아올랐다. 현준의 몸이 살짝 위로 떴을 정도의 강력한 중거리슛이었다. 30m? 35m? 그정도의 먼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중거리슛은 바운드 되지 않고 그대로 골문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칫!!!" 현준의 중거리슛에 조준호가 몸을 날렸다. 현준의 중거리 슛이 위협적이라고 알고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긴장을 하고 있었던 게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조준호의 손끝을 스친 공은 곧바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가고야 말았다. 삐익!! 삑!!! 대구 FC 와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터진 첫 번재 골이자 현준의 리그 3번째 골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골이 터지자 곧바로 퍼플크루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사방에서 휴지 폭탄이 아래로 떨어졌고 그 장면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멋진 장관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현준 역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선수들을 피해 서포터즈 퍼플크루가 모여있는 곳으로 달려가 무릎 슬라이딩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세리모니에 더욱더 큰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와아아아!!!!" 그렇게 함성을 하는 관중들 중에는 희연도 껴 있었다. 엄청난 중거리 슈팅이었다. 게다가 브라질 선수를 상대로 개인기도 그를 제치는 모습까지 방방 뛰는 희연의 가슴은 터질 것만 같았다. "진짜 짱이다!! 영입 정말 잘했어!" "골!! 골이다!!!" 사방에서 현준을 칭찬하는 서포터즈의 말이 들릴 때 마다 희연은 자신이 칭찬받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과는 별로 친분이 크게 없는 사이긴 했지만 그래도 대학교 선배였다. 게다가 서포터즈 퍼플크루가 있는 곳까지 몰려와서 하는 무릎 슬라이딩 세리모니. '분명 나 때문에 한 걸꺼야.' 아까의 전화통화가 기억이 났다. 확실하게 현준이 알았다고 대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저번 경기에서 현준은 가볍게 손을 들어올리는 것으로 세리모니를 끝냈었다. 그렇기에 희연은 현준이 자신 때문에 세리모니를 한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 앞길을 가로 막을 자! 그 누구라더냐! 갈고 갈아온 자주 빛으로 저 하늘을 물들이로다! 아! 우리는 승리하리라! 이를 갈고 기다린 오늘 아! 드디어 때는 왔도다! 기필코 승리하리라! [퍼플 폭도 맹진가 - 퍼플크루] 승리의 퍼플 폭도 맹진가가 울려퍼졌다. 대전 시티즌의 선제골로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다. 대전 시티즌을 사랑하는 서포터즈 퍼플크루의 큰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선수들에게 힘을 줄 생각인지 목이 쉴 정도로 더욱 더 소리 높여서 부르는 퍼플크루 였다. 그리고 현준 역시 경기로 희연에 대한 미안함을 풀어낼 생각인지 열심히 몸을 날리며 대구 FC 의 맹공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패널티 라인 근처에서 레오가 강력한 슈팅을 날려고 1997 년 대전 시티즌의 창단 때부터 이제까지 줄곧 대전에만 몸담고 있던 레전드 수호천황 최은성이 몸을 날려 공을 얻어내자 서포터즈의 환호성은 더욱더 커져갔다. "선수들 잘 붙잡고!!" 최은성의 지시에 대전의 수비수들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채 대구의 공격수들을 따라다니기 시작했고 곧 코너킥이 이어졌다. 김주환이 올린 코너킥은 곧바로 최은성이 펀칭을 쳐냈고 공은 그대로 권집에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권집은 황지윤에게 그리고 황지윤은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는 현준에게 공을 찔러넣었다. "달려!!!!" 공을 받은 현준은 재빠르게 가속을 하기 시작했다. 단거리 육상선수를 해도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할 정도로 빠른 발을 지니고 있는 현준이다. 현재 대한민국 100m 육상 신기록은 서말구 해군 사관학교 교수가 79년 동아대학교 시절에 세웠던 10.34(이 기록은 2010년 6월 7일 김국영선수가 10.31로 단축했습니다)였다. 그리고 현준은 대전 시티즌 코치들의 관리아래에 기록했던 100m 달리기에서 10.01 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켜보던 감독, 코치는 물론 선수들의 입까지 떠억 벌어지게 만드는 기록이었다. 그것도 현준이 악마의 기운을 100% 로 사용하지 않아서 낸 기록이다. 그런 현준이 달리기 시작했으니 뒤에서 공격을 하기 위해 대전 진영 깊숙이 들어왔던 대구 FC 선수들이 현준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마치 자신의 집인 마냥 드리블해오는 현준의 모습에 뒤쪽에 머무르고 있던 대구의 수비수들이 현준에게 달려 붙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현준의 신경은 그들에게 머물지 않았다. 개인기로 돌파하는 것도 좋았지만 현준은 그보다 더 확실하게 골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현준의 왼발이 살짝 꺾였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날아간 공은 현준이 달리기 시작하자 같이 하프라인을 넘었던 오른쪽 윙 포워드 한재웅에게 연결되었다. "박성호!!!" 너무나도 깔끔한 현준의 패스였다. 퍼스트 터치를 할 필요도 없이 그대로 크로스를 올리면 되었다. 한재웅이 정확하게 올린 크로스를 박성호가 그대로 몸을 날리며 헤딩으로 골문안에 쑤셔넣었다. ============================ 작품 후기 ============================ 레.샤르휘나 > 저도 180 정도에 가깝다고 써 놓은거 같은데...헉...그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거였나요?; 폴리온 > 죽으라는 소리지요. 마법날개 > 아시아 예선전에서는 워낙 많은 선수들이 들락날락 거려서요. 굳이 뽑으라면...구자철? 50화네요. 첫날을 제외하고 비축분 없이 쭈욱 달렸는데...분위기타다보니 50회... 어쨌든 자축하고 50회 기념으로 그냥 2편을 올릴까 하다가 합쳤습니다. 합치니까 용량이 2kb 줄어드네요; 어째서지?! 그럼 즐감하시고. 댓글 = 연참 00051 현준. K리거가 되다. =========================================================================                            쏴아아아... 전반전이 끝나고 희연은 화장실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다. 그런 희연의 입가엔 싱글벙글 미소가 걸려있었다. 전반에만 3-1 비록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무려 3점이라는 점수를 대구 FC 에게서 뽑아내었다. 예전부터 팬들에게 욕을 먹어왔던 미드필더진은 오늘 대구 FC 를 상대로 회춘이라도 한 듯 전혀 다른 플레이를 보여줬고 수비수들 역시 몸을 날리는 육탄수비로 대구 FC 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히히히히..."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오늘 전반전만 하더라도 현준이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는 것이다. 2골 1 어시스트. 이제 막 2경기를 치르고 있을 뿐인데 벌써부터 서포터즈 사이에서는 그들이 만든 별명이 나돌고 있었다. 카카준. 좀 웃기기는 했지만 카카라는 선수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중거리 슛으로 때문에 이런 별명이 지어졌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희연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현준오빠는 중거리슛만 잘 차는 게 아니라고..." 드리블 능력도 개인기도, 넓은 시야를 지닌 패싱력도 대단했다. 축구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만큼 희연도 어떤 선수가 잘하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혼자서 중얼거리던 희연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그날의 무서웠지만 황홀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처음엔 현준의 미소에 얼어있었고 나중에는 그의 몸짓에 녹아서 날아올랐다. "......" 갑자기 아랫부분이 축축하게 젖어오기 시작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니 발정이라도 난 듯 몸이 움찔거리며 반응하고 있었다. 희연의 입에서 뜨거운 입김이 살짝 새어나왔다. "미...미쳤나봐..." 순간적으로 자신의 손이 가슴쪽으로 향하려던 것을 깨닫고 화들짝 정신을 차린 희연은 주위에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고는 재빨리 수도꼭지를 잠그고 밖으로 향했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현준이 지닌 순수한 마력으로 인해 지배되었다는 것을 현준도 그리고 희연도 알지 못했다. 승리 승리는 우리것 승리 승리는 우리것 오 위대한 시티즌 앞에 꼭 무릎꿇고 말리라! 경기가 거의 끝나가자 퍼플크루의 응원석에서 승리가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10여분 정도. 전광판에는 4-1이라는 점수가 보이고 있었다. 후반 14분 바벨이 절묘하게 흘린 공을 현준이 그대로 차 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끝나자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연승. 2009 K 리그 시즌이 시작한 이후로 18라운드 동안 처음으로 연승을 거둔것이었다. 그 감동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고, 경기가 끝나서도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는 서포터즈들이다. "후우...힘드네." 경기가 끝나고 구단 버스쪽으로 몰려드는 팬들 때문에 결국 몇몇에게 싸인을 하고 버스안으로 들어온 현준이다. 수진을 제외하고는 다른 누군가에게 싸인을 해준다는 게 어색하긴 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능숙하게 하는 모습에 현준도 열심히 손을 놀린 것이다. "네 녀석이 잘하니까 팬들도 신이 나나보다. 2경기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냐? 올 시즌 우승제까지 했었는데 리그 하위에 쳐져 있었으니 다음번 홈 경기때에는 더 많은 관중들이 오겠는데?" "우승제요?" 권집은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현준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신문에도 나왔고 기사도 떴었는데 모르다니...하기사 대전 시티즌 선수가 아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우승기원제. 매년 K 리그가 시작되기 전에 하는 거야. 올해도 삼일절날 했었어. 사장하고 사무국장하고 퍼플크루 회장하고 대전지지자연대분들 모셔서 고사지낸거지 뭐. 명예기자분들도 좀 오시고." "그런것도 하는구나..." "그래. 리그 최하위권에 있어서 서포터들한테 면목이 없었는데 K 리그 시작하면서 첫 연승이다. 막내. 오늘도 잘했어." 어느새 나타난 최은성의 모습에 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현준과 최은성의 나이는 22살과 35살. 띠동갑을 훌쩍 넘은 나이이다. 팀에 최고참으로 수호천황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전 시티즌에 충성을 다한 선수인 만큼 아무리 편하게 대하라고 말해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이 자식 얼었어. 설마...너?! 은성이 형 얼굴이 무서워서 쫄았...컥!" "넌 닥쳐." 권집이 장난을 치다가 은성이에게 머리를 손칼로 얻어맞고는 찌그러졌다. "빈말이 아니라 칭찬이다. 진짜 오늘도 너 때문에 경기 좀 수월하게 풀어나간거 같다. 내셔널리거 출신이라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는데 정말 너 잘하더라. 오늘 길식이한테 준 패스도 그렇고 저기 성호도 한골 넣었고 말이야." "뭐...다른 선수들이..." 은성의 칭찬에 현준은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대전 한수원에 있었을 때도 들었던 말이지만 실제로 축구를 시작한지는 6개월 밖에 안되서 였을까? 아직까지도 이런 칭찬은 익숙하지 않았다. "이 자식. 칭찬은 칭찬으로 받아들여. 사람이 자신을 뽐낼 수도 있어야돼. 2경기만에 해트트릭은 진짜 쉬운 게 아니야. 어쨌든 진짜 오늘 김현준 너 수고했다." "그래. 김현준 고생했다. 오늘 정말 잘했어." "휘유! 다음엔 형한테 한골 부탁한다." "Obrigardo(수고했어, 고맙다.)" 팀의 맏형인 은성때문일까? 버스 여기저기서 선수들이 현준을 향해 한마디씩을 던졌다. 브라질 용병들 역시 분위기를 읽은 걸까? 자신들의 언어로 현준에게 말하고 있었다. 2009 시즌이 시작해 후기리그가 시작되고 나서 한번도 연승을 해본적이 없던 대전 시티즌이다. 하지만 현준이 가세하고 난 후 2연승. 그것도 압도적인 경기 결과였다. 경남 FC 하고의 17라운드 경기에서 2골 2 어시스트. 18라운드에서 3골 해트트릭을 기록한 현준이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할께요." "그래야지. 이왕이면 이번에는 현준이도 가세했으니까 우리도 플레이오프 한번 더 나가보자." 1997년 대전 시티즌이 창단한 이후로 대전 시티즌은 2007년 밖에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6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 호랑이를 만나서 이상호의 자책골과 박동혁의 골로 2-0의 쓰라린 패배를 맛보았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동안 갑자기 현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누구지...?" "설마...여자냐?!"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순식간에 권집이 현준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낚아채고는 이름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우앗!! 현준이 여자다 여자!! 서희연이라고 써져 있어요." 권집의 말에 방금전까지 화기애애하게 떠들던 선수들의 목소리가 싹 가라앉고 반달모양으로 눈을 뜨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개중에는 이미 결혼을 애 자녀까지 둔 선수들도 있었다. 남의 연애사는 곧 자기들의 재미라고 했던가? 곧 현준에게 핸드폰을 주고는 받으라는 제스쳐를 취하는 선배들이었다. 콰앙!! 재빠르게 집에 도착한 현준은 곧바로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역시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FM 이라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 리리스가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저...저...저..." "뭔데?" 소란스럽게 들어온 이유일까? 아니면 자신이 하는 게임을 방해해서 일까? 리리스의 미간에 살짝 브이자가 새겨졌다. 그 모습에 현준은 딸꾹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가끔씩 그녀의 정체를 망각하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그럼 조심하던가. 기분 나쁘면 그대로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 "네...넵...!" "그래서 오늘 서희연이라는 여자가 오니까 비켜달라고?" "......"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현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리리스다.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길게 손을 쭉 뻗어 몸을 폈다. 얼마나 오랫동안 의자에 앉았던 것일까? 뚜둑거리는 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올 정도로 크게 들렸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다시 늘어지는 하품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아르샤빈이 싸게 영입되서 기분이 좋지 않았으면 오늘 넌 죽었었어. 그럼 간다." "......" 게임 때문에 목숨을 건진 것인가?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허탈하게 웃고 있을 수는 없었다. 리리스가 간 것은 좋은데 주위엔 그녀가 먹었던 아이스크림 봉지가 널려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희연이 소주 2병을 사들고 현준의 방에 도착했다. "으아...오빠 여기서 혼자 살았어요?" "아아. 응." 문이 닫히고 희연이 안으로 들어오자 현준은 재빨리 창문을 열어서 방을 환기시켰다. 리리스가 있다고는 하지만 타인이 보기에 현준의 집은 어디까지나 남자 혼자 사는 방이다. 홀아비 냄새가 날지도 몰랐다. "생각보다 깨끗하네...누가 청소해줘요?" "설마..." 남자에 방에 처음 온 것일까? 뭐가 그리 궁금한지 자리에 앉지도 않고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희연이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화들짝 놀라며 현준에게 소리쳤다. "오빠...혹시 여자친구?" "아..." 현준이 고개를 돌렸다. 희연이 들고 있는 사진은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과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속의 수진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음...응. 아마도." 현준의 말에 희연이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여자친구가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 희연이다. 생각해보니 화가 솟구쳐 왔다. 여자친구가 있었던 주제에 자신과 잠자리를 같이 하다니? 오늘 해트트릭을 기록해서 축하한다는 의미로 같이 술 한잔하면서 조금 더 현준과 가까워질 생각이었던 희연은 들고 있던 술병을 강하게 내려놓으며 현준에게 말했다. "술 한잔해도 되죠? 우리 술 마셔요." 갑자기 박력 넘치는 희연의 말에 현준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도 그렇게 둔한 남자는 아니었다. 단지 확신하지 못했고 희연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입을 열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기에 수진의 사진을 보고 희연이 갑자기 저런 말을 꺼내는지는 알고 있었다. 00052 현준. K리거가 되다. =========================================================================                            탁! 희연이 술잔을 내려놓자 앉은뱅이탁자가 크게 요동을 쳤다. 술에 취한 듯 힘이 너무 들어간 탓이다. 벌써 빈 소주병이 3병 굴러다니고 있었다. 처음 소주병을 열고난 후 흐른 시간은 대략 30여분 정도. 이정도면 이야기는 없이 그냥 술만 들이켰다고 봐야했다. "크으......" 입안에서 느껴지는 쌉쌀한 소주맛에 희연은 오만상을 다 찌푸리며 앞에 놓여 있는 과자를 집어먹었다. 상큼한 과일이 먹고 싶었지만 희연이 있는 곳은 술집이 아니라 현준의 자취방이었다. "현준오빠아...어떻게 여자친구도 있는데 바람을 필 수가 있어요? 네?" 심사가 뒤틀려 있는지 퉁명스럽게 말하는 희연이다. 그런 희연의 말에 현준은 묵묵히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거렸다. 벌써 저 이야기는 5번 정도 들은 것 같았다. 이번에도 아무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희연은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현준의 옆으로 다가와 그의 머리를 툭툭 쳤다. "나쁜 자식. 애인도 있으면서 나를 안아? 그것도 싫다고 했는데 강간까지 하고 말이야. 더러워. 쳇..." "......미안." '나쁜 놈...진짜 오빠 축구할 때는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작년 학교를 다니면서 현준과 몇 번 마주쳤던 희연이다. 그러나 그 때는 전혀 현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워낙 축구에 빠져 있었던 것도 있지만 현준자체가 그렇게 크게 눈의 띄거나 두각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말 그대로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봤었던 현준의 모습은 자신이 꿈꿨던 이상형 그 자체였다. 22 명의 선수중에서도 가장 빛을 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늘 현준과 같이 이야기를 하며 조금 더 자세히 알아가고 짜릿한 밤을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수진의 사진 때문에 분위기가 확 깨져버렸다. 연신 투덜거리며 집요하게 전의 일을 꺼내는 희연의 모습에 현준은 조금 난감했다. 술을 마시면서 저번의 일이 진심으로 미안했다고 얘기를 꺼내려고 했는데 영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 "나쁜 자식...진짜..." 뭐라고 변명이라도 아무 말도 했으면 좋겠는데 현준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미안이라는 말을 제외하고는 도통 입을 열지 않았다. 고개를 살짝 돌리는 현준의 행동이 자신을 외면했다고 느꼈던 것일까? 희연은 눈을 부릅뜨고 현준의 얼굴을 붙잡고는 눈을 마주쳤다. 두근! "흑..." 현준과 눈이 마주친 순간 희연은 갑자기 숨이 가빠지며 자신도 모르게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술이 들어간 탓일까?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갑자기 몸이 살짝살짝 뜨거워지고 있었다. "괜찮아?" "흐읏..." 현준이 입을 열자 점점 더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안절부절하더니 어딘가 아파보이는 희연의 모습에 현준은 그녀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그 순간 희연이 현준의 얼굴을 붙잡고는 입술을 부딪쳤다. '갑자기 무슨...?!' 희연의 저돌적인 행동에 현준은 움찔하며 고개를 살짝 뒤로 빼려고 했지만 희연은 현준의 얼굴을 붙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며 그런 현준의 움직임을 막고는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서로의 입안이 벌어지며 뜨거운 혀가 현준의 입안으로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응..." 농밀한 키스를 나누는 두 남녀의 모습을 몰래 살펴보는 리리스다. 현준과 다른 인간 여자와의 섹스. 그 장면을 보며 현준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의 움직임을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자신이 보유한 마력을 움직여 상대방을 지배하는 능력은 마계의 북쪽을 다스리는 마왕 루시퍼의 특기였다. 그리고 방금 전에도 희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가 현준에게로 다가가 눈을 마주 쳤을때 현준의 몸 안에 있던 순수한 마력이 요동을 치며 그녀에게로 빨려들어간 것을 확인한 리리스다. "음...흐음..." 팔짱을 끼고는 손가락으로 팔꿈치를 두드리던 리리스의 표정이 조금 변했다. 대체 현준이라는 저 인간의 정체는 무얼까? 아니 과연 인간 주제에 저런 순수한 마력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일까? 현준의 몸은 순수한 마력 그 자체. 괜히 마왕인 그녀가 탐을 내는 것이 아니다. 마치 순수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보물 같았다. 그리고 보물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자 리리스는 농밀한 키스에서 이제는 서로의 몸을 더듬기 시작하는 두 남녀를 흘겨보았다. 서로간의 애정 때문에 하는 행동처럼 보였지만 리리스가 지닌 마왕으로 눈에는 현준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력이 희연이라는 여자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점점 더 계속되면 희연이라는 여자는 현준밖에 모르는 여자가 될 것이다. '거기까지는 나랑 상관없는 일이고...' 희연이라는 여자가 어떻게 되든 그녀에게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마왕인 그녀가 사소한 인간에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던 마계로 가서 다시 확인해 볼 것이 생겼다. 그렇게 리리스가 자신들을 보고 있었던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준과 희연은 어느새 침대위로 자리를 바꿔서 서로의 몸을 탐하고 있었다. "하으읏!!" 현준의 손가락이 자신의 음부를 비집고 들어오자 희연은 아득한 느낌과 함께 놀란 탄성을 터뜨렸다. 순간적으로 놀랐던 탓에 현준의 탄탄한 팔을 꽉 붙잡은 그녀다. '여기까지 왔으니...' 희연은 이미 이성을 잃은 듯 계속해서 현준의 손가락에 몸을 내주며 살짝살짝 허리를 흔들며 움직이고 있었다. 갑자기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현준 역시 몸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를 거부하지 않았다. 희연이나 수진을 만나기 전만 하더라도 가인이나 지아와 같이 나이트나 클럽에서 만났었던 여자들과 거리낌없이 몸을 섞지 않았던가? 굳이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깰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희연이와 몸을 섞게 되면 자동적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진하게 희연의 몸을 애무하던 현준의 눈에 탁자위에 놓인 수진과의 사진이 들어왔다. "......" "오빠...빨리...어흑...멈추지 말고..." 수진의 사진을 보는 순간 현준은 가슴이 무거워져 왔다. 굉장히 찝찝했다. 그러나 수진의 존재 때문에 희연을 안는다는 것을 거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수진도 그렇고 희연도 그렇고 현준에게 있어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도구에 불과했다. "젠장..."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들었다. 자신이 무슨 대단한 존재 이길래 두 여자를 도구로 본단 말인가?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이미 희연을 정복하고 있었다. "흐아아아!!!" 단단한 현준의 남성이 안으로 들어오자 희연은 바깥까지 들릴 정도로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녀의 양 다리는 연신 발작이라도 일어난 듯 퍼득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첫 삽입부터 절정에 오른 탓이다. '이게 전부 리리스 탓...이야. 그리고 먼저 희연이가 유혹한 거야. 난 나쁘지 않아.' 가슴이 아파왔다. 마음과는 달리 우습게도 허리의 움직임을 멈추지는 않았다. 희연의 음부가 자신의 남성을 꽉 조여대는 쾌락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은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그리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것은 리리스다. 그렇게 핑계를 대며 굳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계속해서 위안을 삼는 현준이었다. "아흑!! 아아!! 아아흑!" 갑자기 거칠어진 현준의 움직임에 희연의 신음소리가 불규칙적으로 흘러나왔다.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야가 흐릿하게 변하더니 엄청난 쾌락이 몰려들어왔다. 남자 경험이 처음은 아니지만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도저히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오...오빠...아아!! 너무 좋아...!! 아앗!" 현준의 움직임에 따라 희연의 몸이 딸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거칠게 희연을 탐하는 현준의 등 뒤에 푸른색의 순수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날개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준도 그리고 희연도 볼 수 없는 푸른 색 입자로 이루어진 날개였다. 만약 리리스가 봤다면 그 정체를 알 수 있을지도 몰랐겠지만 리리스는 이미 마계로 돌아가고 없었다. 단지 짐승처럼 거칠어진 현준과 그 때문에 자지러지는 희연만이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어머? 일어났네." 잠에서 깬 현준은 발랄한 목소리로 컴퓨터를 하고 있는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마왕이라기 보다는 게임폐인에 가까운 그녀였다. 여전히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게임을 부동자세로 앉아서 하고 있었다. 심지어 현준이 일어난 기척을 느끼곤 말을 했을 뿐이지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움찔하지도 않았다. "희연...이는요?" "그 여자? 집에 갔어. 그러니까 내가 나타났지. 꽤나 격렬하게 했나보던데? 움직이는 게 좀 많이 불편해보이더라." "......" 리리스의 말대로 어젯밤 현준은 자신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거칠게 그녀를 안았다. 희연이 오르가즘에 느껴 움찔 거릴때도 삽입을 멈추지 않았고 강하게 그녀의 안에 사정까지 했다. "그냥...어젯밤 좋아서요." "거짓말하기는." 리리스는 실소를 하면서 현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현준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금 미안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희연과 같이 잠자리를 했다는 사실에 수진에게 미안함을 그리고 죄책감을 말이다. 그런 쓸데없는 감정따위는 가지지 않아도 되는 데 말이다. "그나저나...아침부터 무슨 일이예요?" "그래서 불만?" "...전혀요."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 비굴한 웃음을 지었다. 리리스는 마우스를 딸깍거려 무언가를 클릭하더니 곧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고 말을 이었다. "이제 그 여자는 3번째 여자인가?" "...그냥 한순간의 불장난 일거예요." "불장난...? 풋." 리리스는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치고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의 전신을 타고 흐르는 순수한 마력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저런 마력에 지배를 받는 인간이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저런 순수하고 엄청난 양의 마력이면 몇몇의 상위 마족들만이 지배를 벗어가는 게 가능했다. "네 놈은 아직 네 놈이 지닌 순수한 마력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말이야. 순수한 마력은 네 놈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대단하거든?" "하하하...하기사 그러니까 리리스님이 저한테 관심을 보이시는 거겠죠." "잘 아네."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손을 들어올렸고 곧바로 냉장고의 문이 열리자 아이스크림 하나가 튀어나와 리리스의 손으로 들어왔다. 리리스는 아이스크림 봉지를 가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거랑 3번째 여자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아니, 애초에 순수한 마력과 악마의 기운과 상관이 있긴 있나요?" "글세...설명하라면 할 수 있겠지만 네 놈이 알아듣기엔 좀 복잡하니 관두도록 하지." 현준은 그런 리리스의 반응에 혀를 찼다. 애초에 설명하지 않을 거면 뭣하러 말을 꺼냈단 말인가? 그런 현준의 생각을 읽었는지 금새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리리스가 아이스크림 막대를 튕기며 말했다. "두개만 일러주지. 순수한 마력을 지닌 너와 잠자리를 같이 한 여자는 널 잊지 못하지. 이미 순수한 마력에 지배 됐기 때문에 말이야." "그렇다면...아...!" 그래서였을까?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만나 하룻밤을 지낸여자들이 계속해서 자신과 연락을 하려던 것이 말이다. 어쩐지 반년만에 연락을 했던 지아가 순순히 자신과 모텔을 가서 섹스를 하려는 행동에 조금 아니 많이 이상했던 점을 느끼기도 했던 현준이다. 어느 여자가 이제까지 연락 없다가 갑자기 같이 섹스하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는가? "하...하하..." 단순히 그녀들이 자신을 좋아한 게 아니라 리리스의 말대로 순수한 마력에 의해 지배를 받았던 것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무언가가 혼란스러운 느낌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다. 현준 역시 섹스중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오르가즘을 느끼고 한번 관계를 맺으면 계속해서 달라붙는 여자들의 모습에 나는 무언가 다른건가? 라고 생각했던 적은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것이 자신이 모르는 순수한 마력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자 커다란 망치로 뒤통수를 때린 충격이 현준의 전신을 강타했다. "그...그럼 또 하나는 뭐지요?" 약간의 시간이 흘러 애써 정신을 차린 현준은 큰 한숨을 내쉬며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악마와 계약을 맺은 주제에 쓸데없는 걸로 고민하기는 전에 분명히 말었던 것 같은데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이지." "그랬죠.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될리가 없잖아요. 게다가 내가 모르는 마력이라니..." "어쨌든 두 번째는 너 연습시간에 늦었어."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슬쩍 고개를 돌려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시계는 12라는 숫자를 지나서 째각거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글 쓰는건 재미있는데... 쓰다보니 팔이 아프다는...마사지를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즐감하세요! 참고로 후기는 용량에 들어가지 않아요 00053 현준. K리거가 되다. =========================================================================                            "전남, 강원 4-1 제압⋯대전, 울산 꺾고 '3연승'" "성남! 김현준에게 일격! 대전에 3-1 패! 대전 시티즌 4연승!" "갈길 바쁜 전북 모터스 대전에게 발목잡히다! 대전 시티즌 5연승!" [K 리그 22R] 11경기 무패 포항 VS 5연승의 대전 [축구 코리아 = 김민철 기자] K 리그가 2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서서히 상위권과 하위권이 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순위를 예측하기가 혼란스러운 K 리그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 9월 6일(일) 11경기 무패 행진을 자랑하는 포항 스틸러스와 최근 5연승으로 후기 리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이 맞붙는다. 6일 포항 스틸러스의 홈 경기에서 벌어지는 포항과 대전과의 경기는 벌써부터 K 리그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더군다나 포항의 다음경기는 FC 서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항은 무슨일이 있어도 대전전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분위기는 백중세다. 포항은 10라운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1-0 패배이후 21라운드까지 단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대전 역시 5연승. 비록 홈경기라고는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대전 시티즌의 선수들은 패배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2009 년 K 리그 빅매치가 되어버린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 시티즌의 승리를 위해 K 리그의 스타들이 나선다. 포항의 김기동, 황진성, 모따다. 대전 역시 돌풍의 주인공인 김현준을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비록 포지션은 다르지만 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중심으로 과연 어떤 경기를 펼칠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현준의 활약에 힘입어 대전 시티즌은 후기리그 5연승을 달리며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만약 이 기세를 리그가 끝날 때까지 몰고 나간다면 6강 플레이오프는 물론 리그 선두자리를 노려볼 수도 있었다. 덕분에 현준은 K 리그 팬들사이에서도 조금씩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17 라운드 2 골 2 어시스트의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루고 난 후 대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 단군더비(대전의 마스코트는 곰, 울산의 마스코트는 호랑이입니다) 울산전에서 1 골 1 어시스트로 3-2 역전승을 거두었고 성남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 경기만에 10 골을 집어넣었다. 그 탓에 대전의 왕선재감독과 스탭들 그리고 퍼플크루들의 입가엔 웃음꽃이 피고 있었다. 예상보다 김현준이 엄청난 적응력을 보이며 K 리그에서 놀랄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현준은 곧 있을 경기에 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었다. "현준. 오늘은 몇 골 넣을 생각이야?" "그게 어디 내맘 대로 되나요." "우와...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 하는거 봐." "현준아. 형 오늘 피곤하다. 공이 날아와도 못 막을 거 같아. 그러니까 미리미리 일찍 골 넣자?" 권집과 장난스러운 최은성의 말에 모두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의 놀림에 현준은 난처하다는 듯 뒷머리를 긁었다. 집에서 있었던 희연과의 섹스 이후 현준은 수진과 희연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리리스 때문일까? 이제는 별다른 고민 없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녀들을 악마의 기운을 충전하는데 거리낌없이 이용하고 있었다. 점심나절에 희연을 만나고 그리고 저녁때 지아를 만나는 식으로 말이다. 그 때문에 현준은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리리스가 말했던 순수한 마력 때문일까? 그녀들은 자신이 섹스를 하자고 하면 거부감없이 따라왔다. '82%...' 현준은 시계를 힐끔 쳐다보았다. 충분히 많은 양이다. 희연과 지아에게서 2번씩 빼내었으니 말이다. 아이돌인 수진과 계속해서 섹스를 했으면 더 많이 흡수할 수 있었겠지만 수진은 현재 서울에 머무르고 있었다. '아...그러고보니 다음 경기에 온다고 했었지.' 휴가일까? 갑자기 대전에서 벌어지는 대전 시티즌의 홈 경기를 보러 갈 수 있다며 밤에 현준에게 전화해서 뛸 듯이 기뻐했던 수진이다. 물론 현준 역시 기뻐했고 말이다. 소름돋는 휘슬소리에 전쟁은 시작되었다 자주색피 하나가득 너의 목에 적셔주리라 두렵다 겁내지말고 앞으로 전진해가자 자주색피 하나가득 너의 목에 적셔주리라 DCFC 알레알레 DCFC 알레알레 알레알레 알레알레 알레알레아 대전! [전쟁선포가 - 퍼플크루]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전, 후반 시작할 때 사용되는 응원가인 퍼플크루의 전쟁선포가가 울려퍼졌다. 리그 5연승. 2007년 정규리그에서 세운 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있었다. 만약 오늘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둔다면 6연승으로 창단 이후 최다 연승기록이 세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 탓인지 퍼플크루와 대전 시티즌 팬들은 수많은 휴지폭탄 박스와 함께 구단의 도움으로 대형 버스까지 빌려서 포항까지 원정응원을 와 열광적인 응원을 시작하고 있었다. "칫..." 현준에게 패스를 하려던 길식은 여의치 않자 뒤쪽에 있는 수비수 우승제에게 공을 넘겼다. 내셔널리그 출신으로 대전 시티즌에 영입되어 5라운드 10골 3어시스트. 믿기지 않겠지만 현준이 5경기동안 세운 기록이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경기당 2골씩은 꼬박 넣어줬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현준은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 그 탓인지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현준에게 2 명의 마크맨을 붙여놓았다. 김기동과 김태수가 연신 그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 탓인지 현준은 제대로 공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잡더라도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돌려야만 했다. 삑!!!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곧바로 김태수의 발을 들어왔고 현준은 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괜찮아?" "네. 근데 굉장히 거치네요." 현준의 말에 길식은 이해한다는 듯 현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도 그럴 듯이 대전의 상대방의 공격을 틀어막는 한편 아군의 공격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는 현준이다. 더군하나 현준을 그냥 놔두면 어떻게 될지는 이미 기록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K 리그 팬들을 제외하면 이름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K 리그 감독들에게서 현준은 벌써부터 경계대상 1호에 오르락내리락거리고 있었다. "후우..." 하지만 대전 시티즌은 현준 혼자의 팀이 아니었다. 점점 시간이 흘러갈수록 밀리는 것은 포항. 미드필더진의 두 명이 현준을 마크하고 있었으니 공간이 비는 곳은 당연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는 대전이다. 또한 현준 역시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거친 포항의 경기에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현준은 무리하지 않았다. '참자...일단은 기다리면 돼.' 현준은 악마의 능력을 굳게 믿고 있었다. 어차피 기회는 올 것이고 그 틈을 놓치지만 않으면 되었다. 연신 기동과 태수가 현준의 정신을 분산시키기 위해 툭툭 건드리는 플레이를 시작했지만 현준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계속해서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2명의 선수가 현준을 마크하는 플레이를 하니 점유율면에서 대전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 포항이다. 때문에 윙백인 김정겸(대전 한수원 김정겸과는 동명이인)이나 황재원이 죽어라 뛰어다니며 대전의 공격을 막고 또다시 역습을 나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하지만 포항 알렉산드로와 남궁도는 대전 시티즌의 수비들과 권집에 의해 꽁꽁 묶여 있었고 현준이 묶인 대전의 공격은 전혀 매섭지 않았다. 그 탓에 경기는 조금씩 지루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춤추는왼손 > 늘어난게 아니라 줄어든거...8Kb + 8 Kb 를 합쳤는데 14 Kb... 마법날개 > 그런거죠...끌끌끌 그럼 오늘은 집에 좀 갔다와서 글을 올려야 겠네요. 혼자사는데 부모님이 집에 오라고 성화군요. 즐감하시고 댓글 = 연참 아시죠? 00054 현준. K리거가 되다. =========================================================================                            "김현준. 괜찮냐?" 전반전 종료 휘슬이 끝나자마자 라커룸에 들어온 권집이 현준에게 한 말이다. 그도 그럴것이 김기동과 김태수의 반칙덕분에 전반전에만 피반칙을 7번 정도 받았던 현준이다. 반칙이 일어날때마다 퍼플크루에서는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고 그 탓에 시합도 지연되고 전반전은 별 위험한 장면 없이 지루하게 0-0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냥 저냥요. 조금 아프긴 한데 못 참을 정도는 아니예요." "기다려봐. 파스라도 뿌려줄게." 솔직히 말하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걷어 차일때는 아프긴 했지만 인간의 신체가 아닌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다. 더군다나 보호대까지 차고 있었다. 각목으로 엄청 세게 내려치면 부러지거나 금이 갈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전동안 반칙을 당하면서 느낀 것은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버틸 정도였다. 어차피 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하며 이런 견제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것쯤은 생각하고 있었다. 악마의 기운을 사용한 뛰어난 능력을 내보이면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기에 그렇게 화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는지 재빨리 권집이 현준의 양말을 내려 파스를 뿌려주기 시작했다. "후반전에 선수를 교체하겠다." 왕선재감독의 말에 모두들 감독을 바라보았다. 하기사 이번 경기로 5연승중인 대전 시티즌이다. 현재 리그 하위권에 머물고 있던 순위가 리그 중위권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6강 플레이오프를 바라볼 수 있었다. 더군다나 대전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창단이후 리그 연승기록을 갱신하는 것이다. 놓치기엔 너무나도 아까웠다. "전반전에 문제는 김현준이다. 현준이가 막히니까 공격의 활로가 안 트여." "후반전에는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현준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 전반전은 확실히 맛을 본 것에 불과했다. 찬스는 있었지만 상대감에게 조금 더 방심을 품게 하기 위해 당한 것도 없잖아 있었다. "알아. 그래서 양형근이 빠지고 나광현이 들어간다. 수비수 한명이 수비수 한명이 빠졌으니 광현이랑 지윤이 그리고 진산이가 중앙쪽에서 현준이한테 집중되는 견제를 조금씩 너희들이 막아줘. 그리고 프리킥 찬스 최대한 노려보고. 전반전에는 길식이가 찼지만 후반전에는 현준이도 봐서 기회를 노려봐." "네!" "권집!" "네! 감독님." 우렁찬 대답에 왕선재감독은 권집을 바라보며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넌 현준이 뒤를 받쳐주면서 수비쪽 가담을 좀 더 많이 해줘야겠다. 체력은 괜찮겠지?" "이대로 대전까지 뛰어가도 될 정도입니다!" "그래. 이건 경기 비기거나 지면 권집은 대전까지 뛰어간다." "헉!" 머리를 부여잡고 자리에 앉는 권집의 모습에 모두의 입가에 웃음을 걸렸다. 집중마크되고 있는 현준을 풀어주기 위해 미드필더진을 더 늘린 왕선재감독이다. 그는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분명 승기는 대전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 역시 그렇게 믿고 있었다. 김현준이 5경기동안 보여준 어마어마한 능력이 이번경기에서도 나올 것이라고 말이다. "야. 김현준. 어떻게든 이겨라. 나 대전까지 뛰어가고 싶지 않아." "형 때문에 이번 경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지면 현준이 너도 같이 뛴다." "하...하하..." 최고참 최은성의 말에 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향해 나아갔다. 남은 시간은 45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포항의 선수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삐익!!! "큭!!!" 후반전의 시작도 전반과 비슷했다. 현준이 공을 잡기도 전에 들어오는 태클. 차마 공을 패스할 시간조차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현준의 반응속도는 전반전보다 빨라지고 있었다. 포항의 선수들이 눈치채기 힘들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눈치를 채는 순간 현준은 저 멀리 달아날 생각이었다. 여전히 현준이 막히자 공은 킥앤 러쉬. 결국 롱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롱볼로 보낸 공은 포항의 수비수에게 그리고 포항이 롱볼로 찬 공은 대전의 수비수에게 걸리는 게 반복되기 시작했다. 우우우우!!! "저 자식 뭐야! 진짜! 매너 플레이 하라고!!!" 현준이 반칙을 당할때마다 희연은 속이 터질 것 같았다. 저게 과연 싸움인지 축구인지 모를 정도였다. 저렇게나 이기고 싶을까? 당장이라도 그라운드에 내려가서 따지고 싶을 정도였다. 다른 퍼플크루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인지 포항의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희연도 끼여서 크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툭!! 멀리서 포항의 수비수가 찬 공을 헤딩으로 흘린 공을 권집이 잡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현준이 손을 들어올렸다. '괜찮겠지?' 계속해서 피반칙을 당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멀쩡해 보이는 것이 부상의 위험은 없어보였다. 어차피 멀리 차봤자 포항의 선수들에게 공을 뺏기는 것은 당연한 일. 어떻게든 이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권집의 낮은 패스가 현준에게로 이어졌다. '가자...!' 공이 오는 것을 보며 현준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자기 자신을 세뇌시켰다. 나는 영웅이고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다. 인간이자 인간이 아닌 존재.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는 인간. 그리고 이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때였다. 이미 뒤에선 이제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김기동이 달려오고 있었다. 살짝 발을 들어올리는 것을 보면 뒤에서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발을 뻗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현준의 움직임이 더욱 빨랐다. 툭! 자신을 향해 데굴데굴 굴러오는 공을 발끝으로 툭 띄우는 현준이다. 그리고 그 공은 현준의 몸에 가려 기동의 시야에 보이지 않은 채 그의 머리를 넘어가기 시작했고 현준은 아래쪽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기동을 뒤로 한 채 곧바로 몸을 돌려 가슴으로 공을 트래핑 해 기동을 제치고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 갑자기 머리위로 공이 쑥 튀어나오더니 현준이 뒤로 재빨리 돌아 가슴으로 트래핑을 하는 모습에 기동과 같이 현준을 마크하던 태수는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면서도 그가 좌, 우로 치고 달려나가지 않게 견제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면 수비수들이 자신들을 도와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능력을 지닌 선수에게만 통용되는 이야기였다. 아쉽게도 현준은 기동이 생각하는 수준의 선수가 아니었다. "읏!" 앞으로 튀어나가며 돌파를 시도하려는 현준의 행동에 태수가 재빨리 현준의 오른쪽으로 뒤따라 갔다. 그리고 그때 현준이 오른발로 공을 툭 건드렸고 그 공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태수의 다리사이를 지나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급정지. 태수 역시 현준의 모습에 속도를 줄이려고 했지만 그게 자신의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결국 어느새 자신을 제치고 안쪽으로 드리블해 들어가는 현준의 뒷모습만 볼 수 있었다. 2명의 미드필더가 뚫리자 포항은 수비수들만이 남아 있었다. 재빠르게 선수들이 뒤로 돌아오고 있었지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2톱과 함께 양쪽 윙이 사이드 쪽으로 돌파해 들어간 상황에 수비수들은 누구를 막아야 할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타 현준은 재빨리 다리를 들어올렸다. 키이잉!!! 찌릿한 느낌과 함께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위의 시공간이 멈춘 그 순간 붉은색의 점이 나와 골대 안을 빠른 속도로 돌아다녔다. '이게 바로 나만이 사용할 수 있는 능력...' 어떻게 차든 정확하게 붉은색의 점을 목표로 공이 날아간다. 이런 악마의 능력만 이용할 수 있다면 자신은 어떤 경기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될 게 분명했다. 그리고 붉은색의 점이 멈추는 순간 숫자가 떠올랐고 91이라는 확률을 확인한 현준은 그대로 공을 찼다. 콰아앙!!!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날아간 공의 모습에 포항의 수비수가 걷어내기 위해 다리를 들어 올렸지만 살짝 스치면서 곧바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0-1. 전광판의 숫자가 환하게 빛나며 퍼플크루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 작품 후기 ============================ 다음 편은 지금 쓰는 중입니다. 거진 마무리되가니 한 10분에서 20분 사이에 올라올 것 같네요. 그럼 즐감하세요! 00055 현준. K리거가 되다. =========================================================================                            와아아아아!!! 이제까지 아무런 기회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던 와중에 갑작스레 터진 골이다. 이제까지 야유를 부리고 대전의 선수들이 공을 잡을때면 환호성을 지르던 서포터즈 퍼플크루는 11경기 연속 무패기록을 세우고 있는 포항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에 환호성을 터뜨렸다. "역시!! 김현준!!!" "김! 현! 준!" 퍼플크루들 사이에서도 김현준을 소리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 역시 팀이 필요할 때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이제 단 6경기만 치른 선수다. 하지만 서포터즈와 팬들에게 있어서 김현준만큼 믿음직한 선수도 없었다. "와아아!!! 현준 오빠 짱!!!" 희연 역시 고조된 감정에 옆에서 같이 소리를 지르던 여자 서포터즈를 껴안고 팔짝팔짝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서포터즈에게 주는 선물이었을까? 골을 넣은 현준이 재빠르게 서포터즈쪽으로 뛰어와서 오른쪽 가슴에 있는 대전 시티즌의 앰블럼을 두드리며 손을 들어올렸다. "아...아아...!!!" 감동과 함께 울컥한 마음이 드는 서포터즈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보답하기 위해 퍼플크루는 더욱더 소리 높여 환호성을 질렀다. 그렇게 선제골이 터지자 포항의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수그리며 애꿎은 그라운드를 발로 찼다. 삐이익!!!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현준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현준 역시 이대로 끝날 생각은 없었다. 100%는 아니지만 82%의 악마의 능력을 흡수한 현준이다. 더군다나 자신을 향해 응원해주는 서포터즈와 관중들이 있었다. 영웅으로써 이제는 프로 축구선수로써 그런 관중의 기대에 더욱더 보답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선제골을 먹은 탓일까? 이대로 질 수 없다는 생각인지 포항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현준의 마크가 조금씩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포항의 벤치 역시 굉장히 바빠지기 시작했다. 아직 30분 정도나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분위기가 대전쪽으로 넘어가버렸다. 더군다나 0-1로 지고 있는 상황. 어떻게든 골을 성공시켜 분위기를 다시 가져와야만 했다. 하지만 대전은 패널티 라인으로 공이 들어오면 재빨리 걷어내고 있었다. 정교하게 골을 연결시키기 위한 작업을 해야했지만 포항 선수들은 마음만 앞서고 있었다. "승제야!!!" 포항의 모따가 올린 크로스를 광현이 헤딩으로 걷어냈고 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승제는 공을 권집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권집이 공을 받자 포항 선수들의 압박이 이어졌다. 어차피 1골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 무리하게 공격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시 수비쪽으로 공을 돌려 템포를 늦춘 권집은 다시금 공을 이어받고는 김길식에게 리턴패스로 이어받아 조금씩 전진해나가다가 곧바로 현준에게로 공을 연결시켰다. "땡큐." 조금 부정확한 패스였기에 만약 뒤에서 포항의 선수가 압박하고 있었다면 놓쳤을 수도 있는 공이었지만 다행히 골을 넣기 위해 공격 작업에 치중하고 있던 터라 순간적으로 현준을 노마크로 둔 포항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알미르와 김태수가 현준을 압박하기 위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꽤나 빠른 반응속도였지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어떻게 공을 연결시켜 나갈지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이 현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금 이대로 자신을 압박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가는 것보다 치명적인 패스 한방으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드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패스코스는 여럿 있었다.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박성호와 바벨은 안쪽으로 뛰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비수들 사이를 지나 공격수에게 이어지는 그림과도 같은 환상적인 패스. 현준은 충분히 그런 패스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박성호보다는 바벨을 택했다. 콰아앙!!! 현준의 발에 걸린 공이 그라운드에 붙을 듯 낮게 깔리며 포항의 진영을 꿰뚫었다. 약간 휘어지는 현준의 스루패스는 곧바로 안쪽으로 뛰어들어가는 바벨에게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칼날 같은 날카로움으로 포항의 심장을 찌르는 패스. 그리고 바벨은 현준이 자신에게 이런 패스를 보낸 것을 후회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듯 가볍게 골문을 갈랐다. 뒤에서 포항의 수비수가 아차하며 따라오고 있었지만 바벨의 순간적인 스피드는 K 리그에서도 굉장히 빠른 편이었다. 0-2. 포항의 응원석에서는 안타까움 탄식이 그리고 대전 시티즌의 응원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골을 넣은 후 세리모니에 퍼플크루는 캉캉으로 보답했고 이이서 퍼플폭도 맹진가를 열창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포항 파리아스 감독도 극찬! 김현준이 경기를 지배했다" [K 리그 김민철 기자] 김현준의 상승세가 정말 무섭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K 리그 팬들은 김현준이 누군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듯이 김현준은 2009년 처음으로 축구에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때까지 축구를 한 기록이 없는 선수다. 내셔널리그인 대전 한수원에서 처음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김현준은 대전 한수원을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전기리그 MVP, 득점왕, 도움왕을 차지하고 K 리그 대전 시티즌으로 이적을 했다. 대전 시티즌은 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09 K 리그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12분 김현준의 중거리포와 26분 바벨의 골, 그리고 43 분 김현준의 골로 포항을 3-1로 꺾었다. 포항은 후반 34분 설기현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대전으로 기울어진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의 MVP 는 바로 김현준이었다. 선발로 출전한 김현준은 전반전에는 포항의 압박에 이기지 못해 아무런 활약도 보이지 못했지만 후반전에 들어서자 포항의 압박을 개인기로 이겨내며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기동과 김태수가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후 김현준은 포항의 공격을 걷어낸 공을 이어받고 내셔널리그에서도 보여줬던 그림같은 스루패스로 바벨의 골을 도왔고 후반 43분에도 역시 골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보였다. 무려 6경기동안 12골. 그 놀라운 김현준의 능력에 11경기 무패행진을 자랑하는 포항 스틸러스 역시 무릎을 꿇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이어진 인터뷰에서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김현준에 대해 "그는 경기를 지배했다. 우리는 압박을 통해 김현준을 막아내려고 했지만 조그만 틈을 내주었고 그로 인해 무너졌다."며 극찬했다. 이날 경기로 인해 대전 시티즌은 김현준이 합류하기 전 12위였던 순위를 플레이오프가 가능한 6위까지 끌어올리며 후반기 돌풍을 예고했다. 앞으로 남은 K 리그 경기는 8경기. 과연 김현준의 돌풍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 "으응..." 희연은 자신의 몸을 더듬는 현준의 손길에 홍시마냥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는 강아지 신음과도 같은 소리를 내며 현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어제 짜릿했던 포항과의 경기. 아침에 일어나서도 두근두근거리는 흥분감을 감추지 못한 채 곧바로 현준의 집으로 찾아온 희연이다. "오빠..." 조심스레 자신을 부르는 희연의 목소리에 현준은 더욱더 희연을 강하게 끌어안고는 그녀의 입술에 몇 번 가벼운 입맞춤을 해주고는 희연의 매끄러운 목선과 쇄골쪽을 훑어내렸다. "아아...잠깐만...아...아침인데..." 정확히 20 분만 더 있으면 11시였다. 몇 번을 안았기 때문일까?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을 침대 위로 끌어당기는 현준의 행동에 화들짝 놀라던 희연이다. 하지만 거부하지는 않았다. 이미 심장은 현준이 이렇게 해주기를 바랬다는 듯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 "더해도 되지?" 짓궂은 질문이다. 이미 희연의 쇄골엔 현준의 입술자국이 강하게 찍혀있었다. 더군다나 옷도 살짝살짝 벗겨놓고서는 그제야 허락을 구하고 있었다. "으응...아!" 아직 제대로 된 애무는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몸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현준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려던 희연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재빨리 일어나서 서랍장위에 있는 액자를 콱 뒤집어 버렸다. "지금은 내가 애인이예요." 액자를 뒤집고는 입고 온 옷을 벗고 속옷차림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희연의 모습에 현준은 웃음을 지었다. 원래 이랬던 것일까? 아니면 리리스의 말 때문인가? 아니면 악마의 기운을 계속해서 사용한 탓이 자신에게로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이제 양심의 가책은 별로 신경쓰지 않기로 한 그다. 봉긋한 희연이 가슴이 맞닿자 현준은 자연스럽게 희연의 등 뒤에 있는 후크를 풀고는 브래지어를 끌어내렸다. "흐응...읏...!" 현준의 손길이 봉긋한 희연의 가슴을 쓸어 올렸고 희연은 낮은 신음과 함께 현준의 팬티사이로 솟구쳐 오른 현준의 남성을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남자경험은 몇 번 없던 그녀로서는 큰 용기를 낸 행동이었다. 그러한 이유는 희연은 수진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의 테크닉을 생각해보면 분명 수진과 잠자리를 같이했을 게 분명했다. '뺏을꺼야.' 수진이라는 여자에게서 현준을 뺏고 싶었다. 축빠소녀 답게 희연의 이상형은 축구를 잘하는 남자였다. 그리고 그런 이상형에 딱 맞는 인물이 바로 현준이었다. 생김새와 외모는 평범했지만 축구 실력만큼은 정말로 대단했다. K 리그 경기를 직접 가서 관전하기 시작한 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다. 무려 3년동안 K 리그의 팬으로서 활동한 것이다. 그런만큼 현준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었다.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00056 현준. K리거가 되다. =========================================================================                            "히히히히..." 내일 드디어 현준의 경기를 보러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수진은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는 와중에도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벌써 근 한달이 넘게 현준을 볼 수 없었던 수진이다. 자주 전화통화는 했지만 직접 애인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연인들에게 있어선 엄청난 괴로움이었다. '게다가...' 오랜만에 만난 연인들이 회포를 푸는 것처럼 현준의 품에 안겨 사랑의 감정이 담긴 입맞춤. 그리고 이어지는 격렬한 몸짓. 상상만 해도 얼굴이 빵 하고 터질정도로 발갛게 달아올랐다. '분명...녹아내리겠지...' 현준과의 격렬했던 추억이 떠오르자 저절로 다리가 비비적 꼬아졌다. 그렇게 수진의 이상한 행동을 주시하는 혜나다. 어째서 리더인 수진이 저런 모습을 보이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잇...나도 같고 싶은데...' 어째서 일까? 스캔들이 터졌는데 회사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오히려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승우 팀장은 수진에게 축구를 보러 가도 괜찮다는 말까지 꺼냈다. 수진과 현준의 관계를 회사에서도 인정한 것 같다는 느낌에 은근히 현준을 마음에 두고 있던 혜나는 괜시리 배알이 꼴렸다. 하지만 연습을 빠지고 대전까지 내려갈 수는 없었다. 현준이 좋기는 했다만 일단은 다음 앨범을 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들었기에 연습을 빼먹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연습실에서 수진이 히히거리는 동안 현준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2009 K 리그에 참가한 팀은 총 15팀. 그 때문에 한 라운드마다 한 팀씩 휴식을 취해야했고 K 리그 23라운드는 대전 시티즌의 차례였다. "흐흥..." "......?" 리리스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TV 를 보던 현준은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리리스의 눈길에 왠지 겁이 더럭 났다. '뭔가 잘못됐나? 불안한데. 절대로 나중엔 무슨 일이 있어도 온라인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겠어...' 행여나 온라인상에서 PK 를 당했다고 인간들을 죽여 버리겠다고 난리치면 큰일이었다. 어쨌든 컴퓨터 게임을 하던 리리스는 몸을 일으켜서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내더니 현준의 무릎에 털석 앉았다. "오늘은 생각 없어?" "......어제 했잖아요." 일주일 마다 리리스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 계약. 그리고 어젯밤 전신이 노곤해질 정도로 그녀와의 밤을 보냈던 현준이다. "네 녀석의 체력이라면 충분히 더 할 수 있을 텐데? 아니면 다른 여자들이 걸려서 그런 건가?" "설마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입가엔 쓸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를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도구로 삼는다니.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양심과 자신의 소원을 이뤄서 다른 사람들의 영웅이 되겠다는 욕망의 갈등. 그리고 현준은 양심을 조금씩 져버리고 있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니까." 현준의 생각을 읽은 리리스는 혀를 차며 현준의 몸에 기대었다. 역시 인간은 알다가도 모르는 존재였다. 욕망에 못 이겨 그 행동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니 말이다. 하지만 어차피 리리스는 현준이 결국 악마가 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인간이란 그런존재였다. "읏..." "왜? 만지는 것도 안돼?" "아니...요..." 어느새 바지춤을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현준의 남성을 꽉 쥐는 리리스다. 현준에 있는 순수한 마력이 마왕인 그녀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그녀와 몸을 섞기로 맺은 계약이지만 리리스가 원할때마다 그녀를 안아줘야 했다. 하지만 특별히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현준도 남자였다. '이런 미인을 안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니까...' 미스코리아? 연예인들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관능적인 아름다움이다. 그런 여자를 정복하고 자신의 품에 안겨 쾌락에 빠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흐응...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마음껏." 슬쩍 현준의 손이 리리스의 가슴쪽으로 내려갔다. 조금씩 주춤거리며 다가오는 현준의 손길에 리리스는 피식 웃으며 현준의 손을 붙잡고 자신의 가슴 안으로 쑥 집어넣었다. 그녀가 언제나 말하는 '하고 싶은 대로'. 인간은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없다. 누구나 다 '하고 싶은 대로' 한다면 인간이 만든 가장 큰 결과물인 사회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리리스는 언제나 현준에게 그런 말을 하며 그의 마음속에 있는 인간적인 감정을 조금씩 없애는 것이다. 나만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고 나만 특별하다고 느끼게 만들면서 현준을 타락시키려는 것이다. "흐으응..." 현준의 손길이 유두를 살짝 꼬집자 리리스의 입에서 비음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현준의 손길을 느끼고 터뜨리는 비음이 아니었다. 과연 순수한 마력을 지닌 현준이 타락하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너무나도 기대가 되는 흥분감이었다. 9월 19일. 2009 K 리그 24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시작되었다. 이제부터 승리를 거둘 때마다 대전 시티즌의 새로운 연승 기록이 하나씩 세워졌기에 경기장에 온 관중들과 팬들은 소리 높여 응원을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제주 유나이티드. 남패륜이라는 별명으로 K 리그 팬들에게는 욕을 먹는 팀이었다. 과거 제주 유나이티드는 부천 SK 라는 이름으로 부천 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두고 서포터즈도 굉장히 많은 부천의 자랑거리였었다. 하지만 SK 와 K 리그의 돈 문제 마찰로 인해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름을 바꾸어 제주 시민구단으로 운영이 되어 버렸다. 그 탓에 과거 부천 SK 의 서포터즈들을 배신했다며 패륜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었다. "패륜한테 지면 안 된다!!! 우우우우!!!" 제주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자 다혈질적인 관중 몇몇이 야유를 퍼뜨렸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 풍백 역시 그런 야유를 참지 못하고 대전 시티즌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분위기 험악하네..." "그러게요." 6연승의 대기록 때문일까? 기껏해봐야 만여명이 조금 안되게 차던 경기장은 빈 자리가 몇 없을 정도로 엄청난 관중들이 몰려왔다. 그런 와중에서 서로 야유를 부리고 있으니 선수들의 기분도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야유를 부리고 목소리를 높이는 관중은 일부였고, 대부분의 퍼플크루는 혹시나 오늘의 경기에서도 이기겠지라는 기대감으로 관중들에게 휴지 폭탄을 나눠주고 있었다. 삐이익!!! 전반전이 시작되기 무섭게 거칠게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압박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미 제주는 평가전에서 현준에게 쓰라린 일격을 당했었다. 평가전에서의 해트트릭. 비록 반년이 지났지만 그 아픔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제주는 K 리그 23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1-8이라는 스코어로 홈 경기장에서 기록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축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는 그냥 물러설 수 없었다. 이동식과 오승범 그리고 이번 라운드에 선발로 출전한 전재운의 거친 압박에 결국 대전의 미드필더인 황진산은 공을 뺏길 수 밖에 없었고, 공을 뺏은 오승범은 그대로 김은중에게 공을 찔러넣었다. "야!! 막아!!! 수비수 붙어!!!" 김은중이 골대로 다가올수록 최은성은 긴장을 하며 소리를 높였다. 과거 2003년까지 대전 시티즌에서 뛰다가 FC 서울로 이적을 했던 팀 동료였다. 대전 시티즌에서만 167 경기 출전에 42득점. FC 서울에서는 103 경기를 출전해 31 득점을 기록했었다. 국가대표로 15번 경기를 출전해 5골을 넣은 기록도 있었다. 한마디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이 있는 선수였다. 김은중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전의 수비수 권혁태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김은중은 가볍게 권혁태를 헛다리 집기로 제친 후에 패널티 안으로 공을 밀어들어가며 강력한 슈팅을 날렸고, 강하게 골대 안으로 날아간 공은 순간적으로 권집이 몸을 날리며 막아내었다. 아아!!! 순간적으로 골인줄 알고 환호성을 지르려던 제주의 서포터즈 풍백쪽에서 아쉬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선제골을 넣고 좋게 풀어갈 수 있었는데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괜찮아요? 형?" "아우...엄청 아프네. 괜찮아. 조금 아프고 한 골 안내주는 게 낫지." 어느새 다가온 현준의 말에 권집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집중해!! 6연승 했다고 벌써 자만하는 거야 뭐야?! 이 자식들아!" 순간적으로 방심한 탓에 슈팅기회까지 내줬기에 최은성이 화를 내기 시작했고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모두들 집중을 하며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하그리브스, 죽은새날다 > 아...상주 상무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이윤의...토닥 오늘 뻘짓을 좀 하느라 글을 못썼네요. 괜히 잉여로운 곳에 에너지를 좀 투자해서.. 그럼 즐감하시고...잠깐 소설 좀 보다가 올려드릴께요. 댓글=연참! 좋은밤 되세요. 00057 현준. K리거가 되다. =========================================================================                            "후우..." 위협적인 제주의 공격을 막아낸 뒤 현준도 속보로 경기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아무리 현준의 신체능력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90분 내내 경기장을 뛰어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보통 한 경기에서 10% 정도를 전속력으로 움직인다는 일반적인 통계에 비해 현준은 그 두배에 가까운 시간동안 경기장을 뛰어다닐 수 있었다. 당연히 현준만 가능한 행동이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축구 실력을 얻고 리리스에 의해 재구성된 신체. 비록 프로축구 선수가 일반인보다 뛰어난 체력과 폐활량일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엄연히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프로축구선수의 한계보다 곱절은 더 뛰어다닐 수 있었다. "후욱...후욱..." 그 탓에 죽어나가는 것은 현준을 마크하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이동식과 조형재였다. 경기를 펼치면서도 내내 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당연히 서있거나 짤막하게 쉬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반칙이나 드로인을 제외하고는 서 있는 법이 없었다. '씨발...죽겠네...' 경기 초반에는 그럭저럭 뛰어다닐만했다. 어차피 상대도 무리하게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하게 맺혀 떨어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9월의 날씨인데 덥기는 또 왜 이리 덥단 말인가? 입에서 절로 욕이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현준의 마크를 느슨하게 할 수도 없었다. K 리그의 반이 지나고 나서야 갑자기 툭 튀어나온 선수다. 하지만 기록은 K 리그 전체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게 없었다. 아니 경기당 기록으로 보면 훨씬 더 뛰어났다. 그만큼 틈을 주면 곧바로 일격을 날릴 수 있는 위협적인 선수였다. 6경기 12골 5 어시스트. 이쯤이면 벌서부터 후기리그 MVP 후보로 유력하다고 말해도 손색이 없었다. 기록상으로만 보면 말이다. 한 마디로 틈만 주면 골을 먹힌다고 봐야했다. 그 탓에 이동식과 조형재는 젖먹던 힘을 내서 현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쫓아다녀야 했다. "큭!" 현준이 공을 받는 모습에 동식이 재빨리 붙어서 현준을 마크하려고 했다. 하지만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 때문일까? 갑자기 다리가 땅에 붙은 듯 말을 듣지 않았고 현준은 재빨리 동식을 제치고 고창현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아아!!!" 아쉽게도 현준의 패스를 받은 고창현이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다가 제주의 수비수에게 빼앗기자 퍼플크루의 탄성이 터져나오기는 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대전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지친 미드필더들의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볼 점유율이 대전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흐음..." 점점 경기를 지켜보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의 표정이 굳어졌다. 브라질 출신으로 정교한 패스플레이를 위주로 하는 만큼 볼 점유율을 늘려 다양한 공격으로 골문을 열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드필더들의 체력이 점점 떨어지며 제대로 된 패스플레이가 이어지지 않자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것이었다. "jogadores de reposicao(선수 교체를)" 아직 전반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선수들한테도 그리고 분위기상으로도 좋지 않았다. 알툴 감독의 교체 명령이 떨어졌다. 곧 이동식과 조형재가 나오고 구자철과 구경현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바로 제주의 선수들이 투입되어 경기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자신의 압박을 풀어둔 그 짧은 순간을 대전 시티즌의 선수들은 놓치지 않았다. 툭! 황지윤의 짧은 횡패스가 현준에게로 이어졌다. 순간적으로 자유로운 몸이 된 현준을 발견한 것이다. 아까 같았으면 이동식과 조형재가 옆에서 현준을 압박하고 패스코스를 틀어막았을 터였다. 하지만 경기의 흐름에 익숙해지기 위해 잠시 머뭇거리던 구자철과 구경현은 그러지 못했다. '충분해...!' 다른 선수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악마의 기운으로 얻은 능력이라면 그리고 자신의 생각대로만 플레이할 수 있다면 여기서 일격을 날려줄 수 있었다. 잔디가 현준의 스터드에 밟혀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읏!!"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의 통역으로 스태프들이 내린 명령은 자신이 경기에 투입되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전의 위험인물은 현준을 협력수비로 틀어막는 것이었다. 하지만 잠시 정신을 다른 곳으로 둔 사이에 현준이 달리기 시작하자 구자철과 구경현 역시 현준에게 따라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자철은 곧이어 엽기적이라고 말할 정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리블을 하는 선수와 그 선수를 쫓아가는 선수. 일반적으로 당연히 드리블을 하는 선수가 느린 게 당연했다. 공을 앞으로 차며 드리블하는 행동은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구자철은 당연히 따라잡으리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현준의 스피드가 대단하다고 하더라도 자신 역시 짧은 거리의 가속도는 자신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거리가 좁혀지기는 커녕 왠지 대전 시티즌의 17번을 달고 있는 등이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제주의 진영으로 들어온 현준은 곧바로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패널티라인으로 연결했다. "Obrigado(땡큐)" 수비수 사이를 꿰뚫고 지나간 공의 목표는 바벨의 왼발. 수비수들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쏠린 틈을 타 오프사이트 트랩을 깨고 침투한 바벨은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와아아아아!!!! 골이 들어간 순간 대전 월드컵 경기장은 관중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아직 전반전이 끝나지 않았지만 팬들의 눈에는 7연승이 눈에 보였다. 골은 넣은 바벨에게 대전 시티즌 선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고 바벨은 그런 선수들을 피해 자신의 세리모니를 펼쳤다.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가 모여 있는 관중석에서는 휴지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선제골을 자축하는 팬들의 선물. 그 모습을 보는 제주의 서포터즈와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여야만 했다. "와아아아!!!!" 희연 역시 골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두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선제골을 넣었다는 흥분감 때문일까? 땅을 딛고 있어야할 다리가 점점 허공으로 떴다. 더군다나 희연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것은 바벨의 골을 어시스트한 현준의 빛나는 스루패스였다. 순간적으로 어떻게 바벨의 위치를 알고 그렇게 정확한 패스를 넣는지. 눈물이 나올 정도로 대단했다. "더! 더!! 휴지폭탄들 다시 준비해!" 열광적인 응원과 함께 퍼플크루의 노래가 시작되었고 공은 하프라인으로 옮겨졌다. 다시 경기가 시작되자 퍼플크루 운영진들이 점점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모를까 언제 골이 또 터질지 모르는 것이다. 더군다나 6경기 내내 대전은 2골 이상씩을 뽑아내었다. 많은 골을 내는 화려한 공격축구로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만큼 자신들도 선수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희연아! 저쪽 N-24구역 분들에게 폭탄 나눠드려." "알았어요! 오빠!" 중년 남자의 말에 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휴지폭탄 몇 개가 들어있는 박스를 받아들었다. 무겁기는 했지만 못 들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무겁긴 해도 꼭 자신이 들고 가서 나눠주고 싶었다. 현준이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만큼 자신도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꺄아!! 김현준!! 김현준!!! 사랑해! 현준아!!!" 박스를 들고 N-24 구역의 관중들에게 설명과 함께 폭탄을 나눠주던 희연은 갑작스럽게 플랜카드를 들고 팔짝팔짝 뛰면서 외치는 한 여자를 볼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대전 시티즌 유니폼이 아닌 대전 한수원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등 뒤에 새겨진 배번은 17번 김현준. 현준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것을 보면 김현준 선수의 개인팬 인 것 같았다. '히힛! 역시 현준 오빠가 정말 잘하지.' 다른 선수도 아닌 현준이다. 기쁘기는 했지만 그래도 휴지 폭탄을 나눠주는 것이 먼저였기에 희연은 애써 흥분을 참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연신 플랜카드를 들고 팔짝 뛰는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저기요." "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신나게 응원을 하던 여자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 여인의 얼굴을 확인한 희연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그녀에게 건네주려던 휴지폭탄을 꽉 쥐었다. ============================ 작품 후기 ============================ 『나옹이』> 어쩔수 없죠. 뭐...토토 배당금 문제가 있으니... 레.샤르휘나 > 일단 제가 축구를 좋아해서 그럴까요? 글 쓰기가 좀 수월한듯... 폴리온, 깜장이아찌, 이글재미없네 > 자게에서 제가 싸지른 것은 노블 수익문제가 아니라 노블레스의 글 전부를 쓰레기로 만드는 행태가 마음에 안들어서요. 수위가 들어가면 전부 야설로 치부하는 편협적인 시각을 비판하고 싶었는데 말이 안통하네요. 우리나라 환상문학이 지금 안좋은 상황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누가 나서서 바꾸는 것도 아니잖아요. 자기의 눈에 재미있고 문장력 뛰어나고 작품성 있는 것은 좋은 글이고 아닌 것은 양판 쓰레기일까요? 그렇게 내새우는 주장이 웃겨서 한마디 했어요. 애초에 문장력이나 작품성은누가 평가할까요? 솔직히 말해서 판타지문학 자체가 순수문학비평가들한테는 전부 쓰레기 취급을 받는 현실에서요. 게다가 판타지 소설의 수준이 낮아진 탓도 텍본, 스캔본이 난무하는 시장성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들의 수준이 병신갔다고 싸지르고 있으니...어이가 없어서요. 글 올린 사람이 유명한 문학평론가인줄 알았다는... 제 글을 비롯해 노블레스 글을 읽는 독자들을 병신같다고 얘기하는데 울컥해서요. 게다가 논리적으로 밟았다고 날뛰는 행태를 보니까 어이가 없어서, 뭐...결국 에너지 낭비라는 것을 깨달았지만...논리적으로 설명하겠다는데 내가 보기엔 논리는 커녕 억지만 보이는지...하여튼 이것은 넋두리. 그럼 즐감하시고 다시 다음편을 써야겠군요. 댓글은 연참! 00058 현준. K리거가 되다. =========================================================================                            "아...아..." 자신을 보고서 갑자기 말을 잇지 못하는 여성의 모습에 수진은 보일 듯 말 듯, 연한 쌍꺼풀이 진 눈을 몇 번 깜빡였다. 대전 시티즌의 유니폼을 입은 귀여운 여인은 무언가 자신에게 용무가 있어서 부른 것 같았다. 귀여운 여인이 입은 유니폼이 수진의 눈에 들어왔다. 현준이 입고 있는 유니폼과 똑같은 유니폼. 더군다나 현준의 이름이 마킹되어 있는 모습에 수진은 괜시리 뿌듯해졌다. 자신의 애인을 좋아하는 여성팬인것 같았다. '히히히...현준이 팬인가 보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수진의 눈이 아름다운 곡선으로 휘어졌고 연분홍빛의 얇은 입술이 반원을 그리며 올라갔다. 비록 서포터즈와 같이 응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전 시티즌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전부 현준이 팬이라고 생각하는 수진이다. 당연히 대전 시티즌을 응원하고 더군다나 현준의 이름이 마킹되어 있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여인이 좋게 보일뿐이었다. "저기 이거 주시려고 그런 건가요?" "아...네." 희연은 수진의 말에 가까스로 고개를 끄덕이며 휴지폭탄을 건네주었다. 신기한 듯 몇 번 위아래로 훑어보던 수진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까 하는 거 보고 저도 정말 하고 싶었는데! 고마워요! 골 넣으면 꼭 던질께요. 이렇게 잡고 던지는 거 맞죠?" "아...네. 맞아요." 겉주머니에 휴지폭탄을 넣고 다시 열광적으로 플랜카드를 드는 수진의 모습이 희연의 눈엔 환각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을 모르고 있지만 자신은 그녀를 알고 있었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지만 사진으로 현준의 방에서 몇 번이나 봤었던 여자다. "칫..." 고개를 살짝 들어 수진을 바라보니 그녀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확실히 연예인이라고 하더니만 묻혀도 연예인은 연예인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학교에서는 꽤 예쁘다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수진과 비교해서는 많이 부족했다. 라이벌이 이런 여자라니? 괜시리 전신에 힘이 쭉 빠졌다. '하지만...난 포기 못해.' 현준이 출전한 대전 시티즌 경기동안 수진의 모습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현준에게서도 수진이 왔다고는 듣지 못했다. 그녀가 새 앨범작업 때문에 바빠서 못 온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어차피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이다. 그렇게 입술을 굳게 다물며 희연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희연이 뒤에서 눈에 불을 키고 자신을 싸늘하게 노려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진은 연신 경기장에서 뛰어다니는 현준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경기의 양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홈팬들의 응원을 업고 일방적으로 공격을 몰아붙이는 대전과 수세를 취하면서 역습을 하는 제주. 연신 김은중이 동점골을 넣기 위해 분발하고 있었지만 2선의 지원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문제는 교체로 투입된 선수들이었다. 구자철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이긴 했지만 이제 막 19살. 더군다나 2007년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3시즌동안 서른 경기정도만을 뛰었던 선수다. 구경현 역시 2003년부터 K 리그 선수생활을 시작했지만 경기에 출전한 것은 6년동안 70여경기에 불과했다. "아!!" 구경현의 패스가 대전의 선수에게 가로막혔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패스할 공간을 막힌 것이다. 구경현은 애초에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였다. 현준을 마크하기엔 좋았지만 공격을 전개하는데는 무리가 있었다. 구자철 역시 순간적인 스피드나 달리기는 빨랐지만 몸싸움에서는 약한 면모를 보였다. "크윽...!" 현준에게 받은 공을 뺏기 위해 연신 몸싸움을 벌였지만 콘크리트벽에 부딪치는 느낌에 구자철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같은 인간의 몸인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어떻게 체력훈련을 하는지 온 힘을 다해서 꿈쩍하지를 않았다. 툭! 옆으로 달려가는 권집에게 패스를 내주고 재빠르게 몸을 돌리는 현준의 모습에 구자철이 빨리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빠른 스피드를 지닌 만큼 현준을 제압하는 것을 무리였다. 현준이 공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미리 패스 루트를 끊는 방법밖에 없었다. 애초에 몸싸움과 볼을 소유하는 기술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뭐 이런 선수가 다 있어...!' 처음에는 방심을 해서 골을 내줬지만 틈만 보이면 태클을 했고, 공을 뺏어내기 위해 몸을 사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마치 어린애 재롱을 보이듯 현준은 유유히 자신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간간히 화려한 개인기에도 농락당했다. 불필요하게 개인기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야 할 때 현준은 개인기로 자신을 제치고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시켰다. 삐익!!! "칫!"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곧바로 달려들었지만 심판의 반칙이 주어졌다. 흥분했기 때문일까? 자신도 모르게 발이 살짝 높았다. 자철 역시 그 사실을 알았지만 괜시리 치밀어오르는 짜증에 그라운드를 콱 밟았다. '옛날의 나였다면 상대가 되지도 않았을 테지만...' 현준은 짜증을 내는 제주의 선수를 보고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어쨌거나 저 선수보다 지금 자신의 실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의욕이 앞서서 달려드는 것은 좋았지만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자신을 상대하기엔 아직 무리였다. "현준아 어떻게 할래? 니가 찰꺼야?" 골대와의 거리는 대략 35M 정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크(축구에서 패널티라인 안에 그려놓은 원) 정면도 아니었고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왼발에 능숙한 키커가 필요했다. 그리고 왼쪽의 프리킥을 담당하는 선수는 권집이었다. "그래도 괜찮겠어요?" 현준의 말에 권집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차기엔 좀 거리가 있었다. 문전으로 공을 띄어서 헤딩골이나 흘러나온 공을 차 넣어 골을 성공시킬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현준의 프리킥이 더욱더 믿음직했다. 연습경기에서도 그리고 시합에서도 이정도 거리에서 프리킥을 종종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형이 특별히 너를 위해서 배려해줄게. 멋있게 날려봐. 퍼플크루도 다들 손에 휴지쥐고 있는거 보이지?" "하하하..." 권집의 말에 현준은 슬쩍 서포터즈석으로 시선을 돌렸다. 골을 기대하는지 휴지를 던질 준비를 하는 서포터즈의 긴장된 표정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어차피 나한테 부담감은 아무런 짐도 되지는 않지만...' 자신의 능력이 아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얻은 실력. 마음가짐이나 부담감에 따라서 능력이 줄어들거나 늘어나거나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흡수한 능력만큼 경기장에서 실력을 보였다. "후우..." 심판의 호각소리가 울려퍼졌고, 현준이 성큼성큼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볼을 향해 달려들며 발을 들어올렸다. 키이잉!!! 날카로운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지며 조금씩 세상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현준은 자신의 몸인데도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감각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고 곧 골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 붉은색의 점이 나타나 빠른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좀 더 왼쪽으로.' 오른쪽 골대 위를 나타난 붉은색의 점을 모습에 현준은 속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금 붉은색의 점이 빠르게 골대 내부를 돌아다니더니 이번에는 왼쪽 골대 위에 나타나며 86의 숫자를 표시했다. 멋드러진 포물선까지 그려지는 것을 보면 이 골이 성공하면 꽤나 멋진 장면이 나올 것 같았다. 성공확률은 86%. 충분히 도전해 볼만했다. 콰아앙!!! 생각이 끝나자 남은 것을 공을 밀어차는 일 뿐. 대포알 같은 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수비벽을 피해 휘어서 날아오는 공의 모습에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김성민이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185cm 의 키로 왼팔을 쭈욱 뻗었지만 공은 마치 성민을 약 올리듯 손 끝을 살짝 스치며 지나갔고 곧바로 골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대전 서포터즈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00059 현준. K리거가 되다. =========================================================================                            "와아아아아!!!!" 침묵하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 풍백과 그와 반대로 환호성을 터뜨리며 휴지폭탄을 던지는 대전 시티즌의 퍼플크루. 같은 경기장에 있지만 너무나도 대조되는 모습이 이어졌다. 외국의 명성 높은 프리미어나 프리메라리가 혹은 세리에나 분데스리가에서나 볼 수 있는 깔끔한 프리킥이었다. 굳이 외국이 아니라 K 리그에서도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관중들의 환호성은 더욱더 커져만 갔다. "꺄아아!! 김현준 짱!!!"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와 함께 광란에 휩싸여 어쩔 줄 모르는 수진이다. 손에 들고 있던 휴지 폭탄이 제대로 멋들어지게 날아가지 않고 그냥 앞에 툭 떨어진 게 실망이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플랜카드를 들고 흔드는 게 더 좋았다. "김현준!! 김현준!!!" 그리고 목 놓아 외치는 그녀의 모습을 뒤에서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는 희연이다. 현준이 골을 넣은 것은 정말 기뻤다. 하지만 왠지 저 여자가 있는게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만의 영웅을 빼앗아 가려는 마녀. '분명 현준오빠도 내가 더 좋을 꺼야...' 둘만이 시간을 보내며 사랑스럽게 귀에 읊어주던 목소리와 부드럽게 자신을 감싸줬던 포근했던 기억. 그런 탓일까? 희연은 자기 자신을 세뇌하기 시작했다. 현준의 여자는 나라고 말이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축구를 좋아하는 소녀로써 자신의 이상형인 현준이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애인이 있다고는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현준의 품에 안겨 있을 때 만큼은 내가 애인이었다. 솔직히 액자의 사진을 보고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현준과 그 여자의 신뢰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준은 자신을 품에 안았다. 그것도 한번이 아닌 여러번. 섹스 후에 현준이 귓가에 속삭여주던 좋아한다라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현준에게 자신이 특별한 여자가 아닌 거쳐가는 여자라 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나 대신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애인이 되지 않으면 모두의 여인도 될 수 없다. "......" 희연의 시선에 골을 성공시키고 환하게 웃고 있는 현준의 미소가 눈에 들어왔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저 미소는 자신의 것이다. 플랜카드를 들고서 신나게 외치는 여자가 아니라 자신이었다. 너무나도 강렬했던 섹스의 쾌락. 그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현준의 축구실력 때문일까? 현준이 너무나도 가슴속에 깊이 박혔기에 희연의 마음에는 조금씩 독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수진을 만나고 나서부터 말이다. 다들 신나게 골을 축하하는 마당에 목석처럼 가만히 서서 수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희연은 무언가를 결정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잘하는데...?" 사장실에서 컴퓨터로 K 리그 중계를 찾아서 보는 영학은 앞에 놓인 과일을 포크로 찍어 우물거렸다. 대전 시티즌의 김현준. 스포츠를 좋아하는 만큼 스포츠 신문은 매일 읽어보는 영학에게 김현준의 이름은 계속해서 귀에 들리고 있었다. 회사에 소속된 아이돌인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과 스캔들이 일어났다는 기사는 아니었다. K 리그 출전경기가 이번 6경기뿐인데 불구하고 엄청난 실력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연이어 들려오는 골 소식에 결국 궁금해진 영학은 인터넷으로 대전 시티즌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대전 시티즌의 돌풍을 일으키는 선수답게 그라운드에 서 있는 22명의 선수중에서도 가장 빛을 내고 있었다. "확실히 저런 실력을 꾸준히 유지한다면야..." 두, 세명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공을 유지하며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날리는 모습. 게다가 후반전에 터진 날카로운 프리킥은 별 생각없이 중계를 보고 있던 영학의 입에서도 감탄성이 터져나올 정도였다. "그래도 아직은 좀 이르지." 연신 눈으로는 중계를 보면서 책상위를 톡톡 두드리는 영학이다. 수진과의 스캔들. 하지만 마케팅의 일환으로 스캔들을 터뜨리기엔 아직 레인보우 샤베트의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워낙 1집에서 문제점이 많이 드러난 터라 그것들을 고치기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남아공 월드컵에 나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저런 실력으로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16강 아니 8강까지만 올려도 국민의 영웅이 될 게 분명했다. 세계 유수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저렇게 빛을 발한다면 분명 박지성이나 이청용과 같은 국민영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잘한다고는 하지만 K 리그에서뿐. K 리그에서 날리던 선수들도 부담감에 월드컵이나 해외리그에서 말아먹고 돌아온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10여년전 안정환, 고종수와 함께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며 K 리그의 부흥을 이끌었던 이동국이 그러했다. 이미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예선은 6월 17일 이란과의 경기를 1-1 무승부로 끝내며 끝났다. 1년여에 걸쳐서 펼쳐진 8경기의 예선전으로 인해 대부분 베스트 윤곽을 그려놓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님 허정무가 과연 저 선수를 뽑을지도 의문이었다. "아직까지 지켜봐야 되려나..." 분명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수진이 하는 행동으로 봐서는 현준과 연인관계가 맞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하루도 빠짐없이 통화를 할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체리 쥬빌레'가 아직 인기를 끌고 있었고 다음 달쯤이면 또다른 걸그룹인 '파핑파핑'이 새 앨범을 낼 예정이었다. 급할건 없었기에 영학은 느긋하게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며 경기가 나오는 모니터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켰다. 대전 시티즌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수비 실수로 김은중과 심영성의 연속골이 터져나오며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듯 했지만 종료 직전 다시한번 현준의 스루패스가 빛을 발하며 바벨의 이번경기 2호골이 터져나오며 3-2로 종료되었다. "흡!! 으음!!!" 방에 들어오자마자 수진은 자신의 허리를 꽉 끌어안는 현준의 강인한 팔과 꼼짝못하도록 자신의 상체를 가두는 탄탄한 가슴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으읍...음..." 청초하게 보이기 위해 코랄 핑크색의 샤넬 립스틱이 전부 지워지도록 강렬하게 입술을 빨아들이는 현준의 키스가 점점 수진의 머릿속을 장악하고 있었다. 거칠고 아찔한 키스에 숨이 조금씩 막혀왔다. "흐으...응..." 현준의 입술이 수진을 꽉 묶어놓는데 성공했다면 손가락은 현준의 욕망을 표출하는 듯 조금씩 그녀가 입고 있는 대전 한수원의 유니폼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허벅지를 살살 어루만지더니 차츰차츰 위로 올라온 현준의 손은 너무나도 쉽게 수진의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잠시만...하아...자기야." 안에서 흘러내릴려고 하는 브래지어를 한손으로 받친 채 수진은 가까스로 현준의 품에서 벗어나 숨을 몰아쉬었다. 어차피 이럴꺼라고는 예상하고 있었고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열정적인 응원으로 땀이 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나...나좀 씻고. 알았지? 자기. 내가 이따가 제대로 해줄게." "어쩔 수 없지." 수진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진이 씻으러 들어간 사이 현준 역시 편하게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장을 열었다. 그리고 막 티셔츠를 벗으려는 사이 똑똑거리는 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누구지...?' 찾아올 사람이 있던가? 조금 오래된 원룸인 탓에 현관문 카메라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문을 열어서 방문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세요?" "저예요. 오빠! 희연이요!" 현관문쪽으로 향하던 현준은 희연의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우뚝 걸음을 멈췄다. 예전이었다면 환영할 만한 방문자였다. 섹스도 즐길 수 있고 악마의 기운도 충족시킬 수 있으니. 하지만 지금은 곤란했다. 이미 수진이 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다행히도 수진은 샤워를 하고 있는 상황. 수진이 샤워를 마칠때까지 희연을 내보낼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자신이 애인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적어도 곤란하게는 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이었다. "히히..." 문이 열리자마자 마치 고양이처럼 잽싸게 현준의 팔을 낚아채는 희연이다. 그러면서도 눈은 재빠르게 현준의 방내부를 살피고 있었다. 현관에 놓인 여성용 운동화와 함께 화장실 앞에 버리듯이 놓아진 대전 한수원의 유니폼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역시...!' 자신이 잘 못 본게 아니었다. 오늘 경기장에서 만났던 여자는 액자에서 봤었던 수진이라는 이름의 여자였다. "무슨 일이야?" "제가 무슨 일이 있어서 오빠 찾아왔나요? 오빠가 보고 싶어서 봤죠." 오늘따라 유난히 희연의 붉은색 립스틱이 더욱더 진해보였다. 자신을 유혹하는 관능적인 분위기를 보이려는 듯한 립스틱의 색에 현준은 잠시 쓸데 없는 상상을 몰아내려는 듯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오늘은 곤란해. 손님이 오셨거든." "누구요? 그때 애인이요?" "응." 냉담할정도로 고개를 끄덕이는 현준의 모습에 희연은 약이 오른 듯 눈썹을 치켜떴다. 자신이 현준에게 있어서 심심할때의 놀이상대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고픈 생각은 없었다. 현준의 말에 희연은 가슴사이의 계곡이 살짝 드러나보이는 레이어드 원피스를 정리하며 요염하면서도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저도 뵙고 싶었는데 잘됐네요." "으음...그건 곤란한데." 희연의 말에 절로 한숨이 터져나왔다. 싫은 소리를 내뱉어 보내고 싶기는 했지만 희연 역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3번째 여자. 이런 일로 잃고 싶지는 않았다. "자기야. 나....그 여자는 누구? 아...!" 기억속에 남아있는 귀여운 생김새의 여자. 분명 아까 현준의 경기에서 자신에게 휴지폭탄을 나눠준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여자였다. 지금은 유니폼이 아닌 레이어드 원피스에 화장을 하고 있지만 아까 봤던 여자의 생김새를 까먹을 정도로 수진은 멍청하지 않았다. 혼란스러운 눈초리로 현준과 희연을 수진이 번갈아보는 사이 희연은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서희연이라고 해요. 현준 오빠하고는 대학교 후배예요. 그쪽은 누구세요?" "그쪽...?"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있던 수진은 도발적인 희연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눈끝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경기장에서 봤었던 좋은 감정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살벌한 긴장감이 떠도는 가운데 수진은 희연이 현준보다 어리다는 것을 깨닫고는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수진이예요. 현준씨 애인이죠." 유독 애인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수진이다. 그 말에 희연은 괜시리 화가 치밀어 오름을 느꼈다. 하지만 현준이 보는 앞에서 머리끄댕이를 잡고 추잡스러운 싸움을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이곳에 자신이 온 목적은 저 여자를 떠나보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염색하지 않은 듯 탐스러운 흑발머리에 고전적인 미인의 수진. 그리고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희연은 어디선가 그녀를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현준이 자신에게 한 말이 있었다. "혹시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 희연의 말에 수진의 눈동자가 미미하게 떨렸다. 그리고 그것을 캐치하지 못할 희연이 아니다. 이미 현준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 게다가 현재 레인보우 샤베트가 2집을 준비한다고 체리 쥬빌레의 한 멤버가 말했던 것을 TV에서 봤었던 희연이다. "와아...아이돌이셨네요. 저 아이돌은 처음 봤어요." 희연의 말에 수진은 움찔거리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회사에서 허락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아이돌이 남자와 같은 방에 있다? 그것도 수건으로 몸을 감싸안은채로 말이다. 굉장히 난감했다. 현준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수진의 모습에 희연은 드러나지 않도록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돌이라면 분명히 스캔들에 민감할 터 다루기 쉬울 것 같았다. "흐음...음..." 입술을 콱 깨물며 분노의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수진의 모습에 현준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희연아. 놀러와 준 것은 고마운데 다음에는 지훈이와 같이 연락하고 와. 그리고 오늘은 애인하고 할 말이 있어서 같이 못 놀겠다." "흐으음...알았어요. 오빠." 어차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수진에게 현준에게 자신도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슬쩍 일어서면서도 입꼬리를 살짝 올려 수진을 도발하는 것을 잊지 않은 희연은 현준의 곁을 지나치면서 입을 열었다. "다음에도 또 놀러올께요. 오빠. 그리고 예전에도 저 혼자 놀러와서 같이 술 마시고 밤새고 갔잖아요. 히히. 지훈이 오빠 보고 싶으면 같이 올께요." 뒤에서 수진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른 채 희연은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문이 닫히자 시원한 밤바람이 희연을 스치고 지나갔다. 추운 탓일까? 희연의 다리가 파르르 떨렸고, 곧 그녀는 닫힌 문을 기대며 주저앉았다. "하...하아..." 희연의 눈에서 눈물이 살짝 고였다. 어차피 자신 대신 저 여자를 선택할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오늘이 지나면 분명 수진은 서울로 돌아갈 게 분명했다. 2집을 내기 위해 연습중이라고 했으니 틀림없을터였다. 자신이 오늘 일부로 현준의 방에 찾아온 까닭은 둘의 사이를 조금씩 갈라놓기 위해서였다. "저 여자가 없어지면 나한테 기회가 올꺼야..." 흘러내리는 눈물을 거칠게 닦아낸 희연은 몸을 일으켰다. ============================ 작품 후기 ============================ twking > 애초에 누가 누구의 글을 깐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거고...노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뭐가 문제인지 논리적으로 제대로 말한다면 좋을텐데. 비싸다고 투덜. 출판작가만 광고해준다고 투덜. 그럼 왜 비싼지를 말하면 될텐데 그냥 비싸다고 그러고. 광고도 그럼 출판작가광고를 해주지; 아마추어작가 광고를 해줄까요. 하여튼 조아라 자유게시판에서 눈만 버리고 왔어요. 베스트란도 노블이 전부 차지한다고 투덜. 그럼 출판작가 없었을 때 노블이 베스트 올랐던 것은 왜 그때 토 안달았는지...이제 신경 끄고 얘기 안하려고요. 운영자가 간담회 한다니까 나서서 얘기하던 사람들 딱 2명 빼고 입 싹 다물었네요. S신S유S > 수진과 희연이요. 수연은...소녀시대 제시카이름이죠. 그럼 즐감하시길!! 이번 챕터도 끝났네요. 수진과 희연의 갈등을 제대로 일으키려고 했는데 좀 밍숭한 느낌도 없잖아 있고...댓글은 곧 연참!!! 00060 현준, 유명해지다 =========================================================================                            "대체 누구야? 저 여자는." 희연을 내쫓았다는 승리감에 취해있으면서도 수진은 낮게 살기를 내뿜으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후배라고는 하지만 이 야밤에 다른 여자가 집에 찾아올 정도라니? 현준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본 이상 화가 점점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쨍그랑! 수진의 손에 잡힌 액자는 무서운 기세로 날아가 폭죽 터지는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서 부스러졌다.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여자야? 바람 핀거야?!" "그...그게..." 엄청나게 화가 난 듯 수진의 검은색 눈동자에 불꽃이 이글이글거리는 것을 보며 현준은침을 꿀꺽 삼켰다. 하필이면 희연이 이 타이밍에 오다니. 정말로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 "무슨 사이라고 물어봤잖아!" "단순히 학교 후배일뿐이야." 수진의 질문에 현준은 가볍게 대답을 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희연에게 애정이 있는것도 아니라 단순히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 필요한 물건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물건.' 현준은 자신이 생각한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인간을 보고 물건이라니. 그렇게 따지고 보면 수진도 단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물건에 불과했다. 마치 악마처럼 사람을, 그것도 자신에게 호감 혹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대상을 이렇게 판단할 줄은 몰랐다. "쓰레기네..." "뭐가?" "아...아무것도 아니야. 정말로 단순히 학교 후배일 뿐이야. 대학교 다닐때 후배였는데 대전 시티즌 팬이라고 하더라고. 오랜만에 친구 만나는데 나와서 알게 됐어." "흥. 진짜로 학교 후배?" 비웃는 듯한 수진의 말에 현준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을 빼내려는 수진의 행동에도 현준은 태연히 그녀를 잡고 침대위로 이끌었다. 흑발의 긴 생머리가 이불위에 흐트러졌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너뿐이야." "나쁜..." 현준은 몸을 수진에게 기대고 천천히 부드럽게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사랑? 필요에 의해서만 찾는 것도 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감싸안는 부드러움이 아닌 소중한 물건을 다루는 부드러움이었다. "흐으응..." 현준의 손길이 몸을 쓸어내리기 시작하자 수진은 높은 톤을 신음소리로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여자가 찾아올 정도로 안일하게 행동한 현준의 모습에 화가 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준을 용서해주고픈 마음이었다. 기분이 나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내 남자.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순수한 마력을 지닌 현준에게 빠져든 수진은 그렇게 현준의 손길에 헤어나지 못한채 그의 부드러운 손길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하아..." "쯧쯧..." 리리스는 엉망진창이 된 집안을 보고 기가 막혀서 혀를 찼다. 액자는 깨져서 유리조각들이 너덜너덜해져 있었고 그 와중에 현준은 쓰레받기로 조심스럽게 유리조각을 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이유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기억을 읽어도 그만이었지만 현준에게 물어서 다시 생각나게끔 만들고 싶었다. "네 놈. 대체 무슨 일을 벌인거냐?" "그냥 애인이랑 조금 다퉜어요. 아주 조금요." "흐응..." 결과적으로 희연의 계획은 성공했고 어젯밤 수진에게 한바탕 한 소리와 함께 몇 대 얻어맞았던 현준이다. 다행스럽게도 그 후에 그녀를 달래면서 섹스를 한 후에 풀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처음부터 그냥 둘 다 안아버리면 될 것을..." 리리스는 현준의 모습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았다. 하기사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녀석이라 할지라도 본바탕은 인간이었다. 더군다나 아직도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마왕인 그녀는 잘 알고 있었지만 현준이 순수한 마력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은 없었으니 리리스는 그려려니 하며 손가락을 튕겼다. "아!" 치우던 유리조각들이 어느새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현준이 나지막한 감탄사를 터뜨렸다. 언제나 봐왔던 장면이지만 확실히 너무나도 편해보이는 능력이었다. 현준은 치우려고 들었던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제자리에 놓고서는 한숨과 함께 침대에 누웠다. 2번째 여자인 수진과 3번재 여자인 희연. 둘중 하나만 과연 택할 수 있을까? "애정문제라 그런 건가? 네 놈에게 질투와 시기의 감정이 넘치는군." "그게 좋은 건가요?" "물론이지. 특히나 나같은 악마한테는 말이야." 리리스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현준에겐 어떨지 몰라도 마왕인 리리스에게 있어서 시기, 질투, 욕망과 같은 이런 감정들은 진미나 다름없었다. "네 녀석에게도 좋은 냄새가 나고 말이야." "냄새요?" "응. 악마의 냄새. 조금씩 진해지고 있어." 그렇게 말하며 리리스는 침대에 누워있는 현준의 가슴을 손끝으로 훑어내렸다. 푸른색, 아니 조금은 거뭇거뭇한 것이 섞인 순수한 마력이 리리스의 손 끝에 걸리며 허공으로 살짝 튀어올랐다가 비산하며 떨어져내렸다. "악마라...그렇겠네요." 굳이 자신이 악마라는 것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하는 짓은 인간이 아니면서 자신을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것. 그것은 위선이었다. 그 순간 현준의 입안으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리리스가 얼굴을 들어올려 키스를 한 것이다. "네 녀석이 악마가 되갈수록 나에겐 좋은 현상이야. 순수한 마력을 흡수하기도 편하니까 말이야. 그리고 이왕이면 도구들에게도 잘 해주고 말이야. 그래야 점점 네 녀석의 흡수력이 높아질 테니 말이야." "도구요? 흡수력이 높아진다뇨?" 어리둥절하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현준의 가슴을 살짝 깨물고는 다시 말했다. "희연과 수진이라고 했던가? 지아라는 여자도 있군.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도구. 시기와 질투가 넘치게 만들어. 점점 네 녀석이 악마로 변해갈수록 그녀들에게서 흡수할 수 있는 기운은 조금씩 늘어날테니까 말이지." "그렇군요." 현준은 어느새 자신의 바지춤을 이빨로 내리고 있는 리리스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천장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냥 살기 위해 계약을 했을 뿐이고 대가로 악마의 기운을 얻어 남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축구선수가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악마의 계약을 흡수 할 수 있는 물건이 되어버린 수진과 희연에게 미안한 감정도 들었지만 간사하게도 현준의 마음속에는 그녀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욱더 기운을 흡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읏..." 굵어진 남성을 리리스가 입에 물자 따뜻하고 묘한 감각이 현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왕인 리리스가 풍기는 페로몬에 빠진 현준은 자신의 욕구를 분출하기 위해 조금씩 그녀를 끌어안았다. "하아앙!!!" 부풀어오른 남성을 받아들인 리리스는 허리와 함께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봉긋한 가슴에 조금씩 송글송글하게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색을 탐하는 마왕이라는 것 때문일까? 너무나도 음란하게 허리를 흔들면서 남자에게 쾌락을 주는 야릇한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 역시 조금씩 적극적으로 그녀를 탐하기 시작했다. 대전 시티즌!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 노리나?! [K 리그 = 김민철 기자] 프로 축구팀 대전의 상승세가 매섭다. 1997년 창단된 K 리그 클럽인 대전시티즌은 2006년 3월 12일 시민구단으로 재출범된 클럽이다. 이런 대전의 최고기록은 6위. 전체 K 리그 팀이 15개 인것에 비교하면 그렇게 실력이 뛰어난 팀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대전 시티즌은 전기리그만 하더라도 10위권 밖에서 놀던 하위권에 속한 팀이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대전 시티즌의 그 기세가 심상치 않다. 정규리그에서 무려 7연승의 상승세를 앞세워 앞으로 6 라운드밖에 남지 않은 K 리그에서 더욱더 순위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생각이다. 이런 대전 시티즌의 상승세로 인해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을 팬들의 기대감으로 연일 대전의 경기는 서포터즈를 비롯한 대전의 팬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다음 상대 역시 만만치 않다. K 리그 25 라운드에서 대전이 붙어야할 상대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FC 서울. 더군다나 대전 시티즌은 11라운드 FC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한 전적이 있다. 데얀과 정조국이 이끄는 공격진은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FC 서울은 24 라운드 포항과의 경기에서 3-2로 패배하며 분위기가 살짝 수그러든 상태. 대전의 왕선재 감독은 "FC 서울이 강팀이라고는 하지만 요즘 선수들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런 상태라면 FC 서울을 상대로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라며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한다고 말했다. ============================ 작품 후기 ============================ 이번편 쓰기가 제일 힘들었네요... 그럼 즐감하세요. 3, 4시간을 이 편만...붙잡았는데... 다음편은 지금부터 천천히 써야겠네요. 그럼 좋은밤요! 00061 현준, 유명해지다 =========================================================================                            "흐으음..." 신문의 기사를 꼼꼼하게 읽고 내려놓은 남자는 다시 옆에 있는 파일을 들었다. 그 파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각종 훈련자료와 전술자료등이 들어 있었다. "김현준이라..." "요즘 꽤 날린다고 하더군요. K 리그 감독들이 그 녀석 때문에 꽤나 골치를 썩인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봤자 리그에서 한 시즌을 뛴 것도 아니고 7경기 뛴 것에 불과하지 않나?" "그만큼 활약이 대단했다는 증거겠지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수석코치인 정해성의 말에 허정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의 아시아 예선이 전부 끝난 지금 내년에 있을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국가대표팀을 꾸려야만 했다. 아직 엔트리를 발표하기까지는 8개월 정도 남아있었다. 많다면 많은 시간이겠지만 허정무에게 있어서 8개월은 그다지 많은 시간이 아니었다. 최대한 검증된 많은 선수들을 관찰해야 했다. "해외파들은 상관없겠지만 나머지 자리가 문제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 모나코의 박주영과 볼튼의 이청용, 셀틱의 기성용과 같이 검증된 실력으로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발탁하는 것은 당연했다. "저 선수도 한번쯤 관찰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고보니 곧 서울과의 경기가 열리겠군요." 고민을 하는 허정무의 모습에 정해성이 물었다. "나쁘지는 않겠지. 어차피 김진규를 보기 위해서도 가야하니까 말이야. 그런데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더군?" "피지컬적으로는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꾸준히 매번 골을 터뜨리는 것을 보면 기복이 없는 플레이도 굉장히 마음에 들고요." "그렇긴 한데 검증이 문제야. 고작 K 리그 7 경기 뛴 녀석을 국가대표팀에 발탁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 선수생활도 내셔널리그 반시즌 뛴 게 전부야. 심지어 중, 고등학교 축구부에 있었다는 기록도 없어. 이런 검증되지 않은 선수를 내가 뽑고 싶다고 해도 협회에서 그냥 둘리도 없지 않겠나?" "하긴 그 문제도 있겠군요." 물론 정말로 대단한 선수라면 발탁할 의향도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하던 결과만 보여주면 수긍할 테니 말이다. 2002 히딩크 감독도 그랬다. 처음에는 엄청난 욕을 들어먹었으나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은 후 영웅이 되지 않았던가? 허정무는 신경질적으로 파일을 뒤적거리니 서울과 대전 시티즌의 자료를 보며 말했다. "이번 서울의 경기에선 김진규와 박용호, 김치곤을 눈여겨 볼 생각이네." "세명다 수비수로군요." "음." 김진규는 K 리그에서는 벽진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수비력을 보이는 선수였다. 그러나 워낙 기복이 심한데다가 간간히 크게 한건씩 해줬기에 잘하고도 칭찬을 못 받는 대표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요즘 들어 좋아지고 있다는 게 다행이었다. 박용호나 김치곤도 마찬가지였다. 수비력은 좋으나 기복이 너무나도 심했다. "어찌되었든 그렇다면 관계자에게 연락을 해놓고 자리를 마련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알았네." 허정무는 그렇게 말하고는 계속해서 자료를 살펴보았다. 앞으로 다가올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위해서는 철저히 준비를 해야만 했다. 이번 경기에 누가 관전을 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준은 이제 곧 있음 FC 서울과의 경기를 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수진과 희연의 문제는 머릿속에서 접어둔지 오래였다. 애시당초 악마의 기운과 리리스의 존재를 이야기하고 그녀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한 명을 버리고 한 명만 선택하는 것도 힘들었다. 악마의 기운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섹스를 하는 것 뿐이다. '여자 한명에게서 모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결혼할 사이거나 동거하는 사이라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해도 문제점이 있었다. 만약 중요한 경기가 바로 내일이나 섹스를 하지 못해 악마의 기운을 채우지 못할 경우였다. 더군다나 현준은 리리스가 재구성해 준 뛰어난 신체능력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축구 실력을 뽐내기는 했지만 악마의 기운이 없으면 단지 축구를 조금 잘하는 일반인에 불과했다. 아무리 신체능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현준이 제대로 축구 훈련을 참가한 것은 이제야 9개월. 열심히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십여년이 넘게 공만 차왔던 선수들과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결국 훈련을 하면서도 선수들과 발을 맞추기 위해 조금씩 악마의 기운을 사용해야 했고 그 때문이라도 더욱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여자들과 관계를 맺어야 했다. "FC 서울 축구팀하고 게임을 하는 거라서 조금은 긴장했나봐?" 그런 현준의 상념을 깬 것은 권집이었다. 권집은 조용히 앉아서 고민에 잠겨 있는 현준을 보고 어깨를 으쓱하며 중얼거리렸다. 왠지 모르게 오늘 현준의 분위기가 조금 심상치 않아 보였기에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려는 선배의 마음이었다. 22살. 어리다면 어리고 많다면 많은 나이이겠지만 K 리그에 데뷔한지 고작 7경기만에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는 현준이다. K리그 기네스북에는 8경기 연속골기록을 세운 사람이 2명 있었다. '황새'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축구의 전설중 하나인 황선홍 그리고 김도훈 선수가 세운 기록이 8경기 연속골기록이다. 또한 황선홍 선수는 히로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네팔전 한경기 8골이나 넣은 기록고 가지고 있었다. "오늘 FC 서울전에서도 골을 넣으면 8경기 연속골 타이기록인가? 부담 좀 되지?" "아...별로요." "솔직하지 않기는." 권집은 현준의 거짓말에 투덜거렸다. 8경기 연속골이면 정말 엄청난 대기록이었다. 그런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어떤 선수인들 부담이 안 될까? 하지만 권집의 생각과는 달리 현준은 진심으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만약 현준이 정말로 노력해서 축구 실력을 갈고 닦았다면 엄청난 벅찬 감동이 올 지도 몰랐다. 그러나 실제로 현준이 세운 기록은 악마의 힘에 의해서 얻은 힘들. 실제 피부에 와닿는 팬들의 환호성소리와 주위사람들의 칭찬이 아니었다면 현준은 아마 자신이 에디터를 쓰고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착각할지도 몰랐다. 그런 만큼 기록을 세운다면 기쁘기는 하겠지만 마음속 깊은곳에서까지 끓어오르는 무언가는 없었다. '내 실력이 아니면서도 내 실력인것...' 조금 우습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9개월 정도지만 축구선수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보여줬던 시선들을 자신만 알고 있는 보잘것없는 양심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앞으로 자신이 축구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악마의 기운이 반드시 필요했다. 자신에게 섹스를 해줄 여자도 말이다. "걱정마세요. 오늘은 꼭 무슨 일이 있어도 골을 넣을테니까요." "어...그래. 믿는다. 리그 1위팀 한번 잡아보자." 권집은 갑작스런 현준의 기백에 눌려서 멋쩍게 머리를 긁고는 자리를 빠져나갔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현준은 천천히 주머니속에서 시계를 꺼내었다. 흡수해놓은 악마의 기운은 대충 70%가 조금 넘는 양. 이정도면 충분했다. "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순간 현준은 마약이라도 한 듯 주위의 공간이 찌그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기분이 좋지 않은 불쾌한 감각. 그러나 이 감각을 잠깐 받아들이면 자신은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공 하나로 모든 사람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 축구의 영웅이 말이다. "둘 다 오늘 응원을 온다고 했던가?" 희연의 탓일까? 부쩍 전보다 더 자신에게 신경을 쓰는 수진. 그리고 언제나 대전 시티즌의 경기가 생기면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응원하러 달려오는 희연. 둘 다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아...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가?" 정확히 표현한다면 리리스가 말했던 자신이 보유한 순수한 마력에 빠진 것일지도 몰랐다. 사랑이나 아니냐와 같은 것에 대해 아무런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 현준이다. 또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사람이 상처받는 일도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그게 두려웠으면 애초에 이런 길을 걷지 말았어야 했었다.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단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라는 생각이 현준의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점점 더 짙어질수록 현준의 몸에서 흐르는 순수한 마력역시 조금씩 진한 검은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몽인 > 아직 국내에만 있어서 에이전트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것도 설정하기가 좀 고민이라는 ㅠㅠ 에이전트는 축구선수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사람인데... 마법날개 > 진우랑 현준은 계속 헷갈립니다. 그리고 글쓰기 전에 가끔씩 한글로 전체바꾸기를 하는데...뭐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진우가 써지더군요 whomi > ...굉장합니다. 그럼 댓글은 연참. 이따가 또 뵐께요. 00062 현준, 유명해지다 =========================================================================                            경기가 시작되자 FC 서울과 대전 시티즌은 치열한 공방을 거듭했다. K 리그 선두인 FC 서울. 그리고 7연승의 돌풍을 일으키는 대전 시티즌의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승부에 서울의 서포터즈 수호신과 대전의 서포터즈인 퍼플크루 역시 자존심을 건 응원대결이 펼쳐졌다. 저 앞의 대전을 해치워버려 서울의 승리를 위해서 해치워버려 해치워버려 서울의 승리를 위해 라라라랄 라라라랄 [FC 서울 응원가 - 해치워버려] 킥오프 휘슬이 울릴때부터 응원을 리드하는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깃발을 휘두르며 해치워버려를 열창하는 FC 서울의 서포터즈였다. 올드 팝송인 'Those were the days'를 개사한 해치워버려는 중년층에게도 굉장히 익숙한 노래였기에 수 많은 서포터들이 따라부르기 시작했고 승리를 갈망하는 서포터즈의 목소리는 점점 경기가 흘러갈수록 거세졌다. 그리고 그럼 서포터즈의 응원에 힘입은 탓일까? 전반 14분.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김승용의 스루패스에 서울의 간판 스트라이커 데얀이 공을 잡은 것이다. "막아!" 골키퍼 최은성의 말에 재빠르게 권혁태가 달려들었지만 그보다도 데얀의 슈팅이 빨랐고, 최은성 역시 감각적으로 몸을 날렸다. 빠르게 골대안으로 들어오려던 공은 은성의 손에 맡고 골문 밖으로 벗어났고 골키퍼 선방으로 슈팅이 무산되자 FC 서울의 서포터들은 다들 아쉬움의 탄성을 내뱉었다. "선수 놓치지 말라고!!" 하마터면 골로 연결될 수 있을 뻔한 슈팅이었다. 가까스로 선방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곧 서울의 코너킥이 이어졌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김치우가 두 손가락을 피며 손을 들고는 낮고 빠르게 코너킥을 걷어찼다. 두 손가락을 핀 이유는 일종의 신호였다. 낮고 빠르게 찰 테니까 앞에서 짤라 골로 연결시키라는 신호. 그리고 재빠르게 데얀이 몸을 날렸다. 철렁!!! "제...젠장..." 순간적으로 데얀을 놓친 것은 곧바로 골로 이어졌다. 너무나도 깔끔하게 발을 뻗어 공의 방향을 바꿔서 골로 연결하는 데얀의 모습에 최은성 역시 멍하니 골대안에 들어가 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라 라라 라라라 렛츠고 데-얀 라 라라 라라라 렛츠고 데-얀 [FC 서울 응원가 - 데얀 콜] 골을 넣고 손으로 조그마한 하트 세리머니를 바치는 데얀의 모습에 수호신은 더욱더 광분하여 데얀의 응원 콜을 소리 높여 외쳤다. "선제골 먹은 것은 현준이 니가 오고 처음인거 같은데...?" "아마도요." 상대팀의 세리머니를 보고 있던 현준은 고창현의 말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먹히긴 했지만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무려 76분이나 남아있었다. 공이 센터서클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슬쩍 퍼플크루의 서포터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열정적인 눈빛으로 커다란 목소리로 응원을 하고 있었다. '저들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겠지...' 자신을 비롯해 대전 시티즌을 응원해주는 서포터즈들을 기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선 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야 했다. 현준의 생각으로는 그라운드 위의 축구선수란 그러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준이 대전 시티즌에 들어오기 전의 대전이었다면 계속된 연패나 무승에 주눅이 든 채 경기를 플레이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의 대전 시티즌은 결코 움츠려들지 않았다. 예전과는 달리 월등하게 늘어난 서포터즈들이 뒤에서 응원을 해주고 있었고 7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어떤 팀이든지 이길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맹렬하게 FC 서울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김현준!!!" 한 달여 정도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고창현은 거칠게 몸싸움을 벌였고 서울의 선수를 상대로 공을 빼내더니 재빨리 김현준에게 짧게 패스를 이었다. 현준이 공을 받자 곧바로 FC 서울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한윤이 현준을 압박하기 위해 달라붙었다. 34세의 노장선수와 22세의 신예의 대결이었다. "읏!" 귀네슈 감독이 요주의로 손 꼽은 선수였다. 말도 안 될 정도의 경기기록. 더군다나 이번 경기에 현준이 골을 넣으면 8 경기 연속골로 한국 축구역사상의 대기록이 세워진다. 그리고 그 기록의 불명예를 FC 서울이 얻을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김한윤은 결연한 표정으로 현준이 무엇을 할지 온 신경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제칠까...? 아니면 패스...?' 몸싸움은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노련한 선수여서 그런지 자신이 무엇을 할지 예측하며 발을 놀리고 있었다. 역시나 경험은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준은 직접 경기를 이끌어나가기로 생각했다. 8경기 연속골이 탐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마땅히 자신의 패스를 받아 서울의 수비를 제치고 슈팅을 날릴만한 선수가 없다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툭! 살짝 공을 쳐내며 현준의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엄청난 스피드. 하지만 김한윤은 그럴거라고 예상이라도 한 듯 현준을 따라가며 진로를 막았다. 현준의 톱 스피드는 리그에서는 따라올 선수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은 예전의 K 리그 경기에서 이미 드러난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굳이 따라 잡는 것 보다는 진로를 막아 톱 스피드를 내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이 몸을 낮추며 공을 몰고 한윤에게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이 자식이 미쳤나...?!' 거리낌없이 밀어붙이는 현준의 모습에 한윤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이대로 있으면 곧바로 반칙이었다. 한윤이 공을 뺏기 위해 발을 내뻗는 순간 곧바로 현준의 발목에 힘이 들어가며 꺾였다. 바깥쪽 발로 공을 툭 밀친 후 재빠르게 안쪽으로 공의 방향을 트는 기술. 플리플랩이 현준의 몸에서 펼쳐졌다. 와아아아아!!!! 한윤이 잠시 머뭇거리는 재빠르게 공을 빼내 달려나가는 현준의 모습에 퍼플크루의 함성이 크게 터져나왔다. 해외 축구에서만 보던 화려한 개인기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완벽하게 펼쳐냈다는 흥분감이었다. 단숨에 자신을 마크하던 한윤을 제친 현준은 빠른 스피드로 FC 서울의 패널티 안쪽까지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패널티 라인에 들어서자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두명의 수비수를 보고 살짝 오른쪽으로 치고 달리며 슈팅모션을 취했다. "이잇!!!" 이정도의 거리에서 제대로 슈팅을 때린다면 골이 나오기 쉬웠다. 더군다나 현준의 골 결정력은 대단하다고 평가되고 있었기에 진규는 이를 악 물고 슬라이딩 태클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페인팅이었다. 이미 악마의 기운으로 얻은 능력을 통해 진규의 근육 움직임을 살펴보고 그가 무슨 행동을 취하려는지 예상했던 현준이다. 촤아악!!! 잔디가 갈렸지만 이미 공의 위치는 왼쪽으로 꺾인 상태. 그렇게 진규의 태클을 무효로 만든 현준은 한걸음 더 앞으로 다가서고는 FC 서울의 골키퍼인 김호준이 막고 있는 골대를 향해 슈팅을 날렸다.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발에서 떨어진 공은 골그물을 흔들었고 곧바로 골을 인정하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와아아아!!! 어마어마한 함성. 대전의 서포터즈 퍼플크루가 들썩였다. 그리고 그런 서포터즈의 함성에 현준을 포함한 다른 대전선수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휴지 폭탄과 함께 빠른 속도로 걸개가 걸리기 시작했다. 김현준의 8경기 연속골 기록.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공격수중 하나인 황선홍과 김도훈이 세운 대기록과 맞먹는 타이기록이었다. ============================ 작품 후기 ============================ 춤추는왼손 > 네. 집중이 잘 안되서 그런가...점점 시간이 늘어나는듯... 하그리브스 > 그것도 맞는말인듯...축구와 학벌의 관계가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여자 에이전트라...괜찮네요. 고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감하시고 댓글은 곧 연참. 00063 현준, 유명해지다 =========================================================================                            서포터즈가 흔드는 대전 시티즌의 깃발이 바람에 나부꼈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온 힘을 다해 깃발을 흔드는 서포터 몇몇의 모습으로 인해 더욱더 끓어오르는 열정을 응원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더욱이 FC 서울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마찬가지로 연고지 이전으로 북패라 불리며 K 리그 팬들에게 욕을 먹는 팀 중 하나였다. 간간히 퍼플크루 쪽에서 과격한 말투도 튀어나왔지만 퍼플크루와 수호신 둘다 자중하며 순수하게 열정적으로 응원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38분 다시 한번 대전 시티즌이 찬스를 잡았다. 와아아아!!! 8경기 연속골의 주인공이자 이제는 대전 시티즌의 자랑거리가 되어버린 선수 현준이 권집의 패스를 받고 패널티 라인으로 공을 몰며 달려들어가자 퍼플크루 대부분의 관중들이 아까와 같은 멋진 골 장면을 기대하며 일어서서 환호성을 질렀다. 그에 반해 FC 서울의 서포터즈 수호신은 연신 야유를 내뿜었다. 하지만 현준에게 있어서 야유나 환호는 전혀 부담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기계같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순수하게 흡수한 양으로 축구 실력을 만들어주는 악마의 기운 때문이다. "김현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현준은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스트라이커 박성호에게 짧게 패스를 찔러넣었다. 김진규가 뒤늦게 발을 뻗었지만 빠른속도로 날아간 패스는 정확하게 성호에게 연결되었다. 조금만 더 들어간다면 골 에어리어까지 근접한 상황! 그리고 완벽한 찬스에서 박성호는 자신이 프로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대전 시티즌 무서운 돌풍! 과연 최다연승 기록을 세울까? [K 리그 = 김민철 기자] 대전 시티즌의 돌풍은 아직도 현재진행중이다. 대전 시티즌은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FC 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김현준, 박성호, 바벨의 연속골로 2-3 승리를 거두며 8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로써 대전 시티즌은 부산(98년), 수원(99년)에 이어 프로축구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역대 8연승팀은 이제까지 모두 K 리그 우승을 차지한 만큼 대전이 이런 돌풍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면 앞으로 있을 2009 K 리그 쏘나타 챔피언쉽의 우승이라는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 프로축구 최다 연승기록을 수립한 팀은 부산 대우가 98년 5월 20일부터 7월 26일까지의 8연승과 수원 삼성이 99년 7월 26일부터 8월 29일까지의 타이기록이다. 앞으로 다음 경기인 10월 3일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대전 시티즌은 K 리그 역사에 남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최다연승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은 아이보리코스트의 아셀 아비드잔. 아셀아비드잔은 88월 8월 17일부터 94년 6월 19일까지 무려 5년 10개월간 108연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지니고 있다. 또한 대전 시티즌의 김현준 역시 이번 경기에도 골을 터드리며 K리그 8경기 연속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현재 K 리그 기록인 황선홍, 김도훈 선수가 세운 8 경기 연속골과 맞먹는 타이기록. 과연 김현준이 다음경기에서도 골을 터뜨려 신기록을 세울지도 주목이 된다. "화아...대단하네." "뭐가?" 연지의 말에 혜나가 연습을 중단하고 연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진언니 애인. 현준오빠 있잖아. 신문에 대문짝하게 났는데." "에에? 진짜?!" 다른 사람도 아닌 현준이었다. 재빨리 쪼르르 달려가 신문을 낚아챈 혜나는 신문기사를 꼼꼼하게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대전 시티즌의 최다연승기록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신문에 나타난 김현준의 사진과 마지막에 나온 현준이 대기록을 작성했다는 기사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아아...현준오빠. 역시 멋져." 축구장에서 봤던 그 모습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지 볼을 불그스름하게 물들이는 연지다. 비록 수진의 애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요즘들어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게 자신에게로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아!!" 다시 한번 신문의 사진을 보고 살짝 입을 맞추려던 혜나는 갑작스럽게 신문을 확 채가는 손길에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잠시 음료수를 뽑으러 나간 수진이 싸늘한 표정으로 혜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헤...헤헤헤..." "혜나야? 방금 무슨 짓 하려고 했지?" 상냥한 말투하고는 말이 온 몸에서는 살벌한 기세를 내뿜는 수진의 모습에 혜나는 고개를 침을 꿀꺽 삼키며 변명아닌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그러니까 에...눈에 땀이 들어가서 잘 안보여서 가까이서 보려고 했을 뿐이예요." "그래? 그럼 나중에 언니가 안경하나 해줄게. 렌즈도 괜찮겠지?" "네...네. 괜찮아요."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혜나의 모습에 수진은 신문을 펼쳐서 기사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대전 시티즌의 8연승과 현준의 8경기 연속골이라는 대기록. 분명 축하해야할 소식인데 가슴 한켠이 답답해지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때만 하더라도 그를 응원하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K 리그를 진동하는 선수가 되어 있었다. 경기가 흘렀다하면 치솟은 몸값과 그를 따라다니는 팬들. 그에 반해 자신은 고작 미모만 좀 될 뿐, 아무런 인기도 없는 아이돌에 불과했다. 이제까지 사귀웠던 신뢰감으로 인해 그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거라고는 굳게 믿고 있었지만 요즘엔 그런 생각마저도 엷어지고 있었다. "하아..." 그는 알까?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할때는 단지 섹스를 할 때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런 수진의 모습을 보던 연지가 입을 열었다. "언니." "응?" "무슨 고민있어요? 별로 얼굴이 안 좋아보여요. 형부기사 보고 그러시는거 같은데...둘 사이 요즘에 안 좋아요?" "응? 그런 건 아닌데...모르겠다." 매번 통화도 꼬박꼬박하는 것을 보면 서로의 사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열등감이라고 할까? 왠지 현준의 옆에 내가 어울리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도 말이다. "형부 요즘 인기 많아서 그런거예요?" "뭐...그런것도 좀 있고." "그러면 또 다른 것도 있어요? 아...! 설마 바람?" 연지의 특징 중 하나는 굉장히 눈치가 빠르다는 점이다. 단순히 수진의 표정만으로 지레짐작하고 말한 연지지만 그런 연지의 말에 수진의 얼굴색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서희연...' 단 한번밖에 보지 않았지만 이름만큼은 톡톡히 기억하고 있는 여자다. 현준의 방에 놀러왔던 현준의 후배. 현준이 내셔널리그의 대전 한수원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그와 만나면서 그런 여자가 있다는 얘기는 단 한번도 못 들었었다. 대학교 이야기도 잠깐 들었었다. 그렇게 활발한 성격이 아니었기에 친한 남자친구 몇몇과 재미있게 다녔다는 이야기였다. 간간히 여자이야기도 나오긴 했었지만 현준의 말에 의하면 단순히 이름만 아는 그런 사이에 불과했다. '분명...현준이 인기가 많아지니까 꼬리를 치는 게 분명해.' 현준이 바람을 피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전혀 싫어하는 기색 없이 통화할때마다 언제나 잘 받아주고 만나고 싶다고 말할때마다 같이 데이트를 해주는 현준이 바람이라니? 수진이 입술이 질끈 깨물렸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 생각을 하더니 재빨리 핸드폰이 들어있는 자신의 가방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 수진의 모습에 두 멤버의 시선이 수진에게로 쏠렸다. 뚜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약간의 통화음. 그리고 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진이?] "응. 자기야. 뭐하고 있어?" "읔..." 간드러지는 수진의 목소리에 혜나와 연지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 한 명은 수진의 염장질에 의한 피해자였고, 한명은 수진의 전화를 받은 현준을 가슴에 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곧 다음편 올려드릴께요. 1시간정도 걸리려나...자게보다가 그만...그럼 이따가 뵐께요. 00064 현준, 유명해지다 =========================================================================                            [지금 훈련중인데...?] "아! 그...미...미안. 괜찮아? 나 때문에 혼나는 거 아냐?"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종종 이랬기에 수진은 재빨리 말을 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현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니. 혼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빨리 가보긴 해야겠다. 운 좋게 잠깐 휴식할 때 전화가 왔네.] "이히히히...자기랑 나랑 필이 통해서 그래. 우린 천생연분인가봐." 다시 한번 두 멤버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연지는 간지러워 죽겠는지 끅끅 거리는 신음소리를 내며 연습실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고, 혜나는 불꽃이 화르르 튀는 눈동자로 수진의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쿡. 응. 알았어. 그럼 이따가 내가 연락할게. 사랑해.] "아...! 나...나도 사랑해." 그렇게 말한 후 현준이 전화를 끊었고 수진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끊긴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사랑한다는 말. 그렇게 많이 들어봤지만 섹스를 할 때를 제외하고는 현준의 입에서 들어본 적이 없던 말이었다. 사랑이란 단어의 위력때문일까? 아까 느꼈던 이상한 느낌은 온데간데 없었다. "자자! 빨리 연습하자. 우리도 열심히 해서 다시 앨범내야지." "네에..." 현준과의 통화가 끝나자 박수까지 치며 의욕이 넘쳐흐르는 수진의 모습에 혜나와 연지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끄덕거릴 뿐이었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씨인가 봐요? 오빠." "아...응." 전화를 끊어진 것을 확인한 현준은 핸드폰을 침대 밑으로 떨어뜨린 후 자신의 남성을 만지작거리는 희연을 바라보았다. 하얀색 반팔티만 입고 있는 희연의 모습은 굉장히 요염해보였다. "어때요...오빠? 좋아요?" "글세..." 현준의 남성을 잡고 위아래로 만지작거리던 희연은 현준의 대답에 천천히 현준을 눕히고는 현준의 다리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헤에...하음..." 현준의 남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던 희연은 곧 입에 뜨거운 남성을 머금고를 맛있는 사탕을 음미하듯 천천히 혀를 굴렸다. 방금전 현준이 애인과 통화한 행동에 대해 조금 화가 나기는 했지만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 현준의 곁에 있는 것은 자신이었다. "흐음..." 부드러운 희연의 혀와 입술이 자신의 남성을 압박하자 현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쾌감을 느끼며 낮은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조금씩 희연의 움직임이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츄릅...츕..." 희연이 기다란 아이스크림을 빨듯이 고갯짓을 하며 현준의 남성을 잡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런 희연의 행동에 현준은 쾌감을 느끼며 그녀를 감사하고 있었다. '어차피 나한테는 아무런 존재도 아니니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도구. 희연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현준에게 있어서 희연의 존재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무심한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희연은 황홀한 표정으로 현준의 남성을 부여잡고 핥아내리고 있었다. "츕...흐응...음..." 볼을 홀쭉하게 만들 정도로 빨아들이고 코로 남성을 비비적거리는 듯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는 희연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현준 역시 성욕이 조금씩 끌어오르기 시작하는지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었다. "오빠...하시게요...?" "응. 못참겠네." 현준의 말에 희연이 몸을 들어 현준을 감싸안고서는 입을 열었다. "어...어땠어요?" "꽤 좋았어. 아주. 사랑스러운걸?" "지...진짜요?" 현준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희연의 얼굴이 활짝 밝아졌다. 사랑스럽다니?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 계속해서 현준의 남성을 애무해주고 싶었지만 현준의 손길에 따라 침대에 몸을 눕히며 이번에는 현준의 애무를 받기 시작했다. 천천히 희연의 가슴을 쓰다듬던 현준은 혀끝으로 그녀의 분홍빛 유두를 톡톡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치 포도를 먹는 것처럼 강하게 빨아당겼다. "흐응...으응...읏!" 희연의 약한 성감대를 건드린 것일까? 좌우를 번갈아가며 천천히 애무를 하는 현준의 행동에 희연은 입에서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며 간헐적으로 몸을 한, 두번씩 강하게 튕겼다. "아흥...아아...오빠..."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단단한 남성을 희연의 음부에 넣고 비벼대기 시작하자 희연의 신음소리가 점점 높아지더니 급기야는 울먹이는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력이 그녀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머릿속에 감당할 수 없는 쾌감이 계속해서 밀려온 탓이다. "아...아아...아아흑!!! 아아!! 오빠!! 현준오빠!!! 사...사랑해요!" 그리고 천천히 현준의 남성이 삽입되자 희연은 머릿속에 벼락이 내려치는 느낌에 그대로 현준을 강하게 끌어안고 몸을 끌어안았다. 삽입을 하자마자 느껴버린 절정에 조금 쉬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현준의 행위에 희연은 다시 신음성을 내뱉었다. "흐윽...흑...아아!!!" 현준이 허리를 움직일때마다 점점 정신이 아득해져 오고 있었다. 삽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절정에 오른 몸은 연신 찐득한 애액을 토해내고 있었다. 적어도 현준이 만족할때까지 버틸 생각이었지만 예전과 마찬가지로 결국 5분도 채 안되어 기절해버린 희연이다. 그리고 그런 희연의 몸을 현준은 아무런 배려도 없이 거칠게 탐하고 있었다. "기절했는데? 역시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순수한 마력의 지배를 받는 건 불가능하지." "희연이 있는데 이렇게 나타나셔도 되나요?" 현준은 리리스의 등장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하지만 리리스는 자기일이 아니라는듯 싱긋 웃고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어차피 기절했잖아? 일어날 때 쯤이면 사라지지 뭐. 게다가 내 모습을 본다고 해도 과연 내가 누군지 알까?" "그건 아니지만..." 마왕 리리스. 악마라고는 하지만 그녀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어디까지나 엄청나게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과연 누가 악마라고 생각을 할지도 의문이었다. 천장에서 쑤욱 나타나는 등장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 희연은 리리스를 보고 자신의 또다른 애인이라고 생각할 지도 몰랐다. "대신에 그녀가 나한테 질투를 느끼고 해꼬지를 한다면 죽여버릴꺼야." "하하..." 너무나도 간단하게 말하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하기사 그녀는 악마다. 정확히 악마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는 규정할 수 없었지만 인간의 목숨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만큼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직접 인간을 죽이는 모습은 본적이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나타나신거예요?" "질투심 때문에. 그리고 겸사겸사 볼일도 있어서." "질투...?"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엎드려 자고 있는 희연을 바라보았다. 매끄러운 나신에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멍자국이 듬성듬성 보였다. "수진이라고 했던가? 그 여자에게서 질투를 느끼나 본데. 꽤나 강력한 기운이라고 흡수좀 하려고 왔지." "흡수...요? 어떻게요? 설마..." 현준의 머릿속으로 알몸의 여자 둘이 응응대는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리리스는 그런 현준의 모습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뿐이었다. "꼭 그렇지는 않지. 섹스를 통한 흡수는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야. 굳이 안 해도 된다고. 그리고 난 이미 저 여자가 내뿜는 기운을 흡수했지." "빠르네요." "응. 그럼 이제 슬슬 즐겨볼까?" "즈...즐겨요?" 뭐를 즐긴단 말인가? 하지만 리리스는 이미 입고 있던 옷을 살짝 벗은 채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행위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정도로 현준은 멍청이가 아니었다. 옆에서 자고 있는 희연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애초에 무슨 상관이라는 생각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내가 희연을 만나는 이유는 단지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야.' 단순히 그녀는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한 도구일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던 자신에게는 상관이 없었다. 리리스가 말한대로라면 순수한 마력으로 인해 언제든지 섹스는 할 수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자신을 유혹하는 리리스를 덮치기 시작했고 곧 두남녀의 신음성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꽤나 힘들었는지 희연은 곤히 잠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下里巴人 , Τγυζτ > 토론이란 상대방과 내 의견을 다 들어고 이야기하는데 전혀 들을 생각을 안하니...어쨋든 흥분한 나도 잘못이지만 안그래도 별로 신경 안쓰려고요. 에너지 낭비였어요. 마법날개 > 전부터 있었죠. 크크크 몽인, 죽은새날다 > 움직이는 현지처 괜찮겠네요. ㅎㅎㅎ 아 조금 늦었네요. 그럼 즐감하세요. 뭔가 빠진듯해서 계속 고치다보니 어느새 1시간... 00065 현준, 유명해지다 =========================================================================                            11월 21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 K 리그 소나타 챔피언십 2009가 시작되었다. 11월 1일에 K 리그 30라운드가 종료되며 시즌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현준이 속한 대전 시티즌은 27라운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며 연승 기록을 9경기에서 끝내고야 말았다. 현준은 인천과의 경기에서도 1골을 터뜨리며 연속골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나갔지만 후반전 끝나기 직전에 터진 동점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무승부를 기록해야만 했다. 그리고 현준의 연속골 기록 역시 26라운드에서 2골을 터뜨리며 9경기 연속 골기록이라는 K 리그 신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29 라운드 강릉 종합 운동장에서 벌어진 강원 FC 와의 경기에서 상대팀의 거친 마크에 이기지 못해 교체를 당하며 결국 11경기 연속 골기록으로 기록을 세우는 것을 중단해야만 했다. "아직도 조금 아쉽지? 골기록 그렇게 깨진거." "아뇨. 괜찮아요. 지나간 일인데요. 그다지 신경도 안 쓰고 있었고."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이온 음료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꽤나 많은 양이었지만 훈련을 마치고 난 뒤라 그런지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게 탈이 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득점왕은 아쉽지 않았냐?" 현준이 2009 시즌 K 리그에서 세운 기록은 20골 9 어시스트. 14경기를 뛴 선수치고는 어마어마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득점왕은 21골을 기록한 전북 현대 모터스의 이동국에게로 돌아갔다. 29경기 21골. 그 탓에 대전 시티즌 팬들의 서포터즈 퍼플크루에서는 연신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현준이 단 한경기만 뛰었더라도 득점왕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불만 아닌 불만이었다. 고창현 역시 19경기에서 10골을 기록하며 득점순위 8위를 랭크했다. 도움 순위 역시 3위. 1,2 위는 전북 현대 모터스의 루이스와 에닝요였다. 현준은 9개를 기록하며 울산 현대의 현영민과 전북 현대 모터스의 최태욱과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괜찮아요. 베스트 11에 들어간 것으로 만족해요. 게다가 신인선수상에서 MVP 까지도 받았잖아요. 게다가 그...뭐? 판타스틱 플레이어상도 받았고요." "하긴...솔직히 그건 니가 안 뽑히면 뽑힐 사람도 없었어." 현준이 뽑힌게 당연하다는 듯 권집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로 득점왕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후기리그에서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보였던 현준이다. 그렇기에 MVP, 신인선수상, 그리고 'FAN'tastic Player 상이라는 것까지 받았다. 득점왕은 이동국에게 도움상은 에닝요, 감독상은 리그 1위를 차지한 전북 현재 모터스의 최강희 감독이 특별상은 울산 현대의 김영광과 경남 FC 의 김병지가 차지했다. "야...그래도 완전 2009 시즌의 대돌풍이었어.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칠줄이야..." "덕분에 준결승전까지는 시합도 없고 말이죠." 권집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K 리그 정규리그 시즌을 1위로 장식하지는 못했다. 워낙 1위를 한 전북 현대 모터스와의 점수차이가 현준이 들어올때부터 차이가 컸던 게 그 이유였다. 시즌 초반부터 현준이 합류했으면 가능했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대전 시티즌을 응원하는 서포터즈나 선수들에게 있어서 후기 리그는 그야말로 꿈과 같은 시간들이었다. 매번 패배나 무승부를 기록하던 K 리그 하위권에 머무르던 팀이 돌풍을 일으키며 2위로 시즌을 마쳤으니 말이다. 덕분에 구단주를 비롯해 단장 그리고 감독의 입에는 연신 웃음이 계속해서 걸려 있었다. 잘해봐야 10위권내에 들 것으로 생각했으니 2009 소나타 챔피언십에 나갈 뿐만 아니라 여차하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으니 말이다. "1라운드 경기 결과 나왔어요?" "아직 시합중이긴 한데. 곧 나오겠지." 다른 선수들은 숙소에 옹기종기 모여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FC 서울과 성남 일화 천마와의 경기와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 경기의 승자끼리 2라운드를 붙고 그중에서 올라온 팀과 준결승에서 대전 시티즌과 붙을 예정이었다. "내년에는 AFC 도 나가니까..." "아직 정확히 시즌 끝난 것도 아닌데요 뭐." "짜식. 1,2,3 순위는 무조건 AFC 챔피언스리그 2010에 나간다고. 내년에는 해외 여행좀 하겠는걸? 하하하하!" 뭐가 그리 좋은지 권집은 그렇게 말하고는 호탕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현준의 표정은 살짝 굳어있었다. AFC 챔피언스 리그. 대전 시티즌에 들어온 이후 그동안 보인 활약으로 현준의 몸값은 어마어마하게 뛰었다. 대전 시티즌 내에서도 핵심선수로 평가하고 다른 K 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단번에 끊어내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출전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었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가 없다는 점...' 다들 현준이 29 라운드 교체를 당해 연속골기록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현준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기도 했지만 희연의 개인적인 사정과 수진의 연습으로 맞물려 섹스를 많이 하지 못해 50%가 조금 안되는 기운을 흡수하고는 경기에 참여해야만 했다. 거기에 강원 FC 선수들의 거친 압박이 맞물리면서 전반전을 뛰고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만약 100%였다면 전반전만 뛰었더라도 계속해서 골 기록을 이어 나갈 수 있었을 게 틀림없었다. "해외까지 같이 나가서 흡수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할텐데..." "뭐가?" "아...아무것도 아니예요. 형."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싱긋 웃었다. 어느새 다 먹은 이온 음료병을 멋들어지게 손으로 던져 휴지통에 골인 시킨 현준은 다시 연습을 하기 위해 훈련장으로 향했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 않더라도 웬만큼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훈련을 하는 것이지만 거진 1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프로선수들과 함께 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악마의 기운이 없는 현준의 실력은 아마추어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아...제길. 짜증나. 간디. 죽여버리겠어." 입에 문 아이스크림을 와드득하고 깨물며 손을 어두운 기운으로 감싸는 리리스를 보고 멍하니 누워있던 현준에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그녀를 붙잡았다. 어떤 위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컴퓨터가 박살나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에...에디터!! 에디터 쓰세요! 에디터 있을 꺼예요!" "에디터...?" 발악에 가까운 현준의 외침에 리리스는 자신의 오른손에 모인 정체모를 기운을 허공으로 풀어내며 현준에게 반문했다. 그 모습에 현준의 고개가 엄청난 스피드로 끄덕끄덕거렸다. "일종의 치트키? 그런 건데 자원이나 병력을 무제한으로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예요." "편법이잖아. 그런건. 난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한다고." "편법 아니예요. 에디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래?" 눈에서 이채가 떠오르는 것을 보면 관심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그리고 재빠르게 인터넷으로 문명의 에디터를 검색해서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리리스에게 사용법을 알려준 현준이다.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컴퓨터를 비롯해 집, 아니 이 주위가 날아가는 꼴을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나저나 네 놈. 또 무슨 고민이지? 여자문제인가?" 에디터를 이용해 상대편을 손쉽게 밟던 리리스가 다시 침대로 가서 누워있던 현준을 보며 말했다. 계약을 맺은 상대인 만큼 직감적으로 현준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자신을 이런 고민에 빠뜨리게 만든 대상이 마왕인 리리스라서 그런 것일까? 현준은 침대에서 일어나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내년부터 해외로 나갈지도 모르는데 마땅히 악마의 기운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요." "그거야 네놈이 알아서 할 일이고." "읔..." 리리스의 매정한 대답에 현준이 한방 먹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기사 마왕인 그녀가 이런 것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다. 그녀가 현준에게 제공한 것은 어디까지나 악마의 기운을 쓸 수 있는 시계를 준 것으로 끝이니 말이다. "그냥 그런 고민이예요. 하긴 리리스님이 신경 쓸 일은 아니겠네요." "그거 나에 대한 도전인가?" "아...아뇨. 절대 아니죠." 조금은 불만스러운 감정이 드러난 탓일까? 자신을 노려보며 싱긋 미소를 짓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재빠르게 손과 머리를 저었다. 00066 현준, 유명해지다 =========================================================================                            "그냥 어떤 식으로 여자를 구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거예요. 전혀. 리리스님에 대한 도전이 아니랍니다." 조금은 비굴하게 보일 정도였지만 여기서 자존심을 세울 필요는 없었다. 애시당초 목숨이 걸린 일에 자존심을 세워서 뭣하겠는가?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혀를 쯧쯧차고는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이래서 인간이란 멍청하다니까. 해외까지 같이 나가서 섹스를 할 여자를 구하는 거 아니야?" "네...그렇죠. 희연이가 아무리 대전 시티즌의 광팬이라곤 해도 해외까지 나갈 여유는 없을테니까요. 구단에서 보내주는 것도 아니고...수진이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럼 에이전트를 구하면 되잖아. 여자로." "에이전트요...?" "멍청한 놈."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에이전트. FIFA 에이전트란 FIFA 가 공식 인정하는 각국 선수와 클럽들을 대리하여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공인된 자격을 지닌 사람들을 말했다. 선수들의 이적 및 연봉재계약 및 협상에 대한 업무를 체결하며 FIFA 가 공인한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해야했다. "에이전트라..." 솔직히 아직까지는 에이전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대전측에서는 재계약 의사를 물어오고 있었지만 그냥 해외에서 오퍼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도장을 찍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돈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여기서 조금 더 이름을 떨치다 보면 해외구단에서 오퍼가 들어오면 가야지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FIFA 규정에 보면 선수의 해당국가의 변호사 및 선수의 부모, 배우자등도 에이전트가 될 수 있다고 나와있지만 현준은 부모도 그리고 배우자도 없었다. "그냥 일찍 결혼해 버릴까..." 그렇게 되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악마의 기운을 다량으로 흡수할 수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하면 언제든지 기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곧 입을 다물었다. 결혼을 하는 것은 좋았지만 첫 번째로 악마의 기운을 다량으로 흡수할 수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고 두 번째는 컴퓨터로 문명을 열심히 하고 있는 마왕 리리스의 정체에 관한 문제였다. 결혼을 하게 되면 같이 살게 분명한데 일주일마다 리리스와 섹스를 해야하는 조건인 현준으로서는 결혼을 하면 문제가 일어날 게 분명했다. "결국 에이전트. 그것도 악마의 기운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여자를 구해야겠는데..." "찾으면 되잖아. 네 녀석은 K 리그에서 이름을 조금 날린 걸로 아는데 구단에서 에이전트 소개라도 시켜주지 않나?" 리리스가 맞장구를 쳐주자 현준은 혹시 그녀가 도움이라도 되는 말을 해줄까 싶은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몇 번 제안이 들어오기 했는데 사양했어요. 다들 남자였고 그다지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지 못해서요. 여자 에이전트가 있는지는 모르겠고요." "여자 에이전트라...내가 알기론 FIFA 공식홈페이지에 가면 국가와 협회별로 등록된 에이전트 이름이 나온다고 하던데 말이야." "진짜요?" 정말로 그렇다면 그곳에서 KFA 에 등록된 여성 에이전트를 찾아서 그 사람과 연결해 자신의 에이전트가 되어 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그만이었다. 물론 그 전에 충분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했고 말이다. "그럼 잠깐 컴퓨터를 좀 써도 될까요?" "나 게임 끝나고." "알았어요." 방법을 알았으니 급할 것도 없었고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게임이 끝났다. 워낙 에디터를 과도하게 쓴 지라 상대방이 반항하고 할 것도 없었다. 리리스의 진영에서는 현대병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에 비해 컴퓨터는 기껏해봤자 중세시대 병력으로 반항하고 있으니 애초에 게임이라도 상대가 안되는 게 당연했다. "에이전트...에이전트...큭..." 리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재빠르게 앉아서 FIFA 의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던 현준은 곧바로 인상을 구겼다. FIFA 공식 홈페이지는 영문으로 나와 있었기에 영어를 잘 못하는 현준으로써는 도저히 에이전트를 찾아볼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멍청하기는 그런것도 못하다니." "으음..." 현준의 손아귀에서 마우스를 뺏어 딸깍하며 클릭을 하는 리리스다. 애시당초 마왕인 그녀에게 인간의 언어란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했다. 단숨에 에이전트 목록을 찾아주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침음성을 내었다. "여...영어도 잘하시네요." "내가 모르는 인간의 언어란 없지."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물었다. 자신의 위대함을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왠지 모르게 그 모습에 귀엽다고 생각이 드는 현준이다. "그럼...에...어...?" KFA 에 등록된 에이전트 목록을 살펴보던 현준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는 리리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대한축구협회인 KFA에서 인증한 에이전트에 이상한 이름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리리스라는 이름이 대체 왜 있는 거야?!' 현준은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리리스는 그런 현준의 시선에 담긴 것을 아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하는지 아이스크림만 덥석덥석 입에 물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듯 리리스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아이스크림 봉지와 나무막대를 없애버린 후 말했다. "그냥 심심해서 봤지. 서류쯤이야 금방 조작했고." "......아니 애시당초에 리리스라는 이름이 통해요?" "이래봐도 주민등록증까지 있는 걸?" "아...아하하하..." 현준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리리스. 원래 류, 라, 리씨등은 쓸 수 없었다. 하지만 리씨, 류씨등의 두음법칙 강요가 헌법상 기본권인 인격권 혹은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해서 2007년부터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국사람이네요? 게다가..." 리리스의 모습중 어딜 봐서 한국사람이라고 평가할 구석이 있을까? 동양사람이라고 하기보단 서양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더욱 어울렸다.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다 알아서 한 거고. 시험도 다 봤고 말이야. 에이전트 자격증도 있지." "진짜로 시험...보신거예요?" "아니. 그냥 능력을 조금 이용했지." 주민등록증까지 있고 가끔 아이스크림을 사러 밖에 나갔다 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혹시나 에이전트 시험을 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다. 하지만 리리스의 대답에 현준은 몸이 굳어버렸다. 역시 마왕은 마왕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에이전트 시험을 보셨어요? 그것도 KFA 에 등록된?" "그거야 내 맘." "읔..." 장난스럽게 말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질린 듯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리리스가 KFA 에 등록된 에이전트던 아니던 상관이 없었다. 아무래도 인간이 아닌 마왕이라는 점 때문일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에게서는 악마의 기운을 애시당초 흡수할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KFA 에 등록된 에이전트를 마우스로 클릭하며 정보를 살피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가 힐끗힐끗 계속해서 모니터의 내용을 찾아보더니 또다시 냉장고에서 꺼내온 아이스크림봉지를 까며 말했다. "나는 어때? 에이전트로. 괜찮지 않아?" "기각요." "뭐어? 감히 마왕인 내가 부족하다는 거야? 죽여줄까?" 현준의 말에 리리스가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현준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파리처럼 빠르게 손바닥으로 빌며 대답했다. "아휴. 리리스님이 제 에이전트가 되신다면 저야 굉장히 좋죠. 하지만 문제가 있는걸요. 제가 에이전트를 구하려는 이유는 해외에서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를 찾기 위해서잖아요. 리리스님이 에이전트가 되신다면 악마의 기운의 흡수가 불가능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거죠. 리리스님이 제 에이전트가 되신다면 삼생의 영광이지요." "흐응...그런 문제라면 내가 알아서 하도록 하지." "네...네?! 아! 리리스님! 리리스님! 리리스! 야!!!" 현준의 목소리가 방안에 크게 울려퍼졌지만 어느새 리리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 작품 후기 ============================ 인기인 > 그게 어째서 황당한 설정인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장자연사건은 장자연이 잘못한게아니잖아요; 연예인을 성적 물건으로 이용한 사람들의 잘못이지 S신S유S > 그렇게 생각하면 맞습니다. 주인공은 굉장히 이기적인 인물입니다. 위선적인 인물이지요. 마법날개 > 네 진히로인은 정했답니다. ㅎ 00067 현준, 유명해지다 =========================================================================                            2009 K 리그 소나타 챔피언십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이 벌어지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는 수 많은 K 리그 팬들이 몰려들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K 리그가 아무리 팬이 없다고 뉴스에서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만 여명의 관중들을 이끌고 다니지 않는가? 게다가 2009 K 리그 시즌의 최강팀을 가리는 만큼 K 리그 팬들은 물론 팀들의 서포터즈 역시 구단의 개별적으로 혹은 구단의 지원을 받아 대전으로 속속 모여 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대전이 이길 수 있을까요? 언니?" "물론이지." 혜나의 말에 수진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전 시티즌. 가난한 시민구단인 탓에 대전 거지즌이라는 가슴 아픈 별명을 지닌 대전 시티즌은 후기리그 어마어마한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플레이오프(준결승전)에서 만난 망아지 축구단이라는 별명(마스코트가 천마)을 지닌 성남 일화 천마 상대로 김현준과 바벨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랐다. 그리고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김현준의 해트트릭으로 0-3으로 가볍게 승리를 거두나 싶었더니 후반전에 갑자기 수비가 무너지면서 이동국과 최태욱 그리고 루이스에게 골을 허용하며 다 이긴 경기를 3-3 으로 비기며 통한의 무승부를 거둬야만 했다. "당연히 이번에도 현준이가 해트트릭을 할꺼야." "하..." 해트트릭이 그렇게 쉬운 거였던가? 하지만 굳게 끄덕끄덕거리는 수진의 모습에 혜나는 그냥 그려려니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언니! 빨리 가서 준비 해야되요." 그리고 연지가 떠드는 두 여인을 불렀다. 그녀들이 이렇게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 온 이유는 단순히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시축 행사. K 리그 소나타 챔피언십 결정전에서 시축의 초대를 받아서 온 것이다. 불과 6강 플레이오프가 결정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TV에서 나오는 경기를 구경하던 레인보우 샤베트의 멤버들이다. 시축이라곤 꿈도 꾸지 못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누가 불러줘야지 가지 않겠는가? 그러나 며칠 전에 있었던 한 통의 전화가 그녀들의 운명을 바꿨다. "네. B.E 엔터테인먼트 마케팅팀장 고승우입니다." 연말에 있을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하느라 고승우는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빴다. 전부 '체리 쥬빌레'에 관한 일 때문이다. 올해를 뜨겁게 강타한 만큼 앨범 활동을 접었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체리 쥬빌레'를 찾고 있었고 방송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전화를 이어받은 고승우는 서류파일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전화를 받았다. "네. 어디시라고요? 대전...시티즌요?" 승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전 시티즌. K 리그의 축구팀 중 하나로 올해 후기리그 돌풍을 일으킨 팀이었다. 그런 팀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무슨 일로 전화를 했단 말인가?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승우는 자신의 선에서 처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축결정. 그것도 K 리그 챔피언 결정전이란다. 수 많은 팬들을 비롯해 많은 국민이 볼 수 있을 정도의 큰 경기였다. "아...알겠습니다. 그럼 시축자로는...?" 수화기 소리에 들려오는 말에 승우의 머리가 해머로 맞은 듯 크게 울렸다. 대전 시티즌측에서 말하는 시축자는 레인보우 샤베트. 체리 쥬빌레도 아닌 인지도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아이돌그룹이었다. "허 참...정말 레인보우 애들을 원했나?" "네. 그렇습니다." 영학은 승우의 말에 고개를 살짝살짝 까닥거렸다. 어째서 대전 시티즌측에서 레인보우 샤베트를 시축자로 결정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니, 굳이 알 필요도 없었다. 영학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과연 이 기회를 어떻게 이용하나였다. 시축자라고 해서 공을 차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특히나 아이돌그룹이면 말이다. 분명 그에 어울리는 공연도 있을 게 분명했다. "레인보우 애들의 준비는 어떻지?" "그게...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기는 한데..." "시축 날짜는 정확하게 언제지?" "12월 6일입니다." 승우의 말에 영학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금연실이기는 했지만 애시당초 그가 사장인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승우가 재빨리 다가와 불을 붙였다. 입안에서 차오르는 담배연기를 내뿜은 영학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중얼거렸다. "체리 쥬빌레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레인보우 샤베트라니..."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체리 쥬빌레'라면 시축을 하는 데 있어서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레인보우 샤베트'는 그렇지 않았다. 행여나 이번 시축을 하고 난 이후 욕을 먹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는 앨범은 물 건너 갈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놓치기엔..." "너무나 아깝지." 단숨에 인지도를 확 끌어올리고 고정시킬 수 있을 수도 있었다. 축구팬들이란 대부분 구매력이 있는 20대 이상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인물들이 수 만명이나 모여 있는 경기장에서 공연을 한다? 개인 콘서트를 벌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시축자 그것도 챔피언십 결정전과 같은 큰 경기의 시축자들은 뉴스에도 나올 만큼 사회의 관심까지 받을 수 있었다. 영학은 승우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현준의 모습을 떠올렸다. 대전 시티즌이 이렇게 레인보우 샤베트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왠지 모르게 그가 연관이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일단 레인보우 샤베트애들의 준비를 철저히 시켜야겠군.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 숙소엔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로 굴려야겠어." "네. 벌써부터 매니저에게 일러두었습니다." "역시 고승우 팀장은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일을 잘한다니까. 하하하!" 영학은 그렇게 웃으면서 책상위에 마련된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껐다. 과연 이 기회가 복이 될지 독이 될지는 자신들에게 달려 있었다. 그리고 필사적인 노력 끝에 결국 12월 6일에 벌어지는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의 시축자로 레인보우 샤베트를 결정하고 그녀들을 퍼플 아레나라고 불리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까지 보낸 것이다. "와아....사람 정말 많다." 경기장 밖만 하더라도 인산인해로 몸둘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은 대전 시티즌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시합인 만큼 대대적인 홍보로 대전 시민들을 경기장으로 이끈 것이다. K리그 클럽별 우승 횟수는 성남 일화 천마가 7회, 포항 스틸러스가 4회, 부산 아이파크가 4회,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4회, FC 서울이 3회, 울산 현대가 2회, 제주 유나이티드와 할렐루야 독수리가 1회씩 있었다. 대전이건 전북이건 이번에 우승하는 팀은 창단이후 첫 우승 만큼 각 팀들의 서포터즈는 이번경기에 사활을 걸며 선수들을 독려하는 응원을 하기 위해 모여드는 것이다. "자. 다들 모여봐." 팀내 최고참이자 주장인 최은성의 말에 모두들 은성의 곁으로 모였다. 그리고 은성은 모여든 선수들을 하나하나씩 얼굴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마지막 경기다. 그렇지?" "그렇네요. 이번 시즌도 끝이네요." "맞아. 참 재미있는 시즌이었어. 형은 올해가 37살이야. 권집 너하고 비교하면 띠동갑도 넘어. 물론 형이 이렇게 오래까지 뛸 수 있는 것은 골키퍼라는 포지션이 좀 크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97년 대전 시티즌이 창단될 때부터 무려 12년 동안 뛰면서 가장 긴장되는 경기가 있다면 바로 오늘 경기일꺼야. 매번 꿈에서만 그리던 경기를 뛸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야." 최은성의 말에 모두들 아무말 없이 입을 다물었다. 그가 느끼는 감동이 어떤 것이지는 다들 잘 알고 있었다. 대전 시티즌의 수호천황. 대전 시티즌의 한 팀에서만 무려 12년을 뛴 선수다. 레전드 중의 레전드급 선수였다. "다들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매번 중하위권에 있던 우리팀을 이렇게나 크게 끌어올려줬으니 말이야. 고생 많이 했다." "아니예요. 형. 형도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때문에 상대팀 슈팅 막느라고 얼마나 힘드셨어요." "큭큭큭...기억난다. 권집이 슈팅 피해서 은성이 형 얼굴에 제대로 맞은거." "아아...그거 피한게 아니라 궤도 예측을 잘못한거라고요!" 순간적으로 진지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선수들의 입가에 웃음을 걸렸다. 그렇게 한바탕 선수들기리 웃음을 터뜨리고 난 후 은성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감독님이 말씀하겠지만 어쨌든 오늘 경기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김현준." "네." 현준은 은성의 말에 대답을 하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은성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눈빛에는 무언가 의미를 담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대기록을 세우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현준에 대한 질투나 시기의 눈빛이 아니었다. 신뢰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도 자신들을 승리로 이끌어 줄 수 있을거라는 믿음의 눈빛이었다. "반시즌 동안 고생많았다. 진짜로." "아...선배님도 고생많으셨습니다." "형이라고 하라니까." 현준은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37살이다. 자신과 비교하면 무려 15살 차이다. 한마디로 현준이 중학교 2학년때 이미 결혼해서 애까지 있는 몸이었다는 이야기다. "아...알겠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형님." "내가 무슨 조폭인줄 알겠다. 어쨌든 너한테는 부담이 많이 갈지도 모르겠지만 잘 부탁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저번 경기처럼만 해라. 이번에는 형이 무슨일이있어도 3골은 안 내줄테니까. 해트트릭만 해." "그래. 형도 한 몫 보탤게. 공 그까짓거 날아오면 몸으로 때우지 뭐." "으...으음...노력해보겠습니다." 은성과 권집 그리고 주위 선수들의 환호에 현준은 무거운 신음을 흘렸다. 해트트릭.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이던가?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이번 경기를 위해서 악마의 기운을 90% 정도 흡수했다는 점이다. 저번 경기는 100%의 기운을 흡수했지만 그래도 90% 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으니 집중만 잘 할 수 있다면 가능할 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다들 키득거리며 웃기만 했다. 애시당초 해트트릭이 그렇게 쉬운 일이었으면 다들 손쉽게 골을 출렁출렁 넣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현준은 진지하게 이번 경기에서 어떤식으로 해트트릭을 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었다. "자! 그럼 나가서 이기자!" "대전 시티즌 파이팅!!!" 은성의 말에 따라 11명의 대전 시티즌의 선수들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대전 시티즌과 전북 현대 모터스의 마지막 챔피언 결정전이 곧 시작되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전설의유저 > 말해주면 재미가 없겠지요. 깜장이아찌 > 그렇지요. 이것도 말해주면 그닥 재미가 없는데...에이전트는 소설을 쓰기 전부터 설정해 놓은건데. 뭐 다들 축구선수와 에이전트 관계에 잘 아니;; 운도사 > 아 맞다. 연속골 기록 수정했어요. 검색해보니 나오네요. 어우 15년도 더 된 기사더군요. 이 시간에 글을 읽으실 분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신다면 즐감하시고 추천이나 선작은 별로 안바랄테니까 코멘트좀...글 쓰는데 종종 코멘트 보는 재미가 쫄깃하다는... 코멘트 = 연참! 그럼 좋은 주말요! 00068 현준, 유명해지다 =========================================================================                            [오늘 경기 참 관중들이 많이 오지 않았습니까?] [아무래도 대전 시티즌의 홈 관중 경기중 최다가 아닐 거라 생각되네요. 대전 월드컵 경기장이 꽉 찼어요.] 이제 곧 경기가 시작되었기에 방송시작 싸인이 들어가자 해설자와 캐스터의 말이 이어졌다. 대전 시티즌과 전북 현대 모터스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 1차전은 3-3으로 치열하게 경기가 끝난 터라 관중들은 이번 2차전에서도 화끈한 경기를 기대하며 경기장에 몰려들고 있었다. [대전 시티즌과 전북 현대 모터스, 전북 현대 모터스와 대전 시티즌. 두 팀 다 우승하면 구단 첫 우승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K 리그 우승팀은 8팀이 있는데 그중 할렐루야 독수리는 85년 도에 팀을 해체하고 아마추어팀으로 변환했으니까요. 아직까지 남아있는 팀은 7팀이죠.] [그렇다면 이번 경기의 승자는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이 되겠는데 아무래도 1차전 원정경기에서 3골을 넣은 대전 시티즌이 우세하지 않겠습니까?] [네. 수치상으로 따진다면 그렇겠지만 축구라는 것은 일단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해설을 맡고 있는 신연호가 큼큼거리며 대답했다.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며 2라운드부터 3위 밑으로는 떨어진 적이 없는 전북 현대 모터스. 그리고 후기리그 돌풍을 일으키며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할 정도로 엄청난 성과를 보인 대전 시티즌. 섣불리 승부를 장담할 수가 없었다. 1차전에서도 그랬다. 대전 시티즌이 3골을 먼저 넣으며 앞서갔지만 전북 현대 모터스 역시 포기하지 않고 결국 무승부를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어찌되었던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번 경기 주요 인물은 과연 누가 될까요?] [대전 시티즌은 역시 김현준 선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바벨선수나 고창현선수, 박성호선수도 위협적이지만 K 리그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운 김현준 선수는 정말 전북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지요. 대전의 미들라이커 아니겠습니까?] 미들라이커.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의 합성어인 미들라이커는 수비시 1차 저지를 맡는 데다가 공격시엔 측면은 물론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는 활동량이 굉장히 많은 보직이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미들라이커라고 한다면 첼시의 프랑크 램파드나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다. 어시스트는 물론 시즌 평균 10골이 넘는 기록까지 그만큼 현준이 대단하다는 신연호 해설위원의 평가였다. [그렇다면 전북 현대 모터스의 주요인물은 누가 될까요?] [아무래도 득점왕을 차지한 이동국선수가 있겠지요. 거기다가 도움왕을 차지만 루이스와 에닝요까지 막아야합니다. 그들을 자유롭게 놔두었다면 저번경기처럼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게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설명을 하는 동안 시축이 시작되었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공연이 시작되자 관중의 환호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레인보우 샤베트가 누군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예쁜 외모를 가진 아이돌이 노래를 부르니 그에 맞춰서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다. 그래도 간간히 레인보우 샤베트를 알아챈 팬들이 있었는지 각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는 환호성도 함께 터져나왔다. [요즘엔 아이돌도 이렇게 경기에 오고 참 좋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체리 쥬빌레'라는 유명한 그룹이 왔었는데 이번 그룹도 대단하네요.] [경기장에 오면 참 볼게 많죠. 선수들의 훈련모습도 볼 수 있고 서포터즈의 뜨거운 응원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하하하!] 시축 행사가 끝난 다음 행사가 이어지기 시작했고 K 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계팀에는 각 팀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명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전과 전북은 1차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선수들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중앙미드필더인 현준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대전 시티즌과 이동국, 주닝요, 루이스의 삼각편대로 대전을 화끈하게 눌러버리겠다는 전북이었다.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응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각 팀의 응원가들이 엄청난 소리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전북의 서포터즈인 MGB. Mad Green Boys 라는 단어를 줄인 말로 전북을 상징하는 색은 녹색이기에 그렇게 정해진 이름이다. 그리고 곧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불리자 Grand JEONBUK F.C 라는 곡이 MGB 를 통해 크게 울려퍼졌다. 승리하리라 전북 승리하리라 전북 승리하리라 전북 영원히 승리하리라!! [MGB - Grand JEONBUK F.C]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서 울려퍼지는 서포터즈의 곡은 장엄할 정도로 대단했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퍼플크루 역시 자신들의 클럽송을 목 놓아 부르기 시작했다. 영원토록 휘날려라 자주빛 투혼 모든이의 가슴속에 무궁하거라 진정한 용기로서 맞서 싸우면 무엇이 두려울소냐 전진! 알레. 알레. DCFC 알레. 알레. DCFC 폭풍처럼 몰아쳐라 대전시티즌 Forever 대전시티즌! [퍼플크루 - 클럽송 서포터버전.] [서포터즈의 응원들이 참 대단하네요. 유럽 리그의 응원들이 열광적이라고는 하지만 K 리그 역시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수원의 그랑블루나 서울의 수호신 같은 서포터즈의 응원은 유럽의 유명한 클럽 서포터즈의 응원과 비교될 정도로 대단하지요.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인 퍼플크루나 전북 현대 모터스의 MGB 역시 응원이 대단하네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한 광경에 캐스터와 해설자 역시 감탄을 터뜨렸다. 그리고 곧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센터서클에 놓인 공은 대전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고 이제는 팀을 이끄는 주축선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김현준이 조금씩 공을 몰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전북 선수들의 눈에 긴장감이 어렸다. '김현준은 반칙으로 끊거나 패스를 못하게 막아야 한다. 그리고 개인기도 무시 할 수 없으니 수비는 무조건 협력수비로 해라.' 경기 시작전 전북 현대 모터스의 감독인 최강희 감독이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1차전에서도 김현준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3골. 해트트릭을 내줬다. 이번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구단 첫 우승을 차지하려는 전북의 입장에서 김현준은 그야말로 요주의 대상이었다. 그래서인지 김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에닝요가 루이스와 함께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1선부터 강력하게 압박을 하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두 선수의 모습에 현준은 가벼운 개인기로 에닝요와 루이스를 제치고는 앞으로 달려나갔다. 와아아아아!!!! 그런 현준의 모습에 관중의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두명의 선수 그것도 개인기를 잘 사용한다는 브라질 선수를 상대로 개인기로 제치며 달려가는 현준의 모습은 그야말로 축구 영웅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엄청난 스피드로 깊숙히 전북의 진영까지 들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재빠르게 전북의 수비수 김상식이 현준을 강하게 밀었고, 현준은 어쩔 수 없이 중심을 잃고 그대로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할래?" "형이 차세요." "그래? 뭐...알았어." 프리킥을 전담하는 현준의 말에 길식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골대와의 거리는 30여 미터 정도 현준이라면 직접 슈팅으로도 연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의외였다. 하지만 길식이 그런 생각을 하던말던 현준은 현준 나름대로 이번 경기의 계획을 짜고 있었다. 조금만 더 들어갔으면 직접 중거리 슈팅을 때리거나 바벨에게 스루패스를 보내려고 했던 현준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파울에 끊겨야만 했다. '저번 경기보다 조금 거칠어 지겠는데...' 경기를 시작한지 이제 1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파울이 일어났다. 저번 경기에서도 집중 견제를 당해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일단은 전북 선수들의 견제를 피하며 그들의 체력을 빼놓을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계속해서 이런 파울을 당하면 언제 몸이 축날지 몰랐다. ============================ 작품 후기 ============================ 마법날개 > 성적묘사관련 쪽지는 받지 못했습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의 수위가 있으니까요. 제 글이 걸린다면야...와룡강님의 소설은 이미 끝났죠. 하지만 점점 글쓰는게 싫어지는 군요. 법의 테두리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재당한 채 글을 쓰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몇년후 우리나라의 인식이 바뀌면 음란이라는 기준이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요. 게다가 애시당초 전 글로써 먹고사는 전업작가가 꿈이 절대 아닙니다. 하라고 해도 싫어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힘든데 말이죠. 노블레스로 전업작가를 꿈꿀라면 한달에 3권이상의 분량을 꼬박꼬박 연재하고 그 작품이 제 작품정도의 인기가 있다는 가정하에 지금 기준으로 예상 삼백만원 받겠네요. 주말없이 매일 연재한다고 가정할때요. 4대 보험? 그딴거 없음. 하루 연재 안함? 베스트란 훅 나가면 다시 올라오는데까지 또 걸림. 연재 하루라도 안하면 끝임. 더 웃긴건 노블레스가 출판사보다 현실이 좋다는 거. 뭐 출판안해봐서 모르겠는데 출판했다고 떠드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실이 이런데 차라리 직장에서 일을 하고 말지... 용돈벌이식으로 글을 쓰는 것은 좋긴하군요. 근데 슬슬 일하고 병행하니까 무리가 오는듯.게다가 요즘은 비가 계속 내려 쉬는날에도 밖으로 나가질 않아서인데 나중에 되면 이리저리 사람들 만나느라 글 안쓸테고. 결론 - 애시당초 돈생각하지 말고 그냥 취미로 독자들의 반응때문에 올리고 싶을때 올리는 게 최고. 00069 현준, 유명해지다 =========================================================================                            "거기 코스 막아!!" 직접 슈팅을 때리기엔 먼 거리였지만 철저히 준비를 해서 나쁠 건 없었다. 더군다나 대전 시티즌의 현준은 이 거리에서도 몇 번 골을 성공시킨 적이 있었기에 전북 현대 모터스의 골키퍼인 권순태의 목소리는 더욱더 커졌다. 권순태의 지시에 수비벽이 조금씩 움직이는 순간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고, 현준이 찰듯 말듯 앞으로 다가오며 액션을 취하는 동안 김길식이 무섭게 왼발로 공을 밀어찼다. 그리고 그 순간 이런 세트 플레이를 연습했던 대전 시티즌 선수들이 전부 점프를 뛰었다. 탱!!! 이런 중거리 슛을 몇 번 넣은 기록이 있는 현준이 찰 거라고 굳게 믿었던 만큼 순태는 길식이 올린 공이 박성호의 머리에 맞을때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성호의 머리에 맞은 공은 골대 옆을 맞으며 골라인 밖으로 튕겨나갔다. 아아아아!!! "아우!" 전반 시작하자마자 선제골을 넣고 기분좋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었기에 안타깝게 골대를 맞고 밖으로 벗어난 사실에 퍼플크루의 안타까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성호 역시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안타깝다고 하더라도 이미 지나간 사실. 저 플레이를 계속해서 마음에 두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아아!!!" 시축을 했던 연예인들이 따로 구경을 하는 관중석에서도 안타까운 함성이 터져나오는 것은 마찬가지. 더군다나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르는 사실이긴 하지만 현준의 애인인 수진은 방금 플레이를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었다.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진짜...요만큼이었는데." 시축 연예인으로 왔지만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라 해도 무방했다. "그래도 이제 시합 시작이잖아요. 현준오빠가 곧 골 넣겠죠." "그렇겠지?" 연지의 말에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다시 제자리에 앉는 수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움인지 흥분 때문인지 다리를 들썩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왠지 팔불출이라고 느껴지는 연지다. 여자란 자고로 튕기는 맛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연지지만 리더인 수진을 보면 애인이 생기면 다 저렇게 변하나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혜나는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은근히 현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현준이 공을 잡을 때면 두 손을 꼭 모으고 집중하는 모습이 연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둘이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우면 참 보기 좋겠네..."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치정싸움. 그것도 대상이 같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 행여나 예능프로그램에 나가 말실수로 이게 스캔들로 터지면 기사거리도 보통 기사거리가 아니었다. 홈 그라운드라는 이점 때문일까? 원정경기에서 3골이나 넣은 만큼 대전 시티즌 입장으로써는 급할 게 없었다. 만약 오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낸다고 하더라도 원정골을 넣은 대전의 승리였다. 그 때문인지 전북 선수들은 전반부터 골을 넣기 위해 거칠게 대전의 선수들을 압박하며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야!! 우승제! 똑바로 안할래! 저번 경기처럼 내리 3골 내줄꺼야!!!" 비록 골대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K 리그 득점왕인 이동국에게 슈팅을 내주자 최은성이 수비수들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그런 은성의 말에 승제를 비롯한 대전의 수비수들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북이 자랑하는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의 삼각편대를 막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대전의 수비는 리그에서도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뛰어난 공격력으로 승리를 거뒀던 것인지 내준 실점도 만만치 않을 정도로 많았다. 간간히 권집과 현준까지 수비를 도왔기에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이다. "집!!!" 길게 찬 공이 고창현의 머리에 맞고는 권집에게로 이어졌다. 공을 받은 권집은 재빠르게 주위를 슥 둘러보고는 현준에게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받는 모습을 보자마자 바벨과 박성호가 재빠르게 전북의 진영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보낼까?' 슬로비디오처럼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달려오는 전북의 선수들이 눈에 보였다. 그와 동시에 수비수를 달고 전북의 진영으로 뛰어나가는 팀 동료들의 모습도 말이다. 스루패스를 보내려면 보낼 수 있었다. 스루패스를 보내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능력들은 악마의 기운을 통해 최고조로 이끌어 있는 상태. 그 말은 즉슨 악마의 기운이 받쳐주는 한 경기장 내 어디서나 현준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패스를 보낼 수 있었다. "바벨!" 짧은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갔다. 그리고 현준의 선택은 바벨이었다. 김상식이 바벨을 따라 달려가고 있었지만 바벨이라면 충분히 스피드로 그를 제압하고 공을 따낼 수 있을거라는 현준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예술적이라고 까지 표현되는 날카롭고 아름다운 현준의 스루패스가 빛을 내뿜었다. 콰앙!!! 미드필더와 수비수진영을 꿰뚫고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에 정확하게 놓아주는 스루패스는 수준급의 공격수라면 누구나 다 탄성을 터뜨리는 완벽한 패스였다. 정교함은 물론 센스가 가득한 현준의 패스를 바벨은 스피드로 김상식을 제치고 이어받았고,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아아아!!! 하지만 이번에도 골로 기대했던 퍼플크루의 안타까운 탄성이 흘러나왔고 MGB 들이 모여있는 좌석에서는 뜨거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같은 K 리그 팀인 성남 일화 천마가 눈독을 들일정도로 기량이 인정된 골키퍼인 권순태는 바벨의 슈팅을 정확하게 예측하고는 힘차게 몸을 쭉 날려 손으로 쳐낸 것이었다. 말 그대로 슈퍼세이브! 그리고 위기가 온 뒤엔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이어지는 코너킥에서도 역시 높이 뜬 공을 펀칭으로 쳐낸 공이 전북의 미드필더인 진경선에게로 이어졌고 진경선이 루이스에게 빠른 패스를 찔러넣으며 전북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여기!!!" 루이스 공을 잡는 모습에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던 이동국이 재빨리 손을 들었다. 그리고 루이스는 길게 공을 띄어 이동국에게로 연결시켰다. 라이온 킹. 데뷔 초기에 머리가 길어 골을 넣고 뛰어다닐때의 모습이 사자 '심바'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그에 대한 팬들의 평가는 극과극이지만 그래도 이동국은 포항 스틸러스에 있었을 무렵 K리그 통산 46번째로 20-20 클럽에 가입했고 2007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미들즈브러에까지 입단한 경력이 있는 선수였다. 동양 선수중 드물게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고 왼발, 오른발 머리를 가리지 않는 슈팅력은 이동국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타고난 슈팅감각으로 한 박자 빠른 발리 슈팅을 정확하게 꽂아넣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동국은 루이스가 연결시킨 공을 그대로 발리슛으로 연결시켰다. "안돼!!!" 정확하게 맞았는지 골대로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공의 모습에 최은성이 공을 펀칭으로 쳐내기 위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이미 공은 골라인을 지나 골대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와아아아아!!! 골라인 안으로 공이 들어가며 그물이 철렁거리자 전북의 서포터즈 MGB 의 서포터즈석에서 화산이 폭발할 듯 어마어마한 기세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그들 뿐만 아니라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코치 선수들도 만세를 불렀다. 엄청난 발리슛이었다. 입술에 손가락을 대었다가 뗐다 하는 이동국 특유의 세리모니까지 흘러나오자 녹색의 전북 유니폼을 입은 서포터즈의 환호성은 더욱더 커졌고 전북 현대 모터스의 응원 깃발이 힘차게 펄럭였다. 00070 현준, 유명해지다 =========================================================================                            "아아아!!!" 순식간에 먹혀버린 골. 그 탓에 방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신나게 응원을 하고 있던 퍼플크루와 대전 시티즌을 응원하던 관중석은 정적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선제골을 먹힌 것이다. "아아..." 몇몇 친한 퍼플크루 멤버들과 얼굴에 대전 시티즌의 앰블럼까지 멋들어지게 페인팅을 해가지고 온 희연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괜시리 현준의 완벽한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바벨에게 원망이 쏠렸다. "바벨도 바벨이고...그 짜증나는 레인보우 샤베트 때문이야..." 좋은 분위기에서 너무나도 순식간에 선제골을 허용했던 탓일까? 희연의 분노는 선수들이 아닌 레인보우 샤베트로 흘렀다. 더군다나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은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여자였다. 자신만의 남자인 현준을 낚아채려는 여우. 수진에 대한 희연의 평가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 탓에 레인보우 샤베트가 오늘 시축자로 왔다는 소리에 말도 안된다며 소리를 질렀던 희연이다. 애시당초 인기도 전혀 없는 아이돌을 왜 초대했는지 이해도 되지 않았다. 차라리 '체리 쥬빌레'라면 모를까 말이다. "아직 경기 안 끝났습니다! 이럴때야 말로 더 크게 응원해야죠!" 선제골 때문일까? 축 쳐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퍼플크루의 응원단장이 애써 북을 두드리며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정말 대단한 슛이었죠?] [그렇습니다. 대전으로써는 아주 깜짝 놀랐을거예요. 이제까지 기세 좋게 나갔다가 제대로 한방 얻어맞았거든요.]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신연호 해설자가 흥에 겨운 목소리가 말했다. 신연호가 전북 현대 모터스의 팬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축구를 중계하는 해설자로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펼치다가 역습으로 그것도 완벽한 발리슛으로 골문을 가르는 전북의 플레이에 감탄한 것이다. [루이스 선수가 제대로 올려줬어요. 이성운 선수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동국 선수를 마크하지 못했죠.] [안으로 뛰어들어가 자리를 잡는 이동국 선수의 플레이가 워낙 좋았어요. 이성운 선수 역시 갈팡질팡하고 있었어요. 워낙에 빠르게 전개된 역습플레이었고 이동국 선수뿐만 아니라 에닝요 선수도 쇄도하고 있었거든요. 둘 다 한방이 있는 선수니까 고민하던 찰나에 골을 먹혔죠. 권집 선수가 재빠르게 커버플레이가 들어왔는데 이미 늦었단 말이죠.] [아무래도 홈 경기인 만큼 대전이 약간은 우세하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되면 경기는 짐작할 수 없겠군요.]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시간은 충분하거든요. 대전이나 전북이나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이제부터 대전도 공격적으로 나올 게 분명하거든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자의 말대로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대전은 거칠게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현준이 있었다. 리리스가 재구성한 신체적 능력으로 강한 압박을 통해 애초에 공을 끊어내고 있었다. 삐익!!! 우우우우!!!! 현준의 강한 태클에 에닝요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전북의 서포터즈 MGB에서 커다란 야유가 흘러나왔다. 간간히 욕설도 섞였지만 애시당초 현준은 상관없다는 듯 공을 에닝요쪽으로 던지고는 경기에 집중할 뿐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카드가 나오지 않을 정도의 반칙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현준이다. 더군다나 현준은 선수들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심판들의 움직임 역시 볼 수 있었다. 행여나 심판이 딴 짓을 하면 곧바로 반칙이 이어졌다. "이 새끼 정말..." 그리고 전북의 중앙 미드필더인 임유환 그런 현준의 교묘한 반칙에 짜증이 나는 듯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2003년 교토 상가 FC에서 프로선수생활을 시작해 전북 현대, 울산 현대를 거쳐서 다시 전북으로 복귀한 미드필더인 그는 현준의 교묘한 플레이에 점점 짜증이 나고 있었다. 자신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전북 선수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지만 현준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제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준의 활약으로 전북의 역습을 점점 끊어내던 대전은 공을 잡을때마다 전북의 진영으로 넘어가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전반 24분 동점골을 터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쪽!!!" 태클로 공을 뺏어낸 황지윤은 옆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고창현에게 공을 내주었고 고창현은 자신의 앞을 전북의 선수가 가로막자 다시 황지윤에게 공을 패스를 했다. 깔끔한 원투패스에 전북의 선수를 제치고 여유가 생긴 황지윤은 뒤쪽에서 달려오고 있는 현준의 앞에 공을 살짝 밀었다. 키이잉!!! 현준은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지면서 방금전까지도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박동이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점점 세차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악마의 기운을 이용한 능력의 발동. 황지윤이 태클로 공을 뺏어낸 후 고창현에게 받을때부터 뒤쪽에서 달리기 시작한 현준이다. 그를 마크하고 있던 임유환은 자신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뒤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패널티 에어라인 밖에서의 중거리 슈팅. 거리가 있었지만 악마의 기운을 지닌 자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어떻게든 차도 유효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눈에 붉은색의 점이 빠른 속도로 전북의 골대안을 누비기 시작했고, 길게 쭉 뻗은 포물선이 그려지며 포물선의 끝에 81 이라는 숫자가 떠올랐다. 골을 넣은 확률 81%!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 현준이 마음을 먹는 그 순간 현준의 다리가 휘둘러지며 축구공이 대포알처럼 전북의 골대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리고 대전 월드컵 경기장 퍼플 아레나는 퍼플 크루의 환호성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선제골을 허용한 후 조마조마하게 동점골을 기다렸던 서포터즈 퍼플크루와 대전 시티즌을 응원하는 관중들이다.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에 걸맞게 엄청난 중거리 슈팅으로 현준이 전북의 골망을 가르자 현준의 이름을 찬양하는 응원가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믿었던 영웅은 서포터즈와 팬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이 자식 잘했어!!!" "진짜! 짱이다!!!" "지윤이 형이 잘 밀어...컥!! 으악!!!" 현준의 중거리 슛이 들어가자 가까이 있던 황지윤과 고창현이 재빨리 다가가 현준을 덮쳤다. 현준 역시 자신에게 공을 밀어준 황지윤과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손을 들어올렸지만 뒤에서 목을 감싸고 넘어뜨리는 고창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수들에게 깔려야만 했다. 동점골이 터진 이후 다시 추가골을 넣기 위한 서로의 자존심 싸움이 시작되었다. K 리그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한판 승부.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시합이었다. [경기 재미있게 흘러가는데요? 동점골이 터지고 난 후 계속해서 위협적인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어요.] [네. 전북의 삼각편대와 대전의 김현준선수.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대결을 펼치고 있군요. 전북입장에서는 참 괴로울 꺼예요. 김현준 선수. 그다지 유명한 선수는 아니지만 K리그 팬들이라면 저 선수에게 당하지 않은 팀이 없지 않습니까?] 신연호 해설자의 말에 조연호 캐스터가 서류를 뒤적뒤적거리더니 현준의 정보를 찾고서는 읽기 시작했다. [김현준 선수. 프로데뷔 1년도 안된 선수죠? 올해 K리그 신인왕과 MVP 를 동시에 차지한 선수입니다. 차세대 박지성으로 불리우는 선수이기도 하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현준 선수는 박지성선수하고는 좀 플레이스타일이 틀리죠. 박지성선수는 넓은 활동량으로 플레이를 하는 반면 김현준 선수는 표현하자면 싸움꾼이거든요. 뛰어난 피지컬 능력으로 상대팀의 압박을 이겨내는 한편 위협적인 스루패스와 중거리 슛이 일품이죠.] 캐스터의 말에 현준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신연호 해설자의 칭찬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충남대학교 출신으로 휴학후에 내셔널리그 팀인 대전 한국수력원자력공사팀에서 반시즌을 뛰었는데 바로 3관왕을 차지하고 대전 시티즌으로 이적을 했는데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14경기 20골 9 어시스트. 이건 경기당 2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는 이야기예요. 정말 대단한 선수지요. 비록 후기리그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K 리그에 뛰기는 했지만 김현준 선수에게 골을 안 먹힌 팀이 없을 정도니 말이죠. 게다가 황선홍 선수가 지니고 있던 8경기 연속 골기록까지 깨버리지 않았습니까? 축구를 했다는 기록이 없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하고 있어요.] 대전시티즌의 돌풍의 주인공인 현준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그다지 없었다. 기껏해봤자 충남대학교 출신과 고아라는 점이 다였다. 중, 고등학교때도 축구부를 가입했다는 기록도 전혀 없었고 어디서 축구 생활을 시작했다는 기록도 없었다. 말하자면 허공에서 툭 튀어나온 선수였다. 그렇게 김현준의 칭찬을 자자하게 늘어놓던 신연호의 말을 듣던 조민호 캐스터를 곧바로 전북의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자 자연스럽게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해설자와 캐스터가 설명을 하던 말던 경기장은 연신 서포터즈와 관중들의 환호성 그리고 선수들의 고함소리로 가득차고 있었다. "김현준 막아!!!" 또 다시 현준이 공을 몰고 진영안으로 들어오자 상식이 재빠르게 안으로 파고들어가려는 바벨을 따라가면서 소리를 질렀다. 전반 종료까지 이제 4분여 정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적어도 이번이 대전의 입장에서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몰랐으니 잘 넘겨야만 했다. '어디 막아보시지!' 상식의 말에 손승준이 재빠르게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현준은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육체로 손승준의 수비를 힘으로 깨부수겠다는 듯 밀어붙이며 점점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애시당초 상대가 안되는 몸싸움이다. 프로 축구선수의 체격과 몸싸움 능력이 일반인하고 상대가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준은 인간의 신체가 아닌 마왕이 재구성한 신체였다. "큭!" 몸싸움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았기에 승준은 연신 발을 내밀어 공을 뺏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떡밥을 물고 튀는 물고기처럼 현준은 교묘하게 뺏길 듯 말듯 하면서도 쉽게 공을 뺏기지 않은 채 계속해서 안으로 진입해 들어왔다. '젠장...!' 대전 시티즌의 공격수인 바벨과 박성호는 다른 선수들이 마크하고 있는 상태. 패스할 공간도 없었지만 승준은 괜히 불안한 마음에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조금만 더 가면 직접 슈팅을 때려도 좋을 만한 거리였다. 하지만 다리를 내뻗어도 몸으로 밀어도 꿈쩍하나 하지 않는 녀석이었고 결국 승준은 굳게 마음을 먹고 현준의 유니폼을 잡아당겼다. 승준의 손에 잡혀 현준의 유니폼이 늘어지는 순간 심판이 반칙을 불기 위해 호루라기를 이에 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벼락같은 슛이 터지며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빨랫줄같은 일직선을 그리며 전북의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대전의 입장에서는 환상적인 그리고 전북의 입장에서는 얼굴을 감싸쥘만한 역전골이 터졌다. ============================ 작품 후기 ============================ 의원제마, 『나옹이』> 맞는말입니다. 하지만...제 입장에서 말하자면 저도 먹고는 살아야죠; 글만 주구장창 쓰고 있을수도 없고 친구도 만나야되고 일도 해야되고 말이죠. 글이란게 1시간동안 써야지 이러면 뚝딱 튀어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나옹이 같은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이제는 노블레스 수위 글쓰면 제재가 걸릴지도 모릅니다. 혹시 불이익 안받으려면 알아서 기어야죠. 양심이 있다면 매일같은 연참은 힘들지 몰라도 뭐 천천히 그래도 써야겠죠. NaviTales, 깜장이아찌, 이글재미없네 > 자유게시판은 신경 껐습니다. 이제. 알아서 놀라고 그러죠 뭐. 그럼 좋은 주말되시고! 즐감하세요! 00071 현준, 유명해지다 =========================================================================                            "이야!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는데요?" 전반종료와 함께 광고방송이 나간다는 싸인이 들어오자 2009 K 리그 소나타 챔피언십 챔피언 결정전의 중계를 맡고 있는 조민호 캐스터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료를 정리하게 시작했다. 12월 6일. 겨울에 벌어지는 경기인 만큼 중계석 또한 싸늘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치열한 공방전에 조민호 캐스터의 손아귀엔 땀이 가득해 있었다. "그러게. 1차전에서 3-3 무승부로 끝났다기에 객관적으로 전력이 한참 뒤지는 대전이 무승부로 나갈줄 알았는데 왕선재 감독이 제대로 맞불을 놓았어. 덕분에 관중들만 재미있게 됐지." 신연호 해설자의 말대로 전반전이 끝나 그라운드에서는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었고 연신 서포터즈는 화장실을 갈 시간도 아깝다는 듯 북을 두드리며 서포터즈 곡을 열창하고 있었다. 전반에 터진 3골로 인해 분위기를 활활 타오르게 만들었고 누구나 빨리 후반전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동국 선수의 골도 그렇게 전북도 대단하긴 한데...확실히 김현준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주는 위압감이 대단하네요. 교묘한 플레이도 그렇고." "그것도 그렇고 슈팅 정확성이 일품이야. 오늘도 유효슈팅을 2개를 전부 골로 연결시켰어. 내가 김현준 선수 기록을 보니까 이 선수 진짜 물건이야." "어떤데요?" 김현준의 광팬인 것처럼 연신 칭찬을 늘어놓는 신연호 해설자의 말에 조민호는 슬쩍 신연호가 내미는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감탄성을 터뜨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말이나 되는 기록입니까?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한 게 무려 70%가 넘네요?" 유효슈팅이란 슛을 했을때 골키퍼에게 막혔거나 골을 기록한 슈팅을 말한다. 골대를 맞고 그라운드 밖으로 나간 슈팅은 유효슈팅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골키퍼에게 접촉이 있거나 골로 연결시켜야만 한다. "놀라운 건 그게 아니지. 김현준의 슈팅이 유효슈팅으로 간게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라고." 놀라는 조민호의 말에 연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현준이 출전한 K 리그 후기리그 경기를 비롯해 플레이오프와의 경기까지 합산해 김현준의 슈팅은 총 33개. 그리고 그중 유효슈팅으로 이루어진 것은 무려 30개였다. 그리고 준결승전인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 전반전까지의 기록을 합쳐서 그 중 24골을 터뜨렸다. 연호의 말에 다시 기록을 살펴본 조민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고는 연신 기록을 바라보았다. "허 참...이건 무슨 기계 아닙니까? 아무리 프로선수라고는 하지만 메시나 호나우두도 이런 골 결정력을 보이지 못 할껄요?" "그만큼 확실한 기회가 아니면 슈팅을 때리지 않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거지. 괜히 김현준이 경기에서마다 MVP 를 차지하는게 아니라고. 정말 물건이야. 물건. 어디서 축구를 배웠는지 몰라도 진짜 잘 배웠어. 게다가 아무리 좋은 기회가 있어도 흥분도 잘 안하는 편이니까 정신력도 쓸만해." "괜히 K 리그 감독들이 김현준 선수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는 게 그냥 한 입발림이 아니었군요." 축구 선수의 기록이라고는 말도 안 되는 기록이다. 이런 기록은 게임에서나 나올 수 있었다. 아무리 K 리그가 세계의 유명한 유럽리그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은 하지만 어디까지나 종이 한끝차이다. 세계 유수의 팀들이 아니면 K 리그 팀들 역시 손쉽게 물러설 정도의 전력이 아니라는 말이다. "올해는 모르겠고 내년이면 유럽에서도 엄청나게 이적설 오겠군." "김현준 선수가 월드컵에 나갈 수 있을까요? 이정도의 기록이라면 박주영보다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거야 모르지." 연호는 앞에 놓인 식은 커피를 들이키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윙 포워드로 뛴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멀티플레이어 용도로도 충분할텐데 말이야. 골 결정력을 보면 후반 조커로 사용해도 충분할테고 말이야. 하지만 일단 반시즌 K 리그 기록 빼고는 내세울 만한 게 없어서 말이야. K 리그 MVP 인 만큼 국가대표 엔트리에는 충분히 뽑힐 자격이 있긴 있는데..." "확실히 그건 문제가 되겠네요. 큰 경기에 전혀 나가본 적이 없으니...게다가 A매치 기록도 없고." 국가대표 선수의 선발권한은 어디까지나 현 국가대표 감독인 허정무에게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말뿐이라는 것은 굳이 축구협회의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과거 외국인 감독들이 있었을 때 역시 선수 선발권한에 대한 알력이 얼마나 심했던가? 결국 허정무감독이 김현준을 쓰고 싶다고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큰 경기에 뛴 적도 그리고 K 리그 14경기에 불과한 김현준을 과연 협회가 선발하게 놔두겠냐는 문제였다. "허정무 감독도 고민이 좀 많을껄. 박주영이나 박지성, 이영표하고 이청용, 기성용, 김정우 정도는 필수적으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채워넣느냐가 문제겠지. 일단 화장실이나 먼저 갔다와야겠군." 자신이 이래저래 말해봤자 어차피 국가대표 선발은 국가대표 감독 고유의 권한이었다. 단지 외부의 압력이 있어서 문제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사회는 개인이 혼자서 결정한다고 모든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랬다면 학벌, 학연, 지연이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게다가 허정무감독이 김현준을 선발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신연호는 빈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화장실로 향했다. 후반전에 임하는 전북 현대 모터스의 경기는 전반전과 확연히 달랐다. 이제 남은 45분에 리그 챔피언이 되느냐 아니면 되지 못하느냐가 걸린 것이다. K 리그 우승상금? 그런 것은 중요하지도 않았다. K 리그 정규시즌 우승상금은 고작 3억. 컵대회라 불리는 피스컵 코리아 역시 1억원에 불과했다. J 리그 7위팀보다도 상금을 적게 받고 EPL 과 비교하면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진다. EPL은 중계권료를 포함하지 않고 우승상금만 1000만 파운드(환화 대략 170억원)가 훌쩍 넘는 만큼 일개 주전선수의 연봉도 안되는 K리그 우승상금 3억이라는 푼돈 따위에 연연할 필요는 없었다. 그깟 돈보다도 더욱 중요한 리그 우승이라는 자존심의 대결이었다. 리그에서 아무리 잘해서 1위로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해봤자 이 경기에서 지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홈경기에서도 3골을 내줬고 전반전 역시 김현준에게 2골을 내주고야 말았다. "공 보지 말고 선수 붙잡고!! 떨어지지마! 붙어!!!" 일방적인 공세는 아니지만 조금만 날카로워지며 골문을 위협하자 그에 따라 바빠지는 것은 당연히 대전 시티즌의 골문을 지키는 수호천황 최은성이다. 축구는 많은 기회가 필요한 게임이 아니다. 단 한번의 기회라도 골로만 연결시킬 수 있다면 충분했다. 아무리 유효슈팅을 많이 때리고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어도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그 경기는 이길 수 없었다. 와아아아아!!! 조금씩 세밀해져가는 전북의 공격때문일까? MGB 의 응원소리가 더욱더 커져갔다. 비록 원정경기이긴 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인 만큼 많은 수의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은 만큼 그들의 목소리를 경기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였다. 뻐엉!!! 현준의 패스를 받아 기회를 노리던 바벨이 멈칫하는 사이 이요한이 재빨리 공을 클리어 하며 길게 차냈다. "아!!!" 높게 뜨는 공을 이성운이 헤딩으로 걷어내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판단 미스였을까? 공은 유유히 이성운의 머리위를 스쳐지나가며 루이스가 이어받았고 곧바로 전북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현준 역시 수비를 돕기 위해 엄청난 스피드로 돌아오고 있었지만 이미 루이스는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백업으로 달려온 권집의 태클을 피해 루이스가 한 타이밍 빠르게 에닝요에게 패스를 했다. "놓치지마!!!" 빠르게 굴러가는 공을 눈에서 떼지 않은 채 은성은 에닝요를 따라가는 우승제에게 소리를 질렀고 에닝요는 공을 잡지 않고 살짝 흘렸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선수는 2009 K 리그 득점왕 라이온 킹 이동국이었다. 철렁!!! 완벽한 찬스에서 터진 완벽한 골. 이동국의 표호와 함께 전북의 서포터즈 MGB 의 함성소리가 터졌다. 마치 자신들의 홈 경기장인 것처럼 광란에 빠진 MGB 들이었다. 최은성이 몸을 날렸지만 대포알처럼 빠른 속도로 골문을 뒤흔든 이동국의 슈팅이었다. "끈질기네요." "K 리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자존심이 있으니까 말이지." 현준과 마찬가지로 백업을 하기 위해 달려오다가 결국 자신의 골문이 흔들리는 모습을 확인한 성호가 현준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어차피 이렇게 쉽게 리그 1위인 전북이 물러날 거라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아무리 잘해도 경기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축구는 어디까지나 팀플레이었고, 현준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서 골로 연결시키거나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내는 장기말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대로 지고 싶지는 않았다. 비록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얻은 축구 실력인 만큼 프로선수만큼의 정신력이 자신에게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이왕 얻은 힘이고 육체까지 재구성된 마당에 누구보다도 잘 하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후반 23분.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00072 현준, 유명해지다 =========================================================================                            동점을 만든 전북은 일방적이다 싶을 정도로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전북의 플레이 스타일은 짧은 세밀한 패스를 통한 아름다운 플레이 보다는 선이 굵고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했다. 그렇기에 중앙에서의 아기자기한 패스보다는 날카로운 패스로 역전골을 노리기 위해 굵직굵직한 한방을 노리는 패스가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촤아악!!! 그리고 연이은 전북의 공격을 태클로 끊어낸 권집은 재빠르게 공을 소유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전반적이 끝나고 감독의 지시 및 선수들과 의논한 내용이 떠올랐다. 공을 소유하게 되면 공간이 생길 때 현준에게 공을 밀어주는 것. 현준의 볼 소유 능력은 타의추종을 발휘했다. 3명의 수비수가 마크하더라도 앞으로 전진은 못해도 뺏기지는 않을 정도니 말이다. '김현준! 받아라!!' 그리고 저 멀리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현준이 눈에 들어왔다. 창조적인 패스만큼은 K 리그 내 그 누구보다도 자신 있는 권집이다. 그리고 긴 패스가 이어졌다. 자신쪽으로 공이 날아오자 현준 역시 공의 낙하지점을 예측하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김상식이 현준을 수비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지만 악마의 기운을 지닌 현준을 막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와아아아!!!! 돌파를 할듯 말듯 좌우로 상체를 흔들다가 다리사이로 공을 빼내어 앞으로 치고 달려가는 현준의 모습에 북을 두드리며 응원을 하던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식간에 현준이 전북의 수비를 무너뜨리고 점점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돌파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슈팅? 패스?' 중거리 슈팅을 날리기엔 꽤 먼거리였다. 아무리 악마의 능력을 흡수했다고 하더라도 이정도 거리에서라면 성공률이 크게 낮아질 게 분명했다. 조금 더 완벽하게 골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두근! 두근!!! 거친 심장박동과 함께 자신의 축구화 스퍼트에 잔디가 밟히는 소리가 들린다고 느낄 정도로 경기에 흐름에 집중하던 현준은 곧 한 선수의 움직임을 느끼고는 침을 꿀꺽 삼켰다. "슛! 슛!!! 슈우웃!!!" 성질급한 팬들의 입에서는 빨리 골 장면을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연신 입에서 슛이라는 말만 토해내었다. 그리고 그때 현준의 발이 휘둘러졌고 약간의 회전을 먹은 공은 빠른 스피드로 골문으로 달려가던 한 선수에게 연결되었다. 전 대전 시티즌의 감독인 김호감독이 평가하기를 눈에 띄는 스피드와 지능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침투가 최대 장점인 선수로 영입했던 대전 시티즌의 브라질 용병이 있었다. 바로 Valber Mendes Ferre. 후반이 거의 끝나가는 마당에도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바벨은 지친 전북의 수비수를 따돌리고 계속해서 공간침투를 시도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완벽하게 자신의 왼발에 걸린 공을 그대로 전북의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완벽한 패스와 완벽한 슈팅. 그야말로 그림과 같은 플레이었다. 대전 시티즌, 2009 K-리그 우승! [K 리그 = 김민철 기자] 대전 시티즌이 6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K 리그 소나타 챔피언십 2009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두며 역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전은 오늘 김현준의 2골과 바벨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북을 3-2로 누르고 2009 K 리그에서 우승했다. 이제까지 우승과 인연이 없던 대전은 2001년 FA컵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게 우승컵의 전부였다. 리그 순위는 6위에 머물렀던 게 최고였던 만큼 대전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거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올해 K 리그 정규 시즌에서 시즌내내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던 전북은 리그 경기 1위를 차지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해야 '진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대전에게 패배를 하며 준우승으로 머물러야만 했다. 대전은 1차전 전북의 원정경기에서 김현준의 해트트릭으로 3골을 몰아치며 1차전을 쉽게 가져오는 듯 했으나 전북의 거센 반격으로 3-3 무승부를 거두고 2차전 홈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해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벌어진 챔피언십 2차전에서도 이동국에서 환상적인 발리슛을 내주며 선제골을 내준 채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대전에는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현준이 있었다. 내셔널리그의 김소닉, 김날쌘이라는 별명에서 이제는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김현준은 그대로 전반전에 2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다시 대전의 분위기로 가져왔다. 하지만 전북은 후반 23분 루이스를 패스를 그대로 이동국이 성공시키며 동점을 이루며 우승의 꿈을 놓치지 않고 맹렬하게 대전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대전 시티즌의 손을 들어주었다. 경기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찰나 김현준의 스루패스를 브라질 용병 바벨이 결승골로 연결시키며 결국 1, 2차전 합계 6-5로 대전 시티즌의 승리로 끝이 났다. K 리그 득점왕과 도움왕이 모두 속한 전북과 14경기만 치르고도 K 리그 MVP를 차지한 김현준의 있는 대전의 경기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1997년 창단 이래 대전은 단 한번도 K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 우승으로 구단과 팬들의 염원이 모두 이루어진 셈이다. "자기야!! 아아!! 여보!!!" 어두운 원룸안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두 남녀의 실루엣이 보이고 있었다. 질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신 들려오는 여인 교성이라면 그 둘이 무엇을 하는지 누구나 다 알 수 있었다. "흐윽!! 아아...자...잠깐...!" 수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자극적인 감각이 자신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 자신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자신들이 시축을 한 경기에서 K 리그 우승팀이 가려졌다. 그리고 그 경기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의 애인인 현준이었다. 2 골 1 어시스트를 터뜨리며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였던 현준은 당연하게 olleh KT Man of the Match 에 선정됬고 그 때문에 수진은 서울로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단으로 연습을 빼먹고는 현준의 방으로 향한 것이다. "아아아아!!!" 현준의 허리놀림이 점점 빨라지자 수진의 신음소리 역시 점점 높게 치솟았다. 그리고 자신의 안으로 무언가가 쭈욱 밀고 들어오는 느낌과 함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정말 대단했어..." "어떤거? 섹스? 아니면 축구?" 침대에 누워 있던 현준은 자신의 품에 기대어 말하는 수진의 말에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수진은 현준의 만에 흘기듯 바라보았다. "멍청이. 둘 다. 진짜 그렇게 잘할 줄을 몰랐어. 정말 대단했다니까. 다른 사람들이 전부 쟈기 이름만 외치고 말이야." 수진을 그렇게 말하고는 아까의 경기를 떠올렸다. 전북 현대 모터스라는 프로 축구 선수를 상대로 빛이 나는 플레이를 펼치는 현준과 현준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을 하는 수천 아니 수만의 관중들의 모습. 사람들에게 그런 기대를 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수 많은 사람들중에서도 소수만이 선택되는 프로 축구선수. 그중에서도 선택된 사람들만이 관중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이미 관중에게서 선택받은 프로축구 선수였다. "히이...나도 데뷔하면 그렇게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물론이지."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싱긋 웃었다. 엔터테인먼트의 생리에 관해서는 아는 게 없었지만 그래도 정이라는 게 있기 때문일까? 얼굴도 모르는 사람보다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도움이 주는 수진이 유명해 지는 게 더 좋았다. "그런데...오늘 시축 정말 어떻게 된거야? 우리 깜짝 놀랐어. 쟈기가 얘기 한거야?" "뭐...약간은." 원래 이번 시축은 '레인보우 샤베트'가 아닌 '체리 쥬빌레'를 부르려고 했었다. 국민 걸그룹인 만큼 수 많은 관중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관중수도 늘리는 게 한 몫 할테고 말이다. 그리고 그때 현준이 슬쩍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체리 쥬빌레'도 좋았지만 자신이 선수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시축을 하고 싶다고 말했던 '레인보우 샤베트'가 마음에 걸린 것이다. 그리고 현준의 설명에 다른 선수들 역시 걸그룹이라면 누구나 좋다는 반응으로 이어졌고 곧바로 구단에서도 현준의 의견을 받아들여 레인보우 샤베트를 섭외한 것이다. "히히...이제 우리 정말 스캔들 조심해야겠다. 나도 이제 곧 다시 앨범 낼테고 쟈기도 이제 유명한 선수가 되었으니까." 수진의 말에 현준은 아무런 대답없이 슬쩍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다. 스캔들? 스캔들이 터지던 말던 아직 별다른 관심은 없었다. 스캔들이 터져서 굳이 마음 쓸 이유도 없었고 말이다. 자신의 경기력은 마음가짐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오로지 흡수한 악마의 기운. 아무리 정신이 혼란스럽고 고민이 많아도 악마의 기운만 충분히 흡수했다면 어떤 큰 경기에서도 화려한 플레이를 보일 수 있었다. "쟈기, MVP 면 K 리그 선수들 중에서 가장 잘한 거 맞지? 그럼 남아공 월드컵에도 나가?" "글쎄...그건 잘 모르겠는데." 자신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손가락의 촉감을 느끼며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남아공 월드컵. 이미 아시아 예선전은 끝났고 본선 조편성 역시 챔피언 결정전이 벌어지기 전날인 5일 발표되었다. 대한민국은 피파랭킹 8위인 아르헨티나 12위인 그리스, 22위인 나이지리아와 함께 B 조에 속해 16강의 진출을 위해 싸워야 했다. 좋지도 않지만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조편성이라는 평가였다. "쟈기도 국가대표로 뽑혔으면 좋겠다." 순수한 수진의 마음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수진이 축구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K 리그 팬들 특히나 대전 시티즌 팬들인 퍼플크루내에서 현준의 인기와 실력에 대한 평가는 대한민국 축구의 영웅이라는 박지성 못지않았다. "읔..."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가 현준을 찬양하던 모습을 떠올리던 수진은 갑자기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인상을 구겼다. 하필이면 기분 좋을 때 임자있는 남자에게 꼬리를 치려는 현준의 여자 후배 희연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 희연이라는 여자 집에 찾아와?" "아...아니. 안와." 거짓말이다. 불과 어제만 하더라도 바로 이 자리에서 희연과 질펀한 섹스를 나눴던 현준이다. "흐응. 역시 쟈기가 바람을 필 리가 없지." 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현준의 모습에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애초에 현준이 바람을 필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그녀다. 그런 수진의 속마음에는 자신의 남자에게 꼬리를 칠려는 희연이라는 여자를 눌러버렸다는 의기양양함이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런 수진의 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슬쩍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마치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현준의 미소엔 무심함이 담겨있었다. 나중에 자신의 말이 거짓이라고 밝혀져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나에게 있어서 여자라는 존재는 악마의 기운을 충족시키기 위한 존재니까.' 리리스와의 계약으로 인해 자신이 품에 안을 수 있는 여자는 15명뿐. 그 이상을 넘어서면 그대로 계약위반이 되어 목숨을 잃을지 몰랐다. 지아, 수진 그리고 희연까지 현준이 품에 안은 여자의 수는 3명. 악마의 기운을 원할하게 흡수하기 위해 앞으로 몇명이나 더 관계를맺을 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일단은 관리를 해야지.' 희연과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이는 이유. 그것은 바로 수진과 섹스를 할 때 흡수할 수 있는 악마의 기운때문이었다. 해외로 나간다면 모를까 아직까지 대한민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상 자신의 욕망을 위해 수진의 존재는 중요했다. 00073 현준, 유명해지다 =========================================================================                            나무들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싱그러운 향내음은 하나도 없고 진득하게 온 몸에 눌러 붙는 진한 피냄새와 살기 그리고 불쾌한 감각이 맴돌이치고 있는 마계. 그런 마계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마신의 성은 수많은 마족과 마수들이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마신의 성을 제집 드나들듯 걸어다니는 여인이 있었다. 어깨보다도 살짝 아래까지 오는 긴 금발에 짙은 붉은색의 눈동자를 지닌 미인, 바로 서큐버스들의 지배자이자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중 하나인 리리스였다. "호오...왠일이지? 리리스가. 마신님의 성에 볼일이라도 있던 건가?" 잔뜩 거만한 표정으로 피막같이 엷은 검은색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존재가 리리스를 향해 물었다. 그 소리에 걸음을 옮기던 리리스의 발걸음이 멈췄다. 마왕 바알. 드넓은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녀석이었다. 살기가 넘실넘실 흐르는 사내의 표정에 리리스는 대수롭지 입을 열었다. "네놈한테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도발적인 리리스의 대답에 치렁치렁한 검은색의 머리를 지니고 있는 바알이 서서히 강한 마기를 피어올리며 웃었다. 마왕중에서도 가장 약한 마왕이 있다면 바로 리리스였다. 그래도 마왕인 만큼 일개 마족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지만 루시퍼나 자신에 비교한다면 한수 접어줘야 했다. 더군다나 마계는 강자존의 법칙이 남아있었다. 마왕은 언제나 마족들의 도전을 받아야했고 마신은 언제나 마왕들의 도전을 받아야했다. 그런만큼 마왕끼리도 순위가 정해져 있는 것은 당연했고 하위급 마왕은 도전이 아니라면 상위 마왕에게 복종해야만 했다. "오랜만에 리리스에게 봉사를 좀 받아볼까?" 마기를 피어올리며 껄떡거리는 자신의 남성을 내미는 바알이다. 마계 제일의 미모를 지니고 있는 만큼 마왕중 리리스와 몸을 섞어보지 않은 마왕은 없었다. 바알 역시 그녀와 수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그냥 보내주려고 했지만 리리스의 대답이 그의 신경을 거슬렸다. 섹스를 통해 자신의 우월함을 알리고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으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바알은 얼굴에 당황한 기색을 떠올렸다. "어...어떻게...?" 매섭게 자신을 노려보며 마기를 피어올리는 리리스의 모습은 절대 자신의 아래가 아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허공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오더니 콰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바알의 갈비뼈를 꿰뚫었다. "크아악!!! 네 이년!!!" 마기가 가득 실린 바알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마신의 성에서 울려퍼졌다. 그와 함께 그의 날개가 펄럭이는 순간 주위를 무너뜨릴 듯 세찬 바람이 일어났다. 하지만 리리스는 그런 광풍에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다는 듯 계속해서 매서운 눈으로 바알을 노려볼 뿐이었다. "감히! 나 바알에게 도전이냐!!!" 고함성을 내지르는 바알의 모습에 리리스는 짜증이 난다는 듯 자신의 손톱을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성인 남성의 팔 길이만큼이나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손톱을 바알을 향해 내질렀다. 리리스의 손톱이 바알에게 닿는 순간 엄청난 충격파가 주위를 휩쓸었다. "한바탕 한 모양이군. 바알과 말이야." "네. 마계를 지배하시는 위대한 대마신이신 사탄님." 빨아들일듯한 매혹적인 자색의 눈동자와 붉은색의 동공을 지닌 존재의 앞에 리리스는 자신의 한 쪽 무릎을 꿇었다. 마계를 지배하는 단 한명의 위대한 존재의 앞에서는 마왕인 그녀 역시 예를 갖춰야만 했다. "바알과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굳이 내 성에서 일을 벌일 필요는 없지 않나?" "죄송합니다." 리리스의 대답에 사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마왕끼리의 분쟁은 자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단지 그가 말을 꺼낸 이유는 하필이면 싸움의 장소가 자신의 성이란 이유 때문이었다. 덕분에 깨끗했던 성 몇군데가 박살이 나야만 했다. 그것도 마신인 자신의 마기에 의해 보호받는 성이니 그랬던 것이니 일개 성이었다면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나저나 바알을 상대하고 이곳까지 온 것을 오면 이겼군. 보아하니 어렵지 않게 말이야." "네. 적어도 수천년은 자신의 성에 쳐박혀 있어야 될 겁니다." "흐음...잠깐잠깐..." 리리스의 말에 사탄은 인상을 찌푸렸다. 바알은 마왕중에서도 하위급에 속하는 마왕이다. 하지만 리리스가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약한 녀석은 아니었다. 마왕 중에서 가장 약하다고 알려진 존재가 리리스였다. 사탄의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읽었는지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인간에게서 순수한 마력을 흡수했습니다." "호오..." 사탄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순수한 마력. 모든 마족들이 꿈에서라도 바라기를 마다하지 않는 기운. 그것을 흡수했다면 리리스의 마기가 바알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 게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순수한 마력이라는 말에 사탄 역시 잠깐이나마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뭐...어떻게 흡수했는지는 굳이 알 필요 없겠지. 어차피 서로 바쁘니 바로 용건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무슨 일이지?" "인간에게 제 힘을 조금 나누어 주고 싶습니다." "안돼." 사탄의 말이 바로 튀어나왔다. 인간에게서 마왕의 기운을 나눠주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 애초에 인간은 마기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평범한 인간이 마기를 받아들이면 백에 구십은 미쳐버린다. 그것도 아주 조금의 마기를 받아들일 경우다. 예외가 있다면 계약을 통해서 극소량의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 그런데 마기가 철철 넘치는 마왕의 기운을 받아들인다면? 안보나마나 결과는 뻔했다. 더군다나 리리스가 말하는 것은 천계와의 전쟁을 불러일으킬지도 몰랐다. "아...잘못 말했군요. 인간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건가? 아니면 인간이 아니라는 건가?" "확실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 "흐음...?" 굳건하고 날카롭다고 느껴지는 거대한 사탄의 날개가 잠깐 펄럭였다. 리리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왕의 눈을 가진 리리스가 구별할 수 없는 존재란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잘 모르는 존재라니? 사탄의 눈동자가 바늘과 같이 가늘게 변했다. "쭙...우움..." 아침에 현준의 문자를 받고 현준의 방으로 재빠르게 달려온 희연은 누워있는 현준의 다리사이에 얼굴을 파묻고는 그의 남성을 애무하고 있었다. 가볍게 입맞춤으로 시작해 살짝 물고 빨고는 자신의 혀로 스윽 핥아내렸다. "오빠...어제 그 여자 왔었죠?" "누구?" 희연이 누구를 말하는지 현준은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할 여자는 단 한명 뿐이다. "그 있잖아요. 인기도 없는 아이돌 레인보우 샤베트 수진." "너한테는 언니 아니야?" "흥! 어차피 얼굴도 모르는 사이." 희연은 현준의 대답이 화라고 난 듯 애무하고 있던 현준의 남성을 세차게 꽉 쥐었다. 생각해보니 어젯밤 현준하고 만나려고 했었는데 현준이 팀내 회식 때문에 오지 말라고 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위를 둘러보니 침대에 떨어져 있는 기다란 머리카락들이 눈에 들어왔다. 굳이 자세히 보지 않아도 여자것이라고 알 수 있는 머리카락이다. "오빠. 아직도 만나요? 그 여자? 대체 왜 만나는 거예요?" 희연의 질문에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왜 만나냐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서.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조용한 현준의 모습에 희연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 남자는 내 것이다. 아니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그 누구의 것도 될 수 없었다. 단지 멋진 축구선수로 남아있어야만 했다. 분명 어젯밤 둘이 잠만 자지는 않았을 것이다. 희연의 눈에 불똥이 튀어올랐다. "이잌..."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던 희연은 손을 떼고는 현준의 몸 위로 올라가서 자신의 몸을 밀착시켰다. 이대로 천천히 자신의 안쪽으로 받아들이려는 생각이었다. 자신에게 잘 대해주고는 있었지만 여자가 느끼기에 현준은 무언가 벽을 쌓고 있었다. 그것은 악마의 기운과 리리스 때문이었지만 희연은 그 이유가 수진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까 했는데 또 하려고? 힘들텐데." "흐응...아으...할 수 있다고요..."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며 몸을 뒤틀며 오기를 부리는 희연이다. 현준이 알기론 순수한 마력을 지닌 현준과의 섹스를 제대로 이겨낼 수 있는 여자는 리리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원한다면야...' "하으윽!! 오...오빠 잠깐...아아!!!" 어차피 여자가 먼저 덤벼오는데 굳이 사양할 필요는 없었다. 더불어 악마의 기운 역시 흡수할 수 있었다. 현준이 자신의 허리를 부여잡고 허리를 튕겨올리자 희연은 머리가 하얗게 탈색되는 느낌과 함께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가 찔끔찔끔 새어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순간 띵동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작품 후기 ============================ 커스오브드레건 > 최강희 감독입니다. 수정했어요. 뇌정인 > 전북팬은 웁니다ㅠㅠ. 그래도 전북 실축에서 우승했잖아요. 대전은 그냥 웁니다. 춤추는왼손 > 이동국. 아까운 선수지요. 너무 까여서 불쌍할 정도...그래도 K 리그 본좌인데...주인공이 관계하지 않는 부분은 최대한 똑같이 써 넣을 예정입니다. 김늅늅 > 수정했습니다. 그럼 즐감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댓글=연참. 00074 현준, 유명해지다 =========================================================================                            '누구지...?' 밖에서 들리는 벨소리에 재빨리 옷을 입기 시작한 두 남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벨소리가 들려왔고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면서 한 여자가 걸어들어왔다. "어...?!" "아!!!" 금발에 검은색의 스커트정장을 입은 여인이 모습에 두 남녀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이유는 둘 다 달랐다. 현준은 들어온 여인이 아는 인물이라서 그런 것이고 희연은 검은정장을 입은 여인이 여자인 자신조차 숨이 턱 막힐 정도의 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선수 맞죠?" "그...그런데 리..." 리리스의 모습에 아는 척을 하려던 현준은 자신을 힐끗 바라보며 인상을 팍 쓰는 그녀의 행동에 입을 다물었다. 희연은 옷을 입기 바빴기에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대낮인데 꽤 건설적인 행위를 하고 있나보네요. 대전 시티즌측의 소개로 찾아온 에이전트 리리스라고 합니다. 여기 에이전트 자격증이고요."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목에 걸린 자격증을 힐끗 보여주고는 옷을 다 입고 붉어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희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리리스라고 합니다." "서...서희연이예요." 외국인인가? 금발머리에 에메랄드빛의 눈동자. 한국인은 커녕 혼혈이라고 생각하기에도 힘든 외모였다. 하지만 마치 한국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머리가 혼란스러운 희연이었다. 더군다나 리리스라니? 특이하다 못해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리리스는 입고 있던 쟈켓을 벗으며 말했다. "희연양에게는 죄송한데 자리를 잠시 피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에이전트건 계약과 함께 이적설에 대해 논의를 해야해서 말이죠." "이...이적이요?!" 희연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커졌다. 현준의 이적이라니? 12년 만에 처음으로 K 리그 우승을 해본 대전 시티즌이다. 그리고 그 주역이 현준이라는 것은 퍼플크루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이적설 역시 솔솔 풍겨 나오고 있었지만 리그가 끝나자마자 이렇게 에이전트들이 활동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저..." "선수의 이적에 관한 부분은 타인에게 공개해서는 안되는 부분이랍니다." "네..." 웃으며 거절을 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희연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의 외모때문일까? 간단한 말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위압감이 희연의 머리를 짓눌렀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물품을 챙겨들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물론 그러면서도 현준에게 연락하라는 신호를 주는 것은 잊지 않았다. "아니. 리리스님. 대체 에이전트는 뭐고 잠긴 문은 대체 어떻게 따고 들어왔어요?" "굳이 말할 필요가 있나?" 희연이 사라지자마자 입고 있던 쟈켓을 옷걸이에 휙 던져버리곤 다리를 꼬며 의자에 앉는 리리스다. 에메랄드빛의 눈동자 역시 어느새 붉은 빛으로 돌아와 있었다. 희연에게 대했던 정중한 태도하고는 전혀 딴판의 모습. 그러자 현준은 비굴하게 웃었다. "내가 에이전트라는 사실이 불만인가 봐?" "아...아뇨. 불만은요. 단지 악마의 기운..." "흡수하면 되잖아."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왼손을 살짝 튕겼고 곧바로 냉장고 문이 열리면서 아이스크림 하나가 그녀의 입에 들어왔다. 현준은 그 말을 듣고는 어색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였다. "그러니까 리리스님을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라고요? 이제까지 흡수를 하지 못했잖아요..." "그건 니가 죽을까봐 그랬던 거고. 게다가 아무리 내가 마왕이라고 해도 해야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되고 법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일반 여자도 아닌 리리스다. 인간이라고 표현 할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외모에 마왕급의 기운을 지닌 여자. 섹스 한번에 악마의 기운을 100% 채우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앞으로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아...너무 좋아할 필요는 없어. 니가 흡수할 수 있는 악마의 기운은 정해져 있으니까. 10%로 말이야." "에이...그게 어딥니까. 리리스님하고 섹스를 하게 되면 열 번은 넘게도 할텐데 그러면 100% 금방 채우잖아요." "아니. 몇 번이던지 상관없지 10%" "무....무슨!!! 그러면!" 현준이 그렇게 말하며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그 순간 리리스가 먹었던 아이스크림 막대가 현준의 어깨를 강타했다. 어느새 다 먹고 나무로 이루어진 막대를 리리스가 던져버린 것이다. 조그마한 나무막대로 맞아봤자 얼마나 아프겠는가? 하지만 현준은 자신의 몸이 허공에 살짝 뜨는 느낌과 함께 천장에서 땅바닥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시선의 이동을 경험해야했다. "기분이 좋으니까 죽이진 않을게. 스커트 정장이라고 했던가? 꽤 마음에 든단 말이야. 색깔도 검은색이고. 그럼 계약은 이미 맺었고. 할 일을 조금 해볼까나..." "크헉...헉..." 인간같지도 않은 신체를 지녔지만 허공으로 붕 떠서 방바닥에 쳐박히는 것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유발했다. 아니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야. 너. 이적 할 꺼냐?" "이적...요?" "어.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성남 일화 천마, 부산 유나이티드, 제주 FC, FC 서울 등이 계약하자는데." "해외팀은 없어요?" 전부 K 리그에 있는 팀이다. 해외의 팀 그것도 유명한 리그의 팀이 아니라면 굳이 갈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대전 시티즌에 계속 남아있는 게 좋았다. 적어도 대전에 있는다면 희연을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라도 있었다. 괜히 멀리까지 가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해 빌빌대는 것보다 나았다. "어. 없어. 해외팀들은 밑작업도 없던데. 얘네들도 밑작업으로 슬쩍 이야기를 꺼냈을 뿐이지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했어. 반년동안 뭐했냐?" '뭐하기는!' K 리그 MVP 에 챔피언십 결정전 2번 다 olleh KT Man of the Match 매치 선정된 자신이다. 비록 악마의 기운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플레이를 선보였던 것이다. 게다가 이제 챔피언 결정전이 끝난지 고작 하루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혀를 쯧쯧 차며 입을 열었다. "그럼 싹 다 깨끗하게 거절한다. 해외팀은 어디가고 싶은데?" "어...굳이 말하자면 첼시?" 첼시 FC. 영국 런던 서부를 근거지로 하는 잉글랜드 축구 클럽중 하나로 1905년에 창단되어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 속해 있는 역사 깊은 클럽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 FA 컵 6회, 리그 컵 4회, UFEA 위너스 컵 2회의 우승경력이 있으며 UFE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역시 2007-2008 시즌에 한번을 기록했다. 첼시의 홈구장은 런던 남서부 지역의 풀럼로에 있는 41,841명 규모의 스탬포드 브리지. 전통적인 유니폼은 '로열블루'색의 상의, 하의와 하얀 양말이었고 클럽 문양은 푸른 사자. 그리고 현재 팀의 주 스폰서는 삼성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내에서도 5번째로 큰 규모의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었고 현재 감독은 카를로 안첼로티였다. "첼시?" "네. 엠블럼이 굉장히 마음에 들거든요. 리버풀도 좋지만. 그래도 푸른색이 끌려서." 클럽 회장이자 첼시 자작이었던 캐도건 백작의 문장에서 따온 사자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대수도원장의 것인 지팡이를 든 모습의 문장. 별거아닌 문장이지만 현준은 첼시나 리버풀같은 동물 그림의 문장을 좋아했다. "알았어. 그럼 첼시에서 오퍼 들어오는 것을 빼고는 전부 거절한다?" 뭔가 뉘앙스가 이상했지만 현준은 아무런 이상함도 느끼지 못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런데 첼시에서 오퍼가 들어올까요?" "그거야 모르지."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냉장고에 아이스크림을 꺼내들었다. 에이전트는 꽤나 할 일이 많았다. 더군다나 김현준처럼 타팀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라면 더욱더 그러했다. '마왕이 일도 하는구나...' 열심히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수첩에 체크를 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멍하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TV를 보다가도 가끔씩 리리스의 입에서 영어가 튀어나올 때는 깜짝깜짝 놀라며 그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이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사용할 필요도 없었지만 한국어를 제외한 외국어는 중, 고등학교 6년을 포함해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평생 22 아니 이제 23살이 되는 현준에게 있어서 아직까지도 외계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리리스가 에이전트가 된 날 AFC 챔피언스리그 조편성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현준이 속한 대전 시티즌은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페르시푸라 자야푸라(인도네시아), 창춘 야타이(중국)과 함께 F조에 속해 2010년 2월 23일(화) 페르시푸라 자야푸라가 있는 인도네시아로 원정경기를 떠나야 했다. 00075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하아..." 조그마한 사무실. 조○일보의 스포츠 기자인 이선미는 연신 한숨을 내쉬며 빠른 속도로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런 기사를 작성해야하는지..." 연신 K 리그의 이적소식 및 해외에 나가있는 축구선수들의 소식들을 작성해서 기사로 옮기는 그녀였다. 다른 여자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선미 역시 스포츠 기자보다는 문화부기자를 선호했다. 하지만 사회, 정치, 경제, 스포츠, 연예와 같은 다양한 부서가 있는 거대한 종합 신문사인만큼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들어가는 것은 능력이 좋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막상 가고 싶어도 티오가 나지 않으면 갈 수 없었고 이선미 역시 입사할 당시 티오가 나는 부서가 스포츠밖에 없었기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그래도 2년마다 로테이션을 하는 만큼 그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어이. 기사 준비는 다 되가? 편집애들에게 넘겨야 하는데?" "이제 얼마 안남았어요." 선배 기자의 말에 선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타자를 치는 것을 멈추지 않고 말했다. 얼핏 보면 건방지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바쁠 때에는 다들 그러는 만큼 선미를 부른 선배 기자역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는 옆자리에 털석 앉았다. "어? 뭐야. 그 자식 기사는 없네?" "그 자식요?" "김현준 말이야. 김현준." "김현준? 그게 누군데요." 선미의 말에 남자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선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스포츠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이 2년 채우고 다른 부서로 가려고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기자의 기본이 아니었다. 적어도 스포츠 기자라면 최근 돌아가는 상황쯤을 알아야 했다. "어휴. 스포츠 기자라는 게..." "그거 저에 대한 모욕이예요." "말을 말자. K 리그 MVP 김현준 말이야. 요즘 그녀석 이야기로 뜨거운 데 이상한 녀석들 기사만 쓰고 있으니...편집장이 보면 잘도 이 기사 신문에 그대로 실겠다. 다른 신문사들은 김현준 특종으로 난리인데...평가전 기사는 좀 흔하잖아."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만 꿈뻑 뜨며 자신을 바라보는 선미의 모습에 남자는 큰 한숨과 다시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뭐 알아서 하도록 해. 자기 기사는 자기가 쓰는 거니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자신의 담당도 아니었다. 처음 입사했을 땐 밑의 후배였기에 잘 대해주기는 했지만 이제는 1년쯤 이 바닥에서 굴러먹었으니 자기 기사는 자기가 알아서 얻어내야 했다. "김현준...?" 왠지 낯설지가 않은 게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인터뷰한 선수들은 굉장히 많았다. 그 중 한명을 기억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에라 모르겠다. 평가전 기사나 마저 작성해야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기에 선미는 기억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마저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작성하는 기사는 전지훈련을 떠난 대한민국축구대표팀이 치른 잠비아와의 평가전. 결과는 4-2 패배였다. [오빠! 지...진짜로 이적 안하는 거죠?] "안한다니까." 울먹이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물어보는 희연의 말에 현준은 조금 속이 답답해져 왔다. 벌써 이 질문만 열 번이 넘은 듯 했다. 이적설. 챔피언 결정전이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단 말인가? 하지만 신문사와 인터넷 뉴스 기자들은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연이어 현준의 이적설을 터뜨리고 있었다. 대전시티즌 측에서는 현준의 이적은 절대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적기간에 벌어지는 일은 시어머니도 예측할 수 없고 며느리도 모른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K 리그 오퍼뿐만 아니라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굵직굵직한 해외 클럽과 연관된 찌라시격 기사들도 터져 나오고 있었다. 더군다나 대전 시티즌은 시민 구단인 만큼 재정이 굉장히 빈약했다. 오죽하면 구단 별명이 대전 거지즌 이겠는가? 당연히 돈이 들어온다면 과거처럼 팔 게 틀림없었다. 덕분에 광적인 퍼플크루 팬들이 김현준의 이적을 반대하기 위해 삼삼오오 대전 시티즌 구단에 모여 항의까지 하고 있었다. 웃긴 것은 대전 측에서 김현준과 재계약을 맺었다는 기사가 발표가 나고서도 그러했다. [진짜죠? 이관우나 김은중 선수처럼 이적하면 안되요!] "그...그래..." 희연의 말에 현준은 떨떠름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관우와 김은중. 대전 시티즌의 레전드급 선수. 치욕의 02 시즌. 한일 월드컵은 4강까지 드는 엄청난 성과를 기록했지만 K 리그에서 대전 시티즌은 1승 11무 15패를 거뒀었다. 그런 와중에서 이관우의 킬 패스와 중거리 슈팅 김은중의 날카로운 골 감각은 대전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빛을 보여줬었다. 그리고 김은중은 1년 정도 J2 리그에 임대되었다가 대전이 아닌 재정 지원이 더 좋은 FC 서울로 이적. 이관우 선수 역시 꿋꿋이 대전 시티즌을 지키는거 같더니 결국 수원으로 이적했었다. '그나저나...김은중 선수는 2004년에 일본에 갔다가 돌아왔잖아. 그 사실을 희연이가 대체 어떻게 아는 거지?' 이제 희연이는 22살. 2004년이면 무려 6년전 일이다. 희연이가 중학교 2학년 때 김은중이 일본 프로축구 2부리그(J2리그)인 베갈타 센다이에 임대되었던 것이다. 희연의 대전 시티즌 사랑에 혀를 내두르던 현준은 집 앞에 도착해 문에 열쇠를 가져가다가 깜짝 놀랐다. 분명 아침에 잠궈 놨었는데 열려있던 탓이다. '리리스인가...?'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 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서자 형광등도 키지 않은 어두컴컴한 밤에 컴퓨터 모니터만 켜놓은 채 속옷차림으로 게임을 하는 여자의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부...불은 좀 키시고 게임하면 안 될까요?" "아아. 혼자 있을 때는 어두운 게 좋아서." 불을 키자 컴퓨터 책상 주위에 널린 아이스크림 쓰레기 봉지가 보였다. 게다가 대체 어디서 사왔는지 500원짜리 生生 오징어 다리봉지도 눈에 들어왔다. "완벽한 폐인이다..." "뭐?" 현준의 말에 질겅질겅 오징어 다리를 씹던 리리스가 현준을 바라보았다. 가뜩이나 게임이 안 풀려가고 있는 마당에 현준은 리리스에게 있어서 아주 좋은 장난감거리였다. "아...아무것도 아니예요. 근데 제 에이전트라면서 일은 안하시나요?" "대전측하고 재계약 끝났잖아." "네. 그렇죠." 계약금 5000만원에 연봉 3500만원이었던 현준은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대전 시티즌을 K리그 챔피언으로 올려놓으며 몸값을 크게 높였다. 이적을 원하는 K 리그 구단도 줄을 섰기에 재빠르게 대전이 재계약 조건을 내세웠고 리리스는 현준의 의견을 듣고는 세부적인 사항을 조절해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기간은 2011년 1월 31일까지. 연봉 3500만원이었던 연봉은 두배인 7000만원을 받게 되었다. 득점왕 출신인 이동국의 연봉은 대략 4, 5억원. 도움왕인 루이스 역시 4, 5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았고 대전 시티즌의 핵심선수로 취급되는 바벨 역시 2 억원이 조금 안 되는 연봉을 받는 선수인데 올해 K 리그 MVP 인 현준의 연봉은 7천만원이었다. 굉장히 적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선수가 뛰어난 활약을 펼쳐도 K 리그 내 연봉상한선은 전년도 기준 100%까지 밖에 올리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었다. 2010 K리그 시즌에서 현준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 연봉을 높인다 하더라도 다시 재계약을 맺을때는 7000만원의 2배인 1억 4000만원을 넘어서는 안됐다. "해외팀에서는 오퍼 오는 거 없어요?" "니 말대로 첼시 아니면 전부 차단." "......" 솔직히 해외리그면 나가고 싶었다. 네덜란드도 좋고 프랑스리그도 좋았다. 하지만 계약에 관해서는 전부 리리스에게 맡겨두고 있는 만큼 현준은 실제로 무슨 계약이 오고가는지는 정확히 몰랐다. '그래도 마왕이니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그런 생각과 함께 현준은 슬그머니 리리스가 하는 게임을 구경하다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내일 모레부터 중국 광저우 밍장체육기지로 전지훈련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보름동안 체력훈련 집중으로 체력 점검 및 게임 적응 훈련 그리고 회복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다. "아. 너 국가대표 가고 싶냐?" "국가대표요? 당연하죠!" 짐을 싸던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큰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국가대표! 그 얼마나 대단한 이름인가? 태극마크를 달 수 있게 허락된 소수의 선수. 전 국민을 울고 웃게 만들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축구국가대표였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현준의 반응 때문인지 리리스는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2010 동아시아 축구 선수권대회 열린 댄다. 네 녀석이 뽑힐지 안 뽑힐지는 모르겠는데 내 생각엔 크게 기대할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동아시아 선수권대회요?" "멍청한..."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 한중일 순회 원칙으로 인해 2010년도 동아시아 선수권대회는 일본에서 개최되며 2월 6일부터 14일까지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플레이오프 예선을 통과한 홍콩까지 총 4팀이 챔피언을 놓고 벌이는 격돌이다. 리그전처럼 한 팀이 각 팀과 1경기는 총 3경기를 치러 1등을 가리는 형식의 대회였다. 작년 2008 동아시아 축구 선수권대회에서는 1승 2무로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이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앞서 허정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선수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는 대회였다. "나가야죠. 당연히.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꿈 깨는 게 좋을 텐데?" "어째서요? K 리그 MVP 까지 받았어요. 당연히..." 투덜거리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아이스크림 봉지를 까서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문 후 말했다. "이미 대표팀은 4일에 출국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에서 훈련하고 스페인 말라가쪽으로 이동해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잖아." "그 소식은 저도 알고 있어요." "월드컵 엔트리 및 동아시아선수권 대회역시 그 멤버 그대로 거의 간다던데. 나중에 해외파 합류하고." "에에?!" 10일날 열린 대한민국과 잠비아에 대한 평가전 소식은 들었던 현준이다. 4-2 패배. 비록 국내파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참패였었다. 그 탓에 욕도 먹으면서 K 리그 팬들에게 의해 K 리그 MVP 인 현준을 왜 뽑지 않느냐는 팬들의 성화가 각 기사나 게시판에 산발적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래도 MVP 니까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능청스런 제스쳐를 취했다. 악마의 기운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아쉬운지 미련을 계속해서 보이는 현준이 재미있어 보였다. 그리고 그 미련을 박살내주고 싶었다. "아니. 안돼. 개인적인 소식통으로는 네 녀석은 큰 경기 경험도 없고 해외에서 시합을 했던 경험뿐만 아니라 중, 고등학교때도 시합을 한 경험이 없다는 이유도 발탁이 취소됐어. 허정무? 하여튼 그 사람이 발탁하려고 했는데 협회에서 그런 이유를 들어 취소시켰던데." "......" "리그 경기나 열심히 뛰어. 첼시에서 오퍼 들어오면 얘기해 줄게." 자신이 할 말만 딱 마치고는 다시 게임에 집중하는 리리스다. 그리고 현준은 짐을 챙기던 것을 그만 둔 채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국가대표 발탁 취소.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리리스가 한 말이라면 거짓말은 아닐 터였다. 그 때문일까? 왠지 왕선재 감독이 자신을 약간 안쓰러운 눈초리로 봤던 것 같았다. '빌어먹을...' 무조건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 자신이 축구를 시작한지는 이제 1년이니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추천발탁으로 될 수 있었던 기회를 외부의 압력에 의해 막히다니 괜히 억울한 느낌이었다. ============================ 작품 후기 ============================ 깜장이아찌 > 저도 우리나라 협회는...K 리그 우승상금이 3억원이 뭡니까. 일개 선수 연봉도 안되네...쩝. 『나옹이』> 강원 나르샤. ㅠㅠ ↓잇힝*-_-* > 전북하면 역시 ...닥공이죠. 제 소설 겉표지가 전부 바꼈습니다. 조아라에서 만들어 줬군요. 나름...귀여운 듯. 대항해시대만 빼고...가운데를 지우개로 지운 저 느낌은 뭘까... 가장 마음에 드는 표지는 리그너스 대륙전기R 이라고나 할까. 전 무난하게 그냥 좋더군요. 연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예약시스템이라는 게 있으니 써보려고요. 그럼 즐감하시고!! 댓글=연참! 00076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후우..." 리리스에게 들었던 이야기 때문이었을까? 중국으로 떠나기 위해 공항 게이트로 향하면서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현준이다. 악마의 기운으로 얻은 거짓된 실력이었지만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신경이 계속해서 쓰였다. "어? 이제 왔냐?" "아. 권집형." 1월에 있는 국가대표 전지훈련에 웃기게도 K 리그 우승팀인 대전 시티즌에서 뽑힌 멤버는 단 한명도 없었다. 퍼플크루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엄청난 반박을 하고 있었지만 이미 국가대표팀은 남아공으로 향하고 없었다. 그나마 MF에서 권집이나 김현준이 뽑힐 뻔했지만 둘 다 탈락을 하고야 말았다. "다른 형들은 이미 왔나요?" "어. 거의 다 왔어. 기자들도 몇몇 왔더라." K 리그 우승팀인 대전 시티즌의 전지 훈련이다. 해외로 나가는 만큼 몇몇 K 리그를 좋아하는 기자들은 좋은 정보를 얻기 위해 발빠르게 공항으로 온 것이다. K 리그 우승팀인데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점과 계속해서 이적설이 흘러나오는 김현준을 취재하기 위해 카메라를 찍으며 감독과 선수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기자들 중에는 조○일보 소속의 이선미도 있었다. "칫. 내가 왜 이런 짓까지 해야 하는 거야..." 이선미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며칠 전 기사 때문일까? 편집장에게 한바탕 크게 혼이 난 그녀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오늘 김현준이 소속된 대전 시티즌이 전지훈련을 가기 위해 출국한 정보를 찾아 공항까지 온 것이다. 결국 '좋은 기사거리 없으면 책상 없어질 줄 알아라'라는 식의 협박을 받은 셈이다. "좋은 정보라도 없나..." 감독과 선수들의 말은 그다지 쓸만할 게 없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바닥 계통이 그렇듯 다른 기자들에게 기삿거리를 물어보려고 해도 선미는 스포츠 기자들과는 그리 친한 편이 아니었다. 애시당초 스포츠에 관심조차 별로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카메라로 선수들을 찍던 선미의 눈에 두 남자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선미의 눈이 반짝였다. 한 명은 권집이라는 이름의 선수였고 또 하나는 요즘 들어 계속해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김현준이라는 선수였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발을 움직이는 선미다. "누구...?" "조○일보 기자인 이선미라고 합니다. 잠깐 취재를 부탁 드려도 될까요?" "......" 자신에게 마이크를 쑥 내미는 여자의 모습에 순간 현준의 머릿속에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조○일보. 꽤 오래된 일이었지만 자신과 관련된 이상한 기사를 내보낸 신문사였다. 더군다나 앞의 여인도 왠지 익숙했다. "혹시 예전에..." "아. 취재는 일단 저쪽에서 같이 받으면 안 될까요? 소집에 조금 늦을 것 같은데..." "오래 안 걸려요. 몇 마디면 됩니다. 김현준 선수 해외 유수의 클럽에서 이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굳이 대전 시티즌과 재계약을 맺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미의 말에 권집의 인상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마치 자신의 클럽인 대전 시티즌을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애시당초 기자들이 조금 난감하고 민감한 질문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얘기할 줄은 몰랐다. 현준 역시 선미의 질문에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눈알만 굴렸다. "말이 너무 빨라서 못 알아들었나요?" "아...아뇨. 이적설은 단지 이적설 뿐입니다. 계약은 전부 에이전트에게 위임했습니다. 그리고 대전 시티즌과의 재계약은 저 역시 대전 시티즌에서 좀 더 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1월초 국가대표팀이 남아공 전지훈련에 가신 것은 아시죠? K 리그 우승팀은 대전 시티즌인데 협회에서 국가대표를 단 한명도 발탁하지 않은 사실과 K 리그 MVP 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에..." "저기요. 기자님. 저희가 좀 급해서..." 듣고 있던 권집이 못 참겠는지 현준의 앞에 들이댄 마이크를 살짝 치우며 현준을 잡아 끌었다. 기자도 선수에 대한 예의가 있고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 아무리 특종이 좋다고는 하지만 선수의 자존심을 건드릴 정도의 민감한 질문은 곤란했다. 더군다나 취재존도 아닌 곳에서 불쑥 마이크를 들이밀며 인터뷰를 따내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가자 현준아." "알았어요. 그리고 이선미기자님. 취재존은 저쪽이니 질문은 저쪽에서 받도록 할게요. 그럼 이만..." "......"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솔직히 조금 더 취재를 해도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모이는 시간까지는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권집의 손에 이끌리는 척 하면서 자리를 벗어나는 이유가 있었다. '이선미 기자...기억났어. 그때 그 기자야.' 꽤 오래된 일이지만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했을 당시 인터뷰를 했던 기자가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때 영문도 모르게 악성 기사를 접해야만 했었다. 기억하지 못했다면 모를까 기억이 난 이상 당연히 이선미 기자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현준과 권집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선미는 자신이 무시당한게 분한 듯 자신의 입술을 콱 깨물었다. 기자라는 존재는 굉장히 무섭다. TV 나 라디오 또는 신문이나 각종 대중매체가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그런 대중매체의 기사를 작성하는 존재가 바로 기자들이다. 한마디 한마디에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매체중 하나인 조○일보에서 하나의 민감한 기사가 터져나왔다. "야. 너 그 기사 봤냐?" "무슨 기사?" "조○일보 기사 말이야. 기자 폭행했다며? K 리그 MVP 라는 애가." "K 리그 MVP? 왠 듣보잡놈이야? 뭔 깡으로 기자를 팼대?" "몰라. 김현준이라고 하던데? 들어본 적도 없는 녀석인데 요즘 이적설 조금 터져 나오는 애인가?" "그래봤자 이상한 팀에서 오는 거 아냐? 지가 박지성같은 선수도 아니고 그딴 짓을 왜했대?" K 리그 팬들을 제외하면 그 기사를 볼 때마다 연신 현준을 욕하고 다녔다. 그도 그럴듯이 K 리그 MVP 라고는 하지만 국가대표에 단 한번도 발탁이 된 적이 없는 현준이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지녔어도 국민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국민들은 기자를 폭행했다는 사실만 듣고 현준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난리가 난 곳은 현준과 대전 시티즌 측이었다. 점점 사회적인 반향이 커지자 중국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던 현준을 급하게 불러들이는 한편 협회에서도 사실조사에 착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짜증나네." 현준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멍하니 집안에서 뒹굴고 있는 것도 이제는 한계였다. 이럴 때 몸조심하라는 리리스의 충고에 따라 희연과 수진도 부르지 못했다. 종종 전화통화를 하기는 했지만 섹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만나서 노는 것도 아니었다. 리리스는 현준의 에이전트로서 기사가 터지자마자 재빠르게 사실여부 조사에 들어갔고 곧 기사가 거짓이라는 것을 파악하고는 조○일보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기싸움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 여자는 나랑 무슨 원수라도 지었나..." 퉁명스러운 말이 흘러나왔다. 벌써 조○일보에서 악의적인 기사가 나온 게 2번째다. 그것도 둘다 그 여자와 연관이 되었다. 이선미. 생긴 것은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빌어먹을..." K 리그 MVP 라고는 하지만 성격이 이래서 국가대표에 뽑히지 않았다는 등 부정행위로 MVP 를 차지했다는 등 각종 악플이 인터넷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은 시간이 될 때마다 자신에게 전화를 해서 신경쓰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인터넷을 킬 때마다 보이는 기사와 악플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 작품 후기 ============================ coldplay83 : 왠지 본인의 이적이나 연봉협상을 말 한마디 안듣고 다 넘겨버리는게 이상하지만... 뭐 주인공은 처음부터 축구엔 관심이 없었으니 그러려니 합니다. 축구를 하고 싶어서 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악마한테 낚여서 축구능력을 받아서 하는것 뿐이니... 프로의식이니 뭐니 있을리가 없군요. 왠지 그냥 리리스가 주면 주는대로 받아먹기만 하는듯 > 정확하게 짚으셨습니다. 현준의 그런면을 부각하기 위해 이야기를 진행시킨 것입니다. 깜장이아찌 : 작가님 잘보구 갑니다 10%만 흡수가능 이건 있어두 별루 쓸모가..완전 계륵이네요.... > 뭐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리리스의 매니저 설정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지요. 애초에 매니저를 통해 기운을 흡수할 수 있으면 여자쪽은 이야기를 진행할 필요가없어서요. 매니저로 기운을 흡수하면 되는데 무슨;; Diarmuid : 힝..... 왠지 주인공이 이번 일을 계기로 국대전안나가버리고 클럽팀에서만 활동하다가 허정무가 무릎꿇고 들어오게하는 것도 재밌을것같은데 스토리 이미 짜놓으셨겠지 ㅎㅎ > 소설이니 가능한 일이겠죠. diarmuid 님이 말씀하신 내용은...네. 스토리는 완결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추가하거나 빼고 있지만요. 『나옹이』 : 그건그렇고 제발 대항해시대 연참좀 > 노...노력해보겠습니다. 나오시스 : 근대 국대경험이 없는 비유럽국가선수가 첼시로 이적이 가능한가요? 영국팀은 비유럽권선수가 국대경험이 없으면 취업비자가 안나오지 않나요?(에펨경험-_-;;) -> 가능합니다. 워크퍼밋에도 예외란게 있습니다. 비 EU국이고 A매치 규정을 다 못채워도 클럽팀에서 강력히 항의하면서 선수의 실력이 우수하면 영입할수 있게 영국 노동부에서 예외를 인정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미와 아프리카 유망주는 이런 조건으로 프리미어어리그에 입성하는 겁니다. 근데...저도 FM 를 해봐서 알지만 게임에서는 대다수가 거부하더군요. 짜증나게 그럼! 이번 편은 예약편 입니다. 댓글이 많으면 돌아와서 연참을 해드리지요. 흐흐흐. 00077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현준은 그렇게 착한 인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사실도 제대로 모른 채 악플을 내뱉는 네티즌의 말이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 결국 심심함에 킨 컴퓨터였는데 악플을 다는 네티즌들과 현준은 옹호하며 네티즌들과 싸우는 퍼플크루들의 싸움 내용을 보다가 괜시리 짜증이 솟구친 현준은 컴퓨터를 끄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크으으...짜증나네." 열이 받기는 했지만 현준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후우...미치겠구만..." 조금씩 논란이 커져가는 가운데 조○일보사 역시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그날 대전 시티즌의 기사를 쓰기 위해 나갔던 스포츠 신문 기자들의 입에서 이선미기자가 올린 기사가 거짓이라는 것을 들은 것이다. 간단히 마이크를 치우며 인터뷰를 막았던 것 뿐이다. 그것도 김현준이 아닌 권집선수가 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일은 터졌고 여기서 굽히다간 조○일보의 명예가 실추되고 과장된 기자로 인해 영업에 막대한 피해가 볼 게 분명했다. "어떻게든 논란을 종식해야겠군..." 조○일보의 스포츠란을 총괄하는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미워도 후배였고 같은 식구였다. 하지만 선미가 이제까지 나름대로 일처리를 깔끔하게 했기에 편집까지 전부 맡겨버린 게 실수 였다. 김현준 선수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뛰어난 능력을 지닌 에이전트 리리스와 그날 취재에 참여했던 다른 기자들의 입을 통해 정확한 사실이 언론에 밝혀지기 전에 조○일보는 기사를 쓴 이선미가 대전 시티즌 측과 김현준에게 직접 개인적으로 사과를 하며 논란을 종식시켰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과 현준의 입장으로는 이미 일은 터질대로 터졌고 논란은 벌어질 대로 벌어진 만큼 속이 끓어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약자의 입장에 처한 만큼 크게 뭐라고 항의하지도 못했다. 명예훼손으로 기자와 언론사에 소송을 걸고는 싶었지만 이제 곧 AFC 경기 및 K 리그 개막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떻게 고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방법? 방법이야 많지. 그런데 하려고?" "당연하죠!" "언론사하고 싸우는 것은 꽤 힘든 일이라던데?" 리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자신과 계약을 맺은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욕을 먹는 것은 그녀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부 쓸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리리스는 이 기회를 이용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슬슬 인간들에게 불신을 심어놓는 것도 좋겠지.' 자신과 계약을 맺은 남자, 순수한 마력을 지닌 현준를 타락시키기 위해서 일부로 논란거리를 바로 종식시키지 않은 리리스다. 그녀의 능력이라면 이런 논란거리쯤을 없애는 것은 너무나도 쉬었다. 하지만 리리스는 현준의 에이전트이기도 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악마였다. 애시당초 그녀는 이선미라는 이름을 지닌 여자가 악의적으로 현준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록 허위기사가 그대로 신문에 인쇄되어 나갈 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다음날 나가게 된 것은 전부 리리스의 능력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실 여부가 드러나고 나서도 선수의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려는 대전 시티즌 측의 항의를 막고 선수를 위해 일을 조용히 넘기자며 유야무야 시킨 것도 전부 리리스였다. 단지 그 사실만 현준이 모를 뿐이었다. 뒤에서 알게 모르게 리리스가 정보를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인기를 얻다보면 지나가는 일이라고 하던데? 그냥 조용히 넘기는 게 좋아. 나중에도 이런 기사가 터지면 일일히 대응할 수는 없잖아? 너만 피곤해져." 결국 대수롭지 않게 넘기라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나만 이런것도 아닐테니...' 무엇 때문일까? 순식간에 화가 가라앉았다. 아까전만 하더라도 굉장히 화가 났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악의적인 허위신문기사에 의해 고통을 받는 연예인 및 운동선수가 한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사실관계로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기사화에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사람은 굉장히 많았고, 자신 역시 그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현준을 보던 리리스의 눈동자가 사이한 붉은 빛을 내뿜다가 가라앉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월 23일 2009 시즌 K 리그 챔피언인 대전 시티즌은 2010 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위해 인도네시아 원정길에 올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준이 괜찮겠어?"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제는." "원래 그런 악의적인 기사나 악플에 신경 쓰면 너만 손해야. 괜히 니가 유명해져서 시비거는 거니까 신경쓰지마." 최고참인 은성의 충고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눈을 감았다. 이미 기사에 대해선 신경을 끈지 오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 오늘 경기를 위해 현준이 흡수한 악마의 기운은 30% 정도. 출국하기 전 100%를 가득 채우고 왔지만 연습을 하면서 조금 조금씩 쓰다보니 겨우 이것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큰일인데...' 이마저도 리리스를 통해 10%를 채운 후 흡수한 것이다. 리리스가 에이전트가 된 것은 좋았지만 해외 원정 경기 시합을 할 경우 악마의 기운을 10%밖에 흡수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악마의 기운때문에 구단 연습을 빠질 수도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흡수할 수 있게 해주지...' 출국하고 나서도 그리고 시합이 벌어지기 전에도 몇 번이나 리리스와 섹스를 했지만 무엇때문일까? 악마의 시계는 고작 10% 밖에 올라가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오늘 상대가 페르시푸라 자야푸라라는 약체팀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경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탱!!! "아!!!" 송곳같은 패스를 받아 패널티 에어라인 근처에서 슈팅을 날린 현준은 골대에 맞고 튕겨 나오는 공을 보고는 안타까운 탄성을 질렀다. 성공확률 42%. 확실히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탓일까? 평소보다 급격하게 낮아진 성공확률이었다. "괜찮아!!" 역습을 하려는 자야푸라 선수의 공을 가로채며 다시 공격기회를 잡은 고창현이 안타까움에 굳은 표정으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현준을 향해 큰 소리를 내질렀다. 누구나 완벽한 기회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렇게 현준이 실수를 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창현의 말에도 현준의 굳은 표정은 쉬이 풀리지 않았다. 자야푸라 선수들과의 몸싸움과 볼 소유 능력은 여전히 타의추종을 불허했지만 깨끗하다 못해 예술적인 스루패스는 자주 나오지 않았다. 간간히 현준의 발에서 스루패스가 터져나왔지만 깔끔하게 공격수에게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야푸라가 워낙 약체였던 탓일까? 무려 5골을 넣으며 대승을 거둔 대전 시티즌이다. "골치 아픈데..." 1차전은 5-0 이라는 큰 점수차로 대승으로 거두었고 AFC 리그 2차전은 3월 9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가시마 앤틀러스와 벌어지는 홈경기였다. 일본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와 한국 K 리그 챔피언인 대전 시티즌의 경기. 당연히 양국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받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그리고 K 리그 개막으로 인해 2월 27일 토요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서울과의 K 리그 1차전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벌어지는 경기는 현준에게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진과 지아 그리고 희연이라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들이 있었다. "악마의 기운이나 흡수해야겠군..." 아직 해외로 나가는 원정경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현준은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하고는 지아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녀와 희연에게 연락을 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려는 생각이었다. "아! 현준아. 굉장히 오랜만이네. 요즘 많이 유명해졌더라?" "뭘요. 아직 많이 부족해요. 안좋은 소식도 있고." "신문기자 폭행 사건 말이지? 현준이가 그럴 애가 아니라는 건 누나도 잘 알고 있지." 지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꽤나 깨끗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여서 그런지 여고생들을 비롯해 여자손님들이 가득 차 있었다. K 리그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준을 알아볼 법도 하련만 현준 역시 요즘 들어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변장을 하고 있었다. "오늘도 그거?" "그냥 누나가 보고 싶어서요." "거짓말쟁이." 지아의 말에 현준은 대답대신 메뉴판을 지아에게 건넸다. 그리고 간단한 음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둘은 바로 모텔로 향하기 시작했다. 모텔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현준과 지아는 침대위로 쓰러지듯 누우며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다. 핫팬츠와 검은색의 팬티스타킹 그리고 흰 티셔츠를 입은 지아는 현준의 입술을 탐하면서 조금씩 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력때문일까? 현준을 보자마자 점점 몸이 달아오른 그녀다. "츕...하아...흐응..." "누나 조금 급한데요?" "츕...조금 땡겼어. 요즘 남자친구가 부실해서..." 지아의 말에 현준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었다. 대체 언제 남자친구를 사귀었단 말인가? 하지만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아는 꽤나 쌓였는지 거침없이 현준의 바지춤에 얼굴을 파묻었다. 팬티사이로 삐져나온 현준의 남성이 지아의 뜨거운 숨결과 부드럽게 핥아내리는 혀의 느낌 그리고 뜨거운 타액으로 인해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하아...좋아...으응..." "후읏..." 볼이 홀쭉해질 정도로 현준의 남성을 쭉 빨아들이며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던 지아는 빠르게 자신의 옷과 현준의 옷을 벗기고는 자신의 사타구니를 현준의 입쪽으로 가져다대었다. "흐이잇!!!" 흥분된 애액으로 인해 요동치는 지아의 음부를 보며 현준은 씨익 웃으며 그녀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혀를 들이밀었고 잠깐잠깐 혀를 빼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안을 조금씩 넓히며 움직였다. "히익!! 읏!! 아앗!!!" 그 때문일까?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다가 순식간에 애액을 토해내며 힘없이 푹 쓰러지는 지아였다. 다른 남자가 하면 그다지 강렬한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현준은 달랐다. 속궁합이 잘 맞는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손길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삽입도 하지 않았고 키스를 제외하면 별다른 애무도 없었다. 가슴조차 만지지도 않았고 아랫부분을 조금 애무한 것에 불과했지만 이미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흐트러진 지아다. "넣을께요." "으...으응..." 현준의 말에 지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자신의 다리를 벌렸다. 이미 한번 절정에 오른 탓인지 축축하게 젖어있는 지아의 음부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현준을 받아들였다. "크읏...으응...어때요?" "아아...! 조...좋아...!" 자신의 안을 꽉 채우며 밀고 들어가는 느낌에 지아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각이었다. 삽입만으로 다시금 절정에 오른 것일까? 쉴새없이 울컥거리며 현준의 남성을 조였다 푸는 지아다. 그 모든 것이 현준의 몸에서 흘러나온 순수한 마력이 지아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지만 두 남녀는 그런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아앙!! 너...너무 좋아!! 현준아!!!" 현준의 움직임이 조금씩 거세질때마다 지아의 생머리가 공중으로 정신없이 흩날렸다. 현준의 등을 부여잡고 있는 손에는 점점 더 힘이 들어가고 있었고 참을 수 없는 쾌락이 점점 지아의 정신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아윽...아!! 흐아아!! 여...여보!!! 아앗!!!" 그리고 절정과 함께 지아가 고개를 위로 치켜올렸다. 삽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현준의 순수한 마력으로 인한 쾌감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하지만 현준은 아직 땀조차 제대로 나지 않고 있었다. 계속해서 현준은 지아의 안을 누비기 시작했고 지아는 계속되는 오르가즘에 파르르 몸을 떨었다. "아...짐승...누나 죽을뻔했잖아." "에이...그런 걸로 안죽어요." 섹스가 끝나자 거친 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워있는 지아의 말에 현준은 모텔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며 말했다. 알몸으로 다리를 벌려 누워있는 지아의 모습은 굉장히 음란했다. 방금전까지도 나눴던 격렬한 섹스탓에 음부에는 희뿌연한 현준의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축구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섹스도 엄청 잘한다니까 정말..." "그러니까 누나가 제가 부르면 바로 달려오는 거겠죠?" "흐응...으음..." 지아는 빈 음료수캔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옆으로 온 현준을 잡아당기고는 깊은 키스를 나눴다. 그리고는 살짝 입을 떼면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응. 현준이 너하고 섹스하면 정말 좋아. 황홀하다니까. 앞으로 이런 경험을 다시 못하는 게 너무나도 슬퍼." "네...?" 무슨 뜻일까? 의미심장한 지아의 말에 현준의 눈에 살짝 커졌다. 지아는 현준의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 이제 곧 결혼해. 사귀던 남자친구랑. 오늘 나온 건 현준이한테 마지막으로 안기고 싶어서 나온 거야. 이제 나 어떻게 하냐. 앞으로 이런 것도 못 느끼고. 생각만 해도 젖을거 같은데." "겨...결혼요?" "응." 자신의 남성을 만지작거리는 지아의 손길이 느껴졌지만 현준의 머릿속은 이미 싸해져 있었다. 결혼이라니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물론 지아의 나이가 조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결혼이라니? '제...제길...' 지아가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섹스를 할 수는 있었다. 현준 역시 자신의 순수한 마력이 여자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게 하는지 리리스에게 귀가 닳도록 설명을 들어 알고 있었다. 자신이 조금 강제적으로 나간다면 지아는 결혼을 했더라도 언제든지 자신에게 안길게 분명했다. 하지만 자신은 운동선수였고 지아는 유부녀였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고 들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리고 들킨다면 그 파장은 안 봐도 뻔했다. 거짓기사로 드러난 이후 비공식적으로 조○일보에게서 사과를 받고 금방 논란이 종식되기는 했지만 단순한 폭행사건 하나만으로도 수 많은 네티즌에게 욕을 먹었던 현준이다. 그런데 사회에서 전혀 용납이 되지 않은 간통이라면? 축구선수를 계속하기는 커녕 감옥으로 끌려갈지도 몰랐다. ============================ 작품 후기 ============================ 댓글 = 연참. 예약해놨었는데...아까 막 부산에서 집에 도착해서 예약취소 하고 올리는... 그럼 즐감! 좋은밤요. 피곤해 죽겠다는... 00078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골치아프네. 지아누나하고는 이제 관계를 맺을 수가 없으니..." 현준은 그렇게 말하며 침대에 풀썩 누웠다. 15명의 제한. 마족이 있으면 천족도 있는 것일까? 천계에서 경각심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리리스가 정해놨었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의 수였다. 이미 관계를 여러번 맺으며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던 지아가 결혼이라는 이유로 떨어져 나갔으니 남은 여자는 단 둘. 수진와 희연뿐이었다. 게다가 수진은 현준과 2시간 남짓거리에 있는 서울에 살고 있었다. 한마디로 희연을 제외한다면 수월하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가 없는 것이다. "흐응...어떻게 하려고?" FM 이라는 축구게임을 하던 리리스가 고개를 뒤로 돌려 현준을 바라보았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3D 로 만들어진 캐릭터 몇몇이 자기들끼리 공을 차고 있었다. "희연을 제외하고 다른 여자를 만들어 보던가 해야겠어요. 영혼의 힘이 강한...그런 사람은 아직 힘들테니 지아누나처럼 외모를 뛰어난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고요." "나 같으면 그 지아라는 여자랑 계속 관계를 맺을 텐데?"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왠지 악랄함이 가득담긴 미소였다. 그녀의 생각으로는 현준이 계속해서 지아랑 관계를 맺다가 들켜서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좌절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인간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질수록 자신의 유혹에 빠져들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현준을 좌절과 인간들에 대한 분노를 각성시켜 악마로 만들 생각이었다. 현준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현준이 악마로 각성을 한다면? 분명 순수한 마력을 거의 무한대로 보유한 악마가 될 게 틀림없었다. 생각한 해도 몸이 짜릿짜릿하게 달아올랐다. "아뇨.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악의적인 기사와 악플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폭행사건으로 인해 깨달았어요. 권집형도 얼마나 미안해 하셨는데요." "쳇..." 리리스는 아깝다는 짤막한 목소리를 내뱉더니 다시 모니터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리리스님. 지아누나랑 이제 관계를 맺지 않게 되면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그 15명의 조건?" "네." 현준의 리리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의 수 제한. 현준에겐 지아와 수진, 희연을 제외하고 12명의 여자에게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었다. "이미 관계를 맺었으니 그건 그대로 끝. 제외해준다거나 그런건 없어. 남은 12명으로 네 녀석이 알아서 해야지." "으음...순수한 마력에 대한 거래로도 안될까요?" "물론. 순수한 마력에 대한 거래는 네 놈에게 악마의 힘을 준 걸로 끝." "하아..." 현준의 한숨소리에 약간의 떨림이 묻어나왔다. 대충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1명이라도 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었다. '어쩔수 없네. 일단 희연이한테 흡수하는 기운으로 버티면서 새로운 여자를 만드는 수밖에...' 현준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씻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리리스와 현준이 대화하는 시간은 아침 7시. 이제 곧 있으면 현준은 연습을 하러 구단 연습장으로 가야했다. "오늘도 연습하러 가는 건가?" 씻고 나온 후에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 현준의 행동을 본 리리스다. 현준이 현재 악마의 기운을 20%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훈련을 하게 된다면 많아봤자 10% 남짓한 악마의 기운이 남아있을 게 분명했다. 게다가 내일 오후 3시에는 대전 시티즌의 K 리그 개막전인 FC 서울과의 홈 경기가 있었다. "네. 연습은 빠지면 안 되니까요.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밤에 희연이에게 흡수하면 되고 리리스님한테도 10% 흡수하면 내일 경기를 뛰는 것엔 문제없을 거 같아서요. 그리고 행여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한다면 본래 실력으로 경기를 뛰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그때를 대비한다면 조금씩 실력을 키워나가야죠. 제대로 축구를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남들보다 좀 더 연습해야되요." "그래봤자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실력 아닌가?" "연습하면 좋아지겠죠." 그렇게 말하고는 현준은 점퍼를 걸치며 문 밖으로 나갔다. 집에서 구단 훈련장까지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았지만 몸이라도 뎁힐 겸 겸사겸사 뛰어서 가려는 생각이었다. "훈련 따위는 안 해도 될 텐데. 그냥 악마의 기운만 주구장창 계속해서 흡수하면 좋을 텐데 말이지." 현준의 모습이 사라지자 리리스는 기지개를 피듯 몸을 쭉 피면서 말했다. 현준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 흡수할수록 그가 보유한 순수한 마력 역시 악마의 기운에 영향을 받을 게 분명했다.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워낙 많은 양인데다가 굉장히 농도 깊은 순수한 마력이었기에 티가 안나는 것 뿐이었다. "아니...티가 안나는 것은 아닌가? 후후후." 리리스는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1년 전과 비교해서 현준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여자를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그는 악마의 기운이 없으면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없었다. 어차피 급할 것은 없었다. 악마는 소멸하지만 않는다면 수명의 제한이 없는 억겁의 시간을 사는 존재였다. FC 서울의 2010 시즌은 귀네슈 감독의 시대가 끝난 시즌이었다. 새롭게 FC 서울의 선장이 된 빙가다 감독의 부임 첫해로 지난 시즌의 실패를 분석해서 K 리그 경험이 풍부한 현영민, 김용대, 최효진, 하대성등의 선수를 영입해 더욱더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FC 서울이었다. 일본 고텐바 전지훈련에서 하마마츠 대학교, 미토 홀리호크, 우라와 레즈, 그리고 쇼난 벨마레등의 팀등과의 연습경기에서 4승 1무의 성적을 거둔 FC 서울은 올해야 말로 우승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시즌에 임하고 있었다. 수비를 중점으로 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다가 공격 위주로 전환시 빠른 역습으로 골을 터뜨리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전념하는 FC 서울이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의 중심인 수비가 대전 시티즌의 핵심선수인 김현준에 의해서 산산조각으로 박살이 나고 있었다. 뻥!!! 날카로운 스루패스. 현준의 전매특허중 하나인 컴퓨터 패스가 FC 서울의 진영의 한가운데를 뚫어버렸다.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더니 대전 시티즌의 공격수인 바벨의 발 끝에 안착했다. '같은팀이었다고는 하지만 물러설 수는 없지.' 현준의 공을 받은 바벨이 등지고 있는 선수는 FC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윤표 선수였다. 2009 년도 대전 시티즌 소속으로 13경기를 출장한 경험이 있는 선수였지만 이번 겨울 이적시장때 FC 서울로 팀을 옮긴 그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활약을 보여 빙가다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아야만 했다. 윤표는 최대한 몸을 밀착해 브라질 용병 출신으로 뛰어난 개인기를 지닌 바벨이 슈팅을 하지 못하게 공간을 막기 시작했다. 순간적인 돌파능력은 대단하지만 공간을 주지 않는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 윤표를 등지고 있는 바벨은 주위에 있는 선수들을 찾기 시작했다. 공은 완벽하게 자신의 소유로 만들었지만 슈팅을 때릴 수가 없었다. 바짝 붙어서 압박을 하고 있는 윤표 때문이었다. 억지로라도 슈팅을 때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기껏 만든 기회를 이렇게 허무하게 날릴 수는 없었다. 그리고 때마침 현준과 성호가 쇄도를 하며 들어오고 있었다. "어딜...!" 오른쪽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성호에게 바벨이 패스를 하려하자 윤표는 재빠르게 다리를 앞으로 내질렀다. 하지만 그것은 바벨의 페이크였다. 패스를 하기 위해 공을 차려는 듯 앞으로 발을 뻗다가 힐킥으로 현준이 달려오고 있는 방향으로 공을 내준 것이다. 박성호 역시 대전 시티즌의 뛰어난 스트라이커 중 하나였지만 바벨이 생각하기에 현준은 그야말로 골을 넣기 위해 나타난 존재였다. 그가 공을 찬다면 분명 유효 슈팅이 될 게 분명했다. 이제까지 연습경기를 비롯해 자신들에게 보여줬던 현준의 기록이 그러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좀 더 확실한 기회를 노리기 위해 바벨은 성호가 아닌 현준에게 패스를 한 것이다. 키이이잉!!! 두근거리는 심장소리와 함께 자신만 들을 수 있는 날카로운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악마의 시계에서 흡수한 악마의 기운들이 몸 안에서 요동을 치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그 느낌에 몸을 맡기던 현준은 골대 안을 제 집인 마냥 누비고 있는 붉은색의 점을 뒤로 한 채 주위로 시선을 돌렸다. 8번을 달고 있는 FC 서울의 브라질 용병 수비수 아디우송 두스 산투스. 공식적으로 아디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는 선수가 현준을 커버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커버하려 달려오는 것은 좋다만 이미 늦었어!' 현재 상황에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인 희연을 녹초로 만들어서까지 모았던 60%와 리리스에게서 더한 10%까지 총 7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현준이다. 이정도의 거리에서는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생각대로 83%의 성공확률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콰아앙!!!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현준에게 공간을 내준 FC 서울 수비진의 실책은 아주 컸다. 약간의 틈만 있어도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가 바로 현준이다. 2009 시즌 현준이 보였던 괴물같은 기록은 단지 운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직까지 모르고 있는 FC 서울이다. 현준의 슈팅은 FC 서울의 골키퍼인 김용대의 몸놀림을 무색하게 만들며 너무나도 깔끔하게 골망을 갈랐다. 와아아아아!!! 바벨이 현준에게 힐패스를 할 때부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던 대전 시티즌의 팬들과 퍼플크루였다. 비록 겨울 내 악플에 시달리며 작년의 위엄을 내보이지 못하며 경기력에 영향이 가지 않을까하며 팬들의 마음을 철렁이게 만들었지만 그런 걱정을 단숨에 불식시키듯 현준의 슈팅은 너무나도 손쉽게 서울의 골망을 갈랐다.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인 퍼플크루를 반 시즌만에 사로잡은 영웅은 여전히 건재했다. 대전! 널 위해 노래해! 우린 노래해 우린 영원한! 대전의 아들 [퍼플크루 - 대전의 아들] 퍼플크루의 목놓은 응원가가 터져나왔다. 작년 우승팀이라고는 하지만 시민구단이기 때문이었을까? 제대로 된 재정지원도 받지 못한 채 몇몇 선수들을 타 팀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대전 시티즌이다. 09 시즌 우승팀이라곤 하지만 2010 시즌에 들어서 대전이 영입한 선수는 경찰청과 광주 상무에서 뛰던 군제대 선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현준!! 현준!! 현준!! 하지만 그들에게는 김현준이 있었다. 올해야 말로 우승을 노리겠다며 전력을 보강한 FC 서울을 경기 시작 20분도 되지 않았는데 그들을 골문을 갈라버린 것이다. "후우..." 선미는 좋은 사진을 뽑기 위해 카메라를 찰칵거리다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열광적인 응원소리. 비록 경기장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수의 팬들이 모인 것은 아니지만 K 리그 우승팀과 수호신이라는 2번째로 많은 서포터즈를 보유한 팀과의 맞대결이라서 그런지 경기장이 울릴 정도로 열광적인 응원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꽤 멋지지 않아?" "하아...그렇긴 하네요. 생각보다 굉장히 열광적이네요." 선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열심히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카메라를 찍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장에 정신을 집중해야하는 것은 물론 어쩔때는 각도를 내기 위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오랜 시간동안 서 있어야할 때도 있었다. ============================ 작품 후기 ============================ 외팔이마법사 : 주인공이 자기만 알고-이건 악마가 되는 과정이라고 했고- 좀 휘둘리긴 해도-근데 악마한테 어떻게 개기지?- 나름 인간적이고 좋은 놈 같긴 한뎁. 왜 다들 찌질하다그러지? > 뭐...그렇죠. 찌질하다는 것은 주인공이 휘둘린다는 점이 강하게 부각되서 그럴겁니다. 주인공인 현준에 대한 목숨줄은 리리스가 붙잡고 있고 악마의 능력 역시 리리스가 붙잡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말하는 개연성을 따진다면 저렇게 나가는 게 제 생각으로는 개연성이 맞다고 생각해서 적었지요. 어차피 아직 글은 이제 진행중이니까여. 그럼 즐감하세요! 댓글 = 연참! 잘하면 밤 늦게 한편 올려드리고 안되면 수정해서 내일 올려드릴께요. 좋은 밤되세요! 00079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축구 인프라도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 응원열기도 해외 유수 리그 못지 않지. 김현준 같은 선수가 몇몇 등장한다면 우리 나라 축구는 더욱더 발전할 게 분명해. 박지성같은 선수가 해외에 대한민국을 알리며 해외리그에 진출하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반을 닦아놓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 "선배님이 그렇게 칭찬하시는 김현준은 그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해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릴 선수가 된다는 것이죠?" 남자의 김현준 찬양론이 또 시작되려고 하자 선미는 재빠르게 남자의 말을 끊으며 투덜거렸다. 기록만 본다면 확실히 김현준이 대단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사실 13경기 20골 9 어시스트의 기록은 그녀도 인정했다. 그렇지만? 김현준은 이제 막 K 리그에 입성한 선수였다. 그것도 오늘 경기로 K 리그 정규경기를 14 경기째 치르고 있는 신출내기다. "너무 높게 김현준을 평가하시는 것 아니예요? 아직 K 리그 선수잖아요. 국가대표로 뛴 적도 없고 청소년 국가대표에 발탁된 적도 없잖아요. 아니, 알아보니 고등학교, 대학교 축구부에서 뛴 경험도 없는 선수인데..." "그러니까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김현준이 더욱더 대단하단 말이야. 저 녀석이 해외에 나가서 좀 더 좋은 훈련시설에서 성장하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월드컵 우승도 꿈이 아니라고." "하아...그건 말도 안되요.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라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알아. 하지만 김현준은 적어도 메시처럼 혼자서 경기를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네...네. 선배말이 전부 옳아요. 옳아." 선미는 건성건성 고개를 끄덕거리며 다시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하프라인으로 공이 옮겨가면서 다시 경기가 재개되기 시작했다. 선미가 이렇게 대전 시티즌과 FC 서울과의 경기를 관람하며 사진을 얻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김현준에 대한 기사 때문에 조○일보와 대전 시티즌간의 사이는 그야말로 앙숙으로 변했다. 확실하지도 않은 사실을 기사로 만들어 대전 시티즌과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켰기 때문이다. 비록 비공식적으로 선수와 구단에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선수와 구단의 앙금을 풀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김현준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쓰기 위해 직접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선미다. '대체 무엇을 보고 저 선수를 메시하고 비교를 하는 거야...' 메시. 1987년 출생의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FC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그는 08-09 시즌 호나우지뉴가 클럽을 떠나면서 그의 등번호인 10번을 물려받았고 9득점으로 챔피언스 리그 최다득점자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바르셀로나가 코파 델 레이, 프리메라리가, UFEA 챔피언스리그의 우승을 컵을 전부 들어올리는 위업을 이루는데 일조를 한 그는 2009년 발롱도르, FIFA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유럽선수상을 쓸은 선수였다. 김현준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하지만 메시와 비교한다면 보이지 않는 격차가 있었다. 기껏해봤자 K 리그 14경기를 뛴 선수와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 비교대상자체가 되지 않았다. "잘하기는 한데...확실히 메시 수준은 아니지." 선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서울 선수 2명을 상대로도 뛰어난 피지컬을 이용해 공을 보유하며 날카로운 패스를 보내는 김현준의 모습을 카메라에 잡기 시작했다. "막아!!!" 전반 40분이 조금 넘어갈 무렵 권집의 패스를 받은 현준이 공을 몰고 돌파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중원에서 공을 소유하며 볼배급을 하던 그였지만 계속해서 마무리가 부족해 추가골이 나오지 않자 전반이 끝나기 직전에 한 골을 더 추가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그리고 그럼 김현준의 돌파에 올해 전북 현대 모터스에서 FC 서울로 이적한 하대성이 두다리에 힘을 가득 주며 현준을 막아설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제칠까?' 대한민국의 전천후 미드필더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하대성. 엄청난 활동력과 뛰어난 볼 간수능력을 지니고 있는 그 앞에서 현준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약 35억원의 이적료로 셀틱 FC 로 떠난 기성용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긴장감이라곤 느껴지지 않았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의 앞을 가로막을 수 있는 존재가 과연 세계가 아닌 대한민국에 있을까?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건방지다거나 재수없다고 말할 정도로 오만한 생각이지만 현준은 충분히 자신이 있었다. 악마의 기운과 리리스가 탈바꿈시켜준 악마의 육체. 이 둘만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있다면 그라운드 안에서 자신이 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 "흣!" 하대성은 현준의 압박감에 숨을 들이쉬었다. 공을 가진 쪽은 현준이고 수비하는 쪽은 자신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이 주춤거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발을 내밀어 공을 뺏어야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발을 뻗는 순간 바람처럼 현준이 자신을 제치고 지나갈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대성을 몸을 감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현준의 페인팅이 시작되었다. '오른쪽...? 왼쪽...?' 양자택일의 상황. 눈을 어지럽게 만드는 현준의 다리가 아닌 공에 신경을 집중하던 대성은 순간 자신의 두 다리사이로 데굴데굴 굴러가는 흰색의 물체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자신의 왼편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현준도 말이다. 와아아아!!!!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는 하대성의 모습에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다. 저런 현준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온 퍼플크루와 관중들이었다. 축구화의 스터드가 그라운드에 찍히면서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 현준은 거침없이 FC 서울의 진형을 돌파하고 있었다. "막아!!! 공간 틀어막으라고!!!" 거리가 있었지만 위협적으로 돌파해오는 현준의 모습에 김용대가 소리를 내질렀다. 자동문도 아니고 수비들이 무엇을 하는지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김현준을 처음 상대하는 것도 아니고 답답할 정도였다. 김현준의 중거리슛은 꽤나 강력하고 정확했다. 그런데 대체 어디까지 들어오게 만들 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패널티라인이 코 앞이었는데도 수비가 따라붙지 못하고 있었다. '씨발!!!' 뒤에서 감정이 섞인 용대의 목소리를 들으며 김진규가 속으로 짜증스러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누가 막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있는 것인가? 괜히 김현준이 김날쌘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가고 싶어도 스피드에서 밀렸다. 현준이 공을 드리블하면서 달려가는 속도는 그라운드 밖에서 보는 일반인들의 눈에도 굉장히 빠르다고 느낄 정도였으니 그라운드 내의 선수들에겐 거의 바람과도 같았다. '이젠 못간다!' 드리블의 방향을 틀기 위해서 일까? 현준이 잠깐 멈칫거린 순간 진규는 재빠르게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현준은 당연히 돌파를 시도할 거라는 진규의 예상을 뒤엎으며 공의 밑을 찍어 올렸다. "아?!" 183cm 나 되는 진규의 키를 살짝 넘겨 그의 뒷 공간에 떨어지는 공은 물새가 생선을 낚아채듯 대전 시티즌의 공격수 바벨이 낚아챘다. 드리블의 방향을 튼 게 아니라 현준은 주위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확인한 것이었다. 현준에게 드리블 돌파에 신경을 쓰느라 미쳐 바벨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재빨리 뒤를 돌아 바벨의 뒤를 쫓았지만 이미 둘의 거리는 벌어진 상황이었고 용대가 앞으로 나오며 슈팅 각도를 줄이는 모습이 진규의 눈에 들어왔다. '제발!!!' 이미 놓쳐버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간절한 진규의 바램을 외면한 채 완벽한 일대일 상황에서 바벨은 여유롭게 FC 서울의 심장에 비수를 박아넣었다. 와아아아아!!! 추가골이 터지자 광란에 빠진 퍼플크루의 환호성이 경기를 다시 한번 휩쓸었다. 그에 반해 FC 서울의 서포터즈인 수호신들의 고개를 축 가라앉았다. 올해야말로 우승을 차지하겠다며 굵직한 이적들을 성사시킨 FC 서울과 큰 이적 없이 오히려 선수들을 떠나보낸 대전 시티즌의 K 리그 개막전. 게다가 대전 시티즌은 팀의 핵심선수인 김현준이 폭행시비에 시달리면서 여유롭게 승리를 차지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도 2골을 헌납해버렸다. "진짜 빠르네..." 선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카메라로 골을 넣은 바벨의 모습과 그 옆에서 축하를 해주는 현준을 비롯한 대전 시티즌의 선수들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김현준이 만들어 낸 완벽한 찬스였다. 스피드로 FC 서울의 진영을 유린하며 순식간에 바벨에게로 공을 넘겨주는 완벽한 패스까지. 그야말로 감탄성밖에 나오지 않는 플레이였다. "잘하긴 잘하네. 메시만큼은 아니지만...그래도 볼만하네." 퍼플아레나에 울려퍼지는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성과 응원열기와 함께 지루한 경기가 아닌 골이 계속해서 터져 나온 탓일까? 단지 현준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를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이 드는 선미다. ============================ 작품 후기 ============================ 78편 수정을 했습니다. 알아본 결과 대전의 주축선수였던 고창현이 울산현대로 이적한 것은 2010년 여름 이적기간이네요. 그래서 그 문장을 지워버렸습니다. 00080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2010 K 리그 개막! 20골의 폭죽이 터지다. [K리그 = 김민철 기자] 전년도 챔피언 대전 시티즌이 유력한 우승후보 서울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첫걸음을 내딛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K 리그 개막전 7경기에서는 10만여명이 넘는 관중들이 들어찼고, 총 20골 이 터져나오며 이번 시즌 화끈한 골잔치를 예고했다. 전년도 챔피언 대전은 정규리그 1라운드 개막전에서 FC 서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미들라이커' 김현준의 활약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작년 내셔널리그에서 이적해 대전 시티즌의 구세주로 발돋움하고 있는 김현준은 프로경험이 고작 14경기밖에 없는 선수지만 매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어 다른 K 리그 팀을 두려움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김현준의 선제골과 바벨의 추가골이 터져나오며 대전의 압승으로 끝날것 같은 경기는 FC 서울이 반격에 나서며 정조국이 골을 만들어냈고 데얀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행방을 가릴 수 없게 만들었다. 잠시 소강상태에 빠진 경기는 후반 31분과 36분 김현준이 다시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부추를 대전으로 되돌렸고 인저리타임 코너킥 상황에서 김현준이 올린 코너킥을 박성호가 골로 연결시키며 5-2 대승을 거두었다. 유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전북과 수원의 경기는 홈팀인 전북이 3-1 승리를 거두었고 인천과 전남과의 경기는 인천이 1-0 승리를 거두었다. 대전 시티즌의 왕선재 감독 "김현준 체력, 기술, 정신력 모두 No.1" [조○일보 = 이선미기자] 올해 현실적인 목표는 6강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전 시티즌은 유력한 우승후보인 FC 서울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 그런 대전 시티즌에서 감독은 물론 선수들에게 모두 신뢰받는 선수는 과연 누굴까? 아마도 작년을 비롯해 개막전에서도 골 폭풍을 터뜨리고 있는 김현준 선수가 아닐까. 작년 대전 시티즌의 취약한 스쿼드를 비롯해 신인들의 더딘 성장, 기존 선수들 역시 종 잡을 수 없을정도로 기복있는 플레이를 보이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김현준은 묵묵히 골과 도움을 터뜨리며 대전 시티즌을 2009 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전 시티즌의 왕선재 감독은 그런 김현준을 "완벽한 선수"라고 평가한다. 체력은 물론 기술력을 비롯해 정신력까지 흠잡을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이다. 사실 김현준이 대전 시티즌에 가담한 이후로 대전은 패배를 모르는 팀이 되었다. 90분 동안 중원을 누비며 적들의 공세를 틀어막는 한편 미드필더에서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를 톡톡히 해내는 덕분에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김현준을 믿고 더욱 편하고 쉽게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것이다. 이런 플레이가 가능한 것은 지치지 않을 정도로 강인한 체력과 성실성덕분. 김현준은 대전 시티즌 내에서도 독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훈련을 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인해 기복이 전혀 없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는 김현준은 소나타 K 리그 2010 개막전에서 FC 서울을 상대로 해트트릭이라는 골 폭풍을 터뜨리며 득점왕 레이스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허정무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역시 "경기를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김현준을 극찬했다. 작년 K 리그 MVP 를 받은 그를 월드컵에서 볼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갑자기 왠 칭찬이람?" 수진은 현준을 극찬하는 기사가 실려있는 조○일보 신문을 접었다. 27일 토요일에 K 리그 개막전에서 현준은 3골 2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빕스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부터 선보였던 맨오브더매치 제도가 정규리그까지 확대됨에 따라서 새 후원 스폰서로 CJ푸드빌의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빕스가 참여를 한 것이다. 빕스는 매 경기 후 현장에서 선정, 발표하는 '빕스 맨 오브 더 매치' 공식 명칭권과 K리그 경기장 내 90도 시스템 광고권, 경기장 내외 프로모션권 등의 권리를 갖는다. 또한 ‘빕스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선수 모두에게 가족식사권을 부상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광고 및 홍보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수진의 손에는 빕스 상품권이 들려 있었다. 현준이 팀원들과 외식이나 하라면서 상품권을 보낸 것이다. "언니! 준비 다 됐어요!" 이제까지 계속해서 식단관리 및 쉴 틈 없이 연습만 하다가 내려진 한줄기의 구원줄에 숙소에 도자마자 재빠르게 씻고 나갈 준비를 한 혜나와 연지다. 그런 둘의 눈에는 수진의 손에 들린 상품권만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알았어. 가자가자. 그런데 우리 몸 관리도 해야하는데..." "어차피 내일 연습해서 빼면 되요. 괜찮아요. 가끔은 이렇게 먹어줘야 살죠." "매니저 오빠한테 허락받았어요. 현준오빠 얘기 꺼내니까 단번에 O.K" "하아..." 영악한 둘의 행동에 수진은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켰다. 현준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수진에 대한 회사의 대응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둘의 사이가 평범한 게 아닌 만큼 나중을 대비해 계속해서 인연줄을 만들어 나가려는 것이다. "칼질이다. 칼질. 전 프로마쥬 스테이크요." "저는 이거." "오기 전에 이미 뭘 먹을지 정했구만." "오빠가 보내준 것이 빕스 상품권인 것을 단번에 캐치했지요." 수진의 말에 혜나와 연지가 히히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급스러운 스테이크 레스토랑답게 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데뷔를 하긴 했다만 수입이 없는 그녀들이 이런 레스토랑에 올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런데 현준 오빠는 괜찮으시데요? 저번달만 해도 악플 때문에 고생하시던데...언니도 고생했잖아요." 현준이 보내준 상품권 때문에 이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기에 현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연지다. "괜찮나봐. 이야기를 잘 안해줘서 나도 정확한 것은 잘 모르는데 조○일보에서 사과도 한 것 같고 오늘 조○일보 기사보니까 그냥 유야무야 넘기려는 것 같아." "나쁜 놈들. 지들이 뭘 안다고 그런 기사를 내보내? 나 같으면 확 고소해버리겠다." 내심 현준을 좋아하는 혜나다. 그런 탓에 현준의 폭행시비에서도 연습이 끝날때마다 컴퓨터를 붙잡고 네티즌들하고도 한참을 싸우며 씩씩거렸었다. 그 때문에 조○일보를 죽도록 싫어하는 그녀였다. "기자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너희들도 잘 알잖아. 현준이가 더 유명해진다면 모를까. 어쨌든 그래도 개막전에서 꽤 대단한 활약을 펼쳤나봐." "역시 프로네요. 저 같으면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 할텐데..." "우리도 악플에 연연하지 말고 더욱더 힘내야지. 현준이처럼." 수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체리 쥬빌레'와 함께 데뷔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체리 쥬빌레'와 비교당하면서 얼마나 많은 네티즌들에게 욕을 먹었는가? 거기다가 이어지는 무관심에 연예계 생활을 접으려고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언니 요즘 현준오빠 만나요? 안 만난지 좀 된 것 같은데..." "연습 때문에 시간이 안나네. 저번 팀에 있었을때는 서울에 있어서 만나가기 그래도 수월했는데 이젠 대전에 있으니까...게다가 우리도 데뷔한다고 맨날 연습하잖아." "현준 오빠 점점 유명해 지는데 막 박지성선수처럼 다른 여자 연예인들이 관심있다고 말하는 거 아니예요?" "......" 혜나의 말에 수진은 희연을 떠올리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랬다. 점점 유명해지고 있는 현준과는 달리 자신은 아직 연습을 하고 있는 아이돌이다. 그것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빠르게 1집을 접고는 휴식기를 가지고 2집을 준비하는 아이돌. "성공해야지. 우리도. 안 그러면 현준이한테 미안할 것 같아." "미...미안해요. 언니." "아니야. 어차피 뭐 현준이 바람을 필리도 없고 말이야. 이미 내꺼라고."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수진이 조금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점점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유명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통화를 하며 목소리를 들려주는 현준이었다. 바람을 필리가 없었다. 그렇게 레인보우 샤베트의 세 멤버가 현준이 준 상품권으로 식사를 하는 동안 현준은 자신의 방에서 악마의 기운을 충족시키기 위해 희연과 격렬한 섹스를 나누고 있었다. "아...! 오빠! 아아아!!!" "허억...헉..."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성욕을 충족시키는 것에도 의미를 두는 현준이다. 더군다나 섹스는 인간에게 있어서 최상의 애정표현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런 탓에 현준은 최선을 다해 희연을 만족시키기 위해 허리를 놀렸다. "아아!! 흐...으흐흐!!!" 현준의 허리 놀림이 조금씩 빨라지자 희연의 머리가 좌우로 미친 듯이 흔들리며 달뜬 신음성을 내었다. 평범한 남자도 아닌 순수한 마력을 지닌 현준이 마음먹고 덤벼들기 시작하자 도저히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다. 꽤나 많은 관계를 맺어왔지만 아직까지도 현준의 품에 안기면 정신이 어질어질하며 금새 질정에 오르는 희연이다. "크윽..." "아...아아아아!!!" 희연의 아랫배가 움찔거리며 수축을 하기 시작하자 희연은 몸이 끈 떨어진 연처럼 뒤로 푹 늘어지더니 몸을 파르르 떨었다. 절정을 맞이한 것이다. 그런 희연의 모습에 현준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는 한동한 가만히 자세를 유지했다. 그렇게 떨림이 진정되자 현준은 희연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섹스가 끝난 후 달콤한 현준의 입술을 음미하던 희연이 살짝 눈을 떴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오빠 6일날 경남하고 시합 있잖아요. 연습도 있을 테고...이렇게 힘 빼도 되요? 시합하다가 쓰러지겠다." "풉...설마." 장난을 치듯 품에 안겨오는 희연의 입술을 현준은 손가락으로 살짝 만졌다. 예전의 몸이었다면 쓰러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육체는 아무리 고된 운동을 하더라도 피로감이 전혀 느끼지 않았다.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이런 육체로 훈련과 시합 그리고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한 섹스와 같은 행동을 병행한 현준이다. "경남과의 경기도 홈 경기죠? 그리고 9일날에는 가시마 앤틀러스하고 아챔 경기 있고요." "속속들이 꿰고 있네." "퍼플이잖아요. 그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아야죠. 물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지만." 희연을 그렇게 말하며 장난스럽게 현준의 남성을 손으로 만졌다. 지금은 귀엽게 보이는 이게 어느 순간만 되면 커다랗게 변한다는 게 아직도 신기했다. "경남은 낙승이겠고 가시마 앤틀러스는 좀 세려나? 그래도 J 리그 챔피언이라는데...어떻게 생각해요?" "원정이라면 모를까. 홈경기인데 지지는 않겠지." "이히히...오빠가 또 골 넣겠죠? 아아...나중에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에서 현준오빠 데려간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하하하하!" 현준은 웃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희연은 여전히 현준의 미래를 상상하며 키득키득거렸다. 09 시즌 퍼플크루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현준은 수 많은 이적조건들을 뿌리치고는 10 시즌도 대전에 남았다. 그리고 FC 서울과의 개막전에서 해트트릭을 비롯해 2도움을 올리며 퍼플크루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우승후보라 불리는 FC 서울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것이다. 덕분에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는 사기가 하늘을 뚫을 듯이 치솟아 있었다. 다음 상대는 경남 FC. 작년 시즌에도 경남을 상대로 대전은 현준이 2골 2도움을 올리며 4-0 대승을 거뒀었다. 그렇기에 무리 없이 2연승을 거둘 수 있을거라고 낙관을 하는 퍼플크루였고 대전 시티즌은 그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현준이 1골 1도움을 올리는 활약을 보이며 3-0 완승을 거두었다. 2경기 8골을 올리는 엄청난 득점력을 자랑하는 대전 시티즌의 다음상대는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였다. 퍼플 아레나라고 불리는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는 벤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의 선전 때문에 축구에 대한 관심이 쏙 들어가 버렸다는 악재 아닌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만여명이 넘는 관중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나만의악마 : 재밌당 ㅋ 작가님 그런데 습작돌린 작품좀 풀어주심 안되나요??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요.. 넘 보고 싶은데 ㅠㅠ >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게 당연하죠...습작돌린 작품을 풀지는 못합니다. 연희삼국지3 와 리그너스 대륙전기 리메이크전판이 있는데 연희삼국지3 는 예전에 경고때문에 돌린거고 리그너스 대륙전기는 풀수가 없어요. R 이 있는데 그것까지 내보내면 돈독오른 작가라며 욕 먹을듯. 그냥 안풀려고요. 프랑코 : 오오 댓글=연참의 기준이 있다면 댓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날텐데 말이죠 > 그러게요.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그래서 고민을 해봤습니다. 현재 악마의 계약은 이번편까지 포함해 총 80 편이 올라가 있고요. 코멘트수는 1569개 입니다. 한 편당 대략 19개 정도의 코멘트가 달린셈이지요. 많은 편은 40개도 넘게 달렸지만... 고로! 댓글 = 연참의 기준을 설정한 결과! 예전에 한번 쓰라리게(?) 당해본 적도 있고 하니. 팬픽은 댓글이 몇백개가 기본이던데...그걸 바라는 것은 과욕이고... 여튼 추천은 해주면 좋고 하기 싫으시면 말고. 노블레스 기본 7 Kb 는 없어보니까 1Kb 늘려서...8Kb! 기본으로 한편 깔고 댓글 30개당 8Kb! 60개면 16 Kb 90개면 24Kb 이렇게 올리도록 할께요. 30개면 한편 + 8Kb. 60개면 한편 + 16Kb 이런식입니다. 1편, 2편 편수로 정할까 생각도 했는데...용량 적은 여러편보다는 그냥 용량많은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용량으로 설정했어요. 그럼!!! 댓글 = 연참! 좋은 밤 되세요! 댓글 이벤트 연참 기간은...바빠서 소설쓰기 힘들어질때까지요. 아. 참고로 같은 독자의 중복 댓글은 뺄게요. 00081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오늘도 사람 엄청 많다..." 비가 올지도 모르는 우중충한 날씨탓에 경기장을 찾아올 관중들이 얼마 되지 않을 거라는 불안에 조마조마했던 희연이다. 다른 경기도 아닌 AFC,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의 예선경기다. 대전 시티즌이나 서포터즈인 퍼플크루에게 있어서 이 경기는 유럽 팀들이 UFEA 챔피언스 리그에 임하는 자세와 똑같았다. 더군다나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 대전 시티즌이 나가본 경험은 2003년 조별예선 이후로 무려 7년만이었다. 더군다나 상대팀은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였다. K 리그 챔피언과 J 리그 챔피언이 겨루는 대결인 만큼 언론에서도 말이 많았다. "오늘 이길 수 있을까? 안방에서 지면 쪽팔린데...그것도 일본팀이잖아." "선재감독 기자회견 하는 거 보니까 자신은 있어 보이던데? 김현준도 풀 컨디션이래잖아." 퍼플크루와 시민들은 오늘 있을 경기에 불안 반 기대 반으로 경기장에서 속속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락커룸에서 천천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현준 역시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져도 상관은 없었다. 각 조마다 2팀씩 올라가는 AFC 조별 예선경기다. 대전 시티즌이 속한 F조에는 가시마 앤틀러스를 비롯해 중국의 창춘 야타이, 인도네시아의 페르시푸라 자야푸라라는 3팀이 있었다. 그중에 주의할 만한 대상은 가시마 앤틀러스뿐. 창춘 야타이나 페르시푸라 자야푸라는 2군으로 보내도 어렵지 않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후우......" 찌릿찌릿한 감각이 몸을 감싸고 사라지자 크게 숨을 내쉬는 현준이다. 그리고 그때 대전 시티즌의 왕선재 감독이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자! 주목. 오늘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가 있다. 궂은 날씨에도 관중들이 꽤 많이 찾아왔다. 너희들의 경기를 보러 온 것이지. 가시마 앤틀러스 서포터즈 200여명 정도도 경기장을 찾아왔더구나." "비행기값 아깝게 왔는데 그냥 돌아가게 생겼네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중얼거리는 은성의 말에 라커룸의 모든 선수들이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 더군다나 클럽팀이라고는 하지만 한, 일 클럽팀의 경기다. "포메이션은 저번 경기 그대로 가겠다. 스타팅 역시 말해준 그대로 가겠어. 대신 김현준." "네." 현준은 왕선재 감독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너는 재량껏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라. 바벨이나 성호가 믿음직하지 못하다면 니가 직접 골을 넣어버려. 컨디션은 괜찮지?" "아아!! 감독님! 저도 골 넣을 수 있습니다. 현준이 패스만 있으면..." "시끄러! 임마. 니가 저번 경기 날려먹은 기회가 몇 번이야?" 바벨은 자기의 이름이 나온 것은 알겠는데 한국어를 아직 제대로 모르는 탓에 멀뚱멀뚱 눈만 뜰 뿐이다. 감독의 말을 들은 성호가 고개를 저으며 투덜거렸지만 뒤이어 튀어나오는 말에 고개를 푹 숙였다. '아우우...' 모든 기회를 골로 연결할 수만 있다면 그게 인간이던가? 세계적인 선수들도 모든 기회를 골로 연결 시키지 못한다. 바르셀로나 같은 세계적인 강팀들 역시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시키는 것은 평균 50%가 되지 않았다. 단지 현준이 말이 안 되는 능력을 보이는 것이다. "컨디션은 문제없지?" "네. 괜찮습니다." "그래. 그럼 다치지 말고. 최은성. 여기 주장 완장있다. 오늘도 이겨서 팬들을 기쁘게 하자. 그리고 니 말대로 일본애들은 바로 짐 싸서 돌려보내고. 공항까지 거리도 먼데 후딱 보내야지." 감독의 말에 은성은 엷게 웃음을 보이며 라커룸의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국가대표나 이름 높은 스타 플레이어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이 녀석들과 함께라면 오늘도 지지 않을 것 같았다. "1번 골키퍼 스기야마 데쓰, 2번 수비수 이정수, 3번 수비수 이와마사 다이키 5번 수비수 알렉스⋯" 우우우우!! 대전 시티즌 선수들의 소개가 끝나고 가시마 앤틀러스 선수들의 소개가 시작되서 엄청난 야유성이 퍼플 아레나를 뒤덮었다. 가시마 앤틀러스의 서포터즈로 보이는 한 쪽에서는 가시마 앤틀러스! 라는 구호를 외치며 200여명의 일본인들이 직사각형 형태로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가시마 앤틀러스. J 리그에 소속된 일본의 프로축구단으로 앤틀러스는 사슴섬이라는 뜻을 가진 연고지 가시마에 있는 가시마 신궁에서 따왔다. 2007, 2008, 2009 시즌 연속 J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려 J 리그 최초로 3연패를 거머쥐었고, 7번의 J 리그를 우승한 리그 최다 우승팀이 바로 가시마 앤틀러스였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선축은 홈 팀인 대전 시티즌이었다. 이곳이 대전 시티즌의 홈 경기장인 퍼플 아레나라는 것을 인식한 것인지 약간 주춤거리며 분위기에 조금씩 짓눌리고 있는 가시마 앤틀러스의 선수하고는 달리 대전 시티즌은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시마 앤틀러스의 선수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가 공을 초반부터 공을 몰고 거침없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현준의 임무는 공수 조절이었다. 뒤에서 권집이 수비를 받쳐준다면 조금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고 그 외에는 수비쪽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었는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거침없이 드리블로 자신의 진영으로 넘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재빠르게 이정수가 현준을 가로막았다. '이정수...' 2002년 안양 LG 치타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정수는 FC 서울, 2004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준우승에 공헌했고 2006년에 수원 삼성 블루윙즈로 이적해 2006년 K 리그 준우승 2008년 K 리그 우승에 공헌하고 2009년에 교토 상가 FC 로 이적한 후 올해 가시마 앤틀러스에 자리를 잡은 선수였다. 184cm 의 튼튼한 체격을 살린 강력한 대인마킹과 제공권 그리고 스피드를 살린 커버링으로 2008월 9월 10일인 FIFA 월드컵 예선경기로 A 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한 선수였다. "시험해볼까..." A 매치 데뷔전까지 치른 한국의 국가대표 선수를 앞에 두고서도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리그 경기도 아닌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경기. 예선전이기는 했지만 J 리그 우승팀이라는 가시마 앤틀러스를 상대로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내보일 셈이었다. 100%의 악마의 기운. 희연과 리리스에게서 가까스로 흡수한 기운들이 현준의 자신감을 더욱더 북돋아 주고 있었다. "큿!" 자신의 압박에 짓눌리지 않고 거칠게 밀고 들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정수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꽉 깨물었다. 대전 시티즌의 주축 선수로 이번 경기의 경계대상 1호 라는 것은 이미 전술 시간이 감독에게서 귀가 닳도록 들었다. 굉장히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시야가 장점이라는 선수인 만큼 현준을 피지컬로 압박하고 패스코스를 막으라는 게 정수의 역할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현준은 엄청난 스피드로 자신을 제치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진로 방향을 막으면 되는 일. 반칙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크윽!!!"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올리며 오른발로 패스를 하려는 현준의 모습에 정수는 살짝 발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준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하지 못한 정수의 실책이었다. 패스를 하는 척 하면서 인사이드로 자신의 뒷방향으로 공을 살짝 쳐내며 몸을 돌리며 지나치는 현준의 모습이 정수의 오른쪽 눈에 들어왔다. 네덜란드 토탈사커의 창시자이자 축구영웅인 요한 크루이프의 기술인 크루이프 턴! 갑자기 발목을 이용해 볼의 방향과 몸을 180도 꺾어 수비수를 돌파하는 기술이었다. 자신이 당한 것을 깨닫고 몸을 뒤틀려 현준을 쫓아가려는 정수였지만 스피드를 낸 상태에서 몸을 뒤틀어 쫓아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급격히 스피드를 낸 상태에서 저런 개인기를 사용했다간 발목이나 근육에 무리가 가거나 찢어질지도 몰랐다. 하지만 현준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유유히 정수를 가볍게 제치고는 드리블을 하며 안쪽으로 점점 파고 들고 있었다. "달려!"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 패널티 라인쪽으로 점점 돌파하는 현준의 모습에 대전 시티즌의 양쪽 윙어로 출진한 고창현과 김길식이 사이드 라인을 타고 달리며 공간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 탓에 가시마의 수비수들은 어쩔 수 없이 김길식과 고창현을 상대하기 위해 공간을 넓혀줘야만 했다. 그리고 바벨 역시 수비수라인을 흘끗흘끗 보며 안쪽으로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언제든지 현준의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이었다. 현준의 주특기는 예리한 스루패스. 정확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제대로 받을 수 없었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만 했다. "김현준!!!" 수비수를 등지며 안으로 파고든 성호가 손을 크게 들어올렸다. 얼마 안 되는 공간이었지만 패스를 받으면 곧바로 슈팅을 때릴 수 있을 정도였다. 성호가 손을 들어 올리며 소리를 지르자 가시마의 수비수들의 눈에 성호에게로 쏠렸다. 현준을 마크하거나 성호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막느냐 하는 순간적인 망설임이 가시마의 수비수들 사이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현준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이 붙었듯 현준의 장기는 날카로운 패스뿐만이 아니었다. 정확하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 더군다나 오늘 경기는 악마의 기운을 최대치로 흡수한 현준이다. 키이잉! 날카로운 금속성이 현준의 뇌리속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붉은색의 점이 가시마의 골키퍼인 스기야마 데쓰가 지키는 골문 안을 누비기 시작했고 곧 92%라는 성공확률이 나타나자 현준은 크게 발을 휘둘렀다. 뻐엉!!! 현준의 발끝에서 터져나온 강력한 슈팅. K 리그에서 현준의 중거리 슛에 간담이 서늘해진 감독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현준의 발에서 떨어져나간 공은 정확하게 수비수 틈을 가르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아아!!!!! 대전 월드컵 경기장, 퍼플 아레나를 진동시킬 정도로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스기야마가 몸을 날렸지만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간 중거리 슛.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 모습에 자신들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다. 현준! 현준! 현준! 이것이 시작이라는 듯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세리모니를 하고 있는 현준에게 가장 가까이 있던 바벨이 현준에게 달려와 현준의 어깨를 두드렸고 홈 팬들과 서포터즈는 연이어 현준의 네임드 콜을 부르기 시작했다. "아! 이 자식! 날 이용해 먹다니!" "어? 형 일부로 한 거 아니었어요?" "등 뒤에 있는 수비수를 확 제치고 골을 넣으려고 했지." 흥분한 성호의 말에 현준을 비롯해 주위에 있던 선수들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과정이 어찌되었던 결과는 좋았다. 전반 6분. 현준의 선제골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대전 시티즌이었다. 김현준! 현준! 김현준! 현준! "휘유..." 언제부터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인 퍼플크루가 이렇게 광적이 되어 버렸을까? 귀가 시끄러울 정도로 네임드 콜을 외치는 대전 시티즌 홈팬들의 모습에 정수는 자신이 수원에서 뛰었을 때의 서포터즈인 그랑블루가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정수의 시선엔 골을 성공시키고 선수들의 축하를 받는 현준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잘하네...' 그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비록 수비수들이 현준을 자유롭게 내버려 뒀다는 실책도 있었지만 현준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순식간에 벼락같은 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록 현준의 개인기에 농락당하기는 했지만 다시는 자신의 앞을 뚫고 지나가게끔 내버려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정수의 생각하고는 달리 현준을 구심점으로 한 대전 시티즌의 공격은 너무나도 매섭게 가시마 앤틀러스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또 안으로 파고듭니다!!!] 캐스터의 흥분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울려퍼졌다. K 리그 챔피언인 대전 시티즌과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의 경기인 탓에 생중계를 하고 있었다. 리그 챔피언들끼리의 대결인 만큼 양국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압도적인 경기가 펼쳐져 나올지는 예상치 못했다. [아! 다이키와 아라이바 선수들이 막지 못하고 있어요! 협력수비로 김현준 선수를 막아내야 하는데 계속해서 개인기에 밀리고 있어요!] 캐스터와 마찬가지로 해설자도 흥분한 목소리였다. J 리그 시즌 베스트 11에 든 수비수이자 일본 국가대표에 합류한 이와마사 다이키선수를 너무나 가볍게 제쳐버리는 현준의 플레이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는 캐스터와 해설자였다. 그리고 대전 시티즌과 가시마 앤틀러스의 경기를 TV 로 보고 있는 레인보우 샤베트 역시 흥분한 표정으로 TV 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짜...짱이다. 오빠 정말 잘한다..." "상대가 일본 국가대표 선수라면서? 근데 프로하고 아마추어 경기를 보는 것 같아요." "히히히!" 혜나와 연지의 감탄에 수진은 소리를 죽이며 키득키득 웃었다. TV에서 연신 현준의 이름을 캐스터와 해설자가 부를 때마다 마치 자신을 칭찬하는 것 같았다.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 20여분이 흘러가고 있는 지금 스코어는 3-0. 작년 시즌에 J 리그에서 1위를 했다는 팀을 상대로 자신의 애인인 현준은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와아...진짜 현준오빠. 월드컵에 왜 안 나가는지 모르겠다." "그거야 감독이 불러야지 나가지." "왜 안뽑을까요?" "글세....." 저번달에 있었던 2010 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 2월 10일 한중전에서 유례없는 패배를 겪었던 한국이었다. 22개의 슈팅중 6개의 유효슈팅을 비롯해 세트피스 득점력도 실망 그 자체. 0-3으로 패배하며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모습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다. "오빠가 나왔었으면 중국쯤이야 단숨에 이겼을텐데!" 축구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지만 매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현준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알고 있었다. 지금 방송에서 나오는 캐스터나 해설자의 말도 그랬다. TV에 시선을 떼지 않고 혜나는 연신 현준이 대단하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00082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퍼플 아레나, 축구 열기로 들썩이다. [K 리그 = 김민철 기자] 대전 시티즌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FC 챔피언스 리그 예선 2차전 경기가 열린 9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는 31000여명이 넘는 대관중이 운집했다. 이날 퍼플아레나는 22명의 선수들과 3만여명이 훌쩍 넘는 관중들이 쏟아내는 열기로 90분 내내 들썩였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지하철은 물론 월드컵경기장역 역시 사람들도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작년만 하더라도 리그 하위권에서 맴돌던 대전 시티즌이 리그 챔피언으로 올라서고 AFC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해 일본의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를 펼쳤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여기에다 숨은 노력도 더해졌다. 벤쿠버 올림픽으로 인해 축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시민들을 사로잡기 위해 대전 홍보팀 관계자들은 일주일 전부터 지역 3개 방송사와 구단이 합심해서 집중적으로 광고를 내보낸 것이라며 설명했다. 경기장 곳곳에 자리잡은 관중들은 90분 내내 경기를 즐기며 열기를 만끽했고 S 구역에서 대전 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 주도아래에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파도타기라는 장관도 연출되었다. 그리고 이 날 대전 시티즌의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아온 관중들에게 선물을 주듯 골폭풍을 몰아치며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 6분만에 김현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던 대전 시티즌은 29분 다시 한번 김길식의 크로스를 받은 김현준이 그림같은 시저스킥으로 다시 한번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후반 11분 박성호가 헤딩슛을 성공시키며 3-0으로 달아나자 한쪽에서 열심히 응원을 하던 가시마 앤틀러스의 서포터즈들은 축 쳐진 모습으로 경기를 관람해야만 했다. 이 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3-0 이라는 완벽한 승리와 함께 즐거운 축구장의 추억을 한가득 안고 집으로 향했다. 이날 경기는 대전 시티즌이 이제 강팀의 면모를 보이는 것을 물론 대전이 서서히 '축구특별시'의 명성을 되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AFC 챔피언스 리그 2차전의 완벽한 승리로 단숨에 F 조 1위로 뛰어오른 대전 시티즌이었다. 다음 상대는 24일 오후 지난 시즌 중국 슈퍼리그 준우승팀인 창춘 야타이와의 원정경기였다. 일본 J 리그 우승팀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리를 보였던 것 때문일까? 매스컴에서는 연신 대전 시티즌의 활약과 현준의 실력을 집중 분석하는 기사를 연이어 싣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은 갈대라고 했던가?" "여자의 마음 아닌가요." 현준의 대꾸에 리리스가 미소를 지으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굉장히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현준은 저도 모르게 몸이 떨리며 소름이 돋았다. 마왕인 리리스에 비교해 자신은 어디까지나 인간이었다.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괴물중의 괴물. 그런 괴물과 생활을 하고 있는 경험은 1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이겨낼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어찌되었든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하는데? 단 한 경기 뿐인데 이렇게 호의적인 기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오는데 말이야." "관심없어요. 그런 기사 따위는." 현준은 리리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현준의 신체로도 약간 무리가 있었다. 조금의 통증이 느껴지는 게 근육이 땡겨오는 것 같았다. "왜? 이렇게 계속 네 놈을 띄어준다면 네 녀석이 원하는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지 않은가?" "확실한 것도 아닌 사실에 괜히 기대감을 가지고 싶지는 않아요. 더군다나 이제 기자는 싫어요." "폭행시비가 꽤나 마음에 남았나보군." "네.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도 되죠?" "물론. 어차피 니 돈으로 산거야." 대답을 하고는 다시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은 현준은 리리스가 던져주는 아이스크림을 꺼내어 물었다. 리리스의 영향 때문인지 최근 들어서는 종종 현준도 아이스크림을 찾았다. "다음 경기는 언제지?" "14일요. 강원 FC 하고의 원정 경기라 춘천종합운동장으로 가야해요."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악마의 기운을 채우기 위해서 희연과 섹스를 나누고 현준이 들어온지 30분 정도가 흘러 있었다. "40%정도라... 리리스님하고 하고 나면 50%. 춘천으로 가기 전에 희연과 한번 더 해야겠네. 연습 때 사용하고 나면 얼마 되지 않을 테니..."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현준은 쓰레기를 버리고는 다시금 침대에 누워 악마의 기운이 담겨 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핸드폰에 있던 지아의 번호는 지운지 오래. 문자에 적혀 있는 결혼날짜가 지나지는 않았지만 현준은 더 이상 그녀에게 연락할 생각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되려나..." 수진은 서울에 있었기에 왠만해서는 만날 수 없었다. 뛰어난 축구실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악마의 힘은 필수적인 요소. 자신이 프로생활을 계속해서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경기전까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여자와 관계를 맺어야만 했다. 그것도 아무여자나 아닌 외모가 뛰어나거나 영혼이 강한 여자. 아직까지는 희연에게 흡수한 악마의 능력으로 버티고 있기는 했지만 요즘들어 희연 역시 꽤나 힘들어 하고 있었다. '하기사...' AFC 챔피언스 리그까지 병행해 이틀에 한 번꼴로 현준과 격렬한 섹스를 나누는 희연이다. 대학교 생활과 축구 관람 그리고 이어지는 격렬한 섹스.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다른 여자를 구해야 할 텐데..." 현준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예전 같았으면 나이트나 클럽에 가서 여자를 꼬시면 되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얼굴이 좀 팔린터라 함부로 가기도 좀 애매했다. 악마의 기운은 현준에게 있어서 최강의 카드이기도 했지만 또한 현준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어 주는 힘이었다. "여자를 잡아서 강간해버려. 노예로 만드는 거지." "풉!" 리리스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강간을 하고나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후에 그 뒷감당은? 리리스가 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그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하아..." 고민을 하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붉은색의 눈동자를 빛내며 그를 바라보았다. 악마의 기운이라는 매혹적인 능력에 이미 빠져든 만큼 벗어날 수는 없을 터였다. 문제는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기 위해 현준이 얼마나 타락하느냐에 달렸다. 지금이야 어떻게든 상황을 유지하고는 있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유지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후후후...인간의 본성을 저버리는 순간...' 리리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현준의 모습을 상상했다. 순수한 마력을 보유한 악마의 날개를 지닌 현준의 모습을 상상하면 몸이 저절로 떨려왔다. 순수한 마력을 지닌 존재. 인간들은 알 수 없는 내용이었지만 마족이나 천족들에게 있어서 순수한 마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대단한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약간의 순수한 마력만 흡수해도 급격하게 자신들의 신력이나 마력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순수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마족의 존재라면? 상상할 수도 없었다. "하아..." 뜨거운 입김이 리리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지닌 악마라는 존재를 상상하다보니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가 지닌 마왕의 눈동자에는 현준이 지니고 있는 약간 거뭇해진 푸른색의 마력들이 요동치는 모습이 보였다. 리리스의 혀가 그녀의 새빨간 입술을 핥았고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현준에게로 다가갔다. "오늘도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 하지 않겠어?" "10%는 조금 아쉬운데..." 하지만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리리스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두 남녀의 격렬한 행위가 발산한 신음성이 빗소리에 섞여 흘려내렸다. "김현준! 어느 팀이든 나와라! 강원전 선제골!" "제주 유나이티드! 김현준을 막지 못하고 결국 무너지다!" K 리그 3, 4경기인 강원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원정경기에서도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 시티즌이다. 제대로 영입한 선수도 없이 오히려 몇 명의 선수를 떠나보내고 입대시킨 탓에 리그 초반만 하더라도 현실적인 목표가 6강 정도, 중위권에서 맴돌꺼라는 전문가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 듯 대전 시티즌은 리그 4연승이라는 돌풍으로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이런 대전 시티즌 돌풍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현준 이었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홀로 경기장에서 빛나는 존재였다. 강원전에서도 강원의 치열한 미드필더들의 압박을 견디며 선제골과 함께 3번의 날카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어 2-1 승리를 거두는데 큰 일조를 했고 제주 유나이티드의 원정경기에서도 후반 30분까지 1-0으로 지고 있는 경기에서 연이여 2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거두었다.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화끈한 골잔치를 보이는 현준에 대해 스포츠 기자들은 연신 현준에 대한 기사들을 국민들에게 퍼날랐다. "후우...미치겠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기사를 보면서 현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가에게 칭찬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완벽한 골 결정력, 뛰어난 피지컬 능력을 지녔다, K 리그에 있을 선수가 아니다 라는 말까지 다양한 칭찬이 자신에게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칭찬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더욱더 잘해야 될 것 같았다. "하지만..." 3일 뒤에 있을 창춘 야타이하고의 원정경기. 그 탓에 대전 시티즌 선수단은 내일 당장 중국으로 떠나 이동해야만 했다. 작년에는 K 리그 경기만 치러야 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해외로 나가는 일이 점점 생기고 있었다. 더군다나 대전 시티즌의 핵심선수로 올라서면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매경기 출전을 해야만 했다. 한마디로 악마의 기운을 소모하는 양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희연이는 시간이 안 난다고 했고..."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눈을 감았다. 학생인 탓이라 이제 곧 있으면 시험기간에 들어가야만 했다. 충남대학교가 국립대라고는 하지만 대학등록금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최대한 장학금을 타기 위해 노력 해야만 했다. 축빠소녀라는 별명이 어울리듯 대전 시티즌 홈경기만큼은 빼놓지 않고 간다고는 했지만 현준과 만날 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 탓에 고민거리가 점점 늘어버린 현준이다. 차마 섹스를 하자고 불러내기에도 민망했다. "하아..." 현준이 한숨을 내쉬며 고민에 빠져 있는 지금 리리스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드리며 게임에 빠져있었다. 이제 4월인데도 불구하고 덥다며 브래지어나 팬티만 입은 채 무릎을 모으며 의자에 앉아있는 리리스를 바라보던 현준은 고개를 슬쩍 돌렸다. 자신이 이렇게 고민해도 리리스는 자신을 도와줄 생각이 전혀 없을 게 분명했다. "뾰족한 방법이 나지 않네..."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다는 것. 여자와 섹스를 한다는 것. 말로는 쉬운 일이지만 실제로 행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공인이 되어버린 현준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어둠의 루트를 이용하면 충분히 기운을 흡수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후에는? 뒷감당을 하기가 힘들었다. 더군다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제약 조건도 어둠의 루트를 가로막고 있었다. "아무나 12명 안에 포함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지." 자신이 얼마나 축구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준은 지금 자신의 나이가 23살인 것을 생각하면 적어도 10년은 그라운드 위에서 보낼 생각이었다. 10년 동안 악마의 기운을 주기적으로 흡수해야 하는데 아무 여자와 잠자리를 가져 카운트를 허무하게 잃어버리고 싶지는 않았다. 현준은 다시 눈을 감으며 생각에 잠겨들었다.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인지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괜찮겠지 뭐...' 리리스와 관계를 맺으면 최소 10% 는 흡수해서 시합해 나갈 수 있었다. 더군다나 상대팀은 중국 슈퍼리그 준우승을 하긴 했지만 그렇게 강팀이 아니라는 전력분석가들의 말이었다. 크게 걱정이 들지 않았다. 아마도 현준의 내면에는 1 년 동안 충실하게 훈련을 해왔기에 악마의 기운이 없더라도 약팀정도를 상대로는 나름대로 실력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24일 창춘 야타이하고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와아아!!! 작년 중국의 1부리그인 중국 슈퍼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창춘 야타이는 중국 기업인 지린 야타이 그룹에 의해 설립되어 2부리그를 맴돌던 약팀이었지만 2006년에 중국 슈퍼리그로 승격해 4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일으킨 팀이었다. 6명이나 되는 용병이 뛰고 있는 창춘 야타이에는 작년까지 강원 FC에서 뛰던 이세인이라는 장신수비수와 온두라스 출신의 까발레로라는 35세의 노련한 수비수가 주장을 맡아 포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이적해온 아르헨티나 출신의 중앙 미드필더인 세띠가 포진 공격에는 코스타리카 출신의 장신 스트라이커인 우들리 램버트가 있었다. 38000여 명이 들어설 수 있는 창춘시 종합 운동장에는 꽤나 많은 중국 관중들이 들어차 있었다. 만원석은 아니었지만 AFC 조별예선 통과에 있어서 중요한 향방을 가리는 경기인 만큼 많은 관중들이 관심을 가지고 들어선 것이다. 더군다나 2차 조별예선 경기에서 인도네이사의 페르시푸라 자야푸라를 상대로 9-0 대승을 거둔 창춘이었다. 비록 가시마 앤틀러스에게 0-1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대전 시티즌을 잡는다면 16강의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00083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창춘!! 창춘!! 와아아아!!! 시간이 흐르며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걸어 나오기 시작하자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왕선재 감독 역시 선수들의 등장에 맞추어서 벤치에 앉았다. 대전 시티즌에 비해 약체로 평가받는 창춘 야타이다. 승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선재였다. "흐음..." 원정 경기 때문일까? 오늘 경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현준의 표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라커룸에서 조용히 마인드 컨트롤을 했던 그였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긴장이 된 듯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별일 없겠지." 내셔널 리거 출신으로 대전한수원 감독인 배종우 감독의 추천을 받아 영입한 보물중의 보물이었다. 김현준 때문에 리그 하위권에서 맴돌던 팀이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AFC 챔피언스 리그까지 출전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배종우 감독에게 샀던 술 값만 하더라도 돈백만원은 될 터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올해 역시 김현준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AFC 챔피언스 리그 2연승 및 리그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힘들겠다 싶으면 일찍 교체를 시키던지 해야겠군." 리그는 이제 시작이었다. 괜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는 현준을 경기에 내보내 부상이라도 당하게 만든다면 그야말로 큰일이었다. 고개를 지우며 쓸데없는 생각을 털어낸 선재는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삐익!!! 주심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대전 시티즌과 창춘 야타이. 두 팀과의 전적은 한번도 없었다. 비디오를 제외하고는 서로가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 지 경험한 적이 없는 것이다. 그 탓인지 초반부터 서로에 대해 탐색을 펼치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대전과 창춘이었다. 천천히 탐색전을 펼치던 경기는 압박이 시작되자 의외의 상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조심해!" "큭!" 권집의 말에 현준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실수였다. 악마의 기운 10% 만을 가지고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이었다. 뛰어난 활약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다른 선수들과 발을 맞출 수 있을 정도라고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준의 오판이었다. 현준의 위치는 중앙 미드필더. 더군다나 이제까지의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공, 수 양면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공격의 구심점이 되는 만큼 많은 공이 현준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그리고 창춘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거칠게 현준을 압박하고 있었다. 퍼억! 창춘의 미드필더 세띠의 몸싸움에 현준의 몸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그리고 연이어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몸싸움이었다. 악마의 기운이 없더라도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능력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밀린 이유는 단 하나. 제대로 된 균형을 잡지 못한 것이었다. 아무리 신체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몸의 중심을 낮게 잡아야지만 몸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악마의 기운을 사용했을 때에는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을 했었지만 그렇지 않은 지금 현준은 단지 몸만 좋은 선수에 불과했다. "괜찮아?" "예. 형. 괜찮아요." '젠장...!' 욱신거리기는 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걱정스러운 권집의 모습에 현준은 괜히 그의 시선을 피했다. 몸싸움이 조금 거칠기는 했지만 당해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단지 1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서는 안일하게 경기장에 들어선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었다. 삐익!!! 경기가 재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번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다시한번 김현준에게 강력한 태클이 들어간 것이다. 악의적인 반칙으로 보였던 것 때문일까? 심하게 대응을 하던 권집이 옐로카드를 받기 시작했고 경기는 돌이킬 수 없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지...?' 후반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아직 0-0 이었다. 왕선재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현준에게 집중되는 압박에 현준이 버티지 못하고 계속해서 공을 뺏기거나 반칙으로 연결되며 결국 대전은 선이 굵은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롱 패스를 이용해 윙어들을 사용하는 전술로 바꿨지만 애초에 주로 사용하던 전술이 아닌 만큼 공격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일까? 이런 강한 압박에도 이겨내며 꿋꿋하게 골을 만들어 내었던 현준이었다. 그 탓에 현준을 믿고 후반전에도 내보냈지만 오늘 현준의 플레이는 기대이하였다. "현준이 녀석 교체해야겠군.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 "저 녀석이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있다니...사람 같아 보이긴 하네요." 폭행시비에 휘말렸을 때도 건재함을 보이며 K 리그 1라운드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렸던 현준이다. 현준은 이제까지 출전했던 경기 중 단 한 경기만을 제외하고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렸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플레이에 위화감마저 느낄 정도였다. 왕선재 감독의 말에 U-17, U-18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작년까지 경남 FC 의 수석코치로 있었다가 올해 대전 시티즌 수석코치로 선임된 윤덕여 수석코치가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잠시 후 현준은 교체되어 벤치가 앉게 되었다. 후반 20분까지 뛰었지만 이렇다할 위협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부정확한 패스로 창춘의 선수들에게 공을 뺏기며 역습기회까지 몇 번이나 내줬었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가 보네. 일단 조금 쉬어." "아...네. 형." 창춘 야타이. 그렇게 강한 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완벽하게 패배했다. 벤치에 앉아 있던 한재웅이 현준의 머리에 수건을 올려주었다. 왕선재 감독이나 윤덕여 수석코치처럼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오늘 현준의 컨디션이 나빠보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것이다. '빌어먹을...컨디션이 나쁘다고...?' 어떻게 보면 다행이었다. 실제로는 컨디션이 나쁜 게 아니라 실력 부족이니 말이었다. 이제까지의 플레이가 자신을 그렇게 포장해 준 것이다.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주먹을 꽉 쥔 손이 부르르 떨렸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서도 1년 동안 연습에 꼬박꼬박 나가며 필사적으로 연습을 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좌절감 뿐이다. 축구는 몸만 좋다고 해서 활약을 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악마의 기운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건가?' 현준은 너무나도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완벽하게 승리를 거뒀어야 할 경기가 악마의 기운이 부족해서 무승부가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잠시 후 현준의 머리를 감싸쥐게 만드는 골이 터져나왔다. 창춘의 장신 공격수인 우들리 램버트가 헤딩 슛으로 대전의 골문을 열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경기는 그렇게 종료되었다. 창춘 야타이와의 원정경기에서 0-1의 패배. 이제까지 패배를 모르던 대전 시티즌의 패배 소식이 알려지면서 퍼플크루는 물론 K 리그 팬들은 놀라움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J 리그 챔피언인 가시마 앤틀러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던 대전 시티즌이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창춘을 상대로 패배한 것이 믿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축구공은 둥글다고는 하지만 김현준이 가세한 이후 이제까지 무패를 자랑하고 있던 대전 시티즌이다. 더군다나 김현준이 창춘과의 경기에서 계속된 반칙과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교체되었다는 소식에 퍼플크루는 속이 타기 시작했다. "크응...짐승같이 덤벼들지마." 루비에서 뿜어져 내는 붉은 빛의 아름다움이 담긴 눈동자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남자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고혹적인 입술 끝을 타고 혀가 살짝 내밀어졌다. 그런 그녀의 몸은 한 남자에게 거칠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흐응...아..." 현준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리리스는 눈을 감고 몸을 배배꼬았다. 패배 때문일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현준은 자신에게 허락을 구하고는 덮치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다니까...인간이란 존재는.' 자신의 실력도 아닌 악마의 힘을 이용한 반쪽짜리 힘을 이용하다가 한 번 경기에서 졌다는 것 때문에 이렇게 자신의 갈구하는 현준의 모습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리리스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다. 적어도 악마의 기운이 현준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줄지 깨닫게 해줬으니 말이었다. 앞으로 현준은 분명 더 많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려 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해서 악마의 기운을 몸에 받아들이다보면 현준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 또한 영향을 받을 게 틀림없었다. "하아...리리스님." "후후후. 원하는 대로 해. 언제든지 말이야." 이미 자신의 몸 위로 올라타고 남성의 끝 부분을 조금씩 집어넣고 있는 현준의 행동에 리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현준의 목을 감싸안았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허리를 내리누르며 욕구를 풀기 시작하는 현준이다. "하아!! 아아!! 아아!! 좋아!" 치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살갗의 마찰음이 현준의 방안에 울려퍼졌다. 몸속 깊은 곳까지 범하려는 듯 강하게 허리를 내리누르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양팔과 두 다리로 현준을 감싸 안았다. 마른 장작과도 같은 그녀의 몸이 현준의 허리 움직임에 맞물려 침대 시트에 계속해서 내리 찍혀졌고 그럴때마다 리리스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순순한 마력 때문에 왠만한 여자라면 절정에 올라 정신을 잃었어야 하겠지만 리리스는 마왕이었다. "아아! 더...더하라고!! 더 강하게!! 아학!!!" 점점 몸 안으로 흡수되어 오는 순수한 마력과 쾌락에 리리스는 현준의 머리를 붙잡고 입술을 겹치며 그의 혀를 빨아당겼다. 그리고는 현준을 잡아먹을 듯 적극적으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제가 독자님들을 너무 우습게 봤습니다. 유료인지라 적당히 댓글이 달리겠지 했는데 지금 현재 확인한 오후 6시 42분. 전체 총 104개의 댓글이달렸습니다. 중복을 빼고나면 대략 80여개 가량. 내일 할아버지 생신때문에 집에 올라가봐야 하기 때문에 밤에 확인은 못하겠지만 아마 12시 쯤엔 더 늘어나 있겠지요... 90개 이상 120개는 안될 거 같으니 개인적인 예상은 24kb 확정. 한편 + 12키로 꽉 채운 2편...을 올려야 합니다만... 아아...미친짓이예요. 이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고 있습니다. 이상태로 열흘을 가면 책 한권 써낼 수 있어요. 한달에 3권을 뽑을 수 있어요. 공장도 아니고 이건 정말 미친짓입니다.ㅠㅅㅠ 실제로 제 예상은 50~60개 사이였음! 말은 했으니 덕분에 탈탈탈 털었습니다...손도 팔도 아파요. 하루만에 GG 쳤습니다. 일이건 뭐건 아무것도 못할 기세. 게다가 집에 가야하는데 시간도 애매하게 늦었고... 댓글 = 연참 기준 다시 고민해 볼께요... 독자님들 정말 대단합니다. 무섭습니다. 진짜. 그럼 좋은밤 되세요. 독자님들이 이 글을 보실때면 전 부모님집에서 아마 자고 있겠죠. 00084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2010 K리그 5라운드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대전 시티즌과 대구 FC 와의 경기. 홈팀인 대전 시티즌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는 박성호가 현준에게 패스를 가면허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시민 구단 VS 시민 구단 이라는 것 때문일까? 대전 시티즌과 대구 FC 의 경기는 광역시더비라는 우스꽝스러운 명칭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성적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리그 14위의 대구 FC와 리그 선두인 대전 시티즌의 경기. 홈팀의 압도적인 승리를 바라는 듯 사방에서 퍼플크루의 광적인 응원소리가 울려퍼졌다. "흐음..." 하지만 그런 응원성하고는 달리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왕선재는 초조하게 경기장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선수들의 발을 타고 공이 이리저리 어지럽게 그라운드내를 돌아다녔다. "오늘은 현준의 컨디션이 어때 보이지?" "예전처럼 괜찮아 보이긴 합니다." "부진은 한 경기로 끝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선재의 말에 수석코치인 윤덕여도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AFC 챔피언스 리그 예선 3라운드에서 창춘과의 충격패를 당한 이후 현준의 태도가 약간 변했기 때문이었다. 누구보다도 먼저 훈련장에 나와서 훈련을 하고 가장 마지막에 훈련을 떠났던 현준이다. 그러나 창춘과의 경기 이후 현준은 정규훈련만 정확하게 마친 후에 곧바로 집으로 사라져 버렸다. 게다가 훈련도 예전처럼 성실하지가 않았다. 감독으로써 질책해야할 선수의 상태였지만 자신 때문에 팀이 무기력하게 패배했다는 자책감 때문일까? 힘이 없어 보이는 현준의 모습에 쓴 말을 못했던 덕여였다. "한번쯤은 겪어야 할 진통이긴 하지..." "자신이 출장한 경기에서 진 적이 없긴 했으니까요. 게다가 프로 축구 선수생활을 한 이후 처음으로 겪었던 패배고 하필이면 상대로 약체팀인 창춘이었으니까요." 덕여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이것이 프로 선수로써 현준에게 주어지는 시련일지도 몰랐다. 물론 그들이 사실을 알았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테지만 현준과 마왕 리리스의 계약은 단 둘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괜찮아 보이는군." "그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인다면 교체할 생각입니다. 행여나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타격이 클테니까요." 막말로 현준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다면 대전은 허수아비 팀이나 다름없었다. 공격의 시발점이자 대전 시티즌의 골 중 50% 이상을 넣어준 현준이다. 김현준이 있었기에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현준은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리그 선두인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초반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듯 대구의 주축선수인 조형익과 브라질 용병인 안델송이 무리할 정도로 공격해 들어오고 있었다. 오버페이스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둘이었지만 현준은 여유롭게 공을 소유하면 대전의 공,수를 주도하고 있었다. "후후..." 황지윤의 패스를 받아 전방으로 길게 공을 찔러줘 바벨에게 연결시켜준 현준은 나지막한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따라 심장이 따끔따끔거리며 아파왔다. 9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의 흡수. 여자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희연에게 보고싶다는 말로 불러내서 기운을 채우고 리리스에게 얻은 10%까지 꽉꽉 채워 흡수한 것이다. '악마의 기운이 있는 이상 난 그라운드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경기장을 타고 흐르는 바람의 느낌, 공의 방향과 회전, 선수들의 호흡소리와 움직임까지 모든 정보가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대구 FC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이 이어져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 전부 악마의 기운 덕분이었다. 창춘과의 경기처럼 볼썽사납게 경기에서 교체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악마의 기운만 있다면 말이다. "초반부터 기선제압을 해주지..." 대구의 수비쪽에서 길게 공이 넘어오는 것을 보던 현준은 자신의 포지션을 지키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창춘의 경기에서 당했었던 좌절감을 풀고 싶었다. 그리고 우려가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감독과 다른 동료 선수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악마의 기운이 있는 지금 자신은 그라운드내에서 무적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경기장의 상황을 천천히 머릿속에 그리며 현준이 화풀이의 성격이 강한 비수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대구 FC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과 방해가 있었지만 현준은 여유로웠다. 악마의 기운과 자신의 뛰어난 신체능력은 아무리 프로선수들이 몸싸움을 건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 "라인 올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고 천천히 드리블을 시작하자 권집이 수비를 조율하며 현준이 올라가는 라인에 맞추어 대구 FC 의 진영을 파고들었다. 대구 FC 의 선수들이 현준을 막기 위해 붙어서 현준의 공을 뺏기 위해 몸싸움을 걸거나 발을 내밀었지만 현준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약간의 공간만 있다면 90% 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을 당해낼 선수는 K 리그내에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현준아!" 고창현이 현준을 불렀고 현준이 지니고 있던 공이 빠른 속도로 고창현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창현은 재빠르게 대구 FC 의 선수를 뒤로 한 채 안쪽으로 파고들어가는 현준에게 공을 넘겼다. 간단한 원투패스였지만 워낙에 빠른 스피드로 들어가는 현준 때문이었을까? 순간적으로 현준을 쫓지 못하고 놓쳐버린 대구 FC 의 수비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뼈저리게 컸다. 현준의 폭발적인 가속력과 스피드는 직접 경기에서 경험하는 선수가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었다. 게다가 대전 시티즌 내에서 측정한 기록으로 한국 100m 육상기록도 깨지 않았던가? 빛살같은 속도로 쏘아져 나가는 현준은 화살처럼 과녁을 꿰뚫겠다는 듯 대구 FC 의 진영을 꿰뚫기 시작했다. "막아!! 붙으란 말이야!" 대구 FC 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백민철이 현준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눈 몇 번 깜빡했는데 벌써 현준은 패널티 라인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었다. 아직 경기가 시작한지 10분도 흐르지 않았는지 목구멍으로 침이 넘어가고 유니폼 등뒤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말도 안 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스피드였다. 게다가 저 녀석은 스피드만 빠른 게 아니었다. 내셔널리그 출신이라고 우습게 봤다가 2009 시즌 18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4-1이라는 점수차로 완패를 했고 결국 현준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했었다. 방심을 해서는 안됐다. "슈팅할 공간을 막아!! 중거리 슈팅 못하게 해!" 현준의 중거리 슛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기에 민철은 현준이 제대로 슈팅할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수비수들에게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직접 슈팅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민철의 예상은 벗어나 버렸다. '성호형이 제대로 해주겠지.' 약간의 틈이 있어도 슈팅을 때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확률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사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다고는 하지만 모든 골 성공률이 100%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 더 완벽하게 골을 만들어야 했다. 자신이 골을 넣는 것은 나중이어도 상관없었다. 오늘 경기가 끝나기 전에 기회만 있다면 대구의 골문을 가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시스트 역시 골 못지 않게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스쳐지나가는 바람과 함께 그라운드 내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속속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전방으로 치고 올라간 자신을 가로막는 수비수 2명과 한 명의 수비수를 달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박성호의 움직임이 현준의 감각에 잡혔다. 다시한번 스피드로 치고 나간 현준은 눈 깜짝할 사이에 코너 깊숙한 곳까지 공을 몰고 들어갔고 그대로 센터링을 올렸다. 현준이 올린 센터링은 마치 공이 자석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성호의 머리로 날아들고 있었다. "나이스!" 현준이 올린 공은 패널티 라인 안으로 뛰어 들어가며 점프를 뛴 성호의 머리위에 정확하게 맞았다. 바벨과 함께 대전의 공격을 맡고 있는 박성호. 볼 트래핑이나 골을 결정짓는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187cm 의 쉴새없이 경기장을 누비는 체력과 큰 키에 나오는 헤딩슛 하나만큼은 굉장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였다. 그리고 살짝 머리를 틀며 성호가 방향을 바꾼 공은 그대로 대구 FC의 골대 왼쪽 하단을 꿰뚫었다. 와아아아아!!! 골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퍼플크루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성호역시 자신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면서 현준에게로 뛰어왔다. 완벽한 센터링. 공격수에게 있어서 천금의 가치를 지닌 패스였다. "이 자식! 오늘 펄펄 날겠구나!" "컨디션 돌아왔냐!" 전반 7분 만에 나온 첫 골에 퍼플크루는 물론 대전 시티즌의 선수들까지 흥분에 휩싸였다. 흥분한 대전 시티즌 선수들하고는 달리 너무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먹힌 탓에 대구 FC 선수들은 축 쳐져 있었다. 그리고 선수들의 칭찬과 함께 어시스트를 기록한 현준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날카롭게 그라운드의 상황을 살피며 눈을 빛냈다. 이대로 경기를 끝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악마의 기운을 90%나 흡수한 지금 최대한 자신의 실력을 어필하고 싶었다. 더군다나 수월하게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 리리스와 거래도 한 만큼 걱정이 없는 현준이다. ============================ 작품 후기 ============================ 로리대마신 : 하긴 아무리 신체강화 됫다고 하지만... 축구 1.2년으로 프로급으로 하면 말이 안되죠 ㅋㅋ 제친구도 초등학교때부터 10년이상 축구 하는데 아직 준프로.. 연습생입니다 ㅋㅋ > 그렇죠...운동이 쉬운일이 아니라는...그래서 전 운동을 안하죠. 요즘 살이 찐 느낌... 운도사 : 조회수가 1000이 넘는데 10분지 1만 댓글올려도 100이 그냥 넘지요... > 제대로 망각한듯... 다들 귀찮아서 코멘트 안달줄 알았다는. backtheclock : 좀 답답하다는... 서울로 가면 될것을 지가 지 발목을 잡고 있으면서 여자가 없다고 탓하네요. 연습 일찍 끝내고 시내 같은데 나가서 미인이 있으면 헌팅 할 생각으로 자주 돌아다녀보던가.. 취재나온 티비 스포츠 아나운서 꼬셔볼 생각을 하던가? 미인 만날 기회가 많을텐데 여자 만날 기회가 없다고 하는 스토리로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 굳이 핑계를 대자면 서울로 가면 희연을 못 만나죠. 그리고 얼굴 팔린 축구선수가 헌팅을 함부로 할 수가 있던가요? 상관 없으려나...이미지상 별로일것 같기도 한데. 취재 나온 스포츠 아나운서는 생각해봤는데 정확히 아나운서가 뭐하는지는 몰라서 함부로 집어넣기가 애매하다는... 스포츠 캐스터를 말씀하시는건가요? 야구가 아닌 축구에도 그런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게다가 현준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촘촘하게 있는 시합도중에 관계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K 리그도 이적기간이 아니면 구단 못 옮겨요... 레알레알 : 그냥 매니저랑 에이전트를 여자로 채우면 되지 않을까요...일류선수라면 매니저로 따라다니는 사람만 2-3될텐데... 영양관리, 스케줄관리, 계약조율등... 희연이를 아예 매니저계약을 통해 생활관리담당시키는것도 ... > 축구선수에게 매니저는 사라지는 추세죠. 안정환같은 선수말고는 없는 선수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에이전트는 여럿을 둘 수 있다고 하더군요. 할아버지 생신잔치에 갔다오고 피곤하네요. 오늘은 쉬려고 했는데 왠지 한편이라도 올려야 겠다는 의무감이 들어서...올리고 잡니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되고...어쨌든 좋은밤 되세요. 내일 뵙도록 할께요. 졸려서 쓰러질듯...코멘트 너무 많네...걱정되서 잠을 못자겠다... 00085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허억...허억..." 현준은 거친 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두컴컴한 방에는 나체의 여인이 붉은색의 눈동자를 빛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와의 격렬했던 섹스 후에 깜빡 잠이 든 모양이었다. "악몽이라도 꾼 것인가?" "아...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그냥 불안해서..." 현준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창춘 야타이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사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악마의 기운만 충분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자신은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얻지 못한 채 경기를 치루고 결국 패배했다. 리리스와의 계약을 맺은 후 예상치 못하게 축구선수의 길을 걷게 된 현준이다. 그리고 1년 동안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대단한 활약을 보이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이 없다면? 신체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지만 축구선수로써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다. 약팀인 창춘과의 경기에서도 뼈저리게 느꼈던 현준이다. 리리스의 붉은색 눈동자가 요요로운 빛을 내며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리리스님. 에이전트 라는 거 여러 명을 구할 수 있는 거죠?" "네 놈. 나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건가?" "아...아뇨. 단지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 한 명 더 필요하지 않을 까 싶어서요.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아서요..."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는 여자와 관계를 맺어야 했다. 더군다나 여자의 숫자제한은 12명. 과연 누가 자신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이 주기적으로 섹스를 하겠는가? 그것도 미모가 뛰어나거나 영혼의 힘이 강하다고 생각되는 여자가 말이다. 그러나 자신의 축구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를 구해야했다. 하지만 아무나 구할 수는 없었다. 축구 선수로써의 이미지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생각한 것이 리리스처럼 자주 만나도 부담이 없는 에이전트였다. 한 에이전트가 여럿의 선수를 관리하고 있는 것처럼 한 선수가 여럿의 에이전트를 두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선수의 계약관리는 물론 건강이나 컨디션등도 에이전트가 챙기기 때문이다. "얼굴이 예쁜 에이전트를 말하는 건가?" "네. 아무래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외모가 좋아야겠죠." "뭐...찾을 수 있으면 찾아보던가." 리리스는 마왕 특유의 무심함을 내보이며 현준을 올려다보았다. 축구는 남성성이 도드라지는 스포츠다. 특히 K 리그는 남자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그 만큼 축구 관련 종사자중 여자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에게 있어서 축구 에이전트에 대한 벽은 굉장히 높았다. 편견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리리스가 FIFA에서 공인된 에이전트중 하나고 현준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는 어디까지나 마왕의 권능을 이용했을 뿐이다. "내가 알기론 대한민국이라고 불리는 이 나라에서 활동하는 축구 에이전트 중 여자는 나를 제외하고는 딱 한 명 뿐이다. 그것도 결혼한 40대의 여자였던가?" 리리스의 말이 컴퓨터에서 에이전트 정보를 찾고 있는 현준의 기대를 와장창 깨버렸다. 리리스는 키보드를 치다가 자신의 말을 듣고는 큰 한숨과 함께 추욱 고개를 숙이는 현준을 보며 말을 이었다. "차라리 나가서 여자를 꼬셔 보는 것은 어때? 돈으로 사는 것도 좋지 않겠어?" "주기적으로 섹스를 할 수 있어야 되요. 해외까지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요. 게다가 이미지에도 흠집이 나지 않아야 하고요.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면 선수생활을 하는 데 크게 걸림돌이 되요." "아아. 인간들이란..."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15명이라고 주어진 조건에 외모가 뛰어나야 하고 영혼의 힘이 강해야 했다. 더군다나 현준이 원하면 언제든지 섹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준을 좋아해야만 했다. '그건 별 문제가 되진 않지...'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현준이다. 거칠게 하던지 억지로 하던지 현준과 몸을 섞기 시작하면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순수한 마력 때문에 평범한 인간 여자가 현준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현준이 말하는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섹스를 하는 행위도중에는 현준을 갈구한다하더라도 섹스가 끝나서 나서도 현준에게 마음이 끌린다거나 현준을 갈구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도와줄까?' 자신의 권능이라면 충분히 현준을 도와줄 수 있었다. 얼굴이 예쁜 여자를 현준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도구로 세뇌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마력을 건네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은 악마이기 때문이었다. 대가가 없으면 무엇을 건네줄 필요도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생각할 가치도 없는 일이었지만 왠지 고민이 되는 리리스다. 과연 현준이 자신의 마력을 받는다면 어떻게 변할지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조금씩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점점 악마의 기운으로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는 순수한 마력이었다. 마왕인 자신의 기운을 받기 시작한다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현준의 순수한 마력을 마기로 물들일 수 있었다. "손해 보는 것은 아니겠지. 여차하면 순수한 마력을 더 뽑아내도 상관없을 테고." "뭐가요?" 현준의 반문에 리리스는 아무런 말없이 의자위에 앉은 현준을 끌어당겨 침대에 눕히고는 그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갗의 감촉이 느껴지자 잠들어 있던 현준의 남성이 다시금 요동치기 시작했다. 고양이처럼 현준의 몸 위에서 자신의 가슴을 비비적거리던 리리스는 현준의 얼굴을 부여잡고는 입을 열었다. "제안 하나 하도록 하지. 네 녀석 한테는 꽤나 좋은 조건일꺼야." "뭐...뭐죠?" "15명의 조건을 10명으로 줄이겠어. 대신 나와 몸을 섞을 때 10%를 얻을 수 있는 것을 50%로 바꿔주겠어. 어때?" "10...10명이요?" "응."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10명으로 줄어든다면 자신이 안을 수 있는 여자는 고작 7명 밖에 되지 않았다. 악마의 기운을 얻기가 지금보다도 훨씬 힘들어 질게 분명했다.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더 신중해야하니 말이다. 하지만 현준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리리스와 관계를 맺고 난 후 얻을 수 있는 악마의 기운이 무려 50% 였다. 더군다나 리리스는 악마. 자신이 어디 있는지 간에 나타날 수 있는 존재다.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최소 50%의 기운은 흡수해서 시합에 나갈 수 있었다. '70, 80%만 되더라도 K 리그에서는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활약을 펼칠 수 있어. 그러면 희연이와의 관계만 있어도 충분히 국내에서는 문제 없을 거야. 해외에 나간다 하더도 50%라면...'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현준의 생각을 읽고 있던 것일까? 현준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리리스는 현준의 귓불을 살짝 깨물더니 그의 입에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흐읏...!" 서로간의 입맞춤. 하지만 현준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신의 입 안으로 무언가가 계속해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리리스의 침은 아니었다. 젤리와도 같은 느낌이 계속해서 목구멍 안으로 꾸역꾸역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숨이 조금씩 막혀오고 구역질이 나기도 했지만 마법에라도 걸린 듯 몸은 자신의 의지를 벗어난 채 계속해서 정체모를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죽을거 같아...' 몸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이었지만 너무나도 답답했다. 게다가 계속해서 밀려오는 무언가로 인해 호흡곤란 때문에 정신을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현준이 이런 고통을 느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리스는 계속해서 자신의 입을 통해 현준에게 무언가를 계속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결국 정신을 잃고야 말았다. "츄릅..." 웬만큼 자신의 마력을 넘겨줬다고 생각한 리리스는 현준의 입에서 입술을 떼며 입가를 훔쳤다. 기절한 듯 현준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마왕인 자신의 마력을 약간 건네주었으니 이제부터는 자신과 관계를 맺으면 50% 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을 터였다. 제약으로 인해 50% 이상은 흡수할 수 없을 테지만 그것으로도 이 인간에게는 충분할 터였다. "꽤 신경 쓰이게 만드는 계약자라니까. 신기하게도 순수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놈이 아니었으면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텐데." 자신을 말하는 것을 아는 걸까? 리리스가 지닌 마왕의 눈에 현준의 몸에 있는 푸른색의 기운들이 요동치며 현준의 몸을 맴돌고 있었다. 리리스는 아무 말 없이 신비롭게 느껴지는 순수한 마력들을 자신의 손으로 살짝 쓸어내렸다. 리리스의 손 끝을 타고 순수한 마력들이 허공으로 비산했다가 다시 현준의 몸 안으로 흡수되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리리스는 자신의 머리칼을 쓸어 올렸다. "그럼 슬슬 나도 가볼 까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느새 리리스의 몸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리리스까지 사라지가 현준의 원룸은 적막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간간히 자동차 클랙슨 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누워있던 현준의 몸이 푸른색의 무언가에 감싸인 채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누군가 봤다면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할 정도로 이상한 광경이었다. 대략 1 m 쯤 떠오른 현준의 몸이 뒤집혀졌고 찌직거리는 살을 꿰뚫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방 안에서 섬광탄이 터진 것처럼 환한 빛이 현준의 방을 감쌌다. 현준의 등을 찢고서 나온 검푸른 날개가 펄럭이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리리스의 마력 때문일까? 파란색이 아닌 검푸른 색의 날개가 조금씩 펄럭였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펄럭이던 날개는 다시금 현준의 몸 안으로 사라졌고 현준의 몸은 다시 침대위로 조심스럽게 눕혀졌다. 다시 어두워진 방에는 현준이 내쉬는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이제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데 문제없어!' 골을 넣고 좋아하는 성호의 모습을 보며 어제 있었던 리리스와의 계약을 잠깐 생각했던 현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끝은 좋지 않았지만 어찌되었든 계약은 이루어졌다. 아직 해외 경기에 나갈 때는 불안한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리리스에게서 얻을 수 있는 악마의 기운이 50% 라면 할 만 했다. 여차하면 나가기 전에 100%의 기운을 흡수한 후에 훈련을 조금 소홀히 하면 될 수도 있었다. 감독은 물론 수석코치까지 자신의 컨디션과 몸 상태를 주시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것을 잘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대전 시티즌의 선제골이 터진 이후 공이 하프라인에 놓이면서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다. "패스!! 패스!! 앞으로 돌려!" 전반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선제골을 먹혔기 때문일까? 대전측에서 거칠게 압박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선수들은 후방에서 공을 돌리고 있었다. 단숨에 위협적인 한 방을 노리려는 것 일 수도 있었지만 그런 것보다는 조금 기가 죽었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그리고 수비 쪽에서 긴 롱패스가 오른쪽 사이드라인으로 날아갔다. 빈 공간으로 찔러준 게 분명했지만 사인이 맞지 않았는지 공은 너무나도 쉽게 대전 측으로 넘어갔고 수비의 패스를 받은 권집이 공을 잡자마자 현준의 위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대구의 진영 쪽으로 조금 들어가 있는 현준의 위치를 확인한 권집은 바로 낮고 빠르게 현준을 향해 공을 날렸다. 현준에게 패스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등 뒤에서 대구 FC 의 황일수가 거칠게 현준의 몸을 밀었다. '이 정도 쯤이야...!' 9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이다. 웬만한 몸싸움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칙으로 보일 만큼 강하게 자신의 몸을 미는 대구 FC 선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이 아무렇지도 않게 버텨냈기에 심판이 눈치 채지 못했을 뿐이지 넘어졌다면 아마도 휘슬이 울렸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잔디를 가로지르는 낮고 빠른 패스가 자신에게 도착하자 현준은 그대로 공을 허공으로 띄었다. "어?" 분명 공을 받은 것 같았는데 아무리 눈을 떠도 현준의 발에는 공이 보이지 않았다. 그새 논스톱으로 패스를 한 것은 아닐 텐데 현준의 발에는 공이 보이지 않았기에 일수는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현준의 유니폼을 잡던 손을 놓아버렸다. 일수가 잡고 있던 자신의 유니폼이 놓인 것을 확인한 현준의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 단숨에 몸을 돌려 일수를 지나쳐 대구의 진영 안쪽으로 성큼 크게 발을 올긴 현준의 앞에 마법처럼 허공에서 공이 떨어졌다. 와아아아!!! 현준이 센스 있는 플레이로 단숨에 대구 FC 선수 하나를 바보로 만들어 버리자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단순히 쇼맨쉽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완벽하게 대구 FC 선수를 제쳐 버렸다. 저절로 감탄이 나오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달려!!" 완벽하게 마크하던 대구 FC 선수를 제치고 공간을 파고들어가는 현준의 모습에 길식이 크게 소리를 치며 뛰기 시작했다.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며 현준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려는 속셈이었다. 길식은 물론 창현도 그리고 성호와 바벨 역시 대구 FC 진영으로 파고들며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압박에 밀린 대구의 선수들은 현준에게 길을 열어줄 수 밖에 없었다. 현준의 드리블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가 내뿜은 스루패스도 경계해야 했던 만큼 다른 선수들의 마킹에 소홀히 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에겐 패스만이 있는 게 아니지!' 머릿속에 잠자고 있는 화려한 개인기들 역시 악마의 기운을 충분히 흡수한 지금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다. 폭발적인 가속으로 공으로 몰고 안으로 들어가는 현준의 시간이 조금씩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대구 FC 선수들의 수비수들의 모습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너무나 천천히 느껴졌다. 어디서 다리를 내뻗는지도 눈으로 톡톡히 보였다. 그들을 제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굳이 화려한 개인기를 쓸 필요도 없었다. 약간의 스톱과 가속만으로도 제칠 수 있었다. 한 명, 두 명 그리고 박성호를 마크하다가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대구 FC 의 창단 멤버중 하나인 박종진 선수의 태클까지 스톱과 가속만으로 피한 현준의 앞에는 어느새 넓은 골대와 그 골대를 지키는 백민철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내 실력이라고!' 슈팅 각도를 줄이기 위해서 뛰쳐나오는 백민철의 움직임도 현준에게는 너무나도 느리게 보였다. 그리고 성큼성큼 앞으로 뛰어나오는 백민철의 움직임에 맞춰서 현준은 그의 다리사이로 공을 살짝 밀어 넣었다. 치밀한 계산이 필요한 움직임이었지만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느껴지는 현준에게 이런 플레이는 너무나도 쉬웠다. 자신의 다리사이로 공이 빠져나가는 것을 알아챘는지 백민철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는 모습조차 느리게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백민철의 다리사이로 빠진 공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데굴데굴 굴러 대구 FC 의 그물을 흔들었다. ============================ 작품 후기 ============================ 별보다달보다 : 더 빨리 악마로 만들려면 현준한테 그냥 X하면 모든여자가 니 말 들을거다 라고 가르쳐 주는게 더 낫지 않나요? 확실히 도구로 취급하게 될텐데요 > 그거 이미 리리스가 말했고 문제점도 이미 얘기해놨는데... 여자가 니 말을 들을거다라는 것은 관계를 맺는 도중뿐입니다. 연재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순위는 별로 신경쓰지...않는 듯 하면서도 은근히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는데요. 인기의 반증이니 신경이 안 쓰일리가 없다는... 어쨌든 2편을 올리던 3편을 올리던 1편을 올리던 연참을 하던 안하던 3일동안 연재를 하나도 하지 않은 작품에도 계속해서 순위가 압도적으로 밀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일단 큰 충격을...난 올리지 않으면 바로 베스트 밖으로 훅훅 나가떨어지는데. 독자들을 붙잡기에는 뭐가 부족한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는. 이렇게 글을 계속해서 쓸 줄 알았다면 국문학과나 가볼껄 그랬나요? ㅎ 그럼 즐감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00086 현준,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다. =========================================================================                            '4경기 연속 2골' 김현준, K리그 8라운드 MVP [K리그 = 김민철 기자] 4경기 연속 2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김현준(23, 대전 시티즌)이 '소나타 K리그 2010' 8라운드 주간 MVP 에 선정됐다. 김현준은 지난 17일에 열린 K리그 8라운드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대전은 후반에 연속으로 2골을 허용해 통한의 무승부를 거둬야만 했다. 이로써 대전의 전적은 7전 6승 1무로 K 리그 순위 1위에 랭크되어 있다. 김현준은 4경기 연속 2골씩을 몰아치며 8라운드까지 벌어진 경기동안 13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고 있다. '소나타 K 리그 2010'이 시작된 이후 김현준은 1라운드에서부터 8주 연속으로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대기록도 달성했다. 김현준은 K 리그에서의 기록뿐만 아니라 예선 5라운드까지 벌어진 2010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6골을 기록하며 대전 시티즌을 F조 선두로 끌어올리며 벌써부터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올해 K 리그 2년차인 김현준은 벌써부터 뛰어난 활약으로 인해 해외 유수의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아직 K 리그 이적기간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다. "후..." 한국 국가대표팀의 감독 허정무는 K 리그에 대한 기사를 살펴보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남아공 월드컵까지는 얼마 남지도 않았다. 6월 12일 그리스전을 시작으로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적어도 5월이 되기 전까지는 엔트리를 짜야만 했고 그중에서 선수들을 선발해야만 했다. 대략적인 윤곽은 그려졌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도 있었다. '이 녀석이 쓸 만할 것 같은데...' 가히 K 리그에서 폭풍을 일으키고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현준이다. 작년 리그 최하위를 맴돌던 대전 시티즌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2년차 징크스따위는 날려버린 채 벌써부터 득점왕 경쟁에서도 2위를 2배가 넘는 골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독주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김현준은 본래 포지션이 스트라이커가 아니었다. 그가 대전 시티즌에서 활약하는 포지션은 바로 미드필더. 뛰어난 볼 장악력으로 상대팀의 선수들을 압도하는 한편 날카로운 패스들로 기회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김현준을 국가대표에 승선시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무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뜻대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이번 월드컵 선발은 힘드려나..." 정무는 보던 신문을 접고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머릿속으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의 예상 라인업이 그려지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정무의 머릿속에는 김현준이라는 이름의 석자는 없었다. 자신이 뽑고 싶어도 이제 프로데뷔 1년도 안된 선수를 선발하기란 쉽지 않았다. 톰 토스크에서 뛰고 있는 김남일, 한국대표팀의 주장 박지성, 볼튼의 이청용, 셀틱의 기성용 및 김정우, 김재성, 구자철, 신형민, 김보경, 김치우 이렇게 10명을 선발할 생각이었다. "크윽..." 갑작스러운 고통에 현준은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는 쓰러졌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라 현준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시 몸을 일으켰지만 심장은 계속해서 터져버릴 듯 쿵쾅거리며 발작을 일으켰다. "대체 뭐지...이건...?" 언제부터일까? 리리스와의 관계로 50% 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때부터인 것 같았다. 리리스와 계약을 맺은 이후로 그녀와의 관계에 따라 50% 기운을 흡수할 수 있게 된 이후로 현준의 축구실력은 더욱더 일취월장하게 상승하고 있었다. 어차피 악마의 기운만 있으면 되는 일이었지만 안정적으로 기운을 흡수할 수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라도 리리스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바로 50% 의 악마의 기운을 소유한 채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50% 이하의 악마의 기운을 시계에 흡수해 놓고 있는 상황에서 리리스와 관계를 맺었을 때 50% 이상의 기운이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딱 50% 에 맞춰서 흡수되는 점이란 것을 빼고는 말이다.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럽긴 하지만...후우...'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고통이 가시자 현준은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런 고통이 자신에게 왜 나타날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지만 악마의 기운을 처음에 흡수했을 때도 이런 고통을 느꼈었다. 예전에 리리스의 말을 들었던 것처럼 계약을 맺고 난 이후로 몸이 악마의 기운에게 적응하기 위한 과정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 고통은 자신이 더욱더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만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런 고통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될 수 있는데 한달에 한번 정도 느껴지는 이런 고통쯤은 싼 대가지." 현준은 냉동실에 가득 차 있는 아이스크림을 꺼내 입에 베어물었다. 리리스 때문에 현준의 냉장고에는 언제나 아이스크림이 가득 차 있었다. 자신의 돈을 쓰는 것은 분명한데 대체 언제 그리고 어디서 사오는 건지 냉동실에는 언제나 아이스크림이 채워져 있었다. "후우..."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와득와득 깨물며 현준은 옷을 세탁물 바구니에 던져 놓고는 컴퓨터를 켰다. 집에 돌아와서 하는 일이라고는 컴퓨터나 리리스와의 대화 혹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희연과의 섹스밖에 없었다. 아주 가끔 선수들의 식사초대가 아니라면 현준의 일과는 거의 똑같았다. 그러다가 문득 현준의 시선에 수진과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왔다. "수진이를 못 본지도 조금 오래된 것 같은데..." 전화통화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매일 하고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조금 뜸해진 상황이었다. 서로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아니다. 단지 수진이 데뷔 때문에 워낙 바쁘게 연습을 소화하는 형편이라 현준에게 전화를 할 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준 또한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일부로 수진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기 때문이고 말이다. "보고 싶기도 하네. 시간되면 만나러 가볼까?" 전화통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직접 만나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수진에게서 흡수할 수 있는 악마의 기운은 희연보다 월등히 뛰어났다. 희연도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였지만 수진은 아이돌이라 그런지 더욱더 아름다웠다. 더군다나 수진을 만나러 가게 되면 또 다른 아이돌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수진이 속한 '레인보우 샤베트'와 같은 회사에 속한 걸그룹으로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체리 쥬빌레'도 말이었다. 만약 그런 여자와 관계를 맺는다면? 상상만 해도 짜릿했다.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이 얼마나 찰지 모르는 일이다. "하...하하...뭐...뭐지?" 여자를 악마의 기운을 채우기 위한 존재로 본다. 몇 번이나 느꼈고 어쩔 수 없는 거라 자위했던 사실이지만 계속해서 여자라는 존재를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이 드는 사실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름다운 여자를 품에 안아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 그 흡수한 악마의 기운으로 자신의 축구실력을 뽐내며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다시 더 아름다운 여자를 품에 안아서 기운을 흡수하는 것의 반복. 지금은 희연과 수진 둘뿐이고 리리스라는 존재가 있지만 앞으로 어떤 여자가 자신의 리스트에 오를지 모르는 일이다. "후우...잠이나 자야겠네." 내일은 포항으로 떠나야 했다. K 리그 9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가 있었다. 올해는 부진 때문일까? 작년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던 포항 스틸러스는 4라운드에서 5위까지 뛰어오르며 순위를 끌어올리나 싶었더니 계속된 패배로 8라운드 현재 11위의 하위권에 쳐져있었다. 그리고 내일이면 또 다시 패를 기록할 게 분명했다. 축구는 혼자만이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선수가 속해있다면 시합에서 월등하게 유리한 것은 당연했다. 더군다나 이제 곧 남아공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었다. 연신 언론에서는 엔트리 예상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 중에는 자신의 이름도 꼬박꼬박 들어가 있었다. 작년 K 리그 MVP 에 올해도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월드컵에는 꼭 출전하고 싶은데..." 월드컵에만 출전할 수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희연이나 수진을 데리고 가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생각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축제인 월드컵인 만큼 월드컵에서 자신의 활약을 내보이기 위해선 그런 위험도 감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일단은 먼저 월드컵 엔트리에 들어가야만 했다. 그렇기에 내일 포항전에서도 뛰어난 활약으로 모두의 눈을 사로잡을 생각이었다. 자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악마의 기운이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죽으면끝이다 : 저 주인공에 붙는 여주들이름요... 현재 아이돌들과 혼동되요 저는 다른 이름들 추천해요 ㅠㅠ 예쁜이름은 많잖아요 > 그래요? 현재 저런 이름을 지닌 아이돌이...있긴 있나보네요. 제가 기억하는 아이돌은 소시와 카라뿐...카라 박규리짱! ...... 마우스패드 : 근데 악마의 기운을 많이 쓸수록 근육이 발달되는거 아니었음??? 처음엔 악마의 기운보다 몸이 거지같아서 휴유증이 컸다가 몸이 좋아지면서 점점 없어지는 설정이었는데... 보통 자기보다 상위의 경지를 엿보기만해도 발전속도가 훨씬 빠르다던데... 악마없이도 실력이 좀 늘었으면 좋겠음 ㅋ 없으면 박지성급 쓰면 신급 ㅋ > 현준의 신체는 더이상 발달할 여지가 없음. 거지같아서 휴유증이 있으니까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것임. 상위의 경지를 엿보기만 해도 발전속도가 빠른 것은 당연한데...악마의 기운을 쓰면 상위의 경지가 더이상 아니게 되니까 실력이 크게 늘러날래야 늘수가 없는 게다가 축구실력은 그리 확확 늘어나는 게 아니니. 프로를 우습게 보면 안된다는... 간만에 좀 쉬었다는...요즘들어 배가 나오고 있어요. 어떻게 하죠? 큰일났다는...이놈의 배는 왜 나오는 것이냐! 여튼 이제 다음편 부터는 다음 챕터군요. 00087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삐이익!!! 주심의 휘슬소리와 함께 K 리그 9 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포항 스틸러스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 홈 구장인 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경기인 만큼 포항 선수들은 홈 팬들의 응원을 입고 적극적인 경기를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리그 하위권에 쳐져 있다고는 하지만 포항 스틸러스는 K 리그에서도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는 명문팀이었다. 아아아!!! 올해 1월부터 포항 스틸러스에 합류한 모따의 위협적인 슈팅이 대전의 골키퍼 수호천황 최은성의 손에 잡히자 안타까운 포항 서포터즈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울트라스 레반스, 엇따대구, 메트로마린스등 여러 연합으로 이루어진 포항 스틸러스의 서포터즈였지만 다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안타까운 기회를 놓쳤다는 것에는 한마음으로 아쉬움을 토해내고 있었다. 좋은 슈팅이었지만 너무나도 정확하게 골키퍼 정면으로 오는 슈팅이었다. 그라운드내에서 움직이는 공의 움직임에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하며 시간이 흘러갈 무렵 하프라인에서 대전 시티즌의 볼 배급을 주도하면 김현준이 균형을 깨뜨리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준아!!!" 권집의 패스를 받은 현준이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며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원정경기를 떠나기 전 희연과의 짤막하게 관계를 맺어서 악마의 기운을 충전시키고 흡수한 현준이다. 70%가 조금 넘는 양이었지만 활약을 하기엔 충분했다. 창초적인 패스와 뛰어난 기술로 재간둥이라는 별명과 함께 포항의 판타지스타로 불리는 황진성이 어깨를 들이밀며 몸싸움을 시도했지만 현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신체적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구석이 없을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하는 현준이다. 게다가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월등하게 상승한 현준의 축구 기술은 진성의 수비를 어렵지 않게 이겨내었다. 황재성이 밀리자 포항의 수비수인 김광석이 커버플레이를 하기 위해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현준은 무리하게 광석까지 제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광석을 자신에게로 오게 만든 후에 중앙에 위치한 고창현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날렸다. '가자!' 패스를 하는 것과 동시에 현준은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달리라고 몸이 말하고 있었다. 악마의 기운이었다. 그리고 날아온 패스를 받고 다시 템포를 조절하며 다시 누군가에게 패스를 하려던 고창현은 공간을 만들어내며 달려오고 있는 현준이 보이자 빠르게 공을 현준에게로 넘겼다. '어떻게 할까...?' 공이 자신에게 오는 것을 확인한 현준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위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머릿속으로 전해져 오는 수 많은 정보들이 빠르게 정리되며 현준에게 그려졌고 현준은 아무런 생각 없이 논스톱으로 공을 걷어찼다. 그리고 마치 노렸던 것처럼 포항의 수비수 틈으로 빠진 공은 앞으로 돌파해 들어가고 있던 바벨의 발에 걸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바벨의 슈팅은 모따의 슈팅하고는 달리 골문 오른쪽 아래를 깔끔하게 열어버렸다. 선제골이 터지자 열광적으로 홈 팀을 응원하던 홈 팬들은 마치 얼음이라도 된 듯 멍한 표정으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그 날 경기는 현준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0-2 대전 시티즌의 승리로 끝이 났다. "기다려봐. 곧 발표 나겠지." 사상 첫 원정 16강을 노리는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예비 엔트리 발표가 날 시간이 다가오자 대전 시티즌 숙소는 더욱더 분주해졌다. 그리고 그 중에는 현준도 끼어 있었다. 집에서 조용하게 볼 생각이었지만 왠지 시끌시끌한 것도 괜찮을 것 같았기에 동료 선수들과 함께 숙소에 온 것이다. "야! 김현준 일로와!" "현준아. 선배 여기있다." 대전 시티즌이 선두를 유지하는데 있어 톡톡히 일등공신 역할을 해주는 현준이다. 매 경기마다 공격포인트 및 골을 기록하는 현준을 싫어할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더군다나 훈련도 성실히 임하고 성격도 싹싹한 면은 없었지만 무난했기에 선배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현준이다. 그리고 결국 현준은 최고참인 최은성과 무슨 근거인지 가장 친하다고 우기는 권집의 사이에 껴서 TV 를 시청해야만 했다. "나온다!! 쉿!" 그리고 TV 뉴스에 남아공 월드컵 30명의 예비엔트리 발표에 따른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모두들 입을 다물고는 TV 화면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을 노리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예비명단 30명이 발표되었습니다. 박지성과 이청용등 해외파가 대부분 포함되었고, 안정환과 이동국등 노장 공격수들이 발탁되었지만 설기현은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기현이형 탈락했네." "그러게. 아쉽네. 부상만 아니였다면..." '설기현 선수...' 한국 축구사에 길이남을 2002 황금세대의 주인공중 하나인 스나이퍼 설기현. 그가 16강전 이탈리아와의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42분 동점골을 넣었을 때 환호하지 않은 국민은 아무도 없을 터였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벨기에, 잉글랜드를 넘나들며 홀로 유럽을 개척하고 잉글랜드에 도전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 초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했지만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 탓인지 이번 월드컵에는 탈락을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오늘 대표팀 홈경기 유니폼 발표회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허정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직접 국가 대표팀 예비 엔트리 30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미 '깜짝 발탁은 없다'라고 공언을 했던 만큼, 미리 예상된 30명의 선수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럼 현준이도 들어갔으려나?" "전문가들 대부분 평이 그랬으니까 들어갔겠지." 부러움이 섞인 선배들 및 동료 선수들의 말에 현준의 가슴이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 꼭 달고 싶었던 마크였다. A 매치 경험은 없었지만 리그 경기는 많이 있었다. 이제까지 눈의 띄는 활약을 보였다고 자신하는 현준이었다. [먼저 가장 관심을 모았던 공격수 부분에서는 대표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주영과 이근호 외에는 안정환과 작년 K 리그 득점왕인 이동국이 예상대로 발탁되었습니다. 안정환은 박주영을 받쳐주는 조커 역할을 맡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동국은 월드컵에서 이어져 오던 '비운의 꼬리표'를 뗄 기회를 잡았습니다. 또한 지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던 FC 서울의 이승렬도 일단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나운서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질 때마다 모두들 숨소리 하나 내지 않은 채 TV 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올해 초 나란히 부상당했던 염기훈과 설기현은 희비가 엇갈렸는데 발등뼈 부상을 이긴 염기훈은 27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면 부활을 알려 엔트리에 포함된 반면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설기현은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중앙 미드필더⋯] "나온다! 모두 쉿!"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전 시티즌이었지만 이중에서 국가대표가 될 확률이 높은 사람은 둘밖에 없었다. 국가대표에 한번 이름을 올렸던 골키퍼 최은성이나 작년 K 리그 MVP 김현준뿐이었다.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중앙 미드필더 부분에는 기성용과 김정우가 최종 엔트에도 두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김남일과 조원희, 신형민과 구자철이 백업멤버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는 박지성과 이청용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김보경과 김재성이 주전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왼발의 마법사' 김치우도 낙점을 받았습니다. A 매치 두 경기 연속골을 넣으면서 결정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왼쪽 측면 백업용원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전 시티즌의 돌풍을 일으키며 현재 K 리그 득점 1순위를 달리고 있는 '미들라이커' 김현준 선수는 안타깝게도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 현준은 멍하니 TV 의 화면을 바라보았다. 최종 엔트리도 아닌 예비 엔트리에서 탈락이었다. 작년 K 리그로 이적해 반 시즌만 활약하고도 20골 9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 리그 MVP 를 기록했고 올해도 9라운드 까지 14골이나 터뜨렸다. 경기당 1 골이 넘는 어마어마한 기록이었다. 그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가 없다니 말이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허정무 감독도 꽤나 고심을 한 부분이라고 발표한 김현준 선수에 대한 탈락 요인은 아쉽게도 국가대표 경험이 단 한 차례도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비수로는⋯] TV 에서는 연신 아나운서의 말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다들 침묵에 빠진 듯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멍하니 TV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은성이 현준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역시 현준을 향해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게 입을 다물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벗어났다. 권집 역시 현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이럴 때는 그냥 혼자 있는 게 더 나을 것 이라는 생각에 그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방금전까지만 하더라도 시끄러웠던 숙소의 TV 앞에는 현준만이 멍하니 TV 를 바라볼 뿐이었다. 00088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빌어먹을."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다. 자신이 국가대표 경험이 한 번도 없고 큰 경기에서 뛴 적도 없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 될 거라고는 생각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K 리그 경기 및 AFC 챔피언스 리그 예선전에서도 활약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었다. "월드컵은 브라질 월드컵으로 넘길 수 밖에 없네." 예비 엔트리에 속하지 못한 만큼 자신이 남아공 월드컵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자신의 실력을 뽐내 해외의 유명 클럽에 입단하기로 했던 계획이 무너져 버렸다. "이제 왔냐?" 현준의 인기척을 느낀 탓인지 방 안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리리스가 현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두워진 현준의 표정이 나 무슨일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리리스에게는 관심사가 아니었는지 그녀는 곧 게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왕인 그녀에게 있어서 계약자인 현준의 고민거리보다는 자신의 흥미를 끄는 컴퓨터 게임이 더욱더 중요했다. 그래도 인정은 있는지 이유 정도는 물어보는 그녀다. "네 놈 표정이 썩었군. 보아하니 월드컵? 국가대표팀? 거기에 못 들어간 게 틀림 없겠네." "네. 오늘 발표 안보셨어요?" "내가 볼 이유가 있나?" 당당한 리리스의 말에 할 말을 잃어버린 현준이다. "그래도 리리스님은 에이전트 잖아요. 에이전트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나요?" 현준은 퉁명스럽게 리리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리리스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더니 현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에이전트라고는 하지만 난 네 녀석밖에 관리 안한다고. 다른 녀석들 관리는 할 필요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고 말이야. 에이전트는 단지 인간 세계에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일종의 자격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네 놈 내가 누군지 잊은 것은 아니지?" "하기야 그렇긴 하지만..." 연예인들은 비롯해 모델 저리가라할 정도의 완벽한 외모와 몸매를 지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여인은 마왕이었다. 월드컵이 대단하고 축구고 대단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준 자신의 기준이었지 리리스에게 있어선 아무것도 아니었다. 월드컵이 열리든지 말든지 그녀에게는 하등 관심거리가 되지 않았다. "실망했냐?" "약간요." 옷을 갈아입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던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축구선수로서의 미래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월드컵은 공은 차는 선수라면 누구나 뛰고 싶어하는 거대한 축제였다. "월드컵이 뛰고 싶은거냐? 해외리그에 가고 싶은 거냐?" "둘다요." "오퍼 들어온 데 연결시켜줄까? 그러면." "그것도 상관없겠네요." 현준은 그렇게 말했지만 자기가 말한대로 세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리리스 또한 말은 그렇게 해도 현준이 애초에 얘기했던 첼시 FC 와 같이 해외에서도 이름을 떨치는 클럽이 아니면 연결시켜 주지 않을 게 분명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느낌이었다. "그래? 요즘 들어 조금씩 이야기가 솔솔 들어오고 있었는데 말이야. 거절해야 겠네. 아스널의 조건도 거절하고..." "아스널...?" 현준은 순간 귀가 솔깃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스널이라니? 설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4강 중 하나인 아스널 FC 란 말인가? 현준은 순간 숨을 죽이며 리리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재미있네? 갑자기 귀가 쫑긋거리며 움직이는 꼴이라니. 하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하아...?" "아스널에게서 직접적인 제의는 들어오지 않았어. 스카우터는 왔다갔지만 말이야. 아스널의 감독에게 어떤 이야기가 들어갈지는 나도 잘 모르지. 조건을 내세운 팀이 있긴 있었지만 거절했어." "어디였는데요?" "알 힐랄 FC." "아..." 알 힐랄. 사우디 아라비아의 축구팀으로 알 힐랄이라는 말뜻은 아랍어로 초승달을 의미했다. 수도인 리하드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클럽으로 1957년 창단,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가장 팬이 많은 구단이었다. 이영표가 뛰고 있는 팀으로도 유명한 알 힐랄은 사우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클럽이었다. "잘하셨어요." "돈은 꽤 준다고 했었는데 말이지." 조금은 아쉬운 말투로 현준에게 말한 리리스였지만 현준에게 있어서 돈은 그렇게 중요한 게 되지 못했다. 아직 자신은 어렸고 돈은 언제든지 벌 수 있었다. 씀씀이가 심한 것도 아니었고 누구를 부양시켜야 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현준이 한달 평균 쓰는 돈은 대략 30만원 정도. 대전 시티즌측에서 받는 돈으로도 충분했다. 알 힐랄도 나쁜 클럽은 아니었지만 현준에게 있어서는 유럽진출이 제 1순위였다. "그럼 월드컵에는 출전 못하니까 리그에 집중할 생각인가?" "아무래도 올해는 그래야 될 것 같아요. 대전 시티즌을 AFC 우승으로 끌어올리면 해외리그에서 오퍼가 들어오긴 하겠죠? 그때 무조건 나가려고요. 어떻게든 유럽에서 실력을 보여야만 하니까요." "흐응...그래? 그럼 제대로 실력발휘를 해보는 것은 어때? 일종의 시위를 하는거지." "실력...발휘요? 쩝." 현준은 애처럼 말하는 리리스를 보고 혀를 찼다. 자신도 그러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있겠는가? 아무리 악마의 기운을 100%로 흡수한다고 하더라도 매 경기를 휘젓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골을 넣으라고 하면 넣을 수는 있었다. 그만큼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상승한 축구실력은 대단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개인기 및 깔끔하고 날카로운 패스. 완벽한 골 결정력등 축구선수라면 지녀야 할 중요한 능력들이 악마의 기운에 의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해지기 때문이다. 컨디션에 따라서 자신의 실력이 변하는 것도 아니었다. 언제나 일관성있게 악마의 기운만 흡수할 수 있다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악마의 기운이 부족해서 힘들어요. 게다가 매 경기 연속골도 대단한 기록이라고요. 9라운드까지 14골을 집어넣었는데...어시스트까지 포함하면 경기당 공격포인트를 2개나 올린 거나 다름없다고요." "한 10골은 어때?" "무리예요."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 경기에 10골?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악마의 기운 100%를 흡수해도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럼 그것은 어때? 해트트릭이던가?" "그것은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한 경기당 3골을 집어넣는 해트트릭. 악마의 기운을 100%에 가깝지 않게 흡수하지 못한다면 힘들었다. 10 라운드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라 희연과 만날 수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11라운드와 12라운드는 수원과 부산의 원정경기였다. "그래도 쉬운 일은 아니네요." 리리스가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현준은 만족스러울 정도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가 희연과 수진밖에 없는데다가 수진은 서울에 있었다. 일단 지금 상황을 유지하는 데 있어선 둘 만으로도 충분했다. 앞으로 외국에 나가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10명의 제약은 최대한 아껴두는 게 좋았다. 그래도 리리스의 말처럼 현준 역시 자신을 뽑지 않은 축구협회에 대해 무언의 시위 쯤은 하고 싶었다. "'김현준 해트트릭' 대전, 홈경기에서 인천 4-1로 제압" 김현준의 무언의 시위. 해트트릭+1도움의 원맨쇼. 대전 시티즌 수원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3-4 역전승을 거두다 [K 리그 = 김민철 기자] 수원과 대전의 앙숙대결. '자줏빛 징크스'는 계속되었다. 수원과 대전과의 역대 전적(9승 15무 21패)에서는 수원의 우세가 분명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전 시티즌보다는 수원이 앞서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대전은 지난 2003년 5월 4일 수원에 2-0으로 승리한 이후, 홈구장인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는 8년간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수원전 홈경기에서는 무패행진이다. 대전의 축구팬들은 이 기록을 '자줏빛 징크스'라고 부른다. 매 시즌 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수원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대전만 만나면 약해졌다. 2007년 시즌 마지막경기에서 정규리그 1위를 노리던 수원은 대전을 만나 0-1로 덜미를 잡혔다. 결국 그 경기 결과로 수원은 리그 우승을 놓쳤고 대전은 기적같은 6강 진출을 이뤘다. 당시 대전은 수원의 전성기를 이끌던 김호 감독과 고종수가 팀을 이끌었었다. 한 때 수원을 대표했던 두 주인공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던 것. 2008년에도 수원은 11승 1무의 무적행진을 이어갔지만 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대전에게 0-1로 져 시즌 첫 패배를 맛보아야만 했다. 대전과 수원의 팬들은 K 리그내에서도 대표적인 견원지간이다. 선수들의 축구경쟁보다도 두 서포터즈들의 서포터 전쟁이 더 치열할 정도였다. 과열된 응원 열기가 물리적 충돌을 만들어내 한때 경찰병력이 배치되기도 했었다. 공교롭게도 대전의 주축선수들이 수원으로 많이 이적하면서 두 팀간의 감정은 더욱 악화되었다. 대전의 간판스타였던 이관우를 비롯해 기대주 배기종마저 수원행을 택해 두 팀 팬들 사이에 강한 앙금을 낳았다. 그리고 이번 빅버드라 불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대전 시티즌과의 K 리그 11라운드 경기는 대전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월드컵 대표팀에 아쉽게 탈락한 김현준은 무언의 시위를 하기라도 하는 듯 리그 최하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원을 상대로 3골 1 어시스트를 올렸다. 두 경기 연속 해트트릭. 아직 K 리그가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무려 20골을 퍼붓는 무시무시한 골감각을 보였다. 전반 28분 김현준의 크로스를 박성호가 골로 연결시키며 0-1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수원도 그대로 물러서지는 않았다. 대전의 불안요소로 꼽히는 수비진이 수원의 맹공에 무너지며 김대의와 이관우의 2골로 전반이 끝나기전 무려 3골을 몰아치며 3-1로 승리를 거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전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후반 3분 바벨이 밀어준 공을 김현준이 가볍게 추가골로 성공시켰고 상승세를 탄 김현준은 후반 23분, 37분 연속골을 기록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해트트릭을 달성, 이 날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시작이네." 맥주와 치킨. 축구경기를 보는 데 있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여름철 간식을 앞에 두고 현준은 곧 시작할 그리스와의 월드컵 경기가 중계되는 채널을 틀었다. 5월 9일 일요일에 벌어진 K 리그 13라운드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이후 K 리그는 잠시 휴식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K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가도 B 조에 속한 대전은 성남 일화 천마, 경남 FC, 수원 삼성 블루윙즈, 강원 FC 와의 리그컵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그리고 여유롭게 조별예선 1위로 본선토너먼트에 진출했고 AFC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도 호주의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이길 수 있겠죠?" "뭐...이길 수 있겠지. 그리스가 만만치 않다고는 하지만 우리 나라 선수들도 뛰어나니까." 희연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월드컵 특수 때문일까? 주변에는 붉은 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거리응원을 펼치고 있었고 수 많은 연예인들이 남아공을 향했다. 모름지기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것처럼 남아공 월드컵의 첫 번째 경기인 그리스전를 잘 치르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모든 국민들의 시선이 TV로 향하고 있었다. "오빠도 나갔어야 했는데...애시당초 오빠를 안 뽑은 게 이해가 안되요." "큰 경기 경험이 없어서니까 어쩔 수 없지 뭐." 예비 엔트리 발표가 난지 한달이 넘게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희연을 비롯해 퍼플크루는 아직까지도 현준이 발탁되지 않은 사실이 불만이었다. 그리고 최종 엔트리 결정에서 아쉽게도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한 곽태휘를 비롯해 이근호, 신형민, 구자철은 탈락을 고배를 마셔야 했다. 어찌되었든 시간은 흘러 그리스전이 시작되기 일보직전이었고 선발 멤버들의 모습이 TV 에 나오기 시작하자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현준과 희연은 TV 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와아아!!!" "꺄아아!!!" 그리고 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정수의 선제골이 터지자 현준과 희연은 함성을 지르며 방방 뛰기 시작했다. 비록 자신이 뛰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대표팀이 이기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했다. 사방에서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골 장면을 보던 주민들이 모두 함께 소리를 지른 것이다. 그리고 후반 7분 박지성의 엄청난 골이 터지며 경기는 2-0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역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 답게 박지성은 FIFA 선정 '맨 오브 더 매치'에까지 선정되었다. '나도 언젠가는...' 수비수의 패스 실수를 가로채 2명의 수비수를 달고 골을 성공시키는 장면을 보며 대리로 희열을 느낀 현준이다. 악마의 기운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면 자신도 저런 플레이를 보일 수 있었다. 아니 박지성의 저런 플레이보다 훨씬 더 멋진 플레이를 보이며 골을 성공시킬 자신도 있었다. 그렇게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경기가 끝이 났다. 첫 경기 승리 때문일까? 언론매체에서는 열심히 16강 경우의 수를 그리고 있었다. 다음 경기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메시뿐만 아니라 카를로스 테베즈, 앙헬 디 마리아, 디에고 밀리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하비에르 파스토레, 세르히오 아구에로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쟁쟁할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우승 후보중 하나였다. 그리고 세계적인 강팀과 붙게 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안타깝게도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4-1로 대패를 맛보아야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마지막 경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두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 업적을 달성했다. ============================ 작품 후기 ============================ 스키블루 :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배는 신경쓰지 마십시요.. 저도 나왔고, 그건 병이 아니고, 남자의 자격입니다. ㅋㅋㅋㅋ 그냥 쓰십시요 > 허허허허...헬스라도 제대로 다녀야 될까 생각중입니다...아직 30대도 안됐는데 어째... 『나옹이』 : 아... 이청용 9개월부상 ㅠㅠ 왠 미친놈 하나때문에 ㅡㅡ > 그러게요. 이청용 ㅠㅠ 난데없는 골절 소식에 개깜놀... 그럼 모두들 즐감하세요! 내일은 노블레스란 업데이트가 된다고 하더군요. 뭐가 어떻게 변할지 참 궁금하다는...비번인데 내일은 쉬겠군요. 이번 챕터...스토리를 이미 다 알고 있는 저로서는 가장 많이 기다린 챕터라고나 해야되려나...슬슬 현준의 해외진출이...어쨌든 그럼 또 뵙도록 하지요. 댓글 아시죠? 00089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하암...피곤하네..." 월드컵 때문에 잠시 K 리그가 중단되었다고는 하지만 훈련은 빼놓을 수 없었다.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이 벌어지는 오늘도 현준은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쭉쭉 이겼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1승 1무 1패로 B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대한민국은 A 조 1위로 16강에 합류한 우루과이와 16강전을 펼친다. 초창기 월드컵 2회 우승(1930, 1950)에 빛나는 화려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루과이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6강 진출이후 남아공 월드컵까지 고작 본선에 2회밖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역시 남미 5위를 차지해 북중미의 강호인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힘겹게 본선 무대에 올라왔었다. 하지만 개최국 남아공과, 독일 월드컵 준우승국인 프랑스, 북중미 최강자 멕시코와 함께 A조에 속한 우루과이는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거뒀고 남아공과 멕시코를 격파하며 20년만에 16강에 합류했다. 강력한 수비와 제공권으로 경기를 지배하며 파워풀한 경기력을 보이는 우루과이였다. "포를란과 수아레즈가 있고..." AT 마드리드의 핵심선수인 디에고 포를란, 그리고 아약스에서 뛰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즈, 세비스티안 페르난데스가 이끄는 공격진은 남미팀중에서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강력하다는 평가를 지니고 있었다. 더군다나 포를란은 유러피언 골든슈(유럽리그 전체 득점왕)를 2회 수상한 경력도 있었다. 더군다나 우루과이와 한국의 역대전적은 4전 4패. 전패를 기록중이었다. 그리고 포트 엘리자베스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대한민국의 16강전이 26일 오후 11시에 시작되었다. 16강전부터는 토너먼트로 단판제였다. 여기서 지는 팀은 남아공을 떠나야 했다. 그 탓일까? 우루과이를 비롯해 한국까지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이겨라 이겨라..." TV에서 나오는 우루과이전을 보며 현준은 캔맥주를 들이켰다. 따끔하면서도 시원한 맥주가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리며 현준의 갈증을 씻어주었다. 하지만 전반 7분만에 우루과이의 수아레즈에게 첫 골을 허무하게 허용하고야 말았다. "아오...어떻게 수비수들이 저쪽으로 다 몰려갈 수가 있지?"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맥주를 들이켰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가 아닌 단지 3자의 입장에서 구경을 하는 입장이였기에 선수들의 움직임이 속속들이 TV 화면에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우루과이의 공격수인 수아레즈를 노마크로 두고 너무나도 쉽게 선제골을 허용하는 장면이 다시금 반복되어 나오자 맥이 빠진 듯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TV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서로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루면서 전반전이 종료가 되었다. 잠시 쉬는 시간동안 밖에서 연신 사람들의 응원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든 이겼으면 좋겠는데..."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국민들이라면 모두나 다 같은 생각일 터였다. 자신 또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골이 들어가고 먹힐 때마다 얼마나 환호성과 아쉬움을 토해내었던가? 막상 축구선수가 된 지금에도 그 감동은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는 않았다. 조금씩 후반전 시간이 흐를 때마다 침이 바짝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유효슈팅이라도 터져 나올 때면 TV 속으로 빠져 들어갈 듯 집중했다가 아쉬움의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23분 이청용의 헤딩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와아아!!!" 기다리던 동점골. 비록 자신이 넣은 골은 아니었기에 가슴이 떠나갈 듯 기뻤다. 사방에서 떠나갈 듯 환호성 소리가 터져나왔다. 옆집에서도 누군가가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면 다들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1 골이 더 나오기를 바라면서 현준은 다시 캔맥주 뚜껑을 땄다. 그리고 후반 35분 수아레스의 감각적인 슛이 터져나왔다. "아...!" 골대를 맞고 들어가는 슈팅. 운이 따르는 그 슈팅에 해설자도 그리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현준도 입만 벌린 채 침묵을 토해내야 했다. "으..." 단지 지켜보고만 있을 뿐인데 현준은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자신이 악마의 기운을 100% 흡수한 채 저 그라운드에 서 있었다면? 어차피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만약 자신이 서 있었다면? 10분정도밖에 남지 않은 경기시간이었지만 동점골 아니 역전골도 터뜨릴 수 있을 지 몰랐다. K 리그와 월드컵은 차원이 다른 경기였다. 아무리 K 리그에서 자신이 날아다닌다 할지라도 월드컵에서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선수들의 기량이 비교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이 충분히 있다면? 해볼만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안타까운 기회를 이동국이 놓치면서 경기는 2-1 한국의 패배로 끝이났다. "뛰고 싶네...정말..." 두근거리는 심장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진정되지 않았다. 2-1로 안타깝게 패한 경기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결국 대한민국은 첫 원정 16강이라는 업적에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7월 12일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0-1 승리를 거두면서 스페인의 우승으로 4년마다 오는 지구촌의 축제가 막을 내렸다. 7경기 16득점의 독일이 국가순위 1위를 기록했고 대한민국은 4경기 6골을 넣으며 8위를 기록했다. 골든 슈는 독일의 토마스 뮐러. 골든 볼은 우루과이의 포를란에게로 돌아갔다. 야신상은 스페인의 이게르 카시야스. 최우수 신인상도 독일의 토마스 뮐러에게로 향했다. "네? 창현이형이 이적한다고요?" 유로 2008 이후 '무적 함대' 스페인이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꺾고 사상 첫 우승을 이뤄내며 월드컵이 막이 내리며 드디어 이적기간이 시작되었다. K 리그 역시 7월 1일부터 30일까지 이적기간이 열렸고 그 와중에 '계룡산 루니'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대전 시티즌의 주축선수중 하나인 고창현이 울산으로 이적을 하게 되었다. "구단 자금 사정상 어쩔 수 없다는데...아휴..." 놀란 현준의 말에 권집이 고개를 흔들었다. 현준의 엄청난 활약으로 꾸역꾸역 리그 1위를 수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팀내 최고 에이스중 하나인 고창현을 13억원에 팔며 팀내 전력을 약화시키는 구단 때문에 서포터즈인 퍼플크루 및 팬들과 구단사이의 불신이 더 커지게 되었다. "게다가 너도 이적설 돌고 있던데..." "저도요?" "그래. 설마 모르는 것은 아니지?" "아뇨. 대충은 알고 있지만..." 작년 K 리그 MVP 인데다가 올해 역시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대전 시티즌을 선두에 올려놓고 있는 현준이다. 더군다나 현준은 작년에 계약기간을 1년밖에 연장하지 않아 지금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보스만 룰 적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덕분에 현준에게 눈독을 들이는 팀은 엄청나게 많았다. K 리그 팀을 비롯해 J 리그 팀들 그리고 해외리그의 중하위권 팀들에서 현준에게 오퍼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전트인 리리스는 모든 제안을 전부 거절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인건지...' 심지어 대전 시티즌의 재계약조차도 거절하는 리리스의 행동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드는 현준이었다. 굳이 올해가 아니더라도 해외에 진출은 할 수 있었다. 자기 말로는 마왕인 웃으며 자신만 믿으라고는 하는데 하루종일 집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는 리리스를 보면 믿음이 싹 가실 수 밖에 없었다. "너도 이적하냐?" "설마요. 들은 이야기는 없는데요." "네 녀석 에이전트 하는 행동 보면 분명 이적할거 같은데..." 권집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의 에이전트는 구단내에서도 굉장히 유명했다. 미스코리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굉장히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는 여인이었다. 게다가 자기 소신도 대단했다. 정확히 말하면 고집이라고 말해야 했지만 말이다. 또한 뭔가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기에 구단 측에서 가장 어려워 하는 에이전트가 바로 리리스였다. 00090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이적시장이 열리면 가장 바쁜 사람은 선수가 아닌 에이전트다. 선수의 생각을 체크하면서 이적이 들어오는 구단과의 이야기를 조율해야 했다. 하지만 7월말이 다가올 무렵에도 현준은 여전히 대전 시티즌의 훈련장에서 묵묵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번 여름 이적기간 이적 1순위로 꼽혀 해외리그에 진출할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말이었다. 더군다나 그 와중에는 프리미어리그 팀인 블랙번 로버스와 버밍엄 시티도 끼어 있었다. "흐음...확실히 경기장면만 보기엔 대단해 보이기는 하는데 말이야..." "아시아권용 선수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이 선수는 꼭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3살의 젊은나이인데다가 몸 값 역시 굉장히 저렴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차기 램파드의 후계자로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첼시의 단장 굴레리는 수석 스카우터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도 A 매치를 뛴 적고 없고 말이야. 큰 경기 경험이 없다는 것은 불만인데..." "그런 것은 차차 쌓아나가면 될 입니다." 첼시가 자랑하는 유능한 스카우터인 프랭크 아르네센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단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감독인 안첼로티는 현재 휴가를 떠난 상태. 하지만 안첼로티 역시 이 선수를 보면 마음에 들어할 게 틀림없었다. 스카우터의 강력한 추천에 굴레리 단장 역시 마음이 조금씩 기울고 있었다. 확실히 TV에서 나오는 경기장면은 정말로 대단했다. 더군다나 자신의 보고서에 나타나 있는 기록 역시 믿지 못할 정도였다. 처음에 봤을 때는 조작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극동의 조그마한 나라의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지만 대한민국 선수는 EPL 에도 잘 알려져 있었다. 라이벌인 맨체스터의 박지성이 있었고 볼튼에도 이청용이라는 선수가 뛰고 있었다. "알았네. 안첼로티가 마음에 든다면야 영입하도록 하지."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을 표시한 굴레리였다. 어차피 선수의 선발 권한은 감독에게 있었다. 아시아의 조그마한 나라에서 뛰는 선수인 만큼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단의 마케팅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몸 값 역시 굉장히 저렴했다. 2 군팀 선수보다도 저렴한 몸 값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며칠 뒤 안첼로티 역시 현준의 경기장면이 담겨 있는 비디오 테입을 볼 수 있게 되었고 블랙번 로버스와 버밍엄 시티 역시 현준을 원한다는 기사를 접한 후 정식으로 대전 시티즌에 오퍼를 보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난리가 난 것은 대전 시티즌이었다. 첼시 FC 가 오퍼를 넣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 현준을 향한 거대한 이적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리에A 명문팀 유벤투스. 대전 시티즌의 현준에게 러브콜.' '김현준. 아르센 웽거가 이끄는 아스널에 합류?' '첼시 FC. 대전 시티즌에 김현준에 대한 이적 오퍼.' 이런 현준에 대한 이적설은 마침내 공식적으로 대전 시티즌이 입장을 표명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구단 내에서 선수의 발전 측면에서 결국 현준의 이적을 허락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현준과의 재계약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대전 시티즌입장에서는 반년만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현준을 아무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떠나보내야만 했다. 지금이라도 보내야 이적료를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러브콜이 공식적으로 확인이 되자 축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국민들 혹은 현준의 개인적인 팬들은 열광을 하기 시작했다. 반면에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현준은 단 한번도 국가대표에 발탁된 적이 없는 선수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워크퍼밋을 통과할 수 없을 거라는 게 그 주된 이유였다. "어...어떻게 된거예요?!" "응? 어떻게 되긴. 첼시 FC에서 오퍼가 들어왔네. 이적 할거지?" "그렇긴 하지만..." 자신의 방에 들어오자마자 대체 무슨 일인지 전황을 알기 위해 리리스를 찾았던 현준은 별일 아니라는 듯 되묻는 리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니 근데 대체 저런 클럽에서 절 원하는 이유가 뭔가요?" "뭐긴. 접촉을 좀 했지. 이래봐도 에이전트잖아. 놀고 먹을 수는 없지." "......접촉요? 언제요?" "비디오 테이프를 보내봤지. 제법 잘 먹히던데?" "......"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고작 비디오 테이프만 보고 자신에게 오퍼를 보낸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이미 유럽의 클럽에서 보낸 스카우터들이 K 리그 리그컵 경기에서 자신을 보고 간 것은 전혀 모르고 있는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리리스가 해외 유명리그의 각 구단에서 보낸 비디오 테이프에는 모종의 마법이 걸려 있었다. 특히나 현준이 가고 싶어하는 첼시 FC 에는 더욱더 강하게 말이었다. 그 탓에 첼시의 스카우터와 단장 및 감독은 비디오를 보며 현준의 플레이에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뭐 그런 사실을 말해줄 필요는 없겠지.' 좋아서 환호성을 지르는 현준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그가 유럽에 가는 것은 오히려 고생을 사서하는 셈이었다. 과연 외국에서 어떻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지 기대가 되었다. FM 게임을 주구장창 하면서 축구에 대한 지식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획득한 리리스다. 50% 의 악마의 기운으로 EPL 그것도 첼시 FC 와 같은 어마어마한 클럽에서 활약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현준이 그런 고난을 이겨낼 지 기대가 되었다. '이왕이면 계속해서 좌절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사람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커져 현준이 그 기대감을 이겨내지 못한 채 무너지며 악마의 기운을 맹목적으로 탐하는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리리스였다.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지 현준은 자신에게 들어온 이적조건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럼 첼시하고 계약하는 걸로 하지. 조건은 내가 알아서?" "네. 무조건 가게 해주세요." "그건 문제없어. 하지만 첼시쪽에서 니가 뛰는 경기를 보고 싶어해." 이미 계약은 전부 조율한 상태였다. 도장만 찍으면 끝나는 상태. 하지만 첼시 FC 에서는 한번 더 현준의 실력을 가늠하고 싶어했다. 비록 비디오 테입으로 관전을 했다고는 하지만 직접 첼시 FC 를 이끄는 감독 안첼로티가 현준이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도 그에 걸맞는 상대가 있었다. 바로 오는 8월 4일 바르셀로나의 내한경기였다. 이미 현준은 K 리그 올스타중 하나로 출전이 확정된 상태였다. "제가 뛰는 경기라면...?" "FC 바르셀로나와의 내한경기. 출전하지?" "그렇긴 한데..." K 리그 올스타와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으로 손꼽히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는 13일부터 티겟팅 오픈이 시작되며 국내 축구팬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메시, 다비드 비야, 푸욜등을 비롯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세계 최강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와 한국의 자존심인 K 리그 올스타와의 화려한 승부로 인해 벌써부터 밤잠을 설치는 팬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 경기에서 너의 활약을 보고 싶어해. 충분하지?" "물론이죠."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시계를 살펴보았다. 현재 충전되어 있는 악마의 기운은 고작 10%였다. 하지만 만약 첼시 FC 로 이적한다면 대전 시티즌의 시합에 나갈 이유가 없었다. 아니, FC 바르셀로나와의 내한경기로 인해 뛸 시합도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현준은 대전 시티즌의 구단 감독사무실로 찾아갔다. "이적 할 건가?" 대전 시티즌을 이끄는 왕선재는 고민이 많은 얼굴로 감독실에 들어온 현준을 바라보았다. 구단의 재계약을 계속해서 거절하는 것을 보면 분명 이적을 할거라고는 예상을 했었다. 그리고 뉴스에서 떠들듯이 자신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거대 클럽들이 현준에 대해 이적을 제시했다. 더군다나 그 조건도 어마어마했다. 반년만 있으면 현준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금을 들여서라도 현준을 영입해가겠다는 클럽들이었다. 선재도 현준을 보기위해 여러곳에서 스카우터들이 왔다갔다는 소식은 대충 귓동냥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해외의 거대 클럽들이 현준을 영입하겠다고 구체적으로 계약을 제시할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었다. "네." "후우..." 현준의 대답에 왕선재는 아쉽다는 듯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팀의 주축선수인 고창현이 이적을 하더라도 현준이 있다면 리그 1위 및 8강까지 진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다.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기염을 토하는 현준이다. 경기력의 기복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상대팀에게는 최악의 그리고 자신에게 있어선 최고의 선수였다. "어디로 갈 껀가? 아스널? 첼시? 아니면 다른팀?" "첼시 FC 로 갈 생각입니다." "그렇군."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첼시 FC 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터였다. 그만큼 첼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중의 하나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리버풀과 함께 EPL 4강에 속하는 강팀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리그 우승과 FA컵에서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UFEA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업적이 있는 팀이기도 했다. "그럼 바르셀로나와의 경기가 한국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겠군." "네." 현준의 말에 선재는 아쉽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첼시 FC 가 현준을 데리고 가면서 거액의 이적료를 대전 시티즌에게 넘겼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구단 전력에 엄청난 공백이 생기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보내주지 않았다가는 현준의 이적을 환호하는 네티즌들에게 욕을 먹는 것은 당연했고, 반년 후에는 한푼의 돈도 건지지 못하고 현준을 떠나보내야 했으니 말이다. 00091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결국 가네. K 리그 선수가 바로 해외 유명 클럽으로 이적이라니...김현준이 처음인가? 앞으로 많은 선수들이 해외리그로 이적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첼시 FC 와 김현준의 계약은 그야말로 번갯불이 콩 구워먹듯이 진행되었다. 구단끼리 이적료를 더욱 받아먹기 위한 줄다리기는 없었다. 첼시가 현준의 바이아웃 금액은 30억원에 딱 맞춰서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요즘 스포츠란은 현준에 대한 기사만 와르르 쏟아내고 있었다. 월드컵이 끝난 이후 이적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막상 제대로 된 거대한 이적은 월드컵에서 활약하지도 않은 선수인 김현준이었다. 그 탓에 김현준을 국가대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월드컵에 출전시키지 않은 축협도 네티즌들에게 쓴소리를 듣고 있었다. "첼시면 큰 클럽이죠?" "당연하지. 이번 이적설로 인해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고 해야 되려나? 아니군. 김현준은 원래 좀 유명했으니까." 기사를 작성하다가 물어보는 선미의 말에 질문을 받은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첼시 FC 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박지성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자웅을 겨루는 클럽이었다. 이청용 역시 프리미어리그인 볼튼에서 뛰고 있다고는 하지만 네임벨류만 따진다면 볼튼보다는 첼시가 훨씬 우위였다. "근데 과연 김현준이 첼시에 가서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요? 대단한 클럽이면 대단한 선수들도 많을 거 아니예요." "글쎄다. 그 녀석 하기에 달렸지. 그래도 김현준은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윙포워드에서도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니까 불가능한 것은 아닐 꺼라는 게 내 추측." 부주장인 프랑크 램퍼드와 마이클 에시엔, 존 오비 미켈이나 플로랑 말루다 같은 화려한 미드필더들을 보유하고 있는 첼시였다. 공격진 또한 드록신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디디에 드로그바를 비롯해 살로몬 칼루, 니콜라스 아넬카와 같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어쨌든 확실히 김현준은 이적할 줄 알았어. 월드컵에 출전했으면 몸값이 훨씬 뛰어 올랐을텐데 A 매치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안 뽑았으니..." "그래도 확실한 건 아니잖아요. 아직 워크퍼밋이 남아있잖아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첼시 측에서 이미 변호사 선임해서 워크퍼밋을 받기 위해 나섰다고 하는데 뭐. 구단에서 그정도까지 노력을 보이는데 충분히 통과할껄." "그런가..." 선미는 자칭 축구박사인 남자를 바라보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보면 현준이 왜 아직까지 K 리그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매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현준의 기록은 정말로 대단했다. 더군다나 저번 현준과 안 좋은 사건으로 인해 그에 대한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대전 시티즌의 경기는 매번 보러 찾아갔던 선미였다. 그리고 어떤 경기에서든지 그라운드내에서 빛을 발하는 현준의 플레이에 매료된 그녀였다. '아쉽네. 이제 경기를 직접 볼 수는 없는 노릇인가...?' 선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신의 서랍에 있는 K 리그 올스타와 바르셀로나의 경기표를 꺼내 보았다. K 리그 올스타와 바르셀로나의 대결은 대중의 어마어마한 관심을 이끌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제 첼시로 이적하는 김현준의 마지막 경기가 될 거라는 말에 그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수 많은 관중들이 무섭게 표를 구매하고 있었다. '뭐...유명해지면 또 언젠가는 보겠지.' 현준이 내셔널리그에서 뛸 때에는 그냥 그저그런 선수로만 생각했던 선미다. 하지만 K 리그에 그리고 이제는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진출하는 현준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라운드의 플레이에 매료되어 그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선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의자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었다. "진짜 가는 거야?" [응. 첼시는 정말 대단한 클럽이라고. 박지성 선수가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벌팀이기도 하고 말이야.] 수화기 넘어서 들려오는 현준의 목소리를 들으며 가슴이 묘하게 콩닥거리는 수진이다. 현준이 축구를 굉장히 잘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세계에서 유명한 클럽에서 돈을 싸들고 데리러 올 줄은 상상도 못했던 그녀다. 기껏해봤자 K 리그에서 뛰면서 시축이 있으면 자신을 불러주고 데뷔하면 알콩달콩 연애하면서 지내고 싶었던 게 수진의 생각이었다. 서로 몸을 섞고 매일 사랑의 전화통화를 하던 남자가 해외로 떠난다니 괜시리 눈에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더군다나 이번 이적설로 인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스타로 떠오른 현준이다. 비록 월드컵에서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매스컴에서는 연신 김현준의 이적설을 다루고 있었고 네티즌들은 현준의 K 리그 골 장면만 모아서 유튜브 같은 곳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럼 언제 가는 거야? 가기 전에 볼 수 있을까?" [글세...? 아마도 바르셀로나와의 올스타전이 끝나면 바로 잉글랜드로 떠날 것 같아. 메디컬테스트도 다 끝냈고 계약서에 도장도 찍었으니까...] "휴우..." 현준의 말에 수진은 현준이 듣지 못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현준에게로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데뷔가 초읽기에 들어간 이상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현준이 자신을 만나러 와주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였다. 단숨에 슈퍼스타로 떠오른 현준이다. 행동이 쉽지는 않을 터였다. 더군다나 현준은 잉글랜드의 유명한 클럽이라는 곳에 이적하게 되어 엄청나게 바쁠거라는 게 수진의 생각이었다. [혹시 이번 올스타전 경기에 와?] "아니...못 가는데...TV 로 봐야대." [아쉽네. 오게 되면 약간이라도 볼 수 있을지 모르는데...] "연습 때문에..." 데뷔가 얼마 안 남았은 탓에 잠잘 시간마저도 줄여가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그녀들이었다. 이렇게 전화 통화를 하는 것도 눈치가 보일 정도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데뷔 얼마 안 남았으니까 힘내. 나중에 예능프로그램 나가면 간간히 내 이름 얘기해주고. 이상한거 말고 좀 괜찮은 걸로. 사랑하는거 알지?] "물론이지!" 현준의 마지막 모습도 볼 수 없다는 현실에 축 쳐져 있던 수진의 기분은 현준의 마지막 말에 하늘을 뚫고 올라갈 정도로 급상승했다. "이히히히...사랑한대..." 벌써 1년 가까이 현준과 교제를 하고 있었다. 아이돌로써 스캔들은 굉장히 치명적이었기에 이제 데뷔를 하면 조심해야 겠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우뚝 떠오르고 있는 남자가 자신의 애인이라는 사실에 입이 화들짝 벌어진 수진이다. 메시가 온다! 바르셀로나 내한명단 확정 [사커 일레븐] K 리그 올스타와 한판 대결을 펼칠 바르셀로나 내한명단이 확정됐다. 'FC 바르셀로나 초청 K 리그 올스타전 2010'의 프로모터인 (주)스포츠엔스토리는 30일 K리그와 격돌할 바르셀로나 선수단의 명단을 공개했다. 비록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들은 모두 빠졌지만 메시, 이브라히모비치, 알베스, 보얀등의 스타들을 모두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아무래도 이중 가장 눈길이 가는 스타는 리오넬 메시다. 2009 바르셀로나의 6관왕을 이끌며 FIFA 올해의 선수상, 발롱도르상을 석권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공인받은 메시는 지난 09/10 시즌 49차례의 공식경기에서 47골을 몰아치며 무시무시한 골폭풍을 일으킨 바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는 비록 골이 없었지만 한국전에서 팀이 넣은 네 골을 모두 이끌어내며 위력을 과시한 바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다니엘 알베스는 바르셀로나 오른쪽 측면을 담당하며 탁월한 스테미너와 강력한 킥력을 앞세워 오른쪽 측면 공격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알베스 역시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브라질대표팀의 미드필더로 나서서 활약을 했었다. 또한 남아공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멕시코의 캡틴인 라파엘 마르케스와 프랑스의 전천후 수비수인 에릭 아비달도 참석한다. 그 외에도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12골을 넣은 초특급 유망주인 보얀과 이번 여름에 합류한 공격적인 윙백 아드리아누 폭발적인 왼발 득점력을 지닌 미드필더 세이두 케이타도 합류한다. 이번 프레메라리가와 K 리그의 빛나는 별들을 만나볼 수 있는 올스타전은 8월 4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 FC 바르셀로나 내한 명단 다니 아우베스, 라파엘 마르케스, 제프렌 수아레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리오넬 메시, 보얀 크르키치, 호세 마누엘 핀토, 세이두 케이타, 가브리엘 밀리토, 마르크 무니에사, 에릭 아비달, 엔리케, 알렉산드르 흘렙, 아드리아누 코헤아, 조나단 도스 산토스, 조나탄 소리아노, 루벤 미뇨, 올라사발 파레데스, 조르디 마십 로페스, 세르지 고메스 솔라, 아르만도 로사도 산체스, 안드레우 폰타스, 마르티 리베롤라, 일리에 산체스, 세르지 로베르토, 에두아르드 오리올 가르시아, 벤자민 마르티네스, 크리스티안 테요 에레라, 마누엘 아구도 두란, 빅토르 산체스 마타 "뭐야...." 현준은 기분이 나쁘다는 얼굴로 기사를 살펴보았다. 바르셀로나 내한 명단이 떴지만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비록 메시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다니엘 아우베스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후보 및 유스팀 멤버로 구성되어 있을 뿐이었다. 비야나 사비, 이니에스타, 푸욜등 월드컵에서 '무적함대'의 선봉에 섰던 인물들이 몽땅 빠지고 없는 것이다. "아...이 자식들이 우리나라 무시하나?" 이런 생각은 현준만 하는 것도 아니었는지 기사에는 무시무시한 댓글들이 폭풍처럼 달리고 있었다. K 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위해 단일팀이 아닌 올스타를 구성했다. 그런데 주전이 죄다 빠진 바르셀로나라니? 갑자기 화가 팍 치밀어 올랐다. 게다가 현준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은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K 리그 올스타들과 펼치는 경기에는 메시를 투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비록 비난과 대규모 환불사태 움직임에 따라 다시 말을 바꾸기는 했지만 바르셀로나의 무성의한 태도로 인해 국내팬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오빠 기사 봤어요?] 현준이 또 다른 기사를 확인하고 있을 무렵 희연이한테 전화가 왔다. 그녀 역시 기사를 보고 꽤나 분통이 터졌는지 흥분한 목소리로 첫 마디 부터가 바르셀로나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어. 지금 막 봤어." [아휴! 지들이 바르셀로나면 다야? 완전 무시하는 거 아니예요? 대체 왜 왔대? 티켓값도 7만원이나 줬는데 아까워 죽겠어요. K 리그 올스타한테 오대빵으로 확 깨졌으면 좋겠어요.] "그러게. 이 기회에 바르셀로나 상대로 해트트릭이나 해볼까?" 현준은 수화기를 통해 그렇게 중얼거렸다. 세계 최고의 팀인 바르셀로나를 상대한다는 압박에 따른 경기력의 기복? 그런 것은 현준에게 통용되지 않는 말이었다. 악마의 기운만 있으면 충분히 바르셀로나 전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하지만 주전이 대거 빠졌다고 해도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다. 해트트릭은 커녕 과연 1골을 넣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을 우습게 보는 바르셀로나의 태도에 현준 역시 화가 치밀어 오른 터라 꼭 골을 넣고 싶어졌다. [네! 꼭 오빠가 골 넣어서 바르셀로나를 콱 그냥 망신시켜 버려요. 이왕이면 메시도 개인기로 제쳐버리고.] "......" 이제까지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현준의 믿을 수 없는 위업과 함께 이제 곧 세계 최고의 클럽중 하나인 첼시 FC 로 이적이 확정된 선수라는 이미지 때문일까? 그라운드내에서 현준이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믿는 희연이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희연의 이야기를 듣는 현준이다. 바르셀로나가 어쨌느니 자신이 가는 첼시가 바르셀로나보다 훨씬 좋다느니 주전선수가 대거빠진 바르셀로나와 K 리그 올스타를 상대할수냐 있겠냐는등의 끝이 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은 지루함을 참아야 했다. [그럼 내일 모레 경기죠? 첼시로는 언제 가시는 거예요?] "프리미어리그는 8월 31일까지 이적기간이니까. 아마 바르셀로나와의 경기가 끝나면 합류하게 될 꺼야." [그렇구나. 그럼 이제 현준오빠 보기도 힘들겠네...] "그래도 아직은 안 갔으니까." 현준은 그렇게 대답하며 수진과 찍은 사진을 바라보았다. 현준이 첼시 FC 의 이적이 확정되자 전화너머로 뛸 듯이 기뻐하면서도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 보였던 수진이다. 가뜩이나 데뷔 연습으로 인해 현준을 잘 만나지 못했는데 이제 현준이 해외로 나가게 되어 더욱더 만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는 보러 왔으면 좋았을 텐데..." 수진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년 넘게 애인사이로 지냈던 여자였다. 정이 들수밖에 없었다. [네? 뭐가요?] "아...아냐." [아항! 오빠 저 보고 싶은 거죠? 이히히. 그럼 지금 당장 갈게요. 그때 그 원룸에 아직도 있어요?] "응." 현준은 사진을 바라보던 시선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차피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려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만 했다. 어차피 영국으로 떠나게 되면 수진이나 희연을 만날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새로운 여인을 찾아야하겠지." 리리스가 있다고는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는 지금과는 차원이 틀릴 게 분명했다. 그만큼 훈련에 악마의 기운이 더욱더 들어갈 것은 당연한 일이고 자신이 악마의 기운을 많이 흡수해도 K 리그와 같은 실력을 뽐낼 수는 없을 터였다. 그런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정적으로 악마의 기운을 공급해줄 수 있는 여자가 필요했다. "일단은 유학생쪽이나 유럽 여자들을 노려봐야 되려나..." 영혼이 강하다는 불확실한 면에 기대를 걸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외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끌어들일 생각이었다. 8월 14일에 개막하는 만큼 바르셀로나와의 친선 경기가 끝나고 첼시에 합류하게 되면 대략 열흘이 안되는 시간만이 있을 뿐이었다. "희연을 데리고 가면 좋을 텐데 말이지."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불가능한 일이다. 희연 역시 학교생활이 있고 부모님이 있었다. 자신이 데리고 가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래를 약속한 사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리리스가 있는 동안은 어쩔 수 없으니까..." 악마의 기운만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굉장히 아름다운 여인을 애인삼아 같이 잉글랜드로 떠날지도 몰랐다. 하지만 마왕인 리리스와 맺었던 계약중 하나로 일주일마다 한 번씩 관계를 해야만 했고 그녀는 게임을 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종종 나타났기에 애인을 만드는 것은 힘들었다. ============================ 작품 후기 ============================ 깜장이아찌 : 잘보구 갑니다 작가님 항상 건필 하세요 이제 당분간 비가 계속 온다고 하네요 비 조심 하세요...대차게 오네요 비가..ㅡ.ㅡ > 그러게요. 비 정말 엄청 오네요. 어휴... 한국 국대 이야기에 대해 많은신데...긁적 가뜩이나 유럽 선수들은 유명한 선수들 많은데 한국에는 박지성이나 이청용같은 선수 몇몇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네임벨류가 있는 선수는 없잖아요. 어차피 대리만족이니 이왕이면 한국으로... 만약 외국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그려나갈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글을 K 리그 하위리그 격으로 알려져 있는 내셔널리그부터 시작하지는 않았겠죠. 그럼 즐감하시길! 좋은밤되세요! 00092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전북 현대 모터스의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라커룸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이제 곧 있으면 FC 바르셀로나와 K리그 올스타간의 친선경기가 벌어질 예정이었다. 한국과 스페인 수교 60주년을 기념해서 이뤄진 대결은 K 리그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바르셀로나를 초청해 축구팬들에게 화려한 별들의 대결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대부분 B 팀으로 구성된 바르셀로나의 방한 명단을 비롯해 K 리그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는 바르셀로나의 무성의한 대답으로 인해 오히려 추억거리가 아닌 상처만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이제 곧 있으면 경기의 시작이었다.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흥겨운 볼거리를 선사해야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클럽팀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전술을 구상해봤지만 딱히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쳐야 할지도 난감했다. 더군다나 K 리그 올스타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자신들의 클럽팀에서만 뛴 경험이 있지 서로 발을 맞춰볼 시간조차도 없었다. 믿을 만한 것은 K 리그에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인 만큼 그들의 개인기량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주전 라인업은 정했지만...' 팬투표로 뽑힌 베스트 11 및 기술위원회와 자신이 뽑은 9명으로 이루어진 20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K 리그 올스타팀. 그리고 그 중 선발 라인업은 4-4-2 구성으로 이동국과 최성국을 투톱으로 놓고 몰리나, 에닝요, 김현준, 김두현이 중원을 장악하고 최효진, 김상식, 김형일, 김창수가 정성룡의 지휘아래에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게 할 생각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바르셀로나에서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졌다는 점이였다. 아니, 다행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어차피 이 경기는 이기고 지는 승부가 중요하지 않았다. 팬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보여주는 게 주된 목적인데 바르셀로나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죄다 빠졌으니 말이다. "후우..." 조그마한 한숨과 함께 강희는 라커룸의 문을 열었다. 이미 그 곳에는 선발로 발표했던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흥분된 기운들이 라커룸을 맴돌았다. 바르셀로나의 무성의한 대응은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투지를 일으키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지만 자신들이 우습게 보이는 것을 참을 수는 없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 K 리그도 그들 못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굳은 다짐을 하고 있던 선수들이다. "다들 준비 되었지? 각 소속팀에 있다가 몇 번 발을 맞춰본 것에 불과하지만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자." "네!" 선수들의 목소리가 한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그 중에는 조용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채 곧 시합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현준도 끼어 있었다. 첼시 FC 로 이적이 확정되면서 이제는 K 리그 선수가 아니었지만 올스타 투표가 시작 되었을 때 거의 압도적으로 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현준이다. 또한 첼시측도 김현준이 이번 경기를 뛰는 것에 대해 별다른 말이 없었기에 현준은 이번 바르셀로나 경기를 마치고 내일 바로 잉글랜드로 떠나야 했다. "바르셀로나 애들 이야기는 들었지? 화가 나면 한방 날려! 특히 김현준. 첼시로 이적하는 거 축하한다. 거기가서도 그리고 이번 경기도 K 리그 때처럼만 해라. 알았지?" "네." 짤막하지만 힘이 가득 실린 대답에 강희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단 1년밖에 K 리그에 있지 않았지만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대전 시티즌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어 놓은 중앙 미드필더.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윙포워드도 소화할 수 있었고 그의 믿기지 않은 골 결정력을 본다면 스트라이커로도 충분히 대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으로 있었을 때는 그렇게 골치 아픈 존재였지만 막상 저 녀석을 데리고 경기를 치른다고 하니 가슴이 든든해지는 강희였다. 와아아아!!! 2000여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건설해 귀빈석과 보도석 그리고 스카이 박스 75실(1실당 12~29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포함해 약 68000여석에 가까운 아시아 최대의 축구 전용 경기시설인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는 어마어마한 함성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비록 바르셀로나 측의 주전선수가 대부분 빠졌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광경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팬들과 K 리그 팀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 그리고 붉은 악마 유니폼을 입은 팬들까지 다 같이 함성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네! 서울 월드컵 경기장입니다. FC 바르셀로나 초청 K 리그 올스타전 경기를 중계방송 해드리겠습니다. 현재 기온은 31도고요. 날씨는 구름이 조금 끼어 있고 습도가 상당히 높아서 굉장히 후텁지근한 날씨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겠습니다.] [네. 지금 앉아 있는데 땀이 비오듯 합니다. 오늘 경기하기가 아주 상당히 힘들겠습니다.]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의 말로 경기의 생중계가 시작되었다. 1899년 창단 More than a Club (클럽 그 이상의 클럽)이라는 슬로건을 지니고 있는 바르셀로나였다. 이번 바르셀로나가 방한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2004년에 방한을 했었던 바르셀로나는 7월에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차범근 감독이 이끈 수원 삼성을 맞아 0-1로 패배한 경험이 있었다. 프리메라리가 20회 우승을 비롯해 FA 컵을 25번이나 우승했으며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3회나 했었다. 게다가 2008-2009 시즌 바르셀로나는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최초로 프리메라리가, 스페인 국왕컵, 스페인 슈퍼컵,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과 클럽 월드컵까지 우승을 하며 6관왕을 달성했었다. 올해도 프리메라리가 2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99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승점을 기록했었다. [K 리그 올스터 선수들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곧 K 리그 올스타의 선발 라인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예상을 했던대로 K 리그내에서는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을 했다. GK 정성룡을 필두로 최효진, 김상식, 김형일, 김창수가 수비라인을 지키고 몰리나, 에닝요, 김현준, 김두현이 미드필더를 그리고 이동국과 최성국이 출전했다. 이중에서도 최성국, 최효진, 김형일 선수는 지난해에도 올스타전에서 뛴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바르셀로나의 선발 명단이 발표되었다. [호세 핀투 골키퍼, 세르히 고메스, 가브리엘 밀리토, 매스웰, 아드리아누, 조나단 도스 산토스, 세르히오 로베르토, 일리에, 이브라히 모비치, 에두 오리올, 벤자 이렇게 출전을 하고 있는데요. 익숙한 이름도 있는 눈에 띄고는 있습니다만 메시도 빠져있고, 상당히 많은 스쿼드가 B 팀 혹은 유스선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선수가 빠져 있네요.] [사실상 1.5군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막강한 전력이죠?] 약간 실망스러운 캐스터의 말에 차범근 해설위원도 동의한다는 듯 말 한마디씩 힘을 주며 실망감을 토해내었다. 더군다나 유니폼 역시 원래 바르셀로나가 고유의 파란색, 빨간색의 줄무늬 유니폼이 아니라 무려 14년 만에 입는 녹색의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2004년에 방한했을 때는 홈 팀인 수원이 어웨이 유니폼을 입으면서 바르셀로나에게 홈 유니폼을 입도록 해주었지만 이번에는 K 리그 올스타가 흰색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경기에 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녹색의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이다. 그리고 잠시 중계 카메라에 바르셀로나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모습이 잡혔다. [아, 오늘은...더운 날씨인지 홀로 티를 입고 경기를 관전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초청친선경기라고는 하지만 상대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에 캐스터조차도 할 말을 잃었는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가까스로 멘트를 마무리지었다. "맘에 안드네..." 청바지에 카키색 비슷한 반팔티를 입고 있는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모습이 보이자 아까전 함께 입장을 하기 위해 대기할때부터 건들건들했던 그들의 모습이 떠오른 현준이다. 자신들을 우습게 보는 듯한 모습이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형도 니 말에 공감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박살내자." 현준의 말에 이번 경기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주기 위한 다짐을 하기 위해 모두 모여서 어깨동무를 하던 다른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바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이 빠진 바르셀로나였다. 가브리엘 밀리토가 주장 완장을 차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이끌고 있었지만 대부분 B 팀 혹은 유스팀 선수들인지 경기 초반부터 약간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 경기에 앞서 리리스를 통해 50% 의 악마의 기운을 채우고 희연과 관계를 맺어 100%의 기운을 흡수한 현준이었다. 후텁지근한 습한 날씨에 컨디션이 떨어질 법도 했지만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현준에게는 아무런 문제거리가 되지 않았다. 00093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아!" 그래도 세계 최고의 팀하고의 경기를 한다는 긴장 때문일까? 바르셀로나도 그리고 K 리그 올스타팀의 패스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패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김두현의 다리 사이로 살짝 빠진 공을 재빠르게 커버해낸 김상식이 길게 김현준을 보고 패스를 날렸다. '온다!' 김상식이 공을 받는 순간 자신에게 패스를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던 현준이다. 비록 몇 번 발을 맞춰보지는 않았지만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인간이라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게 향상된 감각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비롯해 같은 팀 선수들의 움직임까지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김상식의 다리가 움직이는 순간 달리기 시작한 현준이다. [아! 김현준! 한 번에 받을 수 있거든요!] 캐스터의 흥분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스트라이커도 아닌 미드필더인 김현준이 어느새 앞으로 쭉쭉 달려나가고 있었다. 현준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K 리그 선수들 그리고 K 리그를 중계했던 캐스터와 해설자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골키퍼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오고 있고, 뒤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수비수가 김현준을 잡기 위해 쫓아오고 있었지만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골로 연결시켜 주지.' 현준은 힐끗 뒤를 바라보았다. 경기 초반이라서 탐색전을 벌이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우습게 보고 있는 탓일까? 자신의 스피드를 따라오지 못해 점점 거리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뒤에서 쫓아오는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는 여유롭게 건성건성 자신의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아무리 친선경기라고는 하지만 시합은 시합이었다. 우스운 일이다.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는 자만감때문일까? 아니면 변방의 조그마한 대한민국에 속한 K 리그의 선수가 이런 기회를 놓칠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 "역시...재수없어." 현준은 이런 바르셀로나의 가슴에 비수를 꼽아넣고 싶었다. 그리고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공을 현준은 그대로 살짝 차올렸다. [아! 넘겼어요!!!] 아까보다도 더욱 흥분된 캐스터의 목소리였다. 패널티 라인 밖으로까지 뛰어나온 호세 핀투 골키퍼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높게 점프를 뛰어 헤딩을 했지만 현준의 발에 맞은 공은 그를 농락하기라도 하는 듯 핀투의 머리를 살짝 스치며 지나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비웃음과 함께 그를 지나친 현준은 가볍게 아무도 없는 골대를 향해 슈팅을 날렸다. [그대로 슛!!! 골!!!] [선제골!! 김현준이 선제골을 만들어냅니다!] [전반전 1분인데요! 대전 시티즌 아니 이제는 첼시 FC 소속이죠? 첼시로 이적하는 김현준 선수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본때를 보여줬습니다!] [김상식 선수의 패스도 굉장히 좋았어요.] 통쾌한 골인이었다. 완벽한 골키퍼의 판단미스였다고 보여질 수도 있었지만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김현준의 재치있는 플레이도 눈부셨다. 시작부터 팬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려는 듯 단 한번의 기회를 바로 골로 연결시킨 현준이다. 1-0. 전반전을 시작하자마자 선제골을 뽑아낸 K 리그의 올스타였다. [세계 최고의 클럽을 지향하는 바르셀로나라도 이렇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나면 뛰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더 강해질 텐데요?] [그렇죠. 일단 명문팀들의 경우 이렇게 해외에서 경기를 하면 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차범근 해설위원의 말대로 선제골을 허용하고 나자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기 시작한 바르셀로나였다. 하지만 K 리그 선수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중원에는 현준이 버티고 있었다. 완벽에 가까운 트래핑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틈을 보여주지 않으며 공을 소유했고 원활하게 볼 배급을 해주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드필더 싸움이 점점 더 치열해졌다. 대부분 B 팀이 출전했다고는 하지만 공격수는 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있었다. 그렇기에 그에게 공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현준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몸싸움을 벌이며 바르셀로나의 공을 차단했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자 계속해서 K 리그 올스타에게 기회가 오는 것은 당연했다. 쿵! "Joder!![제기랄!!]" 현준과 몸싸움을 벌이던 바르셀로나 선수가 거친 욕설을 입에서 내뱉었다. 강철로 몸이 이루어진 것도 아닌데 현준과 부딪치는 순간 엄청난 충격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균형이 무너진 틈을 틈 타 현준은 바르셀로나 선수가 소유하고 있던 공을 여유롭게 빼앗았다. 공을 빼앗은 순간 키잉 거리며 악마의 기운이 발동되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서 경기가 시작된 지 30여분이 흐르고 있었지만 악마의 기운 탓에 현준의 감각은 날카롭게 벼려 있었다. "형!!"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올스타팀 선수들과 함께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움직임이 한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재빠르게 왼쪽 공간으로 올라가고 있는 김두현에게로 긴 패스를 보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김두현에게로 향한 패스로 바르셀로나의 측면이 무너져 버렸다. 와아아아!! 깔끔한 패스로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패스와 함께 김두현이 치고 올라가자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더욱더 커졌다.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는 하지만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은 K 리그 올스타였다. 관중들의 함성소리에 따라 질주하던 김두현은 그대로 이동국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아!!!! 그리고 허공을 날아 이동국의 머리에 맞은 공이 아래로 흘러내리며 최성국에게로 연결되는 듯 싶었지만 곧바로 밀리토가 걷어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밀리토가 걷어낸 공은 바르셀로나 선수와 경합을 벌이던 에닝요의 머리에 맞았고 몰리나가 공을 이어받아 뒤쪽의 최효진에게로 패스를 했다. '어디로 보낼까?' 오른쪽 터치라인 근처에서 공을 받은 최효진이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앞에는 바르셀로나 선수 하나가 자신의 길을 막고 있었고 몰리나에게도 재빠르게 선수 한명이 따라붙고 있었다. "여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효진의 시선이 돌아갔다. 어느새 현준이 앞으로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패스를 보낸다하더라도 앞에는 바르셀로나 선수 2명이 간격을 좁힌 채 서 있었다. 아무리 B 팀이라고 하더라도 그 둘을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이대로 패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기다리고 있는 이동국과 최성국에게 크로스를 올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효진의 선택은 크로스가 아닌 패스였다. FC 서울에서 뛰면서 현준의 엄청난 플레이를 경기장에서 경험했던 그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현준이 어떤 대단한 모습을 보여줄 것만 같았다. 툭! 가볍게 효진이 밀어준 공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현준에게로 이어졌다. 현준이 공을 받은 것을 확인한 바르셀로나 선수가 현준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드리블이 이어졌다. 와아!!! 질주해 들어가는 자신을 막기 위해 바르셀로나 선수가 다리를 내뻗는 사이 재빠르게 현준은 바르셀로나 선수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냈다.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한 움직임이었다.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현준에게 그 정도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물며 세계 최고의 선수도 아닌 바르셀로나의 B 팀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커버하기 위해 밀리토가 달려들었다. 1980년 출생으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선수중 하나인 가브리엘 밀리토는 07-08시즌 장기부상을 당해 무려 2년 가까이 그라운드를 떠나 있다가 올해 초 복귀한 선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성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00094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Parada! [멈춰!]" 가브리엘 밀리토는 철저하게 현준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크로스를 올릴 공간을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밀리토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축구는 팀플레이 경기였다. 선수들끼리의 기량을 겨루는 것이 아닌 팀 경기라는 소리였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보여줬던 행동때문일까? 현준은 팀으로써도 그리고 개인적인 기량으로써도 이들을 눌러버리고 싶었다. 슈우욱!! 밀리토의 수비로 인해 속도를 줄이던 현준이 다시금 몸을 움직였다. 불끈거리는 허벅지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급가속과 급정거를 이용한 플레이로 밀리토를 제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아무리 악마의 기운을 100% 흡수했다고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통할지는 의문이었다. 조금 더 완벽하게 그를 제치고 골로 연결되는 크로스를 올려야 했다. 패널티 라인으로 들어서기 위해 왼쪽으로 돌파하려는 현준의 모습에 밀리토가 영리하게 발을 내뻗었다. 십여년이 넘게 선수생활을 한 그였다. 현준이 어떤 플레이를 할 지 노련하게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현준이 노리는 미끼였다. "!!!" 상체까지 흔들며 밀리토의 눈을 속였던 현준은 재빠르게 그의 발이 자신의 공을 빼앗기 위해 다가오자 발목을 꺾었다. 현준의 아웃프론트에 맞아 천천히 흐르던 공은 다시금 안쪽으로 굴러가기 시작했고 밀리토의 발은 허공을 스쳐야만 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현준의 몸이 밀리토의 몸을 스치고 지나쳤다. 키이잉!!! 공을 차려고 마음먹은 순간 귀를 찢는 듯 한 익숙한 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그리고 급속도로 시공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리리스와 악마의 계약을 맺은지 1년이 넘었지만 익숙하면서도 묘한 느낌이었다. 빠른 속도로 골대 안을 돌아다니던 점이 멈추며 63% 의 확률을 나타내었다. 100%의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었지만 슛을 때릴 만한 공간이 부족한 탓인지 성공확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63%의 골 성공확률을 정말로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현준은 그것보다도 더욱 높은 확률을 원했다. '크로스 성공확률로.' 현준의 생각에 따라 붉은색의 점은 골대를 벗어나 이동국과 최성국이 뛰어 들어가는 예상방향을 예측해 빠른 속도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선수를 뒤로 두고 안쪽으로 손을 뻗고는 안쪽으로 달려 들어오고 있던 이동국의 머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포물선을 그리더니 88%의 확률을 나타내었다. '그 정도면 충분해!' 라이온킹 이동국. 작년 K 리그 득점왕이었다. 비록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대일 찬스를 못 넣는 부진함으로 욕을 먹고 있기는 했지만 그 실력만큼은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밀착마크한 수비수를 순간적으로 따돌리고 공간을 만들어 내는 플레이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생각은 길지 않았고, 현준의 발이 공을 걷어찼다. 뻐엉! 놀란 밀리토가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허공을 가르며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있는 이동국의 머리로 향하고 있었다. 정확하게 공이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고 이동국은 수비수의 몸싸움을 벌이며 몸을 날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헤딩 슈팅! 철렁! 와아아아아!!! 이동국의 머리에 맞은 공은 정확하게 골대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호세 핀투 골키퍼는 전혀 반응도 하지 못하고 날아오는 공을 멍하니 쳐다 보고 있을 정도로 깔끔한 슈팅이었다. [슛!! 골!!!!] [추가골입니다! 아! 아주 통쾌합니다!] 김현준이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을 제칠 때부터 흥분된 목소리로 중계를 하던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은 골로 연결되자 통쾌한 듯 환호성을 질렀다. [아! 이렇게 되면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느슨하게 경기를 할 수가 없죠. 벌써 두골 이예요. 아! 김현준 선수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2명의 선수를 개인기로 따돌리더니 우측에서 오른발로 올렸어요. 골키퍼가 나오지 못할 정도의 거리로 정확하게 기가 막힌 패스를 날렸습니다.]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환호성소리도 더욱 커졌다. 특히 K 리그를 응원하는 팬들은 목 놓아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벌써 2골째다. 가뜩이나 바르셀로나가 자신들은 세계적인 클럽이라는 것을 보이며 자신들을 무시하는 처사를 보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팬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골로 모든 것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전반 26분에 터진 추가골이었다. 그것도 완벽하게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개인기로 농락하며 만들어낸 골이었다. "화아! 대단하네..." 멀리서 김현준의 모습을 카메라로 잡고 있던 선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계 최고의 클럽을 상대로도 여전히 그는 빛을 내보이고 있었다. 2번의 골 전부가 그의 발에서 이루어졌다. 더군다나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중원에서 김현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엄청난 활동량과 함께 적극적인 몸싸움을 벌이는 현준의 플레이에 주눅이 들어버린 것이다. "남자라면 저 정도는 되어야지." 저련 실력이 엘리트 코스를 밟아서 나온 것도 아니었다. 김현준이 대학교 때부터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한 것은 김현준에 대한 유명한 일화중 하나였다. 그 탓에 김현준은 아직 부족하다는 소리도 많았지만 조기축구회에서 뛰다가 내셔널 리그인 대전한수원으로 스카웃 되어 반년만에 K 리그에 입성 그리고 1년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하는 누가 뭐라도 해도 말 그대로 신화를 만들어낸 선수였다. "첼시에 가서도 잘했으면 좋겠네." 이동국, 최성국과 함께 골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선미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냥 그저 그런 축구 선수중 하나였던 그의 첫인상은 선미의 머릿속에서 지워진지 오래였다. "흐음..." 귀빈석에 위치한 중년의 외국인 남자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간간히 중계카메라에도 잡히고 있는 그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인물 중 하나였다.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되기도 한 인물로 첼시 FC 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첼시 FC 의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였다. "비록 바르셀로나가 2군이라고는 하지만 깔끔하게 골로 연결시키는 크로스가 마음에 드는군. 첫 번째 골도 좋았어." 팔짱을 낀 채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김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로만은 안첼로티를 바라보았다. 이번에 영입한 현준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뜻이었다. 이번 여름 이적기간에 첼시는 대대적인 선수 개편을 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수비수인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시켰고 계속 부상으로 신음하던 독일의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를 방출시켰다. 그리고 뛰어난 미드필더중 하나인 조콜 역시 리버풀로 이적시켰다. 그뿐만이 아니라 데코, 미로슬라프 스토크, 스콧 싱클레어등을 다른 팀으로 이적시키고 리버풀에서 뛰던 요시 베나윤과 SL 벤피카에서 뛰던 하미레스를 영입했다. "바르셀로나가 1군이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선수인 것 같군요. 판단력도 좋고 마음에 드는 것은 중원에서의 활동량입니다. 에시엔의 백업으로 쓸 생각이었는데 백업으로 쓰기에는 조금 아까운 느낌입니다. 중거리 슈팅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좀 봤으면 더욱더 좋겠군요." "현준이라고 했던가? 한국의 선수들은 다들 무엇을 먹길래 저렇게 활동량이 대단한거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도 그렇고 말이지." "글쎄요?" 안첼로티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만약 그런 음식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먼저 첼시 선수들에게 먹이고 싶었다. 2-0 이라는 스코어로 바르셀로나가 완벽하게 K 리그 올스타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경기는 전반 중반밖에 흐르지 않았다. '과르디올라가 주축선수들을 내보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나왔다고는 그가 바르셀로나는 아니었다. 안첼로티가 원하는 것은 바로 디에고 마라도나의 후계자로 일컫어지는 리오넬 메시였다. 또한 주전 풀백중 하나이자 2009년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우수수비수상을 수상한 다니엘 알베스의 출전이었다. 과연 그 둘을 상대로도 현준이 어떤 활약을 보일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역시 오빠!!!" 김현준이 드리블로 바르셀로나 선수를 제칠 때부터 방방 뛰고 있던 희연이다. 그리고 완벽한 크로스에 이어 이동국이 골을 성공시키자 같이 경기를 응원하러 온 친한 언니와 함께 날뛰기 시작했다. "진짜! 짱이다! 꺄아아!! 사랑해요! 김현준!!!" 언니의 외침에 희연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하지만 곧 그 눈은 풀릴 수 밖에 없었다. 전광판에 이동국, 최성국과 함께 포옹을 나누는 훈훈한 모습이 희연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단 1년밖에 뛰지 않았지만 엄청난 활약으로 대전 시티즌의 팬들을 사로잡았던 그였다. 비록 첼시로 떠나기는 하지만 대전 시티즌의 리그 첫 우승을 만들어낸 선수였다. "바르셀로나도 별거 아니네?" "콱 현준이 오빠가 해트트릭 했으면 좋겠다. 역시 현준 오빠야."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여자의 말에 희연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같이 퍼플크루에 속해 응원을 다니면서 친해진 언니의 나이는 27. 그에 반해 현준의 나이는 이제 23 이었다. 무려 4살이나 차이가 났기에 오빠라는 단어가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주전팀도 아니고 후보를 내보내서 뭐한다고? 콱 망신이나 좀 당했으면 좋겠다." 2-0으로 앞서가는 스코어에 흥분하기라도 한 듯 희연과 같이 온 언니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관중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다들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지만 바르셀로나의 상황은 경기 초반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바르셀로나의 주축 공격수중 하나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최전방에서 고립되어 있었고, 중원 싸움은 여전히 K 리그 올스타에게 밀리고 있었다. 오히려 간간히 터져나오는 날카로운 현준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과 최성국에게 위협을 받아야만 했다. 가브리엘 밀리토의 혼신적인 수비가 아니었으면 추가골이 터져 나왔을 지도 몰랐다. 세계적인 클럽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는 K 리그 올스타들의 모습에 관중들의 환호성소리가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바르셀로나도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칼을 빼들었다. 바르셀로나 자랑하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주전 선수인 다니엘 알베스가 몸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자! 16번 일리에 선수하고 메시선수하고 교체를 하고 아드리아누 선수가 빠지고 그 자리에서 다니엘 알베스 선수가 투입합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로빙패스가 수비수의 헤딩에 맞고 골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두 선수가 투입되었다. "나왔네." 현준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선수인 리오넬 메시. 그리고 바르셀로나 수비의 중심축중 하나인 다니엘 알베스. 과연 그 둘을 상대로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기대가 되었다. 두근! 두근! '악마의 기운을 100%나 흡수했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도 난 승리할 수 있어!' 심장이 격하게 뛰었다. 현준은 자기 자신을 세뇌시키며 날카롭게 벼려진 자신의 감각을 다시금 일깨웠다. 악마의 기운이 있는 이상 자신은 그라운드의 영웅이었다. 상대가 그 누구이던 간에 말이다. 메시와 다니엘 알베스가 투입되었다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바로 자신이 그렇게 만들 생각이었다. "막아!!! 공간을 주지말라고!"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로 플레이 한다는 것 때문일까? 방금 전까지도 자신의 실력들을 뽐내던 선수들의 분위기가 금새 가라앉았다. 메시가 공을 잡고 드리블 하기 시작하면 우왕좌왕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메시는 투입된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패널티 라인 오른쪽에서 치고 들어오며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정성룡이 지키던 골문을 갈라버렸다. [아! 지금도 위험했어요!] 차범근 해설위원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멘트를 내뱉었다. 첫 골을 먹인 이후로 계속해서 메시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하는 K 리그 올스타였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함께 서로 자리를 바꾸며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메시의 플레이였다. 방금도 메시의 돌파를 막지 못했다면 그대로 일대일 찬스를 내줄 뻔한 상황이었다. "자자! 정신 차려!" 정성룡이 수비수들을 독려했지만 상황을 별달리 바뀌지 않았다. 단 한명의 선수 메시가 투입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분위기가 바르셀로나 측으로 넘어가버렸다. "대단해..." 그의 플레이에는 감탄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대단했다. 자신과 1살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선수였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었다. 마치 메시의 원맨쇼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메시가 활약할 때마다 탐 소리와 함께 나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세계적인 선수의 활약을 볼 수 있다는 흥분감 때문이었다. "그래도 질 생각은 없으니까 일단은 분위기를 바꿔 볼까..." 메시가 투입되어 한골을 허용하고 밀리는 분위기로 변하자 최강희 감독은 라인을 내리기 시작했다. 미드필더진에 힘을 주며 메시와 즐라탄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협력수비로 막아낼 생각이었다. 뻐엉!!! 김두현의 패스를 받은 몰리나가 오른쪽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다니엘 알베스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공을 뒤로 올려야만 했다.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김두현이 공을 주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김현준이 속도를 높였다. "현준아!!!" 두현이 현준에게 패스를 넘겼다. 미드필더라인 싸움을 붙일 생각이었다. K 리그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현준이다. 아무리 상대가 바르셀로나라 하더라도 쉽사리 공을 뺏길 것 같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현준의 중거리 슛이나 논스톱 스루패스는 보는 상대팀이 탄성을 터뜨릴 정도로 날카로웠다. [김현준이 공 잡습니다!] 메시와 다니엘 알베스가 투입되면서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선수가 투입되면서 경기가 흥미진진하게 흘러갔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선수 충분히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죠? 개인기도 화려하고 중거리 슈팅 능력도 대단합니다. K 리그에서 중거리 슈팅을 넣은 골도 엄청나게 많죠.] 현준이 드리블을 하며 바르셀로나 진영을 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몰리나를 마크하고 있던 다니엘 알베스가 현준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몰리나의 마크도 중요했지만 벤치에서 현준의 플레이를 봤던 알베스였다. 현준이 몰리나보다 훨씬 위협적이라는 것을 깨달은 행동이었다. 그리고 알베스가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현준이 다리를 치켜들었다. ============================ 작품 후기 ============================ 하이123 : 대박이네요 제가 요즘에 이거때문에 살아요ㅎㅎ 해외배우도 넣어주세요 엠마왓슨!!!! > 그냥 엑스트라라면 넣을 수 있겠는데...공략대상으로는 무리죠. 태일이 : 리그너스님 유럽진출 시작하면..다른 축구팀의 비매너적인 내용 그런것도 좋고요.. /새로생길 여주인공들 내용도 자주 다뤄주세요~ > 조사하려면 힘들겠네요...새로생길 여주인공들은 대충 구상은 끝났는데 자주 다루려니...쩝; 노력할께요. kal7132 : 대체 흡수 기준이 뭔지 모르겠네요. 50%흡수는 쿨타임이라도 있는 건가요? 리리스한테 어제 흡수하고 오늘 흡수해서 채우는 건 불가능? 아니면 연속으로 한명한테 채우는 게 안된다는 건가;; > 설명을 드리자면 리리스는 언제든지 흡수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50% 가 채워집니다. 10% 를 보유하고 있을때도 50%, 40%를 보유하고 있을때도 50%가 채워집니다. 만약 현준이 60%의 악마의 기운을 소유하고 있을때 리리스와 관계를 맺는다면 그대로 60% 입니다. 그 이상 채우려면 공략된 여자를 이용해야겠죠. 그럼 즐감하시길!!! 아 바르셀로나 선발 선수 명단 찾는게 제일 힘들었다는...결국 TV 경기 다운받아 봤습니다. 어쨌든 좋은 밤 되세요! 댓글 = 연참! 00095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김현준 그대로!!!] 캐스터의 목소리가 급격하게 빨라졌다. 현준의 중거리 슛 성공확률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았다. 슈팅중 대부분이 유효슈팅이었고 골로 연결된 적도 굉장히 많았다. 제대로만 맞는다면 골로 연결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그리고 빠르게 현준에게로 달려오던 알베스 역시 몸을 날렸다. 사실 알베스는 어느 정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 K 리그 선수중 하나가 세계적인 클럽인 첼시 FC 로 이적한다는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현준과 안면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상대할 선수중 하나였기에 현준의 플레이장면을 몇 번 봤었던 그였다. 키이잉!!! 날카로운 소리가 현준의 머릿속으로 울려퍼졌다. 머리가 도려내지는 듯 한 고통은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탓에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다. 그리고 시간이 빠르게 멈춰지기 시작했다. '태클인가?' 자신의 향해 달려오는 알베스의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공에 시선을 떼지 않고 있는데다가 움직임이 태클을 하기 위해 몸을 날리려는 것 같았다. 평범한 축구 선수가 아닌 세계적인 선수다. 6년간 세비야 FC에서 두 번의 UEFA 컵과 한 번의 코파 델 레이를 우승시키는 뛰어난 활약으로 08-09 시즌 FC 바르셀로나의 팀 역사상 가장 비싼 라이트백으로 영입된 인물이었다. 그런 선수의 태클이 평범할 리 없었다. 아마도 그대로 슈팅을 때린다면 알베스의 발에 걸릴 게 분명했다. 악마의 기운역시 그런 것을 예상한 것일까?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20%도 안 되는 성공확률을 보이고 있었다. 슈팅이 알베스의 발에 맞고 튕겨나갈 것 까지도 계산한 듯 싶었다. '그렇다면...!' 생각을 마치자마자 현준은 재빠르게 슈팅을 때리려던 공을 접는다는 생각을 했다.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쓸 수 있었기에 알베스의 태클을 피한 후에 다시 슈팅을 때릴 생각이었다. 화악거리는 느낌과 함께 다시 시간이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베스의 태클이 현준의 공을 향해 정확히 향했다. "어림없지." 하지만 이미 악마의 기운을 통해 알베스의 움직임을 파악한 현준은 깔끔하게 공을 접었다. 성급한 선수였다면 그래도 슈팅을 때렸을 테지만 악마의 기운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현준은 잠깐이나마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아! 김현준! 접었어요! 그대로!] 약간의 차이로 알베스의 발이 자신을 지나치자 현준은 공을 살짝 앞으로 쳐내며 다시 왼발을 치켜 올렸다. 알베스가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놀랐을테지?' 태클을 피하기 위해서 슈팅을 접는 플레이. 머릿속으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그것도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선수를 상대로 이런 플레이를 보이는 것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만약 현준이 악마의 기운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했다면 알베스의 태클에 공을 뺐겼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그의 태클은 완벽하게 현준이 소유한 공을 노리고 들어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의 경기를 위해 최대 한계치인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현준이다. 어디까지나 악마의 기운에 의존한 능력이긴 했지만 악마의 기운과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는 그라운드에서 완벽함을 현준에게 선사해주고 있었다. 공간이 열렸으니 남은 것은 골로 연결시키는 것 뿐이었다. 더 앞으로 치고나갈 필요도 없었다. 이번에는 자신의 중거리 슈팅능력을 뽐내줄 차례였다. 키이잉!!! 다시금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약간의 고통이 이어졌고 붉은색의 점이 빠른 속도로 호세 핀투 골키퍼가 지키는 골대을 누비기 시작했다. 비록 팀의 주전 골키퍼인 빅토르 발데스에 밀려 정규리그에는 거의 출장하지 못하고 있으나 코파 델 레이등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대회에는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세컨드 골키퍼였다. 시간이 멈춘 지금 현준의 눈에 긴장감이 서린 표정으로 공을 노려보고 있는 핀투 골키퍼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먼거리였지만 앞이 훤히 트여 있었기 때문일까? 82%라는 높은 슈팅 성공확률이 현준의 눈에 나타나며 포물선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왼발이 공기를 갈랐다. 콰아앙!!! [슈웃!!!] 현준이 때린 공이 빠른 대포알처럼 날아가는 모습에 방송을 중계하던 차범근 해설위원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마치 골대에 자석이라도 붙여놨는지 정확하게 날아가는 슈팅에 저건 분명히 들어갔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 이를 악 물고 몸을 날렸지만 호세 핀투 골키퍼 역시 자신이 늦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궤도는 완벽하게 골대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혹시나 했지만 핀투 골키퍼의 손에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허공의 바람만이 잡힐 뿐이다. 그리고 탱! 하는 소리와 함께 골대를 맞은 공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와아아아!!!! 골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순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엄청난 함성이 울려퍼졌다. 그 함성의 주인공은 김현준이었다. 골대에 맞을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악마의 기운이 나타낸 공의 궤적은 골대를 맞고 들어간다고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잘했어!!!" "이 자식! 짱이다!!!" 근처에 있던 최성국과 김두현이 현준에게로 다가와 축하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현준은 단지 손만 들어올릴 뿐 별다른 반응 없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아! 우리 팀에서 먹혔을때는 그렇게 짜증났는데 이렇게 넣으니까 가슴이 뻥 뚫린다!" 김상식의 한마디에 모두들 웃음을 지었다. 적으로 있었을 때는 굉장히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현준이었지만 아군이 되니 너무나도 든든했다. 그렇게 현준의 두골로 경기는 3-1. K 리그 올스타팀이 한골 더 달아났다. 바르셀로나로 넘어가려던 분위기를 단 한번의 중거리 슈팅을 골로 연결시키며 흐름을 되가져온 현준이었다. 그리고 이런 현준의 모습에 관중들은 메시가 과연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플레이를 보일지 기대하며 경기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가 또 한방 먹었거든요? 전반전인데 3골째예요! 세계 최강의 팀이 완벽하게 무너지고 있어요!] 그럴리는 없겠지만 마치 바르셀로나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들으라는 듯 흥분에 가득찬 캐스터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정말 영리한 플레이였어요! 자! 완벽하게 다니엘 알베스 선수의 태클을 피했거든요? 그리고 바로 슈팅을 때렸어요. 정말 침착한 플레이입니다!] 차범근 해설위원 역시 흥분에 가득 차 있었다. 대전 시티즌에 영입되어 대전을 우승으로 이끈 현준의 플레이를 주의 깊게 지켜봤었던 그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현준이 포함되지 않았을 때 안타깝다는 기사를 낸 적도 있었을 정도였다. 이제는 K 리그 선수가 아닌 첼시 FC 소속의 선수였지만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빛을 내고 있는 현준이 자랑스러운 그였다. 2골 1 어시스트. 현준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전반동안 보인 활약이었다. 삐익!!! 휘슬소리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킥오프로 경기가 재개되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는 K 리그 올스타팀의 골문을 열기 위해 공세를 늦추지 않고 덤벼들었지만 김현준의 한방으로 인해 흐름은 이미 K 리그쪽으로 넘어와 있었다. "어딜 가려고!" 더군다나 2골이나 차이가 벌어지자 최강희 감독은 김현준에게 메시를 전담 마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완벽에 가까운 신체를 지니고 있는 현준의 앞에 메시는 꽁꽁 묶일 수 밖에 없었다. 스피드로도 그리고 몸싸움으로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보유한 현준을 다른 선수들의 도움 없이 메시 혼자서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아무리 메시가 개인기로 현준을 돌파하려고 해도 번번히 공을 뺏기기만 했었다. "저 자식 수비수 훈련도 받았나?" 드리블로 돌파하려던 메시의 공을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내는 현준의 모습에 상식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처음 메시가 투입되었을 때 협력 수비로 그를 막을 작전을 세웠었다. 하지만 결과는 우왕좌왕하며 무너졌었다. 그러나 현준이 메시를 마크하기 시작하면서 메시는 제 기량을 전혀 펼치지 못했고 결국 3-1이라는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전반전이 끝이 났다. "아! 정말 재미있다! 그렇지?" "네. 후반전에도 어떻게 될까 정말 기대되요." 희연은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대전 시티즌때와 마찬가지로 현준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도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영리하게 골키퍼의 키를 넘겨 빈 골대에 골을 성공시키는 것은 물론 화려한 개인기로 어시스트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의 골 장면이 가장 기억이 남는 희연이다. 슈팅을 때릴 것처럼 하면서 세계적인 풀백인 다니엘 알베스를 제치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에 골을 성공 시켰을때는 하마터면 눈물까지 날 뻔했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자신과 몸까지 섞은 각별한 사이였다. 여타 다른 선수들보다도 자신의 학교 선배이자 자신만의 애인이기도 한 현준의 플레이를 이제 TV 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하지만 현준이 더 큰 클럽으로 가 국가대표에도 뽑히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희연이다. "바르셀로나 녀석들 한 방 제대로 먹었을 꺼다." 손을 씻으면서 희연은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정확히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어떻게 인터뷰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그들이 K 리그를 무시하는 처사로 행동한 것은 사실이었다. 대부분의 주전선수를 빼버리고 이번 방한에 B 팀만 내보낸데다가 메시의 출전시간을 두고도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팬들의 실망을 통쾌하게 풀어버리듯 현준은 바르셀로나의 골대에 골을 퍼부어주었다. "히히히...이제는 정말 세계적인 스타로 성공하는 건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전반에 무려 2골 1어시스트를 올린 현준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첼시 FC에 입단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현준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몰랐다.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같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선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행보였다. "빨리 가자. 가서 응원해야지." "네! 알았어요!" 자신을 부르는 언니의 목소리에 희연은 재빨리 손을 마저 씻고는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자 바르셀로나와 K 리그 올스타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얼굴에 큰 실망이 떠올랐다. 후반전에는 본격적으로 메시와 현준의 대결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바르셀로나가 메시를 교체시킨 것이다. 비록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다니엘 알베스는 계속해서 경기를 치뤘지만 그것만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무리였다. "음..." 메시가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에 K 리그 올스타팀을 지휘하는 최강희 감독 역시 눈썹이 역팔자로 휘어졌다. 자신도 김현준을 교체시킬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팬들을 위한 친선경기인 만큼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현준은 바르셀로나에 실망한 팬들의 기대를 채워주듯 계속해서 바르셀로나의 골문에 골을 퍼부었다. K 리그 올스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5-2 승리. [K 리그 = 김민철 기자] 프로축구 K 리그 올스타팀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가인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5골이나 퍼부으며 완승을 거두었다. K 리그 올스타팀은 4일 오후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FC 바르셀로나 초청 K 리그 올스타전 2010' 경기에서 김현준의 대활약에 힘입어 전후반 무려 5골을 몰아치며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뛴다, 못 뛴다'를 번복하며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메시는 벤치멤버로 나서 전반 30분부터 교체 출전해 1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벼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장거리 비행으로 피로가 쌓였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동안 날카로운 돌파와 공간을 찾아들어가며 한 골을 성공시키며 그나마 이름값을 했다. 스페인 대표팀의 대거 결장과 전날 메시의 결장을 예고한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깜작 발언' 때문에 수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이날 대결의 주인공은 바르셀로나가 아닌 K 리그 올스타팀이었다. 이동국을 원톱 공격수로 내세우고 최성국이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친 4-2-3-1 전술을 내세운 K 리그 올스타팀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원톱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골 시위를 시작했다. 경기 시작 1분만에 김상식이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크로스가 바르셀로나의 골문으로 향했고, 김현준이 순간 골대를 비우고 뛰쳐나온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재치있는 플레이로 호세 핀투 골키퍼를 제쳐버린 후 그대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추가골 역시 K 리그 올스타팀에서 나왔다. 화려한 개인기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농락하며 제쳐버린 김현준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그대로 헤딩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그런 K 리그 올스타팀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는지 바르셀로나는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던 메시를 교체출전시켰고, 메시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렸던 팬들은 환호성으로 반겼다. 그라운드에 들어선지 얼마 안되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패스를 받아 아쉬운 기회를 놓쳤던 메시는 패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왼발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르셀로나로 가져왔다. 하지만 K 리그 올스타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메시가 골을 성공시킨지 얼마 되지 않아 김두현의 패스를 받은 김현준이 바르셀로나의 풀백 다니엘 알베스를 제치며 그대로 중거리 슛으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갈라버렸다. 전반 16분만을 뛴 메시는 그대로 후반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고, 바르셀로나는 유망주들로 이루어진 2진급으로 나섰다. K 리그 올스타팀도 이동국과 최성국을 빼고 인디오(전남)과 루시오(경남)을 투입해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 메시가 빠진것에 비해 K 리그 올스타팀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박희도와 루시오의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준 김현준은 후반 36과 39분 연이어 골을 몰아치며 44분 빅토르 산체스 마타의 골로 한점 따라붙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5-2 대승을 거두었다. ============================ 작품 후기 ============================ whomi : 지금 연도가 언제인지 잘 모르겠는데... 즐라탄 이블라히모비치는 2009년에는 이미 세리에 A 리그로 팔려갔을 텐데 말입니다. ^^ > 즐라탄은 2009년도에 바르셀로나에 영입되어 2010년도에 AC 밀란으로 임대를 떠났습니다.FC 바르셀로나소속이죠; 그리고 2011년이 되어서야 완전영입이 이루어졌고 실제 작년 8월 4일 바르셀로나 방한 K 리그 올스타전에서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선발 출전했고 전반전이 끝나고 교체됐습니다.; 그리고 소설속 연도 역시 2010년 8월 4일입니다. 최대한 현실 축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관여하지 않은 부분 (예 이적 및 K 리그 일정등)은 전부 실축과 똑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즐감하시길!!! 독자님들이 이 글을 보고 있을 때 전 잠을 자고 있겠군요. 00096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보고 있느냐, 메시? [조○일보 스포츠 = 이선미 기자]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일지 너무나 기대가된다.' '환상적인 플레이였다. 우리는 결코 그를 벤치에 두지 않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방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포함해 무려 4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현준에 대한 첼시의 구단주와 감독의 메시지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8호로 김현준(23, 첼시 FC)에 대한 2010-2011 시즌에 대한 기대가 그야말로 대단하다. 김현준은 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 초청 K 리그 올스타전 2010'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소나기골을 퍼부으며 첼시 FC 의 사령탑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K 리그 올스타팀은 전반 1분만에 터진 김현준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17분에 추가골을 터뜨리며 2-0으로 달아났다. 이에 자극받은 바르셀로나 역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고 일컫어지는 메시를 투입했다. 명성에 걸맞게 메시는 투입되자마자 골을 터뜨렸지만 그 후 김현준의 강한 압박에 제 실력을 보이지 못하며 전반이 끝나자마자 교체되었다. 'FC 바르셀로나 초청 K 리그 올스타전 2010'의 주인공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인 메시가 아니라 김현준이었다. 비록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진 바르셀로나였지만 주전 수비수인 다니엘 알베스와 가브리엘 밀리토가 있는 수비진을 농락하며 4골을 터뜨렸다. K 리그 대전 시티즌 소속으로 올 전반기 12 경기에서만 무려 21골 8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현준은 비록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수많은 이적소문을 낸 선수였다. 그리고 결국 280만 달러(약 30억원)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인 첼시 FC 로의 이적이 확정되었다. 2년 계약을 제시받은 김현준은 구단으로 합류하기 전 한국에서의 마지막 경기인 'FC 바르셀로나 초청 K 리그 올스타전 2010' 경기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기록하며 한층 주가를 높였다. 첫 단추를 잘 꿴 김현준은 오는 7일 첼시 FC 로 합류한다. 과연 김현준이 15일 웨스트브롬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첼시 FC 구단주와 감독의 말이 인용된 현준에 대한 기사가 인터넷을 뒤덮었다. 바르셀로나의 축구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인 현준이다. 더군다나 생중계로 방송된 경기였기에 수 많은 국민들이 김현준의 활약을 눈으로 직접 본 것이다. 김현준의 장점은 엄청난 피지컬 능력과 전방으로 뿌려주는 볼배급과 패스능력 뿐만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뚫고 들어가는 깔끔한 개인기와 정확한 크로스 능력 그리고 엄청난 골 결정력까지. 왜 그가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준 경기였다. 그 탓에 김현준의 정보에 목마른 국민들을 향해 기자들은 열심히 현준에 대한 기사를 써내려가고 있었다. 벌써부터 김현준이 '미들라이커'의 원조이자 첼시 FC 의 핵심선수중 하나인 프랭크 램파드와 첼시의 중원을 휘저으며 어느정도의 활약을 보일지 추측하며 글을 올리는 축구팬들도 있었다. 작년 350만 달러에 볼튼 원더러스로 합류한 7호 프리미어리거인 이청용 다음으로 조원희와 함께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한 3번째 선수였다. 더군다나 위건 애슬래틱으로 향한 조원희나 볼튼 원더러스로 향한 이청용과 비교해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의 4강중 하나인 첼시 FC 로 합류했다.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현준에게 집중되었지만 현준은 압구정동 근처의 MT에서 수진과 몸을 섞고 있었다. 원래라면 숙소에 있을 시간이었지만 곧 현준이 떠난다는 생각에 결국 무단으로 숙소를 이탈한 수진이다. 핸드폰이 뜨거워질 정도로 멤버들에게 전화가 온 탓에 전원도 꺼버렸다. 비록 숙소로 돌아가면 매니저에게 엄청나게 혼이 나겠지만 그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츕...츄릅..." 현준을 너무나 오랜만에 본 탓일까? 방에 들어오자마자 현준의 입술부터 찾은 그녀였다. 말랑말랑한 수진의 혀가 현준의 입안으로 들어왔고 곧 현준의 혀와 뒤엉키며 찐득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츕...보...보고싶었어..."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 현준의 말에 수진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1년이 넘게 만났던 자신의 애인이었다. 비록 멀리 떠나가기 때문에 자주 볼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꽤 야하게 입고 왔네?" 티셔츠를 벗기자 자신을 자극하려는 듯 호피무니의 브래지어가 소담스러운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그...그래도 자기가 좋아할까 싶어서..." 수줍어하는 수진의 모습이 꽤 귀여웠기에 현준은 입가에 웃음을 띄었다.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 만난 그녀였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정이 많이 든 여자였다. 그리고 현준은 수진을 침대에 눕히고는 브래지어 후크를 가볍게 풀어냈다. "아아...! 너무 세게 만지면 아파." "미안미안. 조금 흥분했나봐." "칫...아...!" 자신의 가슴을 주무르며 물고 빠는 현준의 행동에 수진은 나지막히 신음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너무 오랜만에 현준과 관계를 맺는 탓일까? 아니면 이제까지 그와 잠자리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 탓일까? 현준의 손이 닿을 때마다 수진은 자신의 몸이 움찔움찔거리는 것을 느꼈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에 끼워 천천히 돌려보는 것을 비롯해 자신의 핑크빛의 유두를 혀로 문지르며 톡톡 건드리는 현준의 행위에 수진은 벌써부터 하체에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자기야...! 하아아! 왜...왜 이렇게 잘해...!" 애무가 지속될수록 현준이 보유한 순수한 마력이 조금씩 수진에게로 넘어가며 그녀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 탓에 수진은 풀린 눈으로 쾌락에 몸을 맡겨야만 했다. "아아...! 내...내가...!!!" 조금 농밀한 애무였지만 이렇게나 쉽게 느끼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운 수진이다. 오늘 마지막인 만큼 오늘 밤만큼은 현준과 오랫동안 함께 있고 싶었다. 수진은 미소와 함께 자신의 손으로 현준 바지를 내리더니 그의 껄떡거리는 남성을 콱 감싸쥐었다. "많이 쌓였지? 히히힛." 수진의 말에 현준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삼일이 멀다하고 리리스와 희연과 몸을 섞었지만 그 사실을 말해 분위기를 깨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현준의 남성을 위 아래로 움직이던 수진은 야릇한 시선으로 현준을 한번 흘겨보고는 자신의 입술로 현준의 남성을 입에 물었다. "으웁...쭙...쭈웁..." "허윽..." 자신의 애무 때문에 현준이 기분이 좋아짐을 느끼고 신음을 내뱉는 것 때문일까? 수진의 행동이 더욱더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혀로 현준의 남성을 나선형으로 휘감아올리더니 자신의 목구멍 깊숙이까지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그렇게 수진의 애무를 즐기던 현준은 참을 수 없는 욕망에 수진의 몸을 들어 그녀의 입술을 찾기 시작했다. 서로를 갈망하듯 혀와 혀가 뒤엉켰고 자연스럽게 한 치라도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몸을 비비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진은 자신의 팔을 뻗어 현준의 남성을 부여잡고는 갈망의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이제...넣어줘..." "벌써?" 현준은 수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진 역시 여타 다른 여자와 마찬가지로 삽입을 했다하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절정을 느껴 버렸다. 그렇게 몇 번 지속되면 자신과 몸을 섞은 여자는 결국 지쳐 잠이 들 수밖에 없었다. "으응...빨리..." 하지만 순수한 마력에 의해 지배된 탓에 수진은 현준을 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 현준은 자신의 허리에 힘을 주었고 세차게 그녀의 안을 누비기 시작했다. "아!! 아아!!!" 현준의 남성이 움직이기 시작한지 얼마 안 있어 엄청난 쾌감이 수진의 몸을 강타했다. 격렬하게 현준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수진의 몸은 활자로 변했고 현준의 남성과 그 주변을 자신의 애액으로 적시며 맹렬하게 뿌려대었다. 1 년을 넘게 만났던 수진과의 마지막 밤은 현준에게 있어서 조금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렇게 끝이 나버렸다. '어차피 나중에도 만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솔직히 연인 생활이 지속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수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은 그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만큼 한국에는 돌아올 수 없을 터였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었다. 아무리 전화통화를 하며 연락을 지속한다하더라도 1년동안 얼굴조차도 볼 수 없는 생활이다. 비록 헤어진 것은 아니지만 과연 그런 상태에서 연인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냥 좋은 관계로 남는 게 제일 좋겠지." 그렇다고 해서 수진과의 인연을 끊을 생각은 없었다. 자신이 축구선수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을 준 인물을 꼽자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데 있어 지대한 도움을 준 그녀와 희연이었다. "......" 아마 자신이 그녀와의 인연을 끊기 싫은 것은 혹시라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보험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현준은 쓴 웃음을 지었다. 악마의 기운을 통해 얻는 것도 있었지만 잃는 것도 있었다. 아마도 그게 누군가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현준의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괜시리 외로움이 느껴졌다. "조금은 씁쓸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친구라도 많이 사귈껄 그랬나?" 친한 친구였던 지훈을 비롯해 친구들은 전부 군대에 가 있었다. 같이 선수생활을 했던 내셔널리그와 K 리그 선수들을 제외하면 자신이 거리낌없이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수진과 희연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현준은 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생각한 바를 이루기 위해 잉글랜드 그것도 첼시 FC 라는 거대한 일류 클럽에 입단하게 되었지만 왠지 마음이 공허했다. 인천 국제공항.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항으로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제선이 이곳을 통해 운항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폴라에어 카고가 이 공항을 허브로 이용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시설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년 연속 세계 1위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된 적이 있는 공항이었다. 그리고 현재 인천 국제공항은 수 많은 인파들로 바글바글 거리고 있었다. 보통 관광객들로 붐비는 공항이기도 했지만 모여있는 사람들은 관광객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조금 거리가 있었다. 보라색의 머플러를 흔들는 인파들은 대부분 대전 시티즌의 팬 퍼플크루였다. 그도 그럴듯이 오늘 현준이 대전의 품을 떠나 첼시 FC 로 떠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3일 전 바르셀로나와의 경기가 끝난 후 워크퍼밋(취업허가)를 받았고, 어제 취업비자가 발급되었다. "사람 엄청 많네..." "네 놈의 인기가 이 정도였군. 제법 인간들의 시선을 모았나본데?" 리리스는 새롭게 구입한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눈이 나쁘지도 않은데 갑자기 안경이 쓰고 싶다고 구입한 그녀다. 명목상 현준의 에이전트였기에 공식적인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 옷도 쫙 빼입었다. 물론 리리스가 구입한 옷은 전부 현준의 카드에서 빠져나갔다. "김현준 선수!! 한 말씀 좀!" 보통 이렇게 유럽의 클럽과 사인을 마치면 친구 및 다른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축구계에서 명망이 있는 사람들과 시간을 가지며 작별인사를 나누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현준은 여타 다른 선수들과 틀린 행보를 보였다. 단지 아직도 대전한수원 감독을 맡고 있는 배종우 감독과 대전 시티즌 감독인 왕선재감독하고만 작별인사를 나눴을 뿐이었다. 기껏해봤자 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팬들하고 고별식과 사인회를 한 게 전부였다. 이제 유럽 최고의 클럽에서 뛸 김현준이었기에 그의 인터뷰라도 따기 위해 기자들이 플래쉬를 터뜨리며 게이트 앞에서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였다. 워낙에 많은 카메라들이 빛을 내뿜자 이렇게 많은 플래쉬 세례를 받아본 적이 없었던 탓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1년이 넘게 대한민국에서 축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정말 유명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첼시 FC에서 뛰는 게 기분이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제 자신을 더욱더 발전 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한 기자의 질문이 끝나자 수 많은 기자들이 현준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런 기자들의 얼굴중 익숙한 얼굴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조○일보 이선미 기자입니다. 첼시 FC 는 세계적인 명문클럽인데 잉글랜드로 떠나는 각오가 어떻습니까?" "최대한 많은 골과 도움을 올릴 생각입니다. 불명예스럽게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성공하기 위해서 첼시로 떠나는 것입니다." 현준은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실패? 자신의 머리에 그런 생각따위는 없었다. 악마의 기운이 있는 이상 자신에게 실패는 없었다. 슬럼프도 있을리 없었다. 선수라면 피해갈 수 없는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기는 했지만 자신의 신체는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였다. 일반적인 인간의 몸하고는 틀렸다. 질문은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현준은 기쁘게 미소를 지으며 기자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해줬다. 질문중에는 현준이 아니라 리리스에 대한 질문도 많이 있었다. 현준의 에이전트라고는 하지만 워낙에 뛰어난 외모가 기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탓이었다. '그래도 주위사람의 눈은 생각하나보네...' 현준은 옆 좌석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 리리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처음 리리스에게 기자가 질문을 했을 때 숨을 죽였던 현준이다. 행여나 자신에게 하는 말투로 기자들에게 말했다가는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몰랐고 그 소리가 리리스의 귀에 들어가면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할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우려하고는 달리 리리스는 부드럽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가 게이트로 향한 둘이었고 그렇게 김현준은 런던으로 향했다. "아...우리집이 아니지..." 창문을 통해 눈부신 아침 햇살이 방안을 가득 채우자, 자리에서 일어난 현준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런던에 집이 있는 게 아니었기에 구단측에서 머무를 호텔을 잡아줬다. "꿈은 아니네..."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며 취직에 대한 걱정으로 하고 있던 자신이 이런 상황이 되어버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단순히 TV에서 나오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었는데 자신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나란히 경기를 치러야 했다. 어제 서런던 풀럼 로드 근처에 있는 첼시 FC 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입단식을 치른 게 꿈이 같았다. 리리스와 함께 정장차림으로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입단식을 시작했었다. 잉글랜드 기자들의 영어로 된 엄청난 질문에 난감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전부 리리스가 통역해주였기에 현준은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17번 H.J Kim 이라는 유니폼을 받은 현준이다. "으음...뭐야. 아침이잖아..." 현준의 움직임을 느낀 것 일까? 이불을 덮고 누워있던 리리스가 눈을 찌푸리며 이불을 들어올렸다. 호텔에 들어간 것은 현준 혼자였지만 마왕인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현준의 방으로 잠입해 어젯밤 현준과 격렬한 섹스를 나눴던 그녀였다. ============================ 작품 후기 ============================ 호숫가의늑대 : 글 자체보다 자료조사의 고증의욕이 더 감탄스럽네요. > 감사합니당 오늘은 쉬는 날이었는데 하루종일 피곤하네요. 그럼 즐감하시길! 댓글 = 연참 00097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리리스님. 오늘 일정은 없어요?" "있어. 네 놈 데리러 1시에 구단에서 차를 보내준다고 했어. 준비해. 난 더 잘 테니까." "......식사는요?" "네 녀석의 순수한 마력을 준다면 그거 먹을게." 이불속에서 리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시간은 11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약간의 여유가 있었기에 현준은 씻고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빈방일줄 알고 청소를 하기 위해 호텔 종업원이 들어가 리리스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었지만 현준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다른 여자도 아닌 마왕이었다. 그녀가 원하지 않는 이상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펼쳐본 현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메뉴판에 보이는 것은 전부 영어였다. 중, 고등학교 교육을 받고 대학교를 다녔지만 여전히 영어는 현준에게 있어서 외계어였다. 현준이 다니던 학교는 충남대학교. 국립대인 만큼 웬만큼 성적이 되야지만 입학이 가능했다. 현준 역시 고등학교때 공부를 좀 하는 편이었고 특히 영어는 수능을 봤을때도 2등급을 받았지만 축구선수생활을 하면서 영어를 손에 놓은지 오래인 탓에 막상 영국에 오니까 뭐라고 쓰여있는지 도통 해석이 되지 않았다. "대충 아무거나 주문해야겠다." 콜라를 뜻하는 익숙한 단어와 함께 로스트 치킨 어쩌구라고 써져 있는 메뉴를 선택하고 웨이터를 부른 현준은 또다시 난감한 상황을 겪어야했다. 주문을 해야겠는데 차마 입이 열리지가 않았다. 결국 만국인의 공통언어인 바디랭귀지를 동원해 가까스로 음식을 주문한 현준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영어만 써야 할 텐데 어떻게 한다냐..." 걱정이 밀려들어왔다.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영어라고야 해봤자 인사나 자기소개 정도에 불과했다. 앞으로 이곳에서 지내려면 영어는 필수적으로 알아야 했다. 첼시 FC 에는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섞여 있었고 대부분 영어정도는 기본적으로 할 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유럽의 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다양한 언어를 구사해 의사소통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 단 하나뿐이었다. "차라리 한국어로 전세계 언어가 통일되었으면 좋겠다." 불가능한 일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현준은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축구뿐만 아니라 여러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유럽 선수들의 모습이 떠오르자 괜시리 한숨만 흘러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음식이 나왔다. 구운 옥수수에 정체모를 소스가 발라진 치킨 그리고 감자튀김과 마요네즈 샐러드. 호텔 음식치고는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저냥 먹을 만 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방으로 돌아간 현준은 옷을 챙겨 입고 로비로 나가 첼시의 관계자가 오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첼시 FC 의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Stamford Bridge). '확실히 크긴 크네...' 큰 것뿐만이 아니었다. 워낙에 유명한 경기장인 탓에 꽤나 많은 관광객들이 스탬퍼드 브리지를 찾고 있었다. 대전 월드컵 경기장하고는 전혀 다른 위용에 어제 찾아왔었지만 다시금 감탄이 느껴졌다. 앞으로 이 경기장에서 자신이 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워낙에 큰 경기장인 탓에 현준은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을 데리러 온 첼시 관계자를 집중해서 따라가야만 했다. 내일 바로 웸블리 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 커뮤티니 실드가 있었다. 그 탓인지 훈련장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여 있었다. "H...hi..." 어색한 영어가 현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간단히 Hi 라는 단어만을 얘기하는 것인데 더듬기까지 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훈련장의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한 선수가 현준에게로 다시와 손을 내밀었다. 현준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프랭크 램파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유스팀 출신으로 2001년 첼시에 입단한 선수로 첼시의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중이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도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였다. "......" 어제 입단식을 치루기는 했지만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에 1군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었다. 뭐라고 자신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 처럼 싶었지만 현준은 계속해서 어색한 미소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가 없었다. 더군다나 프랭크 램파드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봤다는 사실에 긴장까지 했다. 자신이 첼시 FC 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직접 축구를 시작한지는 고작 2년도 안되었다. 인터넷 동영상과 TV 에서나 보던 슈퍼스타가 눈 앞에 있다는 사실에 긴장을 안 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다. "Hi. Nice to meet you." 프랭크 램파드의 소개가 끝나자 그 다음은 존 테리가 앞으로 나섰다. 잉글랜드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첼시 FC 의 주장이기도 한 선수. 2005 년과 2008 년 UEFA 챔피언스리그가 지정한 최고의 수비수로 뽑히기도 했고 2005 년에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도 차지한 인물이었다. 1995년부터 첼시 FC 에 입단 1998년 애스턴 빌라 FC 와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후 줄곧 첼시라는 한 클럽에만 뛰고 있는 인물이었다. '스캔들로도 유명하긴 하지만...' 동료인 웨인브릿지의 전애인과 불륜관계라는 사실 이후로 스캔들사건으로 유명해지기도 한 선수였지만 현준에 대한 존 테리의 첫 인상은 꽤나 차가워 보이는 선수였다. 그 다음은 머뭇거리다가 손을 내민 것은 포르투갈 출신의 프로 축구 선수 조제 보싱와였다. "......" "자신의 번호를 가져갔으니 멋진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는군요." "아! 그렇군요. 그럼 뭐라고 대답해야 되려나..." 뭔가 빠른 속도로 쏘아붙이는 말에 현준의 옆에 있던 통역관이 통역을 해주었다. 현준의 말에 통역관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비꼬는 말투가 대부분이었지만 그것까지 설명해줄 필요는 필요는 없어보였다. 2008년 5월에 첼시로 이적한 이후 애슐리 콜과 함께 오른쪽 풀백과 윙백의 위치에서 활약하는 보싱와의 전 등번호는 17번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와의 친선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인 현준이 마음에 들었던 탓인지 안첼로티 감독은 현준에게 현준이 대전 시티즌에서 쓰던 17번의 등번호를 그대로 물려주었고 그 탓에 보싱와는 16번의 번호를 받아야했다. 그렇게 1군 선수들의 소개를 받고난 이후 함께 발을 맞춰본 현준은 훈련이 끝나자 곧바로 호텔로 향했다. 다른 선수들은 8일 웸블리 경기장에서 FA 커뮤니티 실드에 참석해야만 했지만 아직 현준은 구단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FA 커뮤니티 실드에 참석할 뿐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다행일지도 모르지..." 오늘 훈련을 했지만 왠지 겉돈 느낌이었다. 아니 느낌이 아니라 겉돈게 분명했다. 개인 훈련과 함께 연습경기에서 현준이 공을 잡아본 횟수는 손에 꼽았다. '제 실력도 보이지 못했고...' 50% 의 악마의 기운을 사용해 훈련에 참가했었다. 대전 시티즌에서의 연습 때는 10%가 채 안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도 훈련을 손쉽게 소화했지만 오늘 첼시에서의 첫 훈련은 20%가 넘는 기운을 흡수하고도 발을 맞추기가 힘들 정도였다. 어차피 FA 커뮤니티 실드에 출전하지는 못했기에 연습 시합때는 50% 를 전부 흡수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된 탓에 손발이 안 맞은 것도 컸다. 기껏해봤자 경기도중 현준이 들은 단어는 패스 단 하나였다. "만화책에서 보면 공으로 대화를 나눈다고 하던데..." 언젠가 어디선가 봤었던 내용에 헛웃음만 터져나왔다. "어쨌든 무슨 대처를 취해야겠어."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통해 방으로 향했다. 리리스에게 무슨 조언을 구할 생각이었다. 여자를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노력을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할 여자를 찾아야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언어쪽도 어떻게 해결 해야만 했다. "하아...이 나이에 영어공부를 시작해야 하려나..." 공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벌써 부터 한숨이 흘러나왔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나 참. 그런 간단한 언어도 구사하지 못하고 빌빌대다니 말이야. 게다가 포르투갈 선수가 너를 비꼬는 말에서 실실 미소를 짓다니 말이야." "어떻게 아셨어요? 포르투갈 선수요? 무슨 말이에요?" 리리스는 호텔방으로 들어온 현준을 보고 '저런 머저리같은'투의 말투를 서슴없이 뱉어내었다.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현준의 첫 연습결과를 살펴봤던 그녀는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현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머지는 비밀. 네 녀석이 알아서 생각해보던가." "제대로 설명해주시면 안되요?" "어. 귀찮아."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포기하고는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억지로 우긴다고 해서 말해줄상대가 아니었다. 좋은 호텔인 탓에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가 현준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00098 현준,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다. =========================================================================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외국 기자들의 질문에 힘들어하더니만 네 녀석 꽤나 멍청하구나." "제가 멍청한 게 아니라 대다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기자들의 그 엄청나게 빠른 영어를 들으면 멍 때릴껄요." 현준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며 말했다. 장담컨대 외국 유학을 갔다왔다 하더라도 수 많은 외국기자들에게 엄청난 질문들을 받다보면 혼이 빠져나갈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번 멍하게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이제 자신도 첼시 FC 선수였고, 한국에서는 스포츠 스타가 되었다. 인터뷰 기사가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최소한 다른 선수들과 대화를 할 정도로 어느 정도는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했다. "그래서 말인데 리리스님. 부탁이 하나 있는데..." "뭔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라면 분명 자신이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 줄게 분명했다. "저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안 될까요? 소설책에서 보면 손가락으로 뿅 하거나 마법을 쓰면 순식간에 언어를 배울 수 있던데..." 확실히 리리스의 도움을 받으면 다른 선수들하고의 의사소통이 충분히 가능할 터였다. 그러나 리리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대답은 뜻밖의 말이었다. "네 놈 정말로 멍청하구나." "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해서 통역을 쓰던 놈이 하루만에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한다고? 괜찮겠냐?" "......" 생각해보니 그랬다. 오늘만하더라도 첼시 측에서 보내준 통역관이 다른 선수들의 대화를 통역해 주지 않았던가? 그런 사람이 하루만에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한다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영어를 배워야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 처럼 리리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말하는 것은 안 되고 듣기 정도라면 완벽하게 해줄 수는 있는데 말이지." "정말요?!" "대신 당연히 조건이 있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비록 말은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 그 정도라면 타인이 보기에도 의심을 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무슨 조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자신에게 큰 해가 되는 조건만 아니면 되었다. "뭔데요?" "조금 있으면 네 녀석에게 영어를 가르쳐 줄 선생님이 올 테니까 지금은 무리고 오늘밤에 순수한 마력을 좀 흡수했으면 하는데 말이야. 꽤 많이." "알겠어요. 리리스님." '꽤 많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라면 충분했기에 현준은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내일은 시합도 없었다. 다리가 풀릴정도로 섹스를 해도 상관없었다. 외국어의 듣기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리리스처럼 아름다운 여자와 몸을 섞으면서 외국어의 듣기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조건은 현준에게 있어서 꿩먹고 알먹기였다. 여전히 침대에 누워서 있던 리리스가 현준에게 다가오라는 뜻으로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리고 리리스의 곁으로 다가온 현준은 푸슛 거리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는 움직일 생각도 못한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 "가만히 있으라고. 죽을지도 모르니까." "아...아아..." 웃음 속에 드러내는 리리스의 날카로운 이빨이 현준의 눈동자에 들어왔다. 가만히 있으라고는 했지만 몸이 덜덜 떨렸다. 현기증이 몰려왔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신의 이마를 꿰뚫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극심한 혼란과 죽을지도 모른다는 원초적인 공포가 현준을 몸을 감쌌다. 이대로 리리스가 손을 한번 휘저은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리고 잠시 후 리리스가 손가락을 빼내자 현준은 제자리에 풀썩 쓰러지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아...아아..." "겁도 많기는." 방금전까지 리리스의 손가락이 파고들어갔던 자신의 이마를 만져보던 현준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멀쩡해진 이마와 함께 리리스의 조소에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누가 보면 꼴사나운 모습이라고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현준에겐 살았다는 기쁨만이 가득했다. "이제 외국어 듣기는 완벽하니까. 이 몸의 능력이라면 그 정도는 순식간이지." "아...아아...네. 고...고맙습니다." 현준은 고개를 숙였다. 평범하게 손가락을 까딱 거리거나 자신은 보지도 그리고 리리스의 입에서 듣지도 못한 마법이라는 것을 통해 외국어를 배울 수 있을 지 알았지만 현실은 역시 소설과는 달랐다. '진짜 죽을 뻔했어...'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서늘한 감각이 자신의 머릿속을 헤집는 느낌. 죽었다 깨어나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는 너무나도 불쾌한 감각이었다. 그렇게 현준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꽤나 오랜시간이 흐른 뒤였다. 웸블리 스타디움. 영국 런던 웸블리에 있는 축구 경기장으로 런던의 런던 버러 오브 브렌트에 자리잡고 있는 UEFA 경기장 등급 별 5개를 받은 경기장이었다. 8억 파운드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2007년에 완공되어 축구 뿐만 아니라 미식 축구 럭비 리그, 콘서트, 육상경기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90000석의 좌석으로 유럽에서는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 누 다음으로 가장 큰 경기장이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이 웸블리 스타디움은 수 많은 축구팬들로 인해 가득 메워져 있었다. "엄청나네..." 오늘 출전하지 않는 다른 첼시 FC 의 선수들과 함께 정장을 입고 경기장에 입장해 자리를 잡은 현준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인파로 인해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산. 9만명이나 되는 관중들의 응원과 함성은 어마어마한 장관이었다. "준. 커뮤니티 실드가 뭔지는 알지?" 짧은 머리의 흑인이 프랑스어로 현준에게 말을 걸었다. 원래라면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는 없었겠지만 리리스의 덕분인지 영어 뿐만 아니라 첼시 선수들이 사용하는 모든 언어를 완벽하게 들을 수 있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듣기만 가능할 뿐 여전히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었기에 현준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현준에게 말을 건 남자는 가엘 카쿠타라는 이름의 프랑스 선수로 1991 년생의 프랑스 국적의 선수였다. 자신보다 어리긴 했지만 외모로 따지면 두세살을 많아 보이는 그였다. '프랑스에서 온 특급유망주라고 했었지.' 적어도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 알아야 했기에 구단에서 보내준 선수들의 모습과 이름 그리고 경력들이 적혀있는 서류를 읽어봤던 현준이었다. '해석도 가능하게 해줄 것이지...' 딱 듣기만 되도록 만들어준 리리스다. 심지어 해석조차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시금 그 고통을 느껴지면서 리리스에게 부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어젯밤 얼마나 많은 순수한 마력을 가져갔는지 지금도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다. 프랑스 리게 앙 유스 선수 출신이후 모종의 사건 이후 2009년이 되어서야 첼시의 1군 스쿼드에 이름을 올려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져 후반교체로 투입된 그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득점기회를 만들어 내며 팬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었다. '유럽 성인무대에서 주눅들지 않은 화려한 발재간과 날카로운 왼발슛이 장점이자 단점이지. 그리고 윙포워드와 윙어 역할도 성실히 수행해 낼수 있고 말이지.' 리리스가 해석해줬던 말을 떠올린 현준은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왼발만 고집하는 플레이가 단점이라는 내용도 서류에 적혀 있었다. 모든 상황에서 왼발로 공을 처리하려는 경향이 무척 강하다는 점이었다. '만약 저 녀석과 경기를 뛰게 되면 왼발쪽으로 공을 보내야겠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나? 동쪽의 조그마한 나라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뛰는 나라말이야. 준도 그곳에서 왔지?" 다시 입을 여는 카쿠타의 말에 생각에 잠겨있던 현준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카쿠타는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했는지 계속해서 신나게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커뮤니티 실드는 말이지..." FA 커뮤니티 실드(The Football Association Community Shield)는 잉글랜드 축구 대회로 매년 한 경기씩 펼쳐지는 대회였다. 이전에 채리티 실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 이 대회는 프리미어리그의 우승팀과 FA 컵 우승팀끼리의 단판 승부를 벌이는 일종의 슈퍼컵이었다. 만약 한 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FA 컵 우승을 동시에 차지할 경우엔 프리미어리그 2위팀과 경기를 벌였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펼쳐지는 경기로 전통적으로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렸고 웸블리 스타디움이 개축중일때는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펼쳤었다. 현재 커뮤니티 실드의 가치는 리그는 물론 FA 컵 뿐만 아니라 풋볼 리그컵보다도 더 낮게 평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승 팀이 버스를 타고 퍼레이드를 행진하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고 각 팀에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의 기량을 시용해 보는 자리가 되고야 만 경기였다. "작년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랑 경기를 벌여 우리가 우승을 차지했었는데 말이야." 2009 년에 열린 커뮤니티 실드는 첼시 FC 가 차지했었다. 그리고 꽤나 오랜 시간동안의 개막행사가 이어진 후에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를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FC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와아아아아!!! 선수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수 많은 관중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귀가 아플정도로 어마어마한 함성이 경기장을 덮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도 있었다. "아..." 멀리서 박지성의 모습을 발견한 현준이 낮은 탄성을 내질렀다. TV 를 제외하고는 박지성의 모습을 직접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국가대표에 발탁된 적이 없으니 말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이후 네덜란드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뛰고 있는 박지성은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였다. 이제 자신도 그런 선수와 함께 경기를 뛰게 되다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금 아쉽네...' 그러고보니 이 경기도 아마 한국으로 중계가 되고 있을 터였다. 만약 자신이 출전했다면 한국인끼리의 경기로 크게 기사가 났을지도 몰랐다. "나중에 리그에서 맞붙으면 되니까..." 가치가 낮은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우승컵을 주는 경기다. 더군다나 상대는 리그의 라이벌인 만큼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하게 시작되었다. "체흐선수가 결장한 것은 아쉬운데...체흐 선수가 누군지는 알지?" "Yes." 페트르 체흐. 첼시 FC 의 주전 골키퍼로 부상으로 인해 현재 선수단을 이탈해 있는 선수였다. 워낙에 유명한 선수인 만큼 현준도 익히 알고 있는 선수였다. 그 탓에 현재 첼시의 골키퍼로 출전한 인물은 포르투갈 국적의 골키퍼인 40번을 달고 있는 헨리케 힐라리오 였다.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 존 테리, 파울로 페레이라, 애슐리 콜이 포백으로 맨유의 공격을 막고 마이클 에시앤과 존 오비 미켈, 프랭크 램파드가 미드필더 그리고 살로몬 칼루와 플로랑 말루다, 니콜라스 아넬카가 공격에 서는 4-3-3 전술이었다. 그리고 22번을 달고 있는 GK 로스 턴불과 요시 베나윤, 디디에 드로그바, 유리 지르코프, 다니엘 스투리지, 패트릭 반 안홀트, 제프리 브루마가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관중들의 환호성도 점점 커졌고 그에 따라 현준의 눈도 빠르게 돌아갔다. 만약 자신이 경기장에 들어서면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웬만큼 흡수하지 않고서는 힘들겠는데..." K 리그에 뛸 때는 적으면 60% 정도의 기운을 흡수하고도 출전했었다. 그래도 매번 공격포인트를 올렸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FC 와의 경기를 보았을 경우 그 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경기장에 뛴다면 별다른 모습도 보이지 못할 것 같았다. 리그 우승을 다투는 팀끼리의 경기라 더욱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몰랐다. 하지만 확실히 리리스와 함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여인이 필요성이 절실했다. "아!!!" 전반 19분 맨유의 발렌시아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박지성이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하는 장면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 "준. 아무리 같은 나라 선수라지만 상대팀 편을 들면 어떻게 해." "Sorry..." 인상을 찌푸리는 카쿠타의 말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의 우상중 하나였던 박지성의 위협적인 장면에 저절로 몸이 일으켜졌다. 이제는 자신도 첼시 FC 의 선수였다. 이제 박지성은 우상이 아니라 자신과 똑같은 리그에서 뛰는 선수였다. 디디에 드로그바가 부상으로 선발로는 출전하기 못했지만 첼시의 스리톱은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맹렬한 공세를 펼치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반 데 사르의 선방이 터져나왔다. 수 많은 찬스에도 불구하고 최전방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자 계속해서 안타까운 함성이 첼시팬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반 데 사르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긴 맨유는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다가 전반 41분 역습상황에서 발렌시아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잘하네..."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골 세리모니를 하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루이스 안토니오 발렌시아 모스케라. 1985년 출생으로 2009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대체자로 위건 애슬래틱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선수였다. 작년에도 5골 9도움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었다. 후반시작과 함께 맨유는 루니와 오웬 그리고 박지성을 빼고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베르바토프 그리고 루이스 나니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첼시 역시 후반 15분에 존 오비 미켈과 니콜라스 아넬카를 빼고 공격수 드로그바와 다니엘 스터리지를 나란히 투입하며 동점골 사냥에 박차를 가했지만 추가골은 맨유에서 터져나왔다. 수비에서 단번에 올라온 공을 발렌시아가 따라붙어 크로스로 연결했고 에르난데스가 얼굴에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살로몬 칼루가 한골을 만회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베르바토프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기술적인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커뮤니티 실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품으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수잔느 : 갑자기 떠오른건데요 네티즌들의반응을 댓글형식이나 칼럼형식처럼 써보는것도 재미있일것 같은데 어떠세요?? > 그거 괜히 분량만 때우는거 같아서 별로...안좋을 거 같아요. 그럼 즐감! 모두들 주말 잘 보내세요!!! 아 그리고 간담회 오시는분있어요? 저 가려고 하는데 아는분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00099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첼시 구단에서 현준에게 준비해 준 집은 잉글랜드 최고의 클럽 첼시 FC 의 1군선수가 쓰는 곳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생각보다 단촐했다. 대략 20여평 정도의 크기에 침대, 컴퓨터, TV, 냉장고와 약간의 가구가 전부였다. 하지만 현준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마음에 드는 방이네." 리리스는 이제부터 현준이 머무를 방을 둘러보더니만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에이전트이긴 하지만 그녀는 마왕이었다. 겉으로는 다른 곳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겠지만 실제로 심심하거나 시간이 났다하면 자신에 집에 머무를 게 분명했다. "노트북은 또 언제 사셨어요...?" "어제." 대체 언제 나갔다 왔단 말인가? 현준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손아귀에서 검은색의 반투명한 구체가 일렁이더니만 넓게 커졌고 그 안에서 SAMSUNG 이라는 익숙 한국 기업 로고가 그려진 노트북을 꺼내 부팅을 시키는 리리스였다. 저 노트북으로 에이전트 일을 할 생각은 꿈도 꾸지 않았다. 분명 수 많은 게임들이 깔려 있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현준의 생각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리리스는 벌써부터 탁자에 자리를 잡고는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진짜 한가한 마왕이네..." "어. 불만있냐?" "......아뇨." 악마의 기운을 통해 자신의 축구실력을 상승시켜 준 여인이자 신체까지 재구성해준 인물인 그녀에게 불만이 있을리가 없었다. 1년이 넘어 2년 가까이 알게된 마왕이었지만 아직까지도 그녀의 신경을 거스르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의 존재는 사라진다는 것도 말이다. 리리스가 게임을 하는 동안 현준은 짐을 풀기 시작했다. 짐이라고 해봤자 몇 개 없었다. 옷가지와 함께 수진 그리고 희연과 따로 찍은 사진이 담긴 액자 2개가 전부였다. "누가 보면 엄청난 바람둥이인줄 알겠네..." 대충 흘겨봐도 서로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게 과도한 스킨쉽을 한 채 찍은 사진이다.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친척들하고도 연락을 끊은지 꽤 되었던 탓에 잉글랜드에서의 외로움을 이겨내지 위해 희연 그리고 수진과 찍은 사진을 가져온 현준이다. "지아누나하고도 한 장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 몸을 섞은 첫 번째 여인인 지아는 저번달에 결혼식을 올렸다. 직접 찾아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문자라도 보내줬던 현준이다. 물론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짐을 다 풀고 정리를 할 무렵 밖에서 초인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누구지...?" "네 놈 영어선생." "......그런 것은 미리 좀 알려주세요. 리리스님." 투덜거리는 현준의 말을 가볍게 씹어먹으며 리리스는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초인종 벨소리가 울렸고 문 앞에 있는 한 여자가 신기하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160이 채 안 되는 조그마한 키에 크고 동그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꽤 귀엽다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을 법한 여자였다. '되게 어려 보이는데...?' 여자의 나이는 섣불리 짐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지만 현준이 생각하기에는 자신보다도 훨씬 어린 기껏해봤자 20세가 갓 넘어 보였다. "아...?!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저는...그..." 한국의 8번째 프리미어리거.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의 중하위권 팀이 아닌 누구나 듣기만 해도 잘 알 수 있는 첼시 FC 라는 프리미어 4강이라는 강팀에 1군에 입단한 선수로 한국의 유명인이 되어버린 현준의 모습을 보자 새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진짜 김현준 선수다...' 첼시라는 구단에서 이야기 해준 탓에 자신에게 영어를 배울 선수가 김현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야기로 듣는 것과 직접 보는 확실히 틀렸다. "구단에서 보내준 영어선생님이시죠? 들어오세요." "아...네...네." 현준의 말에 새미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거대한 클럽에서 뛰는 선수가 사는 방은 어떤 곳일까 하고 기대를 했지만 그렇게 대단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대단하다고 표현할 게 있다면 바로 탁자에서 자리를 잡고 게임을 하고 있는 여자였다. "저 여...여자분은...?" 조용한 목소리로 현준에게 물어보는 새미다. 여자인 자신이 보기에도 숨이 막힐 정도로 굉장히 아름다운 서양 여인이었다. 역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선수는 만나는 여인도 미모도 정말 뛰어난 것 같았다. 유명한 축구선수의 집이라는 것 때문일까? 조금은 긴장이 되었다. "제 에이전트예요. 게임을 좋아하는...여기 앉으세요." "아아..." 현준의 말에 새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쭈빗쭈빗 자리에 앉았다. 유명한 축구선수인 만큼 에이전트가 없을 리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힐끗힐끗 리리스를 바라보는 새미였다. 워낙에 아름다운 탓에 저절로 눈길이 끌렸다. 더군다나 여자의 자존심인 그것은 비교조차도 되지 않았다. "하아..." 리리스의 그것과 자신의 그것을 비교해본 새미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역시 서양여자의 발육은 사기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현준이 새미에게 마실것을 가져다주며 입을 열었다. "아...자기 소개라도 해야할까요? 첼시 FC 축구선수인 김현준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23살이고요." "아...동생이구나. 난 27살. 이름은 김새미야. 오늘부터 너한테 영어를 가르쳐주기 위해서 일주일에 3번씩 올꺼야. 앞으로 잘 부탁해." "....몇살 이라고요?" "27살. 왜?" "아...아뇨." 새미의 나이를 듣는 순간 기겁한 현준이다. 27살이면 자신보다도 4살이나 나이가 많았다. 역시 여자의 나이는 함부로 짐작해서는 안됐다. 자기소개가 끝난 이후 수업은 바로 시작되었다. 현준에게 중요한 것은 다른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었기에 축구를 하는데 있어서 실용적인 영어를 먼저 가르치는 새미였다. 첼시에서 붙여준 영어선생님답게 새미의 영어실력은 굉장히 뛰어났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수업이 끝났고 새미는 약간의 숙제를 현준에게 남겨주고는 현준의 집을 떠났다. "하아...간만에 하려니 머리가 안 돌아가네..." 외국어 듣기만큼은 리리스의 능력으로 인해 완벽했지만 나머지는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제대로 선수들과 의사소통을 하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듯 했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를 안할수는 없었다. 영어를 통해서 이곳 영국에서의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고 동료와 좀 더 원할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영어는 자신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었다. "무슨 게임을 그렇게 재미있게 하세요?" 새미가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한 현준은 아직도 노트북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리리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대체 무엇을 하는지 2시간이나 되는 수업시간 단 한마디로 하지 않았던 그녀다. 관심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리리스는 현준의 말에 미소를 띠며 대답을 했다. "문명. V 가 이제 곧 출시된다는데 아주 기대가 돼. 시드마이어라는 애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꽤 마음에 드는 걸? 그나저나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네 녀석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여자를 구해야 하지 않겠어?" "네. 그렇긴 한데...생판 모르는 곳에서 여자를 찾는 게 쉽지가 않은터라..." 리리스의 대답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곳은 한국이 아니었다. 클럽에서 여자를 만나 꼬실수도 없었다. 애시당초 대화를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클럽이 어디인지도 몰랐다. 어떻게든 해야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기에 일단은 리리스와 몸을 섞으면서 얻을 수 있는 50%의 기운으로 버텨볼 생각이었다. 00100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여자라면 바로 앞에 있잖아. 김새미라고 했던가?" "뭐...하아...그런 생각을 안한것은 아닌데...제한도 있고 함부로 사용하기도 좀 애매하고 또 이런저런 문제도 있고..."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말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선 단순한 스킨쉽이 아닌 섹스를 해야만 했다. 제한은 둘째치고 몸을 섞어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생각보면 처음 보는 남자와 섹스를 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자신이 첼시 FC 소속의 축구선수라고는 하지만 영국에서는 아무런 활약도 보이지 못한 무명이었다. 더군다나 딱 한번 즐길 생각으로 몸을 섞는 것은 절대 피해야했다. 그렇게 되면 괜히 중요한 카운트만 날릴뿐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주기적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였다. "그래. 뭐 알아서 해."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납득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악마의 기운은 현준이 해결할 일이었다. 자신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현준의 악마의 기운을 얻지 못해 점점 좌절감을 느끼게 되면 그녀에게 있어서 더욱더 좋았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새로운 계약을 맺으면 될 테고 말이지.' 순수한 마력을 지닌 현준의 이용가치는 악마인 자신에게 있어서 굉장히 높았다. 자기 자신은 아직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지만 말이다. 하기사 악마도 아닌 인간이 순수한 마력의 가치를 알리가 없었다. 8월 15일 스탬퍼드 브리지(Stamford Bridge). 잉글랜드 현지 시각으로는 4시 30분. 한국시간으로 따지면 새벽 1시 30분이겠지만 수 많은 한국의 축구팬들은 밤잠을 설치며 TV 로 시선을 돌리거나 인터넷 중계를 보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의 개막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어제 블루드래곤 이청용이 선발 출전하는 볼튼과 풀럼과의 개막전은 0 VS 0 무승부로 끝이 났었다. 자국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팬들에게는 아쉬운 경기였지만 오늘은 또 다른 프리미어리거인 김현준이 속한 첼시가 개막전을 치룬다. 더 블루스(The Blues) 혹은 더 팬셔너즈(The Pensioners)로 불리는 첼시의 상대는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언 FC. 작년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기록해 이번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선 팀이었다. 첼시의 압승이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오늘 만약 김현준이 출전하기 되면 어떤 활약을 보일지 이런저런 예상을 늘어놓고 있었다. Blue is the colour, football is the game We're all together and winning is our aim So cheer us on through the sun and rain Cos Chelsea, Chelsea is our name. [첼시 서포터즈 블루스 응원가 - Bule is the colour] 경기장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관중들이 꽉 차 있었다. 프리미어리그내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큰 서포터즈가 있는 클럽이 첼시였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들의 한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마치 무력시위라도 하는 모습이었다. 웨스트 브로미치 서포터즈들도 만만치 않았다. 꽤나 많은 서포터즈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며 첼시의 응원가에 맞서고 있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첼시의 승리를 말하고 있었지만 축구라는 경기는 언제나 끝나봐야 아는 경기였다. "후우..." 첼시 FC의 라커룸에는 찌릿찌릿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어 서포터즈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승리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표출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현준도 있었다. 개막전이 열리기전에 있었던 커뮤니티 실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3-1의 패배를 당한 것 때문일까? 선수단의 구성에 변화를 준 안첼로티 감독이었다. 비록 선발라인업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출전을 할 가능성도 있었다. 기쁘다면 기쁘겠지만 마음 속 한 구석은 굉장히 찝찝함이 감돌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흡수한 악마의 기운을 50%에 불과했다. K 리그도 아닌 프리미어리그다. 비록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언이라는 팀이 프리미어리그중에서 약팀에 속한다고는 들었지만 과연 자신이 실력이 어디까지나 통할지 문제였다. "준. 컨디션은 어때?" 고개를 떨구고 있던 현준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고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페트르 체흐. 체코 국가대표 골키퍼이자 첼시 FC 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선수. 부상으로 개막전에 참가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오늘 선발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아...괜찮아요." 긴장을 한 듯 머뭇거리며 입을 여는 현준의 모습에 체흐는 미소를 지으며 현준의 어깨를 탁 쳤다. 아마 오늘 출전하게 되면 첼시 FC 소속으로 처음으로 거대한 서포터즈 블루스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저렇게 긴장을 하고 있는 게 당연했기에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현준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 그리고 곧 안첼로티 감독이 들어오며 승리를 북돋는 말과 함께 오늘 경기에서 풀어나갈 전술들을 선수들에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선수들이 입장이 시작되었다. 와아아아아아!!! 입장을 하기 위해 대기실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를 울릴 정도의 폭발적인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장내 아나운서의 말에 의해 각 팀 선발 선수들의 소개가 시작되었고 주심 그리고 부심까지의 소개까지 모두 마치자 곧 경기준비에 들어갔다. "후우...죽겠네." 영국이 축구에 미친 국가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광적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현준이다.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혀오고 있었다. "긴장되지?" "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어요." 요시 베나윤. 이스라엘 출신으로 The kid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난 공간 장악능력을 보여주며 이스라엘에서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었다. 07 시즌부터 리버풀이라는 클럽에서 뛰다가 올해 첼시로 이적한 선수였다. "첼시의 서포터즈인 블루스도 대단하지만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더 콥은 이보다도 더 심해. 앤필드는 정말로 귀가 찢어질 것 같아." 같이 이번에 새롭게 첼시 FC 에 입단한 선수기도 했고 처음의 모습하고는 달리 간간히 선수들의 말을 알아들으며 행동을 보이는 현준이었기에 계속해서 말을 하는 베나윤이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첫 포문은 웨스트 브로미치에서 터뜨렸다. 웨스트 브로미치의 7번을 달고 있는 모리슨이 오른쪽 중앙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하지만 첼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아!!!" 니콜라스 아넬카가 찬 오른발 슛이 웨스트 브로미치의 골키퍼인 카슨에게 막혔기 때문이었다. "아...일찍 골이 들어가면 좋을 텐데..." 신이 현준의 말을 들은 것 일까? 말루다가 파울을 얻어내었고 곧 프리킥이 주어졌다. 약 20M 정도에서의 좋은 거리였다. 골이 터져나올 지도 모르는 거리였기에 블루스의 함성은 더욱더 커졌다. 그리고 키커인 드로그바가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워낙에 강력한 슈팅인 탓에 카슨이 공을 잡다가 놓쳤고 미켈이 연달아 슛을 때렸지만 이번에도 카슨의 선방으로 인해 막혔다. 하지만 다시 흘러나온 공을 말루다가 골대 정면 아래로 밀어 넣으면서 전반 5분 만에 첼시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선제골이 터져나오자 더욱더 맹렬하게 몰아붙이는 첼시였다. 웨스트 브로미치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지만 강력한 첼시의 수비진을 뚫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전반이 끝나갈 무렵 마이클 에시엔이 웨스트 브로미치의 미드필더 물룬부에게 파울을 당했고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드록신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디디에 드로그바의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전반전 2-0으로 경기를 마친 첼시였다. "대단하네..." 45분이라는 길면 긴 시간이었지만 순식간에 휙휙 지나가버리는 경기의 모습에 현준은 저절로 감탄이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아아..."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런 곳에서 자신이 뛸 수 있다니. 기대감과 두려움이 현준의 몸을 감쌌다. 이런 곳에서 활약을 하고 싶다는 생각과 또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하면 날아올 팬들의 비난에 대한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기운만 더 흡수할 수만 있었어도..." 수진이나 희연만 있었어도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갑자기 맹렬한 후회감이 맴돌았다. 자신의 데뷔전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였는데 고작 50%의 악마의 기운만을 흡수하고 나온 것 때문이었다. 경기장에서 뛰는 세계적인 선수들보다도 더욱더 활약하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것이 가능했다. 악마의 기운을 통해서 말이다. 00101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삐익!!! 휘슬소리와 함께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후반전도 첼시의 일방적인 공세였다. 그리고 후반이 시작 된 후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 플로랑 말루다가 올려준 공을 존 테리가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다행히 미드필더가 걷어내는 듯 싶었지만 디디에 드로그바가 골대 오른쪽 아래를 향해 왼발슛으로 집어넣으며 경기는 3-0 으로 벌어졌다. 그리고 8 분뒤 프랭크 램퍼드가 패널티 에어리어 중앙에서 골대 왼쪽 아래를 향해 때린 오른 발 슛이 들어가자 스코어는 4-0 으로 벌어졌다. 와아아아!!!! '대단하다...' 압도적인 경기력. 괜히 프리미어리그의 우승을 노리는 팀중 하나가 아니었다. 계속되는 골 폭풍에 서포터즈의 함성소리가 스탬퍼드 브리지를 가득 메웠다. 안첼로티 감독도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공은 둥글고 경기는 끝나봐야지 안다고 했지만 4-0이라는 어마어마한 점수차가 벌어진 이상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안첼로티 감독의 지시가 떨어졌다. "준. 몸 풀어." "네? 네." "램파드 대신으로 곧 교체할꺼야. 잘해." '진짜로...' 등을 툭 치고는 몸을 돌리는 코치의 모습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교체투입이었다. 그것도 프랭크 램파드 대신으로 말이었다. 축구선수란 그저 TV 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나 어떤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리리스와 만나게 되었고 그때 내뱉었던 말에 따라 이렇게 축구선수가 되었다. 그리고는 세계적인 클럽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게 되었다. "아마 한국에서도 중계되고 있겠지...잘하자...이제 나는 정말로 세계적인 선수니까..." 현준은 주먹을 꽉 쥐며 유니폼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푸념섞인 말에 의해 리리스가 나타나면서 인생이 변해버렸다. 하지만 이런 인생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상상치도 못할 명예와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엄청난 돈도 벌었다. 이제는 한국의 프로축구선수가 아닌 세계적인 클럽에서 뛰는 선수였다. 오히려 50% 밖에 되지 않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게 후회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후회를 해도 교체 명령은 이미 떨어졌다. [아! 김현준 선수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램퍼드 선수가 들어가고 김현준 선수가 들어갈 것 같습니다. 대전 시티즌의 김현준 선수는 램퍼드 선수와 비슷한 플레이를 보였거든요! 그래서 팬들이 부르는 김현준 선수의 별명도 미들라이커지 않습니까?] [원조 미들라이커와 한국의 미들라이커군요.] "아아!!!" 벌써 새벽 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멍한 눈으로 TV 를 바라보고 있던 희연은 캐스터의 말에 눈을 번쩍 떴다. 얼마나 기다렸던 목소리였던가? 오늘 현준이 출전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새벽에 시작되는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설치며 기다렸던 그녀였다. 그리고 중계 카메라가 현준의 모습을 잡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같은 대학교 선배였다가 프로 축구 선수로 그리고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한 인물이었다. "오빠 잘해야 되요." 다른 팀도 아닌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인 첼시 FC 로 곧바로 이적한 만큼 현준이 실패할 꺼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세우는 네티즌들도 있었지만 1년동안 현준의 실력을 경기장에서 지켜본 희연이었기에 현준의 실력에 대해서는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상대는 약체팀인 웨스트 브로미치가 아니던가? 오늘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라도 올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기에 희연은 자신의 두 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희연만이 하는 게 아니었다. 김현준의 출전으로 인해 첼시의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의 축구팬들 그리고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와 해설자 역시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후반 63분. 현준은 골을 넣은 램파드와 교체되어 경기에 투입되었다. 와아아아아!!!! 램파드가 나갈 때는 커다란 박수로 그리고 현준이 투입되자 환호성으로 그를 반기는 블루스였다. 한국이라는 동양의 나라에서 온 선수. 하지만 첼시의 팬들중 대다수는 그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어마어마한 골 폭풍을 터뜨린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첼시에서 어떤 의도로 그를 영입했는지도 말이다. 부주장을 맡고 있는 프랭크 램퍼드는 78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였다. 아직도 엄청난 성적을 내주고 있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그도 은퇴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을 후계자로 영입한 선수가 바로 지금 경기장에 투입되는 김현준이었다. 스탬퍼드 브리지에 모인 블루스들의 모든 이목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잘하자!' 50%밖에 되지 않은 악마의 기운이었지만 최선을 다해야 했다. 선수들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는 다 알고 있었다. 적어도 그들이 뭐라고 떠드는 지는 들을 수 있으니 말이었다. "준!" 중앙 미드필더라는 자리는 공격의 시발점인 만큼 꽤나 많은 터치를 하고 경합을 벌여야 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첼시 FC 소속으로 현준의 첫 터치는 플로랑 말루다의 패스였다. 첼시의 진영에서 공을 몰고 오던 말루다가 하프라인을 넘어 현준에게로 패스를 했고 바로 상대팀 선수의 뒤를 돌아서 앞으로 달렸다. 그리고 현준은 그대로 공을 말루다에게 논스톱으로 연결시키며 웨스트 브로미치의 토마스를 따돌리고는 말루다의 백업을 위해 빠른 속도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K 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라고 한다면 K 리그 팬들은 누구나 김현준을 꼽았다.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는 세계적인 육상선수하고도 나란히 할 정도였다. 어마어마한 스피드로 달려가는 현준의 모습에 블루스의 환호성소리가 더욱더 커졌고 말루다는 현준의 앞쪽으로 패스를 찔러넣었다. 그리고 공을 터치한 현준에게로 곧바로 상대팀의 미드필더인 도란스가 달려들었다. 쿵!! 그대로 거친 몸싸움이 이루어졌다. 이런 몸싸움 정도는 K 리그에서도 경험했던 바였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50% 밖에 흡수하지 못한 이유 때문일까? 반칙성의 거친 몸싸움에 현준은 어쩔 수 없이 밀려 넘어져야 했다. 삐익!!! 도란스의 반칙에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골대에서 약 25미터 정도의 떨어진 거리에서 얻은 반칙이었다. 와아아아!!! 굉장히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이었지만 블루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그들의 환호성을 듣는 현준의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괜찮나?" "아아..."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는 드로그바의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선수들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는 몸을 지닌 자신이었다. 그런데 몸싸움에서 밀리다니? 좋은 자리에서 반칙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조금 한심스러웠다. 만약 몸싸움에 밀리지 않고 계속해서 파고들어가서 패스를 찔러 넣었다면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해 낼 수도 있었다. '진짜...큰일이네...' 악마의 기운의 흡수가 절실했다. 하지만 곧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악마의 기운 흡수는 지금이 아닌 나중에 생각해볼 문제였다. 지금 중요한 것은 웨스트 브로미치와 치루고 있는 첼시 FC 에서의 데뷔전이었다. 툭... 고개를 흔들고 있는 현준의 앞으로 공이 굴러왔다. 첼시의 주장 존 테리가 찬 공이었다. 이 공을 왜 자신에게 준단 말인가? "차라." 짤막한 한마디. 현준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공을 찬 존 테리를 바라보았다. 첼시의 전담 프리키커는 자신이 아니었다. 연습에서도 단 한 번도 프리킥을 차 본적이 없었다. 대부분의 프리킥은 램퍼드와 드로그바가 전담하고 있었다. 물론 프리킥을 차라면 찰 수는 있었다. 악마의 기운만 있다면 누구보다도 가장 정확한 프리킥을 찰 수 있는 인물은 바로 자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0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상황이 아니라 고작 50%의 기운만을 흡수한 상황이었다. "편하게 차. 직접 때려도 되고." 드로그바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는 4-0.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었다. 미소를 지으며 돌아가는 드로그바와 다른 선수들의 모습에 현준은 조금은 편하게 프리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 김현준 선수가 찰 준비를 하는군요!] 캐스터의 목소리가 커졌다. 흥분한 것이다. 비록 램퍼드가 교체되었다고는 하지만 워낙 세계적인 팀인 만큼 첼시에 속한 선수중 프리킥을 잘 차는 선수는 굉장히 많았다. 디디에 드로그바도 있었고 마이클 에시엔이나 플로랑 말루다도 있었다.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다른 선수도 아닌 오늘 데뷔전을 치르는 김현준이 프리킥을 차는 것이다. [김현준 선수의 프리킥 능력은 K 리그에서도 대단했습니다. 프리킥으로 넣은 골도 굉장히 많거든요? 이정도 거리라면 충분히 골까지 연결시킬 수 있어요.] 캐스터 뿐만 아니라 해설자도 흥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8호 프리미어리거로 첼시 FC 라는 대단한 클럽에서 데뷔전을 치른 현준이 프리킥으로 골을 넣는다면? 상상만 해도 짜릿했다. "흐응..." 현준의 에이전트인 만큼 리리스도 오늘 개막전 경기장에서 직접 지켜보고 있었다. 축구경기를 보는 것은 마왕인 그녀도 좋아했다. 축구자체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관중들의 열광적인 기운들이 마음에 들었던 탓이다. "잘 될까...?" 5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 경기에 출전한 현준이다. 스쿼드에 포함되어 교체로도 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긴장이 된 채 어떻게 하지만을 계속해서 중얼거렸던 현준이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준비를 마친 현준은 심호흡과 함께 앞으로 달려들었다. 키이잉!!! 악마의 기운이 발동되며 날카로운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방금전까지도 어마어마했던 함성이 음소거라도 된 듯 조용해졌고 거칠게 패널티 라인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수비벽을 쌓던 선수들의 움직임도 멈췄다. 마치 이 세계에 자신 혼자만이 존재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익숙해진 붉은색의 점이 모습을 드러내며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발...제발...' 붉은색의 점의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속으로 간절히 빌기 시작했다. 높은 확률이 뜨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47이라는 숫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애매한 숫자였다. 높기는 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할 확률이 53%나 되었다. 직접 슈팅이 아닌 크로스로 연결시켜보았지만 확률은 더욱더 떨어지게 나타났기에 결국 직접 때리기로 결심한 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서있는 그라운드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관중석에서 현준을 지켜보던 리리스의 눈이 붉게 물들었다. [김현준 슛!!!!] 뻐엉!!! 결심이 끝나자 다시 주위의 시간이 빠른 속도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공이 자신의 다리에 맞고 날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공은 점프를 뛰는 웨스트 브로미치 수비벽을 넘어 골대로 향했고 몸을 날리는 카슨의 손을 뿌리친 채 골문안으로 꽂혔다. [골!! 고올!!!] 감격에 겨웠는지 쉰 듯한 캐스터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경기에 교체로 투입된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골을 터뜨린 현준이다. 해설자도 옆에서 흥분된 표정으로 입을 열고 있었다. 와아아아!!! 준!! 준!! 준!!! 그림같은 프리킥에 환호성을 내지르는 것은 블루스였다. 현준의 골로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더 열광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램퍼드의 후계자로 영입한 동양의 선수는 자신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좋았어!!!" 현준 역시 골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악마의 기운으로 어렵지 않게 공격포인트를 올렸던 탓에 별다른 세리모니를 한 적이 없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골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감격적으로 느껴지는 골이었다. 첼시 FC 에서의 데뷔전에서 터뜨린 데뷔골. 그것도 100%가 아닌 50%의 확률에서 성공시킨 골이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감격에 겨워 있는 현준의 모습에 말루다와 드로그바가 달려들며 축하를 해주기 시작했다. 다들 데뷔골을 터뜨려 봤기에 현준이 느끼는 감격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도움은 이걸로 충분하겠지. 대가는 순수한 마력으로 받아볼까나...?"" 골과 함께 기뻐하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깔끔하게 슈팅이 성공한 것은 그녀의 도움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깔끔하게 슈팅이 골로 연결되게끔 만든 것이었다. 그녀가 그렇게 한 이유는 단순한 변덕 때문이었다. 김현준! 환상적인 데뷔를 치르다! [EPNM = 김민성 기자] 잉글랜드 첼시 FC의 김현준(23)이 데뷔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김현준은 15일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웨스트 브로미치하고의 개막전에서 4-0으로 앞서 있던 후반 66분 교체 투입된지 3분도 채 되지 않아 위협적인 장소에서 파울을 얻어내었고 직접 프리킥으로 연결시키며 통쾌한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7월 첼시 FC 하고의 이적이 확정된 이후 첼시 FC 에서의 이적이 확정된 이후 김현준은 비록 커뮤니티 실드에는 결장했지만 이번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스쿼드에 포함되어 데뷔전의 기대를 높였다. 경기는 첼시 FC 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플로랑 말루다 그리고 프랭크 램퍼드가 각각 골을 터뜨리며 김현준이 투입되기 전까지 4-0이라는 점수차로 크게 앞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이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골을 성공시키자 다른 선수들이 김현준을 축하해주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의사소통의 부재로 선수단에 쉽게 합류하지 못할거라는 우려를 단숨에 날려주는 모습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김현준은 후반 추가시간이 시작될 무렵 팀 동료인 니콜라스 아넬카에게 크로스를 올리며 어시스트도 하나 기록하며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뤘다. 중원을 장악하며 상대팀의 공격을 끊어내는 특유의 플레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간간히 위협적인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내었다. 이번 김현준의 골은 첼시 FC에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소중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첼시 FC 에는 부주장인 프랑크 램퍼드 뿐만 아니라 마이클 에시엔, 하미리스, 존 오비 미켈, 플로랑 말루다, 유리 지르코프와 같은 쟁쟁한 미드필더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오늘 환상적인 데뷔를 치른 김현준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발짝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날의 승리로 첼시는 챔피언십에서 올라온 웨스트 브로미치를 6-0 으로 꺾으며 골득실차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1위로 올라섰다. 박지성이 있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내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뉴캐슬을 상대로 개막전을 치르게 된다. ============================ 작품 후기 ============================ 치킨파우더 : 위에서 드로그바가 부상으로 결장했다고 쓰셨는데 밑에서는 드로그바가 교체되어 경기에 참가하네요.. 실수하신거아닌가요?? > 결장이라 써놨던가;; 스쿼드에 포함되었다고 쓴거같은데 찾아보고 잘못 써놨으면 수정하겠습니다. 결장이 아니라 스쿼드에 포함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부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교체 출전했었습니다. 깜장이아찌 : 언어의 장벽...심각하죠...저두 외국인 만나면 길안내가 힘들다는..ㅡ.ㅡ;; 바디랭귀지...큼........결과는 외국인이 알아 먹대요..ㅡ.ㅡ..만국 공통어 바디랭귀지...몸으로 말해요.... > 바디 랭기지가 최곱니다b 그럼 즐감하시길! 오늘 노블레스 무료라고 했던가요?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네요. 쪽찌로 글 열심히 쓰시라고 응원해주신 분은 감사합니다. 텍본 보내달라고 말하신 분은 이제는 제발 쫌... 100화 넘었습니다!! 자축!!! 댓글 = 연참!! 00102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현준의 데뷔전 활약은 너무나도 빠르게 한국으로 퍼져나갔다. 당연했다. 국내 K 리그보다도 해외리그에 훨씬 더 열광하는 한국의 축구팬들이다. K 리그에는 어떤 팀이 있는지는 몰라도 프리메라리가나 프리미어리그팀은 빠삭하게 전략분석을 할 정도로 잘 알고 있는 축구팬들이었다. TV와 인터넷, 신문등을 통해 각종 매체에서 현준의 데뷔전 소식을 다루고 있었다. 축구팬이 아니더라도 김현준이 누구인지 알 정도로 말이다. "어제 봤냐? 김현준?" "진짜 쩔더라. 왜 월드컵에 못나갔지? 프리킥 봤어? 어제 새벽에 1시 30분에 경기했는데 안자고 보기를 잘했다니까." 학교에서도 그리고 회사에서도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들이라면 연신 현준의 얘기뿐이었다. K 리그나 바르셀로나 친선 방한때 김현준의 플레이를 봤던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으쓱거리며 현준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늘어놓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 1골 1 어시스트. 데뷔하자마자 2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현준이다. 그 탓에 스포츠 기자들 역시 첼시 FC 의 전력분석과 함께 김현준의 주전행보가 맑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국내 축구팬들의 기대치를 점점 더 높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김현준에 대한 기대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이 뉴캐슬과의 개막전에서 결장하면서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꽤나 인기야? 부담 좀 되겠어?" "그러게요...50%의 악마의 기운이 그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어요. 그래도 운이 좋았어요. 상대팀의 압박을 이겨내지는 못했어요..." 현준은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축구 선수로 따지면 완벽한 신체를 지니고 있는 자신이다. 오죽하면 첼시 FC 의 팀닥터가 자신의 몸을 보고 연거푸 감탄을 터뜨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몸만 좋다고 축구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아무리 몸이 좋아도 상대방의 지능적인 몸싸움에서는 절대 이길 수 없었고, 압박을 이겨내지도 못했다. 한계는 분명 있었다. 더군다나 데뷔전은 정말로 운이 좋았다. 프리킥 골. 성공률이 50% 인 반반의 확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갔다. 어시스트도 그러했다. 크로스 자체는 그렇게 정확하지 않았다. 단지 세계적인 공격수중 하나인 니콜라스 아넬카가 골로 잘 연결시켜줬을 뿐이다. "그거야 나중에 생각하면 될 일이고 말이지. 다음 경기는 4일 뒤인가?" "네." 22일 일요일 위건의 DW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원정경기였다. 2005년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된 이후 계속해서 프리미어리그에 머무르고 있는 팀. 강팀은 아니었지만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는 것 만으로도 만만히 볼 수는 없는 팀이었다. 개막전에서 블랙풀에게 4-0 대패를 당했지만 작년 9월 첼시는 위건의 홈구장인 DW 스타디움에서 3-1 패배를 당했던 적이 있었다. "뭐...그것은 됐고 말이지."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현준을 향해 살며시 다가왔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리리스의 손길에 현준의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리리스는 현준의 눈동자를 바라보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오늘도 인가요?" "물론. 어제 경기에서 조금 고생을 했으니 대가를 받아야하지 않겠어?"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그녀가 무슨 고생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곧 자신의 코끝으로 그녀의 숨결이 다가오자 생각을 바꿨다. 방금전 샤워를 하고 나왔기 때문일까? 시원한 워터향이 피부를 간질이는 것 같았다. 침이 꿀꺽 넘어갔다. 몇 번이나 그녀와 몸을 섞었지만 언제나 그녀와의 관계는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는 리리스의 손길이 현준의 티셔츠를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네 놈 내일 훈련 때문에 기운을 흡수해야 하잖아." "알고 있어요. 그 정도는." 리리스와 관계를 맺어 흡수할 수 있는 50%의 악마의 기운. 현재 이곳에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가 없는 현준에게 있어서는 리리스만으로 기운을 충당해야 했다. 1년 반 가까이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며 훈련에 매진했다면 역시 프로 축구 그것도 세계적인 선수들의 발을 맞추는 것은 악마의 기운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정도의 신체 능력이라면 조금 상승될 법도 할 만한데...아니 내 욕심인가...' 입맛이 썼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리리스를 만나기 전에는 평범한 대학교 친구들과의 축구경기에서도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던 자신이지 않는가? 프로의 세계는 절대 만만하지 않다. 악마의 기운을 통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을 뿐 악마의 기운이 없다면 자신은 그저 그런 선수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뛰어난 신체를 이용해서 기껏해봤자 잉글랜드 5, 6부 리그 팀에서 뛸 수나 있을까? 높게 쳐줘야 4 부리그 팀 정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로 가자." 현준의 상의를 벗겨 그의 맨 몸을 보게 되자 리리스는 현준의 손을 거칠게 잡고는 침대위로 내동댕이쳤다. 가녀린 그녀의 몸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의문이었지만 악마라는 이 한마디로 모든 게 설명이 되었다. 가운을 벗자 어둠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리리스의 고혹적인 몸매가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흐읏..." 몇 번 현준이 정말로 여자를 원할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섹스를 리리스가 주도를 했다. 그리고 오늘도 리리스가 관계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고운 손길이 현준의 유두를 간질였고 입술을 찾아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으음..." 자신의 입안을 돌아다니는 리리스의 혈육에 현준은 다른 여인들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아찔함을 느끼며 눈을 감아버렸다. 현준의 입술을 헤매던 그녀의 붉은 혀를 현준의 쇄골을 지나 젖꼭지로 향했다. 그리고는 한참을 애무하고는 천천히 밑으로 향했다. "좋아. 오늘도 뜨겁게 놀아보자고. 인간." "허윽...!" 천장을 향해 뻗어있는 현준의 남성에 리리스는 재미있다는 듯 현준의 남성을 손가락으로 콱 움켜쥐고는 천천히 혀를 내밀어 현준의 남성을 핥아내리기 시작했다. "허윽...자...잠깐..."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굉장한 테크닉이었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쥐어짜는 느낌이었다. 현준은 다리사이에 얼굴을 파묻고는 머리를 움직이는 리리스의 모습에 계속해서 신음성을 흘렸다. 리리스의 애무는 자신을 애타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점점 더 아래쪽으로 피가 쏠리고 있었다. 무언가가 계속해서 응축되는 느낌. 어서 빨리 이 느낌을 폭발시키고 싶었다. "하고 싶지?" "네..." "그럼 어서 빨리 해봐." 리리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준은 자신의 남성을 어루만지고 있는 리리스를 붙잡아 자신의 몸 위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의 남성을 그녀의 안쪽에 맞추고는 리리스의 허리를 내리눌렀다. "하아응...! 좋아...!" 자신을 뚫고 들어온 남성이 자신의 안을 완벽하게 차지해버렸다. 육체적인 쾌락과 동시에 현준의 순수한 마력이 움직이며 자신의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육체적인 느낌과 순수한 마력이 주는 두 가지의 쾌락이 어우러지자 리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하아...조금 더...빨리...아아!" 리리스의 신음성이 방안을 가득 채웠고, 그녀는 현준의 가슴에 두 손을 올려놓고는 쉴새없이 허리를 흔들었다. 그렇게 현준은 몇 번의 사정을 리리스의 안에 하고서야 결국 벗어날 수 있었다. "네 놈. 체력이 약한 거 아니야?" "......리리스님이 인간이 아니라 그런 것 이라고요." 픽 웃음을 짓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억울한 듯 리리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진맥진한 자신과는 달리 리리스는 침대 밑에 흐트러진 가운을 들고서 샤워실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입을 열었다. "마법을 쓰면 될 텐데 왜 샤워를 하세요?" "그냥. 나도 인간의 생활이 어떤지 경험해 보고 싶어서?" "......네." 그렇게 리리스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현준은 눈을 감았다. 지금 자도 내일 훈련시간까지는 고작 4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죽을지도 모르겠어...정말." 휴식시간이 주어지자 현준은 이온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첼시 FC.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중 하나인 만큼 훈련 역시 굉장히 수준이 높았다. 그런 수준에 맞춰서 훈련을 해야 하니 만큼 소량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서는 도저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아무리 훈련이고 연습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결과에 따라서 스타팅 멤버가 정해졌기 때문에 도저히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그 덕분에 요즘 들어 너무나 힘든 현준이었다. "준. 요즘 힘든 일 있어? 게다가..." "에...? 뭐가? 아무런 고민도 없는데." 첼시 FC 1군팀 내에서 현준과 가장 친한 편인 카쿠타가 현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코를 가리켰다. 그 모습에 현준이 자신의 코쪽으로 손을 훔쳤고 곧 묻어나오는 피를 보고는 쓴 웃음과 함께 머리를 푹 숙였다. 00103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리리스 때문이야...빨리 여자를 구해야 돼..." "......?"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서 매일 리리스하고의 관계를 맺는 현준이었다. 50%나 되는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만큼 몸을 섞게 되면 그 여느 다른 여자보다도 많은 양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리리스와는 몇 번 몸을 섞어도 악마의 기운이 50% 밖에 흡수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녀와의 관계는 한 번의 사정으로 끝나기 않았다. 마치 자신의 손에 들어온 먹이를 음미하는 것 처럼 그녀는 밤새도록 현준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만약 리리스가 자신의 몸을 재구성해주지 않았다면 이미 쓰러져도 대여섯번은 쓰러졌을 터였다. 이건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여자를 구해야 했다. '최대한 빨리...' 그런 현준의 목표는 자신의 영어과외교사인 김새미였다. 한국출신으로 대화를 하기에도 무리가 없는데다가 일주일에 3번은 꼬박꼬박 만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8월 22일. DW 스타디움에서 위건과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후우. 오늘도 출전할 수 있으려나..." 이번에도 현준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신 현준의 폼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한 감독와 코치의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아직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부족해 보이는 모습을 보였던 탓이다. 악마의 기운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50% 을 쪼개서 훈련을 해야하는 만큼 한계가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할 정도의 대단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첼시와 그런 첼시를 홈에서 상대하는 위건이다. "감독도 골치 아프겠지." 위건의 전력에 대해서 들었던 현준은 위건의 지난 시즌을 생각하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현재 위건을 지휘하는 감독은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챔피언십의 스완시시티에 있다가 2009년에 위건의 지휘봉을 잡은 인물이었다. 지난 시즌 위건은 말 그대로 도깨비와 같은 팀이었다. 첼시를 홈에서 꺾는가 하면 아스날을 상대로도 극적인 3-2 승리를 거두기도 했었다. 하지만 질 때는 저항 한번 하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무너지기도 했다. 그 예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9골이나 헌납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인터뷰에서 이런 단점을 고치는 데 주력했다고 말한 위건이었지만 리그 첫 경기에서 0-4 대패를 당하면서 홈팬들의 욕을 바가지로 먹은 감독이었다. 더군다나 2라운드 상대는 작년 리그 챔피언인 첼시 FC. 승격팀인 웨스트브로미치를 상대로 6골이나 상대로 무참하게 짓밟은 만큼 이번 경기의 관전 포인트 역시 과연 첼시가 위건을 상대로 몇 골이나 넣을지도 주목되고 있었다. 한국 팬들 역시 오늘 과연 김현준이 출전해 공격포인트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하고 새벽부터 TV 를 붙잡고 있었다. [오늘 경기 역시 김현준 선수는 벤치에서 시작하는군요.] [네. 아직 첼시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개막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죠?] 첫 경기부터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뤘던 현준이다. 그렇기에 오늘 위건과 첼시의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는 오늘도 개막전때와 마찬가지로 현준이 공격포인트를 올리기를 바라면서 입을 열었다. [네. 아직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듯 한 모습이었지만 날카로운 프리킥 골은 정말로 대단했습니다. 오늘도 출전을 하게 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데요.] 해설자의 말이 끝나고 곧바로 각 팀의 선발 출전 선수명단이 올라왔다. 체흐가 골문을 지키고 존 테리, 애슐리 콜, 알렉스, 이바노비치, 플로랑 말루다, 마이클 에시엔, 존 오비 미켈, 램파드, 드로그바, 아넬카가 오늘 위건을 상대로 선발 출전했다. "흐음..." 의의로 초반은 위건의 분위기로 흘러갔다. 홈경기장이라는 이점 때문일까? 광적인 홈팬의 응원에 힘입어 위건은 첼시를 중원에서부터 완벽하게 누르며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첼시는 너무나도 무기력하게 위건의 공격에 당하고 있었다. 전반 10분에 위건의 디아에가 알렉스의 패스를 가로채며 그래도 왼발슈팅을 날렸고 체흐의 슈퍼 세이브가 이어졌다. 체흐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선제골을 허용하고 경기를 끌려갈 뻔한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도깨비팀이라더니만...진짜 대단하네...' 벤치에서 경기를 구경하던 현준은 감독쪽으로 힐끗 시선을 돌렸다. 초반부터 위건의 공격에 압박을 당하고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 때문일까? 별로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첼시의 지휘봉을 잡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현준의 생각엔 자상하다고 느껴지는 감독이었다. 언론들과의 인터뷰도 굉장히 잘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승부에서만큼은 다혈질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교체를 하려나?' 전반 26분에도 아넬카가 볼을 잡는 순간 디아메가 달려들며 볼을 뺏어내었고 그대로 패스를 받은 로달레가 아크서클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첼시의 간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완벽한 상황에서 때린 슈팅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공이 체흐의 정면으로 향했다. 그에 반해 첼시의 공격은 계속해서 위건의 오프사이드에 걸려 맥없이 끊겨버렸다. 패스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첼시답지 않게 계속해서 패스미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Champion! Champion! Champion! "아...!"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체인 위건에게 완벽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첼시의 서포터즈 블루스는 포기하지 않고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가슴을 들끓게 하는 말. 챔피언이라는 단어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서포터즈가 큰 목소리로 외치는군요.] [챔피언이 들어간 노래는 오직 지난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서포터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라는군요.] [이렇게 들으니 확실히 김현준 선수가 더 대단해 보이는군요.] 09/10 시즌 우승팀인 첼시. 그렇기에 열렬하게 챔피언을 외치는 서포터즈였다. 다른 리그도 아닌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의 우승팀인 첼시다. 그리고 그런 서포터즈의 응원때문일까? 시종일관 밀리던 첼시는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드로그바가 수비의 뒷공간으로 밀어주던 패스를 애슐리 콜이 왼쪽 측면에서 받아 램파드에게 넘겼고 램파드의 중거리 슛이 터져나왔다. "아!" 램파드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터져나오자 현준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램파드의 중거리슛이 위건의 골키퍼인 커클랜드의 손에 걸리자 가슴이 철렁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첼시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커클랜드가 선방한 공이 하필이면 말루다에게 흘러갔고 그대로 말루다가 공을 잡아 텅빈 골문에 툭 밀어 넣은 것이다. 와아아아!!! 골이 들어가자 블루스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관중석 곳곳에서 깃발이 흔들렸고 열광적인 관중들은 옷을 벗고는 손으로 흔들고 있었다. 그럼 모습에 현준은 다리가 들썩거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나도 뛰고 싶다...' 50%밖에 되지 않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이던 간에 이런 열광적인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 어서 빨리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를 얻어 10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블루스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첼시가 1-0으로 앞선 채 경기가 종료되었다. 전반전 동안 위건을 상대로 45%의 볼 점유율을 보인 첼시였다. 슈팅수도 위건에 비해 적었다. 하지만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아주 쉽게 골을 성공시킨 첼시였다. 그리고 후반 시작과 함께 첼시는 몇몇 선수들을 교체시켰다. [아! 김현준 선수가 투입되는군요!] 캐스터의 목소리가 커졌다. 선제골을 터뜨린 플로랑 말루다와 교체된 현준이다. 수많은 외국인들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17번을 단 검은 머리의 동양인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왔다. [강한 압박에 이겨내기 위해 피지컬이 강한 김현준을 선수를 투입해 압박을 이겨내려는 안첼로티 감독의 생각인거 같군요. 더군다나 김현준 선수는 시야가 굉장히 넓거든요? 날카로운 스루패스는 물론 좌우 측면으로 뿌려주는 패스가 일품이란 말이죠!] 해설자도 흥분된 목소리를 내뱉었다. 저번 경기에서 2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현준이다. K 리그 대전 시티즌에 있었을 때를 포함하면 거의 전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릴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만큼 과연 현준이 이번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축구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지 가슴이 뛰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첼시의 공격으로 후반이 시작되었다. 위건의 수비진영에서 날아온 공을 왼쪽 측면에서 로달레라가 달려들며 공을 잡았지만 로달레라가 왼쪽으로 한번 접는사이에 알렉스가 재빨리 공을 걷어내었다. "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현준 역시 자신쪽으로 공이 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건의 선수 한명이 붙어서 몸싸움을 걸었고 현준과 함께 위건의 선수가 동시에 허공으로 솟구쳤다. '이 정도는...!' 자신이 약간 우습게 보였던 탓일까? 조금은 설렁한 부딪침에 현준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무리 50% 라고는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이다. 퉁! 현준의 머리에 맞은 공은 그대로 옆으로 떨어지며 램파드에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램파드는 착지 후 득달같이 앞으로 달려나가는 현준의 향해 공을 찼다. '어디로 보내지?' 램파드의 패스를 받고 하프라인을 지난 현준은 위건의 선수들이 자신을 향해 달라붙기 시작하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머릿속에 위건의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같은 팀의 첼시 선수들의 움직임이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측면에서 달려 들어가고 있는 한 선수가 현준의 머릿속에 들어왔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악마의 기운은 현준이 그가 누군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데뷔전때 자신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켜 어시스트로 만들어 준 니콜라스 아넬카였다. 뻐엉! 강한 위력이 담긴 현준의 스루패스가 위건의 수비진 사이를 뚫고 아넬카에게로 향했다. 조금은 부정확했지만 아넬카가 공을 잡기에는 무리가 없는 패스였다. [아넬카! 슛! 골!!! 역시 첼시! 골을 넣을 줄을 알아요!] 그리고 오른쪽 사각에서 공을 붙잡은 아넬카는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시켜 골을 터뜨렸다. [기가 막힌 슛이예요! 각이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왼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었습니다! 김현준의 선수의 패스도 돋보였어요! 투입된지 3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공격포인트를 기록합니다.] 입에서 침이 튀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말을 하는 해설자였다. 벌써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그것도 전반전에 위건의 압박에 밀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와중에 교체로 투입되어 순도높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터진 골에 귀가 찡하게 느껴질 정도로 큰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메웠다. "좋은 패스였다." "고마워요. 아넬카." 당신이 잘해서 골을 넣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현준의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짤막한 대화가 전부였다. 현준의 패스로 골을 넣은 아넬카는 세리모니를 하고는 현준에게로 다가와 어깨를 툭 두드리고는 현준을 끌어안았다. 개막전에서도 현준의 어시스트로 골을 기록한데다가 오늘 경기에서도 현준의 패스를 받아 2골을 성공시킨 그였다. 램파드 역시 자신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는 뒤로 돌아서는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아..." 왠지 세계적인 미드필더중 하나인 그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에 현준은 조그마한 탄성을 내질렀다. 그렇게 0-2.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터진 골에 자신감이 붙은 첼시는 자신들의 본 모습을 드러내며 사자처럼 위건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6분 현준이 길게 크로스를 올린 공을 드로그바가 아래로 떨궜고 그 공을 다시 한번 아넬카가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위건의 골문을 갈랐다. 후반 33분에는 드록신이라고 불리는 드로그바의 대단한 플레이가 터져나왔다. 환상적인 터닝으로 위건의 선수를 바보로 만드는 그는 엄청난 스피드로 위건의 수비진영을 농락하고는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는 칼루에게 공을 밀어주었고 칼루는 텅빈 골문을 향해 골을 툭 밀어넣었다. '정말 대단하다...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은...' 뒤에서 드로그바를 커버해주기 위해 쫓아가던 현준은 그런 드로그바의 모습을 두 눈으로 톡톡히 볼 수 있었다. 왜 그가 세계적인 공격수중 하나인지를 보여주는 플레이였다. 그의 플레이는 자신이 악마의 기운 100%를 흡수한 모습과도 거의 흡사했다. 환상적인 드로그바의 플레이에 블루스의 열광적인 함성이 터져나왔다. 그러한 함성속에서 현준은 멍하니 드로그바를 바라보았다. 이런 선수들과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즐거웠다. 빨리 자신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이런 모습을 동료선수들 그리고 서포터즈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뭐해? 준. 너도 세리모니 같이 해야지." 멍하니 서 있는 현준을 보고는 램파드가 등을 툭 치고는 현준을 떠밀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에 램파드는 슬쩍 손가락으로 드로그바와 칼루를 가리켰다. "너도 이제 블루스의 일원이다.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으면 다른 선수들과도 좀 더 친해지는 게 좋아.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니까." "아...!" 드로그바의 축구화를 닦는 시늉을 하는 칼루 그리고 그 옆에 아넬카도 합류하고 같이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재빨리 현준도 드로그바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네 명의 선수가 흥겹게 세리모니를 펼치는 모습에 램파드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백업으로 동양의 조그마한 나라에서 영입된 선수. 아직 날카로움과 호흡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었다. "마음에 들었나 보지?" "뭐. 혼자 겉도는 모습이 조금 보여서 말이야. 그래도 같은 팀의 일원인데 말이지." 테리의 말에 램파드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현준의 영어실력은 간단한 대화를 제외하고는 몸짓으로만 대화를 하는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먼저 현준에게 친절하게 다가간 프랑스 선수인 아넬카나 카쿠타를 제외하고는 소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구단내에서 말이 없던 현준의 모습이 떠오른 램파드였다. ============================ 작품 후기 ============================ 공염 : 사실 작가분은 허정무의 지능적 안티 > 허허...설마요; 허정무 감독은 원정 16강을 이룬것 만으로도 칭찬받아야하죠... 세룰리언 : 아마 리그너스님 작품은 조회수가 미친듯이올라갈겁니다 여태까지 댓글=연참 하고계셧으면 피토하셧을텐데 말이죠 ㅎㅎ > 지금도 피토하고 있어요.; 니꼬라지를알라 : 이미 몇몇분들이 써먹으신거죠...에디트라던가 기븐이라던가 > 네. 저도 두 작품을 재미있게 봤는데요. 뭐랄까 디씨? 이런 식으로 내용을 때우는 건 별로라 생각해서요. 기껏 기대하고 작품을 클릭했는데 그런 내용이면 ㅠㅠ. 게다가 센스가 철철 넘치는 댓글은 제 머리로는 쓰기가 좀 힘들다는... 별보다달보다 : 반칙으로 쓰러지는건 악마의 기운때문이 아니지 않나요? 몸은 이미 인간으로서 최상인데 그럼 몸싸움으로 쓰러지는건 말이 안되는거 같이 느껴지네요 차라리 태클에 공이 뺐기면 몰라도 말이죠 > 긁적;; 몸이 좋다고 몸싸움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지금 시각 10:46분. 노블레스 무료라는 게 무섭긴 무섭네요. ㅡㅡ; 악마의 계약을 연재한지 한달동안 대략 60만에 가까운 조회수를 얻었는데 오늘 하루만 14만...뭐지 이건? 자고 일어나서 개깜놀. 주간지 수준으로 연재하는 대항해시대도 갑자기 급 치고 올라와서 투베 6위...투베 10위내에 2작품이 올라가다니 스샷을 찍고 싶을 정도로 영광이었습니다. 독자님들 덕분에 투베 1위도 진짜 오랜만에 차지해보네요. 언제 투베 1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단 하루뿐이라 선작많이 하신분들은 지금도 미친듯이 읽고 계시겠죠. 다들 화이팅. 어찌되었든 즐감하시고! 좋은밤 보내세요! 댓글 = 연참! 00104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현준이는 언제 나오려나..." "멍청이 첼시 감독. 현준이를 빨리 내보내야지..." 수진을 비롯한 레인보우 샤베트멤버들은 숙소에서 자리를 피고는 TV 시청을 하는 중이었다. 늦은 새벽이었지만 연습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씻고 나니 벌써 1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이제 데뷔날짜까지 잡혀 있었기에 피곤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소녀들의 이야기의 중심은 바로 김현준이었다. "현준 오빠 나오기 시작했어요!" 현준도 투입되지 않은데다가 전반전에도 첼시가 고작 1골 밖에 터뜨리지 않았기에 TV 에 대한 관심을 끄고 현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현준이 투입되었다는 캐스터의 말에 혜나가 짤막하게 외쳤다. 그리고 경기에 투입되자마자 공격수로 하여금 골을 터뜨리게 만드는 완벽한 패스로 공을 연결시키는 모습에 세 여인들은 탄성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우와...우와...봤어요? 어떻게 저 멀리 있는 선수에게 정확히 공이 갈 수 있는 거지?" "멋지다...역시 현준이야." 그뿐만이 아니었다. 후반전에 투입되어 꽤 준수한 활약을 보였고 첼시는 후반전에만 5골이나 몰아치며 위건을 상대로 6-0의 대승을 거두었다. 캐스터와 해설자는 연신 첼시의 경기력에 대한 감탄을 터뜨렸고 있었고, 김현준에 대한 평가도 덧붙이고 있었다. 리그 2경기 교체 출전으로 벌써 1 골 2 어시스트.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였다.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한국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에 캐스터와 해설자는 신이 난 듯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세 여인 역시 TV 를 끄고 누우면서도 잠이 들지 못한 채 계속해서 현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했다. "진짜 현준오빠는 대단한 것 같아요. 수진언니. 현준오빠 어떻게 알게 됐어요?" "어...? 어...?" 연지의 말에 수진은 당황한 소리를 내뱉었다. 그러고보니 한번도 멤버들에게 어떻게 현준에 대해 만났는지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혜나가 궁금한 듯 베개를 턱에 베고는 수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대단한건 아닌데..." 어떻게 생각하면 부끄러우면 부끄럽다고 할 수 있는 과거였다. 누군가의 소개로 만난 것도 아니고 잠시 기분을 풀기 위해 간 클럽에서 현준과 하룻밤을 보내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서로 만남을 지속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빨리 말해줘요. 네?" "안돼. 비밀이야. 그건." "치이..." 골치 아프다는 듯 추궁을 피하는 수진의 행동에 혜나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자랑스럽게 현준과의 첫만남을 이야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혜나의 추궁에도 입을 다무는 수진의 모습에 연지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언니. 요즘 오빠랑 연락해요?" "아..." 연지의 말에 수진이 쓴 웃음을 지었다. 현준이 영국으로 간 이후 단 한번도 연락을 한 적이 없었다. 데뷔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던 탓이다. '번호가 그대로일까...?' 현준이 한국에서 쓰던 번호는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그 번호를 그대로 쓰는지는 알 수 없었다. 수진은 눈을 감았다. 숨이 턱 막혀오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데뷔를 하기 위해 연습에 집중하고 나서부터는 전화통화를 제외하고는 만난적도 없었다. 전화통화도 대부분 현준이 했다. 영국으로 이적을 할 때는 얼굴을 보지도 못했다. 딱 한번 현준이 영국으로 가기전에 만났던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거기까지 생각 현준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오랫동안 꿈을 꾸며 기다려왔던 데뷔 때문일까? 그의 여자친구인데도 왠지 그에게 소홀히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소녀들이 곤히 잠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진은 잠이 오지 않았다. 대승을 거둔 위건과의 경기가 끝난 다음날 현준은 느긋하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경기 시합 후 다음날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리리스 역시 한가롭게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냠..." "......그건 어디서 났어요?" "사왔어." 하겐다즈. 미국의 루벤 매투스가 1961년에 창시한 아이스크림 브랜드이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이스크림회사였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슬그머니 냉동실 문을 열고는 다시 문을 닫았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냉동실에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니 이름 파니까 좀 더 주더군." "......그래도 되는 거예요?" "나야 모르지." "......" 뭔가 무책임한 대답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렇게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초인종 벨이 울렸다. 새미였다. 일주일에 3번 현준의 영어를 봐주는 그녀였고 오늘이 그 3일 중 하루였다. "어서오세요." "응. 현준이. 어제 활약 봤어. 대단하던데?" "뭘요. 아직 부족해요." 새미의 칭찬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영국과 한국의 매체에서는 벌써 블루스의 신입생이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떠들고 있었지만 현준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고작 악마의 기운 50%만을 흡수하고 경기에 출전한 자신이었다. '어떻게든 새미누나하고 진도를 나가야 할 텐데 말이지...' 영어공부가 시작되었지만 현준의 머릿속은 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영어역시 중요했지만 현준에게 있어서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일이었다. "다음 경기는 언제있어?" "그러니까...28일에요. 스토크 시티하고의 홈경기가 있어요." "당연히 승리하겠지?" "물론이죠." 현준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 초반부터 챔피언의 위용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는 첼시다. 벌써 2연승 2경기에 무려 12골을 퍼부었다. 만나는 팀 족족 쑥대밭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작년을 포함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치른 5경기에서 무려 29골을 터뜨렸다. "하긴 요즘 첼시 상승세가 무서우니까. 덕분에 주위에 있는 블루스들이 살판 난듯 맨날 첼시 얘기만 한다니까. 현준이 너 혹시 9월달에 한국 가?" "한국이요?" 현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새미를 바라보았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새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너 A 매치 경기에 출전 안해? 9월 7일에 이란과의 평가전 있잖아." "......그런가요?"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 듣는 얘기었다. 남아공 월드컵이 종료된 이후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그 후 조광래 감독이 새롭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감독직을 맡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다. 더불어서 나이지리아하고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뒀다는 것도 말이다. 현준의 시선이 리리스에게로 향했다. 자신의 모든 스케쥴은 에이전트인 그녀가 알고 있으니 말이었다. "축구협회에서 요청은 들어왔어. 그리고 안간다고 했어." "네...?" 대한민국의 선수로써 태극마크를 달고 A 매치에 뛰고 싶은 것은 당연했다. 하물며 자신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힐 수 있는 기회였다. "월드컵때 차출하지 않았던 일도 그렇고 해서 한방 먹어보라고. 게다가 안첼로티 감독도 차출 거부했어. 선수 적응문제로 말이지. 게다가 그냥 평가전이잖아? 뭐 축구협회에서 강제적으로 선수 차출이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말이지." "차출 거부하면 징계 먹는 거 아시잖아요?" 축구협회 상벌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 축구단 운영규정과 협회 및 대표단의 지시명령을 위반하거나 훈련규범을 지키지 않는 자'는 출전 및 자격정지 6개월 이상이라는 징계를 받게 되었다. FIFA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선수가 부상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소집에 불응할 경우에는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징계를 해당국가 축구협회에 요구할 수 있었다. 뭔가 대단한 대화가 오고가자 조용히 입을 다물고 눈치를 살피는 새미였다. "그쪽이 알아서 하겠지. 게다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차출하지 말라고 얘기했으니까. 곧 연락올꺼야." "......" 뭔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대단한 무언가가 휙휙 오갔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낀 현준이었다. 하지만 뭐라고 할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른 에이전트라면 모르겠지만 자신의 에이전트는 바로 리리스. 자신의 축구실력을 크게 상승시켜준 악마이자 마왕이었다. "지금은 국가대표보다는 클럽에 충실 하는 게 좋을꺼야.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지만...알지?" "네. 그렇긴 하지만..." 리리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현준은 못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조광래 감독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강제로라도 자신을 차출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태극마크. 악마의 기운은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축구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회가 오니 말이었다. 그런 현준의 시선이 슬쩍 새미에게로 향했다. 00105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이렇게 얻어먹어도 되려나...?" "뭐 어때요." "그래도 조금은 부담스러워서 말이야. 게다가..." 말을 마친 새미는 주위를 힐끗 둘러보았다. 두 경기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지만 현준의 모습을 알아본 탓일까? 현준을 힐끔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이 못내 부담스러웠다. 부드럽게 흐르는 음악이 귓가를 자극하는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이었다. 잘 정돈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새미의 눈에 들어왔다. "비싼거 같은데..." "이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어요." "하긴..." 현준의 말에 새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메뉴판을 펼쳤다. 현준이 누구던가? 첼시 FC 소속의 선수였다. 프로축구 선수가 받는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식탁위에 놓여졌다.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뭐 어때요."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썰어서 새미의 접시와 바꿔놓고는 포크를 건네주고 다시금 자신의 스테이크를 써는 현준의 모습에 새미는 부담스럽다는 표정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조금은 부끄러웠다. "에이전트 무섭더라. 리리스라고 하셨지?" 식사를 하며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던 현준의 귓가에 새미의 음성이 들려왔다. "네? 리리스님요?" "응. 엄청 이쁘시기는 한데...뭐랄까? 다가가기 힘들다고나 할까?" 첫 인상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오늘 현준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했던 새미였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묻어나오는 강렬한 아우라가 압박하는 느낌이었다. "뭐...좀 그렇죠. 게다가 막무가내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현준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1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만났지만 아직도 그녀의 행동을 종잡을 수 없었다. 악마라 그런지 인간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대책없이 속이 답답할 정도로 마음대로 행동하는 그녀였다. "국가대표 출전 못하면 어떻게 돼?" "잘 모르겠어요. 강제차출하면 가긴 가야죠. 뭐." 21살도 넘었고 다른나라 국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다른 나라 축구대표팀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만약 국가대표 차출이 들어오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뛰는 것에 대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현준도 그것을 원하고 있었기에 차출을 거부해 괜히 엄한 징계를 먹고 싶지는 않았다. "한국언론에서 이것저것 떠들텐데..." "그런것은 신경 껐어요. 예전에 제대로 악의적인 기사 때문에 마음고생좀 했었거든요." "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스테이크를 입에 넣으며 말하는 현준의 말에 새미는 짤막한 탄성을 내뱉었다. 올해 초 였던가? 폭력사건으로 인해 현준이 네티즌들에게 꽤 욕을 먹었던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한 현준은 새미와 함께 레스토랑 밖으로 나왔다. 이미 밖은 캄캄해져 있었다. "그럼 이제 슬슬 돌아갈까? 너도 내일 훈련있지?" "아...네." 새미의 말에 어디로 갈까 잠시 생각을 하던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어떻게든 그녀와 진도를 나가야 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자신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친근하게 대해주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계약관계인데다가 한국의 몇 안되는 프리미어리거라는 유명한 축구선수를 본다는 동경 그 이상의 감정은 없어 보였다. 그렇게 새미를 돌려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현준이었다. "그냥 왔냐?" "네. 기껏해봤자 오늘 처음으로 식사를 나눈 것에 불과하다고요. 아직 갈길이 멀어요." "그렇겠지. 3라운드 스토크시티전도 얼마 남지 않았고 말이야." "......"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창문가로 시선을 돌렸다. 다음 경기에 대한 걱정이 가슴을 답답하게 가득 메웠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여자를 안을 수도 없었다. 콜 걸을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의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현준의 모습을 리리스는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았다. 현준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분명 여자문제가 분명했다. '어떻게 할까나...' 여러 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현준을 타락시키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아마 현준이 자신을 제외한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까지는 꽤 오랜시간이 걸릴 게 분명했다. 자신의 순수한 마력이 여자를 미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하지 않는 것을 보면 싫다는 여자를 강제로 안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는 않을 게 분명했으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본래 별다른 실력이 없는 현준의 부진은 어쩔 수 없었고 사방에서 들어오는 압박에 알아서 무너질 터였다. '다른 방법도 있고 말이지...' 자신이 도움을 주는 방법도 있었다. 희연과 마찬가지로 강제로 여자를 안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분명 현준은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경기에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현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계속해서 100% 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려고 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것이 현준을 타락시킬 게 분명했다. 악마의 기운 100%를 흡수할 때 마다 그가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 역시 점점 타락할테니 말이었다. '아무래도 후자가 부작용도 없고 좀 더 빠르겠지?'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계속해서 흡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풍기는 기운도 그리고 성격도 조금씩 변할게 분명했다. 그러다가 악마로 각성을 하게 되면 이 녀석을 데리고 마계로 돌아가면 자신의 목적은 달성되는 것이었다. "후후후..." 마왕조차도 불가능한 순수한 마력을 지닌 악마의 모습을 상상하자 괜시리 짜릿함이 몰려왔다. 그렇게 히죽 웃는 리리스의 모습에 창밖을 바라보던 현준이 고개를 돌렸다. "무슨 즐거운 일 있어요? FM 이적이라도 잘 된 건가?" "아아...뭐 그렇지? 걱정이 많은 듯 싶은데 내가 도움이라도 줄까?" "도움요...?" 리리스가 물어보자 현준은 리리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무슨 도움을 준다는 말인가? 아니 도움을 줄 수 있을 테지만 왠지 두려웠다. 적어도 그녀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그 대가의 대부분이 섹스이기는 했지만 요즘엔 그 대가를 치르는 것도 힘들었다. 워낙 격렬하게 자신을 탐하는 리리스 때문에 그때의 느낌을 떠올리던 현준은 고개를 흔들며 치를 떨었다. "요즘 너무 힘들어서 대가를 치르기가 좀..." "아아...대가는 없어도 돼." "없어도 된다고요...?" "그래." 리리스는 태연스럽게 말했다.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힘을 주면 언제나 대가를 받아갔던 그녀였다. 자신의 순수한 마력이나 계약의 힘을 가져갔으니 말이다. "어차피 악마의 기운을 100% 흡수해야 하는 거 아니었어?" "그렇긴 한데...여자도 없잖아요. 혹시 리리스님이 50% 말고 더 높은 악마의 기운을 주시려고...?" "예전에 말했던 대로 난 50% 기운만 네 놈에게 줄 생각이야. 마계를 지배하는 마신인 사탄님에게로 그렇게 말했고 말이야. 나머지는 네 놈이 알아서 구해야지." "그렇다면...?" 아까부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미소를 지어 자신의 새하얀 이와 잇몸을 드러내며 몸을 일으켰다. 그런 리리스의 행동에 현준은 그녀의 눈치를 보며 시선을 돌렸다. "문제는 악마의 기운이지?" "네...네." "새미라고 했던가? 내가 해결해 줄게." "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떨리는 현준의 눈동자가 마주한 리리스는 바짝 현준의 곁으로 다가왔다. "내일모레지? 김새미라는 인간 여자가 오는 날이 말이야. 기대하라고." 그리고는 피식 웃으며 현준의 귓가에 속삭였다. 고운 미성이었지만 현준의 귀에는 그 목소리가 너무나도 위험하게 들렸다. 28일 토요일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인 첼시 vs 스토크시티의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었다. 풀럼가 근처에는 첼시 팬들과 스토크시티의 팬들이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었고 팬들은 각종 응원도구와 깃발들을 휘두르며 경기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스토크시티 선수단의 버스가 들어오자 스토크시티 팬들은 커다란 환호를 첼시팬들은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오늘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 때문이야? 낙심한거 아냐?" "아뇨. 그런거 아니예요." "다음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서 선발을 따내라구. 아쉬운걸? 이번에도 너의 패스를 받아서 골을 넣을까 했었는데 말이야." "4라운드에는 선발 출전하도록 노력해볼께요." "그래야지." 오늘 현준은 스토크시티와의 경기 스쿼드에 들지 못했다. 그도 그럴듯이 훈련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감독과 스탭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탓이었다. 리리스와의 관계로 인해 체력이 떨어진 게 주된 이유였다. 니콜라스 아넬카의 말에 앉아있던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는 악마의 기운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으니까...' "확실히 악마는 악마야. 대체 새미누나를 어떻게 한건지..." 오늘 현준이 지니고 있는 악마의 기운은 0%. 경기에 출전하지 못 할거라는 말에 어젯밤에는 푹 잠이 들었던 현준이다. 오늘의 결장에 대해서 별별 말이 나오긴 하겠지만 별다른 걱정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저께 새미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머엉.... 글이나 열심히 쓸까 했는데... 집에서 혼자 살다보니 그냥 갑자기 급 외로움 및 더워서 맥주 피쳐와 믹스너트를 사와서... 혼자 주구장창 들이켰습니다. 덕분에 글도 제대로 못쓰고...머엉...오늘은 좀 쉬어야 겠네요. 내일 일어나서 쓰던가 해야지...그럼 즐감하시고 덧글 = 연참 할께요. 좋은 밤 보내세요. 00106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괜찮아...괜찮아...다 잘 될 꺼야..."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가 열리기 이틀 전, 현준은 자신의 방에서 눈을 감은 채 자신을 위로하듯 계속해서 중얼거리고 있었. 오늘은 자신의 영어를 가르치는 과외선생인 새미가 현준의 집을 방문하는 날이었다. 더군다나 오늘은 단순히 그녀에게 영어만 배울 생각이 아니었다. 바로 억지로라도 그녀와 관계를 맺어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는 4번째 여인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리리스님이 도와준다고 했으니까..." 현준의 시선이 리리스에게로 향했다. 불안한 현준의 모습과는 대조되듯 리리스는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었다. "잘되어야 할 텐데...휴우..." 현준은 나지막히 중얼거리고는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잉글랜드 생활도 크게 달라질 게 분명했다. 주기적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느냐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새미는 첼시 FC 에 계약되어 있는 몸인 만큼 자신이 첼시에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관계를 맺어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품으로 끌여들어야 했다. 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새미가 왔다는 것을 깨달은 현준은 재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쪼르르 달려가 문을 열었다. "현준이 안녕. 누나가 과제 내준 것은 전부 다했지?" "네? 하하하..." 새미의 말에 현준은 어색하게 웃었다. 훈련도 훈련이었고 어젯밤에는 생각할 게 많았던 터라 새미가 내준 과외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새미는 고개를 휘휘 저으며 말했다. "힘든 것은 알겠는데 과제는 꼬박꼬박 해야돼. 언어라는 것은 쓰지 않으면 금새 잊어버리거든." "알겠어요. 누나. 들어오세요. 뭐라도 드실래요?" "시원한 물이라도 있으면 부탁할게." "네." 새미의 말에 현준은 얼음물을 가져가기 위해 냉장고로 향했고 슬쩍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런 현준의 모습을 보고 리리스가 눈을 찡긋했다. 현준이 무슨 뜻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는지 모를 그녀가 아니었다. "리리스님도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새미의 인사를 받은 리리스가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새미의 앞으로 다가와 악수를 하려고 하는 듯 손을 내밀었다. 일상의 인간관계에 있어서 존경, 친애, 우정, 애정등을 표시하는 친근한 행동이었기에 새미는 자연스럽게 리리스의 손을 잡았다. '아파...' 리리스라는 이름의 에이전트가 영국 출신이었던가? 각 나라마다 악수를 하는 습관은 틀렸다. 프랑스에서는 살짝 가볍게 잡는 것에 불과했지만 영국 출신의 사람들은 손을 아주 강하게 잡는 편이었다. 가녀린 저 몸에서 대체 어떻게 이런 힘이 나오는지 새미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하아...?!" 그리고 리리스의 손을 떼어내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자신의 몸으로 무언가가 스며드는 느낌과 함께 온 몸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자 새미는 저도 모르게 신음성을 내뱉었다. 이상한 감각이 자신의 몸을 계속해서 콕콕 찌르고 있었다. "좋아요?" "아...아아..." 리리스가 장난기어린 듯 한 웃음을 지으며 새미의 귓가에 살짝 중얼거렸다. 리리스의 말에 새미는 무어라 대답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입을 열면 신음성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오늘따라 자신을 바라보는 붉은색의 리리스의 눈동자가 섬뜩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새미를 바라보던 리리스의 손이 천천히 내려가더니 새미의 종아리를 움켜쥐며 잡아당겼다. "하아악!!! 흡!" 리리스의 행동에 새미의 입이 벌어지며 신음성이 터져나왔고 벌어진 입술 사이로 리리스의 입술이 파고들었다. 새미는 거부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여자와 여자끼리 키스라니? 뭔가가 이상했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핥던 리리스의 혀가 새미의 입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리리스의 입술에서 배어나오는 달콤한 향기에 새미는 눈동자가 조금씩 풀리며 천천히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 "어렵지 않네." "......"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쓰러지는 새미의 모습과 함께 입맛을 다시는 리리스의 모습을 본 현준은 멍하게 두 여인을 번갈아보았다. 대체 방금 무엇을 본 것이란 말인가? 하지만 현준의 마음속에는 두 여자의 뜨거운 입맞춤이 똑똑히 아로새겨져 있었다. "나머지는 네 놈이 알아서 하도록."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몸을 돌려 다시 컴퓨터가 있는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천천히 새미에게로 다가간 현준은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는 있는 새미의 모습에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아까부터 몸을 움찔거리는 모습이 아파보였다. "누나...?" "으응...하아..." 자신의 목소리에 대답을 하는 것을 보면 정신은 있는 듯 싶었다. 슬그머니 현준의 손이 새미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새미가 현준의 목을 팔을 둘렀다. "아...!" "미...미안. 현준아...너를 너무 갖고 싶어..." 비록 자신이 원하기는 했지만 예상을 깨는 행동과 대화였다. 리리스가 도와준다고 했고, 악마가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단숨에 사람을 변화시킬 줄을 몰랐다. 잠시 혼란스러워하는 현준의 모습에 새미는 자신의 이마위로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옆으로 쓸어내린 후 조그마한 손으로 현준의 얼굴을 감쌌다. 그리고 그 후는 일사천리였다. 비록 리리스가 보고 있었지만 익숙한 일인 만큼 현준은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았고 새미 역시 리리스가 있는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어나오는 신음성을 참지 않고 내뱉었다. "현준아...아...!!" 한껏 벌어진 다리사이로 느껴지는 거대한 남성의 감각에 새미는 계속해서 허리를 들썩였다. 자신의 몸 안으로 무언가가 요동치는 것이 느껴지며 쾌감이 계속해서 밀려들어왔다. 마치 이 쾌락만 있으면 세상이 끝나버려도 상관없다는 듯 새미는 계속해서 현준을 탐했다. 현준의 위로 올라선 새미의 가슴이 출렁이며 땀방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번에는 제가..." 그녀와의 관계로 인해 얼마나 많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을까? 자신의 남성을 빼내고 새미를 돌아눕힌 현준은 엉덩이가 들어올려진 새미가 침대의 베개에 얼굴을 파묻자 다시금 자신의 남성을 삽입했다. "아흑...!" 너무 깊숙하게 파고들었는지 새미가 고통스럽게 짧은 호흡을 내뱉었고, 허리를 숙인 현준의 손이 그녀의 입안으로 파고들었다. 리리스 때문일까? 아니면 남녀의 관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둘의 행위는 한참이나 지속되었다. 현준이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오랫동안 현준을 받아들이고 있는 새미였다. 리리스의 권능에 의해 새미는 쾌락만을 갈구하며 흥분의 끝으로 내밀리고 있었다. 그렇게 현준은 리리스의 도움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4번째 여인을 손에 넣게 되었다. 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내며 스토크 시티를 제물삼아 3연승에 도전했던 첼시는 한수 아래로 칭해지는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0 승리를 거두었다. 초반부터 철저하게 수비만 하고 있는 스토크시티였다. 그러면서도 간간히 역습을 노리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는 했지만 결국 먼저 골문을 연 것은 첼시였다. 전반 11분에 램파드가 패널티킥을 실축하기는 했지만, 전반 31분 스토크 시티의 역습이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인 지주인 존 테리에게 끊겼고 공을 몰고 나오던 테리는 수비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넣었고 어느새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던 말루다가 스토크 시티의 소렌센 골키퍼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는 재빨리 골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후반 75분 아넬카가 소렌센 골키퍼에 걸려 넘어지며 패널티킥을 얻어내었고 드로그바가 성공시키면서 그렇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는 2-0 으로 종료가 되었다. "그럼 다음 경기엔 출전하는거야? 램파드 선수와 테리 선수는 괜찮아?"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 같은데..." 새미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토크 시티와의 3라운드 경기가 끝난 직후 갑자기 통증을 호소했던 두 선수였다. 그리고 램파드는 사혜부 탈장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존 테리는 오른쪽 다리에 햄스트링과 근육부상을 입었다는 청천벽력과도 소식이 첼시를 강타했다.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몰아치고 있는 첼시였다. 3연승을 비롯해 3경기동안 넣은 골이 무려 14골. 경기당 5골을 퍼부은 것이다.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라운드 풀럼전에서 2-2 로 비기며 승점 3점을 쌓지 못했고 리버풀 역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3-0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아스날 또한 1라운드 리버풀과의 빅매치에서 1-1 로 비기며 2승 1무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팀의 주축인 두 선수의 이탈에 선수단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다음엔 어디랑 경기를 하는 거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인가?" "네. 웨스트햄하고의 원정경기가 있어요." "흐응...잘했으면 좋겠다. 교체로 출전 하는거야?" "글쎄요..." 현준은 자신의 코를 긁으며 말했다. 비록 대화는 할 수 없지만 감독이나 코치, 스탭을 물론 동료 선수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는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새미를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게 되며 조금씩 자신의 모습이 돌아오고 있었다. 현준의 폼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자 결국 안첼로티 감독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램파드의 대체자로 현준을 선발 출전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선발 출전이었다. '하지만 왠지 자신이 선발 출전해요'라고 확신하며 새미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확실한 것은 경기가 시작되어야지만 알 수 있었다. "누나도 웨스트햄 경기에 오세요?" "물론 가지. 나도 블루스인데." "아...!" 새미에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차에 첼시 앰블럼 모양의 방향제가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현준이 웨스트햄전에서 출전해 공격포인트를 올린다면 내가 한턱 크게 쏠게." 환하게 웃는 새미의 모습에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슬금 새미의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 현준의 행동에 새미의 눈동자가 조심스레 흔들렸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는 새미다. "지금은..." 리리스가 걸었던 암시가 계속해서 남아있는 것이었을까? 첫 번째 관계 이후로 현준을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 새미였다. 그날의 강렬한 기억이 너무나 뇌리속에 강하게 박혔기 때문이었다. 마음은 원하지 않아도 몸은 현준의 찾고 있었다. "리리스님도 안계시잖아요." 오늘따라 어디를 갔는지 아침부터 사라지고 없는 리리스였다. "부...부끄러운데..." 현준의 말에 새미의 심장이 두근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현준의 손에 이끌려 현준의 품에 안겨 있던 새미는 천천히 현준을 밀어내고는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9월 11일 토요일. 업튼 파크에서 웨스트햄은 첼시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를 치르게 되었다. 앞서 있었던 에버튼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끝나기 직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두골을 연달아 허용하며 3-3 무승부를 거두었다. 그 탓에 리그 선두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한걸음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 첼시였다. '박지성 선수가 나오긴 했는데...'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때 교체 출전하고 난 이후 오늘 에버튼 전에서도 후반 80분에 교체 출전을 한 박지성이었다. 열심히 뛰어다니기는 했지만 워낙 늦은 시간에 투입된터라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박지성 선수였다. 그에 반해 이청용 선수는 팀의 주전입지를 단단하게 구축하고 있었다. 개막전에서부터 선발 출전을 하더니만 2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시즌 1호 도움을 올렸던 것이다. 그리고 3라운드 버밍엄전에서도 선발출전해 풀타임으로 활약했고 오늘 아스날전에서도 선발출전할거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이청용 선수도 오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현준은 말꼬리를 흐렸다. 비록 안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대한민국 국적의 선수였다. 애국심때문일가? 다른 국적의 선수들보다 더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했다. 자신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공격포인트를 올릴 생각이었다. 손목에 차고 있는 악마의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왼쪽 아래에 있는 두번째 원. 자신이 보유한 악마의 기운을 나타내는 그 원안에 있는 시계바늘은 3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로 악마의 기운이 100%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었다.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새미 누나가 있는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돼..." 잉글랜드에와서 처음으로 50%보다 많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 훈련에 참가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만족스럽게 악마의 기운을 원할하게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이정도로 충분했다. 다행히 오늘 경기에는 첼시 수비의 주축인 존 테리가 부상에서 돌아와 합류하기는 했다. 하지만 램파트는 결장한 상태. 그리고 그의 대신으로 자신이 투입되는 첫 경기였다. "긴장되지, 준?" "아! 깜짝 놀랐잖아. 카쿠타." "아까왔었는데 말이지." "미안미안. 잠깐 딴 생각을 하고 있었어. 절대 긴장한 거 아니야." 어느새 왔는지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갈아입던 카쿠타가 현준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경기에는 친하게 지내던 카쿠타도 교체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비록 아넬카나 드로그바 칼루와 같은 공격수들에게 밀려 선발 출전은 하지 못했지만 교체선수로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카쿠타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긴장이 되었지만 그것에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기에 고개를 저은 것이다. "선발 첫 출전이지? 잘해. 준." 햇빛에 잘 탄 새카만 얼굴에 고불고불한 짧은 머리가 인상적인 데다가 성격 좋은 카쿠타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카쿠타는 현준의 어깨를 탁탁 두드리며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당근덮친토끼 : 폭참하셨네요 ㅋㅋ 근데 현준이 육체가 완벽하게 된 것 치고는 체력이나 기타등등이 많이 약하지 않나요? > ......므흣함이 얼마나 체력을 잡아먹는지는 굳이 말 안하겠습니다... 깜장이아찌 : 잘보구 갑니다 항상 연재 감사 합니다...맥주는..크..좋쳐 저두 방금 맥주에 치킨...큽...살이찌내요...살아살아 내살들아..ㅜ.ㅜ > 큰일났습니다. 피쳐 한박스 사왔는데 벌써 혼자 2병을 다 먹었네요. 내일 출근인데 미쳤네... 오늘은 한편만 올리도록 할께요. 약간의 음주가 섞이긴 했는데 오후부터 글을 쓰려던 게 손이 너무 아파서 너무 힘들더군요. 어느새 글 쓰는것도 일이 되버린 기분이 살짝 묘하군요. 매번 1,2개월 빡세게 글쓰고 잠수하고 한참뒤에 나타나 또 빡세게 1,2,개월 글쓰고 잠수했었는데; 그 이유가 뭐...다들 아시다시피 게임인 탓이 좀 크지만 타자를 많이 치다보면 팔이 아파서였는데 또 이 증상이 왔군요. 그래도 꾸준히 한편이라도 올리도록할께요. 내일은 여러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다들 즐감하시고! 좋은 밤보내세요. 댓글 써주시면 2편쓸거 3편 써드리죠. 00107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은 오늘 경기에서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들끼리 긴장을 풀며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었고 교체로 벤치에 앉는 선수들 역시 언제라도 투입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벌써부터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라커룸 안으로 안첼로티 감독이 수석코치를 대동한채 들어왔다. "블루스의 위대함을 알리고 승리를 쟁취하러 가자. 오늘 선발출전명단은 다 알겠지?" "네!" 안첼로티 감독의 말에 모든 선수들이 우렁차게 대답을 했다. 경기장에 들어서기에 앞서 안첼로티 감독은 선발로 출전하는 각각의 선수들에게 한마디씩 말을 건넸다. 오늘 어떻게 플레이를 하라는 일종의 주문이었다. 그리고 안첼로티 감독이 현준의 앞에 서며 말을 하기 시작했고 통역관이 옆에서 통역을 하기 시작했다. 리리스의 권능으로 언어의 듣기만큼은 완벽하게 구사했지만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했기에 중요한 내용을 전달할 때 현준의 옆에는 통역관이 있어야 했다. "램파드의 부상이 생각보다 길다. 수술은 잘됐지만 회복이 더디다고 하더군." "......" 안첼로티 감독의 말에 통역관이 옆에서 통역을 해주고 있었지만 이미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현준은 굳게 입을 다물고는 안첼로티 감독을 바라볼 뿐이었다. "원래는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윈터 브레이크때부터 램파드와 너를 번갈아 쓸 생각이었다.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는다면 너의 능력으로 충분히 램파드가 맡은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이렇게 일찍 경기에 투입할 줄은 몰랐다." 안첼로티 감독의 얼굴이 굳어졌다. 데뷔전부터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기는 했지만 아직 선수단에 합류한지 얼마 안되는 신인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그는 한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의 리그에서 뛰던 선수였다. 실력이 빼어나다고는 하지만 칼링컵이나 FA컵과 같이 비중이 조금 떨어지는 경기에서 선발 출전시키려고 했던 안첼로티 감독이었다. 하지만 램파드가 부상으로 선수단에서 이탈한 이상 그의 전력을 메워줄 선수로 낙점받은 현준이다. 다른 뛰어난 미드필더들도 첼시에는 많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전술대로 움직여줄 수 있는, 핵심선수인 램파드와 플레이가 비슷한 선수는 한국에서 영입한 현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안첼로티는 현준에게 기회를 준 것이었다. "선발명단은 알고 있겠지? 마이클 에시엔, 존 오비 미켈, 그리고 너다. 하미리즈나 플로랑 말루다, 요시 베나윤, 유리 지르코프와 같은 선수들보다 니가 뛰어나다는 것은 나한테 증명해라." "후우...알겠습니다." 현준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안첼로티 감독을 노려보았다. 가슴은 흥분으로 뜨거워지고 있었지만 머리는 무섭도록 차갑게 식어가는 듯 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안첼로티 감독은 현준의 어깨를 한번 강하게 움켜쥐고는 다른 선수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현준 선수가 오늘 선발 출전으로 확정되었죠?] 오후 11시. 늦은 밤이었지만 해외리그 축구 팬들에게는 치킨과 맥주라는 최고의 조합과 함께 하루의 피곤함을 쓸어내려주는 경기를 지켜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습니다. 프랭크 램파드 선수와 존 테리 선수가 3라운드 스토크시티와의 경기가 끝난 직후 통증을 호소했는데요. 램파드 선수는 스포츠 헤르니아 일명 탈장 수술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축구선수에게는 흔히 생겨나는 부상이죠?] [네. 존 테리 선수는 일찌감치 선수단에 복귀하기는 했지만 주축선수인 램파드 선수의 부상으로 선수단의 전력에 빨간불이 들어온 첼시인데 오늘 과연 선발출전하는 김현준 선수가 램파드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줄지가 기대가 되는군요.] 원조 미들라이커와 K 리그의 미들라이커. 더군다나 아까 전에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에버튼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기는 했지만 고작 10분밖에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아쉬움을 가져다 주었었다. 같은 시각 이청용선수과 리버풀을 상대로 선발출전하고 있는 만큼 스포츠 채널에서는 각각 따로 첼시와 웨스트햄, 그리고 볼튼과 리버풀의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불린 그라운드(Boleyn Ground)라 불리는 경기장.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FC 의 홈구장으로 업튼 파크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경기장이었다. 수용인원은 약 35000여명으로 피치석과 관중이 매우 가까운 경기장이기도 했다. 그 덕분에 그라운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I'm forever blowing bubbles, pretty bubbles in the air they fly so high nearly reach the sky and like reach the sky [웨스트햄 서포터즈 해머스 응원가 - I'm forever blowing bubbles] 해머즈 혹은 아이언스라고 불리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 훌리건스라는 영화로도 유명한 웨스트햄 서포터즈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유명한 과격한 서포터즈들이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서포터즈에 대한 일화는 유명했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의 일을 꼽자면 바로 일명 훌리건스 더비라 불리는 밀월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칼링컵 경기였다. 절대로 만나지 만나야 할 두 팀이 만났고 결국 경기는 동점 연장승부 끝에 웨스트햄의 3-1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밀월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무려 110년 동안 서로를 헐뜯어온 앙숙으로 런던 동쪽 지역의 서로 다른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세운 두 클럽은 축구 이외에도 생업으로도 경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클럽이 본격적인 갈등을 겪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였다. 불황으로 인한 파업과정에서 웨스트햄 팬들과 밀월 팬들을 기반으로 하는 두 회사가 갈등을 겪었고 서로에 대한 불만이 축구장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그런 라이벌 관계에서 벌어진 칼링컵의 경기에서도 역전승이 나오자 서포터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터졌고 그날 경기가 벌어졌던 그린 스트리트는 수많은 경찰이 동원되었지마 통제 불능상태에 빠졌고 곳곳에서 전투가 일어나며 결국 한명이 칼에 찔리며 응급실로 향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웨스트햄 서포즈들 앞에서도 블루스들 역시 자신들의 깃발을 흔들며 Blue is the colour 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Blue is the colour, football is the game We're all together and winning is our aim So cheer us on through the sun and rain Cos Chelsea, Chelsea is our name. [첼시 서포터즈 블루스 응원가 - Blue is the colour] Blue is the coluor. UK 싱글차트 5위에 오르기도 한 이 노래는 경기 시작전이나 끝난 후에 항상 나오는 노래인 만큼 첼시의 응원가 중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였다. 1972년 리그 컵 결승전에서 처음 불려졌으며 첼시의 첫 번째 공식 응원가이기도 해다. 이 외에도 Blue tomorrow, Blue day, Pride of London 등을 외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관중들의 열기가 대단하군요.] [그렇습니다. 서로 잉글랜드 내에서도 수 많은 서포터즈를 가지고 있는 클럽이다 보니까요. 훌리건스로도 유명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캐스터와 해설자가 말을 하는 동안 각 팀의 기와 함께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대형 스크린에 선발로 출전한 현준의 얼굴이 잡히자 중계카메라는 일제히 그 장면을 한국의 팬들에게 보내주고 있었다. 올해 블루스에 영입된 신인선수중 하나로 2경기 교체 출전으로 1 골 2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선수인 만큼 현준에 대해서도 열화와 같은 환호성을 질러주는 블루스였다. 아직 현준에 대한 응원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현준이 서포터즈들 사이에서 람반장이라고 불리는 램파드와 똑같은 활약을 팬들에게 선사한다면 블루스는 언제나 그를 위한 응원가를 만들어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오늘의 경기에 현준은 서포터즈들에게 보여줘야했다. ============================ 작품 후기 ============================ 글을 쓰면서 잉글랜드 훌리건스에 대해서 본의 아니게 조사했는데... 확실히 무섭긴 무섭더군요. 축구에 미친 사람들이란... 특히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인터 시티 피름, 밀월의 밀월 부시 워커스, 첼시의 첼시 헤드헌터스등... 대단하더군요. 축구의 위력이란... 00108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이번 시즌 첼시의 안첼로티 감독은 자신의 특기인 4-4-2 다이아몬드 전술을 시도할 거라는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첼시의 전통이라 불리는 4-3-3 전술을 사용했다. 물론 기존의 역삼형 미들진과 측면 윙포워드를 이용하는 형태에 비교해 변형을 가한 전술이었다. 그 변화는 바로 중앙미드필더 부분이었다. 불세출의 미드필더인 마이클 에시엔과 함께 말루다가 공격의 키 플레이어로 발전했고, 존 오비 미켈도 급성장을 이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스타팅 전술상 4-3-3의 포메이션으로 3명의 미드필더만이 존재하지만 말루다 혹은 아넬카가 공격수이면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소화하며 노련하게 팀원들과 연계플레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오늘 난 100%의 기운을 흡수했어. 더군다나 동료들도 있다.' 라커룸에서 봤었던 선수들의 눈빛에는 자신에게 대한 알량한 질투와 심술이 담겨져 있지 않았다. 단 하나, 이번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서포터즈에게 승리를 선사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감 뿐이었다.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이런 갑자기 큰 경기장에서 수 많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야유를 들으며 실력을 펼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자신은 이제 막 프리미어리그 3경기를 치루는 신출내기였다. 하지만 걱정이 들지는 않았다. 악마의 기운은 컨디션이나 기분에 좌우되는 능력이 아니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에 현준은 정신을 퍼뜩 차렸고,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자, 경기 시작됩니다.]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는 것을 확인하며 하며 중계를 시작하는 캐스터다. 벌써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한국에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현준이 오늘 첫 선발출전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되는 것이다. "준!" 파울로 페레이라가 수비방향으로 스로인을 한 공을 이바노비치가 잡았고 이바노비치는 곧바로 미켈에게로 그리고 미켈은 현준에게로 공을 돌렸다. 현준이 공을 잡자 웨스트햄의 한 선수가 현준의 공을 뺏어내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공을 잡은 현준은 무게중심을 낮추고는 공을 완벽하게 소유하며 천천히 드리블을 시작했다. "후욱..."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지닌 자신이다. 왠만한 몸싸움은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었다. 빠르게 숨을 고르며 현준은 끈질기게 달라붙는 웨스트햄 선수의 몸싸움에서 이겨내고는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런 현준의 머릿속에는 그라운드 위에서 뛰고 있는 22명의 선수들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독 동료들중 위험한 위치에서 파고들어갈 준비를 하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디디에 드로그바. 첼시 FC 의 주전 공격수이자 코트디부아르가 낳은 최고의 축구선수인 그였다. 걸출한 기량과 해결사적인 면모로 인해 한국팬들사이에는 '드록신'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선수였다. '보낸다!' 생각과 함께 움직임은 동시에 이루어졌다. 드리블을 하던 현준은 왼발을 축으로 삼고 강하게 오른발을 휘둘렀다.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잔디를 가르며 낮게 휘어져 웨스트햄 수비수들의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디디에 드로그바는 현준의 생각대로 어렵지 않게 공을 터치하고는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아아!!! 수비수들을 무력화시키는 완벽한 스루패스와 이어지는 깔끔한 슈팅. 하지만 디디에 드로그바의 슈팅은 웨스트햄의 골문을 지키는 로버트 그린의 선방으로 골문 밖으로 흘러나갔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홍역을 치루고 데이비드 제임스에게 자리를 뺏기기는 했지만 몇 년동안이나 잉글랜드 국가대표의 골문을 지키던 골키퍼였다. [드로그바 슈웃!!! 아!!!] 첼시 FC 의 서포터즈인 블루스들이 빙의라도 한 듯 경기 시작부터 안타까운 기회를 놓친 탓에 캐스터의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해설자로 옆에서 아쉽다는 듯 말을 잇고 있었다. [아! 김현준 선수 완벽하게 찔러주었고 드로그바 선수 역시 대단한 슈팅을 날렸지만 로버트 그린 골키퍼가 잘 막았습니다.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첼시 인데요.]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오늘은 몸이 좀 풀린 듯이 보이죠?] [네. 방금전에도 웨스트햄 수비수들의 업사이드 트랩을 피해서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디디에 드로그바 선수를 잘 보고 잘 찔러 넣어줬거든요.] 방금전 플레이 영상을 돌려 보여주며 캐스터와 해설자의 설명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리고 첼시의 코너킥이 이루어졌다. 키커는 바로 현준이었다. 원래 램파드나 디디에 드로그바가 주로 찼지만 램파드는 부상으로 이탈했고 훈련에서 현준이 꽤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코너킥과 프리킥을 현준에게 차게끔 지시한 안첼로티 감독이었다. 우우우우!!! 코너킥을 차기 위한 준비를 하자 등 뒤에서 엄청난 욕설이 밀려들어왔다. 업튼파크는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워낙 가까운 탓에 무슨 말을 하는지 생생히 귀에 들려올 정도였다. '이럴 땐 모든 나라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는 게 나쁘기는 하네...' 자신에게 별의별 욕들이 향하자 현준은 고개를 좌우로 한번 까닥거리고는 패널티 라인쪽을 바라보았다. 경기 초반이기는 하지만 첼시와 웨스트햄 선수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좋은 위치를 선정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몇 걸음 뒤로 물러난 현준은 심호흡과 함께 앞으로 달려나가며 그대로 공을 찼다. 키이잉!!! '큭...' 따끔거리는 아픔이 느껴졌다. 많은 양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수록 통증이 조금 더 심하게 느껴졌다. 몸안의 신경세포가 아우성치며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충분히 참을만 했다. 악마의 기운이 지니고 있는 힘이 발동되며 멈춰진 선수들 사이로 붉은색의 점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어느 한 구역에 멈추고는 궤적과 함께 83%의 확률을 나타내었다. '충분해!' 현준의 오른발이 휘둘러졌고, 공은 안으로 휘어들며 패널티 라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검은색의 줄무늬 첼시의 어웨이 유니폼을 입은 한 남자가 뛰어들었다. [김현준 올렸습니다!! 헤딩!! 골!!!!] 전반이 시작된지 채 2분도 지나지 않은 시간에 터진 골이었다. 골의 주인공은 바로 마이클 에시엔. 존 테리 역시 같이 몸을 날렸지만 헤딩에 성공한 것은 에시엔이었다. 현준이 올린 공을 앞에서 짤라먹으며 그대로 골로 연결시킨 것이다. [벌써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김현준 선수가 확실히 오늘 몸이 풀렸어요. 코너킥도 굉장히 날카롭고 에시엔 선수의 쇄도도 좋았거든요.] [이렇게 되면 오늘도 첼시의 골폭풍을 기대해 볼 수 있겠는데요?] 경기 초반부터 나온 골에 블루스의 엄청난 환호성이 업튼 파크를 가득 메웠다. 그에 반해 해머스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첼시가 강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골을 허용할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던 그들이다. 너무나 이른 시간에 나온 골이라서 그런가? 해머스들 사이에 불안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1, 2라운드에서 첼시가 웨스트 브로미치와 위건을 상대로 얼마나 많은 골을 퍼부었는지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한 골을 허용하자 웨스트 햄 역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웨스트의 햄의 공격수인 오비나가 패널티 지역 우측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렸지만 안타깝게도 체흐의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9분경 역시 오비나가 기회를 잡고 오른발 강슛을 날리긴 했지만 공은 골대를 외면한 채 왼쪽으로 빗나가고야 말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웨스트햄에게 공격을 허용한 첼시가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현준을 필두로 마이클 에시엔, 존 오비 미켈로 구성된 첼시의 중앙미드필더 3인이 웨스트햄 선수들이 장악하던 공간을 조금씩 밀어내며 올라오고 있었다. 계속된 웨스트햄의 공세로 인한 반격의 시발점은 현준이었다. 악마의 기운 100%를 흡수했기 때문일까? 관중들의 함성소리에 묻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잠깐이나마 선수들의 상태를 파악해 미래를 알 수 있는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첼시선수들과 원할한 호흡을 보이고 있었다. 삐익!!! 웨스트햄의 미드필더인 스콧 파커의 반칙으로 첼시의 진영쪽에서 프리킥이 주어졌다. 페레이라가 체흐쪽으로 공을 돌렸고 체흐가 길게 공을 차올렸다. 공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합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마이클 에시엔의 머리에 맞은 공은 웨스트햄의 수비수인 매튜 업슨에게로 흘러갔다. 1996년 루튼 타운에서 데뷔한 이후 많은 클럽들을 거쳐서 2007 년부터 웨스트햄의 센터백으로 뛰고 있으며 2003 년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으로 데뷔하기도 한 검증된 수비수였다. 뻥!!! 공을 받고 잠깐 머뭇거리던 업슨은 첼시의 진영에서 머물러 오른쪽으로 치고 올라가는 피퀴네를 볼 수 있었고 곧바로 피퀴네쪽으로 낮게 공을 찔러넣었다. 하지만 그 공을 향해 미친듯이 뛰어가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김현준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업슨이 어느쪽으로 패스를 보낼지 예상한 현준은 곧바로 공의 방향을 알아채고는 그쪽으로 달려간 것이었다. 사람이 공보다 빠를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업슨이 찬 공은 현준이 있는 위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지나간다는 것을 악마의 기운이 알려주었기에 현준은 미리 피퀴네에게 공이 연결되기 전에 공을 가로챌 수 있었다. 00109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에시엔의 머리에 맞고 업슨에게로 공을 흘렀군요. 다시 웨스트햄의 공격이...! 김현준 가로챘어요!] [달려야죠! 공간이 텅 비었어요!] 공을 낚아채는 속도 그대로 현준은 웨스트햄의 진영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상승된 축구실력으로 인해 퍼스트 터치도 굉장히 매끄러웠다. 그리고 현준의 풀 스피드가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준의 폭발적인 가속능력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인 첼시 FC 선수들 사이에서도 으뜸을 자랑했다. 리리스가 구성해준 완벽한 신체와 악마의 능력이 조합된 결과물이었다. 엄청난 속도의 돌파에 웨스트햄의 포백중 하나인 제이콥슨이 어하는 사이에 현준을 막아내지 못하고 뚫리고야 말았다. 실책이었다. 그가 뚫리면서 현준은 곧바로 웨스트햄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로버트 그린과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어떻게 하지...?' 무서운 속도로 치고 들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그린은 순간적으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수비수들이 빠르게 복귀하고는 있었지만 첼시의 신입생으로 알고 있는 동양선수의 스피드는 그들의 추격을 완벽하게 뿌리치고 있었다. 달려나가서 현준의 슈팅코스를 막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수비수들을 기다려야 할 것인지 두가지 선택이 그린에게 주어졌다. 그리고 그린은 달려나가는 것을 선택했다. [로버트 그린 달려나옵니다!!] [김현준 선수! 침착해요 되요!] 캐스터와 해설자의 흥분된 소리가 울려퍼졌다. 현준 또한 그린이 달려나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과연 여기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야 할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경우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현준이 그런 생각을 하는 공안 로버트 그린은 공에 꽤나 가까워지고 있었고 슬라이딩을 하며 왼쪽 발을 쭉 뻗었다. 그리고 현준 또한 로버트 그린을 옆으로 지나쳤다. "공은...?!" 다리에 걸리는 감각은 아무것도 없었다. 재빨리 뒤를 돌아본 그린은 허공으로 살짝 뜬 공이 통통 튀기며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제이콥슨이 공을 걷어내기 위해 빠르게 골문쪽으로 달려가고 있었지만 이미 공은 골문안으로 굴러들어가 버리고야 말았다. [김현준 슛!!! 들어갑니다! 들어갑니다!!! 고...골!!! 골!!!!!] 관중들의 시선 역시 골문 안으로 들어간 공을 향해 있었다. 잠시동안의 정적. 그리고 주심이 골을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골을 확인한 승리자라도 된 듯 현준은 자신의 입가에 미소를 띄고는 양팔을 쫙 벌렸다. 골을 성공시킨 현준의 모습을 확인한 아넬카가 재빨리 달려왔고, 양팔을 쫙 벌린 현준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커헉!!!" 아넬카 뿐만 아니라 드로그바, 에시엔, 미켈과 같은 다른 선수들이 한번에 달려들자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존 테리가 마지막으로 현준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었다. "환상적인 플레이였다." "고마워요. 주장." 현준의 말에 존 테리는 현준의 뒤통수를 살짝 툭 치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We're afiraid of no-one 'cos we're better than them all Arsenal West Ham Palace Tottenham And Millwall Take a trip to SW6 and surely you'll agree We're called the Pride of London 'cos the Chelsea are supreme. [블루스 응원가 - Pride of London] 와아아아아!!!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런던이라는 같은 연고지팀을 두고 있는 첼시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다. 아스널 FC 와 토트넘의 북런던 더비나 웨스트햄과 밀월 FC 이스트런던더비가 유명하기는 했지만 첼시와 웨스트햄의 경기 역시 따지고 보면 런던더비였다. 가사에서 나오듯 아스널, 웨스트햄, 토트넘등 런던에는 수 많은 구단들이 있지만 자신들만이 런던의 대표하는 구단이고 런던의 자부심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응원가였다. 그리고 그런 첼시 원정팬들의 응원가들을 듣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들의 자존심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2-0. 현준의 원맨쇼로 전반 17분 한 골 더 달아나는 첼시였다. "완벽해!" 별다른 표정없이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안첼로티 감독 역시 골을 확인하고는 손을 활짝 펼쳤다. 옆에서 수석코치와 다른 스탭들은 열심히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처음 현준을 선발 출전시킬때만 하더라도 조금은 불안했던 안첼로티였다. 현준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프리미어리그라는 큰 경기에서 과연 그가 부담감을 떨쳐낼지는 몰랐었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에게 램파드의 대체자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보이겠다고 말했고 전반 17분 동안 1골 1어시스트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보였다. 램파드의 부상으로 미드필더진에 공백이 생겼지만 현준이 경기가 끝날때까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그는 블루스의 일원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자격이 되었다. 이른 시간에 터진 연속골은 웨스트햄 선수들에게 큰 부담감을 안겨 주었다. 90분의 전 후반 경기중 고작 17분이 지났을 뿐이지만 2골이나 뒤지고 있는 탓에 웨스트햄 선수들은 점점 빠르게 몸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시간은 아직 충분했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다. 패스의 정확도가 급격이 떨어지며 곳곳에서 패스 미스가 나오기 시작했고, 첼시는 그런 웨스트햄의 틈을 사자처럼 맹렬하게 물어뜯으며 파고들었다. "후우..." 32분, 드로그바의 패스를 받은 아넬카의 슈팅이 그린 골키퍼의 선방이 코너킥으로 이어졌고, 다시 한번 현준이 코너킥을 준비하기 위해 코너 플랫쪽으로 향했다. 쾅!!! 악마의 기운이 77% 성공 확률을 나타냈기에 거리낌 없이 곧바로 공을 올린 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올린 공은 안으로 휘어지며 반대편 포스트로 향하기 시작했고 그곳에는 존 오비 미켈이 달려들고 있었다. [헤딩!!!! 아!] [아! 골대에 맞았어요!] 자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어리거인 현준이 선발 출전한 첼시와 웨스트햄의 경기를 생중계방송하고 있는 캐스터와 해설자는 안타까운 탄성을 내질렀다. 현준의 크로스로 헤딩까지 연결한 것은 좋았지만 미켈의 헤딩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져 나갔기 때문이었다. 미켈도 아쉽다는 듯 얼굴을 감싸쥐었지만 아쉬움보다는 웨스트햄의 역습에 대비를 해야만 했다. 다행스럽게도 웨스트햄의 역습은 애슐리 콜이 태클로 걷어내었다. '김현준 2 골 2 AS, 이청용 1 AS'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동시에 날다! [EPNM = 김민성 기자] '미들라이커' 김현준(23, 첼시)와 '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 두 코리안 프리미어리거가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동시에 펄펄 날았다.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첫 경기에서 첫 선발 출전한 김현준은 원맨쇼를 보이는 엄청난 활약으로 팀의 모든 득점에 관여하며 4-1 승리를 이끌며 웨스트햄과 첼시와의 경기 MOM 에 선정되었다. 특히 전반 17분 경 웨스트햄 수비수의 패스를 가로채 패널티라인안까지 혼자 돌파해 들어가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을 성공시켰다. 침착하게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골로 연결시키는 모습이 돋보였던 모습이었다. 후반 11분 아넬카가 밀어준 패스를 그대로 전매특허인 중거리 슛으로 연결시켜 강하게 골문을 흔들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경기가 끝나기 전인 후반 37분에는 교체 투입된 카쿠타에게 완벽한 스루패스를 연결시켜 또 한번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현준은 오늘 경기에만 2골 2 어시스트를 올리며 4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첼시의 핵심 미드필더로 람반장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프랭크 램파드' 의 후계자로 영입되었지만 오늘의 활약으로 인해 블루스들과 안첼로티 감독에게 눈도장을 톡톡히 찍은 김현준이었다. 이청용 역시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선발출전해 맹활약을 하며 1 AS 를 기록했다. 1-0 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43분 코시엘리가 알무니아에게 헤딩으로 백패스로 시도하는 것을 가로채 골키퍼까지 제치면서 왼쪽 측면으로 달려간 이청용은 슈팅이 여의치 않자 그대로 엘만더에게 공을 올렸고 엘만더가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시즌 두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볼튼은 후반전 내리 3골을 내주며 안타깝게 4-1 패배를 맛봐야 했다. "어우..."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린 현준은 어젯밤의 흥분과 함께 아직도 가시지 않은 숙취를 느끼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경기가 끝나고 MOM(Man of the match) 에 선정된 이후 수많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이십여분이 넘는 시간동안 인터뷰를 해야 했던 현준이다. 듣는 것은 완벽했지만 말하기가 부족한 탓에 통역관이 붙어있어야 했지만 그것에 트집을 잡거나 신경을 쓰는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그날 밤 다른 선수들과 클럽에 가 함께 흥겨운 파티를 벌였던 현준이다. 여자들도 끼어있는 파티였지만 현준은 아쉽게 여자들의 대쉬를 거부해야만 했다. 아쉽기는 했지만 악마의 기운 때문에 아무 여자하고나 관계를 벌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거부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육감적인 몸매로 들이대는 여자들의 행동에 현준은 초인적인 인내력을 발휘해야만 했다. "후우..." 어제의 난감했던 기억들을 떠올린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도 오늘은 훈련이 없는 날이었다. 선발로 출전했기에 하루동안 휴식을 준 것이다. 그 다음 일정은 챔피언리스 조별리그 1차전 원정경기가 잡혀 있었다. 2010/2011 챔피언스리그 F 조에 속해 있는 첼시는 프랑스의 마르세유와 러시아의 스파르타 모스크바 그리고 슬로바키아의 MSK 질리나와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리고 1차전은 MSK 질리나와의 원정경기였다. "어렵진 않겠지."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위치한 포트 두브놈 경기장을 홈경기장으로 쓰고 있는 MSK 질리나는 1993년부터 시작된 수페르리가에서 매우 성공적인 행보는 달리고 있는 명문팀중 하나로 2000년대에 들어서 4년이나 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이기도 했다. 하지만 첼시 FC 와 비교하면 한수 아래였다. 침대에서 일어난 현준은 샤워를 마치고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의 문을 열었고,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자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하아. 리리스님." "아까부터 보고있었는데 눈치없기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물을 들이켰다. 어제 과음을 한 탓에 머리가 지끈거렸기에 숙취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시원한 콩나물국이나 김치찌개가 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현준자신은 요리를 전혀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리리스가 할 리는 더더욱 없었다. "어젯밤 좋았겠어?" "네...?" "여자. 여자 말이야. 네 놈의 몸에서 여자냄새가 진하게 풍긴다고." "그...그걸 어떻게..." "네 놈...바보냐?" 리리스의 예리한 질문에 화들짝 놀란 현준은 뒤이어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누구나 자신의 에이전트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 그녀의 정체는 악마이자 마왕이었다. 이곳에서는 게임에만 푹 빠져 있고 꼭 필요할 때만 인간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아마 마계에서는 무시무시하게 생긴 악마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괴롭히고 있으리라. 마치 점쟁이처럼 콕 찍어 말하는 리리스였지만 악마이자 마왕이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들었다면 놀랄만한 상황일지도 몰랐지만 현준의 방에는 리리스와 현준 두 사람밖에 없었다. "몇 번 스킨십을 하기는 했지만 관계를 맺지는 않았어요." "흐응...아쉽군." 탁자위에 놓인 악마의 시계를 확인한 리리스는 다시금 시계를 내려놓았다. 악마의 시계는 현준이 자신과 계약한 이후로 4명의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보여주듯 4라는 바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리리스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 말고 흡수하기 않게 여자와 관계를 맺는 방법은 없나요?" 자신에게 대쉬한 여자들 중에는 꽤나 뛰어난 외모를 지닌 여인들도 있었다. 더군다나 서양여인들의 몸매는 반칙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대단했다. "어. 없어. 관계를 맺고 싶으면 맺어. 대신에 10명이 넘어서면 그 이후는 알아서 판단하고."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귀찮다는 듯 귀를 후벼파고는 컴퓨터를 부팅시켰다. 분명 게임을 하려는 게 분명했다. 리리스의 대답에 현준은 아쉬운 듯 입맛을 쩝쩝 다시고는 리리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게 그렇게도 재미있어요?" "어. 네 놈이 축구하는 거 보는 것보다도 더. 아! 네 놈하고 섹스하는 것보다는 덜 재미있군." "......" 혀를 핥으며 자신을 향해 묘한 눈빛을 보이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슬그머니 머리를 긁고는 침대로 향했다. MSK 질리나전은 4일뒤에 있었기에 오늘 하루는 TV 를 시청하며 집에서 푹 쉴 생각이었다. 하지만 TV 를 틀던 현준은 잠시 후 TV 를 끄고는 침대에 머리를 박아야 했다. 한국 오락 프로그램이 보고 싶었지만 TV 에는 서양인들만이 등장해 솰라솰라하며 떠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슨 말인지 해석이 되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고는 있었지만 한국 오락 프로그램에 익숙한 현준에게는 아무런 재미도 줄 수 없었다. "아...무한도전 보고 싶다...김치찌개도 먹고 싶고..." 컴퓨터는 이미 리리스가 장악한지 오래. 한 대 더 구입하지 않는 이상 현준이 컴퓨터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현준의 투덜거림에 리리스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한국이 그리워지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3일 뒤 첼시 FC는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을 치르기 위해 구단 전용 전세기로 슬로바키아로 향했다. 그 전세기 안에는 리리스를 포함해 새미도 현준의 통역 및 영어과외 선생이라는 자격으로 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나옹이』 : 그리고 제기억으로 연재 중단하실때는 항상 와우하셨던것같은데 이젠 안하시죠? ㅡㅜ > 와우 접은지 오래되었음요... 전설의유저 : 점점 더 재미있어지네요. 그리고 지금 영국은 폭동이 일어나서 큰일이더군요. 빨리 진정되야 할텐데. 폭동일으키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민자나 흑인들이더군요. 길가는 사람들 패고 물건도 빼앗고. 영국 사람들 불안하겠더군요. 하여튼 잘 보고 갑니다 > 그러게요. 엄청 놀랐다는. 영국사람들 성격이 무서움... 마법날개 : 팔이나 어깨나 그 부분에 지병 비슷한게 있으신건가요? 병원에 가보시지...;; > 지병이 있는것은 아닌데...글을 쓰는 자세가 별로 안좋아서 그런가...; 병원은 그닥 친하지 않아서 ㅎㅎㅎ 그럼 오늘도 즐감하시길! 3연참했습니다. 오늘 한국과 일본의 축구경기 하는군요. 보다가 후반전 연속골 먹히는거 보고 때려쳤습니다... 속만 타네 00110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런던과 질리나의 거리는 무려 1600 Km. 엄청나게 오랜 시간동안의 비행이었기에 컨디션이 떨어질만도 했지만 워낙 약체로 칭해지는 MSK 질리나전이었기에 첼시 FC 는 베스트 멤버를 동원해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홈경기여서 일까? MSK 질리나는 무려 23개의 슈팅을 쏘아부었지만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은 단 하나. 그에 반해 첼시는 13개의 슈팅중 4개를 골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78분 베나윤의 교체로 들어간 현준은 88분 다니엘 스투리지의 골을 도우며 연속 공격포인트기록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블랙풀하고의 홈경기에서도 2골을 넣으며 4-0 대승을 이끈 현준은 칼링컵 32강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다가 후반 7분 3-1 상황에서 지고 있는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1골 2도움을 올리며 4-3 역전승을 거두게 만들어주며 조금씩 블루스의 핵심선수로 팬들의 눈도장을 받기 시작했다. "다음 경기는 중요한경기지?" "네." 공부를 끝낸 현준은 새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는 강팀과의 경기가 잡혀있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 주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하여 1880년에 창단한 잉글랜드 프리미어구단인 맨체스터 시티는 1990년대에 들어서 세차례나 강등을 당했었고 3부리그에까지 내려간적도 있었다. 하지만 2007년 태국의 전 총리였던 탁신 친나왓이 구단주로 부임하며 부활의 날개짓을 폈고 2008년 만수르 빈 자이다 알 나히얀이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막강한 오일머니를 확보하며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구단이기도 했다. "확실히 돈이 최고라니까..." "그건 그렇지." 현준의 중얼거림에 새미는 동감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경기내용은 돈으로 살 수 없지만 선수는 돈으로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맨체스터시티는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언제나 그랬듯 올 시즌에도 맨유, 첼시, 아스널, 리버풀로 구축되어 있는 프리미어리그 4강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었다. "흠...그래도 지지는 않겠지?" 새미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강팀이라고는 하지만 첼시 FC 에 비하면 모든 것이 부족했다. 전력도 그리고 명예로운 구단의 역사도 말이다. 더군다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첼시다. 프리미어리그 5연승. 리그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물론이죠. 해트트릭이라도 할까 생각중이예요." 새미의 눈이 커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녀의 눈이 현준에게로 고정되었다. "진짜...?" 해트트릭. 상대편의 골문을 3번이나 흔드는, 그것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할지라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었다. 동료들의 도움은 물론 운이 따라줘야 했다. 해트트릭이라는 기록이 프리미어리그 시즌중에서도 얼마 나오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알 수 있었다. 당연히 농담이었지만 요즘 들어 환상적인 플레이로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현준이다. 아직 선수들과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는 모습이 보이기는 했지만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감독은 물론 서포터즈들에게 단단히 눈도장을 찍은 현준이다. 더군다나 9월 22일 수요일,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경기인 뉴캐슬하고의 칼링컵에서 패색이 짙던 경기를 현준은 역전승으로 이끌었었다. 여름에 이적되어 온 신입생, 게다가 그것도 검증된 유럽리그가 아닌 동양의 조그마한 리그에서 뛰다가 갑자기 첼시 FC 1군으로 훌쩍 올라온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말하면 블루스중 대다수가 현준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았다. 단지 유니폼을 팔기 위해 온 선수라고 생각했을까? 그러나 현준은 프리미어리그4경기 출장에 5 골 4 어시스트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챔피언스리그와 칼링컵 경기까지 더하면 첼시에 합류한 후 7골 7 어시스트의 기록을 세웠다. 첼시의 모든 선수들중에서 가장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현준은 공격수가 아닌 중앙미드필더였다. 새미의 머릿속에는 현준이 마음만 먹으면 정말로 해트트릭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뇨. 농담." "뭐야...싱겁기는. 그래도 당연히 이기겠지?"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소리다. 현준이 속한 첼시 FC 는 어중이떠중이 팀이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의 4강 중 하나이자 유럽리그 아니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강팀이다. 단순히 오일머니로 선수들을 수급해 강팀의 반열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하고는 차원이 틀렸다.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가 다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당연하죠. 맨체스터시티는 제가 있는 이상 이기지 못할 꺼예요." 와아아!! 와아아!! 맨체스터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언제나 축제분위기였다. 조용한 이 동네가 축구로 인해 시끌시끌해지는 것이다. 열정적인 서포터즈들은 몇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도착해 함께 노래를 하고 응원구호를 외치면서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480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잇는 시티 오브 맨체스터는 맨체스터 시티의 서포터즈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첼시 FC 의 원정팬들이 세 개구역을 차지하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웬만한 원정 응원팀은 1개 구역 혹은 많아 봤자 2개 구역을 차지하는 게 전부였지만 블루스들이 워낙 많다보니 맨시티측에서도 3개 구역을 내준 것이다. 뭐, 지역 라이벌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면 훨씬 더 많은 구역을 차지했을테니 말이지만. "도착이네..." "오늘 대단한 경기가 될 거 같아. 상대가 맨체스터 시티니까..." 몇 년 사이 전력이 급상승한 맨체스터 시티다. 이번 시즌 5라운드까지 1승 2무 2패로 급추락을 하고 있는 리버풀과는 달리 맨체스터 시티 FC 는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바짝 쫓으며 2승 2무 1패 승점 8점으로 토트넘 핫스퍼에 득실차로 앞선 4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될까?" "그거야 모르지." 현준은 여타 쇼파보다도 편한 구단버스의 의자에 약간 불편하게 몸을 기댔다. 맨체스터 시티도 맨체스터 시티지만 첼시도 첼시였다. 확실히 돈이 많다는 건 이런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정을 가면서 몇 번이나 타본 구단버스였지만 행여나 흠집이라도 날까 조심조심하는 것이다. 현준의 말에 카쿠타는 머리를 벅벅 긁다가 못참겠다는 듯 옆에 누워있는 현준을 툭 건드리며 말했다. "준, 넌 오늘 선발로 나가지?" "글세..." 아직 선발로 출전할 엔트리는 발표되지 않았다. 아마 맨시티의 홈구장인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 도착하면 알려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까지 보인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그리고 주전 미드필더였던 램파드의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출전은 확보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탓에 90%가 넘는 악마의 기운을 모은 현준이다. "후우...나도 출전하고 싶다. 내가 출전한다면 팍팍 그냥 해트트릭을 기록 할텐데 말이지!" "에이, 진짜?" "물론이지. 내가 슛을 때렸다 하면 그대로!" 현준의 도발에 잠시 주춤한 카쿠타는 주위의 모든 선수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중에는 드로그바와 말루다 그리고 칼루와 아넬카도 끼어있었다. 그리고 잡아먹을 듯이 카쿠타를 노려보는 아넬카를 뒤로한채 드로그바가 으르렁거리며 먼저 말했다. "카쿠타가 오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하면 득점 순위가 확 오르는 건가?" "그...그러니까..." 5라운드까지 치러진 경기중 프리미어리그 득점순위는 현재 맨유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6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5골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었다. 워낙 큰 점수차로 득점포를 쏘아올린 첼시였기에 득점순위 10권내에만 무려 4선수를 집어넣고 있었다. 드로그바의 말에 당황한 듯 어물쩡거리는 카쿠타의 모습에 어느새 다가온 주장 존 테리가 카쿠타의 머리를 슥 만지며 말했다. "아무래도 카쿠타를 놀리는 것은 그만해야겠네. 경기장에 도착했어." 방금전의 대화가 카쿠타를 탓하거나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신뢰감의 표현이었다. 같은 팀 동료로써 말이다. 테리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들어올렸다. 시티 오브 맨체스터. 영국의 대표적인 '신식' 경기장으로 알려져 있는 경기장이었다. "멋지네..." 시티 오브 맨체스터. 첼시의 홈 구장인 '스탬퍼드 브리지'만큼은 아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한 경기장이었다. 정말 멋졌다. 맨시티의 홈구장도 저러할 진데 맨유의 올드트래포드나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와 같은 경기장은 과연 어떠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자신을 제외한 다른 동료들은 이 모습을 몇 번이나 봤을테지? "후우..." 한참이나 경기장과 창 밖으로 맨시티의 서포터즈를 바라보던 현준이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저런 경기장에서 상대팀의 야유를 등에 업고도 승리해야한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 "물론이죠." 테리의 말에 현준은 다시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경찰 그리고 벌써부터 맥주를 들고 한잔을 하는 맨시티의 서포터즈들 사이에 첼시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블루스들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 작품 후기 ============================ 어제 퇴근해서...팔이 아파서 글을 안쓰고 좀 쉬다가 맥주한캔 마시고 뻗었습니다. 오늘도 야근이네요... 아아아아악!!!! 00111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역시 엄청 못생겼네..." 운동장에서 몸을 풀던 현준은 잠시 트래핑을 멈추고는 카쿠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쿠타는 자신의 시선을 고정시키며 계속해서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 마스코트말이야. 이름이 뭐랬지? 문체스터? 아이들이 저런걸 좋아한다니 참 이해할 수 없다니까." 현준은 고개를 살짝 돌려 문체스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마스코트를 바라보았다. "그렇네..." 키 큰 소나무가 휘적휘적 걷는 모습으로 걷는 맨체스터 시티의 마스코트 문체스터를 본 현준의 감상이다. 아마 저 안에는 누군가가 들어있을 터였다. 양 옆으로 귀가 나온 외계인 인형보다는 첼시의 사자 마스코트나 전에 몸담았던 팀인 대전 시티즌의 마스코트 뿌삐오가 훨씬 나았다. 선수들이 트래핑 및 간단한 패스로 몸을 풀기 시작하자 기자들의 카메라는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쉴새없이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었다. 김현준!!! 김현준!!! "......?"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주변을 바라보니 한국인 몇몇이 자신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왠지 모르게 기쁜 느낌이랄까? 영국이라는 한국과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이 땅에 한국인이 자신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오니 말이었다. "잘해야겠네." 현준은 그들을 한번 슥 바라보고는 다시 자신의 앞에 놓인 공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현준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해 있었다. Blue Moon, you say me standing alone without a dream in my heart without a love of my own. [맨체스터 시티 서포터즈 응원가 - Blue moon] 맨체스터 시티의 자랑거리중 하나 Blue moon 이 서포터즈들의 사이에서 울려퍼졌다. 타팀 서포터즈가 맨체스터 시티를 조롱하는 말로 응원가 빼고는 볼게 없다는 말처럼 응원가 하나만큼은 굉장히 듣기 좋았다. 수많은 관중들이 부르는 Blue moon 을 들으면서 선수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현준은 다른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둘다 4-3-3 의 전술로 미드필더라인에서부터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첼시도 그렇고 맨체스터 시티도 그렇고 선수들의 기량만큼은 세계 최고수준이었다. 하지만 먼저 공격기회를 잡은 것은 첼시였다. "흡!" 엠마니엘 아데바요르의 돌파를 태클로 끊어낸 테리는 중앙으로 길게 롱 패스를 찔러넣었고, 이번 시즌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은 다비드 실바와 현준이 공을 차지하게 위해 몸을 띄었다. "큭...!" 현준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점프를 하던 실바는 깜짝 놀랐다. 현준이 신체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은 종종 부딪치면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 그의 몸은 뭘로 이루어졌단 말인가? "격투기 선수 아니야...?" 온 몸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충격과 함께 자신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높게 점프를 띄어 공을 따내는 현준의 플레이에 그라운드로 떨어져내린 실바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진행중이기에 실바는 정신을 추스르고는 재빨리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현준의 머리에 맞은 공은 왼쪽의 사이드라인을 따라 쇄도해 들어가고 있는 플로랑 말루다에게로 이어졌고, 그는 곧바로 원터치 패스로 아넬카에게 연결했다. [아넬카 슈웃!!!] 잠깐 공을 몰고 가던 아넬카는 그대로 슈팅을 때렸고, 공은 골문쪽으로 향하는 듯 하더니 크게 벗어났다. 아아아!!! 블루스의 안타까운 탄성이 그리고 맨시티 서포터즈들의 비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이런 경우가 한, 두 번은 아닌 듯 아넬카는 자신의 얼굴을 잠깐 감싸쥐며 기회를 놓친것에 대해 안타까워 할 뿐이었다. "확실히 다른 클럽들하고는 조금 틀리네..." 아야 투레, 가레스 베리, 니겔 데 용으로 이루어진 맨시티의 미드필더진은 자신과 에시엔 그리고 존 오비 미켈로 이루어진 첼시의 미드필더진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았다. 또한 뱅상 콤파니, 콜로 투레, 데드릭 보아탸, 파블로 사발레타로 이루어진 수비진은 효율적으로 첼시의 공격수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같은 4-3-3 전술이라고는 하지만 첼시는 조금더 공격적으로 그리고 맨시티는 수비적은 전술을 취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첼시의 맹렬한 공격이 이어졌지만 맨시티의 수비진은 간격을 좁히며 공격수들이 파고들어갈만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키잉!!! 머리를 바늘로 콕 찌르는 느낌과 함께 시간이 멈추기 시작했고 현준은 그대로 중거리 슛을 때렸다. 하지만 콜로 투레의 발에 맞은 공은 그대로 콤파니가 걷어내었다. 90% 정도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지만 때리는 슛마다 골로 연결되거나 유효슈팅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100%였으면 어떻게 됐으려나..." 현준은 쓰게 웃었다. 솔직히 맨체스터 시티를 얕보고 100%를 전부 준비하지 않은 감도 없잖아 있었다. 7라운드는 빅 4중 하나인 아스널과의 경기가 있었기에 요즘 들어 자신에게 혹사당하고 있는 새미의 체력도 생각할 겸 제대로 기운을 준비하지 않았던 탓이다. "그래도 90%인데 말이지..." 현준은 슈팅을 때리고 난 그 자세 그대로 골문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치상으로 따지면 10% 정도에 불과했지만 워낙 맨시티가 강팀이어서 그런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체감상은 좀 더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지금 골을 넣기 힘들다면 나중에 넣으면 되니까..." 현준은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면서 중얼거렸다. 자신은 다른 선수들보다도 더욱더 많은 거리를 뛰어다닐 수 있었다.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육체와 악마의 기운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다. 악마의 기운만 있다면 어떤 경기라도 자신이 지배할 자신이 있었다. 더군다나 지금은 첼시가 공격을 주도하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한골이라도 먹히는 순간 맨체스터 시티는 그대로 무너질 게 분명했다. 다른 선수들의 생각도 현준의 생각과 마찬가지였다. 볼 점유율도 공격의 주도권도 자신들에게 있었다. 축구는 골만 넣으면 이기는 경기다. 그렇기에 첼시는 계속해서 맹렬하게 맨시티의 골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슈웃!!! 아!!!]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경기를 한국으로 생중계하고 있던 캐스터는 비명과 다름없는 소리와 함께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확히 노리고 찬 슛이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조 하트의 손 끝에 걸리면서 골대에 맞았고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오늘 첼시 조금 운이 안 따르네요.] 해설자가 담담하게 말을 이어받았다. 초반 테베즈와 실바의 중거리 슈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첼시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볼 점유율부터가 10%가 넘게 차이가 났다. 하지만 계속해서 골키퍼의 선방이나 골문을 벗어났고 이제는 현준의 중거리 슈팅마저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와버렸다. [맨시티의 수비가 정말 단단하네요. 열릴 듯 열릴 듯 열리지 않고 있어요.] 첼시의 공격이 이어지면 수비수들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들 까지도 수비를 돕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 진영에만 무려 7명의 선수가 있었으니 첼시 역시 원활하게 공격을 진행하지 못하고 중거리 슛으로 수비수들을 끌어내는 수 밖에 없었다. [이럴 땐 세트플레이를 노려야 하는데 말이죠. 김현준 선수의 코너킥 능력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수비수들이...테리 헤딩!!!] 현준의 슈팅으로 코너킥을 얻은 첼시였고, 코너킥을 준비하는 사이 해설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캐스터는 다시 김현준의 코너킥을 받아 존 테리가 헤딩을 하는 모습에 다시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약간 뜬 공은 그대로 골문 위로 살짝 벗어나고야 말았고 해설자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의자에 주저앉았다. 골이 터질 듯 말 듯 한 경기에 벌써부터 캐스터의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선수들이 어떤 생각으로 경기를 치르는 지는 모르겠지만 관중들이 보기에 현재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와의 대결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누구나 다 첼시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를 뚫고 골을 넣을 수 있느냐에 TV 를 모든 축구팬들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맹렬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은 0-0 서로 골문을 열지 못하고 끝이나버렸다. 전반 무려 10개의 슈팅을 때린 첼시와 달리 3개의 슈팅을 때린 맨체스터 시티. 코너킥과 같은 세트플레이도 그리고 볼 점유율로 전부 첼시의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4번이나 되는 조 하트의 완벽한 선방에 경기장 전광판의 숫자는 경기를 시작했을때와 달라진 게 없었다. ============================ 작품 후기 ============================ 쓸 시간이 없네요; 이것도 출근하기 전에 간신히 썼긔... 00112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콰아앙!!! 주먹과 철로 만들어진 사물함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드로그바의 주먹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선발로 출전한 다른 선수들 역시 수건을 머리에 기댄 채 혹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각자 특유의 자세로 앉아 있었다. 전반에 보인 부진아닌 부진때문인지 라커룸의 분위기는 꽤나 무거웠다. '빌어먹을...' 현준은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무려 10개의 슈팅을 때렸는데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악마의 기운 90%와 100%의 차이가 이렇게도 컸던가? K 리그에서는 이정도의 기운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팀을 요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세계 3개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이었다. 골대를 살짝 넘기고 골포스트에 맞고. 그런 것은 핑계가 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스코어는 0-0 이었으니까. 맨체스터 시티의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들이 부르는 소리가 선수 대기실까지 들려왔다. 전부 첼시의 조롱이었다. 블루스 역시 소리를 높이고 있을테지만 아마도 몇 배나 되는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소리에 묻히고 있을터였다. "옛날에도 말이지." 이온음료를 들이키고 있던 주장 존 테리가 난데없이 입을 열었다. "이런 일은 한 두번이 아니었지? 그래도 골을 먹히지는 않았잖아? 블랙번하고의 원정경기에서도 뉴캐슬하고의 경기에서도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도 말이야. 아직 경기는 45분이나 남았어. 이미 지나가버린 45분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나 해." 주장이기 때문일까? 존 테리는 아마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한 의도로 말하는 것 같았다. 만약 이대로 후반전에 나선다면 선수들은 더욱더 골을 넣기 위해 성급해질 게 분명했다. 그러면 플레이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당연했다. 공격수라면 언제든지 냉정해야 하니까 말이다. "읔...블루스들의 모습을 보기가 두려워. 난 전반에 완벽한 찬스를 놓쳤었다고." 아넬카가 누운채 힘없는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에시엔은 그 모습을 보고 큭큭거리고 있었다. 에시엔도 아까운 기회를 한 번 놓치긴 했었다. "어...?" 고개를 푹 숙인 채 호흡을 가다듬으며 가만히 있던 현준은 자신의 머리에 느껴지는 누군가의 손에 짧게 숨막히는 소리를 내었다. 검은색의 손. 흑인일테지? 고개를 들어 현준의 모습에 들어온 선수는 드로그바였다. "후반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골을 넣을 테니까 전반처럼 완벽한 패스를 넣어줘. 프랭크처럼 말이야. 발만 가져다되도 골로 연결시킬 수 있게 말이지." 드로그바는 현준의 머리에 수건을 던져주며 말했다. 아마 전반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라면 분명 현준이었다. 골포스트를 맞추는 위협적인 슈팅도 보여준데다가 날카로운 패스를 몇 번 찔러주기도 했었다. 단지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들의 오프사이드 트랩이나 일대일 찬스를 공격수들이 놓쳐서 그렇지 만약 골로 연결되었더라면 그것은 현준이 만들어 준게 분명했다. "알았어요. 하지만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저도 때릴거예요. 맨체스터 수비수들의 수비가 빡빡하게 모여있으니 중거리 슛이 더 들어갈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득점왕은 미드필더보다 공격수인 내가 하는 게 더 폼이 나는데 말이야." 현준의 말에 드로그바는 적당히 짖궂은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이제까지 조용히 현준의 옆에 앉아있던 애슐리 콜이 드로그바를 바라보았다. 콜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도 오늘은 한 골 넣고 싶은데 말이야. 하하하하!" 애슐리 콜은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왠지 그의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가 않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안첼로티 감독이 들어와서 전술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바뀐 것은 별로 없었다. 단지 안첼로티 감독은 좀 더 세밀한 공격을 요구했다. 전반전에 맨체스터 시티의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린 것은 무려 3번이었다. 그리고 다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후반전에 안첼로티 감독은 어떤 명령을 내렸을까요?] 후반전에도 맨체스터 시티는 첼시 FC 선수들을 상대로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잘 막아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막아내는 것이 아니라 버티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지도 몰랐다. 조금씩 예리해지는 첼시의 공격에 공격수인 테베즈만을 첼시의 진영으로 내버려 둔채 수비에 나서고 있었다. 아야 투레, 니겔 데용, 가레스 베리의 화끈한 공격도 첼시의 압도적인 화력에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결국 후반전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은 4-3-3이 아니라 4-5-1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첼시의 공세는 계속되었지만 여전히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약간의 무언가가 부족했다. 아주 약간의 무언가가 말이다. 또다시 자신의 중거리슛이 조 하트의 선방에 막히는 것을 보고는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다음부터는 100%를 채워야겠어..." 그리고 그 약간의 무언가가 바로 자신이 보유한 악마의 기운이라고 생각하는 현준이다. 방금전의 슈팅 성공률은 57%였다. 그리고 현준이 중거리 슈팅을 날린 것은 무려 3번. 전부 50% 가 넘는 확률을 보고는 슈팅을 날렸다. 각각 반이 넘는 확률이었지만 벌써 3번째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운이라고 치부하기엔 무언가가 마음에 걸렸다. 그렇게 계속된 공격에 첼시의 수비진들도 조금씩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이자 주장인 테베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내내 아무런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 테베즈다. 기껏해봤자 2번의 슈팅을 날렸을 뿐이다. 그것도 한 번은 골대를 멀리 벗어난 슈팅이었다. 미드필더진에서부터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던 탓에 공을 소유할 기회가 없었다. 팡!!! 다시금 아넬카의 슈팅이 조 하트의 펀칭에 맞고 흘러나왔다. 그리고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맨체스터 시티에 찾아왔다. 비록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기는 했지만 아직 점수는 0-0 이었다. 더군다나 첼시는 수비라인까지 앞쪽으로 길게 끌어올리고 있었다. 조 하트의 펀칭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아야 투레가 재빨리 낚아채었다. 그리고 투레는 곧바로 공을 실바에게 연결시켰다. '어디를!!!' 현준은 아야 투레의 발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는 곧바로 실바쪽으로 내달렸다. 악마의 기운으로 상승된 능력으로 인해 투레의 근육 움직임으로 그가 어느쪽으로 패스를 할 것인지 예측한 것이다. 잠깐이나마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실바를 마크하기도 전에 실바는 그대로 논스톱으로 공을 길게 내질렀다. 그리고 하늘 위로 높게 뜨는 공과 함께 한 선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료들을 믿고 첼시의 일방적인 공격에도 계속해서 첼시의 진영에 있으며 무려 58분 동안 기회를 노리고 있던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 바로 카를로스 테베즈였다. 한국팬들에게는 박지성의 절친한 친구로도 유명한 그는 171cm 라는 작은신장임에도 불구하고 장신 수비수와의 몸싸움에도 능하고 낮은 무게중심을 이용해 예측하기 어려운 저돌적인 돌파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세컨드 스트라이커,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하는 세계적인 멀티플레이어였다. 빠른 속도로 빈 공간으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내달리는 테베즈를 따라 정신을 차린 알렉스와 존 테리가 테베즈를 따라붙기 시작했다. 체흐 또한 앞으로 달려나오며 테베즈가 슈팅을 할 기회를 주지 않게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아...!" 슈팅을 때리기 위해 발을 들어올리는 테베즈의 모습에 현준은 멍하니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나마 간절하게 빌었다. 체흐가 테베즈의 슈팅을 막아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오...오른쪽!" 악마의 기운을 통해 테베즈의 슈팅 방향을 읽어낸 현준은 체흐에게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며 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체흐에게로 향하는 현준의 목소리는 열광적인 관중의 환호성에 묻혀버리고야 말았다. 테베즈의 발에서 떠난 공은 체흐의 옆을 지나 이제까지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던 첼시 FC 의 골문을 흔들고 있었다. 테베즈의 골이 터지자 하늘색의 유니폼을 입은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의 함성소리에 폭발직전으로 변한 시티 오브 맨체스터였다. 양팔을 쭈욱 펼치며 세리모니를 하는 테베즈의 모습에 첼시의 선수들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아....테베즈 골...골이네요.] 첼시 FC 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였지만, 한국의 프리미어리거가 뛰고 있어서 그런지 맨체스터 시티의 골에 마치 국가대표팀이 실점을 한 것 처럼 힘없이 말을 이어나가는 캐스터였다. [네. 맨체스터 시티의 한방이 제대로 먹혀들어갔습니다. 워낙 첼시의 공격이 계속해서 이루어졌기에 수비진이 너무 앞으로 올라나왔고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던 테베즈 선수를 의식하지 못했어요. 이건 수비진의 실책입니다.] [단 한번의 기회를 골로 만드네요. 테베즈 선수의 결정력이 대단하군요.] [이게 바로 축구의 묘미지요. 이제까지 공격을 한 것은 첼시였지만 결국 골은 맨체스터 시티가 터뜨렸습니다.] 후반 13분. 테베즈의 선제골로 변함이 없던 전광판에 1-0 이란 숫자가 아로새겨졌다. ============================ 작품 후기 ============================ 개인적인 볼일이 있어서 서울갔다가 지금 집에 도착했네요... 완전 피곤...ㄷㄷㄷ 그럼 즐감하시고! 다음편은 일요일에! 댓글 = 연참! 00113 현준, 블루스의 마음을 사로잡다. =========================================================================                            "제기랄..." 고개를 들어 뒤를 바라보자 환호에 가득찬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와 함께 실점을 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모습이 가득한 블루스들까지 말이다. 시티 오브 맨체스터를 가득 메운 함성과 환호성은 테베즈의 세리모니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들이 내뿜는 열광적인 환호성과 함께 첼시선수들에 대한 조롱, 그리고 찌릿하게 느껴지는 적의감이 현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숨통을 물었을 때 확실히 끝내야 했다. 하지만 첼시는 숨통은 물었지만 상대방의 목숨을 끊지는 못했고 그것은 곧 더 큰 상처로 되돌아왔다. "큿......" 악마의 기운이 있다면 어떤 경기에서든지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로 이제까지 현준은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출전한 소속팀의 경기에서 단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 패배한 적은 한번 바로 악마의 기운을 보유하지 않고 출전했던 중국의 창춘과의 경기였다. "아직 안 끝났어..." 경기에서 먼저 실점을 한 경기는 여럿 있었다. 게다가 경기는 아직 32분이나 남아있었다. 기회를 만들어서 여러번은 만들 수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90%의 악마의 기운을 보유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두세골이 뒤진 경기에서도 출전해 경기를 뒤집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재개될수록 현준은 점점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기세좋게 공격을 하고 있음에도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은 절대 열리지 않고 있었다. "크악!!" 삐익!!! "젠장! 어째서 이게 경고냐고! 이건 카드감이라고!" 현준의 패스를 받아 앞으로 공을 몰고 나가던 미켈이 데 용의 태클에 의해 쓰러졌고 반칙이 선언되었다. 거친 태클에 분노한 테리가 뒤쪽에서 달려와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판은 테리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리고 그런 테리를 드로그바가 뒤에서 잡아 끌었다. 드로그바의 행위에 테리는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뒤로 물러섰다. 괜히 심판에게 더 이상 항의를 했다가 카드를 받으면 자신만 손해였다. "준. 차라." 드로그바가 현준을 보며 말했다. 대략 25m 정도의 거리. 이 정도면 충분히 직접 슈팅을 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그리고 첼시 FC에서 프리킥을 담당하는 선수는 램파드와 드로그바였다. 그의 말에 현준은 드로그바를 바라보았다. 과연 자신이 차도 되냐는 의미였다. "연습때 보여줬던 만큼만 해." "생각 외로 오늘 경기가 안 풀려서 말이예요." 옆에서 미켈이 얼굴을 찌푸리며 일어나고 있었다. 괜찮다고 손을 내젓고 있기는 했지만 현준 또한 카드가 나올거라고 예상했던 태클이었다. 비록 맨체스터 시티가 비매너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골을 넣지 못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심판의 어드밴티지와 홈팬들의 야유가 섞여 현준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있었다. 구태여 차갑게 말할 필요도 없었다. 현준의 머릿속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드로그바는 계속해서 말했다. "굳이 골을 넣으려고 할 필요는 없어.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드로그바는 여전히 현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한방 먹은 듯 한 심리적인 느낌을 잘 나타내고 있었다. 현준은 공을 자리에 가져다 놓으면서 입을 열었다. "골로 연결 시켜 보이겠어요." "기대하지." 드로그바는 미소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이정도의 거리에서 프리킥을 100%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현준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악마의 기운이 있다고 하더라도 골을 성공시킬 거라고 단언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보다 악마의 기운이 유용하다는 것은 자신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좋은 기회를 얻어서 무조건 골로 넣어야 겠다는 부담감과 시티 오브 맨체스터의 관중들의 야유소리에 마음이 흔들릴지도 몰랐지만 현준에게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김현준 선수가 프리킥을 준비하는군요.] [네. 김현준 선수 냉정해야 합니다. 이정도의 거리면 직접 슈팅도 가능하거든요. 게다가 김현준 선수의 프리킥 성공률은 꽤나 높지 않습니까?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아요.] 캐스터와 해설자 그리고 중계경기를 보는 모든 시청자들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쏠렸다. 키이잉!!! 심호흡을 하고 공을 향해 달려들자 따끔한 느낌과 함께 시간이 빠르게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익숙해져 친근감까지 드는 붉은색의 점이 빠른 속도로 조하트가 지키는 골문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성공확률은 68%. 낮은 확률이 아니었지만 현준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수치였다. 크로스쪽으로 변경해봤지만 성공확률은 더욱 떨어졌다. 아마 자신이 직접 슈팅이 아닌 크로스로 연결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첼시 FC 선수들의 반응때문이리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리 위치를 바꿔도, 선수들의 머리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성공해봐도 가장 처음에 나타났던 확률인 68%를 넘기는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김현준 슛!!!] 콰앙!! 현준의 다리가 휘둘러지며 2010/2011 시즌 프리미어 리그의 공인구인 Nike Total 90 Tracer 가 빠른 속도로 골문으로 향했다. 느낌은 좋았다. 확실히 발등에 공이 닿았을 때 찌릿한 감각이 몸을 타고 올랐으니 말이다. 공은 얄미울정도로 맨체스터 선수들의 수비벽을 살짝 지나쳐 골문을 향해 똑바로 나아가고 있었다. 확실히 들어갈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들어갔...!' 탱!!! [아!!! 또 골대에 맞았어요! 선방! 선방이로군요! 조 하트! 오늘 무서울 정도로 첼시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어요!] [오늘 조 하트 골키퍼가 정말 신이 들린 선방을 하고 있네요. 첼시 선수들 정말 경기가 안풀려요.] 그러나 공의 궤적을 보고 몸을 날림 조 하트가 힘겹게 펀칭으로 공을 쳐냈고 펀칭에 맞은 공은 골대를 맞고 엔드라인으로 벗어나 버리고야 말았다.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운 슈팅이라고 할지라도 골이 들어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수비벽을 살짝 뛰어넘기는 슈팅 자체는 완벽했으나 결론적으로 현준의 슈팅은 골키퍼의 펀칭에 막히고야 말았다. 운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결국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가 1점 앞선 채로 종료되었다. 김현준의 첼시, '테베스 결승골' 맨시티에 올 시즌 첫 패배. [EPNM = 김민성 기자] 테베스가 결승골을 터뜨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첼시를 꺾었다. 맨시티는 9월 25일 영국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첼시와의 2010-11 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 1-0 승리를 거두었다. 리그 4위에 올라와 있던 맨시티는 이번 경기 승리로 인해 3승 2무 1패(승점 11점)을 기록해 아직 6라운드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 맨유(승점 11점)를 골득실차로 추격했다. 반면에 올 시즌 개막전부터 5연승을 달리던 첼시(승점 15점)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지만 리그 선두를 계속해서 유지했다. 이날 경기서 첼시는 드로그바와 아넬카가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김현준과 말루다, 존 오비 미켈이 팀 공격을 지원했다. 이에 맞서 맨시티는 테베즈와 다비드 실바등으로 공격진을 구성하며 첼시를 상대했다. 경기는 첼시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반전에 보인 슈팅수만 하더라도 무려 2배가 넘는 차이. 김현준의 왕성한 활동력과 볼배급, 패스 능력에 맨시티의 선수들은 어김없이 뚤렸으며 계속해서 맨시티는 위기를 맞아야만 했다 하지만 2010 잉글랜드의 월드컵 대표로도 선발되었던 조 하트의 계속된 선방과 함께 김현준이 골대를 2번이나 맞추는 불운을 보이며 결국 첼시는 맨시티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맨시티는 득점없이 전반전을 마친 가운데 후반 13분 역습상황에서 아야 투레의 패스를 받은 테베즈가 골문의 오른쪽 구석을 가르는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무려 첼시는 18개의 슈팅을 맨시티의 골문에 퍼부었지만 계속된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과 불운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오늘 패배에는 조 하트의 신들린 선방과 불운때문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공은 둥글고 경기의 경과는 끝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이것이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경기를 직접 뛴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이 말만큼 절망적일 수도 없었다. 특히나 오늘 맨시티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첼시의 선수들이라면 말이었다. "하암...왔나?" "네..." 리리스는 자신이 알몸이라는 것도 상관하지 않은 채 자리에 일어서더니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입에 물었다. 첼시와 맨체스터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그녀였다. 하지만 언제 그녀가 맨체스터에서 현준의 집에 온 시간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기는 졌던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잠시 고개를 들어 리리스를 바라보다며 몇 번의 숨소리를 내다가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90%가 넘는 기운을 흡수하고 경기에 치뤘어요. 하지만...운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10%만 더 있었어도...이길 수 있었을 텐데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찌푸린 얼굴로 현준을 바라보다가 음산하게 말했다.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악마의 기운이 만능인 것은 아니니까 말이지. 네 놈 착각하는 게 있는 모양인데 악마의 기운이 모든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네 놈의 한계에 맞춰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 뿐이지." "그렇다면 10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더라도 질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인가요?" "물론이지." 리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놈이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네 놈이 뜻대로 이루어 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틀린 생각이야. 그것이 가능한 존재는 아무도 없다. 굳이 있다고 표현한다면 나와 같은 마왕이나 대천사와도 같은 존재들이겠지." "그렇다는 이야기는..." 현준은 눈을 둥그렇게 떴다. 악마의 기운을 100% 흡수해도 이런 패배를 계속해서 겪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악마의 기운을 보유하고 리리스의 능력으로 인해 신체의 변화를 경험하고 난 후 축구 영웅이 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던 현준이다. 어떤 경기에서도 그 경기를 뒤집고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해 줄 수 있는. 마치 승리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존재가 말이다. 첼시를 프리미어 우승에 올려놓고 챔피언스 리그의 트로피도 차지하며 아시아의 강호라고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는 그저 그런팀에 불과한 대한민국을 월드컵 우승에 올려놓을 수 있는 선수. 한마디로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긋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었다. 누구나 축구 영웅이라고 불릴 수 있는 선수가 말이다. '꽤나 심각하네.' 침대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시선을 컴퓨터쪽으로 돌렸다. 간만에 현준과 관계를 치르기 위해 알몸으로 있었지만 현준이라는 이름을 지닌 인간은 자신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순수한 마력이 내 유혹을 막아내고 있을테지. 어쨌든 인간은 인간인건가? 저런 쓸데없는 일에 저렇게 진지해지다니 말이야.' 축구의 승패.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이나 월드컵 우승과도 같은 명예. 축구선수들에게 있어선 너무나도 간절하게 원하는 꿈과 같은 일이었지만 마왕인 그녀에게 있어선 별 생각도 들지 않았다. 고작 인간의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리리스는 침대에 앉아있는 현준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봐. 네 놈 말이야. 왜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거지?" "악마의 기운요...? 지금 제대로 사용하게 있는 게 아닌가요?" 리리스는 대답을 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그 때 현준은 리리스의 미소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녀의 입에서 나오려는 내용을 들어서는 안될 것 같다는 느낌도 같이 말이었다. 현준은 자신도 모르는 섬뜩함에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귀를 막지는 못했고, 그의 귓가로 리리스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악마의 기운은 말 그대로 악마의 기운이지. 아무리 인간이 제대로 사용해봤자 모든 기운을 제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말이야." "예?" "그럼 네 놈. 인간 주제에 악마의 기운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네 놈이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어디까지나 나의 권능 때문이라는 것을 잊은 것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지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건가요? 리리스님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요? 전 어디까지나 인간이니까요." 잠시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뭔가 가슴을 옥죄는 느낌이었다. 리리스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떠보니 리리스는 어느새 현준의 앞에서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홍색의 눈동자를 깜빡인 리리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네 놈. 설마 아직까지 네 놈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정체를 모를 정도로 순수한 마력을 보유하고 있는 네 녀석이 말이야." "......" 현준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순수한 마력. 그것이 뭔지를 몰랐을 때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과 몸을 섞은 여인들이 계속해서 자신에게 매달리는 사실과 함께 계속해서 언급한 리리스의 말에 정말 겉핥기 식으로 순수한 마력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된 현준이다. 아까보다도 훨씬 더 심각해진 현준의 모습에 킥킥거리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인 리리스는 현준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며 다시금 말을 이었다. "네 놈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악마의 기운을 네 걸로 만들면 간단해. 악마가 되면 말이지."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입을 벙긋거렸다. 아니 벙긋 거릴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목구멍에서 말이 흘러나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조언을 해주었으니 대가를 받아야겠지?" 그런 현준의 몰골을 바라본 리리스는 침대로 현준을 쓰러뜨린 후 그의 몸위에 올라타며 입술을 살짝 핥아올렸다. ============================ 작품 후기 ============================ 이번 챕터도 마무리이군요. 입단해서 총 7 경기 출전 6골 7도움. 확실히 쩔긔...뭐 개사기급은 아니지만. 현준의 나이와 장래성을 감안하면... 어제 쓰러졌더니만... 춥고 배고파서 일어나버렸네요. 어휴 ㅋㅋㅋ 그럼 즐감하시길! 연참을 하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진도를 못 빼서 그냥 용량을 행복하게 채워서 한편 올립니다. 00114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런던 시내에서 40여분정도 떨어진 코밤이란 지역에 위치한 첼시 FC 의 훈련장. 코밤은 부자동네로도 유명한 지역이었다. 존 테리나 에시엔 등 첼시의 여러 선수들도 이곳에 거주하고 있었다. 가을로 넘어가는 8시가 훌쩍 넘어 9시를 바라보고 있는 밤. 아무도 없는 첼시의 코밤 트레이닝 센터에는 누군가가 홀로 공을 차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뻐엉!! 뻥! 대략 30 m 정도의 거리에서 골대를 향해 날아가는 공의 궤적은 뒤죽박죽이었다. 골대 근처까지도 가지 못하고 바운드되는 공도 있었고 골문을 훌쩍 벗어나 데굴데굴 굴러가는 공도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의 전 우승팀인 그 대단한 첼시 FC 의 훈련장이지만 늦은 시각인지 볼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녹색빛의 잔디와 함께 넓은 그라운드 그리고 선수들의 훈련시설 및 편의시설을 제외하면 말이다. "후우..." 한숨부터 터져나왔다. 현준이 이렇게 밤늦게까지 훈련을 하고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악마의 기운을 쓰지 않고도 어느정도 실력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만약 자신의 기본실력이 높아진다면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면 더더욱 높아질거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저히 늘지를 않네..." 현준은 딜레마에 빠진 얼굴로 그라운드에 누운채 손에 잡히는 축구공을 잡아 들어올리며 하늘위로 던지기를 반복했다. 하늘 위로 멀어지는 공이 자신의 얼굴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현준은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자신이 대전한수원에서 축구선수를 생활을 시작한 게 재작년 12월이었다. 지금이 2010년 10월 1일 인 것을 생각하면 축구 선수가 된지 1년 하고도 10개월정도가 지난 셈이다. "얼마...안됐네. 진짜." 현준은 피식 웃으며 축구공을 내려놓았다.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평범한 축구선수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말하자면 소설속에서만 나올 법한 길을 걸은 자신이었다. 평범한 대학생에서 내셔널리그에서 반시즌 그리고 K 리그로 진출하고 한시즌있다가 곧바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했으니 말이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빛들을 바라보던 현준은 킬킬 웃으며 말했다. "만약 리리스가 와줄 것을 미리 알았다면 진작 축구선수의 길을 걷는데 말이야." 만약 그랬다면 100%의 악마의 기운이 꼭 아니더라도 자신은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가 될지도 몰랐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나 바르셀로나의 메시같은 선수 말이다. "뭐...지금도 100% 악마의 기운이라면 그 정도는 되지 않을까..." 확신할 수는 없었다. 단지 정말로 악마의 기운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뿐이다. "내일 모레는 아스날전인가..." 유에파 챔피언스 리그 예선 2차전 마르세유와의 홈경기는 첼시의 3-0 승리로 끝이났다. 오랜만에 카쿠타가 선발로 출전했고 유리 지르코프도 모습을 드러내었다. 현준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고 말이다. 마르세유와의 경기는 어렵지 않았다. 전반 6분만에 존 테리의 센스있는 골이 터져나왔고, 27분에는 아넬카가 패널티킥으로 또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간 현준은 77 분에 또 하나의 패널티 킥을 얻어내었고 아넬카가 또한번 성공시키며 승리를 거둔것이다. 그리고 내일 모레인 10월 3일 일요일. 프리미어리그 7 라운드의 경기가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벌어진다. 프리미어리그의 4강이라 불리는 첼시와 아스널이 벌이는 빅매치인데다가 경기도 일요일에 열렸다. 분명 어마어마한 관중들이 스탬포드 브리지를 찾을 게 분명했다. "......" 현준은 두 팔을 하늘로 들어올렸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일어난 0-1 의 패배가 아직도 기억속에 남아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이런 패배에도 쉽사리 생각을 떨쳐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그러지 못했다. 악마의 기운을 얻은 이상 어떤 경기에서도 승리를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던 그였다.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말이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결과가 그러했다. 그렇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패배는 큰 충격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고 패배한 경기는 이제까지 없었으니 말이다. 리리스의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귀가 번쩍 뜨였던 현준이다. 제대로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다니 만약 그렇게 되면 상대가 그 누구라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100%의 악마의 기운도 대단한 능력을 보이는데 하물며 그보다 더 악마의 기운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뒷 이야기에 현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악마가 된다라..." 갑자기 싸늘한 바람이 현준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피곤했다. 누구보다도 뛰어난 축구선수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세계 축구사에 큰 획을 그었던 축구선수라는 명예를 얻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악마의 기운을 더욱 흡수해야 했다.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정말 부족해." 어쩐지 우울해졌다. 분명 자신은 첼시 FC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원래의 자신은 첼시 FC에서 뛸 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생각도 같이 들고 있었다. 멍하니 누워서 머릿속에서 갈팡질팡하는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현준을 리리스는 자신의 붉은 눈동자를 빛내며 팔짱을 끼고는 허공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차피 네 놈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는 정해져 있어. 악마의 기운이라는 열매를 먹어본 이상 네 놈은 그것만을 찾게 될꺼야. 그 만큼 달콤한 것은 없을테니까." 리리스는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손가락을 튕겼고, 마치 연기처럼 그녀의 모습은 빠르게 사라졌다. "크윽..." 현준은 현기증이 들 지경이었다. 자신의 능력보다도 더욱 대단한 그리고 생각을 뛰어넘는 몸이 움직임에 정신이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귓가에 들려오는 환호성이 자신의 몸을 버티게 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악마의 기운이 자신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자신을 움직이는 것은 관중들의 환호성이라고, 그렇게라도 믿고 싶은 현준이다. '읍!' 현준은 간신히 속을 억누르면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아스널의 원정경기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바라보았다. 세바스티앙 스킬라치. AS 모나코의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의 주역이며 올림피크 리옹을 거쳐 세비야 FC에서 그리고 이번 시즌 아스널에 입단해 센터백을 맡고 있는 선수였다. '아스널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선수였나...' 여러 가지로 말도 많고 탈도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팀의 주전 중앙 수비수였던 갈라스는 계약상의 의견차이로 팀을 떠났다. 그리고 나름대로 옵션으로 도움이 되었던 캠벨도 뉴캐슬로 떠났기에 남은 수비수는 베르마엘렌과 올 시즌 새로 데려온 코시엘니, 1시즌 넘게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요한주루정도였다. 그렇기에 아스날 수비진에 경험을 채워줄 수 있는 스킬라치의 영입에 많은 팬들이 기대를 보이고 있는 것이었고, 이번 경기에서 스킬라치는 주장인 파브레가스의 공백으로 주장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었었다. 현준이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그의 몸은 현준의 생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흡!" 벌써 2명의 선수를 개인기로 돌파하고 패널티 박스까지 치고들어오는 선수였다. 더군다나 벌써 아스널은 이 선수에게 두골을 허용했다. 여기서 뚫린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바로 아스널이 한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상황이었다. 스피드를 죽인 채 쇄도하는 말루다에게 패스를 넣으려는 현준의 행동에 스킬라치의 몸이 움찔거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페인트에 불과했고 현준은 곧장 공을 살짝 치고는 중앙쪽으로 돌파해 들어가기 위해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슈팅을 못 쏘게 해!" 아스널의 골키퍼 우카시 파비안스키의 목소리가 현준의 귀에도 들려왔다. 원래 슈팅을 때리려는 생각은 없었지만 왠지 저런 소리를 들으니 모션이라도 취해주고 싶었다. 현준이 다리를 살짝 들어올리자 곧바로 스킬라치의 태클이 이어졌다. 그리고 현준은 스킬라치의 태클이 공에 다가올 무렵 공을 살짝 옆으로 빼고는 몸을 틀어 반대쪽으로 돌파해 들어갔다. 키잉!!! 그리고 재빠르게 튀어나오는 파비안스키의 모습과 함께 92%의 성공률을 확인하고는 그의 오른쪽 아래로 가볍게 공을 밀어넣었다. 악마의 기운을 100%나 흡수했고 일대일 상황이라 그런지 아스널을 상대로도 굉장히 높은 성공률이 나타났다. [제쳤습니다!! 김현준 슛!!! 골!!!] [골!!! 또 골입니다!!! 김현준!! 8호골!!! 해...해트트릭입니다!] 해설자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섰다. 캐스터는 놀라움에 젖어 환호성을 터뜨렸다. 상대가 그 누구던가? 프리미어리그의 4강이자 무패우승이라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업적을 달성했던 아르센 웽거가 이끄는 아스널이었다. 워낙 빅매치였기에 스탬포드 브릿지 역시 어마어마한 관중들이 들이찼고 한국에서도 현준의 출전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비록 맨체스터 시티에서 0-1 로 패하기는 했지만 현준은 준수한 활약으로 꽤 높은 평점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해서 벌써 9개의 공격포인트나 올린 현준이다. 이 추세라면 5골 8도움으로 이청용이 세웠던 13개의 공격포인트를 훌쩍 뛰어넘을 게 분명했다. 이번 경기에도 공격포인트를 세울까? 하고 기대감에 가득 차 있기는 했었지만 아스널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세울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와아아아!!! 준!! 준!! 준!! 환호성소리와 함께 첼시의 응원가가 크게 울려퍼졌다. Chelsea! Chelsea! No one can stop us now! Chelsea!, boys in Blue, Cheasea! Cheasea we love you Chelsea our love is ture, No one can stop us now Chelsea we're the team Chelsea Chelsea we're the dream! [첼시 서포터즈 블루스 응원가 - No one can stop now] 첼시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담긴 응원가인 No one can stop now. 아스널을 상대로 서포터즈를 흥분시켜주는 이러한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들에 대한 서포터즈들의 보답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환호성과 응원가를 느끼며 현준은 자신이 첼시의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듯 가슴에 붙어있는 앰블럼 마크를 손으로 툭툭치며 서포터즈들의 환호성을 더더욱 이끌어내었다. [김현준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놀랍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오늘 김현준 선수는...] 캐스터의 외침에 해설자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24m 정도 거리에서 프리킥골로 신호탄을 터뜨린 현준은 드로그바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으로 다시한번 아스널의 골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말루다의 스루패스를 받아 3명의 아스널 선수를 개인기로 돌파하고 마지막으로 뛰어나오는 골키퍼를 상대로 침착하게 골문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첫 해트트릭이었다. 게다가 한국선수로는 처음이었다. 내일 한국에서는 난리가 날 게 분명했다. 해트트릭 그것도 상대가 아스널이었다. "하아..." "괜찮아? 오늘 너무 날뛰는 거 아니야? 하하하!" 너무나 악마의 기운에 혹사당한 탓일까? 관중들의 환호성에도 무리한 것을 숨길 수는 없는지 현준은 세리모니를 끝내고는 창백한 얼굴로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 옆으로 아넬카가 나란히 섰다. "어젯밤에 조금 늦게 잤나봐요. 아스널과 같은 강팀과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생각예요." "그런 바보같은 행동은 하지 말라고. 아직 경기는 조금 남았으니까. 힘내라고 준." 아넬카의 말에 현준은 전광판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광판에는 자신이 골을 넣은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경기시간이 11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계가 눈을 들어왔다. "힘드네...인간의 몸으로 악마의 기운을 사용한다는 것은..." 돌아버릴 것 같았다. 자신의 코를 통해 들어오고 있는 공기에 피가 섞여 있는 느낌도 들었다. 아스널의 경기를 위해 아침일찍 훈련장으로 향하려는 자신의 행동에 리리스가 붙잡았고 제대로 된 악마의 기운이 어떤 것인지를 느껴보기 위해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현준이었다. 와아아아!!! 준!!! 준!!! 자신을 부르는 관중들의 환호성에 머릿속이 웅웅거렸다. 그러나 현준의 귀에는 아무런 목소리도 들어오지 않았다.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육체가 혹사되었기 때문일까? 하늘이 빙빙도는 느낌이었다. 삐익!!! 삑!!! 경기가 종료되었다. 3-0 리버풀의 승리. MOM 은 볼 것도 없었다. 오늘 3골을 터뜨리며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던 현준이었다. "축하한다. 현준." "고마워요. 주장." 피곤하기는 했지만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인터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온 현준에게 선수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그리고 테리와 악수를 나눈 현준은 눈을 비비며 피곤한 음색으로 말했다. "해트트릭을 한 것을 기쁘기는 한데 너무 힘드네요." "하하하하! 어차피 내일 훈련은 쉴테니까 집에서 푹 쉬라고. 오늘 정말 완전히 날아......" 테리는 그렇게 말하며 문쪽을 보며 누군가를 발견했는지 말꼬리를 살짝 흐렸다. 그리고 현준은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테리의 모습에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곳에는 익숙한 얼굴이 안첼로티 감독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로 첼시 FC 의 구단주이자 러시아의 석유재벌 로만 이브라모비치였다.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로군. 동양의 슈퍼스타이자 오늘 경기의 주인공인 김현준선수를 봐서 기쁘다고 라고 말씀하시는군요." 이브라모비치의 말에 현준이 멍하니 서있자 구단주의 말을 옆에 서있던 통역관이 한국어로 해석해서 말해주었다. 악마의 능력으로 인해 러시아어도 머릿속에서 해석해서 듣고 있는 현준이다. 이미 다 듣고는 있었다. 영어를 통해 대화하는 것은 어느정도 가능했다. 새미와의 과외도 큰 도움이 되었던 데다가 간단한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다른 선수들이 알아들었으니 말이다. 단지 러시아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그에게 영어로 대답을 해야할까 하고 망설였던 것이다. 물론 갑작스런 구단주의 등장에 놀람도 어느정도 섞여 있었다. ============================ 작품 후기 ============================ 새로운 챕터의 시작입니다. 집에 오니 8시가 조금 넘었군요...피곤하네... 그럼 저는 좀 뻗어야 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아마 이 챕터가...어떤 분들에겐 가장 기다리시던 챕터이기도 할 듯... 00115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부자는 정말...다른 세상속에 있는 사람들이구나.' 고작 280만 달러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인 첼시 FC 에 이적한 선수였지만 현준은 예상보다도 훨씬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7라운드까지 치러진 경기에서 9 골 4 어시스트. 신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고 있었고, 이런 현준의 활약으로 첼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프리미어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아스널전에서의 해트트릭으로 인해 그날 경기를 관전하던 이브라모비치의 눈에 들었는지 다른 선수들과 함께 구단주인 로만에게서 파티의 초대를 받았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위압감이 들 정도의 고급스러운 차량이 선수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조금은 이상한가...?" 격식있는 자리였기에 정장을 입은 현준이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몰랐지만 카쿠타가 정장을 입으라는 말에 리리스가 가져다 준 옷을 챙겨 입은 것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제법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치는지 모르겠지만 정장을 입은 기억이 너무나 오래된 탓에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리무진으로 보이는 차에 선수들과 올라타며 현준은 주장인 존 테리나 애슐리 콜쪽으로 슬쩍 시선을 돌렸다. 자신과 다를 바 없는 복장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여유가 넘치는 것이 자신과 비교가 되었다. "긴장되나 봐? 준. 이런 파티는 처음인가?" 자신을 어깨를 툭 치는 느낌에 현준은 고개를 돌렸다. 현준의 옆에는 포말 정장(Formal suit)를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아넬카가 있었다. "별거 없어.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그만이야. 여러 사람들이 오니까 얼굴이라도 비춰서 인사라도 나누라고. 게다가 자네는 오늘 파티의 주인공이기도 하지 않나? 안그래?" "그렇지. 아스널의 대포가 고물났다는 것을 증명해줬으니까 말이야." 말루다의 말에 현준은 잠시 실소를 터뜨리고는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 비록 첼시 FC 에 몸담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축구선수라는 동질감과 첼시 FC 라는 한 팀에 속해 있는 탓일까? 이제까지 지내왔던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동질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니 동료애라도 해야할까? 선수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부웅소리와 함께 리무진이 앞으로 나아갔다. "......진짜로 부자는 다른 세상 속 사람이구나." 장중하고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홀. 그리고 그 가운데는 파티의 주최자인 로만 이브라모비치가 있었다. 홀 가운데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가가호호 웃음을 띄며 서로의 이야기를 즐기고 있었다. 밝고 화려한 통로에는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그림들로 가득 차 있었다. 드라마나 중세 영화속에서만 보는 느낌. 이런 상류층의 파티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에 조금 충격을 느낀 현준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파티란 그냥 친구들끼리 모여 삼겹살과 소주 한잔 마시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서 가자고. 준. 구단주님이 자네를 찾는 거 같으니 말이야."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는 게 너무나 티가 날 정도로 촌스럽게 멍하니 멈춰서 주위를 구경하는 현준의 모습에 웃음을 지은 드로그바가 슬쩍 현준의 등을 밀었다. "오! 보물중의 보물. 블루스의 마스터가 도착했군." "이 선수가 아스널을 무너뜨린 동양의 선수로군. 반갑네. 난 에디 데이비스라고 하네. 오늘 경기는 정말로 대단했어. 아스널이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질지는 몰랐으니 말이야. 더군다나 마지막 슛은 정말로 짜릿했지. 자네가 300만 달러도 안되는 선수라는 게 믿기지가 않아. 첼시는 정말로 대어를 잡았군 그래. 자네 같은 선수가 우리팀에 왔어야 하는데 말이야. 하하하!" 평범한 인상이었지만 다소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뭔가 기대하는 눈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려는 찰나 옆에 있던 여인이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아직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기에 통역으로 붙어있는 것이었다. "볼튼 원더러스의 에디 데이비스 구단주입니다. 오늘 당신의 활약상이 정말로 대단했다고 하는군요." "볼튼 원더러스...! 이청용!" 볼튼이라는 소리에 현준의 입에서 한국어로 짤막한 단어가 흘러나왔다. 에디 데이비스라는 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다 알아듣고 있었다. 현준이 놀란 것은 그가 바로 볼튼 원더러스 FC 의 구단주라는 사실이었다. 대한민국의 국가대표팀 선수이자 자신보다도 먼저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선수가 바로 이청용이었다. 어째서 볼튼의 구단주가 이 곳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건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상류층의 세계를 자신이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말이다. "그렇지! 하하하! 그러고보니 자네는 미스터 볼튼과 같은 국가의 선수였군." 놀란 현준의 모습에 데이비스는 과장스럽게 손짓을 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인 이청용이었기에 한 시즌만에 미스터 볼튼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볼튼의 서포터즈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이청용은 벌써 2도움을 올리고 있었다. 현준과 비교한다면 엄청난 차이가 있었지만 말이다. 로만 이브라모비치와 에디 데이비스. 그 두 남자의 이름값 때문일까? 아무도 현준과 그 둘 사이로 접근을 하는 인물들이 없었다. 그렇게 와인을 마시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현준은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제는 이야기 할 것도 없었다. 에디 데이비스의 재미없는 농담과 이브라모비치의 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우승포부와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오늘처럼 상대해달라는 당부 아닌 당부를 들었을 뿐이었다. "은근히 부담 엄청 되네. 웃으면서 협박하네..." 현준은 한국어로 말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웃으면서 앞으로 자신의 실력에 대해 기대하겠다는 로만의 말에 미소로 대꾸하기는 했지만 그 말은 언제든지 부진할 경우엔 잘라버리겠다는 말과도 같았다. 이런 파티에 나이든 사람들만 오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은 다른 여인들 혹은 친해 보이는 인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왠지 그들이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 자신도 이브라모비치나 데이비스와 같은 사람들보다는 서양의 여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어느새 자신의 옆에서 통역을 해주던 여자를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 파티의 중요인물들의 옆에서 통역을 도와주는 역할인 듯 싶었다. "......" 현준의 눈에 카쿠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서양 여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역시 동양사람들하고는 상대로 안 될 정도의 발육상태를 보이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 헤실헤실 웃고 있는 카쿠타의 머릿속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현준이다. "후우..." 화장실에 가서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손을 씻고 나온 현준은 다시금 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현준의 곁으로 몇몇 남녀가 다정스럽게 팔짱을 끼고 현준을 스쳐지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에 현준은 입맛을 다셨다. 100%보다도 훨씬 뛰어난 리리스가 말했던 진정한 악마의 기운을 아스널전에서 사용한 까닭에 쉬고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이왕 이런 곳에 왔으니 파티를 즐기면서 악마의 기운을 충족시킬 만한 여자를 찾기로 생각한 현준이다. 확실히 진정한 악마의 기운을 사용한다면 어떤 경기에서든 압도적인 활약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100%나 되는 악마의 기운하고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피로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실력을 매번 내보인다면...절대로 몸이 남아나지 못 할꺼야." 더군다나 그런 경기실력을 보이기 위해선 자신은 정말로 악마가 되어야 했다. 리리스의 말처럼 말이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마음속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비록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은 잊지 않은 현준이다. 그렇게 막 홀로 들어서려는 찰나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며 누군가 현준을 불렀다. "첼시 FC 의 김현준...선수?" "네?" 고운 목소리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느껴지자 현준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와 동시에 현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아...?" 인형같이 귀여운 외모를 지닌 소녀였다. 그리고 그 소녀는 현준도 잘 아는 인물이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브라운관에서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꼭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으니 말이다. 1990년 출생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세계적인 배우이자 스타였다. 엠마 샬론 듀어 왓슨. 줄여서 엠마 왓슨이라는 이름으로 해리포터라는 영화에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라는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를 맡은 여인이었다. 하지만 진짜 자신의 앞에 있는 여인이 엠마 왓슨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현준 선수 아니신가요? 첼시 FC 말이예요." "마...맞습니다!" 뚫어지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현준이 무언가 잘못하기라도 한 듯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 모습에 소녀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손을 내밀었다. "엠마 왓슨이예요. 오늘 경기는 정말 대단했어요." "하하하..." 엠마 왓슨이 첼시 FC 의 팬이었나? 하는 생각이 맴돌았지만 어쩐지 생각이 뒤죽박죽 엮어 정신이 없던터라 현준은 어색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듯이 세계적인 스타다. 바로 앞에 한국의 유명한 연예인이나 아이돌이 나타난 다 하더라도 긴장할 판에 말이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데 괜찮으시겠어요?" 슬쩍 팔짱을 끼는 왓슨의 행동에 현준은 머릿속에 새하얗게 타오르고 있었다. 리리스로 인해 미인에 대한 내성이 키워지지 않았다면 분명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목각인형처럼 움직였을 게 분명했다. 그녀의 행동과 말에 입을 열려고 할 무렵 뒤에서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왓슨양. 찾으시는 분이 먼저 있답니다." "아아아..." 여자의 말에 왓슨은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댄채 그다지 가고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결국 한숨과 함께 여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다가 현준을 바라보더니 살짝 그의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는 말했다. "다음 경기는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이죠? 꼭 이기셔야 해요. 행운의 키스예요." 그리고 엠마는 현준을 스쳐지나갔고 현준은 멍하니 여인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현준은 아직까지도 볼에서 느껴지는 입술의 감촉을 떠올리며 슬쩍 손으로 볼을 만져 보았다. "축구선수를 하기를 잘하긴...잘했어." 더군다나 엠마 왓슨과 같은 여인에게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다면? 분명 어마어마한 기운을 흡수 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그러나 현준은 조그마한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엠마왓슨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다. 만약 그녀와 연인관계가 되어 악마의 기운을 흡수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마디로 자신에게 있어선 있으나 마나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한순간의 인연일 뿐이지 뭐." 만약 자신이 악마의 기운이 없이 첼시 FC 에서 활약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저런 여인과 인연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현준이 실력을 그라운드에서 내보이기 위해선 악마의 기운이 무조건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이 찾는 인물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데다가 언제든지 자신을 만날 수 있어야 하는 여인이야만 했다. 그래야 필요할 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아흣!! 아!!!" 흥건하게 젖어서 애액이 흐르기 시작하는 여인의 안으로 현준은 자신의 남성을 들이밀었다. 갈색의 머리카락이 침대보위로 흐트러졌다. 케이라 슐트. 현준보다 3살이나 많은 여인으로 영국에서 모델일을 하는 여자였다. 아직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는 있지만 이제까지 보여준 실력을 유지한다면 내년에 있을 재계약 때 현준은 어마어마한 대박을 터뜨릴 게 분명했다. 벌써부터 현준에 대한 블루스의 사랑은 대단했다. 축구선수의 애인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는 케이라가 더욱더 잘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악마의 기운이 필요한 현준과 축구선수를 애인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케이라. 두 남녀의 목적이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파티에서 이야기를 떠드던 중 눈이 맞았고 바로 자신의 집으로 그녀를 데리고 온 현준이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은밀하게 풍기는 분위기로 인해 진도는 일사천리였다. 케이라 역시 첼시 FC 소속의 선수로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현준의 실력에 매력을 느낀탓에 쉽사리 그에게 몸을 허락한 것이다. "흐응...!" 현준의 행동으로 침대위에 누워있던 그녀의 몸이 들썩거렸다. 자신의 허리를 이용해 현준을 받아들이던 케이라가 높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아아!! 준! 대단해!!"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면서 케이라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감싸며 마구 주무르기 시작했다. 성욕이 계속해서 끌어오르며 자신을 자극하고 있었다. 현준의 몸에 존재하는 순수한 마력이 조금씩 케이라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하악...아아!!!" 탄력을 받은 현준이 허리를 놀릴때마다 케이라의 입에선 쾌락섞인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모델 일은 하면서 여타 다른 남자들과 뜨거운 몸짓을 나눴던 그였지만 이렇게 정신이 황홀한 정도의 섹스를 경험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생각하는 케이라였다. '릴리가 부러워하겠지?' 같은 모델일을 하면서 남성편력으로도 유명한 릴리를 떠올리던 케이라는 입가에 조소를 지었다. 매번 자신을 만족시키는 남자가 없다고 투덜거리던 그녀였다. 능력으로도 그리고 섹스로도 말이었다. 그녀가 만나는 남자는 전부 거기서 거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신이 잡은 남자는 틀렸다. 블루스의 사랑을 받는데다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현준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였다. '더군다나...' 거기까지 생각을 하던 케이라는 머릿속이 새햐앟게 변하며 자신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연한 분홍빛을 띄는 그녀의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뜨거운 입김이 흘러나왔다.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였던 아래쪽은 계속해서 움찔거리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허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아아아아!!!!" 절정의 환희를 터뜨리는 케이라의 모습에 현준은 입맛을 다셨다. 리리스가 말했던 순수한 마력은 한국의 여인이건 외국의 여자이건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절정에 보내버리는 듯 싶었다. 하지만 자신의 성욕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섹스를 하는 목적이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도 있지만 모델을 할 정도로 외모가 뛰어나도 몸매가 좋은 여인의 섹스가 한번만으로 만족될리가 없었다. 가느다란 케이라의 몸을 뒤집은 현준은 그녀의 엉덩이를 손으로 잡고 들어올리고는 뒤에서 강렬하게 자신의 남성을 삽입했다. 현준의 행동에 케이라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며 울음이 섞인 신음성을 내뱉었고 두 남녀는 계속해서 밤새도록 뜨거운 행위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시룡 : 요즘 이거랑 퍼펙트월드 보는맛에 산다 > 퍼펙트월드는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지요. 연재가 쭉쭉쭉 올라왔으면 좋겠는데 같이 글쓰는 입장으로 글을 올린다는 게 얼마나 힘들지 잘 알고 있으니... 왓슨에 대한 떡밥을 던질까 하다가 바로 회수했습니다. 실존 인물을 H 에 등장시키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될일이니까요. 퇴근하고 와서 씻고 바로 글을 썼군요. 확실히 피곤피곤...슬슬 일이 많아지는터라 죽겠군요. 글쓰기도 힘들고... 그럼 좋은 밤 되세요. 내일은 야간 근무군요. 밤에 출근해야 한다는... 그탓에 댓글이 50개 정도 날리면 열심히 노력해서 2편을 써볼 의향도 있는데...말이죠? 대...댓글 달아달라는 거 아닙니다? 어쨌든 내일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00116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오후 늦은 시각, 어젯밤 내내 몸으로 서로를 알기 위해 울부짖었던 탓에 케이라는 조금 피곤한 기분을 가진 채 침대에서 눈을 떴다. 그리고 홀로 일어나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는 슬그머니 일어서서 뒤에서 양팔로 현준의 어깨를 감쌌다. "달링. 뭐해?" "아아..." 컴퓨터로 이런저런 인터넷 기사를 접하고 있던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케이라의 팔을 잡아당겼다. "이제 아스톤빌라전이 있어서 말이야. 3일 후에는 러시아로 가야되고 말이야." 그리고 4일 뒤에는 또다시 울버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가 이어졌다. 지옥의 일정이라고 불리정도는 아니었지만 경기가 꽤나 빡빡하게 이어져 있었다. '확실히 영국으로 오니까 경기가 엄청나게 많네...' K 리그 일정도 여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첼시는 챔피언스리그에도 참가하는 것 때문일까? 왠지 K 리그에 있을때보다 더욱 피곤한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했을 때하고는 달리 꽤나 긴 거리를 이동해서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자신이야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가 있었기에 그다지 피로를 느끼지 못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어떨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아스톤 빌라전이네...빌라 파크에서는 옛날부터 힘들었는데..." "무슨 말이야?" "아...언제부터인가는 잘 모르겠는데 아스톤 빌라의 홈구장인 빌라 파크에서 첼시는 꽤 약한 모습을 보였거든. 전적도 그리 좋지 않았고 말이야. 그래도 블루스가 유리한건 변함이 없지만." 케이라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현준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악마의 기운을 모아 아스톤빌라전을 치를지 고민을 할 이유가 없었다. 리리스도 있었고 새미도 그리고 케이라도 있었다. 악마의 기운을 100%나 모을 수 있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여유롭게 악마의 기운을 모을 수 있다는 게 대체 얼마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달링. 컴퓨터만 계속 할꺼야? 어젯밤에 너무 좋았는데 말이야. 아스톤 빌라전까지는 보기 힘들꺼 아냐." 현준은 고개를 가로젓고는 케이라를 안아 든 채 침대쪽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두 팔을 펼쳐 누워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케이라의 위에 자신의 몸을 겹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사랑해주시는 축구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아스톤 빌라 VS 첼시, 첼시 VS 아스톨 빌라의 2010/2011 EPL 8라운드 경기를 생중계 방송 해 드리겠습니다.] 10월 17일. 아스톤 빌라와의 홈구장인 빌라파크에서 벌어지는 EPL 8라운드 경기가 시작되었다. 아스톤 빌라 FC. 버밍엄의 아스톤을 연고지로 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팀의 하나로 홈구장인 빌라 파크는 무려 100여년도 더 된 1897년부터 쓰고 있었다. 1992년 세워진 프리미어리그의 창립멤버중 하나로 단 한번도 강등된 적이 없는데다가 국제 대회에서 차지한 트로피는 잉글랜드 클럽중 4번째로 많을 정도로 잉글랜드에서 가장 성공적인 클럽중의 하나였다. [국내팬들에겐 잘 알려지 있지 않지만 아스톤 빌라 역시 강팀이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토튼햄이나 맨체스터 시티와 같이 아스톤 빌라 역시 빅 4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저력이 있거든요. 현재 아스톤 빌라는 7전 3승 1무 3패로 승점 10점 리그 8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썩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아스톤 빌라가 만족할 만한 성적도 아니거든요.] [저번 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는 토튼햄을 상대로 2-1로 역전패를 했었죠?] 경기가 시작되지 전 대한민국의 해외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려는지 연신 캐스터와 해설자가 아스톤 빌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현재 첼시는 7전 6승 1패. 승점 18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거의 독주라는 표현이 맞죠?] [네. 그렇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당한 일격을 제외한다면 지금까지는 아주 강력한 우승 후보죠. 공격수들의 화력과 함께 미드필더진들 역시 어마어마하게 상대팀의 골문을 두드리고 있거든요. 수비진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히기도 하고요.] [김현준 선수가 현재 리그 8골로 득점순위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죠?] 말을 하는 캐스터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K 리그 출신의 한국선수가 세계 최고의 리그인 EPL에서 뛰기 시작한 데뷔년도에 벌써부터 득점왕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게다가 골만 많은 것도 아니다. 어시스트 역시 리그에서 4개나 기록했다. 공격포인트가 벌써 12 개를 기록한 것이다. 칼링컵이나 챔피언스리그를 더하면 공격포인트는 더욱더 늘어났다. [그렇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경기 한 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현준선수입니다. 더군다나 저번 아스날 전에서는 해트트릭까지 터뜨리지 않았습니까? 램파드 선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공백을 100% 아니 200% 김현준 선수가 메워주고 있습니다.] [아스널전의 경기 이후로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까지 별명이 묻지 않았습니까?] 캐스터의 말에 해설자는 강한 미소를 지었다. 아스널전의 경기. 거의 김현준의 날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현준의 존재감이 강렬하게 드러났던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첼시전에서의 완패는 김현준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휘두르는 인터뷰 장면을 보고 자신 역시 가슴이 뿌듯했었다. [그래도 이번 경기 첼시로서도 방심해서는 안되는데요. 드로그바 선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거든요. 더군다나 핵심선수인 알렉스와 칼루 선수도 결장했거든요. 김현준 선수에게 부담이 더욱더 늘어나겠습니다.] 그렇게 한국뿐만 아니라 EPL 을 중계하는 다른 나라들 또한 각국의 언어로 중계방송을 하기 시작했고 경기장에 속속 들어선 팬들은 자신의 팀이 경기에서 승리를 하리라는 마음으로 열광적으로 응원가를 열창하고 있었다. 버밍엄이 자랑하는 축구 클럽으로 7회나 프리미어리그와 FA 컵을 우승한 전적이 있는 아스톤 빌라 FC. 1982년에는 챔피언스리그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현재는 그때의 위용과 비교해서 전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충성스러운 팬들은 42640 석의 빌라파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We are the voice of claret and blue our victory song is sung for you so lead us on to glory we'll battle with you all the way [아스톤 빌라 응원가 - Lion Hearts]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프리미어리그 팀의 응원가는 다들 좋네..." K 리그 팀의 응원가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응원가에 비하면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팝송이라고 느껴지는 응원가들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거야?" 한국어로 혼자 중얼거렸던 탓에 카쿠타가 자신을 바라보자 현준은 헛기침을 한 다음 말했다. "아무것도. 오늘 선발 출전이지? 카쿠타." "응.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준 처럼 골도 넣고 말이야." 카쿠타가 부럽다는 듯 말했다. 핵심선수인 람반장의 이탈로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투입된 현준이지만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으로 첼시의 핵심선수로 자리잡은 그였다. 연신 잉글랜드 스포츠신문이나 블루스에 관계된 언론매체는 매일 현준의 기사를 토해내고 있을 정도니 말이었다. 애시당초 공격수도 아닌 미드필더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더군다나 아스널전에서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보이기도 했었다. 미들라이커 램파드의 공백에도 동양에서 온 제 2의 미들라이커는 블루스들에게 승리를 선물해주고 있었다. "너도 이번 경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지." "그래야지. 꼭 골을 넣고야 말겠어." 카쿠타의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첼시 구단에서 가장 친한 선수를 꼽는다면 역시 카쿠타였다. 사적으로는 그렇게 친한 편은 아니었지만 왠지 그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빌라파크에서 벌어지는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시각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00117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따르르르릉!!! 새벽 1시가 넘어가는 야심한 밤. 알림벨 소리가 누군가를 깨우기 위해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그리고 첼시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의 브로마이드 몇 장이 붙여져 있는 벽 밑에 위치한 침대에서 꼼지락거리며 멍하니 몸을 일으킨 한 여인이 부스스한 머리를 몇 번 흔들고는 요란하게 울려대는 시계를 손으로 탁 쳤다. "하아암...아...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침대에 앉아서 눈을 감은 채 몇 분이나 멍하니 있었을까?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린 희연은 슬그머니 침대 밑으로 기어내려갔다. 어제 준비해 놓았던 리모콘이 손을 뻗으면 잡을 거리에 놓여 있었다. "다행이야...경기 시작 안했네. 하아암!!!" 현준이 프리미어리그로 떠난 이후로 현준의 경기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희연이다. 다행히 한국에서도 현준이 엄청난 활약을 보여줌에 따라 첼시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 혹은 녹화 방송을 해주고 있었다. 이미 한국에서 생겨난 블루스에서 가입한 그녀였다. 한때 퍼플크루로 활동하며 대전 시티즌의 광팬으로 활동했던 것처럼 지금은 열광적으로 현준이 뛰고 있는 첼시 FC 의 팬이 되어버린 그녀였다. "아...오빠다..." 오늘 경기에도 선발 출전을 하는지 어린아이들과 함께 입장하는 현준의 모습에 희연은 애정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TV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방 곳곳에 있는 현준의 브로마이드 혹은 현준이 마킹되어 있는 대전 시티즌과 첼시의 유니폼들이 그녀가 얼마나 현준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가 입고 있는 옷 역시 현준이 잉글랜드로 떠나기 전에 주었던 대전 시티즌에서 뛰고 있었을 때 입었던 현준의 유니폼이었다. "오늘도 골을 넣어줬으면 좋겠는데. 히히히." 아스널전에서 현준의 활약을 보고 하루종일 정신을 놓았던 그녀였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 아니, 그녀의 눈에는 완벽한 플레이었다. 메시? 호나우도? 카카? 다 소용없었다. 그녀에겐 김현준이 최고였다. 과연 그 누가 세계적인 클럽인 아스널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릴 수 있겠는가? 물론 뛰어난 동료들의 도움도 있었겠지만 절대 해트트릭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렇게 TV 에 시선을 집중하던 희연은 갑자기 중계카메라가 한 여인을 슬쩍 비추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저 여자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서양 여자였다. 하지만 준이라고 쓰여있는 첼시의 유니폼을 입는 것을 보면 현준의 팬인 듯 보였다. [현준 선수의 팬인 듯 싶은데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유명한 스타인 만큼 꽤나 많은 여인들의 눈길을 끌겠어요. 하하하.] [한국어로 김현준 선수를 응원할 정도면 대단한 팬이군요. 김현준 선수가 영국에서 어떤 위상을 지니는지 보여주는 모습이로군요.] [미모도 대단한걸요? 저런 여인이라면 김현준 선수도 눈길이 가지 않을 리가 없겠어요. 하하하하!] 해설자의 말에 희연의 얼굴이 악귀처럼 찌푸려졌다. 저 해설자가 지금 뭐라고 떠들고 있단 말인가? 현준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남자였다. 내남자의 비즈니스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허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리모콘을 잡고 있던 희연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초리가 예리해진 희연뿐만이 아니었다. "......" 연지는 수진의 떨리는 등을 지켜보았다.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야심한 시각. 자신의 남자인 현준의 경기는 무조건 지켜봐야 한다는 말에 잠도 자지 않고 밤을 새다가 TV 를 시청하기 시작한 수진이다. 연지와 혜나 역시 요즘 한국에서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 현준의 경기를 보기 위해 나란히 경기를 시청하기 시작했고 TV에서 흘러나오는 장면을 눈으로 톡톡히 본 것이다. "뭐...그냥 팬인가 보죠. 언니. 내남자의 비즈니스라는 것도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해요. 언니랑 현준오빠는 연인관계잖아요." "하지만 현준이가 영국으로 가고나서는 연락이 끊겨 버렸는걸...매니저하고 연락을 하려고 해도 받지도 않고...내가 싫증난걸까? 그래도 이제는 조금은 이름있는 아이돌인데..." 현준이 잉글랜드로 간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앨범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레인보우 샤베트였다. 그리고 조금씩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었다. 체리 쥬빌레처럼 엄청난 인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요 프로그램이나 예능등 종종 TV 에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에 비교한다면 상대도 되지 않았다. 요즘 대한민국은 프리미어그에서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현준의 인기가 그야말로 대단했다. 그 탓에 고생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협회였다. 어째서 현준을 월드컵에서 뽑지 않았냐는 말에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빠서 그런거겠죠. 현준오빠 맨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고 하잖아요. 게다가 현준오빠도 우리들을 주시하고 있을껄요?" "으응..." 연지가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하자 수진은 연지의 이야기를 듣더니 말꼬리를 흐리며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언니. 저 저여자 어디선가 본거 같아요. 누구지...?" 연지와 수진의 대화에 끼지 않고 TV 에 집중하고 있던 혜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유명한 사람이야?" "그...모델같은데...누구였더라..." 카메라가 잠깐동안 잡은 모습이었지만 그 미모는 뇌리속에 깊게 남아있었다. 패션잡지를 즐겨보는 만큼 모델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혜나였다. 혜나는 재빨리 컴퓨터가 있는 책상의 의자로 몸을 날렸다.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숙소도 바꿨고, 컴퓨터도 한 대 비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양 손으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던 혜나는 잠시 후 한 여인을 찾아내고는 입을 열었다. "아...저 여자. 그 사람이예요. 케이라. 케이라 슐트요." "케이라 슐트?" 누군지 모르겠다며 자신을 바라보는 수진과 연지의 모습에 혜나는 TV 쪽으로 잠깐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바비브라운이나 샤넬, 프레드 페리 모델로 나왔던 여자예요. 지금은 활동을 잘 안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굉장히 유명했던 모델이예요." 키이잉!!! 말루다가 밀어준 볼이 현준의 앞으로 흘러왔고, 현준은 곧바로 발을 휘둘렀다. 뻐엉!!! 북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발에 제대로 얻어걸린 공이 쏜살같이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인 하비브 베예가 재빨리 발을 뻗었지만 곡선으로 그리며 나아간 공은 아스톤 빌라의 골문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지키는 브래드 프리델의 선방에 막히고야 말았다. 기습적인 현준의 슈팅에 아스톤 빌라의 서포터즈는 가슴을 쓸어내렸고 블루스는 아쉽다는 듯 양손을 들어 올리거나 얼굴을 감싸쥐는 다양한 제스쳐를 취했다. "후우...역시 원정경기는 힘드네." 아까운 기회를 놓친 탓에 현준은 주먹을 불끈 감싸쥐었다. 악마의 기운 100%를 흡수하기는 했지만 모든 슈팅이 골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방금전 슈팅의 성공률은 61%. 골이 들어갈 확률이 반 이상이었는데 들어가지 않았기에 현준의 아쉬움은 더했다. 경기가 시작될 때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더위를 조금 가시게 만들어주고는 있었다. 프리델의 선방을 칭찬하기라도 하려는 듯 아스톤 빌라의 응원가 Lion Heart 를 비롯해 몇 가지의 응원곡이 서포터즈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경기장을 가득 아스톤 빌라 서포터즈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블루스들 역시 2개 구역에 자리를 잡고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으나 몇배나 차이가 아는 아스톤 빌라의 서포터즈의 목소리에 묻히고 있었다. "이런게 경기에 압도당했다고 말해야 하는 건가?" 현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벌써 전반 30분이 경과하고 있었지만 골은 터지지 않고 있었다. 첼시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지만, 확실히 축구는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였다. 경기 초반 아스톤 빌라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한 데다가 볼 점유율 역시 홈팀인 아스톤 빌라가 더욱 높였다. 애슐리 영과 페트로프로 이어지는 아스톤 빌라의 공격라인은 굉장히 위협적이었지만 그래도 첼시의 수비진들은 아스톤 빌라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카쿠타도 고생이군." 카쿠타도 쪽으로 시선을 돌린 현준은 공이 향하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좀더 공격적으로 시작하는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 때문에 전방에서 카쿠타와 아넬카가 분전으로 하며 막아내고 있었다. 현준이 중간에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몇 번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과 함께 수비수에 맞고 코너킥을 얻은 것에 불과했다. 악마의 기운을 100%나 흡수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한계는 있었다. 그렇게 전반전은 0-0 으로 종료되었다. 첼시나 아스톤 빌라가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에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아직 45분이나 남았다. 카쿠타! 어깨를 펴! 다른 선수들도! 여기는 아스톤 빌라의 홈구장이다. 아스톤 빌라와 같은 강팀을 순순히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 골을 먹히지 않은 이상 너희는 아직 실수하지 않았고 경기가 끝난 이상 승부는 결정되지 않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만 집중해.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너희의 친구들과 블루스가 보고 있다. 기억해라. 너희는 첼시의 선수들이다." 1군팀 코치중 하나인 폴 클레멘트가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며 자신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전반전에 아스톤 빌라의 공격에 위협적인 장면들을 몇 번 연출한 첼시 였다. 하지만 그는 첼시가 패배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다. 안첼로티 감독과 수석코치는 전반전의 경기를 통해 어떻게 선수진의 변화를 주고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지만 대단한 자신감이네..." 첼시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축구클럽들은 전부 자신의 클럽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서포터즈들도 마찬가지였다. 커다란 바나나와 함께 우유를 입에 넣으며 마사지를 받던 현준의 앞으로 클레멘트가 싱긋 웃으며 다가오더니 말했다. "준. 오늘 너의 실력을 보여줘라. 아스널의 경기에서처럼 말이야. 블루스의 눈을 사로잡아. 다음주면 그가 돌아온다." "그라면...?" 바나나를 우물거리던 현준이 똑바로 클레멘트를 바라보았다. "프랭크 램파드. 피트니스 코치인 크리스 존스와 함께 일부 개인훈련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저번 주 훈련도 모두 소화해냈다고 하더군." "......" 현준에게는 클레멘트의 말이 일종의 협박으로 들렸다. 프랭크 램파드. 그는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매 시즌 10 골 이상을 집어넣으며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였다. 탈장수술로 인해 시즌 초반 전력에서 이탈했던 첼시의 주축선수로 그에 대한 블루스의 믿음은 거의 맹신이라고 할 정도로 확고했다. 자신과 똑같은 플레이를 펼치는 미드필더. 그가 돌아온 과연 자신이 경기에 출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자신이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더라도 램파드와 자신은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나 비슷했다. 하지만 자신은 프랭크 램파드가 없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바로 악마의 기운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 증거로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지 않은가? 자신은 그저그런 선수가 아니었다. 눈을 감았다 뜨며 입안으로 바나나를 전부 집어넣은 현준은 마사지 트레이너의 손길에 몸을 맡기며 입을 열었다. "프랭크가 온다고 해서 쉽사리 제 자리를 뺏길 생각은 없습니다. 클레멘트씨. 경기가 끝나고 그 결과를 보여주도록 하지요." 현준은 그렇게 말한 다음 우유를 들이켰다. 무섭게 눈을 번득이는 현준의 모습에 클레멘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설픈 현준의 영어실력은 클레멘트에게 제대로 된 말을 전달해주지는 못했지만 현준의 분위기 만큼은 충분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클레멘트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첼시, 김현준의 활약으로 아스톤빌라 2-0으로 제압" '지배자' 김현준, EPL 득점 선두 [EPNM = 김민철 기자] 8호 프리미어리거인 김현준의 상승세가 정말로 무섭다. '미들라이커', '그라운드의 지배자'로 불리는 첼시 FC 의 김현준(23)이 주말에 열린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78분골을 터뜨리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레이스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김현준의 득점왕 단독 선두는 그야말로 대단한 기록이다. 김현준은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현준이 골 욕심만 내는 선수는 아니다. 김현준은 경기가 끝나지 직전 팀 동료인 카쿠타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주며 어시스트도 기록도 하나 더 늘렸다. 첼시의 주축 미드필더로 떠오른 김현준은 모든 경기에서 1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8라운드 까지 벌어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10/2011 시즌동안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도 기록했던 김현준은 1-0 패배를 기록했던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경기와 결장했던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서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을 뿐, 출전했던 모든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김현준은 오는 19일 FC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홈 경기장인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를 벌인다. 다음날 역시 김현준의 활약으로 첼시 FC 가 승리를 거두자 언론매체들은 연신 현준에 대한 기사들만 쏟아내고 있었다. 한국인으로 해외에서 이렇게 활약을 했던 선수가 있던가? 박지성이나 이청용, 기성용과 같은 대단한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단기간동안 자신의 존재감을 무섭도록 알린 선수는 그 누구도 없었다. 하물며 어중간한 리그도 아닌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이는 그였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누구든지 김현준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연신 인터넷 정보를 검색했고 기자들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현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잉글랜드로 떠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써니야 : 댓글 11개로는 안되겠죠? 야금야금 잼나게 보구있답니다. 아! 그리고 현준이가 제 대학 후배내요 ㅋㅋㅋ > 오홍...충남대 출신이시군요. opst99 : 그런데 댓글달면 이익이 있나요??? > 글쎄요? 저는 댓글을 볼 수 있다는 이익이 있겠죠? 심심하잖아요. 댓글 없으면... 라이온6 : 작가님 덕분에 FM에 다시 빠졌습니다... 이렇게 한명이 독자가 인생을 날리게 돼네.. ㅠㅠ > 애도. FM 재미있긴 한데...푹 빠질 정도론 못하겠더군요; 그냥 어느정도 하다보면 그냥 그선수가 그선수... 그럼 즐감하시길! 역시 댓글 50 개 걸어놓으니까 흐뭇흐뭇합니다. 댓글이 많아야 글쓰는 맛이 있다는! 그러면 저는...내일은 예약으로 올려놔야 겠군요. 일이있어서요. 토요일에는 조아라 간담회를 가느라 아마? 못올리고; 아하하하!! 나중에 뵐께요! 아 그리고 조회수 100만이 넘었습니다. ㅊㅋㅊㅋ. 더군다나 이제 거의 1000Kb 근접해가는군요. 00118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FC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모스크바에 있는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하는 러시아의 축구클럽이었다. 1922년 창단되어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 소속 작년시즌에는 시즌 2위로 마감했었다. 그리고 10월 19일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홈구장인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3차전에서 첼시는 먼 거리의 원정경기라는 상황에서 불구하고 0-3. 3골차의 완승을 거두었다. "후우..." 러시아의 그랜드 호텔.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나지도 않은, 그러나 시설만큼은 정말로 좋은 곳에서 현준은 편안히 잠을 잤다. 로만 이브라모비치, 러시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단주가 말한 대로 이 곳은 그야말로 '먹고, 자고, 놀고, 뒹굴기에는' 딱 좋은 곳이였다. 어제 자신의 눈을 즐겁게 해준 경기를 보여준 것에 대한 로만 구단주의 보답이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던 대로 이 곳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피로가 싸악 풀리는 느낌이었다. "조금 더 자볼까..." 3일 뒤엔 23일에는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상대는 울버 햄튼. 정확히 말하자면 울버햄프턴 윈더러스 FC. 설기현선수가 뛰었던 곳으로도 잘 알려진 클럽이었다. 하지만 현재 울버 햄튼의 순위는 그리 높지 않았다. 8라운드 1승 3무 4패로 18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리버풀이 그 아래에 있다는 것은 더욱 놀랍지만..." 이번 시즌도 빅 4로써의 위용을 보여줄거라 생각했지만 리버풀의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리그 19위. 그 누구도 리버풀이 이런 성적을 보여줄 거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 그 탓에 감독의 경질설부터 이런저런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현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 더 누워있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 휴식은 충분한 것 같았다. 다만 목이 좀 마르고 배가 고팠다. 어제 벗어놨던 옷이 말끔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옷을 입고 난 현준은 무심결에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거울속의 자신을 향해 중얼거렸다. "악마의 기운을 통해 이번 시즌을 나의 시즌으로 만들어야지...후후후..." 현준의 검은색의 눈동자가 빛이 났다. 어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의 활약을 보였던 자신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득점왕 타이틀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고 있었고, 도움순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동양의 보배. 그라운드의 마스터등 각종 찬사를 받고 있는 자신이었다. 현준이 두 팔을 크게 뻗으면서 미소를 짓고 있을 무렵 노크 소리가 나며 지르코프가 들어왔다. "일어났네? 준." "네. 호텔이 굉장히 좋은지 피로가 싹 풀린 느낌이예요. 지르코프씨도 일찍 일어나셨네요?" "음. 여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니도 하니까. 고향에 온 기분이랄까? 어찌되었든 지금 다른 선수들이 아침을 먹기 위해 널 기다리고 있어." "네? 먼저 식사하시면 될텐데."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지르코프는 현준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준. 자네가 그동안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보여왔는지는 잘 알아. 그 만큼 선수들이 너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 이런 행동은 말이야. 자네를 블루스의 일원으로 인정을 하는 선수들의 배려라고." "하하하..."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는 현준의 손을 잡고 지르코프는 식당 쪽으로 현준을 안내했다. 호텔의 안 홀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대부분 부호나 관광객들로 보였지만 그 중에는 첼시 관계자들도 많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테이블이 선수들끼리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현준 역시 자리에 앉자 그 양쪽에는 카쿠타와 아넬카가 자리를 잡았다. "준이 프랑스 국가대표야? 우리팀의 프랑스 선수 두명을 꿰차고 있구만." "나는 여기에 있다고." 테리의 말에 말루다가 뒤쪽에서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준. 너는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안해?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에서 탈락되었다는 말이 있던데?" 한참 식사를 하다가 현준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고, 그 말에 아넬카가 입으로 가져가던 포크를 내려놓으며 의아한 듯 말했다. "준의 국적은 그 한국아니야? 일본의 옆에 있는..." "나는 정확히 알지. 2002 년에 월드컵이 열렸던 국가지. 그 쪽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브라질 만큼이나 축구에 미친 나라지. 뭐 나한테는 좋은 기억은 아니었지만..." "......" 아넬카의 얼굴에 그늘이 스쳤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감독과의 불화로 중도에 조기 퇴출을 당한 아넬카였다. 다들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조만간 너도 대표팀 차출요청이 들어오겠네. 현재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인데다가 대단한 활약을 보이고 있잖아? 게다가 아시아도 평가전이 벌어질 테고 내년에는 그 뭐지? 유로와 같은 큰 대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말이지." "아...아시안컵이요. 어떻게 보면 유로와 비슷하겠네요. 국가대표 차출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제 에이전트 때문에요." 그렇게 식사가 끝날때까지 현준은 다른 선수들과 함께 서로 국가대표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그 중에는 리버풀의 몰락과 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이야기도 섞여 있었다. [골!! 골입니다!!!] 와아아아아아!!!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이 블랙번 로버시의 골문을 가르는 그 순간 캐스터가 일어나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해설자가 뒤이어 설명을 붙였다.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벌써 리그 10호골! 프리미어리그 선수중 가장 처음으로 두자리수 골을 달성합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현준이었다. 그 밑으로 뉴캐슬의 캐빈 놀란과 맨체스터 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즈가 7골로 뒤를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무려 3골차이나 나고 있었다. [저번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어시스트를 하나 올리며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는데 오늘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군요.] [네. 그뿐만이 아니죠. 1-0 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천금과도 같은 동점골입니다.] 신이난 해설자의 말이다. 이렇게 해외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는 한국의 선수를 중계한다는 것이 당연히 신이 날만 했다. 일어나 있었던 캐스터는 슬그머니 자리에 앉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벌써 리그 10호골 대단한 기록입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이제 10라운드가 진행되었는데 매 경기 한골씩 기록했다는 것이거든요. 게다가 김현준 선수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거든요.] [경기력의 기복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요. 매 경기 출장할때마다 꾸준하게 활약해 주고 있어요.] 현준의 동점골이 터지고 난 이후 꾸준하게 블랙번 로버스 선수들은 첼시를 밀어붙이고 있었지만 결국 경기가 종료되기 10분전 이바노비치의 슈팅이 골로 연결되며 경기는 1-2 첼시의 승리로 끝이 났다. 워낙 강력한 스쿼드를 자랑하고 있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9승 1패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는 첼시 FC 였다. 2등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가 무려 7점이었다. 득실차도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팀. 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첼시였다. "대단해! 준!" 원정경기를 마친 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자 현준을 반기는 것은 다름아닌 새미였다. 그리고 그제서야 오늘 영어 과외가 있었던 것을 떠올리는 현준이었다. 자신을 보며 호들갑을 떠는 새미의 모습에 현준은 뿌듯한 마음으로 옷걸이에 옷을 걸어놓으며 말했다. "뭘요. 아직 많이 부족해요." "부족하긴 뭘! 오늘 리그 10호골도 성공시켰잖아. 한국에선 난리도 아니라고. 대형 스트라이커의 탄성이라고 벌써부터 대표팀 경기에서 너를 보고 싶다는 말이 많아." "전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더예요." "미들라이커잖아? 후후후...미드필더 겸 스트라이커." 새미의 말에 현준은 싱긋 웃으면서 컴퓨터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잠깐 인터넷이라도 하며 한국의 반응을 알아볼 생각이었지만 역시나 컴퓨터가 있는 곳에는 리리스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케이라가 자신의 집으로 올 때는 모습을 감추는 그녀였지만 새미가 있을때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었기에 현준은 그려려니 하며 컴퓨터쪽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고는 새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과외하는 날이죠? 인터넷을 하려고 했는데 리리스님이 하고 계시네요. 과외 먼저 해야겠어요." "응. 그리고 이따가 싸인도 좀 부탁해. 한국에 있는 동생이 부탁해서 말이야." "알았어요." 현준과 새미가 영어과외를 하는 동안 리리스는 여전히 문명을 즐기고 있었다. 며칠 전 문명 V 가 발매되었고 밤을 새면서까지 리리스는 그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과외를 마친 현준은 자연스럽게 새미와 몸을 섞었다. 섹스에 대한 갈증도 풀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다음 경기를 대비해 악마의 기운을 미리 충족시켜 놓으려는 생각이었다. 어느새 리리스가 사라져 있었고 현준의 애교에 새미역시 어쩔 수 없이 현준과 잠자리를 같이 했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현준의 집에서 떠난 그녀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셔터에 담는 한 남자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선작 5000 넘었군요. 자축;;; 00119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조○일보 본사. 하루가 저물어가는 늦은 시간이지만 여전히 많은 편집기자들이 남아서 기사들을 편집하고 작성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내일 내보낼 기사들이었기에 오늘 밤을 새서라도 마감해야만 했다. 덕분에 사무실의 열기는 굉장히 뜨거웠고 분위기 또한 당장이라도 터질듯이 날카로웠다. 선미 또한 다른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바쁘게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어제 현준이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프리미어리그 선수중 가장 먼저 두자리수골을 성공시켰기에 그에 대한 기사를 큼직하게 작성하는 중이었다. "선배님! 그거 보셨어요?" "그거라니?" 새로 스포츠란으로 입사한 김호명이라는 남자기자 한명이 호들갑을 떨며 자신에게로 다가오자 선미는 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후배이긴 했지만 자신보다 무려 3살이나 많았다. 게다가 자신을 좋아하는 걸까? 은근히 치근덕대는 호명의 행동과 시선이 선미에겐 귀찮게만 느껴졌었다. "스캔들이요!" "스캔들? 누구?"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호명의 시선을 무시한 채 선미는 계속해서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굳이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호명의 말에 선미는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김현준선수요!" "뭐?!" "김현준 선수가?" 김현준에 대한 스캔들. 워낙 유명한 선수인만큼 스포츠란 기자치고 김현준을 모르는 선수는 하나도 없었다. 그런 선수의 스캔들인 만큼 모두들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방금전까지도 부리나케 글을 작성하던 기자들은 다들 인터넷 창을 열고 사실확인을 시작했고 선미 역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을 잠깐 멈춘 채 김현준에 대한 기사를 열었다. 영어로 씌여있는 김현준의 여인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진 긴 장문의 기사였다. 아직 한국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듯 했지만 시간문제였다. "한국인이네...누구지?" 늦은 밤으로 보이는 시각 현준의 집에서 나오는 한명의 여인과 현준과 함께 찍힌 사진이었다. 에이전트는 아니었다.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는 그녀도 약간은 안면이 있었다. "역시 축구스타에게 빠지지 않는 것은 스캔들이지. 그래도 섹스스캔들은 아니네요?" 호명의 말에 선미는 인상을 찌푸렸다. 과연 생각이 있는 걸까? 어떻게 사람이 많은 이 곳에서 저런 저급한 단어를 내뱉을 수 있는지 몰랐다. 한심하다는 표정을 한번 지어보인 후 선미는 다시금 기사 내용을 읽어보았다. '스캔들이라고 해도...뭐 나랑은 상관없겠지.'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생각과는 달리 초조한 듯 책상위를 빠른 속도로 두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영국의 첼시 연습구장에서도 현준 역시 기사를 접하고 있었다. 그것도 동료들의 입에서 말이다. "준! 기사가 떴는데?" "기사는 매일 뜨지 않았나요?" 현준의 목소리에는 자랑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그럴만 했다. 스트라이커도 아닌 미드필더로 10경기 10골. 매 경기 한골이라는 기염을 토하고 있었다. 자부심이 생길만도 했다. 그리고 요즘엔 리리스와 새미 그리고 케이라 까지 세명의 여인과 번갈아 가면서 몸을 섞어 악마의 기운을 무리없이 흡수하고 있었다. 게다가 더욱더 편하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또 한명의 여인을 늘릴까 고민도 하고 있었다. "블랙번을 박살낸 첼시의 마스터? 그런 내용인가?" 어느새 아넬카가 흐느적거리며 다가왔다. 기사를 가져온 카쿠타가 신문을 현준의 앞으로 스윽 밀었다. 그리고 신문쪽으로 고개를 돌린 현준의 눈이 크게 커졌다. "어...? 왜 이게...?" 현준이 고개를 들어 카쿠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쿠타가 알 리가 없는 게 당연했다. 고개를 흔들흔들 거리는 그의 모습에 현준은 다시금 기사내용을 바라보았다. 악마의 기운을 통해 글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신문기사의 내용은 줄여서 말한다면 바로 스캔들이었다. 자신과 밤중에 자신의 집에서 나온 여인 다시 말해서 새미와의 스캔들말이다. "허...참..." 현준은 허탈하게 웃었다. 따지고 보면 새미는 자신의 영어 과외 교사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섹스스캔들과 같이 큰 내용은 아니라는 점이었다.단지 문제가 되는 점은 이 기사를 본 다른 여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점이었다. '만약 케이라가 이 기사를 보고 난리를 치면 곤란한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원활하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던 자신의 계획이 깨질 게 분명했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기사를 본 아넬카 역시 놀라서 현준을 바라보았다. 연습을 하던 다른 선수들 역시 기사 내용이 궁금한지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스캔들이라...뭐 이런 것쯤이야 일어날 수도 있지. 그런데 누구야? 준? 너의 그녀?" "아뇨. 첼시측에서 붙여준 제 영어과외선생이예요." 태연한 현준의 말에 손가락을 들어올리면 장난스럽게 입을 연 드로그바의 얼굴이 보기좋게 일그러졌다. 이런걸로 꼬투리 잡아서 꽤나 재미있게 놀리려고 했는데 그녀도 아닌 고작 영어과외선생. 그것도 첼시구단에서 붙여준 선생이었다. 현준의 말에 다들 김이 팍 샌 듯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선수들의 뒷모습을 흘끗 둘러본 현준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난 고민들이 현준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런 일이 있을 것 이라고는 생각해 왔었다. '유명해지면 당연히 파파라치같은 기자들도 붙게 마련인데...' 너무나 빠르게 인기를 얻었기 때문일까? 아직도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잘 실감을 느끼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아니 예상은 했어도 정말로 늦은 밤 자신의 집에서 나오는 새미와 자신의 모습을 진짜로 찍어서 기사에 올릴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한참동안 생각을 하던 현준은 조그마한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든 되겠지...리리스님도 계시니까. 왠만해선 둘다 놓치고 싶지는 않은데..." 이 스캔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는 모르겠지만 현준은 그냥 조용히 넘어갔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야만 자신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데 지장이 없을테니 말이었다. 현준의 마음에는 오직 원활하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새미와 케이라 혹은 이 기사를 볼 한국에 있는 자신의 여인들이 마음에 입을 상처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말이다. 현준의 스캔들 기사는 굉장히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그도 그럴듯이 섹스스캔들과 같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스캔들이 아닌 단순한 열애설에 불과한 기사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창 물이 올라 있는 현준의 경기력이 영향이 미칠까봐 안첼로티 감독이 직접 입을 연 것도 한 몫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예선 4라운드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신 첼시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의 경기에서 존 테리와 현준을 포함해 몇몇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첼시는 이바노비치의 2골을 앞세워 4-1 승리를 거두었다. 그 다음 경기는 바로 부진에 빠져있지만 전력만큼은 얕볼 수 없는 명실공히 잉글랜드 빅 4 에 위치한 클럽인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11 라운드의 경기였다. "역시 원정경기는 무섭다니까..." 첼시의 선수단 버스가 들어오자마자 엄청난 야유를 뿌려대는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모습에 현준은 드로그바의 뒤를 따라서 버스에서 내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조금은 긴장되지?" "글쎄요.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드로그바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긴장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에 영향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악마의 기운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능력이 아니었다. 아무리 마음속에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아서 축구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악마의 기운이 있다면 언제나 자신의 몸은 그라운드내에서 화려하게 빛을 발휘할 터였다. 발걸음을 옮기며 현준은 오늘 경기를 치를 리버풀의 홈 경기장 안 필드를 바라보았다. "리버풀이라..." 잉글랜드 머지사이드 주 리버풀를 연고지로 하는 18회의 리그우승. 7번의 리그컵 우승, 7번의 FA 컵 우승, 5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등 잉글랜드 역다 최고 우승기록을 지니고 있는 명문중의 명문. "하지만 그것도 옛날이지..." 불과 30년전만 하더라도 리버풀은 유럽 최강의 클럽이었다. 1977년에서부터 1984 년 8시즌동안 무려 4번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리버풀은 영원한 우승후보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누구도 리버풀이 약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의 부진은 단 한순간의 일 뿐이라고 생각할 뿐. "안 필드에서 가장 무서운 건 리버풀 선수들이 아니야. 바로 콥들이지." The Kop. 다른 말로 일명 노래하는 서포터즈. 실제 Kop 은 경기장 골대 뒤의 공간을 의미한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많은 경기를 관람하는 서포터즈들이 주로 차지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Kop 이 등장하게 된 것은 1962년 리버풀이 2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고대하던 1부 리그에 올라가서 부터였다. 그 해 칠레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브라질 관중들이 노래를 부르며 삼바리듬에 맞춰서 춤을 추던 모습을 보고 리버풀 팬들이 골대 뒤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이 그것이 잉글랜드 전역을 휩쓸게 된 것이었다. Kop은 리버풀의 서포터들이라는 단순한 뜻도 그리고 노래하는 서포터즈라는 조금은 낭만스러운 의미도 포함하고 있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aver walk alone.] "장관이네..." 경기가 시작되기전 안 필드에서 다같이 리버풀이라고 씌여진 붉은색의 머플러를 들고 YNWA를 열창하는 Kop 들의 모습에 현준은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어느정도의 위력을 보여주는지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언제나지만...이 곳에서는 정말 경기하기가 싫어." 라커룸안까지 들려오는 응원소리에 에시엔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붉은 물결이 수를 놓고 있는 안 필드. 첼시의 서포터즈인 블루스들도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광적인 리버풀의 서포터즈 Kop 들에 비교한다면 존재감이 굉장히 미미했다. 괜히 앤필드에서는 한 골을 미리 내주고 시작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듯 The Kop 의 위용에 벌써부터 몸이 위축되는 느낌을 받은 듯 오늘 경기에 선발출전하는 선수들은 각자 자신들의 몸을 풀거나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었다. "후우..." 노래가 끝나고 잠깐 잠잠해지는 느낌에 현준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슬쩍 자신의 시계를 꺼내들었다. 오른쪽 끝까지 채워져 있는 바늘은 악마의 기운이 100% 가 충전되어 있다는 것은 의미했다. 케이라의 일이 바쁜 터라 만나지는 못했지만 리리스와 새미를 이용해 가까스로 채운 기운이었다. '오늘 경기가 끝나면 만날 수 있겠지.' 스캔들 기사가 터진 이후로 케이라와 제대로 연락도 못받고 하지도 못한 현준이다. 하지만 자신도 그리고 케이라도 워낙 바쁘게 생활했기에 그려려니 하며 넘어갔기에 경기가 끝난 후 있을 만남에 아무런 걱정도 들지 않았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케이라에게서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장내 아나운서의 말투에 따라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리버풀과 첼시, 첼시와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10전 3승 3무 4패. 리버풀은 승점 12점으로 리그 16위를 기록하고 있죠? 굉장한 부진을 겪고 있는데요.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승점 3점을 추가해 10권 이내로 들어갈 수 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홈구장인 안 필드에서 열리는 경기죠. 당연히 팬들이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텐데요. 하필이면 상대가 첼시예요.] [네. 그렇습니다. 10전 9승 1패. 승점 27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죠. 게다가 한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점 4점을 앞서고 있지요. 맨체스터 시티에 덜미를 잡힌 것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완벽한 성적이지 않습니까?] 캐스터의 말에는 그 완벽한 성적에 자국선수인 현준이 크게 가담했다는 자부심이 섞여 있었다. [네. 하지만 그럼에도 불안요소는 있습니다. 일단 램파드 선수가 부상으로 아직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드로그바 선수역시 컨디션 난조일까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되는군요. 또한 이 곳이 안 필드라는 점도 불안요소중 하나입니다.] 홈경기장과 맹렬하게 응원하는 서포터즈가 선수들의 경기력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리버풀과 첼시의 통산 성적은 60승 28무 46패로 리버풀이 우위를 점하고 있군요.] [네. 전통의 강호인 만큼 통산성적의 우위는 당연합니다. 하지만 로만 이브라모비치가 구단주로 부임한 2003년 이후 상대전적은 8승 2무 4패로 첼시가 앞서고 있지요.] [오늘 경기 굉장히 치열한 경기가 될 듯 한데요. 김현준 선수는 이번에도 선발 출전을 하는 군요. 스캔들때문일까요? 챔피언스리그 예선 4차전에서는 결장을 했는데 오늘은 선발로 나오는군요.] 짤막하지는 한국에서도 엄청난 기사가 올라왔던 현준이었다. 덕분에 유명세를 치른 것은 새미였다. 악플을 비롯해 스캔들 기사 때문에 꽤나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첼시 구단에서 직접 항의를 하며 기사를 실었고 그녀가 현준의 영어과외교사라는 것이 알려지고 난 후 또 다른 이유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다. 현준의 사생활을 알려달라는 것을 묻는 현준의 팬들 때문이었다. [하하하! 그 스캔들은 알고 보니 현준선수의 영어과외교사라는 해프닝이었죠. 어찌되었던 경기력에 있어서 큰 영향은 없을 거라도 생각됩니다. 워낙 멘탈이 좋은 선수거든요.] [과연 김현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도 공격 포인트를 올릴 것인지 기대가 되는군요. 자 그럼 경기 시작합니다.] 캐스터의 말이 끝나자마자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렸고, 첼시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나옹이』 : 10-11초반 로또 강등풀시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저번 시즌 리버풀...진짜 힘들었죠. 별낭이 : 울버햄프턴은 김두현이 뛰었던 곳입니당 설기현은 레딩이죵 > 울버햄프턴에서 설기현 뛰었습니다;; 김두현은 웨스트브롬으로 알고있어요. 龍牙犬齒 : 근데 보다 보니까 말입니다. ....갑자기 현준이 외국어를 잘 하는 건가요? 아니면 지르코프가 한국말을 잘 하는 건가요? > 언어에 대한 문제점은 굳이 집어넣을 필요가 없어서 그냥 안 넣고 넘어가고 있어요. 내용전개상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서요. 유이버 : 전에 한번 질문했던것 같은데...1화에서의 그 가연이였던가? > 1화면...가인이요? 나올 예정 없습니다만... 오늘 조아라에서 글을 하나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조아라에서 꽤 오랫동안 있었는데 이제까지 서평 한번 안남겨봤네요. 자유게시판에서 추천을 받아서 서평과 비평란에 글을 올렸는데... 나름 재미있는 소설이더군요. 근데 선작수가 100도 안되는 안습. 확실히 묻묻하는 글들이...많다는. Lester 님의 gray street 라는 글인데요. 일반작품입니다. 화끈하고 그런 글은 아니지만 현대물 특히 갱단물 좋아하시는 분이면 읽어볼 만하다는. 그럼 즐감하시고! 내일은 아...쉬는날이군. 가능하면 2편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00120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천천히!!! 급하게 나가지마!" 리버풀의 서포터즈 The Kop의 열광적인 응원에 선수들의 몸이 굳은 것을 염려하는걸까? 노란색 주장완장을 찬 첼시의 캡틴 존 테리의 말에 에시엔이 중원에서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인 만큼 공을 돌리면서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이었다. 첼시와 리버풀.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강팀끼리의 빅 매치였기에 선수들 역시 비장한 표정으로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물러서지마!!!" 이 곳은 안 필드. 리버풀의 홈구장이었다. 물러선다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했다. 짧은 패스를 위주로 공을 돌리며 점유율을 높여가던 중 지르코프의 패스가 현준에게로 이어졌다. 와아아아!!! 그라운드의 지배자. 동양의 빛나는 보석. 단돈 280만 파운드로 몸값의 수배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는 선수인 현준이 공을 잡자 블루스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들의 시선에는 과연 김현준이 어떤 플레이를 보일까 하는 기대감이 사로잡혀 있었다. 그가 이번 리버풀전에서도 아스널전과 같은 경기를 펼쳐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블루스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가!" 짤막한 영어단어였지만 현준이 외친 단어를 모를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두근거리는 느낌과 함께 선수들의 움직임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악마의 기운. 그 가공할 만한 능력이 다시금 안 필드에서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사이드 라인을 타고 애슐리 콜이 오버래핑을 그리고 칼루가 리버풀 선수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선수들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패스코스가 여의치 않자 현준이 순식간에 드리블 속도를 높였다. "!!!" 현준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도 요주의의 플레이였다. 골도 골이지만 그가 기록한 어시스트가 있었고 단 한번의 패스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 적도 굉장히 많았다. 리버풀 선수들 역시 그런 점을 생각하며 다른 선수들에게 공을 쉽사리 연결시키지 못하게 패스코스를 막으며 수비진형을 취한것이었다. 그러나 현준이 갑자기 치고 나오기 시작하자 당황한 제이 스피어링이 앞으로 튀어나왔다. 1988년 생으로 현준과 동갑인 잉글랜드의 선수. 2007년 에 리버풀에 입단한 선수로 리버풀 선수들중에서도 가장 열정적으로 뛰는 선수중 하나였다. '제이 스피어링...' 리버풀의 유소년 출신 선수중 하나로 압박과 세컨볼에 굉장히 강한 집착을 보이며 공격과 수비 참여가 모두 높은 선수. 그만큼 굉장히 많은 거리를 뛰어다니며 작은 키에 민첩하고 빠른 선수였다. 다급하게 압박을 가하기 위해 달려오는 스피어링의 모습에 현준은 힐끗 뒤쪽을 바라보고는 힐킥으로 공을 뒤로 밀고는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현준이 내준 공을 받은 에시엔이 곧바로 살짝 공을 위로 띄어올렸고, 제이 스피어링의 키를 살짝 넘긴 로빙 패스는 그대로 현준의 앞으로 떨어졌다. 키이잉!!! 악마의 기운이 발동되는 것과 동시에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다. 악마의 기운으로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말해주는 소리에 공이 어디쯤에서 어떤 각도로 떨어지고 내리고 있는지 알수 있는 현준이었다. 악마의 기운이 발동됨에 따라 붉은색의 점이 리버풀의 골대를 돌아다니며 골 성공확률을 보여주고 있었고 곧바로 기다란 곡선이 공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에서부터 시작해서 골대까지 이어졌다. '저쪽이군...' 굳이 공의 위치를 확인하지 않아도 곡선이 시작되는 부분에 공이 떨어질 거라고는 누구나 다 예측할 수 있었다. '어시스트로는?' 현준의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금 붉은색의 점이 빠른속도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패널티 라인까지 근접해 들어가 있는 선수는 말루다와 칼루 뿐이었다. 직접 공을 몰고 더 돌파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공간을 내주지 않은 채 압박을 하는 리버풀의 수비수들을 뚫어내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결국 슈팅을 하기로 결정을 내린 현준은 서서히 시간을 되돌리면서 공이 떨어지는 지점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콰앙!!! [에시엔이 위로 높게! 아! 김현준 슛!!!] 캐스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뒤쪽에서 떨어지는 공을 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슈팅을 때리는 현준의 플레이를 두 눈으로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경악이 가득했다. 옆에 앉아있는 해설자 역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라운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른발로 그대로 때린 공은 빠른 속도로 골문의 오른쪽 구석으로 향하고 있었다. 악마의 기운 100%와 함께 82%의 성공확률을 보여주는 슈팅이었다. "아...!" 전혀 예상치 못한 김현준의 슈팅에 한박자 늦게 반응을 보인 레이나였다. 아무리 그가 뛰어난 실력을 지닌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라고는 하지만 이미 늦게 반응한 공을 막아내기란 불가능했다. 눈은 공을 쫓고 있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현준의 논스톱 발리슛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고오올!!!!!!] 해설자의 목청이 찢어지듯 울려퍼졌다. 와아아아!!! Chelsea! Chelsea! No one can stop us now! Chelsea!, boys in Blue, Cheasea! Cheasea we love you Chelsea our love is ture, No one can stop us now Chelsea we're the team Chelsea Chelsea we're the dream! [첼시 서포터즈 블루스 응원가 - No one can stop now] 안 필드의 2개 서포터즈 석을 차지한 푸른색의 유니폼을 입은 블루스들의 응원가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보았느냐? 저 선수가 바로 첼시 FC 의 선수다! 라는 것을 보여주듯 자부심이 가득한 블루스들의 응원가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리버풀의 서포터즈 The Kop 들 사이에 위치한 블루스들은 벌써 경기에서 이기기라도 한 듯 광란에 빠져 한 목소리로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잘했어!!!" "대단한걸! 준!" 서포터즈의 환호성속에 첼시 FC 의 선수들이 현준에게 달려들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경기가 시작한지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나온 이른시간의 골.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뒤에서 보낸 로빙패스를 그대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시켜서 나온 골이었다. 안첼로티 감독 역시 손수 박수를 치며 현준의 골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램파드가 돌아온다. 만약 그와 함께 김현준이 중원을 맡아준다면 세계 어느 팀도 두렵지 않았다. 삐익!!! 선제골을 허용한 후 리버풀 역시 발톱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 곳은 그들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 라이벌 팀인 첼시에게 골을 내주었으니 이제 그 것을 갚아주어야 했다. '만만치 않네...' 비록 리그 1위와 16위와의 싸움이었지만 Big 4 끼리의 대결이었다. 자존심때문이라도 서로 물러설 수 없었다. 쉴새없이 중원에서 싸움이 벌어졌고, 간간히 반칙이 터져나왔다. 경기가 멈춰질 정도로 격렬한 몸싸움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선수들의 신경 역시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기회를 잡은 것은 리버풀이었다. 스티븐 제라드. 리버풀의 주장으로 끊임없이 필드를 지배할 수 있는 체력과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까지 뛸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폭 넓은 플레이로 정확한 패스와 공격적인 능력이 뛰어난 세계적인 선수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여느 공격수 못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공격력을 보이는 선수였다. "막아!!!" 다급한 테리의 고함성이 터져나왔다. 제라드에게 공이 주어진 다면 어떤 위협적인 플레이가 펼쳐질지 몰랐다. 그가 찬스를 잡기 전에 압박을 통해 공을 뺏어내야만 했다. 테리의 말에 미켈이 제라드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공은 제라드의 발에서 떨어진 후였다. 그리고 제라드의 스루패스를 받은 카윗이 골대 우측으로 달려들어가는 토레스를 향해 절묘한 로빙패스를 보냈다. 뻐엉!!! 마치 에시엔이 보낸 패스를 그대로 현준이 골로 연결시킨 것을 그대로 갚아주겠다는 것일까? 카윗의 로빙패스를 받은 토레스 역시 그대로 환상적인 발리슈팅으로 연결시키며 체흐가 지키는 첼시의 골문을 열어버리고야 말핬다. "아...!" 뒤에서 커버플레이를 하기 위해 달려들어온 현준은 천천히 속도를 죽이며 눈을 한번 감았다 떴다. 하지만 골대 안에 들어가 있는 공의 모습과 함께 분한 체흐의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His armband proved he was a red, Torres, Torres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Torres, Torres We bought the lad from sunny spai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Fernando Torres Liverpool's number 9 [리버풀 서포터즈 The Kop - 토레스 응원가] 안 필드를 가득 메우는 환호성과 함께, 토레스의 골에 Kop 들의 표호가 시작되었다. 그냥 평범한 의미의 동점골이 아니었다. 현준을 의식하기라도 한 걸까? 토레스의 골은 현준이 터뜨린 선제골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골의 성공률은 카윗의 로빙패스를 퍼스트 터치로 받아 골을 터뜨리는 게 훨씬 더 안전했다. 그러나 토레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현준의 플레이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논스톱 발리슈팅으로 첼시의 골문을 열었다. "해보자는 건가..." 페르난도 토레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프리메라리가에서만 174경기에서 무려 74골을 터뜨린 세계적인 공격수였다. 엘니뇨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스트라이커. 세리모니를 하면서 자신을 힐끗 바라보는 토레스의 모습에 현준은 쓴 웃음을 지었다. 옛날 같았으면 모를까 지금은 자신도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첼시 FC 라는 명문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다. 더군다나 오늘 역시 악마의 기운을 100%나 흡수했다. "토레스가 너를 의식하는 것 같은데? 안 그래?" 다른 선수도 아닌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이었다. 오늘 선제골로 인해 현준이 터뜨린 골은 무려 11 골 이었다. "그런게 맞는 것 같죠?" 지르코프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오늘 골 좀 터뜨려야 겠어요. 한 3골 정도면 되겠죠?" "하하..." 현준의 말에 지르코프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상대가 누구던가? 4, 5부 리그의 팀도 아닌 프리미어리그의 빅 4중 하나인 리버풀이었다. 그런 리버풀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할 생각을 하다니 헛웃음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머? 한골 들어갔네. 역시 엘니뇨인가?" "이제 시작이야. 릴리." VIP 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두 여인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첼시의 팬으로 보이는 듯 현준의 17번 유니폼을 갈색의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는 여인이 입술을 질끈 깨물며 대답했다. "에잇...미켈이 제대로 제라드를 막았으면 골을 내주지 않았을 텐데...이바노비치는 대체 뭐하는 거야...카윗의 패스도 제대로 못 막고..." 갈색의 머리를 지닌 여인인 케이라는 연신 방금 골 장면을 떠올리며 너무나도 쉽게 골을 내준 첼시 FC 선수들을 탓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그녀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모델이자 친구인 릴리가 빙그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얗다고 느껴질 정도로 투명한 피부를 지닌 그녀의 외모는 꽤나 냉정하게 보였다. 물론 그녀의 본 모습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런 말을 꺼내지는 않을 테지만 말이다. 모델이기 때문일까? 누구나 봐도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금발의 여인은 자신의 연한 쌍커플이 진 눈을 몇 번 깜박이고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현준 선수가 정말로 너의 애인이라고?" "그렇지. 그라운드의 지배자. 현준은 바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고." 릴리의 말에 케이라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모델일로 바쁜 그녀가 릴리를 데리고 이곳 안 필드까지 찾아온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대단한 활약을 보이는 선수이자 리그 득점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첼시 FC 소속의 그라운드의 지배자, 동양의 빛나는 보석인 현준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비록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여자들끼리의 자존심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특히나 모델 일을 하며 라이벌이기도 한 둘은 그런 경향이 더욱더 심했다. 별거 아닌 일에도 서로 지기 싫어하는 둘이었다. "설마..." 자신의 말을 못 믿겠다는 듯 놀라는 릴리의 모습에 케이라는 가슴을 쭈욱 내밀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를 이겼다는 생각에 방금전 리버풀에서 한 골을 허용했다는 사실은 뒷전으로 한 채 기분이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었다. "못 믿겠다면 직접 소개시켜 줄 수도 있어."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손가락을 탁 튕기는 케이라의 말에 릴리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크게 입술을 삐죽거린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준선수는 스캔들도 한 번 낫잖아? 그 여자가 실제로 애인인 것 아냐?" 릴리의 말에 케이라는 벌겋게 변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흥분한다면 왠지 릴리에게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에 애써 화를 참은 그녀는 침착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 "그녀는 단지 준의 영어과외선생이야. 그것도 첼시 구단에서 붙여준 선생이지. 아직 준은 영어를 잘 못하거든? 듣는 것은 굉장히 잘하지만 말이야. 아직 그 기사는 접하지 못했나 보네? 스캔들 기사가 터지고 난 이후로 바로 나온 것인데 말이야." "......" 케이라의 말에 이번에는 릴리의 얼굴이 벌겋게 변했고, 그녀는 입을 다문 채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그라운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짙은 갈색의 눈동자를 지닌 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은 17번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첼시 FC 의 핵심선수, 김현준이었다. "아...!"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릴리의 입에서 낮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말루다의 패스를 받은 현준이 리버풀의 진영을 가로지르며 돌파를 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촘촘한 리버풀의 수비진들을 단 칼에 베어버리며 돌파는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별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슈팅에 다시금 리버풀의 골망이 열렸다. "와아!!!" 그리고 현준이 다시금 골을 성공시키자 케이라가 양손을 번쩍 치켜 올리며 릴리를 끌어안으며 커다란 환호성을 내뱉었다. 첼시가 다시금 골을 성공시키며 한 골 달아난 것이었다. 그것도 다른 선수도 아닌 자신의 남자친구인 현준이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12번째 골이야!! 꺄아!!!" "칫..." 어쩔 줄 모를 정도로 기뻐하는 케이라의 모습에 괜시리 배알이 꼴리는 릴리였다. 환호성을 지르며 골을 기뻐하는 케이라를 뒤로 한 채 릴리의 시선은 첼시 선수들의 축하를 받으며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현준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00121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는데요?] [그렇습니다. 비록 Big 4 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꽤나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리버풀이거든요? 순위도 바닥이예요. 상대가 리그에서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첼시인탓에 어떻게 보면 싱겁게 끝날 줄 알았는데 역시 명문은 명문이예요.] 리버풀의 홈 경기장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 Big 4 끼리의 대결로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 경기는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게 화려한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경기는 전반전 끝을 지나고 있었지만 벌써 3골이나 터져나왔다. [리버풀의 토레스 선수하고 김현준 선수하고의 대결도 만만치 않은데요? 벌써 서로 골을 주고받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김현준 선수의 판정승이죠? 2-1로 첼시가 앞서고 있으니까 말이예요. 대단한 선수예요. 골 결정력은 물론 경기를 넓게 보는 시야도 대단해요. 체력적으로도 유럽의 수비수들에게 절대로 밀리지 않고 있어요.] [더 대단한 것은 김현준 선수가 바로 공격수가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라는 점이겠죠. 최근들어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수비적인 면에서도 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거든요. 아!] 시청자들에게 중계를 하고 있던 캐스터가 탄성을 내뱉었다. 압박을 하기 위해 달려오는 첼시의 선수를 피해 루카스가 측면을 향해 다이렉트로 패스를 뿌린 것이다. 가슴으로 날아오는 공을 아래로 떨어뜨린 카윗은 잠깐 주위를 둘러보고는 빠르게 첼시의 진영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2006년부터 리버풀에서 몸 담고 있는 선수중 한명으로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대표팀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였다. "돌아와!! 붙으라고!!!" 카윗의 돌파에 테리가 소리를 지르며 수비수들을 불렀다. 리버풀의 공격에 맞대응하기 위해 라인을 올린 터라 첼시의 진영은 꽤나 얇아져 있었고, 카윗은 얄밉게도 그 부분을 유유히 돌파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지체없이 패널티 안쪽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흡!!!" 공의 궤적을 확인하고 분명 토레스쪽으로 올릴 것이라고 생각한 테리는 토레스와 경합을 벌이고는 몸을 날리며 공을 클리어해냈다. 하지만 리버풀의 공격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패널티 박스 바깥쪽으로 굴러들어가는 공에는 그가 있었다. 영원한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 그가 오른쪽 다리를 치켜드는 순간 체흐의 몸이 움직였다. 알렉스 역시 제라드의 슈팅각도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왔고 재빠르게 발을 내뻗었다. 콰앙!!! 마치 포신에서 대포알이 나가는 듯 제라드의 발에서 떠난 슈팅은 엄청난 소리와 함께 앞으로 쏘아져 나갔고 체흐 황급히 몸을 던져 공을 향해 손을 내뻗었다. "아아!!!" 체흐의 펀칭에 제라드의 슈팅이 막히자 몸을 일으키며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Kop 들이 아쉬운 듯 머리를 감싸쥐려고 했지만, 리버풀의 공격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체흐의 펀칭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받은 선수는 바로 붉은색 유니폼의 9번을 달고 있는 토레스였다. 테리와의 경합에서 밀린 직후 제라드가 슈팅을 때리는 것을 확인하며 영리하게 안으로 파고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토레스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멍하니 공을 지켜보고 있는 체흐를 뒤로한 채 데굴데굴 구르며 첼시의 골문을 뒤흔들었다. 와아아아!!! Look at the ball Look how he shoots for us And everything he does Yeah he's our Torres God after God, we wrote a song for you And all the things you do [리버풀 서포터즈 The Kop - 토레스 응원가] 첼시의 그물망이 흔들리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안 필드는 광란에 빠져버렸다. 자신이 콥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중년의 한 남자는 팔을 쭉 뻗으며 포효를 내지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축제였다.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지르는 콥들 그 반면에 블루스는 콥들과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모습으로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제라드와 토레스과 합작하는 세리모니에 다시 한번 콥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경기는 2-2 다시 동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후 전반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려퍼졌다. 우우우우!! 라커룸으로 향하는 현준의 모습이 전광판에 잡히자 콥들의 야유가 터져나왔다. 안 필드에서 리버풀에게 2골이나 선사한 녀석이었다. 무언가 아직도 불만족스러워하는 현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콥들의 야유에 현준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후우..." 자신의 경기 내용은 만족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도 2골이나 넣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결과는 불만족스러웠다. 2-2. 경기 결과는 동점이었다. 라커룸에는 선수들과 함께 스탭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한 구석에는 머리에 수건을 걸쳐매고 있는 테리의 모습이 들어왔다. 꽤나 힘이 없어 보이는 모습. 아무래도 전반전에만 2골이나 실점했다는 것에 대한 자책으로 보였다. "아직 45분이나 남았으니까..." 결과는 2-2 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는 휘슬이 부르고 나서야 승패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아무리 상대가 리버풀이고 이 경기장이 안 필드라고는 하지만 지고싶은 생각이 없었다. 쿵!! 쿵!! 콥으로 추정되는 팬들의 발구름 소리가 경기장은 물론 라커룸까지 울려퍼졌고, 쉬는 시간동안 현준은 여유롭게 바나나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육체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았기에 그에게 붙는 마사지사도 없었다. 애시당초 그들이 다가오기 전에 현준이 거부한 탓이다. 그리고 후반전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는 더욱더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전반전에만 무려 4골이 터졌다. 화끈한 공격력을 보이는 첼시 그리고 자신이 왜 Big 4 인지를 보여주는 리버풀이다. 그야말로 일진일퇴의 공방 리버풀이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면 곧바로 첼시가 응수하는 플레이가 반복되었다. "치잇!"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처럼 왜 그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며 누비는지는 잘 보여주듯 물 흐르는 드리블에 라울 마이렐레스가 현준을 놓치고야 말았다. 이렇다 말할 신체적인 약점도 특히 어려워하는 플레이도 없었다. 게다가 양발은 물론 자유자재로 개인기를 사용하는 현준의 플레이는 기복조차도 거의 없었다. 자신을 빠르게 돌파해 패널라인 안쪽으로 파고들어가는 현준의 모습에 마이렐레스가 재빨리 몸을 뒤로 틀었다. 캐러거 역시 현준을 막기 위해 현준쪽으로 달려나오고 있었다. '그럼...!' 뒤에서는 마이렐레스가 옆에서는 캐러거가 달려오고 있었다. 아무리 자신의 공 소유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세계적인 수비수 2명을 상대로 공을 지켜내기란 힘든일이었다. 그것이 악마의 기운 100%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었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그것은 리리스가 말했던, 진정한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때였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둘을 상대할 필요가 없었다.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첼시 선수들의 플레이가 머릿속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캐러거의 다리사이로 현준은 절묘한 패스를 찔러 넣었고 왼쪽에서 달려오던 아넬카의 발에 정확하게 걸렸고 곧 함성이 터져나왔다. 김현준이 각본, 주연을 전부 맡은 축구드라마. [EPNM = 김민성 기자] 그야말로 어떤 드라마보다도 짜릿했고, 환상적이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Ruler) 김현준이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소속 첼시(감독 카를로 안첼로티)를 위기에서 구해내며 Big 4 끼리의 대결에서 승점 3점을 선물했다. 7일(일) 영국 리버풀 소재 안 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의 2010-2011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11라운드 원정경기서 3골 1어시스트를 폭발시키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첼시는 올 시즌 가장 먼저 두자릿수 승수인 10승을 거두며 승점 30점으로 울버햄튼전을 승리로 이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간격을 6점차로 벌렸다. 울버햄튼의 경기가 박지성의 경기였다면 오늘 리버풀전에의 경기는 그야말로 김현준의 경기였다. 왜 그가 잉글랜드에서 지배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지 톡톡히 보여주는 경기로 김현준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출진 했다. 이제까지 중앙 미드필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강력한 중거리 슛과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공격진들의 파괴력을 더해주기 위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결정이었다.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게 된 김현준은 안첼로티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유명한 리버풀 서포터즈 안 필드의 The Kop 과 리버풀의 압박에 고전하면서도 전반 초반 에시엔의 로빙패스를 그대로 발리슛으로 연결시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곧바로 '엘니뇨'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토레스가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김현준은 또다시 리버풀의 수비진 사이로 드리블 돌파를 하면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시켜 그대로 골문을 뒤흔들었다. 이로써 시즌 12호골을 성공시킨 김현준은 후반전이 시작되고 나서도 리버풀의 수비진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연결시켜 아넬카의 골을 도우며 리그 8번째 어시스트를 성공시켰고 후반 추가시간이 끝날 무렵 회심의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에 빨려 들어가며 프리미어리그 2번째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해트트릭 성공직후 김현준은 원정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속에서 동료 선수들과 얼싸안고는 기쁨을 나눴다. 아스널전에 이은 2번째 해트트릭이었다. 올 시즌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라는 큰 무대로 직접 이적을 하며 이런저런 논란거리에 쌓였던 김현준이었지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동안 13호골 8어시스트라는 엄청난 기록으로 세계의 모든 축구팬들을 놀랍게 만들어 주고 있다. 무려 4개의 공격포인트. 그것도 이름도 듣지 못할 팀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리버풀을 상대로 터뜨린 공격포인트였다. 올 시즌 K 리그에서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팀인 첼시 FC 로 몸을 옮길때만 하더라도 유니폼 판매원 혹은 스폰서 때문이다 라며 악평을 받았던 현준이었다. 성질 급한 현지언론에서는 '반년도 못 버티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도망가듯 떠날 것이다' 라는 기사까지 나왔었다. 팬들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데뷔전에서의 화려한 데뷔전을 비롯해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까지 벌어진 경기에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계속하며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는 실력이 떨어진다라는 편견에 갇힌 팬들마저도 춤추게 만들고 있었다. "대단해요!! 어떻게 하면 그런 플레이를 보일 수 있죠?" "아..." 한 여인의 말에 현준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녀의 가슴이 아까부터 자신의 팔을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서양 여자는 발육이 반칙이라도 하더니만...' 수진과 희연은 절대 상대도 안 될 정도의 가슴이었다. 그녀들이 들으면 상처를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애시당초 A, B 컵과 D 컵이 같을 리가 없었다. 이미 태어날때부터 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냥...연습 뿐이죠. 연습...네...그렇죠." "우리 준은 구단내에서도 연습광이라고. 그렇지?" "아...아마도?" 술이 잔뜩 들어간 듯 새빨간 얼굴의 케이라가 혀를 꼬부랑 거리며 현준을 끌어안았다. 리버풀과의 경기가 끝난 직후 런던으로 돌아와 케이라와 약속을 잡은 현준이다. 떨어진 악마의 기운을 충족시킬 목적이었지만 방해꾼이 하나 끼어들었다. 케이라의 친구인 릴리라고 소개를 받은 여인이었다. 들은 적이 있었다. 케이라의 친구중 한 명으로 케이라와 함께 모델일을 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이름도 꽤 있는지 그녀가 모델을 했던 브랜드는 현준이 들어도 알만한 곳도 있었다. "첼시 선수들 하고는 누구와 친해요?" "아넬카와...카쿠타 선수?" "전부 프랑스 선수들이네요? 잉글랜드 선수들하고는 안 친하나? 혹시 스캔들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될까요?" "해도 상관은 없는데...스캔들 내용은 다 알지 않나요? 기사에 나온 그대로예요." "헤에...그게 끝? 그러면 혹시 조쉬 배잇이라는 사람을 알아요?" "아....아뇨. 조쉬 배잇? 그가 누구죠?" 릴리의 말에 대답을 해주며 현준은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피곤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뭐가 그리 궁금한지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많았다. 갑자기 어디선가 이런 경험을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현준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들어올렸다. '희연...' 희연과의 첫 만남이 딱 이러했다. 갑자기 희연이 무엇을 하는지도 궁금해진 현준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자신의 3번째 여인으로 꽤나 오랫동안 관계를 나눴던 여인이었다. 프리미어리그로 오면서 희연과의 연락도 딱 끊겼기에 연락할 방도가 없었다. 번호를 구할 수 있으면 어떻게든 구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수진이하고도 연락이 끊겼구나...' "무슨 생각해요?" "네?" 갑자기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현준은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금발의 눈동자를 지닌 여인을 바라보았다. 아까부터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달라붙는 여자였다. 이미 케이라는 술에 골아 떯어진 것일지 현준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골똘히 현준을 바라보던 릴리가 갑자기 현준의 귓가로 다가왔고 그의 귀를 살짝 물었다. 묘한 느낌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흐응...응..." 릴리는 계속해서 현준의 귀를 살짝살짝 깨물고는 자신의 혀로 훑어내렸다. 그러면서도 조금씩 빠르게 숨을 몰아쉬며 현준의 귀에 들리도록 신음소리를 살짝살짝 내보이며 자신이 흥분했다는 것을 현준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너무나도 노골적인 유혹에 어떻게 해야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한 현준은 자신의 귀를 릴리에게 내주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나지막히 릴리가 현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케이라를 보내고 우리 둘이 한잔 할래요?" "아...!" 현준의 입가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녀가 무슨 뜻으로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모르지는 않았다. ============================ 작품 후기 ============================ 천여군 : 8득점일 때 공동1위라고..? > EPL 11라운드까지의 득점 순위를 따지면 1위가 7골이네요. 그것도 무려 3명. 그래도 한골 더 넣은걸로 집어넣었어요. 아니구나...지금은 12골이니...참고로 도움순위 1위는 8도움의 루이스 나니입니다. 푸우우 : 언제나 이런 사기케릭이 k리그든 다른 리그든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천수 선수가 정말 아까워 미치겠어요 . 축구를 좋아하고 야한이야기도 좋아하는 저로선 조아라에서 좋아하는소설입니다. 댓글은 솔직히 나이먹어 그런지 잘 달지는 못하지만 항상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 건강하세요 . > 저도 한국에서 이런 선수가 정말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메시같은...해외스포츠란이 매일 들썩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고싶어요 ㅠ 플리톤 : 네이버에 케이라 라고 치믄 연관검색어에 케이라 슐트 라고뜨네요 ㅋㅋㅋㅋ 원래 있는사람이 아니라면 이글이 인기가 그만큼 많은거겠죠??ㅋㅋ >...아 그런사람 없어요...ㅋㅋㅋㅋㅋㅋ 많이 늦었네요;; 일이 많았습니다. 밤새고 벌초도 갔다오고 피곤하기도 했네요. 게다가 지금은 감기에 걸렸나 코가 막혀 죽겠습니다. 어쨌든...한편 투척 성공. 다시 페이스 잡아야죠. 곧 페이스 잡도록 할께요 =ㅅ= 00122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어떻게 할까...?' 릴리의 유혹에 현준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옆에는 케이라가 있었다. 만약 리그 초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없는 예전 같았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 그녀를 안았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새미도 있고 케이라도 있었다. '고민되는데...' 새미와 케이라까지, 제약인 10명의 여자 중 5명의 여자와 몸을 섞은 자신이다. 만약 릴리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면 6명으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단순히 육체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기엔 너무나도 아까웠다. 만약 그녀가 자신과 주기적으로 관계를 맺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더군다나 릴리와 하룻밤을 보내기엔 위험이 너무나도 컸다. 그녀는 케이라와 친한 친구였다. 만약 이 이야기가 케이라에게 들어간다면? 뒷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내가 마음에 안 들어요?" 티의 브이넥 사이로 자신의 손을 슬쩍 집어넣어 현준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귓가에 중얼거리며 다시 유혹을 하는 릴리의 모습에 현준은 그녀가 보지 못하게 쓴 웃음을 지었다. 남자로써는 정말 재앙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보기 힘든 굉장히 아름다운 여자였다. 게다가 자신을 유혹하는 몸짓까지. 충분히 성적으로는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그러나 악마의 계약, 10명이라는 조건에 의해 이런 여인과 시간을 보내는 데 있어서 심사숙고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고민을 해야만 했다. "케이라에겐 비밀이예요. 우리 둘 만의 만남은 말이죠." 그렇게 현준이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릴리의 유혹은 계속되었고 급기야 용감하게도 릴리의 손이 현준의 바지춤을 매만지는 순간 현준은 겨우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켰다. 이성은 안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능은 이성과는 다른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리리스가 말했던 조건 중 하나를 날려버리는 것은 굉장히 아까웠지만 이런 여자와의 잠자리를 마다하는 것도 남자로써 놓칠 수가 없었다. '역시 남자는 다 똑같아.' 릴리는 샤워를 하러 들어가는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유혹에 넘어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겉으로는 밀어내는 척 하면서도 막상 둘만 있게 된다면 자신의 몸을 탐하는 게 남자였다. 현재 잉글랜드 최고의 슈퍼스타이자 가장 이름을 떨치고 있는 첼시 FC 의 선수 김현준도 똑같았다. 영국인도 아닌 코리안이라고 불리는 한국인. 언어가 통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행스럽게 김현준은 자유자재까지는 아니지만 일상적인 대화정도는 충분히 구사할 수는 있었기에 유혹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술에 못 이긴 척 그의 품에 살짝 안겨서 농도 깊은 스킨쉽을 보이고 유혹을 나면 누구나 다 오케이였다. "후후후...이 사실을 케이라가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녀의 남자를 자신이 건드린 적은 이 번 한번이 아니었다. 한 때 영국에서 유명했던 모델 조쉬 배잇은 물론 한 때 케이라가 정말로 좋아했었던 주차장에서 일하는 남자까지 말이다. 그럴 때마다 다시는 얼굴을 안 볼 정도로 크게 싸우기는 했지만 결국엔 다시 대화를 하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자존심 싸움이라고는 하기엔 도가 지나쳤지만 이런 생활이 이제는 익숙해진 릴리였다. 쇼파에 앉아서 다리를 꼬고 앉아서는 금색 빛의 케이스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문 그녀는 라이타를 키며 흰색의 뭉게구름을 만들어 내었다. "이왕 꼬신 거면 나를 만족시켜주었으면 좋겠는데...?" 다시 한번 깊게 담배연기를 빨아들인 릴리는 물소리가 나는 샤워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왠만한 서양인보다 체구는 작지만 그래도 운동 선수인 만큼 체력 하나는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준이 나오기 시작하자 릴리의 황금색 눈동자가 살짝 빛이 났다. 케이라가 뭐라고 하던 간에 자신은 상관하지 않았다. '난 내가 원하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손에 넣을 거라고...' 케이라가 어떤 생각으로 현준을 만나는지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진심어린 사랑? 그런것은 없었다. 단지 유명한 축구선수고 돈이 많았다. 그 두가지가 전부였다. 자신도 그것만이 필요할 뿐이었다. "으음...흠..." 농도깊은 뜨거운 키스가 쉴새없이 이어졌고 현준이 릴리의 브래지어를 풀어내고 당당하게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그녀의 하얀 가슴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흐읏...!" 현준의 혀가 자신의 가슴을 격렬하게 훑어내리기 시작하자 릴리는 침상위의 이불에 손을 가져다 대며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수 많은 남자와 경험을 해봤지만 이 남자 앞에서는 묘하게도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현준의 명성앞에 자신이 주눅이 드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릴리는 설마하며 고개를 흔들고는 야릇한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현준의 혀와 손가락이 주는 기묘한 감각에 뭐라고 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애무하는 이 느낌을 다른 생각으로 날려버리고 싶지 않았다. "아아...준..." 저절로 입에서 현준을 부르는 이름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말에 현준은 다시금 릴리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췄고 따뜻한 그녀의 입술을 빨아들이면서 그녀의 옷가지들을 하나하나씩 벗겨내기 시작했다. "흐응...!" 양손으로 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더니만 흥분으로 부풀어오르고 있는 젖꼭지를 살짝 손가락으로 매만지자 릴리의 입에서 교성에 가까운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아...!" 현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몸이 저절로 움찔거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 남자는 무언가 이상했다. 몸이 좋은 남자나 테크닉이 뛰어난 남자하고도 몇 번이나 경험을 해봤던 그녀였다. 하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을 하는 남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읏...! 아아!!!" 감질이 날 정도로 가슴으로 천천히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스치듯이 입맞춤을 하며 아래로 내려가는 현준의 행동에 릴리는 화들짝 놀라며 어깨를 움찔거리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현준의 행동을 막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자신의 아래에서 피어오르는 쾌락이 자신의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 느낌에 영원이 몸을 묻고 싶은 생각이었다. 계속해서 몸을 퍼득거리는 릴리의 모습에 현준은 슬슬 그녀의 몸 위로 몸을 싣기 시작했다. "아...!" 자신의 몸 위로 느껴지는 체중에 릴리는 그가 삽입할 거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활짝 내밀었다. 현준의 삽입은 거칠지도 그리고 부드럽지도 않았다. 어떻게 보면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그의 허리가 한번 튕길때마다 자지러지는 신음성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하악...아...! 아아아!!!" 현준의 등을 잡고 있는 손톱엔 저절로 힘이 들어갔고 그의 남성을 받아들이고 있는 아래쪽 역시 강렬한 쾌감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고, 살짝살짝 볼에 입맞춤을 하고,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그의 행동과 함께 귓가에 스칠 듯 들려오는 현준의 숨결과 목소리에 릴리는 자신의 몸이 파르르 떠는 것을 느꼈다. "아아...아아아아!!!" 모델일을 하다보면 몇 시간이나 기다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그렇게 기다림의 시간동안 같은 여자들끼리 모여서 수다를 떨 경우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남자친구들이 있는 여자들은 자랑삼아 쾌락과 오르가즘이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를 했고 릴리 역시 오르가즘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섹스를 할 때 느껴지는 절정의 쾌감. 하지만 이렇게 빨리 오르가즘을 느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00123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이 여자도 마찬가지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현준은 입을 살짝 벌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릴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하는 행동을 보면 무릇 여럿 남자 울렸을 것 같은 여인이었다. 하지만 이 여자 역시 자신의 순수한 마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희연이나 수진, 케이라와 새미와 같은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삽입이 시작된 이후로 채 2분도 버티지 못했다. '뭐...굳이 중요한 것은 아니려나...?' 어차피 자신의 순수한 마력을 이겨낼 수 있는 여자를 찾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고 자신의 욕구를 풀어줄 수 있는 존재면 되었다. 굳이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가 되는 사랑을 원하지는 않았다. 단순한 쾌락이나 욕망을 풀 수만 있으면 되었다. 덤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어야 했고 말이다. "아...!" 잠시 릴 리가 오르가즘의 여운을 느낄동안 기다린 현준은 차츰 그녀의 떨림이 잦아드는 것을 느끼고는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로 자신의 손을 집어넣어 살짝 쓸어내리고는 다시 천천히 자신의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아...아아!! 준...!" 무언가 자신의 몸안으로 계속해서 파고들어오고 있었다. 그것이 남자의 남성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다른 남자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자신의 무너뜨릴 듯이 강렬하기 몰아붙이는 거센 움직임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무언가가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아...아아...!" 릴리의 입에서 계속해서 뜨거운 신음성이 터져나왔다. 이제까지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미친듯한 쾌락이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이제까지 얻어보지 못했던 만족감과 충만감 그리고 희열이었다. "일어나요. 준. 준?" "아...?" 벌써 아침이었던가? 자신의 목을 꽉 끌어안는 답답한 느낌에 현준은 살며시 눈을 떴다. 현준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릴리가 현준의 입술을 찾아 달콤한 키스를 즐기고는 몸을 일으켰다. "차 한잔 할래요?" "준다면야..." 'English Tea'. 영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차로 홍자에 우유를 넣은 부드러운 밀크티였다. 차를 즐겨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에서는 유자차를 빼고는 일부로 찾아서 마시지도 않았지만, 현준 역시 영국에서는 종종 차를 입에 대고 있었다. 몸을 일으킨 릴리가 익숙한 커피잔을 가져왔고 여유롭게 차 한잔을 즐기던 도중 현준은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릴리를 볼 수 있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아...아니..." 미소를 짓는 현준의 말에 릴리는 순간 당황하며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왜 이런 행동을 취하는 지는 그녀 본인도 알 수 없었다. 꼭 마치 저 남자와 살림이라도 차린 느낌이었다. 다른 남자들과 아침에 일어나서 차를 마신 적도 여러번 있었지만 어젯밤의 여운 때문일까? 마치 자신을 잡아먹을 정도로 강렬하게 몰아붙이고 자신을 탐하던 그의 몸짓에 녹아내렸던 자신이 떠올랐다. "오늘은 무슨 일 있어요?" "일단은 집에도 들어가야 될 테고...영어 과외 수업도 있고, 내일부터는 훈련에도 참가해야 하고...또..." "풉! 다음 시합은 내일 모레죠?" 그냥 마땅히 할말이 없어서 한 말이었는데 진지하게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순진하게 자신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는 현준의 모습에 릴리는 웃음과 함께 화제를 넘겼다. "풀럼과의 홈경기가 있어요. 10일에요. 혹시 그때도 케이라와 같이 오나요?" "케이라랑요? 글쎄요? 시간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는데..." "못 오시면 하는 수 없고요." "안 간다고는 말 안했어요! 티켓은 공짜로 주는 거죠?" 무슨 이유때문인지 목소리를 높이는 릴리의 행동에 멍하니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차와 베이컨을 샌드위치에 넣은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떠나는 현준을 배웅한 채 릴리는 자신의 식탁위에 놓여 있는 2개의 빈 접시를 바라보고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단순히 케이라를 놀릴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현준에게 차를 내어주고 그가 아침을 먹는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던 자신을 다시 생각해 보는 릴리였다. 단순히 어젯밤의 잠자리 때문에 그에게 급속도로 관심이 생기는 것만은 아닐 것 같았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묘한 무언가가 현준에게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밝혀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아...이럴때가 아니지." 잠시 멍하게 어젯밤 그와의 뜨거운 기억을 떠올리고 있던 릴리는 재바르게 식탁위에 놓여 있는 그릇을 싱크대에 넣어버리고는 어디론가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늦었군. 어젯밤엔 다른 여자랑 있었나 본데...?" 현준이 집에 들어서자 현준을 반기는 것은 다름아닌 리리스였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속옷차림으로 아이스크림과 함께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는 그녀였다. "네. 릴리라는 여인하고 같이 있었어요." "흐응..." 이미 그녀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현준은 대수롭지 않게 리리스의 말에 대답을 하며 편한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어차피 마왕인 그녀가 다른 여인들과 밤을 보냈다는 사실에 굳이 신경을 쓰는 것도 아니었기에 숨길 필요도 없었다. "뭐가 잘 못 되었나요?"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기라도 한 걸까? 옷을 갈아입는 동안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는 리리스의 시선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행여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그것도 리리스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이라면 더욱더 그러했다. "아니. 네 놈이 조금 대단해 보여서 말이지. 보통 인간들은 애인의 친구는 건드리지 않지 않나?" "아..." "하물며 친구가 유혹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지. 죄책감이라는 게 있지 않나? 케이라는 네 놈의 여자가 아니었던가?" "보통은 그렇...겠죠? 케이라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어요. 제가 잘못한 것도 사실이예요." 리리스의 말에 흐릿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현준은 고개를 숙였다.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몸으로 느껴졌다. 케이라에게도 새미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속 깊은 속에서 우러러나오는 진심어린 미안함은 아니었다. '어차피...둘다 나랑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잖아? 단지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한...' 11월의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집 안은 난방이 잘 되어 있었기에 굉장히 따뜻했다. 하지만 오한이라도 들린 것처럼 현준은 자신의 몸을 떨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리리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의 입가엔 미소가 맺혀져 있을 뿐이었다. 10 일 수요일. 한국시각으로는 11일 새벽에 벌어지는 풀햄과의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는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렸다. 크레이븐 코티지를 홈구장으로 하는 풀햄은 대한민국 LG 전자의 스폰서를 받는 프리미어리그 팀 중 하나로 저번 시즌엔 12위로 마쳤지만 UEFA 유로파 리그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준우승을 차지한 팀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공격진들의 득점력 부재로 1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은 첼시의 압승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10승 1패의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첼시의 전력을 풀햄이 이기리란 힘들어 보였다. "빠르게 공 돌려!" 중원을 지휘하는 에시엔이 선수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전력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풀햄 역시 프리미어리그의 팀이었다. 방심하다간 일격을 맞을지도 몰랐다. 그 덕분에 경기는 중원에서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하지만 선제골은 누구나 예상했듯이 첼시에서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에시엔이었다. 와아아아!!! 현준의 크로스에 이은 에시엔의 헤딩. 마치 자로 이어진 듯 완벽한 크로스와 공의 방향만 살짝 바꿔서 골대 안으로 집어넣는 약속된 플레이에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관중들 뿐만 아니라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선수들은 물론 스탭들까지 탄성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후반전 현준의 강력한 중거리슈팅이 풀햄의 골문을 뒤흔들며 추가골을 터뜨리자 스탬포드 브리지는 블루스들의 무너질듯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미 경기에서 승리한 마냥 들떠있는 블루스들과는 달리 고개를 푹 숙이는 풀햄의 서포터즈들이었다. '이번 경기도 이겼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의 패배를 제외하면 12전 11승이었다. 더군다나 오늘은 2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겼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 터였고,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와 무승부를 거두거나 패배하기라도 한다면 승점차이는 더욱더 벌어질 터였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경기 종료의 휘슬이 울릴 터였다. 하지만 너무 승리감에 빠져있었던 탓일까? 삐익!!!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인 줄 알았던 현준의 눈이 크게 치켜떠졌다. 휘슬을 불었던 주심의 손이 포켓주머니로 가 있었다. 그 옆에서 에시엔이 고의가 아니라는 듯 손을 옆으로 치켜들고는 있었지만 주심의 손에서 들려나온 카드는 붉은색이었다. "아..." 퇴장을 알리는 레드카드. 그로 인해 에시엔은 퇴장을 당했고 경기는 그렇게 종료되었다. 이기기는 했지만 뭔가가 굉장히 찜찜한 경기였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가 끝나고 존 테리가 통증을 호소했고 수비진을 이루는 알렉스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삐리리 "뭐지...?"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도중 주머니에 꽂아넣었던 핸드폰이 울려대었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핸드폰 벨소리였다.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 만한 사람은 몇 없었다. 첼시 FC 구단에서 친한 선수 몇몇과 리리스, 새미 그리고 케이라가 전부였다. "모르는 번호인데..." 설마 영국에서까지 보이스피싱이 있을리라는 생각에 현준은 통화버튼을 누르고는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대었다. [준?] "아...? 릴리양?" 현준에게 전화를 한 여자는 다름아닌 릴리였다. 자신의 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생각에 이야기를 꺼내려 했던 현준은 대뜸 말을 꺼내는 릴리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려야 했다. [지금 당장 우리집으로 올래요? 위치는 어딘지 알고 있죠? 기다릴께요.] 그리고는 전화를 확 끊어버리는 릴리였다. "대체 무슨 일이지?" 뭔가 다급해 보이는 목소리이기는 했다. 설마 자신과 릴리의 관계를 케이라에게 들켰나? 하는 불안한 생각도 맴돌았다. 하지만 뒤이어 케이라와 통화를 한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려야만 했다. 여느때나 다름없이 케이라는 자신의 전화를 반갑게 받았고 지금은 일중이라 통화를 오래 하지 못하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오늘도 공격포인트를 올려서 축하하는 말과 함께 말이다. 결국 릴리의 집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현준이었다. "릴리? 무슨 일 있어요?" 그녀의 집 안으로 들어선 현준은 침을 삼키고는 곧바로 시선을 돌려야만 했다. 방금전 샤워라도 하고 나온 것인지 타월을 몸에 두른 모습이었다. 새하얀 그녀의 허벅지가 전부 모습을 드러내며 현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비록 타월을 두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몸이 전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일찍 왔네요? 생각보다 빠른데요?" "차가 있으니까..." 핑계는 아니었다. 진짜로 자신이 있던 위치에서 릴리의 집은 10분도 안될 거리에 있었으니 말이다. 행여나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시선을 돌리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릴리가 자신의 몸을 현준의 등에 밀착시켰다. "잠깐. 릴리양." "다 알고 온 게 아니었나요?" 생긋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에 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타올이 내려가고 그녀의 봉긋한 가슴의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 천천히 릴리의 손이 현준의 외투를 벗기고는 티셔츠 사이로 자신의 손을 집어넣으며 가슴을 어루만지더니 점점 현준의 배 근육을 쓸어내렸다. "자...잠시만. 릴리양. 무슨 일이 있어서...지금은 그만 두는 게...!" 하지만 현준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지지 못했다. 현준의 배 근육을 쓸어내리던 릴리의 손이 어느새 그의 허리띠를 푸르고는 팬티사이로 들어가 그의 남성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말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다른 손으로 현준의 얼굴을 잡아당기며 자신의 입술로 거칠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혀를 미친듯이 빨아 삼키는 격렬한 키스와 함께 남성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현준 역시 그녀의 몸에 손을 가져다댈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이런 것을 바랬던 것일지도 몰랐다.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말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자신의 애인인 케이라의 친구. 위험한 관계이기는 했지만 이런 관계가 오히려 스릴이 있지 않은가? 이미 이성을 주체할 수 있을 정도의 선은 벗어나버렸고 현준은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고는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탔다. "흐응...!!" 자신의 몸 안으로 파고들어오는 느낌에 릴리는 자신의 몸을 파르르 떨었다. 오늘 풀햄과의 경기를 직접 관중석에서 지켜본 그녀였다. 케이라는 일 때문에 오지는 못했지만 자신은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스탬포드 브리지를 찾은 것이다. 그것도 현준이 준 표를 들고서 말이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현준은 자신의 실력을 뽐내며 대단한 활약으로 첼시를 승리로 이끌었다. 어째서 케이라가 이 남자를 연인으로 삼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내내 블루스들이 현준을 찬양하는 소리만 들었던 그녀였다. "하아...!!!" 더군다나 이 남자의 매력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릴리의 가느다란 다리는 어느새 현준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릴리는 삽입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어느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를 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아랫부분은 흠뻑 젖어있었다. 관계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르가즘을 느껴버린 것이다. '정말...놓치고 싶지 않잖아...?' 외모빼고는 어디 내놔도 빠질 게 없었다. 비록 자신의 친구인 케이라의 애인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을 원하는 게 온 몸으로 느껴졌다. 충분히 자신이 차지할 자신이 있었다. ============================ 작품 후기 ============================ 마법날개 : 복귀 축하합니다~! 아, 그리고 이번에 첼시에서 리베리 영입을 위해서 우리돈으로 500억 이상을 배팅했다던데요...어떻게 되려나요? > 안된거 같죠? 박주영이 아스널로 갈줄은 깜짝 놀랐네요...진심...잘 됐으면 좋겠는데...얼마나 적응을 하련지 모르겠네요. 부디 성공해서 제발 해외축구 게시판에서 골 넣었다는 이야기좀 계속해서 들려왔으면 ㅠㅠ 짜루조아 : 일일연재만 되어도 진짜 만족할텐데 > 그러게요. 저도 일일연재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소설 쓰는 기계가 어디 없으려나... 오늘은 2편을 올려봤습니다. 이유는...쉬는 날이예요. 네 그렇습니다. 쉬는 날입니다. 덕분에 와우도 좀 하고 푹 쉬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와우 다시 시작했어요. 대격변 늅늅이예요.근데 어떻게 하다보니 85렙 찍고 파밍 들어갔어요. 이번에는 탱커가 아닌 신기예요. 라그나로스 하드모드까지만 잡아볼께요. 잠수는 타지 않을께요. 여자친구한테 혼날지 몰라요. 댓글좀 많이 써주세요. 하루에 한편씩 연재하도록 노력은 하고 있어요. 결론 - 댓글 좀 달아주시면 고마워요. 연재하고 나면 볼만한 게 댓글밖에 없어요. 00124 현준, 스캔들을 터뜨리다 =========================================================================                            그렇게 릴리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현준은 자신의 집에 들렸다가 다시 훈련장으로 향했다. 14일 그러니까 한국시각으로는 15일에는 선더랜드와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경기가 있었기에 오늘 훈련에 나가야했다. 더군다나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는 존 테리 그리고 에시앙도 빠져야 했기에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제대로 맞춰야 했다. '왠지 불안하네...' 비록 존 테리나 에시앙이 빠지더라도 그들을 대체할 선수는 있었다. 첼시의 스쿼드는 여타 다른 팀하고는 달리 굉장히 탄탄했다. 하미레즈나 페레이라, 보싱와등이 존 테리와 에시앙의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존 테리나 에시앙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훈련장이 다가올수록 괜히 가슴이 꽉 막히는 현준이다. 워낙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까? 왠지 선더랜드전에서 졸전을 펼친다면 그것이 모두 자신의 책임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왠 기자들이 저렇게 많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훈련장 안으로 들어서려던 현준은 훈련장 앞에서 모여 있는 기자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터졌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구단측에서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현준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많은 기자들이 현준을 발견하고는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김현준 선수! 릴리씨하고는 어떤 관계이십니까?" "들리는 얘기로는 케이라씨와 사귀는 와중에 바람을 피운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사실이십니까?" "어젯밤에 릴리씨하고 같이 있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혔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 기자들의 이야기에 정신이 확 깨는 느낌이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 이러했을까? 그들이 말하는 것은 분명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분명했다. '빌어먹을...!' 가뜩이나 선더랜드와의 경기도 신경이 쓰이는 마당에 이런 일이 또 터지고야 말았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어떻게 말을 할 수 조차도 없었다. 자신이 릴리와 함께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었고, 기자가 내미는 사진에는 자신과 릴리가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장면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 있었다. "그러니까 스...스캔들인가요?" "네. 어젯밤에 모델 릴리양과 같이 있던 사진이 이렇게 찍혔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둘이 사귀는 사이십니까?" 한국기자로 빙의라도 한 것일까? 꼬치꼬치 캐물으려는 영국 기자들의 행동에 현준은 당황한 듯 시선을 돌렸다. 바로 앞에 훈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지만 그 입구가 너무나도 멀어보였다. 다행히도 주위에 통역을 할 사람도 없었고 영어를 잘 모른다고 알려져 있었기에 현준은 어색한 미소로 기자들의 질문을 어영부영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구단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훈련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미치겠네...' 훈련이 시작되었지만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너무나 안일했다. 자신도 그렇고 릴리 역시 잘 나가는 모델이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여럿 스캔들을 터뜨린 전적도 있던 만큼 파파라치와도 같은 기자들이 붙어 있었을지도 몰랐다. 조심해야 했었다. "아!!!" 어디선가 날아온 공이 제대로 자신의 머리를 강타하자 고민에 빠져있던 현준은 짤막한 비명소리를 내뱉고는 자신에게 공을 찬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글렌 드리스콜. 퍼스트 팀 체력코치로 다양한 스포츠 과학 프로그램을 도입해 의료팀과 스포츠 과학팀장인 닉 보드와 함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준! 왜그래?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훈련 도중에 정신을 놓으면 어떻게 해? 아니면 어디 아픈 곳이라도 있어?" "아...죄송합니다. 별일 없습니다." 스트레칭을 비롯해 가벼운 훈련에도 쫓아도 못하는 현준의 모습에 글렌 코치가 미심쩍을 얼굴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재 램파드, 존 테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난 지금 첼시 스탭들이 가장 믿을 만한 선수는 현준이었다. 비록 처음에는 현준이 입단했을 때는 그냥 아시아의 선수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프리미어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 리그등에서 보여준 활약은 그야말로 스탭들을 경악시키기에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랬던 만큼 현준의 컨디션 하나하나에 신경을 쏟아야만 했다. "어디 몸이 안 좋으면 바로 말하라고. 아시아 특히 한국의 선수들은 그런 면에서 그냥 참고 견딘다는 말을 친구들에게 들어서인지 걱정되는군." "괜찮습니다." 밝게 미소를 짓는 현준의 모습에 드리스콜 코치는 현준이 어깨를 툭툭 건드리고는 다른 선수쪽으로 향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정신을 집중하며 다시 훈련을 하려고 했지만 마음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구단측에서도 기사가 터진 것을 알았을까? 웅성거리는 모습들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직접적으로 말은 없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몰랐다. "후우..." 결국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훈련을 제대로 마치기는 했지만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만약 이 내용이 기사에 실렸다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릴리하고의 관계도 관계고 케이라하고는 파탄이 날게 분명했다. 새미하고도 어떻게 진행될지 몰랐다. 결국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방도가 없었다. 한마디로 이제까지 자신이 구축해 놓은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되는 셈이었다. "제대로 한건 터뜨렸군." 집에 도착하자마자 리리스가 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인터넷을 무엇을 보고 있는지 시선을 돌리지도 않은 채 말이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재빠르게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인터넷의 기사를 바라보았다. "큭..." 입에서 저절로 신음성이 튀어나왔다. 릴리와의 스캔들 기사내용이 가득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슈퍼스타와 수 많은 사람들과 염문을 뿌렸던 모델과의 스캔들. 기사들로서는 최대의 먹잇감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기사쪽을 둘러보니 케이라의 이야기도 나와 있었다. "빌어먹을..." "조심 좀 하지 그랬어?" "이렇게 기사가 나올지는 몰랐어요. 그냥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선 여자가 좀 더 있는 것이 편할거라는 생각이었어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다른 시합도 병행해야만 했다. 챔피언스 리그, 칼링컵, FA 컵등의 시합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든 시합에서 활약을 펼치기 위해서는 악마의 기운이 계속해서 필요했다. 그리고 악마의 기운을 얻기 위해선 여자와의 잠자리를 가져야 했기에 자신과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있는 여자의 유혹에 넘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겠지."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기사를 딸깍거리던 리리스는 손을 내밀었고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다 허공으로 둥실 떠오르더니 그녀의 손에 잡혔다. 이런 상황이 그녀에게 굉장히 흥미를 돋구어 주는 것일까? 흥얼거리며 아이스크림과 함게 기사를 바라보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흔들고는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리스님." "그거야 네 놈이 알아서." "하아...그렇겠죠." 조금은 매정하게 느껴지는 리리스의 대답에 현준은 한숨과 함께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앞으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데 있어서 애로사항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픈 것이었다. 만약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자가 무한정 많다면 문제될 것은 없었다. 다른 여자에게 손을 내뻗으면 되는 일이었다. 스캔들이 또 터진다면? 그렇다면 다른 여자를 선택하면 되는 일이었다. 어찌되었던 여자와 관계를 갖는다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었고 자신은 여전히 지금과 같은 클래스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여자는 제한적이었다. 6명의 여인과 관계를 맺었으니 남은 것은 4명 뿐이었다. "아아...아이스크림이 떨어졌군. 사와야겠어." "그렇게 하세요. 전 먼저 쉴게요." "그건 곤란해. 오늘은 나랑 자야되니까. 계약을 잊은 것은 아니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침대쪽으로 향하는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리리스가 슬쩍 미소를 지었고 현준은 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뭐라고 하던 눈이라도 조금 붙이고 있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자고 있더라도 그녀가 할 생각이라면 분명 자신을 깨울테니 말이었다. "잠깐...! 거기 서봐!" 또각또각거리는 힐 소리와 함께 거침없이 앞으로 나가는 늘씬하게 빠진 케이라의 뒤를 따라 현준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스캔들이 터진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아 결국 그녀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찾아간 것이었다. 그녀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져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를 놓치기 아까워서 였다. "비켜. 집에 들어갈 꺼야." "잠시만 내 이야기좀 들어봐." "난 할말 없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릴리에게나 가서 하지 그래?" 분노로 이글거려 타오르는 눈동자를 바라본 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는 충분히 예상을 하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자신의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내린 케이라는 현준의 몸을 툭 밀치고는 말했다. "짐승 자식. 너란 놈은 아무 여자나 다 좋지?" 그 말과 함께 케이라는 쾅소리와 함께 자신의 현관문을 크게 닫으며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고 현준은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붙잡으려고 했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럴땐 시간이 약이라고 하던가? 맥주나 한잔 하지 그래? 아니지. 내일이 시합이었던가?" 어깨가 축 쳐진 채 집으로 돌아온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가 싱긋거리며 말했다. 이미 그가 밖에 나가서 어떤 일을 겪고 왔는지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오늘은 새미와의 영어 과외가 있었지만 새미조차도 오늘 과외 시간에 오지 않았다. "아...!"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뭐라 입을 열려다 조용히 다물었다. 굳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잠자리를 같이 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녀는 당연히 자신에게 몸을 내줄 게 틀림없었다. "하고 싶나 보네?" 이제까지 신나게 게임을 플레이했기 때문일까? 리리스는 굳어버린 몸을 뚜둑거리며 풀더니만 현준을 바라보았다. 금새 현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신의 능력으로 읽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지금 현준의 상황이 그녀는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자극한다면 짜릿한 밤이 될 것 같았다. 아무리 현준이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의 본성은 인간이었다. 쉽게 흥분하고 쉽게 좋아하며 쉽게 좌절감에 빠지는 인간이었다. "악마의 기운...흡수해야 하니까요. 내일은 시합이 있어요. 50%라도 채워...야죠." "그렇다면야...아. 릴리라는 여자하고는 연락해봤어?" "연락이 안되요." 쓴 웃음을 짓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혀를 낼름거리더니 현준의 곁으로 다가와 그의 목을 자신의 손으로 살짝 쓸어내리며 말했다. "인간이란 다 그렇지.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바로 모른 척 하는 게 그들의 습성이야. 물론 나였다면 네 놈의 존재를 세상에서 지워버렸을 테니 말이야." 조금은 멍하니 정신이 나간 현준을 몸을 더듬던 리리스는 조금씩 농밀하게 그의 몸을 적극적으로 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리리스와의 하룻밤으로 악마의 기운을 채운 현준은 다음날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리는 첼시와 선더랜드와의 경기에 나서야 했다. [아! 오늘 김현준 선수 몸이 많이 무거워 보이는데요?] [최근에 스캔들이 터지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좋은 내용도 아니었고요.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제대로 된 컨디션을 조절하지 못한 것 같네요. 게다가 오늘 경기엔 존 테리 선수와 함께 마이클 에시앙 선수까지 저번 경기에서의 퇴장사건 때문에 출전정지 명령을 받지 않았습니까? 아무래도 김현준 선수의 부담감이 더욱 클거예요.]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첼시의 상대는 선더랜드 AFC. 잉글랜드 선더랜드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축구팀으로 2007-08 시즌에 챔피언쉽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팀이었다. The Black Cat. 이라는 전통적인 별명을 지니고 있는 선더랜드는 현재 스티븐 부르스가 감독직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의 선더랜드 순위는 8위. 하지만 6위인 볼튼 원더러스 FC 와 11위인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FC 까지 모두 승점 16점으로 동일했기에 이번 경기에 따라서 순위가 크게 올라가거나 떨어질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일까?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맹렬하게 첼시를 몰아붙이는 선더랜드 였다. "큭...!" 드리블을 하며 패스코스를 찾던 현준은 선더랜드의 강한 압박에 캐터몰에게 공을 뺏기고야 말았다. 점유율은 홈 팀인 첼시가 높았지만 매서운 공격을 보이는 것은 선더랜드였다. 더군다나 현준의 플레이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도 요주의의 대상이었다.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두, 셋의 선수가 협동적으로 현준을 막아내고 있었다. "빌어먹을..." 악마의 기운이 100% 였다면? 이들의 수비를 뚫고 자신의 전매특허인 완벽한 패스를 넣을 수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흡수한 악마의 기운은 50%에 불과했다. 악마의 기운을 사용해 패스를 넣을 수는 있지만 정확도가 너무나 불안정했다. 그 결과로 2번의 패스를 찔러넣었지만 골로 연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중거리 슛 역시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거나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개인기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현준이 꽁꽁 묶이고 영양가가 없는 공격을 펼치던 첼시는 전반 종료 직접 선더랜드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내줘야만 했다. [기안 슛!! 리차드슨 슛!!! 막혔어요! 골!!!] 선더랜드의 골을 알리는 캐스터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명백히 수비수들의 실수였다. 체흐가 선방을 하면서 2번의 유효슈팅을 막아내었지만 무려 3번이나 선더랜드 선수들이 슈팅을 때릴 동안 수비수들은 흘러나오는 공을 걷어내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을 뿐이었다. 아무리 주장인 존 테리가 부상을 빠졌다고는 하지만 형편없는 경기력이었다. 관중석에 있는 램파드도 시선을 돌렸고 존 테리 역시 선더랜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는 장면에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안첼로티 감독 역시 답답한 듯 인상을 굳히고 있었다. "젠장...!" 펀칭, 그리고 두 번째 슈팅까지 체흐가 발로 막아내었다. 하지만 그런 선방도 보람되지 못하게 결국 선더랜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현준은 골을 넣고 세리모니를 펼치며 좋아하는 오누오하의 모습을 보며 왠지 이번 경기가 굉장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완결을 하나 내었습니다. 오랫동안 쓰던 대항해시대VIII 를 완결냈어요. 자축. 뭐랄까 완결을 내니까 뿌듯하네요. 벌인건 참 많았는데 말이죠; 연희삼국지도 그렇고 리그너스 대륙전기R 도 아직 연재중(두 작품다 연재 안한지는 좀 됐지만 말이죠.) 조금 급하게 끝낸 면이 없잖아 있지만 원래 그렇게 하려고 했던거니...완결을 내고 나니까 좀 허무하네요. 다시 읽어봤는데 조금 더 잘 쓸껄 이라는 생각도 들고... 어찌되었던 이제는 악마의 계약을 비롯해 다른 작품의 연재도 다시 시작해야겠네요. 그럼 즐감하세요! 00125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아!!! 골!!! 아사모이 기안 골! 첼시 2골이나 내주며 끌려갑니다!] 후반이 시작되어도 크게 변한것은 없었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을 이끌어 가는 첼시는 그다지 소득을 보지 못했고, 선더랜드의 한방 한방은 첼시의 골문을 열었다. 그리고 후반 6분만에 아사모아 기안의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추가골이 터져나오자 소수의 선더랜드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대다수의 블루스들은 망연자실하게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선수들도 그리고 현준도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큭..." 수비를 하기 위해 자신의 진영으로 뛰어 들어가려고 했던 현준은 골이 터지는 것을 바라보자 제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존 테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에시엔이 경고 누적으로 빠졌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가 없었다. 이번 시즌 선더랜드가 강팀에게 그리고 특히나 원정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자신이 입고 있는 푸른색의 유니폼은 프리미어리그 4강 중 하나인 첼시였다. 만약 자신이 골을 넣었다면? 아니면 골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패스를 만들어 주어 첼시가 선제골을 터뜨렸다면? "빌어먹을..." 경기의 결과는 충분히 바뀔 수 있었다. 현준은 선더랜드 수비수들과의 거친 몸싸움으로 인해 욱신욱신거리는 고통도 잊은 채 세리모니를 펼치는 선더랜드의 선수들과 전광판에 바뀌는 0-2라는 숫자를 바라보았다. 눈을 다시 감았다 떠 보아도 분명히 숫자는 첼시가 2골을 뒤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이 드는 현준이다. 악마의 기운을 더욱더 많이 흡수하고 경기에 임했더라면 경기의 결과는 달라졌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첼시, 안방에서 선더랜드에게 0-3 충격패. [EPNM = 김민철 기자] 김현준(23, 첼시)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인 첼시가 안방에서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첼시는 15일 새벽(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펼쳐진 '201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첼시는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현준을 비롯해 드로그바, 아넬카, 말루드, 칼루등의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했지만 선더랜드의 공세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번 패배로 첼시는 11승 2패, 승점 33점에 머물렀다. 리그 1위를 지키기는 했지만 2위 아스널(승점 26점)에 7점차 추격을 당했다. 선더랜드는 4승 7무 2패, 승점 19점으로 리그 6위로 올라섰다. 전반은 첼시가 우위를 점했다. 전분 18분 현준의 패스에 이은 아넬카의 슈팅, 29분 김현준의 프리킥과 33분에도 강력한 중거리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선제골의 주인공은 선더랜드였다. 전반 45분 오노후아가 첼시 수비수 2명을 제친 후 슈팅을 때렸고, 오노후아의 슈팅은 시원하게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선더랜드의 기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7분 핸더슨의 패스를 받은 기안이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슈팅을 때리며 추가골을 뽑아내었다. 그리고 후반 42분 첼시 수비수의 패스를 가로챈 웰벡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선더랜드가 첼시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골이었다. 결국 첼시는 홈구장에서 0-3으로 완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김현준 역시 연속공격포인트 기록이 깨어졌다. 선발 출장한 김현준은 무난한 활약을 보이는 듯 했지만 선더랜드의 강력한 압박수비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고 결국 후반 21분 매키크란과 교체되었다. 선더랜드하고의 충격패 그리고 며칠 전 수석코치인 윌킨스가 방출되었다. 첼시의 CEO 인 론 굴레리의 결정으로 순식간에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이 소식으로 인해 선더랜드와의 대패와 맞물려 블루스의 엄청난 반발이 터져나왔고 안첼로티 감독이 직접 나서서 윌킨스 수석코치의 경질 때문에 선더랜드의 대패가 이루어진 게 아니라고 직접 나서서 해명을 해야했다. 20일에 벌어진 버밍엄 시티 FC 하고의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첼시는 1-0 패배를 당해야만 했다. 시즌 첫 2연패. 덕분에 상위권 팀들하고의 승점차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도 현준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교체가 되었다. 시즌 초반이 아니라 경이로운 득점행진을 벌이면서 각 팀들의 요주의 대상이 되어버린 현준이다. 그 탓에 강하게 압박을 걸어오는 버밍햄의 미드필더진을 상대로 고작 50%뿐의 악마의 기운만으로는 버텨내기 힘들었다. "후우...젠장..." "연패로군. 뭐...경기는 니가 뛰는 것이니까.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가져와." "아...네." 집에 돌아오자마자 경기에서 보였던 자신의 졸전을 생각해내고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지만 곧 속옷차림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며 말하는 리리스의 말에 거부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스크림을 가져다가 리리스에게 건넸다. "저기 리리스님..." "뭔데?" "혹시 케이라나 새미누나한테서 연락 온 것은 없죠? 아니면 릴리라던가..." "연락 없는걸."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있다간 도저히 방도가 보이지 않았다. 악마의 기운을 어디선가 얻어야만 했지만 리리스를 제외하고는 얻을 방도가 없었다. 구단에서 계약한 터라 새미는 자신을 가르치기 위해 와야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계약해지를 했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건강상의 문제는 분명히 아닐테지..." 애시당초 섹스 스캔들정도의 엄청난 기사는 아니었지만 여인의 밤에서 할룻밤을 묶은 것 그것도 애인의 친구집이라고 추정되는 기사까지 터져나온 상황에서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는가? 초반에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상황은 굉장히 잘 풀어나갔지만 갑자기 무언가가 엄청나게 꼬이는 느낌이었다. 괜히 이대로 있다가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후보로 계속해서 전락해야 하는 생각이 현준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윌킨스 수석 코치의 경질. 애시당초 선수인 자신에게는 큰 상관이 없었다. 스탭이 어떻게 변하든 선수의 가치는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주장인 존 테리가 나서서 선수들을 부여잡고 있었지만 생각외로 동요가 굉장히 큰 듯 싶었다. "하아...골치아프네. 다음 시합은 MSK 질리나하고의 챔피언스 리그시합이네...이기겠지만..." 첼시에 비하면 약체에 속하는 MSK 질리나하고의 경기였다. 원정경기에서 역시 4-1 대승을 거두었으니 홈 경기장에서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뻔했다. 게임을 하고 있는 리리스를 뒤로 한 채 침대에 누우니 현준은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졌다. 악마의 기운 때문일까? 요즘 들어 점점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곧바로 혼절하듯 잠이 들어버렸다. "흐응...아직 2연패로는 부족했나? 좀 더 다급해지면 말하겠지." 침대에 골아 떨어진 현준을 보며 리리스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3일 뒤 홈구장에서 벌어진 MSK 질리나와의 경기에서 현준은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준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찜찜한 구석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날 경기에서 첼시는 2-1 무언가 부족한 승리를 거두었다. "휴우..." 찬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11월달이라 그런지 날씨도 굉장히 추웠다. 현준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려다가 그냥 비니를 꺼내서 머리에 푹 눌렀다. 어차피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에도 이게 더욱더 나아보였다. "대체 무슨 초대인거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현준은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5차전이 끝난 직후 다음 경기까지는 5일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요즘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탓일까? 존 테리가 선수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고 선수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던 것이다. 정장을 쫙 빼입고 가려고 했지만 그런 격식있는 초대가 아닌 단순히 먹고 즐기자는 의미의 초대니 아무렇게나 대충 입고 오라는 말에 편하게 티와 청바지로 거리를 나선 현준이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비춰지는 번화가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술집을 발견한 현준은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김현준 선수로군요. 들어가시지요." 현준이 술집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몇몇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현준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문을 열어주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나지막히 감탄성을 터뜨렸다. 영화속에서만 본 듯한 장면이 방금 자신의 눈 앞에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비니로 얼굴을 가렸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알아차리는 남자의 말에 왠지 뿌듯함까지 느껴졌다. '역시 사람은 활약을 하고 봐야한다니까...' 최근 3경기에서 1경기 결장을 포함해 2경기 동안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아직도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에 랭크되어 있는 자신이었다. 그리고 술집 안으로 들어선 현준의 얼굴이 살짝 변했다. "선수들만 있는 게...아니로군." 가게의 내부는 화려했다. 술집이라고 하기 보다는 클럽이라는 말이 더욱더 어울렸다. 밖에서는 몰랐지만 안에서는 굉장히 시끄러운 음악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게다가 먼저 온 동료들은 이미 즐기고 있는지 술과 함께 다른 여인들과 춤을 추는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왔군. 어떻게 찾아왔네?" "그리고 잉글랜드로 온 지 몇 달은 됐으니까. 게다가 네가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해 줬는데 길치가 아니면 당연히 찾아오지." 카쿠타의 질문에 현준은 점퍼와 함께 비니를 벗으며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다른 선수들에게 인사나 건넬까 했는데...역시 필요없겠지? 다들 너무나 신나게 즐기고 있으니 단순히 방해하는 느낌일 거 같은걸." 현준의 이야기를 듣던 카쿠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현준에게 병을 건넸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를 가득 지으며 술병을 들어올렸다. "한잔 해야지. 준? 니가 술을 마시는 모습은 거의 못 본 것 같아. 설마 한잔도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건 꽤 독하다고." "한국 소주도 만만치 않게 독하지." 말과 함께 현준은 슬쩍 잔을 들어올리고는 단숨에 병 주둥이를 목구멍에 가져다 대었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찌르르한 느낌이 목을 타고 내려갔다. 굉장히 시원한 느낌이었다. 잉글랜드와서 술을 마셔본 적이 몇 번이나 되었을까? 축구선수로써 몸을 관리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거의 마시지 않은 듯 싶었다. 아니 구단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는 명령은 없었다. 단지 빠르게 악마의 기운을 통해 일류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에 술을 마시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한 모금 들어가니 다시금 술병에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위대한 선수라면 다들 술을 할 줄 아는 법이지. 조지 베스트가 그랬고 지미 그리브스, 짐 벅스터, 폴 개스코인 같은 선수들은 전부 술을 즐길 줄 알았다고. 그리고 술을 마시는 이때야 말로 피치 위에서 느끼는 압박에서 해방될 때라고." 다시금 한 모금 마시려고 할 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파티를 초대한 주인공 존 테리였다. 그의 옆에는 미모의 한 여자와 함께 술병 하나가 들려있었다. "괜찮네요. 안 그래도 요즘 좀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래? 잘됐군. 요즘 훈련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고민거리라도 있나보지? 스캔들 사건 때문인가? 하하하! 그런건 그냥 넘겨버리라고.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거니까." "네. 테리씨도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요. 어서 그라운드로 돌아와야죠." 테리의 말에 현준은 슬쩍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보니 테리는 이보다도 더욱 큰 스캔들로 인해 고생을 했었던 선수였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팀 동료의 애인과 불륜 스캔들을 터뜨렸었다고 알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잉글랜드 주장을 박탈하자는 말과 함께 이야기도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역시 프로선수였기 때문일까? 이 문제가 그라운드에서까지 영향을 미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원래부터 사생활이 조금 시끄러웠던 램파드나 애쉴리 콜의 바람사건등 축구선수와 스캔들은 거의 빠질 수 없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선수들은 여전히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난 예외지..." 현준은 다시금 술병을 들이키며 자신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애시당초 큰 음악소리가 자신의 목소리를 묻어주고 있었다. 그 선수들은 원래 세계적인 클래스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자신은 달랐다. 악마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면 세계적인 클래스가 될 수 있지만 악마의 기운이 없다면? 평범한 선수축에도 들지 못했다. "결혼이라도 할까...? 아니면 동거라도..." 리리스가 있기는 하지만 집을 2채 구한다면 문제될 건 없어보였다. 자신만 특별하게 조심한다면 말이다. 돈도 충분히 있었다. 아니, 지금은 충분하지 않았지만 만약 재계약이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생길 터였다. "푸하하하! 결혼? 준. 요즘 외로웠어?" "아...?" 뒤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에 현준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첼시의 오른쪽 풀백 애슐리 콜이었다. 그 역시 테리와 마찬가지로 술병을 손에 들고 있었다. 단지 다른 점이라고는 여자가 없었다는 점일까? "스캔들 때문에 지내던 여자가 달라붙지 않나보지? 내가 몇 명 소개 시켜줄까?" "애슐리 콜 씨가 소개시켜주는 여인이요?" 현준의 말에 콜은 손을 활짝 펼치고는 좌우로 살짝 흔들고는 히죽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 클럽에 얼마나 여자들이 많은데? 게다가 현준 널 눈독 들이는 사람도 많다고. 첼시의 18번. 프리미어리그의 득점 1순위. 아스널전의 해트트릭. 블루스의 지배자. 어디 한 명 골라 잡으라고." 콜의 말에 현준은 슬쩍 카쿠타를 바라보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남녀들이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분명 저들 중에는 명성이나 돈을 노리는 여자들이 분명히 있을 터였다. "뭘 그렇게 뜸을 들여. 어서 나오라고. 혹시 춤을 못 추는 건 아니겠지?" 자신의 손을 잡고 스테이지 쪽으로 끌고가는 애슐리 콜의 행동에 현준은 당황하며 끌려가야만 했다. 손아귀 힘도 장난이 아니었고, 심하게 거부감이 드는 것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어차피 최근 3경기 뿐이지만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해서 곤란한 것은 사실이었다. 게다가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만약 리리스의 도움이 있거나 케이라나 릴리, 새미중 누구 하나라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여기에서 인연을 만드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다. 물론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한 육체적인 관계만 가지는 인연을 말이다. 00126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후우..." 추운 날씨 때문인지 오전부터 이어진 훈련도중 숨을 내쉬자 뿌연 김이 서렸다. 어제 클럽에서 만났던 여자와 하룻밤을 즐겼기 때문일까? 충분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탓에 선수들과 발을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어진 연습경기에서도 2골을 터뜨리며 활약을 보였지만 현준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연습경기에서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봤자 실전에서 넣지 못하면 의미가 없었다. '다행이라는 점은 그래도 번호를 땄다는 걸까?' 쉐릴이라는 이름의 여인. 그것이 본명인지 가명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눈웃음이 굉장히 매력적인 그리고 침대에서의 몸놀림이 굉장히 자극적은 여인이었다. 클럽에서 가볍게 몸을 흔들며 즐기다보니 애슐리 콜의 말대로 몇몇 여인들이 자신에게로 접근했고 그 중 미모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여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자연스럽게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이었다. '이제 3명 남은건가...아니 2명이군.' 쉐릴을 포함해 총 7명의 여인과 몸을 섞은 셈이었다. 그렇게 중얼거리던 현준은 고개를 슬쩍 저으며 말을 정정했다. 1명은 최후의 보루로 남겨둬야만 했다. 더군다나 나중에 결혼이라고 하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시간을 위해서라도 말이었다. 잠깐 딴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한 자신의 몸은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선수들과의 훈련에 발을 맞추고 있었다. 이 정도면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능력이었다. 아니, 애시당초 악마의 기운은 인간의 능력이 아니었다. "다음 경기는 뉴캐슬이군." 뉴캐슬 유나이티드 FC. 흰색과 검은색의 세로 줄무늬 상의, 검은색 하의와 검은색 양말을 홈 유니폼으로 두고 있는 뉴캐슬은 1892년 뉴캐슬 이스트 앤드와 뉴캐슬 웨스트 앤드가 합병되며 탄생한 축구클럽이었다. '툰 아미'라 불리는 서포터즈를 이끌고 있는 뉴 캐슬은 선더랜드 AFC 와 미들즈브러 FC 와 라이벌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제작년 2부리그로 강등되기도 하였지만 작년 챔피언쉽에서 1위를 차지하며 1시즌만에 프리미어리그에 복귀에 성공한 클럽이었다. "올해 성적은 그저 그렇지만...아니, 생각보다 대단한건가...?" 14 라운드까지 치러진 지금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성적은 승점 18점으로 10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11위와 12위인 블랙번 로버스와 블랙풀 역시 똑같은 승점으로 득실차에 앞서 있을 뿐이었다. 이제까지 22골 21실점. 5승 3무 6패를 기록하고 있는 뉴캐슬은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첼시 FC 를 자신들의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불러들여 상대해야만했다. "오늘도 한잔 하겠어?" "죄송하지만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요." 펍으로 가자는 스투리지의 제안은 정중하게 거절한 현준은 자신의 집으로 향하면서 핸드폰을 들어올렸다. 뉴캐슬 유나이티드하고의 시합. 선발 멤버가 어떨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차피 자신은 거의 선발 출전이 확실했다. 3경기 동안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이제까지 플레이 해왔던 것이 있었고 저번 챔피언스 리그 예선경기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을 비축했던 것이었다. 뚜루루하는 소리와 함께 핸드폰 통화음이 울려퍼졌다. 클럽에서 만났던 쉐릴이라는 이름의 여인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뭐...리리스한테 50%를 충전시키고 쉐릴에게서 50% 정도만 흡수해도 되겠지." 그러기 위해선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다. 내일이 시합이니 만큼 당장 집으로 달려가 리리스와 빠르게 한번 몸을 섞고 난 이후 쉐릴과 만나서 밤을 지새워야 했으니 말이다. 핸드폰을 귀에 댄 채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던 현준은 달칵거리며 누군가가 전화를 받자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쉐릴? 현준이예요. 저 기억하세요?" "네? 누구라고요?" "어...?"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핸드폰 액정화면을 바라보았다. 분명 그날 저장했던 쉐릴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번호였다. "꺄하하하!! 그래서 결국 그 여자의 번호가 아니었다고?" "하아...네..." 집으로 돌아온 현준은 털석 바닥에 주저앉고는 힘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몇 번이나 다시 전화를 걸고 쉐릴이라는 이름의 여인이 적어준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언제나 전화를 받는 사람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지닌 남자였다. "하아...괜히 제한만 날리고..." 자신의 말을 듣고 박장대소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괜히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무슨 연유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쉐릴이라는 이름의 여자가 가르쳐준 번호는 그녀 자신의 번호가 아니었다. "아하하하하! 그러니까 첼시 FC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현준이 허탕을 쳤다 이거지? 단지 하룻밤만 보냈다는 것 뿐인데?" "덕분에 제한만 날렸죠. 이거 어떻게...안될까요?" "당연히 안되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한숨과 함께 다시금 고개를 푹 숙였다.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눈을 살짝 감고는 떴다. 그녀의 양쪽 눈이 새빨간 안광을 발하다가 천천히 평소의 붉은 눈동자로 돌아왔다. "차라리 릴리한테 연락하는 게 낫지 않겠어?" "안 받아요. 빌어먹을...어떻게 연락할 수 있는 방도가 없을까요?" "여인에 대해서는 네 녀석이 알아서 해야할 문제니까 굳이 내가 상관할 필요는 없지. 난 네 놈에게 악마의 기운을 제공하는 것과 함께 악마의 기운 50%를 제공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내일이 바로 시합인데...골치 아프네요." 현준은 지끈거리는지 자신의 머리를 짓누르며 중얼거렸다. 이대로라면 뉴캐슬 전에서도 50%의 악마의 기운만 흡수해서 경기를 치러야했다. 물론 경기를 제대로 치르는 것도 할 수 없었다. K 리그 였다면? 어떻게든 풀타임을 소화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신이 뛰는 이 곳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였다. 50% 악마의 기운으로 풀타임을 소화해내기엔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있었다. 하물며 자신이 뛰고 있는 팀은 첼시 FC 였다. "이번 경기에도 전반전만 뛰고 교체되는 건가?" "하아...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죠." 현준은 슬쩍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일 경기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다. 물론 자신만이 아니라 리리스도 같이 말이었다. 현준의 생각을 읽었기 때문일까? 리리스 역시 노트북의 전원을 끄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차라리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때? 아스날 전처럼 말이지." 리리스의 달콤한 유혹이 현준의 귓가에 들려왔다. "후우..." 현준은 자신의 몸을 슬쩍 바라보았다. 리리스가 말했던 악마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아스널전과 같은 엄청난 실력으로 뉴캐슬을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유증이 두려웠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때도 조금씩 느끼고 있지만 자신의 몸이 정말로 자신이 몸이 아니게 느껴지는 두려움. 더군다나 자신이 정말로 인간이 아니게 될 것만 같은 두려움이 밀려들어왔다. "아직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아직까지는요." "뭐...굳이 강요하지는 않겠어. 하지만 언제든지 원한다면 말하라고." 리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현준의 옆으로 다가왔다. 어차피 결정은 현준이 하는 것이었다. 자신은 단지 옆에서 유혹이 담긴 제안을 건넬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준의 몸에 담긴 풍부한 순수한 마력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00127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라커룸에는 여전히 익숙한 얼굴의 동료 선수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시합에 대한 긴장을 풀고 있었다. 개 중에는 약간의 간식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선수도 있었고,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푸는 선수도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머리에 수건을 걸치고는 조용히 명상에 잠기는 방법으로 긴장을 풀었다. 와아아아아!!! 무언가를 보여주는 지 밖에서 관중들의 어마어마한 환호성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곳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 약 5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에는 첼시 FC 의 팬들인 블루스를 비롯해 뉴캐슬 서포터즈 '툰 아미'로 가득 차 있었다. "후우..." 갑작스런 환호성에 현준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자신의 손에 차고 있는 시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악마의 시계. 리리스와 계약을 알려주는 물품이자 자신의 축구 실력을 높여주는 악마의 기운이 채워져 있는 물품이었다. 현준은 슬쩍 시계를 만지더니 숨을 들이쉬었다. 악마의 기운이 흡수되어가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지끈거리는 아픔이 살짝 느껴졌다. 이제는 익숙해진 아픔인터라 별다른 감흥도 느껴지지 않았다. "50%뿐인가..." 아무리 애를 써봤지만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질 수 는 없었다. 더군다나 쉐릴이라는 클럽에서 만났던 여자와의 관계 이후로 함부로 제한을 날려버린 터라 누군가와 관계를 가진다는 것에 대해 더욱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 "순수한 마력을 이용한면 나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하더니만..." 현준은 쉐릴이라는 여인에게 속았다는 말을 듣고는 깔깔거리던 리리스의 웃음소리가 머릿속에 울리는 듯 했다. 순수한 마력으로 여인을 지배한다. 그것은 단지 섹스라는 행위 그 자체를 지배할 뿐이었다. 석녀라도 혹은 여자가 현준을 증오할 정도로 싫어한다 하더라도 만약 몸을 섞게 되면 순수한 마력으로 인해 현준을 갈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행위가 끝난다면? 그때의 환상적이었던 몸짓을 기억하며 현준을 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모든 여자가 현준을 원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순수한 마력으로 여인을 지배한다는 것은 행위 그 자체를 지배하는 것인지 실제로 그 여인의 마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쉐릴이라는 여자도 그러했다.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인연. 그렇게라고 밖에 현준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거짓 전화번호를 남긴 것이었다. '지아 누나하고는 틀린 상황이로군...' 지금은 결혼한 지아 역시 클럽에서 만난 여자였다. 그때는 악마의 기운이라던가 리리스라는 이름의 마왕의 존재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할 때였다. 단지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었지만 어떻게 번호를 알게 되고 계속해서 연락을 하게 되면서 필요하거나 서로 연락할 때 만나는 식으로 사이가 발전된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결혼을 했기에 앞으로 연락할 그리고 연락을 받을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지아의 생각이 나자 현준은 괜시리 한국에 있는 자신의 여인들이 떠올랐다. 아니, 지금은 자신의 여인이 아닐지도 몰랐다. 한국을 떠나온 지 벌써 5개월이 지났으니 지금쯤 다른 남자와 서로 만나고 있을지도 몰랐다. [축구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2010/2011 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 15라운드 뉴캐슬 VS 첼시, 첼시 VS 뉴캐슬의 경기를 생중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아직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는 하지만 시즌 초반과는 달리 불안하게 1위를 리드하고 있는 첼시죠? 졸지에 2연패를 거두면서 2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고의 승점차가 확 줄어들었어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경기력이 저하된 데다가 팀 분란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첼시예요. 그나마 이번 상대가 뉴캐슬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원정경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만한 상대가 아니예요.] 해설자의 말대로 현재 첼시의 상황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연전연승을 거두어가며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1위 자리를 예약하는 듯 싶었더니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함께 2연패를 당하면서 14라운드 현재 7승 7무를 거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고의 승점차가 5점까지 줄어들은 것이다. [오늘 첼시는 주장인 존 테리 선수와 램파드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겠는데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리그 득점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현준 선수가 건재하고 알렉스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한다는 점이겠죠?] [그렇습니다. 첼시가 믿을만한 선수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 선수밖에 없어요. 드로그바 선수나 아넬카, 말루다와 같은 공격진이 제 힘을 내주지 못하는 지금 혼자서 골을 터뜨릴 능력이 있는 선수는 김현준 밖에 없으니까요.] [오늘은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할 텐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를 거두고 첼시가 패배를 한다면 승점차가 겨우 2점으로 줄어들게 되거든요. 과연 안첼로티 감독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왔을지 궁금합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안첼로티 감독이 지휘봉을 놓는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고 있는데요.] 고작 2 경기의 패배뿐이었지만 급속도로 나빠진 경기력과 선수단의 흉흉한 분위기 때문일까? 안첼로티 감독이 경질 될 꺼라는 소문도 돌고 있었다. 물론 정확한 사실은 본인만이 알겠지만 말이었다. [네. 구단주인 로만 이브라모비치가 안첼로티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소문도 있고 별의별 이야기가 있지만 언제나 소문이라는 것은 소문이니까요.] [어찌되었던 오늘 경기에서도 김현준 선수가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부진에 빠진 첼시를 건져 올려줬으면 하는 마음이로군요. 자! 그럼 경기 시작합니다.] 캐스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콜로니치와 마이클 윌리암스와 같은 주축 수비수들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금지 명령을 당하면서 첼시의 막강한 공격진을 뉴캐슬이 어떻게 막아낼까 하는 의문이었지만 시작초반부터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거칠게 첼시를 몰아붙이는 뉴캐슬이었다. "조심해!!!" 시작 초반부터 뉴캐슬의 슈팅이 터져나왔다. 이바노비치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낸 뉴캐슬이 공을 위험지역으로 올렸고 스티븐 테일러가 강하게 첼시의 골문을 향해 헤딩슛을 날렸다. "아?!" 경합을 벌이는 도중 스티븐 테일러의 머리에 공이 맞는 것을 확인한 모든 선수들의 시선이 공으로 향했다. 하지만 첼시의 골문을 지키는 이는 바로 페트르 체흐였다. 전설적인 야신을 연상케 하는 플레이. 비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인 반 데 사르에 의해 깨지긴 했지만 2004-05시즌에 1025분 동안 골을 허용하지 않았던 플레이를 보였던 최고의 골키퍼였다. 그리고 체흐는 선수들의 첼시 선수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몸을 던져 테일러의 헤딩슛을 막아내었고 연이어 흘러나온 공이 뉴캐슬의 공격수인 숄라 아메오미에게 흘렀지만 옆그물로 흘러가면서 위험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불안하네..." 현준 또한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다. 비록 공격쪽에 좀 더 치중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이렇게 밀리고 있는 이상 수비를 돕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방금 전 위험했던 장면에 불안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체흐의 환상적인 선방이 아니었다면 경기 시작하자마자 1골을 내주고 시작했을 판이었다. '절대 그렇게 되서는 안 되지...' 어떻게 해서든 이번 경기는 승리로 장식해야만 했다. 만약 이번 경기에도 진다면? 그 여파를 상상을 초월할 게 분명했다. 한 번의 패배에도 신문에 나올 정도고 매스컴으로 다뤄질 정도의 팀이 바로 첼시였다. 그리고 걸어오는 싸움을 피할 첼시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안첼로티 감독 역시 초반의 흐름을 잡자고 자신들에게 지시를 내렸었다. 뻐엉!!! 체흐의 찬 공이 하늘 높게 떠오르며 미드필더 라인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중원싸움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존 오비 미켈을 비롯해, 하미레즈, 그리고 현준이 버티고 미드필더 라인이 뉴캐슬의 미드필더진에 밀릴 것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경합을 시키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슈팅이었다. 그리고 허공에서 떨어진 공은 미켈의 머리에 맞아 현준에게로 흘렀고, 살짝 공을 만진 현준은 그대로 다리를 치켜올렸다. 키이잉!!! 악마의 기운이 발동되며 주위의 시간이 빠른 속도로 멈춰지기 시작했다. 마치 온 세상에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자신만이라고 느껴지는 지금 현준의 머릿속으로 그라운드 내의 여러 가지 정보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했고 현준은 곧바로 강하게 공을 때렸다. 현준의 눈에 아크서클 오른쪽으로 달려 들어가는 칼루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스루패스!!! 아!! 칼루! 잡지 못합니다!] [방금전은 칼루 선수가 잡아줬어야 했는데 공이 조금 빨랐어요! 칼루 선수 굉장히 아쉬워 하는군요!] 칼루만큼이나 안타까워하는 캐스터와 해설자였다. 다른 선수도 아닌 김현준이 만들어낸 찬스였다. 만약 그 공을 잡아서 골을 터뜨렸다면? 김현준에게는 어시스트 기록이 하나 추가되는 것이었다. 하마터면 위협적인 장면이 만들어 질수도 있었기에 위기의 상황이 무사히 넘어갔다는 듯 '툰 아미'의 안도의 한숨이 크게 울려퍼졌다. "칫..." 현준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방금 전 패스는 자신의 실책이었다. 더욱더 완벽한 패스를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이 부족해서였을까? 조금 힘이 들어간 면이 없잖아 있었다.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만약 악마의 기운을 조금 더 많이 흡수했다면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아쉬운 기회가 무산되었지만 이 기회를 놓쳤다고 동요할 수는 없었다. 경기는 이제 막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런 경기의 흐름을 깨는 결정적인 실수가 터져 나왔다. [아...! 아! 골!!!] [완벽한 수비 실책이예요! 이게 뭡니까?!] 캐스터와 해설자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프라인에서 루트리지가 캐롤에서 스루패스를 찔러넣었고 알렉스가 공을 잡고 체흐에게 백패스를 했지만 서로의 싸인이 맞지 않았는지 알렉스가 패스한 공은 체흐의 뒤쪽으로 흘렀고 캐롤이 너무나도 쉽게 빈 골대에 골을 넣은 것이다. 와아아아아!!! Blaydon Races. 골을 자축하는 웅장한 뉴캐슬의 응원가가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울려 퍼졌다. 초반 분위기를 무너뜨리는 실수.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그라운드에 있는 첼시 선수들의 마음속에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불안함을 잠재우게 만들어 줄 리더가 그들에게 필요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는 존 테리도 그리고 그러한 리더쉽을 보여줄 만한 선수가 없었다. "크윽...!" 한 골을 내 준 이후로 좀 더 공격적으로 뉴캐슬을 몰이붙이는 첼시였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치열한 미드필더 싸움으로 이루어졌다. 축구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중원을 장악하는 팀이 경기를 장악한다. 그 말은 즉슨 중원에서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면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는 말이었다. 그 때문이라도 더욱 필사적으로 중원에서 싸움을 벌여나가는 선수들이었다. 악동 조이 바튼이 빠진 뉴캐슬의 미드필더진 이었지만 첼시의 미드필더진 역시 효율적으로 뉴캐슬을 공략하지 못했다. 삐익!!! "젠장!!" 대니 거스리의 공을 빼앗아 앞으로 치고 나가려는 찰나 울리는 심판의 휘슬소리에 현준은 짜증을 내며 공을 앞으로 찼다. 그리고 이어지는 옐로 카드에 큰 한숨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김현준 선수 조금 냉정해야 해요. 쓸데없이 카드를 받으면 자신만 손해예요.] 첼시 FC 에 입단한 이후로 처음 받는 옐로카드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였을까?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답답함이 느껴졌다. 악마의 기운만 있으면 좀 더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고, 1 골 뒤지고 있는 이 상황에도 여유롭게 경기를 플레이하며 최종적으로 자신의 팀을 승리로 만들어 줄 수 있었다. "빌어먹을 악마의 기운만 있다면..." 하지만 지금은 이미 늦었다. 50%의 기운만을 흡수하고 그라운드에 올라선 지금 현준은 이 능력만으로 경기를 치러야했다. "흐흐흥." 관람석 위. 그러니까 VIP 들만 관람할 수 있는 라운지에는 한 여인이 일어서서 미소를 지으며 조그마한 망원경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여인이 앉아 있던 자리에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아이스크림 통이 깨끗하게 비워진 채 놓여 있었다. "이제 조금씩 성질을 부리나 보네? 후후후..." 심지어 경기중에서도 카드를 받을 만할 정도로 다혈질적인 플레이를 단 한번도 보이지 않았던 현준이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록 크게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현준은 자잘한 실수를 보여주면서 주도권을 뉴캐슬 에게 넘겨주는 데 일조를 하고 있었다. 단지 알렉스의 스루패스가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기에 현준의 실수가 묻히는 것일 뿐 현준 역시 이번 경기에서 좋은 평점을 받지 못할 것은 분명했다. "뭐...잘 되고 있으니까.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될까나...?" 자신이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선수였지만 현준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리리스였다. 어차피 축구란 인간들끼리의 유흥거리였다. 악마이자 마왕인 그녀가 원하는 것은 유흥거리가 아닌 바로 현준이 지닌 순수한 마력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순수한 마력을 지닌 인간을 악마로 만드는 것. 그것이 리리스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이제 여인도 3명이 남았으니 슬슬 조급하겠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야 되려나...후후후..." 미소를 짓던 리리스는 망원경으로 현준의 모습을 슬쩍 바라보고는 벨을 눌렀고 잠시 후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레이디." "아이스크림이 참 맛있네요. 하나 더 가져다 주시지 않겠어요?" "알겠습니다." 리리스의 말에 남자는 다시금 허리를 살짝 굽힌 후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 문을 닫았다. 남자가 문을 닫았던 VIP 룸 방문자의 이름엔 리리스가 아닌 'Sheryl' 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 작품 후기 ============================ 다비치 짱! ...그냥 해보고 싶었습니다. 옛날엔 소녀시대빠 그리고 카라빠였는데 요즘 다비치에 마음이 쏠리는군요. 뭐 그냥 그렇다고요... 00128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선두자리 위기' 첼시 뉴캐슬하고의 경기에서 0-2 패배. [EPNM = 김민철 기자] 첼시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줄곧 1위를 질주해 온 첼시가 3연패로 인해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앞선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블랙번을 상대로 7-1 대승을 거두면서 2점차까지 따라왔기 때문이다. 최근 존 테리와 램파드의 부상 그리고 에시엔의 경고 누적으로 결장이 이어지면서 경기력 난조를 보이고 있는 첼시는 김현준 역시 스캔들의 여파 때문인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첼시는 전반 6분만에 실점하며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뉴캐슬의 미드필더인 라우틀리지가 시도한 전진패스를 알렉스가 체흐에게 백패스를 했는데, 이를 예상하지 못한 체흐가 엉뚱한 위치에 서 있었고 달려든 캐롤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첼시 수비진이 헌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실점이었다. 이후 첼시는 공격의 고삐를 당겨보려 했지만 뉴캐슬의 저항 역시 만만치 않았다. 홈에서만큼은 꾸준히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뉴캐슬은 구티 에레스의 드리블 돌파와 티오테의 활발한 중원 장악, 그리고 캐롤과 아베오비의 제공권을 등을 이용해 만만치 않은 공격을 펼쳤다. 김현준 역시 첼시의 공격을 주도하고 나섰지만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전반 종료 후 교체되고야 말았다. 첼시의 만회골이 터져나오기도 전 후반 시작 후 뉴캐슬의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구티 에레스의 패스를 받은 캐롤이 또 한번 첼시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그 후 분위기를 추스린 첼시가 맹공을 퍼부었지만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뉴캐슬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지난 버밍엄전(0-1 패)에서도 상대 문전에 맹공을 퍼부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한 첼시는 이 날도 골 결정력 부족에 울어야 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패배를 거두며 3연패의 수렁에 빠진 첼시는 앞선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1점)에게 2점차로 바짝 추격을 당했다. 시즌 초반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첼시였지만 드디어 추격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 경기를 포함해 최근 3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한 것이 굉장히 컸다. 반면 뉴캐슬은 리버풀을 밀어내고 순위를 급상승 시켰다. 올 시즌 앤디 캐롤(10골, 득점 3위)을 앞세워 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뉴캐슬은 갓 승격된 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의 단골 손님이었던 2000년대 초반의 기세를 되찾아 가고 있는 모습이다. 뉴캐슬하고의 경기 이후 또다시 이어진 에버튼하고의 홈 경기에서 첼시는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전반 41분 드로그바의 패널티 킥으로 앞서나가나 싶었더니 경기 종료 직전 백포드에 의해 실점해 버린 것이었다. 전반전은 어떻게 잘 풀어나가나 싶었더니 후반전에는 전반과는 딴판의 경기력을 보여준 게 그 이유였다. 4경기 연속 무승이었다. "빌어먹을..." 그리고 에버튼하고의 경기에서 현준은 선발 엔트리에서 빠졌다. 교체선수로 취급해 벤치에는 앉았지만 90동안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컨디션 난조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12라운드까지 14골이라는 가공할 만한 득점포를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와있던 현준이지만 지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나 맨체스트 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즈 그리고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앤드류 캐롤등에게 득점 선두 자리를 위협당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어디 가는 거지?" "훈련하러요. 혹시 새미 누나한테 연락온 거 있어요? 아니면 번호라도 알고 있는거 있나요? 리리스." "흐응...아니. 모르겠는데."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꺼내며 뒤에서 나갈 채비를 하는 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나갔다 올게요." "마음대로." 나가서 훈련을 하든 누구를 만나던 크게 개의치 않는 리리스였다. 어차피 현준이 무슨 일을 하는 지는 전부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자 방 내부는 적막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적막감이 마음에 드는 리리스다. "흐응...그럼 컴퓨터 게임이나 해볼까나..." 기지개를 쭉 핀 리리스는 자신의 말과는 달리 컴퓨터가 아닌 식탁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곳에는 위잉거리는 소리와 함께 진동을 내뱉는 핸드폰이 놓여 있었다. "받아야 하려나?"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리리스는 슬쩍 전원 버튼을 길게 손으로 눌렀고, 전화가 끊기며 핸드폰도 꺼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비록 번호가 저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왕인 그녀가 인간의 일에 대해서 모르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한국으로 돌아갔으면 조용히 있으면 될 텐데 말이지. 순수한 마력에 의해 지배를 받은 것이 아니라 진짜로 현준이 마음에 들었나 보네?" 리리스는 식탁위에 다시 핸드폰을 던지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전화를 건 대상은 현준이 그렇게나 찾는 새미였다. 케이라나 릴리는 굉장히 조용했다. 굳이 자신이 손을 쓰려고 하지 않아도 현준에게 연락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새미는 조금 틀렸다. 자신의 힘으로 첼시와의 계약을 종료시켰고 한국으로 돌아간 그녀였다. 하지만 순수한 마력에 의해 지배당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현준을 좋아하는 것인지 최근 들어 현준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하는 새미였다. "현준의 핸드폰 번호를 바꿔놓은 게 조금은 도움이 되는 걸?"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컴퓨터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이렇게 서로 연락이 닿지 않게 방해하다 보면 알아서 떨어져 나갈 것이 분명했다. 새미를 애타게 찾는 현준에게는 미안한 감정도 들지 않았다. "언제 진정한 기운을 받아들일 생각을 하는지? 꾸물대지 말고 빨리 원하면 좋을 텐데 말이지...후후후..." 비록 지금은 원하지 않더라도 현준이 아스널전에서 느꼈던 그 감각을 원할거라고 확신하는 리리스였다. 어차피 자신에게 있어서 현준은 순수한 마력을 공급해주는 인간에 불과했다. 혹은 자신이 타락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리리스가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현준은 50%의 악마의 기운만으로도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50%만의 기운만으로 세계적인 클래스의 선수들과의 격차를 따라잡기엔 너무나도 큰 갭이 있었다. 그리고 결국 챔피언스리그 예선 6라운드 마르세유하고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후반 중반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부진 미들라이커' 김현준. 정신적으로 약해졌다? 평점 5점 김현준. 부진은 언제까지인가?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김현준을 영웅으로 받들며 화려한 수식어의 기사를 내보였던 언론들 역시 현준의 계속된 부진에 결국 경기력에 의문을 표하며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아스널 전과 리버풀의 전의 해트트릭으로 블루스의 영웅으로 떠오른 그였지만 최근 그가 보여준 경기력은 첼시에 어울리는 선수가 지녀야 될 경기력이 아니었다. 간간히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그런 패스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언론의 압박에 조금씩 답답해지는 현준이다. 악마의 기운만 흡수할 수 있다면 이런 부정적인 기사도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만한 방도가 없었다. 불과 2달 동안 너무나도 많은 것이 변화해 버렸다. "저는 램파드가 다음 경기부터 나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램파드의 경험과 능력은 현재 첼시의 흐름을 좋은 흐름으로 바꿔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안첼로티 감독의 인터뷰였다. 그리고 안첼로티의 감독의 말대로 한 선수가 부상을 털어내고 첼시 선수단으로 복귀했다. 바로 시즌 초반 전력에서 이탈한 프랭크 램파드였다. 람반장이라는 별명으로 첼시의 살림꾼이자 매 경기 10골 이상을 꾸준히 넣어주는 원조 미들라이커의 등장에 부진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현준은 어쩔 수 없이 벤치로 밀려나야만 했다. "칫..." 토트넘전에서의 1-1 무승부 그리고 12월 27일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첼시는 3-1로 대패를 거두고야 말았다. 시즌 초반 아스널을 홈에서 3-0으로 잡았던 모습하고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그리고 그때의 영웅이었던 현준은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관람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50%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매일 훈련에 참가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자신의 순수한 마력을 빼앗아 먹을 듯 달려드는 리리스 때문에 몸에 한계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훈련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고 그 결과로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시즌 초반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이며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한국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보여주었던 선수치고는 너무나도 빠른 추락이었다. 그리고 1월, 2010-11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열렸다. ============================ 작품 후기 ============================ 비축분 다 풀었으니... 난 또다시 기를 모으러 가야겠지... 00129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뻐엉!!! 키잉하는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붉은색 점. 악마의 기운이 발동되었지만 50%만 흡수했기 때문이었을까? 그 효능은 그리 대단치 않았다. "칫...!" 알렉스 코스타의 수비를 피지컬로 이겨내고 강하게 스루패스를 찔러넣었지만 조금 부정확했는지 현준이 찬 공은 드로그바에 발에 닿지 못하고 골라인 밖으로 벗어버리고야 말았다. "그만!!" 그리고 그 공격을 마지막으로 심판을 보고 있던 코치의 휘슬소리가 울렸고 선수들은 휴식시간을 가지며 삼삼오오 모여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준은 휴식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었다. 방금전에도 패스가 잘 들어갔다면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연습경기라 실수를 하더라도 용납이 되는 것이지 만약 실제 경기에서 이런 모습을 보였다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터였다. "준의 슬럼프가 조금 오래 가는군요." "슬럼프라...확실히 초반의 움직임하고는 굉장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뭔가 굉장히 조급해 보이기도 하고 말이지. 폼도 많이 떨어졌어. 내 생애 저렇게 순식간에 폼이 떨어지는 선수는 처음이야." 코치인 폴 클레멘트의 말에 안첼로티 감독은 현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른 선수들이 쉬고 있는 것에 반해 현준은 볼 트래핑을 하고 있었다. 방금 전 플레이 역시 알렉스의 수비를 뿌리치는 모습은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마무리는 그다지 합격점을 줄 수 없었다. 만약 시즌 초반의 모습이었다면 방금 전 패스는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들어가는 드로그바의 발에 정확히 공이 갔을 게 분명했다. "준이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가 올해 보여준 기록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또한 준의 역량을 의심하는 것도 아니고요. 아직 그는 23살입니다. 더욱더 발전할 여지가 있지요. 그러나 단지 그것만으로 최근의 부진한 플레이를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스캔들 때문은 아닐 텐데 말이지..." 비록 짧은 사이에 2번의 스캔들이 터지긴 했지만, 그리 크게 이슈거리가 되지는 못했다. 아니, 케이라와 릴리라는 여인의 스캔들은 영국전역을 한 번 강타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라운드 내의 플레이가 위축될 정도로 현준이 프로정신이 부족하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안첼로티 감독은 고개를 슬쩍 저으며 입을 열었다. "어찌되었든 준은 조금 쉬게 하는 게 좋겠군. 아마도 체력에 무리가 가서 그런 걸 수도 있겠으니 말이지." 안첼로티 감독의 입장에서는 꽤나 현준을 배려한 말이었다. 이제 시즌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 선수에게 휴식을 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그 선수가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라면 더욱더 그러했다. 그러나 안첼로티 감독 역시 생각하는 바가 있었다. 현준이 없더라도 램파드가 부상에서 복귀했다. 적어도 미드필더진의 공백은 램파드로 메울 수 있는 것이다. 와아아아!!! [골!! 골입니다!] [에시엔의 슈팅을 맞고 나온 공을 그대로 말루다가 침착하게 밀어넣었어요. 첼시 1-0 으로 앞서가는군요.] "빌어먹을!" TV 로 나오는 경기장면을 보며 현준은 이를 악 물고 분을 참았다. 비록 지금 슬럼프에 빠져있다고는 하지만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 2010-11 시즌 가장 높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자신이었다. 하지만 경기장도 아닌 이렇게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구단에서 1주간의 휴식을 자신에게 준 것이다. 휴식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로 준 것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한국에라도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큰 의미 없이 괜히 몸만 피곤할 거라는 생각에 그 생각도 접은 현준이다. 그라운드도 아니고 경기장도 아닌 집에서 이렇게 TV 로 자신이 속한 팀의 경기를 시청하는 현준의 가슴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제기랄...악마의 기운만 있었어도..." 이것이 전부 그 스캔들 때문이라도 생각하니 다시금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화를 내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상황을 타개할 만한 비책이 필요했다. 일단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을 만한 여인이 필요했다. 안정적으로 2명 이상의 여인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50% 이상을 채우기 위해선 최소한 1명의 여인이 필요했다. "후우..." 현준은 자신의 옆에 있는 술병을 입에 물었다. 원래 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술이 빠질 수가 없었다. "아아...적당히 마시는 게 좋을 텐데 말이지? 그러나 알콜 중독이 빠지면 곤란하다고." "폴 게스코인이나 조지 베스트도 알콜 중독이었죠. 게다가 요즘은 정말 답답해서 술이 없으면 미칠 것 같아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그렇게 말하며 잉글랜드에서 만났던 세 여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새미와 케이라, 릴리까지 그리고 클럽에서 만났던 쉐릴이라는 이름을 지닌 여인까지 말이다. 약간은 창백해보이는 피부에 긴 은발머리를 지닌 매혹적인 여인. 하지만 그날 하룻밤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연락을 받은 적은 없었다. "젠장할...괜히 기회만 한번 날리고...이제 뭐야." "흐응..." 괜시리 홧김에 주절주절 말을 내뱉는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리리스는 슬쩍 현준의 옆으로 다가왔다. 현준은 지금 심리적으로 꽤나 위축되어 있는 상태였다. 만약 지금쯤 자신이 유혹을 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리리스는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여자가 필요해?" "네!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는 여자가요! 빌어먹을! 노력으로는 안되는 게 있긴 있나봐요. 악마의 기운이 없으면 선수들의 움직임조차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아무리 피지컬이 좋으면 뭐해요? 제 생각대로 반응조차 할 수가 없는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화를 역정을 내며 말했다. 하지만 그 역정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리리스는 개의치 않고 현준의 볼을 살짝 쓸어내리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때?" "받아...들이다뇨? 지금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고 있는데...?" "그새 잊어버린 건가? 아스널이라고 했던가? 그 팀과의 경기에서 느꼈던 그 감각 말이야." "아...!" 현준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때의 감각이 몸으로 떠올랐다. 몸이 이겨내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고통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때 자신이 보여줬던 플레이는 환상 그 자체였다. 인간이 아닌 악마의 힘.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빛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아직 아무런 조짐은 없었지만 마음속 한 구석에는 자신이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이면서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하물며 직접적으로 순수한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인다면?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몰랐다. 그리고 현준은 그 사실이 너무나 두려웠다. "네 녀석이 진정한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여자가 필요하지도 않을텐데 말이지."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현준의 어깨를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어깨를 살짝 떠는 것을 보니 동요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 커피 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현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몸에 안 좋거나 그런 것은 아니겠죠? 그리고 왜 리리스님은 저에게 악마의 기운을 직접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이죠?" "첫번째 대답은 응. 크게 상관은 없을꺼야. 단지 몸이 익숙해지려면 조금 시간은 걸리겠지. 그리고 두 번째 대답은 말이지..." 리리스는 흐트러진 현준의 남방사이로 자신의 손을 밀어넣으며 혀를 낼름거리며 현준의 귀를 살짝살짝 깨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현준을 자극시키려는 듯 그의 귓가에 숨을 불어넣으며 말했다. "순수한 마력을 지닌 인간이 악마로 변하면 어떻게 될 까 궁금해서 말이지. 그 이유빼고는 없다고나 할까?" "악마..."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TV 에는 여전히 첼시와 볼튼과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집 바깥에서도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블루스들이 펍에 모여서 응원을 벌이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이번 경기는 첼시의 홈 구장인 스템포드 브리지에서 열리는 경기였고, 홈 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이 거리는 축제나 다름 없이 변했다. 그리고 불과 두달전만 하더라도 그 축제의 주인공은 자신이었다. "후...후후..." 현준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이렇게 축구에 목숨을 걸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이라도 당장 축구를 그만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미 축구라는 스포츠의 마력에 빠져버렸고 대중의 관심이 어떤 느낌인지 알아버렸다. 이런 달콤한 사과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현준의 손길이 슬쩍 리리스의 가슴쪽으로 향했다. 이제는 익숙할 만도 했지만 여전히 심장이 크게 떨릴 정도로 아름다운 몸이었다. 리리스의 가슴을 부여잡고 살짝 힘을 주어 그녀의 가슴형태를 일그러뜨린 현준은 자신의 목을 감싸고는 귀를 깨물고 있는 리리스에게 들으라는 듯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해야하죠? 리리스님이 말하는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이려면 말이죠?" "잘 생각했어. 후후후...나한테 전부 맡기라고. 인간."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생긋 웃더니 거의 찢다시피 현준의 옷을 벗겨내었다. 그리고는 현준의 목에 입술자국을 만들더니 이번에는 현준의 입술을 핥기 시작했다. 쿠당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몸이 뒤로 넘어졌지만 둘은 개의치 않고 서로의 입술을 자신들의 혀로 빨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리스의 입 안에서 검은색의 기운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며 조금씩 현준의 입 안으로 스며들어가기 시작했다. 두근!!! '아...!' 격렬한 키스때문일까?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낀 현준은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뀐 것은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주위가 일그러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잠깐...으..." "조금 천천히 할까...? 너무 마음에 성급했나 후후..." 머리가 아픈지 손으로 이마를 감싸며 관자놀이를 지압하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더니 너무나도 쉽게 현준을 들어올리고는 침대쪽으로 향했다. 어디서 관계를 맺던간에 크게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딱딱한 바닥보다는 푹신푹신한 침대가 훨씬 좋았다. "흡...흐...크윽...하아..." 갑자기 온 몸이 불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답답하다는 듯 크게 숨을 들이쉬며 관자놀이를 계속해서 만지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싱긋 웃으며 마왕의 눈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력과 자신이 지닌 마력이 서로 맞물리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반응이었다. "하아...대체...왜 이러죠...?" "잠시간의 부작용이라고나 할까? 별거 아니니까 조금만 참으면 돼. 아니...그렇게 참지 않아도 될까나...? 슬슬 몸이 달아오를 텐데 말이지." "대체 무슨...?" 갑작스럽게 뜨거워진 가슴과 답답함 때문일까? 급기야 심장이 위치한 왼쪽 가슴을 부여잡은 현준은 조금씩 거칠어져가는 숨소리를 내며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느껴졌던 고통은 지금은 흥분제를 먹은 듯 답답함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누군가 안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터질것만 같은 자신의 욕구를 풀어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자신에게 미소를 짓고 있는 리리스였다. "으으...리리스님..." 리리스의 손이 현준의 남성을 살짝 훑었다. 그리고 그것이 신호였다. 그대로 리리스를 침대위로 쓰러뜨린 현준은 순식간에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며 입을 맞추었다. 현준의 체중이 쏠렸지만 리리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거칠게 자신의 입술을 탐하는 현준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이미 이성을 잃을 것일까? 리리스의 입술을 열어 자신의 혀로 입안 이곳저곳을 맛보던 현준은 자신의 손을 리리스의 하복부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흐응..." 현준의 손길에 따라 리리스 또한 현준이 행동하기 편하게 다리를 살짝 벌려주었다. 그런 리리스의 행동에 현준은 자신의 손으로 리리스의 허벅지를 꽉 부여잡고는 자신의 남성을 강하게 밀어넣었다. 그리고는 리리스의 목을 끌어안고는 강하게 그녀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리리스 또한 자신의 허벅지로 현준을 꽉 조였다. 그러면서 조금씩 자신의 마력을 현준에게로 흘리기 시작했다. "허억...헉...!" 두근!! 두근!!!! 성행위 때문일까? 점점 심장이 격하게 뛰어오르고 시작했다. 답답함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밑에 깔린 리리스라는 마왕을 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이 답답함을 해소하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마치 자신의 몸을 벗어버리고 싶은 느낌이었다. 아니 찢고 싶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리리스의 몸에 흘러나온 검은색의 마력이 순순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현준의 몸으로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있었다. 철썩거리는 움직임에 맞춰 리리스의 봉긋한 가슴이 앞뒤로 출렁거렸다. "아...! 아! 흐응...아훗!" 이미 이성을 잃기라도 한 것일까? 눈에 초점이 잡히지도 않은 채 자신을 탐하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뜨거운 입김과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자신의 안으로 현준이 사정을 하면서 순수한 마력이 몸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예전과는 조금 다른 순수한 마력. 마기가 강하게 섞인 순수한 마력이었다. "만족스러워...후후..." 현준이 운동을 멈췄을 때에도 리리스는 요염하게 허리를 앞 뒤로 움직이며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직 밤은 길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구단에서 휴식명령을 내린 선수였다. 현준이 지칠대로 지쳐도 개의치 않으며 현준의 몸을 탐하며 자신의 마력을 불어넣는 리리스였다. 00130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별빛 그리고 달빛과 함께 어우러지는 네온사인과 가로등 혹은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펼쳐지는 바깥을 바라보던 현준은 눈을 감았다. 그런 현준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 리리스가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때? 악마의 기운이라는 것은...?" "글쎄요...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불쾌한 느낌이예요. 아...! 나쁜것은 아니예요. 그냥 내 몸에 다른 무언가가 들어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익숙해지면 굉장히 편안해질꺼야. 익숙해지면 말이지." 살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바람이 들어오며 리리스의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리리스는 자신의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정돈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는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런가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축구를 좀 더 잘하고 싶어서 리리스님이 말하신 진정한 악마의 기운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긴 했지만...변한 것은 없어 보여요. 게다가..." 현준은 잠시 말을 끊고는 리리스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조금 껄끄러웠어요. 혹시 진정한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인다면 내 자신이 악마로 변하는 게 아닐꺼라고 생각되었거든요. 흉측한 뿔이 돋아난다거나 손톱이 길게 자란다거나 말이죠." "뭐어...?" 현준의 말에 리리스가 도끼눈을 치켜 떴다. 하지만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하기사 현준이라는 이름을 지닌 저 인간이 자신이 사는 공간인 마계에 대해 알 리가 없고,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악마들을 본 적도 없을 터였다. 단지 인간들이 악마라고 묘사해놓은 글이나 그림들로 자신들의 모습을 추측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인 걸 후회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진 않아요. 아뇨.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요. 그냥 지금은 축구선수로써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싶을 뿐이예요." 말을 마치며 현준은 자신의 손을 슬쩍 내밀었다. 현준의 손에 검푸른색의 일렁거리는 기운이 불꽃처럼 타올랐다가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처음 리리스가 만났을 때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행여나 자신을 마왕이라고 밝힌 그녀가 자신에게 해꼬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더군다나 처음 리리스를 만났을 때의 두려움. 그 두려움이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고 있었다. 세상을 살면서 죽음에 대해 가장 직접적으로 느꼈던 때가 바로 그때였으니 말이다. 그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리리스와 계약을 맺기는 했지만 악마의 기운에 마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던 현준이다. "지금은...아니겠지만..." 내민 손을 주먹으로 살짝 움켜쥔 현준은 나직이 읊조렸다. 현준과 함께 밖을 바라보던 리리스는 현준에게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아직 넌 제대로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어. 순수한 마력이 마기로 변형될때까지는 꽤 오랜시간이 걸리니까. 워낙 많은 순수한 마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아무리 마왕인 나라도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 "그럼 경기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출전을 할 수 있을까요?" "흐응...어느 정도의 실력을 원하는데? 그 때 그 붉은 유니폼을 입었던 팀하고 치렀던 경기를 말하는 건가? 아스널이라고 했던가?" "네. 해트트릭을 했었던 아스널전때의 실력이라면...충분히 첼시에서 핵심선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불가능하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까지의 실력을 발휘하고 나면 몸에 과부하가 걸릴지도 몰랐다. 현준이 평범한 자신의 계약자라면 그의 몸이 어떻게 되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우가 달랐다. 아직 불안정하지만 자신의 권능을 직접적으로 받은 악마였다. "조금 참는 게 좋을거야. 괜히 몸에 무리가 가면 너만 힘들테니까 말이지. 그래도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한 달 정도면 충분히 순수한 마력이 변질될테니 말이지." "어...한 달..."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현준에게 있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이었다. 비시즌기간도 아닌 아직도 시즌 경기는 계속해서 지나가고 있었다. 한국의 K 리그 였다면 모를까 이곳은 추춘제로 이루어지는 프리미어리그였다. "조금 더 빨리 제가 지닌 순수한 마력을 마기로 변형 시킬 수는 없을까요? "함부로 악마의 기운을 전부 받아들이려다간 죽을지도 몰라. 한 달도 최대한 빠르게 정한거야. 아무리 네 놈이 순수한 마력을 지니고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마기를 우습게 보면 곤란하지." "평범한 인간..." 멈칫하는 현준에게 고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인 리리스는 그대로 현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예전 같았으면 유혹을 하는 성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입맞춤이었겠지만 이번은 기이하게도 그런 감정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았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난 후 리리스의 입술이 멀어졌다. 붉은색의 입술이 현준의 귓가로 향했다. "네 놈이 지닌 순수한 마력은 비정상일 정도로 많지. 마치 순수한 마력의 결정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말이야. 넌 분명 평범한 인간은 아니야. 악마 아니 마왕의 사생아라고 생각해봤지만 조사해 본 결과 그것은 아닌 듯 해 보이고 말이지." "......정말인가요?" "물론. 넌 분명 인간은 아니야.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쓸데없는 생각은 이제 버렸으면 하는데 말이지? 그렇다고 네 놈이 무엇인지로 잘 모르겠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말이야." 현준은 입을 열지 않았다. 단지 떨리는 눈동자로 리리스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리리스를 만났다거나 다른 여인들이 자신의 하룻밤을 강렬하게 기억할 리가 없었다. 단지 우연이라고 치부했던 그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 머릿속에는 강렬한 충격이 쾅쾅하며 계속해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크으...." 찡그리듯 눈을 감은 현준의 입에서 기묘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마지막까지 간직하고자 했던 자신의 정체성이 깨어진 지금 현준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2010 - 2011 프리미어리그 겨울이적 시장. 1월부터 시작된 이적시장에는 수 많은 이적설과 단신들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중 최고의 이적설은 바로 리버풀의 토레스였다. 1월 17일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까지 벌어진 일정에서 리버풀 FC 는 13위로 빅 4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부진의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자신의 커리어 때문에 리버풀의 서포터즈 Kop 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토레스가 결국 구단에 이적요청을 하고야 말았고 그 대상은 바로 프리미어 리그의 빅 4 중 하나인 첼시 FC 였다. "흐음..." 선수들과의 훈련일정을 확인하고 팀내 수석 스카우터를 만난 안첼로티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재 첼시는 초반의 상승세가 무섭게 꺾이며 계속해서 무승부와 패배를 거두며 주춤거리고 있었다. 이미 선두자리는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내줬고 21 라운드에는 리그 꼴지를 달리던 울버햄튼 원더러스에게 1-0으로 패배를 겪는 수모까지 당했었다. 덕분에 난처한 상황에 빠진 안첼로티였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개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직접 경기에 내보내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의 영입이 필요했다. "페르난도 토레스라..." 첼시엔 그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있었다. 바로 디디에 드로그바. 좋은 위치 선정과 타고난 골 감각, 어디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골 결정력을 비롯해 거의 모든 부분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였다. 비록 부진에 빠져있기는 하지만 그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충분히 제 컨디션만 찾는다면 당장에 리그에서 골을 터뜨려 줄 수 있는 카드였다. 현재 첼시는 디디에 드로그바, 플로랑 말루다, 살로몬 칼루와도 같은 공격수들이 있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득점력 부족으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준이 제 컨디션을 찾았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초반 첼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을 때의 주역인 현준을 떠올린 안첼로티 감독이었다. 아스널 전과 리버풀전에서의 해트트릭을 비롯해 거의 모든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현준은 1군 스쿼드 명단에도 올라와 있지 않았다. 스캔들 사건이 몇 번 터진 이후로 갑작스럽게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너무나도 빠르게 실력이 떨어져 갔던 것이다. 처음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민하던 안첼로티 감독도 결국 현준을 몇 번 경기에 내보내고 실망스러운 성적만을 보이자 현준은 스쿼드에서 제외시켜 버린 것이다. 00131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리버풀에서는 토레스의 이적자금으로 5000만 파운드를 요구했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선수인만큼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 생각됩니다. 현재 부진에 빠져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극복해낸다면 충분히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터뜨려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흐음..." 수석 스카우트의 보고에 안첼로티는 구단주 로만 이브라모비치를 바라보았다. 5000만 파운드. 아무나 쉽사리 입에 올릴 수 있는 자금이 아니었다. EPL 최고의 이적료였다. 어마어마한 자금에 로만은 물론 운영진들 역시 웅성거리는 분위기였다. 아무리 토레스가 대단한 선수라 할지라도 이 정도의 자금은 섣불리 내어줄 수는 없었다. 잠시 웅성거림이 잦아들자 수석 스카우터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또 다른 오퍼를 보내왔습니다. 바로 선수 한명과 자금을 묶어서 토레스와 트레이드하자는 제안이지요. 바로 김현준 선수입니다. 이번 시즌 꽤나 대단한 활약을 보이기는 했지만 스캔들 사건 이후로 엄청난 부진에 빠져 현재는 1군 스쿼드에 제외되어 있는 선수입니다. 리버풀은 김현준선수와 함께 3500만 파운드를 묶어서 토레스와 트레이드 하기를 원하더군요." 수석 스카우터의 말에 운영진의 웅성거림은 아까보다도 더욱더 커졌다. 김현준. 그의 이름을 모르는 운영진은 아무도 없었다. 30만 파운드로 한국이라는 조그마한 나라에서 영입한 미드필더.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램파드의 대체자로 영입했고 시즌 초반에 램파드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스타로 뛰어오른 선수였다. 십여경기를 연속으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고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수 자리를 기록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2번의 연이은 스캔들 직후 갑작스럽게 부진에 빠지며 현재는 스쿼드에서 제외되어 있는 인물이었다. "5000만 파운드도 그렇고 준을 고작 묶어서 내어달라는 리버풀의 제안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토레스가 세계적인 선수라고는 하지만 과연 그가 5000만 파운드의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준이라는 선수를 내어주면 3500만 파운드겠지." 구단주 로만의 말에 안첼로티 감독은 입을 다물었다. 다른 운영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버풀이 거론한 제안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물론 5000만 파운드를 내어주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이브라모비치에게는 충분히 그 만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램파드의 대체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현준이 리그 초반에 보여줬던 활약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첼시 FC 공격진은 토레스가 없어도 충분히 대단합니다." 안첼로티 감독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페르난도 토레스. 분명히 매력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그가 첼시 FC 로 와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을 뿐 확실하게 성공할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래도 꾸준하게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은 들었지만 말이다. 그에 반해 김현준은 그 평가가 애매했다. 리그 초반의 모습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리그 중반에 김현준이 보여줬던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연이은 스캔들과 하염없이 내려간 경기력이 그러했다. 운영진의 고민은 그 때문이었다. 올해 첼시 FC 는 최고의 전성기를 보여줄 수 있는 스쿼드를 보유했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평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로만 구단주가 입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 겨울이적기간동안 리버풀의 토레스를 현준과 함께 현금을 묶어 이적시킨다는 소문이 영국 언론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한국내에서도 각종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양 구단측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곧 잠잠해졌다. 겨울이적기간동안 아스널 같은 경우에는 츄코대 부속 츄코고교에서 뛰던 료 미야이치를 영입했고, 맨체스터 시티 역시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던 에딘 제코를 영입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마르세유에서 뛰던 아템 벤 아르파를 완전이적 시키는등 이적기간동안 프리미어리그의 빅 4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팀들 역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우...후우..." 첼시의 1군 선수들이 훈련하는 코팜 훈련장에는 여전히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다시 1군으로 복귀한 현준도 있었다. 아직 리그가 진행중인만큼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인다는 이유로 훈련에 빠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점점 몸에 받아들이는 지금은 제대로 된 실력을 보일 수도 없었다. 심지어 리리스와 관계를 가지면 흡수할 수 있는 50%의 악마의 기운까지 말이었다. "준! 정신차려!!!" "큭...!" 존 오비 미켈의 패스가 현준의 발끝을 스치며 터치라인 밖으로 벗어나자 곧바로 고함성이 터져나왔다. 정신을 집중하려고 했지만 악마의 기운없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발을 맞추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애시당초 자신은 제대로 축구를 한 경험이 얼마 되지도 않았다. 당연히 실수가 터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코치진은 물론 안첼로티 감독 역시 안타까운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이적기간이 거의 마무리 끝날 무렵 리버풀과 첼시의 대형 이적이 터져나왔다. 토레스, 첼시행 ⋯ 현금을 포함해 김현준과 트레이드. [EPNM = 김민성 기자] 소문만 무성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페르나도 토레스(27)가 첼시로 이적한다. 토레스는 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첼시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무려 5년 6개월이다. 그리고 그에 맞춰 첼시의 홈페이지 역시 김현준을 리버풀로 이적시킨다는 기사를 실었다. 첼시는 1월 이적 시장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토레스의 영입을 추진했다. 이러저런 말이 나오기는 했지만 토레스가 리버풀에서 우승에 목 말라 하면서 이적을 요청하자 협상을 급집전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이번 시즌 화려한 데뷔전을 펼치며 시즌 초반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은 부진에 빠지며 첼시의 1군 스쿼드에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리버풀은 김현준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고, 토레스를 내주는 대신에 김현준과 현금을 원했고 첼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앞서 리버풀 또한 토레스를 첼시로 이적시키며 김현준을 받아들였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공식적인 이적료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첼시는 토레스를 영입하면서 김현준과 함께 약 3000만 파운드(약 524억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토레스의 영입으로 첼시의 유망주 공격수였던 다니엘 스터리지(21)는 첼시를 떠나 이청용의 소속팀인 볼턴으로 임대됐다. 안 필드. 영국 잉글랜드 리버풀에 있는 축구 경기장으로, 리버풀 FC 의 전용 구장이다. 1894 년도에 건설되었으며 42000여명에 가까운 관중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이었다. 최고 관중기록은 1952년 리버풀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하고의 경기로 무려 62000여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입장했었다. UEFA 가 공인한 경기장으로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데다가 영화관, 리버풀 축구 박물관등을 포함한 리버풀의 자랑거리인 경기장이 바로 안 필드였다. "스탬포드 브리지하고...비슷하네요..." "생긴 것은 전혀 틀린데?" "아뇨. 그냥 분위기가요." 경기가 없는 날 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근처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도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이 관광객으로 보였다. 리버풀과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 입장한 적이 있었던 경기장이지만 여전히 안 필드의 위엄은 대단했다. "갑작스럽게 이적이 결정되니까 어때?" "그냥...그래요. 솔직히 조금 씁쓸하기는 해요. 아직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거든요. 아쉽기도 하고요. 첼시 FC 의 다른 동료선수들에게 말이죠." 이제 며칠만 있으면 악마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다. 100% 의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을 때보다 훨씬 대단한 능력을 여자의 도움 없이도 말이었다. 이적에 대한 소문이 흘러나오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현준이다. 비록 상대가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라고는 하지만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자신을 고작 반시즌만에 타팀으로 이적시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리버풀의 홈구장에 서 있었다. 차에서 내린 현준은 자신을 부르는 리버풀 스탭의 뒤를 따라 경기장 내부로 향했다. 그렇게 리리스와 함께 스탭의 뒤를 따라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발걸음을 옮기던 현준이 향한 곳은 미팅룸이었다. 그 곳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사복차림이었지만 대부분 아는 얼굴이었다. 워낙 유명한 선수들이었고 경기장에서 마주친 인물들이었으니 말이다. '리버풀의 선수들...' 새로운 선수들과의 만남에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태연하려고 노력했지만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뒤에서는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반갑습니다.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듬거리지 않는 자기소개였다.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에 랭크되었고 지금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선수. 하지만 부진으로 결국 교체 멤버에서 첼시 FC 의 1군 스쿼드에서 제외되었고 이번에 리버풀의 주포였던 페르난도 토레스와 트레이드되었던 선수. 그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굉장히 짤막하기는 했지만 힘이 실린 그의 목소리에 담긴 뜻을 모를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선수단 중 한 선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현준에게 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반갑군. 스티븐 제라드네." 스티븐 제라드. 리버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써 리버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선수.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미드필더가 바로 그였다. 제라드의 인사가 끝나자 자리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현준에게 말을 걸어왔다. '첼시 FC 선수들과 처음 만났을 때하고는 비슷한 느낌인가...?' 조금은 틀렸다. 그때하고는 달리 자신을 약간 꺼리는 느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럴만도 했다. 리버풀은 현재 중위권에 안착하지도 못하며 추락하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 팀내에서 주포를 맡고 있는 토레스가 우승을 하고 싶다며 타팀으로 이적을 해버렸다. 그리고 그런 토레스와 트레이드된 선수가 바로 자신이었다. 옛날과 같은 활약이었다면 모를까 부진에 빠진채로 첼시 FC에서 전력외 선수로 분류되며 트레이드가 된 것이다. 리버풀의 선수들이 자신을 어떻게 대할 것이라고는 충분히 예상한 사실이었기에 현준은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생각했다. 어차피 그라운드내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면 되는 일이었다. '아직은 아니지만...악마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야...' 입술을 굳게 다면 현준은 뒤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현준과 눈이 마주친 리리스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구단에 합류하고 난 이후 곧바로 훈련에 참가한 현준이다. 하지만 첼시 FC에서 그러했듯 리버풀 FC 의 훈련을 현재 현준의 실력으로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직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흐흐응..." 리리스는 그런 현준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은 자신의 숙주. 자신의 마기를 받아들인 악마였다. 과연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충분히 자신의 수족이 될 만한 마력을 지닌 존재로 탈바꿈 될 게 분명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후후..." 마왕의 눈으로 바라본 현준은 순수한 마력은 대부분 마기로 변질되어 가고 있었다. 푸른색의 영롱한 빛을 내뿜었던 순수하 마력이 지금은 농도짙은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했다. 적어도 두어번 정도 더 자신의 마기를 현준에게 불어넣어주어야 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터였다. 적어도 일주일 정도면 충분히 현준의 몸에 자리잡고 있는 순수한 마력을 마기로 탈바꿈시키며 그를 악마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고 난 후에는...마계에 다녀와야겠어." 현준의 악마로 탈바꿈 시키면 자신이 계획했던 목적은 이루어지는 셈이었다. 남은 것은 자신의 궁금증을 푸는 일 뿐이었다. 바로 현준의 정체였다.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순수한 마력을 지닌 존재. 아니, 비록 인간의 몸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현준은 자신의 생각으로는 확실히 인간은 아니었다. 현준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크게 상관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그는 자신의 마기를 받아들인 종속된 존재였다. 그러나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직접 마계로 향하려는 리리스였다. "흐응...어서...!" "흣..." 엉덩이를 쭉 내밀며 자신을 야릇하게 바라보는 리리스의 시선에 현준은 그녀의 엉덩이를 부여잡고는 부풀어오른 자신의 남성을 밀착시키며 위아래로 문질렀다. 리리스의 말에 따르면 오늘이 그녀의 마기를 흡수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후읏...그럼 내일부터는 마음대로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나요?" "물론...하지만 너무 과다하게 사용하면 몸이 피곤할꺼야." "흣..." 리리스의 음부사이로 흘러내린 끈적끈적한 애액이 현준의 남성을 타고서 침대시트를 조금씩 적시기 시작했다. 리리스의 대답이 끝나자 현준은 그대로 자신의 허리를 밀어넣었다. 빡빡한 조임이 느껴지자 현준은 연이어 거칠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손가락을 리리스의 입속에 넣고 휘젓기 시작했다. 00132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하앙..." 현준의 손가락이 리리스의 혀를 잡아당기자 그녀의 몸이 눈에 띌만큼 경련을 일으켰다.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끙끙거리는 신음성이 리리스의 입에 터져나왔다. 하복부에서 오는 뜨거운 느낌으로 인해 참을 수 없이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현준의 손가락이 방해를 하고 있었다. "흐응...응..." 허리가 한번 튕겨질 때마다 철벅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현준은 자신의 허리를 흔들면서 여유롭게 그녀의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눈이 부실정도로 새하얀 등과 허리가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면서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고 있는 모습과 함께 그녀의 금발이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이제 내일이면...' 긴 시간이었다. 무려 한 달이 넘게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지 못하고 이제까지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던 경험으로 훈련을 소화해야만 했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은 악마의 기운 없이 프로축구선수, 그것도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인 리버풀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게다가 자신과 트레이드 된 선수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인 페르난도 토레스였다. 그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지만 한달동안 자신이 보여준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리버풀로 옮긴지 한 달이 되는 시간동안 자신이 리그 경기에 투입된 적도 없을뿐더러 훈련장에서 치러지는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미숙한 볼처리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었다. 그럴때마다 동료 선수들이 보여줬던 눈빛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얘기가 틀렸다. 악마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여자를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필요도 없었다. 두근! 두근! 가슴이 세차게 뛰는 만큼 현준의 몸도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도중에서 리리스와의 관계를 지속되고 있었고 쾌락속에 자신의 정을 그녀의 안에 분출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현준과 몸을 섞었던 리리스는 만족스러운 기지개를 피고는 천천히 사라졌고 그 모습을 본 현준은 피곤함에 침대에 쓰러져 눈을 감았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몸이 찝찝했지만 씻기에는 너무나도 피곤했다. 더군다나 워낙 격렬한 정사였던 만큼 움직일 힘조차 없었다. "후후...이제 내 마음대로 악마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창문을 두드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현준이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다른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목소리이긴 했지만 그 목소리를 들을 만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유일하게 들을 수 있을 만한 존재인 리리스 역시 지금은 자신의 곁에 없었다. 어젯밤 막 정사를 마치고 마계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후으으..." 여전히 창문 밖으로 시선을 고정시킨 현준은 깊게 심호흡을 했다. "이것이 순수한 마력인건가...?" 순수한 마력. 언제나 리리스는 자신에게 인간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은 순수한 마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었다. 23년이라는 삶을 살면서 순수한 마력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던 자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틀렸다. 비록 이제는 순수한 마기라고 표현하는 게 정확했지만 현준은 자신의 몸속에 느껴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어제와 별달리 다를 바 없었다. 파지직! "......" 현준이 살짝 손바닥을 들어올리며 정신을 집중하자 손바닥 위에서 검은색의 스파크가 튀어올랐다. 그것이 마족들의 힘의 원천인 마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현준이었다. 파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마어마한 스파크가 튀어올랐고 그 모습을 무심하게 바라보던 현준은 슬쩍 손을 휘저으며 마기를 자신의 몸으로 흡수시켰다. 그런 현준의 눈에 검은색의 정광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저벅저벅 현준은 거실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탁자위에는 리리스가 주었던 시계가 놓여 있었다. "이제는 별로 필요가 없겠군." 리리스와의 계약기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몸에 악마의 기운이 얼마만큼이나 있는지 알려주었던 시계였다. 무려 2년 동안이나 차고 다녔던 시계였지만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물품이었다. 여자와의 섹스를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었던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자신의 몸에는 순수한 마기가 넘쳐 흘렀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현준은 자신의 손목에 시계를 걸쳤다. 오랫동안 시계를 차고 다녔던 만큼 왠지 시계가 없다면 허전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슬슬 훈련시간인데 가볼까..."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훈련을 쉬는 것은 아니었다. 실내에서 하는 훈련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더군다나 자신의 몸에 있는 기운을 축구에 접목시켜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연습을 해야만 했다. "이젠 고개를 숙일 필요도 없겠군." 연습경기 때마다 좋은 찬스를 놓치며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며 고개를 숙였던 당시를 상기하던 현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상념을 날려버렸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이제는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었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리버풀이 저력이 숨겨져 나오는 리버풀의 '축구 공작소'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는 그야말로 비밀의 공간에 가까운 곳이다. 올해 1월부터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기 시작한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허락 없이는 그 누구도 출입을 할 수 없는 장소이기 때문이었다. 전력의 누수방지는 물론 선수들이 오직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생각때문이었다. 매일매일 리버풀의 선수들이 이곳으로 출근해 훈련을 소화하고 있고 코칭스태프들의 회의 역시 이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무려 6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용해왔던 이곳은 원래 조그마한 학교 운동장이었다. 불과 십여년전만 하더라도 선수들이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안필드에 모여서 옷을 갈아입고 버스를 타고 와서 훈련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안필드에 도착해서 샤워를 해야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했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최신식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를 지었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경기가 없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모이고 있었다. 이곳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는 선수 탈의실은 물론 물리치료실, 재활 치료실, 훈련 구장, 샤워실, 사우나, 실내 체육관, 실내 인조잔디구장, 수영장, 식당, 전술 훈련실, 감독실, 코칭스태프실, 기자실, 회의실 등이 모두 최신 시설로 구성되어 있는 곳이었다. 오직 리버풀 선수들만을 위한 시설인데, 가끔 비공개 연습 경기를 가지는 경우에 대비해 상대 팀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심판진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 공간이었다. 집에서 떠난 현준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아침 9시가 되기 20분 전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향한 곳은 바로 실내에 있는 식당이었다. 집에서 아침을 챙겨먹지 않고 나온 탓이 이곳에서 끼니를 때우려는 생각이었다. 아침은 물론 훈련을 마치고 점심에도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데다가 여러명의 영양사들이 선수들에게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하며 음식 맛 역시 왠만한 레스토랑 못지 않은 곳이기에 현준이 종종 애용하는 곳 중 하나였다. "이제 곧 있으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고의 경기로군." "그렇네요. 내일모레로군요." 실내식당 주방장중 한명 램지 맥도널드의 말에 현준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램지의 표정은 그야말로 투지에 가득 차 있었다. 뼛속까지 리버풀의 팬인 램지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치고 리버풀이 팬이 아닌 사람이 없을 리가 없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열정적인 팬을 꼽으라면 바로 저 램지 맥도널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축구팬을 가지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계에서 가장 다혈질적인 축구팬을 지니고 있는 리버풀은 영국의 축구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문팀들이다. 영국 프로리그가 시작된 이후로 단 한번도 하위리그로 떨어진 적이 없는 리버풀은 리그 통산 18회 우승과 함께 유럽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팀이었다. 한국에는 박지성이 뛰고 있어서 더욱 유명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버풀의 라이벌팀으로 리그 통산 18회 우승과 함께 유럽 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에 빛나는 팀이었다. 더군다나 팀의 컬러가 붉은색으로 똑같기도 했다. "준! 다른팀에게는 져도 괜찮아. 아니 괜찮지는 않지만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져서는 안돼!" 램지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현준 역시 이제는 리버풀의 선수였다. 리버풀에 온 이상 맨유와의 라이벌에 대해서는 동료 선수들에게 귀가 따갑게 들은적이 있었다. 맨유와 리버풀의 라이벌에 대해서 말하자면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했다. 바로 영국의 북서부에 위치한 두 도시간의 주도권싸움부터 시작된 게 맨유와 리버풀의 라이벌의식의 시초였다. 맨체스터는 원래 제조공장으로 유명한 잉글랜드의 도시다. 하지만 항구가 없는 관계로 그곳에서 만들어진 제조품은 당연히 리버풀을 통해서 나갔고 리버풀은 영국 북서부 최대의 항구도시였다. 그러나 맨체스터가 먼지강에 수로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리버풀와 맨체스터의 노동자는 원수지간이 되어버렸다. 맨체스터로 곧장 배가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수 많은 리버풀 항구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머지강에 생긴 수로는 사실 항구 노동자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경제에서 어마어마한 타격을 주게 되는 큰 이유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리버풀의 시민들은 맨체스터의 시민들을 싫어하게 되었고 그런 맨체스터 역시 리버풀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휘장에 배가 그려 넣어지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 제조업이 1970-80년대 사이 몰락하기 시작하게 되면서 맨체스터와 리버풀 역시 매우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 다행히 리버풀 FC 는 승승장구하며 어려움을 겪는 리버풀 시민들에게 많은 용기를 주는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악의 시절을 보내고 있었고, 이 탓에 맨체스터 시민들이 리버풀 FC 에게 원한을 가지는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라이벌 의식은 지금까지고 계속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라이벌 의식이 옅어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리버풀이나 맨체스터에서 자란 선수들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리버풀의 심장이서 캡틴인 스티븐 제라드에 대한 맨유의 적대관계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그거지...' 제라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싫어하는 가장 유명한 일화를 떠올리는 현준이었다. 한 영화배우가 제라드의 집을 방문했을 때 제라드는 그에게 경기 후 바꿔입은 전 세계 축구선수의 유명한 유니폼을 자랑했었다. 그러다가 그 영화배우가 수 많은 유니폼중에 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제라드에게 질문을 했었을 때 제라드는 단칼에 '우리집에 맨유와 관계된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었고 그게 기사화되면서 굉장히 유명해진 사건이 있었다. "후우..." 리버풀에 합류하게 된지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귀에 딱쟁이가 들어앉힐 정도로 들었던 이야기였기에 현준은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클럽에 대한 영국인들의 사랑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한국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 그러고보니 벌써 29라운드 시작이네..." 리버풀에 합류한지도 한 달이었고 프리미어리그 역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38라운드까지 치러지는 경기에서 28라운드까지의 경기를 마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재 리버풀의 순위는 6위. 프리미어리그의 빅 4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순위였지만 승점을 따져보면 더욱더 참담했다. 1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현재 승점 60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고 아스널이 56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는 데 반해 리버풀의 승점은 고작 39점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승권에는 이미 탈락이군.' 리그경기가 10경기가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전승을 거둔다 하더라도 21점이나 나는 승점이 차이가 났다. 남은 경기동안 리버풀이 전승을 거둔다 하더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승만 거둔다 해도 우승은 탈락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리버풀이 가질 현실적인 목표는 아무래도 챔피언스 리그에 합류할 수 있는 4위권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쉬운 목표는 아니었다. 현재 4위는 첼시 FC. 리그 초반에 비해 계속된 부진으로 4위까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리버풀하고는 9점이 넘는 승점이 차이가 났다. 오늘 오전 훈련과 오후 훈련은 그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사용할 진형과 포지션별 전술 훈련이었다. 이 훈련에서 얼마만큼은 적응력을 보이고 연습경기에서 두각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선발로 출전할 수 있는지 아니면 벤치에 교체멤버로 앉을 수 있는지가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현준이 리버풀에 합류하면서 연습경기에서 두각을 보여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참가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딱 한번 벤치에 앉기는 했지만 역시나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다르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난 후 현준은 훈련장으로 미소를 지으며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발걸음에는 자신감이 담겨있었다. 순수한 마기를 몸에 지니고 있는 이상 현준의 행보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00133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는 아침부터 케니 달글리쉬 감독을 필두로 코칭스태프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전술을 짜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들의 표정은 그다지 좋은 안색이 아니었다. "후우..."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것이 답답함을 토해내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스태프들은 아무도 없었다. 2월 27일 일요일에 열린 경기에서 리버풀은 웨스트햄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적인 문제점을 보이며 3-1로 완패했다. 전반기의 부진으로 인해 로이 호지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부임한 이후 8경기 동안 이어지던 무패행진이 끝난 것이었다. 단 한경기의 일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비록 졌다고 하더라도 다음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웨스트햄전에서의 리버풀은 전반적인 경기력을 보면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이 아닌 실망스러운 중하위권 팀의 모습과도 다름없었다. "캐롤의 컨디션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번경기에 투입하는 것은 조금 이를 것 같군요." "그에 반해 수아레스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틴 켈리의 부상은 꽤 심각합니다." "골치아프군..." 케니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공격라인은 그나마 그럭저럭 어떻게든 돌아갔다. 문제는 수비였다. 케니는 비록 중앙은 마르틴 스크르텔이나 제이미 캐러거, 대니 웰슨이 경쟁하고 있었기에 이 셋을 출전시키며 측면 수비를 글렌 존슨이나 마틴 켈리에게 맡기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틴 켈리가 웨스트햄 원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하고야 말았다. 켈리가 빠진 상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해야만 했기에 케니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켈리의 빈자리가 어땠는지는 웨스트햄하고의 경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케니 달글리쉬는 스리백과 포백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틴 켈리가 부상을 당해면서 케니는 스리백 라인을 포백으로 시스템을 전환해고 그 결과는 내리 3골을 허용한 패배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지난 첼시 원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주장인 네마냐 비디치가 퇴장을 당하며 수비라인의 공백이 불가피해졌고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리오 퍼디난드 역시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켈리의 빈자리는 아무래도 아우렐리우를..." "다니엘 아게르 역시 부상에서 복귀하기는 했습니다만..." 코칭스태프들의 의견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선수들의 훈련준비가 다 되었다는 스태프의 말에 케니는 몸을 일으켰다. 다른 선수들은 물론 아우렐리우와 다니엘 아게르의 컨디션과 몸상태를 확인하려는 생각이었다. 코칭스태프들이 모습을 나타내며 훈련이 시작되었다. 간단한 몸풀기 운동을 시작으로 1군 코치인 스티브 클락과 케빈 킨의 지휘아래에 선수들은 자신들의 기량을 점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그 중에는 현준도 있었다.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케니의 시선은 대부분은 아우렐리우나 다니엘 아게르에게 머물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둘 중 하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출전시켜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케니는 한번씩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흐음..." 18번의 등번호를 달고 있는 디르크 카윗. 1980년 출생인 네덜란드 출신의 공격수로 이타적이며 굉장히 성실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였다. 벨기에의 위트레흐트에서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그리고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지 이제 근 5년이 다 되가는 선수로 리버풀에서는 점차 윙포워드로 자리를 굳혀가며 특유의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공을 주고 받고 있는 선수는 검은머리의 동양인이었다. 17번의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동양인에 대해선 케니도 잘 알고 있었다. 전반기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선수지만 지금은 크게 슬럼프를 겪고 있는 선수. 바로 사우스 코리아, 대한민국출신의 김현준이었다. 데뷔전부터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며 엄청난 실력을 뽐내며 첼시의 상승세를 이끌던 그였지만 스캔들 사건이 일어난 직후 크게 폼이 떨어지며 몸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결국 슬럼프에서 이겨내지 못하고 첼시에서 방출되다시피 리버풀로 트레이드 된 선수였다. 리버풀에 합류한지 꽤 되었지만 현준의 몸놀림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아니, 리버풀 2군보다도 못한 움직임을 보일 때가 많았다. 전반기의 엄청난 활약이 아니었다면 케니 역시 그를 2군으로 내려보냈을 터였다. "준! 오늘 컨디션 좋은데?" 현준과 함께 몸을 풀며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훈련을 하던 카윗이 놀랍다는 듯 감탄성을 터뜨렸다. 깔끔하게 공을 트래핑하고 빠르게 패스를 하는 현준의 플레이가 놀라운 것이다. 볼 트래핑 능력은 공격수 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선수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었다. 얼마나 볼 트래핑이 깔끔하냐에 따라서 시합도중 위험한 찬스를 만들어 내는지 아니면 기회를 무산시키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처음 현준이 리버풀에 합류했을 때 가장 많이 코칭스태프들에게 지적받은 게 이러한 볼트래핑 능력이었다. 첼시 경기에서는 전혀 그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리버풀에 합류해서는 거의 총체적으로 볼 트래핑이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마치 공이 자신의 몸이라도 되는 것처럼 너무나도 가볍게 자신의 몸에 공을 떨어뜨리는 현준의 플레이였다. 어떻게 공을 보내고 자신의 발 앞으로 정확하게 공을 떨어뜨리는 현준의 플레이에 자신도 신이 났을까? 현준의 패스를 받은 카윗이 강하게 현준에게 공을 찼다. "이크!" 생각보다 많이 힘이 들어갔기 때문일까? 상당히 강하게 날아간 공은 현준이 있는 곳에도 꽤 떨어진 곳이었다.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보며 카윗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자신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현준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애시당초 카윗은 현준이 이 공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적어도 수 미터 이상은 떨어져 있는데다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날아가는 공이었다. 미리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받아내기 힘들 정도로 멀리 떨어져 날아가는 공이었다. 하지만 곧 카윗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나왔다. "오...!" 그리고 탄성은 카윗뿐만이 아니었다. 카윗의 탄성으로 인해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던 다른 선수들의 입에서도 마찬가지의 음성이 터져나왔기 때문이었다. 상당한 힘이 그것도 멀리 떨어져 나가는 공이었지만 바람과도 같은 속도로 쏜살같이 뛰쳐나간 현준이 가볍게 발을 내밀었고 현준의 발 끝에 맞은 공은 마치 마법처럼 위력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현준의 발 앞으로 떨어졌다. "호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케니 뿐만 아니라 다른 코칭스태프들 역시 자신들도 모르게 감탄성을 발했다. 방금과 같은 플레이는 그야말로 마법과도 같은 장면이었다. 날고 기는 리버풀의 선수단에서도 방금과 같이 깔끔한 트래핑을 보일 수 있는 인물은 얼마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현준은 엄청난 속도로 튀어나가면서 공을 받았다. 그렇게 역동적인 몸놀림을 보이며 부드럽게 트래핑을 할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부진을 털어내고 컨디션이 올라오기 시작한 건가...?' 다시 카윗과 함께 공을 주고받으며 전술훈련을 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살펴보던 케니의 눈이 살짝 빛을 발했다. 지금은 슬럼프에 빠져있다고는 하지만 전반기 김현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는 그 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슬럼프라고는 하지만 토레스를 첼시에 건네주면서 데리고 온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스캔들이 벌어지기 전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동안 김현준이 활약하며 넣은 골이 무려 14골이었다. 그리고 이 득점은 아직도 프리미어리그 득점순위 3위에 랭크되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19골 맨체스터 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즈가 18골로 1,2위를 달리고 있었고 그 다음 득점순위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13라운드부터 부진에 빠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기록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30명중에 가장 적게 경기를 치른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니 말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준의 기록은 리버풀 선수중 가장 득점을 많이 한 선수기도 했다. 겨울에 리버풀로 이적한 앤드류 캐롤이 11득점으로 득점순위 공동 4위에 올라와있기 때문이었다. '준의 몸 상태가 올라왔다면 좋을 텐데 말이지...' 리그 초반 첼시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그라운드 내에서의 현준의 모습은 그야말로 독보적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첼시와의 리그 11라운드 경기에서 현준에게 3골 1어시스트라는 어마어마한 점수를 내주며 4-2로 패배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케니의 시선이 점점 현준에게로 머무르기 시작했고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아우렐리우와 다니엘 아게르의 움직임과 함께 현준의 움직임을 살펴보던 케니의 눈동자는 현준에게로 고정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현준의 움직임을 살펴보던 케니는 급기야 1군 코치인 케빈을 불러 모종의 지시를 내리며 현준의 움직임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오후 훈련까지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관찰하며 현준의 플레이를 살펴보던 케니와 코칭스태프들의 입가엔 큼지막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3월 6일. 리버풀의 팬들은 'You'll naver walk alone'이라는 문구가 적힌 머플러를 들고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안 필드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North-West 혹은 장미전쟁으로도 유명한 라이벌팀과의 경기 때문이었을까? 경기장에 입장하는 리버풀의 팬들의 표정에는 사뭇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들과도 같은 비장함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그런 비장함이 선수들에게로 전염되기 때문일까? 리버풀의 라커룸 역시 마찬가지로 비장함이 맴돌고 있었고, 그러한 선수중에는 현준도 포함되어 있었다. 순수한 마기를 몸에 품고 악마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멜우드 훈련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어김없이 뽐낸 현준은 결국 오늘 아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당당히 선발명단에 들었다. 자세한 사실을 모르는 언론이나 서포터즈는 부진에 빠진 현준을 내보내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거나 전반기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이 슬럼프를 이겨냈다는등 여러 이야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저 멀리 영국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반기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이며 해외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보였던 현준이었지만 스캔들과 함께 슬럼프에 빠지며 너무나도 순식간에 묻혀버렸던 선수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현준이 한창 부진에 빠져있던 1월달에는 아시안컵이 벌어졌기에 축구팬들의 시선을 그리로 향하기도 했었다. 토레스와 함께 맞트레이드되어 리버풀로 소속을 옮기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었지만 그러한 기삿거리도 금새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김현준이 리그 초반 보였던 활약은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기에 충분했었다. 그 누가 아시아 출신으로 K 리그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해 잠시뿐이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적이 있었던가? 심지어 10골 이상 넣은 선수조차도 없었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기는 했지만 박지성조차도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을 넣은 적은 없었다. 와아아아!!!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at strom There'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리버풀 서포터즈 더콥 응원가 - You'll naver walk alone] 점점 경기 시간이 가까워 질수록 더 콥의 응원소리는 물론 원정팀의 기를 죽이는 더 콥의 응원가인 You'll naver walk alone 의 열창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더 콥의 열창이 시끄러운 듯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직을 맡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이 인상을 찌푸렸다. 알렉스 퍼거슨 경.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영국 출신의 감독으로 1986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이제까지 감독직을 역임하고 있는 그야말로 승부사중의 승부사였다. "여전히 시끄럽군 그래." "더 콥이니까요." 인상을 찌푸리며 퉁명스럽게 내뱉는 퍼거슨의 말에 스태프 하나가 말을 이어받았다. 그것만으로도 모든게 설명이 되었기에 퍼거슨은 더 이상 팬들의 응원에 신경쓰지 않고 코칭스태프들과 오늘 경기를 치를 주요선수들의 움직임과 전술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미 선발라인업은 정해져 있었고 어떻게 리버풀을 공략할 것인지도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선수들에게 오늘 작전을 지시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었다. "흐음...그러고보니 오늘 그 선수가 다시 선발로 출전하는 군 그래? 예상하지 못했는데 말이지." "그 선수라면?" "박과 같은 국가의 선수가 리버풀에 있지 않던가? 준이라고 했던가?" "아아..." 퍼거슨의 말에 코칭스태프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박지성과 같은 아시아 출신의 프리미어리거. 비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출전한 적이 없었기에 퍼거슨은 물론 다른 코칭스태프들 역시 김현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비록 리그 초반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였지만 부진 때문에 한동안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였다. 그러한 김현준이 이번 자신들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저번 리버풀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원정은 물론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으며 치뤘던 모든 경기에서 김현준은 단 한번도 그라운드를 밟은 적이 없었기에 이러한 리버풀의 선발 라인업은 퍼거슨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코칭스태프들의 예상밖의 라인업이었다. 00134 현준, 슬럼프에 빠지다? =========================================================================                            '최전방 공격수라...' 첼시에서 김현준의 플레이 위치는 바로 중앙 미드필더였다. 가끔 앞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첼시의 중원을 지휘하며 공격의 시발점을 여는 플레이를 보였던 그였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서 김현준은 루이스 수아레스와 같이 최전방의 공격수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자신의 예상으로는 수아레스의 원톱이나 카윗이 최전방으로 나올거라 생각했었다. "리그 초반 준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폼이 떨어지며 결국 쫓겨나듯 리버풀로 트레이드 되었지요. 비록 리그 초반에 보여줬던 준의 공격력은 대단했지만 그것은 중앙 미드필더에서의 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렇지. 시즌 도중 보직을 바꾸는 것은 쉬운일이 아닌데 말이야."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기던 퍼거슨은 결국 현준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 깊숙이 집어넣을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축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었고, 또한 현준이 어떤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그를 막아낼 비책은 존재했다. 그렇게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퍼거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코칭스태프들은 리버풀을 상대할 세부전술들을 꼼꼼하게 점검하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안 필드(Anfield) 스타디움. 1894년에 개장한 안 필드는 잉글랜드 리버풀에 위치한 축구경기장으로 원래는 리버풀이 아닌 에버턴 FC 의 홈구장으로 사용된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1892년에 에버턴이 구디슨 파크로 떠나고 이때부터 리버풀 FC 의 홈구장으로 사용되어 왔다. UEFA 4성급 경기장으로 다양한 국제경기를 개최해온 안 필드의 역사와 위용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고 1996년도에는 UEFA 유로 1996의 주요경기가 열리기도 한 경기장이었다. 그리고 그런 안 필드에는 45000여명의 관중이 빼곡하게 들어서며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리버풀이 서포터즈 더 콥이 응원하는 안 필드는 그야말로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시작부터 어마어마한 응원이었다. 하물며 그 상대는 바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기에 더 콥은 오늘의 경기가 마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도 되는 것처럼 열광적인 응원으로 보이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이제 곧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경기가 이 곳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 경기장에서 펼쳐지겠습니다. 저희 SBS 스포츠 채널에서는 신연호 해설위원을 모시고 두시간동안 해외축구 팬 여러분들과 함께 할 텐데 말이죠.] 프리미어리그 중계 캐스터를 맡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생중계하기 위해 안 필드 스타디움까지 온 조민호는 중계석에서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의 어마어마한 리버풀의 응원소리를 배경음으로 삼아 방송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민호 캐스터의 말이 끝나자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이어졌다. [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이제 10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이번 라운드 최대의 빅매치죠? 장미전쟁 혹은 North West Derby 라고 불리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두 팀간의 대결이거든요.] [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승점 60점으로 프리미어리그 1위자리를 순항하고 있는데요. 그 밑에 바로 아스널 FC 가 승점 56점으로 바짝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이번시즌 꽤 부진했는데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원래의 모습을 찾으며 비상하나 싶었는데 바로 전 경기에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에게 3-1 대패를 당했거든요.] [예. 그렇죠. 리버풀의 수비의 큰 역할을 해주던 마틴 켈리 선수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고 난 후 급격하게 수비진이 무너졌던 리버풀입니다. 내리 3골을 내줬거든요. 시즌중에 지적되었던 수비진이 급격하게 엷어지면서 주전과 후보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는 팀이 현재 리버풀이거든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스몰링 선수라던가 브라운 선수가 있기는 하지만 주축 수비수인 네마냐 비디치가 저번 경기 퇴장으로 이번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결장을 해야만 하거든요. 게다가 퍼디난드 역시 부상으로 아직 복귀하지 못했고 말이죠.] [게다가 현재 경기가 펼쳐지는 이 곳은 리버풀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이고 말이죠.] [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응원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중계석까지 목소리가 울릴정도니 말이죠.] 신연호의 말에 조민호는 고개를 끄떡거렸다. 많은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한 경험이 있기는 했지만 안 필드의 응원은 다른 서포터즈들과의 응원과는 괴리를 달리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번 경기 김현준 선수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선발로 출전한다고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경기전에 말했거든요. 더군다나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호흡을 맞춘다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예상외의 굉장히 파격적인 선수 기용인데 말이죠. 원래 김현준 선수는 공격적인 본능 굉장히 강한 선수입니다.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닐 정도로 왠만한 공격수들보다도 더 많은 골을 터뜨리는 선수입니다. 더군다나 김현준 선수가 처음 선수생활을 하기 시작하던 대전 한국수원에서는 윙 포워드를 맡기도 했었거든요.] [원래 김현준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수였단 말인가요?] 조민호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말을 이어나갔고 그런 민호의 의도를 알아챈 연호는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맞습니다. 그러다가 시즌 중반부터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을 옮겼고 대전 시티즌과 첼시에서도 역시 중앙 미드필더로 뛰게 된 것이죠. 대전 시티즌에서는 김현준을 중앙 미드필더로 뛰게 하면서 굉장히 짭짤한 재미를 봤었고 첼시 역시 이제는 축구선수로서는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프랭크 램파드의 대체자로 김현준 선수를 영입했던 것이고 말이죠.] [위원님 말씀처럼 2년의 선수생활에 가깝게 중앙 미드필더에서 뛰어왔던 김현준 선수인데요. 사실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보이기는 했었지만 한동안 부진으로 인해 그라운드내에서 김현준 선수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이번 경기에서 다시 모습을 나타내기는 했는데 그렇다면 김현준 선수가 부진을 털어내었을까요?] [그러리라 믿습니다. 데뷔전부터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충격적일정도의 행보를 보여왔던 김현준선수거든요.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까지 진행된 지금에도 김현준 선수의 득점포인트는 3위에 랭크되고 있습니다. 시즌 중반부터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리그 경기에 첫 출전하기는 하지만 김현준 선수보다도 득점포인트가 높은 선수는 리버풀에 없거든요. 겨울 이적시장에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앤디 캐롤 선수가 11골이기는 하지만 김현준 선수는 14골을 터뜨렸거든요. 더군다나 김현준 선수는 큰 경기에 굉장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습니다.] [첼시 시절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 활약 말이로군요.]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 김현준 선수는 2번의 해트트릭을 터뜨렸는데 그 상대로 바로 아스널과 이제는 김현준 선수의 소속팀인 리버풀이거든요.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Big 4 를 상대로 전부 해트트릭을 터뜨렸거든요. 케니 달글리쉬 감독 역시 그런 김현준 선수의 공격적은 본능을 살리기 위해 김현준 선수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말이죠.] 그렇게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경기시간이 다가오자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와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자 관중들의 환호성이 더욱더 커졌고 그런 환호성을 몸으로 느끼며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공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광기라고 부를 정도의 어마어마한 환호성에 오싹오싹한 느낌이 자신의 몸을 감돌았다. '하늘이 도운걸까? 다시 팬들에게 내 실력을 보이기에는 굉장히 좋은 상대네. 하필이면 그 상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니 말이야.'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팀. 작년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에 빛나는 팀이 바로 자신의 상대였다. 하지만 현준은 리버풀이 질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이번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공격포인트를 올릴 것이라는 압도적인 자신감이 있었다. 순수한 마기. 자신이 지니고 있었던 악마의 기운보다도 더욱더 대단한 기운이 바로 이 순수한 마기였다. 사실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 경기를 치른적이 있었다. 바로 아스널하고의 경기였다. 한달 동안 자신이 지니고 있다는 순수한 마력을 순수한 마기로 바꾸던 도중 리리스가 말을 해준 것이었다. 마치 악마의 기운에 잠식되었던 그때의 느낌은 사실 현준에게 있어서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자신의 몸이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자신의 몸을 움직인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 것은 같았다. 그러나 이제는 순수한 마기를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마왕 리리스처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게 순수한 마기를 자신의 몸으로 흡수해 능력을 보이는 현준이었다. 물론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기는 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게 분명했다. "박지성 선수는 결국 결장인가 보네. 아쉬운걸...?" 한때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의 활약과 그리고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의 선수로 뛰면서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던 박지성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성을 터뜨린 게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뛰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박지성보다도 훨씬 전에 차범근 감독이 축구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치기는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때 현준은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어린나이였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르셀로나, AC 밀란, 유벤투스, 아스널등 대한민국 남자라면 이 이름만 들어도 이 팀들이 어떤 팀인지 전부 알 정도로 유명한 축구팀들이었다. 축구변방국으로 아시아에서는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별달리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그때 대한민국 선수로써 처음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던 박지성 선수의 모습은 현준에게 있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어줬었다. 그런 자신의 우상과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쉽게도 이번 경기 박지성 선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이 확실시 되었다. 그렇게 몸을 풀던 선수들이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곧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식전행사가 시작되었다. [이제 곧 있으면 경기가 시작되겠는데요. 오늘의 엔트리. 대충 예상했던 대로 선수들의 출전했거든요. 박지성과 김현준 선수의 맞대결.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의 대결이 보고싶었지만 아쉽게도 박지성 선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을 하는 바람이 이뤄지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네. 축구팬들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장면이 아닐까 생각되는 데 말이죠. 오늘의 선발멤버를 살펴보던 리버풀은 투 톱에 김현준 선수와 루이스 수아레스 선수를 배치했고 말이죠. 그리고 미드필더 라인에 스티븐 제라드 선수, 디르크 카윗 선수, 루카스 레이바 선수, 막시 로드리게스 선수를 내세웠거든요. 수비진은 제이미 캐러거 선수, 마르틴 스크르텔 선수, 글렌 존슨 선수와 함께 파비우 아우렐리우 선수가 왼쪽 수비수로 출전했고 말이죠. 그리고 호세 레이나 선수가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게 되겠습니다. 사실 케니 달글리쉬 감독으로서는 꽤나 고민을 했을텐데 말이죠. 이번 리버풀의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스쿼드의 약화거든요.] [예. 그렇군요. 그에 반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꽤나 많은 변화가 있거든요. 역시 주전들의 부상으로 인한 기용이라고 생각되어 지는데 말이죠. 루니 선수와 베르바토프 선수가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추겠고 긱스, 스콜스, 루이스 나니 선수, 마이클 캐릭선수가 미드필더 라인에서 공격지원을 해주겠고 역시나 수비수쪽이 많은 변화가 있는데 말이죠.] [네.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크리스 스몰링 선수와 함께, 하파엘 선수, 에브라 선수와 브라운 선수가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내겠는데 말이죠.]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이 끝나자 조민호 캐스터를 해설위원의 말을 이어받으며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력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는 사이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고 양 팀의 선수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는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줘. 준."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과 호흡을 맞출 선수로 7번의 등번호를 달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즈의 말에 현준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충격적인 슈팅으로 대한민국을 16강전에 패배시킨 원흉이 바로 그였다. 화려한 드리블과 테크닉을 자랑하는 스트라이커인 그는 겨울이적시장 아약스에서 리버풀로 몸을 옮긴 후 데뷔전에서부터 골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서포터즈인 콥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개인플레이를 보인다는 약점을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 이타적인 플레이에도 능한 선수로 굉장히 침착하고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는 선수였다. 현준의 말에 수아레즈는 자신의 이빨을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번 경기에는 현준이 아닌 앤디 캐롤이 자신의 파트너로 낙점되어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도 그럴듯이 뉴캐슬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이며 리버풀로 이적했던 그였다. 제 2의 앨런 시어러라는 평가에 걸맞게 잉글랜드 선수로 가장 큰 이적료를 기록했던 앤디 캐롤이었지만 리버풀에 합류하며 부상을 입었고 이제야 부상을 털어내고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50억이 넘는 이적료를 기록한 만큼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그를 투입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게 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현준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변화가 이루어졌고 코칭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현준을 테스트했고 결국 현준과 수아레즈의 호흡에 꽤나 만족스러웠던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둘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열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었다. 00135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연습때처럼만 하면 좋을텐데 말이지.' 공에 시선을 떨어뜨리지 않으며 미소를 짓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수아레즈는 그와 호흡을 맞췄던 연습경기를 떠올리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생각을 알기라도 하는 듯 자신의 움직임에 맞춰서 플레이를 하는 현준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신나게 연습 경기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던 수아레즈였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전율이 흐르고 있었다. 어째서 그가 예전에는 그런 부진을 보여줬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플레이였다. 사실 현준이 리버풀이 입단했을 때 가장 신났던 선수가 바로 자신이었다. 첼시 시절 수비수들의 틈 사이로 보내주는 현준의 스루패스를 보고 그 패스를 받고 싶었다는 게 수아레즈의 속마음이었다. 그러나 계속된 부진으로 연습경기에서도 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결국 현준과 같은 그라운드내에서 플레이할 기회가 줄어들었기에 꽤나 아쉬워하던 찰나 이렇게 현준의 화려하게 부활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축으로 인해 시작된 경기는 장미전쟁이라는 말 답게 초반부터 굉장히 치열하게 펼쳐졌다. 어느 하나 유명하지 않은 선수가 없겠지만 마이클 캐릭이 공을 잡자 리버풀의 선수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큿..." 체력적인 면을 생각하지 않는걸까? 더비전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압박 플레이를 보이는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에 캐릭은 빠르게 공을 돌렸고 잠시 나니가 멈칫한 사이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태클로 공을 빼내었다. 와아아아!!!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자신들의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의 활약에 콥들의 환호성이 더욱더 커졌다. 그리고 빠르게 그라운드를 살짝 둘러본 제라드는 멀찌감치 뛰쳐나가고 있는 현준을 확인하고는 망설임 없이 다리를 치켜올렸다. 뻥!!! 제라드에 발 끝에서 떠난 낮고 빠르게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공의 모습을 확인한 현준은 더욱더 속도를 박차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비록 공은 뒤에서 날아오고 있었지만 어떤 궤적으로 날아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바운드 되어 어디로 갈 것인지 전부 머릿속으로 정보가 흘러들어오고 있는 현준이었다.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었을 때도 느꼈던 감각이었지만 지금은 악마의 기운이 아닌 마치 원래 자신이 지니고 있는 능력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런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제라드 선수의 날카로운 패스! 김현준 선수에게 연결되었습니다!] 경기가 시작한지 1분이 약간 넘은 초반이었지만 좋은 찬스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었을까?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더 콥들의 환호성 역시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다. 키이잉!!! 왼쪽 발로 가볍게 터치를 하며 공의 소유권을 확인한 현준은 지체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동시켰다. 날카로운 소리는 여전했다. 하지만 약간이나마 느껴졌던 고통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가볍게 한번 터치를 해 잠깐 드리블로 앞으로 살짝 나간 현준은 지체없이 공을 찼다. 받을 상대를 바로 루이스 수아레즈. 그리고 마치 마법처럼 공은 현준을 압박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두 선수들 사이를 꿰뚫고 수아레즈의 발 앞으로 이어졌다. 수아레즈의 바로 옆에 웨스 브라운이 있기는 했지만 완벽하다시피한 일대일 찬스였다. 오우!!! 하지만 곧 관중들의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대다수의 관중들이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움을 토해내었다. [김현준 그대로 찔러주는 패스! 수아레즈! 아!!!] [아! 아쉽군요! 바로 슈팅이 이어졌어야 했는데 잠깐 수아레즈 선수가 멈칫하면서 슈팅으로 연결시키지 못했어요!] 조민호 캐스터의 말이 끝나자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이어졌다. 방금 전 아쉬웠던 기회 때문이었을까? 두 남자의 목소리는 조금 빨라져 있었다. 그야말로 발끝만 되도 골인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을 좋은 찬스였다. 하물며 패스를 보낸 상대가 바로 대한민국 국적의 김현준이 아닌가? 만약 수아레즈가 골을 성공시켰다면 복귀하자마자 바로 어시스트라는 공격포인트를 올렸을 터였다. "아..." 방금전 굉장히 좋은 찬스를 놓쳤기 때문이었을까? 수아레즈의 입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대로 슈팅만 때렸어도 골인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몸이 반응할 수가 없었다. 제라드의 패스가 현준에게 이어지는 것은 확인하자마자 공간을 찾아서 들어가고 있었던 자신이었다. 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 공은 어느새 자신의 앞쪽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준이 어떻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 사이를 뚫고 자신에게 공을 연결시켰는지 전혀 보지 못했던 수아레즈였다. '이...이거야...!' 몸에 전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런 패스를 원했던 자신이었다. 단지 후회스러운 것은 이 완벽한 찬스를 놓친 자신의 미숙한 플레이였다. 수아레즈는 아쉬운 마음에 현준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마침 그를 바라보고 있던 현준은 미안한 표정을 짓는 수아레즈의 모습에 괜찮다는 듯 미소와 함께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경기가 끝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고 지금부터 차차 기회를 만들어 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리버풀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정경기라는 부담감과 그 경기가 펼쳐지는 곳이 안필드라는 것 때문이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작업은 그리 수월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수비수에서 미드필더 진으로 이어지는 빌드 업부터가 순탄하지 못했다. 공이 없을때는 공격수가 제 1의 수비수라는 말처럼 현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주력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현준의 체력은 첼시에 있었을때도 유명했다. 하물며 지금은 악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던 그때보다도 더욱더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순수한 마기를 몸에 지니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압박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공격작업이 제대로 될리는 만무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리버풀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제라드 크로스!!!] 좌측으로 파고든 제라드의 크로스가 이어졌지만 웨스 브라운이 힘겹게 걷어내었고 잠시 후에는 막스 로드리게스의 슈팅이 이어졌다. 비록 반 데 사르가 지키고 있는 골문을 한참 벗어나가기는 했지만 말이다. 파상적인 리버풀의 공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 역시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이기 시작했다. [오늘 김현준 선수 몸놀림이 굉장히 가벼운데요? 수아레즈선수하고의 호흡도 나쁘지 않은거 같고요. 이정도 몸놀림이라면 확실히 컨디션이 좋다고 봐야겠죠? 그렇지 않나요? 위원님.] [네. 아무래도 출전하지 않은 시간이 꽤 긴 만큼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거 같군요. 그라운드내에서의 몸놀림이 날렵하고 다른 선수들하고의 호흡도 정확합니다. 그리고 보시지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공을 잡으며 바로 일선에서부터 김현준 선수가 수비에 들어가거든요?] [방금전에도 김현준 선수의 압박에 하파엘선수가 다급하게 공을 걷어냈었죠?] [그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작업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중원에서 공을 돌리면서 흐름을 가져와야 되는데 쉽게 공격권을 내주고 있다는 것이죠.] 시작부터 리버풀의 공세에 맥을 못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아무리 이 곳이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 필드라고는 하지만 리그 선두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 탓이었을까? 리버풀까지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기 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느낌을 감추지 못하며 안절부절했다. 마치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그대로 골을 허용할 것 같았다. 그렇게 점점 시간은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고 경기의 분위기도 점점 과열되고 있었다. "준!!!" 루카스 레이바. 2007년부터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베테랑 선수로 2008 년 베이징 올림픽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에도 합류한 적이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의 중원의 핵심선수중 하나로 브라질의 클럽은 그레미우에서 선수생활을 시작 Placar 매거진에서 수상하는 골든 볼을 역대 가장 어린 나이로 수상한 경력도 가지고 있었다. 그 수상의 전임자들은 지쿠, 카레카, 호마리우, 호빙요, 카카, 테베즈등이었음을 감안하면 얼마나 그가 대단한 선수인지를 평가해주는 상이었다. 그런 루카스가 베르바토프의 볼 트래핑 미스를 놓치지 않고 공을 낚아채었고 곧바로 현준에게로 패스를 뿌렸다. '웃는 게 조금 썩소틱하지만 말이야.' 현준은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패스를 아웃프론트로 살짝 튕겼다. 현준이 공을 받는 모습을 확인한 나니가 달려들었지만 나니가 자리를 잡기도 전에 독특한 리듬의 드리블로 나니의 균형을 무너뜨리고는 곧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막아!!!" 현준의 드리블이 시작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고함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초반에도 위협적인 패스를 뿌린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오랜만의 출전이라고는 하지만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4골이나 터뜨린 기록을 지니고 있는 선수였다. 아직 골문까지의 거리가 꽤 남아있는데다가 오랜만의 출전이라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스태프들의 평가였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현준의 드리블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른쪽 공간을 깊숙하게 파고들기 시작하자 마이클 캐릭이 커버를 하기 위해 현준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마이클 캐릭...' 이번 시즌 전반기에는 꽤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중후반기부터 살아나는 플레이를 보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였다. 홀딩형 미드필더로 적절한 볼 차단과 볼배급력 그리고 롱패스는 굉장히 수준급이었지만 최근에는 굉장히 폼이 많이 죽었다는 저평가를 받고 있었다. 어찌되었던 최근에는 실수를 많이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비력면에서는 꽤나 준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캐릭이 현준을 막기위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시간을 벌어줘야겠지?' 등뒤로 보지 않아도 동료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지 예상을 하는 캐릭이었다. 자신이 현준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막아서는 동안 리버풀의 진영으로 올라갔던 선수들이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는 시간만 벌어주면 되는 것이었다. 자신이 뚫린다고 해도 뒤에는 하파엘도 있었고 크리스 스몰링도 커버플레이를 해줄 게 분명했다. 이제까지 그런 연습을 수도 없이 해온 만큼 캐릭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차츰차츰 몰아붙이는 캐릭을 돌파하려는 생각이었을까? 현준의 몸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안쪽에서 요동치는 게 느껴졌다. 마치 자신을 사용해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처럼만 들렸다. 그런 순수한 마기의 투정에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기세를 내뿜기 시작했다. 파아앗!!! '뭐지...?!' 갑자기 느껴지는 압박감에 순간적으로 오싹한 느낌이 든 캐릭이었다. 하지만 캐릭의 생각은 길지 못했다. 현준의 발놀림을 따라서 왼쪽 라인을 따라 튀어나가던 공이 급격하게 오른쪽으로 꺽였기 때문이었다. 순간적인 움직임에 잠시 멈칙한 캐릭은 자신의 다리사이로 공이 지나가는 것을 깨닫고는 시선을 뒤로 돌리고는 곧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다. 그 사이 현준이 순간적인 몸놀림으로 유유히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뚫었습니다!] 너무나도 쉽게 마이클 캐릭를 제치는 현준의 플레이에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커졌다. 수 많은 축구선수들이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선수들의 개인기는 남미선수들에 비해 몇 수 쳐진다는 게 현실이었다. 이영표의 헛다리 집기가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의 개인기와 비교하자면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현준은 예외였다. 아시아 선수라고는 보기 힘들정도의 개인기를 보유했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프리미어리그의 선수들을 맞아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하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간단한 페인팅으로 캐릭을 제낀 현준에게 다시 하파엘과 스몰링이 현준을 막아섰다.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자신들 쪽으로 돌파를 해오는 현준의 플레이에 둘은 당황스러움을 느끼며 황급히 현준을 막아서기 위해 수비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김현준!! 김현준!!] 점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두 선수와 현준이 가까워질수록 캐스터의 목소리도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마이크를 잡고 있는 손에 조금씩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과연 현준이 어떤 플레이를 보일지 기대가 되었다. 신연호 해설위원 역시 침을 꿀꺽 삼키고는 현준의 플레이를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라운드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큭!!!" "읏!" 현준의 선택은 강행돌파였다. 가속도를 붙어 하파엘과 스몰링의 사이를 꿰뚫었다.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지나갈거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난 현준의 몸놀림에 하파엘과 스몰링 둘 다 멈칫거리며 반응하지 못했고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팔을 이용해 현준의 유니폼을 잡아끌었다. 찌이익!! 하파엘의 손에 붙잡힌 리버풀의 유니폼이 크게 늘어났다. 그 모습을 본 심판이 휘슬을 입가에 가져다 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비록 반칙이 선언되고 운이 나쁘면 카드가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의 임무는 리버풀의 공격수를 묶는 것이었다. 뒷일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더욱더 강하게 현준의 유니폼을 끌어당기려는 찰나 현준의 발끝이 움직였다.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현준은 뒤에서 하파엘과 스몰링이 자신의 유니폼을 잡기 위해 손을 내뻗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상체를 크게 흔들기만 한다면 휘청거리며 나가떨어질 게 분명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쪽으로 빠르게 들어서면서도 현준은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순수한 마기로 인해 범인은 상상할 수도 없는 능력들이 그라운드의 정보를 속속들이 현준에게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플레이에 맞춰서 본능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으로 들어서는 선수가 있었다. 라이언 긱스를 막아서며 우측에서 별다른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던 그는 갑작스레 자신의 운동량을 급격하게 끌어올리고는 자신쪽으로 시선을 주고 있는 웨스 브라운의 뒤쪽을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연희삼국지V 도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대항해시대VIII 는 이미 완결을 냈기에 캐릭터당 에필로그만 간간히 추가할 생각이고요. 텍본과 불펌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일단 지켜보고만 있을 생각입니다. 조아라와 계약을 맺었는데 제가 나서는 것도 좀 웃겨서요.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데...뭐... 어쨌든 불펌하신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듯 대체 어떻게 불펌을 하는지 것인지 참... 00136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톡! 현준의 발 끝에 맞고 날아간 공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을 받은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디르크 카윗이었다. 현준이 공을 받는 순간부터 달리기 시작한 카윗이었다. 왠지 모르게 느낌이 그랬다. 본능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진영으로 달려야 할 것만 같았다. 현준의 유니폼이 늘어나며 넘어지자 심판은 휘슬을 불려고 했지만, 현준의 패스가 리버풀의 선수인 카윗에게로 이어지자 휘슬을 불지 않았고, 바로 카윗의 슈팅이 이어졌다. 왼발축을 강하게 디디고는 활처럼 굽어졌던 다리가 튕기며 카윗의 발등에 정확히 맞은 공은 반 데 사르가 지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반 데 사르가 힘껏 몸을 날렸지만 무의미한 움직임이었다. 반 데 사르 역시 현준의 플레이로 인해 카윗의 움직임을 놓쳤고 한 박자 느리게 카윗의 슈팅에 반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아!! 카윗!! 카윗!!! 골!!!]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카윗의 발등에서 떠난 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흔들었고, 길게 울려퍼지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리버풀의 골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와아아아!!! 폭발할 듯 함선을 질러대는 더 콥은 한 목소리가 카윗을 연호하기 시작했고, 골을 확인한 카윗은 곧바로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는 현준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이번 골은 그가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무려 3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들을 무력화 시키며 공을 연결시켰고, 자신은 빈 골대나 다름없는 맨체스터 유나이트드의 골문에 가볍게 공을 차넣었을 뿐이었다. 마치 잘 차려진 밥상에 밥숟가락만 얻은 느낌. 환상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플레이였다. [대단합니다! 김현준! 카윗!] [김현준 선수의 센스가 굉장히 돋보이는 플레이였어요. 디르크 카윗 선수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는 가볍게 카윗 선수쪽으로 공을 보냈거든요? 자 보세요. 반 데 사르 골키퍼나 웨스 브라운 선수도 김현준 선수에게만 시선을 주고 있지 디르크 카윗 선수를 보지 못했거든요?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 역시 영리하게 침투해 들어가면서 에브라 선수를 끌어내며 기회를 만들어주었고요.] [네. 그렇습니다. 굉장히 멋진 장면입니다! 김현준 선수가 전부 기회를 만들어 주었어요! 패널티 박스 우측에서 김현준 선수가 수비수 3명을 무력화시키며 카윗에게로 패스를 연결시켰고, 그대로 카윗 선수가 골로 연결시켰군요. 그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의 어시스트인데 말이죠.] 조민호 캐스터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에 놓인 서류들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어시스트가 기록되었으니 한 때 멈춰줬던 김현준의 공격포인트 기록이 올라간 것이니 그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해 주려는 생각이었다. [에...이번 어시스트로 김현준 선수는 총 14골 9 어시스트를 기록하게 되었군요. 9번째 어시스트.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한지 이제 한 시즌도 되지 않았는데 무려 23개의 공격포인트 기록을 세우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대단한 선수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게다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 경기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올렸거든요.] 누워있는 현준을 향해 카윗이 몸을 날렸고 곧 다른 리버풀 선수들로 들이닥치며 현준과 카윗의 골을 축하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환호성 소리가 더욱더 커졌다. "좋았어!!!" 골이 들어가는 순간 케니 달글리쉬 주먹을 움켜쥐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이미 현준이 드리블로 돌파해 들어갈 때부터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점점 그라운드 쪽으로 몸을 움직이던 그였다. "......" 선제골에 환호성을 지르는 리버풀의 벤치하고는 달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벤치는 침묵에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장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트레이드인 껌을 강하게 씹기 시작했다. '골치 아프군...' 선발 출장으로 인해 김현준의 컨디션이 돌아왔다는 것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파엘과 크리스 스몰링 두 선수의 협력 플레이라면 김현준을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서 펼쳐진 김현준의 플레이에 두 선수는 아무런 방해도 하지 못했다. [다시 경기 시작됩니다. 전반 34분 김현준 선수의 어시스트를 디르크 카윗 선수가 골로 연결시키며 리버풀이 1-0 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시합이 다시 재개되었다. 아직 남은 시간은 많았고, 리버풀은 한 골로 만족할 수 없다는 듯 매섭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응원도 함께했다. "더 몰아붙여!!!" 케니 달글리쉬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이것저것 명령으로 내리고 있었다. 1골을 넣고 잠그기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잠그기에는 리버풀의 수비진이 그렇게 미덥지 못했다. 분위기가 자신쪽으로 타고 있을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계속해서 두드려야 했다. [리버풀의 공세가 굉장히 매서운데요. 김현준 선수도 그렇지만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가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끌고 다니고 있거든요? 수아레즈 선수는 이번 더비전이 처음일텐데 말이죠.] [네. 그렇다고 하더군요. 수아레즈 선수가 이번 경기를 치르기 전에 디에고 포를란 선수에게 North-West 더비전에 대해서 물어보기 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포를란 선수가 굉장한 더비라도 조언했다고 하는데 말이죠.] [아하! 하지만 그 당시 디에고 포를란 선수는 더비전에 나오지 못했을 텐데 말이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굉장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디에고 포를란 선수였죠?] [그렇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지요. 말씀드리는 순간 다시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았습니다!] 리버풀의 파상적인 공세에 가장 바쁜 것은 바로 반 데 사르였다. 방금 전 만 하더라도 슈팅을 펀칭으로 쳐내야만 했다. 비디치와 퍼디낸드가 없다고는 하지만 오늘따라 너무나도 리버풀의 공격진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수비진에 톡톡히 고생을 하고 있었다. 매서운 리버풀의 공세에 루이스 나니나 스콜스까지 패널티 박스 언저리까지 들어오며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준!!" 맨체스터의 선수들 사이를 뚫고 현준에게 공이 이어졌다. 제라드의 짧은 전진 패스. 그리고 현준은 공을 잡자마자 왼쪽 대각선으로 공으로 몰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현준의 움직이자마자 리버풀 선수들의 몸놀림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준의 절묘한 패스능력은 리버풀 선수라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다. 비록 팀에 합류한 이후 대부분 부정확한 패스능력만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번 경기가 있기 전 훈련에서 누구나 혀를 내두를 만한 실력을 보여줬던 그였다. 그 때문에 케니 달글리쉬 감독도 현준을 선발로 출전시키기 않았던가? '나에게 공을 달라고...' 수아레즈 역시 현준의 플레이를 바라보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으로 달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긴장으로 인해 몸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단 한순간이라도 정신을 놓치지 않으면 안됐다. 언제 그의 패스가 자신의 발끝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어서 와라..." 불과 몇 분전 자신의 플레이에 당했기 때문일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서로간의 간격을 좁히며 현준을 압박하고 있었다. 쉽사리 접근하지 않는 것을 보면 돌파를 허용하지 않은 채 패스코스를 틀어막으려는 생각처럼 보였다. 잔뜩 몸을 움츠린 채 조금씩 접근해 오는 스몰링의 모습을 확인한 현준은 곧바로 동료들의 움직임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감각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가로지른 채 달려 들어오고 있는 선수가 느껴졌다. 현준에게 있어선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보지 않아도 그가 어느쯤에 있는지 알 수 있었고 현준은 왼발로 낮은 패스를 찔러넣었다. 뻥!!! 그라운드의 가로지르며 빠르게 날아가는 공에 스몰링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뒤를 바라보았다. 패스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에 현준의 행동에 늦게 반응한 것이었다. 다리를 뻗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스몰링은 단지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공을 걷어내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스몰링의 마음을 무너뜨리기라도 하는 듯 그 공간에는 수아레즈가 빠른 속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스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었다. 낮고 빠르게 수아레즈 쪽으로 향하는 공을 바라보며 웨스 브라운이 공을 클리어 해내기 위해 발을 내밀었다. '제기랄...!'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왔다. 온 몸의 감각을 집중시켰고, 현준의 패스가 어느 쪽으로 날아올지 자신도 모르게 알면서 달려 들어가고 있던 수아레즈였다. 하지만 박스 안쪽으로 들어가던 타이밍이 조금 느렸다. 바로 패스에 몸이 반응했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그 미묘한 차이에 몸을 날리면서도 수아레즈의 속은 점점 타들어가고 있었다. 만약 연습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고 조금 더 호흡을 맞췄더라면 충분히 이 공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리버풀의 스트라이커는 자신이었다. 찬스에서는 확실히 자신이 마무리를 지어줘야만 했다. 그것도 방금과 같은 자신이 원하는 절묘한 패스를 놓친다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제발!!!" 점점 가까워지는 공을 향해 발을 쭉 뻗으며 몸을 날리는 수아레즈였다. 두 번의 실수는 할 수 없었다. 자신은 네덜란드 리그 에레디비지에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리버풀의 7번이었다. 그런 수아레즈의 간절한 염원이 하늘에 닿았을까? 긴 슬라이딩으로 인한 발끝이 공에 걸렸고 빠른 속도로 패널티 라인을 통과하던 공이 급격하게 방향이 꺾이며 너무나도 쉽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열어제꼈다. 와아아!!! [수아레즈 고올!!!!!] [아!! 놀랍습니다! 리버풀의 공세가 정말 매섭습니다! 벌써 2골로 달아나는 리버풀입니다!] 조민호 캐스터의 흥분된 음성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까?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에도 흥분이 가득했다. 이미 안 필드는 축제나 다름없었다. 경기장이 무너질 듯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관중들이 발을 구르고 있었다. "좋았어!!!" 확실히 발 끝에 무언가가 닿는 감각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관중들의 환호성에 수아레즈는 자신의 골을 터뜨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팀도 아닌 세계적인 명문팀 그것도 North-West 더비전에서 터뜨린 골이었다. 2-0. 아직 경기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더 콥은 자신들이 이미 승리를 거둔 느낌을 받으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 탓에 과열된 경기 때문이었을까? 전통적인 라이벌 매치라는 말에 걸맞게 2골이나 터졌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리버풀의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는 점점 격렬한 움직임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아악!" 삐익!!! 중원에서 공을 돌리다가 리버풀의 틈을 파고들려는 루이스 나니가 비명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 바로 허물어졌다. 관중들의 탄성과 함께 리버풀 팬들의 아유가 쏟아져 나왔다. 캐러거의 태클이 위험하기는 했지만 발목을 부여잡고 일어나지 못하는 나니에 대한 야유였다. 캐러거에서 옐로카드가 주워졌고 경기를 속행하기 위해 누워있던 나니에게 제라드가 달려갔다. "헤이! 일어나라고." 하지만 정말로 아프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헐리우드 액션에 불과한 것일까? 미동도 하지말고 발목을 부여잡으며 끙끙거리고 있는 나니의 모습에 제라드가 소리를 치자 에브라가 달려가며 제라드와 언쟁이 붙었고, 양팀 선수들이 달려나오며 스콜스와 카윗 까지도 싸움을 벌였다. "난장판이네..." 삐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마어마한 거리를 달려온 반 데 사르 역시 주심에게 항의를 하다가 옐로카드를 받는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괜히 저 사이에 껴서 싸움을 벌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현준은 나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말로 아픈 것인지 눈물 까지 흘리며 통곡을 하는 그의 모습에 상대팀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안쓰러운 느낌마저도 들었다. 삐익!! 경기가 재개되었지만 곧바로 다시 심판의 휘슬이 불렸다. 이번에는 하파엘과 스크르텔의 충돌이었다. 하파엘이 막시 로드리게스에게 거친 태클을 가하자 스크르텔이 달려와 하파엘을 밀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하파엘이 그대로 스크르텔과 맞붙은 것이었다. 결국 선수들이 달려와 둘을 떼어놓기 시작했고 서로 사이좋게 옐로 카드 한 장씩을 나눠받았다. 들 것에 실려나간 나니 대신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교체로 투입되어 그라운드로 들어왔고 그대로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렸다. "장난아니네." 전반전 종료와 함께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선수들의 분위기는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것만 같을 정도로 험악했다. 정말로 이것이 더비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첼시 시절 Big 4 라고 불리는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를 치뤘던 적이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았다. 거칠기는 했지만 서로 싸움이 벌어질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현준은 선수들의 모습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전반전 리버풀이 2골을 먼저 터뜨리며 2-0으로 앞서나가는 경기였는데요. 첫 번째 골과 두 번째 골 전부 김현준 선수의 어시스트로 디르크 카윗 선수와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가 득점으로 연결시켰죠. 해설위원인 어떻게 보셨습니까?] [네. 리버풀의 파상공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쉽게 득점을 허용했는데요. 확실히 네마냐 비디치나 퍼디난드와 같은 주전 수비수들이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 결국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데 말이죠. 예상외로 리버풀이 North-West 더비에서 홈 강점을 내세우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조민호 캐스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2-0. 2골 이라는 점수 차이도 점수 차이였지만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자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버풀의 파상적인 공세에 수세에 급급하는 모습만을 보였다. 00137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그럼 이제 곧 후반전이 시작되겠습니다. 전반전 디르크 카윗 선수와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의 골로 2-0 리버풀이 앞서고 있습니다. 그것보다도 전반전에 조금 안타까운 장면이 있었죠?] [네. 그렇습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North-West 더비로 잘 알려져 있죠? 더비 경기라는 말 답게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거라고 예상되었는데 말이죠. 전반 마지막에 캐러거 선수의 태클로 인해 나니 선수가 굉장히 큰 고통을 받으면서 선수들끼리의 충돌이 일어났었죠?] [다행스럽게도 김현준 선수는 그 충돌에서 벗어나 있었죠?]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네. 경기가 너무 과열되는 바람에 일어난 상황인데 말이죠. 이런 충돌은 선수들에게 있어서 그리고 팬들에게도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거든요? 어쨌든 선수들이 조금 진정되어야 할 텐데 말이죠.] 전반 마지막에 있었던 충돌 때문이었을까? 리버풀 선수들은 공을 돌리며 천천히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워낙 매섭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몰아붙였기에 후반전도 그렇게 될 거라는 예상을 깨는 플레이였다. 어차피 2-0 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 괜히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더군다나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0 으로 앞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리버풀의 스쿼드는 굉장히 얇았다. 오늘 경기만 하더라도 선발 출전을 했던 파비우 아우렐리우가 부상으로 전반 23분에 키르기아코스와 교체되기도 했었다. [오늘 스몰링 선수가 굉장히 부진하군요. 아직 어린 선수가 그럴까요?] 이번 시즌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퍼디난드의 공백을 잘 메꿔주고 있는 스몰링이었지만 더비전의 격렬함에 주눅이 든 까닭일까? 제대로 된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공을 몰고 전진 패스를 시도하다가 제라드에게 가로막히고야 말았다. 그리고 제라드는 천천히 그라운드를 둘러보았다. 폴 스콜스가 자신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고 라이언 긱스는 자리를 지키며 혹시나 하는 카윗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치고 나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괜히 무리할 필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개인기로 돌파하다가 공의 소유권을 뺏기면 자신 아니 팀의 손해였다. 돌파보다는 신중하게 동료들에게 공을 연결시키며 공격작업을 하려고 마음을 먹은 제라드의 시선에 선수 한명을 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현준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쌩쌩한가 보군.'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현준의 움직임에 제라드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승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토레스가 첼시로 이적하면서 리버풀 유니폼을 입게 된 현준이었다. 리그 초반에는 굉장한 활약을 보였지만 갑작스레 부진에 빠지면서 쫓겨나듯이 현준이 리버풀로 이적해왔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리버풀 선수단에 합류해서도 현준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그 모습이 조금은 안타까웠던 제라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무엇 때문에 그가 슬럼프에서 벗어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리버풀의 동료인 그가 제 컨디션을 찾았다는 것 뿐이었다. 뻥!!! 제라드가 질러준 전진패스가 그대로 현준에게 연결되었다. 그 모습에 안 필드에 있는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현준. 아시아의 호랑이라고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따지면 축구변방국에 속하는 대한민국 출신의 선수인 그의 플레이는 자신들의 가슴을 두근두근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박지성이 있고 그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은 그와 다른 플레이를 보이는 선수였다. 더군다나 김현준은 언제나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냈다. 첼시 시절 리버풀은 안 필드에서 김현준에게 농락당했던 기억까지 있지 않던가? 와아아!!!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함성소리 때문일까? 멈칫거리며 쉽사리 현준에게 달려가지 못하는 하파엘이었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 김현준과 몇 번이나 맞부딪치면서 완벽하게 현준에게 뚫리고 있는 그였다. '어떻게 할가...?' 선택은 단 두가지 뿐이었다. 돌파 아니면 패스. 그리고 현준은 돌파가 아닌 패스를 선택했다. 하파엘이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자신을 그라운드에서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돌파를 하더라도 뒤에는 크리스 스몰링이 있었고 마이클 캐릭이 백업 플레이를 하기 위해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괜히 시간을 끌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조금 흔들 필요는 있어보였다. "크읏!!!" 가볍게 제라드의 패스를 트래핑해 조금씩 드리블을 해가던 현준이 갑작스럽게 속도를 올렸다. 그에 따라 하파엘마저도 속도를 올리며 현준을 놓치기 않겠다는 듯 몸싸움을 걸기 시작했다. 쿵!!! "큿!!!" 하파엘은 수비쪽보다는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전형적인 브라질리언 풀백이었다. 재치있는 발재간과 순간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 능력에 강점을 지니고 있었고 좁은 공간을 헤집고 다니는 단독 돌파 능력도 뛰어난 선수였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반응 속도가 조금 느리다는 단점을 지적받기는 했지만 세계적인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현준의 드리블 돌파에 하파엘은 맥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어깨로 몸싸움을 걸어도 마치 벽에 혼자 들이박는 것처럼 현준은 미동도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밀려나가며 균형을 잃고 있었다. 그 모습에 껌을 씹으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퍼거슨 감독의 껌 씹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생각을 잘못했군..." 아무리 김현준이 대단한 선수라 할지라도 오랜만의 출전인 만큼 경기감각은 떨어졌을 거라는 게 퍼거슨의 생각이었다. 사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김현준이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김현준에 대해서는 퍼거슨도 잘 알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김현준의 영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김현준을 영입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그의 데뷔년도였다. 놀랍게도 김현준은 프로로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선수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어렷을 때부터 유소년 축구 클럽에서 훈련을 받고 데뷔를 하는 것은 비해 김현준은 천재적인 모습을 보이며 명성을 떨쳤다. 그런 점으로 인해 퍼거슨은 그의 영입을 포기한 것이었다. 프로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만큼 아직 성숙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언론이나 주변에서 과한 기대나 압박이 들어오면 경기력이 들쭉날쭉하게 변할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예상대로 현준은 리그 초반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곧바로 스캔들 사건 직후 그대로 부진에 빠지지 않았던가? "하파엘과 스몰링이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지." 어떻게 부진을 이겨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있어서는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에게 2골을 헌납하지 않았던가? 김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하파엘이나 스몰링 그리고 캐릭까지 현준을 마크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얄밉게도 그들 사이를 뚫고 패스를 성공시키거나 틈이 생기면 그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지금도 하파엘의 반칙성 플레이를 뿌리치고 쏜살같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을 가로지르는 현준의 모습에 퍼거슨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와아아!!!! 너무나도 쉽게 수비를 무너뜨리고 무인지경으로 돌파해들어가는 현준의 플레이에 안 필드에 모여 있는 관중들 모두가 현준의 플레이에 환호성을 보내기 시작했다. "읏!!!" 비록 몸싸움에서 밀린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의 돌파를 허용할 생각은 없었기에 하파엘은 현준의 차징에 밀려나면서도 계속해서 진드기처럼 달라붙고 있었다. 이렇게 시간을 끄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자리를 잡기를 바랄 뿐이었다. '어디 올려봐라!' 그러면서도 하파엘은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만약 현준이 크로스를 올린다면 그대로 발을 내뻗을 생각이었다. 벌써 2번이나 현준의 그런 플레이에 골을 헌납당했기에 하파엘은 이번만큼은 막아보겠다는 생각으로 투지를 불태우며 달려들고 있었다. 그러나 현준은 이미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느끼고는 어떻게 공격을 연결시킬지 정해 놓고 있었다. 그리고 급가속 상태에서의 급정지가 시작되었다. 관성의 법칙을 무시하기라도 하는 걸까? 순식하게 스피드를 줄여버리는 현준의 움직임에 하파엘 역시 이를 악물며 속도를 줄였다. 관성 때문에 넘어질 것 같았지만 최대한 무게중심을 낮추며 발을 내뻗는 하파엘이었다. '오른쪽!' 이대로 속도를 줄여 오른쪽으로 튀어나갈거라고 확신했기에 하파엘은 다리를 내뻗는 한편 슬그머니 현준의 유니폼을 손으로 붙잡았다. "걸렸어." 하지만 그런 현준의 움직임은 하파엘을 속이기 위한 동작일 뿐이었다. 자신의 예상대로 움직이는 하파엘의 플레이에 현준은 몸을 크게 흔들고는 다시 왼쪽으로 치고 달려 나갔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가벼운 페인트에 균형이 무너지는 하파엘을 뒤로 한 채 공간을 만들어낸 현준은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그 곳에는 미친듯한 속도로 달려 들어오는 붉은 색 유니폼의 선수가 있었다. [김현준 크로스! 슛!!!] [슛!!!]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왼발로 올린 크로스는 너무나도 정확하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으로 올라가고 있었고, 마치 약속된 플레이처럼 달려들어가고 있는 리버풀의 캐러거가 몸을 날리고 있었다. [골!! 아!!!] 캐러거의 머리를 떠난 공은 그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문을 지키고 있는 선수는 바로 반 데 사르였다. 비록 2골이나 헌납했지만 더 이상은 골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엄청난 반사신경을 보이며 몸을 날려 골이나 다름없는 캐러거의 슈팅을 펀칭해내고는 표호를 내질렀다. [반 데 사르 선수! 대단합니다! 한 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 없는 수훈을 펼쳤어요! 놀라운 반사신경입니다!] 아쉬운 장면에 서포터즈들이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모습이 중계카메라에 잡혀 방송되고 있었다. 그 만큼 위협적인 모습이었지만 반 데 사르의 놀라운 세이브로 골이 연결되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리버풀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서는 딱히 해결책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수비진을 끌어올렸다가는 펄펄 날아다니고 있는 현준과 수아레즈 콤비에 수비진이 무너진 염려가 있었다. 그리고 후반 65분 현준의 중거리 슛이 빛을 발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이 다시 한번 열렸고 3-0 상황에서 현준은 후반 74분 앤디 캐롤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달글리쉬 "준, 환상적인 활약이었어." EPNM = 김민성 기자. 케니 달글리쉬 리버풀 감독 대행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고의 경기에서 보여준 김현준의 모습에 환상적이라고 칭찬했다. 김현준은 6일 오후 1시 30분 안 필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루이스 수아레즈와 디르크 카윗을 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데뷔골까지 성공시키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달글리쉬 감독은 경기가 끝난 직후 김현준의 활약을 칭찬하며 "현준이 제 모습을 찾아서 기쁘다. 오늘 현준이 만들어낸 위협적인 찬스들은 그의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게다가 점점 김현준과 루이스 수아레즈, 카윗의 호흡이 맞아들어가고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공격수들의 호흡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리그 초반 첼시 유니폼을 입고 빼어난 활약을 펼친 김현준이었지만 김현준은 스캔들 사건 이후로 부진에 빠지기 시작하며 1월 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 리버풀의 토레스와 함께 현금으로 묶여 트레이드되었다. 더군다나 팀을 옮긴 직후 단 한번도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에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 홈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 골 2 어시스트라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그 동안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대어를 붙잡은 리버풀은 승점 42점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에 6위에 머물고 있었다. 5위는 토트넘 핫스퍼 FC 로 승점 48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리버풀에 비해 1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에 리버풀이 앞으로 순위를 끌어올리기에는 힘겨울 것처럼 보인다. 달글리쉬 감독은 유럽대회 진출에 집중을 하기보다는 다가오는 경기마다 온 힘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대어를 잡으며 상승세를 타게 된 리버풀이 좋은 분위기를 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리버풀의 다음경기는 오는 20일 선더랜드와의 원정경기다. 현준의 활약에 한국의 해외 축구팬들은 환상적인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야말로 꿈과 같은 장면이 또다시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세계 3대 리그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Big 4중 하나인 첼시에 K 리그 선수인 김현준이 영입되었을 때도 엄청난 언론의 주목을 받았었다. 아직은 1년 밖에 선수생활을 지속하지 않은 선수에게 너무 지나친 주목과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김현준은 리그 초반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한국에서 이러한 선수가 있다는 것은 전세계에 알려주었던 것이다. 물론 스캔들 사건 이후로 부진이 시작되어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볼 수 는 없었지만 리그 초반 현준의 플레이는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가슴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런 김현준이 이번에는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더비전에 선발 출전해 환상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비록 박지성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코리안 더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헤집으며 1골 2 어시스트. 무려 3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가슴을 통쾌하게 만들었다. ============================ 작품 후기 ============================ 하늘따라지 작가님의 퍼펙트월드가 다시 연재시작했더군요. 저도 노블레스 결제해서 보는소설이 몇개 있어서리... 그 중 2개 작품이 실탄님의 포식자와 하늘따라지님의 퍼펙트 월드. 두 작품은 매일 보고 있다는...그것말고 추천하시는거 있나요? 예약으로 올려놨으니 이 글이 올라갈때쯤이면 전 야간근무를 하고 있겠군요. 그럼 즐감요. 이제 곧 소설 내용상 그 경기가 다가오는 군요. 3-0으로 일본에게 깨진...현준도 국대 데뷔해야죠... 대항해시대VIII 에필로그도 준비해야되고...곧 리그너스대륙전기R 도 들고 찾아뵐께요. 좋은밤 되세요. 뿅! 00138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김현준이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전에서 1골 2 어시스트라는 엄청난 활약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무너뜨리자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일제히 이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한 때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선수였다. 비록 리그 중반부터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지만 그만큼 김현준의 실력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 한국의 언론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연하겠지만 김현준의 이런 활약에 가장 열렬하게 반응한 것은 한국의 언론들이었다. 박지성이 부상으로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청용이 그나마 활약을 해주며 해외축구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까지 벌어진 지금 이청용의 기록은 2 골 7 어시스트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공격포인트를 올려주는 것은 이청용이 그만큼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이기는 했지만 공격포인트에 목마른 해외축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중 하나인 김현준이 화려하게 복귀를 한 것이다. 첼시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때만 하더라도 무려 10여골이 넘는 골을 터뜨렸던 그였다.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10시 30분에 중계되었던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고 김현준이 공격포인트를 올리자 시청률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스포츠 신문은 연신 화려한 제목으로 김현준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스포츠 신문 일면 모두가 김현준에 대한 특집기사들이었다. 그만큼 한국의 관심이 자신에게 쏠리고 있는지도 모른채 현준은 여전히 멜우드 트레이닝센터와 자신의 집을 오가는 재미없는 행보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와아아아아!!! 선더랜드 AFC의 홈구장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는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맞춰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20일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선더랜드와 리버풀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더랜드 AFC 는 1879년에 창단되어 초창기 강호로써 이름을 떨쳤지만 최근들어서는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와 2부 리그인 풋볼 리그 챔피언 쉽을 오가고 있는 팀이었다. 스티븐 브루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선더랜드 AFC 는 전형적인 선이 굵은 축구, 이름하여 킥 앤 러쉬를 전략을 쓰는 팀이었다. 이런 스타일 덕분에 선더랜드는 플레이메이커가 중요한 팀이 아니었다. 그런 탓일까? 이번 시즌 선더랜드는 미드필더진 특히 중앙 미드필더진이 굉장히 약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고 이번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도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에 농락당하고 있었다. [제라드 선수 스루패스! 김현준 선수가 받습니다!!!] EPL을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졌다. 벌써 경기는 후반이 시작되고도 30여분이 지나있었다. 하지만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는 현준의 플레이에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고 있던 것이었다. 선발로 출전해 거의 70여분 간을 경기장에서 플레이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쏜살같은 속도로 달려나가는 현준의 플레이에 조민호 캐스터는 연신 현준의 이름만을 불러댈 뿐이었다. 선더랜드의 선수들이 김현준이 공을 잡는 모습을 보고 그를 막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속도를 내기 시작한 현준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달려가는 위치를 가로막아보기도 했지만 마치 미꾸라지처럼 공과 한 몸이 되어 현준은 선더랜드의 수비진을 빠르게 무너뜨리며 골문 앞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와아아아!!! 김현준이 공을 잡고 달려가기 시작하자 리버풀의 원정팬들은 기대감에 쌓여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동양에서 온 마법사. 그라운드의 마스터라고 불리는 저 선수로 인해 벌써 선더랜드의 골문은 2번이나 열렸기 때문이었다. 김현준이 선더랜드의 골문과 가까워질수록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갑니다! 갑니다! 슛! 슛!!! 김현준 슛! 아!!!] 수비수들 사이로 현준이 강력한 슈팅을 날렸고 쏜살같이 날아간 공이 선더랜드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골문 밖으로 데구르르 굴러가는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사이먼 미그놀렛 골키퍼의 선방입니다. 절묘한 슈팅이었는데 미그놀렛 골키퍼가 잘 막았어요.] [아...아쉽습니다. 이번 골이 들어갔으면 3골째. 해트트릭인데 말이죠. 김현준 선수 대단한 슈팅이었습니다.] 말을 그렇게 하면서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라도 수 많은 다른 축구선수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그의 플레이에 매료된 조민호 캐스터였다. 그라운드의 마스터라는 별명처럼 왠지 모르게 그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면 무언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감이 피어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김현준은 그라운드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주었다. [네. 경기 끝났습니다.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선더랜드와 리버풀의 경기는 김현준 선수의 2골로 리버풀이 2-0 승리를 거두게 되는군요.] [이렇게 되면 어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비긴 토트넘과의 승점차가 4점으로 줄어들게 되는군요. 하지만 토트넘은 한 경기를 덜 치뤘으니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기 위한 4위권까지는 8점 차이가 나는데 이제 남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도 8경기가 남았죠?] [그렇습니다. 리그 초반의 부진이 굉장히 뼈아프게 느껴지는 리버풀이겠어요.] 30라운드 까지 치뤄진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팀은 박지성이 속해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그 밑으로 아스널과 첼시가 바짝 뒤쫓고 있었고 4위에는 오일머니의 힘을 업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5위엔 토트넘 핫스퍼였다. 리그 초반 부진 때문에 한때 강등권에도 속해 있던 리버풀이지만 지금은 빠른 속도로 분위기를 타고 있었다. "이제 곧 A 매치 데이네요. 프리미어리그도 좀 쉬겠는걸요?" 카메라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방송 종료를 알리자 민호가 헤드셋을 벗으며 크게 숨을 들이키며 말했다. 얼마나 열광적으로 중계를 했는지 그의 이마와 귀에는 땀으로 가득해 있었다. 민호의 말을 받는 연호도 마찬가지였다. "유로 2012 예선도 있으니까. 한국 국가대표팀과 평가전이 있으니까 중계 할 방송은 꽤 많을 거야. 25 일에는 온두스라스와 27일에는 올림픽 대표팀이 중국과 평가전을 치르니까 말이야." "홍명보 감독도 머리가 아프겠어요." "그렇겠지. 이제 곧 최대한 선수들을 평가해야하니까 말이야. 조광래 감독도 지금은 몸이 달꺼야. 아시안컵에서도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했으니 말이야." "뭐...패널티킥이 아쉬었죠." 연호의 말에 민호는 그때의 경기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셨다. 1월에 있었던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 호주와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었지만 준결승전에서 2-2 무승부 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연속으로 3번이나 패널티킥을 실패하면서 일본에게 결승행 티켓을 넘겨줬었다.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50 여년전인 1960년. 결승전에 진출한 것도 1988년 쿠웨이트에서 벌어진 아시안 컵이었다. 그 후에는 단 한번도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었다. 그렇기에 이청용, 기성용, 박지성등의 멤버로 역대 최강의 국가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내심 우승을 생각하고 있었던 팬들이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 탓에 굉장히 축구팬들에게 욕을 먹었던 조광래 감독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이번 경기에도 김현준은 선발되지 못하는 건가?" "에이...설마요." 연호의 말에 민호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비록 슬럼프이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 3순위에 있는 선수였다. 더군다나 단순히 김현준은 골만 잘 넣는 선수가 아니었다. 어시스트도 굉장히 많이 기록하고 있는 선수였다. 그것도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말이었다. 그런데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한다?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민호의 말에 연호는 살짝 긴장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도 들은 얘기인데 말이야. 김현준 선수가 축구협회하고 사이가 별로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하더군." "예...?"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아." "남아공...월드컵요?" 전혀 알지 못하는 이야기였기에 민호는 집중해서 연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래. 그때 허정무 감독이 김현준을 선발하려고 했는데 협회에서 반발을 했었나봐. K 리그에서는 그때 꽤 명성을 떨치고 있었는데 아직 프로로 뛰게 된지 얼마 안 된 녀석이라고 말이야. 더군다나 청소년대표에서도 이야기가 없었던 선수였으니까 말이야. 그 탓에 조광래 감독이 부임되고 난 후 김현준 선수를 차출하려고 했는데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하고 뭔가 있었나 보더군." "네? 그게 가능해요? 국가대표 차출 거부면 선수입장에서는 꽤나 큰 불이익이 갈 텐데요?" "어떻게든 이야기가 됐나봐. 그땐 김현준 선수가 첼시에 막 입단했을때라 첼시 측에서도 김현준 선수의 차출을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했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스캔들 사건이후로 김현준 선수에 대해 관심을 딱 끊은 축구협회였고." "하아..."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이야기에 민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협회의 인맥축구에 대해서는 자신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가 차출을 거부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민호였다. "이번 평가전에서도 차출을 하지 않았지만 나중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아시다시피 조광래 감독이야. 해외파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나?" "하긴. 솔직히 김현준 선수가 차출이 안 된다면 꽤 난리가 날 껄요? 김현준 선수 요즘 물이 올랐잖아요? 이 기세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생각해 볼만 하잖아요?" 30라운드 까지 치러진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김현준이 터뜨린 골은 무려 17골 이었다. 현재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20골로 득점선두에 오르고 있었지만 3골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아니, 출전 시간으로 따진다면 김현준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27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베르바토프와는 달리 김현준은 기껏해봤자 20경기도 치르기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김현준은 매경기 꾸준하게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었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혹시나 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몸이 전율하며 떨리는 민호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축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야. 그것보다 난 리버풀이 4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어. 내년 시즌에도 김현준은 리버풀에 있을 것 같은데 챔피언스 리그에서 김현준이 활약한다면 꽤나 팬들이 좋아할 테니 말이야." "남은 일정은 별로 좋지 않던데요..."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부터 33라운드까지 이어지는 리버풀의 경기는 전부 원정경기였다. 더군다나 웨스트 브롬위치,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을 차례대로 상대해야 했다. 그나마 웨스트 브롬위치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6위로 강등권이 턱걸이하고 있는 팀이기는 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은 상황이 달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강팀과의 원정경기인 것이다. "그 경기를 얼마나 잘 치르냐에 따라서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느냐가 결정되겠지 뭐. 그럼 가자고." 말과 함께 연호가 일어섰고 민호 역시 자신이 중계방송을 했었을 때 필요하던 서류를 정리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A 매치 데이와 함께 유로 2012의 예선이 끝난 후 프리미어리그는 다시 남은 일정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이미 FA 컵이나 칼링컵도 조기 탈락했고 챔피언스 리그도 진출하지 못한 탓에 남은 경기는 오직 리그 경기뿐이었다. 그리고 2일 벌어진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원정경기와 12일 벌어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18일에 벌어진 아스널하고의 경기에서도 전부 승리를 거두며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높였다. [김현준 골!!! 골입니다!!! 21호골!!! 김현준이 아스널을 무너뜨립니다!!!] [대단합니다! 김현준!!! 아스널로써는 타격이 크겠어요! 후반 인저리타임에 들어갔는데 제대로 얻어맞았아요!!!] 그리고 그렇게 프리미어리그가 진행될수록 점점 목소리가 쉬어가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결승골로 인해 21호골을 성공시킨 현준은 베르바토프와 함께 다시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갔고 그에 맞춰서 대한민국도 난리가 나고 있었다. "헉...허억..." 열정적인 비트와 함께 세 여인이 안무에 맞춰서 격렬한 춤을 추고 있었다. 수진, 혜나, 연지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인 레인보우 샤베트였다. 그녀들은 이번 여름에 예정되어 있는 BE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가수들로 이루어진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었다. "하아...언니 너무 힘들어요. 조금 쉬었다가 하면 안 될까요? 배도 고프고요." 벌서 몇 시간째 연습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기에 결국 혜나가 연습 도중 자리에 주저앉으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수진 또한 꽤 지친 상황인 탓에 혜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흘러나오는 음악을 끄고는 연습실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아...하아...이제 두 달 남은 건가요? 콘서트가?" "응. 그렇기에 더욱더 부지런히 연습해야돼." 연지의 말에 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1집에서는 쫄딱 망했지만 다시 심기일전해 후속곡을 들고 나온 레인보우 샤베트는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중박을 치며 아이돌로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거기에 혜나와 수진은 고정 예능프로그램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차츰 자신들만의 팬덤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걸그룹은 체리 쥬빌레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었고, 다른 여타 걸그룹보다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번 콘서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더욱더 많은 팬들을 끌어모을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레인보우 샤베트는 BE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고 같은 아이돌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인 체리 쥬빌레가 있었다. 그렇기에 회사에서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레인보우 샤베트를 인지도를 더욱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적어도 콘서트에 체리 쥬빌레가 등장한다면 어마어마한 팬들이 콘서트에 참가할 것은 확실했으니 말이었다. 00139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너희들 몸 관리도 잘해야 되는 거 알지? 이젠 아파도 안돼. 콘서트까지는 두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걱정마요. 언니. 저희가 애들도 아닌데요 뭐." 수진의 말에 연습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던 연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수진이 어떤 의미로 저런 말을 꺼내는지는 그녀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거다. 비록 후속곡으로 조금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연예계의 특성상 언제 인기를 잃을지 모르는 일이다. 더군다나 그녀들은 무명의 서러움을 톡톡히 느끼지 않았던가? 굳이 수진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녀들 역시 이번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그러고보니 요즘 현준오빠 다시 잘나가네요." "아..." 혜나의 말에 수진의 시선이 한 곳으로 머물렀다. 연습실 구석에 있는 스포츠 신문이었다. 오늘 날짜로 발행된 신문으로 회사 1층 로비에 비치되어 있길래 슬그머니 가지고 온 것이었다. 그리고 신문 1면에는 아스널을 상대로 골을 넣고 포효하는 현준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려있었다. '정신차리자. 수진아. 현준이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되어야되니까...' 수진은 자신의 볼을 손바닥으로 톡톡 두드렸다. 지금이라도 당장 현준과 연락하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추스르려는 그녀의 행동이었다. 현준이 프리미어리그에 입단해 영국으로 떠난 이후 단 한번도 그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수진이었다. 여자의 자존심이랄까? 현준이 K 리그에 있을 때는 몰랐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에 떠난 현준이 자신과는 너무 멀어보인다는 느낌 탓이었다. 만약 현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평범하게 적응했으면 연락을 취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초반에서부터 엄청난 활약으로 인해 돌풍을 일으킨 그였기에 그에 부끄럽지 않게 자신도 아이돌로써 인기를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스캔들 때문에 잠시 잊혀지나 싶었는데 이적하고 나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 현준 오빠 정말로 축구천재인가봐요. 요즘 연락은 해요? 언니?" "아...아니." 현준이 외국으로 나간 이후 수진이 그와 연락을 끊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혜나였다. 모를 수가 없었다. 적어도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팀원이니 말이었다. 하지만 1년이 넘게 사귀었던 연인이기에 혹시나 자신 모르게 연락을 하고 있나 싶었던 말이었다. 하지만 고개를 젓는 수진의 모습에 혜나는 열이 받는 듯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현준 오빠도 좀 너무하네. 어떻게 연락 한통 없을 수가 있지? 게다가 그런 스캔들..." "혜나야!" "아..." 연지의 말에 재빠르게 입을 다무는 혜나였다. 그러면서 수진의 눈치를 보았다. 현준의 스캔들 사건은 레인보우 샤베트내에서는 금기였다. 그 때문에 수진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던가? 연습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심지어 방송도중에 실수까지 범한 적이 있었다. 그 탓에 회사에서도 얼마나 말이 많았던가? 초창기 현준이 K 리그에 있었을 때부터 경기를 보기 위해 졸졸 따라다녔던 수진이었기에 그 사실에 대해서도 연예계 및 방송에서도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냥 좋은 친구와 팬이라는 이야기도 유야무야 넘기기는 했지만 그녀들은 진실을 알고 있는 여인들이었다. "언니. 우리 음료수가 한잔 하러 가요. 로비에서 음료수 마시고 다시 연습해요. 네? 나가요." "그래. 알았어. 잡아 끌지마." "빨리 가요오." 갑자기 분위기가 우중충하게 내려앉을 탓일까? 분위기를 깨기 위해 재빠르게 연지가 몸을 일으키며 수진을 잡아 끌었다. 혜나 역시 그렇게 눈치가 없지는 않았기에 재빠르게 수진의 옆에 달라붙어서 수진의 팔을 잡아 끌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답게 2층 휴게실엔 커다란 티비와 함께 연습생들 혹은 데뷔한 아이돌들이 쉬기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간간히 연습생이 아이돌 선배와 회사내 인맥을 쌓는 창구로도 이용되는 휴게실에는 오늘도 여전히 몇몇 인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보였다. "어라...?" 자신이 좋아하는 홍삼차를 뽑은 연지는 곧 수진과 혜나가 마실 음료수 버튼을 누르고는 뒤로 돌아섰고, 휴게실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그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언가 재미있는 것이 나오는지 뚫어지게 TV 에 집중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연지 역시 TV 로 시선을 돌렸다. [김현준 골!!! 골입니다!!! 21호골!!! 김현준이 아스널을 무너뜨립니다!!!] 마침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인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자 캐스터와 축구 전문가 한명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프리미어리거들의 모습을 재방송해주며 선수에 대한 이야기와 근황을 전해주는 프로였다. "역시 김현준이라니까...시합에만 나가면 완전 미쳐버린다니까. 존재감이 TV 화면에서도 느껴지네." "짱이다. 진짜..." 뒤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연습실 멤버는 물론 레인보우 샤베트도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곧바로 일어나서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BE 엔터테인먼트 소속 남자아이돌인 크로싱의 멤버인 현찬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 멤버들도 있었다. 다들 콘서트가 두달밖에 남지 않은 터라 연습실에서 맹연습을 하다가 나온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안녕하세요." "응. 너희들도 안녕. 다들 앉아 뭘 그렇게 일어나서 인사를 하려고 해."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손을 휘두르는 현찬이었다. 그런 현찬의 말에 연습생들은 쭈뼛쭈뼛하며 자리에 앉았다. 아무리 편하게 대한다고 하지만 크로싱은 BE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데뷔한지 3년이나 되는 남성 아이돌 그룹이었다. 크로싱은 데뷔한 년도도 오래 된다다가 멤버들 각자가 인기가 많은 아이돌로 남성 아이돌중에서도 수위를 달리고 있는 그룹이었다. "김현준 스폐셜인가 보네? 그러고보니 이제 김현준 선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지?" "공동이긴 하지만 대단하지 않냐? 한국 사람이 득점왕을 차지하다니..." 같은 멤버인 승호가 TV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며 현찬의 말을 되받았다. 인터넷에서도 승호의 취미는 축구라고 나와있을 정도로 축구 광팬인 승호였다. 더군다나 승호는 리버풀의 광팬으로도 유명했기에 당연하게도 현준이 첼시에서 리버풀로 이적했을 때 쌍수를 들고 환영하기까지 했었다. 심지어 현준이 무사히 리버풀로 이적할 수 있게 새벽기도까지 드렸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다.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는 나가겠냐? 아직 승점차이가 꽤 많이 나는데 게다가 남은 경기가 얼마 안되잖아." "현준님이 다 알아서 해주실거야. 리버풀의 구세주가 되는 것이지.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리버풀의 챔피언스로 이끌어주시고 더 콥들의 환영을 받는거지." "미친놈..." "김현준 선수 스캔들 났을 때 관심을 끊은 넌 팬의 자격이 없어. 이 자식아." TV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대꾸를 하는 승호의 모습에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현찬이었다. 그런 선배님들의 모습이 조금은 신기하고 재미있었을까? 연습생들도 소리죽여 키득거리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싸인좀 받았으면 좋겠다. 유니폼도 한 벌 받아보고..." "김현준 선수가 너한테 관심이나 있을 것 같냐?" "내가 뭐 어때서?" 결국 현찬의 말에 버럭하며 몸을 돌리는 승호였고, 그렇게 잠시의 왁자지껄을 잠재우는 것은 체리쥬빌레의 멤버중 하나인 레이였다. "그러고보니까 한때 김현준 선수 여자친구가 수진이 아니었어? 제작년에 잠깐 스캔들 터졌었다고 승우팀장님이 말씀 하시던 거 들었었는데 그거 진짜야?" "풉!!!" "정말?!" "지...진짜?"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조용히 앉아있던 수진에게로 쏠렸다. 레이의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옆에 있던 혜나는 하마터면 음료수를 코로 내뿜을 뻔했다. 모든 사람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수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TV 화면에서는 여전히 김현준이 폭풍과도 같은 드리블을 하다가 골을 넣는 장면이 반복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수진이었다. 한때는 같은 경기장에서 응원하면서 보던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TV 화면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녀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조심스럽게 입을 여는 수진이었다. "아니예요. 선배님. 그냥 김현준 선수는 팬이었어요. 김현준 선수가 데뷔할 때쯤 알게되서 오래전부터 알게 된거예요. 그래도 잠깐 밥도 먹고 그랬으니까 꽤 친한 사이라고 할까요?" "우와...진짜 부럽다. 어떻게 나 사인이라도 받을 수 없을까?" "저도 현준선수 프리미어리그로 간 이후부터는 연락을 못해봐서..." "아...아쉽다..." 정말로 아쉬웠는지 고개를 푹 숙이는 승호였다. 그런 수진의 말에 다른 연습생들이나 멤버들 역시 곧 흥미가 사라졌다는 듯 자기들끼리 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인보우 샤베트의 멤버님 혜나와 연지는 굳은 표정으로 수진의 옆모습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은 같은 멤버인 그녀들이 더욱더 잘 알고 있었다. 웃고는 있지만 당장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만 같은 수진의 표정이 더욱더 안쓰러워 보이는 혜나와 연지였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그런 수진의 모습을 주의깊게 바라보는 한 여인이 있었다.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에서 두골을 성공시키며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현준은 34라운드 버밍엄시티에서 전반 8분 선제골을 작렬하더니만 90분 동안 이뤄진 경기에서 무려 3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기록 리버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홈경기라고는 하지만 버밍엄 시티를 상대로 5골이나 퍼붓는 리버풀의 경기력이 안 필드는 그야말로 축제의 도가니였다. 열정적인 응원으로도 유명한 더 콥은 연이어 현준을 찬양했고 첼시에게 고마워 하는 응원가를 불러대었다. 토레스가 첼시로 간 것은 아쉬웠지만 덕분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함께 엄청난 자금을 손에 넣은 리버풀 구단이었다. 거기다가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까지 벌어진 경기동안 연승행진을 거듭하며 얻은 리버풀의 승점은 57점이었다. 비록 한 경기를 덜 치뤘다고는 하지만 토트넘 핫스퍼를 제치고는 5위로 올라선 것이고 맨체스터 시티 역시 한 경기를 덜 치뤘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승점 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남은 이제 남은 경기는 단 4경기 뿐이었지만 잘만 하면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도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리버풀 선수단은 물론 서포터즈인 더 콥들의 마음에도 새록새록 생겨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리버풀의 남은 경기는 뉴캐슬과 풀럼, 그리고 토트넘과 아스톤 빌라인데 말이죠. 만약 리버풀이 이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그것도 4경기밖에 남지 않은 지금 현준의 페이스라면 다들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할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준의 모국인 대한민국의 방송에서는 자국리그도 아닌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 가능성에 대한 경우의 수를 이야기하기는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그만큼 현준이 보여주는 활약이 대한민국에서 크게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 누가 이런 독보적인 활약을 보인 축구선수가 있었던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도 그리고 볼튼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도 있었지만 이번 시즌 현준의 활약에 비교한다면 밀리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득점왕. 역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중 동양인이 차지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전부 유럽 선수들의 차지였던 것이 득점왕이었다. 드와이드 요크나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와 같은 아메리카 선수들이 득점왕을 차지했던 적도 있기는 했지만 벌써 10년전의 일이었다. 한국의 스포츠 언론에서 난리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후우..."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피지컬 코치와 함께 체력 훈련 및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하던 현준은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리가 없는 현준이었다. 인터넷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대한민국의 소식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첼시 시절 있었던 과외교사였던 새미와의 연락은 끊긴지가 오래였다. 간간히 리리스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지만 마계로 간다고 한 지 벌써 한달이나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녀였다. '그러고보니 조금은 걱정이 되는데...?' 자신에게 있는 순수한 마력을 순수한 마기로 바꿔놓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게 벌써 한달이었다. 마왕답지 않게 자신의 방에서 알몸 혹은 얇은 티셔츠만 걸친 채 아이스크림만 먹고 게임을 하는 게 그녀의 일상이었다. 처음 악마라는 말에 꽤나 그녀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지만 자신에게 크게 해를 끼치는 것도 없었고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는지 이제는 리리스에 대해 걱정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 행여나 이대로 리리스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조금은 아쉬울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또한 그녀가 없음으로 인해 상당히 귀찮은 일에 계속해서 휘말리고 있는 현준이었다. 현재 현준의 에이전트는 리리스였다. 토레스와 트레이드 되어 리버풀로 온 현준의 계약은 2년 이었다. 그러나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그야말로 경이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는 현준인 만큼 재빠르게 재계약을 맺으려는 리버풀 구단이었다. 계약을 맺으려면 에이전트와 협상해야했지만 현재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기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었다. 오죽하면 현준과 직접 협상을 하려고까지 했었고 그때마다 현준은 에이전트가 바쁘다는 핑계로 계약건을 나중으로 미루고 있었다. 다른 팀으로 갈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 리리스가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었기에 섣불리 자신이 계약하기에도 모양새가 나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 작품 후기 ============================ 조아라 점검하네요? 여러분 굿나잇. 우리여왕님도 굿나잇. 좋은밤되세요. 뿅! 00140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체력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군. 정말 대단해. 준. 자네는 정말 철인이야. 철인. 마치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같아." 리그 초반만 하도 끝없는 부진으로 강등권에 머무르는 추락을 했던 리버풀은 이제는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인 4위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프리미어리그는 4경기. 그야말로 한경기 한경기가 살얼음판과도 같았기에 그만큼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에도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는 리버풀 구단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현준은 리버풀 코치진들이 특별히 신경을 쓰는 선수들 중 하나였다. 리버풀에 합류하고 난 후 한달가량은 부진에 빠져있었지만 다시 자신의 컨디션을 되찾으며 그야말로 경이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다행이네요.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하하하하! 자네라면 충분히 리버풀의 승리를 이끌 수 있을거야. 내 장담하지. 자네의 활약엔 툰녀석들쯤도 단숨에 무너져야지. 게다가 자네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지 않나? 그것도 고작 20경기에 출전해서 말이지. 어찌되었던 준. 이제부터는 정말 조심해야돼. 자네도 프로기 때문에 알겠지만은 부상을 당하면 자네로써도 그리고 구단으로서도 정말 큰 손해라고." 리버풀의 피트니스 담당 코치인 대런 버지스가 현준의 어깨를 강하게 두드리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엔 감탄이 깃들어 있었다. 30라운드만 하더라도 상위권과 승점차가 워낙에 많이 났기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목표를 두고는 있었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다는 생각을 했었던 그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비록 맨체스터 시티가 한 경기를 덜 치뤘다고는 하지만 이제 승점차는 고작 2점밖에 나지 않았다. 충분히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도 있었다. 바로 리버풀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제이미 캐러거와 앤디 캐롤은 부상에서 벗어났지만 글렌 존슨과 다니엘 아게르 그리고 리버풀의 캡틴인 스티븐 제라드까지 3명의 주전선수가 각각 적지 않은 부상티켓을 끊은 것이었다. 다니엘 아게르는 무릎 부상을 당해 일찌감치 시즌아웃을 당했다. 센터백치고는 정교한 롱패스 능력과 강한 왼발킥을 보유해 실질적으로 리베로처럼 움직이며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병행해준 그였기에 그의 부상이 뼈아픈 리버풀이었다. 또한 제라드 역시 6주 부상진단을 받으며 시즌아웃판정을 받았다. 글렌 존슨 또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2주 진단을 받았기에 남은 경기 그가 출전하기엔 쉬워보이지 않았다. 결국 남은 선수들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러야만 하는 리버풀이었다. 그래도 부쩍 살아나고 있는 공격진중에서는 부상선수가 없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였다. "다음경기까지는 시간이 좀 있으니까요. 충분히 휴식을 취하도록 할게요. 요즘엔 식사도 굉장히 잘하고 있으니까요." "하하하! 그러고보니 자네는 아직 결혼을 안했지. 아침마다 맥도널드씨가 자네 음식을 만드느라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하루도 빠짐없이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다며?" 대런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긁적였다. 집에서 만든것보다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식당 음식이었기에 매일 빠짐없이 이용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덧붙여 주방장인 램지 맥도널드의 이야기상대도 같이 해주고 말이다. "뭐...오늘 연습은 이걸로 끝인가요?" "그렇네. 선수들의 컨디션관리도 중요한데다가 A 매치를 뛰고 온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여서 말이지. 주축선수들은 휴식기간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채 연이어 리그 경기에 출전했으니까 말이야. 지금은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해. 이제 남은 경기는 4경기라고." 대런의 말에 현준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할 일이 없다면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현준은 트레이닝 센터 밖으로 향하지 않았다. 현준이 향한 곳은 실내 훈련구장이었다. 어차피 집에 돌아가도 할 게 없었기에 조금이라도 연습을 하다가 가려는 생각이었다. 아직 자신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를 내 몸처럼 컨트롤 할 수 없었기에 이런 연습을 통해 순수한 마기에 익숙해지려는 생각이었다. "휘유..." 공 차는 소리와 함께 넓은 실내 훈련구장에서 현준이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실내 훈련구장을 지나가던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직원은 그런 현준의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다른 선수들은 전부 가벼운 체력 회복훈련만 받고 전부 집으로 향했는데도 불구하고 혼자 남아서 연습을 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그들이었다. 35라운드 뉴캐슬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벌어지기 까지 현준의 일과는 그야말로 평범 그 자체였다. 이제는 순수한 마기 때문에 여자의 몸에서 악마의 기운을 흡수할 필요도 없었기에 일부로 여자와 만나 섹스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옆에서 연신 쫑알쫑알 말을 걸어주던 리리스조차도 없었기에 현준의 삶은 점점 건조해지고 있었다. 동료 선수들과 펍에 가서 맥주 한잔이라도 마시는 일이나 혹은 파티 초대도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이제 곧 4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리버풀로써는 챔피언스리그 출전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심심하네..." 프리미어리그의 35라운드. 뉴캐슬하고의 경기가 바로 내일이었기에 아침일찍 훈련장으로 출근해 훈련을 하고 오후 전술훈련까지 마친 현준은 더 이상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원래는 훈련장에서 마음 내킬때까지 훈련을 하고 집에 올 생각이었다. 그래야 잠이 잘 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코치진들의 만류에 결국 쫓겨나듯이 트레이닝 센터를 나와야만 했다. 부상 위험과 함께 내일 경기로 인해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이유였다. "그렇다고 몸이 멀쩡하다고 얘기할 수도 없고..."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와 함께 순수한 마기로 인해 자신의 몸 상태는 최상 그 자체였다. 밤새도록 훈련을 하고 그 다음날 풀타임 경기를 소화해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기에 현준은 결국 그들의 만류로 인해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악마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아...잠도 안 오네..." 어떻게든 잠에 들기 위해 몸을 뒤척거려봤지만 그럴때마다 정신은 더욱 더 말똥말똥해지고 있었다. 결국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현준이었다. "이래서 축구선수들이 일찍 결혼하는건가...?" 외로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느꼈던 익숙한 감각이었다. 일찌감치 혼자살았던 만큼 외로움에 대해서는 이제 익숙하다 생각했지만 역시 인간은 혼자서는 살지 못한다는 동물이 맞는 모양이었다. 이럴때 리리스가 있었더라면 그래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열정적인 밤을 보냈을지도 몰랐다. "리리스가 없으니까 그래도 심심하...아...?" 현준의 입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터져나왔다. 외롭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악마를 그리워하다니? 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마왕인 만큼 별일이야 있겠냐만은 벌써 한달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리리스였다. 자신과 계약한 이후로 단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기에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비록 순수한 마력이 순수한 마기로 바뀌어 악마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특별히 자신이 인간이었을때와 차이점을 못 느끼는 현준이었다. 달라진 점이라고는 그냥 신체적인 능력이 인간들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점 뿐이었다. 악마가 살고 있는 마계로 가거나 악마들의 능력이라는 인간들의 마음을 조종한다? 그런것은 전혀 하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현준이 자신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서 할 수 있는 능력은 오직 하나였다. 악마의 기운을 흡수했을 때처럼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자신의 축구실력을 드높이는 일 뿐이었다. 결국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현준은 다시 자신의 침대로 들어가 억지로 눈이라도 붙여야 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가서 친구들이라도 만나야 겠어. 수진이와 희연이도 못 본지 꽤 오래 되었네..." 프리미어리그로 온 이후 단 한번도 연락을 해보지 못한 여인들이었다. 비록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 몸을 섞었다고는 하지만 그때만큼은 그녀들에게 진심이었기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녀들과 연락을 해볼 생각은 현준이었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성공적인 축구팀중 하나인 리버풀은 영국 문화에서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팀이었다. 영국 축구하던 특징적으로 묘사하는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고 미디어에서도 가장 처음으로 다뤄진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다. BBC 가 매치 오브 더 데이의 첫 방송에서 리버풀와 아스널의 경기가 하이라이트로 중계되었고 리버풀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컬러 TV 방송으로 가장 처음 생중계 되기도 했었다. 또한 열광적인 팬클럽인 더 콥도 리버풀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09-10 시즌 7위를 기록하며 실망적인 시즌을 치뤘고 이번 시즌 역시 리그 초반에는 강등권까지 떨어지며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던 리버풀이지만 지금은 리그 5위 그리고 4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리버풀이었다. 그렇기에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은 이번에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 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상대는 툰이라는 별명의 뉴캐슬이었다. "뉴캐슬이라...앤디의 홈팀이네." 라커룸에서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던 현준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현준과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는 한때 뉴캐슬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인 앤디 캐롤이 있었다. 라커룸 밖에서는 이번 경기 승리를 바라는 서포터즈인 더 콥의 응원소리가 크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프리미어리그를 응원하시는 축구 팬 여러분. 오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리버풀과 뉴캐슬과의 경기를 중계할 캐스터 조민호입니다. 오늘도 해설위원에는 신연호 해설위원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연호입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도 단 4경기밖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선두권 싸움이 굉장히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토트넘이 첼시와의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6위로 물러나고 리버풀이 올라섰습니다. 4위인 맨체스터 시티하고는 승점 2점차인데요. 만약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리그 4위로 올라서게 되거든요? 리버풀로써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경기지요.] 벌써 1년이 넘게 프리미어리그 중계로 호흡을 맞춰온 두사람답게 자연스럽게 방송을 해나가며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있었다. [네. 이번 경기 리버풀의 상대는 뉴캐슬입니다. 뉴캐슬. 이번 시즌 1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어떤 팀입니까?] [90년대만 하더라도 전성기를 지내며 프리미어리그의 부흥을 이끌었던 팀인데요. 아시는 축구팬들도 많겠지만 그때에는 당대 최고의 공격수인 앨런 시어러가 있었죠.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세계 최고의 중앙 공격수로 평가받는 앨런 시어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대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기도 합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리그 4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 리그 16강에도 진출했던 팀인 데 말이죠. 2004년 이후로 끝없는 부진을 보이는 안타까운 팀이기도 하지요.] [리버풀과 뉴캐슬. 대부분 전문가들의 평가로는 리버풀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물론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경기 결과는 끝나봐야 알겠지만은 연승으로 기세가 타오르는 리버풀을 뉴캐슬이 막아내기엔 조금 힘겨워보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경기가 열리는 곳은 리버풀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거든요.] 축구경기에서 홈과 원정경기는 승부에 꽤나 큰 영향을 미친다. 익숙한 경기장은 물론 잔디상태 또한 홈팀 서포터즈의 열렬한 응원 때문이다. 또한 심판도 홈팀에게는 알게모르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더 콥은 프리미어리그 서포터즈들 중에서도 가장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서포터즈였다. [이번 경기 김현준 선수가 이번에도 선발로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데요. 김현준 선수는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바 있죠?] [네. 첼시 시절 칼링컵 32강전에서 후반 7분 3-1 상황에서 지고 있는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1골 2도움을 올리며 4-3 대역전승을 이끌었었죠. 그렇기에 김현준 선수의 존재가 뉴캐슬로서는 꽤나 부담스러울 게 분명합니다.] [또한 뉴캐슬에 득점을 책임지고 있던 앤디 캐롤 선수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었는데 말이죠. 비록 벤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 경기장에 나타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어찌되었던 뉴캐슬로서는 굉장히 힘든 경기가 될 듯 싶군요.] 리버풀의 선수들과 뉴캐슬의 선수들이 동시에 경기장으로 입장하자 리버풀의 서포터즈들인 자신들의 응원가인 You'lㅣ naver walk alone 을 열창하며 선수들을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현준이 모습을 드러내자 안 필드에 위치한 더 콥의 응원소리는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부터 모습을 드러내어 6경기에 출전해 무려 10골을 터뜨리며 페르난도 토레스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는 현준이었다. 당연히 리버풀 팬들의 사랑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가 없었다. 리버풀이 사랑했던 소년인 페르난도 토레스의 응원가를 개사해 만들어준 현준의 응원가가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목소리에 우렁차게 흘러나왔다. 식전행사가 끝나고 곧바로 포지션을 잡으며 경기를 치르기 위한 준비를 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곧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연참... 생각해보니 이번주 주간 노블레스 베스트를 악마의 계약이 1위를 했더군요. 연희삼국지V랑 동시에 연재를 하고 있긴 한데...네. 연참... 알겠습니다. 연참하도록 노력할게요. 시간날때 좀 많이 써놔야 겠네요. 00141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오후 8시라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BE 엔터테인먼트 2층 휴게실에는 수 많은 연습생들 혹은 아이돌 가수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Tv 를 시청하고 있었다. 밖은 이미 해가 져 어두컴컴했지만 매번 고된 연습을 하고 집에 늦은 그들이었기에 늦은 시간에 대해서 걱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가끔씩 연습실에서 잠을 자고 가는 연습생들도 있었다. 대한민국에서도 내노라하는 아이돌들과 그런 꿈을 키우는 연습생들이 이렇게 휴게실에 모인 까닭은 바로 BE 엔터테인먼트 아이돌중 가장 선배인 승호 때문이었다. "자자! 다들 왔지?" 리버풀 그리고 김현준의 광팬이라는 것 때문일까? 오늘 리버풀과 뉴캐슬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가 생방송된다는 정보를 재빠르게 입수하고는 이렇게 아이돌과 연습생을 불러모은 것이었다. 승호의 제안에 남자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연습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경기시작이 삼십분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휴게실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여자 연습생들이나 아이돌 역시 호기심에 휴게실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현준 오빠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은 오랜만이네요. 그쵸?" "아...응. 그렇네." 연지의 말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진이었다. 워낙 바쁜 일정과 고된 연습 때문에 언제부터 현준의 경기를 챙겨보지 않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수진이었다. 물론 수진 자신이 현준의 경기를 일부로 피하는 것도 있긴 있었다. 그러나 승호의 제안에 하루종일 연습에 집중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이렇게 휴게실로 발걸음을 향한 수진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돌과 연습생들 사이에는 일찌감치 가장 좋은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고승우 팀장도 있었다. 고된 연습 때문에 연습생들이 힘들어하던 찰나에 이런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승호의 제안에 흔쾌히 허락을 하고 이영학회장에게 허락까지 맡은 그였다. [안녕하십니까? 프리미어리그를 응원하시는 축구 팬 여러분. 오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리버풀과 뉴캐슬과의 경기를 중계할 캐스터 조민호입니다. 오늘도 해설위원에는 신연호 해설위원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연호입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도 단 4경기밖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선두권 싸움이 굉장히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죠?]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는 프리미어리그라 해." 어렸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역이민을 온 체리 쥬빌레 출신의 멤버인 줄리아가 Tv 에 귀를 기울이다가 궁금한 게 생겼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리자 재빠르게 승호가 설명을 해줬다. "1부리그가 제일 높은거야? 프리미어리그는 유명해? 미국에서는 축구보다는 야구가 훨씬 유명한데 미식 축구도 있고 말이야." "응? 응. 세계 3대 리그중 하나라고. 이탈리아의 세리에 A 라거나 에스파냐의 프리메라리가를 포함해서 말이지. 저런 큰 무대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뛰고 있는 거라고!" "대단한거야? 프리미어리그엔 우리나라 선수가 별로 없어? 왜?" 축구에 대해 별다른 지식도 없었고 워낙 호기심 많은 소녀였던 만큼 승호에게 폭풍질문을 내뱉기 시작하는 줄리아였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질문에 답을 해준 것은 마케팅팀장인 고승우였다. "프리미어리그와 같은 세계 3대리그는 축구 선수를 하는 사람들로써는 꿈이나 다름없는 리그나 다름없단다. 그래. 이렇게 설명하면 빠르겠다. 대한민국의 출신의 가수로써 빌보드차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나 할까?" "예에?!" "그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게 대단하다는 거지. 박지성 선수의 이름은 들어봤지?" "네." 축구에 대해서 잘 모른다하더라도 국민영웅인 박지성의 이름은 들어본적이 있는 줄리아였다. 2002 한일 월드컵의 활약도 있었고 매스컴에서 가장 요란하게 다루는 인물이 바로 박지성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박지성 선수와 동일한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바로 오늘 나올 김현준이라는 선수란다. 게다가 꽤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도 있지. 아직 4경기가 남았다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니 말이야." "한마디로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한거죠. 그것도 1년만에..." "하하하! 그렇게 되는 셈인가?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맞긴 맞지." "우와..." 승우의 말에 설명을 이어붙이는 승호였다. 그런 두 남자의 대화에 줄리아는 멍한 표정으로 다시 Tv 로 시선을 돌려야 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얘기를 듣자하니 김현준이라는 선수의 나이는 이제 고작 23살 이었다. 자신과 비교해서 3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그런 대단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게 존경스러운 줄리아였다. "시작한다!" 승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뉴캐슬의 선축으로 시합이 시작되었다. 이번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두겠다는 듯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오는 리버풀이었고 그럴때마다 TV 경기를 중계방송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 역시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우와 너무 빨리 화면이 돌아가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저기 17번 등번호를 달고 있는 선수가 김현준 선수야. 그리고 붉은색 유니폼이 김현준 선수가 뛰고 있는 팀이고." 빠르게 중계화면서 넘어가자 눈이 어지러운지 고개를 흔드는 줄리아의 말에 승호가 손가락으로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검은 머리의 한 선수를 가르켜 주었다. 그 선수가 김현준이라는 말에 다시 눈을 부릅뜨며 김현준선수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줄리아였다. 그렇게 줄리아가 얼마나 뚫어지게 김현준의 모습만을 바라봤을까? 뉴캐슬의 대니 심슨의 부정확한 패스를 가로챈 스피어링이 재빠르게 카윗에게로 패스를 했고 카윗은 중앙쪽으로 빠르게 쇄도해 들어가는 수아레즈에게 공을 찔러넣었다. "기회다!!!" 카윗이 수아레즈에게 공을 찔러넣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높이는 승호였다. 그리고 수아레즈는 가볍게 발로 방향을 바꿔 현준에게 패스를 보냈고 공을 잡은 현준이 재빠르게 뉴캐슬의 선수 하나를 가볍게 제치고는 골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찬스예요!] [침착해야 합니다! 김현준 선수!] 전반초반부터 쉽게 일대일 찬스가 오자 흥분된 목소리로 중계를 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었다. 그리고 그런 해설위원의 심정이 빙의가 됐는지 승호 또한 흥분을 한 채 Tv 속으로 빨려들어갈 듯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슛!! 슛!!!" "푸훗!" 마치 어린아이처럼 입에 침을 튀기며 응원을 하는 승호의 모습이 웃긴지 몇몇 소녀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승호뿐만이 아니었다. 마케팅팀장인 고승우역시 승호와 똑같이 연신 슛을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뉴캐슬의 팀 크룰 골키퍼가 뛰쳐나오기 시작하는 일대일상황에서 현준이 가볍게 감아찬 공이 크룰 골키퍼의 옆을 지나서 골문 오른쪽 아래로 빨려들어갔다. "들어갔다!" "와아아!!!" "파하하하!!!" 골이 터지자 승호와 고승우팀장이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이 가까스로 웃음을 참고 있던 다른 소녀들도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그리고 김현준의 프리미어리그 25호골 이라는 문구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나마 승호의 같은 그룹인 크로싱의 멤버들은 이런 승호의 모습을 처음보는 것은 아닌지 애써 무시하며 Tv 를 바라볼 뿐이었다. 현준의 골이 터지자 난리가 난 리버풀의 안 필드였다. 오늘도 역시나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을 지닌 리버풀의 보물은 자신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뉴캐슬의 골망을 가르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선수의 활약에 자신들은 응원으로써 보답해야만 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한 목소리로 리버풀의 머플러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응원하는 서포터즈 더 콥의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여자 아이돌 혹은 연습생들의 눈빛이 몽롱하게 변해갔다. 서포터즈를 향해 양손을 넓게 펼치고 있는 현준의 앞에 얼핏 봐도 수만이 넘는 사람들이 똑같은 붉은색의 머플러를 들고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을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대단하지? 매번 저런 곳에서 김현준 선수는 뛰고 있는 거란다. 너희들도 열심히만 한다면 저런 인기를 끌 수 있어. 빌보드 차트에서 말이지. 김현준 선수가 저런 곳에서 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상상이나 가겠니?" "아...아뇨..." 승우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는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지우였다. 매력적인 보이스와 뛰어난 가창력. 그리고 귀여운 외모로 대한민국 아이돌중에서는 수위의 인기를 달리는 있는 그녀긴 했지만 방금 전 수 많은 관중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준과는 비교대상조차도 되지 못했다. 그런 승우의 말을 듣고 있던 수진 역시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후 경기가 재개되었고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Tv 에 정신을 집중하는 그들이었다. 아쉬운 기회가 나올때마다 머리를 감싸쥐기도 했고 골이 터지면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나눴고 결국 경기는 김현준이 소속된 홈팀인 리버풀이 3-0 이라는 큰 점수차로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김현준은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말처럼 1 골 1 어시스트를 올리며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김현준! 뉴캐슬 상대로 시즌 25호골 폭발! 득점왕 눈 앞에!" "놀라운 신예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첫 진출에 득점왕 눈 앞에 두고 있어!" "AP 통신, 김현준에게 이례적으로 집중적인 조명. '리버풀의 핵심'" "리버풀. 김현준에게 재계약 원한다." "김현준의 놀라운 활약에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AC 밀란과 인터밀란 역시 큰 관심을 보여." 대한민국의 기사는 그야말로 김현준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은 36라운드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또 한번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2-5 완승을 이끌었다. 김현준의 활약은 거기에서 끝이 나지 않았다. 37라운드 토트넘과의 홈 경기에서도 비록 골은 터뜨리지 못했지만 카윗과 캐롤의 골을 돕는 2 어시스트를 올려 2-0 승리를 이끌었고 마지막 38 라운드 경기가 남은 가운데 리버풀은 드디어 첼시 FC 를 제치고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거머쥘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4위에 올라선 것이었다. 계속된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첼시는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승점을 잃었고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2연패를 당한 후 이어진 리그경기에서 내리 연패를 당하며 어마어마한 승점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에게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제길..." 그 덕분에 첼시의 팬 블루스와 언론에서 두들겨 맞고 있는 안첼로티 감독이었다. 리그 초반만 하더라도 주축선수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연승행진으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그였지만 무너지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준이 거기서 그렇게 부활할 줄 누가 알았냐고...!" 안첼로티 감독의 입장으로서는 그야말로 답답한 심정이었다. 5000만 파운드. 약 893억원 이라는 천문한적인 거금을 들여 이적한 토레스는 무려 100일동안 골침묵을 보이다가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에서 결국 첫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후에도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램파드의 대체자로 K 리그의 대전 시티즌에서 영입되었다가 토레스의 트레이드 카드로 무려 3500만 파운드라는 거금까지 엮어 리버풀로 떠나간 김현준은 한달만에 부진을 털어내더니만 리버풀 소속으로 무려 14골 5 어시스트라는 경이적은 활약을 보이며 연신 상한가를 치고 있었다. "젠장...난 이적을 반대했다고." 그 덕분에 바보같은 감독 바보같은 구단주라고 놀림을 받고 있는 첼시였다. 이적 후 리그에서 1골만을 터뜨린 스트라이커를 영입하기 위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거의 확실한 김현준을 1500만 파운드라는 헐값에 라이벌팀에 넘겨줬으니 말이었다. 그 덕분에 리버풀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가 언론에서 첼시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웃지 못할 기사도 나오기까지 했다. "다음경기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돼. 그래야만..." 이미 첼시의 감독직을 계속할 생각은 없었다. 이번 시즌 부진으로 인해 어차피 구단주와 운영진 역시 자신의 감독직을 연임시킬 생각은 없어보였다. 언론에서는 꾸준히 안첼로티 감독을 믿고 가겠다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자신이 더욱 잘 아는 법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이대로 마지막까지 남은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리버풀과의 승점차는 2점. 그리고 남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한 1경기였다. 5월 23일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경기를 남겨두고 있었고 첼시는 에버튼과의 원정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첼시가 불리한 일정이었다. 리버풀이 상대할 아스톤 빌라는 현재 리그 13위였지만 에버튼은 리그 7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리그 4위 진입의 꿈을 버릴 수 없는 안첼로티 감독이었다. 잠시 후에 첼시의 수석 코치가 들어오자 안첼로티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과 부상상황을 보고 받고서는 자신들이 상대한 에버튼 선수들의 주요 움직임과 전술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라운드 경기가 시작되는 5월 23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23일 월요일 아스톤 빌라의 홈구장인 빌라 파크에는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수 많은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번 마지막 경기로 인해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확정되거나 탈락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더 콥이었다. 원정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수 많은 더 콥들은 리버풀을 상징하는 깃발을 휘날리며 빌라파크에 들어서고 있었고 미리 경기장에 입장한 원정응원팀 좌석에는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희망하는 그리고 오늘도 활약을 부탁하는 리버풀 선수들의 응원문구가 새겨진 포스터를 들고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00142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원정경기인데도 엄청나네..." 선수단 버스에서부터 리버풀을 응원하며 You'll never walk alone 을 부르는 서포터즈들을 보았던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뒤에서 딱딱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 만큼 서포터즈 더 콥의 사랑을 받는 리버풀이니까 말이지." "아...?! 스티브?" 비록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일찌감치 시즌아웃 판정을 받은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의 등장에 라커룸에 있던 선수들이 전부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비록 벤치에는 앉지 못하지만 오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온 제라드였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결정되었다. 작년에도 리그 7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좌절되었던 리버풀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만큼은 승리를 거둬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확정짓기 위해 열의를 불태우는 선수들이었고 그런 선수들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제라드 역시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라커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일찌감치 집에서 딸들과 TV 를 봐야하는 거 아니요?" 제라드의 딸 사랑은 팀 동료들에게는 유명했기에 그렇게 분위기도 풀겸 장난치며 제라드에게 다가가는 카윗이었다. 2006년에 리버풀에 입단해 무려 5년간 호흡을 맞췄던 동료인 카윗이었기에 그런 농담에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이는 제라드였다. "아아...그래도 마지막 경기는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서 말이지. 카윗. 잘 부탁한다." 카윗을 부르는 제라드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스티브.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경기 승리를 거둬 자네를 챔피언스 리그로 보내줄테니까 말이야." "나도 있다네." 카윗의 말에 이야기를 듣고 있던 리버풀의 부주장이자 현재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가 몸을 일으켰다. 1996년부터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선수로 제라드와 함께 리버풀 유스에서 자라서 오직 리버풀에서만 뛰고 있는 선수였다. 또한 열정적이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그만큼 리버풀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도 있는 선수였다. 캐러거의 말에 제라드의 입가에 보기 좋은 미소가 걸렸다. 그렇게 선수들 하나하나에게 힘을 내라는 말을 해준 제라드는 마지막으로 현준의 앞에 섰다. 현재 리버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다 이 선수를 꼽았다. 검은 머리의 동양인 남자.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김현준이었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선발출전을 한 이후로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경이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는 현준이었다. 한때 제-토 라인이라고 불렸던 리버풀이 사랑했던 남자 토레스의 공백을 단숨에 메꿔주고 있는 그의 활약을 떠올리던 제라드였다. "부탁한다." 그리고 차분한 제라드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제라드의 말에는 무게가 담겨 있었다. 이제까지 자신의 인생을 바치며 뛰어왔던 리버풀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그런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웃으며 대답했다. "네. 스티브. 이렇게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오랜만이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최선을 다해 승리를 스티브에게 안겨드릴게요." "고맙다." "그러고보니 스티브 생일이 5월 30일이었지? 생일 축하 선물을 이것으로 줘야겠구만?"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이면 생일 선물로 충분하지." 카윗의 농담과 함께 그것을 받아치는 제라드의 대꾸에 고요한 침묵이 휘감았던 라커룸이 시끌벅쩍 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현준도 끼어있었다. 시합 전까지 조용히 시간을 때우려면 현준의 손을 수아레즈가 잡아끌며 시끌벅쩍한 무리들 사이로 끼어 들어갔던 것이다. 그리고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라커룸에 모습을 드러내며 오늘 있을 마지막 경기에 대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멘트를 날렸고 현준을 포함해 오늘 선발 출전하는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늘도 여전히 스쿼드에 변화를 보이는 리버풀입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공백을 메꾸지 못하고 있는 리버풀입니다만 그래도 계속된 연승으로 기세를 타오르며 결국 첼시 FC 와 리그 4위를 두고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게 되었죠?] 리버풀의 선축으로 빌라파크에서의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38라운드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확실시된 현준을 중계하기 위해 한국의 중계석이 요란스럽게 시합을 중계하고 있는 것처럼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마틴 테일러 캐스터가 자신의 옆에 앉은 리버풀의 전설 이안 러쉬를 바라보았다. 이안 러쉬. 웨일즈 세인트 아사프 출신으로 태어나 웨일즈 국가대표로 73경기 28골을 넣었고 선수였다. 리버풀의 전설중 한명으로 리버풀 소속으로 무려 15번의 해트트릭을 기록 리버풀 소속으로 무려 229골을 터뜨린 선수였다. 그만큼 아직까지도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렇습니다. 리그 초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원래의 모습을 보이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리버풀입니다만...역시나 빈약한 스쿼드가 계속된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아쉽군요." "그러고보면 케니 달글리쉬 감독과 러쉬는 영혼의 투톱이라 불리며 리버풀의 리그 우승 5회 그리고 유럽대항전 우승 1회를 차지하면서 리버풀의 황금기라고 불렸죠?" 자신을 띄어주는 캐스터의 말에 러쉬는 조용히 웃음을 지었다. "이번 시즌 선수단에 엄청난 변화를 주었던 리버풀인데요. 특히 공격진의 변화가 두드러졌죠? 리버풀이 사랑했던 남자 페르난도 토레스가 그야말로 천문한적인 금액으로 첼시로 떠나고 동양에서 온 검은머리의 선수 준을 영입한 리버풀 아닙니까?" "네. 결과론적으로 말하면 준의 영입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혹시 김현준 선수와 친분이 있으십니까?" 마틴 테일러 캐스터의 질문에 이안 러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현재 리버풀의 홍보 대사로 있는 자신이었다. 당연히 김현준이 처음 입단했을 때도 그와 악수를 나눴던 자신이었다. "처음 그가 입단했을 때 본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대단한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슬럼프로 인해 컨디션이 굉장히 나쁜 상황이었고 자신감도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선수로써 조언을 해주기도 했지만 그때 만큼은 그가 리버풀의 스쿼드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 거라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이안 러쉬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지금 현준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할 일입니다. 말 그대로 경이적이죠. 준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그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그와 함께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세계 그 누구든지 가슴을 뛰게 만들게 분명합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등 현재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축구 스타들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시대의 아이콘들로 탄생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이 현준이 될 거라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이안 러쉬였다. "그는 현재 리버풀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버풀 소속으로 고작 9경기를 뛰었지만 2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20개가 넘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지요. 그것은 나라도 절대 해낼 수 없는 기록일 것입니다." "대단한 평가로군요. 러쉬." "만약 준이 계속해서 뛰게 된다면 리버풀은 다음 시즌 어떤 타이틀이던지 따야만 될 겁니다. 안 그러면 케니라도 경질 논란에 휘말릴지도 모르죠.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리버풀은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서포터즈들에게 말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더라도 내년이 있으니까요." 그렇게 이안 러쉬가 충격적인 말을 방송에서 내보내고 있을 무렵 그라운드 내에선 연신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무승부조차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리버풀은 맹렬하게 아스톤 빌라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계속 움직여!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마!" 스틸리얀 페트로프. 아스톤 빌라의 주장으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더불어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였다. 2006년에 현재 기성용이 뛰고 있는 셀틱에서 이적한 뒤 아스톤 빌라에서도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로 오늘도 주장 완장을 차고 미드필더로 리버풀을 상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은 아스톤 빌라의 미드필더진을 상대로 한 발짝 빠른 패스로 아스톤 빌라의 압박에서 벗어나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계속된 승리로 플레이에 자신감이 들어가 있는 것도 한 요인이었지만 언제든지 자신들의 공격수들이 골을 넣어줄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강하게 들어가 있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아스톤 빌라 역시 만만한 팀은 아니었다. 스튜어트 다우닝은 물론 2009년 잉글랜드 축구협회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은 물론 피스컵 안달루시아 최우수상을 받은 애슐리 영도 포진되어 있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뛰고 있는 가브리엘 아그본라허 역시 호시탐탐 리버풀의 골문을 노리고 있었다. "준을 마크해! 절대 공을 받게 하지마!" 그리고 전반 30여분이 흘러갔을 무렵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로 인해 여타 다른 축구선수들과 비교해도 월등할 정도의 체력을 자랑하는 현준이었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도 공격수는 제일 1선의 수비수라는 말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비에 참여하는 현준이었고 그 탓에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공격작업을 펼쳐나가야만 했다. 더군다나 이미 리그 잔류를 확정지은 아스톤 빌라였다. 이번 경기 승리를 거둬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확정지어야하는 리버풀과는 움직임의 무게가 달랐다. 연신 페트로프가 선수들에게 의욕을 불러 일으키며 선수들을 독려하며 전술상의 흐트러짐을 방지했지만 결국 틈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으읏!!" 하프라인에서 길게 날아온 전진패스에 카윗과 콜린스가 경합을 벌였다. 그리고 몸싸움으로 결국 공을 차지한 것은 카윗이었고 공을 잡자마자 카윗을 사이드 라인을 타고 빠르게 뛰어들어가고 있는 조 콜에게 공을 찔러넣었다. 와아아아!!! 공간을 제대로 차지한 채 빠른 속도로 들어가는 조 콜의 모습에 리버풀의 팬들 더 콥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그런 조 콜의 앞을 카일 워커가 가로막았지만 만능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기술과 창의적인 패스에서는 타의 추종을 발휘하는 조 콜이었다. 비록 서른이 다된 나이였지만 그 축구 센스가 어디로 가지는 않았는지 조 콜은 재빠르게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카일 워커를 피해서 중앙으로 뛰어들어오고 있는 현준에게 공을 밀어주었다. "가!! 가라고!! 달려!!!" 현준의 공을 잡자 관중석 특히 원정팀 서포터즈가 모여있는 구역에는 구야말로 선수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는지 17 번의 배번을 달고 있는 준은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들 사이로 공을 빼내며 골문 안쪽으로 점점 들어가고 있었다. 루이스 수아레즈 역시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좌우로 움직이며 선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뒤쪽에서 쫓아온 카일 워커가 현준에게 태클을 할 무렵 현준의 발끝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럼 움직임쯤은 이미 알고 있다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에서 요동치는 순수한 마기가 아스톤 빌라 선수의 움직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미 그 선수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만큼 다음 플레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냉철하게 판단해 움직인 현준이었다. 철렁! 눈이라도 달린 듯 옆에서 태클을 가해오는 카일 워커의 발을 피해 현준의발 끝에 맞은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수아레즈에게로 향했고 수아레즈는 가볍게 공을 골문으로 집어넣었다. 거미손이라고도 불리는 프리델 골키퍼 그리고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인 리차드 던이 골문 앞에 있었지만 그 누구도 반응하지 못하고 공이 골문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볼 뿐이었다. 우와아아아!!! 골이 성공되었다는 것과 동시와 우레와 같은 더 콥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더 콥은 한 명도 빠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며 환호성을 질러대었고 골을 성공시킨 수아레즈는 현준의 손을 잡고 미친 듯이 어디론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 거야?" "따라와! 스티브가 기다리고 있다고." "어...?" 선제골을 성공시키자 리버풀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현준과 수아레즈를 맞이 했다. 그리고 그쪽 뒤편에는 다른 관중들과 마찬가지로 일어나서 박수를 치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다. '언제 이런 세리머니를 정해 놓은거야?' 이미 골 세리머니를 정해놨는지 카윗과 캐러거 역시 스티브가 있는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골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하는 수아레즈와 현준을 잡고 있던 중계카메라들이 스티븐 제라드를 발견하고는 곧 제라드를 찍기 시작했고 자신을 주시하는 카메라 움직임이 부담스러웠는지 제라드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선제골을 얻어맞은 아스톤 빌라는 약이 바짝 올라 있었다. 더군다나 단 한명의 부상선수 없이 최상의 전력으로 출전한 자신들이 아닌가? 비록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의 Big 4라고 불리는 강팀이었지만 자신들 역시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었다. "더욱더 압박하고 좌우로 크게 움직여!" 비록 1점 앞서나가고는 있지만 아스톤 빌라에는 스튜어트 다우닝과 애슐리 영이라는 걸출한 윙어들이 있었다. 빠르게 측면을 파고들며 대런 벤트와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에게 이어지는 크로스는 리버풀의 간담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패널티 안쪽으로 빠르게 날아들어오는 크로스는 대부분 캐러거가 걷어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겠다는 투혼일까? 34살의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에 파비오 아우렐리우와 마르틴 스크르텔 역시 캐러거와 호흡을 맞춰 아스톤 빌라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이번 챕터 마무리네요. 다음 챕터부터는 한국에서의 일을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국가대표 이야기도요. 그럼 좋은밤 되세요. 00143 현준, 화려하게 복귀하다. =========================================================================                            혼신을 다한 수비. 그런 리버풀 수비수들의 플레이에 공격작업은 잘 펼쳐나가고 있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이었다. 패널티라인까지 공을 몰고 접근해들어가도 어느새 슈팅을 하려고 하면 몸으로라도 공을 막아내는 리버풀의 수비수들 때문이었다. "쳇..." 또 한번의 슈팅이 스크르텔의 몸에 맞고는 골라인밖으로 튕겨나가는 모습에 아그본라허는 짜증나는 듯 스퍼트로 잔디를 콱콱 밟아대었다. 벌서 2번이나 리버풀의 골문을 노리고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슈팅으로 연결시키지 못할 까닭이었다. 아그본라허 뿐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와 투톱을 맞고 있는 벤트는 슈팅조차도 날리지 못했다. 그만큼 리버풀 선수들이 둘의 움직임에 따라 매섭게 달려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코너킥이 이어졌지만 높게 날아온 아스톤 빌라의 공을 재빠르게 캐러거가 헤딩으로 걷어내었고 이어서 리버풀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와아아아!!! 전광석화를 말처럼 순식간에 공격작업을 펼치며 아스톤 빌라의 진영으로 공을 보내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좋아...그럼 가볼까?!' 제이 스피어링이 찔러준 공을 받은 현준은 엄청난 스피드로 공을 몰고 오른쪽 대각선으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움직임에 맞춰 순수한 마기가 몸에서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어서 빨리 자신들을 밖으로 표출해 내달라는 움직임이었다.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현준의 근처에 있던 아스톤 빌라 선수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프리미어리그 1년차에 불과한 어찌보면 애송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선수였지만 현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기록은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수아레즈나 카윗 역시 자리를 바꾸어 아스톤 빌라의 수비진들의 신경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 [김현준 갑니다!!! 기회예요!!!] [리버풀 역습찬스! 수비수가 3명밖에 없어요! 3 대 3입니다!] 찬스를 잡은 리버풀 그리고 공을 몰고 나가는 선수는 바로 대한민국 국적의 김현준인 만큼 당연한 말처럼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손에 땀을 쥐며 중계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현준의 막을 아스톤 빌라의 한 선수가 가로막았다. 리차드 던이었다. 더 이상 현준의 돌파를 허용했다가는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이었다. 에버튼에서 데뷔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9년동안 부동의 수비수로 자리잡았던 그였고 09/10 시즌 아스톤 빌라로 이적해 강력한 제공권과 노련한 통솔력으로 아스톤 빌라의 주장이자 주전 센터백으로 은퇴했던 마르틴 라우르센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든 선수였다. 그리고 리차드 던은 현준의 드리블 방향을 살펴보다가 재빠르게 진행 방향을 막고서는 현준의 발 사이에 있는 공을 향해 태클을 시도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이나 넘게 뛰어온 선수인 만큼 깔끔하고 완벽한 태클이었다. "어...?" 10여년이 넘는 프리미어리그의 경험으로 공의 진행방향도 그리고 선수의 움직임도 읽고 들어간 완벽한 태클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느낌이 드는 리차드 던이었다. 자신의 눈에 현준의 몸에서 아지랑이가 살짝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무...무슨...?!' 괴기한 현상에 던은 순식간에 재빠르게 눈을 감았다 떴다. 하지만 아지랑이는 보이지 않았고 어느새 축구공이 허공으로 튀어오르며 자신의 태클을 피해 그라운드의 빈 공간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재빠르게 공을 낚아채고는 패널티 라인으로 빠른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던의 눈에 잡혔다. 와아아아!!! 태클을 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언제 수비수들이 공을 노리고 발을 내뻗을 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묘기에 가까울 정도로 공을 살짝 띄어서 태클을 피해내는 현준의 플레이에 환호성을 지르는 서포터즈였다. 더군다나 그 상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0여년을 넘게 뛰어온 베테랑 수비수 리차드 던이었다. [김현준 절묘하게 던 선수의 태클을 피했습니다! 김현준!!!] 리차드 던이 태클을 가할 때만 하더라도 조민호 캐스터 역시 현준의 공을 뺏기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만큼 던의 태클이 완벽하게 현준을 향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개인기로 던의 태클을 무색하게 만들어 패널티 라인 안쪽으로 파고들어가는 현준의 플레이에 계속해서 쉬지 않고 조민호 캐스터였다. "읏...!" 던이 현준을 막지 못하고 무너지자 어쩔 수 없이 현준을 막기 위해 앞으로 뛰쳐나온 콜린스였다. 현준을 막게되면 카윗이 노마크로 담게 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현준에게 완벽한 슈팅 찬스를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역시나 예상대로네...악마의 힘이라는 게 정말 대단하네.'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했지만 여전히 감탄스러운 능력이었다. 콜린스의 움직임에 현준은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근육의 움직임으로 콜린스가 자신을 막기 위해 뛰쳐나올 것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눈에는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의 공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브레드 프리델 골키퍼도 들어오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나?' 직접 슈팅을 때려도 그리고 동료들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결국 결정을 내린 현준이었다. 1경기 밖에 남지 않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28골을 득점한 자신이었다. 2위하고는 무려 7골 차이가 났다. 그리고 발을 들어올리는 현준의 모습에 콜린스가 다급한 표정으로 재빠르게 현준과 몸을 부딪쳤다. [김현준 슛!!! 아! 아닌가요?!] 하지만 현준이 찬 공은 빠른 속도로 골대가 아닌 카윗에게로 굴러갔고, 카윗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프리델과 일대일 찬스에서 너무나도 쉽게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넣었다. [골!!! 골입니다!!! 리버풀 추가골!] 와아아아아!!! 또 한 번의 추가골이 터지자 아스톤 빌라의 서포터즈는 고개를 숙였고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은 경기장이 떠나가는 환호성을 질러대었다. 아스톤 빌라의 홈 경기장인 빌라파크였지만 마치 이 곳이 안 필드라도 되는 양 함성을 지르는 더 콥이었다. [아! 김현준 선수 정말 침착합니다. 그대로 슈팅을 날렸어도 되었지만 동료가 완벽한 찬스에 놓여있다는 것을 아주 절묘하게 이용했어요. 김현준 선수 정말 침착합니다. 시야도 굉장히 넓어요. 아스톤 빌라의 두 선수와 맞닥뜨리면서도 자신의 동료들이 어디에 있는 잘 파악하고 있어요. 놀라운 선수입니다.] 그라운드에서 카윗에게 머리를 얻어맞으며 기쁜 표정으로 축하를 나누는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는 신연호 해설위원이 정말로 감탄했다는 듯 현준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사실 저렇게 완벽한 찬스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패스가 아닌 슈팅을 선호했다. 더군다나 현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에 있을 정도로 골을 성공시키는 능력이 탁월한 선수가 아니던가? 자신의 슈팅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만도 했는데 팀을 위해서 어시스트를 했다는 점에 높은 평가를 내리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정말 놀라운 선수입니다. 이제 23세지 않습니까? 비록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김현준 선수의 활약이 정말로 기대되는군요.] 이미 김현준의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에 발탁될거라고 확신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저런 플레이를 보이는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경기 재개를 알리는 휘슬이 불렸고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는 서로의 골문을 열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아스톤 빌라는 홈 팬들의 앞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리버풀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겠다는 마음때문이었다. 후반전 애슐리 영이 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곧바로 현준이 중거리 슛으로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열었고 결국 경기는 3-1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가레스 베일, PFA 올해의 선수 선정. [EPNM - 김민성 기자] 가레스 베일(토트넘 핫스퍼)와 잭 윌셔(아스널)이 영국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유망주'로 선정됐다. AP 통신은 "베일이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PFA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1974년 제정된 PFA 올해의 선수상은 EPL 소속 선수들이 팀 동료를 제외한 선수를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동료들이 주는 상이라 더욱 뜻 깊은 의미를 지닌다. 베일은 다비드 지놀라, 클리프 알렌, 펫 제닝스에 이어 토트넘 역사상 4번째 'PFA 올해의 선수'가 되었다. 동시에 이안 러쉬, 마크 휴즈, 라이언 긱스의 뒤를 이어 네 번째 웨일즈 출신 'PFA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선수가 되었다. 한편 첼시 소속이었다가 반년만에 리버풀로 소속을 옮겼던 김현준 역시 PFA 올해의 선수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가레스 베일에게 밀려 상을 놓치게 되었다. 이번 시즌 29골을 성공시키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김현준은 첼시의 연승기록에도 큰 힘을 보탰고, 리버풀으로 이적한 이후에도 매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압도적인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이기에 PFA 올해의 선수에서 탈락한 점은 의문이었다. 기본적으로 PFA 수상 기준은 리그 선수들의 투표에 의한 것이지만 김현준을 제치고 가레스 베일이 수상하게 된 것은 언론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의문을 들게 하고 있다. 후보로 거론된 만큼 올 시즌 활약에는 대해 이견은 없지만 더욱더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현준을 제외하고 그가 타이틀을 차지한 점에 대해선 잉글랜드 현지에서도 꽤나 파장이 일고 있을 정도다. 리버풀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는 "PFA 올해의 선수상을 탄 가레스 베일에게 축하는 보낸다. 하지만 준이 올해의 선수상은 물론 영플레이어 상까지 타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말을 아꼈다. PFA 는 올해의 선수 그리고 올해의 유망주와 함께 올해의 베스트 11을 발표했고, 김현준은 카를로스 테베즈와 함께 PFA 선정 올해의 베스트 11에 FW로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PFA 올해의 베스트 11에는 GK 에드윈 반 데사르(맨유), DF 애슐리 콜(첼시), 빈센트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네마냐 비디치(맨유), 바카리 사냐(아스날) MF 가레스 베일(토트넘), 사미르 나스리(아스날), 잭 윌셔(아스날), 나니(맨유) FW 김현준(리버풀), 카를로스 테베즈(맨체스터 시티) 가 각각 선정되었다. 김현준, EPL 신입생의 놀라운 활약. 2009년 8월 첼시에서 둥지를 틀었다가 반년만에 리버풀로 몸을 옮겼던 김현준의 첫 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 김현준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빌라 파크에서 벌어진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격해 풀타임을 소화해내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으로 자력으로 확보할 수 있었기에 리버풀은 리그 막바지까지 최선을 다해야 했고 팀은 1 골 2 어시스트를 올린 김현준의 맹활약으로 아스톤빌라는 3-1로 꺾으며 리그 4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대전 시티즌에서 첼시 FC 로 이적한 김현준은 이청용처럼 K 리그에 곧바로 EPL 로 직행한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이청용하고는 달리 첼시가 워낙 강팀인 만큼 후보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예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전에서부터 놀라운 활약을 펼친 김현준은 12라운드까지 펼쳐진 경기에서 무려 14골을 터뜨리는 경이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그 후 슬럼프에 빠지면서 부진을 보이긴 했지만 리버풀로 몸을 옮겼던 김현준은 29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고 1 골 2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작성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답게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믿기지 않는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은 리버풀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올해 최고의 신입 선수상', '올해의 톱 3'등 4관왕을 수상했다. 김현준은 이번 시즌 EPL 로 이적한 이후 총 리그에서만 24경기에 출장했다. 공격포인트는 29골 15도움이었다. 거기에 칼링컵에서 1골 2도움, 첼시 소속으로 나섰던 챔피언스 리그에서 1골 3도움을 포함하면 무려 31 골 20 도움을 기록한 셈이다. 단숨에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다 공격포인트를 갱신한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김현준의 이런 기록으로 인해 김현준은 EPL에서 가장 성공적인 영입으로 뽑히고도 있다. 리그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리버풀이 성공적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고작 15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영입된 김현준 때문이었다. 리버풀 소속으로 그가 뛴 경기수는 10경기에 불과하지만 15골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를 강타했다. 한편 개인적으로 아쉬움도 있었다. 놀라운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 이지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가 끝나자마자 터진 스캔들 사건 이후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이다. 그 탓에 국가대표에도 승선하지 못해 아시안 컵에도 못 나갔던 김현준이지만 잉글랜드에서는 이런 김현준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인정했다. EPL 선수 랭킹에서 최고 4위의 자리에 까지 올랐던 김현준은 EPL 35라운드 직후 EPL 선수 랭킹 1위에 오른 것이다. PFA 가 선정한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에도 선정되었던 김현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빅 클럽의 이적행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케니 달글리쉬 감독 역시 김현준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는 "비록 EPL 에서의 첫 시즌이지만 김현준의 실력은 EPL 최고의 선수라 해도 충분하다. 이미 기록이 그것을 증명한다. 리버풀 소속으로 계속해서 성장해나간다면 김현준은 조만간 EPL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게 틀림없다. 그것은 나 자신으로써도 그리고 리버풀 구단으로서도 영광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현준은 이번 주중 귀국할 예정이다. 3일에는 세르비아와 그리고 7일에는 가나와의 평가전이 있지만 국가대표에 발탁되지 못한 까닭에 김현준은 한국에서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2010/11 프리미어리그 최종결산 우승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준우승 - 아스날 2011/12 챔피언스리그 진출팀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우승), 아스날(준우승), 맨체스터 시티(3위), 리버풀(4위) 2011/12 유에파컵 진출팀 : 첼시(5위), 스토크 시티(FA컵 준우승), 버밍엄 시티(칼링컵 우승), 풀럼(페어플레이) 강등 : 버밍엄시티(18위), 블랙풀(19위), 웨스트햄(20위) 최다 승/무/패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3승, 풀럼 16무, 울버햄튼 원더러스 20패 최다 득/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78득점, 블랙풀 78실점 최소 득/실 : 버밍엄 시티 37득점, 첼시, 맨체스터 시티 33실점 최다 골케터 : 김현준 - 29득점 최다 어시스터 : 루이스 나니 - 18도움 최다 클린시터 : 조 하트 - 18경기 최다 경고 : 셰이크 티오테 - 14회,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 - 12회 최다 퇴장 : 라이언 쇼크로스, 라우런트 코시엘니, 요솝 몰룸부, 크랙 가드너, 리 캐터몰 - 2회 최다 파울 : 케빈 데이비스 - 115회, 셰이크 티오테 - 75회 00144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6월 1일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의 스튜어디스인 제인은 무척 들떠있는 상황이었다. 축구 그것도 리버풀의 광팬인 그녀로써는 저번 시즌 부진을 보였던 리버풀이 막판 믿기지 못할 활약으로 결국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인 리그 4위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탓이었을까? 항공기에 들어오는 손님들마다 활짝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녀였고, 그런 제인의 행동에 미소를 짓는 다른 스튜어디스들이었다. 그녀가 리버풀의 광팬이라는 것은 동료들로써 다 알고 있었고 리버풀이 다음시즌부터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는 것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좋겠어? 제인? 리버풀이 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나는 콥이라고. 리버풀은 내 심장이자 영혼이나 다름없다고. 게다가 내년시즌에는...꺄아!" 영국사람치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유독 제인은 축구에 대해 목숨을 거는 여인이었다.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웃고 있는 제인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동료 스튜어디스였다. 그리고 그런 스튜어디스 옆으로 검은머리의 한 남자가 슬쩍 지나갔고, 그 남자의 모습을 살펴보면 제인의 눈이 살짝 커졌다. "리버풀의 팬인가 보지?" "그러게. 이게 바로 리버풀의 인기라고." 리버풀의 앰블럼이 새겨져 있는 가방을 등에 메고 있는 검은머리의 남자는 얼굴을 크게 가리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게다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종이가방에는 리버풀 홈 레플리카가 가득 들려 있었다. 남자의 정체는 다름아닌 현준이었다. '늦었네...' 시즌이 끝난 직후 곧바로 대한민국으로 떠나려던 현준이었지만 5월 30일에 제라드의 생일이 있다는 이유로 그때까지 리버풀에 머무른 것이다. 결국 생일 파티와 함께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행해지는 시상식까지 모조리 참가하고 나서야 결국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던 현준이었다. 급한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국이 그리운 현준이었다. 비록 부모님은 안계시지만 벌써 1년가량 잉글랜드에서만 머물렀던 그였다. '이렇게나 인기가 많을 줄이야...' 공항에 들어오기 전의 일을 떠오른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대체 어떻게 정보를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공항에서부터 수 많은 기자들을 만나야 했던 현준이었다. 물론 귀찮은 것은 딱 질색인 터라 선글라스로 재빠르게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는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그들의 관심을 딱 끊어버린 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그것도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서부터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인 자신이었다. 거기에다가 PFA 선수 수상까지 겹치며 꽤나 골치가 아팠던 현준이었다. 자신은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언론이 알아서 일을 크게 만든다고나 할까? 어찌되었던 귀찮은 것은 질색이었기에 좌석에 앉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현준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배낭가방과 종이가방을 보관함에 집어넣었다. "다른 애들 것도 다 챙겼으니까 말이야..." 종이가방은 물론 배낭가방에는 리버풀 선수들의 레플리카가 가득 들어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리버풀 선수인데 친구들에게 선물을 해 줄 생각이었다. 여기에는 수진과 희연에게도 줄 자신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레플리카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기내 방송과 함께 비행기가 이륙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피곤이 몰려왔는지 조금씩 잠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현준이었다. 영국에서 한국까지는 지구를 반바퀴 돌아야 하는 엄청난 거리인 만큼 비행기를 타고도 무려 13시간이 걸렸다. 다행스럽게도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기자들이 몰려있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은 채 조용히 한국으로 들어왔으니 기자들이 신이라도 되지 않는 이상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에이전트인 리리스도 없는 만큼 기자들이 현준의 정보를 캐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구단에게 연락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휴...그래도 고생했지." 기내에서 있었던 일을 떠오른 현준은 혀를 내둘렀다. 자는 사이에 선글라스가 살짝 내려간 것일까? 자는 현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 스튜어디스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현준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졸랐기 때문이었다. 리버풀 시내에서도 돌아다닐때면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현준이었지만 스튜어디스조차도 자신의 싸인을 원할지는 몰랐던 까닭에 현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싸인을 해줘야만 했다. 여유롭게 공항을 빠져나온 현준은 곧바로 택시로 향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대전 집을 그대로 둘 걸 그랬나...?" 혼자서 살던 집은 잉글랜드로 건너오면서 처분에 버렸기에 한국에서는 머무를 만한 장소가 없었기에 현준은 쉬는 시간동안 전부 호텔에서 머무를 생각이었다. 어차피 돈 걱정은 없었다. 잉글랜드에서는 모든 숙소를 구단에서 잡아주었기 때문에 크게 돈이 나갈 일이 없었기에 선수생활을 하면서 벌어둔 돈은 전부 통장에 들어가 있는 자신이었다. "지금쯤이려면 제대 했으려나...?" 현준은 대학교때의 친구들을 떠올렸다. 지훈이를 제외하면 자신이 대전 시티즌에 입단하기도 전에 군대에 갔으니 지금쯤이면 제대를 했을 게 분명했다. 호텔에서 짐을 푼 현준은 넓은 침대위에 몸을 던졌다. 막상 한국에 왔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약속을 잡은 사람도 없었고 연락을 할 수도 없었다. 아예 핸드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차 적응 때문에 몸이 피곤할 만도 했지만 순수한 마기 덕분일까? 별다른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영국에서 핸드폰을 가지고 오는 건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수첩에 적어놓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느낌이 드는 현준이었다. 만약 친구들이 핸드폰 번호를 바꿨다면 연락할 방도가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잠깐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때우던 현준은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호텔 밖으로 향했다. 스마트폰 열풍이라는 말처럼 시내에 위치한 핸드폰 가게에서는 연신 스마트폰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핸드폰 가게에서 일하는 점원의 꼬임에 넘어가 결국 갤럭시 S2 를 주문한 현준이었다. 약정을 들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기에 기기값을 전부 낸 현준은 핸드폰이 개통되었다는 말에 매장 밖으로 나와 자신의 전화번호부를 열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누구세요?" 핸드폰 너머로 해가 중천에 떠 있었지만 막 잠에서 깨어난 듯 졸린 목소리가 가득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목소리를 확인한 현준은 반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다?" "응? 누구...어? 설마 김현준?! 김현준 맞지?" 대학교때 가장 친한 친구였던 지훈이의 말에 현준은 발걸음을 옮기며 대답했다. "그래.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 "우와! 이 자식! 언제 한국에 왔냐? 나야 잘 지냈지. 아참! 너 진짜 통화 잘했다. 나 군대갔다가 제대한지 이제 일주일도 안됐어." "그래? 뺑이치고 왔구만." "뭐...누구나 다 가는 거니까. 그냥 좋은 경험 하고 온 거지. 어쨌든 너 어디야? 한번 보자. 프리미어리그 활약은 잘 봤다. 미친 새끼. 완전 날아다니드만?" "운이 좋았던 거지 뭐." "아참! 너 종식이랑 수철이 기억나냐? 걔들도 전부 제대했다." 호들갑을 떠는 지훈이의 말에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지훈이와 통화를 하면서 바로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현준은 호텔에 들려 종이가방을 챙긴 후에 곧바로 서울역으로 향했다. 차라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차를 산다고 곧바로 출고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지금은 KTX를 이용해서 내려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정체를 틀킬 염려는 없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다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한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대전에 도착해 지훈이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택시를 타고 도착한 현준은 지훈이가 있는 테이블에 열댓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깨닫고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어? 왔냐?!" "기...김현준 선수다!" "우와!! 진짜 김현준이야!" 친구들하고의 만남에서도 순수한 마기를 드러낼 수는 없었던 까닭에 자신의 정체가 노출되는 것을 막지 못한 현준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에 한숨과 함께 머리를 흔들었다. 하필이면 Tv 에서도 현준에 대한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에 들은 데다가 득점왕까지 차지한 선수였기에 매스컴 특히 스포츠 언론에서는 연신 현준을 띄어주고 있었다. "아아...미안. 애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다들 너를 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야." "이야! 진짜 오랜만이야. 김현준! 나 누군지 알지?" "아아...그래. 종식아. 다 기억나니까 누구냐고 묻지는 마라." "난 또 프리미어리그에서 날아다닌다고 나 정도는 잊어버린 줄 알았지." 종식이의 말에 현준은 미소를 짓고는 손에 들린 종이가방을 친구들에게 건넸다. 그리고 종이가방의 내용을 살펴본 친구들은 연신 대박이라며 외치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레플리카 그것도 스티븐 제라드나 루이스 수아레즈, 디르크 카윗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의 친필 싸인이 들어가 있는 레플리카였다. "이거 보니까 니가 진짜 리버풀 선수라는 게 실감이 난다." "그럼 거짓말인 줄 알았냐?" "아니 Tv 로는 보고 있었지만 그래도 알고 지내던 친구가 세계적인 축구선수 라는 게 믿기지가 않아서 말이지. K 리거 였을 때는 그냥 그랬는데 말이야. 프리미어리거라니까 믿기지가 않는다." 코를 긁적이며 말하는 지훈이의 모습에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잔을 슬쩍 들어올렸다. "한잔 해야지?" "운동선수가 술 마셔도 되냐?" "비시즌기간이라 상관없어. 그리고 운동선수는 술 안마시는 줄 아나." 현준의 말에 지훈이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현준의 잔에 술을 따르기 시작했고 곧 현준의 귀환을 축하하는 술자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시끌벅적한 모임에 그것도 그 자리에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스타인 현준이 있다는 말에 술집 주위가 꽤나 소란스러워 지기는 했지만 다행히 싸인을 해주는 것으로 무마시킨 현준이었다. "그나저나 현준이 너 희연이하고는 연락해봤냐?" 얼큰하게 술을 들어간 까닭에 붉어진 얼굴로 현준에게 말하는 지훈이었다. 그런 지훈이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연락을 해보려고 했는데 내가 핸드폰을 오늘 한국에 오자마자 만들어서 말이지. 게다가 바로 이곳에 와서 말이야. 난 니가 모이자고 했을 때 희연이도 부를 줄 알았는데 안 불렀나 보네." "그래? 희연이 요즘 뭐하는지는 알아?" "글세..." 프리미어리그 진출로 인해 1년이나 넘게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연락을 끊었던 자신이었다. 당연히 알 리가 없었다. 조용히 입을 다무는 현준의 모습에 지훈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을 이었다. "학교는 다니고 있는데 나는 2학년이고 희연이는 3학년이라 나도 몇 번 보지는 못했어. 그래도 동아리에서 마주치고 있기는 하지만...뭐 요즘도 대전 시티즌 광팬으로 활동하는 가 보더라." "대전 시티즌이라...그러고보니까 온 김에 대전 시티즌 구단에도 들려야 겠네." 비록 1년 동안 이지만 꽤나 좋은 추억이 있는 구단이었다. 자신이 프리미어리거가 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구단이 대전 시티즌이었고 첼시와의 이적 역시 구단에서도 지원을 해줘서 별 탈 없이 바로 성사되지 않았던가? 게다가 오랜만에 대전 시티즌에서 뛰고 있는 동료 선수들과 감독님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는 게 좋겠지. 그럼 오랜만에 희연이도 부를까? 너 희연이와 자주 붙어다녔잖아." "상관없어. 나온다면야." 오랜만에 만나는 게 조금 어색하기는 했지만 지훈이의 말에 희연이가 보고 싶어진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희연이와 함께 좋은 추억도 많이 가지고 있던 까닭도 있었다. 이에 전화를 걸던 지훈은 핸드폰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어나갔다. "야! 김현준!!! 제라드 선수는 정말 딸 바보냐?" "프리미어리그에서 골 넣을 때의 느낌은 어떠냐?" "아! 이 자식들! 시끄러워!" 연신 현준에게 질문을 내뱉는 친구들의 요란한 소리가 시끄러운지 지훈은 밖에서 통화를 하기 위해 몸을 돌렸고 그 순간 지훈이의 입에서 놀라움에 가득 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어라...? 니가 어떻게?" "응? 지훈이 오빠?" 통화를 걸었던 대상이 바로 앞에 있던 것이었다. 희연이 역시 오늘 한잔 하기 위해 대학 친구들과 막 술집으로 들어왔지만 무슨 일인지 좌석이 가득차 있었기에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였다. 그리고 그런 희연이의 옆에는 일행인지 예쁘장하게 화장을 한 여자 3명이 희연이의 뒤에 서 있었다. "막 너한테 전화하려고 했는데 타이밍 좋다?" "저한테요? 저 오늘 친구들과 술 약속이 있는데..." "그래? 오늘 반가운 사람이 한국에 왔는데 말이야. 친구들을 설득해서라도 만나야 할껄?" "반가운 사람요?" 알 수 없는 지훈이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희연이었다. 반가운 사람이라니? 도무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그런 희연이의 모습에 지훈이는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약간 취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현준이 왔다. 김현준. 누군지 알지? 프리미어리거 득점왕." "네?! 현준오빠가요?!" 지훈이의 말에 희연이 깜짝 놀랐는지 소리를 높여 외쳤다. 그 탓에 잠깐 사람들의 시선이 지훈이와 희연이를 향해 몰려들었고, 뒤에 있던 희연이의 친구들 역시 조심스럽게 희연이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야.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어떻게 해." "아...아니. 그...그게 그만 놀라서. 근데 진짜예요? 현준오빠가 왔다고요?" 지훈이의 눈초리에 당황한 희연이 우물쭈물거리며 변명을 하고는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희연이의 말에 지훈은 손짓으로 자신들이 있는 좌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면 현준이 있다. 지금쯤 친구들하고 한창 퍼마시고 있을껄? 어때? 갈래? 현준이도 너 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야." "알았어요. 오빠. 잠시만 친구들 하고 이야기좀 하고 갈게요. 친구들 다 데리고 가도 되죠?" "당연하지." 희연이의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지훈이었다. 열댓명이 모였다고는 하지만 죄다 남자들이었다. 그런 와중에 4명의 여자들이 술자리에 끼어드는 것이 당연히 싫을 리가 없었다. ============================ 작품 후기 ============================ 일단 오타 부분은 되는대로 다 고쳤습니다만...그래도 꽤나 많네요. 여자친구가 가끔 말하죠. 너 글에 왜이리 오타가 많냐고;;; 일도 하면서 급하게 쓰다보니까 어쩔 수가 없네요...ㅠㅠ 그리고 naver 부분은 never 로 고쳤습니다. 뭐가 틀렸나 열심히 봤는데 어느 분이 쪽지로 지적을 해 주시더군요. naver 스포츠란을 너무 열심히 봐서 그런가 봅니다...캐부끄럽네요. 조광래 감독님이 경질되셨더군요. 뭐랄까...개인적으로는 조금 안타깝다고나 할까나... 솔직히 해외파 너무 부려먹는거 같아서 조금 그랬는데 뭐 바로 경질되니까 좀 그렇네요. 만약 외국인 감독이었어도 저렇게 쉽게 경질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다음 감독은 누가 되려나...참 제의를 받는 감독도 고민일 겁니다. 설마 강희대제님이 지휘봉을 잡는건 아니겠지... 00145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어? 희연이잖아?!" "어라? 너 세경이 아니냐?" 희연이의 제안에 다들 고개를 끄덕인 희연이의 친구들이었다. 그녀들 또한 어차피 술을 마시기로 하고 나온데다가 충남대학교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김현준이 왔다는 말에 다들 눈을 빛내며 술자리에 참여한 것이었다. 현준의 친구들하고는 다들 과 동생 혹은 동아리 후배로 아는 여자들이었기에 어울리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여자들이 술자리에 참가하자 더욱더 술자리는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현준 또한 오랜만에 이렇게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는 것이 재미있는 듯 연신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연거푸 잔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7200원입니다." "여기요." "으으..." 택시기사에게 돈을 건네준 희연은 재빠르게 술 때문에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현준을 부축하고는 택시 문을 닫았다. 술자리가 파한 것은 새벽 할증이 끝나는 4시도 넘은 시간이었다. 연신 친구들 혹은 후배들의 잔을 들이마시며 떠드는 현준은 역시 술자리 중간에서부터 술에 취한 듯 자리에 머리를 박았고 결국 술자리가 끝나자마자 잽싸게 현준을 낚아챈 희연이었다. 현준을 집으로 데려갈 생각이었던 지훈이 역시 희연이의 단호한 표정에 한걸음을 물러서서 현준을 잘 부탁한다는 말만 하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현준과 희연이 굉장히 친밀한 관계라는 것 정도는 그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일이야 생기겠냐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조심해야 되는 것은 알지? 이런 말 하는 게 조금 웃기긴 한데 스캔들 나면 현준이 입장에서는 꽤나 큰 타격일지도 몰라." "걱정마세요. 오빠." 다른 사람도 아닌 세계적인 슈퍼 스타였다. 대한민국에서 나은 불세출의 천재 스트라이커이자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에 걸맞게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가리지 않는 폭 넓은 플레이에 엄청난 골 결정력을 보이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인물이 바로 현준이었다. 웬만한 연예인 인기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인물인 만큼 최대한 현준의 얼굴을 가리며 술집에서 빠져나와 택시에 탔던 희연은 재빠르게 주위를 둘러보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럽게 현준의 팔짱을 끼고는 자신의 집으로 이끌었다. "아아...좀 천천히..." "아이참...누가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래요? 일단 집으로 들어와서 차가운 물이라도 마셔요. 밖에 그렇게 나와있으면 곤란하다고요." "늦은 밤인데 알아보는 사람도 없을 텐데 뭐..." "하아..." 현준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오는 희연이었다. 대체 자신의 인기에 대해 자각을 하고는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그것도 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서울역을 통해 KTX 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왔다고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경악에 빠졌던 그녀였다. "오빠는 지금 세계적인 스타라고요. 어쨌든 빨리 들어와요." "자...잠깐 잡아끌지 말라고." 현준의 말에 입술을 삐쭉 내민 희연은 더욱더 강하게 현준의 팔을 잡아끌었고 결국 희연의 손에 이끌려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선 현준이었다. "아아...피곤해...머리도 아프고..." "일단 씻어요. 밖에 나가서 숙취제 사올게요." "콜라도 부탁해." "...알았어요." 현준의 말에 재빠르게 편의점에 갔다온 희연은 이미 씻고 침대에 자리를 잡고 누워있는 현준을 봐야만 했다. 피곤했는지 벌써 골아떨어진 현준의 모습에 희연은 그가 잠에서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사온 콜라와 숙취해소제를 냉장고에 넣고서는 종종걸음으로 현준의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히히..." 언제나 보고 싶었던 얼굴. 비록 프리미어리거가 된 이후 1년이 넘게 Tv 로 밖에 볼 수 없었던 그의 모습이었지만 한번도 현준을 잊은 적인 없던 희연이었다. 그만큼 그의 존재가 가슴속에 깊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현준을 보고 있었을까? 피곤함이 느껴지자 자신도 잠을 자기 위해 재빠르게 몸을 씻고 나온 희연은 조심스럽게 현준의 옆으로 꼬물거리며 기어들어갔다. "좋다..." 살갗이 차갑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준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를 꼭 부여잡는 희연이었다. 이렇게 있으니 마치 현준과 사랑을 속삭이던 추억이 떠오르는 그녀였다. 비록 그때는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말이었다. "그러고보니 현준오빠...아직도 그 여자랑 만나고 있을까?"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 요즘 들어서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의 리더였고 희연 역시 Tv에서 몇 번 수진의 모습을 봤던 적이 있었다. 외모도 꽤 예쁜 편이었고 가창력도 나쁘지 않은데다가 예능감도 있어서 최근에는 유명한 예능프로그램의 고정게스트로도 출현하고 있는 여인이었다. "안 만나겠지...? 오늘 한국에 들어왔다고 하는데 만약 계속해서 사귀고 있으면 그녀한테 갔을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현준이 수진과 만나던 만나지 않던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 현준의 자신의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던 희연은 조심스럽게 그의 입가에 살짝 입을 가져다 대었다. "아..." 쪼옥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은 까칠한 입술이 느껴졌다. 그런 행위에 용기가 났기 때문이었을까? 여러번 현준의 입가에 입술을 맞추던 희연은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혀를 조금씩 현준의 입 안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아..." 조금씩 몸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현준의 손길에 의해 녹아내린 적이 몇 번이던가? 현준이 잉글랜드로 떠나고 난 이후 절로 달아오르는 몸을 주체하지 못한 적도 여러번 이었다. 강렬했던 섹스의 감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죽을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이던 현준의 몸이 생각이 나자 잊어버렸던 감각이 살아나는 희연이었다. 게다가 현준을 이렇게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 이유에는 이런 이유도 없잖아 있었다. "으응..." 이미 그녀의 하복부는 현준의 허벅지를 비비적거리며 끈적하고도 뜨뜻한 애액을 조금씩 흘려보내고 있었다. "딱 하...한번만...더 하는거야." 하지만 자고 있는 현준을 깨워서 섹스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현준은 1 년만에 만났던 남자가 아니던가? 예전에야 쉽사리 몸을 섞었다고는 하지만 1 년의 공백기간은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이런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쉬운 여자로 경멸당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희연이었다. 그리고 슬그머니 현준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고는 혀를 집어넣으려던 희연은 자신의 몸을 끌어안는 느낌에 깜짝 놀라 신음성을 내뱉었다. "아?! 오...오빠?!" "후우..." "이...일어나 있었어요?" "그렇게 옆에서 더듬는데 누가 잠에서 안 깨고 배기겠어?" "아...미...미안해요." 고개를 푹 숙이는 희연이의 모습에 현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현준의 웃음에 희연은 바보처럼 멍한 표정으로 현준의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현준의 손이 희연의 가슴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나도 오랜만이니까..." 희연이가 자신의 입술에 가벼운 프렌치 키스를 할 때부터 잠에서 깬 현준이었다. 그러다가 조용히 잠에 빠져들 생각이었지만 점점 대담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행위로 인해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를 덮친 것이었다. 예전에는 여러 번 희연과 잠자리를 가졌기 때문이었을까? 현준의 손놀림에는 거침이 없었다. 단숨에 희연이의 속옷을 벗겨버렸고 희연이의 나신이 현준의 눈에 그대로 드러났다. "아...자...잠깐 오빠...부끄러운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연은 슬그머니 손으로 얼굴만을 가릴 뿐 현준의 손이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만지고 주무르는 데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이런 몸에서 피어오르는 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뒤틀고 있었다. '이렇게 움직였던 건가...?' 희연이의 몸을 애무하던 도중 현준은 자신의 몸에 자리잡고 있는 순수한 마기가 다시 요동을 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자신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달라는 움직임에 현준은 슬그머니 마기를 밖으로 드러냈고 곧바로 마기들이 희연의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순수한 마기가 희연의 몸으로 흡수되자마자 곧바로 격렬하게 반응을 보이며 신음성을 내뱉는 희연이었다. '순수한 마력이 여자들을 미치게 한다더니...순수한 마기도 비슷한가보군...' 대략적으로나마 리리스의 설명을 통해 자신의 몸에 있던 순수한 마력이 여자들을 오르가즘에 빠뜨린다는 것을 알고 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 역시 똑같은 효능을 보일 줄은 몰랐었다. "하아...! 흐응...! 오빠!" 부드럽고 가끔은 거친듯한 애무에 점점 피가 뜨거워지는 희연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을 애무하는 상대는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었던 현준이 아니던가? 그렇게 계속해서 희연을 애무하던 현준은 천천히 희연의 위로 올라서더니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팔로 들어올렸다. "하아...아..."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희연의 눈동자에 묘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이미 자신의 아래는 사내의 남성을 받아들일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까부터 간질간질 거리는 것이 지금이라도 당장이라도 박아줬으면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희연이의 은밀한 부분이 넓게 벌려지더니 현준의 굵직하고도 단단한 남성이 그녀의 안으로 파고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아!! 아아아!!!" 자신의 안을 꽉 채우는 숨이 막히는 느낌과 함께 묘한 감각이 자신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반쯤 벌어진 입사이로는 연신 달뜬 신음성만이 흘러나올 뿐이었고, 검은색의 머리카락이 침대위로 흩날리기 시작했다. "아아! 오빠!!! 더...더...! 너무 좋아...!" 1 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준의 몸놀림은 전과 다를 바 없이 그녀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예전보다도 더욱더 강렬한 쾌감이 희연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고 있었다. "흐응...아...!" 양 손과 양 발을 이용해 현준의 어깨와 허리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희연이었다. 때로는 강하게 그리고 가끔은 약하게 밀려들어 올 때 마다 희연은 점점 쾌락의 늪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밤새도록 질펀한 섹스가 이어졌고 결국 아침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든 희연과 현준이었다. "아...오빠 진짜. 짐승. 영국가서 그것만 배워 오신거 아니예요?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리네..." "중간부터 계속해서 위에 올라온 건 누구였더라...?" "와...변태." 현준의 말에 부끄러운 듯 한마디를 내뱉고는 이불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희연이었다. 어젯밤의 기억이 떠오른 까닭이었다. 현준과 오랜만에 잠자리를 같이 했기 때문일까? 자신의 참았던 욕구를 모조리 풀어버리겠다는 듯 밤새도록 현준을 붙잡고 그를 탐했던 희연이었다. 그리고 그런 희연의 모습에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을 이불 안으로 집어넣었다. "흐응...자...잠깐만요..."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을까? 현준의 손놀림에 낮은 비음성을 토하던 희연은 결국 야릇한 신음성을 토해내더니 빼꼼 이불 밖으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었다. "으...밥해야 하는데...오빠 배고플텐데...진짜..." "아니야. 됐어. 밥이야 천천히 먹지 뭐." "아...오빠 언제 가실생각인데요?" 조심스럽게 입을 여는 희연이었다. 이렇게 현준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하지만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만큼 한국에서도 할 일이 많을 거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고 또한 그것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글세...일단 대전 시티즌 구단에 한번 갖다오려고. 약속을 잡아야 되려나? 전화통화 해보고 내일 오라면 하루 정도 대전에 더 있다 갈 생각이야. 너한테 폐 끼치는 것은 좀 그러니까 지훈이 집에서 하루정도 신세지지 뭐." "아?! 아니예요! 폐는 무슨요! 우리집에 있어요! 어차피 저 혼자 살아서 상관없어요." 현준의 말에 희연은 재빠르게 대답을 했다. 잘만하면 현준과 보낼 수 있는 꿈같은 시간이 하루가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희연이의 간절한 모습을 보던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전 시티즌 구단으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전 시티즌 구단과의 만남은 이뤄지지는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와는 달리 춘추제를 시행하고 있던 K 리그였기에 대전 시티즌은 리그 경기 및 FA 컵 경기가 한창중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대전 시티즌 지금은 한창 언론에서 두들겨 맞고 있기도 해서 오빠를 만나는 게 쉽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도 대전이 나은 세계적인 플레이어인데...그냥 부끄러운 거죠 뭐." "전혀 몰랐어..." 희연이의 말에 현준은 조용히 그녀가 주는 커피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K 리그 승부조작. 현재 K 리그는 그것 때문에 난리도 아니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잉글랜드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까닭에 한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연락을 하고 있는 사람도 없었고 인터넷도 하지 않았기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선수도 죽다니...대체 협회에서는 어떻게 일 처리를 하는거야?" 5월 6일 K 리그 구단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백업 골키퍼로 활약하던 윤기원 선수가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해 자살하는 사건부터 시작한 K 리그 승부조작 여파가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25일 경남 창원지검 특수부가 승부조작을 종용하던 브로커 2명을 구속하고 현역 축구선수 2명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K 리그 승부조작이 사실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승부조작때문에 현준 오빠도 욕을 조금은 먹었었어요." "나도...?" "네. 오빠 기록이 좀 대단하잖아요. 그것이 승부조작 때문에 나온 게 아닐까 하고 이야깃거리가 많았어요. 더군다나...대전 시티즌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벌였다는 증거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요. 뭐 오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날라다니던 활약때문에 금방 사람들이 아니라고는 했지만...그 때문에 퍼플크루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는 않아요." 그렇게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나가는 희연이었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점점 표정이 굳어져가는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무려 대전 시티즌에서 8명 가량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이야기에 결국 현준은 고개를 떨구고야 말았다. ============================ 작품 후기 ============================ 이때쯤이죠...승부조작이 터진게... 꽤 오랜된 일 같은데 반년도 채 안 지났네요. 진짜...승부조작도 그렇고 이번 감독 해임의 일처리도 그렇고... 대체 후임은 누가 될 것인가...설마...김호곤...? 어쨋든 일처리 좀 매끄럽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ㅅ= 아 그리고...영국국대... 영국 영주권 얻으려면 5년은 살아야되고 시험도 쳐야하고 이것저것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다고 하네요. 현준은 해당사항에 힘들겠죠. 게다가 현준의 능력을 높게 친다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에서 1년밖에 활약하지 않았는데... 차범근 감독님은 독일에서 수년간 활약이라도 하셨지만... 00146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협회도 문제예요.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진짜. 국가대표 문제도 그래. 어떻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현준오빠를 국가대표로 안 뽑을 수가 있지? 핑계도 다양해. 진짜. 예전에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두기 위해서 저번 아시안 컵 때는 슬럼프 때문에 국가대표에 뽑혀도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 이번에는 노 코멘트로 일관. 대체 뭘 하는 거야? 걔들은." "하...하하..." 승부조작 파문에 쌓인 게 많았는지 요리를 하면서 계속해서 똑같은 이야기를 꺼내는 희연이었다. 순수한 땀과 열정이 아닌 돈의 유혹에 빠진 선수들의 거짓된 플레이에 선수들에게 실망을 하면서도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이 더욱더 커진 탓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승부조작이 없겠죠?" "어? 글세..." 희연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던 현준은 갑자기 자신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쪽으로 이야기가 돌아가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확신할 정도로 잘은 모르겠는데...나는 경기에서 뛰면서 그런 것을 느끼지는 못했어." "하긴 세계 3대 리그라고 불릴 만큼 큰 무대인데 거기서 승부조작을 할 선수가 있을까...돈도 많이 받을 텐데. 선수들이 괜히 승부조작을 했었어? 분명 축구계 자체에 승부조작과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 선수들도 끼어들었겠지." 뒤이어 이번에는 대전 시티즌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희연이었다. 퍼플크루로 활동하는 만큼 그런 희연의 불평에는 대전 시티즌에 대한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시민 구단인 만큼 대전 시티즌 선수들이 그만큼 생활고에 빠질 수 밖에 없고 그 탓에 선수들이 쉽사리 돈의 유혹이 넘어갔다는 말이었다. '어찌되었든 오늘이나 내일 대전 시티즌 구단 선수들과 만나기에는 힘들겠네...' 그래도 1년 동안 그라운드에서 공을 찼던 동료들이었기에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그날 밤에도 희연이의 집에서 하루를 보낸 현준은 다음 날 서울로 가는 KTX 에 올라탔다. 희연이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머무는 호텔로 간다는 말에 미쳤냐면서 차까지 가지고 나왔기에 그녀를 설득하는 데도 꽤 애를 먹었던 현준이었다. 대전에서 서울까지는 KTX 를 타면 1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물론 호텔까지 가기 위해서 조금 더 가야했지만 말이었다. 호텔로 향하는 택시에 올라탄 현준은 슬그머니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핸드폰을 구입한지 기껏 해 봤자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꽤나 많은 문자들이 핸드폰이 와 있었다. 물론 대부분이 지훈과 희연이었지만 말이다. 대전 시티즌 선수들 말고도 K 리그에서 뛰고 있는 다른 동료 선수들하고도 가끔 연락을 했었던 때도 있었고 그들의 번호도 알고 있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한번쯤 얼굴을 보고 싶기는 했지만 희연이의 말대로 승부조작 파문이 일고 있는 지금 선수들을 만나기가 껄끄러웠던 탓이었다. "후우..." 당연한 말이겠지만 호텔방은 굉장히 조용했다. 누가 왔다 갈 일도 없었다. 아니, 호텔방을 청소하기 위해 누군가 들어왔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공기가 느껴졌다. '뭐지...?' 뭔가 불안한 느낌. 게다가 코를 자극하고 있는 비릿한 냄새가 괜스레 현준의 불안을 더욱더 가중시키고 있었다. 심호흡과 함께 순수한 마기를 몸에 두른 현준은 잽싸게 불을 키고는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 현준의 눈에 익숙한 한 인영의 모습이 들어왔다. 호텔 내부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 조용했다. 하지만 인영의 상태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인간의 몸에서는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없는 푸른 색의 액체가 침대시트는 물론 바닥까지 적셔놓고 있었다. "리...리리스...?" 사람의 몸에 흘러나온 선홍색의 피는 아닐지라도 바닥에 떨어지고 있는 푸른색의 액체가 무엇인지 모를 현준이 아니었다. 누가 뭐래도 저것은 리리스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일게 분명했다. 무서운 생각에 경찰서에 전화를 걸려던 현준은 금새 핸드폰을 닫았다. 그녀는 인간이 아닌 악마였다. 애시당초 경찰이 도움이 될 리가 없었다. "이...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얼핏 보아도 심상치 않은 상처였기에 현준은 재빠르게 리리스쪽으로 걸어갔다. 비릿한 피 냄새가 계속해서 불안한 느낌을 가중시켰다. 비록 악마라고는 하지만 현준에게 있어서 리리스가 끼치는 영향은 그리 적지 않았다. 2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같이 있었던 여인인데다가 자신의 몸에 있던 순수한 마력을 순수한 마기로 바꿔준 인물이 바로 리리스였다. "대...대체 누가..." 평범한 악마도 아닌 마왕인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이런 심한 상처를 입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질문에 답을 해줄 리리스는 낮은 신음소리만 내뱉을 뿐 현준의 질문에 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치...치료를 해야돼..." 이대로 있다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도 몰랐다. 자신의 눈 앞에서 리리스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현준은 재빠르게 그녀의 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상처를 붕대로라도 감아서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미친...누가 이런 짓을..." 무엇에 꿰뚫린 것일까? 배에는 칼에 깊숙이 찔린 듯 구멍이 나 있었다. 악마이기 때문이었을까? 리리스의 몸에 생긴 구멍에는 인간과 같은 내장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 푸른색의 피와 함께 검은 아지랑이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방 안을 뒤져봐도 상처를 감쌀 만한 붕대는 보이지 않았기에 그나마 깨끗한 수건으로 상처를 감싸려던 현준은 조심스럽게 리리스의 몸을 들어올렸다. "아...음...?" "리리스? 괜찮아?" "쿨럭...마...마기...빨리 마기를..." 자신의 손을 슬그머니 툭 건드리는 리리스의 행동에 그녀가 깨어났다는 것을 알아챈 현준은 창백한 얼굴로 기침을 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자신의 몸에 위치한 순수한 마기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방안에 들어올 때부터 조금씩 요동을 치고 있던 순수한 마기들이 현준의 부름에 이끌려 폭발적으로 밖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현준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순수한 마기를 보던 리리스는 느릿느릿하게 현준의 손아귀에 응축되어 있는 순수한 마기를 자신의 입안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 혓바닥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날름거리는 것이 간지럽긴 했지만 아무런 기색도 내색하지 않은 채 현준은 조용히 리리스가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현준의 순수한 마기가 흡수되면서 조금씩 리리스의 몸에 난 상처도 사라지며 창백한 안색도 조금씩 혈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아......"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복잡한 감정이 솟아오르는 현준이었다. 언제나 당당한 마왕이었던 그녀의 색다른 모습 때문일지도 몰랐다. 우습게도 그녀의 옆에서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는 느낌이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동안 현준의 마기를 흡수하던 리리스는 그제서야 살았다는 듯 침대위에 몸을 눕히고는 자신의 손가락을 탁 튕겼다. 그리고 미풍과 함께 순식간에 침대의 시트와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던 푸른색의 액체의 흔적이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된 일예요?" "시끄러...머리가 울린다고."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가락을 들어서 자신의 입으로 가져다대었다. 운이 좋았다. 자신의 몸을 치유할 수 있는 순수한 마기를 이렇게나 쉽게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양을 단숨에 흡수할 수 있었으니 말이었다. 무한에 가까운 순수한 마기를 보유하고 있는 현준에게는 별다른 행위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현준은 목숨을 구해준 존재였다. "하아...창피하네. 권속에게 빌붙어서 목숨을 유지하다니..." "권속이건 뭐건 위험해보였다고요. 제가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어서 다행이예요." "다행..."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짙은 루비색의 눈동자가 묘하게 일렁거렸다. 그렇게 잠시간 현준의 얼굴을 응시하던 리리스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이스크림." "예...?!"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베스킨 라빈스에서 사가지고 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랑 베리베리 스트로베리로." "......"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 리리스의 말에 어이가 없어진 현준이었다. 그렇지만 잠시 후 현준은 빠른 걸음으로 호텔밖을 벗어나야만 했다. 그것도 GPS 를 켜서 베스킨라빈스의 위치를 핸드폰으로 계속 확인하면서 말이다. "싸웠어. 꽤나 강한 상대하고." "싸워요...?" 현준은 자신이 사온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고 있는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싸웠다라는 게 이해가 되기는 했지만 싸우고 난 상처가 문제였다.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처럼 보였던 리리스였다. 하지만 그녀의 정체를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리스님은 마왕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마계라고 해야 하나? 거기서도 꽤 강한 편 아닌가요? 그런 리리스님을..." "싸운 대상도 마왕이었어." "......" 리리스를 이렇게 만든 존재는 바로 마왕 바알이었다. 예전 사탄의 성에서 리리스에게 모욕을 받았던 일 때문일까? 철저한 준비를 하고 리리스의 영지를 습격했던 바알 때문에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전투를 벌여야만 했던 그녀였다. 비록 현준 때문에 인간계에 머물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 역시 파괴와 살육을 좋아하는 마왕. 당연하게 그런 바알의 싸움을 피할 이유가 없었다. 비록 마왕이 성에서 리리스에게 당했다고는 하지만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중 하나인 바알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리리스의 권속의 대부분은 서큐버스였다. 서큐버스들의 전투력은 바알의 부하에 비해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그 탓에 전황은 압도적으로 바알쪽으로 흘러갔고 자신의 성에서 농성을 벌이던 리리스는 바알의 부하들과 그의 합공에 어쩔 수 없이 인간계로 도망쳐 나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할 생각 이예요?" "당연히 마계로 가서 복수해야지." 현준의 말에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바로 대답을 내뱉는 리리스였다. "혼자서요?" "그러면?" 현준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리리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명 그녀가 이야기하기론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도 바알과의 싸움에서도 패배했다고 했었다. 그런데 혼자서 그의 세력을 상대하기 위해 마계로 간다? 분명 그건 죽으러 가는 일이 될게 분명했다. "자...잠깐...잠깐만요. 리리스님. 분명 마계에 있던 리리스님의 부하들과 같이 싸우고 나서도 졌다면서요? 그런데 혼자서 마계로 가서 그...바?" "바알." "네. 바알이라는 마왕과 싸운다고요? 결과가 뻔히 나오잖아요." 현준의 말에 아이스크림을 숟가락으로 뜨던 리리스의 손이 멈춰졌다. 리리스는 자신의 혀를 살짝 낼름거리며 말했다. "싸우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야. 더군다나 난 마왕이라고. 걸어온 싸움을 피할 필요는 없지. 비록 꼴사납게 도망쳐 나오기는 했지만 다시 복수할거야." "하...하아...?" "걱정마. 지금 바로 갈 것은 아니니까. 아직 몸 상태가 제대로 돌아오지도 않았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신경쓰이는 것도 있어서 그것을 제대로 확인한 후에 마계로 돌아갈 생각이야." "신경쓰이는 것?" 하지만 현준의 물음에 리리스는 답을 하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반복적으로 아이스크림만 입에 넣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한참동안이나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Tv 리모콘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Tv 채널에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다. 갑자기 시끌벅쩍한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고, 채널을 돌리려던 현준은 익숙한 외모가 Tv 속에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라...?" "조금은 익숙해 보이는 얼굴인데? 수진이라는 여자였던가?" 현준보다도 먼저 대답을 하는 리리스였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화면속에서는 우스꽝스럽게 나동그라지는 수진의 모습과 함께 다른 게스트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현준도 잘 알고 있는 유명한 MC 도 있던 데다가 게스트로 나온 사람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요즘 잘나가나보네...만나기 힘들겠는 걸?" 한참 동안 Tv 를 집중하며 보면서 수진이 단순히 프로그램의 게스트가 아닌 고정출현자라는 것을 알게 된 현준이 중얼거렸다. 전화번호부에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기는 했지만 아직 연락을 하지 않은 현준이었다. 내일이나 내일 모레쯤에나 전화를 해 볼 생각이었던 까닭이었다. 어차피 핸드폰 번호가 바뀌었다면 그냥 클럽에라도 가서 시간이나 때우다가 바로 리버풀로 떠날 생각이었다. 친구들도 얼굴을 봤겠다. 한국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구단으로 돌아가서 훈련이나 할 생각이었다. "그러고보니 여자의 냄새가 나는군. 익숙해. 희연이라고 했던가?" "아...? 냄새요?" 나오기 전에 희연이의 집에서 깨끗이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귀신같이 알아채는 리리스였다. 향수냄새라도 나는지 자신의 손을 들어 킁킁거리던 현준은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리리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를 보통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아이스크림도 다 먹었으니까 이제는 좀 쉬어야겠어." "Tv 끌까요?" "어. 그리고 너도 필요해." "에...?" 대답도 채 마치지 못한 채 리리스의 손에 이끌려가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옷을 벗기는 리리스의 행동에 현준은 그녀에게 몸을 내맡기며 리모콘을 조종해서 Tv 를 꺼버렸고 잠시 후 방안에는 격렬한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조아라 검색시스템이...미쳐가네. 조아라 앱은 아직도 베스트 5위에 든 작품 아니면 보기도 힘들고... 베스트 다른작품도 보고 싶다고 더보기 해달라고 한 지가 두달은 된 듯 싶은데... 노블레스가 따로 지원되는것도 아닌 것 같고 여튼 막장인듯... 00147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아..." 불이 꺼진 방. 멍하니 Tv 를 보던 수진은 뉴스에서 현준이 한국으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귀국했다는 뉴스를 보고서는 낮은 탄성을 내뱉었다.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한국의 축구천재의 귀환이라며 연신 뉴스에서는 프리미어리거에서의 현준의 활약상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돌아왔네..." Tv 로만 볼 수 있었던 그리운 이름에 수진은 슬그머니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행여나 현준에게 연락이 올 까봐 현준이 떠나기 전 썼었던 핸드폰을 그대로 쓰고 있는 그녀였다. 회사에서 바꿔준다고 이야기를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과 연락이 닿지 않을 까봐 극구 거절하기까지도 했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핸드폰에는 아무런 연락도 와 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현준의 예전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눌러보기도 했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없는 번호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흘러나올 뿐이었다. "칫..." 현준의 엄청난 활약상은 한국에서도 이슈였고, 사랑하는 사람의 하는 일을 좀 더 알고 싶다는 마음에 현준이 경기를 치를 때마다 혹은 현준과 관계된 일이 뉴스나 신문에서 나올 때 마다 뉴스 혹은 사건들을 스크랩해서 블로그와 트위터에 올려놓을 정도로 지극정성을 발휘했던 자신이었다. 바쁜 스케쥴 와중에도 새벽에 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도 거의 빠지지 않고 봤고 현준의 악플에도 익명으로 대판 싸우기도 한 적도 있었다. "나쁘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자신을 잊어버린 듯 한국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는 모습에 괜히 마음이 울적해지는 수진이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결국 잠자리에 드는 그녀였다. 이제 콘서트가 열흘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도 연습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수진의 핸드폰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 깊게 골아떨어졌는지 자신이 핸드폰이 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수진이었다. 그렇게 부르르 울리던 핸드폰은 푸른색의 액정 빛을 내뿜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으...안받네." "바쁜가 보지. 아이돌이라며? 네 녀석이 좋아하는 체리 쥬빌레랑 같은 회사였던가?" "그럴 수도 있고 핸드폰 번호를 바꿨을 수도 있고요. 게다가 시간도 시간이니까 내일 다시 전화해보죠 뭐." 시간은 벌써 11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아무래도 일찍 잠들었다면 받지 못했을 수도 있었기에 현준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손을 뻗어 탁자로 자신의 핸드폰을 놓고는 양손으로 자신의 남성을 애무하고 있는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오후부터 식사도 하지 않고 그녀와 몸을 섞었던 현준이었다. 6번 이나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부족한지 리리스는 계속해서 현준에게 달라붙고 있었다. "으으..." 현준의 입에서 낮은 신음성이 터져나왔다. 리리스의 혀가 그의 남성을 살짝 애무하더니 자신의 입안으로 강렬하게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서큐버스의 왕이라는 말 답게 리리스의 행동 하나하나가 현준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지칠 만도 했지만 리리스의 애무에 다시금 자신의 남성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낀 현준은 결국 못 참겠다는 듯 리리스를 덮치기 시작했고 방안에는 또 다시 열풍이 몰아쳤다. "아아아!!!" 사정과 함께 자신의 몸안으로 파고 들어오는 따뜻한 액체에 리리스는 만족스러운 듯 신음성을 내뱉었다. "허억...허억...리리스. 이제는 도저히 못하겠어요..." "허약하기는..." "쿨럭..."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기침소리를 내뱉었다. 미친듯이 서로를 탐하던 둘이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또한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완벽한 신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리리스가 먼저 지쳐서 떨어져나갈 리가 없었다. 아침까지 잠도 자치 않은 채 서로를 탐했다. 그녀의 안에만 사정을 한 게 10번 아니 20번 정도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리스는 만족하지 않은 지 계속해서 허리를 놀렸다. "으..." 허벅지가 파르르 떨려왔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몸이 바들바들 떨릴 것 만 같았다. 게다가 피곤도 엄청나게 몰려왔다. 하기사 어제 저녁부터 계속해서 행위를 지속했으니 피곤할 만도 했었다.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는지 리리스의 손이 자신의 몸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느껴졌지만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칫하는 소리와 함께 아쉽다는 듯 혀를 낼름거렸다. "그래도 꽤 만족스러웠으니까..." 잠시 앉아서 그렇게 중얼거린 리리스는 손가락을 튕겨 자신의 몸을 깨끗하게 만든 후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인간계에서 그녀의 직업은 현준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 두 달에 가까운 시간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았다. 게다가 자신이 없는 시간동안 어마어마한 활약을 해 놓은 현준이었다.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이라는 기록을 세워버린 데다가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로 올려놓기까지 했었다. "이게 뭔가요?" "계약서 사본."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막 아침을 먹으려는 찰나에 리리스가 건네준 서류 때문이었다. 대체 왜 그녀가 자신에게 서류를 준단 말인가?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흘러서야 그녀가 자신의 에이전트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현준이었다. "아아...그랬지." "뭐가 그랬지야? 레즈에서는 너랑 재계약을 맺고 싶은 모양이더군. 2013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긴 하지만 2015년까지 4년 재계약을 맺고 싶어해. 내가 없는 사이에 일을 크게 벌렸더군." "뭐...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네요." 식사에 손을 대면서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되고픈 생각은 별로 없었다. 되도 좋고 안 되도 그만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단지 경기에서 지고 싶지 않았고 순수한 마기로 인해 계속해서 골을 터뜨리다 보니 부가적으로 따라오게 된 것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었다. "다른팀에서도 오퍼가 들어왔어. 레즈측에서는 절대 팔 수 없다고 말을 하지만 그들도 불안하긴 할 거야. 아무래도 네 녀석의 계약을 2년 밖에 맺지 않았던 까닭에 1년만 더 있으면 보스만룰 때문에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하고 네 녀석을 떠나보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 내키지 않으면 다른 팀으로 가도 상관은 없어." 리리스는 말과 함께 여러 개의 서류를 현준에게 보여주었다. 현준도 잘 알고 있는 명문 구단의 앰블럼이 새겨져 있는 계약서였다. 박지성이 뛰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물론 셰이크 만수르가 인수한 이후로 프리미어리그 Big 4의 자리를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거너스 아스널은 물론 AC 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굵직굵직한 구단들이 전부 현준에게 오퍼를 보냈던 것이었다. "하...?" "뭐...몇 군데는 단순히 찔러보는 것 뿐이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너한테 이적을 제시하는 팀은 맨체스터 시티와 인터 밀란이야.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너의 경기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인터 밀란은 아마 떠날 것으로 생각되는 사무엘 에투의 공백을 너의 영입으로 메우려는 생각이야." "네? 사무엘 에투가요?" 카메룬의 축구스타로 1997년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해 작년 FIFA 클럽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차지한데다가 아프리카 축구연맹 올해의 선수도 뽑히기도 했던 선수가 바로 에투였다. 동물적인 감각의 골 결정력과 타고난 스피드로 인해 '흑표범'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였다. FC 바르셀로나 소속으로도 프리메라리가 우승, 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 리그까지도 우승을 차지한 데다가 2009년에 인터밀란으로 둥지를 옮긴 후 다시 한번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었다. "아마도 떠날 듯 싶은데 말이야. 작업을 거는 곳이 있어서 말이야." "그래요? 어디로 가는 거지? 맨시티?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가나?" 현준의 말에 그냥 미소만 짓고 있는 리리스였다. 리리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식사를 마친 현준은 여러개의 계약서를 흘깃 살펴보다가 곧 흥미를 끊고는 리버풀의 계약서를 집어들었다. "재계약하게?" "네. 그럴생각이예요." "더 좋은 조건의 구단도 있을 텐데 말이지." "그냥 별로 관심 없어요. 게다가 몇 달간 리버풀에서 살기도 했으니까요. 다른 곳으로 가기도 조금 귀찮기도 하고요. 리버풀에서도 축구는 할 수 있으니까요." 불과 10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리버풀이 꽤 마음에 드는 현준이었다. 게다가 리버풀 또한 이번에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기도 했으니 굳이 챔피언스 리그를 위해 다른 팀으로 소속을 옮길 필요도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다음시즌이면 2년차에 불과한 현준인데도 불구하고 꽤나 큰 결정을 내린 리버풀이었다. 원래 현준은 받고 있는 8000 파운드(약 1400만원)이라는 주급을 받고 있었다. 더 높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고작 반 년 만에 첼시에서 리버풀로 이적해야했기 때문에 이적료에 비해 주급이 굉장히 낮은 편이었다. 그런 주급이 무려 열배가 넘게 뛴 것이었다.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로 이끌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것이 주요했다. 그렇기에 다른 선수를 방출하는 한이 있더라도 현준에게 주급을 주기로 결정한 리버풀 수뇌진이었다. 조콜 11만 파운드, 요바노비치 12만 파운드, 아퀼라니 8만 파우드, 콘첼스키 9만 파운드, 폴센 9만 파운드등 리버풀의 주급도둑이라 불리는 5인방이 있는 까닭에 이들을 방출하고 현준의 주급을 높여주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구단에서 꽤 신경을 썼나보네요." "아무래도 내년 시즌에 그만큼 기대하는 거겠지. 마지막 10경기에서 니가 보여준 능력이 그 만큼 대단했으니까 말이야. 더군다나 내년에는 챔피언스 리그에도 나가던가? 별들의 전쟁이라는? 그 만큼 대단한 경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축구선수들에 있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뛰고 있는 리그죠. 8만 파운드라...단숨에 열배네요. 그러면 일주일에 1억 4000만원씩 버는셈인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행여나 현준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봐 승리수당과 득점수당으로 팀 내 최고로 쳐 놓은 리버풀 구단이었다. 그 수당들 역시 무시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갑자기 상상도 못할 돈이 들어올지도 몰랐기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지금 들어오는 주급도 충분히 많은 현준이었다. 딱히 무언가를 사서 쓰는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필요한 축구용품은 전부 구단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이었다. "아이스크림은 실컷 먹을 수 있겠어. 그럼 구두로 이야기를 해놓고 정식으로 싸인하는 것은 리버풀에 돌아가는 걸로 하겠어." "네. 또 다른 일은 없어요?" "굉장히 많긴 한데?" "어떤 일이요?" 확실히 에이전트이자 매니저인 그녀가 있으니까 뭔가가 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있었을 때는 그냥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는 시간만 때우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에이전트를 두고 매니저를 두는 것일지도 몰랐다. "너한테 스폰서를 하고 싶다는 업체들도 굉장히 많고 축구협회에서도 만나자는 이야기가 들어왔어. 약속을 잡고 싶다는데? 그리고 방송 출현도 있고...아차. 누구였지? 조광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라고 하던데...?" "조광래 감독님 아니예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 조광래 감독이 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꺼내셨어. 아무래도 국가대표팀 선출 때문이겠지. 별 감정은 없겠지만 언론에서는 축구 협회와 너의 관계가 그리 좋다고 떠들고 있으니까 말이야. 솔직히 신경 쓰이기도 할 거야. 게다가 속 좀 탈꺼야. 신경 쓰이는 정보가 뒷선으로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까 말이지." "신경 쓰이는 정보요?" "아아...그래. TFA 때문에 말이야." TFA. 줄여서 FA 라 불리는 잉글랜드 축구협회였다. 현준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 소속으로 뛰는 만큼 TFA 가 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쪽에서 왜요?" "네 녀석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선출하려는 움직임이 보여서 말이야. 몇 번 평가전을 치른 후에 EURO 2012부터 바로 투입시키려고 하지?" "전 잉글랜드 국적도 없는데요?" "국적쯤이야 순식간에 통과되는 거지 뭐. 잉글랜드잖아.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야. 그냥 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쯤 된다고나 할까나." "하아...?"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왜인지 말이 되는 것 같았다. 그 만큼 축구에 미친 나라가 바로 잉글랜드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자신은 대한민국 대표로 A 매치에서 단 한경기도 뛰어보지 못했다. 만약 잉글랜드 국적이 생긴다면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혀도 아무런 제약도 없었다. "그것 때문에 급하게 너와 만나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 8월 달에 일본과의 평가전이 있으니 그때 선출하려는 생각일지도 몰라. 아무래도 네 녀석의 번호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나한테 다급하게 전화가 오더군. 급하긴 급한가봐." "하...?" 아직까지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갑자기 TFA에서 자신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선출하려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신을 만나려고 하는 것도 말이었다. "어떻게 할 거야?" "네? 뭐가요?" 대체 이제까지 뭘 들은 것일까?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애써 표정을 관리하면서 현준을 째려보았다.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조광래 감독 말이야. 내일이라도 당장 만나고 싶다고 하더군. 대신 니가 국가대표팀 숙소 근처까지 이동 해야돼. 오늘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이 있다고 하던가?"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현준을 내려보았다.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들었는지 현준이 바로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빨리 만나는 게 좋겠죠? 내일 점심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요?" "뭐...연락이야 금방이니까." 방금 전 꺼냈던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에 대한 이야기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듯 싶었기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00148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조광래 감독과의 미팅약속은 금세 잡혔다. 그만큼 한국 측에서 김현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낳은 선수가 아시아 최초 게다가 한국 최초로 세계 3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데다가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에도 들었다. 전직 축구선수였던 차범근 감독은 물론 2002 월드컵 이후 한국이 배출해낸 최고의 스타인 박지성조차도 이루지 못한 일은 프리미어리그 1년차인 한국선수가 해냈으니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몸이 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물며 잉글랜드 축구협회인 TFA에서 김현준을 잉글랜드로 귀화시키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이 마당에 말이었다. "후우...생각보다 싸늘하네..." 6월달인데도 불구하고 밤 공기는 차가웠다. 현준은 호텔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오늘 조광래 감독과의 미팅에 함께 갈 자신의 에이전트 리리스였다. 빵빵!!! "하아...?!" 뒤에서 들려오는 클랙슨 소리에 현준은 깜짝 놀라서 뒤를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고급스러운 외제차가 한 대 서 있었다. BMW. 그것도 7이라는 숫자가 붙어있는 것을 보면 최신형이라는 BMW 7 시리즈중 하나인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최신형 외제차의 운전석에는 리리스가 굳은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이게...뭐예요?" "보면 모르겠어? 자동차잖아." "아니 왜 자동차를..." "시끄럽고 빨리 벨트나 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영문도 모른 채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었다. 하지만 잠시 후 생명의 위협을 느낀 현준은 운전석에 있는 리리스를 조수석에 앉히고는 자신이 직접 핸들을 잡아야했다. 정말 시간 날 때 운전면허증을 따 놓은 게 이렇게나 크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마왕이라도 모든 일이 만능인 것은 아닌 듯 싶었다. Tv 를 보면 혹은 인터넷을 하면 인간들은 이동할 때 자동차나 비행기라는 것을 이용한다길래 자신도 하나 구입했다는 것이다. 물론 돈은 현준의 돈이었지만 말이다. "뭐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가는 것도 편하긴 하군. 마음 같아서는..." "순간이동능력은 함부로 쓰면 큰일 나요. 인간들에겐 그런 능력이 없다고요." "나도 알아."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인간들의 시선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능력을 인간계에서 발휘하다 보면 싫어도 어쩔 수 없지 천계의 존재들에게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자신은 바알과의 전투에서 패해 도망쳐 나온 몸이 아니던가? 자신의 몸 상태를 완벽하게 회복할 때까지는 자중해야만 했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되요? 네비게이션에도 안 잡히는데..." "아아...다 기억하고 있어. 여기서 우회전." "우와앗! 그건 진작에 말씀해 달라고요!" 리리스의 말에 재빠르게 핸들을 꺾는 현준이었다. 신호까지는 30m 도 채 남지 않았는데 현준은 4차선 도로의 1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꽤나 좋은 음식점인가보네...? 아차...늦었다. 어서 들어가요." 한참 고생을 하고나서야 조광래 감독과의 약속장소를 찾은 현준은 시계를 확인했다. 한때마다 자신에게 악마의 기운을 불어넣어줬던 시계였지만 이제는 시간만 알려주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행하고 있었다. "천천히 가도 돼." "......" 당장이라도 안으로 뛰쳐 들어갈 것만 같은 현준의 행동과는 달리 태연자약한 리리스였다. 역시 마왕이기 때문일까? 타인의 시선따위는 생각하지도 않는 듯 싶었다. "조광래 감독도 아직 안왔으니까." 말과 함께 안으로 들어서는 리리스였고 현준은 그녀의 뒤를 따라 음식점 안으로 들어섰다.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음식점 내부는 감탄성을 내뱉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저기 시선을 돌려보는 현준하고는 달리 리리스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지 종업원에게 말을 걸었고 곧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게 된 현준과 리리스였다. "그러네요. 우리 밖에 안왔나 보네요." "마음에 들지는 않네..." 현준은 불만스러운 눈초리로 주위를 둘러보는 리리스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조광래 감독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잠깐 약속시간에 늦을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이 될 법도 하건만 리리스의 입장에서는 그게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너 혹시 조광래 감독이 늦을 것을 그냥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네? 뭐...어제 축구시합도 있었고 3일 뒤에도 시합이 있으니까 바빠서 그렇겠죠. 그런 것 정도는 그냥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멍청이..." "......" 현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왜 자신이 멍청이인지 잘 모르겠지만 굳이 이유를 물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리리스와 말다툼을 벌이는 지는 것은 당연히 자신이었다. 아니, 애시당초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그렇게 현준이 조용히 입을 다물자 리리스가 현준에게 비아냥거렸다. "너는 니가 뭐라고 생각 하는거지?" "저요? 그냥...축구선수? 조금 축구를 잘하는...? 아니면 리리스님의 권속?" "하아..." 현준의 말을 듣다 못한 리리스가 이마를 살짝 찡그렸다. 이렇게 단순한 녀석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어벙하고 단순한 놈 인줄은 몰랐던 리리스였다. "멍청한...네 녀석은 축구선수. 그것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축구선수다.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자마자 득점왕을 차지한 굉장히 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축구선수라고." "......" "괜히 TFA에서 너를 노리는 것이 아니지. 레즈라고 불리는 리버풀 구단이 너한테 10배가 넘는 연봉을 제시하면서 붙잡는 것은 운이 아니야. 전부 너의 실력 때문이지. 게다가 네 녀석의 나이는 이제 23살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활약할 수도 모르는 일이지. 게다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데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로 뛴 적도 없어. 다른 나라의 축구협회에서는 군침을 흘릴 만한 대상이란 말이지. 네 놈은." 리리스의 말에 멍해지는 현준이었다. 자신이 확실히 대단한 활약을 펼치기는 했다. 현준도 그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축구 협회라던가 다른 구단에서도 자신에게 목숨을 걸 정도로 대단하게 느끼고 있을 줄은 몰랐던 현준이었다. 일단 그라운드에서 팬들의 응원을 제외하면 자신의 인기를 실감할 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훈련장과 집만을 오갔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그 어떤 외부활동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무리 감독과 선수의 만남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사회의 일. 약속시간이 늦는다는 것은 네 놈을 우습게 보는 것이지." 그제서야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조광래 감독에 대해서는 모를까 대한민국 축구협회에 대해서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때의 일도 있지 않았던가? 점점 표정이 굳어가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마지막으로 말을 꺼냈다. "오늘 이야기는 내가 주도할테니까. 너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다지 관심없다는 투로 이야기를 해." "......알았어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굳이 자신이 우습게 보이면서까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괜스레 앞에 놓인 물 컵을 연거푸 두잔을 비워버린 현준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한가지 의문이 떠오르는 현준이었다. '그런데 리리스님이 왜 이렇게 흥분하시지? 인간의 일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지 않았던가...?' 프리미어리그로 갔을 때도 그냥 대충대충 일처리를 했던 그녀였다. 현준과 밀접하게 관계된 일만 아니라면 말이었다. 마왕이라 그런지 인간의 시선 따위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그녀였다. 대상이 현준이었을 때도 말이다. 예전 언론 때문에 자신이 고생했을 때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던가? 물론 그때는 리리스의 압박으로 무마된 것도 있기는 했지만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는 현준이었다. "미안하군. 조금 늦었네. 조광래라고 하네. 그리고 이쪽은..." "박주영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꽤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약속시간이 20분 정도 지나고 나서야 너댓명의 일행이 현준과 리리스가 있는 방으로 들어섰다. 조광래 감독을 비롯해 축구협회 인물들 그리고 박지성이 은퇴한 이후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박주영 선수였다. '박주영이라...' 축구 천재 박주영. 혜성같이 등장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구세주로 떠올랐던 선수로 현준하고는 4살 차이가 나는 축구 선수로 대구 광역시 출신. 2003년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 대표, 2004 아시아 청소년선수권대회 대표, 2005년에 FC 서울로 입단해 2006년 독일월드컵 대표등 그야말로 대한민국 축구선수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지나온 선수였다.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꽤 괜찮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였다. 비록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자살골을 넣기는 했지만 나이지리아전에서 멋진 프리킥 골로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만들기도 했었다. 현재는 프랑스 리그의 AS 모나코 FC 소속이긴 했지만 꽤나 준수한 활약을 보이면서 더 큰 리그로 이적할 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 선수기도 했다. 더군다나 한국 축구를 이끌어 오던 박지성이 은퇴한 이후 현재의 국가대표팀을 이끌어가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이기도 했다.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를 맞고 있는 리리스입니다." "음..." 싸늘한 냉기를 풀풀 흘리는 리리스의 말에 두 가지 의미의 신음성이 터져나왔다. 에이전트인 그녀의 행동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인 것과 동시에 웬만한 연예인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대단한 그녀의 미모에 대한 감탄이었다. "흠...진심으로 늦어서 미안하네. 7일 가나전에서의 평가전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굉장히 힘들어서 말이지." "저희도 이번 리버풀 재계약 및 다른 구단과의 약속이 있었죠." 가시가 있는 리리스의 말에 조금은 민망했는지 크흠 거리던 조광래 감독이었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박주영이 재빠르게 나섰다. "김현준 선수를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네요. 활약 Tv 와 신문으로 잘 봤습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정말 대단한 활약이예요. 왜 TFA에서 김현준선수에게 상을 안 줬는지 정말...같은 한국 선수로써 자랑스럽네요." "저도 박주영 선수의 경기 매번 찾아보고 있어요." 거짓말이었다. 훈련에도 바쁜 와중에 프랑스리그 경기까지 찾아볼 여력이 없었다. 라이벌팀인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도 잘 안보는 마당에 말이었다. "리버풀에서 뛰고 있으시죠? 혹시 박지성 선수나 이청용 선수를 본 적은 있으세요?" "아뇨. 아쉽게도 경기장에서는 만날 일이 없더라고요." 현준이 박지성과 이청용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볼턴과 맞붙은 경기는 이번 시즌에는 달랑 1경기였다. 첼시과 리버풀 시절동안 이청용이 소속한 볼턴과 맞붙은 경기에는 출전한 적이 없었고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뛰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그때는 박지성이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말에 박주영은 어색한 웃음을 터뜨렸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풀어나가려고 했지만 그것도 짝짜꿍이 맞아야 되는 일이었다. '곤란하군...' 현준의 일행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조금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꽤나 과한 반응이 난처한 듯 표정을 찌푸리는 조광래 감독이었다. 이미 현준의 발탁은 기정 사실이었다. 아시아 선수,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세계 3대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이었다. 그 활약도 대단했다. 여타 다른 득점왕보다도 적은 경기에 출전해서 이뤄낸 결과였다.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믿기지 않는 활약에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까지 붙지 않았던가? 리버풀에서는 현준과 재계약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며 서포터즈가 직접 나서서 구단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소식도 들었던 조광래 감독이었다. 그 것뿐만이 아니었다. 비록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현준의 단 한번도 국가대표로 출전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잉글랜드 축구협회인 TFA 에서도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설마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가는 것은 아니겠지...' 그러지는 않겠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축구협회와 그렇게 친분이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 첼시 시절 국가대표 차출 요구역시 거부한 전력이 있었다. 물론 비밀리에 이뤄졌고 첼시 구단에서도 극구 반대했기에 언론에서 알려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낳은 최고의 축구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은 현준을 놓칠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선수를 붙잡아야 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말이다. 갑자기 이 자리가 굉장히 껄끄럽게 느껴지는 조광래 감독이었다. 원래대로라면 국가대표로 발탁하겠다는 팩스를 구단측에 요청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김현준이라는 이름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불과 1년 전만 협회에서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월드컵에 발탁하지 않은 선수인데 말이다. 이야기는 그리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조광래 감독은 아무말도 없었지만 조광래 감독을 따라서 모습을 드러낸 대한민국 축구협회의 인물들 때문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국가대표팀이 합류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그들과 함께 반발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입맛을 다시며 나온 음식만을 젓가락으로 헤집었다. "에이전트가...꽤나 무섭네..." "네. 외모는 저래도 성격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외국인이라 그런가..." 남자들끼리는 쉽게 친해진다고 하던가? 만난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축구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형, 동생이 된 주영과 현준이었다. 00149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그나저나 리버풀은 어때? 맨체스터에는 지성이 형의 초대로 한번 가보기는 했는데 리버풀은 전혀 갈일이 없어서 말이야." "그냥...사람 사는 곳이야 똑같죠. 음식이 별로란 것만 빼고는 말 이예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해주는 음식은 굉장히 맛있었다. 하지만 밖에 나가서 먹는 음식은 현준의 입맛에는 영 맞지 않았다. "하기사 그렇게 맛있는 편은 아니었지." 주영이 맨체스터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면에서 프랑스가 조금은 부러운 현준이었다. 프랑스 음식문화는 역사적으로 유럽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아오지 않았던가? 그 만큼 미식가도 많고 맛있는 음식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보니 이번에 리버풀과 재계약해? 소문에는 굉장히 많던데...프랑스 리그에서도 너를 노리는 팀이 꽤 있더라고." 활약도 활약이었고 몸값도 굉장히 저렴했기에 모든 구단들이 군침을 흘리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프랑스에서도 리그 앙에 속한 올림피그 리옹과 릴 OSC 가 현준의 영입에 뛰어들었다는 기사가 연일 흘러나오고 있었다. 주영 역시 가능한 이번에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팀에 이적을 하고픈 생각이었다. 축구 선수로써 좀 더 높은 리그에서 뛰고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이고 싶은 야망이었다. "리버풀과 재계약을 하려고 생각중이긴 해요. 자세한 것은 뭐..." 말과 함께 슬그머니 리리스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현준이었다. 이미 리버풀과 재계약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굳이 그 사실을 말해줄 필요는 없었다. 현준의 움직임에 주영이 미소를 지으며 음식을 입에 집어넣었다. "리버풀 구단도 꽤나 힘들겠네. 저 에이전트를 설득하려면 말이지. 그나저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기분이 어때?" "그냥 그래요. 솔직히 아무런 생각도 없어요. 상은 K 리그에서도 받은 적이 있으니까요." "아아...그렇지. 그러고보니까 대전 시티즌에서 뛰었었지? 2010 K 리그 MVP 도 받았었지?" "네. 뭐...월드컵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말이에요." 현준의 말을 듣던 박주영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사실에 대해서는 자신도 조금은 들은 게 있었다. 꽤나 준수한 실력을 보이며 미드필더로 현준을 발탁할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이었지만 월드컵이라는 큰 축제에 단지 K 리그 MVP 라는 경력만으로 발탁할 수 없다는 협회 때문에 결국 현준을 차출하지 못했다는 소문이었다. 그 뒷면에는 이미 고아로 군 면제인 현준과는 달리 행여나 4강에 들어서면 군면제가 가능할 지도 몰랐기에 일부 군대를 다녀오지 않고 실력있는 선수를 현준 대신에 차출한 것이었다. 물론 그런 선수의 차출에는 협회의 입김도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었다. "어찌되었든 간에 난 너랑 같이 뛰어보고 싶긴 한데 말이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의 공을 한번 받아보고는 싶거든." 은근한 박주영의 말에 슬쩍 웃어 보이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연신 이야기를 나누던 리리스가 갑자기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들어 영어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리리스의 행동에 예의가 없는 것을 탓하는 것인지 조광래 감독과 박주영을 제외하고는 다들 불쾌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잠시 후 통화를 끝낸 리리스가 한국말로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준. 내일 모레 잉글랜드로 가야할지도 모르겠어." "네? 뭔데요?" 막 고기를 입에 넣으려던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보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리버풀 구단에서 연락이 왔어. TFA에서 팩스를 보냈나봐. 준에게 잉글랜드 영주권을 주고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차출하고 싶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강하게 요구했나봐. 데뷔전은 아마 8월 10일 네덜란드와의 경기가 될 것 같아." "켁!" 리리스의 말에 기겁하는 주영이었다. 현준의 잉글랜드 대표팀 차출. 만약 이게 사실로 밝혀지면 난리가 날 게 분명했다. 지금도 가뜩이나 K 리그의 승부조작 사건 때문에 언론의 몰매를 맞고 있는 축구협회과 축구인들이 아니던가? 그 탓에 평가전에서도 승리를 하기 위해 미친 듯이 뛰고 있는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다. 적어도 승리로 팬들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대한민국 국적을 아시아 출신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해 어마어마한 축구팬들의 지지를 받는 현준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이 아닌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으로 간다? 분명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질 지 몰랐다. 처음이야 현준이 욕을 먹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혹은 현준의 입장을 밝힌 기자회견이 나오기라도 한다면 분노의 화살은 전부 대한민국 축구협회로 쏠릴 게 분명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현준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한국 축구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이 잉글랜드 대표팀이 된다? 순식간에 국제적인 망신이 될 게 분명했다. "자...잠깐. 김현준 선수는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선수일세. 아무리 리리스양이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라고는 하지만..." 그제서야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는지 한 남자가 재빠르게 말을 꺼냈다. 주영도 재빠르게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현준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지 그냥 묵묵히 식사만을 할 뿐이었고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야속하게 느껴지는 주영이었다. "너무 심했던 것 아닌가요? 어차피 잉글랜드 국가 대표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말이에요." "아니, 한번쯤은 이렇게 기를 눌러줄 필요가 있어. 너도 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자각하란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리리스의 타박에 입을 다무는 현준이었다. 그 후의 일은 일사천리였다. 사정을 하듯 비는 협회의 사람들과 함께 결국 져주는 척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뛰겠다고 말을 한 현준이었다. 데뷔전은 8월 10일에 있을 일본과의 평가전이었다. "그러면 남은 일정도 빠르게 마무리 해야겠군." "남은 일정도 있어요?" "물론이지. 네 녀석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큼의 일정이 잡혀 있다고." 언제 어디서 그런 스케쥴을 잡아왔는지 리리스는 수많은 계약서를 현준에게로 내밀었다. 광고일정은 물론 방송 출현 일정도 굉장히 많았다. 몸이 두 개라도 전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 왔는지 가만히 호텔방에만 틀어박힐 수도 없었기에 현준은 하나하나씩 계약서와 내용은 읽어보기 시작했고 바로 다음날부터 스케쥴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광고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냥 감독이 말하는 대로 움직이고 표정 연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또한 순수한 마기가 점점 몸에 자리 잡으면서, 알게 모르게 강력한 포스를 내뱉는 현준이었고 그런 모습을 광고로 촬영하면서 연신 세계적인 축구 스타라고 감탄성을 내뱉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현준을 곤란하게 한 것은 방송일정이었다. 현준이 출현한 방송은 수진이 고정 게스트로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MC 둘과 함께 팬들이 많은 아이돌을 고정 게스트로 삼아 승승장구 하고 있는 이 예능 프로그램은 꽤나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오프닝 이후 3팀으로 나뉘어 똑같은 미션을 클리어해야 했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수 많은 미션을 마지막까지 클리어한 팀이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하...하하..." "팬들이 정말 많네. 역시 세계적인 축구 스타야." 수진의 감탄에 현준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사방에서 소리를 지르는 팬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수진과 현준이 친분이 있는 것을 알았던 PD 가 혹시나 재미있는 장면을 찍을까봐 둘을 같은 팀에 넣었고, 오랜만에 수진과 함께 있을 시간을 가진 현준이었지만 사방에서 소리를 지르고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 때문에 도저히 방송이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이 정도로 내가 인기가 많았던가...?' 리버풀에서도 어디 갈 때 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던 자신이었다. 하지만 전부 그들이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일원이라고 생각했던 현준이었다. 그 만큼 리버풀이라는 도시는 축구에 미친 도시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조국인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월드컵에도 나가지 못했고, 국가대표로 뛴 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휘유. 덕분에 휴식시간이 생기기는 했지만 오늘 방송 촬영이 굉장히 늦게 끝나겠는걸...?"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하하하! 아니야. 아니야. 그 만큼 너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거겠지." 주위를 둘러보던 국민 MC 인 윤상민은 현준의 말에 손을 내저었다. 현준을 타박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단지 경호업체에서 막는데도 불구하고 물밀듯이 몰려오는 시민들 때문이었다. "이렇게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김현준 선수하고 방송 촬영을 하다니 정말 영광인데?" "그 말 벌써 4번째예요. 형님." "그랬던가? 하하하! 이왕 이렇게 시간 난 김에 김현준 선수에게 싸인이나 받아야지." 단 한 번도 방송에 나온 적이 없는 현준이었기에 어색할 법도 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다가오는 상민이었고 그 탓에 어렵지 않게 현준은 방송에 적응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국민 MC 인 윤상민은 자신이 축구선수가 되기 전에 한번이라도 보고 싶었던 인물이었다. 물론 현준이 자신의 팬이라는 것을 밝히자 바로 호들갑을 떠는 상민이었지만 말이다. 결국 방송 촬영이 끝난 것은 새벽 3시가 훌쩍 지나서였다. 워낙에 많은 팬들 때문에 계속해서 방송이 지체되었기 때문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현준이는 호텔로 가는 건가?" "네. 거기서 묶어야 하니까요." "오늘 너도 와서 회식 할 생각인데? 어때 참여할 생각은?" 상민의 제안에 다른 연예인들 및 촬영진 들의 귀가 쫑긋거렸다. 특히나 남자들은 더욱 그랬다. 대한민국 남자치고는 축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인물들에게 있어서 현준은 그야말로 영웅이나 다름없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상민의 제안에 현준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호텔에 가서도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리리스가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호텔에서 게임이나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자신이 방송촬영을 한다고 나올 때 언제 사왔는지 최신형 노트북을 들과와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호텔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럼 리버풀과 재계약?" "그렇게 할 생각이에요. 에이전트하고도 이야기를 전부 끝냈고요." "오호! 그러면 내년부터는 챔피언스 리그로 가겠구만. 캬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하는 것 아니야? 이번엔 리버풀도 우승을 노려볼 만하겠는데?" 현준 때문일까? 순식간에 술자리는 축구이야기로 변해버렸다. 그 탓에 여성 아이돌은 이야기에 끼지 못하고 그냥 한잔씩 술을 들이킬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멤버에는 수진도 끼어 있었다. '칫...말도 안 걸어주고...' 처음에 현준이 등장한다고 했을 때 소스라치게 놀랐던 그녀였다.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확인해보았지만 오늘 특별 게스트에는 프리미어리거이자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축구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김현준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방송 촬영을 하면서 김현준이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미친 듯이 뛰고 있는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켰건만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말 한마디 제대로 걸어주지 않는 그가 야속한 수진이었다. "언니 너무 마시는 거 아니예요? 콘서트도 얼마 안남았는데..." "아...? 응. 미안미안." 고정 게스트로 오늘 같이 방송 촬영을 했던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아영이 걱정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에 수진은 그제서야 손에서 술잔을 내려놓았다. "수진언니, 김현준 선수하고 친분이 있지 않아요? 옛날에 한번 스캔들..." "어머? 진짜예요?"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탤런트중 하나로 프로그램의 특별 게스트로 나온 한승혜가 아영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다른 여자 연예인들 및 여성 작가들 역시 수진쪽으로 시선을 집중하자 그제서야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은 아영이 재빠르게 입을 다물었다. "진짜 아는 사이예요? 와...김현준 선수와 친분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운동 잘하는 사람은 멋있어 보이잖아요." 그것을 시초로 시끌벅쩍해지는 여성 테이블이었다. 축구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김현준이라는 남자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심이 많은 여자들이었다. 23살의 어린 나이에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슈퍼 스타였다. 게다가 외모도 꽤나 괜찮았기에 잘만 꾸미면 웬만한 연예인 못 지 않을 게 분명했다. "현준 선수는 다 좋은데 하나 문제가 있어요." "패션." "패션." 승혜의 말에 다들 이구동성으로 한 마디를 외쳤다. 현준의 패션 감각에 대해서는 한국 특히 현준을 집중적으로 블로깅 하는 여성 파워 블로거들로 인해 잘 알려졌다. 환상적인 운동실력과 함께 뛰어난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패션 하나 만큼 최악이라는 것이 말이었다. 덧붙여서 그 자신들이 그런 현준의 패션을 고쳐주고 싶다는 망상도 포함해서 말이다. 오늘도 촬영을 하고 왔을 때 현준이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간 인물은 PD 와 함께 코디였다. 공통된 화제가 나오자 시끄러워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저쪽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보네?" 연신 여자 테이블쪽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오자 상민이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슬슬 분위기도 달아올랐으니 이제 구성원들을 섞어도 될 것 같았다. "현준이 너 아이돌이나 연예인 중에 아는 사람 있어?" "네? 아...아뇨. 아! 한 명 알고 있어요." "그래?" 현준의 말에 의아한 시선을 보내는 상민이었다. 이번 방송 출현이 첫 출현일 만큼 현준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거의 없었다. 축구선수로써 모습을 드러낸지 1 년 반만에 프리미어리그 떠났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K 리그에서 뛰었던 1년을 제외한 반년은 언론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내셔널리그에서 뛰기도 했었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이하고는 굉장히 친해요." "어?! 정말?!" 예상외의 대답에 현준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상민 또한 마찬가지였다. 수진과 같이 방송을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단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입 밖에 꺼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꺼내기는 했었다. 하지만 단순한 팬이라고밖에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에 그냥 넘어갔던 것 뿐이었다. 00150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그럼 한 번 갔다와 봐. 방송에서도 친하다고는 들은 적이 있거든? 근데 단지 난 수진이가 너의 팬이라고만 대답해서 그렇게 친한 사이인줄은 몰랐어." "제가 축구선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알았으니까요. 굉장히 친해요. 아...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가?" 현준의 말에 옆에서 축구이야기를 하던 남자 연예인은 물론 촬영진들도 아연실색하며 수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둘이 아는 사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렇게나 친한 사이인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럼 얘기라도 좀 하고 올게요." "이왕이면 이리 데리고 와도 상관없고." 상민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몸을 일으켰다. 연신 현준의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떠들던 여인들은 갑작스럽게 자신쪽으로 다가오는 현준의 움직임을 눈치채고는 슬그머니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현준이 듣기엔 그리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 "오랜만이지? 왜 아는 척 안 하는거야?" "그...그게..." 현준의 말에 수진은 고개를 푹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현준와 만나지 못한지가 1년 정도였다. 갑자기 술이 확 깨는 수진이었다. '아...아아...' 순수한 마기로 인해 조금씩 드러나는 기운과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발전하면서 저절로 생겨난 포스 때문일까? 옛날에는 현준의 애인으로 살갑게 대했던 수진은 갑자기 얼굴이 화악 붉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 반응은 수진 뿐만이 아니었다. 이 자리에 있는 아이돌이나 여자 연예인들은 다들 팬들 혹은 언론의 시선을 받는 유명인들이었다. 그러나 자신들을 우러러보는 대상이 아닌 오히려 자신들이 팬으로 있는 축구스타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아니 그냥...잊어버린 줄 알고..." 옆구리를 쿡 찌르는 아영의 행동에 화들짝 몸을 일으키고는 현준과 눈이 마주치고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런 수진의 말이 당황스러운 현준이었다. 누굴 잊어버린단 말인가? '하긴 내가 잘못했지...' 잉글랜드로 떠나서 단 한번도 수진과 연락을 한 적이 없었다. 아마 수진으로써는 분명 그게 서운했을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현준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현준은 수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는 손바닥을 들어올렸다. 마치 남자친구가 애인에게 잘못을 비는 듯 한 행동이었다. 틀린 행동은 아니었다. 애매하기는 하지만 현준과 수진은 애인사이가 맞으니 말이었다. "아...저..." 갑작스러운 현준의 행동에 수진은 물론 옆에 있는 다른 여인들도 당황스러운 듯 서로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가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른쪽 테이블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머릿속으로 물음표를 떠올리며 현준과 수진에게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궁금증은 곧 현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로 인해 풀렸다. "미안해. 연락도 안하고 잉글랜드로 떠나가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 새롭게 마음도 다짐하고 싶었어. 게다가...레인보우 샤베트가 2집을 준비한다고 해서 그것도 방해하고 싶지 않았고..." 그리고 현준의 말은 곧 수진의 행동으로 인해 멈춰졌다. 현준의 이야기에 갑자기 눈 앞에 뿌옇게 흐려지던 수진이 현준을 그대로 안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어...언니...?" 수진의 행동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것은 아영이었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그녀는 방금 수진의 행동으로 어떤 말이 나올지 재빠르게 알아챈 것이었다. 아이돌은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이었다. 그런 아이돌이 공개장소에서 다른 남자를 껴안았다? 분명 매스컴에 오르락내리락 할 일이었다. 하물며 그 상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게 다루고 있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 현준이었다. '하아...조금 미안하네. 종종 연락할걸 그랬나...' 술자리가 파하고 나서 호텔로 가기 위해 대리를 부른 현준은 슬쩍 벤에 올라타고 있는 수진을 바라보았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 아영과 함께 올라타고 있는 그녀는 현준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확인하고는 슬쩍 손을 흔들고는 벤 안으로 사라졌다. 술자리의 마지막은 조금 애매하게 끝이 났다. 갑자기 펑펑 울음을 터뜨리는 수진때문이었다. 이제까지 쌓인 게 많았던 탓일까? 수진의 울음에 당황한 현준과 어쩔 줄 몰라하는 다른 연예인들까지. 결국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눈물이 그쳐졌고 술자리는 그렇게 끝이 나버렸던 것이다. "뭐...핸드폰 번호도 제대로 알았고 영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한번 연락하면 되니까..."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연락했던 대리운전기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급하게 온 그는 BMW 앞에서 서 있는 현준을 발견하고늖 황급히 현준쪽으로 달려왔다. "죄송합니다. 늦어서...이 차 인가요?" "네. 서울 프라자 호텔로 가면 됩니다." "아...그 서울시청앞에 있는 것 말이지요?" 대리운전기사의 말에 현준은 잠시 생각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시청이 그 근처에 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프라자 호텔로 향하던 남자는 뒷좌석으로 힐끔힐끔 현준을 바라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 선수 아니십니까?" "네? 아...네." 깜빡 졸고 있던 현준은 남자의 말에 몸을 일으키며 대답을 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남자는 미안한 듯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죄송합니다. Tv에서 많이 봤던 얼굴이라...이래봐도 제가 리버풀 팬이거든요." "아..." "물론 김현준 선수의 팬이기도 합니다. 정말 한국에서 낳은 최고의 축구천재라는 말 답게..." 남자의 말은 꽤나 길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인지 연신 말을 이어나가는 남자 때문에 현준은 졸린데도 불구하고 눈을 감지 못했다. 그냥 짜증을 내며 잠이라도 들까 했지만 굳이 그렇게 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이 사람은 자신의 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호텔에 도착할 때 까지 남자의 말에 맞장구를 쳐준 현준은 가기 전에 싸인을 해달라는 남자의 부탁에 싸인과 함께 수표 한 장을 남자의 손에 쥐어주고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쉬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리리스가 잡아온 바쁜 스케줄 덕에 연신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현준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리리스가 신경을 쓴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의외로 수진과 함께 하는 스케줄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6월에서 7월초까지 바쁜 일정을 보냈던 현준은 프리시즌 일정으로 인해 리버풀로 떠나야 했다. "연락...자주해도 되지?" "응. 많이 해도 상관없어. 연습 때와 시합 때를 제외하면 의외로 심심하거든. 잉글랜드 생활은." 현준의 말에 수진은 기쁜 듯 웃음을 지었다. 최근 들어 좋은 일만 생기는 것 같았다. B.E 엔터테인먼트 콘서트도 팬들의 엄청난 환호성을 받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고 이렇게 현준과도 다시 연락할 수 있으니 말이었다. "오빠! 저도 해도 될까요?" "그...그래. 그렇게 해." 같이 여러번 방송 촬영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된 소녀 아영이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쳐다보자 현준은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얼굴이 익숙해지긴 했지만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아영이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의 최고의 여자 아이돌이라는 말처럼 외모 또한 굉장히 아름다웠기에 만날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떨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송처럼 남자들을 녹여버리는 아영의 애교에는 현준도 어쩔 수 없이 녹아내릴 수 밖에 없엇다. "그럼 내일이면 출국하시는 거예요? 아쉽다..." "다음에 시간나면 또 올게." 말과 함께 손을 흔들고 호텔로 돌아가는 현준의 모습에 수진은 어쩔 수 없이 숙소로 돌아가야만 했다. 둘만 있었다면 현준과 좀 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지금 레인보우 샤베트는 고정 프로그램 촬영만 아니면 휴가중이니 말이었다. 하지만 옆에 아영이가 있으니 그럴 수도 없었다. 그 바쁜 와중에도 현준이 나오는 프로그램만 꼬박꼬박 찾아서 나오는 그녀였다. '설마...?!' 아영과 함께 벤에 오르는 수진의 머리에 무언가 스치고 지나갔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리더로 어마어마한 남성팬을 끌고 다니는 인물이 바로 아영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영의 이상형은 방송에서도 여러번 언급된 적이 있었다. 키가 크고 웃는 게 멋지고 운동을 잘하면 좋겠다는 사람. '키는...180이면 작은건 아니지...웃는 것은 당연히 멋지고...운동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벤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열심히 문자를 보내며 미소를 짓는 아영의 모습에 수진은 갑자기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현준과 만난 것은 기뻤지만 그와 자신의 관계가 확실히 재정립된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아영이 마음먹고 현준에게 대쉬한다면 과연 현준이 거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자인 자신의 입장에서도 아영은 정말로 좋은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이쁜데다가 굉장히 착하기까지 했고, 성격도 좋기 때문이었다. "으..." "언니 어디 아파요?" 갑자기 신음소리를 내뱉는 수진으로 인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아영이 재빨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아니야. 별일 아니야." "몸 조심하세요. 요즘 스케줄이 많이 늘어서 너무 힘들어요. 언니도 그렇죠?" "으...으응."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 수진은 그런 아영의 모습에 조그마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리버풀의 프리시즌은 13일 광동과의 경기를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6일 말레이시아 XI 와의 경기 23일 헐 시티 28일 갈라타라사이 8월 1일 발레란가 그리고 6일 발렌시아와의 홈 경기가 잡혀 있었다. 지난 시즌 연패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19까지 추락했던 리버풀은 호지슨 감독에서 달글리쉬 감독으로 교체하고 겨울이적시장에서 떠나갔던 토레스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아약스에서 수아레즈, 뉴캐슬에서 앤디캐롤 그리고 첼시에서 김현준을 데리고 오며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성공적인 시즌을 마쳤다. 초반의 행보를 떠올린다면 그야말로 안 필드의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의 행보였다. 더군다나 예상도 못했던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까지 얻었으니 말이었다. 그 탓에 리버풀의 이번 시즌 이적시작은 굉장히 바빴다. 공격수에는 현준과 수아레즈 그리고 앤디 캐롤이 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의 퀄리티에 맞지 않은 선수들이 존재했고 그들로 인해 리버풀의 스쿼드가 형편없어졌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먼저 선더랜드에서 조단 핸더슨을 거액으로 영입하며 점점 노쇠해져가는 제라드의 대체자를 구한데다가 강등당한 블랙풀에서 찰리 아담, 백업자원으로 골키퍼 알렉산더 도니, 아스톤 빌라에서 영입한 수준급 윙어인 스튜어트 다우닝과 비야레알에서 영입한 호세 엔리케까지 전 부분에서 영입을 하며 올해 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유벤투스로 임대를 갔었던 알베르토 아퀼라니까지 시즌을 마치고 리버풀로 복귀했다. [골!!! 김현준 골입니다!!! 해트트릭!!! 역시 작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다운 몸놀림입니다!] 헐 시티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현준은, 안 필드에서 벌어진 발렌시아와의 홈 경기에서 다른 신입 이적생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발렌시아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0 승리를 이끌고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바로 10일 일본 삿포로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 때문이었다. "도착했다!!!" "왔다!!!" 삿포로 인근에 있는 신치토세 공항을 통해 한국대표팀이 일본에 입국하자 한국 언론 기자들은 물론 일본 언론의 기자들이 몰려 들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카메라 후레쉬가 터지며 빛을 토해냈고 여기저기서 기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관심사는 단 한 명이었다. 바로 한국이 낳은 최고의 축구 천재인 김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첫 진출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부진에 빠져있던 리버풀을 구원해 내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인 4위까지 올려놓은 안 필드의 영웅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2년차 징크스 따위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6일 발렌시아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터뜨리기도 했었다. "어휴...극성이네." "하긴 우리 나라 언론이 좀 이렇지. 더군다나 경기 전에 말도 굉장히 많았으니까. 현준이 넌 이런 모습 처음보는 거야?" "그런 것은 아니지만..."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르면서 이런 경험은 여러번 있기는 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익숙해 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삿포로에서는 처음 열리는 한일 경기 친선전. 부상으로 이청용 선수가 빠졌고 현지 적응문제로 인해 지동원과 갑작스러운 고열과 손흥민까지 팀에서 빠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조광래 감독이었다. 바로 이번 경기 처음으로 현준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한일전에서 데뷔라...조금 부담스럽긴 하겠다." "그냥...별 생각 없어요." 주영의 말에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애초 이번 경기는 국내파로 치러질 전망도 있었다. 유럽파의 경우 새로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었기에 소속팀에 적응을 해야하고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경기도 아닌 한일전의 상징성 때문에 해외파를 총동원한 조광래 감독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에게도 현준의 차출공문이 보내졌다. 처음 리버풀 구단은 현준은 보내지 않으려고 했다. 시즌 준비도 한창인 와중에 지구 반대편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경기를 치르고 와야겠다. 피로도 피로였지만 행여나 부상이라도 당하면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해였다. 하지만 현준의 강력한 요구에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현준을 한국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리버풀 구단이었다. "언론에서도 꽤나 주목받고 있으니까...일본과의 경기는 뭐 경기가 아니지." "전쟁이죠." 한일전의 중요성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축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경기에서도 봐도 딴 나라는 져도 별 생각 없는데 절대 일본에게 만큼은 져서는 안된다고 응원하기도 했었다. 더군다나 최근 일본의 '독도 망언'등으로 국민 감정이 악화된 만큼 언론의 관심도 더욱더 고조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바로 현준이었다.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득점왕. 한국이 낳은 최고의 축구 천재인 만큼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의 슈퍼스타인 혼다 게이스케와 비교되는 영상이 나오기도 했었다. 00151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박주영과 혼다. 과연 누가 웃을까? [ESPN = 김민철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주포 박주영(26)과 일본을 대표하는 축구스타 혼다(25)가 맞붙는다. 이들은 10일 오후 7시 30분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 홈에서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75번째 한일전의 선봉에 선다. 양국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인 마음 모두 투지를 불사르고 있는 가운데 묘하게 얽힌 이 둘의 처지가 공교롭게도 비슷한 궤를 달리고 있다. 현재 AS 모나코(프랑스)의 '에이스'로 활약중인 박주영은 최근 새 소속팀을 찾고 있다. 지난 시즌 팀이 2부 리그로 강등했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명문팀으로의 이적을 꿈을 꿀 때가 되었다. 하지만 이적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연봉과 군 문제 때문이다. AS 모나코는 박주영의 이적료로 약 600만 유로(9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때문에 리버풀, 볼턴, 토트넘(이하 잉글랜드), 릴, 렌, 파리 생제르망(이상 프랑), 세비야(스페인)이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팀들 중 실제로 박주영에게 이적 제의를 한 팀은 손에 꼽을 정도다. 결국 한 달이 넘게 팀을 구하지 못한 박주영은 지난달 31일 조기 입국해 대표팀에 합류, 한일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적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혼다 또한 마찬가지다.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소속팀 CSKA 모스크바(러시아)의 주전공격수로 활약 중인 그 역시 최근 높아진 몸값이 이적의 걸림돌이다. 말만 무성할 뿐, 이적 확정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것이다. 지난달 혼다는 이탈리아의 명문 유벤투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소속팀의 그의 이적료로 2500만 유로(약 380억원)을 책정해 유벤투스의 관심을 거두게 만들었다. CSKA 모스크바는 혼다 영입을 위해 2010년 VVV 펜로(네덜란드)에 지불했던 900만 유로(약 140억원)의 3배에 이르는 이적료를 주지 않는 한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탓에 혼다는 그 동안 파리 생제르망, 리버풀,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볼프스부르크, 레알 마드리드등 해외 명문 구단과 끊임없이 연결되었었으나 그 어느팀과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이 둘은 자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지니고 있다는 점과 함께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라는 점, 비슷한 또래로 꾸준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비슷한 처지에 놓인 박주영과 혼다가 한일전에서 누가 웃게 될지, 또 소속팀으로 돌아가 누가 먼저 새 둥지를 찾을지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숙명의 라이벌인 한일전이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은 오늘 밤 7시 30분에 시작됩니다. 박지성의 뒤를 이어 한국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박주영 선수를 필두로 새롭게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김현준 선수가 선발 출격할 예정입니다. 김민철 기자입니다.] [박주영과 혼다는 지난 여름 남아공 월드컵에서 맹활약했습니다. 박주영은 나이지리아전에서 그림같은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태극호의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혼다 또한 카메룬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습니다. 양국의 간판킬러와 함께 아시아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김현준 선수도 발끝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인터뷰입니다.] [처음 출전하는 A 매치와 함께 한일전이라는 특수한 중요성 때문에 꼭 승리를 거둬 선수로써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자신감이라던지 팀으로써도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 이 두 나라의 대결을 주목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뿐 만이 아닙니다. 일본 신문 '산케이 스포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구단 리버풀이 김현준의 컨디션을 보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혼다나 가카와 신지와 같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관계자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일까? 연신 언론에서는 이제 얼마 남지 않는 한국과 일본과의 축구경기를 전국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그만큼 국민들의 시선도 한일전에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 혹은 뉴스에서는 축구전문가들이 한일전 경기내용에 대한 예측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최고조였다. 이번 한일전에 참가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축구선수명단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느 팀에서 뛰고 있는지 열심히 조사를 해 정보를 퍼나르는 네티즌들이었다. "휘유! 이번에 지면 정말 역적이겠는데...안 그래?" 현준과 동갑내기이자 현재 셀틱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이 Tv 를 보고 있는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처음 국가대표에 합류한 현준이었지만 워낙 이름이 알려져 있던 탓에 현준을 모르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박지성의 뒤를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그였다. "이기면 되지." "말만으로 이길 수 있다면 일본은 상대도 안되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현준을 어렵게 대하는 대표팀 선수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동갑인 탓에 성용은 현준과 알게 된지 고작 삼일이지만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별일 아니라는 현준의 대답에 성용은 입맛을 다시며 다시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삼일이지만 현준을 알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고, 방금 전의 대답은 '정말 현준스러운 대답이었다. "하긴 네 녀석이 그라운드에서 한 3골 퍼부으며 해트트릭을 기록하면 우리팀이 이기긴 하겠네." 성용은 제멋대로 그렇게 말하며 결론을 내렸다. 그 사이 현준은 슬그머니 컴퓨터를 차지하고 앉고 있었다. 내일이 시합이었지만 밤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가뜩이나 언론에서 떠들고 있는 것 때문에 조광래 감독의 신경이 날카롭게 변한게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긴 했지만 한일전의 특수성 그것도 일본에서 벌어지는 경기인만큼 베테랑 선수들도 긴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준도 다른 의미의 긴장 때문에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자신이 악마의 힘을 지니고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A 매치, 즉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경기는 처음이었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다는 흥분감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었다. "일정이 조금은 빡빡하겠는걸. 한국에는 못 가겠군..." 경기를 마치면 일본에서 바로 리버풀로 떠나야 했다. 3일 후 안 필드에서 선더랜드와의 홈 개막전이 있기 때문이었다. 2011/12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인만큼 절대로 빠질 수 없는 경기였다. 게다가 이번시즌은 챔피언스 리그, FA 컵, 칼링컵까지 병행해야 하는 시즌이었다. '조금은 아쉽네...' 핸드폰으로 온 문자로 인해 수진이 휴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기는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자신이 일정이 맞지 않았기에 현준은 아쉬움을 감추며 인터넷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까 요즘 Tv 에 자주 나오더라?" "아아...매니저가 잡아놓은 스케쥴이라서." 현준의 말에 성용은 눈을 가늘게 떴다. 현준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라면 대표팀내에서도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 리리스라는 특이한 이름을 지닌 여자로 그야말로 살인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여인이었다. 게다가 그 능력도 출중한지 협상에 관해서는 축구협회 사람들도 한 수 접어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리리스의 외모를 떠올리던 성용은 부럽다는 듯 말을 꺼냈다. "이야...부럽다. 너 매니저 진짜 미인이잖아. 그럼 매니저와 같이 다닌다면 하루가 행복할 거 같아. 없던 힘도 나겠는걸?" '있던 힘이 없어지는 거겠지...' 눈을 몽롱하게 뜬 채 혼자서 떠들고 있는 성용의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최근 들어 자신의 기운을 보충해야 된다며 그녀에게 순수한 마기를 얼마나 뺏겼는지를 떠올리면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녀와 섹스하는 것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시간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루종일은 현준으로서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방송에 요즘 나오는데 연예인들하고는 많이 친해졌어?" "어? 아니. 그냥 알고 지내는 사람은 한 명 있는데 아아...친해진 애가 한 명있기는 한데 그냥 뭐..." "누구야? 누구야?" "원래 알고 지내던 애는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이고 이번에 친해진 애는 체리 쥬빌레의 아영이라고..." "헉?! 체리 쥬빌레의 리더 여신님?!" 20대 남자치고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를 모르는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기성용 또한 마찬가지였다. 해외에서 축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리 쥬빌레가 나오는 프로는 시간나면 볼 정도였다. 또한 체리 쥬빌레의 멤버중 하나인 지우하고는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다. 그런데 아이돌에 대해선 별로 관심도 없을 것 같았던 현준이 체리 쥬빌레와 알고 있다니? 성용의 눈이 반짝 빛났다. "어떤 사이야?" "어...어떤 사이긴. 그냥 아는 사이지. 야! 가까이 오지마." "리더님이라면 21살이니까 우리랑은 3살 차이네? 딱 좋은 나이지." "무...무슨...?!" 잠깐 인터넷만 하고 자려던 현준은 갑자기 망상속으로 빠지는 성용의 행동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뭔가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원래 그냥 다들 오빠 동생이라며 아는 사이라 그러지. 오빠 동생이 여보 자기 되는 것은 순식간이고 또 스캔들이 나오고 그러는거지. 솔직히 말해. 어떤 사이야?" "그...그냥 아는 사이라니까?" 사실이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아영. 한 때 그녀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팬의 감정 그 이상은 가져본 적이 없던 현준이었다. 악마의 힘을 얻기 전에는 아영은 자신과 너무나도 먼 거리에 있던 아이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악마의 기운을 얻은 지금에도 그렇게 큰 감정은 없었다. 단지 Tv 로만 봤던 아이돌과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묘한 느낌만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던 대답은 그게 아니라는 것 때문일까? 느물느물한 표정으로 현준에게 다가간 성용이었고 결국 현준과 성용은 잠에서 깬 차두리가 방으로 쳐들고 오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지금 막 애국가가 연주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경기를 중계 방송하는 캐스터 조민호의 말처럼 경기장에는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비록 경기가 벌어지는 곳은 일본이지만 한국에서도 굉장히 많은 붉은악마들이 원정응원을 하러 왔는지 대형 태극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이네...' 그 모습에 현준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켰다. 언제나 Tv 로만 봤었던 붉은색의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자신이 입고 있는 것이다. 가슴이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연습경기와 훈련에서도 꽤나 뛰어난 모습을 보인 탓에 현준은 A 매치 첫 경기 선발 공격수로 나서며 박주영과 호흡을 맞춰야 했다. 이번 한일전의 스포트라이트는 박주영과 김현준에게로 맞춰져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 각종 명문팀과 이적설이 흘러나오는 선수가 바로 박주영이었으니 말이었다. 김현준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아시아 최초, 대한민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이 수식어로만 모든 것이 설명이 되었다. 와아아아!!! 경기가 시작되자 열띤 응원을 벌이는 양국의 팬이었다. 대한민국에서는 붉은 악마를 중심으로 일본은 울트라 닛폰을 중심으로 응원전이 시작되었다. 모국어의 응원소리에 그라운드에 서있다는 것 자체가 가슴이 일렁이는 현준이었다. 경기는 대한민국의 선축으로 시작되었다. 김현준이 박주영에서 패스한 공을 박주영이 바로 김정우에게 내주었다. 한일전이라는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들 잘 아는 선수들이었기에 천천히 선수들은 초반 탐색에 나서기 시작했다. "경계하는 건가...?" 초반 탐색전을 벌이면서 그라운드를 누비던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에게 공이 올 때마다 과한 몸짓으로 태클을 가하거나 반칙을 범하는 일본 선수들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아시아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만큼 그들도 신경이 쓰일 게 분명했다. 삐익!!! 심판의 휘슬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하세베가 강하게 현준을 밀어버린 것이다. 연신 붉은 악마들이 우우거리며 심판이 카드를 꺼내기를 바랬지만 야속하게도 심판은 간단한 주의와 함께 현준에게 일어나라는 손짓을 할 뿐이었다. "괜찮아?" "아아..." 초반부터 일본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반칙을 당하는 현준에게 성용이 재빠르게 말을 건넸다. 프로 선수로써 쉽사리 흥분은 하지 않을 테지만 행여나 일본 선수들의 플레이에 자신의 리듬이 무너질까를 염려한 것이다. 성용의 말에 현준은 가볍게 몸을 툭툭 털었다. 이런 반칙에 흥분할 정도로 미숙한 플레이를 보이는 현준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보다도 더욱 심한 반칙을 겪어본 적도 있었다. '뭐...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생각이 있지...' 자신이 반칙을 당해도 승리만 가져갈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 또한 일본선수들이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자신만 마크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없을 터였다. 그런 현준의 예상은 바로 들이 맞았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플레이가 아닌 11 대 11의 경기였다. 일본 선수들이 자신을 심하게 경계하는 것을 눈치 챈 현준은 경기장을 넓게 쓰며 큰 움직임을 보였고 그 탓에 일본 선수들의 조직력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낌새를 눈치 챈 태극 전사들 역시 주도권을 슬슬 자신들 쪽으로 가져오고 있었다. 천천히 볼을 돌리면서 점유율을 가져오던 미드필더진이 빠르게 측면으로 공을 돌렸고, 반대쪽으로 뛰어 들어가는 현준을 마크하기 위해 일본 선수들의 집중된 찰나 기성용이 오버래핑을 해 들어가는 차두리를 바라보고 공을 찔러넣었다. ============================ 작품 후기 ============================ 어제 연재를 빼먹었군요. 여자친구랑 게임 좀 하면서 놀다보니까...;;; 온라인게임을 하는게 무엇을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다시 대항해시대를 시작했지요. 엄청나게 많이 변했더군요. 그리고 접속하고 한 일은...동아시아 칙명까지 다 열고 올리다 만 부캐 조선...... 00152 현준, 태극마크를 달다. =========================================================================                            [차두리 크로스!!! 아!] [아! 아쉽습니다.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죠.] 전반 7분 차두리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을 크게 골대를 벗어났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불과 1분 후에 뒤에서 차두리가 공을 몰고 오다가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고 전반 12분에는 현준과 박주영이 이대일 패스를 하며 일본의 패널티 라인까지 밀고 들어오기도 했었다. 만약 일본 선수들의 압박으로 인해 박주영이 공을 뺏기지만 않았다면 위협적인 찬스가 나올 수도 있었다. "선수들의 조직력이 계속해서 무너지는군요." "음..." 수석코치의 말에 일본 대표팀을 맡고 있는 자케로니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케로니의 시선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17번에게로 고정되어 있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사실상 20 분 동안 현준이 보여준 모습은 그다지 없었다. 공을 잡기만 한다면 다소 심하다 싶을정도로 강하게 압박을 하는 일본 선수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탓에 선수들의 조직력이 무너지고 있었고, 계속해서 한국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고 있었다. '곤란하긴 한데...' 이대로라면 분명 선제골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나올 터였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한국 대표팀이 선제골을 넣는다면 일본선수들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에 대한 압박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인터밀란, 토리노 칼초, 유벤투스 FC 와 같은 세계적인 명문팀의 감독을 맡았던 그의 감각은 본능적으로 계속해서 현준을 강하게 마크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 20분 또 한번 위협적인 찬스를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내주자 결국 현준의 마크를 포기하기로 생각한 자케로니 감독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주도권을 뺏어오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케로니 감독의 지시에 현준을 밀착 마크하던 우치나리가 슬쩍 물러나며 자신의 수비공간 범위 조금씩 넓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일본 선수의 움직임에 조광래 감독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예상대로군...'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위협적인 공격수가 하나 가세한 것으로도 전술의 폭이 크게 넓어진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일본 대표팀이 현준을 집중적으로 마크할 것을 예상했던 그는 만약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현준을 봉쇄한다면 현준은 크게 활동하며 일본 선수들의 시선을 자신쪽으로 쏠리게 만들고 다른 선수들은 더욱더 강하게 공격을 하며 기선제압을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그 탓에 무리할 정도로 '뼈트라이커'라는 별명을 지닌 김정우와 풀백인 차두리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일본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있던 것이다. 이렇게 골이 터지면 좋겠지만 안 터져도 상관없었다. 만약 계속해서 이렇게 밀린다면 일본 선수들 역시 결국엔 현준을 압박하는 것을 중단해야만 할 거라고 예상했고 그렇게 되면 한국으로써는 가장 강력한 공격의 패가 살아나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본 선수들의 압박에서 벗어난 현준은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 처럼 일본 선수의 진영을 누비기 시작했다. [김현준 단독 돌파! 슛!!!] 바로 앞에 찔러주는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현준은 자신이 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지를 보여주는 듯 한 플레이로 2명의 선수를 가볍게 개인기로 제치며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슈팅은 일본 골키퍼의 손에 받고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고 다시 한국의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현준의 플레이가 살아나자 일본 수비수들의 신경은 곤두설 수 밖에 없었다. 연신 카가와 신지나 혼다가 분발하며 수비에도 신경을 쓰고는 있었지만 넘어간 주도권을 찾아오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준의 플레이가 살아나면 살아날수록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이 더욱더 매서워 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극 선수들 맹렬하게 일본을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이제 슬슬 골이 터질 때가 되었는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펼쳐지는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아니 홈 경기처럼 대표팀 선수를 강하게 일본 선수들을 압박하며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비록 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골과 다름 없는 위협적인 모습을 여러번 보여준 태극 전사들이었기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기대감을 품으며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김현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대표팀 내에서의 연습 경기 때문일까? 아니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자신을 믿는 것일까? 대부분의 공을 자신에게로 밀어주는 기성용과 김정우 선수였고 다시 한번 기성용한테 공을 받은 현준은 플레이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몸을 타고 흐르며 점점 빠르게 감각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그라운드내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머릿속으로 정리되어 빠르게 들어오고 있었다. "어디를!!!" 현준이 공을 잡고 일본의 진영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자 우치다가 재빠르게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방금 전에도 현준을 자유롭게 놔줬다가 위협적인 찬스를 내줬던 탓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뚫린다면 뒤는 바로 골대였기에 우치다는 굳이 현준의 공을 뺏으려고 하지 않은 채 끌기 위해 서서히 뒤로 물러서며 현준의 움직임에 정신을 집중할 뿐이었다. '가볼까...?' 그리고 그런 우치다의 움직임에 현준은 가벼운 비웃음과 함께 들소처럼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충분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수한 마기가 빠르게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악마의 기운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능력이 순수한 마기였다. 옛날 같았으면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몸이 버티지 못했을 테지만 지금은 무리 없이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는 현준이었다. 빠른 속도로 돌파해 들어오고 있는 현준의 플레이에 우치다가 움찔거렸다. '이런...!' 다른 동료선수들이 자신을 커버하기 위해 들어오는 것보다도 현준이 더욱더 빨랐기 때문이었다. 역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축구 선수라 그런 것일까? 같은 축구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텁텁할 정도로 느껴지는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현준의 돌파에 우치다는 재빨리 다리를 내뻗었다. 아무리 자신이 상대하는 선수가 세계적인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사무라이 블루의 일원인 만큼 물러날 수는 없었다. "훗..." 느린 속도로 우치다가 발을 뻗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공을 밀면서 패널티 라인 안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치다의 발이 어느 쪽으로 그리고 어디까지 뻗어오는지 이미 순수한 마기가 전부 알려주고 있었기에 현준의 플레이는 거침이 없었다. 종이 한 장 차이정도는 아니었지만 한 뼘의 정도의 차이로 우치다의 태클을 피한 현준은 다시 한번 공을 밀었다. 순식간에 우치다를 제끼고 패널티 라인으로 들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커버 플레이를 하기 위해 달려오던 요시다가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위험지역이긴 했지만 거리낌 없는 태클이었다. 그러나 현준은 마치 농락이라도 하듯 아슬아슬하게 공을 왼쪽으로 꺾어 요시다의 태클을 피해내고는 한 걸음 더 안으로 들어서더니만 그대로 왼발을 들어올렸다. 왼발을 들어 올리자마자 순수한 마기들이 움직이며 순식간에 골키퍼의 움직임과 공의 궤적을 그려내었다. 악마의 기운이 있었을 때는 키이잉하는 아픔과 함께 시간이 멈춰지며 이뤄졌던 일이었다. 마치 자신의 능력이기도 했지만 또한 자신의 능력이 아니기도 했던 능력. 하지만 순수한 마기는 달랐다. 악마의 기운하고는 다른, 현준이 직접 몸에 보유한 능력이었다. "허엇!" 정확하게 공을 노린 요시다의 태클이 잠깐 방심을 했던 것일까? 공을 뺏길 줄만 알았던 현준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그대로 슈팅을 날리자 일본 대표팀의 수문장인 가와시마는 헛바람과 함께 재빨리 몸을 날렸다. 그러나 이미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그런 가와시마의 움직임을 비웃고는 일본의 골문을 흔들고 있었다. [김현준 슛!!! 골!!! 골 입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환호성을 지르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그렇게 전반 27분 현준의 선제골로 1-0 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잘했어!!!" 골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가장 가까이에 있던 박주영과 김정우가 현준에게로 달려 들어왔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시킨 것이다. 수 많은 언론의 기대를 받고 A 매치에 데뷔했기에 행여나 긴장에 현준이 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할까 걱정도 했었던 동료 선수들이었다. "아아아!! 아프다고요!" 세리모니를 정해놨으면 좋았을 텐데 마땅히 그런 것을 정해놓은 적이 없던 현준은 선수들의 축하를 빙자한 장난스러운 손짓을 몸으로 감수해야했다. 와아아아아!!!! 현준의 골이 터지자 Tv 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를 시청하고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큰 소리로 함성을 터뜨렸다. 두 명의 일본 선수가 가로막았지만 마치 농락이라도 하듯 현준의 발목이 꺾일 때마다 공이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갔고 결국 마지막에 날린 슈팅이 그대로 일본의 골문을 흔든 것이다. 마치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골이었다. 거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은 먹은 게 아니라는 듯 너무나도 쉽게 일본의 골문을 열어버리는 현준의 플레이였다. 현준이 골을 넣는 순간 밖에서 우렁찬 함성소리가 들려왔고, 그것은 체리 쥬빌레의 숙소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늘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유명한 한일전 경기가 생방송된다는 이야기에 다들 숙소에 옹기종기 모여서 축구 시청을 하기로 한 것이다. 여성 아이돌 그룹이었기에 축구에 관심이 없는 소녀들도 있었지만 리더인 아영과 함께 줄리아가 강력하게 축구를 보자고 말하자 결국 Tv 앞에 모인 소녀들은 공격을 주도해 나가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에 손에 땀을 쥐며 보다가 결국 현준의 골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환호성을 지른 것이다. "대단하다..." "짱이다. 이렇게 쉭쉭 하더니만 그대로 골을 넣었어." 방금 전 현준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일까? 멤버 중 하나인 레이가 Tv에서 리플레이되어 나오고 있는 현준의 움직임을 따라하듯 몸을 크게 흔들었다. "우와...우와...대체 어떻게 저렇게 한 거야? 난 일본선수가 공을 건드릴 줄 알았어." 최근 들어 축구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줄리아는 Tv 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계속해서 감탄성만을 터뜨리고 있었다. "성용이 패스도 좋았는데...저정도면 어시스트로 기록되지는 않겠지?" "......" 지우의 말에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성용의 패스를 받아 그녀들의 짧은 축구 지식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그냥 현준이 골을 넣었다가 전부였다. 하지만 캐스터들이 기성용 선수에 대해 언급을 안 하는 것을 보니 아마 기성용 선수가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잘은 모르겠는데 얘기가 없는 것을 보니까..." "에이...조금 아쉽네." "아쉬워?" "응?"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던 지우는 순간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이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미 소녀들의 눈은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중 하나인 성용과 지우가 아는 사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둘의 사이가 가볍게 아는 사이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소녀들의 마음속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시지. 지우양?" "그러니까 난 친구로서 한 소리야. 친구니까 기록을 세우면 좋잖아?" 괜히 쓸데없는 소리로 귀찮게 군다는 듯 태연스럽게 말을 여는 지우였다. 하지만 리더인 아영이 입을 넙치같이 쭈욱 벌리며 미소를 짓자 지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Tv 에서는 다시 경기가 재개되고 있었지만 경기에 주목하는 소녀는 줄리아뿐이었다. "어서 말하시지...후후후..." "난 단지 어떻게 니가 기성용 선수하고 친구가 되었는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 아영과 함께 레이과 수연도 합세를 하자 지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떻게든 화제를 돌려야만 했다. 그리고 순간 가장 앞서서 능글능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영이 눈에 들어왔다. "그...그러고 보면 넌 김현준 선수하고 연락하는 사이잖아. 매일 문자도 보내지 않아? 게다가 사진도 찍어서 매일 입..." "꺅!!!" 아영을 룸메이트로 둔 탓에 그녀의 사생활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지우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 현준과 같이 방송을 했던 아영이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에게 매일 문자를 보내는 것은 애교였고 어디서 구해왔는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현준의 큰 브로마이드 까지 방안에 걸어놓은 것이었다. 더군다나 어느새 찍은 사진을 잠깐잠깐 아무도 안 볼 때 살짝 입을 맞추는 것을 우연찮게 목격하기도 했던 지우였다. "이런이런...방금 좋은 정보가 나왔는데? 어떻게 된 거지? 리더양?" "지우가 아니라 리더양을 취조해야겠는데? 흐흐흐..." 이미 축구는 뒷전이었다. 타겟을 지우가 아닌 아영으로 돌린 레이와 수연은 재빠르게 아영의 양팔을 잡고 그녀를 간질이며 취조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지우와 수연과 합세해 아영을 장난스럽게 괴롭히고 있었다. 단지 줄리아만이 현준이라는 이름에 Tv 에서 시선을 돌렸다가 곧 고개를 돌려 계속해서 Tv 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었다. Tv 에는 여전히 맹렬하게 일본의 골문을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과 현준이 나오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다시 한번 찬스! 이번에는 박주영 선수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는데요.] [네. 좋은 기회였는데 마무리가 조금 아쉽군요.] Tv 를 바라보는 줄리아의 시선은 방금 전에도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며 관중들의 감탄사를 만들어 낸 김현준에게로 고정되어 있었지만, 아영을 괴롭히기에 바쁜 소녀들은 그런 줄리아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00153 현준, 비상하다. =========================================================================                            한일전. 한일전이 치열한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축구 뿐만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 대결에서도 한일전이 벌어지면 전국민의 관심대상이 된다. 그것은 한국과 일본이 라이벌관계라는 이유뿐만이 아니었다. 오욕이나 다름없는 일제치하시대의 역사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라 하는 이를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 때문도 포함되었다. 이러한 심리상태와 라이벌 의식이라는 것 때문에 한일전은 모든 스포츠를 가리지 않고 치열한 대결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축구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니, 축구나 야구와 같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에서 한일전이 벌어지면 그야말로 국가적인 주목을 받았다. "제대로 압박하란 말이야!! 슈팅을 공간을 내주지마!" 대한민국의 골문을 지키는 정성룡의 말에 모두들 알았다는 듯 거칠게 일본선수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현준의 골로 1-0 으로 앞서나가긴 했지만 일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방금 전에도 혼다의 패스를 받은 카가와 신지가 패널티 라인까지 파고 들어와 슈팅을 때린 것이다. 비록 공은 성룡의 품으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이제까지 별다른 공격을 하지 못했던 일본 선수들이 차츰 밀고 들어오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전반이 끝나기 까지는 아직 15분 정도 남았나...' 그라운드 위에서 2명의 일본선수를 달고 다니던 현준은 흘깃 전광판의 시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현준의 근처에는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일본 선수 2명이 숨을 헉헉 내쉬며 필사적으로 현준에게 달라붙고 있었다. 가볍게 자신들을 제쳐 버리고 골을 성공시킨 현준이었기에 일본 선수들의 마음속에는 절대 현준을 프리로 나둬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결국 전담 마크맨을 다시 붙인 것이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의 거친압박에도 개의치 않는 현준이었다. 이런 경험이 없다면 모를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각 팀의 수비수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던 그였다. "허억...허억..." 한국의 진영에서 공이 전방으로 날아오자 다시 한번 현준이 빠른 속도로 내달렸고, 그 모습에 숨을 몰아쉬던 이에나가는 다시금 다리에 힘을 줘 현준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경기장 왼쪽을 거진 확보하다시피 하며 크게 움직이는 현준이었기에 현준을 마크하는 이에나가 역시 체력적으로 무리를 하면서까지 그를 쫓아다녀야 했다. "김현준!!!" 외침과 동시에 일본의 진영까지 공을 몰고 올라왔던 김정우가 재빠르게 현준을 향해 공을 밀어 넣었다. 전반이 끝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13분여가량. 지금쯤이면 다시 일본의 기세를 꺾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현준의 앞을 이에나가가 가로막았고 거리낌 없이 돌파를 시도하는 현준이었다. [김현준! 다시 한번 공 잡았습니다!] [괜히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을 차지한게 아니죠. 김현준 선수 오늘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펠레와 마라도나와 같은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남아 있는 축구스타 혹은 현재 가장 빛나는 축구스타인 메시나 호날두와 같은 선수들을 보며 때로는 감탄에 때로는 어째서 저런 플레이를 보이는 선수들이 한국에서는 나오지 않는가 하는 아쉬움에 들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김현준의 플레이는 메시와 호날두와 같은 선수들에 비교해서도 모자람이 없었다. 일본 국가대표팀의 선수 여럿을 끌고 다니면서도 거침없이 일본의 진영을 농락하고 수비진을 베어버리는 플레이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신이 난 듯 해설을 하고 있었다. [이에나가가 가로막았습니다만 김현준 선수 다시 거리낌없이 돌파를 시도합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플레이예요. 김현준 선수 오늘 컨디션이 굉장히 좋습니다. 옆으로 박주영 선수와 기성용선수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선수들 제치기에는 크게 화려한 개인기는 필요없었다. 현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신체적인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났기에 단순히 급가속과 급정지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이에나가를 가볍게 제쳐버린 현준은 곧바로 태클을 시도하는 혼다까지도 가볍게 뛰어넘고는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막아!!! 파울로 끊어!" 너무나도 쉽게 돌파를 계속해서 허용해버리자 일본의 골문을 지키던 가와시마 골키퍼가 소리를 질렀다. 그 탓에 뒤늦게 요시다가 커버플레이를 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왔다. 다시 한번 돌파를 하느냐 아니면 슈팅? 혹은 다른 동료들에게 패스를 해야하느냐는 선택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순수한 마기는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계속해서 현준에게로 보내주며, 그 모든 정보를 조합해서 가장 최고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말해주고 있었다. [김현준 슈팅인가요!!!] 빠르게 다리를 치켜 올리는 현준의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가 그대로 소리를 높였다. 골 성공률이 무려 65%에 육박하는 현준이다. 축구를 아는 사람이 이 내용을 봤다면 이 무슨 사기선수냐는 말이 튀어나올만한 기록이었다. 한 마디로 3번 공을 차면 2번은 골로 연결시킨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뻐엉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빠른 속도로 일본의 골문을 향해 날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후웁..." 현준이 멀리서 중거리 슈팅을 날리려는 모습에 정신을 집중하며 온몸의 긴장감을 한 껏 끌어올린 가와시마는 골대쪽으로 향해 날아오는 공을 보며 몸을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골문에서 크게 벗어나는 공의 모습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의 궤적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눈을 크게 치켜뜨고는 재빨리 앞으로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온몸의 본능이 그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슈팅!!! 아! 크로스인가요!! 박주영!!! 박주영!! 기회입니다!] 마치 슈팅과도 같았던 현준의 패스는 오른쪽에서 빠르게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박주영의 발 끝에 떨어졌다. '이게 세계적인 선수의 패스인가...?' 마치 자신의 발끝으로 정확하게 떨어지는 현준의 크로스에 주영은 혀를 내두르며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수 많은 선수들의 크로스 혹은 패스를 받았던 그였지만 이렇게 정확하게 그리고 자신이 차기 쉽게 오는 공을 받아본 적은 거의 없었다. 이대로 슈팅을 때려도 혹은 조금 치고 나가도 좋을 만한 위치에 떨어진 공을 받은 주영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가와시마 골키퍼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인사이드로 공을 가볍게 차 넣었다. 와아아아아!!! 주영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가와시마 골키퍼의 순식간에 오른쪽 발 아래를 지나 빠른 속도로 골라인을 지나 골대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곤노가 재빠르게 다리를 쭉 뻗어 공을 걷어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한민국의 추가골.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자 기세등등하게 휘날리던 일본 깃발은 힘없이 축 처져버렸다. 한국도 아닌 일본의 홈경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평가전 이었지만 벌써 2골을 허용하고만 사무라이 블루였다. 그에 반해 붉은 악마들은 화산 폭발하는 미칠듯 한 기세로 함성과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전반에만 2골, 이렇게 통쾌한 경기도 오랜만이었다. 골을 넣은 주영은 그대로 그라운드로 슬라이딩을 하며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내보였고 다른 선수들이 재빨리 달려 들어가며 주영과 함께 골의 성공을 축하하기 시작했다. "좋았어!" 골이 들어가자 환호성을 지르는 것은 관중들 뿐 만이 아니었다. 벤치에 있던 한국팀의 코치친도 마찬가지였다. 조광래 감독은 다시 한번 골을 성공시키며 점수차가 2-0으로 되어버리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의 예상대로 현준이 활개를 치며 이번에도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다. 골은 분명 주영이 성공시켰지만 축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완벽하게 현준이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주영이 골을 성공 시킬 줄 알았다는 듯 입가에 살짝 미소를 보이며 축하를 하는 성용과 함께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보던 조광래 감독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뛰어난 축구실력과 센스를 보이는 사람만이 발탁될 수 있다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빛이 나는 선수는 오늘 A 매치에 처음으로 데뷔한 김현준이었다. 둥둥둥! 둥! 둥! 대한민국!!! 2-0으로 벌어지자 신이난 기세로 북을 치며 응원을 펼치는 붉은악마들이었고 그 응원에 힘입어 맹공을 펼치는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그렇게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은 공세를 늦추지 않으며 전방에서부터 일본을 압박했다. 와아아아아!!! 후반 12분 계속해서 맹렬하게 일본 진영으로 파고들어가던 김정우가 길게 오른쪽 사이드로 파고들어가는 구자철에게로 패스를 연결했고 그런 한국선수들의 플레이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다시 피어나온 붉은 악마들이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공을 몰고 가던 구자철은 잠시 멈치하고는 그대로 오른발로 강하게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던 박주영이 머리에 공을 맞추기 위해 그대로 뛰어올랐다. [박주영 헤딩!!!] 다시 한번 이어진 골 찬스에 한국의 공세에 힘입어 몸을 들썩이던 조민호 캐스터가 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곤노가 박주영보다도 먼저 공을 걷어내었고 공을 그대로 패널티 라인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하지만 일본의 위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튕겨나오는 공을 보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성용이 벼락같이 달려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급하게 공을 향해 달려오는 기성용과 그런 성용을 막기 위해 뛰쳐나오는 일본 선수. 성용은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날리기 위해 다리를 치켜올렸다. '그대로 때려버린다!!!'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충분히 슈팅을 때릴 수 있었고 잘만 맞는다면 골로 성공시킬 수도 있었기에 성용은 지체 없이 슈팅을 때리기 위해 허벅지와 종아리에 힘을 가득 실었다. "성용아!" '어...어?!'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을 날리려던 성용은 갑자기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을 빼고는 그대로 공을 오른쪽으로 슬쩍 밀었다. 공을 밀면서도 왜 자신이 이런 플레이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성용의 눈에 현준의 등번호인 17번이 들어오고 있었다. 키이잉!!! 슈팅을 때릴 때마다 느껴지는 감각. 순수한 마기로 인해 이제는 이런 감각은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현준이었다. 그리고 눈앞으로 빠르게 떠오른 91 의 숫자에 현준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 올리며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콰아앙!!! 현준의 발에서 떠나간 공은 마치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일본 선수들의 육탄 방어를 피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고 일본의 골망이 흔들리는 그 순간 대한민국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현준에게로 달려들어가고 있었다. [기성용 슈웃!!! 아! 내줬어요!! 김현준입니다!!!] [좋아요! 김현준! 슈웃!!! 골!!!!] [고오오올!!! 골입니다!!! 3골째!!! 일본 완벽하게 무너집니다!!!] 마치 축제라도 된 것처럼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었다. 그들 뿐 만이 아니었다. 지금 생방송으로 이 경기를 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골이 성공되는 순간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집집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20분 뒤인 후반 32분 다시 한번 김현준이 일본의 수비진을 베어버리며 가볍게 또 한번의 골을 성공시켰고 경기는 4-0 으로 벌어지고야 말았다. 현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자 지체 없이 그대로 현준을 교체한 조광래 감독이었고, 현준은 그렇게 A 매치 데뷔전에서 3 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조광래호의 황태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구세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김현준!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3골 '폭발' [AM 스포츠 = 김민성 기자] 역시 '축구 천재' 김현준(23, 리버풀)이었다. 일본 삿포로 돔에서 벌어진 A 매치 평가전에서 처음으로 데뷔전을 치른 김현준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일본의 삿포로 돔에서 김현준의 해트트릭과 박주영의 골로 무려 4-0 이라는 점수차로 일본을 대파했다. 이번 경기가 국가대표로 첫 데뷔전인 김현준은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며 공격포인트 4개를 기록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뤘다. 전반부터 맹렬하게 일본을 몰아치던 태극선수들이었다.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을까? 과도하게 김현준을 마크하던 일본 선수들의 빈틈을 찾아 맹렬하게 공세를 펼치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반 27분 김현준의 선제골로 대승의 시작을 알렸다. 그야말로 김현준의 날이었다. 선제골을 성공시킨 김현준은 다시 한번 완벽한 찬스를 박주영에게 만들어주었고 박주영은 가볍게 오른발로 공을 차 넣으며 점수차를 2-0으로 벌렸다. 후반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그 후 후반에도 김현준 두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완선했다. 축구 국가 대표팀 경기에서 해트트릭이 나온 것은 2008년 월드컵 3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경기(3-1 승)에서 김두현이 기록한 이후 무려 3년 3개월 만의 일이다. 4-0 으로 대세가 기울자 조광래 감독은 급히 김현준을 교체했고, 이미 추격의지가 무너진 일본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별다른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A 매치 데뷔전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김현준은 곧바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출전하기 위해 잉글랜드로 향한다. ============================ 작품 후기 ============================ 대항해시대는...셀레네섭입니다. 예전에 대항해시대 연재할때 하던게 있어서... 아이디는 '리그너스'입니다. ...라그너스 아니예요. 리그입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랑 논것은 게임으로 논거예요. ㅋㅋ 거의 4년가깝게 원거리 연애를 하고 있어서 ㅇㅅㅇ 일요일에는 집에 그리고 월요일에는 병원에 가볼일이 생겨서 연재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최대한 시간이 날 때 써서 예약에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즐감! 예약은 작품 소제목이 안올라가는...건가? 설정해 놓은거 같은데 안바꼈네요; 00154 현준, 비상하다. =========================================================================                            한국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4-0 역사적인 승리를 기록하자 다시 한 번 언론은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해외 방송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 시즌에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을 기록한 천재 김현준의 활약상을 영국 BBC 방송에서도 보도할 정도였다. 환상적인 플레이로 일본을 거의 농락하다시피 한 김현준의 활약상에 아침부터 한국은 축구 열풍이 불고 있었다. "우와! 너 어제 축구 봤냐?" "완전 쩔더라. 씨발. 괜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아니야. 날라다니던데?" "공만 잡으면 일본 애들 관광시키더라. 난 메시나 호날두가 우리나라로 온 줄 알았다니까?" 아침부터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모인 남학교는 물론 대학교,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록 가나와 세르비아의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이었지만 전부 2-1 한골차의 승리였다. 더군다나 아직까지도 조광래호는 아시안컵의 충격적인 패배가 입에 오르락내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이런 승리를 자축하는 동안 일본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라이벌이라 여기는 한일전 그것도 홈경기에서 혼다와 카가와 신지와도 같은 일본이 자랑하는 축구 선수들을 총동원한 일본대표팀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승리를 자신했던 그들이었다. 그러나 4-0이라는 충격적인 패배에 일본 국민들은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카와 신지와 러시아의 CSKA 모스크바의 주전인 혼다는 경기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컨디션이 좋았습니다만 생각보다 일본의 수비진이 그렇게 강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충분히 공간적인 여유가 있었고 쉽게 골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경기가 끝난 직후 정신없이 분주한 믹스트존에서 벌어진 인터뷰에서 도발적인 발언을 내뱉은 현준의 말에 몇몇 일본기자들이 발끈하며 현준에게 달려들었지만 4-0 이라는 점수차이를 메꿀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후우..." 어제 한국팀의 대승을 국민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밤새도록 기사를 작성했던 조○일보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선미는 허기를 느끼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연신 기자들이 엄청난 속도로 타자를 내려치며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피곤하네..." 기지개를 피듯 두 팔을 쭈욱 편 선미는 말없이 오늘 아침 신문 1면에 들어간 김현준의 포효하는 사진으로 시선을 돌렸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3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현준과 같은 국가대표팀 동료들이 얼싸안고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진짜 대단하네..." 선미 역시 어젯밤 경기를 생방송으로 지켜보았다. 그리고 눈도 떼지 못한 채 한국팀의 활약상을 지켜보았다. 김현준이 공을 잡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려 화장실도 가지 못했던 그녀였다. 선미가 처음 김현준을 만난 것은 김현준이 프로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대전한수원 선수였을 때였다. 그때는 그냥 K 리그보다도 못한 하위리그 선수를 자신이 취재하러 간다는 것 때문에 불평불만을 내비췄던 그녀였다. 그런데 그 선수가 불과 2년 사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떠나더니 득점왕을 차지 국가대표로 발탁되어서도 데뷔전에서 놀랄만한 활약을 보여준 것이다. "이정도면 거의 김현준 신드롬이겠는데..." 불과 6,7 년 전에도 축구천재라고 일컫어진 박주영으로 인해 난리가 났던 한국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대형 스트라이커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박주영 신드롬이 생기기도 했었다. 물론 지금도 대단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청소년 대표팀때 만큼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이었다. 하지만 김현준은 틀렸다. 이미 그는 완성된 선수였다. 아직 채 크지 못한 채 청소년 대표에서부터 주목을 받은 박주영하고는 달리 김현준이 주목받은 것은 축구 선수가 뛸 수 있는 최고의 리그중 하나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하고 나서부터였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그때부터 온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고보면 그 아저씨 정말 대단하다니까..." "누가 대단하다는 거지?" "읔..." 선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며칠 목욕을 하지 않은 채 거의 폐인꼴이나 다름없는 중년의 남자가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하품을 쩍쩍하고 있었다. "편집장님. 좀 집에 좀 갔다 오시죠? 몸에서 냄새나요. 정말..." "그러면 선미양이 나를 집에 보내줄 건가?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고. 옛날에 눈 여겨 보기는 했는데 이렇게나 클 줄 몰랐다니까." "김현준 선수 때문이로군요. 어젯밤에 그래도 좋았겠어요? 편집장님이 축구광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니까." "물론이지. 아주 통쾌했다니까."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편집장의 모습에 선미는 한숨을 쉬었다. 지금은 편집장과 얘기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허기를 때우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그나저나 밥 먹으러 갈 생각인데? 같이 가지 않겠나?" "상관은 없는데 좀 씻고 가고 싶어서요." "그래야겠지. 자네도 같이 가지 않겠나?" "예...? 예!" 남자의 말에 선미의 맞은 편 자리에서 열심히 타자를 치고 있는 남자 한명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고 그 모습 선미의 인상에 미미하게 찡그려졌다. 대답을 한 남자는 바로 김호명이었다. 냉랭하게 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에게 치근덕거리는 그 남자 때문에 여간 곤란한 게 아닌 선미였다. "그렇게 싫은 표정은 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 말이지." "아! 죄송합니다." 표정에 얼굴에 드러났던 것일까? 편집장의 말에 선미는 재빠르게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한 시간 후 선미는 두 남자와 함께 근처의 식당으로 들어섰다. "정말 피곤한걸. 진짜 집에 들어가야 겠어." "진짜 편집장님은 들어가셔야 되요. 사모님이 뭐라고 하지 않으세요?" 선미는 음식을 주문하고는 Tv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Tv 에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신문기자인 만큼 뉴스에서 무슨 내용을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뉴스에서는 어젯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대승과 함께 김현준에 대한 내용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니까...이제는 만나기도 힘들 겠는걸? 하하하." "그래도 옛날에 싸인 받으셨잖아요. 제가 알기론 싸인 유니폼도 한 벌 가지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거야 뭐...고이 모셔뒀지. 이왕이면 리버풀 유니폼에 싸인되어 있는 것도 가지고 싶긴 한데 말이야." 남자는 웃음을 터뜨리며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둘의 대화에 도통 낄 수 없는 김호명이었다. 그 둘만의 일이었기에 그 둘이 지칭하는 게 대체 누군지 짐작이 가지 않는 탓이었다. 만약 호명이 눈치가 빠른 인물이었다면 금세 그 대상이 김현준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을테지만 안타깝게도 호명은 눈치가 빠른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야기 하실 게 있다고 하셨는데..." "아아...그거 말이지. 조금 힘든 일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누구를 집중 취재하는 일인가요?" 자신의 존재감을 내보이고 싶었을까? 갑자기 끼어드는 호명의 모습에 선미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고, 남자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아니, 비슷하기는 한데 틀렸어. 집중취재이기는 한데 그 대상이 인물은 아니니까 말이야. "그러면...?" "구단이야. 축구 구단. 둘이 함께 잉글랜드로 가줘야겠어. 김현준 선수가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잖아? 그와 동시에 김현준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리버풀 역시 흥미를 끌고 있나봐.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기는 하지만 리버풀이야 예전부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게다가 겸사겸사 김현준 선수의 독점 인터뷰도 따오고 말이지." 남자의 말에 선미는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가고 싶었다. 아니 무슨 일이 있어도 가고 싶었다. 다른 선수도 아닌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김현준을 취재하는 일이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현준은 대전한수원에서 뛰고 있을 때의 현준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리버풀에서의 김현준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곤란한 것도 있었다. "김호명씨하고 둘이 말인가요?" "그렇지. 아무래도 여자 혼자 취재하기엔 좀 버겁지 않겠어? 둘이 선후배사이기도 하니까 같이 갔다오라는 거지." 남자는 그 말은 남기고는 숟가락을 들어올렸다. 그 모습에 선미 또한 천천히 숟가락을 들어 올리며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맞은 편에 앉은 호명은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고, 그 모습에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선미였다. '저 사람하고 같이 가는 것은 정말 내키지 않은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로 김현준을 취재하러 갈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는 선미였다. "피곤하네..." 무려 12시간의 비행이다. 그것도 잉글랜드까지 바로 가는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항공기를 갈아타야만 했다. 그나마 구단에서 신경을 써줬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비행시간은 더욱더 오래 걸렸을 터였다. 1년 동안 잉글랜드에서 자주 봤던 화창하지 않은 습한 기운의 날씨였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네. 자고 싶기도 하고 고생도 좀 했으니까..." 말을 마치며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프리미어리그 일정 때문에 인천 국제공항에서 잉글랜드로 오고 나서부터 갑작스럽게 성욕이 치밀어 오른 현준이었다. 리버풀 구단에서 신경을 쓴 탓일까? 현준이 탑승하자 호들갑을 떨던 스튜디어스들이었다. 전날 벌어진 한일전에서 현준을 활약상을 다들 눈으로 보거나 들었던 그녀들이었다. 그 탓에 자신을 향해 수군대는 스튜디어스들을 볼 수 있었고 편의를 봐주는 그녀들에게 잠깐이나마 욕정을 품었던 현준이었다. "한 명은 꽤 좋아보였는데 말이지..." 이름은 듣지 못했지만 그 중 가장 외모와 몸매가 괜찮았던 여인을 떠올리던 현준은 고개를 흔들고는 재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공항 밖에는 이미 한 남자가 현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단에서 보내준 인물이었다. 현준이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나절이었다. "진짜 피곤하네. 한국이 멀다는 게 조금은 슬프네." 그런면에서 프리미어리그에 뛰고 있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부러워진 현준이다. 적어도 그들은 A 매치에 뛰기 위해 12시간 이상 비행기를 탈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투덜거리던 현준의 눈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양손 가득 아이스크림을 싸 들고 지나가는 한 서양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익숙한 외모의 여인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현준의 현관문을 열고서는 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완전 자기 집이네." 리리스였다. 그 모습에 현준은 재빠르게 리리스가 들어갔던 현관문을 열었다. 안에는 자신의 마기를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 집어넣으며 컴퓨터를 하고 있는 리리스가 있었다. "어? 왔군." "네. 왔습니다. 꽤나 힘들었지요. 누구는 쉽게 오고 누구는 12시간이 넘도록 비행기를 타고 와야 했으니 말이지요." "그래도 그 만큼 마일리지가 쌓일테니까. 뭐, 그렇게 쓸 일은 없을 테지만." 일본과의 A 매치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한국까지는 같이 갔었던 리리스다. 그래도 현준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 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잉글랜드로 돌아갈 때는 현준이 비행기를 이용한 것에 반면 리리스는 아무도 모르게 공간이동으로 잉글랜드로 돌아간 것이다. "너도 사용할 수 있잖아? 공간이동으로 돌아오지 그래?"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잘 아시잖아요." 현준은 리리스의 마기로 인해 자동으로 차곡차곡 냉장고에 쌓여 가고 있는 아이스크림 하나를 손에 쥐어들고는 봉지를 깠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게 된 지도 이제 근 4달 정도가 흘러가고 있었고 리리스가 마계에서 바알에게 패한 이후로 그녀와 함께 살게 된 것도 두어달 정도가 흘러 있었다. 그 두 달 동안 꽤나 많은 것이 바뀐 현준이었다. 리리스로 인해 순수한 마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배운데다가 악마로써는 꼭 알아야 한다며 마계의 역사와 세력현황들까지도 알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배고프네. 밥 해놓은 것 없어요?" "나한테 그런 게 필요 없다는 것은 잘 알잖아?" "하긴...그렇죠."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리리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현준이다. 순수한 마기만 있으면 100년을 먹지 않아도 끄덕 없는 그녀였다. 하지만 같은 악마임에도 불구하고 허기짐을 느끼는 현준이었다. 허기짐을 느낀다 하더라도 굳이 먹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다. 조금만 있으면 순수한 마기들이 그러한 허기짐을 없애줄테니 말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뭐라도 먹고 싶었기에 곧 옷을 챙겨 입고는 밖으로 향했다. 그렇게 허기를 때우고 몸을 씻은 현준은 그대로 침대로 향했다. 배가 부르자 여행의 피곤함이 몰려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때까지도 리리스는 여전히 컴퓨터 삼매경이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대체 컴퓨터가 뭐가 좋은 것인지 모르는 그였다. 한 때 자신도 리리스가 하는 게임을 하려고 컴퓨터를 구입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며칠 하고는 흥미를 느끼지 못해 바로 손을 떼버렸던 적이 있었다. "리리스." "왜? 나 지금 바빠."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저렇게 대답을 해도 자신이 한마디 하면 그녀가 쪼르르 달려올 것을 알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잠깐 있었던 일 때문일까? 피곤하긴 했지만 아래쪽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나 오늘 땡겨요. 아까 전에 스튜디어스 봤었는데 참느라 죽을뻔했다고요." 현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몸을 벌떡 일으킨 리리스였다. 그리고는 현준이 누워있는 침대로 몸을 던져 현준의 품 속으로 뛰어들더니 볼에 입술을 가져다대며 혀로 살짝 핥아올렸다. "밤새도록은 곤란해요. 조금 피곤하긴 하니까...일단 입으로 해줘요." "알았어." 현준의 손이 자신의 머리를 꾸욱 누르자 리리스는 재빠르게 현준의 다리사이로 파고들어갔다. 밤새도록은 안 된다고 했지만 그래도 하다보면 아침이 밝아오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기대감에 찬 리리스의 붉은 눈동자가 초롱초롱하게 빛이 나고 있었다. 00155 현준, 비상하다. =========================================================================                            "......." 리버풀의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들어서기만 하면 보이는 리버풀의 전설적인 감독인빌 생클리의 두상을 볼 수 있다.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리버풀의 전설적인 인물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리버풀이며 나도 리버풀'이라는 마음을 담는 것이다. 현준 또한 이런 리버풀구단의 모습에 얼마나 리버풀에서 헌신하며 뛰었던 이들이 리버풀에게 사랑을 받는지 알고 있었다. 불과 반년도 안 되는 시간이지만 그만큼 영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A 매치를 마치고 오늘 막 첫 훈련을 하기 위해 나왔던 현준은 훈련장 여기저기서 체력훈련을 하거나 혹은 트래핑을 하며 떠드는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매번 보던 익숙한 광경이기는 했지만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묘한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로 감도는 게 느껴졌다. 마치 대충대충 시간을 때우는 느낌, 혹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것일까? 굉장히 불안한 듯한 모습들이었다. "어라? 준! 경기는 잘 봤어. 대단하던데? 역시 룰러(Ruler)라니까. 상대는 일본이었다며?" 카윗이 준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그 역시 훈련장의 묘한 분위기 때문인지 훈련에 합류하지 못하고 주위를 지켜보고 있던 것 같았다. "아아...뭐. 재미있는 경기였어요." "일본이라면 준의 나라인 한국하고는 대단한 라이벌 관계라던데 말이야. 그래서야? 완전 인정사정 없던데? 일본이라면 월드컵에도 출전할 정도로 강팀인데 말이야. 4-0 이라니." "그러고보니 카윗은 남아공 월드컵때 일본팀과 상대했었군요." 2010 년 월드컵 네덜란드 대표로 출전했던 디르크 카윗이었다. 아쉽게도 끝판왕이라 물리는 스페인의 무적함대에 무릎을 꿇기는 했지만 네덜란드는 수 많은 강팀들을 격파하며 최초로 월드컵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그런 네덜란드는 일본과 함께 남아공월드컵 E 조에서 조별예선을 치루고 16강에 올라왔었다. "그랬지. 그 경기로 16강을 확정했었으니까. 하지만 쉬운 경기는 아니었어. 웨스가 아니었으면 승리하지 못했을 지도 모르니까." "웨스?" "아아...애칭으로 말하면 준은 잘 모르겠구나. 웨슬리 스나이더. 이렇게 말하면 조금은 알려나?" 웨슬리 스나이더. 축구선수로써 인터밀란이 트레블을 달성할 때의 주역이자 네덜란드 대표팀의 일원인 그를 모를 리가 없었기에 현준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현준이 이야기를 꺼내려는 화제는 훈련장의 분위기였다. 이제 곧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 열린다. 한창 투지를 불태우며 훈련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 당연했기에 지금의 모습은 프리미어리그의 1부팀인 리버풀의 선수들이라고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모습들이었다. "대충은 알겠지만 아무래도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연기 때문일 거야. 다들 걱정이 되는거지." "아...! 그러고보니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A 매치 경기도 취소되었었죠." 원래대로라면 현준이 일본과 경기를 치루기 하루 전 8월 9일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친선경기가 벌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런던에서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폭동 때문에 취소된 것이다. 국가대표경기까지 취소될 정도였으니 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역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미 잉글랜드 챔피언쉽에서 뛰고 있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앨더숏 타운의 리그컵 1라운드가 연기가 되었고 찰턴 애슬래틱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또한 연기가 결정되었다. 그리고 결국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인 토트넘과 에버튼의 경기 또한 런던 폭동으로 취소되고야 말았다. "뭐...다른 경기는 그대로 진행할거라고는 하지만 불안한건 사실이지. 이중에는 런던에 가족이 있는 선수들도 있으니까 말이야." "아아..."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외부에서 큰 일이 벌어지는 데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자신 역시 한국에서 폭동이 벌어졌다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신경이 쓰일 터였다. 하물며 거기에 자신의 가족이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후우..." 현준은 길게 심호흡을 했다. 그다지 걱정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이렇게 다들 행동을 해도 막상 달글리쉬 감독과 함께 코치진이 들어서면 잡생각을 버리고 훈련에 빠져들 게 틀림없었다. 자신과 같이 뛰고 있는 동료들은 프로였다. "그러고보니 준의 나라에서도 폭동이 자주 일어나나?" "폭동...그...글쎄요." 갑자기 이런 질문은 왜 하는 것일까? 카윗의 말에 현준은 축구화를 톡톡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런던의 폭동이 일어난 이유는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뉴스에서 열심히 추측 기사를 떠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의 뉴스에서도 다룰 정도니 말이다. 우수한 복지체제를 지니고 있는 영국 하지만 제조업이 망해가며 성장기반이 무너진 탓에 영국은 부자들에게 대폭 세금을 물려 복지를 해왔었다. 성장률이 떨어지니 실업률이 점점 높아졌고 결국 실업수당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웠는데 재정적자가 너무나도 심해지자 긴축재정, 복지감소로 이어지며 불만들이라 폭발한 것이라고 말이다. 원래 사람이란 준 것을 뺏으면 반발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빈민들로써는 복지는 감소되는 데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힘들었다. 또한 부자들한테는 더 이상 뜯을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어난 폭동. 진실이 어찌되었던 현준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날리 없었다. 시위가 일어난다? 불쌍한 수많은 전경과 의경들이 나설 터였다. 게다가 경찰기동대도 있었다. 일명 닭장차를 타고 다니는 그들은 심하면 하루에 한번 혹은 이틀에 한 번 꼴로 시위에 나간다. 의경으로 군대에 갔다가 휴가를 나온 대학 동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관이었다. TV 에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시위는 매일 벌어진다. 국가가 하는 일에는 불만이 많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지 말아야 할 인물을 꼽으라면 100이면 90 정치인들을 꼽는다. 그렇게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가득함에도 폭동으로 발전될 정도의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 신기한 일이었다. 옛날에는 학생운동으로 그러한 일이 많이 벌어졌다는 데 아쉽게도 현준은 그때의 일에 대해서 알지는 못했다. "글쎄요. 일어나지는 않을 거예요. 대한민국은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렸으니까요." "그렇군." 그렇게 쓸데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던 도중 케니 달글리쉬 감독과 리버풀의 코치진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감독과 코치진들이 나타나자 아까의 불안한 기색은 단숨에 사라지고 훈련장에는 승리를 위한 선수들이 땀을 흘릴 뿐이었다.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은 14일날 리버풀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에서 펼쳐진다. 축구를 사랑하는 프리미어리그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다리는 경기중 하나였다. 특히나 리버풀의 팬들이라면 더더욱 말이었다. 저번 시즌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며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까지 따냈던 리버풀인데다가 매번 이리저리 치이고 다녔던 프리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으니 팬들로서는 기대가 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팬들말고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의 축구팬들 역시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들간의 대결이 펼쳐질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출신으로 '최연소 프리미어리거'가 된 지동원과 지배자라는 별명으로 작년 시즌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을 차지했던 김현준의 맞대결 때문이었다. K 리그에서 전남의 에이스로 월드컵과 올림픽 대표로 약관의 나이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던 지동원은 이번 시즌 선더랜드로 38억원의 이적료로 3년간 계약을 맺었다. 프리시즌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던 탓에 한국팬들은 김현준 뿐만 아니라 지동원 역시 축구의 성지인 잉글랜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기에 이번 대결이 기다려지는 것이 당연했다. 연신 뉴스에서는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베스트 멤버와 출전여부에 관한 추측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김현준의 출전은 거의 확실했지만 아직까지 지동원은 경기에 출전할지는 미지수였지만 지동원이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자 수 많은 축구 팬들은 밤 11시에 벌어지는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경기가 빨리 시작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네. 드디어 세계의 모든 축구팬들이 기다리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 시작될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11개월의 대장정이 벌어지겠습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까지는 아직 30여분이나 남아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일본전에서의 대승이후 축구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자 꽤나 여유롭게 중계시간을 편성하며 일찍부터 방송이 시작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오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취소된 토트넘과 에버튼의 경기를 제외하면 총 9경기가 벌어지겠는데요. 오늘 13일 토요일에는 안필드에서 벌어지는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경기를 포함해 5곳에서 프리미어리그 개막경기가 펼쳐집니다. 오늘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경기 프리미어리그 팬들과 기다렸던 경기기도 하지만 한국의 축구팬들 역시 굉장히 기다렸던 경기가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늘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경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대결이 펼쳐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는데 말이죠.] 설렌 것은 한국 축구팬들 뿐만이 아닌 듯 싶었다. 조민호 캐스터의 말을 받은 신연호 해설위원 역시 들뜬 목소리였다. 그럴 터였다. 대한민국의 축구 선수중 4명이나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바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미 김현준 선수는 선발 출전이 확정되었죠?] [네. 저번 시즌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내에서도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잡고 있는 김현준 선수이니 만큼 당연하다시피 예상되었고, 이번 개막전에서도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 그리고 앤디 캐롤 선수와 함께 선더랜드의 골문을 노리게 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선더랜드에서는 아사모아 기안선수가 선더랜드의 공격을 이끌게 됩니다.]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에서도 리버풀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는데 말이죠. 그 덕분에 꽤나 많은 선수들을 수혈한 리버풀이 아닙니까?] 해설위원으로 최대한 축구팬들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주어야 했기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자신이 준비한 서류를 빠르게 뒤적거리며 입을 열었다. [네. 이번 시즌 주목할 만한 영입으로는 뉴캐슬에서 왼쪽 풀백으로 뛰고 있던 '호세 엔리케' 선수를 영입한 게 아닐 까 싶습니다. 스페인 출신으로 선수 개인으로써도 국가대표에 뽑히고 싶어서 리버풀로 이적을 결심했다고 하더군요.] [그에 반해 선더랜드. 참 이 선더랜드라는 팀, 바로 지동원 선수 하나만으로 축구팬들에게 유명해진 팀이 아닙니까?]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0위를 차지한 선더랜드였다. 프리미어리그를 주로 보는 축구팬이라면 선더랜드가 어떤 팀인지는 대충이나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지동원이 입단하면서 선더랜드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참 이 선더랜드라는 팀 멤버 구성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리 카테몰 선수도 있고 거의 이적할 것으로 확실시 되는 아사모아 기안 선수도 있으니 말이죠. 또한 잉글랜드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득점왕인 케빈 필립스가 뛰었던 팀도 선더랜드입니다.] [네. 그렇군요. 이번 경기 과연 김현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공 격포인트 기록을 이어나갈까가 궁금해지는 데요. 아시다시피 작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보였게 김현준 선수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도 사뭇 기대가 되는데 말이죠. 이미 한일전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인만큼 오늘 경기에서도 꽤나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 예상됩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지동원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안 필드에서는 개막행사가 한창이었고, 카메라도 중간중간 개막행사가 벌어지는 모습을 잡고 있었다. 잉글랜드에서 폭동이 일어났다고는 하지만 영국인들의 축구사랑이 어디를 가는지는 않는지 리버풀의 홈 경기장 안 필드는 축구팬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지동원 선수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인데 말이죠. 초반 교체든 선발이든 총력을 다해서 뛰어야 할 듯 싶습니다. 현재 선더랜드에서의 지동원은 3번째 혹은 4번째 공격 옵션이니 말이죠.] 그렇게 계속해서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중계방송을 해나갔고 곧 개막행사가 끝나고 선수들의 악수가 이어졌다. "준. 선더랜드에 준하고 같은 나라 출신 선수가 있다며?" "그러게? 그런데 현준과 닮은 선수는 보이지 않는 걸?" 카윗과 함께 현준과 찰떡호흡을 자랑하는 수아레즈가 그라운드를 둘러보며 말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굉장히 친한 듯 같이 돌아다니는 사진이 많이 찍혔던 탓에 현준과 함께 리버풀 선수로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관심을 받는 선수들이었다. 단지 여성팬들은 그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현준의 외모를 카윗이나 수아레즈가 가린다는 게 그 이유였다. "저쪽 벤치에 대기하고 있어. 아무래도 교체로나 투입될 거 같아. 20살이고 이번 시즌에 합류했으니까 팀에서도 함부로 출전시키기엔 무리였을 꺼야. 나도 조금은 기대했는데 말이지." "어때? 축구 실력은 준 만큼 대단해? 포지션은 뭐야?" "공격수. 축구 실력은...글세. 그라운드에서 직접 느껴보는 게 나을 지도 모르지." 경기가 시작되기 전 지동원과 인사를 나눴던 현준이다. 같은 한국 출신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자신이 일단 1년 먼저 프리미어리그에 입단했기에 먼저 찾아가 봐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안면식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지동원 선수에 대해서는 사진을 본적이 있었기에 그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냥 선더랜드 유니폼을 입은 한국선수를 보면 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후반에라도 나왔으면 좋겠네...' 현준은 장난스럽게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에서는 아마 난리가 날 터였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맞대결로 말이다. 그리고 잠시 후 2011-2012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경기 리버풀과 선더랜드의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 작품 후기 ============================ 흐음... 노블레스 정산 방식이 바뀌었군요. 결제를 하는 독자들에게 쿠폰을 주고 독자를 작가들에게 그 쿠폰을 선물할 수 있다. 그리고 얼마나 작가가 쿠폰을 선물받았느냐에 따라서 정산료도 바뀐다라... 결국 글 잘쓰는 작가만이 살아남겠군요. 치열한 경쟁이 될듯... 게다가 어느작가가 정말 인기가 많은지도 드러나겠네요. 허허허... 그...그렇다고 쿠폰제가 시작된다고 쿠폰 달라는 것은...뭐...뭐...=ㅅ= 그러고보니 2주 연속 악마의 계약이 노블레스 베스트 1위를 차지했군요.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마음같아서는 대항해시대 육두구와 메이스 한트럭을 가져다 드리고 싶은데 그냥 마음으로만 남겠습니다. 아이디 남겨주신분은 제가 접속할때마다 귓말 드릴게요. 메일을 보내고 싶은데 게임상에서 어떻게 보내는지 모르겠네요; 즐감하세요! 00156 현준, 비상하다. =========================================================================                            [양팀 중원에서 공방전을 벌이며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리버풀, 후방에서 한방에 길게 공을 내주지만 선더랜드의 수비수에게 걸리는 군요. 김현준 선수가 뛰어 들어가고 있었는데 말이죠.] [오늘도 폭 넓게 경기장을 쓰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초반이지만 공이 이어졌다면 좋은 장면이 나올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김현준 선수의 장점이기도 하죠?] [네, 그렇습니다. 일본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김현준의 선수의 체력은 정말 엄청나다고들 하죠. 세 개의 폐를 가진 박지성 선수도 박지성 선수이지만 김현준 선수 역시 엄청난 활동력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1선과 2선의 간격을 좁게 유지하며 리버풀과의 중원공방전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선더랜드였다. 아무래도 원정경기인 만큼 주도권을 리버풀에게 내준다 하더라도 쉽사리 자신들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리버풀의 편을 들어준 것이 틀림없었다. 선더랜드의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라르손이 코너킥을 올린 것이 크게 빗나갔고 곧바로 공을 낚아챈 찰리 아담이 현준을 발견하고는 길게 공을 내준 것이다. "좋아!!! 가!!! 가라고!!!" 찰리 아담이 길게 공을 차는 모습과 동시에 일어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선더랜드의 코너킥이기에 선수들은 리버풀의 진영에 있던 만큼 완벽한 역습찬스였다. [김현준 달립니다!!!] 길게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보자마자 달리기 시작한 현준이다. 공의 낙하지점은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고 있었다. 자신이 할 일은 달리는 것 뿐이었다. 스터드가 잔디를 찍어 올렸고, 폭발적인 주력으로 현준은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뒤에서 선더랜드의 선수들이 쫓아오고 있었지만 육상선수를 해도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주력을 지닌 현준이었다. 그리고 가볍게 공에 발을 뻗어 자신의 공으로 만든 현준은 그대로 선더랜드의 진영을 향해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흥분한 것은 벤치에 대기하고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 혹은 달글리쉬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들 역시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서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거침없는 현준의 드리블에 선더랜드 선수인 필 바즐리가 재빨리 태클을 했지만 가볍게 바즐리의 태클을 뛰어넘은 현준은 그대로 패널티 라인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돌아와!!!" 선더랜드의 시몬 미그놀렛 골키퍼가 선수들에게 빨리 돌아오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선수들이 돌아오는 속도보다 현준이 치고 들어오는 속도가 더욱 빨랐다. 이미 필 바즐리의 태클은 무위로 돌아갔기에 믿을 선수는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카이런 리차드슨 단 한명뿐이었다. [김현준 찬스입니다!!!] 흥분한 조민호 캐스터였다. 남은 것은 수비수 하나와 골키퍼뿐이었다. 뒤에서 리버풀의 선수들과 선더랜드의 선수들이 쫓아오고 있었지만 이미 거리가 있었다. 현준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과연 현준이 어떤 플레이를 보일지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것이다. "큭!" 현준의 드리블을 막기 위해 리차드슨이 재빨리 앞으로 가로막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현준의 속도를 늦출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리차드슨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치고 나간 현준은 순간적으로 몸을 180도 돌리면서 공과 함께 리차드슨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크루이프 턴'이라고 불리는 기술이었다. 순간적인 스피드와 양발을 교차해 수비수를 제치는 기술. 크루이프 턴을 사용하는 선수들은 굉장히 많았지만 방금 전 현준은 진짜로 크루이프가 빙의라도 된 듯 깔끔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사용하는 카이런 리차드슨 선수를 제쳐버린 것이다. "젠장..." 그렇게 완벽하게 2명의 수비수를 제쳐버리고 그대로 슈팅을 날리려던 현준은 한국어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리차드슨을 제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자신을 막던 어느새 리차드슨의 손이 쭉 뻗어지더니 뒤에서 자신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유니폼이 늘어나며 몸의 뒤로 넘어지고 있었다. 그대로 슈팅을 날려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순수한 마기는 골의 성공률이 37%라고 나타내고 있었다. '그냥 넘어지는 게 낫겠군.' 이미 패널티 라인은 넘었다. 그리고 만약 이 상황이 반칙으로 선언된다면 완벽하게 패널티 킥을 얻을 수 있었다. 리차드슨의 카드는 덤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넘어지며 휘슬소리가 그라운드에 크게 울려퍼졌다. 심판의 휘슬소리에 안색이 변한 선더랜드의 선수들이 재빠르게 심판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넘어진 현준과 리차드슨을 향해 다가온 심판은 하늘을 향해 옐로카드를 뻗어 올렸다. [패널티 킥!!! 패널티 킥입니다!!!] [김현준 선수. 패널티 킥을 얻어냈습니다. 이렇게 되면 키아드 리처드슨 선수는 이번 시즌 가장 처음으로 카드를 받는 불명예 선수가 되겠군요!] "잘했어!!!" "나이스 준!!! 역시 해낼 줄 알았어!" 현준이 패널티 킥을 얻어내자 기뻐하며 현준의 머리를 한번씩 두드리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한 대씩 얻어맞다가 고개를 들어올린 현준은 자신과 눈이 마주친 찰리 아담을 발견하고는 슬쩍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와아아아아!!! 리버풀 선수진은 물론 안 필드를 가득 메운 관중들의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나왔다. 전반이 시작된지 고작 6분만이 얻은 골 찬스였다. 키커는 당연히 김현준이었다. 리버풀 선수들중에서 가장 골 결정력이 뛰어난데다가 기회 역시 현준이 얻었기 때문이었다. [키커는 김현준 선수로군요.] [이번 골이 성공하면 프리미어리그 시즌 첫 골을 김현준 선수 기록하는데 말이죠.] "후우..." 심호흡을 한 현준은 시선을 좌우로 돌렸다. 미그놀렛 골키퍼가 긴장된 표정으로 공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11미터 안에서 벌어지는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패널티 킥. 물리학적으로는 볼을 차는 키커가 굉장히 유리하지만 키커와 골키퍼 안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긴장감에서 오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결과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월드컵과 챔피언스 리그에서와 같은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실축은 빈번히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대한민국역시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접전 끝에 승부차기까지 가게 되었고 무려 3연속으로 패널티킥을 실축하며 3-0으로 무릎을 꿇은 적이 있었다. [김현준 선수 침착하게 공을 내려놓는데요.] [김현준 선수. 충분히 골을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자! 김현준 선수! 찹니다!!!] 키이잉!!! 공을 차려는 순간 익숙한 소리가 현준에게 들려왔다. 순수한 마기의 목소리였다. 이미 미그놀렛 골키퍼의 움직임을, 잔디의 상황을, 바람과 공이 날아갈 방향을 순수한 마기는 전부 파악해서 현준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침착하게 미그놀렛 골키퍼를 속이고는 칩 킥으로 빈 골문에 골을 성공시켰다. 와아아아아!!! 현준이 골을 성공시키는 것과 동시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큰 목소리로 골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안 필드에 가득 찬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은 말할 것도 없었다. 큰 점프와 함께 주먹을 쥐고 하늘을 향해 쭉 뻗더니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에 새겨져 있는 리버풀의 앰블럼을 가리키는 세리모니에 더 콥은 더욱더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준!! 준!!! 준!!!! 준!!!! 현준의 골에 더 콥이 보답하는 것은 함성밖에 없었다. 한 구석에서 시작된 현준의 응원가가 어느새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서포터즈 더 콥이 자신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노래를 멈추지 않을 게 분명했다. 바로 그것이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이었다. 현준은 그 붉은 무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들 때문에 자신이 골을 넣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골이었다. "휘유...인기가 장난이 아닌데 준?" "프리미어리그 시즌 첫 골이니까요. 한번 기록해 보고 싶었는데 성공하니까 좋은 걸요?" 관중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는 현준을 앤디 캐롤이 부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렇게 경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0 리버풀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터진 선제골에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 강하게 압박을 가하는 선더랜드였다. 그리고 그런 선더랜드의 플레이를 오히려 환영하는 리버풀이었다. 이 곳은 안 필드였다. 선더랜드가 걸어오는 싸움을 피할 리가 없었다. [경기 굉장히 치열합니다. 리버풀 선수들도 그렇지만 선더랜드 선수들도 사력을 다하는 군요.] [왜 축구가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전쟁인지를 두 팀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로군요. 선더랜드 선수들 역시 일찍 1골을 실점했지만 동점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뒤에서 캐러거의 패스를 받은 찰리 아담이 천천히 흐름을 조율하며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긴 했지만 영양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찰리 아담과 레이바 루카스, 디르크 카윗이 공을 돌리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을 잡은 디르크 카윗을 세바스티안 라르손이 가로막았다. 그리고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기 보다는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로 생각을 했는지 카윗은 가볍게 공을 뒤로 내주었고 공을 받은 아담은 그대로 공을 차올렸다. [찰리 아담 선수! 앤디 캐롤 선수를 향해 길게 내다봤습니다.] [앤디 캐롤선수가 깊게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있었어요!] 언제 파고들어갔는지 오른쪽 사이드라인을 타고 달리는 앤디 캐롤이었고, 찰리 아담이 그것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킬 패스를 연결한 것이었다. 계속해서 공세를 펼치던 선더랜드였기에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 라인의 거리가 조금 벌어져 있었고 캐롤은 별다른 제지 없이 순간적으로 선더랜드의 측면을 뚫어버리며 달려 나가고 있었다. "캐롤!!!" 아담이 뒤에서 공을 보내는 것과 동시에 달리기 시작한 현준이다. 이미 그의 공을 캐롤이 받을 것이라고 그리고 캐롤이 측면을 타고 달릴 것이라고 예측했던 현준이었다. 현준이 패널티 라인 안까지 파고 들어온 것을 확인한 캐롤은 그대로 현준을 향해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다. [앤디 캐롤 크로스!!!] [김현준 선수를 봤어요!] 공이 날아가는 방향에 현준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중계진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또 한번 현준이 일을 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미리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현준을 향해 안톤 퍼디낸드와 현준에게 한번 당한 리차드슨이 강하게 현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작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그리고 방금 전에도 선제골을 작렬한 현준이었기에 2명의 수비수들이 붙더라도 절대 그를 그냥 놔둘 수는 없었다. 현준이 몸을 돌리지 못하게 뒤에서 가로막는 두 선수였다. 쿵!!!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지만 한 치의 밀림도 없는 현준이다. 리리스가 마왕의 권능으로 재구성해준 데다가 순수한 마기로 인해 아직도 진화하고 있는 현준의 신체였다. 몸싸움이 여의치 않자 안톤 퍼디낸드는 미리 현준에게 오는 공을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현준은 안톤 퍼디낸드의 움직임을 이미 읽고 있었다. '어디 볼까...' 공은 자신에게로 향해오고 있었다. 그리고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공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끝이었다. 2명의 선수가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그대로 골로 연결할 수 있는 슈팅을 날리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물론 슈팅을 성공시킬 수는 있었다. 단지 그 확률이 굉장히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운에 맡기는 것보다는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현준이었다. 키이이잉!!! 순수한 마기가 요동을 치며 주위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현준에게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에서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는 선수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현준은 공을 받고는 그대로 힐 킥으로 강하게 공을 찼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시간이 느릿느릿하게 흘리며 자신의 발에 맞은 공이 안톤 퍼디낸드의 다리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등 뒤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순수한 마기가 전부 알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공은 그대로 수아레즈의 움직임에 딱 맞춰서 그의 발 끝에 도착할 게 틀림없었다. 자신이 할 일은 여기까지였다. 남은 것은 수아레즈의 슈팅이 선더랜드의 골문을 여는 것을 보는 일 뿐이었다. '분명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줄 거야...!' 캐롤과 함께 현준이 달려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달리기 시작한 수아레즈였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계속 호흡을 맞춘 만큼 현준이 무언가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수아레즈는 온 몸의 긴장감을 한 것 끌어올리며 선더랜드의 골문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언제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공을 보내는 현준이었다. 실전에서도 연습경기에서도 말이었다. 자신이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린 적도 많지만 현준의 패스는 골잡이로써는 누구나 다 받고 싶어 하는 짜릿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과 파트너가 된 자신이 행운아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수아레즈다. 그런 생각과 함께 달리던 수아레즈는 어느새 자신을 향해 굴러오는 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2명의 선수사이로 현준은 자신의 움직임을 알아채고는 공을 연결시켜준 것이다. 정말 자신은 행운아였다. 이런 천금의 패스를 받을 수 있으니 말이었다. 공격수로서는 최고의 축복이었다. "우와아아아아!!!!" 선더랜드의 두 선수로 인해 시야가 가로막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움직임을 어떻게 알아차렸던 것일까? 온몸에 전율이 흘렀고, 자신도 모르게 포효가 터져 나왔다. 현준에게 바치는 함성이었다. 그리고 수아레즈의 발끝을 떠난 공은 너무나도 정확하게 선더랜드의 골문을 꿰뚫었다. 2-0. 전반 21분. 수아레즈의 선제골로 2-0으로 달아나는 리버풀이었다. ============================ 작품 후기 ============================ 이 글이 올라갈때즘이면 전 서울에 있겠군요. 아버님이 몸이 안 좋으셔서 서울에서 수술을 받으신답니다. 제발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되서 빨리 나으시기를... 그럼 즐감하시길... 추천할 수 있는 것...공지사항 읽어보니까 21일부터라는군요. 00157 현준, 비상하다. =========================================================================                            와아아아!!!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하던 관중들은 전반전이 종료되고 나서도 경기를 벌이고 있었을 때와 다름없이 열광적인 응원을 계속해서 보내주고 있었다. "후우...대단한데요? 이번 시즌 리버풀 볼만하다 생각했었는데 이정도일 줄이야...작년하고는 완전히 다른 팀인걸요?" "리그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알겠지만..." 작년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유일한 자존심이었던 EPL 최다 우승을 빼앗긴 상처입은 사자가 바로 리버풀이었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다 할 수 있었다. 강팀들이 후반 막바지에 속속 무너졌고 리버풀은 현준의 원맨팀적인 활약으로 승점을 쌓았으니 말이다. 그 탓이었을까? 이번 시즌 이적시장에서 알짜배기들을 쏙쏙 빼냈을 정도로 이적시장에 크게 관여한 리버풀이었다. 우선 챔피언쉽으로 강등당한 블랙풀의 에이스인 찰리 아담을 필두로 선더랜드의 유망주인 조단 핸더슨, 그리고 뉴캐슬의 왼쪽 풀백인 호세 엔리케, 아스톤 빌라의 2번째 에이스로 손꼽히던 스튜어트 다우닝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서 영입을 해내었고 임대로 떠났던 선수들까지 복귀하면서 작년 시즌 얇디 얇았던 스쿼드를 두텁게 만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맡고 있는 베테랑 해설위원인 연호는 의자에 몸을 푹 기댄채 자신의 앞에 놓인 자료들을 살펴보며 말을 이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김현준 선수의 폼이 저번 시즌보다 더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이제 2년차라 그런가? 선수들하고의 호흡이 잘 들어맞는 것 같던데?" "그렇죠? 2번째 골 넣었을 때는 깜짝 놀랐다니까요. 어휴...저는 무슨 등 뒤에 눈이라도 달린 줄 알았어요." "천재성이라고 말해야 하나? 그만큼 본능적인 감각이 뛰어나다는 거겠지.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제대로 된 축구 교육도 받지 못한 선수가 단숨에 EPL에서 저렇게 두각을 드러냈다는 것은 축구 선수로써 천부적인 자질을 지녔다는 거겠지." 연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경기장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열광적인 더 콥은 전반전이 끝나고 난 휴식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좌석에서 떠나지 않은 채 리버풀의 깃발을 흔들며 You'll never walk alone 이라던가 리버풀 선수들의 콜을 외치고 있었다. 경기장이 들썩들썩 거릴 정도의 엄청난 광경은 그야말로 보지 않고서는 믿기지 못할 정도로 장관이었다. "안 필드에서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이라도 열리면 장관이겠네..." "이번시즌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4강까지는 갈 수 있을까요?" "글세...경기가 시작해봐야 알겠지." 절대라는 말이 없는 축구경기다. 최강팀이라도 일컫어지고 있는 바르셀로나 역시 무조건 승리만 거두는 것은 아니었다. 경기는 끝이 날때까지 어떻게 진행할지는 절대 예상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김현준 선수가 저렇게 활약해준다면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섣부른 예상일지도 몰랐다. 이제 막 개막전이 벌어졌을 뿐이다. 그것도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45분의 전반전이 끝난 것이니 말이다. 연호는 전광판에 새겨져 있는 스코어를 보고 눈을 깜빡였다. 3 - 0. 리버풀이 무려 3골의 차이로 경기를 리드해나가고 있었다. 김현준의 패널티킥 골로 앞서나가더니 수아레즈의 추가골. 그리고 전반 40여분건 다시 한번 김현준의 중거리 슛이 선더랜드의 골망을 갈랐던 것이다. "한국 축구팬들이 난리나겠군. 그래." EPL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김현준이었다. 국민영웅이라고 불릴 정도의 활약을 펼쳤던 박지성이 있긴 했지만 박지성의 위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팀 내에서 로테이션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그에 반해 김현준은 리버풀의 확고한 주전. 더군다나 박지성과는 달리 득점부분에서는 타의 추종을 발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선수였다. 연호는 그렇게 말하며 시계를 살펴보았다. 이제 곧 있으면 후반전이 시작될 시간이었다. "휘유...오늘 난리가 나겠는걸?" 환호성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카윗이 휘파람을 내불며 현준을 툭 건드렸다. 만점에 가까울 정도로 전반전에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현준이었다. 전반전이 끝난 후 라커룸에서 다들 감독님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해 한 소리를 들었지만 유독 현준만 얼굴을 가볍게 툭 치고는 미소를 보이며 떠나지 않았던가? 카윗의 말에 현준은 그를 보며 웃었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45분이나 남아있어." "그건 나도 알고 있다고." 카윗은 자신의 축구화 끈을 다시 동여맨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경기장으로 다시 나가야 했다. 특별히 전반전 쉬는 시간동안 달글리쉬 감독이 내려준 작전은 없었다. 단지 좀 더 압박하고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가라는 말만 했을 뿐이었다. '생각해보면 그것이 작전이기도 하겠지만...' 홈 경기라는 이점 때문일까? 아니면 점점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몸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까?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던 플레이들이 너무나도 쉽게 몸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예전에는 자신이 혼자서 대부분을 처리했다고 한다면 이제는 동료들의 움직인 하나하나에 간섭하면서까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악마의 힘이란 참 대단하네...' 이 것 말고도 아직까지 자신이 모르는 힘이 더욱 더 있을 게 분명했다. 그것이 축구에 상관없는 힘일지라도 말이다. 순수한 마력을 순수한 마기로 바꾸고 난 이후로 순간이동의 능력도 얻은 자신이다. "준. 가자." 안내원이 리버풀선수들이 대기하는 라커룸으로 와 곧 경기를 출전하기 위해 대기하라는 말을 해줬고 그 말을 듣던 선수들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카윗!!! 기회입니다!!! 슛!!!] [찰리 아담! 그대로 중거리 슛!!!] 후반전 역시 경기 초반과 다르지 않았다. 압도적으로 맹공을 펼치는 리버풀과 사력을 다해 막아내고 있는 선더랜드. 늘어지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선더랜드의 공격을 그대로 낚아챌 때마다 노도와도 같은 리버풀 선수들의 공격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어느 위치에서든지 위협적인 슈팅을 때리는 것은 물론 틈이 날 때마다 전진패스를 시도하며 동료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리버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저번 시즌하고는 정말 차원이 다른 경기력인데요? 선더랜드가 강팀은 아니지만 번번히 강팀들의 발목을 붙잡았던 전력이 있는 저력이 있는 팀이거든요? 그러나 오늘 리버풀에게 완벽하게 무너지고 있어요!] 리버풀 선수들에게서 공을 빼앗자 마자 후방으로 공을 돌리는 선더랜드의 선수들이었다. 번번히 측면을 통해 공격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골로 연결될 정도의 찬스로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전반전에 3골이나 먹혔으니 후반전에는 다른 수라도 쓰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선더랜드의 서포터즈들이었다. 하지만 무언가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선더랜드는 크게 눈에 띄는 변화도 없는 채 후반전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팀에 대한 응원을 멈추지 않는 선더랜드의 서포터즈들이었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선더랜드 서포터즈의 응원소리는 더 콥과는 반대로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역시 김현준! 개막전서 해트트릭 작렬! 프리미어리그 돌풍 예고! [EPNM = 김민성 기자.]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작년도 득점왕인 김현준을 앞세워 13일 안 필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김현준은 경기시작 6분만에 패널티킥을 얻어낸 후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먼저 득점을 올린 선수로 기록되었다. 그 후 수아레즈와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놀라운 플레이로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후 다시 한번 중거리 슛으로 선더랜드의 골망을 가르며 대승을 예고했다. 후반전에도 김현준은 패널티 박스 아래쪽에서 수아레즈가 연결한 공을 그대로 골키퍼의 키를 넘겨 제친 후에 골 안으로 집어넣으며 이번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K 리그 출신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돌풍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은 미들라이커라는 별명으로 첼시 시절에도 매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긴 했지만 리버풀로 이적해 와서는 더욱더 날개를 펼치며 이번 시즌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게 하고 있다. 케니 달글리쉬 리버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김현준은 A 매치를 치르고 난 후 선수단에 합류한지 고작 이틀밖에 되지 않았기에 아직까지 휴식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도의 활약을 펼치는 것을 보면 환상적인 따름이다. 김현준과 같이 젊고 유능한 공격수가 리버풀에 있다는 것은 리버풀의 축복이나 다름없다."라며 김현준의 활약을 극찬했다. 이번 시즌부터 선더랜드의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 이름을 올린 지동원 역시 후반 20분 아사모아 기안의 부상으로 첫 데뷔전을 펼치며 올 시즌 첫 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들의 대결이 벌어졌다. 하지만 워낙 리버풀의 거센 플레이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적응중이라는 평가와 함께 5점의 평점을 받았다.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리버풀이 대승을 거두었다는 소식은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타고 퍼져나갔다. 축구팬들의 놀람은 당연했다. 저번 시즌 보여준 포스가 있던 만큼 이번 시즌에도 어느 정도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도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경기장 내에서 풀타임을 활약하며 보여줬던 김현준의 활약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모습이었다. 어떤 위치에서든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는 모습은 천재라는 이름만으로도 부족한 면이 있을 정도였다. 해외축구팬 카페에서는 연신 세계최고의 선수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메시와 한국 출신인 리버풀의 김현준에 대해 비교하고 있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축구팬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3세의 나이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 때문에 대다수의 한국축구팬들은 빨리 챔피언스 리그가 열리기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김현준이 어떤 활약을 펼쳐보일지 기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한국 축구팬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과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인 일본에서는 그래도 자존심을 살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카가와 신지와 김현준을 비교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었다. 현준에게 이러한 관심이 계속해서 쏟아지자 배가 아픈 것은 당연히 첼시 구단이었다. 미들라이커 램파드의 대체자로 김현준은 영입했던 첼시는 저번시즌 겨울 이적시장 때 토레스를 얻기 위해 김현준을 떠나보냈던 것이다. 50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들여 이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활약을 보이지 못한 토레스와 비교해 저번 시즌 이적 후에 골 폭풍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하고 이번시즌에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김현준의 활약에 배가 아프고 속까지 쓰린 것은 당연했다. 뻥!!! 리버풀 선수들의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는 선수들이 공을 차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수영을 즐기고 있거나 음료수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경기 시작 후 리그 3연승. 승점 9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비록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공동 1위기는 했지만 득점차로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리버풀이다. 16득점 2실점. 저번 시즌과 비교해서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보이고 있었다. 2 라운드에서 펼쳐진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도 대승을 거둔 리버풀이다. 후반 90까지 벌어진 경기에서 리버풀이 넣은 골은 무려 6골이었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었던 아스널과 리버풀은 이번 시즌에는 2라운드에서 맞붙었다. 수 많은 이적설을 터뜨렸던 박주영이 아스널의 9번을 달면서 또 다시 한번 한국 축구 대표팀의 공격을 이끄는 박주영과 김현준의 맞대결을 볼 수 있으리라는 아쉽게도 축구팬들의 기대도 있었지만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김현준 뿐이었다. 원정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리드를 하기 시작한 리버풀이었다. 세스크를 비롯해 주전선수들이 팀을 떠나고 부상을 결장한 아스널은 안타깝게도 리버풀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결국 전반전에만 4골을 내주며 일찌감치 무너져 버리고야 말았다. 그리고 28일 3라운드 볼튼 과의 경기에서도 5골을 폭격하며 5 - 1 로 완승을 거둔 리버풀이었다. "준. 마실래?" "주면 고맙지." 음료수병이 허공을 날랐고 하체단련을 하고 있던 현준이 재빨리 손을 들어 음료수병을 잡았다. 손을 뻗어 물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체단련을 멈추지 않는 현준이었다. 그런 모습에 수아레즈는 피식 웃었다. "역시 룰러라니까. 저러니까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지." 그라운드의 지배자 룰러. 괴물. 천재등 현준을 가리키는 수식어는 굉장히 많았고 수아레즈 또한 그런 현준의 별명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주위에서 하도 말하니 듣지 않을 래야 안 들을 수가 없었다. "신기한 녀석이라니까...그나저나 감독하고 코치들이 왜 저렇게 분주한지 잘 알아?" "물론이지." "아무래도 그것 때문인가?" "그렇지 않을까?" 수아레즈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 덕분에 오늘 훈련이 조금 널널한 것 일수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훈련을 대충대충하는 선수는 없지만 말이다. 코치진이 저렇게 바쁜 것은 이유가 다 있었다. 3일전인 26일. 모나코에서 UEFA 챔피언스 리그 조별대진 추첨이 끝났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네.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위암이셨는데 다행이도 초기라고 하시더군요. 수술실에 들어갈때 아버지 모습에 왜 그리 작아보이던지 눈물이 나더군요. 어찌되었던 마음에 큰 짐을 내려놓은 거 같아서 다행이더군요. 오늘부터 쿠폰제가 도입되었군요. 음...지금 쿠폰제를 보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노블레스 정산내역에 쿠폰 정산이라고 따로 표시되는군요. 그리고 쿠폰 한개에 120 원이라고 써있고요. 글을 예약하고 있는 지금 시간이 오후 5시 42분인데 19개의 쿠폰을 받았군요. 뭐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누군지는 안나와있어서;; 그냥 받았다고만 나오는군요. 어찌되었던 즐감하시고 그럼 다시 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슬슬 챔피언스 리그가 진행되겠군요...맨유와 맨시티의 탈락이 너무나도 아쉬었던... 00158 현준, 비상하다. =========================================================================                            리버풀은 며칠 전에 이탈리아의 축구 클럽인 우디네세와의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를 끝냈다. 리그에서 4위를 차지했기에 챔피언스 리그 본선으로 직행하지 못한 탓 이었다. 리버풀 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강팀 역시 챔피언스 리그 본선으로 직행하지 못하고 취리히와 플레이오프를 벌여야만 했다. "아무래도 다음 경기에는 풀타임으로 출전하겠지? 준은?" "그거야 감독님 마음이겠죠." 지난 시즌 이탈리아 리그인 세리에 A에서 4위를 기록한 우디네세. 리버풀의 전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우디네세 역시 만만치 않았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경기가 펼쳐질게 분명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였지만 막상 경기는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키 플레이어인 '알렉시스 산체스'가 지난 시즌에 바르셀로나로 떠났고, 스위스 최고의 미드필더라도 불리는 괴칸 인러는 나폴리로 이적했다. 또한 정상급 수비수로 거듭난 크리스티안 사파타는 비야레알로 팀을 옮겼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전력의 누수가 전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리그 개막전부터 대승을 거두면서 기세를 높이고 있었다. [리버풀은 강하지만 저희는 두렵지 않습니다.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요. 심지어 떠나간 토레스나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제라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더라도요. 준이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동물같은 골 결정력을 지니고 있는 환상적인 선수죠. 그래도 충분히 저희팀이 막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리버풀 원정에서 득점을 올린다면 아마도 챔피언스 리그는 저희팀이 진출한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우디네세의 한다노비치 골키퍼의 인터뷰처럼 자신감에 가득 차 있던 우디네세였다. 그러나 리버풀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우디네세는 현준의 2골과 수아레즈, 캐롤의 연속골로 무려 4-0이라는 큰 점수차로 패배를 맛보았다. 경기의 최고 선수 일명 MOM 이라고도 불리는 Man of the Match 에는 두말없이 김현준이 뽑혔다. 직접 2골을 성공시킨 것도 모자라 정확한 크로스로 캐롤의 추가골까지 도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9일 뒤에 벌어진 우디네세와의 원정경기에 현준은 출전하지 않았다. 1차전 홈경기에서 큰 대승을 거둔터라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엔트리에 현준을 제외시켜버린 것이다. 현준은 프리미어 리그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칼링컵, FA 컵등에도 병행한 고된 일정을 치뤄야만 했다. 그런 탓에 이런 지시는 현준의 체력을 배려한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지시였다. 그리고 리버풀은 현준 없이도 우디네세와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번 조별대전 쉽지 않을 거라던데? 그래도 자신있지?" "상대가 누구던 상관은 없어요. 수아레즈는 자신이 없나 보죠?" "당연하지. 바르셀로나가 와도 무섭지 않다고!"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수아레즈의 행동에 현준은 그러려니 하며 납득했다. 그러자 수아레즈는 현준을 보며 말했다. "이번 조별리그 대진팀은 알지? 어느 팀이 올라갈 것 같아?" "그거...의미없는 물음인거 아시죠?" 축구를 종료 휘슬이 울릴 때 까지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였다. 리버풀은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F 조로 마르세유, 올림피아코스, 도르트문트와 함께 조별예선을 치르게 되었다.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그리스까지 다녀와야 하는 꽤 장거리 일정이었다. "오우. 그래도 그라운드의 지배자 준이라면 뭐든지 척척 알아낼 것 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역시 사람이었나?"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서 방정맞게 양손을 들어 올리며 장난을 치는 카윗의 모습에 현준은 그런 것 따위 내가 알게 뭐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입을 다물었다. 여기서 반응을 해줬다가는 더욱 심한 장난을 걸어올지도 몰랐다. 그런 것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귀찮은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도르트문트에는 준이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군." "누구요?" 장난기가 가득 담겨져 있는 카윗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질문을 던졌다. "그...누구라고 했더라? 준이 싫어하는 나라가? 일본이었나? 도르트문트에는 일본 선수가 한명 있다고 하더군. 카가와 신지라고." "아아...그 체리 쥬빌레 팬이라는 일본선수. 싫어하지는 않아요. 좋아하지도 않고요." 일본이 자랑하는 슈퍼 플레이어. 2006년 세레소 오사카에 입단에 작년 분데스리가 전반기 MVP를 차지하기도 했었던 선수였다.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처진 공격수로도 활동하는 선수로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 현준이 자주 이름을 듣기도 하는 인물이었다. '내 라이벌이었던가...?' 툭 까놓고 말해서 현준은 카가와 신지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다른나라의 축구선수였고, 또한 현준이 활동하는 무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인 EPL. 그에 반해 카가와 신지는 분데스리가였다. 현준이 분데스리가로 가지 않는 이상, 혹은 카가와 신지가 프리미어리그로 가지 않는 이상 둘이 만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양국의 언론들은 둘을 그냥 두지 않았다.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격수와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격수중 누가 더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느냐에 대해서 연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게다가 현준이 속한 리버풀과 카가와 신지가 속한 도르트문트가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되기도 한 것이다. "공교롭네..." 더군다나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1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은 도르트문트 원정을 떠나야 한다. 더군다나 도르트문트는 작년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었다. 챔피언스 리그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리버풀이 현준을 내보내지 않을 리가 없었다. 딱 맞아떨어지게 첫 경기부터 카가와 신지라는 선수와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한국 언론에서 난리가 나겠군. 전화기도 좀 시끄러워 지겠네." 이제는 집에서 인터넷도 종종 하는 현준이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의 인기를 자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플레이 하나와 그리고 공격포인트라도 올리는 날이면 연신 스포츠 기사는 자신의 기사로 도배되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한국에 있는 다른 친구들과 연락을 하다보니 이런저런 소식도 들으며 자신의 활약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를 장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덤으로 리리스의 게임용으로 최신형의 컴퓨터까지도 장만하고 말이다. '그러고보니 요즘 대체 리리스는 뭐하는 거지...?' 매일 집에만 가면 하는 일이라고는 게임뿐이었다. 아니면 아이스크림을 먹는 일. 오직 이 두 가지 일을 제외하고는 다른 행동을 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는 현준이다. 물론 밤마다 섹스를 통해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마계에서 입은 상처가 다 낫지 않았다는 말로 말이다. 리버풀 사우스포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폼비에 위치한 현준의 자택에서는 한 여인이 속옷만 입은 채 푹신한 고급의자에 늘어앉아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었다. "하암...이제 이것도 좀 질리네." 리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동시에 켜진 수 많은 게임창을 끄기 시작했다. 온라인 게임중 하나를 즐기고 있던 리리스는 자신의 권능을 이용해 동시에 여러 개의 계정으로 접속해 일명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생활도 조금은 지겨워지는걸..." 현준의 순수한 마력에 이끌려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하더라도 신기한 기계물품에 호기심이 동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생활도 하루이틀을 넘어서 벌써 몇 년째다 보니 이제는 조금씩 심심해지기 시작한 그녀였다. 그 탓에 현준의 에이전트와 매니저일도 맡았다. 애상초 세계적인 플레이어인 현준의 에이전트라면 바빠야 정상이겠지만 리리스는 자신의 권능으로 현준에게 관련된 모든 일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결국 남은 시간엔 다시 컴퓨터를 붙잡아야 했고 현준의 에이전트가 되었어도 예전의 생활과 달라진 것은 크게 없었다. 가끔 현준의 대행의 여러곳에 나가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흐응..." 리리스는 햇살이 밝게 비추는 창 밖을 쳐다보았다. 인간이라고 불리는 수 많은 존재들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리리스는 의자에 앉아 계속해서 인간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저렇게 이 세상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게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 현재 현준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밖으로 전혀 돌아다니지 않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천계의 존재들과 바알의 개들...' 자신이 인간계로 도망을 친지 벌써 두어달이 넘게 흘렀다. 이쯤이라면 충분히 마계에서도 그리고 바알도 자신이 어디로 도망을 쳤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시간이었다. 비록 바알이 직접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마계의 존재가 인간계로 나타날 수도 있었다. 그 탓인지 옛날에는 거의 보지 못했던 천계의 존재들이 요즘에는 이삼일에 한번씩 감지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건 내 마기를 감출 수 있다는 것이지..." 비록 바알의 대결에서는 패했지만 마계에 몇 존재하지 않는 마왕이 바로 리리스였다. 더군다나 순수한 마기로만 따지면 마신 사탄조차도 상대되지 않을 정도의 대단한 존재가 자신의 옆에 있지 않은가? 현준의 존재는 리리스에게 있어서 마르지 않는 마기의 샘물과도 같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리리스는 본래의 몸 상태를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기껏해봤자 70% 정도 밖에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놀라운 회복력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자신을 봉인안 채 수천, 수만년의 시간동안 마력을 모아야만 했다. 이것이 전부 현준의 덕분이라는 것을 깨달은 리리스는 의자에 몸을 푹 기대었다. "문제는 현준인가? 천계의 존재들과 바알의 끄나풀들이 돌아다니면서 순수한 마기로 넘쳐나는 현준을 발견하지 못할 리가 없으니..." 리리스는 자신의 권속인 현준을 떠올렸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순수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던 남자. 게다가 지금은 자신의 권속이지만 본래 자신이 모든 힘을 지니고 있을 때보다도 훨씬 더 순수한 마기를 지닌 존재였다. 물론 아직 자신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잘 모른 채 단지 인간들의 놀이중 하나인 축구라는 스포츠에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었다. "그래도 직접적으로 맞붙는 것은 피해야 하니까 순수한 마기를 감추는 법을 알려주긴 해야겠어." 엄청난 양의 순수한 마기를 지닌 현준을 천계의 존재들이나 바알의 끄나풀들이 침을 흘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바알의 끄나풀은 물론이고 천계의 존재들 역시 순수한 마력에 대해서는 눈이 돌아가니 말이었다. 마기를 감추는 것은 굉장히 고급스러운 기술이긴 했지만 충분히 현준이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리리스였다. 순수한 마기로 가득 차 있는 현준의 힘은 이미 자신의 힘을 뛰어넘은지 오래였으니 말이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경기 최고 빅 매치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경기는 무려 8-2라는 점수차이로 아스널이 패배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아스널의 대패였다. 그리고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중 한명이 박지성 또한 이번 경기에서 시즌 1호골을 터뜨리며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박지성의 골로 인해 해외 축구 팬들의 기대치는 조금씩 더 높아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압도적인 현준의 활약은 한국의 축구팬들을 춤추게 만들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2년차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활약은 이미 전설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을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아직 프리미어리그가 3경기밖에 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골 5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시즌 전체를 치러도 8골을 넣는 선수는 그렇게 많지 않은 만큼 현준의 어마어마한 활약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더군다나 현준은 유럽인들이 보기엔 동양의 신비스러운 외모를 지닌 23살의 젊은 슈퍼 플레이어였다. 그런 현준의 활약 속에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더 커져만 갔고 현준이 경기에 출전할 때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Tv 로 현준의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2002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올랐을 것만 같은 그 짜릿한 감각을 김현준은 매 경기 팬들에게 선물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학살자, 그라운드의 치트키, 에디터, 현준신, 준신, 미라클, 무결점등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의 수 많은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이런 현준이 있는 리버풀은 9월 10일 스토크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스토크시티의 홈 경기장인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로 경기를 치르는 스토크시티는 이번 시즌 우드게이트와 업슨을 영입하며 업슨 - 쇼크로스 - 후스 - 우드게이트 플릿백을 완성하며 EPL 내에서의 극강의 수비진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런 수비벽으로 인해 이제까지 스토크 시티가 플레이해왔던 킥앤러쉬 전술에 더욱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했고 공격진 역시 크라우치를 영입하며 더욱 강력한 공격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런 전문가들의 평에 걸맞게 스토크 시티는 1승 2무로 9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2무에는 프리미어리그 4강이라고 불리는 첼시하고의 무승부도 끼어있었다. "하아암..."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게츰스레 눈을 뜬 줄리아는 옆에서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꾸벅이며 잘도 졸고 있는 아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거실에 어두컴컴한 것을 보니 늦은 밤이 틀림없었다. "끄응..." 불편한 포즈로 잠에 빠졌던 것 일까? 온몸이 찌뿌둥했다. 핸드폰으로 시계를 확인해보니 11시 12분이었다. 이렇게 어두컴컴한데 아직 시간이 12시도 채 지나지 않은 것이다. "아!!!" 핸드폰을 닫고 멍하니 눈을 감고 있던 줄리아는 갑작스럽게 눈을 번뜩 뜨고는 Tv 리모콘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이 왜 거실에 나와서 불편한 자세로 누워있었는지 이유를 떠올린 것이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시길... 이제 곧 크리스마스네요. 열심히 써서 예약편을 올려놔야겠군요. 다들 크리스마스엔 뭐하십니까? 그리고 쿠폰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여러개 주신분도 있더군요. 벌써 100개 가까이 받았어요; 보답으로 연참을 해야하긴 하겠는데 생각보다 연참이라는거 힘드네요; 특히 연말에는요; 00159 현준, 비상하다. =========================================================================                            "아응...뭐야...?" 갑자기 거실의 불이 환해지자 아영이 짜증스러운 듯 졸린 투로 말을 내뱉었다. 곤히 자고 있었는데 잠이 깨어버린 탓에 기분이 나빠진 것이다. 리더인 아영의 말에 줄리아는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리모콘을 찾아 Tv를 키고는 다시 불을 껐다. 행여나 다른 소녀들의 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뭐야...축구잖아...' 줄리아가 켜 놓은 화면을 바라보던 아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몸을 뒤로 돌렸다. 방에 들어가서 잘까도 싶었지만 움직이기가 너무나도 귀찮았다. Tv 에는 축구경기가 방송되고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인 스토크시티와 리버풀의 생중계 방송이었다. [리버풀 이번에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는데요. 스토크 시티 선수들은 크게 놀랐을 거예요. 골대가 살렸어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도 김현준 선수 컨디션이 굉장히 좋은 걸요? 완벽한 스루패스로 스토크시티가 자랑하는 수비진을 무너뜨렸는데 아쉽게도 캐롤 선수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튕겨나왔습니다.] 조그마한 볼륨이지만 흥분된 캐스터와 해설자의 소리가 아영의 귀로 계속해서 흘러들어왔다. '스토크시티? 리버풀...?' 누워있던 아영의 귀가 쫑긋거렸다. 내일도 하루종일 스케쥴이 있었기에 일찍 잠에 들어야 했지만 Tv 소리가 계속해서 신경에 걸렸다. 무언가 생각이 나는 이름이 있었는데 잠 때문일까? 제대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게다가 왜 자신이 여기 누워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귀찮음에 그냥 누워있고 싶었다. "아!!!" 그렇게 얼마나 생각에 잠겨 있었을까? 아영의 귀로 줄리아의 낮은 탄성이 들어왔다. Tv에서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나운서와 캐스터의 해설소리에 아영이 정신을 번뜩 차리며 몸을 일으켰다. [루카스의 패스 애덤이 그대로 김현준에게 연결시켰어요. 김현준 달립니다!!!] [기회예요! 스토크 시티 선수들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어요! 역습 찬스입니다!!!] 김현준이라는 말에 아영의 눈이 번뜩 떠졌다. 그저세야 줄리아가 왜 Tv를 틀었는지 알 수 있었다. 분명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오늘 김현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른다는 것을 기사로 확인하고는 생방송으로 지켜보지 위해서 거실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스케쥴의 피곤함에 못 이겨 깜빡 잠이 들었던 버린 것 같았다. "김현준 선수 나오는 거야? 어떻게 되었어? 골 넣었어? 점수는? 시간은 어떻게 되었어? 전반이야? 후반이야?" "아...?" 갑자기 뒤에서 폭풍같은 질문을 내뱉는 아영의 모습에 정신없이 Tv를 보고 있던 줄리아는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운채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렷을 때 미국에서 한국으로 역이민을 왔던 그녀였다. 한국어를 제법 잘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말이 빨라지면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제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말을 다시 하려는 아영은 Tv에서 들려오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갑니다!! 김현준 그대로 슛!!!] [골!!! 골입니다!!! 리그 9호골!!!] [대단합니다! 김현준! 그야말로 원샷 원킬이예요! 이번 경기 자신의 첫 번째 슈팅을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어요!!!] "아..." "골 넣었다..." 좋아할 만한 일이었지만 아영은 줄리아의 시선이 따끔거렸다. 김현준 선수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장면을 자신의 말 때문에 고개를 돌리다가 못 봤던 것이다. 물론 재방송도 그리고 하이라이트로도 나오긴 했지만 그런 것들은 생방송으로 느꼈던 감정과 비교할 게 되지 못했다. "이제 김현준 선수가 골 넣었어. 저것이 첫 번째 골이야. 그러면 리버풀이 1-0. 나머지는 축구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나도 몰라. 게다가 아영이 너의 질문도 제대로 다 듣지 못했는걸." "미...미안해. 줄리아." 삐져버린 티가 확 나게 뾰루퉁한 표정으로 입술을 삐쭉 내미는 줄리아의 모습에 아영은 열심히 그녀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분주히 그녀의 줄리아의 몸을 주물러야 했다. 경기는 흥미진진하게 이어졌다. 현준의 골로 리버풀이 앞서나가나 싶었더니 후반 들어서 스토크 시티가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그로 인해 원정에서도 승리를 거두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가던 리버풀이었고 현준이 공을 잡고 찬스를 만들어 낼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는 두 소녀들이었다. "와아아!!!" "아!!!" 그리고 경기가 끝나지 10분 전 현준의 패스를 받은 수아레즈가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스토크 시티의 골문을 열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환호성을 터뜨리는 아영과 줄리아였다. 그렇게 경기는 종료가 되었고 현준은 9호골을 그리고 6번째 도움을 기록했다는 자막과 함께 이번 경기 현준의 하이라이트가 재방송되었다. "대단하다. 정말로..." "응...? 응." 넋을 잃고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줄리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바라보는 아영이었다. 현준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이미 김현준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축구 붐이 일어나고 있었고, 연예계에서도 현준과의 인맥을 넓히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쓴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한 때 현준과 굉장히 친했던 친구였다는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은 그 때문에 수 많은 토크쇼에도 나가지 않았던가? 그것이 전부 현준의 과거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것들이었다. "직접 경기장에서 현준선수가 뛰는 경기 보고 싶다. 싸인도 받고 그리고 얘기도 하고...같이 방송 출현도 했으면 좋겠다...그렇지? 아영아." "응?" 줄리아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아영이었다. 볼을 불그스름하게 물들이고는 Tv 에 시선을 떼지 않고 있는 아영의 모습은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매일 김현준 선수이야기만 꺼내더니...' 단순히 팬으로써 김현준선수에게 관심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더군다나 줄리아의 성격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는 아영이었다. 괜히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체리 쥬빌레의 리더가 아니었다. 그만큼 소녀들을 잘 파악하고 다독거리는 능력이 있어서 였다. '분명 그냥 포기하려고 하지는 않을텐데...' 약간의 정신적인 병이라고 해야 할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줄리아였다. 그 때문에 멤버들하고의 불화도 약간 있었고 말이다. 물론 줄리아의 성격을 이해하는 멤버들의 양보로 다 조용히 끝나긴 했지만 현준의 경우에는 차원이 달랐다. 그는 단순히 가지려고만 하면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대한민국에서 현재 체리 쥬빌레보다도 더욱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절정의 축구스타였다. "김현준 선수가 그렇게 좋아?" 내심 아니기를 바라면서 아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응. 정말 멋있어. 연습생 때 만났던 선배들보다도 더욱더..." 아영의 가슴속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그래도 김현준 선수를 만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 워낙 대단해서..." "그렇겠지? 우웅...어떻게든 만나고 싶은데..."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다. 아무리 줄리아가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멤버라고는 현준은 격이 달랐다. 게다가 마음 한구석에는 줄리아가 현준을 좋아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현준과 같이 방송 촬영을 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던 아영이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행동은 굉장히 평범한 대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마치 자신의 인기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더군다나 잘난 척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것도 아니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라 그런 것 일까? 온 몸에서 풍기는 포스가 있었다. "풉..." 현준이 자신의 팬이라며 싸인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떠올리자 갑자기 실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처음에는 그냥 한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축구선수로만 알고 있었지만 점점 왠지 현준에게 끌리고 있는 그녀였다. 괜히 현준이 한국에서 출국할 때 현준의 번호를 알아낸 게 아니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 마다 현준에게 문자를 하기도 했었다. 물론 멤버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말이다. '줄리아가 저렇게 행동해도 나는 김현준 선수의 번호도 알고 있으니까...' 자신의 방으로 향하면서 재빠르게 침대에 누운 아영은 자신의 핸드폰을 열었다. 그리고는 버튼을 눌러 문자를 전송했다. 그리고 전송 성공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한 아영은 핸드폰을 덮고는 미소를 지었다. 문자를 보낸 대상은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오늘 경기 잘 봤고 골을 넣어서 축하한다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였다. '일어났을 때 답문자라도 왔으면 좋겠다...' 워낙 바쁜 선수인 만큼 답문이 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현준의 문자를 받는다면 기분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파닥거리던 아영은 결국 1시간이 지나서야 잠에 들고야 말았다. 번쩍!! 번쩍!!! 리버풀의 선수진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카메라들이 빛을 내뿜었다.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선수대기실에서 나온 선수들은 믹스트존을 지나 버스를 가게 되어있고 그럴 때 기자들은 원하는 선수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는 것이다. 이때 인터뷰를 꺼리는 선수들을 약간의 제스쳐와 함께 버스로 가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가 좋을 때는 기분 좋게 인터뷰에 응하기도 한다. "레이바 선수...캐롤 선수...나왔다!" 그리고 수 많은 기자들이 운집해 있는 믹스트존에는 2명의 동양인으로 이루어진 취재진도 있었다. 바로 선미와 호명이었다. "과연 김현준 선수가 인터뷰에 응할까?" "응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만들어야죠. 그리고 호명씨. 이런 자리에서는 제가 선배예요. 반말하지 마세요." 따끔한 일침에 호명은 입맛을 다시며 선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둘이서 잉글랜드도 리버풀에 대한 취재여행을 떠날때만 하더라도 좋았던 그였다. 남녀둘이서 해외여행을 가는 게 어떤 의미겠는가? 선미가 자신을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몇날 며칠 해외여행을 하면서 그녀를 충분히 꼬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그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호명만의 생각이었다. 얼마나 방어가 심한지 말 거는 것조차 어려움을 느끼는 그였다. '쳇...기껏 해외까지 출장을 왔는데 즐기지도 못하고...빌어먹을.' 호명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지 선미의 시선은 계속해서 선수대기실로 집중되었고 드디어 현준이 수아레즈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엄청난 카메라 플레시 세례가 쏟아졌다. 오늘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리버풀의 승리를 이끈 영웅이 바로 현준이었다. 현준에 대한 인터뷰 요청도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엄청나게 많은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선미도 끼어 있었다. "휘유...오늘도 인터뷰 요청은 대단한데?" 믹스트존에만 들어서만 쏟아지는 플레쉬 세례에 눈을 감았다 뜬 수아레스는 현준의 등을 강하게 팡 쳤다. 오늘도 완벽한 활약을 보였던 현준이었다. "오늘은 조금 부진했어요. 골도 1골 밖에 터뜨리지 못했고요." "......" 현준의 말에 괜히 심술이 나 옆구리를 푹 친 카윗이었고 그런 카윗의 행동에 현준이 장난스럽게 아픈척을 했다. 리버풀내에서 꽤 친하다고 알려진 삼인방의 모습에 기자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 요청을 받기 위해 앞으로 걸어나가던 현준은 익숙한 모국어에 고개를 이리저리 두리번 거렸다. "어라...?" "김현준 선수!!!" "이선미 기자님...?" 익숙한 얼굴이었다. 현준에게 있어서 이선미 기자는 별로 좋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기자였다. 자신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 때문에 골치를 썩였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별 감정은 없었다. 나중에는 나름대로 좋은 기사를 써주기도 했고 자신이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하게 되면 어떤 부분에 대해 유의를 해야한다는 충고의 말이 섞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었다. 또한 K 리그에서도 몇 번 인터뷰를 하기도 했었던 적이 있었기에 이선미 기자의 얼굴을 알고 있는 현준이었다. "기억하시네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인터뷰 요청 좀 해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한국에서 기자가 올 줄은 몰랐는데요? 그것도 신문사에서 말이죠." "신문사도 취재기자는 있답니다. 더군다나 전 스포츠부에서 일하고 있으니까요. 호명씨! 빨리 오세요!" 선미의 말에 재빨리 한 남자가 카메라를 들고 앞으로 다가왔다. 굼뜬 행동에 짜증이 팍 솟구치는 선미였지만 중요한 선수를 앞에 두고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저분은...?" "나이는 저보다 많지만 제 후배예요. 입사한지 아직 1년이 안되긴 했는데 리버풀과 김현준 선수를 취재하기 위해서 편집장님이 경험을 쌓을 겸 같이 보내기로 했답니다." "리버풀을요?"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선미를 바라보았다. "네. 한국에서 리버풀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서 말이죠. 다 김현준 선수의 활약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이왕이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도 취재해보고도 싶고요." "구장은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멜우드 트레이닝센터는 아무래도 힘들거예요. 감독님의 엄명이 있어서 말이지요. 원하신다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는 힘들지라도 구장안내를 도와드리기는 할게요. 시간만 오래 안걸린다면 말이죠. 인터뷰는 덤으로 치고요." "그렇게 해주신다면 저야 굉장히 고맙죠. 팀장님에게 할 말도 생기고 말이죠. 이왕이면 리버풀 유니폼으로 싸인도 부탁할게요. 뇌물도 하나 바칠겸 해서요." 현준의 대답에 얼굴에 화색이 도는 선미였다. 만약 현준이 그렇게 도와주기만 한다면 자신이 잉글랜드로 온 목적은 전부 달성하는 셈이었다. 이제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되었기 때문일까? 인터뷰에 응수하는 현준의 모습에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 그렇게 스토크 시티와 경기를 한 소감과 함께 오늘 승리에 대한 기쁨, 그리고 리버풀에서의 적응에 대해 인터뷰를 하던 선미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을 꺼냈다. "나흘 뒤면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떠나기 위해 독일로 떠나시는데요. 아시다시피 도르트문트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공격수인 카가와 신지 선수가 있지 않습니까? 일본에서는 라이벌이라고 불릴 정도로 김현준 선수와 카가와 신지선수와의 대결에 대해 크게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보면 꽤나 민감한 질문이었기에 선미의 말은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이야기를 듣던 현준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 작품 후기 ============================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아! 셀레나 섭에서 대항해시대 하시는분들 개인적으로 쪽지 주세요. ㅇㅅㅇ 조선...이제 13랭입니다. 16랭이 만랭이니 3랭 남았군요. 하면서 느끼는거지만...내가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00160 현준, 비상하다. =========================================================================                            "도르트문트라. 꽤 강팀이죠?" "네...? 네." 갑자기 영어로 나온 현준의 말에 선미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침착하게 대답했다. 현준의 말에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현준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려던 기자들이 귀를 세우며 마이크를 최대한 가까이 들이미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제서야 선미는 이제까지 한국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려다가 왜 현준이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4일뒤에 벌어지는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경기였다. 아마 대다수의 기자들 역시 그에 대해서 알고 싶어할 터였다. "에이스였던 누리 사힌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고는 하지만 충분히 좋은 선수들이 있는 도르트문트입니다. 무엇보다도 작년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던 팀이잖아요." 분데스리가 우승팀을 뜻하는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다는 것은 도르트문트가 작년 분데스리가에서 우승을 했다는 뜻이었다. 아무리 리버풀이라도 도르트문트를 무시하지는 못할 정도로 도르트문트는 막강한 실력을 지니고 있는 팀이었다. "더군다나 도르트문트에는 독일의 신성이라고 불리는 마리오 괴체 선수가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국가대표인 카가와 신지도 있고요." 선미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휘휘저었다. "마리오 괴체 선수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대단한 재능을 지닌 선수라고 하더군요. 한번 그라운드에서 뛰어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예요. 그리고 카가와 신지에 대해서는 글세요. 개인적으로는 대표팀 평가전에서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대로 기사에 실어도 상관없습니까?" "물론이죠." 현준의 말에 선미는 입을 다물었다. 너무나도 건방진 말이었다. 일본의 축구영웅이자 도르트문트의 주축선수중 하나인 카가와 신지를 거리낌없이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평가전에서 카가와 신지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일본이 한국에게 4-0 으로 패배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하지만 축구라는 것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다. 만약 이 사실을 언론에서 이야기했는데 리버풀이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분명 리버풀이 패배한다면 엄청난 이야기가 나올 거 틀림없었다. 물론 리버풀 팬들은 그다지 크게 반응하지 않을 터였다. 현준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감을 보이는 더 콥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른 팀의 팬들은 달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라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작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데다가 이번 시즌에도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준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아니,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발롱도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그리고 곧바로 현준에 대한 기사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난리가 난 것은 당연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축구선수를 한국의 선수가 깍아내렸으니 말이다. 연신 인터넷 채팅방에서는 김현준에 대한 악의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었고 한국에서도 반신반의하며 조금은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섞인 말도 나오고 있었다. 카가와 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고야 말겠다." [AM 스포츠 = 김민철 기자] 일본 대표팀과 도르트문트(독일)의 간판 공격수 카가와 신지가 리버풀(잉글랜드)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입을 열었다. 도르트문트는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홈구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카가와 신지는 영국 '더선'을 통해 리버풀과 어서 경기를 치르기를 소망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고야 말겠다는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리버풀의 간판 공격수인 스트라이커 김현준에 대해서는 "엄청난 스트라이커이자 리버풀 최고의 공격수"라며 말하며 경계심을 드러냈지만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그 콧대를 보기 좋게 눌러버릴 것"이라며 예전 김현준의 도발에 맞대응을 하기도 했다. 김현준은 올 시즌 4경기에서 9 골 6 어시스트라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현준과 카가와의 한-일 맞대결의 성사로 인해 양국의 축구팬들의 관심이 더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김현준과 카가와는 한차례 맞대결을 펼친바 있다. 바로 일본의 삿포로 돔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 경기에서 였다. 그 경기에서 김현준은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한국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김현준과 수아레스의 투 톱을 예고했다. 과연 물오른 골 감각을 보이고 있는 김현준이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어떤 경기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흐응..." 마우스를 달칵거리던 리리스는 침대에 누워서 노트북을 하고 있는 현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순수한 마기 덕분일까? 부쩍 들어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치는 행동을 하는 현준이었다. "뭐...순수한 마기가 각성을 하며 성격이 조금씩 변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 예가 꽤나 많았으니 말이다. "무슨 말이예요?" "아무것도. 그나저나 순수한 마기를 감추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겠지?" "물론이죠.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걸요? 그나저나 천계쪽의 인물이라면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요?" "못생겼어. 잠자리도 형편없지." 현준은 어린아이같이 투정을 내뱉는 소리로 대답하는 리리스를 보며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천계의 인물이 어떻게 생겼든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여자라면 언제든지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순수한 마기를 손에 넣은 이후엔 여자를 품에 안는것에 대한 제약도 없었다. 리리스를 제외한 여자랑 자고 싶을 일이 있으면 리버풀 근교의 클럽에 가면 그만이다. 그리고 몇 번이나 다른 여자랑 잠자리를 가져보기도 했던 현준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한번 만나보고 싶긴 하네요." "죽을지도 몰라. 그 고리타분한 녀석들은 마계의 인물이라면 일단 공격부터 하거든." "강한가요?" "몇몇 녀석들은 그나마 힘 좀 쓰지." 리리스가 말하는 것은 분명 자신과 동급의 인물을 뜻하는 게 분명했다. 천계의 천사들을 지휘하는 천사장과 같은 존재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천사장들이 인간계에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나저나 도르트문트와의 경기. 리리스도 가실건가요?" "물론. 안 그래도 리버풀 구단에서 초청장을 보내왔어. 네 녀석이 골 좀 터뜨리니까 나한테 잘 보일 생각인거 같더군." "뭐...리리스님이야 유일한 제 에이전트잖아요." 유럽 최고의 공격수라고 일컫어지는 현준이었고 그런 현준에게 접근하는 통로는 오직 그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뿐이었다. 더군다나 리리스는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에 소속된 에이전트도 아닌 만큼 현준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 현준과 만나거나 에이전트인 리리스와 친해져야만 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에이전트 업무를 제외하고는 대외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리리스였기에 아무리 현준이 소속된 리버풀 구단이라 할지라도 리리스를 만나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가끔은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좋다고요." "바알의 개들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데 속 편한 소리를 하는군." "오면 제가 없애버리죠." "속편한 소리를 하는군." 리리스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순수한 마기의 영향인 탓인지 옛날과는 다른 유들유들한 성격의 현준이었다. 물론 그 점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현준에게는 엄청난 양의 순수한 마기가 있었다. 그러나 마족과의 결투는 순수한 마기의 양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몇몇 하급 마족들쯤은 압도적인 순수한 마기로 눌러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했다. "나중에 마족의 전투법을 가르쳐 주도록 하지. 물론 난 몽마의 여왕인 만큼 그쪽계열 밖에 모르지만 말이야." "가르쳐 주신다면야. 배우도록 하지요. 그러면 준비를 해야겠네요. 슬슬 구단에 합류해야하니까요." "나는 뒤늦게 가도록 하지. 일찍 가있으면 꽤나 귀찮으니까 말이야." 현준의 에이전트라는 이름말고도 엄청난 외모를 지닌 리리스였다.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엄청난 사람들의 시선을 주목받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고충을 알고 있는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움직였다. "아. 그러고보니 다음달엔 월드컵 예선전 경기 출전해야하는 것 알지?" "네. 저번에 빠졌으니 이번에는 가야겠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한 아시아 예선전. 3차 예전 B 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쿠웨이트, 레바논, UAE 와 대결을 펼쳐야 했다. 9월 2일 레바논전에서는 현준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6-0 대승을 거뒀지만 7일에 벌어진 쿠웨이트 원정경기에서는 지지부진한 플레이로 1-1 무승부를 거두고야 말았다. 그 때문에 10월 11일에 벌어지는 UAE 전에는 무조건 현준을 차출하겠다고 리버풀 구단에 협조를 구한상황이었다. "그리고 여기 핸드폰. 전에 놓고 갔더군." 현준은 리리스가 던져준 핸드폰을 받았다.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서의 활약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수도 없이 와 있었다. 그리고 문자를 확인하던 현준은 익숙한 이름을 보고는 슬쩍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영이네?" 꽤나 정성스럽게 쓰여진 멀티메일이었다. 가끔씩 그녀의 문자를 받기도 했지만 받을 때마다 묘한 느낌이 드는 현준이었다. 한때나마 자신은 체리 쥬빌레의 열정적인 팬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로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인 그녀의 문자를 확인한 현준은 열심히 버튼을 눌러 답장을 보냈다. 체리 쥬빌레의 팬이었던 만큼 그녀와 친해지는 게 나쁠 리가 없었다. "그 여자면 너한테 조금 관심이 있어 보이던데 말이야." "언제 그걸 또 아셨어요?" "내 능력으로 그런 것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지." "아아...저도 대충은 알고 있어요.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하지만 리리스님의 말대로라면 제 생각이 맞나 보네요." 그 말 하나로 리리스의 말이 이해가 되는 현준이다. 마왕인 그녀의 능력은 마족으로 각성하고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순수한 마력을 보유한 현준도 상상치 못할 정도로 대단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말이다. "뭐. 저를 좋아한다면 저야 좋죠. 저도 한 때 체리쥬빌레의 팬이었으니 말이니까요." "흐응...단지 그것뿐?" "꽤 매력적이게 생기지 않았어요? 한번쯤 같이 자보고 싶게 말이죠." 현준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달글리쉬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질지도 몰랐다. 아무리 자신이 리버풀의 에이스라도 말이다. "역겨운 냄새가 풍기는군..." 탈리사는 코를 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주위에는 특별히 냄새가 나는 곳은 없었다. 그냥 평범한 시내에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코를 막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마계의 종자들이 냄새를 풍기며 이 곳 도르트문트의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마계의 녀석들이 이 곳 독일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건지..." 탈리사는 자신의 차로 걸음을 옮겼다. 마계의 존재는 2개체. 하지만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지 열심히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마계의 존재를 탐지할 수 있는 존재는 같은 마계의 존재 아니면 천계의 존재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아마 그 쪽도 자신을 알아차렸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인지 자신의 주위로는 접근도 하지 않고 있었다. 풍기는 기운을 보아하면 그렇게 대단한 마족은 아니었다. 널리고 널린 최하급 마족인 마계의 수색꾼들이 틀림없었다. 탈리사 그녀 역시 천계의 존재중에서는 가장 힘이 약한 9계급 천사인 엔젤즈에 속했다. 마계의 존재로 따지면 수색꾼들과 비슷한 존재였다. "무엇을 찾는지는 내가 알바 아니지만 말이야. 보나마나 시시한 이유일테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최근 들어 인간계로 몰래 숨어들어오는 마계의 수색꾼들이 늘었다. 분명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마계의 일에 괜히 흥미를 가질 필요는 없었다. 만약에 무슨 일이 있다면 8계급인 대천사들이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릴 게 분명했다. 게다가 탈리사에게는 그것보다 더욱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빨리 경기장에 가야한단 말이지..." 오늘 도르트문트에는 거대한 축제가 열렸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1차전 예선경기인 도르트문트와 리버풀의 경기였다. 천사이긴 했지만 인간계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해왔기에 인간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탈리사였다. 그리고 탈리사는 도르트문트의 광팬이었다. 저번 시즌 도르트문트가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을 때는 환호성을 지르며 인간들과 밤새도록 축제를 벌였던 경험도 있었다. "리버풀이라고 해봤자 분명 우리 보루센이 이길게 틀림없어." 프로이센을 상징하는 도르트문트의 애칭인 보루센(Borussen)을 연호하며 탈리사는 빠른 속도로 자신의 애마를 몰고 지그날 이두나 파크로 향했다. 탈리사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마계의 수색꾼들은 그런 탈리사와 마주치지 않으려는 듯 연신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천계의 존재와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려는 듯 보였다. "꽤나 비밀스러운 일을 하는 모양이네. 마왕이 인간계에 숨어들기라도 했나보지?" 그렇게 말하며 탈리사는 입가를 쭉 올렸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천마전쟁이 일어나도 마계에서는 할 말이 없었다. 마왕의 강림은 직접적으로 천계와 마계의 협정에 위배되는 일이니 말이었다. 물론 마왕이나 트론즈라 불리는 3계급 이상의 좌천사들은 가끔식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9계급인 엔젤즈에 속한 그녀가 그런 사실을 알리는 만무했다. ============================ 작품 후기 ============================ 쿠폰을 줄테니 연참을 해달라... 연참했습니다. =ㅅ= 원래 받은게 있으면 주는것도 있어야겠죠.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00161 현준, 비상하다. =========================================================================                            "준비 되었어요? 빨리 움직여요!" "자...잠시만요." 조○일보의 기자인 호명은 대체 자신이 왜 여기까지 카메라를 들고 와서 경기를 촬영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현준의 안내로 인해 이미 기사내용은 전부 작성한지 오래였고 이미 한국에 있는 본사로도 보내졌다. 비록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대해서는 자세한 취재는 못했지만 한국의 팬들이 궁금해 하는 안 필드에 관해서 그리고 현준의 사생활 및 선수들하고의 관계에 대해서 취재를 하며 꽤나 큰 호평을 받은 것이다. 덕분에 편집장의 칭찬도 들었고 아마 한국으로 돌아가면 성과를 치하하는 성과급도 나올 게 틀림없었다. 그러나 일을 다 마치고 나서도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호명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선미 때문이었다. 그때의 파격적인 인터뷰로 인해 이번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를 취재하겠다는 허락을 본사로 연락했고 당연히 조○일보에서는 선미의 제안을 수락한 것이다. 덕분에 고생만 하는 것은 호명이었다. 와아아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위치한 도르트문트의 홈 경기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는 엄청난 관중들이 밀집해 있었다. 분데스리가에서 팬층이 두텁기로 소문난 도르트문트는 홈 경기장에서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무조건이라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입장표가 매진이 되어 버린다. 유럽에서 평균 관중동원력 5위 안에 꼬박 이름을 내밀정도의 엄청난 관중동원력을 자랑하는 도르트문트였다. 더군다나 이번 유럽대항전에 굉장히 오랜만에 나가는 도르트문트다. 당연히 관중들이 모일 수 밖에 없었다. 약 8만 3000명에 달하는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는 도르트문트의 홈팬들이 가득차 있었다. 노래하는 서포터즈 더 콥들도 원정석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엄청난 수의 차이 더 콥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괴...굉장하네요." "도르트문트는 바르셀로나의 누 캄프나 AC 밀란의 산 시로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가장 열성적인 서포터즈를 보유한 클럽이예요. 그 탓에 전통적으로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꽤나 박식한 축구지식을 지닌 선미의 말에 호명은 입을 다물었다. 할 말이 없었다. 엄청난 관중의 함성소리에 기가 질린 것이다. [도르트문트 홈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들을 보면 저런 장관을 볼 수가 있습니다.] [참 분데스리가 경기를 볼 때마다 부러운 것이 매번 결승전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거든요? 상당히 뜨거운 팬들의 열기를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이죠. 평균 관중 역시 매번 1위를 찍고 있고 말이죠.] [이런 관중의 힘 덕분에 작년 시즌 우승까지 하고 챔피언스 리그에도 참가하지 않습니까?]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챔피언스 리그를 중계하기 위해 도르트문트까지 온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엄청난 응원소리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오우...굉장히 대단하네요.] [그러게요.] 엄청난 카드섹션과 환호성을 지르는 도르트문트의 홈 팬들의 모습을 보며 할 말을 잇지 못하는 두 남자였다. Tv 화면에서도 엄청난 모습을 연출하는 데 직접 이러한 관중의 응원을 들으면 귀가 아플 정도였다. [이런 응원소리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 리버풀. 정말 힘들겠는걸요?] [그렇습니다. 정말 장관입니다. 이런 응원소리를 직접 경기장에서 듣는다면 진짜 굉장히 소리가 크지 않습니까?] 이렇게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감탄성을 터뜨리고 있을 무렵 리버풀의 선수진들 역시 도르트문트의 엄청난 응원소리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안 필드의 열정적인 함성소리에 익숙한 캐러거과 현준 뿐이었다. 그리고 밝은 미소와 함께 라커룸으로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들어섰다. "소리가 꽤나 시끄럽군. 더 콥들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소리야. 저것은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소리만 큰 것 뿐이지. 애시당초 You'll never walk alone 도 모르는 독일놈들이 할 수 있는 것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일 밖에 더 있겠어? 리듬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도 없군." 감독이 긴장하면 선수들 역시 긴장하게 된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달글리쉬 감독은 가벼운 농담으로 선수들의 분위기를 풀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라커룸을 가득 메운 선수중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웃는 것은 캐러거와 현준뿐이었다.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어떻게든 웃어보려던 찰리 아담은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기괴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1년만의 챔피언스 리그다. 저번 시즌 우리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했던 사실은 잊지 않고 있겠지? 작년 시즌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으니 우리는 이번 시즌에 일리안츠 아레나까지 더 콥들을 이끌고 가야한다." "일리안츠 아레나..."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수아레즈가 계속해서 일리안츠 아레나라는 단어를 중얼거렸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은 유럽의 클럽간에 있어서 그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그렇기에 이러한 결승 경기를 유치하는 경기장은 UEFA 에 의해 경기가 치러지기 2 년 전에 결정이 되고 이번 2011-2012 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홈 경기장인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박수를 쳐 선수들의 시선을 한 곳에 모은 달글리쉬는 각각 선수들에게 자신의 역할을 설명해주고는 수트를 걷어 자신의 손목시계로 시간을 살펴보았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군.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향하기 위한 첫 번째 경기다. 가볍게 이기도 돌아가자. 음식먹고 갈사람은 조금 늦게 가도 되고 말이지."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을 건네는 달글리쉬 감독이었고 그런 감독의 뒤를 따라 오늘 경기를 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향하기 위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네. 이제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비춰지는 경기장의 모습이 분데스리가 때보다 훨씬 더 장관을 연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네. 일종의 카드섹션까지도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어휴. 대단합니다.] 엄청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도르트문트 팬들의 함성이었다. 그리고 팬들 사이로 왕관이 올라오고 있었다. 작년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한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팬들의 퍼포먼스였다. [네. 마리오 괴체 선수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가와 신지도 있고 김현준 선수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네. 선수들도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대기가 끝나자 곧바로 챔피언스 리그의 주제가 울려퍼졌고 방송을 하는 중계진들은 선수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비추며 바쁘게 팀 연혁을 화면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1909년 창단. UEFA 랭킹 64위,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 1회(1996-97), UEFA 위너스 컵 우승 1회(1965-66), UEFA 컵 준우승 2회, 슈퍼컵 우승 1회, 분데스리가 우승 7회, 준우승 4회 등 도르트문에 대한 업적이 소개되었고 뒤이어 리버풀의 연혁 역시 팬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Tv 화면에 소개되었다. [자. 양팀의 소개가 있겠습니다. 홈팀 도르트문트의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시죠.] 골키퍼로는 로만 바이덴펠러가 골문을 지켰고, 마츠 홈멜스, 네벤 수보티치, 마르셀 슈멜처, 우카시 피시첵이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맡았고 주장인 세바스티안 켈, 스벤 벤더과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9번 레반도프스키가 원톱으로 리버풀을 골문을 노리고 마리오 괴체와 카가와 신지, 케빈 그로스크로이츠가 그 뒤를 받치는 4-2-3-1 의 전술이었다. [네. 오늘 챔피언스 리그 출전 경험이 있는 유일한 도르트문트 선수인 켈 선수가 중원에서 주장완장을 차고 나오고 있겠고요. 카가와 신지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군요. 상당히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입니다.] 이렇게 중계진이 해설을 하는 동안 리버풀의 주장으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캐러거와 세바스티안 켈이 팀의 문장을 교환하고는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고 곧 리버풀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흐음..." 현준은 수아레즈에게 공을 받고는 재빠르게 뒤로 공을 돌린 후에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시야에 긴장된 기색으로 경기를 펼치는 도르트문트의 카가와 신지가 눈에 들어왔다. 똑같은 축구팀들끼리의 대결이지만 챔피언스 리그라는 이름에는 묵직한 무언가가 있는지 대다수의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긴장된 기색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리버풀의 선수들은 원정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편이었다. 대다수의 선수들의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했던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의 서포터즈들의 엄청난 응원에 몸이 굳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시작부터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성과 야유를 부르는 도르트문트의 팬들이었다. 챔피언스 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경기인 만큼 그만큼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현준이 공을 잡을 때 만큼은 엄청난 야유소리가 터져나왔다. 도르트문트의 축구선수인 카가와 신지를 현준이 깎아내렸다는 것은 독일의 팬들도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양 팀이었지만 스코어가 기우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현준이 있었다. 삐익!!! 코너킥을 얻어내자마자 곧바로 아담이 찰 준비를 시작했다. 도르트문트의 진영에는 몇몇 리버풀의 선수들이 바쁘게 왔다갔다하며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을 교란하고 있었다. "후우..." 높게 공을 띄우겠다는 작전을 알려주기 위해 두 손가락을 펼쳐 손을 들어올린 아담은 자신에게 향하는 엄청난 야유소리에 잠시나마 마음을 가다듬고는 자신의 발치 앞에 놓은 공을 그대로 강하게 찼다. "아!!!" 하지만 마음이 앞선 것일까? 아니면 긴장 때문일까? 아담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의 발에 맞은 공은 높게 골대로 향하는 것이 아닌 낮은 크로스였다. 선수들의 당황스러운 표정이 아담의 시선에 들어왔고,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찰리 아담이었다. 이대로라면 도르트문트의 수비수가 쉽게 공을 걷어낼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현준이 움직였다. '역시...' 아담이 낮게 공을 보낼 것이라고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던 현준이다. 순수한 마기가 그가 실수할 거라고 자신에게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미리 공이 지나가는 위치에 자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린 것이다. "17번 붙잡아!!!" 누군가 빠르게 움직이자 수아레즈를 붙잡고 있던 홈멜스가 보고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현준을 마크하던 선수가 날아오는 공에 정신이 팔려 순식간에 현준의 움직임을 놓쳐버린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런 홈멜스의 말에 근처에 있던 카가와 신지가 내빠르게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어차피 슈팅을 하려면 몸을 돌려야 했고 더군다나 거의 골대에 맞을 정도로 가깝게 날아온 크로스였다. 뒤에서 압박만 하더라도 현준이 직접 슈팅을 날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게 신지의 생각이었다. '네 녀석이 아무리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현준의 실력에 대해서는 카가와 신지도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한국이 일본을 싫어하는 것처럼 일본 역시 한국인들을 그렇게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고 카가와 신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삿포로 돔에서 열린 4-0의 대패는 카가와 신지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겨주었던 경기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내겠다는 생각에 신지는 현준이 슈팅을 하지 못하게 더욱더 강하게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카가와 신지의 플레이에 현준은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그렇게 버텨주면 나야 고맙지.' 퉁!!! 아담의 크로스를 가볍게 가슴으로 트래핑을 한 현준은 떨어지는 공의 밑바닥을 살짝 차올렸다. 그리고 가슴까지 날아오는 공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몸의 체중을 뒤로 쏟기 시작했다. "뭐...뭐야?!" 이대로 들이밀고 들어올 생각인 것인가? 밀고 들어와 봤자 현준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갑자기 자신에게 심하게 몸을 기대는 현준의 행동에 당황한 신지였다. 그리고 신지는 넘어지기 않기 위해 무게중심을 잡고 버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현준의 노림수였다. 뒤에서 카가와 신지가 버티고 있다는 것을 이용해 넘어지지 않은 채 몸을 뒤로 젖힌 현준은 그대로 몸을 틀며 옆차기를 하듯 강하게 슈팅을 날렸고 순식간에 카가와 신지의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간 공은 도르트문트의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 "아?!"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지키는 바이덴펠러는 골문이 출렁이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골문 안으로 공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슈팅이었다. 심지어 같은 리버풀의 동료들 마저도 어떻게 골이 들어갔는지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단지 현준의 슈팅장면을 정면으로 본 찰리 아담만이 현준의 슈팅으로 골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라운드내에 있는 선수들은 어리둥절했지만 처음부터 그 장면을 보던 관중들과 챔피언스리그를 중계방송하는 중계진들은 현준이 어떻게 골을 성공시켰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와아아아아!!! 리버풀의 선제골로 이제까지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던 도르트문트의 서포터즈들은 침묵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원정으로 응원을 온 더 콥들은 자신들끼리 환호성을 지르며 골을 축하하기 시작했다. [아...노...놀라운 골입니다.]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전혀 각이 없는 각도에서 그대로 옆으로 몸을 틀며 슈팅을 시도한 것이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역시 김현준 선수예요! 골 감각에 물이 올랐어요!] 현준의 플레이에 할 말을 잇지 못하는 신연호 해설위원과 입에서 침이 튀을 튀기며 현준을 극찬하는 조민호캐스터였다. 그만큼 현준의 슈팅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전반 11분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하는 리버풀이었다. 00162 현준, 비상하다. =========================================================================                            [와우...정말 어메징한 골이로군요. 놀랍습니다. 대단해요. 리버풀의 17번.] 한국 중계진에서 난리법석을 떠는 것처럼 외국의 중계진들 역시 호들갑을 떠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이른 시간에 현준의 골이 터져 나오자 놀랍다는 듯 혀를 내두르는 앤디 그레이였다.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해설자로 영국 BBC 방송에서도 꽤나 높은 인기를 구사하는 만큼 축구를 보는 눈에도 빠삭했고 언제나 침착한 해설로도 유명한 그였지만 이번 현준의 골은 그레이에게도 굉장히 환상적인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역시 리버풀의 17번이로군요. 대한민국의 김현준 선수지요? 작년 시즌 득점왕으로 이번 시즌에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골을 많이 넣고 있는 선수로 기록되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아직 프리미어 리그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4 경기밖에 치러지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4경기동안 김현준이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무려 14개입니다. 골도 9골이나 되죠. 해트트릭도 2번이나 했습니다. 이건 만약 제가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기록이죠.] 워낙 유명한 선수인만큼 그레이도 김현준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스포츠 인사중 하나였다. 첼시 시절 스캔들로 인해 몸살을 앓기는 했지만 리버풀로 이적 후 슬럼프를 극복한 선수였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 그리고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중앙 미드필더로 첼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그였지만 리버풀에서 공격수로 전향하고 나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현준이었다. [리버풀에 입단한지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작년 시즌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이끌고 이번 시즌에도 좋은 활약으로 리그 선두에 리버풀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는 실질적인 리버풀의 에이스로 자리잡았군요.] [그렇죠. 첼시로서는 배가 아플거예요. 김현준을 포함해 무려 3500만 파운드를 리버풀에 지급하고 받은 토레스가 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니 말이죠.] [동양인으로 굉장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죠? 현재 현준과 같은 국적인 대한민국의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5명이나 뛰고 있는데 말이죠.] [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와 선더랜드의 지, 그리고 볼튼에서 뛰고 있는 리와 아스널의 박이 있죠.] 잠시 생각에 잠기며 하나하나씩 이름을 내뱉는 그레이였다. [잘 알고 계시는군요. 그레이.] [준에게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군요. 그 중에서 소속팀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는 아무래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와 준 뿐이로군요. 작년 시즌에 볼튼의 리가 꽤나 큰 활약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는 이번 프리시즌에서 굉장히 끔찍한 일을 당했지요.] 볼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청용이 프리시즌도중 뉴포티 카운터와 경기에서 다리골절에 해당하는 시즌아웃에 가까운 부상판정을 받았던 사실은 잉글랜드에서도 꽤나 유명한 소식이었기에 그레이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선더랜드의 지 역시 3일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지 않았습니까?] [놀라운 골이었지요. 하지만 선더랜드의 지는 아직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야 합니다. 어린나이니 만큼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지요.] 그레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경기장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원톱인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뒤에서 그를 받쳐주고 있는 도르트문트의 3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부지런히 리버풀의 진영에서 압박하고 있었지만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기엔 리버풀의 수비진이 막강했다. 하지만 그런 리버풀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스리톱의 공격진은 굉장히 막강하긴 했지만 에이스라 불리는 김현준에게 너무 의지한다는 것이 그레이가 내린 평가였다. "더 빠르게 압박해!!!" "그쪽으로 간다!" 홈에서 한 골을 먼저 실점한 도르트문트였다. 작년 마이스터 샬레. 분데스리가 우승팀이라는 도르트문트였다. 더군다나 유럽에서 손꼽히는 팬들을 지니고 있는 그들인 만큼 홈에서 홈팬들에게 패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 탓일까?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집요한 공격이 결국 하나의 기회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도르트문트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나 우측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마리오 괴체였다. 독일의 떠오르는 차세대 미드필더로 독일 축구의 전성기를 구사하게 될 거라는 평가를 이루고 있는 선수였다. 케빈 그로이크로이츠나 홈멜스등과 함께 도르트문트 콤비로도 유명하며 뛰어난 재능을 가진 공격형 미드필더.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결정력과 공격력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수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호세!" 괴체가 빠른속도로 공을 몰고 자신의 진영으로 밀고 들어오자 찰리 아담이 그것을 확인하고는 재빠르게 엔리케의 이름을 불렀다. 둘이서 협력 플레이로 그를 막아내자는 뜻이었다. 아담의 말에 엔리케 역시 괴체를 압박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담과 엔리케가 접근하기도 전에 괴체는 잠시 몸을 멈칫하더니 전방을 향해 강하게 크로스를 날렸다. 조금 먼거리이긴 했지만 넓은 시야와 킬 패스가 자랑거리라는 말마따나 괴체의 크로스를 꽤나 정확하게 문전에 있는 레반도프스키쪽으로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183 cm 미터의 신장, 폴란드의 신성이라고 불리는 레반도프스키는 폴란드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는 올리사데베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 공격수였다. [마리오 괴체 선수 크로스!] 중원에서 공방을 펼치다가 순식간에 올라오는 크로스를 본 신연호 해설위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울려퍼졌다. 그리고 캐러거와 몸싸움을 벌이던 레반도프스키가 몸을 날렸다. [레반도프스키!!!]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올린 레반도프스키의 이마에 괴체가 올린 크로스가 정확하게 부딪쳤다. 순간적으로 레반도프스키의 움직임을 놓친 캐러거였기에 레반도프스키의 완벽한 찬스였다. 그리고 레반도프스키의 이마에 맞은 공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날아들었다. [골!!! 아...아닙니다! 골대 맞았어요!!!] 너무나도 완벽한 기회였고 리버풀의 골키퍼인 레이나 조차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못했던 까닭에 당연히 골이라고 생각한 조민호 캐스터였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도르트문트를 버렸는가? 레반도프스키의 완벽한 찬스가 그대로 골문을 맞고 튀어나왔고 흘러나온 공을 재빠르게 리버풀의 수비수가 걷어내었다. 아아!!! 그 아쉬운 기회에 도르트문트의 홈팬들로 가득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는 아쉬운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집중해. 캐러거. 여긴 챔피언스 리그라고. 게다가 아직 전반전도 끝나지 않았어." 캐러거는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레이나를 바라보았다. 골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운이 좋았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만든 것은 자신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마리오 괴체의 크로스도 좋았고 레반도프스키의 움직임도 좋았다. 하지만 그가 완벽하게 헤딩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자신이 그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놓친 게 컸다. "다음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지." 캐러거는 레이나를 향해 씨익 웃으며 몸을 돌렸다. 제라드가 없는 이상 리버풀의 주장은 자신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의 주장으로써 자신은 부끄러움이 없는 플레이를 보여줘야만 했다. 그런 캐러거의 시선에 멀리서 자신을 보고 있는 현준이 눈에 들어왔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현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고 그 모습에 캐러거는 몸을 활짝 피며 다시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반전이 끝나기엔 아직 25분이 남아있었다. 도르트문트 머플러를 흔들며 지그날 이두나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심히 응원을 하던 탈리사는 점점 시간이 흘러갈수록 울상인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탈리사처럼 울상인 여성팬들이 여럿 있었다. 아직 경기는 20여분이나 남아 있었지만 스코어가 문제였다. 스코어는 2-0. 경기 초반 리버풀의 17번이 순전히 운이 좋은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더니 역습찬스에서 다시 한번 리버풀의 공격수 앤디 캐롤이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슛으로 넣어버린 것이다. "우...우리는 안 들어가더니만..." 전반 초반 레반도프스키의 완벽한 찬스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그녀가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도 계속해서 도르트문트팬들에게는 아쉬운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응원을 멈추지 않는 팬들의 노래소리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를 가득 메웠지만 도르문트가 자랑하는 마리오 괴체나 레반도프스키와 같은 선수들은 리버풀의 강력한 압박에 별다른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찰리 아담과 리버풀의 17번 김현준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특히나 한국인으로 알려진 김현준의 활약은 도르트문트의 팬인 탈리사로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공만 잡으면 기회를 만들어 내었고 언제나 위협적인 슈팅으로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위협했다. 만약 도르트문트의 골키퍼인 바이덴펠러의 선방쇼가 아니었으면 점수차이는 얼마나 크게 벌어졌을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이...이겼으면 좋겠...아니 어떻게 한골이라도..." 추가시간이 다가올수록 몸을 가만히 움직이지 못한 채 들썩이는 탈리사였다. 마음 같아서는 천사의 능력을 발휘해 도르트문트의 선수들에게 힘을 부여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탈리사의 시선에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뭐지...?' 진한 악마의 기운. 경기장에 들어오기 전 봤었던 마계의 수색꾼들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강한 악마의 기운이었다. 제 2계급의 천사인 지천사라 불리는 인물들과 맞먹을 정도로 진한 악마의 기운이 느껴지자 급속도로 몸이 떨리기 시작하는 탈리사였다. "어이? 얼굴이 새하얀데 당신 괜찮아?" 옆에서 그런 탈리사의 모습을 발견한 관객 하나가 소리를 질렀지만 도저히 말을 내뱉을 수 없는 탈리사였다. 자신의 몸을 압박하는 순수한 마기 때문이었다. '대...대체 누가...?' 이러한 기운을 내뿜을 수 있는 존재가 인간계에 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탈리사의 놀라움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이정도의 순수한 마기라면 충분히 인간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게 분명했다. 아무리 마계와 천계의 존재가 인간계와 큰 교류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능력이 인간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곳 이그날 지두나 파크에 있는 관중들에게는 이러한 위협적인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연신 그라운드를 향해 열광적인 응원만을 펼치고 있었다. 마치 자신에게만 기운을 내뿜는 것처럼 말이었다. '이제야 알아챘군.' 자신을 향해 다이렉트로 날아오는 공을 트래핑하고는 도르트문트의 진영으로 달려가던 현준은 몸을 수 많은 관중들 사이로 몸을 웅크린 한 여인을 발견하고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정말 천사가 있을 줄이야...' 경기를 치르면서 날카로운 바늘로 살짝살짝 찌르는 듯 한 기세가 신경이 쓰였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기운을 내뿜어 기세를 뿜어내는 존재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곳에 마계의 수색꾼들이 리리스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는 만큼 그럴수는 없었다. 현재 리리스가 어떤 상황인지는 그녀의 입을 통해서 알고 있었고 그 탓에 자신도 몸을 조심하고 있는 형편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기세를 내뿜는 존재를 찾아내기 위해 꽤나 고생을 해야 했었던 현준이었다. 그로 인해 이번 경기에서도 전반 초반의 골과 캐롤의 골을 어시스트만 했을뿐 전반적으로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결국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서 천계의 존재로 생각되어지는 천계의 여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리리스에게 배운 기술로 천계의 여성에게만 향해 순수한 마기로 압박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평범한 인간이었으면 느끼지 못할 순수한 마기를 느끼고는 두려움에 떠는 서양 여성이었다. '아무래도 계급이 낮은 천사인가 보지?' 자신의 순수한 마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몰랐기에 그냥 단순히 그녀가 계급이 낮은 천사로 생각하는 현준이었다. 리리스에게 천사들의 계급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기에 아마 일반적인 천사라 불리는 엔젤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잇!" 자신을 향해 달려 들어오는 카가와 신지를 피해서 수아레즈를 향해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넣은 현준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다시 한번 관중석으로 시선을 돌렸다. "축구를 좋아하는 천사라. 흥미로운데?" 가능하다면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천사가 어떤 존재인지도 알고 싶은 현준이었다. 악마라는 존재가 있고 천사라는 존재도 실제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신이었다. 아마 마왕과 같이 생활을 하고 있는 경험을 하고 있는 만큼 천사에 대해서도 흥미가 느껴지는 현준이었다. 물론 천사가 자신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하지만 자신의 순수한 마기에 꼼짝도 하지 못하는 여인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순수한 마기로도 위협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준의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자신의 스루패스로 골을 넣은 수아레즈가 어느새 그를 덮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삐익!!! 삑!!! [경기 종료됐습니다. 리버풀이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원정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는군요.] [역시 이번 경기에서도 김현준 선수의 활약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1골 2 어시스트. 3개의 골에 전부 직접적인 연관을 보이며...] 추가시간에도 골을 넣지 못한 도르트문트는 마이스터 샬레라는 자존심을 구기며 리버풀에게 3골이나 허용하며 완벽하게 패배했고 리버풀은 다시 한번 챔피언스 리그의 강자라는 것을 드러내며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 참여하지 못했던 한을 토해내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현준은 서로 자축을 하는 선수들 사이를 지나 달글리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옷을 갈아입고는 도르트문트 시내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늦었지만 해피 뉴 이어 입니다. 올 한해 하시는 모든 일이 전부 잘되시기를 기원하며 즐감하세요. 00163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빨리 빨리 움직여요!" "허...허억...자...잠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당장이라도 땅바닥에 주저앉으려고 하는 호명의 모습에 선미는 인상을 팍 찌푸렸다. 오늘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만점활약을 펼친 김현준을 취재하기 위해선 당장이라도 믹스트 존으로 향해야 했다. 워낙 유명한 선수인만큼 그를 취재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었기에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으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선미의 계획은 초장부터 무너졌다. 바로 짐덩어리인 호명때문이었다. "남자가 되어서는..." 호명이 들고 있는 짐들이 조금 많아 보이기는 했지만 선미는 헉헉대는 호명의 모습에 기가 막힌 듯 혀를 찼다.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좋을 구석이 없는 남자였다. 특히나 조금이라도 힘든 일이 생기면 바로 얼굴에 표정이 드러나는 모습이 마음에 안들었다. 그렇다고 일을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어라...벌써 지나갔나..." 가까스로 믹스트존에 들어서자 리버풀 선수들을 상대로 열띤 취재를 벌이고 있는 외국의 기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선미가 취재하려고 하는 인물은 바로 단 하나. 오늘 승리의 주역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른 김현준 뿐이었다. 일단 현준의 취재에 성공만 하면 목적은 전부 달성한 셈이다. 그리고 국민들 역시 리버풀의 다른 선수들 보다는 당연히 김현준에 대한 기사를 원할테고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현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짤막한 독일어를 구사해 외국의 기자들에게 말을 걸어봐도 다들 현준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는 말 뿐이었다. "무슨 일이지...?" 선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 했지만 다른 선수들이나 달글리쉬 감독의 표정에는 별다른 근심이 보이지 않았다. "준은 잠시 볼일이 있다며 나갔어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러 간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설마 준 선수에게 애인이 있나요?" "글세요? 준의 사생활까지는 잘 모르죠." 그나마 리버풀에서 취재를 할 때 약간이나마 안면을 익힌 수아레즈 선수를 통해 현준이 볼일이 있다며 감독의 허락을 구하고는 미리 빠졌나갔다는 이야기만을 들은 선미였다. "현준 선수가 독일에 여자친구가 있었군요. 이거 꽤나 좋은 기삿거리인데요?" "쓸데 없는 소리하지 말아요. 호명씨. 함부로 그런 기사를 내보냈다가는 큰일이 벌어진다고요." 가뜩이나 현준의 인터뷰를 하지 못해서 속상한 선미는 옆에서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 호명의 말에 싸늘하게 대답했다. 한국의 국민영웅으로 떠오르는 현준이다. 확실하지 않은 기사, 그것도 민감한 기사를 내보냈다가는 어떤 욕을 들어먹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오늘 경기까지 인터뷰를 했어야 하는데...' 일정은 전부 끝났지만 뭔가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 선미였다. 하지만 그녀가 남아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결국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터덜터덜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하루 이틀 독일 여행을 하자는 호명의 제안을 단숨에 거절한 채 말이었다. '꽤 부자인가 보네...?' 천사의 기운을 감지하면서 도르트문트의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에서 경기장에서 봤었던 여인을 찾아낸 현준은 그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보기만 해도 기가 질리는 스포츠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는 도중에도 마왕의 기운을 감지하려는 마계의 수색꾼들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기운을 감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마계의 수색꾼들 역시 천사의 기운은 느낄 수 있는 것인지 자신이 찾으려는 여자의 근처에는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챈 현준은 거리낌없이 여인의 집 앞쪽으로 걸어갔다. "아...아아..." 탈리사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마왕이라도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압도적인 마기. 그것도 9계급 천사인 엔젤즈인 자신으로써는 단 한번도 느껴본적이 없는 순수한 마기였다. 9계급 천사인 엔젤즈는 천사 계급의 가장 말단으로 엄밀히 말하면 거의 인간에 가까운 존재였다. 천계와 인간계를 드나들며 단순히 정보를 이야기해주는 일종의 사자와 비슷한 개념일 뿐 전투에 대해서는 아무런 재능도 없는 게 바로 엔젤즈였다. '어서 빨리 이 사실을 알려야돼...' 인간계에 등장한 마왕. 이것은 굉장히 큰일이었다. 천마협정을 무시하고 마계가 인간계에 직접적으로 손을 뻗친다는 증거였다. 탈리사는 자신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아까 전에 느낄 수 있었던 순수한 마기의 공포가 아직도 몸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때 다시 한번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악!!!" 갑자기 온 몸을 찌르르 울리는 고통이 밀려들었다. 천사에게 있어서 마기는 그야말로 독과 같은 존재였다. 하물며 순수한 마기는 천사들에게 있어서 굉장히 치명적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의 마기는 마왕인 리리스마저도 감탄할 정도로 순수한 마력을 바꾼 것이었다. "이런...!" 뭔가 심상치 않은 행동에 재빠르게 자신의 마기를 이용해 그녀의 행동을 방해하려던 현준은 비명소리와 함께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움찔거리는 탈리사의 모습에 재빠르게 자신의 마기를 회수하고는 그녀를 안아들었다. 20대 중후반 정도의 나이로 보일까? 멀리서 봤을때는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외국 여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꽤나 아름답게 생긴 여인이었다. '리리스도 그렇고...천사와 악마는 다들 이렇게 예쁜가?' 리리스만큼 숨이 턱 막힐 정도는 아니었지만 길을 가다가 보게 되면 누구나 다 뒤를 돌아보지 않을까싶을 정도의 미인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그 미인은 자신의 품에 안겨 간헐적으로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은 자신이었기에 현준은 조금은 미안한 감정을 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저...?" 순수한 마기로 인해 고통으로 정신이 없는 탈리사는 순간적으로 자신을 안아드는 남자의 모습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렇게 마계의 존재에게 흡수당해 죽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안아들고는 입을 여는 남자의 행동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천계나 마계의 존재는 서로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지나칠 수는 있지만 막상 마주치게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를 죽이기 위해 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어째서 저 남자는 자신을 죽이지 않고 말을 걸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었다. "괜찮아요? 천사라는 존재는 처음 봐서 단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말이죠."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탈리사의 몸을 부축했다. 그리고는 의자를 하나 찾아 그녀를 앉히고는 입을 열었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탈리사 역시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고 눈을 뜨며 마계의 존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치켜뜨고는 큰 소리로 내뱉었다. "리...리버풀의 김현준 선수?!" "아아..." 아까와는 달리 조금은 정신이 차린 것일까? 이런 여자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던 현준이었다. 경기장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펼칠 정도로 축구에 대해 관심이 많아 보였던 여인이었다. 자신 역시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축구스타인 만큼 충분히 자신의 얼굴을 알 터였다. 결론만 말하자면 천사와의 대화는 별다른 게 없었다. 천사의 입장으로서는 정신은 인간이라지만 몸은 어디까지나 마족 그것도 마왕급에 가까운 마기를 지닌 현준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했고, 현준 또한 그런 천사의 행동에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마족이어서 이기 때문일까? 드러내고 적대감을 표시하는 그녀의 행동에 기분이 나쁜 것도 있었다. 현준이 알아낸 것은 그녀의 이름이 탈리사라는 것과 그녀가 마계의 수색꾼과 같은 위치인 천계의 9계급 천사 엔젤즈라는 것 뿐이었다. 나머지는 그냥 시시콜콜한 인간의 생활에 대해서 뿐이었다. "그런데 몸은 괜찮아요?" "네." 아까까지만 해도 간헐적으로 몸을 떨며 경련을 일으켰던 그녀였다. 당연히 괜찮아 보이진 않았지만 현준은 적의감을 표하며 짤막하게 대답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는 몸을 일으켰다. 호기심에 천사를 만난 것에 불과했지만 괜히 자신의 정체를 노출시켰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는 수 없군. 그냥 천사의 존재가 진짜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자신이 마족으로 변한 이상 천사와 평화적으로 이야기를 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천족과 마족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립한다라는 말에 그냥 웃어넘겼던 현준이었지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내뿜는 탈리사의 모습에 그 말이 그제서야 이해가 되는 현준이었다. 아마도 저 천사 역시 자신의 순수한 마기에 의해 겁을 먹고 있을 뿐 만약 만만한 존재였다면 당장이라도 자신을 공격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번에 돌아가면 리리스에게 마기를 다루는 법을 자세히 배우던가 해야겠네...' 마왕인 만큼 마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 누구보다도 능숙한 리리스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든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별로 이곳에 있어봤자 도움이 될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빨리 나가주셨으면 해요." 자신이 몸을 일으키자마자 말을 내뱉는 탈리사의 모습에 현준은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괜히 팀을 이탈해 그녀를 찾아온 게 다시 한번 후회가 되었다. "그럼..." 그리고 가볍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는 현준의 모습을 확인한 탈리사는 빠르게 기운을 끌어올리며 천계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마족이라고는 하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던 그녀였다. 다짜고짜 자신을 공격하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자신을 품에 안았을 때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순수한 마기를 품고 있다는 것에 기절할 듯 놀랐던 그녀였다. "분명 인간이었다가 마계의 존재와 계약을 맺고 권속으로 변한 존재일게 분명해. 하지만 저렇게 많은 양의 순수한 마기를 보유할 존재가 마왕말고 있다니. 어서 빨리 천계에 계신 아켄젤즈님들에게 알려야돼." 대천사급인 아켄젤즈라면 충분히 위험성을 느끼고는 윗선에 알려 적당한 조취를 취해줄게 분명했다. 마왕급의 마족이 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천계에 있어서 위협적인 일이니 분명하니 말이었다. 그리고 천계와 연락이 가능한 게이트가 열리기 직전이었다. 퍼억!!! "큭...!" 자신의 복부에 꽂히는 엄청난 격통에 한순간 의식이 끊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든 탈리사였다. 자신을 공격한 대상이 누군가 하는 생각에 가까스로 고개를 들어 올렸던 탈리사는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야기를 나눴던 동양인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정신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쩝...여자를 때리는 것은 좋지 않은데 말이지..." 현준은 기절한 채 쓰러진 탈리사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혀를 찼다. 만약 그녀가 천계에 연락을 취한다면 곤란해지는 것은 자신이었기에 혹시나 하고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던 그였다. '정말 실수했어. 함부로 모습을 노출시키지 말아야했는데...괜한 호기심이 화를 부르네...' 후회가 계속해서 밀려왔지만 이미 지나간 일인 만큼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탈리사의 몸을 등에 걸쳐 맨 현준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마기를 이용해 순간이동 능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을 타개시켜줄 인물은 자신의 방에서 아마도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을 거라고 추정되는 리리스 뿐이었다. "하...하아...?" 신나게 게임을 하고 있었던 리리스는 갑작스러운 순간이동의 기척에 그리고 다시 한 번 느껴지는 천사의 기운에 두 번이나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챔피언스 리그 예선 1차전을 치르기 위해 독일에 간 녀석이 갑자기 순간이동으로 그것도 천사의 존재를 등에 업고 나타난 것이다. "......" 현준은 말 없이 침을 꿀꺽 삼키며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엄밀히 말하면 자신의 마스터는 바로 리리스였다. 따지고보면 현준은 리리스의 권속이니 말이었다. 마치 사정설명을 하라는 듯한 리리스의 눈초리에 현준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천사에 대한 호기심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그...그게..." "하아..." 리리스는 이마를 감싸쥐었다. 홧김에 반쯤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인물인 만큼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권속으로 무한에 가까운 순수한 마기를 보유한 인물이 바로 현준이었다. 그래도 조심성이라는 게 남아있는지 천사의 존재를 직접 처리해서 데려왔다는 점과 자신의 마기로 순간이동을 하면서 기척을 지우고 온 현준이었다. 또한 다행스러운 것은 상대는 엔젤즈에 불과한 존재라는 점이었다. 마계의 수색꾼과 같은 존재로 천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별다른 힘이 없는 천사였다. 일단은 아직까지도 현준의 등에 매어져 있는 천계의 존재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잠깐 생각에 잠겼던 리리스는 별일 아니라는 듯 한마디를 내뱉었다. "타락시켜 버려." "예?" "타락시켜 버리라고." "......" 현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타락시켜버리라니? 그게 대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리리스의 권속으로 마족이 된지 몇 달이나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천계와 마계에 대해서 그가 아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그게 무슨 말 이예요?" "따먹어버리라고. 원래 마족이 천사를 타락시키는 일은 거의 없지만 말이야. 뭐 아주 가끔은 그런 일을 벌이기도 하지. 특히 인큐버스계열의 마족들은 말이야.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그녀를 권속으로 만들어 버려. 그렇다면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테지. 아아...물론 얼굴이 알려져 있는 이상 천사들이 발견하면 골치 아플테니까 뒤처리는 알아서 하고 말이야." 현준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어쨌거나 현준을 뒤로 한 채 리리스는 다시금 컴퓨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00164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천사란 존재는 대체 무엇일까? 종교적으로 따지면 천사는 천국과 인간 세계에 파견되어 신와 인간의 중간에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정하고 인간의 기원을 신에게 알려주는 사자로 알려져 있다. 사명을 전달하고 개인을 지켜주는 일을 맡아 순결하고 선량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뜻도 지니고 있다. 일명 '마음씨가 천사같다'라는 말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반대어가 바로 악마였다. 바로 리리스처럼 말이다. 악마의 중의 악마인 마왕 리리스. 현준이 그녀를 만나고 난 이후 첫 만남을 제외하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호기심때문인지 리리스로 인해 오히려 덕을 보았으면 보았지 자신이 피해를 입거나 손해를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좀 경솔했나...?' 마왕인 리리스가 그러한데 천사는 과연 어떻게 자신을 대할까 하는 궁금증으로 인해 일을 저질렀던 현준이었다. 비록 자신이 악마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20년이 넘도록 인간으로써 생활했기에 천사는 착하다라는 사고방식이 머릿속에 남아있던 까닭이었다. 아직까지 인간으로서의 습성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인간들의 무지한 사고방식이지." "......그런가요?" "천사나 악마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인간들을 이용하는 점은 다르지 않지. 다만 악마는 인간들의 욕심을 이용하는 것이고 천사는 인간들의 믿음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말이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천사들 역시 거리낌없이 인간을 공격하지만 인간들이 그 사실을 알 리는 없겠지." "그렇다면...? 엔젤즈들은...?" 어깨에 들쳐매고 있던 탈리사를 침대에 눕힌 현준은 리리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컴퓨터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는 그녀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계의 정황을 알아보기 위한 정찰병이라고나 할까나...?" "그렇군요."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언제나 선하고 언제나 착하고 언제나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배웠던 천사라는 존재였다. 만약 자신이 악마에 대해서 몰랐다면 이런 리리스의 말을 헛소리도 치부했었을지도 모른다. 대다수의 인식이 천사는 선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던 너는 꽤나 귀찮은 일을 벌였어. 엔젤즈에 불과한 만큼 처리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분명 시간이 지나면 천계쪽에서도 눈치를 챌 테지."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현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말투는 별일 아니라는듯 무심해 보였지만 미미하게 눈썹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 현준이 정말로 골치 아픈 행동을 벌였다는 듯 했다. 현재 리리스가 어떤 상황인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행동에 그녀에게 어떤 상황을 초래했는지 안 현준은 미안한 듯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리리스." "아아...빨리 그 천사나 타락시켜버리라고. 일단 그렇게 되면 천족들이 나서서 직접적으로 우리는 발견하지 않는 이상 우리의 정체를 들킬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야. 물론 저 천사를 밖에 내보내는 것은 금지다." "그 정도는 저도 알고 있어요." 리리스의 권속이자 마기를 지니고 있는 이상 천사들이 자신을 적대시할거라는 것을 이번 일로 깨달은 현준이었다. 괜시리 인간이었을 때의 상고방식으로 천사들이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큰 실책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그녀를 타락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기에 탈리사의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대 그녀의 옷을 벗기려던 현준은 어느새 눈을 뜬 채 자신을 공격하는 탈리사의 행동에 목을 뒤로 쳐박았다. "크헉!!!" 여자의 힘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무시무시한 힘이 자신의 얼굴을 강타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 뿐만이 아니었다. 흰색의 빛이 찌르르하게 맞은 부위의 고통을 더욱더 증폭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검은색의 어둠이 빛을 잠식시키고는 한 여인의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집안에 울려퍼졌다. "허억...허억..." 현준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기와 반대되는 성질을 지녔다는 신성력이라 불리는 천사의 공격이 아직까지도 따끔따끔하게 느껴졌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가볍게 몰아낼 수도 있었지만 아직 그렇게 능숙하게 마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멍청한...그 정도의 능력을 지니고 고작 엔젤즈에게 당하다니..." 비웃음이 가득한 리리스의 말이었지만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는 현준이었다. 아니 입조차 열 수 없었다. 현준을 공격하고 도망가려던 탈리사라는 이름을 지닌 천사는 리리스로 인해 거의 반죽음을 당하고서는 거실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아니 죽었을지도 몰랐다. 불과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었다. 옆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포를 느낄 정도의 위압감이었으니 직접적으로 천사가 느낀 고통이 어땠는지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마왕으로써의 그녀의 능력을 본 것은 첫 만남 이후로 두 번째였다. "하아...하아..." 헐떡이던 숨소리는 조금씩 잦아들었고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고통이 가시자 현준은 고개를 좌우로 몇 번 흔들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죽은 건가요?" "일단 목숨은 붙여놨지." "죽여도 될 텐데 말이죠. 천사라는 존재가 저한테 위협적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죠." 싸늘한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만족스러운 듯 씨익 미소를 지었다. 만약 천사가 죽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다면 현준에게 크게 실망을 했을지도 몰랐다. 예전에 인간이었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권속인 악마였다. 악마로써의 잔인함과 폭력성을 현준은 익힐 필요가 있었다. "죽이고 싶으면 네 녀석이 죽여도 상관없다. 뒤처리는 내가 감당해주지." "타락시켜도 말이죠?" "타락시키면 그 녀석은 네 녀석의 권속이 되니까 거기까지는 내가 신경 쓸 필요 없겠지. 다만, 천사를 타락시키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 물론 막대한 양의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네 녀석에게는 어렵지 않겠군."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옆에 있던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현준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관찰하려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천사를 타락시키는지는 알고 있는 현준이었다. 리리스의 공격에 의해 기절해버린 천사였지만 그런 사정을 봐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현준은 순식간에 그녀의 배위로 올라타고는 그녀의 옷을 찢어버리듯 벗기기 시작했다. "기절해 있는 것은 재미가 없지..."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녀의 힘으로 엔젤즈에 불과한 천사를 죽이는 것은 눈을 감는 것보다도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일부로 힘을 조절해서까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현준이 자신의 정체에 대해 좀 더 자각을 하게끔 만들게 하기 위해서였다. "순수한 마기만 이렇게 귀찮은 일은 하지 않을 텐데 말이지..." 하지만 귀찮더라도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이유는 바로 현준이 보유한 순수한 마기가 자신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권속인 만큼 현준을 챙기는 것은 자신의 몫이었다. 그리고 만약 현준이 제대로 각성을 하게 된다면 마계에 있는 바알녀석에게도 크게 한 방 먹여줄 수 있을 테고 말이다. "읏...읍!!!" 어느새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있는 현준의 모습에 탈리사는 그를 밀어내기 위해 양팔과 다리를 버둥거렸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자신의 옷을 찢어버리듯 벗기고 있는 남자를 말려야만 했다. 하물며 그 남자의 정체는 마족이었다. 마족이 이런 일을 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다시 한번 신성력을 끌어올려 현준을 공격하려던 탈리사는 자신의 복부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에 기침을 토해내야만 했다. "카학!!! 쿨럭...쿨럭..." 아름다운 여인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기침을 내뱉고 있었지만 현준은 무표정으로 그러한 모습을 내려 볼 뿐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담은 공격인 만큼 천사인 그녀에게 있어선 엄청난 고통이 전해졌을 게 분명했다. "이...이러면 천마협..." 가까스로 고통을 참아낸 채 입을 열려던 탈리사는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내려보는 현준의 모습에 그만 입이 굳어버렸다. "천마협정? 그런 거야 내가 알 필요 없고..." 두려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탈리사를 자신의 기운을 이용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든 현준은 다시금 그녀를 덮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강제로 여자를 품어본 적은 없었던 현준이었다. 하물며 상대는 인간이 아닌 천사였다. 현준의 행동에 조금씩 반항을 하던 탈리사였지만 곧 역부족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점점 몸을 웅크릴 뿐 현준을 밀어낼 생각을 하지 못하는 그녀였다. '천사들이란...' 그리고 그런 모습에 입맛을 다시는 리리스였다. 투쟁으로 가득 차 있는 악마는 왠만한 일이 아닌 이상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멈추지 않고 공격을 하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천사는 달랐다. 같은 천사라는 존재들이 여럿 모여 있으면 모를까 혼자서 당해낼 수 없는 상대라면 쉽게 포기를 하는 존재들이었다. 특히나 계급이 낮은 천사들일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했다. 현준에게 농락당하고 있는 천사 역시 현준의 힘에 당해내지 못할 거라는 것을 알자 그를 밀어내지 못한 채 수동적으로 자신의 몸을 방어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찌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탈리사가 입고 있던 스커트가 찢겨지며 그 안으로 현준의 손이 파고들었다. 그런 움직임에 다리를 오므리는 탈리사였지만 현준은 거칠게 그녀의 안을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아...아파...!" 입을 다문 채 현준을 밀어내던 탈리사는 강하게 자신의 가슴을 꽉 움켜쥐는 현준의 행동에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현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거칠게 천사를 탐하기 시작했다. 리리스를 제외한 다른 여인들과 욕구를 풀어본 지도 꽤 오래되었던 만큼 현준은 손길은 거침이 없었다. 수치심으로 인한 것일까? 탈리사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방울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의 몸을 계속해서 주물럭대던 현준은 탈리사의 양 허벅지를 벌려 삽입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아아..." 이러한 현준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기에 탈리사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제...제발...! 그...그것만은...!" 애원하다시피 하는 그녀의 목소리였지만 현준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는 허리를 세게 들이밀었다. 이미 현준의 남성은 흥분한 지 오래였다. "아...아학!!!" "읔..." 자신의 남성이 아플 정도로 빡빡한 느낌에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였지만 애써 끝까지 자신의 남성을 들이밀어 넣은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현준의 몸에 자리잡고 있던 순수한 마기들이 탈리사에게로 빠르게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아파....흑...아아...제발..." 현준의 허리 운동이 시작될수록 고통에 몸부림 치며 현준에게로 벗어나려는 탈리사였지만 이미 그녀의 허리는 현준의 손이 꽉 붙잡인 채였다. 꿈틀거리는 탈리사의 몸 사이로 현준의 거대한 남성이 계속해서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졌다. "훅...훅..." "아...아아...!" 어느 순간인가 그녀의 몸에서 흰색의 날개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현준의 움직임에 따라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탈리사의 몸을 탐하는 현준은 결국 찌릿한 감각과 함께 그녀의 몸에 강하게 사정해 버리고야 말았다. "흐으...하아..." 사정이 끝나자마자 그대로 널부러지며 몸을 꿈틀거리던 탈리사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순수한 마기가 몸을 뒤덮기 시작하자 몸을 파르르 떨더니 차츰 흰색의 날개가 검은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아...아아...!" 그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는 듯 자신이 변해가고 있는 모습에 눈물을 글썽거리는 그녀는 잠시 후 날개와 함께 눈동자까지 검은색으로 물들어 버리고는 타락한 천사로 현준의 권속이 되어버리고야 말았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몸을 추스르며 가까스로 일어선 탈리사는 미미하게 떨리는 손짓으로 알몸으로 우두커니 서 있는 현준의 몸을 끌어안고는 자신의 날개로 현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짝짝짝!!! 뒤에서 들려오는 박수소리에 고개를 뒤로 돌린 현준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고서 자신을 바라보는 리리스를 볼 수 있었다. "이제 네 녀석도 권속을 하나 얻었군." "그렇다면 저도 조금은 강해진 건가요?" "고작 엔젤즈급 천사를 타락시킨 것으로 강해졌다면 마족들은 이미 이 세상을 전부 지배했을 거다." "읔..." 그 말을 듣자 할 말이 없어진 현준이었다. 알몸으로 미미하게 몸을 떨며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탈리사의 행동에 현준은 리리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몇 번 더 안아주면 되겠지. 아직까지는 천사로서의 정체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저러는 것 일뿐. 네 녀석의 마기를 주입해준다면 괜찮을 거다." "그...마기를 주입하는 것은 섹스밖에 없나요?" "아니.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네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나?" "......" 리리스의 말에 다시 한번 할 말이 없어진 현준이었다. 어찌되었던 자신을 끌어안은 채 몸을 파르르 떨고 있는 탈리사를 그냥 둘 수도 없었기에 현준은 리리스의 말대로 그녀의 손을 잡고서는 침대로 향했다. 아까하고는 달리 자신의 행동에 반항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순종적이지도 않은 모습.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갈수록 적극적으로 현준에게 달라붙기 시작하는 탈리사였다. 결국 현준은 아침까지 그녀와 뜨거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00165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현준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을 동안 한국에서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대활약을 펼쳤던 현준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반복해서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계속된 골 퍼레이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고 불려지는 리오넬 메시를 위협할 김현준에 대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점점 현준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EPL 에서만의 맹활약뿐만이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골 2도움이라는 활약을 펼치며 작년 분데스리가 우승팀이나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던 도르트문트를 꺾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현준에 대한 관심이 하늘끝까지 치솟아 오른 다음 날, 조○일보에서 김현준과 리버풀의 인터뷰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바로 선미와 호명이 리버풀까지 가서 써냈던 기사였다. 그리고 신문이 나가자마자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신문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전부 김현준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선미의 리버풀 기행 [조○일보 = 이선미, 김호명 기자]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가 딱 하나 런던(750만)뿐인 영국에서 인구 채 50만이 되지 않는 리버풀은 여타 소도시라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덩치를 지닌 도시다. 초기 작은 어촌도시에 불과했던 리버풀이지만 항구가 건설되고 영국을 드나드는 물류의 주요 유통경로가 되면서 뒤늦게 발전하게 되었던 리버풀은 비틀즈와 함께 축구가 매우 중요한 산업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리버풀을 방문하는 외부인의 90%가 비틀즈 혹은 축구를 보기 위해 리버풀에 발을 들여 놓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 산업의 발달과 다른 항구도시의 등장은 리버풀의 쓸모를 차츰차츰 퇴색시켰다. 리버풀 시민들에게 있어서 리버풀 FC 가 큰 의미를 갖는 것도 이와 같은 궤도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높은 실업률과 경제로 인해 고전하던 1970년대 1980년대에 리버풀 FC 와 비틀즈는 리버풀 사람들의 기를 세워주는 마지막 자랑거리였을 게 틀림없다.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된 이후로 줄곧 부침을 겪어오고 다시 한번 다시 한번 그때의 영광을 가져오려는 리버풀에겐 과연 어떠한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리버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받은 미션은 바로 대한민국의 자랑인 김현준선수와의 인터뷰였다. 리버풀의 구원자 혹은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리버풀의 '주포' 김현준 선수하고의 만남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이제까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던 김현준 선수였기에 인터뷰가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김현준 선수는 직접 구단의 허락까지 구해가며 시간을 내었기 때문이다. 당초 두, 세시간 정도로 예상했던 인터뷰는 구단 관계자의 재촉 덕분에 한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끝났지만 길지 않은 시간동안 성심성의껏 임해준 김현준 선수의 배려 덕분에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특히나 한국 팬들의 질문에 두 눈을 반짝이며 흥미를 보이는 김현준의 모습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스타라기보다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친근한 동생과도 같은 이미지였다. 실제로 인터뷰를 허락받고 찾아간 리버풀의 훈련장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는 굉장히 분주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바로 인터뷰 후 2일 뒤가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예선전이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그 틈을 비집고 인터뷰를 신청만큼 리버풀 구단 관계자들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런 날 인터뷰를 수락한 김현준 선수의 모습에 리버풀 구단 관계자들이 잔뜩 생색을 내기도 했다. "빅매치를 앞두고 구단의 레전드가 될 선수가 인터뷰를 받아들인다니 운 좋은 거라고" 말이다. 김현준 선수가 리버풀에 합류한지는 이제 반년이 넘었지만 이미 구단 관계자들은 김현준 선수가 리버풀의 레전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모습들이었다. 조○일보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스타중 한명으로 떠올랐습니다. 더욱이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EPL 의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만큼 한국에서의 관심도 어마어마하게 높죠. 이번 시즌 또한 아스널과의 라이벌 경기에서 무려 5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막상 당신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 탓에 김현준 선수에 대한 국내 팬들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은 데요. 혹시 한국인 팬들에게 편지나 선물을 받은 적이 있나요? 현준 >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니, 굉장히 많습니다. 가끔은 구단 관계자들이 불평을 부릴 때도 있습니다. 동료 선수들도 말이죠. 어디서 이런 선물들이 자꾸 오느냐고 말이죠. 국내 팬들의 열정은 정말로 대단합니다. 가끔은 옛날의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번 팬들에게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조○일보 > 한국에서의 추억이 떠오르는 물건이 뭔가요? 현준 > 조금 웃기기는 한데...지렁이 모양 젤리입니다. 어렸을 때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혼자 자주 먹던 기억이 있거든요. 또한 편지나 사진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 그분들이 계신 한국이 떠오르죠. 조○일보 > 한국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김현준 선수의 등번호와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 인데요. 이제까지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에서나 17번을 달고 있는데 그러한 이유가 있나요? 현준 > 큰 의미는 없습니다. 17번은 제가 처음 축구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조기축구회에서 처음으로 부여받은 등번호입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보통 마음먹은 대로 등번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감독님이 골라주는 게 일반적인데요. 다행스럽게도 감독님이 저한테 17번을 주셨더군요. 조○일보 > 조기축구회를 했었나요? 현준 > 축구는 하고 싶은데 프로선수로서 뛰기엔 굉장히 나이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청소년 대표라던가 중, 고등학교 축구팀이라던가 하는 그럴듯한 명함도 없었고요. 그러니까 그때가 아마도 21살 겨울이었을 거예요. 어떻게든 실업팀에서라도 축구를 하고 싶어서 들어가게 된 게 조기축구회팀입니다. 친구의 소개로 들어가게 되었죠. 조○일보 > 이것은 조금 민감할 질문일지도 모르는데 처음 프리미어리그 데뷔는 첼시에서 했다. 하지만 반 년만에 방출되듯 트레이드 되었는데 그때 기분은 어땠나요? 현준 > 솔직히 말하자면 별 생각 없었습니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전반기 아무리 좋은 활약을 보였더라도 크게 슬럼프가 다가왔고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드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고요. 물론 아쉬움은 조금 있긴 했습니다. 그래도 1, 2년 정도는 컨디션을 찾을 수 있게끔 시간을 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니까요. 조○일보 > 프리미어리그에서 출장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은 경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그 만큼 상대 선수들의 견제가 남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맞붙어본 선수들 중에 가장 힘들었던 선수는 누구였나요? 현준 > 수 많은 선수들의 이름이 떠오르는데요. 매 경기 상대하는 수비수들은 전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팀들의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 사람을 특별히 꼽기가 너무 힘드네요. 조○일보 > 유럽에서 가장 치열한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는 거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일정을 치루고 있는데 경기가 끝난 후 어떻게 체력을 회복하고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알고 싶은데요? 현준 > 경기 후 시간은 대부분은 집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타지인 만큼 어디를 크게 돌아다니고 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집에서 뒹굴거리며 TV를 보거나 아니면 훈련장에 나와 훈련을 하곤 합니다. 가끔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한국 인터넷에 접속할 때도 있긴 한데 그렇게 자주하지는 않아요. 조○일보 > 선수들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은 부상일텐데 아직까지는 단 한번도 자잘한 부상을 겪은 적이 없다. 프로로 데뷔한 이후로서는 말이다. 몸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현준 > 특별히 관리를 하는 것은 없습니다. 몸이 튼튼해서 일까요? 그래도 선수로 뛰고 있는 동안 컨디션 관리는 철저하게 합니다. 조금이라도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는 부상이 찾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또한 하프타임때는 단 것을 먹기도 합니다. 힘이 나기 때문이죠. 바나나나 젤리, 드링크제를 먹습니다. 하지만 많이 먹지는 않아요. 살이 많이 찌면 곤란하거든요. 조○일보 > 프리미어리그에는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 지동원, 이청용 선수 그리고 박주영 선수까지 무려 5명이나 되는 한국선수들이 프리미어리거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중에 특별히 친한 선수가 있나요? 현준 > 안타깝게도 특별히 연락을 주고 받는 선수는 없습니다. 경기장에서 만난 선수도 지동원 선수 뿐이니까요. 친해지고는 싶은데 그럴만한 기회가 별로 없다고 해야 할까요? 조○일보 > 리버풀에는 다양한 외국선수들이 뛰고 있는데 언어에 대한 불편한 점은 없나요? 현준 > 그렇게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대화는 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경기장에서는 축구가 곧 언어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공으로써 어떻게 플레이를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플레이를 바라는지 충분히 알아 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예요. 좀 더 완벽한 경기력을 펼치기 위해선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조○일보 > 한국 팬들은 Tv 로 리버풀, 특히 안 필드의 경기를 지켜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여러 사정상 킥오프 직전에야 경기장으로 화면이 넘어가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유명한 안필드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기 힘듭니다. 경기 전 YNWA(You will never walk alone)을 들으면 기분이 어떻나요? 현준 > 한마디로 말하자면 환상적입니다. 피치 위에서 그 응원가를 들으며 경기에 임하게 될 때마다 흥분이 되죠.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느낌입니다. 조○일보 > 그럼 마지막 질문을 드리자면, 이번 시즌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현준 > 다시 한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것일까요? 그것보다는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이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이던 말이죠. 현준에 대한 질문들이 꽤나 자세하게 적혀 있는 기사내용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이 배출해낸 불세출의 천재 김현준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김현준에 대한 관심이 더더욱 커질 무렵 다시 한번 일을 터뜨린 현준이었다. 9월 18일, 영국의 런던 토트넘에 위치한 화이트 하트레인.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토트넘 핫스퍼의 홈 경기장에서 벌어진 토트넘과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는 백중세가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김현준을 필두로 한 리버풀의 공격력이 굉장히 무섭다고는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를 치르기 위해 독일까지 갔다오고 난 후 고작 4일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또한 토트넘 역시 강팀이라는 점과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가 바로 토트넘의 홈 경기장이 화이트 하트레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대다수의 경기 시작 6분 만에 토트넘의 루카 모드리치에게 중거리 슛으로 한 골을 먼저 내준 리버풀은 전반 26분 찰리 아담이 옐로 카드 두장을 연거푸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로 경기를 치르더니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스크르텔까지 가레스 베일에게 거친 파울을 범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9명의 선수로 경기를 치러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야 말았다. "이런 젠장! 어째서 이게 카드감이냐고?!" 거친 욕설과 함께 분한 듯 그라운드 밖으로 나서는 스크르텔의 모습과 함께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캐러거의 모습을 보고 있던 신연호 캐스터가 침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거 리버풀...굉장히 힘들어졌는데요. 한명도 아닌 무려 두 명의 선수가 한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니 말이죠.] [더군다나 모드리치 선수에게 일격을 당해 한 골을 뒤지고 있는 입장인 리버풀입니다.] EPL을 중계 방송하고 있는 BBC 방송의 중계석은 호들갑 그 자체였다. 경기가 이렇게 진행되리라고 그 누가 예상 했을까? 2명이나 빠진 리버풀의 패배는 이미 기정된 사실이었다. 아무리 대단한 팀이라도 11명을 상대로 9 명이 보여줄 수 있는 패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한 골도 뒤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리버풀의 더 콥들 혹은 김현준을 응원하는 대한민국의 팬들은 두 손을 모아 과연 리버풀이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가기를 소망하고 있었다. 전대 미문의 천재 스트라이커. 비록 김현준이 EPL 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고작 1년, 축구선수로써 모습을 드러낸 것은 3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사이동안 현준이 기록한 업적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현재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라고 일컫어지고 있는 선수였지만 고작 23살의 나이. 더욱더 발전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 리버풀, 그리고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까지 불리는 김현준이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지가 궁금했다. 비록 1-0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고 2명의 선수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김현준은 여전히 위협적인 몸놀림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했다. 공만 연결된다면 단숨에 한, 두명의 수비수들을 가볍게 제치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는 김현준의 활약 덕분에 숫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강하게 리버풀을 압박할 수가 없었다. "물러서지마! 공을 전방으로 연결해!" 현준의 활약에 더욱더 힘을 내는 것은 리버풀의 동료들이었다. 그들도 프로인 이상 아무리 숫적으로 불리하더라도 경기를 포기할 리가 없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토트넘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하는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해결사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현준이었다. '이번에야 말로...' 다시 한번 자신에게로 공이 연결되자 입술을 꽉 깨무는 현준이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힘을 전부 발휘한다면 충분히 토트넘의 골문을 열어제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어디까지나 축구라는 스포츠는 인간의 경기였다. 자신이 제대로 된 악마의 힘을 발휘하는 순간 그 뒷감당을 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토트넘의 진형 전체가 현준쪽으로 이동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숫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자신들의 진영을 유유히 돌파하고는 슈팅을 날려 유효 슈팅을 연거푸 날렸던 현준이다. 만약 골대의 운이 아니라면 혹은 프리델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이미 리버풀은 골을 기록했을 지도 몰랐다. [김현준 선수 달립니다!! 빨라요!! 누구 없나요!] 공을 받자마자 앞으로 치고 나가는 현준의 모습에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며 눈을 돌려 주위의 리버풀 선수들을 찾기 시작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현준과 호흡을 맞추던 수아레즈는 벨라미와 교체된 상황이었기에 현준의 움직임에 맞춰서 토트넘의 진영으로 들어가는 선수는 벨라미와 선발로 계속 출전을 하는 앤디 캐롤 이렇게 2명의 선수들 뿐이었다. 00166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리버풀의 선수 2명이 퇴장당하자 토트넘의 벤치에서는 전체적으로 전략적인 변화를 주었고, 그런 지시에 따라서 경기를 펼치는 토트넘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그라운드의 룰러라고 불리는 김현준이 있었다. 11명이 뛰는 그라운드를 9명이서 뛴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체력적인 부담을 유발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2명의 비는 공간을 남은 선수들이 커버를 해줘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전이 반 이상 흐르고 있는 시간에도 현준은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다른 선수들의 빈 공간까지 커버하는 어마어마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탓에 토트넘의 선수들 역시 강하게 압박을 하지 못하고 중원에서만 공을 돌릴 뿐이고 말이다. 수적 열세인 만큼 더 이상 실점하기 않기 위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수비진영에서 머무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격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2명의 선수가 퇴장 당했고, 1점 리드당하고 있는 상태에서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잠그는 것이 현명했지만 달글리쉬 감독은 리버풀의 선수들을 믿었다. 그리고 캐러거의 롱 패스가 현준에게로 이어지는 모습과 함께 따르게 토트넘의 진영으로 뛰어 들어가는 벨라미와 캐롤이었다. [김현준 선수 달립니다!! 빨라요!! 누구 없나요!] 공을 잡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토트넘의 진영으로 치고 들어가는 현준의 모습에 다급한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전반전에부터 후반전까지 쉴새없이 뛰어다녔던 김현준이었다. 대체 어디서 저런 힘이 솟아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현준은 벌써 하프라인을 지나 빈 공간을 찾아서 빠른 속도로 내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김현준을 마크하기 위해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은 한 명의 선수가 재빠르게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바로 토트넘의 에이스인 루카 모드리치였다. 토트넘의 핵심 미드필더로 EPL 최고 중원의 지휘자라고 까지 평가받는 선수였다. 1985년생으로 넓은 시야와 다이렉트 패스, 그리고 화끈한 몸싸움은 물론 강력한 한방까지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후웁..." 맹렬하게 치고 올라오는 현준의 앞을 가로막은 모드리치는 빠르게 눈으로 현준의 움직임을 살피며 자세를 잡았다. 현준의 드리블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저 드리블로 인해 얼마나 많은 EPL 팀들이 골을 내어주거나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했는가? 오늘 경기에서도 현준의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리고 매번 돌파를 당할 때마다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던 현준의 드리블이었다. 하물며 전반 마지막에 날렸던 김현준의 중거리 슈팅은 토트넘의 골대를 강타하기도 했었다.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왔더라도 그대로 골로 연결했을 그야말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모드리치는 두 다리에 힘을 가득주고 현준을 막을 채비를 했다. 그리고 모드리치에 접근한 현준은 빠른 속도로 상체를 흔들며 페인팅을 시도했다. 빠르게 굴러가는 공을 사이에 두고 현란한 현준의 다리가 크게 좌우로 휘둘러졌다. 그리고 현준의 다리사이로 모드리치의 발이 내밀어졌다. 하지만 모드리치가 발을 뻗는 순간 눈을 빛내는 현준이었다. '좋았어!' 최대한 빠르게 모드리치를 제치고 안으로 파고들어야 했다. 벨라미와 앤디 캐롤이 안쪽으로 파고 들어오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액션만 취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미 현준은 자신의 능력을 통해 뒤에서 선수들이 쫓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퇴장당한 2 명의 선수의 공간을 채워주기 위해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을 터였다. 캐롤도 마찬가지였지만 자신의 역할은 공격수라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죽어라 달리고 있을 틀림없었다. 그리고 교체 투입된 벨라미는 전속력으로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모드리치의 발이 공에 닿으려는 순간 재빠르게 공을 자신의 왼발쪽으로 끌여 당겼다가 다시금 왼쪽으로 툭 치고는 급가속으로 모드리치를 지나쳐 빠져나갔다. 와아아아!!! 현준이 루카 모드리치를 뚫어내자 화이트 하트레인의 원정석에서 응원을 하고 있던 더 콥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2 명의 선수들이 퇴장을 당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들의 전사를 응원하던 그들이었다. 루카 모드리치를 제치고 난 후에 빠른 속도로 자신을 향해 접근해 들어오는 토트넘의 수비수를 상대로 공을 뺏기지 않고 끌고 달리던 현준은 그대로 빠른 속도로 패널티 라인을 향해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최대한 많이, 최대한 격렬하게 뛰어라. 60여분이 넘게 너의 팀 동료들은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렸다. 남은 시간동안 팀 동료들이 흘린 땀만큼 뛰어라. 너의 투지를 믿는다.' 비록 교체 투입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드는 벨라미였다. 그리고 그라운드의 분위기가 자신의 몸을 감싸자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던 특유의 투지가 치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크레이그 벨라미. 1979년 출생으로 2002년도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협회선정 올해의 영 플레이어상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낮은 무게중심과 굉장히 빠른 발, 피지컬을 이용해 저돌적으로 몸싸움에서지지 않으려는 투지까지 한 때 악마의 재능이라고 불렸던 벨라미는 뉴캐슬 유나티이드, 셀틱 FC, 블랙번 로버스등을 거쳐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였다. 그리고 2명이나 퇴장당한 팀의 위기상황에서 몸을 풀 시간도 없이 달글리쉬 감독의 명령을 받아 그라운드에 들어선 그였다. 9명과 11명. 비록 2명의 차이였지만 그라운드내에서의 그 차이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제기랄. 죽을 거 같군.' 벨라미는 전력으로 운동장을 질주했다. 아마도 캐러거가 공을 차는 순간부터 달리기 시작했고 지금 빌어먹을 토트넘의 골문이 눈 앞에 보이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자신의 뒤에서 이제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던 앤디 캐롤도 달려오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 역시 지쳐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프라인을 넘어서고 있는 모습이 벨라미의 눈에 들어왔다. 더군다나 현준은 이미 루카 모드리치를 제치고는 토트넘의 수비수인 베누아 아수-에코토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계속해서 안으로 파고들어오고 있었다. '무서운 녀석...' 얼굴을 굳히며 공을 소유하는데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벨라미는 속으로 감탄성을 터뜨렸다. 아마 오늘 경기에서 가장 많이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를 꼽는다면 누구나 다 현준을 꼽을 것이 틀림없었다. 작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더군다나 동양인으로써는 최초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그였다. 자신과는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축구 실력 하나만큼은 진짜배기인 녀석이었다. 매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팀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는 녀석인 만큼 토트넘의 선수들은 대부분 현준에게 정신이 팔려 있을 게 분명했다. '온다!' 패널티 라인에서 슬쩍 자신을 보는 현준과 눈이 마주친 벨라미는 온 몸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현준은 지체 없이 강하게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에코토가 발을 뻗으면서까지 현준의 크로스를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그라운드를 지나 벨라미에게로 연결되고 있었다. "벨라미!!!" '나도 안다고...' 뒤에서 캐롤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괜시리 입술을 빼쭉 내미는 벨라미였다. 캐롤이 왜 자신을 부르는지는 벨라미도 알고 있었다. 현준의 크로스가 올라오자마자 토트넘의 수비수가 자신을 압박하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인 만큼 욕이 튀어 나올 정도로 뛰어난 반사신경을 보이는 수비수들이었다.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수비수들에게 공을 뺏길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깊게 숨을 들어 마쉬고는 호흡을 멈춘 채 빠르게 날아오는 공에 발만 가져다대는 벨라미였다. 콰앙!!! 몸을 짜르르 울리는 기분 좋은 느낌이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수비수 한 명을 지나쳐 토트넘의 골문으로 향했고 그대로 골문을 뒤흔드는 모습에 벨라미의 눈에 잡혔다. [김현준 올렸습니다!!! 벨라미! 그대로 슛! 골!!!] 와아아아!!! 토트넘의 골문이 출렁이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소리를 질렀다. 마찬가지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환호성을 지르는 리버풀의 원정팬들이었다. 무려 2만명이 훌쩍 뛰어넘는 토트넘 핫스퍼의 팬들은 자신들의 골문이 열리는 모습을 침묵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단 한번의 역습에 그대로 골문이 열려버린 것이었다. 벨라미가 현준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하는 순간 리버풀의 벤치에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숫적으로도 열세인데다가 1골이나 리드당하고 있던 찰나에 터진 귀중한 동점골이었다. 한 골을 얻어맞자 더욱더 조심스러워진 토트넘이었다. 비록 2 명의 선수숫자의 차이가 있었지만 리버풀의 진영에는 굉장히 많은 리버풀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다. 맹렬하게 공세를 퍼부으려고 해도 리버풀의 역습 한방이 두려웠다. [이제 후반 추가 시간인데요. 이렇게 경기가 끝나나요?] 리버풀의 동점골 이후 토트넘의 공세가 연거푸 이어졌지만 몸을 날리는 리버풀의 수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이 시작되자 조민호 캐스터는 전광판을 슬쩍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심 리버풀이 한 골 더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솔직히 이대로 경기가 끝나고 리버풀로써는 성공적이라는 게 조민호 캐스터의 생각이었다. 애시당초 2명이나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동점골을 터뜨려 승점을 1점 획득했으니 말이다. 조민호 캐스터 뿐만 아니라 신연호 해설위원들 역시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무렵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던 리버풀 선수들의 투지는 다시 한번 기적을 연출해내었다. 이번 역습의 시작은 바로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호세 레이나였다. 콰앙!!! 아데바요르의 헤딩슛을 몸으로 막아낸 레이나는 그대로 강하게 공을 차올렸다. 그리고 레이나의 공을 받은 루카스는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전방을 향해 공을 찔러넣었다. 루카스가 공을 보내려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동양인이라고는 하지만 그 역시 리버풀의 선수였다. 그것도 리버풀선수들 내에서 굉장히 큰 신뢰감을 보여주는 선수였다. 비록 리버풀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지만 공격은 물론 수비라인까지 깊숙하게 들어오며 수비를 도와주는 그의 플레이가 오늘만큼 고마울 리가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환상적은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벨라미의 동점골을 어시스트까지 하기도 했었다. 루카스의 멋진 패스가 그라운드를 수놓으며 현준에게로 연결되었고 토트넘 선수들의 몸싸움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트래핑으로 공을 자신의 소유로 만든 현준은 그대로 속도를 끌어올렸다. "크읏..." "웃...!" 현준의 위험성은 토트넘의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반 데 바르트와 파커가 현준을 붙잡고 있었지만 현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는 현준을 놓아주어야만 했고, 현준은 그대로 다시 한번 그라운드를 맹렬하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가!! 뛰어!!!" 2 명의 토트넘 선수들 사이에서 공을 빼내 토트넘의 진영으로 파고드는 현준의 모습에 피치 가까이까지 나와 있던 달글리쉬가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급작스럽게 속도를 끌여 올려 치고 나오는 현준의 드리블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토트넘의 수비수 세바스티안 바송이 달려나와 보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무리 프로축구 선수들의 체력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체력적인 면에서 현준과 비교될 수 있는 존재는 인간들 중에서는 없었다. 애시당초 비교대상이 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현준이 치고 나옴으로써 순식간에 진형이 허물어지는 토트넘이었다. 저돌적인 돌파로 토트넘의 진형을 순식간에 허물어버리고 있는 현준이었고 그 빈 공간을 리버풀의 선수들이 파고들고 있었다. 그 탓에 토트넘의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누구를 마크해야 할지 갈팡질팡했고 그 틈을 놓칠 현준이 아니었다. '비었다...!' 악마의 힘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인간의 몸놀림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도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언제 어디서나 골을 성공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에서도 연거푸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만 맞춰야 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완벽히 슈팅 공간이 비어있었다. 물론 조금 멀다는 게 단점이었지만 그 정도쯤은 악마의 능력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다. 콰아앙!!! 생각은 그대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자신의 마기를 끌어올린 현준은 그대로 공을 때려 넣었다. 30여미터의 먼 거리였지만,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빨랫줄처럼 토트넘의 골대 구석으로 파고들었다. EPL 최고의 노장 골키퍼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 만나면 야신모드를 보이는 브레드 프리델이 토트넘의 골문을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런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했을 정도로 깔끔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골이 터지자마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터뜨리는 리버풀의 선수들과 팬들이었다. 흥분한 달글리쉬 감독은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환호성을 지를 정도였다. 남은 추가시간동안 쉴새없이 공격을 하는 토트넘이었지만 결국 경기는 2-1로 종료. 리버풀이 힘겹게 승점 3점을 챙겨가며 EPL 5연승을 내달렸다. 그렇게 EPL 5 라운드에서 1 골과 1 어시스트를 기록한 현준은 총 10골로 EPL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웨인 루니가 9골로 2위를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8골, 에딘 제코가 6골로 3, 4위를 마크하고 있었다. 공격포인트로 따진다면 현준의 압승이었다. 골 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모든 공격에 관여한다 싶을 정도로 매 경기마다 만점활약을 펼치는 현준이니 말이었다. 그런 현준의 활약에 힘입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리그 5연승을 달리며 승점 15점으로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는 리버풀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이번 시즌 우승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00167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리버풀의 대 역전승. 2명이나 퇴장당한 불리한 상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2골을 넣어 역전승을 거뒀다는 기사는 곧 영국 전역은 물론 유럽으로까지 퍼져나갔다. 그렇다고 토트넘이 약한팀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잉글랜드 축구팀으로는 최초로 UEFA 위너스컵을 들어 올린 팀이었으며 가레스 베일, 라파엘 판 데 파르트, 루카 모드리치등 내노라 하는 선수들이 포진 팀이었다. 더군다나 토트넘의 주장은 부상만 없으면 EPL 탑 수비수중 하나일 거라고 일컫어지는 레들리 킹이었다. 그런 토트넘을 상대로 대 역전승을 거두며 5연승을 이끈 만큼 리버풀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콥들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집 혹은 펍을 빠져나와 열광적으로 승리의 분위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후우..." 훈련을 마친 현준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대충 옷을 걸어놓고는 쇼파에 몸을 던졌다. 비록 육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들어 엄청난 관심이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었고 이번에야말로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첫 우승을 하려는 구단과 팬들의 관심에 정신적으로 꽤나 피곤한 그였다. "문제될 건 없지만..." 정신적으로 피곤하다 하더라도 악마의 기운이 그것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축구를 하는 데 있어서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피곤한 것은 사실이었고 너무나도 과도한 관심 때문에 현준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을 느끼자 달글리쉬 감독은 매스컴을 통제하는 한 편 현준에게 휴식시간을 준 것이었다. 그 탓에 22일에 있는 브링튼과의 칼링컵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는 현준이었다. 물론 24일에 있을 울버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는 출전해야만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15점으로 공동 1위인 만큼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끌어나가기엔 리버풀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현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승리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주인님의 실력이라면 당연히 이기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아...고마워." 어느새 자신이 벗어던진 옷을 갈무리해 정성스럽게 옷걸이에 걸어놓으며 현준에게로 다가온 탈리사였다. 한 때는 엔젤즈였지만 현준의 손에 의해 지금은 타락천사로 하급 악마로 변해버린 그녀는 현재 현준의 집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었다. 과거 천사였던 만큼 인간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엔젤즈에게 정체를 들킬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집에는 리리스가 있는 만큼 천사나 악마의 감시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는 일이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는 리리스였다. 그 옆에 아이스크림 봉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아..." 일명 폐인 이라고 불리는 마왕의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었기에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옆으로 굉장히 조심스럽게 탈리사가 다가가 아이스크림을 봉지를 치우기 시작했다. 리리스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지만 탈리사로서는 아무래도 그녀가 힘을 되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마왕이라는 쳐다도 보지 못할 존재인 만큼 행동을 조심히 하는 듯 싶었다. "......" 리모콘을 들어 킨 Tv 화면에서는 연신 리버풀의 승리에 대해 방송하고 있었다. 9명이서 얻어낸 기적적인 역전승. 그리고 인해 프리미어리그의 판도가 어떻게 변해갈지 연신 다른 축구 전문가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이었다.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떠들어대고는 있었지만 현준은 악마의 힘으로 인해 충분히 한국어처럼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떠오르자 항상 잊어버리기 위해 다짐했었지만 늘상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실이 다시금 떠올랐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또 제 생각을 읽으셨군요. 리리스님." "표정에서 너무 드러나더군." "하...하하...뒤에서 눈이 달리셨습니까? 컴퓨터에 신경쓰시는 지 알았는데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건방진 현준의 행동이었지만 리리스는 피식 웃으며 다시 컴퓨터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점점 자신의 힘을 자각하면서 생기는 저런 건방짐이 마음에 드는 그녀였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떠올리려던 생각을 접고는 다시 Tv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자신은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존재고 더 이상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탈리사." "네. 주인님." 그런 쓸데없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준이 찾은 것은 바로 쾌락이었다. 그래야 씁쓸한 생각을 잊어버릴 수 있으니 말이었다. 섹스를 즐기는 그 순간만큼은 말이다. 그리고 현준에게는 마음껏 품에 안을 수 있는 여인이 있었다. 바로 그의 권속인 탈리사였다. 물론 리리스도 원한다면 잠자리를 같이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준이 원해서가 아닌 리리스가 원해서였다. 현준의 권속으로 현준의 부름이 무엇을 뜻하는 지 잘 알고 있는 탈리사는 곧 지체없이 현준에게로 다가와 현준의 바지춤을 풀어내렸고, 곧 뜨거운 열풍이 몰아닥쳤다. "으으...음..." 뒤에서 교성소리와 거친 숨소리 그리고 살끼리 부딪치는 야릇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리스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는 FM 2012 라는 컴퓨터 게임이 실행되고 있었다. 더군다나 현재 그녀는 잠재능력 190에 가까운 초특급 유망주를 영입하기 위해 다른 구단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뒤에서 쓸데없는 일을 벌이고 있는 두 남녀에게 정신을 쏟을 이유가 없었다. "후우..." 토트넘전에서 대 역전승의 감동을 추스르는 것은 힘들었지만, 달글리쉬 감독은 평소처럼 선수들과 경기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착실하게 2군 선수와 유망주의 훈련 상태는 물론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오고 있는 서류를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직 10월달이기는 하지만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겨울이적시장에 대한 준비였다. 어떻게 보면 2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겨울이적시장이었다. "게다가..."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것도 아니었다. 토레스를 팔고 난 이후 얻은 영입자금을 이용해 잉글랜드 출신 선수로는 역대 최다 이적료를 지급하고 영입한 앤디 캐롤이 있긴 하지만 앤디 캐롤이 경기에 투입되면 공중볼 위주로 경기가 진행되며 경기가 답답해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박 골을 터뜨리는 것은 바로 현준의 존재였다. 완벽에 가까운 골 결정력과 함께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환상적인 시야까지 현준의 존재만으로도 시너지효과를 크게 발휘하는 리버풀이었고 그로 인해 꾸역꾸역 승점을 얻어내고 있었다. 또한 새로 영입한 스튜어트 다우닝이나 카윗이 아직 건재했고 막시 로드리게스 역시 제 역할은 제대로 해주고 있었다. 수아레즈 또한 현준과의 호흡이 나쁘지 않았고 말이다. 미들진은 찰리 아담과 루카스가 존재했다. 그리고 부상이 잦아지기는 했지만 리버풀의 심장이라는 스티븐 제라드가 건재했다. 비록 지금은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만약 제라드가 뛸 수 있다면 리버풀의 공격력은 더욱더 배가될 게 분명했다. 수비진 역시 호세 엔리케가 왼쪽에서 든든히 버텨주고 있고, 샌터백에는 아게르와 스크르텔 그리고 캐러거까지 있었다. 오른쪽 역시 글렌 존슨이 있고 마틴 켈리 역시 유망주로서 자라주고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무랄것이 없는 스쿼드인데 말이지..." 간간히 골을 터뜨려주기는 하지만 몸값이 비한다면 턱없이 활약이 부족한 앤디 캐롤을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스쿼드였다. 하지만 스쿼드가 좋다고 해서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리버풀 소속으로 여러 선수가 부상속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또한 리그 경기는 물론 FA 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관리에도 충분히 신경을 써야만 했다. 그렇기에 행여나 있을 부상에 대비해 그 선수를 대체할 만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감독인 달글리쉬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몸값이 저렴하고 능력이 좋은 선수가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지..." 그런 선수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영입을 하겠지만 그런 선수가 없는 게 현실이었다. 이것은 달글리쉬 뿐만 아니라 클럽팀을 이끄는 모든 감독들이 하나같이 앓고 있는 고민이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달글리쉬는 자신이 운이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첼시하고의 거래는 아주 만족스러웠지." 제-토라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리버풀에서 황금호흡을 자랑했던 페르난도 토레스를 첼시에 내주면서 슬럼프를 겪고 있던 김현준과 3500만 파운드에 가까운 자금을 얻어낸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토레스에 비해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지 반년만에 되지 않았던 신예였던 김현준은 첫 시즌만에 득점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었고 이번시즌에도 5경기 무려 10골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아시아쪽에서 선수를 찾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몇 년째 뛰고 있는 박이라던가 볼튼의 주전인 리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의 선수들의 실력도 괜찮은 것 같으니 말이야. 행여나 현준과 같은 선수가 또 있으면 그야말로 대박이고 말이지." 비록 아스널의 박주영이라는 선수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 혹은 교체로 출장하며 간간히 활약상을 펼치고 있는 한국선수들이었기에 달글리쉬 감독은 선수 보강을 하기 위해 자신이 아는 라인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알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24일에 안 필드에서 맞붙을 울버햄튼과의 경기에 대한 준비도 빠지지 않는 달글리쉬였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5라운드까지 2승 1무 2패로 10위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무시할 수 없는 팀이었다. 그리고 9월 22일, 울버햄튼과의 리그경기에 앞서 브링튼 앤 호브 알비온 FC 하고의 칼링컵 32강전을 벌이는 리버풀이었다. 이미 우승에 목마른 만큼 달글리쉬 감독은 언론에 컵대회를 포함해 모든 대회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브링튼과의 칼링컵 경기에서도 주전선수들을 선발 출장시켰다. 앤디 캐롤은 마땅치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수아레즈와 벨라미의 투톱 그리고 막시, 루카스, 스피어링, 카윗을 미드필더로 내세웠고 수비라인 역시 마틴 켈리, 캐러거, 코아테스, 로빈슨이 4백을 이루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심정은 어때?" "경기에 나가고 싶긴 하네요." "그래도 쉴 수 있을 때 최대한 쉬는 게 좋을 거야. 너한테 요즘들어 선수들의 집중 견제가 너무 심해져서 부상을 예방하는 감독님의 배려니까 말이야." 코칭 스태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현준이었다. 휴식을 주기는 했지만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몰랐기에 벤치에 현준을 앉힌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옆에는 제라드가 앉아 있었다. 부상속에 신음하던 그였지만 최근 들어 몸이 좋아지면서 오늘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은 현준이 없어도 강팀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전반 6분 만에 벨라미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슈팅으로 순식간에 선제골을 성공시킨 리버풀은 기동력으로 브링튼 FC를 제압하며 경기를 지배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확실히 현준이 없어서였을까? 완벽하게 마무리를 해주는 선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공격을 전개해나가면서도 첫 골을 제외하고는 골이 터지지 않았다. 비싼 값을 들여 영입한 앤디 캐롤을 이용하려는 전술을 어떻게는 만들어야 했기에 달글리쉬 감독은 굳이 현준을 교체하지는 않았다. 아직 경기는 자신들이 리드하고 있었고, 현준이 없을 때를 대비해 앤디 캐롤이나 다른 선수들에게 맞추어 시험해 볼 전술이 여럿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칼링컵에서 맞붙은 약팀과의 경기는 그런 전술을 시험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아슬아슬한 한 점차 리드 상황을 지킬 뿐, 추가골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경기는 잘 풀리는 것 같은데 골이 잘 안 터지네..." "니가 없어서 말인가?" 자신의 말을 끊는 한 남자의 목소리에 초조하게 그라운드를 지켜보고 있던 현준은 고개를 휙 돌렸다. 그런 현준의 시선에는 오늘 따라 유난히 눈에 걸리며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존재인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다. "아...스티브." "리버풀의 선수들을 믿어. 준. 저들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선수들이니까 말이야." 아까부터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는 현준을 보고 있던 제라드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현준의 어깨를 툭 쳤다. 그 역시 골이 터지지 않는 것이 마음이 써지기는 했지만 그것은 그로써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단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몫까지 잘 해내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이제 부상에서 돌아오셨으면 다시 그라운드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되겠네요. 오늘 경기를 뛰시고 나면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도 나오시게 되는 건가요?" "글세...?" 현준의 말에 제라드는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비록 부상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몸 상태와 함께 떨어진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려면 오랜시간이 필요할 듯 싶었다. "어찌되었든 같이 경기에서 뛰게 되면 좋은 패스를 선물해주지." "저도요." 그렇게 현준과 제라드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한국으로 중계방송을 내보내는 카메라에 잡히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준이었기에 크게 중요성이 없는 칼링컵 32강전 경기까지 생방송으로 편성한 한국 방송이었다. 그러나 현준이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던 찰나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저런 훈훈한 장면이라도 내보내야만 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버풀의 캡틴과 한국이 자랑하는 스트라이커 현준과의 모습은 어찌되었던 조그마한 이야깃거리라도 될 테니 말이다. 그리고 후반 29분, 리버풀의 심장이라는 스티븐 제라드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었고, 제라드가 출전한지 6분 만에 카윗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2-0으로 달아난 리버풀이었다. ============================ 작품 후기 ============================ ㅇㅇ 제라드의 기사를 인용한게 맞아요. 저도 상당히 재미있게 봤거든요. 제라드가 기성용을 그리 잘 알줄이야... 어찌되었든 그럼 전 이만. 즐감하시길. 대항해시대 완결을 낸 이후로 에필로그에 손을 대기 시작했는데 깝깝하네요. 대항해시대 게임을 즐기고 오다보면 어떻게든 되려나... 00168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결국 칼링컵 32강전의 승리자는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리버풀로써도 만족스러운 승리는 아니었다. 후반 44분 브링튼에게 패널티킥을 허용하면서 1골을 실점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리버풀의 전력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준이 출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주전 선수들이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챔피언쉽 리그의 팀인 브링튼에게 실점을 허용했다는 아직까지 리버풀이 가야할 길이 멀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어찌되었든 칼링컵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리버풀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며 24일에 있을 울버햄튼과의 경기에 대비하고 있었다. 쟌과 라블레는 자신들의 동료인 탈리사의 행방에 대해 추적하고 있었다. 독일의 도르트문트에 배치된 엔젤즈인 만큼 천사로서도 그리고 인간생활에서도 밀접하게 관련을 가졌던 세 남녀였다. 그러나 탈리사가 도르트문트와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보러 간다고 이야기를 한 이후에 그대로 연락이 끊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쟌과 라블레 역시 그녀가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큰 의문을 품지 않았다. 워낙 축구를 좋아한데다가 도르트문트가 대승을 거두거나 대패를 당했을 때에는 우울함에 며칠간 술에 파묻혀 있던 적이 빈번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확실한 것은 분명 탈리사에게 무슨 일이 있다는 점이었다. 인간들이 사용하는 핸드폰과 같은 물품을 사용한 연락은 물론 천사 특유의 기척마저도 자신들이 알아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 말은 즉, 탈리사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설마 마족들의 짓 아니야?" 최근 들어 마계의 수색꾼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조금 다혈질적인 라블레가 탈리사가 살던 집안 곳곳을 살펴보며 툴툴거렸다. 며칠간 집에 들어오지 않았는지 싱크대에는 설거지거리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마족들에게 당했다면 분명 무슨 연락을 취했을 거예요. 탈리사 역시 저희와 마찬가지로 9계급의 엔젤즈예요." "괜히 도르트문트가 져서 술독에 푹 빠져서 마족에게 기습을 당했을 지도 모르지. 멍청하게 말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레블레?" 레블레의 말에 쟌은 한심하다는 듯 기가 막혀서 그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탈리사가 축구에 푹 빠져 있는 여자라고는 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정체는 인간이 아닌 9계급 천사 엔젤즈였다. "인간들의 축구가 뭐가 그리 재미있다고 나참..." "그러는 당신도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팀에 열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레즈와 그 따위 한심한 도르트문트를 비교하는 것은 축구에 대한 모독이라고." "당신이나 탈리사나..." 한심한 어투로 말을 하면서도 냉철한 눈으로 탈리사의 집안 곳곳을 살펴보는 쟌이었다. 여자 혼자 사는 집 치고는 굉장히 넓은 집이었지만 집안 곳곳을 샅샅이 살펴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신들의 능력을 사용하면 되는 일이니 말이었다.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분명히 탈리사의 차가 있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말이야." "수색꾼정도라면 분명 마기와 신성력이 충돌했다는 증거가 나타났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말하기에 집안의 내부는 너무나도 깨끗했다. 모든 가구들은 원래 있던 것처럼 제 자리에 놓여 있을 뿐이었다. 두 번이나 탈리사의 집을 살펴봤지만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릴 수 없던 레블레와 쟌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연락을..." "빌어먹을..." 해가 떨어지고 있는 서쪽 하늘엔 스모그가 끼인 듯 보랏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하늘을 바라보던 레블레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 일을 위쪽에 연락하면 분명 호된 질책을 받을 게 분명했다. 비록 9계급 이라고는 하지만 천사가 하나 행방불명된 것이다. 분명 범인은 마족일 게 분명했다. 애시당초 그들이 아니고서는 탈리사의 정체를 알아챌 수 없으니 말이다. 인간들의 짓은 아니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아무리 9계급 천사라도 해도 그녀의 몸에 손 끝 하나도 닿을 수 없었다. 만약 마족의 짓이라면 이 것은 자신들의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날 밤 하늘이 녹아내리면서 밝은 빛 무리가 도르트문트로 떨어져 내렸다. 제 6계급 파워즈라 불리우는 능천사 중 하나인 카마엘이 인간계로 강림한 것이었다. 인간들은 모르겠지만 카마엘의 힘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계와 천계의 경계에서 데몬들과 함께 천계의 국경을 지키며 전투를 벌이는 능천사의 신성력은 현재 인간계에 있는 마계의 수색꾼들이 감당할 수 존재가 아니었다. "하아아아...아아!!!" "큭..." 사정과 함께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흔들 던 여인의 몸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타락천사로 변질되어 버린 이 후 쾌락이라는 것에 중독되어 버린 탈리사였기에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행위에 순식간에 절정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몸을 파르르 떨고 있는 탈리사의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몸을 훑어내리던 현준은 다시 한번 그녀를 품에 안기 위해 탈리사의 몸 위로 체중을 실으려고 했다. "어...?"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따끔따끔한 기운이 현준의 전신으로 밀려들었다. 느껴본 적이 있는 이 기운은 현준도 알고 있는 기운이었다. 비록 잘 알고 있지는 않았지만 분명 지금 자신의 밑에 깔려 있는 탈리사가 타락하기 전에 사용했던 기운이었다. "신성력...?" 황급히 주위를 둘러봤지만 천사로 추정되는 인물은 전혀 없었다. 거실로 나가자 헤드셋을 쓰며 게임을 즐기고 있던 리리스 또한 방금 전 기운을 느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벽 쪽으로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무...무슨 일이죠?" 리리스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이자 현준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리리스를 형해 물었다. 분명 자신이 느꼈던 기운이 신성력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짧은 지식으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능천사다." "능천사라면...6계급의?" "그래. 그것도 기운을 보아하니 꽤나 이름이 있어 보이는 능천사가 강림한 게 틀림없어. 이 정도라면 천계쪽에서도 이번 일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분명해. 기껏해봤자 프린시펄리터즈나 아켄젤즈를 내보낼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 "능천사라면 리리스님께서도 당해낼 수 없는 존재인가요?" "멍청한 소리. 나는 마계에서도 몇 안되는 존재인 마왕 리리스다." 현준의 물음에 리리스는 비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능천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할지라도 마왕의 능력에 비한다면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적어도 트론즈라 불리는 3계급의 천사인 라파엘이나 2계급의 지천사인 케루빔이 나타나더라도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몸 상태가 완벽해야 된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바알과의 전투에서 큰 부상을 입은 리리스로서는 현재 능천사인 카마엘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조금 더 조심할 필요성은 있겠지. 크게 변화하는 것은 없을 거다. 하지만 최대한 기운을 노출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을거다. 인간들의 언어를 빌자면 능천사의 코는 정말 개코니까 말이야. 뭐 조금은 편해지기도 하겠군. 능천사가 나타난 만큼 마족의 수색꾼들은 돌아다니지도 못하니 말이야." "마계에서 천사들을 상대하기 위해 마족들을 보내지는 않을까요?" 다시금 컴퓨터쪽으로 시선을 돌린 리리스는 현준의 물음에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전면전이 터질 터였다. 천족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 역시 천사 중 하나가 현준의 손에 의해 행방불명되어서이기 때문이지 만약 마족의 인물이 그랬다면 그래도 전쟁이 일어났을 터였다. '사탄님이시라면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전쟁을 벌이지는 않겠지.' 아무리 마족이 투쟁심이 강한 존재라 할지라도 현재 천족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여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리리스였다. 마왕중 하나인 자신이 이렇게 인간계에 있었고 바알은 자신과의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은 채 상처 회복에 주력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루시퍼는 계속 행방불명이었다. 비록 마신인 사탄이 건재했고 남은 마왕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마왕 중 3명이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천족들과 전투를 벌이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을 터였다. "그러진 않을 꺼다. 신경 쓰지 말도록." 리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능천사가 나타난 이상 더욱더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인간계에 나타난 능천사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맞부딪친다면 분명 전투가 벌어질 게 분명했다. 옛날이었으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서 능천사와 싸우게 된다면 꽤나 고전을 할 게 분명했다. '일단 힘을 찾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해.' 그런 리리스의 눈에 다시금 자신의 침대로 돌아가려는 현준의 뒷모습이 들어왔다.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만큼 현준의 존재는 자신의 힘을 찾는 데 큰 도움을 해줄 터였다. 그리고 그날 밤 현준은 리리스와 탈리사를 상대로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내야만 했다. 프리미어리그의 축구 팬들 혹은 축구 전문가들에게 그라운드의 룰러 혹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한다는 뜻으로 아이언 맨이라는 별명이 붙은 현준이었지만 리리스를 상대로는 그날 밤 두 손을 들어야만 했다.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될 능천사가 강림하기는 했지만 현준의 일상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매일같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출근 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훈련을 하는 것이 일과였다. 그리고 24일에 있는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 다시 한번 골을 터뜨리며 안 필드에서의 2-0 완승을 이끈 현준이었다. 그리고 29일에 올림피아 코스와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포를 가동한 현준은 10 월 1일에 에버튼의 홈 경기장인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다시 한번 골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1-0 승리를 이끌며 리그에서 7경기 동안 12골을 터뜨리는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다음 경기는 15일에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였다. 하지만 10월 7일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폴란드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고 11일에는 아랍 에미리트와의 FIFA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이 예정되어 있었다. "아! 빨리빨리!!!" 스케쥴로 인해 꽤나 고된 하루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쏜살같이 Tv 에 자리를 잡고 앉는 줄리아와 아영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소녀의 모습을 뒤로 한 채 다른 멤버들은 그대로 자신의 방으로 흐느적흐느적 기어들어가고 있었다. 씻어야 했지만 연이은 스케쥴이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대한민국 최고 걸그룹이라는 말처럼 체리 쥬빌레의 스케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오늘도 예능프로그램에 단체로 출전해 엄청난 분량을 촬영했던 그녀들이었다. "쟤네들은 힘들지도 않나..." "냅 둬. 낭군님. 사랑이래잖아." 레이의 말에 수영은 알겠다는 듯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Tv 에는 시간에 딱 맞춰서 스포츠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거들의 활약상을 모아놓아 VIVA 프리미어리그였다. 축구에 빠삭한 미녀 캐스터를 앞에 내세운 데다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현준의 활약상을 절묘하게 편집해 놓았기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굉장히 높은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었다. 워낙에 많은 스케쥴 때문에 현준의 모든 경기를 보지 못했기에 하이라이트 장면을 편집해 놓은 프로그램을 찾을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VIVA 프리미어리그를 발견해 VIVA 프리미어리그의 팬이 되어버린 두 소녀였다. [어제 저녁 리버풀과 에버튼의 머지사이드 더비가 있었죠? 모두들 김현준 선수의 활약상을 보느라 다들 밤늦게까지 Tv를 보셨을 텐데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머지사이드의 더비는 결국 김현준 선수의 멋진 결승골로 리버풀이 1-0 승리를 거뒀답니다. 프리미어리그 7 경기동안 무려 12골 6 어시스트. 18 개가 되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김현준 선수인데요.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무려 놀랍게도 경기당 2.77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답니다.] "아영아. 저 기록이 대단한 거야?" "응." 호들갑을 떨며 이야기를 하는 캐스터의 모습이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는 줄리아의 답에 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솔직히 경기당 2.77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는 게 무슨 뜻인지 그녀도 잘은 몰랐지만 캐스터가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분명 대단할 기록일 게 틀림없었다. [리오넬 메시 선수의 경기당 공격포인트 기록이 1.04 포인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기당 공격포인트 기록이 0.80 포인트인 것을 보면 그야말로 엄청난 기록인데요. 그런 김현준 선수의 활약에 앞서 이번 시즌 리버풀은 7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도르트문트와 올림피아코스를 꺾으며 순항하고 있답니다. 자! 그럼 에버튼의 홈 구장인 구디슨 파크에서 벌어졌던 에버튼과 리버풀의 경기 하이라이트. 보시겠습니다!] 캐스터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화면이 넘어가며 하이라이트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라운드의 룰러라는 것을 보여 주듯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현준이었다. "와아..." "아아......" 거침없이 에버튼의 수비수들을 돌파하며 슈팅을 날리거나 절묘하게 패스로 연결시키는 현준의 플레이에 두 소녀는 감탄을 터뜨리며 브라운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중증이다. 중증." "김현준 선수는 쟤네가 저러는 걸 알고나 있을까?" 씻기 위해 혹은 쉬기 위해 거실로 나온 멤버들은 그런 두 소녀의 모습을 보며 한마디씩을 날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VIVA 프리미어리그를 보고 있는 두 소녀들에 대한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지우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금요일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축구경기가 있다고 매니저 오빠가 그러던데?" "축구 경기?" "응. 폴란드하고 하는 국가대표 경기라고 하더라고. 오후 8시에 말이야." 지우의 말에 레이가 피식 웃음을 날리며 말했다. "매니저 오빠는 무슨. 우리들 일정 챙기기에도 바쁜 매니저 오빠가 그런 것을 어떻게 알겠어? 스코틀랜드에 계신 그 누군가가 말해줬겠지." "아...아니라고!" 강하게 부정을 하는 지우였지만 이미 눈치를 챘는지 호기심이 가득한 눈동자로 지우에게 차츰차츰 접근하는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웃음소리와 함께 레이와 수영의 간지럼 공격으로 몸으로 땅바닥을 청소해야만 한 지우였고 그런 지우의 모습을 뒤로 한 채 아영은 재빠르게 씻은 후에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국가대표 경기면...분명 현준 오빠도 오시겠지?' 그런 아영의 손에는 얼마 전 바꾼 신형 핸드폰이 손에 꽉 쥐어져 있었다. 현재 한국은 12 시가 넘어선 늦은 밤이었지만 시차가 9시간이나 나는 영국은 오후일게 분명했다. 문자를 보낸다면 연습중이 아닌 이상 바로 답장을 보내줄게 틀림없었다. 이제까지 그랬으니 말이다. 그리고 문자를 보내자마자 빠르게 날아오는 현준의 답장에 아영은 기쁜 마음으로 핸드폰을 열어 문자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같이 대항해시대를 하실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 없으시냐는? 소인이 모든 듀캇과 노하우를 전수해서 키워드리겠... 솔직히 말할게요. 아는 사람이 몇 없으니 심심해요. 제길... 그럼 즐감하세요! 00169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어...?!" 핸드폰을 보던 아영은 놀라움에 누워있던 침대에서 몸을 벌떡 일으키고는 핸드폰 액정에 시선을 고정시킬 수 밖에 없었다. 핸드폰 액정화면에는 이미 한국에 와 있다는 현준의 문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어떻게 한국에 있는 거지?" 분명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에서 축구경기를 치렀다고 알고 있는 아영이다. 하지만 현준이 시합이 끝나자마자 A 매치 참여를 위해 곧바로 한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A 매치데이 때문에 모든 리그가 약간의 휴식기를 가졌기에 잉글랜드에서 별로 할 일이 없던 현준은 곧바로 한국으로 출국 결정을 내린 것 이었다. 물론 그 이면엔 아직까지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능천사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9계급 천사인 엔젤즈하고는 차원을 달리하는 능력을 보이는 6계급 천사였기에 현준은 최대한 능천사가 있는 곳에서 떨어지기를 원했고, 그런 심정이 가미되어 시합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한국으로 출국한 것이다. "그렇다면...지...지우야! 언제 경기해?!" "무슨 경기?!!" "아이참...축구 경기 말이야! 우리 나라 대표팀이 하는 거!" "7일!!! 야!! 자...잠깐 거기는 만지지마!!!"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찢어지는 듯한 지우의 비명소리와 함께 웃음을 터뜨리는 소녀들의 목소리가 아영의 귀에 들려왔지만 아영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빠르게 핸드폰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쉬는시간이나 혹은 심심할 때마다 핸드폰을 만지며 논 전적이 있는 만큼 그녀의 문자 보내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랐다. 10 월 달 한국의 날씨는 겨울 날씨로 접어들 듯 쌀쌀했다. 아직까지 반팔을 입고 다니는 남자들이 보이긴 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긴팔 남방 혹은 점퍼를 걸치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현준은 서울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지역 중 하나인 역삼동의 고급 빌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잉글랜드와 한국의 시차는 9시간이나 되었기에 시차적응을 위해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웬만한 서민들은 생각도 못할 정도로 집값이 어마어마한 지역이었지만, 저번 한국에 있었을 때 호텔에 계속 머물렀던 것을 생각하고는 이곳에 집을 구한 것이었다. 현준은 대전에 집을 구해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좋은 집이 필요하다며 리리스가 단숨에 역삼동에 있는 고급 빌라를 구입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현준의 돈을 이용해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사야겠다더니 어느새 6대가 넘는 컴퓨터를 구입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는 그녀였다. "뭐...내가 뭐라고 할 일도 아니니..." 조금은 한심하다고 느껴지는 어이없는 행태에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탈리사는 리버풀에 있는 집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 행여나 천사들의 눈에 탈리사가 띄는 날이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는 만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그녀를 한국에 데리고 올 수는 없었다. Tv 에는 연신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나오고 있었다. 반값 등록금을 비롯해 장애인 성범죄 논란등의 기사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바로 대한민국 대표팀과 폴란드의 A 매치 경기도 있었다. "폴란드라..." 대한민국 대표팀은 폴란드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첫 승을 올렸을 때의 제물이 바로 폴란드였기 때문이었다. 그 후 개최국이라는 장점도 있었지만 승승장구하고 아시아팀으로서는 최초로 월드컵 4강전에 진출하는 쾌거도 올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무려 9년이나 더 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에게는 2002 월드컵때의 감동이 아직까지도 남아있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도 대활약을 해야 할텐데..." 길거리에 가득 찬 붉은 물결. 삼삼오오 여기저기 모여들며 붉은 티셔츠를 입고 거리응원을 펼치던 때를 떠올리던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자신 역시 학생 때 붉은악마 티셔츠를 구매해 박수를 치며 길거리 응원을 했던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을 무렵, 현준의 핸드폰이 잠깐 부르르 떨렸다가 멈췄다. 문자였다. 그리고 문자의 주인공은 현준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바로 대한민국의 대표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리더 아영이었다. "흐응..." 여러 연예인들과 연락을 하고 지내기는 했지만 이렇게 자주 연락하는 인물은 아영과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 뿐이었다. 물론 연락횟수로 따지면 친구인 지훈이나 희연의 횟수가 더 많았지만 말이다. 어떻게 보면 신기한 일이었다. 브라운관으로만 지켜보던 아이돌이 자신과 연락을 하고 지낸다는 사실이 말이다. 하지만 이미 세계적인 스타들과 발을 맞추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신기한 일도 아니었다. 단지 느낌이 묘할뿐이었다. "어떻게 할까나..." 아영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여자에 대해서 그렇게 둔한 편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폴란드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7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아영이를 만날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차출된 이상 내일부터 당장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봐야 했다. 적어도 11일까지는 시간이 나지 않았다. 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 이어 11일에는 UAE 와의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 경기는 15일에 있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전이었다. 시간을 낸다면 11일 경기가 마치고 난 직후였다. "뭐...내가 시간이 난다고 해도 만날 수나 있나. 우리나라 최고의 걸 그룹중 하나인데." 여유가 되면 경기를 보러 오라는 내용과 함께 시간이 맞으면 밥이나 먹자는 문자를 보낸 현준은 핸드폰을 던지고는 다시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 그것은 네 녀석의 능력에 따라 달린 일 아니던가? 한국의 방송에서 네 녀석을 취재하기 위해 난리던데 말이지." "조금은 쉬고 싶어서요. 게다가 그 스케쥴은 리리스님이 전부 캔슬하셨잖아요. 제 의사도 물어보지 않은 채 말이죠. 다 저기 보이는 컴퓨터 때문이 아니예요?" 현준에게 말을 걸어오던 리리스가 귀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현준이 정확하게 짚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다시 새로운 여인에게 눈독 들이고 있는 거 같은데 말이야?" "꼭 그런 것은 아니고요. 희연이도 있고 수진도 있지만 이제부터 오는 여자 안 가리고 가는 여자 안 붙잡는 주의로 생각을 바꿔서요. 물론 제 여자에겐 책임감을 느끼지만 말 이예요." "그런걸 보고 나쁜 남자라고 하던가?" "글세요?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잔혹에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악마가 되기 전에도 많은 여자들을 만났고 그녀들과 몸을 섞었던 현준이다. 하지만 단순히 하룻밤을 보내는 관계일 뿐 막상 깊게 마음을 주었던 상대는 없었다. 물론 애인으로 만났던 수진이나 아니면 큰 도움을 받았던 희연에게는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만약 프리미어리그로 떠나지만 않았더라면 혹은 프리미어리그로 떠나고 나서도 계속해서 연락을 지속했더라면 수진이나 희연중 하나와 사귀고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악마로 변하고 난 이후로 그런 생각도 바뀌어 버렸다. 어찌되었던 악마가 추구하는 것은 본능이었고, 현준 또한 자신의 본능적인 쾌락을 위해 수진이나 희연을 만나고 있었다. "뭐, 나로서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오히려 만족스럽다고 해야 할까나?" "리리스님이 만족하신다면 저야말로 다행이지요." "풋." 현준의 대답에 리리스는 실소를 터뜨리더니 느릿한 걸음으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슬쩍 핸드폰을 바라보더니 점퍼를 걸쳤다. 굉장히 늦은 시간이기는 했지만 거리낌없이 누군가에게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낸 현준은 점퍼를 걸치고 차키를 챙기고는 밖으로 향했다. 그런 현준이 향하는 곳은 대전이었다. 대한민국 폴란드 평가전에 김현준, 박주영, 이동국, 지동원등 골 폭풍 기대. [AM 스포츠 = 김민철 기자] 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주장 박주영(아스널)과 현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인 김현준(리버풀)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조광래 감독과 박주영은 10월 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7일 폴란드전에 대한 각오를 피력했다. 조광래 감독과 박주영은 폴란드 전을 통해 11일에 열릴 UAE 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을 대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폴란드전은 UAE 전을 대비해 새로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와 기존 멤버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선수들을 후반전에 투입시켜 UAE 전 때 강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조광래 감독은 오랜만에 합류한 이동국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미드필더 라인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상대진영 안에서의 움직임은 굉장히 좋고 날카롭다. 특히 득점감각이 살아있기에 박주영 그리고 김현준과 함께 좋은 득점력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견을 표시했다. 한편 박주영 역시 폴란드를 상대로 UAE 하고의 월드컵 예선 3차전을 착실히 준비하겠다며 자신의 활약을 예고했다. 또한 박주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통해 좋은 호흡을 보여주겠다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조민호 캐스터입니다. 오늘은 앞으로 4일 후에 있을 UAE 와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 3차전을 대비하기 위한 폴란드 국가대표팀하고의 평가전이 벌어지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입니다. 해설에는 차범근 해설위원님이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차범근입니다.] [이제 30분 뒤면 경기가 시작되는데요. 이번 경기 굉장히 중요한 평가전이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 UAE 와의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춰볼 평가전이지요. 다음달 역시 UAE 와의 4차 예선전이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양팀 전력을 좀 평가해주시죠.]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해설을 맡은 차범근은 방송카메라를 살짝 바라보더니 노련한 해설위원답게 두 팀의 전력에 대해서 평가하기 시작했다. 유로 2012 개최국인 폴란드는 주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친선전을 통해서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친선전 최근 5경기에서 보여준 아르헨티나와의 2-1 승. 강호 독일과의 2-2 무승부등 그 외 경기를 보면 대부분 타이트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폴란드의 특징이었다. 또한 도르트문트의 듀오인 브와시프코시와 레반도프스키의 골이 득점을 잘 책임져주고 있으며 미에르제예스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해주고 있었다. 전형적인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서 패스윅보다는 압박 그리고 역습에 능하다는 것이 폴란드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수비와 공격을 능숙하게 조율해주던 라이트풀백인 피스첵이 부상으로써 빠졌다는 것이 폴란드의 아쉬운 점이었다. [그렇다면 그런 폴란드에 맞설 한국 대표팀의 전력은 어떻습니까?] 차범근 해설위원의 이야기를 들은 조민호 캐스터가 이번에는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 가세한 이후로 한껏 전력이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팀이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K 리그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동국도 합류했기에 공격진 만큼은 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네. 이번 폴란스와 맞설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 사실 오늘 경기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동국 선수를 원 톱에 두고 김현준 그리고 박주영 선수를 양 측면에 두는 스리톱 공격전술을 시사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내용은 이미 어제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말이었기에 조민호 캐스터도 잘 알고 있었다. [조광래 감독으로서는 UAE 전을 대비한 만큼 이번 평가전에서 새로운 공격전술을 실험해보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물론 친선전으로 승부를 가리는 승,패보다는 실험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박주영 선수가 새로운 전술의 윙어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또한 이동국 선수의 수비가담 능력이 어느 정도나 될지를 지켜봐야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또한 요즘 들어 돌풍을 일으키는 김현준 선수 또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 번째 A 매치 출전을 하는 데 말이죠.] [놀라운 선수입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1위로 며칠 전에 있었던 챔피언스 리그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고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렸죠? 폴란드 입장에서는 굉장히 까다로운 선수일 겁니다.]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과 날카로운 패스 플레이 문전 앞에서의 슈팅력과 득점감각등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준이었다. 어떻게 보면 아시아 특히 대한민국에서 이런 선수가 나타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선수가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저번시즌에는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기도 했고 올해도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리버풀의 돌풍을 이끌어 나가는 선수였기에 신이 난 듯 김현준의 활약을 얘기하는 차범근 감독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죠. 현지 언론에서도 대단한 평가를 내리고 있지 않습니까?] 차범근 감독의 말대로 현지 언론에 대한 현준의 평가는 그야말로 찬양 일색이었다. 매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팀에게 어떻게든 무언가를 보태주기 때문이었다. 또한 공을 잡지 않은 상태에서의 움직임도 대단하고 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는 능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었고, 폴란드 역시 최정예 멤버를 소집한 만큼 만만치 않은 격돌이 예상될 거라는 가운데 잠시 후, 한국과 폴란드의 평가전이 심판의 휘슬과 함께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음... 생각을 해보다가 소제목을 바꿨습니다. 이번 챕터에서 현준의 정체에 대해 약간 밝히며 스토리를 진행시켜나가려고 했는데... 조금 이른감이 있나 싶더라고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00170 현준, 천사에 대해 알다. =========================================================================                            김현준!!! 김현준!!!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주는 현준의 활약은 그 여타 해외축구선수들이 보여주는 것에 비교할 수 없었다. 해외파중 유명한 박지성은 은퇴한 이후 국가대표 경기에서 볼 수 없게 되었고 볼턴의 이청용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박주영과 지동원 혹은 기성용과 같은 선수들도 소속팀에서 분투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그라운드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선수는 단 하나 김현준 뿐이었다. 축구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로 유명한 리버풀에의 주전 공격수. 작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사나이등 현준을 일컫는 수식어는 헤아릴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경기당 매번 어떻게든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무시무시한 현준의 실력앞에 감탄 혹은 감동을 얻는 축구팬들이었다. 그 탓이었을까? 현준의 경기를 보기위해서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인지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는 수 많은 팬들이 태극기를 들고 혹은 자신들의 붉은악마 머플러를 들고 운집해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경기장에 가지 못한 사람들 역시 Tv 에 나오는 대한민국 대표팀 사이에 있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그의 플레이를 기대하며 응원하기 시작했다. 예전 삿포로 대첩이라고 이름 붙여진 일본과의 4 - 0 승리 이후로 화끈한 골 폭풍이 몰아치는 경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자! 전반전 경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폴란드가 그리고 왼쪽에서서 오른쪽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가 펼쳐지겠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함성소리와 함께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폴란드의 선축으로 인해 킥 오프 후 공을 이어받은 코모로프스키가 빠른 드리블로 한국의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왔지만 곧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기성용의 모습에 여의치 않았는지 뒤쪽으로 공을 패스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 모여 있는 관중들 역시 큰 목소리로 환호성 혹은 응원가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은 2002년 월드컵 때 폴란드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지 않았습니까? 더군다나 그 때 한국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단 두 명 밖에 없었죠. 바로 설기현 선수와...아! 한국. 프리킥 얻어냈습니다.] 그라운드의 상황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하던 조민호 캐스터가 한국 선수 하나가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폴란드 선수 2명의 태클에 가로막혀서 넘어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말을 끊었다. 이미 협력플레이로 한국 대표팀의 공격을 막아내기로 작전을 내린 것인지 공을 잡자마자 두 명의 선수가 연이어 달려들며 태클을 시도한 것이다. [네. 김현준 선수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인데요. 폴란드 선수들 입장으로서는 반칙으로 밖에 막을 수 없을 거예요. 김현준 선수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잘 통했거든요. 폴란드 선수들 협력으로서 김현준 선수의 공격을 막아내려고 하는 것 같군요.] 해설을 이어나가는 차범근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자랑스러움이 연신 묻어 있었다. 이제까지 한국에서 배출한 축구 스타는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김현준처럼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떠오르는 선수가 김현준이었다. 단순히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누구나 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꼽는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와 같은 공격수와 동급으로 놓고 바라보는 인물이 바로 김현준이었으니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차범근 입장으로서는 그런 김현준이 자랑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폴란드가 강팀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유로 2012 개최국인데가 아르헨티나를 꺾고 전차군단인 독일과 무승부를 펼칠정도로 실력이 급상승한 팀이었다. 그런 팀이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수 하나를 막기 위해 협력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한국 축구가 발전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모습 같았다. [대한민국 전반 초반부터 아주 좋은 찬스 얻었는데요. 프리킥 과연 누가 찰까요?] [기성용 선수가 나오는 군요. 왼쪽에서 기성용이 준비합니다.] 시작부터 좋은 골 찬스에 캐스터와 해설위원 그리고 관중들까지 숨 죽여 경기를 지켜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기성용의 프리킥은 폴란드의 파비앙스키 골키퍼가 미리 나와 처리를 하며 무효로 돌아가고야 말았다. 전반 6분에는 폴란드의 프리킥이 이어졌다. 도르트문트 듀오인 레반도프스키가 프리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정성룡 골키퍼가 안전하게 공을 잡아내며 위험을 넘겼다. [우리 선수들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 폴란드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거든요? 선수들 흔들리면 안돼요.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야 합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조금 더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은 폴란드였다. 그리고 전반 8분에 리부스가 올린 크로스를 폴란스키가 슈팅으로 이었지만 정성룡이 몸을 날리며 가까스로 막아내자 선수들이 집중하기를 바라는 차범근 해설위원의 말이 이어졌다. "집중해! 뭐하는 거야!!! 경기 망치고 싶어?!" 차범근 해설위원의 말대로 계속해서 사이드에서 크로스가 올라오자 조금씩 열이 뻗치기 시작하는 정성룡이다. 그런 정성룡의 모습에 곽태휘가 알았다는 듯 손을 들어올렸다. 전반부터 이런 위협적인 찬스를 내줬다가는 언제 골을 내줄지 몰랐다. 홍철의 오버래핑은 좋았지만 그 빈자리를 메꾸지 못해서 주는 찬스였다. 그리고 그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남아 있는 선수가 더욱더 집중해서 부지런하게 메꿔줘야만 했다. 다시 한번 더 위협적인 크로스가 올라왔지만 이번에는 곽태휘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었고 공을 이어받은 남태희가 자신의 앞을 폴란드 선수가 가로막자 지체하지 않고 아웃사이드로 기성용에게 공을 밀어넣었고 기성용은 곧바로 홍철에게로 패스했다. [홍철 선수! 다시 오버래핑을 시도합니다!] [홍철 선수의 장기죠. 오버래핑시의 폭발적인 공격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입니다.] 이영표의 대체자로 손꼽히는 윙백으로 아시안 컵 이후 자신의 이름을 떨치는 홍철이었다. 스피드와 민첩성을 살린 오버래핑. 비록 수비력은 그렇게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홍철의 오버래핑은 K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파괴적이라는 평가였다. 그렇기 때문이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 루트 중 하나이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폴란드 역시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홍철이 하프라인을 넘어서자마자 바브르즈니아크가 홍철의 앞을 가로막았다. "홍철아! 패스해!!!"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던 홍철은 그대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척 하면서 앞으로 빠르게 달려나가고 있는 김현준을 향해 스루 패스를 날렸다. 17번이 새겨져 있는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공격수중 한 명이자 대한민국 축구선수로 전국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선수 중 하나였다. 리버풀의 17 번으로 벌써부터 리버풀의 전설이 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그야말로 한국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의 우상이 바로 그였다. [한국의 역습찬스 입니다! 홍철 선수, 사이드로 박주영 선수가 뛰어 들어가고 있는데요!] [아! 홍철. 김현준에게 패스!] 홍철의 패스를 이어받는 것은 현준의 실력으로는 어렵지 않았다. 폴란드의 수비수 한명이 가로막았지만 자신의 개인기를 이용해 공을 트래핑 하고 이어진 터치로 가볍게 폴란드 선수를 제치고는 빠른 속도로 그라운드를 질주해 나가기 시작했다. [열렸어요!!!] [기회입니다!] 김현준의 돌파에 서울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응원단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채 Tv 에서만 봤었던 김현준의 플레이를 조금이라도 자신의 눈으로 톡톡히 보기 위해서였다. Tv 에서의 김현준은 이런 기회를 놓치는 법이 거의 없었다. 신연호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 역시 흥분된 목소리로 중계를 이어나갔다. 일찌감치 첫 골이 터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계속해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좋아...' 차가운 바람이 자신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몸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자신이 발을 옮길 때마다 사방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이나 안 필드나 열정적인 것은 똑같았다. 아니, 오히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붉은 악마들이 더 콥에 비에 정겹게 느껴졌다. 폴란드 선수 하나가 자신을 마크하긴 했지만 현준은 어렵지 않게 그 선수를 힘으로 제치면서 폴란드의 진영 중앙으로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가면 슈팅찬스가 나올 터 였다. 그리고 폴란드의 오른쪽 진영으로 달리고 있던 박주영이 소리를 질렀다. "김현준! 패스해!!!"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현재 한국의 붙박이 공격수인 박주영이었다. 현준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의 4강인 아스널 FC에서 뛰고는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리그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리그 데뷔전을 뛰고 있지는 못하는 그였다. 그 탓에 이번 경기를 통해 아스널 FC 의 감독과 팬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어필할 생각인 주영이었다. 하지만 주영의 그런 목소리에 현준은 들은 채로 하지 않은 채 몇 걸음 앞으로 더 나가더니 그대로 슈팅을 날렸다. 콰앙!!! 힘껏 당겨진 오른발이 그대로 내리쳐지며 폭탄이 터진 듯한 파열음을 내었다. 현준의 장기로 빨랫줄처럼 일직선으로 쏘아져 나가던 슈팅은 눈 깜짝할 사이에 폴란드의 골문으로 파고들었고 파비앙스키의 손끝을 지나 골문의 오른쪽 구석으로 파고들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주 보여줬던 모습으로 충분히 예상하고 반응까지 했었지만 전광석화처럼 날아오는 공의 스피드에 파비앙스키는 자신의 손끝과 함께 뒤에서 골문을 가른 후에 통통 떨어지고 있는 축구공을 모습을 확인하고는 안타까운 듯 그라운드에 손을 내리쳤다. [고오오올!!! 김현준!!! 골이예요!!!] [골!!! 김현준! 역시 한 방이 있는 선수예요! 김현준 선수의 환상적인 돌파와 중거리 슈팅! 그대로 폴란드의 골문을 열어버립니다!!!] 흥분한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골을 외쳤다. 조민호 캐스터 만큼 흥분하지는 않았지만 차범근 감독 역시 홍철의 패스에 이어 그라운드를 거침없이 가로지르는 돌파 거기에서 이어지는 강력한 슈팅으로 그대로 골을 연결시키는 현준의 플레이에 감탄한 듯 연신 김현준 선수의 이름을 말하고 있었다. 전반 14분 만에 터진 김현준의 골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난장판이었다. 여기저기서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골을 기뻐하는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가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어떤 이는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하는 관중도 있었다. 비록 세계적인 강팀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피지컬과 개인기를 이용해 폴란드의 중원을 그대로 파고들어가며 깔끔한 슈팅으로 골까지 연결시키는 현준의 플레이에 큰 감동을 받은 것이다. "잘했어!! 김현준!!!" "역시 리버풀 17번!! 끝내준다!!!" 골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를 돌려던 현준을 그대로 기성용이 붙잡아 그라운드에 넘어뜨렸고 그 위로 이동국과 지동원이 올라타며 현준을 깔아뭉갰다. 리버풀의 17번으로 해외파중에서도 여타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인물이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K 리그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축구를 한 인물이 아니었다. 심지어 국가대표라면 다들 한 번씩은 몸담아봤던 청소년 대표에도 발탁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탓이었는지 처음 현준이 연습에 참가했을 때는 알게 모르게 그 이름값에 주눅이 들었던 선수들이 많았다. 비록 같은 국가대표 선수라고는 하지만 현준과 친분이 있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동갑내기 친구인 기성용 탓인지 서로 발을 맞추며 연습을 하는 동안 현준과 꽤나 가까워진 다른 선수들이었다. "아!!! 아!!! 잠깐!! 머리!! 때리지 말라고! 기성용!" 자신의 머리를 강하게 한 대 쥐어박고는 혀를 내밀며 도망가는 기성용을 비롯해 몸 한 대씩을 치고 나가는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에 현준은 화를 내지도 못한 채 혀를 내두르며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와아아!!!! 여전히 관중석은 광란의 도가니였다. 이렇게나 빨리 선제골이 터졌으니 추가골을 기대해 볼만도 한 상황이었다. 조민호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 역시 그에 대해서 열심히 중계를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귀에 들려오자 현준은 그 보답으로 손뼉을 치면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와도 같은 역습찬스였죠? 먼저 곽태휘 선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것이 시초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도 남태희 선수가 기성용선수에게 패스 공을 이어받은 기성용 선수역시 지체없이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홍철선수에게 패스를 시도했죠. 그리고 그 흐름을 그대로 살리면서 드리블을 하던 홍철 선수가 절묘하게 김현준 선수를 향해 공을 밀어넣었고 김현준 선수는 역시 이름값에 걸맞게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졌습니다.] [마치 그림과도 같은 장면이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네. 그렇습니다. 폴란드의 수비수 2명을 제치고는 그대로 정확한 슈팅을 성공시켰습니다. 해외축구 팬들이라면 많이 봤을 법한 광경이죠.] [드리블 돌파에 있는 슈팅은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 선수의 가장 큰 장기이니까요.] 차범근 해설위원의 말에 신연호 캐스터가 말을 이었다. 역습 찬스에서 순식간에 선제골을 허용하자 폴란드 선수들은 잠시 얼이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의 막아섰던 수비수들은 더했다. 리버풀의 17번으로 한국 대표팀 선수중에서 가장 요주의 인물이라고 주의를 받았지만 알고도 당해버린 것이었다. 아직 경기 초반인 것도 있고 제대로 정신을 집중하지 않았다고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현준의 능력이 가공하고 위협적이라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다시 공이 하프라인에 놓여졌고 다시 전열을 정비한 폴란드는 여기서 물러날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한국을 골문을 노리며 공격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00171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아! 아! 아...! 골!!! 골이다!!!" "골!!! 골이야!!!" 현준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강슛으로 대한민국의 선제골이 터지자 VIP 석에 있던 체리 쥬빌레 멤버들 역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 옆에 있던 멤버들을 부둥켜 안고는 기쁨에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걸 그룹인 그녀들이 이렇게 서울월드컵경기장 VIP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녀들이 이번 경기 축하공연 스케쥴 때문이었다. 전반전이 끝난 이후 선수들이 퇴장한 이후 빈 공백시간동안 체리 쥬빌레가 공연을 하기로 섭외된 것이다. 워낙에 바쁜 스케쥴 탓에 원래대로라면 공연만 잠깐 마치고 바로 다음 스케쥴을 진행해야 했지만 리더인 아영의 강한 요청에 B.E 엔터테인먼트에서는 결국 아이들에게 휴식시간도 줄 겸 오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그녀들의 스케쥴을 빼준 것이다. 덕분에 이렇게 VIP 석에서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그녀들이었다. "짝짝짝짝짝! 대한 민국!!!" 선제골이 터지면서 서로 부둥켜 앉으며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에 신이 난 레이가 손뼉을 치며 응원하기 시작했고 레이의 옆에서 다른 소녀들 역시 서로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축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그녀들이었지만 그래도 김현준 선수의 선제골로 대한민국이 이기고 있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었다. "화아...역시 김현준이네. 세계적인 선수답다." "그러게요. 정말 잘하네요. 김현준 선수. 단번에 폴란드 수비를 무너뜨리고는 단독 돌파. 대단하지 않습니까? 저런 선수가 한국인이라는 게?"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폴란드의 골문을 열어 제끼는 현준의 모습에 체리 쥬빌레의 매니저와 로드 매니저는 자신들끼리 방금 전 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소녀들하고는 달리 워낙 축구에 관심이 많은 두 남자였고 더군다나 김현준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방금 전 김현준의 모습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떠올리며 혀를 내두르는 것이다. '히히히...역시 오빠야...' 선제골과 함께 동료들과 기쁨을 표하는 현준의 모습에 비록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영은 레이가 하는 응원을 따라하며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현준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나오는 프로그램의 게스트로서 등장했던 게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나서도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는 느끼지 못했던 그녀였다. 그러다가 호기심에 현준의 경기를 찾아본 이후부터 생각이 바뀐 그녀였다. 월드컵 시즌만 되면 대한민국은 난리가 난다. 그야말로 지구촌의 축제에 대한민국 역시 축제가 벌어지는 것이다.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시선을 기울이고 선수들의 활약 하나하나에 웃고 우니 말이다. 남아공 월드컵때 아영 역시 빠짐없이 축구를 시청했고, 심지어 남아공까지 프로그램 촬영차 원정응원까지 갔다 온 경험이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선수들로 이루어진 국가대표팀이 가까스로 16강에 올랐을 때 눈물까지 흘리며 그 사실을 기뻐했었던 그녀였다. 그리고 정말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자랑스러웠고 말이다. 그런 와중에 혜성같이 등장한 프리미어리거. 비록 남아공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실력만큼은 세계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선수였기에 김현준의 실력에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더욱이 자신들의 매니저와 로드 매니저가 연신 입에 달고 다니는 축구 선수가 김현준인 것도 한 몫 했다. 그리고 그라운드 내에서 보여주는 현준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뺏기기 시작했고 지금은 현준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까지 했다. "무슨 생각해?" "어? 아...아무것도 아니야." 잠시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모습에 줄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툭 치자 아영은 고개를 흔들고 잠시 호흡을 깊이 들이쉬고는 그라운드로 고개를 돌렸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벌어지는 그라운드에는 한국과 폴란드의 대표팀이 서로의 기량을 겨루며 연신 골문을 열기 위해 공격 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와아아아!!!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 마다 어마어마한 함성소리가 울려 펴졌다. 스코어도 이기고 있었고 경기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나 현준이 공을 잡을 때는 정도가 마치 우레와도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리버풀에서의 활약.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타이틀로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불리는 선수의 활약을 볼 수 있다는 환호성이었다. 그에 반해 폴란드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는 엄청난 야유와 질타가 터져나왔기에 폴란드 선수들은 공을 잡을 때마다 움찔움찔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회는 폴란드 선수들에게 찾아왔다. 한국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주의해야 될 대상은 김현준 하나였다. 4-3-2-1 의 포지션으로 차츰차츰 중원을 장악하기 시작한 폴란드 선수들이었고, 그에 따라 한국 선수들은 점점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스코어상으로 이기는 것은 자신들이 분명한데 점점 폴란드의 압박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것이다. [아! 윤빛가람! 코프스키에게 볼 뺏겼어요!] 수비라인에서 패스가 정확하지 않은 탓에 볼 터치가 엉성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야쿱 부와쉬치코프스키가 그대로 공을 낚아챘다. 1985년 출생으로 폴란드 대표팀의 주장이자 현재 도르트문트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한국 대표팀이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중 하나가 바로 그였다. 2009년 알렉산더 프라이는 물론 네벤 수보티치를 제치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된 적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답게 윤빛가람에게서 공을 뺏어내자마자 득달같이 한국 진영으로 드리블 돌파를 하기 시작했다. "칫!!!" 코프스키가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자 윤빛가람이 코프스키를 따라잡으며 발을 내뻗었다. 하지만 괜히 폴란드 대표팀의 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쉽사리 코프스키에게서 공을 뺏어낼 수 없었다. 홍철 역시 빠르게 커버를 하기 위해 패널티라인 쪽으로 들어오며 협력수비를 펼치려고 했지만 코프스키의 행동이 먼저였다. [코프스키!!! 그대로 중거리 슛!!!] 콰앙!!! 몸이 붕 뜰 정도로 체중을 실은 강력한 슈팅이었다. 아까 전 현준이 넣었던 골에 대한 복수였을까? 빨랫줄처럼 강력하게 쏘아져 나간 슈팅은 그대로 정성룡 골키퍼의 손 끝을 지나 그대로 골문 안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하지만 각도가 조금 미묘했을까? 코프스키의 슈팅은 그대로 강하게 크로스바를 때리며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엄청난 힘이 실린 코프스키의 슈팅이었지만 크로스바를 맞은 이상 한국팀으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코프스키가 돌파해 들어가는 동안 같이 따라가고 있던 도르트문트 듀오이자 폴란드의 대표 공격수 레반도프스키가 있었다. [어어어!!!!] [안들어갔어요! 아! 위험합니다!!!] 레반도프스키를 마크하던 이재성이 있었지만 잠시 코프스키의 슈팅에 재성의 정신이 팔린 찰나 레반도프스키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패널티 박스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아무런 제지도 없이 레반도프스키는 가볍게 튀어나온 공을 머리로 밀어 넣으며 골을 성공시켰다. 뒤에서 이재성이 빠르게 달려왔고 정성룡이 재빠르게 일어나 몸을 날려봤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아! 골!! 폴란드 동점골입니다.] [아....] [아...폴란드 동점골입니다. 역시 보와쉬치코프스키와 레반도프스키. 이 도르트문트 듀오의 공격력. 아! 경기 시작전에 조심해야 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네. 상당히 위협적인 공격이었습니다.] [골 포스트를 맞고 떨어지면서 골이 성공되지 않았는데 레반도프스키가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골을 성공시킵니다.] 골을 내주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골이 들어간 탓에 아쉬움이 가득 담긴 조민호 캐스터였다. 그리고 골이 들어가는 모습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윤빛가람이었다. 현재 독일 VFL 볼푸스부르크에서 뛰고있는 구자철을 밀어내고 이 자리를 차지한 그였다. '이...이런...' 좋은 모습을 보여줘도 부족할 판에 자신의 실수로 위험지역에서 공을 뺏기고 또 이것을 빌미로 골까지 내줬다고 생각하기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관중들이 그리고 다른 선수들이 자신에게 원망이 가득한 눈빛을 보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런 윤빛가람을 등을 현준이 툭 치고는 말했다. "아직 전반 28분이다. 시합 안 끝났어." "아..." 그렇게 한 마디를 내뱉고는 하프라인으로 돌아가는 현준의 모습에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올리는 윤빛가람이었다. 그렇게 경기는 1-1 동점상황이 되었지만 동점골을 넣은 기세로 맹렬하게 한국을 압박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는 폴란드였다.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폴란드 선수들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있어요. 어서 빨리 이 흐름을 끊어야 합니다.] 전반 31분 리부스의 패스를 받은 보와쉬치코프스키의 슈팅을 정성룡이 가까스로 막아냈고 다시 한번 더 전반 33분 보와쉬치코프스키의 코너킥을 잡아낸 정성룡이었다. [수비라인 양 쪽이 전부 폴란드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재성 선수와 홍철 선수가 폴란드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어요.] [홍철 선수는 공격력이 강한 만큼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재성 선수는 전문 풀백이 아니거든요. 물론 두 선수의 실력 또한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폴란드의 공격이 굉장히 매섭습니다.] 한국의 약점이 사이드라인이라는 것을 파악했는지 집요하게 그 쪽으로 물고 늘어지며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폴란드 선수들이었다. 홍철과 이재성이 분발하기는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곽태휘와 홍정호가 도와주려고도 했지만 그들을 슬금슬금 패널티 안쪽으로 파고들어와 슈팅을 날리는 폴란드의 공격수들을 막아내기에도 버거웠다. 기성용이 중간에서 거친 태클로 흐름을 끊으려고도 했지만 폴란드 선수들은 계속해서 공의 소유권을 가진 채 다시 한번 더 한국의 골문을 열기 위해 공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수비를 하는 한국 선수들이었고 결국 경기는 1-1 서로 한 골씩 주고받으며 전반전을 마치고야 말았다. "어휴. 폴란드 선수들 대단한데요?" "확실히 도르트문트 듀오가 강하긴 강하네. 한국 수비수들이 상대를 못하네." 휴식시간이 다가오자 이제까지 쉴 틈도 없이 중계를 하던 조민호는 그대로 물을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다. 전반전만 따지고 보면 한국팀의 수비력은 불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경기력만 따지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홈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폴란드를 공략하려는 듯이 보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원톱으로 나선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차범근을 제외하고는 이제까지 대한민국이 가져보지 못했던 세계적인 공격수 반열에 드는 선수였다. 그리고 결국 김현준은 팬들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듯 자신의 실력을 어김없이 드러내며 간결한 돌파와 함께 깨끗한 슈팅으로 그대로 폴란드의 골문을 열어 재꼈다. "그러게요. 수비수들이 불안하긴 하네요. 폴란드의 압박도 위협적이고요." "홍철선수의 오버래핑이 위협적이긴 한데 뒷 공간이 너무나도 크게 비어. 그렇다고 그 공간을 다른 선수들이 커버해주는 것도 아니야. 이재성 선수는 플레이가 너무 어색해. 확실히 전문적인 풀백이 아니라 그런지 제대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할까..." "기성용 선수가 경기 조율을 하는 동안 윤빛가람 선수가 커버하게 만드는 게 조광래 감독의 생각인 것 같은데 워낙 폴란드 선수들의 체격이 좋다보니까 상대하기가 영 까다롭네요." 차범근도 조민호와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수비수들이 불안하다보니 계속해서 폴란드에게 실점의 빌미를 마련할 수 밖에 없었고 중앙에서도 공을 소유하지 못하다보니 결국 좋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폴란드쪽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하프라인을 완전히 장악하고 밀고 들어와 한국 대표팀의 좌우 측면까지도 장악하는 폴란드의 공격력에 전반에 대한민국대표팀은 측면으로써의 둔탁한 움직임과 중앙에서도 활로를 찾지 못한 채 결국 주도권을 폴란드에게 내준 채 허무하게 전반전을 마쳐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확실한 한방인 김현준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중앙까지 내려와 수비를 돕는 플레이도 좋았지만 공격수라는 자신의 역할을 빠뜨리지 않으며 공을 잡을 때마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현준이었다. 그래도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기대감을 가지고 후반전을 지켜봐야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윤빛가람과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동국이 빠지고는 손흥민과 이용래가 교체되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 후반전 대한민국의 선축으로 시작됩니다. 2명의 선수가 교체되었는데요. 과연 조광래 감독의 작전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질지 지켜보시겠습니다.] 손흥민의 투입으로 김현준이 원톱으로 올라가고 그 뒤를 박주영과 손흥민이 받쳐주는 형태가 되었다. 제 2의 차붐이라고 불릴 정도로 분데스리가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선수로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빠르고, 기술적으로 강하며, 좌우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그리고 윤빛가람의 대체로 투입된 이용래는 단숨에 경기를 반전시키며 공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바꾸며 칼날을 갈기 시작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00172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좀 더 압박해!" "공 앞으로 보내!!!" 현대의 축구의 특징이라고 따지면 공격라인에서 시작하는 강한 압박수비 혹은 공간을 철저하게 이용하는 셋트 플레이라던지 한 선수가 플레이메이커로 게임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이 다발적으로 움직이는 계산된 플레이를 들 수 있다. 또한 선수들의 신체적인 능력의 향상으로 대인 마크가 심해졌다는 점도 꼽을 수 있었다. 폴란드의 강한 압박수비. 그로 인해 한국은 선제골을 먼저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미드필더라인이 힘을 쓰지 못하고 수비진까지 무너져 내렸고 결국 전반전에 동점골을 허용함과 동시에 일방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전반전에 보여줬던 그런 모습들을 타개하기 위해 후반전에는 선수들을 교체함과 동시에 공을 잡자마자 폴란드의 압박에서 벗어나며 상대진영으로의 공격 전환을 하기 위해 빠른 패스로 길을 여는 대한민국 선수들이었다. [기성용 슛!!!] 빠른 패스플레이로 공간을 차츰차츰 늘려나가며 폴란드의 진영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대한민국 선수들이었고 앞에서 공을 이어받은 현준이 폴란드 선수들 2명의 틈새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넣었다. 그리고 그 대상은 기성용이었다. 기라드라는 별명을 가진 것처럼 기성용의 중거리 슛은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일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다. 강하게 얻어맞은 공은 곧 빠른 속도로 폴란드의 골문을 향해 날아가는 듯 했지만 아쉽게도 발 바깥쪽에 맞으며 골라인을 벗어나고야 말았다. [좋아요. 우리선수들 자신감이 넘치는 플레이를 보이고 있어요. 이렇게 계속해서 패널티 박스 쪽으로 들어와서 과감하게 슈팅을 날려야 해요.] 비록 유효슈팅으로도 이어지지 않은 기회였지만 현준의 절묘한 스루패스와 함께 중거리 슈팅으로 폴란드의 골문을 노리는 기성용의 모습에 해설위원인 차범근이 말했다. 후반전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용래가 공수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었을까? 전반전에 폴란드의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하고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기회를 만들어 내는 한국이었다. "큭...!" 투웅!!! 공중볼을 잡기 위해 현준과 몸싸움을 벌이던 폴란스키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런 폴란스키의 모습을 확인하지도 않으면서 싱긋 웃는 현준이다. 사실 현준과 맞부딪힌 유진 폴란스키는 세계적인 선수라고는 불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독일의 마인츠에서 뛰며 나름 명성을 쌓은 선수였다.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현준에게 비한다면 유진 폴란스키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일단 악마의 능력으로 인해 비약적으로 상승된 감각과 센스를 둘째치더라도 신체적인 면에서부터 애시당초 비교가 되지 않았다. 현준의 체격은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 키 역시 장신의 축구선수에 비하면 작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치선정은 물론 수비수들을 눌러버리는 괴물 같은 몸싸움 능력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발군이었다. 세계적으로 내노라 하는 수비수들 역시 현준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나동그라지는 경험을 겪은 선수들도 많았다. 분명 같이 허공으로 몸을 띄우기는 했지만 몸싸움에서 확연하게 밀린 폴란스키는 그대로 공의 소유권을 현준에게 내줄 수 밖에 없었고 현준은 자신의 감각을 이용해 이미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한 것을 이용해 머리로 그대로 박주영을 향해 공을 연결시켰다. [박주영 찬스예요!!!] 흥분된 캐스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간만에 얻는 가장 좋은 찬스였다. 현준의 머리에 맞은 공은 그대로 폴란드 수비수의 머리를 지나쳐 빈 공간에서 머무르고 있었던 박주영에게로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아직 수비수들도 남아있었고 골대까지와의 거리는 조금 있었지만 충분히 좋은 기회였다. "아...?!" 하지만 예측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헤딩 패스에 잠시 집중하지 못했던 것일까? 순간적으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키기는 했지만 박주영의 발에 맞은 공은 아쉽게도 골문을 훌쩍 넘어가고야 말았다. [아...아쉽습니다. 박주영 선수. 좋은 찬스였는데 말이죠.] [너무 성급했어요. 공간도 충분히 있었고 뒤에서 손흥민 선수도 들어오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좋은 시도였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 점점 손발이 맞아가고 있는 모습이예요.] 아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의 기를 죽일 수는 없었기에 차범근 해설위원이 재빠르게 수습하며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으..." 주영은 낮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간만에 온 좋은 찬스였는데 그 기회를 놓쳐버리고야 말았다. 왼쪽 어깨에 메어져 있는 주장 완장이 오늘따라 너무나도 무거워 보였다. 사실 이번 경기를 통해 소속팀에게 어필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그였다. 박지성, 이청용, 김현준, 지동원의 뒤를 이어서 프리미어리거가 된 주영이었다. 더군다나 소속팀은 거너스라 불리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우승이라는 엄청난 위업을 세운 아스널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스널에 입단하기는 했지만 주영은 아직까지도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상황이었다.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청용은 제외하더라도 박지성, 김현준, 지동원까지 전부 프리미어리그에 출전하고 공격포인트까지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아직까지 팬들에게 보여준 것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 무조건 공격포인트를 올려 아스널의 수장 아르센 벵거감독에게 자신을 어필할 생각이었다. 이미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인 현준은 폴란드 수비수들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강력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당연히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휴우...미안. 아까 같은 패스 또 부탁해." "네." 주영의 말에 현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운드 밖에서나 Tv에서 플레이를 지켜보는 관중들은 모르겠지만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박주영의 플레이가 조급해 보인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현준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주영이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가볍게 주영에게 고개를 끄덕인 현준은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주영의 슈팅이후로 폴란드의 공격으로 경기는 재개되었다. 보와쉬치코프스키가 공격작업을 전개하기 위해 공을 받는 순간 그대로 이용래 거친 태클로 끊어내었다. 압박에 강한 선수인 만큼 자신들 보다 체격이 좋은 폴란드 선수들을 상대로 거칠게 그들의 공격을 끊어내는 이용래였다. 비록 반칙이 주어졌지만 그런 압박으로 인해 아까부터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는 한국 대표팀이었다. [한국 선수들 잘 걷어내고 있습니다.] [네. 수비 좋아요!] 계속해서 폴란드의 프리킥과 코너킥과 같은 셋트 플레이가 이어졌지만 슈팅으로 연결되지도 전에 한국 대표팀 수비수들이 전부 걷어내고 있었다. 전반전하고는 확연히 다른 모습에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고 있던 관중들의 환호성이 조금씩 커져가기 시작했다. 점점 분위기가 한국쪽으로 넘어오는 모습이었고, 이러다가 골이라도 만들어 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기대를 바로 만족시켜주는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홍철아!!!" 레반도프스키의 슈팅을 몸을 막아낸 홍정호가 그대로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홍철을 향해 공을 찔러넣었다. 비록 수비 뒷 공간이 생기기는 하지만 빠른 발을 앞세운 홍철의 오버래핑을 K 리그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고 대한민국 대표팀으로서도 놓치지 힘든 매력적인 공격루트였다. 그리고 하프라인을 넘어서 오버래핑을 시도하던 홍철은 폴란드 선수가 가로막자 손흥민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그리고 공을 이어받은 손흥민은 가볍게 원투패스로 다시 홍철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아! 플레이 좋아요! 원투패스 깔끔합니다!] 기본적인 플레이였지만 물 흐르듯 깔끔하게 원투패스를 성공시키는 홍철과 손흥민의 모습에 감탄을 터뜨리는 차범근 해설위원이었다. 손흥민의 패스를 이어받은 홍철은 그대로 공을 몰고 폴란드 진영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폴란드의 수비수가 압박을 가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지 거리낌이 없는 플레이였다. 그리고 폴란드의 수비수를 앞에 두고 패널티 라인을 향해 공을 올려보내려다가 여의치 않았는지 그대로 뒤에서 달려오는 손흥민을 향해 패스를 시도했고 손흥민 역시 폴란드의 압박수비를 뚫지 못하고 뒤쪽의 기성용에게 공을 밀어넣었다. "나이스...!" 홍철이 오버래핑을 시도할 때부터 폴란드의 진영으로 빠르게 뛰어 들어가고 있던 기성용이었다. 이번 경기 기성용이 부여받은 임무는 폴란드와의 중원싸움을 벌이며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폴란드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며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성용이었다. 그래도 이용래가 투입된 이후로 이용래가 거친 플레이로 숨통을 틔어주자 점점 플레이가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이제는 조금씩 절묘한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터주고 있었다. 공이 자신에게로 오는 모습에 성용은 왼발로 땅을 디딘 후 오른발을 그대로 뒤로 제쳤다. 프로 축구 선수라면 한, 두수 앞의 일은 충분히 예상하고 플레이를 하는 법. 성용 역시 자신에게 패스가 온다면 이미 그 패스를 누구한테 연결시킬지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패스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코스에 있는 선수는 바로 등번도 17번의 김현준이었다. 리버풀의 17번.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은 다르기 때문일까? 다른 선수들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패스 코스가 그다지 여의치 않았다. 그에 반해 현준은 분명 폴란드 수비수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의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대단한 놈이라니까...' 자신과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런 실력을 보여주는 현준의 모습에 질투가 날 만도 했지만 그래도 같은 대한민국 대표팀으로서 그라운드에 뛸 수 있는 것으로도 즐거운 성용이었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을 한 성용은 그대로 강력한 스루패스를 김현준을 향해 날려보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시작되는 장거리 스루패스. 일명 대지를 가르는 패스가 성용의 발에서 시작되었다. 그라운드의 절반을 가로지르는 패스의 코스 궤적 자체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폴란드 선수들은 자신들의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빠른 패스에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 "좋아..." 그리고 그런 환상적인 패스를 놓칠 현준이 아니었다. 퉁!!! 폴란드 챔피언팀인 레흐 포츠난에서 뛰고 있는 보이트코비아크가 앞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깔끔한 퍼스트 터치로 순식간의 공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어 버리는 현준이었다. 오른발 인사이드를 이용한 완벽한 퍼스트 터치. 어떤 패스든지 놓치지 않고 자신의 소유로 공을 만들어 버리는 현준의 기본기는 프리미어리그의 감독들 조차도 칭찬을 늘어놓을 정도로 대단했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준은 가볍게 잔디 위로 떨어져 내리는 공을 그대로 오른발로 살짝 치고는 손짓으로 보이트코비아크를 제끼며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지체없이 폴란드의 수비진을 쪼개버릴 생각이었다. 기성용의 패스를 연결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눈 깜짝할 정도로 순간적인 돌파에 보이트코비아크는 꼼짝도 못하고 현준을 놓칠 수 밖에 없었다. [김현준!! 들어갑니다!!!] "막아!!!" 폴란드 골문을 지키는 파비앙스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다른 폴란드 선수들 역시 서로 자신들끼리 떠들며 움직임을 파악하는 한편 현준이 슈팅을 때리지 못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폴란드 선수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애초에 공을 받을 때부터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폴란드 선수들이 어떻게 플레이를 하려는지 파악해둔 그였다. 그리고 격렬한 파열음과 함께 현준의 왼발이 그대로 허공을 갈랐고 현준의 발에 얻어맞은 공은 골키퍼가 막아내기 힘든 골대 구석으로 그대로 날아들었다. [슈우우웃!!! 골!!! 김현준 골!!!] [골!!! 골입니다! 대한민국 다시 한점 달아납니다!!! 대단해요. 김현준! 굉장히 침착한 슈팅이었어요!] 기쁨이 가득 담긴 조민호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이었다. 파비앙스키가 몸을 날려봤지만 현준의 슈팅은 그런 파비앙스키의 손길을 가볍게 피하며 폴란드의 골문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와아아아!!! 김현준!! 김현준!!! 현준의 두 번째 골이 터지자 난리가 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다. 낭중지추라는 말처럼 K 리그에 있을 때부터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던 현준이다. 내셔널리그에 있다가 K 리그의 대전 시티즌으로 이적. 순식간에 대전 시티즌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현준의 플레이를 기억하고 있는 K 리그 팬들은 아직도 많이 있었다. 그런 환호성을 들으며 양손을 활짝 피며 세리모니를 하는 현준이었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더욱더 크게 환호성을 지르는 관중들이었다. 와아아아!!! 비록 슬럼프로 안 좋은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그 짧은 출전시간동안에도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거머쥔 선수인데다가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의 주포로 활약하며 엄청난 플레이를 보이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폴란드를 상대로 두 골을 퍼부어주는 김현준의 모습에 감탄 혹은 감격을 하며 연신 현준의 이름을 부르는 관중들이었다. "후아..." "역시 현준형이네..." 패스를 받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폴란드 수비수를 제끼더니 깔끔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의 모습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는 손흥민이었다. 확실히 세계적인 선수의 플레이는 달랐다. 옆에서 지켜보고 그라운드에서 같이 플레이를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었다. 더군다나 기성용 선수의 스루패스를 완벽한 터치와 함께 그것을 이용해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은 흥민이 생각하는 돌파형 공격수의 완벽한 모습이었다. [아! 경기 재미있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환상적인 스루패스와 김현준 선수의 슈팅. 하나의 작품이지 않습니까?] [네.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지는 플레이였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패스도 좋았지만 김현준선수의 돌파와 깔끔한 마무리. 저런 선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폴란드. 굉장히 큰 부담일거예요.] 전반전과는 확연히 다른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덩달아 신이 나는 조민호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이었다. 그렇게 전광판에는 2-1. 후반 17분 김현준의 골로 다시 한국이 한점 리드하기 시작했다. 00173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현준의 추가골이 터지자 난리가 난 관중석이었다. 이들 대다수가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이니 말이다. 폴란드와의 평가전을 기대한 한국의 축구 팬들은 굉장히 많았다. 일단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인 김현준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첫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이후 일본과의 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 장면을 직접 본 관중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현준의 데뷔전인 일본과의 평가전은 한국에서 열린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 폴란드와의 평가전은 달랐다. 자국에서 벌어지는 현준의 첫 국가대표 경기였다. 처음 현준이 국가대표팀에서 얼마나 좋을 활약을 보일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았다. 워낙 리버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큰 기대감에 부담감을 느껴 제 실력을 펼치기 못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그 예로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탑을 달리는 리오넬 메시. 하지만 리오넬 메시가 속해 있는 아르헨티나는 엄청난 축구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FIFA에서 주관하는 메이져 대회에서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에서 리오넬 메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전차군단에 대패를 겪었고 자국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도 8강전에 우루과이를 만나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꺾어야만 했었다. 그런 메시의 예를 들어 현준이 국가대표에서는 그리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그런 우려들을 말끔히 날려버리는 현준이었다. "와!! 진짜 대박이다! 역시 김현준이네!" "폴란드 수비수들 완전히 농락당하는 거 봤냐? 한 두명은 금새 재껴 버리는데?" 현준의 활약이 신이 날 수 밖에 없는 관중들이었다. 현준이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보여줬었던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번에는 붉은색의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폴란드의 수비수들을 수수깡처럼 쪼개버리며 때리는 슈팅마다 유효슈팅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다시 한번의 찬스를 놓치기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시켜 버렸다. 한국이 배출한 대천재 축구스타. 현준의 활약이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홈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앞에 결국 경기는 3-2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반 37분 교체 투입된 조병국이 패스미스를 하며 폴란드의 요주의 선수인 보와쉬치코프스키가 그대로 공을 낚아채며 한국의 골문을 열어 2-2 동점상황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하지만 추가시간이 시작되자마자 다시 한번 현준이 측면에서 빠르게 돌파를 시도하다가 패널티킥을 얻어내었고 패널티 킥을 주장인 박주영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키며 경기는 그렇게 3-2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3-2 역전승. 펠레 스코어라 불리는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경기장을 나서서 집으로 가지 않은 채 경기장 밖 곳곳에서 서포팅을 하며 붉은 악마의 노래를 열창하는 관중들이었다. "김현준이 있으면 브라질 월드컵도 해 볼만 하겠는데?" "그래도 수비는 좀 어떻게 안 되겠나? 불안해서 경기를 못 보겠더라." "김현준이 대박이더라. 혼자 다해먹던데?" 기분 좋게 승리의 희열을 느끼며 집으로 향하는 관중들 역시 온통 현준의 이야기 뿐이었다. 워낙 그라운드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동유럽의 강호라는 폴란드를 상대로 2골을 터뜨렸고 또한 패널티킥까지 얻어내며 한국이 넣은 3 골에 모두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그만큼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활약을 보였던 현준이었기에 앞으로 있을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과 열망이 절정에 다다르기 시작하는 축구팬들이었다. 비록 브라질월드컵까지는 아직도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후우..." 어제 막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풀 타임을 활약을 하기는 했지만 악마의 신체 덕분인지 현준은 별다른 피로감을 느끼지 못한 채 아침 일찍 몸을 일으켰다. 언제나 자신이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보던 광경은 리리스가 엄청나게 심각한 표정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현재 현준이 있는 곳은 바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묶고 있는 숙소 였기 때문이었다. 11일에 있을 한국과 UAE 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전이 벌어졌기에 3일단 숙소에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훈련을 해야 했다. "으음...아영이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원래 계획은 경기를 마치고 짬을 내서 아영이와 데이트를 즐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게 이것이 2번째였기에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기 위해 숙소에서 생활을 한다는 것을 망각해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감독에게 양해를 구해 숙소를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 사흘뒤에 있을 경기는 전국민의 시선이 집중되는 아주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현재 1승 1무로 승점 4점을 찍고 있기는 하지만 상대는 한국보다 한수 아래라고 평가받는 레바논과 쿠웨이트였다. 애시당초 무승부를 거두지 말았어야 했다. "뭐...어떻게든 되겠지." 지금 못 만나면 나중에 만나면 되는 일이다. 거기까지 생각을 한 현준은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더니 옆의 침대에서 괴상한 자세로 잠을 하고 있는 성용을 발견하고는 한심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어젯밤 승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탓이 한참을 떠들며 자신의 잠을 괴롭힌 성용이었기에 잠깐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현준은 방에 걸린 화이트 보드 밑에 놓여 있는 마카를 발견하고는 지체없이 마카를 들어올렸다. "조금 유치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열심히 성용의 얼굴에 마카질을 하는 현준이다. 성용의 얼굴에 열심히 낙서질을 하고 밖으로 나온 현준은 아침 신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젯밤에 있었던 짜릿한 역전승과 함께 자신의 활약을 대서특필한 신문이었다. 비록 폴란드의 공격수들에게 2골을 해준 것은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깔끔하게 공격들을 성공시키고 계속해서 폴란드의 골문을 위협했던 공격수들의 몸놀림에는 그래도 합격점을 주고 있었다. "어? 일찍 일어나셨네요?" "잠이 안와서 너도 일찍 일어났네?" "네. 어젯밤에 바로 쓰러졌거든요. 일찍 자야되요. 안 그러면 자철이 형이 저 괴롭혀요." "구자철?" 1989년 생으로 구자철 역시 현준과는 동갑내기 선수였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현재 VFL 볼프스부르크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선수로 2011년 제 15회 AFC 아시안 게임 득점왕을 차지한 전적도 있는 선수였다. 현준 역시 K 리그에 있었을 때 구자철과 몇 번 맞부딪혀 본적이 있었기에 이름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친한 것은 아니었다. 대표팀 선수 대부분이 서로 잘 알고 몇 번이나 국가대표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면 현준은 국가대표팀이 합류한 게 이것이 2 번째였다. 더군다나 합숙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얼굴조차 모르는 선수들도 여럿 있었기에 몇몇을 제외하고는 꽤나 데면데면하게 대했던 그였다. 그렇게 넉살이 좋고 사람들과 사교성이 많은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거 득점왕, 리버풀의 17번,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처럼 그 실력은 어디가지 않는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들보다도 한수 아니 두수위의 실력을 보이자 순식간에 모든 선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현준이었다. "네. 자철이 형이 정말 시끄러워요. 수다가 장난이 아니예요." "그래? 난 몰랐는데." "형은 좀 거리를 두는 거 같아서 친해지기 힘들어요. 게다가 뭐랄까? 조금 어려운 느낌이 있어서. 저도 성용이 형이 아니었으면 쉽사리 말도 못 걸었을 걸요." 흥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현준이다. 악마가 된 이후로 특유의 분위기가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것일지도 몰랐다. 뭐,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심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고 특별히 불편함을 가지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커피 한잔 드실래요?" "사준다면야." "와...형이 저보다 돈 훨씬 많이 벌잖아요." "아아...그랬던가? 돈에 대해선 크게 관심이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나며 심드렁하게 말하는 현준의 모습에 흥민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럼 구단에서 받는 월급과 수당 같은 것 관리는 누가해요?" 현준이 고아라는 사실은 대표팀 선수들이라면 다 알고 있었다. 워낙 유명한 사실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조금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흥민이었다. "에이전트 겸 매니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관리할거야." "그렇구나..." 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 흥민이다. 현준의 에이전트는 대표팀내에서는 꽤나 유명했다. 슈퍼모델 혹은 한국의 유명한 아이돌조차도 울고 갈 정도의 엄청난 미녀. 게다가 그 에이전트 때문에 대표팀을 맡고 있는 조광래 감독이 진땀을 흘렸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런 현준의 에이전트 였기에 에이전트에 대한 궁금증이 피어오르기도 했지만, 곧 생각을 접는 흥민이었다. 괜히 쓸데없는 것을 물어볼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가자. 형이 비싼걸로 사줄게." "자판키 캔커피는 비싸봤자 천원이예요." 하지만 결국 커피는 흥민이 사야만 했다. 현준의 지갑속에 들어있는 것은 달랑 카드 하나뿐. 동전은커녕 지폐조차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로비에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 하나 둘씩 방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비록 어제가 시합이기는 했지만 아침에도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간에 성용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기는 했지만 별달리 신경을 쓰지 않고 탈의실로 들어가 훈련준비를 하는 현준이었다. "다행이군." "네, 그렇습니다. 선수들과 호흡도 잘 맞는 편이고, 그렇다고 독자적인 플레이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코치의 말에 조광래 감독은 각자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조광래 감독의 시선은 한 선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프리미어리거 득점왕. 갑자기 뚝 떨어져내린 한국 축구의 구원자였다. 확실히 김현준은 놀라운 선수였다. 피지컬이면 피지컬 멘탈이면 멘탈 그 어느 하나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어떤 위치에서도 골을 넣을 능력이 되었고, 굳이 공격수가 아니더라도 미드필더에서도 경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사적인 면모가 보였다.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물론 중앙 미드필더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까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광범위한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음..." 그리고 첫 대표팀에 발탁되어 일본전을 치렀을 때 선수들과 몇 번 손발을 맞춰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클래스라는 것 때문일까?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이라는 일본을 4-0으로 대패시키는 게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그였다. 어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동유럽의 강호이자 무시 못할 팀인 폴란드를 상대로 넣은 3골 중 2골을 직접 해결했고 박주영이 성공시킨 패널티킥 조차도 현준이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현준은 청소년 대표팀은 물론 태극 마크를 단 경기에는 단 한 번도 시합에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다. 더군다나 프로축구선수가 된 지는 고작 이제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국가대표에는 국가대표만큼의 룰이 있었다. 만약 현준이 자신의 실력을 믿고 기고만장하게 군다면 조광래는 현준을 시합해 내보내지 않으면서까지 현준을 길들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자신과 코칭스태프의 지시에도 충분히 잘 따르고 제 역할을 해내었고, 훈련도 굉장히 성실하게 임했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일부 기고만장한 스타들하고는 전혀 달랐다. "현준아!!!" 멀리서 기성용이 롱 패스를 날리는 것이 조광래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폴란드 전에서 보여줬던 대륙횡단패스. 거진 그라운드의 반을 넘어서 날아온 패스를 그대로 가슴으로 트래핑 하더니 몸을 뒤로 틀어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이었다. 비록 후보라고는 하지만 세레소 오사카에서 뛰고 있는 김진현이 몸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 들어갔다. "아후!!!" 대체 공에 눈이라도 달린 것일까? 머리든 발이든 슈팅을 때릴때마다 집요하게 자신의 약한 부분 혹은 구석으로 파고들어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의 플레이에 다시 한번 골을 허용하자 분한 듯 그라운드에 주먹을 내리치더니 장난스럽게 현준에게로 재빠르게 뛰어가는 진현이었다. "내가 너 때문에 못살겠다. 좀 적당히 넣어!!!" 그렇게 말하며 현준의 옆구리를 꽉 쥐는 진현이었고 곧 그라운드에 현준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터치가 없는 개인 연습이었기에 이런 행동도 가능했다.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던 조광래 감독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하더라도 선수들과 겉돌게 되면 경기에 내보내기 힘들었다. 축구는 혼자하는 게임이 아니었기에 무엇보다도 선수들끼리의 호흡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이라는 타이틀과 그 실력 때문이었을까? 점점 현준에게로 선수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미 현준과 친하게 지내는 기성용은 물론이고 앞으로 큰 선수로 성장해주리라 기대를 하는 손흥민도 현준의 옆에서 플레이하며 현준의 플레이를 배우는 모습이었다. 언론에서도 폴란드 전의 승리로 인해서 인지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 좋게 평가하며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속에 11일, 한국보다 한수 아래라고 평가받는 쿠웨이트하고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예선 3차전인 아랍 에미리트(UAE)하고의 경기가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시작되었다. 00174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UAE 하고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 3차전. 한국 아랍에미리트와의 역대 전적은 10승 5무 2패. 한국이 압도적으로 전적에서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관할 수 는 없는 노릇이었다. UAE 는 대체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이었고, 이 번 UAE 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UAE 와 레바논과의 중동 2연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시아 3차 예선 통과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그리고 폴란드와의 일전을 치루고 난 이후 전술의 변화를 지시한 조광래 감독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를 비롯해 중앙 미드필더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플레이를 보이는 김현준의 존재 때문이었다. A 매치 2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은 어떻게 보면 국가대표로는 신인선수나 다름없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 엄청난 골 폭풍을 보이며 프리미어리거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것처럼 천재적인 골감각과 플레이를 대표팀에서도 드러내게 하기 위해 현준을 위주로 한 전술을 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조광래 감독의 전술에 UAE 하고의 경기에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던 현준이다. [김현준!! 중거리 슛!!! 골!!! 골입니다!!!] 슈팅, 패스, 드리블 그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은 현준이다. 더군다나 악마의 힘으로 인해 상대편 선수들의 움직임도 그리고 우리 편 선수들의 움직임조차도 읽을 수 있는 그야말로 사기적인 존재가 바로 그였다. 더군다나 다른 선수들 역시 현준이 활개 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전반 8분 만에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어서 현준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박주영이 다시 한번 UAE 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기성용 선수가 코너킥을 올리는 군요.] [네. 이정수까지 올라와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인데요. 이정수 선수.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세트플레이에서 꽤나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일방적인 공격으로 코너킥을 얻어낸 대한민국 대표팀이었고, 곧 기성용이 손을 들어 올리고는 길게 패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공을 차 올렸다. 빠르게 패널티 에어리어로 접근하는 공을 보고 한국 선수와 UAE 선수들이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이 날아오는 위치로 한 인영이 빠른 속도로 뛰어들더니 그대로 헤딩으로 공을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UAE 선수 하나가 뒤에 유니폼을 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피지컬로 밀어붙여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와아아아아!!!! 전반 28분 이어진 추가골. 전반전에만 무려 3골을 퍼붓는 한국의 공격력에 신이 날 수 밖에 없는 관중들이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때 까지 UAE 는 무려 6골이라는 점수를 내주며 대패하고야 말았다. 체격적으로도 우세해 보이는 UAE 수비수들이 밀고 달라붙어도 끄덕없이 버티고 서서 포스트 플레이를 하는 모습과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면서도 전혀 지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괴물 같은 모습. 탁월한 시야와 공을 소유하는 능력. 자기편 선수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서 찔러주는 환상적인 패스는 물론 완벽한 볼 트래핑과 빠른 상황 판단으로 어떻게든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는 현준의 능력과 그 뒤를 뒷받침해주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현준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그 빈 자리를 기성용과 남태희 그리고 이용래가 메꿔주었고 그 시간 동안 현준은 완벽하게 찬스를 만들어 내었다. 현준이 공을 잡기만 해도 UAE 선수들은 부랴부랴 수비를 하기 위해 돌아가야만 했을 정도였다. 하이라이트 분량을 뽑으면 현준이 등장하지 않은 장면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활약. 다시 한번 해트트릭과 1 도움. 대한민국 대표팀이 넣은 골 중 무려 4골에 관여하며 UAE 와의 승리에 일등공신이 된 현준이었다. 조광래호. '대승의 힘'을 안고 알 라시드 스타디움으로 간다. [AM 스포츠 = 김민철 기자] 조광래호가 난적 UAE를 상대로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며 앞으로 있을 중동 2연전에 대한 준비를 끝마쳤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UAE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현준의 대활약과 박주영, 기성용, 지동원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그야말로 완벽한 승리였다. 역시나 아시아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을 차지했던 김현준은 명불허전이었다. 폴란드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김현준은 자신을 국가대표로 선출한 조광래 감독의 믿음에 100% 보답했다. 워낙 리그경기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였던 탓에 아르헨티아의 메시처럼 국가대표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멀찌감치 날려버렸다. 김현준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치른 경기는 3 경기 뿐이지만 3 경기 동안 김현준이 기록한 골은 무려 8골. 이쯤이면 득점기계라는 수식어조차도 모자라다고 느낄 정도로 무시무시한 활약이다. 박주영 역시 소속팀에서 활약을 하지 못해 경기 감각이 저하되었다는 논란을 이번 골로 말끔히 날려버렸다. 박주영은 전반 17분 김현준의 스루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연결시키며 한국의 2번째 골을 기록했다. 기성용 역시 전매특허의 중거리 슛으로 골을 성공시켰고, 지동원 또한 왼발 슛으로 UAE 의 골문을 가르며 자신의 기량을 둘러싼 논란을 종식시켰다. 양쪽 풀백으로 나섰던 김영권과 최효진은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UAE 의 공격수들을 잘 막아내었고 이정수와 홍정호가 지키는 중앙 수비라인 역시 위기를 거의 내주지 않으며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는 게 큰 활약을 했다. 한국에서 열렸던 폴란드와의 평가전 승리와 함께 UAE 와의 대승으로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른 대표팀은 한 달 뒤에 다시 한번 UAE 와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경기'를 치르기 위해 UAE 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 후 레바논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비록 1차전에서도 6-0 으로 대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UAE 와 레바논 역시 쉽지 않은 상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완벽하다 못해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과 득점감각이 살아난 박주영과 지동원, 오늘 경기에서 보여줬던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그때까지 유지한다면 승리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달글리쉬 감독, "준의 해트트릭? 당연한 일이다." [AM 스포츠 = 김민철 기자] "현준의 해트트릭?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리버풀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UAE 전 현준이 기록한 해트트릭에 대해서 '당연한 일(normal)'이라고 묘사했다. 김현준은 11일 벌어진 UAE 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한국의 6-0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3경기에서 무려 2번의 해트트릭을 기록 총 8골을 쏟아냈다. 현재 7경기씩을 치르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현준이 기록한 골은 무려 12골로 현재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김현준의 활약에 리버풀은 7연승을 달리며 승점 21 점으로 리그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6승 1무를 기록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다. 주축 공격수의 대활약에 당연히 기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달글리쉬 감독은 어서 빨리 현준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도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잉글랜드와 한국은 비행기를 타고로 무려 10시간이 넘게 이동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리그를 뛰어야 할 현준의 체력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UAE 와의 경기 이후 한국에서 하루간 휴식을 취한 현준은 곧바로 맨체스터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15일에 있을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전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리그 순위 1, 2위를 마크하고 있는 팀들끼리의 맞대결인데다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더비전인 만큼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게 달글리쉬 감독의 말이었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리버풀의 주포인 현준의 합류가 필수인만큼 달글리쉬 감독이 현준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폴란드 전에서의 활약과 월드컵 아시아예선 3차전인 UAE 와의 홈경기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현준의 모습에 난리가 난 대한민국이다. 한일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현준이긴 했지만 그때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첫 경기였다. 리버풀에서의 엄청난 활약과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치기는 했지만 그 사실을 아는 것은 축구팬들이나 그나마 해외축구에 조금이나마 관심있는 사람들 뿐이었다. 하지만 폴란드와의 평가전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UAE 하고의 평가전은 달랐다. 국민들이 쉽사리 모여서 볼 수 있는 저녁시간대에 공중파 3채널 전부에서 방송된 만큼 전 국민이 현준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준의 엄청난 활약 앞에 감탄성을 터뜨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려 6-0 이라는 스코어로 화끈하게 UAE를 이겨버린 경기인 만큼 그 짜릿함이 어디가지 않았는지 다음 날 아침에도 학교, 회사는 물론 사람들이 모이는 곳곳마다 사람들은 어제 있었던 축구 이야기와 김현준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를 할 뿐이었다. 언론 또한 마찬가지였다. 연신 김현준의 활약을 대서특필하며 1면 가득 김현준의 기사와 UAE 와의 경기내용을 내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밴 안에서 그렇게 온통 현준의 내용이 가득 쓰인 기사를 바라보던 아영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영아. 이제 곧 도착할거야. 어서 준비해. 줄리아 너도." "네에." "알았어요. 이것만 읽고요." 아영이 들고 있는 신문은 정확히 말하면 로드 매니저가 사온 신문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그였기에 어제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현준의 기사를 읽기 위해 스포츠 신문을 사온 것이다. 하지만 그가 사온 스포츠 신문은 오늘 아침 스케쥴로 인해 밴에 올라탄 아영의 손에 들어가 있었다. 줄리아 역시 기사를 읽어보고 싶은지 흘깃흘깃 신문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신문은 도저히 아영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아영아. 도착했어." "네네...잠시만요." 여전히 신문을 손에 놓지 않는 아영의 모습에 로드 매니저는 화를 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아영이가 신문을 보기 시작한 게 언제였던가? 자신이 로드 매니저가 된 이후로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언제나 고된 스케쥴 때문에 피곤함에 지쳐 밴에만 올라타던 자던 소녀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요즘 들어 무슨 붐이 일어났는지 아영이와 줄리아는 밴에는 올라타면 신문을 찾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사온 것을 말이다. 결국 마저 신문을 읽고 바쁜 걸음으로 줄리아와 함께 방송국으로 뛰어들어가는 아영이었다. 로드 매니저 역시 아직 방송 시작시간까지는 꽤 여유가 있었기에 그녀가 끝까지 신문을 읽을 때까지 아무말 없이 기다려 주었고 말이다. "후우..." 오늘 그녀들이 출연하는 방송은 토크쇼였다. 워낙 대한민국에서 잘나가는 아이돌인 만큼 체리 쥬빌레에 대해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도 굉장히 많았기에 예전부터 섭외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B.E 엔터테인먼트 역시 체리 쥬빌레의 인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가장 인기가 많은 멤버인 리더 아영과 줄리아를 토크쇼에 내보낸 것이고 말이다. 토크쇼라는 것이 노련함 MC 의 질문에 넘어가 말 한번 실수하면 그대로 이미지가 무너지는 조금 위험함도 있기는 했지만 워낙 노련한 아이들이었기에 별다른 걱정 없이 아영과 줄리아를 토크쇼에 내보낸 B.E 엔터테인먼트였다. "하아암..." 방송이 끝나려면 한참이나 남아있었고, 오늘은 다른 스케쥴도 없었다. 파핑파핑 바나나나 레인보우 샤베트는 다른 로드 매니저들이 붙어 있었고 또한 그녀들은 휴식기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 만큼 결국 신문을 읽다가 밴 안에서 잠이 들기 시작하는 로드 매니저였다. "인기가 꽤 많으신 체리 쥬빌레의 리더시잖아요? 남자 연예인이나 아이돌에게도 대쉬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 말이죠." "하하하...네. 조금 많이 있어요. 두자리 수는 넘어요." 아영의 말에 방청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누군지 궁금해진 것이다. 하지만 노련미를 보이며 가볍게 MC 의 질문을 빠져나가는 아영이었다. 워낙 토크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방송답게 방송에 출연하는 출연진마다 쟁쟁한 아이돌 혹은 스타들이었다. 체리 쥬빌레의 라이벌 여자 그룹의 리더 멤버도 방송에 출연한데다가 영화속에서만 등장하는 스타들도 있었다. "후아...긴장된다. 그렇지?" "응. 조금은. 다들 유명하다보니..." 자신들 역시 한국에서 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체리 쥬빌레의 멤버들이었지만 다른 게스트들의 인기 또한 만만치 않았다. 휴식 시간동안 잠시 음료수로 목을 축이던 줄리아가 아영을 바라보더니 슬쩍 입을 열었다. "아영이. 이따가 너 스피드 전화퀴즈 어떻게 할 거야?" "아...난 지우에게 하려고. 지우가 또 그런 것은 잘하잖아." 스피드 전화퀴즈. 오늘 출연하는 멤버들이 쟁쟁한 만큼 조금이라도 방송화면에 잡히기 위해서 이번 전화퀴즈에서 특별한 인물에게 전화를 걸 생각인 줄리아였다. 이미 아영은 같은 멤버에게 전화를 걸기로 결정한 상황. 그런 와중에 자신도 같은 체리 쥬빌레 멤버들에게 연락을 하기는 조금 그랬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머릿속에 아주 좋은 게스트가 떠올랐다. 만약 전화를 받기만 한다면 이슈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아영을 통해 전화번호도 알고 있었다. 비록 연락을 한 적은 거의 없었지만 말이다. "아...!" "왜? 줄리아 넌. 게스트 누구로 하려고?" "응. 좋은 사람이 생각났어. 이히히..." 줄리아의 모습에 아영은 불안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 방송이 시작되었기에 자세한 것은 묻지 못하고 방송촬영에 임해야만 했다. 촬영은 재미있게 흘러갔다. 워낙 쟁쟁한 스타들이 모인데다가 다들 말 재주가 굉장히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피드 퀴즈. 자신과 가장 친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1분 동안 퀴즈를 내어 상대방이 정답을 가장 많이 맞춘 게스트에게 선물을 주는 방식이었다. 꽤나 다양한 사람들이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이 나왔기에 토크쇼에서도 인기가 높은 코너였다. 쟁쟁한 멤버들 만큼 인맥들 역시 쟁쟁한 인물들이 나왔다. 한 탤런트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가수와 전화통화를 했고, 어떤 아이돌 멤버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자! 그럼 체리 쥬빌레의 멤버인 줄리아씨의 차례인데요." 진행을 맡은 MC가 줄리아를 가르켰고, 방송카메라가 줄리아의 얼굴을 비추었다. 리더인 아영이 같은 체리 쥬빌레 멤버인 지우와 통화를 했기에 과연 줄리아는 누구에게 전화를 할 것인지 기대감에 섞인 게스트들의 시선이 줄리아에게로 쏟아졌다. "에...저는 솔직히 잘 아는 분은 아닌데요. 개인적으로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예요." "남자인가요?!" MC 말과 함께 방청객에서 엄청난 호응이 터져나왔다. 그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던 줄리아는 곧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송카메라를 보고 말했다. "네. 그런데 팬으로서 좋아하는 거예요. 아마 그쪽은 저를 잘 모르고 있을 거예요." 줄리아의 말에 전화통화를 끝내고 옆에 앉아 있던 아영이 화들짝 놀라며 줄리아를 바라보았다. "체리 쥬빌레의 멤버이자 많은 남성팬들을 눈웃음으로 녹이고 다니는 줄리아씨를 모르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존재한다고요? 허 참, 누군지 체리 쥬빌레 팬이 알면 큰일날 사람이로군요." "대체 누군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럼 어디 한번 전화 주세요." MC 의 진행에 따라 핸드폰을 들어 올린 줄리아는 전화번호목록에서 한 번호를 선택하고는 심호흡과 함께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연결된 스피커에서 컬러링으로 웅장한 팝송이 흘러나왔다. When you walk throuth a storm 이라는 가사로 시작된 팝송은 리버풀의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You'll Never walk alone 이었다. ============================ 작품 후기 ============================ 즐감하세요 ㅇㅇ 굿 밤? 그리고 다른 작품을 안쓰는 것은...안쓰는 게 아니예요. 쓸 시간이 잘 안나는거죠; 00175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어? 이게 무슨 노래인가요?" 스튜디오를 가득 울리는 팝송. MC 의 말에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는 출연진들이었다. 컬러링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라면 분명 유명한 팝송일 법도 했지만 아이돌 가수들 역시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을 보면 이 노래의 제목은 잘 알지 못하는 듯 싶었다. 아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You'll Never walk alone 은 1945년도 뮤지컬 회전목마의 트랙이다. 뮤지컬 '회전목마'에서 주인공이 죽었을 때 주인공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여주인공에게 불러주는 노래로 나오며 후에 주인공의 딸이 컸을 때, 졸업식에서 졸업반 학생들을 위해 불러주는 노래였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사회 초년생들을 위해 현 미국에서는 졸업식 때 졸업생들을 위해 불러주는 노래가 바로 You'll Never walk alone 이었다. 수 많은 가수들에 리메이크 되었고 엘비스 프레슬리나 프랭크 시나트 또한 이 곡을 부르긴 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중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영국의 락그룹인 핑크플로이드가 1971년 앨범 'Meddle'에 리버풀 FC 서포터들이 부르는 함성을 삽입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렇기에 기껏해봤자 나이대가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인 아이돌 가수들이 이 노래를 알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아...안 받나...?' 사전 연락도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코너의 특성상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었기에 전화를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슈퍼스타지 않는가? 또한 바로 어제 경기를 UAE 하고의 국가대표팀 경기를 치르기도 했었다. "아...안 받나요?" 컬러링이 계속해서 흐르지만 전화를 받은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에 MC 가 어떻게든 진행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멘트를 날려 줄리아가 민망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MC가 입을 열자마자 다행스럽게도 딸칵 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음...누구세요?] 듣기 좋은 미성을 지닌 남자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방금 막 잠에서 깼는지 푹 잠겨 있는 남자의 목소리를 확인한 줄리아는 재빠르게 질문을 이어나갔다. "네! 안녕하세요! 저 그거 있잖아요. 설거지 할 때 장갑 끼는거! 그것을 뭐라고 하죠?" [뭐요? 우왓!!!] 다짜고짜 질문을 날리는 줄리아의 모습에 남자의 목소리가 화들짝 놀라며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핸드폰와 스튜디오에 설치된 앰프가 연결되어 있었기에 남자가 넘어지는 소리는 스튜디오를 가득 울릴 정도로 크게 들렸다. "하...하하하...괘...괜찮으신가요?" "꽤 심하게 넘어지셨는데?" "이것만으로도 방송분량 나오겠는데요? 호호호." MC 의 말처럼 다른 출연진들 역시 키득키득 거리며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심지어 아영조차도 풉거리는 소리와 함께 간신히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 "괘...괜찮으세요?" [네. 아우...이건 왜 여기에 둬서. 괜찮긴 한데...누구세요?] "저...일단 설거지 할 때 끼는 장갑. 그것을 뭐라고 하죠?" [...고무장갑?]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청객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연신 수화기에서 누구세요? 여보세요? 뭐야? 왠 발신제한번호? 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줄리아는 속으로 '죄송해요'만을 연발하며 계속해서 문제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다음 문제는요. 그...아. 이게 뭐지?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 거지? 그 집 뒤에 된장하고 고추장 놓아두는 거 그것을 뭐라고 하죠?" [......장독대?] 연신 물어봐도 대답을 해주지 않는 줄리아 때문일까? 이제는 포기했는지 누구냐는 말도 하지 않은 채 연신 줄리아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남자였다. 그 이후로 보쌈, 젓갈, 손맛등 1분 동안 순식간에 무려 9문제나 맞추는 남자였다. 머뭇거림도 없었다. 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바로 답이 튀어나왔다. "우와! 무려 9문제나 맞추셨어요. 이거 기록인데요? 대단합니다. 정말." 방청객과 함께 출연진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잠에서 깨 몸개그까지 선보이기도 했지만 뛰어난 퀴즈실력을 발휘하며 순식간에 9문제나 맞춘 정체모를 남자에 대한 감탄의 박수였다. 그리고 잠깐 스튜디오가 진정이 되자 MC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여기 ○○토크쇼입니다. 방금 줄리아양이 통화를 거셨는데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 [줄리아요? 줄리아? 줄리아...? 누구지? 설마 그 줄리아인가?] 연신 줄리아의 이름만을 반복하는 남자의 목소리에 스튜디오에 모인 출현진들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그 다음 이어질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줄리아가 전화통화를 한 이 남자의 행동이 굉장히 재미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설마 줄리아씨. 모르는 분에게 전화를 하신건가요?" "그...그건 아닌데..." 줄리아라는 이름에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남자의 행동에 MC 가 짓궂은 목소리로 줄리아에게 말했다. [영국에서 전화 온 것은 아닐 텐데? 아니 영국에 줄리아라고 내가 아는 사람이 있던가? 아...? 혹시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씨요?] "아! 맞아요. 알고 계시네요. 방금 통화하신 분이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씨였는데요. 모르셨어요?" [아...예. 잠에서 방금 깨서...] "네. 실례지만 혹시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여기 시청자분들도 모두 보고 계신데 말이죠." MC 의 말에 다들 귀를 쫑긋 세우는 출연진들이었다. 과연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남자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단 둘. 아영과 줄리아 뿐이었다. 그리고 곧 스튜디오를 강타할 말이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아...네. 안녕하세요.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17번을 달고 뛰고 있는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네...? 프...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라면?" "어?! 설마 김현준 선수인가요? 어제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3경기 8골!!!" "해트트릭의 사나이! 축구천재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MC 는 물론 남자출연진 사이에서도 각자 한마디씩 터져나왔다. 그야말로 열광적인 반응이었다. 여자 출연진들도 김현준의 이름은 한 번씩 들어봤는지 모두들 놀란 표정이었다. 물론 남자 출현진들의 놀라움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김현준의 이름은 연예계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사하는 데다가 걸어다니는 이슈메이커인 그와 친분을 가지게 된다면 그 만큼 얻는 것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었다. "우와! 정말 김현준 선수인가요?" [네. 어제 UAE 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현준을 찾는다면 제가 맞습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다시 물어보는 MC 였고 MC 의 질문에 현준은 자신이 국가대표팀 공격수이자 리버풀에서 17번을 달고 있는 김현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야 했다. 그리고 김현준이라는 것이 확인되자 부랴부랴 움직이는 작가들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어제 전국을 강타하며 국민들의 시선을 한 몸에 잡았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였다. 이런 선수와의 통화를 방송에서 내보낼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통화시간을 늘리려는 것이었다. MC 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굳이 작가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몇 년차 방송 노하우가 있는 만큼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와...그럼 김현준 선수. 줄리아씨에 대해 잘 아세요? 줄리아씨가 현준 선수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던데요?" [하하하! 정말요? 영광인데요. 사적으로는 잘 몰라요. 하지만 저도 개인적으로 체리 쥬빌레 팬입니다. 팬클럽인 '맛첼'에도 가입되어 있어요. 앨범도 산 적이 있고요.] "진짜예요?" 현준의 말에 줄리아가 화들짝 웃으며 말했다. 자신들의 팬클럽에 가입했을 정도로 자신들에게 관심이 있다는 게 기분좋았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자신들의 팬이라니 말이다. [가입한지 꽤 오래되었는데...그리고 리더인 아영씨하고는 예전에 프로그램 방송에 나간적도 있고요. 줄리아씨도 한 번 뵌 적은 있어요. 그렇게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닌데. 아...! 그런데 제 번호는 대체 어떻게 아신 거죠? 본 적은 있는데 전화 번호 교환까지는...] "안녕하세요! 체리 쥬빌레 리더인 아영입니다." 의아해하는 현준의 목소리에 재빠르게 아영이 멘트를 치고나왔다. 자신이 줄리아에게 현준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행여나 현준이 기분 나빠하면 큰일이 날지도 몰랐기에 재빠르게 무마하려는 행동이었다. [아하...아영씨가 알려주셨구나. 아영씨하고는 전에 전화번호를 교환한 적이 있으니...] "죄송해요. 제가 알려줬어요. 기분 안 나쁘시죠?" [아뇨. 괜찮습니다. 덕분에 체리 쥬빌레의 팬이었는데 줄리아씨의 목소리도 듣고 좋았네요.] "헤헤헤..." 현준의 말에 귀엽게 웃음을 짓는 아영이었다. 굳이 작가들이 노력하지 않아도 현준은 이 상황이 재미있는지 계속해서 통화를 이어나갔다. MC 들의 질문에도 거리낌 없이 대답해주었고 아영과 줄리아의 질문에도 재치있게 대답을 하며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어 주곤 했다. "자 그럼 김현준 선수. 오늘 오랫동안 전화통화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 한번 저희 프로그램에 나오실 의향 없으세요?" [스케줄이 없을 때 초대해주신다면 기꺼이 나가도록 할게요.] "오! 그럼 김현준 선수를 볼 수 있는 건가요? 저 리버풀 유니폼에 싸인 받은거 받고 싶은데요?" [하하하! 그건 개인적으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준의 말에 스튜디오 여기저기서 '저도요'라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만큼 현준과 친분을 맺고 싶어하는 연예인이 많다는 증거였다. "그렇다면 김현준 선수. 영국으로는 언제 출국합니까?" [네. 오늘 저녁 비행기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15일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있어서 말이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굉장한 라이벌 경기 아닙니까? 분위기도 살벌할테고 말이죠. 더군다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박지성 선수가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박지성 선수하고도 친분이 있습니까?" [아뇨. 잘 알지는 못해요.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없고요. 이번 경기에선 그라운드에서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습니다. 제가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박지성 선수는 이미 국가대표를 은퇴 하셨기 때문에 만나볼 기회가 없었거든요.] "아아..." 현준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는 MC 들이었다. 그렇게 현준과의 전화통화를 마친 MC 는 이번에는 줄리아와 아영에게로 질문을 집중시켰다. 세간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자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스포츠 스타인 축구 천재 김현준과 알고 지내는 인물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한 때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과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는 소문에 예능프로그램에 뻔질나게 드나들어야 했던 수진이다. 다들 현준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비롯해 두 번의 평가전으로 인해 가뜩이나 현준에 대한 인기가 드높아져 있을 때 이렇게 현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줄리아와 아영에게 화면을 집중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를 꼽으라는 누구나 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를 꼽을 터였다. 프리미어리그 선두와 2위의 맞대결인 만큼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전문가들도 쉽사리 승부를 점치지 못했다. 어마어마한 공격력을 보이는 리버풀이지만 전통의 명가인 맨유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자랑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팬들은 자신들의 팀이 승리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안 필드로 들어서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최근 전적은 3-1 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그 때 1 골 2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김현준은 A 매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골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선수였다. "분명 준이 골을 넣을 게 틀림없어." "이번에도 해트트릭을 할테지." 상대는 리그 2위이자 세계적인 강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지만 안 필드로 향하는 더 콥은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속속들이 경기장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또한 이번 경기에는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모습을 드러낸다고도 했기에 더욱더 승리에 대해 자신이 있는 더 콥이었다. 리버풀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안 필드는 경기가 시작되기 두 시간전부터 이미 노래가 시작되고 있었다. "야! 오늘 맨유하고 리버풀 경기 언제 시작하지?"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어." "지성이형도 나온다는데 맨유 리버풀에게 발리는 거 아냐?" "맨유가 쉽게 지겠냐? 그런데 리버풀에는 김현준이 있어서. 걔는 이번에도 골 넣을까? 완전 득점기계야. 득점기계. 축구계의 사기캐릭터. 어쨌든 박지성도 골 넣고 김현준도 골 넣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인 퍼거슨이 박지성 선수가 선발 출전할 것이라며 말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이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거인 두 선수가 맞붙는 만큼 벌써부터 경기가 시작되기를 손꼽는 대한민국의 축구팬들이었다.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오늘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과의 경기를 중계해드릴 캐스터 조민호입니다. 옆에는 오늘 해설을 도와주실 신연호 해설위원이 함께 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연호입니다.] 한국과 UAE 와의 중계를 위해 한국까지 갔다가 다시 리버풀로 돌아온 만큼 피곤할 법도 했지만 프로답게 해설을 이어나가는 조민호였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매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과의 경기였다. 또한 한국이 자랑하는 스포츠스타 두 명이 맞붙는 경기기도 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리버풀의 김현준. 그런 경기를 자신이 중계하게 되다니 가슴이 벌써부터 뜨거워지는 조민호였다. 00176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현재 리그 1위를 달리는 리버풀. 그 기세가 엄청나죠? 매 경기마다 엄청난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에 맞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그 6승 1무를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를 골득실차로 누르며 리그 2위를 마크하고 있는데 말이죠. 오늘의 키 플레이어 과연 누가 될까요?] [네. 이번 경기에서 양 팀의 주장이 각각 복귀하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던 네마냐 비디치가 복귀합니다. 지난 8월 시즌 개막전인 웨스트 브롬위치하고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입었지만 A 매치 주간에 세르비아 대표로 슬로베니아와의 유로 2012 예선 최종전에 선발 출전하며 복귀가능성을 높였는데요.] 비디치의 가세로 인해 젊은 피인 존스와 에반스가 분전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이 한층 견고해졌다는 평가였다. 더군다나 발목부상으로 한달 가량 결장했던 톰 클레버리 역시 복귀하며 한층 더 튼튼한 전력을 자랑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박지성 또한 지난 1일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첫 선발출전을 했고 후반 막판 웰벡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칼링컵, 리그, A 매치등으로 주전 선수 대부분이 숨 가쁜 일정을 보낸 것에 비해 박지성은 2주 동안 휴식을 가졌다는 것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입장으로는 고무적이었다. [리버풀 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말이죠. 더군다나 이번 경기 안 필드에서 벌어지지 않습니까? 결과를 예상하기가 너무나 힘들죠. 더군다나 리버풀에는 그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자랑하는 축구 천재인 김현준이 말이죠.]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열광적인 응원을 자랑하는 안 필드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장으로는 리버풀의 영원한 주장이라는 캡틴 제라드가 돌아온 것도 달갑지 않았다. 더군다나 리버풀의 주포 김현준은 A 매치 두경기를 치르면서 무려 5골을 넣는 괴물같은 득점력을 뽐냈다. 저번 더비전에서 김현준에게 1골 2어시스트를 내주며 완패를 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입장으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활약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역대전적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82승 61무 74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리버풀의 라인업은 저번 경기 그대로인데 말이죠. 레이나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수아레즈, 카윗, 김현준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노리고 말이죠. 또한 제라드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죠. 그에 반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굉장히 의아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A 매치 기간에 경기를 치른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자 한 모양인데 말이죠.] 수비수인 필 존스를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파트너인 플레쳐와 호흡을 맞추는 라인업이었다. 저번 경기에서 자신들의 골문을 3번이나 연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스몰링, 에브라, 퍼디난드, 에반스가 포백으로 나섰고 웰벡을 중앙 공격수로 그리고 박지성과 에슐리 영을 측면 공격수로 내보냈다. [오늘 경기 박지성 선수가 선발 출전하면서 코라인 더비가 이뤄지지 않았습니까? 꽤 기대가 되는 데 말이죠.] [그렇습니다. 이런 라이벌 경기에서 맞붙는 대한민국 선수들. 참 기분이 묘할 거예요. 더군다나 박지성 선수는 오른쪽 측면에서 플레이를 하는 데 김현준 선수도 폭 넓게 플레이를 하지 않습니까? 분명 경기장에서 몇 번이나 마주칠텐데 말이죠.] 하지만 이런 세계적인 라이벌 더비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뛰는 모습을 본다는 것에 조금씩 흥분이 되는 그 해설위원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e storm is the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the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노래하는 서포터즈라는 말 답게 머플러를 들고 자신들의 응원가를 열창하는 더 콥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노래를 들으며 천천히 경기장에 입장하는 선수들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야말로."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으로 네덜란드 아인트 호벤에 입단. 그리고 04-05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메달을 획득하기도 한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축구 선수였다. 2008년 국가대표팀 주장을 이어받았으며 2002, 2006,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월드컵 3개 대회 연속골도 기록하고 있는 선수였다. 현준 역시 그런 박지성의 활약을 보고 자랐기에,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박지성에게 악수를 건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현준이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이는 지성이었다. 이런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대회에서 같은 대한민국 출신선수와 경기를 치르는 것이 뿌듯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친분을 과시하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휘슬이 울리고 나서는 바로 적으로 돌변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의 시선 특히 잉글랜드의 시선이 집중된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곧 열릴 터였다. 와아아아!!! 우우우우!!! 프리미어리그가 자랑하는 라이벌 매치답게 응원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거대한 현수막과 함께 관중석을 덮은 현란한 깃발들이 펄럭였다. 열광적인 분위기에 무섭게 느껴질 법도 했지만 이런 일이 익숙한지 더욱더 소리를 높이며 악을 쓰며 응원을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과 더 콥이었다. 삐이익!!!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선공은 홈팀인 리버풀이었다. 중앙의 센터 서클에서 수아레즈와 카윗이 서로 공을 주고 받는 순간 양 옆에 위치해 있던 다우닝과 현준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튀어나갔다. 그리고 현준의 움직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이자 리버풀을 상대하는 프리미어리그의 팀들이라면 가장 먼저 막아야 되는 선수로 꼽는 동양의 축구천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저번 리버풀과의 라이벌 경기에서 현준을 막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집중해!"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리버풀 선수들 역시 서로 스위칭을 거듭하며 점유율을 높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노리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와 카윗이 서로 위치를 바꾸며 공수에서 넓은 활동을 거두며 점점 점유율을 자신들의 것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큭!!!" 박지성이 정확한 태클로 찰리 아담의 공을 뺏어내었고 곧 옆에서 뛰어들어가는 긱스를 향해 공을 찔러 넣었다. 하지만 공은 곧 루카스 레이바가 낚아채었다. '측면쪽으로 파고 들어야 겠네...' 수비적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중앙 미드필더에 대다수 배치되어 있었기에 중원에서의 압박이 굉장히 심했다. 더군다나 라이벌 매치. 한 치도 물어서지 않겠다는 각오로 덤벼들고 있었다. 아무리 자신이라도 저런 중원에서 마음껏 공을 빼낼 자신은 없었다. 공을 보유한 채 버틸 수는 있어도 도저히 앞으로 전진할 틈이 없었다. 서로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굉장히 빠른 공수 전환을 보여주고 있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과 양팀의 공수전환만큼이나 빠르게 연속적으로 울리고 있었다. 라이벌 전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곳곳에서 반칙이 난무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찰리 아담이 공을 향해 달려오자 스몰링이 정강이를 가격 할 듯 세게 볼을 차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프리킥에서도 다시 한번 반칙이 이어졌다. 제라드가 띄어준 공을 수아레즈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헤딩을 하는 와중에 퍼디난드의 어깨를 콱 내려찍어 눌렀기 때문이었다. 우우우우!!! 전반 20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만큼 반칙들이 난무하면서 시합이 지체되고 있었다. 더비 매치라는 말처럼 그야말로 그라운드에서는 총성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경기에서 뛰고 있는 현준도 곤욕을 치르고 있기엔 마찬가지였다.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의 거친 태클이 연속적으로 날아왔고 또한 박지성조차도 어느 샌가 나타나 자신의 공을 낚아채고 있었다. 측면을 노리고 파고들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한, 두명의 선수를 제끼고 전매특허인 스루패스를 찔러봤지만 아쉽게도 공을 받은 수아레즈와 다우닝이 기회를 날려버렸고 그 후에는 현준이 측면으로 가면 몸을 날려서라도 공을 걷어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었다. [경기 굉장히 치열한데요?] [김현준 선수가 저렇게 고전하는 모습도 처음 보는군요. 박지성 선수와 김현준 선수. 치열하게 맞붙고 있어요.] 몇 명의 수비수들이 달라붙어도 여유롭게 공을 보유하며 상대방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패스를 찔러넣었던 현준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달라붙자 그런 플레이도 꽤나 힘겨워 보였다. 다시 한번 현준이 공을 잡자 박지성이 그대로 현준과 몸을 부딪혔다. 쿠웅!!! "큭..." 현준과 몸싸움을 하면서 몇 번이나 느꼈지만 강철과도 같은 단단한 신체였다. 어떻게 훈련을 해야지 이런 몸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증이 터져나올 정도였다. 반칙을 각오한 차지였지만 멀쩡하게 공을 보유하며 드리블을 하는 현준의 모습에 지성은 혀를 내두르며 재빠르게 현준에게 따라붙었다. 오늘 경기에서 자신이 맡은 중요한 역할중 하나가 바로 현준의 대인마크였기 때문이었다. 아직까지는 잘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의 틈을 줘서도 안되었기에 지성은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박지성 선수. 김현준 선수에게 달려드는데요!] 다시한번 지성의 태클이 이어졌고 지성의 태클로 인해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현준이었다. "어휴..." "괜찮아?" "네." 자신을 향해 손을 내미는 지성의 모습에 차마 화를 낼 수도 없는 현준이었다. 지성의 손을 잡고 일어선 현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걱정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리버풀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집중 마크 때문일까? 벌써 현준이 당한 반칙이 6개째였다. 갓 전반 25분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거의 4분마다 한 번 꼴로 반칙을 당했다는 말이었다. "이대로 있다간 힘들겠는데..." 교묘하게 카드까지는 나오지 않는 반칙들이었다. 이대로 있다간 시합의 흐름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넘어갈지도 몰랐다. 찬스는 자신들이 더 많이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스코어는 아직 0-0 이었다. 현준이 계속해서 반칙을 당하는 모습에 흥분된 모습으로 심판에게 계속해서 어필을 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이러다가 현준이 부상이라도 입으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경기장의 분위기도 더욱더 가열되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공을 잡기만 하면 더 콥의 야유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마치 당장이라도 그라운드로 뛰어들 기세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현준이 공을 잡자 필 존스의 태클이 현준에게로 날아왔다. '어디를...!' 이미 선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필 존스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읽고 있던 현준이다. 가볍게 공을 옆으로 흘리며 필 존스의 태클을 피했던 현준은 곧바로 공을 앞으로 찔러 넣어야만 했다. 에브라가 재빠르게 발을 내 뻗어 자신의 공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에브라와 발이 부딪쳤고, 현준은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그라운드로 쓰러졌고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아! 이거 좀 심한데요? 김현준 선수 많이 아파보입니다. 아무래도 카드가 나올 것 같은데요?] [화면을 보시면 에브라 선수의 발이 높게 들어갔거든요.] [아...김현준 선수. 다리를 절뚝거리는 군요. 괜찮을까요?] 계속해서 현준이 반칙을 당하는 모습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기를 중계하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워낙 요주의 선수인데다 더비 매치인 만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현준을 그냥두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심하게 반칙을 범하면서까지 현준을 마크할 줄은 몰랐다. "이 자식이...!" 아까부터 현준이 계속해서 반칙을 당하는 모습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던 제라드였다. 아무리 더비매치라고는 하지만 한 선수에게 벌써 8번이나 반칙을 범했기 때문이었다. 에브라의 어깨를 제라드가 탁 밀치자 퍼디낸드가 달려들어 제라드의 어깨를 밀었고 곧 선수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삑!! 삑삑!!! 과열된 분위기로 선수들끼리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자 휘슬로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심판이었다. 그리고 결국 제라드와 퍼디난드, 에브라가 옐로카드를 받고야 말았다. "괜찮나?" "아아...아직 뛸 수는 있어요." "원한다면 교체 신호는 보내주마. 무리하지 말도록."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으며 축구화 끈을 동여매었다. 솔직히 아까 전 외마디 비명소리는 연극이었다. 악마의 신체를 지닌 자신이 그런 태클에 상처를 입을 리가 없었다. 단지 비명소리를 내며 쓰러진 것은 가뜩이나 반칙이 많이 들어온 까닭에 선수들을 옐로카드 혹은 레드카드를 받게 만들 목적이었다. 그렇게 된 것이 흥분한 제라드로 인해 무려 3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기는 했지만 말이다. "저 녀석들의 골문을 열기 까지는 절대 벤치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알았다." 굳은 현준의 말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벤치쪽으로 신호를 보내는 제라드였다. 제라드의 신호에 혹시나 교체를 하려던 달글리쉬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명령을 내리며 경기를 지켜볼 뿐이었다. '후우...' 반칙으로 인해 별다른 타격은 없었지만 진드기처럼 달라붙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껄끄러운 현준이었다. 솔직히 짜증도 솟구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 보유한 순수한 마기를 전부 이용해 그들을 농락시키며 플레이를 펼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바로 능천사 때문이었다. 만약 자신이 대량으로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하면 능천사가 알아차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칫..." 전반전이 끝나고 나서도 경기는 0-0 무승부. 얼마나 경기가 치열했는지 양측간의 반칙수는 무려 20개가 훌쩍 뛰어넘었다. 추가시간도 없이 45분이 끝나자마자 바로 심판이 휘슬을 불 정도였다. 슈팅은 양 팀 통틀어 6개. 그리고 그 중 유효 슈팅은 양 팀 합쳐서 단 하나였다. 현준의 스루패스를 찔러받은 수아레즈가 골키퍼 정면으로 날려버렸던 슈팅이었다. ============================ 작품 후기 ============================ 현재 리그너스 대륙전기R 에 대한 대대적인 리메이크에 들어갔어요. 후속작하고 연결시키려고하니 이것저것 고쳐야 할게 있더라고요. 현재분량까지 뜯어고친 후에 전부 수정 후 새롭게 폭참으로 연재시작할게요. 그런데 언제쯤 될지... 00177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골치 아프군.' 리버풀의 감독 케니 달글리쉬는 라커룸으로 퇴장하는 선수들을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더비전인 만큼 만만치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엉거주춤 일어나는 코치진과 함께 라커룸으로 향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런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헝클어져 있었다. 과연 선수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만 할까? 어떻게 이 난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었다. 마땅히 뾰족한 묘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덜컥! 라커룸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선수들의 시선이 모두 달글리쉬 감독에게로 향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선수들의 시선이었지만 오늘따라 그런 선수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그였다. 그러나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가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이제 전반전이 끝났을 뿐이다. 상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지만 이곳은 안 필드였다.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단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압박이 거셌을 뿐.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마무리가 좀 부족했지." 달글리쉬 감독의 말이 끝나자 수아레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양 팀 경기를 통틀어 유일하게 골을 넣을 수 있던 선수가 바로 그였다. 현준의 스루패스를 받아 완벽한 득점 찬스를 놓쳐버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도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었기에 달글리쉬 감독은 굳이 그런 실수를 꺼내지는 않았다. 이야기를 꺼내서 괜히 선수의 멘탈에 영향을 줄 필요는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단 라인업을 손 볼 필요는 있겠지. 선수들의 교체는 없지만 포지션 변화는 있다. 준." "네."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도너츠를 먹고 있던 현준이 대답과 함께 고개를 돌렸다. 전반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집중적인 견제해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준 선수였다. 어떤 위치에서든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발휘해주고 해결사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렇기에 그 만큼 달글리쉬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압박이 집중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첼시 시절에서도 미드필더로 뛰었던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일단 격렬하게 벌어지는 허리싸움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한다." "미드필더로 내려가시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수아레즈를 원 톱으로 넣고 제라드와 아담 그리고 핸더슨과 호흡을 맞춘다." 말과 함께 보드판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움직임으로 그려가며 현준에게 열심히 지시를 내리기 시작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현준 역시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달글리쉬 감독의 말을 듣고 있었다. '후반전에는 고생 꽤나 하겠군...' 분명 후반전에도 치열한 허리싸움이 벌어질 게 분명했다. 가뜩이나 선수들의 견제가 더더욱 집중될 게 분명했다. '아마도 미끼인가?' 그럴지도 몰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견제와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동안 다른 동료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괜히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아니다. 축구실력 만큼은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선수들만 모인 팀이 바로 리버풀이다. 현준에게 지시를 내린 달글리쉬 감독은 또 다시 다른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지시가 만족스러웠는지 조금은 굳어 있었던 리버풀 선수들의 표정이 점점 펴지기 시작했다. "여기는 안 필드다. 그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리버풀의 성지. 그리고 리버풀의 긍지를 떠올리라는 말이었다. 그 상대가 누구던 안 필드에서는 패배할 수가 없는 리버풀이었다. 잠시 슈트를 걷어 시간을 확인하던 달글리쉬 감독은 곧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지 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3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고생 좀 하겠군. 조금만 참아라. 곧 골을 넣어 줄테니." 달글리쉬 감독의 모습이 사라지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현준의 어깨를 툭 치는 제라드였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집중 견제. 일반적으로 축구 선수들의 몸싸움은 거칠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확실히 현준이 미드필더로 가세한다면 숨통이 트일지도 몰랐다. 현준의 장기인 스루패스는 언제나 맨체스터의 골문을 노릴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로웠고 볼 소유 능력만큼은 제라드마저도 감탄할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보였다. 중원에서 현준이 버티고 서 있으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흐름을 끊는 것도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앙싸움에서도 자신들이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패스 하나 넣어줘. 바로 골로 연결시켜 줄게." 카윗이었다. 전반전 단 하나의 슈팅만 기록했지만 누구보다도 바쁘게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였다. "제대로 넣어줄게요. 대신 못 넣으면 알죠?" "정말?" 예의상 장난스럽게 맞받아줬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놀라는 시늉을 보이는 카윗이었다. 그리고는 곧 자신을 믿으라는 듯 가슴을 탕탕치는 그였다. 그런 카윗의 행동에 아까전만 하더라도 축 잠겨있던 라커룸의 분위기가 떠들썩해지기 시작했다. 다들 한 마디씩 이야기를 꺼내며 전반전 자신들이 부족했던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이야기와 함께 더 콥의 You'll Never walk alone 이 현준의 귓가에 아련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자! 후반전 경기 시작했습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리버풀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 제 8라운드 경기입니다. 전반전 양 팀 모두 빠른 공수전환을 노리며 서로의 골문을 누볐지만 강력한 수비 때문에 양 팀 득점 없이 경기를 끝냈죠?] [네. 그렇습니다. 양 팀 합쳐 슈팅 수가 6개 불과했으니 얼마나 선수들이 치열하게 싸움을 벌였는지 알 수 있는데요. 특히나 더비전인 만큼 양 팀 선수들 몸싸움까지 벌이지 않았습니까?] [에브라 선수의 태클로 인해 김현준 선수가 그라운드로 쓰러졌고 제라드 선수가 그대로 달려오면서 난장판이 벌어졌었죠. 양팀 합쳐 3개의 옐로카드가 그때 나왔고 말이죠.] 후반이 시작되도 여전히 노래로 리버풀을 응원하는 더 콥들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승리였다. 더군다나 상대방은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저번 시즌 우승으로 인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직함을 뺏어갔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 승리로 인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콧대를 확 꺾어눌러줬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담긴 노래였다. [후반전 리버풀의 진영이 조금 바뀌었는데 말이죠. 대체적으로 선수들의 위치가 아래쪽으로 이동했군요.] [네. 전반 오른쪽 측면에서 플레이를 했던 김현준 선수가 중앙으로 이동했군요. 아! 말씀드리는 순간 김현준 선수 박지성 선수에게서 공을 뺏어냈습니다.] 지성이 특유의 활동량으로 리버풀 선수의 사이에서 공을 뺏어내어 앞으로 드리블을 하며 치고 나오기 시작했지만 어느새 지성에게로 접근해 자신의 피지컬을 이용해 다시 공을 뺏어내는 현준이었다. "큭...!" 프리미어리그 7년차로 베테랑 미드필더인 지성이었지만 압도적인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현준의 플레이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곧바로 관중들의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리버풀에 입단한 1 시즌도 채 되지 않아 더 콥들의 마음을 휘어잡은 현준이다. 언제나 리버풀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그라운드의 지배자'인 그가 과연 어떤 플레이를 펼쳐보일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공을 잡은 현준은 그대로 제라드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공은 다리를 뻗어 걷어내려는 플레쳐의 사이를 지나 제라드에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제라드는 그대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하는 현준에게로 다시 공을 밀어넣었다. 완벽한 원투패스. 하지만 현준이 공을 잡기가 무섭게 바로 긱스의 태클이 들어왔다. 몸의 체중이 실린 강력한 태클에 현준은 그대로 몸을 휘청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 반칙 아닌가요? 심판 휘슬을 불지 않는군요.] "크윽..." 충분히 반칙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았기에 계속 경기를 진행시켜나가야만 했다. '악마의 신체라는 게 편하긴 하네...' 스퍼트에 스친 부분이 욱신거리기는 했지만 욱신거림은 곧 잦아들었다. 긱스의 태클에 휘청거리기는 했지만 아직 공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빠르게 선수들의 위치와 몸놀림을 파악한 현준은 그대로 전매특허인 스루패스를 찔러넣었다.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리오 퍼디낸드와 크리스 스몰링의 사이를 지나 뒤로 뛰어 들어가고 있던 카윗에게로 연결되었고 카윗은 지체없이 패널티 라인으로 뛰어들어가고 있는 제라드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제라드 헤딩!!!] 정확한 크로스와 완벽한 헤딩 슛. 그러나 안 필드에서는 곧 안타까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제라드의 머리에 맞은 곧이 골대 위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위협적인 찬스를 맞이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다행히 공은 골대 위로 지나갔지만 하마터면 실점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런 찬스를 만들어낸 시발점은 바로 현준이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었다. "준에 대한 마크가 점점 심해지는군요." "퍼거슨도 잘 알고 있겠지." 리버풀이 리그 7연승을 거두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는 다름아닌 현준이었다. 리버풀 공격의 핵으로 상대방의 진영을 헤집고 다니며 드리블 돌파 혹은 포스트 플레이까지 능한 모습을 보이며 기회를 만들어 주거나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해결사적인 면모를 보이는 만능 플레이어가 바로 현준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활약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현준이 집중 견제를 당하면 경기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몇 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축구실력으로 난관을 돌파했던 현준이지만 확실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강팀중의 강팀이었다. "교활한 늙은 여우라는 별명이 아주 잘 어울리지." 저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전에서 1골 2도움이라는 만점활약을 보였던 현준이다. 그런 현준을 그냥 둘리가 없는 퍼거슨이었다. 분명 치밀한 분석을 통해 현준의 플레이 스타일과 약점을 분석했을 게 분명했다. "쉽사리 흥분하지 않는군요. 조금은 불안하긴 했는데 말이죠." "멘탈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없는 친구야." 아무리 침착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계속된 거친 반칙과 태클이 자신에게 향한다면 흥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흥분을 하기 시작하면 플레이가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법이었다. 하지만 후반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꿋꿋하게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기껏해봤자 24살 만으로는 23살에 불과한 선수였지만 그라운드 내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는 축구선수로서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였다. 마치 게임속에서만 등장하는 플레이어처럼 말이다. 그렇게 벤치에서 계속해서 코치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확실히 거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상대로도 꿋꿋하게 중앙에서 볼을 소유하며 기회를 만들어 주는 현준이었다. 또한 제라드와 찰리 아담이 그런 현준을 잘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특히나 리버풀의 캡틴인 제라드는 노쇠했지만 세계적인 미드필더중 하나로 손 꼽히는 선수. 언제나 어디서나 위협적인 한방이 가능한 선수였다. [카윗 슛!!! 아! 퍼디난드의 몸에 맞고 골라인 밖으로 벗어나는군요.] [점점 리버풀의 공세가 날카로워지고 있어요. 중앙싸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계속해서 밀리고 있거든요. 김현준과 제라드가 연신 공격 작업 전개를 잘 해주고 있거든요?] 점점 시간이 흘러갈수록 경기의 흐름은 리버풀에게로 넘어오고 있었다. 안 필드의 압도적인 응원을 뒤에 업고 자신있게 좌우로 혹은 중앙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리버풀의 플레이에 어쩔 수 없이 수세에 몰려야만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그나마 간간히 측면의 오버래핑으로 기회를 잡아 보려고는 했지만 웰벡, 긱스의 슛은 번번히 리버풀의 골대를 외면하기 일쑤였다.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응원가 You'll never walk alone 이 안 필드에 크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전반전과는 달리 우세하게 플레이를 펼치는 리버풀 선수들에게 더욱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현준과 제라드가 중원에서 떡하니 버티며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현준과 제라드는 날카로운 스루패스나 예상치 못한 창조적인 패스만을 뿌려주는 선수만은 아니었다. "칫...!"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박지성이 재빠르게 현준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현준의 움직임이 더욱 빨랐다. 현준의 발 끝에 맞은 공은 박지성의 머리위를 살짝 스치고 지나 제라드의 앞으로 떨어졌고 제라드는 그대로 논스톱으로 공을 강하게 걷어찼다. 뻐엉!!! 제라드의 전매특허. 파워풀한 중거리 슛이 터져나왔고 빠른 속도로 날아간 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데 헤아가 몸을 날리며 가까스로 막아내었다. 언제 어디서나 골을 직접 노릴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있는 두 선수였다. 제라드도 제라드지만 현준의 중거리 슛 능력 또한 일품이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패스 코스 뿐만 아니라 슈팅 코스마저도 차단해야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리버풀 선수들고 놓아줄 수 없었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점점 시간이 흘러갈수록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00178 현준, 신드롬을 일으키다. =========================================================================                            [데 헤아의 선방입니다! 김현준 선수와 제라드 선수의 연계 플레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서는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는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빠르게 달려들었지만 김현준 선수 로빙 패스로 제라드 선수의 앞으로 공을 보냈고 그대로 논스톱 슈팅. 들어갔으면 멋진 골이 나올 뻔했는데 말이죠.] [과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기대가 됩니다.] 조민호 캐스터도 그리고 신연호 해설위원도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할지 몰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엔 박지성이 그리고 리버풀에는 김현준이라는 대한민국이 배출한 슈퍼스타들이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공세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워낙 김현준과 제라드가 중원에서 든든하게 볼배급을 하고 있으니 찬스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 탓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수비적으로 밖에 나올 수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양 쪽 윙백들이 공격가담을 하며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또한 윙백들의 공격가담 역시 그렇게 활발한 것도 아니었다. 경기 후반에 가까워질수록 체력적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와아아아!!! 리버풀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열광적인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런 환호성 소리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렇게 계속해서 리버풀에게 끌려다니는 것은 위험했다. 워낙 강한 수비력을 지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고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 역시 수비력이 출중한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었다. 이대로 끌려 다니다가 행여나 골이라도 먹히게 된다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리버풀의 골문을 여는 것은 너무나도 힘겨워 보였다. 원 톱인 대니 웰벡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가 자신들의 진영에서 머무르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렇다고 마땅히 이 위기를 해결할 만한 방법도 없었다. 초일류급의 미드필더인 리버풀의 주장인 제라드.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릴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현준의 존재 때문이었다. [아!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수 교체를 감행하는군요.]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보입니다. 박지성 선수와 애슐리 영 선수를 빼고 루니 선수와 나니 선수를 투입하는군요.] 결국 결단을 내리고 공격의 칼날을 꺼내는 퍼거슨 감독이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최대한 무승부 혹은 패배의 결과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어떻게든 리버풀의 골문을 여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 듯 싶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밖으로 걸어 나가는 박지성의 모습에 현준이 한국어로 말을 건넸고 지성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그라운드 밖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플레이를 하고 싶었기에 조금은 아쉬운 느낌도 있었지만 감독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부지런히 뛰기는 했지만 박지성이 경기장에서 보인 기록은 슈팅 1개. 하지만 특유의 활동량을 발휘해 리버풀의 선수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그였다. 그리고 웨인 루니와 루이스 나니가 그라운드로 들어서자 어마어마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 만큼 그 둘이 위협적이라는 것은 더 콥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웨인 루니. 맨유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로 유로 2004 역대 최연소 득점자로 이름을 떨친 선수. 영국 프로 축구협회 선정 올해의 영 플레이어에도 2번이나 선정되었으며 2005년 칼링컵 MVP, 2008년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상, 2008 FIFA 클럽 월드컵 골든볼, 2009 시즌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공격수중 하나였다. 또한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대표 공격수인 웨인 루니는 10월의 사나이라고 불릴 정도로 10월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루이스 나니 역시 만만치 않은 선수였다. [자 퍼거슨 감독이 승부수를 띄었는데요. 과연 달글리쉬 감독 어떻게 대처 할지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리버풀이었다. 웨인 루니와 루이스 나니가 주도권을 뺏어오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 작업을 펼쳐내고는 있었지만 김현준이 버티는 리버풀의 중원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루이스 나니가 사이스에서 올리는 크로스는 섬찟한 위협을 주기엔 충분했다. 더군다나 틈이 날 때마다 안으로 파고들어와 슈팅을 날리는 루니의 슛은 정확하게 리버풀의 골문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레이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안 필드에서 먼저 선제골을 내줬을 수도 있었다. [경기 치열하게 흐르고 있습니다만. 아직 양 팀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대로 무승부로 끝나게 되는 건가요?] 후반 40분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 스코어는 0-0 이었다. 찬스를 만들어내며 서로의 골문을 위협하는 양 팀이었지만 아직까지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다. 더비매치에서는 질 수 없다는 듯 필사적인 수비수들의 수비와 골키퍼의 선방 덕분이었다. [김현준 선수가 한 건 해줬으면 하는데 말이죠.] 어떤 경기에서는 공격 포인트를 올렸던 현준이다. 골을 넣지 못한 경기도 거의 없었다. 안 필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더 콥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이대로 경기가 끝나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누군가 골을 넣어 콧대 높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눌러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것은 더 콥 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후반 44분 마침내 현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후욱..."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충분히 제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현준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뛰어난 볼 배급을 능력을 보이며 공수를 원활하게 조율하는 한 편 날카로운 스루패스도 선보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대로 만족할 수는 없어.' 자신이 누구던가? 순수한 마기를 보유한 악마였다. 비록 인간의 한계 이상은 힘을 발휘할 수 없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들을 자신의 비교대상을 삼을 수는 없었다. 경기스코어는 0-0 이었다. 여전히 안 필드에는 더 콥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오늘 경기가 끝난다면 아마 그들은 실망을 하며 집에 돌아갈 게 분명했다. 그렇게 두고 싶지는 않았다. 90여분 동안 끊임없이 노래를 불러준 더 콥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파앙! "쳇!" 수아레즈를 노리고 찔러준 스루패스가 에브라의 태클에 의해 밖으로 걷어지자 제라드가 짜증을 내며 잔디를 발로 찼다. 또 한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벽에 가로막힌 것이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공간 곳곳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공격작업을 펼치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리고 카윗의 스로인으로 공을 제라드에게 연결했고 다시 한번 패널티 라인으로 크로스를 올리려던 제라드는 공을 감아차기 위해 디딤발을 강하게 내리 찍었다. "스티브!" 그리고 그 순간 옆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제라드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름이 들린 곳을 향해 공을 찔러 넣었다. 자신도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그 쪽으로 공을 보내야만 할 것만 같았다. 제라드의 절묘한 패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 틈으로 지나 현준에게로 연결되었다. 두근!!!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아마 이것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아직 추가시간도 되지 않았지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확실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강했다.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자신을 90여분 가까이 묶어놓다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지쳐있는 그들과는 달리 아직도 체력이 멀쩡하게 남아있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현준은 그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널티 라인 안쪽으로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제라드! 김현준에게로 연결했습니다. 김현준 그대로 돌파합니다!!!] [갑니다! 가요!!! 김현준!] 급가속과 급정지 그리고 이어지는 화려한 개인기들의 향연. 현준이 한번 몸을 크게 휘두르고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현준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수비수들이 저절로 비껴져 나갔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울리던 더 콥의 노래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순수한 마기로 인해 신경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키이잉!!!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힘을 표출해내었고, 그라운드 위에 존재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정지장면처럼 끊어져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으로 현준은 유유히 자신의 개인기로 선수들의 틈 사이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현준의 이마에서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순수한 마기가 퍼져나간다면 능천사에게 들킬지도 몰랐기에 세심하게 컨트롤 해야 했다. 와아아!! 아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개인기로 제치며 패널티라인으로 빠르게 돌파해들어가는 현준의 모습에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 더 콥들이었다. 뭔가를 보여줄 것이다, 뭔가를 해 줄 것이다라는 현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막아!!!" 거침없이 밀고 들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데 헤아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느낌이 묘했다. 골을 허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아니었다. 자신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에브라가 그리고 퍼디낸드가 달려들어도 그 누구도 현준의 발 사이에 있는 공을 빼내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앞으로 뛰어나가는 데 헤아였고 슬로우비디오처럼 데 헤아가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한 현준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피니쉬." 말과 함께 현준의 발에 맞은 공은 그대로 데 헤아의 키를 넘어서 골문 안으로 떨어졌다. 견고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이 열리는 그 순간 안 필드는 그대로 타올랐다. [들어갑니다! 가요!!! 골!!!] [김현준! 고올!!!] 그리고 안 필드 만큼이나 타오르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었다. 방금 전 자신들이 본 게 무엇이었던가? 제라드의 패스를 받고 현준이 드리블로 제친 선수는 무려 5명. 그 선수들이 누구던가? 다름아닌 세계적인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다. [대단합니다! 김현준! 대단합니다!!!] 계속해서 감탄성을 터뜨리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벅찬 감동에 가슴이 뭉클거릴 정도였다. 후반 44분에 터진 리버풀의 선제골. 그야말로 안 필드가 무너질 정도로 큰 소리로 함성과 환호성으로 현준을 연호하는 더 콥들이었다. 축구 천재 김현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비수를 꽂다. [AM 스포츠 = 김민철 기자] 박지성과 김현준. 한국이 자랑하는 선수들끼리의 첫 코리안 더비매치로 주목을 받았던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더비매치는 결국 리버풀이 웃으며 끝이났다. 마치 전설 마라도나가 다시 돌아온 모습이었다. 리버풀은 15일 잉글랜드 안 필드에서 열린 2011-12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에서 김현준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 으로 제압 리그 순위 1위를 확고하게 지키며 라이벌과의 승점차이를 더욱더 벌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실망스러운 하지만 리버풀로서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결과였다. 경기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더비매치답게 전반 초반부터 거칠고 팽팽하게 이어졌다. 박지성과 라이언 긱스, 대런 플레쳐와 같은 선수들이 열심히 중앙에서 뛰어다니며 리버풀의 공격을 차단했고 대니 웰벡과 애슐리 영과 같은 선수들이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며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선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전 통틀어 양 팀의 슈팅이 6개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경기였다. 하지만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승부는 후반에 갈렸다.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인 스티븐 제라드의 패스를 이어받은 김현준은 화려한 개인기로 5명이나 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차례대로 제치고는 앞으로 튀어나오는 골키퍼 데 헤아의 머리위로 재치있는 로빙슛을 성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갈랐다. 결국 김현준의 극적인 선제골을 지킨 리버풀은 1-0 으로 라이벌전에서 승리 리그 2위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를 3점 더 벌렸다. 반면 리버풀을 누르고 리그 1위로 뛰어오르려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오늘 패배로 아스톤 빌라는 4-1 로 꺾은 맨체스터 시티에게 밀리며 리그 3위로 내려앉았다.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침몰시키다. [ESPN = 김민성 기자] 그야말로 김현준을 위한 경기였다. 프리미어리그의 Big 4 이자 명문팀끼리의 맞대결. 프리미어리그에서 유명한 레즈 더비이자 한국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더비매치였던 경기는 김현준을 위한 밥상에 불과했다. 그라운드의 지배라는 거창한 별명을 가지는 데 있어서 김현준은 부족함이 없었다. 현란한 개인기, 폭풍같은 드리블은 물론 위력적인 중거리 슛과 포스트 플레이, 감각적인 킬패스등 그라운드내에서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모습들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경기에서 보여줬다. 백미는 후반 44분에 터진 결승골이었다. 제라드의 패스를 이어받은 현준은 무려 5명이나 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개인기로 차례대로 제쳤고 앞으로 뛰쳐나오는 골키퍼와의 맞대결에서 감각적인 칩 슛으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그런 현준의 활약 앞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여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또 다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 결승골로 프리미어리그 13호 골을 기록한 김현준은 20일 마르세이유와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경기에 나선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2경기 동안 4골 2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김현준은 한수 아래로 생각되어지는 마르세이유와의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다름 아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때문이다. 현재 김현준은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득점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2연승으로 일찌감치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리버풀을 이끄는 김현준이 어디까지 활약을 할지 기대가 된다. 00179 체리 쥬빌레, 불화설? =========================================================================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가 경기가 끝난 그날 저녁 리버풀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말 그대로 난리가 터졌다. 이대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는가 싶었더니 제라드의 절묘한 패스와 현준의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결승골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축구에 대한 영국 사람들의 사랑. 특히 리버풀이라는 팀에 대한 리버풀 시민들의 사랑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한국에서는 월드컵때만 되야 축구에 대한 열풍이 불지만 여기는 언제나 축구에 대한 열풍으로 가득한 잉글랜드였다. 펍에는 시시각각으로 모여 리버풀의 승리를 자축하는 시민들의 술 파티가 벌어졌고 그들 대다수는 오늘 결승골의 주인공인 현준의 이름을 연호였다. 토레스가 떠난 이후로 이제는 사라진 제라드 - 토레스 라인의 공백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들에게는 김현준이라는 동양에서 온 만 23살의 젊은 축구 천재가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수비수들 퍼디낸드나 에브라, 크리스 스몰링이나 에반스 같은 선수들은 단 한명의 선수를 막지 못하고 패배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퍼거슨은 경기가 끝난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패인은 단 하나 현준을 막지 못했다' 짤막한 말로 패배이유만을 얘기하고는 인터뷰 자리를 벗어났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경기. 그것도 라이벌 팀을 추락시키는 승리였기에 더욱더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맛보는 리버풀 시민들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였나 싶으면 모든 스포츠 신문 기사들이 현준의 이름으로 도배될 정도였다. [축구 천재 김현준. 과연 어디까지나 날아오를까?] [아시아인 최초로 2년 연속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을 노리는 김현준!] [리버풀 2004-05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 [김현준. 발롱도르 원한다.] 연신 자극적인 기사가 인터넷에 시시각각으로 갱신되기 시작했다. 그 만큼 현준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증폭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후 3경기 7골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그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의 해외파 축구 선수중 가장 뛰어난 활약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선수들은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혼자서 터뜨리고 있는 만큼 모든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흐아암..." 세계적인 축구스타이자 리버풀이 사랑하는 17번 현준의 유일한 에이전트이자 매니저인 리리스가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마왕이라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너무나도 쉽게 일처리를 끝내놓기 때문이다. 잠도 거의 자지 않는다. 굳이 잠에 들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었다. 보통 인간은 하루에 7시간 정도 잠을 잔다고 한다. 24시간이라는 하루 중 17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리리스는 잠을 자지 않기 때문에 24시간이라는 하루를 전부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24시간이라는 시간 내내 리리스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바로 컴퓨터 게임이었다. 문명 5, FM 시리즈,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과 같은 악마의 3대 게임은 물론 각종 전략시뮬레이션 혹은 온라인 게임에까지도 손을 대본 리리스였다. 원래라면 오늘도 게임에 집중하고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러지 못하고 있는 리리스였다. 처리할 서류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현준에 관한 CF 혹은 화보 촬영, 타 클럽에서의 제안등의 내용이었다. "흐음..."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서류를 가볍게 훑어보는 리리스였다. 굳이 그녀가 서류를 훑어보면서까지 확인하는 이유는 바로 현준의 스케쥴때문이었다. 현재 현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다. CF 나 화보 촬영같은 제의가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휴식기가 아니면 활동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물론 구단에 양해를 구하면 가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리버풀 구단 사람들과 만나야만 하는 일. 귀찮게 인간들과 접촉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 리리스가 보고 있는 서류는 나이키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업체와의 광고계약건 이었다. 무려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광고료를 지급한다고 나온 초대형 계약건. 하지만 리리스는 곧 종이를 꾸깃꾸깃하게 접어버리고는 뒤로 휙 던져버렸고, 탈리사가 땅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그대로 주워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수락하면 현준의 스케쥴이 완전히 망가지겠군." 이미 현준의 인기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절정을 달리고 있었다. 아니 잉글랜드 뿐만이 아니었다. 세계 유수의 명문클럽에서도 현준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으니 말이다. 저번 시즌 많은 경기를 출전하기 않고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골 감각이 뛰어난 현준이다. 더군다나 현준은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측면 공격수 그리고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타겟형 스트라이커까지 소화가 가능한 다재다능한 플레이였다. 어떤 구단이든 탐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현준을 영입하겠다고 밝혔고 어마어마한 돈주머니를 풀 준비도 하고 있었다. "바이아웃조항도 새로 맺었으니 다른 곳으로 갈 일도 없겠지만." 현준의 실력을 가장 먼저 파악한 팀은 다름아닌 현준의 소속팀인 리버풀이다. 처음 현준이 첼시에서 이적해왔을 때 현준의 계약기간은 2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거 득점왕을 차지한 이후 새롭게 계약을 갱신했고, 그를 리버풀의 레전드로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인 바이아웃 금액을 설정해 놓은 것이다. 무려 15억 유료. 한국돈으로 따지면 2조 2천억에 다다르는 상상을 초월할 금액이었다. 그만큼 현준을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리버풀 구단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물론 현준도 그리고 리리스도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리버풀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물론 현준은 리버풀을 좋아해서였다. 하지만 리리스는 이미 생활에 적응된 이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기가 귀찮을 뿐이었다. "그리고 저 녀석도 신경 쓰이고 말이지." 그녀가 지칭하는 저 녀석은 탈리사였다. 9계급 천사인 엔젤즈였지만 현준의 손에 타락된 이후 하위 마족으로 변질된 그녀는 현재 단순히 집안일을 하며 리리스의 부하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다. 그녀가 하는 일 대부분은 바로 온라인 게임의 단순작업이었다. 또한 현준이 올 때 가끔 밤 시중을 들어주는 것도 있었다. 원래 악마였다면 상관이 없을 테지만 원래 천사였던 만큼 조심할 필요성이 있었다. 인간 세계 곳곳에는 천계에서 내려오는 천사들이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건 아디다스인가?" 다시 한번 서류를 살펴보던 리리스는 또다시 종이를 꾸깃하게 접고는 뒤로 던져 버렸고 금새 탈리사가 땅바닥에 버려진 종이를 쓰레기통에 가져다 넣었다. 어차피 돈이라면 충분히 있었기에 이런 CF 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 굳이 인기를 더 이상 끌어올릴 필요도 없고 말이다. 어차피 리버풀이 승승장구할수록 현준 또한 승승장구 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서류를 살펴보던 리리스는 결국 나머지 서류를 내팽개쳐 버린 후에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더 이상 볼 필요도 없었다. 전부 현준에 대한 광고 계약과 CF 계약건이었다. 어차피 돈도 충분히 있는 이상 굳이 귀찮은 일을 벌일 필요는 없었다. 현준이 한다고 하면 신경 쓰지 않겠지만 굳이 자신이 나서서 이것을 하라고 말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응...?" 의자에 자세를 잡고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리리스는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를 바라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원래 인간들의 기사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그녀였다. 전쟁이 나던 누군가가 굶어죽던 어디서 재해가 터지면 마왕인 그녀가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는 기사는 조금 달랐다. 바로 자신의 권속인 현준에 대한 이야기들이니 말이다. 그것도 열애설이었다. "또 여자 꼬시다가 걸렸나?" 기사의 출처는 한국이었다. 그렇기에 한국의 검색 포털 사이트에 접속한 리리스는 현준의 열애설로 가득한 포털 사이트 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가장 자극적인 기사를 클릭했다. "이런 것도 열애설이 되는 모양이군."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탈리사를 바라보았다. 탈리사는 리리스의 행동에 기사를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원래 자극적인 내용을 쓰기를 좋아하는 종족들입니다. 사실이 아닌 내용에도 추측으로 마음껏 기사를 써도 되니까요. 어차피 항의가 들어오면 기사를 슬그머니 내리면 그만이고요." "그렇군." 리리스는 의자에 몸을 파묻으며 살짝 턱을 치켜 올렸다. 매혹적인 그녀의 붉은색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기사의 내용은 현준과 줄리아의 열애설이었다. 그 발단은 바로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온 전화통화였다. 그 전화통화에 대한 내용은 리리스도 그리고 탈리사도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이 전화통화를 했을 때 그녀들은 현준의 품에 안겨서 잠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잠시 고민을 하던 리리스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사실이던 아니던 상관이 없었다. 열애설이 사실이라도 말이다. 어차피 현준은 체리 쥬빌레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혈기 왕성한 20대라는 것을 보여주듯 말이다. 특히 악마가 되고 난 이후에 여자들을 더욱더 탐하기 시작하는 그였다. "하지만 나중에 체리 쥬빌레와 만나는 스케쥴이 있으면 수락하는 게 좋겠군..." 그렇게 중얼거리며 씨익 미소를 짓는 그녀였다. 옆에서는 왁지지껄 떠드는 소녀들의 신나는 목소리가 돌려왔다. 오늘 하루도 고된 스케쥴을 마쳤다는 것과 함께 B.E 엔터테인먼트에서 내일 하루는 푹 쉬어도 된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신날 수 밖에 없었지만 체리 쥬빌레의 리더 아영은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바로 며칠 전 인터넷을 가득 메웠던 기사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 현준과 한국 최고의 인기 걸 그룹 체리쥬빌레의 멤버인 줄리아와의 열애설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 잠잠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B.E 엔터테인먼트에서도 그리고 현준측에서도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자 열애설은 더욱더 확 타오르고 있었다. "칫..." 게다가 더욱더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네티즌들의 반응이었다. 매번 아이돌 가수가 열애설이 터지면 이 열애설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반대를 불사르는 네티즌들과 팬덤이다. 스포츠 스타와의 열애설은 관대하기 때문일까? 그런데 어째서인지 네티즌들도 그리고 팬덤인 '맛첼'에서도 별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연애 축하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흘러나올 정도였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아영으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현준과 친한 것은 자신이었다. 줄리아보다도 더욱 말이다. 줄리아보다는 자신이 현준의 옆에 서면 더욱더 잘 어울릴 터였다. "내일은 어디 나갈까?" "밖에 나갈려면 팬들에게 완전무장해야 되잖아. 화장도 조금 진하게 해야되고. 난 그냥 숙소에서 뒹굴거릴래." "줄리아 너는?" "나는 Tv. 현준 오빠 경기를 계속해서 볼 거야. 이미 VIVA 프리미어리그 재방송도 다운받아 놨어." 아영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줄리아는 레이와 수영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현준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붙이는 줄리아였다. '분명...' 줄리아가 현준을 좋아한다고 확신하는 아영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매번 현준의 경기를 챙겨보고 답장이 거의 오지 않는 문자를 꼬박꼬박 보낼 리가 없었다. 오랫동안 그녀와 함께 했던 만큼 줄리아에 대해서 잘 아는 아영이었다. "너도 참 현준선수 좋아한다. 근데 진짜로 사귀는 거야?" "헤헤...그건 아닌데." 팬들에게는 유명한 특유의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혀를 낼름 내미는 줄리아였다. 그 모습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인터넷에서 열애설이 터진 것을 보고 놀라기는 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줄리아와 현준이 사귀지 않는다는 것은 줄리아와 함께하는 멤버들이 더욱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혹시나 하고 물어봤을 뿐이다. "그래도 진짜로 열애설처럼 됐으면 좋겠어. 나 현준오빠의 팬이니까 말이야." "진짜...?" 줄리아의 말을 듣던 레이의 얼굴에 놀라움이 서렸다. 아이돌 멤버가 할 말이 아니었다. 열애설이 터지면 인기에 큰 타격을 입는 게 아이돌이니 말이다. 하지만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한번 마음에 든 것에 대해서는 엄청난 집착을 보이는 줄리아였다. 자신들이 뭐라고 해도 분명 듣지도 않을 게 분명했다. 레이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리더인 만큼 아영이 뭐라고 한 마디를 해주길 바랬던 것이다. 아이돌에게 열애설이 치명적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으니 말이다. "휴우..." 벌써 몇 년이나 줄리아와 지냈던 그녀였다. 그녀의 고집이 그리고 집착이 얼마나 강한지는 다른 멤버들보다 아영이 더욱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영도 크게 할 말이 없었다. 만약 회사차원에서 나선다면 모를까 자신들이 이야기한다고 들을 줄리아가 아니었다. "현준오빠 얘기가 나왔으니까 한번 문자를 보내봐야겠다. 지금은 뭐하실까?" "줄리아. 그거 답장은 와?" 레이가 입을 열었다. 현준에게 줄리아가 문자를 보내는 장면을 엄청나게 많이 봐왔던 그녀다. 하지만 답장을 받고 줄리아가 기뻐하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 "응? 아니. 그렇게 자주는 안와. 연습하느라 많이 바쁘신가봐."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열 통에 가까운 문자를 현준에게 꼬박꼬박 보내는 그녀였다.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는 중에도 말이다. 미소를 지으며 정성스럽게 문자를 누르기 시작하는 줄리아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레이였다. 00180 체리 쥬빌레, 불화설? =========================================================================                            줄리아가 문자를 보내는 모습에 아영도 재빠르게 자신의 핸드폰을 찾아들었다. 그리고는 빠른 속도로 문자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문자를 보내려는 대상은 바로 현준이었다.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질투였다. 줄리아에 대한 질투 말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사실 연예인은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관심과 동경의 대상이다. 인기는 물론 부, 미모도 겸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연예인들의 뒷배경에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했다. 아영 역시 체리 쥬빌레 멤버로 인기를 한 몸에 얻기 전까지 무려 5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연습생 생활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나서야 데뷔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자신들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데뷔하고 나서도 단숨에 잊혀질 수도 있는 게 연예계였으니 말이다. 그런 연예인들도 사람인 이상 그들도 동경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아영에게 있어서 동경하는 대상은 바로 현준이었다.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득점왕.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는 점점 축구에 관심을 가져가게 되면서부터 점점 크게 느끼고 있었다. 자신들처럼 현준 역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됐을 게 분명했기에 더욱더 동질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톡! 톡톡! 핸드폰 액정을 누르는 아영의 손길이 더욱더 빨라졌다. 아영에게 있어서 현준은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동경의 대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준의 과거를 알고 또한 경기장 내에서의 현준의 모습을 계속 보면 볼수록 설레였던 마음과 동경은 점점 묘한 감정으로 커져나갔다. 단순한 동경이 아닌 좋아하는 감정. 스포츠 스타는 스포츠 스타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라운드내에서 활약을 펼치는 현준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며 콩닥콩닥 뛰는 그녀였다. [전송되었습니다.] 별 내용은 없었다. 그냥 단순히 안부를 묻는 문자였다. 문자가 전송되었다는 메시지를 확인한 아영은 천천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줄리아 역시 문자를 다 보냈는지 핸드폰을 내려놓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돌연 아영의 핸드폰에 통화표시가 뜨면서 진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어? 아영아. 전화 왔어." "응. 누구지...?" "설마 사장님이 전화 하신 건 아니겠지. 내일 갑자기 스케쥴이 급 변경되어 휴식이 취소되었다거나?" "지우야. 제발 그런 끔찍한 소리는 그만해. 상상만 해도 아후..." 왁자지껄 떠드는 멤버들을 뒤로 한 채 핸드폰을 들어 올린 아영은 액정화면에 나타난 이름을 확인한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바로 현준의 전화였던 것이다. '어...어떻게 하지...?' 만약 자신이 혼자 있었다면 당연히 현준의 전화를 받았을 터다. 하지만 지금은 멤버들과 같이 있는 벤이었다. 게다가 앞 좌석에는 매니저도 타고 있었다. 다른 아이돌 가수들이었다면 받았을지도 몰랐다. 자신도 아이돌인 만큼 친분이 많은 아이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준은 달랐다. 자신과의 접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같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왔고 광고도 한 차례 찍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짧은 순간 여러 고민이 아영의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 "전화 안 받아?" "서...설마 진짜 사장님이야?" 전화받기를 머뭇거리는 아영이의 모습에 멤버들의 시선이 아영에게로 쏠렸다. 그런 멤버들의 시선에 아영은 화들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핸드폰 액정화면을 길게 옆으로 밀고는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여...여보세요?" 굉장히 조심스러운 말투. 수화기 너머로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를 폭풍 영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대화중에는 익숙한 목소리도 있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웬지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설마 내가 문자를 보내서 전화를 하신건가?' 순간적으로 무언가가 문득 떠오르자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맺힌 아영이다. 그러다가 다시 한숨을 내쉬는 그녀였다. 괜히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무리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걸그룹 체리 쥬빌레의 리더라고는 하지만 현준의 인기에 비한다면 너무나도 부족했다. 체리 쥬빌레가 대한민국에서 최고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준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스타다. 그런 그와 동급에 설려면 적어도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한번 정도는 올라야 할 것 같았다. [아! 진짜 무슨 남의 전화에 저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다들 유부남인 주제에...] "풋..." 자신이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걸까? 현준의 툴툴거리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귀여웠기 때문이다. 그러자 현준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 아...아영이냐?] "네. 연습하고 계셨나 봐요?" [아아. 오후 훈련이 있어서. 지금 막 휴식시간인데 갑자기 문자가 와 있어서. 너 말고도 줄리아한테도 와 있더라? 그래서 혹시나 하고 전화해 봤어. 잘 지내는 가 싶어서. 요즘 굉장히 바쁘지? 대한민국 최고 걸 그룹이니 말이야.] "네. 스케쥴이 잡힌 게 너무 많아서요. 그런데 저희가 바쁜 건 어떻게 아셨어요?" [나도 '맛첼'이라고. 가끔 '맛첼'에 들어가서 스케쥴 확인을 한다는 말씀.] 현준의 말에 웬지 뭉클한 느낌이 드는 아영이었다.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자신들의 팬이라는 것이 말이다. 방송에도 한 번 나왔던 적이 있기에 현준이 '맛첼'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스케쥴을 확인할 정도로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상상치 못했다. "누구야?" "친구? 남자야?" 현준의 말에 기뻐하던 아영은 곧 자신의 상황을 깨닫고는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는지 실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다른 멤버들의 시선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다른 멤버들도 같이 있나보네?] "네. 지금 숙소로 가고 있는 중이예요." [아아. 한국은 지금 밤이겠구나.] 통화내용을 듣기 위해 은근슬쩍 달라붙는 수영을 몸으로 열심히 밀어내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는 아영이었다. 통화내용은 별다를 게 없었다. 연습은 잘 되느냐 혹은 한국엔 언제 오느냐 정도였다. 다른 멤버들의 행동에 짤막하게 3분여 가량 통화한 아영은 전화가 끊긴 것을 확인하고는 심호흡과 함께 고개를 들어올렸다. 5쌍의 눈동자가 자신을 향해 집중되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앞 좌석에 앉아있는 매니저는 통화내용을 듣지 못한 듯 싶었다. 그리고 잠시 아영의 눈을 응시하던 줄리아가 입을 열었다. 이미 통화를 하면서 연습, 경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을 했던 아영이다. 당연히 이쯤 되면 멤버들도 아영이 통화를 한 사람이 김현준 선수라는 것을 눈치챌 수 밖에 없었다. "방금 전화 현준오빠지?" 줄리아의 말에 아영의 표정이 복잡미묘하게 변했다. 그녀의 말이 마치 톡 쏘아붙이면 굉장히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랜만의 휴식 혹은 현준에게 문자를 보낸다며 싱글거리며 미소를 짓던 그녀였다. "응. 현준 오빠야." 아영의 말에 줄리아의 표정이 더욱더 싸늘해졌다. 지금 줄리아의 얼굴에 드러난 감정은 질투 혹은 질시였다. 적의가 느껴질 정도로 싸늘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줄리아의 모습에 아영은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줄리아가 질투가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몇 년이나 같이 지냈던 멤버인 자신에게 저런 말투로 말을 꺼낼지는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와 동시에 괜시리 울컥하는 마음이 밀려들어왔다. 자신은 현준과 통화를 했을 뿐이다. 줄리아가 현준과 사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왜 자신이 줄리아에게 저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왜 그래? 줄리아? 그냥 전화 했을 수도 있잖아." "그래. 맞아. 나도 김현준선수랑 가끔 문자할 때도 있다고." 갑작스럽게 바뀐 줄리아의 태도와 함께 점점 아영의 표정 역시 굳어가자 재빠르게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멤버들이었다. 아영이 체리 쥬빌레의 리더라면 줄리아 역시 체리 쥬빌레 멤버들 중 인기 순위 1,2위를 다투는 멤버였다. 둘이 싸우기라도 한다면 분명 큰일이 터질 게 분명했다.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예요. 매니저 오빠." 왠지 싸한 분위기에 이상함을 느꼈는지 매니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고 그런 매니저의 말에 재빠르게 레이가 빠르게 손을 흔들며 상황을 무마시켰다. 그런 레이의 필사적인 노력 때문인지 매니저는 그냥 고개를 갸웃거릴 뿐 곧 관심을 돌렸다. 하지만 벤에서 내려 숙소에 도착할 때 까지 아영과 줄리아의 묘한 기류는 계속되었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그리고 크게는 유럽시장에까지 이름을 떨치려는 대한민국 연예계는 현재 트로이카 체제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6명의 소녀들로 구성된 체리 쥬빌레,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남성 아이돌 그룹인 크로싱. 체리 쥬빌레가 활동을 접었을 때 한국 차트를 접수하고 일본으로 넘어간 M.G 엔터테인먼트의 러브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역시 체리 쥬빌레였다. 뛰어난 가창력과 춤 실력은 물론 데뷔 초 때부터 뛰어난 비주얼로 세간의 관심을 갖는 걸 그룹이었고 점차 승승장구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걸 그룹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팬 클럽 인원만 해도 무려 40만명에 가까운 수였다. 그런 대단한 아이돌 그룹인 체리 쥬빌레였지만 현재 체리 쥬빌레 멤버들이 살고 있는 숙소는 싸늘한 기류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하아..." 크게 한숨을 내쉬는 아영이었다. 현재 그녀는 레이의 방에 있었다. 원래 레이와 같은 방을 쓰는 멤버는 수영이었다. 하지만 같은 방을 쓰는 아영과 줄리아가 묘한 기류를 내뿜기에 수영이 재빠르게 오랜만에 줄리아와 한 방을 쓰고 싶다고 줄리아를 데리고 아영의 방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영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인영이 있었다. 바로 레이였다. 레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아영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괜찮아?"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오랜만에 받은 휴식으로 분위기가 좋았던 그녀들이었다. 그런 분위기를 깨뜨린 것은 단 하나. 바로 아영의 전화통화때문이었다. 그 후로 줄리아의 태도가 돌변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째서 그녀가 그렇게 행동하는지는 멤버들 또한 알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때문이지? 어쩐지 요즘 김현준 선수 노래를 부른다고 하더니... 스캔들이 일어났는데도 오히려 좋아하는 게 이상하다 싶었어. 하여튼 고놈의 걔집애 질투 만큼은 대단하다니까. 그거 전화통화 한번 했다고 그렇게 난리를 칠 줄이야. 실제로 사귀는 것도 아니면서." 데뷔하기 전부터 몇 년 가까이 알 지내던 멤버들이다. 줄리아가 정말로 현준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은 다들 가볍게 눈치 챌 수 있었다. 분명 줄리아가 이렇게 나오는 것도 아영에 대한 질투심이 때문일 게 틀림없었다. 그녀의 질투심이 얼마나 심한지는 멤버들도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레이도 한 가지 사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아영 또한 현준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아니야. 이제 그 얘기 그만 하자." "응? 아, 그래." "내일은 오랜만에 회사에서 주는 휴식이니까 일찍 자자. 다들 놀러 나간다며?" "너 정말 괜찮은 거지? 나중에 줄리아랑 꼭 화해해야 한다?" 레이의 걱정에 아영은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표정과는 달리 마음은 그리 편하지 못했다. 아까 전 자신을 바라보는 줄리아의 눈빛과 말투가 생각나자 계속해서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그러나 자신을 걱정해주는 다른 멤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영은 화를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이면에는 자신은 체리 쥬빌레의 리더라는 이유도 있었다. 리더는 멤버들을 조율하고 이끄는 역할이니 말이다. 자신이 멤버들과 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아..." 이미 다들 곤히 잠에 들었어도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아영이었다. 계속해서 줄리아의 행동이 신경 쓰였고, 아까 전 통화를 했던 현준의 목소리도 듣고 싶었다. "후우..." 현준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묵직하게 가슴을 내리 누르는 이 느낌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결국 한참동안 몸을 뒤척이던 아영은 방문을 열고 베란다로 향했다. 그리고 한참동안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전화번호부 목록을 내리고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뚜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통화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습중인지 계속 신호음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지 않는 현준이었다. "하아...연습중 이신가?" 용기를 내어 다시한번 통화버튼을 눌러보았지만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는 현준이었다. 분명 연습중이라고 위안을 하고 베란다에서 나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던 아영은 어디선가 재잘재잘 떠드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서요? 헤에! 그러면 다음달에는 ...으로 오시는 거예요? ...와요?]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통화를 하는 소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있었다. 바로 줄리아였다. 뭐가 그렇게 신이 나는지 혼자서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누군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바짝 문가에 귀를 가져다대고 통화를 듣던 아영은 곧 줄리아와 통화를 하는 대상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요. 현준오빠. 오빠랑 저랑 스캔들 나신것도 아니죠? 기분이 어떠셨어요?] "아..." 줄리아가 통화를 하고 있는 대상은 현준이었다. 분명 자신이 전화를 했을 때 현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마도 줄리아와 통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리라. 그 사실에 묘한 패배감에 휩싸이는 아영이었다. 그리고 결국 아영은 그날 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 00181 체리 쥬빌레, 불화설? =========================================================================                            "후우..."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밖으로 나온 현준은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을 드러낸다면 도저히 밖에 나돌아 다닐 수가 없었다. 리버풀 시민들은 물론 리버풀로 유학이나 혹은 여행을 온 한국인들이 바글바글 몰려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런 모습에 뿌듯하고 또한 즐거웠던 현준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지날수록 그런 관심이 무덤덤해졌고 이제는 피곤하기까지 했었다. 한두명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매번 수백명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몰려들었으니 말이다. "아직까지는 들키지 않은 듯 한데..." 현준은 능천사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까지도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듯 능천사는 강림한 이후 이제까지 한 곳에서만 계속해서 머무르고 있었다. 능천사가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 자신에게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었다. "쇼핑이나 할까..." 훈련을 빼고 나면 현준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할 일이 없다고 해야 할까? 다른 선수들하고 어울리며 논 적도 있지만 현재까지 리그 경기가 빡빡하게 몰려 있는 지금엔 훈련을 끝나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술 한잔 마실 시간도 없었다. "한국이 그립긴 하네." 만약 한국이었다면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신나게 떠들고 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곳은 잉글랜드였다. 자신의 팬과 동료들은 있지만 친구는 없었다. 그냥 리버풀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던 현준은 대형 마트에서 온갖 물품을 사들고는 집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응...?" 집 앞에 자신의 자동차를 세워놓고 물건을 챙겨들고 내리려던 현준은 계속해서 부르르 진동을 토해내는 핸드폰을 발견하고는 발신명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줄리아.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멤버였다. "얘 요즘 들어 연락을 너무 자주 하는데...?" 처음에는 줄리아와 개인적으로 연락한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던 현준이다. 그 역시 악마의 힘을 얻기 전까지는 체리 쥬빌레의 팬덤인 '맛첼'에 가입되어 있을 정도로 체리 쥬빌레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팬의 입장으로써 인기 아이돌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체리 쥬빌레의 멤버와 개인적으로 연락을 한다?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그 연예인에게 있어 조금은 특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시도 없이 연락을 하는 그녀의 행동이 이제는 조금 지겨워진 현준이다. 자신이 일반 학생이었다면 황송한 마음으로 연락을 받았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현준 또한 바쁜 일상을 소화해내는 인물이었다. 리버풀의 17번.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한명으로 꼽히는 그였기 때문이다. 인기 아이돌 멤버의 전화였지만 낮과 새벽 혹은 연습시간에도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문자와 전화가 이제는 조금 질릴 정도였다. 줄리아가 자신을 좋아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그리고 굳이 자신이 답장을 보내지 않아도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아도 저렇게 연락을 해오는 그녀다. 아무리 둔탱이라도 저런 여자의 행동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설마 그 소문...진짜였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기 아이돌인 체리 쥬빌레다. 그만큼 팬덤의 수도 그리고 세간의 관심도 대단했다. 각 멤버들의 신상을 파악하는 것을 물론 생년월일 혹은 출생지까지 외우고 다니는 광팬들도 수도 없이 많았다. 심지어 체리 쥬빌레 멤버의 리더인 아영의 부모님이 하는 고깃집 그 근방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맛집에까지 선정되기도 했을 정도였다. 팬클럽인 '맛첼'의 홈페이지에도 다양한 정보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팬클럽 회원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줄리아의 특징을 떠올리는 현준이었다. 집착이 너무 심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자신의 손에 넣어야 한다는 말. 방송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적도 있었다. 비록 웃으면서 가볍게 흘러나온 이야기긴 했지만 줄리아가 직접 얘기한 것이니 분명 거짓을 아닐 터였다. "흐음..." 한참 부르르 울리는 핸드폰을 바라보던 현준은 계속해서 울려대는 핸드폰을 무시하고는 집 안으로 향했다. 현재 자신에게 있어서 줄리아는 아무런 감정도 없는 여인이었다. 예쁘기는 했지만 자신의 곁에는 줄리아보다 훨씬 예쁜 존재가 있었다. 바로 리리스라는 존재 말이다. 더군다나 현준은 이왕이며 줄리아보다는 아영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유명한 살인미소와 섹시미가 넘치는 줄리아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취향은 발랄함과 청순함 그리고 애교가 넘치는 아영이었다. "그래도 가끔은 잡아주는 것도 괜찮겠지." 어차피 그녀들과 만나더라도 진지한 만남을 가질 생각은 없었다. 자신은 인간이 아닌 악마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줄리아는 가지고 놀기 딱 좋은 상대였다. 외모도 반반했고 몸매도 좋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자신에게 집착을 보이는 것도 이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집으로 들어서는 현준의 입술이 가느다란 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를 상대로 해트트릭으로 골 폭풍 올시즌 벌써 3번째!" "이미 전설적인 활약. 축구천재 김현준의 활약에 무너진 마르세이유!" "패배를 모르는 리버풀! 마르세이유와의 챔피언스 리그 4라운드에서 김현준의 활약으로 4-3 승리!" "2연속 해트트릭의 대기록!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11 라운드 스완지 시티에게 클래스가 무엇인지 보여주다!" 악마의 능력. 아무리 프리미어리그 세계 3대 리그중 하나이고 챔피언스 리그가 세계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별들의 전쟁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현준의 활약 앞에는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행여나 능천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교모하게 자신의 기운을 조절하면서도 경기장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활약 앞에 신나는 것은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과 한국의 축구팬들이었다. 대한민국 선수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나가고 있으니 뿌듯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챔피언스 리그 4라운드 마르세이유와의 홈경기에서 3-1로 뒤지고 있던 후반전에 출전해 4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압도적인 활약으로 2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4-3 역전승을 이뤄내자 안 필드는 다시 한번 난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현준의 활약에 극찬을 보내기 시작했고, 리버풀의 전설들이 나서서 연신 현준의 실력은 세계 최고라고 치켜 올리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는 메시라고 알려져 있지만 현재 현준의 활약은 메시보다도 훨씬 대단하다고 말이다. 리버풀의 팬들은 매 경기마다 골 혹은 공격포인트를 올려주는 현준의 모습에 대단하다 못해 이제는 경외감을 보낼 정도였다. 신이 내린 축구의 신. 그라운드를 지배자는 선수등 그 어떤 수식어로도 현준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런 열광적인 반응은 리버풀의 서포터즈 뿐만이 아니었다. 리그 뿐만이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워낙 뛰어난 활약을 보이다보니 명성이 전유럽으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후우..." 아영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30, 40대 가장도 아닌데 요즘 들어 더욱더 어깨가 더욱 축 처지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할 그리고 믿어야할 멤버인 줄리아 때문이었다.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현준에게 너무나도 과도하게 대쉬를 하는 줄리아의 행위가 계속해서 떠올랐고 그녀의 표정을 굳어지게 만들었으며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현준오빠가 넘어갈리는 없겠지만...' 그렇게라도 믿고 싶은 그녀였다. 현준은 언제나 자신의 우상이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고 있었다. 현준 또한 남자였다. 줄리아는 자신이 보기에도 굉장히 아름다웠고, 섹시했다. 더군다나 현준은 체리 쥬빌레의 팬이라고 했다. 만약 그가 줄리아의 팬이라면? "아...그건 안돼."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더군다나 줄리아가 자란 곳이 어디던가? 바로 미국이다. 비록 연예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으로 역이민을 오기는 했지만 아메리칸 스타일이 몸에 남아 있는 것이다. 연예에 있어서도 그랬다. 두려워함이 없이 저돌적인 돌진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스타일. 누구나 두려워하면서도 부러워하는 그런 연예방식 말이다. '저번 사건도 있으니...' 아영의 시선이 줄리아에게로 향했다. 그렇다고 자신이 현준오빠를 좋아하니까 눈독을 들이지 말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줄리아의 질투심은 폭발할 게 분명했다. 저번 핸드폰 통화 사건만 해도 그랬다. 아직 사귀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화통화를 했다고 눈을 부릅뜨던 그녀였다. 현준을 포기할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나 이미 현준의 존재는 자신의 마음속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자리 잡고 있었다. "오늘 현준오빠랑 또 전화통화했다?" "너 정말 좋아하나보다. 그러고보니 김현준 선수 요즘 대단하더라. 남자들끼리 모이면 다들 그 얘기야." "리버풀 벌써 11연승이라며? 덕분에 승호오빠만 신이 났지. 회사에서 다 아는 리버풀 팬에 김현준 빠돌이 아냐." "아이돌 멤버 그것도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크로싱 멤버인 현찬이 김현준선수의 빠돌이. 푸후후! 그것 좀 웃긴데? 팬덤들이 알면 난리나겠네." 숙소로 돌아오는 벤 안에서 연신 신이 난 듯 떠드는 멤버들이었지만 그 대화에 아영은 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애매한 위치 때문이었다. 현준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자신은 현준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줄리아처럼 대놓고 현준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고개를 푹 숙이며 어서 빨리 숙소로 돌아가기만을 바라는 아영이었다. 빨리 침대에 누워서 쉬고 싶었다. "아영아. 많이 피곤해?" "응...?" 숙소로 돌아가 침대에 몸을 던진 아영은 자신을 부르는 레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때 그 사건이후로 아영은 레이와 한 방을 쓰고 있었다. "응. 조금 졸리네. 내일도 스케쥴 계속 잡혀 있고 말이야." 피곤한 듯 하품을 하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연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레이였다. "신경쓰이지? 줄리아." "줄리아? 내가 신경쓸게 뭐 있어?" "너도 현준오빠 좋아하잖아." 벌써 몇 년째 연습생생활을 같이하고 체리 쥬빌레로 데뷔해 같은 숙소를 쓴 지도 벌써 수년째였다. 레이의 말에 흠칫하기는 했지만 아영은 가까스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괜히 팀 내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다. "너 티 엄청 많이나. 줄리아도 알고 있을 걸? 그래서 더욱더 니 앞에서 현준오빠 얘기를 꺼내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 티 많이 났나." 아영은 조심스럽게 레이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아영의 질문에 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애들도 다 알고 있을 거야." "하아..." 레이의 말에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는 아영이었다. 그런 아영의 행동에 레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게 무슨 일이니. 대한민국 남성들을 꽉 사로잡은 여성 아이돌인 체리 쥬빌레의 멤버 2명이 동시에 한 남자를 좋아하다니. 김현준 선수가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뭐..." 뭐라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런 아영의 표정엔 근심이 가득 쌓여 있었다. 체리 쥬빌레라는 그룹의 리더라는 점에 대한 책임감으로 멤버들과 불화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깊게 박혀 있는 그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에 대한 마음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 두가지 생각이 계속해서 아영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어떻게 할 거야? 김현준 선수도 알아? 줄리아는 워낙 티를 많이 내고 다니니까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얘기하면 아마 모를거야. 그냥 가끔 안부전화만 한 게 전부니까 말이야. 전에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했었는데 워낙 바빠서 약속이 취소됐거든." "그렇구나..." 아영의 대답에 레이는 한숨을 쉬었다. 딱히 뭐라 해줄 말이 없었다. 줄리아의 집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기에 포기를 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하고도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아영이 상처를 받을 게 분명했다. 방 안에는 침묵이 맴돌기 시작했다. 둘다 딱히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그 침묵을 깨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부우웅 거리는 핸드폰 진동소리였다. "내껀가? 아니네. 아영이 니꺼 같은데?" "그래? 이 시간에 누구지? 아!" 침대위를 뒤적거려 핸드폰을 찾던 아영은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눈을 부릅뜨며 숨을 들이켰다. 자신이 몰래 저장해둔 '준♥' 이라는 액정화면에 나타나고 있었다. 전화를 한 대상이 현준이라는 것을 확인한 아영은 재빠르게 핸드폰을 받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어? 받았네. 아영이니? 자는 중이야?] "아...아뇨! 안 자고 있어요. 오빠는요?" 조금 놀란 듯 목소리가 떨리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전화를 건 대상은 눈치채지 못한 듯 싶었다. 주위가 시끄러운 것을 보면 밖인 듯 싶었다. 무슨 말이 나올까 기대를 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준이라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폭풍 영어가 쏟아져 나왔다. [하아...미안. 자꾸 다른 선수들이 관심을 가져서 말이야. 남의 연애사에 대해서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여...연애사요?" 조금 흥분했는지 목소리가 커지고야 말았다. 그런 자신의 모습이 재미있었기 때문일까? 현준이 작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아아...여자한테 전화를 한다니까 자꾸 여자친구냐고 물어봐서. 특히 수아레즈하고 캐러거 선수가 심하네. 둘다 결혼한 사람들이 남의 사생활엔 뭐가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아...여자친구." 웬지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어느새 레이는 밖으로 나간 듯 보이지 않았다. 아마 자신이 현준과 통화를 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마음씀씀이 같았다. [그보다 혹시 13일에 시간나니?] "13일이요?" 재빨리 달력과 스케쥴 표를 확인해보았다. 일요일. 천만다행이랄까? 그날 체리 쥬빌레의 스케쥴은 없었다. 줄리아와 레이가 오후에 고정 프로그램에 출현하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아...아뇨.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 13일 제 스케쥴은 무슨일로...?" [11일 UAE에서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거든. 그리고 바로 한국으로 들어갈 예정이야. A 매치 기간이라 클럽 경기도 17일까지는 없거든. 원래라면 구단으로 바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틀 정도 한국에서 쉬고 들어간다고 허락을 받았어. 그래서 이왕 가는김에 얼굴이라고 볼까 해서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아영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13일 현준과 만나기로 약속을 잡은 그녀다. 스케쥴도 없으니 외출을 하는데도 무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아닌 현준이 먼저 만나자고 한 약속이다. 기분이 붕 뜰 수 밖에 없었다. '혹시 오빠도 나를...?' 너무 앞서나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준 또한 자신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휴식까지 받아서 그 먼거리를 이동해 한국까지 와 자신을 만날 이유가 없었다. 결국 그 날밤에도 아영은 잠에 들지 못했다. 00182 체리 쥬빌레, 불화설? =========================================================================                            "후우..." 오늘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마치고 온 준은 장난스러운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는 리리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대체 언제 그런 스케쥴은 잡으셨어요?" 자신의 옷을 옷걸이에 걸치며 현준은 힐난하는 말투로 말했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도중 코치진이 다가와서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이다. 6일 스완지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가 끝나고 난 이후 A 매치 기간으로 인해 대략 열흘 정도 휴식이 주어졌다. 물론 대다수의 선수들은 A 매치 기간 국가대표에 차출되어야 했고 현준 또한 11일에 있는 UAE 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에 출전하기 위해 대한민국으로 떠나야 했다. 하지만 현준의 스케쥴은 UAE 와의 경기에 출전하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우습게도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에 섭외되어 한국에서 하루동안 프로그램 촬영도 해야만 했다. 덕분에 구단에서 한소리를 들어야 했다. 가뜩이나 리그 시즌 도중에 주전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인해 차출되는 것도 탐탁치 않은 데 잉글랜드에서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방송프로그램까지 찍고 온다니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리버풀의 주포이자 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현준이었기에 특별히 크게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리버풀에서 현준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아...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 아직 리그 경기중이라고요. 게다가 A 매치 마치고 오면 20일에 바로 첼시와의 홈경기가 있다고요. 컨디션도 조절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하기 싫다는 거야? 이미 체리 쥬빌레의 누군가와 약속까지 잡은 모양이던데." "그건..." 리리스의 반박에 할 말이 없던 현준은 괜스레 냉장고 문을 열고 뒤적거리며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국에 가기 싫은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가고 싶었다. "체리 쥬빌레 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예능프로그램 섭외는 체리 쥬빌레가 고정 게스트로 나온다길래 네 녀석을 생각하고 넣은 거지." "체리 쥬빌레가 아니었으면 섭외요청을 거절했겠군요." "물론. 게다가 네 녀석이 컨디션 조절 같은 게 필요했던가? 악마에게 컨디션이라는 게 있다는 소리를 처음들어 보는데 말이야." "전 인간같은 악마니까요." 당당한 현준의 말에 갑자기 말문이 막힌 리리스였다.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쇼파위에 털석 몸을 던졌다. 그러자 곧바로 탈리사가 다가와 현준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무슨 프로그램이예요? 예능프로라고는 들었는데 말이죠. 정확한 건 듣지 못해서요. 구단에서는 그냥 한국의 방송에 나가느냐고 묻기만 했고 말이죠. 그런 것좀 미리 알려주시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나도 뒤늦게 발견한 거라서 말이지." "게임하느라 바쁘셨군요." 말과 함께 현준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리리스가 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현준도 약간은 알고 있는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게이머들이 플레이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이었다. 두어 달 전부터 잠깐잠깐 하는가 싶더니만 이제는 탈리사와 함께 여러 대의 컴퓨터를 놓고 동시에 계정을 넣어 플레이하고 있었다. "...해킹까지 했어요?" 시작한지 두어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노란색의 레전드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 리리스의 캐릭터였다. 그 말에 리리스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니. 잠시 권능을 조금 사용했을 뿐." "그 권능 이용하면 혼자서 레이드 보스도 때려잡겠네요." "한번 해보긴 했는데 재미가 없어서."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 진짜로 해본 듯 싶었다.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악마 그것도 악마중의 악마인 마왕 리리스였다. 아마 기독교에서 리리스의 존재를 알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런 무시무시한 마왕이라곤 하지만 현실은 게임 폐인이었다. 물론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마왕의 포스가 줄줄 흐르기는 했지만 최근들어 점점 그런 포스가 퇴색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원한다면 네 녀석에게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는데 말이지." "또 제 생각을 읽으셨군요." "네 녀석의 나의 권속이니까 말이지." "하긴..."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리고는 현준은 탈리사에게 자신의 짐을 챙겨달라는 명령을 내렸다. 타락천사라는 하급 악마로 이제는 자신의 수족이 되어버린 그녀는 현준에게 큰 도움이 되어 주고 있었다. 밤에는 섹스파트너로 집에 있을 때는 집안 잡일을 전부 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리리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단순한 반복작업인 게임 앵벌이를 해줄 사람이 생겼으니 말이다. 이상하게도 그런 부분에서는 자신의 권능을 이용하지 않는 그녀였다. "네 녀석이 출현할 예능프로그램은 삼색 토크쇼라고 하더군." "아!!!" 현준도 잘 알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한국에 있었을 때도 주로 찾아봤었고 잉글랜드에서도 가끔 다운받아서 본 적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예능과 토크쇼를 합친 프로그램으로 여러 MC 가 초청된 연예인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토크쇼였다. '그러고보니...' 지금은 프로그램 MC 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체리쥬빌레의 줄리아와 함께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이 토크쇼 MC 로 있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자신이 그 토크쇼를 잉글랜드에서 처음 찾아보게 된 것도 프로그램 MC 에 수진이 있었던 이유도 있었다. "아직도 수진이 MC를 계속 하고 있으려나? 체리 쥬빌레 멤버가 있다면 줄리아는 계속 MC 로 남아 있나 보네. 아직까지 줄리아가 남아있다면야..."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아영 역시 자신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이번 한국 방문. 꽤나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질 것 같았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여기는 오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 경기가 열리고 있는...] 11월 11일 9시 45분. 한국 국가대표팀과 UAE 대표팀과의 경기가 UAE 홈구장인 두바이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비록 기성용 선수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대표팀에서 빠지기는 했지만 아무도 한국이 UAE 에게 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 과연 한국이 몇 점차로 이길 것인가를 논하고 있었다. 외신들도 마찬가지였다. UAE 의 홈 경기장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UAE 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경기에서 한국팀에게 무려 6골을 내주며 대패한 전적이 있었다. 조광래 감독은 이번에도 확실한 승리를 위해 해외파들을 대거 차출했고, 김현준을 비롯해 손흥민, 지동원, 박주영, 구자철, 차두리와 같은 해외파들 전부 경기에 차출된 것이다. [자! UAE 의 선축으로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입니다. 오늘 경기 다들 한수 아래인 UAE를 맞이해 한국이 얼마나 많은 점수차로 승리할 수 있겠느냐가 관건이 되겠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아무리 UAE 가 홈팀이라고는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도 한 수 위인만큼 한국 대표팀은 천천히 중원에서 공을 돌리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었고, 그런 한국 선수들을 UAE 선수들이 최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활발하게 경기장을 누비는 김현준 선수인데요. 사실 요즘 한국 축구하면 다들 김현준 선수를 떠올리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 만큼 김현준 선수의 활약이 대단하죠.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고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현재 리버풀의 10연승을 이끌고 있는 선수가 바로 김현준 선수 아니겠습니까?] 중계를 하는 캐스터와 해설자들의 목소리엔 자부심이 서려 있었다. 현준이 공을 잡을 때마다 연신 현준의 칭찬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만큼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한국 축구의 위상이 드높아 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근들어 외국팀들이 K 리그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스카우트를 자주 보낸다는 소식도 종종 들어왔다. 김현준이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한 선수인만큼 김현준과 같은 재능을 가진 선수를 찾기 위해서였다. [아! 김현준 선수 공 뺏었습니다. 그대로 앞으로 스루패스! 박주영! 김현준! 박주영을 봤습니다!] UAE 의 알 함마디가 공을 잡고 앞으로 나오려는 순간 자신의 피지컬을 이용해 몸싸움으로 공을 뺏어내는 현준은 UAE의 중원과 수비진 틈에 위치한 박주영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공을 걷어찼다. 전매특허인 스루패스였다. 수비수들 사이를 뚫고 그라운드를 가로지른 공은 정확하게 박주영의 앞으로 떨어졌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오른쪽으로 UAE 의 수비수들을 끌고 달리기 시작하는 현준이었다. '시끄럽네...' 자신이 달리기 시작하자 2명의 선수가 자신을 향해 달라붙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 자신들끼리 의사전달을 하는 듯 떠드는 소리에 귀에 크게 울려퍼졌다. 공은 박주영에게 있었지만 선수들은 현준에게 달라붙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긴 했지만 그만큼 UAE 팀이 현준을 얼마나 위협적인 대상으로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박주영!! 달립니다!] 박주영의 앞에 펼쳐진 푸른 잔디. 2명의 UAE 선수들이 현준의 마크를 향해 달려간 만큼 굉장히 많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는 주영이었다. 비록 현준의 활약과 함께 아스널 입단한 이후로 리그에 단 한번도 출전하기 못해 위기설이 터져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영은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였다. 빠른 속도로 UAE 의 진영을 누비던 주영을 막기 위해 UAE 의 아 마타르가 태클로 박주영을 저지했고 정강이를 붙잡고 필드위로 쓰러지기 시작하는 주영이었다. [아! 박주영 쓰러집니다. 태클이 꽤나 깊었는데요. 반칙 선언하지 않는군요.] [반칙이 나오지 않는군요. UAE 의 홈 경기인 만큼 심판 어드밴티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방금 전 태클은 굉장히 높았는데요. 아...아쉽습니다. 바로 옆에 손흥민 선수가 노마크 찬스로 달려오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 "저건 반칙이지!" 축구 경기하지만 빠질 수 없는 간식인 치킨과 맥주를 시켜놓고 연신 Tv를 보고 있던 체리 쥬빌레는 방금 전 UAE 의 반칙성 플레이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흥분한 채 발을 동동 굴렀다. 골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찬스였는데 무산되어 버린 것이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홈 경기라는 이점 때문에 UAE 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듯 보였지만 실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낸 것은 한국팀이었다. 경기를 해설하고 있는 해설위원과 시청자들 역시 한국이 이길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바로 한국팀에는 조광래호의 에이스 리버풀의 17번 김현준이 존재했다. 그리고 현준은 그 기대에 벗어나지 않았다. [손흥민 패스! 김현준에게 연결되었습니다!] [김현준 달립니다!!] 순식간에 사방에서 야유를 터뜨리는 UAE 관중들이었다. 그만큼 현준이 대단하다는 선수라는 것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경기장 전체 가득 광기에 가까운 야유소리가 터져나왔다. 기가 죽을만도 그리고 플레이가 흔들릴 법도 했지만 그런것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현준이었다. 인간들의 소리에 영향이 미칠 정도로 현준은 나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김현준!! 돌파!! 달립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주위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현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자신의 힘인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플레이. 비록 능천사 때문에 모든 기운을 사용할 수는 없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자신의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기엔 충분했다. 어깨를 들이미는 UAE 선수들을 가볍게 튕겨버리고 공을 뺏기 위해 접근하는 UAE 선수들을 부드러운 바람처럼 지나치는 현준의 플레이에 점점 사방에서 흘려오던 야유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최고 스피드로 단 한번의 스텝만으로도 가볍게 선수들을 제쳐버리는 플레이. 수비수들이 전혀 수비할 틈을 주지 않은 채 그 사이를 지나쳐 버리는 다이나믹한 드리블에 조금씩 기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체리 쥬빌레 멤버들 역시 눈도 깜빡이지 않은 채 Tv 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아니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현준의 플레이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한명, 두명, 세명 그리고 또 한 선수의 태클까지 피해버린 현준은 성큼 성큼 패널티 라인 안쪽까지 접근하는가 싶더니 그대로 다리를 높게 치켜올렸다. [김현준 슈웃!!!] 다리와 공과 부딪치자마자 대포처럼 발사된 축구공은 그대로 UAE 의 그물을 찢어버릴 듯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나갔다. UAE 의 골문을 지키는 나세르 골키퍼는 두 눈을 멀쩡하게 뜬 채 공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어야만 했다. [골!!! 골입니다!!! 역시 김현준!!! 대단합니다!] [대단합니다! 마치 마라도나의 드리블을 보는 것 같았어요! 김현준 선제골!] 전반 21 분에 터진 선제골. 그리고 그 주인공은 역시나 김현준이었다. "대단하다..." Tv를 지켜보고 있던 레이가 조용히 중얼거렸고, 그 말에 소녀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김현준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는 그녀들도 잘 알고 있었다.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도 말이다. 하지만 22 명, 그것도 한 나라에서 가장 축구를 잘한다는 국가대표팀 끼리의 경기에서도 김현준의 존재감은 그라운드를 가득 메울 정도로 너무나도 컸다. 그리고 경기는 4-0. 김현준의 선제골과 손흥민의 추가골. 그리고 후반 박주영과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이근호의 완승을 거둔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 작품 후기 ============================ 아... 이제 곧 선작 8000 달성이네요. 자축자축 =ㅅ= 다들 식사하세요. 요즘 제가 오전에도 글을 올리는 이유는... 아 코멘트 보는게 재미있어서요. 코멘트는 전부 읽어본답니다. ㅇㅇ 00183 체리 쥬빌레, 불화설? =========================================================================                            11월 11일에 UAE 두바이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현준은 현재 방송촬영을 위해 방송국에 와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 엄청나게 많구나...'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방송국 스탭들과 연예인들 사이로 유유히 돌아다니는 현준이다. 조금 수상하게 보일만도 했지만 현준의 기척을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방송촬영 때문에 정신이 없는 것도 있었지만 귀찮을 것을 피하기 위해 현준이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리스님은 왜 안 오신다고 해서...' 자신의 매니저임에도 불구하고 귀찮다며 집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그녀덕분에 결국 현준은 혼자서 방송국까지 와야만 했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던 현준은 모든 방송이 있을 ○○ 토크쇼의 녹화가 이루어지는 스튜디오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빨리 준비해! 그쪽 카메라 확인하고! 김현준 선수는?" "방송국 근처에 도착했다는 연락은 받았습니다." "서혜정 작가는 대체 어디로 갔길래 아직까지 못 만난거야?" 인기 예능프로그램 ○○ 토크쇼 방송 녹화가 될 스튜디오는 굉장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오늘 섭외된 멤버는 다름아닌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축구천재 김현준이었다. 처음 ○○ 토크쇼 출연제의를 잉글랜드로 보냈을 때만 하더라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던 PD 였다. 현준의 매니저에게조차도 연락을 할 수가 없었기에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보로 리버풀 구단으로 연락을 했고, 현준이 출현하겠다며 섭외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김현준이 누군가? 대한민국 축구선수로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첫 시즌에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화려한 플레이, 절정의 골 결정력.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 여타 한국 선수들하고는 달리 엄청난 골감각을 보이며 그야말로 프리미어리그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였다. 세계 최고의 선수인 메시와 비견되는 그야말로 한국의 보석이었다. 옛날에는 박지성이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선수였지만 지금은 누구나 다 현준을 꼽는다. 그만큼 현준의 네임벨류는 대단했다. 게다가 방송 프로에서 거의 나온적이 없는 만큼 국민들의 관심 1순위이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큰지도 모른 채 단지 체리 쥬빌레의 멤버를 만나기 위해 방송 촬영에 나선 현준은 ○○ 토크쇼의 스튜디오에 거의 다 왔을 무렵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기 위해 순수한 마기를 안으로 갈무리하자마자 자신을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 자...잠시만요!" "누구...?" 20대 초반의 남성. 꽤나 반반하게 생긴 것이 아이돌 멤버인 것 같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정확히 누군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크로싱의 멤버인 현찬은 빠르게 현준에게 다가가더니 부담스러울 정도로 90도 인사를 하며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남성 아이돌 그룹 크로싱 멤버인 현찬이라고 합니다. 김현준 선수맞으시죠?" 현찬의 목소리가 조금 컸는지 방송국에 있던 모든 스탭들의 고개가 현찬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아...크로싱!" 그룹 크로싱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체리 쥬빌레와 같은 소속사인 B.E 엔터테인먼트가 자랑하는 남성 아이돌 그룹. 격렬하고 파워풀한 댄스실력에 라이브까지 가능한 실력파 아이돌로 여성 팬들에게는 거의 광적일 정도의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돌 그룹이었다. "아...아세요?" "네. 크로싱 멤버의 노래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 토크쇼 MC 셨죠." 현준의 말에 너무나 좋아하는 현찬이었다. ○○ 토크쇼 MC 로 오늘 게스트가 현준이라는 사실을 전해 받고서는 오늘 방송이 시작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그였다. 리버풀 특히 김현준의 광팬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현준이 자신의 속한 그룹인 크로싱을 안다는 사실에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었다. "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촬영까지 조금 남았는데 제가 다른 사람들 소개시켜 드릴까요?" "다른...사람이요?" "네. 김현준 선수의 팬이 얼마나 많은데요. 아이돌도 계시고 다른 MC 들도 다 저 곳에 모여 있어서요. 저는 잠시 음료수 좀 뽑으러 나왔다가..." 김현준이 온다는 소식에 밖에서 언제 오는지 확인하려고 기웃기웃 거렸다고 사실대로는 말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라도 둘러대는 현찬이었다. 현찬의 제의가 나쁘지 않았기에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현준은 자신을 찾기 위해 한참을 돌아다닌 탓에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작가의 목소리에 현찬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다른 대기실로 향해야만 했다. "그러니까 저희 프로그램의 순서는..." 대기실에서 현준은 작가들에게 방송의 진행 순서와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들고 있었다. 어차피 ○○ 토크쇼는 현준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와 MC 만 바뀌었을 뿐 크게 달라진 것도 없었기에 작가의 설명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곧 작가의 뒤를 따라 스튜디오로 향하기 시작했다. 벌써 촬영 준비가 모두 끝난 모양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작가와 PD 에게 이야기를 들은 현준은 큐 소리와 함께 방송 촬영에 임하기 시작했다. "오늘 ○○ 토크쇼. 아주 특별한 손님이 저희 프로그램을 방문하셨죠? 솔직히 이분이 섭외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안 그런가요? 현찬군?" "네. 정말! 오늘 만큼 우리 ○○ 토크쇼 작가분들이 대단하게 보인 적인 오늘이 정말 처음이예요. 제가 이 분을 굉장히! 무지하게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오늘 잠도 못잤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MC 윤상민의 진행으로 방송은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윤상민을 비롯해 아이돌 크로싱의 멤버인 현찬, 체리 쥬빌레의 멤버인 줄리아와 러브미의 리더인 세진, 그리고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까지 이렇게 5명의 MC 로 구성된 ○○ 토크쇼였다. 각자 뛰어난 재능과 톡톡 튀는 어휘를 구사하는 아이돌 멤버들이었고 윤상민이 가운데서 조화롭게 아이돌 멤버들을 받쳐주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럼 오늘 ○○ 토크쇼. 게스트분을 모시겠습니다! 리버풀의 17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김현준선수입니다!" 방송은 굉장히 순조로웠다. 현찬의 재치있는 진행과 윤상민의 맛깔나는 입담과 그리고 설정인지 진짜인지 모를 정도로 엉뚱함을 보이는 줄리아와 아이돌 MC 들의 독특한 질문에 현준 또한 즐겁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2011년 대한민국의 돌풍을 불러 일으킨 선수인 만큼 그 만큼 궁금점도 많았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축구 스타인데다가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명문팀의 관심을 한 몸게 받고 있었고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을 차지한 슈퍼스타였지만 공식적으로 축구를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된데다가 고아라는 현준의 집안사정 때문에 현준의 과거사는 그렇게 밝혀진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촬영을 다 마치고 난 후 MC 들과 함께 촬영진들과 인사를 나누고 스튜디오내에서 급조된 싸인회까지 한 후 집으로 향하려던 현준이었다. "김현준 선수. 혹시 다음 스케쥴이 있으신가요?" "아뇨." "그럼 실례가 안 된다면 함께 식시라도 하는 게 어떤가요?" B.E 엔터테인먼트의 매니저였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람을 뽑으라면 다들 현준을 뽑았다. 그만큼 현준의 인지도는 다른 연예인들과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현준과 친분을 맺으려는 생각이었다. "네. 오랜만에 봤는데 같이 밥이라도 먹어요." 수진이었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이자 현준의 광팬으로 유명한 그녀였다. 사실은 현준의 전 애인이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현준과 수진 그리고 레인보우 샤베트의 멤버들밖에 없었다. "네! 그렇게 해요! 형!" "같이 가요! 오빠." 매니저의 말에 크로싱의 멤버인 현찬과 줄리아도 기회라는 듯 현준을 붙잡기 시작했다. 현찬은 자신의 우상인 현준과 이렇게 헤어지는 게 아쉬웠던 것이고 줄리아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현준을 붙잡고 말하는 줄리아의 표정은 정말 밝았다. 언제나 Tv 로만 봤었던 자신의 남자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의 소득이었다. 전화통화는 했었지만 직접 이렇게 얼굴을 보고 말 할 수 있다니 오늘 게스트로 현준을 섭외해준 ○○ 토크쇼 작가들에게 인사라도 해주고 싶은 줄리아였다. '가는 것도 괜찮겠지...?' 자신을 바라보는 수진과 줄리아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보였다. 어떻게 생각하면 기회기도 했다. 둘 다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여인이기 때문이었다. 매니저가 안내한 음식점은 꽤나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었다. 다들 연예인들인 터라 쉽사리 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곳으로 정한 것 같았다. 다들 몇 번 와본 기억이 있는지 꽤나 자연스럽게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고 현준의 옆에는 재빠르게 줄리아가 자리를 잡았다. "11일에 UAE 와의 축구 경기가 있었잖아요. 그러면 잉글랜드로는 언제 돌아가나요?" "15일 쯤에. 21일에 첼시와의 경기가 있어서 구단에 빠르게 합류해야 되거든. 사실 오늘 프로그램도 구단의 반대로 촬영하지 못할 뻔했는데 에이전트가 힘을 조금 써서 말이지. 너는 바쁘지 않아?" "네? 네. 많이 바빠요. 오늘은 ○○ 토크쇼 끝나고 나서 스케쥴은 없는데 내일엔 또 하루종일 다른 프로그램을 촬영해야 되요." "많이 피곤하겠네. 그래도 몸 챙겨가면서 해." 줄리아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별로 대단하지 않은 말이었지만 자신의 생각해주는 현준의 말투에 볼이 붉게 물드는 줄리아였다. 성숙한 용모에 아찔한 미소 그리고 잘록한 몸매로 수 많은 대한민국 남성들의 밤을 설레게 만드는 아이돌인 줄리아였지만 현준의 앞에는 일개 소녀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를 뒤로 한 채 현준은 수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한 때 자신의 여자친구인 그녀. 하지만 악마가 된 이후로 수진에게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수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재잘재잘 떠들며 현준에게 말을 하기는 했지만 과거의 추억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꺼내지 않는 수진이었다. 수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마음을 읽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현준은 리리스와 같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따위는 없었다. 방송촬영을 하고 나서도 뭐가 그리 궁금한 게 그렇게 많은지 계속해서 질문을 퍼붓는 현찬과 줄리아였다. 그렇게 거의 두 시간에 가깝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현준이었다. "하우웅..." "이런..."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려던 매니저가 난감한 듯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런 매니저의 앞에는 취한 듯 다리가 꼬인 채 땅바닥에 주저 앉은 줄리아가 있었다. "괜찮은가요?" "네...네.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나온 와인이 문제였다. 수진과 현찬은 다음 촬영이 있었기에 와인에 손을 대지 않았지만 줄리아는 오늘 스케쥴이 이걸로 끝이었기에 홀짝홀짝 와인을 마셨던 것이다. 알콜성분이 들어있지만 꽤나 달달한 와인이었던지라 두시간동안 계속해서 와인을 마셨던 줄리아였다. 그리고 그때 매니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예...예. 지금 바로 애들 데리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예. 네. 이제 식사를 마쳤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신가보죠?" "아...네. 현찬이와 수진이가 그 다음 스케쥴이 있어서요. 줄리아? 줄리아." "우웅..." 매니저가 줄리아를 일으키기 위해 팔을 붙잡고 끌어봤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술이 약한 편도 아닌데 단단히 취한 듯 싶었다. 결국 보다 못한 현준이 매니저를 불렀다. "숙소가 어디죠? 바쁘신 것 같은데 줄리아양은 숙소로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저도 차를 가져왔고 술은 입에 안댔으니까 괜찮을 듯 싶군요." "아..." 현준의 말에 매니저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다름 아닌 아이돌 스타다. 더군다나 현준은 대한민국 최고의 슈퍼스타. 만약 스캔들이라도 터지면 큰일날 일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저렇게 말하니 거절하기도 그랬다. 결국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가자 매니저는 어쩔 수 없이 현준에게 줄리아를 맡길 수 밖에 없었다. 그 내면에는 현준이 체리 쥬빌레와 친분이 있다는 것도 있었고, 다행스럽게 현준이 사는 곳이 체리 쥬빌레의 숙소와 멀지 않았던 까닭도 있었다. 매니저와 함께 현찬까지 나서서 줄리아를 부축해 현준의 차에 태웠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숙소 근처에 도착하면 리더인 아영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에휴. 줄리아가 저렇게 술을 마실 줄이야. 그럼 다음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꼭! 첼시전 리버풀이 승리하도록 화이팅! 아자!" 현찬과 수진과 인사를 한 현준은 자신의 차에 올라타고는 차키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유쾌한 만남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수진과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특별히 말을 나눈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단둘이 만나는 것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옛날 이야기는 둘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아닌 비밀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레스토랑을 빠져나오자마자 꿈틀거리는 줄리아의 모습에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술에 취한 척이라...' 슬그머니 눈을 뜨고 자신을 힐끗 바라보다가 눈을 감는 줄리아의 행동이 느껴졌다. 물론 술에 좀 취한 듯 얼굴은 붉었지만 그녀 역시 아이돌의 멤버이자 프로 가수였다. 자기관리에는 철저한 그녀가 술에 취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레스토랑에서 줄리아가 했던 행동은 반 쯤 연기라는 말이었다. 어느새 현준이 운전하는 차량은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청담대교를 지나고 있었다. 이대로 체리 쥬빌레의 숙소가 있는 송파구까지 가려는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피곤하네요... 현준의 방송 촬영 내용을 쓰려다가 너무 이야기가 늘어질거 같아서 그냥 넘겼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외전격으로 쓰던가 하는 게 나을거 같더군요. 아...생각보다 수진이를 찾는 독자분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00184 체리 쥬빌레, 불화설? =========================================================================                            '일어나는가 보네.' 꼼지락꼼지락거리는 게 옆에서 느껴졌다. 아마 자기딴에는 조심스럽게 움직이려는 것 같지만 예리한 현준의 감각을 속일 수는 없었다. "일어났어?" "하아...네에...근데 지금 어디로 가는 거예요?" "너희 숙소. 매니저님이 부탁하셔서 말이지. 근처에 도착하면 아영씨한테 내려오라고 연락할거야. 좀 더 쉬고 있어." 현준이 말이 끝나자마자 차안은 잠시 침묵에 감돌았다. 현준은 딱히 할 얘기가 없었던 것이고 줄리아는 이대로 현준과 헤어지기 싫었던 탓이라 핑계거리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송파구에 거의 도착할 무렵 부스럭거리며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들며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줄리아였다. "응. 나야. 줄리아. 응. 끝났어. 응. 이제 숙소 거의 도착할 것 같아. 그런데 나 잠시 누구 좀 만나고 올게. 응응. 매니저오빠나 실장님한테 들어오면 자고 있다고 전해줘. 응. 고마워." "......무슨?"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었기에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귀에 생생하게 들려오는 줄리아의 통화내용이다. 운전을 하던 현준이 줄리아를 향해 고개를 돌아보며 묻자 줄리아는 배시시 미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오빠. 우리 커피라도 마셔요. 이렇게 둘이 보는 건 오랜만이잖아요. 게다가 영국으로 가면 또 언제 볼지 모르고...저...저기. 오빠 제가 불편해요?"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너 피곤하지 않아?" "네? 아뇨. 괜찮아요. 오래 앉아 있었더니 술도 좀 깬 거 같고요. 오빠 스케쥴 있어요? 게다가 레이한테 이미 다 말해놨다고요. 지금 들어가기 싫어요. 네?" 다른 사람도 아닌 체리 쥬빌레의 멤버인 줄리아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으로 정상에 서 있는 아이돌 가수였다. 결국 줄리아의 계속된 재촉에 현준은 못 이긴 듯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줄리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물론 현준 또한 속으로 웃고 있었지만 말이다. 어차피 스케쥴은 없었다. 한국에 있는 스케쥴은 오늘 있었던 방송촬영이 전부였다. 그리고 내일 아영이와의 만남을 가진 이후 잉글랜드로 출국하면 끝이다. 그리고 현준이 운전하는 차는 줄리아의 강력한 추천으로 근방에서 꽤나 유명한 카페로 향했다. 가끔씩 연예인들이 오기 때문일까? 룸식으로 되어 있는 카페는 각 방마다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서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안을 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연예인들이라 그런지 이런 곳으로 다니나보네?" "네. 체리 쥬빌레라는게 알려지면 모처럼 나온 게 엉망이 되어 버리니까요. 오빠는 안 그래요?" "종종 그러기는 하지만..." 하긴 현준도 리버풀시내에 나갔다가 정체를 들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그 덕분에 외출을 할 때는 얼굴을 그게 가리는 선글라스를 쓰고 나가는 게 버릇처럼 되었다. 편하게 커피를 마시는 현준의 모습을 힐끔 바라보던 줄리아는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하는 것은 당연히 현준에 대한 생각이었다. 자신보다 3살이나 많은 솔직히 외모는 평범했다. 남자 아이돌에 비교하면 못생긴 축에 끼는 얼굴이다. 하지만 줄리아가 좋아하는 건 현준의 외모가 아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현준의 플레이였다. 그런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자신의 처지와 매치되어 점점 신경을 쏟고 그게 호감으로 변해버린 것이었다. '아영이가 현준오빠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여자의 감이다. 특히나 줄리아는 감이 예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분명 아영은 현준을 좋아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있어 절친인 아영이지만 절대 현준을 놓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이것저것 신중하게 생각을 많이 하는 아영이하고는 달리 자신은 일단 먼저 저지르고 생각하는 타입이었다. 또한 그 이면에는 줄리아의 광적인 집착도 한 몫했다. 아메리칸 스타일. 어떻게 보면 나쁜 면도 있겠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아메리칸 스타일이 통할 때도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무슨 생각해?" "네? 아...아뇨. 그냥 오빠가 멋있어 보여서요." "하하하..." 줄리아의 칭찬이 싫지 않았기에 현준은 피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체리 쥬빌레에서 가장 섹시한 멤버라는 말답게 그런 그녀의 모습이 현준에게도 섹시해 보였던 것이다. 줄리아가 분명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것이 어느 정도 선까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호감 이상은 틀림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서로 대한 이야기를 했을까? 특별히 화제는 정해진 게 없었다. 그냥 서로의 일상적인 이야기만 주고받을 뿐이었다. "아...어? 쿠션이네. 잠시 누우면서 이야기해도 되지?" "네. 그렇게 하세요."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옆에 놓인 쿠션을 발견한 현준이 재빨리 쇼파위로 올라서더니 몸을 쭈욱 피며 쿠션을 턱에 가져다 대었다. 매번 집에서 Tv를 볼 때면 이런 자세를 하며 봤기에 습관적인 자세였다. 현준의 모습에 줄리아도 재빨리 쿠션을 자신의 품으로 가져다 대며 탁자에 턱을 기대며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되게 자세가 익숙해 보여요. 오빠? 집에서 매일 뭐하고 있는 거예요?" "이러면서 Tv 보기. 가끔 한국 예능프로그램 다운받아서 볼 때도 있고." "헤에...우리들하고 똑같구나." "응. 집에 있을 때는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그래. 그나저나 여기 정말 편하네. 커피 한잔 시켜놓고 잠들어도 되겠다." 벽면에 Tv 가 하나 걸려 있을 뿐 사방이 막힌 공간이었기에 안에서 무슨 짓을 해도 들킬 것 같지 않았다. 꽤나 방음도 잘 되어 문을 닫으면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네. 멤버들끼리 자주 오는 곳 이예요. 가끔 여기서 카드도 하고 놀아요." "나중에 소문내야지. 체리 쥬빌레 멤버들 카드치며 카페에서 도박하다라고" "에이. 도박은 아니예요. 그냥 즐기는 거죠." "그래그래. 알았어. 뭐 내가 못 봤으니 알겠어? 그 밑에 천원짜리가 몇 장이나 깔려 있을지." 현준의 장난에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는 줄리아였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줄리아가 슬쩍 몸을 일으켜 현준에게로 다가갔다. "히히. 잠시만요. 오빠. 제가 요즘 재미있는 것을 배웠는데요." 장난끼가 가득한 목소리였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누워있는 현준의 등 위로 올라가더니만 엄지손가락에 가득 힘을 주어 현준의 어깨 어딘가를 강하게 누르기 시작했다. "큭...!" "어허! 참아요. 이제 근육을 엄청 풀어준다고 그랬어요. 누구였더라? Tv 에서 본 거 같은데...어쨌든 지아가 그랬어요." "조...조금 살살하면 안 되겠니?" "에이. 엄살은. 아픈 척 하면 안 되요." 고통스러워하는 현준의 모습에 다시 손가락에 힘을 주는 그녀였다. 사실 별로 아프지는 않았다. 악마의 신체를 가지고 있었기에 어지간한 아픔에는 별다른 통증도 느끼지 못하는 그였다. 하지만 줄리아의 손에 힘이 들어갈 때 마다 마치 조금씩 바늘로 쿡쿡 찌르는 아픔이 계속해서 현준의 전신을 파고들었고, 그 아픔은 계속해서 커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몸을 틀어 줄리아의 손을 붙잡는 현준이었다. 아픔은 참을 만 했다. 하지만 이렇게 줄리아와 카페에 들어온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렇게 줄리아와 가볍게 스킨십을 하면서 그녀의 욕망을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아!!!" 그리고 줄리아의 손을 잡자마자 현준의 몸에 있던 순수한 마기들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현준의 몸에 요동치고 있던 순수한 마기들이 현준의 손을 통해 빠른 속도로 줄리아의 몸으로 건너 들어가고 있었다. '리리스님처럼 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네...' 순수한 마기가 상대방의 쾌락을 증폭시켜 준다고는 하지만 순수한 마기가 음약과도 같은 것은 아니다. 단지 조금 더 인간 본연의 욕구를 드러내줄 뿐. 리리스라면 충분히 가능할 게 틀림없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서큐버들의 여왕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리리스가 아니었다. 현준은 아직 자신의 기운으로 인간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순수한 마기 때문인지 붉어진 얼굴과 가빠진 호흡 그리고 조금씩 몸을 떨고 있는 줄리아의 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공공장소인 카페였다. 다행스럽게도 방음이 잘 되어 있는 편이기에 큰 소리만 아니면 별로 문제될 것은 없어 보였다. '일단은 들이대볼까?' 어차피 자신이 줄리아와 이렇게 개인적으로 만난 이유는 그녀를 안으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멤버를 품에 안는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서 그녀에게 접근한 것이다. "줄리아." "네...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기는 했지만 바로 고개를 숙이는 그녀였다. 현준이 자신의 손을 살짝 잡고 나서부터 가빠지는 호흡과 답답한 느낌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현준의 얼굴이 다가오자 줄리아는 본능적으로 현준이 무엇을 하려는지 깨닫고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녀 역시 현준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만큼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하아..." 감미로운 입맞춤. 현준과 줄리아의 혀가 엉켜들어가면서 서로를 탐하기 시작하는 둘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손길이 자신의 몸에 살짝살짝 닿을 때마다 움찔움찔 떠는 줄리아였다. '아...아아...' 순수한 마기가 계속해서 줄리아의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이었다. "하아...! 아흣!" 어느새 현준의 허벅지 위에 올라타 그의 목에 양손을 감고 키스를 하던 줄리아는 갑자기 자신의 귀를 살짝 만지는 현준의 손길에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허리를 살짝 들썩이는 줄리아의 모습에 현준은 미미하게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줄리아가 어째서 저런 행동을 보이는지는 안 봐도 잘 알 수 있었다. 탈리사 역시 자신과 관계할 때 저런 모습을 종종 보이곤 했다. 바로 순수한 마기로 인한 절정 때문이리라. 그리고 현준의 손길이 거침없이 줄리아의 옷 안으로 파고들었다. "아...아아...!" 현준의 손길이 가슴을 부드럽게 만져대자 참을 수 없다는 듯 몸을 들썩이며 비비 꼬기 시작하는 줄리아였다. 그래도 이곳이 공공장소라는 것을 알기는 하는 듯 입술을 깨물며 최대한 신음소리를 억제하려는 그녀였다. "후읍...읍..." 신음소리를 참기 위해서였을까? 점점 더 격렬하게 현준의 입술을 탐하는 줄리아였다. 현준도 서서히 흥분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관계를 가지기엔 위험부담이 있었다. 자신은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스타였고 줄리아는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멤버였다. "하아...흡...음..." 현준의 얼굴과 목에 계속해서 입맞춤을 퍼부어대던 줄리아의 귓가로 현준의 악마와도 같은 제의가 파고들었다. "자리 옮길까?" 현준의 말에 몽롱하게 눈이 풀린 줄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거릴 뿐이었다. 아까부터 몸은 계속해서 현준을 원하고 있었다. 아래쪽은 이미 한번 절정에 올라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부르르르 "누구전화야?" "실장님. 잠깐 조용히 해봐." 한참 숙소에서 쉬고 있던 아영은 실장님의 전화에 재빨리 핸드폰을 받았다. 아마 방송국인지 시끄러운 소리가 주위에서 들려왔다. [어? 아영이니? 매니저한테 연락 받았는데 줄리아 지금 숙소에 있어?] "네? 네. 지금 자고 있어요. 술을 좀 마 신거 같은데..." 실제로 줄리아는 숙소에 없었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아직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거짓말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래도 침을 살짝 넘기며 자연스럽게 실장님의 말에 대답하는 아영이었다. [에휴. 그래. 취해서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했다고 하더라. 그래도 무사히 들어갔나보네.] "네. 그런데 대체 어디서 마신거예요?" [오늘 ○○ 토크쇼 끝나고 마셨다고 하더구나. 게스트가 김현준 선수여서 그런지 매니저가 친분을 다질 겸 자리를 잡았다던데...] "김현준 선수요?" 순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 ○○ 토크쇼에 현준이 나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 스케쥴 때문에 현준이 한국으로 들어온다고 자신에게 직접 이야기도 했었고, 또한 줄리아도 그 사실을 대 놓고 자랑했기 때문이었다. 줄리아가 현준과 같이 방송 촬영을 한다는 사실 때문에 얼마나 부러워 했던가? [그래. 그래서 김현준 선수에게 줄리아를 부탁했는데 어떻게 잘 들어갔나 보네. 알았다. 그러면 푹 쉬고. 애들 좀 잘 챙겨. 아프거나 컨디션 안 좋은 애들 있으면 바로바로 말하고.] "네...네." '현준오빠한테 줄리아를 부탁해...?' 전화가 끊어지자 아영은 잠시도 지체하지 않은 채 줄리아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소리만이 반복해서 들릴 뿐이었다.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연신 반복해서 걸어봤지만 꺼진 전화기가 저절로 켜질 리는 만무했다. "누구한테 그렇게 전화를 해?" 수영의 말에 빠르게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그녀였다. 하지만 심란한 마음이 가실 리가 없었다. 불안한 느낌이 전신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아...아니야. 아무것도. 레이야." "응?" 아영의 말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던 레이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아까 줄리아한테 뭐라고 전화 왔었어?" "그냥 친구 만나러 간다고. 혹시 실장님한테 들켰어? 연락 안돼?" "응. 핸드폰을 꺼놨네. 실장님은 어떻게 속아넘긴 것 같은데 실장님이 하는 말이 줄리아가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술? 전화통화할 때 그런 느낌 전혀 못 받았는데. 조금 들떠 있어 보이긴 했는데 취한 것 같지는 않던데?"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의 말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영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줄리아가 어서 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아휴 요즘 너무 피곤하네요; 00185 체리 쥬빌레, 불화설? =========================================================================                            줄리아가 숙소에 도착한 것은 새벽 세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조심스럽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 줄리아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준과의 격렬했던 섹스. 운동선수의 체력은 원래 다 그런 것인가? 자신도 격렬한 안무를 추는 아이돌 가수인 만큼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능수능란한 움직임에 여러 번이나 절정에 올랐던 그녀다. 내일 당장 스케쥴만 없었더라도 아마 거기에 그대로 잠이 들었을 것이다. '실장님한테 연락 온 것은 없으니까...' 핸드폰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와 있었다. 혹시 자신이 숙소에 돌아가지 않은 게 들킨 게 아닌가 싶었지만 전화는 전부 아영이한테 와 있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겼다면 회사에서 그리고 다른 멤버들도 자신에게 연락을 했을 게 틀림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줄리아는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넣고는 조심스럽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어당기기 시작했다. 끼이익... 다들 자는 것인지 불이 꺼져 있는 방 안은 굉장히 고요했다. 재빠르게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선 줄리아는 종종걸음으로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침대에 눕기 시작했다. "하우우..." 익숙한 자신의 자리에 빠르게 졸음이 몰려들어왔다. 그도 그럴 듯이 현준과의 격렬했던 섹스로 인해 가뜩이나 몸이 피곤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입가에 계속해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현준과의 잠자리. 조금 가벼운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현준에게 여자로 다가선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먼저 말이다. 거기다가 정사를 마치고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봤을 때 분명 현준은 아직 애인이 없다는 말도 했었다. '이렇게 내 남자로 만들어야지. 일단 나는 아이돌이니까 스캔들은 내지 않고 조용히 계속해서 만나서...' 그렇게 혼자 생각을 하던 줄리아는 곧 잠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줄리아의 숙면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누군가 자신의 몸을 흔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 일어나봐. 줄리아?" "으응..." 아까부터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흔드는 느낌이 줄리아는 짜증을 내며 몸을 일으켰다. 벌써 스케쥴을 소화할 시간이란 말인가? 눈도 떠지지 않는 것을 보니 확실히 새벽에 너무 무리한 듯 싶었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눈 앞에 아영이 안색을 굳히며 서 있었다. 11월 21일. 첼시의 홈구장인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프리미어리그 12 라운드 첼시와 리버풀과의 경기가 펼쳐진다. 런던 연고지인 첼시와 리버풀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리버풀은 그렇게 대단한 라이벌 관계는 아니었다. 전통적인 명가인 리버풀에 비해 첼시는 많이 부족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 난 이후 프리미어리그 Big 4 중 하나로 자리잡은 첼시였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리버풀하고는 달리 첼시는 04-05, 05-06 내리 두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09-10 시즌에는 리그와 FA 컵 우승을 동시에 달성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더블을 기록하기까지도 했었다. 이런 첼시와 리버풀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게 된 것은 바로 토레스와 김현준의 트레이드 사건 때문이었다. 한 때는 리버풀이 사랑했던 남자 페르난도 토레스. 일명 제-토 라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인 제라드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던 공격수였지만 결국 우승을 위해 이적을 요청하며 첼시로 떠났기 때문이었다. 공공연히 리버풀에 대한 충성심을 밝혀왔던 토레스였기에 이적 마감 이틀전에 결정된 이적은 팬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왔고, 그로 인해 더 콥과 블루스의 사이는 당연히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첼시와 리버풀의 더비는 '토레스 더비'라는 웃지 못할 별명도 붙여졌었다. 그리고 토레스를 건네주는 대신에 램파드의 후계자로 불리던 미들라이커 김현준과 3500만 파운드를 첼시측에서 받은 리버풀이다. 2009년 아스톤 빌라전에서 EPL 50호골 넣으며 리버풀 역대 최단 기간 리그 50골을 터뜨린 금자탑을 세웠던 토레스였지만 현재 그는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스캔들 사건 이후로 부진에 빠져 있던 김현준은 리버풀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10-11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고 올해도 득점순위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첼시와 리버풀,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가 곧 시작되겠는데요. 사실 첼시와 리버풀 이번 라운드 경기에서 가장 기대되는 경기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첼시는 전통적으로 홈에서 굉장히 강한 팀입니다. 비록 순위는 리버풀이 높다고는 하지만 첼시도 상위권에 있거든요?] 첼시와 리버풀의 대결. 현재 11연승으로 리그 순위 1위를 내달리고 있는 리버풀과 Big 4 중 하나도 강호인 첼시의 결과에 전문가들은 리버풀의 약간 우세나 무승부를 점쳤다. 그만큼 서로가 팽팽한 대결을 펼칠 거라는 예상이었다. 물론 리버풀에는 아주 강력한 창이 있었다. 바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인 김현준 말이다. 11라운드까지 김현준은 무려 20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평균 2득점에 가까운 말도 안 되는 기록. 더군다나 11라운드 동안 11경기 연속골기록도 가지고 있는 데다가 선더랜드, 볼튼, 노리치 시티,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현준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2라운드 아스널을 상대로 2골 3어시스트라는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펼쳤었고, 8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었다. 그야말로 리버풀의 보물이자 2000년 이후 하늘이 내린 최고의 재능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그야말로 완벽한 공격수라는 찬사가 잘 어울리는 선수인 현준이었다. 하지만 첼시 또한 프리미어리그 Big 4. 그리고 이번 경기는 첼시의 홈 구장인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열리게 되었다. 홈에서 굉장히 강한 만큼 리버풀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터였다. "11연승. 솔직히 내가 리버풀에 부임한 이후 최고의 기록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더 대단한 기록을 세우고 싶다. 예를 들면 전승우승 이라던지 말이야. 아스널은 무패우승을 했는데 우리 리버풀은 전승우승 정도는 해야지 어울리지 않겠어?" "하하하하!" 달글리쉬 감독의 농담에 라커룸에 있던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전승우승.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전승으로 우승을 획득한 팀은 이제까지 아무도 이루지 못했다. 무패우승. 03-04 년 아스널이 세운 아직까지도 찬사를 받는 대단한 업적이었다. 물론 무패우승을 기록한 팀은 여럿 있었다. 하지만 세계 3대리그에서는 1991-92 시즌 AC 밀란이 34전 22승 12무 0패로 무패우승을 기록한 이후 아스널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만큼 대단한 기록이라는 말이었다. 밖에는 연신 블루스들의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아무래도 홈 경기인만큼 어마어마한 팬들이 몰려왔을 게 틀림없었다. "준은 익숙하지? 이 목소리?" "아아...근데 나도 홈경기는 10 경기도 출전하지 못해서." 홈경기는커녕 첼시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는 10경기가 조금 넘었을 터였다. 자신에게 영어 과외선생까지 붙여주며 나름대로 신경을 써준 첼시였지만 스캔들 사건 이후로 바로 내팽기듯 리버풀로 자신을 내보내기도 했었다. 물론 거기에 대해 악감정이 있다거나 아쉬운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11 경기 연속 골 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는 역대 통산 최다골로 득점왕이 된 기록으로 54-55 시즌에 마르킨슨 허크가 54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또한 티에리 앙리는 01-02시즌 2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고, 엘런 시어러는 3경기 연속 해트트릭 기록과 13경기 연속 득점 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기록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연속 해트트릭 기록은 좀 무리겠지만...' 아무리 자신이 악마라고 할지라도 인간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능천사로 인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다는 한계를 생각하면 첼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어 보였다. 물론 골은 노려볼 만 했다. 자신과는 달리 선수들은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치지 않는 이상 90분 동안 최상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미셸 플라티니가 말했었다. 축구는 미스의 스포츠라고 말이다. "그럼 가볼까?" 더군다나 오늘은 절대로 질 수 없는 경기기도 했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의 미드필더인 스티븐 제라드가 프랑스와의 친선 경기에 출전했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4주간이나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부상이었다. 또한 부주장인 캐러거 역시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달글리쉬 감독은 고민 끝에 오늘 경기 주장 완장을 현준에게 넘겨준 것이었다. "생각보다 무겁네..." 다른 팀도 아닌 프리미어리그 Big 4중 하나인 전통적인 명문팀 리버풀의 주장완장이다. 더군다나 자신은 아직 리버풀에 입단한지 기껏해야 반시즌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이기는 했지만 아직 신참내기인 현준에게 달글리쉬가 주장완장을 건네준 것은 앞으로 스티븐 제라드처럼 리버풀을 빛내줄 레전드가 되어 달라는 의미이기도 했었다. 우우우우!!! 첼시와 리버풀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모습을 드러내자 블루스의 야유와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쓰는 현준이 아니었다. 심리적인 압박감? 불안감? 이런 것에 일일이 영향을 받을 정도로 현준은 나약한 인간이 아니었다. [김현준 선수 오늘도 역시 선발로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리버풀에서 가장 순도높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죠. 11경기 20골. 얼마나 대단한 기록입니까? 게다가 11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엘런 시어러가 세운 13경기 연속골기록도 노려보는 선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게다가 오늘 만약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면 엘런 시어러의 3경기 연속 해트트릭과 타이기록이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출신 선수로 어느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대단한 기록을 보였겠는가? 그런 선수가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오늘도 신나게 중계를 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그리고 중계카메라가 돌더니 현준의 팔에 붙은 붉은색 주장완장을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 김현준 선수. 오늘 주장으로써 출전했군요.]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리버풀 선수들이 얼마나 김현준 선수에 대해 신뢰를 지니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모습이로군요. 자랑스럽습니다. 과연 오늘 주장완장을 차고 나설 첫 경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군요.] 한 때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완장을 찬 적이 있기도 했지만 그것은 선수의 교체중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이렇게 해외 3대 리그에서 선발로 주장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 대한민국 선수는 김현준이 최초였다. 안드레 비야스 감독의 부임한 이래 첼시는 수비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며 경기장 전체에 전방위 압박을 펼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동시에 양 윙백들이 활발한 공격가담을 보이고 중앙 미드필더진이 공격라인과 수비라인을 잘 조절하며 빠른 템포로 패싱게임을 진행하는 전술이었다. 그와 동시에 측면의 점유율을 높이며 양 포워드들이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안쪽까지 파고 들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안드레 비야스 감독이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탓일까? 전술적인 문제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인지 이번 시즌 첼시의 성적은 그리 신통치 못했다. 또한 첼시는 블랙번전에서 승리를 거둔기는 했지만 아스널과 퀸즈파크레인져스에서 쓰라린 2연패를 당했기 때문에 이번 스템포드 브릿지전에서 맞는 리버풀전에서는 기필코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오늘 경기 체리 쥬빌레도 보고 있으려나?' 아까부터 자신을 계속해서 찍고 있는 중계카메라가 감각에 잡히자 괜스레 아영과 줄리아의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토크쇼에 출현하고 아영과의 데이트까지 한 후 곧바로 잉글랜드로 넘어온 현준이었다. 그리고 이번 한국에 가서 얻은 소득은 줄리아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점이었다. 솔직히 현준은 줄리아보다는 아영을 원했다. 애시당초 아영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넘어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와의 데이트는 평범했다. 물론 서로 굉장히 재미있고 친해지는 시간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가볍게 손을 잡고 돌아다니기만을 했을 뿐 현준이 원했던 진한 스킨십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헤어질 때 가볍게 입맞춤을 하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외국에서는 인사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치 오늘을 기다렸다는 듯 눈망울을 빛내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그녀의 행동 때문에 결국 스킨십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었다. "다음에 가면 수진이도 만나고 와야겠네. 이왕이면 희연이도 말이지." 한 때 자신의 여자친구이자 팬 1호인 수진을 떠올리며 슬쩍 미소를 짓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옆에 서 있던 벨라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준. 아까부터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아아...아무것도. 오늘 경기 이기자고." 생각하고 있던 말이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모양이었다. 그래도 영어가 아닌 한국어였는지 알아듣지 못한 듯 싶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첼시와 리버풀의 경기가 심판의 휘슬과 함께 시작되었다. 00186 리버풀, 앞으로 전진하다. =========================================================================                            "램파드!!! 붙어! 뒤쪽은 내가 커버할게! 미켈! 합류해!" 원정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이 강력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하자 애슐리 콜의 지시에 동료선수들이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첼시는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전술을 사용했다. 그로 인해 상대팀에게 압박을 가하는 플레이를 사용했지만 수비라인을 끌어올린 만큼 빠른 스피드나 뛰어난 활동량으로 넓은 공간을 커버해줘야할 선수가 없었다. 들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마이클 에시앙이 있으면 이런 첼시의 전술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아쉽게도 그는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 리버풀 또한 핵심선수인 제라드와 수비의 정신적인 지주인 캐러거가 부상으로 스쿼드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에 따지고 보면 똑같은 상황이었다. 리버풀은 주로 현준이 위치한 오른쪽 측면을 타고 사이드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디르크 카윗과 벨라미 그리고 글렌 존슨과 같은 유능한 측면 공격수와 풀백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 첫 주장완장으로 차고 나선 현준도 있었다. "준!" 공을 가지고 있던 카윗에게 램파드와 존 오비 미켈이 감싸며 압박해오자 벨라미는 그대로 공을 카윗에게 건넸고 카윗은 빠른 속도로 측면으로 뛰어들어가고 있던 현준에게 그대로 공을 찔러넣었다. 하지만 카윗이 찔러준 공은 현준에게로 연결되지 못했다. 애슐리 콜이 공을 그대로 가로챘기 때문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공격수를 꼽는다면 이라는 질문에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은 대부분 현준을 꼽았다. 그만큼 공을 잡았을 때 현준의 플레이는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막는데 있어서 그나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현준에게로 향하는 공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애슐리 콜은 공을 가로채자마자 램파드에게 공을 내주면서 앞으로 뛰어들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이번 시즌 첼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후안 마타와 부동의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와 플로랑 말루다가 빠르게 리버풀의 진형으로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놓치지마!!!" 첼시의 공격이 시작되자 리버풀의 진영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비록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10연승을 기록하고 있고 10 경기 동안 내준 점수가 10점도 안될 정도로 짠물수비를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첼시의 공격수들은 언제든지 자신들의 골문을 열어 제낄 수 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접근해 들어오던 램파드는 존 오비 미켈에게 미켈은 말루다에게 공을 연결했고 잠시 드리블을 하며 앞으로 전진하던 말루다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리버풀의 선수를 확인하고는 왼쪽 공간으로 오버래핑을 해 들어오는 애슐리 콜에게 패스를 넣었다. [애슐리 콜!! 공 잡았습니다. 크로스!!!] 1999년 아스널 FC 에 입단해 1999, 2000년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수비수에 선정되기까지 한 애슐리 콜. 1980년 생으로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축구선수였지만 아직까지 기량을 잃지 않은 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였다. 뻐엉!!! 공을 잡자마자 애슐리 콜은 잠깐 패널티 에어리어를 흘깃 바라보고는 그대로 공을 올렸다. 패널티 에어리어에는 드로그바와 미켈 그리고 램파드까지 쇄도해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애슐리 콜이 올린 공은 그대로 드로그바의 머리에 맞았고 골인 것처럼 리버풀의 골안으로 빨려 들어가던 공은 호세 레이나 골키퍼의 펀칭에 의해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아아아!!! 전반 초반,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을 레이나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막아내자 경기를 지켜보던 블루스들이 자신들의 머리를 감싸쥐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위기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밖으로 튕겨져 나온 공은 하필이면 뒤에서 달려들어오고 있던 말루다에게로 향했고 말루다는 공을 잡자마자 옆으로 공을 내주었다. 그리고 공이 흐르는 곳에는 뒤에서 빠르게 돌진해 들어오고 있는 첼시의 부주장이자 람반장이라는 별명인 프랭크 램파드가 있었다. 콰아앙!!! 그라운드내에서 최고의 결단으로 통하는 중거리 슛. 옛날부터 잉글랜드는 중거리 슛의 달인이 많았다. 괜히 잉글랜드가 뻥축구로 통하는 것이 아니다. 베컴같은 롱패스들이 즐비한 선수층과 전술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기회가 나면 뻥뻥 중거리 슈팅을 쏘아대는 중거리 슈터들도 한 몫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스콜스는 물론이고 리버풀에서 중거리 슈팅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다. 그리고 첼시에는 원조 미들라이커 프랭크 램파드가 존재했다. [램파드 슛!! 아!!!] 아아아!!! 다시 한번 첼시의 서포터즈들 사이에서 아쉬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굉음과 같이 쏘아져 나간 슈팅은 다니엘 아게르가 재빠르게 몸으로 걷어낸 것이었다. 드로그바의 헤딩슛을 펀칭하기 위해 자세가 무너진 레이나 골키퍼였기에 이런 아게르의 행동은 한 골을 구원해낸 것이나 다름 없었다. "휴우..." 전반 초반부터 골이나 다름없는 위기상황을 보내고 공을 잡을 때 마다 날아오는 야유에 현준은 괜스레 걸음을 옮기며 툴툴거렸다. 자신 또한 저번 시즌 첼시 유니폼을 입고 여러 골을 터뜨렸었다. 비록 반 시즌 뿐이지만 첼시에서 뛴 선수였다. 한 때 서포터즈들의 사랑을 받았기도 했지만 역시 반 시즌만에 구단을 떠난 선수는 환영받지 못하는 선수인 것 같았다. 물론 그것이 자의가 아니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런 야유야 뭐..." 홈 경기가 아닌 이상 공을 잡을 때마다 날아오는 욕설과 야유는 익숙했다. 원정경기를 할 때면 언제나 자신들은 악역이었다. 그리고 그런 악역이 이제는 익숙한 현준이다. 어차피 자신은 악마. 사실상 따지고 보면 정말로 악역이지 않는가? "아담!" 오늘 자신의 전담마크를 지시받았는지 리버풀이 공을 잡을 때는 마치 껌딱지까지 자신에게 붙어 있는 애슐리 콜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수비수를 등지며 아담을 불렀다. 자신에게 공을 달라는 신호였다. 그리고 아담은 손을 들어올리는 현준의 모습에 그대로 머뭇거림도 없이 현준을 향해 공을 띄어올렸다. 우우우우!!! 공을 잡지도 않았는데 야유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채 현준은 애슐리 콜과 몸싸움을 벌이며 위치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논스톱으로 살짝 차올리며 등 뒤로 넘겨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애슐리 콜을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찰리 아담. 김현준에게로 김현준! 어어?!] 깔끔한 퍼스트 터치에 이어진 반전. 이런 격렬한 시합에서 퍼스트 터치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퍼스트 터치가 얼마나 깔끔하냐에 따라서 기회가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퍼스트 터치에는 일가견이 있는 현준이었다. 대담한 판단력과 유연한 몸놀림과 균형감각이 현준에게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현준의 순수한 마기는 그런 퍼스트 터치의 완벽함을 더욱더 완벽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김현준 달립니다! 리버풀! 커버해 주는 선수가 있나요?!] 현준의 공을 치고 달리기 시작하자 더욱더 야유소리가 커져나왔다. 아마도 그런 야유는 그만큼 현준의 플레이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재치있는 현준의 플레이에 순식간에 농락당한 애슐리 콜이 재빠르게 현준의 어깨를 밀치며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런 애슐리 콜의 몸싸움에 밀릴 현준이 아니었다. 현준의 하드웨어는 일반적인 인간의 상식으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니 말이다. 오죽하면 리버풀의 트레이너나 팀 닥터들도 현준의 경이적인 체력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으니 말이다. '둘...' 빠른 속도로 첼시의 측면을 가로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을 어느새 파악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공기중에 퍼진 순수한 마기들이 그라운드에 존재하는 선수들의 정보를 현준에게 보내주고 있었다. '수아레즈. 그리고 카윗...' 수아레즈는 전형적인 돌파형 공격수다. 게다가 수아레즈의 키는 181cm 그에 반해 카윗은 키는 184cm 였다. 얼마 차이가 나지는 않았지만 헤딩은 카윗이 훨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멈칫하는 액션을 취하더니만 왼팔을 크게 치켜 올렸다. 그리고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뛰고 있던 카윗과 수아레즈의 움직임이 변했다. 현준이 팔을 크게 치켜 올린 것은 일종의 액션이었다. 카윗에게 공을 올린다는 약속된 플레이였다. [김현준 제치나요! 아! 올렸습니다!] 애슐리 콜의 수비를 떼어낼 듯 매섭게 돌파를 시도하던 현준은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타고난 골 감각으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현준의 패스와 크로스 또한 리그에서 한 손가락에 들 정도로 뛰어났다. 괜히 중앙 미드필더나 측면공격수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현준이 올린 크로스는 빠른 속도로 문전으로 쇄도하는 카윗의 머리를 향해 정확히 날아가고 있었다. 존 테리는 뒤 쪽으로 돌아가는 수아레즈에게 신경을 쏟고 있었다. 다비드 루이스가 있었지만 그것보다 카윗의 움직임이 더욱 빨랐다. "하아...오늘도 축구야?" 새벽 한시. 남들은 다 자는 시간이었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거실에서 Tv를 틀고 경기를 시청하는 줄리아의 모습에 물을 마시기 위해 잠깐 나온 레이가 눈을 비비적대며 물었다. "응. 현준오빠가 나오거든." "어지간히 지극정성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극정성이 아닌 광적인 집착이었지만 사실 그대로 이야기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현준의 포스터로 벽면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현준의 레플리카 혹은 싸인등을 모아서 수집하는 줄리아의 행동을 단순한 팬이라고 하기엔 도가 지나친 면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영이는 안보이네? 매일 둘이서 보더니만..." "몰라." 심드렁하게 꺼낸 소리였지만 뒤이어진 줄리아의 말은 굉장히 차가웠다. 표정조차 점점 굳어지고 있는 줄리아의 모습에 레이는 겉으로 미소를 지어보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최근들어 둘의 낌새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체리 쥬빌레 멤버들 전부가 눈치채고 있었다. 스케쥴을 소화하다가 휴식시간을 가질 때도 또한 벤에서 수다를 떨 때도 둘은 거의 말을 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니 티가 안나는게 이상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찌라시 언론에서 체리 쥬빌레 불화설이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물론 우스갯소리이기도 했지만 이런 모습을 보아하면 아마 진짜로 불화설이 매스컴이 오르락내리락할지도 몰랐다. '곤란하네...' 슬그머니 아영이 자고 있는 방으로 가봤더니 아영 또한 컴퓨터를 켜놓고 축구경기를 보고 있었다. 자신이 보고 있는지도 모른 채 두손을 꼬옥 모은 채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아영의 모습은 다름아닌 사랑에 빠진 소녀의 모습이었다. 아영 또한 현준의 팬이라는 것은 멤버들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로 언론의 인터뷰를 가장 많이 받기도 했었고,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라는 질문에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의 광팬이라는 말도 했었기 때문이다. "쟤들...진짜로 곤란하겠네..." 분명 둘 사이가 소원해진 것은 현준이 연관되어 있을 게 분명했다. 아영은 아영 나름대로 현준을 생각하고 있었고, 줄리아는 이미 현준의 광적인 팬. 단순히 둘다 팬으로써 좋아하는 것이면 좋겠으련만 보아하니 이미 그 선은 훨씬 넘은 듯 했다. "무슨 일이야? 거실에 누구 있어?" 방에 들어서자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며 아직까지 잠에 들지 않고 있던 지우가 고개를 돌렸다. 거실에서 Tv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줄리아. Tv 보고 있어." "오늘 김현준 선수 경기하는 날인가보네." 매번 그래왔기에 그려려니 하며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리는 지우였다. 하지만 레이의 표정은 조금 심각해 보였다. "줄리아하고 아영이. 둘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아 보여. 어떻게 해야 하지?" "김현준 선수 때문인가 보네." 한 때는 아이돌 커플이라고 불릴 정도로 빠짝 붙어다니던 아영과 줄리아다. 하지만 지금은 불화설이 터져 나올 정도로 서로가 소원한 상태. 회사와 팬들은 그 이유를 알 리가 없었지만 같이 생활을 하는 멤버들은 둘이 왜 저런 모습을 보이는지 잘 알고 있었다. 바로 김현준. 대한민국이 나은 선수들 중 최고의 재능이라고 평가받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이자 리버풀의 17번 때문이었다. "응. 근데 정말로 심각해보여. 아까 줄리아한테 아영이 얘기를 꺼냈더니 바로 정색하더라." "그정도야?" "그래. 심지어 Tv 까지도 따로 보고 있어. 줄리아는 거실에서 아영이는 컴퓨터로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고." 의자에 자리를 잡고 얘기를 하는 레이의 말에 지우 역시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듯 핸드폰을 끄고는 몸을 일으켰다. 비록 남의 연애사라고는 하지만 그녀들은 몇 년 동안 함께 생활을 해온 가족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 둘의 사이가 멀어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다. "하아...어떻게 하지?" "김현준 선수에게 전화를 직접 해볼까? 누가 더 마음에 드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게다가 둘 다 관심없다고 그러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쟤네들 계속 저렇게 둘 수도 없고. 어떻게든 한 명이 포기하게 만들거나 그렇게 해야지. 너 기성용 선수하고 친하잖아. 넌지시 물어보라고 말하면 안되려나?" "그것도 기각." 하지만 둘이 머리를 맞대보아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둘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들이 도움을 청하려는 인물은 바로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이었다. 함께 연습생 생활을 같이 한 만큼 체리 쥬빌레와 레인보우 샤베트의 멤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자주할 정도로 굉장히 친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수진은 가장 나이가 많은 언니였기에 이런 자신들의 고민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 작품 후기 ============================ 글 쓰는건 정신노동에 가까운 정도로 피로한 행위네요. 두어편 정도 쓰면 바로 잠에 빠질 정도로 피곤해진다는... 그것보다도 어깨가 무지하게 뻐근함. 계속 지웠다 썼다하니... 그럼 즐감하시길. 계속 대륙전기 수정하는데 진도가 지지부진하네요. 00187 리버풀, 앞으로 전진하다. =========================================================================                            와아아아!!! 한참 떠들던 도중 밖에서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줄리아와 아영이었다. "현준선수가 골 넣었나 보네. 아니면 리버풀이 넣던가." "리버풀이라는 축구팀이 그렇게 대단해? 요즘 잘나가네? 매번 이기기만 하는 것 같아." "뭐...나도 잘 모르겠는데 성용씨 말로는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정상급에 있는 팀이래. 게다가 매니저 오빠도 매일 얘기하잖아." 레이의 말에 어깨를 으쓱하는 지우였다. 축구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는 두 여인이었지만 주위에서 워낙 들리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경기소식이었다. 특히 체리 쥬빌레의 매니저는 리버풀의 광팬.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매번 만날 때 마다 경기 내용을 자랑스럽게 말해주곤 했었다. "응. 그래서 그 오빠가 여자친구가 없는 거겠지. 매일 축구얘기만 하고 있으니...그런데 지우야." 슬쩍 의자를 끌어당겨 지우의 곁으로 접근한 레이는 눈을 반달모양으로 뜨고는 은근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레이의 말에 뭔가 느낌이 이상했는지 지우는 침을 삼키고는 레이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언제부터 기성용선수를 성용씨라고 부르게 된거야? 응?" "......" 그리고 그런 레이의 물음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지우였다. [김현준 제치나요! 아! 올렸습니다!] [헤딩!!! 고올!!! 골 입니다!!! 디르크 카윗!] 약속된 플레이. 현준의 크로스가 칼날같이 정확하다는 것은 리버풀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카윗은 현준의 크로스가 어디로 떨어질지 충분히 예상하고 반박자 빠르게 첼시의 수비수들을 제치고 미리 움직일 수 있던 것이다.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과 순발력으로 다비스 루이스는 완전하게 제쳐버리고 프리상태에서 떠오른 공을 그대로 머리로 강하게 내려찍은 카윗은 골을 성공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빠르게 몸을 돌려 현준에게로 골대 뒤쪽으로 달려가며 크게 표호하기 시작했다. 페트르 체흐가 몸을 날려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미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카윗 골이예요!! 리버풀! 선제골!!!] [김현준 선수의 깔끔한 크로스에 이은 카윗 선수의 완벽한 헤딩.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깔끔하고 완벽한 모습입니다! 대단합니다! 리버풀!] [디르크 카윗! 프리미어리그 50번째 골이예요!] 와아아아아!!! 원정팀인 리버풀의 선제골에 첼시 서포터즈의 분위기는 찬물처럼 식어버렸다. 경기 초반 리버풀이 혼쭐날 정도로 매서운 공격을 퍼붓던 첼시였지만 결국 골은 원정팀인 리버풀이 먼저 터뜨렸으니 말이다. 그에 반해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이 있는 원정석에서는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그야말로 무적의 모습을 보이는 리버풀이었고 오늘도 예상대로 리버풀은 자신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플레이로 단 한번의 찬스를 그대로 골로 만들어 낸 것이다. "후우..." 팬들의 환호성. 비록 자신이 넣은 골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성을 내지르는 팬들의 환호성은 짜릿함 그 자체였다. 그렇게 1-0으로 앞서가는 리버풀이었지만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Big 4 라는 강팀이었다. 이대로 쉽사리 물러설 리가 없었다. 비록 골은 리버풀이 먼저 터뜨렸지만 빠르게 수비를 가다듬은 첼시는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며 리버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드록신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파괴력이 있는 디디에 드로그바와 플로랑 말루다 그리고 2006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발렌시아로 이적 지난 시즌 발렌시아를 대표했던 후안 마타의 삼각편대의 공격력은 충분히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그 탓에 현준은 감독님에게 지시받은 대로 오른쪽에서 프랭크 램파드와 애슐리 콜을 압박하며 쉽사리 공격에 가담하기 못하도록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고, 중앙에서는 레이바 루카스와 찰리 아담이 거친 플레이로 첼시의 공격을 하나하나씩 끊어내고 있었다. 서로 주도권은 가져갈수도 그리고 가져가지도 못하는 팽팽한 접전이 계속해서 이루어졌다. 간간히 크로스나 중거리 슈팅이 나오기는 했지만 첼시와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는 페트르 체흐와 호세 레이나. 둘 다 월드클래스급 골키퍼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안정적인 몸놀림으로 골대 안으로 날아오는 공을 가볍게 캐치 하거나 펀칭으로 쳐내고 있었다. [루카스 선수 긴 롱 패스!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았습니다! 방송에서는 안 보이지만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을 때 마다 첼시 서포터즈의 야유가 굉장히 심한데요?] [네. 그렇습니다. 작년 시즌만 하더라도 김현준 선수는 첼시 소속으로 나서서 꽤 준수한 활약을 선보인 선수였거든요. 게다가 K 리그에서 프랭크 램파드의 후계자로 프리미어리그로 영입한 클럽팀도 첼시였으니 말이죠. 안첼로티 감독이 직접 한국으로 와서 김현준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볼 정도로 열성적이었고 말이죠.] [첼시측에서는 정말 배가 아픈 일이겠어요. 사돈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다던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를 고작 1500만 파운드에 라이벌팀에 넘겨 버렸으니 말이죠.] 21세기 호갱 클럽. 한국의 네티즌들이 첼시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프랭크 램파드의 후계자로 영입했던 현준은 첫 데뷔전에서부터 환상적인 활약을 보이며 첼시 서포터즈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였다.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해서도 골을 터뜨렸던 그였지만 작년 잉글랜드는 물론 한국을 강타했던 스캔들 사건 이후로 현준의 폼이 죽어버리자 그대로 물건 팔아치우듯 현준을 리버풀로 팔아넘긴 것이었다. 불과 영입한 지 반 시즌도 안되서 말이었다. 그리고 데려온 인물은 바로 페르난도 토레스. 무려 5000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가격으로 토레스를 영입해온 첼시였다. 하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천양지차. 김현준에 3500만 파운드나 들여서 영입해온 토레스는 첼시 입단이후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었고 덤으로 팔려간 김현준은 리버풀의 화려하게 부활. 데뷔 시즌만에 득점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터뜨리며 함께 올 시즌에도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해서 활약을 보이며 다음 발롱도르가 유력해 보일정도의 환상적인 활약이었다. 사실상 그런 김현준과 걸맞을 정도로 활약을 보이는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나 바르셀로나의 메시 그리고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아스널의 반페르시 정도였다. 우우우우!!! 사방에서 귀를 찌르는 야유성이 터져 나왔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현준이다. 저런 야유에 일일이 신경을 쓸 정도로 현준은 정신적으로 나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막기 위해 애슐리 콜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주요 관전포인트는 애슐리 콜과 현준의 대결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과 예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풀백의 대결. 애슐리 콜이 얼마나 현준을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서 이번 경기의 승패가 나뉠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전반에 터진 카윗의 헤딩골은 애슐리 콜이 현준의 크로스를 막지 못해서 터졌다. "이렇게 붙을 줄은 몰랐는데." "저도요." 비록 첼시를 떠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첼시선수들과의 사이가 소원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가끔이기는 했지만 디디에 드로그바하고는 사적으로 연락을 할 정도니 말이었다. 애슐리 콜하고도 사이가 괜찮은 편이었다. 둘의 대화는 거기까지였다. 현준이 먼저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왼쪽...!' 현준의 개인기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애슐리 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마치 공이 자신의 몸인 것 마냥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현준의 기술에 꼼짝없이 당한 프리미어리그 수비수가 한 둘이 아니었다. 오른쪽 아웃프론트로 공을 밀고 나가려는 현준의 모습에 애슐리 콜은 현준이 안으로 치고오지 못하게 따라붙으며 발을 내밀었다. 어차피 이대로 계속해서 몰면 안으로 치고 들어오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선수에 한해서였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하는 현준은 시간과 공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기술을 보유한 선수였다. '지금...!' 계속해서 자신의 안쪽으로 어깨를 들이미는 애슐리 콜의 몸싸움을 이겨내던 현준은 애슐리 콜의 보폭에 맞춰 오른발 안쪽으로 공을 살짝 밀었다. 그리고 현준의 발에 맞은 공은 그대로 왼발 끝을 지나 애슐리 콜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갔고 바로 현준이 속도를 죽이더니 애슐리 콜의 뒤쪽으로 그대로 빠져나갔다. 와아아아!!! 가볍게 첼시의 왼쪽 풀백인 애슐리 콜을 제치며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현준의 모습이 리버풀 서포터즈들이 광란의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능수능란하게 공을 컨트롤 하며 측면을 타고 달려 들어가는 현준의 속도를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왼쪽 측면에 김현준! 애슐리 콜의 다리사이로 공을 빼내는 군요! 김현준 그대로 달립니다!!] [김현준 선수의 달리기 속도는 육상선수에 버금간다고 말할 정도로 굉장히 빨라요! 첼시 위기입니다!]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신체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능력을 이용하면 공을 자신의 발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컨트롤을 보이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엄청난 스피드로 패널티 라인까지 현준이 접근하는 동안 왼쪽 사이드에서는 카윗과 수아레즈가 달려오고 있었다. 또한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날릴 수 있을 정도로 슈팅능력이 좋은 찰리 아담도 있었다. 그리고 정면에서 달려오는 수비수가 접근하기 전에 공을 처리하려던 현준은 그대로 스루패스를 찔러 넣으려고 했다. 현준이 공을 찔러줄 선수는 찰리 아담이었다. 수비수들이 붙어 있는 수아레즈와 카윗하고는 달리 찰리 아담은 노마크찬스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공간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감각에 누군가 빠르게 뒤에서 자신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콜이군.' 굳이 안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현준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애슐리 콜의 움직임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뒤에서 공을 빼내려는 생각인 듯 싶었다. '라인은...?' 앞으로 두어 발만 더 들어가면 패널티 라인 안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찰리 아담에게 패스할 생각을 접고는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에서 애슐리 콜의 백태클과 함께 현준이 비명소리와 함께 앞으로 쓰러졌다. [어?! 백태클인데요?!] [지금 제대로 들어갔거든요?! 대놓고 백태클이 들어갔어요! 심판 휘슬이 불렸거든요?!] [김현준 선수 많이 아파보이거든요?!] 우우우우우!!! 원정경기라는 것을 보여주듯 사방에서 첼시 서포터즈의 야유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빠르게 달려간 심판은 그대로 애슐리 콜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보였다. [아! 애슐리 콜 옐로카드! 방금 전은 제대로 노리고 들어간 백태클이었는데요! 분명 레드카드 감이었는데요!] 다른 선수도 아닌 대한민국의 보석인 현준을 노린 백태클이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 게 당연한 법.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흥분한 듯 높아졌다. 첼시 선수들이 어필을 했지만 뒤에서 들어간 완벽한 태클이었기에 첼시 선수들의 어필은 그렇게 강하지 못했다. [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는 거죠? 일단 패널티 라인근처에서 벌어진 파울이었거든요?] [일단 애슐리 콜 선수 옐로 카드를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거 프리킥...패널티 킥! 패널티 킥입니다!!!] 패널티 라인 근처에서 벌어진 것을 심판이 제대로 본 모양인지 그대로 패널티 킥이 선언되었고, 패널티 킥이 선언되자 첼시 선수들은 패널티 라인 안쪽에서 벌어진 반칙이 아니라는 듯 이번에는 아까와 다르게 강하게 어필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심판의 판정은 내려진 후였다. 그리고 패널티 킥이 선언되자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는 현준이었다. 그러면서도 절뚝거리는 연기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네. 패널티 킥. 키커로 역시 김현준 선수가 나오는 군요.] [워낙 킥 정확력이 대단한 선수니까요.] 리버풀의 전담 키커는 스티븐 제라드였지만 현재 스티븐 제라드는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도 카윗이 있었지만 카윗은 현준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현준에게 양보한 것이다. "넌 오늘 리버풀의 주장이다. 못 넣으면 알아서 해." "걱정말라고." 카윗의 협박 아닌 협박에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었고 공을 내려놓고는 천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11m 룰렛인 패널티 킥. 보통 공격수가 패널티킥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은 과학적으로 따지면 100%에 가깝다. 하지만 선수들의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패널티킥 성공률을 대략 70%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요인을 받는 선수들에 한해서일 뿐 심리적인 압박감을 전혀 받지 않는 현준에게 패널티킥은 그야말로 골을 넣어달라는 말과 다름 없었다. [김현준 선수가 준비합니다. 왼발 슛!! 골입니다! 김현준 골!!! 리그 21호골! 12경기 연속골 기록을 이어나가는 김현준!]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12경기 연속골! 확실하게 들어간 골이었어요! 페트르 체흐 선수가 방향은 잡았는데 워낙에 강하게 찼기 때문에 공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어요!] [아! 경기 27분 리버풀의 추가골! 이거 첼시 굉장히 힘들어 지는데요?] 골대 안쪽으로 공이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현준은 자신의 양 손을 높게 들어올려 보였다. 그런 현준의 세리모니에 스탬포드 브릿지가 떠나갈 정도로 함성이 우렁차게 울리기 시작했다. 2-0. 프리미어리그 Big 4 끼리의 대결로 팽팽한 접전을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전반 27분 만에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골을 넣는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골을 넣고 선수들의 축하를 받는 김현준과 함께 그런 현준의 뒷모습을 첼시 선수들은 씁쓸하게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가끔 이 작품이 소설이라는 것을 잊고 있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아아 현준이 어째서 리버풀 주장완장을 찼느냐에 얘기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뭐 실제로도 그런 예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불과 며칠전 아스널 경기에서도 여름이적시장에 입단한 미켈 아르데타가 주장완장을 차고 풀타임 출전을했었죠. 00188 리버풀, 앞으로 전진하다. =========================================================================                            [김현준 선수. 오늘도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보이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첼시 선수들이 움찔움찔하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일정도거든요. 그라운드 내에서 김현준 선수의 압박감이란 굉장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경기를 뛰지 않는 사람들은 그런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표적인 주전 수비수인 리오 퍼디난드라던가 다른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의 인터뷰에선 '김현준이 공을 몰고 들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이 느껴진다라'는 기사가 몇 번이나 나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 인터뷰 내용들은 한국의 기자들에게 빠르게 번역되어 실시간으로 한국으로 전해졌고 말이다. 그렇게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는 전반 12분 디르크 카윗의 선제골과 김현준의 패널티킥 골로 리버풀이 2 점 앞서나간 채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원정인데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리버풀의 경기력에 스템포드 브릿지 원정응원을 온 더 콥들은 신나게 응원가를 불러대기 시작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리버풀의 경기력은 변하지 않았다. 2 점이나 앞서나가고 있었기에 점점 더 자신감이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보이는 그들이었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비록 결과는 자신들이 이기고 있었지만 언제든지 첼시는 2점 쯤은 금방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이 있었다. 달글리쉬 감독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향해 방금하지 말라고 계속해서 주의를 내렸고 말이다. [화면에서는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김현준 선수의 응원가가 들리는군요. 김현준 선수의 응원가. 리버풀의 주포였던 페르난도 토레스 선수의 응원가를 딴 가사였죠?] [네. 그렇습니다. 토레스 선수와 함께 맞트레이드되었던 선수가 바로 김현준 선수였지요. 실제로 달글리쉬 감독이 김현준선수를 받아들였던 까닭은 슬럼프 때문에 폼이 많이 죽기는 했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굉장히 좋은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 선수를 제라드 선수의 후계자로 키울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리버풀에서는 공격수로 뛰고 있지 않습니까?] [네. 들리는 얘기로는 리버풀에 입단하고 나서도 슬럼프 때문에 고민하던 찰나 달글리쉬 감독이 김현준 선수의 골 결정력을 살리고자 공격수로 전향시켰고 그 이후로 저렇게 플레이가 확 살아나게 된 거라고 하더군요.] 사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지만 어찌되었던 현재 리버풀의 대표적인 공격수는 김현준이었다. 수아레즈나 카윗, 앤디 캐롤등이 있었지만 리버풀의 공격포인트 60% 이상을 차지한 선수가 바로 현준이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 페르난도 토레스 선수가 나오면 좋은 맞대결이 펼쳐졌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어떻게 보면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였다. 실제 페르난도 토레스와 김현준이 맞붙었던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김현준이 첼시 유니폼을 입고 리버풀을 상대했을 때 리버풀이 내보냈던 공격수가 바로 페르난도 토레스 였기 때문이었다. [지난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김현준 선수와 토레스 선수가 안 필드에서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었죠. 토레스 선수 역시 2골을 터뜨리면서 엘니뇨라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실력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 경기에서 김현준 선수가 해트트릭과 1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정말 대단한 활약으로 인해 결국 경기는 4-2 로 첼시가 승리했었죠. 하지만 1년이 지난 다시 맞붙은 첼시와 리버풀의 경기는 현재 김현준 선수가 1 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토레스 선수는 벤치에 머무르고 있어요. 바뀐 것은 두 선수의 소속팀이고요. 정말 얄궂은 운명이군요.] [하하하...]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받아주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아마 내일이면 토레스와 김현준에 관한 비교기사가 엄청나게 올라올 지도 몰랐다. 스타팅 멤버를 그대로 내보낸 리버풀과 달리 첼시는 전반 부진한 플레이를 보였던 존 오비 미켈을 빼고 스터리지를 내보냈다. [다니엘 스터리지 선수가 후반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군요. 저번 시즌 볼튼의 구세주였던 선수지 않습니까? 이청용 선수하고의 플레이도 굉장히 좋았었는데 말이죠.] 해외 축구 특히나 한국의 프리미어리그 팬이라면 다니엘 스터리지의 이름쯤은 다들 알고 있었다. 그렇게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저번 시즌 볼튼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보였던 선수였다. 더군다나 볼튼은 이청용 선수의 소속팀이었기에 한국에서는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위치 선정은 물론 드리블이나 키핑능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지요. 스피드도 굉장히 수준급입니다. 역습시에 다니엘 스터리지 선수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빠르거든요. 골도 그 정도로 많이 터뜨리고 있는 선수고 말이지요.] [하지만 개인적인 플레이가 심하고 팀워크가 조금 답답하다는 모습도 보이기는 했는데요. 과연 첼시 소속으로서는 어떤 플레이를 펼쳐 보일지 기대가 되는군요.] 하지만 선수가 하나 투입되었다고 주도권이 첼시에게로 넘어가는 아니었다. 전반전하고는 다르게 첼시 역시 리버풀의 진영으로 자주 넘어가며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해보이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문전 앞에서의 슈팅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리버풀의 역습에 단단히 고생을 하고 있었다. 리버풀에는 수아레즈를 비롯해 현준과 같은 발빠른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개인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특히나 현준의 발놀림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수비수도 애를 먹을 정도였다. [리버풀 선수들 패스워크가 굉장히 좋군요. 계속해서 전진해 나가고 있지요?] [네. 그렇습니다. 저번 시즌 리버풀이 전반 추락한 이유는 헐거워진 수비와 함께 종이장처럼 얇은 스쿼드였거든요. 주전 미드필더진은 나쁘지 않았지만 매번 부상으로 베스트 11 이 출전하지 못한 상태였고요.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스쿼드가 두꺼워졌고 그로 인해 중원 힘싸움에서도 강팀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예요.] [그에 반해 첼시 선수들은 굉장히 고전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패스미스를 남발하면서 위기를 자초하고 있거든요.] 홈 경기라 더욱더 심리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첼시 선수들이었다. 그런 첼시 선수들의 패스미스가 터져나올 때마다 리버풀 선수들에게 향했던 야유가 점점 첼시 선수들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Big 4 라는 강팀으로 오늘 경기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줄거라고 예상했던 블루스들이었다. 하지만 이게 무엇인가? 경기 결과는 전반만에 2골이나 내주며 끌려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2골에 전부 활약했던 선수는 자신들이 떠나보냈던 첼시 소속 선수인 김현준이었다. 만약 김현준이 계약기간이 끝나서 떠났으면 모른다. 하지만 고작 반시즌만에 구단에서 퇴출하다시피 떠나보냈던 김현준이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저렇게 활약을 해주니 팬들로써는 배가 아프다 못해 속이 쓰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었다. 세 번째 골을 터뜨릴 기세로 밀고 나오는 리버풀이었지만 골을 터뜨린 것은 리버풀이 아닌 첼시였다. 삐익!!! 후안 마타가 치고 들어가자 곧바로 다니엘 아게르가 태클로 공을 걷어내었고 곧 코너킥이 선언대었다. "나도 들어갈까?" "아니. 준은 앞 쪽에서 시선을 끌어줘. 만약 니가 남아있다면 헤딩력이 좋은 수비수들이 쉽사리 들어오지 못할테니까." 레이바 루카스의 말에 현준은 그렇게 끄덕이고는 하프라인 쪽에서 서성이기 시작했다. 루카스의 예상대로 그런 현준의 움직임 때문에 리버풀의 역습을 경계했는지 존 테리로 조차도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플로랑 말루다가 코너킥을 올렸고 허공으로 높게 치솟은 공은 패널티 에어리어를 지나자마자 그대로 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마이 볼!" 공이 떨어지는 모습에 엔리케가 소리를 내질렀다. 행여나 있을 같은 편 선수들하고의 충돌 때문이었다. 그리고 높게 점프를 뛰고는 안전하게 공을 걷어내는 엔리케였다. 하지만 엔리케가 걷어낸 공은 메이렐레스에게로 향했고 메이렐레스는 그대로 다시 말루다에게로 공을 연결시켰다. 코너킥을 차고 안으로 들어오던 말루다는 메이렐레스의 패스를 받고는 그대로 안으로 파고들었다. 엔리케가 말루다의 공간을 제약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지만 말루다의 행동이 더 빨랐다. 레이나 골키퍼가 자세를 잡기 전 반박자 빠르게 왼발로 강한 슈팅을 때렸고, 그대로 몸을 날리는 레이나 골키퍼였다. '벗어난다!' 손끝에 닿지 않을 정도의 슈팅. 완벽하게 골대를 벗어난 슈팅이었다. 하지만 반대편으로 굴러가는 공을 향해 달려 들어가는 선수가 있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리버풀의 골대 앞까지 달려온 선수는 바로 후반전에 교체투입된 다니엘 스터리지였다. "아...안돼...!" 다들 레이나와 마찬가지로 말루다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스터리지를 따라 들어오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완벽한 노마크 찬스. 그리고 반대편으로 굴러들어가고 있는 공을 약하게 툭 밀어넣어 골을 터뜨리는 스터리지였다. [스터리지 골!!! 첼시! 한 점을 만회하는군요.] [네. 말루다 선수의 강력한 왼발슛이 그대로 어시스트로 연결되었습니다. 다니엘 스터리지 선수의 스피드를 조심해야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어김없이 리버풀 선수들을 따돌리고 단숨에 골대앞까지 접근해서 가볍게 골을 터뜨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분위기가 다시 첼시 쪽으로 넘어오겠는데요?] Blue is the colour, football is the game We're all together and winning is our aim So cheer us on through the sun and rain Cos Chelsea, Chelsea is our name. [첼시 서포터즈 블루스 응원가 - Bule is the colour] 리버풀에서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의 만회골이 터지자 스템포드 브릿지를 가득 메울 정도로 목청껏 함성소리를 지르며 골의 기쁨을 나누는 블루스들이었다. 사방에서 블루스들의 응원가인 Blue is the colour 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한번 기세를 타기 시작한 첼시의 공세는 매서웠다. 스터리지의 골이 터진지 2분 만에 프리킥을 얻은 드로그바가 오른발로 감아올렸고 그대로 루이스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레이나 골키퍼가 몸을 던져 골과 다름 없는 공격을 막아내었다. 잠시 후 후안 마타가 패널티 라인까지 치고 들어와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야 말았다. [첼시의 공세가 매서운데요? 이대로는 동점골을 허용할 기세입니다. 역시 한번 분위기를 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군요. 수비진이 한 번 뚫리자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어요. 리버풀 분위기를 가져와야 하는데 말이죠.] 다시한번 드로그바가 공을 몰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말루다에게 공을 연결했고 말루다는 공을 받고 왼쪽 측면을 돌파하더니만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드로그바가 그대로 발리슛을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골대 옆을 살짝 지나 관중석으로 향했다. 리버풀 입장으로써는 그야말로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거의 노마크나 다름없었던 탓에 슈팅이 빗나가지 않았으면 거의 골이나 다름없는 순간이었다. 아아아! 다시 한번 블루스들의 아쉬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곧 갑작스레 매서운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의 모습에 더욱더 함성과 환호성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블루스들이었다. 계속해서 수비진이 휘청거리자 점점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었다. '일단은 측면으로 벌리는 게 가장 좋을까? 아니냐. 첼시 수비수들 사이에서 헤딩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야. 그렇다고 중앙으로 파고들기엔 압박이 심할텐데...' 오늘 경기는 여타 평범한 경기가 아니었다. 자신이 리버풀의 주장완장을 차고 처음으로 나서는 경기. 절대로 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무승부도 용납하고 싶지 않았다. "집중해!!! 수비 간격을 유지하며 공간을 내주지마!!! 정신 차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달글리쉬 감독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벨라미와 카윗을 빼고는 스튜어트 다우닝과 조나단 핸더슨을 투입해 중원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첼시의 강력한 압박에 중원에 힘을 주어 공세를 미리 끊어내려는 생각인 듯 싶었다. 그리고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예상이 맞아떨어가는지 점점 중앙에서 공을 차단하기 시작하는 리버풀이었다.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흐름을 가져와야만 했다. 현재 리버풀의 정신적인 지주인 제라드가 없는 이상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는 현준뿐이었다. "큿!" 후반에 교체 투입되어 쌩쌩한 체력을 자랑하는 스튜어트 다우닝이 공으로 잡고 앞으로 살짝 달려 나가더니만 메이렐레스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공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공은 찰리 아담과 레이바 루카스 그리고 수아레즈에게 연결되었고 수아레즈는 애슐리 콜을 달고 앞으로 달려 들어가는 현준을 확인하고는 현준의 앞쪽으로 공을 살짝 밀어넣었다. '귀찮게...!' 현준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옆에서는 계속해서 애슐리 콜이 어깨로 자신의 안쪽으로 파고들어오려고 하고 있었다. 이대로 애슐리 콜을 달고 돌파를 시도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었다. 존 테리도 앞으로 뛰쳐 나오고 있었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다시 패스를 시도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현준의 감각에 잡힌 리버풀 선수들은 다들 뒤쪽에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콰악!!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어깨를 움직여 애슐리 콜을 살짝 밀쳐낸 현준은 그대로 잔디를 강하게 밟고는 온몸의 체중을 실어 그대로 슈팅을 날렸다. 자신의 전매특허중 하나인 강력한 중거리 슈팅. 현준이 공을 차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애슐리 콜이 발을 내뻗었지만 현준의 슈팅이 더욱 빨랐다. 그리고 슈팅과 함께 현준은 애슐리 콜과 뒤엉키며 옆으로 넘어졌다. 몸이 공중에 떠 있던 터라 애슐리 콜의 몸 싸움에 버틸 재간이 없었던 까닭이었다. [김현준 중거리 슛!!!! 페트르 체흐 펀칭!! 아! 그대로 골!!! 골입니다!!! 김현준 연속골!] 대포알같이 쏘아져나간 중거리 슈팅은 그대로 존 테리의 왼발을 스쳐지나가며 그대로 골문으로 향했다. 페트르 체흐가 몸을 날려 공을 펀칭하려고 했지만 현준의 슈팅이 워낙 강력했는지 체흐가 쳐낸 공은 그대로 첼시의 오른쪽 골 포스트에 맞고는 그대로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이제까지 첼시의 공세에 밀리던 리버풀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원한 한방이었다. 00189 리버풀, 앞으로 전진하다. =========================================================================                            와아아아!!! 열광적인 함성소리에 비록 골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골이 들어갔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이 부딪혀서 구른 애슐리 콜이 먼저 일어나더니 현준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콜." "난 별로. 3골이나 내 실수 때문에 당하다니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 빌어먹을." 짤막하게 말을 하며 현준을 일으켜 세우더니 어깨를 으쓱하고 몸을 돌리는 애슐리 콜이었다. 한 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풀백으로 꼽혔던 자신이었지만 세월의 나이는 속일 수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만큼 현준이 대단한 축구선수라는 것일까? 오늘 경기에서 매번 현준의 측면돌파에 번번이 뚫리면서 첼시가 3골이나 실점하는데 있어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른 애슐리 콜이었다. 하지만 자신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넘어진 선수를 모른 척 하고 지나갈 정도로 매너없는 선수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김현준은 블루스의 유니폼을 입고 반년동안이나 같이 훈련을 하던 동료였다. [김현준 골!!! 시즌 22호골!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를 한 방에 리버풀 쪽으로 가지고 오는군요. 오늘 주장완장을 차고 와서 경기 출전한 것 때문일까요? 중요한 순간에 또다시 한 방을 터뜨려 주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아! 애슐리 콜 선수. 넘어진 김현준 선수를 일으켜 세워주는군요. 그러고보니 김현준 선수의 친정팀은 첼시였죠? 김현준 선수도 골 세리모니대신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돌아섭니다.] 짝짝짝짝!!! 서로를 배려하는 매너 있는 모습에 스템포드에 있던 블루스들과 더 콥은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서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비록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였지만 격을 달리하는 애슐리 콜과 김현준의 플레이에 감탄한 것이다.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요란하군요.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답습니다.] [보통 축구경기에서는 과한 승부욕 때문에 비매너 플레이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첼시와 리버풀 같은 순위권 경쟁에 있는 라이벌 팀에서는 더욱더 말이죠. 하지만 오늘 애슐리 콜과 김현준 선수의 매너는 정말 칭찬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경기는 후반 인저리 타임에 교체 투입된 페르난도 토레스가 애슐리 콜의 크로스를 그대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추가골을 넣었지만 결국 첼시는 더 이상 추격을 하지 못한 채 경기는 그렇게 3-2 리버풀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이번 리버풀의 승리는 꽤나 많은 기삿거리를 쏟아내었다. 비록 현준의 3경기 연속 해트트릭이라는 엄청난 기록은 깨졌지만 12경기 연속골기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12경기 22골. 한 경기 득점 평균 1.83골. 공격포인트까지 따지면 1 경기에 2 포인트를 뛰어넘는 그야말로 엄청난 대기록을 계속해서 유지중인 현준이었다. 대부분 김현준이 앨런 시어러가 세웠던 13 경기 연속 골 기록이라는 어마어마한 대기록을 깰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직 변수가 있었다. 그 다음 리버풀의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와 풀럼이었다. 풀럼전은 리버풀의 낙승이 예상되지만 문제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저번 시즌 첼시시절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 원정경기에서 현준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테베즈에게 결승골을 헌납 첼시의 0-1 패배를 허용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삿거리는 바로 애슐리 콜과 현준의 경기매너에 대한 기삿거리였다. 서로 몸 싸움으로 부딪혀서 넘어졌고 골까지 허용했지만 흥분하지 않고 일어나서 현준을 일으켜 세운 애슐리 콜에 대한 매너에 대항 칭찬이 자자했다. 오죽하면 블루스들은 '자신들이 경기는 졌지만 신사적인 선수들의 모습을 봤으니 이번 패배에 대해 만족한다'라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였다. 특히나 경기가 종료된 후 첼시 선수들과 악수를 하고 돌아오는 현준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쳤는데 그 이후 첼시측에서 다시 김현준을 영입할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나돌기도 했었다. 이 덕분에 한동안 몸살을 알아야 했던 현준이었다. 추측성 기사에 불과했지만 김현준에 대한 더 콥의 사랑은 그야말로 엄청날 정도였다. 심지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앞에서 죽치고 있던 더 콥들이 현준을 향해 이적하지 말라며 소리를 지르는 일까지 빈번하게 일어나자 결국 리버풀과 현준은 이적하지 않는다는 공식 인터뷰를 하기도 해야만 했었다. 첼시전에서의 활약으로 한층 더 인기가 드높아진 현준이었다. 한국 스포츠 채널에서는 계속해서 첼시와 리버풀의 방송을 재방송해주고 있었고, 하이라이트만 편집에서 연신 시청자들에게 보내주고 있었다. 김현준의 활약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일까? 보통 월드컵일 때만 타오르던 축구열기가 조금씩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일어나려는 조짐이 보이자 김현준이 등장하는 리버풀 경기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K 리그까지 생중계를 하면서까지 방송편성을 하는 방송국들이었다. [그럼 언니. 지금 준비하고 나갈게요.] "하아..." 전화가 끊기자 수진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왠지 가슴이 저릿저릿해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일의 발단은 방금 전의 통화였다. 스케쥴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온 자신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체리 쥬빌레의 멤버이자 자신도 잘 아는 지우였기에 거리낌없이 받았던 전화였다. 하지만 전화 내용은 그녀를 큰 충격으로 몰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그러니까..." [네. 지금 둘이 서로 말도 안하고 난리도 아니예요. 저번에 불화설 기사가 잠시 났었잖아요. 그게 정말이예요. 어떻게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수진 언니는 김현준 선수하고 굉장히 친하잖아요.] 청천벽력과도 같은 내용.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아영과 같은 멤버이자 20대 남자들이 꼽는 가장 섹시한 아이돌 멤버인 줄리아와의 불화. 당연히 같은 소속사 아이돌이자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동생들 이었기에 걱정을 해야 당연한건만 서로 싸우는 이유가 남자 때문이고 그 남자가 하필이면 김현준이었다. "어째서...하필이면..." 며칠 전 현준의 경기 모습을 보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짜릿함을 느꼈던 수진이었다. 저 남자가 한 때 자신의 애인이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아직까지도 짜릿했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아영이 현준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저번에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했을 때는 물론 뒷풀이 장소에서도 힐끔힐끔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던 아영의 시선을 종종 목격했던 수진이다. 가끔 체리 쥬빌레와 만났을 때도 그랬다. 조용히 있다가도 김현준 선수의 이야기만 나오는 흥분하는 아영의 모습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소녀였다. 그렇기에 그녀가 현준을 좋아하는 것에 더욱더 확신하고 있었다. 물론 수진도 그 사실에 대해서 질투하기도 했었다. 김현준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남자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수진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현재 자신과 현준의 관계는 그냥 아는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말이었다. [김현준 골!!! 시즌 22호골!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호쾌한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를 한 방에 리버풀 쪽으로 가지고 오는군요. 오늘 주장완장을 차고 와서 경기 출전한 것 때문일까요? 중요한 순간에 또다시 한 방을 터뜨려 주는군요.] 쇼파에 몸을 던지고 슬쩍 Tv를 틀었는데 하필이면 채널에서는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첼시와 리버풀의 경기의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에서는 골을 넣고 넘어져 있는 현준을 일으키는 애슐리 콜의 선수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이는 현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고 있었다. "......" 환하게 웃는 현준의 모습이 수진의 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환상적인 실력을 보이며 전국민 아니 전세계의 축구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부여받고 있는 선수. '괜히...괜히 연락을 끊었어...' 자격지심. 계속해서 인기를 넣고 존재감이 커져가는 현준의 옆에서 버티지 못하고 자신이 아이돌로써 성공한 이후 현준을 만나겠다고 연락을 줄이기 시작했던 그녀였다. 비록 바쁜 연습도 있기는 했지만 현준이 프리미어리그로 떠났을 때도 제대로 만나보지도 않고 떠나보냈던 그녀였다. "아마 나 같은 여자애...실망했을테지."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괜스레 눈에서 눈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처음 현준이 축구선수로서 시작할 때부터 알고 지냈던 자신이었다. 첫 만남은 클럽에서 였지만 분명 현준의 팬 1호는 자신이었다. 아직 사랑이라는 열기는 꺼지지 않고 있었다. 지금 잠시 영역이 축소되어 있을 뿐이었다. 11월 24일. 안 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는 경기 시작전부터 많은 기사거리를 쏟아내었다. 챔피언스리그 32강 F조에 속해 있는 두 팀은 이미 도르트문트의 홈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뤘고 경기 결과는 리버풀의 3-0 승리였다. 한국이 자랑하는 대표 공격수인 김현준과 일본이 자랑하는 카가와 신지와의 맞대결로 꽤나 주목을 받았던 경기였지만 경기 결과는 김현준의 완승. 1 골 2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 MVP 로 꼽혔던 현준에 비해 카가와 신지는 아무런 활약도 펼치지 못하며 팀의 영패를 지켜보아야만 했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F 조 5라운드에서 다시 한번 김현준과 카가와 신지와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따지면 도르트문트보다는 리버풀이 한수위였고 전문가들 역시 리버풀의 막강한 공격력을 도르트문트가 버텨내지 못할 거라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이 맞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일본의 국가대표 선수인 카가와 신지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든 추하게라든 오늘 경기에서는 이기겠습니다. 특히나 리버풀의 주포인 김현준 선수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는 다릅니다. 그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골을 넣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경기 시작 하루전에 있었던 도발적인 인터뷰로 인해 난리가 난 한국이었다. 가뜩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안 좋은 감정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었다. 그 덕분에 연신 인터넷 기사에서는 카가와 신지의 멘탈이 쓰레기라는등 고작 그 정도의 실력으로 현준과 상대가 되겠느냐며 연신 악의적인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잉글랜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현준이다. 2위는 아스널의 반 페르시였지만 김현준과 반 페르시의 득점 포인트는 각각 22골과 11골. 무려 11골이나 차이가 났다. 3위는 맨체스터 시티의 에딘 제코였고 그 뒤를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웨인 루니가 9 골로 바짝 따르고 있었다. 현준의 압도적인 활약으로 인해 현준에 대한 더 콥의 지지는 그야말로 절대적. 그들에게 있어서 현준은 영웅이나 다름없었다. 현준의 등장으로 인해 리버풀 팬들의 영원한 꿈이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이번시즌에는 달성할 수도 있을거라고 말할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카가와 신지의 인터뷰는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축구선수가 프리미어리그를 무시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축구종가인 잉글랜드와 전차군단 독일은 역사적으로도 뿌리깊은 앙숙이기도 했다. 20세기 현대사를 뒤흔들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물론 축구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에서 잉글랜드는 제프 허스트의 논란 많은 골로 인해 독일에게 4-2로 승리하면서 서로의 반목이 깊어졌고 독일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과 1996년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럽 선수권대회(유로96) 준결승에서도 승부차기로 잉글랜드를 꺾었다. 또한 2000년도에 벨기에 샤를루아에서 열린 유로 2000 본선 A 조 2차전에서 잉글랜드가 무려 34년만에 독일을 상대로 1-0 으로 승리를 거두자 흥분한 잉글랜드 훌리건들이 경기 후 시내에서 난동을 부렸고 그 사건으로 인해 무려 56명이 다치고 450여명이 체포되기까지도 했었다. 200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2006년 독일월드컵 뮌헨에서 열린 독일과 스웨덴의 16강전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독일 팬들을 잉글랜드 훌리건들이 습격했고 충돌한 양측의 378명이 쇠고랑을 차기까지 했었다. 가뜩이나 사이가 안 좋은 잉글랜드와 독일 클럽과의 대결인데다가 잉글랜드 훌리건 하면 유명한 리버풀이었다. 카가와 신지의 인터뷰 때문에 경기 시작 하루 전부터 잉글랜드 경찰이 안필드 주위를 순찰할 정도였다. "리버풀을 상대로 도르트문트가 이길리는 없을 것이다." "준에게 슈팅 찬스를 내주는 것 자체가 도르트문트는 경기를 포기한 것이 분명하다. 승리는커녕 준에게 해트트릭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도르트문트가 리버풀을 이기려면? 리버풀의 주전선수들을 전부 부상에 빠뜨리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잉글랜드 언론도 연신 자극적인 기사를 내놓고 있었다. 심지어 리버풀과 라이벌 관계인 아스널의 아르센 뱅거 감독 역시 이례적으로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에서는 리버풀이 승리할 것이라며 말하기까지도 했었다. 그렇게 수 많은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11월 24일. 안 필드에서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와아아아아!!!! "오늘은 특별히 극성이네." 서포터즈에게 극성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옳지 않았지만 라커룸이 울릴 정도였기에 마인드 컨트롤이 방해된 수아레즈가 툴툴거렸다. "어떻게 보면 오늘 경기는 잉글랜드와 독일의 맞대결이기도 하니까 말이지." 어느새 라커룸으로 들어왔는지 제라드의 말에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하는 수아레즈였다.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인 그의 앞에서 어떻게 보면 서포터즈의 험담을 한 것이기도 하니 말이었다. 하지만 제라드는 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수아레즈에게 관심을 돌리고는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향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단지 오늘 경기 잘 부탁한다라는 한마디에 불과했지만 제라드의 말에는 묵직한 무게가 담겨 있었다. 확실히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이자 주장이라는 명칭이 그냥 달려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준." "......?"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마음을 가다듬던 현준이 자신을 부르는 제라드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도르트문트의 공격수에 대한 인터뷰를 봤다. 덕분에 개인적으로 조사를 좀 했었지. 한국과 일본의 사이는 잉글랜드와 독일만큼이나 안 좋더군. 아니 더 안 좋다고 해야 하려나? 어찌되었던 스포츠 경기에서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말과 함께 양 손으로 현준의 어깨를 잡고 얼굴을 살짝 들이민 제라드는 인상을 팍 쓰더니 뒷말을 이었다. "무조건 이겨라. 너의 실력을 100% 보여줘. 그 건방진 녀석의 콧대를 밟아주란 말이지. 넌 할 수 있어. 넌 리버풀의 자랑스러운 전사다." "물론이죠. 저도 도르트문트를 그냥 돌려보낼 생각은 없습니다." 현준의 말에 제라드는 알겠다는 듯 현준의 어깨를 두들기며 몸을 일으켰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현준은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수. 리버풀의 득점 70%이상이 현준의 발끝에서 나왔다. 그런 현준을 무시한 카가와 신지의 건방진 인터뷰는 다들 봤었던 선수들이었다. "오늘은 무실점으로 끝내주지. 몇 골이든 넣으라고." "패널티 킥도 오늘은 양보해주겠어." 한마디씩 거드는 레이나와 카윗의 말에 현준은 피식을 웃음을 지었다. 잠시 후 달글리쉬 감독이 들어와 세부작전을 지시하기 시작했고 안내원이 와서 경기 시작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자 천천히 몸을 풀며 경기장으로 나서기 시작하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 작품 후기 ============================ 에...이제 명절이네요. 모두들 구정 잘 보내세요. 아...구정때 쉬지는 않습니다. 글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뭐 예약으로 하루에 한편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글 쓰는데 집에 있는 의자가 부셔져서...무지하게 불편하네요. 하마터면 다칠뻔했다는...아우 ㅠㅠ 서울탐방님의 말은 ㅇㅇ 맞아요. 그럴려고 달아준 거예요. 현준이 리버풀의 캡틴역할을 하려면 아직 많은 것을 배워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일부로 주장완장 에피소드를 넣으려다가 죄다 빼버렸죠. 비록 순수한 마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말이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아 참고로 리그너스대륙전기R 도 연재 시작했습니다. 일단 계속해서 수정중이라 10화까지만 올렸습니다. 어색한 부분 지적해주시면 제가 읽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바로 교정하도록 하겠습니다. 혼자 하려니 생각보다 진전이 느리네요. 물론 리그너스대륙전기R 을 연재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악마의 계약은 하루에 한편이상 연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00190 리버풀, 앞으로 전진하다. =========================================================================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e storm is the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the lark.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노래하는 서포터즈 더 콥은 오늘도 안 필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빌 생클리 감독이 확립한 리버풀의 팀정신과 함께 서포터즈 더 콥의 웅장하고 헌신적인 응원을 보면 확실히 리버풀은 전세계에 있는 축구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대단한 열기로군요. 어떻게 보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곳 같습니다.] [그만큼 리버풀에 대한 사랑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하죠. 오늘 챔피언스 리그 32강 F 조 5라운드 경기.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가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 필드에서 열리는데요. 이미 리버풀은 16강을 확정지었죠?] [네. 그렇습니다. 04-05 시즌 이스탄불의 기적을 쓰며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리버풀이었지만 2009년부터 최악의 부진이후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말이죠. 달글리쉬 감독의 지휘아래에 다시 명가를 재건하며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부터 리버풀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죠.] 4라운드까지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 F 조는 현재 리버풀이 승점 12점으로 1위를 내달리고 있었고, 그 뒤를 마르세이유가 6점, 올림피아코스가 3점, 도르트문트가 3점으로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미 16강을 확정지은 리버풀과는 달리 도르트문트는 남은 2경기에 모두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거기에 마르세이유나 올림피아코스의 경기 결과까지 지켜봐야 하는 만큼 이미 도르트문트의 16강 탈락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마르세이유는 이미 리버풀과의 2경기를 모두 마친 상황. 행여나 오늘 올림피아코스가 마르세이유에게 패배를 당하기라도 한다면 F 조는 마지막라운드가 가기전까지 16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지게 되는 셈이었다. 그런 까닭에 도르트문트로서는 오늘 경기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만 했다. 그래야 적어도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휘슬이 울리자마자 양 팀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몰고 나가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홈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안 필드에서 결코 패배를 할 수 없었고 도르트문트는 저번 시즌 분데스리가 1위인 마이스터 샬레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었다. [양팀 상당히 공격적인데요.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 오늘따라 더욱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까?] [일단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리는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 필드에서 경기를 펼치는 게 큰 이유일 듯 싶습니다. 귀를 찌르는 더 콥의 응원가가 뒷받침해주고 있는데다가 일단 경기장 자체가 리버풀 선수들에겐 익숙한 경기장이기 때문이니까 말이죠.] 빠르게 앞으로 패스를 찔러 넣으면서도 도르트문트의 수비진들의 시선을 뺏기 위해 길게길게 횡패스를 날리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왼쪽 사이드 라인으로 치고 들어가던 스튜어트 다우닝이 길게 현준을 바라보고 강하게 공을 찼다. 하지만 힘이 너무 들어간 듯 싶었다. [스튜어트 다우닝. 오른쪽 측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김현준 선수를 봤어요!] 다우닝의 패스는 현준의 위치하고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날아가고 있었다. 그대로 공이 떨어진다면 분명 터치라인 밖으로 넘어갈 터였다. 일반적인 선수라면 분명 공을 놓쳤을 터 하지만 패스를 받는 대상은 다른 선수가 아닌 현준이었다. 이미 순수한 마기로 공이 어디로 떨어지는지 낙하지점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그 곳으로 빠르게 달려가는 일 뿐이었다. 현준의 스터드가 잔디를 밟기 시작했고, 곧 바람과 같은 속도로 앞으로 쏘아져 나가는 현준이었다. 현준의 움직임에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이 재빨리 뒤를 돌아 현준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가속도가 붙은 현준을 따라잡기란 요원해보였다. [그런데 롱 패스가 상당히 부정확하거든요? 아마 터치라인...] 현준이 패스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는 현준이 허공에서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다리를 뻗어 오른발로 공을 받아내어 자신의 앞쪽으로 가볍게 떨어뜨리고는 그대로 도르트문트의 패널티 에어리어를 향해 파고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선수! 깔끔한 볼 컨트롤! 꽤나 부정확해보였던 패스였거든요? 완벽하게 자신의 공으로 만들어 냈어요! 치고 들어가는 김현준!] [지금 수비수들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거든요?! 찬스예요!] 와아아아아!!! 현준의 깔끔한 볼 컨트롤에 안 필드에 있던 더 콥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축구의 기본인 깔끔한 트래핑의 정석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만약 현준의 볼 트래핑이 어설펐다면 도르트문트 수비수들이 수비태세를 갖추고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단숨에 공을 자신이 향할 곳으로 떨어뜨리며 달려가는 현준이었다. 완벽한 볼 트래핑이 찬스를 만들어낸다는 축구계의 명언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실수라고 보일 수 있는 다우닝의 롱패스 때문에 잠시 긴장이 풀린 도르트문트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볼 컨트롤에 도르트문트의 포백라인이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빠른 속도로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 현준의 드리블은 이미 거리가 벌어진 도르트문트 수비수들이 따라잡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이걸로 일단 1점인가?' 생각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현준은 그대로 오른발 인사이드로 강하게 공을 찼다. 그리고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바이덴펠러 골키퍼의 오른쪽 다리를 스치고 지나가며 골망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현준의 골이 확인되는 순간 안 필드는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반 3분만에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선취골을 뽑아내는 리버풀이었다. [김현준 슛!!! 골!!! 골입니다!!! 챔피언스 리그 7호골! 전반 3분만에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그대로 열어버리는 군요. 첫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었어요.] [아! 김현준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축구의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플레이였어요. 자 보시죠. 스튜어트 다우닝 선수의 횡패스. 굉장히 부정확했거든요? 그런데 낙하지점을 제대로 파악해 가볍게 트래핑을 하고는 그대로 도르트문트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들었거든요. 트래핑이 조금이라도 부정확했으면 찬스를 날려버렸을 수도 있는데 완벽하게 트래핑을 제대로 찬스를 만들어 내었고 그대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쉽게 골을 넣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기본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열심히 설명해주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축구는 경기 시작 5분전과 끝나기 5분전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죠? 시작한지 3분만에 도르트문트 그대로 일격을 맞았어요. 카가와 선수의 표정 볼만한데요? 하하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단 한골도 넣지 못할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던 카가와 신지였다. 하지만 전반 3분 만에 김현준이 선제골을 성공시키자 멀리서 인상을 찌푸리는 신지의 얼굴이 중계카메라에 잡혀 방송되고 있었다. 그리고 조민호 캐스터는 그 모습을 보고 멘트를 날리고 있었고 말이다. [김현준 선수. 이번 골로 챔피언스 리그 7호골을 성공시킵니다. 참 대단한 선수지 않습니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11라운드 동안 무려 22골을 성공시켰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경기만에 7 골을 터뜨리는군요. 저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은 리오넬 메시 선수였거든요. 무려 12골을 성공시켰었는데요. 메시 선수는 3연속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었죠? 07-08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8골도 득점왕을 차지한 이후 08-09 시즌엔 9골 09-10 시즌엔 10골 그리고 저번시즌 12골로 3연속 득점왕을 차지했었는데요. 이번 시즌은 강력한 라이벌이 나타났어요.] [네. 그렇습니다. 이미 16강을 확정지은 리버풀이니 앞으로 경기수는 더욱 늘어날텐데 말이죠. 더군다나 김현준 선수는 몰아치기도 능한 선수지 않습니까? 이 기세라면 결승전까지 거의 15골 이상을 뽑아낼텐데 말이죠.]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 챔피언스리그 컵을 포함해서 챔피언스 리그동안 15골을 이상을 뽑아낸 선수는 이제까지 아무도 없었다. 최고의 클럽들끼리의 대결인만큼 그만큼 많은 골이 터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1960-61 년 벤피카가 우승했을 당시 조제 알파티니가 14골을 뽑은 게 최고기록이었다. 챔피언스리그가 출범한 이후 단일시즌 최고 득점왕 기록은 뤼드 판 니스텔루이와 리오넬 메시의 12골이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답게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으면 경기장의 분위기가 바뀐다고들 하죠?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원샷 원킬이예요. 슈팅을 때리면 둘 중 하나예요.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내거나 아니면 골이거나 정말 김현준 선수를 상대할 팀은 머리가 아플거예요.] 서로 부둥켜 안고 골세리머니를 하는 김현준 선수의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조민호캐스터였다. 아직 경기는 80분 이상이나 남아있었다. 하지만 김현준의 예상치 못한 일격에 당황한 기색을 역력하게 보이던 도르트문트는 얼마 안 있어 또 한번의 일격을 얻어맞았다. 이번에는 디르크 카윗이었다. 매번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답게 찰리 아담의 중거리 슛을 바이덴펠러 골키퍼가 쳐내고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밀어넣으며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삐익!!! [아! 카가와 신지 선수. 무리한 플레이를 보이고 있어요. 혼자서 해결하려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는데 리버풀의 적극적인 수비에 앞으로 나가지를 못하고 있어요.] 분위기를 타고 있는 리버풀과는 달리 도르트문트의 공격은 지지부진했다. 특히 카가와 신지는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려다가 리버풀 수비수들의 태클에 공을 뺐긴 게 벌써 한, 두번이 아니었다. 전반이 시작된지 20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벌써 2-0으로 앞서나가는 리버풀이었다. 축구란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안 필드에서 응원을 하는 더 콥들은 자신들의 팀이 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 그 만큼 리버풀의 공세는 날카로웠고 매서웠다. 와아아아!!! 현준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앞으로 자신들의 전설이 되어줄 동양의 보석. 그라운드의 마스터. 20세기 이후 신이내린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다양한 찬사로 현준을 칭송하는 더 콥이었다. 그 만큼 리버풀에 합류하고 난 이후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리버풀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준이었다. 오죽하면 한 리버풀 팬은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준다고 해도 우리는 현준을 내줄 생각은 없다. 애시당초 그 둘과 현준은 비교할 수가 없다. 그들 2명의 활약을 현준은 그라운드내에서 혼자서 해내주니 말이다.' 이런 말까지 하기도 했었다. [김현준 선수 다시 파고 들어갑니다! 도르트문트 선수를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고 있어요!] [김현준 선수의 개인기는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도 힘겨워 할 정도로 일품이거든요?! 동료 선수들을 이용하는 플레이도 대단하지만 혼자서 수비수 하나 둘 쯤은 쉽사리 제치는 선수예요. 함부로 접근했다가는 그대로 뚫리거든요!]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현준을 막고 있는 선수는 현준과 거리를 둔 채로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혼자서는 공을 뺏기 힘들어보였는지 다른 선수들과 협력수비를 하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중거리 슛의 각도를 막아서며 한번에 뚫리는 것을 방지는 플레이였다. 어떻게 보면 칭찬받을 수 있는 수비의 정석적인 플레이였지만 현준의 장점은 중거리 슈팅과 드리블만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2골이나 성공시킬 정도로 천부적인 골감각에 묻히기는 했지만 무려 7개나 어시스트를 올리기도 했던 현준이다. 순수한 마기로 인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그리고 동료가 어디로 갈지를 예상하며 찔러주는 핀 포인트 스루패스 역시 현준의 장기였다. 그리고 그대로 현준의 발 끝이 움직이며 왼쪽 패널티 라인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김현준 스루패스! 수아레즈!!!] [수아레즈!!! 골!!!] 2명의 수비수 사이를 찌르는 송곳같은 패스. 그리고 그 패스를 받은 주인공은 바로 수아레즈였다. 전형적인 돌파형 공격수로 빼어난 스피드를 보여주는 선수답게 단숨에 폭발적인 스피드로 도르트문트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 들어 현준의 패스를 받은 것이다. 그리고 단숨에 일대일 찬스 상황에서 수아레즈는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며 점수를 3-0으로 벌렸다. 도르트문트 안 필드에서 리버풀에게 완패. 김현준에게 당했다. [AM 스포츠 = 김민성 기자] 저번 시즌 분데스리가 1위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던 도르트문트가 안 필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배하며 결국 챔피언스 16강 진출이 무산되었다. 작년 분데스리가 우승팀은 도르트문트는 리버풀에게 전반전에만 무려 3골을 내주며 압도적인 경기력의 차이를 실감했다. 리버풀은 현재 이번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칼링컵까지 포함해 17연승째. 올 시즌 전 유럽이 인정하는 그야말로 막강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시작부터 많은 축구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카가와 신지의 도발적인 인터뷰로 인해 한국의 축구팬들은 물론 잉글랜드 축구팬들까지도 관심 있게 경기를 지켜볼 정도였다. 하지만 카가와 신지의 말은 단지 말뿐이었다. 김현준은 전반 3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전반 27분에는 송곳같은 스루패스로 수아레즈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만점활약을 펼쳐보였다. 그에 반에 도르트문트는 리버풀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리버풀의 전면압박에 창조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계속해서 밀리는 모습만을 연출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42분과 후반 11분 카가와 신지가 일대일 찬스를 두 번이나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리버풀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카가와 신지는 무리한 돌파로 계속해서 도르트문트의 공격흐름을 끊었고 결국 후반 20분 라이트너와 교체되었다. 오늘 무조건 승리를 해야지만 실낱같은 챔피언스리그 16강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던 도르트문트였기에 그 2번의 찬스를 무산시킨 카가와 신지의 플레이가 굉장히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오늘 경기 '카가와 신지의 플레이는 정말로 최악이었다.' 경기중 인터뷰를 할 정도였다. 오늘 경기의 승리로 챔피언스리그 7호골 터뜨린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득점순위 1위를 달리며 주가를 드높이고 있다. 과연 리버풀과 김현준이 어디까지 비상할지 기대가 된다. ============================ 작품 후기 ============================ 요즘들어 계속 글을 아침에 올리게 되는군요. ....이게 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인듯. 하기사 K 리그 중계는 찾아보기 힘들죠. 이상하게 국가대표 경기는 그렇게 방송을 잘해주는데 클럽 경기는 정말 안해주는 듯 진짜 돈이 그렇게 안되나... 그리고 저 대항해시대 아직 하고 있습니다. 전혀 곰옷을 하기 위해 곰퀘를 하는 중이죠. ....더럽네요 곰퀘. 00191 리버풀, 앞으로 전진하다. =========================================================================                            "하아..." 벤을 타고 숙소로 이동하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는 아영이었다. 어차피 벤 안에는 다른 멤버들이 없으니 상관없었다. 오늘 스케쥴은 자신 혼자만 있는 스케쥴이었으니 말이다. 어제 김현준의 활약으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다는 기사가 또다시 인터넷을 뒤덮었다. 다른 연예인들은 한번 올라가기도 쉽지 않다는 네이버 검색어 순위 1위엔 리버풀 경기가 있을 때마다 빈번하게 차지하는 현준이었다. '요새 너무 연락을 못하네...접점도 없고 어떻게든 더욱 가까워지고 싶은데...' 조금은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자신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말이다. 자신은 아이돌이고 현준은 전국민 아니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축구선수였다. 만약 현준이 리버풀의 바램대로 팀의 레전드가 된다면 빌 샹클리 다음가는 리버풀의 전설이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요즘 줄리아의 행보가 심상치 않았다. 분명 아영은 자신이 앞서나가고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줄리아가 현준과 같이 방송촬영을 했다고는 하지만 자신 역시 현준과 방송촬영을 한 경험도 있었고 심지어 휴일에 현준과 데이트까지 하기도 했었다. "이...이히히..." 다른 연인들과 같은 평범한 데이트였지만 아영에게 있어서는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느라 얼마나 힘들었던가? 그리고 헤어지기 전 가벼운 입맞춤은 결국 그날 밤 아영을 잠들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이미 줄리아가 현준과 몸을 섞은 사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는 아영이었다. '나중에 현준 오빠가 직접 경기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현준이 활동하는 무대는 잉글랜드인 만큼 아영이 잉글랜드까지 가서 현준의 경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그녀는 바쁘게 활동을 하는 아이돌이니 말이다. 하지만 가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워낙 잘나가는 현준 때문에 안 필드를 찾는 한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안 필드의 열정을 소개해주는 블로거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그들 중에는 현준과 같이 사진을 찍은 사람들도 있었다.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핸드폰을 내려놓는 아영이었다. 행여나 현준의 훈련을 방해하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이미지가 나쁘게 깎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고." "알았어요. 오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매니저의 배웅을 받으며 곧바로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아영이었다. 그리고 비밀번호를 눌러 숙소로 들어선 아영은 휑한 숙소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왔어? 아영이? 오늘도 고생했어." "레이하고 지우는?" "아! 수진 언니 만나러 간다고 나갔어. 이제 곧 있으면 들어올거야." 숙소에는 컴퓨터를 하고 있는 수영과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 유리만이 존재했다. 한 명 더 있기는 했지만 굳이 그녀에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 아영이었다. "그럼 나 먼저 씻을게. 애들 몇시쯤에 들어온다고 했어? 늦지는 않겠지?" "응. 택시탔다고 문자 받았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어서 씻으셔." 그리고 아영이가 씻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도어락소리가 들리며 두 명의 여인이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 쉬는 시간을 받아 수진을 만나러 갔던 레이와 지우였다. "레이! 지우! 먹을 거는? 먹을 거 사왔어?" 오늘 하루종일 숙소를 지키고 있던 터라 심심함에 몸부림치던 유리가 재빨리 몸을 일으켜 두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하지만 왠지 모를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유리는 뒷말을 잇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너희들 무슨 일...있었어?" "아?! 아...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응? 오늘 너무 격렬하게 놀았더니 진이 다 빠져서..." 레이와 지우의 말에 그런가 하고 뒤로 물러나는 유리였다. 하지만 그녀들이 힘이 빠진 것은 오늘 있었던 수진과의 대화 때문이었다. 아영과 줄리아를 화해시키기 위해 수진을 만났던 것이지만 쇼크를 먹을 정도로 충격적인 소식만을 듣고 왔던 그녀들이었다. 아침 11시.해가 중천에 떠 있을 시간이지만 체리 쥬빌레 숙소의 거실은 물론 집안 전체에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창문마다 커텐이 쳐져있는데다가 적막감도 감돌고 있었다. 그도 그럴 듯이 오늘 스케쥴은 리더인 아영 혼자만 있었기에 B.E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늘 하루 소녀들에게 휴식을 준 것이다. 그 덕분에 피로를 풀기 위해 다들 지쳐서 쓰러져 있는 상태. 하지만 잠시 시간이 지나가 두 여인이 기지개를 피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로 레이와 지우였다. "흐아암...피곤하네." "나 먼저 씻을게. 1시 반쯤에 만나기로 한거 맞지?" "응." 그녀들이 이렇게 일찍 일어난 이유는 바로 수진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저번에 아영과 줄리아의 일 때문에 수진에게 상담을 구했고 결국 스케쥴이 없는 오늘 약속을 잡은 것이다. 오랜만의 휴식에 숙소에서 계속해서 뒹굴고 싶은 생각이지만 그래도 가족과도 같은 멤버들끼리의 불화였기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레이와 지우였다. 그리고 빠르게 외출준비를 마친 그녀들은 마침 잠에서 일어난 줄리아에게 수진을 만나러 간다고 말하고는 약속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일찍 왔네?" "네. 언니도 제 시간에 딱 맞춰서 오셨네요." "오랜만이예요. 언니. 왜 이렇게 보기가 힘들어요?"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속담처럼 만나자마자 수다를 늘어놓기 시작하며 걸음을 옮기는 세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들이 향한 곳은 숙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카페였다. 워낙 인기를 떨치고 있는 체리 쥬빌레 였기에 행여나 밖에 나갔다가 팬들이 모이기라도 하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 또한 잘나가는 아이돌이고 말이다. "요새 많이 힘든가봐? 살 많이 빠졌네." "언니도요. 레인보우 샤베트도 스케쥴 정말 많죠? 하여튼 회사에서 얼마나 부려먹는지..." 어떻게 보면 배부른 투정이었다. 방송에 한번 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이돌도 있으니 말이다. 수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작년 인기를 끌지 못할 때는 방송촬영은커녕 무대에 서서 노래 한곡도 부르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들의 배부른 투정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수진이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이야기가 진행되자 조심스럽게 본론을 꺼내기 시작하는 레이였다. "오늘 왜 이렇게 모였는지는 알죠? 아영이와 줄리아 때문이예요." 레이의 말에 수진과 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만나기 전에 전화통화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레이를 쳐다보면 수진이 조그맣게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줄리아와 아영이가 서로 현준 선수를 좋아한다는 것 때문이지?" "네. 지금 숙소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예요. 서로 말도 안할 정도예요. 큰일이예요. 정말..." "맞아요. 언니. 어떻게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 언니하고 현준선수는 굉장히 친하다고 들었는데..." 이야기를 듣던 수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자신이 딱히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더군다나 아직까지 현준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그녀였다. 비록 자신과 현준은 헤어졌다. 엄밀히 말하자면 남남이었다. 비록 헤어졌다고 말은 안했지만 상황이 그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미안한 얘기인데 나는 딱히 도움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현준 선수랑 아는 사이이긴 하지만 그것은 너희들 개인적인 문제잖아. 내가 현준 선수보고 누구를 좋아하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말이야." "아아..." 수진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는 두 소녀들이었다. 이런 대답이 나올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당연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나온 두 소녀들이었다. 그런 소녀들의 모습을 보던 수진은 살짝 자신의 입술을 깨물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더군다나...현준선수와 나는 한때 연인이었고 말이야." "......네?" 이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김현준과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이 연인사이라니? 기자들이 알면 굉장히 좋아할 특종이었다. 전혀 상상치 못했던 수진의 폭탄발언에 수진의 말에 레이와 지우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그...그렇다면...?" "아아...지금은 아니야. 너희들도 내가 현준선수...아니 현준씨하고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 "네...네." 수진이 현준의 광팬이었다는 사실은 이미 그녀들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알고 있던 사실이기도 했다. 현준이 유명해지면서 덩달아 유명해진 아이돌 그룹이 레인보우 샤베트였다. 그리고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이 현준이 K 리그도 아닌 내셔널리그때부터 쫓아다녔다는 내용은 현준의 광적인 팬들에게 의해 밝혀지기도 했고 말이다. "현준씨와는 1년 정도를 만났어. 그가 프리미어리그로 떠날 때까지 말이야." 그러면서 과거의 일을 털어놓기 시작하는 수진이었다. 수진이 이렇게 말을 꺼내는 이유는 아직까지 자신이 현준을 좋아하고 있다는 점을 아영과 줄리아에게 말해주고 싶어서였다. 비록 본인들은 없었지만 그녀들과 가족이나 다름없는 멤버들이 자신의 앞에 있었다. 더군다나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그녀들에 비해 자신은 현준과 사귀었던 전적이 그리고 그와 몸을 섞었던 경험도 있었다. 애시당초 그녀들과의 출발선 자체가 달랐다. "그러면 수진언니는 아직까지 현준선수...아니 현준오빠를 좋아하고 있는건가요?"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지우가 수진에게 질문을 던졌다. "물론. 예전이야 내가 너무 한심해보여서 결국 현준씨를 멀리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고양이같은 미소를 지으며 거리낌없이 대답하는 수진의 모습에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느끼는 지우였다. 그러나 어떻게 생각을 해보면 이 상황을 좋게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수진언니가 현준오빠와 다시 재결합을 하면 아영이와 줄리아는 현준오빠를 포기하겠고 그러면 다시 둘 사이가 괜찮아 지려나..." "잘 모르겠어. 수진언니도 현준오빠를 좋아하고 있었다니. 아니, 다시 둘이 서로 연인사이었다니..." "아영이와 줄리아는 이미 임자가 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있던 거네." "그렇지." 두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굳세게 고개를 끄덕이는 수진이었다. 솔직히 지금 현준이 자신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다시 재결합을 할 수도 있었다. '조금 치사하기도 하지만...' 아직 수진은 헤어지자고 말을 꺼낸적도 없었고 헤어지자고 현준에게 말을 들은적도 없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멀어졌을 뿐이다. 솔직히 지금 현준에게 다시 사귀자고 말을 한다 하더라도 현준이 자신과 다시 만나 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현준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자신이 아닌 다른 여인 특히 자신이 아는 동생들과 만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추한 질투였지만 자신이 그렇게 추한 질투를 보일 만큼 현준은 매력적인 남자였다. "이 사실 아영이와 줄리아에게 이야기해도 되요?" "물론. 그리고 한마디를 더 전해주지 않겠어? 빨리 포기하는 게 덜 상처받는 길이라고." 어떻게 보면 친한 동생인 아영이와 줄리아와 멀어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잠시 슬픈 표정을 지어보인 수진이었지만 그렇다고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 왔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아영이 레이과 지우를 발견하고는 밝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런 아영의 인사를 받아줄 만큼 레이와 지우는 기분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하아...아영아. 너 나랑 이야기 좀 해. 지우야. 내방으로 줄리아도 불러와." "알았어. 아영이 데리고 먼저 가있어." "자...잠깐. 난 싫어. 피곤하다고. 쉬고 싶어." 줄리아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자리를 피하려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영의 행동을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듯 잽싸게 말을 잇는 레이였다. "현준오빠 때문이야. 너희둘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어." "현준...오빠?" 갑자기 레이의 입에서 현준의 이야기가 나오자 놀란 표정을 짓는 아영이었다. 그리고 레이의 방으로 네 소녀가 모여들었다.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영이와 줄리아였다. 분명 김현준 선수 때문일게 분명했다. 그리고 레이가 아영과 줄리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수진 언니 만나고 왔어." "수진언니? 레인보우 샤베트?" "응."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이라면 아영이도 그리고 줄리아도 잘 아는 언니였다. 같은 연습생생활을 한 만큼 모르는게 이상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아영은 수진이와 자주 연락할 정도로 잘 따르는 언니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왜 우리 둘에게 이야기를 하는 거야?" 말과 함께 흘깃 아영을 바라보는 줄리아였다. 지금 이 자리가 탐탁치 않은 그녀였다. 김현준 이라는 한 남자를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하니 말이다. 그리고 뒤이어진 말에 줄리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영 또한 마찬가지였다. "너희 둘 요즘 사이 안좋은 거 다 알고 있어. 그런데 언제까지 그렇게 지낼 생각이야?" "......"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난 쉴게. 오늘 스케쥴이 많았더니 너무 피곤해." 레이의 말에 자리를 피하려는 듯 발걸음을 옮기려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레이의 말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너희들 수진언니하고 현준 선수하고 서로 연인사이였다는 건 알고 있어?" "뭐...뭐어?!" 방이 떠나갈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아영이었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것이다. 아영이의 소리에 거실에 있던 유리와 수영이가 레이의 방으로 달려올 정도였다. 그렇게 체리쥬빌레의 모든 멤버가 레이의 방으로 모였다. 이렇게 레이가 현준과 수진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서로 다시 사이좋은 사이로 돌아가라는 뜻도 있었다. 비록 가슴은 아프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미 여자가 있으면 포기는 할 수 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기사 내용 틀린것은 고쳤고... 리버풀내에서 현준의 일상이라...그건 생각해 볼게요. 이것도 좀 취향을 타서...넣는 것도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기는 하겠는데 어떻게 보면 분량늘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거라는... 누옹님 조선하시는군요. 애도. 저도 조선만랭까지 4년 걸렸습니다. 늅늅 ㅠㅅㅠ 아 그리고 다들 모르시겠지만...아시는 분들도 있을테지만 실제로 리버풀과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맞붙었습니다. 11라운드라고 써놨더라고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봤어지만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는 안 써놨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수정했습니다. -_-; 덕분에 현준의 득점기록도 1골 늘었지요...하아...ㅠㅠ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명절 잘 보내시고요. 전 바쁠예정인듯 00192 리버풀, 앞으로 전진하다. =========================================================================                            "너희 둘이 싸워봤자 현준선수에게는 이미 수진언니가 있어. 그러니까 괜히 둘이 싸우지 말고...." 뒤이어지는 레이의 말에 아영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현준 선수에게 애인이 있었다니? 그것도 자신이 잘 아는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언니라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현준오빠가 날 속인건가...?' 데이트를 하면서 은근슬쩍 현준에게 애인이 있냐고 물어보았던 그녀였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사람이 없다고 미소를 지어보였었다. 그렇게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고 있을 무렵 아영의 귀로 조그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해." "응?" 줄리아였다. 너무나도 작은 목소리였기에 줄리아가 뭐라고 말했는지 아무도 듣지 못했기에 되물어보는 레이였다. "절대 포기 못해! 난 현준오빠가 좋아. 심지어 현준오빠가 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야. 그게 누구라든지 간에! 무슨 일이 있어도 현준 오빠의 곁에 남을거라고! 아무리 수진언니라고 해도 절대 현준 오빠를 넘겨줄 수 없어!" 평정심을 잃고 격한 목소리로 레이를 쏘아부친 줄리아엿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져야 할 정도로 집착이 강한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까지 현준을 좋아하리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진정해. 줄리아. 진정해." "흑...으흑...절대 포기 안할꺼란 말이야..." 어깨를 감싸며 진정하라고 말을 하는 아영의 행동에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줄리아였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를 감싸주던 아영도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도 줄리아와 마찬가지야. 현준오빠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 그만큼 현준오빠를 좋아하니까. 대신 레이하고 지우가 무엇을 걱정하는지는 알겠어. 괜히 이런 상황에 너희들한테는 폐가 되는 것도 신경쓰이고 말이야. 어디까지나 우리는 체리 쥬빌레라는 한 가족이니까. 일단 줄리아하고는 화해를 할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오빠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야." 그런 아영의 말에 결국 두 손을 드는 레이였다. 몇 년을 같이 생활을 해온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들이었지만 그녀들이 이렇게나 현준을 좋아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자신의 실책이었다. 괜스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한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 채 현준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준비를 위한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리버풀이 현재 승점 36점으로 1위 12연승으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까지 벌어진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11승 1무. 39득점 10실점이라는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승점 34점으로 리버풀의 뒤를 바짝 따르고 있었다. 3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9승 1무 2패로 승점 28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맨체스터 시티는 꿈의 구장이라고 불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6골이나 퍼부으며 승리를 거두기까지 했었다. 리버풀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니, 리버풀을 누를 수 있는 팀일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경기에 대해 크게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만큼 이번 경기 승패 결과에 따라서 선두권싸움이 진흙탕이 될지 아니면 리버풀이 치고 올라갈지가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이미 맨체스터 시티와 3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는 6점차 이상. 거의 두경기차로 벌어진 상황이다. 리버풀과 비교하면 무려 8점의 승점차이가 났다. 그렇기에 리버풀이 승리를 거두게 되면 2위하고도 5점차로 벌어지며 3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고는 무려 11점의 승점차가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거의 독주체재가 굳혀지게 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버풀의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센터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땀을 흘려가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후우...후우..." 웬만한 역도선수들도 들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무게의 벤치프레스를 가볍게 하는 현준의 체력에 혀를 내두르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저 조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현준은 세계 최고의 리그에 속해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조차도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의 엄청난 무게의 벤치프레스를 가볍게 들고 있었다. "괴물녀석." 옆에서 자전거를 타던 카윗의 말에 주위에 있던 다른 1군 선수들 역시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힘이 넘칠 20대 초반의 나이라고는 하지만 현준이 운동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과연 인간이 맞을까?' 였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완벽에 가까운 볼 컨트롤과 슈팅 정확력을 보면 가끔은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기계인간으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신이 만들어낸 최상의 육체. 현준이 그런 축복받은 신체를 받았다는 것에 부러움 혹은 질투를 내비치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현준의 신체는 다른 사람도 아닌 마왕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육체였으니 말이다. "저런 몸이니 다른 수비수들이 그렇게 욕을 하지..." 축구는 발로 하는 경기다. 하지만 그만큼 손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나 몸싸움을 할 때 말이다. 바로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봉쇄할 때 말이다. 사실 몸싸움을 할 때 손을 쓰는 것은 반칙이지만 알게 모르게 묵인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몸싸움에 대부분 져 본적이 없는 현준이다. 완벽에 가까운 저 육체 때문에 현준에게서 몸싸움으로 공을 뺏어낸 수비수는 거의 드물었다. 그것도 현준의 균형이 무너진 틈을 이용해서 빼어냈을 뿐이다. 아무리 몸을 부딪쳐도 끄떡하지 않는 현준 때문에 세계 최고의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 역시 현준을 상대하는데는 난색을 표하곤 했다. "아침부터 열심히군." "어? 스티브." 리버풀의 주장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의 말에 무아지경으로 벤치프레스를 하고 있던 현준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이번 시즌 계속해서 잦은 부상을 당하며 경기에 못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벼운 훈련을 하면서 곧 복귀를 할 예정인 제라드였다. "매번 그렇게 하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을 거다." "뭐...젊으니까요. 그래도 부상염려를 생각해서 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 제라드. 부상은 좀 어때요?" "뭐...아직까지는 컨디션도 올라오지 않았지만. 이제 곧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지?"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현준이 리버풀에 합류했을 때 현준에게 큰 호기심을 보였던 제라드다. 그만큼 첼시에서 현준의 활약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제라드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던 토레스와 맞트레이드된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리버풀의 주장. 리버풀의 선수들을 조율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성격또한 서글서글했기에 처음엔 어색해도 제라드와 친해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워낙에 한국에서도 많은 팬층을 가지고 있는 제라드였기에 가끔 제라드와 리버풀 시내거리를 걷다보면 사진이 찍히게 마련이었고 그런 사진이 한국에 돌면 순식간에 개인 블로그에 업데이트되곤 했다. "네. 매 경기마다 긴장을 하기는 하는데 맨체스터 시티는 워낙 강팀이라 많이 긴장되네요. 요즘 잘나가잖아요? 맨체스터 시티는." 긴장? 매 경기마다 골 혹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현준이 그런 말을 하니 웃음이 터져나온 제라드다. "하하하! 잘 나가는 것을 따지면 너도 만만치 않을 텐데?" 이번 시즌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의 선두자리를 이끌고 있던 리버풀의 주포 현준의 활약에 대해 얘기하자면 입이 아플 정도였다. 더군다나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인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면 프리미어리그의 대기록중 하나인 13경기 연속골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리버풀 소속 선수로써의 연속골 기록은 일찌감치 깬지 오래였다. "내가 부상에서 회복해 그라운드에 돌아와서도 리버풀이 1위에 있는 모습을 보고 싶군." "뭐...이번 시즌엔 우승해야죠. 저도 우승컵 하나는 들어 올리고 싶고요." "이왕이면 쿼트러플 어때?" "쿼트러플요? 하하하. 한번 도전해 보고 싶기는 하네요." 쿼트러플. 4개 대회를 우승하게 되면 주어지는 호칭이 바로 쿼트러플이었다. 그보다 아래로 한 팀이 3개 대회를 우승했다는 뜻으로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호칭도 있었다. 그런 트리플 크라운에서 다른 우승컵 하나를 더 들어올려서 쿼트러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서 권위있게 인정하는 트리플 크라운은 리그 경기, 그리고 FA 컵, 마지막으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아직까지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리버풀이었기에 단 한번도 진정한 의미의 트레블을 달성한 적은 없었다. 물론 반쪽짜리 트레블은 달성했었던 리버풀이다. 바로 2001년도에 FA 컵, UEFA 컵, UEFA 슈퍼 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물론 사실상 트레블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말이다. "쿼트러플이라...그거 마음에 드는 걸?"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리그 우승도 해야지.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좀 하고.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의 리버풀의 리그 우승멤버라...꽤 괜찮은걸?" 여기저기서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동료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따지고 보면 리버풀의 선수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월드클래스가 불릴 정도의 실력이 있는 선수들은 몇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인 호흡과 좋은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의 리그 선두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리버풀의 선수들중 우승컵에 목마르지 않은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한시라도 빨리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물론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현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K 리그에서 대전 시티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 단 한번 뿐이니 말이다. 한국시각으로 11월 28일 새벽 1시에 벌어지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는 잉글랜드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에 시작된다. 12연승으로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는 리버풀과 그에 못지않게 이번 시즌 엄청난 활약으로 리그 2위에 올라와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였다. 역대전적을 따져보면 리버풀의 압승이었다. 80승 40무 41패. 거의 곱절이 나는 차이였다. 하지만 최근 6경기를 보면 만만치 않았다. 리버풀이 2승 3무 1패로 승률은 앞서지만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였다. 저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홈경기에서는 무려 3골이나 내주며 3-0으로 패했고, 다시 자신들의 안방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3-0으로 눌러준 리버풀이었다.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리버풀에는 역시나 그라운드의 지배자인 현준이 있었다. 신의 사위로 유명한 아구에로와 다비드 실바, 에딘 제코, 마리오 발로텔리등 같은 엄청난 선수들이 맨체스터 시티에 포진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1위인데다가 12경기 연속골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물오른 득점감각을 올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는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였다. 안 필드에서 리버풀과 맞붙은 맨체스터 시티는 이제까지 단 1승만 거뒀을 정도로 그야말로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와아아아!!!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현준의 스루패스가 수아레즈에게 연결된 것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살림꾼이나 혼자서 리버풀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시즌에 앞서 재계약을 맺어 리버풀에 충성심을 보여준 현준은 이번 시즌 더 콥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기도 했다. [어?! 연결됐어요! 김현준 선수! 시야가 좋아요! 수아레즈! 수아레즈!!] [결정력 싸움이예요!! 일대일 찬스예요! 일대일 찬스!!!] 전반 초반부터 완벽하게 맨체스터 수비진 사이로 킬러 패스를 찔러주는 현준이었고 곧바로 수아레즈가 공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인 조 하트가 다급하게 뛰쳐나오고 있었지만 이미 늦어보였다. 그리고 그대로 공을 감아차는 수아레즈였다. [슛!!! 아!!! 막혔어요! 막혔습니다!!!] "아아아아!!!" 시작부터 한 골을 넣고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을 까닭에 수아레즈가 골 기회를 놓치자 아영과 줄리아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머리를 감싸쥐었다. 멀리서 보면 대한민국을 열광시키는 아이돌 그룹 체리 쥬빌레의 멤버가 아니라 리버풀의 광팬소녀들로 보일 정도였다. "또 시작이네." 새벽 한시임에도 불구하고 잘 생각을 안 하는 두 소녀들이었다. 대체 어디서 구해왔는지 입고 있는 옷도 똑같았다. 17번 현준이라고 새겨져 있는 리버풀의 홈 저지였다. 저번 사건 이후로 서로 화해를 한 두 소녀였다. 그렇다고 해서 둘 다 현준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과 사는 구분하기로 결정을 한 것이었다. 별로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줄리아였지만 그래도 현준만큼 체리 쥬빌레 역시 소중했기에 결국 아영과 다른 소녀들의 설득에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고 말이다. "아 진짜...왜 저런것도 못 넣는거야?" 리버풀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라는 것을 보여 주듯 화면에서는 괜찮다며 박수를 쳐주는 팬이었지만 줄리아의 입에서는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만약 수아레즈가 골을 성공시켰다면 현준이 공격포인트를 올렸을 거라는 생각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 아직 축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그녀로써는 일대일 상황이면 프로선수라면 무조건 그런 상황은 골로 연결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이예요? 명절때 굉장히 바빴습니다. 일도 좀 생기고 말이죠; 컴퓨터를 하지도 못했네요; 00193 리리스, 실마리를 잡다. =========================================================================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소위 말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잘 나가는 팀들답게 두 팀의 공격은 매서웠다. 중원과 측면을 폭넓게 돌아다니며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려는 현준의 리버풀과 함께 다비드 실바를 필두로 구석구석 패스를 찔러넣으며 리버풀의 수비진을 붕괴시키려는 맨체스터 시티는 그야말로 용호상박이었다. "아아!!!" "휴우..." 리버풀에게 찬스가 주어지면 맨체스터 시티 역시 찬스를 만들어내었다. 아야 투레가 공격과 수비사이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전후좌우 사방으로 뛰는 동안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다비드 실바가 여기저기 리버풀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패스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방금에도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인 에딘 제코에게 위협적인 헤딩 슈팅을 허용했던 리버풀이었다. "이제 10분 밖에 안 지났는데 조마조마하네." "현준 오빠가 빨리 골을 넣었으면 좋겠는데..." 방송 카메라에 잡히는 현준의 모습에 그렇게 중얼거리는 두 소녀였다. 그녀들의 생각에 현준은 어떤 경기에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괴물같은 실력의 소유자였다. 분명 해설에는 맨체스터 시티 역시 강팀이라고는 얘기하고 있었지만 현준이 속한 리버풀이 질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안하고 있는 그녀들이었다. 단지 언제 현준이 골을 넣어 리버풀이 앞서나갈지에만 관심이 있는 그녀들이었다. "......" 현준이 한번 몸을 움직일 때마다 두 선수가 눈을 번뜩이며 따라붙었다. 프랑스 출신으로 제 2의 지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가 아스널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사미르 나스리와 같은 프랑스 출신으로 레프트 백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플레이를 펼치는 가엘 클리쉬였다. 두 선수가 현준을 마크하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그라운드의 지배자라 불리며 프리미어리그에서 22골을 터뜨린 현준이었다. 10여분이 지난 시간동안 수아레즈에게 완벽한 골 찬스를 만들어 준 것을 비롯해 몇 번이나 맨체스터 시티의 측면을 헤집었던 것이다. 볼이 없을 때도 현준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엄청난 피지컬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상대팀의 선수들에게 달라붙어 압박하는 현준의 플레이 때문에 제대로 공을 처리하지 못한 채 리버풀의 선수들에게 공을 빼앗긴 선수들이 허다했다. 그만큼 공, 수 양면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현준이었다. [다비드 실바 다시 한번 공 잡았습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해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다비드 실바 선수인데요. 오늘 경기에서도 역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리버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나스리의 패스를 이어받아 리버풀의 진영으로 전진한 다비드 실바였다. 하지만 리버풀의 선수들이 곧바로 실바의 패스코스를 가로막았고 실바가 멈칫하는 사이 레이바 루카스가 그대로 어깨를 들이밀었다. 나동그라지는 실바와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야유성이 터져나왔지만 리버풀의 홈이라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이정도 몸싸움은 허용한다는 것인지 휘슬을 불지 않는 심판이었고 그대로 공을 가로챈 루카스는 그대로 공을 찰리 아담에게로 넘겼다. "아담!!!" 공을 받은 아담은 섬광처럼 고개를 돌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본능적으로 발을 놀렸다. 이번 시즌 리버풀에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찰리 아담은 리버풀에서 큰 활약을 펼쳤던 사비 알론소의 후계자로 불리는 선수였다. 이제까지 훈련을 한 것이 허투는 아니라는 듯 아담의 송곳과도 같은 패스가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을 꿰뚫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현준 역시 클리쉬의 압박에서 벗어나며 빠른 속도로 돌아서 달려가고 있었다. [루카스 공 뺏어냈습니다. 그리고 찰리 아담에게로 찰리 아담 길게 공을 앞으로 차는데요. 김현준! 김현준이 잡았습니다!] 클리쉬가 아차하며 현준의 뒤를 따라붙고 있었지만 이미 반응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두 선수였다. 더군다나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이용해 놀라운 가속력으로 공을 받아낸 현준은 지면에 공을 떨어뜨린 후 앞으로 두 걸음 정도 달려가더니 그대로 강하게 슈팅을 날렸다. [김현준 슛!!!] 그대로 공이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으로 날아가자 기대감을 품고 크게 소리를 지르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현준의 골 성공률은 무려 40% 정도. 메시나 호날두의 유효슈팅 성공률이 53%, 40% 라는 것을 보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수치였다. 메시와 호날두의 유효슈팅 성공률이 저정도라는 것이지 골 성공률로 따지면 훨씬 줄어들 게 분명하니 말이었다. 직접 보지 않고는 말이 안 되는 골 성공률이었다. 막말로 3번 슈팅을 하면 적어도 1번은 골문을 열어 제낀다는 말이다. 그 만큼 정확한 슈팅 성공률을 보이는 현준이었다. 안 필드에 있는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들 역시 현준의 슈팅에 기대감을 품고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서고 있었다.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 주겠다는 듯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향해 힘차게 날아간 공은 조 하트 골키퍼의 손 끝을 지나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갈 듯 하더니 강하게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 재빠르게 그 공을 걷어내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였다. [아!!!]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물론 더 콥들까지 아쉬움의 탄성을 터뜨렸다. 완벽히 조 하트 골키퍼의 손까지 피해가며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갈 수도 있는 슈팅이었다. 현준도 아쉬웠는지 애꿎은 잔디만 발로 밟아대었다. '순수한 마기를 좀 더 사용할 것을 그랬나...?' 그랬다면 분명 골로 연결되었을 게 틀림없었다. 아주 약간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진 것 뿐이다. 충분히 자신의 마기를 사용했다면 분명 이번 슈팅 역시 골로 연결되었을 터였다. 어차피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고, 기회 역시 충분히 돌아올 터였다. 이번에 골을 못 넣었으면 다음에 넣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한 현준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현준의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태앵!!! [아!!! 또 크로스바에 맞았어요! 김현준!!!] [슈팅이 너무 정확했어요! 아! 골문 구석을 노려서 인가요?!] 예상대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어김없이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현준이었다. 몇 번의 패스가 이어지자마자 곧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으로 파고들어 슈팅까지 날리는 현준이었지만 이번에도 다시 한번 현준의 슈팅은 맨체스터 시티의 크로스바에 맞고 골라인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아아아아!!! 아쉬움에 리버풀 서포터즈들이 제각각 머리를 감싸는 모습이 보였다. 세계 최고의 골 결정력을 지녔다는 선수로 평가되는 현준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거나 종이 한 장 차이로 빗나가기 시작하자 안타까움이 더 해졌다. 더군다나 아직 스코어는 0-0 이었다. '어떻게 하지...'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컨디션이 나쁘다고 해서 자신의 실력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신체와 능력은 순수한 마기로 인해 상승된 것이니 말이다. 순수한 마기는 컨디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현준은 규칙적으로 호흡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상하게 계속해서 빗나가는 슈팅이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관중석을 바라보다가 문득 손을 멈추었다. 익숙한 얼굴의 여인이 관중석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 많은 사람들 틈에 있는 여인이었지만 정확하게 그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현준이었다. 아니, 이 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 틈속에서도 그 여인을 찾으라면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더 콥사이에는 껴 있는 그녀는 마왕 리리스였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예요? 이 곳엔.' 리리스가 자신의 경기를 가끔 관람하러 온다는 것을 현준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매니저 혹은 에이전트로서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서포터즈들 틈 사이에서 개인적으로 자신의 경기를 관람하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더군다나 마계의 파수꾼들이 돌아다니고 능천사가 강림한 이후에는 단 한번도 자신의 경기를 찾으러 온 적은 없었다. 그리고 리리스에게 텔레파시 비슷한 것을 보냈던 현준은 뒤이어 들려오는 그녀의 말에 몸을 흠칫 떨어야만 했다. '이곳에 그 녀석이 와 있다.' '그 녀석이요?' 흘끔 리리스가 있는 곳을 바라보던 현준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석이라니? 리리스가 지칭한 인물이 대체 누구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능천사.' '능천사? 어째서? 그들이?' 리리스의 종속으로 악마가 된 현준에게 태클을 걸 수 있는 존재는 인간중에서는 아무도 없었다. 순수한 마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현준 본인의 능력은 인간들이 상대할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사들은 달랐다. 더군다나 천사는 악마인 현준을 적대시하는 존재. 게다가 현준은 천사중 한명을 자신의 종속으로 타락시켜버린 전과도 있지 않은가? 그 덕분에 인간계로 능천사라는 존재까지 내려왔고 말이다. 한참 동안이나 독일에서 잠잠히 있던 탓에 능천사의 존재를 기억속에서 잊어버리고 있었던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들이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에 나타난 이유는 틀림없이 무언가를 눈치 챈 것이 분명했다. 꼭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아니면 괜히 이 곳에 나타날 이유도 없었다. 리리스 역시 그것을 깨달았기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것일지도 몰랐다. '어떻게 해야 하죠?' '일단은 내색하지 말고 평범하게 플레이 하도록. 아마 네 녀석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눈치를 챈 것 같기는 하다만 확신을 하지는 못하는 듯 싶군. 만약 네 녀석이 악마라는 것을 알았다면 인간들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네 녀석을 공격했을 테니 말이야. 더군다나 나의 존재도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고 말이야.' "빌어먹을..."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아무도 듣지 못하게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왜 하필이면 지금이란 말인가? 오늘 경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리그 1위를 다투는 팀들끼리의 경기였다. 또한 현준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만약 여기서 자신이 골을 넣게 되면 프리미어리그의 위대한 기록중 하나인 앨런 시어러가 세웠던 13경기 연속 골 기록의 타이기록을 세우게 되는 셈이었다. 물론 기록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런 기록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걸음을 늦추고 흘끗 공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중원에서는 치열한 볼 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다. 좌우 측면으로 공을 보내는 맨체스터 시티선수들이었지만 리버풀의 선수들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측면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전에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서 빨리 골을 넣을 걸 그랬어..." 인간들에겐 축복을 내리고 선한 존재라고 알려져 있는 천사였지만 자신은 그들과 연관이 되어 좋은 일이 생긴 적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능천사의 존재로 인해 순수한 마기를 발휘하지 못한 현준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경기는 후반 22분 맨체스터 시티의 뱅상 콤파니가 헤딩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2분 뒤 찰리 아담의 중거리 슛을 레스킷이 걷어낸다는 게 자책골로 연결되어 1-1 무승부로 종료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모든 인터뷰를 거절한 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돌아간 후 곧바로 자신의 집으로 향한 현준이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건방져 보이는 현준의 모습이었지만 13경기 연속골기록이라는 어마어마한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친 현준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그런 현준의 행동을 타박할 리버풀 스탭들은 아무도 없었다. "내려온 능천사는 레리엘이라는 녀석이더군." 집으로 들어온 현준의 모습에 아이스크림을 깨물고 있던 리리스가 말했다. 레리엘. 성경을 읽어본 적도 없고 리리스에 들었지만 천사에 대해서도 그다지 아는 것도 없는 현준에게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기에 현준은 흘끔 리리스를 쳐다보았다. "레리엘. 밤의 천사라는 녀석이지. 그렇게 까다로운 상대는 아니야. 밤이 되면 골치 아프지만 말이야." 그런 현준의 궁금증을 풀어주듯 레리엘이라는 천사에 대해 가볍게 설명을 하며 입을 열어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무는 리리스였다. 사실 파워즈라고 불리는 6계급 천사라고는 하지만 마왕인 리리스의 권능에 비교하자면 티끌만도 못한 존재였다. 그러나 그것은 리리스가 본신의 모든 힘을 지니고 있을 때의 이야기였다. 지금 리리스의 상황은 아직 부상이 낫지 않은 상태였다. 비록 현준의 시선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듯 보였지만 말이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옷을 자신의 권속인 탈리사에게 건네주며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죠? 능천사 때문에 오늘 경기를 완전히 망쳐버렸어요. 13경기 연속골기록도 허무하게 깨져버리고 말이죠."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흐응거리며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신경을 안 쓰는 척해도 은근히 신경이 쓰인 모양이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니 말이었다. 어차피 기록이란 다시 세우면 될 일이었다. 13경기 연속골기록. 다시 13 경기를 치루면서 골을 넣으면 되는 일이었다. 다른 선수들에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준에게는 쉬운 일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한다면 매 경기 골을 넣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일단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닐텐데. 레리엘 녀석이 너를 주시하고 있더군. 어떻게 알아차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그거야...저도 잘 모르겠어요." 현준은 떨떠름하게 말했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다른 존재가 알아차릴 정도로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순수한 마기를 사용했던 적은 없었다. 결국 탈리사의 집에서 드러냈던 자신의 기운을 알아차린 게 분명했다. 독일에 있던 이유는 자신의 기운을 계속해서 추적한 것일테고 말이다. "조만간에 행동을 개시하겠지. 네 녀석에게 심증을 두고 있는 이상 계속해서 천사들은 너를 주시할 테니 말이야." 리리스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왔다. "네 녀석의 실력으로 능천사인 레리엘을 상대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아직까지 네 녀석은 전투에 익숙하지 않으니 말이야. 순수한 마력으로만 따진다면 레리엘 따위는 단숨에 눌러버리겠지만 그것은 단순히 순수한 마력의 양만 따지는 것이고 말이야." 어떻게 보면 마왕급에 가까운 순수한 마력을 보유한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마력이라면 능천사가 아닌 3계급 천사인 좌천사나 2계급 천사인 치천사와 맞붙어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 현준은 전투에 익숙한 존재가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요즘 현대물을 저한테 많이 써달라는 쪽지가 오네요. 현대물이라...확실히 대세는 대세인듯. 그래도 저질러 놓은 소설들이 있으니까 ㅎㅎ 그러면 즐감하시길. 리그너스 대륙전기도 15편까지 수정했는데 어서 빨리 분량을 따라잡아야죠 휴... 아 축구...박지성은 넣었는데 리버풀이 이겼군요. 멜랑꼴리한 기분. 00194 리리스, 실마리를 잡다. =========================================================================                            "골치 아프겠네. 리리스님이 상대할 수 있을 것도 아니고, 제가 상대하기에도 무리인 존재니까요. 잠시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나..." 현준은 미간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거의 들리지 않을 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는데 리리스는 어떻게 그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 아니, 현준의 마음속 생각마저도 읽는 그녀가 못 들을 이유가 없었다. 의자에 걸터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리리스가 고개를 돌렸다. "내가? 고작 파워즈인 능천사를 상대로?" "아...? 리리스님은 아직 부상에서 전부 회복한 상태는 아니시잖아요. 전에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그거야 예전이고 지금은 좀 다르지. 누군가가 계속해서 순수한 마기를 나에게 주입시켜 주고 있으니까 말이지." 리리스의 대답에 현준은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이질적인 기운들이 집 근처에서 계속해서 느껴졌다. 아무래도 천사란 존재들일 게 분명했다. 그리고 레리엘로 추정되는 그 중에서 특히나 강한 기운은 리버풀 외곽지역에서 계속해서 머무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리리스님이 능천사를 상대하면 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쉽게 해결되겠네요." 리리스는 가만히 현준을 보다가 다 먹은 아이스크림 봉지를 휙 집어던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이스크림 봉지는 자연스럽게 허공을 타고 날아 쓰레기통 안으로 구겨 들어갔다. "내가 나서면 해결은 쉽게 되겠지. 하지만 직접적으로 내가 나서서 레리엘을 처리하는 것은 힘들지." 짤막하게 대답하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망연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이미 연속기록은 깨진 만큼 몇 경기 정도는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않고 경기를 뛰어도 상관없을 듯 싶었다. 언론에서는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고 난리를 칠지 모르겠지만 신경쓸 필요는 없었다. 걸리적거리는 능천사가 사라진다면 다시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 골 폭풍을 몰아치면 될 테니 말이다. 그러면 언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자신의 찬양기사만을 내보낼 터였다. 하지만 능천사가 언제 자신에게 감시를 푸느냐가 문제였다. 행여나 그녀가 1년 혹은 그 이상동안 자신에게 감시의 눈길을 준다면 그것은 큰 문제였다. 그 말은 적어도 1년 이상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였다. "제가 능천사를 제압할 수는 없는 건가요? 리리스님의 말에 따르면 제 몸에는 레리엘을 눌러버릴 수 있는 순수한 마기가 존재하니까요." 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현준은 쇼파에 앉았다. 온 몸에서 순수한 마기들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끓어오르는 투쟁심이 자신도 모르게 손을 쥐었다 피는 것을 반복하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아직까지는 불가능. 네 녀석이 전투 기술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능천사를 제압하기에는 꽤나 시간이 걸릴 걸?"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떻게 해야 할지 도통 방도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리리스는 직접 나서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고 자신의 실력으로는 레리엘을 제압할 수 없었다. 결국 감시의 눈초리에서 벗어나려면 천사들이 감시를 풀 때까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않아야만 했다. 그러나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라운드의 마스터라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위압감을 자랑하는 자신의 축구실력은 평범한 선수로 돌아갈 게 분명했다. "나는 직접 나서지 않겠다고 말 한 적은 없는데? 직접 나서는게 힘들겠다고만 말했을 뿐이지." 또 자신의 생각을 읽은 모양이었다. 고개를 기울이며 어깨를 으쓱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말 없이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주어야 할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레리엘을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천계에서는 또 다시 다른 천사를 내려보낼 게 분명해. 그리고 내려오는 천사는 분명 파워즈보다 더 높은 계급의 천사일 게 틀림없지. 그들이라면 도르트문트에 있는 네 녀석의 마기를 알아차리는 것은 더욱 손쉬울 거다." "탈리사의 집 말이로군요." 현준은 슬금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며 멀리서 조신하게 앉아있는 탈리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후회스러운 행동이었다. 호기심에 천사를 만났던 행동 말이다.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 아닌 악마라는 것을 망각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 덕분에 자신의 권속인 타락천사를 얻기는 했지만 그 탓에 천사들에게 감시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현준이 그렇게 대답할 줄을 알았다는 듯 리리스는 픽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일단 탈리사의 집에 네 녀석의 마기를 지워야만 하지. 그래야 레리엘을 처치하고 나서도 뒤에 올 천사들에게 네 녀석의 정체를 들키지 않을테니 말이야." "마기를 지운다는 이야기는? 제가 리리스님에게 배웠던 것처럼 충분히 마기를 지우고 왔는데요." "그거야 네 녀석의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되는 것이고." 현준을 다소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며 리리스가 중얼거렸다.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긴 했지만 사실이었기에 크게 뭐라고 말 할 수가 없었다. "하아..." 쇼파의 몸을 기대며 앓는 소리를 내는 현준이다. 머리가 아파졌다. 가뜩이나 천사들에게 감시를 받는 와중에 독일까지 건너가서 자신의 기척을 지워야만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리그가 한창인 지금 독일까지 건너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순간이동을 이용한다면 단숨에 천사들에게 포위가 될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천사를 타락시킨 악마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바로 탈리사의 집이다. 천사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을 만큼 그 기운이 사라지기 않게 하기 위해 무슨 조치를 취하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현준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을 무렵 하얀 손이 뻗어와 현준의 허벅지에서 엉덩이까지를 쓸어 올렸다. 흠칫하며 눈을 떴지만 그 상대가 리리스라는 것을 깨닫고는 현준은 다시금 눈을 감았다. 그리고 현준의 엉덩이와 허리근처에서 맴돌면 리리스의 손은 어느새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현준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내일 모레 첼시하고 칼링컵 경기가 있어요." 눈을 뜨자마자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리리스와 눈이 마주쳤다. 현준이 거절의 의미를 담긴 말을 내뱉는 것과 동시에 리리스의 엄지손가락이 현준의 입술을 천천히 문질렀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네 녀석이라면 강팀인 첼시와의 경기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못 할 텐데...?" "알게 모르게 몰래 사용해야죠." "걸린다."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왕인 그녀가 하는 말이니 만큼 틀림없을 터였다. 그런 현준의 반응을 예상했는지 다시 피식 웃는 리리스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가락으로 가만히 현준의 뺨을 쓸어내리더니 톡톡 두들기고는 다시 슥슥 뺨을 문질렀다. "오늘 밤 나를 만족시켜준다면 귀찮은 것들은 바로 처리해주지. 대신 덤이 붙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럼 지금 바로요." 리리스의 제안에 현준은 곧바로 대답했다. 여러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귀찮은 존재들이 바로 천사들이었다. 저들만 사라진다면 자신은 다시금 그라운드의 지배자 혹은 리버풀의 17번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리버풀, 첼시 또 깼다. PK 실축에도 불구하고 칼링컵 4강 진출 [ESPN = 김민철 기자] 리버풀이 10일만에 적지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또 첼시를 꺾었다. 리버풀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스탬포드 브릿지 경기장에서 열린 '2011/12 잉글랜드 칼링컵' 8강 첼시와의 원정경기에서 막시 로드리게스의 선제골과 김현준의 2골에 힘입어 3-0 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칼링컵 4강에 진출했고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첼시 FC를 3-2 꺾은 데 이어 10일만에 또다시 첼시를 누르는 모습을 재현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관계로 첼시와 리버풀 두 팀은 주전과 비주전선수들을 골고루 경기장에 투입했다. 첼시는 페르난도 토레스와 로멜로 루카쿠등을 내세웠고 리버풀 역시 조던 핸더슨과 크레이그 벨라미를 투입시켰다. 안타깝게도 13경기 연속골기록이 깨진 김현준은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배려 때문인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초반부터 팽팽하게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리버풀은 전반 20분 패널티 킥을 얻어내며 앞서갈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앤디 캐롤의 슈팅이 가운데로 향하면서 로스 턴불 골키퍼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아쉬운 패널티킥 실점으로 0-0 으로 전반을 마친 리버풀은 후반 첼시의 공세에 크게 흔들렸다. 후반 10 분엔 문전 혼전상황에서 첼시에게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슈팅을 허용하며 실점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었다. 계속해서 리버풀이 첼시의 공세에 밀리자 달글리쉬 감독은 찰리 아담과 김현준을 투입시켰고 그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첼시의 공세에 밀리던 도중 역공상황에서 수비 뒷공간을 뚫은 김현준이 문전으로 땅볼 크로스를 연결시켰고 막시 로드리게스가 가볍게 차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발이 느린데다가 수비라인이 올라와 있는 첼시의 수비적인 약점을 김현준이 벗겨내며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게 팽팽한 승부의 축을 자신의 것을 가져온 리버풀의 공세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리버풀의 17 번이나 그라운드의 마스터라고 불리는 현준은 13경기 연속골 기록이 깨진것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는 듯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다시 한번 첼시의 골문을 열어제꼈고, 후반 38분에는 크레이크 벨라미가 올려준 크로스를 그대로 머리로 받아 넣으며 3-0 으로 만들었다. 리버풀은 이날 승리로 맨체스터 시티전의 무승부 이후 다시금 승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며 칼링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같은 시간에 벌어진 칼링컵 8강전인 블랙번와 카디프 시티와의 경기는 블랙번이 2부 리그인 카디프 시티에게 발목을 잡히며 0 대 2로 패배했고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는 박주영이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했으나 아스널이 0-1로 패배했다. 박주영은 선발로 출전해 후반 21분 제르빙요와 교체되면서 1번의 슈팅을 기록했다. 확실히 리리스는 대단했다. 자신의 존재가 마왕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현준과의 정사에 만족스러움을 표하자마자 잠시 어디론가 갔다 온다며 사라졌고, 리리스가 사라지고 난지 단 하루만에 현준의 근처에 있는 모든 천사들이 모습을 감춰버린 것이다. 그 덕분에 첼시와의 칼링컵 8강전에서 자신있게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며 2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4강이라는 강팀 중 하나인 첼시를 눌러버린 현준이었다. 다음 경기는 12월 6일 풀럼의 홈경기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벌어지는 12월 6일에 있을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경기였다. "후우..." 현준은 목덜미를 긁적였다. 훈련을 마치고 카윗과 수아레즈와 함께 펍에서 한잔 걸치며 여자들과 춤을 추며 논 것 까지는 좋았다. 오랜만에 서양 여인과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 생각에 현준 또한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그 기대는 리리스의 전화로 인해 깨져버렸다. 자신에게 줄 선물이 있다며 지금 당장 돌아오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카윗과 수아레즈에게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그들보다는 자신에게는 리리스가 더욱 중요했다. 자신은 그녀의 권속이니 말이다. '대체 무엇 때문이지...?' 장난끼가 가득한 리리스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현준은 생각에 잠겼다. 그래도 천사들을 정리한다며 나갔던 리리스가 빨리 돌아온 것에 대해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이라...대체 무슨 선물이지? 독일에서 맥주라도 잔뜩 사오기라도 했나?" 현준은 짐짓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현관문을 잡아당겼다.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공간의 모습과 함께 Tv 를 보고 있는 탈리사의 모습에 눈에 들어왔다. 현준의 등장에 탈리사가 몸을 일으켰다. 그런 탈리사에게 현준은 그녀에게 자신의 옷가지를 건네주면서 취기가 살짝 풍기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리리스님은?" "침실에 있어요. 이 옷을 저쪽에 걸어놓으면 되는 건가요?" "아아..." 탈리사의 허리께를 살짝 감싸던 손을 떼고는 고개를 끄덕인 현준은 침실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천사들을 처리했으니 그 대가로 오자마자 섹스를 요구하는 것일까? "나쁘진 않겠지." 이미 클럽에서부터 조금 몸이 달아오른 현준이었다. 만약 리리스가 부르지 않았다면 클럽의 여인들과 질펀한 밤을 보냈을 터였다. 그리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선 현준은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멈칫 할 수 밖에 없었다. 두세명이 누워도 될 정도의 큰 자신의 침대에는 붉은 눈동자를 요요롭게 빛내는 리리스와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서양의 여인이 온 몸이 결박당한 채 알몸으로 묶여 침대에 나동그라져 있었다. "리리스님. 이게 대체...?" "아아. 네 녀석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든 존재지. 레리엘. 밤의 천사라고 불리는 녀석이야." 순간적으로 할 말이 없어진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레리엘. 6계급 천사인 능천사가 바로 그녀였다. 그녀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현준도 알고 있었다. 능천사가 강림했을 때 느껴졌던 그 압도적인 존재감을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능천사가 알몸으로 온 몸이 결박당한 채 자신의 침대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소멸시킬까 고민도 했는데 조금 아쉬워서 말이지. 능천사를 타락시키면 어떤 존재가 될지도 기대되고 말이야. 그것도 이름이 있는 밤의 천사 레리엘이라면 말이지." "우읍!!!" 리리스의 말에 레리엘의 몸이 크게 꿈틀거렸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파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검은색의 마기가 레리엘의 몸을 한껏 움켜쥐자 레리엘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다시 침대에 널부러져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다음편은 아마도 오늘 밤에 올려드리겠습니다. 벌써 1월의 마지막날이네요. 정말 시간 엄청 빠르게 지나가는군요. 00195 리리스, 실마리를 잡다. =========================================================================                            "어때? 끌리지 않아?" 곁으로 다가와 리리스가 귓가에 입을 바싹 대고 속삭이자 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의 뺨 언저리에서 미끄러지는 입술이 간지럽게 느껴졌다. 천사라는 비현실적인 존재가 자신의 침대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것도 충분히 성욕을 끓어오르게 만드는 몸을 가지고 말이다. 탈리사와는 다른 9계급의 엔젤즈가 아닌 파워즈. 능천사급 천사다. 그것도 레리엘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 천사였다. "어차피 천사를 너의 권속으로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 무엇을 망설이는 거지?" 귓가를 간질이며 리리스가 다시 한 번 나직이 속삭였다. 달콤한 목소리에 결국 현준은 성욕을 참지 못한 채 자신의 상의를 벗으며 침대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천사를 범한다. 조금 두려운 마음은 있었지만 리리스의 말대로 처음은 아니었다. 게다가 술 기억 때문일까? 아까부터 바지 앞섶을 계속해서 찌르고 있는 게 불편하게 느껴졌다. '괜찮을까...?' 점점 침대로 다가가면서 현준은 짧은 고민에 잠겼다. 하지만 자신이 악마라고 생각하자마자 거부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생각과는 달리 이미 몸은 침대위로 올라서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성과 본능은 확실히 다른 모양이었다. "그럼 즐겨보라고." 흘끔 시선을 돌리자 요요롭게 빛나는 리리스의 붉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다시금 몸이 답답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재빠르게 벨트 버클을 풀고 바지를 내린 현준은 지그시 바라보던 레리엘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사납게 자신의 남성쪽으로 그녀의 머리를 누르기 시작했다. 리리스의 마력으로 인해서일까? 능천사라는 6계급이라는 낮지 않은 계급을 가지고 있는 레리엘은 그런 현준의 손길에 숨을 들이킬 여유도 없이 그대로 얼굴로 현준의 남성을 문질러야만 했다. "구르르르..." 레리엘이 날카롭게 현준을 바라보며 뭐라고 이야기를 하려는 듯 보였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밖으로 튀어나오지 못했다. 단지 낮은 울음만이 방안을 울릴 뿐이었다. 그런 레리엘의 모습에 현준은 혀를 찼다. 오늘은 왠지 질펀하게 즐겨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레리엘의 얼굴을 자신의 남성으로 문지른 현준은 곧바로 그녀의 입으로 자신의 남성을 집어넣었다. "우우......" 레리엘의 입에 전부 집어넣지는 못했지만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현준은 섹스를 하기 전 약간의 전희만을 원한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천천히 레리엘의 머리를 잡고 자신의 남성을 왕복시키려고 하던 현준은 남성을 빼내려는 찰나 느껴지는 아픔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과 레리엘의 얼굴을 강하게 밀었다. "크윽!!!" 비록 리리스에게 제압당해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이 천사라는 것을 보여주는 표정 하나 없이 싸늘하게 현준을 내려다보고 있는 레리엘이었다. 그와 함께 그녀의 입에 들어가 있던 현준의 남성에는 이빨 자국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 최악이었다. "이런...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는걸?" 장난스러운 리리스의 목소리가 들리자 현준은 심사가 뒤틀려버렸다. 애시당초 리리스가 부르지 않았다면 클럽에서 새끈하게 빠진 여자들과 지금쯤 호텔에서 2차를 즐기고 있을지도 몰랐다. 자신의 남성에서 느껴지는 찌릿찌릿한 아픔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리리스가 재구성 해준 악마의 신체가 아니었다면? 분명 사단이 벌어졌을 터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아! 아아! 허...으!! 흐윽!" 레리엘은 몸을 버둥거렸다.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얼굴 위에 겹쳐져 있는 현준의 몸을 계속해서 밀어내려고 했지만 현준은 요지부동이었다. 침대 위를 기어서라도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이미 아래에 말뚝처럼 박혀 있는 현준의 남성은 빠지지 않은 채 연신 자신의 몸 안을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젠장...!" 현준은 연신 거친 욕설과 함께 레리엘의 젖가슴을 뭉개며 거칠게 그녀의 안에 자신의 남성을 넣으며 욕구를 풀기 시작했다. 술기운 탓일까? 계속해서 성욕이 밀려들어왔다. 온 몸이 간질간질했다. 반쯤 정신이 날아간 상태로 현준은 계속해서 레리엘의 몸을 격렬하게 탐하는 현준의 모습을 리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흐응..." 리리스가 레리엘을 잡아온 것은 이렇게 레리엘을 타락시킬 의도도 있었지만 현준에게 확실히 천사란 어떤 존재인지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이유도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인간은 천사에 대해 맹목적인 호의를 지니고 있었다. 그 천사라는 존재가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도 잘 모른 채 말이다. 현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자신이 악마의 거듭났음에도 불구하고 멍청하게도 천사들에게 접근을 하며 일을 벌였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레리엘이 현준에게 상처를 입힌 덕분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리리스는 허리를 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이곳에서 두 남녀의 짐승과도 같은 행위를 계속 지켜보고픈 생각은 없었다. 차라리 그 보다 탈리사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게 더 나은 일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씨발! 감히 깨물어?!" 분노에 쌓인 채 벌컥 소리를 지르면서도 현준은 허리를 멈추지 않았다. 아픔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변한 채 울먹이는 레리엘의 모습에 측은함이 들만도 했지만 현준은 계속해서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흐악! 아!!"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 때 마다 레리엘의 입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점점 현준의 허리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레리엘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아무리 능천사라고는 하지만 마족의 손에 의해 타락한다는 것만큼 공포에 가까운 느낌도 없었다. 그리고 현준이 강하게 허리를 안으로 튕기면서 비명과도 같은 신음소리를 터뜨렸다. "크...크으으...!" 자신의 몸으로 무언가가 파고들어오는 느낌에 레리엘이 현준의 몸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리스의 마력과 현준의 완력에 눌린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하아...하아아..." 레리엘이라는 이름의 천사를 탐하고 그녀의 안에 자신의 정을 뿜어내었지만 아직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과하게 술을 먹은 탓일까? 오늘따라 온 몸이 뜨거웠다. 옷을 다 벗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더 벗고 싶을 정도의 답답함이 느껴졌다. "허억...허억..."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온 몸이 점점 덜덜 떨려왔다. 감기라도 걸렸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보다도 답답함을 해소하는 게 먼저였다. "끝났군." 마족의 정기가 천사의 몸으로 파고 들어가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 어떤 고귀한 존재라도 그 후에는 타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버둥거리던 레리엘의 다리가 차츰 멈춰졌고 새하얀 피부 역시 빠르게 흑빛으로 짙어지고 있었다. 순조롭게 현준이 능천사까지 타락시키는 모습에 리리스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등을 돌렸다. 하지만 곧 느껴지는 엄청난 마력의 존재에 리리스는 재빨리 뒤로 고개를 돌렸다. "저...저것은...?" 현준의 등 뒤에 검푸른색으로 돋아나 있는 날개. 일반적인 악마의 날개가 아니었다. 분명 순수한 마기로 만들어진 날개였다. 대체 저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빠른 속도로 기억을 떠올렸지만 이제까지 저런 것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그녀였다. 순수한 마기로 날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외부에 순수한 마기를 표출해 낼 수 있을 정도로 순수한 마기가 남아도는 일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상당한 양의 순수한 마기를 보유한 마왕급의 존재라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비효율적인 일을 할 정신 나간 마왕은 아무도 없었다. '어...?' 시선을 돌리던 리리스는 현준과 눈을 마주치자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눈을 마주치자마자 무언가 자신의 온 몸을 짓누르는 압박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대체...저 녀석의 정체는 뭐지...?' 인간 아니 리리스의 상식에 있어서 현준만큼 순수한 마기를 보유한 존재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계를 다스리는 마신 사탄조차도 현준의 순수한 마기에는 한수 접어줘야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리리스의 생각은 거기서 끝이었다. 어느 순간 현준이 자신의 몸을 낚아채고 있었다. "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해가 하늘 끝에 걸려있었다. 자신이 왜 거실의 쇼파에서 나동그라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빠르게 시간을 확인한 현준은 오늘은 트레이닝을 쉬는 날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마터면 훈련에 무단으로 이탈할 뻔했으니 말이다. "빌어먹을. 술을 좀 적당히 마셔야 할까..." 클럽에서 먹었던 숙취 때문일까?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휘청거리는 몸을 일으킨 현준은 냉장고에서 시원한 냉수를 찾아 들이키고는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무언가 정체를 모를 적막감이 느껴졌다. 이 쯤이면 리리스를 비롯해 탈리사가 Tv를 보고 있거나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고보니..." 어젯밤 레리엘과의 정사가 떠오르자 현준은 침실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침실에 들어서자마자 시체처럼 널부러져 있는 세 여인의 모습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난교파티라고 벌인 것인가? 알몸으로 널부러져 있는 세 여인은 다들 하나 같이 온 몸에 희뿌옇게 말라붙은 게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를 리 없는 현준이었다. "리...리리스님?"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현준은 아마 어젯밤 술을 먹고 자신이 그랬을 거라는 결론을 도출해 내고는 슬쩍 리리스의 곁으로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굽혀 리리스의 어깨를 쓸어올리고는 조심스럽게 흔들었다. "깨어있다. 빌어먹을 녀석..." "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자신이 벌인 일도 기억을 못하다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탈리사와 레리엘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그렇게 투덜거렸다. 마치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람의 말투였다. 어젯밤 그렇게 압도적인 마기를 보이며 자신을 제압해 능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현준의 어마어마한 마기의 앞에 리리스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왠지 모를 두려움에 반항을 하려고 마기를 끌어올렸지만 태양 앞의 반딧불 같았다. 결국 밤새도록 현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녀였다. 탈리사와 레리엘도 다르지 않았다. 그녀들 역시 압도적인 현준의 마기에 기가 질린 채 현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네 녀석." "......?" 리리스가 진지하게 입을 열자 레리엘과 탈리사에게 시선을 주던 현준은 리리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인간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젯밤 그 모습은 뭐지?" 마왕인 자신을 거의 초주검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그것도 반항할 여지도 남겨놓지 않은 채 말이다. 아무리 자신의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마신이 사탄이라도 그것은 불가능했다. 짐작가는 존재도 없었다. 세라핌이라고 불리는 치천사라도 어제 현준의 보여준 만큼의 압도적인 마기로 자신을 내리누를 수는 없었다. 그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자신이 기억이 나는 것은 어젯밤 집에 들어와 레리엘과 몸을 섞은 것 뿐이었다. "네? 어젯밤에 저는 그냥 레리엘과 잤던 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 혼잣말 같은 리리스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를 눈으로 리리스는 가만히 현준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의 손이 현준의 목덜미를 감싸쥐었다. 엄지가 목 한 가운데 인후를 지그시 누르자 현준은 살짝 낯을 굳혔다. 무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리리스가 마음을 먹는다면 자신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리리스와 시선이 마주쳤지만 현준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가만히 리리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인후를 짚은 손가락이 서서히 숨이 막히도록 살갗을 눌러왔다. 호흡곤란과 함께 느껴지는 통증에 현준의 인상이 크게 찌푸려졌다. 비명소리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현준의 숨통을 지그시 누르던 리리스는 손을 떼고는 입을 열었다. "어젯밤 네 녀석은 열심히 자신의 마기를 분출해 내더군. 솔직히 말해서 두려울 정도로 말이지. 마왕인 나조차도 꼼짝없이 네 녀석에게 당한 채 네 놈을 받아들여야 했다." "......"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리리스의 상태와 탈리사와 레리엘을 꼴을 보면 자신 때문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만 같았기에 현준은 시선을 돌렸다. "예전에 물어봤지만 다시 묻지. 네 녀석의 정체는 뭐지?" "전......" 현준은 말꼬리를 흐렸다. 과연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기억은 14살 중학교 때 이후로 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기억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어머니의 기억 역시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친척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 친척들 역시 자신이 독립한 이후로는 연락을 끊었고, 그 후로는 연락을 해 본적이 없었다. 현준이 세계적인 스타로 유명해지고 난 후 네티즌들이 현준의 가족관계를 수소문하기도 했지만 그런 네티즌들도 현준의 가족관계는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말이다. 부모, 친척이라는 존재가 현준이 지금 현재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 누군가를 묻는 리리스의 질문에 현준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악마의 계약을 편집하면서 정말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신문에 등장하는 스포츠란과 스포츠난 어떤게 맞을까요? 저는 당연히 스포츠란으로 생각했는데...스포츠난이 맞는 단어더군요. 우리나라 맞춤법과 어휘는 정말 어렵네요. 어휴... 덧붙이자면 악마의 계약 수정없이 조아라에서 이북 출판합니다. 뭐 연재는 계속 하고요. 2월 중순쯤에 나온다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나오게 되면 후기에 남길게요. 댓글을 보니...다들 2월 화이팅. 이래서 현대물이 인기를 끄는군요. 진심 대리만족하기엔 현대물이 갑인듯. 빌어먹을 세상 =ㅅ=ㅋ 00196 리리스, 실마리를 잡다. =========================================================================                            [역시 김현준 선수 오늘도 선발로 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사실 김현준 선수 안타깝지만 13경기 연속골 기록이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깨지지 않았습니까?] [그렇죠. 김현준 선수 본인에서도 굉장히 안타까울 거예요.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을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그래도 첼시전에서 2 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부활포를 다시 쏘아 올리지 않았습니까?] 그 순간 풀햄의 캡틴인 대니 머피가 리버풀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대니 머피 선수 들어가는데요! 사실 대니 머피 선수는 리버풀 출신이지 않습니까?] 1977년 출생으로 정교한 패스, 뛰어난 활동량과 이타적인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였다. 한 때 리버풀의 출신으로 울리에 감독 체재 아래에서 머피는 중원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창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베니테즈 감독이 부임 후에 팀 리빌딩에 의해 필요 없는 자원으로 분류되어 찰튼, 토트넘을 거쳐 풀햄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왼쪽에서 달리던 대니 머피는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고 대니 머피의 크로스는 스크르텔의 발에 맞고 벗어나며 코너킥이 선언되었다. [풀햄과 리버풀 벌써 전반 22분이 흘러가고 있는데요. 경기는 아직까지 0 대 0 입니다.]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풀햄과 리버풀의 경기는 풀햄의 홈 경기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13라운드까지 벌어진 지금 풀햄의 순위는 15위. 2승 6무 5패로 승점 12점으로 강등권인 볼턴 원더러스와 고작 3점밖에 승점 차이가 나지 않고 있었다. 그런 풀햄이 리그 1위이자 이번 시즌 무패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리버풀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풀햄은 리버풀에 확실히 밀렸다. 풀햄이 리그 13라운드까지 벌어진 경기에서 넣은 득점은 고작 15골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주전 공격수인 김현준 혼자서만 무려 22골을 집어넣었다.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고 융단 폭격을 가했던 현준이다. 그렇기에 오늘 경기에서도 골을 터뜨려 줄 거라는 기대감에 신나게 중계를 하는 대한민국의 중계진이었다. "후우..." 크레이븐 코티지에 있는 모든 관중을 비롯해 오늘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해 있는지도 모른 채 현준은 잔디를 발로 밟으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나는 누굴까...?' 결국 그날 자신은 리리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을 꺼내려고 해도 말이 나오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앞에 두고 리리스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대체 나는 누구지?'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물어본 질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비록 과거가 기억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신 나이또래의 애들과 별달리 차이가 없는 생활을 했었다. 리리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고 보면 리리스가 자신에게 나타난 것은 자신이 다른 인간들에게 없는 순수한 마력을 보유해서 였다. 하지만 순수한 마력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자신은 다른 인간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현준이었다. '그러고보면 나는 왜 이런 순수한 마력을 보유하고 있는거지...?' 그 질문에도 여전히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애시당초 자신이 순수한 마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리리스에게 들어서 알게 된 사실이니 말이다. "준!!!" 현준은 갑작스레 들리는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다리를 뻗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날아온 공은 현준의 발에 맞고는 그대로 잔디 위로 떨어져 내렸다. 비록 딴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경기에 대한 집중력은 전혀 흐트러뜨리지 않고 있는 현준이었다. 순수한 마기로 인해 월등하게 향상된 반사신경 덕분이었다. [아! 잘 들어갔어요! 연결 좋습니다! 김현준! 김현준!] [기회인데요!] 전방에서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크게 소리를 지르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답게 공만 잡으면 상대팀의 간을 떨게 만들 정도로 위협적인 찬스를 종종 보여주는 현준이었다. [김현준 직접 들어가는데요!]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는 현준이었다. 사실 스트라이커는 굳이 드리블 돌파로 경기를 풀어나갈 이유는 없었다. 미드필더진에서 날아오는 패스를 깔끔한 퍼스트 터치로 받아낸 이후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을 열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수비수들이 없을 때의 일이다. 깔끔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수비수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한다면 골문에 공을 집어넣을 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수는 수비수를 제칠 수 있는 개인기는 물론 수비수들과의 몸싸움과의 이겨낼 수 있는 몸싸움능력도 필요했다. 그리고 현준은 이 모든 것을 다 갖췄다고 평가되는 그야말로 완벽한 스트라이커였다. 3명의 수비수가 리버풀의 역습을 막기 위해 자리를 잡았고 그 중 풀햄의 수비수 브레데 한겔란트가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현준!!!] 캐스터의 흥분된 목소리가 높게 울렸다. 한겔란트가 앞을 가로 막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직접 패널티 라인까지 파고 들어가는 현준이었다. 현준 뿐만 아니라 수아레즈 그리고 앤디 캐롤 때문에 풀햄의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더욱더 바빠졌다. 그리고 패널티 라인으로 파고 들어가자마자 속도를 늦추지 않고 강력한 슈팅을 날리는 현준이었다. [현준 슛!!!] 한겔란트가 몸으로 현준을 밀치며 슈팅을 방해하려고 했지만 그대로 현준의 슈팅은 풀햄의 골문을 열어버릴 듯 쏘아져 나갔다. 하지만 현준의 슈팅을 예상했을까? [아!!!] 마크 슈워처 골키퍼가 앞으로 나와 있었고 현준의 슈팅은 그대로 마크 슈워처의 몸에 맞고 옆으로 튀어나왔다. 안타까운 캐스터진의 탄성과 함께 크레이븐 코티지 까지 응원을 온 콥들도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아직 공은 살아 있었다. 단지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골라인 밖으로 향하고 있을 뿐이었다. 다들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을 무렵 현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키이잉!!! 처음 슈팅이 막힌 것은 안타까웠다. 순수한 마기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말해 주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공은 자신이 가야할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대로 속도를 늦추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으읔!!!" 느릿느릿하게 흘러가는 공을 잡기 위해 현준이 그대로 달려가는 모습을 발견한 마크 슈워처 골키퍼가 신음성을 내질렀다. 빨리 공이 골라인 밖으로 나가기를 바랬지만 그런 마크 슈워처 골키퍼의 바램과는 달리 공은 너무나도 천천히 굴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다시 슈팅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마크 슈워처 골키퍼가 몸을 날렸다. [마크 슈워처!! 김현준 다시 슛!!! 골!!! 들어갔어요!!!] [아!! 들어갔어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준의 슈팅은 마크 슈워처 골키퍼의 손끝을 살짝 스치고는 그대로 골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욘 아르네 리세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골 안까지 몸을 던져봤지만 이미 공은 그물을 흔들고 있었다. 와아아아!!! 선제골이 터지자 함성 소리가 크레이븐 코티지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골을 확인하고는 언제 아쉬움을 터뜨렸냐는 듯 빠르게 중계를 하는 한국 중계진들이었다. [전반 27분! 김현준!!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선제골! 이 득점은 큽니다! 사실 풀햄과 리버풀 둘 다 중원에 힘을 주며 팽팽한 경기를 터뜨리고 있었거든요? 전반전만 0-0으로 끝났어도 풀햄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지 몰랐거든요? 오늘 경기 풀햄의 홈 경기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벌어지는 경기지 않습니까? 이제까지 리버풀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거든요. 아! 그런데 찰리 아담의 패스도 좋았고 김현준 선수의 슈팅도 좋았어요.] [사실 김현준의 선수의 슈팅 마크 슈워처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할 뻔했거든요? 그런데 김현준 선수 놀랐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흘러나온 공을 다시 슈팅으로 연결시키면서 골로 연결시키네요.] 찬스를 놓쳤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달려오던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골키퍼의 몸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다시 한 번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네. 김현준. 첫 번째 슈팅은 막혔지만 두 번째 슈팅을 집중력있게 마무리하면서 결국 골을 성공시키네요.] [아...풀햄의 입장으로써는 아쉬울 수 밖에 없겠네요. 어떻게 막아내나 싶었는데 결국 골을 허용했어요. 프리미어리그 23호골을 터뜨리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하하...사실 참 저게 쉬운 골이 아닌데 말이죠. 각도가 거의 없는 골라인에서 골을 성공시키다니 말이죠. 각도로만 보자면 김현준 선수의 첫 번째 슈팅이 훨씬 쉬운 찬스였는데 그것은 실패를 했는데 더 어려운 각도에서의 골은 성공시켰어요. 참, 김현준 선수도 쉬운 것 보다는 어려운 것을 잘 넣는 선수예요.] 골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코너 플랫쪽으로 뛰어가며 손가락을 흔들며 세리모니를 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에게로 리버풀의 선수들이 뛰어가며 축하를 해주고 있었다. 그 후의 경기는 거의 일방적이었다. 전반 중반까지 리버풀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풀햄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선제골이 터지자 급격하게 무너졌고, 급기야 전반전 종료 휘슬이 불리기 1분전에 현준의 크로스를 앤디 캐롤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시키며 점수차를 2-0으로 벌리기까지 했다. [네! 휘슬 울렸습니다! 2011-12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풀햄과 리버풀, 리버풀과 풀햄의 경기 김현준, 앤디 캐롤, 수아레즈가 선수 1골씩을 터뜨리며 리버풀이 3-1 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결국 후반전에도 맹렬하게 몰아붙이던 리버풀은 후반 7분 수아레즈가 왼발로 골을 성공시키며 3-0으로 달아났다. 풀햄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4분 만에 레이나 골키퍼가 쳐낸 대니 머피의 중거리 슈팅을 클린트 뎀프시가 다시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골을 성공시켰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지 않습니까? 전반전 풀햄이 중원에 힘을 주며 리버풀과 힘싸움을 벌였는데 말이죠. 결국 김현준 선수의 한 방에 무너지고야 말았습니다. 전반 초반만 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말이죠. 몇 번의 찬스를 놓치자마자 그대로 리버풀에게 일격을 당했어요.] [네. 화면은 계속해서 김현준 선수를 비춰주고 있는데요.] [실제로 오늘 경기 김현준 선수의 활약상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찰리 아담선수의 패스를 그대로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고 또 코너킥 상황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앤디 캐롤 선수의 골도 어시스트를 했고 말이죠.] 승리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나누려는 듯 손뼉을 치다가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장면까지 계속해서 현준의 모습을 찍고 있는 중계 카메라였다. 다른 선수도 아닌 대한민국 선수의 모습을 계속해서 비춰주는 모습에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드는 해설위원들이었다. 말이 필요 없는 눈부신 재능과 실력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칼링컵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내에서도 현준의 활약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대단했다. 매 경기 좋은 활약을 보이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는 선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놀라울 정도인데 현준은 한 술 더 떠서 매 경기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하고 있었다. 현재 리버풀이 리그 선두를 차지하고 있고 일찌감치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오른 것은 전부 현준의 덕택이라는 것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했다. "김현준 선수 상승세가 정말 무서운데요? 벌써 리그 23골이라니." "기록이 깨져서 잠시 주춤할 줄 알았는데 말이지." 헤드셋을 벗으며 말을 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웬만한 운과 실력이 아니고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프리미어리그 13경기 연속골 기록. 워낙 잘 나갔고, 평생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법한 기회에 예전처럼 다시 슬럼프에 빠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었던 그였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기우라는 것을 보여주듯 현준은 칼링컵에서는 물론 리그에서도 골을 뽑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제대로 사고 한번 쳐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동양인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하이라이트를 받은 선수가 누가 있던가?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며 세계 최고의 클럽들이 자웅을 겨루는 챔피언스 리그였지만 동양인 출신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굉장히 드물었다. 더군다나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박지성만이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서 골을 넣은 기록이 있었다. 이제 12월 7일에는 리버풀과 올림피아코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예선 마지막 경기가 벌어진다. 이미 리버풀은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그러게 말이죠.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리버풀이 진출하고 김현준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하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다면 한국인 아니 아시아 최초로 발롱도르를 차지하는 선수가 나올지도 모르고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간간히 골을 터뜨려 주고 있기는 했지만 골에 마른 해외축구팬들에겐 그런 박지성의 활약도 부족했다. 그렇다고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다른 선수들은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부상이라도 안 당했으면 좋겠군."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이후 그야말로 기적같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활약에 리버풀은 현준을 거의 매 경기 풀타임으로 출전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현준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으로 일본과의 평가전을 비롯해 폴란드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열 시간이 넘는 비행기를 타고 지구 한 바퀴를 돌기도 했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조민호 캐스터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한국의 축구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선수는 박지성도 박주영도 기성용도 아닌 김현준이었다. 만약 그가 큰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 역시 큰 손실이었다. 그렇게 한국 중계진들 뿐만 아니라 오늘 경기를 지켜본 대다수가 자신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 것도 모른채 현준은 빠르게 인터뷰를 마친 후 구단 버스로 향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오...의자가 안 좋은 걸까요? 허리가 무지하게 아프네요; 00197 리리스, 실마리를 잡다. =========================================================================                            리버풀로 향하는 구단 버스내에선 승리의 기쁨에 선수들이 도취하고 있었지만 유독 현준은 선수들과 어울리지 않은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였다면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현준도 선수들과 떠들고 있을 터였다. "나는 대체..." 말문이 막혔다. 솔직히 오늘 경기는 전혀 집중을 하지 못했다. 만약 자신이 악마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순수한 마기가 아니었다면 오늘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애시당초 다른 생각을 하면서 경기에 집중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자신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솔직히 겁이 났다. 대체 자신이 무엇이길래 마왕인 리리스가 관심을 갖는지 그리고 어째서 엄청난 양의 순수한 마력이 자신의 몸에 존재한다는 것에 말이다. "왜그래? 준?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거야?" "혹시 전에 깨진 앨런 시어러의 13 경기 연속골 기록 때문에 분위기 잡는거야?" 창밖을 바라보며 분위기를 잡는 현준의 모습에 오늘 골을 터뜨려 신이 난 캐롤과 수아레즈가 입을 열었다. 그런 두 선수의 모습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런 것은 아니야. 하지만 누군가에게 말할 거라는 못 돼서." 자신의 출생과 정체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엔 곤란한 내용들이었기에 그렇게 대답하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말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여자일이군." "왜 여자친구하고 싸우기라도 했어? 그 여자지? 그 현준의 나라에서 가수를 한다던 꽤나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 카윗이었다. 아무래도 아영이나 줄리아 둘 중 하나를 말하는 듯 싶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수를 하는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중 카윗이 알만한 여자는 그 둘 밖에 없었다. "어? 카윗. 봤어? 어때? 예쁘게 생겼어?" "좀 어려 보이긴 해도 얼굴은 꽤나 이쁘던데? 차인거야?" "준이 누군데? 리버풀의 17번 아냐? 여자라면 줄을 서고 달려 들껄?" "그러고보면 현준의 에이전트. 꽤 미모가 대단했지? 설마 둘 사이에서 바람을 피고 있는 거 아냐?"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현준은 할 말을 잃고 한심하다는 듯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코치진들까지 합세해서 한 마디씩 던지고 있었다. "늦었군." "네. 술도 한잔 해서요." 구단 버스내에서 꽤나 고생을 한 듯 현준은 피곤에 찌들은 목소리로 리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실로 향했다. 리리스를 비롯해 탈리사 그리고 레리엘까지 현준에 집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일까? 거실이 꽤나 비좁아 보였다. 침실로 향하는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리리스는 자신의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하지 못할 텐데 말이다. 이미 자신의 능력으로 현준의 과거를 읽어보려고 했지만 마치 안개라도 낀 듯 자신의 권능으로도 현준의 과거는 읽어내지 못했다. 마치 결계라도 쳐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걱정거리라도 있는 것일까요?" "오늘 경기에서 진 게 아닐까?" "아니예요. 레리엘님도 보셨잖아요. 리버풀이 풀햄을 상대로 3-1로 이겼고 주인님께서 골을 넣는 모습까지도요." 뒤 쪽에서 타락한 두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준의 권속인 만큼 현준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그녀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의 대화에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탈리사. 레리엘. 오늘 목표치는 달성했어?" "아...아직요. 파티가 안구해져서요. 흑마법사하고 신성기사가..." "흐응..." 지그시 바라보는 리리스의 눈초리에 두 여인은 빠르게 컴퓨터에 자리잡고는 파티를 구하기 위해 열심히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리리스는 쇼파에 몸을 기대었다. 타락천사 레리엘. 그녀 역시 현준의 권속인 만큼 자신의 부하이기도 했기에 리리스는 거리낌없이 그녀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2명의 부하가 생긴 만큼 유용하게 자신이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의 골드를 벌어오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이젠 노가다를 할 필요 없이 골드를 모을 수 있겠지. 그나저나..." 누운 채로 현준이 들어간 침실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는 리리스였다. 벌써 잠에 빠진 것인지 침실쪽에는 아무런 기척도 나지 않았다. 그 날 자신이 현준에게 정체를 물어보고 난 이후부터 무언가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준이었다. 게다가 저 녀석은 연기라는 것을 전혀 하지 못하는 지 '나 고민거리가 있다.'라고 열심히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때의 모습은..." 현준이 각성했던 모습을 떠올리던 리리스였다. 마왕인 자신이 현준의 위압감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리자 리리스의 붉은 눈동자가 더욱더 빛을 발했다. 이제까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위압감이었다. 심지어 천계의 지천사인 케루빔이나 치천사인 세라핌 계급에 위치한 천사들을 만났을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각성한 현준의 앞에서 자신은 사자앞에 놓인 토끼처럼 오들오들 떨기만 했었다. 반항은 엄두조차도 내지 못했다. 단지 현준이 시키는 대로 현준에게 몸을 맡기고 그의 분신을 받아들여야만 했었다. "뭔가 단서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말이지." 현준의 정체가 궁금한 것은 리리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자신의 권능과 지식으로도 현준의 정체를 알 수는 없었다. 레리엘 또한 마찬가지였다. 6계급의 능천사인 그녀였지만 현준의 정체에 대해서는 그녀 또한 전혀 알지 못했다. 고민이 있던 없던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7일 그리스 페이라이오스를 연고지로 사용하고 있던 올림피아코스와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가 올림피아코스의 홈구장인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리버풀은 올림피어코스와의 경기에서 현준과 레이나 골키퍼를 제외한 대다수의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후보와 2군 선수들을 출진시켰다. 앞으로 경기를 계속해서 병행해야 했기에 선수들의 관리에 힘을 쓰는 것이었다. 하지만 굳이 현준을 출전시키는 것은 바로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리버풀 출신으로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선수는 테런스 맥더맛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1951년 출생으로 유러피언 컵에서 1980-81 시즌 6 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1992/93 시즌부터 개명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단 한번도 득점왕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20 년 만에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가능성이 보이는 현준을 굳이 출전시키는 것이었다. 현준 또한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 리버풀 구단에서는 현준의 체력을 염려하기는 했지만 악마의 신체를 지니고 있는 현준이 체력 부족이나 부상에 당할 염려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현준은 올림피아코스와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이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 3-1로 승리하며 조별리그 전승을 기록했고, 현준은 조별리그에서 9골을 터뜨리며 챔피언스 리그 득점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바이에린 뮌헨에서 뛰고 있는 마리오 고메즈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리오넬 메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얼마나 잤을까? 하루 정도 그리스에서 휴식을 취하고 맨체스터로 향하는 비행기내에서 푹 쉬고 있던 현준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에서 깨 기지개를 폈다. 부산을 떠는 스태프들의 모습에 현준은 옆에 누워있는 다우닝을 향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라도 벌어졌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C 바젤과의 경기에서 져 챔피언스 리그에서 탈락했다더군. 맨체스터 시티도 결국 탈락하고 말이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의 내용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위스 바젤 세인트야콥 파크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1-2로 무릎을 꿇으며 2승 3무 1패로 벤피카와 바젤에 이어 조 3위에 머물면서 탈락해버린 것이다. 2005년에 이어 무려 6년만의 일이었다. 물론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라이벌의 탈락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문일까? 스탭들의 얼굴에서는 연신 미소가 걸려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탈락했지만 자신들은 다시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진출했으니 말이다. '박지성 선수는 못 보겠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떨어졌다는 생각에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한국 선수들끼리의 맞대결도 꿈꿔봤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박주영이 속해 있는 아스널이 있었다. "그러면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팀이 모두 결정된건가?" "정확한 것은 나도 잘 모르겠는데. 파체코. 혹시 알고 있어?"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팀이요? 좀 전에 경기가 끝났다고 해서 저도 잘 모르는데 다른 녀석에게 물어볼게요." 결국 우여곡절 끝에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팀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된 현준이었다. 먼저 죽음의 조로 꼽혔던 A 조에서는 바이에른 뮌헨과 나폴 리가 승점 13점과 11점으로 본선에 진출했고, B 조에서는 인테르 밀란과 CSKA 모스크바, C 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탈락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벤피카와 바젤이 올랐다. D 조는 레알 마드리드와 올림피크 리옹. 사실 아약스의 진출이 거의 확정되어 있었지만 올림피크 리옹이 디나모 자그레브를 상대로 무려 7골을 터뜨리며 득실차로 아약스를 누르고 16강에 진출했다. E 조에서는 아스널과 바이에른 레버쿠젠이 F 조에서는 리버풀과 마르세유가 G 조에서는 키프로스의 프로축구팀인 아포엘 FC 가 포르투와 샤흐타르 도네츠크, 제니트를 전부 누르고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H 조는 당연하게도 바르셀로나와 AC 밀란이 본선에 올랐다. "아스널이 남아있었군." 현준은 파체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물론 아스널과 맞붙게 되고 박주영이 출전할지는 미지수였지만 그래도 한국선수들끼리의 맞대결은 남아있었다. 게다가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던 FC 바젤에는 박주호선수가 있었다. "그러고보면 16강 대진 발표는 언제하지?" "16일 스위스에서." 현준의 질문에 지나가던 스태프가 짤막하게 대답을 하며 지나갔다. 벌써부터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한 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스태프들이었다. 이번 시즌 명가의 부활을 알리며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한 만큼 이스탄불의 기적을 다시 한번 재현하고픈 리버풀이었다. "바르셀로나는 피하고 싶은데 말이지."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팀을 확인하며 중얼거리는 다우닝이었다.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16강 진출팀 중 가장 강력한 팀을 꼽으라면 역시 바르셀로나였다.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한 바르셀로나는 그야말로 역사상 최강의 팀이라고 평가받고 있었다. 그런 다우닝의 말을 들으며 다시 자리에 눕는 현준이었다. 자신의 16강 상대가 누가 되던지 현준에게는 크게 상관없었다. 어차피 악마의 힘이 있다면 그 어느팀이 상대가 되던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팀 확정! [ESPN = 김민철 기자] 마침내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팀과 유로파 리그 32강 진출팀이 확정되었다.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탈락하며 이변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대다수의 명문팀들에 챔피언스 리그에 안착을 했다. 한국 선수로는 리버풀의 김현준 선수를 비롯해 아스널의 박주영 그리고 바젤의 박주호 선수가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는 각조 1위와 2위 팀이 격돌하게 된다. 그 중에서 이미 같은 조에 속했던 팀들과 같은 리그 팀들은 16강에서 붙지 못하게 하도록 규정상 막고 있다. 그러면 한국 선수들이 속해 있는 리버풀과 아스널 그리고 FC 바젤은 어떤 팀을 만날 수 있는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리버풀이 만날 수 있는 팀들은 나폴리, CSKA 모스크바, FC 바젤, 올림피크 리옹, 레버쿠젠, 제니트, AC 밀란이며 아스널이 만날 수 있는 팀은 나폴리, CSKA 모스크바, FC 바젤, 올림피크 리옹, 마르세유, 제니트, AC 밀란이다. FC 바젤은 바이에른 뮌헨, 인테르 밀란, 레알 마드리드, 아스널, 리버풀, 아포엘,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 맞대결을 치른다. 이중 가장 흥미로운 대결은 역시 리버풀과 AC 밀란이다. 리버풀과 AC 밀란은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가장 환상적인 경기중 하나로 꼽히던 이스탄불의 기적 혹은 이스탄불의 참사라고 불리는 명승부를 펼친 바 있었고 그 경기에서 AC 밀란은 리버풀에서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연이어 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우승컵을 뺏긴 바 있었다. 하지만 2년 뒤 다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만난 리턴매치에서는 필리포 인자기의 활약으로 AC 밀란이 리버풀을 2-1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리버풀과 AC 밀란이 16강에 만난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결과가 연출 될게 틀림없다. 아스널 역시 전통적으로 이탈리아 팀들에게 유난히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애초에 아스널의 유일한 UEFA 공식 대회 우승인 1993/94 시즌 컵인 위너스 컵도 결승전에서 파르마를 상대로 1-0 으로 승리를 하며 따낸 것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아스널은 이탈리아 팀들하고의 맞대결 전적에서 모두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 대 들어 아스널과 이탈리아 팀들과의 맞대결 전적은 16전 9승 4무 3패로 현재 아스널이 만날 가능성이 있는 이탈리아 팀은 AC 밀란과 나폴리다. 그 뿐만 아니라 바이에른 뮌헨과 AC 밀란과의 악연에 걸친 맞대결. 유난이 올림피크 리옹에 강한 리베리가 속해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올림피크 리옹과의 대결. 한일 왼쪽 풀백들끼리의 대결을 볼 수 있는 인테르와 FC 바젤과의 대결등이 남아있다. 과연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어떤 팀들이 맞대결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작품 후기 ============================ 스포츠란이라 스포츠난이나 뭐 그거야 독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다면 그게 중요한거고... 어려운 한국어 맞춤법 따위 ㅠㅠ 이제 한 두어편 정도면 이번 챕터도 마무리 되겠네요. 이북은 음 쉽게 말하면 전자책입니다.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면 즐감하시고! 전 이만 자러 가야겠군요. 그러고보면...자축 하나 할께요. 뜰 방문자수가 10만 - 100 명이로군요. 00198 리리스, 실마리를 잡다. =========================================================================                            "아...안돼...!" 여인의 입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빠르게 키보드를 누르고 마우스를 움직여봤지만 모니터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지고 있었다.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있는 것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탈리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옆의 여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멸이네요. 보스의 체력을 반도 못 깎네요." "하아..." 탈리사의 말에 레리엘은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리리스의 강제적인 지시로 인해 게임이라는 것에 손을 대기 시작한 그녀였지만 게임은 천계에서 마족과의 싸움에만 익숙해 있던 그녀에게 있어서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다른 사람들과 연계해 보스 몬스터들을 잡고 전리품을 나누는 것 까지 어느 하나하나가 재미없는 게 없었다. 하지만 보스 몬스터들을 잡지 못할 때는 아쉽고 짜증이 솟구칠 수밖에 없었다. 벌써 여러 번 보스 몬스터를 잡기 위해 공략에 힘쓰고 있었지만 같은 실수로 인해 계속해서 보스 몬스터 공략에 실패한 것이다. "대체 왜 저런 것을 못 하는 거지...? 인간들은 학습력이라는 것이 없는 건가?" 감정이 가득 실린 레리엘의 모습에 탈리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다른 인간이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자신이 알 수 있는 방도는 없었다. 결국 레이드는 그것으로 종료되었고 게임 돈으로 레이드 분배금을 받은 두 여인은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서로 협력을 해서 보스 몬스터를 잡는 게임인 만큼 아무리 게임이라도 하더라도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실수하나면 공략이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레리엘은 보호 기사라 불리는 탱커 역할을 그리고 탈리사는 파티원들의 체력을 책임지는 신성 사제를 플레이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플레이에 정신을 집중한 만큼 피곤이 몰려왔다. "오늘 레이드에서 받은 분배금이면 리리스님이 원하시는 목표치를 달성한 건가?" "아직 2만 골드 가량 부족해요. 아무래도 다른 캐릭이라도 키워야 될 거 같아요. 레이드를 한번이라도 더 돌아야 골드를 벌 수 있으니까요." 얻은 아이템들이 있기는 했지만 아이템들은 전부 리리스의 소유였다. 자신들 임의로는 처분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번 레이드를 다녀오면 1주일 동안 같은 던전을 돌 수 없었기에 결국 새로운 캐릭터를 키울 생각을 하는 두 여인이었다. 타락천사인 그녀들이 그렇게 인간들의 게임에 목숨을 걸고 플레이하는 이유는 전부 리리스 때문이었다. 마왕인 리리스. 마왕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웃기긴 했지만 그녀는 서버 내에서 최고의 컨트롤을 자랑하며 다른 유저들을 엄두도 못 낼 정도의 데미지를 뽑아내는 서버 내에서 유명한 데미지 딜러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급 장비를 구하는 것은 필수였고, 그런 고급 장비를 구할 돈은 전부 탈리사와 레리엘이 벌어들이고 있었다. "그래. 그러면 나도 새롭게 키워야 겠네." "네. 레리엘님. 그러면 조금 쉬었다 하도록 해요." 탈리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레리엘이었다. 무엇인가를 먹으려는 생각인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탈리사가 냉장고 쪽으로 향하자 할 일이 없어진 레리엘은 슬그머니 Tv 리모콘을 집어 들었다. Tv 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최근 크게 관심을 갖는 물품이었다. 대부분 Tv 리모콘은 리리스가 차지하고 있었기에 리리스가 깨어 있을 경우에는 손도 대지 못했지만 현재 리리스는 침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 중이었다. 와아아아!!! "아!" Tv를 틀자마자 방은 가득 메우는 함성소리에 레리엘은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볼륨버튼을 눌러 소리를 줄였다. 행여나 자신의 행동에 리리스가 깨기라도 한다면 사단이 벌어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리리스는 깨지 않은 듯 침실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가슴을 쓸어내린 레리엘은 조금씩 채널 버튼을 눌러보기 시작했다. "어...?" [리버풀. 측면으로 공을 내줍니다. 제이 스피어링이로군요. 제이 스피어링 다시 루카스에게로.] Tv 화면에서 나오는 것은 축구였다. 경기를 벌이고 있는 팀은 리버풀과 올림피아코스. 이미 생중계로 보기는 했지만 리버풀에는 자신의 주인인 현준이 뛰고 있었다. 그렇기에 레리엘은 리모콘을 내려놓고 다시 한번 현준의 경기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주인님의 경기네요. 이것 드세요. 레리엘님." "고마워." Tv 화면에서는 연신 흰색 유니폼을 입은 리버풀이 상대팀인 올림피아코스를 맹렬하게 압도하고 있었다. 원정팀이라고는 하지만 올림피아코스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되는 리버풀이었고, 그런 리버풀의 공세엔 김현준이 있었다. "올림피아 코스가 주인님을 당해내기란 무리죠." 타락천사가 되기 전에도 도르트문트의 열렬한 팬으로 웬만한 축구팀을 꿰뚫고 있는 탈리사였다. 그런 탈리사의 말에 레리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악마인 현준을 인간들이 당해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무리 인간의 한계에 맞춰서 플레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바탕이 달랐다. [오늘 경기 환상적은 플레이를 보인 지배자 준의 활약에 리버풀이 3-1로 승리를 거둡니다. 리버풀. 3 년 만에 다시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합류하는군요.] "챔피언스 리그?" 엄청난 속도로 말을 내뱉는 해설자의 이야기를 듣던 레리엘이 챔피언스 리그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의 주인인 현준이 인간계에서 리버풀이라는 팀에서 프로 축구선수 놀이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축구에 대해서 아는 것은 굉장히 단편적인 지식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인물이 바로 탈리사였다. "보통 챔피언스 리그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대부분 챔피언스 리그를 말하면 UEFA 챔피언스 리그. 유럽 축구 연맹이 주관하는 리그로 유럽에서 가장 우수한 축구 클럽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경기예요." "가장 우수한 축구 클럽? 그래봤자 주인님이 나선다면..." "에...주인님이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저번 시즌에는 챔피언스 리그에 팀이 진출하지 못했거든요. 물론 첼시 시절 챔피언스 리그를 뛰기는 했는데 중간에 팀을 옮기셨었어요." 설명과 함께 두 손을 부여잡고 계속해서 말을 잇는 탈리사였다. "챔피언스 리그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대회예요. 월드컵 다음으로 인기를 끄는 경기예요. 그 만큼 대단한 선수들이 모여서 축구 경기를 펼치는 거죠. 그래서 챔피언스 리그는 별들의 전쟁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랍니다." "흐응...그러면 주인님이 그런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건가?" "네. 이미 주인님이 속한 팀인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을 통과했고요. 이제 조별예선을 통과한 16개의 팀들 끼리 대결을 펼치는 거예요. 홈과 어웨이를 오가면서 짜릿한 승부를 펼치는 거죠."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조금씩 흥분하기 시작한 탈리사였다. 직접 경기를 가서 볼 수 없다는 게 너무나도 아쉽긴 했지만 축구 경기 특히 현준이 소속된 리버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무슨 일이 있어도 생중계를 사수하는 그녀였다. "이번 조별예선을 통과한 16개 팀들 중에 가장 주의해야할 팀은..." 탈리사가 자신의 축구지식을 뽐내며 레리엘에게 막 설명을 할 때였다. 침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고, 곧 하품을 하며 리리스가 눈이 반쯤 감긴 표정으로 침실에서 걸어 나왔다. 리리스의 등장에 재빠르게 Tv를 끄고 리리스에게로 다가가는 두 여인이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으려고 하는 순간 리리스가 귀찮다는 듯 손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준은?" "아직 주인님은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리리스님. 오늘 훈련을 마치고 동료 선수들과 클럽에서 갔다 온다고 리리스님에게 전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흐응..." 레리엘의 말에 리리스는 피식 웃었다. 자신의 정체에 대해 한 동안 고민에 빠지는 것 같더니만 결국 포기하고 현실을 즐기기로 결정한 모양이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현준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는 그녀였다. 현준이 아무리 대단한 존재라고는 하지만 그는 자신의 권속이었으니 말이다. "일찍 들어오지는 않겠군. 분명 인간 여자들을 붙잡고 놀고 있을 테니 말이야. 인간 여자들 보다는 차라리 탈리사나 레리엘이 더 괜찮아 보이긴 하는데." "많은 여자들을 정복하려는 욕구라고 생각합니다." 리리스는 대충 말을 내뱉었지만 그런 리리스의 말에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는 레리엘이었다. "그나저나 소리가 자는 데 까지 들려서 말이야. 아까 전에 레이드가 끝난 것 같던데?" "죄...죄송합니다. 리리스님이 말씀하신 골드의 목표치에는 정확히 19822 골드가 부족합니다. 시간을 조금 더 주신다면 채워 넣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통의 메스라는 단검과 카오스 큐브라는 아이템을 손에 넣었습니다." "흐응..." 레리엘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리리스였다. 고통의 메스란 그녀가 플레이하는 게임 내에서 마법사계열이 가장 선호하는 최상급의 무기였다. 어차피 전설급 무기를 지니고 있는 자신에게는 필요없는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팔게 된다면 큰 골드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카오스 큐브란 랜덤으로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는 강화석이나 무시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보석을 랜덤으로 제공해주는 박스였다. 보스 몬스터들을 잡다보면 드물게 나오는 아이템으로 카오스 큐브에서 나오는 강화석이나 보석중에는 굉장히 좋은 보석들도 나왔기에 게임상에서 5, 6만 골드에 거래되고 있었다. "카오스 큐브를 얻는 것은 오랜만인데?"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워낙 드문 확률로 등장하는 상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자주 플레이하는 리리스도 카오스 큐브를 얻은 것은 이번이 4번째에 불과했다. "카오스 큐브. 카오스 큐브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던 리리스는 갑자기 자신의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대더니 레리엘을 바라보았다. 카오스 큐브. 흔히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그 효능은 게임내에서도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게임에서는 엄청난 효능을 발휘하는 아이템이기도 했지만 어떤 게임에서는 고작 장신구에 불과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엑스칼리버 혹은 게이볼그와 같은 무기들은 어떤 게임에서든지 다른 무기들보다 공격력이 높거나 쉽게 얻을 수 없는 물품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만큼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오스 큐브에 대해서는 대단하게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들뿐만 아니라 마족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마계를 지배하는 마왕중 하나였기에 리리스는 카오스 큐브에 대해서 약간이나마 알고 있었다. 카오스 큐브. 셀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그녀도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모르는 조그마한 상자로 카오스 큐브는 이름만 남아 있을 뿐 천계에도 그리고 마계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 순수한 마력의 결정체였다. 그런 카오스 큐브를 얻을 수만 있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카오스 큐브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순수한 마력의 결정체로 알려진 카오스 큐브..." 그녀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카오스 큐브는 순수한 마력의 결정체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현준의 생각이 떠오르는 그녀였다. 마왕인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로 어마어마한 순수한 마력을 보유한 존재가 바로 현준이니 말이다. 현준이 카오스 큐브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있었지만 곧 고개를 젓는 그녀였다. 현준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존재해온 카오스 큐브라고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가 않았다. "그러보면 다인 슬라이프가 카오스 큐브로 돌아갔다고 알려졌지." 리리스의 혼잣말에 레리엘이 흠칫 몸을 떨었다. 지금은 타락천사에 불과하지만 한 때 능천사였던 그녀는 다인 슬라이프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세상의 종말을 이끈다고 알려진 마계의 신기로 다인 슬라이프라는 검은 이제까지 단 2번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다인 슬라이프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그로 인해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천사들이 희생되곤 했었다. 그런 다인 슬라이프가 마지막으로 등장한 것은 제 2차 천마대전이었다.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오랜 시간동안 전투를 벌이던 천족과 마족은 결국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휴전협정을 맺었고 그 후 사탄이 소유하고 있던 다인 슬라이프는 카오스 큐브로 돌아간다는 의지를 남기고 모습을 감추었던 것이다. 천계의 신기였던 프레이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나저나 루시퍼 녀석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군." 사탄의 명령에 의해 마계의 신기인 다인 슬라이프를 찾기 위해 떠난 마왕. 하지만 그 후도 전혀 모습도 그리고 연락도 보내지 않는 그였다. 마왕인 그를 해할 수 있는 존재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루시퍼가 종적을 감춘지도 엄청난 시간이 흘러 있었다. "뭐...준은 늦게 들어온다고 했으니까. 레이드나 가도록 해야겠군. 네 녀석들은?" "저희는 이미 레이드를 다녀왔기에 다음 주 까지는 레이드를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레이드를 갈 수 있는 또 다른 캐릭터를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레리엘은 그렇게 대답하며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마왕이라는 존재에 대한 충성스러움이 가득 담긴 모습이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쓸 리리스가 아니었다. 귀찮다는 듯 손을 흔들며 현준의 돈으로 구입한 최신식의 컴퓨터에 자리잡는 그녀는 곧 고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는 게임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카오스 큐브는?" "곧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확률성인 아이템인 카오스 큐브. 팔면 최대 6만 골드의 자금을 벌어들일 수 있지만 그럴 생각은 전혀 없는 리리스였다. 카오스 큐브에서는 운이 좋다면 무려 50만 골드를 훌쩍 넘을 정도의 엄청난 고가로 전설급 아이템도 100% 의 확률로 강화시켜주는 강화석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탈리사의 캐릭터가 모니터에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녀의 캐릭터에게서 카오스 큐브를 건네받은 리리스는 손가락을 탁 튕기고는 마우스 카오스 큐브를 더블 클릭했다. 그리고 게임 속 인벤토리에 등장하는 강화석을 바라보며 리리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모니터에 나타난 그녀의 캐릭터 인벤토리에는 50만 골드를 훌쩍 뛰어넘는 강화석이 무려 2개나 자리잡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노블레스 가격이 인상되었네요. 하루에 1500원...무지하게 비싸네요라고 생각했는데... 삼일에 3300원이 새로 생겼군요. 따지고 보면 하루에 1100원 꼴인가... 거기까지 생각이 드니 어떻게 보면 싼건가? 하고 혼란스러운 기분이 ㅇㅇ 뭐...따지고 보면 장기결제가 답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든......3월달부터 적용이니 뭐 지금은 상관없군. 즐감하시길! 아 그리고 소설 텍본 신고를 저한테 해주시는 분들 있는데... 그거 조아라 1:1 고객센터로 문의해주시는게 처리하는게 더 빠를듯 하네요. p.s 자축. 뜰 방문자수 10만 돌파 =ㅅ= 풉... 다음 챕터는 챔피언스리그에 집중되겠네요. 00199 현준, 흔들리는 리버풀을 이끌다. =========================================================================                            "하으윽!!!" 이모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여인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단번에 자신의 몸 안을 파고드는 뜨거운 남성이 그 이유였다. 천천히 자신을 정복하는 남성에 몸을 내맡긴 채 이모젠은 팔을 뻗어 자신에게 체중을 싣고 있는 남자를 향해 팔을 뻗었다. "아아...준." 그녀가 몸을 섞고 있는 상대는 바로 동양인이었다. 현재 영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물로 이모젠도 아주 잘 아는 인물이었다. 바로 리버풀의 17번이자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 그라운드의 파괴자라 불리는 현준이었다. 클럽에서 리버풀 선수들을 만난 이후 벌어진 술자리. 그리고 이렇게 이모젠의 집까지 오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 모인 명문 클럽 리버풀에서도 최고인 현준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쉽사리 가질 수 있는 경험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자신 말고도 아리스와 이리나가 현준을 노리긴 했지만 결국 승자는 자신이었다. "훅...후욱..." "하아...아아...!" 현준을 받아들이면서 탄탄한 현준의 등근육을 쓸어내리는 이모젠의 눈에는 몽롱한 빛이 흘렀다.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은 멋진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바로 축구 선수였다. 한 시즌 동안 수십 경기를 치르는 것을 버티려면 체력과 근력향상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근육이 생성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피트니스하고는 다르게 철저하게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에 맞게 프로그래밍된 웨이트 트레이닝인 만큼 그 강도도 엄청날 정도였다. 더군다나 축구 선수들은 경기 중 폭발적인 움직임을 위해서 신체의 미세 근육도 발달시켜야 하는 만큼 우락부락한 것이 아닌 매끄럽게 예쁜 근육이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마왕인 리리스가 직접 만들어준 악마의 몸. 이모젠이 현준의 몸에 반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악...아아...!" 현준이 한번 허리를 앞으로 내밀 때 마다 쉴 새 없이 이모젠의 입에서는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찌릿찌릿한 감각이 계속해서 그녀의 전신을 자극하고 있었다. "더...더...빨리! 깊숙하게...하악!!!" 자신의 전신을 지배하는 쾌락에 계속해서 애타게 현준을 재촉하는 그녀였다. 그런 이모젠을 만족시키기 위해 현준은 격렬하고 거칠게 이모젠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현준의 몸에 존재하는 순수한 마기가 이모젠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그녀의 정신을 쾌락으로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여자를 만족시키기엔 투박하게 느껴지는 테크닉이었지만 현준의 몸짓 하나하나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쾌락이 담겨져 있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렇게 뜨거운 시간을 보내며 3 번이나 이모젠을 절정에 오르게 만든 현준은 그녀의 안에 자신의 분신을 쏟아 넣고는 만족한 표정으로 그녀의 입가에 자신의 남성을 가져다 대었다. "축구 선수의 체력은 놀라운걸요? 아니면 준만 그런 것인가?" 아직도 힘을 잃지 않고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현준의 남성을 본 이모젠이 감탄성을 터뜨렸다. 장장 몇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자신을 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지쳐 보이지 않는 현준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혀를 내밀어 현준의 남성을 핥기 시작하는 그녀였다. 어느새 현준은 침대에 기대고 있었고 이모젠이 현준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으며 현준의 남성을 혀로 간질이거나 목구멍 가득이 넣고 있었다. 남자 경험이 많은지 굉장히 능숙한 이모젠의 펠라치오에 조금 격하게 이모젠의 뒤통수를 잡고 강하게 눌러보기까지 하는 현준이지만 이모젠은 그런 것에도 익숙한 듯 현준의 남성을 입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조 추첨이 이제 곧 시작되겠습니다. 사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정말 이변의 연속이었는데 말이죠.] "어제 했던 방송이군." 리모콘을 키자마자 타이밍 좋게도 Tv 화면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조 주첨 방송이 중계되고 있었다. 이미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한 2 위팀 중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라는 AC 밀란 과의 16강이 결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상대할 팀만 알고 있을 뿐 다른 팀들이 어느 팀들과 붙는 것은 알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그냥 상대가 AC 밀란이라는 말과 함께 다시 훈련에 매진 그리고 훈련이 끝나고 클럽에 왔기 때문이었다. [리버풀과 AC 밀란. 상당히 흥미로운 대결인데 말이죠.] [사실상 누가 우세인지 가릴 수가 없는 대결입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 최고의 빅매치겠군요. 리버풀의 준 그리고 AC 밀란의 이브라히모비치. 2달이나 이 경기를 기다려야 하다니 끔찍하군요.] [나폴리와 아스널도 맞붙었으니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대결이로군요.] 이미 프랑스의 올림피크 리옹과 키프로스의 아포엘 그리고 나폴리와 아스널, AC 밀란과 리버풀의 대결이 결정되어졌다. "보나마나 아스널과 리버풀이 이기겠지." 중계방송을 듣던 이모젠이 고개를 돌리며 그렇게 말했다. 3백이라는 현대 축구에서 독특한 시스템을 쓰면서도 리그에서 잘 나가고 있는 나폴리였지만 아스널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조추첨을 하는 인물은 바이에른 뮌헨 이사회 고문인, 파울 브라이트너. 바이에른 뮌헨은 물론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레전드급 활약을 보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축구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그가 뽑은 팀은 바로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뮌헨이라..." 이번 시즌 전반기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했을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팀으로 매번 챔피언스 리그에 모습을 드러내는 분데스리가의 강호였다. 그리고 그런 바이에른 뮌헨의 상대를 집어들던 브라이트너가 갑자기 말을 잇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브라이트너. 과연 누구를 뽑았길래 저렇게 웃을까요?] 그리고 그런 브라이트너의 상대는 바로 스위스의 FC 바젤 189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6강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아포엘과 함께 가장 상대하기 쉬울 거라고 평가되는 팀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레버쿠젠과 FC 바르셀로나의 대결이 결정되었다. "FC 바르셀로나..." 현 시대 최강의 축구팀이라고 평가받는 FC 바르셀로나. 매 시즌 엄청난 업적을 달성하며 트로피를 가져가는 팀인 FC 바르셀로나에는 메시, 푸욜, 이니에스타, 비야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그야말로 드림팀 중의 드림팀이었다.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FC 바르셀로나. 이거 흥미로운 대결이 되겠는걸요?] [레버쿠젠이 조별 예선 세 차례 홈경기에서 전승을 챙기기는 했지만 원정경기 평균 4골을 몰아친 FC 바르셀로나를 막는다는 것은 사뭇 다른 과제가 될 듯 한데 말이죠.] [10년만에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을 노리는 레버쿠젠인데 상대가 너무 안좋군요. 발렌시아를 상대로 홈경기에서 2-1의 승리를 거뒀던 레버쿠젠이지만 FC 바르셀로나는 발렌시아보다 훨씬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니까요.] E 조 2위로 진출한 레버쿠젠은 2001/02 시즌 이후로 처음으로 8강에 도전하는 팀이었다. 그 당시 레버쿠젠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패배. 결국 준우승에 머물러야만 했다. 스페인 클럽을 상대로 통산 5승 3무 4패의 홈 전적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H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바르셀로나는 세 차례 원정경기에서 도합 12골을 성공시켰고, 최근 유럽대회 원정 9 경기에서는 한 차례 밖에 패배하지 않았다. 그 다음은 레알 마드리드와 CSKA 모스크바와의 대결이었다. 우습게도 레알은 감독인 무링요가 한 말이 씨가 되어버렸다. 챔피언스 리그 조주첨에 앞서 무링요 감독은 춥고 멀다는 이유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CSKA 모스크바를 꼽았는데 하필이면 조 주첨 상대가 모스크바가 걸린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의 제니트는 SL 벤피카를 마르세유는 인테르 밀란과 맞붙게 되었다. "준이라면 AC 밀란의 상대로도 골을 터뜨릴 게 틀림없으니..." 그렇게 챔피언스 리그 16강의 조 추첨이 끝나자 이모젠이 자신의 손으로 현준의 남성을 흔들어대면서 입을 열었다. 리버풀의 팬이자 현준의 추종자인 그녀는 그라운드의 지배자라 불리는 현준이 있는 리버풀이 패배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상대가 AC 밀란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조벌예선 6경기 전승을 거두는 위엄을 터뜨리기도 했고 현재 15라운드까지 벌어진 프리미어리그에서 14승 1무로 무패를 달리고 있었다. 이번 시즌 칼링컵과 챔피언스 리그까지 포함하면 리버풀은 무려 23 경기 중 22 경기를 승리하고 고작 1 경기를 무승부로 거둔 엄청난 업적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상승세의 중심엔 리버풀의 17 번이자 더 콥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동양의 보석인 현준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퀸즈 파크 레인져스와의 홈경기에서도 전반이 끝나지 직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1-0 승리를 이끈 그였다. "AC 밀란이라..." 아소시아치오네 칼초 밀란(Associazione Calcio Milan). 밀라노를 근거지로 하는 이탈리아의 프로 축구 클럽으로 클럽 대부분의 역사를 이탈리아 최상의 축구 리그인 세리에 A 와 함께한 명성 깊은 팀이었다. 홈구장은 857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산시로 스타디움으로 유러피언 컵과 챔피언스 리그에서 7 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레알 마드리드 이후 2 번째로 많은 우승컵을 차지하기도 한 팀이었다. 한 때 이탈리아를 휩쓸었던 칼치오폴리 사건으로 인해 명성에 흠집을 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유벤투스, 인테르 밀란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문클럽이었다. 현재 AC 밀란의 감독은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로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토트넘을 만나 일찌감치 탈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무려 7 년 만에 스쿠데토를 차지해 18 번째 우승을 차지한 AC 밀란이었다. 분명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AC 밀란이었다. 한때 세브첸코와 카카가 있던 AC 밀란의 강력함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한창 학생이었을 때 세브첸코와 반 니스텔루이중 누가 최고의 선수인지 친구들과 내기를 벌였던 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정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홈에서는 상대가 그 어느 팀이라고 지지는 않겠지. 바로 리버풀의 경기가 벌어질 곳은 안 필드니까." 현준의 말에 이모젠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현준의 남성을 입에 머금기 시작했다. 그 후 다시 이모젠과 뜨거운 시간을 보낸 현준은 샤워를 하고 그녀의 집을 나서기 시작했다. 어차피 클럽에서 만난 여인. 이모젠의 집에서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 대진표가 확정되고 리버풀은 18인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 현준과 디르크 카윗의 연속골로 2-0 으로 승리를 거두고 22일에는 위건과의 원정경기에서 현준의 골로 1-0 으로 승리를 거두며 다른 팀들과의 차이를 점점 벌리며 프리미어리그 1위 자리를 굳히기 시작했다. [제라드. 공 잡았습니다. 제라드. 그대로 크로스! 헤딩!] [헤딩!!! 골! 준! 그라운드 지배자 준이 결국 골을 터뜨리는군요! 5경기 연속골이자 프리미어리그 27 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준! 결국 리버풀에게 승리를 선사하는군요!] [정말 무시무시한 선수입니다. 준. 과연 저 선수가 골을 넣지 못한 경기가 몇 경기가 될까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메시라고는 하지만 저 선수는 그 어느 팀을 상대로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환상적인 선수예요!] 그리고 27일 블랙번과의 홈 경기에서 다시 김현준이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1-0 승리. 31일에는 뉴캐슬을 안 필드로 불러 3-1 승리를 거두며 2011년의 경기를 모두 마치며 프리미어리그가 진행된 19 라운드까지 18승 1무를 거두며 승점 55점을 기록하는 위엄을 토해내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 3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었지만 이미 리버풀과의 승점차이는 10점 이상이나 차이가 나고 있는 실정이었다. 4위는 18 경기를 치른 토트넘 핫스퍼 그리고 5위는 박주영이 속해 있는 아스널이었고, 첼시가 6위로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었다. 그 만큼 리버풀의 상승세가 무섭기도 했지만 일각에서는 현준의 활약에만 의존하다는 부정적인 내용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증거로 15 라운드인 퀸즈 파크 레인저스 경기 이후 한 골 차이의 신승이 계속해서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현준을 제외하고는 리버풀이 수아레즈, 앤디 캐롤과 같이 어마어마한 몸값을 들여 공격수를 영입했지만 수아레즈는 그나마 제 활약만을 해주는 편이었고 앤디 캐롤은 그라운드 내에서 잉글랜드 최고의 몸값으로 영입한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리버풀을 이끌어 나가는 현준이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리버풀은 곧바로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더군다나 2012 년 1월부터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물론 FA 컵과 칼링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16강 경기도 치러야만 하는 리버풀이었다. "하악...아...!" 연신 매 경기 맹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의 공격을 이끌어나가는 현준의 체력과 부상에 대한 걱정이 섞인 기사들이 잉글랜드 언론은 물론 대한민국 언론에서도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그런 기사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현준은 훈련을 마치면 자신의 집에서 리리스는 물론 레리엘, 탈리사와 함께 매일 몸을 섞고 있었다. 구단에서도 현준의 체력에 대해 우려하며 훈련을 조절하기까지 했지만 애시당초 인간의 신체가 아닌 악마인 그에게 체력과 부상 걱정이란 남의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2012 년 새해 첫 경기로 리버풀은 1월 4일 맨체스터 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이름을 변경한 맨체스터 시티의 홈 경기장에서 프리미어리그 20 라운드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유일하게 리버풀이 거둔 무승부가 바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 것인 데다가 또한 점점 현준을 제외하고는 득점력이 떨어지고 있는 리버풀의 공격진이었기에 이번 원정경기에서는 처음으로 리버풀이 패배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태일이 / 골 성공률과 유효슈팅 성공률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습니다. 맞춤법의 어용학자라는 것도 있었군요. 지나가다가 슈퍼에서 펩시 페트병을 1000원에 세일에서 팔길래 샀는데...아...맛은 모르겠고 목은 엄청 따갑네요. 탄산 제대로인듯... 오늘은 2편을 올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올릴 수 있으면 올리고 안되면 내일이라도...어쨌든 즐감하세요. 00200 현준, 흔들리는 리버풀을 이끌다. =========================================================================                            언론이 뭐라고 떠들던 말든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1월 4일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20 라운드 경기가 곧 벌어질 시간이 되었다. 이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기 위한 맞춤형 전술 훈련은 끝났다. Blue moon You saw me standing alone Without a dream in my heart Without a love of my own [맨체스터 시티 응원가 - Blue moon] "휘유..." 확실히 잉글랜드 사람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은 엄청나다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 경기가 시작하려면 아직 조금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바꾼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벌써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들은 자신들의 응원가인 Blue moon 을 목 놓아 열창하고 있었다. 거기에 간간히 더 콥의 You'll Never Walk Alone 도 현준의 귀에 들려오고 있었기에 현준은 그 노래를 동시에 감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은 분위기가 조금 다른 걸? 긴장이라도 하는 거야?" "긴장은 무슨요." 리버풀의 확고한 주전 골키퍼로 이번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선발로 리버풀의 골문을 지킬 레이나였다. 89년생인 현준과의 나이 차이는 무려 7 살 차이였지만, 마치 친구인 듯 스스럼없이 현준에게로 다가가 현준의 어깨를 툭 건드리는 그였다. "전에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골을 못 넣어서 연속골기록이 깨졌지?" "아아..." 레이나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13 경기 연속골 기록이이라는 프리미어리그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결국 기록이 깨져 버린 것이다. 13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을 제외하면 14 라운드인 풀햄전에서부터 19 라운드 뉴캐슬전까지 6경기 연속골 기록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는 현준이었기에 리버풀 팬들은 맨체스터 시티만 아니었다면 프리미어리그 전설을 자신들의 눈으로 볼 수 있었다며 한탄하기도 했었다. 심지어 구단관계자들까지고 간간히 그때의 얘기를 꺼낼 정도였으니 그들로서도 대단히 안타까운 모양이었다. '하기사 리버풀 선수가 세우는 대기록이니 당연히 안타깝긴 하겠지만...' 현준 자신의 입장에서도 조금 아쉽긴 했다. 프리미어리그에 자신의 이름이 남는 것이니 말이다. 축구 선수로써 그만큼의 영광도 없을 터였다. 하지만 어차피 깨진 기록은 깨진 기록이었다. 그리고 기록은 다시 세우면 그만이었다. "오늘 복수해야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하하하. 전 오늘 벤치에서 시작하는 데요."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라커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뒤를 따라 레이나가 쫓아오기 시작했다. 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선발로 출장하지 않고 벤치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현준의 체력에 대한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배려였다. 솔직히 자신에게 그런 배려는 별로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구단입장은 달랐다. 거의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미드필더로까지 출전해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고 있는 현준 때문에 혹사 여론까지 생겨나고 있는 마당이었고, 구단에서는 앞으로 챔피언스 리그 16강은 물론 FA 컵, 칼링컵까지 전부 경기를 소화 해내야하는 만약 현준이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공격진의 누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과감하게 현준을 벤치로 내보낸 것이다. 물론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2위인 맨체스터 시티와 무려 승점 차이가 10 점 차이도 났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다고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물론이죠." 아마 전반이 끝나가기 직전이나 후반전에는 출전할 수도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6경기 연속골 기록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구단에서도 그런 기록을 신경 쓰고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리버풀이 초반부터 골을 터뜨려 우위를 잡는다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프리미어리그 20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가 이제 곧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시작되겠는데 말이죠. 오늘 경기 한국 팬들로서는 조금 아쉽겠지만 김현준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죠?]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한 데다가 칼링컵 그리고 FA 컵 일정까지 소화해내야만 하는 마당인 데다가 최근 들어서 잉글랜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브라 선수와 함께 김현준 선수의 혹사 논란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언제 부상을 당할지 모르는 만큼 김현준 선수에 대한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배려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를 중계할 신연호 해설위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계속 파일을 살펴보았다. 파일에는 오늘 경기를 치를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팀 뉴스와 자신이 직접 정리한 매치 프리뷰 등이 적혀 있었다. [오늘 리버풀과 일전을 치를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인 마리오 발로텔리 선수가 지난 선더랜드 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지 않았습니까? 비록 경미한 부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말이죠.] [네.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발로텔리 선수인데 말이죠. 하지만 워낙 좋은 선수진을 보여주는 맨체스터 시티 아닙니까? 굳이 마리오 발로텔리 선수가 아니라 하더라도 에딘 제코 선수나 세르히오 아구에로 선수와 같은 공격수들을 보유한 맨체스터 시티인 만큼 리버풀 입장으로서는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을 게 틀림없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이번 시즌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리버풀의 뒤를 이어 프리미어리그 2위에 올라와 있는데 말이죠. 사실 바로 전 경기에서 선더랜드와의 일전에서 지동원 선수에게 한방 먹었죠?] [네. 스테판 세세뇽 선수의 패스를 받은 지동원 선수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면서 1 - 0 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죠. 그로 인해 난리가 나지 않았습니까? 그 키스남도 있고 말이죠. 참, 지동원 선수도 이번 시즌 첼시와 맨시티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만 골을 터뜨려 주고 있어요.] [만약 오늘 김현준 선수가 출전해서 골을 넣는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참 한국 선수들이 싫을 거예요. 지동원 선수에 김현준 선수에 게다가 박지성 선수도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팀에 있으니 말이죠.] 이미 프리미어리그 최대의 빅 매치인 만큼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중계방송을 편성해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이티하드 스타디움의 분위기를 한국팬들에게 보여주며 오늘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두 해설위원이었다. 이미 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두 팀의 만남은 이미 프리미어리그 13 라운드에서 이뤄졌고 양 팀은 서로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1-1 무승부를 거뒀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12일 목요일에 맨체스터 시티와의 칼링컵 일정이 또 잡혀 있었다. 오늘 경기를 치르고 8일 뒤에 다시 서로를 만나는 만큼 오늘의 경기는 서로에 대한 우위를 잡을 아주 중요한 일전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양 팀의 선발라인업이 발표되었다. 리버풀은 앤디 캐롤을 원톱으로 둔 4-1-4-1 전술을 꺼내들었다. 측면으로 카윗과 다우닝이 흔들면서 캐롤의 한방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찰리 아담과 조나단 핸더슨, 이번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제이 스피어링이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들과 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김현준 선수. 예고했던 대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군요.] 체력에 대한 염려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조민호 캐스터였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말했던 대로 김현준은 발목부상을 입었다가 복귀한 제라드와 함께 벤치에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들어오고 있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홈경기라는 이점을 이용해 초반부터 강하게 리버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오른쪽 풀백인 미카 리차즈가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리버풀의 측면을 노리고 있었다. 88 년 생으로 리오 퍼디난드를 넘어 삼사자 군단의 수비진 중 가장 어린 나이에 합류했을 정도로 대단한 잠재력을 보이며 수 많은 극찬을 불러일으킨 미카 리카즈. 그리고 그런 미카 리차즈를 상대하는 것은 스튜어드 다우닝이었다. [스튜어트 다우닝 공 잡았습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 아론 레논, 아담 존슨, 애슐리 영등과 함께 잉글랜드의 유망한 윙어 중 한 명으로 다른 선수들보다 경험적인 면과 크로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다우닝이었다. 앤디 캐롤을 영입하면서 그런 캐롤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키고 리버풀의 영원한 숙제인 윙과 왼쪽자원에 새 힘을 얻기 위해 영입한 선수였다. 약팀과 강팀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고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정확도 높은 크로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미카 리차즈를 앞두고 다우닝은 힐끔 앞을 바라보았다. 그런 다우닝의 시선에 앤디 캐롤이 수비를 등지고 중앙 쪽으로 나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우닝 앞으로 전진패스. 앤디 캐롤 받았습니다.] 다우닝의 왼발에 걸린 공은 그대로 미카 리차즈의 옆을 지나 앤디 캐롤에게로 향했고, 앤디 캐롤은 그대로 공을 핸더슨에게로 밀었다. "여기!!!" 그리고 앤디 캐롤에게 패스를 받은 핸더슨의 귀에 다우닝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다우닝이 미카 리차즈를 뒤에 달고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 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핸더슨은 거침없이 다우닝이 달려가고 있는 곳을 향해 스루패스를 정확하게 찔러 넣었다. 미카 리차즈와 콜로 투레 사이로 지나간 공은 그대로 다우닝에게 연결되었고 그 모습에 리버풀의 벤치가 들썩였다. "기회다!!!" 현준 또한 몸을 일으켰다. 조 하트 골키퍼가 뛰쳐나오고 있었지만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전반 6 분 만에 얻은 기회. 만약 다우닝이 골을 성공시킨다면 경기 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흘러갈 터였다. "아아!!" "이런!!!" 그리고 이어진 다우닝의 슈팅. 하지만 다우닝의 슈팅은 조하트 골키퍼의 몸에 걸렸고 아쉬운 탄성과 함께 안도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네요." "패스는 좋았어. 하지만 조 하트가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와 각도를 좁힌 선택이 정확했어." 제라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현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아쉬웠다. 자신이었다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좋은 찬스를 무산시키기는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만큼 팽팽하게 경기가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현준의 예상과는 정 반대로 흘러갔다. "이쪽!! 선수 놓치지마!!!" 중원에서 공방을 벌이던 도중 맨체스터 시티의 다비드 실바가 공을 잡았다.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리버풀내에서도 요주의 대상인 선수였다. 그리고 실바는 그대로 공을 앞 쪽의 아구에로에게 연결시켰고, 공을 받은 아구에로는 몸을 돌려 그대로 리버풀 진영으로 한걸음 정도 나아가더니 다리를 높이 치켜 올렸다. "어...?!" 왠지 모를 불안한 느낌과 함께 아구에로가 발을 치켜 올리는 것과 동시에 현준이 시선이 레이나에게로 향했다. [아구에로 중거리 슛!!! 아! 들어갑니다! 그대로 골로 연결되는군요!] "젠장..." 순간 이티하드 스타디움이 엄청난 환호성으로 들썩였고,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는 현준이었다. 그리 작은 소리가 아니었지만 홈팬들의 함성소리가 현준의 욕설을 묻어주고 있었다. 레이나가 다이빙을 하며 몸을 날렸지만 아구에로의 중거리 슛은 그대로 밑으로 뚝 떨어지며 레이나의 몸통 밑으로 지나가며 단숨에 리버풀의 골문을 열었다. 분위기를 타면서 경기를 주도해 나가려면 리버풀의 입장으로서는 아쉬운 실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운이 나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실점이었다. 만약 레이나가 몸을 날렸을 때 공이 떨어지지만 않았다면 분명 레이나의 선방으로 인해 공이 막혔을 테니 말이다. 아게르의 얼굴은 심하게 구겨져 있었다. 자신이 좀 더 빠르게 반응해 다리를 들어 올렸다면 아구에로의 슛을 몸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자자! 침착해!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다!!!" 골이 허용되자 허탈한 듯 공이 구르고 있는 골문을 바라보던 선수들의 모습에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에 달글리쉬 감독의 목소리는 안타깝게도 선수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선제골을 터뜨린 맨체스터 시티였고 그 이후는 골키퍼들의 선방쇼가 계속되었다. 더 이상은 실점하지 않겠다는 듯 레이나의 모습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아구에로의 슈팅을 몸을 날려서 막아내었고 그런 레이나의 모습에 자극받은 탓인지 조 하트 역시 찰리 아담의 왼발 중거리 슛을 몸을 날려 펀칭으로 막아내었다. 그리고 전반 32분 다시 벵상 콤파니의 헤딩 슛을 바로 앞에서 막아내며 선방쇼를 보여주는 레이나였다. "......" 연신 관중들의 아쉬운 탄성소리와 가슴을 쓸어내리는 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가슴이 떨리는 것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가 몰아붙이고 리버풀이 간간히 반격에 나서는 형태였다. 확실히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손에 넣은 맨체스터 시티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리고 다비드 실바의 코너킥이 이어졌다. 연신 골을 연호하는 홈팬들의 환호성이 이티하드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다. [다비드 실바가 코너킥을 준비합니다. 많은 선수들이 리버풀 진영까지 올라와 있는데 말이죠.]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들을 힐끔 쳐다본 다비드 실바는 그대로 오른쪽 포스트를 향해 공을 띄어 올렸다. 그와 동시에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쇄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비드 실바의 긴 크로스를 반대편 포스트로 향하던 아야 투레가 그대로 몸을 날리며 헤딩슛을 작렬시켰다. 와아아아아!!! [아야 투레! 다비드 실바에 이은 아야 투레의 헤딩슛! 전반 33분 두 번째 골을 허용하는 리버풀! 이번 시즌 무패를 달릴 정도로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리버풀인데 말이죠!] 아야 투레의 헤딩슛이 리버풀의 골망을 가르자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환호성이 또다시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와 동시에 리버풀 선수는 물론 벤치에 있는 리버풀 선수들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아...리버풀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력은 상당히 실망스러운데요.] 전반 33분만에서 스코어가 2-0 으로 벌어졌다. 아무리 맨체스터 시티의 홈이라고는 하지만 리그 무패를 달리던 리버풀이 일찌감치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골을 허용하자 더욱더 허둥대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에 맥을 못 추는 리버풀이었다. 어떻게든 주도권을 가져오거나 분위기를 반전시킬 플레이가 필요했지만 그런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현재 리버풀엔 존재하지 않았다. 3분 뒤 앤디 캐롤이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앤디 캐롤의 오른발 강슛은 그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고야 말았다. 오히려 전반 40분 에딘 제코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에 가슴을 쓸어내린 리버풀이었다. 수비수가 빠르게 몸을 날려 막아내지 않았다면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졌을 지도 몰랐다. ============================ 작품 후기 ============================ 200화네요. 그러네요... 언제 200화가 되었지;? 제가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게 200화를 채운 소설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게다가 악마의 계약은 초반을 제외하면 거의 10 kb 이상으로 쓴 소설이라...최단시간내에 가장 많이 쓴 소설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어찌되었던 제 소설을 사랑해주신 독자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즐감하세요. 능력부족님 - 의자 살 돈은 안보내셔도 됩니다.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의자는 대충 바꿨어요 ㅎㅎ OLD-BOY - 근성에 박수...전편에 댓글을 남겨주셨군요. 00201 현준, 흔들리는 리버풀을 이끌다. =========================================================================                            "완전히 밀리는데..." 현준은 다시 맨체스터 시티가 코너킥을 준비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의 맨체스터 시티의 성적은 그야말로 경악스러울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번 시즌 홈에서 열린 13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고, 3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홈에서 만큼은 2승 1무를 기록했다. 홈에서 열린 칼링컵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프리미어리그만을 보고 생각하면 작년 3월 5일 위건과의 경기 이래로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14연승을 기록중인 맨체스터 시티였다. 무패로 범위를 확대하면 무려 29경기 홈에서 무패기록을 자랑하는 만큼 홈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과 함께 코칭스태프들이 분주해졌다. 솔직히 현준의 생각으로는 오늘 경기는 내주어도 상관없었다. 비록 무패 기록은 깨지기는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들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었다. 연신 달글리쉬 감독과 말을 주고 받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지금 투입해서 분위기를 가져와야 합니다. 캐롤은 최전방 공격수로서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압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맨체스터시티의 수비진 때문에 아담이나 핸더슨이 제대로 플레이도 하지 못하고 있고요." "잠시만 조용히 해주게." 가뜩이나 사방에서 시끄러운 맨체스터 시티의 응원가들 때문에 정신이 사나웠기에 달글리쉬는 그렇게 말하고는 경기장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어지는 맨체스터 시티의 코너킥은 엔리케가 제코하고의 몸싸움에서 이겨내며 공을 걷어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려나...' 맨체스터 시티와의 일전은 내줘도 상관없었다. 아직 리버풀은 승점 10점차로 맨체스터 시티를 리드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만약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지게 된다면 그 후 팀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다가 꺾이게 되면 다시 그 상승세를 가져오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걸 달글리쉬는 알고 있었다. "막아!!! 파울은 안 돼!" 다시 다비드 실바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접근해 들어오자 스크르텔이 아게르에게 소리쳤다. 제이 스피어링도 수비를 돕기 위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게르와 스피어링은 실바가 리버풀의 진영 깊숙이 들어오는 것은 막아냈지만 실바의 발끝에서 공이 떠나는 것 까지는 막지 못했다. [다비드 실바. 그대로 슛!!! 레이나!! 레이나 선방입니다!] 절묘하게 아게르와 스피어링의 사이로 빠진 공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으로 향해 날아갔고, 리버풀의 골키퍼인 레이나가 공의 궤적을 읽고 몸을 날리며 펀칭으로 공을 쳐내었다. 그리고 이 공을 엔리케가 잡아내었고, 엔리케가 다우닝을 향해 공을 뿌렸다. [오늘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요! 레이나! 자! 리버풀 역습기회입니다!] "달려!!! 다우닝!" "네 녀석의 빠른 발을 보여줘!!!" 공을 받은 다우닝이 그대로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벤치에 있던 리버풀 선수들이 몸을 들썩거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간만에 찾아온 좋은 역습 기회였다. 이미 다우닝은 하프라인을 지나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런 다우닝을 리차즈가 막아섰지만 다우닝은 그대로 오른쪽 측면에서 달리고 있는 카윗에게 공을 찔러주며 왼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다우닝!!!" 그리고 다우닝에게 공을 받은 카윗은 망설임없이 그대로 로빙패스로 다우닝에게 공을 연결시켰고 순식간에 맨체스터 시티의 왼쪽 측면으로 파고든 다우닝은 그대로 캐롤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다우닝 크로스!!! 캐롤!!! 아!!!] 전반 시작 다우닝이 좋은 찬스를 놓쳤던 것처럼 다시 리버풀의 벤치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수비의 키를 살짝 뛰어넘는 절묘한 다우닝의 크로스를 그대로 캐롤이 헤딩슛으로 연결시켰지만 캐롤의 헤딩 슛이 그대로 공중으로 떠버린 것이었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그대로 위협적인 공격을 선보인 리버풀 선수들을 향해 콥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좋은 찬스를 놓친 것에 대한 자책감 때문일까? 구겨진 캐롤은 얼굴은 펴지지 않고 있었다. "교체 준비해." "교체 하는 겁니까?" 코칭 스태프의 얼굴이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고 있는 앤디 캐롤에게로 머물렀다. "더 늦기 전에 준을 투입해야겠어. 이번 골이 성공했더라면 준을 투입하지 않고 경기를 끝낼 생각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네." 다우닝의 좋은 골 찬스 그리고 캐롤의 찬스까지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몇 번이나 놓친 리버풀이다. 그에 반해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의 골문을 2번이나 열었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바로 상대방의 골문을 열 수 있느냐는 골 결정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찰리 아담도 교체해야겠군. 제라드도 준비시켜주게." 오늘 경기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아담이었지만 그래도 맨체스터 시티진의 미드필더를 상대로는 제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세계적인 수준의 미드필더들과의 상대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 리버풀 벤치 선수교체를 준비하는 모양인데요?] [그렇군요.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달글리쉬 감독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캐롤 선수가 나올 듯 싶군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에 막혀서 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거든요. 방금 전의 골도 확실히 결정지어졌어야 하는데 말이죠.] 3500만 파운드의 남자로 리버풀이 거액을 들여서 영입한 선수였지만, 아직까지는 몸값에 걸 맞는 제 활약을 펼쳐주지 못하고 있는 캐롤이었다. 뉴캐슬에서는 큰 키와 뛰어난 피지컬을 이용해 세트피스와 골키퍼에서의 일대일 상황도 모두 잘 소화해주는 선수였지만 이상하게도 리버풀에서는 제 실력을 펼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리버풀의 벤치쪽을 바라보던 캐스터가 흥분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김현준 선수가 투입되는 군요. 찰리 아담선수도 나오는 군요. 앤디 캐롤 선수는 김현준 선수와 찰리 아담은 스티븐 제라드 선수로 교체가 됩니다.] 와아아아아!!!! 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는 현준과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제라드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에 환호성이 터지기 시작했다.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은 더 콥들이었다. 현준과 제라드가 들어오자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표정도 바뀌기 시작했다. 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활약을 보이는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인 제라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존재하는 선수였다. "너무 앞으로 나서지마! 공을 돌려서 점유율을 확보해!!!" 주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제라드의 지시가 계속해서 내려졌다.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이 한 번 이어졌지만 글렌 존슨이 태클로 공을 빼냈고 리버풀은 전열을 정비하며 천천히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바로 오른쪽 사이드를 향해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공을 받은 카윗이 재빠르게 사이드 라인을 타고 파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가 카윗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크로스를 올리기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기에 카윗은 발 뒤꿈치를 이용해 스티븐 제라드에게 공을 보냈고 제라드는 자신의 오른 발을 이용해 왼쪽으로 파고드는 다우닝에게 공을 보냈다. [글렌 존슨이 카윗에게로 카윗 공을 몰고 달려가는 데 여의치 않군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재빠르게 달라붙고 있거든요. 공간을 파고 들어야 하는데 영리하게 길목을 막고 있어요.] [카윗 제라드에게 백 패스. 제라드 길게 다우닝을 보고 공을 연결시켜 줍니다.] 다우닝에게 공을 연결되는 것을 확인한 현준은 그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드리블 돌파에서 강하고 크로스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왼발 크로스에 능한 선수였다. 분명 다우닝이라면 자신을 향해 크로스를 올릴 게 분명했다. 현준의 예상대로 다우닝은 자신의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미카 리차즈를 끌고 맨체스터 시티의 왼쪽 측면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했고, 패널티 에어리어를 힐끔 바라보다가 왼발을 살짝 치켜들었다. 크로스를 올리는 것과 동시에 맨체스터 시티의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서성이고 있던 현준의 눈앞에 한 줄기의 곡선이 그려졌다. 다우닝의 크로스 궤적이었다. 리리스 덕분에 자신을 감시하는 천사들이 사라진 만큼 자유롭게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 현준이었다. '저 쪽...!'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를 달고 쿡 하는 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잔디를 강하게 밟은 현준이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앞으로 내달렸다. 벵상 콤파니가 현준의 진로를 방해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긴 했지만 그런 콤파니의 몸싸움에 밀릴 현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순수한 마기로 만들어진 곡선까지 내달린 현준은 그대로 슬라이딩으로 몸을 내던졌다. 현준이 발을 뻗는 것과 동시에 다우닝의 크로스가 절묘하게 현준의 발끝에 걸렸고, 각도가 변한 공은 그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전반이 종료되는 시점이었다. 이번 한번만 막으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한번을 콤파니가 현준을 막지 못했고 현준은 자신이 누군가를 보여주듯 그대로 슬라이딩 슛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흔들었다. 와아아아!!!! 골의 성공과 동시에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더 콥이 있는 원정팀 응원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들 몸을 펄쩍펄쩍 뛰며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 내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물론 옷까지 벗고 날뛰는 팬들도 있었 정도였다. 그런 콥들의 입에서는 연신 현준을 외치는 목소리와 자신들이 만들어낸 현준의 응원가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골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며 두 팔을 활짝 치켜 올리며 현준을 향해 달려간 다우닝은 그대로 쓰러지듯 현준 위를 덮쳤고 그 위로 리버풀의 여러 선수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좋았어!!" 리버풀의 17번.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단 한 번의 찬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현준의 모습에 달글리쉬 감독도 주먹을 불끈쥐며 소리를 질렀다. 자신의 예상대로였다. 기회만 오면 상대 수비수들하고의 몸싸움에서 승리하며 바로 골을 만들어주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다우닝 크로스!!! 골!!! 골!!! 김현준 골인입니다!!!!! 프리미어리그 29호골! 대단합니다! 경기에 투입된지 3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망을 가르는 김현준!] [아! 이거 경기 재미있게 흘러가는데요? 전반 2 - 0 으로 2골차의 리드로 경기를 끝낼 수 있던 맨체스터 시티인데 말이죠. 김현준 선수와 제라드 선수가 투입되고 나서 3 분도 안되서 실점을 허용했어요. 이렇게 되면 후반전에도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리고 현준의 골이 터지고 얼마 안 있어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러 퍼졌다. 1골 리드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준의 추격골로 기세가 오른 것일까? 후반전에도 계속해서 공세를 이어나가는 리버풀이었다. 후반 2 분 만에 카윗의 패스를 받은 제라드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뒤이어 후반 8분엔 현준의 크로스를 받은 카윗이 헤딩 슛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빌어먹을..."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분명 리버풀의 전술은 크게 변화한 것이 없었고, 포메이션도 바뀐 게 없었다. 단지 전반전에 앤디 캐롤의 역할을 현준이 그리고 찰리 아담의 자리가 제라드로 교체 된 것에 불과했다. 고작 두 명의 선수가 바뀐 것에 불과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천사라는 존재에 대한 제약이 사라진 만큼 그라운드를 제집인 마냥 헤집는 현준 때문이었다. 일선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작업을 방해함과 동시에 기회만 오면 바로 공격으로 전환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현준이었다. "제대로 막아!!! 놓치지마!" 분명 리버풀의 경기 장면을 수십, 수백번이나 돌려보며 현준을 막아내기 위한 훈련을 했던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었지만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현준의 플레이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카윗!" 거기에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중인 제라드가 능숙하게 경기 템포를 조절하며 자연스럽게 공격을 전개시키고 있었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이번 시즌 몇 차례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클래스가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경기의 흐름을 가져온 상태에서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위협하며 몰아붙이는 리버풀이었고 결국 후반 14분 카윗의 크로스를 현준이 감각적으로 머리에 맞추며 고개를 돌려 공을 방향을 꺾었고, 그 공이 골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후반 29분 조나단 핸더슨과 패스를 주고받던 스티븐 제라드가 자신의 전매특허인 중거리 슛으로 또다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열자 만치니 감독이 자신의 양 손의 자신의 머리를 잡아 쥐었다. "제길..." 불과 40분 전만 하더라도 2 - 0 이라는 스코어로 리버풀을 리드하고 있던 자신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전광판의 스코어는 2 - 3 이라는 점수가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전광판을 바라보던 만치니 감독은 그라운드로 눈을 돌렸다. 그런 만치니 감독의 눈은 골을 터뜨린 제라드를 축하해주고 있는 현준에게 꽂히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200회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Philos 님 미카 리차즈 나이는 수정했습니다. 이제 최대한 현실을 반영하는 부분은 끝나는군요. 소설속 내용은 2012년 1월이고 지금은 2012년 2월이니까요. 예언자가 아닌이상 앞으로 내용을 맞추는 것은 무리일테고... 소설속에서 1월이 돌아왔습니다. 1월이 무슨 달인가 하면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는 달이죠. 그러면 리버풀. 어떤 선수들을 방출하고 영입하는 것이 좋을까요? 추천 선수들 적어주시면 감사감사. 보고 괜찮다 싶은 선수는 반영해서 등장시키도록 할게요. 그럼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를 말해드리겠습니다. 골키퍼 1 GK 브래드 존스, 25 GK 페페 레이나, 32 GK 도니, 41 GK 마틴 얀센 수비수 2 DF 글렌 존슨, 3 DF 호세 엔리케, 5 DF 다니엘 아게르, 6 DF 파비우 아우렐리우 16 DF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22 DF 대니 윌슨, 23 DF 제이미 캐러거 34 DF 마틴 켈리, 37 DF 마르틴 스크르텔, 47 DF 안드레 위스덤 49 DF 잭 로빈슨 미드필더 8 MF 스티븐 제라드, 11 MF 막시 로드리게스, 14 MF 조나단 핸더슨 19 MF 스튜어트 다우닝, 20 MF 제이 스피어링, 21 MF 루카스 레이바 26 MF 찰리 아담, 33 MF 존조 셸비, 35 MF 코너 코디 공격수 7 FW 루이스 수아레즈, 9 FW 앤디 캐롤, 17 FW 김현준 18 FW 디르크 카윗, 30 FW 수소, 31 FW 라힘 스털링 39 FW 크레이크 벨라미 00202 현준, 흔들리는 리버풀을 이끌다. =========================================================================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대역전승을 쏘아 올리다. [EPNM = 김민성 기자] 리버풀이 이티하드 스타움에서 벌어진 2011-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현지 시각으로 1월 3일 오후 8시에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리버풀은 전반 스튜어트 다우닝이 지능적인 돌파로 조 하트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 냈지만 조 하트 골키퍼의 몸에 막히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선제골로 맨체스터 시티의 원정경기에서 앞서나갈 수 있던 리버풀은 곧 맨체스터 시티의 강한 압박에 고전해야만 했고 아구에로와 투레의 골로 전반에만 2골을 뽑아내며 홈에서 리버풀을 잡는 듯처럼 보였다.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하며 선수들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달글리쉬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의 지배자인 김현준과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제라드를 투입했고, 김현준은 무서울 정도의 골 감각을 보이며 투입한지 고작 3 분 만에 다우닝의 크로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추격골을 터뜨렸다. 김현준의 투입과 함께 한골을 만회한 리버풀은 후반전에 매서운 반격에 나섰고 후반 14분 카윗의 크로스를 김현준이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그리고 스티븐 제라드가 중거리 슛으로 역전을 터뜨리며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시즌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는 리버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오늘의 승리에 상당히 기쁘다. 20 라운드동안 30골이나 터뜨린 김현준에게는 뭐라고 표현할 말이 필요 없다. 그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다."라며 극찬했고, 맨체스터 시티의 만치니 감독 역시 "오늘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을 압박하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단 한선수의 존재로 인해 승부가 뒤바뀌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만치니 감독은 "비록 현준 때문에 리버풀이 잘 나가고는 있지만 지금은 이제 1월 이적시장이 열렸다."라며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Tv 의 스포츠 채널에서는 리버풀의 짜릿한 역전승 경기를 하이라이트로 편집해 연신 내보내주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국의 스포츠 스타인 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20 경기 만에 리그 30 골을 넣은 현준의 활약은 그야말로 경악할 수준이었다. 지난 20 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자는 그 유명한 앨런 시어러였다. 프리미어리그 연속골기록을 보유할 정도로 타고난 골잡이인 만큼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94-95 시즌 35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시즌은 보나마나 준이 득점왕이겠군." "리버풀의 현준이 아니면 누가 득점왕을 차지해?" 이제 리그의 반환점을 갓 돌았지만 한국은 물론 대다수의 잉글랜드의 축구팬들은 서로 이구동성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20 경기 만에 30 골. 이 추세라면 앨런 시어러의 최다 득점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잉글랜드의 축구 영웅이자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였던 앨런 시어러는 현재 BBC 의 캐스터로 있었다. 그리고 그 역시 방송에서 미리 자신의 기록을 깨는 것에 대한 찬사를 보낸다며 김현준이 활약에 극찬을 보내는 기사를 내보낼 정도였다. 그 만큼 이번 시즌 경이로운 활약을 선보이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자신이 왜 그라운드의 마스터라고 불리는지 FA 컵 경기에서 리그 1 소속의 올덤을 상대로 무려 5골이나 터뜨리며 7 - 1의 승리를 거두는데 한몫 했다. 하지만 1월 1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인 FIFA 가 제정하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 풋볼이 시사하는 '발롱도르(Ballon d'Or)가 통합된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는 현준을 제치고 메시가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하며 발롱도르 3연패를 이뤄냈다. 24살만에 전설이 되어버린 메시였지만 이번 발롱도르에 대해서는 논란이 크게 일었다. 현재 메시의 활약을 무색하게 할 만큼 엄청난 활약을 보이는 현준이 발롱도르를 받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심지어 현준은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도 들지 못했다. 거기에 작년 메시와 함께 피파 발롱도르 올해의 감독상 수상을 차지했던 조제 무리뉴 감독이 공개적으로 물음표를 던지며 불을 지폈다. "발롱도르의 후보자인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사비는 두 말할 필요도 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다.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처럼 그들의 플레이는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어째서 리버풀의 준이 이들 사이에서 빠졌는지 알 수가 없다. 난 예전부터 현준에 대해서 봤고, 매번 리버풀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그에게 관심을 쏟아왔다. 고작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지금도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골을 터뜨리는 그가 세계 최고의 축구가 아니면 대체 누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무리뉴 감독의 말에 메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메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우승으로 이끈 것에 반해 현준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아무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며 현준을 깎아내리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논란이 벌어지고는 있었지만 이미 발롱도르 수상자는 메시로 결정되었고, 현준의 팬들은 그나마 베스트 일레븐에서 호날두, 메시와 함께 현준이 선정된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렇게 발롱도르 수상자가 발표된 다음날 현준은 자신이 어째서 발롱도르 수상자가 아닌가에 대한 시위라도 하듯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칼링컵 4강 1차전 경기에서 다시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2 - 0 승리를 이끌었다. "하아. 피곤하네."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현준은 쇼파 위로 몸을 던졌다. 현재 밖은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달콤한 향기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아마도 이 향기는 아이스크림에서 나는 게 분명했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리리스 때문에 자신의 집에는 항시 냉장고 가득 아이스크림이 구비되어 있었다. 리모콘을 들어 거실에 위치한 거대한 Tv를 켜니 어제 나왔던 발롱도르 수상과 함께 메시의 모습에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발롱도르라..." 현재 인터넷에서 자신과 메시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모를 리가 없었다. 구단 직원들의 계속해서 이번 발롱도르는 자신의 차지였다고 하며 분통을 터뜨리는 것을 수십 번이나 봤으니 말이다. "리오넬 메시라. 확실히 대단한 선수긴 하지." 빗물이 묻은 바지를 벗어 휙 집어던지며 메시에 대해 생각을 떠올리는 현준이었다. 자신이 축구선수로서 메시와 맞붙은 적은 한번밖에 없었다. 그것도 굉장히 오래된 일이었다. 바르셀로나의 방한 경기 때 K 리그 올스타로 선별되어 경기를 치렀던 것이니 말이다. "솔직히 그때 바르셀로나 정말 재수 없었지." 그랬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했던 악마의 기운을 모두 소모해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했던 현준이었다. 그때 몇 골을 터뜨렸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3 골? 아니 4골인가 싶었다. "바르셀로나? 주인님께서도 인간들이 주는 상에 대한 미련이 있으신가 보군요. 하긴 축구선수로서는 최고의 상이라고 하나요?" "미련은 없어. 받으면 좋고 안 받으면 그만이니까. 어차피 올해 받지 않았다면 다음에 받으면 될 일이고 말이지." 이번 자신이 발롱도르를 받지 못한 것은 챔피언스 리그의 활약 때문이라는 게 대다수의 평이었고 현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많이 터뜨렸다고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니고 있는 대회인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아무런 활약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말에 자신의 아름다운 은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던 레리엘이 자신의 은청색의 눈동자를 반짝 빛냈다. "리리스님은?" "한참 게임을 하시다가 전화를 받고서는 인상을 찌푸리며 나가셨어요." "무슨 일이지?" 현준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분명 자신에 관계된 일일게 틀림없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리리스가 전화를 받고 나갈 일은 거의 아니 전혀 없었으니 말이다. 하물며 그녀가 사족을 못 쓰는 게임을 하다가 나갈 정도니 말이다. "탈리사는?" "저쪽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어요. 리리스님이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아이템 재료를 30개 모아 놓으라고 하셨거든요." "고생이군." 현준의 말은 진심이었다. 어떤 게임이든 단순 반복작업이 재미있을 리가 없었다. 하물며 그것이 자신의 목표때문이 아닌 타인이 시켜서 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말에 레리엘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아뇨. 꽤나 재미있어 하더군요. 축구 다음으로 게임이 재미있다고 하니까요. 가끔 저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기도 하고요." 레리엘의 대답에 현준은 쇼파에 누워서 자리를 쭉 뻗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무릎 위로 레리엘이 머리를 올리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으로 현준의 남성을 어루만졌다. 자신의 행동에 별다른 제지가 없자 용기가 난 레리엘은 현준의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의 남성을 꺼냈고 조심스럽게 현준의 남성을 핥아 올렸다. "엄청 단단해..." 레리엘의 목소리를 즐기며 현준은 눈을 감았다. 능숙하게 레리엘이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자신도 모르게 현준은 허리를 움직였다. 레리엘의 펠라치오가 주는 쾌감이 꽤나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아...응..." 강렬한 자극이 계속해서 느껴졌다. 츄릅거리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남성을 핥아 올리던 레리엘은 자신의 조그마한 입을 벌려 현준의 남성을 입에 머금었고 자신의 혀로 현준의 남성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레리엘의 얼굴이 조금씩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럴 때 마다 현준의 입에서 낮은 신음성을 흘러 나왔다. "조...좋은가요?" "물론. 조금 더 깊숙하게 넣어." 현준의 명령에 레리엘은 곧바로 현준의 남성을 입에 가득 집어넣었다. 숨이 막히면서 괴로움이 느껴졌지만 그녀에게는 자신의 주인인 현준의 기쁨을 느끼는 것이 더욱더 중요했다.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레리엘의 펠라치오를 즐기던 현준은 아래쪽에서 자신의 남성을 핥고 있는 그녀의 몸을 가슴 쪽으로 끌어올렸다. "흐응...아..." 몸에 비해서 크지도 그리고 작지도 않은 적당하고 봉긋한 가슴이 현준의 손에 뭉개졌다. 부드럽게 주무르는 현준의 손길에 레리엘의 몸이 비비 꼬아졌다. 이미 그녀의 아래 부분에서는 조금씩 뜨거운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아닌 존재와 섹스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거부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애시당초 마왕인 리리스와 몸을 섞었을 때도 그녀는 영락없는 인간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레리엘과 그리고 탈리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이 어째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증도 일었지만 거기까지는 굳이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까부터 레리엘의 뜨거운 숨소리가 계속해서 자신의 귀를 자극하고 있었다. "하응..." 레리엘의 혀가 현준의 귓바퀴를 살짝 훑었다. 그리고는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제 그만..."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모를 리가 없는 현준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현준의 모습에 천천히 현준의 팬티를 벗긴 레리엘이 자신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분홍색에 동물그림이 그려져 있는 귀여운 팬티. 20대 후반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레리엘이 입기에는 조금 언밸런스했기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현준이었다. 자신의 침으로 인해 축축하게 젖어있는 현준의 남성을 손으로 몇 번 흔들던 레리엘은 현준의 위에 몸을 실으며 조금씩 자신의 부위에 현준의 남성을 가져다 대며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아...하응..." "읏..." 수십 번이나 현준과 몸을 섞었던 만큼 매끄럽게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는 레리엘이었다. 그리고 레리엘이 현준의 남성을 받아들이는 것과 동시에 현준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가 요동을 치며 레리엘에게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하윽...아흣...아아...!" 연신 순수한 마기가 레리엘의 몸을 자극하며 쾌락에 대한 감각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거기에 현준의 남성까지 치고 올라오자 레리엘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조금씩 벌리며 신음소리를 계속해서 토해내기 시작했다. 요동을 치는 레리엘의 허리를 붙잡으며 그녀의 몸을 위 아래로 짓누르며 자신의 허리를 쳐 올리던 현준은 곧 쇼파 위에 그녀를 엎드리게 하고는 뒤에서 레리엘을 덮치기 시작했다. "주...주인님...! 아아...!" 거칠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현준의 행위에 레리엘 또한 적극적으로 현준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 때 마다 몸이 크게 흔들리며 자지러지는 그녀였다. 그렇게 한참 동안 레리엘과 관계를 맺던 현준은 바로 자신의 앞에 나신으로 다가오는 탈리사와 또다시 격렬한 섹스를 벌여야만 했다. 탈리사가 게임을 하다가 들려오는 레리엘의 신음소리에 재빠르게 거실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탈리사의 몸 안에 자신의 분신을 가득 쏟아 붓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던 현준은 무언가 찌릿한 느낌에 자신의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다음은 나지?" "아....." 아직 끝이 아니었다. 어느새 집에 도착했는지 검은색의 정장을 입고 있는 리리스가 자신의 입술을 혀로 쓸어내리며 상기된 얼굴로 현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하아...이건 정말 힘드네." "불평하기는. 네 녀석도 꽤나 좋아했으면서 말이지." 뒤이어 침실에서 리리스와 폭풍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던 현준이다. 얼마나 격렬했는지 온 몸이 욱신욱신 거리는 게다가 걸을 때 마다 다리에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발정이 난 리리스와 섹스를 벌이는 것보다 차라리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풀타임 뛰는 것이 오히려 체력적인 부담이 덜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아닌 악마의 신체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리스와 관계를 맺을 때 마다 피곤함을 느끼는 현준이었다. 거실에서 시원한 물을 한잔 마시고 나온 현준은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리리스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런데 어디를 갔다 오신 거예요? 아무래도 에이전트 일 때문인 것 같은데?" "재계약." "재계약...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급 8만 파운드로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은 게 고작 반년전의 일이었다. 현준이 한 달에 받는 돈은 대략 38만 유로. 한국 돈 으로 따진다면 5억 5천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었다. 추가 수당도 있기는 하지만 매 달 받는 돈을 따진다면 그 정도였다. 같은 기간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백만 유로, 리오넬 메시가 대략 87만 오천유로, 첼시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약 83만 유로를 받는것에 비하면 활약에 비해 상당히 적은 액수였다. ============================ 작품 후기 ============================ 꽤나 많으신 분들이 선수 추천을 해주셨는데요. 다들 FM 을 하시는 분들인가 추천 선수들이 거의 비슷하다는 ㅋㅋㅋ 게임이던 실축이던 가장 피말리는 건 역시 선수 영입이지요. 그럼 영입선수는 대충 정했습니다. 누구를 영입하는지는 소설속에서 나올듯 그리고 서술형문제정복님. 저 와우 그만 뒀어요. 나중에 새로운 레이드 보스가 나오면 할듯...그렇게 되면 연중크리.=ㅅ= 그럼 즐감하시길! P.S 아스널 전 경기를 봤는데 박주영...진심 벵거의 희망고문 ㅠㅠ 솔직히 박주영 좋아하는 건 아닌데 이쯤 되니까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화면에 잡히는 모습을 보니 박주영 표정이 울 것 같았다는... 00203 현준, 흔들리는 리버풀을 이끌다. =========================================================================                            "그래." "반 년 전에 재계약 했잖아요. 그런데 왜 또 갑자기 재계약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현준은 침대 이불 속으로 다시 몸을 들이밀었다. 현재 현준은 리버풀 내에서 제라드, 글렌 존슨, 앤디 캐롤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받고 있었다. 리버풀의 핵심선수로 팀의 부주장인 제이미 캐러거와 거의 비슷한 돈을 받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와 동시에 출전 수당, 골 수당, 승리 수당등 각종 옵션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당히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현준이 리그경기에서 한 골을 넣을 때 마다 받는 돈은 대략 1500파운드. 한국 돈으로 따지면 270 만원 정도에 가까운 돈이었다. "네 녀석의 활약이 정도껏이어야지 말이지." 사과맛과 파인애플 맛이었던가? 현준은 노란색과 녹색이 섞여 있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총 38 라운드까지이며 1월 12일인 지금 대부분의 팀이 20라운드까지 경기를 치룬 상황이었다. '하긴...' 20 라운드까지 벌어진 지금 자신이 리그에서만 올린 득점은 무려 30골. 아직 18 라운드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저번 시즌 득점왕기록인 29 골을 이미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리버풀이 재계약을 다시 하면서 현준에게 마음을 쓰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 소속으로 한 시즌 리그 최다 득점을 올린 선수는 로비 파울러로 28 골을 터뜨렸었다. 그런 구단기록을 리그 반환점을 돌자마자 바로 갈아치워 버린 현준이다. "그러면 주급 좀 오르려나?" 솔직히 지금 받는 주급도 적은 편은 아니었다. 많은 주급을 받게 되었지만 현준의 씀씀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거나 파티에 초대를 받을 때에는 크게 돈을 내밀기도 하는 그였다. 하지만 현준은 21 살 때 까지 가난한 자취생의 길을 겪어야 했던 만큼 굳이 쓸데없는 것에 돈을 쓰는 일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현준 보다는 리리스가 돈을 더 많이 썼다. 집에 있는 최신식의 가전제품은 전부 리리스가 구입한 것이니 말이다. "게다가 그 녀석들도 지금쯤이면 안절부절못하고 있겠지." "그녀석이라면?" "리버풀 구단 관계자들." 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현준은 리리스의 그 미소가 굉장히 짓궂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째서 리버풀 구단 관계자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내일 구단에 가면 알게 될 거라며 리리스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의 김현준, '1억 파운드'라는 전대미문의 기록 세울까? [EPNM = 김민철 기자] 대한민국이 배출한 최고의 축구 천재인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이 새로운 축구 역사를 세울 수 있을지 그 경과가 주목된다. 프리미어리그 구단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에게 김현준의 영입을 위해 무려 1억 파운드, 한국돈으로는 약 1770 억원에 다다르는 조건을 제시했다며 구단 공식 홈페이지로 밝혔다. 이는 2009년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세웠던 8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무려 2천만 파운드가 상회하는 기록. 불과 2년 전 K 리그 대전 시티즌 소속으로 30 억원에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인 첼시로 이적했던 김현준은 첫 시즌만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리고 이번 2년차 시즌 작년만큼의 활약은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무색하게 할 만큼 프리미어리그 13 라운드에 벌어진 맨체스터 시티전을 제외하고는 전 경기에 나서서 골을 기록하며 불과 20 라운드 만에 30골을 터뜨리며 그야말로 전설적인 행보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김현준을 다른 구단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 맨체스터 시티뿐만 아니라 현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던 조제 무리뉴 감독이 있는 레알 마드리드 역시 카카와 함께 7000만 파운드라는 액수를 제시했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예전부터 준의 활약을 지켜보고 스카우터를 파견해 관찰했다. 만약 준을 영입한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향후 5년간 유럽 리그 챔피언을 차지할 자신이 있다."며 자신했다. 이번시즌 일찌감치 작년 득점왕 기록을 뛰어넘는 프리미어리그 30 호 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예약해 놓은 김현준이 과연 어떤 행보를 걸을지 세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리리스의 장난아닌 장난으로 인해 자신에게 어떠한 제의가 들어왔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현준은 하루를 집에서 푹 쉬고는 훈련을 하기 위해 멜우드 트레이닝로 나섰다. 그리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해 트레이닝 센터에 몰려 있는 수많은 리버풀의 팬들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팬들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안 필드 경기장은 관광객들을 위해 개방되어 있기는 하지만 선수들이 훈련하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엄명으로 취재 혹은 촬영조차도 거의 불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현준이 차를 몰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들어서자 트레이닝 센터 앞에 몰려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차에 쏠리기 시작했다. 차를 끌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들어설 수 있는 인물은 구단 관계자 혹은 리버풀 구단의 선수들뿐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차문을 열고 내린 현준은 수많은 팬들의 질문공세를 몸소 받으며 사단을 겪어야만 했다. "어이? 괜찮아? 누가 그렇게 대놓고 정문으로 들어오래?" "아아...아직도 정신이 없네요. 어휴...그런데 글렌 혼자만 그렇게 쏙 들어오기에요?" 현준의 타박에 글렌 존슨은 머리를 긁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현준이 팬들에게 쌓여서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에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한 글렌은 그대로 현준을 무시한 채 슬쩍 몸을 숨긴 채 자기만 바로 트레이닝 센터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런 현준을 구해준 것은 리버풀의 관계자들이었다. 행여나 팬들 때문에 현준이 부상이라도 입으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팬들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까지 몰려온 것은 바로 리버풀 선수들의 이적설 때문이었다. "이적이라..." 1월 이적시장이 열린 이후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현준의 행보 하나하나가 기록적인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겨울 이적시장 한 달 전부터 계산기를 두드리던 구단들이었고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구단은 바로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였다. 리그 경기에서 대역전패 그리고 칼링컵 1차전에서도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패배를 당했던 것일까? 맨체스터 시티는 그런 호화 스쿼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쉐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직접 나서 현준의 이적을 지지하며 어마어마한 돈을 리버풀 구단에 제시했다. 또 하나는 바로 조제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였다. "요즘 잘나가고 있지? 준?" 존슨의 장난스러운 말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까 전에 왔었던 대다수의 팬들은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의 광팬들이 틀림없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리버풀을 떠나지 말라고 자신에게 연신 말을 꺼냈으니 말이다. 리버풀에 계속 남아 리버풀의 영광을 이끌어달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웅웅거리고 있었다. "정말 돈도 많지..." 맨체스터 시티가 현준의 영입을 위해 리버풀 구단에 제시한 돈은 그야말로 천문한적인 수준이었다. 무려 1억 파운드. 무려 1770억원에 다다르는 돈이었다. 현재 호날두가 8000만 파운드로 축구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있는데 만약 리버풀이 이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현준이 그 기록을 다시한번 깨게 되는 것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카카와 함께 7000 만 파운드를 제시했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루카스 레이바의 시즌 아웃 부상으로 인해 미드필더진에 비상이 걸린 리버풀로서는 그야말로 군침이 돌만한 제의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시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버풀인 만큼 많은 선수들이 타 구단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비록 현준의 빛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핵심 수비수인 다니엘 아게르가 여러 구단과 소문이 돌고 있었고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디르크 카윗과 제이 스피어링 그리고 마르틴 스크르텔도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윗선에서도 머리가 아플걸? 군침은 당길텐데 말이야. 팬들이 저렇게 나오니까 말이야." '리리스가 말한 게 이것이었군.' 아까부터 계속해서 장난스럽게 얘기하고 있는 존슨의 말에 현준은 슬쩍 어깨를 으쓱거렸다. 1억 파운드라는 돈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다. 하물며 자신은 고작 1500만 파운드에 영입한 선수에 불과했다. 아니, 첼시에게 페르난도 토레스를 건네주고 자신과 함께 3500만 파운드를 받은 것에 불과했다. 만약 자신을 1억 파운드에 맨체스터 시티에 건넨다면 리버풀 입장으로서는 대성공이었다. 몇 배나 남는 이득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만약 자신을 이적시킨다면 그 이후는 안봐도 분명했다.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현준은 생각에 잠긴 채 훈련준비를 탈의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계속해서 존슨이 말을 걸고는 있었지만 존슨의 말은 듣지도 않는 그였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만약 자신이 떠난다면? 리버풀의 순위는 급 추락할 게 분명했다. 어디까지나 리버풀이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이번 시즌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자신의 활약 때문이니 말이다. 현재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도 AC 밀란과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었다. 전통의 명가이자 세리에 A 의 강팀인 AC 밀란의 맞대결인 만큼 섣불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물며 이번 시즌이 현준이 없으면 중위권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더욱더 그러했다. "어이! 1억 파운드의 청년!" 훈련장에 들어서자마자 장난을 치기 시작하는 카윗이었고, 그런 카윗의 장난에 현준은 카윗을 향해 강하게 공을 차는 것으로 보답했다. 그 역시 이번 시즌 리버풀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돌고 있었다. 물론 현준은 그 사실도 존슨의 입에서 들은 내용이었다. 어차피 자신은 리버풀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이미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한 만큼 만약 맨체스터 시티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게 된다면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리리스가 이적을 허용할리도 없겠지.' 하물며 리버풀에 있는 자신의 집에 자신만의 게임방 아니, 작업장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시설을 만들어 놓은 그녀다. 만약 이적을 하게 되면 분명 이사를 해야 하는 만큼 그녀가 그런 귀찮음을 감당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었다. 잠시 후 케니 달글리쉬 감독과 함께 코칭스태프들이 등장하며 훈련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연이어 터져 나오는 이적설 때문에 선수들의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일까? 훈련은 예정보다 잘 진행되지 않았고, 선수들은 계속해서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호통만을 들어야 했다. 스토크 시티는 안 필드에서 무려 48 경기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까지 스토크 시티가 안 필드에 경기를 벌인 48 경기는 동안 스토크 시티가 기록했던 기록은 9무 38패.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전을 따져도 1부 리그 역사상 한 팀이 다른 팀의 구장에서 기록한 최장 무승이라는 불명예 기록이었다. 스토크 시티가 안 필드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던 것은 1959년 3월이 유일했다. 그만큼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스토크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리버풀의 팬 들이었다. 하지만 여러 선수들의 이적소문이 돌며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가운데 벌어진 스토크 시티와의 2011-12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결국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이번 시즌 19승 1무라는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는 리버풀이죠. 그에 반해 스토크 시티는 리버풀 안 필드 원정에서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 김현준 선수는 역시 선발로 출전했는데 말이죠. 김현준 선수 요즘 뜨거운 이적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죠? 맨체스터 시티에서 무려 1억 파운드에 영입하겠다고 리버풀의 제의 했는데 말이죠.] 현준의 이적은 한국에서도 대단한 이슈였다. 그만큼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도 놀라웠고 현준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을 세워가고 있는지 한국의 해외축구팬들도 몸소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네.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금액인데요. 구단 입장으로서는 이적을 하고 싶기는 하겠는데 팬들의 반발이 엄청나다고 하죠? 현지 분위기로는 이적을 시켰다가는 서포터즈들이 폭동을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하는군요. 그만큼 김현준 선수에 대한 리버풀 팬들의 사랑이 대단한 거겠죠. 말씀드리는 순간 로리 델랍! 크로스 올립니다만 리버풀 수비수가 걷어냅니다. 스로인 선언 되는군요.] [로리 델랍 선수. 스토크 시티의 유명한 선수지요? 인간투석기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롱스로인을 잘 던지는 선수입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처럼 밖으로 벗어난 공을 스로인 하기 위해 반대쪽 라인으로 뛰어가는 로리 델랍 이었다. 그리고 패널티 라인으로 총알 같이 던져진 로리 델랍의 스로인은 다시 리버풀의 수비수 머리에 맞고 튕겨져 나갔고 그 공을 다시 스토크 시티의 미드필더 매튜 애더링턴이 붙잡고는 리버풀의 좌측 측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어? 지금 리버풀 좌측 공간 너무 많이 내주고 있는데요?] 애더링턴이 공을 잡고 좌측 패널티 라인쪽으로 파고 들고 있었지만 그런 애더링턴을 막는 리버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센터백으로 출전한 마르틴 스크르텔과 코아테스는 중앙에서 다른 스토크 시티의 선수들을 붙잡고 있을 뿐이었다. 뒤에서 글렌 존슨이 잽싸게 애더링턴을 따라가고 있었지만 이미 애더링턴이 한발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다. [크라우치!!!] 애더링턴이 크로스를 올리자마자 그렇게 소리를 내지르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198 CM 이라는 엄청난 장신으로 포스트 플레이어에 능한 선수인 만큼 크라우치의 헤딩슛은 리버풀로써도 조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의 선수들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마르틴 스크르텔과 코아테스 두 선수가 크라우치를 붙잡고 그가 헤딩을 하지 못하게 몸싸움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노린 것일까? 애더링턴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데도 불구하고 점프를 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크라우치였고, 결국 애더링턴의 크로스는 세 선수의 머리 사이를 살짝 넘어갔다. "아...! 막아!" 크라우치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레이나가 공이 떨어지는 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한 선수를 발견하고는 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공의 낙하지점으로 재빠르게 달려오는 선수는 바로 스토크 시티의 조나단 윌터스. 순식간에 리버풀 선수들의 시야를 피해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한 것이었다. 그리고 조나단 윌터스는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발리 슛으로 연결했고, 레이나가 몸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윌터스의 슈팅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망을 가르고야 말았다. ============================ 작품 후기 ============================ 와우는 라그나로스 섭에서 했었습니다. ㅇㅇ 요즘은 안하고요. 박주영 임대건...그거 루머라고 하더군요. 어찌되었던...박주영은 돌파구를 찾아야 할듯 빌어먹을 아스날 희망고문 ㅠㅠ 최강희 감독님의 인터뷰만봐도... 솔직히 저렇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국가대표에 뽑고 싶어도 힘들 듯 하네요. 00204 현준, 흔들리는 리버풀을 이끌다. =========================================================================                            [아! 골입니다!! 스토크시티 윌터스! 선제골!!!] [이거 놀라운데요?! 이렇게 이른 시간 스토크시티가 안 필드 원정에서 먼저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말처럼 안 필드를 가득 메우던 더 콥의 함성소리가 잠잠해졌다. 그 만큼 리버풀의 선제골이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악몽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칫..." 현준은 자신에게로 오던 공이 스토크시티 선수가 한 발 앞서서 가로채자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공을 가로챈 스토크시티의 선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현준이 접근하는 것을 눈치 챈 스토크시티의 선수는 재빠르게 다른 선수에게 공을 돌렸다. 현준의 몸싸움 실력은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평이 나있었기 때문이었다. 전광판 시계는 전반 2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직 경기가 끝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충분히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는 그리 심상치 않았다. "기회라도 만들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현준은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중얼거렸다. 충분히 스토크시티와의 미드필더진들과의 싸움에서 공을 따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오늘 선발로 출전한 제라드를 제외하고는 다들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제 활약을 펼치지 못하는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선발로 출전한 카윗의 움직임도 그렇게 좋지 못했다. "느낌이 안 좋은데..." 축구라는 것은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아무리 자신이 순수한 마기를 보유해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실력을 뽐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에게서 공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전반 25분이 흐르는 동안 현준은 고작 4 번의 볼 터치를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 3 번은 다른 선수들에게 패스를 건넸고 한번은 카윗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그것이라도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완벽하게 카윗의 움직임을 읽고 넣어준 크로스다. 카윗의 실력이라면 마무리를 지어줬어야만 했다. 하지만 카윗의 헤딩슛은 공중으로 떠버리고야 말았다. 현준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다시 스토크 시티의 공격이 이어졌다. 안 필드 원정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해간다는 사실 때문일까? 스토크 시티의 선수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발하게 안 필드의 경기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스토크 시티. 반대편으로 길게 내주는 군요. 애더링턴 선수가 공을 잡았습니다. 측면으로 파고드는 애더링턴! 하지만 존슨이 태클로 공을 걷어내는 군요.] [오늘 리버풀 선수들 대체적으로 움직임이 좋지 않아요. 방금 전에도 위협적인 장면이 나올 뻔했죠? 애더링턴 선수에게 가는 공을 다우닝 선수가 끊어줬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리버풀 선수들의 압박이 늦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오늘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였다. 리버풀 벤치에서도 그런 모습들이 느꼈는지 계속해서 달글리쉬 감독이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며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계속해서 스토크 시티의 스로인 공격이 이어졌고, 공을 받은 스토크 시티의 선수는 리버풀 수비수들이 몰려들자 공을 뒤로 빼며 돌리기 시작했다. 선제골을 터뜨렸던 조나단 윌터스와 윌슨 팔라시오스가 안정적으로 패스를 돌렸고, 어느 순간 조나단 윌터스가 멈칫거리더니 앞으로 강하게 공을 길게 찼다. [조나단 윌터스, 중앙으로 밀어줬습니다. 피터 크라우치!] 스토크 시티의 중앙 공격수로 한 때 루나와 함께 잉글랜드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지기도 했던 그는 2 미터에 가까운 최장신 공격수로 큰 키에 비해 굉장히 깡마른 몸을 가진 선수였다. 픽픽 쓰러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피터 크라우치는 그렇게 몸싸움을 잘 하지 못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게다가 제공권에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긴 하지만 큰 다리로 성큼성큼 돌파하면 수비수들이 놓치기에도 일쑤였다. 그리고 조나단 윌터스의 패스를 받은 크라우치는 자신의 오른발을 이용한 감각적인 볼 터치로 코아체스를 단숨에 제쳐버리고 재빠르게 패널티 에어리어 안 쪽으로 진입했다. [아! 뚫렸어요! 크라우치!!!]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뒤에서 코아체스가 공을 뺏기 위해 접근해 들어오고 있었지만 성큼성큼 뛰어가는 크라우치와 코아체스의 간격은 좁혀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공을 다시 잡은 크라우치가 슈팅을 하려는 찰나 다급하게 크라우치에게로 달려든 스크르텔의 태클이 이어졌다. 삐익!!! 심판의 휘슬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모든 선수들의 시선이 크라우치와 스크르텔로 향했다. 스크르텔의 태클로 인해 크라우치가 넘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방금 전까지 크라우치에게 보내던 관중들의 야유도 뚝 끊어졌다. 그리고 재빠르게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달려간 심판이 스크르텔을 가르키고는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잠깐! 어디까지나 정당한 태클이었다고요." "공만 건드렸다니까요?" 반칙이 선언된 곳은 패널티 에어리어 안. 만약 스크르텔이 옐로카드를 받는다면 패널티 킥이 선언된다는 말과 같았다. 그렇기에 흥분한 제라드와 캐러거가 심판을 향해 어필하기 시작했고, 그런 리버풀의 선수들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심판은 스크르텔을 향해 옐로카드를 주며 스토크 시티의 패널티 킥을 선언했다. 와아아아!!! 스토크 시티의 패널티 킥이 선언되자 안 필드로 원정을 온 소수의 스토크 시티 서포터즈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무패로 리그 최강을 자랑하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스토크 시티가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는 하지만 무려 50년 가까이 안 필드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만큼 오늘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경기는 열려봐야 아는 것일까? 선제골을 터뜨린 것에 모자라 패널티 킥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스토크 시티였다. [아...리버풀 이번 골이 들어가면 오늘 경기 힘들어 지겠는데요. 스토크 시티 피터 크라우치가 준비하는군요.] 성큼성큼 앞으로 나와 패널티킥을 준비하는 크라우치였고, 긴장에 휩싸인 안 필드였다. 비록 과학적으로 패널티킥의 성공률은 100%에 가까웠지만, 리버풀의 서포터즈들은 자신들의 수호신인 레이나가 패널티 킥을 잘 막아주기를 바라며 눈을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콥들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듯 크라우치가 찬 슈팅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을 뒤흔들었다. 그렇게 2 - 0 으로 달아나는 스토크 시티였다. 전반전은 그렇게 리버풀이 2골을 뒤진 채로 종료되었다. "1위를 차지하고 있기에 벌써 우승이라도 확정한 것인가? 대체 무슨 플레이들이지? 안 필드에서 그리고 서포터즈인 콥들의 앞에서 너희들은 너희들의 모든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 전반에 2골이나 내줬기 때문일까? 라커룸에게 한차례 사단을 겪은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스토크 시티가 잘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실책으로 인해 2골이나 내주었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골은 애더링턴의 움직임과 함께 뒤쪽에서 달려오는 조나단 윌터스의 움직임을 놓쳐서 그리고 두 번째 골은 크라우치의 움직임을 놓쳤기 때문이었다. 수비수들 뿐 만이 아니었다. 미드필더진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며 계속해서 스토크 시티와의 중원싸움에서 밀렸고 그 탓에 제대로 공을 잡아보지도 못했던 공격수들이었다. 라커룸 한쪽에서는 카윗이 수건을 머리에 덮어쓴 채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준의 절묘한 패스로 오늘 경기에서 두 번의 좋은 찬스를 얻었던 그였지만, 한 번은 골대를 벗어나고 한 번은 스토크 시티의 골키퍼인 토마스 소렌센에게 걸리면서 찬스를 무산시킨 것이다. "오늘 경기 뭔가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게 돌아가네요." "음..." 현준의 말에 제라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매번 전반전이 끝나면 유쾌했던 라커룸 분위기였던 만큼 오늘의 분위기가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후반전이 남아있었기에 당분을 보충하기 위해 도너츠를 먹던 현준에게 제라드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이적설 때문일지도 모르겠군." "이적설...?" 현준은 그렇게 말하며 제라드를 바라보았다. 제라드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뭔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1월 이적시장 기간이었고, 리버풀 선수들 대다수가 여러 팀들과의 이적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심지어 자신도 무려 1억파운드라는 거금에 맨체스터 시티가 이적제안을 내보내지 않았던가? 비록 이적협상은 선수가 아닌 에이전트가 하는 것이지만 확실한 주전 출장을 위해서 그리고 돈 때문에라도 분명 다들 간접적으로라도 주판을 튕겨보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런 이적설 관계가 없는 인물은 바로 스티븐 제라드와 제이미 캐러거였다. "스티브는 이적에 관계가 없긴 하겠네요." 리버풀의 심장으로 9 살 때 이후로 리버풀 유스 아카데미 입단이후 현재까지 쭉 리버풀의 맨으로 뛰고 있는 그였기에 제라드가 다른 팀으로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 현준이었다. 현준의 말에 제라드는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던 현준은 도너츠를 입에 넣었다. "뭐...이런 것을 묻는 것은 실례지만 궁금하더군. 너 역시 팀을 떠날 거라는 얘기가 많아서 말이지. 토레스처럼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현준의 옆으로 앉는 제라드였다. 한 때, 리버풀의 사랑했던 남자. 그러나 지금은 리버풀 팬들에게 가장 많은 원성을 받은 남자인 페르난도 토레스. 제-토 라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와 함께 수많은 플레이를 펼치며 많은 골을 합작했었던 제라드였다. 비록 이번 시즌 잦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까닭에 제-현 라인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고 있었지만 제라드는 현준과 함께 리버풀에서 경기를 뛰고 싶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없는 동안 보여준 현준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최고라고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현준의 플레이를 더욱 살려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와 함께 자신의 꿈인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차지하고 싶었다.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다시 도너츠를 집어 들었다. "이적이라 글쎄요. 그 대답은 이따 후반전에 보여줄게요. 게다가 전 아직 리버풀의 라커룸에서 먹는 도너츠가 맛있군요. 멜우드에 있는 램지 맥도널드의 햄버거도 굉장히 맛있고요." "훗..." 장난스러운 현준의 말에 제라드는 웃음과 함께 눈을 감았다. 그리고 경기 관계자의 말에 후반전 경기를 준비하는 리버풀 선수들이었고, 경기 통로로 나서기 전 제라드가 선수들을 불러 모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 우리는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우리의 클럽이고 우리는 서포터즈인 팬들을 위해 싸운다. 팬들을 실망시키며 돌아가고 싶은 녀석들은 없겠지?" 제라드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들은 전부 프로 선수. 서포터즈들의 앞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은 다들 잘 알고 있었다. [다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리버풀과 스토크 시티의 경기 후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전반전 스토크 시티의 압박에 고전하던 리버풀인데요. 사실 현재 0 - 2 의 스코어가 전광판에 기록되어 있는데요. 놀랍게도 리버풀이 2골이나 내주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상당히 의외인 결과인데요. 아직 후반전이 남아있으니 과연 리버풀이 어떻게 나올지도 기대되는군요. 후반전 선수교체가 있었군요. 핸더슨 선수와 다우닝 선수가 빠지고 벨라미 선수와 앤디 캐롤 선수가 투입되는군요.] [벨라미 선수와 앤디 캐롤 선수. 다들 골을 터뜨리는 데 천부적인 능력이 있는 선수 아닙니까? 조금 더 공격적으로 스토크 시티의 골문을 압박하려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생각처럼 보이는데 말이죠.] [리버풀 바삐 가야합니다. 벌써 2골이나 내줬거든요.] 중계 화면에는 스토크 시티의 첫 번째 골과 이어서 피터 크라우치가 패널티 킥을 터뜨리는 장면이 리플레이 되어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중계를 하며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조민호 캐스터가 탄성을 내질렀다. [어...아앗!] [고...골인가요! 리버풀 추격골!! 추격골을 터뜨립니다!!!] 이제 막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스토크 시티의 골장면을 보여주던 중계 카메라가 빠르게 경기장 내를 비추었고, 중계 카메라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소렌센 골키퍼와 함께 주먹을 휘두르며 포효하는 현준에게로 리버풀의 선수들이 모여들고 있는 모습이 잡히기 시작했다. 급작스러운 골에 조민호 캐스터도 그리고 신연호 해설위원도 어떻게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경기장 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2골이라..." 현준은 하프라인에 공이 놓여지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2골 정도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다. 자신이 입고 있는 붉은색의 유니폼에 그러져 있는 앰블럼의 주인인 리버풀은 현준이 가장 좋아하는 팀 중 하나였다. 게다가 리버풀은 악마의 기운을 얻지 못해 부진에 빠져 있었던 첼시 시절 자신을 믿고 영입해준 팀이기도 했다. 그리고 부진을 털어내자마자 확고한 믿음을 보이며 거의 모든 경기를 뛰게끔 해주기도 했고 말이다. 굳이 제라드의 말이 아니더라도 리버풀을 떠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리리스도 그렇게 생각할 테고 말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리버풀에 남아있는다면 리버풀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리버풀의 전설인 이안 러쉬나 로비 파울러처럼 말이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스토크 시티의 공으로 경기가 시작되었고 현준은 휘슬이 울리자마자 곧바로 스토크 시티의 진영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공을 돌리던 스토크 시티 선수는 앞으로 보냈고, 그 공을 중간에 제라드가 커트해내었다. "스티브!!!" 제라드가 공을 잡는 것과 동시에 현준은 손을 들며 앞으로 뛰어 들어갔고, 제라드는 잠시 공을 멈추고는 그대로 현준을 향해 깊숙하게 공을 찔러 넣었다. 비록 부상 때문에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클래스는 사라지지 않는지 제라드의 패스는 완벽하게 자신의 발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제라드의 패스가 자신의 발에 닿는 순간 그대로 강하게 오른발로 슈팅을 때렸다. 파아앗!!! 천사라는 꺼림칙한 존재도 없었기에 순수한 마기를 사용한 것은 거리낌이 없었다. 현준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쏜살같이 일직선으로 스토크 시티의 골문을 오른쪽 상단을 향해 날아갔다.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골 성공 확률은 92%. 그정도면 골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현준의 벼락같은 슈팅은 소렌센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그대로 스토크 시티의 골망을 흔들었다. ============================ 작품 후기 ============================ lol 요? 그게 뭐죠? 게임인가요? ;; 타우렌 주술사...ㅇㅇ 저는 주술이는 오크로 가지고 있지요... 타우렌은 진짜 그 순수해 보이는 동그란 눈망울이 진리. 근데 투구쓰면 안보임요 ㅠㅠ 유료와 파운드 고쳤습니다; 파운드로 통일했어요. 대체 왜 유로를 넣었는지 모르겠네요; 몸값 비교하고도 헷갈린듯... 리그너스 대륙전기R 의 리메이크가 끝났군요. 이제 대륙전기R은 새로운 부분 연재를 시작하네요. 악마의 계약도 연참을 해야하긴 하는데 게으름 때문인가? 쉽지 않네요; 일하면서 글쓰는거라 그것도 쉽지 않고...어쨌든 조만간에 연참좀 할게요. 저도 빨리빨리 쓰고 싶다는... 게다가 이제 곧 이적기간아닙니까! 그럼 즐감하시길! 00205 현준, 흔들리는 리버풀을 이끌다. =========================================================================                            와아아아!!! 홈에서 스토크 시티에게 2 골이나 먼저 내주며 끌려가던 리버풀이다. 하지만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터진 추격골에 안 필드가 쿵쿵 울리기 시작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준!! 준!! 준!!! 현준송과 함께 서포터즈내에서 응원을 유도하는 사람의 멘트에 맞춰 현준의 이름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리버풀의 구세주이자 리버풀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는 오늘도 어김없이 골을 터뜨리며 자신들에게 골의 기쁨을 나눠주고 있었다. [순식간에 터진 골에 중계카메라가 제대로 잡지 못했군요. 자, 여기서 글렌 웰란 선수가 공을 뒤로 보냈고 말이죠. 라이언 쇼크로스 선수가 전방으로 길게 공을 내주었는데 이게 하필이면 스티븐 제라드 선수에게 걸렸어요.] 중계화면에서는 아까의 장면을 리플레이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제라드는 잠시 멈칫하는 듯 싶더니 그대로 현준에게로 공을 연결시켰다. [완벽하게 현준선수에게 가는 패스였죠. 조금만 길었어도 수비수한테 걸렸을 텐데 말이에요. 정말 깔끔한 롱 패스였습니다.] 그리고 볼 터치를 한 후 강하게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현준이었고 현준의 슈팅은 그대로 스토크 시티의 골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플레이 장면을 중계하며 조민호 캐스터가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말했다. [정말 시원시원한 슈팅입니다. 자로 잰 듯 그대로 스토크 시티의 골문을 여는군요. 아, 김현준 선수. 이로서 프리미어리그 31호골을 터뜨리는군요. 아마 최단시간 프리미어리그에서 30 호골을 터뜨린 선수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대단한 선수입니다. 김현준 선수. 토마스 소렌센 골키퍼가 미처 손쓰지도 못하고 그대로 골을 허용했어요. 앞에 공간이 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단 번에 제라드 선수의 패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습니다. 리버풀의 김현준 선수하면 왼발, 오른발, 헤딩, 중거리 슈팅, 프리킥까지 그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골을 터뜨리는 선수 아닙니까? 득점기계예요. 득점기계. 애시당초 김현준 선수에게 공을 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스토크 시티 수비수들이 조금 안일했어요.] [경기 재미있게 흘러가는데요? 한골 만회한 리버풀인데 스토크 시티 입장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되면 리버풀이 기세가 오르게 되거든요? 분위기가 오른 리버풀의 공격력. 정말 만만치 않거든요? 게다가 이제 막 후반이 시작되었단 말이죠.] 사방에서는 여전히 현준송과 함께 현준의 이름을 외치는 콥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런 목소리를 들으며 현준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선수들의 축하는 받으며 제라드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축구를 시작하기 전 Tv 에서만 봤었던 반 니스텔루이, 프랑크 램파드, 앨런 시어러등과 함께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축구선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드필더중 하나라는 말에 걸맞게 자신의 앞으로 깔끔하게 보내준 롱 패스는 그야말로 천금의 패스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엄지에 제라드 역시 자신의 엄지를 슬쩍 들어 올렸다. 후반 시작부터 일격을 얻어맞은 스토크 시티는 빠르게 분위기를 추스르며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50 년이나 넘게 이어진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깨려는 듯 비록 한 골 먹히긴 했지만 아직 기세가 꺾이지 않은 스토크 시티였다. "붙어!! 공간을 내주지마!" "이 쪽으로! 뒤에서 온다!!!" 하지만 리버풀 선수들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공이 향하는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그럴 때 마다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선수들 중 제라드의 활약은 특히나 두드러졌다. 그라운드의 감독이라 불리는 리버풀의 주장으로 경기 전반을 조율하고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내는 제라드는 그야말로 마법과도 같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였다. "낮게 올려!!" "공을 중앙으로 보내!! 카윗 파고 들어가!" 크라우치가 아니더라도 스토크 시티는 신장 축구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큰 키를 지니고 있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오늘 선발 출전한 스토크 시티의 수비수들 역시 전부 185 cm 이상의 키를 지녔을 정도로 리버풀 선수진에 비해 신체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었다.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하는 현준의 키는 177 cm 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 덕분에 계속해서 올라오는 크로스가 수비수들에게 가로막히자 제라드의 지시에 공을 돌리면서 공격 빌드업을 바꿔나가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왜 전반에는 저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 현준은 아까부터 자신을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스토크 시티 선수 한 명을 달고 다니며 치열하게 공 다툼을 벌이는 하프라인 쪽을 바라보았다. 전반하고는 확연히 달라 보이는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을 보면 확실히 분위기라는 게 경기력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 지 알 수 있었다. "쇼크로스 선수라고 했던가?"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뒤를 돌아다보았다. 라이언 쇼크로스. 스토크 시티의 주장으로 얼핏봐도 자신의 키에 머리 하나는 더 있을 정도의 엄청난 키를 가지고 있는 수비수였다. 게다가 군대라도 갔다 온 듯 빡빡 깎은 머리에 눈두덩이 툭 튀어나온 모습은 보기만 해도 겁을 먹을 정도로 험악한 인상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른 것을 들었던 것일까? 현준의 말에 쇼크로스가 현준을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공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손으로 현준의 어깨를 살짝 밀쳤다. '도발하는 것처럼 느껴 졌을려나...?' 쇼크로스가 어깨를 밀친 게 기분이 나쁘기는 했지만 생각해보니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중얼거렸던 것을 깨달은 현준은 그냥 입술을 삐죽거렸다. 어차피 굳이 신경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공격수. 괜히 쇼크로스의 행동에 흥분하기보다 골로서 복수를 하는 게 훨씬 나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순수한 마기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현준이었다. 후반 중반까지 볼 다툼은 굉장히 치열했다. 서로 위협적인 찬스가 터져 나오기는 했지만 양 팀 수비수들이 몸으로 공을 막아내며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홈에서 절대 질 수 없다는 리버풀과 이번 시즌에는 기필코 징크스를 깨겠다는 듯 그런 리버풀을 상대로 강하게 압박을 하는 스토크 시티였다. 하지만 안 필드라는 힘 덕분일까? 후반 36분, 결국 리버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제라드. 찰리 아담에서 공을 내어주고 찰리 아담 여의치 않은지 공을 뒤로 보냅니다.] [어떻게든 동점골이라도 터뜨려야 하는데 스토크 시티의 압박이 만만치 않아요. 양쪽 측면으로 열심히 돌파를 시도하는 리버풀이지만 크로스만 올리면 스토크 시티의 수비수들이 가만히 있지를 않거든요.] [스토크 시티의 수비수들이 정말 크거든요. 4번의 크로스가 올라왔는데 하나도 패널티 에어리어에 있는 선수들에게 공이 가지 않았죠?] [네. 게다가 한 골을 리드하고 있기 때문일까 촘촘하게 몰려 있는 스토크 시티의 선수들이거든요. 뚫고 가기가 여의치 않아요. 이럴 때 김현준 선수가 또 다시 한건...] 계속해서 중앙에서 공을 돌리던 찰리 아담이 스토크시티 선수 하나를 등진 채 그대로 공을 제라드에게 보냈다. 그리고 제라드는 다시 리턴 패스로 찰리 아담에게 그리고 아담은 우측 사이드 라인으로 빠르게 뛰어 들어가는 카윗에게 공을 찔러주었다. '이번에는!' 카윗에게 공이 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의 온 몸이 찌릿하게 떨렸다. 순수한 마기가 자신에게 공이 올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듯 어느 지점에서 카윗이 어느 방향으로 공을 올릴 것인지 붉은색의 선이 그라운드 내에 그려졌다. 중간에 끊기는 것이 없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수비수들이 걷어내지 못하는 크로스로 보였다. '그렇다면...!' 공이 향하는 지점이나 낙하지점을 찾을 수만 있다면 슈팅으로 연결하는 것은 굉장히 쉬웠다. 다만 자신이 지금 있는 위치와 조금 멀다는 게 문제였다. 자신은 카윗보다도 뒤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재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카윗이 스토크 시티의 측면을 파고들어가자 콥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안 필드에 있는 콥의 응원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마치 주문처럼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카윗은 그대로 공을 몰고 득달같이 달리기 시작했고, 스토크 시티 선수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그대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카윗을 제지하기 위해 카윗에게로 붙던 마크 윌슨이 다리를 내뻗었지만 카윗의 크로스는 그대로 스토크 시티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향했다. 제라드는 한 명의 수비수를 달고 안쪽으로 쇄도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현준이 먼 쪽 포스트로 돌아나가고 있었다. '아직...!' 사람이 아무리 빠르다 하더라도 공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아직 자신은 순수한 마기가 그려져 있는 라인까지 도착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카윗의 크로스는 올려진 있는 상황. 그리고 공은 빠르게 순수한 마기로 그려진 선에 맞춰서 자신이 있는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쿡!!! 만약 이대로라면 카윗의 크로스는 자신의 발에 살짝 스치며 골라인 밖으로 나갈 게 분명했다. 오랜만에 얻은 좋은 기회를 그렇게 놓칠 수는 없었기에 현준은 한 발짝 더 앞으로 전진 하고는 그대로 몸을 앞으로 날렸다. [카윗!! 크로스!!!김현준 헤딩!!!] [골...아!!! 토마스 소렌센 골키퍼 선방!!!] 헤딩이 조금 부정확했던 것일까?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골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리고 현준의 슈팅은 소렌센 골키퍼가 몸으로 막아내었고, 그대로 찬스가 사라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소렌센 골키퍼가 막아낸 공을 스토크 시티의 수비수가 걷어내려는 찰나 뒤에서 검은색의 축구화가 툭 공을 찔러 넣었고, 공은 그대로 스토크 시티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아아!!!! 동점골이 터지는 것과 동시에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들이 모두 일어나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골을 넣은 주인공은 바로 스티븐 제라드. 모든 선수들의 시선이 현준에게 쏠려 있을 무렵 재빠르게 수비수를 떼어 내고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때려 골로 연결시켜 버린 것이다. "...이건 종교집단 수준이네." 양 팔을 활짝 펼치며 서포터즈들과 함께 골의 기쁨을 나누는 제라드와 그런 제라드의 모습에 함성으로 대답하는 콥의 모습에 현준은 그라운드에 누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왜 리버풀이라는 팀이 명문팀으로 불릴까 하고 의문을 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답으로 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리고 누워있는 현준을 향해 캐러거가 손을 내밀었다. "32 호 골은 아쉬웠다. 꼬마." "이제 24살입니다. 아저씨." 언제부터였을까? 캐러거가 자신을 꼬마라고 부르기 시작한 게.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1989년생인 자신에 비해 캐러거는 1978년생. 단순비교해도 무려 11살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경기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맹렬하게 공격을 하는 리버풀이 코너킥 상황에서 제라드의 크로스는 캐러거가 골로 연결시키며 승리를 거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이 막 다가올 무렵 스토크 시티가 리버풀 진영에서 스로인을 얻어내었고 인간투석기가 불리는 로리 델랍의 롱 스로인을 그대로 쇼크로스가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리버풀의 골망을 열어 결국 경기는 3-3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김현준! 볼튼전에서 대 활약! 2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패배를 구원해!' '김현준 또다시 터뜨렸다. 울버햄튼전에서 해트트릭!'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34 호 골을 기록한 김현준. 과연 김현준의 기록은 언제까지?!' '리버풀. 김현준의 활약으로 토트넘을 2 골차로 완파. 김현준은 35 호 골을 기록.' 프리미어리그도 이제 25라운드를 앞두고 있었다. 상대는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미 8 라운드에서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안 필드로 불러들여 현준의 결승골로 1 - 0 승리를 거둔 좋은 기억이 있었다. 게다가 불과 열흘이 조금 지난 1월 28일에 열린 FA 컵 3라운드 경기에서도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나 2-1 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리를 거두기도 했었다. "완전 우리나라 선수들끼리의 축제였지." 스포츠 신문을 보면서 그때의 경기를 떠올리는 현준이었다. FA 컵 3라운드 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김현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제 곧 200경기 달성을 앞두고 있는 박지성 선수와의 맞대결로 대한민국에서는 꽤나 관심을 받았던 경기였다. 전반 20 분경 제라드의 코너킥을 그대로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만만치 않았다. 전반 38 분 박지성이 깔끔한 땅볼 슈팅으로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을 열어버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승리는 리버풀이었다. 후반이 시작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나가 길게 올린 골킥을 제라드가 앞서 있던 현준에게 공을 연결시켰고 그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깔끔하게 베어버린 현준은 그대로 그 경기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FA 컵에서 탈락시켜 버린 것이다. "이제 25라운드를 치르고 나면 챔피언스 리그인가..." AC 밀란의 홈구장인 산 시로에서 벌어지는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그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현준의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별들이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다 뛰고 싶은 곳이 바로 챔피언스 리그였다. 그리고 이제 자신도 그 챔피언스 리그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AC 밀란과 리버풀의 맞대결은 다들 쉽사리 예상하지 못했다. 리버풀의 공격력이 만만치 않지만 AC 밀란의 홈구장인 산시로는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게다가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리버풀이 리그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는 게 리버풀의 약점이기도 했다. 특히나 그런 모습은 볼튼전에서 두드러졌다. 무려 2골이나 먼저 내주며 또다시 끌려가던 경기였지만 후반전에 현준이 투입되어 2 어시스트를 기록해 가까스로 2-3 으로 볼튼을 누르며 승점 3점을 획득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선수보강도 했으니까..." 그런 지적 때문이었을까? 조용하게 넘어갔다고 평가되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여타 다른 팀들과는 달리 굉장히 바쁜 행보를 보였던 리버풀이었다. ============================ 작품 후기 ============================ 이적료는 선수가 아닌 구단이 받는 돈이죠; 그리고 패널티킥을 얻은 사람이 패널티킥을 차는 것은 그렇게 드문일이던가요? 패널티킥을 얻은 사람이 패널티킥 못차게 하는 이유는 패널티킥을 얻었다는 흥분때문에 실축의 우려가 있어서 차지 못하게 하는 것 뿐이죠. 패널티킥 키커는 팀에서 패널티킥 능력에 따라 명확하게 결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 그리고 와우에서 전 보기와 신기를 플레이했습니다...라그나로스는 신기로 잡았죠; 물론 지금은 안하니 패스. LOL 을 다들 말씀하시길래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다음편 부터는 새로운 챕터입니다. ㅇㅇ 00206 리버풀, VS AC 밀란 =========================================================================                            대니 윌슨과 마틴 한센을 내보내고 조 콜 역시 릴로 완전이적을 내보낸 이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까? 우디네세의 멀티맨인 이슬라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유로파리그로 내몰았던 FC 바젤의 유망주 샤키리의 영입에 성공한 것이다. 칠레 국적의 이슬라는 거친 플레이를 펼치기는 하지만 많은 활동량과 함께 경기 집중력이 장점인 선수인데다가 라이트백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넓은 활동을 보이는 만큼 느슨한 압박은 물론 현재 주전으로 계속 출전을 하고 있는 글렌 존슨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였다. 샤키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카윗과 크레이그 벨라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리버풀 대부분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현준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재능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필요했고, 그런 공격형 미드필더를 찾다가 영입을 하기로 결정한 인물이 바로 샤키리였다. 그런 샤키리를 영입하려는 리버풀이 맞붙은 팀은 바로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역시 챔피언스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샤키리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샤키리를 둘러싼 영입전쟁의 승자는 바로 리버풀이었다. 현재 유럽에서 주가를 드높이고 있는 현준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다는 이유로 샤키리가 리버풀 행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샤키리는 챔피언스리그 때문에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서야 합류하기는 하지만 샤키리의 합류는 충분히 리버풀에게 큰 도움이 될 터였다. "한국 선수 영입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리버풀에 한국선수는 굳이 없어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악마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십 여년이 넘게 한국인으로서 살아온 만큼 한국을 생각하는 예전의 습관이 남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리리스가 계약을 맺고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여 이렇게 축구선수를 하고 있는 것도 한국 출신으로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서였으니 말이다. 2월 11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은 전반 김현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시작하자마자 웨인 루니에게 연속으로 2 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지만, 후반 38분 현준의 크로스를 그대로 수아레즈가 골로 성공시키며 2-2 무승부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경기를 마쳤다. 케니 달글리쉬 "산 시로에서 AC 밀란의 골문을 열겠다." [EPNM = 김민성 기자]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리옹과 아포엘, 레버쿠젠과 바르셀로나, 제니크와 벤피카, 그리고 AC 밀란과 리버풀이 벌이는 경기 중 축구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경기는 바로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이 속해 있는 리버풀과 AC 밀란과의 맞대결이다. 리버풀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는 밀란과의 16강 1차전에서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달글리쉬 감독이 공격축구로 승부수를 꺼낸 이유는 바로 원정에서 득점을 성공시킬 경우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2차전을 유리한 입장에서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리버풀에는 이번 시즌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주포 김현준이 출전준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충분히 AC 밀란의 골문을 쉽사리 열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달글리쉬 감독은 이번 시즌 리버풀은 모든 대회에서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을 정도로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만큼 충분히 산 시로 원정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리버풀은 밀란을 상대로 지난 2006-07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양 팀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였고, 2 - 1 로 패배하며 아쉽게 우승컵을 내준 바 있다. 과연 리버풀 입장에서는 설욕전이 될 챔피언스 리그 16 강 1차전은 국내시각으로 16일(목) 새벽 4시 45분에 펼쳐진다. 산 시로.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경기장은 이탈리아 세리에 A 명문클럽인 AC 밀란과 인테르 밀란의 홈 구장이다. 1940년 대만 하더라도 무려 15만명에 가까운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그야말로 괴물과도 같은 구장이었지만 1985년 헤이젤 참사 이후로 수용인원을 9만명으로 줄였고, 현재는 특별좌석을 포함해 약 84000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경기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이런 산 시로를 홈 구장으로 삼는 AC 밀란은 로쏘네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의 구단중 하나였다. 붉은색과 검은색의 세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 특징을 따서 이탈리아어로 붉은색과 검정색을 뜻하는 합성어인 로쏘네리. 그리고 이런 로쏘네리를 응원하는 AC 밀란의 서포터즈는 바로 'La Fossa dei Leoni'였다. 인테르 밀란의 서포터즈인 'Inter Boys'나 삼프도리아의 'Ultras', 볼로냐의 'The Red and Blue commandos'처럼 이탈리아 울트라 문화의 선구자격인 서포터즈로 오늘날 영국과 함께 서포터 문화의 커다란 축을 이뤘던 서포터즈가 바로 AC 밀란의 서포터즈였다. "......휘유." 온통 검은색과 붉은색 일색의 경기장을 바라보는 현준이었다. 수많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러보고 국가 대표로 대표팀 경기도 출전해봤지만 이만큼이나 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는 처음이었다. 경기장을 바라보는 것만큼이나 설레임과 긴장감이 느껴졌고, 그에 따라 가슴이 빠르게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홍염과 폭죽이 터지고 있었고, 사방에서 이탈리아어로 욕설이 터져 나왔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탈리아어를 모르고 있는 탓에 무신경하게 반응하는 모습들이었지만 현준은 달랐다. "미친놈들...지랄을 한다..." 악마의 능력으로 인해 자신의 귀에 해석되어서 들어오는 AC 밀란 서포터즈의 욕에 현준의 아미가 꿈틀거렸다. 하지만 신경을 쓰면 쓸수록 손해는 보는 것은 자신뿐이었다. 그렇게 훈련을 마친 후 라커룸에 들어섰고, 잠시 대기하며 마음을 가다듬던 선수들은 벌컥하는 소리와 함께 경기 명단을 들고 오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을 볼 수 있었다. "그럼 오늘 선발 명단을 말해주겠다." "특별히 달라진건 없네..." 달글리쉬 감독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자신의 축구화 끈을 동여매었다. 왜인지 축구화 끈을 꽉 조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선발 명단을 발표하고 난 이후 세부 명령을 전달했고 각 선수들에게 한 마디씩 세부 전술을 설명한 달글리쉬 감독은 마지막으로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는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준. 이제까지 너의 활약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낸다. 말 그대로 최고의 활약이니 말이지. 하지만 넌 아직 세계 최고의 선수는 아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는 바로 메시지. 아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보다도 못한 평가를 받고 있지. 왜 그런지 알고 있나?" "글세요...?" 짐작 가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현준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왠지 분위기가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바로 월드컵만큼이나 큰 권위를 지니고 있는 대회인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 니가 할 일은 단 하나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라. 머리로 넣어도 좋고 프리킥으로 넣어도 좋고 발로 차서 넣어도 좋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라. 이제까지 프리미어리그 득점에 대한 생각은 버려. 중요한 것은 오늘 경기에서의 골이다. 메시? 호날두? 루니? 그런 선수들보다 앞서 나가려면 세계적인 클럽들을 상대로 골을 넣어라. 니가 '그라운드의 마스터'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AC 밀란을 상대로 보여주라는 말이지." 말은 굉장히 쉬웠다. 어떻게든 골을 넣으면 되는 일. 하지만 상대는 바로 AC 밀란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뒤를 이어 챔피언스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 그리고 이번 시즌 세리에 A 에서도 1위를 순항하고 있는 팀이 바로 AC 밀란이었다. 그런 밀란을 상대로 달글리쉬 감독은 어떻게든 골을 넣으라고 현준에게 주문을 하고 있었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스트라이커의 본질은 바로 골이다. 경기장에서 아무리 좋은 모습을 보여도 결국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스트라이커의 본질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장내 아나운서의 말에 따라 선수 소개가 이어졌다. 대체 어디서 저런 수식어를 만들어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황한 AC 밀란 선수들의 수식어와 함께 그런 밀란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는 서포터즈들이었다. AC 밀란의 선수들의 소개가 끝난 후 뒤이어서 리버풀의 선수들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현준의 소개가 이어지자 사방에서 수많은 야유가 터져 나왔다. AC 밀란의 서포터즈들 역시 현준의 실력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앨런 시어러 이후 프리미어리그 연속골 기록을 깰 번했던 선수이자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 리버풀 소속으로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후 거의 모든 경기에서 공격포인트와 골을 기록했던 가공할 만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트라이커가 바로 현준이었다. 현준의 모습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터지는 아유에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오늘 경기 신경 좀 쓰이겠는데?" 선수들끼리 악수를 하면서 옆에서 말을 거는 카윗이었다. 아무리 현준이 이제까지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고는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16강이라는 토너먼트식으로 부담이 가는 경기를 펼쳐본 경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부담을 줄여주려는 농담조의 말이었다. "그러게요. 신경 좀 쓰이겠네요. 해트트릭이라도 하면 폭동이 일어나겠죠?" "......" 현준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는 카윗이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AC 밀란과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되며 산시로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흐음..." 그라운드내에서 바삐 뛰어다니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달글리쉬 감독은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밀란은 리버풀을 상대로 4-2-3-1 전술을 빼들었다. 스웨덴의 백조, 혹은 골든보이, 우승청부사라는 별명으로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는 이브라히모비치를 원톱으로 그리고 호빙요, 케빈 프린스 보아텡, 안토니오 노세리노가 뒤를 책임지고 암브로시니와 반 봄멜이 경기의 흐름과 볼 배급을, 잠브로타, 실바, 네스타, 이그나초 아바테가 포백으로 나선 것이다. "세대교체에 성공했다고 하더니 말이죠." "이번 시즌 AC 밀란의 활약이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 달글리쉬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말을 주고받으며 그라운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늘 출전한 선발 라인업에서 보여주듯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AC 밀란이었다. 그 결과로 현재 AC 밀란 세리에 A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잠브로타, 실바, 네스타, 아바테 라인에 타이우와 맥세, 그리고 안토니니까지 상당히 단단한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고 미드필더 라인 역시 아퀼라니, 보아텡, 노리체노와 같은 젊고 폭발적인 선수들은 물론 암브로시니와 셰드로프와 같은 노장선수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공격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호빙요, 파투, 이브라히모비치라는 걸출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고 그런 밀란의 주요 공격형태는 투톱 전술이었다. 그리고 그 밑에 트레콰르티스타 형태의 미드필더라 뒤를 받쳐 공격을 돕고 수비력을 지닌 두명의 센터 미드필더가 폭 넓게 움직여주며 풀백의 오버래핑을 통한 2선 침투에 이은 슈팅으로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밀란은 원톱 전술을 빼들었다. 그런 밀란의 원톱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이브라히모비치를 얘기하면 당연히 빠지지 않는 것이 제공권과 몸싸움이었다. 게다가 큰 키에도 불구하고 발재간이 좋고 동료들하고의 연계플레이 역시 뛰어나 골과 어시스트를 두루두루 갖춘 완벽한 공격수중 하나로 평가받는 선수였다. 그만큼 대단한 선수이긴 했지만 리버풀에도 그 못지않는 선수가 있었다. 바삐 그라운드를 뛰어다니고 있는 현준이었다. 동양에서 온 보석, 그라운드의 지배자등 각종 수식어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25경기 동안 36골이나 터뜨린 그야말로 괴물같은 공격수였다. 그리고 천천히 공을 돌리며 탐색전을 하던 리버풀과 AC 밀란 양 선수들은 전반 10여분이 넘어가자 하나 둘씩 서로의 진영으로 넘어가며 최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뒤에 조심해!!!" "이쪽으로!!!" 서로 압박이 심해지자 사방에서 선수들이 동료들에게 전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로서로 패스의 길목을 차단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패스를 연결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홈경기이기 때문인지 자신 있게 경기를 펼치며 앞으로 나서는 AC 밀란의 플레이에 개의치 않은 채 리버풀 선수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며 천천히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런 리버풀의 중심에는 바로 제라드가 있었다. "스티브!" 그리고 짧은 패스로 중앙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공을 돌리던 제라드는 자신이 공을 받는 순간 앞으로 뛰어나가는 카윗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측면으로 공을 길게 때렸다. 인프론트로 살짝 공을 떨궈놓고는 그대로 AC 밀란의 측면을 파고 들어가는 카윗이었다. 그대로 측면을 내주며 크로스까지 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그런 카윗을 향해 잠브로타가 재빠르게 카윗을 앞을 막았고 암브로시니가 커버플레이에 들어갔다. 수년간 AC 밀란에서 호흡을 맞춰온 노장들인 만큼 둘의 플레이를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칫..."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두 선수를 상대로 공을 빼낼 자신은 없었다. 게다가 두 선수를 돌파한다 하더라도 이미 파고들만한 여유를 주지 않고 자리를 잡고 있는 네스타가 있었다. 어차피 급하게 플레이할 것도 없었고 중요한 것은 공을 살리는 일이었기에 결국 카윗은 뒤로 공을 돌렸고, 패스를 받은 아담은 그대로 길게 반대쪽으로 강하게 공을 날렸지만, 아바테가 헤딩으로 공을 끊으며 이번에는 AC 밀란의 공격이 이어졌다. ============================ 작품 후기 ============================ 이틀 정도 쉬었습니다. 사실 쉬기도 했는데 조아라 공모전 준비를 하느라요; 그냥 공모전에 시놉시스를 냈는데 덜컥 당첨이 되었네요. 20일까지 공모전 합격한 작품 그거 10 편을 쓰라고 해서...뭐 공정성 어쩌고 저쩌고로 작품명은 말하지 못하게 되어 있군요. 그래봤자 인맥이 판치는 조아라는 돌려볼 사람은 다 돌려볼텐데... 어쨋든 그것 좀 쓰느라 이틀정도 연재를 안했습니다. 대충 어느정도 초반 윤곽이 잡힐정도로 글을 썼으니 다시 연재를 해야겠군요. 연재 속도도 좀 높여야 겠고...그럼 즐감하시길!!! P.s 확실히 글은 쉬면 감이 떨어지는 듯. 휘트니 휴스턴이 사망했단 기사가 올라오네요. 처음에 왠 찌라시인가 봤더니 사실...허허허 =ㅅ=; 00207 리버풀, VS AC 밀란 =========================================================================                            AC 밀란의 공격이 시작되자 이번에는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아바테가 헤딩으로 끊은 공은 반 봄멜에게로 향했고, 반 봄멜은 보아텡을 향해 앞으로 살짝 공을 밀어 넣었다. "선수 붙잡아!! 스피어링!!!"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이번 리버풀과의 챔피언스 리그 1차전 경기에서 출전하지 못 할 거라고 예상했던 보아텡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16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AC 밀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만큼 구단의 철저한 관리에 회복에 전념, 결국 산 시로에서 열리는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에서 출전한 그였다. 밀라노의 왕자라는 별명과 함께 26개의 타투, 마이클잭슨춤, 2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소속팀인 AC 밀란에 집중하기 위해 가나 국대에서 은퇴등 언론에 많은 기삿거리를 제공하는 선수기도 했지만 그 실력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 있는 보아텡이었다. 그리고 보아텡은 야생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스피어링과의 몸싸움을 벌이면서도 공을 소유하며 앞으로 전진패스를 찔러 넣었고, 그라운드 한가운데를 가로지른 패스는 AC 밀란의 주포인 이브라히모비치에게로 향했다. 와아아아!!! 이브라히모비치가 공을 잡자마자 AC 밀란과의 환호성이 산 시로를 가득 메웠다. 올해 '오스카 델 칼치오' 최우수 선수와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을 휩쓴 그였다. 세리에 A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해 최우수 선수와 최우수 감독을 선정하는 행사에서 AC 밀란의 주포로 세리에 A 우승은 물론 올 시즌 선두경쟁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만큼 이브라히모비치는 AC 밀란에서 빠질 수 없는 위협적인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도 AC 밀란과 상대하는 리버풀 역시 이브라히모비치를 막기 위한 전술적인 훈련을 계속해서 반복해 왔었다. "파비우!" 아게르의 말에 아우렐리우가 재빠르게 이브라히모비치에게 달려들었다. 둘이서 압박을 가해 이브라히모비치가 패널티 안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런 아우렐리우의 압박에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려던 이브라히모비치는 하는 수 없이 몸을 돌려야 했고, 그 틈에 아게르가 이브라히모비치의 뒤쪽에서 몸싸움을 걸기 시작했다. 옆에서는 막시 로드리게스가 뒤쪽으로 보내려는 패스코스를 가로막은 채 이브라히모비치를 막아서고 있었다. [이브라히모비치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요?] [리버풀 수비수들의 반응이 굉장히 빨라요. 공을 잡자마자 무려 3명의 선수가 달라붙었거든요. AC 밀란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가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선수라는 것을 리버풀도 잘 알고 있거든요.] 이렇게 보면 마술사, 혹은 우승청부사라고 불리는 이브라히모비치를 완벽하게 막아냈다고 생각되는 플레이였다. 이번 AC 밀란과 리버풀의 대결은 과연 서로의 팀이 자랑하는 공격수인 이브라히모비치와 현준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릴 거라는 게 대다수의 예상이었다. 그만큼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이브라히모비치를 잘 막아내야하는 리버풀이었고 리버풀의 선수들 역시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거 고마운 걸?" 그리고 자신의 피지컬을 이용해 세 선수들 사이에서 공을 소유하고 있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씨익 웃었다. 무려 3명의 선수가 자신에게 붙어있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분명 그라운드에 프리로 놓여 있는 선수가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 이브라히모비치의 시선에 노체리노가 오프사이트 트랩에 걸리지 않기 위해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들어왔고, 그대로 공을 뺏기 위해 다리를 내뻗는 막시 로드리게스의 다리 사이로 오른발로 왼쪽 측면을 향해 강하게 공을 차 넣었다. "아...!" 막시가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빠르게 흘러간 공은 그대로 노체리노가 프리로 공을 받았고, 노체리노는 그대로 리버풀의 수비수들과 레이나 골키퍼의 사이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이미 이브라히모비치의 패스가 노체리노에게 갈 때부터 그가 크로스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을 했던 레이나였다. 그리고 노체리노의 크로스가 올라오자마자 바로 잽싸게 튀어나와 그대로 노체리노의 공을 펀칭하는 레이나였다. [노체리노 크로스!!! 레이나 펀칭!! 그대로 공을 쳐냅니다!] [어? 어!!] [이브라히모비치!!!] 하지만 레이나의 펀칭으로 인해 흘러간 공은 하필이면 이브라히모비치의 앞으로 떨어졌고, 이브라히모비치는 떨어지는 공을 가슴으로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리버풀의 골망을 갈랐다. 크로스를 그대로 펀칭으로 쳐낸 행동은 충분히 좋은 판단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레이나의 행동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AC 밀란 선제골!!! 이브라히모비치!] [결국 이브라히모비치가 골을 터뜨리네요! 리버풀 이 선수를 조심해야 했는데 말이죠! 레이나 골키퍼가 펀칭을 하느라 넘어진 탓에 너무나도 쉽게 이브라히모비치 선수가 골을 터뜨렸어요!] 와아아아!!! 이브라히모비치의 선제골로 산시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코어는 1 - 0 으로 홈팀인 AC 밀란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레이나가 어이없게 선제골을 허용한 것에 대한 자괴감에 그라운드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아게르와 아우렐리우 그리고 막시도 마찬가지였다. 무려 3명의 선수가 붙잡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노체리노에게 가는 패스를 막지 못했다. "휘유..." 멀리서 이브라히모비치의 발리슈팅이 그대로 자신의 골문을 가로지르는 것을 확인한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노체리노에게 패스를 할 때부터 악마의 기운으로 어떤 플레이가 펼쳐질지 충분히 예상했던 그였다. 하지만 자신은 리버풀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였다. 수비는 리버풀의 동료들에게 맡겨야 했다. "우승청부사라고 하더니만 우리 애들을 바보로 만드는데?" 어느새 현준의 옆으로 다가온 카윗이었다. "애들이라고 하기엔 다들 나이가 좀 많지 않나요?" "다들 나보다 어리잖아?" "하긴 나하고도 9살 차이지. 이제 은퇴하셔야겠어요?" "챔피언스리그 우승시켜주면 생각해볼게."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카윗이었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사방에서는 이브라히모비치의 골을 축하하는 AC 밀란 서포터즈의 환호성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제 곧 저 소리를 죽여야겠지." 아무리 상대가 AC 밀란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AC 밀란의 골문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만큼 순수한 악마의 힘은 대단했다. 그렇게 전반 19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골로 앞서나가는 AC 밀란이었다. 그리고 선제골을 터뜨린 AC 밀란은 추가골을 넣겠다는 듯 강하게 리버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미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노장 선수들의 체력은 젊은 선수들이 커버해 줄테고, 벌써부터 잠그기에는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굉장히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AC 밀란의 전술을 환영하는 리버풀이었다. 적어도 공격력 만큼은 프리미어리그 최강 아니 유럽 최강을 자랑하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들이었다. "준을 마크해!!!" "준에게 공을 가는 것을 막아!" AC 밀란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24살의 나이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라와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1위. 게다가 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아직 프리미어리그 라운드가 10경기 넘게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득점왕 타이틀이 유력할 정도로 그야말로 신이라고 불릴 정도의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오죽하면 AC 밀란을 지휘하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리버풀을 이기기 위해선 현준에게 공이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인터뷰를 했을 정도였다. "칫..." 수아레즈의 패스를 받으려던 현준은 한 발 앞서 반 봄멜이 공을 끊어내자 인상을 찌푸렸다. 적어도 무슨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공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빽빽이 들이찬 밀란의 수비진 사이로 자신에게 넘어오는 공은 거의 없었다. "느긋하게 기다려야겠군." 점수는 1 - 0 로 끌려 다니고 자신이 공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조급해질 필요는 없었다. 축구는 90 분 동안이나 계속되는 경기고 정신을 집중하다보면 창조적인 패스가 언젠가는 자신에게로 넘어올 터였다. 하지만 전반 37분 또 한번 AC 밀란에게 일격을 맞은 리버풀이었다. 이번에는 보아텡이 그 주인공이었다. 보아텡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리버풀의 골문을 열고 점수 차를 2 - 0 으로 만든 것이다. [아! 리버풀! 또다시 골을 허용합니다!] [이번에는 스피어링 선수가 반응이 느렸어요. 재빠르게 보아텡 선수를 마크해줬어야 했거든요. 그 때문에 보아텡 선수가 아주 편하게 중거리 슈팅을 날릴 수 있었거든요. 아...리버풀. 분위기가 안 좋은데요.] [AC 밀란의 수비수들. 오늘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왔어요. 김현준 선수 제대로 공을 잡아보지도 못하는군요.] 리버풀과의 AC 밀란. 현준과 이브라히모비치를 앞세운 창과 창의 대결이 될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현준은 AC 밀란의 수비수들에 막힌 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현준으로서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경기장에 뛰지 않는 만큼 그런 사실을 관중들이 그리고 중계진들이 잘 알 리가 만무했다. 그렇게 보아텡의 추가골로 2 - 0 으로 달아나자 산 시로는 AC 밀란의 서포터즈 'La Fossa dei Leoni' 로 또다시 뒤덮였다. 사방에서 홍염이 터져나왔고, AC 밀란의 깃발이 힘차게 펄럭이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이 곳 이탈리아까지 응원을 온 더 콥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여 왔던 리버풀이었기에 이렇게 2 골이나 먼저 내주며 끌려가는 모습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준을 이용해! 빠르게 공을 돌려!!!" 경기 템포를 끌어올리며 빠르게 공격을 지시하는 달글리쉬 감독의 외침은 산 시로 팬들의 응원소리에 묻히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달글리쉬 감독의 말을 듣지 않더라도 충분히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할 지 잘 알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이야. 리버풀 또 먹혔네? 발리는데? AC 밀란이 그렇게 잘하는건가? 밀란도 예전같지 않을텐데." "로또풀이라니까. 이제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는 게 로또지." AC 밀란의 2번째 골이 터지며 주위가 시끄러워지자 한 마디 내뱉는 지훈이었다. "아. 쫌 닥쳐봐. 새끼들이 현준이 뛰는 팀을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현준이가 뛰고 있는 팀을 욕하고 있어?" AC 밀란과 리버풀의 대결이 한국에서 중계 방송되는 시간은 무려 새벽 4시 45분.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관람하기 위해 호프집으로 찾아온 지훈과 친구들이었다. 지훈처럼 현준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다들 대학교 동기들로 현준의 얼굴정도는 잘 알고 있는 동기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동기들 사이에는 희연도 끼어 있었다. "그래요. 현준 오빠가 뛰는데 응원이라도 해줘야죠. 대전에서 배출한 레전드인데." "......정확히 말하면 대전에서는 고작 1년 뛰었잖아." "그래도 현준 오빠는 대전 선수였어요. 현준오빠가 골을 넣어야 할텐데..." 어느새 현준의 모습이 화면에 잡히자 그쪽으로 번개같이 고개를 돌리는 희연이 모습에 지훈은 고개를 흔들었다. TV 에는 AC 밀란의 공세에 밀리는 리버풀의 모습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었다. 점수도 2 - 0. 원정이라는 부담감 때문일까? AC 밀란도 강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리버풀이 2 골이나 내주며 끌려갈 것이라고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훈이었다. "현준이 자식. 공을 못 잡는데?" "현준이가 날고 긴다 하더라도 저런 상황에서 뭘 하겠어? 공을 잡아야지. 메시도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있으니까 날아다니는거지. 그렇지 않으면 걔도 별거 없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봐봐?"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절대 아니다. 11 명과 11 명의 경기인 만큼 선수들끼리의 손발이 잘 맞아야만 했다. "제라드도 늙었어. 패스가 예전 같지 않아. 계속해서 끊기고." "수아레즈는 버로우 탔네. 진짜 지는 거 아냐? 리버풀?" 다들 챔피언스 리그는 물론 프리미어리그 정도는 찾아보는 만큼 각자 한 마디씩 꺼내는 친구들이었다. 축구에 대해서 잘 아는 편은 아니었지만 중계화면에 나타나는 방송을 토대로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보이는지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에 귀를 닫은 채 초조한 모습으로 TV 화면을 지켜보던 희연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잡았다!!!" 굉장히 큰 소리였기에 호프집 내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희연이 있는 자리로 쏠릴 정도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Tv 에 시선을 집중하는 희연이었다. Tv 화면에는 제라드의 로빙패스를 받은 현준이 그대로 공을 몰고 AC 밀란의 진영으로 치고 들어가고 있었다. [김현준! 그대로 몰고 들어갑니다! 옆에 수아레즈가 있거든요!] 캐스터의 목소리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리버풀의 기회. 게다가 공을 잡은 선수는 자국출신인 김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발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드리블에 들어간 현준의 속도는 그야말로 총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개인기 또한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테크니션적인 면모를 보이는 그였다. AC 밀란의 레프트백인 잠브로타가 현준을 막아서기 위해 접근했지만 현준의 발재간에 순식간에 뚫려버리고야 말았다. 재빠르게 네스타가 커버에 들어왔지만 1976년 출생으로 축구선수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그가 현준을 막는다는 것은 무리였다. ============================ 작품 후기 ============================ 龍牙犬齒 / 저도 느끼고 있는 부분이라 신경쓰며 고치고 있기는 한데 쉽지 않네요. 어찌되었던 고쳐야 할듯...정말 보기에 어색함... 그럼 즐감하시길. 리그너스 대륙전기R 도 계속 연재를 해야겠는데 공모전 준비도 같이 하다보니까...솔직히 핑계고 열심히 쓸게요. 좋은밤! 이제 곧 선작수가 9000이네요. 자축! 00208 리버풀, VS AC 밀란 =========================================================================                            이탈리아의 축구라 하면 누구나 다 빗장수비를 떠올린다. 그런 빗장수비라는 말을 떠올릴 정도로 수비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축구강국이 바로 이탈리아인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선수가 바로 알렉산드로 네스타였다. 빠른 예측과 위치선정을 통해 패널티 박스 지역을 봉쇄하는 능력은 물론 타고난 리더쉽, 정확한 상황판단과 수비의 강약을 조절하며 상대를 어려운 지경으로 몰아붙이는 노련미까지. 그 뿐만이 아니다. 강인한 피지컬을 앞세운 몸싸움에도 능하고 제공권 다툼에서 강점. 정확한 타이밍에 상대방의 돌파를 저지하는 면도날 태클까지 비록 노장이라고는 하지만 중앙센터백으로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선수가 바로 네스타였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32강 1차전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보여준 네스타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원정팀의 지옥이라고 불리는 누 캄프에서 90분 내내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바르셀로나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던 것이다. 특히나 현역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를 상대로 90분 내내 그를 막아내었고 후반 10분 메시의 돌파에 이은 슈팅을 완벽한 태클로 막아내는 것은 그 경기의 하이라이트중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리고 그런 환상적인 네스타의 수비 덕분에 AC 밀란은 바르셀로나와의 원정경기에서 2-2라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값진 승점 1점을 획득하기도 했고 말이다. "크윽...!" 현준의 경로를 예상해 강하게 몸을 부딪쳤지만 튕겨 나오는 것은 오히려 네스타 본인이었다. 잠시 휘청거리며 균형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재빠르게 현준에게 따라붙으며 다리를 뻗는 그였다. '걸렸다!' 현준의 흐름과 움직임을 읽고 들어간 태클이었다. 결과는 안 봐도 뻔했다. 자신의 발이 먼저 공을 건드릴테고 그리고 현준의 다리가 자신의 다리에 걸려 넘어질 터였다. 반칙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공을 먼저 건드렸으니 심판의 휘슬이 불릴 일은 없었다. 확신에 찬 태클이었지만 현준은 이미 네스타의 그런 생각을 이미 읽고 있었다. '어딜!' 네스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현준의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산 시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관중들의 환호성소리가 귀가 따갑게 들려오고 있었지만 현준은 정신은 오직 하나 네스타의 발끝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면도날 태클이라고 불리는 네스타의 날카롭고 정확한 태클이 자신의 공 끝에 닿을 무렵 현준은 멈칫하며 슬그머니 공을 뒤로 빼내었다. "이런...!" 네스타의 입에서 당혹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분명 이번 태클로 공을 빼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17번은 마치 자신이 태클을 할 것이라고 예상이라도 했는지 발끝이 닿는 순간 공을 뒤로 빼내었고 네스타의 발은 공을 살짝 스치며 그라운드의 잔디만을 엉망으로 만들어 낼 뿐이었다. [네스타 태클!! 피했습니다! 김현준!] 네스타가 태클을 할 때만 하더라도 공을 뺏기겠다고 생각했던 조민호 캐스터였다. 옆 아니면 뒤에 눈이라도 달린 것일까?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와중에도 네스타의 태클을 정확하게 예측하며 공을 뒤로 빼내며 네스타의 태클을 피한 것이다. "꿀꺽." 조민호는 중계 마이크를 잡고 있는 손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한국이 배출한 불세출의 천재라고 불리는 선수인데다가 리버풀이라는 명문팀에서 뛰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한 전적이 있는 만큼 그가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김현준이 보여주는 플레이에는 축구 중계로 잔뼈가 굵은 자신이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실바!!!" 빠르게 현준이 앞으로 치고 달리자 재빠르게 몸을 일으키며 실바의 이름을 외치는 네스타였다. 이미 자신이 뚫린 이상 실바가 현준을 막아주어야만 했다. 실바가 현준을 상대로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어준다면 다시 자신이 합세해 현준을 막아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네스타의 목소리에도 실바는 움직이지 못했다. 수아레즈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현준의 슈팅이 빠르게 AC 밀란의 골문으로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슛!] [아! 들어갔어요!!!] 강력한 힘이 담긴 슈팅. 게다가 악마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현준에게 있어서 골을 넣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골키퍼가 어떻게 움직일지 악마의 기운으로 충분히 예측하며 슈팅을 날릴 수 있으니 말이었다. [리버풀 골!! 골입니다!! 이 대 일! 드디어 한골 따라붙는 리버풀! 전반 44분! 드디어 김현준! 챔피언스 리그 10호 골을 터뜨립니다!] [아! 이거 완벽하게 김현준 선수가 혼자 만들어낸 작품인데요? 제라드 선수의 로빙패스를 깔끔하게 볼터치로 자신의 공으로 만든 후에 잠브로타 선수, 네스타 선수까지 두 선수가 가로막았는데 전부 개인기로 제쳐버리고 결국 골을 성공시키고 마는군요.] 와아아아!!! 준! 준!! 준!!! 현준이 골을 터뜨리며 슬라이딩 세리모니를 선보이자 원정팀 응원석에 있던 콥들이 큰 환호성을 지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두 골을 먼저 내주며 끌려갈 때까지만 하더라도 가슴이 조마조마하며 경기를 지켜봤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구세주이자 동양에서 온 보석, 그라운드의 지배자라 불리는 현준은 자신들의 기대에 걸맞게 이탈리아의 명문팀인 AC 밀란을 상대로도 골을 뽑아내 주었다. 그에 반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AC 밀란의 홈 팬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어떻게 그가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을 차지했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골이었기 때문이었다. "큿..." 콥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으며 동료들과 골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네스타는 괜스레 자신의 축구화로 잔디를 짓밟았다. "후우...막을 수 있었는데..." 자신의 태클이 저 녀석의 공을 빼내었다면 실점을 하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자신의 태클이 닿기도 전에 어떻게 움직임을 알아챘는지 공을 살짝 빼내며 자신의 태클을 피해냈고 그리고 골까지 터뜨리고야 말았다. "젠장..." 네스타가 옆을 둘러보니 이를 뿌드득 갈며 짜증을 부리는 잠브로타가 눈에 들어왔다. "저 녀석 장난이 아닌데?" "나도 알아. 알렉산드로. 순식간에 뚫려버렸다고. 동양인이라도 얕보는 게 아니었어." "얕봤다라..." 네스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라운드의 잔디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까 전 자신이 했던 태클로 인해 그라운드의 잔디는 엉망으로 되어 있었다. 분명히 완벽하게 들어갔다고 생각했던 태클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의 태클을 이미 알고 있던 듯 발 끝에 공이 들어갈려는 찰나 공을 뒤로 살짝 빼내며 자신의 태클을 피해내었다. "흐음..." 옆에서 투덜거리는 잠브로타를 뒤로 한 채 네스타의 시선은 현준에게로 고정되었다. 전반전 현준의 추격골을 끝으로 경기는 곧 마무리되었다. 전반은 분명 AC 밀란의 분위기였다. 이브라히모비치의 활약으로 인해 손쉽게 2 골을 먼저 넣으며 좋은 분위기를 가져갔던 AC 밀란이었다. 하지만 리버풀 또한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 듯 전반이 끝나기 직전 김현준이 추격골을 터뜨리며 1골을 따라붙었고, 그렇게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큿..." 눈앞에 보이는 선수들의 플레이 모습에 달글리쉬 감독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후반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김현준의 골을 넣어준 것으로 인해 분위기 또한 AC 밀란에게 내주지 않았고 말이다. 하지만 경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쉽게 리버풀의 분위기로 흘러가지 않았다. 4-4-2 의 전술을 꺼내든 AC 밀란은 중원 싸움에 승부를 건 포메이션이었다. 중원 싸움에서의 승부라는 것은 서로 치고 받는 경기가 될 게 분명했고, 그것은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인 리버풀이 원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리버풀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끌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현준의 골로 분위기를 AC 밀란에게 내주지는 않았지만 경기의 흐름과 볼 배급을 담당하는 암브로시니와 반 봄멜을 제라드 혼자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달글리쉬 감독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제라드가 투지가 높고 대단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그 혼자서 AC 밀란의 중원을 막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반 봄멜! 날카롭에 보아텡을 향해 긴 스루패스! 하지만 아우렐리우가 가까스로 차단하는군요.] 네덜란드 국가대표이자 AC 밀란의 베테랑 미드필더인 반 봄멜. 34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오늘 경기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였다. 그에 반해 리버풀의 미드필더인 스피어링과 막시는 다분히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강하게 압박 플레이를 펼쳐 보이기는 했지만 원터치 그리고 투터치로 이루어진 패스플레이는 리버풀의 선수들을 무력화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현준도 분주히 뛰어다니기는 했지만 축구라는 것은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으으음..." 결국 한참동안 생각에 잠기고 있던 달글리쉬 감독은 눈을 몇 번이나 깜빡이더니만 사이드라인 가까이에서 선수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수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모습을 확인한 제라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 템포를 올려라..."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었지만 현재 리버풀은 점유율 싸움에서도 AC 밀란에게 밀리고 있었다. 게다가 템포 마저도 AC 밀란이 이끄는 대로 넘어가 있는 상황. 느리게 공을 돌리며 공간을 찾는 그들이었고 한순간에 틈이라도 보이면 단숨에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AC 밀란의 선수들이었다. 템포를 올리게 되면 준을 비롯해 카윗, 수아레즈 그리고 자신까지 공격에 무더기로 참여해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패스와 드리블로 AC 밀란의 압박을 견뎌내야만 했다. "해볼만하겠군." 비록 AC 밀란이 카테나치오로 유명한 팀이라고는 하지만 자신들에게는 월드클래스의 드리블러가 두 명이나 존재했다. 바로 현준과 수아레즈였다. 그리고 템포를 올려 빠르게 공방전을 벌인다면 반 봄멜이나 암브로시니가 충분히 기회를 노려 보내는 스루패스등을 보낼 수 없을게 분명했다. 또한 빠른 공방전은 체력적인 요소에서 큰 부담을 주는 만큼 젊은 선수들이 많은 리버풀이 AC 밀란에 비해 유리한 싸움이 벌어질 게 분명했다. "가자!" AC 밀란의 강한 공세를 막아내며 가까스로 존슨이 공을 빼내었고, 공은 스피어링에게로 그리고 다시 제라드에게로 연결되는 순간 리버풀의 대대적인 공세가 시작되었다. 짧은 패스를 계속해서 주고받으며 계속해서 진영을 끌어올리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AC 밀란 역시 그런 리버풀과의 공방전에서 질 수 없다는 듯 리버풀의 압박을 밀어내며 중원에서의 공방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호빙요 선수에게 가는 공! 엔리케 선수가 바로 차단하는 군요.] [리버풀 선수들이 중앙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공을 보내고 있는데 AC 밀란 역시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에요.] [네. 후반 20여분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아직 2 대 1. 후반전이 시작되어서 서로 위협적인 찬스를 잡아보지 못한 양팀인데요. 그나마 AC 밀란이 후반전이 시작된 직후 2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리버풀은 유효 슈팅이 하나도 없어요.] 빠르게 몰아붙이는 리버풀의 템포에 조금은 당황했던 AC 밀란이지만 하지만 그래도 왜 그들이 세계적인 클럽인가를 보여주듯 재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하며 자신들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AC 밀란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템포를 높이며 강하게 몰아붙이는 리버풀이었고 그로 인해 AC 밀란 선수들 역시 압박을 하며 리버풀의 공세를 밀어내야만 했다. 서로 공의 소유권을 가져가며 공세를 펼치고는 있었지만 AC 밀란의 선수들은 앞으로 공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했고 리버풀의 선수들 역시 공격수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패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후우..." 벌써 후반전이 벌어진지 20여분이 지나있었지만 제대로 된 슈팅은커녕 공도 별로 잡아보지 못한 현준이었다. 두 번의 터치 그리고 한 번의 슈팅을 날렸지만 그 슈팅은 자신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는 네스타가 태클로 걷어낸 것이다. "칫. 조금만 기다리자."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전의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16강 경기라는 중압감이 조금이라도 느껴졌던 것일까? 아니면 현재 리버풀이 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던 것 때문일까? 골을 넣겠다는 조급함으로 인해 네스타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읽지 않았고 결국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악마의 기운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습게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었다. "확실히 세계적인 수비수..." 노장이라고는 하지만 끈질기게도 달라붙으며 자신을 마크하는 알렉산드로 네스타였다. 프리미어리그에도 네스타 만한 세계적인 수비수들은 여럿 있었다. 첼시의 존 테리라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디난드와 비디치를 비롯한 선수들이 그들이었다. 더군다나 아까 전 자신의 슈팅을 막아내며 싱긋 윙크를 하는 모습이 괜스레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제라드가 공을 잡는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제라드의 눈이 자신과 마주치는 순간 몸을 틀며 빠르게 AC 밀란의 진영으로 뛰어 들어가는 현준이었다. [제라드! 스루패스!!!] 뻐엉!!! 굉장히 빠른 스루패스가 제라드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마치 슈팅과도 같은 빠른 패스에 반응을 한 것은 단 하나 현준이었다. 이제까지 현준을 끈질기게 따라붙던 네스타 역시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현준에게 따라붙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 작품 후기 ============================ 공모전 소설? 안 씁니다. 쓰다가 좀 쉬어야 겠다라는 생각에 손 뗐지요. 올리지도 않았어요. LOL? 안합니다. 카오스온라인 조금 했었는데 욕만 먹어서 때려치웠지요. 악플요? 음...솔직히 별로 신경 안씁니다. 이미 그런것에 해탈한지 오래. 계약금 같은거 받고 글쓰는 것도 아니고 글은 안쓰면 수입이 줄어든다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글을 안쓰는 것은 그런것을 감안하고 안쓰는거죠. 조아라와 계약한것은 어디까지나 저작권계약. 그럼에도 안쓰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가 가장 크죠. 이게 글을 왜 안쓰냐는 악플에 대한 답입니다. 악플같은거 봐도 계속해서 글을 올리는 것은 그냥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죠. 그것도 그렇고 악마의 계약이 출판되었다는 소식때문에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근데 어째서? 왜? 조아라는 책을 언제쯤 내겠습니다라고 말하고서는 정확하게 언제 어디에서 출판되었다는 말을 나한테 안해준걸까요? 왜 난 그것을 이번주 얼마만큼 판매되었다는 쪽지를 보고 알아야 한 거지? 어찌되었든 코멘트 남겨주신 분들 감사. 전부 읽어봤습니다. 00209 리버풀, VS AC 밀란 =========================================================================                            [김현준! 달립니다!] 송곳과도 같은 스루패스. 순식간에 AC 밀란의 수비수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 패스였다. 그리고 그 순간 네스타의 방어를 무너뜨리고 현준이 달리기 시작했다. "후욱...훅..." 우우우우!!! 사방에서 들려오는 야유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저 야유는 자신에게 보내는 소리이리라. 그와 함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완벽한 제라드의 스루패스. 마치 슈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빠른 속도의 패스였지만, 악마의 신체를 지닌 현준이 붙잡지 못 할리 없었다. 툭! 인사이드로 살짝 공을 건드려 제라드의 패스를 받은 현준은 순식간에 가속을 발휘해 그라운드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뒤에서 AC 밀란의 수비수들이 쫓아오기는 했지만 현준을 따라잡기에는 이미 늦어 있었다. AC 밀란의 골문을 지키는 아비아티가 현준의 슈팅각도를 줄이기 위해 재빠르게 앞으로 뛰어나왔다. 그리고 아비아티가 몸을 날려 공을 낚아채려고 할 무렵 현준은 너무나도 가볍게 로빙슛으로 아비아티를 무력화 시키며 AC 밀란에게 비수를 박아 넣었다. "좋았어!" 자신의 기대에 걸맞게 현준이 AC 밀란의 골문을 여는 모습을 본 제라드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이 패스를 공급하면 현준은 언제나 자신을 기쁘게 만들어 주었다. '시간은 후반 22분.' 아직 23 분이나 되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추가시간까지 더한다면 아마 25분이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는 셈이었다.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해." 제라드는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산시로에서 2 골이나 넣었다는 것 역시 큰 수확이었지만 제라드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리버풀의 승리였다. 와아아아아!!! 후반전 터진 동점골.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쓸어내리려는 것일까? 관중석에서 콥들의 거대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제는 역전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추격하는 팀과 추격을 당하는 팀은 그 부담감이 틀리다. 분명 이번 골로 AC 밀란의 선수들은 강한 압박을 받을 게 분명했다. "쳇...나도 늙었나." 골 세리모니와 함께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을 보며 네스타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리버풀의 17번인 동양인의 반응을 완벽하게 놓쳐버렸다. 위협적인 선수라고는 생각했지만 자신의 실수가 바로 실점으로 연결되어 버린 것이다. "집중하란 말이야! 산 시로에서 팬들에게 패배를 안겨주고 갈 꺼야?! 분위기를 내주지마! AC 밀란의 선수로써 긍지를 보여달라고!" 연이은 실점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AC 밀란의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는 잠브로타의 모습이 네스타의 눈에 들어왔다. 오늘 전반전에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이브라히모비치 경기가 안 풀리는 것이 짜증난다는 표정이었다. 모든 경기에는 흐름이 있듯이 흐름을 타게 되는 팀은 그야말로 무서운 경기력을 보여주게 된다. 전반전이 AC 밀란의 흐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리버풀이 흐름을 타게 될 터였다. 네스타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고작 한 선수. 아니 제라드와 김현준이라는 두 선수의 플레이가 흐름을 완벽하게 돌려놓은 것이다. "이대로라면 위험해." 다름 아닌 챔피언스 리그다. 리버풀이 쉬운 상대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네스타에게 있어서 AC 밀란은 리버풀보다 훨씬 위대한 팀이었다. 리버풀은 AC 밀란에게 있어서 우승을 위한 제물에 불과했다. 그러기 위해선 리버풀의 꼭지점인 김현준을 막아내야만 했다. [제라드 스루패스!!!] [김현준! 달립니다!] "어엇!"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리버풀과 AC 밀란의 경기를 지켜보던 지훈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TV 에 화면을 집중하자 모두의 시선이 TV 쪽으로 쏠렸다. 제라드의 스루패스와 함께 현준이 단독찬스로 AC 밀란의 골문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왁자지껄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떠들던 목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 희연의 입에서 짤막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AC 밀란의 수비수들이 현준의 뒤를 따라가고 있기는 했지만 TV 속에 나오는 현준은 마치 바람처럼 그런 수비수들의 접근을 용납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아비아티 골키퍼가 튀어나오며 현준을 향해 몸을 던졌지만 현준은 굉장히 침착하게 아비아티 골키퍼의 머리 위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AC 밀란의 골문을 흔들었다. 와아아아아!!!! 현준이 골을 넣은 것과 동시에 TV를 보고 있던 손님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과 같은 열광적인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스타는 바로 현준이었다. 리버풀의 17번이자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한국이 배출한 천재 축구선수인 만큼 현준을 모르는 사람은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볼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열광적인 반응은 현준의 친구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광적이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들은 현준과 얼굴을 알고 지내던 사이였으니 말이다. "야! 봤냐?! 완전 빨라. 수비수들이 쫓아오지를 못하는데?" "쩔어. 어떻게 저 상황에서 저렇게 침착하게 골을 넣을 수 있는거지? 저 녀석 우리가 알고 있는 현준이 맞는거야?" "제라드의 스루패스도 좋았는데 확실히 김현준이 마무리가 쩔어. 스트라이커라면 저정도는 해줘야지." AC 밀란에게 2 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던 리버풀을 욕하던 아까의 반응은 온데간데 없이 이제는 현준의 찬양일색인 친구들의 모습에 지훈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자신 역시 자신이 아는 친구가 자신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챔피언스 리그라는 엄청난 경기에서 골을 넣고 있는 모습에 뭉클한 느낌이 드는 지훈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훈의 시선이 희연에게로 향했다. 현준의 광팬이라고는 하지만 희연이 현준을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지훈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다. 지훈의 예상대로 현준이 골을 넣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TV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희연이었다. 리버풀! 산 시로에서 AC 밀란과 2-2 무승부! [EPNM = 김민철 기자] 2월 16일 벌어진 2011-12 유럽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AC 밀란과 리버풀의 1차전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이날 큰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김현준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이롭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골 폭풍을 터뜨리고 있는 그였지만,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이라는 큰 대회에서는 출전한 경험이 없었던 만큼 오늘 어떤 활약을 보일지 큰 기대를 받았던 김현준이었다. 이날 AC 밀란의 홈 경기인 산 시로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AC 밀란은 우승청부사 이브라히모비치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잡았다. 그리고 전반 37분 보아텡이 또 다시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는 듯 싶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현재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챔피언스 리그 득점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김현준이 있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본선 토너먼트 출전이 처음이라는 것에 걸맞지 않게 김현준은 전반이 끝나갈 무렵 제라드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AC 밀란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골을 터뜨렸고, 후반전 역시 또 다시 제라드의 스루패스를 받아 아비아티 골키퍼의 머리 위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천금과도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2년만에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모습을 드러낸 리버풀은 이날 슈팅 수 15 대 8. 볼 점유율 60% 대 40%가 말해주듯 AC 밀란을 상대로 몰리는 경기를 보여줬지만 슈팅 4개중 유효슈팅 3개 그리고 그 중에서 두 골을 터뜨린 김현준의 덕분으로 적지에서 값진 무승부를 따냈다. 한편 제니트와 벤피카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경기는 제니트가 홈에서 벤피카를 상대로 3-2로 힘겹게 누르며 승리를 기록했다. '2골' 김현준! 리버풀을 수렁에서 구하다! [ESPN = 김민성 기자] 어제가 리오넬 메시의 매직쇼였다면 오늘은 김현준의 날이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김현준은 리버풀이 일방적으로 몰리는 와중에서 스트라이커라는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다. 김현준이 챔피언스 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시즌이 처음이 아니었다. 작년 첼시에 몸담고 있었을 때 첼시 유니폼을 입고 조별 예선 경기를 치루며 좋은 활약을 펼쳤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이 오늘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릴 것이라도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챔피언스 리그 16강이라는 큰 경기에서 과연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였다.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9 골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마법과도 같은 활약을 펼치기는 했지만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부터는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 경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그라운드의 지배자는 달랐다. 리버풀이 AC 밀란의 강한 압박에 밀리는 와중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준 것이 바로 김현준이었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AC 밀란의 수비진을 파괴해나가는 것을 물론 AC 밀란의 세계적인 수비수 네스타와의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두었다. 2 골을 리드당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제라드의 패스를 받아 AC 밀란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골을 터뜨렸고, 후반전에도 역시 완벽하게 네스타를 따돌리며 아비아티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을 패배에서 구원해냈다. AC 밀란과의 1차전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리버풀은 다음달 3월 7일 안 필드에서 2차전 경기를 펼치게 된다. 현재 챔피언스 리그 11 호골을 터뜨리며 벌써부터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이 유력해 보이는 김현준이 과연 안 필드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쳇..." 리버풀의 AC 밀란과의 원정경기에서 값진 무승부를 거두었다는 기사를 보던 현준은 거칠게 신문을 구겼다. 충분히 이길 수 있던 경기였다. 유일하게 리버풀의 선수들 중 평점 8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현준에게 그것으로는 위안이 되지 않았다. "이길 수 있었는데..." 2 골을 터뜨리며 역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조급하게 반응했던 게 실수였다. 슈팅 4개 중 유효슈팅 3개 그리고 2골을 터뜨린 것은 스트라이커라면 대단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자신이라면 슈팅 4개를 전부 골로 터뜨렸어야만 했다. 축구가 혼자하는 경기가 아니긴 했지만, 자신의 실력이라면 혼자서 AC 밀란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더 많은 슈팅기회를 잡고 더욱 더 많은 골을 터뜨렸어야만 했었다. 그러나 AC 밀란과의 경기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원정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으면 정말 대단한 거예요. 안 필드에서 1-1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하는 거잖아요." 인상을 쓰고 있는 현준을 위로하듯 탈리사가 말했다. AC 밀란과 리버풀과의 경기는 탈리사와 레리엘 역시 생중계로 지켜봤었던 그녀들이었다. 특히 축구에 대한 탈리사는 AC 밀란에게 주도권을 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2골이나 터뜨린 현준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어. 조금만 더 침착하고 악마의 기운을 받아들였더라면 말이지." 현준의 대답에 탈리사가 입을 다물었다.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사용한다면? 애시당초 시합이 안 되는 게임이었다. 인간으로서는 상대할 수 없는 신체와 반응속도 그리고 감각을 지닌 악마를 도대체 누가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 "이길 수 있었는데 말이지. 도대체 왜 그때 흥분한 거지..." 현준의 혼잣말에 탈리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반응한 것은 아이스크림을 먹던 리리스였다. 리리스는 현준의 심장부근을 손가락으로 콕 찍으며 입을 열었다. "애시당초 네 녀석은 여기까지도 악마가 아니니까 말이지." "그야..."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하기사 악마라면 인간의 생활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었다. 축구? 챔피언스리그? 악마가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일이 없었다. 리리스의 권능으로 악마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신체와 능력만 악마일 뿐 생각은 인간과 다름없는 현준이었다. "그렇네요." 현준은 그 말과 함께 쇼파에 몸을 기대었다. 그러자 리리스 또한 현준의 옆에 기대며 입을 열었다. "거기까지 악마로 만드려면 아무래도 마계로 가야하겠지. 너의 머릿속에 있는 것까지 모조리 바꾸려면 말이지. 나의 권능으로 악마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네 녀석이 마계의 마짜도 모르니 말이야." "그냥 지금 상황으로 만족해야 겠네요. 그냥 훈련으로 실력을 끌어올리는 게 좋겠어요." "흐응..."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숨을 내쉬었다. 자신과의 계약으로 인해 악마의 능력을 얻고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축구 실력을 보유하게 된 현준이었다. 자신과 계약할 때만 하더라도 현준은 인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이 아닌 악마. 어째서 인간들의 놀이에 불과한 축구에 저렇게 목숨을 거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음 경기는 브라이튼과의 경기인가요?" 탈리사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칼링컵 결승에 오르며 이번 시즌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FA 컵 16강전에서 브라이튼과의 승리를 거두면 FA 컵 8강전에도 진출하게 되는 리버풀이었다. "어차피 출전하지는 않지만 챔피언쉽 리그에서 뛰고 있는 브라이튼을 상대로 지지는 않겠지."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은 브라이튼과의 FA 컵 16강전에서 이번 시즌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준을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보이는 현준이었지만 아직 리버풀이 치러야할 경기는 굉장히 많이 남아있었지만 현준의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칼링컵 결승이 벌어지기 3일전인 24일까지 일주일 가량 휴가를 받은 현준이었다. ============================ 작품 후기 ============================ 책이 어디서 파는지에 대한 대답입니다. 일단 종이책 출판이 아니라 E 북 출판입니다. T store 앱을 다운받아서 악마의계약을 검색하시면 1권은 무료, 2권은 2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2권이 2000원인 이유는 용량이 꽤나 많아서 이더군요. 그럼 즐감하세요. 00210 리버풀, VS AC 밀란 =========================================================================                            "일주일 가량 휴식이면 꽤 기네요." "구단에서 배려해 준 셈이지 뭐." 사실 시즌 경기 동안 선수에게 일주일이나 휴식을 주는 구단은 거의 없었다. 부상이 아니면 말이다. 하지만 칼링컵과 FA 컵 때문에 리버풀은 리그 경기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현준에게 휴식을 준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물론 이번 시즌 경기가 많이 남아있었기도 하고 앞으로 남은 경기들은 챔피언스 리그나 칼링컵 결승,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행방을 가리는 경기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했다. "하기사 리버풀은 현재 주인님밖에 믿을 공격수가 없으니까요." 현재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짝 따라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준이 충분히 체력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제 활약을 펼쳐줘야만 했다. 프리미어리그 25경기 동안 36골을 터뜨리며 기록을 쏘아올리고 있는 만큼 그런 현준만을 믿고 가야할 리버풀이었다. 수아레즈나 디르크 카윗, 앤디 캐롤이 있다고는 하지만 세 선수의 득점을 모두 합쳐도 현준이 넣은 골 수보다도 더욱 적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리버풀의 모든 선수들의 득점을 합쳐도 현준의 득점수보다도 적은 게 리버풀의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휴식기간에는 무엇을 할 생각이에요?" "그냥 한국에나 잠깐 갔다올까 생각하고 있어." "한국요?" 레리엘의 얼굴에 부러움이 떠올랐다. 현준에 의해 타락천사가 된 이후 리버풀에 있는 이 좁은 공간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탈리사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경기를 경기장이 아닌 Tv 로만 시청한다는 것은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그녀로서는 고역이었다. 현준의 플레이를 Tv 가 아닌 경기장내에서 보고 싶은 탈리사였다. "한국이라...만나고 싶은 여자라도 있나보지?" "지...진짜요? 그런 여자도 있나요?" 리리스의 말에 레리엘이 현준을 향해 물었고, 현준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말 못할 이야기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네. 가서 아영이와 줄리아좀 보고 오려고요." "우리들로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지?" "그게...그런 것은 아닌데..." 농담 반, 진담 반섞인 리리스의 말이었지만 그녀의 말에 현준은 난처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리리스와 탈리사, 레리엘은 현준이 보기에도 충분히 예쁜 여자들이었다. 잠자리 기술 역시 굉장히 황홀했고 말이다. 특히나 리리스와 잠자리를 같이하면 진이 빠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자들에게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그녀들이 아름답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안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들의 정체는 악마였다. "아직 아영이와는 그런 사이는 아니에요. 그런 생각이 없진 않지만 그냥 가볍게 얼굴이나 비추고 오려고요. 뿌려놓은 것도 있어서 말이죠." "뿌려놓은 것? 그것은 나와 상관없는 일일테고. 한국이 배출해낸 프리미어리그 최고 스타가 그냥 얼굴이나 비추러 한국에 간다라. 내가 아는 기자들이 들으면 굉장히 좋아할 일이겠군." "하...하하..." 대체 기자들과는 어떻게 알고 지내는 걸까? 담담하게 말하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할 말을 잃었다. 그녀가 왜 그런 말을 꺼내며 자신을 난처하게 만드는 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괜히 한 소리 같지도 않았다. 만약 정말로 아영이와 줄리아를 보기 위해 한국으로 간다면 기자들에게 이야기를 꺼낼 것 같았다. '내가 뭐 실수라도 한 걸까...?' 그런 생각에 리리스를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현준의 시선을 무시하며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현준은 하루 종일 리리스의 수발을 들어줌과 동시에 아이스크림 조공 그리고 몸과 마음을 바쳐 그녀와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이후에야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하아..." 단독 스케쥴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아영의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연습이 고된 것도 있고 스케쥴도 굉장히 많았지만 그런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줄리아와 현준 때문이었다. 저번에 있었던 일로 인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는 하지만 줄리아가 현준의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움찔거리게 되는 그녀였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 더군다나 현준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 있게 자신에게 눈짓을 하는 줄리아의 도발적인 행동이 신경에 거슬리는 그녀였다. 게다가 최근에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건도 있었다. 리버풀과 AC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끝난 직후 챔피언스 리그 10, 11호 골을 연달아 기록하며 리버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원해내며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내는 현준의 활약에 축하 문자를 보냈던 아영과 줄리아였다. 하지만 고맙다는 답장을 받은 것은 줄리아 뿐이었다. 자랑스럽게 멤버들에게 문자를 보여주는 줄리아 때문에 현준에 대한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럼 아영아. 여기서는 혼자 걸어갈 수 있지?" "아! 네. 멀지도 않으니까 금방 갈 수 있어요. 아, 가기 전에 편의점에 잠깐 들렸다 가도 될까요? 마시고 싶은 게 있어서요." "상관은 없는데 들키지 마라." 종종 이런 일이 있었기에 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로드 매니저였다. 그리고 아영은 밴에서 내려 편의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음료수라도 사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편의점으로 들어서려는 찰나 그녀의 핸드폰이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애들인가?" 누군가 하는 궁금증이 들었지만 이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를 할 사람은 대부분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별 것 아니었다. 스케쥴 때문에 늦게 들어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몰래 야식을 사가지고 온다거나 언제쯤 들어오느냐고 묻는 안부 전화가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 "이왕 편의점에 온 거 애들이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사가지고 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핸드폰을 들어 올린 아영은 핸드폰 액정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바라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재빠르게 핸드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영이 핸드폰이 아닌가요?] "현준...오빠?" 아영이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바로 현준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현준의 목소리에 아영은 편의점으로 들어서려는 것을 멈추고는 숙소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촬영 같은 거 하느라고 바쁜 거 아니야? 아...한국은 지금 밤인가?] "아뇨. 숙소로 돌아가는 중이예요. 지금 여기는 밤 11시가 거의 다 되어가요. 아차! 현준 오빠. 그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골 넣은 거하고 한국인 최초로 그 뭐였더라..."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기억이 났었는데 막상 입에서 말을 꺼내려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현준이 웃으며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두 자리 수 골을 넣은 거?] "아! 네.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모를 수도 있지 뭐.] "저도 축구에 대해 잘 아는 편이라고요. 특히 리버풀 선수는 누가 있는지 다 알고 있어요. 주장은 스티븐 제라드 선수고요. 오빠와 제일 친한 선수는 디르크 카윗선수와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요." [오! 정답.] 장난이 가득한 현준의 말에 아영은 괜스레 입을 뾰루퉁하게 내밀었다. 사실 리버풀이라는 축구팀이 얼마나 명문팀인지는 잘 알지는 못했다.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현준의 소속팀이었기에 귓동냥으로 들은 것들이 전부였다. 그녀에게 있어서 리버풀은 비틀즈가 태어난 고향으로 생각되는 곳이었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통화를 하던 아영은 어느새 자신이 숙소 앞까지 도착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빠르게 핸드폰 액정 화면을 바라보았다. 벌써 이십분이 넘는 시간동안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훈련시간 아니에요? 이렇게 오래 통화해도 되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현준이 계속해서 통화를 해줬으면 하는 게 아영의 속마음이었다. 남자친구를 군대로 보낸 여자친구의 마음이 이러할까? 자주 통화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으니 한번 통화를 할 때 오랫동안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아. 괜찮아. 휴가를 받아서 말이야.] "휴가요?" [응. 일주일 정도 휴가를 받았어. 감독님이 체력 관리하라며 주시더라고. 그래서 한국에 잠깐 몰래 들어가려고.] "한국에 오시게요?" 아영의 목소리가 살짝 커졌다. 만약 현준이 한국에 온다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얼굴을 볼 수도 있었다. 더군다나 현재 체리 쥬빌레는 공식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다.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며 개인 스케쥴을 촬영하는 것이 전부였다. 일주일 내내 스케쥴이 있는 것은 아니니 어떻게든 시간을 내면 현준과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응. 안 그래도 이번에 들어가면 같이 밥이라고 먹었으면 좋을까 싶어서 말이야. 너 스케쥴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인기 있는 걸그룹인 만큼 굉장히 바쁘려나?] "아...아뇨! 괜찮아요. 그렇게 안 바빠요. 언제 오시는데요?" 그렇게 말을 하며 머릿속으로는 빠르게 자신의 스케쥴을 확인하는 아영이었다. 토요일에는 촬영이 있지만 일요일에는 없었다. 그리고 당장 내일과 내일 모레도 촬영이 없었다. 연습을 하러 연습실에는 가야했지만 연습에 빠질 수 있는 핑계거리는 굉장히 많았다. [지금 비행기 탔으니까 아마 내일 이면 도착하겠네. 도착하면 아침이겠는걸?] "네...네에?!" 그리고 현준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낸 아영이었다. 그렇게 현준과 내일 당장 만날 약속을 정하고 전화를 끊은 아영은 빠르게 숙소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리더 왔음?" "오늘 촬영은 어땠어? 피곤하진 않아?" "아! 괜찮아. 나 먼저 들어갈게." 뭔가 일이 있는 것일까? 바삐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가는 아영의 모습에 거실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Tv를 시청하고 있던 수영과 지우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있는 것일까? 굉장히 바빠 보이는 아영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저런 일이 한, 두 번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신경을 끄고는 다시 스트레칭에 열중을 하는 그녀들이었다. "후우...일단 빨리 집에 전화해야겠다." 내일 당장 현준과 만나려면 연습에 빠져야만 했다. 하지만 무단으로 연습에 빠진다면 분명 회사에서 크게 혼이 탈 게 분명했기에 핑계를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중 제일 많이 써먹었고 가장 많이 먹히는 것이 바로 집에 다녀온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회사에서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아이돌들이 집에 갔다 온다는 핑계를 대고 연습을 빠지며 다른 곳에서 놀다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확인전화를 걸기도 했었다. 그렇기에 집에 전화를 걸어 부모님과 입을 맞춰야만 했다. [아영이니?] "응. 엄마. 집에 별일 없지? 나 부탁이 있는데..." 그렇게 엄마와 통화를 해 입을 맞춘 아영은 재빠르게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내일 집에 다녀온다고 허락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래. 그럼 사장님에게는 내가 그렇게 말하마. 대신 집에서 가만히 있어야지 사고 치면 안 된다.] "네. 알았어요." 매니저의 허락을 받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내일 당장 스케쥴도 없었고 체리 쥬빌레의 리더인 만큼 가장 많은 촬영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던 자신이었기에, 피곤해서 휴식을 취할 겸 하루 정도 집에 다녀오는 말에 넘어간 것이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옷장을 열어보는 아영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현준과의 데이트였다. "어? 아영이 너 내일 어디가?" 샤워라고 하고 왔는지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방 안으로 들어선 지우가 옷장에서 옷을 살펴보고 있는 아영이를 향해 말했다. "응. 잠시 하루정도 집에 좀 다녀오려고." "집에? 하긴 요즘 좀 바빴으니까. 집에서 쉬다오는 것도 좋겠네."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아영이의 모습에 지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멤버들 역시 종종 집에 다녀오곤 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아영은 체리쥬빌레의 리더인 탓에 인해 다른 멤버들보다도 많은 스케쥴을 소화해내야만 했었다. "흐응..." 하지만 자신이 머리를 말릴 때까지 옷장에서 옷들을 보고 있는 아영의 모습에 지우의 입 꼬리가 살짝 말려 올라갔다. 내일 집에 간다고는 하지만 과연 정말로 집에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집에 가는 것인데 저렇게 옷장에서 옷들을 꺼내 볼 일은 없었다.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닌가?' 집에 간다고 말하고 다른 곳에 가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남자라도 만나는 걸까?' 하지만 계속해서 옷장을 뒤적거리며 옷을 꺼내고 한숨과 함께 다시 집어넣고 하는 것을 아영의 모습을 보면서 궁금증이 계속해서 몰려왔다. 저렇게 옷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을 보면 분명 남자를 만나는 게 틀림없었다. '누구를 만나는 거지? 궁금하긴 한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바로 현준이었다. 아영이와 줄리아가 현준을 좋아한다는 것을 체리 쥬빌레 멤버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지금 영국에 있는 만큼 예상에서 제외하는 지우였다. 하지만 막상 현준을 예상에서 제외하고 나니 마땅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었다. 아영이가 알고 지내는 남자들은 굉장히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날 만한 인물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르겠네." "응? 뭐가?" "아...아냐. 아무것도." 아영이의 말에 지우는 손사래를 치며 피부관리를 위한 팩을 붙이며 침대에 누웠다. 내일 아영이가 어디 가는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아영이 역시 사생활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냥 생각으로만 끝내는 지우였다. ============================ 작품 후기 ============================ 바르샤와 레버쿠젠... 정말로 궁금한게 있는데 메시 쟤 리리스랑 계약한거 아님? 많이 쩌는듯...인간인지 궁금할 정도...왜 저런 선수가 우리나라엔 없는것을까... 아르헨티나 부럽다. -ㅅ- E 북 아이폰은 잘 모르겠네요. 한번 알아보도록 할게요. 00211 아영, 현준의 마수에 빠져들다. =========================================================================                            "아...하...한숨도 못 잤어." 오늘은 다른 사람도 아닌 현준과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이었다. 직접적으로 데이트를 하자고 현준에게서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둘이 만나자고 한 말은 아영의 머릿속으로 데이트 신청이라는 이름으로 필터링이 되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있는 대상인 현준과의 만남이라는 이유 때문에 결국 밤을 꼴딱 지새운 아영은 시계를 바라보고는 씻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현준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시각은 한국시간으로는 10 시쯤 이라고 했었다. "오늘 스케쥴 있어? 아침부터 굉장히 바쁘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씻고 예쁘게 챙겨 입고 나갈 준비를 하는 아영을 보고 그제서야 막 일어난 줄리아가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갑작스러운 줄리아의 등장에 몸을 움찔하는 아영이었다. 체리 쥬빌레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잠이 많은 줄리아였는데 대체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다른 멤버들이 늦게까지 자고 있는 와중에서 일어나 있었다. '태연하게...태연하게...' 오늘 현준과 만난다는 사실은 절대 들켜서는 안되었다. 만약 현준에게 관심이 없는 다른 멤버들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겠지만 줄리아는 같은 체리 쥬빌레의 멤버이긴 하지만 서로 현준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이였다. 만약 오늘 자신이 현준과 데이트를 하러 나간다는 사실을 알아챈다면 무슨 일이 있어서 따라서 쫓아 나올 게 분명했다. "아니. 스케쥴 없어서 집에나 갔다 오려고. 어제 회사에도 허락도 맡았고 해서 일찍 내려가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방송 촬영을 한 경험이 있는 아영이다. 거짓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하는 그녀였다. 어차피 회사에도 말했고, 집에도 전화를 걸어서 입을 맞췄다. 그런 아영이의 모습에 줄리아는 의구심을 보이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거렸다. 스케쥴이 없는 시간에 자신들도 가끔씩 집에 내려가기도 했었고, 최근들어 아영이는 집에 내려간 적이 거의 없었으니 말이었다. 하지만 아영이 신발을 신고 빠르게 숙소를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줄리아였다. "집에 간다면서 엄청나게 차려입고 가네. 누구랑 데이트라도 하는...!" 혹시나 하는 마음이 줄리아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곧 줄리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영이가 데이트를 할 만한 대상은 지금 한국에 없으니까 말이다. 현준이 뛰고 있는 리버풀의 일정은 빠삭하게 꿰뚫고 있는 그녀였다. 20일에 벌어지는 브라이튼과의 FA 컵 16강전에서는 현준에게 휴식을 줄 겸 출전시키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27일에는 카디프 시티와의 칼링컵 결승전이 있었다. 하물며 이번 칼링컵 결승전은 리버풀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일정이라고 들었다. 6년만의 무관이라는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결승전. 비록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이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과 같은 권위 있는 대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승컵은 우승컵이었다. '칼링컵이든 맥주컵이던 소주컵이던 상관없어. 이제 리버풀도 우승을 해야 한다고!' 라며 칼링컵 결승전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크로싱의 멤버 현찬을 떠올리던 줄리아는 씻기 위해 몸을 움직이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결승전인데 쉰다고 하더라도 현준오빠가 한국에 왔을 리는 없겠지. 그럼 현준오빠는 아닌가? 뭐 다른 사람하고 데이트를 하는 거라면 나한텐 좋은 일이지만 말이야." 그런 생각으로 인해 아영이가 어디로 향하는지 관심을 끊는 줄리아였다. 하지만 그 시간 현준은 인천 국제 공항을 벗어나고 있었다. "완벽해. 후후후..." 회사, 집, 그리고 멤버들까지 완벽하게 속여 넘겼다. 이제 남은 것은 현준과의 즐거운 데이트라는 생각에 아영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숙소에서 약속장소까지는 1시간 정도 가야 했지만 이제 곧 현준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영의 발걸음은 상당히 가벼웠다. 약속 장소에서 현준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워낙 유명한 슈퍼 스타인 만큼 분명 정체를 감추고 나와 있을게 틀림없었고, 그런 사람을 찾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아영이 또한 멤버들과 몰래 나갈 때 정체를 감추고 나간 경험이 많았던 만큼 그런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많이 피곤하신가 보다...' 약속장소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도 그럴 듯이 1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오자마자 자신을 만나는 것이었다. 11시간동안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상당히 고된 일이었다. 게다가 잉글랜드와 한국과의 시차도 있었고 말이다. "오빠." "어...? 어. 일찍 나왔네?" 슬쩍 시계를 보면서 현준이 말하자 아영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전 원래 약속을 잘 지키는 여자라고요." "그런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은 현준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확실히 운동선수라 그런 것일까? 살짝 건드렸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근육이 느껴지자 아영은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고는 재빠르게 현준의 오른팔을 낚아채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배고프시죠? 우리 밥부터 먹으러가요. 저도 아침 굶고 나왔어요." "그...그래. 좋아." 팔짱을 끼자 몸을 움찔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은 빙그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이상한 스캔들 때문에 현준이 슬럼프에 겪었다는 것은 아영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는 현준에게 크게 관심을 두고 있던 것도 아니었고, 그때 소문은 헛소문으로 치부했었던 아영이었다. '역시 인터넷 기사는 제대로 믿을 만한 게 못된다니까.' 수많은 여자들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소문까지 돈 현준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팔짱을 끼자마자 몸을 움찔하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팔짱을 낀 것만으로도 당황하는 것을 보면 현준은 이성과의 스킨십에 대한 면역이 거의 없어 보였다. 이성과 팔짱을 껴 본적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묘하게 흥분이 되는 아영이었다. '하긴 지금 현준오빠정도의 실력을 지니려면 자는 것과 먹는 시간을 빼고는 축구 연습만 계속 했을 거야.'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중 하나라고 불리는 선수였다. 자신도 한국 최고의 아이돌 가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고된 연습을 해야 했던가? 그렇게 자신의 경험을 비춰서 생각을 하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아영은 현준의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어때요? 맛있죠?" "맛있는 걸? 영국에서는 제대로 된 초밥을 먹지를 못해서 말이야. 우동도 맛있네." 말과 함께 맛있게 현준이 음식을 먹는 모습에 속으로 나이스를 외치는 아영이었다. 현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기에 구체적으로 현준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어디선가 현준이 초밥을 좋아한다는 기사를 봤던 적이 있었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일식집으로 향한 것이었다. 상당히 배가 고팠는지 순식간에 초밥을 먹어치우는 현준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영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른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오늘 그 말이 어떤 뜻인지 공감이 되고 있는 그녀였다. "그 다음은 영화 보러 가요. 오빠하고 같이 보고 싶은 영화가 생각났어요." 초밥집에서 나온 둘은 그대로 CGV 로 향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팔짱은 낀 채 였다. 현준과 같이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하며 오늘 하루 동안 활활 불태우려는 아영이었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래까지 부르고 나오자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하아...히...힘들다." "에이. 축구 선수라면서 그렇게 체력이 없으면 어떻게 축구를 해요?" "운동에 쓰이는 체력과 이 체력은 별개라고." 현준의 말에 현준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아영이었다. "남자라면 여자와 함께 백화점 100바퀴 돌 정도의 체력은 있어야죠. 그래서 백화점이잖아요. 백바퀴." "하아..." 자신의 말에 고개를 푹 수그리며 한숨을 내쉬는 현준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아영이었다. 이런 현준의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현준의 모습을 자신만 보고 있다는 것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오빠 노래 좀 부르시네요? 어디서 연습이라도 하셨어요?" "아니. 대학생 때 친구들하고 노래방에 간 게 전부인데?" "에이. 오빠라면 연습생해도 될 실력이에요. 마스크도 괜찮고, 인기도 많겠다. 어때요? BE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들어오는 것은? 제가 사장님한테 말씀드릴게요." "리버풀에서 받는 만큼 주급 준다면야." "에이..." 그렇게 장난스러운 농담을 서로 건네며 발걸음을 옮기던 아영은 슬쩍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활짝 웃고는 있었지만 시차 때문에 피로한 것 때문이었을까? 얼굴에는 피곤함이 가득해 있었고, 그 모습을 눈치채지 못할 아영이 아니었다. '하긴 한국에서 오자마자 쉬지도 않고 나랑 같이 계속해서 움직였으니까 피곤하시겠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빠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아영이었다. 이대로 현준과 헤어지고 싶지는 않았다. 서로가 워낙 바쁜 몸인 만큼 지금 헤어지면 언제 볼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아영의 눈에 한 건물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 오빠. 우리 저기로 가요." "응? 밥 먹는 거 아니었어?" "오빠 배고파요?" 아영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초밥을 실컷 먹은데다가 커피 그리고 영화관에서 팝콘과 음료수도 먹었기에 아직까지도 배가 부른 상태였다. 현준의 손을 끌고 아영이가 향한 곳은 멀티방이었다. 룸식으로 되어 있었기에 정체를 숨길 수도 있는데다가 먹을 것도 있고 TV, 게임기도 있는데다가 편하게 누울 수도 있는 공간도 있었기에 멤버들끼리도 놀기 위해 자주 가는 곳이었다. "멀티방? 이런 곳도 있었나?" "오빠 한 번도 안 와봤어요?" "게임방 같은 곳인가? 나 카오스는 조금 할줄 아는데. 컴퓨터 게임." "카오스? 컴퓨터 게임 하는 곳은 아니에요. 저희 멤버들끼리도 자주 가는 곳이에요." 데스크에서 돈을 내고 셀프바에서 쿠키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음료수를 챙긴 둘은 점원이 안내한 방으로 들어섰다. "호오...이런 곳이 있었네." 분홍색 벽지와 함께 깔끔한 방의 내부가 눈에 들어오자 감탄성을 터뜨리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말에 아영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자신의 옷을 옷걸이에 걸치고는 현준의 옷까지도 받아서 옷걸이에 걸치고는 방바닥을 탕탕 쳤다. "음식도 있고 TV를 볼 수도 있고 게임도 할 수 있어요. 누워서 쉴 수도 있고요." "게임? 아아..." 앞에 놓인 게임기가 눈에 보이자 고개를 끄덕거리는 현준이었다. 그리고는 슬쩍 게임기 패드를 붙잡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한판 어때?" 현준의 말에 아영은 가소롭다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게임기 패드를 집어 들었다. 종목은 마리오 카트였다. 그리고 벌어지는 현준과 아영의 치열한 대접전. 하지만 결과는 계속된 아영의 승리였다. 처음 게임을 해보는 현준과는 달리 아영은 멤버들끼리 마리오 카트를 즐겨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사기야. 다시 해." "헤헹." 몇 번이나 계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아영이에게 지는 현준이었고, 급기야 마지막 게임에서는 무려 한바퀴가 넘게 차이가 나자 현준은 황당한 표정으로 아영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멤버들 사이에서도 마리오 카트는 제법 잘한다고요." 아영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뭐든지 잘 할 것 같은 현준이 마리오 카트를 못해 좌절하는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기 때문이었다. "이거 말고 다른 게임으로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단 한번도 아영을 이기지 못했다. 현준이 닌텐도 위를 처음 만져보는 것과는 달리 아영은 숙소에도 게임기가 있을 정도로 위를 많이 플레이 해봤기 때문이었다. "하아...너 프로게이머 해도 되겠다. 이기지를 못하네." 계속된 패배에 결국 포기를 선언하고 드러눕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은 패드를 슬쩍 밀고는 게임화면을 TV 화면으로 돌리고 현준을 바라보았다. "왜 입이 나오셨을까?" "...쳇." 게임에서 진 것에 대해 삐졌기 때문일까? 뾰루퉁하게 입이 나와 있는 현준의 모습에 쿡쿡거리며 실소를 터뜨리는 아영이었다. 리버풀의 17번이자 한국이 배출한 천재 축구선수인 현준에게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했으리라? 옆으로 몸을 돌리는 현준의 모습에 현준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오빠도 못하는 게 있네요? 뭐든지 만능일 줄 알았는데." "나도 인간이라고. 축구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잘하는 게 없어. 게다가 게임은 할 시간 조차 없으니까. 누구랑은 다르게 말이야."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누구요?" 아영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내 매니저이자 에이전트. 게임 광팬이지." "매니저요? 아...!" 현준의 매니저는 아영도 잘 알고 있었다. 현준만큼이나 워낙 유명했기 때문이었다. 매니저라 하기에는 모델을 할 정도로 엄청난 외모를 자랑하는 데다가 유일하게 현준의 에이전트를 겸하고 있는 미녀였다. "가끔 발가락으로도 게임을 할 정도로 대단한 모습도 보이지." "그...그것 대단하네요." "게다가 아이스크림도 광팬. 어떻게 보면 광기가 흐를정도라니까." "하...하하..." 푸념에 가깝게 말하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은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고작 현준의 에이전트의 이야기였지만 현준의 입에서 다른 여자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메시바는 쩔고... EPL 은 유로파에서 뭥미하고... 맨시티가 원정에서 진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맨유가 홈에서 3골... 아틀레틱 빌바오가 못하는 팀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강팀과 비교될 정도는 아닌데 비엘사가 무섭긴 무섭네요. 무서운 감독... 요렌테도 잘하지만 빌바오라면 비엘사가 생각이 날듯. 원정에서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00212 아영, 현준의 마수에 빠져들다. =========================================================================                            "어?" 화제를 돌리기 위해 무슨 말을 꺼낼까 생각하던 도중 Tv 화면에서 자신이 출현한 프로그램이 나오자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아영이었다. 앨범이 나오기 시작하면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고정으로 출현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었다. 현준 또한 잘 알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아..." 수진이가 고정으로 출현하고 있었기에 자신도 한번 출현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프로그램 때문에 체리 쥬빌레하고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된 그였고, 현준 또한 찾아보지는 않지만 가끔 Tv에서 나오면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오빠도 영국에서 우리가 나오는 프로그램 봐요?" "음...바빠서 찾아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Tv에서 나오면 보지. 예능 프로그램은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서 말이야. 특히 ○○맨은 종종 보는 편이야. 재미있기도 하고 내가 처음으로 출현한 예능프로그램이라서 정감도 가고 말이야." "흐응...그렇구나." 아영은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요즘 자신이 고정으로 출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현준이 종종 본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어느새 누워서 서로 Tv를 보던 두 남녀였다. 그리고 잠시 후 아영의 몸이 흠칫 떨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현준이 자신의 어깨를 감싸안은 것이었다. "......" 당장이라도 터질 듯이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침만 삼키며 Tv 화면으로 시선을 고정하는 아영이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Tv 화면에 나오는 예능프로그램이 끝나자 그제서야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던 아영은 피곤했는지 눈을 감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곤히 자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조금은 묘한 느낌이 드는 아영이었다. 남녀 둘이서 밀폐된 공간에 있는다는 것도 그랬고, 자신은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아이돌인 체리 쥬빌레의 리더, 그리고 상대방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천재 축구 선수인 현준이라는 사실도 그랬다. "많이 피곤하셨나 보네..." 자신을 옆에 두고 잠에 빠진 것에 살짝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을 깨울 생각은 없는 아영이었다. 그렇게 방안에 무엇이 있나 두리번거리던 아영은 현준이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슬그머니 현준의 팔에 머리를 기대고는 현준의 품안에 살짝 안겼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크게 느껴지는 아영이었다. 연인들이라면 이러한 스킨십쯤은 아무것도 아닐 테지만, 자신과 현준은 아무것도 아닌 사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이 자고 있는 틈을 타 과감한 스킨십을 취하는 그녀였다. 그렇게 현준의 품에 안겨 있는 아영의 얼굴에는 홍조가 돌고 있었다. '줄리아보다는 내가 먼저 오빠의 품에 안겼겠지? 이히히...' 아영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쯤 줄리아는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을 터였다. 그렇게 승리감에 도취된 채 점점 더 현준의 품속으로 파고들어가는 아영이었다. 그렇게 현준의 품에 안겨 있던 아영의 행동이 조금 더 과감해 지기 시작했다. 현준과 만나는 것 자체가 이벤트일 정도로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언제 이런 스킨십을 현준과 함께 하겠는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아영은 진한 미소를 지으며 현준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 따지고 보면 연예인들 아니면 남자 아이돌에 비해 잘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빼어난 외모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현준이 못생긴 것은 아니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는 남자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라운드 위에서는 누구보다도 빛나는 선수였다. "보는 사람은...없겠지?" 커텐도 쳐져 있고 전화로 카운터로 연결해 사람을 부르지 않는 이상 들어올 사람도 없었기에 아영은 슬쩍 현준의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평소였다면 상상도 못할 행동이었겠지만 현준을 자주 볼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이 방안에 둘만 있다는 것는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었다. "아..." 그렇게 몇 번이나 현준의 볼에 입을 맞추던 아영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팍 숙였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현준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 때문이었을까? 다시금 용기가 난 아영은 살며시 현준의 입가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볼이 아니라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려는 생각이었다. 현준의 입술이 지척거리에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가는 아영이었다. 첫키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첫키스를 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영의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 그리고 그 순간 번개같이 현준이 아영의 목을 휘감았고, 목에 감은 손에 힘을 주자 놀란 표정과 함께 아영의 몸이 기울어졌다. "아...! 그...그...오...오빠..." 현준이 깨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그녀였기에 어쩔 줄 모른 채 눈동자를 굴리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아영의 그런 행동에 신경 쓰지 않은 채 현준은 다시한번 아영의 입술에 입을 맞췄고, 조금씩 그녀의 입안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음...으음..." 자신의 입술을 빨아들이는 현준의 입맞춤에 아영이의 숨이 조금씩 가빠지면서 입술이 열리기 시작했고, 그 안으로 현준의 혀가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영의 손도 현준의 목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의 혀를 받아들이며 눈을 살짝 감는 그녀였다. 꿈에서만 그리던 현준과의 첫 키스였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서로의 입술이 떨어졌고, 숨을 몰아쉬며 부끄러움에 홍당무처럼 얼굴이 붉어진 채로 눈을 아래쪽으로 내리까는 아영이었다. '이대로 진도를 빼도 괜찮으려나...?' 피곤하기는 했지만 잠에 빠져있지 않은 현준이었다. Tv를 보다가 지겨워져서 눈을 감고 있는 도중 자신의 품에 안겨오는 아영의 모습에 흥미가 동해 자는 척을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볼에 입을 맞추는 것도 그리고 입술을 살짝 입술이 닿는 순간 못 참고 아영과 키스를 나눈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와 몸을 섞고 싶었다. 하지만 장소도 별로였고, 또한 아영이 어떻게 나올지도 몰랐다. 적극적인 성격의 줄리아였지만 여기서라도 당장 뜨거운 시간을 보냈을지도 몰랐다. 애시당초 줄리아하고는 단숨에 진도를 뺐으니 말이다. '일단은 반응을 살펴볼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멈추는 것도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자신에게는 악마의 기운도 있었다. 자신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가 여인의 몸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어떠한 반응을 일으키는 지도 현준은 리리스에게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오...오빠..."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부끄러운 듯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아영이 말을 꺼내려고 할 때 다시 아영과 입을 맞추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다시금 현준의 목을 감싸안는 아영이었다. "흐음...으음..." 현준의 혀가 안으로 파고 들어올 때마다 아영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 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그녀의 몸이 살짝살짝 위아래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찌릿한 느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와 동시에 현준의 손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흐음....음...!" 그리고 어디를 건드렸을까? 크게 몸을 들썩이는 아영이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현준을 바라보았지만, 현준은 눈을 감은 채 키스를 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현준의 손이 자신의 봉긋한 가슴을 살짝살짝 누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어...어떻게 해야 하지...?' 현준의 행동 때문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아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목을 감싼 손을 풀지 않는 그녀였다. 그냥 옷 위에 손을 놓은 채 살짝살짝 누르고 있는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살짝살짝 현준이 자신의 가슴을 만질 때마다 온몸이 조금씩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아영이었다. '왜...왜 이러지...?' 이상하게도 아래쪽이 아까부터 저릿저릿해져오고 있었다. 이미 젖어버린 것일까? 축축함도 느껴졌다. 슬그머니 아랫부분에 힘을 주는 아영이었다. 현준에게 이런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키스를 하다가도 숨이 차오르면 살짝 입술을 떼었다가 다시 키스를 나누는 동안에도 현준은 여전히 자신의 가슴을 옷 위로 살짝살짝 누르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미칠 것 같은 아영이었다. 그녀는 알 수 없었지만 아까부터 계속해서 순수한 마기가 아영의 몸으로 들어오며 그녀의 성감을 크게 높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순수한 마기가 확실히 대단한데?' 현준은 살짝 입술을 떼고는 숨을 몰아쉬고 있는 아영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옷이 흐트러진 채 누워 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날 먹어주세요라고 말하는 듯 싶었다. 게다가 자신이 입술을 떼었는데도 불구하고 옷을 정돈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정말로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아까부터 계속해서 양 다리를 비비적거리고 있었다. '빼도 되겠어.' 심하게 거부하는 모습이 아니었기에 현준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아영과 입맞춤을 나누면서 슬그머니 아영의 옷을 밀어올리기 시작했다. "읍...으음..." 자신이 옷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무언의 허락일까? 아무런 반응도 없이 여전히 자신의 목을 감싸고 있는 아영의 손길에 현준은 그녀의 브래지어를 밀고 봉긋한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아...!" 그제서야 자신의 브래지어가 올라가고 현준의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영이었다. 단숨에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현준의 행동에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의 손길을 뿌리칠 생각은 없는 아영이었다. 아까부터 몸이 뜨거워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여기까지만 허락해야지.' 언젠가는 현준과 같이 밤을 보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은 아니었다. 아직 서로 사귀고 하는 그런 관계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아영은 계속해서 현준과 키스를 나누며 현준의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애무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입에서 뜨거운 숨과 함께 비음이 흘러나오고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아영이었다. 마음은 여기까지만 허락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살짝살짝 자신의 유두를 건드리는 현준의 손길에 딱딱하게 솟은 젖꼭지가 아까부터 아파올 정도였다. 게다가 진한 남성의 향기가 아까부터 아영의 뇌리를 몽롱하게 만들고 있었다. "흐윽...아...!" 그리고 결국 현준이 자신의 가슴에 입을 가져다 대고 아플 정도로 딱딱하게 솟은 젖꼭지를 입에 물자 아영은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와 함께 현준의 얼굴을 꽉 끌어안았다. "오...오빠...아...!" 살짝살짝 유두를 깨물며 가슴과 입술에 번갈아가며 키스를 하는 현준의 행동에 제정신을 차릴 수 없는 아영이었다. 가슴까지만 허락해야지 하는 아까의 생각은 온데 간 데 없었다. 게다가 어느새 치마가 위로 말려 있는 것도 느끼지 못하는 아영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손바닥이 아영의 젖은 팬티 위를 지그시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 '아...안되는데...!' 현준의 손길이 닿는 순간 아영의 머릿속으로 벼락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거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저히 다리 힘이 들어가지가 않았다. 게다가 자신의 생각하고는 다르게 자신의 다리는 조금씩 벌어지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순수한 마기 때문이었지만 그러한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아영은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오...오빠...자...잠깐..." "아영아. 정말 예뻐. 갖고 싶어. 사랑해." "아아아...!!!"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살짝 자신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는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는 현준의 말에 무너져 버린 아영이었다. 현준의 말이 진실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몸이 이미 현준의 행동을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현준을 좋아하는 그녀의 마음은 현준의 말이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정말로 현준이 자신을 사랑해서 자신을 안고 싶어한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영이었다. 미묘하게 벌린 아영의 입에서 뜨거운 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조금씩 적극적으로 손을 놀리던 현준은 이미 젖을대로 젖어버린 아영의 팬티를 살짝 밀어내고의 그녀의 안쪽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진입시켰다. "아...아아앙...!" 자신의 소중한 부분에 현준의 손가락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야릇한 신음성을 터뜨리는 아영이었다. 현준의 손가락이 움직일수록 아영의 몸은 더욱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거친 숨과 함께 비음소리가 계속해서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고, 어느새 옷은 한 쪽으로 벗겨진 채 알몸으로 현준의 애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흐응...아아...오빠...아...!" 그리고 그렇게 현준의 애무를 받아들이던 아영은 탄탄한 가슴이 자신을 짓누름과 동시에 자신의 아랫부분이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들자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흥분과 두려움 때문이었다. "히익...힉...아...으으응!" 축축하게 젖은 자신의 아랫부분을 벌리고는 현준의 남성이 살짝살짝 들어왔다 나오기 시작하자 참을 수 없는 쾌감에 현준의 어깨를 꽉 감싸는 것과 동시에 현준이 들어오기 편하게 다리를 벌리는 그녀였다. "너...너무...애태우지 말고...빨리..." 아까부터 몸은 현준의 것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그렇기에 당장이라도 현준의 남성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재촉을 하는 아영이었고, 그런 아영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현준이 자신의 허리를 밀기 시작했다. 00213 아영, 현준의 마수에 빠져들다. =========================================================================                            "바로 앞이 숙소지?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 "아...네...네. 오빠. 오빠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자신이 숙소 앞까지 향할 동안 현준이 기다리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아영은 발걸음을 옮겼다. 두근거림과 함께 숙소로 들어서는 아영의 가슴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도 그럴 듯이 지금 아영은 외박을 하고 숙소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오늘 스케쥴은 저녁 때 있었고 집에서 쉬고 온다고 했던 만큼 외박을 하고 와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집이 아니라 현준과 함께 하룻밤을 같이 보낸 그녀였다. "아..." 숙소로 들어서며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던 아영은 자신도 모르게 짤막한 신음성을 내뱉었다. 몸이 움찔움찔 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살며시 자신의 볼을 꼬집어 보는 아영이었다. 그렇게 숙소로 들어선 아영은 간단하게 씻고는 자신의 침대로 향해 털석 누웠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과 함께 긴장감에 피곤이 몰려왔다. "정말로 오빠랑..." 멀티방에서 현준의 물건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 순간 멀티방 이용시간이 종료되었다는 전화에 어쩔 수 없이 둘은 거기서 행동을 멈추고는 멀티방을 나서야 했다. 그리고 멀티방을 나서도 제대로 현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자신의 손을 붙잡고 현준이 향한 곳은 그가 머물고 있는 호텔이었다.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아영 역시 순수한 마기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호텔방에 들어서자마자 격렬한 몸짓과 함께 뜨거운 시간을 보냈던 둘이었다. "아..." 현준의 남성을 몸에 받아들이며 야릇한 신음성을 토해내고, 그의 물건을 애무하고 격렬한 입맞춤을 나누고 했던 어젯밤의 일들이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침이 넘어가는 그녀였다. 얼마나 격렬하게 관계를 맺었는지 아랫부분이 욱신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느낌이 어제 있었던 일이 현실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게다가 관계를 맺으면서 계속해서 자신의 얼굴을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귓가에 얘기해주던 현준의 말이 떠오르자 몸을 움찔거리는 아영이었다. 현준의 사이에 두고 줄리아와 경쟁관계에 두고 있었지만 어제 있었던 일로 자신은 줄리아보다도 앞서 나가고 있다는 확신이었다. 줄리아가 현준과 키스를 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은 현준과 키스를 한 것 뿐만이 아니라 직접 몸을 섞으며 관계까지 맺었다. 게다가 현준의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도 여러 번이나 들었다. '하지만 진도를 너무 빠르게 뺀 게 아닌가...?' 키스에서 시작해 단숨에 현준에게 몸까지 주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자신이 좋아하는 현준이 원했고, 자신도 그것을 원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런데 오빠 꽤나 능숙했지..." 현준이 여자 경험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노곤노곤하게 녹여버릴 정도로 현준의 화려한 테크닉 때문에 울부짖기까지 했었던 아영이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에 휩싸여 자신도 절제하지 못하고 현준의 위에서 허리를 돌리기까지도 했었다. 게다가 부끄럽게도 펠라치오까지 하면서 현준의 그것을 입속에 삼키기 까지 했었다. 어차피 현준이 여자 경험이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세게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인 만큼 주위에 여자가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달랐다. 이제 현준은 자신의 것. 게다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속으로 웃음을 지으며 아영은 천천히 눈을 감기 시작했다. 저녁 때 스케쥴이 있던 만큼 피로를 풀고 나서야 했다. 그렇게 아영이 줄리아와의 경쟁에서 승리감에 도취된 채 잠에 빠져 들고 있을 시간 현준은 줄리아와 만나고 있었다. "흐응...오빠. 만나자마자..." 어제 잠깐 걸려온 전화에 곧장 연습을 빼고는 이렇게 현준을 만나고 위해 나온 줄리아였다. 그리고 현준은 줄리와의 약속 시간을 계산해 아영을 숙소에 데려다놓고 이렇게 줄리아를 만난 것이다. 시차와 함께 연이은 데이트에 피곤할 법도 싶었지만 악마의 신체로 인해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않은 현준이었다. "한국에는 언제 온 거예요? 중요한 시합 때문에 영국에서 휴식을 취하는 줄 알았는데...으흥!" 한번 몸을 섞었기 때문일까? 만나자마자 자연스럽게 모텔로 들어온 두 남녀였다. 그렇게 현준의 손길에 몸을 내주면서 물어보는 줄리아였다. "어제 아침에. 그리고 잠시 대전에 가서 친구들을 보고 바로 올라 온 거야." "아...대전에요?" "응. 친구들이 다들 대전에 있거든. 내가 그쪽에서 생활했었잖아." 현준의 말에 줄리아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현준이 대전에 있는 충남대학교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쨌거나 현준의 손길에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줄리아는 현준의 팔은 잡은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한번 자서 그런가? 생각보다 쉬운걸.' 자신의 손길에 몸을 내주며 비음을 터뜨리며 몸을 들썩이는 줄리아의 모습에 묘한 느낌이 드는 현준이었다. 섹시한 몸매와 함께 미모 그리고 활발한 성격으로 체리 쥬빌레 멤버들 중에서도 인기 순위 1, 2위를 다투는 여자가 바로 줄리아였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가 야릇한 모습으로 자신의 품에 안기고 있었다. "제...제가 할게요." 자신의 몸을 만지는 현준의 손길에 점점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줄리아였다. 이미 한번 현준의 품에 안긴 적도 있었고, 순수한 마기로 인해 몸이 뜨거워지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줄리아였다. 그렇게 현준을 침대 위에 눕힌 채 현준의 가슴팍에 앉은 줄리아는 축 늘어져 있는 현준의 남성을 한 손으로 잡고 조금씩 흔들기 시작했다. "조금만 핥아볼까..." 자신의 손길에도 반응을 하지 않는 현준의 남성에 왠지 자존심이 상한 줄리아는 현준의 남성을 입에 머금고는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읏..." 줄리아의 혀놀림에 현준이 몸을 움찔거렸고, 그렇게 현준의 남성이 조금씩 커져가자 줄리아는 자신의 혀와 입으로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으음..." 격렬했던 시간을 보내고 잠에 빠져있던 현준은 들려오는 핸드폰 진동소리에 슬쩍 몸을 일으켰다. 깊은 잠에 빠져 있었지만 악마의 신체 때문에 예민해진 감각이 현준의 몸을 깨운 것이다. 나체로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줄리아의 모습을 보고 살짝 그녀의 이마를 쓰담아준 현준은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집어올렸다. [여보세요?] "응. 편하게 쉬었어?" 말을 하며 화장실 쪽으로 향하는 현준이었다. 자신의 감각은 줄리아가 깊은 잠에 빠져있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괜히 통화내용을 들려줄 필요는 없었다. [네. 오빠는 지금 뭐하고 계세요?] "나도 막 잠들다가 누구 때문에 일어났지." [아...! 지...진짜요? 미안해요. 오빠.] "괜찮아. 아영이가 전화한 건데 뭐." [헤헤헤...] 수화기너머로 들려오는 아영의 웃음소리에 현준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과연 자신이 줄리아와 함께 섹스를 하고 같이 누워있었다는 사실을 알면 아영이 어떤 표정을 지을까하는 상상이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 들켜서는 곤란하지.' 줄리아와 아영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두 여자를 모두 안아버린 현준이었다. 아영과 줄리아. 두 여자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현준이었다. 두 여자 다 색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여자가 동시에 자신을 좋아할 수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작업을 해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만 생각할 정도로 그녀들의 생각을 바꿔놓아야만 했다. "그래서 이제 촬영하러 가는 거야?" [네. 오늘은 늦게까지 촬영해야 되요. 그리고 내일도 연습과 함께 촬영도 있고요.] "바쁘네. 역시 한국의 인기 걸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리더라 그런가?" [요즘엔 앨범을 안 내니까 이런 걸로 팬들에게 얼굴을 비추라는 사장님 때문에 그렇죠. 그래도 피곤하긴 한데 팬들이 봐주니까요. 그런 재미로 촬영하긴 해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아영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이돌은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인 만큼 팬관리도 철저해야 했다. 아무리 체리 쥬빌레가 대한민국 최정상의 인기 아이돌이라고는 하지만 Tv 에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면 다른 걸 그룹들이 치고 올라올 수도 있었다. 그렇게 아영과 통화를 하던 현준은 갑자기 수화기 너머로 분주해지는 것이 느껴지자 입을 열었다. "이제 촬영시작인가 보네. 열심히 해. 그리고 오늘 촬영하는 거 언제 방송에 나오는지도 얘기해 줘." [네? 왜...왜요?] "왜기는? 아영이 니가 나오는데 내가 직접 봐야할 거 아니야." [지...진짜요?! 오늘 촬영 열심히 해야겠다.] 현준의 말에 파이팅을 외치는 아영이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며 아영이 입을 열었다. [아...네. 오...오빠. 저기...] 그녀가 무슨 말을 꺼낼지 대충이나마 예상이 가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아영의 말을 들으며 먼저 선수를 치기 시작했다. "사랑해. 촬영 끝나고 연락해." [네...? 네! 넵. 저도요. 오빠 그러면 푹 쉬고 계세요.]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것일까? 갑자기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아영이었고, 그녀와 통화를 끝낸 현준은 기지개를 피고는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다고 닳는 것도 아니니 말이야." 아영과 연인관계가 된다. 현준 역시 싫지는 않았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로 지금도 그녀의 팬인 현준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아이돌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하는 여인이었다. 하지만 아영과 연인관계가 되면 자유롭게 다른 여자들을 품에 안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이미 자신은 아영과 같은 그룹 멤버인 줄리아하고도 몸을 섞은 사이였다. "머리 좀 써야겠네..." 일반인이었다면 문제가 생기긴 하겠지만 자신의 선에서 수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영과 줄리아는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멤버. 만약 자신이 아영과 줄리아를 사이에 둔 바람둥이라는 소문이 퍼지면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질 지도 몰랐다. 혼잣말과 함께 핸드폰을 책상위에 놓아둔 현준은 다시금 침대위로 올라서고는 줄리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줄리아의 나신을 바라보던 현준은 다시금 욕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다시 현준이 줄리아와 함께 몸을 섞고 있을 무렵 현준과 전화를 끊은 아영은 계속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M 본부에서 예능 프로그램 녹화준비를 하고 있었다. '히히히...오빠가 사랑한다고 그랬어.' 당장이라도 누군가에게 만나서 자랑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한국이 배출한 축구 천재 김현준이 자신을 사랑하고 그의 여자가 자신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영은 근질거리는 입을 닫으며 오늘 프로그램 MC 인 윤상민의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오빠. 오늘 촬영 잘 부탁드려요." "어? 벌써 왔네. 역시 아영이. 오늘도 굉장히 예쁜 걸?" "진짜요? 헤헤, 감사합니다!" 칭찬에 약한 게 여자라고 하던가? 상민의 말에 헤실헤실 웃으며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허리를 꾸벅 숙이는 아영이었다. 그렇게 상민의 대기실로 아영을 비롯해 오늘 방송에 나올 멤버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방긋방긋 웃는 아영의 모습에 상민이 입을 열었다. "아영이. 너 뭐 좋은 일 있어? 계속해서 바보같이 웃고만 있는 걸?" "네? 아...아뇨. 그게..." 자신이 현준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만약 상민이 알면? 입이 무거운 상민이 얘기를 꺼낼리는 없었지만 이곳에는 상민 뿐만 아니라 오늘 방송에 출현할 다른 멤버들 그리고 매니저들까지도 드나들고 있었다. "어? 진짜인가 보네? 무슨 일이야?" "아...아무것도 아닌데..." 잠시 당황한 모습을 놓치지 않는 상민이었고, 그런 상민의 집요한 물음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가까스로 상민의 질문을 무마시킨 아영이었다. 그런 아영의 행동에 상민도 결국 질문을 거뒀고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송촬영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늘 아영이가 컨디션이 상당히 좋은데?" "진짜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현준이 오늘 방송을 보겠다고 말한 것 때문이었을까? 급격하게 높아진 포텐으로 활발하게 방송을 촬영해 나가는 아영이었고, 그런 아영의 모습에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아영을 바라보는 상민과 다른 멤버들이었다. 한국에서 아영과 줄리아 그리고 대전에 있는 희연까지 만나서 욕구를 풀고 온 현준은 뻐근한 몸을 이끌고 영국으로 복귀했다. "꽤나 신나게 즐기고 오셨군." "...어떻게 아셨어요?" 집에 들어서자마자 날카로운 말을 날리는 리리스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탈리사에게 옷을 건넸다. "여자 냄새가 진동을 하더군. 게다가 너는 나의 권속. 내가 권속이 하는 일을 모를 리가 없지. 꽤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벌이고 있는데 말이야. 아영과 줄리아라고 했던가?" "그냥 단순히 섹스 파트너죠. 사귀어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리리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하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발언에 리리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게다가 자신이 알아서 한다고 하니 자신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신경 쓸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다. "구단에서 연락온 것 있어요?" "내일 합류하라고 하더군. 웸블리 적응 문제도 있고 해서 이틀 정도 먼저 런던으로 떠난다던데?" "웸블리라..." 런던 북서쪽에 있는 축구 경기장인 웸블리는 흔히 축구의 성지라고 불리는 경기장이었다. 1923년 대영제국박람회에 사용할 목적으로 지었다가 박람회 후에는 축구 경기장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그 이후 중요한 축구 경기가 치러지고 1948년에는 올림픽 주 경기장으로 사용된 적도 있는 경기장이었다. 00214 아영, 현준의 마수에 빠져들다. =========================================================================                            "중요한 경기니까 꼭 이겨야 겠네요. 이번에 이기면 6년만의 무관에서 벗어나는 거잖아요."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각종 컵 대회를 포함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6 년 FA 컵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프리미어리그의 Big 4 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클럽인 리버풀이지만 6 년 동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리버풀인 만큼 이번에야말로 칼링컵 우승을 차지해 무관을 한을 풀어야만 했다. 현준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탈리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비록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단 하나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야 말로 리버풀 소속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었다. "그래야지. 그나저나 리리스님. 혹시 마기를 이용해 정신지배를 걸 수도 있나요?" "정신지배? 흐응...그 여자들에게 걸 생각인가?" 리리스가 말하는 대상이 아영과 줄리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네. 만약을 대비해서요. 지금의 즐거움을 무너뜨리고 싶지는 않거든요." "걸 수는 있지. 하지만 네 녀석의 실력으로는 무리야. 만약 축구를 그만두고 마계로 가 마기를 다루는 것에 완벽해진다면 모를까 말이지. 그렇지 않고 괜히 걸었다가는 정신지배를 당한 대상이 폐인이 될 뿐이지." "이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영과 줄리아에게 정신지배를 걸어 자신의 섹스 파트너로 만들려던 계획이 초장부터 일그러진 것이다. 만약 정신지배를 걸었는데 그녀들이 폐인이 된다면 걸지 않느니만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기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 마계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축구선수를 그만둘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현재 리리스는 마계에서 도망쳐 나온 상태였다. "그럼..." "나는 싫은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리리스 쪽으로 시선을 돌려봤지만 혀를 살짝 내미는 리리스의 모습에 포기를 하는 현준이었다. '어쩔 수 없지. 순수한 마기로 계속해서 아영이와 줄리아와 몸을 섞으면서 그녀들이 나를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수밖에...' 그렇게 순수한 마기로 그녀들을 길들일 수 있다면 섹스 파트너로 두 여자를 번갈아 만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2월 27일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1시.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와의 칼링컵 결승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제 잠시 후면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와의 칼링컵 결승전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도록 하겠습니다. 옆에는 오늘 경기 중계를 도와주실 신연호 해설위원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연호입니다.] [네. 오늘 경기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 양팀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일전이죠?]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자료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2005-06 시즌 FA 컵 우승 이후로는 우승컵에 인연이 없는 리버풀인 만큼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얻어야만 하는 경기죠.] [그 덕분에 레즈의 팬들도 기대감에 휩싸여 있는데 말이죠.] 프리미어리의 명문이라고는 하지만 무려 6년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리버풀이다.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 혹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만 봐야 했던 리버풀이었기에 이번만에는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만 했다. 물론 FA 컵 8강에 진출했고,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6강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었기에 우승 가능성은 다른 부분에서도 존재했지만 현재 결승에 오른 대회는 바로 칼링컵이었다.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 리버풀이 가장 최근에 카디프 시티를 만난 적은 바로 2007-08 시즌인데요. 이번과 같은 칼링컵 대회 16강이었고 그때에는 안 필드에서 스티븐 제라드 선수가 결승골을 기록하며 2-1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경기 역시 객관적으로 전력이 앞서는 리버풀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로군요.] [그렇긴하지만 놀랍게도 총 전적에서 카디프시티는 리버풀을 상대로 18승 2무 9패를 기록하며 앞서고 있습니다. 물론 오래전 과거의 전적인 만큼 큰 의미는 없겠지만 그만큼 카디프 시티 역시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지요.] 조민호 캐스터의 질문에 조심스럽게 대답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경기 리버풀이 패배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카디프 시티가 결승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으로 리버풀과 너무나도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카디프 시티가 결승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는 프리미어리그 팀은 블랙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강팀을 피하는 운을 보였고, 매 경기에서 얻어낸 결과들 역시 상대방의 자책골이나 추가시간에 골을 뽑아내는 변수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현재 카디프 시티는 2부리그인 챔피언쉽에서 32경기 14승 11무 7패를 기록하며 리그 5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말이죠. 챔피언쉽 클럽의 칼링컵 결승 진출은 버밍엄 시티 이후 무려 11년 만의 일이죠?] [네, 그렇습니다. 공교롭게도 버밍엄시티가 칼링컵 결승전에 진출했을 때 만났던 팀도 리버풀인데요. 그때 버밍엄시티는 리버풀에게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러야만 했었죠.] [그렇다면 오늘 리버풀과 경기를 치를 카디프 시티. 양 팀의 키 맨들을 꼽는다면 어떤 선수들을 꼽으시겠습니까?] [리버풀 소속으로는 당연히 김현준 선수입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는 물론 물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무려 11골을 터뜨리는 그야말로 득점기계와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지요.] 신현호 해설위원이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도 아닌 한국이 배출해낸 선수였다. 세계 최고의 클럽들이 소속되어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준이 자랑스러운 것이 당연했다. [리버풀이 25라운드까지 치른 경기에서 무려 36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득점왕 자리를 굳힌데다가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11호골 기록했죠. 더군다나 김현준 선수는 경기에 대한 기복이 거의 없이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선수인 만큼 카디프 시티로서는 김현준 선수를 막지 못한다면 오늘 경기 이길 수가 없겠지요.] [그렇다면 리버풀이 조심해야할 카디프 시티의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케니 밀러 선수입니다. 스코틀랜드 최고 클럽중 하나인 레인저스에서 맹활약을 했던 밀러 선수는 이번 시즌 카디프 시티 소속 선수로 10골과 5개의 도움을 기록중입니다. 또한 에이스인 피터 워링엄 선수도 10골과 1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요주의 대상이죠.] 이렇게 오늘 있을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의 경기 프리뷰를 시청자들에게 해설을 해주는 가운데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우와아아아!!! [오늘 칼링컵 결승경기가 벌어지는 웸블리 스타디움을 리버풀의 팬들과 카디프 시티의 팬들로 가득 메워져 있군요. 무려 9만명이나 수용할 수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인데 빈자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리버풀 팬들의 축구팀 사랑은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유명하죠. 그리고 그런 리버풀 서포터즈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카디프 시티의 서포터즈들 역시 상당히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카디프 시티는 실제 웨일즈의 중심지인 카디프를 연고지로 하나 웨일즈 프리미어리그에 참가하지 않고 풋볼 리그 챔피언쉽에 참가하는 팀이죠.]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소속되어 있는 스완지 시티도 웨일즈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팀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 카디프 시티의 라이벌 팀이기도 한데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스완지 시티 그리고 챔피언쉽에 카디프 시티가 뛰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주요 우승컵은 카디프 시티가 더 많이 들어올리기도 했지요.] 비록 칼링컵 결승전에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챔피언쉽에서 뛰고 있는 만큼 카디프 시티는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팀이 분명했기에, 카디프 시티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리버풀은 김현준 선수와 수아레즈 선수의 투톱을 꺼내들었습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파괴력을 보이는 공격진이죠. 비록 수아레즈 선수가 김현준선수에 비해 골 수가 상당히 적긴 하지만 그래도 수비수들의 시선을 따돌리며 김현준 선수가 골을 넣는데 있어서 상당한 기여를 해주는 선수죠.] [네. 그렇습니다. 그에 반해 카디프 시티 종아리 부상을 입은 주장 마크 허드슨 선수가 선발 출전했습니다. 주전 미드필더인 스테판 맥파일은 건강이상으로 인해 지난 4경기 모두 결장했는데 오늘 경기 역시 출전하지 못하는 군요.] [그럼 이제 곧 심판의 휘슬과 함께 이번 시즌 첫 우승컵이 걸린 칼링컵 결슨전 경기가 막 시작되겠습니다.] 와아아아!!!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카디프 시티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휘슬소리가 울리자 웸블리 스타디움은 그야말로 콥과 카디프 시티의 서포터즈들로 인해 떠나갈 정도였다. 무관을 한을 풀어줘!!! 이번에야 말로 우승컵을 들어올려!! 챔피언쉽 리그에서 뛰고 있는 팀에서 질 수 없다!! 무조건 이겨!!!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프리미어리그가 자라하는 명문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프리미어리그 4강 팀들이 우승컵을 들어 올릴 때 손가락만 빨아야 했던 리버풀이었기에 그 만큼 우승컵에 대한 열망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웸블리 스타디움을 Kop 이 붉게 물들이려 하자 블루 버즈랑 애칭을 가지고 있는 카디프 시티의 서포터즈들 역시 자신들의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엄청 달아오르는군요. 양팀 서포터즈의 응원소리로 웸블리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 하네요.] [시청자 여러분들은 잘 안들리시겠지만 경기를 중계하는 저희들은 서포터즈의 응원소리 때문에 말소리까지 잘 안들릴 정도입니다.] 와아아아!!! 그렇게 서포터즈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뒤로 한 채 리버풀의 카디프 시티의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리버풀의 전력이 앞서 있다고는 하지만 축구란 경기가 종료되는 휘슬이 불릴 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경기였다. "큿..." 현준 또한 자신이 공을 잡으려 하면 두 선수가 에워싸며 공을 차단하는 카디프 시티 선수들의 플레이에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공도 몇 번 잡지도 못했다. 현준에게 패스를 하려고 하면 중원에서 계속해서 반칙 혹은 거친 수비로 공을 끊어내고 있는 카디프 시티의 선수들이었다. 길게 후방에서 롱 패스가 올라오기는 했지만 중간에 카디프 시티의 선수들에게 차단당하기 일쑤였다. "다들 긴장을 늦추지마! 특히 17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돼!" 카디프 시티의 핵심 수비수이자 주장 마크 허드슨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크게 울려 퍼졌다. 챔피언쉽 소속팀으로 내노라하는 강팀들을 꺾고 칼링컵 결승에 올라간 카디프 시티였다. 카디프 시티가 만약 리버풀까지고 꺽고 칼링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다면 1927년 FA 컵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셈이었다. 기세를 높이는 카디프 시티의 선수들의 모습에 오늘 경기 주장 완장을 달고 나선 제라드가 선수들을 독려했다. "선제골이다! 전반에 승부를 걸어! 무슨 일이 있어도 우승컵을 드는 거다! 올해도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는 없어!" 리버풀이 칼링컵 결승에 오른 것은 2004-05 시즌 이후 무려 7년만의 일이었다. 더군다나 그 때 만났던 상대는 스폐셜 원이라고 불리는 조제 무리뉴가 이끌던 첼시였다. 그리고 경기 시작 1 분만에 욘 아르네 리세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던 리버풀이었지만, 리버풀의 캡틴인 자신이 후반 34분 자책골을 기록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후반에 디디에 드로그바와 마테야 케즈만에게 연속실점을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러야만 했었다. 한 때 자살충동에 휩싸였을 정도로 자신 인생 최악의 경기였다는 인터뷰까지 했었던 제라드였다. 쿵!!! 치열하게 공을 뺏기 위해 달라붙는 카디프 시티 선수를 상대로 몸싸움에서 이겨내며 공을 소유하는 제라드였다. 그런 제라드의 눈동자는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경기는 승리한다." 리버풀의 옛 명성을 되찾는 것과 동시에, 그 날의 치욕을 갚기 위해 오늘 경기의 승리를 다짐하는 제라드였다. 그리고 강하게 찬 제라드의 긴 롱 패스가 오른쪽 사이드로 향했다. [제라드! 롱 패스! 수아레즈 선수에게로 연결됐습니다.] 비록 현준 때문에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우루과이 대표 공격수이자 2011 코파 아메리카컵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던 수아레즈였다. 수아레즈가 공을 잡자 재빠르게 카디프 시티의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읏...!" [루이스 수아레즈!!!] 와아아아아!!! 하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개인기를 가지고 있는 수아레즈의 드리블에 빼앗길 듯 말 듯 계속해서 공을 몰고 카디프 시티의 사이드 라인을 질주하는 수아레즈였다. 라인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펼쳐지는 테크닉이 웸블리 스타디움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갈 듯 말 듯 페인트를 취하던 수아레즈가 힐끗 골문 앞으로 시선을 보내더니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 작품 후기 ============================ 불량식품을 잘 못 먹었나... 배가 무지하게 아프네요. 죽을 것 같음... 메시 키랑 축구 실력이랑 바꾸자고 했다던데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음음... juan // 웹툰이란 웹툰은 다봅니다. 재미있게 보는건 FM 웹툰. ㅇㅇ 이세에 홀랑 넘어갔었죠.... 그럼 다들 즐감하시길! 00215 아영, 현준의 마수에 빠져들다. =========================================================================                            '온다!' 멀리서 수아레즈가 개인기를 이용해 카디프 시티 선수들을 상대로도 공을 빼앗기지 않는 모습을 확인하며 현준은 온 몸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끌어올렸다. EPL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을 지닌 수아레즈다. 분명 그라면 카디프 시티 선수들의 견제에도 크로스를 올려 줄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예상대로 골문을 향해 크로스를 올리는 수아레즈였고, 그 순간 리버풀 선수들이 질풍노도와 같이 카디프 시티의 패널티 라인 안쪽으로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17번 붙잡아!!!" 다른 리버풀 선수도 위협적이었지만 포스트 플레이어도 능숙하게 펼치는 만능 스트라이커인 리버풀의 17번인 현준은 카디프 시티 선수들에게 있어서 요주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한 선수의 외침에 주전 수비수이자 카디프 시티의 주장인 마크 허드슨이 현준을 향해 어깨를 들이밀었다. '힘들다!' 크로스가 올라가는 순간 이미 공의 낙하지점을 파악해 그쪽으로 달린 현준이었다. 하지만 마크 허드슨이 계속해서 몸싸움을 걸고 있었고, 골키퍼도 자신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마크 허드슨의 몸싸움을 쉽게 뿌리칠 수 있었고, 그대로 슈팅을 때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는 자신이 골을 넣을 확률이 낮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순수한 마기가 전해주는 정보에 현준도 골을 넣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을 넣은 각도도 거의 없는데 카디프 시티의 골키퍼도 그렇게 만만한 녀석이 아닐터였다. 하지만 자신이 골을 넣을 수 없으면 다른 선수가 골을 넣게 해주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공이 떨어지는 순간 마크 허드슨을 튕겨내고 몸을 날리는 현준이었다. "조심해!!!" 순간적으로 묵직한 충격에 밀려난 마크 허드슨이 소리를 질렀다. 비록 각도가 없다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유력한 선수다. 어떻게 골을 넣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허드슨의 말에 카디프 시티의 골문을 지키는 톰 히튼은 온 몸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현준의 움직임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크 허드슨과 톰 히튼의 골키퍼의 예상과는 달리 공이 머리에 닿는 순간 재빠르게 머리를 강하게 꺾으며 공을 바깥쪽으로 보내는 현준이었다. '속았다!' 톰 히튼의 골키퍼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공이 떨어지는 곳으로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빠르게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 바로 스튜어트 다우닝이었다. "안돼!!!" [김현준 헤딩!!! 아! 다우닝 슛!!!] 그리고 떨어지는 공으로 그대로 논스톱으로 다우닝이 슈팅으로 연결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다우닝을 대인마크 하고 있던 카디프 시티의 수비수인 벤 터너가 몸을 날리며 태클로 저지했다. "아악!!" '패널티킥!' 벤 터너의 태클에 다우닝이 비명소리와 함께 쓰러지자 모두의 시선이 심판에게로 쏠렸다. 하지만 정확한 태클이었던 것일까? 심판의 휘슬을 울리지 않았다. 그렇게 아주 잠깐의 시간동안 모두의 정신이 심판에게로 향했던 찰나 오직 한 선수만 공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심장인 스티븐 제라드였다. 콰앙!!! [제라드!!!] 스티븐 제라드의 전매특허. 폭발적인 중거리 슛이 터져 나왔다. 이미 패널티 박스 안에서는 현준을 비롯해 4명의 선수들이 넘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때린 강력한 슈팅이었다. 지켜보고 있던 현준조차도 들어갔다고 생각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제라드가 슈팅을 때리는 그 순간 카디프 시티의 수비수 케빈 맥노튼이 몸을 날렸고, 제라드의 슈팅은 맥노튼의 안면을 강타하며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빌어먹을!!!" 완벽한 찬스였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넣지 못했다는 생각에 얼굴을 감싸는 제라드였다. 그리고 코너킥이 이어졌지만 높게 뜬 공은 그대로 카디프 시티 선수가 걷어내었다. [아! 카디프 시티 선수들 오늘 투지가 대단한데요? 3번의 위기상황이 있었는데 가까스로 막아냈어요. 보시면 김현준선수가 다우닝 선수를 향해 공을 흘려줬지요.] [네. 저런 것이 김현준 선수의 장점이지요. 골도 잘 넣지만 김현준 선수는 포스트 플레이에도 굉장히 능한 선수거든요.] [그리고 다우닝 선수의 슈팅 이게 좀 논란거리가 되겠는데요. 벤 터너 선수가 태클로 공을 걷어내며 다우닝 선수가 넘어졌거든요? 조금 깊은 태클이었는데 심판이 반칙을 불지 않았거든요.] [리버풀로써는 조금 아쉽겠는데 말이죠. 그리고 이어진 제라드의 슈팅을 맥노튼선수가 몸으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긴 카디프 시티입니다. 확실히 리버풀의 공격력 만큼은 프리미어리그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인데 카디프 시티 한숨 돌렸어요.] 우우우우!!! 와아아아!!! 아까 다우닝에게 들어간 태클 때문이었을까? 카디프 시티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는 콥들이었고, 카디프 시티의 서포터즈들은 잘했다는 듯 자신들의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환호성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전반 10여분이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아직 양 팀 모두 득점은 없습니다. 단판 승부인 만큼 양 팀 모두 선제골을 넣기 위해 분주히 공격작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말이죠.] 여기서 지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선제골을 넣고 분위기를 가져가야만 하는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였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역시 그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전반 18분 선제골이 터졌다. 선제골을 주인공은 바로 수아레즈였다. "스티브!!!" 카디프 시티 선수가 드리블하는 공을 몸싸움으로 뺏어낸 스크르텔이 제라드를 향해 공을 올렸다. 그리고 제라드가 헤딩으로 공을 앞으로 연결시켰고, 현준이 그 공을 낚아채며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끊어! 반칙으로도 차단해! 슈팅할 기회를 주지마!!!"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웸블리 스타디움에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제까지 공만 잡으면 무슨 일을 터뜨렸던 현준이었다. 빠르게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현준의 모습에 카디프 시티의 맥카이 감독이 터치라인까지 나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리버풀의 골 대부분은 현준의 발 끝에서 터져 나왔다는 사실을 맥카이 감독이 모를리 없었다. 오늘 경기에서 카디프 시티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현준을 완벽하게 틀어막아야 한다는 사실은 어린 아이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오른쪽으로!" 굳이 맥카이 감독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선수들 역시 현준을 막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카디프 시티의 한 선수가 현준의 뒤를 쫓아가는 것과 동시에 마크 허드슨과 또 한명의 수비수가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현준의 개인기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내노라 할 정도로 뛰어났기에 협력수비로 현준의 공을 뺏으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세 명의 선수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을 확인하며 현준은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축구는 나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닌데 말이지." "헛!"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태클 자세를 취하려는 카디프 시티 선수의 움직임을 느낀 현준은 그대로 낮게 공을 패널티 라인 안쪽으로 찔러 넣었다. 그리고 현준의 발끝을 떠난 공은 마크 허드슨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현준에게 시선이 팔려 있는 맥노튼의 뒤를 돌아가고 있는 수아레즈가 가볍게 발끝으로 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고, 침착하게 뛰쳐나오는 히튼 골키퍼까지 제치고 가볍게 골문으로 공을 밀어 넣는 수아레즈였다. [고올!!! 골인!! 리버풀 선제골! 전반 18분! 루이스 수아레즈! 선제골!] [카디프 시티 선수들 김현준 선수에게 너무 정신이 팔렸어요! 리버풀에는 김현준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골을 넣을 수 있는데 말이죠!] 와아아아아! 웸블리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선제골을 넣은 수아레즈는 환상적인 패스를 보내는 현준으로 달려가 현준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고, 다른 리버풀 선수들까지 모여들며 골을 기쁨을 나누기 시작했다. "침착해!! 이제 시작이야! 수비라인 정리하고 반격하는 거다! 서포터즈들이 지켜보고 있어!" 이른 시간에 터진 선제골로 인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맥카이 감독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한 골 앞서나가기 시작한 리버풀은 현준을 필두로 카디프 시티를 향해 공세를 늦추기 않으며 맹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미 선제골로 인해 분위기는 리버풀쪽으로 넘어가 있었다. 마치 웸블리 경기장이 안 필드라도 되는 듯 웸블리에는 리버풀의 공식 응원가인 You'll never walk alone 이 우렁차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대로 밀어붙여! 아담! 좀 더 빨리 공을 앞으로 넘기란 말이야!" 맥카이 감독이 터치라인까지 나와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지시를 내리는 모습에 달글리쉬 감독 또한 터치라인까지 나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미 선제골은 터져 나왔고, 앞으로의 경기는 더욱더 격렬하게 진행될 게 분명했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인 만큼 이 흐름을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빨리 추가골을 터뜨려 카디프 시티 선수들의 사기를 꺾어야만 했다. 와아아아!!! 카디프 시티 선수들 역시 그런 리버풀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내며 역습찬스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스로 잡은 역습찬스들 역시 리버풀의 수비진에게 번번히 막히기 일쑤였다. 몇 번이나 크로스를 올려봤지만 다니엘 아게르와 마르틴 스크르텔 그리고 레이나가 지키고 있는 리버풀의 골문을 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카디프 시티 선수들이었다. 쉽사리 우승 트로피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 곳에는 웨일즈에서 찾아온 수많은 자신들의 서포터즈가 있었다. [군나르손 크로스!!! 메이슨!!!] 카디프 시티 소속의 미드필더 군나르손이 제라드를 제치고는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고, 조 메이스이 높게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레이나가 공을 낚아챘고, 그대로 핸더슨을 향해 공을 던졌다. 그리고 공을 받은 핸더슨은 다우닝을 향해 공을 길게 넘겼고, 가슴으로 공을 받은 다우닝은 그대로 빠른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리버풀 역습찬스!! 스튜어트 다우닝 빠릅니다! 삼대 삼이예요!] 다우닝과 마찬가지로 수아레즈와 현준이 빠른 속도로 그라운드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준!!!" 그리고 왼쪽 사이드 깊숙하게 파고들어간 다우닝이 그대로 현준을 향해 낮고 강한 크로스를 올렸다. "!!" 빠른 속도로 다우닝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순간 현준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크 허드슨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 카디프 시티의 선수가 자신의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시키기에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마크 허드슨 역시 그대로 논스톱 슈팅을 때리기엔 현준이 타이밍을 맞지 않다는 것을 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내노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스트라이커인 만큼 정신을 집중하고 현준의 움직임과 공에 시선을 떼지 않는 그였다. '칫...' 만약 이대로라면 공은 자신의 다리 사이를 통과할 게 분명했다. 슈팅으로 연결시키기에 힘들다는 것이 슈팅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플레이이겠지만 악마의 신체를 지니고 악마의 감각을 지닌 현준에게는 이런 상황에서도 논스톱으로 슈팅을 연결시킬 수 있었다. [김현준!!!] 그리고 자신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다우닝의 크로스를 그대로 몸을 틀며 오른발 뒤꿈치로 골문 쪽으로 방향을 트는 현준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눈 깜짝할 사이의 플레이에 마크 허드슨도 그리고 히튼 골키퍼도 아무런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했다.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발뒤꿈치로 인해 방향이 바뀐 공은 그대로 카디프 시티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 순간 웸블리 스타디움이 다시 한 번 들썩였다. [김현준 골!! 골입니다! 리버풀 추가골!] [아! 놀랍습니다! 김현준 선수! 타이밍이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발 뒤꿈치로 공을 방향을 바꿔서 카디프 시티의 골문을 열었어요! 누가 저렇게 골을 넣으리라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보세요! 히튼 골키퍼 손도 못쓰고 그대로 골을 허용했어요!] 이야기를 듣고 그 선수의 경기 장면을 비디오로 보는 모습과 직접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플레이하는 것은 다르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하게 깨닫는 카디프 시티의 선수들이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이자 21세기 최고의 공격수라 손꼽히며 벌써부터 전설적인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크읏..." 세계적인 플레이어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일까? 마크 허드슨은 전혀 예상치 못한 플레이로 추가골을 터뜨린 현준의 뒷모습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마크 허드슨의 인상이 크게 일그러졌다. 춤을 추는 것일까? 이상한 움직임으로 골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현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골!! 김현준 골!!!] "꺄아아아!!!" 공격을 하던 리버풀이 골을 넣자 체리 쥬빌레의 숙소에서 자지러지는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아영이었다. 리버풀이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닌 현준이 넣은 골이었다. 첫 번째 골 역시 현준이 만들어준 것인데다가 이번에는 직접 골을 터뜨린 것이다. "으..." 그리고 아영이와 마찬가지로 줄리아 역시 격렬하게 고음을 내며 골의 기쁨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 덕분에 죽어나가는 것은 둘을 제외한 다른 멤버들이었다. "새벽 한시라고. 다른 집에서 항의 들어오겠다..." 영국시간으로는 오후 4시에 벌어지는 경기였지만, 한국은 지금 새벽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두 소녀는 현준이 골, 그것도 칼링컵 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는 것 때문일까? 다른 멤버들의 말을 들은채로 않은 채 서로를 부둥켜 안고 방방 뛸 뿐이었다. "에휴. 어...어어?!"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아영과 줄리아의 모습을 바라보던 지우는 다시 Tv 화면으로 눈을 돌렸고, 그 순간 지우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아니, 지우 뿐만 아니라 다른 소녀들도 마찬가지였다. ============================ 작품 후기 ============================ 호날두 사생활이 좀 그래서 그렇지 축구선수로서의 멘탈은 나쁘지 않은듯 설위님/ 말씀하신거 먹고 배탈이 도진거 같아요. 반년정도 요양하다 오겠습니다. 주인공과 주요 여캐릭의 나이를 물어보셨는데요. 현준은 89년생입니다. 수진이는 현준과 동갑. 희연이는 90년생, 아영과 줄리아는 91년생. 리리스는 ???년생입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아! 리그너스 대륙전기R 도 연재 재개했습니다. 많이 봐주세요. ㅇㅇ 00216 아영, 현준의 마수에 빠져들다. =========================================================================                            "저...저거 우리 춤 아니야...?" 수영의 말에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엉성하기는 했지만 현준이 추고 있는 춤을 그녀들이 모를 리 없었다. 체리 쥬빌레 2집 타이틀 곡에 수록되어 있는 안무였던 만큼 꿈속에서도 나올 정도로 연습했던 춤이니 말이었다. "우리들 팬이라고는 알고 있었는데..." 비록 자주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몇 번의 인터뷰 기사와 함께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현준이 자신들의 이름을 말했던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워낙 유명한 스타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현준은 체리 쥬빌레 멤버들하고도 사적으로 연락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 [김현준 선수 세리모니가 상당히 독특한데요? 무슨 춤 같기도 한데?] [하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데 말이죠.] "어디선가 보기는! 저것은 우리 체리 쥬빌레의 춤이라고."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아이돌인 체리 쥬빌레의 춤을 모른다는 말에 들릴 리 없겠지만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말에 퉁명스럽게 한 마디를 내뱉는 지우였다. 그리고 현준의 골 장면과 함께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에 리플레이로 다시 Tv 화면에 나오기 시작하자 그 모습을 집중해서 바라보는 체리 쥬빌레였다. 다른 소녀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스타가 칼링컵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들의 춤을 췄다는 것에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아영과 줄리아는 달랐다. '분명 어제 현준 오빠가 나를 위해서 세리모니를 해준다고 했었어.' '오빠가 골을 넣으면 세리모니를 잘 보라고 했었지...' Tv 화면을 바라보는 두 여자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후우...생각보다 민망하네." 연습을 하기는 했지만 여자 아이돌의 춤이라서 그런 것일까? 민망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만약 아영과 줄리아가 봤다면 자신의 세리모니가 무엇을 뜻하는지 당연히 알 터였다. "대체 그건 뭐야? 준? 무슨 춤 같은데? 언제 연습했어?" "오늘 승리하면 클럽에 가야겠는걸?" 골을 넣고 코너 플랫까지 달려가 춤을 추는 현준의 모습에 같이 세리모니를 하려다가 현준의 춤이 끝난 후에야 현준에게로 달려드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리버풀 소속으로 수많은 골을 넣었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세리모니를 하지 않던 현준이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있어. 누군가에게 거는 작업같은 것." "준에게 그런 여자가 있었어?!" "누구지? 내가 아는 여자인가?" 만약 오늘 경기를 보는 한국의 팬들 중 체리 쥬빌레의 팬이 있다면 자신이 무엇을 했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꽤나 큰 이슈가 되겠지만 어차피 한국에서나 이슈가 될 터였다. 체리 쥬빌레가 아무리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인기는 한국에서나였다. 자신이 체리 쥬빌레의 안무를 펼치며 골 세리모니를 펼쳐 보인 것은 바로 아영과 줄리아의 호감을 좀 더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미 그녀들과 잠자리는 같이 했다. 하지만 현준이 원하는 것은 그 두 여자를 자신의 손에 넣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아니면 못 살 정도로 나에게 빠져들게 만들어야돼.' 자신이 매몰차게 버려도, 다른 여인을 만나도 자신에게 매달릴 정도로 그녀들의 마음을 휘어잡아야 했다. 그래야 나중에 자신이 같은 멤버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사실을 들켜도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정신지배가 가능했다면 쉽사리 끝날 일이었지만 아쉽게도 자신의 능력으로 정신지배를 걸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리리스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했었기에 이런 귀찮은 작업을 직접 해야만 했다. 이런 작업과 함께 순수한 마기로 자신의 시선만 느껴도 몸이 달아오를 정도로 그녀들의 몸을 변화시킬 생각인 현준이었다. 자신의 손아귀에서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게 말이다. "아영과 줄리아의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수진이에게도 연락을 해볼까?" 현준은 하프라인으로 돌아가면서 중얼거렸다. 그런 현준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빛나고 있었다. 전반 31분 현준의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난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경기를 끝낼 생각은 없다는 듯 주도권을 잡은 리버풀은 계속해서 맹렬하게 카디프 시티를 몰아붙였다. 노도와도 같은 리버풀의 공격은 후반전이 시작되어도 마찬가지였다. 카디프 시티의 핵심선수인 케니 밀러가 역습찬스에서 만회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코너킥 상황에서 스크르텔이 헤딩 슛으로 골문을 열었고 또다시 한 점 달아났고, 이어 후반 33분 제라드의 프리킥 골이 터지며 카디프 시티를 무너뜨렸다. 그렇게 리버풀은 4-1 이라는 스코어로 칼링컵 결승에서 카디프 시티를 꺾고 6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버풀! 칼링컵 우승! 8번째 '최다우승팀'으로 우뚝서다! [EPNM = 김민철 기자] 잉글랜드의 축구 명문인 리버풀이 2011-2012 시즌 잉글랜드 칼링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리버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1-12시즌 잉글랜드 칼링컵 결승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상대인 카디프 시티를 4-1이라는 큰 점수차로 대파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날 리버풀은 8번째 칼링컵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최대 우승팀으로 거듭났다. 또한 리버풀의 이번 칼링컵 우승은 2006년 FA 컵 이후 무려 6년만에 차지한 우승컵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프리미어리그의 하부리그인 챔피언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카디프 시티를 상대로 리버풀은 전반 초반부터 맹렬하게 공격을 개시했다. 그리고 김현준 선수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수아레즈 선수가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고, 이어서 김현준 선수가 전반 31분 절묘한 힐킥으로 공의 방향을 바꾸는 골로 일찌감치 대승을 예고했다. 하지만 카디프 시티 역시 칼링컵 결승에 올라온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그대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한수 위의 전력을 지닌 리버풀을 상대로 견고한 수비와 역습을 반복하던 카디프 시티는 후반전 케니 밀러가 역습 찬스에서 만회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는 듯 싶었다. 그러나 후반 25분 리버풀의 코너킥 상황에서 마르틴 스크르텔이 또 다시 카디프 시티의 골문을 열었고, 후반 33분 리버풀의 캡틴인 스티븐 제라드가 자신의 전매특허인 강력한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은 4-1이라는 큰 점수차로 카디프 시티를 대파하고 칼링컵을 품에 안았다. 오늘 승리로 8번째로 칼링컵을 품에 안은 리버풀이고, 이는 애스턴 빌라(5회)보다 3번이나 많은 최다우승팀 기록이다. 반명 1927년 FA컵 우승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전적이 없는 카디프 시티는 95년 묵은 한을 끝내 풀지 못했다. 김현준! 체리 쥬빌레의 광팬?! [SEYW = 김소정 기자] 한국이 배출해낸 축구 천재인 김현준과 체리 쥬빌레가 핑크빛 열애설에 휩싸였다. 바로 다름 아닌 칼링컵 결승에서의 김현준 선수의 세리모니 때문이다. 현재 리버풀에서 17번을 달고 있는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 25 경기에서 36 골이라는 믿지 못할 기록을 세우며 일찌감치 득점왕 자리를 예약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스포츠 스타다. 그런 김현준과 체리 쥬빌레가 열애설에 휩싸인 것은 바로 어제 벌어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권위 있는 대회인 칼링컵 결승전에 일 때문이다. 김현준은 리버풀 소속으로 선발 출전해 결승 상대인 카디프 시티를 상대로 골을 터뜨리며 코너 플랫에서 체리 쥬빌레의 춤을 추는 세리모니를 보였던 것이다. 이런 현준의 모습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김현준 선수, 체리 쥬빌레의 팬이라고 하던데 정말인가 보네?", "김현준이라면 아영이를 넘겨줘도 질투하지 않겠어.", "설마 정말 체리 쥬빌레 멤버하고 사귀는 것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BE 엔터테인먼트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어놓지 않고 있다. BE 엔터테인먼트 측은 김현준 선수가 체리 쥬빌레의 팬이라는 것은 이미 방송에서 여러번 언급된 바 있고, 단순히 골 세리모니로 인해 김현준과 체리 쥬빌레의 멤버중 하나가 연인관계라고 말할 수 없으며 사실을 확인하는 대로 조속히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민국에 배출해낸 천재 축구선수이자 6년만에 리버풀에게 우승컵을 안긴 현준과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아이돌인 체리 쥬빌레와의 열애설로 인해 당분간 인터넷 게시판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네? 아뇨! 그런 얘기 사실이 아닙니다." "연인이요? 아닙니다. 단지 방송에 출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관심을 받는 스포츠 스타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한때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라 불렸던 박지성을 훨씬 뛰어넘는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 바로 현준이었다. 하지만 현준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바도 없었고, 방송 출현 또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심지어 다른 축구선수들은 대부분 출연하는 광고 촬영조차도 거의 하지 않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체리 쥬빌레 세리모니로 인해 한국에서 난리가 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현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집중하는 팬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니 말이다. 언론에서는 리버풀이 칼링컵 결승에서 승리를 거두며 우승했다는 기사와 함께 연신 체리 쥬빌레와 김현준의 관계에 대한 추측기사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었다. "아! 진짜!!!" 그리고 그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를 걸려오는 BE 엔터테인먼트였다. 대한민국이 배출해낸 스포츠 스타로 현준의 골을 넣을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던 현준의 팬들도 BE 엔터테인먼트에 많았지만 지금만큼은 현준에 대한 원망스러움이 가득했다. 그렇게 BE 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이 밀려오는 전화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체리 쥬빌레 멤버들 역시 사장실로 불려와 있었다. "......"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체리 쥬빌레 멤버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학은 신문을 보더니 헛웃음을 터뜨리며 체리 쥬빌레 멤버들을 하나하나씩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열애설이라..." 영학의 말에 미미하게 몸을 떠는 아영과 줄리아였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영과 줄리아가 이성으로 현준을 좋아한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허심탄회하게 말해보자. 김현준 선수가 체리 쥬빌레 춤을 추며 세리모니를 펼친 것은 다들 알고 있지?" "네." 영학의 말에 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체리 쥬빌레 멤버들이었다. 그녀들 역시 칼링컵 결승전 경기를 생방송으로 지켜본 만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김현준 선수와 너희들이 친하다는 것도 말이야. 혹시나 하며 묻는 건데 진짜 김현준 선수와 만나고 있는 애가 있니? 화내지는 않으마. 회사에 있어서 나쁜일은 아니니까 말이야." 말과 함께 사람좋은 미소를 짓는 영학이었다. 아이돌에게 있어서 스캔들은 큰 적이었다. 팬덤의 관심을 사랑에 받는 것이 바로 아이돌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일반적인 스캔들일 경우였다. 대한민국이 배출해낸 천재 축구스타 김현준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김현준 선수의 팬들도 함께 흡수할 수 있을테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현준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세계로 진출한 체리 쥬빌레 역시 현준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앨범을 홍보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현준에게 관심이 있는 팬들이라면 한번쯤을 체리 쥬빌레의 앨범을 들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영학 역시 현준의 팬이었다. 축구경기라면 K 리그 경기까지 찾아볼 정도였으니 한국이 배출해낸 현준의 활약상을 빠짐없이 인터넷 기사로 찾아보기까지 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영학의 말에 대답을 한 것은 바로 체리 쥬빌레의 리더 아영이었다. "그...그게..." "그게?" "사실 김현준 선수하고는 사적으로 연락을 하는 사이기는 해요. 하지만 멤버들 개인이 연락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안부나 묻고 이야기를 나눌 정도에요." 아영의 말에 영학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사적으로는 연락을 하는데? 그냥 안부만 묻는 관계라고?" "네. 전에 같이 방송촬영도 했고, 회식자리에서도 몇 번 이야기를 했기에 말을 편하게 하기는 하는데 방송 촬영을 빼고는 사적으로는 본 적은 없어요. 이번에 김현준 선수가 세리모니를 펼친 것은 저희도 전혀 몰랐어요." "그래?" 고개를 끄덕이는 아영의 모습에 골몰이 생각에 잠기는 영학이었다. 그 탓에 영학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아영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서로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거군. 그냥 회식자리에서 몇 번 만난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거지?" "네." "그렇다면 그렇게 언론에 발표해도 상관 없는거지?" 영학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영이었다. 실제로 자신이 현준과 만나는 사이라고 밝히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현준이 자신에게 일러준 이야기도 있었다. '만약 스캔들이 터지면 나도 곤란하겠지만 오빠도 곤란할거야. 이제 내가 오빠의 여자친구니까 오빠가 불편하지 않게 내조를 잘 해야지. 게다가...'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잉글랜드에 있다고는 하지만 인터넷은 거리를 가리지 않았다. 체리 쥬빌레는 현재 휴식기를 가지며 예능 프로그램에 출현하고 있을 뿐이지만 현준은 앞으로도 여러 경기를 뛰어야만 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2-2로 비겼다. 만약 스캔들 때문에 현준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리버풀이 탈락하게 된다면 그 원망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는 잘 알고 있는 아영이었다. '오빠가 무슨 일이 있어도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니까...' 줄리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서 경기가 끝난 후 잠도 자지 않고 현준에게 전화를 건 그녀는 만약 자신과 관계를 묻는다면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었다. 그런 현준의 말이 조금은 야속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두근두근거리는 줄리아였다. 현준은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중 하나였고, 자신은 대한민국이 대표하는 여성 아이돌이었다. '어차피 아이돌 연애는 비밀스럽게 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아영이가 현준오빠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제 현준 오빠는 내것이라고.' 그렇게 서로가 자신이 현준의 애인이라고 생각하는 아영과 줄리아였다. 스캔들은 금방 잦아들었다. BE 엔터테인먼트에서 공식적으로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체리쥬빌레와의 스캔들 때문이었을까? 3월 3일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는 어마어마한 시청자들이 관람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Big 4 인 리버풀과 아스널의 경기는 한국 내에서도 이슈를 만들 정도였다. 게다가 리버풀에 김현준이 있다면 아스널에도 박주영이 존재했다. 비록 박주영이 아스널의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하는 까닭에 코리안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았다. 하지만 체리 쥬빌레와의 스캔들을 비롯해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이자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현준의 인기 탓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00217 리버풀, VS AC 밀란 2차전 =========================================================================                            3월 3일 안 필드 벌어지는 리버풀과 아스널의 경기. 사실 리그 초반만 하더라도 아스널은 좋지 않은 흐름으로 많은 승점을 날렸었다. 하지만 현재 리그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스널 FC 는 지난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5-2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의 역전승을 비롯해 최근 흐름이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최근 5경기 4승 1무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주중에 있었던 A 매치 기간에서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한 아스널이었다. 북런던더비에서 토마스 베르마엘렌이 발목부상을 당한 것을 비롯해 토마스 로시츠키가 등에 부상을 입은 것이다. 가벼운 부상이라고는 하지만 리버풀전에서 출전을 할 수 있을지는 몰랐다. 게다가 새롭게 아론 램지가 부상 명단에 올랐고 잭 윌셔, 메르테사커, 스킬라치와 같은 주전급 선수들이 여전히 부상중이었다. 한마디로 선수진이 초토화 되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수비진은 큰 문제가 될 정도였다. 그나마 아스널의 주장이라 현재 아스널을 혼자서 먹여 살릴 정도로 이번 시즌 환상적은 모습을 보여주는 반 페르시가 건재했다. 이에 반해 리버풀은 칼링컵에서 우승했지만 글렌 존슨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명단에 오른데다가 다니엘 아게르가 다음달까지 아웃, 그리고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가 대표팀에서 33분간 출전해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전력의 누수가 거의 없었다. [오늘 경기 창과 창의 대결이 될 텐데요. 사실 이번 시즌 반 페르시 선수. 참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가 25라운드까지 벌어진 지금 22골로 김현준 선수의 뒤를 이어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2위에 올라와 있는 선수인데요.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최근 네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죠. 사실 반 페르시 선수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환상적인 활약인데 김현준 선수때문이 빛이 가려진 면이 없잖아 있죠.] 이번 시즌 아스널의 공격진을 혼자서 살리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는 반 페르시였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는 김현준이 존재했다. EPL 역대 시즌 최다 골은 앤디콜과 앨런 시어러가 기록한 34골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프리미어리그 팀이 22 팀이었기에 4경기가 더 많았던 시절이었다. 지금과 같은 20팀으로 개편된 이후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은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기록했던 31골이었다. 하지만 현재 김현준은 25라운드까지 벌어진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36호골을 터뜨리며 새로운 기록을 계속해서 써나가고 있었다. FA 컵과 챔피언스리그 칼링컵을 모두 포함하면 이번 시즌 무려 52골을 꽂아넣은 것이다. 전 유럽을 통틀어서 현준과 비교될 만한 공격수는 극강의 득점력을 과시중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호날두와 메시조차도 리그의 득점력을 따지면 현준에게 미치지 못했다. 더군다나 프리메라기가는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양강 구도'과 뚜렷한만큼 김현준의 활약이 더욱더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 경기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따내려는 아스널과 1위를 유지해야하는 리버풀과의 대결인데요. Big 4 끼리의 대결로도 관심을 끌고 있지만 과연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위인 김현준 선수와 2위인 반페르시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볼지도 기대되는군요.] 현재 현준의 골 하나하나가 터질 때 마다 프리미어리그 기록이 갱신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중계하는 아나운서도 안 필드에 가득 찬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들도 오늘 경기 김현준이 마법같은 활약으로 자신들을 기쁘게 해주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 휘슬소리와 함께 리버풀과 아스널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와아아아아!!!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이곳이 원정팀의 무덤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듯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환호성과 함께 YNWA를 열창하는 Kop 이었다. 아스널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Big 4 끼리의 대결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초반부터 격렬하게 진행되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프리미어리그 1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려는 리버풀인데다가 리버풀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야 챔피언스리그에서 진출할 수 있는 4 위로 올라서는 아스널. 두 팀과 동기부여가 확실한 팀이었다. 맹렬하게 서로를 공격하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냈지만 전반전은 0-0 으로 종료되었다. 핸더슨의 패스를 받은 김현준이 그대로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도 골문을 맞고 나온 것이었다. 아스널 또한 반 페르시가 2번의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레이나가 선방하며 아직까지 전광판에는 0 이라는 숫자만 기록될 뿐이었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선제골은 홈팀 리버풀에서 터져 나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오늘 경기 수아레즈 대신에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앤디 캐롤이었다. "준!!!" 아스널의 미드필더 알렉산드로 송이 드리블하던 공을 태클로 뺏어낸 찰리 아담이 현준에게로 공을 찔러넣었고 공을 받은 현준이 빠르게 아스널의 진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스널의 수비수 커버가 빨라요! 김현준 선수가 위협적이다라는 보여주는 것이죠.]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베르마엘렌과 로시츠키 그리고 바카리 사냐까지 무려 세 명의 선수가 현준을 에워쌌다. [김현준 선수 돌파하기가 여의치 않아요!] 골 결정력도 골 결정력이지만 현준의 드리블 실력 또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수준급이라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세 선수는 억지로 현준의 공을 빼앗으려고 하지 않은 채 패스 코스를 차단하며 현준을 터치라인쪽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 베르마엘렌이 차츰 현준에게로 접근해 들어오고 있었다. 함정에 토끼를 모는 것처럼 그렇게 현준의 공을 뺏어내려는 생각이었다. '칫...' 패스를 하려니 너무 빨리 달려온 것일까? 코스도 여의치 않은 데다가 다른 선수들이 자신을 따라오지 못했다. 그렇다고 슈팅을 때리기에도 각도가 별로 좋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순간적으로 여러 생각을 떠올리는 현준이었다. 현준이 딴 생각을 하고 있었음을 아는 것일까? 순간적으로 베르마엘렌이 몸싸움을 걸어왔지만 가볍게 밀쳐내며 계속해서 공을 소유하던 현준의 눈이 반짝 빛났다. 앤디 캐롤이 필사적으로 아스널의 수비수들 달고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뛰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가볍게 마치 채찍을 휘두르듯 공을 찍어 차올리는 현준이었다. "어...?!" 베르마엘렌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고개가 뒤로 홱 돌아갔다. 축구 경기도중 가장 골을 많이 먹히는 때는 경기가 막 시작한 후 5분과 경기가 종료되기 5분전이었다. 처음 그라운드에서 들어서며 적응하는 시간과 끝나기 전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프 타임 이후 후반전이 시작된 후 5분 또한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세 명의 선수가 에워싸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순간적으로 그 좁은 공간에서 현준이 공을 띄어 올릴 줄은 상상도 못했던 아스널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느린 속도로 떠오른 공은 패널티 에어리어로 향했고, 그 방향은 놀랍게도 앤디 캐롤이 달려오고 있는 방향이었다. 그리고 캐롤은 스체츠니 골키퍼가 뛰쳐나오는 모습을 확인하며 그대로 몸을 날리며 다이빙 헤딩슛으로 가볍게 아스널의 골망을 갈랐다. 와아아아아!!! [골!! 앤디 캐롤!!! 후반 2분. 리버풀 선제골! 앤디 캐롤의 다이빙 헤딩슛이 그대로 꽂힙니다!] [역시 김현준 선수! 완벽하게 아스널의 선수들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끌고 놀라운 절묘한 롱패스로 앤디 캐롤 선수에게 공을 연결시켰어요! 김현준 선수가 만들어준 골이나 다름 없는 골이었어요! 김현준! 13 호 어시스트를 기록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었다. 골도 골이지만 골과 다름없는 기록으로 취급되는 어시스트도 상당수 기록한 현준이다. 그런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엔 기쁨이 가득해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주역으로 완벽하게 아스널의 선수를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크로스로 앤디 캐롤의 헤딩슛을 도운 현준의 플레이에 절로 탄성이 나오는 것이다. 더군다나 현준은 대한민국의 선수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대한민국의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큭..." 앤디 캐롤과 골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보던 베르마엘렌이 화가 솟구치는 듯 그라운드를 발로 팍팍 밟았다. 방심하지만 않았더라면 좀 더 몸싸움을 걸었다면 실점하지도 않았을 터였다. 만약 그랬다면 현준은 아예 크로스를 올리지도 못했을 테니 말이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그리고 경기는 앤디 캐롤의 결승골로 1-0. 그렇게 리버풀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홈 경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공을 잡을 때마다 아스널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위협적인 장면을 계속해서 연출한 현준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날이 아닌 것인지 현준은 골대를 2번이나 맞추며 결국 골을 넣지 못한 것이었다. 현준을 필두로 한 리버풀의 매서운 공격에 아스널은 후반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그렇게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반 페르시가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분발했지만, 리버풀의 계속된 압박에 풀백들조차 공격가담을 하지 못하며 결국 리버풀의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한 것이었다. "리버풀이라는 팀에서 준의 능력을 의심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아무도 없습니다. 비록 그가 처음에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정말 잠시의 부진에 빠져있었지만 현재 현준은 자신의 기록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늘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현준은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새로운 기록을 쏟아내고 있으며 오늘 아스널과의 힘겨운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현준을 극찬하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는 현준이 리버풀의 선수라는 게 자랑스럽기만 하는 그였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우승도 그리고 득점왕도 배출해낸 적도 없었기에 이번만큼은 두 마리의 목표를 전부 잡으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아스널과의 힘겨운 대결을 승리로 마친 리버풀은 또 다른 큰 시합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16강전 2차전,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AC 밀란과의 대결이었다. AC 밀란의 홈인 산 시로에서 벌어진 대결은 현준이 2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를 거뒀다. 비록 홈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원정팀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 8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유럽의 클럽중에서 가장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는 만큼 팬들은 안 필드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골을 터뜨려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아...죽겠네. 아직도 술이 올라오네." 아스널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했기 때문일까? 시합이 끝나고 안 필드에서 선수들과 짤막한 쫑파티를 벌였던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오늘 승리의 주역이자 MOM 으로 뽑힌 현준이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리그가 시작된 이후 아무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13라운드 경기를 제외하고는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에 매주 꼽히는 진기록을 세운 현준이다. 더군다나 아직 리그 경기가 많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즌 최다골을 경신하고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자신들의 동료가 자랑스러웠던 것일까? 제라드를 필두로 현준에게 술을 계속해서 건네주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고, 그렇게 한잔씩 마시다가 결국 현준은 인사불성이 된 채로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던 것이었다. "이...이거 깨끗이 빨아서 전시해 놓으면 되는 거예요?" "마음대로 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대답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대답에 탈리사의 눈이 반짝 빛났다. 그녀가 들고 있는 것은 10번이라고 적혀 있는 아스널의 유니폼이었다. 그리고 그 유니폼의 주인공이 모를 탈리사가 아니었다. 바로 포병부대 아스널의 주장이자 현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 페르시의 유니폼이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유니폼을 반 페르시와 유니폼을 교환한 현준이 가방속에 넣어 들고왔던 것이다. "아아..." 반 페르시의 유니폼 뿐만 아니라 웨인 루니, 박지성, 램파드, 다비드 실바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선수들의 유니폼들을 가지고 있는 현준이었다. 물론 현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유니폼들이었지만 축구 광팬인 탈리사에게 있어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 직접 입고 뛴 유니폼은 그야말로 보물중의 보물이었다. "탈리사. 물이라도 한잔 가져다줘." "알겠어요. 주인님." 술 때문일까? 목이 타는 듯 말랐다. 그리고 탈리사가 가져다 준 물을 마신 현준은 주위를 둘러보며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리리스님은?" "게임중이세요. 레리엘님도 게임중이시고요. 요즘엔 카온하느라 바쁘세요." "카온...?" 탈리사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차피 새로운 게임일 터였다. 예전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실컷 즐기는 듯 싶더니만 다른 게임으로 취향을 바꾼 것 같았다. "네. 리리스님이 하시는 게임이 지금 서버점검중이거든요." "......"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탈리사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살짝 가로저으며 다시 침대에 몸을 눕히는 현준이었다. 평온한 하루였다. 손만 뻗으면 미녀인 탈리사를 품에 안을 수 있었고, 밖에서 게임을 하는 리리스나 레리엘 역시 자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품에 안길 터였다. "매일 이렇게 생활하면 좋을텐데 말이지." 리리스를 쫓아 인간계로 내려온 악마들은 대부분 하급 악마. 리리스의 권능을 뚫고 리리스를 발견한 존재는 인간계에 없었다. 천사들 역시 능천사인 레리엘 이후 계급이 높은 천사들이 인간계로 내려오지는 않았다. 현준은 이렇게 아무런 트러블 없이 평온한 하루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악마의 힘을 이용해 세계적인 선수로서 명성을 떨치고 수 많은 미녀들을 품에 안고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을 사면서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현준은 또 다시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 하루는 휴식을 준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AC 밀란과의 경기를 대비한 맞춤 전술 훈련에 들어가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한걸음한걸음 / 단어 수정했습니다. 윤아와연아 / 현실에서 죽쓰고 있는 리버풀 ㅠㅠ. 그래도 제라드 형님이 HT 를 해주셨네요. 박주영 선수는...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말이죠. 아스널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 선수의 얼굴이 기억이 안나요...어쩌죠? 챔피언스리그 박주호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FC 바젤. 바이에른 뮌헨에서 떡실신 당했네요. 진짜 저렇게 떡실신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인터밀란도 마지막에 가서 울었고...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는 올라갈 팀이 올라갈 듯...바르샤 포스가 너무 강하네요. 화이트데이 다들 애인에게 사탕을 주셨나요? 00218 리버풀, VS AC 밀란 2차전 =========================================================================                            "수고하셨습니다. 감독님." "아아..." 수석코치의 말에 달글리쉬 감독은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얼굴은 수척해 보였다. 연이은 회의로 지친 것이다. "회의가 무척 길었군요." "역시 회의는 굉장히 피곤해." "그래도 지금 저희 리버풀은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지요. 다음 상대는 AC 밀란이지만 안 필드에서 리버풀은 이번 시즌 무패입니다." 자신감이 가득한 코치의 말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그야말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재작년이나 작년 시즌의 부진이 마치 거짓말인 것처럼 말이다. 그 탓에 사장과 구단 이사진들에게 굉장히 찬사를 받았던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덕분에 재계약도 굉장히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게 다 첼시 덕분이지." "하하하! 그렇군요."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수석코치였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사람은 리버풀 구단 내 아니 잉글랜드 축구팬이라면 아무도 없었다. 바로 현준의 이야기였다. 현재 리버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수로 첼시에 토레스를 건네주고 영입해온 그는 리버풀의 유니폼은 입은지 단 2년 만에 리버풀의 역사 아니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었다. '대단한 녀석이지.' 현준을 떠올리며 달글리쉬는 미소를 지었다. 리버풀이 사랑했던 공격수. 리버풀이 낳았고, 종가가 사랑했던 골잡이, 리버풀의 팬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전설적인 선수가 바로 케니 달글리쉬였다. 리버풀을 자세히 모르는 팬이라면 케니 달글리쉬가 단지 1977년 케빈 키컨을 대체하기 위해 영입해온 선수라고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달글리쉬는 리버풀 유소년 출신의 선수였다. 그리고 그는 함부르크로 이적한 케빈 키건을 대신해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유러피언 컵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었다. 리버풀에서 보낸 첫 시즌 달글리쉬가 기록한 골은 무려 32골. 그리고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으며 6번의 리그우승과 2번의 유러피언 컵을 선사했고, 선수와 감독을 겸하며 리그와 FA 컵 우승을 동시에 제패하는 등 리버풀의 영광을 이끌었던 선수였다. 그리고 현재 킹 케니, 케니 달글리쉬의 재림이라고 불리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럼 어제 있었던 AC 밀란의 경기를 보여주게나." "네." 곧 화면에서 축구 경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세리에 A 리그경기로 AC 밀란과 팔레르모와의 경기였다. 팔레르모의 홈에서 벌어지는 경기로 경기는 이브라히모비치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AC 밀란이 팔레르모를 상대로 4-0 완승을 거둔 경기였다. "확실히 이브라히모비치는 대단한 선수로군요." 전반 20분 호비뉴의 패스를 받아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포문을 열기 시작한 이브라히모비치는 전반 31분에서 상대수비수 4명을 옆에 두고 인사이드 슈팅으로 추가 득점 그리고 34분에 팔레르모의 수비라인이 전진한 틈을 타 대포알 같은 슈팅을 기록하며 추가득점에 성공하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AC 밀란의 에이스로 동료와의 연계플레이는 물론 물오른 결정력을 보이고 있는 이브라히모비치였다. 이번 안 필드 원정에서 만약 리버풀이 AC 밀란에게 일격을 얻어맞는다면 바로 그 주인공은 이브라히모비치가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방송사들의 예상이었다. "대단한 선수지. 확실히." 그런 이브라히모비치의 활약으로 인해 현재 세리에 A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AC 밀란이었다. 턱에 손을 괴며 경기장면을 보고 있던 달글리쉬 감독은 곰곰이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몇 가지 전술과 전략을 머릿속으로 세운 달글리쉬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상대가 나빠. 하필이면 상대가 리버풀이고 특히 안 필드에서 열리는 경기라니 말이야." 리버풀은 원정인 산시로에서 이브라히모비치에서 일격을 맞으며 2골을 내리 내줬다가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무승부를 거둬야만 했었다. 하지만 안 필드에서의 리버풀은 산시로의 리버풀하고는 전혀 다른 팀이었다. 와아아아!!! 3월 7일. 리버풀과 AC 밀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2차전이 벌어지는 안 필드는 경기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엄청난 팬들이 운집되고 있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사방에서는 리버풀의 앰블럼이 그려져 있는 깃발이 펄럭였고, 소리 높여 부르는 Kop 들의 YNWA 가 안필드를 떠나갈 듯 울려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멀리 영국까지 원정 응원을 온 AC 밀란의 팬들도 만만치 않았다. 리버풀의 응원에 밀리지 않겠다는 듯 고함이 아닌 괴성을 지르며 소리를 높이는 AC 밀란의 팬들이었다. "아아...예전에도 대단했지만 오늘은 더욱더 끝내주는 걸?" 오늘 경기 밀란은 무승부만 거둬도 원정팀 다득점 원칙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렇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리버풀은 무승부만 거둬도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라커룸에 모인 리버풀의 선수들은 절대 오늘 경기에서 질 생각이 없었다. 홈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다는 것은 패배나 다름 없었다. "준. 준도 봤어?" 아담의 말에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던 현준은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현재 리버풀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던 만큼 AC 밀란의 집중적인 견제가 들어올 게 분명했기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악마의 기운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던 현준이었다. "Kop 들이라면 아까 오다가. 스탠드가 붉은색 일색인 것은 봤어." "3년만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니까. 그것도 8강 진출이 걸려 있는 경기다." 갑작스런 목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케니 달글리쉬 였다. "너희 11명을 응원하기 위해 수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비싼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았다. 90 분동안 너희들만을 위한 팬들을 응원소리를 등에 업고 경기를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달글리쉬 질문에 대답한 것은 캐러거였다. 캐러거의 대답이 만족스러운 듯 달글리쉬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러면 팬들을 기분 좋게 돌아가게 해주는 것은 너희들의 몫이다. 수 만이나 되는 서포터들의 가슴을 활짝펴고 오늘 경기를 보러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 리그에서 1위라고 자만하지 마라. 오늘 경기에서 진다면 우리는 탈락이다. 비록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팀에 불과하다." 어느새 라커룸에 있던 모든 선수들의 귀와 눈이 달글리쉬에게로 집중되었다. 현준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이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서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로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다. "과감하게 공격해서 승리를 따낸다. 그리고 덤으로 챔피언스리그 8 강의 진출권도 받아온다." 손을 펼치며 그렇게 말한 달글리쉬 감독은 선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보더니 마지막으로 현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AC 밀란의 에이스인 이브라히모비치와 리버풀의 에이스인 너와 비교하는 기삿거리들이 상당히 많더군. 굉장히 불쾌해." '뭐가 불쾌하다는 거지...?' 다소 과장된 몸짓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브라히모비치와 자신과 비교하는 기사는 현준도 본 적이 있었다. 스포츠 신문만 보면 나오는 게 바로 그런 기사였으니 말이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달글리쉬 감독의 현준의 어깨를 꽉 움켜잡았다. "너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단지 세리에 A 의 선수. 절대 동급의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라." 달글리쉬 감독의 굳은 의지가 담긴 눈동자를 바라보던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겐 악마의 기운이 있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악마인 자신을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삐이익!!! 우와아아아아!!! 경기가 시작되자 어마어마한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오죽하면 기자석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기사를 써내려가고 있던 기자들이 움찔거리며 놀랄 정도였다. 과연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대단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후후. 안 필드는 언제봐도 두근거린다니까..." "명문에 걸맞는 스타디움과 명문에 걸맞은 서포터들이라. 확실히 왜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의 명가라고 불리는 것인지 보여주는 모습이로군. 밀란도 오늘 경기는 좀 힘들겠어." "경기는 끝나봐야지 아는 것이죠." 기자석에서도 신경전이 터졌다. 잉글랜드 기자와 이탈리아 기자들이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명문인 리버풀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AC 밀란이 붙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격렬하게 공세를 펼치는 AC 밀란이었다. 리버풀과는 달리 AC 밀란은 오늘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그렇기에 빠르게 선제골을 넣고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생각이었다. 그런 AC 밀란의 매서운 공격이 계속해서 이어졌지만 리버풀 또한 캐러거의 지시에 날카로운 공격들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압박!! 압박해! 반드시 둘씩 달라붙어!" 오늘 경기 주장완장을 달고 선발 출전한 제이미 캐러거는 투지를 보이며 노련하게 수비라인을 이끌고 있었다. 그런 캐러거의 시선엔 10 번과 70 번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브라히모비치와 호비뉴에게로 집중되어 있었다. 홈 경기라고는 하지만 AC 밀란의 투톱 이브라히모비치와 호비뉴는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되는 플레이어들이었다. 조금이라면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면 금새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온다...!' 그리고 반 봄멜의 스루패스가 이브라히모비치에게로 이어지는 모습에 재빠르게 움직이며 공을 끊어내는 캐러거였다. 저번 산 시로에서 반 봄멜과 이브라히모비치의 플레이에 상당히 고전했던 만큼 이러한 플레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이미 세워둔 것이었다. 그리고 캐러거는 강하게 공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공을 따라 세 선수들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수아레즈와 카윗 그리고 현준이었다. [리버풀! 속공! 좋은 기회를 맞았습니다!!!] [빨라요! 다들 스피드에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거든요! AC 밀란 위기입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도 선수들의 스피드처럼 빨라지기 시작했다. "따라잡아!! 카윗!" 단번에 잡은 역습찬스에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달글리쉬 감독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라운드로 떨어지는 공을 얻기 위해 아바테와 카윗이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다. '큿...' 비록 균형이 조금 무너지기는 했지만 아바테보다 앞서 발을 뻗어 공을 소유하는 카윗이었다. 카윗이 공을 잡은 모습에 수아레즈가 소리를 질렀다. "카윗!! 패스해!!!" '나도 그러고 싶은데 말이야...' 잠시 균형을 잡는 틈을 타 아바테가 달라붙어 다리를 들이 밀었다. 팔을 사용해 자신의 공을 뺏으려는 아바테를 상대로 몸싸움을 벌이며 공을 지켜나가고는 있었지만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릴 타이밍이 나지 않고 있었다. 아바테 역시 필사적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골을 내줄 수 는 없었다. 더군다나 AC 밀란은 무승부만 거둬도 탈락하는 만큼 선제골을 내준다는 것은 치명적이나 다름없었다. "칫!" 경합을 벌이던 도중 아바테의 다리가 공을 건드렸고,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려는 공을 가까스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 카윗이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눈을 빛냈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몸을 틀어 중앙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비록 급작스럽게 몸을 꺾는 바람에 균형이 무너져 넘어지기는 했지만 그러면서도 카윗은 공이 굴러가는 방향에 눈을 떼지 않았다. "나이스 패스." 그리고 경기장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던 공을 받은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어느새 AC 밀란 수비수의 몸놀림을 따돌리고는 프리로 패널티 라인 밖으로 나와 있던 것이었다. 현준이 공을 잡는 모습에 AC 밀란 선수들이 현준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AC 밀란 선수들이 달려들기도 전에 현준의 터닝슛이 이어졌고,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AC 밀란의 골대로 날아든 공은 아비아티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며 그대로 AC 밀란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너무나도 아름다운 골이로군요. 그야말로 완벽한 골이었습니다.] 리버풀의 레전드이자 오늘 리버풀과 AC 밀란의 중계를 맡은 마크 로렌슨은 현준의 골에 골이라는 말도 내뱉지 못한 채 감격에 젖은 목소리가 짤막하게 현준의 골을 설명했다. 그렇게 전반 7 분 만에 현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가기 시작하는 리버풀이었다. 와아아아아!!! 현준의 골이 터지자 더 콥의 응원소리로 안 필드가 떠나갈 듯 흔들렸다. 그럼 콥들의 응원에 대항하며 시끄럽게 떠들던 AC 밀란의 팬들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전반 초반부터 격렬하게 리버풀을 몰아붙이는 모습에 AC 밀란의 서포터즈 역시 기세를 높였지만 순식간에 선제골을 내주자 단숨에 기가 꺾여버린 것이었다. "내 실수였다. 카운터 공격도 그렇고 좀 더 압박했어야만 했어." "아니. 카운터 공격이라는 것 쯤은 나도 예상하고 있었어..." 아바테의 말에 아비아티 골키퍼는 말끝을 흐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런 아비아티 골키퍼의 눈에 리버풀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현준이 모습이 들어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저 녀석의 터닝 슈팅이었을 뿐이야." ============================ 작품 후기 ============================ 네 카온 합니다. 근데 주캐는 구르르...구르르밖에 할줄 몰라요. 완벽한 초보입니다. 열심히 이리저리 상대편 킬만 높여주지요. 하하... 00219 리버풀, VS AC 밀란 2차전 =========================================================================                            와아아아!!! 또 찬스다!!! 밀어붙여!! "크로스 온다! 니어포스트 경계해! 수아레즈 붙잡아!!!" 현준의 선제골로 인해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리버풀이었다. 또한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는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 필드. 콥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뒤에 업고 맹렬하게 몰아붙이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하앗!!!" 현준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날아들었고 재빠르게 수아레즈가 기합소리와 함께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공 반개 정도 차이로 수아레즈가 뻗은 발은 현준의 크로스에 맞지 않았고 바운드된 공을 아비아티 골키퍼가 몸을 날려 힘겹게 잡아내었다. 아아아!!! 너무나도 안타까운 찬스였기에 관중석을 비롯해 리버풀의 벤치에서도 아쉬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역시 선제골을 넣은 게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군요. 이대로 분위기를 타서 추가골을 빨리 넣었으면 좋겠는데요." 수석코치의 말에 달글리쉬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을 필두로 한 리버풀의 공격진은 거의 압도적으로 AC 밀란의 선수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벌써 이런 아슬아슬한 찬스가 두 번째였다. 안타깝게도 추가골을 터져 나오지 않았지만 주도권은 홈팀인 리버풀 쪽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아직 전반 20여분이 흘러가고 있는 것 뿐이다. 경기가 종료되려면 7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방심은 금물이었다. 축구경기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추가골이 터진다면 이야기를 달라졌다. 일찌감치 두 골을 리드하게 된다면 그대로 AC 밀란이 자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젠장...공격 작업을 제대로 만들어 갈 수가 없잖아..." 패스를 받은 반 봄멜이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면서 중얼거렸다. 패스를 할 공간이 없었다. 리버풀의 선수들이 미드필더라인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고 있는 데다가 전방으로 길게 찔러주는 패스는 캐러거가 지휘하는 수비라인에서 벌써 몇 번이나 차단당했었다. 더군다나 느긋하게 경기의 템포를 조절할만한 여유도 없었다. "반 봄멜!!! 준이 간다!" "크읏...! 또야?!" 맥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준이 달려들었다. 그 탓에 반 봄멜이 다급하게 앞으로 공을 찔러 넣었지만 반 봄멜이 찔러준 공은 리버풀의 선수가 한발 먼저 걷어내었다. 리버풀의 선수가 공을 걷어내는 모습에 반 봄멜은 짜증스럽다는 듯 현준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저 녀석 때문에 느긋하게 자신들의 진영에서 공을 돌리는 것도 힘들었다. [김현준 선수 오늘 컨디션이 상당히 좋은데요? 이리저리 오가며 AC 밀란 선수들을 상당히 괴롭히고 있어요. 마치 박지성 선수처럼 보이죠?]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는 탓에 AC 밀란 선수들의 플레이가 조급해지고 있어요. 방금 전에서 반 봄멜 선수 패스가 부정확한 탓에 리버풀의 수비수가 쉽게 걷어내었거든요.] 현준의 플레이에 칭찬을 늘어놓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오늘 선제골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분주히 뛰어다니며 AC 밀란 선수들에게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하고 있는 현준의 플레이였다. 어떻게 보면 90 분 동안이나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시합인 탓에 현준이 오버히트를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현준의 강철체력은 다들 잘 알고 있었다. "스피어링!" AC 밀란의 선수가 헤딩경합을 벌여 공을 따낸 핸더슨이 스피어링을 보고는 빠르게 공을 찔러 넣었다. 스피어링이 공을 잡자 수아레즈가 힐끗 스피어링과 눈을 마주치고는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피어링의 긴 롱패스가 발끝에서 터져 나왔고 티아구 실바의 뒤를 돌아 수아레즈가 전속력으로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아! 오프 사이드 아니예요! 뒷 공간을 제대로 빠져나갔어요!] [수아레즈!!! 찬스예요!] 그런 수아레즈와 함께 실바가 빠르게 수아레즈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공만 잡아낸다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였다. '빌어먹을...!' 그리고 수아레즈가 공을 잡으려는 그 순간 실바가 어깨를 들이밀며 그대로 태클을 걸었고, 그 순간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수아레즈가 그라운드로 쓰러졌다. 삐익!!! 수아레즈가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실바에게 옐로카드를 들어 올리는 심판이었다. 심판이 옐로카드를 들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사방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왜 레드카드가 아니라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이었지만 관중들이 심판의 결정을 바꿀수는 없었다. "괜찮아?" "아아..." 현준의 손을 잡고 일어선 수아레즈는 고개를 흔들며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조금만 더 빨랐다면 골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기에 상당히 아쉬운 그였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있었기에 다시금 냉정을 되찾은 수아레즈는 자신이 쓰러진 위치를 보며 현준에게 말을 걸었다. "위치는 괜찮은데 말이야. 누가 차는 거지?" "내가 차겠어." 현준의 말에 수아레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의 프리킥이 굉장히 정확하다는 것은 리버풀 선수들이라면 다들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의 말에 공을 들고 있던 다우닝이 현준을 향해 공을 던졌다. 제라드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까닭에 아담이 프리킥을 차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아담 역시 현준이 공을 차겠다는 말에 순순히 기회를 양보하며 AC 밀란의 선수들 틈으로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선수가 차나보지요?] 현준이 공을 놓고 프리킥을 찰 준비를 하는 모습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의아한 듯 말했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리버풀의 프리킥은 제라드가 선수가 부동의 1순위라고 한다면 제라드가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경우에는 찰리 아담 선수가 프리킥을 차왔었거든요? 물론 김현준 선수의 프리킥 능력도 상당히 좋은 편이죠. 프리킥 골도 여러 번 넣어본 적이 있고요.] [자. 김현준 선수. 프리킥 준비합니다. 골대와의 거리는 26M 정도.] 현준이 공을 내려놓고 프리킥을 찰 준비를 하자 안 필드가 쥐죽은 듯이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패널티 에어리어내에서는 선수들끼리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몸싸움이 한창이었다. 아비아티 골키퍼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수비라인을 움직이며 골키처 장갑을 낀 손을 비비며 자세를 잡고 있었다. "후우..." 그리고 심호흡과 함께 빠르게 내달린 현준은 그대로 자신의 왼발을 치켜 올렸다. 키이잉!!!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시간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보이자 현준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붉은색의 점이 아비아티 골키퍼가 지키는 AC 밀란의 골문을 누비기 시작했고, 잠시 후 골대 오른쪽 위를 가리켰다. [김현준 그대로 슛!!!] 현준의 다리가 번개같이 휘둘러졌다. 수비벽을 살짝 뛰어넘은 공은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내렸고, 오른쪽 골 포스트에 맞은 공은 그대로 AC 밀란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비아티 골키퍼가 몸을 날려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와아아아아!!! 역시 준이야! [골!!! 골이예요! 김현준! 멀티골! 그대로 골로 연결시킵니다!] [아! 대단합니다! 환상적이예요! 예술이예요! 완벽한 슈팅!. 아비아티 골키퍼가 몸을 날렸는데 골 포스트에 맞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어요!] [완벽한 슈팅! 리버풀을 추가골! 2-0으로 달아납니다! AC 밀란 이대로라면 2골을 넣어야 연장전을 바라볼 수 있어요!] 현준의 추가골로 흥분한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유럽리그에서 한국선수가 멀티골을 기록한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이청용 선수나 기성용 선수, 박주영선수등 수 많은 선수들이 해외리그에서 뛰고 있었지만 한국의 해외 축구팬들을 만족시킬 만큼 골 폭풍을 터뜨리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쏠리는 것이었다. 리그에서도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대한민국 출신으로 세계적인 팀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활약으로 골을 터뜨려 주고 있는 것이었다. [김현준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챔피언스 리그 13호골. 아! 진짜 골 넣는 기계예요. 기계! 김현준 선수 진짜 할 말이 없군요.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인데 벌써 13호골이예요!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었던 리오넬 메시 선수가 넣은 골 기록이 12골이거든요? 그 기록을 이미 뛰어 넘었어요!] [역대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중 가장 많이 골을 넣은 선수가 1962-63 년도에 득점왕을 차지했었던 조제 알파티니 선수의 14골이거든요? 이 기세라면 새로운 기록을 작성할 수 있는 김현준 선수예요.] [그라운드의 마스터라는 별명도 있지만 사실 김현준 선수 별명 중 하나가 기록 제조기 아닙니까?] 신이 난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조민호 캐스터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웃었다. 벌써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일찌감치 예약해 놓은 현준이었다. 게다가 잉글랜드 축구 리그가 프리미어리그로 개편된 이후 한 시즌 최다 득점을 자랑하고 있었던 앨런 시어러의 34호 골을 뛰어넘은 현준이었다. 게다가 아직까지 리그 경기는 10 경기 이상 남은 상황. 현준의 발끝에서 골이 터질 때 마다 프리미어리그내에서는 새로운 기록이 세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빌어먹을..." "내 잘못이다. 점프가 조금 늦었어." 맥세의 말이 아비아티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미 골이 들어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문제는 현재 리버풀의 공격진에 휘둘리고 있는 수비진들이었다. 아니, AC 밀란의 모든 선수들이 문제였다. 어떻게 경기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들은 이탈리아 세리에 A 의 명문 AC 밀란의 선수들이었다. "전방에서 빼앗아! 전방에서! 패스 코스를 막으라고! 마음대로 패스를 보내지 못하게 해!!!" 두 번째 골이 터진 후에도 주도권을 잡고 내어주지 않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듯 AC 밀란도 반 봄멜과 이브라히모비치의 개인능력을 믿고 공을 보내주었지만 협력수비로 인해 제대로 된 슈팅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 AC 밀란의 또 다른 공격수인 호비뉴는 스크르텔의 거친 수비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렇게 리버풀이 두 골 리드한 채 전반전 경기가 끝이 났다. "젠장!!!" 라커룸에 들어서자마자 분한 듯 모국어로 욕설을 내뱉는 호비뉴였다. 전반 45분동안 제대로 된 슈팅도 때려보지 못한 그였다. AC 밀란의 공격수로 세계적인 스타중 하나인 자신이었지만 오늘 시합에서는 스크르텔의 수비에 막혀 아무도 활약도 펼치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AC 밀란의 선수들 역시 다들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아무리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장소가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라고는 하지만 과연 지금 자신들이 상대하고 있는 리버풀이 산 시로에서 만난 그 리버풀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표정이군." "누가 말입니까? 아무도 좋은 표정 따위는 짓고 있지 않습니다. 감독님." 라커룸으로 들어선 알레그리 감독의 말에 주장 완장을 찬 아비아티가 얼굴을 굳혔다. 아무리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세리에 A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AC 밀란이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준 채 끌려가고 있었다. 하물며 자신의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자신이 지키고 있는 골문이 두 번이나 출렁였다는 것에 대해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아비아티의 말에 알레그리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군. 상대는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1위인 리버풀이다. 게다가 리버풀의 공격진은 유럽내에서도 극강을 자랑하고 있지. 다만, 우리 AC 밀란은 명문팀이다. 그것도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팀. 명문팀이라면 그라운드내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줘야만 한다." "......" 알레그리 감독의 말에 모든 선수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그리고 선수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알레그리 감독은 느릿하게 팔짱을 끼고는 입을 열었다. "리버풀의 축구는 단 한명의 선수에게 과도하게 공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 바로 리버풀의 17번 준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그것뿐이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개인기량 그리고 승리에 대한 굶주림 만큼은 리버풀 녀석들 보다 AC 밀란이 더욱 뛰어나다." 말을 마치자마자 선수들이 뭐라 하기도 전에 뒤로 돌아서며 라커룸 밖으로 나가는 알레그리 감독이었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라커룸 내에서 정적이 감돌았다. "음...그래. 이번 경기 아담은 대부분 원터치 플레이로 공을 찔러주고 있어. 패스가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확인하고 막아야 해." 반 봄멜의 말이었다. 포지션상 찰리 아담과 계속해서 맞부딪힌 그였기에 오늘 경기 찰리 아담이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눈에 계속해서 보고 있었던 그였다. "일단 만회골을 터뜨려야 돼. 사이드에서 좀 더 많이 흔들어줘." "그러면 준이 프리로 될 텐데? 그 녀석을 자유롭게 두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준은 나와 맥세가 막아보겠어. 전반전에 그 녀석 엄청나게 뛰었다고. 아무래도 지금쯤이면 지쳐서 쓰러져 있을 거야. 후반전까지 그렇게 뛰기는 무리겠지." 아바테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전반전 경기 동안 몇 번이나 현준과 맞부딪쳤던 AC 밀란의 선수들이었지만 완벽하게 현준의 플레이에 휘말리며 몇 번이나 위협적인 찬스를 내줬던 것이다. 피지컬적인 능력도 대단한데다가 개인기까지 뛰어난 현준을 상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전반전에 엄청나게 그라운드를 뛰어다닌 현준이었다. 그도 사람인 이상 후반전이라면 체력이 크게 떨어졌을 게 분명했다. 침착하게 수비한다면 충분히 맥세의 도움을 받아 현준을 막아낼 수 있을 터였다. 아니, AC 밀란의 선수라면 그리고 프로라면 팬들을 위해서라도 막아내야만 했다.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의 파울은 조심해. 준의 프리킥은 굉장히 날카롭다고. 게다가 리버풀의 찰리 아담 역시 프리킥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 반 봄멜의 말을 시작으로 전반전에 있었던 플레이들을 다시금 돌이켜 보며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AC 밀란의 선수들이었다. 그렇게 남은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양팀의 선수들이었고,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 작품 후기 ============================ 조금 늦었네요. 하루 정도 쉬었어요. 만화책 좀 본다고... 00220 리버풀, VS AC 밀란 2차전 =========================================================================                            와아아아!!! [2011-12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리버풀과 AC 밀란의 경기 2차전 경기 현재 리버풀이 김현준 선수의 2골로 2-0 앞선 채로 후반전 경기 막 시작되었습니다. 전반전 완벽하게 리버풀의 흐름에 AC 밀란이 주도권을 빼앗긴 채로 경기가 흘러갔는데 말이죠.] [그렇습니다. 리버풀 선수들의 강한 압박 플레이와 함께 김현준 선수의 터닝슛과 날카로운 프리킥골로 2골을 내줬죠. AC 밀란 입장에서는 2골을 넣어야지만 연장전을 바라볼 수 있고 3골을 넣어야지만 8 강전에 진출하는 만큼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였다. 전반 내내 끌려갔던 AC 밀란이었다. 그렇기에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리버풀의 역습에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에는 유럽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 꼽히는 현준이 있었다. '과연 어떻게 나올려나...' 이대로 세리에 A 의 명문인 AC 밀란이 무너질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후반전이 더욱 기대가 되는 신연호였다. 후반이 시작되었어도 리버풀은 맹렬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이미 2골로 리드하고 있기는 했지만 언제 골을 내어줄지 몰랐다. AC 밀란은 그런 저력이 있는 팀이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압박하며 골을 더 넣으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골문을 위협하는 찬스가 몇 번 흘러가며 시간은 후반 15분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핸더슨!!" "14번이다!!" 공을 받은 찰리 아담이 핸더슨을 향해 원터치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하지만 이미 반 봄멜의 이야기를 듣고 아담의 발 끝을 바라보고 있던 에마누엘손이 아담의 패스를 읽고는 소리를 높였고, 재빠르게 반 봄멜이 핸더슨에게로 달려들었다. "패스해! 핸더슨!" 핸더슨에게로 공이 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수아레즈가 앞으로 빠르게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반 봄멜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로 패스하는 거지?' 전반전에 수비 뒷 공간으로 뛰어들어가는 수아레즈에게 패스를 넣어서 좋은 찬스를 잡았었던 리버풀이었다. 지금도 그런 플레이를 선 보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아냐...수아레즈는 아니야! 백패스다! 스피어링에게 보내는 공이야!' 핸더슨에게로 접근하면서도 공과 핸더슨의 다리움직임에 모든 신경을 쏟던 반 봄멜은 핸더슨의 의도를 읽고는 스피어링과의 패스코스로 뛰어들었다. "아...!" 그리고 핸더슨의 발끝에서 떨어진 공은 그대로 반 봄멜이 낚아챘다. "좋았어!" 반 봄멜이 공을 낚아채자 AC 밀란 선수들이 리버풀 진영으로 뛰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만회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패스해! 반 봄멜!" "그렇게 놔둘 것 같으냐!!!" 호비뉴의 말에 스크르텔이 달려들었다. 전반전 내내 호비뉴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던 그였다. 그리고 반 봄멜의 패스가 호비뉴에게로 이어졌고, 곧바로 스크르텔이 호비뉴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공을 받은 호비뉴는 스크르텔을 상대하지 않은 채 빈 공간으로 공을 밀어넣을 뿐이었다. "?!" "안토니오다!!! 다우닝!! 붙어!" 어느새 리버풀의 빈 틈새를 파고 들어온 안토니오였다. 그리고 캐러거의 목소리에 수비를 돕기 위해 달려온 다우닝이 공을 뺏기 위해 안토니오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다우닝이 접근하기도 전에 안토니오는 앞쪽을 향해 공을 오른쪽 넓은 공간을 향해 스루패스로 찔러 넣었다. "이브라히모비치다! 슛이다! 코스를 막아! 캐러거!" "어디를!!!" 굳이 레이나가 말하지 않아도 이브라히모비치의 슛 코스를 막을 생각을 하고 있던 캐러거였다. 1차전에서 리버풀의 골문을 열었던 요주의의 공격수인 만큼 이브라히모비치가 완벽하게 슈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지금 이 시간에 AC 밀란이 골을 넣게 된다면 경기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이브라히모비치는슈팅을 할 것처럼 자세를 잡더니 골문 반대편을 향해 낮게 공을 찔러 넣었다. "!!!" '바...반대쪽?!' 이브라히모비치의 발끝에서 떨어진 공이 골키퍼와 수비수를 사이를 지나가기 시작했고, 그 공을 받은 인물은 바로 AC 밀란의 초특급 유망주에서 공격수인 스테판 엘 샤라위였다. 그리고 샤라위의 논스톱 슈팅이 이어졌다. 모두의 시선이 이브라히모비치에게로 쏠린 찰나 노마크 상태에서 때린 슈팅이었다. 심지어 레이나 골키퍼조차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속은 그 순간 마틴 켈리가 뛰어들었다. "이야아앗!!!" 그리고 엘 샤라위의 슈팅은 마틴 켈리의 발에 받고는 관중석을 향해 날아들었고, 곧바로 더 콥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틴!! 마틴!! 마틴!!! "잘했어!! 나이스 디펜스! 켈리! 좋아!! 그대로 계속 집중해! 코너킥이다! 마크 확인해!!" 마틴 켈리의 활약으로 인해 레이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완벽하게 AC 밀란에게 골을 내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만약 켈리가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분명 AC 밀란에게 골을 내줬을 게 틀림없었다. 확실히 AC 밀란은 AC 밀란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 언제나 등장하는 강팀. 이대로 쉽사리 무너질 팀이 아니었다. "휴우..." 갑자기 순식간에 파고드는 AC 밀란의 공격에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켈리의 활약으로 인해 샤라위의 슈팅이 코너킥으로 이어지자 자신도 모르게 벤치의 의자에 몸을 기대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2점을 리드한 채로 전반을 마쳤는데 말이지...' AC 밀란이 추구하는 공격. AC 밀란은 전통적으로 수비에 중점을 두고 공격형 미드필더와 같은 플레이메이커들이 공격 전개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었다. 이런 AC 밀란 공격전개 전술은 카카라는 이름의 천재적인 미드필더가 있었을 때 전성기를 바랬었다. 그리고 지금 AC 밀란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존재가 있었다. '2점을 리드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드는군.' 달글리쉬의 시선이 AC 밀란의 감독 알레그리에게로 향했다. 확실히 챔피언스 리그에 단골 출전 그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팀은 관록이 있었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리가 없는 것이다. 달글리쉬는 슬쩍 자신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은 후반 16분. 이대로 30분만 흐르면 챔피언스리그 8강전엔 자신들이 진출하는 것이다. "조금은 긴 30분이 되겠군..." 방금전 AC 밀란의 공격은 그야말로 톱니바퀴처럼 딱 맞아들어가는 공격이었다. 그런 AC 밀란의 공격에 위기감을 느낀 채 집중해서 수비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려던 달글리쉬는 몸을 일으키려다가 패널티 에어리어를 보고는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캐러거가 다른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챔피언스 리그라는 큰 경기에서도 많은 출전 경험을 기록하고 있는 노장인 캐러거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는 감독인 자신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AC 밀란의 공격작업이 얼마나 제대로 진행이 되는지...아니면 우리가 빠른 전개로 다시 한번 추가골을 넣어서 밀란의 기를 꺾는지 그것이 승부겠군..." 방금 전 밀란의 플레이로 인해 지금 경기의 흐름은 팽팽해졌다. 이제 또다시 주도권을 둘러싼 싸움을 벌여야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AC 밀란의 코너킥은 수비를 하기 위해 들어온 아담이 걷어내었고, 곧바로 리버풀의 역습이 이어졌다. 하지만 핸더슨이 찔러 준 공을 현준이 받기도 전에 AC 밀란의 수비수가 걷어내었고,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하는 양 팀이었다. '시간은 25분...' 반 봄멜은 전광판을 향해 힐끔 시선을 돌렸다. 후반전이 시작 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20분. 어떻게든 빨리 만회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조금 더 측면에서 흔들어 주면 좋을텐데 말이지.' 중앙에서는 여전히 강하게 압박을 걸어오는 리버풀이었다. 물론 선수들도 지친 탓에 경기 초반과 같은 맹렬한 압박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선수들도 지쳐 있었던 탓에 그런 압박조차도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리고 왼쪽 사이드 쪽에서 자멜 메스바가 오버래핑을 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반 봄멜의 눈에 들어왔다. 비록 전반전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후반전에는 공이 자신에게로 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오버래핑을 시도했던 메스바였다. 그리고 반 봄멜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이 리버풀의 왼쪽 진영으로 떨어져 내렸다. "온다!!!" 메스바의 오버래핑에 오늘 경기 왼쪽 측면을 맡은 켈리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켈리보다도 한 발짝 먼저 공을 따낸 메스바였다. "크로스가 올라온다! 선수들 붙잡아! 중앙을 두텁게 해!!!" 켈리가 그대로 걷어내면 좋겠지만 만약을 대비해야만 했기에 재빠르게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레이나였다. 그리고 켈리의 태클보다도 빠르게 중앙으로 공을 올리는 메스바였다. "올라갔다!! 클리어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메스바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패널티 에어리어로 공이 떨어지자 서로 경합을 호비뉴와 스크르텔이 동시에 허공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 하지만 호비뉴의 키는 172cm에 불과한 반면 스크르텔은 190cm 가 넘는 장신이었다. "큿...!" '클리어가 약해!' 하지만 끝까지 경합을 벌이는 호비뉴 때문이었을까? 스크르텔의 머리에 맞은 공은 그다지 멀리 날아가지 못한 채 바로 앞으로 떨어져 내렸고, 공을 받은 선수는 바로 이브라히모비치였다. [이브라히모비치!!!] 그리고 이어지는 이브라히모비치의 슈팅. 완벽하게 골문의 오른쪽을 향해 날아드는 공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선수는 바로 루카스 레이나. 세계적인 골키퍼중 하나답게 있는 힘껏 몸을 날려 가까스로 손끝으로 공을 건드렸고, 레이나의 손 끝에 맞은 공은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벗어나고야 말았다. 아아아아!!! 굉장히 위협적인 장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콥들이었다. 하마터면 AC 밀란에게 만회골을 내줄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AC 밀란의 서포터즈는 그야말로 안타까움에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아까전의 좋은 찬스를 비롯해 이번에도 리버풀의 골문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이스! 레이나!" "휴우..." 완벽하게 한 골을 막아낸 레이나의 활약에 캐러거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레이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런 동료들의 기합어린 축하를 받으며 레이나는 AC 밀란의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하마터면 골을 내줄 뻔했다. 만약 이브라히모비치가 슈팅을 때리지 않고 노마크 상태에 있었던 안토니오에게 공을 내줬다면 그대로 골인이었다. "코너킥이다!!! 돌아와!" AC 밀란의 코너킥이 이어졌기에 수비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불안한 낌을 애써 무시하는 레이나였다. 후반들어서 벌써 두 번이나 완벽하게 골을 내줄 뻔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만약 켈리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운이 좋아 손 끝에 공이 닿지 않았다면? 전광판의 점수는 2-2 동점이었을지도 몰랐다. '이대로 기세를 타게 하면 위험해.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만 해.' AC 밀란의 공격전개가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운이 좋게 막아내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과연 골을 내주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코너킥에서도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내린 리버풀이었다. 장신을 이용한 이브라히모비치의 헤딩슛이 골대 윗부분을 맞고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레이나 조차도 반응하지 못했던 슈팅이었다. '후우...' 하마터면 심장이 멎을 뻔한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골대에 공이 맞는 것은 정신건강에 참으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2점이나 자신들의 팀이 리드하고 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궁지에 몰린 듯 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달글리쉬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만한 플레이를 선보일 선수는 현준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 번이나 AC 밀란의 공세에 밀렸던 리버풀이 복수라도 하려는 듯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나서기 시작했다. "온다!!!" 순식간에 하프라인을 넘은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빠르게 이어지는 패스속에서 빈 공간을 찾아내 뛰어드는 현준이었고, 핸더슨이 그런 현준을 향해 공을 밀어 넣었다. 와아아아아!!!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콥들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늘 AC 밀란의 골문을 두 번이나 열었던 현준이었다. '큿...! 이 자식은 지치지도 않나...!' 후반 내내 현준을 쫓아다니던 맥세였다. 전반전에 엄청난 활동량을 보였던 탓에 후반전에는 조금이라도 지칠 줄 알았지만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현준의 모습에 맥세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의 마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전방에 카윗과 수아레즈...' AC 밀란의 수비수인 맥세가 자신에게 붙어있었지만 이대로 더 파고든다면 분명 카윗과 수아레즈에게 붙어 있는 수비수가 자신을 막기 위해 나올 게 분명했다. 그렇게 된다면 둘 중하나는 노마크 상태였다. "맥세!!!" 실바의 말에 맥세가 현준에게 어깨를 들이밀며 파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악마의 신체를 가진 탓에 몸싸움에서 만큼 타의추종을 발휘하는 현준이었다. 아무리 맥세가 187cm 에 82kg 의 탄탄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에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아니, 애시당초 비교대상이 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압박해!!!" 계속해서 공을 뺏기 위해 밀어붙이는 데도 불구하고 꿈쩍 않고 드리블을 하며 공을 소유하는 현준의 플레이에 결국 티아구 실바가 마크를 포기하고, 맥세와 함께 현준을 압박하기 위해 달려들었고, 그 순간 현준의 눈이 빛났다. 00221 리버풀, VS AC 밀란 2차전 =========================================================================                            '조금만 더...' 자신이 스루패스를 찔러 넣는다고 하더라도 수아레즈나 카윗이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AC 밀란의 수비수들의 위치를 확인하며 자신들의 스피드를 조절하고 있었다. 악마의 감각으로 인해 다른 동료들의 움직임을 살펴본 현준은 그대로 실바의 다리사이를 통해 수아레즈를 향해 공을 찔러 넣었다. "아!!!" 자신의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는 공을 느끼며 실바는 그대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수아레즈에게 이어졌고, 수아레즈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AC 밀란의 골문을 향해 혼자 넓은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와아아아!!! [수아레즈! 찬스예요! 골키퍼 일대일 상황!!!] 그리고 수아레즈가 공을 잡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아비아티도 지체하지 않고 골문을 비우고 앞으로 달려 나왔다. "여기서 골을 넣지 못한다면 공격수라는 이름이 울지." 공을 몰고가며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는 수아레즈였다. 리버풀의 공격수가 누구냐고 하면 다들 현준을 꼽았다. 리버풀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 역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였다. 이런 완벽한 일대일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한다면 2011 코파 아메리카 최우수 선수라는 이름이 울었다. '막아야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공격을 막아야만 했다. 만약 여기서 골을 내주게 되면? 밀란의 8강 진출은 무너지는 것이다. 1골차와 2골차 그리고 2골차와 3골차는 그 압박감이 달랐다. 게다가 시간도 시간이었다. 가뜩이나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마당에 여기서 골을 내준다면 리버풀에게 흐름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수아레즈 슛!!!] 리버풀의 8강 진출을 확신시키는 수아레즈의 슈팅. 아비아티 골키퍼 역시 온 힘을 다해 수아레즈의 슈팅 각도를 줄이며 몸을 날렸지만 애석하게도 수아레즈의 슈팅은 아비아티 골키퍼의 몸을 살짝 스치고는 그대로 AC 밀란의 골문을 뒤흔들었다. 와아아아아!!!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추가골.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수아레즈가 AC 밀란의 골문을 뒤흔들자 콥들 사이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앗!!! 수아레즈!" "나이스 패스!!!" 리버풀로 오기전 아약스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수아레즈였다. 하지만 아약스라는 팀은 네덜란드에서 명문이었지만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종종 진출할 정도의 강팀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라는 커다란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는 기쁨에 골 세리모니도 잊은 채 그대로 현준에게로 달려드는 수아레즈였고, 카윗도 그리고 다른 선수들도 추가골에 기쁨에 겨워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수아레즈의 슈팅에 AC 밀란의 골문이 열린 것을 확인하자 달글리쉬 감독 또한 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이제 AC 밀란이 8강에 진출하려면 3 골을 넣어야만 했다. [수아레즈 골!!! 골이예요! 리버풀 추가골! 이번 골을 말 그대로 정말 AC 밀란의 심장에 비수를 찌르는 골인데요?] [아! AC 밀란! 굉장히 힘들어 졌어요! 후반 32분에 터진 리버풀의 추가골!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거든요? 그런데 3골을 넣어야 되요! 게다가 AC 밀란 후반 들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었는데 이 골로 인해 또 다시 리버풀이 분위기를 가져갔어요!] [완벽하게 김현준 선수가 수아레즈 선수에게 만들어 준 골입니다. 수비수들을 자신들에게로 끌어 들이고 실바 선수의 다리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왜 김현준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 보여주는 플레이예요. AC 밀란 오늘 김현준 선수에게 톡톡히 당하는데요?] 입에 침이 마르도록 현준을 칭찬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절정에 달하는 골 감각을 지니고 있는 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기록을 새롭게 써 나가는 것을 보면,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것을 보면 정말로 축구의 신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선수는 메시 아니면 호날두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면 발롱도르를 3연패만 메시를 꼽겠지만 이제는 현준도 그 이름에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다. 게다가 현준은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것도 대단하지만 주변 상황을 감각적으로 확인하며 다른 선수들을 이용하는 플레이로 대단히 뛰어났다. 방금 전 AC 밀란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수아레즈가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지체 없이 패스를 연결시킨 것이었다. '진짜 어떻게 한국에서 이런 선수가 나올 수 있는 것이지?' 정말로 현준이 어떻게 훈련을 하고 어떻게 축구를 배웠는지 궁금한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현준이 어떻게 축구를 시작했는지는 현준의 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가 조기 축구회를 하고 있는 도중 N 리그라고 불리는 내셔널리그 대전한국수력원자력공사에서 뛰기 시작하며 마치 영화와도 같은 행보를 써낸 현준이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청소년 대표도 그리고 국가대표도 굉장히 늦게 데뷔한 선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축구 선수 중 가장 명성을 떨치고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이번 골은 상당이 뼈아파...' 세 골. 후반 32분에 수아레즈의 추가골이 터지자 알레그리 감독은 고개를 슬쩍 저었다. 만약 밀란이 후반 초반 좋은 분위기에서도 골을 넣었다면 경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몰랐다. 하지만 밀란은 그 좋은 분위기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고, 리버풀은 밀리는 와중에서도 기회를 놓치기 않고 자신들의 골문을 가르고야 말았다. '게다가...저 플레이...' 알레그리 감독의 시선이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있는 현준에게도 향했다. 산시로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도 혼자 밀란의 골문을 2번이나 열었던 동양의 선수였다. 슈팅 능력이나 개인기 능력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대단했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향하는 패스 또한 수준급이었다. 아니, 첼시 시절 현준의 플레이를 떠올리면 지금 당장 리버풀의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도 손색이 없었다. 비록 지금은 자주 쓰지는 않지만 첼시 시절 현준의 중거리 슈팅은 한 때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 상당히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골치 아프군." 개인기 때문에 일대일로 마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틈을 주게 되면 그대로 유효 슈팅을 날렸고, 그렇다고 협력수비로 인해 공을 뺏으려고 한다면 수비를 끌어들인 후 다른 동료 선수들에게 절묘한 패스를 보냈다. 거친 플레이로 방해하려고 해도 엄청난 피지컬적인 능력으로 전혀 끄덕도 하지 않는 선수가 현준이었다. 마치 벽처럼 느껴지는 현준의 플레이에 알레그리 감독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수 밖에 없었다. 김현준, AC 밀란을 상대로 원맨쇼. 안 필드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리버풀이 3-1로 승리하다. [ESPN = 김민철기자] 스페인의 축구팀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메시를 보고 메시아라는 별명과 함께 축구의 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명문 리버풀의 팬들 역시 축구의 신이라고 부르는 존재가 있다. 바로 리버풀에서 17번을 달고 있는 김현준이다. 말 그대로 인간의 실력이 아니었다. 어째서 자신이 신이라고 불리는 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현준의 플레이었다. 김현준은 7일(한국시각) 잉글랜드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벌어진 AC 밀란과의 챔피언스 리그 2차전 경기에서 2골 1 어시스트라는 만점 활약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리버풀은 난적인 AC 밀란을 상대로 산 시로에서 벌어진 1차전 2-2 무승부에 이어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합계 5-3 으로 8강에 안착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리버풀의 우세였다. 홈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맹렬하게 AC 밀란을 몰아붙이는 리버풀이었고, 그리고 그런 리버풀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김현준은 뒤이어 프리킥 찬스에서도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AC 밀란을 상대로 전반에만 두 골을 뽑아내었다. 하지만 김현준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 맹렬하게 AC 밀란이 공격을 벌이는 와중에도 적재적소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수비를 도와주는 플레이로 안 필드에 운집한 팬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았고, 후반 32분 역습찬스에서 두 명의 선수들의 압박 사이에서 절묘하게 수아레즈에서 스루패스를 이어주며 수아레즈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날 2골 1어시스트라는 만점활약을 보인 현준은 후반 42분 벨라미와 교체되었고, 현준이 교체되는 모습에 안 필드에 있는 모든 리버풀의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박수를 보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2008-09 시즌 이후 3년 만에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오르게 되었다. AC 밀란, 알레그리 감독. "현준은 내가 본 최고의 선수다." [SKYZ = 전수미 기자] "김현준은 이제까지 내가 살면서 본 최고의 선수다." 2011-12 챔피언스리그 리버풀의 상대였던 AC 밀란을 이끄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김현준을 극찬했다. 현준은 2011-12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1차전 AC 밀란을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무승부를 이끌고, 2차전에서도 또다시 2골 1어시스트라는 완벽한 플레이로 AC 밀란을 무너뜨렸다. 이로써 김현준은 챔피언스 리그 13호골을 터뜨린 것을 비롯해, 리그, FA 컵, 칼링컵, 챔피언스리그를 통틀어 무려 52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 중 사상 처음으로 50골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그라운드의 마스터라는 별명 말고도 기록 브레이커 혹은 기록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데뷔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외국인 최다 선수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현준은 페르난도 토레스가 가지고 있던 리버풀 역사상 최단 시간 골기록도 새롭게 쓴데다가 현재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득점 신기록도 갱신해 나가고 있다. 이런 현준의 활약에 알레그리 감독이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야말로 당연한 일일 수 밖에 없다.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안 필드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패배하며 16강에 탈락하자 알레그리 감독은 '세계 최고의 선수라면 다들 메시나 호날두를 꼽는다. 하지만 난 그라운드위에서 현준이 하지 못하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분명 리버풀은 현준 혼자의 팀이 아니다. 하지만 현준은 내가 이제까지 본 선수들 중 가장 위협적이며 가장 골을 잘 넣을 줄 아는 선수였다.'며 경의를 표했다. "좋겠네? 세계 축구인들의 시선이 너에게로 계속해서 쏠려서 말이야. 하긴 악마의 능력을 이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 말이 되지 않는 일이지." AC 밀란과의 2차전에서 승리해 리버풀의 8강 진출을 확정 지은 지 사흘이나 흘렀음에도 연일 현준에 대해 찬사를 쏟아내는 신문기사를 보며 말하는 리리스였다. 이렇게 현준의 대활약으로 매스컴의 이목을 주목받는 일에 대해 그다지 자신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아니, 계속된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리버풀 구단에서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리리스에게 있어서 좋은 일이었다. 마음껏 현준의 돈을 이용해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으니 말이었다. 현준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도 뭐 사셨던데요?" 현준의 시선이 거실 쪽으로 향했다. 마치 집을 영화관으로 만들 생각인 것일까? 거실에는 엄청난 크기의 대형 Tv 가 놓여 있었다. 바알 때문에 마계에서 쫓겨나온 그녀였지만 어디까지나 리리스는 마왕이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과 게임을 좋아하는 그녀의 행동이 처음에는 놀랍도록 신기했지만 이제는 서서히 익숙해져가고 있는 현준이었다. "신기해서 샀다." 현준의 말에 대답하기 귀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리는 리리스였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가 다른 신문을 들어 올렸다. "바르셀로나와 레버쿠젠. 7-1 바르셀로나의 승리라. 꽤나 큰 점수차이군." 사실 축구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리리스였다. 비록 현준의 에이전트 일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현준이 자신의 권속인데다가 순수한 마력을 자신에게 공급해주고 있기 때문에 현준을 도와주는 것일 뿐, 축구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탈리사 때문에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축구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그리고 축구에 대한 기사를 접할 수 밖에 없었고 이제는 어느 선수가 유명한지 그리고 어느 축구팀이 잘하는 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라는 팀이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과 함께 스페인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팀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는 리리스였다. "바르셀로나는 정말 대단한 팀이니까요." "그래. 메시라는 선수도 대단하군. 레버쿠젠을 상대로 5골 폭발이라..." 리리스의 혼잣말에 현준도 호기심이 동했는지 슬그머니 신문 기사로 시선을 돌렸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자신이 리버풀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쳐 보이고 있기는 했지만 발롱도르 3연패라는 어마어마한 업적을 세운 메시는 정말로 대단한 선수였다. "확실히 대단한 선수예요." 순수하게 감탄을 터뜨리는 현준이었다. 물론 자신 또한 이런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기는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메시는 타고난 천재적인 축구 실력으로 이런 활약을 펼쳐 보이고 있다는 것이 달랐다. "흐응..." "우리 리버풀이 올라가고 벤피카 또 바르셀로나하고 아포엘이 올라온 건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진출하는 8강중 4 팀이 이미 가려졌다. 제니트를 2-0으로 누른 벤피카가 리버풀과 함께 미리 8 강에 올라섰고, 바르셀로나 그리고 키프로스의 축구팀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포엘이 리옹을 꺾고 8강에 안착했다. 남은 자리는 4팀. 인터밀란과 마르세유, 그리고 한국의 박주호가 뛰고 있는 바젤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와 레알 마드리드와 CSKA 모스크바, 아스널과 나폴리의 경기였다. ============================ 작품 후기 ============================ whomi // 그런 사실을 접목시키려면 소설 흐름이 꽤 흘러가야 할듯 싶네요. 조만간에 그런 내용을 쓰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듯 ㅠㅠ 삭졍이 / 확실히 레이나. 몸개가 쩔긴 하는데 쩔어줄땐 쩔어주더라고요. 그럼 즐감하시길! 00222 챔피언스리그, 세기의 대결 =========================================================================                            "이왕이면 그래도 아스널이 올라오면 좋겠네..." 아스널과 나폴리의 2011-12 챔피언스 리그 1차전은 나폴리의 홈구장인 산 파올로에서 3-1 이라는 점수 차로 아스널이 패했다. 잦은 부상과 함께 아스널에서 확실하지 않은 포지션 정체성으로 인해 재능을 낭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시즌 EPL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 꼽히는 반 페르시의 만회골이 아니었다면 3 골차로 패배할 뻔했던 경기였다. 아스널의 공격수인 박주영도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벤치에 대기했을 뿐 워낙 아스널이 밀리는 경기인 탓에 그라운드에 출전하지는 못했었다. 같은 한국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팀이라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리버풀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16강까지 올라간 아스널이다. 현재 리그 2,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상 EPL 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나폴리를 상대로 이겼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2 골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두면 올라가게 되는 것이지 않은가? 어렵지 않겠군." 악마의 기운으로 인해 매 경기 골을 터뜨리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현준 때문이었을까? 축구 경기에서 골을 넣는 것이 굉장히 쉽다고 생각한 리리스가 물었다. "힘들어요. 현재 아스널의 분위기로는요. 게다가 나폴리도 만만한 팀이 아니고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양 팀의 전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수비도 문제였지만 반 페르시를 제외하고는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없는 아스널이었다. 게다가 지난 리그 경기에서도 자신이 이끄는 리버풀을 상대로 1 - 0 패배를 기록했었다. 로빈 반 페르시가 리그에서 25골을 넣으며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다. 게다가 나폴리의 선수들이 반 페르시를 그냥 둘리도 없을테고 말이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진이 대거 아웃된 것도 아스널의 불행이었다. 베나윤과 디아비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이번 경기 선발 출전이 힘든데다가 아르데타는 리버풀의 경기에서 턱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아론 램지 역시 부상 명단에 올라가 있었다. 게다가 나폴리는 홈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최근 5 경기 중에서 5연승. 6경기에서 17골을 넣고 5골을 실점할 정도로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나폴리였다. "뭐...다른 팀의 일까지 내가 알 필요는 없겠지." 아스널과 나폴리의 전력을 비교하는 현준의 이야기를 듣던 리리스는 금새 지겨워졌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는 것은 오직 현준의 일 뿐이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하던 리리스는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손바닥을 탁 치고는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고보니 너 오퍼가 들어왔다." "오퍼요...?" "그래. 너도 잘 알고 있는 팀일 거다.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다.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현재 재계약으로 리버풀에서 받고 있는 주급 8만 파운드의 두 배를 주겠다는군. 그럼 16만 파운드인가?" "3억이 조금 안 되는 돈이네요. 휘유..." 확실히 부자구단이라 불리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 추정 재산은 약 30조원. 하지만 아랍 에미리트 왕자로서 가문의 재산은 대략 1000조원에 가까운 그야말로 어마어마할 정도로 부자를 구단주로 두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첼시 시절 만나봤던 구단주인 석유회장인 로만 아브리모비치 역시 부자이긴 했지만 셰이크 만수르의 위엄에 비하면 조금 밀리는 경향이 없잖아 있었다. "리버풀 구단에서는 이적 협상을 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워낙 맨체스터 시티에서 거액의 자금을 건넬 것 같으니까 혹시나 해서 물어보더군." "리리스님도 그냥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 아닌가요?" "물론이지." 그렇게 말하며 배시시 웃는 리리스였다. 현준이 이적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만드려는 생각이 없는 그녀였다. 만약 이적을 하게 된다면 집을 옮겨야 했다. 비록 탈리사와 레리엘이라는 자신의 부하들과 같은 존재들이 있기는 했지만 귀찮게 몸을 움직이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그녀였다. 그리고 현준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말이다. "저도 리리스님처럼 어디론가 가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건은 리리스님 마음대로 처리해주세요." 게다가 벌써 1년이나 리버풀이라는 구단에서 뛰어왔던 자신이다. 서로 호흡을 맞추던 다른 동료들과의 이별을 각오하면서 번거롭게 리버풀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 오퍼는 리버풀 구단과 현준의 매니저인 리리스가 거부함으로써 손쉽게 끝났다. 그리고 리버풀은 3월 10일 선더랜드의 홈 구장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경기에서 무려 5-0 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현준은 1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번 시즌 통산 37 호 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안 필드에서 벌어진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더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0 이라는 점수로 리버풀의 완승을 이끈 현준이었다. "으음..."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어제 현준은 에버튼과의 경기가 끝난 후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40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한 몸에 받았었다. 리버풀의 존 헨리 구단주까지 직접 찾아와 파티를 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다른 선수들도 축하한다는 말로 계속해서 현준에게 술을 한잔씩 건넸고, 결국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 해버렸나 보네..." 살짝 고개를 돌려보자 여자의 알몸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리리스였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레리엘이 자신의 팔을 껴안고 있었고 다리쪽에는 탈리사가 누워있었다. 그 덕분에 온 몸이 조금 찌뿌둥한 현준이었다. 머지사이드 더비가 끝난 이후 다음 경기는 나흘 뒤인 스토크 시티와의 FA 컵 경기였다. 이번 시즌 칼링컵에서 우승을 하며 트로피를 하나 들어올린 리버풀이지만 이제까지 무관의 한을 풀겠다는 듯 리그는 물론 FA 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까지 야심만만하게 노리고 있었다. 작년 같았으면 꿈도 꾸기 힘들 정도의 목표였지만 지금의 리버풀에는 악마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아아..." 현준의 손이 레리엘의 어깨를 슬쩍 문지르다가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듯 쓸어내렸다. 그러자 레리엘이 몸을 움찔거리더니 그녀의 입에서 낮은 신음성이 토해져 나왔다. 여자의 목소리에는 남자의 성욕을 돋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일까? 기억에는 없지만 어젯밤 확실히 세 여인들과 밤새도록 격렬한 섹스를 했을게 분명했지만 레리엘의 신음소리를 듣자마자 현준은 성욕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런면에서도 체력이 좋아진 것은 좋단 말이야.' 아무리 절륜한 정력과 체력을 보유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세 여인을 모두 만족시킬 정도로 밤새도록 섹스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리리스의 권능으로 인해 악마가 된 자신에게는 무한에 가까운 체력이 있었다. 순수한 마기가 바닥이 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슬그머니 레리엘쪽으로 몸을 튼 현준은 레리엘을 뒤에서 껴안듯이 안고는 오른손을 이용해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을 애무하며 왼손으로 힘을 줘 그녀의 다리를 살짝 벌린 채 손바닥으로 레리엘의 음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으응...아..." 현준의 애무농도가 점점 짙어질 때마다 레리엘이 거친 숨소리를 내쉬며 그녀의 입에서 조그마한 신음성이 계속해서 토해져 나왔다. 그렇게 레리엘의 가슴과 음부를 매만지던 현준은 천천히 그녀의 음부로 자신의 중지를 슬금슬금 넣기 시작했다. "흐응...!" 깨어 있는 것일까? 자신의 손가락이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몸을 살짝 틀며 조금씩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레리엘의 움직임이 느껴지자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은 채 조금은 거칠게 자신의 손가락을 이용해 그녀의 안을 휘젓기 시작했다. "흑...응...흐윽...아..." 현준의 권속으로 꽤나 많이 현준과 경험을 치렀던 만큼 쉽사리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레리엘이었다. 자신이 손을 대기 전에 말라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레리엘의 음부는 당장이라도 현준의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듯 질척질척하게 젖어 있었고 그렇게 한참동안 그녀의 음부를 누비던 현준은 갑작스레 레리엘의 다리를 확 벌리고는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며 말했다. "깨어있지?" "아...아아...빨리..." 짓궂은 현준의 질문에 레리엘은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현준의 남성을 원한다는 듯 더듬거리며 현준의 남성을 부여잡고서는 자신의 안쪽으로 이끌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넣어달라는 듯 말이다. 그리고 그런 레리엘의 욕구를 풀어줄 생각으로 현준 또한 그녀의 안으로 자신의 허리를 들이밀었다. 아니, 들이밀려고 했다. "잠깐..." "아...?!" "으읔!" 뜨겁고 질척한 그녀의 안으로 막 진입하려던 찰나 차가운 손이 현준의 남성을 강하게 꽉 부여잡은 탓에 느껴지는 고통으로 인해 인상을 쓴 현준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붉은색 눈동자를 빛내고 있는 한 여인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리...리리스님?" "흐응. 아침부터 좋은 장면을 보는데 말이지. 그런데 어째서 내가 먼저가...!" 리리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현준이 리리스의 몸 위로 올라탔고 그대로 그녀의 안에 자신의 남성을 깊숙이 삽입했고, 리리스의 허리가 튕겨지듯 가볍게 떨렸다. "너의 권속보다는 주인님에게 봉사를 해야 하는 거지." "큿..." 처음 강하게 리리스의 몸을 탐하던 현준이었지만 어느새 침대에 누운 채 자신의 위에 올라 탄 리리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요부처럼 자신의 위에서 혀를 날름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공포감마저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리...리리스님. 저...오늘 오후훈련이 있는데..." 리리스와 몸을 섞는 것은 악마인 자신으로써도 엄청난 체력을 요구했다. 서큐버스의 여왕이라는 것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가 마왕이기 때문일까? 리리스와 몸을 섞는 행위는 순수한 마기는 물론 자신의 모든 진을 빼버리는 행위나 다름 없었다. 물론 그 만큼의 쾌락이 자신에게로 들어오기는 하지만 힘든 것은 힘든 것이었다. "그런 것은 내가 알 바는 아니지. 단지 너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살짝살짝 허리를 돌리던 리리스의 현준의 가슴에 자신의 양손을 얹고는 그대로 자신의 허리를 내려찧으며 말했다. "나를 만족시키면 되는 거야." 리버풀의 선수들이 훈련을 취하는 곳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는 상당히 활기찬 곳이었다. 아니, 재작년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는 그다지 분위기가 좋은 곳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이라고는 하지만 그 명문에 걸 맞는 성적을 계속해서 내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그런 여파가 트레이닝 센터에서도 이어지게 된 탓이었다. "재작년과 작년초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끔찍했지." 열광적인 리버풀의 팬이자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선수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맥도날드는 현재 꿈만 같은 리버풀의 경기력과 순위를 주방에 걸어 넣고 보는 게 삶의 낙이었다. 그리고 굉장히 힘든 일이 있었는지 온 몸이 퀭한 채 식탁위에 얼굴을 쳐박고 있는 현준이 그런 맥도날드의 목소리를 들으며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저나 준.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쉬는 건 어때? 무리하는 것은 절대 안 좋아. 준이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정말 큰일이라도 난다고." "그래그래." 다른 요리사의 걱정스러운 말에 맥도날드도 고개를 끄덕였다. 프리미어리그 체제가 출범한 이후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리버풀이다. 그 탓에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놀림거리에 얼마나 분을 삭혀야만 했던가?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리그 경기가 아직 10경기 이상 남아있기는 했지만 이미 2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가 11점 차이나 벌어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시즌에야말로 한이었던 숙원을 풀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콥들이었다. 게다가 칼링컵에서 우승하며 6년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FA 컵에서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8강에 안착한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이런 리버풀의 상승세가 누구 때문인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콥들이었다. "FA 컵도 조금 쉬었는데요 뭐." "준은 조금 더 쉬어도 돼. FA 컵에서도 후반에 출전해 2골을 터뜨려줬잖아?" FA 컵 6라운드. 한국으로 치자면 8강전인 스토크시티와의 FA 컵 경기에서 1-0 으로 끌려가고 있던 찰나에 후반에 교체 투입되어 두 골을 터뜨렸던 현준의 모습을 떠올리며 주먹을 부르르 떠는 맥도날드였다. 재작년과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그야말로 꿈에서만 그리던 경기력을 보이는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을 광적으로 응원하는 팬들 더 콥은 '언제나 이번 시즌만 같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정도였다. 콥들이 그런 말을 하는 이유도 당연했다. 2009-10 시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의 Big 4, 명문이라는 말이 우습게 4위는커녕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어야만 했다. 그 탓에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던 리버풀이었다. 게다가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진을 보유하고 있었던 시절이 꿈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알론소는 레알 마드리드로 그리고 마스체라노는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1시즌 만에 스쿼드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그나마 리버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제라드가 남아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 후 로이 호지슨 감독이 부임하기는 했지만 2010-11 1차전에서도 레이나의 예능본능으로 인해 아스날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뒀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3-0으로 패배,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에게 해트트릭을 당하며 3-2 패배, 칼링컵 32강전에서 4부리그인 노스햄프턴을 상대로 승부차기에서 4-2로 패배하며 막장에 다다르던 경기력을 보였던 리버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8경기동안 겨우 6골을 득점하며 리그 19위.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은커녕 유로파존 사수와 EPL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였다. 그리고 첼시를 상대로 안 필드에서 승리를 거둘 것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가 했더니만 김현준에게 내리 골을 내주며 패배, 다시 위건과 무승부, 스토크시티에게 연패를 당했고 결국 새해 로이 호지슨 감독을 해임하고 케니 달글리쉬 감독대행체제로 전환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는가 했더니만 주포였던 토레스가 첼시로 이적하며 초상집 분위기로 변했던 콥들이었다. '오히려 그게 복이었지.' 하지만 토레스를 내주며 첼시에서 동양의 천재라는 현준을 영입했고, 그런 현준의 엄청난 활약으로 인해 가까스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고, 이번 시즌에도 그야말로 무적에 가까운 모습을 자랑하는 리버풀이었다. ============================ 작품 후기 ============================ 늦었네요. 어젯밤 몸살이 나서 글을 쓰다가 접었... 00223 챔피언스리그, 세기의 대결 =========================================================================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지 이제 한 시즌이 조금 넘은 현준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행보는 이미 전설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였다.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지 한 시즌만에 깜짝 득점왕을 차지하더니만 두 번째 시즌에는 기록브레이커라는 별명으로 프리미어리그의 모든 기록들을 깨고 있었다. 아울러 리버풀 구단의 기록도 말이었다. 팀내 모든 선수들의 득점을 합쳐도 현준의 득점의 반조차도 되지 않았다. 그런 엄청난 득점능력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의 메시나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 같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현준이었지만 더 콥들에게 있어서 현준은 메시와 호날두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뛰어난 선수였다. 객관적으로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이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진보다 뛰어나지 않았고, 그런 지원 없이도 엄청난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런 이유였다. 그렇기 때문에 골수팬들의 입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현준을 지켜야 리버풀이 명문으로 남을 수 있다고 외치고 있었다. "자. 음식 다됐네. 매번 여기서 먹는 것도 좋긴 한데 말이지. 혹시 집에서 굶는 것은 아니겠지?" "하하하...그런 것은 아니지만..." 맥도날드의 걱정어린 추궁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주었다. 사실 집에서 밥을 해먹은 적이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리리스나 탈리사, 레리엘과 같은 악마들이 인간의 음식을 먹을 일은 없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이스크림뿐이었다. 아니, 사실 리리스만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것이긴 했지만 말이다. 현준도 굳이 인간의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었다. 악마의 신체와 순수한 마기로 인해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아도 되는 몸이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으로써의 생활 때문에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행복을 몸이 알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식사를 찾는 현준이었다. "오늘도 맛있네요. 역시 맥도날드씨의 음식은 최고라니까." "그야 물론이지." 현준의 칭찬에 맥도날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선수들에게 음식을 해주는 요리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칭찬은 맛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니 말이다. 하물며 그 선수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팀인 리버풀의 핵심선수라면 더더욱 말이다. "다음 경기는 Hoops 인가?" "네." Hoops. 현준에게는 QPR 이라는 이름이 더욱 익숙한 프리미어리그의 팀인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애칭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창설 당시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던 팀이지만 1995-96 시즌에 강등되었다고 이번 시즌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온 팀이었다. 하지만 하부리그에서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챔피언쉽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번 시즌에 프리미어리그에 올라오기는 했지만 QPR 의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못했다. 프리미어리그가 28 라운드까지 진행되었지만 현재 QPR 은 5승 7무 16패. 승점 22점으로 18위라는 성적으로 강등권에서 헤매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19위인 울버햄프턴과 승점이 동률이었고, 20위인 위건 애슬래틱하고는 1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Hoops를 상대로 우리 레즈가 질 일은 없겠군. 그렇지?" 은근히 승리에 기댄 목소리로 말하는 맥도날드의 말에 현준은 식사를 먹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QPR 은 가장 활발한 영입을 한 팀이었다. 라치오에서 뛰던 프랑스 대표 출신의 스트라이커 지브릴 시세를 영입했고 풀럼의 바비 자모라,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망주인 페데리코 마케다까지 영입하며 팀의 문제점이었던 스트라이커진을 대폭 물갈이 했다. 게다가 공수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AC 밀란의 타예 타이워와 맨체스터 시티의 네이덤 오누하등 공수능력을 겸비한 풀백들까지도 영입했고 낭시의 미드필더 삼바 디아키테를 임대로 영입한 QPR 이었다. 무엇보다도 닐 워녹 감독을 경질하고 마크 휴즈 감독을 영입하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QPR 이었다. 하지만 그런 폭풍영입에도 불구하고 QPR 이 리버풀을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워낙 출중한 축구실력으로 인해 파괴적인 공격력을 보이는 리버풀의 17번을 달고 있는 김현준이라는 존재 하나만으로도 QPR 의 공격진보다 훨씬 무게감이 있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비록 원정이지만 QPR 하고의 경기는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요. 일단 선수들의 사기가 굉장히 높거든요. 어떤 팀이든지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예요."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자랑하는 리버풀이다. 무승부도 거의 없었다. 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 스토크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렇게 3팀과 무승부를 거뒀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승리를 장식했던 리버풀이었다. 비록 축구는 경기가 끝나기까지 결과를 모른다고는 하지만 그런 리버풀이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QPR 과의 시합에서 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게 분명했다. "Hoops 와의 시합은 충분히 이기겠지. 원정이지만 나도 응원을 갈 테고 말이야. 이래뵈도 나도 시즌권 보유자라고." "구단에서 공짜로 시즌권을 나눠주지는 않았나요? 맥도날드씨는 그래도 멜우드 트레이닝센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말이죠. 맥도날드씨만 아니면 전 매일 굶고 다녔을 테니까요." "하하하하!" 현준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맥도날드였다. 그렇게 기분 좋다는 듯 웃던 맥도날드는 식탁위에 올려져 있는 신문의 한 기사를 보고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런 맥도날드가 보았던 신문에는 축구의 신 메시 레버쿠젠에게 재앙을 선사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흥. 독일의 레버쿠젠과 따위니까 5골을 넣을 수 있었지. 오히려 AC 밀란을 상대로 4골을 넣은 준이 훨씬 대단한데 말이야." "메시의 기사로군요." 맥도날드의 말에 현준도 식사를 멈추고는 신문을 펼쳐보았다. 벌써 며칠이나 시간이 흘러있었지만 챔피언스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기록이라는 것 때문일까? 꽤나 오랫동안 기삿거리로 쓰이는 메시의 기록이었다. 하기사 이것 뿐만이 아니라 메시 또한 계속해서 프리메라리가에서 계속해서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었다. 현준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래도 준이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군." "하...하하..." 자신감이 넘치는 맥도날드의 말이었다. 바로 16일 스위스 니옹 UEFA 본부에서 있었던 챔피언스 리그 8강 대진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경기는 바로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리는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와의 매치였다. 홈에서 나폴리를 4-1 로 꺾고 극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올라간 아스날은 벤피카와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아포엘과 그리고 바젤을 꺾은 바이에른 뮌헨은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격돌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빅 매치는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리는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대결이었다. 저번 시즌만 하더라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가 붙는다면 다들 바르셀로나의 손을 들어줬을 터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리버풀은 작년과 비하면 전혀 다른 팀이었다. 더군다나 현준과 수아레즈, 카윗, 앤디 캐롤이 버티는 리버풀의 공격진은 메시가 있는 바르셀로나와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맞붙을지는 전혀 몰랐지만...' 축구의 신 메시와 그라운드의 마스터 김현준과의 대결로 인해 난리가 난 한국과 영국의 축구팬들이었다. 이미 인터넷에는 둘의 맞대결에 대해 연이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현준도 아영과 줄리아 그리고 희연과 통화를 하며 한국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자신과 메시의 맞대결은 K 리그 올스타와 바르셀로나 내한경기때부터 올라갔고, 그때 자신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판정승을 했었다고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하기사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아무리 메시가 축구의 신이라고 하더라도 현준 또한 그 못지 않는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었고, 더군다나 리버풀은 이번 시즌 무패를 자랑하고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아래에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도전하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팀인 바르셀로나와 이번 시즌 무패이자 왕좌의 탈환을 노리는 리버풀. 그 덕분에 전 세계의 축구팬들은 신이 났지만 달글리쉬 감독과 코치들은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위해 전술을 짜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리고 물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직원들은 당연히 상대가 바르셀로나라도 현준의 활약으로 당연히 리버풀이 이길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빨리 바르셀로나를 리그에 집중하게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닌가. 준이라면 충분히 가능할텐데?" "글세요? 바르셀로나는 쉬운 팀이 아니라서요. 저도 만능은 아니니까요." "오우. 준이 피치 위에서 못하는 것도 있던가?" 자신의 모습이 겸손을 떠는 것으로 보였을까? 과장된 맥도날드의 몸짓에 미소를 짓는 현준이었다. 하기사 이제까지 보여준 활약 때문이었을까? 맹목적으로 자신을 믿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직원들이었지만 친분 때문인지 맥도날드는 마치 자신을 그라운드의 위의 신으로 여기고 있었다. 마치 손만 까닥하면 바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로 말이다. "게다가 준이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도 차지해야 하지 않겠어?" "그것은 저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어요." 현재 현준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13골을 터뜨리며 득점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메시가 레버쿠젠을 상대로 5골을 터뜨리며 한골차로 바짝 따라온 상태였다. 게다가 바이에른 뮌헨의 고메즈도 챔피언스리그에서 10골을 터뜨리며 3골차로 추격해온 상황이었다. 만약 이번 챔피언스 리그 8강에서 바르셀로나나 리버풀 중 탈락하게 된다면 득점왕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될지도 몰랐다. 리버풀 소속의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차지을 한 것이 무려 이십여년전의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 칼링컵에서 우승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가 크게 벌어진 탓에 리그 우승을 확정해놓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비롯해 FA 컵까지 쿼트러블과 함께 현준의 리그 득점왕과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하는 꿈과 같은 상황을 그리고 있는 콥들이었다. "그래도 1차전은 안 필드에서 벌어지니까요. 멀리까지 온 김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예요." "선물이라...어떤 것을 말인가?" "이를테면 해트트릭 정도?" 현준을 그렇게 말하고는 잔혹한 미소를 지었다. 메시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바르셀로나라는 팀에는 악감정을 지니고 있는 현준이었다. 바로 K 리그 올스타로 뛰었을 때 바르셀로나가 보여줬던 행동들 때문이었다.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K 리그 선수들과 한국의 축구팬들을 무시하는 바르셀로나의 행태는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 "해트트릭이라...만약 현준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면 정말 환상적인 밤이 되겠군." 맥도날드의 목소리에 떨림이 묻어나왔다. 이번시즌 바르셀로나가 3골 이상 허용했던 경기가 있었을까? 다른 팀을 상대로 엄청난 골 폭죽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3골 이상 허용하며 무너진 경기는 맥도날드의 기억으로는 없었다. "어찌되었던 일단은 잘 먹었습니다. 그럼 씻고 훈련을 하러 가봐야 겠어요. 바르셀로나도 바르셀로나지만 일단은 QPR 전을 대비해야 하니까요." "잠깐만."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서 몸을 돌리려던 현준을 맥도날드가 불러 세웠다. "자네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정말 해트트릭을 터뜨리면 준이 먹고 싶어하는 요리를 요리를 해주지. 한국 요리를 배워서라도 말이야." "기대할게요. 맥도날드씨." 맥도날드의 말에 현준은 실소를 터뜨리고는 샤워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Hoops. QPR 이라고 불리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홈구장인 로프터스 로드에서 벌어진 QPR 과 리버풀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경기는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대로 싱겁게 끝이 났다. 현준과 수아레즈, 카윗, 캐롤까지 공격수들이 골 폭풍을 터뜨리며 4-1이라는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골을 기록한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41호골을 터뜨리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고, 팬들을 프리미어리그에서 전무후무한 한 시즌 50 호 골이라는 기록을 현준이 세울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드러내었다. 심지어 아스날에서 뛰고 있는 반 페르시 조차도 인터뷰에서 현준의 41호골을 축하하며 과연 그가 인간이 맞는가? 하는 농담으로 현준을 칭찬하기도 할 정도였다. 그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27골을 터뜨리며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현준의 활약에 빛이 바랜 상황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20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의 득점랭킹 3위에 올라와 있는 웨인 루니도 준은 마치 그 축구 게임에서 에디터를 써서 등장하는 선수같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렇게 QPR을 상대로 리버풀이 완승을 거둔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역시 그라나다를 상대로 메시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통산 234골로 바르셀로나에서 역대 최다 득점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현준도 질세라 프리미어리그 30 라운드 위건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44 호 골을 신고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과연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누가 이길까?" "김현준과 메시. 아...도저히 예상이 안 되는데? 메시도 짱인데 김현준도 괴물이고..." "솔직히 메시도 있고 팀빨도 있어서 바르셀로나가 이길 것 같긴 하지만 김현준은 혼자서 다 해먹는 놈이니까...솔직히 김현준이 맘먹고 덤비던 바르셀로나 수비진도 탈탈 털릴 것 같고...우와 진짜 예상하기 어렵다." 그렇게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다가올수록 빅매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팬들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이 배출해낸 축구 천재 김현준과 전세계의 축구팬들이 인정하는 축구의 신 메시와의 맞대결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기다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축구팬들이었다. 그렇게 점점 시간이 흘러갔고 3월 29일 목요일에 있을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경기를 위해 바르셀로나가 잉글랜드로 입국했다. ============================ 작품 후기 ============================ whomi / 솔직히 메시는 사기예요. 에디터를 써서 포텐을 늘린 게 틀림없음. 곡괭이 / 첼시시절 토레스는 리버풀 시절에 비하면....끔찍하죠. 리버풀에서는 최단경기 50호골을 터뜨릴 정도였으니.. 축구 경기만 계속 써내려가는 것도 솔직히 이야기가 지겹게 흘러가는 경향이 없잖아 있겠지요. 그런데...쓸 경기가 아직 많네요. 국대 경기도 남아있고 월드컵도 있고... 그리고 다른 내용도 아직 풀어나가야하니까...그 모든 것이 마무리되고 나면 이야기는 완결이 되겠죠. 그리고 난 다른 소설을 쓰겠지... 그러면 즐감하세요! 00224 챔피언스리그, 세기의 대결 =========================================================================                            리버풀-바르셀로나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격돌한다! [EPNM = 김민철 기자]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에 도전하는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리버풀(잉글랜드)가 챔피언스 리그 8강에서 격돌한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서 최근 6년간 3차례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르셀로나는 16강 2차전 레버쿠젠(독일)과의 경기에서 혼자 5골을 넣는 신들린 득점력을 과시한 리오넬 메시가 건재한 탓에 2연패 전망이 밝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리버풀도 만만치 않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를 달리며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거의 확정해놓다시피 한 리버풀이다. 거기에 출전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리버풀이 치른 모든 경기에서 통산 64호골을 터뜨리며 세계기록을 써나가고 있는 김현준이 존재한다. 리버풀과 바르셀로나는 이미 2006-07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맞붙었던 전적이 있다. 1차전 누캄프에서 열린 경기에서 리버풀이 2-1로 승리했고, 안 필드에서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승리한 탓에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올라간 리버풀이다. 그리고 그 시즌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하긴 했지만 경기를 압도했음에도 불구하고 AC 밀란의 벽에 막혀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내준 경험이 있었다. 이번 바르셀로나-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이긴 팀은 벤피카(포르투갈)-아스날(잉글랜드)간의 승자와 4강에서 겨루게 된다. 또한 챔피언스 리그 통산 10회 우승에 도전하는 레알마드리드(스페인)은 아포엘(키프로스), 마르세유(프랑스)는 뮌헨(독일)를 각각 상대로 골랐다. 현준을 태운 제라드는 빠른 속도로 현준의 집 앞에 차를 세우고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밤 11시.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내일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을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휴식을 취해야만 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라는 이름의 무게를 가진 팀과의 격돌 때문일까? 이제까지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취했던 두 선수였다. 내일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의 공격과 허리를 지탱하는 현준과 제라드간의 호흡이 제대로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달글리쉬 감독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들어가세요. 스티브." "괜히 오늘밤 몸을 축내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겠지?" "아하하..."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 몸을 축낸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의 심장이자 캡틴인 제라드가 뭐라고 말하든 간에 그의 말 따위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세 명의 여자가 자신의 집에 거주한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그리고 짤막한 인사와 함께 제라드는 자신의 집을 향해 차를 몰고 가기 시작했다. "다녀왔습니다." 짤막한 인사와 함께 현준이 집 안으로 들어섰지만 다들 게임을 하는 것일까? 시끄럽게 자신들끼리 이야기하는 목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 리리스 때문에 이제는 컴퓨터 게임에 대해서도 조금은 익숙해진 현준이다. 게다가 그녀들이 하는 게임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레리엘과 탈리사가 재미있게 하는 것을 보다보니까 어느새 자신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을 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85렙 만렙을 찍어버린 것이다. 물론 현준이 85렙 만렙을 찍기에는 레리엘과 탈리사가 친구초대와 버스라는 이름아래에 지대한 공헌을 해줬기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용황이군." 용의 황혼이라는 이름의 던전. 현재 게임 내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던전이었지만 어렵지 않게 용의 황혼을 공략하고 있는 세 여인들이었다. 아니, 그녀들이 공략하지 못한다는 게 더 이상했다. 리리스를 비롯한 세 여인들의 템은 서버내에서도 거의 최강. 그렇다고 컨트롤이 나쁘지도 않았다. 리리스의 캐릭터는 서버 내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화려한 컨트롤로 유명할 정도였다. 어찌되었든 그녀들이 게임을 하고 있던 탓에 현준은 오늘은 그래도 편히 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하느라 바쁜 탓에 자신을 건드리지는 않을 테니까. "아..." 하지만 그녀들의 방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내일 당장 치룰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전도 마찬가지였지만 앞으로 있을 일 때문이기도 했다. "올림픽 대표라..." 3월 14일 서울 월드컵 경기에서 치러진 대한한국과 카타르와의 경기가 0-0으로 종료되면서 3승 3무로 올림픽 본선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그 탓에 바르셀로나와 리버풀간의 챔피언스리그의 명승부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올림픽 대표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꺼내는 언론들이었다. 1992년 이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21승 8무를 거두며 20년 무패행진도 이어나갔던 올림픽 대표팀이었기에 이번에야말로 메달을 따겠다는 일념아래에 벌써부터 본선준비를 위해 담금질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예선하고는 달리 본선에서는 23 세 이하 해외파 선수도 차출할 수 있다. 현준 또한 89년생으로 만 23세. 충분히 올림픽 대표에 발탁될 수 있었다. 아니, 현준의 발탁은 거의 기정사실이었다. 올해 현준의 활약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올림픽이 열리는 곳은 바로 런던.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현준은 런던에 대한 적응을 거칠 필요조차도 없었다.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제출 시한은 7월 9일 까지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리버풀 구단에 협조 공문을 보낸 대한민국 축구협회였으니 말이다. "올림픽이라..." 예전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때를 생각하니 현준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확실히 월드컵 만큼은 아니라고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뛰어보고 싶었다. 올림픽 메달을 따게 되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현준과 크게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이미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데다가 현재 부양할 가족도 전혀 없는 현준이다. 어렸을 때 그나마 밥이라도 챙겨줬던 친척들과의 연락은 끊긴지가 오래였다. "그나저나 주영이 형은 대체 어떻게 하실 생각이지?"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군대 생각을 하기 시작하니 이제는 박주영 선수가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현재 자신과 메시라는 축구 천재들끼리의 세기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했지만 그 못지 않게 한국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기사가 바로 박주영의 병역면제 혜택 때문이었다. YNWA. 리버풀의 응원가로도 유명한 '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는다.'라는 뜻이지만 현재 박주영의 상황은 당신은 혼자 걷는다였다. 법의 빈틈을 이용해 병역을 연기했다는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네티즌들에게 박꼼수라는 웃지 못할 별명으로 불리는 박주영이었다. "국외이주 사유여행기간이라니..." 어떻게 보면 해외로 이민 갈 생각으로 병역을 연기한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었다. 연이어 한국 언론에서 기사를 써내려가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비슷비슷했다. 박주영이 병역법의 맹점을 이용해서 사실상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이야기였다. 10 년간 병역을 연기할 수 있게 되었고 현행법상 만 38세가 되면 자동으로 병역면제의무가 되기 때문이었다. 말 그래도 자신이 골라서 현역으로 입대할지, 보충역(공익근무)로 입대할지, 면제를 받을지 박주영 선수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들이었다. 또한 팬들이 의구심을 보내며 박주영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점을 바로 이러한 병역법 혜택을 받은 사실을 어째서 이제까지 숨겼냐고 하는 점이었다. 사실 박주영의 병역연기가 이루어진 사실은 작년 9월초였다. 한 마디로 이제까지 거짓말을 해서 병역을 연기했다는 사실을 숨긴 것이었다.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한국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며 네티즌들의 이야기가 박주영의 기사가 나올 때 마다 서로를 물고 뜯고 있었지만 어떻게 보면 자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었기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은 박주영 선수에 대해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이렇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세계적인 선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은 자신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도 한 몫 했을 터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자신은 아마 군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분단국가로서 아직까지도 휴전중인 지금 대한민국 남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야하는 곳이 군대였으니 말이다. 자신이 만약 병역 면제를 받지 않았더라도 이런 상황이 닥쳐지면 군대를 갔었을 터였다. 정말로 가기 싫어도 말이다. 정말로 병역을 면제받고 싶다면 그만큼의 활약을 펼쳐주면 되는 일이다.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활약을 말이다. "뭐. 가기 싫으면 이민하면 되니..." 대한민국 남자라면 무조건 가야하는 곳이 군대다. 가기 싫으면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현준은 차츰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초만원이로군요. 역시 챔피언스 리그 최대의 빅 매치. 안 필드의 빈자리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팬들이 꽉꽉 들어찬 모습입니다.] [오늘 경기 정말로 양 팀에 있어서는 정말 중요한 경기거든요. 리버풀의 입장으로는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홈에서 무조건적으로 승리를 거두려고 할 테니 말이죠. 하지만 바르셀로나도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야만 하죠. 유럽축구연맹경기에서 유일하게 누 캄프에서 패배를 안겨준 팀이 바로 리버풀이니까요. 그리고 결국 원정다득점 원칙에서 밀려 바르셀로나가 탈락했었거든요.]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챔피언스리그 4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 리버풀의 존망이 걸린 일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모든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서포터즈의 응원이 안 필드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원정팀 응원석에서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바르셀로나의 서포터즈들도 눈에 보이고 있었지만 콥들의 어마어마한 목소리에 묻혀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휘유. 여전히 대단한 걸?" 한 때 리버풀에서 뛰던 미드필더 마스체라노가 오래간만에 보는 안 필드의 열정적인 응원을 눈앞에서 보며 휘파람을 불러대었다. 언제나 안 필드의 응원은 선수들을 뜨겁게 만들어 주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그래도 승리하는 것은 우리 바르샤야. 안그래?"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 현재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구축하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손 꼽히고 있는 선수였다. 마스체라노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며 옆에 앉아 있는 선수를 팔로 툭 건드렸다. 그리고 그런 이니에스타의 말에 축구화 끈을 매만지던 메시가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바르셀로나의 역사를 새로 쓴 선수. 축구의 신. 축구를 위해 태어난 선수라는 엄청난 수식어들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였다. 아무리 위대한 수비수라도 그리고 훌륭한 수비수라도 리오넬 메시와 경합을 벌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쳐 보이고 있는 선수였다. 정말이지 너무 대단하서 그리고 너무나도 뛰어 나서 정이 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이번시즌에도 무려 8 차례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메시였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 있을 이야기를 하던 도중 위해서 짝짝거리는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바르셀로나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였다. "리버풀을 강하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더더욱 강하다. 안 필드가 리버풀의 홈구장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있어서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바로 승자가 바르셀로나라고 하는 점을 말이지." 과르디올라 감독의 말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상대가 누구라도 바르셀로나는 최강이었다. 그리고 현재 리버풀의 라커룸에서도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 선수들간의 네임벨류에서 만큼은 바르셀로나와 상대가 되지 않는 리버풀이다. 하지만 자신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필드에서 바르셀로나를 꺾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승리만을 거둬왔다. 상대가 AC 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과 같은 강팀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해온 대로만 하면된다. 상대가 바르셀로나라도 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너희들만의 플레이를 펼쳐라. 그렇게 된다면 경기가 끝나면 웃는 쪽은 바로 너희들이다."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경기 준비를 해달라는 스탭의 말에 다들 라커룸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현준 또한 심호흡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악마의 기운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준. 잠깐만." "......?" 그리고 뒤에서 그런 현준을 잡는 제라드였다. 그런 제라드 옆에는 달글리쉬 감독도 함께 있었다. 그리고 현준과 눈을 똑바로 맞춰보던 제라드는 현준을 향해 무엇을 내밀었다. 리버풀의 상징인 로고와 함께 Captain 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리버풀의 주장완장이었다. 그리고 제라드가 내미는 주장완장에 현준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제라드의 얼굴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을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리버풀의 상징이자 캡틴은 스티브가 아니었던가요? 어째서 이것을...?" 현준의 말에 제라드는 현준의 가슴에 주장완장을 대어주고는 입을 열었다. "나는 1998년에 리버풀에 입단해 리버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벌써 14년 차의 최고참이지. 그리고 2003 년부터 거의 십년 가까이 리버풀이라는 팀에서 주장을 맡아왔다." 이제까지 리버풀에서 있었던 추억을 회상하는 것일까? 제라드의 말투에 떨림이 느껴졌다. "내 커리어의 평생을 리버풀과 함께 했다. 그리고 이 무게를 너에게 넘겨주려고 한다." "......." 제라드가 무슨 뜻으로 주장완장을 넘겨주는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 현준이었다. 제라드가 말하는 것은 자신처럼 리버풀이라는 클럽에서 계속 남아 자신과 같은 클럽의 아이콘이 되어 달라는 뜻일 게 분명했다. 이미 감독과는 이야기가 끝날 것일까? 자신의 시선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던 현준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가슴에 대어있는 제라드의 손과 그리고 주장완장을 붙잡고는 입을 열었다. "괜찮네요. 스티브가 저한테 캡틴이라고 부르는 사실이 말이죠. 짜릿한걸요?" 한 때, 아니 지금도 자신의 우상중 하나인 스티븐 제라드였다. 제라드에게 주장완장을 넘겨받고 완장을 차는 현준의 모습에 박수를 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렇게 새롭게 주장완장을 받고 나서며 제라드를 향해 현준이 입을 열었다. "주장으로써의 첫 경기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겠네요. 이 주장완장 포텐이 올라오는 느낌인데요?" "후후후. 그게 바로 주장의 무게일지도 모르지. 그럼 승리를 부탁한다. 캡틴." "물론이죠." 제라드의 말에 표정을 가다듬고는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경기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할 생각이었다. 아무리 상대가 바르셀로나라라 하더라도 말이다. ============================ 작품 후기 ============================ 오타와 잘못 쓴 부분은 전부 수정했습니다. 그리고...바르셀로나 전으로 또 일주일을 우려먹지 말라뇨.. 나름 축구 소설이 축구로 우려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크크크 뭐 어찌되었던 그럼 즐감하세요! 00225 챔피언스리그, 세기의 대결 =========================================================================                            [자! 이제 2011-12 챔피언스리그 8강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와의 1차전 경기가 시작됩니다.] [안그래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일전에 이번 경기의 포인트는 역시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현준 선수와 리오넬 메시 선수와의 맞대결이겠죠.] [네,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이자 주장인 제라드 선수가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장완장을 차고 나온 김현준 선수예요.]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카메라가 현준의 모습을 집중해서 보내주고 있었다. 오늘 같은 중요한 일전에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채 주장완장을 차고 나온 현준이었다. 사실, 현준이 리버풀의 주장완장을 차고 나온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챔피언스 리그 8강이라는 큰 경기에서 더군다나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이라도 불리는 주장 스티븐 제라드가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주장완장을 현준이 달았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경기가 끝난 이후 기자들이 밝혀낼 일이었다. 삐익!!! 그리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바르셀로나라...무시무시한 팀이기는 하지." 벤치에 앉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달글리쉬 감독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현존 최고의 축구팀. 선수들의 면면 하나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심지어 후보들 조차도 말이다. 하지만 리버풀도 옛날의 리버풀과는 달랐다. 작년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서 빌빌대었던 리버풀이다. 하지만 현준이 들어오고 난 이후 현준의 엄청난 활약으로 자극을 받은 선수들이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이 무패행진을 자랑하는 것은 현준의 엄청난 골폭풍도 골폭풍이었지만 작년과 비교해 굉장히 안정적으로 변한 수비진도 한 몫했다. 게다가 중앙의 연계플레이도 뛰어나진 데다가 측면 공격수들도 사이드에서 크게 휘저어주며 현준이 제 활약을 펼쳐 보일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불과 1년 사이에 현준을 중점으로 인해 이루어진 리버풀이다. "오늘 경기. 나도 기대가 되는군..." 벌써부터 흥분이 되는 것인지 달글리쉬 감독은 손바닥을 매만졌다. 과연 오늘 주장완장을 찬 현준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 하는 생각이었다. 주장 완장의 무게에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준이라면 그정도의 무게감에 짓눌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현준에게는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리버풀의 고참선수들은 전부 오늘 경기에서 현준이 주장완장을 차고 나올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이미 선수들끼리는 이야기가 끝난 것이다. 레이나도 그리고 캐러거도 현준이 제라드의 뒤를 이어 리버풀이 아이콘이 그리고 리버풀의 주장이 되는 것에 대해 찬성을 했다. 그만큼 현준이라는 선수의 존재가 리버풀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그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전반 4분.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준이었다. "준!!!" 스피어링의 패스를 받은 제라드가 마스체라노의 마크에서 벗어나 그대로 현준을 향해 공을 찔러줬다. 현준에게로 이어지는 닿을 듯 말 듯한 스루패스였다. 그리고 제라드의 패스를 가볍게 트래핑하며 안으로 치고 들어가려던 현준의 앞을 한 선수가 가로막았다. 바로 푸욜이었다. 카탈루냐의 심장이라 불리는 카를레스 푸욜. 굉장히 투쟁적인 수비수로서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하는 수비수였다. 가끔 지나친 파이팅으로 인해 성급한 태클을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지능적인 수비수가 바로 그였다. '이 녀석이 그녀석이란 말이지...?' 바르셀로나와 현준이 맞붙어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푸욜이 현준과 붙어보는 것은 이번 경기가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욜은 현준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유망주들만이 대거 출전한 초청경기라고는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골망을 4번이나 뒤흔들었던 동양의 선수로 말이었다. '.....' 게다가 푸욜은 바르셀로나의 주장이기도 했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푸욜의 왼팔에 걸려 있는 주장완장의 모습에 현준은 순간적으로 리버풀의 주장완장이 걸린 자신의 팔을 힐끔 바라보았다. '주장이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아니, 사실 자신이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한번이라도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보고 싶어서였다. 매번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의 이야기를 내보내는 기사들을 보면서 왜 한국에서는 이러한 축구 선수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심정에 허탈하게 중얼거렸고, 마침 그때 리리스가 나타나는 바람에 악마의 힘을 받은 축구 선수가 된 자신이었다. '아직 대한민국 선수로 월드컵과 올림픽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클럽 선수로서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컵은 들어보고 싶었다. 상대가 아무리 세계 최고의 팀인 바르셀로나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그럴만한 실력이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몸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맨 마킹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압도적인 신체능력으로 볼을 소유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는 현준의 플레이에 푸욜의 표정이 굳어졌다. 동양의 보석,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으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고 있는 선수중 하나였다. 당연하게도 그 능력이 평범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상상했지만 막상 맞붙어보니 현준의 신체능력은 푸욜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게다가 볼 소유 능력도 엄청났다. 현준의 공을 빼앗기 위해 발을 내밀거나 몸싸움을 걸었지만 현준은 나무 거대한 고목이라도 되는 듯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마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큿?!" 그리고 아차하는 순간에 자신의 팔을 힘껏 뿌리치고는 현준이 마크에서 벗어나 순식간에 골문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공을 소유하면서도 전속력으로 파고드는 현준의 모습에 다니엘 알베스가 빠르게 커버하기 위해 현준에게 달려들며 그대로 몸을 날렸다. "칫...! 이럴 줄 알았다니까." 이미 푸욜과 현준이 맞붙었을 때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나 패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한 알베스였다. 불안한 마음이 그리고 축구선수로서의 본능이 현준은 아주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비록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현준과 맞붙었던 적이 있었던 알베스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위협적인 선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만큼 본능적으로 그렇게 행동한 것이었다. "알베스!!! 공간을 막아!" 어느새 커버 플레이를 하기 위해 들어온 알베스의 모습에 발데스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세를 잡았다. 알베스가 현준의 슈팅 공간을 조금이라도 막아준다면 대략적으로나마 슈팅 방향을 예상하고는 그의 슛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알베스의 생각은 달랐다. 슈팅 공간을 조금이라도 막아줘야 할 게 아니라 슈팅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해야만 했다. 현준의 골 성공률은 그야말로 독보적이었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리오넬 메시조차도 상대도 안 될 정도로 말이었다. 발데스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었다. 단지 현준이라는 존재가 너무나도 위험할 뿐이었다. 이미 다른 선수들하고는 달리 현준과 한 번이나마 맞붙어본 경험이 있으니 말이다. [제쳤어요! 김현준!! 그대로 파고 들어갑니다! 알베스!!!] [알베스 태클!!!] 세계 최고의 측면 수비수답게 순식간에 위험하다고 판단을 하고는 현준에게 거침없이 태클을 하는 알베스였다. 그 장소가 패널티 에어리어 내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길...' 현준의 스피드에 맞춰서 공을 노리고 발을 뻗은 태클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럼에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알베스였다. 마치 이런 장면이 데자뷰처럼 예전에도 있었던 느낌이 들었다. "아...?!" 태클을 하면서 자신의 눈동자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이 들어오자 순식간에 소름이 돋는 알베스였다. 이미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면서 옛날 한국에서 K 리그 올스타팀과의 경기가 순간적으로 떠올랐다. '아...안돼!!!' 그리고 순식간에 공을 뒤로 살짝 빼며 알베스의 태클을 피해 옆으로 한 걸음 크게 내딪으며 그대로 왼발로 슈팅을 날리는 현준의 플레이에 뒤에서 쫓아오던 푸욜과 피케도 그리고 현준에게 태클을 하던 알베스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자신들의 골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너무나도 쉽게 현준의 슈팅은 발데스가 몸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출렁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지키던 골문에 공이 들어간 모습을 보며 자신들이 실점을 했다는 생각에 할 말이 없는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었다. 바르셀로나가 무적의 팀이라고는 하지만 축구에서 골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챔피언스리그를 벌이기 전 승리한 그라나다전에서도 5골 넣고 3골을 실점한 바르셀로나였다. 그러나 마치 자신들의 행동이 머릿속에 있다는 듯 이렇게나 쉽게 골을 허용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골을 알리는 휘슬소리와 함께 안 필드에서 우렁찬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괜찮아.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어. 어차피 리버풀의 17번이 위협적인 선수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잖아? 우리는 경기가 끝난 후 리버풀을 이기면 되는 것 뿐이야." "......" 너무나도 이른 실점에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이니에스타가 푸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런 이니에스타의 말에 푸욜은 입을 굳게 다물 뿐이었다. 그것은 다니엘 알베스도 마찬가지였다. 단 한번의 플레이였지만 그라운드 내에서 현준의 무서움이 다시금 떠오르는 알베스였다. "빌어먹을...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저런 녀석을 매번 상대해야 한다고...?!" 축구 선수로써 필요한 골 감각, 균형 감각, 위치 선정능력 등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기록이 그것을 증명해주니 말이다. 압도적인 신체능력도 말이다. 몇 번이나 현준과 붙어본 알베스는 현준의 신체능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마치 신이라도 되는 것일까? 방금 전 자신의 플레이를 읽으며 그것을 유유히 즐기던 현준의 미소가 떠오르자 다시금 온 몸에 소름이 돋는 알베스였다. [김현준 골!!! 골입니다! 리버풀 선제골!] [아! 김현준 선수! 놀랍습니다! 역시 득점기계예요! 상대가 AC 밀란이던 바르셀로나던 가리지 않고 골을 뽑아냅니다! 푸욜이 그리고 다니엘 알베스가 누굽니까?! 세계 최고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프로축구선수가 아마추어 선수를 상대하는 것처럼 너무나도 쉽게 제치며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어버렸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상대가 바르셀로나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당연한 것처럼 그대로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켜 버리는 군요. 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예요. 이로서 김현준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14호골을 터뜨리는군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은 1962-63 년도 AC 밀란에서 뛰던 조제 알타피니가 세운 14골이거든요? 그런데 이 기록과 타이기록을 세운 김현준이예요. 만약 오늘 김현준 선수가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또 한번 연다면 그야말로 새로운 전설이 되는 순간이예요.] 흥분한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아니, 흥분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다른 선수도 아닌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축구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골을 터뜨린 것만 해도 대단한데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통산 14골 터뜨리며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득점기록과 타이를 세운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경기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고, 또한 리버풀은 아직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치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만약 남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현준이 골을 넣는다면 이제부터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현준의 새로운 기록이 남게 되는 것이었다. [오오...안필드를 가득 메운 더 콥들이 플랜카드를 들어 올리고 있어요!] [장관이로군요.] 오늘 현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돌고 있었고,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콥들이었다. 그리고 전반 4분만에 현준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엄청난 환호성으로 현준의 골을 축하하고는 자신들이 준비한 것을 꺼내들기 시작했다. 안 필드를 가득 채운 콥들이 하나하나씩 자리에 놓인 종이를 들어 올렸고, 어느새 만 여명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단어가 전 세계로 방영되기 시작했다. 바로 Reds legend! God! Joon! 이라는 단어가 말이다. "하하..." 여러 명의 사람이 아닌 수 만명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선물해 준 단어였다. 그리고 선제골에 현준을 둘러싸고 축하를 해주던 선수들 중 하나인 제라드가 현준의 등을 팍 치고는 말했다. "팬들에게 보답을 해야지. 골 말고도 다른 보답을 말이야." "아..." 제라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린 현준은 자신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더 콥들을 한번 쓱 훑어보더니 리버풀의 앰블럼이 새겨져 있는 가슴을 툭툭치고는 주장완장이 매어져 있는 자신의 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다른 손으로 그 주장완장을 붙잡았다. 와아아아!!! 그런 현준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을까? 이제까지는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안 필드를 가득 메우며 환호성을 지르는 더 콥이었다. 당장이라도 뛰어나와 현준을 얼싸안을 정도의 맹렬한 응원이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과 콥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제라드와 그리고 캐러거는 서로의 눈을 마주치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아...포식자 보고싶다. 왜 글이 안올라오는거지...이제 또 막 재미있어질 참이었는데... 00226 챔피언스리그, 세기의 대결 =========================================================================                            전반 4분만에 터진 현준의 선제골에 기세를 타기 시작한 것일까? 세계 최강의 팀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밀어붙이기 시작하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열광적인 응원을 펼쳐주고 있는 더 콥이 있었다. 리버풀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는 환호성을 그리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공을 잡는 순간에는 깜짝 놀랄 정도의 야유로 안 필드의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는 콥들이었다. [리버풀의 공격이 굉장히 매서운걸요? 바르셀로나가 이런 경기를 보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네, 그렇습니다. 리버풀 선수들 개개인의 네임벨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에 비교한다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만큼은 무패를 자랑하는 리버풀입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제대로 공격전개를 해나가지 못할 정도로 리버풀 선수들이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공 점유율 상황과 공격 방향이 Tv 화면에 떠올랐다. 그 어떤 팀을 상대로도 우세한 공 점유율을 가져가며 어떤 경기든지 자신들만의 페이스로 만들어 내던 바르셀로나였다. 하지만 안 필드에서의 경기에서 만큼은 오히려 리버풀이 공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공격을 주도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코너킥. 다우닝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계속된 공격으로 인해 코너킥을 얻어낸 리버풀이었고, 다우닝이 공을 찰 준비를 하며 심판의 신호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패널티 에어리어 안은 이미 전쟁이었다.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온다! 경합에서 지지마!"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공을 올리는 다우닝이었다. "큭...!" 그리고 다우닝이 노린 선수는 바로 앤디 캐롤이었다. 비록 몸 값 만큼의 활약을 못해준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는 캐롤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공격수중 하나인데다가 191cm 라는 장신의 키와 뛰어난 피지컬적인 능력은 코너킥 상황에서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캐롤과 함께 푸욜이 뛰어올랐다. "큭...!" 공이 머리에 닿기도 전에 푸욜의 몸이 부딪치자 캐롤이 인상을 구겼다. 공중에서 균형이 무너진 까닭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자신의 생각대로 골문 쪽으로 공을 틀어서 슛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캐롤이 균형이 무너졌다고 해서 공이 그런 상황을 감안해서 천천히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캐롤의 머리에 맞은 공이 위로 솟구쳤다. "세컨드볼!!" 공과 캐롤을 번갈아 보며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던 발데스가 캐롤의 머리에 맞고 높게 치솟아 오르는 공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절대 넘기지마!!!" 그렇게 말하면서 계속해서 공에 시선을 떼지 않는 발데스였다. 바르셀로나의 선수들도 많았지만 그 만큼 리버풀의 선수들도 패널티 에어리어에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세컨드 볼을 리버풀 선수들이 잡게 된다면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허공으로 솟구친 공이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그 공의 소유자는 바로 현준이었다. "준이다!" "빌어먹을!"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 움직이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다. 본능적으로 현준에게 공이 가게 되면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싫지는 않은 기분이네...' 세계 최고의 축구팀에 소속되어 있는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자신을 의식하고 있다는 짜릿한 감각이 계속해서 느껴졌다. 코너킥이 올라올 때부터 이미 공이 이 곳에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서 움직였던 현준이었다. 벌써 이렇게 몇 번이나 세컨드 볼을 따냈던 그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악마의 능력이 공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로 이동되는지 미리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대 선수 입장에서는 환장할 만한 노릇이었지만 그런 현준의 플레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경탄할 만한 위치 선정능력이었다. "미안하지만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고..." 알베스의 태클이 공에 닿기도 전에 다시 공을 패널티 라인 안쪽으로 절묘하게 올리는 현준이었다.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 바르셀로나 선수들 틈 사이로 빠져나간 공은 그대로 홀로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에게로 떨어졌다. "!!!" "아뿔싸!" [캐러거!!!]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가담을 하기 위해 달려 들어온 제이미 캐러거였다. 리버풀 선수와 바르셀로나 선수들 모두 캐러거에게로 시선이 쏠렸다. 푸욜이 재빠르게 부심을 쳐다보았지만 오프사이드가 아닌 것인지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가슴으로 가볍게 공을 트래핑한 캐러거는 그대로 논스톱으로 바르셀로나의 골문 안으로 공을 강하게 찼다. 노마크 상태. 오프사이드도 아니었고, 빅토르 발데스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캐러거의 슈팅이 그대로 발데스의 왼쪽 다리 옆을 스치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려는 그 순간, 한 선수의 태클이 공을 건드렸고 그대로 골문을 벗어나며 공이 솟구쳐 올랐다. [마...마스체라노! 막아냈습니다!] 캐러거의 슈팅이 마스체라노의 태클이 막히자 안 필드에서 아쉬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캐러거 조차도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흔들 정도였다. 완벽한 골 이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마스체라노가 공을 막아낸 것이었다. [아! 리버풀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캐러거 선수를 잘 보고 김현준 선수가 오프사이트 트랩을 무너뜨리고 정확히 찔러 넣어줬거든요. 그런데 마스체라노 선수가 환상적으로 걷어냈어요.] [아아...결정적인 찬스였는데 아깝게 놓친 캐러거선수입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통탄할 만한 일이겠는걸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두 골이나 앞서 나갈 수 있는 찬스였거든요. 그런데 하필이면 마스체라노 선수가 막아내었어요.] [네. 그렇습니다. 마스체라노 선수는 리버풀에서 뛰고 있다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선수거든요? 완벽하게 전 소속팀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는 마스체라노 선수네요.] [다시 리버풀의 코너킥이 이어지겠습니다. 아직 바르셀로나 위기가 끝나지 않았어요.] 또 다시 다우닝이 코너킥을 준비하러 가는 사이 한 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활약을 보인 마스체라노가 소리를 빽 하고 질렀다. "너희들 뭐하는 거야! 너무 준에게만 정신이 팔려 있잖아! 똑바로 선수들을 막아내란 말이야! 그렇게 휘둘려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경기의 흐름은 이미 리버풀에게로 넘어가 있었다. 현준의 플레이와 함께 선제골로 인해 기가 죽어버린 몇몇 선수들이 마스체라노의 호통에 어깨를 움찔였다. 분위기 메이커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바르셀로나라는 팀에서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마스체라노였다. 그리고 리버풀이 주도권을 잡으며 맹렬하게 몰아붙이는 이 순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칫..." 클럽 그 이상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바르셀로나다. 게다가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자신들이 이런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자존심이 상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바뀐 분위기에 인상을 굳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확실히 쉽지는 않겠네..." 마스체라노의 말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은 현준도 알 수 있었다. 비록 맹렬하게 몰아붙였다고는 하지만 스코어는 아직 1 - 0 이었다. 전반 초반 자신이 넣은 골을 제외하고는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어 재끼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코너킥에서 가볍게 공을 걷어낸 바르셀로나였고, 계속해서 경기가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칼을 뽑아들기 시작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다. 리버풀에 현준이 있다면 바르셀로나에는 바로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굉장히 아쉬운 찬스였는데 말이죠." "음..." 코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달글리쉬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표정은 살짝 굳어 있었다. 현준의 패스가 바르셀로나 선수들 사이를 지나치며 캐러거에게로 연결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골이라고 생각하며 만세를 들어올렸던 그였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캐러거의 슈팅은 리버풀에서 이적한 마스체라노가 몸을 날려 걷어내었고, 그 플레이 하나로 본연의 위협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 바르셀로나였다. '곤란한걸...' 아직 주도권을 놓을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공을 소유하며 공격적으로 플레이 해나가는 자신의 선수들이었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 역시 특유의 패스플레이를 조금씩 선보이며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고 불리는 이니에스타 그리고 메시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조금씩 공격 전개 작업을 펼치고 앞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흐름을 알면서도 흐름을 돌리기 위해 어떠한 명령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 비록 바르셀로나의 경기력이 올라오고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주도권은 리버풀이 쥐고 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에는 마땅히 주전급 교체자원이 별로 없었다. 비록 몇몇 선수들을 영입했다고는 하지만 현준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활약해 주는 선수가 없었다. 그나마 성공적인 영입이라고 말 한다면 엔리케 정도일까?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는 현준을 서포트 해줄 정도의 선수가 없었다. 리버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제라드를 제외한다면 말이었다. '흐름을 빼앗기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풀어나갔는데 말이지...' 상대는 세계 최강의 팀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라고 하지만 리버풀도 괜히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세계 3대 리그라고 불리는 프리미어리 리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피치위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달글리쉬 감독의 눈이 커졌다. 중앙에서 특유의 오밀조밀한 패스를 연결시켜 나가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고, 마지막으로 공을 받은 이니에스타가 순간적으로 스피어링의 마크를 뚫어내며 패널티 에어리어로 달려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험해! 어떻게든 파울로 끊어내야...!' 스피어링이 뚫리자마자 재빠르게 커버 플레이를 하기 위해 들어온 핸더슨이 이니에스타의 드리블을 끊기 위해 몸싸움을 걸쳐 팔을 들어 올렸다. 반칙을 범하더라도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여기서 끊어야만 했다. "어설퍼." 하지만 현재 스코어는 1 - 0, 리버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 잠깐 방심했던 것일까? 아니면 옐로 카드가 나오는 것을 우려했던 것일까? 조금은 어설프게 이니에스타에게 몸싸움을 건 스피어링이었다. "스피어링!!!" "핫?!" 순간적으로 느슨한 스피어링의 플레이를 발견한 제라드가 소리를 내질렀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이니에스타를 강하게 밀치는 스피어링이었지만 이미 이니에스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리버풀의 선수들 사이를 지나치며 산체스에게로 연결되었다. "온다!!" 바르셀로나의 윙 포워드. 칠레의 호날두라 불리는 알렉시스 산체스였다. 뛰어난 개인기와 돌파력을 자랑하는 선수인 만큼 그런 산체스의 돌파를 허용하기 않기 위해 엔리케가 조금 거리를 두면서 산체스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살짝 공을 치고 올라오며 돌파를 시도할 듯 말 듯 하던 산체스는 그대로 대각선으로 공을 짧게 밀어 넣었다. '메시!' 그리고 산체스가 공을 대각선으로 공을 밀어 넣는 순간 달려오는 바르셀로나의 선수를 보며 몸을 움직이는 레이나 골키퍼였다. 리오넬 메시. 어느 샌가 동료들의 견제를 순식간에 벗어나고는 프리로 달려오고 있는 메시였다. 그리고 수많은 경기를 플레이해왔던 만큼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창이 누구인가를 감각적으로 예측한 레이나는 메시의 슈팅과 함께 동시에 몸을 날렸다. "아...?! 아...아뿔싸!"" 하지만 예상하고는 전혀 다르게 너무나 느릿한 속도로 공이 날아오고 있는 게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게 의아하게 느껴지는 레이나였다. 더군다나 그 공은 자신이 예상했던 방향하고는 전혀 다른 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빈 공간인 왼쪽 골문이 아닌 마틴 켈리가 위치한 골대 오른쪽이었다. 그리고 떨어져 내리는 공을 보고 마틴 켈리가 높게 점프를 뛰었지만 애석하게도 공은 켈리의 머리를 살짝 스치면서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내리며 리버풀의 그물을 살짝 흔들었다. "......" 그 순간 그라운드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골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지자 원정팀 서포터즈 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다른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세리모니를 펼치는 메시의 모습에 바르셀로나 서포터즈 꾸레들의 함성이 높아졌다. 축구 황제, 혹은 바르셀로나의 살아있는 레전드라고 불리는 메시였다. 리버풀에 현준이 있다면 바르셀로나에는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와아아아아!!!! 어째서 자신이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지 어째서 발롱도르를 3연패를 했는지 보여주듯 침착하게 레이나 골키퍼까지 속이며 단 한 번의 찬스를 로빙 슈팅으로 리버풀의 골문을 연 메시였다. 그리고 그런 메시와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보며 현준은 입꼬리에 미소를 보이며 중얼거렸다. "확실히 이래야 재미있지." 세계 최강의 팀과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는 선수를 상대하는 경기였다. 물론 인간의 기준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발악을 해줘야만 악마의 기운을 제대로 사용할 맛이 나기 때문이었다. 전광판의 스코어는 1 - 1로 변하며 동점을 알렸지만 아직 경기가 끝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었다. 경기가 벌어지는 이곳은 누 캄프가 아니라 안 필드. 더군다나 주장으로 임명되고 나서 치르는 첫 경기인 만큼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려는 현준이었다. 덧붙여서 2년 전 한국에 바르셀로나가 방한했을 때 느꼈던 치욕도 되갚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카온... 묘한 매력이 있군요. 그럼 모두들 즐감하시길. 잘 못 쓴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8강...뭐 대부분 예상했던 결과인데... 확실히 AC 밀란과 바르셀로나는. 뭐 예상하긴 했는데... 왠지 누 캄프에서 밀란이 발릴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은 뭘까요. 바르셀로나에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바르셀로나가 너무 잘하니까 누가 좀 이겨줬으면 하는 바램... 00227 챔피언스리그, 세기의 대결 =========================================================================                            [지금 상황에서는 바르셀로나 불리할 수 밖에 없어요! 어떻게든 준을 막아야 하는데 계속해서 뚫리고 있어요. 게다가 수비라인이 흔들리니 전체적으로 티티카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만의 오밀조밀한 패스플레이가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어요!] [또 다시 제라드 공 잡았습니다!] Tv 화면에서는 빠른 목소리로 중계위원이 오늘 리버풀의 안 필드에서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2011-12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경기를 중계해 주고 있었다. 치열했던 전반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어 30 여분이 흘러가는 동안 여러 골을 주고받은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였다. 경기 스코어는 4 - 3. 서로 간에 화끈한 공격을 주도하는 팀들 답게 무로 7 골이나 터진 것이다. [제라드! 다시 준에게로!] [준! 준!! 준!!!] 제라드의 절묘한 패스가 수비수를 지나쳐 현준에게로 연결되자 해설자의 목소리가 굉장히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Tv 화면을 지켜보고 있던 리리스와 탈리사도 아무 말 없이 Tv 로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들어갔어요!!!] 빠른 스피드로 수비수를 제친 현준의 발 끝에서 떨어진 공이 앞으로 튀어나온 발데스의 골키퍼를 지나치자 골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듯 소리치는 중계위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또 다시 안 필드에서 열광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Tv를 지켜보고 있던 탈리사도 소리를 지르며 손을 번쩍 들었다가 금새 눈치를 보더니 슬쩍 손을 내렸다. [아! 바르셀로나! 이거 충격이 큰데요? 벌써 5골이나 실점했어요. 바르셀로나 수비진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누가 상상했습니까?] [넣어줘야 할 선수가 계속해서 넣어주고 있어요. 김현준! 정말 다이아몬드 같은 선수예요. 너무나 완벽합니다! 벌써 4골째예요!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잘 나가고 있고 명문팀이라고는 하지만 오랜만에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한 팀이거든요? 그에 반해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불리는 팀이 아닙니까?! 그런데 완벽하게 무너지고 있어요!] [완벽하게 바르셀로나의 포백라인을 무너뜨리며 준!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심장에 여러 번 비수를 박아 넣는군요.] 현준의 골로 인해 다시 한 번 스코어가 5 - 3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현준이 골을 넣는 모습이 Tv 에 나오자 묵묵히 Tv를 지켜보고 있던 리리스가 못마땅한 말투로 말했다. "어째서 저런 쓸데없는 것에 목숨을 걸면서 하는 건지 모르겠군." 한 때 천사였지만 인간계에 내려와 축구의 매력에 빠진 이후 도르트문트의 광팬이었다가 현준의 권속이 된 이후 리버풀의 광팬으로 변한 탈리사에게 축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환상적인 스포츠였다. 그런 축구를 쓸데없는 것이라고 하는 리리스의 말에 순간적으로 축구가 얼마나 멋진 스포츠인지를 언급하려던 탈리사가 목구멍까지 튀어나온 말을 꿀꺽 삼켰다. 자신의 옆에서 중얼거린 여인은 마계의 마왕인 리리스였다. 그나마 리리스의 옆에서 같이 Tv를 볼 수 있는 자신은 양반이었다. 현준의 권속이 된 이후 현준 덕분에 축구에 한참 재미를 붙이고 있는 레리엘은 리리스의 명령 때문에 경기를 지켜보지도 못한 채 온라인 게임 노가다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몰래 인터넷으로 경기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축구에 대해 사람들은 열광하고 기뻐하고 그러잖아요. 게다가 리리스님도 축구계에서 일하고 계시고요." "그건 저 녀석 때문에 잠시 장단을 맞춰주는 것이 불과하지." 리리스가 말하는 저 녀석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모를 리 없는 탈리사였다. 리버풀의 17번. 동양의 보석.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자신의 주인 김현준이었다. 탈리사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한 리리스는 다시 Tv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축구에 대해 별 관심은 없었지만 그래도 인간계에서 현준의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는 그녀다. 딱히 할 일은 그다지 없었지만 그래도 축구계에서 종사하는 만큼 축구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지식으로 현재 챔피언스리그라는 대회에서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라는 팀을 맞아 5 - 3 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하며 이기로 있는 중이었다. "저 녀석이야 원래 그렇다고는 하지만 저 쪼그마한 녀석도 꽤나 축구를 잘한다고 해야 하는 건가?" 오늘 경기 현준이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리버풀의 승리를 주도해 나가고 있기는 했지만 현준과 마찬가지로 경기장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드러내는 바르셀로나의 선수였다. 키는 작아보이지만 그가 공을 잡을 때 마다 리버풀의 선수들이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며 힘겹게 막아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골문을 두 번이나 흔든 선수였다. "리오넬 메시요? 당연하죠.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 불리는 선수니까요." 리리스하고는 달리 축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탈리사다. 그런 그녀가 리오넬 메시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메시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탈리사의 말투에는 은근한 질투가 섞여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현준 때문이었다. '주인님이 계시는데 감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 불리는 리오넬 메시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현준이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 하면 다들 메시를 떠올렸다. 그 만큼 메시가 축구사에서 세운 기록이 대단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탈리사에게 있어서 세계 최고는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아무리 메시가 발롱도르에 UEFA 유럽 최고의 선수상에 세계 클럽 선수권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전부 현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흐응...세계 최고라..." 그런 탈리사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는 리리스였다. 그래봤자 인간의 기준이었다. 리오넬 메시가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는 현준에 비한다면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현재 바르셀로나는 리버풀을 상대로 2골이라는 점수 차이로 지고 있었다. "어렵지 않게 이기겠군." 아직 남은 시간은 15분 가량 있었다. 추가 시간을 생각하면 좀 더 남아있겠지만 그 사이에 바르셀로나가 2골 이라는 점수 차이를 역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리리스였다. 무엇보다도 현준이 그런 사실을 지켜볼 리가 없었다. 게다가 자신의 권속이기 때문일까? 현재 지금의 상황을 현준이 즐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뭐가 저렇게 즐거운 건지...' 그런 리리스의 시선에 골을 넣고 환하게 웃고 있는 현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만약 작년이나 재작년 악마가 되기 이전의 그였다면 저렇게 즐거워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 현준은 인간이 아닌 악마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리버풀이라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집단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악마지만 마치 그것이 자신이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 하는 일인 것처럼 꼬박꼬박 멜우드라는 이름의 트레이닝 센터의 훈련에 참가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가끔은 못마땅하게 느껴지는 리리스였다. 악마라면, 그것도 자신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악마라면 그런 마기를 이용해 자신의 힘을 증폭시켜 마계를 지배하려고 해야할 텐데 현준에게는 그런 기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위기상황이라도 닥친다면 좋을텐데 말이지.' 리리스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만약 현준이 목숨을 위협당할 정도로 위험한 순간이 온다면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런 쓸데없는 축구 실력을 계속해서 키워나가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하지만 곧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천계에서는 레리엘이라는 능천사가 당한 이후로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인지 그 이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계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염탐꾼들은 돌아다녔지만 그게 전부였다. '힘만 온전히 찾는다면 좋을텐데 말이지.' 계속해서 현준이 순수한 마기를 자신에게 공급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바알과의 전투에서 잃어버린 마기가 너무나도 컸던 탓에 아직까지 완벽히 몸을 회복하지 못한 그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을 대부분 찾아가고 있는 리리스였다. 워낙 양질의 순수한 마기를 공급해주는 현준의 존재 덕분이었다. "몸만 전부 회복된다면..." 가볍게 자신의 손을 쥐락펴락하는 리리스였다. 만약 몸이 전부 회복된다면 강제적으로라도 현준에게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법을 익히게 만든 이후 마계로 향할 생각인 그녀였다. 그렇게 리리스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가 Tv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막 경기가 끝나고 있었다. 스코어는 현준의 골을 마지막으로 결국 5 - 3 이라는 점수차이로 리버풀이 안 필드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 골이라는 점수 차이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홈에서 3 골이나 내줬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며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말을 듣던 리리스는 곧바로 Tv 화면을 다른 채널로 돌리기 시작했다. 옆에서 아쉬운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탈리사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한 채로 말이었다. "큿..." 전광판을 시간을 보며 이제 경기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달은 사비가 그대로 입술을 질끈 깨물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사비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레이나가 지키는 골문을 벗어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심판이 입에 호루라기를 물었다. 삑! 삑! 삑!!! 시합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지자 승리를 축하하며 환호성을 지르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9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 갔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았다. 5 - 3 이라는 스코어. 비록 홈에서 3골이나 내준 것은 뼈 아팠지만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며 5 번이나 골문을 흔든 그들이었다. 그렇게 경기가 종료되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여기저기서 주저 앉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현준도 있었다. 평상시보다 많은 양의 순수한 마기를 계속해서 사용했기 때문일까? 피로가 조금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이스 게임." 그리고 오늘 4 골이나 터뜨리며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폭격해 MVP 가 당연시되는 현준의 앞으로 한 선수가 자신의 유니폼이 든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유니폼을 교환해달라는 거겠지.' 여러 번 다른 선수들과 유니폼을 교환했었던 현준이었기에 리오넬 메시의 행동에 자리에서 일어나 유니폼을 벗고는 그에게 건네주며 어깨를 두들겨 주는 현준이었다. "오늘 당신은 정말 대단했어. 하지만 캄프 누에서는 제대로 결판을 내주지. 오늘은 패자의 입장에서 나이스 게임이라고 말해주지만 캄프 누에서는 4강에 올라가는 승자의 입장에서 말이야. 꼭 이 빚은 되갚아 주지." "......" "그럼 이만." 자신이 스페인 어를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빠르게 말을 내뱉고는 싱긋 미소와 함께 자신들의 선수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리오넬 메시였다. 그리고 그런 메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지만 내가 모르는 언어는 없다고." 확실히 대단한 선수였다. 그렇게 순수한 마기와 지치지 않는 악마의 신체라는 이점을 이용해서 바르셀로나의 특기인 패스플레이를 봉쇄하며 압박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리버풀을 상대로 두 골이나 넣은 메시였다. 어째서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인지를 그라운드 내에서 보여줬던 것이다. 물론 오늘 경기의 MVP 는 자신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자신은 인간이 아니었다. "후우...그래도 바르셀로나. 확실히 대단한 팀이긴 하네..." 비록 4골이나 터뜨렸지만 순수한 마기의 힘이 아니었다면 일방적으로 밀렸을 경기였다. 특히나 미드필더진은 제라드의 지휘아래에 필사적으로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을 막아내야만 했다. 그 탓에 급격하게 선수들의 체력이 저하되는 것을 당연한 일. 그 덕분에 3명이나 미드필더들을 교체했던 리버풀이었다. 선발출전한 미드필더 중 마지막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것은 스티븐 제라드 뿐이었다. '확실히 스티브가 아니면 굉장히 힘들었을 꺼야...' 전방으로 공을 보내주는 것은 거의 그의 몫이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답게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절묘하게 공을 찔러주는 그의 패스가 아니었다면 제대로 슈팅을 때릴 수 있을 만한 찬스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수아레즈도 그리고 후반에 앤디 캐롤을 대신 해 교체 투입된 카윗도 자신이 활동할 수 있게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괴롭히며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물론 그들이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경기는 끝이 났고 승자는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승리했다는 것을 환영하는 듯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돌아가지 않고 여전히 안 필드에서 서로 손을 잡고 YWNA를 열창하는 더 콥들이었다. 김현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그라운드를 지배하다. [EPNM = 김민철 기자]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고 골로 학살하는 괴물과도 같은 그의 본능이 발동된 것일까? 2011-12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경기에서 리버풀은 김현준의 괴물과도 같은 활약으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5 - 3 이라는 점수차로 승리했다. 사실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이라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홈에서도 쉽사리 승리를 점칠 수 없었던 리버풀이었다. 그만큼 바르셀로나라는 이름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8 강이라는 큰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모습을 드러낸 김현준은 전반 시작 4 분 만에 깜짝 놀랄 선제골로 오늘 경기의 파란을 예고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바르셀로나 역시 메시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따라붙었지만 김현준은 전반 38분 정확한 크로스로 앤디 캐롤의 헤딩 골을 도왔고 전반 43분에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또 다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이 시작되자 이니에스타와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는 곧바로 메시가 추격골을 그리고 이니에스타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후반 17분 수아레즈를 막다가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반칙을 범했고 이를 곧바로 김현준이 프리킥 골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후반 33분 제라드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파고들어간 김현준은 깔끔한 슈팅으로 또 다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었다. 오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리버풀이 넣은 5골에 전부 관여한 현준은 리버풀이 전개해나간 대부분의 공격장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선보였다. 화려한 개인기는 물론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프리킥 능력으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진영까지 오가며 폭넓게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을 괴롭혔다. 오늘 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챔피언스 리그 한 시즌 통산 17 골을 터뜨리며 새로운 대기록을 세운 김현준은 4월 4일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인 누 캄프에서 2011-12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를 치르게 된다. 과연 현준의 비상이 어디까지일지 기대가 된다. 00228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 =========================================================================                            유럽 최고의 공격수 김현준, 23살의 나이에 전설이 되다. 89년생의 나이라는 게 무색할 만할 정도의 엄청난 실력이다. 바로 대한민국의 축구천재 김현준의 이야기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지 고작 1년 만에 김현준은 안 필드에서 언제나 정열적으로 노래를 부르며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는 더 콥을 자신의 팬으로 사로잡았다. 김현준은 2011-12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세계 최강의 팀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4 골 1 어시스트라는 엄청난 모습을 보이며 팀의 5 - 3 완승을 이끌었다. 작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자 7관왕이라는 엄청난 위업을 가지고 있는 게다가 16강에서 레버쿠젠을 상대로 합계 10 - 2 라는 점수차로 깨고 올라온 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말이다. 그 덕분에 김현준은 평점 10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았다. 아니 받을 수 밖에 없는 활약이었다. 게다가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기록도 17골로 갈아치우게 되었다. 그 뒤를 메시가 따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만약 바르셀로나가 4강에 올라가지 못하게 된다면 김현준은 그야말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독보적인 전설을 남길지도 모른다. 이 뿐만이 아니다. 리그에서 44골, FA 컵에서 2골, 챔피언스리그에서 17골, 칼링컵에서 4골을 터뜨리며 이번 시즌 통산 67골을 터뜨렸다. 이미 현대 축구에서 경신이 불가능할 거라고 여겨졌던 게르트 뮐러의 유럽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은 55골은 김현준의 발 끝에 의해 깨어진지 오래다. 여기에 앞으로 김현준이 속한 리버풀은 아직까지도 많은 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이 기록은 계속해서 경신이 되어갈 게 틀림없다. 비록 저번 시즌 발롱도르를 받고 이번 시즌에도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바르셀로나에서 기록 브레이커로 통하는 메시가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김현준과 메시의 차이는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의 결과 만큼이나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준이 유럽무대에 등장한지 고작 2년이 되었을 뿐이다. 처음 그가 대한민국의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왔을 때 코웃음을 치던 사람들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유명한 이 메시지는 김현준을 위해 만들어진 메시지처럼 보인다. 과연 김현준이 축구 역사상 얼마의 기록을 쏟아낼지 그리고 어떤 전설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볼 수 있다는 것은 축구팬들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현준에 대한 찬양만이 가득한 이 기사는 신문기자이자 유명한 축구 스포츠 칼럼니스트의 기사였다. 그만큼 바르셀로나 전에서 보여줬던 김현준의 활약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전부터 깜짝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놀랄 만한 활약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세계 최고의 팀들을 상대로 이런 압도적인 활약을 보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리버풀을 상대했던 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현준을 막지 못해 완패했다고 말했고 심지어 리버풀의 구단주인 존 헨리 조차도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이렇게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5 골이나 넣을 줄을 몰랐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조세 무리뉴나 알렉스 퍼거슨과 같은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명장들도 바르셀로나전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던 현준을 띄어주는 말을 내뱉었고 그런 내용들은 실시간으로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호사가들은 이미 발롱도르와 같은 커다란 상의 수상자는 현준으로 정해졌다고 벌써부터 얘기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세계 모두의 축구 팬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었다는 것을 즐기며 바르셀로나 전에서 만점활약을 펼쳤던 현준은 여유롭게 자신의 집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네. 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CF를 찍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화장품 광고예요.] "화장품? 잘됐네? 여전히 잘나가는구나." [네. 회사에서 신경을 그만큼 써주고 있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번에 앨범준비도 들어가게 되었어요.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말이예요.] 수화기너머로 아리따운 여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계속해서 현준은 계속해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현준과 통화를 하는 여인은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걸 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였다. [바르셀로나가 이탈리아 팀이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그러면 어떻게든 보러 갔었을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한국과 이탈리아의 거리는 엄청나게 멀다. 게다가 그녀는 일반인이 아니라 아이돌 그룹 멤버. 자신 마음대로 혼자서 외국으로 출국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현준은 궁금한 듯 말했다. [이번에 이탈리아에서 공연이 있거든요. 저희도 가고 크로싱도 가요. 아! 레인보우 샤베트 언니들도요.] "그렇군. BE 엔터테인먼트에서 유명한 그룹은 전부 가나보네. 언제 오는데? [4월 3일에요. 며칠 있을 예정이라 시간이 되면 오빠가 뛰는 경기를 보고 싶기도 한데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조금 머니까요.] 매번 Tv 에서만 보던 현준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일까? 말을 하는 줄리아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콕 찝어서 잘생겼다고 말할 수 없는 외모를 지니고 있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이미 현준의 묘한 매력에 푹 빠져든 줄리아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 꼽히는 선수이자 한국이 낳은 축구 천재로 체리 쥬빌레 조차도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현준이었다. 게다가 현준과 같이 잠자리를 한 이후엔 그 쾌감에 푹 빠져들기도 했던 그녀였다. [이왕 가게 되면 오빠랑 데이트라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쉬워요.] "비 시즌기간에 한국에 가게 되면 데이트라도 하지 뭐." [진짜요? 이히히히!] "후후." 현준의 말에 아까의 아쉬움은 어디로 갔는지 금새 웃음을 터뜨리며 기뻐하는 줄리아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행동에 현준도 슬쩍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런던 올림픽 때문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합숙에 참가해야만 하는 자신이었다. 줄리아를 만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냥 자신을 좋아하는 줄리아를 생각해서 괜스레 말을 꺼낸 것이다. '이정도의 관리쯤은 뭐...' 그렇게 잠시 동안 전화통화를 계속하던 현준은 곧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를 끊고는 기지개를 활짝 폈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남성을 입에 머금으며 할짝이고 있는 레리엘의 머리를 지그시 눌렀다. "쿱...쿠룹..." 단단한 남성이 자신의 목구멍을 깊숙하게 쿡쿡 찌르자 레리엘의 눈에 눈물이 찔끔 흘렀지만 아랑곳하지 않으며 현준은 자신의 쾌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조금은 거칠게 레리엘의 머리를 자신의 손으로 잡고는 다시금 강하게 누르기 시작했다. "크읏..." "웁...쿱...!" 그렇게 레리엘의 입안의 즐기다가 사정의 기운이 느껴지자 단숨에 그녀의 입안에 자신의 정액을 뿌려대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단숨에 뜨거운 열풍과 함께 레리엘의 몸을 이용해 자신의 욕구를 만족스럽게 채운 현준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누워있는 레리엘을 바라보며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그런데 리리스님과 탈리사는 무엇을 하는 거지?" 자신이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 까지만 하더라도 게임을 하고 있었던 둘이다. 분명 레리엘과 섹스를 하다보면 자신의 침실로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아무런 반응이 없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힘겹게 힘을 연 레리엘이었다. 현준의 순수한 마기를 받아들이면서 느껴지는 엄청난 쾌감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리리스님은 탈리사를 데리고 잠깐 외출하셨어요." "아아...그렇군." 레리엘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던 현준은 잠시 후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파악 스쳐가자 화들짝 놀라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뭐...뭐어?! 잠깐만. 밖에 나갔다고?" "네." "어떻게? 리리스님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탈리사는 아직 천계의 감시를 받고 있는 몸이 아니었어?" 마왕인 리리스는 자신이 어떻게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다. 게다가 그녀가 마기를 감춘다면 마계의 파수꾼들이 리리스를 찾아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탈리사는 달랐다. 레리엘의 사건도 있었던 만큼 천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을 게 분명했다. 게다가 수 많은 엔젤즈들이 이 곳 인간계에 존재했고,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리버풀에도 있을 수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리리스님은?' 탈리사와 레리엘을 집 밖으로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그녀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천계에 있는 존재들이나 그녀와 동급인 마계의 마왕들에게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의 정체를 들키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아직 그녀의 몸이 전부 회복된 것도 아니고 그녀를 뒷받침해줄 세력도 전무한 상황이었다. 자신이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은 전투에 대해선 그리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런 현준의 걱정을 눈치 챘는지 레리엘이 편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주인님이 안계신 동안 종종 있는 일이예요. 리리스님의 권능으로 인해 보호받고 있는 동안에는 정체를 들킬 리가 없어요. 적어도 리리스님과 동급의 실력자가 천계나 마계에 내려오지 않는다면요. 하지만 그런 존재가 내려온다면 저희들이 모를 리가 없겠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현준이었다. 만약 천계의 존재나 마계의 존재에게 자신과 리리스의 정체가 들키게 된다면? 지금 평온한 이 상황은 단숨에 풍비박산이 날 터였다. 그리고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은 현준이었다. 한참 축구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탈리사와 레리엘의 주인이 자신이라면 리리스는 자신의 주인이었다. 언제까지나 현준은 리리스의 권속이었다. 만약 리리스가 함께 마계로 가자고 한다면 거부할 수도 없었다. "후우. 악마의 힘을 얻은 대가니." 마왕인 리리스를 주인으로 둔 이상 언젠가는 그녀를 따라 마계로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던 만큼 악마의 힘을 얻은 대가라 생각하니 그나마 혼란스러워졌던 머릿속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비록 사람들 틈에 끼어 축구선수로서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기는 하지만 리리스의 권능에 의해 악마가 된 이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조금씩은 자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체 어디를 간 거지? 나한테는 아무 말도 없이 말이야." "아...그게..." 현준의 말에 말하기가 곤란한지 살짝 말을 더듬는 레리엘이었다. 그리고 그런 레리엘의 행동에 궁금증이 더욱더 증폭되는 현준은 빨리 얘기하라는 뜻으로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그게...마트에...아이스크림을 사러..." "마계에도 아이스크림이 있을 려나..." 떠듬거리던 레리엘의 말이 끝나자 침대에 벌렁 드러눕는 현준이었다. 만약 마계에 아이스크림이 없다면? 자신이 만들어야 할지도 몰랐다. 아니면 이 곳 인간계에서 아이스크림을 공수해오던가 말이다. 고작 그런 이유로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탈리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는 생각에 현준은 후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 캄프 경기장. 카탈루냐어로 캄노우라고 불리는 이 경기장은 '새 경기장'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 관중수용인원은 총 98,772명. 유럽에서 가장 큰 경기장이면서 세계에서도 11 번째로 큰 경기장이었다. 원래 경기장의 이름은 'FC 바르셀로나 경기장'이라는 뜻을 지닌 에스타디 델 FC 바르셀로나였지만 2000년에 클럽 회원들이 경기장 이름을 아예 별명으로 바꿔버리자고 요구를 해 현재 캄프 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팀인 FC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이기도 한 누 캄프로 곧 열릴 2011-12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위해 비장한 얼굴로 경기장에 입장하는 바르셀로나 팬들이 눈에 띄고 있었다. 아직 경기 시작이 한참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던 것이다. 바르셀로나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축구 기자들은 물론 오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촬영을 위해 한국에서 온 스탭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천재 축구선수인 김현준의 이름을 모르는 스탭은 아무도 없었다. 매 경기 순도 높은 골을 터뜨리며 득점력이 물에 올라와 있는 선수. 마치 그라운드를 자신의 제 집 마냥 누비며 너무나도 쉽게 골을 터뜨리는 모습에 지어진 별명이 그라운드의 마스터였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누 캄프로에 입장하는 팬들은 바르셀로나의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5 - 3 이라는 화끈한 승리에 매료된 것일까? 리버풀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라는 짧지 않은 거리를 지닌 원정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숫자의 콥들이 누 캄프를 찾았다. 세계 최고의 팀들이라 불리는 두 팀을 대결을 Tv 로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콥들 때문이었을까? 콥들에 지지않겠다는 듯 바르셀로나 서포터즈들 역시 뭉쳐서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감정이 격양된 듯 하마터면 커다란 충돌이 일어날 뻔 했으나 재빠르게 경찰들이 나타나며 두 서포터즈 사이를 가르고 나서야 험악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휘유..." 방송 촬영을 준비하던 한국인 방송사의 스탭중 하나가 누 캄프의 위용에 압도된 채 바람소리를 내뱉었다. 리버풀과 FC 바르셀로나의 2011-12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의 경기는 영국과 스페인의 관심만 받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리는 만큼 전세계 각국의 수 많은 방송사 직원들이 벌써부터 촬영준비에 들어가는 모습들이었고, 리포터들이 카메라 앞에서 현장을 소개하는 모습들이 벌써부터 들어오고 있었다. "대단하네..." 유럽의 축구열기가 그만큼 대단하고 세계적으로 집중되는 경기라고는 하지만 마치 세계인의 축제라도 되는 것 마냥 어마어마한 관심들이 누 캄프에서 촬영을 하는 모습에 한국인 스탭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김현준이 대단하긴 대단한가보네. 리버풀 팬들이면 전부 김현준의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말이야..." 스탭의 말에 다른 스탭들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붉은 색의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리버풀 팬들은 거의 대다수 17번과 현준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간간히 제라드나 캐러거 같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도 있었으나 거의 대다수가 현준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리버풀 역사상 아니 세계 축구사에서 현준만큼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도 드물었다. 만약 현준이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축구황제라 불리는 펠레를 뛰어넘을 지도 모른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하하하하하하!!!! 리버풀 ㅠㅠ... 진짜 이러다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과거의 영광이 될 기세... 00229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 =========================================================================                            "대단하긴 한 게 아니라 대단한거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동양인 득점왕을 차지한데다가 또한 현재 리버풀의 주장이잖아요." 현준이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 이후 리버풀의 주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퍼진지 오래였다. 프리미어리그 리그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주장. 그것도 평범한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팀이 아닌 Big 4 리버풀의 주장이었다. 그런 사실에 다시 한 번 난리가 난 한국이었다. 아니, 난리가 날 수 밖에 없었다. 박지성, 이청용등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름을 떨치고 몇몇 선수들이 스코틀랜드나 독일등에서 활약하고 있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축구변방국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이었다. 비록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들어가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유럽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민국은 축구의 불모지로 통했다. 하지만 그런 유럽 사람들의 인식을 현준이 확 뒤바꿔 버린 것이다. 이미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유럽 구단들이 제 2, 3의 현준을 찾기 위해 스카우터들을 대거 한국으로 보낸 것은 유명한 일이었다. "일본의 카가와도 잘한다고는 하지만 현준에 비교한다면 역시...두 수는 처지죠." 그런 현준의 활약 때문에 배가 아픈 것은 다름 아닌 일본이었다. 역사적으로도 또한 지리적으로 밀접한 만큼 묘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일본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카가와 신지가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는 했지만 역시 현준의 활약에 비하면 상대가 되지 못했다. 카가와 신지도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현준의 활약이 압도적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발롱도르는 따 논 당상이라는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번에 김현준이 올림픽 대표팀에 참가하려나?" "참가하겠지. 아무리 김현준이 예선전에서 다른 선수들과 발 한번 맞춰보지 않았다지만 김현준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공격수도 없잖아? 게다가 와일드카드도 아니고 말이야."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의 우승은 기정 사실시 되었다. 30일에 벌어진 뉴캐슬과의 원정경기에서 수아레즈와 앤디 캐롤의 연속골로 2 - 0 승리를 거두며 또다시 승점 3점을 추가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28승 3무로 승점 87점을 기록하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그 뒤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따르고 있었지만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는 10점이 훌쩍 넘었다. "이번에 리버풀 쿼트러플이라도 하는 거 아냐?" 쿼트러플(4관왕). 리그, FA 컵, 칼링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까지 4개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하게 되면 얻을 수 있는 진기한 기록이었다. 현재 칼링컵 우승을 차지한데다가 프리미어리그 역시 사실상 우승이 확실했고, FA 컵도 4강까지 올라간 리버풀이다. 만약 14일에 벌어지는 에버튼과의 4강전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FA 컵 결승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꺾고 올라간다면 벤피카와 아스날의 승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리버풀과 아스날이 만난다면 꽤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겠네." "일명 코리안 더비죠." 한 스탭의 말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모들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리버풀의 김현준과 아스날의 박주영. 하지만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에 비해 박주영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그나마 잦아들었지만 군 문제 때문에 한참 욕을 먹었던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이적해야 돼. 아스널에서는 버틸 수가 없어." "경기에라도 내보내면 좋겠는데 말이죠. 뭐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요." 카메라를 설치하던 한 스탭이 허탈하게 말했다. 한 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공격수인 박주영의 광팬이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제 활약을 펼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군대 문제 사건으로 인해 박주영에게 정나미가 떨어져 팬심을 접은 스탭이었다. "자기가 잘하면 설마 감독이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어? 못하니까 경기에 내보내지 않는 거지. 그런데 뭐 2군에서 골을 넣었다고 곧 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기사를 써대는 기자들이 있으니. 게다가 군대는 간다고 했으면서 갑자기 편법으로 빠져나가고 말이야." 다른 스탭이 툴툴거렸다. 아무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라고는 하지만 언론에서 너무 띄어주는 박주영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이제 곧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아스널의 경기를 지켜본지가 벌써 반년이 넘었다. 하지만 박주영이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장한 시간은 다 합쳐도 김현준이 한 경기를 풀타임으로 뛴 것조차도 되지 못했다. 득점 기록은 비교조차도 할 수 없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확실했고, 현재도 유럽 리그에서 새롭게 전설적인 기록을 써나가고 있는 김현준과는 달리 박주영의 이번 시즌 골 기록은 고작 1골에 불과했다. 그것도 리그 경기가 아닌 칼링컵 4라운드에서의 골이었다. "왕자와 거지신세였는데 말이지." 청소년대표로 활약함과 동시에 언론에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박주영하고는 달리 김현준은 청소년 대표는커녕 고등학교 축구팀에서도 뛰지 않았던 선수였다. 단순히 세미프로도 아닌 조기축구회에서 경기를 뛰다가 내셔널리그인 N 리그의 팀에 스카웃되어 데뷔, 그 후 승승장구하며 K 리그에서 그리고 프리미어리그까지 진출해 현재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성공신화였다. 게다가 박주영과 김현준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스트라이커라는 동일한 포지션을 맡고 있었다. 당연히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몸살을 앓고 있는 박주영이었다. "뭐. 지금은 당연히 김현준이 잘나가니까. 당연한 거고. 어서 빨리 카메라 설치 준비해. 빨리빨리 끝내고 식사하고 다시 점검하자고." 경기 시작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워낙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인데다가 큰 경기인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만 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방송기자재를 설치하면서도 여전히 박주영과 김현준의 이야기를 떠드는 스탭들이었다. 2011-12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바르셀로나의 리버풀의 경기. 세계의 축구팬 특히 한국 팬들에게는 이름만 들어도 두근두근 거리는 경기였다. 바르셀로나는 워낙 대단한 팀이라 말 할 필요도 없었고 유일하게 유럽리그, 그것도 리버풀이라는 명문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김현준이 있는 팀이었다. 유럽리그에서 신기록을 써내려나가고 있는 김현준이 속한 리버풀과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메시의 바르셀로나. 이런 빅 매치에 도박사들은 바르셀로나의 승리에 손을 들어줬다. 4강에는 리버풀이 진출할지 몰라도 누 캄프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승리할 게 유력하다는 게 도박사들의 예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정팀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누 캄프였다. 그만큼 홈에서 극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었고 누 캄프에서 엄청난 경기력의 차이를 보이며 패배한 명문팀들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누 캄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를 꺾은 팀이 있으니 바로 리버풀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누캄프에서 바르셀로나와 4번 맞붙어 2승 2무라는 기록을 자랑하고 있었다. "한번 더 확인하도록 하지. 지난 홈 경기에서 승리는 정말로 대단했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긴장을 푸는 것은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로 족해."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리버풀 선수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바르셀로나와의 득점 차는 2골. 하지만 홈에서 3골을 내줬다는 것은 뼈아프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누 캄프인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리버풀은 누 캄프에서 무패라는 전적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록을 깨지 말고 계속 유지해나가자는 게 감독님의 말씀이고요." 어느새 끼어들어 자신의 말을 가로채는 캐러거로 인해 달글리쉬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어깨를 으쓱였고, 그런 캐러거와 달글리쉬 감독의 행동에 선수들은 각자 즐거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 비록 이 곳이 누 캄프라고는 했지만 자신들은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주눅이 들 필요도 그리고 들 수도 없었다.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어마어마한 더 콥들이 누 캄프를 찾았고 자신들을 응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 오늘 경기에서 너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어느새 입가에 띤 웃음기를 잠재우고는 말과 함께 현준의 가슴을 쿡 찌르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누 캄프에서 열리는 바르셀로나와의 경기. 안 필드에서 5 - 3으로 승리했다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면에서 문제점을 도출해냈던 리버풀이었다. 만약 현준의 엄청난 활약이 아니었다면 승리는 커녕 3 - 0 으로 완패를 당했을 지도 몰랐다. 승리로 인해 그나마 묻혔을 뿐이지 그 날 경기가 굉장히 힘들었다는 것은 리버풀 선수들과 스탭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현준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했다. "이미 여러 번 뛰어봤던 위치니까요." 와아아아아!!! 그리고 몸을 풀기 위해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어마어마한 함성이 선수들을 뒤덮었다. 마치 광기에 휩싸인 듯한 함성에 온 몸이 찌릿찌릿 거렸지만 다들 프로로써 일가견이 있는 만큼 조금씩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역시 현준의 인기는 짱인 걸?" 어마어마한 함성속에서도 간간히 들리는 것이 바로 현준을 외치는 목소리였다. 워낙 대단한 골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만큼 당연하게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대기실로 다시 들어갔던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다시 한번 열광적인 응원이 선수들의 몸을 감쌌다. [자. 이제 곧 2011-12 챔피언스리그 8강전 2차전 경기가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인 누 캄프에서 펼쳐지겠습니다. 지난번 대결에서 바르셀로나, 리버풀에서 제대로 일격을 맞았죠?] [네. 그렇습니다.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 선수에게 완벽하게 농락당했던 바르셀로나죠. 무려 5골이나 허용하며 5 - 3으로 무너졌는데요. 하지만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바로 원정팀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인 누 캄프에서 벌어지는 경기거든요.] [이에 맞서는 리버풀. 여전히 김현준 선수와 제라드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선수층 특히나 미드필더진이 두텁지 못한 리버풀인데 그나마 루카스 선수가 시즌 아웃되는 바람에 굉장히 고생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환상적인 호흡으로 골을 넣어주고 있는 두 선수죠.] 현준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뿌듯하게 해설을 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유럽리그에서 최초로 한국인이 주장을 맡고 있는 것도 자랑스러운데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포스를 내뿜으며 유럽리그 신기록을 현재 작성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자! 모두들 침착하고 냉정하게 플레이 하자고. 그리고 항상 수비를 염두해 둬. 모든 선수들을 조심해야하겠지만 특히나 메시와 이니에스타 그리고 사비를 조심해 둬." "알았어." "맡겨두라고." 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주장으로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라드의 도움으로 인해 그나마 주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몸소 느끼고 있는 현준이었다. 게다가 다른 선수들도 굉장히 협조적이었다. 워낙 현준이 그라운드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도 한 몫 했고 말이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경기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지켜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기 시작했다. 바로 리버풀의 포메이션 때문이었다. [아...이게 뭡니까?! 리버풀? 포메이션이 조금 바뀌었어요!] [김현준 선수가 미드필더로 내려왔군요. 수아레즈 선수와 앤디 캐롤 선수의 투톱인가요? 리버풀의 달글리쉬 감독. 포메이션을 지금까지와 다르게 변경했어요. [아무리 수아레즈 선수와 앤디 캐롤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들이라고는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이기기에는 김현준 선수의 발 끝에서 골이 터져줘야 할 텐데 말이죠.]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콥들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매경기 득점을 터뜨릴 만큼 압도적인 공격 본능을 뽐내고 있는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유럽리그에서 신기록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만약 오늘 현준이 골을 터뜨리게 된다면 이번 시즌 통산 68골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신기록을 갱신시켜 나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미 경기는 흘러가고 있었다. [포지션 변경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김현준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 않습니까?]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준이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는 게 처음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익숙하다면 익숙할 수 있는 포지션이었다. K 리그에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뛴 적도 있는데다가 첼시 시절에는 저 위치에서 여러 골을 터뜨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전반 10분이 지나가면서 여러 차례 공방전이 흘렀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어서 빨리 선제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원에서의 조율은 필수였고, 그런 역할을 맡는 것이 바로 바르셀로나의 패싱 마스터 사비 에르난데스였다. 바르셀로나의 뇌라고까지 불리는 사비 에르난데스의 발 끝에서 공이 떨어지는 그 순간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1차전에서도 이런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절묘한 패싱플레이에 고전했었던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이었다. 좌우의 사이드라인을 이용한 패스는 물론 전방으로 찌르는 날카로운 스루패스, 절묘한 개인기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치는 사비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독보적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큿...젠장! 이 자식..." 하지만 그런 사비의 플레이가 조금씩 막히고 있었다. 바르셀로나가 공격을 할 때 사비가 얼마나 볼을 키핑하고 패스를 연결시켜주느냐고 중요한 데 그런 사비의 플레이가 현준에 의해 막히고 있는 것이었다. 현준의 공격본능이 하늘을 찌를 만큼 대단했던 까닭에 묻히기는 했지만 사실 축구 전문가들이 현준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다른 프로 선수들보다도 더욱 뛰어난 체력과 함께 충실한 기본기 그리고 어디서는 쉽사리 포지션에 전술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이었다. 00230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 =========================================================================                            촤아악!! "읏...!" [아! 이니에스타! 뺏겼습니다! 리버풀 역습찬스예요!] 그리고 고전에 빠진 것은 사비 뿐만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이니에스타 역시 제라드가 맞붙어서 볼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매직 드리블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현란한 드리블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뽐내는 이니에스타지만 스티븐 제라드 또한 리버풀의 유전자 혹은 챔스 DNA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불릴 정도로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뽐내는 선수였다. [리버풀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아주 잘 막아내고 있어요. 바르셀로나가 미드필더싸움에서 밀릴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텐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사실 수아레즈와 앤디 캐롤의 투톱을 이루고 김현준 선수를 미드필더로 내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처음으로 스리백을 선보인 달글리쉬 감독의 전술인데요. 사실, 스리백이라고는 하지만 사이드에서 뛰고 있는 다우닝 선수와 벨라미 선수를 포함하면 5백이나 다름없는 수비형 포메이션이예요.] 스튜어트 다우닝과 벨라미가 수비적인 능력이 뛰어나다고는 결코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도 사이드에서 나름대로의 제 활약을 펼쳐주고 있었다. [이렇게 수비에 치중하는 포메이션일수록 미드필더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바로 리버풀이 역습에 나섰을 때 공격의 기점이 되는 선수 김현준 선수가 얼마나 볼 키핑을 제대로 해주는 것이 관건이 되는 셈이죠.] 리버풀의 선수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인지 공을 잡을 때 마다 현준에게로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패스를 받은 현준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압박에서도 잘 이겨내고 있었다. "큿...!" 심판의 시선이 잠시 딴 곳으로 가기 때문일까? 순간적으로 사비의 팔꿈치가 자신의 명치 부분을 가격하자 현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악마의 신체덕분에 죽을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숨이 막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미드필더에서의 격렬한 몸싸움은 현준도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첼시 시절 미드필더 라인에서 뛰면서 여러 선수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던 경험이 있으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전부 승리를 했던 현준이었다. 바로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서 말이다. '절대로 공을 뺏겨서는 안 된다.' 오늘 경기에 미드필더로 자신을 출전시키면서 했던 달글리쉬 감독의 말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달글리쉬 감독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스티븐 제라드가 건재하다고는 하지만 이미 리버풀의 에이스는 제라드가 아닌 자신이었다. '하위권 팀이던 중위권 팀이던 아니면 세계적으로 명문이라고 불리는 클럽에도 에이스라는 선수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에이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공을 뺏겨서는 안 돼. 에이스가 공을 가지게 되면 그 팀의 선수들은 전부 공격으로 마음이 쏠리게 된다. 사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오버래핑을 시도하고 볼란티에 위치한 선수들도 밀고 올라가게 되지.'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새롭게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전술훈련을 하던 자신에게 다가와서 해준 제라드의 말이었다. 아무리 현준이 뛰어난 선수라고는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위치에서는 제라드가 훨씬 더 많이 뛰어봤고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런 노하우를 전수해 줬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에이스가 공을 뺏기게 되면 치명적인 역습을 당하게 된다. 더군다나 상대는 바르셀로나. 단순히 치명적인 역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골을 허용할 지도 모르는 것이지. 그렇게 되면 선수들은 너를 신뢰하지 않을지도 몰라. 공격수로서의 현준은 신뢰한다고 하더라도 에이스로서의 현준은 신뢰하지 못하는것이지. 언제나 그 점을 염두해야돼. 준.' 신뢰. 현준 역시 축구 경기에 있어서 팀 동료들의 신뢰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리버풀의 주장이었다. 팀의 에이스로서도 그리고 주장으로서도 팀 동료의 신뢰를 져 버릴 생각은 없었다. "어디를...!" 스피어링이 떨궈준 공을 사비가 낚아채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자 현준이 재빠르게 몸을 앞으로 튕겼다. 그리고는 왼발을 슬쩍 들이밀어 공을 살짝 띄우고는 어깨를 들이밀어 사비와 맞부딪쳤다. 쿵!!! 공을 소유하기 위한 현준과 공을 빼앗기 위한 사비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선수들도 현준을 상대로 몸싸움에서 이긴 선수들이 없었다. 괜히 악마의 신체를 지니고 있는 현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몸싸움에서 밀리는 것은 사비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준의 공간을 제압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과격하게 몰아붙이는 현준의 공격에 오히려 자신의 공간을 내주고 있었다. 다른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붙어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두 명의 바르셀로나 선수가 현준에게 밀리며 공간을 내주고 있었고 그런 틈을 리버풀의 선수들이 매섭게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현준의 정교한 스루패스가 이어졌다. 비록 현준의 패스를 받은 다우닝이 바르셀로나 수비수에게 공을 뺏기기는 했지만 또 한번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는 리버풀이었다. [김현준 선수. 대단합니다. 마치 터미네이터 같이 거칠게 바르셀로나 미드필더라인을 무너뜨리고 있어요.] [차두리 선수 별명이 터미네이터 아닙니까? 엄청난 체력과 함께 몸싸움 능력을 보여주는 차두리 선수에게 팬들이 붙여준 별명인데 김현준 선수도 차두리 선수 못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몸싸움을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 김현준 선수의 몸싸움은 능력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평이 나있죠. 워낙 다른 수비수들을 제치는 드리블 능력과 골 감각이 뛰어난 선수라 묻혀 있을 뿐이지만 김현준 선수는 수비수들과 볼 경합을 벌이는 포스트 플레이에도 굉장히 능한 선수란 말이죠.] 바르셀로나라는 팀의 패싱축구가 얼마나 위협적이고 대단한지를 말로 설명하자면 입이 아플 정도였다. 그 만큼 바르셀로나의 티티카카에 농락당했던 팀이 얼마나 많았던가? 축구게임에서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패스. 그리고 그런 플레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세계최고의 미드필더진이었다. 사비,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등이 포진한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진. 하지만 그런 미드필더진에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현준과 제라드에게 막히기 시작하면서 파브레가스에게로 공이 집중되기 시작했고, 그런 공을 너무나도 손쉽게 뺏어내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공을 앞으로 보내!!!" "메시에게 패스를 연결시키지마! 제대로 달라붙으라고!" 전반 20여분이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도 리버풀의 선수들은 중원에서부터 강력하게 압박하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현준과 제라드가 워낙 좋은 경기를 펼쳐주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기 때문일까? 메시가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와서 볼 배급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런 상황까지 충분히 예상한 리버풀의 선수들은 메시가 공을 잡기도 전에 미리 끊어내는 플레이로 최대한 메시에게 공이 안가게끔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메시가 얼마나 위협적이고 한방이 있는 선수인지는 그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후...현준을 상대한 경험이 이렇게 도움이 되는군.' 자신을 돌파하려는 메시의 드리블을 태클로 끊어내고 재빠르게 공을 걷어낸 캐러거가 미소를 지었다. 메시의 드리블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현준의 드리블 능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런 현준을 간간히 막아내며 훈련을 했던 리버풀의 수비진인 만큼 메시를 막아내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게다가...' 또한 현준에게는 메시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연습경기에서 가장 많이 현준을 상대해봤었던 리버풀의 수비수들은 모두들 잘 알고 있었다. 현준에게서 느껴지는 두렵고 위협적인 감각. 왠지 모르게 골을 먹힐 것만 같다는 그러한 불길한 감각이 말이다. 하지만 메시에게는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메시를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있게 자신들의 능력을 뽐내며 플레이를 하는 리버풀의 수비수들이었다. 이 곳이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인 누 캄프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렇다고 리버풀이 골을 포기하는 것도 아니었다. 현준이 미드필더로 내려오기는 했지만 아직 리버풀에는 앤디 캐롤과 수아레즈라는 걸출한 공격수들도 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에는 바르셀로나 스탭진들이 예상하지 못한 아니 예상했더라도 과연 막을 수 있을까 할 정도의 생각이 드는 비장의 공격카드가 있었다. "좌측으로 벌려! 공간을 펼치란 말이야!" 계속해서 중앙에서 플레이가 펼쳐졌기 때문일까? 선수들이 점점 중앙으로 몰리는 듯 한 느낌에 현준이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는 왼쪽 사이드로 파고드는 다우닝을 향해 공을 깊숙이 찔러 주고는 패널티 에어리어로 뛰어들어가기 시작했다. [또다시 기회를 맞이하는 리버풀입니다.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계속해서 올리는 리버풀 선수들인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앤디 캐롤 선수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생각이겠지요. 하지만 그다지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지는 못하고 있어요. 크로스가 막히는 장면도 종종 나오는 데다가 캐롤 선수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거든요.] [김현준 선수가 미드필더진으로 내려온 게 꽤 타격이 크군요.] 중앙에서는 잘 풀어나가고는 있었지만 정작 리버풀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유효슈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현준이 미드필더진으로 내려가자 공격진의 파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탓이었다. 전반 20여분이 흘러가고 있었지만 수아레즈와 앤디 캐롤의 두 공격수가 때린 슈팅은 단 2번. 그것도 골문을 훌쩍 벗어난 슈팅이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수비수들에게 번번히 막혔고, 현준이 보낸 회심의 스루패스 또한 일대일 찬스에서 수아레즈가 제대로 슈팅을 떄리지도 못하며 발데스 골키퍼에게 막혔던 것이다. 그에 반해 바르셀로나는 미드필더진이 부진한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서 두 번의 유효슈팅을 날렸었다. 그리고 한 번은 레이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을 허용했을 정도로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슈팅의 주인공은 메시였다. [다우닝! 점점 파고듭니다!!!] 다니엘 알베스를 상대로 크로스를 올릴 듯 말 듯 하던 다우닝이 점점 안쪽으로 깊숙이 파고들어가기 시작하는 모습에 슬그머니 현준이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뒤쪽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앤디 캐롤과 수아레즈가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눈에 띌 정도로 활발하게 플레이를 펼쳐서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시선을 분산시킨 것도 컸다. 그리고 현준에게로 다우닝의 크로스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것도 전부 리버풀의 약속된 플레이였다. 워낙 어느 위치에서든지 절묘하게 골을 터뜨리는 능력이 있는 현준이었고, 그런 현준의 중거리 슈팅 능력 또한 대단한 만큼 그런 능력을 이용하자는 생각이었다. [다우닝! 크로스!!! 어?! 뒤로 살짝 벗...] 해설을 하던 캐스터가 의아한 듯 말을 멈추더니 곧바로 눈을 크게 떴다. 캐스터 뿐만이 아니었다. 리버풀 선수들의 공격을 막던 바르셀로나 선수들 역시 공의 궤적을 보고 슈팅을 때릴 준비를 하는 선수를 보며 달려들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고..." 하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조급한 마음하고는 달리 이미 현준의 몸이 기울어지고 있었다. 왼쪽으로 완벽하게 기울어진 현준의 몸이 그대로 발리킥 모션에 들어갔고 그대로 강력한 슈팅이 작렬했다. [김현준 그대로 슛!!!] 정확하게 크로스에 어울리는 깔끔한 발리 슈팅이었다. 리버풀에는 스티븐 제라드라는 강력한 키커가 있었다.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의 반응 속도를 넘길 정도로 빠르게 골망을 때리는 슈팅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킥력 또한 제라드 만큼이나 대단했다. 게다가 악마의 기운을 소유하고 있는 현준의 슈팅은 제라드보다도 더욱 정확했다. 하물며 골키퍼의 움직임을 악마의 기운을 통해 예상하고 때리는 슈팅이었다. '이미 들어갔다고.' 자신의 슈팅에 화들짝 놀라며 발데스가 몸을 움직이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발데스가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발끝에서 떠난 공이 사람의 움직임보다 느릴 리가 없었다. 게다가 현준이 노린 위치는 니어 포스트. 즉 왼쪽 포스트였다. 수아레즈와 캐롤이 있는 오른쪽 포스트에 위치한 발데스가 있는 곳하고는 전혀 반대쪽 방향이었다. [김현준 그대로 슛!!!] [아! 들어갔어요! 골!! 골이예요!! 들어갔어요! 김현준!!!] 그리고 몸을 날리는 발데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슈팅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자 자신도 모르게 감격에 겨워 일어나서 만세를 들어 올리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 누 캄프에서 리버풀의 응원가 You will Never Walk Alone 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좋았어! 준!!!" "이 자식! 진짜로 저렇게 멋있게 넣다니! 반하겠잖아!" "남자는 절대 사절이라고!" 발리 슈팅을 하고 난 이후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는 현준에게로 리버풀의 선수들이 빠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귀중한 선제골. 그것도 원정에서 터뜨린 골이었다. 그런 리버풀 선수들의 격렬한 축하에 현준은 골 세리모니도 하지 못한 채 그런 선수들에게 깔려 손만 흔들어야만 했다. 누 캄프의 관중석에서는 끊임없이 YWNA 가 울려 퍼지고 있었고, 점점 그 소리가 드높아지고 리버풀 선수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 그렇게 경기는 예상치 못하게 리버풀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누 캄프에서 1 - 0 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Albino / 3무 맞습니다. 수정했어요. 중간중간 제가 확인할겸 몇승 몇무 라고 써놓을 것을 무승부라고 착각하고 1무를 더 집어넣었네요... 龍牙犬齒 / 어색한 부분은 전부 수정했습니다. 오타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역시 제가 보는 것과 다른사람이 보는 것은 다르군요. 오홍...곧 선작수가 1만이군요. 그러면 선작수 1만 넘는 작품이 2작품이 생기는군요. 자축. 그러면 즐감하시길. 뿅. 실축 리버풀은...확실히 좀 뜯어고쳐야 할 듯. 근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냐... 00231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 =========================================================================                            "이 기세로 밀어붙이자고!" 잠시 후, 센터 서클 가운데에 다시 공이 놓이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재개되었다. 누 캄프에서 선제골을 허용한 바르셀로나 선수들 또한 분위기를 내주기 않기 위해 그리고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1차전에서 5 - 3 으로 진 바르셀로나다. 게다가 현재 홈에서도 현준에게 1골을 내주며 끌려가고 있는 상황 총 스코어는 6 - 3 이었다.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골을 넣어야만 했기에 다급할 수밖에 없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다. 우우우우!!! 전반 26분 멋진 발리 슛으로 선제골을 작렬한 현준이 공을 잡자 누 캄프에 모인 8만에 가까운 관중들이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두 경기에서 혼자서 5골을 넣은 선수다. 어떻게 보면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상대가 하필이면 상대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팬들은 조금이라도 현준의 플레이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라드의 패스를 받은 현준은 꾸레들의 야유에 굴하지 않은 채 최고속도로 가속한 상태에서 바르셀로나의 진영을 질주하고 있었다. '젠장할...' 그리고 그런 현준의 앞을 가로막은 푸욜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엘 클라시코도 작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도 이렇게 긴장한 적이 있었을까? 리버풀의 17번이 공만 잡으면 계속해서 붉은색 경고등이 머리에서 깜빡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기 위해 천천히 뒷걸음치고 있었지만 스피드로 돌파할 생각인지 상대는 그런 자신의 행동에도 아랑곳하기 않으며 공을 툭툭 건드리며 앞으로 밀고 나오고 있었다. "그럼 가볼까...?" 그리고 조금씩 푸욜과 가까워지는 순간 현준의 눈이 빛났다. 주변 선수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는 이미 머릿속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마치 독수리가 하늘에서 경기장을 내려 보고 있는 것처럼 현준의 머릿속에는 그라운드에서 움직이는 21 명의 선수들이 움직임이 전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읏...!" 빠르게 접근해 들어오면 현준이 순간적으로 슈팅을 때리려고 발을 들어 올리자 뒤로 물러서던 푸욜이 재빠르게 현준의 슈팅 코스를 가로막았다. 이미 한번 현준의 발리 슈팅으로 인해 한방 먹었기에 현준의 중거리 슈팅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 하지만 그것이 페인트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금방이었다. 순간적으로 발을 내린 채 아웃사이드로 치고 나갈 것 같은 현준의 플레이가 푸욜의 눈에 잡힌 것이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런 현준의 움직임을 눈치챈 푸욜은 재빠르게 다음 행동으로 움직였다. 몸의 균형을 현준의 아웃사이드쪽으로 움직이며 발을 내뻗은 것이다. 하지만 푸욜의 발이 공에 닿으려는 그 순간 현준이 발로 공을 자르는 듯 치며 몸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간단한 시저스 페인트에 속았다는 사실에 재빠르게 푸욜이 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균형이 무너진 상황이었고 푸욜이 뒤를 바라보는 순간 현준은 이미 그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후우..." "준! 이쪽으로!!!" 푸욜을 뚫는 순간 넓게 펼쳐진 공간이 자신의 앞에 드러나자 현준은 기분이 좋은 듯 혀를 낼름거렸다. 패널티 에어리어로는 리버풀의 선수들이 쇄도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푸욜이 뒤에서 달라붙기 전에 현준은 지체 없이 수아레즈에게로 수비사이를 가르는 스루패스를 보냈다. [김현준! 제쳤습니다!!! 수아레즈! 수아레즈예요!]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의 틈을 살짝 파고 들어가는 절묘한 패스. 어느새 수아레즈가 자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 뒷공간으로 돌아들어가고 있었다. 수비수들과 골키퍼의 사이로 보내는 스루패스는 말 그대로 발만 가져다대면 골일 정도였다. 하지만 현준의 패스가 황금같은 패스였다면 바르셀로나의 골키퍼인 빅토르 발데스 또한 세계 최고의 골키퍼중 하나였다. 이미 현준의 스루패스가 위협적이다라는 것을 눈치 챘던 것일까? 빠른 속도로 앞으로 튀어나오고 있는 발데스였다. [수아레즈!! 수아레즈!!! 아!!!] 순간적으로 안도에 찬 한숨이 누 캄프를 가득 매웠다. 수아레즈가 재빠르게 발을 뻗어보았지만 그 전에 발데스가 슬라이딩으로 먼저 공을 걷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하마터면 또 한번 골을 허용할 수 있는 장면이었던 만큼 웃을 수 밖은 없는 바르셀로나였다. [아아!!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 선방!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발데스! 수아레스 선수가 조금만 빨랐다면 완벽하게 골 찬스가 나왔을 텐데 말이죠!] [수아레즈 선수 조금만 더 빨리 움직여야 해요. 벌써 이런 일대일 찬스가 두 번이나 나왔거든요? 이럴 때 해결해 줘야만 해요. 아무리 리버풀이 한 점 앞서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거든요.] 흥분한 해설자와 캐스터들의 말과 함께 또 다시 컴퓨터에서 리플레이 장면이 흘러나오자 초조한 눈빛으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아영이었다. 인터넷이라는 것은 참으로 좋은 문명의 이기였다. 이렇게 이탈리아에서도 한국 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니 말이다. 현재 체리 쥬빌레와 크로싱은 이탈리아에서 광고를 촬영하고 있었다. 멤버별 광고촬영이었기에 먼저 촬영이 끝난 아영은 이렇게 혼자서 여유롭게 컴퓨터로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나 줄리아가 없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드는 아영이었다. 같은 멤버이기는 했지만 현준의 일이면 줄리아가 있는 게 불편한 그녀였다. '역시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라서 그런가...?' 세리에 A 라는 세계에서 유명한 리그를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인들이 광적으로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아영도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아까부터 힐끔힐끔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의 눈빛이 부담스러운 아영이었다. 어떤 스탭은 오히려 대놓고 아영의 뒤에서 경기 내용을 지켜보고 영문 모를 이탈리아어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간간히 이탈리아인의 입에서 나오는 현준이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아영의 귓가를 간질이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 경기 결과?" "지금 리버풀이 1 - 0 으로 이기고 있어요." "뭐?! 진짜로?! 우와! 바르셀로나 떨어지는 거 아냐?" 축구 경기가 궁금했던 것일까? 이탈리아라는 곳까지 와서 광고 촬영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슬그머니 아영이 축구 경기를 보고 있는 곳에 모습을 드러낸 현찬이 아영의 얘기를 듣고는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네. 현준 오빠가 선제골 터뜨렸어요." "우와! 김현준...와! 진짜 사기캐릭터. 말도 안 나온다. 누 캄프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선제골 넣었나 보네. 어떻게 넣었어?" "발리 슈팅으로요. 굉장했어요." 온 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로 짜릿함이 느껴지는 슈팅. 뒤에서 보던 이탈리아인도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혼자 골이라고 외치며 목이 갈라지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을 정도였다. "여기서 이기면 정말 대단한 거에요?" "물론이지. 바르셀로나라고. 바르셀로나.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애시당초 리버풀이 1차전에서 5골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일단 사기적인 결과였지만." "아아..." 현찬의 말에 그렇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끄덕거리기는 했지만 그다지 별 생각이 들지 않는 아영이었다. 이제까지 현준이 뛰었던 경기에서 리버풀이 졌던 적을 한 번도 볼 수 없었기 떄문이었다. "리버풀 이번 시즌 진짜 잘나가네. 정말 시즌 무패 기록하는거 아니야?" 프리미어리그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고, FA 컵도 준결승과 결승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든 경기를 치르는 동안 리버풀은 단 한번도 패하지 않은 저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작년의 리버풀의 성적을 생각하던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 현준 오빠 때문이죠." "확실히 김현준 선수가 좀 쩔긴 쩔어. 인간이 아닌 거 같아. 어떻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차전에서 4골이나 터뜨릴 수가 있지? 난 1차전 때 김현준 선수 뛰는 거 보고 무슨 약 먹은 줄 알았다니까?!" 아직까지도 그 때의 흥분이 가시기 않는지 흥분한 듯 빠르게 말을 내뱉는 현찬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현준의 찬사를 늘어놓는 현찬의 모습에 아영은 현찬의 말을 잘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워낙 목소리가 큰 탓에 경기의 소리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영의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다름아닌 매니저였다. 아직 광고촬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까? 매니저의 손에 끌려가는 현찬의 모습에 살짝 손을 흔들어준 아영은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바르셀로나가 잘하는 팀은 맞는 건가...?" 여전히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지지부진했다. 간간히 슈팅을 날리고 있었지만 오히려 위협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은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김현준이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벌어지기 전 아영이 봤었던 인터넷 기사에서는 현준와 메시와의 대결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놓고 있었다. 세계 최고를 가리는 공격수끼리의 대결로 말이다. 발롱도르 3연패라는 어마어마한 업적을 지니고 있는 메시. 그리고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으며 게르트 뮐러의 유럽 한 시즌 최다골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우며 지금도 그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현준과의 대결로 말이다. 현준이 한국에서 배출해낸 선수들 중 독보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은 맞았다. 게다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골 폭풍을 몰아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메시와의 대결이라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한국팬들도 굉장히 많았다. 그만큼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객관적인 전력차이도 있었고 과연 프리미어리그에서 잘 나간다할지라도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손꼽히는 메시와의 맞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던 탓이었다. 그리고 뚜껑이 열렸고 1차전에서 메시가 2골을 터뜨리며 명성을 뽐냈지만 현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총 4골을 터뜨리는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다. 그 때문에 한 동안 난리가 났던 한국이었다. 연예계도 그 열기에 편승한 것은 당연했다. 이미 예전부터 정상급 아이돌조차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국민적인 관심과 인기를 한 몸에 사로잡은 현준이었다. 이미 몇몇 유명한 여자 연예인들은 현준을 이상형을 꼽았고, 리버풀의 팬이라고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었다. 현준의 이름이 마킹되어 있는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진을 덧붙여서 말이다. "읔..." 그리고 그 중 한 기사내용이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는 아영이었다.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아이돌 그룹을 꼽는다면 대다수가 체리 쥬빌레는 꼽았다. 그만큼 체리 쥬빌레의 인기가 대단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인기를 끄는 그룹이 있었다. 바로 M.G 엔터테인먼트의 러브미였다. '같이 방송에 촬영한 경험도 있고 연락처도 가지고 있는데 아쉽게도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예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로 굴뚝같아요. 제 이상형이라고나 할까요?' 러브미의 리더인 세진. 국보급 여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는 아이돌이었다. '국보급 여신은 개뿔. 나도 한 미모 한다고.' 자신이 귀엽고 앙증맞다면 같은 멤버인 줄리아는 섹시하고 관능적이다라고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세진은 그 모든 평가를 한 몸에 다 받고 있는 여인이었다. 러브미의 다른 멤버들이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브미가 체리 쥬빌레의 라이벌로 불리는 것은 전부 세진이라는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더 때문이었다. 그런 세진이 현준을 이상형으로 꼽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걱정이 되지 않는 아영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이미 현준은 자신의 애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와 함께 뜨거운 밤도 보냈고 말이다. "우웃..." 그 날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와 함께 현준이 보고 싶어지는 아영이었다. 워낙 서로가 바쁜 만큼 통화는 종종 하더라도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우...빨리 한국에 왔으면 좋겠네." 적어도 이번 시즌이 끝나야지만 한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현준의 말에 남은 일정을 세어보는 아영이었다. 만약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다면? 5월 말에나 한국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는 현준의 말이었다. "두 달 정도만 기다리면 되겠네." 그 때쯤이면 한창 체리 쥬빌레가 바쁠지도 몰랐다. 그러나 어떻게든 시간을 낼 생각인 아영이었다. 아니면 현준에게 같이 방송촬영을 하자는 제안을 해서라도 같이 있을 시간을 보내려는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컴퓨터 화면으로만 현준의 모습을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아영이었다. 오우!! "핫?!" 그리고 전반이 끝나갈 때까지 빠르게 골을 넣기 위해 서로를 공략하는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지켜보던 아영의 눈이 화들짝 커졌다.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이탈리아인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놀란 듯 탄성을 내질렀다. 인터넷 화면에는 바르셀로나 선수의 거친 태클을 받은 리버풀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었다. [아...제라드 선수! 그라운드에 쓰러져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는데요.] [푸욜 선수의 태클이 굉장히 거칠었어요. 제대로 발목을 차고 들어갔는데요. 이건 완벽하게 레드카드감이예요. 아! 리버풀 선수들 침착해야 되요.] [흥분하지 말아야 합니다. 리버풀 선수. 여기서 괜히 카드를 받는다면 선수들 본인에게만 안 좋은 일이예요!] 순간적으로 격렬하게 사비와 몸싸움을 벌이는 캐러거를 현준이 끼어들며 막아내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 시작했다. 수아레즈 또한 피케와 감정적으로 부딪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의 수신호와 따라 리버풀의 팀 닥터와 들 것 요원이 동시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00232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 =========================================================================                            "크으윽!!" 발목을 부여잡은 제라드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간헐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만큼 푸욜의 태클이 제대로 그의 발을 가격한 것이었다. 한참 후방에서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캐러거도 황급히 제라드의 부상상황을 보기 위해 달려올 정도였다. 골문을 지키고 있는 레이나 골키퍼 역시 제라드의 상황이 걱정되는지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 "이 자식이!!!" 캐러거와 제라드. 리버풀의 심장이 제라드라면 캐러거는 리버풀의 동맥과도 같은 선수였다. 한 때 주장과 부주장으로써 제라드와 마찬가지로 리버풀의 원 클럽맨으로 뛰고 있는 캐러거다. 그만큼 제라드와 절친한 사이인 만큼 고통에 몸부림치는 제라드의 모습에 캐러거의 뚜껑이 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가뜩이나 이번 시즌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던 제라드였다. "별거 아닌 사고였다고 이건. 너도 프로잖아?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그리고 사비가 그런 캐러거의 화에 불을 지폈다. 어깨를 으쓱거리며 어색한 영어로 말을 내뱉는 사비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화가 난 캐러거가 사비를 덮쳤다. 아니, 덮치려고 했지만 빠르게 그 사이로 누군가 앞을 가로막았다. "캐러거. 참아! 여기서 경기를 망칠 셈이야!" 현준이었다. 지금 감정적으로 행동한다면 팀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말에도 캐러거는 화가 풀리지 않는지 현준의 몸을 밀치며 사비에게로 향하려고 하고 있었다. "엔리케!" 다급한 현준의 목소리에 엔리케가 재빠르게 달려와 캐러거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그 역시 여기서 사고를 치게 되면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의 수신호와 함께 리버풀의 팀 닥터와 들 것 요원이 동시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우우우!!! 순간 경기가 중단되고 험악한 분위기로 치솟자 여기저기서 야유성이 터져나왔다.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야유는 대부분은 리버풀의 선수들에게 향하는 것이었다. 잠시 후 경기가 진정되자 심판이 반칙을 범한 푸욜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확인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모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보나마나 레드카드라고 이건." "당연하지." 주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심판의 옆에서 현준이 손짓으로 푸욜의 태클이 고의적인 반칙이라고 어필하는 모습을 보며 캐러거와 엔리케가 말했다. 누가 봐도 레드카드감이었다. 발을 높게 들어 올린 것은 물론 공이 아닌 제라드의 발을 가격한 것이다. 게다가 바로 옆에 있는 심판이 그 모습을 보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현준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크게 울려퍼졌다. "심판!!!" 주심이 주머니에서 꺼낸 카드는 노란색이었다. 레드카드가 아닌 옐로카드. 완벽히 백태클. 그것도 공이 아니고 발을 가격한 태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옐로카드가 나온 것이다. "말도 안 돼!" "씨발! 돈 먹었어?!" 현준을 비롯해 리버풀의 선수들이 심판을 둘러싸고 격렬히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방금과 같은 태클이 레드카드가 아니라니? 아무리 홈 경기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오죽하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관중들 조차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오늘 2011-12 챔피언스 리그 중계를 하고 있는 외신들도 방금 전 판정이 말이 되지 않았는지 다급하게 현장의 상황을 내보내고 있었다. 우우우우!!!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오늘 경기를 위해 먼 스페인까지 온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도 열광적으로 심판을 향해 야유를 내보냈다.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판정이었다. 그리고 사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심판의 판정은 절대적이라고. 게다가 심판이 옐로카드를 준 것을 보면 우리 주장의 태클이 반쯤은 정당하다는 거겠지? 어서 경기나 재개하지?" "뭐어...?" 절친인 제라드가 부상당한 것에 의해 옐로카드라니? 말도 안 되는 심판의 판정에 분을 참지 못하며 발을 동동 구르던 캐러거의 옆으로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지나치며 이죽거렸다. 그러자 다시 한번 뚜껑이 열려버린 캐러거였다. 살인 태클로 유명한 캐러거다. 그만큼 다혈질적인 선수였다. "캐러거! 안 돼!!!" 엔리케가 재빠르게 캐러거를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캐러거에게 그런 엔리케의 말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대로 캐러거가 부스케츠를 들이받았고 그 장면을 주심이 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 삐익!!! "젠장!"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있던 현준 또한 그 장면을 보고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빠르게 캐러거에게로 다가온 주심이 주머니에서 레드 카드를 꺼냈다. 퇴장 명령이었다. 그리고 레드 카드를 보자 그제서야 후회가 드는 지 안타까운 표정으로 현준을 바라보는 캐러거였다. "빌어먹을..." 난장판이 벌어진 그라운드의 상황에 달글리쉬 감독을 얼굴을 감싸 쥐었다. 중원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던 제라드는 심한 부상을 입었고, 캐러거는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에 반해 바르셀로나는 푸욜이 고작 옐로 카드 하나를 받았을 뿐이었다. 심판 돈 먹었냐!!! 꾸레들한테 꾸레를 대 준거냐! 이 개 자식아! 엉망이 되어버린 경기장 상황에 다혈질인 콥 들이 마구잡이로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런 욕설에 관중석에서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어나자 재빠르게 스페인 경찰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레드카드를 받은 캐러거가 퇴장 당했고, 제라드의 부상으로 인해 선수를 교체해야만 하는 달글리쉬 감독은 플라나간을 캐러거 대신으로 투입시켰다. 현재 스코어 합계 6-3 으로 리버풀이 앞서 나가 있는 상황. 수비와 미드필더진의 핵심인 두 선수가 경기를 뛰지 못하는 지금 골을 내주지 않으며 버티는 것이 리버풀이 4강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수비를 견고하게 하라는 건가." 캐러거 대신으로 플라나간이 교체되어 들어오자 대충 감독의 생각이 느껴지는 현준이었다. 리버풀 유스 출신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노련한 플레이를 펼치며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강점인 플라나간이었다. 하지만 좋은 수비수의 지휘를 받지 못한다면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캐러거와 같은 선수가 아니라면 말이다. '힘겨워지겠네...' 11 명과 10 명. 축구에서 이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하물며 상대방이 바르셀로나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더군다나 바르셀로나의 정교한 패스축구를 구사하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중 하나인 이니에스타를 상대해주던 제라드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흘낏 전광판에 있는 시계를 보자 전반 34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11분...' 하지만 추가시간까지 생각한다면 대략 15분 정도를 버텨내야만 할 터였다. 어떻게든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끝내야 분위기를 추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현준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한 명이 더 적어진데다가 제라드의 공백은 현준의 생각보다 훨씬 더 컸다.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진을 무너뜨리기 위해 분주하게 공을 가로채며 뺏는 현준이었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영약하게도 그런 현준이 없는 곳으로만 공을 보내 리버풀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큿...!" 현준이 먼저 공을 뺏기도 전에 재빠르게 파브레가스 쪽으로 패스를 성공시키는 이니에스타였다. 현준이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한 손가락이 열 손가락을 당해낼 수는 없는 법이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에는 사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 부스케츠, 메시와 같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 바르셀로나였다. 비록 사비가 현준 때문에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비가 없다고 해서 바르셀로나의 티타카카 전술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래도 리버풀이 아직까지 골을 허용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은 바로 현준 덕분이었다. 악마의 신체를 이용한 괴물 같은 체력이 바탕이 된 엄청난 활동량으로 미드필더진을 누비며 바르셀로나의 진영을 헤집는 현준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주먹구구식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었다. 강철 같은 체력에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공이 어디로 갈 것인지 혹은 어느 선수에게로 패스가 연결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사기 같은 전술이해능력으로 바르셀로나 공격의 흐름을 연이어 끊어놓고 있었다. "준을 커버해! 뒤에서 따라붙고! 존! 메시에게 공이 가지 않게 막으란 말이야!" 그리고 그런 현준의 활약상에 불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들 역시 프로였다. 그것도 세계 최고의 명문중 하나인 리버풀의 1군이었다. 골키퍼인 레이나의 지시와 함께 다른 선수들도 서로 이야기를 하며 바르셀로나의 맹공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리버풀은 성공적으로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후반전을 맞이하게 시작했다. "네. 여기서 잘 보시면 푸욜 선수의 태클이 제대로 제라드 선수의 발을 가격했죠?" 전반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는 중계진들이었다. 중계는 공평하게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을까? 리버풀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선수인 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팀이었다. 당연히 중계진들도 바르셀로나보다는 리버풀의 편을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렇습니다. 충분히 레드카드를 받을 정도의 위험한 태클이었는데 말이죠. 푸욜 선수는 옐로카드를 그리고 그런 심판의 판정에 화가 난 캐러거 선수가 오히려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죠?" "충분히 논란이 일어날 만한 판정이겠는데 말이죠. 어쨌든 리버풀 굉장히 경기가 힘들어 졌어요. 사실 제라드 선수가 이니에스타 선수를 적극적으로 마크해주면서 바르셀로나 공격의 흐름을 김현준 선수와 함께 끊어주고 있었는데 말이죠. 이렇게 제라드 선수가 부상으로 나가게 됨으로써 이니에스타 선수가 굉장히 자유로워 졌습니다." 해설위원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경기장면이 방송되기 시작했다. 퇴장 사건이 일어난 이 후 바르셀로나의 매서운 맹공과 함께 그런 공격을 막아내는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을 담겨져 있는 방송이었다. 현준이 분주하게 태클과 몸싸움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막아내고는 있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리버풀 수비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가 아니었다면 벌써 골이 터져도 진작에 터졌을 거였다. "경기가 이렇게 돌아가네." 잠시 후 광고가 나가겠다는 신호가 들어오고 녹화가 종료되자 길게 이어진 해설에 지친 탓인지 조민호 캐스터가 옆에 놓여 있는 물병을 그대로 잡고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 경기는 또 이렇게 돌아가네." 조민호 캐스터와 같이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 허탈한 듯 입을 열었다.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빅 매치였다. 하지만 이해 못할 심판의 판정으로 인해 경기의 재미가 확 떨어지게 된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현존 최강의 팀인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다른 상대팀들에 비해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도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바르셀로나 경기, 특히나 중요 경기에서는 오심논란이 자주 일어났다. 08-09 시즌 히딩크 감독이 첼시를 맡았을 때 벌어졌던 챔피언스 리그 4강 논란이 그러했다. 또한 한동안 유명했던 아스널의 반 페르시 퇴장사건도 있었다. 작년에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페페가 퇴장당한 것과 동시에 계속된 경기 지연 행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디난드가 트위터로 격렬하게 바르셀로나를 비판했을 정도였다. "뭐 바르셀로나도 심판의 오심에 의해 피해를 보지 않았던 적은 없으니까 그려려니 하겠는데 그래도 푸욜 선수의 옐로카드는 조금 심한 면이 없잖아 있네요." 두고두고 논란이 될 만한 일이었다. 캐러거의 퇴장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경기장에서의 폭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3골이라는 여유가 있으니까요. 과연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네요." "바르셀로나가 공격하고 리버풀이 막는 경기가 계속되겠지? 한 명이 퇴장당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라고. 그나마 전반전에 무실점으로 버틴게 용하다니까. 김현준 선수가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진들을 상대하면서 그나마 공격을 흐름을 몇 번이나 끊어놨으니까." "이 쯤 되니까 하는 말인데 이제는 김현준이 무서워 진다니까요. 김현준선수가 뛰는 팀이 지리라는 건 상상이 되지 않아요." 조민호 캐스터의 호들갑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확실히 그만큼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였다. 경이로울 정도의 골 결정능력도 그러했지만 오늘은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진을 엄청나게 괴롭혀 주고 있었다. 만약 오늘 리버풀이 무실점으로 버텨낸다면 당연히 그 수훈갑은 김현준이 될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 김현준도 인간이니까 체력적인 한계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게다가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이 그냥 있을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는 클럽의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메시가 건재했다. 비록 전반전에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몇 번이나 연출해냈던 그였다. 하지만 아직 경기 스코어는 리버풀이 1 - 0 으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1 차전에서 바르셀로나는 5 - 3 으로 리버풀에게 패배했다.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바르셀로나는 3 골을 넣어야 하고 리버풀은 3 골만 먹히지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아.... 어제 바르셀로나와 AC 밀란 경기를 보다가 TV 를 꺼버렸습니다. 바르샤를 까는건 아닌데 AC 밀란 팬도 아닌데 히딩크 감독 시절 바르샤 VS 첼시의 대결이 순간 생각나더군요. 안그래도 강력한 바르셀로나인데 저런 판정 시비까지 일어나면... 어휴. 00233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 =========================================================================                            '하지만...' 후반전에만 3골을 내주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쉬운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상대는 바르셀로나다. 게다가 리버풀은 1명이 부족한 상황.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그 틈을 파고 들지 않을 리가 없었다. "3골이라..." 식어버린 커피를 단숨에 들이킨 신연호 해설위원은 곧 광고가 끝날 거라는 신호를 받고는 다시 방송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빨리빨리 움직여! 선수들 근육 뭉친 거 마사지 해주고!" 전반전이 끝난 이후 리버풀의 라커룸은 그야말로 전쟁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맹공을 막기 위해 어마어마한 거리를 뛰어다닌 리버풀 선수들이다. 더군다나 1 명의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 공간을 메꿔야만 했으니 더더욱 그러했다. 특히나 미드필더진들은 아직 후반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초토화 수준이었다. 단 한명, 현준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젊어서 좋겠다. 체력이 넘치는 모양이군." 트레이너의 마사지를 받으며 근육을 풀어주고 있는 스튜어트 다우닝이 묵묵히 앉아서 도너츠를 먹고 있는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리버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거리를 뛰어다닌 선수가 현준이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진의 압박감까지 생각한다면 굉장히 심신이 지치고 피로할법도 하건만 현준은 별 일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도너츠만을 먹고 있을 뿐이었다. "이게 생각보다 맛있네요. 여전히 이 물은 맛 없지만요." 말을 하며 차가운 물을 마시는 현준의 모습에 다우닝은 어깨를 으쓱였다. 운동 중에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적어도 운동중 매 20분 마다 반 잔 정도의 물은 섭취해줘야만 했다. 현준이 마시고 있는 물은 특별히 리버풀에서 선수들의 영양을 관리하는 영양사가 만든 물이었다. 스포츠 음료를 사용해도 되련만 약간의 설탕과 가루분말 향료를 첨가해 근육에 물과 에너지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물이었다. 달글리쉬 감독과 다른 코칭스태프들은 바뀐 전술을 선수들에게 설명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제 남은 45분으로 2011-12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할 팀이 결정되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예선전부터 지금까지 치러왔던 노력을 공수표로 만들기 않기 위해서는 남은 45분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그나저나 캐러거씨가 안보이네요." "글세. 어딘가에 있겠지." 선수들을 볼 면목이 없던 것인가? 라커룸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캐러거였다. 중요한 순간 혈기를 참지 못하고 퇴장을 당한 캐러거다. 만약 오늘 리버풀이 지게 된다면 그 모든 탓은 캐러거의 탓이 될 게 분명했다. 괜히 캐러거의 이야기를 꺼냈다는 생각에 현준은 재빠르게 말을 돌렸다. "제라드씨는 괜찮으련지 모르겠네요." "괜찮을거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감당해야하는 부상이니까. 일단 의료진들의 처치도 굉장히 빨랐고 말이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니까 별 탈 없을거다." 현준의 말에 답을 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수석코치인 스티브 클라크였다. 그리고 클라크의 말에 현준은 다행이다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다행이네요. 부상이 꽤나 심각해 보였는데 말이죠. 제라드씨가 그렇게 아파하는 모습은 처음 봤어요." "시즌아웃은 불가피할꺼다. 그나저나 근육을 풀지 않아도 괜찮겠나? 그리고 도너츠는 이제 그만 먹도록 하지?" "이미 다 풀었어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후반전에 임할 생각입니다." 클라크의 말에 현준은 슬그머니 입안으로 가져가려던 도너츠를 내려놓았다. 허기와 당분을 채우기 위해서였지만 너무 많이 먹어도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제라드가 이탈한 이상 후반전에 너에 대한 프레셔가 강하게 들어 올 거다. 사비와 이니에스타 그리고 파브레가스와 같은 선수들과 필연적으로 계속해서 맞부딪치겠지. 아니면 메시가 상대가 될지도 모르겠고." "쉽지는 않겠네요." 아무리 현준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준은 공격수다. 수비적인면도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검증된 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준의 엄청난 체력과 뛰어난 전술이해능력을 바탕으로 전술을 짤 수 밖에 없는 리버풀의 현실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역시나 현준의 체력이었다. '까딱하다간 큰일이 날 수도 있어...' 심드렁하게 말하는 현준을 바라보는 클라크의 눈빛이 짙어졌다. 작년부터 리버풀이 치른 매 경기에 출전한 현준이다. 간간히 현준을 엔트리에서 제외해 휴식을 취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워낙 뛰어난 활약을 해주는 현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기를 투입시켜야만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된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리버풀이다. 그 한을 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계속된 득점퍼레이드에 정신을 빼앗긴 것이다. 하지만 리그 뿐만 아니라 컵대회 그리고 챔피언스리그까지 전부 소화해내고 있는 현준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보였지만 사람인 이상 피로가 쌓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45분이다. 45분만 버티면 돼. 하지만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생기면 바로 교체를 해달라는 신호를 보내도록." ".......그러도록 하죠." 클라크가 어떤 뜻으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지 잘 알고 있는 현준이다. 특히나 4월은 축구선수들에게 있어서 체력적으로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가장 힘든 고비였다. 그리고 잠시 후 경기 준비를 알리는 스탭의 말에 모든 선수들이 경기 입장 통로로 향하기 시작했다. "휘유. 레프리에게 꾸레가 꾸레를 대줬나 보지?" "나도 한번 박아볼까?" "뭐라고?! 이 자식이!" 전반에 있어선 판정 때문이었을까? 경기 입장을 하기 위해 이어진 통로에서도 충돌이 벌어지는 양 팀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흥미진진한 소재거리를 카메라가 놓칠 리가 없었다. "핸더슨. 그만해. 괜히 시비를 걸어봤자 좋을 일 없어." 심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돌이 일어나려고 하자 현준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불필요한 다툼으로 괜히 안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말에 핸더슨 역시 입을 다물고는 제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핸더슨과 함께 나섰던 수아레즈 또한 어깨를 으쓱하고는 괜스레 발로 땅만 살짝 톡톡 건드릴 뿐이었다. 나이가 어리다고는 하지만 현준은 리버풀의 주장이었고, 그라운드 안에서 만큼은 주장으로서의 모습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선수들이 입장하자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선수들을 반기기 시작했다. 부탁해! 준! 바르셀로나에게는 지지마! 빅토리 리버풀!!! 준! 힘을 내!!!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강의 팀이라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다른 팀과는 달리 피치 위에서 느껴지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압박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더 콥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바르셀로나와 막상막하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선수가 자신들에게 있었다. 비록 전 캡틴 스티븐 제라드는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고, 완벽한 오심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든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가 그들에게는 있었다. 바로 현 리버풀의 캡틴인 그라운드의 지배자 현준이었다. 그리고 후반전을 알리는 휘슬이 울려 퍼졌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맹렬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하는 바르셀로나였다. 비록 리버풀이 10 명이 뛰고 있다고는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3골을 넣어야만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동점골을 넣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시작하자마자 달려드는군.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순식간에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파고들어오는 바르셀로나 공격진이었지만 플라나간이 절묘한 태클로 공을 빼내자 현준이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사이드로 공을 돌려! 차분하게 가자고!" 하지만 그런 현준의 지시를 듣지 못한 플라나간이었다. 워낙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함성 때문에 현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플라나간의 선택지는 현준이었다. 팀의 리더인 만큼 현준에게 당연히 기대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준에게로 공이 패스가 될 것을 예측하고 있었던 것일까? 플라나간의 패스를 중간에서 끊어내는 이니에스타였다. "차분하게 생각하고 움직이라고! 너무 급하게 가지마!!!" 하지만 그럴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것일까? 빠른 템포로 몰아붙이는 바르셀로나였다.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메시를 순간적으로 스크르텔이 놓쳤고, 메시의 정확한 슈팅이 리버풀의 골문 안으로 쏘아졌다. 탱!!! 아아아아!!! 안타까움에 가득 찬 함성이 누 캄프를 가득 메웠다. 메시의 슈팅을 레이나가 손으로 건드리며 공이 골포스트에 맞고서는 밖으로 튕겨 나온 것이었다. 재빠르게 파브레가스가 달려들었지만 그보다 한 발 앞서 리버풀의 수비수가 공을 멀리 걷어내었다. "진정해. 페이스에 휘말리지 말라고. 공간을 넓게 이용해!" 공이 밖으로 나가자 그제서야 타이밍이 생긴 현준은 빠르게 선수들에게 다가가 침착하라는 말을 건넬 수 있었다. 하마터면 실점으로 이어질 만한 상황이었던 만큼 현준의 말을 듣고 다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맹공은 계속해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와 리버풀, 세계적인 수준의 팀들 사이에서 1 명의 차이는 그 만큼 컸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막아내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방금 전 위험했던 상황을 되갚아 주려는 것일까? 바르셀로나의 맹공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리버풀이 칼을 꺼내들었다. "준!!!"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끊어낸 핸더슨이 다우닝에게로 그리고 다우닝에 순간적으로 사비의 마크에서 벗어난 현준에게로 공을 밀어넣었다. "준! 푸욜이다! 다시 뒤로 돌려!" 그라운드의 빈 공간으로 흐르는 공을 향해 현준과 푸욜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서는 사비가 뒤쫓아오고 있었다. 그에 반해 현준의 근처에 있는 리버풀의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수아레즈와 캐롤조차도 수비를 돕기 위해 진영 깊숙하게 내려왔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이 느껴지는 후반전 경기인 만큼 현준의 스피드에 맞춰서 따라오지도 못하고 있었다. 푸욜과 사비 그리고 현준이라는 3 명의 선수들 중 가장 먼저 공을 잡은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어떻게든 일단 분위기를 돌려야 해.' 리버풀은 지키기만 해도 이긴다. 3 골만 실점하지 않으면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바르셀로나의 기세를 누그러뜨려야만 했다. 기세를 타게 되는 팀은 언제나 무서운 법이다. 하물며 그 팀이 바르셀로나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공을 잡자마자 빠르게 몸을 돌려 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현준은 뒤에서 느껴지는 압박에 혀를 내둘렀다. 분명 푸욜이 분명했다.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최강의 센터백이었다. 그리고 사비가 달려오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끈다면 두 명의 선수에게 둘러싸일 판이었다. 툭. 트래핑한 공을 그대로 뒤쪽으로 띄우는 현준이었다. 푸욜이 있다고는 하지만 푸욜의 키는 178cm 로 축구선수 치고는 작은 편이었다. 게다가 공이 자신의 몸에 가려져 있을 테니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알 수도 없을 터였다. 그리고 그대로 현준이 몸을 돌려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푸욜이 가로막고 있었지만 몸싸움으로는 아무리 푸욜이라도 현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조금 멀긴 하지만...' 자신이 위로 띄었던 공이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그대로 발을 치켜 올렸다.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에도 접근하지 못했지만 슈팅으로 연결시키려는 생각이었다. 패널티 에어리어는 바르셀로나 수비수 2명이 있는 만큼 혼자서 돌파해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기 때문이었다. 키이잉!!! 그리고 순수한 마기가 발동됨에 따라 골 성공확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공확률은 62%.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확률이었다. 만약 여기서 리버풀이 추가골을 터뜨린다면 이번 경기는 리버풀이 잡을 수 있었다. [김현준 제칩니까?! 뚫었어요!! 슛!!!] [김현준 그대로 슛!!!] 콰앙! 그리고 벼락같은 현준의 왼발 슈팅이 터져 나왔다. 푸욜을 제치는 현준의 모습에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자세를 잡던 발데스도, 현준의 유니폼을 붙잡으면서까지 슈팅을 막으려던 푸욜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리버풀의 선수들과 스탭들 그리고 관중들까지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뜰 수 밖에 없는 슈팅이었다. 골문의 오른쪽을 노린 완벽한 슈팅은 빠른 속도로 완만하게 휘어지며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이 손을 흔들었다. 태앵!!! "...!!" "아....!" "빌어먹을!!" 조금만 안쪽으로 휘었으면 그대로 골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벼락같이 쏘아져 나간 슈팅은 그대로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는 밖으로 튕겨져 나가고야 말았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잠시 후 관중들의 어마어마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시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환상적인 슈팅. 아무리 상대가 바르셀로나의 상대팀인 리버풀의 선수라고는 하지만 그런 멋진 슈팅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준의 슈팅으로 인해 중계진들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왜 현준이 그라운드의 마스터라 불리며 현재 유럽리그에서 신기록을 작성해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골이 들어갔다면 이번 2011-12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멋진 골 장면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환상적인 슈팅이었다. "......" "쳇. 조금만 안 쪽으로 휘어졌어도..." 62%의 성공확률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재수 없게도 38% 라는 확률에 걸렸다는 게 못내 찜찜했다. 그리고 슈팅을 때리고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는 현준의 뒷모습을 보며 사비가 입을 열었다. "전방에서 저 녀석이 공을 절대 잡지 못하도록 해야겠어. 너무나 위험해." "맞는말이다. 좀 더 마크를 철저히 해야겠어. 리버풀에서 조심해야될 녀석은 저 녀석 뿐이야." 사비의 말에 푸욜도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전의 슈팅이 만약 골로 연결됐다면? 그렇게 되면 바르셀로나의 4강 탈락은 기정 사실이었다. 아니, 지금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3 골을 넣어야 4강으로 올라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동점골조차도 터뜨리지 못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이따가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 vs 아포엘과 첼시 vs 벤피카의 경기가 벌어지는군요. 레알 마드리드와 아포엘은 뭐...그려려니 하고 첼시와 벤피카의 경기가 재미있어 지겠네요. 특히나 첼시가 올라간다면 4강에서 바르셀로나와 맞붙는군요. 정말 흥미진진할듯. 00234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2). =========================================================================                            현준의 슈팅 이후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기 시작하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캐러거가 퇴장당하고 나서부터 움츠러들었던 기세가 점점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탓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조금씩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점유율 축구를 펼치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슈팅까지 연결시키는 공격전개 작업을 해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사비가 현준에게 틀어 막히면서 이니에스타와 파브레가스에게 공이 집중되었고 그틈을 노리기 시작하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진정해! 수비라인이 무너진 것이 아니다! 신경 쓰지 말고 공격으로 전환해!" 과르디올라 감독이 피치 근처까지 접근하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절로 감탄이 흘러나올 정도의 멋진 슈팅이었다. 하지만 골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아무리 멋진 슈팅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골로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현준의 화려한 플레이는 단숨에 누 캄프의 분위기를 바꿔버렸다. '골치 아프군...' 패스를 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던 사비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라운드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방금 전 현준의 슈팅 때문이었을까? 아직까지도 스타디움이 술렁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바르셀로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었다. 고작 하나의 슈팅으로 리버풀의 팬들인 콥들에게는 기대감을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꾸레들에게는 불안감을 심어준 것이다. 게다가 자신도 오늘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제대로 앞으로 패스를 연결시키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게 전부 현준의 마크 때문이었다. '이런 플레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가 팀의 에이스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것도 그냥 에이스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전 세계를 통 틀어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골 폭풍을 일으키는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지." 후반전은 이제 10 여분 정도가 흐르고 있었고, 아직까지도 점수는 리버풀이 리드해나가고 있었다. 바르셀로나가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골이 필요했다. 그리고 리버풀에 현준이 있다면 바르셀로나에도 현준과 같은 역할을 해줄 무기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스카웃되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리오 혹은 메시아라는 별명을 지닌 선수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콰아앙!! "메시다! 마크해!" 이니에스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리버풀의 수비진을 가르며 메시에게로 향했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답게 리버풀의 압박에도 어렵지 않게 전방으로 공을 뿌린 것이다. 그리고 공을 받은 메시가 몸을 움직이며 재빠르게 주위 상황을 살펴보았다. '아무리 사비가 준에게 막혀있다고는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다. 평소대로만 플레이한다면...!' 툭! 메시의 패스가 측면으로 파고들던 파브레가스에게로 연결되자 레이나가 자세를 잡으며 소리를 질렀다. "슛 코스를 막아! 존! 이니에스타가 파고든다!" 파브레가스가 이니에스타나 전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위험한 선수들이었다. 그 누구도 경계를 소홀할 수 없었다. 레이나의 시선이 파브레가스의 발 끝으로 향했다.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지만 작년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아스날의 캡틴이었던 그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몇 번 맞부딪쳐본 경험을 떠올리는 것이다. '지금...! 웃!!!' 그리고 속으로 파브레가스의 스탭을 확인한 레이나는 파브레가스가 슈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레이나의 예상하고는 달리 파브레가스는 짧게 로빙 패스로 반대편으로 공을 보냈고 그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어느새 파고 들어온 메시가 있었다. 선수 한 명이 부족하다는 게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어떻게든 리버풀의 선수들이 바쁘게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빈공간이 생겨버리고 만 것이다. "빌어먹을!!!" 욕지거리와 함께 레이나가 힘껏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메시의 발리 슈팅이 터졌다. 그리고 잠시 후 골문이 출렁이며 누 캄프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으음..." 동점골이 터지자 피치를 바라보던 달글리쉬 감독이 입술을 굳게 다물어 인상을 썼다. 골을 허용할 것이라고는 충분히 예상한 상황이었다. '이정도면 오래 끌어준 거긴 하겠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반을 실점하지 않고 버티며 후반 십여분까지 골을 허용하지 않았던 리버풀이다. 하지만 한 명의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생기는 빈 공간을 경기가 끝날 때 까지 커버하기란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그 틈을 절묘하게 파고든 것이고 말이다. 그나마 현준이 사비를 철저히 마크하며 바르셀로나 공격의 기점을 틀어막았기에 망정이었다. 만약 사비까지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누볐다면 이미 대량실점을 했었을테니 말이다. "35분이라..." 시간은 후반 15분이 흐르고 있었다. 아마 3,4 분 정도의 추가시간을 생각하면 남은 시간은 35분 정도가 될 듯 싶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달글리쉬 감독에게 있어서 남은 35분은 굉장히 길게 느껴질 것만 같았다. [리버풀 또 위기예요! 메시 파고듭니다!] 첫 골 이후 분위기가 되살아난 바르셀로나다. 현준이 분주하게 공수를 넘나들고 있었지만 현준 혼자만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첫 골을 실점한 이후 눈에 띄게 굳어버린 리버풀의 수비진이었다. 특히나 플라나간의 상태는 심각할 정도였다. 리버풀의 1군이라고는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8강. 그것도 4강을 결정짓는 큰 경기에서 뛰어본 적이 없는 그다. 게다가 하필이면 캐러거와 같은 노련한 수비수의 지휘도 없었다. 엔리케와 스크르텔 역시 틈만 나면 파고드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막기에 여념이 없었다. [리오넬 메시! 슛! 아!! 막았어요! 스크르텔! 몸을 날려 걷어냅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요. 리버풀 경기 굉장히 힘들게 풀어나가고 있어요. 김현준 선수가 아까부터 하프라인을 넘지도 못하고 있을 정도예요.] [어째서 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고의 팀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매서운 공격입니다. 하지만 리버풀도 잘 막아내고 있거든요? 비록 동점이기는 하지만 1차전에서 5 - 3 이라는 점수차로 이긴 리버풀이예요. 한 골차로만 패배하면 4강에 진출할 수 있어요.] 시간은 어느새 후반 33 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메시의 골 이후 아직까지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였다.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 골이 필요한 상황. 마음이 다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 "......!" 그리고 사비 대신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지휘하고 있던 이니에스타의 눈에 사이드로 깊숙하게 파고드는 알베스가 잡혔고, 곧바로 길게 반대편으로 공을 보내는 이니에스타였다. "읏!" 알베스가 오버래핑해 들어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비와 메시의 침투를 막느라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리버풀의 수비진들이었다. [이니에스타! 길게 잘 봤습니다! 알베스가 노마크예요!] [선수 한명이 적다는 게 저런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알베스! 그대로 크로스!] 골키퍼와 수비수들 사이로 떨어지는 절묘한 크로스. 그 크로스를 향해 메시와 스크르텔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메시의 다이빙 헤딩이 공에 맞기도 전에 이미 골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알베스의 크로스였다. "빌어먹을! 한 발만 더 빨랐으면!" "네 녀석 키를 좀 더 키우는 게 좋을꺼다." 머리에 맞았다면 100% 골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찬스였다. 그런 천금같은 기회를 놓친 것 때문일까? 주먹으로 그라운드를 내리치는 메시였고, 이마에 난 땀을 훔치며 이죽거리는 스크르텔이었다. 어서 빨리 추가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바르셀로나가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위기상황이 넘어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리버풀이 벤치였다. "후우...심장이 멎겠군."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수석코치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몇 번이나 위협적인 장면이 지나갔는지 몰랐다. 하지만 어떻게든 꾸역꾸역 막아내고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준이 후방에 내려가서 플레이하게 된 이후로 어떻게든 막아내고는 있지만..." 후반이 시작된 이후 분위기를 바꿔버릴 정도로 멋진 슈팅을 때렸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제대로 된 슈팅 한번 때려보지 못하고 있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시선을 끌며 공이 없는 곳에서 계속해서 움직이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침투를 막으며 조금이라도 공격의 틈이 생기게끔 프리런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준에게는 저것이 최선이겠지." 아무리 현준이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대단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혼자서 공을 몰고 바르셀로나의 골문까지 질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까지 그런 것이 가능한 선수를 달글리쉬 감독은 본적이 없었다. "코너킥이로군요." 다시 한번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이어졌고, 이번에는 파브레가스의 중거리 슈팅을 플라나간이 걷어내며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세트플레이만큼 골이 잘 터지는 위험한 상황이 없었던 만큼 긴장스러운 표정으로 피치를 지켜보는 달글리쉬 감독과 수석코치였다. "파브레가스 붙잡아! 푸욜도 마크해!" "준! 마스체라노를 잡아!" "알았어!"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는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격하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내야만 하는 리버풀과 무슨 일이 있어도 골을 넣어야만 하는 바르셀로나였다. "큿..." 그런 와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키는 크기 않지만 악마의 신체를 이용해 바르셀로나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손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반응속도와 민첩성조차도 후반 35분이 다되가는 와중에도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 탓에 그런 현준이 달라붙은 마스체라노는 죽을 맛이었다. '이 쪽이다!'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순간 악마의 기운을 이용해 공을 궤적을 예측한 현준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악마의 기운은 이니에스타의 크로스를 파브레가스가 헤딩 슈팅. 그리고 그 슈팅을 레이나가 막아내며 마스체라노가 있는 쪽으로 날아온다고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현준이 할 일은 단 하나. 마스체라노 쪽으로 향하는 공을 막아내기만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마스체라노의 유니폼을 잡고 달라붙는 순간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졌다. [이니에스타 크로스! 파브레가스 헤딩!!! 레이나! 막았습니다!!!] [레이나 골키퍼! 선방이에요! 오늘 몇 번이나 중요한 슈팅을 막아내는 레이나! 바르셀로나 선수들로서는 얄미울 수 밖에 없을 거예요.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선방을 보이는 레이나 선수. 어...무슨 일이죠?] [반칙이 선언된 모양인데요?] [마스체라노 선수인가요?] 깔끔한 헤딩 슈팅과 환상적인 선방으로 인한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그라운드에서 심판과 선수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중계진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마스체라노 선수와 함께 푸욜 그리고 엔리케와 김현준이 심판에게 무언가를 어필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이 현준에게 옐로카드를 들어 올리자 술렁이기 시작하는 중계진들이었다. 특히나 한국쪽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어...? 지금 경고가 나오는 모양인데요? 김현준 선수에게 주어지나요? 김현준 선수. 옐로카드를 받았습니다?] [앞서 장면이 나오는데요. 지금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김현준 선수 마스체라노 선수의 유니폼을 잡아 끌긴 했는데 반칙이 선언될 정도는 아니거든요? 게다가 마스체라노 선수는 공하고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 넘어진 것도 아니고요. 이런 몸싸움은 어느 경기에서나 충분히 용납이 되는 장면이거든요?] [글쎄요. 차라리 엔리케 선수를 밀친 푸욜 선수가 옐로카드를 맞아야 되지 않을까 싶은 장면인데요?] 리버풀 선수들이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동안 계속해서 코너킥 장면이 반복되어 나오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떨떠름하게 입을 여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왜? 이게 카드야?! 단순히 막았을 뿐이잖아." 약간은 어이없는 심판의 판정에 화가 난 현준이 강하게 어필하기 시작했고, 옆에서 리버풀 선수들이 모여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푸욜이 제라드를 다치게 한 태클이 옐로카드였다. 하지만 단순히 유니폼을 잡아끈 그것도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에게 옐로카드를 준 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하물며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벌어진 일. 만약 현준이 옐로카드를 받게 되면 바르셀로나에게 패널티 킥이 주어진다는 말이었다. 피치 밖에서도 달글리쉬 감독이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에 강하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 캄프에서는 휘파람 소리와 환호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패널티 킥이 주어진다면 바르셀로나가 또 한점 따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심판 판정에는 의문이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자신들의 팀이 4강에 올라가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결국 김현준 선수 옐로 카드를 받는군요. 챔피언스 리그에서 처음으로 받는 카드예요. 리버풀 선수들은 계속해서 반칙이 아니다라고 항의를 하고 있는데 말이죠.] [굉장히 이상한 상황에서 카드가 나왔어요. 나중에 꽤나 논란이 일어날 만한 장면인데 말이죠. 아...엔리케 선수에게도 옐로카드가 주어지는군요. 이렇게 되면 엔리케 선수 1 차전에서도 경고를 받았는데요. 이렇게 되면 리버풀이 4강에 올라갔을 때 엔리케 선수는 4강 1차전 경기에는 못나오게 됩니다.] 결국 격렬하게 항의를 하게 되던 엔리케까지 카드를 받게 되었고, 잠시 후 메시가 패널티 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1m 룰렛이라고 불리는 패널티 킥. 하지만 메시가 찬 슈팅은 그대로 레이나 골키퍼를 지나 리버풀의 골망을 갈랐고 2 - 1. 결국 역전에 성공한 바르셀로나였다. ============================ 작품 후기 ============================ 원정팀 다득점 원칙에 대해 헷갈리시는 분이 계시는군요. 원정팀 다득점 원칙은 승패와 서로 넣은 골수가 같을 때 원정팀 골을 우선시 한다는 것인데요. 만약 리버풀 vs 바르셀로나 전에서 리버풀 홈인 안필드에서 0 vs 0 무승부 바르셀로나 홈인 누캄프에서 2 vs 2 무승부가 날 경우. 다음라운드에는 리버풀이 올라가게 됩니다. 둘다 2골씩 넣은 골수는 같지만 리버풀은 원정에서 골을 넣었기 때문이죠. 소설 내용 흐름상 8강 1차전에서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5 vs 3으로 이겼습니다. 만약 바르셀로나가 3 vs 1 로 이기게 되면 둘다 1승씩 똑같고 리버풀은 6골 바르셀로나도 6골로넣은 골수는 같지만 바르셀로나는 원정에서 3골을 넣었고 리버풀은 원정에서 1 골을 넣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가 4강에 진출하게 되는거죠. 만약 누캄프에서 바르셀로나가 5 vs 3으로 승리하게 되면 서로 1승씩에 원정에서 넣은 골 수도 똑같기에 연장전으로 들어가게 되는겁니다. 곱하기 2 가 아니예요. 그렇게 되면 홈에서 0 - 0 으로 비겼는데 원정에서 6 - 4 로 지고도 다음라운드에 진출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00235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2). =========================================================================                            와아아아아!!! 후반 40분. 경기는 더욱더 달아오르고 있었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던 바르셀로나의 입장에서는 1골만 더 넣으면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리버풀은 남은 5분 남짓한 시간만 버티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을 버티기 위해 필사적으로 바르셀로나 공격의 흐름을 끊기 위해 달라붙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악!!!" 삐익!!! 스피어링의 거친 태클이 공을 몰고 들어가는 메시에게로 향했고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넘어지는 메시였다. 위험지역만 아니라면 태클로 공격을 끊어버리는 것이었다. [스피어링 선수 옐로 카드를 받는군요. 이렇게 되면 스피어링 선수도 만약 리버풀이 4강에 진출할 경우 1차전에 출전할 수 없게되는군요. 오늘 경기 리버풀로써는 상당히 상처만 남는 경기가 되겠어요.] [만약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어 4강에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리버풀입니다. 제라드 선수는 부상을 당했고, 캐러거 선수는 퇴장. 그리고 엔리케 선수와 스피어링 선수도 4강 1차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니까요. 리그와 FA 컵 경기에서도 타격이 꽤나 크겠어요.]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38라운드 까지 벌어지는 경기중 31 라운드까지 경기가 종료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리버풀인 2위와 3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와 큰 승점차이를 내며 단독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앞으로 2경기만 승리를 거두게 되면 리그가 종료되기도 전에 자력으로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FA 컵 경기는 달랐다. 14일에 벌어지는 FA 컵 4강전의 상대는 에버튼. 머지사이드 더비라는 말이 있는 경기니 만큼 치열한 대결이 예상될 게 분명했다. 삐익!! 다시 한번 그라운드에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렸다. 이번에는 현준의 태클이 사비를 가격했고, 그것을 본 심판이 반칙은 선언한 것이었다. 이미 옐로카드가 하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플레이를 펼치는 현준이었다. "퉷..." 심판에게 구두로 경고를 받자 가식적으로 잘못했다고 손을 내민 현준은 심판이 뒤로 물러나자 그라운드에 침을 뱉었다. 처음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옐로 카드를 받은 현준이다. 사실 카드를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퇴장을 당한 적은 없었지만 가끔 거친 반칙으로 인해 리그에서도 옐로 카드를 받았던 적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카드를 받고 이렇게 기분이 나빴던 적은 처음이었다. "5분만 버티면 되는 건가..." 마음 같아서는 한 골 더 넣어 바르셀로나의 추격의지를 끊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이 위치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진은 신이 난 듯 뛰어다닐 게 분명했다. 남은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미드필더진은 짧은 시간에도 골을 터뜨릴 수 있을 정도로 위험했다. '그래도 골은 넣고 싶은데 말이야...' 오늘 골을 터뜨리며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18호 골을 터뜨리며 또 한번 챔피언스리그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운 자신이다. 그 뒤를 메시가 14골로 따라오고는 있었지만 4골이라는 골 수 차이는 상당히 컸다. 물론 바르셀로나가 4강에 진출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자신은 골을 넣을 수 없지만 메시는 3경기를 더 뛸 수 있으니 말이다. '그건 좀 싫은걸?' 만약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탈락하고 나중에 메시가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최다 골 기록을 다시 한번 갱신한다면 상당히 기분이 나쁠 것 같았다.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확실하게 바르셀로나를 오늘 경기에서 떨어뜨려야만 했다. 후반 초반에 보여줬던 발리 슈팅 때문일까? 현준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었다. 공만 잡았다 하면 두, 세명의 선수가 에워싸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절묘하게 패스를 연결하고 있었지만 10 명의 선수로 공격을 해나간다는 것은 결국 바르셀로나 진영으로 넘어가는 선수가 얼마 되지 않다는 말과 같았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바르셀로나의 역습도 염두해둬야 했으니 말이다. "어떻게든 마크가 느슨해 졌으면 좋을텐데 말이야..." 아니면 다른 선수들이 시선을 끌어줘서 자신에 대한 마크를 느슨하게 만들어줘도 좋았다. 그러나 그런 역할을 해줄 수아레즈나 앤디 캐롤 역시 체력이 방전된 듯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모습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자신의 체력은 아직까지 쌩쌩하다는 점이었다. 물론 호흡이 가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후반 막판까지 풀타임으로 뛰어다녔으니 말이다. [바르셀로나의 프리킥인데요. 거리가 꽤 멀거든요.] [하지만 리버풀 입장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충분히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바르셀로나 선수들이거든요.] 직접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사비가 낮게 공을 찼고, 그런 사비의 패스 방향을 눈치 챈 플라나간이 발을 내밀어 공을 걷어내려고 했다. "아...!" 하지만 워낙 강하게 밀어 찼기 때문이었을까? 플라나간의 발에 닿은 공은 그대로 위로 튕겨지며 뒤로 흘렀고, 그 탓에 앞으로 뛰쳐나가던 리버풀 선수들 역시 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로 빼려고 했다. 아니, 빼려는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 이미 몸은 앞으로 튕겨져 나가고 있는 상황. 관성 때문에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뒤로 흐른 공을 잡은 선수는 하필이면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손꼽히는 선수. 메시였다. "빌어먹을!" 현준의 입에서 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플라나간이 당연히 걷어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공이다. 하지만 악마의 기운이 안 좋은 미래를 현준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바로 플라나간의 발에 맞은 공이 뒤로 흐르고 그 공을 낚아챈 메시가 리버풀의 골문이 골을 집어넣는다는 사실 말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완전히 표정이 구겨진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황급히 레이나 골키퍼가 달려나왔지만 메시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오른쪽 포스트 구석에 빨려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아!!! 후반 42분에 터진 바르셀로나의 골에 누 캄프가 지진이 날 정도로 흔들렸다. 이제까지 기다리던 세 번째 골이 터진 것이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면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진출하는 팀은 바르셀로나가 될 게 분명했다.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어! 일어나! 플라나간! 정신차려!" 자신의 실수 때문에 내준 골이다. 그것도 챔피언스 리그 4강에 향방이 달려 있는 아주 중요한 골이었다. 그 탓이었을까? 그라운드에 쓰러져 손으로 얼굴을 덮고 있는 플라나간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키는 현준이었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었다. 추가시간을 생각하면 대략 6,7 분 정도가 남아있으니 말이다. "준..." "팬들을 봐!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포기하지 마!" 멀리 누 캄프에 온 리버풀의 콥들은 후반 막판에 먹힌 골이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멍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볼 뿐이었다. 감정적인 팬들은 오늘 오심으로 얼룩진 경기에서 진다는 게 분한 듯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빌어먹을 골 세리모니가 왜 이리 길어."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빨리 경기가 끝나기만을 바랬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리버풀이 골을 넣을 때까지 경기가 끝나서는 안됐다. 그런 마음 탓일까? 승리에 겨워 골 세리모니를 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모습에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괜스레 시간을 끈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무조건 한 골이다. 한 골만 딱 넣고 끝내는 거야." "알았다." 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수아레즈와 캐롤이었다.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어 바르셀로나가 4강에 진출하게 된다면 억울해서 잠을 자지도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현준을 필두로 리버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준을 마크해! 무리하지마!!!" 바르셀로나는 시간만 끌면 되는 경기다. 괜히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아까까지하고는 상황이 뒤바뀌어 바르셀로나가 수비를 하고 리버풀이 공격을 하는 상황이 나오고 있었다. "좋아! 뒷 공간을 노려!" 플라나간이 태클로 메시에게서 공을 뺏어내자 현준이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며 소리를 쳤다. 다른 리버풀 선수들도 그 순간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어차피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리버풀은 8강에서 탈락하게 되는 만큼 수비는 거의 염두에 두지 않은 공격이었다. "수비 복귀해! 상황을 봐서 움직이란 말이다! 준 말고 수아레즈도 붙잡아! 준에게만 너무 달라붙어 있잖아!" 푸욜의 지시였다. 리버풀의 공격수는 꼭 현준 뿐만이 아니었다. 수아레즈도 그리고 앤디 캐롤도 다들 한방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후방에서 날아오는 공을 받은 현준이 그대로 논스톱으로 뒷 공간을 파고드는 수아레즈로 연결시켰다. 절묘하게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의 머리를 살짝 띄어넘은 공을 그대로 낚아챈 수아레즈가 빠른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리버풀 찬스입니다! 수아레즈!!!] 총 공격에 가까울 정도로 리버풀의 선수들이 바르셀로나의 진영으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에 말이 빨리지기 시작하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거리는 조금 있지만. 넣을 수 있어!' 이제 추가시간이 흐르고 있는 만큼 리버풀의 공격기회는 몇 번 없었다. 아니, 오늘 경기 내용을 보면 바르셀로나가 이기는 있는 이상 주심이 일찍 경기를 끝낼 가능성도 있었다. 어떻게든 리버풀로서는 이 기회를 잡아야만 했다. 뻥!!! 그리고 마스체라노가 접근하기 전에 그대로 슈팅을 때리는 수아레즈였다. 모든 힘을 다해서 때린 슈팅은 빠른 속도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으로 향했고, 그대로 오른쪽 골 포스트에 맞고서는 튕겨나왔다. [수아레즈 슛! 아! 골대! 골대 맞았어요!] 운명의 장난이 몇 번이나 손을 흔드는 지 몰랐다. 벌써 2번이나 골대를 맞추는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아직 공은 그라운드 내에 있었다. "클리어해!! 클리어!! 뒤에 캐롤이 온다!"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흐르는 공을 발데스가 잡으려다가 피케가 달려오는 모습에 몸을 멈추고는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공을 잡은 피케가 재빠르게 몸을 돌려 공을 걷어내려고 했지만 피케가 찬 공은 그대로 캐롤의 안면에 맞으며 높게 떠올랐다. "튕겨나갔어! 잡아!" 마지막 총 공세. 달글리쉬 감독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듯 피치 바로 앞까지 나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 벤치도 마찬가지였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크게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고, 누 캄프를 가득 채운 팬들도 계속해서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세컨드 볼이다! 녀석들에게 찬스를 내주지마! 걷어내!" 공만 걷어내면 자신들의 승리였기에 정신을 집중하며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발데스였다. 그리고 떨어지는 공을 받은 선수는 핸더슨이었고, 그대로 핸더슨의 논스톱 발리슈팅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한 발 먼저 태클로 공을 저지하는 푸욜이었다. "으으으..." 계속된 맹공에도 불구하고 얄미울 정도로 잘 막아내는 바르셀로나 선수들 때문에 계속해서 탄성과 아쉬움이 섞인 함성을 반복해서 토해내는 콥들이었다. 홈 경기에서 5 - 3 의 승리. 원정에서도 현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던 경기였다. 그랬던 경기를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제발...제발..." 레즈의 팬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부모님과 함께 응원을 하던 7살 남짓한 소녀팬이 울상을 지었다.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게 되는 셈이었다. 다른 콥들도 그런 소녀와 마찬가지인 생각이었다. "누가 좀 골을 넣어줘요!!!" 열광적인 사람들의 함성 속에서도 선수들이 듣기를 바라며 눈을 꼭 감은 채 크게 소리를 지르는 소녀였다. 그리고 그 순간 빨랫줄과도 같은 슈팅이 바르셀로나 진영에 모여있던 선수들 사이를 지나치며 바르셀로나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우...힘든 경기네.' 악마의 기운을 얻고 나서 이렇게나 힘든 경기를 치러본 적은 없었다. 그만큼 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강의 팀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전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제라드가 있었더라면, 그리고 캐러거가 있었더라면 이런 상황을 연출하지 않았을 터였다. 그런 현준의 눈에 필사적으로 골을 넣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리버풀의 선수들이 눈에 들어왔다.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골을 넣어야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오늘 같이 묘한 판정으로 자신들이 수긍하기 못한 채 경기를 끝낼 수 없다는 것 때문일까? 후반 막판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세컨드 볼을 계속해서 잡아채며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을 때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덕을 보고 있는 것은 현준이었다. "다행이네. 마크가 느슨해져서." 리버풀 선수들의 슈팅이 계속해서 이어졌기 때문일수도 그리고 이제 곧 경기가 끝나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과 동시에 악마의 기운. 순수한 마기가 공의 움직임을 현준에게 이야기 해주기 시작했다. "묘하네..."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내용에 따라 걸음을 움직이던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움직이자마자 어느새 공이 자신 쪽으로 흘러오며 찬스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골대 안쪽으로 드리블하며 파고들어가려면 수아레즈가 푸욜의 태클에 막히며 흘러나온 공이었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코스는 있었다. 그렇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어느새 모습을 드러낸 현준의 모습에 다급하게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현준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왼발로 강하게 축을 디딘 후에 그대로 공을 때리는 현준이었다. ============================ 작품 후기 ============================ 갤럭시 폰으로 이 소설 볼 수 있는 법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 조아라 앱을 까시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로그인 해야죠. 그 외에는 티스토어를 다운받아 E 북을 구입해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1, 2권 밖에 없죠. 회수로는 60~70편 정도로 생각되네요. 3권은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계신데...글세요. 조아라 애들이 일은 벌여놓고 말이 없네요. 공모전인가 뭔가 때문에 바쁜듯? 매번 그랬던거 같지만... 00236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2). =========================================================================                            아....! 그리고 현준의 슈팅이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흔들자 벤치도, 관중들도 선수들까지도 정적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고...골! 들어갔어요! 리버풀! 골! 천금과도 같은 골이예요!] [누구인가요! 아! 김현준! 김현준 선수입니다!!! 결국 리버풀의 해결사는 이 선수예요! 김현준 골!!!] 와아아아아!!!! 골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누 캄프의 한쪽 섹터를 차지하고 있던 콥들이 울부짖으며 날뛰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끼고 있던 머플러를 들어올리며 리버풀의 앰블럼이 그려져 있는 깃발을 힘차게 펄럭이는 그들이었다. 그와 동시에 누 캄프에서 리버풀의 응원가 YWNA 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해냈구나! 준! 역시 네녀석은 최고야!!!" 골을 넣고 양 손을 활짝 피는 현준에게로 주위에 있던 리버풀 선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챔피언스 리그 4강으로 향하는 골. 마지막인 만큼 맹렬하게 몰아붙이던 공격에서 결국 해결을 해준 것은 다름아닌 자신의 주장이었다. "크앗!!" 수아레즈부터, 캐롤, 다우닝은 물론 다른 리버풀 선수들도 그대로 현준에게로 몸을 날렸고, 그런 선수들에 깔려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현준이었다. 아픔이 느껴졌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 자식! 진짜 넌 최고야!" "하하하!" 기쁨에 겨운 듯 자신을 얼싸안고 소리를 지르는 선수들의 모습에 웃음만 터뜨리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푹 숙이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2분 아니, 1분은 버티지 못해 무너진 것이다. "빌어먹을..." 관중들의 어마어마한 함성속에서 순간적으로 현준의 움직임을 놓친 사비가 매서운 눈으로 동료들과 골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리버풀이 이 정도까지 플레이를 펼칠 줄을 몰랐던 사비였다. 1 명이 퇴장당했고, 3 - 1 로 자신들이 경기를 리드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것도 세 번째 골은 후반 40 여분가량에 터진 골. 리버풀로써는 추격 의지가 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마지막에 리버풀 선수들이 맹렬히 공격을 감행하기는 했지만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막아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생각했던 그였다. 하지만, 게임의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단 한번의 찬스. 그것을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든 현준이었다. '......' 이제까지 현준은 후방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사실 현준은 최전방 공격수였지만 한 명이 퇴장당한 이후 어쩔 수 없이 중원에서 바르셀로나 공격의 흐름을 끊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고전하기도 했던 바르셀로나였지만 그 만큼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내기도 쉬웠던 것은 사실이었다. 수아레즈와 앤디 캐롤이 있기는 했지만 그 둘의 무게감은 현준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매섭게 몰아붙이는 리버풀의 마지막 공격에서 순간적으로 현준에 대한 마크를 놓친 것이 실책이었다. [리버풀! 김현준의 골로 한 점 따라붙습니다. 이렇게 되면 바르셀로나 상황이 다급해졌어요!] [네. 그렇습니다. 안 필드 원정경기에서 5 - 3 으로 패배했던 바르셀로나예요. 만약 바르셀로나가 4 강에 진출하려면 한 골을 더 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요! 지금 이 상황에서 경기가 끝나면 경기에서는 이기게 되지만 결국 4강에 진출하게 되는 팀은 리버풀이예요!] 후반 추가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이미 3분이 넘은 상태. 이제 조금만 있으면 경기가 끝날 게 분명했다. 누 캄프에 몰려 있는 바르셀로나 팬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골 세리모니로 시간을 끄는 리버풀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물론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선수들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메시가 다급하게 골 문 안에 들어가 있는 공을 부여잡고 센터 서클로 달려가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한 골을 더 넣어야만 했다. 삐익!!! 그리고 다시 경기 재개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며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또 한번 골을 터뜨리기에는 시간이 굉장히 부족했다. 누 캄프를 가득 채운 바르셀로나 서포터즈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듯 열광적으로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은 매정하게도 계속해서 흘러갈 뿐이었다. '조금만 더...!' 다급해진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라인을 앞으로 끌어올리며 리버풀의 진영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 선수들은 자신의 앞으로 공이 넘어오면 그대로 멀리 공을 걷어내기만 할 뿐이었다. "심판!! 타임! 시간을 보라고!" 그렇게 추가시간이 4분 그리고 5분이 넘어가자 달글리쉬 감독이 앞으로 나서 시계를 툭툭 건드리며 강하게 심판에게 어필을 하기 시작했다. 정해진 추가시간은 4분. 하지만 벌써 1분이 이상이 경과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어필이 먹혔던 것일까? 마지막으로 스피어링이 이니에스타가 흘린 공을 그대로 멀리 차내는 것과 동시에 게임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 그리고 경기가 끝난 것과 동시에 그라운드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리버풀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코칭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콥들이 모여있는 원정팀 서포터즈석에서도 자신들의 팀이 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쁨에 겨워 서로를 얼싸안고 방방 뛰고 있었다.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3 - 2 승리였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진출하게 된 팀은 바르셀로나가 아닌 리버풀이었다. 찰칵! 찰칵찰칵! 경기가 끝나고 난 직후 믹스트 존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말할 정도의 빅매치였다. 그리고 결과 역시 5골이나 터지며 3 - 2 라는 펠레스코어로 경기가 종료되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면면히 뜯어보면 오심으로 얼룩진 경기기도 했다. 푸욜의 살인태클과 함께 제라드의 부상. 현준에게 주어진 이해할 수 없는 옐로 카드와 패널트킥이 그 주된 이유였다. 그리고 잠시 후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믹스트 존을 향해 띄엄띄엄 걸어나왔다. 경기는 승리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4강 진출해 실패한 만큼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일까? 마치 죄인이 된 듯한 고개를 푹 숙이며 믹스트 존을 지나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바라보는 스페인 기자들 역시 애가 탄다는 표정을 지었다. 몇몇 선수들와 함께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뷰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별 다른 내용은 없었다. 그냥 경기에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최고의 활약을 펼쳐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었다. 리버풀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던 현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믹스트존을 지나치고 난 후 리버풀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4강에 진출한 만큼 환한 표정을 짓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기자들이 눈을 번뜩이며 찾는 선수는 바로 다름아닌 현준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2 골을 터뜨리며 챔피언스 리그 19 골을 터뜨린 그였다. 게다가 현준의 두 골로 인해 리버풀은 바르셀로나에게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4강에 진출 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마지막 골은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터진 버저비터 골이었다. 그러나 기자들이 아무리 눈을 번뜩여도 현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곧 어째서 현준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지 알 수 있는 기자들이었다. "하필이면 도핑테스트 대상자라니..." "너무 활약을 하니까 이제 도핑테스트 대상자로 제대로 찍혔구만." UEFA에서는 경기가 끝난 직후 한 팀에서 한 명씩 무작위로 선수를 지목해 도핑테스트를 실시하는 규칙이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챔피언스 리그 예선전에서도 도핑테스트를 실시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이끈 오늘 현준에게 도핑테스트를 실시하냐는 기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결국 기자들의 두 번째 타겟은 바로 제이미 캐러거였다. 오늘 경기에서 레드 카드를 받으며 경기에서 퇴장 당했던 캐러거와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리고 기자들의 맹렬한 질문 공세에 자리를 잡고 답변을 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달글리쉬 감독에 비해 기자들의 질문이 신경을 거슬렸기 때문이었을까?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던 캐러거가 입을 열었다. "오늘 받은 레드 카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신성한 그라운드 안에서는 폭력이 허용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어째서 누 캄프가 원정팀의 무덤인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바르셀로나가 오늘 같은 경기를 펼치게 된다면 그 어떤 팀이라고 누 캄프에서 승리를 거두기엔 힘들 것 같습니다." 김현준! 2골로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4강으로 이끌다. [ESPN = 김민철 기자] '창과 창'의 대결이라는 말 답게 화끈한 골들이 터졌던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경기였다. 양팀은 3일(현지시각)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이 누 캄프에서 홈팀 바르셀로나가 3 - 2 로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웃은 팀은 리버풀이었다. 비록 팀은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결과적으로 4강에 진출하게 된 팀은 리버풀이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은 이미 안필드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 1차전에서 5 - 3 이라는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역대 최강의 창들끼리의 대결이라는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대결이었다. 그리고 첫 골은 리버풀에서 터졌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리버풀의 주장이자 유럽무대에 등장한지 1년만에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반열에 오른 김현준이었다. 김현준은 전반 26분 환상적인 발리 슛으로 귀중한 원정 선제골을 터뜨렸다. 홈 경기에서도 2골차로 승리한데다가 원정골까지 터뜨린 리버풀의 입장으로서는 4강을 낙관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부분에서 경기의 흐름이 갈리고야 말았다. 바로 리버풀의 심장인 스티븐 제라드가 푸욜의 태클로 인해 심한 부상으로 입고 교체되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봐도 레드카드라고 생각될 정도로 위험한 태클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푸욜에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레드 카드가 아닌 옐로카드를 푸욜에게 주었고, 이런 심판 판정에 항의하던 캐러거가 결국 분을 참지 못하고 몸싸움을 벌여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당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후반 35분. 또 한번 석연치 않은 판정이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바르셀로나의 코너킥상황에서 휘슬이 울렸는데 마스체라노와 몸싸움을 벌이던 현준이 옐로카드를 받게 된 것이었다. 홈 어드밴티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대게 평범한 몸싸움이라고 볼 법 했다는 점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한 잉글랜드 팬들이었다. 결국 그런 흐름에 내리 3골을 내주며 4강 탈락이 기정 확실시되었던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김현준의 중거리 슛이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가르며 기사회생한 리버풀은 3 - 2 라는 점수차로 패배하며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되었지만 결국 챔피언스 4강 티켓을 손에 넣게 되었다. 제이미 캐러거, 심판이 바르셀로나 도와. [EPNM = 김민성 기자] 퇴장과 함께 그리고 패널티 킥을 내주며 바르셀로나에게 패했던 리버풀의 제이미 캐러거가 심판의 판정에 아쉬워하며 불만 내비쳤다. 4일 새벽(한국시각)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열린 2011-12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의 원정 경기에 3 - 2 로 패한 뒤, "심판의 판정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홈 경기에서 5 - 3 이라는 점수차로 승리한 리버풀은 한골차로만 패배해도 4 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의 선제골로 4강 진출의 8부 능선을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제라드에게 거친 태클을 가한 푸욜이 옐로 카드를 받은 것에 항의하던 캐러거는 몸싸움을 벌이다 레드카드를 받고 경기에서 퇴장당하고야 말았다. 누가 봐도 푸욜이 레드 카드를 받았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제이미 캐러거는 "그라운드에서 폭력을 휘두른 만큼 나의 퇴장만큼은 정당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푸욜이 퇴장당하는 게 정상이었다."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심판의 오심은 그 이후에도 있었다. 후반 35분. 바르셀로나의 코너킥 상황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김현준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옐로카드를 받으며 바르셀로나에게 패널티 킥을 내주었기 때문이었다. 한 골이 승부를 가르는 와중에서 나온 패널티 킥이었다. 그리고 결국 메시에게 패널티 킥 골과 함께 후반 막판 또 한번 골을 허용하며 4강에 탈락할 뻔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 김현준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결국 3 - 2 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4강에 진출한 리버풀이었다. 제이미 캐러거는 "주도권을 내준 상태에서도 4강에 진출한 리버풀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4강에 진출한 자신들의 동료에 대한 칭찬의 말을 이었다. 그 후 캐러거는 "물론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아쉽다. 어째서 누 캄프가 원정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지 오늘 아주 잘 알게 되었다." 묘한 말을 남기고는 기자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오늘 경기에서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18, 19 호골과 함께 리버풀의 4강 진출을 확정 짓는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김현준은 UEFA의 도핑 테스트 대상자로 지정되어 믹스트존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리버풀은 5일 벌어지는 아스날과 벤피카의 승자와 함께 4강전을 치르게 된다. ============================ 작품 후기 ============================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여기서 끝났네요.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생각했던 경기인 만큼 조금 길게 경기를 풀어나가게 되었네요. 그럼 다시 스피디한 진행을... 해야겠군요. 노블레스 몇 작품을 보고 있는데 캔슬러를 보던 와중에 작가후기를 보았습니다. 4월 소득랭킹에 대한 이야기 였는데요. 음...캔슬러의 정산금이 41만원이라는 내용이었지요. 뭐 쿠폰을 제외하고 한 말이겠지만... 하하하하...토닥토닥. 괜찮아요. 악마의 계약은 쿠폰 제외하면 4.62%로 38만원이거든요........ 대체 순위권에 올라가는 작가들은 대체 누구지?! 아...아니 그전에 이번주에는 노블레스 순위 1위도 몇 번 한거 같은데...긁적긁적 이군요. 나머지 소설이야 완결 혹은 연중이니 오천원, 만원 이래도 끄덕끄덕 거리겠지만... 저번달 쿠폰 정산금 차이가 넘사벽이로군요. 뭐... 저번달에 별로 글을 안썼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결과긴 하겠지만요. 그럼 즐감하시길. 주말이네요. 원래는 연참하려고 했는데 피로해서 늦게 일어났네요. 그러고로 가능하면 오전이나 오후쯤에 한 편 더 올리도록 할게요. 00237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2). =========================================================================                            기적같은 4강 진출. 비록 경기에는 패배했지만 세계 최강의 팀이라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 명이 적은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포기 하지 않고 골을 터뜨린 리버풀의 선수들을 대대적인 환영으로 맞은 콥들이었다. "후우...한숨 돌렸군." 어제 있었던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8 강 2차전의 흥분이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았는지 달글리쉬 감독은 넥타이를 풀며 감독실에 있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현재 리버풀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바르셀로나를 꺾고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진출한 만큼 2004-05 시즌의 기적과도 같은 우승이 다시 한번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순항중이었다. 2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는 15점이나 되었다. 남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7라운드. 만약 7 경기 중에서 승점 6점만 얻게 되면 리버풀은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된 이후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벌써부터 들뜬 리버풀 시민들이었다. "......후우." 앞으로 남은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와 함께 FA 컵과 챔피언스 리그 뿐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제라드는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수비수들은 처참한 상황이었다. 찰리 아담, 글랜 존슨, 마틴 켈리, 다니엘 아게르가 전부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또 하나의 문제가 달글리쉬 감독을 괴롭히고 있었다. "잘해도 너무 잘해줬어..." 그것은 다름아닌 현준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그야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현준이었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혼자서 6골을 뽑아내는 활약을 보인 현준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번 시즌만 현준이 터뜨린 골은 리버풀 득점의 70%가 넘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이미 유력한 상황이었고,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활약이 달글리쉬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었다. 현준의 활약에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 활약이 너무나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인해 몸값이 천정부지로 뛴 현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을 영입하려는 팀은 수도 없을 정도였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물론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현준의 전 소속팀인 첼시도 현준을 노리고 있었다. 러시아의 안지나 AC 밀란, 유벤투스와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클럽을 포함해 심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현준의 영입을 바라고 있었다. "존 헨리 구단주가 잘 해줘야 할 텐데..." 어마어마한 몸 값과 바이아웃조항이 걸려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것까지 감안하고서라도 현준을 영입할 기세인 구단들이었다. 물론 달글리쉬 감독으로써는 절대로 현준을 내어줄 생각이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 있어서 현준은 제라드의 뒤를 잇는 리버풀의 레전드로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구단주는 FSG(팬웨이 스포츠 그룹)이라는 거대 컨소시움(기업간의 연합체)이었다. 물론 대주주격인 존 헨리가 대표로 구단주의 명함을 내새우고는 있지만 리버풀에는 존 헨리와 함께 뉴욕 타임즈, 톰 워너 회장 그리고 NBA 스포츠 스타 르브론 제임스등 수 많은 주주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이런 리버풀의 주요 결정권은 존 헨리와 톰 워너 회장의 합의하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FSG 는 기업들간의 연합체인 거대한 컨소시움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들의 목적은 바로 이윤추구였다. FSG 는 리버풀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이런 이윤들을 주주들에게 배분하는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었다. "돈이 썩어 넘치는 녀석들은 이래서 부럽군."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구단은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를 달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위자리를 엎치락뒤치락하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중동의 왕자인 셰이크 만수르의 위엄으로 어마어마한 자금을 들여 선수들을 영입했고, 그 결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맨체스터 시티는 계속해서 월드클래스 급의 선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번 시즌 전설과도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준이 셰이크 만수르의 눈에 들어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1억 6천만 파운드라..."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1억 6천만 파운드. 2800억이 넘는 돈이었다. 한 명의 선수 몸값이라고 하기에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이었다. 바르셀로나의 메시에게 레알 마드리드가 오퍼를 넣었을 때 제안했던 몸값이 1억 2천만 파운드.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 받았던 몸값이 약 8300만 파운드였다. 그의 배에 가까운 이적자금으로 오퍼를 내민 것이었다. 당연히 현준에 대한 이런 어마어마한 오퍼는 FSG 의 주주들을 열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제발 바보같은 짓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군..." 만약 현준이 이적을 하게 된다면? 선수 한명 빠져나가는 것에 다름없겠지만 그 이후 리버풀은 무너질 게 분명했다. 이번 시즌은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 시즌 그리고 그 다다음 시즌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 만큼 김현준 이라는 선수는 리버풀이라는 팀에서 빠질래야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콥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준이었다. 한 때 페르난도 토레스가 이적했을 때 실망했던 콥들의 표정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존 헨리 구단주의 말처럼 되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이번 시즌 리버풀의 행보에 대해 만족했기 때문이었을까? 구단 관계자들과의 미팅에서는 현준의 이적은 절대 허용할 수 없고, 이번 시즌을 마친 후 대대적인 투자로 리버풀의 스쿼드를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던 존 헨리였다. 그렇게 잠시 의자에 앉아 있던 달글리쉬 감독은 곧 수석 코치가 들어오자 생각을 멈추고는 7일 있을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 대해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32 라운드.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가 이제 곧 시작되겠습니다. 사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는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2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가 15점이나 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만약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남은 리버풀은 남은 경기에서 승점 3점만 얻으면 거의 우승을 확정짓게 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승을 거두게 되더라도 골득실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인데요.] [프리미어리그의 4강중 하나로 명문이라고 불리는 리버풀이지만 사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단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했던 리버풀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야 말로 우승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는 리버풀 팬들인데요. 그 때문인지 안 필드는 리버풀을 응원하는 콥들로 인해 빈자리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와아아아아!!!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의 노래하는 서포터즈 콥 이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노래인 YNWA 가 안 필드를 울리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머플러를 들고 입 맞춰 노래를 부르는 콥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엄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카메라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는지 피켓을 들고 있는 꼬마 소녀를 찍기 시작했다. 영어로 써 있는 짤막한 문장은 '현준, 10년 뒤에 나랑 결혼해요.'라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그런 피켓의 귀여운 내용에 웃음을 터뜨리는 중계진이었다. [하하하! 김현준 선수의 인기가 정말로 대단한데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이번 시즌 그야말로 혼자서 리버풀을 먹여 살릴 정도의 활약을 펼치는 김현준 선수 아닙니까? 이번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의 활약도 그렇고 말이죠. 리버풀이 반할 수 밖에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말에도 자부심이 가득했다. 유럽 최고 아니 세계 최고의 공격수, 벌써부터 전설이나 다름없는 펠레와 마라도나와 같은 선수들과 비교가 되고 있는 현준이었다. 월드컵같은 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현준의 활약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고,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벌써부터 올림픽의 열기가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었다. 2012 런던 올림픽. 나이제한 때문에 월드컵 만큼 내노라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은 출전하지 못하는 올림픽이었지만 어찌되었거나 올림픽은 올림픽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은 올림픽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바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였다. 1948년 런던 올림픽 이후 무려 56년만의 8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큼은 메달권을 바라보고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었다. 23세 이상의 나이제한이 아니더라도 구자철, 기성용, 손흥민과 같은 대한민국에서 한가닥 하는 선수들이 합류할 뿐만 아니라 현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 또한 만 23세로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더라도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FIFA에서 런던 올림픽 선수 차출을 의무화한 만큼 올림픽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그렇게 중계진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잠시 후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가 리버풀의 선축으로 시작되었다. "시작됐어?" "네. 좀 전에요. 이제 전반 10분 지나고 있어요." 다급하게 자리에 앉은 지훈의 모습에 희연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는 한국 시간은 밤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술은?" "전 맥주요. 오빠는요?" "나도 맥주." 그리고 그런 늦은 시간에 축구 경기를 모여서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호프집과 같은 술집이었다. 현준의 활약 덕분에 프리미어리그의 인기가 한창인 한국이었다. 특히 리버풀의 경기가 있을 때면 치킨집과 호프집은 그야말로 불이날 정도였다. "바르셀로나전 때문인가? 김현준 안나왔네?" "네. 교체로 출전하겠죠." 현준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일까?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희연이었다. 밤 늦은 시간, 술집에서 이렇게 축구 경기를 보는 이유는 다름 아닌 현준을 보기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기대를 깨버린 채 현준을 출전시키 않은 달글리쉬 감독에게 속으로 저주를 내뱉는 그녀였다. "확실히 현준이 출전하지 않으니까 리버풀 조금 힘들어 보인다." "제라드 선수도 다쳤으니까요. 부상병동이예요. 수비진도 망이고." "오? 그런데 다니엘 아게르 나왔는데?" 갈비뼈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리버풀의 주전 수비수 아게르가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훈이 반갑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제라드가 부상으로 시즌아웃을 당하고 현준이 빠졌기 때문이었을까? 리버풀의 경기력은 예전만 못한 듯 싶었다. 그렇게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와의 공수전환이 몇 번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며 맥주를 마시던 희연이 입을 열었다. "현준 오빠하고 요즘 연락해요?" "가끔. 요즘 게임에 빠져서 애들하고 같이 게임하더라. 물론 자주하는 것은 아닌데 은근히 시간이 좀 나나봐." "게임요...?" 지훈의 말에 희연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준과 메신저로 친구 등록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준이 메신저에 들어오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던 희연이었다. 축구 선수. 그것도 세계적인 팀인 리버풀의 주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다. 워낙 바쁜 탓에 메신저에 들어오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게임이라니? 자세히 말해 달라는 듯 눈을 반짝이는 희연의 모습에 지훈은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그냥. 과 애들끼리 자주 하는 게임인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그런데 현준도 하더라고." "그거 어려운 게임이에요?" "글세...어렵다면 어려운 게임인데 말이지." 따지고 보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줄여서 WOW 라고 불리는 게임은 초보자가 하기에는 그렇게 만만한 게임이 아니었다. 특히나 나중에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하는 레이드는 빠른 손놀림과 상황 판단이 필수적이었다. "저도 나중에 그 게임 알려주세요. 현준 오빠 아이디하고요." "...뭐 상관없겠지." 희연이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지훈이었다. 어차피 현준도 희연하고 잘 알고 있으니 가르쳐 줘도 상관없을 듯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급박해진 캐스터들의 말에 Tv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두 남녀였다. 화면에는 아스톤 빌라의 스티븐 워녹이 오버래핑으로 리버풀의 진영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 그리고 이어지는 워녹의 크로스를 레이나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냈지만 공을 멀리 가지 못했고, 그 공을 받은 아스톤 빌라의 크리스 허드가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리버풀의 골망을 가르고야 말았다. [아스톤 빌라 선제골! 레이나 선수의 실책이나 다름 없는 플레이였어요! 크리스 허드! 패널티 지역 중앙에서 레이나 선수가 펀칭한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시킵니다!] "이래서 현준 오빠가 나와야 한다니까..." 전반 19분에 터진 아스톤 빌라의 선제골. 이번 시즌 리그에서 리버풀이 선제골을 내어준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아니, 골을 허용한 경기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선수 교체를 취하지 않는 리버풀이었다. 수아레즈와 카윗이 맹렬하게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수비의 벽에 가로막히거나 골문을 벗어나는 플레이를 선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전반 41분 가브리엘 아그본라허가 절묘하게 리버풀 수비수들의 오프 사이드 트랩을 뚫고 추가골을 성공시키고야 말았다. "아..."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홈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아스톤 빌라. 아스톤 빌라가 만만한 팀은 아니었지만 이번 시즌 아스톤 빌라는 15위에 머무르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팀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로 홈에서 내리 2골이나 내주며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아! 빨리 현준 오빠를 내보라니까. 어떻게 2골이나 먹힐 수가 있지?" "확실히 경기력의 차이가 눈에 보이네." 현준이 빠졌기 때문일까? 리그에서 보여주던 압도적인 경기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리버풀이었다. 그렇게 전반적이 끝났고, 후반전에 미드필더 셸비와 함께 교체되며 모습을 드러낸 현준이었다. ============================ 작품 후기 ============================ 새벽 5시 40분...잠이 안오네요. -_-; 잠을 자야지 할텐데... 일요일이라고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즐감하세요. 00238 누 캄프, 원정팀들의 무덤(2). =========================================================================                            "나왔다!" Tv 화면 우측상단에 김현준 출전이라는 문장이 뜨는 것과 동시에 카메라가 현준을 잡기 시작했다. 리버풀, 아니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아이콘이 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였다. 현준의 등장에 리버풀이 2 - 0 으로 아스톤 빌라에게 끌려가고 있는 상황을 심드렁하게 보고 있던 술집의 사람들 역시 자세를 고쳐 잡고는 Tv 화면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 만큼 한국에서 현준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현준 빠순이의 모습이 저런 건가..." 현준의 등장에 희연의 모습을 바라본 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눈에 하트가 뿅뿅 박힌 채 당장이라도 Tv 속으로 빨려 들어갈 기세로 몸을 앞으로 쭉 내밀고 있는 희연이었다. [리버풀 우측에서 파고들어갑니다. 핸더슨 카윗에게로 카윗 그대로 앞으로 찔러주고 김현준...] 고작 한 선수. 현준이 교체 투입된 것에 불과하지만 전반전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는 리버풀이었다. 정교한 패스로 아스톤 빌라의 수비진을 한겹씩 벗겨내는 것은 물론이고 골문을 위협하는 유효슈팅 횟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또한 전반에는 전혀 두드러지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던 수아레즈와 앤디 캐롤 또한 점점 공격력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후반 11분. 드디어 고대하던 리버풀의 만회골이 터져 나왔다. 그 주인공은 수아레즈였다. [김현준 멀리 공을 찔러줍니다.] [다우닝 선수를 봤어요! 다우닝 그대로 크로스! 수아레즈! 슛!! 골!! 리버풀 만회골!!!] 와아!!! 리버풀이 골을 터뜨리자 술집 안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월드컵도 아니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도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 선수. 김현준이 나온 다는 것만으로 열광하고 있는 것이었다. "현준 오빠가 넣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걔도 사람인데. 매번 골 넣겠냐..." 희연이 말에 괜스레 중얼거리는 지훈이었다. 하지만 지훈의 말에 재빠르게 반박을 하는 희연이었다. "현준 오빠가 골을 얼마나 잘 넣는지 오빠도 아시잖아요. 단일 시즌 유럽 골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으니...오늘도 골을 넣으면 이번 시즌 73호골이잖아요. 정말 대단하다니까. 아...대전 시티즌에 남았으면 진짜 완전히 레전든데..." 현준이 대전 시티즌에 남지 않아서 안타깝다는 듯 중얼거리는 희연이었다. 이제 대학교 3학년이었지만 아직까지도 열렬하게 대전시티즌의 서포터즈 퍼플크루 활동을 계속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 시티즌의 현준의 이적이후 내리막 행진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몇 패냐? 대전." "......5연패요." "전패네." 지훈의 말에 희연은 침울하게 대답했다. 대전의 레전드나 다름없는 골키퍼 최은성을 떠나보낸 이후 팬들의 엄청난 반발을 겪은 대전이었다. 거의 쫓기듯 전북으로 떠난 탓에 구단을 망치고 선수를 버리고 팬들을 무시했다며 비난을 퍼부었던 것이다. 그렇게 행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성적이 좋으면 구단에서도 할 말이 있을 터였다. 하지만 2009-10시즌 현준의 활약에 의해 K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 꿈이라는 듯 대전은 이번 시즌 5연패를 달리고 있었다. 그것도 5경기동안 1득점 11실점이라는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었다. "하아...리버풀은 잘 나가는 데 대전은 왜이러냐..." "리버풀과 대전이 같냐..." 지훈도 한 때는 대전 시티즌의 팬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대전지역에 있는 축구팀인 만큼 대전을 응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내리막을 걷는 경기력에 팬심을 접은 그였다. "그래도 다음에는 홈에서 부산하고의 경기니까 이번에는 이길지도 몰라요. 아마도..." 자신이 말하고도 확신이 없던 탓이었을까?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런 희연의 말에 지훈은 화제를 돌리려는 듯 Tv 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래도 친구인 현준이 잘해주니까 축구 볼 맛이 난다. 가뜩이나 프리미어리그에서 다들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현준이라도 펄펄나니까." "하긴 그래요. 다들 리버풀 보려고 프리미어리그 경기 보니까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는 5명.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을 포함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아스널의 박주영, 그리고 선더랜드의 지동원과 볼튼의 이청용 선수였다. 하지만 박주영은 리그에 모습을 드러낸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였다. 외신에서는 계속된 박주영의 이적설만 터뜨리고 있었다. 지동원과 박지성 또한 최근 들어 리그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이청용은 이제 부상에서 막 회복되어 리그 복귀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 유일하게 프리미어리그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은 바로 김현준이었다. "요즘 구자철 잘나가던데." 아우스부르크로 임대를 간 이후 계속해서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구자철이었다.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묻히는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분데스리가라는 큰 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아시안 컵 득점왕이기도 했으니까요. 기본 실력이 있겠죠. 기성용 선수도 잘하잖아요. 이번에 셀틱 우승도 했고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법정관리위기로 승점이 삭감된 라이벌 레인저스를 일찌감치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은 셀틱이었다. 한국인으로써는 해외리그에서 6번째로 우승을 차지한 기성용과 차두리였다. 그리고 7번째는 바로 리버풀의 현준이 될 거라는 게 유력했다. "오늘 경기 이기면 리버풀이 우승인가?" "아뇨. 오늘 경기 이기고 남은 경기에서 승점 4점을 획득하면요." 오늘 경기가 끝나면 프리미어리그는 6라운드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리버풀이 33라운드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를 15점 이상 벌리게 되면 자력우승이 확정적이었다. 남은 경기에서 전패를 하게 되더라도 골득실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었다. "이기면 거의 우승 확정이네." "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가 워낙 나니까요. 사실 리버풀이 이렇게나 잘할 줄은 몰랐다니까요." 리그가 시작되기만 하더라도 리버풀을 우승후보로 꼽았던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깜짝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다크호스 현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축구는 혼자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명문이라고는 하지만 조금은 빈약한 스쿼드. 게다가 앤디 캐롤이 제 활약을 펼쳐주지 못하고 제라드 또한 부상에 신음하는 터라 기껏해봤자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가능한 4위가 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이 대다수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채 이번 시즌 그야말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활약이 전부 현준 덕분이라는 것을 부정할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경기는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곧 동점골을 터뜨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훈과 희연이었다. 그만큼 리버풀이 위협적인 찬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후반 23분. 아스톤 빌라의 제임스 콜린스가 거친 태클로 현준에게 반칙을 하며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리버풀이었다. "누가 차려나." "현준 오빠요." "......"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냐는 말투로 대답하는 희연의 말에 지훈은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 그려려니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라드가 부상을 당한 데다가 프리킥에 일가견이 있는 찰리 아담도 부상으로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수아레즈가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수아레즈보다는 중거리 슈팅 능력이 훨씬 뛰어난 현준에게 프리킥을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리버풀 코칭 스태프들도 그렇게 생각한 것일까? 자연스럽게 다우닝과 현준이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현준 선수와 다우닝 선수가 준비하는 모습인데요. 아무래도 김현준 선수가 프리킥을 잘 것으로 예상되죠?] [네. 그렇습니다. 워낙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인데다가 직접 골문을 노릴 수 있는 거리거든요. 게다가 김현준 선수. 프리킥으로도 여러번 골문을 흔든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현준이 프리킥을 차기 위해 달려가자 순간적으로 정적에 휩싸이는 술집이었다. 안주를 나르는 아르바이트 원들이나 주문을 하려던 손님들까지 Tv 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김현준 그대로 슛!!! 골!!! 골입니다! 김현준!!!] [골! 들어갔어요!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45 호골! 아! 정말 대단합니다! 깔끔하게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가르는 프리킥! 대단한 선수예요! 정말!] 와아아!!!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그대로 아스톤 빌라의 셰이 기븐 골키퍼의 손 끝에 스치며 아스톤 빌라의 골망을 흔들자 환호성이 술집 안에는 그야말로 축제라도 된 듯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쁜 듯 웃음을 터뜨리는 것은 희연과 지훈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이 알고 지냈던 친구, 선배가 저렇게 환상적으로 골을 터뜨리며 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는 것이었다. 경기는 다시 한번 캐롤의 헤딩 패스를 현준이 다이빙 헤딩으로 골을 성공시켜 리버풀이 3 - 2 이라는 펠레 스코어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당연히 MOM 은 현준이었다. 후반 45분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2 골이라는 순도높은 활약으로 리버풀을 리그 첫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낸 것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 무패라는 기록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말이다. "나는 애시당초 현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저는 처음에 현준 오빠가 대전 시티즌 입단했다고 했을 때 대전 정말 막장이구나 라고 생각했었다니까요." 경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술집에서 계속해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희연과 지훈이었다. 그리고 그 주된 내용은 바로 현준의 옛날 이야기였다. 지금은 까마득하게 먼 잉글랜드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축구를 하고 있었지만 한 때는 자신들과 함께 학교에 다니며 같이 수업을 들었던 친구 혹은 선배였다. "동아리 시합에 불렀을 때는 현준이 정말 축구 못하는 줄 알았는데." "저도요. 언제 그렇게 축구를 잘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니까요." "갑자기 나한테 조기축구회 나가자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조기 축구회 선수들도 그렇게 못하는 것은 아닌데 나가자마자 완전히 혼자서 날뛰는 거야. 게다가 상대가 대전한수원선수들인데 솔직히 대전한수원이 N 리그 팀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프로팀 선수들 이잖아." 매번 듣던 똑같은 레파토리였다. 조기 축구회에서 뛰다가 대전한수원과의 활약으로 인해 스카웃. 그리고 대전한수원 소속으로 뛰다가 대전 시티즌으로 이적해서 프리미어리그까지. 술만 먹게 되면 나오는 현준의 친구들의 똑같은 레파토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야기를 듣는 희연이었다. "그러고보니 챔피언스 리그 4강 아스날하고 리버풀하고 붙네요?" "난리났지. 박주영과 김현준의 대결." "당연히 뭐..." "현준의 압승이지."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단숨에 결론을 내리는 지훈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벤피카와의 경기에서 반 페르시의 결승골로 2 - 1 승리를 거둔 아스널은 종합 성적 3 - 1 로 벤피카를 꺾고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올랐다. 그런 아스널의 상대는 바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올라온 리버풀이었다. 아스널에는 모나코에서 이적해 현준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주장이자 붙박이 공격수였던 박주영이 있었다. 그리고 김현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와 리버풀 역사상 최초로 동양인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였다. 당연히 언론에서는 그런 김현준과 박주영의 대결을 부각시키고 있었다. 축구천재로 2006 월드컵과 2010 월드컵에 출전했었던 박주영과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진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김현준의 맞대결이었다. 사실 경기의 결과는 뻔했다. 리그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2군에서 골을 터뜨렸다는 기사만 조금씩 나오는 박주영과는 달리 현재 유럽에서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현준이었다. "현준 오빠가 남아공 월드컵에 갔어야 했어요." "다 축협이 거지같아서 그렇지." 술이 점점 들어가자 옛날 일들을 꺼내며 괜히 축구협회를 욕하는 두 남녀였다. 대전 시티즌에서의 엄청난 활약으로 인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승선할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남아공 월드컵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현준이었다. 그 탓에 대전 시티즌 팬들이 얼마나 안타까움의 탄성을 내질렀던가? 결국 16강까지 진출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현준이 만약 월드컵에 출전했다면 그 이상의 결과가 나왔을지도 몰랐다. "그래도 이번 올림픽도 있고 빨리 2014 년이 왔으면 좋겠다니까." "현준 오빠가 있으니 그래도...16강은 넘어서 8강까지는 가겠죠?" "글세..." 마음 같아서는 대한민국이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현준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하더라도 브라질, 스페인, 잉글랜드, 아르헨티나와 같은 팀을 대한민국이 이길 수 있을거라고는 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올림픽은 메달 정도는 노려볼 수 있겠지?" "네. 야구도 베이징에서 금메달 땄으니까. 축구도 따야죠." 올림픽에서는 단 한번도 메달을 따 본적이 없는 남자축구였다. 그에 반해 한국의 라이벌이나 다름없는 일본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전적이 있었다. 현재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16개국중 15개국의 출전이 결정된 상황이었다. 남은 한 자리는 세네갈과 오만의 승자였다. 유럽에서는 개최국인 영국을 포함해 스페인, 벨라루스, 스위스가 올랐고,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네이마르가 이끄는 브라질이 꽤 강팀인데 말이야. 스페인도 만만치 않고 말이야." 펠레의 후계자라고 까지 불리는 네이마르였다. 벌써부터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와의 이적설이 터지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는 선수였다.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도 만만치 않았다. FC 바르셀로나의 티아고 알칸타라나 아틀레틱 빌바오의 이케르 무니아인등 스페인 축구의 미래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는 강팀이었다. 아프리카에서는 가봉, 모로코, 이집트가 출전하고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UAE 가 본선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현준 오빠가 훨씬 잘해요." "개인 기량만 따지고 보면 그렇겠지만 말이야..." 현준과 네이마르의 활약상만 따지고 보면 그럴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무리 23세 이하의 선수만 출전 가능한 올림픽이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 선수들과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같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활약상에 한국에서는 올림픽 축구에서의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드높아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또 다른 관심을 받는 것은 바로 올림픽 축구의 와일드 카드였다. "와일드 카드가 누가 뽑힐까..." "박지성 선수 나왔으면 좋겠는데..." 비록 은퇴했다고는 하지만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이자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과 현준이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바라는 대한민국의 팬들을 수도 없이 많을 정도였다. 어쨌든 아직까지 올림픽은 3달이나 남아있었다. 조추첨은 4월 24일. 그리고 본선 리그는 7월 26일부터 시작되었다. 그렇게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술 자리를 파한 지훈과 희연이었다. ============================ 작품 후기 ============================ 현준 같은 녀석만 존재한다면...진짜 올림픽 무지하게 기대되는데... 이번 올림픽도 기성용이나 구자철 같은 선수때문에 기대되는군요. 더 기대되는 것은 와일드 카드. 과연 박주영이 나올까 안나올까... 이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마무리 짓고 올림픽 시작해야죠. 유럽리그에서 달려준 현준. 태극마크 달고 달릴때가 됐음. 00239 리버풀, 험난한 일정 =========================================================================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현준의 활약으로 홈 경기에서 3 - 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리버풀은 11일 블랙번 로버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블랙번 로버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면 남은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짓게 되는 리버풀이었다. 잉글랜드 랭커셔 주 블랙번을 연고지로 하는 블랙번 로버스는 에버튼과 아스톤 빌라와 함께 1991-92 년 프리미어리그로 명칭이 바뀌었을 때 속했던 원년멤버팀이었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미어리그의 전신 풋볼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몇 안되는 팀이기도 한 곳이었다. 1998-99 년 2부리그로 강등되기도 했지만 한 시즌만에 1부리그로 승격. 현재까지 11년 째 프리미어리그에 머무르고 있는 블랙번 로버스였지만 현재 리그 순위 18위. 굉장히 불안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블랙번 로버스였다. "아아...배부르다." "아침부터 너무 먹는거 아니야? 준. 그러다가 탈이라도 나면 큰일난다고." "그렇지 않아요. 게다가 요즘엔..." 요 며칠 사이 집에 있는 세 여인들에게 온 몸의 기를 다 빼앗겼던 현준이었다. 특히나 리리스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도때도 없이 달려들었고, 어쩔 수 없이 현준은 그녀와 계속해서 뜨거운 밤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주인인 이상 리리스의 말을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악마의 신체로 인간과 비교조차 안 될 정도의 체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체력이지 지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서큐버스의 여왕인 리리스와 몸을 섞고 나면 온 몸이 기운이 쪽 빨리는 것은 당연지사. 결국 이른 아침부터 집에서 도망쳐나와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이제 두 경기군." "뭐가요?" 맥도날드가 흐뭇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리자 현준이 음식을 먹으며 맥도날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반응이 맥도날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입을 열었다. "리버풀의 리그 우승 말일세." "프리미어리그는 아직 6 경기 남았는데요." "그리고 그 6 경기 중에서 승점 4점만 얻으면 우승이지." 그 사실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기에 현준은 맥도날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현재 리버풀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만이 아니더라도 안 필드는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이미 우승을 확정이라도 된 듯 말이었다. 하기사 그럴만도 했다. 2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열심히 리버풀의 뒤를 쫓아오고 있었지만 이미 승점 차이는 15점이나 나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연승을 거두는 동안 리버풀도 똑같이 연승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FA 컵, 챔피언스 리그, 그리고 프리미어리그까지 3개 대회를 동시에 치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승리를 거두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문제도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주축 선수들의 피로가 늘어나면서 리버풀의 가느다란 스쿼드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었다. '스티브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수비진은 물론 미드필더진도 초토화 상태였다. 게다가 훈련 도중 핸더슨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하며 빨간등이 켜진 리버풀이었다. 물론 워낙 해온 게 있는 만큼 남은 6경기에서 승점 4점쯤이야 가볍게 따고 우승은 확정지을 수 있겠지만 단판 승부인 FA 컵과 챔피언스 리그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이미 칼링컵 우승으로 인해 6년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리버풀이다. 하지만 6년동안의 무관의 한을 칼링컵 우승으로 끝낼 수는 없는 노릇. 구단과 팬들은 내심 트레블을 바라고 있기도 했다. 아니, 이번 시즌엔 리버풀이 트레블을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팬들도 굉장히 많았다. 거리에 나가서 콥들에게 둘러싸이면 들을 수 말들이 전부 그런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트레블이라...' 한 팀이 같은 해에 자국 정규리그의 우승컵과 두 개의 컵 대회에서 동시에 우승을 경험하는 것이 트레블이었다. 하지만 대륙별, 나라별로 축구의 수준차가 있는 만큼 그런 트레블에도 격이 있는 것은 사실. 진정한 트레블은 '유로피언 트레블'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정규리그와, 컵 대회,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야만 진정한 트레블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오로지 신만이 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축구팀이 이룩할 수 있는 가장 큰 영예인 유러피언 트레블을 기록한 팀은 단 6팀으로 1966-67 시즌의 스코틀랜드의 셀틱, 1971-72 시즌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가 이끌던 아약스, 1987-88 시즌 루드 굴리트와 아르네센이 이끌던 PSV 아인트호벤, 그리고 지금도 화자되고 있는 1998-99 시즌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08-09 시즌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2009-10 시즌 이탈리아의 인테르 밀란만이 기록한 대기록이었다. "꼭 올해는 우승 아니 반드시 우승 하겠지. 안 그런가? 준?" 꼭 트레블이 아니더라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로 단 한번도 우승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리버풀이었다.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잉글랜드 풋볼리그를 주름잡았던 리버풀이지만 1970 - 90년대 리버풀의 우승횟수가 11회인 것에 반해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20년 동안 0 번의 우승횟수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괜히 리버풀 팬들이 프리미어리그를 '애욕의 무대'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도 머지사이드 더비나 레즈 더비와도 같은 경기에서는 아직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리버풀에 대한 조롱 섞인 응원가가 울려 퍼지고 있을 정도였다.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 기록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넘겨주고야 만 리버풀이었다. 자랑스러운 그들만의 기록이었지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려 11 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동안 리버풀은 단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해야죠. 저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우승을 경험해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고요." "하하하! 그래그래. 준이 그렇게 말한다면 당연히 리버풀이 우승하겠지." 현준의 등을 팍팍 두드리는 호탕하게 웃는 맥도날드였다. 콥들 사이에서 현준은 축구의 신이 자신들을 위해 내려다준 보물로 여겨지고 있었다. 만약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처음으로 트레블을 달성하게 된다면 현준에 대한 콥들은 사랑을 더더욱 커질 게 분명했다. 현준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역시 문제는 스쿼드인가...'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이 문제이긴 했다. 하지만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 위해서도 또한 자신의 영예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를 생각이었다. [다우닝 길게 찔러준 공! 김현준을 향해 잘 봤어요! 김현준! 오프사이드 아닌가요!] 측면에서 다우닝이 길게 빈 공간을 향해 길게 공을 찔러주는 것과 동시에 현준이 달리기 시작했다. 반 발짝 정도 로버스 선수들의 앞 쪽으로 서성이고 있던 탓에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던지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고 있었다. [아니예요! 갑니다! 갑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달리는 현준의 모습에 이우드 파크에 있는 콥들의 원정팬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후반전에도 이어지고 있는 0 - 0 이라는 스코어를 깰 수 있는 기회였다. 블랙번 로버스의 골키퍼인 폴 로빈슨이 앞으로 빠르게 달려나오긴 했지만 이런 완벽한 찬스에서 기회를 놓칠 현준이 아니었다. [김현준! 김현준!! 슛!!!] [들어갔어요! 골!!! 골!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47 호골!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뒤에서 블랙번 로버스들의 수비수들이 그리고 앞에는 로빈슨 골키퍼가 나오고 있었지만 골키퍼의 겨드랑이 사이를 빠져나가는 깔끔한 슈팅으로 블랙번 로버스의 골문을 열어 제낀 현준이었다. 와아아아!!! 그리고 후반 11분 현준의 골로 리버풀이 한 점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이우드 파크가 마치 안 필드라도 되는 듯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콥들이었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하게 된다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거의 99% 확정적이었다. 리버풀의 우승을 알리는 피켓들을 흔들며 모여서 YWNA를 열창하는 콥들을 향해 세리모니를 펼치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고, 그런 모습을 보며 블랙번 로버스 선수들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3 - 0 으로 대패를 했던 블랙번인 만큼 강등권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라도 리버풀을 상대로 승점을 얻어야만 했다. [블랙번 로버스. 맹렬하게 공격을 시도하는데요.] 전광판 시계는 후반 33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스코어는 1 - 0 으로 리버풀이 앞서나가고 있었지만 경기의 흐름은 확연하게 눈에 보일 정도로 블랙번이 리버풀을 압도하고 있었다. [다우닝 태클! 그대로 공을 뺏어서 반대편 대각선쪽으로 길게 공을 내줍니다. 수아레즈가 받는데 바로 블랙번 선수들에게 둘러 쌓이는군요. 은존지 선수의 발에 맞고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는 공 리버풀의 공입니다.] [수아레즈 선수의 최대 장점은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인데 오늘따라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요. 아무래도 챔피언스 리그와 FA 컵 그리고 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는 강행군 속에서 피로가 쌓였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현준과 함께 투톱으로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했던 수아레즈였다. 캐롤이나 카윗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전에 보였던 날카로운 모습들이 지금은 전혀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다. 그나마 수비수들의 투혼섞인 수비와 함께 현준이 건재한 탓에 블랙번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블랙번 공격수들의 실수 또한 아직까지도 리버풀이 우위를 점하는 데 한 몫 했고 말이다. [그래도 리버풀이 강등권 팀인 블랙번을 상대로 이런 경기력을 보인다는 것은 그렇게 좋지 않은데요.] 바르셀로나전이나 그 전 리그경기를 생각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리버풀의 경기력이었다. 아무리 체력적인 면모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나 삐걱거린다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였다. 그나마 이렇게 리버풀이 버틸 수 있는 것은 현준이 미드필더 진영으로 내려간 탓에 블랙번 로버스와의 허리싸움에서 압승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측면을 통한 공격에는 취약하게 무너지고 있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결국 승리는 이우드 파크에서의 승리는 리버풀이 가져갔다. 현준의 선제골을 잘 지켜서 결국 승점 3점을 획득한 것이다. 블랙번 로버스 선수들은 아쉬움에 땅을 칠 수 밖에 없었다. 골은 리버풀이 넣었지만 경기의 흐름은 자신들이 주도했던 경기였다. 만약 조금만 운이 따라줬다면 동점골은 물론 역전골까지 터뜨렸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우드 파크에서의 경기를 마친 후 리버풀로 돌아가면서 버스에서 다들 피곤한 듯 쓰러지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리버풀의 스탭들이었다. 그나마 현준은 건재한 듯 눈을 감은 채 음악을 듣는 모습이었지만 다른 주축 선수들 특히나 미드필더들의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적기간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쓸 만한 미드필더를 영입해 경기에 투입하고 싶을 정도였다. 현재 리버풀의 미드필더는 핸더슨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스티븐 제라드와 레이바 루카스, 찰리 아담도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막시 로드리게스와 제이 스피어링이 그나마 남아있었지만 존조 셸비는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런 미드필더진의 부상 때문에 골머리를 썩은 리버풀의 스탭들은 아직 유망주이자 94 년생인 라힘 스털링을 1군 스쿼드에 올릴 수 밖에 없었다. "난감하군..." 게다가 경기 일정도 상당히 빡빡했다. 오늘 블랙번 로버스와의 원정경기를 치렀지만 바로 사흘 뒤인 14일 FA 컵 4강전인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가 있었다. 비록 경기는 중립구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기는 하지만 머지사이드 더비인 만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될 게 분명했다. 그나마 프리미어리그 28 라운드에서 현준의 해트트릭으로 인해 3 - 0 이라는 큰 점수 차로 에버튼을 대파했던 전적으로 위안을 삼고 있기는 했지만 계속된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달글리쉬 감독의 머리는 아파올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머지사이드 더비인 만큼 어떤 거친 경기가 펼쳐질지 몰랐다. 그리고 FA 컵 4강전이 끝난 직후 5 일 뒤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이 리버풀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대는 아스날.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1 - 0 으로 누르며 절정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는 아스날이었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이 끝나면 23일 웨스트 브롬과의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가 다시 리버풀을 기다리고 있었다. "후우..."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공격진의 누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문제 거리였다. 현준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활약을 펼쳐주는 공격수가 없었다. 수아레즈가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이 리그에서 47 골이나 터뜨리며 괴물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반해 수아레즈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10 골도 터뜨리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수아레즈도 나름대고 플레이를 잘해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가 10 골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달글리쉬 감독의 고민거리기도 했다. 그만큼 현준에게 견제가 심하게 쏠린다는 점 때문이었다. 앤디 캐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리버풀이 승승장구 하고 있는 탓에 겉으로 이야기가 안나올 뿐이지 62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으로 들여 영입한 것에 비해 제대로 된 활약을 펼쳐주지 못하고 있는 앤디 캐롤이었다. 카윗도 저번 시즌에 비교해 이번 시즌은 그다지 순도 높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이 계속해서 연승행진을 달리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현준때문이었다. 00240 리버풀, 험난한 일정 =========================================================================                            잉글랜드의 성지라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 영국 축구의 자존심이며 세계 축구의 성지라고까지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수 많은 인파들이 몰려 들고 있었다. 바로 FA 컵 4강전 리버풀과 에버튼의 머지사이드 더비가 이제 곧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안 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에버튼의 경기는 현준의 해트트릭으로 인해 리버풀이 3 - 0 완승을 거두었다. 거기에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40 골이라는 그야말로 대단한 업적까지 세우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리버풀이 에버튼을 쉽사리 이길 수 있을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FA 컵 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하며 주축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족현상이 눈에 두드러지는 리버풀과는 달리 에버튼은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선더랜드와의 경기에서 4 - 0 대승을 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곧 잉글랜드 FA 컵 4강 리버풀과 에버튼의 경기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경기 리버풀이 트레블을 차지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경기인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현재 FA 컵과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오른 데다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리버풀입니다. 남은 5경기에서 승점 1점만 올려도 자력 우승이 가능하니까요. 게다가 이제까지 리그에서 무패였다는 경기력을 떠올리면 미리 우승 샴페인을 터뜨려도 상관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 머지사이드 더비인 만큼 그렇게 쉬운 경기는 아닐텐데요?] [네. 우호적인 더비라고는 하지만 더비는 더비입니다. 그야말로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9 만 명의 관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리버풀과 에버튼의 팬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이제까지의 한을 풀어주려는 듯 이번 시즌 그야말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리버풀의 경기력에 반한 팬들이 먼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그 때문에 구단에서는 팬들용 원정경기 버스를 몇 대 추가편성해서 보낼 정도였다. 겨울이적시장에서 랜던 도노번을 임대해온 에버튼은 잭 로드웰과 베인스가 팀에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힐의 득점력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려움은 리버풀이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현준이 건재한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의 주축 특히나 미드필더진이 빠져있는 상황이었고, 그 탓에 달글리쉬 감독은 불가피하게 전술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현준은 미드필더로 내리면서 공격적인 4 - 4 - 2 전술대신 3 - 5 - 2 라는 4 - 4 - 2 보다 수비적인 전술로 변환한 것이었다. [주장인 김현준 선수와 필립 네빌 선수가 악수를 나누고 깃발을 교환하는 군요. 몇 번이나 보는 모습인데도 참 김현준 선수 대단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축구 실력은 물론 그라운드 매너까지 대단한 선수죠.] 몇 번이나 보는 광경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축구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명문이라는 리버풀의 주장이라는 사실에 화면에 잡히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리버풀과 에버튼의 FA 컵 4 강 경기가 시작되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달라 붙어! 공간을 내주지마!" 익숙하지 않은 3 - 5 - 2 진영으로 나선 탓이었을까? 초반부터 난항을 보이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나마 막시와 스피어링과 함께 현준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에버튼의 차지하려는 공간을 막아내고는 있었지만 벌써부터 이렇게 뛰어다니면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지쳐버릴지 몰랐다. 선발 출전한 셸비와 함께 벨라미가 측면을 막아주고는 있었지만 에버튼의 맹공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버튼이 계속해서 리버풀에게 맹공을 퍼붓는 것도 아니었다. 두터운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수비에 중점을 둔 탓에 역습 찬스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리버풀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에는 제라드가 없다고는 하지만 제라드 만큼이나 빠른 판단으로 졀묘한 패스를 찔러주는 주장 현준이 있었다. "내려와!!!" 네빌이 앞으로 나간 자신의 동료들을 향해 외쳤다. 그 탓에 공격에 나섰던 에버튼의 선수들이 황급히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로이스텐 드렌테가 스피어링에게 공을 뺏기면서 리버풀에게 역습찬스를 내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스피어링이 길게 왼쪽 공간을 향해 공을 내질렀고, 그 곳에는 베티랑 윙어인 크레이그 벨라미가 있었다. 사실 이번 시즌 들어 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벨라미지만 그래도 리버풀의 스피더라는 별명답게 단숨에 에버튼의 측면을 파고들어가는 벨라미였다. 비록 리버풀에서는 로테이션에 머물고 있기는 하지만 한 때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32 경기 10 골 8 어시스트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벨라미였다. 그런 벨라미의 빠른 스피드에 필립 네빌이 따라붙지 못하자 헤이팅아가 황급히 커버 플레이에 들어갔고, 헤이팅아가 접근하는 그 순간 벨라미의 반 박자 빠른 크로스가 에버튼의 패널티 에어리어를 향해 날아갔다. [벨라미 크로스!! 캐롤!!! 아!] 깔끔한 크로스였지만 캐롤이 끊어먹기도 전에 이미 나와서 펀칭으로 공을 쳐내는 팀 하워드 골키퍼였다. 그리고 펀칭된 공을 에버튼의 미드필더가 잡으면서 다시금 에버튼의 공격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캐롤 선수를 노린 벨리마의 선수의 크로스 상당히 위협적이었는데요. 사실 캐롤 선수의 피지컬과 신체능력을 이용한 제공권은 에버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곤욕적이겠어요.] [네. 하지만 캐롤 선수의 득점력이 이번 시즌 굉장히 떨어진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인데요. 사실 방금 전 크로스도 캐롤 선수가 조금 더 빨리 움직였다면 골로 연결시킬 수도 있었던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죠.] 작년 시즌 득점랭킹 3위에 올랐던 앤디 캐롤이지만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극심한 득점력 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아레즈, 캐롤의 투톱은 다른 팀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위협적인 공격진이었다. [경기 시작한지 30여분이 흐르고 있는데 아직 제대로 된 유효슈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양팀이예요. 사실 에버튼이 계속해서 슈팅을 때리고 있기는 하지만 리버풀의 강력한 수비에 계속해서 막히고 있는데요.] 5 명이나 되는 미드필더들이 수비를 돕고 있었기에 제대로 공간을 파고 들지 못하는 에버튼 선수들이었다. 순간적인 재치섞인 패스를 에버튼의 미드필더들이 찔러주기는 했지만 안타깝게도 에버튼에는 그것을 마무리 해줄 수 있는 공격수가 없었다. 상황은 리버풀도 마찬가지였다. 현준의 번뜩이는 스루패스나 크로스는 수아레즈가 놓쳐서, 혹은 캐롤의 머리에 맞았는데 불구하고 계속해서 골문을 벗어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비전인 만큼 빠르게 선제골을 넣기 위해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결국 전반전은 0 - 0 양팀 다 아무런 소득없이 경기를 마쳐야만 했고, 잠시 후 후반전 시작을 위해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이제 곧 리버풀과 에버튼의 FA 컵 4강전 후반전이 시작되겠습니다. 선수들의 교체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리버풀은 다우닝 선수가 빠지고 라힘 스털링 선수가 출전했는데요.] [라힘 스털링 선수. 94년생이라는 굉장히 젊은 나이지만 유스에서 꽤나 대단한 활약을 보였고, 이번 시즌 리그경기에서도 데뷔전을 치른 선수인데 FA 컵 4강이라는 큰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우닝이 나가고 윙 쪽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스털링의 투입으로 인해 4 - 3 - 3 으로 전환한 리버풀이었다. 미드필더진에서 공을 뿌려주던 현준이 앞으로 나선 것이다. 전반전에 있었던 좋은 찬스들을 수아레즈와 캐롤이 날려먹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린 것이다. 게다가 오늘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몇 번이나 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다우닝의 플레이도 한 몫했다. "후우...후우..." 나이대에 비해 굉장히 현란한 드리블, 테크닉은 물론 굉장히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스털링이기는 하지만 그래봤자 고작 18 세의 선수에 불과했다. 리저브리그에서는 날아다녔던 그였지만 리저브와 1군이 경기가 같을 리가 없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긴장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두리번 거리는 스털링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와아아아!!!! "후우...후우...딸꾹." 웸블리 스타디움에 위치한 9 만명이나 되는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Kop 의 응원가 YNWA를 열창하는 광경에 위압적인 모습에 스털링은 온 몸이 바짝 굳을 수 밖에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고는 하지만 9만명이나 되는 스털링의 기를 죽이기에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떤 플레이를 펼쳐야 할지 라커룸에서 감독이 어떻게 말했는지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은 채 머리가 하얗게 변한 스털링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어깨에 누군가가 손을 얹자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지르는 스털링이었다. "침착해. 관중들은 우리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관중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너의 플레이를 보기 원해서 온 것이야. 긴장할 필요 없어. 단지 넌 훈련 때 하던 모습을 보여주면 돼." "......네...네!" 현 리버풀의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설적인 기록을 써내려가는 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스털링이었다. 현재 리버풀에 있는 유소년 선수들이라면 전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득점력이면 득점력, 전술 이해능력은 물론 뛰어난 신체능력과 몸싸움등 축구 선수로써는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스털링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지 두 시즌만에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런 대단한 선수와 함께 경기를 펼친다는 것은 길이 남은 영광이었다. 자신의 크로스로 현준이 골을 넣는다면 대단히 기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스털링의 생각을 읽은 것일까?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려던 현준이 스털링의 등을 탁 치고는 검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딱 하나다. 제대로 된 크로스 하나만 보내. 그러면 골로 연결시켜 줄테니까." 현준의 말에 스털링은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다. 에버튼이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준이라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스털링의 생각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현준은 어느 상황에서든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영웅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에버튼 피에나르. 몰고 들어갑니다! 리버풀 위기예요!!!] 후반전이 시작되고 나서 자주 쓰던 포메이션으로 돌아간 리버풀이지만 에버튼의 미드필더 스티븐 피에나르에게 계속해서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연이은 경기를 치른 탓에 선수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레이나의 선방과 함께 스크르텔과 아게르가 몸을 도외시한 수비로 에버튼의 공격을 잘 막아내주고 있었다. 거기엔 플라나간도 한 몫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주축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수비진의 한 자리를 꿰찬 플라나간은 점점 시합을 경험할수록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에버튼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했다. 공격을 행하면서도 위로 올라온 현준이 위협적인 선수라는 것은 잘 아는만큼 철저하게 현준을 마크하는 에버튼의 수비수들이었다. [이제 후반전 27분이 흘러가고 있는데요. 김현준 선수 오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요. 에버튼 수비수들이 김현준 선수를 굉장히 의식하며 플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발만 갔다대면 골을 터뜨리는 선수인 만큼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기도 전에 걷어낼 수 밖에 없는 에버튼의 선수들이지요.] [말씀드리는 순간 캐러거 선수가 공을 빼내는 군요.] "역습이다!!!" 에버튼의 선수 하나가 측면을 파고드는 모습에 캐러거가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몸싸움을 벌이며 공을 빼냈다. 그리고 공을 빼내자마자 짧게 앞으로 공을 보내는 캐러거였다. 그리고 공을 받은 스피어링이 잠시 멈칫하더니 길게 공을 보냈고, 측면에서 빠르게 달려가고 있던 스털링이 공을 받고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달려!! 달려! 만으로 18 살 밖에 안 되는 소년이 FA 컵 4강전이라는 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 드리블을 하는 모습이 감탄스러운 듯 환호성을 지르는 관중들이었다. 그런 관중들의 광적인 환호성에 몸이 움찔할 법도 했지만 거침없이 에버튼의 측면을 돌파하는 스털링이었다. '하나만 제대로 올리면 돼.' 후반전이 시작되기 직전 그라운드에서 말했던 현준의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에버튼의 수비수가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접근하는 모습을 확인하며 강하게 크로스를 올리는 스털링이었다. "아...!" 하지만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발에 맞는 순간 크로스를 잘못 올렸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떨어지는 절묘한 크로스가 아닌 그냥 골키퍼에게로 향하는 슈팅이나 다름없는 크로스였다. 그런 스털링의 크로스를 본 에버튼의 수비수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달리던 속도를 줄이며 발걸음을 멈췄다. 자신들의 골키퍼인 팀 하워드가 가볍게 처리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에버튼 수비수들의 큰 실책이었다. '제대로 올려 달라고 했더니만. 조금 길잖아...자식...' 팍...! 스털링의 크로스를 올리려는 그 순간 스터드로 잔디를 강하게 밟고는 다리 근육을 팽팽하게 부풀리며 달리기 시작하는 현준이었다. 현준의 스피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수위에 손꼽힐 정도로 굉장히 빨랐다. 더군다나 순수한 마기를 이용하면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대단한 스피드를 낼 수 있었다. [라임 스털링 크로스! 아...너무 긴데요! 어?!] [김현준 갑니다! 달려요!] [김현준 선수 무리 아닌가요?! 어?! 빨라요! 김현준! 팀 하워드 골키퍼 나와야 해요!] "막아!!!" 순식간에 현준이 자신들을 지나치며 골문을 향해 달리는 모습에 에버튼 수비수들도 황급히 현준을 향해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 달리기 시작한 수비수들이 이미 가속도가 붙은 현준을 따라잡기는 무리였다. '조금 짧다...!' 순수한 마기를 조금씩 사용해 사람들이 모르게끔 순간순간 가속을 내며 엄청난 스피드를 내며 달려가고 있었지만 순수한 마기가 예측한 공이 떨어지는 방향까지에는 아직까지도 거리가 조금 있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팀 하워드 골키퍼 역시 앞으로 달려 나오고 있었다. 만약 이렇게 되면 자신이 공을 건드리기도 전에 팀 하워드 골키퍼가 먼저 공을 펀칭해낼지도 몰랐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마음이 다급해지는 현준이었다. 어떻게든 이 찬스에서 골을 넣고 한 점 달아나야만 했다. 비록 수비수들의 활약으로 인해 아직까지 0 - 0 무승부를 펼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무승부가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경기가 시작하기 전 스털링에게 좋은 크로스를 부탁했었던 자신이었다. 현 리버풀의 주장으로 현준은 리버풀의 유스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들의 영웅 혹은 롤 모델의 선수. 그리고 현준은 그런 어린선수들의 기대를 깨버리고 싶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소제목을 수정했습니다. 리버풀 우승에 앞서서...FA 컵과 챔피언스리그가 주구장창 있더군요. 뒤 늦게 생각하고는 소제목 수정... 무패 트레블. 사실 이런 대단한 기록을 세운 팀은 아무도 없지요. 심지어 무패 더블조차도 존지하지 않고 무패라는 기록도 몇 안되는 팀이 세운 것이니... 아 그런의미로...현준같은 선수 2명만 대한민국에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진짜 축구 볼 맛 날텐데... 연참을 하려고 했는데 친구가 생일이라고 부르는군요. 가능하면 늦게와서라도 글 올릴 수 있으면 올리도록 해볼게요. 그럼 즐감하시길. 00241 리버풀, 험난한 일정 =========================================================================                            "후우...웁...!" 쿡! 오른발이 강하게 잔디를 밟는 순간 현준의 몸이 순식간이 쏘아져 나갔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최고속도에서 또 한번의 가속을 낸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현준의 몸이 그대로 미사일처럼 붕 뜨기 시작했다. [김현준 헤디잉!!!] 헤딩은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했다. 공이 어느 부분에 떨어지는 그 순간 머리로 맞춰서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향하게 해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천부적인 신체조건을 비롯해 타이밍 시점을 순수한 마기로 예측할 수 있는 현준에게 헤딩은 굉장히 쉬운 일이나 다름없었다. "큿...!" 현준이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팀 하워드 역시 쓰러지듯 앞으로 몸을 던졌다. 충분히 자신이 공을 걷어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준이라는 이름의 저 녀석은 이제까지 전, 후반을 뛴 주제에 어디서 체력이 나오는지 순식간에 공까지 접근해 다이빙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었다. '아...빌어먹을!' 그리고 자신의 손끝이 공에 닿기도 전에 현준의 머리가 먼저 공에 닿았고,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귀를 스치고 지나가는 축구공을 느낌에 하워드 골키퍼는 그대로 머리를 돌리려고 했다. 자신의 뒤에는 골대가 있었다. 하지만 골을 확인하기도 전에 쿠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과 부딪치며 고통을 호소해야만 하워드 골키퍼였다. 현준과 하워드 골키퍼가 부딪치는 모습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가슴이 덜컥 주저앉았다. "빌어먹을...!" 만약 저 상황에서 현준이 부상을 당한다면? 이번 시즌 리버풀의 꿈은 물 건너가는거나 다름없었다. 비록 리그 우승을 거의 확정지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리버풀이었다. 구단에서도 그리고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제까지 쌓이고 쌓였던 한을 트레블이라는 위업으로 풀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준이 부상을 당하면 트레블은 물 건너가는 거나 다름없었다. 리버풀의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준이다. 그저 선수 하나가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제라드가 없는 지금 구심점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현준이었다. 하지만 곧 가슴을 쓸어내리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다행히도 현준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크으윽..." "아윽..." 하워드 골키퍼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픈 것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심하게 부딪친 만큼 악마의 신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하워드 골키퍼만큼은 아닌 듯 싶었다. 자신은 그래도 충격을 신체가 대부분은 흡수해 줬으니 말이다. "공은...?!" 손바닥으로 땅을 짚으며 일어나고서 골문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현준이었다. 하워드 골키퍼도 마찬가지였다. 충격에 머리가 띠잉 울릴 정도였으나 자신에게도 공이 어디로 가 있는지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골문안에 들어가 있는 공을 보며 심판이 골을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와아아아아!!!! 0 - 0 의 지루한 승부에서 먼저 선취점을 올리는 리버풀이었다. 그것도 엄청난 다이빙 헤딩슛. 그 누가 저 거리에서 저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킬 생각을 했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영웅은 골로 연결시켰다. 그런 영웅의 활약에 함성을 보내는 것은 팬들의 역할. 웸블리 스타디움이 떠나갈 정도로 함성을 지르는 콥들이었다. 신이 난 것은 중계진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한국 중계진들은 입이 귓가에 걸린 채 신나게 중계를 하고 있었다.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천재였다. 누구나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그대로 다이빙 헤딩으로 골을 연결시켰으니 말이다. 골키퍼와 부딪치기는 했지만 골키퍼 차징은 아니었다. 이미 골키퍼 에어리어 구역에서 팀 하워드 골키퍼가 나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버튼의 선수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만큼 그 누구도 항의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현준의 움직임을 놓친 것에 대한 실수를 마음속으로 자책하고 있을 뿐이었다. "대...대단합니다! 캡틴!" 스털링이 재빠르게 현준에게 다가와 현준을 끌어 안았다. FA 컵 4강전이라는 큰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린 스털링이었다. 자신이 이런 큰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는 사실에 기쁠 법도 했지만 스털링도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이 아니었으면 자신의 크로스는 단순히 골키퍼에게 향하거나 골라인을 벗어나는 크로스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런 크로스를 골로 연결시켜준 사람이 바로 현준이었다. "아아..." 지끈거리는 지 머리를 살살 흔들면서 5살이나 차이가 나는 스털링의 머리를 툭툭 두드려 주는 현준이었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이는 현준이었다. "다음번에는 조금 가깝게 올려달라고. 먼 거리를 뛰려니까 힘들어서 말이야." "네...네!" 장난스럽게 말하는 현준의 모습에 스털링은 하얀 이를 드러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후반 28분 현준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1 - 0 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하는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의 선취골로 인해 분위기가 더욱 달아오른 웸블리 스타디움이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 위치한 콥들은 이미 자신들이 승리한 듯 함성을 지르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사실 바르셀로나의 원정경기에서 3 - 2 로 패배했을 뿐 이제까지 패배를 기록한 적이 없는 리버풀이었다. 더군다나 잉글랜드 팀들을 상대로는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또한 무패를 달리고 있었지만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리버풀이었다. 골득실 차이가 달랐고 무승부의 숫자가 달랐다. 14 경기나 무승부를 기록한 유벤투스에 비교해 리버풀은 3 무만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a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현준을 찬양하는 현준만의 응원가가 웸블리 스타디움이 울려 퍼졌다. 리버풀의 경기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꼬박꼬박 들리는 응원가였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속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리버풀이었다. 남은 시간은 20 여분 정도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았으니 이렇게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리버풀의 꿈은 채 5분도 가지 못했다. 리버풀에 현준이 있다면 에버튼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에이스이자 에버튼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피에나르가 있었다. 파앙!! [스티븐 피에나르 절묘하게 넣어줬어요!] 리버풀의 코너플랫 언저리에서 리버풀의 두 선수를 상대하면서도 공을 빼앗기지 않은 피에나르가 리버풀의 패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공을 찔러주었다. 절묘한 개인기와 균형감각으로 리버풀의 두 선수사이에서 패스를 성공시키는 피에나르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는 팬들이었다. 그 공을 받은 에버튼의 마가에 구예가 자신쪽으로 수비수를 끌어들인 후에 수비수들 사이로 패스를 연결시켰다. [아! 리버풀 위험해요!] "빌어먹을...!" 워낙 패널티 에어리에 가까이 까지 접근한 마가에 구예였기에 순간적으로 그에게 시선을 빼앗긴 레이나 골키퍼였다. FA 컵 4강이 있기전 에버튼과 선더랜드의 경기에서 1골 2 어시스트를 올린 만큼 감각이 올라와 있었기에 그의 발을 주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에버튼이 생각했던 최후의 카드는 마가에 구예가 아니었다. 바로 스트라콸루시였다. 아르헨티나 프리메라 디비시온에서 19경기 11골로 득점선두를 기록 아르헨티나 축구팀인 티그레에서 에버튼으로 임대되어 온 스트라콸루시는 완벽한 득점찬스를 자신에게로 향한 완벽한 득점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잇...!" 레이나가 몸을 날리고 캐러거가 태클로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논스톱으로 가볍게 툭 밀어 넣으며 유니폼을 입에 물고 양 손을 치켜올리는 스트라콸루시였다. 와아아아아!!!! 후반전 32분에 터진 스트라콸루시의 골. 현준의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골로 인해 풀이 죽어 있던 에버튼의 서포터즈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까 전에는 리버풀의 YNWA 울려 퍼졌다면 지금은 에버튼의 응원가 Forever Everton 이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렇게 1 - 1 동점골과 함께 주도권을 가져온 에버튼은 프리미어리그 무패, 이번 시즌 극강의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리버풀이라는 대어를 잡기 위해 맹렬하게 공격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또 한번의 위기가 리버풀에게 몰아닥쳤다. 리버풀의 역습상황에서 레이나가 공을 던지려는 것을 스트라콸루시가 다리를 뻗으며 방해했고, 그런 행동에 화가 난 레이나가 스트라콸루시를 머리로 들이받아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심판이 레이나에게 레드 카드를 주며 퇴장 명령을 내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레이나 선수 퇴장이예요! 리버풀 이렇게 되면 좀 더 힘들어 지겠는데요?] 바르셀로나 전 캐러거의 퇴장으로 굉장히 경기를 힘들게 풀어갔었던 상황이 불과 며칠 전이었다. 그런 챔피언스 만큼은 아니지만 FA 컵 또한 리버풀에게 있어선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결국 레이나의 퇴장으로 셸비를 빼고 알렉산더 도니 골키퍼를 집어넣을 수 밖에 없는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후반전이 마무리되었고 연장전에 들어가는 양 팀이었다. [이제 곧 연장전에 들어가는 양 팀입니다. 리버풀이 김현준 선수의 골로 앞서 나갔지만 곧바로 스르타콸루시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며 에버튼이 연장전으로까지 승부를 가져가는군요.] FA 컵 경기는 단판 승부를 벌인다. 홈, 어웨이 선택은 추첨에 의해 결정되고 말이다. 챔피언스 리그하고는 달리 홈, 어웨이 제도를 택하지 않은 이유는 일정이 너무 빡빡해지 때문이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에 속하는 모든 팀들이 참가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굉장히 오래 걸리고,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강팀은 유럽 대회일정도 있기 때문이었다. 대신 1차전에서 비기면 연장전으로 가지 않고 재경기를 치루는 것으로 형펑성을 맞췄다. 하지만 FA 컵 8강까지는 재경기를 치뤘지만 4강전부터는 중립지역인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판승부를 치러야 했다. "막아! 좀 더 빨리 움직여!" 연장전에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주도권은 에버튼이 잡고 있었지만 현준이 미드필더로 내려오며 수비를 돕기 시작하면서 효율적으로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는 에버튼이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으며 바삐 움직이면서 공격의 맥을 끊어놓는데다가 순간적인 반사신경으로 패스를 저지하며 역습찬스를 만들어내는 현준의 플레이에 호되게 당한 에버튼이었다. [수아레즈 슛!!! 아아!!! 빗나갑니다! 수아레즈!] [좀 더 침착했어야 했어요! 공격수라면 마무리 해줬어야죠!] 또 한번 현준의 스루패스가 에버튼의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공을 받은 수아레즈가 팀 하워드 골키퍼보다 먼저 반박자 빠르게 슛을 날렸다. 하지만 수아레즈의 발에 맞은 공은 그대로 골대를 살짝 스치고 지나갔고, 곧 안타까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만약 자신의 슈팅이 좀 더 정확했더라면 다시 리버풀이 한골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였던 만큼 수아레즈 또한 아쉬운 듯 힐끔힐끔 에버튼의 골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연장 전, 후반동안 리버풀과 에버튼은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경기가 종료되고야 말았고, 곧 승부차기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웃은 팀은 리버풀이었다. 레이나 골키퍼가 퇴장당하면서 교체되어 들어온 알렉산더 도니. 브라질 출신으로 AS 로마에서 뛰다가 레이나의 백업으로 리버풀에 이적해온 골키퍼였다. 기복이 있는 플레이가 문제였지만 194cm 라는 큰 키와 더불어 감각적인 선방이 장점인 도니는 2번 째 에버튼의 키커인 피에나르의 슈팅을 선방해 내었고, 마지막 패널티 키커로 나섰던 현준이 너무나도 쉽게 팀 하워드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을 가르며 골을 성공시켰고 결국 1 - 1(PK 5 - 3)으로 승리를 거두며 리버풀은 계속해서 트레블의 꿈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리버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에버튼을 누르고 FA 컵 결승에 오른다. [EPNM = 김민철 기자] 리버풀이 김현준의 골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리쉬 FA 컵 4강전에서 에버튼과 1 - 1 무승부를 거두며 승부차기까지는 접전 끝에 5 - 3 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의 확정지은 리버풀은 계속된 컵대회의 여파였을까? 선수들의 체력적인 저하가 눈에 띌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도 미드필더로 출전한 현준이 미드필더진에서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에버튼의 공격을 끊어내며 활약을 보였지만 에버튼이 운이 따랐다면 금새 골을 넣을 수 있었을 정도였다. 그렇게 전반전을 무승부로 마친 리버풀은 뒤늦게서야 칼을 꺼내들었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현재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현준은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게 후반 28 분 다이빙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에버튼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5분 뒤 스트라콸루시가 마가에 구예의 감각적인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 후 레이나 골키퍼가 퇴장당하며 숫적 열세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리버풀이었지만 그렇게 경기는 1 - 1 무승부로 전, 후반을 보냈고 결국 연장전에 돌입한 양팀이었다. 연장전에서도 두 팀의 공방전은 계속되었다. 1 명이 적은 상황에서 수비에 집중하며 역습찬스를 노리는 리버풀은 연장 후반 4분 수아레즈가 김현준의 스루패스를 받고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지만 아쉽게도 수아레즈의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에버튼도 몇 번이나 아까운 찬스를 날렸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후반 11분 피에나르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리버풀의 선수 2명을 앞에 두고 때린 강력한 슈팅이 골포스트를 받고 튕겨 나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이었고, 결국 양 팀은 11m 룰렛이라는 승부차기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에버튼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던 피에나르의 슈팅을 리버풀의 골키퍼인 알렉산더 도니가 선방해내며 좋은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피에나르가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것에 반해 리버풀은 모든 키커들이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고 마지막으로 나선 키커인 김현준이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치열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2006년 기적 같은 FA 컵 우승 이후 FA 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리버풀은 16일 월요일에 벌어지는 토트넘과 첼시의 승자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FA 컵 우승컵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 작품 후기 ============================ 다들 투표는 하셨나요? 오늘 투표에서 문제가 엄청나게 터지는군요. 뭘 깨끗한 선거를 보지를 못하는 거 같아... 2006 년 리버풀의 FA 컵 우승. 웨스트햄과 리버풀의 경기였는데 그때 제라드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죠. 평점 10점을 받았으까요. 이스탄불의 기적만큼이나 명경기였던 FA 컵 우승... 참 그때 리버풀은 좋았는데... 지금은 울고 싶네. 전편 선수들의 맞지않은 이름들은 전부 수정했어요. 수정하고 쓰고 하다보니까 제가 헷갈려서 놓쳤나보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42 리버풀, 험난한 일정 =========================================================================                            [아! 리버풀 압박 좋아요! 다시 한번 리버풀 공격인데요!] [현준이예요! 김현준!! 찍어찹니다! 골! 골이예요!] 와아아아아!!! 아스널과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경기는 홈 팀의 이점을 안은 리버풀이 현준의 로빙슛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우세하게 경기를 끌어나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스체에스니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감각적인 로빙슛으로 골을 성공시킵니다.] [정말 멋진 골이예요. 대단한 선수예요. 정말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20 호골 성공시키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전반 17분에 나온 현준의 선제골로 안필드의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저번 시즌 깜짝 득점왕을 차지하며 이름값을 높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월드클래스급 선수라고 하기에는 아직 그 명성이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현준이었다. 그 때문에 득점왕인데도 불구하고 가레스 베일에게 밀려 PFA 올해의 선수상도 받지 못했던 그였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풀려는 것일까? 이번 시즌 현준은 그야말로 다른 선수들은 엄두도 못내는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리버풀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며 리버풀을 이끌어 가는 선수. 바로 현준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아쉽게도 박주영 선수는 엔트리에 들지 못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는데요. 그래도 김현준 선수 이렇게 멋진 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팬들을 기쁘게 해주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정말 득점감각이 물이 오르다 못해 하늘을 찌르고 있어요. 챔피언스리그 20 골. 정말 축구사에서 그 어떤 선수가 이런 기록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요?] 리버풀과 아스널의 경기를 중계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현준의 칭찬을 늘어놓는 중계진들이었다. 이런 중계는 잉글랜드를 비롯한 타국에서도 똑같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의 활약은 그야말로 축구의 신이 강림한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일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안 필드에서 열린 챔피언스 리그 1차전에서 리버풀은 아스널의 반 페르시와 베나윤 그리고 아르테다의 중거리 슛으로 내리 3골을 내주며 결국 3 - 2 패배를 겪고야 말았다. 후반 종료 직전 현준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한 점 따라 잡았지만 경기를 무승부로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에서 퇴장으로 인해 아스널과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 캐러거를 비롯해 스피어링까지 징계로 인해 나서지 못한 게 상당히 크게 다가온 리버풀이었다. 홈에서의 첫 패배. 당연히 난리가 난 서포터즈들이었다. 작년 시즌이었다면 챔피언스 리그 4강까지 올라간 것을 비롯해 FA 컵 결승 그리고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대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콥들이었다. 이번 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사실 리버풀은 작년 시즌 엄청난 부진을 보이다가 가까스로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얻어냈으니 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자신들에게 있어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현준이 있었다. 매 경기 골을 넣어주는 데다가 공, 수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활동량으로 팀에 도움이 되어주고 있는 현준이었다. '리버풀이 과연 이번 시즌 유럽의 최강을 논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콥들에게 불을 지핀 것은 잉글랜드에서 유명한 스포츠 칼럼니스트 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순항,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4강에까지 오른데다가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결국 FA 컵 결승전에 오른 리버풀의 활약은 정말로 대단했다. 하지만 만약 현준을 빼고 본다면 리버풀은 어떤 결과를 보여주었을까? 현준과 함께 투 톱을 이루고 있다고는 하지만 타 팀의 공격수 들과 비교해 공격 포인트가 그리 높지 않은 수아레즈. 620 억의 전봇대로 이번 시즌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던 앤디 캐롤.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제라드등. 현준이 없었더라면? 작년보다도 못한 결과를 보았을 거라는 게 바로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사에 당연히 열광적으로 반응을 하는 콥들이었다. "다녀왔어." "고생하셨어요. 주인님." "하아..." 집에 오자마자 풀썩 쇼파에 눕는 현준이었다. 현재 리버풀의 분위기는 상당히 뒤숭숭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의 확정짓고 비록 연장전 승부에 패널티킥까지 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FA 컵 결승전에도 진출했다.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에서 아스널에게 일격을 맞기는 했지만 아직 2차전이 남아있었다. 만약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제외한 선수들의 활약에 의구심을 나타내더니만 결국 현준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항의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그 때문에 구단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계속된 콥들의 원성 높은 목소리가 쉴새 없이 구단에게 들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무려 1억 파운드나 투자한 리버풀이다. 토레스를 내주며 현준을 비롯해 수아레즈, 다우닝, 찰리 아담, 핸더슨등을 영입하는데 엄청난 돈을 쓴 것이다. 그 중 현준이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한 보석을 건졌고, 핸더슨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만을 봤을 뿐 나머지는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현준의 빛이 워낙 컸기에 이제까지 묻히고 있었지만 그런 현준의 활약속에서도 리버풀이 부진한 모습과 패배를 기록하자 그런 사실들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압박은 당연스럽게도 달글리쉬 감독에게로 돌아가고 있었다. "피곤하네." "다음 경기는 언제인가요?" "22일.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있고. 26일에 챔피언스 리그 2차전." 현준의 대답에 레리엘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안 필드에서 챔피언스 리그 1차전을 치른지 사흘밖에 되지 않았는데 바로 3일뒤에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게다가 나흘 뒤에는 또 다시 챔피언스 리그 2차전이 열렸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이나 다름없었다. "후우...나야 그렇다고는 하지만..." 악마의 신체 때문일까? 자신은 살인적인 일정속에서도 컨디션을 유지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었다. 부상에 신음하는 선수들 덕분에 로테이션을 돌릴 수도 없는 만큼 주축 선수들은 계속해서 경기에 나가야만 했다. 그 때문에 고민이 많은 리버풀의 스태프들이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도 또 다시 다른 선수가 부상을 당한다면? 황급히 규정을 이용해 누군가를 영입해와야 할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다시 모레 경기를 치러야 하는 건가요?" "아아..." 레리엘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보이는 만큼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내린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1 점만 얻으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였다. 그에 반해 챔피언스 리그는 무조건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그것도 두 골차 승리를 거둬야만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달글리쉬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달린 웨스트브로미치와의 홈 경기에서 주축선수들을 대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유스에서 선수들을 1군으로 끌어올려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에 내보내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그래도 나는 출전할 수 있는데 말이지. 무패우승도 걸려있고 말이야." 그리고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결정에 반발한 현준이었다. 자신은 체력적으로 아무런 이상도 없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승점 1점만 얻으면 우승할 수 있는 만큼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에서 어떻게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싶었다.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와 아스널에게 패배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은 현준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그런 반발에 달글리쉬 감독은 완곡하게 거부를 했다.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보다는 트레블을 더욱더 바라는 구단 때문이었다. 리버풀의 전설적인 감독인 빌 샹클리 조차도 이룩하지 못했던 트레블이다. 게다가 무패 우승을 기록한 것은 아스널에 반해 트레블을 이룩한 팀이라는 타이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일하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이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레블을 이룩한 것에 대해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는 리버풀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라이벌 관계는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든지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신이 정해주는 타이틀이라는 말 만큼 트레블을 이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번 시즌이 아니면 또 언제 트레블의 기회가 올지 몰랐다. 그렇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구단과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무패우승이라는 타이틀을 포기하고서라도 말이었다. "덕분에 쉴 수는 있지만...역시 힘들겠지." 웨스트 브로미치의 승점은 39점. 프리미어리그 14위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내심 1군으로 올라온 유스와 후보선수들이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무승부라도 거둬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0 라운드에서 리버풀은 자신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4 - 2 라는 승리를 거둔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다지 가능성이 없어보였다. 아무리 중하위권에 있는 팀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만큼 호락호락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팀은 아니었으니 말이었다. "어차피 뭐...무패 우승이 이번시즌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내년 시즌도 그리고 내후년시즌에도 무패 우승은 가능할 터였다. 순수한 마기가 있는 이상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는 일은 없을 테니 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 현준은 늘어지게 하품을 한 번 하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레리엘을 향해 입을 열었다. "리리스님은?" "게임중이세요. 지금 상당히 바쁘세요." "레이드라도 하나보지?" 리리스가 바쁜 일이라고 하면 보나마나 뻔했다. 게임 혹은 아이스크림 먹기 혹은 자신과의 섹스. 이렇게 3가지 밖에 답이 안나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예상은 당연하게도 맞아떨어졌다. "게임중이세요." "지겹지도 않은가..."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리리스를 보면 확실히 폐인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말을 하며 몸을 일으킨 현준은 리리스가 있는 컴퓨터 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처음 리버풀에 집을 구할 때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거실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탈리사와 레리엘이라는 식구가 하나 둘씩 생기면서 결국 그녀들을 부려먹기 위해 침대가 없는 방을 컴퓨터실로 개조해버린 리리스였다. "다래 사라졌어요. 센 조심." "샤 노포. 갈리 노포." 바쁘게 손을 놀리면서 쉴새없이 중얼거리는 두 여인이었고, 뒤에서 현준은 그런 리리스와 탈리사의 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리리스와 탈리사가 하는 게임은 현준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 카오스 온라인 이라는 게임이었다. 10명이서 5 VS 5 로 수십가지의 영웅 캐릭터중 하나를 골라 호흡을 맞춰가며 상대방을 압박해서 돈을 벌고 아이템을 사며 결국 최종적으로 상대방의 중요 건물을 다 부시면 이기는 게임이었다. 현준도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심심할 때마다 가끔씩 하는 게임이었다. "궁온. 타워 밀고 중보에서 킬게요." "샤 다이. 갈리 포. 19분까지 노포." 프로게이머라도 되는 것일까? 열심히 떠들던 두 여인은 결국 화면에 VICTORY 이라는 글자가 뜨고 나서야 미소를 짓고는 헤드셋을 내려놓았다. "어? 언제 왔어?" "방금요. 프로게이머예요? 엄청 잘하던데요?" "이정도 쯤이야. 금방이지. 게다가 능력을 조금 이용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지. 상대팀이 어디에 있는지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귀환 포탈을 탈 수 있는지 못 타는지 알 수 있으니까." "......사기꾼이네요." "엄연히 내 능력이라고나 할까?" 현준의 말에 씨익 미소를 지어보이는 리리스였다. 그런 리리스의 미소를 본 현준은 슬쩍 시선을 돌렸다. 매번 보기는 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리리스인 만큼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것을 멈출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나저나 졌더라?" "챔피언스 리그요?" 현준의 말에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리리스였다. 그런 리리스의 반응에 현준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축구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리버풀이 지는 것만큼은 참지 못하는 그녀였다. 그 이유는 바로 하나였다. 리버풀이라는 팀에 현준이 뛰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권속이자 악마인 현준이 다른 누군가에게 패배했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모욕이자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주...주축선수들이 줄 부상을 입었으니까요. 캐러거 선수하고 스피어링 선수도 징계로 인해 결장했고요." "네 녀석은?" "......" 리리스의 말에 입을 열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두 골이나 터뜨리며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20, 21 호 골을 기록하며 연이어 기록을 갱신하기는 했지만 결국 팀은 3 - 2 패배하고야 말았다. 결국 빛바랜 기록 갱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순수한 마기로 압박을 하는데 축구라는 게 혼자서 하는 경기는 아니니까요. 인간의 기준으로 행동하면서 승리를 거둬야 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알고 있어. 그리고 요즘 무리한다는 것도. 꽤 힘들텐데 말이야." "아직까지는 버틸만해요." 악마의 신체를 가지고 있고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순수한 마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혹은 무승부를 거두기 위해서 매 경기 순수한 마기를 엄청나게 사용하고 있었고, 그것이 조금씩 신체에 무리를 주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얘기했던 대로 2편 올렸습니다. 사실 자려고 했는데 잠시 카오스 온라인 한다는게 계속 지다보니 빡쳐서 글을 쓰게 되는군요. 리리스처럼 아리따운 목소리로 오더 내려주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게임도 잘하면 금상첨화...뭐. 이건 꿈이고. 제 여자친구가 카온을 한다면 보너스가 될테니. 이거 쓰다보니 6시 반정도 됐네요. 오늘 하루 정말 피곤할 듯...환장하겠네요. 그럼 즐감하시길! 좋은 하루 보내세요. P.S 추천도 좋고 쿠폰도 좋고 다 좋은데 코멘좀 달아주시길. 오타수정 댓글은 대부분 보고 고치고 있어요. 근데 몇 페이지 무슨 댓글인지 적어주세요. 그냥 어디가 잘못되었다고 하면 그거 찾느라 한참 헤매요. 선거는..........뭐라고 말해야하는거지!? 왜 이런 결과가...난 투표를 했는데...하기사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에라 모르겠다. 멘붕상황. 선거 결과만 말하자면...운수좋은 날이 생각나네요. 왜 줘도 먹지를 못하니? ㅠ.ㅠ 00243 리버풀, 험난한 일정 =========================================================================                            "걱정마세요. 아직까지는 괜찮으니까요.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리리스의 말대로 조금씩 신체에 무리가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경기중 가끔씩 통증이 몰려 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자신이 인간이었을 때 악마의 기운을 사용하면 엄청난 고통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악마의 기운은 비교조차도 안 될 정도로 순도 높은 순수한 마기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 탓에 리리스의 권능으로 만들어진 악마의 육체가 조금씩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무리 현준이 악마라고는 하지만 악마도 만능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문제는 아니었다. 순수한 마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마기는?" "대략 35만 정도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이 대답했다. 처음에 마기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고 그것으로 마족들의 강함을 대략적으로나마 예측할 수 있다는 말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던 현준이었다. 순간적으로 일본의 유명한 만화책인 드래곤볼의 전투력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한 번에 끌어올리는 마기의 양보다 그 마기를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했지만 순수한 마기를 펑펑 내뿜을 수 있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35만 정도의 마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현준의 말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35만 정도의 마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상급 마족보다 못한 실력이었다. 아직 현준이 악마로서 각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뛰어난 실력 것이었지만 끝없는 순수한 마기를 보유한 현준이라면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은 마기를 끌어올릴 수 있어야만 했다. "확실히 순수한 마기를 몸에 지니고 있는 녀석 답군. 하지만 많이 부족해. 알고 있지?" "물론이죠."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가 원하는 실력은 한 번에 삼천만 이상의 마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실력이었다. 그 정도의 실력이면 최상급 마족들 보다도 조금 높은 실력이었다. 천사로 따지면 삼계급 천사 트론즈인 좌천사들하고도 맞먹는 실력이니 말이었다. "축구 따위는 안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 만약 현준이 쓸데없는 인간들의 운동을 하지 않고 마기를 다루는 훈련에 집중한다면 근 시일내에 자신의 목표만큼 발전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 입을 다물었다. 리리스가 강제적으로 그렇게 명령을 내린다면 현준은 까닥 없이 그렇게 해야만 했다. 자신의 주인은 바로 리리스였으니 말이다. 그런 현준의 생각을 읽은 것일까? 현준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리리스가 스쳐지나가며 말했다. "그렇다고 네 녀석이 하고 싶을 것을 방해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 하지만 너 요즘 무리하고 있어. 계속 그렇게 행동하다보면 네 녀석의 순수한 마기들이 요동을 치게 되면 육체에 금이 가게 될 거야. 지금이 한계 일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마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훈련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 좋아. 그래야 나중에 마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까." 걱정이 담긴 것일까? 그런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4월 23일. 리버풀과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 언제나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리버풀의 많은 시민들이 안 필드를 찾았다. 하지만 그 날은 평상시보다 훨씬 더 많은 관중들이 안 필드에 몰려들었다. 표를 구하지 못해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은 물론 음지에서는 암표가 거래되고 있을 정도였다. 고작 리그 경기인 것인데도 불구하고 오늘 경기장에 들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리버풀의 팬들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오늘 경기의 결과로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리버풀의 첫 우승이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무승부만 거둬도 2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리버풀이다. 비록 최근 들어 삐걱거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번 시즌 무패를 자랑하는 데다가 홈경기가 게다가 상대는 리그 중하위권인 웨스트 브로미치였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경기 시작 전부터 콥 들의 노래가 안 필드를 울렸다. 그만큼 오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 차 있는 콥들이었다. 드디어 자신들의 한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로 자신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꼬박꼬박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가?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이 그렇게 우승을 하는 동안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이자 특별한 클럽인 리버풀은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타팀들에게 놀림도 굉장히 많이 받았던 콥들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끝이었다. 드디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버풀이 첫 우승을 차지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오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콥들은 경기 시작 전 발표되는 엔트리를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리버풀의 1군 선수들은 대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레이나와 앤디 캐롤이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었다. 특히나 주장인 현준이 보이지 않았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47 골을 넣으며 매 경기 1골 이상씩을 꼬박꼬박 넣어준 현준이다. 오늘도 그의 활약을 보기 위해서 비싼 돈을 들여 경기장에 찾아온 것이다. 당연히 화가 치밀어 오를 만도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을 결정짓는 시합인 만큼 좋게 좋게 넘어가는 콥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니키 쇼레이 헤딩!!! 들어갑니다! 웨스트 브로미치 추가골! 리버풀을 완벽하게 무너뜨립니다!!!] "...망했네." "그러게요. 망했네요." 현준의 말에 옆에서 Tv를 보고 있는 탈리사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웨스트 브로미치의 그레이엄 도린스가 올린 공이 그대로 니키 쇼레이가 헤딩으로 연결시켰고, 쇼레이의 헤딩은 깔끔하게 리버풀의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이 선제골이었다면 충분히 분위기를 추스르고 전열을 재정비에 경기를 치러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벌써 3 골째였다. [환상적입니다! 니키 쇼레이! 레이나가 꼼짝도 못하는 군요. 웨스트 브로미치! 맨체스터 시티전 대패로 인해 암울한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듯 싶나 했더니 리버풀을 이렇게 무너뜨리는군요!] [아! 달글리쉬 감독! 완벽한 전술 실패예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선수들을 내보냈을까요? 벌써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했다는 생각인가요? 아무리 웨스트 브로미치가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에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프리미어리그 팀이예요. 1군 선수를 대거 제외하고 웨스트 브로미치를 이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죠!] 0 - 3. Tv 화면 좌측 상단에 나타나는 스코어를 보며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나 처참하게 무너질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던 현준이었다. 2군 선수들과 유망주들은 웨스트 브로미치의 공격에 우왕좌왕하며 형편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기 일쑤였고, 선발로 출전한 앤디 캐롤은 여전히 볼품없는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나마 레이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리버풀은 일찌감치 무너졌을 터였다. 아니, 지금도 무너져 있는 상태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결국 리버풀은 후반 추가시간에 웨스트 브로미치에서 한 골을 더 허용하며 0 - 4 라는 기록적인 점수로 대패를 당했다. 그것도 홈인 안필드에서 말이다. 팬들의 기대가 분노로 바뀌는 것은 금방이었다. 당연히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춰서 찾아온 콥들이었다. 아직 프리미어리그는 4경기나 남아있었다. 그 중에서 승점 1점만 차지하면 되는 일이었지만 콥들은 도저히 오늘의 경기력을 용납하지 못했다. 몇몇 다혈질적인 팬들은 안 필드에 남아 거친 항의를 하기도 했다. 비싼 돈을 들여서 찾아왔는데 어째서 이런 형편 없는 경기를 봐야했다는 게 콥들의 주장이었다. '리버풀. 자만에 무너지다.' '안 필드에서 0 - 4 패배. 준이 빠진 리버풀의 실태.' '앤디 캐롤. 과연 리버풀에 남아있을 자격이 있을까?' '웨스트 브로미치,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의 꿈을 짓밟아버리다.' 당연히 그 다음날 언론은 리버풀과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경기내용을 톱으로 내보내며 리버풀을 두들겼다. 결국 달글리쉬 감독이 기자회견을 가질 정도였다. 어제 경기의 패배에 자신도 굉장히 실망했지만 아직 리버풀은 리그와 2개의 컵대회를 남기고 있고 그 모든 대회에서 우승할 생각이고 팬들에게 지켜봐 달라는 달글리쉬 감독이 말에 그나마 분위기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무패 우승은 물 건너 갔지만 아직 리버풀은 승점 1점만 얻으면 프리미어리그 자력 우승을 할 수 있었고, 챔피언스 리그도 홈인 1차전에서 졌다고는 하지만 2차전이 남아있는데다가 FA 컵도 결승에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26일 2011-12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위해 아스널의 홈인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방문하는 리버풀의 선수단이었다. "휘유..." 거너스의 요새인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보며 휘파람으로 감탄을 표현하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이번 시즌 초반 나스리와 파브레가스를 잃으며 헤메며 극도의 부진을 겪었던 아스널이었다. 그 때문에 아스널에서 장기집권하며 명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벵거감독의 경질설도 나돌았었다. 하지만 현재 그런 아스널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었다. 비록 시즌 초반의 부진으로 인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에 밀려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프리미어리그의 Big 4 라는 것을 보여주듯 순위를 계속해서 끌어올려 4위를 차지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아스널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스널에는 이번 시즌 현준처럼 홀로 아스널을 먹여 살린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맹활약을 펼치는 반페르시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반페르'신'이라고 표현한다지?' 그 말과 함께 자신은 준느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 지훈의 말을 들었던 현준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으로 들어서며 미소를 지었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누 캄프나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보다는 작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트 다음으로 많은 인원이 입장할 수 있는 경기장이었다. 이전까지 아스널이 쓰던 경기장은 4만명도 안되는 관중이 입장할 수 있는 하이버리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유럽리그에서 경쟁하기 위해 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건설했고, 그 탓에 6년 이라는 긴 시간을 무관으로 보내야만 했던 아스널이었다. 그 때문에 오늘 벌어지는 챔피언스 리그 2차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리버풀을 맞이하는 아스널이었다. 리그 우승은 이미 물 건너갔고 FA 컵 또한 선더랜드에게 일찌감치 탈락한 만큼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라도 들기만을 바라는 거너스들이었다. 가능성도 있었다. 이미 지옥의 원정이라는 안 필드에서 3 - 2 라는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원정경기에서의 승리만큼 유리한 것도 없었기에 당연히 기대감을 높이는 거너스들이었다. 프리미어리그 4강이라고는 하지만 리버풀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비교해 단 한번도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아스널이다. 게다가 현재 리버풀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도 거너스들의 기대감을 부풀어오르기에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록 리버풀에 현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스널에는 반페르시가 있었다. [자 이제 2011-12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가 곧 시작되도록 하겠습니다.] [네. 오늘 경기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를 팀이 결정 나게 되는데요. 리버풀과 아스널 양 팀 다 프리미어리그 4강에 속하는 명문팀인데요. 사실 안 필드에서 벌어졌던 1차전.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아스널이 리버풀을 3 - 2 로 누르면서 승리를 거뒀죠?] [네. 그렇습니다. 예상치 못한 승리였는데요. 그 때문에 김현준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20, 21 호골 터뜨리며 역사에 남을만한 기록을 세웠는데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패배로 인해 빛이 가렸죠. 이제 양팀 라인업이 발표되는군요.] 리그에서 휴식을 취한만큼 주축 선수들을 전부 내보낸 리버풀이었다. 아스널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도 포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아스널은 1차전 원정경기에서 승리하기까지 했다. [오늘도 김현준 선수는 미드필더로 경기를 치르게 되는군요.] [그렇습니다. 리버풀의 입장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는 달글리쉬 감독의 전술인데요. 사실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이 거의 혹사상태지 않습니까? 그 때문인지 김현준 선수가 미드필더로 내려오면서 시즌 초반의 골폭풍이 조금 잦아들었어요.] 그래도 현준은 매 경기 골을 터뜨려 주며 순도 높은 활약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선더랜드와 볼튼, 웨스트 브로미치,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12 라운드만에 22골이나 넣었던 압도적인 모습은 지금은 느껴지지 않고 있었기에 그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제라드 선수의 부상이 상당히 크죠. 김현준 선수가 미드필더로 내려가면서 리버풀은 확실히 공격력이 줄어들었는데요. 수아레즈나 선수나 캐롤 선수가 전방에서 한 방씩 터뜨려줘야 하는데 그다지 큰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요. 특히나 이번 시즌 캐롤선수의 활약은 실망에 가까운데요.] [오늘은 캐롤 선수가 빠지고 벨라미, 수아레즈, 그리고 카윗 선수가 리버풀의 공격을 책임지는 군요.]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 "....너네 피곤한데 잠도 안자?" "오빠 경기는 무조건 봐야돼.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결승에 진출한다고 했어." 2011 - 12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경기. 현준이 출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수많은 축구팬들이 밤잠을 설치며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영과 줄리아도 마찬가지였다. 무릎담요를 덮고 Tv 에 시선을 집중하는 두 여인의 모습에 레이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신이 뭐라고 말해도 들을 애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00244 리버풀, VS 아스널 2차전. =========================================================================                            "이제 시작이군..." 오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는 잉글랜드 리버풀의 구단주 존 헨리도 경기를 보기 위해 방문했다. 오늘 경기에서 만약 리버풀이 아스널을 꺾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올라간다면 리버풀은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앞에 두기 때문이었다. 예전 이스탄불의 기적 이후 챔피언스 리그를 들어 올리지 못한 리버풀인 만큼 이번 시즌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은 물론 트레블을 이룩해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이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하는 게 헨리의 바램이었다. "부탁하네. 리버풀의 캡틴 준." 먼 거리에서 들릴리도 없겠지만 헨리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토레스를 팔고 난 이후 수아레즈를 비롯해 수 많은 선수를 영입한 리버풀이다. 거의 1억 파운드에 가까운 자금을 사용했지만 그 중에서 그나마 돈 값을 한다는 현준과 수아레즈 뿐이었다. 사실 수아레즈도 그렇게 큰 활약을 해주지는 못했다. 단지 토레스를 내주면서 첼시에게 3500만 파운드와 함께 현준을 영입해온 것이 리버풀 이적역사상 최대의 성과였다. 이번 시즌 기록만 하더라도 현준이 리버풀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정도였다. "......" 한 때는 잉글랜드 축구가 리버풀이라고 말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스티븐 제라드를 비롯해 수 많은 국가 대표급 선수들이 모여 있는 팀이 리버풀이었다. 더군다나 영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축구의 종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대 기록을 보면 중국이나 한국 혹은 인도에서도 축구를 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축구 규칙을 제정하고 세계 최초로 리그축구제 시스템을 체택한 곳이 영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지금도 영국에는 수 많은 축구팀들이 있었고 이런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자신들의 팀에 자부심을 가지는 수 많은 팬들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열광적으로 자신들의 팀들을 응원하는 거너스와 콥들이었다. 와아아아아!!!! '요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싶었는데 그래도 리버풀은 리버풀인가 보네...' 아스널측에서 내준 원정팀 서포터즈석 9000석이 콥들의 붉은 물결로 넘실거렸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리버풀의 승리를 바라는 감정이 절실하게 담겨 있었다. '상대도 아스널...충분히 해볼만하고 말이야.' 오늘의 경기를 위해 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던 웨스트 브로미치전을 버렸다. 그 탓에 충분히 휴식을 취한 주전선수들이었다. 그런만큼 오늘 경기가 진행될 90 분 동안 승리를 위해 플레이해야만 했다. "준! 수비 조심해!" "!!!" 스피어링의 패스를 받은 현준은 벨라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황급하게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아스널의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뒤에서 한 명의 아스널 선수도 치고 나오는 현준을 저지하기 위해서인지 천천히 접근하고 있었다. 쿵!" "이런...대응이 상당히 빠른 걸?" 마치 자신에게 공이 갈 것이라고 예측이라고 한 것일까? 공을 잡자마자 순식간에 달려드는 아스널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사리 공을 내줄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두 명의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유지하던 현준은 가까스로 뒤로 공을 내줄 수 있었다. "감독님 저건...?" "준을 대비한 시프트 전술인가..." 수석코치의 말에 어두운 안색으로 달글리쉬 감독이 대답했다. 확실히 현준을 대비한 시프트 전술은 여러 팀이 시도 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팀들이 시프트 전술을 상대로 그다지 좋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하나. 압박을 받으면서도 공의 소유권을 유지하고 절묘하게 패스를 보내며 동료들을 도우는 현준의 볼 키핑 능력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 팀들의 그 전술이 전부 실패하는 것은 아니었다. 리버풀의 주요 득점원은 현준이었다. 모든 득점의 70%가 현준에게 집중되고 있을 정도로 리버풀의 공격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현준이 봉쇄되면 다른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겠지만 현준이 공격할 때 만큼의 파괴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은 2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3 - 2 이상의 점수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김현준 선수 또 여의치 않는지 공을 뒤로 보내는군요.] [아스널 선수들의 압박이 장난이 아니예요.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기만 하면 3 선수 이상이 달라붙고 있습니다. 다른 팀 동료들이 김현준 선수를 제대로 서포트를 해줘야 할텐데요!] 제라드가 있었다면 혹은 그에 필적하는 미드필더가 있었다면 이런 아스널의 전술이 먹힐 리가 없었다. 현준이 막히더라도 제라드의 송곳같은 패스가 아스널 진영 곳곳을 꿰뚫었을테니 말이다. [좋지 않아요! 리버풀의 나쁜 버릇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요!] 이번 시즌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리버풀이다. 하지만 그 성적이 누구에게서 나온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나 현준은 리버풀의 공격을 책임지는 선수이자 제라드가 빠진 이후 리버풀의 공격기점이 되는 선수였다. 현준이 막히기 시작하면 리버풀의 공격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간간히 막시와 스피어링이 패스를 뿌렸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젠장...생각보다 저돌적으로 달려오네..." 악마의 신체라는 체격적인 이점과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 압박에서 벗어나고는 있었지만 확실히 세계적인 팀 아스널에서 뛰는 선수들 다웠다. 계속해서 자신의 패스 코스를 막아내는 선수들 탓에 어쩔 수 없이 현준은 계속해서 공을 뒤로 돌려야만 했다. 개인기로 뚫고 지나가려고 했지만 그 뒤에서 위치한 선수의 태클을 피하지 못하고 공을 빼앗기기도 했다. 현재는 송의 지시아래에 아스널이 공격을 주도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울려 퍼지는 와중에 주위를 둘러보던 현준은 프리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한 선수를 보고는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 페르시였다. 리버풀의 다른 선수들은 공에 시선을 뺐겼는지 그런 반 페르시의 움직임을 놓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송의 패스가 그대로 패널티 에어리어로 달려들어가는 반 페르시에게로 연결되었다. [알렉산드로 송! 반 페르시!] [리버풀! 위험해요!!!] "......!!" 송의 패스가 반 페르시에게로 연결되자 그제서야 반 페르시의 존재를 눈치챈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반 페르시는 누군가 접근하는 것을 깨닫고는 그대로 공을 살짝 뒤로 빼었고, 그 사이로 현준의 태클이 잔디를 가르며 지나갔다. "젠장!!" 100% 성공했다고 생각했던 태클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움직임을 눈치 챈 것일까? 살짝 공을 뒤로 뺀 반 페르시였고, 반 페르시는 그대로 왼발 인 사이드로 리버풀의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반페르시 슛!!!]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반 페르시의 발끝에서 떠나는 공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리고 골대 오른쪽을 노리고 감아찬 반 페르시의 슈팅은 그대로 골 포스트 상단을 맞고 밖으로 벗어나고야 말았다. "......휴우."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현준이었다. 만약 아스널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면? 리버풀은 3골을 넣어야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누워있는 현준을 향해 반 페르시가 손을 내밀었다. "완전히 피해버리다니. 몰래 움직이고 있었는데 말이죠." "니가 나를 보는 것 만큼이나 나도 널 보고 있으니까 말이지." "하하..."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한 명의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반페르시였다. 그리고 그런 반 페르시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수 위로 치는 공격수가 있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으며 아직도 그 신기록 행진을 이어나가는 현준이었다. "이번 시즌에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이던데?" "그쪽도요." "음..." 현준의 말에 반 페르시는 슬쩍 얼굴에 웃음기를 띄우며 몸을 돌렸다. 그러다가 발걸음을 멈추고는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과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타이틀은 이미 너로 정해졌지. 그러니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은 우리에게로 넘겨줬으면 좋겠어." "......" 세계 최고의 공격수의 압박감이 현준에게로 날아왔다. 그리고 그런 반 페르시의 말에 현준은 슬쩍 어깨를 들어 올리며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리버풀은 확정지은 우승컵이 없습니다. 게다가 전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까이서 보고 싶은 소원이 있어서요." "하긴...그럼 잘해보자고." 손을 슬쩍 들어올리며 자신의 자리로 복귀하는 반 페르시의 모습에 현준은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열광적으로 리버풀의 선수들을 응원하는 콥들의 모습이 자신의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서포터즈의 응원이었다. 그리고 저런 응원은 단지 경기장에 있는 서포터즈뿐만이 아닐터였다. 지금쯤 리버풀 대다수의 펍에서 그리고 자신의 고국인 대한민국에서도 리버풀과 자신을 응원하는 수 많은 팬들이 있을 터였다. "그렇다면 이겨볼까..." 아스널을 상대로 2골.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못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 걸리는 것이 있었다. [너 요즘 무리하고 있어. 계속 그렇게 행동하다보면 네 녀석의 순수한 마기들이 요동을 치게 되면 육체에 금이 가게 될 거야.] 며칠 전 집에서 했던 리리스의 말이 계속 마음 속 한구석을 찜찜하게 만들었다. 금이 가는 육체. 자신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를 악마의 신체가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훈련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이 곳은 마계가 아닌 인간계인 만큼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릴 때마다 고통이 계속해서 자신의 신체에 누적되고 있던 것이다. "뭐...그렇다고 당장 금이 가는 것은 아니겠지." 이번 시즌만 끝나면 최대한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훈련에 집중하면 될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현준은 다시 그라운드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반 20 여분이 될 동안 아스널과 리버풀은 서로 한 방씩 주고받았다. 반 페르시가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을 터뜨린 이 후 아스널의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은 현준도 똑같이 아스널의 골문을 강타했던 것이다. 현준의 프리킥이 아스널의 골문을 맞고 튀어나오자 수아레즈가 잽싸게 달려들어 공을 밀어 넣었으나 아쉽게도 수아레즈의 슈팅을 그대로 슈치에스니 골키퍼가 온 몸으로 막아내며 첫 골의 기회를 무산시키고야 말았다. 그렇게 팽팽하게 경기를 진행시키는 양 팀이었지만 첫 골은 의외의 선수에게서 터졌다. 그것도 끔찍하게도 말이다. [아르테타! 측면으로 파고듭니다!] 파브레가스가 떠난 이후 이번 시즌 아스널의 중추적인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아르테타는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성장하며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선수였다. 드리블 능력이 뛰어난 데다가 중거리 슛에도 재능이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인 만큼 그런 아르테타는 리버풀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선수중 하나였다. 그런만큼 아르테타가 공을 잡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자 재빠르게 그 앞을 캐러거가 가로막았다. [캐러거가 앞을 가로막는군요!] 리버풀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에는 이런 응원가가 있다. '우리는 언제나 캐러거로만 이루어진 팀을 원한다네!'. 그 만큼 캐러거가 리버풀의 패배를 막아주는 팀의 굳건한 수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이라는 세계 최고의 명문클럽과 영광을 함께한 전설적인 수비수가 바로 제이미 캐러거였다. 그런 캐러거의 수비에 아르테타가 공격이 여의치 않은지 그대로 공을 앞으로 내질렀다. 반대편에 반 페르시가 뛰어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보낸 패스였다. "캐러거! 패스다!" 굳이 레이나의 말이 아니더라도 아르테타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예측하고 있던 캐러거였다. 그리고 아르테타의 패스를 막기 위해 캐러거가 몸을 날려 다리를 내뻗었다. 그리고 공이 캐러거의 다리에 맞는 순간 반 페르시는 물론 아르테타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아스널의 공격이 막혔다라고 생각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단지 공이 레이나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뒤로 붕 떠서 가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철썩! 캐러거의 다리에 걸린 공이 뒤로 넘어가서 리버풀의 골문으로 들어간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레이나도 자신이 지키는 골문 안으로 공이 들어가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는지 손 끝 하나 움직이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골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렇게 아스널과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경기는 캐러거의 자책골로 홈팀인 아스널이 먼저 한 점 앞서 나가게 되었다. [아아!!! 아스널 골!! 제이미 캐러거! 자책골이예요!] 자신에 발에 맞은 공이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자 캐러거는 멍한 눈으로 골대를 바라고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주먹으로 잔디를 내려쳤다. 홈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3 - 2로 패배한 만큼 오늘 경기에서는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그것도 2 골차로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아스널에게 먼저 선제골을 허용한 이상 리버풀이 결승에 진출하려면 3 골을 넣어야만 했다. 아직 전반전 20분이 지나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아스널의 상대로 3 골을 넣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현준이 아스널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하고 있는 지금은 말이다. 00245 리버풀, VS 아스널 2차전. =========================================================================                            와아아아!!! 거너스의 함성이 에미레이트를 진동시켰다. 운이 따르기는 했지만 아스널의 감독인 벵거 또한 기쁨을 감추기 못하고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현준에게 3 명의 선수를 붙여놓았다는 것은 사실 홈에서 득점하기를 포기한 전술이었다. 그 만큼 공격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적어지는 만큼 팀의 공격력이 반감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아스널은 오늘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선제골을 터뜨렸으니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에 더 좋은 고지를 차지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리버풀 갈길이 바빠요! 3 골을 넣어야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전반전에 골을 넣어 따라잡아야만 했다. 하지만 결국 리버풀은 전반전에 동점골을 넣지 못했고, 그렇게 전반전은 1 - 0. 홈팀인 아스널의 리드로 경기가 끝났다. "아......" "3골이나 넣어야 하네..." 경기 내용 자체는 굉장히 팽팽했다. 아스널이 찬스를 잡아서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하면 리버풀도 그에 응수해서 아스널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결국 골을 넣은 쪽은 아스널이었다. "아까 그 누구야? 그 선수가 골만 넣었으면 됐는데..." "수아레즈라는 선수였어." "그런 것도 못 넣고...어휴..." 리버풀이 지고 있기 때문일까? 괜히 엄한 선수에게 화풀이를 하는 줄리아였다. 하기사 전반전에서 리버풀이 보여줬던 가장 위협적인 공격은 바로 현준의 프리킥에 이은 수아레즈의 슈팅이었다. 스치에스니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이 아니었다면 리버풀이 먼저 앞서나갈 수 있었던 기회였으니 말이다. "후반전에 3골. 쉽지는 않겠지?" "현준 오빠라면..." 그녀들에게 있어서 현준은 축구의 신이나 다름없었다. 매스컴의 영향이 크긴 했지만 Tv에서 보여주는 현준의 플레이는 다른 선수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걱정 마! 고작 1점을 먼저 실점했을 뿐이다! 너희들은 그러면 3골로 되갚아 주면 되는 거야! 이스탄불에서 보여줬던 기적같은 승리를 생각해!" "......." 달글리쉬의 호통이 라커룸에 울려 퍼졌고, 그런 달글리쉬 말에 리버풀의 선수들은 머리를 긁적였다. 저렇게 말한다 하더라도 이스탄불의 기적을 경험한 리버풀의 선수는 현재 캐러거 뿐이었다. 그렇게 새롭게 전술을 설명하는 달글리쉬 감독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자신의 자리에서 얼음으로 발목을 찜찔하고 있었다. 전반전 아스널 선수들의 압박에 의해 몇 번이나 발을 걷어차였기 때문이었다. "준?" "......?" 자신의 이름을 부른 선수는 막시 로드리게스였다. 그리고 그런 막시에 말에 현준은 고개를 슬쩍 들어올려 막시를 바라보았다. 그 옆에는 스피어링도 같이 있었다. "준. 전반전에는 우리가 제대로 된 공격 작업을 전개하지 못했다. 그것은 미안해. 하지만 후반전에는 분발에서 패스를 뿌리고 수비수를 끌고 다닐테니까. 기회를 봐서 전방으로 치고 올라가줘." "어떻게든 아스널의 공격은 저희가 막아볼게요." 막시의 말과 함께 스피어링도 한 마디를 덧붙였다. 확실히 현준이 없는 리버풀의 공격력은 그리 대단치 못했다. 전반전 결과만 봐도 그랬다. 카윗과 벨라미 그리고 수아레즈가 열심히 아스널의 골문을 두들겼지만 제대로 된 유효슈팅은 2번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막시와 스피어링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1골을 실점했다는 것은 오히려 좋은 기회잖아요?" "뭐...?" 현준의 말에 막시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런 막시의 시선을 느끼며 현준은 얼음찜질을 멈추고는 축구화 끈을 동여매며 다시금 말을 이었다. "오늘 경기 정말 중요한 시합이잖아요?" 현준의 말에 막시와 스피어링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2011-12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어느 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는지 결정되는 만큼 오늘 시합의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시합을 역전승으로 뒤집고 리버풀이 올라가게 된다면...환상적이지 않겠어요?" 현준의 말에 막시와 스피어링은 넋이 나간 듯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렇게 경기가 진행된다면 그보다도 환상적인 시합이 없을 터였다. "그리고 역전골을 넣은 선수는 무조건 오늘 경기의 MOM 이 되겠고요. 괜찮네요. 3골. 이참에 해트트릭을 기록해서 한 시즌 챔피언스 리그 득점 기록을 높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요?" 라커룸에 울려 퍼지는 현준의 말에 모든 선수들이 멍한 표정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라커룸의 정적을 한 선수의 묵직한 저음이 깨버렸다. "......미안하지만 MOM 은 내가 차지하겠어." 제이미 캐러거였다. 전반전에 있었던 자살골 때문일까? 그 후 온 몸을 불사르는 수비로 아스널의 공격을 막아낸 그였다. 그리고 그런 캐러거의 말에 현준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러면 3번째 골은 캐러거씨가 찜. 처음 골을 제가 터트릴게요. 두 번째 골은 누가?" "나도 한 골 줘." "나도 한 골. 준 너는 많이 넣었으니까 됐잖아?" 수아레즈와 카윗이었다. 리버풀의 공격수라고는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팬들에게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럼 4골 넣는 것으로 하죠. 4 - 1이네. 한 골 더 먹혀도 되겠네요. 수비수들. 알아서 먹혀주시면 되요." 현준의 말에 아까부터 피식피식 거리다가 결국 레이나가 웃음을 터뜨렸고, 그렇게 웃음바다가 되는 라커룸이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웃음이 잦아들자 선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씩 바라보며 현준이 입을 열었다. "자자. 평소 우리들의 플레이를 하자고요. 오늘을 위해 이 곳 런던까지 찾아온 콥들과 리버풀에 있을 팬들을 생각하자고요. 바르셀로나도 꺾었는데 말이죠. 아스널이 바르셀로나보다는 강하지 않잖아요? 리그에서도 몇 번이나 이겼는데 말이죠." 현준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현준과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달글리쉬 감독과 코칭스태프였다. 아까까지 있었던 선수들의 불안한 마음과 긴장감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스티븐 제라드의 뒤를 이어 리버풀 역사상 처음으로 생긴 동양인 주장이었다. 게다가 현준이 리버풀이 입단하지는 이제 일년 반 남짓.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선수들은 현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확실히 준을 리버풀의 주장으로 임명한 것은 잘 한 일이야."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라커룸을 나서는 선수들의 뒤를 따라 벤치로 향하는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그 옆을 따르는 코칭스태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리버풀에게 있어 현준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와아아아아!!! 후반에는 역전해줘! 리버풀!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의 원정석 서포터즈를 차지한 9 천 여명의 콥들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전에서도 기적같이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 진출한 만큼 그 기적을 다시 자신들에게 보여주기를 바라보는 선수들에 대한 마음이 담긴 노래였다. "무리하지마! 기다리면서 확실히 대응해라!" 벵거감독의 지시가 관중들의 함성소리를 뚫고 피치위에 울려 퍼졌다. 아스널은 45분만 잘 버티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2005-06 시즌 이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인연이 없던 아스널이다. 그리고 그때는 바르셀로나에게 패배에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던 전적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에 의해 탈락한 만큼 리버풀을 꺾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클럽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런 벵거 감독의 시선이 이번에는 리버풀의 선수들에게로 향했다. '그래. 준 만큼은 전반처럼 얌전하게 있게 만들라고.'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그다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이번 시즌 그야말로 폭발적인 득점 감각으로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공격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한 때는 리버풀의 자랑거리였던 미드필더 진이 이번시즌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위치를 번갈아가며 뛰고 있었지만 그래도 믿기지 않을 득점력을 보이며 매 경기 골을 터뜨리고 있는 선수였다. 벵거 역시 그런 현준의 위험을 잘 알고 있었기에 2 명 혹은 3 명의 선수를 현준에게 붙인 것이고 말이다. 그 탓에 현준을 마크하던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별달리 걱정을 하지 않는 벵거였다. 자신의 선수들이 체력이 하락한 만큼 현준 또한 체력적인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테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벵거의 실책이었다. '후반전에도 계속 졸졸 쫓아다닐 참인가...' 공과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 아스널의 선수를 보며 현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확실히 이 방법은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이 선수들 덕분에 자신의 동료들이 자신에게 패스를 보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었다. "45분이라...바삐 움직여야 겠는걸. 리리스님한테 잘못하다간 혼나겠는걸..." 3골을 넣어야 하는 만큼 이제는 시간이 부족했다. 지금부터 3골을 넣으려면 조금 무리가 가겠지만 풀타임으로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려야만 했다. 불안한 마음이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악마의 신체가 무너지지는 않을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연습도 꾸준히 했고 말이다. 팍...! 그리고 그라운드내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한 현준은 잔디를 콱 밟고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워낙 갑작스런 행동인 만큼 현준을 마크하던 아스널의 선수들은 반응조차도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준!!!" 그리고 그런 현준의 움직임을 파악한 막시가 그대로 현준을 향해 공을 찔러 넣었다. [막시 로드리게스 그대로 중앙으로 찔러 넣고, 김현준 선수 들어가는군요!] 와아아아!!! 드디어 전반전 동안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현준이 움직이지 시작하자 열광적으로 반응을 하는 콥들이었다. 현준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찬스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콥들에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토마스 베르마엘렌의 부상으로 인해 1군으로 자리 잡은 이후 아스널의 중앙 수비수를 맡고 있는 요한 주루가 달려 들었다. "그럼 가볼까..." 순수한 마기가 온 몸에 감돌기 시작하자 슬슬 발동을 걸기 시작한 현준은 그대로 공을 가로채기 위해 달려드는 주루를 향해 손을 뻗어 진로를 막았다. 그러면서 손으로 살짝 밀어 주루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도 잊지 않는 현준이었다. 심판에게 들키지 않게 팔의 힘으로 다른 선수 특히 아스널과 같은 프리미어리그 명문에서 뛰는 선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린 현준에게는 가능한 일이었다. "뭐...뭐야?!" 그리고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주루였다. 고작 팔을 슬쩍 내밀었을 뿐인데 마치 단단한 고목이 줄기로 자신을 밀어내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만큼 최후의 수단으로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하는 주루였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린 현준이 그것을 예측하지 못할 리 없었고, 주루의 태클은 그대로 잔디만 깊게 패이게 만들 뿐이었다. 와아아아아!!!! 좋아! 달려!!! 막시의 스루패스와 현준의 플레이는 순식간에 아스널의 포백라인을 무너뜨렸다. 공을 가지고서도 워낙 빠른 스피드를 지닌 만큼 현준이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찬스예요!!] [김현준 때려야죠! 슛! 슛!! 슛!!!] 스치에스니 골키퍼가 앞으로 튀어나오자 마음이 다급한지 계속해서 슛이라는 단어만을 내뱉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그리고 그런 해설위원의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현준의 발끝에서 공이 떨어졌고 현준의 슈팅은 그대로 스치에스니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빠져지나가며 아스널의 골망을 흔들었다. [슛!!! 골!!! 김현준! 챔피언스 리그 22호골!] [결국 리버풀의 해결사는 이 선수예요! 김현준! 단 한번의 찬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켜버립니다!] [이러면 또 몰라요! 리버풀! 특히나 김현준 선수는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예요!] 현준의 골이 터지는 순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기다리던 동점골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골을 성공시킨 현준은 그대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스치에스니 골키퍼를 지나 골문안까지 달려 공을 품에 안고는 하프라인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후반 2분만에 터진 골이었지만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 골이 더 필요했다. 43분이라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함성을 내지르는 콥들이었고, 리버풀의 동료들 또한 흥분을 감추고는 전열을 재정비 하기 시작했다. 현준이 왜 저런 행동을 보이는지 모르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프라인에 놓인 공을 앞에 두고 카윗의 옆에선 수아레즈가 입을 열었다. "그 다음 차례는 내 차례인가?" "나였던 것 같은데?" 수아레즈의 말에 아스널의 골대를 바라보며 입을 여는 카윗이었다.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 리버풀이 필요한 골은 2골. 경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작품 후기 ============================ 간만에 2편이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좋은 주말 보내세요. 00246 리버풀, VS 아스널 2차전. =========================================================================                            "와아아!!!" 단 한번의 패스로 아스널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현준이 골을 성공시키자 새벽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영과 줄리아는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환호성을 터뜨리는 것은 아영과 줄리아 뿐만이 아니었다. 숙소 근처에 있는 다른 집에서 이 새벽시간에 챔피언스리그를 보는 것일까? 월드컵이 아님에도 사방에서 환호성 소리가 터져나왔고, 그 소리를 들으며 현준의 인기를 실감하는 두 여인이었다. 그와 함께 뜨는 현준의 챔피언스리그 22호골을 축하하는 멘트가 Tv 에 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단일 시즌 골 신기록 갱신이라는 말도 덧붙여서 말이다. [아! 김현준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단 한번의 패스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어요. 대단한 골 결정력이예요.] [막시 로드리게스 선수의 패스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여기서 빈 공간으로 막시 선수가 잘 넣어줬고 요한 주루 선수를 그대로 제치고 김현준 선수 가볍게 슛, 골을 성공시키는 군요.] [이렇게 되면 리버풀 어떻게 될지 몰라요. 김현준 선수 몰아치기에 굉장히 능하거든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려면 리버풀 2골이 필요해요.] "2골..." "오빠라면 충분히 해주겠지? 후반전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현준이 골을 넣은 시간은 후반 2분이니 말이다. 쉽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현준이라면 왠지 모르게 리버풀을 결승으로 이끌어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리버풀과 아스널의 챔피언스 리그 2차전 경기는 리버풀에 위치한 현준의 숙소에 있는 대형 Tv 에서도 방송되고 있었다. "와아! 주인님이 골 넣었어요!" "역시! 우리 주인님!" 탈리사와 레리엘이 현준의 골에 쌍수를 들며 기뻐하기 시작했다. 너무 호들갑을 떨었을까? 그러다가 리리스의 눈총을 받고는 조용히 입을 다무는 두 여인이었다. 축구에 대해 관심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권속인 현준이 하는 일이니 만큼 직접 경기장은 찾아가지 않더라도 Tv 로나마 현준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리리스였다. "흐응..." 그리고 Tv 속에서 보이는 현준의 플레이를 보며 살짝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였다. Tv 속에서 현준은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아스널의 공격을 끊어내며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었다. 오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리버풀과 아스널의 경기를 중계방송하는 BBC 해설자는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믿을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다. 어디서 저런 체력이 나오느냐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무리하는군...멍청한 것." 비록 가까이 있지 않더라도 현준은 자신의 권속. 무슨 행동을 하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는 그녀였다. 그리고 현재 그는 순수한 마기를 계속해서 끌어올리며 경기에 플레이를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런 플레이가 얼마나 현준에게 부담이 가는지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1년 가까이 순수한 마기를 계속해서 사용한 탓에 육체에 부담이 누적되었을 것은 뻔 한 일이었다. 일반적인 마기도 아닌 그보다 더욱 농축된 순수한 마기니 말이다. 물론 본인 자신은 모를지도 몰랐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느라 무리가 간 육체가 금이 조금씩 간다고 하더라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얼마 버티지 못하겠군." "에...?" 리리스의 중얼거림에 옆에서 듣던 레리엘이 놀라며 리리스와 Tv 속에 등장하는 현준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런 레리엘의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듯 계속해서 말을 잇는 리리스였다. "저 녀석 조만간 육체에 금이 가게 될거다. 다치지나 않았으면 좋겠군." "주...주인님이 위...위험한 건가요? 리리스님?" "아아...뭐 그런 것은 아니지만...걷어차이면 아플 테지. 직접 겪어보면 알겠지." 육체에 금이 간다고 하더라도 크게 영향은 없을 터였다. 단지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 뿐이었다. 그런 리리스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레리엘과 탈리사였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일격을 당한 아스널은 빠르게 수비라인을 정돈하고 전열을 재정비하며 리버풀의 진영으로 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 자신들이 이기고 있는 만큼 먼저 골을 터뜨려 리버풀의 추격을 방해할 생각이었다. [윌콧 크로스!!! 반 페르시!!!] [반페르시 그대로 슛!!!] 그리고 윌콧의 크로스가 중앙에 있던 반 페르시에게로 연결되었고, 그대로 논스톱으로 슈팅을 때리는 반페르시였다. 하지만 그 보다도 한 발짝 먼저 레이나가 움직였고, 반페르시의 슈팅은 그대로 레이나의 펀칭에 맞으며 골문에서 벗어났다. 아아아!!! 잘 때리고 잘 막았다는 게 이런 장면을 뜻하는 것일까? 멋진 반 페리스의 논스톱 발리 슈팅과 그것을 막아내는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에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이었다. "좋았어! 클리어해!" "밀고 나가!" 레이나가 선방한 공을 받은 플라나간이 스피어링에게로 공을 연결시켰고, 리버풀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리버풀의 선수들이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현준도 두 명의 아스널 선수들을 데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할거냐...' 아르테타가 현준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견제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며 현준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공격중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그의 슈팅은 어느 위치에서든지 아스널의 골문을 위협할 수 있으니 말이었다. 알렉산드로 송도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두 명의 수비수가 현준에게로 달라붙자 현준에게로 공을 보내려던 스피어링이 머뭇거리더니 벨라미에게로 공을 연결시켰다. "모두들 앞으로 나가. 두 명은 내가 붙잡고 있을 테니까!" 역습찬스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의 기점이 현준이기 때문일가? 현준의 스피드에 맞춰서 공격에 들어가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선수들의 행동에 소리를 지르는 현준이었다. 굳이 자신이 아니더라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많았다. 벨라미도 수아레즈도 그리고 카윗도 한 방들이 다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빠른 속도로 현준을 지나쳐서 아스널의 진영으로 넘어가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에 반해 현준은 중앙선에서 아스널의 진영으로 약간 지나친 곳에서 천천히 속도를 늦추며 공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포지션을 내린건가...?' '그래도 조심해야돼. 결정적인 순간에는 언제 달려들지 모르는 녀석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마크를 포기하지 않는 아르테타와 송이었다. 워낙 중거리 슈팅능력도 뛰어난 선수인 만큼 루즈 볼을 차지하는 것조차도 용납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수비를 도와줄 2 명의 선수가 빠지자 리버풀의 공격은 너무나도 쉽게 아스널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뻥!!! "올라간다!!!" "백업해!" 측면으로 파고들던 벨라미의 낮은 크로스가 아스널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공이 흐르는 곳으로 달려오는 선수는 바로 디르크 카윗이었다. [카윗!!! 좋은 찬스예요!] "슛 코스를 막아!" 충분히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가까운 거리. 스치에스니 골키퍼의 말에 젠킨슨이 카윗의 슈팅 코스를 막기 위해 몸을 날렸고, 카윗 또한 슈팅을 때리기 위해 다리를 치켜 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려퍼졌다. "디르크! 왼쪽!" "!!!"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성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자신의 머릿속으로 톡톡히 들어오는 현준의 말에 카윗은 슈팅을 때리려던 다리로 그대로 공을 옆으로 살짝 밀었다. 그와 동시에 수아레즈의 강력한 슈팅이 아스널의 골대를 향하 쏜살같이 쏘아져 나갔고, 스치에스니 골키퍼가 몸을 날렸다. 파앙!!! "!!!!!!" "아...!" 거너스의 환호성 소리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가득 울렸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수아레즈였다. 완벽한 찬스에서 때린 슈팅이었다. 하지만 스치에스니 골키퍼의 믿을 수 없는 선방으로 공은 아스널의 골망을 가르지 못하고 그대로 골라인으로 벗어나야만 했다. "잘했어!" "좋았어! 스치에스니! 니가 최고다!!!"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일까? 낙담해 하는 수아레즈와 달리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스치에스니 골키퍼였다. 그야말로 한 골을 넣은 것과 다름없을 정도의 완벽한 선방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낙담한 수아레즈에게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아직 공격은 끝나지 않았어. 수아레즈. 코너킥이야. 여기서 한골 터뜨리면 돼." 시간은 후반 17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쯤에서 또 한골을 터뜨린다면 충분히 아스널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한 골과 두 골의 차이는 굉장히 컸고, 여기서 또 한번 리버풀이 골을 터뜨린다면 더욱더 기세를 올릴 수 있었다. [리버풀의 코너킥. 벨라미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패널티 에어리어에서는 조금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몸싸움이 한창이었다. 헤딩이 좋은 캐러거도 올라와서 한 자리를 차지하며 아스널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너 플랫 부분에서 공을 내려놓는 벨라미의 모습에 현준이 손가락 4개를 펼쳐 보이며 손을 흔들었고, 그 모습을 본 벨라미과 심호흡을 하며 공을 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준을 붙잡아!" 왼발, 오른발은 물론 헤딩에도 일가견이 있는 현준이었다. 키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워낙 점프력이 좋은 선수인 만큼 코너킥에서도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쿠웅... "큭..." 몸이 돌이라도 된 것일까? 아무리 어깨를 들이밀어 좋은 위치를 차지하려고 하더라도 도저히 현준의 안 쪽으로 파고들 수 없는 아스날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코너킥과 동시에 현준이 갑작스럽게 파 포스트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아스널의 선수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파 포스트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아스널 선수들의 실책이었다. 워낙 현준의 이름값이 높은 만큼 현준에 대해 너무 신경을 쏟은 것이었다. 벨라미의 크로스는 파 포스트로 날아올 것 높게 뜨더니 빠르게 아래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실제로 리버풀은 니어 포스트에 있는 선수들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벨라미 올렸...캐러거!! 헤딩!!!] [헤딩!!! 골! 골이예요! 그대로 들어갑니다! 제이미 캐러거!!!] 그리고 아스널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까지 현준에 시선을 쏠린 찰나 제이미 캐러거가 자신의 몸을 붕 띄었고, 그대로 깔끔하게 머리로 공을 받아 넣었다. 체임벌린이 아차하며 같이 몸을 띄었지만 캐러거의 헤딩슛을 방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철렁...! "아...!" 골문이 철렁이는 것과 동시에 스치에스니 골키퍼가 실수했다는 듯 인상을 굳혔다. 아까의 환상적인 선방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도 쉽게 허용한 골이었다. 그리고 골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흘러나오자 이번에는 콥들의 환호성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진동하기 시작했다. "좋았어. 캐러거!!!" "빨리 빨리! 한 골 더 넣자고!" 리버풀의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이대로 한 골만 더 추가하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은 자신들의 것이었다. 낙담해하는 아스널 선수들 사이로 리버풀의 선수들이 캐러거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런 선수들을 뿌리치며 캐러거도 현준처럼 골문으로 향하고는 공을 품에 안고 센터 서클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챔피언스 결승은 아스널의 것이었다. 그렇다면 골을 넣은 의미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캐러거였다. [제이미 캐러거! 깔끔하게 헤딩 슛으로 아스널의 골문을 엽니다!] [아! 리버풀! 공격이 살아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정말로 몰라요. 이제는 한골승부예요.] [제이미 캐러거. 아까의 자살골이 마음에 굉장히 걸렸을 텐데 말이죠. 깔끔한 헤딩슛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킵니다. 아스널 선수들이 캐러거 선수를 너무 프리로 나뒀어요.] [사실 코너킥이 올라왔을 때 김현준 선수가 대놓고 바깥으로 빠지면서 아스널 선수들이 모두 김현준 선수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움직였거든요. 그것이 실책이었어요. 캐러거 선수가 깔끔하게 헤딩 슈팅을 성공시킬 수 있게 김현준 선수가 미끼가 되었던 거든요.] 와아아아!!! 2 - 1. 리버풀의 역전골이 터져 나오자 다급해지기 시작한 아스널이었다. 여기서 한 골을 더 허용하게 된다면 안 필드에서 원정까지 가서 승리한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되자 벵거 감독은 어떻게든 한 골을 지키기 위해서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들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벵거감독의 선수 교체에 달글리쉬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플라나간을 빼고 제공권에 능한 앤디 캐롤을 투입시킨 것이었다. 후반 18분에 터진 캐러거의 골로 인해 양 팀은 더욱더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 골만 더...' 한 골만 더 넣는다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분위기고 좋았다. 1 골을 뒤지고 있다가 연달아 두 골을 넣으며 세 골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럼 슬슬 가볼까..." 흐름은 이미 리버풀이 타고 있었다. 아스널의 공격을 너무나도 쉽게 끊어내고 공격작업을 전개해나가기 시작하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고, 카윗이 뒤에서 달려 들어오는 자신을 향해 공을 찔러주는 모습에 공을 잡기 위해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며 다리에 힘을 주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고통이 현준의 몸에 찾아들었다. "크아앗!!!" 온 몸을 마비시킬 정도의 고통에 비명소리와 함께 현준은 그라운드로 쓰러졌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공을 낚아챈 채임벌린은 그대로 멀리 공을 차고는 현준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지는 현준의 상태가 정말 심각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근처에 있는 선수는 물론 뒤 쪽에 위치한 선수들까지 현준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어머나...카온 하다보니 시간이... 좋은 주말이군요...네 좋네요. 다들 짜장면은 좀 드셨죠? ㅎㅎㅎ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47 리버풀, VS 아스널 2차전. =========================================================================                            [아...김현준 선수가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는데요.] [일단 경기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봐? 괜찮아?" 갑작스럽게 비명소리와 함께 현준이 쓰러지자 공을 멀리 보낸 채임벌린이 현준에게로 다가가 조심스레 현준의 몸을 건드렸다. 방금전까지만 하더라도 고통이 심한 듯 신음소리를 내뱉더니 이제는 죽은 듯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현준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감도는 채임벌린이었다. "그......" 뭔가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 보였다. 하지만 채임벌린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축구 선수였지 의사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도 현준에게로 다가왔고 현준의 상태를 보던 스피어링이 심판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심판 또한 재빠르게 수신호로 의료진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갑자기 분주하게 의료진과 함께 리버풀의 팀 닥터가 그라운드로 투입되자 에미레이트 경기장에 있는 관중들이 동요한 듯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축구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모습은 경기도중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였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불과 한달 전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 경험이 있었다. FA 컵 8강 볼튼과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파트리스 무암바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무려 78분간 사망상태에 빠졌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이런! 당장 경기장. 경기장으로 들어와!" 리버풀의 팀 닥터 브루커너가 선수들에게 둘러쌓인 현준의 상태를 보더니 곧바로 무선마이크로 통신을 하기 시작했고 경기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들이 긴급 투입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달글리쉬 감독도 보다 못한 채 경기장 안으로 들어올 상태였다.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자 더욱더 동요하기 시작하는 관중들이었다. 리버풀의 해결사,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으로 콥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팬은 리버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떨칠 것이라고 수 많은 스포츠 칼럼니스트나 축구계의 레전드들이 이야기했고, 그의 활약과 경기를 보며 현준의 플레이에 반한 팬들은 아스널에도 굉장히 많았다. 준! 준!! 준!!! 준!!!! "이봐! 준! 괜찮아?! 대답좀 해봐!?" 현준을 부르는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반복해서 울렸고, 곧바로 한 의료진이 현준의 기도를 확보하고 CPR(심폐소생술)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몇몇 리버풀 선수들은 그 모습을 볼 수 없는지 고개를 돌리고 있었고, 리버풀내에서도 현준과 굉장히 친한 수아레즈와 카윗은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의료진이 긴급 투입되고 있습니다. 김현준 선수 괜찮을까요?] [상태가 제법 심각해 보이는데요.] "아...아...?!" "오빠...!" 잉글랜드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진 현준 때문에 소동을 피우고 있을 무렵 난리가 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Tv 로 보고 있기는 했지만 그라운드에서 일어나는 일이 심각하다는 것은 Tv 화면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어...괘...괜찮겠지?" 공포때문일까? 몸을 바들바들 떨며 자신을 바라보는 줄리아의 모습에 아영은 가까스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자신도 굉장히 무서웠다. 축구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불과 한 달전 프리미어리그에서 파트리스 무암바라는 선수 저런 상황에서 쓰러져 거의 죽을 뻔했다는 이야기를 크로싱의 멤버인 현찬에게서 들었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활약을 제외하고는 축구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하필이면 이 순간 흘려 들었던 그 이야기가 아영의 머릿속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오...오빠, 괜찮죠...?' 운동 선수인 만큼 필연적으로 부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아영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기억으로 축구 선수의 부상은 그냥 스프레이만 뿌리고 파스를 붙이고 하는 것이 그쳤다. 아니면 인대쪽에 문제가 있다던가 말이다. 저렇게 Tv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죽은 듯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Tv 에서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계속해서 그라운드의 상황을 중계해주고 있었다. 파트리스 무암바가 쓰러졌을 때도 화들짝 놀라며 난리가 났었던 대한민국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무암바가 아닌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천재라 칭송받은 현준이 쓰러져 버렸다. "어...어떻게 해. 아영아. 오빠 괜찮겠지?" "으...응. 괜찮을 거야. 울지마. 줄리아." 어느새 비 오듯 눈물을 흘리는 줄리아의 모습에 그녀를 가볍게 감싸안는 아영이었다. '......여기는?' 푸른색으로만 가득한 공간이 들어오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위해 승부를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갑작스런 고통에 비명소리와 함께 그라운드 위로 쓰러진 것 까지는 기억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이 곳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도 그리고 병원이라고 생각되는 곳도 아니었다. "뭐야...?" 몸을 천천히 일으킨 현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푸른색의 빛만이 일렁이고 있을 뿐 그 어떤 것도 현준의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간간히 빛이 요동치며 흔들거렸지만 막상 손을 내밀어 보니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체 자신이 무슨 상태인지, 그리고 이 곳이 어디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던 탓에 현준은 멍하니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가만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강렬한 바람이 현준에게로 날아들었고, 주위의 푸른 빛이 마치 오염이라도 된 듯 순식간에 새카만 어둠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내 힘을 내놔...감히 나를...나를...!" 그리고 어디선가 희미한 목소리가 현준의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현준의 고개가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휙 돌아갔지만 새카만 어둠은 현준의 시야를 제한하고 있었다. 그 희미한 목소리에는 엄청난 원망이 담겨 있는 듯 했다. 듣기만 해도 몸이 파르르 떨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큐브...큐브 주제에...나를...나를..." '큐브...?'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 때문일까? 자신의기억 저편에서 익숙한 무언가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현준의 의식은 그것을 잡으로 애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까 전 손을 내밀었는데도 잡지 못했던 푸른색의 빛처럼 현준이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나 루시퍼를..." '루시퍼...' 루시퍼라는 이름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리리스와 마찬가지로 마계의 마왕중 하나. 마계 북부를 다스리는 마왕으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마왕이었다. "큭..."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고통이 현준의 온 몸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마치 유리가 깨지듯 자신이 있던 공간이 파편으로 부셔지기 시작했다. 준! 준!! 준!!! 준!!!! "제발. 일어나게 준. 관중들이 자네를 부르고 있다고." 방금전까지도 선수들이 땀을 흘리며 공을 차던 그라운드위에서는 CPR 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현준이 듣기만을 바라며 혼잣말로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CPR을 시도하는 팀 닥터였다. 그리고 그런 팀 닥터의 간절한 바램을 들었던 것일까? 순간적으로 큰 기침과 함께 현준이 몸을 일으켰다. "쿨럭! 허억!!! 허억...허억..." '뭐가...어떻게 된거지...?'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은 이상한 공간에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이 있던 곳이 유리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져 내렸고, 어느새 눈을 떠보니 익숙한 얼굴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그리고 현준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을 하기 위해 입을 열려고 할 무렵,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 흔들랄 정도의 엄청난 굉음이 터져나왔다. 파트리스 무암바처럼 현준이 큰일이 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기쁨으로 바뀌면서 속 안에 있는 모든 두려움을 밖으로 표출해내는 관중들이었다. 와아아아아!!! "자네. 괜찮나? 이거 몇 개인지 알겠어?" "...2개잖아요. 브루커너씨. 왠 농담이예요? 그리고 브루커너씨가 그라운드에는 어째서?" 현준의 말에 브루커너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입을 열었다.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함성소리가 계속해서 크게 터져 나왔기에 목소리를 크게 내야만 하는 브루커너였다. "자네. 방금 전까지 죽은 줄만 알았다고! 보이나? 제세동기와 의료진들을?!" "제가요?! 죽었었다고요?!" 자신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현준의 모습에 브루커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금의 행동을 보면 위험했던 순간은 지나간 듯 싶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 현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치켜들며 함선을 내뱉은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 시작했고, 에미레이트 경기장은 더욱더 큰 함성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준. 일단 경기장을 벗어나서 병원으로 가자. 내가 동행하지." "잠시만요. 경기는요?" 현준의 말에 브루커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금 경기가 문제야? 방금 전 자네는 정말 죽을 뻔했다고?!" 아무리 오늘 벌어지는 경기가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이라는 대단한 경기라고는 하지만 선수의 목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리버풀의 10 년을 책임질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를 포기하더라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브루커너의 생각이었다. "아뇨. 브루커너씨. 정말로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 아까의 통증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리리스님의 말대로 육체에 금이 간 것일까 하는 생각에 순수한 마기를 살짝 끌어올려 봤지만, 괜찮은 듯 온 몸에서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충분히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더군다나 지금 스코어는 2 - 1. 리버풀의 입장으로서는 한 골만 더 넣으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다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서 1년을 기다려야만 했다. 아니,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지도 몰랐다. 내년에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4강까지 진출한다는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생각도 일단은 병원에 갔으면 좋겠네." "전 더 뛸 수 있습니다. 감독님." 달글리쉬 감독도 브루커너와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경기보다는 현준의 건강이 더욱 중요했다. 오늘 경기가 중요하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이후 현준의 건강에 이상이 있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은 자신과 리버풀이 뒤집어 써야만 했다. 또한 현준은 리버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경기에 뛰어야겠다고 강력하게 말하는 현준의 모습에 결국 달글리쉬와 브루커너는 두 손을 들고야 말았다. 겉으로는 현준의 건강을 위해 병원에 가야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내심 그들도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아스널을 누르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의료진이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김현준 선수. 이대로 경기에 뛸 생각인가요? 정말 괜찮은 걸까요?] [챔피언스 리그가 중요한 경기이긴 한데 말이죠. 달글리쉬 감독 김현준 선수를 교체 하지 않나요?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생각인데요.] 와아아아아!!! 계속 뛸 생각인지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더니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는 현준의 모습에 걱정스러운 말투로 한 마디씩 내뱉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오늘 경기가 중요한 것은 알고 있지만 현준은 대한민국 축구계의 보배인 만큼 방금 전과 같은 큰 상황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체하지 않는 달글리쉬 감독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곧 아스널의 공으로 경기가 재개되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된 탓에 흐름이 끊겼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플레이를 하겠다는 듯 곧바로 흐름을 타고 맹렬하게 서로의 골문을 위해 공격 작업을 전개해나가기 시작했다. '대체...그건 뭐였을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린 후 느껴졌던 엄청난 고통. 그리고 자신은 이상한 세계에 빠져 있었다. 푸른색의 빛의 공간이었다가 순식간에 새카만 어둠으로 변한 정체모를 공간.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은 엄청난 원망과 분노가 담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마치 자신에게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던 그 목소리는 자신을 향해 큐브라고 입을 열었다. '큐브...큐브가 뭐지?' 루시퍼라는 이름은 현준도 자주 들어봐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큐브라는 이름의 정체에 대해서는 짐작이 가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앞을 지나치는 축구공이 자신의 눈에 들어왔다. "읏!!" 재빨리 다리를 내뻗었지만 이미 공은 자신을 지나쳐 아스널의 선수가 잡아채었다. 스피어링의 절묘한 패스였지만 딴 생각을 하느라 공을 놓쳐 버린 것이었다. 이제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던 현준의 실책에 리버풀의 선수들도 그리고 피치 위를 바라보는 리버풀의 스탭진들도 불안한 듯 현준을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교체해야될까..." 갑자기 플레이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고나 할까? 후유증이 있는 것인지 현준의 플레이가 쓰러지기 전과는 확연히 달라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준을 대신할 만한 선수가 리버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제라드라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시간은 흘러가기 시작했다. 20 여분의 시간동안 그라운드에서 맹렬히 공방이 펼쳐졌지만 아스널과 리버풀 둘 다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육검 / 월요일에 군대를 가다니...토닥토닥입니다. 힘내세요. 이제는 군복무 2년이 안되죠? 전 2년 걸친 세대라...억울 크흑... 괜찮아요. 시간 금방 갑니다. 전 이미 갔다왔거든요. 휴가 때 악마의 계약 볼 수 있게 열심히 연재해 놓고 있겠습니다. 연참은 아침에 해야 제맛! 아...손흥민 골 대단하네요. 보면서 느낀건데 옛날 박주영 청대때 중국전 골이 생각나더군요. 그 때 정말 박주영 잘했던 것 같은데...어쨌든 아우스부르크도 승리했더군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아...리그너스 대륙전기 연재...저도 하고 싶은데 시간이...잘... 저도 개인사정이 있는지라...늅늅하다는. P.S CPR 상황이면 경기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경기 중단시키고 다시 글을 쓰려니 그렇다면 또 글을 막 늘리는 것 같아서...그렇다고 다 뜯어 고치다니 그것도 늅늅. 어색하게 느껴지시는 분도 있겠는데 그냥 진행시킬게요. FA 에서는 경기스톱시켰는데 UEFA 는 또 모르니... 00248 리버풀, VS 아스널 2차전. =========================================================================                            [이제 경기도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5분이 주어졌는데요.] 추가시간이 주어지자 경기도 막바지에 이른 만큼 선수들의 움직임이 더욱더 분주해졌다. 리버풀의 선수들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한 골을 더 넣기 위해서 그리고 아스널의 선수들은 그런 리버풀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였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그리고 그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원정석 서포터즈에 있는 더 콥이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스탄불의 기적 그리고 FA 컵의 기적등 수 많은 역전승으로 명경기를 만들어 내었던 리버풀이다. 하물며 최근에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인 누 캄프에서도 마지막에 터진 현준의 골로 바르셀로나를 원정다득점으로 누르고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올라오기 까지 했었다. "큿...!" "나이스! 카윗!!!" "좋았어! 달려! 달려!!!" 공을 너무 끌었던 것일까? 위험지역에서 카윗에게 공을 빼앗긴 채임벌린이었고, 그 순간 리버풀의 선수들이 빠르게 아스널의 진영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한 골, 한 골만을 넣으면 되었다. 그리고 카윗의 크로스가 젠킨슨의 태클을 피해 아스널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현준은...?!' 스치에스니 골키퍼의 눈이 빠르게 그라운드를 훑기 시작했다. 비록 쓰러진 이후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은 리버풀 득점 대다수를 차지하는 공격수. 주의대상인 것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리버풀 선수들의 공격에 맞춰서 올라오지 못한 것일까? 현준은 센터라인 부근에서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캐롤을 막아! 수아레즈를 붙잡고!" 현준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스치에스니는 빠르게 수비수들에게 명령을 내리기 손을 쥐락펴락하며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이번 공격을 막으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자신들의 것이었다. [카윗 올립니다! 캐롤!!!] 그리고 카윗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캐롤이 몸을 붕 몸을 날렸다. 620 억의 전봇대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만큼 이런 중요한 순간에서 한방을 터뜨리고 싶은 캐롤이었다. [헤디잉!!!] 캐롤의 헤딩슛이 그대로 골문을 향해 날아들었고, 스치에스니가 몸을 날렸다. 하지만 스치에스니가 몸을 날린 보람도 없이 캐롤의 헤딩 슈팅은 바르마엘렌의 다리에 걸렸고, 흐른 공은 그대로 패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흘러나가기 시작했다. "!!!" "루즈 볼을 붙잡아!!!" 그리고 흐른 공을 향해 모든 선수들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공을 향해 다가간 것은 바로 현준이었다. 뒤쪽에서 서성이고 있던 이유도 바로 이 상황을 예측했기 때문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캐롤의 헤딩슛이 베르마엘렌의 다리에 걸려 흘러나온다는 것도 그리고 그런 캐롤의 헤딩슛에 속은 스치에스니가 몸을 달려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도 전부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대로였다. [김현준!!!] 콰아앙!!! 그리고 그대로 현준의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이 터져 나왔다.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골 성공률은 91%. 엄청난 속도로 낮게 날아간 공은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높은 성공률 답게 아스널 수비수들 2명 사이를 꿰뚫으며 그대로 아스널의 골망을 가르고야 말았다. [와우! 골!!! 골이예요!!!] [김현준 터졌어요! 엄청난 중거리 슈팅으로 아스널을 무너뜨립니다!!! 이 선수 정말 사람이 맞나요! 대단합니다! 김현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골에 미친 듯이 환호하는 콥들이었다. 그리고 슈팅을 때리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주먹을 치켜올리는 현준을 향해 리버풀의 선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벤치에서도 난리가 난 것은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오늘 경기에도 현준은 그라운드를 지배했고, 아스널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잠시 후 경기가 종료되었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이 확정되자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현준을 향해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원더풀 리버풀.' 기적같은 대 역전승. [ESPN = 김민철 기자] 홈에서 벌어졌던 경기에서 3 - 2 의 패배. 그리고 이어진 2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줄 때만 하더라도 패배라는 기운이 감돌았던 리버풀이다. 그 선제골도 하필이면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캐러거의 자책골이었다. 더욱이 리버풀의 주축 선수들 몇몇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살인적인 경기를 소화내느라 지친 상황. 이런 상황에서 물이 올라와 있는 아스널을 상대로 리버풀이 3 골을 넣는다는 것은 힘겨워보였다. 리버풀도 명문이었지만 아스널 역시 잉글랜드 Big 4 이자 그 벵거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이 리그에서 첫 패배를 기록한 것에 반해 아스널은 챔피언스리그 2차전이 벌어지기 전에 있던 리그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이 선수가 있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이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는 활약을 보이는 축구 천재 김현준이었다. 김현준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막시의 패스를 받고 순식간에 아스널의 포백을 무너뜨리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불과 2분만에 벌어진 모습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있는 리버풀의 팬들은 함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가야할 길은 멀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골이 더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역전의 DNA 라도 있는 것일까? 후반 18 캐러거의 역전 헤딩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후 리버풀은 다시 위기상황에 몰렸다. 바로 현준이 중간에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FA 컵 8 강에서 볼튼의 패트리스 무암바 사건을 기억하는 잉글랜드 팬들이었다. 긴급하게 의료진이 투입되고 CPR 이 시행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경기가 중단될 수도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준은 금새 정신을 차렸고, 괜찮다는 듯 스트레칭을 하며 다시 경기에 투입되었다. 그리고 후반 종료 직전 현준의 중거리포가 아스널의 골문을 열며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3 - 1 로 에미레이트 원정경기에서 승리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이라는 기적같은 승리에 리버풀의 팬들은 이스탄불의 기적 이후 또 한번의 눈물을 흘렸다. 극적인 승리로 2006-07 시즌 이후 6년 만에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른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 - 바이에른 뮌헨의 승자와 오는 5월 27일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와 맞붙게 된다. 기적 같은 승리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한 리버풀이지만 리버풀 구단은 결승에 진출했다는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엄청난 팬들의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화의 대다수는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쓰러진 현준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비록 무사히 끝까지 경기를 치르기는 했지만 경기가 중단될 정도로 큰 상황이 벌어졌던 만큼 현준의 상태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이 터진 것이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리버풀 구단을 향해 전화가 몰려들어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만든 현준은 현재 리버풀의 병원에 있었다. "아아..." 경기가 끝난 직후 로얄 런던 병원이라는 1740년도에 세워진 세계 최초로 세워진 종합병원이자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병원으로 호송된 현준이었다. 영국에서 내로라하는 의사들이 있는 곳인 만큼 그곳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현준은 온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동안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그 후 곧바로 리버풀로 몸을 옮긴 현준은 이틀정도 병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 병원에 누워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병원은 정말 딱 질색인데 말이야..." 현준은 한국에 있을 때도 웬만큼 아프지 않고서는 병원에 찾아간 적이 없었다. 병원 특유의 분위기도 싫었고, 병실에서 나는 알콜 냄새도 신경에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환자들을 대우하는 의사들의 태도들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장이라도 퇴원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구단관계자들 혹은 코칭스태프들한테 크게 혼이 날 분위기였다. 달글리쉬 감독은 이미 한 차례 쓴 소리를 들었다고 들었다. 바로 자신이 쓰러진 직 후 병원으로 호송하지 않았던 탓이었다. "리리스님이 걱정하시겠군." 전화를 통해 자신이 병원에 있고 며칠간 하루나 이틀정도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을 레리엘에게 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안한 현준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할까 Tv 에서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재방송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의 경기가 연이어 방송되고 있었다. 어제 벌어졌던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에서는 홈 경기의 이점을 안은 레알 마드리드가 바이에른 뮌헨을 2 - 0 으로 꺾고 승리를 거두었다. 1차전에서 2 - 0 의 패배를 거둔 레알 마드리드였기에 종합 전적으로 동점을 이룬 양팀은 곧바로 연장전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국 홈팀인 레알 마드리드가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르고야 말았다. "레알 마드리드라..." "쉽지 않은 상대지."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챔피언스리그 하이라이트를 보던 현준은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홱 돌렸다. "아...! 제라드!" 그리고 그 곳에는 목발을 집고 서 있는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경기에서 큰 부상을 당했던 제라드였다. 재빨리 현준이 일어나서 제라드를 부축하기 시작했다. 목발을 집고 있다고는 하지만 심한 부상을 입었던 선수인 만큼 최대한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움직이는 것이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냥 누워서 쉬고 있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요?" "아아...따분해서 말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Tv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제라드였다. Tv 에서는 그저께 있었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아스널과 리버풀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는 제라드의 모습을 바라보며 현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레블 아니 칼링컵을 우승했으니 쿼트러블에 도전하는 리버풀이다. 그 영광의 주인공에 리버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자신이 끼지 못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착잡할 터였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입을 여는 제라드였다. "고맙다." "뭐...저도 리버풀의 선수인걸요." 제라드의 말에 한참후에야 입을 여는 현준이었다. 왠지 모르게 제라드에게 무슨 말을 건네주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대답에 제라드는 현준의 등을 살짝 두드리고는 입을 열었다. "리버풀이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없었지. 나도 경험해 본적 없고 말이야. FA 컵도 6년 전에 우승을 했었고, 챔피언스리그 또한 7년 전에야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 "뭐...조금 쉬었으니 올해는 전부 들어올려야죠. 대신 칼링컵 우승때 있었던 일은 별로 경험하고 싶지 않지만요." "큭..." 현준의 농담어린 말에 제라드는 웃음을 터뜨렸다. 칼링컵 우승 직후 라커룸에서 벌어진 축하파티에서 칼링컵에 담은 맥주를 마시다가 휘청거리면서 쓰러지며 동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현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술은 조금 배워두는 게 좋을 텐데 말이지. 리그 우승이라도 하는 날에는 다른 선수들이 두고 보지 않을 텐데 말이야." "아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현준이었다. 술을 못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축구 선수들은 원래 주량이 그렇게도 센 것일까? 아무리 우승의 기쁨을 즐긴다고는 하지만 우승컵에 맥주를 가득 담고 마시는 선수들의 모습에 기가 질렸던 현준이었다. 특히나 레이나와 캐러거는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아빠!" "우리 공주님!"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현준의 병실안으로 귀여운 꼬마 숙녀가 들어오더니 곧바로 제라드의 품에 안겼다. 현준도 잘 알고 있는 소녀였다. 바로 제라드의 둘째 딸 렉시였으니 말이다. 워낙 구단에 종종 찾아온 만큼 현준도 제라드의 딸인 릴리와 렉시의 얼굴은 잘 알고 있었다. "오빠 안녕." 그리고 그녀들도 현준을 알고 있었다. 유일하게 리버풀에서 있는 동양선수가 바로 현준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렉시의 인사에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확실히 딸바보군.' 축구계에서 딸바보를 말하는 이 선수를 빼놓지 말라는 말이 있었다. 바로 전 리버풀의 캡틴 스티븐 제라드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하물며 제라드의 공갈물기는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질 정도로 유명했다. 딸바보의 수준을 넘어 딸병신이라는 웃지못할 말까지 종종 듣는 스티븐 제라드였다. "그러면 난 가봐야겠군. 준. 몸조리 잘하게나." Tv를 보고 느꼈던 침울함은 어디로 갔는지 딸의 등장에 얼굴이 헤벌쭉 해진 제라드의 모습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렇게 하루 정도 병원에서 시간을 더 보낸 후에야 현준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전에 자신이 괜찮다고 선수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들려야 했지만 말이다. "후우..."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도 선수들에게 붙잡혀서 현준은 한동안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비록 경기를 끝까지 마치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주장인 현준이 그라운드에서 그렇게 큰 사단을 벌이며 경기가 끝난 직후 바로 병원으로 호송되었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선수들이었다. 달글리쉬 감독도 29일에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아예 현준을 엔트리에서 제외시켜버렸다. 비록 병원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혹시 모를 현준의 건강을 위해 그렇게 결정을 내린 것이다. ============================ 작품 후기 ============================ 아... 워어어어얼화아아수우우모오옥금퉐 중 퉐이 지나갔군요. 시간 참 빠르네... 제라드 딸바보로 참 유명하죠. 어떻게 보면 딸병신...부인의 탯줄을 직접 둘다 자를 정도죠. 근데 딸들이 다 귀여워...게다가 제라드 딸이 사는 신데렐라 침실. 침실만 꾸미는데 1억원이 들었다죠...저런 돈 많고 귀여운 외국인 소녀를 키...키잡... 00249 리버풀, VS 아스널 2차전. =========================================================================                            "다녀왔어." 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밖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일찍 들어올 생각이었지만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것이었다. "주인님!" 그리고 현준의 모습에 레리엘이 즉시 현준에게로 뛰어가 현준의 품에 안겼다. 현준이 병원에 있었기 며칠간이나 그를 보지 못한 그녀였다.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런 레리엘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해준 현준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입을 열었다. "리리스님은?" "그...그게..." 현준의 말에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환한 표정으로 현준을 반겼던 레리엘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가까스로 손을 들어 올려 침실을 가리키는 그녀의 모습에 현준 또한 침음성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리리스가 있다는 침실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기운이 휘몰아치는 것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죄 지은 사람처럼 천천히 자신의 침실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후우..." 불길한 기운이 온몸을 찌르르 건드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태연을 가장한 채 호흡조절까지 하고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현준은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붉은 색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살아는 있군." "하...하하...네. 병원밥은 좀 먹었지만요. 정말 맛 없더라고요." "그 입은 죽었으면 좋겠는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위아래로 쓸어내려보는 리리스였다. 결국 순수한 마기를 담아내는 것을 버티지 못한 악마의 신체였다. 그녀만이 볼 수 있는 마안은 현준의 신체 여기저기 금이 가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보아하니 무리에서 순수한 마기를 운용하다가 탈이 난게 틀림없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순수한 마기를 운용하던 그 것을 어떻게 쓰던간에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 게 육체에 무리를 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꼴사나운 모습이더군." "......" 그 모습이 어떤 모습을 뜻하는지는 모를리 없었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경기에서의 일을 말하는 것이 틀림없으리라. "네. 갑자기 엄청난 고통이 밀려들더라고요. 아...그리고 이상한 공간에 끌려갔었어요." "이상한 공간?" 현준의 말에 리리스가 흥미가 동하는 듯 현준과 눈동자를 마주쳤다. 붉은 색의 눈동자에 빛이 나자 계속해서 말을 잇는 현준이었다. "네. 푸른색의 공간이었다가 굉장히 어두운 공간으로 변한 이상한 곳이었어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입을 다물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계속해서 말을 하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어떤 목소리를 들었어요. 저한테...저한테...? 어...?" "......?" 말을 잇던 현준은 고개를 살짝 젓고는 머릿속의 생각을 떠올렸다. 분명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리리스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려고 했던 현준이었다. 새카만 어둠속에서 들렸던 목소리. 분명 그 목소리를 자신에게 무슨 내용을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 머릿속에 떠올렸었던 내용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멍청한놈. 기억력이라고는..." 말을 마치고는 몸을 움직여 현준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대는 리리스였다. 현준의 머릿속을 헤집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파악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머리를 살짝 부여잡은 리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너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던 게 맞느냐?" 그렇게 질문을 던진 리리스였다. 현준의 기억을 헤집어 보았지만 현준이 쓰러진 직후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벌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분명 어두운 공간에서 자신은 무슨 목소리를 들었다. 별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엄청난 원망이 담긴 목소리였다. '원망이 담긴 목소리...어...? 진짜인가...? 공간? 어...라...? 내가 어두운 공간에 갔던가...?' 고개를 계속해서 갸웃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싸늘한 눈빛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아픈 것을 치료하기 위해 인간들의 병원에 갔는데 오히려 상태가 더 안 좋아져 보였다. "분명...어두운 공간...누군가가 무슨 이야기를...한 것 같은...데...?" 하지만 현준의 목소리는 마치 잠들어 가는 사람처럼 점점 낮아져 있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을 보며 리리스는 콧방귀를 끼며 입을 열었다. "그새 더 멍청해진 모양이로군. 몸은 어떻지?" "네? 아...네. 괜찮은 것 같아요." "확실히 멍청해진 게 맞군." 자신의 대답에 머뭇거리더니 입을 여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확실히 자신의 멍청한 권속은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이야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는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면 얼마 안 있어 또 다시 악마의 신체 금이 갈 게 분명했다. 아니, 지금도 위태위태한 상황이었다. 당장이라도 신체가 깨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위험...한가요?" "어느 정도는." 현준이 조심스레 물어보자 리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현준을 잡아끌더니 위로 내동댕이쳤다. 갑자기 몸이 붕 뜨더니 어느새 천장이 눈에 들어왔고, 곧 자신의 배 위로 무게감을 느끼는 현준이었다. "곧 금이 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야. 너 그 빌어먹을 시합은 언제 나가지?" "5월...2일요." 29일에 있을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엔트리에 제외된 만큼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선수들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경기장에 가는 것이 좋기야 하겠지만 왠지 경기장에 간다고 말하면 리리스는 자신의 어떻게 할 기세였기에 그렇게 대답하는 현준이었다. 5월 2일에는 풀럼과의 홈 경기가 있었다. "대충 응급처치 정도는 되겠군." 말을 마치며 그대로 현준의 입고 있는 옷을 찢어버리는 리리스였다. 그런 리리스의 행동에 몸을 일으키려던 현준은 갑자기 자신을 누르는 엄청난 힘에 그대로 침대에 몸을 눕혀야만 했다. 어느새 알몸으로 변한 리리스가 현준의 목덜미를 핥아 내리며 입을 열었다. "덤으로 몸 밖으로 흐르는 순수한 마기도 조금 흡수해야겠어. 며칠간은 이 곳에서 나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 암사마귀와 교미를 하는 숫사마귀의 심정이 이러할까? 현준은 자신의 옷을 벗기는 리리스의 손놀림이 너무나도 무섭게 느껴졌다. 어느새 자신의 바지를 벗기고 지퍼를 내리는 리리스였다. "읏..." 리리스의 손은 굉장히 차가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녀의 몸에 길들여진 단단한 현준의 남성은 벌써부터 꿈틀거리고 있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 병원관계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욕구가 쌓여 있었던 탓이었다. "자...잠깐 리리스님..." 이왕 섹스를 즐긴다면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얼른 리리스의 몸을 침대위로 눕히려던 현준은 그대로 몸을 움찔거리며 목을 살짝 뒤로 젖혀야만 했다. 리리스가 자신의 남성을 한번 핥아 올리더니 그대로 입에 머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는 말이 필요없었다. "읏...음..." 리리스의 행동에 현준 또한 욕망이 스물스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것을 물고 있는 리리스의 몸을 끌어당겨 그녀의 안을 애무해주기 시작했다. 서큐버스의 몸은 다 이러할까?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리리스의 안은 인간에게는 극상의 쾌감을 주는 곳이었다. 그 어떤 명기들이 와도 리리스와의 몸에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그렇게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고 육체의 대화를 나누던 리리스가 베개를 잡고 엎드리고는 엉덩이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 "오랜만이니까. 거칠게." "분부대로 해드리죠." 확실히 오랜만은 오랜만이었다. 5일 만이니 말이다.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그대로 자신의 남성을 깊숙하게 그녀의 안으로 밀어넣었다. "하악...!" "읏..." 현준의 남성이 자비 없이 끝까지 자신의 안을 꿰뚫자 몸을 파르르 떨며 그 쾌감을 즐기는 리리스였다. 현준 또한 느껴지는 쾌감에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2년 넘게 그녀와 몸을 섞었지만 언제나 최고의 쾌락을 선사하는 리리스의 육체였다. 다른 여인들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서로의 몸을 즐기던 두 남녀는 잠시 후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밤새도록 열락의 시간을 보내는 리리스와 현준이었다. [네. 정말 괜찮은 거죠?] "응. 지금은 괜찮아." [그 때 쓰러져서 얼마나 놀랐다고요. 그런데 오빠는 연락도 없고...] 수화기 너머로 아영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재빠르게 그녀의 입을 막기 위해 현준이 입을 열었다. "미안해. 아영아.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하고 구단에서 처리할 일이 너무나 많아서 말이야. 너무나 정신이 없었어. 사람들도 계속 찾아오고 말이야." 찾아온 사람이라고는 제라드와 구단 관계자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과 코칭스태프들 뿐이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영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영이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 현준의 말에 아영이 대답했다. [하긴...저도 바쁠때는 연락하기 힘든데 오빠는 더 심하겠죠. 알았어요. 대신에 소원하나 들어주세요.] "소원?" [네. 저 전에 떨어지는 벚꽃을 손으로 잡았거든요. 누가 그러던데 떨어지는 벚꽃을 손으로 잡으면 소원이 하나 이루어진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오빠가 소원 들어주세요.] "하하하...뭔데?" 떨어지는 벚꽃을 손으로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있었던가?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애교가 섞인 아영의 행동이 귀여웠던 탓에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던 아영이 입을 열었다. [저...시즌이 끝나면 언제예요? 오빠?] "글세...한국에 귀국하려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마쳐야 하니까..."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는 5월 27일 독일 일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를 마치고 짐을 정리하다보면 28일이나 29일쯤에야 한국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늦어도 29일 정도에 들어갈 것 같아." [아...그...그러면 오빠.] "뭔데? 말해 봐." 한참을 머뭇거리는 아영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졌기에 대답을 재촉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아영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같이 방송촬영 하실래요? 저 초청게스트가 하나 필요한데...] "방송촬영?" [네...히...힘드시면! 안하셔도 되요.] 현재 방송계에서 가장 섭외하고 싶은 스타는 바로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한국에서 축구 붐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로 축구 역사상에 길이 남은 신기록을 제조하고 있는 동양의 천재로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현준인 만큼 방송에 등장하기만 한다면 시청률은 대폭 상승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은 잘 모르는 현준이었다. 자신이 인기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방송에서 섭외하고 싶어할 정도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이제까지 그런 제안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중간에 리리스가 컷트하고 있었던 탓에 광고 촬영도 굉장히 적었다. '어떻게 하지...오빠가 싫어한다면...아휴 아영아. 왜 괜히 말을 꺼내서...' 현준에게 대답이 없자 괜한 말을 꺼냈다고 자책하는 아영이었다.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PD 가 계속해서 푸념으로 현준을 섭외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생각난 탓에 말을 꺼냈던 그녀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 그룹인 체리 쥬빌레와 한국의 축구 천재 김현준이 방송에 나타나기만 한다면 시청률은 따논 당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뭐...좋아. 근데 확답은 못하겠다. 에이전트에게 물어볼게. 스케쥴 관리는 그쪽에서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뭐 물어볼 필요는 없었지만 예의상 말을 꺼내는 현준이었다. 리리스라면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는 것을 방해당하지만 않는다면 자신이 무슨 일을 해도 상관없다는 주의였기 때문이었다. [지...진짜요?!] 그리고 그런 자신의 말이 의외라고 느꼈던 것일까? 화들짝 놀라는 아영의 모습에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자신도 다른 선수들이 광고촬영을 하고 자국이나 혹은 영국의 토크쇼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또한 전에 한국에서 광고와 예능프로그램에 나갔을 때도 굉장히 재미있었기도 했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촬영을 통해서 아영의 호감도를 높일 생각이었다. 아직까지 아영은 자신이 줄리아와 본인을 상대로 몸을 섞었다는 것은 모르는 듯 했다. 줄리아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하지만 언제 들킬지 모르는 일. 괜한 일이 벌어지기 전에 최대한 그녀가 자신을 벗어나지 못하고 만들어야만 했다. '유혹하는 것은 줄리아가 좀 더 쉽게 넘어올 것 같지만 말이야...' 그녀의 처음 몸을 섞었던 때를 떠오르는 현준이었다. 귀엽게 잠든 척 자신을 유혹하는 줄리아의 모습에 현준은 순식간에 모든 진도를 뺄 수 있었다. 그 후에도 만날 때마다 자연스럽게 자신과 몸을 섞은 줄리아였다. 물론 아영과도 몸을 섞기는 했지만 아영보다는 줄리아와 잠자리를 가지는 것은 더욱 쉬었다. 그리고 잠자리를 계속해서 가지면 현준은 자신의 순수한 마기로 여자를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었다. "아영이나 줄리아나...일단 한 여인만 빠지게 만들면 그 이후는 쉽겠지." 전화를 끊은 후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기지개를 폈다. 구단에서 휴식을 준 탓에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가지 않아도 상관없었기에 오랜만에 집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현준이었다. 무언가 찜찜한 게 계속해서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결국 무엇인지 생각하기를 포기한 현준은 결국 할 일을 찾기 위해 집 안을 뒹굴거리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현준이 내린 결정은 리리스와 탈리사 그리고 레리엘과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마지막은 세 여인과 함께하는 뜨거운 잠자리였다. ============================ 작품 후기 ============================ 이 글이 올라갈때 쯤이면 전 집에서 자고 있겠군요. 아마도...?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50 현준, 리버풀의 염원을 이뤄내다. =========================================================================                            김현준! 아시아 선수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 최초 PFA 올해의 선수상 2관왕 석권! [EPNM = 김민철 기자] 리버풀의 캡틴 김현준이 아시아 출신으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와 '올해의 영플레이어(23세 이하)'2개 부분을 석권했다. 사실 김현준이 PFA 올해의 선수상 및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을 석권한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 올해 김현준의 활약을 보면 PFA에서 주는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이 PFA 선수상을 차지한 것은 2006년 제라드 이후 처음이다. 또한 한 선수가 2개 부분을 석권한 것은 역대 3번째이다. 그 주인공들은 1977년 아스톤 빌라에서 뛰던 앤디 그레이와 2007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이번 시즌 PFA 올해의 선수상에는 김현준을 포함해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 조 하트, 다비드 실바, 아스널의 로빈 반 페르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가 후보에 올랐다. 영 플레이어상 부분에도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 카일 워커 아스날의 옥슬레이드 채임벌린, 첼시의 다니엘 스터릿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니 웰벡이 후보에 올랐다. 지난 시즌 겨울이적시장에서 첼시에서 페르난도 토레스와 빅딜이 성사되어 리버풀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현준은 올 시즌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왔다갔다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무려 47골을 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이며 리버풀의 부활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부분 2연패도 확정적이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하는 최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PFA에서 주는 상을 놓치는 아쉬움을 겪었던 김현준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면서 잦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잦은 기복 없이 꾸준하게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으며 제 활약을 펼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개인 타이틀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현준의 PFA 프리미어리그 선수상 확정. 사실 보나마나한 투표였다. 올 시즌 현준에 비교될 만한 활약을 보이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날아다니고 있는 아스널의 반 페르시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긴 했지만 워낙 현준의 포스가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현준의 수상소식에 대한민국에서는 환호성을 터뜨리고 있었다. 한국 출신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커다란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선수는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아시아에서는 축구강국으로 이름을 떨치는 대한민국이었지만 FIFA 랭킹을 따지고 보면 기껏해봤자 20~40 위를 넘나드는 세계에서는 그저그런 축구실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였다. 또한 냉정하게 말하면 월드클래스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선수도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그나마 월드클래스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겠지만 그런 박지성도 국가대표에서는 은퇴한지 오래였고, 그나마도 최근에는 나이 때문인지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런 이유 탓에 한국에서 환호성을 터뜨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리버풀 구단에서도 현준의 수상 소식에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었다. 리버풀의 심장이라는 스티븐 제라드 이후 받는 PFA 선수상이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PFA 영플레이어상까지 석권한 2관왕. 리버풀 구단 역사상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현준은 집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와중에서 시상식에 참여하고 구단에서 벌이는 파티에 참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리버풀은 4월 29일 노리치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르기 위해 잉글랜드 노리치로 떠나야 했다. 캐로우 로드를 홈 구장으로 쓰고 있는 노리치 시티는 현재 폴 램버트가 감독을 맡고 있는 팀으로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3부리그에 불과한 풋볼 리그 1에서 속했던 팀이었다. 하지만 2009-10 시즌에 풋볼 리그 1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작년에 챔피언쉽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팀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노리치 시티가 약팀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원년인 1992-93 년에도 프리미어리그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노리치 시티다. 1992-93 시즌부터 1994-95 시즌까지 그리고 2004-05 시즌과 2011-12 시즌까지 다섯시즌동안 프리미어리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노리치 시티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한 시즌 이상을 프리미어리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탓에 노리치 시티는 이번 시즌에는 기필코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현재 34라운드까지 펼쳐진 경기에서 노리치 시티는 승점 44점으로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거의 확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 노리치 시티와 리버풀과의 경기는 다들 리버풀의 손을 들어줬다.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아스널과의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은 리버풀이었다. 또한 남은 경기중 승점 1점만 확정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에 따른 상승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달리 노리치 시티는 마땅한 동기부여가 될 만한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잔류는 성공한데다가 상위팀과 승점차가 크게 나는 탓에 유로파 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오늘 경기가 노리치 시티의 홈 경기장인 캐로우 로드에서 벌어진다는 것이 변수라면 변수였다. 또한 김현준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도 리버풀의 입장으로서는 악재였다. 그리고 현재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차를 몰고 캐로우 로드로 향하는 중이었다. "좀 더 빨리 가면 안 되나?" "안전 속도는 준수 해야되요." 자신의 말에 대꾸하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준으로 너무나도 거북이처럼 가고 있는 자동차의 속도가 너무나도 마음에 안들었다. 무슨 생각인지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며 현준의 차에 탑승한 리리스였다. 현준의 차는 애스턴마틴. 제라드가 끌고 다니는 차와 비슷한 기종으로 국내에서는 다른 슈퍼카들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카였다. 007 제임스본드의 애마, 일명 본드카로도 잘 알려진 애스턴마틴은 2008년 상영된 '퀸텀 오브 솔리스'에서도 첨단무기와 혁신적인 무기를 장착해 본드카로서의 명성을 잘 이어오고 있었다. 스포츠카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현준이 이런 애스턴마틴을 끌고 다니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자동차 대국인 영국에서 얼마 남지 않는 스포츠카로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현준에게 애스턴마틴측에서 자동차를 선물한 것이었다. "스포츠카라는 것은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훨씬 빠르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지." 여전히 속도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것일까? 다른 자동차들처럼 속도를 준수하며 달리는 현준의 모습에 괜스레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는 리리스였다. 하지만 그런 리리스의 말을 들은체만체하며 여전히 규정속도를 준수하며 운전을 하는 현준이었다. 안전속도 리미트가 걸려있기는 하지만 커다란 몸집에 맞지 않게 4.3초의 제로백과 최고속도 307km 낼 수 있는 애스턴마틴이었지만 현준의 손에 걸린 애스턴마틴은 기껏 해봤자 시속 120km를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와아아아아!!! 리버풀과 노리치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가 펼쳐지는 캐로우 경기장은 팬들의 함성으로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리리스와 함께 VIP 석에서 자리를 잡고 앉기 시작했다. "왔군." "네. 스티브. 몸은 괜찮아요?" "괜찮지 않더라도 오늘같은 경기에는 절대 빠질 수 없지." 수 많은 우승을 경험해 본 제라드였지만 그조차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 바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단 한번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리버풀인 만큼 그 역시도 리버풀의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던 것이었다. 그런 만큼 당연히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찾아온 그였다. 그런 제라드의 옆에는 제라드의 부인인 알렉스 커란과 그의 딸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게 제라드와 인사를 나눈 현준은 리리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끝이군." "네. 남은 경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현준의 말처럼 오늘 경기의 승리를 장담하는 리버풀의 열성팬 콥들은 우승의 샴페인을 터뜨리기 위해 엄청난 준비를 하고 캐로우 로드를 찾았다. 분명 노리치 시티의 홈 경기장임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리버풀의 홈 경기장으로 보일 정도로 말이다. "니가 없는데 리버풀이 이길 수 있을까?" "당연하죠. 리버풀은 약팀이 아니예요." 프리미어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버풀이다. 자신이 빠졌고 아무리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노리치 시티를 상대로 패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물며 노리치 시티는 득점보다는 실점이 훨씬 많은 팀이었다. 단지 효율적으로 득점을 하며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 올라와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오늘 자신이 빠진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은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루기 위해 정예멤버를 투입시킬 게 분명했다. 물론 축구는 경기가 끝나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은 리버풀이 노리치 시티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다우닝 크로스!!! 캐롤 헤딩!!!] 와아아아!!!! 시작은 좋았다. 현준의 예상대로 주축선수들이 대거 출진한 리버풀은 노리치 시티를 상대로 시작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결국 다우닝과 캐롤의 합작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어때요?" "잘 모르겠군. 인간들이 하는 공놀이란...대체 무슨 재미로 이런 것에 열광을 하는지 모르겠군. 피가 비명이 난무하는 격투라면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런면에서는 확실히 로마시대의 콜로세움이 열광하기엔 더욱 재미있지." "하...하하..."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마왕이기 때문인지 현준과는 축구를 보는 눈 자체가 달랐다. 하기사 자신도 마계에서 생활하다 보면 저렇게 변할지도 몰랐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리리스를 힐끔 쳐다보는 현준이었다. 웅성웅성 VIP 룸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지만 워낙 빼어난 외모 때문일까?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녀였다. 간간히 중계카메라가 리리스의 모습을 찍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주목을 즐기는 것인지 카메라가 자신을 찍을 때마다 리리스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주고 있었다. [오늘 경기 김현준 선수가 경기를 보러 나왔군요. 스티븐 제라드 선수도 있군요.] 비록 현준이 출전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은 이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며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리미어리그 팀인 만큼 한국 방송에서는 노리치시티와의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계화면 나타나는 한국의 축구천재인 김현준 그리고 현준의 옆에 자리잡은 여인과 그 여인의 옆에 있는 선수의 익숙한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가 반가운 듯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챔피언스 리그 부상의 여파 탓에 오늘 경기에서는 출전하지 않지만 그래도 오늘 경기에서 무승부라도 거두게 되면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로 우승을 차지하게 되거든요. 그런 자리에 리버풀의 일등공신인 김현준 선수가 빠질 수 없죠.] [아...김현준 선수도 안타깝겠어요. 오늘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인데 말이죠. 하필이면 부상 때문에 경기에 뛸 수 없으니까 말이죠.]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일등공신을 뽑으라 한다면 100이면 100 전부 현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을 뽑을 터였다. 그 만큼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득점감각을 뽐내며 리버풀의 승리를 이끌었던 그였다. 비록 깨지는 못하기는 했지만 한 때는 전설적인 공격수인 앨런 시어러의 프리미어리그 연속 골 신기록에 갱신할 수도 있던 데다가 비록 47 골에 머무르고 있기는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50골 신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주목을 받는 것은 현준과 제라드 뿐만이 아니었다. 현준의 옆에 있는 미모의 여인. 여타 연예인들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미모를 보이고 있는 리리스의 모습도 계속해서 중계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의 옆에 있는 여인도 굉장한 미모를 자랑하는데요?] [축구 선수들의 애인은 전부 엄청난 외모를 자랑하는데 말이죠. 저 여인은 제가 보기에도 굉장히 아름답네요. 영국 출신의 연예인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말이예요.] [네. 그렇군요. 하지만 저 여인은 연예인이 아니라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죠? 공식석상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데 말이죠. 오늘은 둘이 같이 리버풀의 경기를 보러 왔군요.] [정말 그림인데요? 선남선녀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김현준과 리리스에 대한 이야기 또한 김현준과 제라드의 친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를 중계해 나가는 중계진들이었다. 경기는 계속해서 리버풀의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미 앤디 캐롤의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은 리버풀은 오늘 경기를 잡고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듯 맹렬하게 노리치 시티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고 경기는 심판의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알 수 없는 것일까? 선제골을 넣고 앞서나가던 리버풀은 전반 44분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노리치 시티 미드필더 앤드류 서먼에서 중거리 슛을 허용하며 1 - 1 무승부로 전반전 마쳐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제라드의 차로 알려진 애스턴마틴. 한국에서는 그리 쉽게 볼 수 없는 차지만...확실히 외형은 매끈하게 잘 빠진듯. 00251 현준, 리버풀의 염원을 이뤄내다. =========================================================================                            "이렇게만 경기를 치른다면 오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겠는데?" 전반전에 비록 골을 허용했다고는 하지만 그대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던 리버풀이다. 프로로써 승리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무승부만 거둬도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의 플레이에 현준은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부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평가는 후반전이 시작되고 난 이후로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노리치 시티 역습입니다! 리버풀 위험해요!] 중앙에서 공을 돌리던 스피어링이 그대로 공을 뺏기면서 노리치 시티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강철같은 체력을 바탕으로 많이 뛰는 축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 노리치 시티였다. 하지만 세밀한 고급플레이는 찾아볼 수 없는 투박한 스타일이 그런 노리치 시티의 단점이었다. 하지만 홈경기라서 그런 것일까? 리버풀을 상대로 세밀하게 차근차근 공략해 나가는 노리치 시티였다. 그에 반해 리버풀 선수들은 전반초반의 기세는 어디로 갔는지 시종일관 노리치 시티 선수들에게 밀리고 있었다. "읏...아...앞으로 찔러줘야지!" "......" 경기를 보면서 리버풀 선수들이 실수를 할 때 마다 혹은 슈팅을 허용할 때마다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알렉스 커란 또한 리리스와 마찬가지였다. 제라드 또한 흥분한 채로 리버풀 선수들이 실수할 때마다 온 몸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리버풀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다. 전반의 우세는 어디로 갔는지 노리치 시티에게 압도적으로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대체 뭐하는 거야? 앞으로 찔러줘야지!" 역습 찬스에서 공을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전방에 있는 캐롤이 공을 끌다가 뺏기자 화가 난 듯 크게 소리를 지르는 현준이었다. 앞에 다우닝이 노마크에서 달려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공을 보내주지 못한 캐롤에 대한 실망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소리에 제라드의 둘째 딸인 렉시가 화들짝 놀라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생각은 제라드도 마찬가지인 듯 보였다. "거기서 캐롤이 넣어주고 다우닝이 시간을 끌어주다가 크로스를 올리면 좋은 찬스가 나올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아쉬워." "그렇죠? 스티브. 갑자기 왜 저렇게 플레이를 하는 거지?" 경기장에 직접 뛰지 않는 이상 선수들이 어떤 압박을 받고 있는지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관중석에서 볼 때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플레이였다. "리그 막바지라 체력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하겠지. 아니면 무승부에 주력한다던가." "후우..."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Big 4 라는 이름의 명문이었다. 그런 명문팀이 노리치 시티와 같은 약체팀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팀이라고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팀들끼리의 클래스가 달랐다. "이러다가 골이라도 먹힌다면 급격히 무너질텐데..." 전반 종료직전에 먹힌 골이 크게 느껴진 것일까? 이미 주도권은 노리치 시티에게 넘어갔다. 점유율은 물론 전반전에 우위였던 슈팅숫자도 이제는 노리치 시티가 리버풀보다 더욱 많았다. 또한 유효슈팅조차도 말이다. 수아레즈와 캐롤의 투톱은 노리치 시티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기에는 날카로움이 없어보였다. 더군다나 후반전의 캐롤은 오늘 선제골을 넣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이번 시즌은 이렇게 넘어간다 하더라도 다음시즌에는 대대적인 리빌딩이 있을 것 같아." "네...?" 경기에 몰두하고 있던 현준이 제라드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요 포지션에 대해 대대적인 보강을 했던 리버풀이다. 또한 칼링컵에서 우승을 하며 긴 무관의 세월도 벗어났었다. 게다가 이제는 FA 컵 결승,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도 진출하며 아픈 과거를 이겨내고 명문팀으로서 다시 발돋움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 좋은 이야기도 굉장히 많았다. 이번 시즌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현준을 제외하면 큰 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리버풀의 클래스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카윗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날 거라는 것은 알고 있지?" "대략적으로는 예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간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이번 시즌 후 리버풀이 크게 선수들을 영입하며 리빌딩을 할 것이라고는 현준도 알고 있었다. 리버풀 소속 선수인 만큼 알게 모르게 들리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영입했던 선수들이 제 활약을 펼쳐주지 못한다면 팀에게는 내보내는 것은 맞는 말이었다. 그런 리빌딩과정에서 사비 알론소, 페르난도 토레스, 하울 메이렐레스등 리버풀에서 핵심 혹은 좋은 활약을 펼쳐주던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팔렸고, 제라드, 캐러거, 페페 레이나 같은 노장선수들이 리버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에게서 그 중 하나를 또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디르크 카윗이었다. 수년동안 헌신적인 플레이와 투지로 리버풀의 힘이 되는 선수가 바로 카윗이었다. "이적설이야 많이 터졌지만..." 사실 지난 시즌부터 터키의 여러 클럽과 이적설이 터지긴 했었지만 대부분 웃어넘기는 수준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최근에 터진 AS 로마와의 이적설은 심상치 않았다. 에이전트가 직접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표현했었으니 말이다. 물론 현재 카윗도 축구 선수로써는 노장축에 속했고 전성기도 지났다는 것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카윗을 리버풀에서 방출하는 것은 반대였다. 리버풀에 있는 6시즌 동안 미드필더 혹은 공격 옵션중에서 가장 많이 경기를 뛴 선수가 바로 카윗이었다. 심지어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스티븐 제라드보다 말이었다. '어떻게 보면 카윗도 리버풀의 레전드일텐데...' 리버풀이라는 빅클럽에 입단하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자 마지막 종착지였다. 하지만 이미 리버풀에 입단했던 선수들 중 사비 알론소와 마스체라노 같은 선수들은 리버풀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라는 빅 클럽으로 향했다. 구단이 카윗과의 재계약을 꺼리고 있다는 것은 현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카윗까지 판다면? 리버풀이라는 팀이 선수들의 종착지가 아닌 자신의 커리어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는 팀이 될 수도 있었다. "구단에서는 어떻게...?" "뭐..." 대충 어물쩡거리며 넘기는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아마 카윗은 재계약을 맺고 싶겠지만 구단 측에서는 선수를 내보내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터였다. 결국 경기는 3 - 1 노리치 시티의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어떻게든 플레이를 펼쳐나가나 싶더니 27분 패널티킥으로 한 골을 허용하며 종료 직전에 또 한 번 노리치 시티의 공격수에게 골을 허용한 것이었다. "일찍 가야겠군요." "......그러게." 그리고 패배의 아픔과 함께 리그 우승을 확정짓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며 라커룸으로 향하는 선수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현준이었다. 원래 경기가 끝난 이후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고 가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달글리쉬 감독의 화난 표정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게다가 팬들의 반응도 무서웠다. '리버풀 2연패! 노리치 시티전에서도 우승을 확정짓지 못하다.' '리버풀의 패배에 실날같은 희망의 끈을 놓치 못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노리치전 충격패! 리버풀. 흔들리는 원인은?' 다음 날 리버풀의 패배 소식은 영국 전역을 강타했다. 이번 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영국을 붉은 물결로 물들인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휴식과 부상으로 제외된 2 경기에서 리버풀은 충격적인 2연패를 당했다. 상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아스널같은 강팀이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3골을 내주며 대패했고, 이번에는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3 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게다가 노리치 시티전에서는 주축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한 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한 것은 공격진들의 득점력 부재와 함께 수비진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명한 스포츠 기자들이나 혹은 칼럼니스트들은 신랄하게 리버풀의 전술과 선수들의 개인능력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의 지휘능력에 비판을 하고 있었다. "공격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은 어쩔 수 없겠네..." 현준은 어제 있었던 경기와 함께 신문을 펼쳐보며 말했다. 리버풀이 2연패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빈약한 공격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었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공격수들의 공격력이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수비는 리그 최소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공격력은 자신을 제외하면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꽤나 많이 어시스트도 기록한 것 같은 데 말이야..." 하지만 팀의 중요한 경기에서 활약을 펼쳐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었다. 게다가 스티븐 제라드와 루카스 레이바가 부상으로 빠지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해줄 선수들이 없다는 것이 두 경기의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실 주인님이 아니었다면 이번시즌 리버풀은 형편없을 지도 몰라요." "그럴지도 모르겠지." 탈리사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시했다. 자신이 넣은 골이 아니었다면 패배할 수 있던 경기는 엄청나게 많았다.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나 FA 컵도 결승전까지 진출하지 못했을 터였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희망적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점 9점차까지 따라오긴 했지만 이제 남은 경기는 3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남은 경기는 5경기. 리그 3경기와 FA 컵 결승전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뿐이었다. 현준은 5월 2일 풀럼과의 홈 경기에서 복귀할 예정이었다. 저번 챔피언스리그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지며 팬들의 걱정을 샀지만 의학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기사 순수한 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현대 의학이 그 이유를 밝혀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후 5월 6일 첼시와의 FA 컵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5월 2일에 복귀하기로 했으니..." "그렇다면 빨리 치료해야 겠군." "......" 뒤에서 들려오는 말에 현준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했다.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리리스가 야릇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그게...좀 쉬면 안될까요? 리리스님?" 악마의 신체로 인간의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체력을 가진 현준이었다. 하지만 서큐버스의 여왕인 리리스의 앞에서는 그런 현준도 고양이 앞의 쥐 신세였다. 더군다나 침대위에서 리리스의 탐욕은 현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제대로 한번 그녀의 몸을 섞고 나면 온 몸의 진이 쑥 빠져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5월 2일에 복귀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다면 어서 빨리 치료해야지." 의학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아직 현준의 몸은 완치된 상태는 아니었다. 잠시 리리스가 땜빵을 해놨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남은 5 경기를 치르는 데 있어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팔을 잡아끄는 리리스의 행동에 거부할 수 있을 정도로 현준은 담이 크지 못했다. 결국 뜨거운 열풍이 침실에 몰아치기 시작했고 후련한 표정으로 나오는 리리스와 달리 현준은 그날 하루 일정을 그대로 마감해야만 했다. '알렉스 퍼거슨, "리그 우승은 포기했다."' 5월 1일 벌어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웨인 루니의 활약으로 가까스로 2 - 1 의 승리를 거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리버풀을 승점 6점차까지 따라잡았지만 리그 우승은 이미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우리는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리그 우승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 뒤 "다만 리버풀과의 격차에 너무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리버풀은 전에 있었던 노리치 시티전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지만 내일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풀럼과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은 무승부를 거두기만 하더라도 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2 연패를 당하며 잠시 숨을 고른 리버풀은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리그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분위기며 내일 경기에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리그 3위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획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지만 이미 리그 우승은 포기했다고 말할 정도로 리버풀은 리그 우승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비록 웨스트 브로미치와 노리치 시티에서 패배하며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번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만큼은 풀럼을 잡고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리버풀이었다. 팬들 또한 이번만큼은 승리를 거둘 것 이라는 기대감에 차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주장이자 핵심 공격수인 현준이 선발로 나올 것이라며 구단 홈페이지에 기사가 떴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날씨... 참 좋네요. 정말 졸린날씨...어휴. 00252 현준, 리버풀의 염원을 이뤄내다. =========================================================================                            이번 시즌 리버풀은 사실 시즌 초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 주고 있었다. 아무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현준과 그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수아레즈가 있다고는 하지만 수 많은 자금을 들여 선수를 영입한 맨체스터 시티나 전통의 강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팀과 상대하기에는 전력이 떨어지는 팀으로 평가되었다. 현준 역시 저번 시즌 깜짝 득점왕을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년차. 작년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4위권 내에 들어오는 것은 힘겨울 거라는 게 대다수의 예상이었다. 또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리버풀이 여러 대회를 동시에 치를 수 있는 두터운 스쿼드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그 이유였다. 그러나 올 시즌이 개막하고 나서 몇 경기가 치러지자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1, 2, 3 라운드 선더랜드, 아스널, 볼튼을 상대로 8골 5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월드클래스급으로 뛰어오른 현준을 필두로 한 리버풀의 공격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활약을 바탕으로 승승장구 했던 리버풀은 이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풀럼과의 경기에서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려고 하고 있었다. "36라운드까지 왔다. 사실 34라운드에서 결정지었어야 할 경기다. 레드 데빌즈 녀석들이 자신들이 우승 할 수도 있다는 허황된 꿈을 더 이상 꾸지 않고 편안한 밤을 보내게 해줄 때도 됐다." "풉..." "큭큭..." 경기 시작 전 라커룸에서 달글리쉬 감독의 말이 흘러나왔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몇몇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 우승에 대한 확률이 남아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리버풀이 3연패를 기록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연승을 하게 되면 골득실차로 깜짝 우승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목표는 사실상 챔피언스 리그 출전이 가능한 4위권 정도였었다. 언론의 예상대로 리버풀 구단도 여러 경기를 동시에 치르기에는 자신들의 스쿼드가 빈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활약과 선수들의 투혼으로 이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모두들 고생 많았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5 경기가 남아있다. 이번 시즌 너희들의 고생을 싹 날려줄 우승컵을 위해서는 남은 경기를 잘 치러야만 하지." "빅 이어로 먹는 맥주는 끝내주겠지?" "아아...프리미어리그 우승컵으로 먹는 것도 끝내줄 것 같은데?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우리가 최초잖아?" "리버풀의 역사에 우리의 이름이 남는 거지." 홈 경기. 게다가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 확정이었다. 또한 오늘 경기에는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현준이 복귀를 하기 때문이었을까?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준!! 준!!! 준!!! 장나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경기장에 선수들이 등장하자 팬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런 팬들의 대다수는 오늘 경기 주장 완장을 달고 출전하는 검은머리의 동양인 현준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생긴 것은 내가 더 잘생긴 것 같은데 말이야..." "그거 웃으라고 하는 농담?" 현준의 이름만을 애타게 부르는 팬들의 목소리에 샘이 난 것일까? 들으라는 듯 말을 내뱉는 수아레즈의 말에 현준은 인상을 찡그리며 수아레즈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잘 생긴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수아레즈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현준이었다. "몸은 괜찮은 거지?" "물론이지." 리버풀 구단에 있는 의사들은 현준의 몸 상태에 대해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도 불안한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아스널과의 챔피언스 리그 2차전에서 있었던 그 끔찍한 상황을 선수들은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죽을 고생을 했지만 말이야...'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이미 자신의 몸은 조각조각 금이 가있는 상황이었다.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서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리리스에게 시달려야만 했었던 현준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뒤에 업은 채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리버풀과 풀럼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자. 이제 경기 시작됩니다.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리버풀과 풀럼의 경기인데요. 오늘 경기 드디어 리버풀로써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결정짓는 경기가 될 텐데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팬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답답했을 꺼예요. 승점 1점만 차지하면 드디어 처음으로 차지하는 우승인데 2연패를 당하며 두 경기가 뒤로 밀려졌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안 필드에서 열리는 경기.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듯 드디어 베스트 멤버로 나서는 리버풀입니다.] 그렇게 리버풀와 풀럼 선수들의 라인업을 소개한 후 말을 나누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었다. [오늘 경기 김현준 선수가 선발 출전했죠?] [네. 그렇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아스널전에서 쓰러지며 전국민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었는데도 다행히도 이상이 없는지 오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는 군요.]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현준이 쓰러졌던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갑작스레 현준이 쓰러졌던 것에 대해 아무런 이상이 없자 대다수가 리버풀 구단이 현준을 혹사시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볼튼의 패트리스 무암바 때문에 축구선수들의 안전에 대해 경각심이 돋을 무렵에 터진 일이었다. 게다가 경기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달글리쉬 감독은 그 경기에서 현준을 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출전을 강행시켰다. 아무리 선수의 의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감독의 입장으로서는 선수의 생명을 위해서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었다. 그리고 이런 달글리쉬 감독의 행동에 UEFA 에서는 결국 징계를 내렸고,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감독 없이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어찌되었든 많이 일이 터졌지만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현준의 건강상태였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오늘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준이었다. "크윽...!" 이번 시즌 풀럼을 먹여 살리고 있는 클린트 뎀프시가 거친 태클에 의해 그라운드를 나뒹굴었다. 하지만 공을 노리고 정확한 태클인 탓에 심판의 휘슬소리는 불리지 않았고 그런 리버풀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관중들은 환호성으로 보답하고 있었다. 그런 클린트 뎀프시에게 태클을 한 선수는 바로 막시 로드리게스였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리버풀의 리빌딩 차원으로 전반기에서는 경기장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그였지만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쓰러지자 달글리쉬 감독의 중용을 받게 된 선수였다. [리버풀 역습 찬스입니다. 막시 로드리게스. 그대로 공을 몰고 올라갑니다.] 와아아!!! 일찌감치 주도권을 쥐려는 생각인지 전반초반부터 맹렬하게 몰아붙이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의 공격 선두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유력한 현준이 있었다. 원활하게 패스플레이를 하며 공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 전개를 해 나가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그에 반해 풀럼 선수들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공 점유율도 뒤처지는 데다가 풀럼 선수들의 개인 수준이 리버풀의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다보니 원할한 돌파를 하지도 못하는 것이었다. 뻐엉!!! 그리고 하프라인을 넘어온 막시 로드리게스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수아레즈에게로 공을 넘겼다. 이런 막시 로드리게스의 롱 패스에 풀럼의 수비수들이 황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리버풀의 공격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탓에 억지로 공을 뺏지 않고 수비를 안정화 시킬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격을 하지 못할 리버풀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수비수들이 뒤로 물러나면 오히려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찬스였다. "준!!!" 공을 가슴 트래핑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 수아레즈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로 편안하게 현준에게로 공을 슬쩍 밀어 넣었다. "좋았어!" 현준의 중거리 슛. 사실 리버풀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유명한 선수는 바로 스티븐 제라드였다. 그만큼 극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리버풀의 승리를 안겨주었던 선수가 바로 그였다. 하지만 그런 제라드 만큼이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만능 공격수라는 말답게 헤딩과 양발을 가리지 않는 슈팅으로 엄청난 골을 터뜨리는 그였지만 그 못지않게 현준은 중거리 슈팅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콰아아앙!!! [김현준 슈우우우웃!!!] 현준의 슈팅을 때리는 것과 동시에 해설자의 목소리가 길게 늘어졌다. 제대로 맞은 슈팅은 그대로 수비수들을 피해 풀럼의 골키퍼인 마크 슈워처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정확히 빨려 들어갔다. [골!!! 김현준!!! 골이예요!!!] [역시 김현준이예요! 정말 발로 차면 다 들어가요!!] 와아아아아!!! 휘슬과 함께 주심의 손이 센터서클을 가리키며 골을 알리자 안 필드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현준의 첫 골. 전반 8분 만에 터진 골이었다. 일찌감치 터진 골에 드디어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뜬 리버풀의 팬들이었다. 준! 니가 최고다!!!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다른 선수들과 얼싸안고 골을 기쁨을 나누는 현준의 행동에 리버풀의 팬들이 울부짖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해설을 하는 해설위원들이었다. [아!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복귀하자마자 제대로 한 방 꽂아넣는군요.] [김현준 선수. 정말 경기력에 기복이 없어요. 출전하는 대다수의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대단한 선수예요. 정말 놀랍습니다. 첫 슈팅을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어요.] [리버풀 기분 좋게 경기를 치러나가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 선제골의 의미는 굉장히 커요. 좀 더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되었거든요? 게다가 리버풀 공격수들의 돌파를 염두해 두고 수비라인을 뒤로 물렸던 풀럼인데 그런 작전이 단숨에 깨져 버렸어요. 아, 진짜 풀럼의 마틴 욜 감독 머리 아플 거예요.] 말 그래도 선제골이 터지자마자 마틴 욜 감독은 그대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사실 2연패를 거두며 분위기가 축 처져있는 리버풀이라는 대어를 잡기 위해 선수비 후 역습이라는 전술카드를 들고 나온 욜 감독이었다. 여러 개 대회를 동시에 치르는 만큼 리버풀의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부분을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파고 들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런 마틴 욜 감독의 전술은 시작부터 빗나가버렸다. 단 한 번의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며 리버풀이 앞서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분위기를 타며 이어지는 리버풀의 공세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수아레즈 헤딩!!!] [막시 그대로 슛!!!] [캐러거 헤딩!!!] 리버풀의 맹렬한 공세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풀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케도 풀럼은 골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리버풀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나쁘지 않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이 뽑아낸 대부분의 골은 현준의 발끝에서 나온 만큼 다른 선수들의 마크를 느슨히 하는 한이 있더라도 현준에 대한 집중 견제를 포기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우..." 그리고 자신이 어째서 이런 견제를 당하는 것인지는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짜증나기는 했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 게다가 유럽 단일 시즌 골기록을 깨고 있는 자신에 대한 예우였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타개해야하는 것은 자신이 몫이라는 것도 말이다. "조금은 돌아가도 상관없겠지." 어차피 골은 자신이 넣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내가 발로 넣어도 1점이고, 다른 선수가 발로 넣어도 똑같은 1점이었다. 또한 자신이 이렇게 견제를 당한다는 이야기는 다른 선수들이 견제를 당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같았다. 툭...! 뒤에서 날아오는 수아레즈의 패스를 받은 현준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풀럼의 미드필더 대니 머피를 볼 수 있었다. 그대로 자신을 넘어뜨리며 반칙을 할 생각인지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려는 대니 머피의 플레이가 눈에 들어오자 현준은 그대로 어깨를 빼며 그대로 공을 접어버렸다. "어...어...?!"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순식간에 균형이 무너진 대니 머피가 비틀거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대니 머피의 모습을 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고 있었다. 다른 리버풀 선수들도 똑같이 풀럼의 진영으로 밀고 올라가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리버풀의 공격에 힘을 불어넣으려는 듯 콥들의 함성소리가 선수들의 등 뒤로 올라탔다. 기세를 타고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리버풀 선수들하고는 달리 그런 콥들의 환호성에 움찔하며 어깨가 무거워지는 풀럼의 선수들이었다. "공을 봐! 선수들 붙잡고!" 계속해서 조금씩 접근해 들어오는 현준의 모습에 풀럼 수비수들의 얼굴에 긴장한 빛이 어렸다.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숫자였지만 현준이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재미있네..." 자신이 이렇게 공을 몰고 들어가는 데 막으러 오는 선수가 없었다. 뒤에서 다른 풀럼 선수가 커버링을 하기 위해 달려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게 풀럼의 커버링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릴 정도로 자신은 바보가 아니었다. 쿡...! 빠르게 중앙으로 공을 밀고 오던 현준이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하려고 하자 결국 풀럼의 수비수인 애런 휴즈가 앞으로 치고 나왔다. 현준이 슈팅을 때리지 못하게 코스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애런 휴즈가 앞으로 나오는 것과 동시에 현준의 발 끝이 살짝 움직였다. '막시라면 충분히 결정지어주겠지...' 드리블 하면서도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그라운드 내에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순수한 마기는 수아레즈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에게 풀럼의 선수들이 많이 붙어 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상대적으로 풀럼 선수들의 마크를 느슨히 받고 있는 선수가 바로 막시 로드리게스였다. 시즌 후반 들어 중용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워낙 많은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떨어지는 현준의 절묘한 로빙패스에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막시 로드리게스는 그대로 온 몸을 날리는 슬라이딩 슈팅으로 풀럼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19분, 막시 로드리게스의 골로 2 - 0 으로 달아나는 리버풀이었다. ============================ 작품 후기 ============================ 아...글쓰다가 자버렸다. 뒷북이지만 첼시가 이겼군요. 첼시...아...음... 원샷 원킬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단지 문제는...홈인데도 불구하고 바르샤의 압도적인 점유율... 대체 이유가 뭘까요? 수 많은 명문팀과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팀들이 바르샤를 상대로 점유율을 저렇게 압도적으로 내주는 이유가... 여튼. 원정가서도 제발 첼시 잘하기를...바르샤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왠지 바르샤가 우승하는 것이 엔딩처럼 정해져 있어서 좀 바꿔보고 싶달까... 00253 현준, 리버풀의 염원을 이뤄내다. =========================================================================                            [다우닝 크로스!!! 캐롤 헤딩!!!] [들어갔어요!! 골이예요!!! 골! 앤디 캐롤!] 경기는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고, 또 한번 터진 캐롤의 골에 열광하는 콥들이었다. 스코어는 벌써 5 - 0.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풀럼을 무너뜨리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스피어링 치고 들어가!" "캐롤! 공을 뒤로 돌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하는 것은 현준이었다. 공격과 미드필더 라인을 폭 넓게 드나들며 리버풀의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려주고 있었고, 그런 현준의 명령에 리버풀의 선수들은 마치 잘 짜인 체스말처럼 정확하고 날카롭게 풀럼의 약점을 속속들이 파고 들고 있었다. 리버풀의 선수들도 자신들의 첫 우승이라는 생각에 오늘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그런 리버풀 선수들에게 별다른 동기부여가 없는 풀럼 선수들이 밀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드디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후반전 시작이후 경기가 끝나는 지금까지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콥들이었다. 계속된 노래에 지칠 법도 싶었지만 오랫동안 이루지 못했던 자신들의 꿈이 드디어 이뤄진다는 생각 때문인지 콥들의 노래는 안 필드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현준의 얼굴이 그려진 플랜 카드와 함께 리버풀의 우승을 희망하는 문장들이 적힌 피켓을 들고 점프를 계속해서 뛰고 있는 관중들도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의 휘슬소리가 안 필드 경기장에 울려 퍼지며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컵을 손에 넣은 리버풀이었다. 와아아아아!!! 경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콥들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은 채 경기장에 남아 자신들의 첫 우승을 자축하기 시작했다. 몇몇 열성적인 팬들은 그라운드에 뛰어들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려다가 경찰의 제지에 막히기까지 했었다. "우승이네요." "그러게다..." 그리고 시상대에 올라 우승컵을 보며 중얼거리는 현준의 말에 대답을 하며 괜스레 글썽거리며 하늘을 쳐다보는 캐러거였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FA 컵도 칼링컵 우승도 경험해봤지만 유일하게 차지하지 못해 한으로까지 남았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이 자신의 눈앞에 놓여 있었다. "제라드씨도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요." "아아..."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양복을 쫙 빼입고 온 제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상으로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뛰지 못했다는 게 아쉬운 것이었다. 캐러거와 마찬가지로 제라드 또한 프리미어리그 우승 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 소원이었다. 아니,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리버풀 구단과 팬들의 소원이었다. 2009/10 시즌 부진한 경기력으로 리그 7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2010/2011 또한 리그 하위권에 쳐져 있다가 가까스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따냈던 자신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리그가 아직 2경기나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 그들이었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동시에 붉은색의 폭죽과 함께 붉은색의 종이조각들이 선수들을 향해 터져 나왔고, 그 모습에 또 한번 열광하는 콥들이었다. 와하하하!! 마셔! 마셔!!! 수상 이후 리버풀의 라커룸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경기에서 뛴 선수들은 웃통을 벗고 채 맥주로 승리의 기쁨을 대신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수장인 달글리쉬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에 빠진 생쥐꼴처럼 양복이 맥주로 죄다 젖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죽어나가는 인물은 바로 현준이었다. "크헉...! 자...잠깐!" "먹고 죽어! 죽어도 된다고!!!" 오늘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49 호골을 성공시킨 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고 꿈도 못꾼 한 시즌 50 골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그였다. 그 만큼 이번 시즌 리버풀이 우승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준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리버풀의 선수들도 그런 현준의 활약을 잘 알고 있었다. 제라드의 뒤를 이어 어린 나이에 리버풀의 주장직을 맡았지만 현준은 그런 주장의 역할을 잘 해내주었다. 비록 제라드 만큼의 카리스마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만큼은 현준만큼 믿음직한 선수가 없었다. 오늘 경기도 그랬다. 2연패로 분위기가 죽은 상태에서 치러진 경기였지만 현준의 선제골과 어시스트 그리고 그라운드 곳곳 누비며 원활하게 공격 작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준의 플레이를 모를 리버풀 선수들이 아니었다. "이...이건...쿠룹...!" 그리고 그런 현준의 입에 레이나가 맥주가 가득 담긴 우승컵을 들이부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것일까? 술 자리에서는 대부분 빼는 모습을 보여왔던 현준의 모습에 오늘이야말로 현준을 취하게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그였다.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밖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더욱 많았지만 레이나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계속해서 현준의 입에 술을 들이붓고 있었다. 현준을 취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은 레이나만 한 것이 아니었다. 카윗, 캐러거도 그리고 제라드까지도 재미있다는 현준에게로 조금씩 접근하고 있었고, 그런 선수들에게로 둘러 싸여 현준은 반강제적으로 입에 끊임없이 맥주를 들이부어야만 했다. "자...잠깐...쿱...!" "아 이자식 힘이 왜이렇게 쌔!" 바둥거리며 선수들을 밀치려고 했지만 수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양팔과 다리를 잡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현준은 숨이 막히면서도 계속해서 입에 들어오는 술을 마셔야만 했다. "이야! 이거 좋은 구도가 나오는데?" 수아레즈는 현준의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트윗질을 하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런 사진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끄윽..." 우승컵에는 맥주만에 아닌 샴페인과 독한 럼주까지도 섞여 있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선수들이 눈짓을 하고 부리나케 도망쳤고, 그런 선수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일어난 현준은 세상이 핑 도는 것과 함께 어지러운 듯 그대로 한 바퀴 돌며 픽 쓰러지고야 말았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라커룸에는 선수들이 웃음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맥주로 온 몸을 적신 달글리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자신들의 소원이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기쁨을 밤이 어두워질 때까지 즐기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리버풀, 19년의 한을 풀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확정. [EPNM = 김민철 기자.] 드디어 우승이다.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이 2011-12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리버풀은 5월 2일 벌어진 풀럼과의 경기에서 5 - 0 이라는 대승으로 자신들의 첫 우승을 자축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남은 2 경기를 모두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리버풀의 뒤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Big 4 라는 명문으로 한 때 잉글랜드 풋볼 리그 최다 우승팀이었던 리버풀은 1992-93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우승에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다. 리그 2위를 차지한 것이 최대 성적이었던 만큼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은 드디어 20 년 가까이 변하지 않았던 자신들의 우승 횟수를 19로 늘렸다. 2010-11 시즌 리그 정상에 올라 역대 최다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다시금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리버풀의 상승을 이끈 선수는 다름아닌 현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현준은 2 골 2 어시스트라는 순도 놓은 활약을 보였고 한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인 득점 기록을 49 골로 갱신했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평가되는 현준의 기록이지만 아직 리버풀의 경기가 2경기나 남아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현준이 마의 50 골이라는 기록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앞으로 리버풀은 5월 6일 첼시와의 FA 컵 결승전과 9일 첼시와의 리그 37라운드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이렇게 첼시와의 2연전을 치른 직후 13일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완지 시티와의 원정경기를 치르게 된다. 시즌이 끝났어도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은 리버풀이다. 아스널을 꺾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올라간 만큼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와 빅 이어를 놓고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은 이제는 트레블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이 이룩한 트레블. 과연 리버풀이 좋은 꿈으로 이번 시즌을 추억하게 될지 기대해본다.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은 한국에서도 엄청난 기삿거리로 다루어졌다. 그도 그럴 듯이 다른 선수도 아닌 한국 선수인 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팀이기 때문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박지성만이 들어 올린 우승컵이었다. 하지만 그런 박지성로 우승의 조연은 되었어도 주연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준은 달랐다. 리버풀의 득점 대다수를 집어넣으며 프리미어리그내에 존재하는 기록들을 연이어 갱신하며 리버풀이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었다. 그런 완벽한 현준의 활약에 팬들은 축구의 신과 같은 활약이라며 '준신'이라는 별명으로 현준을 부르기도 했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벌어진 라커룸에서의 사진으로 인해 또 한번 기분좋은 웃음을 터뜨려야만 했다. [오빠 정말로 술 잘 못마셔요?] "......"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말에 현준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벌써 몇 번째 듣는 얘기인지 몰랐다. 어째서 그 사진이 대한민국 전역에 떠돌아다니는 지 몰랐다. '수아레즈 녀석...' 라커룸에서 술을 마시고 난 후 정신을 놓았던 현준은 결국 그날 제라드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야만했다. 취해서 정신줄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우승의 주역인 현준을 그냥 두지 않았고, 현준을 끌고 다니면서까지 술집을 돌아다니며 파티를 벌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돌아다니며 현준의 엄청난 굴욕사진이 찍은 선수들이었다. 특히나 현준의 굴욕사진의 대다수는 수아레즈의 손에서 흘러나왔다. 당연하게도 그런 사진들은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말이다. "아아...잘 못 마시는 것은 아닌데..." [에이...사진 보니까 뭐. 오빠만 그냥 누워있던데요. 굴욕사진도 찍히고요. 히히히...] 아영이의 말에 너도 맥주와 각종 위스키와 샴페인이 섞인 술을 우승컵에 담아놓고 마셔보라고 말하고 싶은 현준이었다. 악마의 신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할 정도였다. 웬만한 술에는 전혀 취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선수들이 정말 작정을 하고 들이댄 것이었다. "아아...그 얘기는 그만하자. 나도 머리아파. 매일 동료들이 놀리기만 해서 말이야." [히히히. 그래도 인종 차별 같은 것은 없나 봐요? 다들 그렇게 신나게 파티하고 그러는 것을 보니까요.] "음...응. 다들 호흡을 맞추고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런 차별이 있으면 안되지. 너는? 요즘 뭐하고 지내?" [저야 똑같죠. 방송하고 행사에 갔다 오고 연습하고...이제 4경기 남았네요.] "그렇지." 4 경기가 끝나기까지에는 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그 경기를 마치고 나면 드디어 현준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을까? 갑작스럽게 목소리가 밝아진 아영이었다. [이제 FA 컵 결승전 한다면서요? 그것도 되게 중요한 경기라고 들었어요. 게다가 여기에서도 말이 굉장히 많던데요. 오빠 더비전이라고요.] "내 더비전...? 아하..." 아영의 말에 무언가 머릿속으로 생각이 났는지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리버풀의 FA 컵 결승상대는 바로 다름 아닌 첼시였다. 작년 시즌만 하더라도 현준이 몸답고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Big 4 첼시. 하지만 현재 첼시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7위를 차지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었다. 한 때는 로만 이브라모비치라는 엄청난 자금을 가진 구단주의 투자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었을 정도의 대단한 포스를 지녔던 첼시였지만 페르난도 토레스의 부진과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인해 이번 시즌에도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꼽은 2000년대 이후 첼시 역사상 최대의 실수는 바로 3500만 파운드와 현준을 묶어서 토레스와 맞트레이드를 한 것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현준과 현재 부진에 빠져서 폼이 올라오지 않는 토레스를 트레이드했다는 것도 실수겠지만 그것을 포함해 리버풀에게 3500만 파운드라는 거금까지 주었던 것이다. 그 결과로 리버풀은 현준의 활약에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고 내친 김에 트레블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 반해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 건너갔고,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단지 남은 우승컵이라고는 FA 컵 뿐이었지만 그 마저도 하필이면 상대가 현준이 이끄는 리버풀이었다. 현준 덕분에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는 한국팬들에게 있어서 현준더비전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고, 이 명칭은 꽤나 유명해서 프리미어리그 팬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참 오빠는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아요.] "뭐...너도 대단하지. 한국 최고의 걸그룹의 리더잖아?" [오빠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잖아요.] 아영의 말에 현준은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자신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에 반해 아영은 피를 토하는 노력으로 저 위치까지 올라간 것이다. 애시당초 출발선이 달랐다. 그렇게 아영과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통화를 끝낸 현준은 쇼파에 몸을 기대며 머리를 흔들었다. 아직까지도 어제 마셨던 술이 속에서 부대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훈련은 무리겠군..." 자신만이 아니더라도 대다수의 선수들 역시 오늘만큼은 훈련장에 나가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칭스태프들과 달글리쉬 감독마저도 어제의 파티로 인해 뻗었기 때문이었다. 부대끼는 속을 부여잡고 몸을 일으킨 현준은 자신의 침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는 누워서 푹 쉴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방으로 향해 침실에 누운 현준은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달을 수 있었다. 어느새 리리스가 자신의 몸을 슬금슬금 만지며 자신의 위에 올라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이것이 바로 2연참. 00254 현준, 리버풀의 염원을 이뤄내다. =========================================================================                            와아아아아!!! "후우...이게 축구의 나라라는 잉글랜드의 열기인가?" 거대한 웸블리 스타디움에 가득 찬 팬들의 함성에 선미는 온 몸이 오싹거리는 것을 느꼈다. 수 많은 팬들이 붉은색과 푸른색의 유니폼을 입고 깃발을 흔들며 플랜카드를 들고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몇몇 유명한 K 리그 더비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겠지만 사람의 수가 틀렸다. 웸블리를 가득 메운 9 만 명이라는 숫자는 선미와 함께 오늘 경기를 취재하러 온 호명은 팬들에 기세에 눌려 마치 축구장에 처음 온 사람처럼 멍하니 팬들의 노래 소리만을 듣고 있을 뿐이었다. 와아아!!! Jun! Jun! Jun!!! 그리고 첼시와 리버풀,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하자 그런 팬들의 함성소리는 더욱더 커졌다. 레이나를 선두로 리버풀이 선수들이 입장하자 조금씩 커진 콥들의 함성은 주장 완장을 달고 나선 현준이 모습을 드러내자 절정에 이르렀다. "휘유..." 그리고 수 만명의 콥들이 동시에 외치는 현준의 이름은 같은 대한민국 출신인 선미와 호명의 가슴을 뛰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FA 컵 결승전의 시작이네요. 리버풀이 과연 트레블을 이룩할 수 있을까요?" 이미 리그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19 년만의 한을 푼 리버풀은 여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고작 리그 우승컵 하나로 만족하기에는 19 년은 너무 길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목표는 바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유일하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이 이룩했던 트레블이었다. 클럽 역사에 있어 리그 최다우승횟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마찬가지로 19 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레블을 차지했다면 리버풀은 아직 트레블에 대한 인연이 없었다. "확실하게 잡고 싶은 경기겠죠. FA 컵에서만 우승한다면 남은 리그 2경기를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할 테니까요." 말을 마치며 선미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파이팅을 하고 있는 현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저 선수가 저렇게 크게 변했을까? 프리미어리그로 갔을 때만 하더라도 성공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 승승장구하더니 이제는 전 세계 축구선수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플레이어가 되어버린 현준이었다. 그것도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불가능한 존재로서 말이다. "첼시라면 어렵지 않은 상대겠죠?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했고, 첼시는 토트넘과 뉴캐슬에게로 밀린 7위잖아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김현준 선수가 2골을 터뜨리며 3 - 2 승리를 거뒀고요." 이미 리버풀이 우승을 하기라도 한 듯 리버풀의 승리를 확신하는 호명의 말에 선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일까? 같이 일을 하게 된지 1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감이 가지 않는 남자였다. 그리고 잠시 후 호명을 향해 선미가 입을 열었다. "당신 스포츠 기자 맞아요? 아무리 리그 7 위라고는 하지만 첼시가 우스워요?" "읔...?" 날카로운 선미의 말에 호명이 흠칫하며 기가 죽은 듯 몸을 뒤로 뺐다. "아무리 첼시가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잘린 이후 디 마테오 감독 대행체재로 가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첼시는 첼시예요. 괜히 프리미어리그 Big 4가 아니죠. 존 오비 미켈과 살로몬 칼루, 프랭크 램파드와 같은 첼시의 미드필더를 책임지고 있는 선수들은 리버풀의 어린 선수들에 비교한다면 훨씬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거기에다가 드로그바와 토레스도 살아나고 있죠. 토트넘과 첼시와의 FA 컵 4강전 경기는 봤어요?" "그...그게..." 선미의 호통에 우물쭈물하는 호명이었다. 분명히 봤었다. 하지만 왜 그 경기내용이 지금 기억이 나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입을 열지 못하는 호명의 모습에 선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무려 5 - 1 이예요. 5 - 1. 최근 들어 부진에 빠져있다고는 하지만 그 토트넘을 상대로 첼시가 5 - 1 로 꺾었다는 거죠. 과연 현준의 원맨팀 가까운 분위기를 내뿜는 리버풀이 첼시를 상대로 쉽사리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요? 리버풀의 미드필더를 책임져줄 제라드도 부상으로 빠져 있는 이 상황에서요?" "드...듣고보니 그렇네요." 결국 고개를 푹 숙이며 선미의 말을 인정하는 호명이었다. 하지만 그런 호명의 모습을 보지도 않은 채 선미는 어느새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선미의 시선은 현준에게로 향해 있었다. '분명 리버풀은 김현준 선수의 활약으로 인해 경기력의 기복이 크게 나타나. 하지만 그것은 첼시가 김현준 선수를 잘 막아줄 때의 일이야. 물론 리버풀도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최대한 김현준 선수를 서포트해주면서 다른 공격수들이 기회를 만들거나 골을 넣어줘야해.' 존 테리, 애쉴리 콜, 게리 케이힐,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노쇠화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첼시의 수비수들이었지만 그 들 하나하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수비수들이었다. 이제까지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팀의 악몽이 되었던 현준이었지만 과연 이번에도 첼시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우선 첼시를 잡고 가자!! 트레블! 트레블! 트레블!!! 리버풀!! 리버풀!! 리버풀!!! 트레블이라는 이름의 광기에 휩싸인 웸블리 스타디움. 마치 리버풀이 오늘 경기에서 지면 폭동이라도 일어날 기세였다. 그리고 그런 관중들의 함성소리를 등에 업고 양 팀 선수들이 격돌하기 시작했다. "과연..." 워낙 빼어난 활약을 보여서일까? 현준을 집중적으로 바라보고 사진을 찍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은 엄청나게 많았다. 이제까지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을 여러 차례 깨며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현준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영국은 물론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다른 나라에서 온 기자들도 현준만을 집중적으로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조금 놀라는 선미였다. "준!!!" 앞으로 전진하던 핸더슨이 현준을 향해 패스를 연결시켰다. 그리고 공을 받은 현준이 빠르게 경기장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 순수한 마기가 경기장 전역으로 펼쳐지며 경기장 내에 존재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현준에게 알려주었고, 적당한 위치에 있는 선수를 찾는 순간 현준은 지체없이 상대방의 위치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김현준 잘 찔러줬어요! 루이스 수아레즈!!!] 2 명의 수비수틈을 찌르고 들어간 패스. 등 뒤에 있는 선수만 제칠 수 있다면 단숨에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몸이 덜 풀렸기 때문일까? 몸을 돌리기도 전에 뒤에서 게리 케이힐의 태클이 이어졌자 너무나도 쉽게 공을 빼앗기는 수아레즈였다. "침착하게 해! 침착하게!" 그리고 그런 수아레즈의 플레이에 현준은 손짓과 함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미스 플레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저런 플레이 하나하나에 지적을 할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아직은 경기 초반, 기회는 언제든지 올 터였다. 하지만 관중들은 그러지 않았는지 계속해서 아쉬움의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뒤로 물러나! 온다!!!" 게리 케이힐의 태클로 공을 손에 넣은 첼시는 그대로 미드필더 진영으로 공을 넘겼고, 공을 이어받은 램파드가 빠르게 달려 들어가는 토레스를 향해 강하게 공을 밀어찼다. "존슨 붙어! 돌파를 허용하지마!" 페르난도 토레스. 리버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공격수 였지만 이제는 적인 선수였다. 비록 부진에 빠져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 꼽히는 선수가 바로 토레스였다. 그리고 그런 토레스의 스피드에 너무나도 쉽게 돌파당하는 존슨이었다. "끝까지 따라붙어!" '알고 있다고...!' 순간적으로 방향을 트는 개인기에 속아 넘어가 돌파를 허용했지만 토레스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기 전에 따라붙은 존슨이 그대로 몸을 던졌다. 그런 존슨의 태클에 토레스가 비명소리와 함께 그대로 그라운드를 나뒹굴었고, 그 모습에 캐러거의 시선에 재빠르게 심판으로 향했다. "큿?! 심판은?!" 옆으로 들어간 태클. 어떻게 보면 백태클로도 보이는 태클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존슨의 발을 공을 제대로 건드렸는지 노 파울을 선언하는 심판이었다. 와아아아아!!! 그럼 존슨의 플레이에 환호성을 보내는 관중들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 보고 있는 기자들이나 스포츠 칼럼니스트들은 조금 생각이 달랐는지 웅성거리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선미도 마찬가지였다.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댄채 연신 심각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보고 있었다. '위태위태해. 너무나도 쉽게 돌파를 계속해서 허용하고 있어...방금도 자칫하면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할 뻔했어.' 그에 반해 리버풀의 공격은 날카로우면서도 실속이 없었다. 현준이 미드필더 지역에서 패스를 뿌려주고는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마무리가 잘 되지를 못했다. 모든 것을 현준이 해결해 줬기 때문일까? 선수들의 플레이가 조금 굼뜬 모습이었다. 마치 이 기회를 놓쳐도 결국은 현준이 해결해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현준 말고도 리버풀의 플레이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선수가 한 명, 아니 두 명정도만 되었어도 좋을 텐데 말이야.' 그 두 명이 현재 리버풀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수아레즈나 캐롤이 되었다면 리버풀에게는 환상적인 일이 되었을 터였다. 하지만 둘 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집중해서 플레이 해! 공간을 내주지마! 계속해서 뚫리잖아!!!" 경기는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의 흐름은 조금씩 첼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드로그바와 마타 그리고 토레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연신 리버풀의 골문을 두들기고 있었고, 리버풀은 선수들은 수비를 하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리버풀도 간간히 좋은 찬스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골까지 연결시키기에는 전개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현준의 중거리 슈팅과 수아레즈의 슈팅이 골문을 노렸지만 체흐의 선방에 의해 막혔던 게 안타까운 찬스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미켈의 패스를 받은 후안 마타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런 마타와 함께 스크르텔이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코스도 한정되어 있고, 거리도 멀어. 크로스를 올려도 정확하지 못할 거야.' 마타가 크로스를 올리려는 모습에 스크르텔은 흘낏 뒤쪽을 바라보았다. 하프라인과 패널티 에어리어의 중간지점. 크로스를 올리기에는 꽤나 먼 거리였다. 패널티 에어리어 지역에 드로그바와 토레스 그리고 어느새 들어갔던 램파드가 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의 수비수들과 함께 미드필더들도 수비를 돕기 위해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필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 마타가 공을 올리는 것과 함께 캐러거와 드로그바가 동시에 몸을 달렸다. 그리고 마치 슈팅처럼 빠르게 올라간 크로스를 드로그바가 헤딩으로 연결시켰고 드로그바의 머리에 맞은 공은 캐러거의 어깨에 맞은 채 그대로 골문 반대편을 향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아...?!" 캐러거의 어깨의 맞은 공이 붕 떠서 골문 반대편으로 굴러가는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황급하게 레이나가 몸을 날렸고, 토레스를 잡고 있던 아게르 또한 골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이나가 몸을 던지기도 전에 공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 안으로 흘러들어가며 그물을 출렁였다. "......." 어이없게 터진 선제골. 하지만 골을 골이었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푸른 색의 깃발이 펄럭였고, 블루스들이 자신들의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 골을 넣고 슬라이딩으로 포효를 하는 드로그바와 함께 드로그바를 축하하는 첼시 선수들. 그런 첼시 선수들의 세리모니를 보던 캐러거가 잔디를 발로 콱 밟으며 중얼거렸다. "제기랄..." 운이 없어도 이렇게나 없을까?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자살골을 기록했던 캐러거였다. 그리고 오늘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도 하필이면 이런 실수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운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골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런 캐러거를 향해 현준이 다가오며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캐러거." "......" 현준의 말에 괜스레 그의 시선을 피하는 캐러거였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실책으로 골을 헌납했으니 할 말이 없었다. 그것도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지던 자신이었다. 하지만 뒤이어 터져 나온 현준의 말에 캐러거는 인상을 팍 쓰며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려야만 했다. "방금 전 골은 드로그바의 골이예요? 아니면 캐러거씨의 자책골인가요?" "......" "마지막에 레이나씨도 공을 건드린 거 같았는데 그러면 레이나씨의 자책골인가요?" "......! 넌 그게 중요하냐!" 울컥하는 마음에 하마터면 현준의 멱살을 붙잡을 뻔 한 캐러거였다.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현준의 말 때문이었다. 만약 주장만 아니었다면 멱살을 붙잡았을 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런 캐러거와 현준의 모습이 심상치 않은지 동료 선수들이 둘 사이로 가까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네. 궁금하잖아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자살골을 내가 기록했던! 레이나가 넣던! 드로그바가 골을 넣던! 이 자식이 정말!!!" 그런 현준의 말에 폭발한 듯 캐러거가 언성을 높였고, 그런 캐러거의 모습에 현준이 진정하라는 듯 캐러거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전 지금 아무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꺼내고 있어요. 왜냐하면 말이죠. 우리 리버풀은 이 정도로 동요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 현준의 말에 캐러거의 머리에 벼락이 내리쳤다. 확실히 그랬다. 선제골을 허용하고 수 많은 역전승을 이뤄냈던 리버풀이다.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도 그랬다. 다들 경기에서 패배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올라간 팀은 바로 리버풀이었다. "맞아. 고작해봤자 1점이야.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레이나씨도 말이죠." "전혀 신경 안 써. 저건 어차피 막을 수 없는 골이었어." "......"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깨를 으쓱하는 레이나의 모습에 말을 꺼냈던 스크르텔이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이제 첼시는 수비를 좀 더 견고하게 하며 역습찬스를 노릴지 몰라요. 전반전에 쫓아가지 않으면 귀찮겠죠. 하지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어요. 연습대로. 평소대로의 플레이를 보여주자고요. "그래. 평소대로. 우리 리버풀이 얼마나 강한지 녀석들에게 보여주자고." 현준의 말에 막시 로드리게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운 나쁘게 실점을 허용했다고 하지만 남은 시간동안 첼시의 골문을 공략하면 되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연참을 원하십니까? 그 소원 제가 도와드리죠. 분위기타서 글 써내려가는 것은 좋은데 이러고 내일 후회할 삘인데...내일 예약으로 올려놓을껄 이러면서... 어쨌던 즐감하세요! 글 쓰다보니 또 캐러거. 안습. 자 댓글은 달아주시겠죠? 00255 현준, 리버풀의 염원을 이뤄내다. =========================================================================                            '뒷 공간으로 파고 들었다!' 선미는 자신도 모르게 손아귀에 힘을 꽉 쥐었다. 첼시의 선제골 직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현준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조금씩 공격이 살아나고 있는 리버풀이었지만 첼시 또한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매끄럽게 역습을 이용한 공격을 전개해나가고 있었다. 그런 첼시의 역습에 리버풀은 방금처럼 위협적인 상황에 계속해서 노출되고 있었다. 지금 플레이도 그랬다. 램파드의 패스에 이어 토레스와 스위칭을 한 후안 마타의 돌파에 글렌 존슨이 순식간에 바보가 되어버린 것이다. "크앗!!!" 그리고 존슨의 뒤를 돌아 달려가던 마타가 먼저 공을 잡기도 캐러거가 고함소리와 함께 태클로 터치라인 밖으로 공을 걷어내었다. "좋았어! 나이스 커버! 캐러거!!!" 캐러거의 플레이에 웸블리에 보인 콥들이 캐러거의 이름을 외치며 박수를 보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존슨의 플레이에 안타까움을 보내는 팬들도 있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의 주전 풀백인 글렌 존슨이었다. 현 잉글랜드 국가대표에 있어서 오른쪽 풀백은 정말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선수들이 많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런 대표팀에서 주전을 차지한 것이 바로 글렌 존슨이고 말이다. 물론 나이가 많은 것도 있겠지만 존슨에게는 경험과 노련미가 있었다. 게다가 풀백으로써 나쁘지 않은 피지컬과 수비력도 검증되었고 속도도 좋았다. 이렇게 보면 리버풀의 우측 풀백을 차지하기에 존슨은 충분히 대단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오늘 존슨의 플레이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존슨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첼시였다. "글렌 존슨이 애를 먹네." "마틴 켈리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오늘 따라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존슨의 플레이에 실망한 탓일까?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는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하지만 켈리는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 결국 리버풀에게 믿을 수 있는 풀백은 존슨 하나뿐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하면 저절로 따라 나오는 유명한 응원가 YNWA 가 웸블리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함이었다. 불운이 가득 섞인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그 후 첼시의 기세에 밀려 수비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지만 리버풀은 이런 상황에서도 몇 번이나 역전승으로 이겨왔었다. 비록 첼시의 공격에 위협적인 찬스를 계속해서 내주고 있지만 리버풀의 선수들에게는 초조함이 보이지 않았다. 방금 전 글렌 존슨이 실책성 플레이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존슨을 탓하는 선수들이 없었다. 게다가 콥들에게는 끝판왕이나 다름 없는 해결사가 존재했다. 바로 현준이었다. 아직 골을 터뜨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콥들은 곧 현준이 골을 넣어줄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이제 전반도 5분 정도 남았네요." 호명의 말에 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그라운드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그녀였다. 경기양상은 첼시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리버풀에게는 오늘 경기 승리로 트레블을 차지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첼시도 물러 설수 없는 한판이었다. 더군다나 첼시는 이번 시즌에서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에 들어가기엔 힘들어 보인 만큼 더더욱 그러했다. 프리미어리그 Big 4 라는 이름의 명문인 첼시가 이번 시즌 무관으로 끝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FA 이지만 한 개의 컵 대회에서라도 우승을 차지해야만 했다. 감독도 선수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오늘 FA 컵 결승에서 죽어라 뛰고 있는 첼시의 선수들이었다. "달글리쉬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것을 내가 어떻게 알아요?" 계속해서 옆에서 말을 거는 호명 때문에 시합에 정신을 집중이 되지 않았기에 선미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달글리쉬 감독의 전술적인 능력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이번 시즌 놀라운 활약이 달글리쉬 감독의 전술적인 능력이 아니라 현준의 빼어난 활약 때문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달글리쉬 감독의 지휘아래에 있는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트레블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보면 달글리쉬 감독의 전술적인 능력은 영 꽝이 아니라는 말과도 같았다. "존슨을 교체할까요?" 방금 전 짜증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넉살이 좋은 것일까? 다시 한번 말을 거는 호명의 모습에 결국 고개를 돌리며 대답을 하는 선미였다. "켈리가 부상이예요. 리버풀에는 존슨을 제외하고는 전문적으로 우측에서 뛸만한 풀백이 없다고요." 작년 시즌부터 계속해서 지적되어 오는 리버풀의 빈약한 스쿼드였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대대적인 선수영입이 있을 거라고 얘기하고는 있었지만 그것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벌어질 일이었다. 그리고 선미가 호명에게 얘기를 하던 그 순간 존 오비 미켈의 패스가 토레스에게로 향했고, 그 순간 다니엘 아게르가 몸을 날려 태클로 공을 끊어내었다. "역습 찬스다! 그대로 앞으로 보내!!!" "막아! 중앙에서 끊어내!" 와아아아아!!! 순식간에 리버풀의 선수들이 경기 템포를 올리며 첼시의 진영으로 넘어 오자 관중들이 함성소리를 크게 내지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보는 리버풀의 역습찬스였다. 그리고 연이은 패스로 공을 받아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던 수아레즈가 측면쪽으로 빠져서 달려 들어가는 현준을 향해 공을 패스했다. "3 대 3...해 볼만 하겠는데...?" 뒤에서 첼시의 선수들이 황급히 복귀하고 있었지만 약간의 시간이 있었고 동수라면 충분히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점점 공을 앞으로 치고 달리며 파고들려던 자세를 취하던 현준의 감각에 무언가가 잡히기 시작했다. "그게 훨씬 낫겠네..." 순수한 마기가 선수들의 움직임과 경기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높은 확률을 택하는 현준이었다. 어차피 골로 연결시킬 생각이면 가장 확률이 좋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나 오늘 경기는 FA 컵 결승전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빨리 보내! 준!" "크로스를 올려!!" 첼시의 선수들이 황급히 복귀하고 있었지만 치고 들어 올 듯 말 듯 시간을 끄는 현준이 모습이 답답했는지 소리를 지르는 수아레즈와 캐롤이었다. 그러나 그런 두 선수의 외침에도 들리지 않는지 현준은 첼시 선수들이 다가올 때까지 공을 소유하며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가까이에 첼시의 미드필더 메이렐레스가 접근하는 순간 그대로 공을 중앙으로 밀어 넣는 현준이었다. "아...?!" "어...?" 크로스도 슈팅도 아니었다. 그냥 중앙으로 보내는 패스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패스에 패널티 에어리에어 있던 첼시와 리버풀 선수들의 시선이 쏠렸다. 다들 현준이 크로스를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패널티 에어리어로 달려오고 있던 것이다.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아무런 제지도 없이 그라운드를 구르기 시작했고, 그리고 그 공을 받은 선수는 바로 뒤에서 달려오고 있던 막시 로드리게스였다. [로드리게스 슛!!!] 아무런 제지 없이 공을 잡은 로드리게스는 그대로 지체없이 첼시의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그 순간 웸블리에 가득 찬 관중들과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잠시 시간이 멈춰버린 듯 한 착각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착각이 끝나는 순간 체흐 골키퍼가 몸을 날리는 보람도 없이 로드리게스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첼시의 골문을 흔들었다. [골!!! 로드리게스!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그렇지!!!" 로드리게스가 뒤 쪽에서 급하게 달려오고 있다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순수한 마기는 크로스나 슈팅으로 첼시의 골문을 노리는 것보다 로드리게스의 중거리 슈팅을 이용하는 것이 더욱더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순수한 마기가 일러주는 그대로 플레이를 했고 말이다. 하지만 마치 에디트처럼 자신의 패스에 이은 로드리게스의 중거리 슛이 완벽하게 첼시의 골문을 가르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현준이었다. 게다가 FA 컵 결승전이라는 큰 대회에서의 동점골. 로드리게스의 골에 주먹을 불끈쥐며 기뻐하는 현준이었다. 와아아아!!! 전반이 끝나기 전에 터진 동점골. 그리고 손을 번쩍 치켜 올리는 로드리게스를 향해 리버풀의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거기에는 현준도 끼어있었다. 가슴이 뻥하고 뚫릴 정도의 시원한 중거리 슈팅. 마치 제라드가 빙의하기라도 한 것처럼 로드리게스의 중거리 슈팅을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고 경기는 그렇게 1 - 1. 원점으로 된 채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리버풀의 우측을 노리며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첼시였다. 하지만 전반전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듯 캐러거의 신들린 커버 플레이에 첼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계속된 역습 플레이로 재미를 보고 있었다. 전반에는 거의 올라오지 않았던 로드리게스가 올라오면서 첼시의 수비수들을 귀찮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간간히 때리는 현준의 중거리 슛은 첼시 팬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현준의 중거리 슈팅은 어디서든 때려도 골문 가까이 갈 정도로 정확성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또 다시 올라온다!!!" "빌어먹을!" 또다시 공격이 끊기며 리버풀의 빠른 역습 플레이가 시작되자 황급히 뒤쪽으로 물러나는 첼시의 선수들이었다. "17번이다! 준이 온다!" "돌파력이 있으니까 휘둘리지 말고 잘 막아!" 리버풀의 역습, 그 선두에는 바로 현준이 있었다.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이 되어서도 지치지 않는지 엄청난 스피드로 공을 몰고 올라오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49골 챔피언스 리그에서 23골이라는 무시무시한 골 결정력도 골 결정력이었지만 수비수들에게 있어서 현준은 지치지 않는 체력과 조금만 방심해도 순식간에 뚫어버릴 수 있는 개인기가 굉장히 까다롭게 느껴지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공격을 막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반칙이었다. 삐익!!! 패널티 에어리어 근접거리까지 현준이 치고 들어오자 현준과 맞붙어 몸싸움을 벌이던 존 테리가 어깨를 들이밀어 현준을 밀쳤고, 곧 바로 반칙 휘슬을 부는 심판이었다. [리버풀 좋은 위치에거 프리킥을 얻습니다.] [네, 상당히 가까운 위치인데요. 김현준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첼시의 수비수들이 체흐의 주문에 맞춰서 수비벽을 세우고 있었고, 현준이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더니만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며 프리킥을 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위협적인 위치에서 얻어낸 프리킥인데요. 김현준 선수, 사실 프리킥 능력도 굉장히 좋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중거리 슈팅의 정확성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자주 차는 편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씩 터뜨려 줄 정도로 프리킥 능력도 뛰어난 김현준 선수입니다.] 골! 골!! 골!! 골!!! 현준이 프리킥을 준비하자 웸블리에 있는 콥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며 박자에 맞춰 골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런 콥들의 모습은 흡사 광신도라도 된 것인지 무척이나 위압적이었다. 마치 차는 선수가 주눅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콥들의 연호에도 아무렇지도 않은지 현준은 태연한 표정으로 골을 자리에 내려놓고 프리킥을 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정도야..." 순수한 마기를 이용하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였다. 이런 위험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준다는 것은 자신에게 골을 허용하는 거와 마찬가지라는 것을 첼시 선수들은 모르는 듯 했다. 아니, 한 명은 아는 듯 했다. 바로 긴장된 모습으로 자신을 얼굴을 주시하는 존 테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런 존 테리를 향해 슬쩍 미소를 날려준 현준은 심호흡과 함께 그대로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키이잉!!! 발과 공이 임팩트 되려는 순간 날카로운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지며 시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가 발동된 것이다. 그리고 첼시의 골문에 붉은색의 점이 나타나더니 빠르게 움직이다가 천천히 느려지기 시작했고, 결국 어느 한자리에 멈춘 붉은색 점과 함께 그 위에 93 이라는 숫자가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현준은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93%의 확률. 이 말은 곧 골이나 다름없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공이 발끝에서 떠나는 순간 첼시의 선수들이 그대로 몸을 위로 붕 띄었다. 현준의 프리킥이 굉장히 날카롭다는 것은 첼시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조금이라고 몸에 걸리게 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점프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실책이었다.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아주 낮고 빠르게 첼시 선수들의 발 밑을 스쳐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오른쪽 골 포스트를 향해 빨려 들어갔다. 체흐 골키퍼도 손 놓고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아...!!!" 현준의 슈팅이 아래로 깔리는 순간 선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아니 몸을 일으킨 것은 선미 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 선수들의 발 아래로 빠져나가 골문으로 들어가는 공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그녀였다. [김현준! 골!!! 역시 김현준이예요!] [괜히 축구 종결자가 아니예요!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첼시 선수들을 그대로 바보로 만들어 버리고 골을 성공시켰어요! 이로써 FA 컵에서 6골, 올 시즌 82 골을 성공시키는 김현준 선수!] [리오넬 메시나 호날두 선수가 프리메라리가에서 골 폭풍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선수들이 일반적인 폭풍이면 김현준 선수는 폭풍이 아니라 허리케이나 토네이도나 다름없어요!] 와아아아!!! 드디어 터진 역전골에 고래고래 함성소리를 지르는 콥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콥들을 향해 현준이 그대로 몸을 날리며 그라운드로 쓰러졌고, 그런 현준의 위로 리버풀의 동료들이 달려들었다. 후반 18분 현준의 추가골로 2 - 1 역전을 터뜨린 리버풀은 그 후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첼시의 공격을 막아내며 그대로 FA 컵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 작품 후기 ============================ 하...하얗게 불태웠다. 그럼 즐감하시길. 불금이라더니 정말 오늘 하루 온 몸 불사른듯. 00256 빅 이어, 그 영광을 위하여 =========================================================================                            리버풀! FA 컵 우승! 시즌 4관왕이 보인다. [EPNM = 김민철 기자] 웸블리에서 열린 2011-12 FA 컵 결승전에서 리버풀이 주장 김현준(23)의 맹활약에 첼시를 누르고 올 시즌 4개의 트로피중 3개를 거머쥐었다. 리버풀은 전반 불운이 섞인 골로 점수를 내주며 첼시에게 끌려가는 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역전의 팀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처럼 리버풀은 전반 42분 막시 로드리게스가 몸을 날리는 플레이로 동점골을 만들어 냈고, 결국 후반 18분 김현준이 절묘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첼시를 상대로 2 - 1 승리를 거머쥐며 FA 컵을 손에 넣었다. 리버풀이 FA 컵을 손에 넣은 것은 2005-06 시즌 이후 무려 6년만의 일이다. 이로써 칼링컵, 리그 우승컵, FA 컵까지 손에 넣은 리버풀은 창단이래 최고의 성공기를 구축하고 있다. 사실 최근 대규모 자본이 축구계에 유입되면서 축구는 점차 순수한 의미의 스포츠로서는 퇴색되며 상업적인 면모를 많이 띄우고 있다. 선수들의 몸값과 주급이 나날이 커져가면서 팬들은 팀의 경기력뿐만이 아니라 팀의 재정상태에 대해서까지 고민해야되니 말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하고는 별개로 FA 컵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대회로서 그 정통성과 낭만 그리고 드라마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리버풀은 이미 올 시즌 칼링컵과 리그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FA 컵 까지 손에 넣으며 트레블을 달성했던 2000-2001 시즌 이후 가장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사실 2000-2001 시즌의 트레블은 엄밀히 말해서 트레블이라고 볼 수 없다.) 대규모 자본에 밀려 점점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던 리버풀이다. 작년 시즌만 하더라도 믿기지 않겠지만 리버풀은 리그 19 위를 기록한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올 시즌 리버풀은 3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마지막으로 빅 이어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이 빅 이어를 들어 올린다면, 우리는 전통 명가의 부활을 다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아...미안미안. 오늘은 좀 바빠서요." "에엑?!" "어...어? 자...잠시만요! 김현준 선수!"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잉글랜드. 비행기를 타고 무려 반나절이나 걸리는 그 먼 거리까지 현준을 취재하기 위해 온 선미였다. 하지만 리버풀의 선수들과 수 많은 콥들에 둘러싸인 현준의 모습을 보고는 결국 취재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봐! 준!! 우리 술집으로 가자고! 내가 한턱 쏠게! 나랑 마시자고! 준!!! "하...하하..." "대단한 인기네요." FA 컵 우승 리버풀의 시내는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우승을 차지한 것까지 모자라 FA 컵까지 쓸어담으며 FA에서 주최하는 3개 대회 트로피를 모두 싹쓸이 하며 트레블을 기록한 것이다. 게다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남겨두고 있으니 리버풀의 팬들은 이번 시즌의 기쁨을 축제로서 즐기고 있었다. "준의 고국에서 온건가?" "아...네. 조○일보 이선미 기자입니다. 한국의 유명한 신문사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 스포츠란을 맡고 있습니다." 딱딱한 영국식의 영어로 한 남성이 물어오자 선미는 자신을 소개하며 명함을 내밀었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중년의 남자는 그렇게 명함을 받아들고는 입을 열었다. "준을 취재하려고 왔나보군."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대단하니까요."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미련이 남았는지 건장한 남자의 어깨위에 목마를 탄 채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준의 모습을 바라보는 선미였다. 중년의 영국남자로 선미와 마찬가지로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오늘은 취재가 곤란하겠군. 사람들이 놔줄 생각을 하지 않을 테니 말이야." "그런데 그쪽은...?" "아아...소개가 늦었군. 난 램지 맥도날드라고 하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선수들의 식단을 책임지고 있지." "아아...어...?"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듣던 선미가 고개를 끄덕거리다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끼고는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그곳은 리버풀의 훈련장이었다. 그 말은 즉슨,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는 리버풀 선수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남자라는 말이었다. "준은 리버풀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지. 정말로 말이야. 이번 시즌이 끝난 직후 팬들이 돈을 모아서 안 필드에 동상을 건립할 예정도 있다네." "아아..." 거리는 아직까지도 FA 컵 우승을 위한 팬들의 시가행진이 계속되고 있었기에 조용한 카페로 자리를 옮긴 선미와 맥도날드였다. 비록 현준을 취재하지는 못했지만 어차피 잉글랜드에서 며칠 머무를 생각이었다. 오늘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라도 취재하면 되는 일이었다. 현준을 취재하지 못한다면 리버풀 팬들을 취재하며 현준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런 와중에 리버풀의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센터에서 직접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만나게 것은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대단한 인기네요. 김현준 선수는. 사실 김현준 선수가 첼시에 올 때만 하더라도 콥들은 그다지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뭐...그건 어쩔 수 없었어." 선미의 말에 대답한 것은 맥도날드가 아닌 다른 중년의 남자였다. 카메라와 등장과 함께 현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카페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 당연했고, 카메라와 기자의 정체가 현준의 고국인 한국에서 온 것이라는 깨닫고는 팬심에 불쑥 몸을 들이댄 것이었다. "현준과 트레이드 된 상대가 나빴어. 하필이면 페르난도 토레스라니 말이야. 그 때의 토레스는 우리 리버풀의 희망이었어." "지금은 배신자라고 불리지만 말이야. 솔직히 리버풀의 사람들 중 토레스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그의 플레이에 열광했던 만큼 크게 실망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말이야." 맥도날드와 새롭게 등장한 중년남자의 대화를 들으며 선미는 열심히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는 두 남자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사실 토레스도 토레스지만 준이 왔을 때는 준의 플레이가 그다지 좋지 못했거든." "그때는 한창 슬럼프였던가? 게다가 준의 스캔들 사건으로 인해 잉글랜드에서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못했거든." "아아...케이라 슐트..." 한 때 한국에서도 크게 다뤄졌던 스캔들이었다. 케이라 슐트와 그의 친구에 관련된 스캔들. 가뜩이나 첼시 유니폼을 입고 굉장히 좋은 활약을 보이던 만큼 더욱더 크게 다뤄졌던 것이다. "뭐. 물론 축구만 잘하면 괜찮다는 입장이었어. 그런데 현준은 리버풀에 와서도 훈련에서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거든. 그래도 매번 제일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 갔지. 식사시간이 끝났는데도 밥을 먹기 위해 주방에 들락날락 거렸으니 말이야." "김현준 선수가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요?" "글세? 준이 음식을 가리는 것은 보지 못했는데. 아아...닭고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지. 햄버거도 한국 음식도 말이야. 그러고 보면 준은 매번 아침을 거르고 트레이닝 센터에 오지. 그리고 트레이닝 센터에서 아침을 먹고 훈련을 나서. 덕분에 나도 매번 일찍 출근해야 한다고." "헤에..." "준 덕분에 최근에는 한국 요리에 대해 배우고도 있다고." 재미있는 정보였다. 확실히 이런 내용은 쉽사리 얻을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현준의 사생활에 관련된 내용이니 말이다. "김현준 선수와 다른 선수들의 관계는 어떻나요? 주장을 맡게 되었는데 팬분들의 생각은요?" 어느새 카페안에 있던 콥들이 선미와 호명 그리고 맥도날드의 주위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선미의 질문에 맥도날드가 잠시 으음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현준과 다른 선수들의 관계? 상당히 친하지. 조금 웃기기도 하지만 말이지." "어떤 면에서죠?" "현준은 싫어하는데 다른 선수들이 달라붙는다고나 할까나? 처음 준을 봤을 때는 그다지 사교성이 좋지 않았거든. 뭐. 지금이야 가끔 농담도 하지만 말이야. 디르크와 루이스하고는 굉장히 친하지. 요즘엔 캐러거랑 좀 붙어다니는 것 같은데 둘이 같이 다니는 것을 보면 삼촌과 조카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고나 할까나..." 맥도날드의 말을 들으며 선미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간간히 열성 팬들에 의해 리버풀 선수들이 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이나 돌아다니는 모습들이 찍혀서 한국으로 보내졌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맥도날드의 반응은 한국 팬들이 느끼는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준이 리버풀의 주장을 맡게 된 거? 사실 우리는 준이 리버풀의 주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어. 단지 조금 그 시간이 이르다고 느끼긴 했지만 말이야. 스티브 다음으로 과연 누가 리버풀의 주장을 맡게 될지는 모든 사람들의 걱정이었어. 제이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제이미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거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녀석들은 믿음직하지 못하고 말이지." "케니가 준에게 주장완장을 준 것은 정말 잘 한 일이야. 사실 우리들로서는 불안했거든. 이번 시즌이 끝나고 준이 이적을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이지. 꽤 신경쓰이는 기사들도 많이 떴고." "하기사..." 현준을 원하는 팀은 굉장히 많았다. 처음 첼시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몸 값이 급 수직상승하기는 했지만 현준의 활약을 생각하면 그 어떤 돈을 들여서라도 영입하고 싶은 팀들이 있었다. 특히나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관심은 엄청날 정도였다. 그 거대한 구단의 이사들이 직접 안 필드로 찾아와서 현준을 몇 번이나 보고 갔었으니 말이다. 와아아아아!!! 갑작스럽게 밖에서 시끄러운 환호성이 들려오자 모든 사람들이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그리고는 그 환호성의 정체가 리버풀 선수들이 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순식간에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었다. "대단한 인기네요. 정말..." 선미의 말에 맥도널드도 함성이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무려 20여년 가까이 들어보지 못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팬들에게 선물했으니까.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 중에는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보지 못한 녀석들도 있어. 아니,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응원하는 팬들 중에서는 평생을 살면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팬들도 있지. 나도 리버풀을 응원하면서 리버풀이 언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니 말이야." 말을 마치며 목이 말랐는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맥도날드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런 팬들의 염원을 들어준 것이 바로 준이지. 아아...물론 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있었겠지만 위기의 순간에서도 골을 넣으며 팬들을 기쁘게 해준 것은 다름 아닌 현준이지. 준의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이라고나 할까나..." "그렇지. 이번 시즌 리버풀과 준의 플레이를 보면 꿈을 꾸고 있을 정도니 말이야..." 맥도날드와 중년 남자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취재를 하던 카메라는 녹화 불이 꺼져 있었다. 이정도로도 충분했다. 취재할 거리는 차고 넘쳤다. 아니, 리버풀 시내의 사진만 찍어도 현준이 이 곳에서 어느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인구 44 만명의 도시인 리버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세계적인 축구팀인 리버풀 FC. 그리고 그런 축구팀에서 주장을 맡으며 한국 축구를 알리고 있는 현준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피어오르는 시간이었다. 결국 선미는 현준과 만나지 못하고 잉글랜드를 떠나야만 했다. FA 컵 우승이후 이제 리버풀에게 남은 것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 구단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 아니, 쿼트레블을 달성해야 하는 만큼 선수들의 상태에 철저하게 구단이 관리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리버풀 구단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관리를 하는 선수인 만큼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선수의 컨디션에 영향을 주기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였다. "컨디션에 영향이라..." 어떻게 보면 우스운 이유였다. 고작해봤자 1 시간도 안되는 시간을 내주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미는 그다지 기분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차피 직접적으로 현준과 취재는 하지 못했지만 리버풀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현준이 리버풀의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충분히 취재를 했기 때문이었다. 직접 현준과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것도 좋았지만 독자들 중에는 이런 내용의 기사를 좋아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더군다나 현준 덕분에 최근에는 영국, 특히 리버풀로 여행을 하는 한국인들도 굉장히 많았다. "어차피 취재야 나중에 하면 되니까..." 현준과 간단히 전화통화는 했었다. 다행스럽게도 예전에 주고 받았던 번호가 아직까지 그대로 였었다.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다음에 꼭 취재하자는 현준의 목소리가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했다. 어차피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한국은 또다시 올림픽으로 열기가 쏟아질 터였다. 23세 이하 대표팀이라고 불리는 올림픽 대표팀에 현준이 참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일 것이고 또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선수인 만큼 현준에게 쏠릴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취재는 그때하면 되는 일이었다. FA 컵 우승 이후 리버풀은 9일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37 라운드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만큼 첼시와의 경기는 리버풀에게서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단지 콥들은 현준이 과연 첼시의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이번 시즌 50 골 기록을 돌파하느냐에 대한 관심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36 라운드 풀럼과의 경기에서 2 골을 성공시키며 49골을 기록한 만큼 단 한 골만 넣어도 전무후무한 50 골 기록을 성공 시키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콥들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비록 경기는 첼시에게 3 - 2 로 패배했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며 첼시의 골문을 열고 한 시즌 리그경기 50 골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 현준이었다. ============================ 작품 후기 ============================ 어우... 오늘 비좀 오는데요? 창문이 하도 흔들려서 잠을 못자겠네... 00257 빅 이어, 그 영광을 위하여 =========================================================================                            삑!!! 삐익!!! [드디어 경기 끝났습니다! 2011-12 프리미어리그, 그 7개월의 대장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 13일 벌어진 스완지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는 리버풀이 3 - 1 로 승리했습니다.] 5월 13일 일요일 한국시각으로는 오후 11시에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10 경기가 종료되며 2011-12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우승팀은 리버풀 그리고 준 우승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차지했고, 3 위는 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하며 챔피언스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아스널이 그 뒤를 따르며 다음시즌 챔피언스 리그 막차에 탑승했다. 2011/12 프리미어리그 최종결산 우승 - 리버풀 FC. 준우승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12/13 챔피언스리그 진출팀 : 리버풀 FC(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준우승), 맨체스터 시티(3위), 아스널(4위) 2012/13 유에파컵 진출팀 : 첼시(5위), 토트넘 핫스퍼(6위), 에버튼(7위), 풀럼(페어플레이) 강등 : 퀸즈 파크 레인저스(18위), 블랙번 로버스(19위), 울버햄튼 원더러스(20위) 최다 승/무/패 : 리버풀 32승, 애스턴 빌라 15무, 울버햄튼 원더러스 23패 최다 득/실 : 리버풀 97 득점, 울버햄튼 원더러스 80 실점 최소 득/실 : 위건 애슬래틱 34득점, 리버풀 30실점 최다 골게터 : 김현준 - 52 득점 최다 어시스터 : 다비드 실바 - 24 도움 최다 클린시터 : 페페 레이나 - 20경기 최다 경고 : 존 테리 - 16회, 다비드 루이즈 - 11회 최다 퇴장 : 덴 고슬링 3회 최다 파울 : 케빈 데이비스 - 103회, 앙헬 랑헬 - 74회 리그가 끝난 이후 다른 구단 선수들은 전부 휴식을 받았지만 리버풀 소속 선수들은 아직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남아 전술 훈련에 매진중이었다. 바로 27일에 있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때문이었다. "좀 더 빨리 움직여!" "왼쪽 측면이 비었잖아! 적극적으로 달라 붙으라고!" 구단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 잉글랜드 구단 사상 최초로 쿼트러플을 이룩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며 조련하는 리버풀의 코치진들이었다. 선수들의 의욕도 최고였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칼링컵과 FA 컵도 차지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이라는 빅 이어가 아직 남아있었다. 축구 선수생활을 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그 영광을 놓치고 싶지 않은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리버풀,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트러플 노린다.' '레알 마드리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 우승은 우리 것.' '케니 달글리쉬. 우리는 완벽하다.' '리버풀 주장 김현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출격 준비 완료.' 그리고 이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대한 관심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눈이 몰리고 있었다. 감독끼리의 언론플레이도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특히나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은 한국 축구 역사상 2번째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게 되는 선수였다. 비록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무대에 오른 박지성은 준우승으로 끝났다. 그 전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엔트리에서 제외된 박지성의 추억을 되살리며 김현준 만큼은 최초로 그라운드 위에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경험하는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한국팬들이었다. 그렇게 모든 축구팬들의 관심이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로 몰리기 시작했다. "후우..."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침대위로 쓰러지는 현준이었다. 악마가 된 이후로 압박감이라는 것에는 신경을 끄고 살았지만 워낙 언론의 관심과 팬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일까? 가슴이 묵직묵직한게 계속해서 현준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빨리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네." 다른 선수들, 특히 리버풀의 유스팀에 속한 선수들은 이미 휴가를 받아 구단을 떠나있었다. 몇몇 스탭들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현재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남은 사람들은 코칭스태프들과 리버풀의 1군 선수들이었다. "이제 삼일정도 남았네요. 언제 독일로 가시는거예요?" "내일 아침에." 그렇게 말하며 현준은 어느새 자신의 목을 마사지하는 레리엘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영국에서 독일까지는 비행기를 타면 금방이었다. 하지만 미리 현지적응을 한다는 이유로 시합 이틀 전에 독일로 떠나기로 한 리버풀의 선수단이었다. 물론 리버풀 뿐만이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로 마찬가지였다. "레알 마드리드라...그래도 주인님이 이기시겠지요?" "글세다..." 축구란 경기는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알 수 없는 경기였다. 하지만 현준이 뭐라고 말을 하던 레리엘은 현준이 뛰고 있는 리버풀이 패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악마의 신체와 함께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현준이 진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한 일에 불과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카카, 메수트 외칠같은 선수들이 있으니..." FIFA에서 뽑은 세계 베스트 11 에 들어가는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01년 스포르팅 크루베 데 포르투갈에서 데뷔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쳐서 현재는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나 다름 없는 선수였다. 작년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인 피치치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메시의 거친 추격을 뿌리치고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2연패에 성공한 그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 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는 호날두 뿐만이 아니었다. 카림 벤제마와 곤살로 이구와인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선수였다. 레알의 삼각편대로 유명한 그 세 명의 파괴력은 리버풀의 공격진을 훨씬 뛰어넘는 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미드필더도 마찬가지였다. 메스트 외칠과 카카가 속한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를 상대로 과연 리버풀의 미드필더들이 얼마나 버틸지는 미지수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완전히 밀리지." 사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비롯해 2개의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화려한 스쿼드에 비교하면 리버풀은 상대도 되지 않았다. 현준이나 제라드, 캐러거 정도만이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에 비해 꿇리지 않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콥들은 리버풀의 승리를 의심치 않고 있었다. 리버풀에는 바로 그라운드의 지배자, 그라운드의 해결사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현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어느새 축구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든 현준을 발견하고는 마음이 들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는 리리스였다. 마계에도 몇 존재하지 않는 마왕의 권속이 고작 인간들의 놀이에 불과한 축구라는 스포츠에 저렇게 열광을 하고 있는 것이 탐탁치 않은 탓이었다. "후우..." 처음에는 그냥 인간의 재밋거리로 생각했지만 악마가 되어서도 저렇게 빠져들고 있으니 더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이었다. 이미 자신은 현준에게 현준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계속해서 잠이 든 현준을 노려보는 리리스의 모습에 탈리사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런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따라 리리스의 시선이 더욱더 날카롭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어. 조금 많이." "어...어떤 문제가 주인님에게...?" 하지만 그런 탈리사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발걸음을 옮기는 리리스였다. 아직까지 현준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다.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신체가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일. 괜히 프리미어리그의 골게터의 역사를 세운다고 남은 경기에서도 출전을 강행해 순수한 마기를 사용한 것이 그 이유였다. "고생 꽤나 하라지." 리리스는 그렇게 퉁명스럽게 중얼거리고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닫았다. 당장이라도 깨워서 치료를 하고 싶었지만, 그냥 현준이 고생 좀 해서 자신의 정체성과 분수를 좀 차렸으면 하는 생각이 그런 리리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 독일 바이에른 주 뮌헨에 위치한 축구 경기장으로 2006 독일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경기장이기도 했다. 스위스의 건축가인 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뫼론이 설계했고, 외관은 0.2mm 의 얇은 금속막 에어쿠션 조각으로 이루어진 경기장이었다. 약 4200억원의 자금이 공사비로 들어간 경기장으로 현재 알리안츠 아레나는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TSV 1860이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현재 이 알리안츠 아레나에는 전 유럽의 축구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유럽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오늘 개막되기 때문이었다. AC 밀란, 바르셀로나, 아스널과 같은 쟁쟁한 팀을 꺾고 올라온 리버풀 FC. 그리고 한국팬들에게는 지구방위대라는 별명이 더 친숙한 레알 마드리드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콥들의 응원가 YNWA 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레알 마드리드의 서포터즈들도 만만치 않았다. 박자에 맞춰서 Hala Madrid!(마드리드 만세!)를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그들이었다. 리버풀도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로 둘 다 자국에서 1위를 차지한 팀들이었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프리미어리그 강팀을 따돌리고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로 막판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와 무승부를 거두며 결국 바르셀로나의 추격을 뿌리치고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이제 곧 벌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우리들의 마지막 경기다." 언제나 모든 경기는 긴장된다. 하지만 오늘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긴장이 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케니 달글리쉬 역시 챔피언스리그에서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그가 경험했던 가장 최근의 우승은 1983-84 시즌의 리버풀이었다. "어때? 긴장 좀 되나? 준." 몸을 풀기 위해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서 캐러거가 현준에게 말을 걸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라는 큰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현준이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하나로 손 꼽힌다고는 하지만 그런 만큼 결승전에 대한 부담감이 더할 것이라는 게 캐러거의 생각이었다. "글세요...아직은 잘 모르겠는데요. 그나저나 잔디 상태가 좋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런 캐러거의 말에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걸음을 옮기는 현준이었다. 사실 긴장하고 말 것도 없었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던 자신이 다루는 순수한 마기는 오늘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테니 말이었다. 와아아아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의 환호성과 함께 알리안츠 아레나가 웅웅거리며 울리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의 주인공이 될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는 짜릿함을 함성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전광판에 몸을 푸는 현준의 모습이 잡히자 그 환호성을 더욱더 커졌다. 유럽, 아니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그 어느 누구도 깰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게르트 뮐러의 한 시즌 최다 득점기록을 갈아치웠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통산 52골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게터로 이름을 남기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불과 1 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선수는 바로 메시와 호날두였다. 다른 선수들에 비교해 상상을 초월하는 득점감각을 선보이며 프리메라리가에서 날아다니는 선수가 바로 그 둘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메시와 호날두의 활약을 무색하게 만들정도로 이번 시즌 경외로울 정도의 실력을 선보이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실력을 오늘 볼 수 있게 된다는 기대감이 알리안츠 아레나에 모인 관중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Hala Madrid!(마드리드 만세!)를 외치던 레알 마드리드의 서포터즈들 역시 현준의 등장에 잠시 외치던 것을 멈추고는 전광판에 있는 현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정도였다. 그들로서도 이번 시즌 현준의 플레이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단한 선수가 하필이면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점이 레알 마드리드의 서포터즈들의 아쉬움을 자극하고 있었다. "좋은데...?" 확실히 5 성급 경기장은 5 성급 경기장이었다. 오늘 하루 열심히 뛸 보람이 있을 것 같았다. 최고급 경기장과 몇 명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찬 경기장.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이루어진 레알 마드리드가 바로 자신의 상대였다. 몸을 좀 풀다가 자신의 시선을 느낀 것일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자신을 향해 살짝 윙크를 하는 것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모습에 현준 또한 슬쩍 손을 흔들어 주었다. 비록 호날두와 일면식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간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 가능한 일 이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들어가고 전광판에 오늘 경기에 출전할 라인 업이 소개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알리안츠 아레나는 빠르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며 10개월 가까이 펼쳐지며 세계의 축구팬들을 웃고 울리게 만든 챔피언스 리그. 이제 유럽 최고의 팀을 가리기 까지는 단 90 분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곧 있으면 챔피언스 리그도 종료군요. 그리고 곧 있으면 올림픽이 시작하겠지... 다음 시즌 리버풀 스쿼드 구상을 하려니... 아아...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네. 12시에 올릴 거 미리 올릴게요.(실은 실수로...눌러버림.)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58 빅 이어, 그 영광을 위하여 =========================================================================                            Hala Madrid! Hala Madrid! 레알 마드리드 CF. 스페인 마드리드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프로 축구팀으로 스페인 축구에서 가장 우승 경험이 많은 팀이자 국제 축구 연맹 FIFA에서 뽑은 20세기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선정된 팀이다. 또한 프리메라리가에서만 31회, 리그 컵 대회인 코파 델 레이에서 17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9 회 우승을 차지한 명문팀이기도 했다. 스페인 축구 역사에 있어서 레알 마드리드는 매번 상위권을 기록했고,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갈락티코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선수단을 구성하고 있었다. 주장인 이게르 카시야스, 부주장인 세르히오 라모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 카림 벤제마, 메수트 외질, 사비 알론소등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로 구성된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에서 최대 라이벌인 바르셀로나를 꺾고 드디어 4년만에 32 번째 프리메라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만큼 오늘 경기에서도 리버풀을 꺾고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자리 우승을 차지한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럼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는 감독은 스폐셜 원이라고 불리는 바로 그 조세 무리뉴였다. "예상대로의 라인업을 들고 나오는군요." 라인업이 발표되자 수석코치 아이토르 카랑카의 말에 무리뉴는 별다른 반응없이 그라운드 쪽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맴돌아 있었다. '리버풀이라...기대하고 있던 상대중 하나인데 이정도로 엉망일 줄이야...' 이번 시즌 유럽 최고의 돌풍의 팀 리버풀. 역전의 명수라는 말 답게 AC 밀란, 바르셀로나, 아스널과 같은 쟁쟁한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스 리그에 올라온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다. 세계 최강의 팀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4강 원정경기에서 아스널을 꺾었던 경기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고의 명경기가 일컫어질 정도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그런 자신들의 능력을 믿는 것일까? 결승전에서도 전혀 변함없는 전술을 선보이며 선수들의 라인업을 발표한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라인업을 보고 무리뉴는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현준의 포지션 위치 때문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라..." 세계 최고의 공격수. 그라운드의 마스터라는 별명으로 이번 시즌, 아니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인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게다가 나이도 23. 앞으로 10 년 이상 축구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선수를 공짜로 영입하는 잭팟을 터뜨린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다. 분명 현준은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어마어마한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활약에 리버풀은 리그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이제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까지 올라 구단 사상, 아니 잉글랜드 구단 사상 최초로 쿼트러플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을 향해 몇 번이나 러브콜을 보냈던 조세 무리뉴였다. 자신이라면 충분히 현준의 잠재능력을 훨씬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리버풀의 스태프들의 멍청함에 화가 나는 그였다. "우리에게는 나쁘지 않지만 말이지." 공격형 미드필더로써도 현준은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허를 찌르며 수비진의 틈을 가르는 절묘한 패스나 순식간에 돌파를 하며 기회를 만들어 내는 개인기 뿐만 아니라 수비수들의 실수를 하면 바로 때리는 위협적인 중거리 슛도 장착하고 있었다. 또한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축구 지능과 체력도 겸비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실력, 그 중 가장 자랑거리인 뛰어난 공격력을 더욱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은 현준을 미드필더가 아닌 톱의 자리에 위치시켜야 했다. "게다가 리버풀은 현준을 보유하기엔 레벨이 떨어진다." 스티븐 제라드나 제이미 캐러거를 제외하면 리버풀에서 현준과 클래스를 맞출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누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는 무리뉴였다. 괜히 레알 마드리드가 갈락티코 정책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축구팀들도 마찬가지였다. 괜히 많은 돈을 들여 세계 최고의 선수들 혹은 팀의 수준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용병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레벨이 높은 선수들을 영입함으로써 그에 호응해 기존 팀에 있던 선수들도 레벨이 높은 플레이를 펼치게 만들게 하게끔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팀 전체의 레벨이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그 반대였다. 오히려 리버풀의 약점인 빈약한 스쿼드가 현준의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게 바로 무리뉴의 생각이었다. 와아아아아!!! "익숙한 얼굴이로군." "저 녀석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고 쟤가 메수트 외질이로군. 저 놈이 카림 벤제마인가?" 사비 알론소의 모습을 보면서 말하는 레이나와 오늘 상대할 레알 마드리드 선수의 얼굴을 빠르게 파악하는 캐러거였다. 오늘 경기에서 캐러거가 상대할 선수는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일대일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자신이 오늘 90 분 동안 호날두의 공격을 막아야만 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삼각 편대라...확실히 위협적으로 보이네." "음." 다니엘 아게르와 마르틴 스크르텔도 범상치 않은 기운을 내뿜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10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그리고 그 중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공격진이 바로 지금 시대의 레알 마드리드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필두로 카림 벤제마, 곤살로 이과인의 삼각편대는 레알 마드리드의 팀 득점 기록을 깨버렸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확실히 박력있네..." "몸 값만 해도 비교가 안되니까 말이야." 오늘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한 스피어링의 말에 현준이 스피어링의 어깨를 감싸며 입을 열었다. "오늘 경기 이기는 거야. 술은 별로 마시고 싶지 않지만 빅 이어에 담긴 술이라면 마셔주겠어." ".......그거 꼭 기억해두지." "좋아. 그럼 가자!"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선수들이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알리안츠 아레나가 열광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마지막 별들의 전쟁 결승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양 팀 선수들이 이제 곧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총성없는 전쟁을 준비할 때 관중석에서는 양 팀 서포터즈가 이미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축구 팀으로써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을 최고의 영광인 빅 이어. 그것을 위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팀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내에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것을 보고만 있을 콥들이 아니었다. 노래하는 서포터즈라는 말 답게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손을 마주잡은 콥들의 YNWA 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경기 시작됐습니다. 2011-12 챔피언스 리그. 그 대망의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가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집니다.] [네. 드디어 유럽 최고의 팀이 누구인지를 가려지는 경기가 되겠습니다. 오늘 경기 양 팀 다 놓칠 수 없는 경기인데요. 리버풀은 오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차지하면 잉글랜드 구단으로써는 최초로 쿼트러플을 달성하게 됩니다. 레알 마드리드도 오늘 우승하게 되면 세계에서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두 자리수 우승을 달성하는 만큼 양 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겠는데요.] 리버풀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경기는 이미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경기였다. 수 많은 축구계 혹은 슈퍼 스타들의 입을 오르락내리락 거리기도 했고 많은 소문을 양산해내기도 했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리버풀은 한국 선수인 김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팀인 만큼 아시아에서는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챔피언스 리그였다. "뒤로 공을 돌려."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 들지마!" 경기는 느린 템포로 흘러갔다. 선수들끼리 천천히 공을 돌리며 탐색전을 하는 것이다. 1차전 2차전으로 나뉘는 경기가 아닌 단판 승부. 90 분이 바로 이번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가리는 만큼 신중하게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숨긴 이빨을 감추는 것을 잊지 않는 양 팀의 선수들이었다. 만약 조금이라고 틈이 보이면 바로 템포를 올려 상대만의 약점을 갈갈이 찢어놓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먼저 이빨을 드러낸 팀은 바로 레알 마드리드 CF 였다. "외질이 올라온다!" 터키계 독일 축구선수로 레알 마드리드와 독일 축구팀의 중원 사령관을 맡고 있는 선수였다. 2010-11 유럽 도움왕에 올랐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보였던 선수로 리버풀에게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경계대상 1호에 손 꼽히는 선수기도 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리버풀의 진영으로 넘어온 외질은 현준이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순간 흘깃 옆쪽을 보고는 빠르게 전진 패스를 연결시켰다. 그런 외질의 패스가 향하는 곳에는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스피어링!!!" "큿...!" 현준이 외질에게 달려가는 동안 빠르게 달려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달려붙던 스피어링이었다. 그리고 외질의 패스가 호날두에게 연결되려는 순간 스피어링이 태클로 공을 끊어냈다. 하지만 리버풀의 위기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좋아." "!!!" "이런!!" 스피어링의 다리에 맞고 힘 없이 흐른 공을 낚아챈 선수는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사비 알론소였다. 어느새 최전방까지 달려온 그의 모습에 다급하게 캐러거가 달라붙었다. 한 때는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비 알론소와 캐러거였지만 오늘 경기에서 만큼은 그런 동료애도 없었다. 그 모습을 보던 레이나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급하게 소리를 내질렀다. "벤제마! 벤제마를 마크해!!!" 그리고 그 순간 알론소의 절묘한 패스가 캐러거의 수비를 뚫고 어느새 노마크 상태로 골문 가까이 접근한 카림 벤제마에게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드는 일대일 찬스였다. 하지만 그런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끊은 것은 다름아닌 바로 심판이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몸을 움찔하며 벤제마는 달리는 것을 멈추며 심판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곧 얼굴을 감싸쥐었다. 오프사이드였다. 전반 초반부터 한 골을 넣고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찬스를 놓쳐버렸던 탓에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아쉬움의 함성을 터뜨렸고, 콥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 "후우...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군요." 전반 3 분만에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의 위협적인 장면에 리버풀의 코칭 스태프가 입을 열었고, 그 말을 듣던 수석 코치가 고개를 끄덕 거리며 말했다. 오늘 경기에서 케니 달글리쉬는 징계로 벤치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도 그랬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도 움직이면 역시 심장에 좋지 않아. 확실히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에 비해 테크닉이 뛰어나다는 것은 사실이야. 팀과의 연동성도 훌륭한 편이고 말이지." "방금과도 같은 장면은 몇 번이나 나오겠군요." "음.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말을 마치고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수석코치였다. 시작부터 그런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표정은 상당히 침착해 보였다. 이제까지 이런 경험을 몇 번이나 겪었던 그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테크닉이 뛰어난 팀이 이기는 것은 아니야. 그것이 바로 축구라는 것이지." 약팀이 강팀을 잡는 것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 바로 축구였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 최강의 축구팀이라고 일컫어지는 바르셀로나가 모든 우승을 차지해야만 했으니 말이다.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은 아직 발톱도 드러내지 않았다. "또 호날두다!" 후방에서 길게 뻗어온 공이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사령관 외질에게로 연결되었고, 패스를 받은 외질은 잠시 눈을 흘기며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하더니 그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로 공을 연결시켰다. "......!!" 그리고 안으로 파고 들어가려면 호날두는 어느샌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벽에 잠시 멈칫거리며 공을 뺏기지 않게 컨트롤 해야만 했다. "좋았어! 캐러거! 앞으로 뚫지 못하게 해!" "큭...!" 맹렬하게 몸싸움을 걸며 다리를 내뻗는 캐러거였다. 게다가 캐러거의 플레이는 상당히 더티한 면이 강했다. 심판의 눈을 피해서 발을 차는 그런 캐러거의 플레이에 호날두의 표정이 조금씩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호날두!!!" 그런 호날두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외질이였다. 공을 돌리면서 다시 기회를 찾자는 뜻이었다. 하지만 외질에게로 연결되는 호날두의 패스는 그대로 스피어링이 가로챘고 공의 소유권은 리버풀에게로 넘어갔다. '제법인걸...?' 의자에 앉아 턱에 손을 쥐며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무리뉴였다. 미드필더까지는 상당히 좋은 템포로 공이 연결되고 있었다. 하지만 꼭 호날두가 있는 곳에서 공격이 막히고 있었다. 캐러거의 플레이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이번 시즌 중요한 고비마다 실수를 저질렀던 캐러거인 만큼 무리뉴는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큼은 제법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캐러거였다. ============================ 작품 후기 ============================ 엘 클라시코... 레알 마드리드가 이겼군요. 1 - 1 무승부를 예상했는데...호날두가 드디어 한건 해주네요. 대체 몇 년만에 이긴거야...매번 바르셀로나가 이기더니만...프리메라리가는 레알이 드디어 우승을 차지할듯. 00259 빅 이어, 그 영광을 위하여 =========================================================================                            [팽팽하게 경기를 펼치는 양 팀인데요. 단판 승부인 만큼 서로 물러서지 않으며 플레이를 펼치는 양 팀의 선수들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특히나 리버풀, 김현준 선수를 중심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어요. 이번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징계로 인해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되면서 선수간의 결속력에 대한 문제점이 나타날 거라 생각했는데 김현준 선수. 리버풀의 주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선수들을 잘 통솔하고 있는 모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B.E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들이 쉬는 로비에서는 축구 방송이 한창이었다. 밤 늦은 시간에 방송되는 경기였지만 아이돌들은 숙소로 돌아가지 않은 채 로비에 모여 경기를 보고 있었다. 워낙 대한민국내에서 화제가 된 경기인 만큼 회사차원에서도 크게 신경을 쓰거나 하지 않았던 탓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아까부터 위험한 장면만 계속 나오는데..." "뭐 그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니까." 방송에는 매번 레알 마드리드의 위협적인 공격 장면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아나운서는 그래도 현준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다며 칭찬을 하고 있었지만 축구를 잘 모르는 여자 아이돌들에게는 단지 자신들이 응원하는 리버풀이 밀리고 있다고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수비라인은 굳건해. 미드필더들도 공간을 내주지 않고 있다고." "......?" 아이돌중에서 그나마 축구에 대해 꽤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현찬이 입을 열자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에 그에게로 쏠렸다. "밀리고 있는 것 같지만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실속이 없다는 뜻이야. 계속해서 레알 마드리드가 공격하고 있지만 슈팅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잖아.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마음껏 제 실력을 뽐내지 못하고 있는거지." "그게 리버풀 선수들 때문이고요?" 체리 쥬빌레의 리더 아영의 말에 현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응. 리버풀 미드필더진 선수들이 굉장히 잘해주고 있어. 특히나 김현준 선수가 바쁘게 외질과 디 마리아를 방해해주고 있어서 레알 마드리드가 제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야. 레알 마드리드에서 키 맨의 역할을 하는 선수는 바로 그 두 선수거든." "키맨요?" "뭐...공격을 풀어나가는 선수라고 해야하나?" '그렇다고는 하지만...' 공격을 잘 막아내고는 있었지만 어찌되었던 볼 점유율은 확실히 레알 마드리드가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업사이드가 아니었다면 벤제마에 의해 실점할 수도 있었던 장면도 나왔었다. 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을 차지한 만큼 리버풀의 수비는 굉장히 견고한 편이었다. 미드필더진에서 촘촘하게 공간을 짜면서 수비에 들어가는 만큼 그런 수비를 뚫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축구는 수비만 해서 이기는 팀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공격을 해서 상대방의 골문에 골을 넣어야만 이길 수 있었다. "빨리 현준 오빠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줄리아의 말에 로비에 있던 모든 아이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현찬 또한 마찬가지였다. Tv 화면에서는 흰색의 유니폼을 입은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리버풀의 진영에서 공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큿..." 공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압박에 들어오는 리버풀 선수의 모습에 사미 케디라가 인상을 구겼다. 대체 공격할 생각이 있는 팀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패스도 여전히 똑같은 곳으로만 보내고 있었다. 공을 받으면 바로 현준에게로 공을 보낼 뿐이었다. 그리고 그 현준은 전방에 있는 수아레즈나 캐롤을 향해 공을 찔러넣었고 말이다. 간간히 위협적인 장면이 터져나오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슈팅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이었다. '지키기만 하려는 건가? 이길 생각이 없는 모양인데?'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가려는 전략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만 하는 게 바로 축구라는 게임이었다. "사이드에서 올라간다!!!" 외질의 말에 케디라가 순간적으로 사이드쪽으로 패스를 연결시켰다. 어느새 알론소가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서 리버풀 진영 깊숙한 곳 까지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론소가 올라왔다!!!" "모두들 긴장 늦추지마!" 사비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의 심장이라 불리는 사내로 한 때는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였다. 2011 국제 축구연맹 FIFA에서 세계 베스트 11에 뽑혔던 적이 있던 선수로 그야말로 중원에서 공간을 창출하는 미드필더였다. 그리고 그런 사비 알론소가 올라옴으로써 더욱더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 거세졌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알론소의 가세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는 외질과 알론소라는 두 개의 공격 기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좋은 플레이야." 그리고 그런 알론소의 플레이를 보며 만족스럽게 미소를 짓는 무리뉴 감독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는 리버풀이다. 그런 와중에 알론소의 가세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기점이 두 개로 변하면 결국 리버풀은 언젠가는 뚫려 버릴 터였다. 그리고 그 순간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가 골을 터뜨리는 시간이었다. '곧 온다...!' 알론소와 외질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패스워크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온 몸에 긴장감을 바짝 끌어올리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현준의 시선에는 공을 소유한 채로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을 읽고 있는 알론소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보면 달글리쉬의 전술적인 능력도 나쁘지는 않단 말이야...' 알론소가 전방으로 밀고 오는 플레이. 확실히 리버풀에게는 굉장한 위협이었다. 그러나 리버풀은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 외질과 알론소라는 두 개의 공격 기점이 자신들을 위협할 것이라는 이 상황을 말이었다. 그러면서 현준은 전반전이 시작되기 전 라커룸에서 자신들에게 전술을 설명하는 달글리쉬를 떠올렸다. "알겠어? 레알 마드리드는 분명 위협적인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너희들이 막아야 할 선수는 바로 외질이다. 외질이 중원에서 패스를 보냄으로써 레알 마드리드 삼각편대의 파괴력이 발휘되는 거지. 그리고 그런 외질을 막아야할 선수는 바로 준. 너다." "네." 어차피 맞부딪쳐야할 상대였다. 외질의 마크함으로써 플레이 반경이 굉장히 넓어지게 됨으로써 체력적인 부담감이 늘어날테지만 자신에게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였기에 현준은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전반전 레알 마드리드는 볼을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공격을 개시할 테지. 언제라도 점수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우리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라고는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그들에게 밀리니까 말이야. 물론 조세 무리뉴 감독도 한마디 하겠지." "우리들은 특별한 존재라고 말이죠." 레이나의 말에 라커룸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 웃음은 곧 사라졌다. "무조건 막아라. 막으면 레알 마드리드는 분명 새로운 움직임을 보일꺼다. 바로 공격을 더욱 두텁게 하는거지." "공격을 두텁게 하는거라면...?" 스피어링이 궁금한 듯 입을 열었다. 그런 스피어링의 행동에 달글리쉬는 보드판에 있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등번호가 담긴 자석 모양의 판을 움직이며 말했다. 달글리쉬가 집은 자석 모양의 등번호는 바로 14번이었다. "그렇게 되면 바로 이 선수가 올라올거다. 너희들도 잘 알고 있는 녀석이지." "알론소군요." 캐러거였다. 한 때 리버풀의 중원을 책임졌던 알론소다. 그의 활약으로 인해 한 때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을 가졌다고까지 일컫어졌던 리버풀이었다. 그런만큼 알론소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도 잘 알고 있는 캐러거였다. "그렇게 되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알론소와 외질,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아무래도 막기가..." 캐러거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같아서는 무조건 막고 싶었지만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그들의 플레이라면 언젠가는 자신들의 차지하는 공간을 벗겨내고 기회를 만들터였다. 그리고 그런 캐러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달글리쉬였다. 캐러거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슛만 허용하지 않으면 돼. 아니, 단 한 선수에게 가는 패스만 막으면 된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한정되어 있지." "단 한 선수에게 가는 패스라면...?" 모든 선수들의 시선이 달글리쉬에게로 고정되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여는 달글리쉬였다. "해결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가장 전방에 나서는 카림 벤제마다. 분명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은 이 두 선수중 하나가 결정지을 거다. 알았어? 막아내야 할 포인트는 바로 해결사. 즉 에이스에게로 가는 패스다." 이런 달글리쉬의 말을 떠올리는 것은 현준 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에 나설 선수들 또한 현준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바로 에이스에게로 가는 패스를 막아야 한다는 것만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외질이 옆으로 파고 들어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바라보고는 절묘한 타이밍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몸을 날려 태클로 공을 뺏어내는 스크르텔이었다. "스...스크르텔!!!" '왔다...?!' 사실 확률은 반반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말고도 앙헬 디 마리아가 좋은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달글리쉬가 말했던 대로 움직였던 스크르텔이었고, 결과는 절묘한 상황에서 공을 뺏어내게 되었다. "전방으로 패스해! 스크르텔!!!" 캐러거가 말하지 않아도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다. 이 찬스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스크르텔의 긴 패스가 센터서클쪽으로 떨어졌고 그 패스를 연결받은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리버풀 기회입니다!!!] "당했다!!!" 그리고 그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조세 무리뉴였다. 카운터 어택이라 불리는 역습. 현준의 빠른 스피드라면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기도 전에 충분히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벽을 뚫어낼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게다가 리버풀의 공격은 현준 뿐만이 아니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맹렬하게 공격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수아레즈와 캐롤은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 머무르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달려!! 준!!! "오빠! 달려요!" 이제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에 수비만 하고 있다가 얻어내는 아주 좋은 찬스에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을 하는 콥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환호성은 자취방에서 Tv 화면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희연도 마찬가지였다. 희연 뿐만이 아니었다. B.E 엔터테인먼트의 로비에서 보는 아이돌들도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오늘의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팬들도 다들 마찬가지로 리버풀의 역습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염원을 담아 현준의 발 끝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벽을 가르는 절묘한 패스가 캐롤에게로 연결되었다. '나이스 패스...!' 절묘하게 라모스의 수비를 벗겨내며 자신이 달리는 위치 바로 앞으로 떨어지는 현준의 패스에 감탄성을 토해내는 캐롤이었다. 그리고 이 긴장되는 순간에 보낸 천금보다 더 값진 패스를 헛되게 만들고 싶지 않은 그였다. 뉴캐슬에서 리버풀로 이적해온 후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그였다. 비록 경기에는 출전했지만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오명을 벗어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지금이었다. "슛을 쏘게 놔두지마!!!" '때려주겠어!' 어느새 옆에서 라모스가 달려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슈팅을 때리는 캐롤이었다. 캐롤의 강력한 왼발 슛이 당장이라도 카시야스가 지키는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열어 제낄 듯이 쏘아져 나갔다. 그러나 상대는 마드리드의 수문장인 카시야스였다. 근거리에서 쏜 완벽한 슈팅이었지만 가까스로 정강이로 공을 막아내는 그였다. [캐롤 슛!!! 아!!!] [마...막았어요! 카시야스!! 아아!!!]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안타까운 듯 목소리를 높였다. 둘 역시 한국인인 만큼 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리버풀을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리버풀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비록 캐롤의 슈팅은 카시야스가 막아냈지만 그 공이 수아레즈에게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슛!!! 골!!! 골이예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캐롤의 슈팅이 카시야스에 발에 맞고 튕겨 나오고 그 공을 그대로 수아레즈가 페페의 태클에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을 밀어 넣은 플레이였다. 와아아아아!!!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2011-12 챔피언스 리그 그 대망의 결승전. 그리고 전반 27분 그 결승전에서의 첫 골이 드디어 터져 나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리버풀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즈였다. 그리고 수아레즈의 골이 터지는 순간 경기장이 떠나갈 듯 사방에서 폭죽과 함께 연통을 터뜨리며 광란의 환호성을 지르는 콥들이었다. "헉...헉...드...들어갔다?!" 모든 축구선수들이 꿈을 꾸는 경기인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자신이 골을 넣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어리벙벙한 수아레즈였다. 자신도 모르게 튕겨나온 공에 발을 내뻗었을 뿐이었다. 그 순간 캐롤과 막시 로드리게스가 수아레즈를 덮쳤고 그대로 그라운드로 넘어지는 수아레즈였다. 그러면서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현준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그였다. 그리고 그런 수아레즈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현준이었고 그 모습에 괴성을 지르며 기뻐하기 시작하는 그였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시길!!! 월요일이군요. 이번 주말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네... 00260 빅 이어, 그 영광을 위하여 =========================================================================                            [골!!! 골이예요! 루이스 수아레즈!!!] 와아아아아!!!! 수 많은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성이 자신을 감싸자 드디어 해냈다는 마음이 드는 루이스 수아레즈였다. 수 많은 경기에서 골을 터뜨려 본 그였지만 이 곳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지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의 골 만큼의 감동과 환희는 느끼지 못했던 그였다. "칫..." 제대로 한 방 먹었다는 생각에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는 무리뉴였다. 리버풀은 노리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분명 골을 넣기 위해 알론소가 앞으로 나오면서 생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틈을 말이다. "확실히 우리의 수비는 알론소에게 의지하는 면이 크다." 사비 알론소. 이름만 들어도 대다수의 축구팬들은 알 수 있을 정도의 세계적인 미드필더가 바로 그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보통의 플레이메이커보다 약간 처진 위치에서 공격을 이끄는 미드필더였다. 사비 알론소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탓에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은 그런 알론소의 움직임에 맞춰서 다음 수비를 결정하고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알론소가 없는 상황에서 카운터를 맞으면 허둥거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게르 카시야스라는 세계적인 골키퍼가 레알 마드리드에도 있었다. 카시야스의 리더쉽이라면 분명 그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을 순식간에 파고들 수 있을 정도의 스피드와 발재간을 지닌 선수가 바로 리버풀에는 있었다. 바로 17 번의 등번호를 달고 있는 리버풀의 주장 현준이었다. "빌어먹을..." 골은 수아레즈가 넣었지만 그 골을 만들어 준 사람이 바로 누구인지는 이 곳 알리안츠 아레나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터였다. 순식간에 패스를 받아 폭발적인 드리블로 하프라인을 지나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시선을 끈 다음 절묘하게 캐롤에게로 보내는 스루패스. 베테랑 수비수인 라모스가 제대로 반응하며 걷어내지 못할 정도로 절묘하게 연결된 패스였다. 그리고 여기서 캐롤의 슈팅으로 이미 골을 결정지어졌어야만 했다. "우리라면 가능했을거다." 현준의 패스를 호날두나 이과인 같은 선수가 받았다면? 결과는 안 봐도 뻔했다. 상대가 바르셀로나던 그 어떤 팀이던 분명 그 들은 이런 완벽한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정말 탐나는군." 완벽한 선수라는 것은 저런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것일 터였다. 어떤 위치에서든지 더 좋은 찬스가 있다면 동료에게 절묘한 패스를 보내주고 탐욕스러울 정도로 골을 탐하는 모습이 반해버릴 것만 같은 무리뉴였다. 그리고 그런 특별한 선수를 자신의 손으로 지도해 보고 싶은 그였다. "오늘 경기가 끝나면 다시 한 번 오퍼를 넣어봐야겠군." 레알 마드리드가 세계 최고의 클럽이 되기 위해서라면 단 한명의 선수만 영입하면 되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아직도 메시가 세계 최고의 선수인 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리뉴의 생각은 달랐다. 그라운드내에서의 메시는 메시라는 선수일 뿐이다. 하지만 현준은 그라운드 내에서 리버풀이라는 그 팀 자체였다. 와아아아아!!! 리버풀의 선제골 이후 더욱더 맹렬하게 공격을 펼치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1, 2차전이 있는 경기도 아닌 단판승부인 만큼 빨리 동점골을 넣기 위해서였다. '남은 시간은 15분...어서 빨리 골을 넣는 게...' 공을 잡은 외질이 빠르게 전광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전반은 이제 30 분이 흘러가고 있었다. 후반전이 되기 전에 한 골을 따라 잡고 마무리하는 것이 좋았다. 만약 이대로 전반전이 종료된다면 후반전에는 기세가 오른 리버풀의 선수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뭐해! 패스해!!!" 잠시 외질이 머뭇거렸기 때문일까? 단숨에 고함성이 외질에게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누구에게 지는 것 만큼은 굉장히 싫어하는 승부욕이 강한 선수가 바로 그였다. 특히나 이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그리고 외질의 패스가 스피어링의 견제를 뚫고 호날두에게로 연결되었다. '슈팅이다! 무조건 때려야돼!' 슈팅을 때리지 않으면 골은 나오지 않았다. 이제까지 자신들이 압도적으로 밀어붙이고는 있었지만 유효슈팅의 숫자는 비슷비슷했다. 슈팅수만 많았을 뿐 효율적으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위치라면 계속해서 슈팅을 날려야만 했다. 안으로 더 파고들어가기엔 촘촘한 리버풀의 수비수들에게 걸릴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았다. 그렇다고 알론소가 올라와 리버풀의 수비진을 흐트러뜨릴 수도 없었다. 이미 리버풀에게 한 방 먹은 이상 또 다시 그렇게 골을 허용할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콰아앙!!! [호날두 슛!!!] 그리고 호날두의 대포알 같은 슈팅이 리버풀의 골문으로 쏘아져 나갔다. 하지만 그런 호날두의 슈팅은 그대로 스크르텔의 뒤통수에 맞고는 튕겨져 나갔다. "크헉!! 빌어먹을. 저기서 때릴 줄이야." 워낙 강력한 슈팅인 만큼 뒤통수가 얼얼하며 머리가 띵한 스크르텔이었다. 슈팅을 하기에는 위치도 멀었고, 각도도 나빴지만 슈팅을 때린 것이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그 만큼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일단은 만족하는 그였다. "세컨드 볼을 잡아!!!" "헤이! 이쪽이야!!" 스크르텔의 머리에 맞고 흘러나가는 공을 향해 양 팀의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그러면서 서로간의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몸싸움에서 승리해 공을 잡은 선수는 바로 카림 벤제마였다. 전반전 그다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리버풀 수비수들의 신경을 건드리며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그였다. "패스해!!!" 그리고 공을 잡은 벤제마는 그대로 수비 뒷 공간을 파고 들어가는 이과인을 보고는 전진 패스를 찔러 넣었다. 패스만 연결되면 이과인과 레이나와의 일대일 찬스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순식간에 앞으로 튀어나와 공을 가로채는 선수가 있었다. [캐러거! 공을 뺏어냅니다!!!] [아주 좋은 플레이예요. 캐러거. 방금 전 공이 들어갔다면 리버풀 굉장히 위험했거든요! 노장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플레이입니다!] "나이스! 캐러거!!!" 노장의 투혼을 불태우는 것일까? 오늘 위협적인 레알 마드리드의 찬스를 몇 번이나 무산시키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였다. 그리고 캐러거의 패스가 막시 로드리게스에게로 연결되었다. "준!!!" 공을 받은 막시는 그대로 지체없이 앞으로 달려들어가는 현준에게로 패스를 찔러넣었고 현준이 공을 받는 순간 그라운드에는 어마어마한 함성소리가 울려퍼졌다. 와아아아아아!!!! 가라! 준!!! 달려! 또 한 번의 역습찬스였다. 그리고 공을 잡은 선수는 언제나 자신들을 기쁘게 해줬던 현준이었다. 콥들에게는 현준이 골을 넣을 것이라는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있었다. 이제까지 현준은 그것을 직접 행동을 보여줬었다. '꽤 넓은데...?' 오밀조밀하게 선수들이 모여 있었던 공간을 빠져나오자 펼쳐지는 것은 푸른색의 잔디로 뒤덮여 있는 평원이었다. 아주 내달리기 편한 그런 평원말이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그라운드를 발에 힘을 콱 주고는 빠른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했다. "찬스다!!! 열어! 루이스! 현준에게 공간을 만들어 줘!!!" "수비들도 달려! 앞으로 전진하란 말이야!!!" 간만에 찾아온 찬스라서 그런 것일까? 리버풀 코칭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려오자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관중들의 함성으로 근처에 있는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러운 그라운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다니. 확실히 악마의 신체가 대단하다는 게 느껴졌다. "이 녀석...!" "기다려! 페페! 수아레즈를 붙잡아! 준은 내가 마크하겠어! 이대로 공을 뺏고 이번엔 우리가 카운터에 들어가야해!" 현준이 위험지역으로 들어오기 전에 앞으로 나서려던 페페를 막으며 달려가는 알론소였다. 이미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루이스 수아레즈와 캐롤이 있다고는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의 공간을 뚫기란 쉽지 않을 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유일하게 그런 공간을 쉽게 벗겨낼 수 있는 선수인 현준을 막아내야만 했다. 그리고 알론소와 현준이 맞붙기 시작했다. "...!!!" 알론소는 공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현준의 개인기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만큼 그런 행동에 속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바람이 알론소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고, 현준은 어느새 그의 반대쪽으로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제...제쳤습니다! 김현준!!!] 어떻게 보면 알론소가 가만히 현준을 놓아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라운드내에서 경기를 치루고 있는 선수들은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오싹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순식간에 이뤄지는 방향전환과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스피드. 알론소는 바로 그것에 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막을 사람은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센터백들 뿐이었다. "빌어먹을...!" 더 이상 현준이 앞으로 치고나오지 못하게 해야만 했기에 페페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바로 그 순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이 만들고 있던 공간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현준은 그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콰아앙!!! [김현준 그대로 슛!!!] 왼발도 오른발도 게다가 머리까지 가리지 않고 높은 공 결정력을 보이며 골을 성공시키는 스트라이커가 바로 현준이었다. 하지만 골키퍼들에게 있어서 현준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바로 먼 거리에서도 정확하고 빠른 스피드로 날아오는 중거리 슈팅 능력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는 그런 중거리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나 리버풀에는 스티븐 제라드가 그랬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스티븐 제라드 만큼이나 무서운 중거리 슈팅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정확도는 더 무서울 정도로 말이었다. [슈우우우웃!!! 고오올!!!!] [들어갔어요!!!] "큿...!!"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이 이루고 있는 공간이 깨지는 순간 그 틈으로 현준의 슈팅이 파고들었다. 이게르 카시야스가 몸을 날려봤지만 엄청난 스피드로 골문 구석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간 공은 그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흔들었다. 거리가 있는 만큼 벗어날 만도 싶었지만 현준의 슈팅은 너무나도 얄밉게 골 포스트를 살짝 스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골망을 가른 것이다. 우와아아아아아!!! 현준이 골을 터뜨리는 순간 또 다시 알리안츠 아레나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2 - 0. 갈락티코 정책이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로만 구성된 그 레알 마드리드였다. 아무리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도박사들은 대부분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점쳤다. 백중세라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를 넘어서기 힘들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역시 축구라는 경기는 경기가 시작되어야 결과는 아는 경기였다. 분명 초반의 주도권은 레알 마드리드가 잡고 있었다. 위협적인 찬스도 리버풀보다는 레알 마드리드가 더욱 많이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스코어는 2 - 0. 리버풀이 앞서나가고 있었다. 좋았어!!! 맛이 어떠냐!!! 세계 최고의 축구팀? 스페셜 원? 콥들에게는 다 필요 없었다. 자신들에게는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자신들의 주장인 현준이 말이다. 그들에게는 그만 리버풀에 있으면 되었다. 그리고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현준은 그대로 코너 플랫으로 달려가며 슬라이딩으로 세리모니를 펼쳤고 그 순간 콥들의 환호성은 더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리버풀의 선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좋았어!!! 역시 넌 최고야!" "진짜! 할 말이 없다! 준!!! 네 녀석이 내가 아는 최고의 선수야!" "하하하하!!!" 챔피언스 리그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넣은 골. 이제까지 수 많은 골을 넣어봤지만 지금만큼 가슴으로 느낌이 오는 골은 없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자신을 위한 함성이 현준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이런 함성소리를 듣기 위해 축구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심판의 지시에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 함께 일어선 현준이 오른쪽 발을 그라운드에 내딛는 순간 엄청난 고통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응? 왜그래? 준?" 갑작스럽게 움찔하는 현준의 모습에 옆에 있던 캐롤이 현준의 상태를 보고는 눈을 크게 치켜 떴다. 어디서 아픈지 현준이 무릎을 부여잡고 인상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큿..." "설마...?!" 축구와 같은 격렬한 스포츠에서 부상은 필연적인 요소였다. 특히나 축구선수 치고는 무릎 부상을 겪어본 선수가 없을 정도로 무릎 부상을 굉장히 많이 당하는 축구선수들이었다. 대부분 가벼운 부상으로 그치지만 간혹 무릎의 전방 혹은 십자인대를 다치는 경우도 있었다. 이제까지 잔부상 하나 없었던 현준이었다. 그렇게 격렬하게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충분히 부상이 일어날 수 있었다. "큭...아...아...괜찮아. 캐롤." "무리하지마! 교체 신호를 보내줄까?" "아니. 됐어." 막시 로드리게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조금 통증이 가셨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발을 땅에 디딜 때마다 욱신거리는 느낌은 여전했다. 전반전은 이제 13분 정도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13분만 버티면 일단 치료가 가능한 만큼 현준은 그때까지 버텨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하게 현준의 통증을 자극했다. ============================ 작품 후기 ============================ 준. 넌 너무 뛰어나 갑자기 261편은 왜 등록된거지...난 수정을 했을 뿐인데... 보통 글을 쓸 때 음악을 들으며 쓰는데...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싶었더니 헤드셋은 낀채로 글을 다 쓰고 음악을 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군요. 00261 빅 이어, 그 영광을 위하여 =========================================================================                            "......?" "저 녀석 뭔가 이상한데...?" 2 골이나 먹힌 상황이었지만 아직 게임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좌절은 한 순간이면 족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고개를 일으켜 곧 시합준비를 하려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자신의 다리로 돌아가는 현준을 볼 수 있었다. [김현준 선수. 부상인가요? 다리를 절뚝거리는데요?]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요.] 다리를 절뚝거리는 현준의 심상치 않은 상황에 순식간에 난리가 난 리버풀의 벤치였다. 비록 2 - 0 으로 앞서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후반 32분이면 모를까, 지금은 전반전 32분이었다. 그렇다고 지금 현준을 교체한다거나 부상을 치료할 수도 없었다. 축구는 농구하고는 달리 교체를 하면 또 다시 그라운드에 투입될 수 없으니 말이었다. 첫 번째 골에서 현준이 캐롤에게 찔러준 패스도 좋았고, 두 번째 골인 중거리 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물이 오를 대로 오른 현준을 지금 상황에서 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삐익!!!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의 흐름은 여전했다. 수비에 집중하며 카운터를 노리는 리버풀과 맹렬하게 리버풀의 골문을 열기 위해 나서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었다. "크윽..." 가까스로 신음성을 참아내는 현준이었다. 움직일 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 때문에 도저히 걷기가 힘들었다.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최첨단 소재도 만든 유니폼이 갑자기 온 몸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하아..." 하지만 순수한 마기의 사용을 중지하면 그 순간 고통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나 다시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면 엄청난 고통이 현준의 몸에 찾아들었다. 순수한 마기의 과도 사용으로 자신의 육체에 금이 가버렸다는 사실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리리스에게 치료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서도 순수한 마기의 남용은 절대 금물이라고 말했던 그녀였다. "빌어먹을...오늘 경기가 마지막인데..." 오늘 경기가 끝나면 앞으로 올림픽이 있을 때까지는 축구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그 때 자신의 몸을 완벽하게 고칠 생각이었다. 오늘만 버티면 되는 일인테 안 좋은 일은 항상 나쁜 타이밍에만 찾아오는 것일까? 1시간 뒤에만 와도 상관없는 고통이 지금 나타나고 있었다. "준!!!" "아차!" 갑작스럽게 날아오는 스피어링의 패스에 순간적으로 반응을 하지 못하고 미스를 내는 현준이었다. 순수한 마기가 있었다면 스피어링의 움직임을 읽어 자신의 몸을 움직여 줬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감각이 없는 이상 지금 현준은 이제까지 훈련을 받았던 자신의 실력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만 했다. "으음..." 그리고 전반 40 분이 넘어갈 무렵 그라운드를 지켜보고 있던 조세 무리뉴가 몸을 일으켰다. 8 분 동안 무리뉴는 그라운드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는 현준을 지켜보고 있었다. 단 하나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말이다. "분명 무언가 있어..." 두 번째 골을 넣은 직후 갑작스럽게 리버풀 선수들에게 둘러쌓였던 현준의 모습을 봤던 그였다. 그리고 절뚝거리면서 걸음을 옮기던 것 까지 말이다. 그 이후 현준의 플레이는 썩 좋지 못했다. 움직임이 느려지며 결정적인 미스를 2 번이나 내기도 했고 말이다. "부상인가...?" 자꾸 움직임을 멈추며 흐름을 끊는 플레이를 펼치는 현준이었다. 누가 봐도 어딘가 안 좋아 보인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리버풀의 경기 흐름도 엉망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만약 부상이라면 안타깝겠지만 그런 약점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프로였다. 그리고 조세 무리뉴가 피치 바로 앞까지 나오며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알론소! 올라가도록! 몰아붙여!!!" 무리뉴의 지시에 레알 마드리드가 자신들의 수비라인을 끌어올렸고, 알론소가 리버풀의 진영으로 넘어가며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역습 찬스를 막기 위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알론소였다. 분명 현준의 플레이가 나빠지는 모습을 보며 올라갈까 고민도 했었던 그였다. 하지만 현준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인 선수였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현재 2 골이나 실점한 상태였다. 여기서 또 한번의 역습을 허용해 실점한다면? 빅 이어는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무리뉴의 지시가 떨어졌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스폐셜 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감독이 바로 그였다. 분명 그가 내린 지시에는 이유가 있을 터였다. "밀어붙여!!! "막아! 반칙으로라도 끊어!!!" 외질과 알론소라는 2 개의 공격기점. 그 어느 하나를 놓쳐도 위협적인 만큼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현준 또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는 그 순간 고통에 몸이 굳기 마련이었고,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그런 현준을 너무나도 쉽게 돌파하거나 패스로 압박을 뚫어내고 있었다. [외질! 그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연결합니다!!!] [리버풀 위험해요!!!] 폭 넓게 미드필더진을 돌아다니며 리버풀의 수비를 도와주며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해줬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그런 플레이가 사라지자 거리낄 것 없이 위협적으로 공간을 파고드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외질이 벤제마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찔러주었고, 그 순간 벤제마와 경합을 벌이던 스크르텔의 손에 외질이 보낸 공이 맞으면서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삐익!!! 와아아아!!!! 패널티 킥. 리버풀의 입장으로써는 운이 나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던 손에 공이 맞았으니 말이다. 어쩔 수 없었다며 항의를 해보는 스크르텔과 캐러거였지만 심판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고 곧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패널티 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부탁하지. 로니. 여기서 넣으면 최고라고 인정해주겠어."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중얼거리는 무리뉴였다. 비록 현준과 메시의 활약에 밀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으로 피치치를 2연패나 한 선수가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한 때는 난잡했던 사생활때문에 언론에서는 그런 호날두를 안 좋게 바라보는 감도 없잖아 있었다. 사실 축구선수로서의 멘탈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21세기 최고의 신사를 꼽자면 사람들은 호날두가 아닌 클로제, 포를란, 카카와 같은 선수를 꼽았다. 호날두가 그런 칭찬을 받기에는 루니의 퇴장이라던가 원정팀에 대한 욕설등 안 좋은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호날두와 같은 노력파는 절대 흔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매번 놀러다니는 선수로 보이겠지만 호날두는 연습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많이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였다. 레알 마드리드 훈련장 관리인이 호날두가 너무나도 빨리 훈련장에 나오기 때문에 훈련장 근처로 집을 옮겼다는 이야기는 일화는 굉장히 유명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패널티 킥을 준비합니다.] [여기서 넣으면 레알 마드리드 한 점을 따라가게 되는데요.] 11m 의 러시안 룰렛. 공격수와 골키퍼만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호날두의 다리가 번개와도 같이 움직였고 그대로 공은 골문 오른쪽 하단을 출렁였다. "당했다!" 레이나가 몸을 날렸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호날두가 슈팅을 때린 곳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와아아아아!!! Hala Madrid! Hala Madrid! 전반 43분에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골로 추격의 끈을 잡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그렇게 전반전은 2 - 1. 아직 리버풀이 리드해가는 가운데 끝이 나버렸다. "빨리 움직여!!!" "누구 캐러거 마사지좀 해줘!" 전반전이 끝난 직후 리버풀의 라커룸은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 이제 45분이면 유럽 최고의 팀이 가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치러왔던 고생이 45분 뒤에 과연 환희로 끝날지 절망으로 끝날지가 결정되는 만큼 단 1분도 헛되어 보낼수가 없는 스태프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스태프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치이이익!!! "큭..." "괜찮나?! 준? 통증은 어때?" 냉각 스프레이를 뿌리는 순간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 보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효용도 없었다. 애시당초 육체에 금이 간 것에 냉각 스프레이가 효과가 있을 리가 없었다. 파스나 진통제도 사용해봤지만 전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빌어먹을...'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리리스를 불러 이 상황을 치료하고 싶었다. 단 45분 만이라도 좋았다. 45분만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 되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애시당초 인간들의 눈이 많은 이 곳에 리리스가 등장할 리가 없었다. 그렇게 안타까운 시간은 계속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수단을 써봤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현준의 모습에 안색이 굳어지는 스태프였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경기에서 뛸 수 없었다. 축구 선수가 경기에서 뛰는 거리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45 분 동안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전속력으로 달리던 대략적으로 6,7 km 이상의 거리를 뛰는 것이 축구선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준의 무릎상태로 그 정도 거리를 뛰라는 것은 선수를 망가뜨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필이면 이럴 때..." 망연자실한 듯 중얼거리던 스태프는 곧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 누구보다도 상심하고 있을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렇다고 현준을 교체하기에도 애매했다. 그 누구보다도 리버풀의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가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상태를 들은 달글리쉬는 결국 현준을 교체해야만 했다. 현준도 뛰고 싶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자신은 그다지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게다가 지금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미하게 통증이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 후반전. 이제 챔피언스리그도 45분 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경기는 2 - 1. 전반전에만 양 팀에서 3 골이 터뜨리며 분위기를 더욱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곧 선수들이 입장되는 순간 그 분위기는 곧 찬 바람으로 변해버렸다. 특히나 콥들에게는 말이다. [김현준 선수가 빠졌나요?] [전반전 그 부상이 꽤나 심각했던 모양이로군요. 김현준 선수가 빠지고 마우리시오 이슬라 선수가 교체되는군요.] 마우리시오 이슬라. 우디네세에서 겨울 이적시장에 리버풀에 입단한 선수로 중앙 미드필더에서 측면 미드필더, 공격적 윙어에서 풀백까지 소화가 가능한 만능 유틸리티인 선수였다. 하지만 리버풀에 입단한 이후 부상을 입으며 제대로 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리그 경기에서 몇 번 교체 출전을 한 것에 불과했다. [이렇게 되면 리버풀 과연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기대가 됩니다.] [아...김현준 선수.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사실 김현준 선수 이번 시즌 리버풀이 치른 거의 모든 경기에 풀타임으로 출전을 하며 혹사논란이 일어났었는데 말이죠.]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김현준 선수.] 현준의 교체에 해설자들도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넣은 2골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준 선수가 바로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스페인 중계진의 중계는 굉장히 바빠지기 시작했다. 리버풀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가 빠진 만큼 레알 마드리드가 역전으로 빅 이어를 들어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팬들이 보기를 바랬던 현준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무릎에 얼음찜질을 하며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곧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현준이 빠진 자리는 스피어링이 대신했다. 하지만 역습보다는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막는 수비적인 플레이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 현준과 비교해서 스피어링은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을 손쉽게 제치는 돌파능력이나 절묘한 패스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아아!!!! 비록 리버풀의 주장 현준은 교체되었지만 경기는 계속되고 있었고 양 팀을 응원하는 서포터즈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위해 열정적인 응원을 계속했다.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거센 공격과 그런 공격을 막는 리버풀의 양상으로 흘러갔다. 현준이 빠지고 나며 스피어링과 이슬라가 분주히 돌아다니며 공간의 틈을 막아내고는 있었지만 외질과 알론소가 분주히 돌아다니며 공격 전개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큿...!" 수아레즈까지도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와 수비를 돕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계속해서 공을 돌리고 있는 마당에 그 쪽 진영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롤은 계속해서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 남아있었다. 그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은 공격에 참여하지 못하고 캐롤을 견제해야만 했다. '이길 수 있을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초조하게 시계만을 바라보는 현준이었다. 11 vs 11 의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강팀이라고는 하지만 리버풀도 강팀이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기 시작했고, 후반 35분이 지나가도 양 팀의 스코어는 변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 분만 버티면 되는 만큼 기대감에 찬 채로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을 간절하게 지켜보는 현준이었다. 무리뉴도 그리고 오늘 달글리쉬 대신에 리버풀을 지휘하는 수석코치인 스티브 클라크도 피치 가까이까지 다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0 분. 10 분만 있으면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이 결정되는 것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이제 남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마지막까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YNWA를 열창하는 콥들이었다. 그리고 그에 맞서서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즈들 역시 자신들의 응원가로 알리안츠 아레나를 울리고 있었다. 00262 리버풀, 후폭풍 =========================================================================                            '이제 슬슬 승부를...' 후반 40 여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5분여밖에 남지 않았다. 자신의 곁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캐러거를 손으로 살짝 밀쳐내며 호날두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이미 양 팀 다 교체카드 3장을 전부 다 쓴 상황이었다. 게다가 후반 40분.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가장 심하게 떨어져 있을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는 좀 더 확실하고 심플하게 공격을 해야만 했다. 공격인원에 관계없이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호날두는 자신에게로 오는 패스를 사이드 쪽으로 원터치로 보내며 캐러거를 제치며 달리기 시작했다. "사이드에서 온다!!!" "스피드 승부인가?!" 공을 받은 선수는 코엔트랑이었다. 그리고 그런 코엔트랑을 존슨이 빠르게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이 후반에 별다른 체력 소모가 없던 것에 비해 존슨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분주히 자신의 진영을 뛰어다녀야만 했었다. 게다가 간간히 생기는 역습찬스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 오버래핑까지 나갔던 만큼 체력은 거의 바닥을 기고 있었다. 그런 존슨이 코엔트랑의 스피드를 따라잡은 것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거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따라잡지도 못하고 있었다.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 그리고 측면 깊숙하게 파고들어가 크로스를 올리려는 모습에 존슨이 몸을 날리며 공을 향해 태클을 시도했다. 그러나 코엔트랑이 크로스가 존슨의 태클보다 한 박자 빨랐고 그런 코엔트랑의 낮은 크로스가 리버풀의 패널티 에어리어를 향해 빠르게 향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코엔트랑을 보고 내줬습니다!] [아! 코엔트랑 빨라요! 존슨 선수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요!!! 코엔트랑. 올라가나요?!] [크로스!!! 헤디이잉!!!] 그리고 코엔트랑의 크로스가 올라가는 순간 한 선수가 빠르게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벤제마였다. 뒤늦게 스크르텔이 그런 벤제마의 움직임을 눈치 채고는 몸을 움직였지만 이미 벤제마는 몸을 날린 후였다. 파앙!!! [막았어요!!!] [레이나 선방!!!] 벤제마의 완벽한 다이빙 헤딩슛이 리버풀의 골문을 열기 위해 쏘아져 나갔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모든 것을 불태우려는 것일까? 이제까지 수 많은 선방을 보였던 레이나가 또 다시 환상적으로 몸을 날리며 벤제마의 다이빙 헤딩슛을 막아내었다. 그러나 리버풀의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워낙 강한 다이빙 헤딩슈팅이었던 만큼 비록 슈팅은 막아냈지만 아직 공은 방향이 꺾여 느린 속도로 골문 안쪽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막아!!!" 그리고 공이 골라인으로 넘어가려는 절체절명의 순간. 빠른 속도로 달려온 아게르가 투혼을 보이며 슬라이딩으로 공을 걷어내었다. "빌어먹을...!" 그리고 공을 걷어내며 한숨을 돌리려던 아게르는 짜증스러운 욕설을 터뜨려야만 했다. 하필이면 걷어낸 공은 어느새 골문 안쪽으로 달려온 메수트 외질에게로 가고 있었고, 외질은 그대로 슈팅을 때릴 포즈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철썩!!! 벤제마의 다이빙 헤딩슛을 막기 위해 균형이 무너진 레이나도 그리고 공을 걷어내기 위해 슬라이딩을 했던 아게르도 눈을 뜨고 똑바로 봐야만 했던 외질의 슈팅이었다. 마음은 몸을 날려서 저 공을 막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육체는 마음과는 달리 움직이지 않았다. 삐이익!!! 와아아아아!!!!! Hala Madrid! Hala Madrid! Hala Madrid! Hala Madrid! 후반 41분에 터진 동점골. 그 극적인 골에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즈들이 광란의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은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며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제...젠장할...' 2 - 0 의 상황에서 2 - 2 로 변했다. 게다가 주도권도 레알 마드리드가 잡고 있는 상황이었다.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 빅 이어가 바로 눈 앞에 있었다. 단 5분만 버텼으면 빅 이어와 함께 쿼트러플이라는 엄청난 영광이 자신들의 손에 닿았을터였다. 하지만 결국 레알 마드리드의 계속된 공격은 리버풀의 골문을 열었고, 스코어는 결국 2 - 2 로 변해 버렸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빌어먹을..." 그리고 현준은 이렇게 된 상황이 왠지 자신 때문인 것 같은 자책감이 들었다. 오늘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하는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자신이었다. 그런 탓에 결국 자신이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가면서 리버풀은 그 전술의 흐름이 깨져버리면서 결국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되버린 것이었다. "아니.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후반전에 교체된 캐롤이 그런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오늘 충분히 현준은 제 역할을 해주었다. 리버풀이 첫 번째 골을 성공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패스를 연결시켜준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골의 주인공도 바로 그였다. 게다가 교체 된 것도 부상으로 인한 교체였다. 그 누구도 현준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탓하더라도 그 대상은 현준이 아닐터였다. '......' 왠지 모르게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캐롤이었다. 엄청난 몸 값을 받고 리버풀로 이적해왔지만 몸 값에 걸맞는 활약은 거의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는 큰 경기에서도 그랬다. 골을 터뜨리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니며 찬스를 얻었지만 결국 골은 터뜨리지 못했다. 삐익!! 삑!!! [자. 드디어 90 분동안의 혈투가 종료되었습니다. 양 팀 2 - 2 무승부로 이제 곧 연장전으로 넘어가는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현재 상황은 리버풀보다는 레알 마드리드가 더 좋은 상황입니다. 일단 기세를 타고 있거든요.] 후반전 경기만 봐도 그랬다. 레알 마드리드가 압도적으로 공 점유율을 찾하며 리버풀의 골문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리버풀 수비수들의 투혼섞인 수비와 함께 레이나의 환상적인 선방만 아니었다면 이미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로 종료되었을 것이었다. [김현준 선수의 부재가 정말로 뼈아픈 리버풀이예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리버풀로써도 몇 번 좋은 찬스가 있었는데 말이죠.] 아무리 리버풀의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에 비해 개개인의 역량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역습상황이라는 기회를 만들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후반 45분동안 집중력을 살려 몇 번이나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노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노리는 공격수들에게 연결시켜줄 날카로운 패스도 터져 나오지 않았다. 교체 투입된 이슬라나 스피어링, 막시 로드리게스가 분발해주기는 했지만 그들만으로는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을 뚫어내고 이게르 카시야스가 지키는 골문을 열 수는 없었다. 와아아아아!!!! 연장전이 시작되자 서포터즈의 목소리는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즈는 승리의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2 - 0 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어느새 2 - 2 라는 상황을 만든 자신들의 선수였다. 게다가 리버풀에서 위협이 될 만한 선수인 현준도 부상으로 나간 만큼 자신들의 선수들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콥들도 마찬가지였다. 괜히 리버풀이 역전의 명수라고 불리는 팀이 아니었다. 이스탄불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FA 컵에서의 기적적인 우승을 떠오르며 열광적으로 YWNA을 부르기 시작했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두 손을 꽉 쥔 채로 그라운드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점점 무릎에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아픔을 이유도 경기장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자신은 리버풀의 주장이었다. 이기던 지던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봐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는 현준이었다. 경기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에 리버풀의 선수들이 수비를 해내며 간간히 역습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노리는 전개가 계속되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역시 지친지 처음과는 같은 날카로운 플레이가 터져 나오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리버풀도 마찬가지였기에 결국 양 팀은 연장 전, 후반 동안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지친 선수들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가 다시 몸을 일으켜 벤치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부탁해요. 레이나." "......" "이기면 빅 이어에 술 가득 담아도 원샷해 드리죠." "이런...꼭 이겨야 겠는데?!" 현준의 말에 레이나는 과장스럽게 웃으며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긴장감을 풀기 위해서였다. 스티브 클라크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패널티킥을 차지 위한 순서를 정하고 있었다. 패널티킥을 차는 선수들의 순번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해 보고 결정할 생각이었다. "그럼 준 실례하도록 하지." 그리고 레이나에게도 골키퍼 코치가 붙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패널티킥 습관 및 어떤 방향으로 공을 차는지를 레이나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런 골키퍼 코치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벤치로 향하기 시작했다. 안타깝지만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11 m 러시안 룰렛, 축구선수들에게 있어서 가장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가 시작되었다. 와아아아아!!!! 선축은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승부차기가 이어질수록 팬들의 안타까움과 기쁨의 환호성은 점점 더 커져갔다. 그런 환호성은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즈에게 터져 나왔고 안타까움은 환호성은 콥들에게서 터져 나왔다. 첫 번째로 나온 리버풀의 키커 수아레즈가 실축을 하는 바람에 한 골 뒤진 상태에서 마지막 키커인 캐러거까지 공이 왔기 때문이었다. [자. 제이미 캐러거. 여기서 무조건 성공을 해야하는 데요.] [네. 그렇습니다. 일단 여기서 캐러거 선수가 성공을 하고 그 다음 레알 마드리드 선수의 슛을 레이나 선수가 막아야지만 다음 승부까지 끌고 갈 수 있어요.] [양 팀.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과연 2011-12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누가 될 것인지 그 결과는 이제 두 명의 선수에게 달려 있습니다.] "후우......" 캐러거는 깊게 심호흡을 들이켰다. 수 만이나 되는 사람들의 시선이 오직 자신만을 보고 있었다. 수많은 경기를 치러봤지만 지금만큼이나 긴장되는 순간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비를 했을 때는 저 골문이 그렇게도 넓어보였다. 상대팀의 공격수가 공을 차기만 하면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매번 감돌았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달랐다. 골대는 그대로인데 너무나도 작아보였다. 어디로 차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말이었다. 그리고 공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공을 내려놓은 캐러거는 뒤로 성큼성큼 물러서고는 공을 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교체된 현준을 대신해서 받은 주장 완장이 오늘 따라 굉장히 무거웠다. 처음 차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었다. 잠시 후 마음을 가다듬은 캐러거는 성큼성큼 앞으로 달려가며 그대로 강하게 골문을 향해 공을 찼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알리안츠 아레나에 울려퍼졌다. 리버풀, 쿼드러플의 꿈이 깨지다. [ESPN = 김민철 기자] 구단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노리는 리버풀과 챔피언스 리그 통산 최초로 두 자릿수 우승을 차지하려는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은 결국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로 끝이 났다. 2011/12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팀은 바로 리버풀이었다. 주장 김현준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캐롤이 그대로 카시야스가 지키는 레알 마드리의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고, 카시야스의 선방에 흘러나온 공을 수아레즈가 재차 밀어넣으며 골을 성공시켰다. 두 번째 골도 리버풀의 몫이었다. 역습찬스에서 순식간에 레알 마드리드 진영으로 파고든 현준은 그대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단번에 스코어를 2 - 0 으로 벌렸다. 그렇게 리버풀의 승리가 거의 확정되는 듯 싶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주도권을 쥐고 공세를 터뜨리기는 했지만 주장인 김현준을 필두로 한 리버풀은 역습 찬스에서 단 번에 두 골을 터뜨리며 스코어를 벌려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버풀의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 갑작스럽게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제 활약을 펼치지 못하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되었기 때문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강력한 압박을 막아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해주며 리버풀의 공격전개를 책임지고 있던 선수인 만큼 그런 현준의 부재는 리버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뼈아팠다. 급히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경기에 투입되었지만 이슬라가 김현준의 역할을 대신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었다. 결국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패널티킥 골과 후반 막판 외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가야만 했다. 레이나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이미 레알 마드리드의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났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리버풀은 루이스 수아레즈와 제이미 캐러거가 실축을 하며 경기는 2 - 2(PK 4 - 2) 로 레알 마드리의 승리로 종료가 되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선수들을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김현준 선수의 모습에 이번에야 말로 첫 한국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대감에 휩싸였던 한국 팬들은 아쉬움을 감춰야만 했다. 한편 오늘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의 모든 선수들은 휴가가 주어졌고, 리버풀의 선수들은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고는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편, 리버풀의 주장이자 24골로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에 오른 김현준은 오는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 작품 후기 ============================ 리버풀의 쿼드러플은 이미 깨버릴 생각이었다는... 이제 리버풀을 리빌딩하는 명분이 생겼군요. 현준이 더욱더 순수한 마기를 잘 다뤄야 하는 이유도 생기고 말이죠. 그나저나 현준의 교체에 이야기에 대단한 욕설을 들었군요. 그러나 제 멘탈에는 아무런 영향이 가지 않음. 뭐 욕이아 한 두번 들은 것도 아니니...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63 리버풀, 후폭풍 =========================================================================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끝난 후 리버풀 시내는 굉장히 고요했다. 마치 폭풍전야처럼 말이다. 불과 몇 주전에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그림자는 말끔하게 사라지고 없었다. 1992-93년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었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본 콥들은 이미 그 위업을 잃어버린 듯 보였다. 선수들은 휴식은 취하기 위해 각자 가족과 여행을 떠나거나 고국으로 돌아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리버풀에 있는 콥들의 반응이 좋지 못한 까닭은 바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끝난 후 리버풀의 경기력을 냉철하게 비판하는 몇몇 칼럼니스트 때문이었다. '과연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자격을 차지할 수 있을까?' 콥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굉장히 자극적인 제목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읽어본다면 모두들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자격을 차지할 수 있을까? 리버풀의 열광적인 팬들 콥들은 항상 리버풀이 특별한 클럽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몇몇 구단을 제외하고는 리버풀보다 큰 성공을 거둔 클럽도 없고, 유명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이 특별한 것은 결코 아니다. 팬으로써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혀 틀린 것이 아니다. 그것은 팬들로써 당연한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이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심지어 이번 시즌 강등당한 울브스보다 특별할 건 하나도 없다. 서포터즈가 자신의 팀이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자신들의 팀이 이길 때 뿐이다. 이기는 것은 곧 특별한 것이니 말이다. 물론 리버풀은 이겼다. 굉장히 많은 경기를 이기고 승리를 거두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도 올랐다. 이렇게 말하는 데 있어서 리버풀이 특별하지 않다면 분명 콥들은 흥분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던 것일까? 작년에 굉장히 큰 돈을 쏟아부었던 리버풀이다. 앤디 캐롤을 비롯해 스튜어트 다우닝, 찰리 아담, 조던 핸더슨등을 영입함으로써 리버풀이 쓴 돈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맨체스터 시티를 돈만 밝히는 구단이라고 욕할 필요가 없다. 리버풀도 그 못지 않은 돈을 썼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 중 과연 누가 리버풀에 도움이 되었을까? 늘 리버풀의 경기에서 빛을 보며 활약을 해주는 것은 토레스를 내주고 싼 값 아니 헐 값에 데려온 준 뿐이다. 현준을 제외하고는 다른 선수들은 실망스러웠고 발전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다들 현준과 수아레즈, 그리고 캐롤을 포함해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진이라고 말한다. 유럽 최고의 공격진하고도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명확히 잘못된 표현이다. 리버풀의 공격진이 유럽 최고의 공격진하고 비교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단 한 선수 준이 유럽 최고의 공격진하고 비교될 수 있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현준이 없으면 제대로 된 기회조차 만들어 내지 못하는 들러리에 불과할 뿐이다. 과연 이번 시즌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 그들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오직 준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버풀은 준이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대부분 패배했다. 굉장히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면서 말이다. 그들이 준이 빠진 경기에서 대량 득점으로 승리한 것은 딱 한 경기. 칼링컵 16 강전에서 브라이튼 시티하고의 경기에서 6 - 1 로 승리한 것 뿐이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 다음 시즌 준이 리버풀에서 이적을 한다거나 부진에 빠지면 리버풀은 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4위에 오르는 것도 힘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2009-10 시즌의 끔찍한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달글리쉬와 콥들은 깨달아야 한다. 리버풀이라는 팀이 결코 강팀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준은 폭풍같은 활약으로 리버풀의 영광을 재현했다. 하지만 준을 제외하고 나면 리버풀은 그저 그런 팀에 불과하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준의 활약으로 2 골이나 앞서나갔던 리버풀은 준이 부상으로 교체되자마자 결국 동점을 허용했고, 역전패를 당했다. 준이 있었을 때 보여줬던 날카로운 모습은커녕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에 수비에만 급급한 상황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라는 관록은 전혀 보여지지 않은 형편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어찌되었던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다. 달글리쉬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구단 역사상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버풀이 내년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준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만 했다. 쓸데없이 비싼 돈을 들여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선수는 내보내고 말이다. 현재 리버풀은 제라드와 캐러거 시대를 마감하고 현준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대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은 구단도 그리고 팬들도 잘 알고 있었다. 리버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제라드도 그리고 리버풀의 정신적인 선수인 캐러거도 벌써 30 이 훌쩍 넘은 나이였다. 사실 리버풀로서도 할 말은 있었다. 비록 현준의 활약이 크기는 하지만 리버풀은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했다. 또한 주전 미드필더였던 루카스 레이바가 큰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빈 공간이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 때 루카스 레이바는 팬들의 조롱거리에 불과한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신경을 건드리게 만드는 기사가 스페인에서 터져나왔다. 바로 현준을 원한다는 무리뉴의 말이 담긴 레알 마드리드와 김현준의 이적설이었다. 무려 2300억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갔을 때 기록했던 8000만 파운드(약 1447억원)을 훌쩍 능가하는 돈이었다. 게다가 무리뉴의 말은 콥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바로 리버풀은 현준이 없으면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도 못 오르는 별 볼일 없는 팀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 말에 발끈한 콥들이 맹렬하게 비난을 퍼붓기는 했지만 그들로써도 마음 한 구석에는 찜찜함이 감돌고 있었다. 이번 시즌 어마어마한 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2연패 하며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한 선수가 현준이었다. 그것도 시즌 후반기에는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뛰면서 올렸던 기록이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현준이 아니면 리버풀은 결코 승승장구할 수 없었고, 결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우승컵을 내줬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웃기게도 그런 레알 마드리드의 제안을 구단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리버풀에는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준의 이적을 반대한다!!! 무슨 생각이냐! 구단주 자식아!!! 현준을 붙잡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는 못할망정 현준을 내보낸다니? 도저히 구단이 제정신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렇게 구단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그제서야 구단은 자신들의 발언을 철회하고 절대 현준의 이적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나서야 사태가 잠잠해 지기 시작했다. "후우...머리 아프군." 최근 며칠 사이에 한층 더 주름이 많이 생겨진 느낌에 달글리쉬 감독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감독실에 있는 쇼파에 몸을 던졌다. 오히려 다른 팀들의 전력을 분석하고 선수들과 전술을 짜던 시즌이 편했던 생각이 들었다. 시즌중에는 하루라도 빨리 결과를 내고 편하게 휴식을 갖고 싶었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시즌이 끝난 직후가 더욱 바쁜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리고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눈에 왕관 모양이 그려져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앰블럼이 찍힌 서류가 들어왔다. "꼴보기도 싫군..." 그리고 달글리쉬는 그 서류를 들어 분쇄기로 바로 갈아버렸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하고는 정말 악연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다 이긴 경기를 승부차기가는 접전 끝에 빅 이어를 내주고야 말았다. 한 때 AC 밀란을 상대로 이겨 이스탄불의 기적을 이뤄냈던 리버풀이지만 지금은 독일의 악몽이라는 말로 2011-12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레알 마드리드는 빅 이어를 뺏어간 것으로 모자라 리버풀의 미래이자 최소 10년을 지탱해줄 선수인 김현준까지 노리고 있었다. 그것도 리버풀로서는 상상치 못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자금을 내세워서 말이었다. "후우..."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설이 터져 나오자마자 수 많은 구단에서 현준의 이적을 원한다는 팩스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는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욱더 많은 2700억원을 제시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런 어마어마한 액수에 높은 곳에 있는 이사들의 마음이 흔들린 것은 당연했고 말이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야." 하지만 콥들의 엄청난 반응과 함께 존 헨리 구단주의 계속된 설득으로 인해 결국 현준의 잔류를 성공시킨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영국 축구 역사에 있어서 최대 우승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리빌딩을 하기로 회의에서 결정내린 것이었다. 사실 1억 파운드가 넘는 자금을 투입하고도 준을 제외하고는 별볼일 없는 영입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리버풀인 만큼 또 다른 선수들의 영입을 하는 데 있어서 이사들이나 주주들은 그다지 좋지 않은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구단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을 비롯해 준이 잔류하며 팀의 스쿼드를 끌어올린다면 내년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달글리쉬의 장담에 결국 팀의 리빌딩이 결정된 것이었다. "후우..." 그러면서도 몇 가지 제한을 받은 달글리쉬 였다. 사실 달글리쉬는 선수를 영입하는 데 있어서 영국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주력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평가는 조단 핸더슨을 1900만 파운드라는 자금에 영입했던 무모한 도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고, 스튜어트 다우닝 역시 2천만 파운드라는 몸 값에 걸맞기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3500만 파운드짜리 공격수 앤디 캐롤의 헛발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복잡하군..." 팀의 리빌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선수 몇몇을 내보내고 몇몇을 영입하는 것이 끝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리빌딩이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명문팀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추락하는 일은 없을 터였다. 한 때 리버풀의 마지막 퍼즐은 바로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공격수. 피니셔였다. 하지만 현준의 가세로 인해 그 피니셔가 완성이 되며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던 리버풀이었다. 그러나 루카스의 시즌아웃과 제라드의 부상으로 인해 팀의 경기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엄청난 활약으로 위기상황을 넘기거나 현준을 미드필더로 내리는 방법을 통해서 어찌어찌 승리를 챙겨나갔던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스피어링, 핸더슨, 셸비로 이어지는 미드필더는 리버풀의 역대 최악의 미드필더라인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었다. 현준이 공격을 하기 위해 올라가면 중앙에서의 무게감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현준의 부담이 가중되었고 결국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는 큰 경기에서 부상을 입으며 경기를 완벽하게 망쳐버렸던 것이었다. 결국 현재 리버풀이 가장 중요하게 영입해야 할 선수는 미드필더였다. 그것도 즉시전력감이 필요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동시에 기용할 수 있을만한 선수가 말이다. 조던 핸더슨도 충분히 괜찮은 선수였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좀 더 검증된 네임벨류가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결국 휴가는 물 건너가겠군." 수 많은 돈이 왔다갔다 하는 선수영입이다. 허투루 선수를 영입할 수는 없었다. 전 세계에 있는 스카우터들이 선수를 관찰하고 정보를 보내오겠지만 결국 영입을 결정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었다. 그렇게 달글리쉬와 리버풀 스카우터들이 바쁘게 전 세계를 누비고 있을 무렵 현준은 오래간만에 평범한 시간을 보내며 아영과의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아아..." 오랜만에 먹는 한식에 현준은 행복한 표정이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외국에 나가면 다들 김치를 찾고 고국의 음식을 찾는다고 하는데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영국의 음식이 입에 안 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질리는 법이었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요리를 책임지는 맥도날드씨가 한국 음식을 간간히 요리해주기는 했지만 확실히 한국에서 직접 먹는 음식은 그 맛이 달랐다. "이런걸로도 괜찮겠어요? 오빠?" 맛있게 먹는 현준의 모습이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 아영이었다. 기본차림인 밥과 국, 찌개와 전골에서 9 가지 반찬이 포함된 9 첩 반상. 굉장히 유명한 한정식집까지 찾아온 만큼 맛이 없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아영에게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충분히. 아주 좋아. 영국에서 먹는 한식은 뭐랄까...조금 미묘하거든." "미묘요?" "응. 한식은 맞는데 맛이 한식같지 않다고 할까나..." 리버풀에도 한식을 파는 음식점은 있었다. 현준도 동료 선수들과 종종 갈 정도였다. 하지만 외국인의 입 맛에 맞춘 것인 만큼 미묘하게 맛이 달랐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영이었다. 그러면서도 맛있게 밥을 먹고 있는 현준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그녀였다. 올해 2012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라고 한다면 역시 현준과 관련된 일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연패.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최초로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세운 것도 모자라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기록까지 갈아치운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추정되는 몸 값만 하더라도 대략 2500억원. 부가적인 것을 포함하면 현준의 가치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한마디로 걸어다니는 기업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 작품 후기 ============================ 아...첼시 대박... mbc 에서 바르셀로나 결승진출 자막 실수가 나올정도로 다들... 바르셀로나 승리를 점쳤것만... 누 캄프에서 2골이나 넣으며 무승부를 만들어 내다니...수비가 쩔었음. 근데 참...존테리는 왜 그런 멍청한 실수를... 00264 리버풀, 후폭풍 =========================================================================                            "히힛..." 대한민국 스포츠 아이돌이나 다름 없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수많은 연예계 사람들이 친분을 쌓으려고 하는 그런 남자가 바로 자신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에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아영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을 본 게 몇 일 만이던가? Tv 로는 매일 하이라이트니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특집이라느니 해서 매일 방송이 되긴 했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하고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러고보니...오빠 부상은 괜찮아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우승 바로 문턱에서 부상으로 인해 후반전에 교체되었던 현준이다. 그리고 현준의 교체로 인해 리버풀이 무너져 결국 빅 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것은 현재 가장 큰 화젯거리였다. "크게 다친 곳은 없었으니까." 검사 결과 가벼운 무릎 통증으로 나타난 탓에 가슴을 쓸어내렸던 팬들이었다. 그리고 콥들은 더더욱 그랬다. 이번 시즌 제라드의 부상으로 인해 리버풀의 미드필더가 무너지는 모습을 몇 번이나 봤었기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가뜩이나 혹사논란에 시달리고 있던 현준이었던 만큼 만약 현준이 장기부상으로 인해 그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더라면 그 피해는 분명 팀에게 돌아 갔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입을 여는 현준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겉으로는 다친 게 없지만...' 이미 현준은 한번 육체의 금이 가 쓰러졌었다. 그 탓에 리리스와 몸을 섞으며 금이 간 육체를 치료하긴 했지만 그 치료는 일종의 임시방편이었다. 그런 와중에 또 다시 한번 무리를 일으키는 바람에 결국 상태가 더욱 안 좋아진 것이었다. "그럼 올림픽은 출전하는거예요? 이번에야 말로 메달 따겠다고 극성이던데..." 2012 런던 올림픽.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단 한번도 올림픽 메달을 따 본적이 없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었다. 가장 큰 성과를 냈던 것이 8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큼은 최상의 전력을 꾸려 메달을 따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었다. 게다가 대진운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스위스, 가봉, 멕시코와 한조가 된 것이다. 스페인도 그리고 개최국인 잉글랜드도 이번 올림픽에서 첫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도 피했다. "아마도...? 확실히는 모르겠어. 출전하고는 싶은데 몸 상태가 어떻게 될지 말이야." "아....." 현준의 말에 아영은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었다. 언론에서는 현준이 올림픽 대표팀에 참가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현준의 참가는 이미 정해져 있고 현준의 파트너로 누구를 세우느냐에 대한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현준이 정말로 참여를 할지 말지는 아직 모르는데 말이다. "정말 괜찮은 거예요?" "아아...응. 이번 시즌 좀 무리를 해서 힘들었던거지. 좀 쉬다보면 괜찮을 거야." 어차피 병원에 가도 자신의 부상원인을 알아내지는 못했다. 치료는 더더욱 불가능했다. 이런 자신의 몸 상태를 치료할 수 있는 존재는 단 하나. 바로 리리스 뿐이었다. '한 달이면 되려나...' 올림픽이 개막하기까지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그 한 달 동안 과연 자신의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분주히 리리스와 몸을 섞어야 할 터였다. "이번에 다들 올림픽 메달 따려고 난리던데. 게다가 올림픽 메달 따면 군대도 면제되잖아요. 그럼 오빠도 군대 안가요?" "아...난 이미 면제야." "아, 맞다." 고아라는 출신으로 인해 이미 현준은 군대를 가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2년동안 군대를 가야한다는 것은 운동선수들에게 있어선 치명적이었다. 그렇다고 병역의 의무를 무시 할 수도 없는 노릇인 만큼 그런 운동선수들에게 있어서 합법적으로 군대를 가지 않는 올림픽에서의 메달이 꼭 필요한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었다. "멕시코나 가봉, 스위스면 에...잘해요?" "그래도 다들 예선을 거쳐서 뚫고 올라온 팀들이니까 만만하지는 않을 거야." B 조는 그다지 전력 차가 크지 않은 환경이었다. 톱 시드를 받은 멕시코는 선수 개개인의 기술과 능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다른 톱 시드 팀들에 비해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합세하며 공격력이 크게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한국에는 그런 에르난데스의 존재감을 지워버릴 정도로 이번 시즌 대활약을 했던 현준이 있었다. 스위스도 8강행을 자신하고 있었다. 유럽 최종 예선에서 스페인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한 만큼 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데다가 스위스는 4년전 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멤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가봉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하고 올라온 팀이었다. 월드컵 만큼은 아니지만 올림픽 역시 지구촌의 축제였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데다가 특히나 올림픽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종목중 하나가 바로 축구였다. 더군다나 한국은 이번 시즌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현준을 배출해내며 급격하게 축구위상이 올라간 나라인 만큼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새롭게 축구 강국으로 거듭나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축구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화제를 돌리는 아영이었다. 현준이 거의 밥을 다 먹어가고 있었던 만큼 다음 목적지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에 현준과 만난 만큼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빠. 밥 다 먹고 어디 갈 거예요?" "음...사실 이제 곧 여름이기도 해서 놀러가고 싶기도 한데 말이야." 말을 마치며 현준을 쓴 웃음을 지었다. 놀러가기에는 자신과 아영의 외모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었다. 그렇다고 이 더운 여름에 선글라스를 끼고 완전무장을 하고 놀러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옆에는 아영도 있었다. 만약 아영과 자신이 같이 돌아다니는 것을 사람들이 보기라도 한다면 단번에 큰 기사가 터져 나올 게 분명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아이돌 그룹의 리더와의 스캔들이라는 기사로 말이다. "오랜만에 느긋하게 영화나 보고 싶었는데..." "그러면 CGV? 롯데시네마쪽으로 가시게요?" "아아...그건 좀 힘들지 않을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도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평일이라고는 하지만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몰려 있을 영화관이다. 그런 영화관에서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면서 한참을 고민하던 현준이 결국 입을 열었고, 그런 그 둘이 간 곳은 바로 DVD 방이었다. 개별 룸으로 되어 있는 만큼 정체를 들킬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DVD 방은 단순히 DVD 만 보는 곳이 아니었다. 처음엔 그냥 DVD 방에서 영화만 보던 현준이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한국 영화를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한국에 와서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였다. "......" 슬쩍 고개를 돌리자 옆에서 자신의 팔에 머리를 기대고는 브라운관에 시선을 고정하는 아영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5월 말.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오는 데다가 더욱이 오늘 날씨는 상당히 더운 편이었기에 얇은 쉬폰 원피스에에 가디건 하나만을 걸치고 나온 그녀였다. 얇은 원피스 위로 아영의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더욱이 슬쩍 보이는 녹색의 브래지어도 말이다. 그런 것들이 현준의 욕구를 조금씩 건드리기 시작했다. "흐읏...잠깐...오빠 여기서는..." 아무리 밀폐된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공간은 싫었던 것일까? 살짝 아영의 몸을 끌어당기자 몸에 힘을 주며 발버둥을 치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강제로 힘을 줘서 끌어당기자 결국 못 이기는 척 끌려오는 그녀였다. "아...으응..." 하지만 현준의 순수한 마기가 아영의 몸을 자극하기 시작하자 오히려 신음성을 내며 현준의 몸을 꽉 붙잡는 그녀였다. 그리고 현준의 손이 원피스아래자락으로 들어가더니 아영의 맨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흐응..." 말려진 원피스 안으로 현준의 손이 아영의 맨살을 쓸어내릴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연신 가느다란 신음성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그러다가 현준의 손이 살짝 그녀의 봉긋한 가슴을 주무르자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는 아영이었다. "오...오빠..." 현준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할수록 아영의 숨결도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의 원피스는 위로 바짝 말려 올라가 있었다. 영화 여주인공의 대사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지만 현준과 아영 둘 다 영화 내용에는 관심없이 서로의 몸을 더듬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영의 위로 현준의 올라타자 천천히 자신의 다리를 벌리고 현준을 맞아들이는 그녀였다. "흐응...읏..." 본격적으로 현준가 애무가 시작되자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질끈 깨물던 아영은 아래쪽에서 현준의 단단한 남성이 느껴지자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현준의 바지를 꾹 잡기 시작했다. 순순한 마기가 계속해서 아영을 흥분시키고 있었다. "하...하아아..." 입맞춤에 계속해서 이어졌고, 현준의 손과 입이 아영의 가슴을 붉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잠시 후 무릎을 꿇고 자신의 바지를 내리기 시작하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도 가쁘게 몰아쉬던 숨을 잠시 참고는 자신의 팬티를 내리며 현준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좀 더 근사한 곳에서 하고 싶었는데..." 차라리 모텔이었어도 좋았을 지도 몰랐다. 그래도 모텔에는 부드럽고 푹신푹신한 침대가 있었으니 말이다. DVD 방의 쇼파는 아영이 느끼기에는 너무나도 딱딱했다. "그럼 모텔로 갈까?" "그...그건 싫어요. 괜찮아요. 오빠." 현준의 말에 고개를 빠르게 젓는 아영이었다.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이미 달아오른 이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아영의 아랫부분은 어서 빨리 현준이 들어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흐아아아앗!!!" 남녀관계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섹스에 있어서 절정에 오른다는 이야기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현준의 남성이 들어오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트는 아영이었다. 순식간에 머릿속으로 밀려오는 쾌감에 몸이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자에게 있어서 절정이라는 게 이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는 아영이었지만 그녀의 몸은 현준을 받아들이자마자 절정에 오르고 있었다. "히익! 힛...!" 이제까지 아영의 몸을 자극했던 순수한 마기가 현준의 남성이 진입하는 순간 쾌락으로 변해 그녀의 몸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아영의 모습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현준은 강하게 아영의 몸을 즐기며 자신의 욕구를 풀고 있었다. "오...오빠! 자...잠깐...하악! 나...나 죽어!!" 현준의 허리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춤으로 단련된 아영의 탄력적인 몸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영화가 끝날때까지 뜨거운 시간을 보낸 현준과 아영이었다. "저...화...화장실 좀 갔다올게요." "응." 격렬했던 정사에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아영이었다. 게다가 안에는 현준의 뜨거운 정액이 가득 차 있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런 아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로비에서 기다리던 현준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온 문자를 확인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빠르네..." 현준에게 문자를 보낸 주인공을 다름아닌 줄리아였다. 그런 줄리아의 문자는 지금 막 오빠가 머무르는 호텔로 출발할거라는 내용이었다. 일찍 오는 것은 좋았지만 빨라도 너무 빨랐다. 줄리아와 호텔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은 밤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아영과 같이 있는 만큼 시간을 낼 수가 없었기에 빠르게 문자를 보내는 현준이었다. "누구예요?" 열심히 문자를 보내는 현준의 모습에 옷매무시를 정리하며 간단히 화장을 고치고 나온 아영이 궁금한 듯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런 아영의 향해 현준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대학교 동창. 오늘 밤에 술 마시자고 하네." "아...그럼 내려가야해요?""응. 며칠은 좀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니까." 현준의 말에 아영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만났던데다가 내일은 체리 쥬빌레의 스케쥴도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탓이 오늘 밤은 내심 현준과 같이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던 그녀였다. 그리고 아영의 허리를 감싸며 현준이 입을 열었다. "대신 스케쥴 끝나면 바로 연락할게. 그리고 같이 방송에 나간다고 했었지? 어떤 방송인지도 말해주고. 에이전트하고 연락해봐야 하니까." "아...네. 알았어요. 히힛." 하지만 그런 아영의 시무룩한 표정은 곧바로 현준의 행동과 말에 풀리고야 말았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오빠도 바쁠테니까...' 현준이 누구인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만큼 그를 부르는 사람은 굉장히 많을 터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일에 방해가 될 생각은 없는 아영이었다. 자신은 현준의 행동을 내조해주는 착한 여자친구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영과 남은 시간을 즐기다가 현준이 호텔로 향한 건 대략 밤 9시가 넘어서였다. 카운터에서 키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줄리아가 자신 대신 키를 받아 호텔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문을 열고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Tv를 보고 있던 한 인영이 그대로 현준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은은한 향수냄새가 현준의 코로 파고 들었다. "내가 그렇게도 보고 싶었어?" "네.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정말 한참동안 오빠 기다렸는데..." 늦게 온 현준의 행동이 심통이라도 난 것일까? 입술을 삐쭉 내미는 줄리아였고, 그런 줄리아의 입에 현준은 가볍게 입맞춤을 해주면서 슬그머니 엉덩이를 꽉 주물렀다. "아이 참...오자마자 변태." 하지만 그러면서도 싫지는 않은지 현준의 손이 자신의 엉덩이를 매만지는 동안 살짝살짝 몸을 비틀며 앙탈과 함께 현준의 품에 안기는 줄리아였다. ============================ 작품 후기 ============================ 즐감용 이번주 주말엔 바쁜일이 있어서 글을 올릴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뮌헨이 올라갔군요... 양팀 합쳐서...패널티킥 5개나 실축하다니... 작년 아시안게임 한국 vs 일본 4강전에서 한국이 패널티킥 3연속 실축으로 한 패배가 기억났다는... 00265 리버풀, 후폭풍 =========================================================================                            "흐읏...아!!!" 확실히 줄리아는 아름다운 여자였다. 거기다가 남자를 기쁘게 해주는 기술도 대단했다. 대한민국 연예인들을 통틀어 찾아보아도 줄리아의 외모는 손꼽힐 정도였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어느 하나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심하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해야 되려나...' 이미 줄리아는 자신의 손에 들어왔다. 아니, 자신이 없으면 못 살 정도의 여자가 되었다라고 확신하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둘의 관계에서 아영이라는 다른 여자가 끼어든다면? 줄리아의 광적인 집착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었다. 다른 체리 쥬빌레 멤버들과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그녀였으니 말이다. "오...오빠...?" 갑자기 현준의 허리가 멈췄기 때문일까? 한참 현준을 느끼던 줄리아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줄리아의 허리를 감싸다가 슬며시 줄리아의 젖가슴을 움켜쥐고는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로 정신제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현준의 눈에는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온 순수한 마기가 줄리아의 욕구를 증폭시키고 있는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 것을 조금도 응용한다면 정신제어도 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준의 마기를 다루는 실력은 그정도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정신제어의 부작용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정신제어를 당한 대상은 수동적인 인물로 정신제어를 한 사람의 말만 듣는다는 단점도 있었다. 마치 인형처럼 말이다. 현준은 그런 인형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늘은 조금 무리겠고...며칠 뒤에 한 번 말을 꺼내봐야겠군...' 어차피 한국에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오랫동안 머물 생각이었다. 급할 것은 없었다. 아직까지 아영과 줄리아가 서로 이야기가 없는 것을 보면 둘 다 자신과 사귄다거나 관계를 맺었다고 말한 것을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그렇게 현준과 줄리아과 한국의 호텔방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며 즐기고 있을 무렵 리리스는 현준의 에이전트라는 직업으로 돌아가 다른 인간들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 시즌 리버풀은 준과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뭐...저도 그리고 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준은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그 만큼 대단한 활약도 펼쳤고요. 또한 준을 원하는 구단은 굉장히 많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단은 준에게 구단 최고의 대우를 해주기로 이미 결정을 내린 상황입니다. 주급 또한 상승할 것이고요." 구단 관계자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에게 인간의 돈이라는 것은 그다지 필요없는 것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어서 나쁠 것은 없었다. 더군다나 인간의 돈은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는 중요한 도구였다. "또한 이번 시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기념해 선수들에게 큰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포상금이라...그것보다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나요? 요즘 언론에서 말이 많던데 말이죠." 리리스의 말에 관계자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아까부터 그녀가 말을 할 때 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있는 구단 관계자였다. 내심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몸은 자신의 의지를 벗어나고 있었다. "네. 이미 리버풀은 디르크 카윗과 앤디 캐롤의 이적을 성사시켰습니다. 아직 언론에는 발표되지 않았지만요. 디르크 카윗은 AS 로마로 그리고 앤디 캐롤은...뉴캐슬로 복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호오...예상외의 일이로군요." 리리스의 말에 관계자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덕분에 리버풀이 본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디르크 카윗이야 어차피 정리할 선수였지만 앤디 캐롤을 뉴캐슬에게 다시 재이적시키면서 본 손해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 액수였다. 그렇다고 별다른 활약을 해주지도 못하며 높은 주급을 받는 선수를 구단이 계속해서 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 실패로 광범위하게 압박을 받고 있는 리버풀 구단이었다. 존 헨리 구단주 역시 다음 시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챔피언스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일념아래에 스쿼드를 재구성하기로 언론에 발표했고 말이다. "또한 다른 선수들을 이적시키기 위한 물밑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른 선수들이라면...?" "글렌 존슨과 스튜어트 다우닝입니다. 준이 제 활약을 펼치기 위해서라면 준을 스트라이커로 올려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준을 받쳐줄 수 있을만한 세계적인 미드필더진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적시장에서 쓸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스튜어트 다우닝과 글렌 존슨도 이적시킬 예정이었다. 공교롭게도 레알 마드리드가 글렌 존슨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만약 존슨을 이적시키게 된다고 하더라도 리버풀에게는 큰 손해가 되지 않았다. 이미 글렌 존슨의 대체자로 이슬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작년에 이적한 이후 부상으로 대부분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충분히 제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되는 선수가 바로 이슬라였다. 또한 곧 리버풀로 복귀할 아퀼라니를 다른 팀으로 이적시키며 이적료를 챙길 작정이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 그리고 수비수를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포지션은 다름아닌 미드필더진이었다. 당연하겠지만 현준을 공격수로 올리게 되면 그런 현준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만한 미드필더진이 필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희는 한 명의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준도 들어보면 알 만한 선수지요. 바로 스웨덴 국가대표인 라스무스 엘름입니다." "라스무스 엘름...?" 라스무스 엘름. 스웨덴의 초신성으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이후 스웨덴 최고의 재능이라고 손꼽히는 선수였다. AZ 알크마르 소속으로 킥, 롱패스, 태클등 미드필더로써 지녀야 할 덕목들을 두루 지녔다고 평가되는 선수인데다가 플레이 스타일상 제라드와 비슷한 면들이 있는 만큼 제라드의 후계자로 키울 생각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준과 수아레즈의 파트너와 백업으로 한 명의 선수를 눈 여겨 보고 있습니다. 바로 루크 데 용이라는 선수지요." 올해 21살로 최근 에레데비지에서 급 부상으로 하고 있는 신예 골잡이었다. 2011-12 에레데비지에서 28 경기에 출장해 23골을 터뜨리며 득점 2순를 차지하며 그 탓에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부름을 받아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승선하기도 할 정도의 선수였다. 그런 선수인 만큼 리버풀은 AS 로마로 떠나는 디르크 카윗의 공백을 루크 데 용이 메꿔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루크 데 용 역시도 리버풀과의 이적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준과 함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 영광이라며 리버풀의 관심을 환영한다는 기사가 나왔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리리스였다. 적어도 현준과 같은 클래스라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와 같은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신예나 네덜란드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보다는 그보다 클래스가 높은 선수를 영입해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제가 알기로는 다른 선수들하고도 접촉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나폴리의 함식, 현재 아스널이 노리고 있다는 음빌라나 도르트문트의 마리오 괴체 그리고 토트넘의 루카 모드리치와 같은 선수들 말이지요." "......" 리리스의 말에 리버풀의 관계자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리버풀은 리리스가 말했던 선수들과도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특히나 루카 모드리치와 음빌라에 온 신경을 쏟고 있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워낙 그 선수들을 노리고 있는 팀이 많았기에 리버풀로서도 그들을 쉽게 영입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그렇게 관계자와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누는 리리스였다. 자신이 귀찮게 이곳에 나온 이유는 단 하나. 구단에 대한 현준의 입장표명을 하기 위해서였다. 현준이 지금 한국에 있는 만큼 현준에 대한 일은 에이전트인 자신이 처리해야하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정말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친구들을 만나며 일정을 소화하기도 한 데다가 며칠 전에 예능 프로그램에 아영과 같이 출현해야 방송 스케쥴도 소화하기도 했었다. 게다가 점점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올림픽 축구 대표팀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져오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바로 다름아닌 현준이었다. 아직 멀었지만 이미 아시아 선수 출신으로 발롱도르를 탈 것이라고 미리 결정되며 설레발을 치고 있는 한국 언론이었다. 물론 현준이 그만큼 대단한 활약을 펼친 것도 있었다. 거기에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여러 선수들이 루머에 연계되는 것에 따라 축구팬들의 관심이 한 몸에 쏠리기 시작했다. 프리메라리가나 세리에 A 에서도 대형 이적루머가 터져나오기는 했지만 한국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현준이 뛰고 있는 리버풀의 이적 루머에 눈과 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현실이었다. 그리고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으로 올라선 리버풀이 크게 한방을 터뜨렸다. 중원의 지휘자, 루카 모드리치. 리버풀 이적 확정. [EPNM = 김민철 기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토트넘에서 뛰고 있던 중원의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루카 모드리치의 영입을 확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리버풀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루카 모드리치의 이적료로 약 3200만 파운드로 영입했으며 휴식기가 끝나고 곧바로 리버풀의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3cm 와 65 kg 로 조금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루카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 축구선수로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미드필더중 하나로 손 꼽히는 선수다. 중앙 미드필더에서 활약을 하며 다양한 포지션 변경을 통해서 팀에 기여를 하는 선수로 놀랄만한 시야와 함께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패스가 날카로운 선수다. 이런 루카 모드리치의 영입으로 인해 리버풀은 빈약한 스쿼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되었다. 리버풀 구단 관계자는 루카 모드리치와 현준의 좋은 호흡으로 다음 시즌 리버풀이 세대교체 작업에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리버풀은 루카 모드리치 영입을 시작으로 라스무스 엘름, 루크 데 용을 영입하는 데도 성공했으며 현재 렌에서 뛰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음빌라와 대한민국 소속의 셀틱 미드필더 기성용에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래서 내 얘기 듣고 있어?] "아아...잠시 딴 생각 했다. 말해." 기껏 곤히 단잠을 자고 있는 와중에 걸려온 전화에 깨버린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옆에는 아영이 현준의 팔에 몸을 붙이고는 졸린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오......" 누구냐고 물어보려던 아영은 빠르게 자신의 입을 손가락으로 막는 현준의 행동에 입을 다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입을 열어 현준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 여자친구임에도 밝힐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웠지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와 사귀고 있기 때문이라고 위안하는 아영이었다. [어. 너 한국이지? 누구 좀 만나자.] "......그냥 누워서 자면 안 되려나?" [이 자식. 오랜만에 한국에 왔으면 친구도 만나야 하는 거 아니야?] "니 소식은 전부 Tv 로 보고 있는데?" [매정한 녀석. 니가 이렇게 말했다고 트위터에 전부 올려버릴까 보다. 아니면 체리 쥬빌레 몇몇과 심상치 않은 사이라고 말이야.] "소설을 써라. 소설을 써." 성용의 말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만에 갑자기 전화해서 일정도 물어보지 않은 채 만나자고 하는 성용이었다. 트위터에 올려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자신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 심지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지도 않았다. 가입은 심심해서 해놨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체리 쥬빌레 몇몇과 심상치 않은 사이라고 밝히는 것은 굉장히 곤란했다. [어쨌든 나와. 홍명보 감독님하고 지성이형이 너 좀 보자고 했단 말이야.] "......? 그 두 분이 왜?" [몰라서 묻는 거야? 당연히 대표팀 때문이지.] "아아..."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팀은 7월 26일 세임트 제인스 파크에서 멕시코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예선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런 올림픽 축구팀의 팀당 가용인원은 18명. 백업으로 달랑 7 명만 데리고 가야한다는 이야기였다. 아직 한 달 남짓 남았지만 7월 3일까지는 올림픽 최종 엔트리 명단을 제출해야만 했다. [게다가 물어볼 것도 있으니까 빨리 나와.] "물어볼거...?" 성용이 나한테 궁금해 할만한게 있던가 하는 생각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조그마한 목소리로 성용이 입을 열었다. [아빠는 아무말 안해주는데 말이야. 리버풀 구단에서 내 얘기 나오는 거 어떻게 되가고 있는지는 아냐?] "......내가 알 리가 없지. 에이전트라면 모를까." [이 자식아. 친구 일이면 조금 나서서 알아봐야 할 거 아니야.] "그럼 지금 물어본다?" [아...잠깐. 어쨌든 나와. 오늘 점심 때 만나기로 했단 말이야.] 결국 성용의 거듭된 채근에 침대에서 일어나야만 한 현준이었다. 점심 때 만나기로 했다면 지금 빨리 준비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씻을 준비를 하다가 의아한 생각에 현준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홍명보 감독님이야 올림픽 대표팀이라고는 하지만...박지성 선수는 어째서지?" 한국이 배출해낸 제 1호 프리미어리거. 그것도 세계적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지만 박지성은 이미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수 많은 언론들의 기사에서도 다시는 국가대표팀에 복귀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기까지도 했었다. 어찌되었든 친분이나 다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준비를 마치고 아영과 헤어진 후에 약속장소로 향하는 현준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입니다. 조금 늦었나요? 음음... 00266 리버풀, 후폭풍 =========================================================================                            "어 벌써 오셨어요?" "그래. 지성이는?" "지성이 형은 지금 오고 있다고 했어요. 현준이도요." 약속시간보다 10분 먼저 도착한 홍명보의 모습에 앉아있던 성용이 일어나서 허리를 숙였다. 현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인데다가 한국 축구 역사상 큰 획을 그은 선수인 만큼 성용에게 홍명보는 그야말로 대선배중의 대선배였다. 잠시 후 약속장소에 박지성에 도착했다. 시즌이 끝나고 꽤나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지성이었지만 홍명보가 보자는 말에 단숨에 이렇게 달려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세 남자들은 모여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 이야기의 주된 화제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기성용의 이적과 올림픽 대표팀에 관한 이야기였다. "요즘에 꽤 이적설이 뜨겁던데? 어디 정해진 곳은 있어?" 지성이 성용을 보며 입을 열었다. 축구선수 이적은 확실히 계약서에 도장이 찍히지 않는 이상 모르는 일이었다. 언론에서는 엄청나게 소문을 터뜨리고 있었지만 그런 기사들은 전부 찌라시나 다름없었다. 제대로 된 정보를 얻으려면 에이전트나 혹은 직접 이적과 관련된 선수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게 가장 좋았다. "아스톤 빌라측하고 리버풀측하고 연결이 되어 있기는 한데...아직은 정확히 모르겠어요. 에이전트랑 협상중이예요. 개인적으로는 리버풀을 선호하긴 하지만요." 4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셀틱이다. 그렇게 우승을 차지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셀틱이었지만 벌서 이번 여름시장에서 주축 선수를 떠나 보낸 셀틱 구단이었다. 사실 이적시장이 시작되기 전부터 꽤나 많은 말이 있었던 셀틱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게 되면서 챔피언스 리그에 대비하기 위해 전력보강을 명목으로 선수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높은 주급의 선수를 처분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와중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개리 후퍼와 기성용과 같은 선수는 이적 시장이 열리전부터 많은 말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적 시장이 열리자마자 개리 후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사우스 햄튼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아 이적했고 말이다. 그런 성용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지성이었다. 이적이라는 건 단지 선수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일단 에이전트가 협상을 해서 통과하게 되면 매니저, 코치, 감독, 구단의 이사, 구단주의 순서대로 계약서가 올라가고 마지막 구단주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이적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구단에서는 별 말 없고?" "네." 물론 셀틱의 입장에서도 이번 여름시장에서 성용을 떠나보내야만 제대로 된 몸값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제대로 된 제안이 들어온다면 거부하지 못할 터였지만 사람일은 확실히 모르는 일이었다. "이왕이면 내 생각으로는 리버풀로 갔으면 좋겠다만."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독님." 조용히 있던 홍명보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리버풀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이번에 리버풀로 새로 영입된 루카 모드리치는 말로 설명하기엔 입이 아플 정도의 월드 클래스급 미드필더였다. 네덜란드 리그인 에레디비지에 활약하던 스웨덴의 국가대표 미드필더 라스무스 엘름과 공격수 루크 데 용도 영입했다. 물론 루카 모드리치를 누르고 리버풀의 주전을 성용이 차지하기란 아직까지는 힘들어 보였다. 주로 뛰는 수비형 미드필더도 리버풀에는 루카스 레이바가 있는 만큼 주전 경쟁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런 세계적인 팀에서 뛰며 성장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한국 축구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명보였다. 게다가 리버풀에는 현준도 있는 만큼 성용이 적응하기에 훨씬 쉬울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나저나 현준이 이 자식 좀 늦네요. 실은 제가 조금 연락을 늦게 해서...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니야. 나야 뭐 한가하니까." "죄송하면 훈련으로 사과하던가..." 박지성의 말을 들으며 얼굴을 피던 성용은 뒤이어 들려오는 명보의 말에 침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똑똑똑하는 소리와 함께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왔나보군." 명보의 말에 성용이 재빨리 일어나서 문을 열었고, 방 안으로 들어온 현준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김현준입니다." "여전히 딱딱하다니까." 현준의 말에 어깨를 으쓱하는 지성이었다. 사실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면서도 현준과 그다지 접점이 없었던 그였다. 워낙 현준이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오늘 모이기로 한 멤버들이 모이자 명보가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음식이 나오자 이른 점심을 들면서 명보가 입을 열었다. "일단 현준이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축하한다. 아아...지성이한테는 안 좋은 일인가?" "아뇨. 괜찮습니다. 같은 축구선수인데요 뭐. 그런데 현준이 너 너무 날더라." "감사합니다. 그냥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예요." 현준의 너스레에 모두들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게르트 뮐러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깨버리고 100여년이 넘는 잉글랜드 축구 한 시즌 최다 득점기록도 갈아 치워 버렸다는 것은 단순히 운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발롱도르는 거의 확실하겠는데?" 박지성이 부럽다는 듯 입을 열었다. 2004-05 챔피언스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발롱도르 후보에 들었던 적이 있던 지성이었다. 비록 발롱도르 후보에서는 50인중 25위에 들긴 했지만 그 해 UEFA 올해의 공격수중 호나우지뉴와 세브첸코 다음으로 3순위에 든데다가 UEFA 올해의 왼쪽 미드필더 네드베드 다음으로 2위, 카카, 제라드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베스트 11에 들며 한국축구를 빛냈던 그였다. 하지만 그런 지성의 앞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 리그, 유럽 한 시즌 단일 득점 기록까지 전부 갈아치우며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일컫어지는 현준이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우승하지 못해서요. 제 생각에는 호날두 선수가 탈거 같아요." "글세다. 호날두도 이번 시즌 활약이 대단하긴 했지만..." 하지만 유럽 축구계에서 큰 돌풍을 일으킨 것은 호날두가 아닌 현준이었다. 기록자체나 활약 자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우승을 했다는 것에 대한 메리트가 있었다. 그렇게 지성과 현준의 이야기를 듣던 명보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너 몸은 괜찮니? 언론에서 떠드는 것은 영 믿을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연락이 되는 것도 아니고."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에서 교체되어 나간 이후 현준의 부상에 엄청난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정확하게 현준의 부상상황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리버풀 구단에서도 리리스의 부탁으로 인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명보의 말에는 현준에 대한 타박이 들어 있었다. 아무리 바쁘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연락이라도 제대로 해줬으면 마련이건만 이상하게도 현준은 축구인사들과의 접점이 거의 없었다. 오죽하면 언론에서 현준과 축구협회와의 갈등을 그릴 정도였다. "네. 지금은 괜찮아요. 아직은 치료중이지만요." "그래. 올림픽 대표팀에는 뛸 생각은 있고?" "물론이지요." "그렇다면 다행이군." 현준이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와일드카드로 공격수를 뽑을 필요가 없었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서 와일드 카드는 거의 뽑지 않을 생각인 홍명보였다. 이제까지 경기를 치러왔던 선수들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게 되면 군대가 면제될 수 있는 만큼 와일드 카드나 올림픽 대표팀의 선수선출에 대한 일은 굉장히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현재 올림픽 대표팀에서 현준과 파트너를 이룰만한 선수로 지동원을 생각하고 있는 명보였다. 거기에 김보경과 백성동 그리고 수원에서 뛰고 있는 서정진으로 현준을 뒷받침하고 기성용과 구자철로 미드필더 라인을 강화하며 컨디션 여하에 따라 윤석영, 홍정호, 김영권, 오재석과 같은 선수들로 수비라인을 돌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현준은 확실히 정해져 있었지만 포지션별로 선수들의 경합이 상당히 치열했다. 공격수로는 함부르크의 손흥민도 있었고, 서울의 김현성, 광주의 김동섭, 오미야의 조영철 그리고 레퀴야에서 뛰고 있는 남태희도 있었다. 미드필더진도 마찬가지였다. 윤빛가람이나 쇼난에서 뛰고 있는 한국영, 부산에서 뛰고 있는 박종우나 사간토스의 김민우, 교토의 정우영과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수비수들도 홍철이나 됴코의 장현수 같은 선수들이 존재했다. "와일드 카드는 정해진 건가요?" 꽤 민감한 질문이었는지 조심스럽게 입을 여는 지성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성의 말에 고개를 흔드는 명보였다. 게다가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박주영이었다. 과연 박주영이 올림픽 대표로 합류시켜야 할까? 라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명보는 굳이 박주영을 와일드 카드에 합류시킬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현준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존재한 만큼 공격수에 와일드 카드를 뽑을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박주영을 뽑아서 괜히 올림픽 대표팀에서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 필요도 없었다. 박주영의 많은 팬들이 지지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스널에서의 실패와 함께 군문제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에 기대감이 떨어진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 꼽히는 선수이긴 했지만 현준이 합류한다면 굳이 박주영에게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물어보는 건데 현준이 넌 성용이 이적에 관해서 알고 있니?" "아아..." 세계적인 명문클럽 리버풀의 주장이었다. 비록 코치나 감독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선수단내에서는 꽤나 영향력이 있는 만큼 기성용의 리버풀 이적에 관해서 아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와일드 카드에 대한 말도 돌릴 겸 입을 여는 명보였다. "글세요. 정확한 사실은 모르겠어요. 구단내에서는 음빌라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기는 하지만...일단 1순위는 음빌라 선수예요." "음..." 얀 음빌라. 스타트 렌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로 세계적인 빅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프랑스의 스타로 짧은 패스능력과 수비 능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로 최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로 관심을 표명할 정도로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선수였다. 그런 음빌라의 영입에 리버풀도 끼어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루카 모드리치와 에레디비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선수를 영입한 리버풀이 과연 음빌라를 영입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이 남아있느냐가 문제였다. "그런데 에이전트의 말로는 영입이 쉽지 않은가 봐요. 아무래도...음빌라 선수는 아스널로 가기를 희망하는 거 같아서요." 현준의 말대로 음빌라는 프랑스 출신 감독인 아르센 벵거가 있는 아스널로 향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과연 22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음빌라의 이적료를 아스널이 지불할 수 있을까가 문제지만 최대 1700만 파운드까지 내놓을 생각이 있는 아스널인 만큼 음빌라의 아스널 이적은 거의 기정 사실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리버풀은 방향을 선회해 기성용을 영입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이미 현준의 어마어마한 활약으로 인해 아시아에서 엄청난 이득을 본 구단이었다. 그런 와중에 한국의 스타 선수 한 명을 더 영입하게 된다면 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특히 한국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구단이었다. 또한 기성용의 수준 역시 팀의 주전이 되기에는 아직까지 힘들지는 몰라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 내면에는 현준의 엄청난 성공적인 활약에 같은 한국선수인 기성용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 있었다. 그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네 남자들이었다. 어차피 오랜만에 친목을 도모할 겸 만난 것이 목적이었다. 명보로서는 현준이 확실히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묻는 것이었지만 현준이 참가하겠다고 말한만큼 현준의 발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너 여자친구는 없니? 예전에 스캔들 사건 일어난 이후엔 잠잠하다?" "글세요?" 지성의 말에 기묘하게 웃음을 짓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배알이 꼴린 것인지 툴툴대며 성용이 입을 열었다. "저 녀석 분명히 있을 거예요." "넌 만약 리버풀에 합류하면 내가 책임지고 괴롭혀주마." "잘못했다. 친구. 그나저나 여자친구는 현준이 문제가 아니라 지성이형이 가장 문제 아닌가요? 우리야 아직 어리다지만..." "허...나도 그렇게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거든?" 성용의 말에 지성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듣던 명보가 자신의 앞에서 왜 나이를 꺼내느냐는 한마디를 꺼냄으로써 잠잠해졌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네 남자들이었다. 그렇게 현준이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잉글랜드 리버풀에서는 또 하나의 대형 이적건이 성사되고 있었다. "날씨는 별로 좋지 않네요?" "영국 날씨는 원래 이렇게 변덕스럽지. 그래도 지내다보면 살만할 거야." 이번 여름 시장에 있어서 가장 뜨거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선수인 마리오 괴체가 차에서 내리며 입을 열었다. 마리오 괴체. 빠른 스피드와 부드러운 드리블, 넓은 시야와 순간적인 민첩성을 이용해 수비를 농락하는 개인기까지 현 독일 대표팀에서 차세대 플레이메이커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그였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 재계약을 하며 도르트문트에 남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리버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현재 구단엔 그가 없겠죠?" "한국에서 쉬고 있다고 하더군.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하니 곧 잉글랜드로 오겠지만 말이야." 그리고 그런 마리오 괴체가 리버풀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단 하나. 세계적인 축구선수인 김현준 때문이었다. 수 많은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도 현준과 같은 행보를 보이지 못한 만큼 그런 선수와 함께 뛰고 싶다는 괴체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시길. 마리오 괴체...잘 푸짐한 볼살만 살짝 빼면 미남일텐데 말이죠. 00267 올림픽 축구, 개막! =========================================================================                            '이적시장에서 가장 바쁜 리버풀. 돈 보따리를 풀다.' 2011-12 프리미어리그 시즌에서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리버풀이지만 현준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팬들의 이야기였다. 그런 사실 또한 리버풀 구단도 잘 알고 있었던 만큼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준우승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아스날도 전력 강화를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기는 했지만 리버풀은 작년과 함께 이번 시즌에도 엄청난 돈 보따리를 풀고 있었다. 시즌 출범이후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유로 2012가 열리는 이적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에레디지비에서 라스무스 엘름과 루크 데 용을 영입했다. 이것만 하더라도 대형 이적을 성사시킨 것에 또 한 번 큰 대형 이적을 성사시킨 리버풀이었다. 바로 도르트문트에서 뛰던 마리오 괴체의 이적이었다. 도르트문트의 위르겐 클롭감독은 그런 괴체의 이적을 바라지 않고 있었지만 결국 리버풀이 도르트문트가 거절하기 힘들 정도의 이적료를 내밀었고 괴체 또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는 이유로 리버풀의 이적을 바라면서 결국 대형 이적이 성사된 것이다. 와아아아아!!!! "......." 그렇게 리버풀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을 무렵 현준은 한국에서 느긋하게 유로 2012를 관람하고 있었다. 폴란드,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는 유로 2012는 폴란드 VS 그리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6월 9일부터 지금 한창 열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현재 현준이 보고 있는 경기는 바로 유로 2012 8강 스페인과 잉글랜드와의 경기였다. 그리고 화면에는 글렌 존슨이 후안 마타와 볼 경합을 벌이고 있는 장면이 잡히고 있었다. "이제는 레알 마드리드선수인가...?" 며칠 전 전화로 레알 마드리드로 간다는 이야기를 존슨에게 직접 들었던 현준이다. 1년이 넘게 한솥밥을 먹은 선수인만큼 아쉽다는 감정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커리어 혹은 자신의 기량 발전을 위해서라면 결정은 선수 스스로가 하는 것이니 만큼 웃으며 떠나 보낸 것이다. 글렌 존슨 뿐만이 아니었다.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유로 2012 B 조에 속해 있는 네덜란드 국가대표이자 리버풀에서 가장 친한 선수였던 디르크 카윗도 결국 팀을 떠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새로운 선수들도 리버풀에 영입해왔다. 특히 현준이 기대하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루카 모드리치였다. 중원의 지휘자라고 불리는 그가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에 가세한 만큼 좀 더 자신이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루카 모드리치가 합류한다면 순수한 마기로 무리하는 것도 줄어 들테지. 괜히 육체에 무리도 안 갈테고 말이야." "그 전에 니가 순수한 마기를 완벽하게 다루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은데." "아! 리리스님. 오셨어요?" 요즘 꽤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녀였다. 현준의 활약 덕분에 부르는 곳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그녀의 불쾌지수도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였다. 그나마 매번 현준과 몸을 섞으면서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난리를 쳤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 리리스의 상태를 알고 있는 만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연스럽게 냉장고쪽으로 걸어가는 현준이었다. "딸기맛." "네, 네." 그런 현준의 행동에 리리스가 말했고, 냉장고에서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꺼내 리리스에게 건네주는 현준이었다. "오늘은 어떠셨어요?" "그냥 쓸모없는 이야기들." 현준의 말에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대답하는 리리스였다. 그런 리리스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리 없는 현준이었다. 리버풀에 잔류하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에게 엄청난 영입조건이 적힌 서류가 그야말로 산더미 같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를 위로라도 해줄겸 현준이 입을 열었다. "이적 시장인 만큼 굉장히 바쁜가봐요. 특히 구단에서 엄청나게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으니까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노리고 있으니까요." "그것 때문에 내게 매우 고마워하고 있지." "헤에...어째서요?" "그렇게 날 귀찮게 할 정도로 활약을 할 줄은 몰랐으니까 말이지." 리리스의 말에 슬그머니 입을 다무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흘렀고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리리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어디 몸을 치료해 볼까..." 인간들과의 불필요한 접촉으로 인해 불쾌지수가 높아진 리리스를 짜릿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다름 아닌 현준의 순수한 마기였다. 현준 또한 자신의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리리스와 몸을 섞어야 하는 만큼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고는 침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Tv 에서는 유로 2012 8강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방송이 나오고 있었지만 어차피 경기는 나중에 재방송으로 보면 되는 일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최종 엔트리 18명 확정. 김현준, 기성용 등 해외파 멤버들 주축! [SCIB = 김성민 기자] 런던 올림픽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해외파들을 대거 발탁하며 사상 올림픽 첫 메달을 노린다. 홍감독은 1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인(NF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현준(리버풀), 기성용(셀틱)등이 포함된 최종 엔트리 18명을 발표했다. 18 명 앞에는 이제 '베스트 11'에 들어가기 위한 본격적인 주전 경쟁이 놓여졌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 발탁에는 꽤나 애로사항이 있었다. 이번 시즌 폭풍같은 활약으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솟아오른 김현준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올림픽 대표팀 발탁에 구단이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구자철 또한 볼프스부르크의 마가트 감독/단장이 올림픽 대표팀 차출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참가가 불투명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강력하게 선수들이 올림픽 참가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며 가까스로 대표팀에 합류하며 한국 올림픽 축구 역사상 사상 첫 메달에 대한 목표를 불태우고 있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서 큰 활약을 해줄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청용은 안타깝게도 부상의 후유증으로 인해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홍감독은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서 골키퍼인 정성룡만 와일드 카드로 뽑음으로서 와일드 카드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켰다. ◆2012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18) GK : 김승규(울산), 정성룡(수원) DF : 홍정호(제주), 김영권(오미야), 홍철(성남), 장현수(도쿄), 오재석(강원), 윤석영(전남), 정동호(항저우) MF : 기성용(셀틱),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서정진(수원), 윤빛가람(성남) FW : 김현준(리버풀), 지동원(선더랜드),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손흥민(함부르크) 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가 나자 유로 2012 로 인해 들끓어 있던 축구 열기가 다시 한번 폭발적으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이번 대표팀에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널리 알린 김현준이 가세한 만큼 사상 첫 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대표팀이었다. 게다가 대진운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멕시코와 스위스, 가봉 전부 해볼만한 상대들인 만큼 언론에서는 연이어 축구대표팀의 일정과 양 팀의 예상 전력에 관해서 연일 이야기하고 있었다. B 조에서 시드를 받은 멕시코의 스포츠 신문인 '에스코'는 한국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에 관해서 '멕시코에 익숙한 상대', '올림픽 축구에서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로 꼽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2011-12 시즌에는 수 많은 공격수들이 골 폭풍을 터뜨리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나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혹은 부진에 빠져 있던 아스널을 챔피언스 리그로 끌어올린 반 페르시등 수 많은 골 폭풍과 공격수들의 활약으로 축구 팬들을 기쁘게 해줬던 시즌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대단한 활약을 펼친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단순히 유망주가 아니었다. 89년생이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 이미 세계 최고의 공격수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였다. 그렇게 엔트리 발표가 난 이후 곧바로 소집에 들어간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었다. 워낙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좋은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벌써부터 발을 맞춰야만 했다.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아직 2002년의 감동과 환상을 잊지 못했다. 가끔 Tv를 보면 한 일 월드컵때의 하이라이트가 아직까지 방송이 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위해서라면 하루라도 먼저 발을 맞춰야만 했다. 7월 26일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멕시코와의 1차전이 있는 만큼 적어도 현지적응을 위해서는 3일 전에 출국해야만 했다. 지금부터 시작하더라도 기껏해봤자 2주 가량 훈련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 "후우..." "허억...허억...죽겠다..." 그렇게 고된 훈련에 선수들의 입에서는 단내가 풀풀나고 있었다. 그런 선수들중에서 가장 훈련에 집중하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콰아앙!!! 엄청난 소리에 훈련을 하던 선수들의 시선이 한 쪽으로 쏠렸다. 바로 현준이 프리킥 연습을 하는 곳이었다.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수원 삼성 소속인 정성룡이 현준의 연습상대가 되어주고 있었지만 현준의 슈팅은 대부분 정성룡이 몸을 날리는 것을 무색하게 만들며 골문을 가르고 있었다. "진짜 괴물은 괴물이다..." 현준의 슈팅을 보던 주빌로 이와타에서 뛰고 있는 백성동이 입을 열었고 그런 성동의 말에 근처에 있던 선수들이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성동도 2011 대한축구협회 남자 대학부 최우수 선수상을 받아보긴 했지만 현준의 커리어에 비한다면 상대도 되지 못했다. 자신도 일본 J 리그에서 뛴다고는 하지만 김현준은 이미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으니 말이다. "야야! 좀 살살해주라! 현준아!!!" 10 번 정도 프리킥을 차면 7, 8 번이 골로 연결된다. 직접 보거나 상대하는 것이 아니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정확성이었다. 어째서 현준이 초정밀기계라는 별명도 붙었는지를 알 수 있는 실력이었다. 축구 대표팀이 고된 훈련을 통해 팀워크를 기르고 있을 무렵 기업들은 응원단과 각종 행사로 올림픽 분위기를 한창 끌어올리고 있었다. 방송국들도 마찬가지였다.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수 많은 경기들이 방송되고 금메달이 나올 터였다. 그 때의 감동을 지금이라도 생생하게 전달시키기 위해서 모든 방송 편성표를 수정하고 런던으로 촬영팀을 파견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점점 시간은 흘러갔고 국민들의 관심도 그리고 세계의 시선도 점점 런던으로 쏠리고 있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목표는 다름아닌 10 - 10 이었다. 바로 금메달 10개 이상에 3회 연속 종합 10위권내에 드는 것이 목표로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분위기만 좋으면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세웠던 역대 최고 성적인 (금 13, 은 10, 동 8)의 경신도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최대 관심은 바로 역대 최고의 대표팀인 대한민국 남자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바로 4년 전 세계 수영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한국 수영의 대들보'인 박태환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2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수영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낸 그다. 게다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때 3관왕을 기록했던 박태환이다. 불과 몇 해 전 하더라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할 정도의 한국 수영사를 돌이켜보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박태환의 존재는 정말 대단했다. 그런 박태환이 한국 수영의 간판 스타라면 양궁과 태권도는 종목 자체가 간판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때는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4개 전 종목 석권으로 4년전의 아쉬움을 떨칠 생각이었다. 4년전 금메달 4개를 안겼던 태권도도 마찬가지였다. 이 밖에 역도에서 사재혁과 장미란이 남녀 2연패에 도전했고 체조에서는 도마의 양희선이 한국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바로 개막 2일 전에 시작하는 한국과 멕시코의 B 조 예선 1차전 경기였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홈 구장으로 쓰고 있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잉글랜드 북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경기장으로 무려 1892년도에 지어진 경기장이었다. 약 5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 경기장에는 이번 런던 올림픽을 보기 위해 영국으로 온 수 많은 관광객들이 운집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붉은 유니폼들을 입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경기장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바로 기업에서 내민 이벤트로 뽑히거나 혹은 개인적으로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 먼 런던까지 온 붉은 악마들이었다. 그리고 개 중에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모습을 예능으로 꾸민 '올림픽 축구, 윤상민이 간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의 MC 인 M.G 엔터테인먼트 소속 러브미의 리더 세진도 있었다. "와아...엄청 크네요. 그리고..." 차마 낡아보인다는 말은 못하는 세진이었다. 축구장에는 시축을 하기 위해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엄청나게 큰 축구장의 위용에 감탄한 적이 있었던 탓에 축구의 고장인 잉글랜드의 축구장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었던 그녀였다. "무려 100년의 역사가 간직된 경기장이라고. 프로 축구 경기장 말고도 자선 축구 경기장, 락 콘서트, 리얼리티 쇼의 배경으로도 쓰이는 곳이야." "100여년이면 상상도 안되네요." 상민의 말에 세진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한국과 멕시코의 축구 경기인 만큼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들과 녹색의 깃발을 들고 신나게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멕시코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럼 슬슬 오프닝을 시작해야겠다." 경기가 시작되기에는 2시간 정도가 남아있었지만 주위에서 분량을 뽑기 위해 촬영을 하다보면 2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그렇게 '윤상민이 간다.'라는 프로그램의 오프닝 촬영이 시작되었고, 그런 촬영 모습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윤상민이네? 어...? 러브미 세진도 있잖아?" "정말?!" 대한민국 최고의 MC 인 윤상민과 아이돌 그룹 멤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세진의 등장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며 진풍경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몰리는 모습을 흘끗 보더니만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고 태극기 그림의 페이스페인팅을 하며 한 껏 올림픽 축구의 분위기를 타고 있는 그녀는 다름 아닌 희연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시길! 00268 올림픽 축구, 개막! =========================================================================                            "와아..." 국립대에 다녀서 학비 걱정을 덜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희연은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잉글랜드까지 올 수 있게 된 것은 전부 현준 때문이었다. 표 값만 하더라도 장난이 아니었지만 올림픽 경기를 보고 싶다는 희연의 말을 들은 현준이 모든 비용을 대줬기 때문이었다. 월드컵 만큼 축구에 대한 열광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지구촌의 축제인 만큼 이나라 저나라에서 온 수 많은 외국인들이 이 곳이 한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더군다나 오늘 상대팀인 멕시코 특유의 전통모자 솜브레로를 쓴 응원단은 이미 세인트 제임스 파크 경기장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열광적으로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물론 붉은 악마도 그에 못지 않았다.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은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언론에서도 매번 기삿거리를 내보내었고 국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그리고 그런 올림픽 대표팀을 직접 보기 위해 직접 영국까지 찾아온 한국인들도 굉장히 많았다. "경기 시작전에 오빠랑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렇게 올림픽을 볼 수 있게 도와준 현준에게 감사하고픈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함 일임을 잘 알고 있는 희연이었다. 지금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라커룸에서 오늘 경기를 위한 정신을 집중하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역대 최강이라는 말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B 조 시드를 차지한 멕시코와 일전을 벌여야만 했다. 게다가 멕시코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U-23 북중미대회에서 부진을 만회하고 예선에서 1실점만 기록하고 파죽의 3연승과 함께 캐나다와의 준결승에서 3 - 1 로 승리 그리고 결승에서 온두라스를 상대로 2 - 1 로 승리함으로써 런던 진출권을 따낸 팀이었다. "이겼으면 좋겠는데..." 이제까지 올림픽에서 멕시코와 2승 3무 1패를 기록한 한국 대표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다들 멕시코와는 좋은 경험이 있는 만큼 첫 승 제물로 삼고 일찌감치 8강을 확정짓자고 설레발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희연이 아는 멕시코는 결코 약한 팀이 아니었다. 에릭 토레스,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 카를로스 벨라, 마르코 파비안과 같은 세계적인 유망주나 선수들이 있었다. 아무리 한국 대표팀에 현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멕시코 올림픽 대표팀의 실력은 결코 한국이 경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게다가 멕시코는 이번 올림픽 대표의 와일드 카드로 예전 바르셀로나의 센터백이었던 라파엘 마르케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뽑았다. 그렇게 올림픽 본선 B 조 1차전 멕시코와 대한민국의 경기를 기다리며 관중들이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특히나 붉은 악마의 징과 꽹과리같은 사물놀이 악기들은 그 분위기를 한층 업 시켜주고 있었다. 징이나 꽹과리의 큰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면 주위에 있던 외국인들의 시선이 전부 한국 응원단에게 쏠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본선 B 조 1차전 경기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한판 승부가 이제 곧 펼쳐집니다. 옆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함께 하십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네. 이제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B 조 1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곧 펼쳐지겠는데요. 8 강 진출을 위해서라면 멕시코를 잡고 승리를 따내야만 하는데요.] 4개 팀중 2팀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가져가야지만 남은 경기를 수월하게 치를 수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사실 다른 팀들에 비해 그나마 상대하기가 만만한 팀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멕시코나 스위스는 만만한 팀이 아니거든요. 가봉도 아프리카 예선 1위를 차지한 팀이니까요.] 저번 베이징 올림픽 때도 아프리카 팀인 카메룬과 한 조가 되었던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첫 경기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카메룬과 무승부를 거두고 이탈리아에게 3 골을 내리주며 패배 마지막 경기에서 약체로 꼽히던 온두라스를 잡고 첫승을 신고했으나 결국 조 3위로 8 강진출에는 실패했던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네. 역대 올림픽에서 대한민국과 멕시코는 여러번 맞붙었는데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회부터 두 팀의 맞대결 기록을 살펴보면 1승 1무로 한국이 우위에 서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보다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었다. 공, 수에 걸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멕시코 팀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개인기 위주의 플레이가 약점으로 분석되고는 있지만 멕시코는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뽑아낸 골이 26골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뽐내고 있는 팀이었다. "잘하는 팀이야? 멕시코는?" 올림픽이라는 큰 축제 때문에 잠시 연예계도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방송 편성 대다수가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게 된 만큼 급하게 스케쥴을 소화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아이돌 혹은 연습생들은 회사에서 훈련에 매진하거나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서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못하는 팀은 아니야. 프랑스 월드컵 때는 멕시코와 만나서 3 - 1 로 진적도 있어."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 수진의 말에 대답을 한 것은 크로싱멤버 현찬이었다. 아이돌중에서도 축구빠로 유명한 만큼 오늘 경기도 본방을 사수하기 위해서 무려 1시간 전부터 Tv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그였다. 그리고 경기장으로 곧 카메라가 돌아가더니 선수들의 입장하는 모습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자들 쪽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아는 얼굴들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뛴다는 것에 대한 감탄때문이었다. "와아!!!" "현준 오빠다!" "성용이도 있어."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선수들의 라인업과 함께 해볼만하다는 내용과 함께 오늘의 경기 포인트를 찝어 주고는 있었지만 그런 내용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리고 곧 선수들이 자리를 잡자 애국가와 멕시코의 국가인 Himno Nacional Mexicano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양 팀의 국가 연주가 끝난 후 양 팀의 라인업이 발표되되었다. "4-2-3-1 이네." "4-2-3-1 이 뭔데요?" "수비수가 4명 미드필더를 5명 공격수를 1명으로 두는 전술이야."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싶었지만 구체적으로 4-2-3-1 전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현찬이었다.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화된 전술은 4-4-2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가장 떠오르고 있는 전술은 4-2-3-1 이었다. 홍명보호 역시 이제까지 예선에서 4-2-3-1 전술을 쓰며 컴팩트하고 균형감 있는 축구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렇게 본선에서도 똑같은 전술을 내민 것이었다. 4-4-2에서 변형된 포메이션인 4-2-3-1은 5명의 미드필더를 두는 데 중원에 2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것이 특징이었다. 바로 더블 볼란치라는 것인데 수비형 미드필더중 한 명이 깊게 전방으로 침투해 들어가면 다른 한 명이 수비를 도움으로써 경기를 조율할 수가 있었다. 이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는 바로 공격수 바로 뒤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일명 세컨탑 혹은 트레콰리스타라고 불리는 이 자리는 때로는 처진 스트라이커처럼 혹은 수비에까지 가담하는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여 전술의 유용성을 높여주는 핵심적인 존재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위치에 자리잡은 선수는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리버풀에서도 이 위치에서 많이 뛰어본 데다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뽐내는 만큼 홍명보 역시 당연하게 현준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긴 것이었다. 와아아아아!!! "휘유...상당히 많이 왔네...?"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성용의 말이었다. 런던이라는 한국과는 먼 곳에서 펼쳐지는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경기장의 5분의 1가량이 붉은 악마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긴장된 분위기라도 깰 생각으로 입을 열었지만 짤막하게 말을 끊어버리는 현준의 행동에 괜스레 현준의 옆으로 가서 발로 툭 건드리는 성용이었다. 아까전 몸을 풀며 잔디상태도 확인해 보며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고는 하지만 이제 곧 올림픽의 시작인 만큼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몇 번이나 큰 경기를 치러봤지만 현준도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순수한 마기는 자신의 마음상태와는 전혀 상관없이 최고의 실력을 뽐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능력이었다. "후우..." 그런 성용의 장난에 무반응으로 일관한 현준은 슬그머니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렸다. 지끈거리는 것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다. 저번의 고통 이후 완벽하게 치료했다고는 하지만 뭐랄까? 그 후유증인데 아련하게 통증이 느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지 관중석에서는 계속해서 열광적인 응원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삐익!!! 그리고 양 팀 선수들이 자리를 잡자 휘슬소리와 함께 멕시코의 선축으로 곧 시합이 시작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공을 돌리는 것과 동시에 지동원이 앞으로 뛰쳐들어갔고 공을 받은 카를로스 벨라가 뒤에 쳐져 있던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넣었다. [아! 지동원!!] 하지만 벨라의 패스가 부정확했기 때문일까? 단숨에 파고 들어간 지동원이 공을 받은 멕시코 선수와 몸싸움을 벌였고 경기 초반부터 중앙에서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는 양 팀이었다. 사실 전반에는 서로의 실력을 파악하는 탐색전을 벌이기는 것이 대다수였지만 현준의 실력을 믿은 홍명보는 전반 시작부터 강하게 멕시코를 압박해 선제골을 넣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지시에 맞게 지동원과 백성동은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멕시코 선수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홍정호 선수가 중앙, 센터서클까지 진입해 오고 있는데요.] [네. 초반부터 멕시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데요. 우리 선수들 아주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요.] "좀 더 측면으로 펼쳐!!!" 현준의 말에 김보경과 백성동이 좌우로 공간을 넓히기 시작했다. 전술의 특성상 4-2-3-1은 중앙 공격 특화에 치우친 전술이었다. 윙어나 윙 포워드가 없는 전술이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에서 공간 창출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 그리고 중앙에서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측면이 살아나야만 했다. 측면을 흔들어 놔야 중앙에 걸리는 압박이 느슨해 지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측면을 흔들기 위해선 정상급의 윙백이 꼭 필요한 전술이 4-2-3-1이었다. 하지만 윤석영과 오재석은 정상급의 윙백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자원이었다. 홍명보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윤석영과 강원의 왼쪽 수비를 맡고 있는 오재석은 K 리그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긴 했지만 세계 대회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에서 공간을 만들어내며 공격을 펼쳐나가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현준이 있었다. 파앙! 백패스와 함께 현준이 왼쪽 사이드로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앙의 빈 공간으로 구자철이 공을 몰고 오기 시작했다. 한국 팀에서 가장 주의해야 될 선수는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물론 구자철도 요주의 대상이었지만 현준의 외계수준의 골 감각은 이미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팀들의 경계대상이었다. 그런 현준이 움직이자 당연히 구자철보다는 현준에게 신경이 쏠리는 멕시코 수비수들이었다. 그런 틈을 노리고 구자철은 자신과 현준 사이로 오버래핑을 해 들어가는 오재석에게 공을 찔러 넣었다. [구자철 측면으로! 오재석!] 어느새 쫓아 들어와 구자철의 패스를 이어받은 오재석이었다. 중앙에서 치열하게 공 다툼을 벌였다고는 하지만 경기 템포는 그다지 빠른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구자철의 패스 이후로 선수들의 움직임이 급격하게 빨라지자 연달아 말이 빨라지는 중계진들이었다. 그리고 안 쪽까지 치고 들어가던 오재석은 김보경에게 패스를 연결 시켰다. 와아아아!!!! 순식간에 멕시코 진영 깊숙하게 침투해 들어가며 좋은 찬스를 맞이하자 응원의 환호성을 지르는 한국 응원단이었다. 아직 경기 초반이었지만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 예전과는 수준이 다르다는 느낌이 나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패스해!' 김보경이 치고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현준이 자신에게 공을 달라는 신호로 손을 아래로 흔들고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 2의 박지성이라는 별명과 함께 J 리그 팀인 세레소 오사카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보경이었다. 게다가 김보경은 이타적으로 창의적인 플레이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였다. 그런 만큼 현준의 움직임에 빠르게 반응한 김보경이었다. "지!!!" 지동원을 부르는 김보경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은 바로 멕시코 선수들이었다. 자신들이 상대할 선수들이 누군지 파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동원에게 패스할 것이라고 생각한 멕시코 선수들이 잠깐 멈칫하는 사이 김보경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현준에게로 연결되었다. "나이스." 안 쪽으로 지동원이 뛰어 들어가는 것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동원에게 공이 연결되었다면 업 사이드에 걸려 공격 기회를 무산시켰을 터였다. 멕시코 선수들이 3 명이나 있었지만 충분히 현준은 뚫어낼 자신이 있었다. [구자철 측면으로! 오재석!] "와아아!!!" 순식간에 경기 속도와 함께 해설 위원의 말이 다급해지며 빨라지자 조잘거리던 여자들의 시선이 Tv 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리고 오재석이 그대로 김보경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고 전방으로 치고 들어가던 김보경이 현준에게로 공을 연결시키자 현찬이 안타까운 탄성을 내질렀다. "아! 옆에 지동원이 있었는데!" 현준이 지동원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현찬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뒷 공간을 파고드는 지동원가는 달리 현준은 무려 3 명의 선수들에게 둘러 쌓여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현준이 아닌 지동원에게 패스를 연결시켰어야만 했다. 경기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지만 Tv 로 보는 현찬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졌다. 그러면서도 현준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그였다. 이제까지 보여준 현준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리고 곧 이어지는 놀라운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현찬이었다. ============================ 작품 후기 ============================ 봄은 어디로 가고...여름이... 더워 죽겠네요. 다들 몸관리 하세요. 00269 올림픽 축구, 개막! =========================================================================                            "큿!!!"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자신들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발을 내뻗은 멕시코 선수들이었다. 김현준이라는 이름의 압박감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어진 행동이었다. 다들 멕시코 대표로 올림픽 축구 대표팀에 합류했을 정도로 자국에서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상대는 불과 1년 만에 유럽을 정복하고 게르트 뮐러의 한 시즌 득점 최다 기록을 깨며 기록 브레이커라는 별명을 가진 현준이었다. 멕시코 대표팀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뛰고 있는 유명한 공격수 치차리토가 있다고는 애시당초 치차리토와 현준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무려 52골을 터뜨린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 말은 세계 최고리그 중 하나로 손꼽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당 1.36골이라는 어마어마한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과도 동일했다. [김현준!!!] [그대로 뚫나요?!] 화려한 개인기는 필요 없었다. 멕시코 선수들이 현준에게 공을 빼앗기 위해 달려 들었지만 현준의 플레이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코스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일까? 마치 가볍게 산책이라도 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세 선수 틈바귀에서 공과 함께 몸을 빼내는 현준이었다. 그 놀라운 광경에 앞으로 침투해 들어가던 김보경과 백성동은 자신이 발걸음이 멈춰진 것도 모른 채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큿...!" 그렇게 현준을 마크하던 선수들이 한 겹씩 한 겹씩 벗겨지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의 신음성을 터뜨리는 산체스였다. 몬테레이에서 뛰는 히람 마이어나 크루스 아술에서 뛰는 네스토르 아라우조 그리고 심지어 멕시코 대표팀의 주장이나 한 때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멕시코의 국민적인 스타 라파엘 마르케스조차 한국의 공격수 김현준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었다. '뭐...뭐가 어떻게 된 거야...?!' 너무나도 손 쉽게 3 명의 수비벽들을 벗겨내는 현준의 플레이에 오싹한 생각마저도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그림자를 느끼고는 조건반사적으로 몸을 날리는 산체스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관중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김현준 노마크예요!! 뚫었어요!!! 슛!!!] [골!!! 골입니다!!!] 그 짧은 순간동안에 멕시코의 선수 3명을 벗겨내며 순식간에 골을 터뜨리는 현준의 모습에 환호성을 내지르는 한국 응원단이었다. 경기 초반에 터진 대한민국의 선제골. 그것도 3 명의 수비수를 차례로 벗겨내더니만 때린 슈팅이 그대로 골문에 빨려 들어간 것이다. 상대가 약체팀도 아니었다. 멕시코. 피파랭킹 20위로 한국보다도 피파랭킹이 높은 팀이었다. [아! 김현준 올림픽 첫 골!!!] [대한민국 선제골을 먼저 뽑아냅니다! 역시 해결사예요! 때렸다 하면 골이예요! 김현준! 대단합니다! 측면으로 공을 돌리는 과정에서 구자철 선수가 공을 오재석 선수에게 패스해주었고 오재석 선수가 다시 김보경 선수에게 그리고 김보경 선수가 김현준 선수를 잘 보고 공을 연결시켜줬어요.] [지동원 선수도 안보이게 활약을 해줬어요. 김보경 선수가 패스를 찔러넣을 때 멕시코 선수들의 시선이 뒤쪽으로 빠져 들어가는 지동원 선수에게 쏠렸었거든요?!] 와아아아!!! 대한민국! 순식간에 골을 성공시키고 무릎 슬라이딩을 하는 현준을 향해 성동과 동원이 달려갔고 이제는 국민응원인 박수 5번의 짝짝짝 짝짝과 대한민국이 세인트 제임스 스타디움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꽹과리와 징이 울려 퍼지며 선제골의 기쁨을 즐기는 한국 응원단이었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그리고 홍명보 까지도 이른 시간에 터진 선제골에 기쁨을 온 몸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순식간에 골을 넣고 기쁨을 표하는 한국 선수 특히 9번을 달고 있는 현준에게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는 멕시코 선수들이었다. 마치 마법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순식간에 수비수들을 벗겨내고 골까지 성공시키는 모습은 비록 상대팀이지만 감탄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자자! 다들 한번 더 파이팅 하자고!"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며 다른 선수들의 어깨를 툭툭 쳐주는 현준이었다. 첫 골을 터뜨렸지만 승리의 여운을 즐기는 것은 진짜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고 난 이후에 즐겨도 늦지 않았다. 아직 경기가 끝나려면 82분이나 남아 있었다. 와아아아!!! 짝짝짝짝짝! 대! 한!민국! [자! 김현준 선수의 선제골로 1 - 0 으로 앞서나가면 우리 대표팀입니다.] 첫 골의 기세 때문이었을까? 다시 센터서클에 공이 놓이고 경기가 시작되어서도 기세를 늦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특히나 기성용과 구자철은 더블 볼란티로써 서로의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고 있었다. 멕시코 또한 경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카를로스 벨라가 계속해서 측면을 공략하고 있었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적극적으로 슈팅을 날렸지만 홍정호와 김영권이 있는 대한민국 센터백들은 침착하게 그런 멕시코 선수들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가끔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고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그렇다고 골을 넣기 위해 멕시코가 수비진영을 올리며 압박할 수도 없었다. 투우라도 하는 것인지 지동원이 분주하게 전방에서 공이 오기만 하면 뒤 쫓아 다니고 있었고 현준 또한 폭 넓은 플레이로 압박을 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 멕시코 선수의 공을 뺏어낸 성용이 현준을 발견하고는 강하게 공을 연결시켰다. 대륙횡단패스. 사비 알론소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하며 러블리 패스라는 이름까지 붙었을 정도로 롱 패스에는 일가견이 있는 성용이었다. 그리고 그런 성용의 패스를 가볍게 현준이 받아내자 멕시코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준이다!" "막으러 가!!!"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선수였다. 게다가 현준의 무서운 점은 경이로울 정도의 골 결정력 뿐만이 아니었다. 리버풀에서 보여줬던 현준의 절묘한 스루패스 또한 멕시코 에게는 큰 위협이었다. 그리고 멕시코 선수 하나가 달려들기도 전에 순식간에 공을 찔러 넣는 현준이었다. "좋았어!!!" 그라운드의 잔디를 낮게 깔며 가로지르는 스루패스는 그대로 수비수 한명을 달고 있는 지동원에게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그대로 몸을 돌리며 안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하는 동원이었다. 멕시코의 전설적인 선수인 라파엘 마르케스. 바르셀로나에 있다가 현재 미국의 뉴욕 레드불스에서 뛰는 나이가 무려 34살이나 되는 노장이었지만 그 실력이 어디가는 게 아니었다. [지동원 선수 여의치 않은지 공을 뒤로 돌립니다.] 김현준 이었다면 뚫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 더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동원이었다. 어차피 한 골 리드하고 있는 만큼 무리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멕시코가 공격은 하고 있지만..." 멕시코와 한국의 올림픽 축구 본선 1차전 경기.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직접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찾아온 선미였다. 스포츠 신문 기자로서 오늘 경기에 대한 기사를 적어내기 위해서였다. "공 점유율은 멕시코가 조금 높아. 그러나 우위는 여전히 한국팀이야." 노트북으로 열심히 오늘의 경기에 대한 생각을 적으면서 중얼거리는 그녀였다. 축구 기자로 활동한지도 수 년. 이제는 거진 전문가 수준에 오른 선미였다. 선미의 말대로 볼 점유율은 멕시코가 58 대 42 정도로 높게 가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우위는 한국팀이 잡고 있었다. 말하자면 한국팀이 일부로 공을 멕시코가 갖게 만들고 있었다. 이미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만큼 무리하지 않고 멕시코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크읏...!" "좀 더 빨리 움직여! 뭐하는 거야?!" "움직임이 늦잖아!!!" "역습이다! 빨리 돌아가!!!" 그에 반해서 멕시코는 자랑인 압도적인 개인기량과 공격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적재적소에서 수비에 가담하는 대한민국의 미드필더들 때문이었다. 그 탓에 공격이 뒤죽박죽이 되며 체력만 소모해가고 있었다. 특히나 현준이 공을 잡기라도 한다면 먼 거리를 돌아와야 하는 멕시코의 풀백들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있을 터였다. "휘유...우리나라 팀이 올림픽에서 언제 이렇게 경기를 리드하는 모습을 보는거지?" 매번 아시아의 호랑이 혹은 16강 진출 낙관이라는 기삿거리를 내보내고는 있었지만 사실 이제까지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는 살얼음판을 걸었던 한국이었다. 한 번도 경우의 수를 따져본 않은 적이 없을 정도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도 그랬다. 그리스를 상대로 2 - 0 으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첫 승을 신고하기는 했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4 - 1 대패. 나이지리아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16강에서 또 다시 좌절했을 터였다. 비록 점수는 1 - 0. 고작 한 점의 리드였지만 왜인지 모르게 경기가 편하게 느껴지는 선미였다. 마치 한국이 이길 게 당연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패스해!!!" "온다!!" 공을 받은 선수는 열심히 뛰며 멕시코의 공세를 막아냈던 윤석영과 교체된 홍철이었다. 조금 더 멕시코의 수비진을 흔들기 위해 빠르고 활동량이 좋은 홍철을 투입한 홍명보 감독의 의도였다. "큭..." [홍철 빨라요!!!] 멕시코 선수들이 지친 것도 있지만 홍철은 교체 되어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였다. 공을 가지고 사이드로 파고드는 홍철의 플레이에 멕시코 선수 둘이 달려 들었고 그런 멕시코 선수들의 플레이에 홍철이 사이드 뒷공간으로 들어가는 백성동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홍철 선수 잘봤어요!] [멕시코 사이드 뒷공간을 허용합니다!!!] "좋았어!" 홍철과 백성동의 플레이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경기에 집중하는 선미였다. 비록 올림픽이라는 큰 경기지만 선제골을 넣었기 때문일까? 전혀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모두 커버해!!!" "프리인 선수를 두지마! 특히 준을 붙잡아!!!" 백성동이 측면에서 공을 몰고 오자 바빠지는 멕시코 수비수들이었다. 골키퍼인 산체스와 수비을 지휘하는 라파엘 마르케스가 다급하게 선수들에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동원이형도 오고 있고 현준형도 있어. 게다가...' 흘깃 패널티 에어리어로 시선을 주는 성동이었다. 그런 성동의 눈에 구자철이 프리로 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기성용이 수비에 가담하고 있는 동안 어느새 전방까지 치고 올라온 그였다. "온다!!!" "달려들 공간을 주지마!!!" 그리고 성동의 크로스가 구자철에게 이어졌고, 공을 받은 자철이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비록 한국 대표팀에서 현준이 가장 위협적인 선수라고는 하지만 구자철 또한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였다. 중앙으로 파고들던 구자철은 오른발 인사이드로 어느새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현준을 향해 공을 연결시켰다. "준이다!!!" 그런 현준을 향해 마르케스가 달려들었다. 현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그였다. 그의 골 결정력은 자신들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위협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마르케스를 바라보며 현준은 슬쩍 미소를 지어보였다. 확실히 리버풀 만큼은 아니지만 이주 넘게 같이 발을 맞춰봤기 때문일까? 이들과 함께 플레이를 하는 게 편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생각대로 딱딱 맞춰서 움직여 주고 있었다. 방금 구자철이 중앙으로 파고들어가며 슈팅을 때렸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앙에는 선수들이 너무 밀집되어 있지. 자철이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나에게 공을 보내줬을 테고..." 그러나 구자철이 슈팅을 때리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뒤로 빠진 것도 있었지만 중앙에 워낙 많은 선수들이 밀집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을 대각선으로 슬쩍 밀며 현준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마르케스를 보며 한마디를 덧 붙였다. "경기장이야...넓게 쓰는 게 좋잖아? 그 편이 공도 더 잘 찰 수도 있고 말이야." 뻐엉!!! 굉음과 함께 곧 성용의 중거리 슛이 터졌다. 어느새 뒤 쪽에서 달려들던 그였다.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그런 성용의 움직임을 보지 않고서 충분히 알고 있었고 말이다. 그리고 프리인 상태에서 때린 성용의 중거리 슈팅은 그대로 멕시코의 왼쪽 골문을 출렁였다. [고...골!!! 대한민국 추가골입니다!!!] [기성용의 중거리 슛! 깔끔하게 멕시코의 골문을 흔듭니다!] 와아아아아!!! 대! 한민국! 오오!! 오오오오오!! 한국! 생각지도 못했던 슈팅과 골에 다시 한번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드는 붉은 악마였다. 멕시코를 응원하던 관중들은 고개를 숙였지만 붉은 악마는 아니었다. 역대 최강의 전력이라는 게 헛소문이 아니었다. 북중미에서 조별 1위를 차지하고 올라온 멕시코를 상대로 먼저 2 골을 터뜨리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응원을 선사해주는 그들이었다. "해냈다!!!" "잘했어! 기성용!" "나이스 슈팅이예요! 성용이형!!!" 골을 넣자마자 성용에게로 달려가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세리모니를 펼치는 기성용을 덮치며 한마디와 함께 등을 한 대씩 때려주는 선수들이었다. 지동원과 현준을 선두로 백성동까지 강하게 3방을 얻어맞자 등판이 얼얼해지는 성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용의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넣은 골은 성용에게 짜릿함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어린이날이네요. 자녀가 있으신분은 관계가 있겠지만...뭐 다들 관계없는 날이죠? 하지만 어린이라는 소리를 듣고 선물받고 싶은 마음...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70 올림픽 축구, 개막! =========================================================================                            대한민국!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3 - 1 로 격파! [EPNM = 김민철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B 조 예선 1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3 - 1 대승을 거두었다.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첫 승리에 경기가 벌어진 26일(목) 붉은 악마의 공식 응원 장소인 서울 강남 코엑스 옆 영동대로와 또 다른 응원지인 시청 광장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시민들은 승리의 여운을 만끽하기 위해 영동대로와 시청 인근을 좀처럼 떠날 줄 몰랐다. 또 일부 시민들은 북을 치거나 불꽃을 터뜨리며 현장의 흥을 돋구기도 했다. 월드컵이 아닌 올림픽 경기였지만 분위기만큼은 월드컵 못지 않았다. 언제나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로 국제대회에 나섰던 대한민국였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김현준이 급격하게 성장하며 세계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로 뛰어올랐고 그와 함께 해외파와 홍명보 감독이 조련한 U-23 멤버들이 합세하며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게 된 대한민국올림픽 대표팀이었다. 선제골은 역시나 김현준이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 혹은 기록 브레이커등 수 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세계적인 공격수에 우뚝 선 그는 전반 8분 멕시코 선수 3명의 수비를 뚫어내며 순식간에 멕시코의 골망을 갈랐다. 멕시코의 골키퍼인 산체스도 그런 김현준의 슈팅에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지 못했을 정도로 완벽한 슈팅이었다. 김현준의 선제골에 리드를 잡은 한국은 북중미 예선 1위로 올림픽에 올라온 멕시코를 상대로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이며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39분 김현준의 패스를 받은 기성용이 특유의 중거리 슛으로 한 점 더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비록 개인기량이 뛰어난 멕시코의 공격수들에게 수비가 고전하며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또 다시 김현준이 특유의 중거리 슈팅으로 점수차를 또 다시 벌렸고 결국 경기는 그렇게 종료되었다. 이번 승리로 인해 8강 진출에 청신호를 킨 올림픽 대표팀은 30일 리코 아레나에서 스위스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올림픽 본선 1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3 - 1 로 대승을 거두자 마치 월드컵처럼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대한민국이었다. 올림픽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멕시코는 북중미에서도 내노라하는 강호였다. 게다가 한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3 - 1 로 역전패를 했던 쓰라린 기억도 있었다. 팽팽한 경기도 아닌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주며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경기를 펼치자 그야말로 난리가 난 축구팬들이었다. 특히나 현준의 플레이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팬들이었다. 비록 최전방에서 뛰며 압도적인 공격본능 보이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의 공격전개를 조율했고 간간히 날리는 슈팅은 저절로 감탄이 나오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전반전에 보였던 환상적인 개인기로 멕시코의 수비수 3명을 제치고 골을 터뜨린 것은 그날 있었던 경기의 절정이었다. 게다가 승리와 무승부를 거둔 6월 9일과 12일에 있었던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전 카타르와 레바논전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현준이 빠졌을 때 국가대표팀이 부진한 득점감각을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현준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눈에 확 띄는 경기였다. "스위스도 금방 잡겠는데?" "2승으로 깔끔하게 8강 가자!" "독일 월드컵 때 있었던 앙금도 좀 풀자고!" 그리고 그런 올림픽 대표팀의 상대는 바로 스위스였다. 스위스축구가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무려 84년만이었다. 하지만 2009년 나이지리아 U-17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멤버들이 지금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주축이었다. 또한 2011 U-21 유럽 선수권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 한 만큼 쉽사리 볼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스위스를 메달후보로 놓고 있다는 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올리버 부프, 발렌틴 스토커같은 재능있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고 현준과 같은 소속팀인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세르단 샤키리도 스위스 국적의 선수였다. 대한민국과 같은 조에 속해 있는 3팀 중 가장 힘겨운 상대라고 평가되는 스위스였지만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 멕시코를 3 - 1 로 꺾고 기세를 타고 있는 만큼 팽팽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었다. "자! 이상이다. 다들 알았지? 질문 있는 사람?" "......" 홍명보의 말에 전부 침묵으로 일관하는 선수들이었다. 이제까지 스위스전에서 사용할 전술에 대한 설명을 해준 것이었지만 그 작전이 제대로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홍명보의 전술에 박수를 치는 현준이었다. 충분히 스위스를 상대로 먹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현준은 홍명보가 어떤 전술을 짜던지 그다지 상관이 없었다. 순수한 마기만 제대로 다룰 수 있으면 적어도 백중세를 유지할 수 있으니 말이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아닌 듯 싶은 모양이었고 이야기를 듣던 홍정호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저...저기 감독님. 진짜로 그렇게 잘 풀릴까요? 스위스는 가봉을 상대로 3골이나 넣었는데요." 한국이 멕시코를 3 - 1 로 이겼다고는 하지만 스위스 또한 가봉을 상대로 3 - 0 으로 대승을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했다. 확실히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준우승을 자치하며 스위스의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선수들인 만큼 아프리카 예선에서 1위로 올라온 가봉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것이다. 가봉도 U-23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의 범상치 않은 실력을 지닌 팀이었지만 스위스에 3골이나 내주며 무너져 버렸고 그 덕분에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3 - 1 로 멕시코를 누르고도 조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왜? 자신없어? 정호야? 하긴 스위스에는 샤키리도 있고 " "아...아뇨! 그렇지는 않지만..." 자신이 없지는 않았다. 수비수라면 상대가 누구라도 막아낼 수 있어야만 했다. 특히나 올림픽 축구는 어떻게 보면 U- 23 세계대회라고 할 수 있는 경기였다. 자기 또래의 선수들에게 지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었다. "내일 경기에서 잘 되고 안 되고는 다 너희들에게 달려있다. 스위스 녀석들이 기량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해볼만 하지 않겠어? 뭐 세르단 샤키리나 아드미르 마흐메디라던가 하는 애들도 있긴 하지만 말이야. 숫자상으로는 밀리지 않잖아?" "숫자상의 차이가 아니라 능력의 차이라고 보는데요." "성룡이형!!!" 장난끼가 가득 담긴 능글맞은 표정으로 정성룡이 말을 잇자 발끈하며 일어나는 홍정호와 김영권이었다. 비록 멕시코와의 일전에서 멕시코의 명문 과달라하마의 공격수 에릭 토레스에게 골을 허용하기도 했고 위협적인 찬스도 몇 번이나 노출했지만 다시 상대한다면 결코 골을 허용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말과 마치고 홍명보는 흘깃 현준을 바라보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게다가 너희들에게는 저 녀석이 있잖아?" "아아..." 홍명보가 말하는 그 녀석이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모를리 없는 선수들이었다. 멕시코 전에서도 2골 1어시스트라는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경기의 MOM 으로 선발되며 자신의 실력을 다시 한번 뽐낸 대한민국 최고의 슈퍼스타. 바로 김현준이었다. "저 녀석하고 스위스가 자랑하는 아드미르 마흐메디? 이름 자꾸 헷갈리네. 여튼 그 녀석하고 누가 상대하기 편하겠어?" "......"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뻔 한 답이었다. 세계적인 수비수들도 제대로 막지 못하고 뻥뻥 뚫리는 공격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그들도 축구로 밥을 먹고 사는 선수들인 만큼 유럽 챔피언스리그 대회에서 김현준이 AC 밀란 아스널, 바르셀로나 그리고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까지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골을 집어넣는 현준의 활약을 몇 번이나 봤었다. "아아...그냥 스위스 애들 수비수하는 게 100배는 편하겠어." "현준이형를 막느니..." "그러고보니 현준이는 샤키리하고 같은 팀이었으니까 샤키리가 어느 부분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지도 알지 않을까?" 명보의 말에 다들 한 마디씩을 덧붙였고 그 말에 성용과 구자철도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의 존재는 수비수들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들에게로 악몽같았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골키퍼인 정성룡과 김승규의 끄덕거림은 다른 선수들보다도 심했다. 프리킥 연습 혹은 슈팅 연습을 했을 때 현준의 슈팅을 제대로 막아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잘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 이런 작전을 짠 거다. 게다가 현준이라는 보험과도 같은 녀석이 있으니 금상첨화지. 또한 너희들이 조금 더 성장하려면 너희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멋진 플레이를 펼쳐보여야만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스위스 녀석들의 콧대를 꺾어줄 수도 있겠지." "......" 다들 기합이 들어간 듯 굳은 눈빛으로 홍명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런 선수들 하나하나와 시선을 맞춘 명보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알아들었지? 다들 연습 시작이다." "네!!!" 리코 아레나 파크. 잉글랜드 코번트리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현재 코번트리 시티의 홈구장으로 전좌석식의 축구 경기장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리코 아레나 파크에는 붉은 악마의 응원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올림픽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바라보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아니, 좀 더 과장하자면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을 정도였다. 김현준을 비롯해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해외파들의 실력도 실력인데다가 홍명보 감독이 직접 조련한 선수들이 좋은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멕시코전 3 - 1의 승리였다. "자! 여기가 바로 리코 아레나 파크 경기장 앞인데요. 대한민국과 스위스의 경기가 펼쳐지는 그 곳!" 말을 마치고는 손을 활짝 펴 눈썹에 붙이고는 리코 아레나 파크를 관찰하듯 쓰윽 둘러보는 포즈를 취하는 상민이었다. 그리고 상민의 포즈가 끝나기가 무섭게 멘트를 잇는 세진이었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3 - 1 로 완승을 거뒀던 우리 태극전사들인데요. 먼 영국땅인데도 불구하고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붉은 악마들이 굉장히 많이 오셨어요. 태극전사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날 정도인데요." 그렇게 멘트와 함께 말을 하던 세진이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신기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어머? 저쪽에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들도 있어요.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외국인 분들 같은데요?" 세진의 말에 카메라가 세진이 가리키는 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수십여명의 외국인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외국인들을 바라보던 상민이 입을 열었다. "어...? 저건 리버풀 유니폼인데요?" "리버풀이요?" "에이. 세진씨. 그런것도 모르시면 어떻게 해요. 바로 우리나라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축구 종결자라고 불리는 선수인 김현준 선수가 주장으로 있는 팀이잖아요." "아아!!!" 세진도 원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모르는 척 하며 과장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로 예능이었다. 그리고 카메라와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촬영을 하는 방송 취재진들을 힐끔힐끔 바라보던 중년의 남성에게로 가라고 손짓을 하는 PD 였다. 외국인들하고의 촬영도 좋은 방송분량이기 때문이었다. "...저 영어 못하는데요. 세...세진씨는요?" "조...조금 할 줄은 알지만...오래되서..." 프로필상 해외에서 역이민 했다고 적혀 있는 세진이었다. 하지만 방송 프로필이 원래 그런 듯 과도한 과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사실. 줄리아처럼 외국에서 살다가 온 것하고는 다르게 그녀는 외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한국에 들어와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캐스팅이 된 케이스였다. 하지만 PD 가 하라면 하는 법. 결국 조심스럽게 다가가 입을 여는 수진이었다. [안녕하세요?] [오? 안녕하세요? 한국분이신가 보죠?] 다행스럽게도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세진이었다. 그리고 그런 세진의 모습에 과도하게 감탄했다는 모습을 몸짓으로 표하는 상민이었다. [네.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인 '올림픽 축구, 윤상민이 간다.'의 촬영입니다. 저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인 러브미의 리더인 세진이라고 하고요.] 그런 와중에도 자연스럽게 자기 소개를 하는 세진이었고 그런 이야기를 듣던 외국인 남자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램지 맥도널드입니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리버풀의 훈련장소인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주방장이지요. 참고로 준의 식사를 담당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 사람들은 리버풀의 서포터즈입니다. 준의 광팬들이기도 하고요.] [네...? 자...잘 못 들었는데요.] 영국은 억양 즉 악센트에 집착하는 나라였다. 덕분에 맥도널드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세진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천천히 말을 해주는 맥도널드였고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거리며 놀란 모습으로 상민을 향해 입을 여는 그녀였다. "그...이 남성분은 리버풀의 식사를 책임지시는 램지 맥도널드씨라고 하고요. 전부 리버풀을 응원하는 서포터즈라고 하네요. 오늘 한국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김현준선수가 뛰고 있는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다고 해요." "우와아아!!! 리버풀!! 리버풀!!!" 현준의 인기가 대단한 것은 상민도 잘 알고 있었다. 대한민국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선수였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주장을 맡은 동양인 선수가 아니던가? 그리고 그런 상민의 과도한 반응과 함께 리버풀이라는 단어를 들은 콥들은 소리높여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리버풀 서포터즈의 현준 응원가. 수십여명이 한 목소리를 내며 리코 아레나 파크에 울려 퍼지는 응원가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런 장면을 놓칠 리가 없는 카메라였다. ============================ 작품 후기 ============================ 어린이날... 선물 받으신 분들은 대체...!!!!!!! 여튼 즐감하시길. 00271 올림픽 축구, 개막! =========================================================================                            "장관이네요. 매일 Tv 에서만 보던 리버풀의 응원을 이렇게 보게 되니까요." "확실히 김현준 선수가 대단하긴 대단하지." 대한민국이 배출해낸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그것도 단 시간에 축구사에 남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기록을 쏟아낸 선수였다. 그렇게 말하면서 카메라로 리버풀 서포터즈의 모습을 하나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고 있는 촬영진이었다. 영국의 축구팬들이 현준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준? 준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내 자식도 준의 광팬이지요.] [메시와 호날두? 그 두 선수의 장점을 합친 것이 준의 플레이지요. 준의 플레이는 볼 때마다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요. 그가 그라운드에 나타나면 우리는 언제나 승리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현준의 고국인 대한민국 방송이라는 것을 안 콥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현준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바빠진 것은 다름아닌 세진이었다. 통역사가 있기는 했지만 방송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조금 더 단독샷을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세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장된 모습으로 오오거리며 감탄을 터뜨리는 상민이었다. [리버풀의 구세주죠. 앞으로 준은 리버풀의 레전드가 될 사람입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그가 영국 국가대표팀이 아닌 한국 국가대표를 선택했다는 점일까요?] "에...리버풀의 구세주이자 리버풀의 레전드가 될 사람이라고 하세요. 확실히 리버풀의 김현준선수에 대한 사랑이 무서울 정도네요." "그만큼 김현준 선수가 펼친 활약이 대단했죠!! 우와...정말 놀랍습니다!" 계속 김현준의 찬양을 듣다보니 이제는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확실히 영국사람이 축구에 미쳐있다는 이야기는 듣기는 했지만 현준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니 눈에 광기가 보인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선수가 먼 이국땅에서 승리의 여신이 아닌 승리의 신이라 불리며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에 뿌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가 한 쪽에서 대! 한민국이라고 외치자 다들 어설프지만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면 현준 선수에 대해서는 저희 국민들도 궁금한 점이 많은데요. 김현준 선수는 주로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어떤 생활을 하나요?] 외국에서 김현준 선수의 팬들. 특히 리버풀에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방송분량을 뽑으라는 천운이 내려준 기회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렘지에게 질문을 던지는 세진이었다. [준은 보통 아침일찍 훈련장에 옵니다. 훈련이 있는 날이면 가장 먼저 훈련장에 오는 편이지요.] [아아...아침일찍부터 훈련을 하는거군요. 역시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것은 그런 노력에서 이뤄진 것인가요?] [하하하. 네. 그렇기도 하겠지요. 준이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식사를 하는 것이지요.] [식사요?] 뜻 밖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세진이었다. 옆에서 상민이 궁금한 듯 세진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자 그제서야 상민을 되돌아보며 말을 하는 그녀였다. "현준 선수가 리버풀의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센터에서 무엇을 하는 지 물어봤는데요. 김현준 선수가 가장 먼저 훈련장에 들어와서 하는 일은..." "하는 일은?" "바로 식사래요." "하하하! 운동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규칙적인 식사! 바로 그 김현준 선수의 식사를 책임지시는 분이 바로 이 앞에 있는 분입니다! 렘지 맥도날드!!!!" 예능프로그램답게 상민의 말과 함께 한바탕 소란이 또 벌어졌고 잠시 후 분위기가 진정되자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세진이었다. [김현준 선수가 아침을 트레이닝 센터에서 해결하는군요.] [집에서 혼자 살고 있으니 아침을 먹고 나오지는 않더군요.] 렘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세진이었다. 확실히 남자 혼자 집에 있으면 그다지 밥을 제때 챙겨 먹을 것 같지는 않았다. 자신이 속해 있는 아이돌 그룹인 러브미도 여성 아이돌 그룹이었지만 누가 밥을 해주지 않으면 굶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남자 혼자면 더 할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특별히 김현준 선수가 좋아하는 음식은 있나요?] [음...한식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피쉬 앤 칩스도 주로 즐겨먹고요.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똑같은 음식을 계속해서 먹는 것은 굉장히 싫어합니다. 게다가 종종 편식도 하고요. 편식은 운동선수에게 별로 좋지 않은 일이라 매번 말을 하지만 고칠 생각을 안하더군요. 특히 양파를 싫어합니다.] "헤에..." "뭐래요?" 의외의 말에 세진이 입을 살짝 열자 옆에서 듣던 상민이 궁금한지 입을 열었다. 콩글리쉬면 모를까 영어를 거의 알지 못하는 그인 만큼 둘이서 무슨 대화를 하는지 궁금한 그였다. "현준 선수가 편식이 있대요. 특히 양파를 싫어한다고 하네요." "하하하. 자! 다들 들으셨죠? 김현준 선수에게 앞으로 요리를 해주실분 양파가 들어간 요리는 해주지 않으셔야 되겠네요?" "저도 양파 싫어하는데 제가 해주면 되겠어요." 방송에서도 몇 번 현준의 팬이라고 언급한 만큼 얼굴을 활짝 피며 말을 꺼내는 세진이었고, 그런 세진의 말을 바로 맞받아치는 상민이었다. "와! 세진양. 사심방송가는 건가요? 그런데 고기에 쌈 싸먹을 때 양파 넣어서 먹는거 제가 알고 있는데요?" "으읔..." 그리고 그렇게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리버풀에서의 현준의 생활에 대해 물어보며 촬영분량을 뽑아내는 '올림픽 축구, 윤상민이 간다.' 촬영팀이었고, 곧 경기 시작이 가까워지자 서포터즈인 콥들과 함께 경기장에 들어서는 그들이었다. "와아...정말 열정적이네요. 외국에서 김현준 선수의 사랑이 이렇게 대단한 지 몰랐어요." "세진이 너도 해외팬들이 있잖아? 일본에서는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릴텐데 말이야." "그렇긴 하지만..." 상민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녀였다. 일본에서 활발할 활동을 해 많은 팬들을 손에 넣은 러브미였다. 러브미의 기념일이 있을 때 마다 선물을 보내오는 충성심이 대단한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서포터즈 더 콥을 보면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 확실히 세대를 거쳐서 한 클럽에 충성해 온 사람들은 느낌이 너무나도 달랐다. 특히나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아버지뻘로 보이는 외국인 남자의 말이 계속해서 가슴이 남는 그녀였다. [저의 할아버지도 그리고 아버지도 리버풀의 팬이었지요. 나 뿐만은 아니겠지만 리버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세대를 거쳐서 리버풀의 흥망성쇠를 보며 자라왔습니다. 클럽이 성공할 때는 내 일처럼 기뻐했고, 클럽이 힘들어할 때는 내 일처럼 힘들어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준과 같은 대단한 선수가 클럽에 들어와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니 마치 내 일처럼 기뻐하는 것이죠.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콥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자신이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현준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행운이라고요.]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와아아아아!!!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들어서자 열광적으로 응원을 하던 한국 응원단쪽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멕시코전 3 - 1 로 승리를 거두며 8 강 진출에 청신호를 킨 만큼 이번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팬들의 성원이었다. "나왔어요! 구자철 선수하고 홍정호 선수예요." "저기 기성용 선수도 보이네요. 기성용 선수 멕시코전에서 1골을 터뜨리며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말이죠." U-23 이나 다를바 없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인 만큼 해외파나 와일드 카드로 뽑힌 선수를 제외하면 국민들에게는 그다지 인지도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선수들이었지만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만큼 선수의 프로필만큼은 빠삭하고 꿰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다가 익숙한 얼굴이 나오자 각자 한 마디씩을 하는 세진과 상민이었다. 특히 상민은 축구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은 만큼 올림픽 축구 대표팀 선수들하고도 약간이나마 안면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현준이 모습을 드러나자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가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런 환호성은 한국인들 보다 외국인들의 목소리가 더욱더 컸다. "김현준 선수의 인기가 정말 대단하네요. 영국 팬들의 마음을 한 몸에 사로잡았다고 하던데 열기가 뜨거울 정도예요.." 몇 번이나 봤는데도 아직도 익숙하지 않을 정도로 새롭게 느껴지는 현준의 인기에 감탄을 터뜨리는 세진이었다.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잖아요? 김현준 선수를 가장 싫어하는 첼시 팬들조차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그의 플레이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박수를 보낸다고요." "헤에..." "확실히 김현준 선수가 나오니까 스위스 선수들 분위기가 달라지는데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가장 눈여겨 봐야할 선수 1순위. 올림픽 득점왕 1순위로 손꼽히고 있는 선수였다. 이런 현준 때문에 영국 베팅업체도 한국의 우승확률을 브라질, 스페인, 영국에 이은 4위로 올려 놓을 정도였다. 분명 스위스도 무시하지 못 할 팀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해볼만했고 승산도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난 후 약간의 시간과 함께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이어졌고 선수들의 입장과 라인업이 소개가 되었다. 멕시코전 하고는 달리 공격진들이 교체된 모습이었다. 서정진과 손흥민이 김보경과 백성동을 대신해서 투입되었고 오재석이 빠지고 그 자리에 홍철이 투입되었기 때문이었다. 스위스는 자국의 슈퍼스타인 알렉산더 프라이와 함께 아드미르 모하메드를 투 톱을 내세웠고 파비안 프라이, 이노센트 에게하라, 파비안 루스텐베르거, 세르단 샤키리와 같은 자국이 자랑하는 황금 미드필더진을 가봉전 때와 마찬가지로 투입시켰다. "어...?" 선수들이 명단이 발표되는 것을 보다가 저 멀리 무슨 일이 생겼는지 분주해지자 슬그머니 그 쪽으로 카메라를 돌리는 세진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카메라인 잡힌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민에게 말을 거는 그녀였다. "오빠. 저기 누군가 온 것 같은데 꽤 유명인인가봐요. 누군지 아세요??" "누구...어...?!" 그리고 카메라에 잡힌 모습을 보며 화들짝 놀라는 상민이었다. 카메라에 비치는 외국인은 상민도 잘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리버풀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였다. "리버풀의 감독이야." "리버풀이면 김현준 선수가 있는 그 곳아니예요?" "그렇지. 김현준 선수뿐만이 아니라 스위스가 자랑하는 유망주는 세르단 샤키리도 리버풀의 소속이야." "아아...그러면 그 두 선수를 보러 온 건가요?" 세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상민이었다. 현준은 리버풀이 애지중지하는 보물이나 다름 없는 존재였고, 세르단 샤키리 또한 아직 제대로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리버풀의 유망주로 앞으로 클럽에서 큰 활약을 펼칠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몇 주전부터 뜨겁게 인터넷을 달아올렸던 기사가 떠오르자 한 마디를 덧 붙이는 상민이었다. "확실한 것은 모르지만 리버풀이 기성용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어차피 이 곳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클럽 선수들을 관찰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와 함께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내기 위해서도 있거든." "아아..." 상민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는 세진이었다. 올림픽 축구라는 큰 무대에서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빅 클럽에서 스카웃을 해가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한민국과 스위스의 올림픽 본선 B 조 2차전이 곧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몸은 확실히 풀었지?" "부상당하지 않도록 조심해라!"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가장 마음이 조마조마한 것은 바로 코치들이었다. 행여나 몸을 제대로 풀기 못해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어딘가에 이상을 느껴 부진을 보인다거나 혹은 부상을 입으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선수들이 입장을 하고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도 걱정의 한마디를 보내는 코치들이었다. "오늘 느낌이 좋은데요? 아무래도 제 날이 될 것 같아요. 현준이형 오늘은 저한테 공 좀 찔러주세요. 바로 골로 연결시켜 드릴게요." 오늘 경기 백성동을 대신해서 선발로 출전하는 함부르크의 슈퍼 탤런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손흥민이 제 자리에서 빠르게 달리며 말했고, 그 이야기를 듣던 기성용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너는 0골, 나는 1골. 그리고 현준이는 2골." "그...그것은...저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손흥민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자신의 자리로 걸어가는 기성용이었다. 그런 한편의 코미디를 보던 현준은 자신의 위치로 가면서 스위스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FIFA 랭킹 18위. B 조에서 가장 FIFA 랭킹이 높은 팀이 바로 스위스였다. 또한 전통적인 유럽 스타일의 팀 답게 체격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했고, 그렇기에 높이와 파워를 앞세운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었다. "정호와 영권이가 잘 해주겠지." 그런 높이와 파워를 앞세운 스위스 선수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특별한 전술 훈련을 계속했던 수비수들이었다. 하지만 스위스라고 해서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유럽 지역 최종예선에서 스페인에 이어 4승 1패로 2위를 차지한 스위스지만 성적과는 다르게 경기력은 롤러코스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빠른 스피드와 역습상황에서는 수비 뒷공간을 노출하는 면도 많이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멕시코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김보경을 빼고 서정진을 투입한 홍명보 감독이었다. 스피드를 앞세워 스위스의 수비진을 교란시키려는 생각으로 말이었다. 00272 올림픽 축구, 개막! =========================================================================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경기가 곧 시작하려고 하자 영국의 리코 아레나 파크에서는 마치 한국의 홈인 것처럼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스위스 팬들도 연신 자국 올림픽 대표팀들을 응원했지만 붉은악마와 함께 현준을 응원하는 영국팬들의 목소리에 묻힐 수 밖에 없었다. "좋아좋아!! 집중해!!!" "목소리는 확실하게 내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단숨에 당해 버릴거야!" "특히 센터백 두 사람! 한국의 공격수가 접근하면 확실히 달라붙어!" "알았어!" "네!" 스위스 최고의 클럽인 FC 바젤의 골키퍼이자 얀 좀머의 말에 기합을 넣어 대답을 하는 필리페 코흐와 파비오 다브렐라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입을 여는 샤키리 였다. "기합이 빵빵하게 들어갔네." "상대가 상대니까요." 샤키리의 말을 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그라니트 샤카였다. 1992년생으로 스위스의 초특급 미드필더로 FC 바젤 유스 시스템이 배출해낸 최고의 유망주였다. 오죽하면 FC 전 바젤 코치가 현재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샤키리를 칭찬했을 때 '샤키리는 스위스 최고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샤카 다음으로...' 라는 말을 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스위스의 슈바인 슈타이거라는 별명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였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라치오, AC 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이어 유벤투스의 영입제안을 받기도 한 선수였다. "후우..." 하지만 자신들이 스위스의 23살 이하의 선수들을 대표한다면 상대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23살 이하의 선수들을 대표했다. 더군다나 북중미에서 1위로 올라온 멕시코를 3 - 1 로 꺾으며 화끈한 공격력을 보였던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절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샤카의 눈이 한 선수에게로 향했다. "......" 다들 긴장하거나 혹은 기합을 넣거나 각자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고 있었지만 유독 한 선수만 가볍게 산책을 하듯 그라운드를 걸어다니고 있었다. '저 선수라면 충분히...' 그런 샤카가 보는 선수는 바로 스위스 선수들이 가장 주의해야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에이스인 현준이었다. 그라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과도 같은 경기에도 뛰었던 선수인 만큼 이런 경기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터였다. 현준 말고도 지동원, 기성용, 구자철과 같이 분데스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주의해야만 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파비안!" "!!!" 다브렐라의 패스를 받은 파비안이었지만 곧바로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논스톱으로 빠르게 공을 보낸 그였다. 그리고 그런 파비안의 등 뒤에는 어느새 지동원이 와 있었다. '이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 녀석인가?' 대한민국의 원톱이라고는 하지만 저번 멕시코전에서는 골이 없던 선수였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인 만큼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비록 프리미어리그에서 2골 밖에 넣지는 못했지만 그 2골이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를 상대로 터뜨린 골이었다. 한 방이 있는 선수였다. [스위스 선수들 패스가 굉장히 부드럽게 연결되는군요.] [네. 스위스의 황금세대라는 말로 칭하는 데다가 스위스는 2009년 U-17 대회에서 우승했던 선수들이 지금 올림픽 대표팀에 속해 있는 선수들이거든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입니다. 게다가 대다수의 선수들이 자국리그에서 뛰고 있기도 하지요.] 스위스의 유소년 양성 시스템은 유럽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잘 되어 있었다. 그런 탓에 축구 강국 못지 않을 정도로 많은 선수들을 해외로 보내고 있기도 했다. 그렇기에 조금은 아쉬운 듯 말을 마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유소년 양성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하고 구단이 협조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기 때문이었다. 스위스 선수들이 부드럽게 패스를 연결하며 조금씩 압박해오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경기 초반인 만큼 크게 위협적인 상황은 벌이지기 않았다. 한국 선수들 역시 자신들의 공간으로 넘어오면 달라붙을 뿐이었지 적극적으로 공을 뺏기 위해 돌아다니는 선수는 가장 전방에서 수비진을 흐트러뜨리라는 명령을 받은 지동원뿐이었다. '일단...찔러 넣어 볼까...?' 샤카의 패스를 받은 샤키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슬슬 패스가 연결되면서 긴장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에는 자신이 뛰고 있는 팀의 주장인 준이 있었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자신들로서는 상당히 고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전에 점수차를 내야만 했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곧바로 전방의 프라이를 향해 전진패스를 찔러 넣는 샤키리였다. [샤키리 앞으로 전진패스. 프라이가 받는군요!] 알렉산더 프라이. 스위스의 슈퍼스타로 현재 스위스 슈퍼리그인 FC 바젤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로 2004-5 시즌에는 프랑스 리그인 르 상피오나에서 20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전 유럽의 주목을 받기도 한 선수였다. 스위스의 득점기계라는 별명으로 득점력은 물론 헤딩도 굉장히 뛰어난 선수였다. 드리블은 평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슛 기술도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선수로 한국팬들도 누구나 다 아는 이름이었다. 바로 독일 월드컵에서 있었던 오프사이드 오심골의 주인공이 바로 이 알렉산더 프라이였기 때문이었다. "큭...!" 등을 돌려 가슴으로 공을 받는 프라이의 모습에 밀착하며 달라붙은 김영권이었다. 오미야 아르디자에서 뛰며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만큼 준수한 수비력을 지니고 있는 그였지만 유럽리그에서 명성을 떨치는 프라이를 상대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새끼!' 더군다나 공을 받으면서 심판이 보지 않게 팔꿈치로 가슴언저리를 프라이가 찍었던 탓에 숨이 턱 막히기 까지도 했다. 하지만 이대로 프라이를 놓칠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다시 한번 달라붙는 영권이었다. "확실히 몸싸움에서는...밀리는군요." "......" 코치의 말에 아무말 없이 경기에 집중하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어차피 예상은 하고 있었다. 아무리 영권이 J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세계적인 공격수계열에 드는 알렉산더 프라이, 특히나 신체 조건이 좋은 프라이와의 몸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였다. "패스!!!" 그리고 영권의 수비에서 가볍게 볼을 키핑하던 프라이가 샤카의 말을 듣고는 공을 뒤로 돌렸고 그 모습에 정성룡이 소리를 질렀다. "샤카가 온다!!! 홍철!!!" "오케이!!!" 왼발을 잘 쓰는데다가 개인기, 스피드, 시야등 그 모든 부분에 약점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플레이를 펼치는 샤카였다. 당연히 한국팀에서 가장 요주의 인물 중 하나였다. "막아보라고..." 그리고 한국의 한 선수가 달려오는 모습에 사이드 라인으로 달리면서 중얼거리는 샤카였다. 홍철도 마찬가지였다. 사이드백으로서 샤카에게 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더군다나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언제나 거슬렸던 그였다. '생각보다 엄청 빠른데...?!' 홍철의 스피드에 조금은 놀란 샤카였다. 하지만 그것이 다였다. 스피드를 조절하다가 급 턴으로 방향을 틀자 손쉽게 페인트에 넘어간 홍철이었다. 그리고 잠깐이나마 공간을 만들어낸 샤카는 그대로 어느새 달려온 샤키리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아! 위험해요!!!] [조금 더 달라붙어야 합니다. 우리 선수들. 경기 시작이라고 설렁설렁 뛰어서는 안되요!] 샤키리에게 연결된 공이 몇 번이나 한국의 진영에서 패스가 연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을 뺏지 못하자 답답한 마음으로 중계를 하는 해설진들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공을 받은 샤키리의 전진패스와 함께 모하메드가 순식간에 안으로 파고 들어가 슈팅을 날렸고, 공은 살짝 위로 뜬 채로 골대를 벗어나고야 말았다. "휴우..." "순식간에 슈팅을 허용할 줄이야..." "조금은 위험했어." 그리그 그 모습을 보며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예상보다 스위스 선수들의 패스 조직력이 더욱더 뛰어났다. 게다가 영권이가 알렉산더 프라이를 개인 마크 하는 것이 허덕이는 것도 느껴졌다. 게다가 가봉을 꺾고 올라온 만큼 여전히 날카로운 기세도 유지하고 있어 보였다.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한 번의 위험한 찬스를 내줬지만 아직 경기는 0 - 0 이었다. 어차피 돌려주면 되는 일이었기에 스위스의 공격에 가슴을 쓸어내린 붉은악마들은 다시 소리를 높여 올림픽 축구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쳇...키는 나보다 작은데 뭔 힘이...그래도 나이 좀 먹었다 이건가?' 생각과 함께 프라이를 바라보는 영권이었다. 90분 동안 자신이 상대해야 될 선수였다. 최대한 일찍 주도권을 잡아야 했지만 아까부터 계속해서 몸싸움만 벌어지면 밀리는 것은 바로 자신이었다. '상황을 좀 더 읽고 한 발 먼저 움직여야돼.' 신체 조건은 어떻게 보면 자신이 유리했다. 키도 자신이 조금은 더 컸다. 하지만 평범하게 경합을 벌이면 프라이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경험의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그런 갭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서는 조금 빠르고 먼저 움직여야만 했다. [위협적인 슈팅이 터졌지만 괜찮아요. 우리 선수들.] [네,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공격을 전개해 나가면 됩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구자철의 패스가 현준에게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해설은 생각지도 않은 채 입을 다무는 두 남자였다. 과연 현준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까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한국의 공격은 현준의 발 끝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전방 공격수에 있었을 때 가장 무서운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으로서도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괜히 그의 별명 중 하나가 미들라이커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스위스 선수들이 달려들었다. 그들도 한국의 공격이 현준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준의 정확한 볼 배급을 막아야만 했다. "큿...!" 그리고 공을 받은 현준이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자 자신들도 모르게 입술을 질끈 깨무는 스위스 선수들이었다. 분명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방해하고 있었지만 화려한 볼 컨트롤로 자신의 움직임을 읽을 수 없게 하고 있었다. 덕분에 그렇게 현준이 시간을 버는 동안 한국 선수들은 스위스 진영 깊숙하게 침투해 들어오고 있었다. "협력수비해! 혼자서 막을 생각을 하지마!!!" "큿...!" 그 모습을 보며 샤키리가 크게 외쳤다. 현준의 볼 컨트롤과 키핑력은 누구나 다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릴 정도로 뛰어났다. 그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달라붙어도 공을 소유하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 모습을 리버풀에서 같이 훈련하는 샤키리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럼..." 그리고 또 다른 스위스 선수 하나가 자신을 막기 위해 자리를 이탈하는 모습을 보며 움직이는 현준이었다. 툭!!! '빌어먹을!!! 다리 사이로...?!'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두 명이 에워쌀 생각이었지만 어느새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며 빈 공간으로 공을 찔러 넣는 현준이었고 그 공을 향해 손흥민이 다프렐라와 경합을 벌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손흥민!! 손흥민!!!] "큿...!!!" 중계를 맡은 해설위원이 자신의 이름을 안타깝게 부르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다프렐라와 함께 몸싸움을 벌이는 흥민이었다. 하지만 온 몸을 써서 방해하는 다프렐라의 수비에 흥민은 결국 제대로 슈팅을 때리지 못하고 어설프게 공을 찰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흥민의 슈팅은 다프렐라의 발에 맞고 방향이 바뀌며 그라운드 안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클리어!! 클리어해!!" "걷어내!!!" 슈팅은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한국 선수들이 공격을 이어나가게 만들 수는 없었다. 좀머의 말에 공의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필리페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잽싸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움직이는 선수가 있었다. "!!!" "!!!!!!" '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달려가던 필리페의 뒤쪽에 어느새 나타나 공을 가로채는 선수는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는 달글리쉬였다. "빌어먹을!" "일단 걷어내!!!" 그리고 또 다시 현준이 공을 잡기 시작하자 제대로 된 정비를 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할 수 밖에 없는 스위스 선수들이었다. 일단 걷어내고서 진영을 재정비해야하지만 세컨드볼을 계속해서 현준이 받아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저것은 천부적인 감각이야." "그러게 말이죠. 보면서도 정말 놀랍습니다. 그런데다가 득점력까지도 굉장히 뛰어나고요."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감탄성을 토해낼 수 밖에 없는 달글리쉬 감독이었고 그런 달글리쉬 감독에 고개를 끄덕이는 수석코치였다. 공이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세컨드 볼을 따내는 것은 전적으로 경험과 감각적인 능력이었다. 특히나 전방에서 볼을 따내는 능력은 더더욱 말이다. 거기에 공간을 찾아내고 패스를 찔러주는 창조적인 능력과 해결사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스위스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고 있었지만 축구는 90분 동안 벌어지는 경기인 만큼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리버풀 FA 컵 패배라... 슬픈 현실. 늅늅하군... 즐감하세요. 저...저도 다른거 즐감 좀 하고 올게요;; P.S 선작 11000이 넘었군요. 감사드립니다. 00273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승승장구 =========================================================================                            와아아아아!!! 계속 한국선수들의 맹공에 신난 듯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붉은 악마들과 함께 한 몸이 되어 응원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상민과 세진도 있었다. "아아아!" 지동원의 강력한 왼발 슈팅이 얀 좀머의 선방으로 골문을 가르지 못하자 안타까움에 몸부림을 치는 세진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공격은 끝나지 않고 있었다. 마치 기관총처럼쉬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작업 전개를 해 나가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국의 공격작업을 전개하는 시발점에 있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또 다시 김현준!!!" "우와! 대체 어떻게 저렇게 공이 가는 위치마다 서 있을 수 있는거지?" 얀 좀머에 의해 공이 튕겨져 나오는 공을 스위스 수비수가 빠르게 걷어내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한 발짝 앞서서 공을 낚아채는 현준의 모습에 감탄성을 토해낼 수 밖에 없는 상민과 세진이었다. "그라운드에 김현준 선수가 마치 4, 5 명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와...공이 어디로 갈 것인지 전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설마 현준선수에게 미래를 읽는 능력이 아닐까요?" 그라운드에서 직접 봐도 믿기지 않는 현준의 플레이였다. 그리고 세진의 말에 상민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는데요? 어쨌든 저런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선 엄청난 연습과 노력 그리고 경험이 밑바탕 되어야 할텐데요. 김현준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서정진 선수하고 지동원선수의 움직임도 굉장히 좋은데요. 한국팀 이제 골 맛을 봐야 할 때도 됐는데요." 흐름은 한국팀으로 넘어와 있었다. 스위스 선수들은 최전방에 위치한 두 선수를 제외하고는 전부 자기 진영에서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계속해서 공을 돌리며 수비를 끌어내는 모습에 홍명보 감독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를 질렀다. "좋아! 천천히 플레이해!!!"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다. 스위스의 수비수들이 제법 집중해서 한국팀의 맹공을 잘 막아내고 있기는 했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과연 그 집중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였다. '수비라고 하는 것은 공을 걷어낼 때 어쩔 수 없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진다. 하지만 그 걷어낸 볼을 상대팀이 먼저 잡아버리면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너무나도 힘들지. 라인이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야.' 한 때 한국을 대표하는 수비수였던 만큼 명보는 현재 스위스의 수비라인이 얼마나 위태위태한 상황인지 잘 알고 있었다. 공을 걷어낸다고 하더라도 어느새 현준이나 구자철이 바삐 움직이나 공을 낚아채며 스위스 수비수들이 라인을 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있었다. "곧 집중력이 끊어지면 그때가 기회다. 그렇게 되면 골을 넣는 것은 순식간이지." 스위스전에 있어서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채택한 명보였다. 스위스의 강력한 스트라이커인 알렉산더 프라이와 모하메드가 있었지만 최전방에서의 볼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서 홍정호와 김영권 그리고 윤석영을 제외하고는 전부 스위스 진영으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쿵!!! "칫...!" [손흥민 선수! 잘하고 있습니다!! 밀리면 안 되요!!!] 현준의 패스를 받은 흥민과 다프렐라가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소속의 유망주였지만 현재는 이탈리아 세리에 B 의 브레시아에서 뛰고 있는 선수. 충분히 해 볼만한 선수였다. '그리고...!' 기복이 심한 경기력과 볼 트래핑 볼을 소유하는 능력과 같은 개인기의 부족은 언제나 자신의 약점으로 꼽혔다. 또한 미드필더와의 연계 플레이 역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흥민이었다. 좀 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런 몸싸움에서 이겨내 볼을 소유하고 위협적인 슈팅이나 패스로 연결시켜야만 했다. "이자식이...!" 심판이 보지 않은 사이에 순간적으로 어깨로 자신을 밀쳐 움직임을 방해하고는 전방으로 패스를 연결하는 흥민의 플레이에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다프렐라였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리가 없는 심판은 그런 다프렐라의 항의를 당연히 무시했다. "나이스 패스!!" 그리고 흥민의 패스를 받은 현준이 드리블을 하며 전방으로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에 스위스 수비수들이 긴장하며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계속된 한국팀의 공격에 수비라인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얀 좀머의 지시에 바삐 라인을 정돈한다 치더라도 금새금새 공격을 해 들어오는 한국팀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한국팀의 에이스인 현준이 공을 잡은 것이다. '방심하면 순식간에 당한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막아선 것이 바로 FC 취리히에서 뛰고 있는 필리페 코흐였다. 1991년생의 라이트백으로 스위스 올림픽 대표팀은 물론 클럽에서도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쳐 아스톤 빌라, 아약스, 라치오같은 팀과 숱한 이적루머를 터뜨린 선수가 바로 그였다. 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준 코흐였지만 상대는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나이는 2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현준과 자신의 위치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코흐였다. '하지만 이 녀석...오늘은...' 현준이 조금씩 앞으로 드리블을 하며 전진해 오는 모습을 보며 현준의 플레이를 예측하는 코흐였다. 오늘 경기에 현준이 적극적으로 드리블을 하며 돌파를 하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 대부분 2 선에서 세컨드 볼을 소유하는 데 주력하는 한 편, 종종 전방으로 패스를 찔러줄 뿐이었다. '그렇다면...?!' 재빠르게 주위를 둘러보는 코흐였다. 현준이 패스할 만한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한국팀의 선수들은 전부 자신의 동료들이 밀착해서 마크하고 있었고 프리에 있는 선수도 공을 잡기만 하면 충분히 협공수비로 막아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충분히 패스 코스만 막으면 돼!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오늘은 드리블 돌파를 크게 시도하지 않으니까! 아니...달려드는 타이밍만 신경쓰면 충분히 막을 수 있어!' 공을 몰고 오는 선수인 현준도 축구 선수에 불과했다. 그런 만큼 타이밍만 맞춰서 발을 내뻗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코흐였다. 그리고 그런 코흐를 향해 접근하며 현준은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생각하는 게 제법 귀여운데..."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한국 선수들의 위치를 생각하더니만 수비자세를 잡고 타이밍을 뺏으려는 플레이를 보이는 코흐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현준이 아니었다. 순수한 마기가 이미 코흐의 움직임을 전부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소속으로 수 많은 경기를 치러본 적이 있는만큼 수 많은 수비수들과도 맞상대를 해 봤던 현준이었다. 코흐가 아무리 스위스 클럽인 FC 취리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라 할지라도 현준은 그보다도 훨씬 뛰어난 실력을 지닌 수비수들과의 맞상대에도 번번히 승리를 거뒀었다. "그러니까...!" 쿠욱!!! 현준의 의지에 따라 순수한 마기가 순식간에 현준의 온 몸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급격하게 드리블의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코흐의 앞까지 다가가더니만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 슛인가?!' 급가속상태에서의 급격한 턴. 관성에 의한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런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코흐에겐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왼발을 살짝 들어 올리는 현준의 모습에 빠르게 다리를 내뻗는 코흐였다. 그 순간 현준의 눈이 빛났고, 순식간에 다리를 접으며 코흐의 옆을 지나치는 현준이었다. "뚫렸다!!!" '당했다!!' 뒤늦게 현준의 뒤를 쫓아가보는 코흐였지만 현준의 드리블 스피드를 따라잡기란 역부족이었다. 공을 드리블 하는 상황에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손에 꼽힐 정도의 스피드를 내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거리가 벌어지는 코흐와 현준이었고 그 모습을 보며 스위스의 골키퍼 얀 좀머가 다급하게 외쳤다. "중앙으로 파고든다!!! 아폴터!!!" "젠장할...!" 좀머의 말에 지동원을 붙잡고 있던 아폴터가 현준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동원을 프리로 놓는다는 게 걸리기는 했지만 지동원보다는 현준이 스위스에게 있어서는 훨씬 더 위협적이었다. 특히나 현준의 골 성공률은 유럽에서 가장 뛰어났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스위스의 올림픽대표팀 감독인 피어루이기 타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바보같은! 마크를 놓치지마!!! 아폴터!!!" 현준이 아무리 위협적이라고는 하지만 중앙에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수인 지동원을 프리로 놔둔다는 것은 그야말로 멍청한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발끝에서 크로스가 올라왔다. '크로스?!' 충분히 슈팅을 때릴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 특히나 현준이라면 최고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스위스 선수들은 다들 슈팅을 현준이 슈팅을 날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스위스 선수들의 예상을 비웃듯 크로스를 올렸고, 그 순간 본능적으로 아폴터가 점프를 뛰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유리한 위치에서 먼저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지동원이었다. 현준의 크로스는 전부 약속된 플레이. 충분히 유리한 위치에서 먼저 뛰어오른 지동원은 아폴터의 방해해도 몸싸움으로 이겨내며 가볍게 얀 좀머의 방어를 뚫어내고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현준 크로스!!! 지동원!!!] [헤딩!!! 골!!! 고오오오올!!! 지동원 선제골!!!] [아!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완벽하게 찬스를 만들어줬고 지동원 선수 깔끔하게 마무리했어요!] "제길...!" 순식간에 터진 첫 골.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차는 피어루이기 타미였다. 다들 현준에게 정신이 빠진 것이 실수였다. 거기서 아폴터가 움직이면 안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골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지자 리코 아레나 파크는 붉은 악마의 환호성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골!!! 골이예요!!! 한국팀 선제골!!!" "꺄아!!! 정말 대단해요!!! 우와! 머리로 쿵 뛰어서 넣었어요!!!" 지동원의 선제골에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토해내는 상민과 세진이었다. 그 둘도 축구장에서 직접 선수들이 골을 넣는 모습을 본 적은 있었다. K 리그 때 시축도 할 겸 몇 번 경기장에 찾아간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과의 경기에서 그것도 이 먼 영국에서 붉은색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넣은 골을 직접 보는 감동은 그때와 비교할 게 아니었다. 와아아아!!!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런던 올림픽에서 넣은 첫 골인 만큼 골을 넣자마자 허공으로 날면서 어퍼컷을 하는 지동원이었고 그런 지동원에게로 달려가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동원은 현준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벌써 2 골 2 어시스트로 자신이 어째서 유럽 최고의 선수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방금 골도 완벽하게 현준이 만들어 낸 골이었다. 스위스 수비수를 뚫어내고 유인까지 한 후에 완벽한 크로스를 올린 것이었다. "좋았어!!!" 전반 18분. 꽤 이른 시간이 터진 선제골에 홍명보 감독 역시 주먹을 불끈쥐었다. 골을 만들어내는 장면도 좋았고, 좋은 분위기에서 골을 넣었다는 것도 굉장히 고무적이었다. 만약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고도 결국 골을 넣지 못했다면 분위기는 스위스쪽으로 흘러갔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결국 선제골을 터뜨린 만큼 더욱더 경기의 분위기를 우리들쪽으로 끌어올 수 있었다. "이걸로 스위스도 틀어박혀서 수비만 할 수도 없겠지." 만약 스위스가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라인을 전진시킨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한국팀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자신들에게는 스위스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한국팀의 에이스인 현준이었다. "......" 스위스의 감독인 타미가 스위스 수비수들에게 이리저리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조금 신경쓰이긴 했지만 어차피 수비만 해서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었다. 와아아아아!!! 아직까지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만큼 골을 자축하는 함성소리가 리코 아레나 파크에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리가 너무나도 거슬리는 아폴터였다. 만약 저 소리가 자신들의 골을 축하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저 함성소리는 자신들의 팀이 아닌 한국팀에게 보내는 함성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실수 때문에 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크윽......미안. 좀머." "이번 골은 어쩔 수 없었어. 아폴터." "미안. 내가 준을 놓치는 바람에..." 모든 공격 작업은 한국의 9번인 현준이 만들어 내었다. 골은 지동원이 넣었지만 그가 돌파를 하고 수비를 끌어내서 크로스를 올리지 않았다면 한국팀의 골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확실히 저 공격진을 우리가 막는 것은 너무나 힘든일이야. 수비가 너무나 불안하다고요." "뭐어?!" "샤키리!!!" 그리고 그런 수비수들의 화를 돋구는 샤키리의 말에 프라이가 큰 소리를 질렀다. 가뜩이나 골을 먹힌 이 상황에서 선수들끼리의 불화는 게임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나 다를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샤키리는 그런 프라이의 말에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아시다시피 난 저 준과 같은 팀에서 반년 넘게 훈련을 해 온 만큼 저 선수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잘 알고 있어요. 일대일에서 현준을 막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세계 최고의 리그라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의 수비수들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는 강팀들의 수비수들도 뻥뻥 뚫어내는 게 저 선수라고요." "큭..." "일대일에서 무조건 이기라는 게 아니예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공격을 늦추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들이 협력 수비를 해주겠다고요. 방금 전에도 코흐가 시간을 끌면서 준의 돌파를 조금이라도 늦췄으면 제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 샤키리의 말에 프라이도 그리고 다른 선수들도 다들 입을 다물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분명 샤키리는 현준이 공을 잡을 때마다 협력해서 수비를 해야한다고 몇 번이나 외쳤었다. 코흐 역시 그런 샤키리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충분히 현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대일 수비자세를 취한 것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개인기에 순식간에 뚫려버렸고 결국 자신의 실책으로 이번 골이 터진 것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단하나의생각 : 알라딘에서도 파네요. 그걸 샀습니다. 그런데 3권 이 후는 언제 나오나요? > 알라딘에서도 제 책을 파는군요. 3권이 나왔나요? 3 권 편집본은 며칠 전에 보냈는데...아마 안 나왔으면 곧 나오겠죠. 원래 3월달에 나와야 했는데 이것저것 대량으로 E 북을 내야한다고 해서 늦게 나온다는 군요. 사실 조아라 사정이야 내가 알리가 없으니... 프리미어리그.... 아 볼튼이 강등될까 말까가 정말 신경 쓰이는군요... 아주 한경기 한경기가 쫄깃쫄깃하더니 이제는 진짜 마지막 경기만 남았음... 어버이날이군요. 다들 현금은 준비하셨냐는...? 어버이날 최고로 받기 싫어하는 선물이 카네이션이라는군요. 발렌타이때 가장 받기 싫어하는 선물이 초콜릿이고 화이트데이때 가장 받기 싫어하는 선물이 사탕이라는데... 돈이 최고가 되어버린듯...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74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승승장구 =========================================================================                            "제대로 당했군...이 시합 스위스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겠어." 대한민국과 스위스. 다른 조에 속해있더라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들이라면 다들 주의하며 경계를 하고 있는 팀들이었다. 한 조에 속해 있는 4 팀 중 2 팀이 8강에 올라가는 시스템에서 B 조에서 가장 8강에 올라갈 것이라고 유력시 되는 팀이 바로 이 두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타국 기자들도 오늘 이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많이 몰려든 상황이었다. 개 중에는 프로구단들의 스카우터들도 굉장히 많았고 말이다. "안 그래? 데이비드?" "......." 영국의 유명한 스포츠 기자중 하나인 데이비드가 남자의 말에 묵묵히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이대로라면 스위스가 힘들어 보이긴 하지." 선제골을 허용한 것도 스위스에겐 뼈아프겠지만 하필이면 그 상대가 김현준이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점이었다. 프리미어리그의 가장 뜨거운 아이콘인 리버풀의 주장. 고작 나이는 23세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의 플레이는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모든 선수들의 장점을 합친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다. 공격본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흐름을 끊고 공격작업을 방해하는 수비적인 모습도 대단한 만큼 스위스가 공세로 전환하려고 해도 그런 현준의 벽을 뚫어내야만 했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 모르는거지." "상대팀에는 그 준이 있다고. 바르셀로나 공격진들조차도 맥을 못췄던 그 준이 말이야. 아무리 노력해봤자 무승부에 불과하겠지. 스위스 유망주들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이 상태에서 2점을 뽑아낼 거 같지는 않아." 남자의 말에 고개를 흔드는 데이비드였다. 확실히 준의 수비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스위스는 이런 상황에서도 경기를 잘 풀어나간 경험이 많았다. 시합을 잘 풀어나갔던 경험이 많은 만큼 이런 상황에서도 올바른 청사진을 그려낼 수 있는 것이다. 이기지 못하는 팀에겐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있듯이 승리를 하는 팀은 어떻게든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스위스는 U-19 나 유럽 U-21 대회에서도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나이가 어린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스위스의 와일드 카드로 주축 공격수인 알렉산더 프라이가 있긴 하지만 그는 공격수였다. 만약 나폴리에서 뛰고 있는 스위스 대표팀의 주장인 괴한 인레르가 출전했다면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었을 터였다. "결국엔 스위스가 자랑하는 그 유망주시스템에서 자라난 녀석들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문제가 되겠군..." 만약 이 경기에서 스위스가 경기를 잘 풀어나간다면 스위스 선수들은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터였다. 게다가 아직 전반이 20 분도 지나지 않았다. 경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일이었다. 센터서클에 공이 놓인 후 다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양팀의 격렬한 볼 다툼이 벌어졌다. 한국팀으로서는 이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달려들었고 스위스 선수들 역시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공을 소유해내고 있었다. "자...!" 그리고 그런 와중에 샤카가 공을 잡고는 빠르게 그라운드를 훑었다. 한국 선수들이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하기 위해 라인을 전진시켰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만큼 그런 압박을 뚫기 위해서는 그런 한국의 수비라인을 뚫어내는 절묘한 스루패스가 필요했다. "패스해!!! 샤카!!!" 알렉산더 프라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샤카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한국 선수들 사이를 가르고 프라이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가라!!! 반격하라고!! 계속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그런 샤카의 플레이에 환호성을 보내는 스위스 응원단이었다. 전반부터 계속해서 한국팀에게 밀리는 모습만을 보인 만큼 이번에는 자국 선수들이 화끈하게 한 방을 터뜨려줬으면 하는 기대감이었다. [샤카 스루패스!!!] [알렉산더 프라이! 김영권 선수! 붙어줘야해요!] 스위스의 주축 공격수인 알렉산더 프라이의 득점 능력은 한국 올림픽 대표팀에게 있어서 위협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프라이에게 공이 가는 모습을 보며 재빠르게 중계를 하는 한국의 중계진들이었다. '고작해야 1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2006년 독일 월드컵때도 스위스는 한국을 꺽고 월드컵 16강에 오른 전적이 있었다. 그런 좋은 추억이 있는 만큼 충분히 역전을 위한 좋은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었다. 어차피 한 골을 내줘도 두 골을 넣으면 이기는 것이 축구였다. 그리고 볼을 컨트롤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 프라이는 등번호 5번을 달고 있는 선수쪽으로 힐끗 눈길을 주었다. 한국의 센터백으로 자신을 따라다니며 귀찮게 하고는 있었지만 아직 여물지 못한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 선수였다. "....읏?!" 하지만 한국의 수비수는 김영권 혼자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기성용이 커버플레이를 들어왔고 순식간에 몸 싸움을 벌이다가 결국 공을 뺏긴 프라이였다. [아! 기성용 선수! 플레이 좋아요!] [구자철 선수가 앞으로 나가있는 동안 기성용 선수가 수비라인 쪽까지 내려와서 커버 플레이를 펼쳐주었어요!] 와아아아아!!! 순식간에 스위스가 좋은 찬스를 맞았지만 기성용이 재치있는 플레이로 프라이의 공을 뺏어내자 환호성을 내지르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된 패스와 함께 이번에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전진하게 놔두지마!!!" 샤카의 말이 아니더라도 바삐 패스 코스를 찾아 움직이는 샤키리였다. 더 이상 계속해서 한국팀의 페이스대로 끌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샤키리의 방해해도 불구하고 한국팀의 패스 플레이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결국 현준에게까지 공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자신들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스위스 벤치였다. 패스 하나하나가 스위스의 빈틈을 찌르고 들어올 정도로 날카로운 만큼 도저히 앉아서 경기를 지켜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센터서클에서 현준의 롱 패스가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며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 저 녀석 막아!!!" 순식간에 수비 뒷공간을 넘기는 롱 패스와 그 공을 잡기 위해 빠른 스피드로 달려가는 한국 선수를 보며 소리를 지르는 얀 좀머였다. 어느새 한국팀의 공격수인 서정진이 현준의 패스를 받기 위해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팀 내에서도 수위에 꼽히는 발군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서정진이었다. 뒤늦게 스퍼트를 끌어올린 스위스 선수들이 따라잡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서정진은 공을 잡자마자 그대로 논스톱으로 스위스 골문을 향해 슈팅을 때렸다. [달립니다!!! 서정진!!! 서정진!!!] [슛!!! 아아!!! 얀 좀머!!!] "아...!!!" 잘 맞았다고 생각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발에서 떠나간 공은 하필이면 스위스 골키퍼의 정면으로 날아갔고 어렵지 않게 공을 펀칭해내는 스위스 골키퍼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서정진이 아쉬운 듯 머리를 감싸안았다.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완벽한 찬스인데도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튀어나온 공을 재빠르게 스위스 수비수가 걷어내었다. 하지만 그 공을 받은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마치 공이 어디로 갈 것인지 알고 있다는 듯 스위스 선수들의 몸싸움 속에서도 공의 낙하지점으로 정확하게 달려가 공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김현준 선수 또 공을 빼냅니다. 정말 2선에서 흘러나온 공은 전부 김현준 선수 공이예요. 마치 공에 자석이라도 붙여놓은 것 같아요!] [네. 김현준 선수. 정말 스위스 선수들이 싫어할만한 짓을 골라서 하고 있어요. 스위스 선수들 입장으로서는 정말 열불이 나겠는걸요.] 확실히 스위스 선수들 입장에서 가장 짜증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것이 바로 현준이었다. 2선에서 흘러오는 공을 전부 낚아채고 있으니 역습 찬스도 그리고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 조차도 못하고 있으니 말이었다. "빌어먹을...! 마음대로 가게 놔둘까 보냐?!"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열이 솟구쳐 오른 것일까? 순식간에 자신을 제끼고 달려나가려는 현준의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는 스위스 선수였다. 그리고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유니폼이 길게 쭈욱 늘어나며 현준이 넘어지자 그대로 반칙 휘슬을 부는 심판이었다. 삐익!!! "칫..." 어떻게든 돌파를 성공시키지 않게 반칙으로 끊어내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공격권은 한국에게 있었다. 게다가 반칙을 하면서도 너무나도 여유로운 현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스위스 선수였다. "귀엽네..." 그리고 태도에 다 드러나는 스위스 선수의 생각을 읽으며 미소를 짓는 현준이었다. 방금전에도 자신이 못 알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외쳤겠지만 순수한 마기로 인해 듣는 것 만큼은 어떤 언어든지 알아들은 현준이었다. "필사적으로 달려들면 좀 곤란한데..." 아무리 자신이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다른 선수들은 범접하지 못할 정도의 축구 실력을 뽐낸다고는 하지만 만약 한 나라의 올림픽 대표로 뽑힐 정도로 수준 높은 선수들이 반칙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게 된다면 아무리 자신이라도 뚫어내거나 패스를 연결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터였다. 만약 그런 사태가 발생하면 더 이상 세컨드 볼을 낚아채는 플레이를 불가능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이번 찬스에서 한 골을 더 넣어야만 했다. [김현준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네. 기성용 선수같은 프리킥에 능한 선수도 있긴 하지만 김현준 선수 정밀함을 따라오기란 쉽지 않거든요. 워낙 포스트 플레이어나 헤딩 능력이 뛰어나서 자주 차지는 않지만 세계적으로도 손 꼽히는 프리킥 능력을 보유한 선수가 바로 김현준 선수거든요.] '어디냐...어디로 공격해 오는거지...?' 현준이 프리킥을 올릴 준비를 하기 시작하자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선수들끼리의 몸싸움이 시작되었고 그런 모습을 보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얀 좀머였다. 분명 노리고 있는 선수가 있을 터였다. 김현준의 프리킥이 위험하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만약 현준이 올린 공을 한국 공격수가 헤딩으로 연결한다면 그 시점에서는 공을 막아내기란 굉장히 힘들었다. 골키퍼가 가장 막기 어려운 슈팅이 바로 헤딩슛 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 공을 보낼 것인지를 바로 캐치하고 슈팅으로 연결하기 전에 공을 잡아내야만 했다. 그렇게 한국 선수들과 스위스 선수들이 몸싸움 하는 모습을 보며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떠올리는 얀 좀머였다. 삐익!!! "그럼..."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숨을 가다듬은 현준이 그대로 공을 높게 띄어 올렸다. 이미 어떻게 이번 기회를 살릴지 머릿속으로 그린 현준이었다. 충분히 자신의 장기말이 되어줄 선수들이 패널티 에어리어에 존재했다. 그리고 그 순간 지동원과 지동원을 마크하고 있던 코흐가 높게 뛰어올랐다. '때려넣어 주겠어!!!' '넣게 만들까 보냐!' 이 찬스에서 골을 넣게 되면 분위기는 완벽하게 한국팀으로 넘어갔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골을 넣을 생각인 동원이었다. 하지만 코흐의 수비도 만만치 않았다. 여기서 만약 공을 허용하면 이대로 스위스를 무너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어?!" 그렇게 서로 몸싸움을 하며 허공을 뛰어오른 둘이었지만 공은 그런 둘의 행동을 무시라도 하듯 코흐와 동원의 머리를 살짝 넘어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입술을 질끈 깨물며 몸을 달리는 좀머였다. 어느새 뒤로 파고든 손흥민이 떨어지는 공을 향해 몸을 던지며 다이빙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철썩...! 그리고 흥민의 다이빙 헤딩슛은 그대로 얀 좀머의 손 끝에 살짝 스치고는 그대로 스위스 골문의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2 - 0. 스위스의 숨통을 끊어내는 한국팀의 쐐기골이나 다름없는 골이 터져나왔다. 그것도 전반 17분에 이어 불과 10분이 조금 넘은 전반 29분에 터진 골이었다. 와아아아!!! "잘했어! 이 자식!!!" "아! 아!! 아파요!!!" "슈퍼 탤런트!! 잘했다!!! 완전 끝내줬어!" 올림픽 첫 골. 그것도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슛으로 기록적인 첫 골을 넣은 흥민이었다. 세리모니와 함께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도 공을 올려준 현준을 향해 흘낏 시선을 보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흥민이었다.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는 몰랐다. 그냥 자신도 모르게 현준이 공을 올려준 순간 달려가다가 몸을 날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마음이라도 통했던 것일까? 그 위치로 정확하게 공을 떨어뜨리는 현준이었고 어렵지 않게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정말...현준형은 대단해.' 자신도 함부르크의 슈퍼탤런트라는 별명으로 분데스리가에서도 몇 번이나 골을 맛보며 나름 이름값을 높인 선수였다. 프리시즌의 호날두라는 별명으로 프리시즌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기도 했었다. 하지만 역시 세계에는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그런 흥민에게 있어 현준이라는 존재는 우상이나 다름없었다. 골 결정력이면 골 결정력, 몸싸움이면 몸싸움, 창조적인 패스 플레이면 패스 플레이답게 그 어느 하나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을 보이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후우...정말 힘들어지겠군." 한국의 두 번째 골이 터져 나오자 술렁거리는 기자들이었다. 한국과 스위스. B 조에서 가장 기대되는 매치로 팽팽한 접전이 될거라는 예상이었지만 경기는 예상외로 한국이 압도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한국팀의 공격은 확실히 무서워. 그 무서움은 바로 상대진영에서도 볼을 뺏기지 않는다는 점이야. 공격수 개개인의 볼 키핑력은 그렇게 높지 않아. 하지만 꽤 연습을 한 모양인지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인해 빠르게 패스를 돌리고 있어." "그리고 그런 한국팀의 패스 플레이에 스위스 수비진이 계속해서 휘둘리고 있고 말이지. 그래서 어중간하게 공을 걷어내고 말이야." "음..." 남자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 데이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문제는 거기에 있었다. 그 어중간하게 걷어낸 공은 거의 절대적으로 현준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팀은 끊임없이 공격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었다. 세컨드볼을 압도적으로 차지하는 현준의 플레이. 거기에 현준은 왠만한 몸싸움과 거친 방해에도 끄덕없을 정도로 몸싸움에도 능한 선수였다. 스위스 선수들로서 쉽사리 공을 빼앗을 수 없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비온다던데... 왜 나는 덥지... 여튼 즐감하세요! 00275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승승장구 =========================================================================                            "그리고 그 공은 아주 높게 준이 차지하고 있지. 리버풀에서 뛰고 있을 때도 종종 볼 수 있는 플레이지만...저 통찰력과 판단력 그리고 위치선정은 확실히 다른 선수들은 가질 수 없는 재능이야." 그런 현준의 능력을 이용해 한국팀은 현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보다 약간 쳐진 위치에서 뛰도록 하며 현준을 중점으로 한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스위스의 입장으로서는 현준을 막아내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크윽..." 두 번째 골까지 허용하자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하는 스위스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그들이었다.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었던 만큼 그때의 경험을 되살리며 역전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 있는 것이다. '타미 감독은 분명 현준만 마크하라고는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현준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살피며 따라다니는 코흐였다. 2 번째 골까지 먹힌 이후 스위스의 감독인 타미는 코흐에게 현준을 밀착마크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었다. 주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현준에게 오는 공만 막는다면 한국팀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나 주위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지 않고 현준의 움직임을 막아내는 것은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현준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은 주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면 막기 힘들었다. 그리고 또 다시 센터서클 부근에서 기성용이 전방으로 공을 길게 차올리며 한국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기성용 롱 패스!!] [좋아요! 기성용! 지동원의 움직임을 아주 잘 봤어요!] [오늘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좋은데요. 스위스를 상대로 아주 자신있게 플레이를 하고 있어요.] B 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매치업으로 8강 진출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스위스 전이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부터 김현준, 기성용, 손흥민, 지동원과 같은 한국이 자랑하는 23세 이하 축구 선수들이 합류하며 전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는 했지만 이제까지 올림픽에서 8 강 이상 진출해 본 적이 없는 한국이었다. 매번 역대 최강이라는 말로 올림픽에 출전해 출사표를 던졌지만 한 번도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올림픽 축구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경기는 보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게다가 경기력도 굉장히 좋았다. 김현준과 해외파가 합류했을 뿐이지만 아시아에서 보여줬던 경기력하고는 한 층 차원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지금 스코어도 2 - 0. 상대가 스페인에 이어 유럽 조별예선 2위를 차지하고 올라온 스위스임에도 불구하고 2 점이나 리드하고 있다는 것에 한국선수들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으면 중계를 이어나가는 중계위원들이었다. 그리고 기성용의 패스를 전방에 있던 지동원이 잡으려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현준이 재빠르게 움직이게 시작했다. "큭!!!" 그 동물과도 같은 움직임에 순간적으로 현준의 움직임을 놓친 코흐였다. 그러나 곧 재빠르게 현준의 뒤를 쫓는 그였다. '침착해. 생각이 너무 많으면 안 돼. 아무리 준이 세계적인 선수라고는 하지만 그가 만능은 아니야. 제대로 태클을 하거나 공만 받지 못하게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게다가 공격수라고는 하지만 오늘 준의 임무는 최전방에서 뒤처진 채로 패스를 연결시키며 한국의 공격작업을 수월하게 풀어주는 게 주 임무야!' 타미 감독의 말이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코흐였다. 확실히 오늘 현준은 그다지 많은 슈팅을 날리지 않았다. 특유의 결정력을 이용한 무서운 슈팅보다는 패스에 주력하며 한국 공격진들의 움직임을 돕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 어시스트로 2 골이나 내줬던 스위스였지만 말이다. "골로 연결되는 공...패스코스만 막는거야." 패스에도 질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막을 패스는 골로 연결될만한 선수에게로 향하는 패스였다. 전방에서는 지동원이 공을 잡고는 측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내주고 있었다. "나이스! 동원이형!!!" 오늘 1 골도 기록한 만큼 템포가 오를대로 오른 손흥민이었다. 옆에서 다프렐라가 몸싸움을 펼치고 있었지만 쉽게 공을 빼앗기지 않는 흥민이었다. 그리고 그런 흥민을 향해 곧 스위스 선수 하나가 커버 플레이를 들어오고 있었다. "칫..." 2 명의 선수라면 공을 소유해낼 자신이 없었다. 만약 현준과 같이 몸싸움과 개인기에 능한 선수라면 모를까 아직 자신은 그러한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스위스 선수가 접근하기 전에 자신쪽으로 향해 달려오고 있는 현준을 보고 패스를 찔러 넣는 흥민이었다. [손흥민 패스! 김현준 입니다!] 와아아아아아!!!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붉은 악마의 요란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한국이 배출해낸 세계적인 공격수. 멕시코전에 이어 오늘도 그 명성에 어김없이 2 어시스트를 기록한 현준이었다.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기자들이었고 기사를 적기 위해 눈을 빛내며 현준의 플레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디..." 현준은 공을 잡자마자 순수한 마기를 퍼뜨려 그라운드 내에 존재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스위스의 수비수인 코흐였다. '절대 공격수들에겐 패스하지 못해!' 무슨 일이 있어도 패스를 막으려는 듯 빠르게 달려와 현준의 패스코스를 가로막는 그였다. 그리고 그런 코흐와 현준의 플레이에 홍명보 감독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바보같군. 아무리 현준이가 오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현준이 패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스위스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전술상 최전방 공격수에서 위치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현준의 원래 포지션은 공격수. 그것도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골을 뽑아낸 공격수였다. 패스를 하지 않더라도 그 공격본능이 어디 갈 리가 없었다. 그리고 공을 컨트롤하며 순식간에 스피드를 끌어올려 코흐를 제치고 나가는 현준이었다. "!!!" 현준의 낌새를 눈치채긴 했지만 몸을 움찔한 사이 어느새 자신의 옆을 빠져나가는 현준의 모습을 봐야했던 코흐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코흐를 뚫어해는 현준의 모습에 스위스의 수비수가 슈팅을 막기 위해 태클을 날렸고 좀머 역시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오고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런 스위스 선수들의 움직임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너무나도 가볍게 골문의 빈 공간을 향해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이었다. [골!! 김현준!!! 고올!!!] [대한민국 3점째!!! 결국 김현준! 오늘도 골맛을 보는군요!] 와아아아아!!! "좋았어!!!" 스위스에게 있어선 쐐기골이나 다름없는 골이었다. 전반에만 무려 3골이었다. "역시! 현준형이 짱이예요!!!" "이 자식! 정말 넌 최고다!" 골을 넣는 순간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선수들이 자신을 향해 달려들었다. 공을 차서 그물을 가를 때의 짜릿함. 역시 이 맛에 끝까지 축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비록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어떻게 보면 편법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어디까지나 마기도 자신의 능력 중 하나였다. 그렇게 골을 넣고 멋지게 손을 치켜올리며 관중들을 향해 세리모니를 하며 동료들과 축하를 즐긴 현준은 코흐를 지나치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순수한 마기를 사용한 자신은 세계적인 수비수들 상대로도 뚫어낼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상대는 자신을 마크하면서도 다른 것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계속해서 자신을 앞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은 자신에게 있어서 기회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집중하는 게 좋을거다." 그리고 코흐의 옆을 지나치며 슬쩍 한국어로 입을 여는 현준이었다. 뒤에서 코흐의 시선에 뒤통수가 따끔거리는 느낌이었지만 거기까지는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와아아아아!!!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전반에만 무려 3골째. 그 압도적인 강력함에 분한 표정을 짓는 스위스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국의 공격을 이끄는 현준을 바라보며 침을 삼키는 샤키리였다. '확실히 저 선수는...특별해...' 리버풀의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에서만 한 시즌 50 골이라는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 선수. 개인적으로도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만큼 친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연습도 같이 했고 말이다. 자신이 91년생인 것에 반해 현준은 89년생. 고작 2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은 리버풀의 1군 스쿼드에 간신히 이름을 올린 것에 반해 현준은 이미 리버풀의 주장으로 단 1년 반만에 리버풀의 레전드가 될 것이라며 주목을 받는 선수였다. 자신과 고작 2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음에도 저런 엄청난 실력을 보이는 현준에게 샤키리는 경외감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 U-19 우승멤버들이 주축인 스위스를 상대로 4 - 1 완승. [EPNM = 김민철 기자]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 30일(한국시간) 리코 아레나 파크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런던 올림픽 B 조 예선 2차전 경기에서 4 - 1 대승을 거두었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팀이 맞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위스를 상대로 완벽하게 압도하는 경기력을 펼친 한국팀이었다. 멕시코전과 비슷한 전술을 내민 홍명보호는 U - 17 우승 멤버들이 주축인 스위스를 상대로 한 수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초반에는 스위스의 패스 플레이와 공세에 조금 밀리는 모습을 보인 한국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김현준을 시발점으로 한 패스 플레이가 점점 살아내면서 매섭게 스위스 선수들을 몰아붙였고 결국 현준의 크로스에 이은 지동원의 헤딩골로 선제골을 뽑아낸 한국팀이었다. 오늘 경기의 MVP 는 바로 김현준이었다. 지동원의 헤딩골을 연결시키는 크로스를 올려 선제골을 도운 김현준은 불과 10 분뒤 프리킥 상황에서 절묘하게 손흥민에게 공을 보내며 두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김현준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럽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뽑아낸 선수답게 김현준은 스위스 수비수들을 몇 번이나 무너뜨리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었고 결국 3, 4 골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그대로 스위스를 침몰시켰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말처럼 김현준에게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너무나도 작아 보였다. 각 나라의 대표라는 선수들 사이에 있어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던 김현준은 후반 33분 백성동과 교체되었고 그 순간 리코 아레나 스타디움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기립 박수가 이어졌다. 이로써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승점 6점으로 B 조 1위로 떠오르며 가봉과 멕시코가 2 대 2 로 경기에서 비겨 일찌감치 2 경기만에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까지 한국 남자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올림픽에서의 최고 성적이 8강인 만큼 메달에 대한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8 강 진출을 확정해 놓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만큼 이번에야 말로 메달에 대한 의지를 내뱉고 있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다. 특히나 남자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런던에서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다. 1948년 런던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첫 출전해 8 강에 올라간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 다시금 조별리그를 통과해 8 강에 올라가기까지는 아테네 올림픽인 2004년까지 무려 50여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지만 런던에서의 좋은 기억을 되삼아 이번에야 말로 메달을 따겠다는 올림픽 대표팀이다. 만약 이대로 8 강에 올라가게 되면 한국과 맞붙는 상대는 세네갈이나 우루과이가 유력하다. 현재 개최국인 영국이 세네갈과 아랍 에미리트를 상대로 2승을 거둬 8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우루과이 또한 아랍 에미리트와 세네갈을 상대로 1 승 1 무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우루과이로 영국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면 승점 5점을 획득 8 강에 진출하게 된다. 하지만 세네갈이 아랍 에미리트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게 될 경우 한국의 상대는 세네갈로 결정될 수도 있다. 스위스전의 승리로 2 경기만에 8 강 진출 확정 짓자 난리가 난 축구팬들이었다. 다들 역대 최고 역대 최고라는 말에 기대감을 품고는 있었지만 이제까지 국가대표팀에게 기대를 품었다가 실망을 한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멕시코를 누르더니 B 조에서 가장 유력한 8 강 진출 후보였던 스위스까지 4 대 1 로 대파를 하며 일찌감치 8 강 진출을 확정지어 버린 것이다. 비록 멕시코전에 이어서 스위스전에서도 골을 내주며 고질적인 수비불안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격력 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국팀의 활약속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다름아닌 현준이었다. 클럽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쳐주고는 있었지만 국가대표팀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현준이 크게 활약을 해 준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 김현준이 남아공때 나갔어야 했는데!" "축협은 왜 김현준을 안 뽑았대?!" "아시안컵에 김현준을 보냈어야!" 그리고 리버풀에서나 다름없이 올림픽팀에서도 다른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는 현준의 활약에 괜스레 남아공과 아시안컵에서의 치욕을 떠올리는 축구팬들이었다. 특히나 대전 시티즌 팬들은 인터넷에서 대한민국 축구협회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었다. 2009-10 시즌 현준이 K 리그 MVP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가 월드컵 대표팀에서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떨어뜨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단순히 인터넷으로만 그쳤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병역문제로 국민들에게 말이 많은 박주영을 브라질 월드컵 호에 승선시키려고 하자 비난일색으로 들끓어 오르는 팬들이었다. 김현준과 같은 선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아스널에서 후보로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박주영을 국가대표팀으로 데리고 오려느냐 라는 게 바로 그 이유였다. 어찌되었던 그렇게 축구협회가 난항을 겪고 있을 무렵 올림픽 대표팀은 가봉을 상대로 2 - 0 승리를 거두며 전승을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태극 선수들의 무서움을 세계에 알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요즘 슬럼프인가... 팔도 아프고 글 쓰는게 영... 그래도 오늘도 한 편을 어떻게 쓰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축협이 박주영 선수를 올대와 국대로 영입하려고 하더군요. 긁적...예전같으면 모를까 클럽에서도 별다른 출전을 하지 못해 경기감각이 한참 떨어져 있을텐데. 골 소식도 2군 경기에서밖에 안 들렸고... 결국 와일드카드로 뽑을 생각인데...좋은 선수들도 많을텐데 개인적은 생각으로는 축협에서 박주영을 너무나도 고집하는 군요. 이유가 뭘까... 00276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승승장구 =========================================================================                            [영국! 우루과이와 1 - 1 로 무승부를 거두며 동반 8 강에 진출합니다.] [영국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경기긴 하겠습니다. 홈이라는 이점과 함께 베컴의 프리킥 골로 인해 1 - 0 으로 앞서나가며 주도권을 잡았는데 결국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하는군요.] [이렇게 되면 B 조의 결과를 봐야겠지만 영국은 B 조 2위가 유력시되는 스위스와 맞붙게 되고 한국은 우루과이와 4강을 걸고 격돌하게 되는군요!] 8월 2일 한국이 가봉전에서 2 - 0 으로 승리를 거두기 전 미리 벌어진 경기인 A 조 마지막 라운드 영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1 - 1 무승부로 끝나며 동반 8 강에 진출하게 된 양 팀이었다. 아프리카 올림픽 예선에서 4위를 하면서 3번이나 지고도, 오만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세네갈은 마지막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에서 2 - 0 의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결국 영국과 우루과이가 무승부를 거두자 어쩔 수 없이 3위로 탈락하고야 만 세네갈이었다. 그리고 한국이 가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B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면서 8 강 대진 상대가 정해지자 수 많은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이었다. 특히 A 조는 올림픽 조별 예선중 죽음의 조라는 평가를 가장 많이 받는 조였다. 개최국인 영국이 끼어 있다는 것도 한 몫했지만 말이다. 그런 조에서 올라온 팀인 만큼 만만한 팀들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한국 올림픽 대표팀 입장에서는 개최국인 영국을 피했다는 게 가장 큰 성과였다. '확실히 영국을 피한건 다행이다!' 대부분의 한국에 있는 축구 평론가들의 생각이었다. 50 여년 만에 단일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영국은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이 이끌고 있었다. 현준과 한솥밥을 먹었던 앤디 캐롤을 비롯해 다니엘 스터리지, 가레스 베일, 필 존스, 카일 워커뿐만 아니라 와일드 카드로 데이비드 베컴, 웨인 루니 그리고 골문을 든든히 지켜주는 조 하트까지 포함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는 팀이었었다. 그리고 그런 전력에 걸맞게 2 승 1무로 8강에 진출한 영국팀이었다. "어떻게 보면 세네갈보다는 우루과이가 쉬운 상대일지도 몰라." 한국의 8 강 상대가 우루과이로 정해졌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면서 말하고는 침대쪽으로 드러누워 이어폰을 끼는 현준이었다. 비록 A 조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세네갈에는 다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럽무대의 유명한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양쪽 윙백으로는 프랑스 청소년 대표로 지냈던 올림피크 리옹 출신의 라민 가사마(로리앙), 아스날 출신으로 현재 퀸즈 파크 레인져스에 있는 아르망 트라오네도 있었다. 게다가 세네갈 출신의 투 톱으로 저번 시즌 뉴캐슬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뎀바 바와 파피스 시세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과 같은 방을 쓰며 한국인 최연소 프리미어리거로 퍼펙트 스트라이커를 꿈꾸는 지동원이 입을 열었다. "영국을 피했으니 조금 다행이긴 한데 말이죠. 솔직히 우루과이도 만만치 않은 팀이잖아요." "음......" 영국과 무승부를 거두고 8강에 올라 한국의 맞상대를 하는 우루과이는 최근 들어서 가장 떠오르고 있는 팀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4강을 비롯해 2011 코파 아메리카도 제패한 팀이 바로 우루과이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전통의 강호인 우루과이는 유독 올림픽에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런던 올림픽 출전 역시 1928년 이후 무려 84년만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924, 1928년 단 2차례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대회 모두 금메달을 딴 기록을 가지고 있는 우루과이였다. 그리고 이런 우루과이의 주축 멤버로는 유럽 빅리그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손 꼽히고 있는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바로 현준과 같은 팀에 소속되어 있는 리버풀의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볼로냐의 에이스로 떠오른 가스톤 라미레즈. 팔레르모의 스트라이커 아벨 에르난데스와 같은 선수였다. 그런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는 8월 4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불과 이틀의 휴식밖에 주어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우루과이의 전력분석에 대해 열중하고 있었다. 이왕 올림픽 8강에 진출한 것 한국 역사상 최초로 메달을 알겠다는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게다가 덤으로 군대 문제에 관한 것도 있었다. 적어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지만 군대를 면제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군필자나 현준과 같이 해당사항이 되지 않는 선수는 상관이 없긴 하지만 대다수의 선수들은 병역문제에 민감한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꼭 군대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지동원도 군대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한 만큼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무조건 우루과이를 꺾고 올라가기 위해 어떻게든 우루과이 선수들의 전력분석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현준형. 코아테스는 형이랑 같은 팀에 뛰고 있는 선수인데 약점 같은 건 없어요?" 지동원이 침대에 누워있는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신은 열심히 우루과이 수비수들의 습관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분석중이었지만 마치 남일이라는 듯 현준은 침대에서 눈을 감으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 마치 군문제가 자신의 일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모습처럼 보였기에 조금 배가 아프기는 했지만 확실히 현준은 저렇게 여유를 부릴 만한 실력이 있는 선수였다. "어...글쎄다. 리버풀에서 막상 같이 경기에 뛴 적은 몇 번 없어서. 그런데 키가 커서 제공권으로는 힘들 거야. 2m 정도는 되어 보이더라. 게다가 90년생인데 플레이가 좀 찐득해." "찐득하다뇨?" "나이에 비해 노련하다고 할까나...그래도 속도가 느리긴 하니까. 스피드로 상대하면 될 거야." 대다수의 장신 센터백들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바로 스피드였다. 하지만 코아테스의 주력은 상대적으로 느리다일뿐이지 그렇게 엄청나게 느린 편은 아니었다. 아게르와 스크르텔 라인이 부상없이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준 만큼 몇 경기 출장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 2의 히피아라고 불리며 앞으로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질 선수로 평가받는 코아테스였다. 그러나 그런 사실까지 지동원에게 말해줄 필요는 없었다. 지동원 역시 좋은 스트라이커였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말에 지동원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코아테스를 상대로 플레이를 펼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우루과이를 상대로 이겨야 할텐데요. 월드컵의 복수를 해줘야죠." 공교롭게도 한국은 월드컵 16강에서 우루과이를 만나 루이스 수아레즈의 내 인생 모든 것이 담긴 슛을 얻어맞고 2 - 1 로 탈락한 경험이 있었다. "글세. 난 월드컵에서 뛰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에이...뭐예요. 형. 김빠지게." 지동원 역시 남아공 월드컵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 심드렁한 현준의 말에 툴툴 거리는 동원이었다. 남아공 때의 복수를 하겠다고 서로 불타올라 우루과이 격파에 열을 올릴 생각이었지만 전혀 관심조차 보이지 않으며 누워서 음악을 듣는 현준의 모습에 기운이 쭉 빠진 것이다. "그나저나 우루과이랑 이기면 누구랑 상대할까요?" 아직 우루과이와의 경기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4강 상대를 논하는 지동원이었다. 당장 내일이 시합인 만큼 이렇게 말이라도 꺼내야 긴장감이 풀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흐음..." 그런 동원의 말에 잠깐 생각에 잠기는 현준이었다. 우루과이랑 맞붙는 한국이 만약 승리할 경우 C 조 2 위로 올라온 이집트와 D 조 1위로 올라온 스페인의 승자와 결승전 진출을 걸고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다. 브라질을 제외하고 고만고만한 팀이 모였다는 평가를 받는 C 조에서 3 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전력을 뽐내며 올라온 브라질에 이어 C 조 2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진출한 팀은 바로 이집트였다. '브라질에 이어서 8강에 진출했다고는 하지만...'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로 올림픽 예선에서 3위로 본선에 진출하게 된 이집트는 2월 1일 이집트 프리미어리그에서 벌어진 알 마스리와 알 아흘리의 경기에서 일어난 폭동으로 이집트의 모든 축구 경기가 중단된 상황이었다. 최소 79 명이 사망하고 1000 여 명이 부상을 입은 축구 역사상 최악의 폭동으로 불릴 정도의 사건이었다. 그 사고의 여파로 인해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부진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집트 올림픽 대표팀이었지만 벨로루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뉴질랜드와 무승부를 거두며 결국 골득실에서 가까스로 8강에 진출한 이집트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집트 대표팀의 상대는 바로 다름 아닌 스페인인 만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었고 그 예상은 현준도 다르지 않았다. "안 봐도 뻔하지. 스페인." "하긴. 좀 바보 같은 질문이죠?" 지동원의 말에 음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현준이었다. 올림픽을 치루기 위해 떠나기 전 체리 쥬빌레의 앨범이 발매되었고 꼭 그것을 들으라고 자신의 노래를 개인적으로 녹음해서 MP3 파일로 아영이 건네 주었던 것을 듣고 있는 것이었다. "스페인이 상대라면 어때요? 현준형?" "스페인은...글세. 조금 힘들긴 하겠네." 현대 축구는 바햐흐로 스페인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8 유로, 2010 월드컵, 거기에 2011 유럽 U - 21 선수권 대회까지 싸그리 우승을 차지했다. 게다가 재작년시즌에는 프로 축구 리그인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이번에도 레알 마드리드가 리버풀을 꺾고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티아고 알칸트라, 호르디 알바, 오리올 로메우, 데 헤아, 아드리안 로페즈등 프로팀에서도 무적함대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주축이 된 데다가 유로 2012 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후안 마타와 하비 마르티네즈 그리고 부스케츠 역시 와일드 카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스페인을 상대한다는 것은 현준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나 스페인의 전력 주축은 바르셀로나 유스에 속해 있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물론 스페인 대표팀에는 메시가 없었다. 바르셀로나와 같이 패싱과 점유율 위주의 축구를 구사한다고 하더라도 메시와 같이 골을 넣어줄 공격수가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아도 한국팀에게는 굉장히 위협적인 상대가 될 터였다. 하지만 그것도 한국이 우루과이를 꺾고 4강에 올라갔을 때야 할 수 있는 걱정이었다. "그럼...현준형. 우리 몸이나 풀러 갈까요?" "내일이 당장 시합인데?" "에이. 잠깐 호흡만 맞춰요." 동원의 재촉에 현준은 어쩔 수 없이 귀에 꼽고 있던 이어폰을 빼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려면 아직 2 년이 남아 있는 만큼 4년 마다 한 번 벌어지는 올림픽 축구에서라도 꼭 메달을 딸 생각인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만 했다. 어디까지나 축구는 현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리버풀의 주장이자 한국팀의 에이스라는 감투와 함께 저번 시즌 보여줬던 활약 때문인지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선수들이 자신에게 의존한다는 것도 그다지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잠깐 놀아주는 것도 괜찮겠지...' 섹스를 통해 악마의 기운을 흡수해야지만 실력을 발휘했을 때라면 무슨 핑계를 대서도 훈련연습을 거절했을 테지만 지금은 언제든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는 현준이었다. "어? 나도나도." "나도 갈래요." 현준과 동원이 연습을 하러 나간다는 말에 각 방에서 쉬면서 우루과이와의 경기를 생각하고 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들 내일 경기에 있을 부담감과 긴장감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부담감과 김장감을 날려버리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동료들과 함께 같이 공을 차는 일이었다. 한국! 과연 천적인 우루과이를 잡고 4강행을 쏘아올릴까? [EPNM = 김민철 기자] 드디어 올림픽 축구 8강의 윤곽이 드러났다. 개최국인 영국과 스위스를 시작으로 브라질과 일본, 한국과 우루과이, 스페인과 이집트가 4강행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올림픽 본선에서 3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은 올림픽 대표팀이지만 본격적인 메달을 위한 행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나마 홍명보 감독이 뽑은 본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인 영국을 피한 한국 대표팀이다. 하지만 우루과이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특히 우루과이는 한국의 천적이나 다름 없는 팀이었다. A 매치 역대전적에서 우루과이는 한국을 상대로 5 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런 우루과이를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하는 감독은 바로 우루과이 A 대표팀을 지휘하는 타바레즈 감독이다. 타바레즈 감독은 우루과이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을 상대로 3 번 경기를 치러 모두 승리를 거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 2007년 평가전 그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까지 한국은 전부 타바레즈 감독이 이끄는 우루과이에 패배의 쓴 맛을 맛봐야만 했다. 타바레즈 감독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를 두텁게 한 후 날카로운 속공을 펼치며 재미를 봤다. 그 탓에 한국은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고도 번번히 역습에 무너진 경험이 있다. 우루과이는 남미 축구 특유의 기술에 거칠고 영리한 파울을 통한 노련한 플레이,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수비 조직력 등 안정된 축구를 구사하는 만큼 한국 선수들에게 있어서 지상과제는 일단 우루과이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것이 될 것이다. 한 두번의 실수면 끝인 8 강 단판승부에서 양 팀 모두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득점을 노릴 공산이 크다. 볼 점유 경쟁은 이제 전쟁이다. 누가 볼을 소유하고 플레이를 주도하며. 볼을 빼앗기지 않고 역습을 허용하지 않느냐가 4 강 진출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대한 기본 과제가 될 것이다. ============================ 작품 후기 ============================ 아 이 찌는 듯한 날씨...... 더운 것엔 정말 너무나도 취약하네요 ㅠㅠ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77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승승장구 =========================================================================                            축구 팀의 에이스들이 축구를 하면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란 언제일까? 골을 넣었을 때? 아니다. 바로 수비수들이나 미드필더들이 패스한 공이 자신에게로 집중될 때다. "달려!!!" "붙어! 태클로 끊으란 말이야! 공을 전방으로 패스하게 두지마!!!" 그리고 고개를 들면 공격수들이 골을 노리기 위해 골문으로 힘차게 달리고 있다. 그것은 즉슨, 자신이 그만큼 신뢰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바로 자신에게 공이 있다는 것이 우리팀의 찬스라는 말이라는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최고의 기분에서 공을 차게 되면 이어지는 것이 바로 최고의 패스였다. [위험합니다!!!] 우루과이의 에이스이자 현재 인터밀란에서 뛰고 있는 디에고 포를란의 날카로운 패스가 수아레즈에게로 연결되는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가 목소리를 높였다. "나이스...패스!!!" 콰앙!!! 그리고 수아레즈는 그런 포를란의 패스를 받아 윤석영의 수비를 떨쳐내고는 한국의 골문을 향해 슈팅을 때렸고, 그런 수아레즈의 슈팅은 힘겹게 김승규가 잡아내자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한국팀이었다. [계속해서 포를란 선수에게 공을 내주는데요. 미드필더 싸움에서 포를란 선수를 마크하고 있는 구자철 선수가 계속해서 볼 싸움에서 밀리고 있어요.] [네. 전반전 아벨 에르난데스에게 선제골 실점 이후 계속해서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한국팀인데요. 이제는 포를란 선수에게서도 절묘한 패스가 계속해서 연결되고 있어요.] [우루과이 공격의 기점은 바로 저 디에고 포를란 선수입니다. 비록 인터 밀란에서 잦은 부상으로 몇 경기 출전하지 못했던데다가 이번 올림픽에도 극적으로 와일드 카드로 합류했거든요? 조별리그에서도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는데 이렇게 8 강에서 펄펄 날아다니는 디에고 포를란 선수네요.] [한국팀 입장에서는 참 밉상인 선수예요.] 웸블리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8강전. 마치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처럼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본선 토너먼트에서 또 다시 맞붙은 양팀이었다. 우루과이는 한국을 상대로 이제까지 5전 전승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4강 진출을 위한 필승을 다짐했고, 한국팀 역시 남아공 때의 설욕전을 한다는 이유로 베스트 멤버를 내세웠다. 그리고 양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펼쳐진 경기에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도 보여줬던 불안한 수비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경기가 시작된지 불과 9 분만에 수아레즈의 패스를 김영권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쇄도하던 아벨 에르난데스에게 선제골을 실점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 - 0 으로 리드당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축구 경기는 끝날때까지 결과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게다가 비록 지고는 있었지만 한국팀에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인 현준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이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붉은악마와 한국 축구팬들이었다. [이제 한국팀 슬슬 멋지게 한 장면 만들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중원에서 우루과이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집요한 볼 싸움이 계속되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볼 점유율을 높여서 주도권을 가져올 생각이었고, 우루과이는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국의 기운을 빠지게 할 생각이었다. 기존 선수들과 유럽파 및 와일드 카드 선수들의 호흡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된 우루과이였지만 조별예선동안 선수들끼리 좋은 조직력을 보여주는 우루과이였다. 그 때문에 중원싸움에서도 굉장히 고전하는 한국 팀이었다. 한국팀의 에이스이자 이번 올림픽에서 6골로 득점 순위 1위에 올라와 있는 현준에 대한 견제는 특히 심했다. 촤아악!!! "큿...!" 성용의 패스를 받아 공을 살짝 앞으로 튕기고는 그대로 쏜살같이 달려나갈 생각이었던 현준은 그대로 가스톤 라미레즈의 태클에 의해 그라운드로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순수한 마기로 라미레즈가 달려드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짧은 순간에 인간의 기준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삐익!!! 그리고 현준이 그라운드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휘슬을 부는 심판이었다. [김현준 선수 또 그라운드로 쓰러졌는데요. 우루과이의 수비가 상당히 거칠어요.] [꽤나 고통스러워 하는 김현준 선수인데요. 이러다가 큰 부상이라도 입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한국팀의 공격 기점이자 에이스가 누구인지 아주 잘 알고 있는 우루과이의 타바레즈 감독이었다. 현준이 공을 잡기만 하면 이렇게 거친 반칙을 통해 현준을 막아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어쩔수 없이 현준의 공격 루트가 막히자 지지부진한 공격력을 보이는 한국팀이었다. 현준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로서는 우루과이의 수비를 뚫어내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루과이로써도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워낙 재빠른 몸놀림을 보이는 현준을 반칙으로 끊어내는 것은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순식간에 돌파를 해내는 현준의 모습에 다급한 우루과이 선수들이 손을 내뻗은 것도 여러번이었고 그 때문에 아직 전반 33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루과이 선수들 중 무려 3명이 옐로 카드를 받은 것이었다. 게다가 위험지역에서 이어지는 한국의 세트피스 플레이는 우루과이에 있어서 큰 위기상황이었다. "현준아. 괜찮아?" "아아..." 기성용의 말에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을 흔드는 현준이었다. 가봉전 이후 고작 이틀의 휴식만을 가지고 치러지는 8 강전 경기였다. 그리고 만약 8 강전에 승리하게 되면 사흘뒤에 4 강전을 치러야만 했다. '대체 어떤 자식이 이렇게 빡빡하게 경기를 편성해 놓은 건지...' 그야말로 엄청난 강행군이나 다름없는 일정이었다. 더군다나 올림픽 대표팀이 와일드 카드를 제외한 23 세 이하 선수들로만 이루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부상을 입는 선수들도 나올 터였다. 벤치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안절부절한 코치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계속된 반칙으로 인해 그라운드로 나뒹굴다가 현준이 큰 부상이라도 입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감독인 홍명보 역시 얼굴이 붉어진 것을 보면 상당히 화가 나 있는 듯 했다. 아까 전에도 심판에서 우루과이의 플레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를 하다가 주의를 받았던 홍명보 감독이었다. "후우..." 와아아아아!!! 현준이 심호흡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자 웸블리 스타디움이 환호성과 박수로 가득찼다. 계속된 반칙으로 그라운드에 몇 번이나 쓰러졌는데도 불구하고 일어나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현준에게 보내는 박수였다. "김현준. 감독님이 부상 조심하랜다. 그리고 힘들 거 같으면 교체 싸인 보내래." "아아..." 구자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현준이었다. 아무리 올림픽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선수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그 때문에 잠시 경기가 지연된 틈을 타 구자철을 불러 현준에게 하고픈 말을 일러준 것이었다. "좋았어!!!" 한국팀의 프리킥 기회는 손쉽게 무산되고야 말았다. 현준이 절묘하게 공을 올려줬지만 지동원보다 우루과이의 수비수가 먼저 공을 걷어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우루과이의 역습찬스에 또 다시 위기상황을 맞이한 한국이었다. "좋았어!!!" "포를란이다! 중거리 슛을 쏘게 냅두지마!!!" 비록 올림픽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지만 프리메라리가에서 보여줬던 꾸준한 골 기록과 두 번의 피치치(득점왕)에 등극했던 포를란은 그야말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특히나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는 양발잡이인 탓에 타이밍을 알 수 없는 중거리 슈팅은 그야말로 가장 무서운 무기였다. 그리고 김승규의 지시에 중앙수비수인 김영권이 재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포를란이 슈팅을 때리기 전에 미리 나서서 차단하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김영권의 플레이를 냉철하게 읽고 있는 포를란이었다. 김영권이 앞으로 나오는 모습에 사선으로 패스를 찔러 주는 포를란이었고, 김영권이 나온 빈 공간을 향해 한 명의 우루과이 선수가 엄청난 속도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런!!!" [아!! 위험해요!!!] [수아레즈!!!] 바로 현준의 동료이자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즈였다. 그리고 포를란의 패스를 받은 수아레즈가 그대로 김승규가 지키는 한국팀의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고,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로 골문을 벗어나며 광고판을 강타했다. "......하아." "사...살았다..." 그리고 그런 수아레즈의 슈팅이 순식간에 골을 먹을 줄 알았던 상민과 세진은 기운이 쭉 빠진 듯 제자리에 쓰러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축구라는 경기가 이렇게 사람들의 수명을 늘렸다 줄었다 하는 경기인 줄은 오늘 처음 안 두 남녀였다. "하아...루이스 수아레즈 선수. 정말 무서운 선수예요. 김현준 선수와 리버풀에서 뛰며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인데 정말 인정사정없이 한국팀의 골문을 노리고 있어요." "전 하마터면 심장이 멈출 뻔했어요. 아직도 진정이 되지 않네요. 오빠. 저 청심환좀 주세요."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세진씨."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은 상민과 세진 뿐만이 아니었다. 조그마한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스탭들도 수아레즈의 슈팅이 몸을 크게 움찔 했다가 똑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기 때문이었다. "어서 빨리 우리 선수가 골을 넣어줬으면 좋겠는데요." 세진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상민과 촬영팀이었다. 아직 경기가 끝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리드당하는 것보다는 리드하는 것이 마음 편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이스 슈팅. 루이스." "......" 자신의 옆을 스쳐지나가는 수아레즈를 향해 한마디를 건네는 현준이었다. 확실히 수아레즈의 슈팅은 완벽에 가까웠다. 단지 골문을 열지 못한 것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아무 말 없이 현준의 옆을 스쳐지나가는 수아레즈였다. 비록 한 팀의 동료였지만 경기 중에는 서로의 적. 특히나 84 년 만에 올림픽에 진출하는 우루과이인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수아레즈였다. 조금 민망하기는 했지만 현준 또한 그런 수아레즈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을 무시하는 수아레즈의 모습에 별 생각없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아...?" 공이 밖으로 나간 탓에 경기가 중단된 이 와중에도 들러붙는 우루과이 선수를 보며 입맛을 다시는 현준이었다. 상대팀의 장점을 분쇄하고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는 우루과이 대표팀 타바레즈 감독의 스타일 답게 자신이 공을 못잡게 만드는 우루과이 선수들이었다. "그럼 나도 슬슬 제대로 움직여야 되려나..." 조금 더 경기장 넓게 순수한 마기를 흩뿌려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한다면 우루과이 선수들의 움직임 보다 한 발짝 먼저 공을 소유하고 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100%는 아니었지만 계속 그렇게 시도하다보면 어느 순간엔 기회가 나올 수 있을 테고 그때가 바로 한국팀의 찬스가 될 터였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팀 동료들의 지원도 필요했다. "좀 더 라인 올리자고!!!" "에...?!" "그게 무슨 말이야?" 현준의 말에 홍정호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가뜩이나 우루과이의 맹공에 공간이 뻥뻥 뚫리며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수비라인을 올리게 되면 오히려 우루과이를 도와주는 꼴이 될지도 몰랐다. "뒷 공간을 허용하는 건 조금 그렇긴 한데. 너희들이 잘 막아줄 거라고 생각하거든? 일단 조금 올라오라고. 그 편이 골 찬스가 더욱 많이 생길 것 같아. 우루과이 선수들의 시선도 조금 분산시키고 말이야." "하아..." 뒷 공간을 내준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지 잘 알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현준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홍정호였다. 하지만 이렇게 우루과이의 공격수들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것보다는 그 모습이 더욱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현재 1 - 0 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직 전반전이긴 했지만 어차피 토너먼트 경기에서 1 - 0 으로 지나 2 - 0 으로 지나 떨어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와아아아아!!!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경기가 계속해서 진행될수록 열광적으로 응원을 보내는 붉은 악마와 우루과이 응원단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수 많은 영국 국민들도 함께 했다. 월드컵도 아닌 올림픽이었지만 축구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사랑은 상상을 초월했다. 결승전도 아닌 8 강전, 그것도 자국팀의 경기가 아닌 것에도 불구하고 웸블리 스타디움이 거의 가득 찰 정도로 많은 관중들이 들어선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관중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감탄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확실히...' 한국의 수비라인을 끌어올리자 조금 여유가 생기는 현준이었다. 전반 초반에 비해 자신에 대한 우루과이 선수들의 마크가 조금 느슨해졌기 때문이었다. 우루과이 선수들 역시 현준이 한국팀에서 6 골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동원이나 손흥민 같은 선수들도 올림픽에서 골을 터뜨렸던 선수들인 만큼 그들에 대한 마크도 해야하는 만큼 현준에게 온 신경을 쏟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지금이라면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현준아!!!" 그리고 살짝 손을 아래로 내리고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나가는 현준의 모습에 공을 잡고 있던 성용이 그대로 현준을 향해 패스를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현준의 옆에 있던 우루과이 선수가 재빠르게 달려들었다. 쿠웅!!! "저거 반칙 아니야?!" 그리고 공을 잡으려는 현준을 향해 그대로 몸싸움을 거는 우루과이 선수였다. 하지만 거의 보디체크 수준에 가까워 보인 만큼 그런 우루과이 선수를 보며 소리를 지르는 한국팀의 벤치였다. 그러나 이런 거친 몸싸움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매번 경험했던 현준은 우루과이 선수의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은 채 그대로 공을 낚아채었다. ============================ 작품 후기 ============================ 달샤벳에 아영이라는 이름이 있었군요!!! 그랬군. 달샤벳 하면 기억나는게...그 뭐였지. 토끼귀? 달고 나왔던 것 밖에...슈파두파디바였나... 오늘은 좀 시원하네요. 바람도 불고 말이죠. 매일 이랬으면 좋겠는데... 어젯밤에 마비노기를 한답시고 늦게 잤더니만 엄청 피곤하군요. 조금 한숨 자고 일어나야겠네요. 이 시간에 올라오는 글. 뿌듯하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P.S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쿠폰주시는분들 감사합니다. 00278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승승장구 =========================================================================                            [김현준 선수! 잡았어요!!!] 오늘 경기 한국팀의 에이스로 많은 주목을 받은 현준이었다. 올림픽 예선에서 경기당 2골이라는 엄청난 득점감각을 뽐낸 만큼 우루과이전에서도 크게 한 건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팬들사이에 팽배해 있었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거친 수비에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데다가 공을 잡은 횟수도 예전 경기에 비해서 눈에 띄게 적었던 현준이었다. 그런 와중에 몸싸움을 이겨내고 현준이 공을 잡자 기대감에 차 중계를 하는 해설위원이었다. [기회예요!!] 현준이 우루과이 선수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공을 잡으면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순식간에 무너진 균형을 감각적인 판단으로 재빠르게 중심을 잡은 것이다. 그리고 폭발적인 현준의 가속이 시작되었다. 우루과이로써는 가장 두려워하는 한국팀의 공격 옵션 중 하나인 현준의 개인기가 펼쳐진 것이다. "막아!!!" 뒤에서 현준을 서포트하기 위해 쫓아오는 기성용을 붙잡던 포를란이 순식간에 자신들의 견고했던 진영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을 현준을 마크할 수 있는 선수는 우루과이에서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아니, 세계에서도 몇 없다고 보는 게 정확했다. 이미 순수한 마기로 모든 감각을 끌어올린 현준을 우루과이의 U - 23 멤버들이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순식간에 우루과이의 진영을 꿰뚫고는 바람같이 내달리더니만 어느새 우루과이의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해 들어가는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재빠르게 현준의 앞으로 가로막는 코아테스였다. "큿...!"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질 촉망받는 유소년 멤버인 세바스티안 코아테스도 마찬가지였다. 순식간에 현준의 앞을 가로막고는 코아테스는 협력 수비를 하기 위해 달려오는 선수들에게 신호를 보내고는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하지만 현준을 앞에 두자 느껴지는 압박감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코아테스였다. 어째서 현준이 리버풀 톱 팀의 에이스인지 온 몸을 감싸는 압박감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현준의 플레이는 리버풀에서 같이 연습을 하면서 몇 번이나 눈으로 본적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선수인 만큼 자신이 세계 최고의 수비수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될 산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한다면 수비수는 공격수가 골을 넣는 것을 막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골을 막는 것은 자신만의 역할이 아니었다. '슈팅을 때리더라도 무스레라씨가 막을 수 있는 슈팅이면 돼.' 아무리 현준의 골 결정력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때리는 슈팅이 반드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가능한 축구선수는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우루과이의 골키퍼인 페르난도 무스레라는 월드컵에서 4강 까지 올라가는 데도 그리고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루과이가 우승을 하는 데 있어서 일등공신이라고 할 정도로 신들린 선방을 보여줬던 골키퍼였다. [김현준! 뚫어내나요?!] 우루과이의 수비수인 코아테스가 앞을 가로막는 데도 불구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는 현준의 모습에 소리를 내지르는 해설위원이었다. 오늘 경기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 중에서 가장 볼만한 장면이었다. 대체적으로 개인기가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게 한국 선수들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비해 개인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개인기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극 마크를 단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에서 개인기를 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로 한국 축구의 시스템적인 문제였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부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온 선수들이지만 팀 플레이라는 명목으로 개인기를 하다가 상대팀에게 공을 뺏기기라도 한다면 엄청난 타박이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쌓이고 쌓여 결국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이 것이 국제적인 경기에서도 큰 차이로 드러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달랐다. 애시당초 학원 축구에서 축구를 배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기를 구사하는데 있어서 거리낌이 없었다. 게다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온 몸에 팽배해 있었다. 쿠욱!!! 리리스가 재구성해준 악마의 신체라는 탁월한 신체조건과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급가속과 급정지를 이용해 수비수들의 시선을 혼란시키고는 순식간에 뚫고 들어가는 현준의 돌파능력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하지만 코아테스는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속지 않고 침착하게 현준을 막아서고 있었다. 리버풀에서 현준과 같이 훈련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었다. '호오...?!' 그리고 그런 코아테스의 수비에 약간은 감탄을 터뜨리는 현준이었다. 여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속도감각을 이용한 플레이로 뚫고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잘 막아서고 있는 것이었다. '좀 더 발전하면 다음 시즌에 기대해 볼 만하겠는데?' 저번 시즌 코아테스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워낙 다른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리버풀의 수비수 스쿼드에 있어서 주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되는 코아테스의 플레이에 리버풀의 주장으로써 흐뭇한 느낌이 들었지만 감탄한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큿?!" 순식간에 속도를 줄이는 현준의 플레이에 코아테스 또한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손을 이용해 현준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는 코아테스였다. 그 순간 다시 한번 속도를 끌어올리며 압박감을 선사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코아테스가 유니폼을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흔들어 뿌리친 다음 바람같이 몸을 회전시키며 빠져나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아차 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뚫려버린 코아테스였다. 확실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말 대로 순식간에 자신을 뚫어내는 현준의 플레이는 압권이었다. 그 짧은 사이에 가속도를 높이고 몸을 흔들어서 자신의 손을 뿌리치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생각을 하는 그였다. 자신이 현준을 붙잡고 늘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미 현준의 슈팅을 막기 위해 무스레라가 앞으로 달려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내..." 하지만 뒤를 돌아본 코아테스는 눈을 크게 뜰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뚫리는 순간 무스레라가 공을 향해 몸을 날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무스레라 조차도 현준의 몸 놀림에 시선을 빼앗기며 쓰러진 것이었다. 공을 막기 위해 몸을 날린 무스레라였지만 현준은 그런 무스레라의 움직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는 가볍게 빈 골대에 골을 밀어넣었다. "하하하...역시 저 녀석은..." 현준이 골을 넣는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모습에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리는 수아레즈였다. 우루과이 선수들이 막기 위해 달라붙었다. 비록 23 살 이하의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었지만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인 만큼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마치 내 상대가 아니라는 듯 한 수 위의 기량을 선 보이며 너무나도 가볍게 골을 성공시킨 현준이었다. 같은 클럽팀에 있는 친구였지만 적으로 만나면 정말로 무시무시한 녀석이었다. [김현준 뚫어내나요!! 뚫나요!!!] [열렸어요!! 슛!!! 슈웃!!! 고올!!!!!!] 현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시선을 고정시키며 손에 쥔 마이크에 점점 힘을 주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순식간에 공을 낚아채고는 어느새 우루과이의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하나 싶었더니 센터백인 코아테스를 뚫어내며 골키퍼인 무스레라까지 제치고서는 현준이 골을 성공시키자 함성을 지르는 중계진이었다. [고올!!! 대한민국!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김현준 선수! 올림픽 7 호골을 이렇게 성공시키는군요!]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패스를 받아서 우루과이 진영을 혼자서 무너뜨리고는 결국 골까지 성공시켰어요! 이번 올림픽에서 어째서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지 활약으로 톡톡히 보여주고 있는 김현준 선수예요!] 와아아아!!! 현준의 동점골이 터지자 팔짝팔짝 뛰며 기뻐하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대한민국의 벤치도 마찬가지였다. "고올!!! 골이예요!!!" "꺄악!! 넣었어요!!!" 축구 열풍에 힘입어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팀의 경기 내용을 예능 형식으로 촬영해 방송에 내보내면서 좋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올림픽 축구, 윤상민이 간다.'의 MC 인 상민과 세진도 현준의 골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기 시작했다. 특히 세진은 현준이 공을 잡자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며 어, 어 하는 소리를 내다가 현준이 골을 성공시키자 자신도 모르게 옆에 있던 상민을 얼싸안고는 골의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환호성을 지르는 것은 웸블리에 찾아온 붉은악마들 뿐만이 아니었다. 개 중에는 대다수의 영국인들도 끼어 있었다. 굳이 리버풀의 주장이 아니라도 현준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게다가 그 빼어난 활약으로 자국 선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 대표팀의 웨인 루니만큼의 인기를 자랑하는 것이 현준이었다. 그런 영국인들이었기에 저런 현준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영국의 경기가 아닌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웸블리를 가득 메울 정도로 찾아온 것이었다. 1 - 1. 현준의 동점골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점점 더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는 한국과 우루과이였다. 초반에는 우루과이의 압박과 맹공이 밀리며 한 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한국이었지다. "현준아!!!" "나이스 패스!" [홍정호! 김현준에게 공을 연결시켜 주는군요.] 하지만 수비수들이 라인을 끌어올리며 좀 더 기회를 만들어 주면서 시선을 끌기 시작하자 경기 초반과 비교해 현준이 좀 더 수월하게 공을 잡을 수 있었고 그럴수록 뒤로 밀리기 시작하는 우루과이였다. 현준이 살아나면서 한국팀의 공격이 점점 매서워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전방으로 찔러주는 절묘한 패스는 계속해서 우루과이의 공간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 탓이 우루과이 수비수들은 현준의 패스를 경계하며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까닥하다가 수비 뒷공간으로 현준의 패스가 연결이라도 되면 실점 위기를 초래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루과이의 수비진의 틈이 보이는 순간 현준의 발이 살짝 움직였고, 그 공간을 향해 쏜살같이 쏘아져 나가는 공이었다. [아! 김현준! 잘봤어요! 잘봤어요!!!] 콰앙!!! [지동원 슛!!! 아아아!!!] "젠장!!!" 현준에게서 이어진 공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그대로 우루과이 골문을 보고 슈팅을 때린 동원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맞았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은 골문을 벗어나 하늘 높이 떠버리고야 말았다. "쳇...왜 난 현준이형처럼 안 되는 거지?" 상상 속으로는 몇 번이나 우루과이 골키퍼가 막고 있는 골문을 꿰뚫는 정확하게 아름다운 대포알 같은 슈팅을 몇 번이나 때렸던 그였다. 그렇지만 상상과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오늘 벌써 2 번의 좋은 찬스를 맞은 그였지만 두 번의 슈팅은 유효 슈팅으로도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었다. 만약 현준이었다면 이 두 번의 찬스를 전부 골로 연결시켰을 거라는 생각에 괜스레 잔디를 발로 콱콱 짓밟는 지동원이었다. [아주 과감한 슈팅이었는데요. 지동원 선수.] [네, 그렇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슈팅이었어요.]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괜히 그런 이야기를 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점점 분위기고 좋아지고 있어요. 패널티 박스 근처에서 우리 선수들 뭔가 계속해서 만들려고 하고 있거든요?] 동점골과 함께 현준이 살아나고서부터 점점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한국팀이었다. 아직 뚜렷하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플레이가 살아나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자, 우리 선수들 분위기가 좋아요. 지동원 선수의 슈팅도 그렇고 점점 자신감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기성용, 구자철에게 공 내주고 들어갑니다.] 현준을 필두로 한국의 공격진이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기 위해 공격 작업을 전개해나가고 있을 동안 기성용과 구자철로 이루어진 미드필더진은 침착하게 수비진의 안정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워낙 우루과이의 공격수들이 한 방이 있었기 때문에 촘촘하게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동원!! 좀 더 적극적으로 들어가! 오프사이드 겁내지 말라고!!!" "김현준! 조금 더 내려와서 공 받아!!!" 경기가 점점 격렬해지자 서로에게 주문을 하며 호흡을 맞춰나가는 선수들이었다. 특히나 미드필더진에서 우루과이 선수들을 상대로 힘겹게 경기를 치르고 있는 구자철은 선수들중에서도 가장 열심히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수비와 공격수 사이에 생기는 공간을 기성용과 같이 메꿔주며 공을 전방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만큼 좀 더 수월하게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윤석영 태클!!!] [오우! 조심해야 되요. 윤석영 선수.] 루이스 수아레즈가 돌파를 하려고 하자 태클로 인해 공을 뺏어내는 윤석영이었다. 어떻게 보면 카드가 나올 정도의 깊숙한 태클이었지만 다행히도 공만 뺏어냈다고 판단한 것일까? 인 플레이를 선언하는 심판이었다. 그리고 넘어진 수아레즈를 뒤로 한 채 윤석영이 공을 잡아서 기성용에게 패스를 연결시키는 순간 앞으로 몸을 움직이는 현준이었다. 와아아아아!!! "좋았어!! 올라가! 준!!!"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붉은악마들 보다도 더욱 열광적인 함성을 보내는 영국인들이었다. 그리고 공을 잡은 기성용은 잠깐 멈칫하더니 그대로 길게 공을 차올렸다. 하지만 기성용의 패스는 현준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측면으로 깊숙하게 빠져들어가고 있던 홍철이었다. [사이드 체인지!!! 기성용 선수! 아주 잘봤어요!] 먼 거리를 정확하게 연결시키는 롱 패스. 셀틱에서도 종종 보여줬던 수준급의 롱패스가 터져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홍철은 그 특유의 스피드를 살리며 비어버린 우루과이의 측면을 마치 제 집처럼 들어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유에파로 AT 마드리드의 우승으로 끝났고... 남은 것은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와 챔피언스 리그네요. 그것이 끝나면...대체 뭘 봐야 하는 것인가...K 리그는 중계도 안해주고... 마비노기요? 만돌린 서버인가 그런듯. 누렙 200도 안되는 뉴비임요. 늅늅하고 울지요. 00279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승승장구 =========================================================================                            "좋았어!!!" 정확한 크로스 패스에 순식간에 우루과이의 측면이 뚫려버리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쥐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상민이었다. 우루과이의 측면 수비수가 홍철을 뒤늦게 따라가고 있었지만 어느새 둘의 거리는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이대로 라면 우루과이의 수비수가 홍철을 따라잡기도 전에 크로스가 올라갈 터였다. "뭐해!! 막아 수비진!!!" 순식간에 측면이 무너지면서 너무나도 쉽게 홍철의 돌파를 허용하자 소리를 지르는 무슬레라였다. 그리고 그런 홍철을 향해 동원이 손을 흔들었다. "홍철아! 패스해!!!" 그리고 그런 동원뿐만이 아니라 현준도 그리고 김보경도 우루과이의 진영으로 쇄도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 탓에 바빠지기 시작한 우루과이의 수비수들이었다. [침착해야 되요! 우리 선수들!!!] [홍철 선수. 선수들을 잘 봐야합니다!!!] 다시 한 번 찾아온 좋은 기회였다. 이미 현준의 동점골로 인해 경기는 1 - 1 의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살릴 수만 있다면 초반에 우루과이에게 내줬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렇기에 연이어서 선수들이 침착하게 플레이를 해주기를 바라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좋아...!' 그리고 홍철의 오른발이 그라운드에 미끄러지 듯 멈춰졌고 이어서 홍철의 크로스가 우루과이의 골문을 향해 쏘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홍철이 노린 선수는 바로 지동원이었다. [홍철! 크로스!!!] [지동원!!!] 오늘도 여전히 전방에서 바쁜 움직임을 보이며 우루과이의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줬던 지동원이었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충분히 좋은 움직임만으로도 한국팀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줬던 그였다. 그리고 그런 지동원이 우루과이의 수비수와 함께 몸을 날렸다. '빌어먹을! 슛할 코스가 없잖아!' 기껏 멋지게 몸을 날렸지만 제대로 된 코스가 보이지 않는 동원이었다. 만약 이대로 공에 머리를 갔다되더라도 우루과이의 골키퍼에게 걸릴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 찬스를 그대로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지동원의 귓가에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번 더 패스해!!!" '패스...?!' 하지만 어디로 공을 보내야 할지는 모르는 동원이었다. 자신이 직접 마무리를 지을 생각에 주위에 동료들이 있는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패스라는 말이 귓가에 들려오자 눈을 질끈 감고 공을 아래로 떨어뜨려 주는 동원이었다. 누구라도 자신이 패스한 공을 마무리 짓기를 바라면서 말이었다. 그리고 지동원의 머리에 맡고 아래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좋았어!!!'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지동원이 어떤 경로로 패스를 할 것인지 읽어내며 그 위치로 전속력을 다해서 달리던 현준이었다. 그리고 동원은 슈팅을 때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공을 흘려준 것이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무슬레라가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역시 우루과이 최고의 골키퍼인데다가 2011 코파 아메리카 우루과이 우승의 주역답게 굉장히 빠른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판단도 굉장히 좋았다. 지동원의 움직임에 속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예측하고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지만 무슬레라가 반응을 해올 것이라고 이미 예측하고 있었던 현준이었다. 지동원의 패스에 몸을 움찔하기는 했지만 마지막까지 참고 있는 무슬레라의 플레이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지동원 흘렸어요!! 김현준!!! 그래도 슛!!!] [아...아니예요!!! 제꼈어요!!!] 그리고 공을 잡은 현준은 무슬레라의 움직임에 오른발 인사이드를 이용해 옆으로 치고 나갔고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최대한 손을 쭉 뻗어내는 무슬레라였다. 하지만 탁구공 하나 정도 차이로 무슬레라의 손을 피한 현준은 그대로 오른발로 공을 강하게 밀어 넣었고, 현준의 발에 맞은 공은 낮고 빠르게 잔디를 가르면서 우루과이의 골문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아...?!" 홍철의 크로스가 올라가더니만 순식간에 무슨 일이 벌어지더니 어느새 출렁이는 우루과이의 골문을 볼 수 있는 상민이었다. 세진도 마찬가지였다. 우루과이의 골문 까지는 조금 먼 거리였기에 선수들 틈에 둘러 쌓여 정확히 어떤 플레이가 펼쳐 졌는지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골문 뒤에 있었던 영국 팬들은 현준의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플레이를 직접 두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보답하기 위해 크게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넣었어요!! 김현준 선수!!! 역전골! 역전골이 나옵니다!!!] [아! 김현준 선수!!! 우루과이를 상대로 런던 올림픽 8 호골을 터뜨립니다!!! 아! 정말 놀랍습니다! 너무나도 침착한 플레이였어요! 누가 이 선수를 23 세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여타 다른 선수들 같았으면 지동원이 흘려주는 헤딩 패스를 받아 그대로 슈팅을 때렸을 터였다. 하지만 현준은 우루과이의 골키퍼 무슬레라의 움직임에 맞춰서 한 번 더 드리블을 하며 무슬레라의 수비에서 벗어나 빈 골문을 향해 정확하게 골을 성공시킨 것이었다. 그 짧은 순간에 상대방 골키퍼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보여주는 현준의 플레이에는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좋았어!!!" "잘했어요! 현준이형!!!" 그리고 골을 넣고 포효를 하는 현준을 향해 동료 선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역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명성에 걸맞는 선수였다. 에이스답게 얻은 기회를 결코 놓치는 법이 없었다. "브라보." 그렇게 역전골을 터뜨리며 기뻐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내뱉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4강에 진출하게 되는 셈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2002 년 한, 일 월드컵 이후 국제대회에서 4강에 드는 것이었다. 여자 축구는 2010 FIFA U - 17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지만 남자 축구는 한, 일 월드컵 4강을 제외하면 그렇게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게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바로 지금 자신이 직접 키워낸 제자들과 자신의 손에 의해 훈련을 했던 선수들이 이렇게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는 홍명보였다. [우리 선수들. 잘 버티고 있습니다. 조금 더 집중해서 플레이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경기는 후반전에도 팽팽하게 흘러갔다. 양 팀 다 서로가 자랑하는 현준과 포를란을 앞세워 서로의 골문을 노리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벌어진 수록 큰 소리로 응원을 하는 붉은악마와 우루과이의 응원단이었다. 하지만 골은 전반전에만 터졌을 뿐 후반전에는 터지지 않았고 결국 경기는 2 - 1. 한국의 승리로 끝나고야 말았다. 와아아아아!!! 대! 한민국!!! "휘유..." 경기가 종료되고 4강 진출이 확정되자 제 자리에 쓰러지며 승리의 기쁨을 즐기는 선수들이었다. 조별리그에서 3연승을 거두며 좋은 분위기로 8 강에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8 강에서부터는 토너먼트식으로 경기가 치러지는 만큼 지면 끝이라는 부담감이 선수들에게 크게 느껴지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90 동안의 혈투 끝에 결국 승리를 거둔 것은 자신들이었다. 그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휘파람을 부는 현준이었다. 자신도 저 사이에 껴서 기뻐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클럽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도 눈에 밟혔기 때문이었다. "흑...으흑..." 특히나 오늘 경기 패배가 서러웠는지 그 큰 덩치에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서럽게 울어대는 코아테스와 무슬레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고개를 돌리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현준에게로 다가와 그런 현준의 등을 팡 때리는 수아레즈였다. "아야!" "그래도 이런 것은 아픈 모양이네?" 따가운 듯 손을 뒤로 뻗으며 아픔을 온 몸으로 표현해내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던 수아레즈였다. 그리고는 자신의 유니폼을 벗어서 현준에게로 건네주기 시작했다. 그런 수아레즈의 행동에 현준 또한 자신의 유니폼을 벗어 수아레즈에게 건네주었다. "우리를 이기고 올라갔으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올라가라. 아마 상대는 스페인이지?" "응."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바로 직전 D 조 1 위인 스페인과 C 조 2 위인 이집트의 경기가 종료되었고, 경기의 결과는 스페인이 3 - 0 으로 가볍게 이집트를 꺾고 가장 먼저 4강에 안착했다. 그리고 그런 스페인을 상대하게 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그럼 여기서 탈락했으니까 먼저 휴가를 좀 즐겨볼게. 84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했는데 4경기만 치르고 집으로 돌아갈 줄이야. 제길. 마지막까지 고생하다 오라고. 이왕이면 금색 메달도 하나 따서 말이야." "아아...18일부터 리그 시작이니까 며칠 못 쉬겠군." "결승까지 올라간 다음에 금메달을 따고 클럽으로 복귀하라고. 그러면 케니가 굉장히 좋아할걸?" "으읔..." 그리고 수아레즈의 장난 섞인 말에 고개를 흔드는 현준이었다. 가뜩이나 영국 아니 잉글랜드 축구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케니 달글리쉬였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해꼬지를 할 것은 아니지만 만약 한국이 영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다면 분명 자신에게 괜스레 싫은 소리를 내뱉을 게 분명한 달글리쉬였다. '금메달이라...' 현준은 자신의 유니폼을 어깨에 메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수아레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어찌되었던 이제 올림픽 메달까지는 이제 2 경기만 남아있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치르는 메이져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할 생각인 현준이었다. 김현준! 2골!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4강 진출 쾌거! [EPNM = 김민철 기자] 태극전사들이 90 분간의 혈투 끝에 우루과이를 제물로 삼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4강에 진출했다. '무결점 플레이어'이자 '그라운드의 지배자'인 김현준은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2 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며 올림픽 4경기에서 총 8 골을 기록하며 4골을 성공시킨 브라질의 네이마르와 스페인의 크리스티안 테요를 3골 차로 제치며 런던 올림픽 득점왕에 성큼 다가섰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8월 4일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30분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대회 8 강전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전반에만 2 골을 터뜨리며 2 - 1 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한, 일 월드컵 이후 국제대회에서 다시 한번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정신력으로 이겨낸 태극 전사들의 투혼이 빛난 한판 승부였다. 디에고 포를란과 루이스 수아레즈와 같은 자국이 자랑하는 축구 스타들을 앞세운 우루과이의 맹공에 한국은 전반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우루과이의 공격수인 아벨 에르난데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 이후 현준을 앞세워 공격을 전개해나가려던 한국이었지만 우루과이의 거친 수비에 의해 김현준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자 힘겨운 경기를 펼쳐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공세를 늦추지 않고 강하게 반격을 취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었고 결국 김현준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그 결실을 봤다. 순식간에 우루과이의 수비수를 개인기로 제쳐버리고 골을 성공시키는 김현준의 플레이에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한참 동안이나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가가 울려 퍼질 정도였다.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기 위해 쉬지 않고 공세를 취했고 결국 역전골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그 시발점은 바로 기성용이었다. 셀틱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여러 명문 구단의 스카우트를 받고 있는 기성용은 천금과도 같은 패스로 오버래핑을 하는 홍철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연결시켜줬다. 그 후 홍철은 지동원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지동원이 침착하게 아래로 떨궈준 공을 김현준이 완벽하게 마무리 지으며 한국에게 승리를 안겼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금자탑을 세운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사흘 뒤인 7일 현 지시각으로 오후 5시 스페인과 결승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우루과이를 2 - 1 로 꺾고 올림픽 대표팀의 4강 진출이 확정되자 바빠지는 것은 바로 축구협회였다. 예상보다 한국팀이 런던 올림픽에서 선전을 펼쳐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이 합세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8 강 진출이 고작일거라고 생각했던 협회하과는 달리 한국은 8강전을 포함해서 4 경기에서 총 11 골을 성공시키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협회하고는 달리 조광래 감독도 굉장히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을 앞으로 있는 월드컵 최종 예선전 경기에서 발탁하기 위해서였다. "......" 자리에 앉아서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장면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는 조광래 감독이었다.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은 6월 9 일과 12일에 있었던 카타르와 레바논의 경기에서 1 승 1 무를 기록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쁜 결과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홈에서 펼쳐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것에 큰 압박을 받고 있는 조광래 감독이었다. 더군다나 카타르와의 경기에서도 경기 종료 직전 가까스로 터진 골로 인해 승점 3 점을 획득할 수 있었던 한국 대표팀이었다.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는 0 - 0 으로 끝이 났고 말이다. 게다가 9 월 달과 10 월 달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이란과의 원정 2연전이 한국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이 시간에 글을 올리면 다들 깜짝 놀라겠지? 00280 현준, 위기에 빠지다. =========================================================================                            "후우...골치 아프군." 카타르와 레바논의 2경기에서 1골만 넣으며 빈약한 득점력으로 비난을 받았던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조광래 감독도 할 말이 있었다. 김현준이 부상을 이유로 빠지고 박주영 또한 대표팀 논란으로 인해 빠진 탓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대한축구협회장과 회동을 갖고 박주영 선발 여부에 대해 의논을 논의했던 조광래 감독이었다. "그렇지만..." 시선은 계속해서 티비에 고정하고는 있었지만 경기에 대한 내용이 머릿속으로 전혀 들어오지 않는 조광래 감독이었다. 박주영의 발탁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기준으로 경기력과 컨디션에 영향이 되어야 하며 병역기피 논란 때문에 박주영을 발탁여부에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박주영의 대표팀 승선은 거의 확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박주영을 대표팀으로 끌고 갈 방법이 없었다. 만약 올림픽 최종 예선 1, 2 라운드에서 보여줬던 한국팀의 빈 공을 이유로 박주영을 대안삼아 대표팀으로 데리고 오자니 현재 올림픽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김현준이 걸렸다. 더군다나 김현준은 고작 프리미어리그 1 경기 출전에 불과한 박주영에 비교해 저번 시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한국인 아니 아시아 최초로 발롱도르 수상자가 될 것이라고 모두들 입을 모으고 있는 선수였다. 인지도도 그리고 골 결정력이나 여타 다른 능력도 박주영과 비교대상이 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박주영을 대안할 카드가 없어야 박주영을 뽑을 수 있는데 이미 한국팀에는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카드가 있었다. "그렇다고 마땅한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박주영말고 다른 선수를 뽑으려니 넌지시 박주영을 뽑기를 말하는 축구협회장의 말이 계속해서 신경쓰였다. 이것을 무시하고 박주영을 발탁하지 않으려니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국민들의 반감을 풀어야 하는데..." 병역기피 논란. 박주영 또한 이렇게 국민들이 뜨겁게 반응할지는 몰랐을 터였다. 논란 초기에 직접 나서서 해명하고 국민들에게 용서와 이해를 구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를 만든 것은 바로 박주영이었다. 게다가 한국팀의 주축 공격수가 될 만한 기량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비록 국내로 들어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표팀 발탁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화살은 전부 박주영에게 돌아갈 것이었다. "누군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것보다도 먼저 박주영을 대표팀으로 데리고 오는 게 급선무였다. 김현준이 합류하기 전에는 박주영을 원 톱으로 사용하는 전술을 주로 사용했던 조광래였다. 하지만 김현준이 합류한 이후 박주영과 투 톱을 이루거나 김현준을 쉐도우 스트라이커 위치에 놓으면 한국팀의 공격력은 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전화기를 들어 올리는 조광래 감독이었다. 크게 잡음이 없이 박주영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올림픽 4 강 진출의 쾌거. 한국이 우루과이를 2 - 1 로 누르고 4 강에 진출하자 연이어 기사를 내보내는 방송사와 언론사들이었다. 특히나 양사는 현준에 대한 활약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었다. 태극 전사 혹은 태극 낭자들이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지만 가장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경기는 바로 축구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클럽팀에서 승승장구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떠오른 현준이지만 현준이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치른 경기는 몇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아시안 컵이나 월드컵에서도 출전한 적이 없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세계최고의 공격수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림픽에서 홀로 8 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수에 올라서자 더욱더 국민들의 관심이 현준에게로 집중되자 그에 대한 기사를 생생하게 적어서 내보내는 언론사들이었다. 그와 함께 올림픽 최초로 4 강에 진출한 홍명보호의 업적과 4 강 상대인 스페인의 전력분석에도 굉장히 열중이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사상 최강이라고 불리는 스페인을 상대로 열세로 평가받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스페인 할만하지 않아?" "김현준도 있는데 뭐. 기성용도 컨디션 좋아보이고 지동원도 골 넣었잖아? 스페인에 사비나 이니에스타가 있는것도 아니고. 충분히 이기고 결승전 갈 수 있다고." "당연히 김현준이 골 넣어서 이길껄?!" 하지만 한국 국민들의 자신감을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현재 올림픽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스페인의 골문을 열어 버렸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조별리그에서 8강전에서 스페인이 14 골을 몰아치며 신명나는 경기를 펼쳤다면 한국 역시 총 11 골을 득점하며 축구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었다. 게다가 심리적으로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한국 축구 관계자들이었다. 스페인 언론들은 연신 이번 올림픽 대표팀을 완벽함에 도전하는 팀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 만큼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펼쳐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로 2012에서 아깝게 결승전에서 독일에 무릎을 꿇기는 했지만 스페인은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우승하며 FIFA 랭킹 1 위에 올라와 있는 팀이었다. 그에 반해 한국은 고작 FIFA 랭킹 30 위권 밖에 있는 팀이었다. 져도 크게 부담이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올림픽 대표팀은 성인 대표팀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U - 23 경기나 다름없는 만큼 져도 비판에서 자유로웠다. 더군다나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4강까지도 진출했다라는 이유로 심리적으로 우세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으음..." 그렇게 언론에서는 여러 이야기를 떠들고 있었지만 막상 영국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는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들은 그런 언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상황이 아니었다. 이제 이틀뒤면 스페인과의 4 강전이 웸블리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스페인을 공략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코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축구판을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확실히 조별 예선 3 경기 동안 멕시코, 스위스, 가봉을 상대로 경기 내내 볼 소유권의 우위를 점했던 한국 대표팀이었다. 우루과이와의 중원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초반에야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마지막에는 우루과이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좋은 패싱 플레이를 보여줬었다. 확실히 전력상 스페인에 뒤지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공격적인 축구라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 볼 수 있었다. "일단은 공격수에는 현준이가 있으니..." 올림픽 4경기에서 8 골.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 리그의 활약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명성답게 올림픽에서도 놀라올 정도로 동물적인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 브라질의 네이마르나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테요를 무려 3 골 차로 제치며 현재 올림픽 득점순위 1위에 오르고 있는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스페인을 상대로도 골을 뽑아낼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더군다나 스페인은 중원이 굉장히 강한편이기고 최종 수비라인 역시 공격적인 가담 능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수비력 자체는 그렇게 대단한 편이 아니었다. "어차피 스페인의 패싱게임을 상대한다면..." 현실적이지만 현재 올림픽 대표팀의 수준으로 스페인의 패싱 게임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펼친 것처럼 현준을 미드필더로 내린다면 행여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한국팀이 골을 넣기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는 게 홍명보 감독의 생각이었다. "확실히 중원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싸움을 걸면 승산이 보이지 않아..." 이번 올림픽 대회에서 스페인은 4 - 1 - 4 - 1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었다. 정상급 홀딩형 미드필더라는 평가를 받는 하비 마르티네즈가 굳건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런 마르티네즈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후안 마타를 비롯한 스페인이 자랑하는 미드필더진들은 어김없이 상대팀의 공간을 유린하는 플레이를 펼친 스페인이었다. "마르티네즈를 일단 저지해야 하는데..." 크리스티안 테요가 최전방에서 수비배후를 파고들고 2선에서 플레이를 펼치는 4 명의 선수들이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팀의 압박을 가볍게 무너뜨리고 있었다. 게다가 좌우 풀백까지도 공격에 가담하고 있는 만큼 스페인의 공격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그리고 이런 스페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동적으로 만들어 주며 중원에서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며 스페인 팀에서 패스 줄기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선수가 바로 하비 마르티네즈였다. 또한 마르티네즈는 스페인의 센터백들을 보호하며 스페인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했었다. "그리고 스페인은 이런 마르티네즈의 활약을 바탕으로 조별 예선을 포함해 8 강전까지 무실점 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런 스페인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수비를 뒤로 물리는 일은 오히려 독이 될 터였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스페인 공격수들의 먹이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뒤로 물러서서 수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라인을 전진시킬 필요성이 있었다. "애들이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믿는거지. 게다가 우루과이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잖아?" 걱정스러운 코치의 말에 힘있게 대답하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올림픽 8 강전에서도 초반 강력한 우루과이의 공격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수비진이었다. 번번히 위협적인 장면이 계속해서 터져나왔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수비라인을 끝까지 뒤로 물리지 않고 앞으로 올리면서 계속해서 공을 전방으로 보내주었고 그런 공을 기점으로 삼아 결국 2 골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해 4 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팀이었다. "힘든 경기가 되겠네요." 조제 무리뉴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위해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적인 수비를 펼친 것처럼 홍명보 감독 역시 스페인을 상대로 라인을 전진시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우루과이와 달랐다. 스페인과 같이 기술과 조직력을 겸비한 팀에서 이런 방식의 축구는 까딱하다가 대량실점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이 스페인을 상대로 머리를 싸매고 있을 무렵 한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의 방에서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우...무슨 올림픽 일정이 이렇게 선수들을 혹사 시키는 거야? 젊다고 부려먹는 것도 아니고..." 리그 경기보다도 촉박한 일정으로 치러지는 올림픽 경기였다. 아무래도 런던에서 열리는 만큼 프리미어리그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 인 듯 싶었지만 2 일 혹은 3 일 뒤에 걸쳐서 열리는 경기는 선수들에게 체력적으로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듯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는 현준이었고, 그런 현준을 보며 지동원이 혀를 내밀었다. "형은 괜찮아요? 우루과이전에서도 가장 많이 뛴거 같은데." "뭐...축구선수라면 이런 체력은 되어야지." "하..." 현준의 말에 동원은 저절로 헛 웃음을 터져 나왔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인 만큼 체력적으로 완성이 되어 있을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동원이 생각하는 현준의 체력은 인간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역시 형은 완전체였어요. 아마 진정한 정체는 드래곤볼의 셀일테지. 트윗에 그렇게 올려놓을테다." "풋......" 그럼 동원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현준이었다. 사실 지동원과는 그렇게 큰 친분이 있지 않았다. 같이 한국을 대표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기는 했지만 마주친 적도 몇 번 없었고 서로 연락한 적도 드물었다. 더군다나 저번 시즌 지동원의 소속팀인 선더랜드는 1 라운드에서 현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대패를 당했고 27라운드에서도 5 - 0 으로 패배를 당했었다. 하지만 소속팀의 일과 대표팀에서의 일은 다른지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에게 귀찮을 정도로 말을 거는 동원이었다. 확실히 시끄러운 동생이었지만 그런 동원의 행동이 그렇게 싫지가 않은 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축구를 하면서 여러 선수들과 친분을 다지기는 했지만 다른 외국 선수들이었다. 아무리 집에서 리리스를 비롯해 탈리사, 레리엘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외국에서 뛰고 있는 동안 한국 생각이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고보면 요즘 연락을 통 못했네.' 아마 리버풀에 있는 자신의 집에 있을 게 분명한 세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자신의 주인인 리리스를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구기는 현준이었다. "큰일나겠군..." "에? 뭘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현준의 혼잣말에 지동원이 반응을 했지만 현준은 재빠르게 손사레를 쳤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곧 관심을 끄는 동원이었다. 올림픽을 치르기 전 합숙훈련을 하면서부터 리리스를 만나지 못했던 현준이었다. 거의 보름이 넘도록 그녀와 몸을 섞지 못한 것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탐내는 그녀의 행동을 생각한다면 아마도 지금쯤이면 크게 화를 내고 있을 게 분명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요?" "잠시 전화 통화좀 하러." 동원의 말에 현준은 말을 마치고 재빠르게 방을 나섰다. 직접 만나기에는 불가능했다. 리리스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찾아올 수는 있었지만 보는 눈이 많은 이 호텔에서 몰래 몸을 섞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은 독방을 쓰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전화라도 걸어서 어떻게든 리리스의 화를 누그러뜨리며 면죄부를 만들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시길!!! ....오늘은 정말 실컫 잤네요. 역시 아침에 올리니 다들 깜짝 놀라는쿤. 사이크스 : 그라니트 샤카는 유고슬라비아 국적아닌가요? 그런데 스위스 국대에요? > 네 스위스 U-21 멤버죠. 00281 현준, 위기에 빠지다. =========================================================================                            삐리리리! "읏..." 집에서 신나게 게임을 즐기고 있던 와중 들려오는 전화에 인상을 쓰는 탈리사였다. 여기서 계급상 가장 낮은 위치인 그녀였기에 전화를 받는 잡다한 일은 그녀가 도맡아했기 때문이었다. 마왕인 리리스가 전화를 받는 일은 상상할 수 조차도 없었다. "중요한 순간인데..." 이제 곧 버프가 끝나면 보스를 상대하기 위해 진입할 차례였다. 레이드에서 보스 하나를 잡기 위해서는 약 10 분여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오는 전화를 받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재빠르게 몸을 날리는 탈리사였다. 게다가 생각해보니 집으로 전화를 걸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단 이 집의 주인인 현준을 제외한다면 말이었다. "누구세요?" 번개와도 같은 속도로 전화를 받은 탈리사였고, 그녀의 예상대로 익숙한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리리스에게 수화기를 건네주는 그녀였다. "게임하느라 바쁜데, 무슨 일이지?" [그게...]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쭈볏거리며 입을 열었다. 타이밍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았다. 하필이면 그녀가 게임을 하고 있을 시간이 전화를 걸다니 말이다. "아 참. 그러고보니 요즘 상당히 바쁜 모양인데? 순수한 마기를 건네주지도 않고 말이지."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먼저 선수를 치는 리리스였다. 이제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전화를 거는 현준의 행동이 어떤 의도에서 나왔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권속인 현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는 리리스였다. 정곡을 찌르는 리리스의 말에 당황하며 입을 여는 현준이었다. [예? 아...뭐...겸사겸사. 이제 곧 있으면 리버풀로 돌아갈 거예요. 올림픽 4강전이거든요.] "8강전 경기는 지켜봤다. 직접 경기장에 찾아갔었지." [예...?!] 리리스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현준이었다. 언제 경기장에 찾아왔단 말인가? 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는 리리스였다. 그러면서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는 손은 멈추지 않고 있는 그녀였다. [왜 오셨다고 말 안했어요? 말했으면...] "만날 수 있었으려나?" [그...그건...] 수화기 너머로 난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준의 상황으로는 현재 단독 행동을 할 수 없는 만큼 리리스가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만날 수는 없었을 터였다. 현준의 에이전트인 만큼 그런 입장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었다. 적어도 지금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4강에 진출한 만큼 매 경기에 신경을 쏟아야 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었다. "뭐 어차피. 너의 유희거리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돌아오도록." [알았어요. 리리스님.] 그렇게 현준과 통화를 하다가 전화가 끊기자 리리스는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플레이를 멈추고는 의자에서 일어나는 리리스였고, 그런 그녀의 행동에 리리스에게로 시선을 돌리는 레리엘과 탈리사였다. 현준과 전화통화를 한 것 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녀의 감각에 자신의 권속인 현준이 있는 위치에 이상한 마기가 존재한다고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데..." 현준을 감지할 수 없는 마계의 파수꾼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느껴지는 마기의 양이 결코 적지 않았다. 단순한 악마가 아닌 마족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마족이라고 칭하기엔 그렇게 대단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녀석은 아니었다. "뭐...왠만한 마족쯤은 혼자 상대할 수 있을테니..." 실전은커녕 마족과 싸우는 연습조차도 해본 적이 없는 현준이지만 그가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기는 그 어떤 마족도 무시할 수 있을 성질이 아니었다. 게다가 훈련만으로 중급 마족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전투력을 보유한 현준이었다. 그렇기에 애써 기분이 나쁜 느낌을 가라앉히는 리리스였다. "후우..." 전화를 끝낸 직후 현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권속으로서 주인의 눈치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리리스가 화가 났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별로 그러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것으로 만족했다. "그러면 다시 쉬러 가볼까나..." 그리고 그 때 끼이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거슬리는 마찰음이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아마도 화장실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온 게 틀림없었다. 현재 한국팀이 머물고 있는 숙소는 런던에서도 유명한 호텔이었다.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도 크게 소란스러워질 만한 일은 없을 테니 자연스럽게 화장실에서 나서는 현준이었다. 화장실에 들어온 남자는 검은 머리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였다. '조금 특이하네...?' 현준은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며 흘낏 남자에게 시선을 주었다. 올림픽 기간인 만큼 아시아에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영국에 온 만큼 검은 머리를 지닌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8 월 달과 같이 찌는 이 날씨에 검은 옷, 그것도 긴 팔을 입고 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남자의 눈을 바라보자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 환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 정도였다. 남자의 눈이 너무나도 붉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리리스처럼 말이었다. 쏴아아아 '설마...?!' 순간적으로 별의별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실은 바로 저 남자 리리스와 같은 마족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현준이 애써 모른 척을 하며 손을 씼으며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려는 순간, 남자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여기서 동족을 볼 줄이야. 신기하군." '동족...?' 현준의 말에 남자는 현준을 손가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그 움직임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현준이었다. 아니, 반응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괜히 나서면 안 될 거라는 느낌이 강하기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동족이라는 것은 악마라는 것을 말하는 게 분명했다. "......" 현준과 남자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악마끼리 만난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리리스가 바알에게 쫓겨 마계에서 도망쳐 나왔다는 사실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마계에서 리리스를 찾기 위해서 인간계로 내려온 마족이라면? 자신 또한 리리스의 권속인 만큼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었다. '설마 바알의 부하인가...?'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특히나 바알과 리리스는 서로가 굉장히 적대적인 마왕들이었다. 그 밑에 있는 마족들 역시 서로를 적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느새 꽉 쥔 주먹에는 축축하게 땀이 흐르고 있었다. 연습과 훈련을 통해 현준의 전투력은 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직접 악마를 만나는 일은 현준에게 처음 겪는 일이었다. 게다가 전투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중급 마족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전투력이었다. 상대방의 전투력을 아직까지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지 못한 만큼 최대한 전투를 피해야만 했다. "아직 어린 녀석이군." 그리고 남자는 현준을 바라보고 그렇게 평했다. 그런 남자의 말에 입도 벙긋하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리리스를 제외한 다른 악마를 만나는 것이 현준에겐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남자는 피식 웃음을 짓더니 자신의 긴 머리칼을 쓸어올리며 뒤로 묶으며 입을 열었다. "제법 마기의 양은 있어 보이는데...아직 각성을 하지 못 한건가...? 아니면 나를 모른 척 하는 건가?" '각성...?' 자신의 말에도 현준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상한 듯 혼자서 중얼거리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나중에 리리스에게 물어보는 될 일이었고, 지금은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남자를 스쳐서 지나가야만 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으로는 고민이 계속 되었지만 생각하고는 달리 현준의 행동은 굉장히 빨랐다. 어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지금 당장이라도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무 일 없이 남자를 스쳐지나가면서 화장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귓가에 남자의 혼잣말이 들려왔다. "제법 마기를 지니고 있기는 한데 나를 몰라보는 것을 보면 아직 각성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군. 지켜봐야겠어." '빌어먹을...' 그리고 그런 남자의 말에 현준은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와아아아아!!! 한국과 스페인의 올림픽 4강전을 보기 위해 점심나절부터 웸블리 스타디움에 몰려든 팬들이었다. 올림픽 4 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한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한 붉은 악마도 붉은 악마였지만 유로 2012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응원단 역시 이번 올림픽에서 우승으로 그 한을 풀겠다는 듯 어마어마한 숫자가 웸블리 스타디움에 몰려들고 있었다.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런던의 하늘에 울려 퍼지는 대한민국의 응원가와 함께 무적함대를 응원하는 스페인 대표팀 서포터즈의 응원가가 울려 퍼지며 벌써부터 신경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둥둥둥! 둥! 둥!!! 서로의 기세를 누르기 위해 북까지 동원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양팀의 서포터즈였다. 그리고 그런 신경전은 경기장에 입장해서도 계속되고 있었다. 와아아아!!! 나온다!!! 그리고 잠시 후 경기를 치르기 위해 양팀의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하자 그런 응원단들의 함성은 더욱더 커지기 시작했다. 김현준이다! 김현준 파이팅!!! 그런 그런 한국 대표팀의 주장완장을 달고 나온 선수는 바로 김현준이었다. 현준의 등장에 스페인 응원단들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올림픽 축구에서 8 골로 현재 득점 순위 1위에 있는 선수인 만큼 스페인의 입장으로서는 가장 조심해야 될 선수였다. 더군다나 스페인이 자랑하는 클럽인 바르셀로나를 챔피언스 리그에서 꺾어버린 장본인이었고 결국 패했다고는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도 골을 터뜨린 선수였다. "역시 현준이 나왔어." "저 녀석은 누구지?" "지? 선더랜드에서 뛰고 있는 한국의 공격수야. 괜찮아. 한 번쯤은 붙어본 적이 있는 녀석들이야." 스페인과 한국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미 작년에 청소년 월드컵 16강전에서 한 번 맞붙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 후반 0 - 0 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6 - 7 로 결국 스페인이 8강에 올랐던 경기였다. 그리고 그런 한국선수들을 보며 관찰을 하는 스페인 선수들의 모습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비록 유로 2012 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결승전에서도 독일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팽팽하게 접전을 펼치다가 결국 역전패를 당했던 것이었다. 게다가 이제까지 4강까지 올라오면서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래도 준은 조심해야돼. 저 선수는 정말 위험해."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테요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심해야 될 선수가 있다면 바로 현준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메시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유럽 축구계를 강타한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8 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와 있는 만큼 한국은 그런 현준을 주축으로 공세를 펼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렇게 스페인 선수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현준은 속으로 계속해서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빌어먹을...' 어제 화장실에서 검은 머리의 남자를 만난 이후 영 컨디션이 좋지 않은 현준이었다. 아니, 그 때 이후 단 한번도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지 못한 그였다. 마지막에 그 남자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관찰이라...그렇다면 그 남자도 이 곳에 있는 건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축구의 광기에 미친 관중들의 얼굴만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특별히 마기를 내뿜는 존재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 현준이었다. "그렇다고 경기를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실 경기가 열리기 직전 홍명보 감독을 찾아가 컨디션에 좋지 않다고 넌지시 말을 꺼내봤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한국팀의 주장으로 스페인을 격파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줄 선수가 현준인 만큼 홍명보는 현준을 격려하면서 오늘 경기에 나서주기를 바랬고, 결국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경기에 나선 현준이었다. 삐익!!!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스페인과 한국의 올림픽 4강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스페인의 볼 터치와 함께 공이 그라운드를 누비기 시작했고, 그런 스페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한 선수에게로 시선을 주는 현준이었다. '저 녀석이 홍명보 감독님이 말했던 그 녀석인가...?' 현준이 보고 있는 선수는 88 년생으로 후안 마타와 함께 와일드 카드로 스페인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스페인의 미드필더 하비 마르티네스였다. 프리메라리가의 정상급 홀딩으로 빌바오에서도 굉장히 좋은 활약으로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로 센터백, 중앙 미드필더까지 볼 수 있을 정도의 능력과 볼을 소유하는 능력 그리고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의 위협적인 헤딩이 한국팀으로서는 가장 조심해야할 모습이었다. 게다가 수비라인의 앞에서 한국팀의 공격을 가장 적극적으로 막아설 선수인 만큼 필연적으로 현준과 맞붙을 선수였다. ============================ 작품 후기 ============================ 날씨가 정말... 졸린날씨네요. 눈이 감기네... 00282 현준, 위기에 빠지다. =========================================================================                            "저어..." 서로 패스를 주고 받으며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던 코치중 한명이 홍명보를 향해 입을 열었다. "말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오늘 현준이의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이는군요. 위화감이 조금 생기는데요? 경기 시작전에도 별로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았고요." "하긴...경기가 열리기 전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말을 꺼내더군요." 리버풀에서 많은 경기를 치루고 난 이후 약간의 휴식 이후 또 다시 연이은 경기를 치르기 때문일까? 그 탓에 현준이 힘들어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했던 홍명보 감독이었다. 하지만 올림픽 4강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에이스인 현준을 빼고 스페인을 상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찜찜한 마음을 누르고 현준을 경기에 출전시킨 홍명보 감독이었다. "정말로 괜찮을까요?" 만약 현준이 컨디션 저하로 인해 올림픽에서 큰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한국축구로서는 아주 큰 손실이 될 게 분명했다. 축구 관계자들에겐 작년 이청용이 당했던 끔찍했던 부상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속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런 코치의 말에 명보는 그라운드위에서 달리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믿는 수 밖에 없죠. 정 상태가 안 좋아 보이면 교체할 생각입니다." 올림픽 4강이 중요한 경기이긴 했지만 현준의 미래하고는 맞바꿀 수 없는 노릇이었다. 현준은 올림픽 뿐만 아니라 앞으로 2년 뒤에 있을 브라질 월드컵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큰 활약을 펼쳐줘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파앗!! "아!!" [아! 구자철 선수, 패스가 부정확했어요.] [티아고 알칸트라. 공을 낚아챕니다.] 전방을 향해 패스를 찔러 넣어본 구차절이었지만, 그런 구자철의 패스를 낚아채는 티아고 알칸트라였다. 바르셀로나의 미래라 불리는 선수로 사비의 후계자로 불리는 선수이긴 하지만 티아고 알칸트라는 사비보다는 이니에스타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였다. "조심해!!!" 개인기를 많이 사용하며 섬세한 드리블과 짧은 스루패스를 즐겨 사용하면서 전방으로 자주 침투하는 플레이를 좋아하는 티아고 알칸트라였다. 그런 티아고의 플레이는 언제 한국의 공간을 파고 들어올지 몰랐기에 재빠르게 수비를 하기 위해 티아고 알칸트라에게 달라붙는 구자철이었다. 파앙!!! 그리고 잠시 그라운드를 흘낏 바라본 티아고 알칸트라의 패스가 한국팀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며 한국팀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로 파고드는 후안 마타에게로 연결되었다. [뚫렸어요!!!] [잘 막아야 됩니다! 우리 선수들! 스페인의 패싱 플레이에 현혹되서는 안돼요. 갑자기 위협적인 한 방을 날리는 게 스페인의 축구 스타일이거든요? 만약 선제골을 내주게 되면 경기 힘들어 질수도 있어요!] "크읏!!" 그리고 후안 마타를 막기 위해 김영권이 앞으로 달려 나갔지만 너무나도 쉽게 그런 영권을 제쳐버리는 마타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김영권을 제치기 위해 드리블이 길었던 탓일까? 홍정호가 흘러나오는 공을 재빠르게 걷어냈다. "휴우..." "휴우......" 하마터면 위험지역에서 슈팅을 내줬을 수도 있는 찬스였기에 그런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상민과 세진이었다. 붉은 악마들 역시 똑같은 반응이었다. "역시 스페인의 패싱 플레이는 대단하네요." "스페인이면 FIFA 랭킹 1위의 강팀이지요? 남아공 월드컵 우승국이기도 했고요." "오! 세진씨 잘 아네요? 네. 게다가 이번 스페인의 올림픽 대표팀은 U - 21 유로컵 대회에서 우승한 멤버들이 주축으로 있는 강팀이예요." 스위스를 2 - 0 으로 꺾고 우승컵을 차지해 형만한 아우라고 일컫어지는 스페인 청소년 대표들이었다. 확실히 그렇게 때문이었을까? 벌써부터 주도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한국팀을 압박하는 게 관중들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 태극 전사들, 스페인을 상대로 좋은 경기 펼쳐서 꼭 결승전에 올랐으면 좋겠어요." "당연하죠. 우리 태극 전사들 할 수 있어요. 대! 한민국!!!" 상민의 말에 주먹을 불끈쥐고 귀엽게 대답하는 세진이었고, 그런 세진의 모습에 상민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만약 여기서 한국이 스페인을 꺾고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메이져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하게 되는 쾌거였다. 여자 축구는 이미 FIFA에서 주관하는 U - 17 월드컵에서 우승을 경험한 적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남자축구는 최고의 성과가 2002 한일 월드컵에서의 4강이었다. "겁먹지마!!!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적극적으로 한국의 공간을 파고드는 스페인의 패싱 플레이에 겁을 먹은 것일까? 선수들의 움직임이 소극적으로 변하자 피치 앞까지 나와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겁먹었다가는 끝도 없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홍명보는 이런 스페인의 패싱 축구에 말려들면 남는 것은 패배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바싹 붙어!!!" "기성용!!!" 그리고 기성용이 다시 한번 한국의 수비 라인 쪽으로 파고들려는 스페인 선수의 공을 차단했고, 그런 성용은 재빠르게 현준을 향해 패스를 넘겼다. "칫..." 성용의 패스에 이빨을 앙 다물고 현준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었으면 굳이 공의 낙하지점을 예상하지 않아도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곳으로 달려가면 되었다. 하지만 마족이 자신을 지켜볼지도 모르는 만큼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기가 영 껄끄러운 현준이었다. 비록 마족의 느낌이 경기장에서는 느껴지지 않더라도 말이었다. "조금 패스가 긴데..." 그리고 예상보다 긴 성용의 패스를 가까스로 잡은 현준이었고 그런 현준을 향해 하비 마르티네스가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에서도 또 다른 스페인 선수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뚫어내고 싶었지만 순수한 마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지금 과연 자신이 하비 마르티네스와 같은 선수를 뚫어낼지 의문이 드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눈에 옆으로 지나가는 윤석영이 들어왔고, 현준은 잽싸게 윤석영에게로 패스를 내주고는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좋은 타이밍이예요. 윤석영선수!!!] 그리고 그런 윤석영이 또 다시 원투 패스로 현준에게 공을 넘겼고, 빈 공간으로 파고 들던 현준이 또 다시 한번 공을 건네 받았다. "큿...!" 그리고 그런 현준에게로 달려드는 마르티네스였다. 확실히 팀을 이끄는 증표를 지니고 있는 선수는 언제나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들이었다. 결코 수비역할을 하는 자신이 가만 놔둬서는 안되었다. 특히나 현준은 한국팀의 공격 시발점 역할을 하는 선수였다. 게다가 올림픽에서도 무려 8 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에 올라와 있는 만큼 스페인이 한국을 쉽게 잡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선수가 제대로 플레이를 펼치기 못하게 막아야만 했다. "쳇..." 하지만 그런 마르티네스와의 생각하고는 달리 현준은 공을 받는다는 게 영 껄끄러웠다. 한국 팀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비중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잘 알고 있었다. 이제까지의 활약을 통해 말하지 않아도 방금과도 같이 알아서 공을 보내주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제대로 활용하는 게 껄끄러운 지금 자신보다는 다른 선수들이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현준이었다. '그럼...!' 슈팅을 때리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고, 지동원에게로 패스를 하기엔 동원에게는 스페인 수비수가 찰거머리같이 달라붙어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에게 패스를 하자니 빈 공간을 파고드는 선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동료들의 움직임을 읽고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핀 포인트 패스를 보내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않는 지금 도저히 패스코스가 보이지 않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잠시 머뭇거리는 동안 어느새 접근한 하비 마르티네스가 현준의 공을 뺏기 위해 달려들었고, 그런 마르티네스의 수비에 현준은 너무나도 손쉽게 공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언제나 같이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가장 좋은 플레이를 그리고 가장 멋진 플레이를 펼쳐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머뭇거림이 결국 마르티네스에게 차단되는 결과로 나타나자 현준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진정하자...진정해." 아직 경기가 끝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고, 스코어도 0 - 0 이었다. 평소대로 자연스럽게 플레이를 해 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오늘 김현준 선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데요?] [아! 서정진 선수, 김현준 선수를 도와줘야죠. 김현준 선수가 너무 미드필더 지역에서 혼자 고립되고 있어요. 스페인 선수들이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으면 최소 두 명 이상씩 달라붙고 있어요.] '현준이의 컨디션이 안 좋은가?' 전 같은 플레이라면 스페인의 선수 두 명이 붙어도 어떻게든 패스를 보내거나 뚫어냈었을 터였다. 그 때문에 서정진도 그리고 기성용과 구자철도 현준을 믿고 빈 공간을 찾아서 움직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공을 받아도 족족 스페인의 수비에 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이 막히자 한국팀은 계속해서 스페인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지지부진한 경기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국팀은 계속해서 위협적으로 파고드는 후안 마타의 플레이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뚫렸어요!] [홍정호 선수 침착해야되요!] '젠장!!!' 순식간에 미드필더 진영에서 패스를 돌리다가 단 한 번의 스루패스로 자신들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침투해 들어오는 후안 마타에게로 공을 연결시키자 저절로 욕지거리가 섞인 감탄성이 나오는 홍정호였다. 하지만 스페인의 패싱 플레이. Tv 에서만 볼 때만 감탄스러웠지만 막상 이렇게 경험을 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테요 체크해!!!" "슛 코스를 막아!!!" 후안 마타가 공을 가지고 있지만 스페인의 주축 공격수는 바로 테요였다. 그렇기에 테요를 막기 위해 영권이 달라붙었고 기성용과 정호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까지 치고 들어오는 마타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명의 선수가 달려든 순간 살짝 눈을 빛내는 마타였다. "좋아...낚였어." 무리하게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까지 깊숙하게 파고든 것은 이렇게 한국팀 선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였다. 테요도 마찬가지였다. 테요의 역할은 한국팀 수비수를 붙잡는 역할. 자신들의 공격을 마무리해줄 선수는 테요도 그리고 자신도 아니었다. "!!!" "당했다!!!" 그리고 중앙으로 살짝 공을 밀어넣는 마타의 패스에 움찔하던 기성용이 재빠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어느새 안까지 접근한 호르디 알바가 그대로 김승규가 지키는 골문의 빈 구석을 향해 공을 꽂아 넣었기 때문이었다. "아...!" 너무나도 쉽게 한 골을 허용하는 모습에 차마 입을 다물지 못하는 승규였다. 호르디 알바의 슈팅에 차마 몸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골을 넣을 것을 기뻐하며 손가락을 하늘로 치켜올리는 호르디 알바였고 그런 알바를 향해 스페인의 선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 슛!!! 골!] [아...골입니다. 결국 선제골을 허용하는 우리 선수들입니다.] 후안 마타의 과감한 드리블 플레이에 너무 시선을 뺏긴 것이 실책이었다. 미드필더인 호르디 알바가 너무나도 쉽게 빈 공간을 찾아서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호르디 알바 선수의 골이로군요. 발렌시아의 미드필더로 스페인 국가대표에도 소집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인데요.] 발렌시아 소속으로 '제 2의 카프데빌라'라고 불리는 선수였다. 한 때 바르셀로나 유스팀 소속이었다가 발렌시아로 이적하긴 했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축구팀이라는 바르셀로나의 러브콜을 다시 받고 있기도 했다. [우리선수들 집중력이 떨어졌어요. 스페인 선수들은 하나하나가 굉장히 위협적인 선수들이 모였거든요.] 크리스티안 테요, 후안 마타, 호르디 알바등 이름 값만 해도 무시무시한 선수들이 모인 것이 스페인 대표팀이었다. 그런 선수중 하나를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프리로 내줬으니 골을 내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한국 선수들의 집중력을 타박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말을 잊지 않는 그였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우리 선수들. 아직 전반 13분밖에 되지 않았어요. 우루과이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주고 역전했거든요? 충분히 우리 선수들 해낼 수 있습니다.] 와아아아아!!! "빨리 이리와!!!" 그라운드에는 여전히 스페인 선수들의 골 세리모니와 함께 열정적인 스페인 응원단들이 웸블리 스타디움을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재빠르게 선수들을 불러 모으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고작 전반 13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점을 지적하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런 홍명보 감독의 부름에 빠르게 벤치쪽으로 달려가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그런 선수들 중에는 현준도 끼어 있었다. "점수 준 것은 신경쓰지마. 하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달라 붙으란 말이야. 왜이리 주눅 들었어? 그리고 김현준." "네, 네?!" 홍명보 감독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홍명보 감독을 바라보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의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슬그머니 숙였다. 홍명보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예상이 되기 때문이었다.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모양인데 교체해줄까?" "......" "오늘 경기에서 교체된다고 해서 너의 평가가 내려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플레이를 펼치면 너의 평가가 내려갈 수도 있어. 오늘 넌 공을 피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으니까." "......" 그리고 그런 홍명보의 말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현준이었다. 명보의 말이 전혀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기 껄끄러운 만큼 자신보다는 다른 선수들이 해결해 주기를 바랬던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공을 피하는 현준의 플레이에 압박과 부담을 받는 것은 당연히 다른 동료들이었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글을 쓰면서 스페인 올림픽 대표팀의 후보를 예상해봤었는데 말이죠... 스페인 U-21 멤버들과 함께 와일드 카드로 뽑힐 만한 선수들... 사비와 이니에스타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아니더라도... 역시 스페인 선수들은 무시무시하네요. 무슨 이름만 들어도 전부 아는 선수들...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83 현준, 위기에 빠지다. =========================================================================                            "......" 홍명보 감독의 말에 현준은 다른 동료들이 따가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할지라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빌어먹을...' 순수한 마기가 없으면 제대로 된 활약을 펼쳐 보이지 못한다는 것이 자신의 최대 약점이었다. 아무리 리버풀에서 순수한 마기 없이 활약하게 위해 피나는 훈련을 했다고는 하지만 기껏해봤자 3부리그 정도에서 뛸 정도의 실력밖에 되지 않는 현준이었다. "어떻게 할래?" 또 다시 홍명보 감독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런 명보의 재촉에 현준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아마도 그는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솔직히 이제까지 자신의 활약을 생각하면 감독으로써도 뺄 수 없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에이스라도 부진한 플레이를 보이면 교체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축구는 그런 세계니 말이다. 와아아아아!!!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그리고 그 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그래도 스페인을 꺾고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결승전에 가기를 바라는 마음일까? 붉은 악마와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의 응원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현준은 저런 팬들의 얼굴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은 그럴만한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 마족에게 발각되서는 안 돼.' 올림픽 금메달은 현준도 간절히 원하는 메달이었다. 하지만 마족에게 발각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현준은 잘 알고 있었다. 단순히 자신의 호기심으로 천사를 만났다가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마족이 리리스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바알이나 그와 관계되는 녀석의 명령을 받아 이 인간계에 내려온 것이 틀림없었다. 바로 리리스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현재 리리스의 세력을 마왕인 그녀를 포함해 그녀의 권속인 자신과 자신의 권속은 탈리사와 레리엘 뿐이었다. 더군다나 리리스는 아직도 자신의 부상을 치유하지 못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마족에게 발각된다면? '개죽음을 당할게 분명하겠지...' 리리스는 언제나 자신의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기에 감탄을 터뜨렸었다. 만약 자신이 전투능력을 갈고 닦는다면 마왕급과 비슷한 실력을 지닐 마족이 될 지도 모른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현준은 전투능력을 갈고 닦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선수로서의 생활을 더 원했다. 비록 중급마족과 비슷할 정도로 전투능력을 키우기는 했지만 이제까지 단 한번의 실전도 혹은 대련조차도 겪어보지 못한 현준이었다. 아무리 상대가 자신보다 약하다고 하더라도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동료들과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의 기쁜 모습을 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다. 키이이잉!!! 거기까지 생각이 뒤로 돌아 살짝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며 관중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현준이었다. 자신이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면 분명 무슨 반응이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마족의 반응이 나타난다면 어쩔 수 없이 교체를 당할 생각이었다. "......" 그런 현준의 모습은 관중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처럼 보였다. 현준의 돌발행동에도 홍명보 감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현준을 지켜볼 뿐이었다. 홍명보 감독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제발...'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렸음에도 딱히 이상한 반응이 느껴지지는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흘러도 마족의 기운이나 전혀 아무런 반응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현준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몸을 돌렸다. "계속 뛰겠습니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지장이 없다면 교체당할 이유가 없었다. 마족이라는 존재가 계속해서 찜찜하게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이 곳 그라운드에 마족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터였다. 만약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면? 그라운드에서 벗어는 것은 그 때 하면 될 일이었다.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면 마기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였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마족의 기운의 감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훈련을 하면서 리리스가 말한 것도 있는 만큼 충분히 마족이 자신을 알아차라기 전에 자신이 먼저 마족의 기운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니 만약 마족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순수한 마기를 거둬들이고 그라운드에서 빠져나올 생각이었다. 현재 이곳에는 마족이 없었다. 조심만 한다면 걸리지 않고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스페인을 상대로 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자신을 관찰하겠다고 말한 마족이 나타난다면 자신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라도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없을테니 말이었다. "좋아." 그리고 그런 현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관중들을 보고 무언가 느낀게 있는 것인지 현준의 행동에 의지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성용." "네!" 가장 눈에 밟혔던 현준의 문제를 해결한 홍명보 감독은 이제 다른 선수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플레이를 말해주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패싱 플레이에 말려들지 않기 위한 전술이었다. '일단은 흐름을 끊어야 된다.' 다시금 경기를 치르기 위해 그라운드로 향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눈을 빛내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스페인 선수들이 절대 기세를 타게 만들어서는 안됐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스페인 선수들의 레벨은 적어도 자신의 가르친 선수들 보다 높았다. 그런 와중에 기세까지 타게 된다면 한국팀으로써는 꽤나 힘든 경기를 펼쳐 나갈 터였다. 와아아아!!! [하비 마르티네스와 호르디 알바의 패스가 계속해서 이어지는군요.] [우리 선수들 좀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야 되요. 계속해서 공간을 내주면서 스페인 선수들의 패스가 이어지게 그냥 놓아두고 있거든요? 저래서는 안되요!] 그러나 한 골을 넣고 기세를 탄 스페인 선수들은 자신의 패싱 플레이로 한국 선수들을 농락하며 조금씩 앞으로 접근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미드필더 싸움에서는 밀리더라도 위협적인 슈팅을 때릴 수 있는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는 절대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알바 마크해!!!" 그리고 공을 뺏기 위해 후안 마타를 따라가면서 프리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의 마크를 이야기하는 성용이었다. 아무리 스페인 선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쉽사리 일대일로 뚫지는 못할 터였다. 아니, 뚫린다고 하더라도 그 뒤를 커버해 줄 동료들이 있었고 또한 골키퍼인 승규도 있었다. 파앗!!! "큭...!" 그리고 그런 수비수들과 연계해서 이루어지는 한국팀의 강한 압박에 결국 공일 뺏길 수 밖에 없는 스페인 선수들이었다. 파고 들어가려고 해도 틈이 전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공을 돌릴 수 밖에 없었고 윤석영이 그 틈을 노리고 태클로 공을 뺏어낸 것이었다. "천천히 가!!!" "페이스 좀 더 늦춰도 돼! 일단 공을 돌려!!!" 그리고 오랜만에 공을 잡은 선수들은 수비진영에서부터 조금씩 공을 돌리며 라인을 전진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흐름은 스페인에게 있었다. 무리해서 공격해 공을 뺏기기 보다는 조금씩 공을 돌리며 주도권을 자신들 쪽으로 가져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었다. 후방에서 수비수들이 공을 돌리면서 기회를 노리는 모습을 보던 현준은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마르티네스를 흘낏 바라보면서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라운드 바깥 상황을 살펴봤지만 여전히 마족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후우...그럼 움직여볼까..."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굳이 순수한 마기의 사용을 제약할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현준이 엄청난 스피드로 총알처럼 앞으로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재빠르게 현준이 달려가는 공간으로 길게 공을 찔러 넣어주는 홍정호였다. 와아아아아!!! 엄청난 스피드로 순식간에 스페인의 진영 깊숙이 현준이 침투해 들어가자 환호성을 지르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비록 이제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해 4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번 스페인 전에서도 골을 넣어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별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아...잡을 수 있어!'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쏜살같이 쫓아가는 하비 마르티네스였다. 현준의 드리블 스피드는 굉장히 빠르다고 알려져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준족의 선수들도 현준을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점점 현준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모습에 회심의 미소를 짓는 마르티네스였다. 확실히 오늘 경기에서 현준의 모습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너무나도 평범한 플레이만을 보여줬었다. 아니, 자신들의 기세에 눌려서 빠르게 공을 처리하는 모습만을 보일 뿐이었다. 그것도 자신들의 틈을 찌르는 날카로운 모습은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 현준의 움직임 탓에 오늘 현준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마르티네스였다. '오는데...?' 앞에서는 스페인 수비수가 그리고 뒤에서는 마르티네스가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마르티네스가 자신을 바짝 뒤쫓아오자 순간적으로 몸을 멈칫하는 현준이었다. "읏...!!" 그런 현준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자신도 모르게 어설프게 현준의 발에 태클을 걸어 넣는 마르티네스였다. 그리고 그 순간 삐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퍼졌다. "자...잠깐! 부딪치지 않았다고! 발을 걸지도..." 심판이 달려오는 모습에 재빠르게 양 손을 내젓는 마르티네스였다. 하지만 심판은 그런 마르티네스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상황이 어찌되었던 심판의 눈에는 마르티네스가 현준의 다리를 노리고 태클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도 마르티네스의 태클에 걸려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진입해 들어가려던 현준이 넘어졌고 말이다. '방금 하비가 부딪쳤던가...?' 하비 마르티네스가 옐로 카드를 받는 모습에 데 헤아가 인상을 구겼다. 정면에서 본 자신의 눈으로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마르티네스의 태클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현준이 피하면서 넘어진 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위험지역에서 한국팀에게 프리킥을 내준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분명 프리킥은 현준이 찰 게 틀림없었다. "분명 저 녀석이 찰거야." "알고 있어." 김현준의 프리킥. 프리킥만으로도 스폐셜리스트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프리킥 능력을 자랑하는 현준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 어느 위치에 공을 꽃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데 헤아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아주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는 우리 선수들입니다.] [이거 기대해 볼 만하겠는데요? 김현준 선수의 프리킥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평이 나있거든요? 프리킥으로 넣은 골도 굉장히 많아요! 리버풀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좋은 위치면 김현준 선수가 프리킥을 도맡아서 찼거든요?] 현준의 프리킥 능력이 월드클래스급이라는 것은 프리미어리그를 보는 팬들이라면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더욱이나 한국팀을 응원하고 이 곳 영국까지 온 축구 광팬들인 붉은 악마들이 그런 사실을 모를리 없었다. 골!! 골!! 골!! 골!! 골을 외치는 붉은 악마의 응원을 들으며 현준이 공을 내려 놓기 시작했다. 옆에서 기성용이 같이 차려는 액션을 취하고는 있었지만 관중들도 그리고 스페인 선수들도 전부 현준이 찰 거라고 예상하는 듯 아무런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후우..." 키이이잉!!! 심호흡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간 현준이 그대로 공을 강하게 차려는 순간 귀가 찢어질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시간이 멈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붉은 색의 점이 빠른 속도로 스페인의 골대를 누비기 시작했다. '96%라...' 그리고 어느 한 곳에 멈춰서 96 이라는 숫자를 나타내는 모습이 현준의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거의 골이나 다름 없는 성공률이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슛!!!] [저건 들어갔어요!!!] 뻐엉!! 현준의 발 끝에서 슈팅이 터져나온 순간 수비벽을 쌓던 스페인 선수들이 높게 점프를 했고 데 헤아 또한 몸을 날렸다. "......!!" 하지만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현준의 절묘한 프리킥은 데 헤아의 손을 완벽하게 벗어나 골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 26분. 김현준의 프리킥 골로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와아아아아아!!! 역시 해결사는 해결사였다. 위험지역에서 얻은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의 모습에 함성으로 골의 기쁨을 표하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역시 김현준!!! 한방이 있어요!] [아! 정말 환상적인 슈팅입니다. 역시 프리킥 스폐셜리스트예요! 위험지역에서 때린 슛은 거의 유효슈팅 아니면 골로 연결시키는 김현준 선수거든요?] [이렇게 되면 1 - 1.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경기 점점 재미있게 진행되는데요?!] 김현준의 골에 신바람이 난 해설위원들이었다. 한국팀이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터뜨리는 모습이 짜릿한 감동을 안겨 주었기 때문이었다. "아! 우리 선수들 이번에 정말 잘하는데?" "확실히 김현준 선수가 찬스 때 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 건씩 해주니까. 정말 대단한 선수야."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금방금방 따라붙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멕시코전에서도 그리고 우루과이전에서도 그런 플레이를 보여줬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스페인을 상대로도 선제골을 내줬다가 금방 동점골로 따라붙은 것이다. "좋았어!!!" "와아아아!!!" 벤치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기뻐하는 후보 선수들과 코치진의 무습에 홍명보 감독이 진정하라는 듯 손을 아래로 내리까는 액션을 취하고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의 얼굴에도 큼지막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대로 스페인에게 주도권을 내주나 싶었더니만 단 한 번의 프리킥을 그대로 골로 연결 시킨 것이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해볼만했다. 적어도 점수는 동점.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었다. 하지만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스페인의 패스 플레이를 막아내야만 했기에 홍명보 감독은 머리를 바쁘게 굴릴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비오네요? 시원해서 좋긴한데... 난 ...... 00284 현준, 위기에 빠지다. =========================================================================                            [위험해요!!!] [우리 선수들 조심해야합니다!!!] [지동원 슛!!! 아아아!! 힘이 너무 들어갔어요!] 1 - 1. 현준의 동점골이 터지고 난 이후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스페인의 미드필더진을 상대로 싸움을 걸기 시작하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아무리 스페인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할 지라도 계속해서 물러선다면 결국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또한 단순히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라면 스페인 선수들을 눌러야만 했다. 축구선수로써 조금이라도 더 발전하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국 선수들의 압박에 강한 부담감을 느끼는 스페인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초반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현준이 날카로운 칼을 들어내며 자신들의 공간을 계속해서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세계 랭킹 1 위라는 스페인 출신 선수들이라는 것을 보여주 듯 간간히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스페인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물론 그럴 때 마다 한국도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었다. "와아!!!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해요." "후우...전 벌써 지쳤어요." 전반전 서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며 팬들의 눈을 기쁘게 해준 한국과 스페인이었다. 비록 경기는 1 - 1 로 전반전을 마쳤지만 양 팀 합쳐서 슈팅만 13개를 터뜨리며 화끈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었다. 현준의 프리킥 동점골 이후 자리에서 앉지를 못한 세진이었다. 두근두근 대는 긴장감에 방송촬영을 하는지도 모른 채 경기 내용에 시선을 뺐겼던 것이다. 상민 또한 마찬가지였다. 목이 쉬도록 대한민국을 외친 그였다. 게다가 스페인은 또 왜 이리 강한 팀인지 순식간에 한국 팀을 위기상황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심장을 몇 번이나 들었다 놓았다 했던 그였다. "후반전에는 꼭 우리 선수들 힘내서 스페인 선수들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으면 좋겠는데요." "충분히 우리 선수들 잘 해낼거라고 믿습니다. 사실 지금도 분위기 좋잖아요?" 세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하는 상민이었다. 만약 전반 41 분 현준의 중거리 슈팅이 스페인 골대를 맞지 않았다면 경기는 2 - 1 로 한국이 리드하고 있었을 상황이었다. 물론 스페인도 테요가 일 대 일 찬스에서 한국팀 골키퍼인 김승규에게 막히며 골을 넣지 못했지만 말이다. "자! 우리 그럼 빨리 응원해요. 대! 한민국!!!" "조...조금만 쉬었다가..." 세진의 말에 손을 설레설레 젓는 상민이었다. 역시 엄청난 스케쥴을 소화내는 아이돌의 체력은 여자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대로라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쓰러질 판이었다. 그렇게 쉬는 시간에도 서로 승리를 바라며 뜨겁게 열띤 응원을 펼치는 붉은악마들이었다. "스페인 녀석들 정말 잘하는데?" 라커룸에서는 코치들의 마사지를 받으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휴식을 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끼리의 대화의 주된 내용은 오늘 경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대책이었다. "액면가는 나보다 훨씬 나이 많게 생겨서..." "데 헤아 얼굴 봤냐?" "풉...!" 서정진의 말에 손흥민이 바나나를 먹고 있던 손흥민이 웃음을 터뜨렸다. 다비드 데 헤아. 1990년생으로 나이는 22 살에 불과했지만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적인 명문팀에서 뛰고 있는 골키퍼였다. 그것도 주전으로써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실력은 둘째 치더라도 데 헤아의 외모는 90년 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22 살 치고는 엄청난 수염이 마치 원숭이가 연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현준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긴팔 원숭이 닮았지." "푸하하하하!!!" "으엑!!!" 결국 제대로 터진 손흥민이었고, 흥민의 입에서 바나나가 튀어나오자 옆에 앉아 있던 구자철이 재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그 때 찰칵 거리는 소리와 함께 홍명보 감독이 라커룸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후반전에는 전술을 바꾼다." "네!" 들어오자마자 묵직하게 한 마디를 내뱉는 홍명보는 곧 경기판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 그 경기판을 바라보던 선수들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현준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제까지 한국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경기를 펼치면서 이제까지 공격형 미드필더, 즉 트레콰르티스타 역할만을 중점적으로 소화해냈던 자신이었다. 하지만 홍명보가 가지고 온 경기판에는 자신의 등번호는 17 번이 가장 앞에 놓여져 있었다. "홍철과 영권이가 빠지고 오재석과 윤빛가람이 들어간다. 포메이션은 3 - 6 - 1. 현준이가 원 톱으로 올라가고 동원이와 자철이가 현준의 위치를 맡아라. 그리고 가람이와 성용이가 미드필더에서 균형을 찾는거다. 둘이서 센터를 맞는거지." "......" "네...네." 미드필더만 6 명. 홍명보 감독의 말에 아무말도 하지 않는 선수들이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중앙의 공간이 촘촘해지기 때문에 스페인이 자랑하는 패싱 플레이도 빛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앙에 너무 선수들이 밀집해지기 때문에 스페인의 측면에 무너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흥민이와 정진이는 그대로 밀어붙이고. 계속해서 크로스도 올려주고 여차하면 슈팅도 때려. 물론 수비쪽으로 내려오는 것도 잊지 말고. 그리고 흥민이와 정진이의 뒤쪽 공간. 여길 막아내느냐 못 막아내느냐는 중앙 미드필더들의 역할이다." 그 말에 서로를 번갈아 바라보는 윤빛가람과 기성용이었다. 비록 이런 포메이션으로 연습에서 호흡을 맞췄다고는 하지만 실전에서 써먹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러니 너희들이 잘해줘야 한다." "꿀꺽..."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홍명보 감독의 말에 침을 꿀꺽 삼키는 윤빛가람이었다. 그리고 홍명보는 마지막으로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전반 초반에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경기 중반부터 플레이가 살아나더니만 무서운 공격력으로 스페인의 수비진을 무너뜨린 현준이었다. "원 톱이면 가장 잘 할 수 있는 위치지?" "......네." 홍명보 감독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피식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톱의 위치에서 경기를 치른 지가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챔피언스 리그에서 스티븐 제라드의 부상 이후 무너지는 미드필더들을 도우기 위해서 이후 부터였던 것 같았다. "공을 잡으면 최대한 현준에게로 넘겨. 너희들의 동료지만 이 녀석은 유럽 리그에서 80골 가까이 터뜨린 녀석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한 건 해줄테니까." '부담을 팍팍 주는군...' 하지만 그다지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공만 잡을 수 있다면 그대로 골로 연결시킬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일단 주도권은 엇비슷해. 분위기도 내주지 않고 아주 잘 하고 있어. 하지만 조금만 더 잘하면 이길 수 있다. 만약 스페인 녀석들에게 페이스가 넘어가도 당황하지 마. 침착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너희들하고 걔네들하고 차이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똑같은 나이의 선수들이다. 특히 수비수 홍정호." "네!" 홍명보의 말에 주축 센터백인 홍정호가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런 홍정호의 어깨에 손을 턱 올리며 말을 잇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스페인 녀석들을 상대로 쫄 필요 없어. 오히려 그 녀석들을 쫄게 만들어. 첼시? 바르셀로나? 너도 그런 팀에서 뛸 수 있어. 너도 그 녀석들 못지 않게 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라." "네...넵." "자! 그럼! 힘내서 파이팅하자!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너희 선배들도 스페인을 꺾고 올라갔다. 그때보다 젊은 너희들이면 우리보다 쉽게 해낼 거다." 그런 홍명보 감독의 말에 기세가 타오른 것일까? 그나마 젊은 손흥민이 크게 손을 들어올리며 외쳤다. "좋았어! 붙어봐요!!!" "그럼 나도 가볼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면이 있는 흥민이었다. 그리고 그런 흥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구자철이었다. 성용과 윤빛가람은 계속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후반 45분 동안 스페인 선수들을 막기 위해서는 서로의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후우..."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현준이었다. 오랜만에 스트라이커 위치에서 뛴다는 것이 현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혹시나 마족이 나타났을까봐 경기장 전체를 스캔해봤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다. 와아아아아!!!! [어? 우리 선수들 교체가 있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홍철 선수와 김영권 선수가 나오고 오재석 선수와 윤빛가람 선수가 투입되었는데요. 수비수 하나를 빼고 미드필더 한 명을 보강한 셈인데요.] [홍명보 감독이 스페인을 상대로 맞불을 준비한 모양인데요.] 조금만 생각해봐도 홍명보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전술을 내밀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스페인을 상대로 정면승부를 펼치려는 것이었다. [또한 김현준 선수가 올라가고 지동원 선수가 내려왔군요.] [사실 김현준 선수에게는 원 톱자리가 가장 어울리는 선수 아닙니까? 이번 올림픽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김현준 선수는 톱의 위치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선수니까요.]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의 플레이는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런 엄청난 움직임을 앞세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50 골이 넘는 어마어마한 대기록을 세우며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던 그였다. 이렇게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온 한국이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잖아 있었다. 과연 한국팀이 스페인을 상대로 정면승부에서 이길 수 있을까하는 점이었다. 둥둥둥! 둥둥! 대! 한민국!! 북을 앞세워서 응원을 하는 붉은 악마들의 모습에 스페인 서포터즈들도 자신들이 즐겨 응원하는 올레 올레 송으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열띤 분위기속에서 한국과 스페인의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큭...!" "좋았어!!! 들어가!!!" 미드필더를 6 명이나 배치한 것의 효과였을까? 중앙에서 공을 돌리던 스페인 선수의 패스를 바로 낚아채는 윤빛가람이었다. 그리고 윤빛가람이 공을 잡자 그대로 공세로 전환하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좋았어. 들어가라고." 그리고 그 순간 양 쪽 측면을 비롯해 무려 6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스페인 진영으로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붉은악마와 스페인의 응원단이었다. "측면으로 보내!!!" 그리고 길게 서정진이 있는 쪽으로 공을 연결시키는 윤빛가람이었다. 서정진의 최대 강점은 바로 테크닉. 상대 선수가 어떤 선수들간지 주눅들지 않고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거나 지체없이 크로스를 올리며 공격의 활기를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선수였다. [서정진 선수 파고 들어야 해요!!!] 그리고 공을 받은 서정진은 그대로 스페인 진영의 안을 향해 드리블 돌파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공을 뺏긴다 하더라도 기성용이나 윤빛가람과 같은 동료들이 충분히 커버를 해줄거라는 생각이었을까? 서정진의 돌파는 거침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서정진을 향해 스페인의 수비수가 몸싸움을 걸면서 균형을 무너뜨리며 공을 뺏으려고 하자 바로 현준을 향해 크로스를 올리는 정진이었다. [올려야 되요!!!] [서정진 크로스!!!] '좋았어...!' 서정진의 크로스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현준이었다. 어느 타이밍에 서정진이 크로스를 올릴지 이미 순수한 마기를 사용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어디로 날아올지도 이미 예측하고 있는 만큼 이미 유리한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있을 생각이었다. "17번 붙잡아!!!" 그리고 바람같이 현준이 움직이자 현준을 주시하던 데 헤아가 재빠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런 데 헤야의 외침에 화들짝 놀라며 움직이는 마틴 몬토야였다. 대체 언제 움직였는지 현준이 그림자처럼 자신의 마크에서 빠져나가버렸기 때문이었다. "큿...!" 정진의 크로스는 그렇게 높지 않은 위치로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헤딩으로 연결 시키기엔 너무나도 어중강한 위치의 크로스였다. 그리고 결국 그대로 몸을 젖혀 자신의 뒤에 따라붙은 마틴 몬토야의 수비를 방해하면서 그대로 허공으로 몸을 띄우는 현준이었다. [김현준!!!! 슈웃!!! 아아아아!!!] [이...이게 안들어 가나요!!!] 몸을 띄어서 날리는 시저스 킥. 그 짧은 타이밍에 저런 슈팅을 감각적으로 때릴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토해내기도 전에 현준의 발에 맞은 공은 그대로 스페인의 골문을 강타하고는 밖으로 튕겨나왔다. "아아아!!!" "아오!! 아깝다! 김현준 선수가 오늘 날 몇 번이나 죽이네! 심장 떨려서 못보겠네!!" 스페인의 골키퍼인 데 헤아까지도 제대로 된 반응을 보여주지 못했을 정도의 완벽한 슈팅이었지만 하필이면 골문에 맞고 공이 튕겨나오는 모습에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그것도 벌써 두 번이나 골문을 맞힌 현준이었다. 그리고 가볍게 그라운드에서 몸을 일으키며 수비를 돕기 위해 돌아가는 현준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키는 데 헤아와 마틴 몬토야였다. 현준이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을 때도 몇 번이나 상대했었던 데 헤아였다. 그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리버풀의 유니폼이 아닌 대한민국의 유니폼을 입고도 느껴지고 있었다. "저...절대 9 번이 공을 잡게 만들지마!!!" "아...알았어!" 데 헤아의 말에 몬토야는 물론 다른 수비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데 헤아가 말하지 않아도 다들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마크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9 번을 달고 있는 현준에게 공을 주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했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에도 다비드 비야나 페르난도 토레스, 알바로 네그리도, 페드로, 페르난도 요렌테와 같은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존재했고 그들과 함께 플레이를 하거나 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압박감은 세계 최고라 일컫어지는 스페인 국가대표팀 공격수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강한 포스를 내보이며 자신들을 주눅들게 만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프리미어리그... 솔직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승을 못하더라도 볼튼이 올라가기를 바랬는데...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와 볼튼 경기...둘다 드라마네요. 어쨌든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했군요. 제대로 드라마를 썼음... 맨시티 팬들이 우승을 축하는 모습은 맨시티 팬이 아닌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더군요. 어쨌뜬 우승 축하합니다. 맨체스터 시티. 과연 다음 시즌은 어떻게 될지...제일 궁금한 게 다음 시즌 아스널과 리버풀... 제발...리버풀 챔스만이라도...우승은 바라지도 않을게... 00285 현준, 위기에 빠지다. =========================================================================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 뒤가 비었다!" 비록 한국에게 한 방 먹을 뻔했지만 결과적으로 따지면 스코어는 1 - 1. 동점이었다. 그리고 공은 스페인이 가지고 있었다. 감독의 말에 잠시 멈칫하며 앞을 바라본 마르티네스가 그대로 공을 길게 차 넣었다. [스페인 역습이예요!! 우리 선수들 빨리 돌아와야 합니다!] 아직 현준의 환상적인 시저스킥의 감동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어지는 스페인의 빠른 역습 플레이에 목소리를 내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아무리 멋진 플레이를 보여도 경기의 승패는 골로 말하는 것이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은데다가 스코어도 1 - 1. 결코 방심해서는 안됐다. "!!!" 그리고 그런 마르테니스의 패스를 받기 위해 재빠르게 달려가는 마타였다. 하지만 마타가 공을 잡기도 전에 윤빛가람이 먼저 태클로 공을 걷어내자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측면으로 한 명 더 붙어!!!" "구자철!!! 윤빛가람 커버해줘!!!"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경기장 넓게 볼 다툼을 벌이는 한국과 스페인의 선수들이었다. 한국은 어떻게든 현준에게 공을 연결시키기 위한 플레이를 펼쳤고, 스페인 또한 오밀조밀한 한국의 미드필더진을 벗어나기 위한 플레이를 펼쳐보이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 잘 싸우고 있어요!] [조금 더 집중해야 합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해서 벌어지자 또다시 달아오르는 팬들이었다. 양 팀 전부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고 계속해서 아까운 기회들을 주고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고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이었다. "대! 한! 민국!!!" 방송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영국까지 왔지만 어느새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경기력에 푹 빠져버린 세진은 목청껏 소리 높여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었다. 아이돌의 위엄을 나타내는 것일까? 그런 세진의 목소리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욱 컸다. '정말 재미있어...!' 비록 프로그램과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인 김현준 때문에 축구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세진이었다. 하지만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강팀들을 상대로 한국이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경기를 펼치는 모습에 축구라는 경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지 점점 느끼고 있는 그녀였다. [이제 후반 30 분이 지나고 있는데요.] [양 팀 선수들 많이 지쳤을 거예요. 일단 한국은 서정진 선수를 빼고 마지막으로 김보경 카드를 선택했는데요.] [서정진 선수 오늘 공수를 오가면서 엄청나게 활동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결국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자 재빠르게 교체한 홍명보 감독이예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서정진 못지 않게 오늘 하루 엄청난 양을 뛰어다닌 현준이 아직까지도 괜찮은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전반에는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면서 넓은 공간을 돌아다녔고 후반에는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스페인 수비수들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그라운드를 누빈 현준이었다. '계속된 공격으로 다들 지쳤을 꺼야. 내가 어떻게든 해줘야돼.' 후반 26분이라는 다소 늦은 시간에 교체된 김보경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된 경기로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동료들을 대신해 자신이 부지런히 움직여줘야만 했다. 스페인 선수들도 연이는 공방으로 지쳤을 터였다. "....!" 그리고 움직이는 김보경을 향해 기성용이 측면으로 패스를 찔러 넣었다. 중앙은 스페인의 수비수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기에 측면에서부터 스페인의 수비를 흔드려는 생각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 '나이스. 기성용.' 예전부터 패스라면 일가견이 있는 성용이었다. 해외 클럽인 셀틱에서도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말이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성장한 것일까? 점점 더 좋은 타이밍에 좋은 패스를 보내고 있는 성용이었다. 그리고 그런 성용의 모습에 자극을 받는 김보경이었다. 똑같은 89년생의 출신으로 경쟁의식이 없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현준은 예외였다. 현준의 실력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범접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파앗!!! '제껴 버리겠어!' 그리고 그런 김보경을 향해 스페인 선수 한 명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막겠다는 투지가 넘치는 모습이었지만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을 보면 지친 게 틀림없었다. [김보경 선수!! 돌파하나요?!] "크읏...!" 악착같이 공을 뺏어내기 위해 자신의 품으로 어깨를 비집어 넣는 스페인의 수비였지만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공의 소유권을 뺏기지 않는 보경이었다. 그리고는 살짝 공을 접으며 스페인의 수비를 따돌리며 그대로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온다!!! 17번 붙잡아!!!" 김보경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순간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데 헤아가 현준을 막으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지친 것일까? 한 발짝 늦은 스페인의 수비수였다. 두근...두근...! 김보경이 돌파해 들어오는 순간부터 온 몸의 감각을 일깨우며 템포를 끌어올린 현준이었다. 오늘 몇 번이나 골을 넣기 위해 템포를 올렸지만 스페인의 수비는 끈질겼다. '확실히 대단한 녀석들이야...' 어째서 세계 축구의 유망주라 불리는 녀석들이 모인 팀인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숙한 면이 보이기도 했지만 결코 프리미어리그 중, 하위권 팀들의 수비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스페인의 수비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승리는 자신의 것이 될 터였다. 아무리 그들이 대단하다고 할지라도 인간이 아닌 자신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애시당초 경기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또한 이런 상황을 위해 바쁘게 돌아다니며 스페인 수비수들의 체력을 빼놓기도 했던 현준이었다. 그리고 김보경의 크로스를 받은 현준은 곧바로 순수한 마기를 그라운드로 흐트러뜨렸다. '셋...!' 공은 자신에게로 연결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얼마나 제대로 마무리를 짓느냐였다. 최전방에 있는 공격수에게 공이 연결되는 것은 결코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현준이었다. 벌써 오늘 2 번이나 골대를 맞추며 점수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만큼 이번에야 말로 침착하며 골을 성공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수비수 3 명이 그런 현준을 막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슈팅을 때린다면...?!' 100% 수비의 벽에 걸릴 터였다. 애시당초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패스로 뚫어낼 생각도 해봤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공을 뒤로 돌려야만 했다. 차라리 자신이 여기서 혼자 해결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그대로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현준이었다. 어떻게든 3 명의 스페인 수비의 벽을 뚫어내고 슈팅까지 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알바로 도밍게즈가 그대로 태클을 시도했다. 태클에 공이 걸리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다. 어떻게든 슈팅을 때리지만 못하게 하면 되었다. 만약 이 상태에서 현준이 반박자 바르게 슈팅을 날린다 하더라도 자신의 발에 맞고 튕겨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도밍게즈였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도밍게즈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 마치 자신의 움직임을 알고 있었다는 듯 그대로 발 뒤로 공은 빼내며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는 현준의 플레이에 도밍게즈는 그대로 땅바닥에 손을 짚어야만 했다. 몬토야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오는 현준의 플레이에 몸의 균형을 그쪽으로 쏠리고 있던 참이었다. "실수다...!" 그런 와중에 그대로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는 현준의 모습에 어떻게든 그를 막아보려고 했지만 이미 균형이 무너진 몸은 멈칫거리며 현준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뿐이었다. 2 명의 수비수가 넘어지는 것과 동시에 그 순간 골대까지의 한 줄기 길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놓칠 생각이 없는 현준이었다. [김현준!!!!] 철렁!!! 벼락같은 슈팅이 그대로 스페인의 골문을 꿰뚫었다. 정면에 데 헤아가 바로 앞에 있었지만 마치 막아보라는 듯 그대로 강하게 슈팅을 때린 현준이었다. [골!!! 골입니다!!! 김현준!] [들어갔어요! 김현준!!! 역전골!!!] 우와아아아아아!!!! 개인기로 세 명의 수비수 사이에서 틈을 만들어 내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의 플레이에 웸블리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지르는 붉은 악마였다. 멕시코 전에서도 그리고 우루과이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스페인을 상대로 역전골을 터뜨린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이 낳은 최고의 플레이어이자 에이스인 현준이었다. 준!!! 준!!! 준!!! "우와아아아!!! 김현준!!!" "현준형! 역시 형이 최고예요!" "너라면 해낼 줄 알았어!!!" "하하하하하!!!" 골을 넣고 그라운드에서 무릎을 꿇고 포효하는 현준을 향해 현준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팬들이었다. 땅을 울릴 정도의 엄청난 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르는 서포터즈. 그리고 골을 넣은 자신을 향해 어린애처럼 달려드는 동료 선수들의 모습에 환하게 웃음을 짓는 현준이었다. 나와라 브라질! 한국 올림픽 대표팀 금메달 조준. [EPNM = 김민철 기자] 태극전사들의 기세가 그야말로 무섭다. 패배를 모르는 태극전사들의 플레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세계는 이제 그 기량에 경탄을 보내고 있다. 북중미 예선 1위로 올라온 멕시코를 누르고 유럽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인 스위스까지 누르고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이었다. 8 강에서 만난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국은 5전 5패라는 징크스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길 투지를 보이며 결국 선제골을 내주고도 역전승을 거두고 당당히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만난 스페인과의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스트라이커 김현준의 두 골에 힘입어 스페인을 2 - 1 로 누르고는 결승에 진출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고 결승에 오른 한국은 내심 금메달을 넘보고 있다. 근거 없는 자만도 그리고 꿈도 아니었다. 멕시코, 스위스, 우루과이, 스페인과 같은 강팀들을 차례대로 격파하며 강한 자심감을 내보이고 있었고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해서 선수들의 기량이 눈에 띄고 상승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올림픽 대표팀의 승승장구에 국민들의 기대수준도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아무리 역대 최고의 전력으로 무장했다고는 하지만 한국이 올림픽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뒀던 것은 8 강에 불과했다. 아시아의 호랑이라고는 하지만 매번 국제대회에서만큼은 쓴 맛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스페인을 격파하고 일찌감치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한국의 진격에 외신들도 경이의 눈초리로 한국팀의 활약을 주시하고 있을 정도다. 마지막 남은 단 한경기. 한국의 결승전 상대는 삼바축구로 유명한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영국 대표팀을 2 - 1 로 누르며 결승에 진출했다. 화려한 개인기와 감각적인 플레이를 보이고 있는 브라질이지만 스페인의 패싱 축구에도 굴하지 않고 정면 승부로 뚫어낸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나 전 월드컵 대표팀 감독인 허정무는 '지금 기세라면 브라질을 상대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승리를 장담했다. 홍명보 감독 또한 브라질을 꺾고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과연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한국이 브라질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벌써부터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후우..." 아직까지도 스페인전의 승리가 가시지 않은지 기쁨과 환희의 밤을 지새우고 있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상대는 브라질이었지만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었다. 결승전 경기는 4일 뒤인 11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그 때문에 더 들뜨기도 했고 말이지..." 다른 팀들은 맨체스터나 뉴캐슬, 카디프 시티 같은 곳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펼쳤지만 한국은 8 강에 진출한 이후 전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펼쳤다. 이동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 브라질과의 결승전 또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브라질 선수들보다 웸블리 스타디움의 적응에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휴...빨리 전화를 해야지." 승리에 취해 너무나도 들떠 있는 동료들을 피해 가까스로 주차장까지 빠져나온 현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까지 도망쳐 나왔으니 자신을 찾는답시고 쫓아오지는 않을 터였다. 스페인을 상대로 1 - 0 으로 지고 있다가 2 - 1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었을까? 마치 자신을 신처럼 생각하며 귀찮게 했던 동료들이었다. "일찍 잠이나 자고 피로나 풀것이지..." 괜스레 툴툴 거린 현준은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올렸다. 자신이 모르는 마족의 등장을 리리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바로 리리스에게 마족이 나타났다고 알려줬어야 했지만 과연 그 마족이 자신을 알아차렸을까하는 생각에 연락을 하지 않았던 현준이었다. 만약 그 마족이 자신에게 신경을 끈다면 굳이 말해서 부스럼을 일으킬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족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렸던 아니면 그냥 넘어갔던 이런 사실은 리리스에게 말을 해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집으로 연결하는 단축키인 1 번을 꾹 누르고 통화를 기다리는 현준의 귓가에 예리한 바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단순한 밤바람 소리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기세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바로 그대로 몸을 날리는 현준이었고, 그 순간 현준이 있던 위치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터지는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대체 저건...?" 공기총을 쏘면 저런 현상이 일어날까? 응축되어 있는 바람이 터지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현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예감이 좋지 않았기에 재빨리 이 자리를 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앞에 붉은색 눈을 지닌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안녕? 우리 구면이지?"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존재이자 자신이 가장 피하려는 존재의 등장에 현준은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 작품 후기 ============================ 그거 아세요? ....오늘 제 생일입니다. 늅늅. 오타 지적해 주신거 전부 수정했어요...어디에 있는지 찾느라 조금 고생했음. 00286 현준, 위기에 빠지다. =========================================================================                            '빌어먹을! 어떻게 알아차린 거지?!' 경기를 치렀을 때 빼고는 단 한 번도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지 않았다. 행여나 감시의 눈이 있을까 봐서 였다. 경기중에도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면서 마족의 존재를 계속해서 감시했던 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현준의 얼굴 앞으로 무언가가 날아 들어왔다. "크윽...!" 묵직한 격탁음과 함께 현준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충격과 함께 고통이 밀려들었지만 현준은 재빠르게 뒤로 몸을 날렸다. 인간들이 많이 존재하는 호텔이었기에 마족이 나타나지 않을꺼라고 생각하고 홀로 주차장으로 온게 실수였다. '아니지. 마족들이 인간의 눈을 신경 쓴다고도 확신할 수는 없으니...' 하지만 곧 현준은 생각을 바꿨다. 처음 저 녀석과 만났을 때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가 저 마족을 만났을 때의 위치는 바로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던 호텔의 화장실이었으니 말이다. 분명 자신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기에 재빠르게 주차장에 놓여 있는 차를 엄폐물 삼아 몸을 숨기는 현준이었다. 하지만 마족은 그런 현준의 행동에도 개의치 않은 채 그 자리에 서서 입을 열었다. "도망치려는 건가? 싸움을 좋아하는 마족이? 역시 바알님을 상대로 덤비다가 도망친 리리스의 권속 답군. 혹시나 했지만 점점 냄새가 진하게 느껴져." '제길...' 마족의 말에 확신이 들었다. 저 녀석은 자신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도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마족은 전부 개코인 것일까? 어떻게 자신이 리리스의 권속인지 알아차렸다는 것도 신기했다. '게다가...' 바알이라는 이름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현재 마계에서 리리스와 대립하고 있는 마왕. 바알의 공격에 마계내에 있는 리리스의 세력이 박살이 난 것도 그녀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리리스가 엄청난 부상을 입고 자신의 거처로 오지 않았던가? 그런 바알을 지칭하는 것을 보면 저 마족은 그 바알이라는 마족의 명을 받아서 인간계로 리리스를 찾기 위해 내려온 녀석이 틀림없을 터였다. '어떻게 하지...?' 싸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다지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다. 자신이 다른 마족들보다도 월등한 마기를 지니고 있다고 리리스에게 귀가 닳도록 듣긴 했지만 직접 다른 마족들과 마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이 곳에서 싸움을 벌이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나도 많았다. 어디까지나 사람들에게 알려진 자신의 정체는 인간이었다. 그것도 현재 한국 대표팀으로 올림픽을 치르고 있는 축구 선수. 어떻게 보면 유희인 생활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생활을 결코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현준이었다. 애시당초 자신이 리리스와 계약을 하고 마족의 신체를 얻은 것도 좀 더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였다. "도망만 쳐서는 나를 이길 수가 없다고? 하긴 리리스의 권속이니 어쩔 수 없는 건가? 그 마왕에 그 권속이군." "......" 자신을 자극하려는 듯 계속해서 이죽거리며 말을 여는 마족이었지만 그런 도발에 전혀 넘어갈 생각이 없는 현준이었다. 애시당초 리리스에게 욕을 해도 별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뚜벅뚜벅거리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걸음걸이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들으면 곧 자신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 현준이었다. '사람들은 안 오는 건가...?' 만약 이 모습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사람들 사이로 도망을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주위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늦은 밤이긴 했지만 아직 사람들이 잠 들 시간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에는 싸늘한 여름 바람만이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빠르게 리리스에게 연락을 하기 위해 핸드폰을 들어 올린 현준은 곧 인상을 구겼다. 대체 언제 공격을 받았는지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은 박살이 난 채 어두운 액정화면만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칫..." 그리고 점점 현준이 숨어 있는 자동차 가까이 마족이 다가오자 그 순간 엄청난 도약력으로 차를 뛰어넘어 마족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현준이었다. "오?! 덤비려는 건가?" 부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푸른색의 기운으로 감싸여 있는 현준의 주먹이 휘둘러졌지만 마족은 어렵지 않게 고개를 뒤로 젖히며 현준의 주먹을 피해내었다. 하지만 현준의 주먹을 완전히 피해내지는 못했다. 파앗!!! 분명 고개를 귀로 젖히면서 현준의 주먹에 직격 당하지는 않았지만 현준의 주먹에 감싸인 순수한 마기가 요동치면서 마족의 얼굴을 긁고 지나간 것이었다. "이런...그래도 리리스의 권속이라 이건가?" 마치 칼로 얼굴이 긁힌 듯 여러 줄기의 상처에서 검은색의 기운이 흘러나오자 마족이 의외라는 듯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현준에게서 느껴지는 마기가 만만치 않아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족은 충분히 현준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리리스가 인간계로 도망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때 만들어진 권속이라면 그 실력이 형편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저 푸른색의 마기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말이지...' 검은색이 아닌 푸른색의 마기를 분출하는 현준의 모습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마족이었다. 인간이 마족으로 되면서 어설프게 마기가 변질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현준이 내뿜는 마기가 순수한 마기라는 것을 알아차리기엔 마족의 직위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었다. "네 녀석을 잡아먹고 그 힘을 흡수해주지!" 비록 한 방을 허용했지만 투기를 뿜으며 빠르게 돌격해 들어와 그대로 현준의 앞에 얼굴을 들이미는 마족이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자신의 손을 휘둘렀다. 그리고 현준은 마족의 공격에 막아내기 보다는 피해야 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뒤로 몸을 날렸다. 끼이익!!! '미친...!' 날카로운 쇳소리에 현준은 기가 질린 듯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마족의 공격을 피한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의 손에 얻어맞은 자동차는 그러지 못했다. 마족의 손이 단단한 자동차의 문을 종이짝처럼 찢어발겼기 때문이었다. "꿀꺽..." 만약 조금이라도 피하는 게 늦었다면 자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지도 몰랐다. 순수한 마기를 집중시켜서 마족의 공격을 막아내는 법도 훈련하기는 했지만 실전이 처음이었기 때문일까? 그런 훈련이 전혀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현준이었다. "피하는 건 쥐새끼 같군. 그러면 어쨌거나 나에게 상처를 입힌 대가를 받아줘볼까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준이 있는 위치로 몸을 날리는 마족이었고, 그런 마족의 공격에 현준은 이를 악물고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흐응..." 호텔의 옥외 주차장이 잘 내려다 보이는 건물의 옥상. 그 곳에는 검은색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미녀가 서 있었다. 붉은색의 눈동자와 금발의 머리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그 여인은 바로 마계의 마왕이라는 고귀하고 선택받은 이름을 가진 존재중 하나인 리리스였다. "제법 잘 피하는데?" 그런 리리스는 옥외 주차장의 상황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주자창은 완전히 박살이 나고 있었다. 현준과 하급 마족이 부딪치면서 생겨나는 충격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바로 리리스의 권능때문이었다. "천계의 녀석들이 알면 지금보다도 더 귀찮아 질테니...' 그것이 리리스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결계처럼 둘의 공간을 단절시켜 버린 이유였다. 인간들에게 현준과 마족의 싸움을 방해받기 싫은 것도 있었지만 만약 인간계에 마족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또 다시 엄청난 수의 천족들이 인간계에 등장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지금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만약 자신의 몸이 완벽하게 회복된다면 모를까 아직까지 바알에게서 입은 상처가 욱신거리는 그녀였다. 옥상 난간에 상반신을 걸치며 마치 재미난 구경을 하는 듯 둘의 싸움을 내려다보는 리리스였다. "그나저나 피하는 것은 잘하는 데 싸움방식은 영 꽝이로군..." 실전이 처음이라서 그런 것일까? 현준의 싸움방식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그녀였다. 저 마족의 실력은 기껏해봤자 하급 마족. 현준의 실력으로 당해내지 못할 상대가 아니었다. 아니, 현준의 실력이라면 단숨에 저 녀석을 소멸시켜야 하는 게 정상이었다. 애시당초 순수한 마기를 평범한 마족이 감당해낼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현준의 공격을 했을 때 공격이 몸에 닿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족에게 상처를 입힌 것을 보면 그러했다. 현준의 순수한 마기가 마족의 마기를 손쉽게 누른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지 바보같이 현준은 마족의 공격을 피하기만 알 뿐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제법 많이 컸어." 하지만 처음 순수한 마기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 고생했던 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게다가 하급 마족의 공격이라고는 하지만 제법 잘 피하고 있었다. 처음 마족이라는 존재와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임에도 말이다. 그렇게 리리스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모른 채 현준은 계속해서 마족의 공격에 몸을 날리면서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주차장은 전쟁이라도 난 듯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비싼 외제차들이 저 녀석의 공격에 의해 종이짝처럼 찢어지거나 박살이 나 있었고 아스팔트 또한 폭탄이라도 맞은 듯 여기저기가 충격으로 인한 크레이터로 변해 있었다. "흣!!!" 쿠아아앙!!! 다시 한번 더 마족의 공격이 지면을 강타했고 재빠르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파편 조각들을 쳐내는 현준이었다. 그러면서도 다시 한번 의아함을 느끼는 그였다. 마치 폭탄이 터진 것과 같은 폭발음과 충격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은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는 듯 너무나도 조용했다. 마치 영화세트장에서 싸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해할 수가 없군...' 하지만 현준은 곧 생각을 자신의 상대인 마족에게로 집중했다.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생각해보면 애시당초 리리스의 존재나 순수한 마기 그리고 자신의 눈 앞에 나타난 마족이라는 존재 자체가 상식에서 어긋난 것들이었다. 게다가 저 마족 또한 이런 것을 알고서 자신을 공격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이런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저 마족의 능력일 수도 있었다. "칫!!!" 그리고 그 순간 뭔가 시뻘건 물체가 현준을 향해 총탄처럼 날아오기 시작했다. 아까 전부터 마족이 사용하던 붉은색의 핏덩이였다. 마치 강철로 만들어진 포탄처럼 날아오는 핏덩이에 재빠르게 손을 휘둘러 그것을 쳐내는 현준이었다. 쿠웅!! "큿..." 순수한 마기를 전부 끌어올려서 쳐냈음에도 불구하고 욱신욱신 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나마 어디가 부러진 느낌은 들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었다. "도망치는 거 하나는 쥐새끼 같군." "......" 쥐새끼라는 단어도 내뱉는 것을 보면 마족 주제에 그래도 인간계에서 꽤 생활을 해 본 모양이었다. 아마도 마계의 수색꾼이 변형된 존재일지도 몰랐다. 자신의 붉은 눈을 더욱더 빛내며 점점 더 검은색의 마기를 유형으로 드러내는 녀석이었다. 뭔가 위험하겠다고 느끼는 순간 현준의 주위 사물이 빙글 돌았다. 어느새 다가온 마족이 현준의 몸을 그대로 던져 버린 것이었다. '언제...?!' 저 녀석이 접근하는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몸은 허공을 날고 있었다. 호텔 7, 8 층 정도의 높이까지 올라간 현준은 그대로 땅바닥을 향해 자유낙하를 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진다면 인간이라면 충분히 죽은 목숨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인간이 아니었고 충분히 이 정도의 높이에서도 완벽하게 착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준의 생각뿐이었다. 어느새 현준의 위에 모습을 드러낸 마족이 해머처럼 현준의 몸을 그대로 깍지를 끼고 내려쳤기 때문이었다. 쿠웅!!! "......!!" 마족의 공격에 현준은 그대로 주차장의 바닥에 몸을 들이박아야만 했다. 예상치 못한 너무나도 빠른 공격에 순수한 마기를 집중시켜서 마족의 공격을 막아내지도 못한 현준이었다. 악마의 신체가 아니었다면 바로 죽은 목숨이었다. 아니, 지금도 현준의 상태는 그다지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고통이 너무 심해서 비명조차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쥐새끼 같은 놈. 크크크..."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향해 괴스러운 웃음과 함께 다가오는 마족이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마족은 혀를 낼름거렸다. 비록 싸움 실력은 형편없었지만 리리스의 권속인데다가 마기도 제법 있어 보이는 녀석이었다. 이 녀석의 마기를 흡수한다면 충분히 자신의 실력도 더욱 강해질 것 같았다. 같았다. 게다가 리리스의 권속인 만큼 잘만 하면 바알님에게서 도망친 리리스의 위치를 알아낼 수도 있을지도 몰랐다. "쿨럭..." 그렇게 마족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는 현준이었다. 만약 이대로 있다가는 자신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마족이 현준의 목숨을 끊기 위해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렸다. 촤아악!!! "......!" 그 순간 일직선으로 다섯줄기의 상처가 마족의 몸에 생겨나는 것과 동시에 검은색의 액체가 순식간에 허공으로 흩날렸다. 어느새 기다란 손톱이 마족의 몸을 찢어발긴 것이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간신히 고개를 돌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존재를 바라보았다. 이제까지 힘겹게 자신이 상대하던 존재를 너무나도 쉽게 없애버리는 존재였다. '리...리리스...님?!' 말을 하고 싶었지만 고통 때문이었을까?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날개를 환하게 드러낸 리리스의 눈동자가 오늘 따라 더욱 더 붉게 보였다. ============================ 작품 후기 ============================ 어휴...생일을 축하해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ㅇㅇ 현준의 등번호...ㅇㅇ 제가 착각했... 9번이 맞습니다. 클럽에서 17번을 고정하다보니 계속해서 17 번을 달게 되는군요... 이 번호도 이제 바꿔야죠...일단 17번 부터 수정해야겠군요. 그러면 좋은밤 되시고...다들 즐감하시길! 추신 디아 3 해보신분. 재미있음? 하고 싶은데 서버가 불안정하다길래 흥미가 팍... 00287 격돌, 대망의 결승전. =========================================================================                            "바보같군. 순수한 마기를 그렇게나 많은 양을 보유하면서도 저런 잔챙이에도 당하다니 말이야."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현재 둘은 리버풀에 있는 현준의 집으로 온 상황이었다. 현준과 마족의 쌍무으로 인해 전쟁이라도 일어난 듯 박살이 났던 주차장은 리리스의 권능으로 인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원래대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올림픽 때문에 세계의 시선이 영국에 쏠려 있는 만큼 귀찮은 일은 피하기 위해서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걱정되서 가봤더니 역시나 마족에게 정체를 들켰다고는 하지만...그렇게 형편없이 당할 줄이야." "......" 처음 기습적으로 날린 주먹에 마족의 얼굴이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제외하면 현준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날려보지 못했다. 애시당초 싸움 조차도 별로 해보지 못한 데다가 더욱이나 목숨을 걸고 하는 싸움인 만큼 자신이 아무리 순수한 마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극적으로 싸움에 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완벽하게 치료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있어야 겠군." "......죄송해요. 리리스님."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의자에 앉아서 침대에 누워있는 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차피 네 녀석이 그 마족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그리고는 뒷말을 입으로 삼키는 리리스였다. 다음 말은 현준이 알아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리리스가 마족에게 공격을 받는 현준을 보고도 그래도 둔 것은 바로 현준의 숨겨진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예전에 봤었던 현준의 검푸른색 날개. 엄청난 양의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날개의 모습은 아직도 리리스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분명히 현준에게는 마왕인 그녀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현준이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그냥 둔 것이었다. "마족이라는 게 정말 강한 존재네요. 그것도..." "하급 마족이었다." "......후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중급 마족까지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을 했던 자신이었다. 하지만 기껏해봤자 하급 마족을 상대로도 처참하게 당한 것이다. 사실 자신이 리리스와 계약을 맺고 악마가 되었다는 것에 현준은 아직까지도 큰 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천사를 만나고 천사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기는 했지만 특별히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었다. 단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축구 선수로써 생활을 하고 있었을 뿐 마족과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것은 남의 일이라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바보같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오늘 몸으로 직접 느낀 현준이었다. "정말...이대로 축구 선수 생활을 계속해도 될 까요?" 그렇게 말하며 현준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겁이 나기 시작했다. 만약 축구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 순수한 마기를 쓸데 없이 사용하다가 괜스레 마족에게 걸려 목숨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그렇다면 축구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차라리 마기를 이용한 싸움에 익숙해져서 어떻게든 목숨이라도 유지하고 싶었다. "......"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잠시 후 입을 열었다. "그것은 니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어. 어차피 인간계에는 천계의 녀석들도 있는 만큼 귀찮은 마족들이 계속해서 오지는 못할 테니 말이야. 천마협정이라는 것은 바알도 결코 무시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싸움에 조금 익숙해져야할 필요가 없지. 만약 내가 없었다면 너는 지금쯤이면 시체로 변해 있었겠지. 그것도 형편없는 녀석에게 마력을 쪽 빨린채로 말이야."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양 무릎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머리가 너무나도 복잡스러웠다. 단순히 자신은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리리스와 계약을 맺고 악마의 힘을 손에 넣은 것이었다. 하지만 악마의 계약과 조금이라도 더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 악마의 육체를 얻은 상황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그렇다고 물릴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자신의 몸에 느껴지는 순수한 마기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으로도 자신은 인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알아둬. 내 몸이 다 낫는 순간 난 마계로 갈 꺼다." "권속인 저도 따라가겠죠." "당연하지. 하지만 마계에서는 이런 어설픈 실력이라면 결코 살아남지 못해." 리리스의 충고를 들으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아까 전까지 목숨을 걸고 마족을 상대했지만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어떻게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았다. 머릿속이 너무나도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있는 현준을 바라보던 리리스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가려다가 몸을 돌리고는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네 녀석 무단으로 팀에서 나왔군." "생각해보니 큰일 났네요. 리버풀에서 런던까지는 꽤 먼 거리일텐데...그리고 전 축구 선수를..." "그래도 오늘 네 놈이 골을 넣었을 때의 모습은 굉장히 멋있었다. 멍청이." "아...?!" 리리스의 말에 무언가 대답을 하려고 현준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주위의 풍경이 어지럽게 일그러지더니 현준은 어느새 호텔 주차장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런던에 있는 자신이 머무는 호텔로 돌아온 것이다. 숙소로 돌아가야 했지만 왠지 모르게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멍하니 있다가 아스팔트에 몸을 눕히며 하늘을 바라보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코치진이 자신을 찾을 때까지 현준은 바람이 귀를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어두운 밤하늘을 눈동자에 담고 있었다. 올림픽 축구! 8월 11일 대망의 결승전이 치러진다. [EPNM = 김민철 기자]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걸기까지는 이제 단 1 경기만을 남겨놨다. 그리고 그 마지막 관문은 바로 삼바 축구로 유명한 '브라질'이다. 월드컵 최다인 5회 우승에 2군이 출전해도 최소 4강에 들 수 있을 거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있을 정도로 브라질은 축구에 관한한 최고의 나라나 다름없는 곳이다. 홍명보 감독(43)이 이끄는 남자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오는 11일 웸블리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결승전을 치른다. 사상 첫 올림픽 우승을 노리는 한국과 브라질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다. 브라질은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는 남미 유스 축구대회 결선에서 아르헨티나에게 1 패를 하기는 했지만, 무난하게 1위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이 대회에서 브라질의 신성 네이마르는 9 골이나 넣으면 1경기 평균 1골을 넣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네이마르는 영국과의 4 강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으며 개최국인 영국을 4강에서 탈락시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런 브라질과의 결승 경기에서 주된 관심은 바로 현준과 네이마르와의 맞대결이다. 한국과 브라질의 에이스인 현준과 네이마르는 각각 스페인과 영국을 상대로 2골, 1골을 터뜨리며 팀을 결승행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네이마르보다는 현준에게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현재 올림픽 득점왕이 유력한 현준은 매 경기 2골이라는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네이마르 또한 6 골을 터뜨리기는 현준의 득점력에 비하면 한 수 처지는 게 사실. 하지만 올림픽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이 팀의 우승에 따라 정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결승전은 두 선수 모두에게 자존심을 건 대결이 될 전망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결승전까지 진출하며 이미 은메달을 확보해낸 한국 남자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골 결정력과 위기관리 능력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전까지 가는 동안 6 골을 터뜨리고 8 골을 실점했던 한국 A 대표팀이었지만 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5 경기 동안 무려 13골을 터뜨리고 4 골을 실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13골 중 10 골을 김현준이 터뜨리고 무실점 경기가 가봉과의 경기밖에 없었다는 점이 옥의 티겠지만 그래도 8강전과 4강전 상대인 우루과이와 스페인을 전부 역전승으로 꺾고 올라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수들의 위기관리 대처 능력이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다. 한국과 브라질의 결승전이 점점 다가오자 인터넷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었다. 한국 올림픽 축구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축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한국과 브라질의 예상 선발 라인업을 짜고 경기의 흐름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런 열광적인 관심이 벌써부터 대대적으로 결승전 홍보가 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의 금빛 메달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자 올림픽 축구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커지고 있었다.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빛 소식을 계속 전해오고 있는 모습에 축구 또한 금메달을 따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었다. "후우..." 그렇게 주위의 관심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극 전사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려 있었지만 현준은 여전히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형. 요즘 걱정 있어요? 아까부터 계속 한숨이예요?" 샤워를 마치고 온 동원이 현준을 향해 말했다.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유로 훈련도 빠진 그였다. 스페인 전의 감동적인 역전승의 희열이 아직도 자신들은 몸에 가시지 않고 있었는데 어째서일까? 가장 기뻐해야 할 선수가 저런 모습을 보이자 괜스레 팀의 분위기도 축 쳐저 있었다. "아무것도. 내일이 경기인가?" "네. 흐흐흐..." 현준의 말에 다소 과장스럽게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는 동원이었다. 이렇게 망가져서라도 현준의 기분을 풀어볼 생각이었다. 현준 때문에 팀의 분위기가 살짝 쳐져 있기는 하지만 내심으로는 다들 하늘을 날 정도로 기쁜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최소한 은메달을 확보한 까닭에 이번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전부 군면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아시안 게임은 금메달은 그리고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을 따야지만 가능한 군면제. 사실 남자라면 다들 가야만하는 군대였지만 한창 운동선수로써의 커리어를 이어나가야 하는 시간 동안 군대에 갔다와야 한다는 것은 선수로서의 커다란 위험이었다. 지동원 또한 힘겹게 프리미어리그까지 진출했는데 군대를 가야됨으로써 선수로써 더욱 날개를 필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언젠가는 군대를 가야지 하는 생각을 내심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최소한 올림픽 은메달 확보로 군대가 면제가 되는 만큼 기쁠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이다...' 가뜩이나 박주영 선수의 군문제 때문에 시끄러운 한국이었다. 그런 불똥을 자신은 피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원이었다. 그러나 자신들이 올림픽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게 가장 큰 역할을 해줬던 현준이 저런 모습이었기에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어...? 형. 역시 형의 인기가 최고네요. 제 트윗에 형의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어요. 형하고 같은 방을 써서 그런가? 제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는데요? 아니지. 원래 내가 형보다는 잘생겼으니까." "......웃기네." 계속해서 자신의 기분을 풀기 위해서 과장스럽게 행동하는 지동원의 모습에 결국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지동원은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형. 이거 봐요. 뭐라고 답을 달았는지. 팬들의 관심이 장난이 아니예요." 컴퓨터 모니터에는 대한민국의 금메달을 바라는 팬들의 응원글로 가득했다. 올림픽 최초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기 싶지 않은 팬들이었다. 은메달로도 좋으니 이제까지 좋은 추억을 남기게 해줬다며 벌써부터 고마워하는 팬들의 글도 있었다. "......" 그런 인터넷의 내용을 조용히 지켜보던 현준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래. 나도 2002 년에는 저렇게 응원을 했었지. 워낙 표값이 비싸서 경기장에는 찾아가지 못했지만 거리 응원에는 꼬박꼬박 나갔었지." "아..." "독일에게 1 - 0 으로 졌을 때는 정말 엄청 울었는데 말이야..." "하긴 저도 그땐 그랬어요. 어렷을 때라 잘 몰랐는데 월드컵 4강이라는 거 정말 대단했어요." 마족이라는 존재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계속해서 축구를 하고 싶었다. 이제까지 선수로써 팬들에게 느꼈던 기쁨과 감동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자신이 그라운드에 출전하면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리버풀의 팬들과 대한민국의 팬들. 또한 국적을 불문하고 자신의 플레이를 사랑하는 팬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했다. 게다가 자신이 악마의 계약을 한 이유도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보면 실수였던 대답이었지만 현준은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 홍명보!! 슛!!! 골!!! 들어갔습니다!!! 4강!! 4강이예요!!! 대! 한! 민국!!! 중학교 1학년, 2002 년 의 그 감동이 갑자기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그 벅차오르는 감동에 서로를 부둥켜 않고 울었던 기억에 현준은 한숨을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입을 열었다. "역시 이런 팬들이 있으니 괜히 축 쳐저서는 안되겠지." "그렇죠!" 현준의 말에 지동원이 맞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를 질렀다. 악마는 악마고 축구는 축구였다. 리리스는 말했었다. 나의 순수한 마기를 제대로 다룰 수만 있다면 충분히 마계에서도 손꼽히는 강자가 될것이라고 말이다.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더욱더 준비를 철저하게 하면 되는 일이야.' 어차피 고민만 한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축구 선수로서의 생활도 마족으로써의 생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현준은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형. 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축 쳐져 있던 거예요? 혹시 여자문제?" "비밀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입을 여는 동원의 말에 노 코멘트로 일관하는 현준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악마와 마기에 대한 것은 절대로 밝혀서는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동원은 무슨 감을 잡았는지 현준이 여자문제로 고민했다고 동네방네 떠들어 다니기 시작했고, 결국 현준은 그 날 밤 저녁식사 때 동료 선수들과 코치진의 묘한 시선에 얼굴을 붉혀야만했다. ============================ 작품 후기 ============================ 디아...호불호가 좀 갈리는군요. 연참을 해야하긴 할텐데...그러면 즐감하시길! 만약 새벽에 일어난다면 연참을 해볼께요...아...아마도? 00288 격돌, 대망의 결승전. =========================================================================                            "자네 오늘 축구 보러 갈 건가?" "물론.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중계해 준다며?" 한국과 브라질의 결승전에 열리는 8월 11일. 한국은 올림픽 열풍으로 인해 월드컵 못지 않을 정도의 축구 열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게다가 11일은 토요일인 탓에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축구 역사상 최초로 결승전까지 올라간 홍명보 감독과 그의 아이들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이런 열기에 힘입어 기업들과 구단들은 잠실 경기장을 비롯해 시청 광장에도 대형 스크린 Tv를 설치해 국민들과 응원을 함께 하고 있었다. "오늘 축구 갈꺼지?" "당연하지. 결승전인데. 안가면 정말 후회할거다." "그래. 아후! 런던에서 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Tv 로 경기를 보는 것과 직접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너무나도 다르다. 경기장에는 Tv 로는 절대 맛 볼 수 없는 흥분이 있었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경기장이 들썩거리는 모습에 맛 들리기 시작하면 그 때 부터는 Tv 로 경기를 보는 것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기에 열광적인 K 리그의 축구팬들은 이런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웸블리 구장에까지 가서 볼 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며 상암 혹은 잠실 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대! 한! 민국!! 짝짝짝! 짝짝!! 거리에는 남아공 월드컵 때 들썩였던 대한민국이라는 응원가로 가득 차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까지에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붉은 악마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이 대형 스크린 Tv 가 있는 곳마다 운집되어 있었다. 이제까지 예전과는 다른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줬던 한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 이렇게 모여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한국 시민들이 최초로 올림픽 결승전에 올라간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동안 한국 선수들 역시 서로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이제까지 전승으로 결승까지 직행한 선수들이었다. 그런 놀라운 성과에도 자신들도 놀랄법했지만 아직 이대로 발걸음을 멈추기엔 한 경기가 남아있었다. 그것도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좋았어! 가자!" 심호흡과 함께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린 현준이 기세 좋게 외치며 일어나자 지동원과 기성용이 자신의 얼굴을 짝짝 때리며 현준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이제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이 입장하는 군요.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선수들이죠. 올림픽 결승전.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김현준이 포함되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한국팀이 올림픽 결승전에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워낙 전력이 변변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조별리그 탈락을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대다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에서부터 8강전, 4강전을 치르며 5 연승으로 기세를 높여 결승전에 안착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그렇기에 당연하게도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목소리에는 자랑스러움이 깃들어 있었다. [김현준 선수가 이번에도 톱의 위치로 올라갔군요.] [구자철 선수 대신에 오늘은 선발로 윤빛가람 선수가 출전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구자철 선수가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스페인과의 경기가 끝난 직후 약간의 통증을 호소했던 구자철이었다. 언론에서는 별거 아니라는 듯 얘기했었지만 그게 아닌 모양인지 오늘은 벤치에서 시작하는 구자철이었다. 스페인전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준 자철이었기에 그런 구자철이 벤치에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드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하지만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그였다. 이제까지 베스트 11 이라는 전력으로 모든 팀을 맞상대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강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었다. [오늘 날씨가 그다지 좋지 못한데요.] [영국의 날씨는 꽤나 변덕스럽다고 하죠? 구름이 우중중하게 껴 있는데 여차하면 비가 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크게 소나기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면 경기는 계속될 터였다. 그렇게 되면 수중전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오늘 경기를 예상하며 관람 포인트를 이야기하는 동안 애국가과 브라질의 국가가 웸블리에 울려퍼졌고, 잠시 후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향하기 시작했다. "흐아아아!!!" "...형 너무 긴장 안하는 거 아니예요?" 그리고 그런 현준을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며 말하는 흥민이었다. 느긋하게 있어도 그 정도가 있었다. 특히나 오늘 경기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이 걸린 경기였다. 앞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경기는 이겨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일까? 긴장을 풀고 풀어도 몸이 굳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흥민도 마찬가지였다. 함부르크의 슈퍼 루키로 분데스리가에서 여러 경기를 뛰어보긴 했지만 올림픽 결승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아...웸블리는 너무 안정이 돼서 말이야. 마치 안 필드 같다고 해야할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브라질에 비해 한국이 유리한 점이 있다면 바로 웸블리에서 8강전과 4강전을 치르고 올라왔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기량은 브라질이 한 수 아니 두 수 위였다. 더군다나 브라질은 홈 팀인 영국 단일팀까지 꺾고 올라온 강팀이었다. 게다가 축구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올림픽 금메달을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만큼 동기 부여도 엄청난 터였다. 자신들 못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난 느긋하게 있는게 아니라고. 브라질의 선수들을 관찰하는 거라고 할까나...어디까지나 관찰이지. 매의 눈으로 말이야." "......" 현준의 말에 한숨을 내쉬는 흥민이었다. 어젯밤만 해도 세상을 다 산 것처럼 굉장히 어두운 오오라를 풍겨냈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또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저렇게 시시껄렁한 농담을 계속하는 게 이상해보였다. 그리고 자신을 멍청하게 바라보는 흥민을 향해 현준이 피식 웃으며 말을 건넸다. "어차피 결승전. 상대는 브라질이야. 예상했던 결과 아니겠어? 난 차라리 영국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홈 어드벤티지도 없고 말이야. 게다가 그렇게 긴장해서는 여차할 때 제대로 반응할 수 없다고." "......" "특히나...이렇게 기분 나쁜 날씨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없고 말이야. 크크크..." "그...그렇겠죠." 현준의 말에 흥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왜였을까? 방금 전 현준의 모습이 너무나도 기괴하게 느껴졌다.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더 크게 부탁해요!!!" 결승전 이라는 것 때문일까? 기합이 잔뜩 들어간 붉은 악마였다. 특히나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는 영국의 축구 성지라 불리는 웸블리. 자신들이 한국의 서포터즈를 대표한다는 생각에 더욱더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향해 외치는 붉은 악마 들이었다. 사실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나 선전하며 올림픽 결승전까지 올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던 붉은 악마들이었다. 그 덕분에 이미 여행기간이 끝난 몇몇 사람들은 결승전을 보지 못하고 한국으로 아쉬움을 토해내며 귀국을 하기도 했었다.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는데..." 만약 한국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한국 축구는 더욱더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터였다. 2002 년 한 일 월드컵 때 한국이 4 강까지 진출하며 한국 축구의 부흥을 일으켰던 것처럼 말이다. 뚝...! 뚝...! "어라...?"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던 붉은 악마의 단장은 갑자기 떨어지는 물방울에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렸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불안하다 싶었더니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결국 비가 내리는데요.] [우리 선수들 이럴 때 방심해서는 안되요.]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수중전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그에 대해 걱정스럽게 말을 꺼내는 해설위원들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이번 올림픽 대표팀은 수중전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수중전에 대한 대비도 했을 테지만 직접 경기는 치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브라질도 한국 선수들과 마찬가지라는 점이었다. "김보경!!!" [김현준!! 잘봤어요!!] 비가 내려도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고 있는 현준의 플레이는 거침이 없었다. 순식간에 브라질 선수 2 명 사이에서 사이드로 파고 들어들어가는 김보경을 보고 정확하게 공을 연결시주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김보경을 향해 하파엘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파엘 다 실바. 90년생으로 아직 유망주띠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로 뛰고 있는 선수였다. [김보경 선수 놓치면 안되요!] "큭...!" 빈 공간으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달려가는 김보경과 하파엘이었고 김보경이 막 공을 발로 터치하려는 찰나 하파엘이 김보경의 가슴 앞으로 어깨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이자식이...?!' 그런 하파엘의 행동에 화가 난 김보경 또한 하파엘의 유니폼을 붙잡았고, 하파엘이 몸을 크게 틀다가 잔디에 미끄러지며 서로 부딪치면서 그대로 넘어지는 두 선수였다. "이 개 자식이!" 하파엘 때문에 제대로 땅바닥에 몸을 구른 탓에 욕지거리와 함께 벌떡 일어나는 김보경이었다. 하파엘도 마찬가지였다. 김보경이 유니폼을 잡았던 탓에 그것을 뿌리치려다가 땅바닥에 딩굴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서로 부딪치며 몸싸움을 벌이는 김보경과 하파엘을 향해 달려가는 양 팀의 선수들이었다. [진정해야 합니다. 김보경 선수. 바보같은 행동은 안되요.] [좀 더 우리 선수들 침착하게 플레이 해야되요. 이런 걸로 카드를 받아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런 김보경과 하파엘을 향해 달려가는 주심이었고, 결국 주심은 양 선수에게 옐로 카드를 한 장씩 주면서 사태가 진정되었다. 결승전이라는 중압감 때문일까? 아니면 계속되는 비 때문이었을까? 전반 20 분동안 0 - 0 이라는 상황을 유지하고는 있었지만 경기는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삐이익!!! "크으윽!!!" "괘...괜찮아요! 현준형?!" 우우우우우!!! 엄청난 야유소리가 웸블리에 울려 퍼졌다. 그도 그럴 듯이 지동원의 패스를 받고 그대로 브라질의 수비수를 돌파하려던 현준을 향해 그대로 백태클이 들어온 것이었다. 아무리 결승전이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심한 반칙성 플레이에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온 영국 관중들이 붉은 악마와 함께 야유를 보내는 것이었다. [방금 완전히 뒤에서 들어왔거든요?!] 계속되는 거친 경기에 해설자들도 흥분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계속된 반칙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이 끊기는 것도 염려스러웠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백태클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너 이자식 일부로 그랬지?!" 발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참다못한 기성용이 브라질의 미드필더이자 현준에게 태클을 향한 장본인인 산드로를 밀쳤고, 산드로 또한 그런 기성용의 행동에 감정적으로 맞대응하기 시작했다. 거친 플레이를 한 것은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불과 3분 전에는 기성용의 태클에 네이마르가 그라운드에 크게 넘어졌었기 때문이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떨어져!!!" 삑!! 삐익!!! 그리고 점점 경기가 과열되며 선수들끼리 몸싸움이 일어나려고 하는 모습에 카드를 꺼내들도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는 심판이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또다시 그라운드에 야유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카드를 준 것은 좋았다. 하지만 현준에게 백태클을 한 산드로 또한 옐로 카드로 끝났다는 것이 붉은 악마의 신경을 건드린 것이었다. "야! 이 자식아!! 니 눈은 병신이냐?!" "방금 전 것은 레드 카드 감이잖아!!!" 거친 욕설이 바로 터져나왔다. 물론 한국어인 탓에 심판이 그 내용을 알아 들을리는 없었지만 엄청난 기세로 야유를 보내는 붉은 악마였다. [우리 선수들 진정해야합니다. 조금 더 침착해야 해요. 여기서 더 이상 카드를 받을 필요는 없거든요?] [그나저나 김현준 선수는 괜찮은 지 모르겠군요.] 올림픽 5 경기에서 10 골. 매 경기당 2 골씩 터뜨려준 한국의 에이스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만약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MVP 는 당연히 현준의 몫이었다. 그런 만큼 오늘 경기에서도 브라질의 골문을 열어주기를 바라는 해설위원들이었다. [다행히 김현준 선수. 일어나서 그라운드를 걷고 있습니다.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수 많은 경기를 치른 현준이었다. 거기에 올림픽까지 포함하면 거의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혹사를 당했다는 게 옳을 정도로 많은 경기를 치른 만큼 현준의 부상에 대한 걱정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프리킥 찬스에서 현준이 브라질의 골문을 정조준 하고 강하게 찼지만 인터 밀란의 골문을 지키는 훌리오 세자르의 선방에 아쉬움을 토해내야만 했다. [올림픽 결승전이라고 그런가요? 양 팀 다 너무 거칠게 플레이를 펼칩니다. 우리 선수들 부상이 염려되는되요.] [네. 그렇습니다. 비도 오고 하니까 그라운드의 상태가 너무 안 좋은 웸블리 경기장입니다. 현재는 지붕을 닫아서 비가 들어오지는 않지만 그라운드의 상태는 이미 나빠질대로 나빠졌거든요. 미리 지붕을 닫지 않았다는 게 운영상에 조금 아쉽습니다.] 잔디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팀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간결한 플레이를 펼쳐야만 했다. 바로 종패스로 빠른 전개로 상대방을 공략하는 것이다. 그야 말로 힘과 힘의 싸움이나 다름 없는 경기인 탓에 경기가 거칠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 작품 후기 ============================ 갑자기 조아라 로딩이... 뜰에 접속이 안되서 한참 고생했네요...어휴... 이 시간까지 기다린 사람은 없겠지. 므흣 그러면 즐감하시길!! 불타는 금요일이군요. 말했던 대로 올립니다. 늅늅. 00289 격돌, 대망의 결승전. =========================================================================                            [우리 선수들 조금 더 천천히 경기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어요. 아직 전반 23 분밖에 지나지 않았거든요?]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브라질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괜스레 흥분해서 옐로 카드를 2장 받고 퇴장이라도 한다면 경기의 흐름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진정하기를 바라는 캐스터였다. "진정해!!! 좀 더 침착하게 공을 돌려!!!" 그리고 그런 생각은 홍명보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결승전인 만큼 신경전이 대단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거친 경기가 펼쳐질 줄은 홍명보 감독 또한 의외였기 때문이었다. "공격하기 급급한 것은 저 녀석들도 마찬가지야. 좀 더 침착하게 플레이 하자고." 홍명보 감독의 말을 듣고 그 의도를 눈치 챈 현준이 곧바로 크게 소리를 치며 선수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브라질 또한 정교한 플레이를 보이지 못한 채 한국의 수비나 미드필더 진영에서 공격의 맥이 끊기기 일 쑤였다. 그것은 즉슨 브라질 또한 제대로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이런 경기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선제골이 중요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와중에 선제골을 허용하면 상대는 더욱더 초조한 상황에 몰릴 테니까 말이었다. "형. 아까 태클은 괜찮아요?" "아아...걱정 마." 어느새 현준에게 다가와 입을 여는 흥민이었다. 아까 브라질의 진영에서 산드로에게 제대로 백태클을 당했던 현준이었다. 까닥하면 큰 부상을 입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악마의 신체인 현준이 고작 인간의 태클에 부상을 입을 리가 없었다. 단지 경기가 점점 거칠어지길래 레드카드를 유도하고 한 쇼 였는데 아쉽게도 옐로 카드로 끝난 것이었다. '게다가 아까 전에 그 골을 성공시켰어야 했는데...' 거리가 안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브라질의 골키퍼인 훌리오 세자르의 능력이 뛰어났던 것인지 제대로 들어간 슈팅인데도 불구하고 세자르의 선방으로 끝이 났던 프리킥이었다. 만약 그 골이 들어갔다면 경기는 훨씬 수월하게 풀어나갔을 터였다. 적어도 이런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면 좀 더 진영을 안정시키며 경기를 자신들의 흐름으로 이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격렬하게 플레이하되 머릿속을 좀 더 냉정해져!!!" "너무 거칠게 플레이 하지마! 억지로 밀어붙이면 심판이 바로 휘슬을 불꺼야!!!" 결승전인 만큼 선수들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이것 저것을 주문하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 피치 안까지 전달되는지는 미지수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은 가장 가까이에 있던 윤석영이 자신의 말을 들었다는 점이었다. 이미 윤석영은 옐로카드를 하나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 번만 더 카드를 받는다면 바로 퇴장이었다. "칫..." 상태가 망가진 그라운드의 잔디를 보며 안타까움에 혀를 차는 홍명보였다. 잔디 상태만 좋았어도 좀 더 선수들이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했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결승전이라는 것과 상대가 브라질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안 좋은 잔디 상황이 조금 더 선수들의 조바심을 부추키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흔들리면 안되는데 말이야."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다크호스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 바로 한국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펼쳐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팀이야 말로 진정한 강팀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제자들이 그 경지까지 올랐다고 말할 수는 없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부웅! 브라질 진영에서 올라오는 롱 패스를 보고 간수와 함께 윤빛가람이 몸을 날렸다. 먼저 제대로 된 자리를 잡은 탓에 어렵지 않게 헤딩으로 공을 따낸 윤빛가람이었고 공은 홍철이 있는 곳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홍철!! 패스해!!!" 이제는 김보경이나 기성용에게 공을 넘겨 빠르게 공격을 전개해야할 타이밍이었다. [윤빛가람! 좋아요!!!] [위치선정이 좋았어요. 홍철 선수에게 공이 향하는 데요! 아!!!] "!!!!" 안타까운 해설위원의 말이 울려 퍼졌다. 전방으로 공을 보내려던 홍철이 그대로 잔디에 미끄러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상황을 놓치지 않는 헐크였다. FC 포르투 소속으로 포르투갈 리그의 득점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엄청난 득점능력을 보이는 브라질의 대표 선수였다. 그리고 잽싸게 공을 낚아챈 헐크는 그대로 한국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가기 시작했고, 바로 한국 진영 안쪽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아아...!!!" 갑작스러운 위기에 발을 동동 구르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홍철의 실수만 아니었어도 이런 위기 상황을 초래하지 않았을 터였기에 미끄러운 잔디만을 원망하는 그들이었다. [막아야 되요!!!] 위험지역에서의 패스에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그리고 헐크의 패스는 홍정호와 김영권이라는 두 센터백 사이를 뚫고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까지 파고든 네이마르에게까지 연결되었다. "막아!! 윤석영!!!" 그리고 순식간에 최종라인까지 돌파당한 한국팀이었다. 남은 것은 사이드백으로 수비지원을 하기 위해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들어온 윤석영과 골키퍼인 김승규 뿐이었다. "슛을 허용하지마!!! 윤석영!!!" 굳이 김영권이 말하지 않아도 절대로 슈팅을 허용할 생각이 없는 윤석영이었다. 브라질의 천재 공격수라고 불리는 네이마르의 이름은 귀가 따갑게 들었다. 그런 선수에게 슈팅을 내주는 것은 골을 넣으라는 말과도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필코 막아내겠어!!!' 한국이 결승까지 올라오게 된 것은 현준의 골 덕분이기도 했지만 우루과이나 스페인과 같은 강팀들과의 공격을 1 점으로 끝낸 수비진의 역할도 컸다. 그렇기에 아무리 상대가 브라질이라고 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낼 생각인 석영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수비수로써 더욱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세계적인 공격수를 막아낼 수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윤석영을 앞에 두고 곧바로 개인기로 제치려는 네이마르였고, 그런 네이마르를 향해 몸싸움을 벌이며 태클을 시도하려는 석영이었다. 너무 거칠게 플레이 하지마! 억지로 밀어붙이면 심판이 바로 휘슬을 불꺼야!!! '아...?!' 그리고 그 순간 홍명보 감독의 말이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석영이었다. 자신은 이미 옐로카드가 하나 있었다. 만약 여기서 반칙을 범해 카드라도 받는다면 자신은 퇴장이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10 명으로 11 명의 브라질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아니, 카드를 받지 않아도 문제였다. 현재 위치는 패널티 에어리어 안. 만약 심판이 휘슬을 분다면 패널티 킥이 선언될 터였다. '빌어먹을...!' 아슬아슬한 플레이는 피해야만 했다. 더군다나 가뜩이나 경기나 거칠어졌던 탓에 엄정하게 판단을 내리는 주심이었다. 그런 생각 때문이었을까? 자신도 모르게 들이밀었던 어깨를 빼는 석영이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칠 네이마르가 아니었다. 팟!!! [아!! 뚫렸어요!!!] '젠장!!!' 어째서 자신이 천재 공격수라고 불리는지 그 짧은 시간에 순식간에 슈팅을 때릴 수 있게 위치를 만드는 네이마르였다. 화들짝 놀란 석영이 재빠르게 다리를 뻗었지만 그 보다도 네이마르의 슈팅이 반 발짝 빨랐다. [네이마르 슛!!! 막았어요!!! 김승규 선방!!!] 하지만 이미 김승규가 앞까지 나와 있는 상황이었고, 네이마르의 슈팅은 그대로 김승규의 손에 맞고 튕겨나오기 시작했다. 거기까지만 보면 골키퍼인 승규의 완벽한 선방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11 명이 플레이를 하는 경기였고 그 중 브라질은 3 명의 공격수를 배치해 놓았었다. "빌어먹을...!" 흘러나온 공을 향해 패스를 찔러 넣었던 헐크가 달려오고 있었다. 영권이 재빠르게 달라붙고 가까스로 네이마르의 슈팅을 막았던 승규가 다시금 몸을 던졌지만 헐크는 그런 두 선수의 방해를 가볍게 뿌리치며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한국의 골문을 출렁였다. 와아아아아!!! 선제골에 뛸 듯이 기뻐하는 브라질의 선수들과 관중들이었다. 그에 반해 붉은 악마는 침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골. 골이네요. 브라질의 헐크. 선제골을 넣습니다.]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네이마르의 슈팅을 김승규 선수가 선방했는데요. 흘러나온 공을 헐크 선수가 마무리 짓습니다.] 아쉽다는 듯 입을 여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이었다. 김승규의 선방이 굉장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골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경기 내용은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로 바로바로 전달되고 있었다. "아아아...!" "젠장...!" 골을 허용하는 순간 누구나 할 것도 없이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움을 토해내는 팬들이었다. 우루과이전도 그리고 스페인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결승전에서도 결국 선제골을 허용하는 한국팀이었다. [어?! 닥터가 들어오는데요?] 게다가 악재는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브라질의 골 장면을 다시 한번 보여주다가 갑작스럽게 화면이 그라운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국의 골문을 지키던 김승규가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팬들이었다. 바로 헐크가 슈팅을 하고 착지를 할 때 김승규의 발목을 밟은 탓이었다. [이렇게 되면 김승규 선수가 교체되고 정성룡 선수가 들어오는 건가요?] [네. 김승규 선수의 교체 타격이 좀 크겠는걸요?] 올림픽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이제까지 좋은 모습과 선방을 보였던 승규였다. 비록 정성룡의 실력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이제까지 김승규의 플레이에 맞춰서 플레이를 펼치던 수비수들이었다. "아아아...!!!" 곧 들것과 함께 김승규 선수가 빠져나오고 정성룡이 골문을 지키기 위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양 손으로 입을 막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세진이었다. 가뜩이나 결승전이라는 것 때문에 선수들이 거친 경기를 펼치면서 쓰러지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결국 부상을 입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모습에 눈물샘이 터진 것이었다. "김승규 선수 크게 다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요." 상민도 안타까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자신보다도 띠동갑이나 어린 선수들이 태극 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한국을 대표해서 피 땀을 흘려 노력한 선수들이었기에 좋은 결과를 내주기를 바라고는 있었지만 결국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떠나자 괜스레 울컥하는 마음이 드는 그였다. "이렇게 되면...정성룡 선수가 들어오는 건가요? 정성룡 선수. 김승규 선수의 뒤를 이어서 잘해줬으면 좋겠는데요." "저 선수가 무식하게 달려들어서 골도 먹히고 우리 선수도 다쳤는데 이거 무효 아니예요? 정말...생긴것도 헐크같이 생겨서..." "하...하하..." 골을 넣은 헐크의 모습이 전광판에 잡히자 화가 났는지 손가락질을 하는 세진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상민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이미 골은 인정이 된 상황이었다. "자자! 이럴 때일수록 더 크게 응원을 해야죠. 우리 선수들 이제까지 전부 역전승으로 결승전까지 올라오지 않았습니까? 분명 우리들이 열심히 응원하면 우리 선수들이 골을 넣어줄거예요." 상민의 말에 세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8강인 우루과이 전에서도 그리고 4강인 스페인 전에서도 전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김현준이 2골씩 넣으며 결국 결승까지 오른 한국팀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김현준 선수가 2골을 넣어서 한국 선수들과 팬들에게 금메달을 선물할 것이라고 믿는 세진이었다. 그런 생각은 붉은 악마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선제골을 허용했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이제까지 전부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역전승을 올리면서 결승까지 진출한 한국 선수들이었다.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그리고 그 여느때보다도 더욱더 우렁차게 응원을 펼치는 붉은 악마였다. 저 멀리 한국에 있는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국의 승리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였다. 하지만 전반전은 그렇게 1 - 0 으로 종료되었다. 전반전 동안 한국팀은 3 번의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지동원의 슈팅은 그대로 허공으로 붕 떴고, 현준의 슈팅 또한 훌리오 세자르의 선방에 막힌 탓에 한국팀의 점수는 아직 0 그대로 였다. "죄송합니다! 제 실수예요!!!" 라커룸에 모든 선수들이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허리를 굽히는 홍철이었다. 자신이 다리가 미끄러진 탓에 선제골을 허용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홍철의 행동에 홍철의 등을 팡하고 강하게 치고는 현준이 입을 열었다. "됐어. 이미 끝난 일을 가지고 떠들어 봤자 도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게다가 그라운드의 상태도 좋지 않았으니까 미끄러졌어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그래도..." "그나저나 승규의 상태가 괜찮은지 모르겠네." 어차피 이미 끝난 상황을 가지고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 생각은 후반전의 플레이에 발목을 잡는 안 좋은 역할밖에 되지 않았기에 바로 말을 돌리는 현준이었다. 헐크와 부딪치면서 정성룡과 교체를 당한 승규였다. "그러게. 걱정되는데..." 홍정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사이인 만큼 승규와는 굉장히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였다. 그리고 잠시 후 발걸음 소리와 함께 홍명보 감독과 코치진이 라커룸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안. 승규 때문에 조금 늦었다." "승규는 괜찮은 건가요?" "아아...다행스럽게도 뼈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봐야 알 것 같다." 현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홍명보 였다. 그리고 그런 홍명보 감독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선수들이었다. 이제까지 같이 플레이를 펼쳐왔던 동료가 부상을 입는 사실이 좋을 리가 없었다. "승규를 생각한다면 제대로 집중해서 플레이를 펼쳐라. 앞으로 후회하지 않도록. 언제 이런 경기장에 뛰고 언제 이런 큰 무대의 결승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까. 승규는 안타깝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게임에 집중해라." "......" 홍명보 감독의 말에 울상을 짓고 있던 홍철의 어깨를 기성용이 툭 두드렸다. "괜찮아. 어차피 실수였으니까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승규를 위해서라도 꼭 금메달을 따가지고 가자." "성용이형..." 그런 성용과 홍철의 모습을 보던 홍명보 감독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만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고 한국팀은 1 - 0 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남은 45 분 동안에 이제까지의 노력이 결정되었다. ============================ 작품 후기 ============================ 불금이 지나고 불토군요... 머엉... 00290 격돌, 대망의 결승전. =========================================================================                            "현준아!!!" 후반전이 시작되자 전방으로 패스를 자주 시도하는 한국팀이었다. 이미 한 골을 뒤진 상태인 만큼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국팀의 공격 작업 전개를 맡는 선수는 바로 기성용이었다. 현준이 공격수 역할을 맡아 전방을 휘젓는 동안 키 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기성용의 패스를 가볍게 왼발로 트래핑하며 자신의 소유로 만드는 현준이었다. "음!" 롱 패스를 너무나도 깔끔한 볼 터치로 자신의 공을 만드는 현준의 플레이에 오늘 올림픽 결승전을 보러온 외국 기자들이나 스카우터들은 다들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현준의 기본기는 두말할 것 없이 완벽한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하나로 손꼽히는지는 기본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준이다! 막으러가!!!"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자신들끼리 소리를 지르며 현준을 경계하는 브라질의 선수들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올림픽 매 경기 골을 터뜨렸던 선수인 만큼 브라질 입장에서는 경계 대상 1호나 다름없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조금은 시간을 좀 달라고..." 공을 트래핑하자마자 재빠르게 달라붙는 브라질 선수들의 플레이에 현준은 귀찮은 듯 중얼거렸다. 전반전에도 그랬지만 공만 잡으면 계속해서 들어오는 견제가 너무나도 귀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티아구 실바가 현준의 앞을 가로막기도 전에 현준의 왼발이 움직였다. 콰아앙!!! [김현준!! 지동원에게로!!!] [지동원!!!] 비 때문에 그라운드가 엉망진창이었지만 현준의 스루패스는 그라운드의 상태에는 까닥하지도 않을 정도의 정밀함을 자랑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패스를 지동원이 하파엘을 등진상태로 오른발로 받으며 몸을 틀었다. 아니, 틀려고 했다. "큿...!!!" 하파엘만 어떻게든 뚫어내면 슈팅 찬스가 나올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절대로 보내지 않겠다는 듯 집요하게 자신을 마크하는 하파엘의 수비를 뚫어낼 수가 없는 동원이었다. 그리고 그 동안 브라질의 수비수 하나가 하파엘을 커버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아! 지동원!!! 브라질의 수비가 너무 견고하네요!] [무리하게 뚫으려고 하지 말고 패스를 해야해요!!] 안간힘을 써서 수비를 벗어내려고 하지만 결국 브라질의 수비에 막히는 모습에 안타까운 목소리로 해설을 하는 중계위원들이었다. [김현준 선수의 패스가 굉장히 좋았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 선수들 공격 작업 전개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방금 전에는 김현준 선수가 라인을 내려오면서 공을 받아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후반 들어서 수비를 내린 후 굳건하게 지키는 플레이에 들어간 브라질이었다. 전반전에는 상당히 빠른 공수전환으로 서로 화끈하고 격렬했던 플레이를 선보였지마 선취골을 넣자마자 바로 잠그기로 들어간 것이었다. 전혀 브라질답지 않은 경기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기가 아닌 올림픽 결승전. 한국 팀이라도 이기기 위해서라면 브라질과 같은 선택을 했을 터였다. [조금 더 우리 선수를 세심하게 플레이를 해 나가야합니다.] [네. 맞아요. 한 번 멋진 장면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는데요. 아직 시간이 많았으니 천천히 풀어나가면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눈을 크게 뜨며 소리를 지르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공격을 전개하던 브라질이 금새 한국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공격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위험해요!!!] [네이마르!!!] 전반과 비슷한 전개였다. 사이드에서 헐크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수비수들 사이로 패스를 내주었고 공격해 들어가던 네이마르가 공을 받아 때리는 슈팅. "!!" "젠장!!!" 순식간에 라인이 무너지면서 브라질에게 슈팅 찬스를 허용했다는 생각에 뒤늦게 수비를 하기 위해 수비수들이 달려왔지만 이미 공은 네이마르의 발끝에서 떠난 상황이었다.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린 네이마르의 깔끔한 슈팅. 하지만 그 슈팅을 온 몸을 날려 쳐내는 정성룡이었다. [네이마르 슛!!! 정성룡!!!] [막았어요!! 정성룡!!! 선방!!! 선방입니다!!!] 거의 코앞에서 때린 슈팅인 만큼 찬 사람도 그리고 뒤에서 보던 사람도 골이라고 생각했던 슛이었다. 하지만 그런 슈팅을 온 몸을 날려 펀칭으로 쳐낸 성룡이었다. [완벽한 세이브예요! 정성룡!!!] [대단합니다!!! 정성룡 선수! 이건 한 골을 넣은거나 다름없어요!] 해설자가 흥분한 것처럼 성룡의 세이브에 흥분한 것은 홍정호나 영권도 마찬가지였다. "잘했어요!!!" "다음이야! 다음!! 코너킥 준비하라고! 선수들 놓치지 말고!!!" 승규의 부상으로 교체된 것이긴 했지만 올림픽 결승전이라는 곳에서 결코 무너지고 싶지 않는 성룡이었다.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에 올림픽 대표팀에서 제 1 수문장 자리를 승규에게 내주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경기에 뛸 수 있게 준비를 철저히 해 온 성룡이었다. "좀 더 힘내자!!!" "넵!!!" 수비를 도와주러 들어온 성용의 말에 다들 기합으로 대답하는 선수들이었다. 비록 지고 있었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금메달이 달린 올림픽 결승전. 게다가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웸블리. 이런 장소에서 이런 타이틀을 가지고 뛰는 것은 평생 잡을 수 있을까 말까 한 경기였다. 자신들이 이 무대에 건 마음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군 문제도 스카우터도 미래에 있을 클럽들의 오퍼도 상관없었다. 브라질을 꺾고 우승, 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가지고 싶을 뿐이었다. 와아아아아!!! '공격은 계속 하고 있는데...' 어느새 시간은 후반 20 분이 흘러가고 있었다. 공 점유율은 브라질보다는 한국팀이 더 많이 소유하고 있었지만 하지만 아직까지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는 한국이었다. 슈팅을 때리고 있었지만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유효 슈팅은 아직까지 터져나오지 않고 있었다. 골을 넣어줘야 할 선수인 현준과 지동원이 브라질의 선수들이 너무나 집요하게 달라붙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떻게든 틈만 나면 될 텐데...게다가 브라질의 선수들도...' 한국에는 현준이라는 확실한 해결사가 한 명 있었다. 분명 기회를 잡으면 그 순간 바로 골로 연결 시킬 수 있을 터였다. 그런 생각과 함께 선미는 살짝 인상을 쓰며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면면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들도 지쳤지만 지친 것은 브라질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남은 것은 시간인가..." 경기 종료까지는 이제 25분 만이 남아있었다. 그 25 분 동안 과연 현준이 기회를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선수들을 믿는 것일까? 홍명보 감독은 승규를 부상으로 정성룡을 교체 집어넣은 이후에는 아직까지 교체 카드를 쓰지 않고 있었다. 브라질은 이미 2명의 교체 카드를 썼음에도 말이었다. [손흥민!!!] "칫...!" 윤빛가람의 패스를 보고 스피드를 내어 가까스로 따라잡는 흥민이었다. 하지만 지쳤기 때문일까? 트래핑 실수를 했고 그것을 만회하는 시간동안 어느새 브라질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버린 것이었다. [선수들이 너무 지쳤어요! 홍명보 감독. 아직 교체 선수를 투입하지 않는건가요?] 더군다나 흥민은 토너먼트 경기에서 계속 출전한 선수였다. 비록 연장전까지 간 적은 없다고 하지만 피로가 몸에 누적되어 있을 터였다. 아직 한국팀에겐 교체 카드가 2 장이나 있었으니 지친 선수들을 교체하고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를 그라운드에 투입시킬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무슨 생각인지 아직까지 단 한명의 교체카드도 사용하지 않고 묵묵히 그라운드에 시선을 주고 있을 뿐이었다. '어디로...?!' 두 명의 선수가 자신을 압박하고 있었다. 무리한 돌파는 오히려 공격권을 브라질에게 주는 일 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브라질의 선수에게 공을 맞춰 터치라인으로 내보내 공격작업을 계속 전개시킬 생각에 발을 들어올려 공을 차려던 흥민의 눈에 자신쪽으로 빠르게 뛰어 들어오는 한 선수가 잡히기 시작했다. "......!" 엄청난 속도로 자신을 커버해주기 위해 달려오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흥민은 백패스로 공을 내주었고, 현준은 공을 잡자마자 몸을 크게 흔들며 브라질의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달려!!! 빠르다!!! 현준이 공을 잡고 들어가는 순간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 만큼 현준에게 크는 기대감이 폭발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함성을 파도삼아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는 현준이었다. 피치를 일직선으로 그대로 갈라버리는 힘 있는 드리블. 팬들이 원한 것은 바로 현준의 그런 플레이였다. [김현준!!! 빨라요!] [좀 더 가야되요!!! 김현준!!!] "후웁..." 이제까지 브라질의 틈을 노리기 위해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워낙 경계대상이었던지 자신에게로 오는 패스를 브라질선의 선수들이 바로바로 몸을 던져 걷어내었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후반전에는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나면서까지 공을 가지고 올라가야 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현준을 마크하던 브라질의 선수들이 점점 지치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기회라고 생각하며 제대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현준이었다. 와아아아아!!! 엄청난 환호성이 현준의 귓가에 들려오고 있었다. 이 함성을 분명 자신에게 보내는 소리였다. 자신의 실력을 인정해 주고 자신이 무언가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함성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생각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 '그래도 오늘 네 놈이 골을 넣었을 때의 모습은 굉장히 멋있었다. 멍청이.' 마족이라는 존재로 인해 자신의 생활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을 그 순간 한 마디를 던지고 숙소로 보내버린 리리스의 말이었다. 그 무서운 마왕이 수줍어하면서 내밀던 말을 떠올리니 괜스레 현준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촤악!!! "?!!!" 그라운드를 화살처럼 가로지르는 현준의 돌파를 그냥 지켜볼 브라질의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실바의 수비를 그대로 몸을 흔드는 간단한 바디 페인팅과 드리블의 스피드 완급조절로 인해 너무나도 쉽게 제껴버리는 현준이었다. 자신이 지닌 순수한 마기를 그라운드로 퍼뜨리며 상대하는 수비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앞으로 플레이를 예상하고 그 플레이에 맞춰서 최대한 간결하게 돌파해 들어가는 현준이었다. 와아아아아아!!!! AC 밀란 소속으로 세리에 A 최고의 수비수중 하나인 티아구 실바를 가볍게 뚫어내며 커버를 하기 위해 달려오는 하파엘까지 제쳐버리자 관중들의 환호성이 더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에 함께 중계를 하는 해설위원의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한 건 해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제발...! 제발...!" 경기를 지켜보는 세진도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현준이 골을 터뜨리기는 기도하고 있었다. 방송이고 뭐고 지금 당장은 현준이 골만 넣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가볼까...?!' 자신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수 많은 관중들이 찾아왔다. 개 중에는 리리스도 있을지 몰랐다. 자신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간간히 경기장에 찾아오는 그녀였다. 스페인 전 때도 자신 모르게 경기장에 찾아왔던 그녀였다. 자신이 축구 선수가 된 것은 리리스 때문이었다. 그녀와의 계약이 아니었으면 지금 자신은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회사에서 상사에게 치이며 일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몰랐다. 자신이 이 곳 이 그라운드에 서 있을 수 있게 된 것은 전부 리리스의 힘이었다. 그리고 이 골은 그런 그녀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콰아앙!!! [김현준 슛!!!] 현준의 발이 움직이는 순간 간절한 염원을 담아 외치는 캐스터였다.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 그리고 한국에서 대형 화면으로 보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는 팬들도 그 순간 만큼은 하나의 마음을 담고 있었다. 바로 골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훌리오 세자르의 양 손 사이를 스쳐지나가며 골 포스트 위 쪽을 맞고 그대로 떨어져 내리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드...들어갔어요!!!] [고올!!! 들어갔어요!!! 동점골!!! 아아아!!! 동점골이 터집니다!!!]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공이 브라질의 그물 안에서 출렁이는 순간 영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골을 위해 70 분 동안이나 기다린 서포터즈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골 장면을 잊지 말라는 듯 계속해서 방송으로 내보내주는 카메라였다. "우와아앗!!! 들어갔어!!!" "역시!!!" 혼자서 브라질의 진영을 그대로 꿰뚫고 골까지 성공시킨 현준의 플레이엔 같은 동료들조차도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던지 기회만 잡았다하면 그 찬스를 절대 놓치지 않고 골로 성공시키는 현준의 활약엔 전율이 흐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지금은 골의 기쁨을 즐기는 게 문제였기에 한국 선수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현준을 덮치고 넘어지며 그라운드를 뒹굴기 시작했다. 비에 살짝 젖은 흙 때문에 유니폼이 더러워지기는 했지만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쓸 그들이 아니었다. 지금은 브라질을 상대로 동점골을 넣었다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탁! 탁탁!! 현준의 동점골을 터뜨리는 순간 기자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나 그 중에서 가장 바쁜 것은 바로 한국 기자들이었다. 선미도 마찬가지였다. 이 소식을 좀 더 짜릿하게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전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브라질의 수비들이 무너지기 시작했어.' 이제까지 브라질이 한국의 공격에도 무실점으로 버틸 수 있던 것은 바로 현준에게로 향하는 공을 중간에 차단하거나 반칙으로 현준의 플레이를 끊어냈던 것이었다. 지동원이나 손흥민 같은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내준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브라질의 수비를 무너뜨리고 골을 성공시켜버린 현준이었다. 그 특유의 무시무시한 돌파력으로 말이다. 게다가 그런 돌파력은 현준의 장점 중 하나에 불과했다. '저런 그라운드에서의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에 팬들은 그들 가리켜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부르는 거겠지.' 저절로 미소가 흘러 나왔다. 저 엄청난 재능으로 내셔널리그, K 리그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부터 휩쓸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내셔널리그때부터 지켜봤었다는 것에 으쓱하는 선미였다. 물론 첫 인연은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이따로군요. 다들 잠을 안 주무시겠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보러... 저도 꼬박 밤을 새야겠군요...! 다들 어디를 응원합니까?! 00291 격돌, 대망의 결승전. =========================================================================                            "승부는 이제부터일지도 몰라." 동점골로 흐름은 넘어왔다. 게다가 한국은 이제까지 역전승으로만 결승에 진출한 팀. 기세를 타기 시작하면 아무리 상대가 브라질이라고 해도 충분히 골문을 열 수 있었다. 동료들과 기쁨을 느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선미의 입가에는 아까부터 계속해서 미소가 걸리고 있었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요! 우리 선수들!] [힘을 짜내야 합니다! 정신력으로 승부해야 되요!!!] 경기가 막바지에 이르자 기세를 높이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해설위원들이었다. 남은 시간은 대략 10분 가량. 동점골 이후 브라질의 골문을 열기 위해 파죽지세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주도권을 잡고 공격에 임하는 한국 선수들이었다. 그렇기에 동점골을 넘어 역전골까지 바라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는 한국팀이었다. 한국팀이 공격에 가세하는 만큼 브라질 또한 수비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네이마르, 헐크와 같은 위협적인 공격수가 한국팀의 진영에 있었던 탓에 제대로 라인을 끌어올릴 수도 없는데다가 윤빛가람도 라인아래쪽에서 위치에 있던 탓에 좀 더 강하게 브라질의 수비를 압박할 수가 없는 한국 팀이었다. "준을 붙잡아!!!" "준에게 공이 간다!!!" 거기에 현준이 공을 잡기라도 한다면 어떻게든 공을 끊어내는 브라질 선수들이었다. 그것이 위험지역에서의 파울을 내준다고 해도 말이었다. 삐익!!! [좋아요!!!] 와아아아!!! 심판의 휘슬이 울려퍼지자 환호성을 지르는 조민호 캐스터와 붉은 악마들이었다. 아주 좋은 지역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서정진이 현준에게 스루패스를 찔러넣었고 공을 받기 위해 그대로 달려 들어가던 현준을 막기 위해 하파엘이 깊은 태클로 현준을 넘어뜨린 것이었다. [이건 카드예요!!!] 그리고 심판의 손이 하늘 높게 치켜 들자 관중들은 안도와 아쉬움이 담긴 표정을 지어보였다. 브라질의 팬들은 안도의 표정을 붉은 악마의 표정은 아쉬움이었다. 심판의 손이 들려진 카드가 노란빛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것은 레드카드를 줘도 되었을 텐데 말이죠.] [네. 뒤에서 제대로 걸렸거든요. 게다가 만약 이 태클만 아니었으면 김현준 선수 완벽하게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을 테고요.]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만약 하파엘이 퇴장당했다면 숫적 우위로 경기를 더욱 쉽게 풀어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심판의 손에서는 옐로 카드가 나왔을 뿐이었다. "현준아. 내가 좀 흔들어 줄까?" "아아..." 같이 프리킥을 준비하는 성용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브라질 선수들도 아마 알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성용이 아닌 자신이 프리킥을 찬다고 말이다. 준!!! 준!!! 준!!! 준!!! 웸블리에서는 골을 넣기를 바라는 자신들의 팬들의 외침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간간히 브라질 팬들이 야유를 보내고는 있었지만 이 곳은 현준의 홈이나 다름없는 영국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답게 승리를 위해 플레이하자며 공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프리킥 위치에 내려놓는 현준이었다. [김현준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 이번 올림픽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골을 넣었던 전적이 있거든요? 게다가 이 위치는 충분히 김현준 선수가 골을 넣을 수 있는 거리예요.] 현준이 골을 넣기를 바라면서 해설을 이어가는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그런 신연호 해설위원에의 말에는 긴장감과 골을 넣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물씬 담겨 있었다. "현준아!! 부탁해!!!" 브라질의 수비벽사이로 끼어 들어가는 서정진의 말에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올림픽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까지 자신들이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현준이라는 동료덕분에 이 큰 무대에 발걸음을 디딘 정진이었다. 그렇지만 이왕 올라온 거 우승컵이라는 것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정진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그리고 벤치에서 있는 모든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후우..." 웸블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끼며 현준은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순수한 마기가 모든 것을 해 주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이런 세세한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만 느낌이었다. 두근...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신체는 악마였지만 아직까지 정신은 인간에 가깝기 때문이었을까? 이 찬스를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이 현준의 몸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삐익!!! 심판의 휘슬이 울리는 것과 그 순간 그라운드에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마치 Tv 의 음소거 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말이었다. 그와 함께 현준이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의 오른발이 마치 채찍처럼 휘둘러졌고 잠시 후 엄청난 환호성이 웸블리 스타디움에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 [골!!! 골이예요!!!] 자신의 목소리가 갈라지고 있는 것도 모른 채 감격에 젖어 골이라고 계속해서 외치는 해설위원이었다. 브라질의 수비벽 사이를 살짝 지나쳐 훌리오 세자르 골키퍼가 지키는 브라질의 골문으로 들어가는 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장면이나 다름없었다. 골을 지켜보는 관중들 중에는 눈을 글썽이며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다시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운이 그 움직임에 담겨 있었다. 그 후 남은 시간은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한국 팬들은 어서 빨리 경기가 종료되기를 바랬고, 브라질의 팬들은 어떻게든 동점골을 넣어주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시합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리자 웸블리가 무너질 듯 발을 구르며 한국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우승의 기쁨을 같이하는 붉은 악마들이었다. [우승!!! 우승이예요!!! 금메달!!! 금메달을 차지하는 우리 선수들입니다!!!] [우승!!! 우리 선수들 장합니다!!! 아! 시청자 분들도 지금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텐데요!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부 결승전! 한국이 브라질을 2 - 1 로 꺾고 우승을 차지합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이번에도 역전승이예요! 우리선수들의 투지! 놀랍습니다!!!] 브라질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좌절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한 기쁨에 어디서 그런 체력이 다시 생겨났는지 황소처럼 유니폼을 벗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선수들이었다. [한국 올림픽 축구 역사상 사상 최초의 우승입니다!!!] [아!! 누가 금메달! 생각이라도 했겠습니까?!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입니다!] [정말!! 김현준 선수!! 신이예요! 신!!!] 감격에 젖었는지 현준의 프리킥 골장면이 다시 나오자 신이라고까지 칭하며 울음섞인 목소리로 중계를 하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이제까지 현준의 활약을 지켜봤었던 그였지만 현준은 중계를 하는 매 경기마다 자신을 놀라게 만들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였었다. 그 때문에 가끔씩 축구의 신이 아닐까? 하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었지만 이렇게 한국 팀을 이끌고 올림픽 우승과 함께 금메달을 차지하자 결국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와아아아아아!!! 한국의 첫 우승에 아직까지도 웸블리는 진정되지 않고 있었다. 브라질의 팬들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붉은 악마는 우승의 기쁨으로 그라운드를 뛰고 있는 자신들의 영웅들에게 엄청난 환호성으로 보답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시상식에 올라간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기 시작하자 또 한번 엄청난 환호성이 웸블리에 가득 울려 퍼졌다. "금메달!! 금메달이예요!!!" "꺄아아아!!! 진짜로 우승했어요!!!" 다른 붉은악마와 마찬가지로 기쁨을 토해내는 상민과 세진이었다. 올림픽 축구 열풍에 힘입어 방송 프로그램의 촬영차 이렇게 런던까지 찾아왔지만 정말로 이렇게 한국 대표팀이 시상식에 올라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이 들어오자 가슴이 메어지고 있었다. 특히나 세진은 주장으로 가장 먼저 금메달을 목에 거는 현준의 모습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브라질 전에서 아니, 한국 팀이 치렀던 모든 경기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였던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방송에서도 팬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현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던 그녀였다. 그런 선수의 엄청난 활약으로 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정신력이 만들어낸 우승' 韓 남자 올림픽 대표팀 우승에 전세계가 발칵 [EPNM = 김민철 기자] 지난 2010 한국 여자 청소년 대표팀이 FIFA 여자 U - 17 우승에 이은 쾌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2 - 1 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전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8월 11일에 런던 웸블리에서 벌어진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맞붙은 한국과 브라질은 서로 한 골씩 주고 받으며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초반부터 거친 브라질의 플레이에 고전하며 경기에 끌려가는 양상을 보였던 대한민국 선수들이었지만 후반 25분 김현준의 극적인 동점골과 함께 후반 39 분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프리킥 골이 브라질의 우승의 꿈을 침몰시켜버렸다. 이번 한국의 우승은 올림픽에서 아시아팀으로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한국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주요 언론들은 앞 다투어 한국 올림픽 남자 축구의 우승을 전하기 시작했고, 거리에 나와 응원을 하던 붉은 악마들은 동이 터올때까지 감격에 젖어 거리를 떠나지 못했다. 하물며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으로 중계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던 한 사이트는 팬들의 접속으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는 소동까지 겪었다. 이런 감격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올림픽 우승을 차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했고, 6경기 12 골로 올림픽 MVP 로 뽑힌 한국의 축구 천재 김현준은 '태극 마크를 달고 가장 처음으로 차지한 우승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뛰며 한국 축구의 명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감격적인 우승소감을 전했다. 해외의 반응도 대단했다. 한국 축구가 브라질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에 FIFA 의 제프 블레터 회장이나 영국의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직접 메시지를 전할 정도였다. 미국의 저명한 일간지인 뉴욕 타임즈 또한 아시아 호랑이의 우승 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우승을 1면에 배치하며 감탄을 나타났다. 한국은 아직까지도 올림픽 축구 우승의 감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어 올린지 사흘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가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양궁, 레슬링, 수영을 비롯해 여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최고의 쾌거를 달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은 역시나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이었다. 내친김에 2014 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까지 노려보자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 그 탓에 머리가 복잡해진 것은 대표팀을 이끄는 조광래 감독과 협회였다. 올림픽 우승으로 인해 국가대표에 관한 국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아직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란, 카타르, 레바논, 우즈베키스탄과 한조로 편성된 한국은 이 중에서 최소 2위를 차지해야만 브라질 월드컵에 안착할 수 있었다. 거기에 한국은 카타르, 레바논을 상대로 1승 1무로 조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휘유..." 우승에 대한 그 열기는 현재 영국에 머무르고 있는 현준도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사흘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축하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다음 시즌을 대비하고 있던 리버풀 선수들은 직접 런던까지 찾아와서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갈 정도였다. 그 중에는 잉글랜드의 슈퍼 스타인 데이비드 베컴도 있었다. 비록 조국인 영국이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제라드와 함께 축하 파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애들도 조금 귀여웠었지..." 한참 우승에 대한 파티를 즐기던 도중 제라드와 베컴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슈퍼 스타의 등장에 그야말로 광팬들로 돌변했던 올림픽 대표팀 멤버들이었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자신의 유니폼에 싸인을 해달라는 말에 제라드가 난처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으니 말이었다. 퍼억!!! "크헉!!!" 그 순간 현준의 머리로 무언가가 날아 들어왔고, 그대로 머리를 강타당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강타한 물건의 정체를 살펴보고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딱딱한 얼음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것을 던질만한 존재는 이 곳에는 단 한명밖에 없었다. 바로 인상을 찌푸리며 현준을 노려보는 리리스였다. "훈련중일텐데...?" "아...네...네!" 리리스의 살기가 섞인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며 다시 순수한 마기를 컨트롤 하는데 집중하는 현준이었다. 올림픽 우승이 끝난 직후 바로 한국에서의 퍼레이드도 하지 못한 채 리버풀로 돌아와서 순수한 마기의 컨트롤과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는 그였다. 마족이라는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 이상 목숨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은 설렁설렁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컨트롤과 실전감각을 익히는 데 있어서 도움을 주는 존재는 바로 리리스였다. 그 덕분에 현준은 매일 엄청난 고통으로 몸부림을 쳐야만 했다. 리리스에게는 적당히 한다 라던가 봐준다라는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그녀가 약간이나마 현준의 사정을 봐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현준은 자신의 주인에게 죽는 권속이 될 뻔했다. ============================ 작품 후기 ============================ 첼시가 우승했군요... 전반전만 보고 아...역시 힘들겠다 싶었는데... 뮐러 골 넣을때만 하더라도...힘들겠다 싶었는데 우승이라니...!!! 아! 소년 명수...놀라운데...진짜 첼시...우승운이 있는 듯. 정말 대단했음. 특히 드록바 헤딩골...진짜 완벽 그자체... 실축한 슈바인슈타이거는 진짜 안쓰럽더라는... 어쨌든 첼시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토트넘은 지금쯤 초상집 분위기일듯 CountOfDark 님...전편 댓글 감사드립니다. 무섭군요... 아...그리고 뉴스에 나오는 김민철이라는 이름이던가 김민규라는 이름. 네. 작가와고는 관계없습니다. 아마도... 그리고 오타 지적하신거 수정했습니다. 그러면 즐감하시길! 00292 격돌, 대망의 결승전. =========================================================================                            "딴청을 부리는 것 보면 마기를 사용하는데 자신이 있다는 건데? 이제 탈리사나 레리엘은 간단히 상대할 수 있다는 건가?" "아직 멀었어요." "덤벼." "네?!" 다시금 마기를 끌어올려 컨트롤하는데 정신을 집중하려던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침을 삼켰다. 그녀가 왜 그런 말을 꺼내는지 의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준이 아무리 막대한 양의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고 컨트롤하는 연습을 해봤자 실전에서 사용하지 못하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악마나 천사를 상대로 실전을 벌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왕이면 탈리사나 레리엘이 상대면 좋았을텐데...' 현재는 자신의 권속으로 타락해 버린 두 여인이다. 하지만 9계급의 엔젤즈와 6계급의 파워즈였던 만큼 두 여인은 현준의 좋은 연습상대였다. 물론 연습의 결과는 언제나 현준의 압승이었다. 아무리 두 여인이 엔젤즈와 파워즈였다고는 하지만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현준의 순수한 마기에는 버텨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리스는 달랐다. 마계를 다스리는 마왕중의 한 명. 탈리사와 레리엘하고는 그 격이 달랐다. '난감하네...' 리리스와의 대련이 이번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준은 리리스를 상대로 어떻게 공격을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어설프게 들어갔다가는 엄청난 고통과 함께 정신을 잃을터였다. "덤비지 않는다면 덤비게 만들어야겠네." "큿!"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그제서야 자세를 취했다. 리리스가 자신에게 접근해 들어오는 속도는 그렇게 빠른 속도라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준에게는 마치 그녀가 유령처럼 느껴졌다. '때릴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분명 리리스의 모습은 현준의 눈에 선명하게 보였고 덤비려면 덤빌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거슬리는 느낌이 현준의 뇌리속에 맴돌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주위에 퍼뜨려져 있는 순수한 마기들 역시 자신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 요동을 치고 있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지만 리리스를 상대로 그대로 공격해 들어가서는 안 될 것만 같았다. '흐응...' 겁이라도 먹은 듯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기는 하고 있지만 자신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공격하러 들어올 듯 말 듯 기회를 엿보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눈을 빛내는 리리스였다. 실제로 리리스는 현준에게 다가가며 허점을 내보이며 현준이 들어오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 허점은 바로 함정. 들어오는 순간 타이밍을 어그러뜨리며 그대로 공격할 생각이었다. "왜 안들어오지?" "크읏..." 자신의 도발에도 머뭇거리며 여전히 거리를 유지하며 들어오지 않는 현준의 모습에 싱긋 미소를 지은 리리스는 입술을 혀로 훑으며 그대로 몸을 날렸다. 방금전의 느린 움직임하고는 차원이 다른 스피드였다. 순식간에 리리스의 모습이 사라졌다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자 현준은 그제서야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쩌엉!!! 현준과 리리스의 손이 부딪치며 엄청난 소리와 함께 마기의 폭풍이 터져 나왔다. 만약 리버풀에 위치한 집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집은 물론 그 주위까지 그대로 무너져 내렸을 어마어마한 위력이었다. 하지만 리리스의 권능때문일까? 현준과 리리스과 위치한 곳을 제외하면 주위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고 있었다. "꿀꺽..." 단 한번의 공방이었지만 현준의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째서 마왕이라고 불리는지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위력적인 공격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주위에 결계를 쳐놓으면서 자신을 상대하고 있었다. "막았네?" "......" 현준의 자신의 공격을 막은 것이 의외였을까? 리리스의 눈동자에 이채가 감돌며 선명한 붉은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현준은 이를 악 물 수 밖에 없었다. 리리스의 등 뒤로 검은 색의 날개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파아앙!!! "크윽..." 몸이라도 풀겠다는 듯 리리스가 자신의 손을 까닥거리자 엄청난 풍압이 현준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살면서 느끼지 못했던 강한 위압감이 리리스의 전신에서 풍겨 나오고 있었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느꼈던 죽음의 공포가 다시금 현준에게로 모여들고 있었다. "......죽이지는 않겠지?" 살기위해서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는 현준의 입에서 애처로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삑!!! 삐익!!! [우승!!! 우승이예요!!! 금메달!!! 금메달을 차지하는 우리 선수들입니다!!!] [우승!!! 우리 선수들 장합니다!!! 아! 시청자 분들도 지금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텐데요!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부 결승전! 한국이 브라질을 2 - 1 로 꺾고 우승을 차지합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이번에도 역전승이예요! 우리선수들의 투지! 놀랍습니다!!!] Tv에서 흘러나오는 흥분한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길거리를 지나가던 행인들의 발걸음이 잠깐 멈췄다. 2012 런던 올림픽 결승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였다. 벌써 이 경기가 끝이 난지 나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올림픽 우승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한국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우승. 역대 최강이라고는 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 남자축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브라질의 신성이라고 불리는 네이마르가 이끄는 브라질이었다. 경기 내용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조별리그에서는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이며 골폭풍을 터뜨리기도 했었고 토너먼트에서는 선제골을 내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보이며 역전승을 결국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이었다. [한국 올림픽 축구 역사상 사상 최초의 우승입니다!!!] [아!! 누가 금메달! 생각이라도 했겠습니까?!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입니다!] [정말!! 김현준 선수!! 신이예요! 신!!!] 결승전에서도 여전히 골을 터뜨리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활약으로 올림픽 득점왕을 차지한 현준의 모습이 Tv 화면이 가득 잡혔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물론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한데다가 이제는 올림픽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오른 현준이었다. "저 녀석은 이제 월드컵 득점왕만 남았네." "지금 기세면 월드컵 득점왕도 껌일 걸? 물이 오를대로 올랐어." 현준의 모습이 거대한 Tv 의 브라운관에 잡히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을 멈추고는 현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한국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긋다 못해 세계 축구 역사에서도 이름에 남을 정도의 엄청난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활약에 괜스레 현준이 대한민국 선수라는 것이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이었다. "빨리 프리미어리그 개막했으면 좋겠는데." 현재 한국은 축구 열풍이었다. 올림픽 우승의 여운이 K 리그로 옮겨지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축구 경기장을 찾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K 리그에 소속된 구단들의 경기장 상태나 서비스 혹은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 팬들은 어서 빨리 현준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하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올림픽의 활약으로 인해 제 10호 프리미어리그가 생겼다는 것도 그 이유였다. 그런 열풍은 연예계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이런 축구 열풍에 힘입어 반짝 인기라도 얻으려는 연예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연예인들의 주된 화제들 역시 축구 내용이었다. 그것은 아이돌들도 마찬가지였다. Tv 화면에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올림픽 축구 결승전 장면을 보며 대한민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손꼽히는 B.E 엔터테인먼트 로비에서 두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기성용이 잘할 수 있을까?" "리버풀로 갔어야 하는데 말이야." 승호의 말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현찬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을 비롯해 볼튼의 이청용 아스널의 박주영은 물론 리버풀의 김현준, 선더랜드의 지동원까지 5명의 한국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선수가 올림픽의 활약을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이름을 올렸다. 바로 기성용이 그 주인공이었다. 정확한 이적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2 - 13 프리미어리그 시즌에 아스톤 빌라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던 것이다. 2011 - 12 프리미어리그에서 가까스로 강등을 면한 아스톤 빌라는 작년 시즌 약점으로 지적된 중원보강을 위해서 결국 셀틱에서 기성용을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비록 재정적인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올림픽의 활약에서 높은 주가를 보이고 있는 선수인 만큼 아스톤 빌라의 행보는 굉장히 빨랐고 순식간에 기성용의 영입에 성공한 아스톤 빌라였다. "리버풀은 그래도 힘들겠지. 모드리치도 있으니까." "하긴..." 리버풀 또한 기성용의 영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현준이라는 한국선수를 영입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월드클래스급인 루카 모드리치의 영입에 성공하면서 중원이 보강되자 미드필더가 아닌 다른 선수쪽으로 관심을 돌렸던 것이다. "그래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펼쳐지는 현준형과 성용형의 플레이. 아아...너무 보고 싶었는데." 현찬 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프리미어리그 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꿈꿨을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미 기성용은 아스톤 빌라의 유니폼을 입은 상황에 현찬은 입 맛만 다실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요즘 현준형은 뭐해? 연락은 해?" "글쎄다. 나보다는 체리 쥬빌레 애들한테 물어보는 게 빠르지 않을까." 승호의 말에 현찬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현준의 광팬인 현찬이었지만 솔직히 현준과 그렇게 친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그였다. 단지 몇 번 얼굴을 마주친 것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차라리 자신보다는 체리 쥬빌레 애들한테 물어보는 게 현준의 소식을 듣는 것이 빠를 터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체리 쥬빌레 멤버들은 종종 현준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니 말이었다. 그리고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라는 속담이 이래서 생겨난 것일까? 현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로비로 들어오는 체리 쥬빌레 멤버들이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승호와 현찬이 로비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체리 쥬빌레였다. 그녀들이 아무리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아이돌그룹이라고는 하지만 승호와 현찬은 그런 그녀들의 선배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체리 쥬빌레의 인사에 반갑게 손을 흔든 현찬이 그대로 아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영아." "네?!" "요즘 현준이형하고 연락해?" "현준오빠요?" 현찬의 말에 대답을 한 것은 아영이 아니라 줄리아였다. 승호와 현찬에게 인사를 하고 연습실로 향하려다가 현찬의 입에서 현준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대답한 것이었다. 갑작스런 줄리아의 말에 분위기가 이상하게 묘해지자 현찬이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어? 어. 그래. 그냥 궁금해서. 내가 워낙 현준이 형을 좋아하잖아? 요즘 뭐하시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리버풀에서 쉬고 계세요. 올림픽 때문에 구단에서 훈련에 참가하지 말고 쉬라고 했대요. 그리고 지금은 아마 Tv를 보시고 계실 거예요. 매번 이 시간에는 한국 프로를 보신다고 하셨거든요. 내일부터 훈련에 참가하고요. 18일에는 웨스트 브롬과의 프리미어리그 어웨이 경기가 있고요. 25일에 맨체스터 시티와 홈경기가 있어요." "어...어...그래." 줄리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현찬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현준의 매니저라도 되는 양 자연스럽게 현준의 스케쥴을 말하는 줄리아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모습에 묘한 낌새를 느낀 승호가 입을 열었다. "혹시 줄리아 너 현준오빠하고 만나는 거 아니야? 몰래 연애..." 장난끼가 가득 섞인 승호의 말이었지만 현준과 줄리아가 관계되었기 때문일까? 그 모습에 괜스레 울컥하며 빠르게 입을 열어 승호의 말을 끊어버리는 아영이었다. "에이. 설마요. 오빠. 저희도 공인이예요. 게다가 현준 오빠는 바쁘시잖아요. 줄리아가 현준오빠 팬이라서 그래요. 다이어리에 현준오빠 스케쥴을 적어놓을 정도거든요. 저도 현준오빠 광팬이거든요." 말과 함께 자신의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살짝 보여주는 아영이었다. 현준의 광팬이라는 것을 인증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다이어리에는 겉에는 리버풀의 앰블럼은 물론 현준의 사진이 정성스럽게 붙어있었다. 그 모습에 눈동자를 빛내는 승호와 현찬이었다. 어느새 둘의 시선은 줄리아가 아닌 아영에게로 쏠리고 있었다. "호오...그렇단 말이지. 이 소스 나중에 예능프로그램 나갈 때 써먹어도 되지? 체리 쥬빌레의 멤버 아영. 현준의 광팬. 괜찮은데?" "으으...너무 노골적이면 곤란해요. 그럼 저 연습하러 가볼게요." "응. 그래." 어느새 줄리아가 몸을 홱 돌리며 입술을 자근자근 깨물고는 연습실로 향하고 있었지만 그런 줄리아의 모습을 눈치 챈 것은 아영뿐이었다. 줄리아가 현준을 이성으로 좋아하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절대로 현준을 놓고 질 생각이 없는 아영이었다. '아니지. 애시당초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잖아? 현준오빠의 여자친구는 나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연습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아영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영뿐만이 아니었다. 줄리아 또한 아영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칫..." 연습을 하기 위해 편한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싸늘한 모습으로 거울을 바라보는 줄리아였다. 아까 전 로비에서 있었던 아영의 행동이 굉장히 기분 나빴기 때문이었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로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현했기 때문일까? 말재간이 보통이 아닌 그녀였다. 방금 전에도 자연스럽게 자신과 현준을 엮으려던 승호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자신과 현준으로 엮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녀였다. "그래봤자 어차피..." 말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살짝 움켜쥐는 줄리아였다. 현준과의 뜨거운 밤을 몇 번이나 보내면서 느꼈던 감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마음같아서는 자신이 현준오빠의 애인이라고 밝히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말에 좌절에 빠지는 아영의 모습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현준이 자신의 귓가에 속삭였던 아직까지는 비밀스럽게 만나자는 말에 그러지 못하고 있는 그녀였다. 아영의 행동에 기분이 나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에게 미움을 살 만한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아...두달만인가요? 죄송합니다. 할 말이 없네요. 정말 늦었습니다. 참 사람 마음이라는게...일주일 정도만 쉬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시간이 이렇게까지... 간만에 오니 조아라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고생좀 했네요. 글을 손에서 놓은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벌써 한달이 훌쩍 넘었다니 시간 참 빠르네요. 댓글도 다 읽었습니다. 많은 관심 감사드리고요. 그럼 다시 꾸준한 연참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00293 리버풀, 2012-13 프리미어리그 개막. =========================================================================                            8월 18일. 런던 올림픽 축구 결승이 끝나고 난 이후 우승의 열풍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개막이 되었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버튼과 박주영이 뛰고 있는 아스널은 지동원의 선더랜드와 맞부딪쳤고, 이번 시즌 첫 프리미어리그에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기성용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저번 시즌 더블을 차지했던 우승팀 리버풀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을 상대로 2012 - 13 프리미어리그의 첫 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시작한다." 프리미어리그의 개막. 올림픽 우승으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추가로 방송을 편성했던 스포츠 방송 채널이었다. [네. 프리미어리그 공식 세리모니가 정리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20 개의 팀이 또다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치겠는데요.] 프리미어리그가 끝난 이후 유로 2012 그리고 올림픽까지 올 한 해 중반까지 축구 해설이 끊이지 않았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덕분에 제대로 된 휴식도 취하지 못했지만 또 다시 자신들이 좋아하는 축구 그것도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가 개막된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두 남자였다. [네. 이제 공식적인 개막식 세리모니도 끝이 났고 이제 양 팀 선수가 도열해 있는데요.] 방송 카메라는 곧 경기를 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리버풀과 웨스트 브로미치의 선수들을 하나씩 보여주는 카메라의 모습을 보던 조민호 캐스터가 입을 열었다. [루카 모드리치 선수가 보이는군요. 루카 모드리치 선수. 저번 시즌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토트넘에서 리버풀로 이적을 한 선수죠.] [네. 그렇습니다. 장기적으로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 선수를 대체하기 위해 리버풀이 영입한 선수인데요. 그 옆에 마리오 괴체 선수도 보이는군요.] 저번 시즌 더블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일까? 이적 시장에서 엄청난 물량공세를 터뜨렸던 리버풀이었다. 그 탓에 이번 시즌 리버풀의 스쿼드에는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마리오 괴체, 라스무스 엘름, 세르단 샤키리등과 같은 새로운 선수들의 모습들이 보이고 있었다. [자! 오늘의 출전선수 명단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먼저 홈팀인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명단이 발표되고 있었다. 뒤를 이어 리버풀의 명단이 발표되고 그것을 읽어내리던 조민호 캐스터가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김현준 선수가 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경기 주장은 스티븐 제라드 선수가 되겠습니다.] [네. 오늘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김현준 선수인데요. 아마도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김현준 선수의 몸 상태를 염려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듯 싶습니다.] [네. 김현준 선수 저번 시즌 혹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경기를 소화해내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올림픽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우리 대한민국이 우승을 차지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내기도 했고 말이죠. 그 올림픽 결승전이 끝난지 이제 겨우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따지고 보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끝난 직후 한 달여만의 휴식 끝에 올림픽을 치르고 또 다시 연이어 프리미어리그로 투입된 김현준 이었다. 당연히 구단의 입장으로서는 현준의 몸 상태에 대해 염려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오늘 경기 현준에게 벤치에서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린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마음같아서는 이번 시즌 선두싸움에서 있어서 중요한 분수령이 된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 경기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경기까지 현준을 푹 쉬게 놔두고 싶었다. 1 라운드 상대가 그다지 강팀이 아닌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이었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의 저력이라면 충분히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정도는 원정 경기라 할지라도 손쉽게 승점 3점을 획득해야만 했다. 하지만 저번 시즌 현준이 투입되지 않았을 때의 경기력을 떠올리며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벤치에라도 현준을 앉혀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와아아아아!!! 장내 아나운서의 말에 맞춰 경기장에는 오늘 개막전을 찾아온 웨스트 브로미치와 리버풀의 팬들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를 시작으로 또 다시 10개월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개막전. 웨스트 브로미치와 리버풀의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화면 왼쪽에 리버풀, 오른쪽으로 웨스트 브로미치가 자리를 잡았는데요.]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환영하는 팬들의 함성소리가 웨스트 브로미치의 홈구장인 허손스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e storm is the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the lark.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후우..." 영국 노래중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서포터즈 곡. 리버풀의 응원가인 YNWA 가 울려 퍼지자 현준은 심호흡을 내뱉으며 경기장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막 경기가 시작되었지만 언제 자신이 교체 투입해 들어갈지 몰랐기에 피치 밖에 있으면서도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으로 익혀두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옆에는 스크르텔과 라스무스 엘름이 자리잡고 있었다. 리버풀 소속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처음은 아니기에 여유로운 스크르텔과 달리 엘름은 깍지를 끼고는 몸을 내밀며 경기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누가 보기에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뛰다가 이번 시즌 리버풀의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은 그였다. 스웨덴 대표로 유로 2012 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리그 소속으로는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그인 만큼 그런 엘름의 긴장하는 모습은 당연해 보였다. "긴장 좀 되지?" "뭐..."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리는 라스무스 엘름이었다. 나이는 자신보다 한 살 어렸지만 아시아의 변방에 속하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자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우승을 이끈 리버풀의 특급 에이스가 바로 그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하나로 손꼽히며 메시를 제치고 올해 발롱도르 수상이 유력한 현준은 엘름에게 있어서 동경의 대상이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비록 자신과 포지션은 다르기는 하지만 저번 시즌 현준의 미드필더에서의 활약은 엘름이 꿈꾸던 플레이였다. 와아아아아!!! 점점 양 팀의 공격이 진행될수록 팬들의 함성소리는 더더욱 커지기 시작했고, 그런 함성소리가 귀에 들어올수록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는 엘름이었다. '무대 공포증이라고 했던가...?' 184 cm 키로 장신의 키에 강력한 스로인 공격등이 장점인 엘름이다.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EURO 2012 에서도 스웨덴 대표팀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던 그였지만 사실 엘름의 축구 생활은 그다지 순탄하지 못했다. 지나친 소심함으로 인해 무대 공포증으로 경기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식사 또한 체질적인 문제로 인해 굉장히 고생을 했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는 일부로 아픈 척을 하거나 비로 경기가 연장되기를 바랬을 정도였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었다. 비록 지금은 나아졌겠지만 새로운 리그 그것도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지금 그때의 습관이 남아있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엘름의 모습에 몸을 내밀어 엘름과 나란히 서고는 입을 열었다.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잖아? 긴장할 거 없어. 케니가 전술적인 내용도 다 설명했으니 말이야." "......" "필요이상으로 긴장할 필요는 없어." 말과 함께 현준이 엘름의 어깨를 감싸며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들은 지금 벤치잖아? 긴장해봤자 도움 될 게 없다고. 지금은 그냥 느긋하게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게 최선이야." "......네." 현준의 말에 자신감이라고 붙은 것일까? 아까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엘름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과 엘름의 대화를 듣던 스크르텔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고작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리버풀의 주장으로써 선수단을 사로잡고 있는 현준이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루카 모드리치나 마리오 괴체등의 선수들이 영입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훈련에 참가한 며칠동안 선수단의 분위기를 손 쉽게 잡아버린 현준이었다. 89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불과하고 말이었다. '그러고보면 엘름 저 녀석 준보다 형이잖아?' 하지만 스크르텔의 눈에 들어온 지금 현준과 엘름의 모습은 현준이 훨씬 연상으로 보였다. [자! 루카 모드리치! 찔러줬어요! 수아레즈쪽입니다!!!] [수아레즈! 수아레즈!!!] 중앙에서 공을 잡고 있던 모드리치의 패스가 순식간에 중앙으로 뛰어 들어가는 수아레즈에게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아레즈의 슈팅이 이어지기 전에 그보다도 먼저 수아레즈에게서 공을 뺏어내는 웨스트 브로미치의 수비수였다. 가까스로 위기상황에서 넘어가기는 했지만 경기장은 리버풀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우승팀의 관록이라는 것일까? 현준이 없다고는 하지만 제라드를 비롯해 루이스 수아레즈등 저번 시즌 우승팀의 멤버과 함게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괴체등의 선수등이 포함된 리버풀은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이 상대하기엔 힘겨워 보였다. "좀 더 빨리 움직여!!!" "패스가 너무 늦어! 한 발짝 빠르게!" 후방의 막시 로드리게스가 수비라인을 조율하며 모드리치와 제라드가 스위칭을 하며 중원을 유린하고 있었고 좌우에는 수아레즈와 괴체가 밀고 들어오자 주춤거릴 수 밖에 없는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은 주춤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공을 잡은 제라드의 패스가 마리오 괴체에게 이어졌고 이어지는 괴체의 드리블에 너무나도 손쉽게 측면이 뚫려버리는 웨스트 브로미치였다. 그렇게 맹렬하게 공격이 이어질수록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말도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마리오 괴체!] 독일의 신성이라고 불리는 마리오 괴체가 공을 잡았고, 그대로 웨스트 브로미치의 측면을 무너뜨리고 크로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수아레즈!!] 그리고 그런 괴체의 크로스 끝엔 수아레즈가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체격적으로 웨스트 브로미치의 수비수들에 밀리며 헤딩까지 연결시키지 못한 수아레즈였다. 그 모습에 안타깝다는 듯 머리를 감싸쥐는 콥들이었다. '아쉽네...' 현준 또한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만약 캐롤이었다면 머리에라도 맞췄겠지만 아쉽게도 앤디 캐롤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다시 뉴캐슬로 재이적을 하며 팀을 떠났다. 안타깝기는 했지만 저번 시즌의 부진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그 덕분에 오늘 경기 원 톱으로 출전한 수아레즈였다. 하지만 수아레즈가 아니더라도 리버풀에는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공격수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드필더가 해결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에는 직접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존재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리버풀의 전 캡틴 스티븐 제라드였다. [제라드!!!] [들어갔어요! 골!!!] 공격해 들어오는 웨스트 브로미치의 선수를 순식간에 에워싸며 공을 빼내는 리버풀의 수비수들이었고, 켈리의 패스가 그대로 전방의 제라드에게로 길게 연결되며 제라드는 그대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그런 제라드의 슈팅은 그대로 웨스트 브로미치의 골문을 갈랐다. 제라드의 주특기인 파워풀한 중거리 슈팅. 벌써 33살이나 되는 선수였지만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는 듯 멋진 슈팅으로 오늘 경기의 선제골을 터뜨리는 제라드였다. "올라갔다!!!" "클리어 해!" 선제골 이후 추가골을 넣기 위해 맹렬하게 공세를 퍼붓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1 골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다음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 새롭게 신흥 강호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등 프리미어리그 4강을 위협하다 못 해 넘보는 팀으로 자리잡은 팀인 만큼 최대한 기세를 끌어올린 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야만 했다. "계속해서 흔들어! 정신없게 만들어!" 웨스트 브로미치의 선수들은 공격수인 셰인 롱과 피터 오뎀윙기만 남겨놓고 전부 수비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 선수들의 공격에 진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만큼 리버풀의 공격이 치밀하고 위협적이었다. 특히나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르는 마리오 괴체와 루카 모드리치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어째서 리버풀이 큰 돈을 들여 영입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활약상이었다. "확실히 현준이가 안나와도 리버풀이 이기겠네." "웨스트 브로미치가 프리미어리그 팀이라고는 하지만 리버풀을 상대하기엔 무리지." "그나저나 김현준은 안 나오나?" Tv 에 시선을 집중하는 중년 남자의 말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오늘 이렇게 술집에 앉아있는 이유가 바로 김현준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였지만 리버풀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는 김현준을 내보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점수는 벌써 0 - 3. 압도적으로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골폭풍을 터뜨리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루크 데용, 라스무스 엘름과 같은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하면서도 김현준을 투입할 기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김현준이 나와야 축구 볼 맛이 나는데 말이야."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현준의 화려한 플레이와 골 결정력.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그런 활약상을 터뜨려주기를 기대했던 남자였다. 그리고 그런 기대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술집에 자리잡은 대다수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내보내겠지. 비록 이제 1 경기를 치른다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 때문에라도 내보낼껄?" "글쎄다? 김현준이 워낙 잘해야지." 저번 시즌 득점 순위 2위하고 엄청난 골 수 차이를 보여주며 압도적으로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현준이다. 그런 만큼 현준이 고작 한 경기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게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박지성도 그렇고 기성용도 그렇고...김현준이라도 공격 포인트를 올려줬으면 하는 바램인데 말이야." 이번 프리미어리그 1 라운드 경기에서 죄다 공격 포인트에 침묵을 보였던 한국 프리미어리거들이었다. 지동원과 박주영은 벤치에도 앉지 못했고, 쌍용으로 유명한 기성용과 이청용이 그나마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그라운드내에서의 좋은 활약상이 아닌 골을 터뜨리고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경기 시간은 후반 30 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술이나 먹어야겠어. 오늘은 나오지 않을려나 보군." 술집에 있는 대형 Tv를 보며 전반전 열광적인 모습이었던 반응은 온데간데 없었다. 김현준이 나오지 않는 만큼 경기에 대한 관심이 확 줄어든 것이었다. 그렇다고 팽팽한 대결로 흥미를 끄는 것도 아니었다. 경기는 리버풀의 일방적인 공격과 그런 리버풀을 공격을 막아 역습을 펼치는 웨스트 브로미치의 플레이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막 맥주를 마시려던 중년 남자의 귀에 캐스터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버풀 교체를 준비하는군요. 누가 나오나요?] [제라드 선수가 나오는 모양인데요. 아! 김현준 선수가 드디어 투입되는군요!!!] 해설위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술집에 있던 사람들의 고개가 휙휙 돌아갔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엔 흰색 상의의 리버풀 원정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투입될 준비를 하는 현준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뉴스보니 박지성 선수가 QPR 로 가는군요. 기사들 찾아보니 아마 거의 확정인듯 싶은데..으...으음... 그러면 이제 챔피언스 리그에서 한국 선수를 못 보는 건가요...? 어흑흑. P.s 간만에 오니 재미있는 소설이 참 많군요. 핸드폰으로 다 읽게따 00294 리버풀, 2012-13 프리미어리그 개막. =========================================================================                            "나왔다!" 굳이 남자가 외치지 않아도 이미 술집은 웅성거리고 있었다. 드디어 자신들이 기다리던 영웅인 현준이 등장한 것이다. 저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리버풀과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이제 경기의 남은 시간은 기껏해봤자 15 분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 시간동안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기대감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기대감은 대한민국의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홈구장인 허손스 스타디움에 있는 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와아아아아!!! 나왔다!!! 준이다! 우리들의 에이스!!! 현준의 등장에 허손스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 들썩였다. 2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연달아 거머쥐며 세계 스트라이커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런 선수가 자신들이 사랑하는 팀의 선수라는 것은 콥들의 자랑거리였다. "휘유...인기가 대단하군." "수고하셨어요. 스티브." 그렇게 현준은 제라드가 건네주는 주장완장을 받으며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아! 리버풀 팬들 신이 났어요! 계속해서 김현준 선수의 이름을 외치는데요?] [네, 리버풀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들 중 하나가 바로 김현준 선수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경기 또한 3 - 0 으로 리버풀이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죠.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 웨스트 브로미치를 완전히 누를생각인 모양인데요?] [웨스트 브로미치, 이렇게 되면 상당히 힘들어졌어요. 가뜩이나 3 - 0 으로 지고 있는 마당에 김현준 선수가 투입되면 이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거든요?] [네. 벌써 3 골이나 내줬지만 개막전에서 대패는 피해야하는 웨스트 브로미치예요. 만약 개막전에서 대패를 하게 되면 그 여파가 몇 라운드까지 갈지 모르거든요?] 그러나 웨스트 브로미치의 대패는 어차피 남의 일. 중계를 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남은 15 분이라는 시간동안 현준이 골을 넣어 한국의 축구팬들을 기쁘게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 사방에는 준이라는 이름을 외치는 콥들의 목소리가 괴체의 귀를 때리고 있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투입되는 현준의 모습을 보자 괴체는 자신도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두근...두근... 그와 함께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단지 경기 때문에 지쳐서 빠르게 뛰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김현준이라는 선수와 함께 시합에서 발을 맞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런 기대감은 괴체 뿐만이 아니었다. 루카 모드리치도 그리고 라스무스 엘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리버풀의 이적을 수락한 것은 리버풀이 좋은 조건을 내민 것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축구 팬들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김현준과 함께 플레이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무슨일이 일어날거야...' 남은 시간은 15분. 축구라는 경기는 그 15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경기였다. "리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와 함께 괴체의 발이 움직였다. 모드리치가 순간적인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고 그것을 받기 위해 스피드를 올린 것이었다. "집중해!!" 그 모습에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주장 크리스 브런트가 크게 노성을 내질렀다. 충분히 중간에서 커트해낼 수 있는 패스였다. 하지만 김현준의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에 잠시 정신이 흐트러진 게 실책의 이유였다. 프리미어리그 2연속 득점왕과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올림픽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그 강렬한 압도적인 존재감이 다른 공격수들의 마크를 허술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이거 재미있는 걸?" 그런 상황에 입꼬리를 들어 올리는 루카 모드리치였다. 토트넘에 있었을 때 여러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봤던 그였다. 물론 현준과도 몇 번 이나 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었다. 그 때는 크게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모드리치였다. 하지만 현준의 존재감은 연습경기에서 나타난 것이 아닌 실제 경기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단순히 한 선수의 등장이지만 웨스트 브로미치의 전열이 뒤로 물러서고 있다는 게 모드리치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거이거 내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는 걸?" 모드리치의 장난스러운 혼잣말이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움직이는 그였다.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이 마음먹고 수비를 한다면 그것을 뚫어내기란 쉽지 않을 터였다. 게다가 리버풀에는 딱히 뛰어난 타겟형 공격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수비라인을 벗겨내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역할이었다. 달려!! 달려!!! 마리오 괴체의 드리블이 이어지자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늘 첫 데뷔경기라고는 하지만 괴체의 활약상은 리버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어째서 그가 독일 전차군단의 샛별이라고 부르는지 오늘 경기에서 충분히 잘 보여주고 있었다. 루카 모드리치와 함께 뛰어난 중원 장안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인데다가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로 웨스트 브로미치의 수비들을 농락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칫...!" 웨스트 브로미치의 수비수 마레크 체흐가 괴체를 막기 위해 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스피드가 올라간 괴체를 막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협력 플레이를 하려고 해도 다른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내가 커버한다!" 야금야금 자신들의 공간을 뺏으며 안 쪽으로 파고드는 괴체의 플레이에 보다못한 요나스 올손이 나섰다. 몇 번이나 이런 괴체의 플레이에 톡톡히 고생을 했던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이런 플레이에 이미 한 골도 허용했던 그들이었다. "......!!"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요나스 올손의 모습에 괴체의 눈이 살짝 빛났다. 그리고는 그대로 앞으로 몸을 튕겼다. "어딜...!" 오른쪽으로 시선을 주는 괴체의 모습이 그쪽으로 돌파를 해나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요나스 올손이었다. 게다가 그쪽에는 이미 루카 모드리치가 오버래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토트넘의 에이스라는 명성에 걸맞게 오늘 경기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모드리치였다. 만약 그에게 공이 연결된다면 웨스트 브로미치에겐 큰 위협이 될 터였다. 그렇기에 괴체의 오른쪽 즉 올손은 자신에게 있어서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당했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그 순간 요나스 올손은 자신의 입술을 콱 깨물었다. 우측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거나 모드리치에게로 패스를 할 줄 알았던 괴체가 어느새 힐킥으로 공을 뒤로 내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공을 받은 선수를 확인한 올손의 눈동자가 크게 치떠졌다. 공의 주인공은 바로 리버풀의 에이스 현준이었다. "나이스 패스." 괴체가 드리블 돌파를 미끼삼아 자신에게 패스를 할 것이라고는 이미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알고 있던 현준이었다. 그렇기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약속된 플레이처럼 괴체의 패스를 받아 돌파를 하는 그였다. '그럼 어디...' 그라운드를 밟는 현준의 다리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기 시작할수록 뜨거운 열풍이 현준의 몸을 스쳐지나갔다. 리리스와의 훈련의 영향일까? 그라운드내에서 순수한 마기를 컨트롤 하는 것에 예전보다 부드럽게 느껴졌다. 와아아아!!! 환호성을 지르는 팬들의 함성소리가 점점 귀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만큼 현준의 정신이 공과 순수한 마기를 컨트롤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라운드에 부는 바람과 그라운드의 상태, 상대 선수들의 호흡과 근육 움직임 그리고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것을 종합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아......" 마치 물 흐르듯 웨스트 브로미치의 선수들을 수비라인을 뚫어내는 현준의 플레이에 괴체의 입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처음 현준이 그라운드에 투입되었을 때보다도 더욱더 빠르게 가슴이 뛰고 있었다. 저렇게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상대로 물 흐르듯 그들의 수비를 벗겨내고 공간을 차지하는 플레이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플레이를 배우고 싶은 괴체였다. 그런 생각은 괴체 뿐만이 아니었다. 모드리치 또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경악하고 있었다. 현준이 얼마나 대단한 플레이어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몇 번이나 맞부딪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들어갑니다!!!] 짧은 시간에 춤추는 듯한 연속 페인트를 이용해 웨스트 브로미치 수비수들을 제치고 패널티 라인 안쪽까지 진입한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벤 포스터가 앞으로 뛰쳐 나왔다. 아니, 뛰쳐 나올 수 밖에 없었다. 2초? 아니 1초라도 시간을 더 지체한다면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막는다!' 버밍엄 시티 소속이지만 저번 시즌 웨스트 브로미치로 임대되어 완전 이적에 성공해 2년 째 웨스트 브로미치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벤 포스터였다. 임대선수가 아닌 웨스트 브로미치의 선수로 첫 공식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것은 벤 포스터의 자존심이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현준의 압박감이 벤 포스터의 마음에 불안함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큿...!" 현준의 옆에는 조 매톡이 그의 유니폼을 잡아채며 어떻게든 현준에게서 공을 뺏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매톡이 현준의 움직임을 방해해준다면 어떻게든 공을 낚아챌 수 있을 것 같았다. 조 매톡도 그런 벤 포스터의 생각을 알아챈 것일까? 패널티 킥을 대비해 아슬아슬하게 반칙의 수위를 조절하며 심판 몰래 현준의 유니폼을 강하게 잡아당기며 현준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그러나 현준은 그런 두 선수의 플레이를 쉽게 예측하고 있었다. 두 선수의 근육 움직임이 자신이 어떻게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말을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벤 포스터의 손이 공에 닿기도 전에 현준의 발 끝이 먼저 움직였다. [김현준 슛!!!] 몸을 던지는 벤 포스터의 머리를 살짝 넘기는 칩슛. 그리고 그 슈팅은 아름다운 호를 그리며 급격하게 떨어져 내리며 벤 포스터가 지키는 웨스트 브로미치의 우측 골망을 갈랐다. [골!!! 김현준! 쐐기골을 터뜨립니다! 역시 김현준이예요!!!] 와아아아아!!! 리버풀의 4 번째 골에 환호성을 지르는 콥들이었다. 이미 경기는 자신들의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기쁜 것은 이번 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고 기대되는 현준 때문이었다. 웨스트 브로미치의 수비수들을 가볍게 제치며 골을 열어 제끼는 현준의 플레이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굳이 웨스트 브로미치가 아니더라도 상대가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유명한 클럽이라도 웨스트 브로미치와 마찬가지로 리버풀을 위해 골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휘유..." 그라운드에서 서로 뒤엉켜 골을 축하하는 선수들을 보며 감탄의 휘파람을 부는 제라드였다. 경기에 투입된지 채 3분도 안된 시간에 골을 터뜨린 현준이었다. "축구의 신이 사랑하는 녀석이 틀림없어. 칫..." 현준의 골에 배가 아픈 것일까? 벤치에 앉아있던 루카스 레이바가 의자에 몸을 기대며 툴툴거렸다. 자신은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레이바의 말을 흘려 넘기며 미소를 짓는 제라드였다. 그의 꿈은 언제나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된 이후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던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이라고 불리는 자신이 뛰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챔피언스 리그, FA 컵 우승컵은 들어 올렸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차지할 수 없었던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그런 제라드의 꿈은 저번 시즌 이루어졌다. 바로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최초로 리버풀이 우승컵을 들어올렸기 때문이었다. FA 컵까지 들어 올리며 더블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너무나 오랜 시간동안 기다린 우승컵이었을까? 그 2개의 우승컵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제라드였다. "이번 시즌에야말로..." 저번 시즌의 기억이 떠오르는 제라드였다. 아쉽게도 리버풀은 유럽의 축구 클럽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트리플 크라운을 눈 앞에서 놓쳐야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트리플 크라운을 들어 올리리라고 다짐하는 그였다. 그런 제라드의 시선이 그라운드에 있는 리버풀 선수들에게로 향했다. "이 자식!!!" "역시 준이야!!!" "굉장해요!!!" 열광적인 팬들의 환호성 사이에서 현준의 골을 축하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선수들이었다. 덴마크, 독일, 크로아티아등 각자의 국적과 언어는 달랐지만 자신의 골을 축하하는 의미라는 것은 전부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이번시즌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1호골. 이제 앞으로 계속해서 골을 터뜨려야 했다. 저번시즌 차지하지 못했던 타이틀, 트리플 크라운을 위해서라도 말이었다. "자자!! 한골 더 넣자고!" 아직 시간은 10 여분이나 남아있었다.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리버풀 선수들에게 있어서 10 분은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게다가 다음 상대는 이번 시즌 리버풀이 우승하는데 있어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추측되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최대한 여기서 기세를 끌어올려야만 했기에 현준은 몸을 일으키며 선수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역시 간만이 쓰니 힘드네요. 선작목록이나...역시 꾸준히 보고 있는 퍼펙트월드. 4번 정독했죠. 아쉬운건...연참이 없어...매번 꾸준히 올리는건 좋긴한데... 그리고 새롭게 실탄님의 나는 귀족이다. 제가 와우를 해서 그런지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발바롯사님의 달콤한 세상. 이건 제 취향의 글입니다. 팬픽과 비슷한 느낌의 현대물인데 초반에 조금 어두운 분위기를 내뿜더라도 상당히 재미있더라고요. 00295 리버풀, 2012-13 프리미어리그 개막. =========================================================================                            너무나 강했던 리버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5 - 0 대파. [EPNM = 김민철 기자]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자 챔피언스 리그 준 우승팀의 위업에 달하는 리버풀은 역시나 무서웠다. 이번 시즌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괴체, 라스무스 엘름등 새로운 선수들을 내세운 리버풀은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을 차지했던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을 상대로 5골이나 터뜨리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이며 기분 좋게 승점 3점을 획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 - 3, 무승부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커뮤니티 실드를 들어 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리버풀의 기세는 매서웠다. 스티븐 제라드는 물론 마리오 괴체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까지 기존 선수와 이적생들은 절묘한 호흡을 보이며 자신들의 플레이에 녹아내렸다. 수비수들의 활약도 발군이었다. 레이나가 지휘하는 리버풀의 수비진은 효율적으로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을 막아내었고, 그런 리버풀의 수비수들도 인해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은 제대로 된 슈팅도 때리지 못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중 화룡점정을 찍은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었다.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대한민국이 올림픽 우승을 차지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김현준은 계속된 경기의 피로여파 때문인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3 - 0 이라는 큰 점수차로 앞서나가자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김현준을 투입시켰고 김현준은 후반 30 분 스티븐 제라드와 교체되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경기가 종료되기까지에는 고작 15분 정도만의 시간이 남아있을 뿐이지만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손꼽히는 김현준이 웨스트 브로미치의 골문을 여는 데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독일의 신성인 마리오 괴체의 패스를 절묘한 힐 패스를 받은 김현준은 특유의 화려한 드리블로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을 제치고 그대로 오른발 칩슛을 시도하며 이번 시즌 자신의 첫 골과 함께 리버풀의 4 번째 골을 기록했다. 감탄이 저절로 터져 나올 정도로 깔끔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김현준의 활약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후반 44분 루카 모드리치의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에 맞고 흘러나온 것을 그대로 바이시클 킥으로 연결시키며 추가골을 기록했고 경기는 그렇게 5 - 0 으로 종료되었다. 저번 시즌 더블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기록했던 리버풀은 8월 25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안 필드에서 프리미어리그 제 2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온다!!" 찰칵찰칵!! 자신들이 기다리던 주인공이 등장하자 수 많은 카메라 셔터가 빛을 내뱉었다. 자신들이 기다리는 주인공은 바로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감독과 함께 동시에 주요 선수들과 이뤄지는 기자회견은 보통 일어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언론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리버풀 구단에서 마련한 이벤트격인 기자회견이었다. "피곤하네..." "하아암...빨리 집에서 쉬고 싶어." 하지만 웨스트 브로미치까지의 긴 여정이 피곤한 탓인지 구단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등장하는 선수들의 표정에는 피로함이 가득해 보였다. 그러나 취재를 하는 기자들이 그런 선수들의 상태를 신경 쓸 리가 만무했다. 곧 수 많은 질문이 노도와도 같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는데요. 그 다음 상대는 바로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저번 시즌 리버풀은..." "준 선수.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2 골을 터뜨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고..." 그리고 기자들의 질문중 대다수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과 김현준 그리고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보였던 루카 모드리치와 마리오 괴체에게로 집중되고 있었다. "하하...이제 내 인기도 저리갔군. 나도 오늘 골을 터뜨렸는데 말이지." 그런 모습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 제라드였다. 오늘 골을 터뜨린 탓에 제라드에게로 여러 기자들이 질문을 내뱉고 있었지만 오늘의 주인공들에 비하다면 턱없이 적은 숫자였다. 한 때는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으로 수 많은 관심을 받았던 그였다. 그리고 그런 제라드의 푸념에 레이나가 제라드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오늘 기자회견장에 나오지 못한 녀석들이 울겠군." "그래도 자네는 회견장에 나왔잖아?" "당연하지. 무실점의 수훈인 내가 나오지 않는다면 누가 나오겠어?" 자랑스럽게 가슴을 내미는 레이나의 모습에 제라드를 피식 웃으며 턱짓을 했고 그런 제라드의 턱짓을 따라 시선을 옮긴 레이나가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저 녀석은 예외. 15분 동안 출전해서 2 골이나 터뜨리니 말이야. 완전히 주인공이라고." 그런 레이나의 눈에는 자연스럽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제는 저런 기자들의 질문이 익숙한지 농담까지 건네며 자연스럽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고 있었다. "물건은 물건이야. 이번 시즌에도 우승컵 하나는 들어 올리겠군." "우승컵 하나로 되겠어? 게다가 하나는 들러 올렸잖아? 커뮤니티 쉴드." "나는 술을 담을 수 있는 거 아니면 취급 안 하는거 알잖아? 스티브." 레이나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는 제라드였다. 레이나의 말대로 커뮤니티 쉴드의 트로피는 방패 모양인 탓에 술을 담을 수 있는 우승컵은 아니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패널티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꺾고 차지한 커뮤니티 실드를 들고 가장 기뻐했던 이가 레이나라는 것을 제라드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레이나가 저렇게 말을 꺼내는 이후는 커뮤니티 실드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우승컵을 들어 올리자는 말이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목표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컵 뿐만이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우승 그리고 FA 컵 우승까지 포함한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말인가요?" 갑자기 제라드와 레이나의 이야기를 듣던 한 기자가 끼어들었다. 우승컵을 차지한다는 말이 어느새 저렇게 변질되었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제라드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트리플 크라운은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거지요. 물론 저도 꿈꾸고 있습니다. 저번 시즌에는 들어 올리지 못했던 우승컵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리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자신있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제라드는 곧 능수능란하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축구란 경기는 끝나봐야 알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동료들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제라드의 모습을 카메라가 찍기 시작했다. 사실 여기에 모인 기자들중에는 리버풀의 팬들이 굉장히 많았다. 심지어 리버풀이라는 축구팀을 너무나 사랑해 리버풀을 취재하는 스포츠 기자가 된 사람도 여럿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리버풀의 승리였다. 승리는 하게 되면 우승컵은 자연히 뒤따라오는 것이었다. '만약 이번시즌에서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리버풀은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었다. 내친데 이어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트리플 크라운을 노렸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결국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는 마지막 경기에서 고배를 마시고야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랐다. 비록 저번 시즌에는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현준이 있어서 가능한 기록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현준 뿐만 아니라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괴체등의 즉시 전력감 선수들과 백업선수들을 충분히 영입한 리버풀이었다. "콥들이 꿈꾸는 결말이겠군요." 제라드를 취재하는 기자의 목소리가 조금 떨려 나왔다. 리버풀의 광팬으로 서포터즈인 콥에서 활동하는 기자였다. 가뜩이나 저번 시즌 우승컵을 차지하며 한 껏 콧대가 높아진 콥이었다. 더군다나 거의 무패우승에 근접하며 우승을 차지했던 리버풀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에는 벌써부터 전설로 불리는 공격수인 준이 있었다. 그 탓에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리플 크라운을 했다는 이유로 놀려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콥들이었다. 그들은 과거의 영광이지만 자신들은 현재 영광스러운 활약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었다. 하지만 만약 리버풀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면? 그것은 콥들이 꿈꾸는 결말이었다. 아니, 전 세계에 있는 리버풀의 축구팬들이 꿈꾸고 있었다. "트리플 크라운이라 쉽지만은 않을 텐데 말이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준 선수." 기자들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쏠렸다. 그도 그럴 듯이 저번 시즌 리버풀이 더블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해 준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만약 현준이 저번 시즌과 같은 활약을 해준다면 리버풀의 트리플 크라운은 어렵지 않은 일일 터였다. "글세요..." 기자의 말에 현준은 잠시 말을 머뭇거렸다. 쉽사리 대답하기에는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기라면? 충분히 리버풀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리버풀을 사랑하는 선수로서 클럽의 성공은 제 꿈과도 같은 일입니다. 저번 시즌 아쉽게도 결승문턱에서 좌절했던 경험을 되살려 이번시즌에는 저번 시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현준의 말에 기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의 수첩에 메모를 적어나갔다. 만약 저번 시즌보다 더 좋은 결과라면 트리플 크라운을 말하는 것일 터였다. 과연 이번 시즌 리버풀이 어떤 결과를 내야할지 기대가 되는 기자들이었다. [아스널과 선더랜드의 경기를 시작으로 드디어 2012 - 13 프리미어리그가 어제 개막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을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아쉽게도 박주영선수와 지동원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었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선수들의 활약은 팬들을 기쁘게 만들게 충분했습니다.] 또박또박한 말투로 뉴스를 중계하는 아나운서였다. 영국의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는 6명이나 되는 한국 선수들이 뛰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리고 그 프리미어리그가 어제 막 개막을 하며 10개월간의 대장정의 스타트를 끊었다. 단지 이 것뿐이라면 가볍게 중계를 하겠지만 개막전에서 2 골을 터뜨리며 벌써부터 득점왕 경쟁을 하려는 한국 선수가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리버풀의 주장이자 한국이 배출해낸 축구 천재 김현준 선수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을 상대로 2 골을 터뜨리며 팀의 5 - 0 대승을 이끌었는데요. 하이라이트 경기 장면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Tv 에서 보여주는 경기 장면에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Tv 로 쏠리기 시작했다. 그 만큼 현준의 활약상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은 현재 자신의 집에서 Tv로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영국 아나운서가 빠르게 중계를 하고 있는 축구 경기는 바로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우디네세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경기였다. "아. 이제 또 챔피언스 리그가 돌아오는군요." 방에서 나오던 탈리사가 Tv에서 나오고 있는 축구 경기를 보며 입을 열었다. 축구 광팬인 그녀로써는 전 유럽인 아니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가 이제 곧 열린다는 사실이 기쁠 뿐이었다. "아직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지만 말이야." 이미 챔피언스 리그 1차 예선과 2 차 예선 그리고 3차 예선까지의 결과는 전부 끝난 상황이었다. 그 치열했던 축구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20 개팀이 현재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10 개 팀이 합류하고 나면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이 펼쳐질 터였다. "누가 올라올까요?" "글세...경기를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현준은 탈리사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았다. 어차피 굳이 예상팀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곧 결과가 나올 터였다. 8월 30일에 모나코에서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추첨이 이어지니 말이었다. 이미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조별리그에 자동 진출한 상황인 만큼 지금 상대를 생각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단지 현준이 우디네세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단순한 여흥거리였다. "으...흐응..." 현준의 손이 탈리사의 가슴으로 쑥 들어갔다. 여전히 현준의 시선은 Tv 에 고정된 채였다. 하지만 탈리사는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몸을 살짝 틀었다. 현준이 조금 더 쉽게 자신을 만질 수 있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탈리사가 몸을 트는 순간 현준의 손가락이 그녀의 유두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눌렀다. "흐읏...!" 야릇한 신음소리가 탈리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현준은 자신의 주인. 현준이 원한다면 언제 어디서라도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탈리사였다. 그리고 그런 탈리사의 행동에 현준은 조금씩 대담하게 손을 움직이며 그녀의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아핫..." 현준의 손이 움직일 때 마다 탈리사의 입에서는 연신 교성이 흘러 나왔다. 그와 함께 다리를 비비적 거리는 탈리사였다. 이미 현준과 수 차례 몸을 섞은 만큼 앞으로 있을 쾌락을 상상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탈리사의 행동에 현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천사라는 존재이기 때문일까? 리리스만큼은 아니지만 어디가서 빠지지 않을 정도의 외모와 몸매를 지니고 있는 그녀였다. 탈리사 뿐만이 아니라 레리엘도 마찬가지였다. "아영이와 줄리아는 뭐하고 있으려나..." 조금씩 가쁜 숨을 내쉬며 흐트러지고 있는 탈리사의 숨소리를 들으며 현준은 저 멀리 한국에 있는 두 여인을 떠올렸다. 탈리사 만큼이나 예쁜 외모와 몸매를 자랑하는 아영과 줄리아였다. 아니, 그런 게 당연했다. 그 둘은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아이돌 그룹인 체리 쥬빌레의 멤버들이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박지성 선수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라... 아 근데 아쉽게도 소설에서는 볼튼을 잔류시키느라 QPR 을 강등시켰죠. 그렇기 때문에 박지성 선수의 이적은 반영할 수 없다는 현실. 만약 실축에서 볼튼이 잔류에 성공하고 QPR 이 강등했다면 과연 박지성 선수가 QPR 로 갔었을까...에잇... 어쨌든 즐감하세요. 아 그리고 지난지 한참 됐군요. 6월 30일. 버림받은 황비의 작가님인 아리니시아님의 생일이셨습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한살 더 먹었네요. 이제 서른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00296 리버풀, 2012-13 프리미어리그 개막. =========================================================================                            "흐읏..." 현준의 손이 조금씩 대담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자신의 집인 만큼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현준의 손놀림에 맞춰서 찔꺽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크게 울려 퍼질 때마다 탈리사의 몸이 크게 꿈틀거렸다. "그럼 어디..." 어느새 현준의 남성도 야릇한 분위기에 맞춰 꿈틀거리고 있었다. 어차피 탈리사는 자신의 권속. 언제든지 안을 수 있는 존재인 만큼 거리낌없이 거의 옷을 벗기고 행위를 즐기려던 현준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움직임을 멈춰야만 했다. "거기까지. 해야 할 일이 있을텐데." 하얀색의 나시티를 입은 리리스의 등장에 현준은 그녀 모르게 인상을 찌푸려야만 했다. 그녀가 말하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던 까닭이었다. 탈리사 역시 화들짝 놀라며 흐트러진 자신의 옷가지를 재빠르게 정돈해야만 했다. "꽤나 마기를 조절하는 게 익숙해졌나봐? 딴 짓을 할 여유도 있고 말이야." "그...그게. 하하하...휴식이죠. 휴식. 무슨 일이던지 휴식을 취해야만 집중이 잘 되는 법이잖아요? 아...아마도?" 왠지 모르게 날카롭게 느껴지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예전 같았으면 리리스도 좋다하고 끼어들었을 터였다. 서큐버스의 여왕이 바로 그녀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하급 마족과의 결투에서 현준의 크게 부상을 당할 뻔한 이 후 현준의 훈련에 크게 신경을 쓰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행동은 현준도 이해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중을 대비해서겠지.' 리리스와 자신은 언젠가는 마계로 가야만 했다. 물론 탈리사와 레리엘도 마찬가지였다. 그 곳에서 리리스의 적인 마왕 바알을 상대해야만 했고, 그녀의 세력을 되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 일은 리리스와 자신을 포함한 고작 4 명으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그 일이 가능하려면 최소한 자신이 최상급 마족을 여럿을 상대로 거뜬히 버텨낼 수 있는 마왕급에 가까운 실력을 보유해야만 했다. 그렇게 현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리리스가 만들어낸 훈련의 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고, 그런 현준의 상의를 리리스가 확 잡아당겼다. "나중을 대비해서라는 문제도 있지만 이것은 너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야. 하급 마족이 널 발견했던 만큼 언제 너한테 다른 마족들이 접근할지 모르거든. 언제까지 내가 도와줄 수도 없고 말이야. 쥐도 새도 모르게 마족들에게 당하고 싶지 않다면 최대한 너의 잠재적인 실력을 끌어올려." "알았어요. 마족들이라...지금 제 실력이라면 그래도 하급 마족을 상대로 이길 수는 있겠죠?" "모르는 일이지."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자신은 실전 경험이 너무나도 없었다. 그나마 훈련을 통해 경험을 쌓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전경험이 있고와 없고의 차이는 굉장히 컸다. '어디 약한 하급 마족이라도 나타났으면 좋겠는데...' 그 정도라면 자신의 실력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훈련의 공간으로 향하는 현준이었다. 그렇게 현준이 자신의 집에서 순수한 마기의 훈련을 하고 있을 무렵 리버풀의 안 필드 홈 구장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2차전을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12 - 13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 처음으로 벌어지는 홈 경기. 그것도 상대가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아스널은 스토크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풀햄 그리고 첼시는 뉴캐슬과의 경기를 치르는 만큼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기가 바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였다. 2011 - 12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만 리버풀과 3위를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가 맞붙는 경기였으니 말이다. 모든 언론의 주목이 그 두 팀의 경기에 쏠릴 게 분명했다. 셰이크 만수르라는 재벌 구단주를 등에 업고 이번 시즌에야말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까지 제패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로써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저번 시즌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리그에서 2 번 맞붙어 1 승 1 무를 거뒀다는 것에 이번에도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콥들이었다. "머리 아프군..."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으로 저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를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올려놓은 명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는 자신의 이마를 감싸 쥐었다. 한국팬들에게는 만보살이라는 별명으로 축구선수로써 멘탈황인 발로텔리를 잘 조련하는 것과 동시에 멘탈이 별로 좋지 않은 테베즈, 사미르 나스리등의 선수를 꿀멘탈로 바꿔놓은 감독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전술적인 면에서 다른 명감독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는 감독이었다. 그리고 그런 만치니 감독이 이마를 감싸쥐는 것은 바로 내일 모레 있을 리버풀의 원정경기 때문이었다. "후우..." 한숨과 함께 만치니는 자신이 정한 이틀 후에 있는 경기에 출전할 선수들의 명단을 바라보았다. 발로텔리, 아게르, 실바, 아야투레, 콤파니등 어디가도 떨어지지 않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도 이뤄진 스쿼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만치니 감독이었다. 사실 이 정도의 스쿼드면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구단주의 힘을 등에 업고 뛰어난 실력과 몸 값을 지닌 선수들을 거침없이 사왔으니 말이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대대적으로 전력 보강을 했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아니, 맨체스터 시티 뿐만 아니라 리버풀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의 고민거리였다. "......" 고민에 휩싸인 표정으로 손에 들린 펜으로 리버풀의 최전방에 위치한 선수의 이름을 톡톡 찍는 만치니였다. 바로 리버풀의 17 번이자 주장 김현준 때문이었다. 저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김현준에게 2골을 얻어맞으며 3 - 2 의 패배를 당해야만 했다. 단지 김현준이 그 경기에서만 특출난 모습을 보였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에 있는 대다수의 팀은 김현준에게 몇 번이나 일격을 허용하며 무너져 내렸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52 골이라는 어마어마한 골 수로 득점왕을 차지한 동양의 선수. 저번 시즌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펼쳐 보였던 만큼 이번 시즌에는 저번 시즌만큼의 폭발적인 위력을 보이기엔 무리지 않을까 싶었지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후반 30분 교체 투입되어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을 상대로 15분 만에 2골을 터뜨리는 골 결정력을 발휘하며 저번 시즌을 기세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괴물 같은 이 녀석을 어떻게 막아야만 할까..." 또한 이번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가장 공을 들여 영입하려고 했던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에 비해 빈약하다 못해 초라해 보일 정도의 스쿼드를 가지고 더블에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리버풀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의 활약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축구 관계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론 트리플 크라운을 원하는 구단주의 야망을 위해서라도 김현준의 영입에 큰 공을 들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김현준의 영입에 성공하지 못한 맨체스터 시티였다. 김현준을 지키려는 리버풀 구단이 전혀 협상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낌새는 보였지만 팬들의 반대가 너무나도 심했던 까닭이었다. "하는 수 없군.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는 것보다 차라리 리버풀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게 낫겠어." 결국 만치니 감독은 골을 허용하기 않기 위해 괜히 김현준을 상대로 힘을 쏟는 것보다는 차라리 다른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를 약화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마도 그의 생각으로 김현준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할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최대한 중앙에서의 압박을 통해 김현준이 공을 잡지 못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나저나..."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는 리버풀의 구단주 헨리와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는 셰이크 만수르가 직접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다. 아마도 앞으로 있을 우승을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직접 모습을 드러낼 생각인 듯 싶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한숨이 절로 흘러 나왔다. 리버풀을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는 만치니 감독이었다. 하지만 구단주는 무조건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케니 달글리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상대는 저번 시즌 3위를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였다. 저번 시즌에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밀려 3위를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저력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들의 스쿼드라면 충분히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렇게 양 팀의 감독은 서로의 팀을 상대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었지만 팬들은 어서 빨리 이틀 후에 있을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휘유...이거 장난이 아닌데?"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경기. 앞으로 있을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향방이 결정될 경기인 만큼 리버풀의 분위기는 긴장감 그 자체였다. 경기 시작이 아직 한참이나 남았지만 펍들은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도 만석이었다. "이거 지면 살인나는 거 아냐?" 긴장은 팬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오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선발 출전하는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말이었다. 그 탓에 이번 시즌 리버풀에 이적해 온 루크 데 용이 어떻게든 긴장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농담을 건넸다. 적당한 긴장은 모르지만 과한 긴장은 선수들에게 있어서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루크 데 용의 농담을 받아주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고, 루크 데 용의 인상이 찌푸려질 무렵 뒤에 있던 현준이 입을 열었다. "아마도...?" "그렇죠? 역시 콥들의 사랑이란." 현준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 루크 데 용은 이가 드러날 정도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영국 사람들이 축구를 사랑하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날 정도의 이런 분위기가 영 적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준 오늘은 나랑 호흡을 맞추는 건가요?" 오늘 경기에서 루크 데 용을 처음으로 선발 출전시킨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1990년생으로 네덜란드 리그의 정상급 포워드라는 평가를 받으며 FC 트벤테에서 이적해 온 루크 데 용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우루과이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즈가 있었다. 그 탓에 경기에 나가는 것이 어렵지 않을꺼라는 생각이었지만 이렇게나 빨리 선발출전 기회, 그것도 맨체스터 시티라는 강팀을 상대로 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에 기쁨이 가득한 그였다. 하물며 자신과 호흡을 맞출 상대가 바로 세계적인 공격수이자 저번 시즌 유럽에 골 폭풍을 몰아닥치게 만들었던 김현준이라는 사실이 루크 데 용의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 그리고 그렇게 현준의 옆에 바짝 붙어서 걸어가는 루크 데 용의 모습을 보며 루이스 수아레즈는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하는 중요한 경기에 자신을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는 것에 대한 케니 달글리쉬의 결정에 대한 반발감이 마음속에 가득했다. 그 때문일까? 괜히 수아레즈의 신경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수아레즈에게 입을 여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스튜어트 다우닝 또한 마찬가지였다. 저번 시즌 막판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세르단 샤키리와 마리오 괴체의 영입으로 인해 구단에서의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스튜어트 다우닝은 저번 경기에서도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벤치에만 머물러야만 했다. "......" 그런 수아레즈의 다우닝의 불만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그것이 그 둘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둘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는 그였다. 어차피 프로의 세계란 냉정한 것. 만약 오늘 루크 데 용이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또 다시 기회는 수아레즈에게 돌아올 것이 분명했고 말이다. 어찌되었던 오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베스트 멤버는 이미 결정되었고 선수들은 그런 감독의 결정에 따라야만 했다. 그리고 현준을 필두로 하는 리버풀의 선수들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기 위해 안 필드의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오늘 경기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해! 목소리를 더 높이자고! 리버풀의 승리를 위해!!! 이미 경기장은 만석이었고, 벌써부터 콥들의 응원소리가 안 필드를 가득메우고 있었다. 2012 - 13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한 이후 처음으로 있는 홈 경기. 그것도 상대가 우승을 놓고 싸울 상대중 하나인 맨체스터 시티인 만큼 홈 경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바라는 리버풀의 팬들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만큼은 아니지만 맨체스터 시티도 맨체스터에 몸을 두고 있는 만큼 리버풀의 라이벌이나 다름 없는 상대였다. 그리고 한 남자가 VIP 라운지에서 그런 영국팬들의 함성을 들으며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전히 열광적이군. 영국 사람들의 이런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올리는 것은 역시 축구밖에 없다니까." "영국은 축구 종주국이니까요. 자신들이 축구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이 영국 사람들 사이에는 팽배해 있습니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는 축구협회순위에서도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그들의 자존심을 드높여 주고 있습니다. 비록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말이죠." 국제석유투자회사 사장, 에미리트 경마 시행체 회장 뿐만 아니라 영국 프로 축구팀인 맨체스터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의 말에 비서가 대답했다. 그런 비서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는 그라운드와 관중들을 향해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 작품 후기 ============================ 결국 박지성 선수 QPR 의 이적이 확정되었군요. 가서도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챔피언스리그...바젤의 박주호... FC 바젤은 스위스리그가 2012 - 13 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2라운드부터 경기를 치르게 되죠...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서 보려면...제발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ㅠㅠ ㅋ 아 추천해주신 소설중에 어제 시간을 내서 신의 아바타를 봤습니다. 메이져리그는 이미 보고 있는 소설이고... 사실 신의 아바타는 초반 연재할때 봤던 소설이었는데 말이죠. 처음 설정이 모호하게 어려워서 중간에 손을 놨다가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아흑흑 ㅠㅠ 이것도 제 취향의 소설이더군요. 덕분에 어제 전부 읽었습니다...아아... 제가 할말은 아니지만 나빼고 모두들 10연참좀... 00297 리버풀, 2012-13 프리미어리그 개막. =========================================================================                            "저번 경기 결과가 어땠지?" "3 - 0 으로 승리했습니다." 개막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사우스 햄튼을 FC를 상대로 3 - 0 대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만큼 당연한 결과기도 했지만 셰이크 만수르는 3 - 0 이라는 대승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순위는 리버풀이 5 - 0 으로 승리하며 2위, 그것도 공동 2등이란 말이지." "승점은 똑같이 3 점을 얻어냈을 뿐입니다." 1 - 0 으로 이기던 3 - 0 으로 이기던 5 - 0 으로 이기던 간에 어차피 똑같은 승점 3점을 얻었을 뿐이었다. 단지 골득실이 달라질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서의 말에 셰이크 만수르는 전혀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뭐든지 중요한 것은 1등이지. 그리고 이제 맨체스터 시티는 1등을 해야만 할 때가 됐어." "이번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단주님의 말대로 선수들도 그리고 만치니 감독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비서의 말을 들으며 셰이크 만수르는 안 필드까지 찾아온 푸른색 유니폼의 맨체스터 시티 팬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 많은 자금을 들여 맨체스터 시티를 변화시킨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세계 최고의 축구팀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다. 약 150억 파운드라는 천문한적인 자금을 개인재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그에게 맨체스터 시티를 강팀으로 보유하기 위해서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강팀이 되었을 뿐 명문팀은 되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아스널 혹은 리버풀과 같은 명문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어리그 혹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이 필요했다. 와아아아아!!! 경기장에 지금까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 환호성의 이유를 알기 위해 셰이크 만수르는 고개를 돌렸고, 그런 만수르의 시선에 리버풀의 유니폼과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 시작전 몸을 풀기 위해서 선수들이 나타난 것을 환영하는 팬들의 함성소리였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e storm is the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the lark.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경기시작전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였을까? 곧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이 한 목소리를 내세우며 자신들의 응원가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장엄하게 느껴질 정도로 한 목소리를 내어 부르는 그들의 모습은 어째서 콥들이 노래하는 서포터즈라는 별명을 지녔는지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리버풀이면 다들 콥들을 떠올리지.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엔..." "맨체스터 시티에도 응원가가 있지요. 프리미어리그 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이지요." "하지만 전세계의 축구팬들은 응원가라고 한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블루문 보다는 리버풀의 YNWA를 떠올리지. 안그런가?" 만수르의 말에 비서는 입을 다물었다.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셰이크 만수르의 자본에 힘입어 맨체스터 시티가 강팀으로 거듭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전 세계의 축구팬들에게는 맨체스터 시티보다는 리버풀을 기억하는 팬들이 훨씬 많았다. 그리고 그 수는 지금도 점점 늘어가고 있을 터였다. 저번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했던 맨체스터 시티지만 리버풀은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더블을 차지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고 유럽무대에 리버풀의 깃발을 휘날렸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수 많은 명경기를 뽐내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말이었다. 만약 레알 마드리드하고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두 번째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팀이 되었을 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런 만수르의 시선에 붉은색의 유니폼 위에 형광색의 조끼를 입은 한 선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준이라고 했던가?" "네. 현재 리버풀의 주장으로 저번 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선수입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지요." 김현준. 그 이름은 셰이크 만수르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그렇게 손에 넣고 싶어했던 선수였다. 물론 만수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 전 세계의 축구 팬들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혹은 리오넬 메시 이렇게 2 명의 선수를 꼽았다. 하지만 김현준의 등장이후 그 판도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하면서 단숨에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타이틀을 낚아챘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올림픽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대한민국이라는 그다지 축구 강국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팀을 이끌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이적시장에서 우리쪽의 계약을 거절했었지?" "선수하고는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못했습니다. 그 전에 리버풀이 접근을 차단했기 때문이죠." "1억 6천만 파운드를 제시했던가?" "네." 1억 6천만 파운드. 한 선수의 이적료라고는 천문한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자금이었다. 가뜩이나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리버풀의 입장으로써는 충분하다 못해 반드시 받아들여야 했던 제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자신들의 제의를 거절했다. 그말은 즉슨, 김현준이라는 선수의 가치가 그 보다도 더욱더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과연 1억 6천만 파운드의 가치를 할 수 있는 선수일까...?" 셰이크 만수르가 김현준의 플레이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가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기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억 6천만 파운드라는 자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김현준을 바라보는 셰이크 만수르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원 톱이라..." 와아아아아!!! 사방에서는 오늘의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의 광란과도 같은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그런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는 루크 데 용은 한숨만이 내쉬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대표 공격수이자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인 루이스 수아레즈를 제치고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선발로 출전한 것 까지는 좋았다. 더군다나 자신과 파트너를 이룰 상대가 바로 김현준이기 때문이었다는 것에 하루라도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경기 직후 내려진 케니 달글리쉬의 전술 지시는 그런 루크 데 용의 마음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바로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원 톱의 역할을 자신에게 맡겼기 때문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강력한 중원장악을 막기 위해 현준을 플레이메이커 자리로 내려버린 까닭이었다. '책임이 막중하네...' 트벤테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원 톱 역할을 해본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리버풀이라는 강팀에서 그것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공격수를 자신만 투입시켰다는 것은 그 만큼 자신이 활약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는 루크 데 용 이었다.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전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인 리버풀에 합류한 자신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리버풀의 베스트 일레븐 안에 드는 일 뿐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만 했다. "후우..." 이제 곧 있으면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기에 루크 데 용은 어떻게든 긴장을 풀기 위해 심호흡과 함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고, 곧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기죠.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 리버풀의 선축으로 경기 시작했습니다. ] [네. 양 팀 다 아주 중요한 일전이 되겠는데요. 서로 서로를 너무 일찍 만났죠? 프리미어 리그 우승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입니다. 사실 저번 시즌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맨체스터 시티도 3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리그에 안착했거든요?] [네, 게다가 저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조직력. 그 조직력도 1년이 지난만큼 거의 가다듬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경기장에 응원하고 있는 팬들 만큼이나 오늘 경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강팀과 강팀의 대결을 해설하는 것 만큼 신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 역시 유로 2012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마리오 발로텔리 선수와 주전 공격수인 세르히오 아게로 선수가 투 톱으로 출전하고 그 뒤를 실바선수와 나스리 선수가 받쳐주겠는데요. 그에 반해 리버풀 조금은 의외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 새롭게 트렌테에서 리버풀에 입단한 루크 데 용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는데 말이죠. 그것도 원 톱으로 출전한 루크 데 용 선수예요.] [국내팬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선수인데요. 사실 루크 데 용 선수.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반 페르시 선수나 훈텔라르 선수에게 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네덜란드 리그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보였던 선수거든요.] 그렇게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설명과 함께 경기는 조금씩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뛰는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벤치에 있는 선수들 역시 한 치도 가만있지 않으며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 바로 상대팀의 수비수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언제 교체 투입될지도 모르는 만큼 상대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금부터라도 체크 해야만 경기에 투입되었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터였다. "휘유..." 순간적인 틈을 노려 강하게 때린 마리오 발로텔리의 슈팅이 허공으로 치솟자 캐러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경기에서는 스크르텔에 밀려 벤치를 지키고 있었지만 경기 시작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인 마리오 발로텔리와 세르히오 아게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던 그였다. 저번 시즌에는 주전으로 출전했지만 오늘은 벤치에 자리 잡은 괴체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스튜어트 다우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수비진들 이네요." 둘은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윙어로서 뛰는 만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 둘의 눈을 사로잡는 선수는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 빈센트 콤파니였다. 저번 시즌 그야말로 포텐이 대폭발. 중앙수비수 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중앙수비수중 한 명으로 자리잡은 선수였다. 그 때문일까? 그런 뱅상 콤파니의 활약에 의해 루크 데 용의 패스 코스는 거의 완벽하게 차단된 상황이었다. "그래도 루크도 나쁘지 않은데요? 어떻게든 공간을 만들어 주려고 있으니까요." 루크 데 용 역시 그런 뱅상 콤파니의 수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이드 쪽으로 움직이며 공간을 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을 이미 예측했던 것일까? 다른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의 연계 플레이에 의해 제대로 중앙 공략을 펼치고 있지 못하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지금이야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충분히 드리블로 중앙의 공간을 찾아내서 뚫고 들어가면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긴 하겠어. 루카도 스티브도 그리고 준도 다들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니까 말이야." 다들 어떤 팀에 가던 간에 충분히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드리치의 패스가 현준에게로 연결되었다. "준에게로 넘어갔다! 마크해!!!" 현준이 공을 잡는 것을 보자마자 바로 콤파니의 지시가 떨어졌다. 맨체스터 시티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김현준을 막아야만 했다. 그리고 콤파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야 투레가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재미있겠는걸?' 아야 투레와 김현준의 맞대결에 눈을 빛내며 보는 괴체였다. 코트디부아르 대표로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미드필더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인 만큼 현준이 어떻게 아야 투레를 뚫어낼지 기대가 되었다. 흑인 특유의 탄력성과 유연함도 유연함이지만 무엇보다도 몸을 잘 사용하는 만큼 상대 선수에게 있어서는 성가신 플레이어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투레를 상대로 그대로 거침없이 돌파를 시도하는 현준이었다. "......칫." 크게 몸을 제쳤다가 반대편 쪽으로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알아챈 것일까? 어느새 몸을 들이대며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아야 투레였다. 저렇게 몸을 들이대서 막으면 앞으로 쉽게 나갈 수도 없는데다가 파울을 얻기도 힘들었다. 확실히 아야 투레가 어째서 세계적인 미드필더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깔끔한 마크였다. 하지만 찬스를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빠르게 아야 투레를 제치고 앞으로 나가야만 했다. "......"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 것과 동시에 매섭게 아야 투레를 노려보던 현준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제쳐 버려!!! 저런 녀석은 아무것도 아니야!! 뺏어버려! 투레!! '대단한걸...?' 콤파니의 마크를 뿌리치기 위해 몸을 움직이면서도 두 선수의 대결을 보던 루크 데 용은 속으로 감탄을 터뜨렸다. 세계적인 공격수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맞대결에 경기장의 분위기가 화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현준도 현준이었지만 눈이 현란할 정도로 몸을 움직이며 어떻게든 안으로 파고드는 현준의 개인기를 막아내고 있는 아야 투레의 수비력에도 박수를 치는 관중들이었다. "절대 못 빠져나간다." 저번 시즌 현준에게 무너진 기억이 있었던 투레였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에는 어떻게든 현준을 막아내기 위해 몇 번이나 현준의 플레이를 비디오로 살펴보고 약점을 분석했었던 그였다. 이번 시즌에도 현준에게 무너진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툭...! 그리고 그런 자신을 상대로 왼쪽으로 치고 나가려고 하는 것일까? 가볍게 현준이 오른쪽 인사이드로 공을 앞으로 밀었고 그 순간 아야 투레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왼쪽으로 갈 생각인가? 아냐. 페인트다!!! 분명 마지막은 오른쪽으로 갈 생각이야!' 수백번이나 보고 또 봤던 현준의 비디오였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을 한 투레는 그대로 왼쪽으로 갈 듯 하며 오른쪽으로 체중을 실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눈빛이 반짝였다. "어...?!" 그리고 이어지는 바람과도 같은 질주. 어느새 현준은 자신의 옆을 돌아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공 또한 현준의 발에 붙어 있었다. 어느새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낸 것이었다. "빌어먹을!!!" 아까부터 자신을 제치고 지나갈 듯 좌우로 몸을 흔들며 조금씩 가까이 다가온 것은 자신의 다리가 벌어지기를 바라던 페인트가 분명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투레는 재빠르게 현준의 뒤를 뒤쫓기 시작했다. 치욕적으로 수비가 뚫린 것을 되갚기 위해서였다. ============================ 작품 후기 ============================ 10연참이라... 정말 독자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작가입장에서는 끔찍한 말이군요. 뭐...하늘따라지 작가님이 10연참 한다면 저도 할게요. 네, 개인적으로 하늘따라지님에게 쪽지를 보내야겠네요. 하루 한편의 성실연재 사랑한다고요. QPR 의 주장으로 박지성선수를 생각하고 있다는데... 확실히 챔피언스리그에서 못보는 만큼 주장으로써 프리미어리그경기에서 주전으로 매번 나서 좋은 경기를 펼쳐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그리고 독자분들에게 하나 지적하겠습니다. 제 아이디는 라그너스 혹은 라그 아닌 리그너스 혹은 리그입니다. 아 가 아니라 이 예요...... 00298 리버풀, 진화하다. =========================================================================                            "붙어!!! 마크해!!!" "절대 못 보낸다!!!" 쿠웅!!! 중앙으로 파고 들려는 현준을 향해 오른쪽에서 강하게 어깨를 들이미는 투레였다. 뛰어난 피지컬을 지니고 있는 선수인 만큼 이런 차징으로 공을 빼앗길리는 없겠지만 어떻게든 현준은 오른 다리를 막아내려는 그였다. 양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주로 현준의 슈팅이나 위협적인 패스는 왼발보다도 오른발에서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꽤나 철저하게 조사했나 보네...' 아야 투레의 몸싸움을 막아내며 현준은 미미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확실히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 3년차이기 때문일까? 자신이 편하게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막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왼쪽으로 리버풀의 선수가 들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른쪽으로 몸을 들이밀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이 주로 오른발을 사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발은 오른발이었다. 그 쪽이 훨씬 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왼발의 정확도가 오른발보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순수한 마기가 있다면 현준은 왼발이나 오른발이나 상관없이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쿠욱!!! 현준의 다리가 그라운드의 잔디에 강하게 박혀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느낀 투레가 아까보다도 더욱 강하게 몸을 들이밀었다. 발을 디딛는 것을 보면 현준이 슈팅 혹은 패스를 때릴 것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투레의 압박에도 별 소용없이 강하게 왼발에 회전을 주어 공을 차는 현준이었다. 콰아앙!! "빠르다!!!" "스티브에게 주는 크로스인가?!" 현준이 공을 차는 것과 동시에 리버풀의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몸을 일으켰다. 맨체스터 시티의 빈 공간을 향해 공이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공이 크게 휘어지며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향해 달려 들어가는 루크 데 용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핫...?!" 현준의 패스가 제라드에게 그리고 제라드의 크로스가 자신에게로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좋은 위치를 찾고 있던 루크 데 용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현준의 패스는 그대로 크게 꺾이며 자신이 달려가는 쪽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것도 뒤늦게 뛰쳐나오고 있는 조 하트 골키퍼와 자신의 사이로 정확하게 말이었다. 자신에게 패스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1 초라도 빨리 움직였다면 충분히 공을 잡았을지도 몰랐다. "빌어먹을...! 제발 닿아라!!!"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어떻게든 슈팅을 때리기 위해 몸을 날리는 루크 데 용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떨어지며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아웃되어 나갔고, 그 순간 안타까운 함성이 경기장에 가득 찼다. 팬들이 보기에도 루크 데 용의 움직임이 조금만 더 빨랐다면 순식간에 일대일 찬스가 났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아아!!! 젠장!!!" 관중들의 안타까운 환호성과 마찬가지로 루크 데 용 역시 마찬가지로 얼굴을 감싸 쥐고 그라운드로 쓰러졌다. 조금만 더 자신의 움직임이 빨랐더라면 일대일 찬스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두 발짝 아니, 한 발짝이라도 더 앞에 있었다면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을 게 분명했었다. [아! 리버풀 아주 좋은 찬스였는데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아야 투레 선수의 마크를 뚫어내고 이은 김현준 선수의 절묘한 스루패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선수예요. 맨시티의 입장에서는 정말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죠. 저렇게 플레이를 하면서도 언제 강력한 중거리포가 터져 나올지 모르거든요!] 아쉽게도 루크 데 용이 마무리를 짓지는 못했지만 위협적인 골 찬스가 터져 나오자 신이 난 듯 중계를 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특히나 찬스를 만들어 낸 선수가 바로 한국 선수인 김현준이니 더더욱 신이 난 그들이었다. 현준의 패스를 받은 루크 데 용이 골을 넣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어찌되었던 박수를 칠 정도의 좋은 플레이였다. "아깝다. 조금만 더 갔더라면..." 현준과 루크 데 용의 플레이에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마리오 괴체가 무릎을 손으로 팍 치며 아쉬운 탄성을 토해냈다. 조금만 서로 호흡이 맞았다면 멋진 장면이 만들어 졌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괴체하고는 달리 스튜어트 다우닝이나 루이스 수아레즈와 같이 현준과 1년 넘게 호흡을 맞춰본 선수들은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반응이 너무 느려...' '저런 멍청한 자식! 방금 그 정도는 잡아서 마무리를 지었어야지!' 다리가 근질근질 거렸다. 당장이라도 자신을 경기에 내보내 달라고 케니 달글리쉬 감독에게 어필이라도 하고 싶었다. 특히나 수아레즈의 눈빛은 누구를 잡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방금 전의 패스. 자신이었다면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입인 루크 데 용하고는 달리 자신은 셀 수 없을 정도로 현준과 호흡을 맞춰봤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위치에서든지 어떤 선수들의 방해가 있던지 현준은 분명 그 공간에서 빠져나와 패스를 연결시켜 줄 게 분명했다. 그런 맹목적인 믿음이 있어야지만 현준의 패스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 어디로 날아올지 모르는 현준의 패스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리고 수아레즈는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처음 현준과 호흡을 맞췄을 때 역시 저런 모습을 보였으니 말이었다. 태앵!!! 오우우!!! 골 포스트에 공이 강타하는 골대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에 안 필드에 있는 모든 관중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었다.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안도의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이 가득 담긴 행동이었다. 측면을 이용한 돌파에 이은 발로텔리의 헤딩슈팅이 그대로 골 포스트를 받고 떨어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아아아!!!" 그리고 그 모습을 살펴보던 셰이크 만수르 역시 크게 몸을 들썩이며 아쉬움을 어필했다. 그런 만수르의 행동에 옆에 앉아 있던 비서가 눈을 빛냈다. 축구라는 경기는 확실히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 아랍왕국의 왕자이자 세계적인 재벌인 만수르가 이렇게 흥분한 채로 경기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말이었다. "방금 그 골대를 맞춘 선수가 마리오 발로텔리 선수지?" "네, 그렇습니다." 망원경으로 경기장에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만수르가 입을 열자 재깍 비서의 대답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잠시 경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만수르는 답답했는지 넥타이를 크게 풀어헤치며 입을 열었다. "골이라도 넣으면 수당을 두둑히 챙겨줘야 겠어. 휘유. 어째서 이번 라운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은 매치인지 알 것 같군.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어."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너무나 일찍 만난 결승전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국가대표로 따지고 보면 스페인과 브라질의 경기나 다름없었다. 사실상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고 싸우는 그 두 팀이었으니 말이다. 그 때문인지 서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일진일퇴의 공방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었다. 리버풀이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어 내면 맨체스터 시티 역시 강력한 슈팅으로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전반전이 거의 끝나가는 이 시점에도 아직 경기는 0 - 0. 스코어의 변함이 없었다. 점유율은 원정팀인 맨체스터 시티가 44% 정도로 밀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오히려 슈팅은 리버풀보다 맨체스터 시티가 더 많이 날리고 있었다. 위협적인 유효 슈팅도 맨체스터 시티가 더욱 많았다. "이제 곧 골이 나오겠군. 그나저나 리버풀의 공격수는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이는군. 우리 입장으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말이야." 말과 함께 만수르는 망원경으로 리버풀의 최전방에 서서 움직이는 선수인 루크 데 용의 모습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출전을 하는 것을 보면 무언가 대단한 실력이 있다거나 혹은 전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하며 경계를 하며 지켜봤던 그였다. 하지만 이제까지 루크 데 용은 3 번의 슈팅을 날렸고, 그 중 유효 슈팅은 단 1 번에 불과했다. 리버풀이 만들어낸 가장 위협적인 슈팅은 전반 22 분과 31분에 터진 현준과 제라드의 슈팅이었다. 조 하트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을 허용했을 정도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위협적인 슛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만약 이긴다면 헨리의 꼴이 말이 아니겠군." 아직 스코어는 0 - 0 이었다면 왠지 모르게 이런 상황이라면 곧 자신의 팀인 맨체스터 시티가 선제골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게다가 오늘 경기 이후에는 리버풀의 구단주 존 헨리와 가벼운 식사약속이 잡혀 있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인 만큼 식사의 대화는 오늘 경기인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내용이 주가 될 게 분명했다. 그렇게 셰이크 만수르가 기분 좋게 미소를 지을 무렵 그라운드에서는 루크 데 용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삐익!!! "허억...허억..." "괜찮아? 루크?"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짧게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자 루크 데용은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그런 루크의 곁으로 이번 시즌부터 1군에 자리를 잡은 윙어 세르단 샤키리가 다가갔다. "아아...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휘유. 그나저나 준이 너무 빡세게 패스를 보내는 거 아니야? 나도 그렇지만...준의 패스는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져 내린다고. 아무리 천재라도 그렇지 적어도 범재가 이해할 수 있는 패스를 보내줘야 할텐데 말이야." 샤키리의 농담에 루크는 씨익 웃었다. 하지만 그런 루크와 샤키리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세르단 샤키리도 그리고 루크 데 용 역시 스위스와 네덜란드의 천재 플레이어라고 불리던 선수들이었다. 특히나 샤키리와 같은 경우에는 스위스의 선수들 중 가장 천재적인 선수다 라고 까지 밝혀졌을 정도로 그 재능을 인정받았던 선수였다. 하지만 자국의 언론 혹은 감독들에게서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다고 극찬받은 둘이었지만 오늘 경기 현준이 찔러주는 날카롭고 예상치 못한 패스는 거의 받지 못했던 그 둘이었다. 그리고 그 패스가 자신의 실력을 나타내주는 척도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는 둘이었다. 충분히 루이스 수아레즈 혹은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선수들이라면 그런 패스를 받아냈을테니 말이었다. "괜찮아. 아직 기회는 남아있어." 축구는 90 분 동안이나 지속되는 경기였다. 그리고 아직 전반 45분 조차도 지나지 않았기에 루크 데 용은 말과 함께 천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 루크 데 용의 시선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더 아야 투레와 함께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움직이는 현준에게로 향해 있었다. "......" 그리고 끈질기게 달라붙는 아야 투레의 마크를 피해 공간을 만들던 현준은 자신을 바라보는 루크 데 용을 발견하고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한쪽 손을 들어올렸다. 루크 데 용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아직 포기하지는 않은 모양이네. 확실히 프로라는 자존심이 있겠지.' 오늘 경기에서 수아레즈를 빼고 루크 데 용을 선발로 투입한 것은 전적으로 리버풀의 감독, 케니 달글리쉬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 결정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이 바로 현준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앤디 캐롤 그리고 디르크 카윗까지 떠난 이적한 이후 전력으로 평가될 수 있는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는 루이스 수아레즈 뿐이었다. 물론 자신도 포함되어야 했지만 자신까지 포함해 둘 만으로는 프리미어 리그, FA 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새롭게 이적한 루크 데 용이 자신의 재능을 끌어올려 리버풀이라는 팀에 적응할 필요가 있었다. 루이스 수아레즈와 함께 루크 데 용 그리고 마리오 괴체까지 새로운 이적생들이 다들 하루라도 빨리 자신과 리버풀의 플레이에 적응해야만 자신이 원하는 트리플 크라운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저번 시즌처럼 결승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고 싶었다. "단지 운 나쁘게도 상대가 맨체스터 시티였다는 점이지." 사실 현준도 이렇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려 빠듯하게 루크 데 용을 혹사시킬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운 나쁘게도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 상대는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서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리며 다투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으로써도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아슬아슬하게 마크해내지 못할 정도의 킬러패스를 계속해서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라는 점은 루크 데 용이 아직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전반전 내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느라 체력적인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자신에게 패스를 보내라는 듯 자신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럼 조금 더 빡세게 움직여볼까..." "어림없는 소리." 현준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코웃음을 치는 아야 투레였다. 전반 내내 중앙에서 치열했던 볼 다툼을 벌인 탓에 양 팀의 선수들이 집중되어 있는 공간이 바로 중앙이었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는 아무리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현준 또한 쉽사리 공을 잡거나 패스를 보내기란 쉽지 않을 터였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자신이 마크하고 있었다. 비록 완벽하게 그를 틀어막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현준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허용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때까지도 허용할 생각도 없고 말이었다. ============================ 작품 후기 ============================ 이런 나쁜 라그너스의 독자님들. 그럼 즐감하시길. 그나저나 추천수가 확 올라가는데요. 다들 추천에 관대해지셨군. 나야 좋으니 감사감사 00299 리버풀, 진화하다. =========================================================================                            팟!!! [김현준 선수 또 공 잡았습니다.] [아야 투레 선수와의 볼 싸움에서 계속 승리를 거두는데요. 사실 세계적인 선수로 떠오른 선수인 만큼 이번 시즌 김현준 선수에 대한 집중 견제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그만큼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도 기본기에 대해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는 말이죠. 게다가 이번 시즌 루카 모드리치 선수가 합류함으로써 제라드 선수와 김현준 선수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어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을 비롯해 리버풀 선수들까지 중앙에서 거의 개떼와도 같이 선수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고 공을 소유해 내는 현준이었다. 그러면서도 팔을 이용해 아야 투레가 자신의 공간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공간을 허용하면 골치 아파지니 말이야...'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인간의 한계 가까이까지 모든 감각을 끌어올린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하다가는 순식간에 공을 뺏길 수도 있었다. 그만큼 자신이 상대하는 선수는 세계에서 손 꼽히는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이었으니 말이다. "칫..." 현준과 붙어서 몸싸움을 벌이던 아야 투레의 몸이 크게 기우뚱 거렸다. 순식간에 스피드를 높였다 줄였다 하는 현준의 플레이에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뻔했던 것이었다. 공을 뺏기 위해 거리를 좁였다가는 순식간에 스루패스가 날아갈 터였다. 그렇다고 해서 패스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조금만 틈을 주면 드리블로 치고 올 거야...' 하지만 그런 현준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수비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 정도 거리면 치고 오지 못 하겠지라고 생각하면 어느새 드리블을 시도하는데다가 바로 자신이 옆에 있는데도 절묘하게 스루패스를 연결하는 선수가 현준이었다. 그 탓이었을까? 전반 45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아야 투레는 모든 체력이 방전된 느낌이었다. "큿..."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자신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앞에서 공을 소유하고 있는 동양의 선수의 위압감에 계속해서 짓눌리고 있었다. "투레!! 압박 수비를 해! 적극적으로 달라 붙어!" 뒤 쪽에서 콤파니의 목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사발레타가 자신을 커버하기 위해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사발레타의 커버 플레이라면 충분히 자신이 뚫려도 현준의 앞을 막아줄 터였다. 어차피 전방에 있는 리버풀의 공격수 루크 데 용은 콤파니에 묶여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현준의 스루패스를 경계하는 것 보다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현준의 드리블을 봉쇄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이 되는 투레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의 결심에는 오늘 전반전 현준의 패스를 거의 받지 못했던 루크 데 용의 활약도 큰 일조를 하고 있었다. '온다...!' 아야 투레의 근육 움직임이 순수한 마기를 통해 자신의 뇌리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만약 투레가 움직이면 그 순간 자신은 그래도 스루패스를 날릴 생각이었다. 전방에 위치한 리버풀의 원 톱. 루크 데 용에게 말이었다. "준!! 이쪽이야!!!" 좌우 측면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을 달고 샤키리와 제라드가 공간을 넓혀주며 자신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들의 움직임이 자신의 패스 코스를 점점 넓혀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넌 어떻게 할거지...?' 루크 데 용. 오늘 경기에서 있어서 가장 큰 활약을 해줘야만 하는 녀석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리버풀의 성적을 위해서도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루크 데 용과 현준의 눈이 마주쳤고, 그와 동시에 현준의 발이 움직였다. 콰아앙!!! '패스인가?! 슛?!' 중거리 슈팅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 속도의 패스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그라운드를 가로질렀다. '제쳤다!!!' 그리고 그런 공이 떨어지는 지점에는 한 발짝 빠른 움직임으로 콤파니의 수비를 따돌린 루크 데 용이 있었다. "빌어먹을!" 공을 잡기 위해 발을 내뻗는 루크 데 용을 보는 순간 욕설과 함께 잽싸게 뛰쳐나오는 조 하트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콤파니가 저런 애송이를 놓쳤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아니, 마치 슈팅이나 다름없는 저 패스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콤파니도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오프 사이드가 아닌가 하고 심판을 바라봤지만 부심의 깃발은 전혀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루크 데 용이 공을 받는 순간 현준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크게 울려퍼졌다. "그대로 때려!!!" 철렁!!! "들어...갔다..." 사실 워낙 빠른 패스라 제대로 공을 트래핑하지도 못했던 루크 데 용이었다. 그러나 뒤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본능적으로 왼 발로 공을 때렸던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운이 좋았던 것일까? 그런 자신의 슈팅은 그대로 조 하트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지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있었다. "잘했어!!!" 리그 데뷔골의 기쁨 떄문일까? 골을 넣었다는 기쁨을 표출하기도 전에 샤키리가 루크 데 용을 덮치며 그라운드에 쓰러뜨렸고 그 순간 안 필드에는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선제골이었다. 그것도 새로운 이적생이 터뜨린 골이었다. 루크 데 용. 네덜란드 리그의 트벤테에서 이적해 온 공격수였지만 리버풀의 클래스에는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던 팬들이었다. 사실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초반에도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이미 온데 간데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하던 그 루크 데 용은 안 필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리그 데뷔골인 선제골을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아아!!!! "좋았어!!!" 안 필드에서 들려오는 수 만명이 내뿜는 함성소리가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루크 데 용이 그대로 표호를 내뱉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의 골. 그것도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한 환상적인 선제골이었다. "음!"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 시작하는 루크 데 용의 모습을 바라보던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입가에서 미소가 어렸다. 사실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루크 데 용을 믿고 선발로 출전시킨 그였지만 몇 번이나 좋은 찬스를 놓쳤던 까닭에 불안한 마음도 들었던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하지만 결국 현준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린 루크 데 용이었다. 시간도 괜찮은 시간이었다. 아직 전반이 끝나기에는 조금 시간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케니 달글리쉬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선제골을 허용했으니 분명 맨체스터 시티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 일은 단 하나.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반응을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김현준, 제라드에게로. 루카 모드리치 선수가 내려가 있어요.] [오늘 김현준 선수와 제라드 선수 굉장히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뛰고 있어요. 사실 제라드 선수와 루카 모드리치 선수. 동선이 겹치지 않을까 하며 우려를 표하는 팬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오늘 경기를 보면 그런 걱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네, 그렇습니다. 스위칭 플레이도 그렇고 한 선수가 공격에 나서면 다른 선수가 그 뒤를 바로바로 커버해주거나 빈 공간으로 찾아들어가고 있거든요? 아. 제라드 선수!] 순간적으로 루카스 레이바의 전진 패스를 받은 제라드가 측면쪽으로 치고 나갔고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가 앞을 가로막자 그대로 오른쪽으로 흘깃 보더니 루카 모드리치를 향해 패스를 연결시키는 것과 동시에 몸을 움직였다. [어어?!] 툭!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는 공을 잡자마자 그래도 원투패스로 제라드에게 공을 연결시켰고, 이어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침투한 제라드의 강력한 슈팅이 터져나왔다. [아아!!! 수비 발 맞고 팅겼어요. 오른쪽으로 빠지는군요. 레스콧 선수의 수비가 빨랐어요! 제라드 선수 엄청 아쉬워 하는군요!] [완벽한 슈팅이었거든요! 레스콧 선수의 태클이 아니었으면 그대로 골이었어요. 제라드 선수와 루카 모드리치선수. 좋은 패스플레이를 보이며 그대로 좋은 슈팅찬스까지 만들었는데요. 결국 레스콧 선수의 활약에 막히고야 맙니다.] "큿...후우..." VIP 라운지에서 제라드의 슈팅에 이은 레스콧의 환상적인 커버플레이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셰이크 만수르였다. 경기는 어느새 후반 33분을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스코어는 전반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스코어였다. 전광판에 나타난 3 - 1 이라는 스코어가 만수르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점수 차이가 절대 마음에 들지 않는 그였다. "흐음..." 리버풀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직후 곧바로 준의 중거리 슈팅에 골을 허용한 맨체스터 시티였다. 선제골을 허용한 직후 수비수들이 라인을 잡기도 전에 때린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에 이제까지의 선방이 무색하게 골을 허용했던 조 하트 골키퍼였다. 그래도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지능적인 돌파로 리버풀의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을 허용시켜 한 점 만회하기는 했지만, 후반전 루크 데 용이 빠지고 교체되어 들어온 루이스 수아레즈가 다시 한번 골을 성공시키면서 점수차이가 저렇게 벌어진 것이었다. "이제 10분 가량 남은건가?" "네. 아마도 추가시간을 생각하면 15분 정도까지는 경기가 계속 치러질 듯 싶습니다." "15분이라..."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위기 뒤에 찬스가 돌아오는 것일까? 수비뒤쪽에서 길게 찬 공을 발로텔리가 잡았고, 발로텔리의 백패스를 그대로 다비드 실바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자 셰이크 만수르는 그대로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좋았어!!! 자네도 봤나? 저 리버풀의 골키퍼 레이나가 몸을 날렸는데도 불구하고 공을 건드리지도 못했어!" "굉장히 멋진 중거리 슈팅이었습니다. 역시 세계 최강이라는 스페인 대표팀의 선수답군요." 마치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팀이 골을 성공시킨 것을 좋아하는 셰이크 만수르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비서였다. 이제 경기 스코어는 3 - 2 였다. "좋아. 이길 수도 있겠어." 2 골만 넣으면 4 - 3 이라는 대역전극을 벌일 수도 있었다. 게다가 골까지 넣었으니 분위기는 자신의 팀. 맨체스터 시티가 가져왔을 터였다. 하지만 그런 셰이크 만수르의 기대는 곧 산산조각으로 부셔질 수 밖에 없었다. 공을 잡고 뒤에서 기회를 노리던 루카 모드리치의 스루패스가 수아레즈에게로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안돼!!!" 수비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 좁은 공간에서 공격수가 공을 잡았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콤파니의 적극적은 수비 플레이에 수아레즈가 공을 뒤로 빼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찰나 눈을 크게 부릅뜨는 셰이크 만수르였다. 뒤 쪽으로 빠르게 굴러가는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시키는 리버풀의 선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슈팅이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가르는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자신의 귓가를 때리기 시작했고, 그 함성을 들으며 셰이크 만수르는 인상을 구길 수 밖에 없었다. "큿..." 장내 아나운서의 신이 난 목소리가 안 필드에 울렸다. 골을 넣은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주장이자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것에 모자라 추가골까지 성공시키며 이번시즌에도 여전한 득점감각을 뽐내고 있는 현준이었다. 게다가 경기시간이 15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한 점 차로 따라오면서 분위기를 타려는 중요한 순간에 그대로 찬물을 끼얹는 활약을 선보인 것이었다. 준!! 준!!! 오늘 경기 벌써 2 골을 성공시킨 현준을 부르는 콥들의 환호성이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비록 자신의 베스트 포지션인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아니었지만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플레이메이커로 출전해 공의 소유권을 계속해서 가져오는 것과 동시에 지능적으로 공을 뿌려주며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을 괴롭히며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쳐주고 있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e storm is the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the lark.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맨체스터 시티와의 차이를 벌리는 현준의 골에 대한 보답일까? 콥의 YNWA 가 안 필드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경기 종료까지 골을 허용하지 않으며 최종 스코어 4 - 2 라는 점수 차로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뒀다. "......" 함성 소리와 함께 오늘 승리를 자축하는 리버풀 선수들과 팬들의 모습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셰이크 만수르였다. 자신의 팀의 패배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발걸음을 옮기는 만수르의 눈에는 오늘 경기의 승리를 축하받는 존 헨리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오퍼를 보내." "네...?" 옆에서 다음 스케줄을 위해 이동하던 비서는 갑작스러운 셰이크 만수르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비서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일까? 만수르의 말이 이어졌다. "오늘 2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한 그 선수. 준이라고 했던가? 리버풀의 주장이? 오퍼를 보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시켜." 00300 리버풀, 진화하다. =========================================================================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 리버풀 안필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하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 - 2 대승. 역시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 벌써 4골.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예약하나? "어제 경기 봤어?" "당연하지. 야! 역시 김현준. 그 맨시티가 4골이나 허용할 줄 누가 알았겠냐?" 어제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는 영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큰 화제였다.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라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역시 신흥 강호로 떠오르며 첼시와 아스널을 제압하고 리그 3위를 차지했던 강팀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맨체스터 시티는 석유재벌 셰이크 만수르라는 구단주를 얻은 이후 엄청난 돈을 뿌리고 있는 팀이었다. 그 만큼 세계에서 실력이 뛰어난 수 많은 선수를 영입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 탓이었을까? 다들 리버풀의 승리를 쉽사리 점치지 못했던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였다. 하지만 어제 경기는 벌어졌고, 그 결과는 4 - 2.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김현준 그 중거리 슈팅 봤냐? 난 스티븐 제라드가 빙의 한 줄 알았어." "옛날엔 중거리 슈팅하면 스티븐 제라드나 프랭크 램파드였지만 요즘엔 김현준이 한 수 위야. 솔직히 제라드도 이젠 좀 늙었어."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인 리버풀의 주장을 맡고 있는 현준이었다. 그 만으로도 한국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지만 현준은 실력으로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했다. 저번 시즌 유럽 리그 최다골 기록을 갱신하며 축구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은 것은 물론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는 폭 넓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팬들을 기쁘게 해줬기 때문이었다. - 어제 김현준 골 봤음? 골대 찢는 줄 알았음. └ ㅇㅇ. 보고 지렸음. 아직도 지린거 안 마르고 있음 └ 현느님 어제 지배자 모드 빙의상태였음. └ 아야 투레 좀 불쌍했음. 존나 뛰어다니드만. └ 현느님 골 말고 어시스트도 좀 올릴 수 있었는데 듣보잡 네덜란드 공격수가 많이 말아먹었음. └ 수레기도 몇 번 말아먹음. 리버풀 솔까 비야나 반 페르시정도는 영입해야함. 수 많은 인터넷 축구 사이트나 SNS 에서도 김현준의 이야기 뿐이었다. 워낙에 좋은 활약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던 와중에 이어진 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의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선수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관심에 또 다시 큰 불을 일으키는 기사가 인터넷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과의 경기를 지켜본 석유 재벌 셰이크 만수르가 맨체스터 시티 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입을 빌려 이번 이적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김현준을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김현준에 큰 관심. 무슨 일이 있어도 영입하겠다. 김현준,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 입나? 수 많은 기삿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너무 앞서나가는 언론사는 이미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인 8월 31일이 지나기 전에 김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와 싸인을 하고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을 거라는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단순히 한 선수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는 기사였지만 이런 기사가 팬들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바로 현준의 이적료였다.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에게 제안한 이적료는 무려 2억 파운드. 한국 돈으로는 3560 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거금이었다. 선수 한명의 이적료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돈이었다. 심지어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하나로 손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료도 8000만 파운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팬들의 놀람은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에 김현준을 영입할 수 있다면 2억 5천만 파운드까지 리버풀 측에 이적료를 제시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으로 인해 발등이 불이 떨어진 것은 바로 콥들이었다. 이번 시즌에야말로 리버풀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들어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팽배해 있던 그들이었다. 프리 시즌에 있었던 경기에서는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이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주장인 김현준이 선수단에 합류한 이후 부터는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파죽의 2 연승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다른 팀의 감독들에게서도 수 많은 비판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돈으로 사려는 맨체스터 시티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었다. 특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 조세 무리뉴는 연이은 독설로 이런 맨체스터 시티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었다. "절대 준을 맨체스터로 보낼 수 없어." "빌어먹을 자식. 돈이 최고인 줄 아냐? 우리의 준은 그런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업데이트 되는 현준의 이적 기사를 접한 다혈질적인 콥들이 구단 앞으로 시위를 하기 위해 속속 모일 무렵 또 하나의 기사가 터져 나왔다. 바로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 제안을 거부했다는 기사였다. 2억 5천만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유혹적으로 느껴졌지만 리버풀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적 제안을 거부했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그렇게 결정했단 말이지." 비서의 보고에 화려하게 치장된 구단주실에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손가락으로 톡톡 책상을 두드리는 셰이크 만수르였다. 무려 2억 5천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끌어 들여 현준을 자신의 팀으로 끌고 오려던 그였다. 사실 처음부터 현준이라는 축구선수에 대해서 그다지 크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축구는 11 명이 하는 게임인 만큼 선수 하나가 경기를 지배할 수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르다.' 그러나 안 필드에서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경기.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난 이후 마음이 180도로 달라진 그였다. 어째서 그의 별명이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큰 돈을 들여 영입했던 수 많은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현준의 패스 혹은 드리블 돌파에 큰 곤혹을 치르는 것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플레이를 보며 현준이라는 선수를 갖고 싶다고 느꼈던 셰이크 만수르였다. 자신이 꿈꾸는 맨체스터 시티가 명가로 발전하기 위해 그리고 새롭게 맨체스터 시티왕조를 세우기 위해서 꼭 필요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셰이크 만수르의 꿈은 초장부터 무너져 내렸다. 2억 5천만 파운드라는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이적료의 유혹을 리버풀이 거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 측이 몰래 또 다른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무슨 조건이지?" "사실 리버풀은 이번 이적을 받아들일 생각이었습니다. 2억 5천만 파운드라는 자금은 리버풀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군침을 흘리기에는 충분한 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어째서 이적을 거절한 것이지?" "이번 시즌 리버풀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고 있습니다. 저번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실패했기 때문이지요. 리버풀의 최대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리플 크라운을 성공시킨 만큼 리버풀 역시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려는 게 이번 시즌을 목표입니다." 비서의 말에 만수르는 인상을 찌푸렸다. 트리플 크라운. 그것이 무엇인지는 만수르도 잘 알고 있었다. 신이 점지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해내기 힘든 것이 트리플 크라운드이었다. 유럽 축구 역사를 살펴봐도 트리플 크라운을 이뤄낸 팀은 몇 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현준의 이적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만수르의 입에서 말이 튀어나올 무렵 비서의 말에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리버풀은 이번 시즌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되 만약 리버풀이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실패한다면 준을 이적시키겠다는 뜻 보냈습니다. 물론 2억 5천만 파운드라는 자금에 말이지요." "결국 1년을 기다리라는 셈이군." 그다지 마음에 드는 제안은 아니었다. 1년 뒤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어떻게 변모할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당장이라도 지금 당장 연습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을 당할지도 모르는 게 축구 선수들의 생리였다. 또한 슬럼프를 겪어 제 활약을 펼칠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그날 안 필드에 봤었던 현준의 플레이가 계속해서 만수르의 머릿속에서 아른거리고 있었다. 그런 플레이를 자신의 팀인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만수르의 입이 열렸다. 1년 뒤라는 것은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현준이라는 선수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해. 단, 이 이적의 거부는 맨체스터 시티측에서 결정한다고 전하도록. 괜히 그런 돈을 들여 1년 뒤 하자가 있는 선수를 영입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말이지." "그럼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의 말을 듣고 나가는 비서의 뒷모습을 보며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는 셰이크 만수르였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유럽을 노리고 있었다.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었다. "최소 4강에는 가야겠지." 맨체스터 시티가 자신이 꿈꾸는 축구 명가 아니 왕조를 세우기 위해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대항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맨체스터 시티가 4강까지는 가기를 원하는 셰이크 만수르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럽무대에서도 통할 실력이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만수르는 그대로 전화기 버튼을 누르고는 말했다. "로베르토 감독에게 내가 보고 싶다고 전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스쿼드는 포화상태나 다름없을 정도로 빵빵하게 굴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이크 만수르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세계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서는 더더욱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삐걱...삐걱... "하악...앗...으응...!"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레리엘의 교성이 터져 나왔다. 한 때는 파워즈, 능천사였던 자신을 타락시켜버린 주인으로 자신에게 남자라는 것을 알게 해준 존재가 바로 현준이었다. 게다가 그의 권속이 된 이후로 단 한번도 현준을 받아들이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던 그녀였다. 아니, 레리엘은 오히려 현준이 언제나 자신을 탐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앗...주...주인님..아앙...!" 현준의 단단한 남성이 자신을 찌를 때 마다 짜릿한 쾌락이 온 몸을 찌르르 울렸다. 쾌락으로 변한 순수한 마기가 그녀의 성감대를 자극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큿...좋은데...?" "더...더 깊숙하게...더 강하게 박아주세요..." 오랜만에 섹스라서 그런 것일까?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장난스럽게 말을 꺼내는 현준을 향해 레리엘은 엉덩이를 흔들면서 애타게 그의 남성을 찾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로 인해 느껴지는 쾌락을 애타게 갈망하는 것이었다. 철퍽! 철퍽! "앗...아응!!" 어느새 후배위로 강하게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 허리를 들이미는 현준의 행위에 레리엘은 배게를 붙잡고 쾌락에 허우적대며 야릇한 교성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문이 덜컥 열렸고, 열락을 시간을 보내던 두 남녀는 방문쪽으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고개를 돌렸다. "흐응..." "리...리리스님?" 방문을 연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 집의 실세 리리스였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캐쥬얼한 정장을 입고 있던 리리스는 레리엘을 째려보다가 현준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누구는 일 때문에 인간들과 노닥거리다 왔는데 여기서 이렇게 바람직한 행위를 하고 있다니 말이야. 이제는 고위급 마족들도 쉽게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을 끌어올렸나 보지?" "아...아하...그 정도는 아니지만..." 하급 마족과의 싸움이 끝난 지 채 반년 아니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원채 있었던 실력이 그 정도로 크게 확 상승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생각을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없었다. 리리스의 권능이라면 자신의 생각쯤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흣...!" 현준의 남성이 음부에서 빠져나오자 레리엘이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토해내었다. 아직 자신은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지 레리엘의 애액으로 범벅이 된 현준의 남성은 전혀 힘을 잃지 않은 듯 하늘을 꿰뚫을 듯 치솟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혀를 낼름 거리며 현준의 남성을 쳐다보는 리리스였다. 서큐버스의 여왕으로 순수한 마기가 가득담긴 현준의 남성은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맛 좋은 먹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흔든 그녀는 현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현준과의 열락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녀에게는 그것보다도 더욱 중요한 게 있었다. 게다가 현준과 레리엘과 같은 저급 마족들은 모르겠지만 마계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았다. "당장 수련의 방으로 가도록 해. 조만간 죽고 싶지 않으면 최소한 상위급 마족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순수한 마기를 컨트롤 하는데 익숙해져야 할 거야." "네? 네." 리리스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도 현준은 훈련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현준이 사용할 수 있는 순수한 마기의 양은 상급 마족과 엇비슷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컨트롤을 하지 못하는 마기가 현준의 전신에 흩뿌려져 있었다. 그 마기들을 전부 컨트롤할 수 있다면 최상급 마족 아니 마왕급에 필적할 것이라는 게 리리스의 말이었다. "후우..." 훈련의 방이라는 이름의 리리스가 만들어 낸 공간으로 순수한 마기를 컨트롤 하는 훈련을 하기 위해 들어온 현준의 입에서 푸념이 흘러나왔다. 요즘들어 제대로 레리엘과 탈리사와 섹스를 하지도 못한 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 집에서도 순수한 마기를 컨트롤하기 위한 훈련에만 매진하고 있는 그였다. 자신의 권속인 탈리사와 레리엘은 그렇다 치더라도 리리스와 몸을 섞은지가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할 정도였다. 그 덕분에 욕구불만인지 아직도 현준의 남성은 성이 난 듯 바지춤을 압박하고 있었다. "이것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해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게다가 고위급 마족이 인간계로 내려올 것도 아니고..."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천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그 둘의 싸움에 자신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물론 현준은 리리스와 약속했던 대로 몇 년 뒤 마계로 가는 것은 잊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은 몇 년 뒤의 일이었다. 몇 년 뒤의 시간이라면 충분히 최상급 마족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될 자신이 있었다. 하급 마족과의 싸움 이후 제대로 훈련에 임하면서 실력이 꽤나 급상승 했기 때문에 생겨난 자신감이었다. ============================ 작품 후기 ============================ 자 오늘은 2연참. 벌써 300화네요. 언제 이렇게나 많이 쓰게 되었지? 참...악마의 계약을 쓰기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조금 넘었네요. 뭐...연중했던 4개월정도는 빼야하려나... 그러면 즐감하세요! 하늘따라지님에게는 제가 같이 살자고 쪽지를 보내놨지요. 퍼펙트월드는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제 재미를 위해서 하늘따라지님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 (언젠가는 보겠지만 사실 범석이 프리시카를 공략하는 모습이 너무 보고싶어요...흑흑) 00301 리버풀, 진화하다. =========================================================================                            8월 28, 29일에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전의 경기가 끝나고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할 32 개 팀이 모두 가려지자 유럽 아니 전 세계의 축구팬들의 시선에 모나코로 쏠리기 시작했다. 8월 30일인 오늘 모나코에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조 추첨식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이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시상식도 있었기 때문에 현준은 쉬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케니 달글리쉬 감독과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이 곳 모나코를 찾아야만 했다. 시상식 때문에라도 꼭 참가해 자리를 빛내주어야 한다는 UEFA 의 전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은 이번 추첨식에 참가하는 것이 처음이지?" "네." "가면 고생 좀 할 거야." 짤막한 현준의 대답에 제라드가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 제라드의 말에 현준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 이유를 설명해줄 생각은 없는 지 제라드는 계속해서 미소를 짓기만 하고 있었다. "휘유..." 모나코 거리를 지나는 빵빵한 몸매를 지닌 여자가 창문 밖으로 보이자 현준이 휘파람을 내뱉었고 그 순간 운전을 하고 있던 제라드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현준이 여자에게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조금 신기했기 때문이었다. "준, 자네도 여자에게 관심이 있던가?" "크게 관심은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 끌리더라고요." 말과 함께 현준은 자신의 인상을 구겼다. 이것이 전부 리리스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었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의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훈련의 방으로 들어가 순수한 마기를 컨트롤 하기 위해 땀을 쏟아야 했다. 덕분에 현준이 여자와 제대로 관계를 가지지 못한지도 한참이나 되었던 것이다. 그 전에는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품에 안을 수 있는 여자가 3명이나 있었다. 리리스를 비롯해 탈리사와 레리엘 말이었다. 세 명 다 빼어난 외모와 몸매를 지니고 있던 만큼 특별히 다른 여자에게 눈독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그였다. 하지만 하급 마족이 등장하고 리리스가 자신에게 훈련을 강요하면서 매번 세 여인들과 가졌던 므흣한 시간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 탓에 현준은 욕구불만이 점점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릴리나, 렉시는 안돼." "누굴 범죄자로 만들 셈입니까?!"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아무리 여자에 굶주려간다고 하더라도 10살도 안된 꼬맹이들에게 손을 뻗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운전을 계속해 나가는 제라드였다. 찰칵찰칵!! 시상식이 벌어지는 건물로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이 제라드와 현준을 발견하고는 카메라로 그 둘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비록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만 못했지만 준우승팀으로 아깝게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위업달성에 실패한 리버풀의 주장과 부주장이 바로 그 둘이었다. 게다가 현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24골을 터뜨리며 한 시즌 챔피언스리그 최다 골을 기록을 수립하며 하며 2011 - 12 시즌 UEFA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 수상이 유력한 인물이었다. 비록 우승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한 레알 마드리드였기에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의 수상도 점쳐졌지만 워낙 저번 시즌 현준의 폭풍이 만만치 않은 만큼 대다수의 기자들은 그런 현준이 수상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가지." "네." 어느새 자신 주위로 몰려든 기자들의 질문에 천천히 대답을 해주던 현준은 제라드의 말에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느새 조 추첨식이 벌어지는 장소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다수가 유럽에서 내노라하는 팀들의 감독 혹은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주위를 현준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기 시작했다. 제라드와 자신이 앉을 자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곧 머리를 긁적이고는 제라드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자리가 정해져 있었지...' 초대장을 받았을 때 좌석이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 떠오른 탓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느 자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최근 들어 강도가 높아진 훈련장과 집을 오가는 고된 훈련 때문에. 구단에서 주는 초대장을 받았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까닭이었다. 그래도 같은 리버풀 소속의 선수인 제라드의 옆자리겠지라고 생각하며 제라드가 앉는 자리 옆에 몸을 기대는 현준이었다. "흐음...' 몇 번이나 이런 자리를 참석해봤는지 행동이 자연스러운 제라드였다. 그에 반해 현준의 고개를 이리저리 돌아가기에 바빴다. 현준이 챔피언스 리그 조추첨식 그리고 시상식에 참가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눈에 익숙한 얼굴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 쪽은 세리에 A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인가? 저 쪽은 프리메라리가 팀들의 선수인가 보네.' 좌석 배치도 중구난방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 듯 했다. 다들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앉아 있었다. 각자 뛰고 있는 리그의 선수들끼리 모여서 앉아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눈에 한 선수가 들어왔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였다. '리오넬 메시...'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이 가장 고된 곤욕을 치렀던 상대를 꼽으라면 바로 바르셀로나였다. 그들의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에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고된 싸움을 벌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남을 정도의 명승부가 펼쳐졌기도 했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바르셀로나의 선수들 중 가장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선수가 바로 리오넬 메시였다. 하기사 자신이 등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손꼽히던 선수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그렇게 리오넬 메시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의자에 몸을 기대려는 순간 누군가가 현준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준? 왜 여기에 앉아 있지?" "어...?" 뒤를 돌아본 현준이 짤막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의외의 인물이 바로 자신을 아는 체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반응에 크리스티아누가 미안하다는 듯 손을 건네며 말했다. "박에게 준의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말이야." "아..." 호날두의 입에서 박지성의 이름이 흘러나오자 고개를 끄덕거리는 현준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지 오래된 호날두가 박지성과 연락하고 지낸다는 사실이 조금 의외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왜 저쪽에 앉아 있지 않고 이곳에 앉아 있는거지? 오늘 UEFA 시상식에 참가할 선수들의 자리는 저쪽인 데 말이야." "아아...그렇군. 제대로 좌석을 확인하지 못해서 말이야." 호날두의 말에 현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호날두가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포함된 프리메라리가 선수들이 대다수 모여 있다고는 하지만 저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간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도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또한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반 페르시도 있었다. "박이 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던데 말이야. 한국이 배출해낸 최고의 선수라고 말이야." "뭐..." 호날두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와 함께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호날두와 함께 현준이 같이 자리에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선수들의 시선이 둘에게로 쏠렸다. 그 이름값 하나하나가 대단한 선수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들 역시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선수들이었지만 현준과 호날두는 현재 매스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이 자리에 앉자 뒤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네스타가 현준의 등을 팍 치며 말했다. "이게 누군가? 우리 팀을 상대로 4골이나 터뜨리며 16강에서 떨어뜨린 리버풀의 준 아니야?" "알렉산드로 네스타?" "이거이거 리버풀의 주장인 준이 나 같은 퇴물은 안다니 영광인데? 어디 우리 통성명이나 하자고.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를 제외하고는 만날 일이 없어서 말이야." '아는 것이 당연하지.' 축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치고 알렉산드로 네스타를 모르는 인물은 거의 없었다. 비록 늙었다고는 하지만 한 때 세계 최고의 수비수였던 선수가 바로 그 였으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현준을 부르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다들 현준과의 친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 모습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현준이었다. 사실 이 곳에 있는 선수들 중 현준이 모르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다들 자신이 축구를 시작하기도 전에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과거 자신이 팬으로만 보던 축구 선수들이기도 했었다. 그런 선수들이 자신과 친분을 얻기 위해 말을 거니 조금은 당황스러운 현준이었다. '왜 제라드가 고생을 할 거라고 말했는지 이제야 알겠군...' 그라운드 내에서는 적이었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서로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에 인생을 건 선수들이었다. 그런 그들이었기에 현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 평가받는 현준에게 관심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이 흘러갔고 곧 2012 - 13 챔피언스리그 추첨식 및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먼저 2012 - 13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이 벌어지기 전 UEFA 회원국들의 기자단 투표로 이루어진 시상식이 거행되었다. "......" 챔피언스 리그의 주제가인 ligue des champions 가 장내에 울려퍼졌고 곧 저번 챔피언스리그의 명장면 그리고 선수들의 모습이 화면에 크게 보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멋진 장면이 나올 때 마다 선수들의 입에서 환호성 혹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포지션별의 시상이 발표되었고 올해의 골키퍼 부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이게르 카시야스, 올해의 수비수 부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페페, 그리고 올해의 미드필더 부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사비 알론소가 수상되었다. '죄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네.' 내심 제라드가 사비 알론소 비해 올해의 미드필더 상을 수상하지 못한 게 아쉬운 현준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면 당연한 일이었다.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은 바로 레알 마드리드 였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다른 소속팀의 선수들이 상을 못 받은 것이 의외이긴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 소속된 선수들이 수상하는 것이 당연했다. 바르셀로나나 아스널 혹은 바이에른 뮌헨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은 8강이나 4강에서 전부 탈락했기 때문이었다. "2011 - 12 UEFA 최고의 공격수는 리버풀의 김현준!"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격수 부분에서는 만장일치로 현준이 상을 받았다. 이번 시즌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서 24 골을 터뜨리며 단일 시즌 최다골 기록을 세우며 챔피언스 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기 때문이었다. 수상소감과 함께 트로피를 받고 내려오는 현준을 향해 커다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저번 시즌 현준이 보여줬던 엄청난 활약에 대한 찬사였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 곧이어 챔피언스리그 올해의 선수 수상이 이어졌다. "이번에도 당연히 준이겠군." 현준의 옆 자리에 앉던 호날두가 아쉬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자신도 프리메라리가에서 많은 골을 터뜨리며 피치치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저번 시즌 유럽 축구 역사에 업적을 세우며 단일시즌 최다 골 기록을 세운 현준의 활약에 묻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호날두의 푸념에 현준은 슬쩍 어깨를 으쓱였다. 그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지만 자신에게 친근하게 대하며 푸념을 늘어놓는 호날두의 모습에 괜스레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2011 - 12 UEFA 올해의 선수."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의 활약상이 브라운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들 올해의 선수 후보들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비 알론소, 반 페르시, 필립 람, 마리오 고메즈등의 쟁쟁한 선수들의 활약이 시상식에 참가한 선수들의 눈을 어지럽혔고 가장 마지막으로 현준의 활약이 편집된 영상이 흘러나왔다. "리버풀의 김현준!"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방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선수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현준이었다. 'UEFA 올해의 선수...' 상을 받으러 걸어 나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만큼 자신이 보여줬던 활약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유럽 리그에 도전한지 고작 3 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하지만 고작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것에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명성높은 영광의 상인 FIFA 발롱도르도 받고 싶은 현준이었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월드컵 우승도 경험하고 싶었다.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어...' 수상을 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자 더욱 더 많은 상을 수상하고 싶었다. 자신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허리를 꾸벅이며 현준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조금 더 순수한 마기의 컨트롤에 집중해 자신의 실력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2011 - 12 UEFA 시상식이 지나가자 다들 기다리던 2012 - 13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이 시작되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가지고 있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가 모습을 드러내자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감독과 선수들의 눈이 빛났다. 유럽 최고의 클럽만이 가질 수 있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 축구 선수라면 꿈에서라도 들고 싶어하는 우승컵이 바로 빅 이어였다. 그리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의 연설이 추첨식에 앞서서 시작되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결정된 32 개 팀 중 리버풀은 시드 팀인 A 포트에 속해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리버풀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FC 포르투 그리고 유벤투스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온 아스널 FC 가 차지했다. ============================ 작품 후기 ============================ 300화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빨리 올림픽 끝나고 챔피언스 리그가 시작되었으면... 입이 화근입니다. 난 정말 하늘따라지님이 받아들일지 몰랐음... 00302 리버풀, 진화하다. =========================================================================                            그러나 시드를 받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을 만한 전력을 갖춘 팀들이 이번 챔피언스리그엔 참가하고 있었다. C 포트를 받은 맨체스터 시티도 그리고 B 포트를 받은 AC 밀란이 그러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대대적인 투자로 선수들을 영입해 무시 못할 팀으로 성장한 파리 생제르맹 FC 도 B 포트를 받았고,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 앙에서 우승한 음비와가 주장으로 있는 몽펠리에 HSC 도 C 포트를 받은 것이었다. '치열해지겠군...' 잠시 후 추첨식이 시작되자 장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빛났다. 이번 추첨의 결과로 챔피언스 조별예선이 결정되는 것이었다. 다들 어떻게 해서라도 죽음의 조에 속하는 것은 피하고 싶을 터였다. 그리고 그 중 각 팀의 감독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조는 바로 리버풀과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가 속한 조였다. 저번 시즌 우승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리오넬 메시가 있는 FC 바르셀로나와 저번 시즌 압도적인 활약을 보이며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현준이 이끄는 리버풀은 조별예선에서부터 만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리버풀." 이번 2012 - 13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열렸다. 그리고 영국 축구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바비 찰튼의 손에 리버풀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종이가 들려나왔고, 곧 브라운관에 리버풀의 앰블럼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장내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시선이 몇 조인지를 뽑는 바비 찰튼의 손에 집중되었다. "B조." 바비 찰튼의 말이 끝나자마자 브라운관에 리버풀의 이름이 B 조에 이동되었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각 팀의 전력분석관 혹은 감독들이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리는 리버풀이었다. 게다가 김현준을 비롯해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괴체등이 합류함으로써 저번 시즌부터 그 전력이 급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 결과로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파죽의 2연승을 자랑하고 있었고, 강력한 우승후보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안 필드에서 4 - 2 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었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별명을 지닌 경기장인 안 필드에서 조별리그에서부터 만나고 싶은 팀은 아무도 없었다. "FC 바르셀로나." "E조." 점점 시간이 흘러가면서 A 포트에 속한 팀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A 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B 조는 리버풀, C 조는 레알 마드리드 D 조는 FC 포르투, E 조는 FC 바르셀로나, F 조는 바이에른 뮌헨 G 조는 아스날 H 조는 유벤투스였다. 이런 추첨의 결과를 보며 A 포트에 속하지 못한 팀의 감독들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최소한 B, C, E 조 만큼은 피하고 싶은 감독들이었다. 그나마 A 포트에서 전력이 떨어지는 팀은 FC 포르투가 있는 D 조 혹은 아스널이 속해 있는 G 조였다. 그리고 곧 이어서 B 포트의 추첨식이 거행되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군." "음. 이왕이면 쉽게쉽게 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차피 A 포트의 팀들끼리는 챔피언스리그 본선인 16강이 아니면 만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그 16강은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올라가는 16 개의 팀이 확정되는 2012년 12월 14일에 추첨이 벌어질 예정이었다. B 포트에 속한 팀중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은 바로 AC 밀란이었다. 최소한 AC 밀란이 소속된 팀은 그야말로 죽음의 조가 될 게 분명했다. AC 밀란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 직행한 벤피카도 요주의 대상이었다. '저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무너뜨리고 본선에 진출했으니 말이야...' 게다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있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같은 분데스리가 소속인 바이에른 뮌헨 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2년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이라는 마이스터 샬레를 차지한 팀이 바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였다. "AC 밀란." 웅성웅성 바비 찰튼의 손에 들린 종이가 모든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고 곧 장내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B 포트의 추첨이 시작되자마자 A 포트 입장에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팀인 AC 밀란의 이름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왕이면 B 조가 걸렸으면 하는데 말이야." 뒤에서 중얼거리는 네스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AC 밀란과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악연이나 다름없는 팀이었다. 게다가 저번 시즌 1무 1패로 리버풀을 상대로 16강에서 탈락했던 만큼 리버풀을 상대로 리벤지 매치를 가지고 싶은 그였다. 그런 네스타의 바램 때문이었을까? 뒤이어 바비 찰튼의 손에 들린 종이에는 B 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이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을 터뜨린 것은 현준 뿐만이 아니었다. 호날두도 그리고 묵묵히 추첨을 살펴보고 있던 메시까지도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신기라도 있는 것인지 네스타의 말대로 추첨이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빌어먹을...진짜로 걸렸잖아." 그런 선수들에 반응이 똥 씹은 표정을 나타내는 네스타였다. 그의 입장으로서는 그냥 해본 말이었지 진정으로 리버풀과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의 경제 위기로 인해 주축 선수들을 이적시키며 크게 전력이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AC 밀란이기 때문이었다. AC 밀란의 관계자들의 표정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인 리버풀을 조별예선에서부터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수첩에 무언가를 적고 있던 케니 달글리쉬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이번 시즌 전력이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AC 밀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7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명가. 쉽사리 생각해서는 안 될 팀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추첨이 시작되자 각 팀 관계자들의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꽤나 기삿거리가 되겠는데?" B 포트에 속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A 조에 속하자 중얼거리는 현준이었다. A 조의 시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에이스인 카가와 신지에게 구애를 보냈다가 실패했었다.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니 오늘 추첨식에 참가한 기자들이 빠른 속도로 손을 움직이는 것을 보니 재미있는 기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중에는 분명 박지성과 카가와 신지라는 한일전에 대한 이야기로 써내려 가고 있을게 분명했다. B 포트에서 피하고 싶은 상대중 하나인 파리 생제르맹 FC 는 FC 바르셀로나가 속한 E 조에 속했다. 자신들의 팀이 조별예선에서 FC 바르셀로나를 만나야 한다는 말에 인상이 구겨진 파리 생제르맹 FC 관계자들이었다.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하는 만큼 큰 돈을 들여 선수들의 전력을 급상승시켰다고는 하지만 FC 바르셀로나는 명실공히 세계 최강의 팀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제니트는 레알 마드리드가 속한 C 조에 그리고 발렌시아는 뮌헨이 있는 F 조 벤피카는 아스널의 G 조 그리고 아약스는 유벤투스가 속한 H 조를 뽑으며 B 포트의 추첨도 마무리되었다. "B 조와 E 조가 죽음의 조로군." 한 기자의 말에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버풀과 AC 밀란. 둘 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을 정도로 전통있는 명가였다. 비록 AC 밀란이 이탈리아 경제 위기로 인해 전력이 급하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했지만 그 전통의 명가가 쉽사리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바르셀로나와 PSG 또한 마찬가지였다. 바르셀로나에 대한 찬사는 말해봤자 입이 아플 정도였고, PSG 또한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쉽사리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급상승한 팀이었다. 특히나 PSG 는 큰 돈을 들여 AC 밀란의 공수의 핵심인 이브라히모비치와 티아구 실바를 영입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던 C 포트의 추첨이 거행되었다. C 포트에서도 전력이 빵빵한 팀이 여럿 존재했다. 그중 대표적인 팀이 바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였다. 비록 저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에서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언제든지 충분히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전력을 가진 팀이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갈라타라사이." "F 조." 점점 추첨이 진행될수록 추첨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손에 땀이 흥건하게 맺히기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C 포트에 속했던 셀틱이 죽음의 조중 하나인 E 조를 뽑으며 인상을 구겼다. 셀틱 FC 의 감독인 닐 레논이 추첨의 결과를 보자마자 그대로 크게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힐 정도였다. 몇 년만에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지만 조별예선부터 FC 바르셀로나와 PSG를 상대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뒤이어 설기현이 뛰었던 팀으로 한국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벨기에의 안더레흐트도 인상을 구겼다. 레알 마드리드와 제니트가 속한 C 조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안더레흐트의 전력로는 상대하기가 힘든 강팀이었고 제니트 때문에 러시아까지 먼 원정을 다녀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나하나씩 팀의 추첨이 완료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안나오는데?" 6 번째로 터키의 갈라타라사이가 F 조에 속하면서 바이에른 뮌헨과 발렌시아와 한조가 되자 추첨을 지켜보던 기자가 초조한 듯 입을 열었다. C 포트에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팀이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리고 그런 기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비 찰튼이 짤막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오...맨체스터 시티." 웅성웅성 드디어 맨체스터 시티가 뽑혔기 때문이었다. 바비 찰튼의 손에 들린 맨체스터 시티의 이름을 보던 각 팀의 감독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비록 C 포트에 속했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전력은 어떤 팀이든지 무시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C 포트에 남은 조는 리버풀과 AC 밀란과 속한 B 조와 FC 포르투와 우디네세에 속한 D 조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입장으로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D 조에 걸려야겠군." FC 포르투와 우디네세라면 맨체스터 시티의 전력으로도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들이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쉽게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D 조에 걸려야만 했다. 주장으로 오늘 추첨식에 참가한 뱅상 콤파니 또한 그런 생각이었을까? 입으로 연신 D를 내뱉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B 조에 걸리면 재미있겠군." "그건 정말 사양하고 싶은데요. 네스타." "장난이라고 장난. 설마 정말로 B 조에 걸리겠어?" 네스타의 말에 뒤를 돌아보며 인상을 구겼다. AC 밀란과 한조가 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죽음의 조가 되어버린 B 조였다. 거기에 맨체스터 시티가 걸린다면 그야말로 챔피언스리그 예선은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야만 할 터였다. 하지만 FC 포르투와 우디네세의 입장에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B 조에 걸리기만을 바랄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남은 C 포트팀은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 도네츠크. 그들 입장으로써는 충분히 해볼 만한 팀이기 때문이었다. 달칵달칵... "오우!" 천천히 추첨공을 열고 안에 적힌 글자를 확인한 보비 찰튼이 짤막한 감탄성을 표시했다. 그 순간 장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시선이 찰튼에게로 집중되었다. 과연 그가 무엇을 뽑았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손에 들린 글자를 확인한 현준과 네스타는 자신들의 얼굴을 감싸쥐었다. "B조." 이제까지의 술렁거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 큰 웅성거림이 장내에 가득했다. 특히나 B 조에 속한 리버풀과 AC 밀란, 맨체스터 시티의 세 감독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만나도 너무 빨리 만났다. 어느 조에 들어가도 충분히 조별예선 정도는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지닌 팀이 바로 세 팀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조별리그에서부터 만나며 그야말로 죽음의 조가 완성되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D 포트의 추첨은 이제까지의 긴장에 비한다면 조금 시시했다. A, B, C 포트의 팀들에 비해 그 이름값이나 전력이 조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D 포트에서도 추첨을 받고 울상을 짓는 감독이 존재했다. 바로 FC 바젤이었다. 저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팀 답게 이번 시즌에도 스위스 리그 1위로 챔피언스리그 2차예선부터 차례대로 플레이오프까지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낸 바젤이었다. 하지만 그런 바젤에게 행운의 여신이 떠난 것일까? D 포트의 추첨이 시작되자마자 B 조를 뽑아버리며 죽음의 조의 마지막행 열차를 타버린 것이었다. 김현준, 전설을 쏘다. UEFA 올해의 공격수 및 올해의 선수상까지 2관왕 싹쓸이. [EPNM = 김민철 기자] 역시 김현준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결과였다. 8월 30일 모나코에서 열린 2012 - 13 챔피언스리그 추첨식 및 시상식에서 리버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김현준은 UEFA 가 선정한 올해의 공격수 및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2관을 차지했다. 2011 - 12 챔피언스리그에서 김현준은 24 골을 터뜨리며 챔피언스리그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고,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지 3년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아시아 출신으로 UEFA 올해의 공격수 및 선수상을 차지하며 2 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김현준이 최초다. 한편 올해의 미드필더부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사비 알론소가 그리고 수비수부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페페, 올해의 골키퍼 부분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이게르 카시야스가 수상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2골, 챔피언스리그에서만 24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우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끌며 유럽에 한국축구의 무서움을 알린 김현준은 "팀 동료들과 나에게 투표해준 사람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뒤이은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에서 리버풀은 AC 밀란,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FC 바젤과 한 조가 되어 죽음의 조를 만들었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에도 죽음에 조에 속하며 울상을 지었다. ============================ 작품 후기 ============================ 그러고보니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 통합되었죠... 덕분에 전편 수정했습니다. 지적해주신 오멘님 감사요. 하미나님의 지적도 수정했습니다. 00303 리버풀, 진화하다. =========================================================================                            지구 반대편에 있는 모나코에서 벌어졌지만 대다수의 한국 국민들이 지켜본 챔피언스 리그 추첨식이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그리고 아시아 축구 선수로는 최초로 UEFA에서 선정한 2011 - 12 최고의 공격수 혹은 2011 - 12 최고의 선수상을 현준이 수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챔피언스 리그 추첨식이 정규 방송에 편입되어 방송되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리고 김현준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UEFA에서 선정한 최고의 공격수와 최고의 선수상을 동시에 받으며 2관왕을 차지하자 만세를 부른 한국 국민들이었다. 언제까지나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UEFA 가 선정 최고의 선수상을 자국의 선수가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이 덕분에 신이 난 것은 현준의 팬사이트였다. 언제나 끊임없이 벌어지는 축구 논쟁 중 하나가 바로 현준과 메시 그리고 호날두중 누가 세계 최고의 선수냐라는 주제에 당당히 2011 - 12 UEFA 최고의 선수상을 받은 김현준이라고 대답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현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곧바로 다른 쪽으로 향했다. 바로 곧 있을 2012 - 13 UEFA 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관심이었다. 가뜩이나 이번 시즌에는 재미있는 경기들이 많이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팬들의 시선을 모으는 경기는 바로 이번 시즌 명실공히 죽음의 조라 평가받는 B 조의 경기였다. UEFA 챔피언스리그 죽음의 조. B 조를 분석하다. [조○일보 = 이선미 기자] 2012 - 13 시즌 챔피언스 리그 본선무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올림피아코스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그 장대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세계인의 축제나 다름없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활약할 한국선수는 총 4 명.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을 비롯해 아스널의 박주영과 FC 바젤의 박주호 선수다. 그 중 가장 팬들의 관심을 받는 조는 바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명실상부한 죽음의 조로 평가받는 B 조다. 챔피언스 리그 DNA를 가지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어울릴 정도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리버풀과 전통의 강호 AC 밀란은 그 어느 조에서도 충분히 16강 진출을 자신할 수 있을 정도의 강팀이다. 여기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전력을 지닌 맨체스터 시티가 합류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저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던 스위스의 FC 바젤도 합류했다. 이 덕분에 팬들이 예상하는 16강 진출팀도 오리무중으로 빠졌다. 워낙 16강에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정도로 쟁쟁한 팀들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팬들에게는 즐거움이 하지만 감독에게는 피가 마르는 조별 리그 경기가 예상된다. 이번 챔피언스 리그는 악연이라면 악연들끼리 묶였다. 저번 시즌 바르셀로나와 함께 조별예선을 통과한데다가 16강에서 리버풀을 만나 일찌감치 탈락했던 AC 밀란은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과 치열한 다툼을 벌여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도 마찬가지다. 저번 시즌 죽음의 조에서 탈락했던 과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채 챔피언스 리그 강팀인 AC 밀란과 리버풀을 만났다. 더군다나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챔피언스 리그 출전이 2회 째. 이래저래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야만 한다. FC 바젤은 울상이다. 기껏 치열한 조별 예선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진출했지만 하나하나 만만한 상대가 없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고 맨체스터 시티 역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릴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AC 밀란 또한 주축선수들의 이적과 은퇴로 전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바젤이 상대하기엔 그 이름값이 너무 높다. ⌞ 리버풀과 AC 밀란이 통과하겠네. ⌞ 맨체스터 시티 무시함? 돈수르님의 가호를 받는 맨시티가 통과할 듯. 밀란은 하락세임 ⌞ 솔까말 현실적으로 리버풀은 통과한다 치고 돈시티나 밀란 둘 중 하나 올라가겠네 ⌞ 바젤은 무슨 죄임? ⌞ 그러게 바젤 지못미. 그래도 저번 시즌엔 어떻게 16강까지 갔는데 박주호 울겠네. 리버풀, AC 밀란, 맨체스터 시티. 축구 팬이 아닌 사람이라도 이 세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한국내에서는 거의 없었다. 특히나 리버풀은 나이 드신 노년층도 잘 알 정도로 유명했다. 워낙 큰 활약을 했었던 저번 시즌의 돌풍과 함께 현준이 올림픽에서 크게 활약을 해줬기 때문이었다. 우스갯소리로 B 조에서 통과하는 팀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질수도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대 최고의 죽음의 조가 아닐까 하는 평가가 나온 B 조였다. 그리고 거기에 속한 FC 바젤에 패한 팬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스위스 리그 우승팀인 FC 바젤의 전력도 그다지 떨어지는 편은 아니었지만 워낙 상대가 쟁쟁한 팀들이었기에 바젤이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많은 한국 축구 관계자들은 리버풀과 FC 바젤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한국 축구 선수인 김현준과 박주호가 각 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대진표가 발표되자 선수와 팬들의 대화창구중 하나인 트위터도 활발했다. 많은 팬들과 소통을 나누고 있는 기성용이 바젤을 애도한다는 말에 바젤에서 뛰는 박주호가 트위터로 FC 바젤 홈에서 3승 원정에서 3무로 승점 12점을 얻고 16강에 진출해야지 써놨다가 그 것을 본 현준이 리버풀이 6승이니 너네는 2승 2무 2패로 올라가라라는 대답으로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와아아아아!!! "......" 안 필드에 울려 퍼지는 팬들의 함성소리를 들으며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몇 시간 뒤면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경기가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FA 의 농간인가? 리그 초반에 왜 이리 빡빡한 경기가 연달아 있어?" "훗..." 경기장으로 입장하면서 캐러거가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오늘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홈 경기에서 리버풀은 아스널을 상대로 경기를 펼쳐야 했다. 홈 경기라는 이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내로라 하는 강팀이었다. 쉬운 경기가 펼쳐지지는 않을 터였다.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1, 2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스널 또한 선더랜드와 스토크 시티를 잡고 초반부터 우승 레이스를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캐러거의 불평을 들으며 제라드가 한숨을 내쉬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을 바라보는 제라드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그의 모습에 꽤나 피곤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후우...피곤하네.' 악마의 신체를 가진 덕분에 신체적으로 피로를 느끼지는 않겠지만 정신적으로 피곤한 상태인 현준이었다. 요 이틀간 제대로 눈을 붙인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UEFA 올해의 공격수 그리고 선수상을 수상하며 여러 파티에 참석하고 축하 초대를 받았던 그다. 전화도 불이 날 정도였다. 어떻게 번호를 알았는지 축하 전화가 쉬지 않고 몰려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탓에 본의 아니게 어제 있을 구단 훈련도 빠진 데다가 어제도 구단주의 초청으로 달글리쉬 감독과 함께 밤늦게까지 파티장에 있다와야만 했었다. '차라리 힘들더라도 집에서 훈련과 리리스와의 연습을 반복하는 게 낫겠어...' 구단주의 초청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갔다 온 파티장은 현준의 입장에서의 거의 최악이나 다름없는 파티였다. 파티에 초대된 인물들이 다 들 축구 구단을 가지고 있는 구단주 혹은 재벌들이었기에 현준이 껴서 대화를 할 만한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달글리쉬 감독도 마찬가지인 듯 싶었다. 현준과 함께 그 역시도 많은 초대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상대가 상대인 만큼 아스널의 전력분석도 함께 해야만 했다. 워낙 강팀인 만큼 홈 경기라도 쉽사리 상대했다가는 패배를 경험해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아스널은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안 필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리버풀에게 3 - 2 쓰라린 패배를 안겼던 팀이기도 했다. "오늘 경기는 베스트로 간다. 현준과 수아레즈 투톱으로 그리고 제라드와 모드리치, 괴체가 그 뒤를 받친다." "네!"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약팀을 상대로 꾸준히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우승경쟁자를 상대로 이기는 것이 중요했다. 특히나 홈에서 벌어지는 경기는 절대 놓쳐서는 안됐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달글리쉬도 그리고 리버풀의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이 목표로 삼고 있는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오늘 경기 아스널을 기필코 잡아야만 했다. 달글리쉬 감독이 각 선수들을 잡고 세부전술을 지시할 무렵 어느새 루카 모드리치 현준의 옆에 걸터 앉았다. 오늘 경기에서 아스널의 골문을 열기 위해서는 둘의 호흡이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에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준. UEFA 최고의 선수다운 활약을 보여 달라고." "물론. 일찌감치 점수 차이를 벌려서 후반전에 쉬고 싶은 생각이야. 요즘들어 이상한 곳에 너무 끌려 다녔더니 피곤해 죽겠어. 컨디션도 엉망이야." "하하하!" 현준이 라커룸에 기대면서 피곤한 듯 눈을 붙이며 말하자 모드리치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프리미어리그 Big 4 중 하나이자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를 차지한 강팀인 아스널을 상대로 일찌감치 점수를 벌려 쉬고 싶다는 오만한 말을 내뱉는 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루카 모드리치의 눈동자엔 현준에 대한 부러움이 가득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UE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이 녀석이라면...'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및 여타 대단한 클럽들의 오퍼를 받았던 그였다. 토트넘의 에이스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었다. 리버풀도 그 중 하나였고 말이다.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가 리버풀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축구 업적을 위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서였다. 저번 시즌 아쉽게 트리플 크라운을 놓친 리버풀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의 생각대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2 연승을 질주하고 있었다. 고작 2 경기 뿐이라고는 하지만 그 두 경기에서 리버풀의 플레이에 굉장히 만족스러운 루카 모드리치였다. 특히나 현준과 함께 뛴 경기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와 뛰면서 자신이 실력이 점점 발전하는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준을 쉬게 해주기 위해서 일찌감치 패스를 넣어줘야 겠군. 대신 쉬는 것은 준 너의 몫이야. 패스를 넣어줘도 골로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못 쉴 테니까 말이야." "물론." 모드리치가 말과 함께 현준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런 모드리치의 모습에 현준의 옆에 앉아서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라드가 입을 열었다. "엄밀히 말하면 감독님의 몫이지. 교체를 해줘야 쉴 테니까 말이야. 게다가 준. 자네는 프로야. 리버풀의 주장이지." "프로답게 열심히 뛰겠습니다. 팬들의 기쁨과 승리를 위해서." 제라드의 말에 현준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정신적으로 피로하다고는 하지만 자신은 프로. 그것도 리버풀의 팀을 이끌고 있는 주장이었다. 게다가 정신적으로는 피곤하다 할지라도 악마의 신체로 인해 육체적으로 경기를 풀타임 소화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번 시즌 아스널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하겠다고 선언한 반 페르시를 가까스로 팀에 잡아두는 것과 동시에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 4위를 차지한 루카스 포돌스키와 그리고 리게 앙 득점왕을 차지한 몽펠리에 HSC 의 올리비에 지루를 영입했다. 독일 그리고 프랑스 대표인 이 두 공격수를 영입하면서 무관을 사슬을 끊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이러한 선수의 영입으로 포돌스키 - 지루 - 반 페르시의 스리톱이라는 전술을 내세운 아스널이었다. 4 - 4 - 2 로 활용할 만한 마땅한 중앙 미드필더의 영입해 실패한 까닭이었다. 애시당초 음빌라와 강하게 연루되며 이적설이 나왔지만 결국 음빌라의 이적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반 페르시의 의존도를 낮추면서 득점을 강화하겠다는 뱅거의 전술은 일단은 성공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 1, 2 라운드 선더랜드와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삼각편대가 2 골과 3 골을 터뜨리며 화끈한 승리를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삼각편대가 성공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선더랜드와 스토크 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중위권에 속하는 팀 최소 리버풀을 비롯해 같이 우승을 다투는 팀끼리의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둬야만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었다. 와아아아!!! 이번 시즌 무관 사실을 끊기 위한 아스널 선수들의 의지 때문일까?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포돌스키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어이없이 실점을 허용하며 1 - 0 으로 끌려간 리버풀이었다. 거기에 전반 21분 엔리케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 쪽에서 반 페르시에게 반칙을 하면서 패널티 킥을 내줬고 그것을 반 페르시가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는 2 - 0. 아스널이 잡는 듯 싶었다. [역시 축구라는 것은 예상할 수가 없어요. 리버풀이 홈인 안 필드에서 이렇게 전반 초반부터 2 골을 실점하면서 경기는 0 - 2. 아스널의 리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번 시즌 리버풀이 가장 고전했던 상대중 하나가 바로 아스널이었죠. 챔피언스 리그 4 강전 안 필드에서 패배를 주었던 상대가 바로 아스널이었고요.] [제라드. 루카 모드리치에게로 공을 내줍니다. 오늘 제라드 선수와 루카 모드리치 선수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활발하게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공을 잡은 루카 모드리치는 빠르게 주위를 훑어보았다. 순간적으로 방심한 상황에서 아스널에게 2 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아직 경기를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일렀다. 굳이 실점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리버풀의 진영으로 햇빛이 강하게 뇌리쬐면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햇빛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어이없이 레이나가 포돌스키의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었다. 그런 모드리치의 시선에 순식간에 아스널의 수비수인 코시엘니를 달고 움직이는 현준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드리치의 발이 움직였다. 수십미터의 거리를 눈 깜짝할 사이에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마법같은 스루패스가 모드리치의 발 끝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김현준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패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드리치의 예상대로 현준은 어렵지 않게 코시엘니와의 볼 다툼에서 공을 빼내고는 그대로 아스널의 진영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모드리치! 김현준!!!] 와아아아!!! 현준의 돌파에 안 필드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주장이자 리버풀의 자랑인 선수가 바로 그였다. 스코어는 2 - 0 이지만 리버풀이 이대로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팬들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팬들의 기대감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김현준 슛!!!] 골문을 향해 빨려 들어가는 그림같은 골. 슈치에스니가 몸을 날려봤지만 현준의 슈팅은 그보다도 먼저 골문을 가르고 있었다. 2 - 1. 추격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타기 시작하는 리버풀의 기세를 막기 위해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는 뱅거 감독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막기 위해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라인을 타이트하게 배치하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뱅거 감독의 시도는 너무나도 빨리 무너졌다. 저번 시즌 공격의 기점이 제라드 하나였다면 이번 시즌 리버풀은 루카 모드리치 제라드 그리고 마리오 괴체가 현준과 수아레즈의 뒤를 받치고 있었다. 다들 각 팀에서 플레이 메이커를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인 만큼 촘촘한 아스널의 수비수들 사이로 지능적인 패스를 찔러넣었고, 그리고 패스를 받은 현준은 어김없이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진화했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저번 시즌의 약점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리버풀의 플레이에 결국 2 - 0 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으면서도 아스널은 현준의 해트트릭과 수아레즈의 1골로 최종 스코어 4 - 2 로 무너져 버리고야 말았다. ============================ 작품 후기 ============================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에서는 같은 리그팀을 만나지 않는게 확실한 거군요. 정확히 몰라서 고민좀 하다가 넣었는데...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셨더군요. 현실에 맞게 바꿀려고도 했는데 그렇게 되면 뒷 내용까지 전면적인 수정을 거쳐야 해서... 그냥 픽션답게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실에 맞춘다면...리버풀, 몽펠리에, 유벤투스가 속한 조가 죽음의 조가 되려나요. 10연참...네. 폭풍속의 고요죠.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그러면 즐감하시길. 요즘 날씨가 참 구리구리하네요. 그리고 전 딸꾹질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00304 현준, 꼬이는 인연 =========================================================================                            와아아아아!! 준!! 준!!! [경기 끝났습니다! 리버풀! 김현준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안 필드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4 - 2. 역전승을 거둡니다.] [아스널 입장으로는 굉장히 아쉬운 경기가 되겠어요. 전반 2 - 0 으로 앞서 나갈 때 까지만 하더라도 원정인 안 필드에서 리버풀을 잡을 수 있을 것같았거든요? 하지만 아스널은 좀 더 이 선수를 철저하게 마크했어야 했어요!] 리버풀의 아스널의 경기가 끝나면서 양 팀의 경기를 정리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역전승의 기쁨일까? 경기가 끝났음에도 선수들을 환호하는 팬들의 엄청난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사실 오늘 경기 전반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아스널은 리버풀을 상대로 2 골을 터뜨리며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었다. [루카 모드리치, 괴체 선수의 절묘한 스루패스에 이은 김현준 선수의 골. 역시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답게 원샷원킬. 김현준 선수 5번의 슈팅 중 3 개를 골로 연결시켰거든요? 유효슈팅으로 따진다면 5 번 슈팅을 날려서 전부 골문 안쪽으로 때렸어요. 역시 대단한 선수입니다.] [골에 대한 감각만큼은 천부적인 선수입니다. 김현준 선수. 이렇게 되면 프리미어리그 3 라운드동안 벌어진 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뜨렸어요. 저번 시즌에 세운 한 시즌 유럽리그 최다골 기록을 설립했을 때 김현준 선수 선더랜드와 아스널 그리고 볼튼을 상대로 두 번의 해트트릭과 2골을 성공시키며 8 골을 넣었거든요? 이번 시즌에도 페이스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어요. 세 경기 7골. 그것도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을 상대로 무려 5 골이나 성공시켰어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전반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아스널은 오늘 안 필드 원정에서 대어를 낚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모드리치의 절묘한 패스를 이어받은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에게 내리 2골을 내주고 후반전에서도 중앙싸움에서 밀리며 또 다시 2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아르센 뱅거 감독은 이젠 김현준 선수라면 지긋지긋 할 거예요. 저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김현준 선수에게만 2 골 4 어시스트를 허용하면서 무너지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4골을 내주며 4강에서 아쉽게 떨어졌거든요? 그런데 이번 시즌에도 2골을 먼저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김현준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면서 무너졌어요.] [그렇다고 아스널 선수들의 플레이가 못한 것도 아니예요.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을 촘촘하게 만들면서 리버풀의 선수들의 파고드는 공간을 열심히 막아주면서 경기를 이끌었거든요? 근데 결국 4 골이나 허용했어요. 이건 아스널 선수들이 잘 못한 게 아니라 김현준 선수의 플레이가 너무 절묘했어요.] 우스갯소리로 한국 선수들의 셔틀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국 선수들에게 약한 면모를 보이는 아스널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도 그리고 리버풀의 김현준도 아스널을 만났다 하면 어김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워낙 한국 선수들에게 당한 것이 많아서였을까? 이 때문에 뱅거감독의 미움을 받아 아스널의 박주영이 출장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정도였다. "흐음..."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정리가 끝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다시 한번 방송되기 시작하자 조광래 감독은 Tv를 끄고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책상 위에는 수 많은 서류들이 놓여 있었다. 각 구단에게 보낼 선수 차출 공문도 있었고,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스카우터들의 평가도 있었다. "일단 현준이 합류한다면 공격수에 대한 염려는 크게 덜겠군." 2012 년 9월 7일과 11일에는 오피셜 매치데이. 일명 A 매치 기간이었다. 그 덕분에 프리미어리그는 1일 3라운드 이후 15일까지 아무런 경기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각국의 국가대표인 만큼 원활하게 국가대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하려는 배려였다. 그리고 그 A 매치 기간동안 한국은 11일 화요일 우즈베키스탄으로 건너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현재 한국은 1승 1무로 이란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카타르 역시 승점 4점이었지만 카타르는 1승 1무 1패로 3 경기를 치렀기에 치른 상황이었다. "후우..." 아시아 최종 예선 상대들의 승점을 살펴보던 조광래는 답답한 듯 넥타이를 풀었다. 1승 1무로 이란과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크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과 2달 전만 하더라도 이 결과 때문에 조광래 감독은 언론에서 상당히 두들겨 맞고 있었다. 2 경기에서 승점 4점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2 경기에서 터뜨린 골은 고작 1골이었다. 카타르 원정경기에서 1 - 0 진땀승을 거둔 것까지는 좋았다. 어찌되었든 승점 3점을 획득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홈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 수 아래라고 생각되는 레바논을 상대로 0 - 0 졸전을 펼친 것이 화근이었다. 만약 올림픽의 선전으로 인해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그 쪽으로 쏠리지 않았더라면 조광해 감독은 상당한 곤욕을 치러야만 했을 터였다. 그 탓에 이번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는 베스트 전력으로 임해야만 했다. 2경기 동안 1무 1패로 승점 1점만을 획득하며 대한민국이 속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 조에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었지만 2011 AFC 아시안 컵에서 4 위를 차지하며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는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팀이었다. "현준의 차출은 확정이고 청용이는 좀 고민해봐야겠군. 아직 실전 감각도 다듬어야 할테니..." 조광래 감독은 가장 먼저 보드판에 17 번의 말을 올려 놓았다. 같은 국가 대표팀이라고는 하지만 김현준의 실력은 여타 한국 선수들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기껏해봤자 해외리그에서 간간히 골 혹은 어시스트 기록 혹은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상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홀로 리버풀이라는 명문에서 주장을 맡고 UEFA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그 격을 달리했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에서 현준 위주로 전술을 짜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주장완장도 현준에게 넘겨줄 생각이었다. 현재 한국국가대표팀의 주장은 공석이었다. 원래 대표팀 주장은 박주영이었다. 하지만 군복무 사건 이후 주장완장을 내놓은 그였다. 워낙 언론에서 민감하게 다루고 있는 만큼 그 책임을 물은 것이었다. 그 덕분에 최종 예선 경기에서는 박주영이 아닌 곽태휘가 주장완장을 차고 나섰다. 곽태휘도 주장감으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직 23살에 불과한 나이에 리버풀이라는 거대한 클럽에서 주장완장을 차고 있는 현준은 실력도 실력인 만큼 충분히 대표팀의 주장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는 게 조광래의 생각이었다. "후우..." 원 톱에 현준의 등번호인 17 번을 올려놓았다가 생각이 바뀌었는지 플레이메이커로 내려보는 조광래였다. 워낙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잘 해주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다시 조광래는 원 톱 자리로 현준을 올려 놓았다. 플레이 메이커자리는 다른 선수들이 해줄 수 있었지만 믿음직한 골게터는 현준뿐이기 때문이었다. 박주영과 투 톱을 이루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었다. "그나마 시간이 좀 있는 게 다행이군." 결국 대충 자신의 생각대로 선수들의 포메이션을 짜본 조광래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는 11일. 4일쯤 소집해 발을 맞춰보고 현지적응을 위해서 8 일쯤에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현지적응을 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면모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베스트 11을 선발하면 될 터였다. 그렇게 각국의 감독들이 A 매치 혹은 FIFA 월드컵 최종 예선을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을 무렵 유럽에서는 A 매치를 위한 선수들의 대이동이 시작되었고 현준 또한 에이전트인 리리스와 함께 비행기에 오르고 있었다. "후우...실컫 잘 수 있겠네." 영국에서 한국까지 직행으로 가는 비행시간은 거의 12, 13 시간 정도인 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터였다. 어제도 현준은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벌어진 짜릿한 역전승 때문에 신이 난 동료들과 함께 파티에 갔다가 새벽에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게다가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념한다는 이유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술을 얻어마셨더니 머리가 지끈지끈 거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리리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입을 열었다.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훈련에 매진하는 것도 모자란데 말이야..."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만 하는 자리라는 게 있잖아요? 마음 같아서는 저도 집에서 훈련이나 하면서 쉬는 게 좋은 데 절대 빠질 수 없는 자리였어요." 현준의 변명에 흥하는 소리와 함께 자리에 앉는 리리스였다. 그러면서 리리스는 가방에서 수 많은 서류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막 눈을 감고 잠들려면 현준이 궁금한 듯 입을 열었다. 현준에게 있어서 거의 100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에이전트가 바로 리리스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혼자서 현준에게 귀찮은 일이나 광고를 거절하는 것은 물론 계약상의 일까지 완벽하게 처리해내는 존재가 바로 그녀였다. "그건 뭐예요?" "너에게 들어오는 광고들. 이 중에서 1 개는 꼭 찍어야 하는 광고고. 방송 출연도 하나 해야돼." A 매치를 치르기 위해서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을 놓칠 광고주들이 아니었다. 현준의 인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특히나 한국을 비롯해 리버풀의 광팬인 동남아쪽에서는 현준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방송출연은 조금 귀찮은데...이번 귀국 때는 조금 쉬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니 말대로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것도 있지. 이것이 그것들이야."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했던 변명이 마음에 거슬렸던 모양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광고 1개와 방송출연 1개가 전부라는 점이었다. '광고야 몇 번 찍어본 경험이 있으니까 쉽겠고...' 이번 광고도 역시나 스포츠 광고였다. 저번에 찍었던 광고에 이어지는 내용인 만큼 촬영하는데 크게 준비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문제는 방송촬영이었다. '굳이 나가야 되나...' 프로 축구 선수로서 방송으로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는 경기로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꼭 해야 한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현준은 한숨을 내쉬며 몇 개의 서류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것은 전에 했던 거네...' 몇 개의 서류를 넘겨보던 현준의 눈에 익숙한 방송 제목이 들어왔다. 전에 윤상민과 함께 찍었던 방송촬영이었다. 미친 듯이 달리며 게임을 플레이 해야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꽤 재미있던 기억이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저번 자신이 출연해서 시청률이 상당히 올라다며 상민에게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았던 기억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특집으로 자신을 섭외한 모양이었다. 그것과 함께 여러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라디오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 중 현준의 마음에 드는 것은 2 개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가장 처음으로 윤상민과 출현했던 예능 프로그램과 ○○ 토크쇼였다. '그래도 토크쇼보다는 몸으로 뛰는 게 낫겠지.' ○○ 토크쇼가 몸은 더 편했지만 자신이 말주변이 그다지 없다고 생각했기에 토크쇼보다는 실외에서 촬영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더 끌렸다. 그렇게 서류를 넘기며 살펴보던 현준은 예전 윤상민과 함께 찍었던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하고는 입을 열었다. "방송 촬영은 이걸로 할게요. 그나마 종종 시청하는데다가 익숙하니까요. 게다가 지성이형도 전에 한번 나왔었고. 그러면 리리스님. 조금 자도 될까요?" 현준의 말에 고운 아미를 찡그리는 리리스였다. 자신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현준은 이미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에 왠지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리리스였다. 하지만 곧바로 새근새근 잠들어 버리는 현준의 모습에 서류를 정리하며 현준의 스케쥴을 짜야 되는 자신의 할 일도 잊은 채 현준의 자는 모습만을 물끄러미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국의 지상파 Tv 및 라디오를 방송하는 민간상업 방송인 SBS의 예능 편집팀은 상당히 바쁜 편이다. 특히나 주말만 되면 방송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방송을 편집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않고 철야를 하기 일쑤였다. 특히나 꾸준히 큰 인기를 끌며 일요일 예능 프로에 있어 자리를 잡은 런○맨 편집팀은 더더욱 그러했다. 꾸준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해야했고 그런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서는 맛깔나는 편집이 필수였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PD 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고 편집팀의 편집 장면 모습을 하나하나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후우..." 커피를 들이키며 대충 편집이 된 촬영분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찾던 조효진 PD 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급작스럽게 밀려오는 피로로 인해 잠이라도 깨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조효진 PD 가 촬영분을 살펴볼 무렵 그의 핸드폰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PD 님 전화왔는데요?" "그래?" 작가의 말에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올린 조효진은 곧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이 모르는 전화번호가 찍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전화를 받고는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맨 PD 이신 조효진 PD 핸드폰이 맞나요?] "아...네." 들려오는 목소리에 조효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굉장히 아리따운 미성이었다. 듣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로 말이었다. [저는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 리리스라고 합니다. 이번 런○맨 출현에 대해서 의논드리기 위해서 전화를 드렸는데요.] "아...네에?!" 자신의 주위에 이렇게 목소리가 이쁜 여자가 있던가 하고 생각하던 조효진 PD 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야만 했다. 리버풀의 김현준. 현재 방송계 최고의 블루칩을 꼽자면 누구든지 김현준을 꼽았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낸 것은 물론 대한민국 아니 아시아 선수 최초로 UEFA에서 선정한 최고의 공격수 그리고 최고의 선수상 까지 받은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3경기 7 골이라는 골 폭풍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 작품 후기 ============================ 오타와 어색한 부분 전부 수정했습니다. 그러면 전 이만 자야겠군요. 그냥 잠이 안와서 글이나 쓸까 하다보니 어느새 밖에 환하네요. 런닝맨 박지성편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글로 써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준상편도 굉장히 재미있더군요. 간만에 웃으면서 신나게 봤습니다. 이번 챕터는 조금 쉬어가는 챕터로 짰습니다. 너무 축구 얘기만 쓰다보니까 이야기가 단조로워 지는것 같기도 해서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P.S 악마의 계약 E 북이 4 권까지 나왔더군요. 티스토어에서 게임이나 다운받을까 하도 살펴보다가 알았네요. 대략 첼시시절 내용까지 입니다. 00305 현준, 꼬이는 인연 =========================================================================                            "네?! 네." "PD 님 이거 확인 안해요?" "대충 다 된 거 같으니까. 어색한 부분 잡고 테이프 넘겨." 급한 전화일까? 다급하게 대답하며 밖으로 나가는 조효진 PD 의 모습에 편집팀의 인원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급한 전화면 이번 주말에 당장 방송할 촬영분마저 확인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느냐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다급하게 조효진 PD 가 안으로 들어오며 작가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지금 당장 윤상민하고 다른 멤버들 스케쥴 확인해봐. 내일 당장 촬영준비해야돼. 급한 일이야. 나 국장님에게 결제 허가 받고 올 테니까 빨리 연락해봐." "내일 당장요?! 촬영일은..." 작가의 말을 듣기도 전에 이미 바람같이 사라지는 조효진 PD 의 모습에 편집팀 인원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곧 PD 의 말대로 윤상민의 스케쥴과 함께 다른 멤버들의 스케쥴을 확인하는 작가들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메인 MC 인 윤상민은 스케쥴이 비어 있었기 때문에 방송을 촬영하는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런○맨 출현진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체리 쥬빌레의 아영은 스케쥴로 인해 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같은 소속회사인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게스트로 체리 쥬빌레의 멤버인 줄리아를 보낼 수 있다는 대답을 들은 작가들이었다. "한 명이 비는 데 누구한테 연락해야하지?" "여자 아이돌이니까 똑같은 여자 아이돌로 섭외해봐봐. 일단 넌지시 말 해놓고 나중에 PD 님에게 확인받고 섭외하면 되니까."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는 꽤나 독보적인 인기를 달리고 있는 런○맨인 만큼 섭외를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워낙 신인 연예인 혹은 많은 연예인들이 게스트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작가들이 분주히 연락을 취하고 있을 무렵 그새 예능국장에게 결제를 받았는지 조효진 PD 가 안으로 들어오며 입을 열었다. "촬영 장소 섭외 안했지?" "네. 내일 당장이면 너무 급한거 아니예요? 마땅히 섭외할 수 있는 장소도 있을 것 같지 않은데..." "그러면 야외촬영이라도 하면 돼." "대체 누가 오는 데 그렇게 난리세요? PD 님?" "김현준." 조효진의 말에 질문을 했던 작가가 옆에 앉아 있는 작가를 바라보았다. 김현준. 익숙한 게 어디선가 들은 이름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막내 작가가 손뼉을 탁 치며 소리를 내질렀다. "리버풀의 김현준!"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011 - 12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UEFA에서 선정한 올해의 공격수 및 올해의 선수상을 선수한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동양인 주장을 역임하고 있는데다가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활약으로 유럽에서 아시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정말요?! 김현준이 섭외됐어요?!" "진짜요? 리버풀의 김현준 맞아요?" PD 의 말에 작가들이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그녀들도 다 김현준을 응원하는 팬들이기 때문이었다. 김현준이 런○맨에 촬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런○맨 초반 방송 촬영을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의 김현준이 출현했던 화의 시청률은 아직까지도 런○맨이 기록한 시청률중 상위권에 속하고 있었다. 하물며 그때의 김현준과 지금의 김현준은 그 위상이 달랐다. 그때는 단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었던 선수였다면 지금은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데 일등공신이자 유럽 아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였다. "그래! 그 리버풀의 김현준이야. 그러니까 빨리 준비해." 작가들의 반응에 뿌듯한 듯 어깨를 으쓱하는 조효진 PD 였다. 사실 그로써도 김현준이 섭외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워낙 그 인기가 대단한 만큼 방송에 나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후...얘들은 쉬는 날에도 부르고 그러냐. 효진아. 나도 좀 쉬자." 대한민국 최고의 MC 인 만큼 빡빡한 촬영이 잡혀 있는 윤상민은 런○맨 촬영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머리를 설레설레 저었다. 고된 촬영을 마치고 오늘 꿀맛 같은 휴식을 보내나 싶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방송 촬영이 잡혀버린 것이었다. "어? 형님 오셨어요?" 상민의 등장에 먼저 와 있던 런○맨의 막내 멤버인 세윤이 상민을 반기기 시작했다. 방송 촬영에서 상민과 세윤은 대다수 같은 팀을 짜며 재미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탓에 이름 없는 연예인이었다가 런○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꽤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세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이 인기를 얻은 게 상민때문이라는 것 잘 알고 있는 만큼 방송 촬영이 아니더라도 상민을 잘 따르고 있는 세윤이었다. "어. 너도 왔냐? 급하게 촬영 잡혔다던데 스케쥴 없었나 보네?" "네? 네. 저야 뭐 맨날 집에서 놀잖아요." "아...얘들은 벌써부터 촬영 들어가냐. 혁아. 아직 촬영 아니잖아." 런○맨에서 자신을 담당하는 VJ 가 자신을 찍기 시작하자 VJ 에게 장난을 치는 상민이었다. 그러나 이미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기에 상민은 한숨을 내쉬고는 세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오늘 누가 온대냐? 들은 거 있어?" "아뇨. 작가들도 입 꾹 다물고 있던데요. 절대 말해 줄 수 없데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촬영하는 거 보면 분명 대단한 사람일텐데..." 카메라가 돌아가는 모습에 어느새 멘트를 날리며 촬영분을 뽑아내기 위해 입을 여는 상민이었다. 그런 상민의 말에 세윤이 짐짓 고민하는 모습을 짓다가 입을 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인 이천상씨? 아니면 김선예 누나?" "설마...천상이형하고 선예는 오늘도 스케쥴 있을텐데 게다가 천상이형은 해외 촬영나갔다고 알고 있는데." "에이. 형. 알잖아요. 우리 런○맨 스텝들 믿으면 안된다니까요. 이러다가 갑자기 게스트로 나타나서 우리를 덮칠지도 모르는 일이예요." "......" 세윤의 말에 날카롭게 촬영진들을 째려보는 상민이었다. 워낙 당한 것이 많았기에 그도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한 대의 벤이 상민과 세윤에게로 다가왔다. "준호하고 미아하고 정원이도 왔네." "준호야!!!" 익숙한 멤버들의 등장에 손을 지르며 환호성을 지르는 상민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민과 가볍게 인사를 한 준호가 상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형. 무슨 촬영이야? 갑자기? 이 촬영 때문에 스케쥴도 급하게 끝내고 왔다고." "전 집에서 놀았는데..." "나도 몰라. 작가들에게 물어봐." 준호의 말에 작가들에게로 화살을 돌리는 상민은 멤버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자신을 비롯해 세윤, 준호, 미아, 정원의 5명의 멤버가 모였지만 아직 두 명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얘들은 바쁠텐데...' 바로 체리 쥬빌레의 아영과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이었다. 워낙 인기있는 아이돌인 만큼 이렇게 갑작스럽게 잡힌 촬영일정을 맞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상민의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런○맨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많이 받는 멤버가 바로 그 둘이었다. 거기에 예능 감각도 뛰어난 만큼 시청자들에게도 매번 호평을 받고 있었다. "그나저나 아영이와 수진이는 안 오는 거예요?" "수진이 언니는 덤이겠죠. 목적은 아영이죠?" "벌써부터 아영이 찾고 있냐?" 정원이의 말에 장난스럽게 입을 여는 미아와 상민이었다. 방송의 소소한 재미를 위해 정원이와 아영이 므흣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멤버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멤버들의 앞에 한 대의 벤이 다가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호들갑을 떠는 멤버들이었다. 매번 보는 익숙했던 차량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누구지? 아영이하고 수진이가 타고 오는 벤은 아닌데?" "게스트다!!" "게스트가 벌써부터 나타나는 거야?"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는 만큼 촬영을 위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벤의 안에서 한 여인이 내리자 모두의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다. "세진이다!" "러브미의 세진!!!" 세진. 한국과 일본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며 체리 쥬빌레와 함께 여자 아이돌의 2대 천황이라고 불리며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러브미의 리더인 세진의 등장에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특히나 남자 멤버들의 환호성을 더했다. "안녕하세요." "러브미! 러브미! 러브미!" 어느새 아영과 수진의 빈자리는 온데 간데 없었다. 그 만큼 세진의 등장을 환영하는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세진에게로 다가와 그녀를 안내하는 상민이었다. "MC 의 횡포다!" "형! 세진이가 싫어해요!" "무슨 소리! 나하고 세진이하고 얼마나 친한데? 우리 카톡도 하는 사이야. 해외여행도 같이 한 사이라고! 그렇지 세진아?" "네?! 네. 저희 영국여행도 갔다 왔어요." 말과 함께 상민의 손을 반갑다는 듯 살짝 잡는 세진이었다. 그녀 역시 연예계에서 꽤나 오랫동안 있었고 그만큼 예능프로그램도 많이 출현한 경험이 있었다. 재미있는 촬영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세진이었다. 그리고 그런 세진의 모습을 보고는 준호가 배가 아픈 듯 상민을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사모님한테 이를 거다!" 상민과 세진은 올림픽 때 한국 축구 촬영을 위해 영국 촬영을 같이 갔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같이 방송을 촬영했다는 사실을 이용해 상민이 세진과의 친분을 과시하자 분통을 터뜨리는 멤버들이었다. 그렇게 세진의 등장으로 인해 촬영 분위기가 과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또 한 명의 게스트가 등장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게스트에게로 다가가는 멤버들이었다. 게스트의 정체는 바로 아영과 함께 체리 쥬빌레의 투 탑을 자랑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줄리아였기 때문이었다. "여성아이돌 특집이다!" 러브미의 세진 그리고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의 등장에 환호성을 지르며 여성 아이돌 특집을 외치는 멤버들이었다. 그렇게 한창 재미있게 방송 촬영을 이어나가고 있을 무렵 현준과 리리스는 오늘 방송 촬영을 위해 런○맨 PD 조효진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가고 있었다. "......리리스님도 촬영해요?" "글세."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이제까지 자신이 방송 촬영 혹은 광고 촬영을 하는데 같이 따라간 적이 전혀 없었던 그녀였다. 에이전트인 만큼 자신이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꺼냈을 때도 게임을 해야 한다며 방안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무슨 일인지 촬영을 위해 같이 나온 리리스였다. '이렇게 돌아다녀도 되려나...' 괜스레 리리스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현준이었다. 아직까지 마계의 존재들이 리리스를 찾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을 터였다. 게다가 천계의 천사들도 있었다. 물론 마왕인 리리스가 자신의 정체를 쉽게 노출시킬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틀 촬영하는거죠?" "응. 이거 촬영하고 내일 광고 촬영마치고 선수단에 합류한 다음 8 일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해." "조금 빡빡하네요. 이번 A 매치 기간에 쉴 수 있으면 쉬려고 했는데..." 운전을 하면서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왕 한국에 온 김에 과거의 친구들과 술이라도 한잔 마실까 했던 그였다. 거기에 줄리아나 아영을 만나서 회포도 풀고 그녀들의 호감도 관리도 할 생각이었지만 일찌감치 계획이 틀어져 버린 것이었다. '촬영 끝나고 연락이라도 해야겠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피곤한 탓에 그대로 호텔에 쓰러져 기절하듯 잠이 들어버린 현준이었다. 비행기에서 잔 것이 오히려 현준에게 독이 되었다. 현준이 느끼기에 좌석이 불편한 탓에 제대로 잠이 들지 못하고 계속해서 잠에서 깨어나야 했었기 때문이었다. 런○맨 멤버들과 게스트들은 게임을 하러 장소를 옮긴 뒤였지만 조효진 PD를 비롯해 카메라맨 그리고 몇몇 작가들은 아직까지도 처음에 있었던 장소에 남아 있었다. 바로 또 한명의 게스트인 현준 때문이었다. 특히나 치열한 가위바위보의 확률을 뚫고 현준을 만날 수 있는 이 자리에 남은 이미 런○맨 막내 작가는 현준이 언제나 올까하고 고개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다른 촬영진들이 목 부러지겠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촬영진들을 향해 SUV 차량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저 차 아냐?" "에이 설마. 명색에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인데 저런 차를 타고 올까. 리버풀이라는 거대 구단에서 준 차가 한 둘이 아닐껄?"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SUV 차량이었다. 하지만 곧 주차장에 차를 대고 모습을 드러내는 두 남녀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 촬영진들이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인 현준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차를 몰고 왔다는 점도 신기했지만 현준의 옆에 있는 여성의 외모가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워낙 많은 연예인들을 촬영하며 아름다움에는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앞에 등장한 여인의 외모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런○맨 PD 인 조효진 조차도 입을 열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촬영진들을 향해 현준이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런○맨 촬영진들 이시죠? 오늘 같이 방송을 촬영하게 된 리버풀의 김현준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리리스라고 해요." 자신의 말을 끊고 입을 여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이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호텔로 돌아가 쉬지 않고 같이 방송에 나가겠다고 우기는 그녀였다. 오늘도 주로 하는 게임인 레이드가 있지 않느냐는 말도 꺼내봤지만 탈리사와 레리엘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는 대답을 들은 그였다. "네. 이렇게 다시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는 런○맨 PD 조효진이라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리리스의 외모에 말을 잃어버린 조효진이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는 현준을 반기는 그였다. 다시 섭외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게스트인 만큼 최대한 그의 촬영분량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지금으로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와...장난 아니다." "무슨 저런 미친외모가 다있대...?" "역시 세계적인 스타는 다른건가? 정말 부럽네." PD 인 조효진과 함께 움직이는 현준과 리리스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촬영진들이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만큼 현준의 위상도 위상이었지만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의 외모 또한 그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 작품 후기 ============================ 오타 수정했습니다. 현준이 국대에서는 9 번 이었죠. 지적 감사합니다. 아휴...어디에 적어놨어야 하는데 적어놓던 파일이 날아가 버려서 확인이 힘드네요. └☆惡鬼夜行☆┐님 평점이야 뭐...올리는 것이 워낙 힘든만큼 포기하시는 게 좋으실듯...ㅋㅋㅋ 심심할 때 예능을 보는데 정말 런닝맨 재미있네요. 그리고 드디어... 이제 다음주인가요? 다다음주인가요? 무한도전이 다시 방송되죠? 몇 주를 기다린건지...ㅠㅠ 쉬어가는 챕터로 짰는데...나름 글쓰는 게 재미있는데요? ㅋㅋ 00306 현준, 꼬이는 인연 =========================================================================                            "올림픽 금메달 정말 축하드립니다. 김현준 선수." "아...감사합니다. 저 말고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죠." "하하하! 그럴 땐 자랑을 하셔도 좋습니다. 런던 올림픽에서 무려 12 골이나 터뜨리신 올림픽 득점왕 아니십니까? 게다가 UEFA에서 선정한 올해 최고의 선수상도 타셨고요." PD 의 금칠에 현준은 어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당연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과도하게 자신을 띄어주는 느낌에 왠지 모르게 낯이 뜨거워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보니 다른 멤버들은 안보이네요?" PD 가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으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현준이 입을 열었다. 방송 촬영 전에 어떤 연예인들이 등장하는지 모니터했던 현준이기에 메인 MC 인 윤상민이나 자신이 아는 아영이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처음 방송 촬영에 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은 긴장되는 만큼 그래도 아는 사람들과 말이라도 섞으면 긴장감이 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네. 먼저 여기서 촬영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지요. 저희들은 김현준 선수를 기다리고 있었고요." "네? 약속시간에 늦지는 않았는데...?" PD 의 말에 현준은 재빠르게 자신의 시계를 확인해보았다. 일찍 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촬영시간에 늦지도 않은 시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머릿속에 벼락같이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아하...! 무언가 제가 할 일이 있군요." 어느새 다리를 꼬고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PD 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현준의 옆에서는 리리스가 작가가 타준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다. 방송 촬영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계속해서 현준을 촬영하는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말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해주셨으면 하는 역할이 있죠." 현준의 말에 PD 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꺄아아아!!!" 물 속에 뛰어드는 세진의 비명소리가 촬영장에 울려 퍼졌다. 촬영의 재미를 위해서 멤버들에게 등을 떠밀리며 반 강제적으로 입수해버린 탓이었다. 그리고 물 속에서 나오는 세진의 표정에는 심통이 가득했다. "제가 이렇게 까지 했는데 왜 진거예요?" 최선을 다해서 물에 빠지고 달리고 하면서까지 물놀이 레이스에 임했건만 어떻게 된 것인지 압도적으로 줄리아가 속한 팀에 져버린 그녀의 팀이었다. 더군다나 상대팀에는 줄리아 뿐만 아니라 미아까지 여자 2 명이나 속해 있는데 말이다. "허리가 아파서..." "본의 아니게 늙어서 말이야.. 저쪽팀에는 준호가 있다고." 게임에서 이겨야 최종 미션에서 유리하다는 말 때문이었을까? 물 속에서 나오자마자 앙칼지게 소리를 높이는 세진의 모습에 상민과 세윤이 동시에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자신들의 팀 남자들 모두가 힘을 합쳐도 이기지 못할 정도의 근육 괴수인 준호가 상대팀에 있었다. "아휴..." 세진이 안타까운 듯 두 남자를 구박하기 시작했지만 애시당초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준호가 어딘가 탈이라도 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괜스레 이렇게 팀을 나눠준 작가들에게 원망을 돌릴 뿐이었다. "하하하하!! 이걸로 2승 째. 형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남은 게임은 하나뿐인데?" "이거 오늘 우승 상품도 우리가 가져가겠는걸요?" 촬영 녹화가 끝났다는 말과 함께 카메라가 꺼지면서 휴식시간이 주어지자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상민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줄리아 팀의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준호를 바라보며 상민이 원망스러운 듯 말했다. "이 녀석이 예능을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만들 생각이야? 좀 져주고 그러면 어디 덧나냐? 니가 그러니까 MC를 못 맡는 거야. 예능신의 가호가 이렇게 없어서야 어떻게 하냐?" "괜찮아. 형. 난 MC 맡을 생각 없어. 단지 오늘 상품을 챙겨가고 싶을 뿐이지." 준호가 미소를 지으며 상민의 말을 맞받아쳤다. 다른 때의 상품도 상품이었지만 특히나 오늘의 상품은 상당했다. 올림픽의 여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오늘 우승 멤버에게 주어지는 상품은 바로 런던 올림픽 금메달과 똑같은 런○맨 메달이었다. 더군다나 순금으로 제작된 값 비싼 메달인 만큼 오늘 출연진 모두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품이었다. "줄리아씨. 정원아. 미아야. 니들 조심해. 니들 다 이 프로그램 알잖아? 지금 게임에서 이겨봐야 아무 소용없어. 나중에 쟤가 상품 가져가면 말짱 끝이야. 니들 같은 팀이라고 안심을 하면 안돼." "생각해보니 그렇네...?" "그러게요. 메달은 하나뿐이죠? 금으로 만든거라 정말 가지고 싶은데..." 어떻게든 오늘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는 준호를 견제하기 위해서 상대팀의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상민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민의 행동에 의도를 눈치챈 세윤과 세진도 마찬가지로 준호의 험담을 잇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간의 꿀 맛 같은 휴식시간을 보내던 와중 줄리아가 이상한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오빠. 왜 의자가 하나 더 있어요?" "응...?"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던 멤버들이 줄리아의 말에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줄리아의 말대로 어느새 1 개의 의자가 줄리아의 옆에 더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지? 그냥 가져다 놓은 거 아냐?" "아니야. 무언가 있어. 의자에 힌트가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 런○맨 촬영이 처음도 아닌 만큼 스텝들이 의자를 괜히 더 가져다 놓았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재빠르게 의자를 살펴보기 시작하는 상민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줄리아 팀의 멤버들이 슬그머니 모이기 시작했다. "저 의자가 정말로 최종 미션의 힌트일까요?" "최종 미션의 힌트라고 하기엔 너무 평범하지 않아? 저기에 무엇을 숨겨 놓았을 리도 없을테고 말이야." "우리 힌트가 뭐였지?" "그게 Uefa, London 요." 두 게임을 이기고 받은 힌트는 이 두가지. 최종 미션에서 살아나기 위해서 중요한 힌트라면서 작가들이 이야기 해준 단어들이었다. 하지만 힌트를 받았음에도 전혀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그들이었다. "London 은 런던인데 Uefa 는 뭐지?" "그거 있잖아요. 그거." "아! 그거. 유럽 축구." "유럽 축구가 Uefa 였나?"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던 그 단어가 유럽 축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줄리아 팀의 멤버들이었다. 하지만 대체 이 두 단어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유럽 축구 속에 런던이 있다?" "런던은 유럽에 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미궁에 빠지는 멤버들이었다. 최종 미션에서 살아나기 위한 중요한 힌트라고는 하지만 2개의 힌트를 얻었음에도 전혀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멤버들의 모습에 멤버들 모르게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는 작가들이었다. 이번 최종 미션은 바로 모든 멤버들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게스트의 손에서 황금 런○볼을 지키는 미션이었다. Uefa , London, 그리고 남은 하나는 바로 Premier 였다. 전부 현준을 뜻하는 단어들로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런던 올림픽 득점왕,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뜻하는 단어들이었다. "생각보다 쉬운 내용인데도 못 알아맞히네?" 카메라를 돌리며 멤버들을 촬영하던 카메라 감독이 중얼거렸다. 잠깐만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내용들이었는데 자신들의 출연진들은 전혀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설마 김현준 선수가 방송에 나왔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죠." "하기사..." 상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날리는 스포츠 선수였다. 불과 2, 3년전만 하더라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 웨인 루니, 리오넬 메시와 같은 선수들에게 열광했던 한국 사람들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선수보다도 더욱 더 큰 활약을 펼치며 인기를 떨치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만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가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면 어떤 반응이 나타났을까?" "글세요..." 카메라 감독의 말에 옆에서 앉아 있던 스텝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들이 런○맨에 출현한다?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지금 쟤들이 생각하는 반응이 정상일거야. 누가 김현준이 런○맨 촬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어? 프리미어리그 시즌중에 말이야." "그렇네요." 어찌되었던 촬영은 계속되었고 결국 마지막 미션에서는 세진의 대활약과 상민의 분투 그리고 세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결국 상민의 팀이 힌트를 가져가게 되었고 그렇게 마지막 최종 장소까지 이동하게 된 런○맨 멤버들이었다. "후우..." "이제 최종장소네요." "이제 여기서 결정되는 군. 저 황금 메달의 주인공이 말이야. 으하하핫!" 벌써부터 메달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가슴을 활짝 피는 준호였다. 비록 마지막 힌트는 뺏겨버렸지만 어차피 두 개의 힌트를 가진 자신들이 무슨 내용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이 와중에 상민의 팀이 힌트를 알아차렸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그였다. 그리고 준호의 예상대로 Premier 라는 단어 하나가지고서 머리를 싸매는 상민의 팀원들이었다. "이게 뭐지?" "프리미어? 프리미어가 대체 뭐지?" "그거 아니예요? 프리미엄?" 뒤에 리그라는 말이 붙어있어도 너무나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을테지만 프리미어라는 단어만으로는 대체 뜻인지 알지 못하는 그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흔들고 있는 상민에게 스텝이 미션 카드를 건네주었다. "어? 미션카드다." "어디어디? 읽어봐바." "런○맨 최종 미션. 여기까지 수 많은 힌트를 얻어서 이 장소까지 찾아온...힌트랑 장소랑은 전혀 상관없잖아?!" 미션 카드를 읽다가 괜히 버럭하는 상민이었다. Premier 라는 단어와 현재 최종 미션 장소의 촬영이 벌어지고 있는 이 곳 과는 전혀 연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민의 불평은 곧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다. 중간에 미션 카드를 읽다가 말았기 때문일까? 멤버들의 눈초리가 상민에게 쏠렸기 때문이었다. "수 많은 힌트를 얻어서 이 장소까지 찾아온 런○맨 멤버들을 환영합니다. 이 곳에는 런○맨들의 기운을 모두 모아서 만든 런○맨 메달이 숨겨져 있습니다. 어?! 진짜?!" "역시 개인전이네. 개인전." 상민의 말에 모든 멤버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순금 메달. 그 값어치도 어마어마한 만큼 놓치기 싫은 우승 상품이었다. 그리고 예능프로그램인 만큼 과도한 게임 열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상민이 입을 열었다. "얘들 금이면 전부 잡아먹을 기세네. 세진아 눈에 힘 빼. 우리 같은 편이야." "이 프로그램에 출현하는 순간 같은 편도 믿지 말라고 오빠가 아까 그랬잖아요." "......" 세진의 말에 할 말이 없어졌기 때문일까? 계속해서 상민은 계속해서 카드를 보고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런○맨 메달은 숨겨져 있는 그 메달을 지키고 있는 유령이 있습니다. 메달을 지키고 있는 유령?" "뭐지? 누가 또 있다는 건가?" "에이...설마." 또 다시 새로운 게스트가 출현하기에는 너무 늦은 타이밍이었다. 이미 대다수의 촬영은 끝났고 남은 것은 이 것 하나 최종 미션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멤버들의 예상에 속으로 웃음을 짓는 작가들이었다. 김현준이라는 거대한 스타를 출현시키고 고작 1화로 프로그램 촬영을 마칠 생각은 전혀 없는 런닝맨 작가들이었다. 1 부에서 마지막으로 현준이 등장하는 것과 함께 연이어 본격적으로 2 부를 촬영할 스텝들이었다. "런○맨 멤버들은 모두 힘을 곳곳에 숨어 있는 힌트를 찾아 메달을 찾아내거나 메달을 지키고 있는 유령의 이름표를 잡아 뜯는 것이 이번 최종 미션입니다. 단, 메달을 가질 수 있는 멤버는 가장 처음으로 메달을 손에 넣는 인물입니다. 읔..." 생각보다 까다로운 미션에 상민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단체전이면서도 개인전. 게다가 방해꾼도 하나 존재했다. "그럼 대체 이 힌트는 뭐죠?" 상민의 말을 듣던 세진이 힌트가 적힌 종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Premier. 최종 미션까지 주어졌는데도 이 힌트가 어떤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멤버들이었다. "그나저나 메달을 찾거나 그 메달을 지키고 있는 유령의 이름표를 잡아뜯으면 되는 거지? 그럼 쉽네. 이름표를 뜯으면 되겠네." 이미 게임이 끝났다는 듯 입을 여는 준호였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리고 실제로도 괴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손에 걸렸다 하면 누구든지 이름표가 뜯겨져 나가 게임에서 아웃 당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준호의 자신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새로운 게스트로 추정되는 메달을 지키고 있다는 의문의 멤버가 있다고는 하지만 준호의 괴력을 당해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 그들이었다. "자. 여기 무전기." 개인전이기도 했지만 서로 힘을 합치는 팀전인 만큼 스텝들이 챙겨준 무전기를 받아드는 멤버들은 각자 둘, 셋씩 찢어져 최종 장소를 돌아다니며 힌트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런○맨 멤버들을 두 남녀가 먼 곳에서 노려보고 있었다. "저 사람들의 이름표를 떼면 끝나는 게임인가? 생각보다 간단하겠는데..." "글세요. 쉽지 않을 거 같은데요? 저도 이름표를 뜯기면 끝이라서요. 이거 7 대 1인데 저는 이름표 7개 붙여줘야 하는 거 아니예요?" 웃으면서 투정을 부리는 현준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스텝이었다. 세계 최고의 운동 선수인 현준을 상대로 저들이 과연 힌트를 찾아서 미션을 완수할지부터가 일단 의문이었다. 일단 걸리는 순간 끝일 것 같았다. 걸리는 멤버가 그 누구라도 말이다. 아무리 런○맨 멤버들이 게임으로 단련되었다고는 하지만 상대가 상대 나름이었다. "그럼 움직여 볼까..." 고개를 살짝 풀던 현준이 서서히 이동을 개시했고, 그리고 조심스럽게 현준의 뒤를 따라 카메라를 든 VJ 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촬영 스텝들 중 가장 발이 빠른 스텝이었지만 100m 10초 안팎으로 달리는 현준인 만큼 벌써부터 따라가는 모습이 버거워보였다. ============================ 작품 후기 ============================ 일주일 정도 쉰다는게 한달 넘게 쉰듯 하네요. 아...아하하 죄송합니다. 너무 놀았어요. 00307 현준, 꼬이는 인연 =========================================================================                            "아...이제 촬영 시작되었는데 에이전트님은...?" 아직 이름을 부르기 어색했던 까닭인가? 아니면 그 외모에 쉽사리 말을 걸기가 어려워서였을까? 가만히 서서 멤버들이 소란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던 리리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거는 스텝이었다. "앉아서 쉴 만한 곳이 있을까요?" "네. 그럼 저쪽으로 가시죠. 촬영이 꽤 길어질 듯 하니 편안히 쉬실 곳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여자 작가와 리리스가 움직이는 뒷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는 스텝들의 모습에 조감독이 박수를 짝짝 치며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자자...그럼 우리도 움직이자고." 현준이 움직인 지금 이 순간부터 제대로 된 런○맨 촬영이었다. 단순히 유령이라고만 나올 뿐 멤버들에게 있어서 전혀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게스트가 바로 현준이었다. 이미 멤버들이 획득한 3 개의 힌트는 기억속에서 날아간 지 오래였는지 그 누구도 그 힌트를 보고서 현준을 떠올리지 않고 있었다. 제대로 촬영을 하기위해 상민이 막내 작가에게 건네준 런○맨 미션카드의 끝에는 오늘의 마지막 미션의 제목이 조그맣게 쓰여져 있었다. 유령의 공포라는 부제목이었다. "하아..." "촬영은 재미있는데 조금 피곤하죠?" "아...? 네. 오늘 게임을 너무 열정적으로 했더니만..." 정원의 말에 줄리아가 귀엽게 혀를 내밀었다. 오늘 급하게 결정된 런○맨 촬영 때문에 아영이 스케쥴 상 갈 수 없게 되었고 그 대타로 자신이 출현한 것이었다. '볼 때는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 하지만 보는 것과 직접 촬영하는 것은 체감이 너무나도 달랐다. 계속된 게임과 강행군에 꽤나 피곤이 몰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스케쥴이 없어서 런○맨 촬영에 응했지만 줄리아 역시 많은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촬영하게 된 거예요?" 줄리아의 말에 정원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렇게 갑자기 촬영하게 되는 일은 몇 번 없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섭외하기 힘든 게스트를 섭외했을 때 이렇게 갑작스럽게 촬영이 결정나곤 했지만 오늘은 딱히 섭외하기 힘든 게스트가 등장한 것도 아니었다. "글세. 보통 섭외하기 힘든 게스트를 섭외했을 때 촬영 일정을 맞추려고 그럴 때 일찍 촬영하기도 하는데..."" 줄리아의 말에 정원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정원의 말에 둘을 촬영하던 VJ 가 크게 움찔거렸지만 둘 다 아무런 이상함도 느끼지 못한 듯 계속해서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그러고보니 줄리아하고 세진씨면 충분히 섭외하기 힘든 게스트니까..." 정원이 눈을 번쩍였다. 둘 다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아이돌 멤버 그룹. 충분히 촬영을 강행할 만한 이유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런 정원의 말에 VJ 가 키득키득 거렸지만 그런 VJ 의 행동에 아무도 의심을 하지 못하는 두 남녀였다. "힌트를 찾아야 하는데 힌트가 어디있으려나..." 카메라가 계속해서 자신들을 찍고 있었기 때문일까? 다시 촬영모드에 들어가며 근처에 헤어져서 열심히 힌트를 찾기 시작하는 두 남녀였다. 특히나 줄리아는 여자라는 것을 보여주듯 세심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힌트를 찾고 있었다. 오늘 상품은 순금으로 만들어진 메달. 가질수만 있다면 꼭 가지고 싶은 상품이었다. "......?" 그리고 그 순간 뒤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느낌에 줄리아는 고개를 홱 돌렸다.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기묘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뒤에는 자신을 찍고 있는 VJ 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이상하네." 자신이 잘못 느낀 것인가? 줄리아는 다시 고개를 돌려 도서실 이곳 저곳을 뒤지며 힌트를 찾기 시작했다. "아...여기도 없고...여기도 없고...대체 어디다가 숨겨 놓은 거지...?" 여기저기를 살펴보며 큰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줄리아였다. 이상하게 아까의 느낌이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마치 무서움을 쫓아내기 위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듯 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한참동안 중얼거리며 여기저기를 찾던 줄리아는 결국 한숨과 함께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무리 찾아도 힌트의 힌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녀가 힌트를 찾기 시작한 시간은 4, 5분 남짓이었지만 마치 1시간이나 지난 느낌이었다. "하아...대체 다른 멤버들은 힌트를 어떻게 찾는 거예요? 알려주세요. 네?" 혹시나 힌트가 어디 숨겨져 있는지 알고 있을까 하는 마음에 VJ 에게 애교도 부려보는 그녀였지만 VJ 는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만 충실할 뿐이었다. "게임에서 얻은 힌트에 뭐가 나와있기라도 하나..." 1, 2 게임에서 승리하며 두 개의 단어를 손에 넣은 줄리아였다. Uefa 와 London 이라는 단어였다. 주머니에서 힌트가 적힌 종이를 꺼내보던 줄리아는 혼자 고개를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대체 이게 뭐지...Uefa 와 London. 뭘까? 분명히 힌트라고 줬는데......" 그리고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Uefa 는 Uefa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London 은 런던 올림픽 득점왕을 뜻하는 말이지." "아하! 그렇구...에?!" 뒤에는 분명 아무도 없어야 정상이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이 기웃거리며 힌트를 찾아 헤맸던 곳이었고, 그 곳에서는 사람 그림자는 전혀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싹한 느낌에 화들짝 놀라며 뒤를 바라보려는 그 순간 손 하나가 자신의 입을 막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등 뒤에서 무언가가 찢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찌익!!! "좋아. 한 명 완료." "웁...으...?!" 그리고 자신의 입을 막은 사람을 살펴보던 줄리아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이곳에 있을 수가 없는 인물이 자신의 눈 앞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가슴에 커다랗게 유.령 이라는 촌스러운 단어가 적힌 옷을 입은 사람은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애인인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혀...현준 오빠? 아...아니 어...어떻...?!" "미안미안. 니가 이쪽으로 오는 거 보고 책장 뒤에 몰래 숨어있었어." 하지만 줄리아의 말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어느새 나타난 보디가드들이 자신의 입을 막고는 아웃된 멤버들이 모이는 장소로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휘유...까닥하다간 들키는 줄 알았네." 묘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끌려가는 줄리아의 모습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자신의 시선을 눈치챘기 때문이었을까? 줄리아가 뒤를 돌아다봤을 때 재빠르게 이동하지 않았으면 줄리아에게 들켰을 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보다 간이 떨리는 것은 바로 VJ 이었다. 전생에 괴도라도 되었는지 최종 미션이 벌어지는 장소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멤버들에게 들키지 않고 유령처럼 이동하는 현준 때문에 자신도 조심스럽게 숨소리까지 죽이며 다녀야 했기 때문이었다. 방금 줄리아를 아웃시켰을 때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기척도 내지 않고 줄리아의 뒤까지 현준이 접근하는 모습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멀리서 카메라로 그 장면을 찍을 수 밖에 없었던 VJ 였다. "그러면 다시 숨어볼까...한 명 더 올테니 말이죠." 너무나도 쉽게 줄리아를 아웃시켰기 때문일까? 승리의 브이를 그리며 다시금 지형지물속으로 숨어드는 현준이었다. 이미 줄리아와 같이 또 한명의 멤버가 이 근처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줄리아 아웃! 줄리아 아웃! "어?!"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에 마음 편하게 힌트를 찾던 멤버들이 모두들 화들짝 놀라며 VJ를 바라보았다. 특히나 방금전까지 줄리아와 같이 있었던 정원의 놀람은 더했다. 바로 줄리아가 있는 곳으로 향했지만 그 곳에는 아무도 없을 뿐이었다. 아니, 이름표가 뜯긴 채 끌려가고 있는 줄리아의 뒷모습과 그녀를 찍고 있는 VJ 만이 존재했다. "어...어떻게 된 거야?" 줄리아의 이름표를 뜯은 범인을 찾기 위해 달려온 그였다. 하지만 유령이라도 만난 것일까? 주위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하아...유령이라도 나타난 건가? 이상하네...분명 누군가가 줄리아의 이름표를 뗀 게 분명한데..." 정원은 자신도 모르게 깊게 숨을 내쉬었다. 팀전인데다가 개인전인 만큼 힌트를 찾고 있는 멤버 중 하나가 줄리아의 이름표를 뗀 게 분명했다. "준호형인가? 아냐, 상민이 형일수도 있어." 자리에 서서 자신의 머리를 굴려가며 줄리아의 이름표를 뗀 범인을 떠올리는 정원이었다. 충분히 준호나 상민이라면 줄리아의 이름표를 손쉽게 뗄 수 있을 터였다. 워낙 런○맨 게임에 단련된 사람들이니 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문점이 가시지 않았다. 자신은 분명 줄리아의 근처에 있었다. 불과 20여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만약 줄리아가 조금이라도 반항했다면 소란이 일어났을 테도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었다. "이상하네. 형들이 나타났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뭐야. 유령이라도 있는 건가?" 그렇게 그 자리에서 중얼거리는 정원의 모습을 보며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람과도 같은 속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걸음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정원뿐만 아니라 정원을 찍고 있는 VJ 도 눈치채지 못하는 귀신과도 같은 움직임이었다. 어느새 현준이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는 정원이었다. 아니, 알아차리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자신의 기척을 숨기고 있는 만큼 알아차리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하기사 이 세상에 유령이 있을 리가 없겠지. 분명 준호형이나 상민이 형 둘 중 하나야." 분명 미션카드에는 오늘의 우승상품을 지키는 유령이 존재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내용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줄리아를 아웃시킨 범인이 둘 중 하나라고 확신하는 정원이었고, 그런 정원의 생각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뒤에서 말을 잇는 현준이었다. "그러게. 이 세상에 유령이 있을 리가 없죠." "흐아악?!" 그리고 그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란 정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고 잠시 후 정원이 아웃되었다는 말이 멤버들에게 방송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야?!" "줄리아하고 정원이는 왜 아웃됐어?!" 순식간에 두 멤버가 아웃이 되었다. 특히나 정원이 아웃되기 전 들려왔던 엄청난 비명소리를 듣지 못한 멤버들은 아무도 없었다. 무엇을 보고 놀란 것인지 건물이 떠나갈 정도로 엄청난 비명소리를 내었기 때문이었다. 웃긴 것은 비명소리가 정원이 하나가 아니었다. 정원을 촬영하고 있던 VJ 조차도 갑작스러운 현준의 등장에 화들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힘 껏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었다. "누가 아웃시켰어? 걔네들? 그리고 VJ 목소리는 왜 이렇게 커?" "난 세진이하고 같이 있었는데?" "저도요." 분명 이 중에 그 둘을 아웃시킨 멤버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추궁을 하기 시작하는 준호였고, 준호의 말에 상민과 미아가 세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 나도 세윤이와 같이 있었는데? 뭐야? 진짜 아니야?" "아닌데. 우리 세 명이서 같이 있었다니까?" "이거 우리 말고 딴 사람도 있는 거 아니야?" 준호의 말에 속으로 키득키득 거리는 VJ 들이었다. 분명 게임이 시작되기전 유령이라는 말로 다른 게스트가 있다는 것을 멤버들에게 알려준 스텝들이었다. "그나저나 형. 힌트 찾은 거 있어?" 어찌되었든 이렇게 모였으니 서로 힌트를 공유하자는 의도로 말을 꺼내는 준호였지만 다들 찾은 힌트는 아무것도 없었다. 최종 미션이 시작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줄리아와 정원이 아웃되어서 이렇게 모인 탓에 힌트를 찾은 인물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근데 정말 너희들 아니야?" "아니라니까? 쟤들은 저쪽에서 아웃되었고 우리는 반대쪽에 있었다니까?" 여기서 그 둘을 쉽게 아웃시킬 사람은 단 하나 준호뿐이었기에 준호에 대한 의심을 눈초리를 풀지 않는 상민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민의 모습에 급구 자신이 아니라고 말하며 그런 준호의 말을 세윤이 뒷받침해주자 상민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분명 메달은 이 곳 어딘가에 숨겨져 있고 유령이 그 메달을 지킨다고 했는데..." "유령...?" "뭐...그냥 써 놓은거 아니었어요? 어...? 설마...? 걔들 유령보고 놀라서 비명지른거 아니예요?" "에이...이 세상에 유령이 어디있냐?" 세윤의 말에 괜스레 세윤을 때리며 구박을 하는 준호였다.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하지만 멀리서 현준이 유.령이라고 써 있는 촌스러운 옷을 입고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분명 유령이라고 했는데 내 생각엔 게스트가 있어. 그러니까 애들이 아웃되었지. 우리도 모르는 게스트가 있다니까?" "제 생각에도 그래요. 누군가 분명 숨어있어요." 정원이와 줄리아의 아웃에 확실히 숨어있는 게스트가 있다고 확신하는 상민과 세진이었고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미아였다. "아무도 본 사람 없는데 대체 누구지? 아?! 힌트!!!" "힌트...?" "힌트에 게스트에 대한 정체가 나와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우리가 힌트 2개 그리고 상민오빠네가 힌트 하나있고요. 합쳐봐요." "아하?!" 미아의 말에 부산스럽게 자신들이 받은 힌트를 꺼내는 멤버들이었다. 그런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종이는 Uefa, London 그리고 Premier. 그렇게 3 개의 힌트를 살펴보던 세진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듯 소리를 질렀다. "어...?!" "왜? 뭔가 알아챘어?" "네...? 네. 그런데 지금 여기에 있을 리가 없는데..." "누구야? 아는사람이야?" 다들 세 개의 단어를 보고 전혀 이해가 안가는 와중이었기에 세진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런 멤버들의 말에 세진이 떠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 작품 후기 ============================ 2/10 한글을 오랜만에 키니 감 찾기 힘드네요. 00308 현준, 꼬이는 인연 =========================================================================                            "이거...김현준 선수 아니예요?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London 올림픽 득점왕, Premier 리그 득점왕. 전부 김현준 선수를 가리키는 말인데..." "어...?!" 일리가 있는 세진의 말을 들은 모두가 재빠르게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한국이 배출해낸 희대의 천재 공격수가 이 곳에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아직 정말로 게스트가 김현준인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세진의 추리가 너무나도 일리가 있었다. "아...그래서...모든 게임에 공이 나왔구나..." 그리고 그런 세진의 추리에 덧붙이는 상민이었다. 첫 번째 경기는 축구 시합, 두 번째 경기도 공을 들고 물속에서 옮기는 게임 세 번째 경기 또한 트램벌린에서의 온 몸을 이용한 네트 넘기기 시합이었다. "설마 김현준 선수가 정말로 나왔다고?!" 준호의 목소리가 커졌다. 축구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남자치고 김현준의 팬이 아닌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준호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연예인이었지만 현준에게는 그 또한 하나의 팬에 불과했다. "아냐. 확실히 모르는 거야. 설마 우리 작가들이 김현준 선수를 섭외했을려고, 게다가 김현준 선수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즌 중이잖아." "아...한국에 들어왔을지도 몰라요. A 매치 기간이잖아요. 11일에 우즈베키스탄하고의 예선에서 출전할테니까요. 리버풀은 16일에야 선더랜드와의 원정경기가 있고요." "......"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축구 최종 예선 일정까지 들먹이며 단호하게 현준이 이 장소에 나타났을 거라는 세진의 말에 묘한 눈초리로 세진을 바라보는 상민이었다. "하긴 세진이는 김현준 선수의 스케쥴까지도 꿰뚫고 있을 정도로 광팬이니까 말이야." "그러네? 스케쥴 까지도 꿰뚫고 있을 정도네." "그냥 팬심일까?" "으...으읏...패...팬이예요. 조금 열성팬이라면 열성팬이지만..." 멤버들의 몰아가기 공격에 당황한 듯 얼굴을 붉히는 세진이었다. 그렇게 예능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재미난 장면을 연출한 멤버들은 유령의 정체가 현준이라고 확신을 하며 힌트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힌트를 찾기 위해 헤어지기 전 준호에게 당한 것이 많은 상민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준호의 이름표를 떼달라고 외치다가 준호에게 응징을 당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그리고 그렇게 멤버들이 힌트를 찾기 위해 찢어지는 순간 현준도 움직이기 시작했고, 잠시 후 최종 미션 장소에서는 런○맨 멤버들의 목청소리가 누가 가장 큰지 알려주는 시합이 벌어졌다. "허억...허억..." "괜찮아요?" "아...네...네. 김현준 선수. 정말 김현준 선수네..." 다리에 힘이 풀린지 가까스로 현준의 손을 잡고 일어나는 준호였다. 세윤의 아웃으로 시작된 런○맨 멤버들의 고생은 결국 준호의 아웃으로 런○맨 멤버들의 패배로 끝이 났다. 완패였다. 그 누구도 현준의 이름표에 손을 데보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유령이라는 말이 어울리듯 몸을 숨긴 채 돌아다니는 현준의 모습에는 따라다니는 VJ 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특히나 기척도 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나 상대방을 덮치는 모습에 여성 멤버인 미아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찔끔 흘렸을 정도였다. "우와아아!" "정말로 김현준 선수가 올 줄은 몰랐네. 우리 작가들이 이렇게나 능력이 있을 줄이야..." 준호를 마지막으로 런○맨 전원이 아웃되어 순금 메달은 현준에게로 돌아갔지만 누구하나 아쉬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늘 같이 방송촬영하는 멤버가 바로 한국이 내세우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김현준이기 때문이었다. 시합은 끝났지만 런○맨 입장으로서 이대로 방송을 마무리할 리가 없었다. 이어서 새로운 시합과 게임 그리고 현준에 대한 이야기로 방송촬영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흥!" 하지만 방송이 계속될수록 기분이 좋지 않은 줄리아였다. 오랜만에 현준을 만나서 기뻐야 하는 것이 정상이건만 현준의 옆에 바짝 붙어 쫓아다니는 저 듣보잡은 대체 뭐란 말인가? 러브미의 세진. 듣보잡이라고 일컫기엔 맞지 않는 소녀였지만 줄리아에겐 듣보잡과 같은 존재였다. 더군다나 왜 현준은 그런 세진의 옆에서 하하호호 웃고 있단 말인가? 그래도 간간히 자신을 쳐다보며 미소를 짓는 현준의 모습을 볼 때면 어느새 서운한 마음이 사르르 녹는 그녀였다. '뭐...방송촬영이니까...' 사석에서 였다면 용서하지 않을 테지만 내 남자의 비즈니스인만큼 충분히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는 줄리아였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를 향해 상민이 입을 열었다. "줄리아씨가 말을 못하네. 역시 김현준 선수를 직접 보니까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줄리아씨도 얼음이 되어가는걸요?" "네? 아...아..." "오오! 줄리아 부끄러워 하는거야?!" "줄리아씨가 전에 김현준 선수 이상형이라고 손 꼽았었어요!" "자...잠깐만요...!" 부끄럽다는 듯 멤버들의 입을 막는 줄리아였지만 그런 줄리아의 행동 때문일까? 더욱더 극성스럽게 줄리아를 놀리는 런○맨 멤버들이었다. 멤버들의 입을 막기 위해 부지런히 손을 휘젓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내심 기분이 나쁘지 않는 줄리아였다. 비록 짧게 방송촬영을 하는 것이지만 이 짧은 순간동안 러브라인이 이어지는 것으로도 자신이 현준의 애인이라는 것을 나타내 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별로 달갑지 않게 쳐다보는 눈빛이 있었다. 비록 입가에는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말이다. '줄리아...아니, 체리 쥬빌레...' 체리 쥬빌레. 세진이 속해 있는 러브미의 입장에서는 좋은 라이벌 그룹이라고 언론에서는 떠들고 있었지만 솔직히 러브미입장에서 체리 쥬빌레는 그다지 사이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그룹이 아니었다. 체리 쥬빌레 때문에 2인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러브미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놀리지 말라니까요. 나참..." 게다가 줄리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에는 분명 감정이 섞여 있었다. 바로 애정이라는 감정이었다. 아마 여기에 같이 있는 미아도 눈치채고 있을지 몰랐다. 남자는 모르는 여자만의 직감. 세진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마 방송의 재미를 위해 이런 상황에서 러브라인으로 엮어 갈 게 분명했다. 왠지 모르게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괜스레 줄리아가 밉살맞게 느껴지는 세진이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멍하게 있으세요?" 돌연 들려오는 목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난 세진이 고개를 돌렸다. 옆자리에서 앉아있던 현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네?! 아...아무것도..." "그래요...?" 자신의 말에 다시금 고개를 돌려 줄리아와 다른 멤버들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현준이었고 그 모습에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드는 세진이었다. 대화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슬그머니 곁눈질로 살펴보는 그녀였다. 대한민국이 배출해낸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아니, 그 명성 때문이 아니더라도 올림픽에서 직접 현준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그 플레이에 빠져들었던 세진이었다. '그 전부터 현준 선수의 팬이었지만...'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현준이 이상형이라고 말했던 그녀였다. 물론 장난반 진담반이었다. 워낙 김현준의 이름값이 높았던 만큼 그 유행에 편승해 가려는 생각도 없잖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열기에 힘입어 상민과 같이 런던 올림픽에서 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 그 일대기를 직접 눈으로 관전하기 까지 했었다. 그때 부터였을 거다. 자신의 감정이 현준에게 쏠려 있다는 것을 자각했던 것은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면 되겠지." 방해꾼 아니 라이벌은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의 예리한 감에 의하면 줄리아도 자신과 마찬가지인 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런○맨 촬영은 순조롭게 끝이 났다. 촬영을 마친 스텝들의 모습엔 기쁨이 가득했다. 현준의 존재감만으로도 수 많은 화젯거리가 되겠지만 현준의 예능감이 생각보다 대단했기에 재미있는 장면들도 찍혔기 때문이었다. 현준 또한 만족스러웠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 곧바로 시즌에 돌입하느라 조금 피로한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렇게 방송촬영을 핑계삼아 다른 연예인들과 어울리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조금 아쉬운 것은 다들 스케쥴이 많은 인기 연예인들인 만큼 스케쥴에 치여 회식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크게는 아쉽지 않는 현준이었다. 어차피 오늘 방송에 출현했던 연예인들과 번호를 나누며 인맥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오늘 밤에는 특별히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흐읏..." 현준이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안에 있던 여인이 곧바로 현준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그리고 그런 여인의 정체를 확인한 현준 또한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는 입맞춤을 나누기 시작했다.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 이미 여러번 몸을 섞은 관계인 만큼 오늘 촬영이 끝나고 따로 둘 만의 시간을 낸 것이었다. "흐읏...으으..." 현준의 혀가 줄리아의 입 안 이곳 저곳을 애무하기 시작하자 그녀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이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가려고하자 줄리아가 조심스럽게 현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오...오늘은 숙소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요. 멤버들하고 매니저에겐 집에 간다고 했으니까..." "스케쥴이 없나보네?" 현준의 말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줄리아였고, 그런 그녀의 행동을 본 현준은 줄리아의 옷 안으로 자신의 손을 집어넣어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아...으응..." 현준의 애무가 계속될수록 줄리아의 입에서도 뜨거운 신음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현준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들이 계속해서 줄리아의 성감을 자극하기 시작한 탓이었다. 잠깐의 애무임에도 불구하고 현준을 받아들일 준비를 모두 마친 그녀였다. 그리고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줄리아의 모습에 그녀의 옷을 전부 벗긴 현준이 줄리아의 위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하앗...응...아아!!!" 현준의 남성이 움직일 때마다 줄리아의 교성이 방안에 가득 울려 퍼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때문일까? 평소때보다도 더욱더 몸이 뜨거워지는 그녀였다. "흣..." "히히..." 자신의 남성을 강하게 조여주는 느낌에 현준이 허리를 흔들다가 줄리아에게 고개를 돌렸고 그런 현준을 보고 요염한 미소를 짓는 줄리아였다. 자신의 남자가 자신을 꽉 채우며 사랑의 행위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게 느껴지는 그녀였다. "아아...!! 흐응...!!" 때로는 엎드려서 때로는 줄리아가 현준의 위에 올라타서 허리를 흔들며 광란의 시간을 보낸 두 남녀는 결국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떨어지고야 말았다. "어때요? 좋았어요?" "응. 좋았어." 말과 함께 현준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줄리아가 이를 보이며 배시시 웃었다. "다행이다. 오빠 오기 전에 연습좀 했어요." "연습...?" 줄리아의 말에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던 현준이 움찔거리며 줄리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안긴다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네. 야동보고요. 아영이 고것이 요즘들어 이상한 것에 빠져서는..." "쿡..." 줄리아의 말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 멤버들이 야동을 본다는 것도 이미지가 깨질 판인데 하필이면 그 대상이 바로 체리 쥬빌레의 리더 아영이었다. 그리고 왜 그녀가 야동을 보는 지 짐작이 아주 잘 갔다. '그러고보면 출국하기 전에 아영도 한번 봤으면 좋겠군.' 어느새 줄리아는 현준의 남성을 손을 붙잡고는 조금씩 자신의 입에 넣고 있었다. 현준이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을 기쁘게 하기 위해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없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사랑에 푹 빠져버린 여자의 모습이었다. '아니, 그것도 그것이지만 슬슬 아영과의 관계도 밝혀도 되려나...' 자신의 남성을 애무하는 줄리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현준이었다. 아영과 줄리아와의 관계가 언제까지 비밀로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이제까지 비밀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누가 뭐래도 그 두 여인은 서로 같이 생활을 하고 있는 팀의 멤버들 이니 말이었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려 자신의 남성을 목 끝까지 받아들이려던 줄리아를 바라보며 현준이 입을 열었다. "내일은 아영이를 만나야겠군." "쿱...웁...우...?" 현준의 남성을 훑어내리고 있던 줄리아가 현준의 말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런 줄리아의 눈동자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 방금 전 자신이 들었던 소리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영이요?" "응." "아...오빠 내일도 촬영있어요? 축구선수도 굉장히 바쁘네요. 11일에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야 하는데 촬영 일정이 계속 잡혀있고요. 게다가 쉬지도 못하고 그거 마치고 다시 영국으로 떠나야 하잖아요." "응. 바쁘지. 하지만 특별히 내일 촬영이 있지는 않아." "......" 현준의 말에 다시 현준의 남성을 핥아내리기 위해 혀를 내밀던 줄리아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행동에 자신의 손으로 줄리아의 입에 자신의 남성을 물린 현준이 입을 열었다. "내일을 아영과 데이트를 할 생각이야. 바로 여기서 말이야." "......"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문 것일까? 자신의 남성에 느껴지는 아픔에 현준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밝히는 것이 조금 이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그녀가 자신에게 빠져들었다고 확신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나중에라도 밝혀질 일이었다. "오빠...설마...나 버리는 거예요? 나 더 잘할게요. 오빠. 이상한 소리 하지 말아요. 네?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말해줘요. 다 고칠게요." 그리고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을 바라보며 울먹이는 줄리아의 모습에 현준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줄리아를 버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단지, 줄리아와 함께 아영이라는 이름의 또 한 명을 손에 넣고 싶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3/10 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다시 1/10 인가... 00309 현준, 꼬이는 인연 =========================================================================                            덜컥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현준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뻐근하네..." 그러면서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는 현준이었다. 줄리아라는 이름 여인을 손에 넣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을 좋아하는 것일까? 자신이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리고 다른 여인들과 몸을 섞고 싶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줄리아는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방금전까지 줄리아와 격한 애정행각을 침대위에서 펼쳤던 그다. "꽤나 재미있는 행동을 벌이는군." "그녀들에게 있어서는 재미있는 행동이 아니겠지만요." 말과 함께 현준은 침대 시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군데군데 땀과 애액으로 얼룩져 있는 시트였다. 아니, 시트의 얼룩은 땀과 애액으로 이루어진 것 뿐만이 아닐터였다. 교성을 토해낸 시간 만큼이나 흐느꼈던 그녀니까 말이다. "그다지 표정이 좋아보이지는 않는군." "기뻐야 해야 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인큐버스와 같은 녀석들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상황인데 말이지." 좌절에 빠지면서도 미련을 놓지 못하는 여자를 타락시키는 것을 좋아하는 인큐버스들이라면 지금 이 상황을 쌍수를 들어 환영했을 터였다. 하지만 현준은 인큐버스가 아니였다. 큰 틀로 따지고 보면 악마라는 존재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반인반마..." "아니, 완전한 마족이지." 깔끔하게 자신의 말을 자르고 들어오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리버리한 마족이라고 해야하려나? 뭐 어차피 니가 악마라는 사실을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나저나 줄리아라는 여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영이라는 애는 꽤 충격이 크겠군." "뭐...그렇겠죠." 조금은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까지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을 아영에게 밝혀야 될 테니 말이었다. 하지만 미안한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그녀가 자신을 좋아할 때부터 이미 정해진 일이었다. "그나저나 협회에서는 아무 말 없나요? 그저께가 소집일이었죠?" "뭐...전혀 없지는 않지." 현재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그럼 대표팀의 소집일은 9월 4일. 그렇게 파주 국가 트레이닝센터인(NFC)로 소집한 이후 8일에 바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 전지훈련을 가질 예정이었다. 현준 또한 2일 아스날과의 한판 승부를 펼친 이후 4일 NFC 에 합류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6일 현재 현준은 아직까지도 파주에 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물론 이유는 있었다. 과도한 스케쥴로 인한 휴식. 하지만 4일 소집일정이 있는 와중에 5일에 런○맨 촬영을 한 현준이었다. 따지고 보면 국가대표팀 소집 일정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 사실이 협회의 귀에 들어가지 않을 리가 만무했다. 어젯밤 런○맨 촬영을 하는 와중에 현준의 모습을 본 시민이 한 둘이 아니었다. 아니, 지금쯤이면 이미 인터넷으로 기사가 올라가고 있을 터였다. 아니, 이슈를 끌기 위해 런○맨 촬영스텝들이 기자들에게 언질을 주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미움 받겠는걸요? 협회에 미움 받으면 골치 아픈데요." "방송촬영도 어디까지나 스케쥴."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어차피 그녀에게 있어서 현준이 국가대표에 소집되냐는 그다지 관심없는 일이었다. 아니, 소집되지 않는 것이 리리스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일일지도 몰랐다. 리버풀에 있는 자신의 공간에서 나올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조광래 감독님도 머리 아프겠군..." 스케쥴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보면 국가 대표팀 소집 거부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스케쥴을 치르기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스케쥴과 대표팀 소집은 그 무게부터가 달랐다. 그렇다고 해서 현준을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국가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 말이다. 물론 엄포는 할 수 있었다. 다시는 국가 대표팀에 차출할 수 없다는 말로 말이다. 하지만 현준은 거기에 해당사항이 될 리가 없었다. Uefa 챔피언스 리그, 프리미어 리그, 올림픽 득점왕등을 차지하며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준은 현재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힘겹게 항해하고 있는 국가대표팀이 버릴 수 있는 카드가 아니었다. "그래도 경기 시작 전 48시간 이내에는 합류해야겠죠." "아직 멀었군." 피파 규정상 경기 시작 48 시간 이내에는 팀에 합류해야만 했다. 하지만 11일에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펼치고 현재 6일인 만큼 아직까지는 3일이라는 여유시간이 남아있었다. "그나저나 리리스님. 왜 이렇게 스케쥴을 빡빡하게 짰어요? 굳이 런○맨 촬영은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이었을텐데요." 2일 아스날과의 경기를 마친 후 곧바로 한국에 입국한 현준이다. 4일 국가대표팀 소집명령에 응해서 입국한 것이다. 하지만 순식간에 국가대표팀 소집일을 지나 5일 런○맨을 촬영하고 하루가 지난 지금에도 호텔에 누워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런○맨 촬영이 없었다면 예정대로 4일 파주에서 훈련을 하고 있을 터였다. "글쎄...?" 그런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을 마치고 사라질 뿐이었다. 그녀 입장에서는 국가 대표팀보다 현준이 관심을 가지는 여자관계가 더욱 재미있었기 때문에 현준의 스케쥴을 이렇게 조정한 것이지만 그것까지는 현준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느새 사라진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파주로 갈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뭐...어떻게든 되겠지." 지금은 당장 있을 아영과 줄리아와의 일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문제였다. "......" 차를 타고 이동하는 아영은 멍하니 운전을 하고 있는 줄리아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얼마나 남았어?" "이제 곧 도착해." 귀에 들려오는 줄리아의 목소리에 아영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현재 아영이 할 수 있는 것은 망연한 표정으로 줄리아를 바라보고 있는 것 뿐이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오늘 아침만 하더라도 스케쥴이 없다는 사실에 기쁜 마음으로 숙소에서 푹 쉬려고 생각하던 그녀였다. 줄리아가 들어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나랑 잠깐 어디좀 가야겠어.] [쇼핑가게? 오늘은 좀 쉬고 싶은데...] 어젯밤 자신의 스케쥴 대타로 런○맨 촬영을 대신 마치고 집에서 하루를 푹 쉬다 온 줄리아의 말이었다. 자신의 스케쥴을 대신 가줬다는 생각에 오늘 하루는 줄리아와 보내는 것도 괜찮겠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물먹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면 쇼핑보다는 침대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한 마디는 아영의 행동을 결정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현준오빠가 와있어.] [현준...오빠가?] [응. 어제 런○맨 촬영을 같이 했거든.] 순간적으로 커진 목소리에 주위에 있던 멤버들이 아영을 쳐다봤지만 아영은 아랑곳하지않고 재빠르게 숙소에서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핸드폰으로 카톡을 보내보니 줄리아의 말대로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 현준의 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흥흥흥.] 다른 사람도 아닌 현준을 만나러 가는 길인 만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꽤나 오랜시간동안 공을 들여 나갈 채비를 마친 그녀는 어느새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줄리아를 보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려야만 했다. 하지만 곧 이어지는 줄리아의 말을 깨닫고는 묘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같이 갈 곳이 있다고 했잖아. 현준 오빠를 만나러 가는 길이야.] [현준 오빠를...?] 그렇게 해서 아영은 결국 줄리아와 함께 현준을 만나러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째서 자신과의 데이트에 줄리아를 불렀냐는 투정섞인 문자를 줄리아 몰래 현준에게 보냈지만 이상하게도 현준에게서는 답이 오지 않았다. "하아..."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줄리아의 얼굴을 흘깃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린 아영은 씁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만에 보는 자신의 애인인데 하필이면 방해꾼이 끼어버린 것이다. 다른 체리 쥬빌레 멤버였으면 별로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줄리아는 달랐다. 자신의 애인을 호시탐탐 노리는 여우가 바로 줄리아였다. '하필이면 런○맨 스케쥴이 어제 바로 잡혀서...' 괜스레 런○맨 촬영진들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만약에 게스트로 현준이 나올 것이라는 것만 알았더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촬영을 빼먹고 런○맨에 출현했을 터였다. 하지만 이미 때 늦은 후회였다. 그리고 그렇게 두 여인이 도착한 곳은 바로 호텔이었다. "호텔...?" "응. 오빠가 어제 촬영이 꽤 힘들었나봐." 줄리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뒤를 따라가는 아영이었다. 어차피 장소는 아영에게 있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현준과 같이 있는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있는 곳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무거운 돌이 가슴을 짓누르는 듯 속이 답답해져 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묶고 있다는 방에 도착해 카드키를 꺼내들고 문을 여는 줄리아의 모습에 패닉에 빠져버린 아영이었다. "왜 그렇게 놀라?" "너...그...그...카드키...?" 자신의 손에 들린 카드키를 보고 정신이 나간 듯 몽롱하게 중얼거리는 아영의 모습에 줄리아는 살짝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아아...어젯밤에 오빠랑 함께 있었거든. 오늘도 오빠랑 둘이서만 있을 생각이었는데..." "무...무슨...?" 현실성이 하나도 없는, 뒤이어 들린 줄리아의 말에 멍하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아영이었다. 꿈이라고 되는 것일까?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멍하니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침대 위에서 알몸으로 누워있는 현준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안기는 줄리아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그 자리에 풀석 주저앉아버린 아영이었다. "어...어떻게 된 거야...? 오...빠...?" 현실과 비현실의 사이를 왕복하는 느낌. 분명 자신의 눈 앞에 보여지고 있는 상황이 꿈은 아닌 듯 싶었다. "대...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어느새 현준의 품안에 안긴 줄리아는 현준을 침대에 쓰러뜨리며 그의 몸을 애무하고 있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지금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은 줄리아가 아니라 자신이었다. 연예계 생활을 몇 년이나 하면서 웬만한 일은 전부 겪은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쭈웁...음..." "자...잠깐...!" 자신이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 것일까? 어느새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기 시작하는 줄리아의 모습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아영이 몸을 일으켜 재빠르게 그 두 남녀를 떼어내며 소리를 질렀다. "대...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오빠!" 줄리아가 현준을 과하게 좋아한다는 것은 아영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영은 그런 줄리아의 행동을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현준의 여자친구는 바로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체리 쥬빌레라는 이름으로 줄리아와 같은 그룹 활동을 하는 만큼 민감하게 반응해봤자 좋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현준의 여자는 자신이었다. 하지만 어째서 줄리아와 현준이 어제 같이 밤을 보낸것인지 그리고 지금 이런 상황을 자신에게 보여 주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는 알고 있었다. 단지 인정하기 싫을 뿐이었다. "설마...설마...오빠가..." 바람이라던가,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던가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왔지만 아영은 결국 말을 내뱉지 못했다. 눈으로 직접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틀리기를 바라는 미련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영의 기대를 깨부수는 것은 현준이 아니라 바로 줄리아였다. 어느새 뒤에서 아영의 어깨를 감싸안은 그녀는 현준의 눈을 살짝 바라보고는 아영의 귀에 자신의 혀를 가져다 대었다. 조광래,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해 올림픽의 분위기 그대로 이어가겠다." [EPNM = 김민철 기자] 다시 A 매치의 시간이 돌아왔다. 브라질 VS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페인 VS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A 매치일정에서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맞아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를 펼친다. 현재 1승 1무 승점 4점을 획득한 한국은 오는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에서 승점 3점을 노린다. 원정경기이지만 김현준, 기성용과 같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큰 활약을 보였던 주축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며 전력을 끌어올린 한국은 쉽게 승리를 따내겠다는 분위기다. 특히나 이번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바로 김현준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홀로 12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을 금메달을 따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활약을 펼쳤던 김현준은 현재 3라운드까지 벌어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7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3연승을 이끌고 있다. 특히나 2일 벌어진 아스널과의 빅 매치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끌어올린 김현준은 박주영과 호흡을 맞춰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정조준할 예정이다. 김현준 뿐만 아니라 이번에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기성용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림픽에서 김현준과 함께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있어 큰 활약을 펼쳤던 기성용은 이번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아스톤 빌라의 폴 램버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예정이다. ============================ 작품 후기 ============================ 2/10.... 쓰고나서 생각하는 건데 대체 연참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1kb 씩 10편이면 연참할 자신이 있는데...이거 생각보다 힘드네요. 꼼수가 필요한 상황임. 너무 오랜만에 컴퓨터를 건드려서 그런건지 마우스가 고장난 상황...얘가 클릭만 하면 더블클릭이 되어 버리네요. 덕분이 등록할때마다 2편이 올라가서 한편씩 삭제해야하는 불편한 사실. 00310 현준, 이상한 갈등. =========================================================================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크어를 사용하는 우즈베키스탄은 국토의 대부분이 대륙성 기후로, 한서의 차가 심하고 연간 강수량이 적으며, 증발량이 강수량보다 많은 건조지후지대이다. 여름은 길고 무더워 7월 평균 기온이 심한 경우 32도 이상인 지역도 있으며 낮 기온 40도 이상인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 나라다. '솔직히 이런 내용 보다는...' 한국에서 가지고 온 우즈베키스탄 여행가이드에 적혀 있는 내용을 살펴보던 현준은 책자를 덮었다. 저런 내용보다 한국사람들에게는 우즈베키스탄에는 김태희가 밭을 갈고 송혜교가 과일을 따고 있을 정도로 미녀가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아 거긴 우크라이나였던가...?' 순간 생각이 헷갈리자 현준은 고개를 휙휙 젓고는 코치진들에게 오늘 상대할 우즈베키스탄 축구 대표팀에 대해 들은 내용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2011년 AFC 아시안컵에서 4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에서는 다크호스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소련에서 분리된 이후 이제까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아시안컵에서 단 한번도 예선탈락을 해본적이 없을 정도의 강팀이었다. 그런 우즈베키스탄이지만 역대 A 대표팀 경기의 전적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7승 1무 1패로 한국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적 때문에 아무리 원정경기라고 하더라도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점을 획득할 것이라는 게 한국 언론과 팬들의 예상이었다. 그리고 이제 6시간 후면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안지역 최종 예선 3차전이 벌어질 예정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더운 나라라고 하더니만 엄청나게 덥네..." 경기 시작하기 전 최종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표정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9월 달인데도 불구하고 찜통이나 다름없는 더위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결국 몇 번의 세트피스 훈련과 패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그대로 주저앉아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계속 훈련을 하다간 경기전에 체력을 전부 빼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와...정말 덥다. 전에 왔을 때보다 훨씬 더운 거 같아." "9월이라고는 하지만 여름이니까. 이래서 온난화를 조심해야 한다니까. 지구 온난화. 어때? 환경을 생각하는 축구 선수답지 않아? 캬아!" "멍청이. 그냥 여기는 더운 지방이야." 스포츠 음료를 빨대로 마시면서 자신의 곁에서 한마디씩을 던지는 기성용과 구자철의 말에 현준도 스포츠 음료를 하나 들어올렸다. 그리고 막 음료를 마시려고 하던 때 구자철이 주위의 눈치를 슬쩍 살피고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야 그런데 김현준. 코치진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다? 조병정도 그렇고? 늦게 합류한 게 뭐 문제가 있는 거야?" "글쎄..." 구자철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4일 소집 명령이 내려졌지만 결국 현준이 합류한 것은 7일. 그리고 하루 파주에서 손발을 맞춘 이후 8일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 것이다. 리리스가 스케쥴 상 바로 합류할 수 없다는 양해문서를 협회에 보내기는 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 먹혔을 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니, 보기에는 그다지 잘 먹히지 않은 듯 싶었다. 그다지 분위기가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니 말이다. 선수들도 그런 것을 느끼는지 조용히 훈련에 매진할 뿐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국가대표팀 동료들이니 만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낼만도 했는데 말이다. "협회가 또 꼬장꼬장하게 하나보네. 이번에 스케쥴상 방송촬영하고 왔다면서? 그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는 거 아니야?" "그것도 글쎄다..." 국가대표팀에서 친분을 과시하고 올림픽에서도 호흡을 맞추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것 때문일까? 기성용이 현준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런 성용의 말에도 현준은 그냥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방송 촬영은 한 날짜는 단 하루에 불과했지만 현준은 한국에 입국하고 난 이후 5일, 국가대표팀 소집 명령이 내려진지 3일이 지나서야 소집에 응한 것이다. 높으신 어른들 입장으로서는 그다지 탐탁치 않을 게 분명한 게 현준의 행동이었다. 이런 돌발행동은 그들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게다가 현준은 작년 국가대표팀 발탁 때서부터 협회와 약간의 트러블이 있기까지 했었다. "뭐 그런 쓸데없는 힘겨루기는 에이전트와 협회에서 알아서 하겠지. 우린 그냥 축구만 하면 되지. 안 그래?" "그것도...나도 모르겠다." 현준이 한숨과 함께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것도 딱히 뭐라고 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현준의 에이전트는 리리스. 협회에서 힘겨루기를 하자고 하더라도 손가락 하나 까닥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게 그녀였다. 결국 그 피해는 자신에게 돌아올 터였다. 어찌되었던 성용과 자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쓸데없는 생각은 버려버리려고 노력을 하는 현준이었다. 어차피 대표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게좋게 풀릴 것이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묘하게 불안한 느낌이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듯 싶었다. 경기 시각이 점점 다가올 수록 선수들은 곧 있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대비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제 몇 시간만 있으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이 벌어지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몇몇 코치들은 선수들의 몸 상태와 컨디션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중요한 일전인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감독실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은 조광래가 씩씩 거리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런 조광래의 모습이 전염되었을까? 옆에서 오늘 경기에 출전하려는 스타팅 멤버와 전술을 다시금 확인하려던 수석코치도 경직된 표정으로 조광래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었다. "협회에서의 전화인거 같은데 무슨 일입니까?" 이 시간에서 이뤄지는 협회의 전화. 대부분 오늘 경기도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라는 격려 전화일테지만 지금 감독이 받은 전화는 그러한 내용이 아닌 듯 싶었다. 그리고 수석코치의 말에 조광래 감독이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부여잡고는 입을 열었다. "이 녀석들은 제대로 된 행정이나 할 것이지 왜 내 권한까지 참견하는거야?" "무슨 이야기입니까?" 수석코치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과연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조광래 감독의 입에서 국가대표팀의 감독인 자신의 일에 참견한다는 말이 나왔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수석코치의 의문을 풀어줄 생각은 없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던 조광래 감독은 곧 수석코치가 들고 있던 스타팅 멤버가 적혀 있던 페이퍼를 뺏어서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 녀석은 하필이면..." 입맛이 썼다. 선수의 선발권한은 어디까지나 감독의 고유권한이었다. 하지만 그런 감독의 고유권한을 무시하려는 협회의 행정이 너무나도 건방졌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의 마음대로 하고 싶었지만 또 그럴 수 없는 게 사회생활이었다. 결국 한참의 고민 끝에 자신의 손으로 가장 맨 처음에 적혀 있는 선수인 김현준의 이름을 살펴보며 한숨을 쉬던 조광래는 곧 김현준의 이름을 지우고는 그 위에 김신욱이라는 이름을 적어 넣었다. 박주영과 김신욱의 투톱. 그리고 이근호, 기성용, 구자철, 박종우가 미드필더로 박주호, 오범석, 곽태휘, 윤석영이 수비수로 출전하는 멤버였다. 그런 조광래 감독의 모습에 수석코치가 말도 안 된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중에서 현준이의 컨디션이 제일 좋은데 현준이를 빼는 겁니까?" 마음같아서는 박주영과 김신욱 둘을 빼고 김현준을 원톱으로 그리고 미드필더를 한 명 더 늘리는 게 더욱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을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심각한 표정이 수석코치의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나도 알아. 나도 현준이를 넣는 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승리하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살다보면 쉬운 방법도 어렵게 가야하는 법이야." "설마 그것 때문입니까?" 소집일에 늦은 행위. 만약 축구 협회와 계약을 맺고 있는 세계적인 스포츠 회사들과 관련된 일이라면 협회측에서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 그것도 하루 촬영일정에 불과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무려 3일이나 소집 일정에 늦은 현준이었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을 위해서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하더군. 그렇다고 해서 이미 소집한 녀석을 돌려보낼 수도 없으니까 말이지." "일종의 길들이기군요." "웃기는 일이지." 다른 선수도 아니라 김현준이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미 Uefa 올해의 선수상을 획득한데다가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올림픽 득점왕까지도 거머쥔 녀석이었다. 대한민국에서는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공격수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올 정도로 엄청난 행보를 걸어가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2014 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가볍게 돌파하고 브라질에 있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 아니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단 하나 오직 현준의 활약 덕분이었다. "쓸데없는 행동에 불과한데 말이지. 대체 왜 생각이 안 돌아가는지 모르겠어." 그렇다고 협회가 했던 말을 취소한다고 말하는 것을 바라는 건 무리가 있었다. 언론에는 짤막하게 방송되었을 뿐이지만 이미 김현준과 축구협회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때의 앙금까지 몰아서 김현준을 옭아맬 생각인 것이다. "일단은 후보로 집어넣는 수밖에 없지. 괜히 나도 그렇고 현준이도 협회에 미움받아봤자 좋을 거 하나도 없으니까." "그럼 오늘 현준이는 출전하지 않는 겁니까?" "아니, 혹시라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 넣어야지. 질수는 없잖아?" 협회에서는 다른 선수들의 실력 향상 겸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김현준이라는 선수 하나에 의존하는 것이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는 말을 자신에게 꺼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경기를 말아먹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2승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도 불안한 일정인데 현재 한국은 1승 1무로 아슬아슬한 행보를 걷고 있었다. "경기나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현준에게는 짤막하게 이야기를 하고 귀띔을 하면 되었다. 아마 현준이도 대략적으로나마 예상을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다지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성격도 까탈스럽지 않으니 좋게좋게 넘어갈 것이라는 게 조광래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긍하며 벤치에서 대기하겠다는 현준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조광래 감독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와아아아아!!! 타슈켄트가 떠나갈 듯이 들썩였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에 꽉 찬 관중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골을 기뻐하고 있었다. 후반 11분.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공격수인 알렉산드르 게인리흐의 슈팅이 정성룡 키퍼의 손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골...골입니다. 아!] [우리 선수들 조금 더 뛰어야 해요. 몸이 무거워요. 게인리흐 선수가 뒷공간으로 혼자 빠져 들어가는 데 따라붙는 선수가 없었어요. 이건 수비수들의 실책이나 다름없는 골이예요. ] "아아..." 방송에 나오는 모습에 안타까운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붉은악마들이었다. 오늘이 어떤 경기인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이 달린 경기였다. 현재 스코어는 3 - 1. 지금 터진 이 골이 우즈베키스탄의 만회골이라면 좋았을 터였다. 하지만 믿을 수 없게도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리라는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맞아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끌려가고 있었다. 비록 현준의 명성이 가려졌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중 하나인 박주영이 만회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스코어는 3 - 1 이었다. 게다가 2골 차이를 메울 수 있을 정도로 경기력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다. 딱히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의 플레이도 만만치 않았다. 홈이라는 이점 때문일까? 우즈베키스탄은 경기 초반을 제외하고는 전혀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있었다. 또한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클럽에 합류해 리그전을 치르다가 다시 국가대표 팀에 합류했기 때문일까? 오늘 경기 선발 출전한 기성용과 구자철의 몸이 조금은 무거워 보였다. 물론 아직 후반 11 분, 경기가 끝나지 않은 이상 기대를 걸어볼 만했지만 2골 차이는 그리 만만하게 여길 만한 차이가 아니었다. 게다가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무승부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승리. 승점 3점을 얻어야만 앞으로 편하게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을 걸어갈 터였다. [이쯤 되면 조광래 감독 승부수를 던져야 할 텐데 말이죠.] 조민호 캐스터가 입을 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은 아직 교체카드를 한 장도 쓰지 않았다는 점이고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김현준이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김현준을 투입시켜야 할 텐데.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중계를 하면서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오늘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당연하게도 선발출전이 확실시 되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올림픽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워낙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서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스타팅 멤버에 현준의 이름을 존재하지 않았다. 벤치에 명단을 올리는 것을 보고 상대가 한수 아래로 여겨지는 우즈베키스탄인 만큼 현준에게 휴식을 주는구나라고 생각했었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후반 11분, 지금이라도 당장 김현준을 투입해야만 했다. 경기 스코어는 3 - 1. 아무리 김현준이라고 하더라도 남은 시간동안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2 골이라는 점수 차이를 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였다. "대체 조광래 뭐하는 거야?" "김현준 어디 부상이라도 입은 건가?" "선수 교체를 하라고. 아오 답답하네. 내가 감독을 해도 쟤보다 잘하겠다." "올림픽 금메달도 땄잖아? 근데 왜 저래?" 대승을 할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던 한국 팬들이었다. 물론 경기에서 골은 많이 터져 나왔다. 4 골이나 터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국팀이 3골이나 먹힌 것은 전혀 기쁜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김현준이 벤치에 이름을 올릴 때만 하더라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던 그들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을 한수 아래로 여겨지는 팀을 상대로는 김현준이 없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여유롭게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벌어지고 난 후 그 생각이 바뀐 것은 오래 지나지 않아서 였다. 어? 하는 사이에 선제골을 허용했고 잠시 후 또 한골을 허용. 그리고 지금 한골을 포함해 이제까지 3 - 1 이라는 스코어로 끌려가고 있는 한국팀이었다. ============================ 작품 후기 ============================ 마우스 던져봤는데 두세시간 말 좀 잘 듣더니 틱틱대는군요. 하나 새로 사야지 안되겠네요. 내일은 치과를 가봐야 겠네요. 치통은 근성으로 참을만한 고통이 아니더군요. 다들 치아 관리 잘하세요. 새벽에 갑자기 아픔이 몰려와 일어나는 일이 생길수가있습니다. 리버풀...아스널에게 졌군요. 1무 2패인가... 아직 33라운드나 남았으니까 뭐...근데 가슴이 먹먹해져오네... 00311 현준, 이상한 갈등. =========================================================================                            한 골을 더 허용했기 때문일까? 선수들의 플레이는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 아니, 기세를 탄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공격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감독님." 그리고 결국 경기를 지켜보던 수석코치가 조광래 감독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교체 카드를 꺼내야만 했다. 경기에서 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일반적인 평가전이라면 선수들의 실력 점검 차원 및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한 경기 정도는 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경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이 걸린 경기였다. "으음..." '뭐...이런 상황이라면...' 자신을 바라보는 코치진들의 눈에 조광래 감독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심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한국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우즈베키스탄이라면 충분히 현준이 빠지더라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시 축구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경기였다. 결국 3 - 1 이라는 스코어로 충분히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우즈베키스탄에게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김현준. 준비해라. 청용이도 준비해." "네!" "네! 감독님!" 조광래 감독의 말이 끝나자마자 호명된 현준과 청용이 몸을 일으켰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동시에 일어선 현준과 청용은 곧바로 빠르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한국팀이 3 - 1 로 지고 있다는 것 때문일까? 지금이라도 당장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김현준. 부탁한다. 올림픽에서 했던 만큼만 국민들에게 보여줘. 니가 영웅이 되기에 충분한 상황이 만들어졌으니 말이야."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는 현준에게 조광래 감독이 말을 건넸다. 그리고 그런 조광래 감독을 보며 현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3 - 1. 2골이라는 스코어에 현재 후반 14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결국 남은 시간은 30여분가량 정도.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3 골. 최소 무승부를 거두기에도 2 골을 성공시켜야만 했다. "쉽지는 않겠네." 상대가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우즈베키스탄이라고는 하지만 그들 또한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곧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짓고는 몸을 푸는 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꼭 이긴다고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못 할 것도 없었다. 악마인 자신의 실력이라면 말이다. [선수교체가 이뤄집니다. 몸이 무거웠던 구자철선수와 김신욱 선수가 나가고 김현준 선수와 이청용 선수가 투입되는군요.] 드디어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김현준의 투입에 흥분한 듯 캐스터의 말이 빠르게 흘러갔지만 그것을 탓할 시청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과연 이 상황에서 현준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할 뿐이었다. 현준의 투입되자 우즈베키스탄의 세르베르 제파로프가 큰 소리로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기 시작했다. 한국팀을 상대하는 팀들이 가장 주의해야 하는 선수 1순위는 바로 현재 세계 최고의 공격수 대열에 오른 김현준이었다. 그리고 그 김현준이 결국 투입된 것이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우즈베키스탄 관중들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흘러 넘쳤다. 3 - 1 로 이기고 있었지만 김현준이 투입된 지금, 한국의 맹공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2골이나 앞서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 질 것이라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남은 시간도 남은 시간이었지만 축구는 혼자하는 경기가 아니라 11 명이 하는 경기.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팀을 능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현준!!!" 선수교체와 함께 기성용의 첫 패스로 현준의 첫 볼 키핑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우즈베키스탄의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인 만큼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에 조차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빠르네..." 자신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한 것일까? 공을 잡자마자 순식간에 압박 플레이와 함께 비는 공간으로 들어오는 커버 플레이를 보며 현준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런 압박 플레이는 프로 축구 선수가 되고 난 이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겪어본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압박했던 선수들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보다 훨씬 실력이 뛰어난 프리미어리그 선수 혹은 유럽의 유수 명문 클럽의 주전 미드필더들이 대다수였다.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도 공을 소유해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거나 슈팅까지 연결했던 자신이었다. 게다가 시간이 시간인 만큼 최대한 빠르게 우즈베키스탄의 기세를 꺾고 주도권을 자신들이 가져올 필요성이 있었다. '그럼 가볼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주위의 시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따지고 보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각이 예민해진 것이지만 말이다. 당장이라도 자신의 공을 뺏기 위해 태클을 하는 우즈베키스탄의 미드필더 오딜 아흐메도프의 발 끝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릿느릿하게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는 것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런 아흐메도프의 태클을 가볍게 피하자 이어서 들어오는 카파제의 커버 플레이. 하지만 그런 카파제의 마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힘으로 돌파해 버리는 현준이었다. 2011 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30 경기 5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쳤고, 우즈베키스탄에서만 95 경기를 뛴 베테랑 미드필더인 카파제였지만 순수한 마기를 통해 선수들의 손 끝과 발끝 움직임 하나하나를 예상할 수 있는 현준에게는 그런 카파제의 마킹이 통할리 없었다. "어...?!" "큿...!" 순식간에 자신 둘의 마크를 지나치는 현준의 플레이에 아차하는 표정을 짓는 우즈베키스탄의 두 선수였다. 위기감을 느낀 카파제가 재빠르게 손을 뻗어서 현준의 유니폼을 잡아채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빠르게 현준은 우즈베키스탄의 빈 공간을 향해 돌파해 들어가고 있었다. 오늘 중앙 수비수로 나온 빅토르 카르펜코가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그가 한 일은 약 2, 3초 정도 현준의 돌파를 제지한 것에 불과했다. 그 모습을 불안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우즈베키스탄의 팬들이었다. 전반전 내내 한국팀의 미드필더를 상대로 잘 막아내던 자국팀의 선수들이 교체 투입되어 들어온 김현준이라는 선수에게 뻥뻥 뚫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워낙 명성이 높은 선수인 만큼 자신들의 대표팀 선수들 보다 한수 위의 실력을 지녔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자신들에게 있어서 영웅이라 불리는 오딜 아흐메도프도 가볍게 제치는 현준의 실력은 그들이 보기에도 한수 위라고 말할 수 있는 실력차이가 아니었다. [김현준! 슛!!! 아!!!] 그리고 이어지는 벼락같은 슈팅에 한국에서 Tv 로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팬들은 모두들 안타까운 함성을 터뜨렸다. 골키퍼의 손 끝에 맞은 슈팅이 하필이면 골 포스트에 맞고 튕겨나오는 모습에 모두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팬들의 안타까움이 기쁨으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우즈베키스탄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서성이고 있던 박주영이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오는 공을 온 몸을 날려 우겨넣었기 때문이었다. [골 포스트!!! 아!! 박주영! 골!!! 골이예요!!! 골!!! 박주영! 추격골을 터뜨리는 한국입니다!] [좋은 시간대에 추격골이 나왔어요!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어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와아아아아!!! "주영이 형 잘했어요!!!" "현준이의 슈팅이 내 머리로 딱 들어와서 다행이었고 온 몸을 날렸다고." "아! 저 약 먹은 새끼!!! 진짜 넌 짱이다!" 박주영의 골이 터지자 그대로 얼싸안고 골의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김현준은 김현준이야!" "좀 더 빨리 투입해야 됐어!" 골을 성공시킨 것은 박주영이었지만 팬들의 칭찬은 전부 김현준에게로 쏠렸다. 그도 그럴듯이 김현준이 투입된 지 불과 1, 2 분이나 지났을까? 단 한 번의 볼 터치를 그대로 우즈베키스탄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을 무너뜨리며 슈팅으로 연결시켰고, 그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박주영에게로 향하면서 터진 골이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이기겠지?" "역전 아니 5 - 3 정도로 한국팀이 이길 것 이라는 것에 내 목을 건다." 3 - 2. 아직까지 스코어는 한국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 팬들은 두근거림을 감추지 못하고 Tv 화면에 나오는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의 경기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32분. 이청용과 기성용의 절묘한 패스플레이를 김현준이 깔끔하게 마무리 하며 동점골이 터져나오자 다시 한 번 광란의 함성을 지르는 한국 팬들이었다. "좋았어!" 동점골이 터져 나오자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조광래 감독도 주먹을 불끈쥐었다.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플레이였다. 한순간에 우즈베키스탄의 라인을 무너뜨리는 이청용과 기성용의 패스 플레이도 좋았지만 우즈베키스탄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의 플레이는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동점이라..." 남은 시간은 13분. 지금의 기세라면 충분히 역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선수들의 교체 투입과 함께 연속되는 골에 다른 선수들도 기운이 솟아날 것일까? 전반전보다는 훨씬 더 좋은 플레이로 우즈베키스탄을 공략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충분히 역전승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를 알고 있는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감독과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칠 수는 없는 노릇. 어떻게든 승점을 차지하기 위해 극단적인 수비전술로 들어가는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었고, 현준을 필두로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과 같은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슈팅을 때렸지만 결국 경기는 3 - 3. 무승부로 끝이 났다. 답답했던 60분, 조광래호. 우즈베키스탄과 난타전을 벌이며 무승부. [EPNM = 김민경 기자] 갈 길 바쁜 조광래호가 우즈베키스탄에게 발목을 잡혔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서로 3 골씩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치며 3 - 3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3 점 대신 1점을 획득하며 1승 2무로 3경기에서 승점 5점을 획득하며 이란에 밀린 조 2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게다가 카타르 또한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으로 한국을 바짝 쫓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5경기나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 특히 한국은 까다로운 상대인 이란과의 경기가 2 경기나 남아있다. 특히 이날 한국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펼쳤던 만큼 안타까움이 더했다. 전반 60분 까지 우즈베키스탄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3 - 1 로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지만 김현준과 이청용이 투입된 이후 공격이 살아나며 박주영, 김현준의 연속골로 3 - 3 까지 따라잡고도 결국 승리를 확정짓는 마지막 골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 년 AFC 올해의 선수상, 2011 아시아 축구 연맹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자국의 슈퍼 플레이어 세르베르 제파로프를 앞세운 우즈베키스탄은 홈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거칠게 한국을 몰아쳤다. 결국 제파로프에게만 2 골을 내줬던 한국은 기성용의 롱 패스에 이은 박주영의 슈팅으로 전반전 한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후반전에도 우즈베키스탄의 압박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즈베키스탄의 역습상황에서 게인리히에게 또다시 한 골을 내줬다. 스코어는 3 - 1. 볼 점유율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을 앞서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득점찬스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결과였다. 슈팅숫자에서도 9 - 8 로 팽팽했지만 유효슈팅은 단 하나. 박주영이 골로 연결시킨 슈팅 뿐이었다. 결국 조광래 호는 답답했던 경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김현준과 이청용을 투입시켰고, 이 교체는 곧 빛을 봤다. 경기에 투입되자마자 우즈베키스탄의 밀집 수비를 김현준이 뚫어내며 슈팅을 날렸고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공을 그대로 박주영이 몸을 날리며 추격골을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김현준과 이청용의 활발한 공격으로 인해 공격의 활로를 튼 한국은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강하게 우즈베키스탄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32분 이청용의 크로스를 받은 김현준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며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동점골이 터지자 승점 3점을 획득하기 위해서 한국은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경기 종료에 앞서 비기기에 들어간 우즈베키스탄의 선수들 대부분이 수비에 가담하자 결국 한국은 아쉬움 속에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는 3 - 3 무승부로 끝이 났다. 패배한 것은 아니었지만 원정에서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내고 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따며 기대감이 높아진 한국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결과였다. 특히나 김현준이 투입되기 전, 후의 한국팀의 플레이를 본 한국 팬들과 언론은 어째서 현준을 선발 출전시키지 않았냐며 맹렬하게 조광래 감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격수. 게다가 올림픽에서도 큰 활약을 보였고,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있었던 마지막 경기인 아스널전에서도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골감각을 극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현준이었다. 그런 팬들의 거센 비판에 결국 조광래 감독은 현준의 컨디션과 몸이 좋지 않았다는 말로 팬들을 달래야만 했다. 하지만 현준의 출전시간은 30 여분 정도. 그 짧은 시간에도 1 골 1 도움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친 만큼 당연히 현준을 선발 출전시켜야 했었다는 게 팬들의 의견이었다. 현준의 출전을 원하는 팬들은 논란의 대상자인 현준이 출전시간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멘트 하나라도 해줬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바로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탄 후였다. 그리고 그렇게 우즈베키스탄전에서의 알 수 없는 선수 기용에 대한 논란은 그대로 끝이 나는 듯 싶었다. 00312 현준, 이상한 갈등. =========================================================================                            9월 16일 일요일에 벌어지는 선더랜드 AFC 와 리버풀 FC 의 맞대결은 한국팬들에게는 가장 기대되는 프리미어리그 매치 업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선더랜드에는 지동원이 그리고 리버풀에는 김현준이 소속되어 있는 만큼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들간의 대결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동원 선수가 나오는군요!] [이렇게 되면 2012 - 13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코리안 프리미어리거의 매치가 되겠군요.] 후반 7분. 팬들의 기대대로 지동원이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로 들어가면서 김현준과 지동원의 맞대결이 성사되었다. 김현준 또한 선발 출전이 아니라 1 - 0 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전 교체투입되었던 만큼 가까스로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들간의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어찌되었던 경기 결과는 2 - 1. 프레이져 켐벨의 선제골로 선더랜드가 앞서나가면서 리버풀이라는 대어를 낚는가 싶었지만, 루이스 수아레즈와 괴체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결국 승리는 리버풀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김현준은 절묘한 패스로 수아레즈와 괴체의 골을 도우며 2 어시스트를 기록,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4 경기 전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그 명성을 팬들에게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찰칵찰칵 선더랜드와의 경기를 마치고 난 이후 벌어진 기자회견장은 기삿거리를 잡기 위한 스포츠 기자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 골을 넣으며 팀의 역전승을 이끈 수아레즈와 괴체같은 경우에는 벌써부터 몇몇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준은 대체 어디있는거지?" "그러게? 아직 라커룸에서 나오지 않았나?" 그리고 오늘 역전승을 거둔 리버풀의 선수들중에서 가장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바로 김현준이었다. 리버풀의 주장으로 저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에도 폭발적인 득점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4라운드까지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일정에서 김현준이 넣은 골은 무려 7골. 비록 오늘 골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리버풀이 성공시킨 2골에 도움을 주며 오늘 경기에 나선 선수들 중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인 선수가 바로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기자들은 현준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고, 잠시 후 오늘의 승장인 케니 달글리쉬가 등장하자 곧 케니 달글리쉬의 인터뷰를 준비해야만 했다. "오늘 경기 선더랜드를 상대로 힘겨운 승부를 펼쳤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더랜드는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인 만큼 힘겨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프레이져 켐벨의 한 방은 무서웠고 선더랜드의 수비수는 영리하게 우리의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간단하게 벌어지는 기자 회견인 만큼 최대한 많은 질문과 코멘트를 얻어내기 위해 기자회견은 빠르게 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기자가 손을 들고서는 입을 열었다. "먼저 오늘의 승리의 축하를 보내드립니다. 오늘 경기 승리에는 역시 김현준 선수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회견장에 김현준 선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혹시 오늘 경기 이후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았습니까?" "준은 굉장히 건강합니다. 하지만 대표팀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만큼 체력적인 차원에서 먼저 휴식을 준 것입니다. 저번 시즌에도 그렇고 이번 시즌에도 큰 활약을 해주고 있는 만큼 리버풀은 준의 건강과 체력에 대해서 큰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질문을 했던 기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코멘트를 수첩에 적고는 그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그러나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일까? 달글리쉬 감독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리버풀은 준에게 모든 관심과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클럽의 영광을 선수와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도 리버풀은 준을 선발 출전시키지 않고 후반에 교체시켰습니다. 올림픽 이후 떨어진 체력적인 부담을 염려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김현준 선수가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딱히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생겨날 일도 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리버풀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문제와 그로 인해 이뤄지는 부상의 대부분은 대표팀에 차출된 뒤 돌아오면서 발생합니다." 이 말은 즉 김현준의 대표팀 차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번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대표팀 차출에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그다지 큰 불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어차피 선수들이 소속된 국가의 축구 협회가 요구하면 선수들의 차출에 응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단지, 선수들이 부상을 입지 않고 돌아오기 만을 바랄 뿐이었다. 특히나 리버풀이 클럽의 선수들 중 가장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이번 시즌 트레블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준의 존재는 필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현준의 차출을 허락하면서도 내심 휴식을 주고 싶은 구단이었다. 그런 와중에 12시간 넘는 시간동안 한국으로 이동을 했다가 다시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을 해서 벌어진 A 매치에서 고작 30 분을 뛰고 돌아온 현준이었다. 트레블을 노리는 클럽의 주요 선수를 차출해갔으면서 고작 30 분만 뛰게 만드는 한국 대표팀의 행동에 불만이 생기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이런 케니 달글리쉬의 불만은 실시간으로 번역되어 한국 인터넷 기사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뭔가 일이 커지는 느낌이야." [그러게요. 형. 인터넷 보고 계세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발언을 현준이 모를 리 없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난 후 동료들이 현준에게 한 마디씩 건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에 있는 자신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사태를 먼저 알아챈 지동원의 전화가 걸려오기까지 했다. "그래."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지동원의 말에 현준은 마우스를 까닥거리며 화면을 넘겼다. 인터넷에서는 현준의 눈을 자극하는 기사들이 올라와 있었다. 대부분 대표팀 차출 논란에서부터 자신의 기용에 관한 조광래 감독의 결정에 대한 의문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그냥 넘어가기엔 힘들 정도로 너무나도 가열되고 있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세계에 알려준 마당에 뒤이어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의 부진. 까닥하다가는 질 수도 있었던 결과를 가까스로 무승부로 돌린 경기였다. "나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겠군..." 어째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현준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개인 스케쥴이 대표팀 차출과 중복되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냈고, 결국 그 대가로 인한 징계로 경기에 늦게 출전한 것이었다. 물론 그 전에 협회와 부드럽게 협상을 벌였으면 문제가 될 일도 아니었다. "리리스님이 부드러운 협상을 진행한다라...상상하기 힘든 일이네." 만약 왜 이런 상황을 만들었는지 누가 물어보기라도 한다면 인간 따위가 라며 말하며 한 방 날리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언론의 표적은 자신 아니면 조광래 감독이 될 터였다. 국민들의 반응에 따라 언론은 자신과 감독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파고 들 테니 말이다. "귀찮게 됐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축구를 하는 것 뿐이었다. 트레블을 달성하고 나아가서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게 목표였다. 괜히 이상한 일이 끼어서 피를 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차피 자신도 딱히 잘한 일도 아니었고 협회도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그냥 이대로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자신의 입장으로는 어떻게든 얼버무리며 넘어갔으면 좋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물을 마시기 위해 거실로 나온 현준은 오늘도 어김없이 탈리사와 레리엘과 함께 게임을 하고 있는 리리스를 볼 수 있었다. "오늘도 레이드 가시는거예요?" "응." 자신의 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꾸하는 리리스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입술을 삐쭉 내밀고는 침실로 향했다. 선더랜드까지 원정경기를 다녀온 만큼 오늘은 일찍 잠에 들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현준이 잠에 빠져든 뒤에도 리리스는 탈리사와 레리엘이라는 자신의 똘마니 2 명과 함께 용의 영혼이라는 레이드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어요." 리리스를 필두로 서버 상위권 플레이어들로 이루어진 정공인 만큼 현재 게임내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던젼인 용의 영혼이라고 하더라도 공략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나 리리스의 오더는 흠잡을 게 없을 정도로 정확했고, 탈리사와 레리엘도 기계처럼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이며 보스 공략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역시 리리스님의 플레이가 최고라니까요.] [용영을 이렇게나 쉽게 공략하다니 가끔 다른 공대 갔을 때는 엄청나게 고생하는데 리리스님은 다르다니까요.] "후후..." 자신을 칭찬하는 공대원들의 말에 리리스는 미소를 지었다. 빠른 시간내에 레이드 공략을 마친 공대원들은 골드를 분배받기 위해 모이기 시작했고, 분배를 기다리며 각자 채팅 혹은 톡으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한 유저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축구 보신 분?] [선더랜드와 리버풀요? 그거 김현준이 어시스트 2개 기록하면서 2 - 1 로 승리. 지동원도 나왔는데 걔는 그냥 평범했음.] 한 유저의 말로 시작된 축구 이야기. 리리스와 레리엘, 탈리사를 제외한 나머지 공대원들은 남자로 이루어졌기 때문일까?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 어느새 시끌벅적해진 사람들이었다. [오늘 킹 케니가 조광래 디스한거 암?] [케니가 조광래를 왜 디스함?] [김현준 30분 보낼 꺼면 차출하지 말라고 디스함. 트레블 노리고 있는데 12시간 넘는 시간을 이동시켜가면서 30 분 뛰게 만들거면 그냥 리버풀에서 휴식이나 취하게 하라고 조광래 디스했음.] [하긴 그건 축협이 병신임. 왜 기껏 불러서 벤치에 앉힘?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3 - 3. 그것도 후반에 나온 김현준 아니었으면 진 경기임.] [박지성도 허정무 감독 시절에 하도 차출당해서 퍼기경이 엄청 화내지 않았었음? 기성용도 셀틱시절에 레논이 반대 좀 했었고. 솔직히 우즈베키스탄정도면 김현준 없어도 이겨야 하는 게 당연한건데.] 처음에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던 리리스였다. 하지만 현준이 주제가 되어 채팅창에 올라오는 글과 톡으로 흘러나오는 말은 리리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30분 출전이라..."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리리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이 가만히 있는 이상 자신도 딱히 에이전트로서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괜히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김현준은 모르겠지만 그녀 본인은 한 번 축구협회하고 갈등을 맺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분배를 마치고 게임 접속 종료를 마친 그녀는 자리에 일어나기 전 인터넷을 확인한 리리스는 김현준과 대표팀에 대한 기사로 끊임없이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볼 필요는 없겠군." 대충 제목만 훑어봐도 대다수가 사실이 아닌 추측에 근거한 찌라시 기사들에 불과했다. 그렇게 인터넷의 접속을 끊고 현준이 있는 침실로 향하려던 그녀의 눈에 하나의 기사 제목이 들어왔다. 한 선수에 의존하는 대한민국 축구.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가? [조○일보 = 김호명 기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이 끝났다. 경기 결과는 3 - 3.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1 승 2 무라는 전적으로 조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이다. 아직 남은 경기는 5 경기. 충분히 2014 브라질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기에는 무리가 없다. 다음 달에 곧 있을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기만 하더라도 충분히 브라질 월드컵 진출권을 따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축구 대표팀은 안팎으로 시끄럽다. 바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논란이 된 김현준의 출전시간 때문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명문인 리버풀의 주장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김현준은 이번 우즈베키스탄 전에서도 1 골 1 도움을 올리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한국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원해내었다. 원정 경기에서의 무승부는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팬들은 이런 무승부에 만족하지 못하고 김현준의 출전시간을 늘려달라고 성화를 부리고 있다. 이런 결정은 팬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축구 대표팀 감독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다. 그 선수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선수라 할지라도 축구라는 스포츠에는 11 명 중 1 명에 불과하다. 팀의 구성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번 김현준의 출전 논란은 징계적인 성향이 깊다는 게 관련인들의 이야기다. 축구 대표팀의 소집일은 9월 4일. 하지만 김현준이 합류한 것은 7일이었다. 일주일 정도 우즈베키스탄전에 앞서 손발을 맞출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일이나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다. 물론 해당선수가 부상 등 합당한 사유로 인해 소집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현준은 합당한 이유가 아닌 방송촬영이라는 개인적인 스케쥴을 핑계 삼아서 대표팀 차출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현준이 소속된 리버풀을 이끄는 감독 케니 달글리쉬의 말대로 체력적인 부담을 느껴서 그랬던 것일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김현준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대표팀의 일원이다. 활약이 대단한 선수인만큼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 선수만 특별하게 대우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닐까? 오히려 스태프와 선수들간의 불협화음만을 만들어내는 뜨거운 감자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별 대우라..." 차분한 리리스의 말을 들으며 옆에서 같이 보던 탈리사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기사 내용은 틀리지 않았다. 맞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이 전부 맞는 것은 아니었다. "차출을 피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말이지. 딱히 특별대우를 요구한 것은 아닌데. 그냥 귀찮게 하지 말라는 것이지." 리리스의 말에 탈리사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왠지 그렇게 해야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탈리사를 뒤로 한 채 리리스는 현준의 스케쥴을 떠올렸다. 7일에 합류한다는 것은 이미 그렇게 하기로 결정된 내용이었다. 비록 축구협회에서는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물론 넌지시 축구 협회를 지원해주는 대형 스포츠 회사용품의 광고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흥미를 끄는 것은 현준과 그 주변인물이 벌이는 방송출현 뿐이었기에 협회의 제안을 단칼에 잘라버렸던 리리스였다. 적당한 계약금을 쥐어준다고 해도 혹은 협회의 체면을 세워달라는 말에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것이다. 기사가 올라오자마자 빠른 속도로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기사의 진실여부는 두고 일단 김현준이 잘못했으므로 사과해야 한다라는 말과 현준을 옹호하는 팬들의 대립이었다. 그런 댓글을 보며 리리스는 전에 협회와의 만남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 작품 후기 ============================ 충치 때문에 치과에 갔는데...... 이빨의 반이 사라졌군요. 빌어먹을 충치. 내 이빨 돌려줘... 00313 현준, 이상한 갈등. =========================================================================                            "김현준 선수는 우리 한국 축구계의 보물입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현준은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그래왔으니 말이죠." 협회 사무총장인 지석은 자신의 말에 대답을 하는 여인에게 힐끗 바라보았다.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인. 리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김현준의 에이전트였다. "현준은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대표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양해를 구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스케쥴 문제 말이지요?" 서면으로는 이미 연락을 받았다. 개인적인 스케쥴을 수행하기 위해 4일 대표팀 합류를 늦춰달라는 것이었다. 협회로서는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일 이었다. 하지만 해주는 것이 있으면 받아야 것도 있는 법. 지석은 의미심장한 눈으로 리리스를 바라보고는 하나의 서류를 내밀었다. "무엇이죠?" "세계 최대의 스포츠 용품 회사의 광고제안입니다." 현재 한국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콘은 바로 김현준이다. 누가 뭐래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아니, 한국축구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뜨고 있는 선수였다. 그 만큼 김현준을 노리는 광고주는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이 찍은 광고는 몇 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축구용품 광고에 나와서 이런저런 광고를 찍은 적은 있지만 김현준은 개인적인 스케쥴로 인한 양복 광고등 몇 개가 전부였다. 그리고 협회는 그게 아쉬웠다. 축구협회는 민간기업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약간의 지원을 받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산하단체들의 가입비, 후원금이나 보조금등으로 운영해 나간다. 그리고 이렇게 협회를 후원해주는 단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 바로 대형 스포츠 용품회사였다. 올해 초 절도와 횡령이라는 비리로 인해 한참 고생을 했던 협회다. 규정을 고쳐가면서까지 억대가 넘는 퇴직 위로금을 안기면서 내자식 감싸기 때문에 특정감사까지 받았던 협회였다. '정말 위험했지.' 그 때를 떠올리면 지석은 아직도 가슴이 턱 막혀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자금의 압박을 받았던가? 지금이야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예전을 생각하면 아직까지 그다지 협회의 자금사정이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대형 스포츠 용품회사에서 먹음직한 제안을 내놨다. 만약 김현준을 광고에 출현시켜준다면 거액의 후원금을 내놓겠다는 이야기였다. '당연히 출현해야지.' 각급 축구 대표팀 경기와 그에 관련된 선수의 각종 초상권, 저작권등 상업적인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축구협회다. 그리고 이렇게 후원금식으로 들어오는 돈은 각급 축구 국가대표팀의 운영비와 유소년 육성등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중 얼마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지는지 지석은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김현준이 광고에 출현한다면 거액의 돈이 협회로 들어온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서류를 바라보던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스포츠 용품 광고로군요." "그렇습니다. 이번 김현준 선수가 예능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협회로서는 4일 대표소집일과 겹쳐서 김현준선수가 방송출연을 한다는 것에 대해 그다지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탐탁치 않군요." 리리스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지석을 응시했다.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란 말인가? 대표팀이 현준을 부르지 않아도 그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아니, 부르지 않으면 오히려 더 좋았다. 하지만 그런 리리스의 반응에 지석은 이야기의 주도권을 자신이 잡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현준 선수는 충분히 특혜를 받을 만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기도 있고요. 아시다시피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 아니겠습니까?" "그다지 특혜를 바라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개인적인 스케쥴을 위해 차출 일정에서 3일 정도 늦게 합류하겠다고 통보하는 것이지요." 리리스는 말을 마치고는 팔짱을 끼며 쇼파에 몸을 기대었다. "직접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김현준 선수가 스포츠 용품 광고를 찍어주기를 원합니다. 충분히 개인적으로 보상도 해드리고 대표팀 차출에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말이지요." "그렇군요." 리리스의 반응을 보며 석진은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축구 선수가 광고를 찍는 것은 흠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보상을 해준다고도 했다.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김현준과 직접 만나서 협상을 했으면 모를까 상대가 나빴다. 석진과 대화를 하는 여인은 돈 따위에 그리고 현준의 입장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리리스였다. 그녀가 누구인가? 마계의 4대 마왕중 하나인 리리스였다. 애시당초 인간과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도 계약자인 현준 때문으로 인한 자신의 변덕때문이지 그렇지 않다면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돈이라...' 인간들과 섞여서 생활을 하는데 돈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했다. 돈이 있과 없고의 차이에 따라 변하는 게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는 현준이다. "광고 제안은 흥미롭지만 그것을 찍을 만한 여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충분히 김현준 선수의 발전에 도움이 될 제안인 것 같습니다만." 지석의 목소리가 순간적으로 갈라졌다. 하지만 리리스는 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할 말을 이어나갔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현재 광고를 찍는 것보다 김현준 선수에게는 휴식이 필요합니다. 이번 개인적인 스케쥴은 오래전부터 잡아왔던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소화해야겠지만 챔피언스 리그, 올림픽을 치룬 강행군의 여파로 선수 본인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광고를 찍는 것은 선수의 건강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도 김현준 선수의 의향을 물어보는 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김현준 선수의 모든 결정권을 선수에게서 위임받았습니다. 그리고 광고를 하나 찍는 것이 한국 축구의 발전과 상관이 있던가요?" 있었다. 광고를 찍음으로서 국민들에게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더 끌어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돈도 들어오고 말이다. 하지만 리리스의 대답에 지석은 불편한 심기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그 이후 계속된 지석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리리스는 협회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선수 본인을 위해서 그리고 협회와의 관계도 나빠질 것이라는 협박도 해봤지만 그런 협박에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단지 스케쥴에 늦는다고 통보만 하고 나온 그녀였다. "그때 그 제안 때문인가...?" 그때의 일을 떠올렸던 리리스는 다시 눈을 감았다. 어째서 협회가 그런 제안을 했는지 그녀는 이미 전후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의 광고 출현을 해준다면 대형 스포츠 용품 회사는 축구 협회에 약 200억원 가량의 후원금을 지원해 줄 예정이었다. "흐응..." 만약 현준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광고를 찍으려 했을지도 몰랐다. 제멋대로인 악마라고는 하지만 인간들과 어울리는 사회생활을 알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조○일보의 기사를 보다가 몸을 움찔거리며 순간적으로 위압적인 기세를 배출해내는 리리스였다. 그 기세에 근처에 있던 탈리사와 레리엘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설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가 기세와 함께 순수한 마기를 사용한 이유는 간단했다. 현재 대부분의 언론은 현준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올리고 있었다. 그 만큼 현준의 활약이 대단한 만큼 띄어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차출 논란은 김현준이 아니라 해외에서 뛰고 있는 다른 국가대표급 선수들에게도 일어나는 논란이었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를 차출해서 고작 30분 만을 뛰게 하고 돌려보낸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클럽 감독의 불만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게 현재 언론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어째서 저 조○일보는 내부적인 징계라는 구체적인 일을 들먹이면서까지 저런 비판적인 기사를 쓴 것에 대한 의문점을 풀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순수한 마기들이 가지고 오는 정보를 받아들인 리리스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9월 23일 일요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대하는 아니 프리미어리그 뿐만이 아니라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기대하는 빅 매치가 열렸다. 바로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다.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즈 더비는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가장 최근에 붙었던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트에서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의 무승부였다. 2 - 2 의 무승부를 이루는 접전이었던 만큼 이번 경기도 양 팀 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게 팬들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클럽의 승리를 간절하게 바라는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무려 6시간 전부터 안 필드에 도착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에 합류한 선수들은 광기에 가까운 콥들의 클럽 사랑에 질린 듯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그런 선수들을 뒤로 한 채 오늘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현준도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다. "후..." 평소때와 별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현재 현준의 머리는 꽤나 아픈 상황이었다. 바로 일주일전의 일 때문이었다. 일주일전 우즈베키스탄의 출전논란이 한국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서 얼마나 놀랐던가? 솔직히 자신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감독이 내보내면 내보내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대표팀을 우습게 여긴다라...' 현준은 그저께 인터넷에서 본 기사를 떠올리고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스러운 대표팀 소집을 단순히 개인스케쥴을 이용해 거부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이상하게 그 진실섞인 거짓이 힘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장이라도 기자회견을 열고서 제대로 된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행동을 막은 것은 바로 에이전트인 리리스였다.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데 그냥 두지 그래?" 그런 리리스의 말에 결국 현준은 논란이 점점 격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자신은 리리스의 권속. 조금이라도 진지함이 담긴 리리스의 말에는 거부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어이. 내 이야기 듣고 있어? 준?" "어...? 어?" "더비전이라 긴장한거야? 왜 그래? 곧 경기장으로 나갈거라고 준. 정신 차려." "아아..." 말을 마치고 자신의 머리를 툭 치고 가는 모드리치의 행동에 잠시동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어차피 이런 생각을 해봤자 지금 당장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피해가 들어오는 것도 없었다. 비록 온라인 상에서는 조금씩이나마 욕을 먹고 있기는 했지만 그런 것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마음속 한 구석에는 어떻게든 될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표정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어? 지성이형." 발걸음을 옮기던 도중 현준을 발견한 박지성이 손을 흔들었다. "오늘 경기는 조금 살살해달라고. 요즘 우리 성적이 안 좋아서 감독님이 화가 단단히 났단 말이야." "에이 무슨...원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슬로우 스타터잖아요." 프리미어리그 4 라운드까지 벌어진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승 1무 1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었다. 다른 팀이면 모를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명문팀의 결과라 보기에는 부진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결과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꾸역꾸역 승점을 쌓아 우승을 차지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고 그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가리켜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명을 붙여줬던 팬들이었다. "아니야. 오늘도 지면 선수단 전체가 헤어드라이기를 맞을지도 몰라. 영감님이 더비전에서 승리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하고 있거든." "하하하..." "그러고보니 조금은 가능성이 있으려나? 요즘 마음고생 좀 심하겠어? 꽤 말이 많던데?" "그냥 그래요. 저도 모르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차출 논란은 나 때도 한참이나 있었으니까. 예전에 퍼거슨 감독님도 대표팀에게 화를 몇 번이나 낸 적이 있었거든. 그런데 그거 진짜야? 차출 거부하려고 했다는거?" 지성의 말에 현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차출을 거부하려고 했던 적은 없었다. 단지, 개인적인 스케쥴을 위해서 차출을 늦춰달라고 말하긴 했지만 말이다. 현준의 말에 지성은 역시라는 대답과 함께 현준의 어깨를 툭 치고는 말을 이었다. "어쨌든 힘내라. 괜히 언론기사 하나하나에 신경쓰지 말고. 알지? 우리는 프로축구선수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써 팬들에게 보여주는 프로." "그렇네요." 선배로서 자신의 기운을 북돋아주려는 지성의 행동 때문일까? 현준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 말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던 지성은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뒤를 돌더니만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는 없어.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다음 경기에서부터 오케이?" 장난스러운 지성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했고, 잠시 후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00314 현준, 이상한 갈등. =========================================================================                            프리미어리그 5 라운드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은 한국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시합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뛰고 있는 박지성이 선발로 출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경기 시작 전부터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빅매치가 결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시작한다!" 축구팬들과 마찬가지로 Tv 화면에서 나오는 경기를 집중해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스포츠 신문기자들이었다.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시합 그것도 레즈 더비라 불리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빅 매치다. 기자들로써는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기삿거리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자들 중에는 조○일보의 스포츠란에서 기사를 쓰는 선미도 있었다. [루카 모드리치 선수 김현준 선수에게로 패스를 건넸지만 아쉽게도 박지성 선수가 먼저 차단합니다.] [오늘 박지성 선수 움직임이 좋아요. 이번 시즌 2경기 교체 출전 이후 처음으로 선발로 출전하며 입지가 불안해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박지성 선수 강팀에게 정말로 강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거든요?] 직접 경기장에 가서 관전하고도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선미는 Tv 아나운서의 말과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선미의 곁으로 한 남자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선배? 기사 작성 하는거예요?" "아아..." 한 때는 팀을 이뤄서 프리미어리그의 취재등을 같이 했었던 호명이었다. 호명의 말에 선미는 나직한 신음성과 함께 손을 까닥이고는 다시 Tv 화면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랑 리버풀이네. 박지성과 김현준의 맞대결인가? 꽤나 흥미진진한 매치업이네요." "응. 그러니까 잠깐 조용히 해주지 않을래? 집중이 잘 안되서 말이야." 어느새 은근슬쩍 자신의 옆에 앉은 호명의 행동에 선미는 귀찮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런 선미의 행동에 호명은 선미가 보지 못하게 인상을 찡그렸다. 몇 달 전 있었던 고백에서 거절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거절의 이유도 어이가 없었다. 자신과 사귀고 싶으면 적어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선수 정도는 되라는 게 그녀의 말이었다. [루카 모드리치 측면으로 공을 넘깁니다. 세르단 샤키리가 받아서 치고 들어가는군요.] 초반의 탐색전이 끝난 것일까? 슬슬 홈팀인 리버풀이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루카 모드리치와 스티븐 제라드가 이끄는 중원은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공을 내보내기 시작했고, 세르단 샤키리와 마리오 괴체가 먼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13분, 세르단 샤키리의 크로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진영으로 날아들었고 수비수가 걷어내기도 전에 김현준이 그대로 몸을 날리며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2 명을 따돌리고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키는 영리한 플레이. 하지만 약간 빗맞은 것일까? 공은 그대로 골대를 살짝 스치며 골라인 밖으로 벗어나자 선미가 안타까운 듯 몸을 들썩였다. [아! 김현준 선수. 정말 아까운 찬스를 놓쳤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수비수인 퍼디난드와 비디치 선수를 영리하게 따돌리며 그대로 슈팅을 연결시켰는데요.] [김현준 선수 본인도 아쉬워하는군요. 퍼거슨 감독 입장으로서는 가슴이 덜컥했을 것입니다. 그대로 골로 연결되는 줄 알았거든요.] 캐스터와 해설위원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이어나갔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선미는 빠르게 타자를 치며 기사를 작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선미의 모습을 보던 호명이 입을 열었다. "확실히 잘하긴 잘하네요. 김현준이. 사람은 덜됐지만 말이에요." "......?" "그렇지 않아요? 조금 축구 좀 잘한다고 협회와 감독 다 무시하고 혼자 대표팀에 합류하기나 하고 말이에요. 자기는 축구 잘하니까 다른 선수쯤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여기는 거잖아요. 게다가 그 이유도 개인적인 이유였다는데. 결국 지 혼자 잘났다는 이야기인데 저런 녀석은 국가대표에 뽑지 말아야 되는데 그래도 축구 좀 하니까 다들 좋아서는..." 선미가 반응을 보였기 때문일까?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가는 호명이었다. '그러고보니...' 어째서 호명이 저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대충이나마 짐작이 가는 선미였다. 현재 인터넷에서 뜨겁게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바로 현준의 국가대표 소집거부 파행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비록 3일 늦게 합류하기는 했지만 김현준은 국가대표팀에 합류했고 또한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것으로는 그다지 크게 논란의 중점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의 전후과정을 밝혀지면서 그것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밝혀낸 기자가 바로 호명이었다. '소스를 준 대상이 있는 건가?' 인맥이 빵빵한 여러 기자들이 파고 들고 있는 논란거리였다. 하지만 다들 제대로 된 전후사정을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호명을 제외하고는 말이었다. "그러고보니까 이번에 김현준 선수에 대한 안 좋은 기사를 썼었지?" "안좋은 기사라뇨? 당연한 사실을 쓴 거예요.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말이죠." 선미의 말에 호명이 재빨리 반박을 했다. "그거 정말이야? 개인적인 이유로 마음대로 소집일에 늦었다는 거 말이야." "물론이죠. 협회 내부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라니까요." "협회? 그쪽에 끈이 있었어?" "뭐. 겸사겸사 아는 사람 몇몇 좀 만들어놨었죠. 사실 그거 알아요? 김현준이 원래 대표팀 소집을 거부하려고 했는데 협회 쪽에서 차출 강행하니까 결국 들어온 거. 그래서 기분 나쁘다고 늦게 합류한 거라던데요?" 선미의 고개가 호명에게로 향했다. 과연 그 내용이 사실인가를 묻기 위한 제스쳐였다. 현재 김현준도 그리고 협회도 그다지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었기에 현준의 차출거부 사태는 소모적인 논란거리만 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만약 호명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현준은 국민들에게 꽤 안 좋은 소리를 들을 게 분명했다. 게다가 협회와 선수의 갈등 폭이 커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진짜라니까요? 협회 윗선에서 흘러나온 말이예요. 뭐 사실인지 아닌지는 구체적으로 잘 모르지만 대충 뭉뚱그려서 기사를 쓰면 김현준이 뭐 어떻게 하겠어요?" "편집장님이 허락하지 않을 텐데?" 호명의 말에 선미는 스포츠란 기사의 편집을 담당하는 편집장을 떠올렸다. 처음 현준을 그녀에게 소개시켜준 남자줬던 남자로 꼬장꼬장한 성격에 기자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독자들의 관심만을 끌기 위해 쓰는 일명 찌라시 기사들은 그대로 찢어버릴 정도로 과격한 면으로 불집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편집장이다. 게다가 그 분은 김현준에 대해 굉장한 호감도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의 축구 시스템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천재로 플레이 하나하나가 자신의 기대를 만족시켜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빅매치를 보기 위해 벌써부터 퇴근하고 호프집으로 향했던 편집장이었다. '허락할 리가 없지...' 김현준에 대한 안 좋은 기사. 사실이라면 모를까 추측이 가득한 내용이라면 그 편집장이 허락을 할 리가 없었다. 거기에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뭉뚱그려서 기사를 쓰다니? 괜스레 호명이 한심스러워졌다. 예전부터 그가 대충대충 일을 하는 모습이 마음이 들지 않았던 선미다. 한국축구를 대표해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선수들.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이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대결은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꿈꾸는 시나리오였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로 되어버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대결에서 대다수의 팬들이 원하는 결과는 승패에 관계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과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이 서로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것이었다. [나니 크로스!!! 슛!!! 골!!!] [박지성!! 박지성이예요!] 그리고 그런 팬들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함일까? 전반 32 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이 터져 나왔다. 그것도 박지성의 왼발에서 나온 골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나니의 크로스를 그대로 달려 들어가며 박지성이 왼발로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리버풀의 선수 여럿이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수비를 하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귀중한 원정경기 선제골. 그것도 라이벌인 리버풀을 상대로 터뜨린 골이기 때문일까? 퍼거슨 감독도 선제골의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역시 박지성 선수. 강팀에 정말로 강한 선수예요. 이거 주도권은 리버풀이 잡고 있었는데 이제 분위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쪽으로 쏠리겠는걸요?] [리버풀 홈인 안 필드에서 먼저 선제골을 내줍니다. 사실 오늘 경기 중요한 경기거든요? 현재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1 위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우승을 노리는 팀인 만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거든요. 지금 초반 성적이야 리버풀이 좋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잡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면 리버풀, 모르는 일이거든요?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슬로우 스타터로 유명한 팀 아닙니까?] 그렇게 박지성의 선제골로 인해 분위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넘어간 듯 싶었다. 하지만 이 곳은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리는 리버풀의 홈 구장 안 필드였다. 게다가 선제골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먼저 터뜨렸다고는 하지만 전반전 동안 유효슈팅을 더 많이 기록한 것은 리버풀이었다. 태앵!!! "크윽...!" 제라드의 스루패스에 이은 회심의 슈팅이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오자 현준은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상하게 오늘 운이 나쁜 것일까? 순수한 마기는 방금 전 슈팅에서 78%의 성공확률로 골이 성공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결과는 22 %의 확률이었다. "어째 오늘 영 부진한데?" 오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린데가르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그 모습에 모드리치가 현준의 머리를 툭 치며 말했다. 현준을 향한 타박은 아니었다. 저번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현준은 오늘도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노리고 있었다. 유효슈팅만 3번. 그것도 2 번은 거의 골이나 다름 없는 슈팅이었다. "대체 왜 이러지...? 마가 끼었나?" 하지만 경기가 종료되기 전까지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1 - 0 으로 끌려다녀야 했다. 혼자서 무려 6번의 슈팅을 때렸고 그 중 5 번을 유효슈팅으로 연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혼자서 때린 골포스트만 2번. 그리고 2 번은 종이 한 장 차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안타깝게 빗나간 슈팅이었다. "이잌...!"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무려 92% 의 성공확률의 슈팅마저도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오자 오기가 생긴 까닭일까? 결국 자신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가까스로 수아레즈의 골을 어시스트했고 결국 경기는 1 - 1. 무승부로 끝이 났다. 경기가 끝난 직후 현준은 간단한 인터뷰도 거절한 채 곧바로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운이 나쁜 경기였다. 하지만 마음 속 한 구석이 굉장히 찜찜했다. "다녀왔어." 현준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짐을 내려놓고는 쇼파에 몸을 날렸다. 그와 동시에 Tv를 키려고 했지만 현준보다도 먼저 리모콘을 낚아채는 손이 있었다. "리리스님? 게임안하셨어요?" "오늘은 레이드 쉬는 날. 그런데 오늘 꽤나 고생하던데 말이야?" "아아..." 리리스가 말한 고생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요. 오늘 일진이 안 좋나? 이상하게 제대로 때렸다고 생각했던 슈팅도 빗나가더라고요. 덕분에 오늘 하루 굉장히 피곤했어요. 어떻게든 만회골을 터뜨리려고 순수한 마기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어야 했거든요." "피로했다라...올림픽과 대표팀 차출의 여파인가?" "설마요. 정신적인 피로감이죠. 육체적으로 제가 피로를 느낄 이유는 없잖아요?" 현준은 말을 마치며 피식 웃었다. 인간도 아닌 악마가 인간의 스포츠인 축구를 했다고 지칠 리가 없었다. 애시당초 체력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올림픽에서 몇 번 그리고 국가대표에 합류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기는 왔다갔다 하기는 했지만 그런 것에 지칠 자신이 아니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 오늘은 좀 부진했으니까 말이야. 계속된 강행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겠지?" "뭐,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라죠. 다음 경기에는 이런 일이 없을테니까요." 92 % 확률의 슈팅조차도 빗나갈 정도로 운이 없는 하루였다. 이런 날이 매일 올리는 없는 일. 다음 경기에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하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리리스는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를 뒤로 한 채 핸드폰을 살펴보던 현준은 곧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무슨 일이지?" "성용이인데 자철이가 부상을 당했다네요. 올림픽 피로의 여파 때문이라는데.. 몸 관리 좀 잘 하지. 안타깝네." "부상이라..." 현준의 이야기에 리리스의 시선이 쇼파에 있는 현준의 다리에게로 느릿하게 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준은 문자로 자철이에게 몸 관리 잘하라는 문자를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구자철 선수의 활약을...최소 3달간 못보게 되겠군요... 다들 몸관리 흐규흐규...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케일링이라는 것을 하고 왔습니다. 입에서 엄청난 피가...게다가 치석 제거한다고 열심히 이빨을 깨더군요. 거의 이빨을 뽑을 듯이 잡아 깨던데...불안한 마음과 함께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손을 들고 화를 내려고 했는데...... 스케일링 해주는 간호사분이 너무 예뻐서 잠시 입안좀 헹굴게요하고 말았습니다. 00315 리리스, 나서다. =========================================================================                            "흐음..." 동료 선수에게 문자를 보내는 현준을 뒤로 한 채 리리스는 컴퓨터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는 다른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들고서 말이다. 주로 리리스가 찾아보는 사이트는 게임 공략 사이트였다. 특히나 레이드 공략 경험담 혹은 아이템 거래 게시판은 하루에도 3, 4 번 넘게 들어가보는 그녀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보다도 그녀의 흥미를 끄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김현준 국가대표 차출 거부 사태에 대한 논란기사들이었다. "......" 처음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을려고 했던 그녀였다. 어차피 인간들이 왈가왈부 하는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인간들이 뭐라 하던간에 자신은 이 곳 인간계에서 부상을 치료하고 띵가띵가 놀다가 현준의 계약이 끝나면 마계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인간계의 왈가왈부가 계속해서 그녀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현준의 국가대표 차출 거부 사태 논란에 대한 댓글 중에는 현준을 욕하는 과격한 댓글들도 달려있었고 그 댓글이 리리스의 눈에 들어온 것이었다. [김현준 국가대표 차출 거부 논란. 과연 사실인가?] [태극마크를 우습게 보는 선수. 과연 국가를 대표할 자격이 있을까?] 게다가 현준이 아무런 기자회견도 없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일까? 조○일보의 김호명기자를 필두로 여럿 기자들이 현준이 비판하는 기사들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런 기사를 철석같이 믿은 현준의 안티팬들이 인터넷을 누비고 있었다. 뚜둑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아무것도." 아이스크림의 나무막대가 부러지는 소리에 훈련을 하기 위해 훈련실로 향하던 현준이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고 가볍게 손을 내저은 리리스는 다시금 모니터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상하네..." 묘한 감정이 리리스의 마음을 휩쓸었다. 그냥 인간들이 자신의 권속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에 불과한 일이었다. 자신이 전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준의 욕이 눈에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기분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마치 인간들이 자신에게 도전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는 그녀였다. "어디 재미있겠네..." 계속해서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보던 리리스의 붉은색 눈동자가 빛을 내뿜었다. 자신의 권능으로 인간들의 마음을 돌리며 진실을 밝히는 일은 너무나도 손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재미가 없었다. 자신의 권속이 어떠한 존재인지 인간들에게 증명해줘야만 했다. "아니지..." 말을 마친 리리스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뒤쪽에는 마력으로 만들어진 문이 존재했다. 바로 순수한 마기의 이용한 전투경험을 쌓는 현준의 훈련장이었다. 만약 사태를 이대로 악화시킨다면? 팬들의 반응에 실망한 현준이 축구계를 떠날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마계로 돌아가 바알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가까워질 터였다. 하지만 리리스는 그 생각을 접었다. 어차피 마계에는 돌아갈 터였다. 이 곳 시간으로 10 년 내에 말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인간들에게는 꽤나 오랜시간이지만 마왕인 자신에게는 찰나와도 같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찰나 동안에 벌어진 소소한 재밋거리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5 라운드는 1 - 1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둘 다 프리미어리그 아니 전 세계 축구 클럽중 수위에 손 꼽히는 명문팀인 만큼 어떻게 보면 무승부는 크게 놀랄 일이 아니었다. 특히나 한국팬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시합이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의 전 주장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고, 리버풀의 주장이자 현 대표팀의 주장직을 맡고 있는 김현준 또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격포인트를 올렸기 때문이었다. "골만 들어갔으면 리버풀이 이기는 건데..." "어제 경기 보니까 김현준도 사람이긴 사람이더라." 물이 오른 골 감각이 하늘까지 치솟아 올랐던 현준의 활약 때문일까? 리버풀을 응원하던 한국팬들은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골을 넣지 못한 현준의 플레이를 떠올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골 포스트를 강타한 횟수만 2 번. 운이 없어도 너무나 없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5 경기를 치르며 7골 4 어시스트 라는 기록은 어째서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아니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높은 주가를 지니고 있는 선수인지를 보여주는 기록이었다. 게다가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다음 경기에는 골을 넣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한국팬들이었다. 그러나 리버풀의 다음 상대는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아닌 세리에 A 의 클럽이었다. AC 밀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의 주축이었던 티아구 실바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모두 파리 생제르망(PSG)로 이적시킨데다가 안토니오 카사노를 지암파올로 파찌니와 트레이드 하면서 팀 전력이 한 단계 약화되었다고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세리에 A 개막전에서 삼프도리아와의 홈 경기를 치르며 0 - 1 로 패배하며 무기력한 경기감각을 보여줬고 현재까지도 딱히 나아진 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보얀 크르키치나 니겔 데 용을 영입하면서 그나마 전력상승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으나 팬들에게는 즐라탄과 티아구 실바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느껴지는 게 현 AC 밀란의 스쿼드였다. 그리고 이런 AC 밀란을 상대하기 위해 리버풀의 선수들이 이탈리아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밀란 밀란 오직 그대와 함께 밀란 밀란 항상 그대를 위해 우리는 우리의 영웅들의 곁에서 걷습니다. 녹색 필드 위, 푸른 하늘 아래서 그대들은 또 하나의 별을 획득합니다. 우리들을 위해서 빛나는 [AC밀란 응원가 - Inno Milan] 수 많은 팬들이 밀란의 깃발을 흔들고 폭죽을 피어 올리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경기장 내에서도 그리고 밖에서도 말이었다.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FC 바젤과 한 조가 되며 일명 죽음의 조에 속해버린 밀란이었다. 비록 전력이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 7회에 빛나는 명문팀인 만큼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 팬들이었다. "어째서 AC 밀란이 명문팀이라고 불리는 지 알 것 같아요. 저렇게 팬들이 많이 와있으니..." 자신들을 향해 시위라도 하는 것일까? 경기 시작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과한 응원을 벌이고 있는 AC 밀란의 서포터즈였다. "콥들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옆에는 리리스가 서 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나가는 해외 원정에는 거의 따라가지 않는 그녀였는데 무슨 변덕이 생겼는지 AC 밀란과의 챔피언스 리그를 구경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리리스가 경기를 구경하러 오겠다는 말에 현준은 알아서 VIP 티켓까지 구해주었고 말이다. "하긴 콥들도 축구에 미친 사람들이긴 미친 사람들이죠." 저번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리버풀이 첫 우승을 차지했었을 때 리버풀이라는 도시가 광란의 도가니로 변했던 것을 떠올리며 현준은 볼을 살짝 긁었다. 축구에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바로 영국인들이었고 그 중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사람들이 바로 서포터즈였다. 거기에 KOP을 비롯한 몇몇 서포터즈는 특히나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떨치고 있었다. 그렇게 리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포터즈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던 현준은 곧 시간을 확인하고는 몸을 돌렸다. "그럼 리리스님. 표는 여기 있으니까 VIP 석으로 입장하시면 되고요. 전 선수단 합류 때문에 먼저 가볼게요." "알았어. 경기 잘 하라고." "네이. 저번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으니까 오늘은 꼭 골을 넣을거예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까지 전의를 불태우는 현준이었다. 저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펼쳤던 경기에서 운이 따르지 않아서 골을 넣지 못했던 것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자신의 신체능력이라면 그리고 순수한 마기의 위력이라면 충분히 상대가 누구라고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뒷 모습을 살펴보던 리리스는 자신의 손에 들린 표를 팔락팔락 흔들면서 발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골이라... 너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골을 터뜨리는 게 어렵지는 않겠지. 하지만 오늘은 쉽지 않을 걸?" 그리고 그날 챔피언스 리그 B 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리버풀은 AC 밀란을 상대로 시종일관 압도적인 공격력을 뽐냈지만 결국 골을 뽑아내지 못하며 1 - 0 으로 패배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주도권을 잡고 AC 밀란을 몰아부쳤던 리버풀이다. 심지어 리버풀의 공격수인 김현준과 수아레즈 그리고 중간에 교체 투입된 루크 데 용이 때린 슈팅수만 16번. 유효슈팅도 9 번이나 되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골대신의 가호를 받은 AC 밀란에게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은 마치 사기를 당한 게 아닐까 하는 경기 결과였다. 하물며 AC 밀란과 직접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느낌은 더욱 심했다. 특히나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활약했던 현준은 경기가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 머리를 박고는 일어서지 못했을 정도였다. 와아아아!!! 프리미어리그 6 라운드. 노리치 시티의 홈구장인 캐로우 로드에는 붉은 유니폼을 입은 수 많은 리버풀의 팬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원정 경기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바라는 응원이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팬들 그리고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로 리버풀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수비가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노리치 시티였지만 리버풀의 공격진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비록 챔피언스리그 B조 예선 1차전 경기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패배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은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보여줬던 리버풀은 AC 밀란을 충분히 압도하고도 남았다. [제라드!!!] 그리고 경기 시작 7분 만에 스티븐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노리치 시티의 골망을 가르자 광란의 도가니로 편한 원정팀의 응원석이었다. 노리치 시티의 골 키퍼인 존 루디가 몸을 날려봤지만 그보다도 빠르게 골망으로 빨려 들어간 제라드의 슈팅이었다. "원더풀! 제라드!" "하하! 땡큐, 땡큐."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렸기 때문일까? 계속해서 리버풀의 매서운 공격이 이어졌다. 모드리치와 제라드 그리고 이제는 주전으로 자리잡은 샤키리와 괴체의 플레이는 노리치 시티의 미드필더진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현준도 노리치 시티의 선수를 달고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90 분이라는 경기 동안 자신에게 주어지는 찬스는 손에 꼽을 정도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오늘을 골을 기록할 생각이었다. 저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 내용 때문일까? 하지만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얻은 패배가 분했기 때문일까? 평소 때보다도 훨씬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이 곧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다. '왼쪽...!' 노리치 시티의 역습찬스에서 공을 빼낸 이솔라가 곧바로 전방에 있는 모드리치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모드리치가 공을 받는 순간 그대로 레온 바넷의 측면으로 돌아들어가는 현준이었고 그 모습을 본 모드리치가 그대로 공을 띄어 올렸다. 모드리치의 로빙 패스는 그대로 바넷의 키를 넘겨 현준에게로 연결되었고 그 순간 관중석에 앉아 있던 모든 관중들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 [오프 사이드 아니예요!] [김현준 찬스예요!!!] 순식간에 뚫려버린 바넷과 존 루디가 오프 사이드라는 생각으로 부심을 바라보았으나 부심의 깃발은 내려진 채였다. 관중들의 함성소리와 함께 뒤늦게야 존 루디가 튀어나오는 모습을 확인한 현준은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며 왼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키이잉!!! 순수한 마기가 몸을 감싸며 순식간에 슈팅 코스를 도출해내었고, 붉은색의 선이 이리저리 움직이더니만 최적의 코스를 현준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성공확률은 91%. 실패 확률이 고작 9%인 만큼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강력한 슈팅에 현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발 끝에서 오는 느낌이 확실히 골이라고 말해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미소가 일그러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노리치 시티의 골키퍼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휘어들어가는 슈팅이 그대로 골대 오른을 맞고 튕겨 나왔기 때문이었다. 아아아아!!! 그 모습에 안타까운 듯 머리를 감싸쥐는 리버풀의 팬들이었다. 저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 현준이 골 포스트를 맞추며 골을 기록하기 못했기 때문이었다. "젠장!" 완벽했던 골 기회를 놓쳤기 때문일까? 순간적으로 흥분한 현준이 그대로 강하게 잔디를 걷어찼고 그 모습에 제라드가 현준에게로 다가가 말했다. "준. 침착해. 그럴수록 더 골은 안 들어 간다고. 첫 슈팅이잖아? 게다가 너는 골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하아..." 침착하라는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크게 한숨을 내뱉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라드의 말 대로였다. 흥분해봤자 좋을 것이 없었다. 게다가 아직 경기시간은 충분하게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 날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에서 현준은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루크 데 용과 교체되고야 말았다. 골 포스트를 맞췄던 슈팅 때문일까?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폼이 무너졌다는 게 달글리쉬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의 생각이었다. 또한 올림픽을 비롯해 이제까지 강행군을 펼쳤던 체력적인 부담이 서서히 몸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도 있었다. 비록 선수 본인은 멀쩡하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부상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법. 특히나 현준과 같이 올림픽에 출전했었던 분데스리가의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구자철이 발목부상을 당해 3 개월 정도 결장한다는 소식을 들은 리버풀 구단은 선수 안전을 위해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스토크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현준을 스쿼드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비록 선수 본인은 체력적인 문제가 없고 출전을 해도 상관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그러고보니 조회수 700만이 넘었네요...일단 자축. 작품에 대한 많은 사랑 감사합니다. 그러나 잠수만 안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겠지... 00316 리리스, 나서다. =========================================================================                            "하아..." 스쿼드에서 제외된 까닭에 현준은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Tv 로 리버풀과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홈 경기인 만큼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서 볼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구단의 간곡한 요청에 결국엔 벤치에 앉지도 못하는 것에 모자라 경기장에 직접 가서 보지도 못하는 그였다. "제길." 현준은 멍하니 두 팀의 경기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도 리버풀은 충분히 강했다. 제라드와 모드리치가 이끄는 중원은 스토크 시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현준이 없는 상황에서 치른 챔피언스 리그 B 조 2 차전 경기에서 리버풀은 3 - 1 이라는 큰 스코어로 FC 바젤을 꺾기도 했었다. "하아..." 시선은 Tv 에 향해 있었지만 TV 의 경기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걸까? 현준은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6 라운드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경기, 산시로에서 치른 AC 밀란전 아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서부터였던 것 같았다. "그때 이상하게 골이 잘 안 들어갔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는 특별히 문제점이 없었다. 단지 그 결과가 문제였다. 그러고보니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자신의 운이 그렇게 나쁘다 하더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C 밀란전 거기에 노리치 시티전까지 3 경기 동안이나 운이 나쁠 리가 없었다. 악마의 기운을 사용한지 3 년여 가량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진짜 몸이 좋지 않은가...?" 상황이 그렇게 되니 현준은 괜스레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문득 악마도 질병에 걸리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리리스와의 계약 후 악마의 육체를 얻게 된 이후로 두통, 숙취, 감기조차도 걸리지 않았던 자신의 몸이다. 3년 내내 아무런 아픔도 없었지만 행여나 그 3 년동안의 아픔이 몰아서 지금 왔을거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현준의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나저나 리리스님은 대체 어디가신거야?"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물어볼 만한 인물은 바로 리리스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 리리스는 집에 없는 상황. 탈리사와 레리엘만이 리리스가 시킨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 때는 천사들 이었지만 지금은 단순히 게임 폐인이 되어버린 두 여인을 보며 현준은 한숨과 함께 쇼파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는 리리스가 오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녀에게서 지금 일어난 일들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아이스크림이나 사러 나가겠지 하고 생각했던 현준은 경기가 끝나고 그 후 한 시간이 지나서도 리리스가 돌아오지 않자 결국 몸을 일으키고는 수련의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각 현준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리리스는 한국에 있었다. "이것이 그 진단서류입니다." 한국 축구 협회 사무총장, 지석은 리리스가 건네주는 진단서를 보았다. 그리고 그 진단서는 지석의 옆에 있는 주치의에게로 넘겨졌다. 스포츠 의료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는 지석은 아무리 봐도 그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10월 17일에 있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을 맞아 김현준을 차출하겠다는 공문을 리버풀 측으로 보낸 협회였다. 하지만 현재 현준은 구단의 추측으로는 건강상의 이유가 섞인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리그 경기에서도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휴식 명령까지 내린 와중에 먼 거리를 여행해야만 하는 대표팀 차출이 달가울 리가 없었다. 게다가 한국과 이란과의 경기는 17일. 레딩과 치르는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경기는 20일에 벌어진다. 현준이 경기를 마치고 구단에 들어온다면 고작 3일을 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차출을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인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현준의 차출을 허락하려는 찰나 나타난 것이 리리스였다. "제가 가서 한국 축구협회를 설득해 보도록 하지요." 현준의 에이전트인 그녀의 등장에 믿져 봐야 본전인 생각으로 선수의 건강을 위해 선수의 차출을 양해해달라는 공문을 축구협회에 보냈고, 뒤이어 리리스가 한국으로 건너간 것이었다. "으음..." "무슨 문제라도 있소?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정도로 말이오?" "아뇨. 그다지 큰 문제는 보이지 않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것이 보이기는 하지만 딱히..." 지석의 말에 말 끝을 흐리는 주치의였다. 분명 차출을 양해달라는 이유로 보낸 공문과 진단서다. 차출을 양해해달라고 말을 꺼낸 만큼 진단서의 내용에는 국가대표 경기에 뛰기 힘들다는 건강상의 이유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진단서에 나온 내용은 건강 그 자체였다. 축구선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체력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그 정도야 휴식을 취하면 충분히 나아질 게 분명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금 살펴봤지만 변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주치의의 생각으로는 대체 저 여자가 무슨 일로 이런 진단서를 건넸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김현준 선수의 활약은 놀랍습니다. 비록 뛰어난 공격수로서 평가받는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AC 밀란과의 챔피언스 리그전을 비롯해서 김현준선수가 보여준 활약은 국가 대표팀의 공격수를 맡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그 선수가 현재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인가요?" "리리스양. 지금 우리는 장난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장난으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무총장님." "......" 리리스의 말에 지석은 입을 다물었다. 대체 이 여자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분이 불쾌해졌다. 고작 선수의 에이전트에 불과한 존재가 대한민국 축구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자신을 업신여기는 느낌이었다. 비록 요 몇 경기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부진이라고 말이 나오는 것은 그 선수가 리버풀의 김현준이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스트라이커였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세경기에 한 골씩만 터뜨려도 팬들의 환호성을 받을 터였다. 매 경기 골을 넣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치던 선수니까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물며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한국선수들 중 가장 공격 포인트를 많이 올리고 있는 선수가 현준이었다. 현재 스토크 시티전까지 치른 스토크 시티전까지 김현준은 총 7골 4 어시스트로 득점 순위 1위를 내달리고 있었다. 비록 아스널의 발 페르시와 공동 득점 1위이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로 계산하면 혼자 10 개가 넘는 공격포인트를 프리미어리그 올리고 있었다. 비록 요 몇 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맞이해 김현준을 발탁하는 것은 협회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무슨 일이 있어도 현준을 발탁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과 이란과의 경기는 17일 이란에서 열린다. 출국일은 13일. 프리미어리그 7 라운드 일정이 모두 끝나는 9일까지 소집에 손, 발을 맞추고 출국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훈련일정에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축구를 세계 알리기 위한 광고를 찍는 것도 있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선수의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나요?" "김현준 선수가 충분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김현준 선수를 차출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김현준 선수는 충분히 대표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요 몇 경기 김현준 선수의 체력은 비정상적으로 하락했습니다. 계속된 경기의 여파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체력적인 휴식을 취해야만 합니다. 구자철 선수 또한 계속된 강행군의 여파로 결국 큰 부상을 입지 않았습니까? 김현준 선수 또한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리리스는 말을 하면서도 조금은 낯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악마가 인간들의 경기인 축구를 하고 비정상적으로 체력이 하락해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다른 악마들이 들으면 바닥에 널부러져 웃을지도 몰랐다. "구자철 선수는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당연히 차출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현준 선수는 다릅니다. 그 이유는 이 진단서가 말해주고 있고요. 오히려 리리스님이 김현준 선수의 차출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것은 김현준 선수가 대표팀의 차출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그것은 아닙니다. 김현준 선수도 대표팀에서 뛴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의 건강에 따라 협회에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저번 우즈베키스탄에서의 경기에서 김현준 선수는 고작 30분 밖에 뛰지 않았습니다." "선수의 선발권한은 감독의 고유권한입니다. 협회에서는 그 권한에 참견할 수는 없습니다." 지석의 말에 속으로 코웃음을 치는 리리스였다. 우즈베키스탄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부 다 알고 있는 그녀였다. "이번 이란 전을 위해 김현준 선수는 태극 마크를 달고 한국축구를 빛내주었으면 합니다. 물론 승리를 위해서 훈련도 참가해야겠지요." 단호하게 말한 지석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 리리스를 보며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결국 현준의 차출이 결정되었다. 일정은 9일. 내일 당장 한국에 들어와 파주로 향해야만 하는 일정이었다. "언제 한국에 오셨어요?" 여행용 가방을 들고 인천 공항으로 들어온 현준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리리스를 보며 말했다. 리버풀에 있는 수련의 방에서 훈련을 하던 도중 구단의 연락을 받고 17일에 있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이란전을 치르기 위해 한국으로 온 그였다. 떠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리리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인사도 하지 못하고 대충 가방을 챙겨 한국에 도착했건만 인천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어느새 리리스가 자신의 곁에 나타난 것이었다. "어제 한국에 들어왔지." "무슨 일로요?" 하지만 현준의 궁금증을 풀어줄 생각을 없는지 리리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의 손을 잡아 끌 뿐이었다. 순수한 마기로 정체를 숨겼기 때문인지 현준과 리리스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인천공항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리리스와 함께 공항에서 나온 현준은 곧바로 호텔로 향하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 푹 쉬고 난 후 내일 바로 파주로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아영이나 줄리아를 만날 생각도 안한 그였다.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요즘 인터넷을 휩쓸고 있는 차출거부 논란에 엮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협회가 단단히 준비했나 보네." 17일에 치르는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9 일에 소집해 8 일 동안이나 손발을 맞추는 것이다. 그만큼 우즈베키스탄에서의 무승부가 크게 남았던 듯 싶었다. "8일이라면야 충분히 손발을 맞추고도 남지." 상대는 이란. 한국축구에 있어서 이란은 악연중의 악연이나 다름 없는 나라였다. 특히나 아시아권에서 벌어진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아왔던 중동국가들중에서도 이란은 특히나 한국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상대였다. 더군다나 이란 원정은 힘들기로 유명한 원정이었다. 테헤란은 비행시간도 길며 고지대인데다가 시차적응 문제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준은 여유만만이었다. 시차적응? 고지대? 그런 것은 자신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보며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이번에 훈련에 들어가면 광고도 찍을거야." "광고요?" "응.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데 한국 대표팀 선수를 대상으로 촬영한다고 한다네." "그거 재미있겠는데요?"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광고, 그것도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같이 찍는 것이니 만큼 흥미가 동한 것이다. 가끔 자신 혼자가 아니라 기성용이라던가 구자철 같은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방송 촬영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그였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리리스에게 시선을 돌려야만 했다. "설렁설렁해. 하면서 몸이 안 좋다는 티를 좀 내고. 원래는 너 차출안하려도 반대했었어. 리버풀 구단에서 그리고 내가." "어째서요? 전 건강한데요? 아픈 곳도 하나도 없는데요?" "우습게 여기는 떨거지들을 좀 정리하고 싶어서."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벙찐 표정을 지었다. 대체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떨거지라니? 대체 누가 그녀의 신경을 건드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악마라도 등장한 겁니까? 아니면 천계에서 리리스님의 존재를 알아차렸다던지..." 과도하게 진지한 현준의 대답에 리리스는 고개를 흔들고는 호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좋은 호텔에는 아이스크림도 있는 것일까? 어느새 냉장고에 있는 셔벗을 입 안에 넣고 있는 그녀였다. "나 말고 너를 우습게 보는 녀석들 말이야. 요즘 인터넷 보고 있지? 거기서 무슨 말이 흘러나오는지 잘 알고 있어?" "아...네. 근데 뭐 딱히 틀린 말은...아얏!" 순간 이마에서 느껴지는 아픔과 함께 별이 보였다. 리리스가 어느새 들고 있던 스푼을 던져 자신의 이마를 강타한 것이다. 그리고 스푼을 들어서 닦아낸 리리스는 다시금 셔벗을 먹으면서 입을 열었다. "생각하는거 하고는. 당연히 틀리지. 언제 차출을 거부한 적이 있었어? 게다가 요즘엔 우즈베키스탄의 30 분 출전시간 논란도 이제는 니가 대표팀이 아닌 클럽의 명성을 위해서 30분만 출전하겠다고 말했다는 이상한 말까지 흘러나오던데 말이야. 기분이 안 나빠?" "나쁘긴 한데. 어차피 조용히 있으면 알아서 사그라..." 어깨를 으쓱함과 입을 연 현준이지만 순간적으로 리리스의 온 몸에서 풍겨지는 살기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컵에 담긴 샤벳을 전부 먹은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나는 나빠. 내 것을 자기 마음대로 이용하려는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말이야. 그래서 그 떨거지들을 정리할 생각이야." 리리스의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현준은 영문도 모른체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녀가 저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하루에 2편씩 올리는게... 하도 안써서 감을 잡기 위해서 쓰는건데...5일 됐는데도 감이 잡히지 않는군요. 후... 00317 리리스, 나서다. =========================================================================                            '내 것...?' 따지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자신은 그녀의 권속. 리리스의 소유물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니 말이다. 그 뒤의 말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 것을 자기 마음대로 이용한다는 말. 그 말은 즉슨 자신 몰래 자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 사람이 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말한 사람도 없었고, 자신을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도 주위에 없었다. 축구 선수로서 활약하면서 큰 돈을 벌게 되자 가끔 돈을 빌려달라는 옛 친구들의 전화가 오긴 했지만 웃으면서 넘겼던 그였다. 현재 인터넷에서 많은 기사들과 악플이 올라오고는 있었지만 그것도 현준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박지성이나 다른 동료선수들의 말대로 일일이 그런 내용에 대꾸하기보다는 그냥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면 알아서 사그라들 논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악플 때문에 그래요? 그런거야 어차피 금방 잦아들..." 그렇게 대꾸하려던 현준은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위압감에 입을 다물었다. 오늘따라 유독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붉은색의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왠지 계속 입을 열었다가는 한 대 맞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을 듯 싶었다. "아니야. 설렁설렁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너. 이번 광고 찍지마. 아니 찍더라도 대충대충 찍어. 그리고 시합에도 나가지마." "네?! 왜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일이다. 아시아의 호랑이라 불리며 이번에도 가볍게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려던 한국 대표팀이지만 레바논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연속으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좋지 않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이런 흐름을 깨기 위해서는 타슈켄트에서 벌어지는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활약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들어 부진에 빠졌다고는 하지만 사실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니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요?" "어차피 인간들의 관점이겠지만 너는 지금 인간들 중 가장 축구를 잘하는 녀석이야. 거기에 너, 너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지?"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챔피언스 리그, 프리미어리 리그, 올림픽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비고 있는 그였다. 지금 뛰고 있는 영국에서만 해도 그랬다. 자신이 출전하는 리버풀 시합이 있으면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연호했고 길을 걷기만 하더라도 많은 시민들이 싸인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 알고 있지? 너의 인기는 오직 내가 만들어준 것이란 말이야." 리리스의 말에 현준 또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지금 이렇게 뛰어난 축구 선수가 될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준 것은 리리스였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악마의 힘 혹은 순수한 마기라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갔을 테니 말이다. 비록 자신의 노력이 약간 섞였다고는 하지만 리리스의 등장으로 인해 알게된 순수한 마기의 힘이 비하면 자신의 노력은 자신이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발돋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 인기를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 내 허락은 제대로 받지도 않고 말이야. 게다가 자기들 마음대로 떠들면서 너를 욕하는 사람도 있고 말이야." "축구 협회가요?" "그래. 훈련 스케쥴에 광고 촬영이 왜 있는지 모르겠어? 대형 스포츠 용품회사에서 너를 광고에 출현시켜준다면 수십억이 넘는 돈을 협회에 후원금 명목으로 주겠다고 해서 이뤄진 일이야." "흐음..." 현준의 입에서 나지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선수들의 광고촬영으로 인해 협회에서 돈을 버는 행동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광고촬영으로 인해 버는 돈은 전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쓰여지는 돈이었다. 하지만 뒤이어서 이어지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인상을 찌그려야만 했다. 협회에 들어가는 돈 대다수가 자기 배불리기에 쓰여지고 있다는 내용 떄문이었다. 그 말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은 느끼지도 못했다. 마왕인 그녀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리가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너를 욕하는 녀석들을 니가 어떤 존재인지 좀 느끼게 해줘야 돼. 너 떄문에 한국축구계의 명성이 더 높아졌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초로 한국인 득점왕도 탄생했고,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땄는데 고작 2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국가대표 차출 거부? 그런 이상한 상황까지 만들어서 너를 욕하고 있잖아." 어째서 마왕인 그녀가 흥분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준은 잠자코 리리스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 차출 거부도 그래. 사실 개인적인 스케쥴이 있었잖아? 그런데 뭐? 그 스케쥴을 하면서 협회에 들어온 광고를 촬영해 달라고? 누구 좋은 일 하라고?" "자...잠시만요. 뭐라고요?" "아, 너는 모르겠군. 런○맨 촬영 때문에 협회에 공문을 보냈을 때 촬영을 하는 겸에 협회에 들어온 광고를 촬영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 촬영을 해주면 개인 스케쥴을 허락해주겠다고. 물론 거절했지." '그래서...' 대충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스타팅 멤버로 출전 할 것이라고 믿었던 경기에서 벤치에 대기하고 있었던 것. 지나가는 말로 코칭 스태프중 하나가 요즘 협회하고 껄끄러운 일이 있어라고 자신에게 물었던 것도 기억에 났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말이지. 인간들은 그것도 모르고 자기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그것을 욕하고 있단 말이야. 내 권속이 그런 소리를 듣는다는 것. 난 그냥 두고 볼 수 없단 말이지." 현준도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노력도 없이 너무나도 쉽게 힘을 얻었기 때문일까? 지금 자신에게 해주는 대우도 충분히 버겁게 느껴지는 현준이었다. 불과 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은 일개 평범한 대학생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아무런 노력도 없이 갑작스레 신체적인 능력이 상승하면서 초스피드로 세계 축구의 정점까지 찍었다. 만약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한다면?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위대했던 축구선수중 하나에 이름을 올릴지도 몰랐다. 아니, 이미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중 하나였다. 그 때문에 현준은 자기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각이 별로 없었다. 자신의 힘으로 얻은 힘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팬들을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을 주위에서 가만 둘리가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스포츠 스타라는 말은 곧 돈덩이라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주위의 시선에 무관심할 뿐이었다. '결국은 돈 문제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네...' 자신의 행동거취를 둔 주도권 싸움이었다. 그리고 리리스는 자신을 탐내는 인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고 말이다. "그래서 광고를 찍지 말고 경기에 나서지 말라는 거예요? 저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으니까요?" "뭐, 그런 셈이지. 그 녀석들을 짜증나게 만들 더 좋은 방법도 있긴 하지만 말이야. 이건 레이드 하다가 팀원들이 한 이야기인데 말이야..." 그리고 이어지는 리리스의 대답을 들으며 현준은 속으로 실소를 내뱉었다. 만약 정말로 리리스의 이야기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축구 협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안 좋은 기사를 쓴 사람들의 표정이 어떻게 변할지 눈에 뻔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찰칵찰칵 국가대표 축구팀의 훈련이 있는 날이면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다. 특히나 오늘 훈련은 공개훈련인 까닭에 평소때보다도 많은 팬들이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 몰려들었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 기성용, 박주영과 같은 선수들의 훈련을 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의 손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러한 사진 하나하나가 기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이다!" 그리고 현준이 훈련을 개시하는 모습에 수 많은 기자들과 팬들이 현준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있는 슈퍼 스타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최근에 차출 거부 논란에 휩쓸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왔던 까닭이었다. "역시 현준이의 인기란..." "너도 프리미어리그하고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올림픽에서 득점왕 먹으면 현준이 만큼 인기를 끌 수 있어." "마음 같아서는 월드컵 득점왕이죠." 조광래 감독의 말에 박주영은 혀를 내둘렀다. 말이야 쉽지 수 많은 축구선수들중 현준이 이룬 업적을 해낸 선수는 없었다. 오죽하면 벌써부터 레전드급에 다다랐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 그리고 기자들까지 김현준의 훈련모습에 다들 시선을 집중했다. 하지만 몇 번 패스를 주고 받던 현준은 곧 조광래 감독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더니 울산 소속의 선수들과 함께 회복력훈련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에 팬들과 기자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현준의 드리블이나 공을 다루는 화려한 컨트롤 그리고 강력한 슈팅장면이 보고 싶었던 탓이다. "컨디션 조절차원인가?" "어디 몸이 나쁜 것은 아니지?" 워낙 이름값이 높아서 일까? 현준의 행동 하나하나에 이런저런 추측을 내놓는 사람들이었다. 그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다. 선수들고 그리고 감독과 코칭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오늘 몸이 무겁다는 현준의 말에 편의를 생각해 울산 소속 선수들과 함께 회복력 훈련 명령을 내린 것이 전부였다. 훈련이 모두 끝난 후 기자들과 일반 팬들의 출입을 통제한 이후 광고를 찍기 위한 스포츠 용품회사의 사람들이 훈련장으로 모여들었다. 다들 들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광고를 찍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일은 여기서 터졌다. "네? 광고요?" "그렇습니다. 이미 전부 이야기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준의 말에 남자가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입을 열었다. 오늘 광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 바로 현준이었다. 그 만큼 대표팀내에서도 인지도가 가장 높았고 인기로도 다른 선수들과 비교조차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몸이 좋지 않아서 광고는 조금 힘들 것 같은데..." 현준의 말에 남자의 표정이 싹 변했다. 오늘 광고를 유치하기 위해서 협회에 투자한 돈이 얼마였던가? 다른 선수들의 광고는 찍지 않아도 현준은 꼭 광고에 출현시켜야만 했다. 다들 똑같은 국가대표팀 선수들이지만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 현준과 다른 선수들과 동급의 취급을 할 수는 없었다. "이미 협회에서 이야기를 했고,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와의 이야기도 전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요즘 몸이 이상하게 광고 촬영은 힘들겠다고 말하기는 했는데..." 실제로 그런 소리를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인 남자는 곧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회사의 광고 촬영이다. 특히나 이번 광고촬영에는 이제까지 별다른 광고를 찍지 않은 현준을 등장시켜 자신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속셈도 있었다. "오늘 광고 촬영은 이미 축구 협회와 선수들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현준 선수에게 전달이 이상하게 된 것 같은데 이미 에이전트와의 이야기도 끝냈다고 저희는 전달받았는데...최대한 빨리 촬영을 마쳐보도록 하겠습니다." "뭐...어쩔 수 없죠." 저 자세로 입을 여는 남자의 말에 현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다른 선수들과 함께 광고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고 촬영일정은 남자의 말만큼 빨리 끝나지 않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들 그리고 그 중에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현준이 끼어있기 때문에 조금 더 멋진 장면 그리고 임팩트 있는 모습을 찍기 위해서 몇 번이나 촬영을 반복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광고 촬영에서 가장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 했던 것은 바로 현준이었다. "어땠어?" 현준이 광고촬영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자 리리스가 물었다. "별거 없었어요. 컨디션이 안 좋다면서 아픈 척 좀 하면서 회복 훈련 좀 가다가 광고를 촬영해야겠다고 하자 리리스님과 얘기했던 대로 처음에는 거절을 좀 하다가 결국 못 이긴 척 하면서 광고 촬영을 마쳤고요."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은 맞지. 순수한 마기의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니 말이야." "그렇네요. 최근 몇 경기 컨트롤 부족 때문인가? 제대로 슈팅을 날려도 완벽하게 골로 연결되지 않았으니까요. 이런 적은 없었는데..." 주먹을 꽉 쥐며 말하는 현준을 보며 리리스는 속으로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자신의 방해 때문인지도 모르고 혼자서 고민하는 현준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광고 촬영하는거 이미 리리스님하고 이야기가 끝났다고 하던데요?" "아니? 난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니가 합류하지 않는다면 차출을 거부하는 것으로 생각하겠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지."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선수의 초상권등이 협회에 있다고는 하지만 선수의 광고 촬영까지도 자신들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실은 즉슨, 원래 광고 촬영을 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양해를 표함과 함께 커미션을 건네주는 과정에서 현준은 직접 사무총장인 지석이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와의 만남에서 차출거부 논란을 비롯해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가자 지석이 그 이야기를 깜빡해 버린 것이다. 뒤늦게 협회에서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당연하게도 그 연락을 무시한 그녀였다. "조금 기분 나쁘네..." 자신에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도 모자라 에이전트인 리리스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현준은 기분이 팍 상한 듯 인상을 구기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 대충대충 훈련을 받아가 이란전에서 한 건 터뜨리면 되는 거죠?" "응. 뒷 처리는 내가 하면 되니까. 터뜨리고 나서 훈련의 방에서 시간이나 보내라고." "쉬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지만 마기의 컨트롤은 연습해야하니..."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인지는 이미 어젯 밤 이야기를 끝낸 상황이었다. 씻으러 들어가는 현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리리스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00318 리리스, 나서다. =========================================================================                            "......" 현준은 창 밖으로 과격한 이란의 응원을 내려다보았다. 현재 승점 7점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란이다. 1968년부터 76년까지 아시안 컵에서 3번이나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지역의 축구 강자로 떠오르는 이란이었지만 현재는 하락세. 그러나 이란 팬들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 탈락의 아픔을 딛고 이란 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바로 오늘 A 조에서 라이벌인 한국을 잡아야만 했다. 현재 한국은 1승 2무로 승점 5점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란이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한국과의 승점차를 5 점으로 벌리면서 어렵지 않게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할 거라는 생각이었다. "역시 우리의 인기란...환호성이 대단한 걸?" "저게 어딜 봐서 우리를 환호하는 거야? 야유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겠다." 성용의 말에 히로시마 산프레체에서 뛰고 있는 황석호가 투덜거렸다. 당장이라도 버스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테러를 당할 것만 같은 흉흉한 열기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긴장하기는..." "시끄러."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금메달을 따면서 주가를 높인 그였지만 석호는 이번이 두 번째 대표팀 합류. 대표선수로서는 신인에 불과한 석호였다. 그런 와중에 악명 높은 이란과의 원정경기. 긴장이 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석호와 이야기를 나누던 성용은 현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밖을 바라보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위화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야. 황석호. 너 김현준이 왜 저러는지 알고 있냐? 그날도 아니고 분위기가 별로야." "글쎄. 요즘 컨디션이 안 좋다고 그래서 그런거 아니야? 훈련때도 계속 회복훈련만 했잖아." 석호의 말대로 대표팀 훈련중에서 가끔 미니게임에만 참여했을 뿐 현준은 계속해서 회복훈련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주말에 경기를 치르고 온 울산 선수들이 이틀간 회복훈련을 한 후에 훈련에 참가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그런 현준의 훈련 모습에 특혜라더니 하는 말로 불평을 할 만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챔피언스리그가 끝나고 올림픽에 연이어 개막한 프리미어리그 경기까지 출전을 했던 그다. 게다가 최근 들어 김현준의 체력적인 부담이 눈에 띄게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니 말이었다. 어찌되었던 한국선수들을 태운 버스는 곧 타슈켄트의 경기장에 도착했고, 선수들은 세트 플레이 혹은 개인 훈련을 하면서 곧 있을 경기를 위한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현준과 다른 선수들과 함께 패스를 건네며 몸을 풀었다. "현준의 컨디션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군요."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내부적인 요인 때문인가?" "그런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듣기는 했지만 딱히 문제점을 찾아내지는 못했으니까요." 감독의 말에 수석코치는 그럴 것 같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들어 현준에게 꽤나 많은 말이 터져나왔기 때문에 그 사실이 선수에게 영향을 준 듯 싶었다. "하여튼 기자들이란..." 그깟 기사하나하나에 영향을 받아서 저런 모습을 보이는 현준의 정신상태에 대해 타박하고 싶었지만 그것보다도 먼저 기자들에 대한 욕을 하는 감독이었다. 협회도 문제였다. 곧 있을 이란과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서는 선수들의 휴식을 방해하면서까지 광고 촬영을 했던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오늘 있을 이란전에서의 스타팅 멤버에 현준의 이름을 올려 놓고 있었다. 한국과 이란의 전력차는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다. 물론 이란이 어떻게 플레이를 펼치던 간에 한국이 실력을 보이면 충분히 한국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란전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이란전은 시간 지연 능력이 세계 최고다.] 현재는 은퇴한 이영표 선수가 한 말이다. 언어순화가 이루어지 표현으로 제대로 말하자면 이란의 침대축구는 짜증나기로 세계에서 최고라는 말이었다. 원정경기인 만큼 이란이 선제골을 넣을 가능성이 있었다. 해발 1270M 에 육박하는데다가 9 만명이나 되는 이란의 홈구장인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에게는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한국은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란과는 수차례 명승부를 내며 축구팬들을 웃고 울렸지만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만큼은 단 한번도 승리를 거둬본 적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란이 선제골을 가져간다면 한국은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고지대인데다가 9 만명의 관중이 퍼붓는 야유는 선수들에게 엄청난 압박이 될 테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타개해줄 선수로 조광래 감독은 바로 현준을 꼽았다. [이제 곧 있으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이란과 한국과의 대결이 곧 펼쳐지겠는데요.] 수 많은 한국의 축구팬들은 곧 있을 이란과의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어느새 Tv 앞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현재 그라운드에 몸을 풀고 있던 선수들이 전부 라커룸으로 들어간 상황인데요. 한국과 이란. 거의 숙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을 괴롭혔던 팀이 바로 이란이거든요.] [네. 한국은 1996년을 시작으로 2000,2004,2007,2011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을 내리 만난 전적이 있습니다. 5회 연속 붙은 이 대결에서 결과는 2승 1무 2패. 게다가 저번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한국은 이란을 만나야 했고 2무를 기록한 전적이 있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 한국은 박지성이 두 경기 모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무승부를 만들어 내었었다. [그만큼 이란이 만만한 팀은 아니라는 거지요. 월드컵 3차 예선에서 3승 3무를 기록하며 E 조에서 선두로 최종 예선에 진출한 이란인데요. 현재 이란의 간판스타는 바로 자바드 네쿠남 선수입니다. 2009 년 2월에 있었던 남아공 월드컵 한국과의 최종 예선 경기에서도 프리킥으로 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위협적인 선수죠.] 자바드 네쿠남. 현재 이란 대표팀의 주장으로 예전 인터뷰에서 한국을 상대로 이란 원정에서 지옥을 보여주겠다라는 말로 주목을 받았었던 미드필더 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2006년부터 활약해온 선수였다. [네쿠남 선수뿐만 아니라 현재 독일의 볼푸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아쉬칸 데자가흐 선수도 주의해야 합니다. 3차 예선 최종전에서 두 골이나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죠. 그리고 스트라이커 레자에이와 안사리파드의 골 결정력도 한국 선수들로서는 주의해야할 것입니다.] [그에 맞서는 우리 한국 선수들. 오늘 경기는 김현준선수가 원 톱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는군요. 박주영 선수가 측면으로 빠지는군요.] [김현준 선수의 골 결정 능력을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지요. 최근 컨디션 난조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딱히 말해서 부진한 모습도 부진한 모습이 아니거든요?]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뿐이지 출전했던 경기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현준이었다. 최근에 김현준이 출전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과 노리치 시티전에서도 골 포스트를 몇 번이나 맞추면서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플레이를 보여줬던 그였다. 그렇게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양 팀의 전력을 분석하는 동안 경기의 준비가 완료되었다. "현준아.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하자. 다른 건 신경쓰지 말고. 알지? 축구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센터서클에 서서 공을 차려는 현준을 보며 박주영이 입을 열었다.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차출논란에 휩싸였던 현준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며 힘을 북돋아주려는 생각으로 말한 것이다. 그도 한 때 병역문제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했던가? 그때를 생각하며 현준에게 해주는 충고였다. 그리고 그런 주영의 말에 현준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자신의 발 밑에 놓은 축구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주영을 무시하는 행동이 아니라 현재 현준의 머릿속은 굉장히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리스님이 오늘 대체 어떻게 하시려나...' 자신의 종복이자 권속인 현준을 마음대로 자기들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협회의 행동에 심술이 난 그녀였다. 그런 이유로 인해 협회를 엿 먹이려고 계획을 짠 그녀였고 자신도 거기에 합류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최종 계획이 바로 오늘 완성되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컨디션과 몸 상태는 극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대표팀 차출에 광고까지 찍고 결국 오늘 경기에도 선발 출전을 한 것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자신이 부상을 입는다면? 일반적인 선수가 아닌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손꼽히는 자신인 만큼 그 여파가 어디로 향할지는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악마인 현준이 인간과의 대결, 아니 대결도 아닌 스포츠 시합에서 부상을 입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세게 후려치면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킥력을 가진 축구선수들이지만 현준에게는 아무런 단순히 간지러울 뿐이니 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오늘 상황을 봐서 마왕인 그녀가 직접 나서기로 했던 것이다. '알아서 적당히 하시겠지...?' 하지만 현준의 생각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휘슬소리와 함께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주영에게로 그리고 주영이 뒤로 공을 돌리는 것과 함께 한국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우우우우!!!! 이 곳이 원정경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란의 원정팬들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자마자 9 만명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한 목소리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 야유를 내뱉고 있었다. 그런 압박감 때문에 몇몇 한국선수들이 움찔거리며 주춤거리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그 중 하나 현준만큼은 개의치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다. [청용이형! 측면쪽으로 더 빠져! 종우는 좀 더 간격을 좁히고!] 89년생이라는 어린나이로 이미 한국 대표팀의 중원사령관 역할을 맡은 기성용이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 성용의 지시로 인해 이란 원정팬들의 기세에 눌려서 진형을 흐트러뜨렸던 선수들이 제자리를 찾으며 경기를 치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종우가 이란 선수에게 공을 빼앗자마자 그래도 기성용에게 공을 내주며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동시에 전방에 있던 한국 선수들이 부채살이 펴지 듯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박종우 선수 아주 좋은 플레이예요!] 수 많은 공격방법이 성용의 머릿속에 흘러가기 시작했다. 측면으로 공간을 넓혀서 이란의 수비를 흩뜨리는 것도 괜찮았고 중앙으로 빠르게 공을 연결시켜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이란의 수비진을 그대로 무너뜨리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성용의 선택은 바로 중앙으로 향하는 패스였다. 경기 초반부터 힘으로 누르겠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중앙에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수가 버티고 있었다. "김현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와 함께 기성용의 롱 패스가 올라오자 재빠르게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맞춰 현준의 유니폼을 잡고 모하마드 노스타리라는 이름의 이란의 수비수도 따라오고 있었다.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선수인 만큼 경기 초반부터 맨투맨으로 현준으로 마크하고 있던 선수였다. 떨어지고 있는 공을 잡기 위해 선수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크윽...!" 이란 선수의 발에 채인 주영이 인상을 찌푸렸다. 오늘 처진 스트라이커로 경기에 나선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맡은 그였다. 그렇게 주영이 이란 선수들을 붙잡고 시간을 끌고 있는 사이에 그대로 공을 낚아챈 현준이 다리를 내뻗는 이란 선수의 태클을 가볍게 피하고는 그대로 공을 앞으로 치고 나왔다. "뺏어볼테면 뺏어보던지...!" 가벼운 발놀림으로 순식간에 밀집된 공간에서 공을 빼내는 현준의 플레이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조광래 감독과 코치진이었다. 어느새 현준의 앞에는 수비수 하나와 골키퍼만이 있을 뿐이었다. 순식간에 좋은 찬스가 만들어졌다. 수비수 하나가 있기는 했지만 현준과는 조금 거리가 떨어져 있는 상황. 현준의 실력이라면 수비가 접근하기 전에 슈팅을 때릴 수 있었다. [빼냈습니다! 김현준!!!] 키이잉!!!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순수한 마기가 온 몸에 휩싸이는 감각을 느끼던 현준은 그대로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조금 먼 거리였지만 현준에게는 충분히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거리였다. 콰앙! 그리고 현준이 때린 슈팅은 그대로 골 포스트 오른쪽을 강타하고는 그대로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며 떨어졌다. 이란의 라만 아마디 골키퍼는 현준의 역동작에 걸리면서 팔을 뻗지도 못한 채 골을 허용해야만 했다. [골!!! 골이예요!!!] [와아아!! 김현준 선제골!!! 경기 시작 2분 만에 한국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현준의 골이 들어가는 순간 아자디 스타디움에는 엄청난 야유성이 터져 나왔다. 골을 성공시킨 현준에게 보내는 야유였다. 하지만 그런 야유에도 상관없이 현준은 동료 선수들과 함께 골을 터뜨린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렇게 전반 2분만에 현준의 깜짝 골로 이란 원정에서 선취득점을 터뜨리며 앞서나가는 한국 대표팀이었다. [와아아!!! 역시 김현준. 제대로 골키퍼를 속이는 깔끔한 슈팅이었어요.] 원정경기에서 터뜨린 선제골의 기쁨 때문일까?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가 흥분한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제 60 분 정도 남은 건가?" 그리고 멀리서 중계석과 그라운드에서 골의 기쁨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던 리리스가 하얀 이를 드러내었다. ============================ 작품 후기 ============================ 네 어젯밤 기다리신 분들...긁적 죄송합니다. 원래 새벽에 올려야지 하고 글쓰다가 잠시 누워있어야지 했는데 아침이네요. 불키고 잠들었네요. 머엉... 00319 리리스, 나서다. =========================================================================                            선제골 이후 경기의 주도권은 한국팀에게로 넘어갔다. 중앙에서 공을 보낼 때마다 압도적인 볼키핑 능력으로 찬스를 만들어 주고 있는 현준의 활약 덕분이었다. 측면에서 활약해주는 이청용과 이근호도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위협적인 크로스를 계속해서 올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전반 33분 이청용의 크로스를 현준이 떨어뜨려 준 것을 박주영이 그대로 밀어 넣으면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리자 난리가 난 한국 벤치였다. "좋았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란 원정경기다. 특히나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승리를 얻은 적이 없었을 정도로 이란 원정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었다. 그랬던 결과가 무색하게 하지만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달아난 한국팀이다.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말이다. "후우..." 두 번째 골이 터지자 현준은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에 가까워지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플레이하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며 경기에 집중한 탓일까?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졌다. "......"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이란의 주장 자바드 네쿠남이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듣던 대로 말도 안되는 축구 실력을 지니고 있는 그였다. 비록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자신은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만큼 맞붙을 일은 없었지만 현준의 소문은 진득하게 들어왔던 네쿠남이었다. 그리고 그 소문에 걸맞게 네쿠남이 보는 현준은 말도 안 되는 활동량에 골 결정력 그리고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넓은 시야를 지니고 있는 축구선수였다. "흐름을 돌리려면 저 녀석을 막아야돼." 여기는 자신들의 홈 구장인 아자디 스타디움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들은 마치 자신들의 홈 구장인 마냥 활개를 치고 있었다. 이대로 경기를 지속한다면 결과는 뻔히 나오는 일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골이 터진 이후에도 경기는 한국의 공세로 이어졌다. 간간히 이란의 역습장면이 터져나오고 있었지만 이정수, 오범석, 곽태휘, 박주호로 이어지는 노련한 수비라인은 이란의 역습을 지능적으로 잘 막아내고 있었다. "잘하고 있어! 후반전에도 이대로 밀어붙여!" "종우야! 성용이와 공간을 조금 넓혀. 너무 바짝 붙어있어서 수비와 거리가 조금 벌어지고 있어." 전반전에 2 골이나 넣었기 때문일까? 라커룸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보여줬던 무거웠던 선수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리고 한 쪽에서 쉬고 있는 현준을 보고 있던 정수가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역시 현준이 듣던 만큼 실력이 대단한 걸?" 카타르 리그의 알사드 소속으로 뛰고 있는 그였다. 직접 경기에서 같이 뛰어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으나 현준의 명성 만큼은 귀에 닳도록 들었던 그였다. 그리고 오늘 그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이란전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현준이 컨디션으로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긴 했는데 오늘 경기력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오늘 보여주는 활약이 컨디션으로 문제가 있다면 대체 컨디션이 좋을 때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상상조차도 가지 않았다. "고마워요. 형." "이 녀석. 선제골을 넣었는데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좀 더 기운좀 내보라고." 현준의 조용한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장난이라도 치려는 듯 정수가 현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그런 정수를 말리며 현준이 입을 열었다. "머리가 지끈거려서요. 몸도 좋지 않고..." "어? 어...그래. 너 그렇게 좋지 않으면 감독님한테 말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까지 좋지는 않은데...그냥 좀 그렇네요." 현준의 말에 정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선수의 교체는 감독과 코치들이 결정할 문제였으니 곧 신경을 끄는 정수였다. "좀 더 집중하고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해!" "자! 다들 파이팅!!!" 후반전을 치르기 위해 파이팅과 함께 그라운드로 나선 한국 선수들이었다. 전반전 2 - 0 이라는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나가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이란 원정에서 승리를 거둘 생각이었다. 조광래 감독과 다른 코치진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전을 떠올리면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아니 지금보다도 더욱 골 차를 벌리며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게 그들의 예상이었다. 워낙 전반전의 경기력이 좋았던 까닭이었다. "그나저나 현준이 괜찮을까요? 라커룸에서 그다지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던데요." "체력적인 문제인가?" 그런 와중에 조광래 감독을 향해 체력코치가 입을 열었다. 라커룸에서 보여줬던 현준의 모습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조광래 감독도 현준의 상태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몸 상태가 조금 무거워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몸 상태가 무거워 보인다는 것에 비해 오늘 현준의 활약상은 10점 만점에 10 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점수였다. "그런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말에 체력코치는 말을 어물거렸다. 현준의 컨디션이 나빠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체력 저하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연습 때를 생각하면 현준의 몸이 그렇게 무겁다고는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강철같은 체력을 선보이며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FA 컵 리그, 프리미어 리그까지 대다수의 경기를 풀타임으로 활약했던 그다. 거기에 시즌 브레이크 기간에는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런던 올림픽 결승까지 뛰었고 연이어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도 풀타임 출전해 활약을 하기도 했었다. 체력적으로 염려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준의 구단인 리버풀도 그래서 중요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현준을 스쿼드에 빼면서 까지 휴식을 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조광래 감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이란과의 경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을 위해 꼭 승리를 거둬야만 하는 일정이었다. 축구협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서 그리고 덧붙여서 광고 촬영을 위해서도 현준을 차출해야만 했다. "이십여분 정도 더 지켜보고 교체하자고." 결국 그렇게 결정을 내린 조광래 감독이었다. 팽팽한 시합이라면 모를까 두 골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여유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후반 14 분 조광래의 표정이 여유에서 경악으로 변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좋았어..." 근호는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 오늘 따라 컨디션이 좋은지 플레이가 굉장히 좋았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몇 번이나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렸던 그다. 주영의 패스를 받은 근호는 그대로 이란의 측면을 무너뜨리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란의 수비수 하나가 가로막았지만 자신의 실력을 믿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하는 그였다. 그리고 그런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기회를 만들어내었고 그대로 이란 진영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그 순간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는 현준의 반응속도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 마치 근호의 크로스가 어디로 날아올지 알았다는 듯 공이 떨어지는 자리로 미리 이동하고 있는 그였다. 현준의 어째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일은 그때 터졌다. 퍼억!!! 또 다시 한국팀에게 골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에 라만 아마디 골키퍼와 이란의 수비수가 몸을 날렸다. 그리고 몸을 날린 라만 아마디 골키퍼의 펀칭이 하필이면 공이 아닌 현준의 얼굴을 강타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무너져 떨어져 내리는 현준의 몸을 이란의 수비수가 깔아뭉개고야 말았다. "크윽...?!" 현준의 입에서 당황스런 신음이 흘러나왔다. 골키퍼의 펀칭에 얼굴에 얻어맞은 것은 이제까지 축구를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바닥에 떨어지며 땅을 짚은 손 위로 이란 선수가 자신의 몸을 그대로 깔아뭉개 버린 것이다. '리리스님인가...?' 얼굴을 한 대 맞았다지만 평소 때라면 충분히 몸을 틀어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엄청난 압박이 몰려들며 자신의 행동을 제한했고, 이란 선수가 자신의 팔 위로 떨어져 내리면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엄청난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토해내는 현준이었다. "크아악!!!"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그대로 경기가 중단되었다. 순식간에 세 명의 선수가 뒤엉키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란 골키퍼 레드카드입니다. 골키퍼가 공을 쳐내야지 선수의 얼굴을 쳤어요!] [권투선수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입니까? 김현준 선수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는데요.] 심판도 이란의 골키퍼가 현준의 얼굴을 친 것을 눈을 본 만큼 그대로 퇴장 명령을 알리는 레드 카드를 꺼내 올렸다. 레드 카드의 등장에 이란 팬들의 엄청난 야유성이 그라운드를 가득 메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으윽...크아앗!!!" "김현준 괜찮아?! 의료진 불러!" 손목을 붙잡고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는 현준을 보고는 박주영이 재빠르게 의료진을 불렀고 곧바로 경기장으로 의료진이 투입되었다. 손목을 부여잡고 있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부러진 거 아니야?" "제대로 선수 하나가 깔아뭉갰던데..." 떨어지는 모습도 불안정한 착지로 보인데다가 그 와중에 육중한 축구선수의 몸이 현준을 깔아뭉갰기에 다들 걱정스러운 눈길로 현준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특히나 프리 시즌도중에 큰 부상을 당해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던 이청용은 현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는지 고개를 돌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전광판에서는 의료진과 손목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장면은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에게도 보여지고 있었다. 언제나 부상을 달고 다니는 것이 운동선수다. 축구 선수도 마찬가지다. 골절을 비롯해 관절 문제뿐만이 아니라 격렬하게 몸을 맞부딪치는 경기인 만큼 상대편 선수로 인해 큰 부상을 입는 일도 다반사였다. "김현준 큰일 난거 아니야?" "심각해 보이는데...?" 화면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팬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대표팀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도 마음 상할 법한테 하필이면 그 대상이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현준이었다. [의료진이 투입되는데 김현준 선수 괜찮았으면 좋겠는데요.] [김현준 선수가 떨어질 때 착지가 좋지 않았어요. 그라운드로 떨어져 내리면서 잘못 팔을 짚었는데 거기에 이란의 선수가 떨어져 내렸거든요?] 결국 현준은 교체되어 그대로 병원으로 향했고, 경기는 4 - 1 로 종료되었다. 골키퍼가 퇴장당해 한 명의 숫적 우위를 앞세워 후반전에도 두 골을 연거푸 터뜨린 한국 대표팀이었다. 그렇게 이란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팬들의 마음은 가볍지 못했다. 승리를 거둔 것은 좋았지만 시합 중간에 현준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다들 별다른 부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었지만 다음 날 기사는 현준이 오른 팔 골절상을 입었다는 내용들로 가득찼다. "하아..." 그저께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현준이 있는 곳은 리버풀의 선수들을 관리하는 병원이었다. 오른 팔 골정상을 입으면서 최소한 2개월은 시합에 나설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 그였다. 아니 빨라야 2 개월이지 회복기간을 합한다면 언제 경기에 투입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진짜 부러뜨릴 줄이야..." 기브스로 감싼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약간의 부상을 입어 선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무리시킨 한국 축구협회를 엿 먹일거라고 말했던 리리스의 말에 대충 예상하기는 했지만 정말로 자신의 팔을 부러뜨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세간에는 이란의 축구 선수가 부정확하게 착지한 현준의 팔 위로 떨어지며 일어난 골절상이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깟 일로 악마인 현준이 타격을 입을 리가 없었다. 순식간에 리리스의 마력이 현준의 팔을 감싸며 강하게 압박을 주었고 그 때문에 뼈가 부러진 것이었다. "그나저나 기왕 이렇게 된 거 리리스님의 마음이 풀리도록 일이 해결되야 할텐데..." 벌써 리버풀 관계자들은 병원에 몇 번이나 찾아왔고 선수들도 현준의 쾌유를 바라며 한 번씩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현준의 팬들이 보내준 위로 선물도 현준의 방안에 한 가득 쌓여 있을 정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그 이유를 아는 현준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며 현준은 웃었다. 이란전에서 현준의 부상을 당한 이후 현재 한국의 축구팬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란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환상적인 활약을 올리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기 때문이었다. 다들 불행한 사건으로 인한 현준의 부상이 빨리 낫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이란전이 있고 난 이후 3일 뒤 축구 팬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기사가 터져 나왔다. '김현준의 에이전트. 무리한 출전요구에 선수가 부상을 입었다.' 대한민국이 배출해낸 최고의 축구 선수이자 올림픽 골든 볼에 빛나는 업적의 김현준의 행보가 멈췄다. 김현준은 17일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4차전 경기에서 오른쪽 팔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란의 라만 아마디 골키퍼에게 얼굴을 가격당하며 그라운드에 제대로 착지를 하지 못한 상태로 넘어졌고 그 위로 하디 아길리 선수가 떨어지며 일어난 불행한 사고였다. 하지만 이 사고에 대해 김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는 '한국 축구 협회의 무리한 요구와 차출 때문에 입은'부상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현준은 몇 번이나 체력적인 부담을 토해내며 휴식을 하기를 바랬다. 저번 시즌부터 계속해서 경기에 출전했고, 비 시즌기간에도 올림픽에 출전하며 자국 대표팀에게 금메달을 안기면서까지 끊임없이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었다." 현재 김현준이 주장으로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인 리버풀의 케니 달글리쉬 감독도 마찬가지의 의견을 내세우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수가 체력적으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 중요한 리그 일정에서 엔트리를 제외하며 휴식을 취하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축구 협회가 무리한 차출로 선수에게 부상을 입혔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은 FC 바젤과의 챔피언스리그와 스토크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7 라운드 경기에서 현준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현준에게 휴식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세계적인 공영방송인 BBC에서 나온 기사는 곧바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이 소식에 난리가 난 한국팬들이었다. 축구협회는 더했다. 기사의 내용은 마치 현준의 부상이 한국 대표팀의 무리한 차출 요구 때문이라는 것처럼 쓰여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충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선수의 무리한 차출에 모자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축구 협회에서 강제로 선수에게 광고를 찍게 만들었다는 기사가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일이 생겨서 예약으로... 다들 즐감하세요. 연참을 해야하는데 뭐랄까... 한편을 쓰면 마음이 편해져서 글을 안써버리는... 그러다가 두세시간이 지나면 다시 글을 쓰게 되고...쩝... 어쨌든 좋은 주말 보내세요. 00320 리리스, 나서다. =========================================================================                            한국 축구협회 건물. 그 곳에는 정장을 멋드러지게 차려 입은 여럿 중년인들이 모여 있었다. 그 중 대다수는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인상을 쓰고 있는 사람은 바로 협회 사무총장인 지석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애써 평온을 가장하고는 있었지만 그의 얼굴을 붉어질대로 붉어져 있었다. "모두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오늘 이렇게 모인 이유는 우리 협회로 향한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 때문입니다." "선수의 부상이 어째서 우리 협회 때문이지? 자기가 멍청해서 넘어지는 것을 피하지 못하고 부상을 당한 것을...이제는 뛰다가 넘어져도 우리들 협회 때문이라고 하겠구만. 에잉..." 협회 간부중 하나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김현준 사건이 일어난 이후 협회는 외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한국 대표하는 축구 선수인 김현준의 부상이 협회의 욕심때문이라고 말하는 해외 언론인들과 스포츠 인사들 때문이었다. 선이 닿아 있는 조○일보를 통해 축구팬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러 기사를 내보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어떻게 김현준 그 선수와 입을 맞출 수는 없소? 그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일텐데 말이오." 한 이사의 말에 지석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자신도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현재 부상을 당한 김현준과 입을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준과 접촉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김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는 한국 축구협회와 척을 질 생각인지 굉장히 강경한 태도로 나오고 있었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 까지 동원해서 말이다. "그것은 힘들어 보입니다. 김현준의 에이전트가 선수와의 접촉을 강경하게 막고 있더군요. 친분이 있는 선수들을 이용해서 연락을 하기도 했지만 전부 무산되었습니다." "영국으로 직접 찾아가는 것은 어떻소?" "건강상의 이유로 리버풀 구단이 거절했습니다. 김현준 선수도 만나기를 거부했고요." "혹시 그 선수 우리를 엿 먹이라고 짜고 치는 것 아니오? 따지고 봐서 그 부상이 우리의 책임은 아니잖소." 말마따나 협회 사람들도 억울한 심정이었다. 현준에게 부상을 입힌 선수는 이란의 골키퍼와 수비수였다. 하지만 모든 욕은 협회가 먹고 있었다. 물론 단순히 욕만 먹고 있는 상황이라면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잦아들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협회의 이사와 간부들이 모일 이유조차도 없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김현준 선수가 입은 부상의 가장 이유 중 하나가 대표팀 훈련중에 찍은 광고라고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가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광고라면...?" "며칠 전에 있었던 대형 스포츠 용품광고입니다." 지석의 말에 자리에 있는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형 스포츠 용품 광고. 모든 나라의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라면 한번쯤 찍는 광고였다. 하지만 이번 한국 대표팀이 찍은 광고의 내막이 밖으로 흘러나간다면 사회적으로 굉장히 큰 파장이 몰고 들어올 터였다. 그 광고비의 대부분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빨리 국민들의 시선을 돌려야겠군요. K 리그 흥행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한다던가라는 이유 말이죠." "김현준 선수와 대화를 하고 싶다는 제스쳐도 취해야 합니다." 각자 굳어진 얼굴로 한 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일이 꽤나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한국축구협회는 올해 초 횡령파문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었다. 그 때는 어떻게든 가까스로 넘어갔지만 또 다시 일이 터지면 분명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게 안 봐도 뻔했다. "선수의 부상을 협회가 아닌 대표팀에게로 돌려야 합니다. 시선을 돌리는 거죠." "책임을 질 사람이 필요하다는 거군." 지석의 말에 이제까지 가장 상석에서 아무말이 없었던 백발의 노인이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면 구색이 맞춰질 듯 합니다. 뭐니해도 김현준 선수는 우리 협회가 배출해낸 최고의 선수니까요. 대표팀 감독의 해임이라면 충분히 팬들과 언론인들의 시선도 쏠릴 게 분명합니다." "성적부진이라면 적당한 이유겠군." 레바논과의 홈경기와 우즈베키스탄의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조광래 감독의 전술적인 면에 의문을 표하는 팬들은 있었다. 이란전에서 완승을 거뒀다고다고는 하지만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를 잃은 만큼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조광래 감독의 해임기사가 각 신문에 실리기 시작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야?" "왜 괜한 조광래 감독을 해임하는거야?" "성적부진? 레바전에서 무승부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전에도 무승부를 거둬서 그런건가? 그리고 아직 2승 2무 아닌가?" "조광래 감독이 무리를 시켜서 김현준이 부상당했다며? 그러면 당연히 짤려야지."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기사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축구팬들이었다. 어찌되었던 협회의 의도는 성공한 듯 싶었다. 김현준 선수의 부상이 협회 책임이라는 것에 제대로 된 책임을 밝히라고 외치던 축구 팬들 중 대다수가 조광래 감독의 갑작스러운 해임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은근슬쩍 기사를 내면서 현준의 부상책임이 조광래 감독에게 있다고 돌린 까닭에 조광래 감독에게 반감을 품고 있는 팬들도 많았다. "대체 협회는 무슨 생각인거야?!" 조광래 감독의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성적부진이라는 이유도 황당했다. 앞으로 남은 경기를 더 잘 준비해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을 따낼 자신이 충분히 있었다. 김현준이 부상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고는 하지만 한국 대표팀이 치를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다음 경기는 내년 3월 말에나 있었다. 김현준이 휴식을 취하고도 충분히 남을 시간이었다. "무슨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조기 축구회도 아니고..." 만약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서 해임 당했다면 그려려니 할 수 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협회에서는 일방적으로 조광래 감독에게 통보를 전달했을 뿐이었다. 머릿속이 헝클어졌다. "후우..." 하지만 잠시 머리를 식히고 보니 대충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것 같았다. 자신은 희생양이었다. 현재 김현준의 부상 때문에 안 좋게 이미지가 돌아가고 있는 협회가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빌어먹을 자식들..." 차라리 사정을 설명했다면 탐탁치 않겠지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협회의 인물들을 일방적으로 자신을 해임시켜 버린 것이다. 심지어 축구 협회 내부에서는 어떤 이야기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여보. 손님이 오셨는데..." 그리고 그 때 조심스럽게 방문이 열리며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내의 말에 조광래는 짜증이 나는 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기자들이 몰려온 거겠지. 없다고 해요." "그게...기자들이 아니라 어떤 예쁜 아가씨던데요? 자신을 뭐라고 했더라...무슨 선수의 에이전트라고 하던데..." "선수의 에이전트? 설마...기사도 안봤나..." 에이전트가 갑자기 왜 자신을 찾아온단 말인가? 하지만 곧 이유를 생각하고는 조광래 감독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아주 가끔 돈을 주고 자신의 선수를 대표팀에 뽑아달라는 몰상식한 에이전트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조광래를 향해 부인이 생각이 났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맞아요. 그 선수. 그 있잖아요.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축구 잘하는 청년." "김현준?" "네. 그 선수의 에이전트라고 했어요." 부인의 말에 조광래의 눈이 크게 터졌다. 현준의 부상여파 때문일까?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레딩을 상대로 안 필드에서 2 - 2 로 무승부를 거둔 것이다. 홈에서의 무승부가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그 증거로 리버풀은 아직도 프리미어리그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경기를 주도하는 플레이를 펼쳤으면서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다는 것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골 결정력이라면 하늘까지 닿아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주던 현준의 모습이 벌써부터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매 경기 골을 터트리며 팬들을 기쁘게 해주던 김현준의 모습을 두 달 이상이나 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현재 한국 축구계는 굉장히 시끄러웠다. 김현준의 차출 논란을 시작으로 한국 축구협회의 선수관리 미흡, 거기에 국가대표팀 해임논란까지. 인터넷의 축구 관련 사이트에서는 그 내용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의 결론은 하나였다. 김현준이 빨리 부상을 털고 원래대로의 활약을 보여줬으면 하는 이야기였다. 웅성웅성. 서울에 위치한 한 호텔. 그 곳에는 수 많은 기자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오늘 있을 기자회견을 기다리는 기자들이었다. 거의 대부분이 스포츠 기자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있을 기자회견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있다가 며칠 전 해임당한 조광래 전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처음으로 가지는 기자회견이기 때문이었다. "오늘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안보나마나 뻔하지. 협회의 일이 부당하다고 하는 거겠지. 사실 이번 축구협회의 일처리가 조금 이상하기는 했잖아? 축협과 감독의 적절한 협조체제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내용이겠지." "안녕하십니까? 조광래입니다." 그리고 조광래 감독의 모습이 보이자 기자들은 자리에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런 기자들을 주욱 둘러 살펴본 조광래는 단상위에 놓인 문서를 보고는 눈을 슬쩍 감았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 벌어진 후폭풍에 대한 생각이었다. "제가 이렇게 오늘 기자분 들을 모신 이유는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하고 계신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감독직에서 해임되면서 협회의 일처리가 부당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텐데 그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군요. 협회의 일처리가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이미 잘린 감독이 무슨 말이 있겠습니까?" 조광래 감독의 말에 대다수의 기자들이 의아한 얼굴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과연 그가 무슨 말을 하기 위해서 자신들을 불러 모았는지에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제가 오늘 이렇게 기자분들을 모신 이유는 바로 김현준 선수의 차출 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입니다." "뭐...?" "김현준 선수의 차출논란?" "지금 그 이야기가 대체 왜 흘러나오는 거지?"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다들 조광래 감독이 왜 이 이야기를 꺼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을 모아서 기자회견을 가질 정도라면 필시 별다른 이야기가 아닐터였다. "그렇다면 김현준 선수의 차출 논란이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님과 연관이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한 기자의 말이 흘러나왔다. 조○일보의 이선미 기자였다. 그녀의 말에 조광래 감독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이더니만 느릿느릿하게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사실 김현준 선수의 차출 논란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김현준 선수가 소집일인 4 일에 오지 않고 7 일에 합류했다는 논란거리죠? 다들 그렇게 알고 있지 않습니까?"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있는 기자들 모두 그렇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그게 아닙니다. 김현준 선수는 개인적인 스케쥴을 소화하기 위해 이미 협회에 공문을 보내 7 일에 합류하겠다고 이야기를 한 상황이었습니다." "협회에서는 김현준 선수가 무단으로 이탈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렇다면 협회에서 국민들을 속였다는 이야기인가요?" "비슷합니다. 사실 공문을 보내기는 했지만 협회에서는 일시 보류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협회에서는 김현준 선수가 개인 스케쥴을 소화하면서 또 하나의 스케쥴을 김현준 선수에게 제시했습니다. 대형 스포츠 용품광고지요." 순간 기자회견장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뭔가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선수가 광고를 찍는다면 협회는 대형 스포츠 용품회사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받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협회가 비리를 저질렀다는 이야기인가요?" "그 스포츠 용품회사가 어디인가요?" "얼마를 받기로 한 것이죠?" 자리에 있던 기자들이 저 마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단순히 협회에 대해 아쉬움을 토해내기 위한 기자회견장 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김현준 선수는 그 제안을 거절했고 자신들이 공문을 보낸대로 스케쥴을 소화했습니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전을 치르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났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전 김현준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지 못했습니다. 협회에서 김현준 선수를 투입하지 말라고 압박을 했기 때문이지요. 이 것은 제 불찰입니다." 기자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변했다. 특종이었다. 협회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김현준의 출전을 제한한 것이었다. "결국 우즈베키스탄전에서 3 골을 허용하며 끌려가자 전 어쩔 수 없이 김현준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기는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고 결국 그 날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란전에 앞서서 찍은 광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논란이 벌어진 축구 국가대표팀의 훈련 도중에 찍은 광고였다. 협회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경기를 위해 선수를 차출해서 자신들의 돈 벌이에 이용했다는 말이 흘러나오자 기자들은 눈이 튀어나올 듯 놀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몇몇 기자가 증거를 제시하라고 말했지만 곧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는 조광래 감독 혼자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김현준의 에이전트라고 알려져 있는 리리스도 모습을 드러내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피곤하네요...그럼 전 잠을 자러... 00321 리리스, 나서다. =========================================================================                            '한국 축구의 희망을 부순 것은 바로 다름아닌 축구협회.' '선수들이 협회의 물건인가?' '협회의 비리로 인해 무너진 한국 축구의 꿈.'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앞세운 기사들이 한국을 강타했다. 김현준의 부상이 한국 축구협회의 돈 놀음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한 국민들은 누구나 너나 할 것없이 협회를 물어뜯었다. 특히나 열정적인 축구팬들은 올해 초에 있었던 축구협회의 비리사건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활화산 같이 타오르는 분위기에 결국 경찰과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리리스님이 원하시던 대로 됐네요." 수 많은 협회인사들이 옷을 벗었다.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하기는 했지만 물질적인 증거가 뚜렷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협회에서 돈을 받고 협회에 대해 우호적인 기사를 썼던 몇몇 기자들도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다시 조광래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올리자는 여론이 흘러나왔지만 완강하게 다시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를 거부한 그였다. 이번 사태로 인해 축구계의 행정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에 내린 일이었다.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이래야지. 내 권속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뿐이니까." "......" 리리스가 축구 협회를 공격한 것은 축구 협회가 비리를 저질러서 혹은 선수들을 이용해 돈놀이를 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다. 단지 선수들을 이용한 돈 놀이에 자신의 권속인 현준을 이용하려고 했던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이용해 돈 놀이를 벌이려고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였다. '운이 나쁜 건가...?' 그렇게 한국 축구계에 큰 반향을 불러왔었던 사건이 해결되었다. 그리고 축구 협회의 돈 놀음에 이용당해 부상을 입은 현준에게도 수 많은 전화가 걸려왔었다. 정치권 인사에서부터 기업의 인사들까지 이번 사태를 이용해 자신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전화는 모두 리리스에 의해 차단되었다. "훈련은 잘 되어가고 있어?" "네. 그럭저럭요. 실전을 빙자한 연습경험도 열심히 쌓고 있어요." 부상이라는 이유를 이용해 현재 현준은 외부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리버풀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만 생활 중이었다. 가끔 경과를 보기 위해 병원에 가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최소한 최상급 마족들은 상대할 수 있어야지 어디서 내 권속이라고 말할 수 있지."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만족하지 못했다는 듯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소를 보이고 있는 그녀였다. 훈련의 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정보는 모두 그녀에게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때문에 리리스는 현재 현준이 어느 정도의 성취를 보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순수한 마기의 양을 따진다면 마왕급에 필적하는 힘이다. 아니,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었다. 마치 샘솟는 물처럼 계속해서 순수한 마기를 뿜어내는 현준의 이름모를 정체 때문이었다. 문제라면 마족들과의 실전경험이었다. 자신의 적인 바알의 밑에는 3 명의 최상급 마족들이 있었다. 그에 반해 현재 그녀의 수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인물은 현준과 현준의 권속인 타락 천사 2명. 그녀들은 기껏해봤자 중급 마족 한 명분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었다. 전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적은 바알만이 아니었다. 물론 그녀의 영토를 공격한 것은 바알이었다. 하지만 다른 마왕의 암묵적인 동의가 아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바알이 리리스를 공격한 것은 마계의 균형을 깨드리는 일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흐음..." "왜요?" "아니. 갑자기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러면서 리리스는 현준의 얼굴을 주시했다. 현준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정보를 찾아보기는 했었다. 하지만 어디서도 현준과 같은 존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던 그녀였다. 단지, 현준이 카오스 큐브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짐작이었다. 그리고 실종되어 버린 북쪽의 마왕 루시퍼와도 말이다. "뭐...어차피 나중에 되면 다 알게 되겠지." 어느새 훈련의 방으로 들어가 없는 현준의 빈자리를 보며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지금 현준의 정체를 알아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자신의 힘을 전부 찾고 나면 자신은 마계로 돌아갈 것이고 그 옆에는 현준이 함께할 터였다. "잠깐...그러고보니 저 녀석의 훈련보다도 더욱 중요한 게 있잖아." 요 며칠 현준과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은 리리스였다. 게다가 자신의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현준과의 잠자리였다. 현준의 몸에서 흡수하는 순수한 마력은 빠른 속도로 자신의 힘을 채워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갑자기 몸이 근질근질 거렸다. 당장이라도 훈련의 방으로 들어가 현준을 덮치고 싶었다. 하지만 곧 리리스는 한숨을 쉬고는 몸을 돌렸다. "어차피 이따가 밤에 하면 될 테니까...그러면 게임이나 해볼까..." 그러나 훈련의 방을 뒤로 한 채 몸을 돌아서는 리리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한 가득 담겨 있었다. 협회의 비리 사건이 터진 이후로 한참동안이나 홍역을 겪은 한국 축구계였다. 국민들은 협회에서 또 다른 비리가 없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런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여럿 기자들이 진실을 파헤쳤고, 큼직큼직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한국 축구계가 그 뒷수습을 하는 데에만 무려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바람에 K 리그는 완전히 묻혀져 버렸다. 스플릿 시스템을 이용해 강등제를 도입, 경쟁을 통해 한국 축구의 발전을 꾀하고 K 리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야심차게 도입했지만 한국 축구계를 강타한 사건 때문에 제대로 피를 본 것이다. 강등이 결정되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한국 축구계에 대해 팬들이 실망감을 나타낸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시선은 한국 축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바로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로 말이었다. '이청용, 노리치 시티전에서 시즌 3호골.' '기성용, 첼시를 상대로 시즌 4 도움. 아스톤 빌라의 새로운 기둥으로 올라서다.' '박주영, 사우스 햄튼과의 경기에서 시즌 첫 풀 타임 출전.' 해외 특히나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저번 시즌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아스널을 떠날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박주영이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풀타임 출전을 하면서 기대를 드높였고, 이청용과 기성용은 아스톤 빌라와 볼튼에서 주전 자리를 확고히 잡으며 간간히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있었다. 지동원 또한 현재 15라운드까지 벌어진 프리미어리그에서 3 골을 기록하며 그럭저럭 출전시간에 비해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아...김현준 언제 나오냐?" "이제 슬슬 재활훈련한다고 하던데...며칠 전부터 리버풀 홈페이지에 열심히 들어가봤는데 아직 아무 얘기가 없더라고." "빨리 김현준이나 나왔으면 좋겠다. 요즘 리버풀 분위기 별로 던데..." 해외파 선수들의 선수들의 활약에 기뻐하는 만큼 김현준의 빈자리가 아쉬운 팬들이었다.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거의 씹어먹어 버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던 그였다. 게다가 김현준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리버풀의 행보가 그다지 심상치 않게 흘러갔기 때문이었다. '전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관심이 집중된 머지사이드 더비,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 에버튼의 마가예 구예에게 2골을 허용하며 무너져.' '첼시, 토레스와 아자르의 활약으로 리버풀을 무너뜨리다.' 15라운드 까지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일정에서 리버풀은 총 10승 3무 2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승점 총 33점. 현재 프리미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그다지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승점이었다. 그러나 저번 시즌 리버풀의 활약을 지켜봤던 팬들에게는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였다. 우승을 차지했던 저번 시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15 라운드까지 14 승 1 무를 기록했었다. 그 1 무는 바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서 얻은 기록이었다. 게다가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이도 2점에 불과했다. 레딩과의 무승부 이후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패배. 이어지는 뉴캐슬 전에서의 무승부 이어서 첼시전에서도 패배하며 안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갔던 리버풀이다. 그나마 위건전에서 2 - 0 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켜나가려고 했지만 스완지 시티전에서 2 - 1 의 아슬아슬한 승리에 이어 토트넘과의 무승부를 기록하고 현재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에 쳐져 있는 사우스 햄튼과의 홈 경기에서도 난타전을 벌인 끝에 3 - 2 로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우리는 준의 플레이를 보기를 원한다.' 게다가 현재 1위는 바로 평생의 라이벌이라 부를 수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런 결과 때문일까? 콥들 중 성격이 급한 팬들은 피켓을 들고 구단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을 정도였다. 거기에 챔피언스리그도 안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AC 밀란의 3 강이 물고 뜯는 접전을 벌였고 현재 리버풀은 2승 2무 1패로 승점 8점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현재 맨체스터 시티와 AC 밀란이 승점 10점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마지막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이미 5패로 탈락이 확정된 FC 바젤과의 경기를 앞둔 AC 밀란은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상황이었다.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 - 2 승리를 거뒀었다. 하지만 그 경기에는 현준의 2 골 1 도움이라는 활약이 있었다. 거기에 챔피언스리그 예선 3 라운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루크 데 용을 깜짝 골로 모드리치의 골로 무승부를 만들기는 했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완벽하게 맨체스터 시티에게 밀렸던 경기였다. 그래도 그나마 마지막에 펼쳐지는 경기가 홈 경기라는 것이 위안이었다. "허억...허억..." 현준은 한참을 바닥에 누워서 숨을 골랐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제서야 호흡을 정상으로 돌아온 현준은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 백 아니 수 천개의 폭탄이 투하되기라도 한 듯 현준의 주위에는 수 많은 크레이터들이 파여 있었다. "확실히 인간이 할 짓은 아니네..." 말 끝을 흐리며 현준은 슬그머니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이 크레이터들은 바로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해낸 일이었다. "제법 마기를 다루는 데 익숙해졌는 걸?" "어? 리리스님." "각성했군. 이정도로 짙게 순수한 마기가 느껴지다니. 최상급 마족? 아니, 그 이상은 되어 보이는데?" "리리스님의 실력 정도는 아니지요." "당연하지. 난 마계를 다스리는 마왕 중 하나인 리리스니까." 리리스가 가슴을 활짝 폈다. 마왕이라는 자부심이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입을 다물며 미소를 내보였다. 하지만 곧 의아함이 밀려왔다. 수개월이 넘게 훈련의 방이라고 불리는 이 곳에서 순수한 마기를 완벽하게 다루는 훈련을 했었던 그였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리리스가 이 곳 훈련의 방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슬슬 밖에 모습을 드러낼 때가 됐어. 너의 일 때문에 지금 골치가 아픈 상황이라서 말이야." "골치가 아프다뇨?" "리버풀의 구단이 지금 한 시간이 멀다하고 전화를 해대서 말이야. 게다가 팬들도 빨리 니가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어." "아직 조금은 시간이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요?" "니가 전에 병원에 가기 싫다면서 팔을 붙인 이후에 벌어진 일이야."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흘마다 병원에 가서 회복 검사를 받아야하는 게 너무나도 귀찮았던 현준은 빠르게 부러진 뼈를 회복시켰던 것이다. 그런 엄청난 회복력에 말이 나오기도 했었지만 어찌되었던 대외적으로 현준은 11월 말에 완벽하게 회복되어 현재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상황이었다. 현준이 완치되었다는 사실을 반긴 것은 다름아닌 구단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현준을 스쿼드에 포함시킬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리버풀 구단은 현준의 회복을 돕기 위해 최고의 재활 훈련사와 훈련 시설을 제공하려고 했지만 그 제안을 가볍게 거절한 현준이었다. 애시당초 재활훈련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 것이다. "저도 슬슬 이제 모습을 드러내려고 했어요. 충분히 목적도 달성했고요." "응응. 만족스러워. 생각보다 굉장히 이르지만 말이야. 지금이라도 당장 마계로 쳐들어가서 바알의 피를 보고 싶은 생각이야." "그것은 불가능해요. 아직 몸도 제대로 다 낫지 않았으면서." 각성을 했기 때문일까? 현준은 리리스의 상태가 훤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지만 리리스의 몸에는 많은 양의 마력이 비어있었다. "이제는 그런 것도 느낄 줄 안다 이거지?"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기특하다는 듯 말했다. 훈련의 방을 만들어 현준에게 실전감각을 일깨워주고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연습을 시킨 보람이 있었다. 꽤 오랜시간이 걸릴 거라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엄청난 성장을 보여준 그였다. 대놓고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놀라기까지 한 그녀다. 단숨에 최상급 마족 이상의 존재감을 현준이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씻고 구단에 연락해봐야겠어요. 다시 메디컬 테스트도 해보고 몸이 정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연습에 합류해야죠. 꽤나 오래쉬었으니까요." "흐응..." 말을 마치며 밖으로 나가려는 현준의 뒷모습에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현준의 순수한 마력에 자신도 모르게 혀로 입술을 훑는 리리스였다. 본능적으로 몸이 근질근질거렸다. 그리고 그대로 현준을 밀어뜨린 후에 그의 위에 올라타고는 입을 열었다. "가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 아주 좋은 일." ============================ 작품 후기 ============================ 뭐 프리데이니까... 올라가는 조회수에 기뻐서 글 올린거 아님요. 00322 현준, 변하다. =========================================================================                            소리가 들렸다. 푸른색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누군가를 원망스러워 하며 부르는 소리에 현준은 귀를 막고 있어야만 했다.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기도 그리고 멀어지기도 하면서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었다. 처절함이 가득한 소리에 저절로 몸이 반응을 하며 바들바들 떨렸다.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며 훈련을 하던 도중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여기저기가 쑤신 듯이 아파왔다. 갑작스럽게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었다. "큐...큐브 주제에 나를...!" "허억?!" 그리고 바로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흐리게 들려왔었던 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큐...큐브...큐브 주제에..." 목소리의 주인공은 남자였다. 아니 남성체로 보이는 생명체였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등에 부러진 날개를 달고 있을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남자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마족으로 보였다. 부러진 날개에서 검은색의 깃털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기하게도 하늘하늘 떨어지는 검은 색의 깃털은 바닥에 닿을 때마다 은은한 빛을 내며 사라져 갔다. 마치 바닥에 흡수되는 것처럼 말이었다. '큐브...?' 계속해서 마족의 입에서는 똑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말은 조금씩 달랐지만 큐브를 원망하는 말이었다. 대체 큐브가 뭐길래 저 마족은 저렇게 애타게 찾는 것일까? 의아함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의문은 오래가지 못했다. 느린 걸음으로 현준에게로 다가온 남자가 현준을 향해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큐...큐브 주제에...나...나를...나...루...루시퍼를...!" '루시퍼...?'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다. 아니, 루시퍼가 누군지 현준은 알고 있었다. 마계의 북쪽을 다스리는 마왕. 자신을 권속으로 삼은 리리스와 동급의 마족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마왕이라는 엄청난 존재가 분노에 찬 눈동자가 자신을 쏘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전혀 겁이 나지 않았다. 리리스와 동급의 힘을 가진 마왕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었다. 현준에게 다가오려던 루시퍼의 사방에서 푸른색의 기운들이 밀려들어오더니 그를 그대로 감싸안았다. "아...안돼! 큐...큐브...!" 발버둥을 치며 푸른색의 기운을 밀어내는 루시퍼였지만 푸른색의 기운은 순식간에 그의 몸을 감쌌고 그대로 루시퍼와 함께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리가 불에 지진 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현준의 몸에서 푸른색의 날개가 펼쳐져 나오기 시작했다. '김현준 부상 회복, 리버풀에 합류.' 리버풀 홈페이지에 나타난 기사에 팬들을 열광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들이 기다렸던 선수가 복귀한 것이다. 리버풀의 캡틴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하나인 현준이 말이다. 현준의 복귀 소식과 함께 빠르게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팬들은 현준이 얼마나 회복했는지 그리고 언제 경기에 투입되었는지 알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다. "후우..." "준! 몸은 괜찮아?" "드디어 준의 공을 받는 건가?" "준. 니가 없는 동안 내가 8 골을 터뜨렸다고. 이제 내가 한골 더 많다고." 리버풀의 선수들이 훈련하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는 축제 분위기였다. 부상으로 당한 선수가 회복해서 같이 훈련을 받을 수 있다든 것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하물며 그 선수가 리버풀을 이끄는 주장이라면 말이다. "8골이라...이거이거 분발해야 겠는걸?" "너무 빠르게 치고 올라오지 말라고." 수아레즈의 말에 현준은 너스레를 떨었다. 현준이 없는 동안 8 골을 기록하면서 현재 구단내에서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그였다. 1위는 아스널의 반 페르시와 웨인 루니였다. 둘 다 공동 11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다투고 있었다. "이제 준이 돌아왔으니 반 페르시와 루니가 밀려나겠군." 아게르의 말에 모두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 시즌 현준의 활약을 떠올리면 4 골의 차이는 차이도 아니었다. "그러면 일단 준은 오늘부터 회복 훈련에 전념하라고. 팔은 괜찮지?" "네." 피지컬 코치의 말에 현준은 자신의 팔을 붕붕 흔들며며 대답했다.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는 행동이었지만 곧바로 그런 현준의 행동을 말리는 피지컬 코치였다. "다 나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 준. 까닥해서 그러다가 또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라고. 팬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잖아? 나 좀 살려달라고. 다른 곳도 아니라 멜우드 트레이닝센터에서 부상을 입었다면 테러가 일어날지도 몰라."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는 부상을 입어도 되는 건가요?" 장난스러운 그의 말에 피지컬 코치는 할 말을 잃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래도 저렇게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니 우려했던 부상은 충분히 없는 듯 싶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심할 것은 조심해야 했다. 그리고 현준의 복귀전이 결정되었다. 바로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맨체스터 시티의 챔피언스 리그 B 조 마지막 예선경기였다. 현재 B 조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맨체스터 시티를 꺾어야지만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맨체스터 시티는 무승부만 거둬도 16 강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벌어지는 곳은 바로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였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오늘 있을 경기의 승리를 바라기 때문일까? 리버풀의 거리엔 Kop 의 응원가인 YNWA 가 쉴새 없이 울려 퍼졌다. 팬들은 저번 시즌 아쉽게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던 만큼 이번시즌에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자신들의 팀이 들어올리기를 바랬다. "흐음...." 리버풀의 라커룸에서 달글리쉬는 두 팔로 자신의 몸을 끌어안은 채 고심에 잠겼다. 오늘 경기는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되는 시합이었다. 바로 양 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권을 놓고 벌이는 사투이기 때문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미 최상의 전력으로 자신들을 상대할 터였다. 바로 나흘 뒤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있기는 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라면 리그에서 한 경기를 내주더라도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하는 그들이었다. "준의 몸상태는?" "최상입니다." 조용히 스타팅 멤버와 오늘 출전할 선수들의 이름을 보던 달글리쉬 감독의 입이 열렸다.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피지컬 코치의 대답이 이어졌다. 이미 그가 어떤 말을 내뱉을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기 시각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현재 달글리쉬 감독이 이렇게 고민을 하는 이유는 바로 현준 때문이었다. 이제 갓 부상에서 회복해 팀 훈련에 합류한 선수를 곧바로 시합에 내보내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행여나 시합에서 또 다시 선수가 부상을 입는다면 그것보다도 안 좋은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리버풀이라는 명문팀의 주장선수라면 말이다. "고민되는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 경기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현준이 없더라도 리버풀은 충분히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이미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던 전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준이 있다면 얘기가 달랐다. 현준이 그라운드에 투입되고 안 되고의 차이는 그 누구보다도 달글리쉬 감독이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오늘 경기에서 현준의 투입은 당연히 제외했던 그였다. 중요한 경기라고는 하지만 괜히 현준을 투입했다가 부상이 재발하기라도 한다면 손해를 보는 것은 구단과 선수였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현준의 상태가 너무나도 좋았다. 메디컬 테스트도 순조로왔고, 이어진 훈련과 연습경기에서도 이제까지의 부상은 거짓말이었다는 듯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 달글리쉬 감독은 연습시합 도중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프리미어리그 수비진들 수위에 손 꼽히는 센터백인 아게르와 측면 수비수인 엔리케를 상대로 농락을 하면서 골을 성공시키는 플레이를 보여줬던 현준이었다. "어쩔 수 없군." 결국 결정을 내린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하지만 현준을 스타팅 멤버로 바로 투입시키지는 않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현준을 투입시키지 않았다. 부상의 위험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 있을 경기도 놓칠 수는 없었다. 관중석에는 리버풀의 서포터즈들이 부르는 YWNA 말고도 또 다른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부르는 Blue moon 이었다. 오늘 경기를 위해 굉장히 많은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안 필드를 찾았다. 맨체스터 시티 입장에서는 오늘 경기 무승부만 거둬도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셰이크 만수르라는 구단주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던 만큼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별들의 전쟁이라는 챔피언스 리그 16강 아니 그 이상에 진출하기를 바라는 팬들이었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식전행사와 선수들의 입장이 이어지고 선수들이 소개되면서 안 필드가 떠나갈 듯이 울려퍼졌다. 비록 선발 출전은 아니지만 리버풀의 캡틴 현준이 벤치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어?! 김현준 선수가 벤치에 앉아있군요.] [부상이 완치되고 이제야 훈련에 참가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생각보다 김현준 선수가 빠르게 복귀했어요.] 현준의 등장에 기쁨을 표시하는 팬들이었다. 물론 현준의 등장에 모든 팬들이 기뻐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어 팀 훈련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알려진 그였다. 부상의 위험성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양 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권이 걸린 경기는 곧 시작되었다. "좌우로 펼쳐서 들어가!!!" "시선을 끌어!!!"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제라드를 대신해 리버풀의 중원을 책임지는 모드리치가 빠르게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에, 오프 사이드 트랩을 이용한 공격적인 수비를 취하면서까지 이뤄지는 공세였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노련하게도 그런 리버풀의 공세를 잘 막아내고 있었다. 이미 이번 시즌 2 번이나 맞붙어 본 상대인 만큼 리버풀의 전력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하는 리버풀에 반해 오늘 경기 무승부만 거둬도 16 강에 진출하는 만큼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무리하지 않고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 그리고 편한 자세로 벤치에 기댄 현준은 그런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들의 모든 실력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수들의 플레이 그리고 그런 플레이에 열광하는 관중들. 오랜만에 느끼는 뜨거운 축구 경기장의 분위기였다. "한 달 반 정도 쉬었나..." 누구나 예상하지 못했던 굉장히 빠른 복귀였다. 현준도 그랬다. 만약 훈련의 방에서 있었던 그 각성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복귀는 더 늦어졌을지도 몰랐다. 순순히 리리스가 구단의 요구에 현준을 내어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경기는 전반 20 여분이 흐르고 있었다. 리버풀의 공세와 그에 이어지는 맨체스터 시티의 역습. "좀 더 라인을 끌어올려!" 생각보다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는 맨체스터 시티의 역습 때문일까? 골을 넣기 위해 리버풀 선수들이 더욱더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이용한 공격적인 수비는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아구에로와 테베즈가 번갈아서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리며 공격 찬스를 무산시켰기 때문이었다. "엇...?!" 그리고 전반 27분,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에서 공을 잡고치고 들어가던 샤키리가 나스리에게 공을 빼앗기고야 말았다. 나스리가 공을 차려는 그 순간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리버풀의 수비수들이었다.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찬스를 무산시키려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나스리의 긴 패스에 반응한 것은 전방에 있었던 아구에로와 테베즈라는 두 명의 스트라이커가 아니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중원사령관인 다비드 실바였다. "막아!!!" 그 모습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현준도 자신의 손을 불끈 쥐었다. 공을 잘라서 들어가는 다비드 실바의 플레이에 오프사이드 트랩은 무너졌다. 순식간에 일대일 찬스를 내주면서 리버풀의 수비수들이 재빠르게 몸을 뒤로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두 섹터를 차지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이 모인 원정석에서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그들의 목소리는 안 필드를 뒤덮을 정도로 커져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레이나도 빠르게 앞으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다비드 실바는 그런 레이나의 움직임을 끝까지 살피고는 공을 차 넣었다. 그대로 레이나의 머리 위를 넘기는 칩 슛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아!!! 원정팀인 맨체스터 시티의 선제골이 터져 나오자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함성소리가 밑도 끝도 없이 울려 퍼졌다. 그에 반해 리버풀의 팬들은 울상이었다. 오늘 경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둬야만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기는커녕 오히려 먼저 실점한 것이다. [다비드 실바! 슛!!! 들어갔어요!] [골!!! 골이예요! 다비드 실바! 선제골! 이렇게 되면 리버풀 갈 길이 바빠지는데요? 오늘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탈락하는 리버풀이예요. 최소 2 골을 넣어야지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선제골을 허용한 이 후 주도권은 맨체스터 시티에게 넘어갔다. 오프사이드 트랩이 무너진 이상 리버풀의 수비진은 더 이상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고 그 틈을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파고든 것이었다.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가자 결국 선수 교체 명령을 내리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리고 라스무스 엘름과 교체되어 현준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00323 현준, 변하다. =========================================================================                            와아아아!!! 현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이나가 차고 있던 주장완장을 라스무스 엘름이 가져오자 그 것을 팔에 매는 모습을 관중들은 숨 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라스무스 엘름과 교체되어 17번을 단 리버풀의 선수인 현준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안 필드에 운집된 팬들이 한 목소리로 와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수 만명에 가까운 팬들이 한 목소리로 함성을 내지르자 안 필드가 떠나갈 법한 느낌을 받는 선수들이었다. 기자들의 카메라도 빠르게 찰칵거리고 있었다. 팀 훈련에 합류했다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나 빨리 그라운드로 투입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김현준 선수가 투입되는군요.] [결국 리버풀 강수를 둡니다. 라스무스 엘름 선수를 빼고 김현준 선수를 투입합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팀을 구원해줄 가장 믿음직한 선수라면 역시 김현준 선수 아니겠습니까?] 사실 이런 상황에서 리버풀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김현준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이제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안감도 있었다. 현준은 부상에서 복귀에 팀 훈련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2군에서 시합을 치른 것도 아니었다. 다들 오늘 경기의 승패는 현준이 떨어진 경기감각을 얼마나 끌어올렸냐고 생각하고 있었다. "후우..." 심호흡과 함께 자신의 귀를 찢을 듯이 들려오는 함성소리에 현준은 가슴을 내밀며 그 반응을 즐겼다. 이래서 다들 스포츠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이 투입되자마자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현준에게 달려들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현준에게 공을 주는 것을 마크하면서 이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플레이였다. 그 때문일까? 쉽사리 공격을 하지 못하며 뒤로 공을 돌리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올라가라고!!!" 그런 선수들의 플레이가 답답했는지 연신 달글리쉬 감독은 팔을 휘저으며 선수들에게 공격을 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그런 달글리쉬의 성화에 결국 오늘 경기의 측면 수비를 맡고 있는 켈리와 엔리케가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켈리!" 켈리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이 모드리치에게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공은 곧 뒤에 있는 루카스에게로 향했다. 공을 잡는 순간 압박을 해오는 아야 투레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잭 로드웰과 함께 중원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강한 압박 플레이를 보여주는 그였다. "칫..." 결국 패스 플레이로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리버풀 선수들이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돌리는 순간 현준이 뒤로 빠지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실바의 시선을 끌더니만 움직이기 시작했다. 뻐엉!!! 그리고 현준의 움직임을 본 루카스 레이바가 그대로 길게 공을 날렸다. "어딜!!!" 현준과 함께 빈센트 콤파니가 떨어지는 공을 차지하기 위해 경합이 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합의 승자는 현준이었다. 현준의 키는 176 cm 가량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무려 193 cm 에 다다르는 빈센트 콤파니보다 대략 한 뼘 정도나 더 높이 뛰어오른 것이었다. 게다가 빈센트 콤파니는 공중볼에서는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현준의 절묘한 위치 선정과 점프력에 밀린 것이었다. 현준의 머리에 맞아서 꺾인 그대로 수아레즈에게 향했고, 공을 잡은 수아레즈는 그대로 측면으로 공을 보냈다. 거기에는 언제든지 돌파해 들어갈 채비를 지닌 괴체가 있었다. "콜라로프!!!" 괴체의 돌파에 콜라로프가 재빠르게 괴체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콜라로프가 움직인 덕분에 맨체스터 시티의 오프사이드 트랩이 깨져버렸다. 그리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콤파니와의 헤딩 경합을 벌인 후 그라운드에 차지했던 현준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화아악!!! 뜨거운 바람이 현준의 얼굴을 휩쓸고 지나갔다. 훈련의 방에서 있었던 일 때문일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움직임이 예측되어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과도하게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면 느껴지는 피로감도 없었다. 툭! 그리고 현준이 레스콧과 수비를 하기 위해 뒤로 온 투레의 라인을 제치고 지나가는 순간 콜라로프와 대치하고 있는 괴체가 그대로 콜라로프의 키를 넘기는 로빙 패스를 선보였다. "빌어먹을...!" 공이 넘어가서 리버풀의 선수가 받게 된다면 치명적이었다. 그리고 콜라로프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재빠르게 뒷걸음질과 함께 몸을 뒤로 띄었다. 하지만 얄밉게도 괴체가 띄어올린 공은 콜라로프의 머리에 살짝 스치면서 그대로 골키퍼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 사이의 공간으로 떨어져 내렸다. [괴체 선수 그대로!] [아! 김현준!!! 아!! 찬스예요!!] 그리고 그 공간에는 빠른 스피드로 뛰어 들어가는 현준이 있었다. 뒤늦게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뛰어 오고 있었다. 하지만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현준을 따라잡기에는 너무나 늦어 보였다. '들어갔다...' 현준은 슬로우비디오처럼 떨어지는 공에 그대로 발을 가져다 대었다. 예전처럼 키잉거리는 소리와 머리의 지끈거림 그리고 붉은색의 점이 왔다갔다하며 공의 성공확률을 알려주는 것은 없었지만 발 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현준에게 골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철렁! 맨체스터 시티의 그물이 철렁였다. 워낙 강력하고 빠른 슈팅이었기에 조 하트 골키퍼는 움직일 수조차도 없었다. 그물에서 흔들리는 공이 통통거리면서 떨어져내리자 현준은 그대로 양 손을 치켜 올렸다. [김현준 슛!!!] [들어갔어요!! 골!!! 리버풀 동점골입니다!! 김현준! 그라운드에 투입된지 6 분만에 천금같은 동점골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신고합니다!!] [정말 환상적인 발리 슈팅입니다! 조 하트 골키퍼가 손도 가져다 대지 못했을 정도로 대포알같은 슈팅이었어요!!] [발에 제대로 맞았거든요! 조 하트 골키퍼로서는 무언가 휙 하고 지나간 느낌일 겁니다!] 와아아아!!! 리버풀의 동점골이 터지자 안 필드에 있던 콥들이 그 자리에서 일어서 환호성을 내질렀다. 드디어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는 콥들이었다. 역시 리버풀의 캡틴다운 모습이었다. 현준이 경기장에 투입된지 불과 6 분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첫 슈팅을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모습. 마리오 괴체의 패스도 좋았지만, 조 하트 골키퍼가 미처 움직이지 못했을 정도로 때린 강력한 슈팅에 팬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토해내었다. "잘했어!!!" "역시 넌 최고야! 최고의 녀석이라고!!!" "복귀전 한번 화려해! 준!!!" 동점골이 터지자 리버풀의 선수들이 재빠르게 현준을 덮치며 그를 감싸안았다. 선수들의 표정 또한 팬들과 마찬가지로 기쁨에 가득차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제골로 인해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터진 흐름을 돌리는 골이었다. 준! 준!! 준!!! 안 필드에서는 현준의 이름만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부상을 당한 이후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내심 가지고 있었던 팬들이었다. 과거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이후 제대로 폼을 끌어올리지 못해 묻혔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들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고 알려주는 현준의 플레이였다. 예전의 경기에서처럼 날카로운 위치 선정과 골 결정력을 보여주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젠장...!" 사방에서는 온통 현준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듣는 것이 죽을 만큼 싫은 콤파니였다. 방금 전 골은 자신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공중볼의 경합에서 지는 바람에 공이 괴체에게로 넘어간 것도 있었지만 그 후 현준의 움직임을 그대로 놓쳐 버렸기 때문이었다. 경기는 1 - 1. 이대로 경기가 종료된다면 맨체스터 시티는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있었고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조 하트의 골킥. 레이바 선수가 헤딩으로 걷어냅니다. 모드리치 쪽 하지만 모드리치 선수 다시 공을 뒤로 돌립니다.] [모드리치 선수. 이번 시즌 김현준 선수와 제라드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는데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중원을 충분히 잘 이끌어주고 있죠? 오늘 경기에서도 맨체스터 시티를 맞아서 무난한 플레이를 펼쳐주고 있어요.] 동점골이 터진 이후 리버풀은 역전골을 넣기 위해 매섭게 맨체스터 시티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필코 오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도 필사적이었다. [다비드 실바!! 그대로 공을 차단하며 앞으로 보내는군요! 리버풀 위험해요!] [테베즈!!!] 테베즈의 슈팅이 살짝 벗어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콥들이었다. 막강한 화력을 갖추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진들이었다. 리버풀의 벤치에 있던 감독과 코치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비록 공격은 리버풀이 주도하고 있었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역습도 굉장히 매서웠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수들이 포진되어 있었기에 까닥하다가는 그대로 골을 내어줄 수가 있었다. 게다가 맨체스터 시티의 중원을 맡고 있는 다비드 실바의 예상하기 힘든 창의적인 패스는 리버풀의 선수들을 굉장히 고생시키고 있었다.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방금과 같은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차이가 점점 드러나고 있었다. 쿠웅!! 루카스 레이바와 아야 투레가 부딪치며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미미한 충돌이었지만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아야 투레였다. 그리고 잠시 후에 콜라로프가 뒤에서 밀며 괴체가 쓰러지는 모습에 심판이 반칙을 선언하려는 듯 휘슬을 입에 물었다. "큿...!" 하지만 그라운드에 손을 짚고 그대로 괴체가 일어서면서 공을 소유해내자 어드밴티지로 반칙을 선언하지 않는 심판이었다. [아...마리오 괴체 선수 공을 뺏기지 않았어요.] [양 팀 정신력의 차이가 눈에 보이는데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둘 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강팀이었다. 하지만 양 팀에게는 큰 차이가 하나 있었다. 바로 리버풀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명문이었고 맨체스터 시티는 떠오르는 신흥 강호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전통이 있는 명문팀은 그런 명문팀에 걸맞는 저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저력은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리버풀 선수들은 반칙을 당하는 시간조차도 아까울 정도로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마리오 괴체가 뒤로 돌린 공은 어느새 반대쪽 측면에 있는 샤키리에게 연결되었다. [왼쪽으로 보내는 리버풀입니다.]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들은 전부 들어가 있는데요. 그에 반해 리버풀의 공격수는 두 명입니다.] "샤키리!!!" 그리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샤키리는 그 선수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반사적으로 낮게 공을 깔아서 패널티 에어리어로 공을 올렸다. 일직선으로 네 명의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들 사이로 현준이 들어가고 있었다. [샤키리! 낮게 올립니다! 빠집니다!!!] [그렇죠!!] 수비수들과 골키퍼의 공간 사이로 절묘하게 올라오는 낮은 크로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데굴데굴 굴러오는 공을 그대로 몸을 날리며 슬라이딩으로 골문으로 공을 밀어 넣는 현준이었다. [김현준 슛!!! 들어갑니다!!!] [골!!! 골입니다!!! 게임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아!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 네 명이 일직선으로 그림을 그려놓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결국 김현준 선수 골을 성공시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방향을 돌려 넣기 어려운 슈팅이었는데 결국 골을 성공시킵니다!] [이거 게임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리버풀의 역전골! 이제는 맨체스터 시티가 다급해졌어요!] 캐스터의 말대로였다. 현준의 추가골로 인해 이제는 끌려가게 된 맨체스터 시티였다. 오늘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무조건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이었다. 그리고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은 맨체스터 시티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가 맨체스터 시티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한 이유는 바로 바로 자신의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였다. 그리고 그런 셰이크 만수르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프리미어리그의 Big 4를 위협하며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하지만 구단주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에서 져서는 안됐다. 충분히 맨체스터 시티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팀이었기 때문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를 교체하는군요.] 리버풀에게 역전골을 내주자 맨체스터 시티의 벤치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동점골을 터뜨려야만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선수를 교체하며 어떻게든 분위기를 자신들 쪽으로 끌어오려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리고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의도를 충분히 눈치채고 있는 리버풀의 선수들이었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하려면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쉽게는 안되지." 현준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처럼 맹렬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맨체스터 시티의 공간을 장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복귀전. 그것도 챔피언스 리그 16 강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절대로 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 경기도 추가시간이 모두 끝나는 순간 그라운드로 리버풀의 선수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은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 주저앉은 모습이었다. 전, 후반이 종료된 최종 스코어는 3 - 1. 어떻게든 동점골을 넣기 위해 리버풀을 몰아붙인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러나 오히려 후반 17분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공세에 역습의 찬스를 맞아 현준이 흘려준 공을 그대로 수아레즈가 절묘하게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이를 벌렸고 그렇게 경기는 종료되었다. ============================ 작품 후기 ============================ 현준이 마계로 간다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이 계신데... 네. 그 내용에 대해선 전혀 쓸 생각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축구얘기로 끝낼 생각입니다.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그리고 조별예선에서도 같은 리그 팀을 못 만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소설이니까 그냥 진행시켰습니다. 실은 글을 쓰고 뒤늦게 알게 되는 바람이 수정을 하지 못했다죠. 아침에 글을 올리는 이 상콤한 기분...9월인데 덥긴 덥군요. 00324 현준, 변하다. =========================================================================                            '극적인 역전승' 김현준, 오늘은 최고의 날이다. [EPNM = 김민철 기자]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을 앞 둔 길목에서 만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대결에서 리버풀이 웃었다. 리버풀은 6일 안 필드에서 열린 2012 - 13 챔피언스리그 B 조 조별리그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맞아 3 - 1 로 역전승을 거두며 챔피언스 리그 16 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이란전에서 입은 부상에서 복귀했던 김현준은 오늘 경기에서 라스무스 엘름과 교체되어 그라운드에 투입되었고 투입 6분 만에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얼마 안 있어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리버풀의 16강행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김현준은 경기를 마친 직후 "너무 기분이 좋다. 오늘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라는 강팀을 상대로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오늘 승리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좋은 결과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하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이미 AC 밀란이 16 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승점 2점차로 앞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 후 먼저 선제골을 터뜨린 것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리버풀의 입장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결국 달글리쉬 감독은 김현준의 투입을 결정해야만 했다. 사실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가 팀 훈련에 합류한지도 사나흘 정도에 불과한 현준의 투입은 리버풀로서는 굉장한 강수였다. 하지만 이런 달글리쉬 감독의 결정은 성공적이었고 리버풀은 김현준의 2 골 1 도움이라는 만점활약에 힘입어 결국 3 - 1 이라는 점수차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현준 화려한 복귀전에 안 필드의 팬들은 열광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챔피언스 리그 꿈. 김현준으로 인해 박살나다.' '명가와 신흥강호의 대결. 결국 웃은 것은 명가.' '셰이크 만수르의 꿈을 깨버린 김현준.' 매스컴에서는 연신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챔피언스 리그 B 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집중 조명해서 내보내고 있었다. 특히나 현준의 고국인 한국에서는 9 시 뉴스와 같은 황금 시간대의 뉴스 방송에도 김현준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편집해서 내보내 줄 정도였다. 이렇게 화려하게 복귀전을 치른 현준이지만 사흘 뒤에 있는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웨스트 햄과의 원정경기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직까지 부상의 염려가 있다는 코칭 스태프의 생각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12월의 박싱데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경기가 몰려 있었기에 그 때를 대비해서 현준에게 휴식을 준 것이다. 복귀전에서 환상적인 활약으로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16 강을 이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있었고 또 다시 현준을 잃을 수 없다는 구단의 결정이었다. "으음..." 현준이 눈을 뜨니 푹신한 감촉이 느껴졌다. 보나마나 자신의 집 안에 있는 세 여인일 게 분명했다.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그의 옆에는 리리스가 옆에 누운 채로 새근거리며 자고 있었다. 벌써 3 년이 넘게 봐왔고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리리스의 외모는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붉은색의 눈동자와 가끔씩 보여주는 검은색의 날개만 그리고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마왕이라는 말만 아니라면 누구나 다 천사로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쩝." 살짝 시선을 내려보니 봉긋한 그녀의 가슴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와 함께 어젯 밤에 있었던 뜨거웠던 시간이 떠올렸다. 그녀의 몸에 몇 번이나 자신의 남성을 쑤셔박고 흔들다가 결국 먼저 백기를 든 리리스가 잠에 빠져들었고 그런 리리스를 끌어안고 현준도 잠이 들었던 것이다. '체력이 좋아졌나...' 리리스와 몸을 섞은 횟수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았다. 하지만 그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횟수 동안 먼저 지쳐 쓰러진 것은 리리스가 아닌 바로 현준 본인이었다. 하지만 훈련의 방에서 있었던 각성 이후 비약적으로 체력이 좋아진 것인가? 처음으로 어젯밤 리리스가 먼저 백기를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큐브라..." 현준은 그날 순수한 마기의 과도하게 끌어 올리다가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훈련을 하는 도중 순간적으로 순수한 마기를 과도하게 끌어 올리다가 고통에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푸른색으로 이루어진 공간. 그곳에서 루시퍼라는 존재를 만났고 그가 푸른 빛에 삼키는 모습도 직접 눈으로 목격했던 그였다. 그리고 마계의 마왕 루시퍼는 자신을 부르며 원망에 가득찬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큐브라고 말이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리던 현준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옆으로 누워있던 리리스의 몸이 살짝 흔들리며 똑바로 눕혀졌다. "......" "새액...새액..." 가느다란 숨을 쉬며 곤하고 자고 있는 리리스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슬그머니 자신의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아침에 일어나는 본능적인 생리현상일까? 자신의 남성은 이미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어젯밤에 그렇게 여체를 탐했는데도 만족하지 못했다는 듯 말이다. 슬그머니 이불을 내리자 눈부신 리리스의 육체가 현준의 눈에 들어왔고 그 모습에 현준은 감탄의 신음성을 내뱉었다. 몇 번이나 안았던 육체지만 볼 때마다 감탄성이 흘러나오는 리리스의 몸이었다. "음...응..." 슬그머니 그녀의 다리를 벌려 천천히 그녀의 음부에 자신의 남성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남성이 조금씩 그녀의 음부를 건드릴 때마다 조금씩 젖어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슬슬 넣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현준은 허리를 앞으로 강하게 튕겼다. "응...흐읏...!!!" 현준의 무자비한 돌입에 곤히 자고 있던 리리스가 신음성과 함께 허리를 들어올렸다. 들려진 허리 사이로 손을 넣어 그녀의 허리를 붙잡은 현준이 천천히 원을 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응..." 아침부터 시작된 섹스. 어젯밤에도 계속해서 광란의 시간을 보낸 그녀였지만 현준의 그런 행동이 마음에 든다는 듯 현준의 남성을 품은 채 몸을 쭉 피더니 다리를 벌려 현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흐응...좋아..." 현준의 남성이 자신의 안으로 들어올 때 마다 리리스의 입에서 야릇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점점 빨라지는 움직임과 함께 현준이 자신의 안에 강하게 사정하자 리리스는 슬며시 눈을 감으며 순수한 마기의 느낌을 즐기기 시작했다. "흐...흐흐응..." 훈련의 방에서 있었던 각성 이후 순수한 마기의 농도가 더욱 진해진 것일까? 자신의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순수한 마기의 진득한 감각에 온 몸이 범해지는 느낌에 리리스는 몸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정사였다. 이 정도의 순수한 마기를 뽑아내려면 최상급 마족이라 할지라도 쉽지 않을 텐데 자신의 권속인 현준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젯 밤에도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자신을 안았다. "만족스러워...좀 더..." 한 번의 섹스가 끝이 났지만 순수한 마기의 매력에 빠진 리리스는 땀을 흘리는 현준의 얼굴을 잡고는 입을 맞추며 그대로 침대위로 쓰러졌다. 그리고 결국 현준이 침실에서 나왔을 때는 점심 나절이 훌쩍 지나서였다.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오는 건가?" 밖으로 바라보면서 현준은 탈리사가 해준 토스트를 입에 물었다. 리리스가 요리를 할 리가 없는 만큼 요리와 집안일등은 탈리사와 레리엘이 번갈아 하고 있었다. 거기에 탈리사는 요리에 소질이 있는지 꽤나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기도 했었다. 오늘의 토스트도 만족스러웠다. "네. 다들 신이 났어요. 크리스마스잖아요. 주인님도 어디 안 다녀 오시나요?" 벌써 2012 년도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영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수 많은 파티 초대 혹은 모임에 참여하느라 굉장히 바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집에서 가족들과 가족모임을 갖는 것이 영국의 크리스마스 분위기였다. 프로 축구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12월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 있어서 굉장히 바쁜 일정이었지만 프리미어리그의 선수들 또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어하는 만큼 하루 일정을 빼서 선수들끼리 성대한 파티를 벌이기도 했었다. "글세. 아직까지는 별 다른 초대장은 없는데. 아...하나 있군." 토스트를 입에 물던 현준은 훈련캠프 해 복귀했을 때 캐러거가 전해 줬던 초대장을 떠올렸다. 리버풀은 12월 16일에 아스톤 빌라를 안 필드로 불러 들여 프리미어리그 17 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그 날 경기가 끝나고 나면 곧바로 파티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아아...좋겠다." "파티라...재미있을 것 같아요." 현준의 말에 레리엘과 탈리사가 부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타락 천사가 된 이후로 리버풀에 있는 이 집 밖에서 나가본 적이 없는 그녀들이었다. 아주 있는 가끔 리리스와의 외출을 제외하면 말이다. 한 때 천사였던 만큼 인간계에 돌아나니는 천계의 존재들에게 정체를 들켜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파티라...' 떠올려보니 한 번도 그녀들도 집에서 행사를 해 본 기억이 없었다. 괜스레 레리엘과 탈리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잠시 토스트를 문 현준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벌써부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라도 한 듯 밖에는 행복한 표정으로 거리를 지나다니고 있었고 화려하게 꾸며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상가들이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좋아. 그러면 크리스마스 때는 조촐하게 여기서 파티를 벌여보자. 케이크 같은 것도 사고 말이지." "와아!!!" "네! 주인님!" 현준의 말에 두 여인이 손을 번쩍 들며 소리를 내질렀다. 생각보다 너무 좋아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니 진작 이런 시간을 가질껄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의 리그 복귀전이 결정되었다. 바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홈 경기였다. 충분히 경기에서 뛸 수 있다는 팀 의료진들의 말에 재빠르게 구단이 홈페이지에 현준의 소식을 올렸고, 그 내용을 본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웨스트 햄의 원정 경기에서 루크 데 용과 수아레즈의 골로 2 - 0 으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아직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밀려 리그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이 복귀한 이상 충분히 남은 경기에서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따라잡으리라고 생각하는 팬들이었다. '김현준과 기성용, 올림픽 금메달의 영웅들이 맞붙다.' '놓치지 않고 봐야만 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 현준의 복귀소식에 목말라하던 한국의 축구 팬들도 기뻐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현재 아스톤 빌라에는 셀틱에서 이적한 기성용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었지만 기성용은 3 골 5 도움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었다. 이런 기성용의 활약 덕택에 저번 시즌 강등권에서 허덕였던 아스톤 빌라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0위에 올라 있었다. 아직 리그 경기는 많이 남아있었지만 아스톤 빌라의 팬들입장에서 기성용은 굉장히 성공적인 영입이었다고 평가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평가에 걸맞게 기성용은 리그 첫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스톤 빌라의 모든 경기에 나서고 있었다. "후우...후우..." 웨이트 트레이닝의 결과일까? 땀으로 범벅이 된 티셔츠가 현준의 몸에 쫙 달라붙어 있었다. 셔츠의 굴곡이 현준의 탄탄한 근육을 나타내주고 있었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있는 몇몇 여성 직원들은 자신들끼리 수다를 떨면서도 슬쩍슬쩍 그런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아. 캐러거씨." "적당히 하라고 적당히. 괜히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무리했다가 부상입을라. 젊다고 무리했다가는 스티브 꼴이 나버린다고." 리버풀의 전 주장으로 리버풀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는 현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 겉으로는 자주 말썽을 부리던 다리쪽 부상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과도하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일어난 근육 파열이었다. 캐러거를 시작으로 하나 둘씩 리버풀의 선수들이 트레이닝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제라드씨에 비해 전 젊으니까요. 더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게다가 경기는 이것보다도 더욱 힘들테니까요." 현준의 말에 캐러거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슬그머니 현준이 달리던 런닝머신의 전원을 꺼버렸다. "어때? 준. 그때 말했던 것은 생각해 봤어?" "그때라면 혹시 16일에 있는 파티 말인가요?" "그렇지. 다들 니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리고 현재 리버풀의 주장인데 당연히 참가해야지." 말을 하면서도 현준의 표정을 살피는 캐러거였다. 리버풀에서 입단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단숨에 리버풀의 주장완장을 차고 리버풀 구단의 역사에 남을 정도로 대단할 플레이를 펼쳤던 현준이었다. 하지만 선수들과 현준과의 관계는 나쁘지도 그리고 좋지도 않은 관계였다. 워낙 현준이 밖으로 돌아다닌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예전 현준은 악마의 기운에 그리고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끔 여자 문제도 있었지만 말이다. 간간히 농담을 하면서 친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지만 알게 모르게 어느 정도 선이 그어져 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 증거로 현준의 집에 찾아가본 리버풀 동료는 아무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현준이 초대되어 찾아간 적도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브가 대단하긴 대단하지.' 캐러거는 현재 자신의 집에서 딸과 놀고 있을 제라드를 떠올렸다. 유일하게 현준의 초대에 성공한 것 리버풀 선수가 스티븐 제라드였다. 리버풀의 동료들이 몇 번이나 현준을 초대했지만 그럴 때마다 현준은 정중하게 거절을 했었다. 게다가 단체로 있는 모임에 참가해서도 현준은 묘한 분위기로 선수들의 접근을 제한했었다. 술도 잘 마시지 않았으니 술김에 접근할 수도 없었다. 16일에 있었던 크리스마스 파티에 현준이 꼭 참가해야 한다고 외치던 루크 데용과 마리오 괴체의 말에 캐러거나 레이나 그리고 레이바 같은 고참급 선수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었다. 과연 현준이 파티에 참가할지 의문이었던 것이다. 아니, 참가해도 그다지 파티에 어울리지 않다가 집으로 갈 게 뻔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매번 그래왔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요즘 게임은 안합니다.... 현준의 마계모험기...그건 좀... 아직까지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00325 현준, 변하다. =========================================================================                            "챔피언스 리그 16 강 진출을 축하는 의미도 있고 게다가 뭐...너 부상에서 돌아온 것을 반기는 이유도 있고..." 캐러거가 말꼬리를 흐렸다. 괜히 나서서 이런 역할을 맡은 게 잘못이었다.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그였지만 이상하게도 준의 앞에서 서면 작아지는 캐러거였다. 게다가 부상을 입고 다시 돌아온 현준의 분위기에는 왠지 모르게 사람을 짓누르는 위압감이 있었다. 그런 캐러거의 모습에 현준은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말 꼬리가 흐려지는 것을 보니 아마도 자신이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할 거라고 예상하는 것 같았다. '참가해도 좋겠지...' 앞으로 몇 년 동안이나 리버풀이라는 틀 안에서 같이 생활하고 경기를 치러야할 동료들이다. 더욱 사이가 가까워지는 것은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해가 될 일은 없을 터였다. 게다가 각성한 이후 충분히 순수한 마기에 대한 여유도 생긴 그였다. "좋아요. 뭐...술도 있는거죠?" "당연...뭐? 술? 당연히 있지!" 현준의 입에서 술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화들짝 놀란 캐러거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요즘 부상 때문에 금주를 했더니만 술이 마시고 싶어서요." "당연하지. 영국 최고의 흑맥주인 기네스가 자네를 기다리고 있다고. 좋아좋아!" "뭐? 준이 술을 마시고 싶어한다고? 내가 집에 있는 것들을 들고 오지." "술이라면 나를 빼 놓을 수 없지." 목소리가 컸던 것일까? 현준과 캐러거의 대화를 듣던 레이나가 끼어들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집에 있는 술들을 가져온다면서 성대한 파티를 벌이자고 입을 모았고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며 현준은 쿡쿡 웃음을 터뜨렸다. "우와..." "어때? 이 곳이 바로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야. 게다가..." "원정팀의 무덤이기도 하고? 그 말 꺼내려고 했지?" 리버풀 팬들의 성지인 안 필드를 바라보며 감탄성을 터뜨리던 성용이 현준의 말을 가로챘다. 현준이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 중에서 가장 사이가 좋은 인물을 꼽자면 기성용이었다. 같은 89 년생이라는 동갑내기라는 점도 있었고, 왠지 모르게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를 내뿜는 현준에게 성용이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도 리버풀을 상대로 봐줄 생각은 없다고." "그건 내가 할 말인데? 이래도 리버풀의 주장이라고. 게다가 오늘 경기에서 이겨야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선다고." "지성이 형이 들으면 속으로 울겠군. 그 형 은근히 소심하다고." "덕분에 콥들이 난리가 났지." 앞서 올드 트래포드에서 있었던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선더랜드를 맞아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특히나 웨인 루니와 박지성의 연속골로 2 - 0 으로 앞서 나가다가 내리 3 골을 내주며 무너져 버린 것이었다. 그 때문에 신이 난 리버풀 팬들이었다. 현준이 복귀했다는 소식도 기쁜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알아서 넘어져 주면서 오늘 아스톤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리버풀이 승리하면 다시 프리미어리그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되는 것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장에서는 2위 자리도 위태로웠다. 맨체스터 시티가 뉴캐슬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면 득실차로 인해 3위까지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져줄 생각은 전혀 없지. 리버풀이 아무리 강하다고는 하지만 우리 빌리안도 만만치 않다고. 게다가 너 골 넣으면 내가 달려가서 다리를 걷어 찰 테다. 대표팀 경기에서도 너한테 패스 안 줄줄 알아." "뭐? 이 녀석이!" "아!! 야! 아파!!" 장난스러운 성용의 말에 현준이 와락 성용의 머리를 팔로 감싸 안았다.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순간적으로 멍 때린 성용이었지만 곧 머리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비명을 내질러야만 했다. 비명소리를 내지르는 손발을 허우적거리는 성용을 보면서 현준은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아우...나 부상당하면 니가 책임져. 그나저나 무슨 바람이 들었어?" "무슨 바람이라니?" 가까스로 현준의 품에서 빠져나온 성용은 아직도 머리가 욱신거리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입을 열었다. "먼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있는 지성이형이나 주영이형이 말해준 게 있어서 그래. 너 요즘 기쁜일 있어? 이왕이면 나도 같이 알자." "지성이형하고 주영이형에게 들은 것이라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반문하는 현준의 모습에 성용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성과 주영의 말을 떠올렸다. 한국 축구선수들을 대표해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서로 간간히 연락을 하며 종종 얼굴도 보고 그랬다. 성용도 마찬가지였다. 셀틱에서 뛰었을 때 차두리의 집에 얼마나 많이 놀러갔던가? 박지성도 간간히 볼튼의 청용이나 아스널과의 경기가 있으면 주영과 만나서 밥을 먹기도 했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가장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래 뛰고 있는 고참급인 선수인 지성을 주축으로 해서 모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 유일하게 빠져 있는 선수가 현준이었다. 연락을 해도 잘 받지도 않았던 데다가 시합이 시작되기 직전에만 모습을 드러내며 형식적인 인사만 건네는 태도를 보이는 게 현준이었다. 오죽하면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Big 4 중 첼시에 있었을 때 현준의 적응을 돕기 위해 박지성이 연락을 하려다가 아무런 반응이 없는 현준 때문에 연락을 포기했다는 말도 있었다. "그때 지성이 형이 말하기를 니가 자신을 엄청 싫어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랬던가...?' 성용의 이야기에 현준은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의 일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첼시 시절이라면 순수한 마기를 다루지도 못했고 악마의 시계에 의존하고 있었을 때니 더더욱 여유가 없었을테니 말이다. "뭐, 그땐 그랬고. 지금은 지금이잖아? 이 녀석이. 스타 플레이어인 형이 기껏 시간을 내서 리버풀 구경 시켜주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 "혀엉? 나 빠른 89 인데 너 몇 월생?" "......죄송합니다." 빌어먹을 빠른. 성용의 말에 현준은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생각해보니 같은 89 라고 하지만 89 도 89 나름이었다. 똑같은 89 년생이라고 2월생과 3월생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성용은 1월생에 반해 자신은 5월생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기성용이 푸하하 거리며 웃음을 터뜨리더니만 온화한 음성으로 말했다. "너 뭔가 변하긴 했다. 옛날에는 접근금지 포스를 줄줄 내뿜더니만 말야. 이렇게 먼저 안내해준다는 연락도 다하고 말이야." "......" "이제 은둔형 외톨이 축구선수 생활은 그만두기로 한 거야? 이왕이면 트위터도 가입하고 팬들과 소통도 좀 하고 그러라고. 보는 내가 답답했다니까. 그래도 축구실력 만큼은 다들 알아주니까 좋아해주고 신경쓰는 거지." 성용의 말에 현준은 쓴 웃음을 지었다. 은둔형 외톨이. 자신은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름 선수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나 보다. "그래. 안그래도 그럴려고."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각성 이후 여유라는 것이 생긴 현준이다. 게다가 마족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물론 리리스가 전부 낫기 전까지 최대한 자신을 숨겨야 하겠지만 최상급 마족이 덤벼온다 하더라도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 의미로 오늘 경기는 우리 아스톤 빌라에게 넘겨주는 거다. 챔피언스 리그는 무리더라도 이번 시즌 열심히 해서 UEFA 에는 나가야지." "해트트릭을 해주마." 그리고 그날 아스톤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현준은 정말로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안 필드에서 있었던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의 경기는 4 - 2. 총 6골이 터지는 화끈한 난타전을 펼치며 팬들을 기쁘게 해줬다. [기성용 슛!!! 골!! 들어갔어요!!!] [기성용!! 시즌 4호골!!! 대단합니다! 레이나 골키퍼 손도 못 쓰고 들어갔어요!] [이번 시즌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는 기성용 선수인데 결국 이렇게 또 한번 골을 만들어 냅니다! 아스톤 빌라의 선제골! 아! 김현준 선수 보세요! 기성용 선수가 골을 넣으니까 재빠르게 공을 센터서클에 놓고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라고 제스쳐를 취하는 모습입니다!] [하하하! 안 필드까지 초청해 놓고 이렇게 선제골을 허용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거죠.] 선제골은 기성용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의 슈팅이 수비의 발에 맞고 흘러나온 것을 그대로 때린 것이 골로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의 반격은 매서웠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장완장을 차고 있는 현준이 있었다. 전반 32 분부터 후반 29분까지 혼자 3 골을 몰아붙이며 이번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해 버린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기라도 하듯 마치 공이 어디로 갈 것인지 예상해 움직이는 현준의 전매특허 플레이는 부상을 당하고 난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날카로워진 모습에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들은 제대로 현준을 막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다. "이 자식. 다음에 만나면 정말로 걷어차줄테다." "그러면 수고하라고." 와아아아!!!! 3 - 1 로 경기가 유리하게 흘러가자 달글리쉬 감독은 행여나 하는 마음에 현준을 루크 데 용과 교체했고, 같은 대표팀 선수인 아스톤 빌라의 성용과 잠시 끌어안고 벤치로 향하는 현준을 보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내보내는 팬들이었다. 부상을 당해 돌아왔어도 그라운드의 지배자는 역시 지배자였다. 전혀 변하지 않은 날카로운 움직임과 골 결정력을 뽐내며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경기는 리버풀의 마리오 괴체와 아스톤 빌라의 대런 벤트가 한 골씩을 추가하며 4 - 2. 리버풀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한국 팬들로서는 굉장히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 "진짜 김현준은 최고다. 그 녀석은 진짜 본좌야 본좌." "기성용도 잘하긴 했는데 김현준 진짜 최고더라." 한국 프리미어리거들 끼리의 대결도 대결이었지만 둘 다 오늘 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챔피언스 리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는 현준의 부상 이후 첫 리그 복귀전이었다.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요인이 무색하게도 현준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그런 우려를 단 한 경기만에 날려버렸다. 게다가 팬들에게 소소한 기쁨을 안겨준 일도 있었다. 교체되어 들어가기 전 김현준이 기성용을 찾아 끌어안고 들어간 일 때문이었다. 몇 번이나 프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어리거 들끼리의 경기가 있었긴 했지만 현준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스톤 빌라전이 유일했다. 덕분에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유명한 절친 김현준 기성용, 김현준 기성용 포옹이라는 검색어가 한참동안이나 포탈 사이트 상위권에 올라와 있기도 했다. "......" 리버풀 선수단 내에서도 소문난 주당 레이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과연 내 앞에 앉아 있는 조그마한 녀석이 자신들의 캡틴인 동양인의 그 녀석이 맞나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레이나의 정신을 현실로 돌아오게 해준 것은 바로 마리오 괴체의 떨리는 목소리였다. "자...잘 마시네요?" "그...그러게다...?" "원래 술이 되게 약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파티에서 잘 참석하지 않는다고..." 괴체의 말에 레이나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그리고는 현준의 앞에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그의 앞에는 수 많은 술병이 비어져 있었다. 오늘 경기에 승리를 내며 분위기가 타오른 선수들이었고, 그런 장난끼가 오른 모드리치가 현준에게 술을 권했던 것이다. 이유도 있었다. 오늘 현준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최고에 가까웠다. 이번 시즌 구단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터뜨리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레이나와 캐러거를 비롯해 고참급 선수들은 그런 선수들의 권유에 현준이 거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좋아요. 모드리치." 그러나 그들의 예상을 깨며 술을 마시기 시작한 현준이었고, 그 결과가 바로 이랬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어느 덧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광란의 밤은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현준은 술을 거의 못하는 걸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오늘 현준의 모습을 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 원래 현준은 술을 잘 못했다. 이것이 순수한 마기의 각성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런 사실을 그들이 알 리가 없었다. "이 녀석. 그렇게 술을 잘 마시면서......이제까지 우리들을 속이다니 이 깜찍한 녀석." 술이 올라온 것일까? 얼굴이 붉어진 레이나가 현준의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오늘 현준이 보여준 모습이 굉장히 서운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술을 잘 마시면서 이제까지 자신들과 함께하지 않았던 현준의 모습 때문이었다. 리버풀의 전성기를 다시 이끌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구단도 그리고 감독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현준에게 주장완장을 주면서 그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고 말이다. "그러게. 캡틴이 이렇게 잘 마실 줄 알았다면 예전에 있었던 파티에도 초대장을 보내보는데 말이야." "그러고보니 준. 괴체와 내가 합류했을 때도 그냥 밥만 먹고 집에 갔었지. 그때 굉장히 서운했다고." 그런만큼 리버풀의 선수들은 현준을 믿고 그와 친해지고 싶어 했었다. 그라운드에서만 호흡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하지만 자신들과 거리를 두는 현준의 모습 때문에 알게 모르게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 것이다. 현준의 태도가 리버풀의 선수들이니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을 긋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현준이 의도했던 것인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날 그들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현준은 한참동안 고생을 해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원래 12시에 올리려던 걸 실수로 11시 52분이 올리는 바람에... 한편 쓰고 다시 올립니다...이제 슬슬 자러... 그러면 즐감하세요! 00326 현준, 변하다. =========================================================================                            [챔피언스 리그 16강 대진이 이제 슬슬 발표가 되는군요.] [조별리그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4 팀. 정말로 기대가 되는되요. 과연 별들의 전쟁 누가 올라올지 기대가 됩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는 Tv를 보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얻은 승점만 10 점. 다른 조 였다면 충분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을 테지만 리버풀전과의 최종전에서 패배하면서 2 년 연속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뒤에는 40대 초반의 아랍인이 앉아 있었다. 바로 셰이크 만수르. 말로 설명하기엔 입이 아플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자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였다. "챔피언스 리그라..."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만치니 감독을 탓할 생각은 없어요. 충분히 조별예선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니까요. 마지막 최종전은 조금 아쉬웠지만요." 만수르의 말에 만치니는 몸을 파르르 떨었다. 말은 탓할 생각이 없다고 하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에게 압박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 만치니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만수를 Tv 로 시선을 돌렸다. Tv 에는 별들의 전쟁이라는 2012 - 13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진출한 팀들의 대진표가 정해지고 있었다. 자신의 재력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에 올라 맨체스터 시티의 모든 부채를 탕감해주고 또한 맨체스터 시티를 프리미어 리그의 강팀으로 만든 것은 오로지 자신의 만족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지고 싶다는 만족 말이다. 그렇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아직 맨체스터 시티는 Tv 에 나오는 16 개의 팀에도 끼지 못했다. "선수들이 부족한가요?"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은 있습니다. 저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다니엘 데 로시를 영입하지 못한 것이 팀 전력상 크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데 로시라...전에도 들었던 이름이군요. 이탈리아의 선수였던가요? 저번 이적시적에서 우리의 제안을 거부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네. 3100만 유로를 제시했는데 결국 로마에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AS 로마의 아이콘인 다니엘 데 로시를 노린 것은 오래되었다. 아야 투레와 함께 미드필더 진을 업그레이드 하고 그가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경기력이 떨어지는 맨체스터 시티의 약점을 보완해 줄 만한 선수가 바로 다니엘 데 로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데 로시의 영입은 실패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열정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AS 로마와 재계약을 맺으며 로마에 남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데 로시의 대체자로 잭 로드웰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잭 로드웰은 아직 맨체스터 시티의 즉시 전력감은 되지 못했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인 만큼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인상 깊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미드필더 그러니까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해야하나요? 그쪽에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군요." 축구에 대해 아예 지식이 전문한 것은 아닌 만수르였다. 아야 투레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기는 했지만 그와 호흡을 맞출만한 선수가 없었다. 나이젤 데 용이 있었지만 잦은 논란으로 인해 그는 저번 여름 이적시장 때 AC 밀란으로 떠났다. "네. 맨체스터 시티가 더욱 더 좋은 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스쿼드 이상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스쿼드라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챔피언스 리그도 우승을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더 완벽함을 위해서는 더욱 뛰어난 선수가 필요합니다." 만치니 감독의 말에 만수르는 손을 모으고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후보가 있나요? 제가 돈을 쓸 정도로 가치 있는 선수가 말이죠." 좋은 선수가 있으면 데리고 온다. 그것이 만수르의 생각이었다. 자금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축구 선수의 몸값은 그의 수북한 황금 주머니에 있는 금화 하나의 가격 정도에 불과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중 상대편의 공격을 끊어 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면 역시 바르셀로나의 부스케츠와 리버풀의 루카스 레이바 정도가 있습니다. 거기에 패싱 능력까지 조율한다면 역시 부스케츠가 한 수위라 볼 수 있습니다." "부스케츠?" "네. 현재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로 FC 바르셀로나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08년 바르셀로나의 1 군에 합류한 이후 바르셀로나의 간판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죠." "아야 투레와 비교한다면요?" "딱히 누가 위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둘 다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니 말이죠. 하지만 부스케츠가 합류한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력이 한층 높아질 거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영입 가능성은요?" 가만히 듣고 있던 만수르가 물었다. 중요한 것은 선수의 영입 가능성이었다. 아무리 돈을 준다고 해도 선수가 오지 않으면 그만이다. 다니엘 데 로시가 그랬다. 저번 여름 이적시장 때 그를 영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가? 하지만 결국 다니엘 데 로시는 AS 로마에 남았다.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바르셀로나에는 부스케츠 말고 아스널에서 영입한 알렉산드로 송이 있었다. 게다가 마스체라노도 존재했다. 충분히 한 선수가 빠져도 스쿼드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다. 세 선수 전부 높은 주급을 받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들이다. 하지만 그 선수 세 명을 모두 경기에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에는 사비, 이니에스타 같은 세계 최고로 손꼽히며 확고하게 주전자리를 잡은 미드필더들이 존재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충분히 영입 가능성이 있었다. "가격은?" 만수르의 말이 짧아졌다. "약 4200만 유로 정도로 예상됩니다." 한화로 약 600억에 달하는 큰 돈이었다. 다니엘 데 로시를 영입하려고 했을 때 맨체스터 시티가 제안한 돈은 최대 3100만 유로. 그보다 1000만 유로가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4200만 유로라..." 만수르가 진지한 표정으로 만치니 감독의 입에서 튀어나온 돈을 중얼거렸다.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었다. 과연 그 돈으로 세르히오 부스케츠라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AS 로마도 그랬다. 3100만 유로라면 충분히 영입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결국 영입에 실패한 그였다. "5000만 유로 까지 제안 하세요. 저번과 같은 일은 그다지 겪고 싶지 않으니까요." 만치니 감독의 눈이 빛났다. 역시 세계 최고의 재벌다웠다. 5000만 유로라면 웬만한 클럽은 동원도 하지 못하는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하지만 만수르는 그런 큰 거금을 거림낌없이 내놓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선수를 영입했으면 하는군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우승 컵도 들어 올려 보고 싶고요." 만수르가 큰 돈을 맨체스터 시티에 투자하는 것은 취미 생활도 아니고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유명해지는 것이 그의 사업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지만, 가장 큰 것은 바로 만족감이었다. 재벌의 만족감. 세계 최고의 클럽을 자신의 수중에 두는 것으로 만족을 삼고 있는 만수르였다. 게다가 최근들어 그런 재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첼시의 로만 이브라히모비치 구단주로 있었고 최근에는 나세르 알 켈라이피라는 카타르 왕세자가 프랑스 클럽인 파리 생제르망을 인수하며 어마어마한 자금동원력을 이용해 파리 생제르망의 전력을 급상승 시키기도 했었다. 그 덕분에 파리 생제르망은 바르셀로나, 셀틱, 모스크바와 속했던 챔피언스 리그 E 조에서 조 2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 16강에 진출하기까지 했다. "구단주님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은 저도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만치니는 그것이 가능하다고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과연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했다. 충분히 좋은 흐름이었고 우승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었다. "이제 곧 있으면 프리미어리그의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겠군요.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같은 선수들 말고도 충분히 영입할 가능성이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라면 제안해 보세요. 돈은 생각하지 말고. 나는 하루라도 빨리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구단주님." Tv 에서는 어느 덧 챔피언스 리그 16강 대진표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었다. A 조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도르트문트, B 조에서는 AC 밀란과 리버풀, C 조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릴 OSC, D 조에서는 FC 포르투와 말라가, E 조에서는 바르셀로나와 PSG, F 조에서는 바이에른 뮌헨과 발렌시아 G 조에서는 아스날과 벤피카 H 조에서는 유벤투스와 페네르바체로 총 16 개팀의 올라온 조 추첨이 모두 끝난 것이다. 그리고 화면에는 도르트문트와 리버풀의 대결이 성사되었다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이어지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이에른 뮌헨을 만난 것에 비해 리버풀 아주 좋은 상대를 만났군요. 상대가 바로 분데스리가의 챔피언 도르트문인데요. 리버풀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아주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죠?] [그렇습니다. 저번 시즌에 있었던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서 리버풀은 도르트문트를 맞아 원정 경기, 홈 경기를 가리지 않고 3 골씩을 폭격하며 둘 다 3 - 0 의 완승을 거뒀죠.] [하지만 도르트문트로 우습게 볼 팀은 아닙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게 만든 팀이 바로 도르트문트 아니겠습니까? 도르트문트의 활약 덕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A 조에서 2위로 밀려났으니 말이죠.]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16강 추첨을 중계해주는 아나운서는 이미 리버풀의 승리를 점치는 듯 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Tv 화면은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바로 2011 - 12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 있었던 경기 내용이었다. "......" 만치니와 만수르, 두 남자는 Tv 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Tv 에는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현준이 도르트문트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골을 터뜨리며 표호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도르트문트는 리버풀을 맞아 홈, 원정 2경기에서 6 골을 내주며 무너지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 2 경기에서 현준이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2골 3 어시스트. 6 골 중 5 골에 관여한 것이다. "준이라..." "굉장히 매력적인 선수입니다. 감독이라면 누구든지 영입을 하고 싶어하는 선수지요." 리버풀의 17 번을 달고 있는 캡틴이자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챔피언스 득점왕을 차지한 스트라이커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시아의 호랑이라고는 하지만 세계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그는 10 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고 말이다. 만치니 감독의 말에 만수르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는 첼시 시절부터 김현준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꽤나 좋은 동양인의 선수가 들어왔다는 첼시 구단주 로만 이브라히모비치의 자랑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그를 영입하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곧 부진에 빠지면서 관심을 끊었던 만수르였다. 그리고 현준은 토레스와 맞트레이드되며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고 말이다. "영입하면 큰 도움이 되겠군요." "물론입니다." 만수르의 말에 대답을 하며 만치니는 속으로 준을 영입하기만 한다면 말입니다라고 중얼거렸다. 확실히 현준을 맨체스터 시티에 영입하기만 한다면 당장 내년부터 맨체스터 시티는 트레블에 도전할 수 있었다.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까지 폭 넓은 행동반경을 자랑하는 그였다. 게다가 성격이 다른 세 포지션에서도 세계 최고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선수지...' 처음 현준의 존재를 알았을 때 만치니 감독은 그의 이력서를 보며 눈을 비벼야만 했었다. 프로로써 활동한 게 고작 4 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기록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노련한 게임 운영 혹은 플레이를 보이며 저번 시즌 리버풀을 우승으로 이끌었었다. '그를 영입한다면...' 만수르의 말대로 이번 겨울 이적시장 때 현준의 영입이 성사된다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따논 당상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현준에게 내미는 오퍼를 리버풀 구단이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이미 현준은 리버풀의 프렌차이즈 스타였으니 말이다. 선수가 구단을 떠나고 싶어한다면 몰랐지만 현준도 리버풀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저 선수를 영입하려면 얼마나 돈이 들까요?" "힘들 겁니다." 아무리 만수르가 돈이 많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 현준의 영입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준의 바이아웃 금액도 엄청났지만 그 바이아웃 금액을 뛰어넘는 돈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현준이 받아들이지 않을 게 분명했다. "리버풀이라..." 만수르는 리버풀의 구단의 앰블럼을 떠올렸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순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팀인 맨체스터 시티의 위에 있는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그 리버풀의 캡틴이 바로 김현준이었다. "챔피언스 리그도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에서도 우승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을 이겨야 할 텐데요." 만수르는 리버풀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싫어했다. 프리미어리그 2 라운드에서 리버풀을 만나 4 - 2 로 패했고,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서도 리버풀에게 패하며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면 눌러야 했다. 특히나 현준은 같은 리그 소속의 팀에서 뛰고 있는 만큼 매년마다 맞부딪칠 터였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때는 꽤나 바빠지겠군요." ============================ 작품 후기 ============================ 조심해 현준. 만수르 형님이 돈을 쓰고 있어. 한국과 우즈벡. MVP 는 고요한과 하대성에게 주고 싶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코너킥 보다가 끝났네... 00327 현준, 변하다. =========================================================================                            '챔피언스리그 한일전 성사! 리버풀과 도르트문트가 만났다.' [EPNM = 김민철 기자] 챔피언스 리그 '꿈의 무대'에서 한일전이 성사되었다. 22일 챔피언스 리그 16강 조추점전에서 김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리버풀과 일본의 자랑 카가와 신지의 도르트문트의 대결이 결정되었다. 챔피언스 리그는 유럽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륙별 대항전이다.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시장인 유럽에서 벌어지는 경쟁인 만큼 우승팀에게는 세계 최강이라는 명예가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온 유럽인의 시선 뿐만 아니라 라운드가 점점 진행될수록 세계인의 시선도 유럽으로 집중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도 여전히 유라시아대륙의 반대편인 동아시아가 그 경쟁에 가담했다. 아시아 선수로 처음 챔피언스 리그 무대 정상을 밟은 선수는 바로 박지성이다. 리버풀의 김현준이 2011 - 12 챔피언스 리그 결승 무대를 밟기는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며 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김현준과 카가와 신지는 이미 챔피언스 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 전적이 있었다. 저번 시즌 리버풀과 도르트문트는 조별예선에서 맞붙었고 김현준의 대 활약으로 인해 리버풀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현재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선수인 김현준은 세계적인 명문클럽인 리버풀의 주장완장을 차고 명성을 떨치고 있다. 주장완장뿐만 아니라 그 활약도 발군이다. 어느 리그에서도 충분히 20 - 30 골이상을 넣을 수 있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모든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카가와 신지도 만만치 않다. 도르트문트가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가 바로 카가와 신지였다. 저번 시즌 팀내 득점 2위,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하며 여러 매체에서 분데리스가 베스트 11에 손꼽힐 정도의 완벽한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양 팀의 대결은 각 팀의 에이스인 김현준과 카가와 신지의 발 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라는 중요한 일전에서 만난 양 팀의 대결에 전문가들도 쉽사리 예상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우세를 점치기는 했지만 부상을 입었다가 복귀한 현준이 과연 챔피언스 리그라는 큰 무대에서도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하지만 김현준은 최근에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17 라운드 아스톤빌라를 상대로 시즌 첫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다. 게다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도 2 골 3 도움을 기록하며펄펄 날기 까지 했다.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서의 한일전. 과연 누가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 조추점이 끝나자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축구팬들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빅 매치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와 PSG 의 매치들이 축구 팬들을 설레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여주는 대결은 바로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와의 16 강 경기였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펼쳐지는 한일전. 그것도 양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끼리의 대결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발표에 일본도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일본에서 카가와 신지는 축구의 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선수였다. 저번 시즌 분데스리가를 정복했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도 저번 만큼의 파괴력은 아니지만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도르트문트가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는 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런 만큼 충분히 김현준과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김현준! 헤디잉!!!!] [골!!! 골입니다! 김현준 선수! 라힘 스털링 선수의 크로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킵니다! 시즌 11 호골! 누가 이 선수가 부상에서 막 복귀한 선수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이런 와중에 리버풀은 풀햄을 불러들여 프리미어리그 18 라운드를 치렀고 모드리치와 현준의 연속골로 2 - 0 으로 승리를 거뒀다. 수아레즈를 원 톱으로 두고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현준은 경기에서 풀 타임으로 활약하며 리버풀이 풀햄을 무너뜨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에런 휴즈, 아르네 리세, 브레디 한게란트, 카이런 리차드슨으로 이루어진 풀햄의 수비진은 현준의 저돌적인 돌파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고, 결국 골까지 내줬던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18 라운드 승리로 인해 다시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차이를 벌린 리버풀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완지 시티 원정에서 0 - 0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레딩을 홈으로 불러들인 맨체스터 시티가 압도적인 화력으로 레딩을 5 - 0 으로 난타하며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 식품코너에서 자신을 유혹하는 쿠키와 빵들을 보며 탈리사가 즐거운 듯 환호성을 내질렀다. 레리엘의 눈도 휘둥그레지고 있었다.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들이 그녀의 눈에 박혀 있었다. "사람이 많으니까 길 잃어버리지 말고." "네에. 그런데 주인님. 우리 정말로 이거 사도 되나요?" "그 주인님 소리는 그만하면 안되겠어?" 탈리사의 말에 현준은 끄응 소리를 냈다. 주인님이라니? 남들이 보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게다가 완전 무장을 하며 정체를 숨기고 왔다지만 자신은 리버풀의 시민이라면 모를 리가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었다. 남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사양이었다. "이거. 이것도. 그리고 이것도." 어느새 리리스는 쇼핑 삼매경이었다.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내심 파티라는 것에 기대를 하고 있던 것 같았다. 안 그러면 카트에 있는 수 많은 먹을거리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먹으면 배탈 날 텐데요?" "문제없어. 돈은 충분히 있지?" "네. 문제없습니다." 리버풀에서 받는 주급만 해도 수억이었다. 게다가 이제까지 받은 주급과 연봉 그리고 보너스들도 그대로 통장에 남아 있었다. 자신의 주급이 16만 파운드다.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등을 차지하면서 리버풀이 올려준 주급이었다. 현준이 주급 인상에 대한 제스쳐를 취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구단에서 먼저 제안을 꺼냈을 정도다. 그만큼 리버풀이라는 구단이 현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16만 파운드의 주급, 월급으로 따진다면 한국 돈으로 약 11억이 조금 넘는 돈이었다. 리리스의 카트에 있는 아이스크림 정도는 냉장고에 몇 번이나 채워도 남을 정도의 거금이었다. "이것도 그리고 이것도 맛있어 보여요." "이 초콜릿 케이크는 어때? 달콤해 보이는 게 한입 먹으면 녹아내릴 거 같아." 시선을 돌리니 폭풍 쇼핑중인 탈리사와 레리엘도 눈에 보였다. 그녀들 뿐만이 아니라 사방에는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쇼핑센터에 온 사람들이 눈에 보이고 있었다. 현준의 시선이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돌아다니는 아빠와 아들에게 고정되었다. 자신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저렇게 즐겁게 돌아다닌 적이 있었던가? 기억을 떠올려보지만 그런 기억은 머릿속에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친척들 밑에서 자랐다가 독립을 한 기억은 남아 있었다. 그렇게 즐겁지는 않은 추억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친척들의 얼굴조차도 떠오르지 않았다. "가족이라..." 행복한 표정으로 장난감을 집는 아이와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 부모의 모습을 보니 문득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뭐해?" "에? 아...아니. 그냥 여기저기 사람들을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현준의 상념을 깨운 것은 리리스였다. 어느새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리리스가 빤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을 보는 것은 좋지만 함부로 순수한 마기를 밖으로 끌어내지는 마. 마계의 파수꾼들이나 엔젤즈들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니까." "......"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자신도 모르게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린 듯 싶었다. 자신을 책망하는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 현준은 슬그머니 리리스의 시선을 피했다. 만약 자신의 실수로 인해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렸다가 마계의 존재나 천계의 존재에게 정체를 들키게 된다면 꽤나 귀찮은 일이 벌어졌을 터였다. "아...리리스님. 뭐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어떤 거?" "전에 훈련의 방에서 있었던 일인데..." "각성에 관해서 물어보려는 거야?" "네." 고개를 끄덕이는 현준의 모습에 카트를 밀고 다른 아이스크림 코너로 향하려던 리리스가 카트를 세웠다. 그리고는 카트 손잡이를 손가락으로 톡톡 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말해봐.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라면 알려주도록 할게." "각성을 할 때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공간에 떨어졌어요." "음음...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공간이라..." 마족들이 최상급으로 각성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그 순수한 마기의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순수한 마기를 흡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최상급 마족의 질이 정해졌다. 물론 순수한 마기를 조금만 흡수했더라도 상급 마족따위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할테지만 말이다.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예상하기는 했지만 확실히 현준은 최상급 마족으로의 각성을 마친 것이다. 최상급 마족 치고는 상당히 강한 마력이 느껴졌지만 그것도 이해가 되었다. 애초에 마족이 아닌 인간일 때부터 자신을 유혹했을 정도로 순수한 마력을 지닌 존재가 현준이었다. "최상급 마족이라면 누구나 다 겪는 현상이지. 그게 신경 쓰이는 거야?" 리리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을 이었다. 하기사 마족이라면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현준은 원래 인간. 그 사실을 모르는 게 당연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의 목을 긁적이더니 떠듬 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곳에서 누구를 만났어요." "......응? 이해할 수 없는데? 최상급 마족의 각성에서 일어나는 순수한 마기의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존재는 없어. 심지어 마왕이 나라도 불가능해. 마신인 사탄님조차도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검은 색의 머리를 지닌 마족이었어요. 그리고 그는 자신을 루시퍼라고 말했어요." 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리스가 자신의 카트를 놓쳤고, 그 카트가 부딪치면서 낸 소리였다. 잠시 후 안정을 되찾은 리리스가 현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 얘기 자세히 좀 해줘." 마왕 루시퍼. 신에게 가장 사랑받은 존재였다가 그 능력을 과신해 신을 탐해 결국 반란을 일으키고 그 전쟁에서 패배해 지옥으로 떨어진 존재였다. 그리고 마계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북부의 마왕이 되었다. 하지만 사탄의 명령을 받아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행방불명으로 알려진 존재였다. 수 많은 마족 특히나 북부의 마족들이 루시퍼를 찾기 위해 나섰지만 아무도 루시퍼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그 루시퍼라는 이름이 현준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그가 말했어요. 큐브 주제에 나를 이라고요." "큐브! 역시 큐브를 찾기 위해 떠난 것이었어!" 큐브가 대체 뭘까? 궁금증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큐브라뇨? 대체 그게 뭐죠?" "정확한 명칭은 카오스 큐브. 순수한 마력의 결정체. 모든 신과 마신 그리고 마왕들과 천사라면 꿈꾸는 것이지. 큐브를 얻게 된다면 신과 마신을 뛰어넘는 지고한 존재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지. 천계의 가장 강력한 신기인 프레이르나 세상의 종말을 이끄는 마신기인 다인 슬라이프 조차도 큐브의 조각에 불과할 정도야." "대단하네요..." "그러면 루시퍼가 그 큐브를 흡수한 것인가?" 리리스의 표정이 불안함으로 변했다. 만약 그가 큐브의 힘을 흡수했다면 루시퍼에 대항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을 터였다. "그렇진 않은 거 같아요. 제가 루시퍼를 봤는데 꽤나 지쳐보였었거든요. 게다가 제 눈앞에서 순수한 마기에 휩싸여 비명과 함께 사라졌거든요." 리리스가 안색을 굳혔다. 카오스 큐브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아니 카오스 큐브에 대한 지식은 천사들과 마족에게조차도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들이 아는 것은 프레이르와 다인 슬라이프가 카오스 큐브의 조각이라는 것과 카오스 큐브라는 것이 순수한 마력의 종체라는 것 뿐이었다. "...소멸했군." 리리스는 순수한 마기에 휩싸여 사라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아마 현재 마계 특히 마계의 북부는 난리가 났으리라. 루시퍼의 소멸로 인한 결과가 드러나고 있을테니 말이다. "마왕의 소멸이라...역시 카오스 큐브야. 마신 조차도 불가능한 일을 해내다니 말이야. 그렇다면 마족들의 각성에서 나타나는 순수한 마기들은 카오스 큐브의 힘이라는 것일까...?" 리리스가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에 보며 현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머릿속으로 무언가 정리를 하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던 리리스는 곧 현준을 돌아보았다. "카오스 큐브의 등장은 놀라워. 게다가 루시퍼의 소멸이라니. 천계에서 축배를 들고 있겠군. 마계의 마왕중 두 명이나 사라졌으니 말이야." "그런가요?" "응. 확실히 넌 특이한 일을 경험했어. 나 조차도 경험할 수 없는 일을 말이야. 뭐,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어. 루시퍼가 어째서 행방불명이 됐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그 녀석이 행방불명된 것은 역시 카오스 큐브를 찾기 위해서였어. 그리고 결국 카오스 큐브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카오스 큐브에 흡수되어 소멸된 게 틀림없어." 말을 마치면서 리리스는 다시 카트의 손잡이를 자신의 품으로 끌고 왔다. "뭐 어쨌든. 별거 아니야. 루시퍼가 어째서 너한테 나타났는지는 이상하지만.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공간의 이동이면 각성에서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이니가. 그러면 궁금증을 다 풀렸겠지?"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재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그 날 있었던 일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루시퍼가 했었던 말을 떠올리던 현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그가, 루시퍼가 저를 향해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보고...큐브라고요." 리리스의 손에서 떨어져 나간 카트에 부딪친 여성의 비명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 작품 후기 ============================ 내가 이 시간에 글을 올리다니... 모두 놀랐겠지? 00328 맨체스터 시티, 돈의 힘 =========================================================================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다. 챔피언스 리그 본선 발표 이후 리버풀은 풀럼을 상대로 2 - 0 의 승리 그리고 27일에 스토크 시티 원정을 떠나 3 - 1 의 완승을 거뒀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3 경기에 출전해 6 골을 터뜨린 현준의 활약에 팬들은 다들 박수갈채를 보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현준은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오는 골 결정력으로 리버풀을 승리로 이끌고 있었다. 현준의 광팬이라고 알려진 생방송 중계에서 BBC 스포츠 아나운서는 현준이 공을 잡을 때 마다 곧바로 골을 외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빨리빨리 움직여! 타 팀 스카우터의 움직임은 확인해봤어? 선수들의 재계약 문제는?" "전부 확인했습니다. 아게르와 레이바의 재계약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곧 재계약 조건을 수락할 예정입니다." "이 자식아! 뭘 곧 수락할 예정이야! 이제 곧 있으면 이적시장이야! 요즘 그들에게 오퍼 들어오는 거 몰라!?" 화가 난 스카우터 팀장의 말에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노란색 머리의 남성이 움찔하며 몸을 움츠렸다. 나이도 젊은 데 요즘 들어서 흰 머리가 부쩍 생기고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1월 이적시장. 이적시장만 되면 평소 때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빠지는 축구팀의 스카우터들이었다. 물론 평소 때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말이다. 리버풀의 스카우터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적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특히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을 많이 데리고 있는 구단들은 이적시장만 되면 선수 지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건 그렇고 한겔란트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물론 선수를 지키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아니었다. 감독의 명령에 따라 클럽의 취약한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다른 클럽들의 선수들을 스카우팅하고 감독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충분히 캐러거의 대체자가 될 거라는 게 스카우터팀의 예상입니다. 강한 몸싸움을 비롯해 스피드 또한 빠르고 헤딩능력과 패싱 능력도 수준급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게 흠이지만 현재 폼이 떨어지고 있는 캐러거의 백업으로 2, 3 년 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아. 라이언 쇼크로스는?" "191cm 의 장신으로 제공권 장악이 상당히 좋은 선수입니다. 대인마크도 뛰어난 선수로 충분히 리버풀의 스쿼드에 도움이 될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스토크 시티가 과연 쇼크로스를 놓아줄지가 의문입니다." "그거야 구단과 감독이 협상할 문제고. 우리에게 중요한건 과연 그가 우리팀에 올 수 있을 가능성이 있냐는 점이겠지." "관심은 있어 보입니다.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 우승을 다투는 팀이니까요. 선수 경력에도 큰 도움이 될 거고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리버풀은 수비수를 영입할 생각이었다. 세계 여느 유수의 클럽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리버풀이다. 특히나 리버풀의 공격진 스쿼드는 화려한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에 비해 수비는 조금 불안함이 있었다. 리버풀의 부주장이자 부동의 중앙수비수인 캐러거가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폼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이고 있었다. 그 증거로 리버풀은 19라운드까지 치러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무려 14 경기에서 실점을 했다. 매 경기 골을 터뜨려준 공격진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현재 리버풀이 1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은 불가능했을 게 뻔 했다. 물론 아게르와 스크르텔이라는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중 한 명이라도 부상을 입게 되면 그 대체자가 없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동시에 노리는 리버풀이었기에 그런 그들의 눈에 들 만한 선수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요즘 소문 하나 떠도는 거 그거 어떻게 됐지?" 최근 스카우터들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을 떠올리며 스카우터 팀장이 입을 열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의 주장 현준을 노린다는 소문이었다. "일단 헛소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바르셀로나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영입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아...돈도 많은 녀석들이야. 지금 맨체스터 시티 스쿼드에 부스케츠가 온다면 전력이 급상승하겠지?" "맨체스터 시티의 약점이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바르셀로나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맨체스터 시티가 내미는 돈이 얼마에 따라서 다르겠지요." 리버풀의 스카우터 팀장이 머리를 긁적이며 입에 담배를 물었다. 같은 리그에서 뛰는 팀이 강해지는 것을 바라는 클럽은 없었다. 특히나 그 클럽이 자신들의 클럽과 우승을 경쟁하는 팀이라면 말이다. "하여튼 돈이라면 안되는 게 없다니까. 그런 의미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축복받았지. 그런 거부를 구단주로 얻었으니 말이야." "그렇긴 하지요. 그래도 전 리버풀이 훨씬 좋습니다. 특히나 리버풀에는 준이 있으니까요. 준이 뛰는 경기를 보면 확실히 클래스도 클래스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준을 영입한 것은 리버풀 역사상에 가장 최고의 영입이라고." 담배를 피며 팀장은 뿌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페르난도 토레스를 내주고 현준을 영입하는 데 있어 자신도 관여했기 때문이었다. 첼시에서 이적 이후 그라운드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실력을 뽐내는 리버풀의 주장이었다. 게다가 만 22 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인해 최소한 10 년가량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였다. 12월 30일 일요일, 리버풀은 볼튼의 리복 스타디움에서 프리미어리그 20 라운드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저번 시즌 가까스로 강등을 피했던 볼튼은 이번 시즌에도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20 라운드까지 벌어진 지금 볼튼의 순위는 17위. 한 단계만 내려가도 강등권이었다. "빌어먹을...왜이렇게 잠그고 있는거야? 이길 생각은 있는 건지 모르겠군." 공을 받은 모드리치가 투덜거리면서 바로 후방으로 공을 돌렸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는 하지 못하더라도 무승부라도 거둬 승점 1점을 획득하려는 생각일까? 볼튼은 케인 데이비스만을 남겨둔 채 대다수의 선수가 자신들의 진영에 있었다. 그래도 간간히 사이드를 타고 달려오는 이청용의 드리블에 이은 크로스로 공격의 물꼬를 틀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공은 리버풀의 소유에 있었다. "곤란한데..." 공을 앞으로 보내는 미드필더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전방에서 수비들을 헤집고 다니는 현준 또한 인상을 구겼다. 자신이 움직이기만 하면 따라붙는 수비수가 두 명 이었다. 공을 잡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볼튼의 수비수는 90분 동안 자신이 그라운드에서 멍하니 놀기를 바라는 듯 자신에게 공이 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었다. [리버풀, 볼튼을 상대로 오늘 굉장히 고전을 하는데요?] [제대로 공이 전방까지 가지 못하고 있어요. 볼튼의 선수들이 자신의 진영에만 들어오면 굉장히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공간을 주지 않고 있거든요?] [김현준 선수도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듯 탐탁치 못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경기가 반전이 될 텐데 말이죠.] 그런 볼튼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전반 40 분이 흘러가고 있었지만 현준이 공을 잡은 횟수는 단 1 번. 그 한 번의 터치로 수아레즈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수아레즈의 슈팅이 골키퍼의 품에 안기면서 득점기회를 놓쳤고, 그 이후로는 제대로 된 유효 슈팅을 때리지 못한 것이다. "으음..." 경기를 지켜보는 달글리쉬 감독의 표정도 좋지 못했다. 어렵지 않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던 볼튼과의 원정경기에서 예상외로 볼튼이 들고나온 전략에 선수들이 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모드리치, 라스무스 엘름, 루카스 레이바로 이루어진 미드필더진이 전방으로 공을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3 명의 리버풀 미드필더중 볼튼이 가장 적극적으로 달라붙는 선수는 바로 모드리치였다. 모드리치에 비해 엘름과 레이바는 그렇게 날카로운 패싱능력을 자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제라드가 끼어 있었다면 경기가 달라졌을 지도 몰랐다.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볼튼의 선수들을 밖으로 나오게 할 수도 있었고, 모드리치와 마찬가지로 공격의 기점역할을 수행하며 볼튼의 수비를 혼동시킬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하는 수 없지." 그러나 달글리쉬 에게는 제라드가 없으면 없는 대로 그만한 타개책이 있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라스무스 엘름이 빠지고 공격수인 루크 데 용이 투입되어 수아레즈와 투 톱을 이루고 미드필더진 쪽으로 현준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모드리치! 이쪽으로!" 촘촘히 서 있는 볼튼의 선수들 사이로 모드리치의 패스가 이어졌다. 어째서 리버풀이 그를 영입하려고 했는지는 보여주는 깔끔한 패스였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볼튼의 선수가 달라붙기 시작했다. 중거리 슈팅능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모드리치하고는 다르게 현준의 중거리 슈팅 능력은 리그에서도 수준급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선수를 제치는 개인기도 수준급이고 말이다. "읏...?!" 현준이 슈팅을 때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 등을 돌리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던 크리스의 입에서 헛바람이 흘러나왔다. 현준의 발놀림에 신경을 쓰고 있던 찰나 어느새 그가 볼튼의 진영쪽으로 몸을 틀었기 때문이었다. 촤아악!!! 슈팅을 때리기 위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횡으로 현준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자마자 크리스가 재빠르게 태클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어디로 어떻게 들어올 것을 알고 있는 태클은 현준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 크리스가 뚫리는 모습에 볼튼의 골키퍼인 보그단과 선수 한명이 공존하면서 적절하게 슈팅각도를 줄이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현준의 슈팅이 더욱 빨랐다. 콰앙!!! 강하게 회전을 먹은 공이 슬라이더처럼 휘어서 빠르게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골키퍼 정면이었을까? 어렵지 않게 현준의 슈팅을 쳐내는 보그단 골키퍼였다. [김현준 슛!!! 아! 보그단 골키퍼 쳐냅니다.] [아깝습니다. 조금만 더 휘어졌어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는데 말이죠.] 현준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가 막아내자 콥들의 입에서 아쉬움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후반전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터진 슈팅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거리 슈팅능력이 있는 현준이 뒤로 물러나며 중거리 슈팅을 거침없이 때리기 시작하자 결국 볼튼의 선수들이 앞으로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아니,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잌...!" 삐익!!! 크리스의 손에 현준이 걸려 넘어지면서 심판이 반칙을 선언했다. 그런 크리스의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그럴 만도 했다. 모드리치 혹은 후방에서 이어지는 패스를 잡자마자 현준을 마크했지만 벌써 여러 번이나 현준의 개인기에 속아서 중거리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기회를 내준 것이다. 뻐엉!!! 좋은 위치에서 때린 현준의 절묘한 프리킥이 비스듬하게 휘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골대를 벗어날 것처럼 보이는 슈팅이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그대로 몸을 날리는 보그단 골키퍼였다. 그리고 그런 보그단 골키퍼의 우려대로 현준의 슈팅은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갈 듯 떨어져 내렸다. 팡!! 오우!!! 환상적인 선방에 볼튼의 팬들은 환호성을 그리고 콥들은 또 한번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지만 볼튼의 위기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워낙 날카롭게 들어온 슈팅인 만큼 보그단 골키퍼가 현준의 슈팅을 제대로 쳐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떨어지는 공을 향해 반사적으로 루이스 수아레즈가 빠르게 쇄도해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수아레즈를 막기 위해 달려가는 볼튼의 수비수 사이로 루크 데 용이 지능적으로 몸싸움을 펼쳐주고 있었다. '들어갔다!' 수아레즈의 쇄도를 보며 현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루이스 수아레즈와 루크 데 용의 조합은 리버풀에게 굉장히 좋은 조합이었다. 그가 수아레즈에게 주문하는 것은 화려한 개인기를 이용한 저돌적인 돌파와 반사 신경을 이용한 깜짝 놀랄만한 슈팅이었다. 그리고 191 cm 의 장신에 공간 창출과 2 선의 움직임이 뛰어난 루크 데 용의 플레이는 수아레즈의 플레이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었다. 수아레즈에게 집중되는 선수들의 견제를 완화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몸싸움과 헤딩능력도 수준급이었다. 이미 리그에서 3 골을 헤딩 슛으로 성공시킨 루크 데 용이었다. '예상대로야.' 수아레즈의 발 끝에 맞은 공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자 현준은 양 손을 팔짝 펼치며 자신을 향해 달려와 안기는 수아레즈를 감싸 안았다. 예상대로 자신의 슈팅이 튕겨 나오는 반응을 할 정도로 놀랄만한 반사 신경을 자랑하는 선수다웠다. 1 - 0. 선제골이 터지자 결국 수비전술을 풀고 앞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볼튼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그런 볼튼의 전술에 속으로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볼튼의 선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군데군데 눈에 띄는 공간들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 쪽으로!!!" 역습찬스에서 현준이 공을 빼내자 볼튼의 수비수들과 일직선으로 서며 기회를 노리면 마리오 괴체가 그대로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로빙 패스가 공이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그대로 괴체의 발끝으로 떨어져 내렸다. '이거야...!' 가벼운 몸무게로 피지컬에서 약점을 보이는 자신이었다. 하지만 한 발짝 빠른 움직임으로 볼튼의 수비를 무력화 시킨 상태. 게다가 오른 발에 걸리는 감촉이 너무나도 좋았다. 원래는 한 번 공을 터치 한 이후 슈팅을 때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치 딱 맞는 축구화를 신은 듯 자신에게 딱 맞게 떨어져 내리는 현준의 로빙 패스였다. 그리고 괴체의 논스톱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 작품 후기 ============================ 9월달인데...정말 덥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00329 맨체스터 시티, 돈의 힘 =========================================================================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와아아아!!! 두 번 째 골이 터지자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원정팬들이 함성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볼튼의 수비라인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환상적인 패스. 그리고 그 패스에 반응해서 공을 받아 그대로 때리는 논스톱 슈팅.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골이었다. "준!!!" 그대로 골이 골망을 가르는 것을 확인한 괴체가 곧바로 자신에게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해준 현준에게로 달려가 그를 껴안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위치로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타이밍으로 정확하게 떨어져 내려온 그야말로 천금과도 같은 패스였다. [아! 역시 김현준 선수. 대단한 선수예요. 직접 골을 터뜨리지는 않았지만 후반전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볼튼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주고 있거든요? 게다가 이번 마리오 괴체 선수의 골. 김현준 선수의 패스가 아주 좋았어요.] [네. 화면에도 나오다시피 마리오 괴체 선수가 뛰어 들어가는 타이밍에 그대로 로빙 패스를 올렸거든요. 조금만 늦었어도 오프 사이드였는데 정확한 타이밍으로 공을 보냈어요.] 오늘 경기를 해설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현준의 패스와 그 패스를 받아서 골을 터뜨린 마리오 괴체에게 칭찬을 보내기에 바빴다. 오늘 경기를 중계방송하는 카메라 감독 또한 둘을 껴안고 기뻐하는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을 찍다가 환호성을 지르는 리버풀의 관중석 쪽으로 카메라를 돌렸다. "어...?" 그리고 그런 카메라에 한 사람의 얼굴이 잡히자 카메라 감독이 놀란 듯 그 인물을 찍기 시작했다. [어?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가 카메라에 나오는군요. 오늘 경기 볼튼까지 직접 참관하러 온 걸까요?] [최근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많은 돈을 풀어서 전력상승을 꾀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인데요. 요즘 바르셀로나의 세르히오 부스케츠 영입을 위해 굉장한 돈을 쓰고 있지 않습니까?] 카메라가 자신을 찍고 있는 모습을 느껴졌지만 셰이크 만수르는 별로 의식하지 않은 채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골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한 명의 인물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대단한 선수군. 골을 넣은 선수의 플레이도 좋았지만 그 타이밍에 정확하게 공을 보내준 준의 플레이는 언제나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야." "어린 나이에 리버풀이라는 거대한 클럽의 주장을 맡게 된 이유지요." 비서도 만수르의 생각과 마찬가지라는 듯 입을 열었다. 셰이크 만수르.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가 맨체스터 시티와 전혀 관련이 없는 리버풀과 볼튼의 경기를 보러 온 이유는 단 하나. 바로 현준을 보기 위해서였다. 자신이 원하는 세계 최고의 팀. 강력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능한 선수가 필요했고 그런 선수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인물이 바로 현준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돈을 얼마가 들여서라도 그를 영입하고 싶었다. 15억 유로라는 바이아웃 금액을 써서라도 말이다. '그럴 수는 없겠지.' 그러나 곧 고개를 젓는 만수르였다. 15억 유로. 2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인 만큼 현준을 영입한다 치더라도 그 후폭풍을 감당해낼 수가 없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영입건은?" "만치니 감독의 말로는 거의 완료가 되어간다고 합니다. 바르셀로나는 4400만 파운드의 금액이면 부스케츠를 놓아줄 수 있을거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4400만 파운드라...저렴하게 영입했군." 약 700억원 가량의 돈. 평범한 사람이라면 생각지도 못할 거금이지만 만수르에게는 그렇게 큰 돈이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최고의 팀으로 만들려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쓸 수 있는 돈이었다. 경기 결과는 0 - 2. 볼튼과 리버풀의 대결은 원정팀인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현준의 어시스트 2개를 받아 수아레즈와 괴체가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볼튼의 골망을 연 것이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이 날의 경기 MOM 은 현준이 차지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전반에는 볼튼의 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볼튼의 단단한 수비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를 했고 결국 오늘 터져 나온 두 골에 모두 관여한 것이다. "그럼 만수르님. 이만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지." 경기가 끝나자마자 입을 여는 비서였다. 조금 더 시간을 지체한다면 귀찮은 기자들이 달라붙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비서의 말에 만수르는 경기를 끝내고 같은 나라의 선수인 이청용과 유니폼을 교환하며 악수를 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등을 돌렸다. "아쉽군." "준 말씀이십니까?" "그래. 마음 같아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유능한 선수들을 몇 내주더라도 그를 영입하고 싶군." 밖으로 향하면서 준에 대한 아쉬움을 토해내는 만수르였다.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할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강팀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거듭나기는 했지만 그 누구도 맨체스터 시티를 부르고 강팀으로 표현하기는 해도 명가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맨체스터 시티는 명가에 존재하는 레전드라고 불릴 만한 선수가 없었다. 셰이크 만수르가 구단주로 오기 전까지 맨체스터 시티는 라이벌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고는 다르게 3부리그에 있었을 정도로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그라면...' 충분히 맨체스터 시티의 레전드가 될 자격이 있었다. 실력도 충분했다. 게다가 쉽사리 팀을 옮기는 선수도 아닐 터였다. 그랬다면 예전 자신들이 내민 제안을 거절하지도 않았은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아쉬운 만수르였다. "돈에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승산이 있는데 말이지." "준은 돈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리버풀의 이사들은 돈에 움직일지도 모릅니다." "나도 그러기를 바란다네." 경기장 밖에는 고급 승용차가 이미 만수르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자들이 다가오기도 전에 만수르는 그대로 볼튼의 리복 스타디움을 떠났다. '볼튼과의 리버풀의 경기에 나타난 셰이크 만수르.' '세계 최고의 거부중 하나 셰이크 만수르가 리복 스타디움에 나타난 이유는?' '맨체스터 시티 또 다시 김현준을 노리는가?' 30일에 있었던 볼튼과 리버풀의 경기. 경기는 2 - 0 이라는 스코어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다음 날 루이스 수아레즈와 마리오 괴체가 골을 터뜨렸지만 웃기게도 스포트라이트는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이 받고 있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였다. "후우. 골은 내가 넣었는데 말이야. 어째서 신문에는 이렇게 달랑 몇 줄만 나온 거지?" "그래도 지역 신문에는 거대하게 실렸잖아요?" 신문을 들고 불평을 터뜨리는 수아레즈의 모습에 엘름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날 수아레즈는 골이라도 넣었지 자신은 전반전이 끝난 직후 바로 루크 데 용과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3일 간격으로 촉박하게 짧은 시간 동안 리그 경기를 소화해냈던 까닭에 대다수의 주전급 선수들은 체력 훈련이 아닌 전술 훈련 혹은 기본기나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하고 있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자자! 지는 녀석이 전부 쏘는 거야." 한 쪽에서는 모드리치를 필두로 한 저녁 내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레이나가 골문을 막고 벽을 세워놓고 프리킥의 정확도를 가늠하는 내기였다. 샤키리나 모드리치 그리고 루크 데 용이 모여서 공을 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이슬라와 레이바가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던 수아레즈가 엘름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준이 안 보이는데? 어디갔는지 혹시 알아?" "오늘 전술훈련만 소화하고 먼저 가셨어요." "그래...?" 수아레즈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따가 있을 미니 게임에서 현준과 어떻게든 같은 팀으로 들어가 골 맛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현준이 없더라도 골을 넣을 자신은 있었다. 그러나 현준의 패스를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 이상의 능력을 끌어올려야 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올 때마다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요즘 들어 그 쾌감을 노리는 라이벌들이 많아졌지만 말이다. "그런데 수아레즈씨. 요즘 들어 캡틴의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 보이지 않아요?" "글세...?" "매번 일찍 돌아가시고. 훈련도 종종 빠지시잖아요." 엘름의 말대로 크리스마스 이후 현준은 한 번도 제대로 훈련 스케쥴을 소화하지 않았다. 코치 혹은 감독과 말해서 일찍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를 나섰기 때문이었다. "혹시..." "혹시 뭐?" "이적하려는 게 아닐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현준이 없는 리버풀은 리버풀이 아니야. 달글리쉬 감독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걸?" "뭐...그건 그렇긴 하겠지만...그래도 앞 날은 모르는 일이잖아요. 게다가..." 엘름은 신문에 나와 있는 한 기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가 볼튼과 리버풀의 경기를 찾은 까닭은 바로 현준의 영입을 위해서라고 나와 있잖아요. 혹시 그 이적때문이 아닐까요? 갑자기 우리들을 불러놓고 충격 발표를 한다거나..." 이번 시즌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동시에 노리고 있었다. 저번 시즌 이루지 못했던 트레블을 다시 한번 꿈꾸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결과는 순조로웠다.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안착했고 프리미어리그도 선두를 내달리고 있었다. "구단이 미치지 않고서야 현준을 내줄 리가 없겠지." 하지만 현준이 빠진다면 그 목표는 현실적으로 힘들게 분명했다. 현준이 없는 리버풀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빅 클럽과 비교해 나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볼튼전 때도 그랬다. 한 수 아래라 평가받는 볼튼전에서 리버풀은 전반 볼튼의 강력한 압박과 수비적인 플레이에 고생을 했다. 현준이 미드필더 지역으로 내려가면서 볼튼의 수비를 끌어내지 않았더라면 무승부로 끝났을 경기였다. "그거야 그렇긴 하겠지만...요즘 훈련에 캡틴이 자꾸 빠지니까 사실 다른 선수들도 조금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한가봐요. 맨체스터 시티가 거금을 들여서 현준을 영입하려고 한다고 하니까요. 이번에는 저번 시즌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한다고 하던데요." "......" 수아레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맨체스터 시티가 저번 시즌 현준에게 내민 돈은 약 1억 파운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적자금이었다. 그런데 그 보다도 더 많은 돈을 쓴다? 확실히 구단의 입장에서는 혹할만한 일이었다. "걱정마. 준은 절대로 이적하지 않을 테니까." 말을 마치며 수아레즈는 괜스레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입구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그 시간 현준은 막 차를 주차해 놓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카오스 큐브...? 정말로 루시퍼가 너에게 그렇게 말했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네 몸에서 느껴지는 마기는 다인 슬레이프급도 되지 않아. 그런데 카오스 큐브라니?!' 문을 여는 순간 그 날 자신을 붙잡고 소리를 지르던 리리스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의 말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주위에 있는 사람이 그녀를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린 채 말이다. "오셨어요?" "아. 응." 집에 들어서자마자 현준을 반기는 것은 탈리사였다. 간식을 준비하는 것일까? 부엌쪽에서 맛있는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리리스님은?" "왔어?" "네. 오늘도 그냥 미니 게임은 빠지고 일찍 왔어요." 자신의 옆에 다가오는 레리엘에게 옷을 맡기고는 현준은 쇼파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옆으로 리리스가 슬그머니 자리를 잡았다. "어떻게 됐어요? 제 정체." "아직.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어. 루시퍼가 그런 말을 했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니가 카오스 큐브라는지도 모르겠고 말이야." "카오스 큐브에 대해서 밝혀진 게 정말 없네요. 아!" 자신의 목에 느껴지는 뜨거운 감촉에 현준이 화들짝 놀라며 리리스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자신이 카오스 큐브라고 밝힌 이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현준을 탐하는 리리스였다. "그래도 하나 밝혀진 게 있네요. 제가 카오스 큐브 만큼이나 리리스님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거요." "순수한 마기의 농도와 양을 따지자면 너는 카오스 큐브라 생각이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야. 하지만 내가 느꼈던 것 만큼은 아니야. 게다가..." "프레이르와 다인 슬라이프 말이군요." "그래. 카오스 큐브의 한 조각에 불과한 플레이르와 다인 슬라이프. 난 마왕으로 그 두 개의 신검과 마검의 위력을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있어. 하지만..." "저에게서 느껴지는 순수한 마기가 다인 슬라이프 정도도 아니라는 거네요." "응. 최상급 마족이라기엔 대단하고 마왕급이라고 칭하기엔 부족한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어. 마족이 된지 얼마 안 된 것 치고는 대단하지만..." 카오스 큐브라고 칭하기엔 부족해도 너무나 부족했기에 리리스는 말 끝을 흐렸다. 현준이 카오스 큐브라니? 리리스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어째서 루시퍼를 그를 보고 카오스 큐브라고 말을 했을까? 분명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을 알기에는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애시당초 카오스 큐브에 대해서 알려진 게 너무나도 없었다. 단순히 인간인 줄 알았던 현준이 카오스 큐브라는 것도 처음 들었을 때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예약으로 글을.... 주말에 어디좀 갔다와야해서 며칠 글을 예약으로 전부 돌렸다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330 맨체스터 시티, 돈의 힘 =========================================================================                            "그러면 대체 어째서 루시퍼는 저한테 그런 얘기를 꺼냈을까요?" "그것은 모르겠어. 하지만 그가 괜히 너에게 그런 말을 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분명히 카오스 큐브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지. 정확한 것은 전혀 알 수 없지만 말이야." "마계로 가야하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네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가 그의 목을 감싸며 입을 열었다. "내 복수를 위해서. 그리고 니가 누군지 알기 위해서." "네." 대답과 함께 잠시 생각에 잠긴 현준은 자신의 목을 할짝이며 밑으로 내려오는 리리스의 행위에 간지럽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붙잡았다. '훈련의 방에 다시 들어가 봐야 될까나...' 자신의 몸에 요동치고 있는 순수한 마기. 이 마기를 다루는 것에 이제는 익숙해진 까닭에 현준은 각성 이후 훈련의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남아있었다. 각성 때 만났던 루시퍼는 자신에게 카오스 큐브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었다. '큐브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프레이르도 그리고 다인 슬라이프급도 안되는 순수한 마기. 그런데 어째서 그는 나를 보고 카오스 큐브라고 말을 했을까?' 루시퍼 역시 마왕인 이상 아무 이유없이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현준의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어느새 붉은색의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눈동자에 담긴 생각을 읽은 현준은 리리스의 얼굴을 살짝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요즘 그거 알아요? 리리스님 전보다 훨씬 야릇해 지신거요. 예전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오신다고 할까나...?" "전부 어디까지나 니가 카오스 큐브인지 아닌지를 확인 하는거야. 카오스 큐브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하니까 말이야." "읏..." 어느새 현준의 남성을 자신의 입 안으로 집어넣으며 혀로 훑어 내려가는 그녀였다. 요 며칠 몇 번이나 이렇게 리리스와 몸을 섞었는지 모른다. 현준이 정말로 카오스 큐브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 했던 리리스의 행동이었다. '그냥 자신이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찌되었던 자신에게는 크게 나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리스와 같은 미녀에게서 펠라치오를 받는 것은 남자로서는 뿌듯한 일이니 말이다. 1월 1일.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의 대다수 클럽이 속해있는 리그의 이적시장이 열렸다. 수많은 클럽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선수를 이적 혹은 임대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오퍼를 넣고 있었다. 하지만 이적시장에서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원칙이 필요했다. "이 중에서 바로 누구를 영입할꺼냐는 점이지." 달글리쉬 감독은 자신의 앞에 놓인 두 명의 선수에 대한 스카우팅 보고서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한겔란트와 라이언 쇼크로스. 둘 다 어리고 유망한 선수가 아닌 현재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은 지금 당장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쓸만한 수비수를 구해야했다. 나중이라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당장 어리고 유망한 선수보다는 당장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포지션은 둘 다 만족스럽긴 하지만..." 현재 리버풀에서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바로 중앙 수비수였다. 아게르의 지속적인 부상을 메꿔줄 만한 센터백이 필요했다. 게다가 점점 눈에 띄게 폼이 무너지는 제이미 캐러거의 대체자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겔란트와 쇼크로스는 둘 다 합격점이었다. 둘 다 프리미어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었고 나름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라면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무대를 경험한 적이 없다였다. "흐음..." 둘 다 충분히 좋은 선수였다. 하지만 두 명의 스카우팅 보고서를 보면서 한겔란트보다는 쇼크로스가 끌리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한겔란트가 쇼크로스 보다는 노련하겠지만 쇼크로스는 아직 만 24. 충분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쇼크로스는 영국출신인 선수였다. 이왕이면 미국출신인 한겔란트 보다 영국 출신인 쇼크로스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스토크 시티에서 과연 쇼크로스를 놔줄지 모르겠군." 쇼크로스 개인은 리버풀 이적을 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토크 시티 입장에서는 수비의 핵인 쇼크로스가 이적하게 된다면 큰 곤란을 겪을 게 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이적불가라고 말하며 리버풀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게다가 쇼크로스의 이적료는 수비수 치고는 상당한 거액에 해당하고 있었다. 약 2천만 파운드. 한화로는 350억원이 넘는 돈이었다. 그리고 그만한 돈은 리버풀에게도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선수를 이적시키는 데는 돈으로 구입하는 것 외에 여러 방법이 있었다. 그 중에는 구단에 필요 없는 선수를 내주고 트레이드하는 방법이 있었다. "셸비 정도면..." 존조 셸비. 1992 년 출생으로 스티븐 제라드까지 비교되면서 유소년 레벨의 잉글랜드 축구의 차세대 거물이었다. 찰튼에서 프로를 시작해 U-16, U-17, U-19 대표팀에 합류했고 그 곳에서 주장완장을 맡을 정도로 재능 있는 인물이었다. 아직까지 리버풀에서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 자리를 잡지는 못했지만 수비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스루패스는 셸비의 가장 큰 장점이었고, 수비쪽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출장경험이 없지만 셸비는 저번 시즌 팀의 스쿼드가 부족했을 때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좋은 선수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달글리쉬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셸비가 있을 만한 자리가 없었다. 미드필더진에는 스티븐 제라드, 모드리치, 마리오 괴체와 같은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에는 최전공격수에서부터 중앙 미드필더까지 폭 넓게 플레이를 펼치는 현준이 있었다. "그럼 셸비와 함께 이적료를 더 주는 방향으로 쇼크로스의 영입제안을 보내야겠군." 이 정도라면 스토크 시티로서도 만족할 만한 제안일 듯 싶었다. 이적료를 만족 할만큼 준다는 조건이라면 말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달글리쉬는 지금 당장 회의를 열고 스토크 시티측에 영입 제안을 보내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여름 이적시장하고는 달리 겨울 이적시장은 이적시장이 열리는 와중에도 리그 경기가 이어졌다. 당장 2 월 달에 있는 챔피언스 리그에 쇼크로스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빨리 영입을 마무리 짓고 선수들과의 호흡을 맞춰야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들 말고 또 다른 어느 클럽이 쇼크로스를 노리고 있을지 몰랐다. 경쟁이 붙어서 출혈이 좀 더 커지기 전에 빠르게 영입을 마쳐야 했다. "후우...피곤하군." 회의를 마치고 스토크 시티측에 바로 쇼크로스의 영입 제안을 보낸 후 달글리쉬 감독은 퇴근을 하기 위해서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를 나섰다. 달글리쉬의 집은 리버풀 내에서도 부자들 특히 리버풀의 축구 선수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위치한 고급 주택이었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려는 도중 몇 몇 남자가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킹 달글리쉬. 제 이름은 스티븐 콜린이라고 합니다." "무슨 용건이오? 기자라면 사양하고 싶은데..." 자신을 스티븐 콜린이라고 밝힌 남자를 보며 달글리쉬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쇼크로스의 이적도 이적이었지만 당장 내일 선더랜드와의 홈 경기를 준비해야만 했다. "아. 전 기자가 아닙니다. 바로 이런 사람이지요." 스티븐 콜린이 내민 명함에는 IPIC 소속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리고 IPIC 가 뭐하는 곳인지 달글리쉬가 모를 리 없었다. 국제석유투자회사.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였다. "......"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달글리쉬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남자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의 예상에 벗어나지 않는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께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부흥을 이끌어줄 사람으로 달글리쉬 감독을 원합니다."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군. 난 리버풀의 감독으로 남을 생각이오. 셰이크 만수르가 조사를 잘못했군. 내가 누구인지를 알면 그런 제안을 하지는 못할 텐데?"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께서는 당신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25만 파운드의 주급을 제시했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더 이상 얘기하지 싶지 않군." 달글리쉬는 스티븐 콜린이라는 남자의 말에 쓴 웃음을 지었다. 자기가 누구라고 이런말을 내뱉는단 말인가? 선수로서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끌며 레전드라는 영광스러운 명칭을 팬들에게서 부여받은 그였다. 게다가 이제는 감독으로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버풀의 첫 우승을 이끌며 인생을 리버풀에서 불태우고 있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다른 클럽으로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게 심지어 축구계의 부의 상징. 맨체스터 시티라고 해도 말이다. "그 쪽의 제안은 전혀 듣고 싶지 않군." 달글리쉬는 말을 마치며 자신의 집으로 들어섰다. 그의 불쾌한 기분을 표현하듯 문이 닫히며 쾅하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예상대로군요."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전드이자 현재 클럽의 전성기를 이끄는 감독이라는 자존심이 있겠지. 이미 달글리쉬 감독이 우리의 제안을 거부하려고 했던 것은 예상했던 일이야. 문제는 그가 아니지." 콜린이 자신의 넥타이를 매만지며 몸을 옮겼다. 그가 가야만 하는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 곳에 거주하고 있는 리버풀의 스트라이커이자 캡틴 김현준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미 리버풀의 구단쪽에는 자신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3억 파운드라..."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이군요." "한 선수에게 투자하기에는 너무한 돈이긴 하지. 부자들의 생각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단 말이야. 그 돈이면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월드 클래스급 선수도 4, 5명이나 영입할 수 있을 텐데 말이지." "그런 4, 5 명의 선수들 보다 준이 더욱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팀장님."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력의 보강을 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 그리고 내년에는 챔피언스 리그 까지 제패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운 맨체스터 시티였다. 아니, 맨체스터 시티가 아닌 셰이크 만수르의 마음다짐이었다. 그 덕분에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약점이라고 다들 지적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자리에 바르셀로나의 주전급 미드필더인 부스케츠를 영입하고 있었고, 현재 그 영입은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셰이크 만수르는 부스케츠의 영입에만 만족할 수 없었다. 자신의 팀이 세계 최고의 클럽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캡틴 현준이었다. 그라면 충분히 맨체스터 시티를 이끌고 자신을 만족시켜줄 거라는 게 만수르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만수르의 지시를 받고 현준의 영입을 위해 현준의 집으로 찾아간 맨체스터 시티 관계자들은 그 날 현준을 만나지 못했다. 전화도 꺼져 있는데다가 집에도 현준이 없다는 대답만을 들은 것이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관계자들이 자신을 찾는 것을 무시한 채 현준은 안 방에서 리리스와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1월 2일. 리버풀은 홈인 안 필드 경기장에서 선더랜드를 만났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선더랜드의 홈 구장인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현준의 2 어시스트라는 활약으로 2 – 1 로 선더랜드를 누른 경험이 있는 리버풀이다. 비록 1 골을 실점했다고는 하지만 그 때는 원정경기. 그리고 지금은 홈 경기였다. 그 경기력의 차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리버풀은 후반 30 분까지 무려 4골을 몰아치며 팬들의 광란을 이끌어 내고 있었다. [아! 리버풀! 정말 매섭습니다! 선더랜드 마틴 오닐 감독! 표정에 짜증이 가득해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선더랜드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거든요? 상대의 전술을 이용해 그에 대한 맞춤 전술을 꿰하는 게 마틴 오닐 감독의 특징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마틴 오닐 감독의 전략이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어요. 이제까지 이렇게까지 대량실점을 당한 경기가 없던 선더랜드인데요. 오늘 김현준 선수에게만 무려 3 골을 내주고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선더랜드를 상대로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을 터뜨린 현준이 있었다. 물론 현준에게 어시스트를 해준 모드리치와 괴체도 오늘 환상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워낙 뛰어난 활약을 보인 현준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의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결국 그날 선더랜드는 5 – 0. 현준에게 3골, 레이바에게 1골. 그리고 루크 데 용에게 한 골을 더 허용하며 무너지고야 말았다. 프리미어리그의 중상위권 팀인 선더랜드를 상대로 5 골이나 터뜨리는 화끈한 화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팬들은 박수를 보내며 찬사를 늘어놓았다. 한국의 축구팬들도 현준의 화려한 플레이에 칭찬일색이었다. 1991년 생으로 프리미어리그 선더랜드에서 뛰고 있는 지동원으로서는 꽤나 억울한 경기였다. 이날 리버풀의 골문으로 몇 번이나 유효 슈팅을 날리는 좋은 플레이를 보이며 선더랜드의 선수들중에서는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지만 현준의 활약에 묻혀버린 것이다. "역시 준이 최고라고!" "준과 제라드만 있으면 리버풀은 최고가 될 거야!" 리버풀의 펍에서는 콥들이 밤새도록 YWNA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아침 들려온 소식은 콥들의 취기를 확 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의 에딘 제코를 포함한 2억 8천만 파운드에 김현준 이적에 합의?' '리버풀의 캡틴 김현준 이적하나? 맨체스터 시티의 2억 8천만 파운드에 대한 제안을 리버풀이 받아들여.'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리버풀.' 그리고 어제 있었던 대승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소식을 접한 콥들이 리버풀의 구단으로 몰려들었다. ============================ 작품 후기 ============================ 3억 파운드라... 내가 원하는 선수들로 스쿼드를 꾸리기고 조금 남는 돈이로군... 00331 맨체스터 시티, 돈의 힘 =========================================================================                            '현준의 이적은 리버풀의 미래를 판 것과 같다.'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은 공격적으로 리버풀의 구단주이자 대표격인 비난을 쏟아내었다. 프리미어리그의 서포터즈중 가장 과격한 서포터즈 격에 속하는 콥들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사랑하는 팀 리버풀의 선수들을 사랑도 과격했다. 하물며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버풀의 첫 우승을 이끌고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리버풀의 자랑이자 주장인 현준의 이적을 팬들이 동의할 리가 없었다.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가격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도 했지만 콥들에게는 그런 돈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준의 실력은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선수에게 3억 파운드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는 맨체스터 시티는 미쳤다.' '맨체스터 시티로 인해 앞으로 우리들은 선수를 영입하는데 몇 억 파운드를 들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과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도 비난에 동참했다. 만약 맨체스터 시티가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선수를 영입하게 된다면 재정이 넉넉지 못한 팀은 그 파장을 제대로 받을 터였다. "감히 준을 팔아넘기다니! 개자식들!!!" "리버풀을 망하게 할 속셈이냐!" 타 팀 감독들의 반응이 아니더라도 현준의 이적을 받아들일 콥들이 아니었다. 현준에 대한 콥들의 자부심은 상상이상이었다.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팬들이라면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에서 현준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의 이적은 단순히 스타 플레이어의 이적이 아니라 심하게 말하면 리버풀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그런 선수를 다른 팀 그것도 같은 리그의 라이벌팀인 맨체스터 시티에 팔아넘긴 것이다. "이거 참 곤란하게 되었군." "2억 8천만 파운드의 대가지요. 리버풀 사람들이 준에 대한 사랑이 정말로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이야기입니다. 첼시에서 뛰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 처럼요." "아직 난 준의 이적에 동의하지 않았네만?" "하지만 곧 그렇게 하실 거 아니겠습니까?" 리버풀의 구단주이자 MLB(메이져 리그) 의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존 헨리는 맨체스터 시티의 관계자의 말을 들으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선수는 구단의 미래이네. 난 현준의 이적을 고려해본다고만 했지. 이적을 한다고 동의하지는 않았네. 물론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거대한 돈에는 끌리기는 하지. 이번 시즌 리버풀은 충분히 잘 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난 리버풀만을 운영하고 있지만은 않으니까." 이번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는 투수 조시 베켓,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 외야수 칼 크로포트를 한꺼번에 LA 다저스로 보내버리는 말도 안 되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물론 이로 인해 2억 5천만불의 자금을 아끼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는 아메리칸리구 동부지구 4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제안은 양 측에도 큰 도움이 되겠군요. 리버풀이란 구단은 거대한 자금을 손에 넣을 수 있고 우리는 원하던 한 선수를 손에 넣고 말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달글리쉬 감독님.?"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이드 담당자가 존 헨리의 잔에 와인을 따라주며 말을 이었다. 그 말에 이 자리에 나온 달글리쉬 감독은 대놓고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대체 구단주님은 무슨 생각이란 말인가?" 달글리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구단주도 그렇고 구단을 대표하는 이사들도 말이다. 갑작스럽게 맨체스터 시티와 현준의 이적설이 터져 나오고 단숨에 이런 자리까지 끌려온 그다. 처음엔 맨체스터 시티가 현준에 대한 이적 제안을 한다는 말에 불같이 화를 냈었던 그였다. 그러나 2 억 8천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에 구단주가 혹한 것인지 트레이드 담당자와 만남을 가지겠다는 말에 결국 끌려나온 것이다. 마지막까지 이 이적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트레이드 담당자를 만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현준의 이적을 받아들이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감독의 생각은 어떻소?" "준은 리버풀의 미래입니다. 만약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혹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다시 차지할 생각이 없다면 이번 트레이드를 받아들이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런...리버풀은 위대한 명가입니다. 준이 없더라고 충분히 명가다운 저력을 뽐내리라고 생각하는군요. 특히 리버풀은 2004 - 05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축구사에서 길이 남을 만한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어내지 않았습니까?" 달글리쉬 감독은 쓰게 웃었다. 지금 언제적 이야기를 꺼내고 있는 것인가? 2004 – 05 챔피언스 리그 우승 이후 리버풀은 현준이 주장을 차지했던 2011 – 12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FA 컵 우승 트로피 하나를 제외하면 무려 7년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었다. '......' 맨체스터 시티. 현재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보유하고 있는 클럽이자 구단주가 바뀐 이후 가장 빠르게 선수단을 개편해 프리미어리그의 명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클럽이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기억하십니까? 구단주님? 리버풀의 심장이었던 제라드가 주장완장을 준에게 건네주었을 때의 모습을 말입니다." "리버풀의 상징인 그가 준에게 주장완장직을 건네주었다는 말은 비서에게서 들었소." "그가 준에게 주장완장을 건네준 것은 준이 단순히 좋은 성적을 보여줘서가 아닙니다. 바로 리버풀의 미래가 되기를 희망한 거지요. 준을 주장으로 임명한 이후 리버풀은 클럽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번 시즌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가 바로 준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새로 썼고 챔피언스 리그 또한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를 훌쩍 뛰어넘는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대단한 선수지요." 달글리쉬 감독의 분위기를 무너뜨리지 위해 순식간에 말을 자르고 들어오는 맨체스터 시티 담당자였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달글리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어쨋든 저번 시즌 리버풀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노렸던 트레블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리버풀은 또 다시 트레블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프리미어리그 순위에서도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에 앞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주력 선수를 이적 그것도 바로 리버풀의 아래에 위치한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은 구단의 성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크흠..."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맨체스터 시티 담당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었다. 한 선수에게 축구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의 거대한 돈인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자금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저 킹 달글리쉬는 전혀 돈의 힘에 휩쓸리지 않고 있었다. 리버풀의 구단주 존 헨리는 조용히 와인잔을 흔든 채 달글리쉬 감독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야 존 헨리가 말문을 열었다. "이사들과는 이미 이야기가 끝났소. 나는 좀 그렇지만 2억 8천만 파운드는 현준의 빈 자리를 메꾸고 구단의 재정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게 이사들의 생각이오. 구단의 입장에서는 준의 이적을 허락할 생각입니다. 감독인 당신이 이번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일세."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단주님!" "아아...아직 내 얘기는 끝나지 않았소. 달글리쉬 감독. 구단은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적을 허락하겠지만 결정은 준이 내리는 것이지. 만약 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번 건은 그대로 끝내겠소. 이사들은 모르겠지만 난 굳이 현준이라는 선수를 이적시킬 생각은 없으니까." 달글리쉬 감독의 노성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존 헨리의 말이 이어졌고, 그런 존 헨리 구단주의 말에 맨체스터 시티 담당자는 눈을 빛냈다. 확실히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돈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바르셀로나가 메시의 종신계약을 추진하는 것처럼 리버풀도 현준이 은퇴하기전까지 그를 데리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조건을 리버풀이 받아들임으로 현준의 은퇴는 리버풀이 아닌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뤄질거라고 확신했다. 돈의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이 담당자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다음 날 리버풀의 감독인 달글리쉬가 결국 구단이 맨체스터 시티의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자금으로 현준의 이적을 승낙했다는 말이 나오자 리버풀 팬들은 구단을 향해 엄청난 비난을 내뱉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후 리버풀을 우승으로 이끈 감독이자 리버풀의 레전드인 달글리쉬를 비난하는 말도 서슴치 않게 흘러나왔다. 구단건물 주위에서는 폭동도 일어났다. 팬들의 과격한 행동들로 인해 리버풀의 건물로 출근하던 직원들이 팬들에게 린치를 당한 것이다. 이런 초유의 사태에 세계 언론의 시선들도 리버풀에게 집중되었다. 그로 인해 또 다시 현준이 주목을 받았다. 과연 어떤 축구 선수이길래 그 축구 클럽의 팬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현준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면서 경악을 한 기자들이었다. 유럽 한 시즌 단일 골 기록. 2011 – 12 프리미어리그 7경기 해트트릭. 단일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 단일 시즌 챔피언스 리그 최다 골 기록을 비롯해 수 많은 기록들이 현준의 위대함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리버풀에는 어마어마한 전화가 몰리고 있었다. 과연 이적이 사실이느냐 혹은 이적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느냐는 팬들의 애타는 전화뿐만 아니라 현준의 기록 혹은 현준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는 방송사들의 전화도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각 현준은 자신의 집에서 리리스를 상대로 몸을 섞고 있었다. "으응...오늘은 출근안해?" "훈련보다 리리스님과 이렇게 있는 게 더 좋은걸요?" "아...하읏...!" 현준의 손길에 리리스가 자신의 몸을 파르르 떨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변했다고 해야하나? 지금 현준의 상황이 그러했다. 21 라운드 선더랜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린지 고작 사흘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설이 터져 나오더니만 구단에서는 이적을 허락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구단으로 전화를 해본 결과 사실이었다. 구단의 이사들이 모인 회의에서 자신의 이적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훈련을 하기 위해 출근하려던 생각을 접고는 오늘 집에 하루종일 있기로 결정을 내린 현준이다. 자신을 의견도 묻지 않고 이적을 허용했다는 리버풀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전화기가 시끄러운데...?" "탈리사. 휴대폰 밧데리좀 빼줄래?" 발 밑에 누워있던 탈리사가 리리스와 현준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기 밧데리를 분리했다. 이적설 때문인지 현준의 전화기는 계속해서 진동을 토해내고 있었다. "인간들의 관심이 많은데? 그러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는건가?" "글쎄요? 제 이적은 전부 리리스님이 관리하시잖아요." "흐응......" "읏...!" 눈동자를 빛내며 리리스는 자신의 부드러운 손으로 현준의 남성을 만지작거렸다. "짐승같은 아이네." 자신의 손길에 반응 해 어느새 충분히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커진 현준의 남성을 느끼며 리리스는 자신의 혀를 낼름 거리며 말했다. 현준도 그런 리리스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말을 이었다.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은 리리스님이라고요. 그나저나 리리스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예요?" "뭐를?"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갑갑한 듯 바로 입을 열었다. "뭐긴요. 제 이적이요. 맨체스터 시티가 2억 8천만 파운드로 리버풀에게 제안을 했고 리버풀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고요." "2억 8천만 파운드라 너의 값어치가 그것밖에 되지 않나?" "마족의 가치라면 코웃음을 쳤겠지만 지금 전 리버풀의 축구 선수라고요. 축구 선수 한 개인의 값어치로는 정말 엄청난 거지요." "흐응..."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묘한 콧소리를 내었다. 여타 다른 선수들의 에이전트라면 당장에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이었다. 이 이적을 성사시킴으로서 떨어지는 돈이 어마어마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리리스는 2억 8천만 파운드가 얼마나 큰 돈인지 그리고 이번 이적으로 인해 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인간들의 돈은 그녀에게는 단순히 종이조각에 불과했다. 그리고 현준이 벌어오는 돈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데 충분히 넘치고도 남았다. "맨체스터 시티라...저번 에도 너에게 이적을 제안한 곳이 아니던가?" "네. 맞아요." "상당히 너를 좋아하나보네? 그 맨체스터 시티를 대표하는 사람 말이지. 셰이크 만수르라고 했던가?" "저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제 축구 실력을 좋아하는 거겠죠." "그래서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대답을 하지 않고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만을 만지작거렸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그녀와 불태웠지만 리리스의 몸은 현준에게 끊임없는 유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잘 모르겠어요. 리버풀이 싫은 것은 아닌데 자기들 마음대로 이적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럼 이적을 받아들이는건가?" "이사를 가고 싶지는 않아요. 특히나 이곳에 쏟아부은 마력이 얼마인데요." 현준은 천사와 악마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훈련의 방과 같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 집에 쏟아부은 마력을 떠올렸다. "그것은 내가 쏟아부은 것 같은데...?" "그 마력 전부 제가 준 것 아니던가요?" "전부는 아니고 대부분? 그러고보니 아직 마력이 부족한걸?" 침대에 누워서 자신의 팔을 끌어당기는 리리스의 행동에 현준은 못 이긴척 그녀의 위에 오르고는 자신의 남성을 그녀의 안에 강하게 찔러넣었다. 그리고 열풍의 시간이 이어졌고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현준과 떨어진 리리스는 가쁜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이번 이적건은 마음대로 처리해. 이적을 하던 말던 신경 쓰지 않을테니까. 물론 맨체스터 시티에 가게 된다면 또 다시 내 마력을 채워줘야 한다는 것은 잊지 말고." "일단 구단과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겠어요." 그리고 다음 날 현준은 구단으로 출근을 했다. 물론 출근길은 007 제임스 본드와 다름없을 정도로 은밀했다. 수 많은 기자들과 팬들이 현준과의 만남을 위해 그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기자들과 팬들중 순수한 마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감춘 현준의 모습을 발견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걸어오려고 했는데 KTX 는 빠르네요. 부산에서 대전까지 1시간 30분이라니... 모두들 태풍 조심하세요. 살 좀 찐거 같은데 바람에 몸 가누기 쥰내 빡세네요. 00332 맨체스터 시티, 돈의 힘 =========================================================================                            현준은 이적설이 터지고 난 후 아무런 멘트조차 언론에 흘리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을 허락한다더니 혹은 리버풀에 남겼다는 이야기도 없었다. 여타 선수들이 다른 클럽으로 이적을 했을 때 보여줬던 반응하고는 전혀 달랐다. 현준이 달글리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곧 리버풀에 있는 직원들의 입을 통해 알려졌고 팬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과연 현준의 행보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언론은 현준이 이적하지 않는다 혹은 이미 맨체스터 시티와 개인협상중이다 라며 여러 가정들을 마치 현실처럼 내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달글리쉬 감독과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 날 현준이 아닌 다른 리버풀의 선수가 입을 열었다. 바로 이번시즌 리버풀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던 유고슬라비아의 슈퍼 스타 루카 모드리치였다. "나는 내 커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이 곳 리버풀에 왔다. 그리고 반년동안 리버풀에 있으면서 난 굉장히 행복했다.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이 이적을 한다면 내가 원하던 모습은 그려지지 않는다. 준이 이적을 한다면 나도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리버풀을 떠나고 싶다. 물론 나뿐만이 아니다. 준과의 플레이를 위해 멀리 독일에서 온 친구도 있다." "그 선수가 누구인가요?" 기자의 질문에 모드리치는 고개를 저으며 기자의 말을 무시했다. 그 선수가 누구인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번 시즌 리버풀을 떠나고 싶지 않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 여러 언론들은 준의 행보에 대해서 열심히 글을 써내려 가고 있지만 그 중에 진실은 아무것도 없다. 준은 13일에 있을 레즈 더비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우리는 그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현준 선수가 이적을 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맨체스터 시티와의 계약이 무산된겁니까?" 모드리치의 대답에 기자들이 웅성거리며 입을 열었다.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으로 인해 구단이 이미 이적을 결정한 계약이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와 친분이 있는 기자들의 안색은 굳어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측에서는 아무런 언질조차 없었다. 하지만 자신있게 모드리치가 얘기하는 것을 보면 계약이 보기 좋게 무산된 것처럼 보였다. "결국 리버풀에 남을 생각이로군." "멀리 이사를 가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런 이유도 있고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다고나 할까요? 굳이 맨체스터 시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리버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자신도 있고요." "활약은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펼칠 수 있을텐데 나는 니가 리버풀을 떠날 줄 알았는데?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말이야." "지금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현준의 무릎위에 앉은 리리스가 그의 목덜미에 립스틱자국을 내었다. 사실 지금 당장이라고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 제안이 뭐든지 말이다. 구단에서 제안을 받아들인 이상 자신에게는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다. 무엇을 택하던 자신에게 좋은 일은 아니니 말이다. 맨체스터 시티로 가게되면 수 많은 리버풀의 팬들을 자신에게 욕할 것이며 리버풀에 남으면 리버풀 구단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견제할 게 분명했다. 까닥하다가는 한국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한국에서 경험했던 구단의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의 압박으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사태처럼 말이다. 리리스도 그런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리버풀에 남은거지?" "커리어 때문에요. 지금 남아있는 동료들과의 정도 있고요. 솔직히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을 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그것보다 클럽의 레전드라는 게 더욱 끌렸어요. 뭐 위에서 들어오는 압박은 감독님이 알아서 해 주시겠죠. 그런 것도 해주지 못한다면 결국 떠나는 수밖에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떠날 생각이면 바로 떠날것이지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현준의 행동이 마왕인 그녀의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현준은 자기가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있었고, 자신이 그 결정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점이다. "대신 그냥 리버풀에 남겠다는 것은 아니예요." "그렇다면?" "내 활약만큼 더 뜯어내기로 했어요. 달글리쉬 감독과 새롭게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죠. 맨체스터 시티로 가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말이에요. 달글리쉬는 내가 이적을 하는 것을 바라고 있지 않거든요." "조만간 구단에 한번 찾아가야겠네." 리리스를 바라보며 현준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에이전트인 만큼 새롭게 계약이 성사되면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가 할 일은 또 하나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측에도 이야기를 전해줬으면 해요. 물론 제가 리버풀을 떠나려고 하지 않아도 그쪽에서 순순히 포기할 것 같지 않으니까요. 리버풀 구단에서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는 말에 가까스로 무시하며 나왔거든요." "귀찮은 걸 떠넘기는 거군." "리리스님은 제 에이전트니까요. 에이전트가 만남을 주선하지 않으니 그쪽에서도 애가 타는 가 봐요. 구단에서는 이미 계약을 수락했는데 선수가 만나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현준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거금으로 인한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 굉장히 끌리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리버풀에 남아있는 게 더 좋았다. 어차피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돈도 자신의 돈이 아니었으니 상관없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명가로 끌어올리는 것도 끌렸지만 그보다도 리버풀의 주장으로 클럽의 부흥기를 이끄는 주장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단순히 레전드라는 이름을 위해서 구단에 봉사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자신의 활약만큼 구단에게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다. 돈이 아니면 다른 무언가라도 말이다. 게다가 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을 거부한 이유는 또 있었다. 자신의 결정도 없이 마음대로 자신의 이적을 허락한 구단의 이사들에게도 엿을 먹여주기 위해서였다. "일이 굉장히 힘들게 되었군요." "설마 그 제안을 거절할 줄이야..."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을 맡고 있는 로베르토 만치니의 말에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와의 만남이 성사되었고, 조금 전 협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쉽게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던 예상과는 달리 현준과 그의 에이전트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리버풀에 남는 것을 택했다. "안지에서 뛰고 있는 사무엘 에투의 연봉보다도 많은 액수를 제안했건만..." 약 320억원. 러시아의 클럽인 안지 마하치칼라에서 뛰고 있는 아프리카 흑 표범 사무엘 에투의 연봉이다. 주급으로는 약 6억원에 해당하는 돈으로 현재 축구 선수중에서는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연봉이 약 185억원. AC 밀란에서 파리 생제르망으로 이적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약 200억원에 가까운 것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그리고 그런 사무엘 에투의 연봉과 비슷한 액수를 현준에게 제안한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최고의 주급을 받는 선수들보다도 훨씬 많은 액수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어째서지?" 만수르의 물음에 만치니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대답을 해 줄 수 있을만한 질문이 아니었다. 2억 8천만파운드라는 거금으로 인해 소속 구단인 리버풀까지 이적을 허락했다. 그런데 어째서 소속구단의 선수에 불과한 그가 이적을 받아들이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계약은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선수의 이적조건을 조율해볼 생각입니다. 정말로 준이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스쳐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돈이라면 얼마가 들어도 상관은 없다네. 그가 나의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말이지." 셰이크 만수르의 말에 만치니는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과연 그는 얼마나 많은 돈을 한 선수에게 쓰려는 것일까? 그의 행보는 지금도 축구계에 어마어마한 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개인에게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니 말이다. "현준의 에이전트를 한 번 설득해 줬으면 하는군." "리리스라고 하는 여자 말씀이십니까?" 리리스라고 불리는 여인. 현준의 에이전트로 축구계에서는 꽤 이름을 날리고 있는 에이전트였다. 유일하게 현준의 에이전트만을 맡고 있는 여자로 말이다. "그래. 그리고 나는 리버풀의 이사들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하지." 민수르는 느긋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현준에 계약을 거절한다면 계약을 받아들이게끔 하면 되는 일이다. 돈을 써서라도 말이다. 말을 마친 만수르는 곧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1월 이적시장은 31일까지 열린다. 20여일이 넘게 남아있었지만 최대한 빨리 자신이 원하는 말을 손에 넣고 싶은 그였다. 그렇게 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계약을 거절했다는 말이 흘러나오자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한 콥들이었다. 리버풀을 사랑하는 팬들은 이런 현준의 결정에 그를 찬양하는 글들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나 리버풀의 팬으로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돈이 유혹에 굴하지 않고 리버풀에 남은 현준의 행동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세계 랭킹 1위의 테니스 스타인 캐롤라인을 비롯해 리버풀의 주주이기도 한 르브론 제임스가 그러했다. 한국의 연예인들도 리버풀의 이슈에 함께 했다. 체리 쥬빌레의 멤버인 아영과 줄리아를 비롯해 M.G 엔터테인먼트의 리더인 러브미 세진도 있었고,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특급 스타들도 다들 현준의 이름을 거론했다. 하지만 현준의 이적설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현준을 포기하지 못한 맨체스터 시티. 현준에게 약 2500만 유로의 연봉을 제안하다.'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인 뱅상 콤파니. 현준이 이적한다면 충분히 주장 자리를 내놓을 수 있다.' '아야 투레. 우리는 그의 이적을 대환영한다. 그와 뛰는 것을 싫어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대다수의 영국 언론은 아직 맨체스터 시티가 현준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사실이 그러했다. 2500만 유로라는 연봉을 거절한 현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시티는 포기하지 않고 현준에게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행보에 한국에서는 현준을 사랑하는 맨시티와 도도한 현준이라는 제목의 웹툰까지 그려질 정도였다. 그리고 1월 13일. 올드 트래포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레즈 더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레즈 더비에서 현준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루카 모드리치 선수가 공 잡는 순간 무섭게 톰 클레버리 선수가 달려드는 군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더비전이라는 말처럼 선수들 반칙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더군다나 양 팀은 둘 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리지 않습니까? 물러서지 못하는 한판 승부예요.] [안 필드에서 있었던 경기에서는 박지성 선수의 골과 김현준 선수의 어시스트로 인해 1 – 1 비겼었는데 말이죠. 한국 팬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경기였죠?] [네. 그렇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양 팀간의 대결이었는데 그 대결의 주인공들이 전부 한국 선수들이었으니까요. 아!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 공을 빠뜨리는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응원가인 Glory Man United가 울려퍼지고 있었고 그에 못지 않게 콥들도 You’ll never walk alone을 열창하고 있었다. 언제나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양 팀간의 대결이었지만 오늘 경기는 조금 달랐다. 리버풀에 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즈인 레드 데빌즈의 도발이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에서 현준이 공을 잡으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거나 좋은 찬스를 만들어 주면 언제나 내보냈던 야유가 오늘 만큼은 박수로 흘러나왔다. '돈의 힘에 지지마라.' '축구 선수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줘!' '오늘 경기는 너를 응원해주마.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들을 상대로 골을 넣지는 마.' 똑같은 문구를 쓴 여러 피켓들을 들어 올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들이었다. 현재 엄청난 이슈를 터뜨리고 있는 계약인 리버풀의 현준에 관한 이야기였다. 같은 연고지를 쓰며 시끄러운 이웃에 불과한 맨체스터 시티가 자신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돈을 쓰며 현준을 영입한다는 사실이 불쾌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다. 특히나 최근 돈이라면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그들의 행태는 예전부터 싫어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다. 그런 와중에 현준이 보기 좋게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거절하며 그들에게 물을 먹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환영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들이었다. [루카 모드리치 뒤로 내주고 수아레즈!!!] [수아레즈 밀어줍니다! 퍼디낸드! 걷어내나요?!] [빠졌어요!! 김현준!!! 슛! 골!!!] 하지만 그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응원은 얼마 가지 못했다. 김현준이 전반전에만 2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이 2 – 0 으로 앞서나갔고 후반전에도 1 골을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기록 홈에서만 4골을 내주며 4 – 1 이라는 점수차로 패했기 때문이었다. 한국 팬에게는 재미있는 경기였다. 현준의 대활약도 대활약이었고 박지성도 교체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내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찰칵찰칵 올드 트래포트에 위치한 인터뷰 룸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 있었다. 으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있을 때면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기는 했지만 오늘 더한 모습이었다. 바로 오늘의 수훈갑이 현준이 인터뷰 룸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의 있었던 일 이후 기자회견을 피했던 그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일어난 기자들의 행동이었다. "엄청 많네..." 눈이 부실정도로 터지는 카메라 후레쉬 세례와 함께 인터뷰 룸 밖에도 대기하고 있는 기자들의 수에 현준은 혀를 내둘렀다. 여느 때보다도 훨씬 많은 카메라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을 바라는 독자들이... 엄청나게 많군요. 맨시티의 팬들이신가... 아...물론 전 리버풀이 좋습니다. 맨시티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팀이긴 하지만요......챔피언스 리그 나가서 좋겠습니다. 리버풀은 언제 다시 유럽 리그에 모습을 드러내려나... 현재 프리미어리그 순위... 1위 첼시 2위 맨유 3위 아스날 4위 맨시티 5위 스완지....17위 리버풀. 옛날 빅 4 는 다 순위권 내에 있는데 왜...왜 너만 내려가있니! 왜! 어째서 너만!!! 00333 맨체스터 시티, 돈의 힘 =========================================================================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신거 축하드립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쉽지 않았을 텐데 4 - 1 이라는 대승을 거두셨는데 그 이유가 있습니까?" "선수들이 잘해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들은 충분히 찬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한 기자의 말에 달글리쉬 감독은 대답을 하면서 현준을 바라보았다. 리버풀의 주장으로 오늘 경기 세계 최고의 강팀중 하나이자 프리미어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무너뜨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뿐만 아니다. 부상 때문에 약 두 달 가량 출전하지 못했지만 복귀한 17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더니 2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까지 혼자서 무려 12골을 터뜨렸다. 리그 6 경기 동안 터뜨린 골이 12골. 그 중 3 경기가 해트트릭이었다. '저 녀석은 축구의 신이 내려 보낸 자식이 분명해.' 축구라는 스포츠의 사랑을 받지 않고서는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이었다.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또 다시 몇몇 기자들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현준을 향한 이야기였다. "선더랜드 전에 이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도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22라운드까지 벌어지며 19골을 터뜨렸습니다. 오늘 경기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에 오르셨는데 기분이 어떠십니까?" "굉장히 좋습니다. 하지만 오늘 팀이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이긴 것이 더 기쁩니다. 오늘 경기를 위해 저와 제 동료들은 최선을 다해 플레이했고, 제 골은 동료들이 만들어 준 결과물입니다. 제가 없었더라도 리버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을 것입니다." "김현준 선수가 없더라도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인가요?" 한 기자가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달글리쉬는 물론 인터뷰장에 모습을 드러낸 리버풀 선수들이 불편한 표정을 드러내었다. 현재 현준의 이적은 리버풀 선수단에게 있어 가장 민감한 문제였다. 아직 1월 이적시장은 많이 남아있었고, 김현준에 대한 맨체스터 시티의 구애는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고개를 까닥이며 입을 열었다. "리버풀은 충분한 저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준의 말을 듣던 기자가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현재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으로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에 대한 김현준 선수에 대한 오퍼를 보냈고 리버풀이 받아들였습니다. 지금 맨체스터 시티와 개인협상중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이적에 대한 것은 제가 아닌 에이전트에게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엄청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인 조건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겐 돈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고 있으니까요. 다만, 전 리버풀의 팬들을 사랑하며 리버풀을 위해 뛰고 싶습니다. 하지만 구단이 저를 원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현준이 살짝 웃으며 대답하자 달글리쉬 감독은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레즈 더비에서 4 - 1 로 승리하며 날아갈 것만 같았던 기분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레전드로 리버풀의 제 2 전성기를 이끌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현준이다. 그런데 그가 이적을 한다? 이것은 단순히 선수 하나의 이적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모드리치의 말처럼 현준이 이적을 하게 되면 현재 있는 선수들 중 이적 요청을 할 선수는 여럿 있었다. 새롭게 리버풀에 합류한 선수들 중 대다수가 현준과 같이 뛰기 위해 리버풀로 온 선수들이었다. 리버풀이라는 구단의 명성이 아니라 말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루카 모드리치와 측면 공격수로 프리미어 리그 신입생답지 않게 엄청난 활약을 뽐내는 마리오 괴체도 있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승점 차는 2 점에 불과한데요. 그렇다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스타라고는 하지만 다른 선수들하고는 초반 스캔들을 제외하면 사생활이 굉장히 조용한데다가 말이 별로 없던 현준이다. 하지만 오늘은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대답하며 인터뷰는 굉장히 길게 이어졌다. 대부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의 승리가 아닌 맨체스터 시티와 현준의 이적에 관한 질문이었다. 그 만큼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그리고 세계 축구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적이기 때문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리버풀의 구단주 존 헨리의 말에 이사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그들의 앞에는 두꺼운 서류 뭉치들이 놓여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현재 재정상태에 대해 나온 내용이었다. 저번 시즌 리버풀은 어마어마한 흑자를 냈다. 선수 이적료로 많은 돈을 쓰기도 했지만 전 경기 만원 관중을 이뤘을 정도로 많은 팬들이 안 필드에 찾아들며 입장수익이 극대화됐고, 중계권 그리고 수 많은 스폰서를 유치하기도 했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의 레플리카와 같은 상품들도 엄청나게 팔렸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비롯한 각종 상금들의 수입도 있었다. 하지만 한 달 사이에 그 수입이 저번 시즌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나 버린 것이다. "연간 시즌권을 구매했던 팬들의 환불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스폰서 회사에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스폰에 대한 계약을 다시 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장 주위의 A 보드 광고판에 대한 계약도 최근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거기에 리버풀시민들의 주도하에 리버풀 선수들의 레플리카 같은 스포츠 용품 판매의 불매운동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사들의 말에 존 헨리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2억 8천만 파운드라는 대가를 받아들인 결과였다. 그러면서도 현준에 대해 속으로 감탄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고작 2년 만에 그는 리버풀 팬들의 사랑을 이만큼이나 받고 있는 것이다. "하루 빨리 맨체스터 시티와의 이적을 진행시켜 손해를 충당시켜야 합니다." "이번 일이 언제까지 갈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오? 전부 준의 이적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 아니오? 맨체스터 시티로 준을 보내는 순간 리버풀은 끝입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은커녕 프리미어리그 우승컵도 들어 올릴 수 없어요!" "고작 한 선수에 불과합니다! 축구는 개인이 아니라 팀이 하는 거잖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노라하는 명문팀이오. 한 선수가 빠진다고 해서 그 질이 변하지 않소!" "그래서 3 년 전에는 그 명문이 7 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 리그에도 나가지 못했습니까?!" 한 이사의 말에 과격한 다른 이사가 발끈하며 말을 내뱉었고 곧 주위에서 고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현준의 이적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2 억 8 천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리버풀이라는 축구 구단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 또한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에 혹하기는 했지만 현준의 이적이 어떤 결과로 이뤄지는지 팬들의 행동을 보고 깨닫게 된 것이다. 고작 한 달 사이에 이런 결과가 벌어졌다. 그렇다면 현준이 이적하고 난 이 후는 어떻게 될까? "후우..." 존 헨리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리버풀이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은 불과 재작년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초반 19 위를 찍었던 적이 있을 정도로 바닥을 기었었고, 3년 전에도 프리미어리그 7 위를 차지하며 중위권에서 맴돌았었다. "일단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묵직한 음성이 고성 속에서 흘러나왔다. "맨체스터 시티가 내민 돈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 이적을 받아들인다면 리버풀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리버풀은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작년을 제외하면 말이죠." 자리의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년의 이사의 말에 모두들 입을 다물며 그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무려 21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었죠. 하지만 작년 2 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만들었던 선수를 기억해야 합니다." "음..." 리버풀은 2004 - 05 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2006 - 07 시즌에는 FA 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리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승경쟁에서 뒤쳐져 있었습니다. 밀란 바로스가 나가고 피터 크라우치를 영입했지만 실패했고, 지브릴 시세가 나가고 디르크 카윗이 들어왔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안 러쉬를 이어 리버풀의 골 스코어러가 되어줄 페르난도 토레스 또한 우승을 하기 위해 클럽을 떠났습니다." 리버풀이 전성기를 겪던 70, 80 년대의 시절, 리버풀에는 케니 달글리쉬, 이안 러쉬와 같은 골 스코어러가 최전방에 있었다. 2007 년 페르난도 토레스가 오기 전까지 말이다. 디디에 드로그바나 아데바요르, 웨인 루니, 반 페르시, 앙리와 같은 언제나 득점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가 리버풀에는 없었다. 그리고 그게 리버풀이 2000년대에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이유였다. "팀의 스타 플레이어의 방출은 도박입니다. 만약 도박이 성공하게 된다면 리버풀은 계속해서 우승경쟁을 해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실패한다면 클럽은 우승경쟁에서 뒤처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몇 번이나 그 실패를 겪어왔습니다. 불과 저번 시즌에도 말이죠." 주위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애서 큰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 중 재미를 본 선수가 없었다. 심지어 엄청난 거금을 들여 영입했던 앤디 캐롤 조차도 제대로 써먹어보지도 못한 채 결국 헐값으로 내보내고야 말았다. "그에 반해 준의 이적은 굉장히 성공적인 이적입니다. 리버풀 역사에 남을 정도로 말이죠. 토레스를 내주고 3000만 파운드와 함께 받아온 그 선수가 이렇게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긴..." "그리고 그 선수는 단 1년 만에 스티븐 제라드를 밀어내고 리버풀의 주장 자리를 꿰찼고 팬들이 그렇게나 원하던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으로 올려놨습니다. 게다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중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오?" "준을 이적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팀에 큰 공헌을 한 스타 플레이어를 돈의 유혹에 넘어가 이적을 시킨 다면 앞으로 리버풀에서 활약을 할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리버풀은 선수들이 꿈꾸는 팀이 되어야 하지 선수들이 거쳐 가는 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사의 말이 끝나자 다들 입을 다물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구단주인 존 헨리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몇몇 이사들은 이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다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와 연관이 되어 있는 이사들이었다. "클럽에게 있어서 돈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클럽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또한 돈보다도 클럽에는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리버풀 구단주인 존 헨리와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가 만남을 가졌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유감입니다." "괜찮습니다. 말씀대로 굉장히 아름다우시군요. 명성이 높으신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님을 뵙게 뵈서 영광입니다." 리리스의 말에 존 헨리와 오늘 자리에 나온 관계자들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자신들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호의적이기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째서 그녀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구단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돈에 넘겼으니 할 말이 없었다. "김현준 선수의 건강은 어떻습니까?" "괜찮습니다. 충분히 맨체스터 시티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준의 다음 경기는 풀럼이 아니면 볼튼이 되겠군요." "으음..." 한 이사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풀럼과 볼튼은 리버풀의 상대가 아니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23 라운드 혹은 24 라운드의 상대였다. 그리고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는 사람은 이 곳에 없었다. "그렇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김현준 선수가 받아들인 것입니까?" "아직은 아닙니다. 1월 이적시장이 아직 20 여일이나 남아있으니 말이지요. 게다가 준은 아직까지 맨체스터 시티로 갈지 결정을 못 내린 상황입니다." 리리스의 말에 헨리가 눈을 빛냈다. 아직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가능성은 남아 있었다. 헛기침과 함께 존 헨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제 이야기를 좀 들어보시겠습니까?" 그리고 존 헨리의 말이 이어졌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성의 없을 정도로 고개를 끄덕이는 리리스였다. 자신이 듣고싶은 것은 리버풀이라는 클럽에 대한 역사와 명문에 대한 자부심 이런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만나자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아...나가가 귀찮은데. 게다가 기분 나쁜 일도 있어서 더욱 나가기 싫다고.' '게임 생각은 그만 좀 하세요. 리리스님.' '갔다오면 오늘은 잘 생각 하지마. 오늘은 기필코 카오스 큐브에 대한 비밀을 밝혀낼테니까.' '네에네에.' 이 곳에 나오기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는 동안 존 헨리의 말이 끝이 났다. 그리고 리리스는 존 헨리와 주위에 있는 리버풀 관계자들을 얼굴을 스윽 둘러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리버풀은 구단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계약을 내놓으실 생각이지요? 맨체스터 시티는 준에게 35만 파운드의 주급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리버풀의 최고 주급 수령자 준입니다. 16 만 파운드를 받고 있지요. 그 뒤를 이어 스티븐 제라드가 약 13만 파운드를 수령하고 있습니다." "흐응..." 붉은 눈동자가 빛을 내뿜은 리리스가 묘한 콧소리를 내었다. 자신들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런 소리를 냈다고 생각했을 때? 리버풀 구단 관계자가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현실적으로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처럼 35만 파운드의 주급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다른 선수들과의 차이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4 만 파운드가 인상된 20 만 파운드를 제시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한 만약 리버풀이 이번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면 추가로 주급 5 만 파운드를 인상해 재계약을 맺을 생각입니다." 환화로 약 4억 5천만원의 엄청난 액수였다. 하지만 리리스는 그 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을 열었다. "25만 파운드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웨인 루니와 같은 액수로군요." 결국 그날 리버풀은 현준에게 25만 파운드로 재계약을 맺고 트레블을 달성할 경우 35 만 파운드를 지급하는 재계약을 맺기로 했다. 득점수당 및 공격포인트를 올릴 경우 받을 수 있는 수당 또한 출전수당도 인상해서 현준에게 지급하는 것은 덤이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응답하라 1997 이라는 드라마 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그것좀 보느라... 이제는 챔피언스 리그를 봐야겠군요... 아! 실탄님의 나는 귀족이다에 나온 외전을 봤습니다... 완전 빵 터졌다는ㅋㅋㅋ 저도 외전을 하나 써야겠네요. 00334 외전) 그날 있었던 일 =========================================================================                            "다녀올게." "네! 주인님!!!" 날씨는 춥지만 평화로운 아침. 현준이 나서자 탈리사는 손을 흔들며 그를 배웅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이적설 때문에 기자들과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준이었지만 순수한 마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감추고 여유롭게 나서는 그였다. "좋아. 그러면..." 현준이 나가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문을 닫고 난 이후 탈리사는 청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레리엘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마법으로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청소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해 버티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현준이 출근하고 한참 후에야 현준의 방에서 금발의 미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바로 리리스였다. "좋은 아침." "네. 리리스님." 일어나자마자 어김없이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며 컴퓨터를 부팅시키는 그녀였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레이드인가?" "서리한 레이드라면 오늘이 맞아요." 탈리사의 대답에 리리스는 마우스를 클릭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게임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눈이 부시는 외모하고는 괴리감이 조금 느껴지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익숙해 보이는 행동이었다. 주황색의 레전드리급 아이템. 몇 번이나 그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레이드에 도전했지만 이제까지 무수한 실패를 겪으며 아이템을 얻지 못했던 그녀였다. 공장을 잡아서 가기도 했고 또한 정공에 끼어서 가기도 했지만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지닌 몬스터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전 서버내에서도 유저들의 손에 쓰러진 것은 몇 번 되지 않았다. "오늘 만큼은 기필코..." 리리스의 붉은색 눈동자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가진 레이드 보스를 몇 번이나 잡지 못했다는 것은 마왕인 그녀의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옆에 청소를 마친 탈리사와 레리엘이 자리를 잡았다. 리리스의 강압적인 명령으로 게임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게임에 푹 빠져버린 그녀들이었다. "공대 참가했어요." "아직 파티원들을 모아야 하니까 여유가 있겠는데요?" 리리스와 그의 부하 2 명으로 이루어진 파티는 곧바로 레이드를 할 수 있는 공격대에 가입했다. 서버에서 이름을 날린 딜러인 만큼 그녀들을 원하는 공격대는 굉장히 많았다. 한 공격대에 들어간 리리스는 익숙한 아이디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골수 폐인인 만큼 많은 레이드를 뛰면서 실력이 괜찮은 사람들의 아이디는 전부 기억해 놓는 그녀였다. "나는귀족임다? 처음 보는 애인데?" 레이드에서 처음 보는 딜러였다. 하지만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공격대에 들어온 것을 보면 그래도 꽤나 실력이 있어보였다. 착용한 장비도 전부 최상급 장비들이었다. "그럼 일단 목욕을 해야겠어." "네. 리리스님." "리리스님을 위해서 저도 할게요." 마법으로 간단히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레이드가 있으면 목욕 제계에 들어가는 리리스였다. 인간들의 말로는 이렇게 목욕 제계를 하면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골드는 넉넉히 챙겼지?" "네. 다 챙겼어요." "네. 저도 챙겼어요." 곧 있으면 출발한다는 공장의 말을 들으며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행여나 레전드리급 아이템이 나오면 피 터지는 경매가 벌어진다. 그렇기에 출발하기 전 골드를 챙겨야만 했다. 탈리사와 레리엘의 말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리리스는 손가락을 풀기 시작했다. 오늘도 모니터의 레이드 몬스터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위해서였다. [와. 흑마님 딜 쩌시네. 장난 아닌데요?] [리리스님을 모르다니 뉴비티 내시는 거임? 꽤 유명한 분임. 흑마 DPS 랭킹 1위가 리리스님입니다.] [냥님도 장난 아니신데요?] [저분도 DPS 로는 세계 최상위권임. 힐러님 컨도 깨 쩌시는 분으로 저 세분 셋트로 우리 서버에서는 굉장히 유명해요.] 자신을 찬양하는 인간들의 채팅화면을 보면서 리리스는 뿌듯한 마음으로 손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레이드는 굉장히 순조로웠다.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주는 보스 몬스터를 제외하고는 다들 한 번씩은 공략을 한 녀석들이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지 사냥꾼인 탈리사도 굉장히 높은 DPS를 보여줬고 레리엘 또한 환상적인 컨트롤로 탱커에게 안정적으로 힐을 넣어주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저 녀석만 잡으면 되네요." "꼭 오늘 잡고야 말겠어." 마지막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주는 보스의 앞에 도착하자 리리스는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3 시간이 넘게 컴퓨터 앞에 붙어 있었지만 피곤 따위는 그녀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레이드는 굉장히 힘들었다. 아직까지 유저들에게 공략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파죽지세로 보스 몬스터를 공략했지만 벌써 4 번이 넘게 전멸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략을 포기할 레이드 팀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준비되셨죠? 카운트 합니다. 3, 2, 1] 공격대장의 목소리와 채팅이 스피커와 모니터를 통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긴장된 표정으로 모니터가 뚫어져라 보는 세 여인이었다. [고고!] [갑니다!] 그와 함께 세 여인의 손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러 번 공략했던 대로 공장이 말했던 좋은 자리를 잡아놓기 위해서였다. 힐러인 레리엘의 손을 더욱 바빴다. 워낙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보스인 만큼 탱커가 위험에 처해지기 전에 자리를 잡고 캐스팅을 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이었다. 쿠오오오!!! 번쩍이는 황금색의 갑옷을 입은 탱커가 달려 나갔고, 그런 탱커의 움직임에 반응한 용 모습의 몬스터가 울부짖으며 강하게 탱커를 내리쳤다. 그리고 탱커에게 엄청난 피해가 들어오는 순간 힐이 탱커의 몸을 감쌌다. 레리엘의 힐이었다. [나이스 타이밍!] 스피커로 탱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추가 타격에 들어오기 전 완벽한 타이밍에 들어온 힐이었다. 그리고 그런 레리엘과 다른 힐러들의 힐 샤워를 받으며 탱커는 어그로를 먹기 위해 몬스터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메인 탱커 어글 먹었습니다! 바로 딜 시작! 전부 물약 빠세요! 나중에 다 체크합니다!] 공장의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물약과 버프를 해주는 비약들을 전부 빨고 공격에 들어가는 리리스와 탈리사였다. 메인탱커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 몬스터가 날뛰기 시작했고 그런 몬스터의 광역 공격을 피해가며 세 여인의 손이 더더욱 바빠지기 시작했다. [흑마님! 딜 왜이래요? 너무 낮잖아요! 고흑이 파흑보다 딜이 낮아서야 되겠어요? 사제님! 힐량이 왜 이래요? 힐 스킬이 잘못된 거 아니예요? 이러시면 곤란해요! 다들 힘내주세요! 저거 쉬운 몹 아닙니다!] 레이드가 진행될수록 레이드를 책임지는 공대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공대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바쁘게 손을 놀리는 리리스는 DPS 카운트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역시 자신의 컨트롤은 인간들이 범접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었다. 간발의 차이로 몬스터의 광역공격을 피하는 컨트롤을 보이며 딜링에 집중한 결과 2위하고도 꽤나 큰 차이를 보이며 DPS 가 나와 있는 미터기를 꿰뚫고 있었다. 아니 2위도 탈리사가 차지하고 있었으니 인간들의 기준으로 1등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법사였다. "좋아, 조금만 더...조금만 더..." 보스 몬스터의 체력이 점점 줄어갈 때마다 세 여인의 손은 더더욱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미 몇몇 딜러들은 죽어서 찬 바닥에 몸을 눕히고 있었다. 보스 몬스터의 광역 공격을 피하지 못한 결과였다. "레리엘! 무적!" 보스 몬스터의 체력이 줄어들 수록 하나, 둘씩 공대원들이 차가운 바닥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힐을 하느라 광역 장판 공격을 피하지 못한 힐러들도 하나씩 바닥에 눕는 모습을 보며 리리스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썼어요! 은총, 응격 켰어요!" 레리엘이 사용한 무적의 지속시간은 8 초, 광역 장판 공격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그녀 덕택에 아직까지 탱커가 버티고는 있었지만 8 초 안에 보스몬스터를 잡지 못하고 그녀가 죽는다면 이번 레이드도 실패였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남은 딜러인 두 여인의 손가락은 다급하게 자신의 손을 놀리며 영혼의 딜링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 8 초 내에 몬스터를 잡지 못한 다면 보스 몬스터가 아닌 그녀들이 차가운 바닥에 쓰러질 터였다. 그리고 8 초의 시간이 흐르자 쓰러진 것은 그녀들이 아닌 보스 몬스터였다. "잡았다!!!" "잡았어요!!!" 드디어 꿈에 그리던 보스몬스터를 공략했다는 사실에 서로 껴안으며 탈리사와 레리엘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리리스 또한 가벼운 한숨과 함께 자신의 손가락을 입을 맞췄다. 15 분 동안이나 이루어진 레이드 시간 중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딜링을 한 자신에 대한 칭찬이었다. 화면에 쓰러진 보스 몬스터를 보며 리리스는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째서 인간들이 게임에 목숨을 거는 지 알 것만 같았다. [이야, 잡았다! 우와, 잡았어!] [우리가 지금 우리 서버 최초 맞죠? 그쵸?] [와아! 진짜 힘들었다!] [템 뭐 나왔어요?] 채팅창은 수 많은 환호성으로 도배되고 있었다. 다들 레이드 성공에 대한 축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유저들을 힘들게 만들었던 보스 몬스터가 떨어뜨린 아이템에 대한 궁금하다는 글도 있었다. [잠시만요. 지금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공격대장이 말과 함께 몬스터 사체로 접근해 아이템 루팅을 했다. 그리고는 채팅창으로 하나하나씩 몬스터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링크하기 시작했다.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아이템들이 하나씩 채팅창에 올라오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주황색으로 빛나는 아이템이 하나 보였다. [우와! 레전드리 나왔다! 대박, 완전 대박!] [저거 드랍률 1% 아닌가요? 와, 오늘 완전히 대박났네!] [딜러분들 지금 난리거 봐요. 파티창 완전히 폭주함.ㅋㅋㅋ] "아...아아..." "나...나왔다...! 나왔어요! 서리한이다!!! 서리한!!! 리리스님 서리한이예요!" 또 한번 탈리사와 레리엘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리리스 또한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주황색의 아이템을 클릭하며 자신의 무기와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레전드리급 아이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최상위 무기인 자신의 아이템보다도 훨씬 좋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서리한이었다. "돈은 준비됐지?" "네!" "물론이죠." 두 여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리리스는 자신의 입술을 혀로 훑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레전드리급 주황색 아이템에 대한 탐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늘 사냥한 몬스터는 현재까지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몬스터중 최고로 강력한 보스였다. 게다가 그 몬스터가 떨어뜨리는 레전드리급 아이템의 드랍률은 약 1%라고 제작사에서 밝힌 바 있었다. 그렇기에 아직 몇 번 공략도 되지 않은 만큼 서리한이라는 이름의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보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저 아이템을 얻게 되면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보유한 것도 모자라 게임 내 최초로 서리한을 보유한 사람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것이다. [레전드리급 아이템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요? 레전드리급 아이템이 나왔으니 잠시 10분 쉬겠습니다. 골드 부족하신 분들 아템베이에서 현질 할 시간은 드려야 할 테니까요. 다른 아이템 경매도 10 분 후에 일괄적으로 하겠습니다.] 공대장의 말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자 리리스는 레전드리급 아이템인 주황색 무기를 살펴보았다. 확실히 탐욕이 나는 아이템이었다. [리리스님. 저 무기 입찰하실건가요?] [네.] [와...리리스님이 저 무기 끼시면 딜량 엄청나겠네. 탱커들 어그로 잡느라고 죽어나겠는걸요?] 리리스는 소소하게 채팅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영겁의 시간을 사는 그녀였지만 10 분이라는 시간이 왜 이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크림을 6개나 먹고 나서야 10 분의 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기다리던 아이템 경매가 시작되었다. 보스 몬스터가 떨어뜨린 보라색 아이템도 꽤나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는 만큼 비싸게 팔렸다. 하지만 레전드리급 아이템의 기대감 때문일까? 엄청나게 비싼 가격은 아니었다. 딱 가격 대 성능비가 맞는 가격이었다. 덕분에 탈리사도 그리고 레리엘도 나온 활도 지팡이를 구입하고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아이템은 레전드리급 아이템인 서리한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서리한 경매 시작합니다. 시작가는......] [5만] [오오! 시작가가 5만이야!] [역시!] 한 딜러가 바로 공대 채팅에 글을 올렸다. 5만 골드. 굉장히 많은 돈이었다. 레리엘이 구입했던 지팡이조차도 4만 7000 골드에 구입했기 때문이다. 서버 최초로 몬스터를 잡고 얻었다는 프리미엄이 붙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리리스는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자신이 지금 나설 필요는 없었다. 큰 손은 언제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었다. [6만.] [7만.] [8만.] 점점 돈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이템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불 붙고 있는 것이다. 역시 레전드리급 아이템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돈은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20만.] [25만.] [30만.] 이제는 1만 단위가 아닌 5만 단위로 돈이 올라가고 있었다. 점점 가격이 하늘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아이템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그리고 구입할 수 없는 사람들도 다들 공대 채팅창에 시선과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와, 쩐다. 저거 하나가 지금까지 나온 템 다 합쳐도 상대가 안될 것 같은데요?] [오늘 이 파티 분들 죄다 부자시네.] 파티창에서 올라오는 웃음소리와 대화를 보며 리리스는 미소를 지었다. 탈리사와 레리엘도 흥미로운 눈으로 그녀를 지켜보았다. 과연 언제 경매에 참가하느냐 기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35 만이라는 가격이 나온 순간 리리스가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는 채팅창에 글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공대 채팅창은 물론 딜러들이 모인 채널창도 마비되었다. 그녀가 쓴 가격은 200만 이었다. ============================ 작품 후기 ============================ 미안 리리스 ㅠㅠ 지못미. 결말이 정해져 있어서 슬프구나. 한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여기까지만 쓰고 일단 자고 일어나서 써야겠다는... 아 진심 맨시티 레알 마드리드 개 명경기... 3 - 2. 막판 후반 5분 전율했다는... 호날두 골 넣을때 무리뉴 ㅋㅋㅋㅋㅋ 아 진심 개 좋아 하더라는... 00335 외전) 그날 있었던 일 =========================================================================                            [200만이면 현금으로 얼마죠? 요즘 골드 시세 얼마나 함?] [1:2 니까 100만원이죠.] [아무리 레전드리라지만 템 하나에 100만원은 좀 과한 거 같은데. 이 게임에 템빨 심하게 받는 것도 아니고 템 강화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채팅창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리리스는 미소를 지었다. 200만 골드. 다른 유저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거금이겠지만 자신에게는 껌 값이나 다름없었다. 유저들의 반응을 보니 이미 경매는 이대로 끝날 듯 싶었다. 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화면을 바라보던 리리스의 인상이 구겨진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200만 골드 나왔습니다. 더 없나요? 더 없으면 낙찰...] [300만.] 공대장이 아이템 낙찰을 위한 카운트를 세려던 순간 한 유저가 300만 이라는 거금을 내질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공대창은 침묵에 빠졌다. "쟤 누구예요?" "나만귀족임다? 딜링도 낮은데 왜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노리는거예요? 저런 건 리리스님이 가지셔야 하는데!" 다 끝난 경매에 참석하는 유저의 등장에 레리엘과 탈리사가 분통을 터뜨렸다. 딜러들 중 딜링 1위는 리리스 그리고 나만귀족임다 라는 유저는 꼴지인 16위였다. 그리고 나만귀족임다라는 유저의 등장에 리리스는 재빠르게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400만.] [500만.] [1000만.] 순식간에 골드가 2배나 뛰었다. 1000만 골드. 현금으로 500만원이나 하는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왠만한 중고차는 살 수 있을 정도의 거금이니 말이다. 하지만 나만귀족임다라는 유저는 포기하지 않았는지 바로 돈을 올렸다. [1500만.] [2000만.] [2500만.] 계속해서 올라가는 돈의 모습을 보며 채팅창을 바라보고 있는 유저들도 그리고 탈리사와 레리엘도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는 중고차가 아닌 신차를 뽑을 수 있는 가격까지 올라갔다. "여유가 얼마 있지?" "제가 1000만. 레리엘님이 500만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리리스님이 1100만 가지고 계시니까..." 도합 2600만 골드다. 하지만 여기서 100만을 더 올린다고 하더라도 나만귀족임다라는 아이디를 가진 저 녀석이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 2600만 골드라면 충분히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패인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골드를 가지고 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대장님. 소지 골드가 부족해서 그러는데 아템베이에 한 번 더 갔다와도 될까요?] 리리스가 공대창에 채팅을 치자마자 탈리사가 재빠르게 화면을 넘겨 아템베이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재빠르게 골드를 구매하려는 생각이었다. 아템베이에 연동된 것은 현준의 통장. 얼마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리리스는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모든 골드를 싹쓸이할 생각이었다. 오늘이 아니면 언제 얻을지 모르는 아이템.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경매에서 이겨야만 했다. 게다가 인간따위에게 지고 싶지 않은 그녀였다. [아, 그, 그렇게 하시죠. 나는 귀족임다님도 불만 없으시죠?] 엄청난 거금의 레이스를 봤기 때문일까? 공대장의 당황한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채팅창에 나는귀족임다의 유저의 글이 올라왔다. [아템베이까지 갈 거 있어요? 그냥 현찰경매 하시는 게 어때요?] 대부분의 아이템은 골드를 이용해 입찰 그리고 낙찰이 된다. 하지만 그것이 번거로울 경우 가끔 아주 가끔 현찰 경매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공격대장의 신용이 필수였다. 게임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오늘 레이드를 이끈 공격대장은 서버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 게다가 파티원들도 극구 찬성하고 나섰다. 골드가 아닌 현금 경매. 분배금이 얼마나 될지 상상도 못하기 때문이었다. "......" 마치 자신을 향해 도발을 하는 듯 채팅을 치는 나만귀족임다의 글을 보며 리리스는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는 빠르게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돈이라면 자신도 충분히 있었다. 현준이 벌어오는 돈이 얼마인가? 주급만 3억에 가까운 돈이다. 득점 수당 및 출전 수당을 합하면 그보다도 훨씬 많았다. 그리고 곧 현금 경매가 시작되었다. [2000만.] 나는귀족임다라는 아이디를 가진 유저의 글이 채팅창에 올라왔다. 현금 2000만원이라는 글이었다. 그리고 나는귀족임다의 글이 채팅창에 올라오기가 무섭게 리리스가 받아쳤다. [3000만.] [4000만.] [5000만.] 이제는 신차도 외제차로 뽑을 수 있는 가격까지 올라가고 있었다. 경매가 불이 붙을수록 채팅창은 난리가 나고 있었다. 아무리 레전드리급 아이템이라고는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금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와, 우리 팟 무슨 갑부들만 모였어? 템 현질하는데 중형차 값을 팍팍 쓰네. 미쳤어, 미쳤어.] [조용히 해봐요. 경매 중이잖아요.] 파티창에서는 두 유저의 레이스 대결을 보며 어이없다는 말이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리리스는 그런 유저들의 말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서리한이라는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손에 넣는 것이지 돈이 아니었다. [6000만.] [1억.] 채팅창에 글을 치며 리리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1억. 왠만한 직장인은 1년 동안 뼈빠지게 모아도 모을 수 없는 돈이다. 아이템 하나의 가격이로는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현준이 3일동안 구단에 출근하면 벌어오고도 남는 돈이다. '돈도 안쓰니까 내가 대신 써줘야지.' 1억이라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기는 했지만 그래도 레이스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만족스러움도 잠시였다. [2억.] 채팅창에 올라오는 글을 보며 리리스는 마우스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빠드득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아귀 힘을 못 이긴 마우스가 부셔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서 있는 나만귀족임다라는 캐릭터를 당장이라도 자신의 권능을 이용해 지워버리고 싶었다. "후우..." 그리고 3억이라고 글을 쓰려는 순간 옆에 있는 탈리사가 입을 열었다. "리...리리스님! 해외 송금하려면 2억 이상으로는 한 번에 보낼 수 없어요! 여러 번 보내야 한다고요." "뭐...?" "그...한국에 계좌가 있으면 가능한데...아마 계좌가 있을 거 같은데 그건 주인님이 알고 계시니..." 이대로 경매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자신은 마왕. 경매라지만 인간에게 지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었다. 재빠르게 현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훈련중인지 받을 수 없다는 멘트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결국 리리스는 고개를 흔들며 채팅창에 글을 치기 시작했다. [제가 경매는 더 달릴 수 있는데 해외 송금 제한 때문에 2억을 초과하면 한 번에 못 보냅니다. 여기 현지법인 개인 해외 송금이 한 달에 2억이 한계라서요. 초과금은 나중에 따로 지불하면 안되겠습니까?] 리리스의 채팅이 올라오자 그녀와 친한 딜러들이 리리스에게 귓말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무리 아이템이 좋다지만 2억은 너무나 큰 돈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2억은 그녀에게 있어서 단순히 종이 조각에 불과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신의 권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종이조각 말이다. [아, 그건 곤란해요. 안타깝지만 현금 경매 같은 건 아무래도 신뢰 문제도 있기도 해서 바로 분배해야하거든요. 돈 1억이 적은 돈도 아니고 저도 부담스러운데......] 공대장의 말에 리리스는 조용히 숨을 골랐다. 인간세계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몇 년. 1억이라는 돈이 자신에게는 적지만 다른 인간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돈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매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레전드리 아이템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얻어야만 했다. 오늘 얻지 못한다면 또 언제 나올지 모르는 아이템이었다. "차라리 나만귀족임다? 그...그 사람하고 거래를 해보는 게 어...어떨까요? 리리스님." 모니터를 보며 이제는 살기를 피어 올리는 리리스의 압박감에 레리엘이 힘겹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리리스가 재빠르게 나만귀족임다라는 유저에게 귓말을 보내기 시작했다. [제가 저 템을 가지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나만귀족이다 님, 제가 따로 2억을 더 드릴 테니까 2억에 저 템, 저한테 넘기시면 안 될까요?] 2억이면 아파트 전세값이다. 충분히 저 유저도 만족하리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은 그렇게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ㅈㅅ. 저도 저거 꼭 갖고 싶어서요.] [진짜 부탁드릴게요. 원하시는 액수 말씀하세요. 달라는 대로 다 드릴게요.] 현준의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빌어먹을 녀석이 원하는 만큼의 돈을 있을 거라는 게 리리스의 생각이었다. 일명 백지수표를 내민만큼 이번만큼은 나만귀족임다라는 유저가 자신의 제한을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채팅창에 올라온 대답은 리리스가 원하는 대화가 아니었다. [정말 ㅈㅅ. 저 시급이 40억이예요. 돈은 필요 없어요.] "빌어먹을 자식..." "으으..." "리...리리스님..." 리리스가 이빨을 부드득 갈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포기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유저였다. 리리스와 나만귀족임다라는 유저의 채팅을 보던 탈리사와 레리엘은 고통스러운 신음성을 내뱉었다. 당장이라도 난리가 날 듯 순수한 마기가 요동을 치며 그녀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개자식. 악마가 널 저주할거야.] 모니터에 글씨가 쓰여지는 것과 동시에 리리스의 손가락이 닿은 키보드가 부스스 먼지로 변해 사라지고 있었다. 결국 포기를 선언하는 엔터키를 누르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마기를 폭발시키는 리리스였다. "빌어먹을 자식! 누군지 찾아내서 꼭 저주를 내리고야 말거야!" 분노에 찬 그녀의 목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그 덕분에 컴퓨터가 놓여 있는 방이 난장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모니터가 쩌적 거리며 갈라지며 먼지로 변해 사라졌고, 컴퓨터 또한 요동치는 마기에 휩싸여 먼지로 변해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가 놓여 있는 방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멀쩡했다. 아무리 화가 난다지만 여기서 자신의 모든 힘을 드러냈다가는 언제 마족과 천사들이 자신을 발견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무슨 일 있었어?" 그리고 그날 밤 구단에서 돌아온 현준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난장판이 되어버린 방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마...마족이라도 쳐들어 온거야? 아니면 천사에게 들켰다던가...?" 갈무리되지 않은 순수한 마기들이 방안을 휩쓸고 있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바로 리리스가 자신의 힘을 사용했을 때 벌어지는 현상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자는 바로 자신과 리리스 뿐이었다. "그...그게..." "누가 쳐들어 온 거야?! 리...리리스님은? 괜찮으신거야?" 다급한 현준의 목소리에 머리가 산발이 되어버린 탈리사가 입을 열었다. "네...그게...그러니까..." 그리고 이어지는 탈리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현준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오늘 게임을 했고 레전드리급 아이템이 나와 현금경매까지 갔는데 결국 어떤 부자 유저 덕분에 그 아이템을 사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었다. "......쩝." 탈리사뿐만 아니라 레리엘도 꽤나 고생을 했는지 옷 여기저기가 찢어져 있었다. 전부 순수한 마기의 폭풍 때문에 벌어진 일일 터였다. "리리스님은?" 현준의 물음에 탈리사가 손가락으로 침실을 가리켰다. 그리고 침실로 들어온 현준은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누워있는 리리스의 모습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마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슬퍼하는 소녀의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것 참..." 마왕이라면서 마왕답지 않게 쓸데없는 것에 목숨을 거는 그녀였다. 게다가 현준도 종종 그녀와 같이 게임을 했던 만큼 그녀의 게임 실력은 잘 알고 있었다. 굳이 레전드리급 무기가 아니더라도 그녀는 충분히 게임상에서 최고의 딜러였다. "리리스님? 주무세요?" 말을 하면서도 현준은 민망한지 머리를 긁적였다. 마왕에게 잠이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잠에 빠져드는 것은 자신과의 격렬한 섹스를 마치고 자신에게서 얻어낸 순수한 마기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할 때 뿐이었다. 자신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슬그머니 그녀를 감싸안고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됐어. 하지마. 오늘은 그냥 자겠어." "......쿨럭."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헛기침을 내뱉었다. 그녀가 누구인가? 몽마의 여왕이자 마왕이다. 더군다나 순수한 마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과의 관계를 거부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게...게임이라는 게 무섭긴 무섭구나...' 게임을 제작한 회사에 대해 감탄이 터져 나왔다. 확실히 마왕을 이렇게까지 만들 정도면 수 백여가지의 미사여구로 이루어진 찬사를 받아도 되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녀의 기분이 상한 채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이야 그냥 그렇게 버틴다고 하더라도 탈리사와 레리엘은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시간을 보낼터였다. "리리스님..." 하지만 몽마의 여왕이자 쾌락의 마왕답게 적극적으로 달라붙는 현준의 행위에 결국에는 현준의 밑에 깔려 신음소리를 내뱉는 리리스였다. 그리고는 현준에게서 순수한 마기를 흡수한 이후 그의 품에 안겨 있다가 입을 열었다. "너...시급으로 40 억을 버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어?" "40억요? 읏..." 리리스의 손이 자신의 남성을 만지는 느낌에 묘한 신음성을 토해낸 현준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까닥였다. "시급 40억이면 하루에 960억을 버는 사람인가? 무슨 재벌도 그런 재벌이 다 있대? 설마요. 연봉 40 억이겠죠. 시급으로 40억을 버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말도 못할 정도의 재벌이라면 모를까." "재벌? 누가 있는데?" "글쎄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만수르라면 그 정도로 벌지 않을까요? 있잖아요. 그 석유재벌. 셰이크 만수르."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라는?" "네. 큿! 리...리리스님! 아...아파요!" 갑자기 남성에서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지며 현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리리스가 그의 남성을 꽉 쥐어버린 까닭이었다. 그리고 또 한번의 섹스가 끝난 이후 아직까지도 죽지 않은 현준의 남성에 자신의 허리를 내리며 그의 위에 올라탄 리리스가 현준의 가슴에 손을 대며 입을 열었다. "너,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지마. 마음에 안 들어. 그 재벌이라는 놈들.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되는 줄 알고 있어.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컨트롤의 차이가 어떤지 보여주겠어. 템빨로 안되는 게 있다는 것을 알려 줄 거야." "......네에네에" "또! 돈으로도 안되는 게 있다는 것도 보여줄거야!" 말을 마치며 리리스는 천천히 현준의 남성을 느끼며 자신의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을 잡기 위한 리버풀과 현준과의 모종의 뒷거래가 있고 난 지 이틀 뒤 그녀의 기분을 풀어줄 겸 레리엘과 탈리사, 훈련을 마치고 일찍 집에 들어온 현준까지 참가한 레이드에서 48만 골드로 레전드리급 아이템인 서리한을 손에 넣은 그녀였다. 1%의 확률로 떨어지는 레전드리급 아이템을 2연속으로 본 사람들은 모두 리리스에게 축캐라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천문학적인 확률을 뚫었는지 아니면 다른 비밀이 있는지는 리리스만이 알 뿐이었다. 아니 현준도 알고 있었다. 오늘 힐러로서 오랜만에 레이드에 참가한 현준은 운도 좋게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상급의 보라색 아이템만 나온 까닭에 폭풍 쇼핑을 하며 스펙을 엄청나게 올렸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아...재미있게 잘 썼다... 다음화부터는 본편으로 들어가겠네요. 이걸 쓰고나니 다시 와우가 하고 싶어지네요. 마침 판다리아도 업데이트 된다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할듯. ...아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서리한은 도검...흑마가 찰 수 있는 아이템이던가...긁적;; 뭐 이건 중요한게 아니니까... 그러면 다들 즐감하시길! 00336 아스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 =========================================================================                            김현준, 맨체스터 시티의 구애를 져버리다. [EPNM = 김민철 기자] 아직 1월의 이적 시장은 열흘이나 남아있다. 하지만 리버풀의 김현준을 향한 맨체스터 시티의 헌신적인 구애는 끝이 난 듯 싶다. 최근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김현준(24. 리버풀)이 결국 주급 35만 파운드의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거절했다. 김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는 만수르 가의 일원이 나서서 직접 현준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UAE 로 초대, 왕궁의 투어를 제의하며 심지어 돈다발로 가득 차있는 벤틀리 사진까지 보내왔지만 김현준은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말했다. 김현준은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유럽 최고의 공격수로 올라섰고, 올림픽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골 감각을 뽐냈다. 이번 시즌에도 부상으로 인해 두 달 가량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6 경기에 12골을 터뜨리는 폭발적인 골 감각을 보이며 현재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김현준의 영입에 실패한 맨체스터 시티의 구애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시티를 맡고 있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언제나 맨체스터 시티의 문은 열려있으며 언제든지 우리는 그를 위해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 아 다행이다. 김현준 가면 리버풀 챔스 광탈하나 싶었는데 목숨 건졌네. └ 35만 파운드면 돈이 얼마임? 그 돈을 거절했어. 김현준 진짜 대인배다. └ 맨시티 팬으로써 씁쓸함. 솔까말 리버풀이 깠는데 김현준급이라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왔어야 하는건데... └ ㄴㄴㄴ. 김현준은 리버풀 레전드가 되어야함. 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과 동시에 리버풀의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요 며칠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인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리버풀 이사진들의 숨통도 트이고 있었다. 김현준이 리버풀에 잔류한다는 기사가 뜨자마자 서서히 구단의 이익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리버풀의 구단주인 존 헨리와 감독인 달글리쉬는 긴장을 풀 수는 없었다. 현준이 리버풀에 남았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계속해서 김현준에게 구애를 할 것이 분명했다. 현준이 계속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말이다. 게다가 리버풀의 이사들 내에서도 김현준을 보내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제시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의 유혹에 이기지 못한 자들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노리다.' '김현준의 영입에 실패한 맨체스터 시티, 분노의 영입을 꿈꾸는가? 유벤투스의 지오르지니 키엘리니에게 오퍼.'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는 굉장히 조용하게 보냈다. 초대형 이적인 김현준의 이적설을 제외한다면 거물급에 속하는 이적은 바르셀로나의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맨체스터 시티가 데리고 온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현준의 영입에 실패에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는 셰이크 만수르가 화가 난 것일까? 이적시장이 끝나기 일주일 전부터 엄청난 이적설을 터뜨리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어마어마한 대형 이적건이었다. 그런 맨체스터 시티의 행보에 많은 축구관계자들이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특히나 시끄러운 이웃에 불과했던 맨체스터 시티가 점점 강해지는 모습에 위기감을 느낀 것일까? 하루가 멀다 하고 맨체스터 시티에 비판적인 이야기를 쏟아내는 퍼거슨 감독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지오르지니 키엘리니라. 이야...맨체스터 시티 정말 돈 많네. 역시 재벌을 구단주로 둔 팀은 다르네." 현준은 쇼파에 누워서 셰이크 만수르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나와 있는 신문을 펼쳤다. 두말 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추정 몸값은 약 1.3억 유로. 키엘리니도 4000만 유로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두 선수의 몸값만 하더라도 약 1.7억 유로. 프리메라리가의 강팀인 발렌시아의 스타 플레이어인 로베르토 솔다도의 몸값이 2500만 유로에 모든 선수들의 몸값이 1.8억 유로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자금이었다. "이 둘이 합세한다면 만만치 않겠는데..." 가뜩이나 대단한 전력을 지니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다. 그 와중에 이 두 선수가 스쿼드에 포함된다면 프리미어리그의 레알 마드리드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지금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이 있긴 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거실에 모습을 드러낸 리리스가 맨체스터 시티의 기사를 보던 현준의 신문을 낚아채며 셰이크 만수르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박박 찢어버리기 시작했다. "이 자식 마음에 안 들어." "......그 서리한이라는 거 얻었잖아요?" "그래도 싫어. 내가 전 서버 최초가 아니잖아." "......그렇다고 그 유저가 저 사람은 아니잖아요." 전 서버 최초로 서리한을 획득한 유저는 나만귀족임다 그리고 두 번째로 획득한 유저가 바로 리리스였다. 마왕씩이나 되면서 쓸데없는 것에 목숨을 건다는 생각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뭐? 왜 그렇게 봐?" 그녀의 새침한 목소리에 순간 귀엽다는 생각에 현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손길에 머리를 기대오던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까 대한민국 축구협회에서 연락이 왔어." "협회에서요?" 예전에 있었던 협회의 비리파동 때문에 한참동안 난리가 났던 대한민국 축구계였다. 조광래 감독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강희 감독이 맡았다. 어수선한 와중에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었기 때문일까? 열심히 대표팀의 분위기를 추스르려고 노력하고는 있었지만 현재 대표팀은 A 매치 기간에 벌어진 루마니아와 칠레와의 경기에서 3 - 1, 2 - 0 으로 2 골차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현준은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협회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던 만큼 현준에게 대표팀 합류 공문을 보내지 않았고 말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5차전인 카타르와의 경기를 대비한 평가전이 2월 17일에 있을 거라고 하던데? 소집 공문을 보낼테니 꼭 응해줬으면 한다고 하더라." "예전처럼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닌가 보네요? 그냥 오라가 아니라 응해줬으면 한다라고 하는 거 보니까요." 리리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의 사건 때문에 너를 어려워하는 거겠지. 너를 건드렸던 녀석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직접 눈으로 톡톡히 봤으니까." "뭐...제가 아니라 리리스님이 다 하신 거지만요. 카타르 전을 대비한 상대로 우루과이라..." 남미 축구를 말할 때 다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떠올리지만 우루과이를 건너뛴다면 남미 축구에 대한 실례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 만큼 우루과이는 세계 축구에 몇 안되는 주인공들 중 하나였다. "붙어볼 만하겠네요. 게다가 우루과이에는 좋은 기억도 있으니까요." 2010 남아공 월드컵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은 우루과이에 안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전에서만 하더라도 루이스 수아레즈의 내 인생을 담은 슛에 무릎을 꿇지 않았던가? 하지만 현준이 대표팀에 합류하고 나서부터 그 천적관계가 바뀌었다. 비록 U - 23 대표팀이라고는 하지만 2012 런던 올림픽 때 한국은 우루과이를 누르고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던 전적이 있었다. "그러면 2월 17일의 평가전엔 합류하는 건가?" "그 전에 대표팀 동료들하고 발을 맞춰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안 그랬다가는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할 지도 모르잖아요?" 엄살을 부리는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미소를 지었다. 축구는 개인이 아니라 팀이 하는 경기다. 하지만 현준은 팀을 뛰어넘는 개인이었다. "카타르와의 예선 일정이 3월 26일 인가요?" "응. 화요일이고 홈 경기. 한국으로 가야할 거야." "한국이라...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는데 잘됐네요." "방송 스케쥴 잡아줄까? 방송 출연좀 해달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말이야." "아뇨. 딱히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요. 이번에는 푹 쉬다 오게요." 덧붙이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둘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침실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뜨거운 열기가 집안에 가득 퍼지기 시작했다.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의 이적으로 인해 한 때 구단과 선수단 그리고 팬들이 따로 걸을 뻔 하며 악몽 같은 상황을 맞이할 뻔했던 리버풀은 31일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24 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23 라운드에서 노리치 시티를 안 필드로 불러 들여 상대로 2 - 1 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여전히 리그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이었다. 그리고 24 라운드의 상대는 바로 거너스 아스널이었다. 저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아스널은 주포 반 페르시의 활약으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5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4위인 첼시하고의 승점차이는 고작 1점. 레딩을 상대로 원정경기를 떠난 첼시가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을 잡는다면 챔피언스 리그 출전이 가능한 4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빨리빨리 준비하자고!" "You'll Never Walk Alone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런던까지의 원정을 위해 콥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프리미어리그 Big 4 끼리의 빅 매치인 만큼 아스널전의 승리를 위해 먼 거리를 떠나는 콥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콥들을 위해 리버풀 구단에서는 전세버스를 동원해서 런던까지의 서포터즈의 경비를 책임졌다. 수 많은 플랜카드와 피켓 그리고 깃발들이 버스에 실려졌고 차례대로 런던으로 향하는 콥들이 버스에 승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수 많은 리버풀의 팬들이 런던에 있는 아스널의 홈 구장인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the storm is the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the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에미레이트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콥들이 한 행동은 바로 자신들의 응원가인 YWNA을 소리 높여 부르는 일이었다. 리버풀의 응원을 예술이라고 극찬하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열성적인 콥들의 응원가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현준을 이름을 소리 높여 부르는 콥들이었다. 그런 리버풀 서포터즈의 모습에 아스널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불과 며칠 전에 있었던 이적 때문이었다. '파브레가스, 사실상 바르셀로나와의 이적 확정. '몸값 615억원.' '반 페르시, 아스날 떠나 숙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하다.' '아스널의 주장의 저주. 파브레가스에 이어 반 페르시도 떠나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이 끝나기 직전 대형의 트레이드가 성사되었다. 그것도 아스널과 사이가 좋지 않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관계된 이적이었다. 더군다나 이적의 주인공은 아스널의 주장이었던 반 페르시였다. 저번 시즌 현준에게 밀리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골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반 페르시는 아스널과의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결국 재계약 협상을 거부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 덕분에 과격한 아스널의 팬들은 반 페르시의 유니폼을 불태우기까지 했었다. 아스널에는 9 번의 저주라는 축구 팬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는 저주가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트라이커도 아스널에서 9 번을 받은 이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묻혀가는 저주였다. 아스널의 감독 벵거가 기대했던 '천재' 니콜라스 아넬카부터 시작된 이 저주는 크로아티아의 축구 영웅 다보르 수케르로 이어졌고, 800만 파운드를 주고 영입해온 신동 프렌시스 제퍼스에 이어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 밥티스타, 에두아르두 다 실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주영까지 모두 9번의 저주에 희생양이 되었다. 거기에 또 하나의 저주가 있었다. 바로 램지의 저주였다. 아스널의 미드필더인 아론 램지가 골을 넣으면 유명인이 사망한다는 저주로 아론 램지가 골을 넣었을 때마다 오사마 빈 라덴, 스티븐 잡스, 무아마르 카다피, 휘트니 휴스턴등이 사망하며 이 저주를 알렸다. "빌어먹을!" 한 아스널의 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반 페르시를 생각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주장의 저주. 2004 - 05 시즌이 종료된 이후 주장완장을 달았던 비에이라가 유벤투스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06 - 07 시즌 티에리 앙리가 바르셀로나로 07 - 08 시즌 질베르투 실바가 파나시나이코스로 이적을 했다. 이어서 08 - 09 시즌 주장을 달았던 콜로 투레가 이적, 09 - 10 시즌에는 주장 완장을 찼다가 동료의 불화로 주장직을 내려놓았던 갈라스도 이적을 했다. 그리고 2008 년 말에 주장으로 활약했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2010 - 11 시즌 이후 바르셀로나로 이적을 했다. 그리고 파브레가스에 뒤를 따르듯 주장 완장을 찼던 반 페르시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것이다. Jun! Jun! 그런데 라이벌인 리버풀은 어떠한가? 영원한 리버풀 맨인 제라드가 남아있고, 천문학적인 이적료에 넘어간 구단이 이적을 받아들이기까지 했던 김현준도 리버풀에 남겠다고 선언하며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구단에서 붙잡으려고 필사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제안했지만 다들 다른 클럽으로의 이적을 외치던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생각하는 아스널 팬들로서는 부럽기만 한 일이었다. Forever Liverpool! Forever Jun! YNWA를 소리높여 부르며 오늘의 경기도 축제로 만드려는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의 함성에 아스널의 팬들은 귀를 막으며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으로 들어섰다. 거기에 거너스의 다혈질적인 팬들은 리버풀의 행태에 배알이 꼴린 것인지 콥들을 향해 못마땅한 시선을 내보내기도 했다. "시끄러!!! 개자식들아! 여기는 안 필드가 아니야!" 그리고 귀에 들려오는 현준을 외치는 목소리에 화가 난 것일까? 아스널의 유니폼을 입고 모여 있던 청년들이 콥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고, 욕설을 들은 콥들이 앞으로 나서며 몸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누가 외전때문에 한편만 올린다고 생각하셨을까잉? 본편 올라갑니다. 원래는 외전의 코멘트가 40개가 넘어가는 순간 올리려고 했는데... 그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올림... 원고료도 그리고 쿠폰도 좋지만 역시나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피드백은 코멘트랄까나... 다음 연참은 코멘트가 41개 이상이 되면 올려야겠음. 그러면 이 편도 즐감하시길! 00337 아스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 =========================================================================                            "이런 빌어먹을 자식들!" "뭐야?!!" 삐익!! 삑!!! 소수의 인원이 벌이기 시작한 몸싸움이었지만 그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자 경찰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아스널의 서포터즈도 서포터즈였지만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콥은 프리미어리그 아니 전 세계적으로 극성으로 유명한 서포터즈였다. 양 서포터즈가 충돌하게 되면 분명 웃으며 끝날 일은 아닐 터였다. 경찰들의 등장에 그렇게 사태는 잠잠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앞에서 벌어진 양 팀간의 충돌 때문일까? 경기장 내부에서도 소소한 몸싸움이 벌어지며 경기장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고 있었다. "후우..." "받게나. 준." 축구화 끈을 매며 심호흡으로 정신을 가다듬는 현준에게 감독인 달글리쉬에게 주장 완장을 건넸다. 오늘 상대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인 거너스 아스널. 반 페르시의 이적으로 전력이 급 하락했다고 평가받았지만 그래도 몽펠리에의 올리비에 지루와 쾰른의 황제 루카스 포돌스키를 영입하며 어떻게든 반 페르시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었다. "오늘 경기 잘 부탁하네. 준. 전술적인 설명은 다 들었지?" "네. 그런데 오늘 경기 쉽지는 않겠네요." 준의 말에 달글리쉬 감독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클럽중 하나답게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대다수 각 나라의 국가대표급 선수였다. 덕분에 휴식기동안 A 매치를 뛰고 온 선수들의 체력을 생각해야만 했다. 그 탓에 리버풀은 마리오 괴체와 세르단 샤키리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가 벤치로 내리며 오늘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도 제대로 된 주 전력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아스널도 마찬가지일 터였다. "자네를 믿는거지. 팬들을 실망시키지는 않겠지?" 게다가 리버풀에는 휴식기동안 A 매치를 뛰고 오지 않은 현준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앞에서 팬들의 충돌이 있었다고 하더군." "다친 사람은 없나요?" "가볍게 충돌했다고 하니까 뭐...늘상 있는 일이겠지. 콥들의 극성은 엄청나니까. 하지만 그런 일이 있는 만큼 오늘 경기에서 지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벌어질지도 모르지." 케니 달글리쉬가 농담조로 말을 하자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현재 영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축구스타는 다들 데이비드 베컴을 뽑았다. 하지만 리버풀 내에서만큼은 다들 현준을 뽑는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영입 거절로 인해 스티븐 제라드처럼 영원한 리버풀 맨이 될 거라는 팬들의 맹목적인 바람 때문이었다. '재벌이 구단주로 아닌 팀이 영입을 제안했으면 갔을지도 모르는데...' 현준은 속으로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지 않은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자신의 주인인 리리스가 게임사건으로 인해 재벌을 싫어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이제 곧 있으면 경기에 출전해야만 했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 현준은 같은 한국출신 프리미어리거인 박주영을 만나려고 아스널 선수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겨봤지만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다. 오늘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박주영은 스쿼드에서 제외된 까닭이었다. 그리고 잠시후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삑!!! 삐익!!! 휘슬소리와 함께 리버풀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양 팀의 팬들은 큰 소리를 높여 경기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약 6 만 명의 관중이 들어설 수 있는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꽉 채운 서포터즈들의 광기가 선수들을 감싸기 시작했다. "정신차려! 스털링!!" 평소 때보다도 심하게 느껴지는 압박감에 몸이 굳은 것일까? 오늘 경기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한 리버풀의 영건 라힘 스털링이 루카스 레이바의 패스를 놓치며 공이 터치라인으로 넘어가자 현준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네...넵!" 현준의 호령에 스털링은 침을 꿀꺽 삼키며 미안하다는 제스쳐를 선수들에게 보이기 시작했다. 충분히 리버풀에서 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는 스털링이었지만 아직 스털링은 너무 어렸다. 게다가 흉흉할 정도로 느껴지는 엄청난 압박감은 스털링뿐만이 아니라 라스무스 엘름과 같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선수들도 느끼고 있는 모습이었다. "루크!!!" 아스널의 미드필더 아르데타와의 몸싸움에서 공을 뺏어내고 곧바로 정확하게 공을 찔러 넣었지만 루크 데 용이 공을 받지 못하며 아스널의 수비가 공을 걷어내자 현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라힘 스털링처럼 이제 17살에 불과한 선수라면 모를까 루크 데 용이나 라스무스 엘름과 같이 다른 리그에서도 뛰고 온 선수들마저도 압박감에 몸이 굳어버린 것이다. 경기 잘 풀리지 않기 때문일까? 고개를 흔들며 현준은 경기장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늘따라 광기에 휩싸인 팬들의 노랫소리가 더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YWNA을 들으며 현준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칫...좋지 않은데..." 선수들의 움직임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반 십여분 정도가 흐르고 있었지만 자신이 만족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루이스 수아레즈와 수비수들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아스널의 선수들도 압박감 때문에 몸놀림이 무거워보여서 위협적인 찬스가 나지 않았을 뿐이었다. 게다가 현준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선수들의 움직임 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가득채운 서포터즈들에게서 느껴지는 광기도 있었다. "리리스님은 저런 인간들의 광기를 좋아하시겠지만..." 마치 뇌관이 없는 폭탄처럼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흉흉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곧 제라드의 패스가 자신에게로 이어지자 현준은 다시 경기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수 많은 경찰병력들이 오늘 경기에 투입되었다는 사실이 현준의 불안감을 애써 누르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짧게 왼쪽으로 공을 내줍니다.] 오늘 경기 현준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출전했다. 라스무스 엘름과 호흡을 맞추며 루카 모드리치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서였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서 뿐만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로서도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달글리쉬 감독은 손쉽게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네. 오늘 경기 김현준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며 평소에 최전방에서 자리를 잡던 것에 비교해 조금 내려왔거든요.] [그 덕분에 리버풀은 오늘 경기 평소 때보다도 공격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어요. 김현준 선수가 날카롭게 찔러주는 패스는 일품이거든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골을 노리기 위해서 공을 돌리고 있는데 아스널 선수들이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고 있어요.] 와아아아!!! 루카스 레이바와 거리를 유지하며 전방에서부터 압도적인 피지컬을 이용해 1차적으로 아스널의 공격을 막아내는 수비를 하는 것과 동시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선수들에게 공을 찔러주는 현준의 플레이에 리버풀의 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비록 아직까지 아스널 선수들이 잘 막아내고는 있었지만 현준이 한 건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의 환호성이었다. [램지?!] [아! 중앙에서 볼 차단했습니다. 램지 선수의 크로스가 부정확했어요.] 전반 14분. 아르테다의 스루패스를 받아 측면으로 공격을 펼쳐나가던 아론 램지가 여의치 않은지 중앙으로 공을 띄어 올렸다. 그리고 그 공을 받기 위해 포돌스키가 나섰지만 그보다도 먼저 현준이 공을 잡았다. 어느새 수비라인까지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하고 있는 현준의 모습에 포돌스키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쾰른의 황제라는 별명으로 전차군단의 주포이기도 한 그가 현준과 직접적으로 경기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 골 결정력 뿐만이 아니라 압도적인 피지컬로 넓은 활동량을 자랑한다는 말에 그게 사람이냐며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오늘 경기에서 현준이 보여주는 활동량은 그의 생각으로 오버플로우나 다름없는 활동량이었다. "큿...!" 현준이 공을 잡는 것과 동시에 전방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아스널의 선수들이 움직임을 바꿔서 현준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현준에게서 공을 뺏어내면 충분히 자신들이 찬스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누구의 공을 뺏으려고...!' 그리고 자신의 공을 뺏기 위해 아부 디아비가 발을 내뻗는 순간 현준은 그보다도 한 발짝 빠르게 공을 아스널의 진영 쪽으로 방향을 트는 라스무스 엘름에게로 밀어주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엘름!" 현준의 말에 공을 받은 엘름이 뒤에서 자신을 향해 깁스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공을 밀었다. 그러나 조금 부정확한 원 투 패스에 엘름은 실수했다는 생각에 입을 벌렸다. 현준보다도 뒤에서 달려오고 있는 키어런 깁스가 먼저 공을 차지할 것만 같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딜!!!" 지금과 같은 속도로 달려간다면 키어런 깁스가 공을 잡을 것이라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기에 현준은 다리에 좀 더 힘을 내며 성큼성큼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허벅지의 근육이 점점 팽팽해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현준은 공을 차지하기 위해 최고의 스피드를 내면서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키어런 깁스가 공을 잡아서 앞으로 차려는 순간 마치 매가 먹이를 낚아채듯 현준이 그의 발에서 힘으로 공을 뺏어내었다. [아! 빼냈어요!! 김현준!] [키어런 깁스 선수! 방심했어요! 김현준 선수의 스피드를 너무 우습게 봤습니다!] 와아아아아!!! 계속된 중원싸움에 살짝 식어있던 열기가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아스널의 중앙수비수인 코시엘니가 재빠르게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키어런 깁스와 함께 라인을 맞추며 전진해 있던 메르테자커가 현준에게 따라붙었지만 현준은 바람과 같은 스피드로 메르테자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집어넣어!!!" "믿는다! 준!!!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너의 별명을 보여줘!" "준! 루이스가 있어!" 현준의 돌파에 신이 난 콥들이었다. 이런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상황에서 언제나 현준은 자신들을 기쁘게 해주었고, 이번에도 그럴 거라는 생각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아스널 팬들은 벌써부터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현준의 돌파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가는 선수는 코시엘니 단 한명. 그에 반해 리버풀의 공격수는 현준뿐만이 아니라 수아레즈도 있었다. [김현준 올라옵니다! 김현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의 마음처럼 해설을 하고 있는 캐스터와 해설위원들도 다급한 목소리로 멘트를 하며 경기장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현준의 공을 뺏어내기 위해 코시엘니가 현준에게 접근하는 순간 현준의 발끝이 움직였다. "헛!!!" 자신의 다리사이에서 느껴지는 감촉과 함께 어느새 공이 뒤로 빠져나가는 모습에 코시엘니가 다급한 음색을 토해냈다. 그와 동시에 공이 향하는 쪽으로 몸을 돌렸지만 그보다도 먼저 루이스 수아레즈가 움직였다. [연결 좋았어요!] 골키퍼와의 일대일을 만들어 주는 찬스. 게다가 오프 사이드도 아니었다. 현준의 패스를 받은 수아레즈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완벽한 찬스를 놓친다면 골게터로써 부끄러우리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일대일이에요! 수아레즈! 박스 안쪽!!] [비토 마노네 나옵니다!] 순식간에 일대일 찬스가 만들어지자 아스널의 골문을 지키고 있던 마노네가 각도를 좁히기 위해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리고 마노네가 나오는 순간 수아레즈는 정확하게 골문의 빈 공간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골!!! 들어갔어요!] [골입니다! 루이스 수아레즈!!!] [아!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자, 너무 공격적으로 나오느라 라인을 올렸던 아스널. 한 번에 무너져 버렸어요! 김현준 선수에게 공격기회를 허용한 것이 그대로 루이스 수아레즈가 마무리되며 결국 실점을 허용합니다.] Jun!! Jun!!! Jun!!! 골을 넣고 기뻐하는 자신들의 선수들을 보며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콥들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 안 필드라도 되는 것 마냥 현준과 수아레즈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봤어?! 이게 바로 준이라고!!! 와하하하!" "준이 노란색 주장완장을 찬 거 보이지?! 배신자들의 집합소인 네 녀석들하고는 다르다고! 준은 35만 파운드의 주급도 거절했다고!!!" 그러면서도 거너스들에게 야유를 퍼붓는 것도 잊지 않는 그들이었다. 그런 콥들의 야유에 분노를 느낀 아스널의 서포터즈들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선수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스널을 지휘하는 벵거 감독을 욕하는 목소리도 크게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듯이 주장이었던 반 페르시의 이적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 때문이었다. "제기랄!!!" "흐어어엉!" 어떤 거너스들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때는 무패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말 그대로 프리미어리그를 씹어 먹었던 아스널이다. 불과 8, 9 년 전의 아스널은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비에이라, 피레스라는 걸출할 플레이어들로 인해 최전성기를 누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리빌딩에도 실패. 게다가 팀의 주축이 될 만한 선수들을 계속해서 내주더니만 오늘 경기에서도 먼저 선제골을 실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다른 팀들을 상대로 선제골을 실점했다면 상대팀 서포터즈의 도발에 이렇게까지 분이 나고 슬프지는 않았을 터였다. 선제골을 만드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 선수가 리버풀의 주장 현준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그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35만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제안을 거절하며 리버풀에 남는다며 충성을 보였다. 그런데 유리 몸으로 유명했던 것을 기다려주며 헌신을 다했던 클럽과 팬들을 버리고는 주장완장을 찬지 1년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반 페르시의 행동이 현준과 교차되며 아스널 서포터즈의 가슴을 유리로 긁어내리고 있었다. 00338 아스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 =========================================================================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이 자신들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마냥 YNWA를 목 놓아 부르는 콥들의 모습에 지지 않겠다는 듯 아스널의 팬들 또한 자신들의 응원가인 The wonder of you를 부르기 시작했다. 비록 선제골은 내줬지만 남은 경기 아스널이 역전해주기를 바라는 팬들의 마음이 담긴 응원가였다. 와아아아!!! 리버풀의 선제골 이후 아스널은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스널의 명장 아르센 벵거 감독이 있는 아스널의 벤치는 심각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벵거 감독의 주위에 있는 코치들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이야기하며 쉴새없이 벵거 감독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빼냈습니다! 리버풀 찬스예요!] [스털링! 그대로 중거리 슛!!! 아!!!] 짧고 간결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리버풀의 미드필더라인을 뚫어내려던 아스널의 선수들이지만 압도적인 피지컬을 이용한 현준의 압박에 결국 공을 뺏겼고 이어진 스루패스로 좋은 찬스를 잡은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공을 받은 라힘 스털링의 강력한 슈팅은 골문 위를 크게 벗어났고, 그 장면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벵거였다. "후우..." "느낌이 좋지 않은걸요?" 수석 코치의 말에 벵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해서 리버풀의 진영에만 들어서면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공을 뺏기고 있었다. 거기에 틈만 나면 찔러지는 현준의 스루패스는 계속해서 아스널의 심장을 노리고 있었다. 홈 경기라고는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손쉽게 승점을 획득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버풀은 이번 시즌 주력 선수인 3 명을 체력적인 문제로 벤치에 대기해놓고도 경기력으로 아스널을 압도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리버풀이 저렇게 강해졌는지..." "그 말씀은 오류입니다. 리버풀이 강한 게 아니라...저 선수가 대단한 거지요." 코치의 말에 벵거 감독은 한숨과 함께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이제까지 펼쳐진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가장 빛나고 있는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17 번이자 주장인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 빛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 같았다. "이왕이면 다른 리그로 갔었으면 좋았을 텐데. 게다가 이제 24살이라니..." 벵거는 입술을 씹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떻게든 골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전방으로 공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벽이라도 되는 마냥 현준을 위시한 리버풀의 미드필더진과 수비수들에 번번히 막히고 있었다. 가까스로 공격수까지 공을 연결시킨다하더라도 마무리가 약했다. 아스널의 때린 슈팅 6개중 유효슈팅은 단 하나. 그것도 레이나가 가볍게 잡아낸 슈팅이었다. 그리고 전반 43분, 다시 한번 위기를 맞는 아스널이었다. 리버풀의 선제골 이후 어떻게든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아스널. 그리고 그런 아스널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찬스를 노리고 있던 리버풀이 다시 한번 비수를 꺼냈다. [라스무스 엘름. 왼쪽 측면에서 김현준에게 공을 내줍니다.] [김현준 서서히 접근해 들어가는데요?] 역습찬스에서 라힘 스털링의 패스를 받은 현준이 공을 잡자 환호성과 야유가 섞여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환호는 콥들이 그리고 야유는 아스널의 서포터즈 거너스들이 보내고 있었다. 현준이 공을 잡자 재빠르게 메르테자커가 달려들었다. "준!! 한 방을 보여줘!" "8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으니 이번에는 4경기 연속골을 보여달라고!" "머저리 같은 녀석들에게 클래스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 "막아! 이 망할 독일 놈아! 저 녀석의 다리를 분질러 버리라고!" "뭐야?! 이 자식아!!!" 사방에서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하며 서로간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었다. 과격한 팬들은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욕설을 내뱉고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양 옆으로 드리블을 치며 메르테자커의 균형을 무너뜨린 현준은 그대로 패널티 에어리어 안 까지 접근해 들어갔고, 슈팅 코스가 눈에 들어오자 그대로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김현준 돌파 시도! 수비 제치고! 그대로 슛!] [어?! 들어갔어요!! 골!!! 골입니다!!!] 코시엘니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기 위해 몸을 던졌고, 마노네도 손을 뻗어봤지만 현준의 슈팅은 마치 살아있기라도 한 듯 두 선수의 수비를 종이 한 장 차이로 비껴나가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골이 확인되는 순간 현준은 그대로 코너플랫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 네! 역시 김현준! 기회를 잡으면 절대 놓치는 법이 없어요!] [김현준 아스널을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21호 골을 터뜨립니다!] [환상적은 슈팅이었어요! 코시엘니 선수와 마노네 선수가 몸을 던졌는데도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 갔거든요!] "야이! 자식아!!! 넌 진짜 최고야!"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캡틴!!!" 수아레즈와 라힘 스털링이 코너 플랫 근처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현준을 덮치며 그의 골을 축하해 주기 시작했다. 그런 두 선수의 눈에는 현준에 대한 존경이 담겨 있었다. 매 경기마다 느끼는 느낌이지만 이 선수는 자신들과는 차원이 다른 선수라는 게 그 둘의 생각이었다. 와아아아아!!! 리버풀의 두 번째 골이 터져 나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콥들이었다. Big 4 끼리의 대결. 꽤나 치열한 빅 매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또한 리버풀이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서 분수령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가 바로 오늘의 경기였다. 하지만 벌써 2 골. 그것도 홈 경기가 아닌 원정경기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2 골을 터뜨렸으니 자신들의 클럽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 끝까지 치밀어 오른 콥들이었다. Jun!! Jun!!! Jun!!! 리버풀의 서포터즈가 한 목소리로 현준의 이름을 외치면서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경기장은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가 아닌 아스널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아스널의 팬들인 거너스로서는 그런 리버풀 서포터즈의 행동이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빌어먹을!" "저 개자식 독일놈! 발을 분질러 버리라니까 뭐 한거야! 좀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야지!" "마누엘 저 자식 교체해버려! 파비앙스키라도 내보내라고!!!" 현준의 슈팅이 굉장히 깔끔했고 정확했다는 것은 그들도 내심 인정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가기에는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무패로 우승을 경험했던 클럽의 서포터즈라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 - 3. 원정팀인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포돌스키가 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그에 맞서 현준도 또 다시 골을 터뜨리면서 그 불씨를 그대로 꺼버린 것이었다. "와하하하!! 역시 준이 해낼 줄 알았어!" "포탄도 없는 포병대 따위가 상대가 될 리가 없지." 경기 종료를 알 리가 심판의 휘슬소리가 끝나자 오늘 경기에도 승리를 했다는 기쁨에 만세를 부르는 콥들이었다. 비싼 돈을 주고 멀리 런던 원정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자신들의 클럽인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의 내로라하는 강팀인 아스널을 상대로 3 골을 터뜨리면서 침몰시켜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한 때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차지했던 클럽인데 우리 리버풀에게는 상대도 안되는 걸?" 술이 들어간 탓인지 붉어진 얼굴로 폭소를 터뜨리며 콥들은 경기장을 나서기 시작했다. 아스널을 상대로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 기쁜 그들이었다. 오늘의 승리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기 때문이었다. "아스널은 이제 몰락했어! 무패 우승 따위야 옛날 일이라고! 게다가 배신자들의 팀이지도 않나? 아스널은 단순한 셀링 클럽이라고. 안 그런가?" "그렇지!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선수를 내줄 정도라니 말이야. 그 녀석들은 벨도 없는 녀석들이야. 하이버리에서 있었던 터널 사건도 기억하지 못하다니 말이야."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남자의 말을 들으며 아스널의 팬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들을 지나쳤다. 하지만 모든 아스널의 서포터즈들이 그냥 그들을 지나치는 것은 아니었다. 리버풀이 언제부터 강팀이었던가? 불과 3년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서 맴돌며 챔피언스리그도 못나갈 정도로 하락세를 보였던 팀이었다. "뭐야? 이 자식이! 선수 하나 붙잡아서 덕을 보는 녀석들이!" "준만 없었어도 너희들이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불과 3년까지만 하더라도 챔피언스 리그도 못 나간 종자들아!" 다혈질인 아스널 팬이 앞으로 나서며 방금 전 하이버리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던 남자를 툭 밀쳤다. 오늘 경기에서 패배해 가뜩이나 기분이 나쁜 와중에 분풀이를 할 만한 상대가 바로 눈 앞에 있었다. "쳤냐?!" "뭐라고! 이 자식이!!!" 말 싸움이 어느새 몸 싸움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주위에 있던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훌리건들이 몰려들어 콥들을 공격했던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남자를 린치하기 시작했다. 모든 훌리건 가운데 가장 포악하며 유명한 서포터즈중 하나가 바로 Kop 의 훌리건들이었다. 하지만 아스널의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린치를 당하는 모습에 아스널의 서포터즈 또한 그냥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여기는 안 필드가 아닌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자신들의 안방 이었다. "죽여!!!" "이 개 자식!" 조그마한 불씨는 금새 활활 타올랐고 양 서포터즈들간의 충돌이 이어졌다. 시비가 붙은 콥들의 훌리건들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의 매점을 습격해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고 경기장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스널의 서포터즈들 역시 자신들의 분을 풀기라도 하는 듯 적극적으로 나서며 싸움을 벌였다. 그로 인해 오늘 경기장을 지키고 있던 런던 경찰들이 지원을 요청하며 소방차가 모습을 드러내며 물을 뿌려 팬들을 밀어내기도 할 정도였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근처에서 있었던 폭력사태로 인해 경찰서로 잡혀 들어간 인원만 수십 여 명이었다. 아스널 vs 리버풀, 경기 직후 훌리건들의 충돌. 최소한 40 명 구속. [EPNM = 김민경 기자] 결국 일이 터졌다. 빅매치로 집중을 받았던 2012 - 13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는 1 - 3. 원정팀인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어리거인 김현준이 2 골 1 어시스트를 터뜨리는 활약을 보이며 리버풀이 완승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직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내에서 리버풀의 훌리건들이 난동을 부리면서 아스널 팬들과 충돌하며 경찰과 소방차까지 동원되는 폭력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런던 경찰은 훌리건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에 따라 경찰이 즉시 출동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근처에서 난동과 폭력을 휘두르던 훌리건을 긴급 체포했으면 약 40 여명 가량이 구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통로에서 충돌을 빚었고 그 후 계속해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밖에까지 진출해 축구팬들에게 폭행을 가했다. 또한 몇몇 훌리건들은 술병과 의자를 접어서 경찰들과 맞대응을 펼쳤고, 경찰들은 경찰견과 진압장비를 동원해서 이들을 진압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경찰들의 부상은 거의 없으며 훌리건들 또한 얼굴에 상처가 생기는 경상만이 전부라고 밝혔다. TFA. 잉글랜드 축구 협회의 회의장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바로 어제 있었던 아스널과 리버풀 훌리건들의 폭력사태 때문이었다. 경기장의 난동꾼인 훌리건들은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꼭 퇴출해야만 악이었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충격적인 사고 혹은 에미레이트에서 벌어진 전쟁과 같은 자극적인 기사들이 계속해서 언론매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FA 는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를 했소. 그리고 리버풀과 아스널 구단도 성명문을 통해 경찰과 FA 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고 말이오." 에미레이트 경기장에서 훌리건들의 폭력사태는 팬들과 경찰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로 영향이 있었다. 훌리건들의 충돌이 일어났던 장소중 하나인 주차장에서는 그들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리버풀의 구단 버스가 완전히 박살이 나기 까지 하면서 몇 시간동안 양 팀의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져 나오지 못했기까지 했었다. "훌리건들의 후폭풍은 어떻소?" "일단은 런던 경찰과 협조해 서둘러 잠재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으음..." 협회장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간의 라이벌팀이라고는 하지만 큰 접점이 없었던 리버풀과 아스널이 충돌한 일이다. 만약 이 사태가 기폭제가 된다면 밀월과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과 같은 라이벌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강하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합니다." FA 는 이번 사태를 통해 몇 가지 의안을 내놓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이번 사태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양 팀이 수사에 협조하고 재발방지를 약속받았다고 하더라도 매스컴 혹은 축구 팬들의 시선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만 했다. "역시 벌금과 무관중 경기를 치르게 하자는 건가요?" 잉글랜드에서 최악의 훌리건 사태중 하나였던 밀월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서포터즈들의 충돌. 그때 웨스트 햄은 벌금과 함께 무관중 경기를 치러야 하는 처벌을 받았다. 무관중 경기는 구단에게 엄청난 적자를 가져다 주는 처벌이었다. 평균 4, 5 만명 이상의 관중이 모이는 양 팀이다. 양 팀의 입장료가 평균 40 파운드라는 것을 생각하면 최소 160만 파운드의 적자가 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찬성이오." "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금과 무관중 경기라는 큰 징계에 찬성표를 던지는 협회원들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훌리건들의 폭력사태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이미 대다수의 분위기가 벌금과 무관중 경기로 징계를 내리자고 흘러갈 무렵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노인이 입을 열었다. "나도 벌금과 무관중 경기를 치르자는 그 의견엔 찬성하오. 하지만 고질적인 훌리건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더 큰 결정을 내려야 할 지도 모르오." "더 큰 중징계라면?" "예를 들면 승점 삭감말이오." "으으음..." 노인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색이 굳어졌다. 승점 삭감.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초로 승점삭감이라는 징계가 떨어진 것은 바로 2009 년에 있었던 포츠머스의 사태였다.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법정관리를 받았던 포츠모스는 승점 9 점이 삭감당하며 결국 2 부 리그로 강등당했었다. ============================ 작품 후기 ============================ GG...두편 올렸습니다... 선작이 13000을 넘었네요. 사랑 감사합니다. 다음 연참은 소심하게 댓글 43개 해볼까... 하지만 내일은 일이 있겠지. 그러면 즐감하세요. 00339 아스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 =========================================================================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노인의 말에 한 남자가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승점 삭감이 클럽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 지 다들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훌리건의 난동으로 인해 클럽이 승점삭감을 당하게 된다면 그것이 어떤 의미로 팬들이 받아들이지 설마 모르는 것은 아니겠죠?" "흐음..." "음..." 훌리건의 난동으로 인한 승점 삭감. 만약 훌리건의 난동으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팀들에게 승점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내린다면 그것은 훌리건들의 난동을 막아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훌리건들의 난동을 부추키는 일이 될 터였다. 막말로 너죽고 나죽자는 식으로 상대팀과의 경기에서 난동을 부리면 되는 일일테니 말이다. "어째서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점 삭감이라는 징계가 없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같소." "저도 승점삭감이라는 징계는 너무 크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장도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승점삭감이라는 제안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그 뒤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이 바삐 따라가고 있는 형국. 하지만 리그 선두인 리버풀이 승점 삭감 징계를 받게 된다면 리그 판세가 달라질 터였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승경쟁을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일테고,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의 마지노선인 4위에 들어있는 아스널은 출전권을 지키기 위해서 첼시, 뉴캐슬, 스완지, 에버튼과 같은 팀과 경쟁을 펼쳐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팀들의 치열한 경쟁은 프리미어리그의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터였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만큼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들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무관중 경기라는 징계를 내려야 겠군요. 많은 팬들이 다친 이 충돌을 그냥 넘길수는 없으니 말이오." "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이렇게 넘긴다면 앞으로도 훌리건들의 난동은 그칠지 않을 겁니다. 다음 사태에는 승점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내릴 수도 있으니 최대한 서포터즈 간의 충돌을 염두해 달라는 말도 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리버풀과 아스널은 2 경기를 무관중 경기로 치러야하는 징계를 받았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의 경기를 그리고 아스널은 스토크 시티와 선더랜드와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러야만 했다. 이번 난동사태로 인해 리버풀과 아스널이 2경기 무관중 경기라는 중징계를 받았다는 말에 수 많은 팬들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던 사태를 욕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자주 내려지지 않는 중징계를 우리가 받다니? 대체 그날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이런 징계를 받은 거야?" 무관중 경기라는 중징계가 내려지는 곳이 있다면 세리에 A 이다. 프리미어리그와 마찬가지로 세계 4대 리그중 하나로 손 꼽히는 리그지만 잉글랜드 사람들은 프리미어리그가 세리에 A 보다 수준이 높고 더욱 완성된 리그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세리에 A 에서도 중징계인 무관중 경기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펼쳐진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빌어먹을! 다음 경기가 가장 중요한 경기인데 그 경기를 경기장에서 보지 못하다니!" "축구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들은 다 없어져야돼!" 게다가 TFA 의 이 결정이 프리미어리그 팬들을 안타깝게 만드는 것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바로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의 홈 경기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과의 경기였다. 현재 양 팀의 승점 차는 2 점. 그 날 있을 경기의 승패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선두의 순위가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게다가 양 팀 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연승을 벌이고 있는 이 기세라면 그 날의 결과가 곧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결과로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유벤투스의 수비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영입에 성공.'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결국 맨체스터 시티로 향하는 것인가? 레알 마드리드에게 이적하고 싶다며 말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의 소동으로 인해 내려진 무관중 경기라는 중징계에 의해 막히긴 했지만 이적시장이 마지막 날 맨체스터 시티는 지오르지니 키엘리니의 영입에 성공하며 강력한 수비진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 겨울이적 시장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지는 못했지만 대다수의 언론기사들은 호날두가 맨체스터 시티로 가고 싶다고 레알 마드리드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다음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완벽히 프리미어리그의 강호로 거듭나겠는데..." "이미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호가 아닌가요?" 현준의 말에 탈리사가 입을 열었다. 현준에게 종속되기 전부터 도르트문트의 광팬으로 인간들의 스포츠인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던 천사였다. 그리고 그런 취미가 어디가지 않았는지 지금도 축구 기사 특히 리버풀이 속한 프리미어리그와 현준에 대한 기사만큼은 빠지지 않고 수집해 놓는 그녀였다.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아스널,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티디드와 같은 전통의 강호들에 비해 이름값이 밀리긴 하지. 게다가 아직까지도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경험도 없고 말이야." "이번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주인님이 그 꿈을 무너뜨렸죠." 현준의 말에 탈리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현준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들어가며 그의 남성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밤마다 리리스가 현준을 독점하고 있었기에 그의 종속자로 순수한 마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리리스가 없는 이런 시간이 기회였다. "하하...우리도 그 경기에서 졌으면 챔피언스 리그 탈락이었다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거야. 그래도 다음 시즌에는 충분히 진출할 수 있을걸. 2 년이나 챔피언스 리그 죽음의 조에 들어갔을 정도로 재수가 없었긴 하지만 설마 3 년 째도 그럴라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맨체스터 시티. 리리스님에게 찍혔잖아요. 마왕의 저주는 정말로 무섭다고요." "......" 현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레전드리 아이템으로 인한 사건 때문에 괜히 아무런 죄 없는 맨체스터 시티만 피를 보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자신의 이적을 요구하며 천문학적인 거액을 제의했던 것도 자신의 에이전트인 리리스가 거부하며 결국 협상이 결렬되지 않았던가? 괜히 레전드리 아이템을 돈이 철철 넘치는 갑부가 먼저 선점해서 가져갔다는 사건 때문에 갑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그녀였다. "세계적인 갑부를 구단주로 둔 죄죠." "......그것이 죄는 아닐 거 같은데." 현준은 말끝을 흐렸다. 굳이 죄를 따진다면 쫌생이 같이 아이템 하나 때문에 갑부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는 리리스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었다. 어찌되었던 그 이적 사건 이후 클럽에게 실망한 자신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서 리버풀은 결국 몰래 재계약 협상을 맺었으니 따지고 보면 현준에게 크게 나빠진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주인님. 이제 곧 있으면 출근하실 시간이예요." "아아..." 레리엘의 말에 탈리사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던 현준이 그녀의 가슴을 한번 세게 주무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그런 현준의 행동에 탈리사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미 자신의 흥분된 그녀의 몸은 현준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인데 결국 이렇게 끝나버리고 만 것이다. "...이거 영 적응이 안 되네." 리버풀의 무관중 경기 징계로 인해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가 안 필드도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이티하드 스타디움도 아닌 제 3의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 경기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포트였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홈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풀럼으로 원정경기를 떠난 덕분이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은 레즈더비로 유명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를 치루기로 한 것이다. 이 덕분에 리버풀은 경기장을 빌리기 위해서 엄청난 대관료를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에게로 입장수익료 명목의 돈을 지급하며 어마어마한 지출을 해야만 했다. 75000 여명의 수용할 수 있는 5 성급 경기장인 이 곳에서 프리미어리그 선두 1위와 2위가 벌이는 그야말로 이번 라운드의 최대 빅 매치이자 핫 경기지만 경기장에는 관중들이 부르는 노래소리는커녕 함성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동료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잖아?" "상대도 그 소리를 잘 듣는다는 게 문제지. 게다가..." 오랜만에 오늘 경기에 선발로 나선 막시 로드리게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무관중 경기를 치렀던 일이 있었던가? 현준이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이후에는 단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다. 아니, 자신이 기억하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에도 무관중 경기를 치른 일은 없었었다. 삐익!!! 거기에 자신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응원해 주는 관중들이 없다는 사실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특히나 관중들의 환호성으로 인해 분위기를 타는 어린선수들은 더더욱 그랬다. 그 때문일까? 쉬운 찬스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연출되며 경기는 굉장히 루즈하게 흘러갔다. "꼭 이기고 싶은데 말이야..." 한숨과 함께 현준은 조 하트가 지키는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노려보았다. 루즈한 분위기를 어떻게든 끌어올리기 위해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정조준 해봤지만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들의 몸을 날리는 수비와 조 하트의 선방으로 인해 아직까지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0 - 0. 지루한 경기에 걸맞은 지루한 점수로 끝이 났다. 양 팀이 때린 슈팅은 맨체스터 시티가 6, 리버풀이 7개 였고, 그중 리버풀의 유효슈팅은 현준이 때린 슈팅 3 개 중 2 개가 전부였다. 그나마 맨체스터 시티는 테베즈와 제코 그리고 발로텔리까지 공격수를 번갈아가며 투입하면서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도 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프리미어리그 1위와 2위의 싸움은 서로 승점 1점을 사이좋게 나눠가지는 데 그쳤다. 쾅!!! "빌어먹을!!! 이게 무슨 축구야!"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서자마자 라커를 발로 차며 모드리치가 욕설을 내뱉었다. "내 축구인생중 최악의 경기야. 훌리건들의 충돌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종종 펼쳐진 다는 세리에 A 로 가지 않은 게 진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야." "나도 오늘은 전혀 뛸 기분이 나지 않았어." 후반 맨체스터 시티의 공세가 조금 거세지자 막시 로드리게스를 대신해 투입됐던 루카스 레이바도 모드리치의 말에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며 옷을 갈아입으며 샤워실로 향하려던 현준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제 1 경기를 끝냈을 뿐이지. 그리고 우리에게 내려진 징계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2 경기고 말이야." "하아...빌어먹을." "그래도 이겼으면 그나마 기분이 나아졌을지도 모르는 데 말이야." "미안. 준. 내가 그 찬스를 놓치지 않았으면 이겼을텐데." 현준의 말에 수아레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후반 12 분 현준의 절묘한 로빙패스가 수아레즈의 앞에 떨어지며 일대일 찬스가 만들어졌지만 아쉽게도 부심의 깃발이 먼저 올라갔었던 것이다. 지루한 0 의 행진을 깰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맨체스터 수비수들의 전술에 넘어가버렸던 수아레즈였다. "어쨌든 끝난 경기는 잊어버리자고. 아직까지 우리들은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도 이런 경기력이라면 곤란해. 특히 스털링." "네?! 네!" 현준의 말에 잉글랜드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그 재능을 인정받아 루크 데용, 샤키리와 함께 로테이션 격으로 리버풀의 측면을 책임지고 있던 라힘 스털링이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떠오르는 신예로 앞으로 리버풀을 책임질지도 모르는 선수로 평가받는 선수였지만 주전들이 모인 이 라커룸에서 스털링은 단순한 애송이일 뿐이었다. 특히나 리버풀의 주장이자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올림픽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UEFA 올해의 선수상이자, 올해의 공격수까지 2연패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3연패를 제지하며 2013년 1월에 있었던 발롱도르까지 차지한 현준의 앞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애송이나 다름없었다. 특히나 관중들의 환호성으로 인해 텐션이 확 떨어졌던 스털링은 오늘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잦은 실수를 보였었다. "오늘같이 그렇게 실수를 계속할거면 다음번에는 내가 직접 감독님에게 교체해 달라고 말하겠어. 부상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샤키리의 플레이가 더 날카롭겠어." "죄...죄송합니다!" 뱀 앞에 놓여있는 개구리처럼 현준의 질책에 스털링이 현준을 향해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런 현준과 스털링의 행동을 지켜보던 캐러거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하하하! 준. 그러다가 큰일 날지도 모른다? 제수씨에게 혼날지도 몰라. 그쪽에서는 걔가 너보다 성인이라고?" "큭." "푸하하하하!" 캐러거의 농담에 라커룸이 웃음 바다로 변했다. 1994년 출생으로 잉글랜드 기준으로 18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벌써 애 아빠인 라힘 스털링이었다. 한때 기사로 터져 나오기까지 해서 달글리쉬 감독에게 따금한 소리도 들었던 그였다. 그런 동료들의 웃음에 스털링이 민망하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고보면 준도 스캔들 하나 있지 않았어요?" 동료들과 웃음을 터뜨리다가 문득 준을 바라보며 아게르가 입을 열었다. 리버풀에서는 언론에 대한 노출도 거의 없는 재미없는 선수중 하나가 현준이었지만 한 때 그도 잉글랜드 언론의 주목을 받아던 적이 있었다. "아...? 아! 그랬었지.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때 말이야." "준의 스캔들? 준이 스캔들이 있었던가?" "첼시 시절이라면...기억이 날 듯 말 듯 한데..." "......" 아게르의 말에 캐러거가 기억이 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다가 리버풀로 이적한 모드리치와 수아레즈도 날 듯 말 듯 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런 동료들의 모습에 현준은 재빠르게 종종걸음으로 샤워실로 향했다. 스털링처럼 행실로 인해 동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싶은 것은 사양이었다. 게다가 그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물론 순수한 마기를 얻지 못해서 한 고생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나가고 나자 곧바로 라커룸에서 터지는 웃음소리에 현준은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상갓집에 갔다가 아침에 쓰러져 잤네요... 그럼 이따가 연참으로 뵙겠습니다.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하지만 연참을 미끼로 내놓은 댓글 수가 점점 올라가다보면 후후후...결국 이기는 것은 저일듯. 00340 아스널,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 =========================================================================                            프리미어리그 26 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과의 경기는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징계로 인해 오늘 경기도 무관중으로 펼쳐야 하는 리버풀이었다. 저번 경기에서 올드 트래포트의 대관료 및 맨체스터 시티에게 입장수익료 위약금을 지급하며 큰 돈을 쓴 것을 생각하면 이번 경기는 그나마 나가는 지출이 없었다. 하지만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며 승승장구하는 리버풀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매번 안 필드의 경기는 만원관중을 이뤘던 것을 생각하면 구단 입장에서는 가슴이 쓰릴 수 밖에 없었다. "똑바로 정신 차려!"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질타하는 현준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크게 울려퍼졌다. 저번 경기에서 무관중 경기라는 예상치 못한 경기장의 분위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냈다고는 하지만 이번 상대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호인 맨체스터 시티가 아닌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이었다.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0 위를 차지한 팀이고 이번 시즌에도 중위권에서 머무르며 UEFA에 출전할 수 있는 순위권을 노리고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인 리버풀에 비하면 전력적으로 손색이 있는 팀이기도 했다. 이런 팀을 상대로 패배한다는 것은 현준의 자존심상 용납할 수 없었다. 자신이 아무리 분발을 해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 결과로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는 아직 0 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헤이 준. 좀 살살 하자고." 최전방과 중앙을 오가며 리버풀의 공격을 이끄는 현준을 보며 오늘 리버풀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주장 크리스 브런트가 농담을 건넸다. 벌써 6 시즌 째 한결같이 웨스트 브로미치를 지켜온 선수로 현준과도 몇 번이나 경기를 치러본 적이 있는 선수였다. 웨스트 브로미치로서는 리버풀을 상대로 이긴다면 환상적인 결과겠지만 비겨서 승점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굉장히 좋은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시끄러." 브런트의 농담에 현준은 인상을 구기며 브런트를 떼어내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게 되면 맨체스터 시티가 이긴다고 가정했을 경우 양팀의 승점은 동률이 되기 때문이었다. 치열한 선두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해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어이! 애아빠!" 나이로 인한 하락세 때문에 폼이 떨어지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를 대신해 오늘도 든든하게 리버풀의 중원을 맡고 있는 루카 모드리치가 측면으로 달려가는 스털링을 향해 긴 롱패스를 날렸다. 그리고 스털링은 공을 받자마자 재빠르게 안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윙어로서 적합한 스피드를 지니고 있는 데다가 돌파능력 및 다른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그의 장점이었다. 아직 18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인한 피지컬과 단조로운 크로스 패턴이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크로스의 단점 또한 만능형 공격수의 완성형인 현준으로 인해 미비하게 보일 뿐이었다. "칫....!" 올드 트래포트의 라커룸에서 있었던 사태 이후 스쿼드 내에서 라힘 스털링의 별명은 애 아빠. 처음에는 장난삼아 부르던 것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그 별명이 거의 공식화되며 선수들의 놀림감으로 변해 버린 그였다. 그렇다고 기껏해봤자 로테이션에 불과한 그가 다른 선수들을 향해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 그나마 사소한 복수로 다른 선수들의 치부를 별명으로 불러보는 스털링이었다. "존스! 막아!" 스털링의 거침없는 돌파와 함께 리버풀의 선수들의 웨스트 브로미치의 공간으로 들어오자 웨스트 브로미치 선수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리스 브런트가 측면 수비수인 빌리 존스를 향해 외쳤다. "몸으로 밀어붙여!" 스털링은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다투고 있는 리버풀이라는 팀에서 1군 스쿼드에 들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나이는 18세. 피지컬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선수였다. 그리고 이런 선수를 상대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은 수비는 거칠게 밀여 붙이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브런트였다. "크읏...!" 브런트의 말대로 존스는 자신의 피지컬을 이용해 스털링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그런 존스의 수비에 돌파가 여의치 않은 탓에 스털링은 자신의 뒤를 커버해주기 위해 달려오고 있던 켈리에게 공을 돌렸고, 켈리는 자신에게 공을 주고 다시 달려 들어가는 스털링을 향해 공을 찔러 넣었다. "좋았어!" 측면으로 시선을 주며 몸을 움직이던 현준이 소리를 질렀다. 공을 차지하기 위한 빌리 존스와 라임 스털링의 경합. 하지만 스피드를 이용해 먼저 공을 차지한 스털링이 오른발 뒤꿈치를 이용한 감각적인 볼 터치를 보이며 존스를 제쳐버리고 빈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려!" "이 쪽으로!!!" "공을 봐! 뒤로 들어가는 선수를 보라고!" 무관중경기의 장점과 단점이랄까? 양 팀의 선수들이 내뱉는 소리가 그라운드의 울려 퍼졌다. 그리고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다가선 라힘 스털링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웨스트 브로미치 수비수 사이를 지나치는 현준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Womanizer!" Womanizer. 구어로 오입쟁이라는 말로 쓰이는 단어였다. 부인 이외의 여자와 성관계를 잘하는 남자를 일컫는 말로 한 때 여친이 있었던 현준이 여자친구의 친구의 관계를 맺어서 스캔들을 냈던 것을 생각하며 장난스럽게 내뱉은 말이었다. 스털링은 떳떳했다. 현준도 가끔 연습경기 때 자신에게 애아빠라는 별명을 부르니 말이었다. 그리고 스털링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영국생활 3년차인 현준이 모를 리 없었다. 뻐엉!!! 울컥하는 마음에 반사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많은 힘을 끌어올렸기 때문일까? 현준의 발에 맞은 공은 엄청난 소리와 함께 그대로 웨스트 브로미치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축구 선수 치고 다들 대포알 같은 슈팅을 때리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나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특출난 선수들이 있었다. 일명 맞뒈슛. 맞고 뒈져라 하는 슈팅으로 유명한 선수들로는 스티븐 제라드나 램파드. 폴 스콜스, 그리고 슈팅으로 앨런 스미스의 다리를 부러뜨린 전적이 있는 욘 아르네 리세, 다니엘 알베스, 한국 팬들에게는 콸간지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파비오 콸리아렐라등이 있었다. "......" 하지만 방금 현준의 슈팅은 그런 대포알같은 슛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특히나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베테랑 골키퍼 벤 포스터는 뒤를 돌아보며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 막을 생각조차도 못했다. 바람이 휙 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어느새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나이스 골." 이번 골로 프리미어리그 23호 골을 터뜨리며 득점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테베즈와의 골수차를 늘린 현준을 보며 수아레즈가 손을 내밀었다. "준한테 까불면 저렇게 되는 거다. 너도 그러다가 앨런 스미스 꼴이 날지도 몰라. 리세 맞고 다리가 부러진 앨런 스미스. 아니지 현준의 슈팅으로 보면 다리가 부러지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겠다. 선수생활을 마감해야 할 걸? 연습경기 때 조심해. 생각보다 준은 쫀쫀하거든." 현준의 골을 축하해주러 달려온 캐러거가 진지한 말투로 스털링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런 캐러거의 말을 들으며 스털링은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터져 나오려는 딸꾹질을 참아야만 했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리버풀과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리버풀은 2 - 0 으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당연할 정도의 생각되는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리버풀의 팬들은 웨스트 브로미치전의 승리를 축하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특히나 엄청난 대포알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현준의 골 장면을 직접 가서 보지 못했다며 안타까워 하는 팬들이었다. "역시 준이야."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거 득점왕도 준이 차지하겠는데?" 2 위인 테베즈하고는 4 골차이 3위인 반 페르시하고는 5골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현준이 꾸준히 득점을 해내는 데다가 몰아치기까지 가능한 현준의 플레이를 생각해보면 그 골 차이는 더더욱 벌어질 터였다. 저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터뜨렸던 52골이라는 어마어마한 활약을 생각하면 아쉬운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이번시즌 2달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을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던 것을 감안하면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제일 골을 많이 넣은 선수가 현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울 뿐이었다. "이미 발롱도르까지 차지한 선수라고!" "리버풀의 자랑이자 보물이지!" 리버풀의 팬들은 다들 맥주잔을 높이 치켜 올리며 그렇게 외쳤다. 2001 년 마이클 오웬 이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였다. 특히나 마이클 오웬의 전성기 때를 보지 못했던 어린 리버풀의 축구팬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축구 선수는 발롱도르를 차지한 현준이라고 맹목적으로 믿고 있을 정도였다. 2월 10일에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26 라운드를 끝으로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2주 동안의 긴 휴식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바로 그 사이에 축구팬들이라면 꿈에서라도 기다리던 별들의 전쟁인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이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2013년 2월 13, 14일 수요일과 목요일에 드디어 축구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 16강이 시작되었다. 16강의 빅매치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시작으로 리버풀과 도르트문트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와 파리 생제르망, 포르투와 릴의 경기가 열리는 것이다. 이 중에서 한국팬들이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기는 바로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와의 경기. 특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이 가벼운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제외되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 팬들의 시선은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로 쏠리고 있었다. 그리고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는 한국팬들뿐만 아니라 일본의 축구팬들도 오늘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적을 제시했지만 도르트문트에서 이적료에 만족하지 못한 도르트문트가 거절한 탓에 이적에 실패해 이번 시즌에도 도르트문트에서 뛰고 있는 카가와 신지가 있었다. 이미 조별예선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과 한일전을 치른 경험이 있는 그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1무 1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홈에서 무승부를 거두기는 했지만 올드 트래포트 원정에서 4 - 1 이라는 큰 점수차로 패배한 도르트문트였다. '카가와 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두고 저번 시즌의 복수를 하겠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선수들의 멘트 하나하나가 상대 팀과 팬들을 자극하고 있었다. 특히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현준을 일본의 자랑거리인 카가와 신지와의 라이벌로 보는 일본의 축구팬들은 이런 카가와 신지의 멘트에 현준을 누르고 리버풀을 꺾으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케니 달글리쉬. 리버풀을 꺾으려면 최소한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가 있을 때 이야기해라.' '우리가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저번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 2위를 차지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조심해야 하며 수비수인 마츠 훔멜스와 피스첵의 수비진을 무너뜨려야 한다.' 하지만 그런 카가와 신지와 일본팬들의 도발에 가볍게 무시를 해주는 리버풀과 현준이었다. 특히나 카가와 신지의 멘트에 일본팬들의 반응을 들은 달글리쉬는 코웃음을 치며 기자들에게 말했었다. 그가 김현준을 라이벌로 보기위해서는 최소한 분데스리가 득점왕은 차지하고 나서 이야기하라고 말이다. 경기 시작 전부터 굉장히 말이 많았던 경기였지만 2월 13일에 있었던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경기는 굉장히 싱겁게 끝이 나버렸다. [모드리치 선수 뒤로 내줬는데요! 김현준인데요?!] [김현준 슛!!! 들어갔어요! 들어갑니다!!!] [로만 바이텐펠러 골키퍼! 몸을 날려봤지만 결국 골을 허용합니다! 아...! 도르트문트 수비수의 몸에 맞고 방향이 바뀌면서 그대로 들어갔어요.] 전반 31 분에 있었던 선제골로 시작으로 현준은 전반 37분 마리오 괴체의 크로스에 이은 패널티 에어라인 밖에서의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 모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팬들을 좌절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16분 세르단 샤키리의 골을 어시스트 하면서 리버풀이 넣은 3 골에 모두 관여했고 후반 23분에 스티븐 제라드와 교체. 리버풀의 3 - 0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르며 그날 경기의 MOM 으로 선정되었다. 그에 반해 일본의 자랑인 카가와 신지는 감각적인 패스와 강력한 슈팅으로 어떻게든 리버풀의 골문을 노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결국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팀의 완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리버풀은 강했다. 분데스리가 챔피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인 리버풀을 상대로 0 - 3 으로 완패.' '명불허전 김현준. 카가와 신지가 이끄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 1도움 펄펄 날아.' 리버풀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경기가 끝나자마자 한국의 축구팬들은 너나나나 할 것 없이 일본의 축구사이트로 놀러와 김현준과 카가와 신지의 플레이를 비교하는 글을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국 팬들이 가장 많은 글을 올리고 있는 내용은 카가와 신지와 현준의 비교 이력이었다. 그 내용은 바로 이랬다. 카가와 신지 -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FC 미야기 바르셀로나에서 플레이, 2006년 1월 16세에 세레소 오사카에 입단 J2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J1 에 승격, 독일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이적하며 리그 2연패의 원동력이 됨 김현준 - 중, 고등학교 때 축구경험 없음. 21살 세미프로리그에서 데뷔, K 리그 대전 시티즌 데뷔. 22살, 프리미어리그 진출. 23살, 아시아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리버풀의 주장. 아시아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아시아인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아시아인 최초로 올림픽 득점왕, 아시아인 최초로 UEFA 올해의 선수상, 아시아인 최초로 올해의 공격수 수상. 24살, 아시아인 최초로 FIFA 발롱도르 수상. ============================ 작품 후기 ============================ 카가와 신지 이력을 찾아보다가 봤는데 얘 FC 바르셀로나에 있었구나. 놀랐네...했는데 자세히 찾아보니까 FC 미야기 바르셀로나. 뭐지...? 저번화 조금 수정을 했습니다. 무관중경기 징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찾아볼 길이 없어서... 그냥 제 입맛대로 수정함 -_-;;; 00341 리리스, 그녀의 재미. =========================================================================                            다음 날 한국 언론은 연신 현준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저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챔피언스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조명해서 말이다. 한일전에서 대승을 거뒀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대다수의 기사들은 현준의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2연패를 조명하고 있었다. 현재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는 7 골을 터뜨린 리오넬 메시. 그에 반해 현준은 4골을 터뜨리며 리오넬 메시에 비해 3 골 차로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6경기를 소화한 메시에 비해 현준은 도르트문트전을 포함해 2 경기에서 4 골을 터뜨린 것을 조명해 현준의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2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기사도 내보내고 있었다. 그 시간 리버풀과 도르트문트의 2012 - 13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1차전에서 2 골 1 도움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한 현준은 리리스와 함께 한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후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2012 FIFA 발롱도르 수상자라는 인기에 걸맞게 비행기에 탑승해서도 자신을 알아보고 몰려드는 팬들에게 엄청난 싸인 공세를 받은 현준은 지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악마의 신체 덕분에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지쳐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아직 각성이 덜됐어. 고작 저런 것에 지치다니 말이야." "네네. 그냥 정신적으로 피곤하게요. 솔직히 귀찮기도 하고요." 한, 둘 혹은 열 댓명 정도면 모르겠지만 얼핏 생각해도 수 백여명의 사람들에게 싸인을 해준 느낌이었다. "언제까지 파주에 들어 가야되나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하지만 피곤할 경우 18시까지만 들어오라고 하더군." "지금 짐 챙겨야 겠네요." "내가 이미 챙겼어. 그것이 내가 할 일이잖아?"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역시 마법은 위대하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안 봐도 뻔했다. 분명 그녀의 권능중 하나인 마법을 사용해서 자신의 짐을 챙겼을 게 분명했다. "18시 까지라...최강희 감독님께서 많이 봐주셨네요." 전 축구협회는 작년에 터졌던 비리사건으로 인해 완벽하게 물갈이되었다. 대부분의 임원들이 물러났으니 말이다. 워낙 이슈가 컸던 탓에 경찰과 그리고 검찰에서도 치밀하게 조사를 했던 것이다. 들리는 소문에는 윗선에서도 말이 많았다며 더욱 철저하게 조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우루과이전이면 루이스를 보겠네." "아니. 소집 안됐다던데." 현준이 눈을 크게 떴다. 수아레즈는 우루과이 국가대표선수들 중에서도 손 꼽히는 공격수였다. "어째서요?" "그거야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이 알겠지. 내가 알겠어? 어차피 평가전인데 그냥 소집을 안했을 지도." "아아...그렇다면 나도 소집을 거부할걸..." "그 쪽은 대표팀 감독이 소집을 하지 않은 거고. 너랑은 경우가 달라." 현준은 이마를 감싸며 좌석에 몸을 기댔다. 아마 지금 쯤 수아레즈는 자신의 집에서 꿀맛같은 휴식을 보내고 있으리라.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는 23일 까지 여기가 없으니 최소한 열흘은 가벼운 훈련만 하면서 놀고 있을 게 분명했다. "뭐, 어차피 우루과이전만 끝나면 나도 쉴 수 있으니까. 한 5일은 집에서 뒹굴 수 있겠지." 리버풀의 전력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달글리쉬 감독이 자신을 경기에서 제외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17일에 있는 우루과이전이 끝나면 영국으로 돌아가 24일에 있을 스완지시티전까지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런 현준의 달콤한 꿈을 깨뜨리는 말이 들려왔다. "영국으로 출국은 20일에 갈 거야. 19 일에 스케쥴이 있어." "......네?" 현준은 고개를 돌려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보는 그녀의 붉은 눈동자를 보니 왠지 모르게 그녀가 무슨 일을 꾸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준의 생각대로 리리스가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 "방송출연할거야. 토크쇼에 말이야." 이미 방송출연은 몇 번이나 한 적이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연예인이 아닌 축구 선수. 브라운관에 너무 모습을 드러내면 자신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았기에 현준은 껄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리리스에게 말했다. "어째 너무 자주 나가는 것 같은데..." "자주 나오라고 부탁 하니까." "그런 부탁에 넘어갈 리리스님이 아니시잖아요." 리리스가 인간들의 말에 눈 하나 깜짝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그 누구보다도 현준이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혀로 낼름 자신의 입술을 핥고는 말을 이었다. "그냥 내가 재미있어 보여서 했어. 너도 나쁘지는 않잖아?" "뭐...그거야 그렇지만." 한 때 Tv 에서만 보던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촬영을 하는 것이 싫을 리 없었다. 게다가 이제까지 출연하면 언제나 예쁜 연예인들을 봤었으니 이번에도 그럴 거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럼 촬영날짜는 언제예요?" "19일. 그래서 20일에 출국하는 거야. 구단에는 이미 이야기를 해놨고." "일 처리가 굉장히 빠르시네요." "당연하지." 구단과의 이야기는 아마도 협박이 섞인 통보였으리라. 맨체스터 시티가 제안했던 이적건을 받아들였을 때 팬들에게 굉장한 곤욕을 치뤘던 리버풀 구단이다. 그 때문에 재정적으로 큰 문제가 일어나자 리버풀이 내린 선택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협상을 거절해 달라며 몰래 현준과 재계약건을 맺은 것이었다. 또한 자신들의 실수를 용서해 달라며 많은 편의를 봐주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현준은 몇몇 이사진들하고는 사이가 좋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현준이 아니라 리리스였다. 리버풀의 구단주 존 헨리의 주도하에 벌어진 일이지만 리버풀은 존 헨리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몇몇 이사들은 큰 돈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그녀를 불편하게 여기고 있었다. "뭐...무슨 프로그램인지는 나중에 얘기해주세요. 그럼 전 일단 눈좀 붙일게요." 말과 함께 현준은 수면안대를 끼고는 의자를 뒤로 젖혔다. 퍼스트 클래스인 만큼 쉽게 잠들 수 있을 정도로 편한 좌석이었다. "어? 왔어?" "아아..." NFC.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현준을 반기는 것은 국가대표팀 동료이자 현대 프리미어리그의 아스톤 빌라에서 뛰고 있는 성용이었다. 그리고 피곤한 듯 침대에 쓰러지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성용은 인터넷을 까닥거리며 입을 열었다. "인기 대단하더라? 벌써 실시간 검색에 1위에 올랐던데? 김현준 입국이라고." "그 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 그렇게 말하며 현준은 베개에 얼굴을 비볐다. 확실히 기자라는 종족은 정말로 엄청난 존재들이었다.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자신의 존재감도 감추지 못하고 몰려드는 기자들과 카메라 세례에 노출되어버렸던 것이다. 게다가 궁금한 게 뭐가 그렇게 많은지 질문 세례를 내뿜었다. 거기에 기자들 뿐이랴?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스타인 현준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말에 사람들까지 몰려들어 한동안 헬게이트가 일어나기도 했었다. 인천공항에서 경호원들을 보내주지 않았다면 아직도 기자들에게 붙잡혀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현준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준! 왔다매!" 숙소에 현준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구자철이 어느새 현준과 성용이 같이 쓰는 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혼자가 아닌 것인지 구자철의 뒤로 몇몇 선수들이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아아...구글거림. 대체 왜 온거야?" 성용이 구자철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구자철 + 오글거림의 합성어인 구글거림. 워낙 친한 사이인 만큼 서로 이 모습 저 모습을 보여주던 와중 구자철에게 성용이 만들어준 별명이었다. 그리고 구자철은 그런 성용의 말에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침대에 누워있는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가 현준이 발롱도르 수상한 날에 전화를 얼마나 했었는데." "그런 축하전화는 수십명도 더 했겠다." "어? 축하 전화말고. 발롱도르 트로피 보여 달라고. 문자도 몇 번이나 보냈는데." 국제축구연맹이 제정하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프랑스 축구 전문지인 프랑스풋볼이 시사하는 '발롱도르(Ballon d'Or). 전 세계의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상이 바로 발롱도르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카카, 파비오 칸나바로, 호나우딩요, 안드레이 셰브첸코, 파벨 네드베드와 같이 수상자들의 이름값만 해도 그러했다. 그리고 황금색의 공 모양의 트로피인 발롱도르는 1954년 스탠리 매튜한테 처음으로 수상이 시작된 이후 한국인은커녕 아시아인 손길을 허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전 세계의 프로축구선수들이라면 누구나 다 꿈꾸는 트로피인 만큼 다들 발롱도르를 보기 위해 이렇게 보여든 것이다. 다들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축구실력을 가진 선수들이었지만 발롱도르는 그들에게 있어서도 저 하늘의 별과 같은 존재였다. "별 이상한..." 구자철을 보며 성용은 부끄러운 듯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안 봐도 주동자는 구자철이었다. 현준에게 발롱도르를 가져오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다며 선수들을 꼬드낀 것이다. 그리고 국가대표팀 공격수이자 최강희호에서 가장 연장자인 이동국이 침대에 누워있는 현준을 보고는 구자철에게 눈짓을 주기 시작했다. 별다른 친분도 없는데다가 자신이 말을 걸기엔 현준의 이름값이 너무나 높았다. 대표팀에서는 막내급에 속하지만 현준은 조광래호 시절에는 주장완장을 달고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주장을 달고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하고 말이다. "김현준. 내가 부탁한 거 가지고 왔어?" "저기...빨간색 가방에 들어있다." 현준의 말에 어느새 현준의 가방을 뒤지고 있던 지동원이 빨간색 가방을 열다가 굳어버렸다. FIFA 발롱도르. 조심스럽게 포장된 실제 축구공 크기의 황금색 트로피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로 가지고 왔네." "이게 그 발롱도르..." "우와...쩐다." 발롱도르가 모습을 드러내자 현준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축구선수들 중에서도 단 하나. 선택받은 선수에게만 주는 상이 자신들의 눈앞에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웅성거림에 무슨 일인가 하고 모여든 코치진들도 발롱도르를 보며 감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경외감이 어린 시선으로 현준을 보는 것도 있지 않았다. UEFA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하며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는 급이 다를 정도로 잘한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수상후보였던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를 압도적으로 제치며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스탭들과 선수들의 모습은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은 최강희 감독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서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사람이 나올 줄이야..." 수석코치와 함께 자신의 집무실로 향한 최강희 감독은 한 달 전인 1월 13일을 떠올렸다. 그 날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날이기도 했다. 2002 월드컵 4강 진출만큼이나 말이다. 바로 한국 축구 최초로 김현준이 발롱도르를 수상한 날이었다. 현준의 발롱도르 수상은 공중파에서 생중계로 방송편성을 해 내보냈을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보였었다. 그리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현준이 발롱도르를 수상했을 때 축구계에 종사하는 사람 치고 만세를 부르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저 정도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말이지?" "대표팀 주장감 말입니다. 저번 조광래 감독님이 있었을 때도 대표팀의 주장 역할을 맡으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게다가 실력만큼은 두말 할 것도 없고요." 최강희 감독은 입을 다물었다. 새롭게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으며 선수들의 선별에 고심과 고심을 거듭했던 그다. 거기에 또 하나 대표팀 주장 선택에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다. 언론들은 이미 주장으로는 현준이 가장 적격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최강희 감독은 내심 현준이 주장으로 탐탁치 않다고 여기고 있었었다. '리버풀은 외국의 클럽이고, 이곳은 한국 국가대표팀이야!' 외국과 한국의 축구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같다면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이 힘들어 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최강희 감독은 현준이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주장을 맡는 게 탐탁치 않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국가 대표팀의 주축이 해외파라고는 하지만 대표팀의 반 이상은 K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선, 후배 관계도 엄격한 만큼 K 리그에서 딱 1년만을 소화하고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현준이 대표팀 선수들을 잘 이끌지 고민된 것이다. 물론 조광래 감독 시절 현준은 대표팀 주장으로서 충분히 잘 해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의 실력이 좋았지 대표팀 주장으로써 감독과 스탭 그리고 선수들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준 것은 아니었다라는 게 최강희 감독의 생각이었다. "아니야. 현준이는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해. 국가대표팀 주장은 곽태휘를 맡기는 게 낫겠어." 굳이 현준을 주장으로 임명시켜서 소소한 일까지 신경 쓰게 하는 것보다는 대표팀에서 주장을 경험해 본 곽태휘에게 주장을 맡기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현준이가 실망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최강희 감독의 말에 수석코치가 입을 열었다. 현준이 저번 경기까지 주장완장을 달고 뛰었던 것을 생각한 것이다. "이미 리버풀이라는 명문 클럽의 주장에다가 FIFA 발롱도르에 UEFA 선정한 올해의 축구상까지 받은 애인데 국가대표팀 주장이 그렇게 탐날라고." 수석코치는 입을 다물었다. 현준의 업적에 비교하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은 그렇게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연참 완료... 그러면 다들 즐감하시길...전 쓰러져 자야겠다는...완전 피곤하네요. 제 생각에 연참에 댓글은 음...아마도 300~400개가 한계일거 같다는... 그래서 전 한계를 넘지 않게 47개. 00342 리리스, 그녀의 재미.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음 날, 팀 미팅시간 최강희 감독은 현준이 아닌 곽태휘를 주장으로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런 발표에 모두들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리버풀이라는 거대한 클럽의 주장인 현준이 밀려났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현준은 큰 충격을 받지 않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이미 전날 밤 넌지시 언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어제 밤 최강희 감독이 곽태휘를 주장으로 임명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에게서는 그라운드 밖에서의 능력이 아닌 그라운드 안에서의 능력을 더욱 원한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현준은 두 말 않고 그런 사실을 받아들였다. 사실 주장이라는 자리가 딱히 좋아 보이는 자리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이라는 클럽에서의 주장의 역할과 한국 대표팀에서 주장의 역할은 너무나도 달랐다. "현준아 미안하다. 괜히 나 때문에." "괜찮습니다. 선배님. 제가 누굴 챙기는 성격이 아니라서 주장 완장이 부담스러웠는데 잘됐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주장이 되었다는 사실에 쓴웃음과 함께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곽태휘를 향해 현준은 너스레를 떨었다. 곽태휘 뿐만이 아니라 구자철도 그리고 기성용도 최강희 감독의 지시에 조금은 너무하다는 불만서린 표정이었다. '뭐...굳이 오해를 내가 풀어줄 필요는 없겠지.' 그런 모습에 현준은 속으로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에게 있어서 한국 국가대표팀 주장완장은 귀찮은 짐이라 가볍게 내려놓은 것에 불과했는데 다른 이들은 선수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현준에게 주장완장을 뺏어내고 곽태휘에게 주장완장을 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2013 년 2월 17일 일요일. 한국과 우루과이가 벌어지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경기시작 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함성소리와 함께 울려대는 북과 징을 치며 파이팅을 외치며 입장하는 전 세계에서도 이름난 한국 국가대표팀의 서포터즈 붉은 악마를 비롯해 오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온 가족관객들도 다들 하나둘씩 서울월드컵 경기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일부 언론들이 상암구장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상암구장'이라고 알고 있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서울월드컵 경기장. 약 7만 여명에 가까운 경기장은 경기 시작 2 시간 전부터 이미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팬들이 모여들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렇게 추운 겨울 사람들이 모인 이유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지만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바로 한국 축구선수로서는 처음으로 2012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한 현준이 경기장에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많이도 왔다. 이게 다 현준이 팬이란 말이지." 1986년 출생으로 K 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주장으로 국가대표팀의 수비수인 정인환은 부러움에 가득찬 표정으로 현준을 향해 말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현준을 응원하는 수 많은 피켓들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형도 발롱도르 한 번만 타시면 되요. 우리 팀으로 와요. 형 제가 지원해 드릴게요. 형도 파비오 칸나바로 같이 발롱도르 한번 타보는 거예요." "그전에 일단 유럽부터 진출하자." 현준의 장난스런 모습에 인환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입맛을 다시는 그였다. 작년 여름 K 리그 이적 기간중에 거액의 오일 머니가 자신을 유혹했던 적이 있었다. 카타르의 알 사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정수나 알 라얀의 조용형과 같은 한국 수비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이자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중동 구단들이 한국 선수들을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극심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그런 중동 구단의 제의를 받아들이며 주장인 인환에게 넌지시 이적을 하지 않는게 어떠냐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의 확고한 거절 의사로 결국 이적은 무위로 돌아갔고 아직도 인천에서 뛰고 있는 그였다. '그래도 중동보다는 이왕 진출할거면 유럽이지.' 이왕 축구 선수로서 뛸 거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유럽으로 진출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고 싶었다. "야. 김현준. 오늘 경기에서 나 잘하면 리버풀 스카우터진에게 말 좀 해줘. 한국에 쓸만한 수비수가 있다고 말이야." "어? 현준형. 그거 저도요. 저 오늘 선발로 출전하면 이렇게 말해줘요. 한국에 발전가능성이 높은 수비수 한명 있다고요. 인환이형보다 4살이나 어려요. 게다가 저 올림픽 금메달도 따서 병역도 면제예요." "이 자식이! 나도 그때 와일드카드로 올림픽 합류했으면 병역 면제야!" "현준아. 나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다. 내가 어시스트 잘 해줄게. 이번에 프리미어리그에서도 6골이나 넣었어. 내가 너네 주전급 윙어인 마리오 괴체만큼이나 잘 할 수 있다니까?" 정인환과 윤석영 그리고 이청용까지 가세해 투닥 거리는 모습을 보며 몸을 풀고 있던 선수들이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모두들 그런 정인환과 윤석영처럼 내심 유럽으로 진출해 현준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구나 다 거대한 자본과 인프라 그리고 뛰어난 선수들이 모인 유럽의 리그에서 뛰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나 현준의 방에서 봤었던 FIFA 발롱도르.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만 수상되는 그 상을 보고 난 이후로 더욱더 커져가는 열망이었다. "자자! 나는 늙어서 유럽 진출이 힘들 거 같으니까 여기서 공이나 차야겠다. 그리고 이왕이면 나랑 여기서 같이 공 찰 사람도 구해야했다. 다들 긴장 풀고 볼 터치 제대로 해라. 연습 제대로 안하는 녀석은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서 내가 특별히 우리 감독님에게 말해주마.." 어느새 등장한 주장 곽태휘의 말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흩어지는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그 모습에 곽태휘는 우리 팀도 나쁘지 않은데 하며 투덜거렸다. 리버풀만큼은 아니지만 울산 현대는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경험이 있을 정도로 K 리그의 명문팀이었다. [네, 이제 곧 있으면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이 시작되겠는데요. 우루과이 대표팀은 한국과 참 인연이 많은 팀이지요?] [그렇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을 비롯해 올림픽 8강전에서도 맞붙었던 팀입니다. 한국과는 꽤나 인연이 깊은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루과이 대표팀에는 한국이 자랑하는 선수인 김현준 선수와 한솥밥을 먹는 선수도 두 명이나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와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선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평가전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가 소집되지 않았죠.] 캐스터가 말을 마치고는 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루이스 수아레즈가 선수가 소집되지 않은 이유는 리그 경기와 챔피언스 리그를 연속해서 치르면서 선수에게 무리를 주지 않겠다는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의 말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더 많은 경기를 치른 현준은 소집 되서 유럽에서 먼 거리인 한국까지 온 상황. 잘 못 말했다가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멘트였다. [네, 그러면 우루과이의 라인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번 페르난도 무슬레라, 2번 디에고 루가노, 3번 디에고 고딘, 4번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선수 16번 막시 페레이라 선수...] 2011년 남미축구 정상에 올랐던 전통적인 축구 명가인 우루과이는 4 - 3 - 3, 3 - 4 - 3, 4 - 4 - 2 등으로 상대에 따라 전술적인 융통성을 발휘하는 팀이었다. 4 - 3 - 3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가지고 있지만 타바레스 감독의 노련한 지휘로 인한 결과였다. 그에 맞서는 한국은 4 - 3 - 3 의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중앙 최전방 공격수로 김신욱 카드를 꺼내들었고 양 옆을 이청용과 김현준을 출전시켰다. [김신욱 선수가 선발로 나오는데요. 의외의 카드를 꺼내들었는데요.] 한국 대표팀에는 김현준이라는 부동의 공격수가 있지만 현준을 제외하고도 한국 국가대표팀의 공격수에는 박주영, 이동국, 지동원, 정조국 선수가 있었다. K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동국과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에서 뛰고 있는 지동원 그리고 아스널의 박주영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의외였다. [김신욱 선수의 큰 키를 이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군요. 피지컬이 워낙 좋은 선수인데다가 196 cm 의 큰 키를 이용한 헤딩 능력은 우루과이 수비수들도 꽤나 부담스러울 테니까요.]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언론이 예상했던 대로의 카드였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과 동시에 엄청난 환호성이 경기장을 떠날 갈 듯 터져 나왔다. [현준아.] [네, 감독님.] [주장완장 때문에 섭섭하지?] [아뇨. 괜찮습니다. 딱히 주장이라는 자리가 저한테 잘 안 맞는 자리인 것도 같아서 홀가분한 느낌입니다. 리버풀의 주장자리도 굉장히 버겁거든요.]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리고 전에도 얘기했었지만 발롱도르 정말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우루과이 전에 시작되기 전날 밤, 현준은 최강희 감독의 부름에 감독실에 불려갔었다. [내일 우루과이전에서는 신욱이를 선발로 출전 시킬거다.] [신욱이형 아니, 김신욱 선배님 말씀인가요?] [그래.] 최강희 감독의 말에 현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울산 소속인 김신욱은 충분히 좋은 축구 선수였다. 하지만 같은 포지션인 지동원, 박주영, 이동국과 같은 선수들과 비교한다면 특출난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아니었다. [신욱이를 원 톱으로 박아두고 너와 청용이를 윙 포워드로 내세울 생각이다. 대신 넌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도 수행하면서 폭넓게 움직여야 할 거야. 청용이화의 사이드 체인지도 해야 할 테니 꽤나 힘들거다.] [체력은 자신 있습니다.] 자신만만한 현준의 대답에 최강희 감독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공격수로서는 흠잡을 때 없는 면모를 보이는 선수였지만 그 못지 않게 전문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바로 현준의 강철 체력이었다. 워낙 뛰어난 골 결정력이나 개인기에 비해 가려지기는 하지만 현준의 체력은 여타 축구선수들과 비교해도 한 수 위일 정도로 뛰어났다. [신욱이의 피지컬과 키라면 우루과이의 수비수들이라고 쉽게 여기지 못할 거다. 게다가 원래 미드필더 출신이니까 활동량도 나쁘지 않지. 너한테 기회가 충분히 갈 거다.] [네.] 골 결정력이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확실히 김신욱의 피지컬과 큰 키를 이용한 공격은 수비수들의 압박감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특히 헤딩능력은 현준이 생각하기에도 꽤나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우루과이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을 터였다. 결국 최강희 감독의 말은 김신욱을 미끼로 내놓을 테니 자신이 우루과이의 수비를 청용과 같이 휘젓고 다니라는 말이었다. 거기에 머리에 공을 맞추는 것 만큼은 뛰어난 김신욱을 장기 말로 이용하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고 말이다. '그럼 어디 한번 이용해볼까...' "구글! 이리로!" 어젯밤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현준은 디에고 고딘이 맡고 있는 오른쪽 사이드로 이동하면서 구자철을 향해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마크하기 위해 디에고 고딘이 스피드를 올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로 남미 최고의 수비수중 하나로 손꼽히는 디에고 고딘은 리버풀에서도 영입소스가 한 번 나왔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 뿐만이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도 디에고 고딘의 영입을 노린 바가 있었었다. 하지만 그런 디에고 고딘을 뒤에 두고 현준은 자신에게 낮게 오는 구자철의 낮은 패스를 그대로 발 옆으로 돌리면서 디에고 고딘을 감고 돌아섰다. "웃...!" 자신의 수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공을 컨트롤 해내며 몸을 돌리는 현준의 플레이에 당황한 고딘이 낮은 신음성을 토해냈다.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2012 FIFA 발롱도르를 받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직접 맞붙어보니 그 압박감이 달랐다. 코아테스가 협력수비를 하기 위해 가세했지만 코아테스가 현준의 발을 붙잡는 시간은 말 그대로 찰나. 어렵지 않게 코아테스까지 제치며 우루과이의 측면을 무너뜨리는 현준이었다. 와아아아!!! 현준의 플레이에 사람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서울 월드컵 경기장까지 찾아온 그들이었다. 어째서 현준이 2012 발롱도르를 받았는지 작년 UEFA 최우수 선수로 뽑혔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신욱!" 그리고 바로 현준의 크로스가 이어졌다. 우루과이의 패널티 에어리어의 상황을 보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이 어디 있는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잘 알고 있었다. 빨래줄 같이 정확한 크로스가 휘어지면서 디에고 루가노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던 김신욱에게로 이어졌다. "빌어먹을...!" 그리고 이어지는 헤딩슈팅. 하지만 공이 머리에 맞았음에도 신욱은 욕설을 내뱉었다. 디에고 루가노. 남미 최고의 중앙수비수중 하나라는 명성처럼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수비수로 현재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팀인 파리 생제르망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16강전에서도 좋은 수비를 선보이며 레알 마드리드의 홈 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있었던 1차전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망이 0 - 0 의 선방을 거두는 데 가장 큰 활약을 보였던 선수이기도 했다. 우루과이 수비의 핵이라는 말처럼 신욱이 헤딩을 하려는 순간 감각적으로 허공에서 몸을 부딪혀 신욱의 균형을 무너뜨리게 만들어 헤딩슛을 방해한 것이다. 그 때문에 신욱의 머리에 맞은 공은 우루과이 골대 위를 벗어나고 있었다. 아아아!!! 공이 높이 뜨자 모두들 아쉬운 함성을 내뱉었다. 하지만 곧 다시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박수소리와 응원가를 높이 부르는 붉은 악마와 한국 팬들이었다. 아쉬운 찬스를 놓치긴 했지만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고, 그 시간동안 발롱도르를 차지했던 현준이 어떻게든 해줄 것이라는 게 팬들의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즐감하시길! 하지만 곧바로 다음화를 올려드리겠음. 00343 리리스, 그녀의 재미. =========================================================================                            [김신욱 헤딩!!! 아아!!!] [구자철 슛!!! 아! 무슬레라 선방!] [김현준 슛!! 수비 맞고 밖으로 벗어납니다. 코너킥이 선언되는군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7 만여명의 관중과 함께 수 많은 사람들이 공중파 방송으로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함성을 연이어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경기를 계속해서 보는 축구팬들이었다. "이제 골이 들어갈 때가 됐는데..." "빨리 한 골 넣고 여유롭게 경기 좀 봤으면 좋겠다." 한국 vs 우루과이. 한국의 천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끔 우루과이는 한국의 맹공에 맥을 못 추고 있었다. 특히나 오늘 윙 포워드로 출전한 현준은 우루과이의 측면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며 동료선수들에게 연이은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김신욱보다 차라리 박주영이 낫지 않냐?" "아아! 저 새끼는 빨리 빼야 돼. 아까 골은 넣었어야 한다니까?" 일부 과격한 팬들은 선수에 대한 욕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골 냄새가 슬슬 풍기고 있는데 골이 터지지 않으니 답답했기 때문이다. 김신욱도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며 우루과이 수비들을 괴롭히고 있었지만 직접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Tv 로만 시청하는 팬들이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어쨌든 현준은 우루과이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벌여주고 있는 신욱 덕분에 한층 손쉽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그런 현준의 활약 덕분에 미드필더를 보고 있는 구자철과 기성용도 라인을 끌어올리며 우루과이 선수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었다. "이쪽으로!" "성용아! 그쪽으로 간다!" 홈 경기라는 이점도 한국 선수들에게는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익숙한 경기장에 홈 팬들의 엄청난 응원을 등에 업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수시로 짧은 패스로 공을 돌리면서 빈번히 빈 공간으로 돌파해 들어가는 구자철의 플레이에 우루과이 선수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현준과 이청용의 측면이 활개를 치고 있는 만큼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중앙에서도 한국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고 있는 현실이었다. 그 덕분에 한국의 공격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로 인해 한국의 슈팅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막아! 반칙으로라도 끊어!" 현준이 공을 잡자 우루과이의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목청이 터져라 외쳤다. 오늘 경기에서 현준 때문에 전반 30 여분동안 엄청나게 몸을 날리며 갖은 고생을 했던 그다. 그가 막은 한국 선수들의 유효 슈팅만 4개. 하지만 그런 무슬레라의 외침도 무색하게 현준은 너무나도 쉽게 코아테스를 돌파해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해 들어오고 있었다. "빌어먹을...좀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이지." 그 모습에 무슬레라는 욕설과 함께 슈팅을 대비해 자세를 낮췄다. 대체 무슨 마술이라고 선보이는 건지 현준의 마크하기 위해 다가섰던 녀석들은 죄다 뚫려버리고 있었다. 특히나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코아테스는 현준과 몇 번이나 상대해봤을 텐데도 그랬다. 순식간에 발재간으로 자신을 제쳐버리고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해 들어가는 현준의 플레이에 그 뒤를 따르면 코아테스도 인상을 쓰며 바삐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지금 이 장소에서 뿐만이 아니라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연습 경기에서도 몇 번이나 현준을 상대해봤었다.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정말 가끔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은 매번 현준의 등을 봐야만 했었다. "빌어먹을!!" 현준의 실력은 정말 감탄만이 터져 나올 정도로 대단하다. 하지만 그것은 같은 팀의 경우일 때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상대팀으로 만날 경우에는 화가 나기 마련이다. 잘해도 어느 정도 말해야 말이 되었다. 하지만 너무나 실력이 뛰어난 까닭에 계속해서 막지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반칙으로도 혹은 협력수비로도 막지 못하는 존재가 현준이다. 혼자서 모든 경기를 해결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괜히 팬들이 현준에게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이 아니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현준과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코아테스도 마찬가지였다. "적당히 해 먹어라! Womanizer!!" 그리고 코아테스가 한 행동은 바로 심리적으로 현준을 자극해 슈팅 혹은 크로스를 방해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우루과이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현준 때립니까?! 때립니까?!] "이 자식이...!" 순수한 마기로 인해 현준은 관중들의 환호성속에서도 코아테스가 말하는 것을 톡톡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말에 울컥해버린 현준은 그대로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콰앙!!! 북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슈팅이 강하게 휘어지며 우루과이 수비수 사이를 갈랐고, 이제까지 엄청난 선방을 보이며 한국 선수들의 슈팅을 막았던 무슬레라가 지키는 골문을 그대로 갈라버렸다. 현준의 슈팅을 몸으로라도 막기 위해 루가노가 몸을 날려봤다. 그러나 김신욱까지 견제하고 있던 마당인지라 한 발짝 늦은 행동에 불과했다. 와아아아아!!!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드디어 터진 첫 골에 팬들의 환호성이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뒤덮었다. 그 모습은 경기장에 있던 선수들의 몸이 찌릿찌릿하게 느껴질 정도로 장관이었다. "잘했어!!!" "역시 발롱도르!!!" 현준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곧 현준의 주위로 선수들이 모여들었고 서로 얼싸안고는 골 세리모니를 펼치기 시작했다. 미팅시간에 모여서 얘기했던 대로 세리모니는 만세 삼창이었다. 그런 현준과 대표 선수들의 세리모니에 북과 꽹과리를 두드리며 함성을 지르는 팬들이었다. 그리고 세리모니를 마친 현준이 향한 곳은 센터 서클이 아닌 코아테스가 있는 쪽이었다.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는 현준의 모습에 코아테스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그러면서도 현준을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은 그였다. 비록 그가 리버풀이라는 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는 적이었다. 현준이 코아테스에게 다가가자 우루과이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포를란이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인지 현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관중들도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에 현준과 코아테스의 모습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코아테스의 어깨를 감싸며 그의 뒤에다 대고 속삭이는 현준이었다. "다음부터는 Womanizer 말고 Casanova 라고 해라. 알았지?" 현준은 말을 마치며 코아테스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나눈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포를란이 현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 "멋진 골이었다. 준." "땡큐." 단순한 평가전. 게다가 우루과이의 측면을 무너뜨리고 그대로 수비수들 사이로 꽂아버린 현준의 강력한 슈팅은 세계적인 공격수이자 베테랑 축구선수인 포를란이 보기에서 멋진 슛이었다. 그 모습에 현준도 포를란에게도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은 4 - 3. 무려 7 골이나 터졌다. 전반 31 분 현준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골이 터져 나온 것이다. 확실히 우루과이는 남미의 강호다웠다. 전반 30 여분 동안 매섭게 공세를 펼치고 결국 현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공격수 포를란이 역습 상황에서 멋진 바이시클 킥으로 정성룡이 지키는 골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내친 김에 이어서 추가 득점도 터져 나왔다. 세리에 A의 SSC 나폴리에서 뛰고는 에딘손 카바니가 가스톤 라미레즈의 스루패스를 받아 또 한번 골문을 열었다. 한국 수비수들의 전진 수비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골이었다. 순식간에 2 - 1 로 역전이 되며 전반전을 마쳤지만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김신욱이 김현준의 크로스에 이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고, 이어서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침투해 들어가던 구자철이 문 앞 혼전상황에서 역전골 그리고 김현준이 다시 한번 쐐기 골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점수 차이를 4 - 2 로 벌렸다. 에딘손 카바니가 또 한번 골을 터뜨리며 한 점 따라붙었지만 역부족 경기는 그렇게 4 - 3 으로 끝이 났다. "또 실시간 검색어 1위네." 경기가 끝나자마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던 성용이 현준을 향해 말했다. 3월 26일 카타르 전을 대비한 평가전인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끝나자마자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등장한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 검색어는 현준 코아테스, 현준 포를란과 같은 단어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너 코아테스에게 아까 뭐라고 말했냐?" 오늘 경기에서 분주히 뛰어다닌 탓에 그대로 라커룸에 쓰러져버린 구자철이 현준을 향해 물었다. 선제골을 터뜨리며 세리모니를 마치고 나서 곧바로 코아테스 쪽으로 달려가는 현준의 모습에 포를란처럼 구자철도 움찔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라커룸에 있는 다른 선수들의 시선도 현준에게 쏠려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시선을 받으며 현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 "어? 욕하지 말라고. 씻고 밥 먹으러 가자." "아...저 자식. 경기 뛰고 입에 밥이 들어 가냐?" "난 지금 먹으면 토할 거 같애..." 현준의 말에 오늘 미드필더로 출전해 우루과이 선수들을 막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녔던 기성용과 박종우가 손을 저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현준의 시선이 라커룸을 훑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매한가지였는지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다. 특히나 오늘 우루과이 선수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던 김신욱은 몸 여기저기가 욱신거리는지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가장 먼저 라커룸을 나섰고 그런 현준의 모습을 보며 자기들끼리 중얼거리는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그 주된 내용은 현준은 인간이 아니다, 괴물이다, 이렇게 뛰고 입에 밥이 들어가냐? 라는 이야기였다. "축하해. 어제 골 넣은 거." "어? 왠일이세요?" 다음 날 해산을 하며 차를 몰고 자신이 있는 호텔로 향하던 현준은 조수석이 슬그머니 등장한 리리스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골을 터뜨렸지만 그녀가 골을 넣어서 축하해줬다고 말한 적은 없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앞으로 대표팀 경기는 최선을 다해서 골을 넣어야겠네요. 이렇게 리리스님이 축하를 다 주시는데 더 많이......" 장난스럽게 입을 열면서 조수석에 있는 리리스의 모습을 바라보던 현준은 곧 입을 다물었다. 리리스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이제까지 몇 년간 그녀의 같이 생활을 해왔던 만큼 저런 표정을 짓는 그녀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현준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축하해줬으니까 보답해."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골을 넣은 것에 축하를 받았는데 거기서 또 뭘 보답을 하란 말인가? "보답요?" "호텔로 갈 거 아니야?" "아아..."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한 손으로 운전을 하면서 손을 뻗어 슬쩍 리리스의 가슴을 살짝 눌렀다.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리리스가 파주의 훈련장에서 대표팀 선수들과 같이 생활을 하느라 며칠 동안 자신과 못 만난 것을 떠올렸다. "곧바로 호텔로 모시겠습니다." 현준도 싫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자신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리리스와 같은 매력적인 미인과 몸을 섞는 것은 남자로서 영광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몇 번을 안아도 그녀의 몸은 질리지 않았다. "흐읏...!" 현준과 리리스는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서로의 옷을 벗기고 뜨거운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푹신한 침대위에서 짐승같은 섹스를 치른 두 남녀는 한 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떨어졌다. 아니, 떨어진 것은 현준뿐이었다. 마왕의 성욕에는 이길 수 없는 것일까?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맞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리스는 황홀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현준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읏..." 열락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쉬고 싶었지만 자신의 남성은 리리스의 입 안에 들어가자마자 자신의 의지를 배신하고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러다 죽겠는데..." "이런 걸로 죽으면 모든 악마의 웃음 거리가 될 거야. 흐읏..." 현준의 남성이 커졌다는 것을 느끼고는 다시금 현준의 위에 올라탄 리리스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현준을 내려다보았다. "아아...이 순수한 마기 최고야..." "순수한 마기만 마음에 드는 거예요?" 리리스의 말에 현준이 실망한 듯 투덜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리리스의 입에서는 자신의 투덜거림에 대한 답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 때문일까? 민망해진 현준이 리리스와 보조를 맞춰 허리를 움직이며 입을 열었다. "내일 스케쥴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S 본부. 이상한 프로그램이었는데...밤에 방송을 한다고 하더군. 토크쇼같은 형식이었는데. 진행자가 3명이나 되었어. 제목이 무슨캠프였던가?" "아아...○○캠프..." 시간이 날 때마다 Tv를 자주 시청하는 현준이다. 게다가 컴퓨터를 이용해서 한국 예능프로그램은 대부분 시청하기까지 하는 만큼 리리스의 말을 듣자마자 어느 방송프로그램인지 금새 알 수 있었다.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정계인사 재계인사들도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가벼우면서도 무게감을 추구하는 토크쇼였다. "그런데 그쪽 코드하고 저는 잘 맞지 않는 거 같은데..." "그건 니가 생각해볼 문제니까 알아서 하고. 흐읏...그거 좋아..."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멋쩍게 입술을 쭉 내밀고는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녀의 안에 깊숙이 자신의 남성을 찔렀다가 빼내는 것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은 결국 밤새도록 리리스에게 순수한 마기를 빼앗겨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어제 손흥민과 박주영... 손흥민 정말 날아다니더군요. 박주영 골도 괜찮았고...크로스가 굉장히 좋았지만 나름 잘 받아서 넣은 듯... 그리고 그 후 기도 세리머니 하다가 꼴사납게 자빠지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 어정쩡하게 미끄러지다가 잔디를 푹 패이게 만들었다는... 박주영 선수도 식겁했을 듯 이상하게 넘어져서 또 부상당했으면 얼마나 욕 먹었을까... 어쨌든 댓글수가 47개를 넘었으니 나는 연참 성공. 이제 월요일이군요. 다들 출근하셔야죠? 그런 고로 전 잡니다. ㅋㅋ 아아아 리버풀 역전패 ㅠㅠ 00344 리리스, 그녀의 재미. =========================================================================                            "후우..." 다음 날 일어난 현준은 휘청거리는 몸을 가까스로 추스르며 스케쥴을 소화하기 위해 나섰다. 악마의 신체로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인한 체력을 지니고 있기는 했지만 리리스와의 정사는 온 몸의 정기가 쪽 빨려나가는 기분이었다. 아니, 실제로 자신의 순수한 마기가 쪽 빨려나갔으니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휴우...그럼 가볼까." 촬영 장소는 경기도에 있는 한 호텔형 펜션이었다. 현준은 운전대를 잡고 천천히 차를 몰기 시작했다. 매니저가 있었으면 자신 대신 운전을 해줬을 테지만 자신의 매니저는 리리스. 그녀가 운전을 한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그녀는 편하게 침대에 누워서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며 잠들어 있었다. "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한국 축구의 보물! 김현준 선수!" 촬영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워낙 인기 절정의 스타인 만큼 현준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촬영준비가 전부 완료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혹시 촬영에 방해가 될까 싶어 촬영 섭외지인 호텔형 팬션 또한 오늘 하루는 전부 예약되어 있는 상황. 그 만큼 S 본부 현준의 섭외에 공을 들였던 것이다. "꺄아!!!" "우와아아!! 대한민국!" 개그맨이자 MC 로 유명한 김상규의 소개에 상규와 같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신민정과 김기성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물론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또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만 주어지는 FIFA 발롱도르까지 수상한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열심히 들며 등장하는 현준의 모습에 김기성이 재빨리 달려가 현준의 물건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무엇을 이렇게 굉장히 많이 가지고 오셨어요? 혹시 제 선물이예요?" 탤런트로 오늘 프로그램의 진행자중 하나인 민정이 현준을 향해 짓궂게 말했다. 그리고 그런 민정의 질문에 현준은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이게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라서요." "어? 우와!!!" 현준이 가지고 온 것은 바로 올림픽 금메달, UEFA 최우수 선수상 트로피, UEFA 최우수 공격수상 트로피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게 주는 트로피는 물론 황금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FIFA 발롱도르 트로피들이었다. "이게 바로 모든 축구 선수들이 간절히 바란다는 그 트로피들..." "우와...정말 볼 때마다 뿌듯하시죠? 수 많은 축구 선수들이 꿈에서나 그리는 그 트로피인데 말이죠."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이런 트로피를 못 받고 은퇴하시는 선수들도 굉장히 많잖아요?" "네. 저도 이런 트로피를 제가 얻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른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이런 트로피를 타게 됐네요." 현준의 말과 함께 카메라가 움직이며 트로피들을 조심스럽게 찍기 시작했다. 한국 축구 선수중 아니 아시아에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중 그 누구도 가져보지 못했던 트로피들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이게 FIFA 발롱도르 트로피인가요?" "네. 실제 축구공 크기의 트로피가 가지고 오는데 조금 무거웠어요." "우와. 저 김현준 선수 트로피 탈 때 만세 삼창 불렀어요." 공중파에서 방송이 되었을 정도로 김현준의 발롱도르 수상은 큰 관심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만 주어지는 FIFA 발롱도르. 이제까지 자신들과는 사는 세계가 다른 외국의 최고 선수들만이 수상할 수 있는 트로피라고 생각했던 발롱도르에 후보까지 현준이 오른 것이다. 그리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리오넬 메시를 물리치고 현준이 압도적인 득표수로 상을 차지했을 때 환호성을 터뜨렸던 한국 축구팬들이었다. "네. 그 토크쇼 출연은 잘 안 나오시지 않았나요? 이렇게 나오시니 정말로 반갑습니다." "아...실은 방송출연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서 이제는 안 나올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어어? 그러면 안되요. 제가 얼마나 김현준 선수를 보고 싶어 했는데요." 현준의 말에 상규가 아쉬움이 섞인 소리를 내뱉었다. 연예인들 중 스포츠 스타인 김현준을 싫어하는 여인은 거의 없었다. 특히나 축구를 좋아하는 김상규는 현준의 광팬이었다. "옛날에 ○○ 토크쇼도 하고...런○맨 촬영도 하고 해서. 이번에 또 나오면 저 녀석 축구 선수가 축구는 안하고 방송에만 나온다고 뭐라 할 것 같아서요." "○○ 토크쇼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해서 나간 거고, 런○맨은 올림픽 우승해서 나간 거고, 우리 프로그램을 발롱도르를 수상해서 나온 거예요." "하하하. 그게 그렇게 되나요?" "그러면 다음에는 월드컵 우승 때나 보면 되겠네요. 2년간 Tv 에서 볼일 없으실테니 오늘 많은 말씀 해주시고 가면 되겠네요." 장난스러운 기성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스태프들이 준비한 장소로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네 남녀였다. "긴장되시죠? 토크쇼라는 게 베테랑 연예인들도 긴장하는 자리거든요. 행여나 말실수를 할까봐 말이에요." "아뇨. 원래 긴장이라는 게 별로 없어서요." "하하하! 그래요? 그럼 오늘 짓궂은 질문 좀 많이 던져도 되겠는데? 저희들에게 소스가 있어요. 소스가." 자신만만한 상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규의 자신감의 원천이 되는 그 소스가 무엇인지 궁금했던 탓이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방송 촬영이 이어졌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 오르셨는데 굉장히 인기가 많으시죠? 어떤가요? 실감이 나세요?" 민정의 질문에 현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네. 리버풀에서도 그리고 한국에 와서도 내가 그래도 팬들이 굉장히 좋아해주는 축구 선수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축구의 고장하면 영국 그리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클럽 중 하나가 바로 리버풀인데요. 리버풀의 팬들은 어떤가요? 김현준 선수의 발롱도르 수상에요." "난리도 아니었죠. 그 쪽은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나라라서." "에이. 그거 몰라요? 김현준 선수 저번에 맨체스터 시티 이적한다니까 리버풀 팬들이 구단 앞에서 시위까지 했잖아요? 그거 영국 공영방송인 BBC 에도 나왔다니까요? 그 정도로 사랑을 받는 선수야. 이 선수가." 상규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머리를 긁적이는 현준이었다. 그 때 자신을 보내지 말라며 플랜카드를 들고 구단에서 시위를 벌였던 콥들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한국 축구 첫 발롱도르 수상. 사실 발롱도르라는 이 상이 정말 대단한 상이잖아요? 제가 알기론 이 상은 유럽과 남미선수를 제외하고는 받은 상이 아니라면서요?" 축구 선수로서는 최고의 영광이자 모든 선수들이 평생 한번 차지하기도 힘든 상이 바로 발롱도르였다. 이 상은 1956년 가브리엘 아노가 유럽에서 그 해 최고의 플레이어를 선정하고자 그의 동료기자들과 투표를 하면서 만들어진 상이었다. 애초에 발롱도르는 오즉 유럽팀의 유럽권선수에게만 표를 던질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축구 황제라 불리는 펠레, 마라도나, 지코도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1995년 비유럽권 선수들의 유럽진출이 늘어나면서 비유럽권 선수들도 발롱도르를 수상하게끔 변경이 되었다. "네. 아뇨. 사실 저 이전에 이 상을 받은 유럽, 남미 출신이 아닌 선수가 있어요. 바로 AC 밀란에서 활약했던 조지 웨어 선수인데요. 아마 1995년도에 발롱도르를 수상했을 거예요." 라이베리아의 괴인이자 축구영웅 조지 웨어. 스트라이커로 드리블, 스피드, 체력, 슈팅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던 선수가 바로 그였다. 조지 웨어는 1995년 발롱도르 비유럽선수권 제한이 풀리고 나서 수상한 첫 발롱도르 수상자였고, 아프리카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유럽과 남미 출신이 아닌 유일한 발롱도르 수상자였었다. "모든 나라가 꿈꾸는 게 월드컵 우승이고, 모든 클럽들이 꿈꾸는 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고,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게 바로 이 발롱도르인데요. 어떠세요? 기분이?" "뭐...사실 딱히 실감이 가지는 않아요." "집에서 매일 보고 있지는 않으세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트로피를 닦는다던가?" 안경닦이를 호호 불며 닦는 시늉을 하는 상규의 행동에 현준은 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깨끗하지가 못해서요. 그냥 다른 트로피들하고 같이 트로피 장에 넣어두고 있어요. 가끔 지나가다가 보이며 한번씩 보고 그러게요." "헐?! 그러다가 누가 훔쳐가면 어떻게 하나요?" "그럴리가요." 민정의 질문에 현준은 손을 내저었다. 과연 마왕인 리리스가 거주하는 자신의 집을 털 수 있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리리스가 가끔 집을 비운다 치더라도 자신의 집에는 타락 천사인 탈리사와 레리엘이 있었다. "한국 축구 선수로써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도 차지했고,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올림픽 금메달, UEFA 올해의 선수상에 올해의 공격수상까지 2연패. 그리고 FIFA 발롱도르까지 차지하며 주가가 진짜 하늘을 찌르다 못해 뚫고 나가신 김현준 선수인데 어떻게 이렇게 저희 프로그램에 나오셨나요?" 가볍게 수다를 떨다가 슬슬 토크쇼의 분위기를 잡는 상규였다. 그리고 그런 상규의 질문에 현준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이번 토크쇼에 나가면 굉장히 재미 있을거야." "어째서요?" 솔직히 현준에게 있어서 방송 출연은 귀찮았다. 게다가 자신이 방송에 또 나온다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허리를 살짝살짝 흔들면서 현준의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댄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네 녀석의 과거를 찾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아서." "제 과거라면..." "아무리 해도 너와 카오스큐브의 공통점을 못 찾겠어. 단지 너나 카오스 큐브나 엄청난 순수한 마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니가 카오스 큐브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어. 심지어 다인 슬레이프나 프레이르 조차도 소환할 수 없는 니가 말이야." "......"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훈련의 방에서 있었던 각성. 그 때 루시퍼는 자신에게 분명 카오스 큐브라고 말했다. 그 후 자신과 몸을 섞으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정체를 알기 위해 노력해본 리리스였지만 결과는 제로. 각성전과 비교해 순수한 마기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것과 자유자재로 순수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현준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 전 카오스 큐브가 아닌 건가요?" "모르지. 그래도 루시퍼의 말이 꼭 틀리다고는 할 수 없어. 난 예전에 너의 이상한 모습을 본 적이 있거든." "저의 이상한 모습...?" "응.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넌 예전에 어마어마한 순수한 마기로 날개를 만든 적이 있었지. 그때의 압박감은 카오스 큐브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어." 그 날 폭주하다시피 한 현준의 행동에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현준의 밑에 깔려야만 했었던 리리스였다. 어마어마한 순수한 마기의 위압감에 마왕인 그녀가 반항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현준을 받아들여야만 했었다. "그렇다면...?" "너의 과거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인간을 찾아야지. 너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은 내가 읽으려고 해도 읽혀지지 않아. 카오스 큐브의 힘일지도 모르지. 그래서 방송에 나가라는 거야. 인간들의 힘으로 찾아보는 거지." 만약 이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많이 나온다면 네티즌들이 동원될 테고 어떻게든 단서가 나올 거였다. 요즘의 네티즌들은 정말 무서우니 말이다. "그렇군요." 자신의 과거. 과거에 대해선 현준도 조금은 궁금했다. 자신의 기억 속에는 중학교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이후 친척이 자신을 키워줬다는 사실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대체 그 친척이 누구였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런 연유로 현준은 이 토크쇼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정말로 자신이 카오스 큐브인지 아니면 그냥 단순히 인간이었다가 악마로 변한 존재인지를 알기 위한 자리였다. 현준은 상규의 질문에 자세를 잡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뭐 사실...축구라는 종목이 올림픽에서 그리고 월드컵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팬들도 많은 사랑을 주시는데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보답하고자 이렇게 나오게 되었고요. 사실 제가 세워놓은 목표가 있어요. 월드컵 1회 우승,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 소속팀을 이끌고 리그 우승 3번 그리고 발롱도르 2회 수상 이렇게요." "아직 많이 남으셨네요? 월드컵 1회 우승하고 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 그리고 리그 우승도 2번 더 하셔야 하고 발롱도르도 한 번 더 타셔야 할 테니..." 기성의 말에 상규가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저건 축구 선수들 중 아무도 못해본 거야. 그야말로 전설! 한국 축구계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가 될 생각이네. 정말 쉽지 않으실 텐데요? 특히나 월드컵은..." "어렵겠죠. 그러니까 목표죠." 말로는 쉽게 할 수 있지만 축구 선수들 중 이 중 하나라도 달성한 선수가 몇이 있을까? 현준의 말에 모두들 숙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어요." "이 목표 말고 또 세워둔 목표가 있나요? 이것도 정말 힘드실텐데..." "이 목표는 축구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예요. 사실 제가 고아거든요." "아아..." 현준이 고아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 그 때문에 올림픽이 끝나고 난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 현준의 별명은 합법적인 병역 브로커였었다. 군대가 면제된 상황에서 올림픽에 출전해 홀로 10 골을 터뜨리며 올림픽 대표 선수들 전부를 명역 면제를 시켜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저도 예전에는 친척이 있었어요. 이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10살 때 어머님이 돌아가셨거든요. 아버지는 있었는지도 모르고요." "네에...아 이런 얘기 어떻게 방송에 나가도 괜찮으시겠어요?" "네. 그럴려고 온 건데요." 워낙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김현준이 출연하는 토크쇼다.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게 분명했다. 노련한 방송인 답게 말을 마치며 흘깃 작가들 쪽으로 시선을 주는 상규였다. 그리고 방송 촬영이 중단되었다. 작가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방송 컨셉과 질문지를 다시 작성하기 시작했고 카메라 배치도 변경되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방송이 다시 재개되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시길! 연참하려고 했는데...시간이 나질 않아서... 하지만 51! 00345 리리스, 그녀의 재미. =========================================================================                            "김현준 선수가 고아시라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인데요." 워낙 뛰어난 스타인 만큼 현준의 과거가 네티즌들에 의해 밝혀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현준이 고아라는 사실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고아라는 사실만 알 뿐 정확히 현준이 어떤 생활을 살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는 친척집에서 살았어요.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었어요. 불과 10 년도 안 된 일인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일이거든요." "보니까 청주에서 초, 중, 고를 다니셨고 대학교를 충남대학교로 다니셨다고 하던데요." "네. 중학교를 꽤 멀리 다녔어요. 청주에 세광중이라고 있는데 청주시외지역에 있는 학교였거든요." "그러면 담 넘기도 못하셨겠네요?" 너무 우울해지는 분위기에 기성이 입을 열었다. "아뇨. 한번은 너무 공부가 하기 싫어서 급식을 먹고 땡땡이를 친 적이 있었는데 마침 집으로 가는 버스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걸어서 갔는데 집에 도착할 때쯤 되니까 친구들이 수업을 다 마치고 버스를 타고 오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그 후로는 땡땡이 안쳤어요." "하하하하!!!" "호호호!" 웃음을 터뜨리는 진행자와 함께 오늘 프로그램의 총괄자인 PD 의 입에서도 기분좋은 미소가 그러졌다. 유명세에 비해 현준의 과거는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과거의 에피소드만 하더라도 시청자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보일 터였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홀로 사셨다고 하던데요?" "네. 사실 친척집에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아버지가 없다보니 딱히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도 못했고요. 게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고아라는 타이틀이 붙으니까 괜히 주눅이 들어서 친척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친척들도 어머님쪽 친척들 분이셨거든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굉장히 많이 하셨던 걸로 기억해요." 현준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잘 기억에도 나지 않는 일이지만 그때를 생각하니 씁쓸한 감정이 밀려들어왔다. "아...정말 힘드셨겠어요." "네. 그때는 정말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중학교 3 학년 때 갑자기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을 줄 테니 혼자 살아라라고 하시더군요." "네?! 친척분들이 자기들의 집을 줄 테니까 혼자 살라고요?" 충격적인 사실에 모두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특히 오늘의 여성진행자인 민정은 현준의 불행해 보이는 이런 과거가 충격적인지 눈에서 눈물을 글썽거리고 있었다. 다른 진행자들도 이런 사실이 굉장히 충격적인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그렇다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혼자 살게 되신거예요?" "네. 아마 중학교 3학년 봄 쯤이었던 거 같아요." "그러면 학교도 그렇고 식사비도 그렇고...일단 돈이 문제잖아요? 그런 건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혼자 사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성인도 아닌 중학교 3학년이라면 말이다. "처음에는 친척들이 남겨놓은 돈으로 생활을 했어요. 그런데 정말 금방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중학교 3학년 때요?" "네. 그때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신문배달하고 전단지 돌리기 같은 것 밖에 없었거든요. 정말 힘들었어요. 아침마다 일어나서 신문 돌리고 학교에 갔다가 학교 마치고 다시 전단지 돌리고 오면 거의 집에서 쓰러져 잤죠."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현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그의 과거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놀랐지만 그 과거가 여타 일반적인 사람들하고는 전혀 다른 불행한 사실에 말문이 막힌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굉장히 힘드셨겠어요." "네. 그래서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 딱히 없어요. 솔직히 제가 혼자 살 때부터 친구들이 절 꺼려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고아라는 타이틀이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매번 혼자였어요." 고아라는 타이틀을 향한 한국 사람들의 사회적 편견은 대단하다. 그런 타이틀 때문에 취직도 그리고 결혼이 취소되는 일 조차도 빈번할 정도다. 게다가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고아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무관심하고 편협하게 행동한다. "그때는 정말 우울했어요. 매번 혼자 힘들면서 인상을 쓰고 다니고...정말 죽고 싶었죠. 내가 이렇게 힘들게 왜 살아야 되나 싶기도 하고.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많이 하고..." "아아..." 현준의 불행한 과거에 결국 민정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기성이 재빠르게 휴지를 꺼내 민정에게 건네주었다. "뭐 기억도 나지 않는 친구들이지만 그래도 지금쯤이면 저를 자랑스러워 하고 있을걸요? 그래도 한국 축구선수로서 프리미어리그에도 진출하고 축구 선수에게 있어서 최대의 영광인 상인 발롱도르를 차지하기도 했으니까요." "혹시 친척분들이 원망스럽진 않으세요?" 너무나 다운된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함일까? 웃음을 터뜨리는 현준의 모습에 상규가 말했다. 노련한 진행자로서 지금은 이 분위기를 계속해서 밀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원망스럽죠. 하지만 다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친척분들은 한 번 뵙고 싶어요. 중학교 3학년 때 연락이 끊긴 이후로 이제까지 단 한번도 보지 못했거든요." "연락도 없으셨어요?" "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거 같아요. 정말 힘들 때 연락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가셨더라고요. 그리고 그 친척분들 말고 제가 아닌 친척분들은 아무도 없었고요." "그 분들도 지금은 굉장히 아쉬워 할걸? 김현준 선수가 이렇게나 자랑스러운 축구 선수가 되었는데 더 잘해줄걸 하면서." 그렇게 현준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흘러갔고, 대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울한 내용들이 끝이 나고 현준의 축구 인생의 시작인 대학교 1학년 시절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상규가 흥미로운 눈빛으로 현준을 향해 말했다. "대학교 1학년 말 조기축구회에서 시합을 하던 것을 계기로 축구계에 발을 들이셨다고 다들 알고 있는데요." "네. 맞아요. 그 전까지는 그냥 평범하게 동아리 시합 같은 데서 건성건성 수비수역만 맡았어요. 그렇게 끝나고 술 한잔 얻어먹고 그런 식으로요. 많은 사람들이 제가 중, 고등학교때부터 축구를 했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 그 때는 워낙 힘든 시절이라 공을 찰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인터넷으로 축구 경기는 굉장히 많이 봤어요." "좋아하는 선수가 계셨어요?" "네. 반 니스텔루이 선수요." 1976년 출생으로 네덜란드의 스트라이커. 그 전부터 유명한 선수이긴 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면서 한국 팬들에게도 널리 이름을 알린 선수로 2002 년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및 MVP를 차지하고 2003 년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007 년에는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전설적인 선수였다. "반 니스텔루이 선수가 나오는 것은 경기는 인터넷으로 매번 찾아본 거 같아요. 처음에는 박지성 선수 보려고 한 건데 정말 잘하더라고요." "그럼 김현준 선수 축구 선수로써 성공한 이후 반 니스텔루이 선수를 만나본 적이 있으세요?" "아뇨. 제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을 때 반 니스텔루이 선수는 프리메라리가에 있었으니까요."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반 니스텔루이. 작년 봄에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제는 축구계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이었다. 자신과 동시대에 뛰기는 했지만 뛰는 리그가 다른 탓에 경기장에서 부딪칠 일이 없었었다. "그러다가 조기 축구회 가입해서 결국 내셔널 리그인 대전 한수원에 입단하셨는데요." 여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청소년대표에서 프로리그 진출등의 엘리트 코스 단계를 밟아나갔다고 하면 현준은 그런 그들과는 다르게 완벽하게 밑바닥에서도 출발했었다. 인맥도 없었고 그 시절에는 K 리그에서 연습생을 뽑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네. 사실 대학교 때 만났던 친구의 권유로 인해 조기축구회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고마운 친구죠." "그 친구분이 김현준 선수의 인생을 바꿔놨네요." "네. 제가 고아라는 것을 알고도 먼저 다가와준 몇 안되는 녀석이예요. 지금도 종종 한국에 놀러왔을 때 같이 술도 마시고 그래요." "그 친구분이 김현준 선수 보면 뭐라고 하세요?" "네? 이 새끼 용 됐네 그러면서 술값은 니가 내라 이러죠." 현준의 말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세 남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내셔널 리그 그러니까 실업리그팀인 대전 한수원에 입단하고 난 이후 그 때부터 천부적인 골 결정력을 보이셨는데요. 제주 유나이티드와 친선경기에서 혼자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거뒀어요." "네. 아마 그때 구자철 선수를 처음으로 봤었을 거예요." "아하! 구자철 선수와 그 때부터 친분을 가지게 되었나요?" "아뇨. 그 때는 그 선수가 누군지 몰랐어요. 그냥 시합에서 이기고만 싶었거든요." 그 때는 한창 악마의 시계를 얻고 나서 그 위력을 확인해 보았을 때였다. 그리고 연예를 시작하면서 한참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였기도 했다. '수진이...'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 악마의 시계를 충전하기 위해 찾아갔던 클럽에서 만난 인연이 알콩달콩한 사랑의 감정으로 좋게 흘러가 사귀게 되었던 여자. 하지만 지금은 그 관계가 이도저도 아닐 정도로 흐지부지한 상태였다. "N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팬들도 점점 생겨나셨는데요." "네. 사실 그때 한 팬분하고 연애를 하고 있었어요." 현준은 말을 면서도 속으로 내심 이 이야기를 꺼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이런 이야기를 전혀 꺼낼 생각이 없었지만 왜였을까? 리리스가 꼭 이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고 강력하게 원했던 것이다. "어?! 정말요!" "진짜요?!" 현준의 충격적인 발언에 모두의 눈동자가 커졌다. PD 조차도 침을 꿀꺽 삼켰다. 예전에 스캔들로 인해 난리가 한번 나기는 했지만 그 후의 현준의 사생활은 도를 닦는 수도승처럼 굉장히 깨끗하고 건조했었다. "네. 그때 대전한수원 선수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요. 아마 진행자분들도 다 알고 계시는 분이실거예요." "네? 정말요?" 모두의 눈에 과연 김현준이 사귀었던 여자가 누구인가 하는 궁금증이 맴돌았다. "아...이거 말해도 되려나?" "괜찮아요! 빨리 말해요. 아! 답답해! 괜찮습니다! 말해도!" "그게 그 분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겠죠?" 잠시 뜸을 들이는 현준의 모습에 기성이 자신의 가슴을 팡팡 두드리며 답답한 제스쳐를 취했다. 상규도 그리고 민정도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며 현준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은 정말 유명하신 분인데요. 그때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정말 서로 아무런 언론의 관심도 받지 않고 만났었어요. BE 엔터테인먼트의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인데요."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 "아아! 그 수진!" 예상외의 인물이 등장에 모두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 현재 체리 쥬빌레와 함께 BE 엔터테인먼트의 간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아이돌 그룹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상규가 뭔가 짐작 가는 게 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서 수진이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김현준 선수의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꺼냈었구나." "네. 서로 사귀고 있었거든요. 그 때 수진이는 1 집을 망해서 진짜 잊혀진 아이돌이었고, 저도 실업리그 소속이라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 없어서 정말 편하게 연애했어요. 어디를 돌아다녀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아! 정말 좋았겠어요. 일반인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연애하는게 제 꿈이었거든요." 민정이 자신의 양손을 부여잡으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빛냈다. 모든 여자 연예인들이 꿈꾸는 평범한 데이트가 현준의 입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어떻게 만나게 되셨어요?" "그건 노 코멘트로 할게요." 민정의 질문에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차마 방송에서 여자를 꼬시기 위해 클럽에 갔다가 만났다는 이야기는 꺼낼 수 없었다. "그럼 이 이야기는 나중에 물어보기로 하고. 김현준 선수 오늘 정말 제대로 걸리셨어요. 축구 보다 토크쇼가 힘들다는 것을 오늘 느껴 봐야되요." "하하하하!" 상규가 오늘 현준의 모든 것을 캐내겠다는 생각인지 눈에 불을 피웠다. 그러면서 자신의 대본을 슬쩍 보고는 현준을 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N 리그에서 김소닉이라는 별명으로 전기리그 득점왕, 도움왕, MVP를 차지. 말 그대로 실업리그는 씹어 먹으셨어요. 그리고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대전 시티즌에 입단하셨는데요." "네. 그 때 대전 시티즌이 한창 부진에 빠져있었을 때라 싸고 능력좋은 선수를 찾고 있었어요. 시민구단이라 재정상황이 딱히 좋은 구단은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그 때 대전 시티즌의 눈에 김현준 선수가 딱! 들어온 거군요." 상규의 말에 현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는 대전 시티즌 뿐만 아니라 여러 K 리그 팀에서도 오퍼가 들어 왔었었다. "마침 제가 뛰고 있던 대전한수원도 연고지가 대전이거든요. 그래서 대전한수원 감독님하고 대전 시티즌 감독님하고 이야기를 해서 이적이 성사됐죠." "조건도 그때 K 리그 신인으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이었다고 들었어요." 오늘 현준이 출연한다는 말에 현준에 대한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 조사를 했었던 ○○캠프 작가들이었다. "네 계약금 5000만원에 연봉 3500만원이었으니까. 정말 큰 돈이었죠." "굳이 대전 시티즌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네. 있었죠." 따지고 보면 간단한 이유였다. 대전에 자신의 친구들 그리고 자신이 다니던 충남대학교가 있던 만큼 그 곳이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세 남녀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댓글이...역시 연참의 위력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고로 지금 빨리 써서 올릴게요. 다들 즐감하시길 00346 리리스, 그녀의 재미. =========================================================================                            "대전 시티즌 소속으로 K 리그에 진출할 김현준 선수. 대전 한수원때와 마찬가지로 리그에서 폭발적인 골을 터뜨리며 후반기에만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하위권에 쳐져 있던 대전 시티즌을 K 리그 우승팀으로 올리며 MVP를 받으셨죠." "네. 그때 참 퍼플 크루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혹시 그때 기억나는 팬이 있으세요?" 기성의 질문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나는 팬이 없을 리가 없었다. 퍼플크루하면 아직도 생각나는 사람은 바로 자신과 같은 과 후배이자 K 리그 아니 대전 빠순이였던 희연이었다. "네. 희연이라고. 제 대학교 후배였는데 정말 대전 시티즌 열성팬이었거든요. 수업도 빠지고 모든 경기를 찾아다니고 그랬어요. 친구가 말해줬는데 처음에 제가 대전시티즌 갔었을 때 희연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무슨 말요?" "아...우리 대전 정말 망하는 거 아니야? 라고요. 그 때는 제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제가 축구선수로써 뛰고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거든요." "하하하!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세요?" "네. 종종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 봐요." 그렇게 대전 시티즌의 이력들과 함께 기억나는 경기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매 경기 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였기에 이야기의 소재가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2010 남아공 월드컵이죠." "아..." 2010 남아공 월드컵. 솔직히 현준에게는 시련이라고 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조금 아쉬운 일이긴 했지만 말이다. "월드컵 후보 선수까지 들어갔는데 결국 탈락하고 말았어요. 지금도 가끔 논란거리가 되는 이야기인데요. 그때 어떤 기분이셨어요?" "사실 다들 시련시련하는데 저한테는 시련이 아니에요. 딱히 별다른 생각은 안 들었어요. 그냥 월드컵에서 뛰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사실 K 리그 MVP를 받으면서까지 활약을 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내심 다른 선수들에 비해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열등감 이라면?" "다른 선수들은 엘리트 코스를 밟고 올라왔는데 저는 대학교 때 축구를 시작해 반짝 올라와서 국가대표 후보에 발탁된 거잖아요. K 리그 MVP를 차지했다고는 하지만 K 리그에서도 반 시즌만 활약했던 거고요. 그래서 사실 기대는 안했어요." "아아..." 현준의 말에 상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다물었다. 인맥축구라고 불리는 한국 축구. 워낙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관계자들하고의 친분도 있는 상규가 그런 내용을 모를 리 없었다. 기성도 그런 분위기를 짐작한 탓에 딱히 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축구팬들에게만 널리 알려져 있던 김현준 선수가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받는 경기가 있었죠. 바로 K 리그 올스타와 FC 바르셀로나의 친선 경기였는데요. 참 이 경기 말이 많았죠?" "네.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이라서 그런지 저희 K 리그 올스타를 약간 무시하는 행동을 보였었어요. 주전선수들은커녕 후보 선수들만 나오고. 그래서 화가 나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미친 듯이 뛰어 다녔던 거 같아요."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그 경기에서 폭주를 하면서 4 골 1 도움을 기록하시며 5 - 2 로 K 리그 올스타의 대승을 견인. 대다수의 선수들이 2군 선수라고는 하지만 정말 대단한 활약을 선보이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셨죠." 프리미어리그 강팀 중 하나인 첼시. K 리그 시절부터 현준을 눈여겨 보고 있던 클럽으로 FC 바르셀로나의 활약을 보고서는 램파드의 대체자로 현준을 영입한 것이다. "정말 파격적인 이적이였죠." "안첼로티 감독이 절 굉장히 좋게 봐주셨어요. 프리미어리그는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이잖아요? 그래서 첼시로 이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제 실력이 어디까지 통할지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자신도 있었거든요." "네. 1년 만에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하며 일명 스포츠 스타의 반열에 올랐는데 첼시 시절에서도 입단하자마자 대 활약을 펼치셨거든요." "데뷔전에서 1 골 1 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 완벽하게 눈도장을 찍었죠. 저도 그 경기 봤어요. 교체로 출전하셨잖아요." 호들갑을 떠는 민정의 모습에 현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악마의 기운을 이용했던 환상적인 데뷔전. 수 많은 관중들이 모여 있던 스템포드 브릿지에서의 열광적인 응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승승장구 무려 11라운드동안 13골 8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첼시를 선두로 이끄는 데 가장 큰 견인차 역할을 했었어요. 그때 붙여준 별명이..." "그라운드의 지배자요." 그라운드의 지배자. 어떤 팀을 상대로 하던 간에 그라운드에 나서기만 하면 혼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현준의 플레이에 감탄한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었다. 그리고 이 별명은 아직까지도 현준을 대표하는 별명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다시 슬럼프가 왔어요. 정말 큰 사건이었죠. 한국에서도 크게 다뤘었는데요. 바로 스캔들 사건이죠." "네. 하하...그 스캔들에는 딱히 할 말이 없네요." 이미 전부 알려진 사실 뭐라고 포장을 해도 좋은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현준은 스캔들에 대해서 짤막하게만 입을 열었다. "뭐...많은 분들도 알고 계실 테지만 그때는 정말로 영국의 많은 여인들에게 대쉬를 받았었거든요. 스포트라이트를 굉장히 많이 받기도 했고요." "인기를 실감하시게 된 거군요." "네. 그래서 들뜬 것도 있었고 또 어린나이라 여성분들이 저에게 잘해주는 것이 너무나도 좋았어요." "그래서 스캔들이 나신건가요?" 기성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네. 둘 다 정말 저에게 너무 잘해줬어요. 그래서 저를 굉장히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혼자 살아왔기 때문에 그 분들이 저에게 해주는 행동이 사랑이라고 느꼈었거든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네. 그 때문에 한동안 굉장한 부진에 빠지셨었는데요."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냥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싫었고, 축구를 하려고 해도 잘 안되기도 했어요. 감독님에게도 많이 혼났고 동료들에게도 욕을 많이 먹었었어요. 경기를 잘 할 때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경기를 못하기 시작하니까 동양인이 저렇지 하면서 손가락질을 하는 팬들도 있었고요." "굉장히 힘드셨겠어요." 해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기성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스캔들 사건 이후 엄청난 부진에 빠지면서 첼시로 연패를 걷기 시작했고 결국 첼시에 이적한지 반년만에 또 다시 트레이드가 되셨어요. 그땐 어떤 기분이셨어요?" "구단에게 실망스러웠죠. 제 자신에 대한 자괴감도 들었고요." 스캔들 사건 이후 악마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부진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전반기 13 골 8 어시스트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보였었다. 하지만 첼시는 현준의 부진에 더 이상 발전가능성이 없다고 봤었는지 그대로 현준과 3500만 파운드를 묶어서 리버풀의 토레스와 맞트레이드를 하는 빅딜을 성사시켰었다. "그 때의 몸값이 약 1500만 파운드 였었어요." "네. 약 270억원 정도였는데요." "우와!! 그럼 그 돈을 다 김현준 선수가 받으신거예요?" 270 억의 어마어마한 돈에 민정이 놀란 목소리가 말했다. 그 모습에 상규가 손가락을 까닥까닥 거리며 대답했다. "그건 구단끼리 건네는 돈이고 선수에게는 들어가는 돈이 없어요. 선수는 연봉, 출전수당, 득점수당 같은 거로 받지 거기에 에이전트 수수료 10% 빼야되고." "하하하...네. 맞아요. 그때 제 몸 값이 270억이라고는 하지만 270억이 저한테 들어오는 돈은 아니고 구단과 구단끼리의 거래였어요." 상규와 현준의 설명에도 민정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그런 민정의 행동을 뒤로 한 채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 나갔다. "그리고 리버풀에 입단한 이후 경기에 모습을 못 드러내셨어요." "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했는데 실력이 따라주지 않으니까 달글리쉬 감독님도 꽤 생각이 많으셨던 거 같아요. 1500만 파운드라는 큰 돈으로 주고 영입을 하기는 했는데 막상 영입하니까 왠 쭉정이가 들어왔냐 라는 생각이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결국 달글리쉬 감독이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시죠. 바로 중앙 미드필더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던 김현준 선수를 바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시키셨는데요." 대전 시티즌때도 워낙 팀의 약한 전력 때문에 팀의 허리인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을 해야만 했고 첼시 시절에도 프랭크 램파드의 대체자로 영입된 탓에 대부분 미드필더에서만 뛰어야 했었다. 하지만 리버풀에 입단한 이후 스티븐 제라드라는 걸출한 팀의 에이스라는 존재 때문에 결국 보직을 변경한 현준이었고, 현준의 뛰어난 득점감각을 눈여겨 본 케니 달글리쉬는 현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경기에 출전시킨 것이다. "그리고 슬럼프가 싹 사라졌어요. 그로 인해 한국팬들에게 정말 명장이라는 칭송을 받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죠." "저에겐 고마우신 분이죠." 현준은 말을 마치며 속으로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 때 슬럼프가 사라진것은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변경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인간인 것을 포기하고 악마가 되라는 리리스의 달콤한 제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 총 27골 15도움. 리그에서만 무려 42 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던 리버풀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셨고 동양인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3대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을 차지하셨어요." "정말 대단하셨어요." "그 때 제 주위에도 밤새 환호성을 지르던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정말 대단하셨죠." 진행자들의 비행기에 현준은 멋쩍은 듯 계속해서 고개를 긁적였다. 그리고 대망의 시즌이자 현준의 최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는 2011 - 12 시즌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폭발적인 득점감각으로 매 경기 골을 터뜨렸고, 프리미어리그 13 라운드인 맨체스터 시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을 때를 제외하면 프리미어리그 12 라운드까지 연속경기 골 기록을 세운 데다가 무려 22 골이나 터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챔피언스리그도 마찬가지였다.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1라운드에서 만났던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터뜨렸던 1 골 1 도움을 시작으로 올림피아 코스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자신의 득점력을 원 없이 뽐냈었다. "그렇게 승승장구 하시던 김현준 선수. 16강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4골, 8 강에서 세계 최고의 팀중 하나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무려 6골을 터뜨리며 전 세계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어요." "네. 정말 운이 좋은 경기였어요. 다들 정말 잘하더라고요. 특히나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정말 힘들었어요. 제가 체력은 정말 좋거든요. 그래서 웬만큼 풀타임 경기를 소화해도 그렇게 지치지 않는 편인데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가 끝나고 난 이후엔 곧바로 쓰러졌던 것 같아요." 한국 팬들에게는 아직도 화자되는 명경기가 바로 2011 - 12 챔피언스 리그 8 강 FC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1 차전 경기였다.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열린 경기로 양 팀이 합쳐서 터뜨린 골이 무려 8 골. 엄청난 수의 골이 터진 그 날의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바로 리버풀이었고, 리버풀은 현준의 4 골에 힘입어 FC 바르셀로나를 5 - 3 으로 무너뜨렸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1 차전의 승리에 힘입어 리버풀은 2 차전에서 바르셀로나의 홈인 누 캄프에서 3 - 2 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4 강전에 진출했던 것이다. "아스널의 경기도 굉장히 명경기 였어요. 그리고 결국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바로 스페인의 지구방위대인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였죠." "아아...정말 아쉬웠어요." 프리미어리그 우승컵, 칼링컵, 그리고 FA 컵까지 들어올린 리버풀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경기가 바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이었다. 만약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따낸다면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처음으로 트레블을 달성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뒤를 따라 자신들도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팬들의 기대가 대단했겠어요." "네. 진짜 무슨 일이 있어도 우승해야했었죠. 제가 뛰고 있는 리버풀에겐 라이벌 팀이 여럿 있는데 그 중 정말로 특별한 팀이 두 팀이 있어요." "어느어느 팀인가요?" "바로 머지사이드 더비라 불리는 에버턴 FC 와 레즈 더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예요. 두 경기가 벌어질 때는 정말 전쟁이예요. 전쟁." "나도 직접 가서 본적이 있어요. 진짜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주위에 맨체스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이 지나가잖아? 그 흉흉한 분위기에 저절로 몸을 숨기게 된다니까?" 상규의 말에 현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레즈더비는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세계적인 더비였다. "그리고 결국 아쉽게 승부차기에서 패배했어요. 그 때 김현준 선수 골을 터뜨렸지만 결국 부상으로 교체되었는데요. 기분이 어떠셨어요?" "참담했죠. 꼭 이기고 싶은 경기였는데 졌으니까요. 그리고 라커룸으로 돌아가는데 동료 선수들이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의 활약을 바탕으로 이어진 UEFA 시상식 및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림픽 경기를 치르면서 있었던 현준과 동료선수들의 소소한 트러블과 같은 내용들을 들으며 웃음을 터뜨리는 세 남녀였다. 그리고 또 다시 프리미어리그 2012 - 13 시즌의 시작 후 현준의 활약상과 부상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내용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한국 축구계로서는 흑역사나 다름없는 이야기인만큼 그렇게 깊게 파고 들지 않았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롱도르 수상이야기까지가 나오면서 그렇게 현준의 활약상에 대한 이야기가 끝이 나자 민정이 혀를 내두르며 입을 열었다. "정말 대단하신 활약이세요. 이렇게 듣는 데 대부분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어요." "그러니까 그라운드의 지배자고 다른 선수들 제치고 압도적으로 발롱도르도 탔지. 괜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아니예요. 자 그러면 김현준 선수. 이제 제가 기대하던 시간이 돌아왔는데요." 민정의 말에 대답을 하며 기성이 속을 싹싹 비비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기성의 분위기에 맞춰서 상규 또한 자세를 제대로 잡으며 큼큼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바로 김현준 선수의 여자관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거 제가 궁금한 게 아닙니다. 모든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거예요." 00347 리리스, 그녀의 재미. =========================================================================                            "하하하..." 김현준의 여자관계. 연예인들에게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소식중 하나가 바로 여자 관계일 터였다. 모두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현준의 입에서 흘러나올 말을 기다렸다. "처음으로 만나신 여자 분이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인 수진양이라고 밝히셨죠?" "네." 그 전에 만났던 여자들은 단순한 섹스 파트너에 불과했으니 굳이 이런 방송에서 말을 꺼낼 필요는 없었다. 상규의 질문에 현준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수진 뿐만이 아니라 희연의 일도 흘러나왔다. 썸씽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서로 호감을 가지고는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이야기에 악마의 기운과 순수한 마기에 대한 내용은 당연히 쏙 빼놓는 그였다. 상규도 그리고 민정과 기성도 현준과 수진의 만남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연애 상황에 대해 들으면서 어쩔 때는 웃음을 그리고 때로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방송분량을 확보해나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요즘은 만나고 다니시는 여자분 없으세요?" "하하하...관심 가는 분들은 있는데 아직까지는요. 솔직히 요즘 많이 외롭기도 하고 제 나이도 나이이다 보니까 연애는 정말 하고 싶어요." 기성의 말에 정형적인 대답을 꺼내는 현준이었다. "혹시 마음에 드시는 분이라도 있으세요?" "음...신민정씨 같은 분?" "꺄아! 정말요?" 현준의 말에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뻐하는 민정이었다. 그 모습에 기성이 재빨리 끼어들며 말했다. "민정씨 그건 범죄예요. 무려 8살 차이라고요." "무슨 소리? 요즘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라고요." 기성과 민정의 말에 한차례 웃음이 촬영장소에서 울려 퍼졌다. 그렇게 웃음으로 잠시 분위기가 진정이 되자 상규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현준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러면 김현준 선수. 요즘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아이돌 체리 쥬빌레인 아영양과 만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김현준 선수의 측근이 알려준 제보거든요?" "이거 김현준 선수 B.E 엔터테인먼트 킬러인데요?" "......네? 측근요?" 상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을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놀란 그였다. 자신이 체리 쥬빌레의 아영과 만난다는 사실은 같은 체리 쥬빌레 멤버인 줄리아만이 아는 일이었다. 게다가 측근이라니? 그런 사람이 자신의 근처에 있을리 없었다. "누...누구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누군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혹시 기성용 선수? 구자철 선수?" "아닙니다. 여자분이세요." "여...여자요?!" 깜짝 놀라는 현준의 모습에 상규가 그런 현준의 행동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현준은 머리가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느꼈다. 이제는 누군지 궁금함이 맴돌 정도였다. "대체 누구지? 제 측근에 여자가 있을 리가..." "지금 이 스튜디오에 나오셨는데요." "에...?!" 상규에 말에 현준을 비롯해 민정도 그리고 기성도 재빠르게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한 쪽에 시선을 준 현준이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그 곳에는 세미 정장으로 예쁘게 차려입은 자신의 에이전트이자 주인 마왕 리리스가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자! 리리스씨. 이 쪽으로 나오시겠어요?" "와...저...정말 예쁘시네요. 저...저분 누구세요?" 상규의 안내에 의해 스튜디오로 나서는 리리스의 모습을 보고 민정이 중얼거렸다. 연예계에서도 잔뼈가 굵은 민정이지만 리리스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결단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기성도 마찬가지였다. 리리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자. 자기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를 맡고 있는 리리스라고 합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살며시 미소를 짓는 그녀였고, 그런 리리스의 미소에 모든 스튜디오에 있는 남성들의 뺨이 붉게 물들었다. 자연스럽게 남자를 유혹하는 그녀의 기세가 뿜어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촬영은 굉장히 길게 이어졌다.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 현준의 이야기를 뽑아내는 것 만해도 엄청난 시청률이 상승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거기에 엄청난 외모를 지닌 김현준의 에이전트 리리스가 등장하면서 화젯거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오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던 PD 가 총 3화 분량으로 방송을 편성하기로 즉각 결정한 것이었다. 그 덕분에 진행자들과 현준은 녹초가 되어버렸다. 현준은 악마의 신체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피로로 인해 탈진상태였다. 리리스의 제보에 의해 워낙 날카롭고 민감한 질문을 던지는 진행자들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방송 촬영이 끝나고 현준과 리리스는 자신들이 머무르는 호텔로 향하기 시작했다. "리리스님. 대체 오늘 어떻게 된 일이예요?" 현준은 촬영장소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옆 자리에 앉은 리리스를 향해 말했다. 분명 자신이 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기 위해 잠을 자고 있었던 그녀였다. 게다가 그녀는 인간들과 만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자신의 에이전트로서 자신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지도 않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이스크림이 떨어졌을 때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러니 어째서 그녀가 오늘 같은 촬영장소에 나와 인간들과 웃으면서 방송촬영을 했는지 궁금한 게 당연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질문에 리리스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냥. 재미로. 내가 왜 방송에 나갔는지는 나중에 알 수 있을거야." 혀를 낼름거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붉게 빛났다. ○○캠프에서 현준이 등장한다는 말에 이미 ○○캠프 게시판은 난리가 난 상황.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이자 최고의 인기를 끄는 현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말에 대다수의 한국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 김현준 선수 방송 날이지?" "응." "진짜 용 됐다. 그 선수. 대전 시티즌에서 뛰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딱 한 시즌 뛰었는데 거의 퍼플크루에서는 레전드급 대접을 받고 있잖아. 안 그래?" "현준이 오빠 때문에 대전이 우승한 것을 생각하면 당연하지. 아예 현준오빠 번호를 영구결번으로 했어야 했다니까?" 같은 퍼플크루에 속한 여자의 말에 희연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현준의 활약으로 K 리그 우승팀이었던 대전 시티즌. 하지만 현준이 나가고 나자 그 거품이 꺼진 것인지 스플릿 시스템으로 바뀐 저번 시즌에는 B 조에 속해 치열한 강등다툼을 벌어야만 했었다. 그나마 가까스로 살아남기는 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만큼 현준이 있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퍼플 크루였다. 하지만 지금의 현준은 대전 시티즌이 품기에는 너무나도 큰 선수가 되어 버렸다. "아아...김현준 선수 싸인 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다. 넌 있지?" "물론이지." 퍼플크루내에서 현준과 희연이 친분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희연은 현준의 대학교 후배였고 현준이 축구를 하기 전에도 알고 지냈던 몇 안되는 인물이었다. 심지어 그녀의 집에는 현준이 주고 간 리버풀의 유니폼도 있었다. 희연의 친구들 중에 그것을 탐내는 여자들은 굉장히 많았지만 희연은 자신의 가보로 삼으며 애지중지하며 현준의 유니폼을 보관하고 있었다. "하아..." 직장에서 마치자마자 자신의 원룸으로 들어선 희연은 온통 현준의 브로마이드 혹은 사진 그리고 유니폼들로 도배되어 있는 모습을 보며 숨을 들이켰다. 수 많은 현준의 모습들로 가득 차 있는 방 안에서 이런 행동을 하면 마치 그가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아...보고 싶다." 이제는 너무나도 멀어진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현준을 생각하는 마음의 남아있는 그녀였다. 현준의 시합이 있는 날일 때면 그날 하루가 기분이 좋았고, 현준이 골을 넣을 때는 그 장면을 몇 번이나 밤새도록 돌려보는 희연이었다. 거리는 멀어졌지만 현준의 활약상을 볼 때마다 현준을 향한 마음에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뜨겁게 타오르는 그녀였다. 오늘도 매일 하는 일처럼 현준의 유니폼을 끌어안고 침대 위에서 뒹굴던 희연은 곧 ○○ 캠프의 방송시간이 다가오자 Tv를 틀기 시작했다. 그리고 ○○ 캠프의 방송이 시작되었다. "아아..." 현준의 과거사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그의 불행했던 모습에 대한 안쓰러움의 눈물을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웃음을 터뜨리는 그녀였다. 그렇게 방송을 보던 희연의 눈이 크게 떠졌다. [대전 시티즌 소속으로 K 리그에 진출할 김현준 선수. 대전 한수원때와 마찬가지로 리그에서 폭발적인 골을 터뜨리며 후반기에만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하위권에 쳐져 있던 대전 한수원을 K 리그 우승팀으로 올리며 MVP를 받으셨죠.] [네. 그때 참 퍼플 크루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혹시 그때 기억나는 팬이 있으세요?] [네. 희연이라고. 제 대학교 후배였는데 정말 대전 시티즌 빠순이였거든요. 수업도 빠지고 모든 경기를 찾아다니고 그랬어요. 친구가 말해줬는데 처음에 제가 대전시티즌에 입단했을 때 희연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아아..." 자신의 이야기. 방송 촬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아직까지도 현준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말에 희연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현준에 대한 마음이 물씬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현준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렇게 방송이 끝나자 희연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캠프 게시판으로 접속하기 시작했다. 당연한 결과일까? 현준의 ○○캠프 촬영은 3부작으로 나뉘어서 방송이 되었다. 그렇기에 하루라도 빨리 남은 이야기들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은 게시판에 폭풍 같은 글을 올리고 있었다. "저...전화라도 해볼까?" 희연은 핸드폰을 들어 올리고는 몇 번이나 통화버튼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 캠프가 방송되는 오늘 리버풀은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스완지 시티를 맞이해 프리미어리그 27 라운드 경기를 치루고 있었다. 스포츠 채널로 돌려보니 이미 리버풀과 스완지 시티의 경기는 끝나 있는 상황. 결과는 2 - 1 로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나 있었다. 희연은 인터넷을 켜서 재빠르게 경기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런 희연의 얼굴에 황홀감이 맴돌았다. "역시나..." 스완지시티에게 안 필드에서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던 리버풀이지만 마리오 괴체의 어시스트를 루크 데 용이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현준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경기에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차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날 밤에도 현준의 활약상을 모아서 계속해서 반복하며 그 모습을 보는 희연이었다. 그렇게 현준의 끈이 닿은 여인인 희연이 밤새 현준의 플레이 영상을 지켜보고 있을 무렵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타인 체리 쥬빌레의 숙소에서는 흉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희연이 누구야? 게다가 왜 수진언니하고..." 그리고 흉흉한 분위기의 주인공은 바로 줄리아였다. 수진이 현준과 친한 사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워낙 유명했던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평범한 아이돌에 불과했던 레인보우 샤베트가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던 이유중 하나가 수진이 현준과 친분이 있다는 말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대놓고 분노를 표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란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여인도 있었다. 바로 체리 쥬빌레의 리더 아영이었다. '대체 오빠는...' 현준이 자신과 줄리아를 동시에 만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줄리아와 함께 3P를 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 혼자서 현준을 차지하고 싶었다. 현준의 옆에 다른 여인이 있다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현준에게 말했다가는 현준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또한 현준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꾹 참고 줄리아와 함께 3P까지 경험한 그녀였다. 비록 지금은 동등한 현준의 여자였지만 그래도 나중에는 자신만이 현준의 옆에 있을 거라며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희연과 두 여인뿐만 아니라 방송 내용을 본 현준의 팬들 중 대다수의 여인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바로 질투였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서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현준의 여자가 과연 누구인가하는 궁금증과 함께 든 마음. 그리고 방송을 보며 질투심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흡수하며 리리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현준에게 방송에서 여자이야기를 꺼내라고 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인간들의 질투심, 시기심, 부러움과 같은 감정들을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현준의 몸에서 흡수한 순수한 마기들과 함께 이러한 감정들을 혼합해서 자신의 권능을 채우는 것이다. 한참 동안이나 인간들의 감정을 빨아들이던 리리스의 흰 손가락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가 만족스런 미소가 그려졌다. 마왕 바알과의 싸움에서 입었던 상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얼마 남지 않았네." 자신의 상처가 전부 치유되는 날. 마계는 또 다시 큰 혼란에 빠지리라. 이번에는 자신의 권속이자 최상급 마족 이상의 힘을 지닌 현준도 있었다. 게다가 만약 그가 카오스 큐브라면 바알을 상대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아아...이제 곧 추석이 다가오네요... 민족대이동 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캄캄하네...금요일에 후딱 출발해야지... 그러면 다들 즐감하시고! 연참은...으음...이제 53개 할 차례였던가! 00348 리리스, 그녀의 도발 =========================================================================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2월 27일.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16 강전 2 차전을 치르기 위해 자신들의 홈인 안 필드에서 분데스리가 챔피언 도르트문트를 초대했다. 이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벌어진 도르트문트의 원정경기에서 3 - 0 이라는 큰 점수차로 승리한 만큼 대다수의 콥들은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경기 시작 전부터 자신들의 8 강 진출을 자축하고 있었다. 멀리 독일에서 온 팬들 또한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온 오기는 했지만 그들 또한 자신들의 팀이 리버풀의 홈 경기장 안 필드에서 3 골 차 이상으로 리버풀을 누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툭...툭... 경기 시작전 몸 풀기 운동을 하며 현준은 레이나가 던져준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하며 위로 튕겨 올리고는 오른발 아웃 프론트로 다시 한번 공을 띄우고는 머리위에 얹었다. 그런 행동에 이어서 공을 가지고 몸을 푸는 현준의 모습에 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 준! 오늘도 골을 넣어달라고! 이번에도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해야지! 3골 남았다고 준! 이번 시즌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면 3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위업을 세우게 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지미 그리브스. 잉글랜드 이스트햄 출신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로 데뷔 시즌에 22골, 이듬해에 32 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하는 경이적인 골 감각을 선보였었다. 그리고 1961년에는 첼시의 유니폼을 입고 무려 41 골을 터뜨리며 아직도 깨어지지 않는 첼시의 리그 최다 골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도 했다. 기계 같은 활약을 펼치며 17세에 데뷔한 이후 프리미어리그 무려 20세 290일만에 리그 100골을 돌파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포스를 선보였던 스트라이커였다. 그가 프리미어리그 출범하기 전 잉글랜드 1부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횟수는 무려 5번.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티에리 앙리와 앨런 시어러가 3 연속으로 득점왕을 차지한 기록이 있었다. 잉글랜드의 특급 골잡이로 현준 또한 현대판 그리브스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을 정도였다. 물론 리버풀의 콥들은 현준이 60년대의 축구 영웅이었던 그리브스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빌어먹을...하필이면 16강에서부터 리버풀이라니. 리버풀과는 악연이 있나." 경기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팀의 선공을 정하기 위해 심판들과 모인 자리에서 팀의 깃발과 악수를 하던 도중 도르트문트의 주장 세바스티안 켈이 징그럽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이번 시합도 잘 부탁드립니다." "쉽게 8 강에 올라가게는 하지 않을 거야." "하하하하."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이자 2012 년 발롱도르의 주인공인 현준의 미소를 보며 켈은 입맛을 다셨다. 그가 유럽 축구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단지 3 년. 하지만 그 3 년 사이에 축구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선수들 치고는 현준을 모르는 축구선수는 아무도 없을 정도로 유럽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이왕이면 다음 챔피언스 리그 시즌에는 리버풀과 피했으면 좋겠군." "저도 그러고 싶네요. 마이스터 샬례이자 분데스리가 챔피언인 도르트문트는 상대하기가 힘들어서요." 예의상 하는 말이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2012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만 받을 수 있는 영광인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가 자신들의 팀을 칭찬해 주는 말에 기분이 나쁠 리 없었다. 현준의 말에 켈은 그와 악수를 하고는 곧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을 위한 양 팀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원정경기인 1 차전에서 3 - 0 으로 이겼다고는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챔피언이었다. 오늘 경기가 자신들의 홈인 안 필드에서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쉽게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에 스완지 시티와의 리그전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주력 선수를 전부 투입해야만 했다. "일단 점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 시작 후에야 괜찮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수들의 체력은 급속도로 하락할 게 분명했다. 아무리 3 골 차라는 보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축구 경기는 끝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었다. 게다가 분명 도르트문트는 어떻게든 안 필드에 대승을 노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올 터. 그것을 맞받아치기 위해 리버풀 또한 현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올려놓고 제라드, 모드리치, 괴체, 샤키리, 레이바라는 5 명의 미드필더 라인을 세운 것이다. 전적으로 현준의 득점력을 믿은 전술이었다. 중앙선 근처에서 모드리치와 레이바가 무난한 패스를 통해 조금씩 라인을 끌어올리며 도르트문트 진영으로 넘어오기 시작하는 모습을 흘깃 본 현준은 재빠르게 도르트문트의 위험지역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준이 움직인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재빠르게 도르트문트 수비수들이 따라붙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오늘 경기 90분 내내 가장 주의해야만 하는 선수였다. '귀찮네...' 아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워낙 많은 시합에서 골을 넣다 보니 프리미어리그 에서도 대부분의 수비수들의 견제를 받았던 현준이었다. 자신의 움직임에 찰거머리처럼 쫓아다니는 도르트문트의 수비수들이었다. 그러나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는 이미 예상한 바였다. "스티브!" 도르트문트의 수비수 우카시 피슈체크를 등지며 현준이 손을 들어올렸다. 그런 현준의 모습을 확인한 제라드가 재빠르게 공을 측면으로 찔러 넣었다. 현준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보고 도르트문트의 선수 하나가 앞을 가로막으며 공을 낚아채려고 했지만 빠르게 튕겨나간 패스는 그대로 도르트문트 선수의 스터드를 살짝 스치며 지나갔다. 그리고 공이 자신에게로 가까이 오는 순간 현준은 자신의 어깨로 피슈체크를 살짝 밀었다. "큿...!" 가벼운 몸싸움에 불과했지만 피슈체크의 입에는 낮은 신음성이 흘러 나왔다. 그다지 크지 않은 이 체구에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현준이 몸싸움을 걸 때마다 자신의 몸이 뒤로 밀리고 있었다. 마치 면적이 넓은 거대한 망치가 자신을 지그시 누르는 느낌을 받는 피슈체크였다. 툭! 그리고 현준은 자신에게 향하는 공을 받자마자 몸을 힘을 쭉 빼고는 그대로 몸을 한 바퀴 돌았다. 그 모습에 안간힘을 쓰며 현준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몸에 힘을 주며 버티던 피슈체크의 균형이 한순간 무너졌다. '이런!' 피슈체크의 얼굴이 구겨졌다. 저번 경기에서도 이런 현준의 플레이에 당하는 바람에 골을 내준 기억이 있었다. 재빠르게 몸의 균형을 추스르고 현준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현준은 오른발을 축으로 돌아서면서 그대로 슈팅을 때릴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콰앙!!! 중앙선에서 올라오는 패스를 받아 그대로 다짜고짜 때린 캐논 슈팅. 하지만 현준의 슈팅은 그대로 도르트문트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진입하며 골망을 가를 듯 무섭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슈팅은 도르트문트의 수비수가 재빠르게 발로 걷어내며 옆줄 밖으로 벗어나며 무산되었다. "쳇...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는데..." 경기가 시작 된지 2분도 채 안 되어 때린 중거리 슈팅. 만약 수비수가 걷어내지 않았다면 골일 가능성이 컸다. 팬들도 그 모습을 알고 있었기에 아쉬운 함성을 토해내었다. 하지만 방금 전의 슈팅은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이득을 줄 수 있었다. 패널티 에어리에 내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현준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자신들의 골문을 노리고 있는 만큼 함부로 공격을 하기 위해 나올 수 없을 테니 말이었다. "후우...후우..." "이제 그만 쉴 쯤 되지 않았어? 커피 한잔 어때?" "사준다면요." "이런. 거지의 지갑까지 탈탈 털어갈 셈이로군." 현준의 말에 모드리치가 너스레를 떨었다.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운동기구를 내려놓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악마의 신체를 가진 이후로 더 이상 발전할 구석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트레이닝장에서 훈련을 하는 그였다. 행여나 이런 훈련을 통해 자신의 각성이 또다시 이뤄질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목에 걸려 있는 수건으로 땀을 닦고는 선수들이 간식을 사먹는 식당으로 향하면서 현준은 어제의 신문기사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리버풀, 안 필드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3 - 2 로 승리.' '챔피언스 리그 8 강 진출 확정. 리버풀 이번 시즌에는 작년의 한을 풀 것인가?' 리버풀의 훈련장소인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는 리버풀에 대한 기사를 한 줄이라도 적은 신문들은 전부 모아놓고 있었다. 선수들이 그런 기사를 보면서 사기를 끌어올리거나 분발하라는 의미였다. "어...?" 기사를 보면서 발걸음을 옮기던 현준은 뒷장을 넘기고는 눈에 크게 떴다. 대다수 어제의 경기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었지만 그 뒷장에는 리버풀이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경기가 나와 있었다. "맨유는 떨어졌네." 챔피언스리그의 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16 강에서 만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강팀에 강한 박지성의 선제골로 홈에서 1 - 0 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원정 경기에서 2 - 0 으로 패한 탓에 결국 16 강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맨유 팬들이 한창 열이 받겠군." 리버풀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총합 스코어 6 - 2 으로 16강에 올랐다. 또한 아스날 역시 페네르바체라는 쉬운 상대를 맞이해 1 차전에서 2 - 0 이라는 승리를 거둔 상황. 아마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순조롭게 8 강에 진출할 터였다. 막 식당 쪽으로 들어서자 이미 다른 선수들이 모여 있었다. 다들 각자 개인 훈련을 하다가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여느 프로축구팀이 그렇겠지만 선수들의 훈련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훈련의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게다가 빠르면 3일의 간격을 두고 빡빡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무리하게 훈련을 하다간 부상의 위험도 있었다. "자! 우리 리버풀의 영웅에게 여기 커피 한잔." "고마워요. 맥도날드씨. 돈은 루카에게 받으면 됩니다." "하하하!" 식당의 요리사는 언제나 그랬듯이 맥도날드였다. 현준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던 맥도날드는 어제 있었던 경기에 대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어제 준이 2 골을 터뜨렸으니까 이제 6골인가?" "메시하고는 아직 2골이 남았죠." 어느새 등장한 괴체가 맥도날드의 말을 받았다. 어제 경기는 3 - 2 로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전반전 리버풀은 결국 현준의 개인돌파로 인해 선제골을 터뜨리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나갔다. 거기에 이어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과 코너킥 상황에서 아게르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3 골 차로 벌렸다. 이렇게 경기가 끝났으면 리버풀의 압승이었다. 하지만 후반전 이후 체력적으로 무너지면서 도르트문트의 공격수 카가와 신지와 주장 세바스티안 켈에게 내리 골을 내주고야 말았다. 그로 인해 달글리쉬 감독은 재빠르게 지친 선수들을 빼고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후보 선수들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결국 도르트문트의 맹공을 막아내며 결국 3 - 2 로 경기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 5경기나 남았지 않나? 준이라면 5 경기면 10 골을 터뜨릴 수 있을껄?" "에이...맥도날드씨. 다른 경기도 아닌 챔피언스 리그예요. 매 경기마다 골을 터뜨릴 수는 없잖아요." "응? 준 자네는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복귀한 이후 매번 골을 터뜨렸잖나? 자네가 골을 넣지 못하는 팀이 있던가? 그라운드의 지배자가 말이야." 맥도날드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현준이 골을 넣지 못하는 팀이 과연 있을까? 그들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현재 리버풀 선수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는 상태. 연이은 경기로 체력적으로 부담은 있었지만 현준의 복귀 이후 리그에서는 무패로 계속해서 승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1위를 달리고 있었고, 챔피언스 리그도 8 강까지 진출한 상황이었다. FA 컵과 칼링컵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체력적인 부담으로 주전 선수들을 제외한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며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 있었다. "내가 죽기 전에 리버풀의 트레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준 때문에 한을 풀겠군." "어디 저만 시합을 뛰나요. 마리오도 그리고 루카도 스티브씨도 있는데요." "하긴, 그렇군. 마리오 자네. 커피 한잔 줄까?" 준의 말을 듣던 맥도날드가 손바닥을 탁 치고는 괴체를 바라보았고, 그 모습에 괴체는 입술을 삐쭉 내밀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헹. 됐습니다. 나도 이번 시즌 리버풀에 이적해서 공격 포인트를 굉장히 많이 올렸는데 발롱도르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하하하하!" 괴체의 푸념에 식당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시간이 흘러가던 도중 맥도날드가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다음 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의 가장 강력한 적이 되겠군." "지금도 충분히 강력한 상대예요. 맨체스터 시티는... 저번 25라운드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니까요." 맨체스터 시티. 한 때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끄러운 이웃이라는 말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그저 그런 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리버풀과 함께 우승경쟁을 다투는 강팀중의 강팀이었다. 3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는 무려 5점. 아직 프리미어리그는 11라운드가 남아있는 상황이었지만 5점이라는 점수차는 상대팀이 삐끗하지 않는 이상 따라잡기 쉬운 점수가 아니었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남은 일정동안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첼시와의 경기가 남아있었다. 맨체스터 시티 또한 뉴캐슬, 토트넘과 같은 팀을 만나야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정에 비한다면 유리한 형국이었다. ============================ 작품 후기 ============================ 다음편 곧 써서 올려드릴게요 00349 리리스, 그녀의 도발 =========================================================================                            3월 3일과 10일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28, 29 라운드 위건 원정경기와 홈에서 토트넘을 맞아 0 - 2, 3 - 2 의 승리를 거뒀다. 26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전을 시작으로 4 연승을 거두고 있는 리버풀이지만 2위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는 그대로 2점. 리버풀이 승리를 거둔 만큼 맨체스터 시티 또한 연승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우승경쟁을 포기하지 않는지 꾸역꾸역 승점을 쌓아가며 쫓아오고 있었다. 잦은 주축선수들의 부상에도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는 것은 보면 확실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력의 반은 감독 퍼거슨이라는 사람들의 말이 수긍이 갈 정도였다. "으으읏...큐웁..." 스탠드에서 흘러나온 옅은 붉은색의 불빛이 은은하게 방안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야릇한 신음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큿..." "쿠쿱...!" 현준은 자신의 남성에서 느껴지는 참을 수 없는 감각에 리리스의 머리를 부여잡고 강하게 내리눌렀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리리스가 발버둥거렸지만 곧 잠잠해지더니만 현준의 남성에서 흘러나오는 뜨거운 애액을 전부 목구멍으로 삼키고는 입을 떼어냈다. "쿨럭...쿨럭..." "아...괜찮아요?" 그제서야 자신이 무슨 행동을 깨달았는지 현준이 화들짝 놀라며 리리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리리스는 또 다시 현준의 남성을 자신의 혀로 할짝 거릴 뿐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남성에서 느껴지는 쾌락을 즐기던 현준이 문득 입을 열었다. "아...오늘 방송 보셨어요?" 맨날 하는 행동이지만 자신과 몸을 섞는 것이 그렇게 좋을까? 자신의 말에 입을 떼지도 않고는 고개만 끄덕거리는 그녀였다. 확실히 악마에게 순수한 마기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라고 하더니만 정말로 그런 듯 싶었다. 현준이 촬영한 ○○ 캠프는 시청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1부작에서 등장했던 현준의 과거를 찾기 위해 수 많은 네티즌들이 나섰다. 확실히 네티즌들의 힘은 대단했다. 리리스의 의도대로 현준의 과거와 연관이 있는 친척들을 찾아내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알아낸 것은 현준의 친척들이 이미 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뿐이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 "응. 이상한 냄새가 술술 풍기지." 그들이 병으로 사망한 것은 현준과 이별한지 6개월 뒤에 불과했다. 사망했다고는 하지만 둘은 그 사실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현준이 카오스큐브와 관련이 있는 만큼 그들의 존재 또한 카오스 큐브와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찌되었던 그렇게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현준의 친척 찾기는 그렇게 끝났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거기서 끝이 나지 않았다. 바로 현준의 매니저인 리리스의 등장 때문이었다. '후우...'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워낙 모습을 드러낼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마왕인 이상 자신의 존재감을 숨기고 다니므로 파파라치에게 사진을 찍히는 일도 극히 드물었다. 가끔 현준의 일 때문에 구단으로 찾아갈 때는 제외하고는 말이다. 인간의 외모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외모를 지닌 여자의 등장에 당연히 난리가 난 시청자들이었다. 그것도 현준의 에이전트로 말이다. 벌써부터 네티즌 사이에서는 외모종결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리스였다. 방송 촬영의 후폭풍일까? 그 때문에 계속해서 밀려오는 전화에 결국 전화기를 꺼버린 현준이었다. 그날 리리스가 등장하면서 별 이야기를 다 꺼냈던 탓이었다. 잠시 후 또 한번의 열풍의 시간이 흘렀고 한참동안이나 리리스의 위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던 현준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대체 거기서 그런 말을 왜 했어요?" 편집을 할 줄 알았지만 혹시나가 역시나 였다. 과감없이 그대로 내보낸 방송을 떠올리며 현준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내 맘." 그리고 현준의 질문에 리리스는 현준의 눈동자를 피해 고개를 살짝 돌리고는 붉어진 얼굴로 새침하게 입을 열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살며시 그녀를 안아 입가에 키스를 해주고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빠르게 리리스가 양 다리를 이용해 현준을 감쌌다. "한 번...한 번 더 하고 싶어." 그녀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 캠프. 현준이 나온다는 말에 당연히 본방시청을 외치며 자리를 잡은 체리 쥬빌레 멤버들이었다. 물론 Tv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자리에는 아영과 줄리아가 자리를 잡은 것은 당연 했다. 저번 주 현준의 여자 이야기는 어떻게 잘 포장이 되었다. 특히 수진과의 이야기는 현준이 인기가 없었을 적 서로를 이해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갔지만 결국 몸이 멀어지고 서로 바빠지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며 친구관계로 남았다고 잘 포장이 되었다. 2주차의 방송이 그렇게 끝났지만 3주차의 방송을 시청자들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예고편이 흘러나왔었다. 바로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의 등장이 그 이유였다. 단순히 예고편에 잠깐 등장했지만 그 엄청난 외모에 방송출연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이다. "와아..." Tv에서는 진행자들의 질문을 받아 대답을 하는 리리스의 모습이 방송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지우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자신도 아이돌이기는 하지만 리리스가 또박또박 입을 열 때마다 그리고 미소를 지을 때 마다 빛이 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화면으로 보는 것임에도 이런데 직접 그녀를 보게 된다면 대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흥..." "칫..." 하지만 아영과 줄리아는 그다지 마음이 좋지 않았다. 현준의 곁에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현준의 에이전트라 하지 않은가? 일적으로도 연결되는 만큼 한, 두 번 만나고 말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들보다도 현준을 자주 만나고 있는 사람인 게 분명했다. "한국말도 굉장히 잘하네." "혼혈이래잖아. 그래도 영국에서 살았다던데 잘하긴 잘한다." 지우의 말에 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줄리아를 바라보았다. 외국에서 이민을 왔다지만 아직까지도 가끔 가다간 말 실수를 하는 사람이 줄리아였다. [김현준 선수의 첫만남은 어땠나요?] [사실 생각없이 N 리그를 보러 갔다가 알게 되었어요. 그 때의 플레이를 보며 큰 감동을 받았죠. 유독 그라운드내에서 혼자 빛을 내뿜고 있었거든요. 그러면서도 의아한 생각을 했었어요. 어째서 이 선수가 N 리그라는 수준 낮은 리그에서 뛰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하하...] [그러고보니 첼시 이적 또한 리리스님이 추진하신거라 하셨죠?] [네, 그래요. K 리그도 좋은 리그지만 하루라도 빨리 외국으로 나가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플레이를 펼치며 경쟁력을 키워야지만 선수 개인으로서도 크게 발전을 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토크쇼는 한국 축구계의 민감한 부분을 가볍게 찌르는 하지만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 무난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언제까지 나오는거야? 저 여자는 안 가나?" 계속해서 방송을 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줄리아가 심퉁맞은 목소리를 내뱉었다. 계속해서 화면에서 현준이랑 하하호호 거리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이었다. 그런 줄리아의 모습에 다른 멤버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현준과 리리스의 조합은 방송화면으로 보기에는 최적의 조합으로 보였다. 그리고 주제는 어느덧 또다시 현준의 이적으로 넘어왔다.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로서 축구계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리리스님. 그렇다면 이번 질문은 바로 김현준 선수의 이적에 관해선데요.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인 첼시에서는 최악의 선택으로 그리고 리버풀에서는 최고의 선택으로 일컫어 지고 있는 바로 김현준선수와 토레스선수의 대형이적건. 이 이적에 관해서 궁금한 팬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아직까지도 첼시팬들은 그 때의 이적건을 이야기하면 고개부터 설레설레 흔든다.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를 부진으로 인해 헐값으로 내보내고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중 하나를 영입해왔더니만 헐값으로 내보낸 선수는 발롱도르를 수상할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었고, 비싼 돈을 들여 영입해온 선수는 먹튀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현준 선수는 첼시에서 이적을 하고 싶지 않아했습니다. 첫 프리미어리그 진출인데다가 구단에 몸을 담은지 고작 반년에 불과했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죠. 비록 스캔들 이후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프로. 곧 털고 일어나리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첼시 구단측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죠.] [그렇다면...?] [첼시는 김현준 선수를 프랭크 램파드 선수의 대체자로 영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 효과를 봤죠. 하지만 점점 실력이 떨어지며 부진하자 김현준 선수에게 시간을 주는 것보다는 크게 이익을 남기며 팔기를 원했습니다. 아직 램파드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데다가 첼시에는 수준급의 미드필더들이 많이 있었으니까요.] [아아...그게 최악의 선택이 된 것이로군요.] [그때의 첼시 입장에서는 나쁜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10배 가까이 남겼으니까요.] 대전 시티즌에서 김현준이 첼시로 이적할 때 받은 돈은 30억. 딱 바이아웃 금액에 맞춘 돈이었다. 그리고 리버풀로 이적시키면서 얻은 돈이 1500만 파운드. 한국 돈으로는 약 270 억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현준의 가치는 1500만 파운드의 10 배도 뛰어넘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현준에게 이적을 제시하며 리버풀에게 내놓은 돈은 무려 2억 8 천만 파운드에 다다랐으니 말이다. [그렇군요. 리리스씨는 에이전트 뿐만 아니라 매니저 역할도 겸하면서 김현준 선수와 가장 가까이 붙어 다니는 사람이라도 하셔도 과언이 아닌데요. 김현준 선수의 사생활은 어떤가요? 예를 들면 여자관계라던가...? 스캔들 이후로 마치 도라도 닦는 듯 축구만 하시는 분이시긴 한데...] [사생활이요?] [그거 그냥 제가 얘기하면 안될까요?] 민정의 짓궂은 질문에 현준이 재빠르게 입을 열었고 그 모습을 보며 리리스가 웃음을 지었다. 그런 장면이 화면에 나오자 편하게 누워서 Tv를 바라보고 있던 아영과 줄리아도 몸을 일으켰다. 그녀들이 가장 원하던 방송 내용이었다. [리버풀 선수들의 훈련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오전의 자유훈련을 마치고 점심을 하고나면 끝이거든요. 경기가 다가오면 전술 훈련을 할 때도 있지만 보통 3시에서 4시면 끝이 나죠.] [그러면 남은 시간에는...?] [제가 알기로 김현준 선수는 남은 시간 동안 대부분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주로 게임을 합니다. 최근에는 다른 선수들의 집에 놀러가서 밥을 얻어먹기도 하던데 대부분 게임으로 일과를 보내죠.] 리리스의 말이 사실인지 현준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에 Tv 에 나왔다. 그 후 무슨 게임을 주로 하는지 하는 내용이 나오더니만 또 다시 민정의 질문이 이어졌다. [전 축구 선수는 다들 굉장히 바쁜 줄 알았어요. 그렇게 시간이 많으시면 어떻게 리리스님이 생각하시기에 김현준 선수가 따로 만나는 여자가 있다고 생각이 드시나요?] [글쎄요? 연락을 하는 사람은 있어 보이긴 하는데...종종 핸드폰을 만지긴 하거든요.] 말과 함께 슬그머니 현준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리리스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영과 줄리아는 자신의 핸드폰을 꽉 쥐었다. Tv 에 나오는 리리스가 말하는 현준과 연락을 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들이 분명했다. 두 여인의 입에서 행복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비록 자신들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녀들만의 아는 내용이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어? 그렇다면 현재 김현준 선수가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요?] 그리고 그런 리리스의 말에 상규가 냉큼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리고 그런 상규의 질문에 아영과 줄리아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정신을 차리고는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말에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뜨리는 현준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고, 상규의 질문에 대답을 한 것은 현준이 아니라 리리스였다. [사귀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종종 김현준 선수의 집에 가서 밥을 해주고 그러는데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은 영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전혀 없었거든요. [오호...하긴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이 있으니 김현준 선수라도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이유가 없겠네요.] 환호를 보내는 상규와 기성의 말에 부끄럽다는 듯 미소를 짓는 리리스의 모습에 아영과 줄리아는 얼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감히 대체 자신의 남자를 두고 쟤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말인가? "매니저면 다야?" "맞아. 그래봤자 현준오빠는 쳐다보지도 않을 텐데." 가뜩이나 현준의 매니저가 여자, 그것도 엄청난 미인이라는 것에 신경이 쓰여 죽겠는데 진행자들은 거기에 불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불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만약 사귀는 사람이 있었으면 제가 모를 리 없겠죠. 그만큼 저희는 굉장히 가까운 사이거든요. 아! 물론 일적으로요.] 하지만 그렇게 말을 끝내고 리리스가 슬그머니 현준과 팔짱을 끼려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리고 모습에 결국 터져버린 두 여인이었다. 당장이라도 현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듣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들의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대답은 현준의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대답뿐이었다. "이잇...!" 아영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아영이 있는 것도 싫었다. 오로지 현준을 독차지하는 것은 자신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말에 결국 그녀를 받아들인 줄리아였다. 다른 여자면 모르겠지만 아영은 자신의 가족과도 여자니 말이다. 하지만 리리스라니? 대체 저 여자는 누구란 말인가? 게다가 같이 밥을 해주고 현준의 집에도 놀러갈 정도로 친하다니? 불안한 생각이 마음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현준이 자신을 버리고 저 여자와 함께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말이다. "아아악!!!" 자신의 방에서 현준에게 계속 전화를 걸던 줄리아가 계속해서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말이 들려오자 답답했는지 핸드폰을 던져 버렸고, 핸드폰이 깨지는 소리가 밖에서 알 수 있을 정도로 들려왔다. 줄리아의 행동을 보며 오늘은 또 어떻게 그녀를 진정시켜야 할지 벌써부터 한숨을 내쉬는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몸에 풍겨 나오는 어두운 기운은 지구 건너편에 있는 리리스에게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시길. 00350 리리스, 그녀의 도발 =========================================================================                            3월 17일. 또 다시 전 세계의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축제이자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 리그가 펼쳐졌다. 리버풀과 발렌시아의 경기를 시작으로 바이에른 뮌헨과 아스날,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포르투의 경기였다. 발렌시아 CF(Valencia Club de Futbol), 혹은 로스 체 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는 발렌시아는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는 박쥐군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팀이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에서 그리고 유럽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클럽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구단이었다. 그런 발렌시아의 최근 전성기는 2000년대.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했고, 이듬해에도 결승전에 올라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국 석패한 기록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렌시아는 유럽대항전 결승에 총 7 번 진출 4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만큼은 아니더라도 스페인의 명문팀이 바로 발렌시아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2000대 후반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다비드 비야, 후안 마타, 다비드 실바, 호르디 알바와 같은 주축선수들을 팀의 재장난을 해결위해 위해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6 강에서 AC 밀란을 상대해 총 합 3 - 4 라는 전적으로 AC 밀란을 꺾고 8 강까지 올라 예전의 영광을 다시 누리려는 발렌시아였다. 와아아아!!! Es un equip de primera nostre Valencia Club de Futbol que lluita per a defendre en totes bandes nostres colors En el Camp de l´Algiros ja comencarem a demostrar que era una bona manera per a Valencia representar [발렌시아 CF - 응원가] 스페인에서 다섯 번째로 큰 경기장인 메스타야 경기장에서는 오늘 경기 리버풀을 맞이한 응원가가 크게 울려 퍼졌다. 약 50000여명의 홈 관중들 사이에 그의 10 분의 1 정도의 수밖에 안 되는 콥들이 YWNA를 열창하고 있었다. "자! 그럼. 나가자!" 현준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챔피언스 리그 8 강이라는 큰 무대. 그것도 자신들의 홈 구장인 안 필드가 아닌 원정경기에서 치르는 경기였지만 리버풀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눈에는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제 앞으로 5 경기만 승리하면 작년에 잡지 못했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준." 입장 통로로 향하기 전 달글리쉬 감독이 현준을 불렀다. 무언가 많은 말이 담겨 있는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자신있게 나서고는 있지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29 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접전을 치르고 불과 3 일뒤에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 경기 이후 4일간의 꿀 같은 휴식을 얻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치열한 리그 경기를 치르고 3 일간의 휴식동안 선수들의 체력이 얼마나 돌아왔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준. 이제까지 너의 활약을 보며 사람들은 니가 어디서든 골문을 노릴 수 있는 슈팅을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렌시아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듯. 충분히 너의 능력이라면 발렌시아 선수들의 견제에서도 버텨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너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발렌시아 선수들의 견제를 피해 다른 선수들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상대선수들의 견제를 너에게 끌 필요가 있다. 오늘 경기에서 조그마한 기회라도 나온다면 바로바로 슈팅을 때려라. 이미 다른 선수들도 너에게 공을 몰아줄 테니까. 선제골을 넣어도 좋지만 안 넣어도 상관없어. 무모한 돌파를 시도해도 좋다. 일단 발렌시아 선수들에게 니가 정말로 위협적이라는 것만 각인시켜놓으면 돼.] 현준은 달글리쉬 감독이 경기가 시작하기 전 라커룸에서 말했던 내용을 떠올리며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모드리치와 마타 그리고 여타 다른 선수들의 얼굴을 흘깃 살펴보았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긴장을 풀려는 듯 가볍게 몸을 움직이고는 있었지만 현준의 눈에는 그들의 몸에 잠재되어 있는 피로감이 정확하게 보이고 있었다. '치열한 접전이 되면 힘들어 지겠네.' 칼링컵, FA 컵, 챔피언스 리그,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까지 무려 4 경기나 소화해내고 있는 리버풀이다. 그나마 칼링컵은 저번 달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아직 리그 경기에, FA 컵도 소화해내야만 했다. 레알 마드리드 혹은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처럼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팀이면 상관없겠지만 아직 리버풀은 주전급 선수들과 비주전급 선수들과의 경기력이 크게 차이가 났다. 그런 탓에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어쩔 수 없이 베스트 멤버를 내보내야만 했고, 그 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주축선수들을 계속해서 출전시켜야만 했다. 삐익!!! [드디어 경기 시작됩니다. 리버풀과 발렌시아 CF의 챔피언스 리그 8 강 1차전. 오늘 경기는 발렌시아의 홈 메스타야 구장에서 펼쳐지는 데요. 오늘 경기 포인트가 어떻게 될까요?] [네. 발렌시아는 2000년 초반 유럽 축구계를 휩쓸었던 강팀인데요. 재정난으로 인해 수많은 주축선수들이 이탈하면서 결국 전력이 급감하는 결과를 초래했죠.]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일명 인간계 1위팀, 가난한 팀, 여러 주축 선수들을 팔고도 1위를 차지하는 팀등으로 알려져 있는 발렌시아였다. [사실 발렌시아는 리버풀과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죠. 발렌시아가 2001-02, 2003-04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감독이 그 베니테즈 감독 아니겠습니까?] [네. 이스탄불의 기적을 쓰며 리버풀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시켰던 그 베니테즈 감독이지요. 어찌되었든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 AC 밀란을 누르고 온 발렌시아인데요.] 재정난으로 주축 선수를 보냈다고는 하지만 로베르토 솔다도, 에베르 바네가, 아딜 라마와 같은 선수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발렌시아였다. 그리고 AC 밀란전에서도 로베르토 솔다도가 원정 경기에서 2 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보이며 AC 밀란을 침몰 시켰다. [말씀드리는 순간 리버풀의 드로인 공격으로 이어지겠습니다.] 라스무스 엘름이 선 밖으로 나가 드로인을 준비했다. 이번 시즌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 선수단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선수였다. '칫...' 공을 받기 위해 현준이 다가서자 바로 발렌시아 선수가 따라붙었다. 바로 에베르 바네가였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중 하나로 팬들에게는 딸네가라고 불리는 저렴한 멘탈의 선수중 하나였다. 2007 -08 시즌 발렌시아에 입단하자마자 자위하는 성행위 영상이 쫙 퍼졌던 탓이다. 그 때문에 도망치듯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발렌시아로 가기 싫다는 제스쳐를 취하긴 했지만 지금은 발렌시아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선수로 성장한 선수였다. 결국 바네가의 견제에 엘름은 현준에게 공을 주지 못하고 어느새 다가온 스크르텔에게로 공을 넘겼다. 그리고 현준이 바네가를 뿌리치고 움직이는 순간 스크르텔이 공을 앞으로 찔러 넣었다. "나이스!" 빈 공간에 뿌려주는 패스. 스피드에 자신 있는 현준에게는 딱 맞는 공이었다. 스터드에 찍힌 잔디가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발렌시아 선수들이 현준의 뒤를 따라붙었지만 악마의 육체를 지니고 있는 현준은 순식간에 최고속도를 낼 수 있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고 있었다. 공을 잡고 패널티 에어리어 쪽을 바라보니 수아레즈가 순간적으로 발렌시아 수비수들 사이로 파고들고 있었다. 콰앙!! 크로스를 막기 위해 발렌시아의 미드필더가 몸으로 현준을 살짝 밀었지만 현준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리고 있었다. 강하게 휘어지면서 날아가는 크로스는 그대로 수아레즈의 발 끝으로 향하고 있었다. [김현준 올립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후방에서 파고든 수아레즈의 플레이였기에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은 상황. 그리고 빠른 속도로 낮게 휘어져나가며 발렌시아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떨어진 공은 그대로 프리 상태의 수아레즈의 발 끝에 맞고는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아레즈!! 골!!! 들어갑니다! 리버풀!] [루이스 수아레즈! 방향만 살짝 돌리며 선제골을 성공시킵니다!!!] 와아아아아!!! 발렌시아의 골키퍼 디에구 아우베스가 자신의 긴 팔을 이용해 쳐내려고 했지만 워낙 완벽한 상황에서 때린 슈팅이었다. 아딜 라미와 헷비허스 마뒤로는 마치 자동문처럼 수아레즈의 움직임에 그리고 발을 내 뻗어 슈팅을 때리는 데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한 채 고개만 살짝 돌렸을 뿐이었다. [리버풀! 선제골! 아! 발렌시아! 이번 시즌 발렌시아의 수비가 불안불안하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리버풀! 그 약점을 노리지 않고 그대로 찔렀습니다! 아딜 라미 선수가 그나마 수비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었는데 라미 선수가 수아레즈 선수의 움직임을 그대로 놓치면서 결국 선제골을 허용하고 맙니다.] [이렇게 되면 발렌시아 빨리 만회골을 터뜨려야 할 텐데요. 홈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준 것은 상당히 크거든요. 게다가 상대는 유럽에서 가장 파괴적인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는 리버풀이예요!]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6골이나 터뜨렸던 리버풀이다. 특히 16강 1, 2차전에서 김현준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홀로 4 골이나 터뜨렸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수아레즈의 골을 돕는 완벽한 크로스를 선보였었다.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현준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는다며 골을 터뜨려주기를 바라는 자신들의 마음을 어김없이 시청자들에게 얘기하고 있었다. "꺄악!!!" 노트북으로 경기를 보던 소녀들의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은 스케쥴이 있기 때문에 Tv 가 아닌 노트북으로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현준 오빠야. 골 넣은 저 쪼그마한 선수도 잘하네."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라고 세계적인 선수야." 줄리아의 말에 수영이 해설을 덧붙였지만 그녀에게 리버풀 선수는 현준과 현준을 돋보여주는 그 외 선수들 그렇게 2 가지로 구분될 뿐이었다. 댓글도 연신 전쟁터였다. 예상외로 원정경기에서 단 2 번의 공격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리버풀 때문에 계속해서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물론 그 중 대다수가 바로 현준의 스피드와 크로스에 대한 팬들의 경악하는 내용이었다. 2012 발롱도르 수상자. 그리고 현준의 플레이는 직접 Tv 로 보고, 그리고 귀로도 따갑게 들었던 팬들이지만 언제나 현준의 플레이는 자신들을 놀래키고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프리메라리가의 강팀인 발렌시아 선수들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인 스피드 뿐만이 아니라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도 완벽한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아아!!!" "그런 것은 넣어야지!" 경기가 계속해서 진행될수록 소녀들의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현준의 스루패스나 크로스를 받은 선수들이 골을 넣지 못할 때는 그녀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라는 생각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욕들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하아...얘들아. 그렇다고 차는 좀 흔들지 마라. 운전하기 힘들다." 6 명이나 되는 멤버들이 몸을 들썩이니 밴이 버틸 리 없었다. 매니저의 푸념이 들려왔지만 그런 매니저의 말을 그녀들이 들을 리가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음소거라도 된 듯 6 명의 여인들이 입을 다물었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갑작스레 조용해지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매니저가 입을 열었지만 그런 매니저의 말에 답을 해주는 여인은 아무도 없었다. 조용한 밴의 안에서 해설위원과 캐스터의 말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 굉장한 미녀분이 리버풀을 응원하러 오셨는데요. 많은 팬들도 아시는 분이시지요? 신현준 해설위원.] [네, 저도 예전 리버풀의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김현준 선수를 만나기 위해 찾아갔을 때 한번 뵈었던 분인데요. 바로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양이시죠. 굉장한 미모로 인해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분이시죠.] 탐스러운 금빛의 머리칼을 휘날리며 초조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현준이라고 적혀 있는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워낙 그 여인의 미모가 뛰어난 탓일까? 카메라는 몇 번이나 계속해서 여인의 모습을 잡아주고 있었다. "아니, 축구 경기장면에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줘야지 왜 저 여자를 찍어주는 거야?" "맞아. 맞아." 계속해서 리리스의 모습을 내보내주는 게 못마땅한지 줄리아가 심통 맞은 소리를 내뱉었다. 그런 줄리아의 말에 아영도 한 몫 거들었다. "......" 방금 전까지 열광적인 분위기는 어디로 갔는지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에 그녀들을 제외한 4 명의 여인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잠시 후 현준의 중거리 슈팅으로 리버풀이 또 다시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현준이 리리스 쪽으로 달려가 손을 들어 올리는 세리모니를 펼치자 그 모습에 손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는 현준에게로 보내는 리리스의 모습에 카메라에 잡혔다. "아아...." 그 모습에 눈이 돌아간 줄리아와 아영이었다. 결국 후반 마지막에 터진 로베르토 솔다도의 만회골로 경기는 2 - 1.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그 승리를 즐거워하는 체리 쥬빌레의 멤버들은 아무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다들 추석 잘 보내셨나요? 아오 명절 브레이킹....힘들었습니다. 쉰 김에 오늘 연참을 해야하는데.... 열심히 써서 올릴게요. 00351 리리스, 그녀의 도발 =========================================================================                            '리버풀, 발렌시아 원정에서 2 - 1 승리.' '김현준. 챔피언스리그 8강 전에서 1골 1 도움을 올리며 발렌시아 격파.' '김현준, 챔피언스 리그 7 호골을 쏘다. 2연속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에 오르나?' 17 일 있었던 리버풀과 발렌시아 전이 끝난 이후 수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영국 언론들은 연신 현준의 활약을 칭찬하는 내용의 기사들을 보냈고 스페인 언론들 또한 현준을 막지 못해 발렌시아가 패배했다는 내용을 보내고 있었다. 후반 26 분 제라드와 교체되기 전까지 1 골 1 도움으로 활약하며 발렌시아의 측면과 수비진을 초토화시켰기 때문이다. 발렌시아의 수비수들이 아무리 그를 견제해도 현준은 힘과 테크닉으로 발렌시아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그날 경기 Mom 에 올랐을 정도의 활약을 보였다. 그런 현준의 활약에 발렌시아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에 온 스페인 기자들조차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또 다른 기사도 사람들의 시선을 잡고 있었다. 바로 현준의 여인, 리리스? 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였다. "이게 뭐야!" 줄리아의 짜증난 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밑에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적혀 있는 신문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 현준의 여인, 리리스? 라는 제목의 기사내용은 별 거 없었다. 그냥 발렌시아전에 리리스가 모습을 드러냈고, 현준의 세리모니에 리리스가 키스를 보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괜히 그것으로 썸씽을 만든 오로지 추측으로만 이어진 기사내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기사를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줄리아도 그 중 하나였다. "안되겠어. 진짜 오빠에게 물어봐야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일이 없다면 아마 현준이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방송에서 그렇게 말했으니 아마 틀림없으리라. 그리고 줄리아는 힘을 줘 꾹 번호를 눌렀다. 그리고 그 시각 현준은 평소와 같이 리리스와 함께 몸을 섞고 있는 중이었다. 각성 이후 카오스 큐브라는 것이 등장하고 난 이후 유독 자신을 탐하는 그녀였다. 너무 자주 몸을 섞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준도 좋았다. 리리스의 몸은 매번 안아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으니 말이다. "리리스님. 그 기사 어떻게 하실 거예요?" "무슨 기사?" 한 차례 파정이 끝나고 가쁜 숨과 함께 현준의 몸에서 빨아들인 순수한 마기가 주는 쾌락에 몸을 파르르 떨며 눈을 감고 있던 리리스가 현준의 말에 살며시 눈을 떴다. 붉은색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보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슬며시 피했다. "그 이상한 스캔들 기사요. 요즘 제 애인이 리리스님이라고 소문내는 인간들이 있던데요." "아아..."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다시 눈을 감으며 몸을 돌렸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만 별일 아닌 내용이었다. 어차피 인간들이 말하는 내용 따위에 귀를 기울일 그녀가 아니었다. 게다가 그녀가 본 기자라는 종족은 진실 70%, 거짓 30% 가 섞인 내용을 그대로 진실 100%로 포장내서 내보내는 거짓말쟁이들이었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하지만 이제까지 그녀가 느낀 바는 그러했다. 게다가 스캔들 기사가 나가는 것이 딱히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뭐...지금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또 한번 각성이 된다면...?' 지금 현준은 그녀의 마음에 차는 존재가 아니었다. 아무리 최상급 마족이라고는 하지만 마왕인 자신에 비교한다면 부족한 면이 너무나 많았다. 특히나 강함을 가장 큰 매력으로 보는 존재가 악마였다. 하지만 현준은 마왕인 그녀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다. 그리고 그 비밀이 풀어지는 순간 그가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만약 현준이 만났던 루시퍼가 말했던 대로 그가 정말 카오스 큐브라면? 천계와 마계를 통틀어서 현준을 상대할 자는 아무도 없을 터였다. 심지어 마왕인 사탄은 물론 마계를 창조했다고 알려진 마신조차도 말이다. 그만큼 카오스 큐브는 독보적인 존재니 말이다. 그 때문일까? 최근 들어 현준을 보면 이상한 감정이 드는 리리스였다. "아니 뭐...저와 연결이 되니까 그렇죠. 전 리리스님의 권속인데 리리스님이 싫어하지 않으실까 해서 말이에요." "됐어. 그냥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일으켰다. "네. 그러면 전 씻고 Tv 나 볼게요. 어제 경기를 보고 부족한 점을 생각해 봐야 하니까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아뇨. 경기 끝나고 분석팀에게서 비디오 테잎을 빌려왔어요." 그리고 현준이 그대로 침대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리리스가 몸을 일으키고는 뒤에서 현준을 끌어안았다. "리리스님?" "또 할래. 너도 상관없지?" 그녀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체력적으로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남성이 죽은 것도 아니다. 게다가 리리스가 내뱉는 야릇한 신음소리를 들으면 힘이 빠진 남성도 그대로 하늘을 꿰뚫을 듯 솟구쳐 올랐다. "큿..." "흐으읏..." 현준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현준을 밀쳐 침대에 눕히고는 그 위에 올라탄 리리스가 서서히 허리를 내렸다. 자신의 안으로 파고드는 남성의 느낌에 그녀의 아미가 파르르 떨렸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삽입과 함께 자신의 몸으로 파고드는 순수한 마기가 주는 쾌락은 마왕인 그녀도 쉽사리 흥분시키게 만드는 마약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 순간 똑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며 탈리사 빼곰히 고개를 들이밀었다. "무슨 일이야?!" "저...저기..." 현준과의 정사에 방해를 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쁜지 날카로운 리리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런 리리스의 모습에 잠시 어물쩡거리던 탈리사가 현준을 바라보고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주인님. 전화가 왔는데요.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라고...주인님의 애인분이라고 하시는데요." 탈리사의 말에 리리스의 눈동자가 갑작스럽게 붉은 빛을 내다가 사라졌다. 줄리아라면 그녀도 아는 여자였다. 현준의 주위에 있는 여인들 중 가장 마기가 강한 여인이자 과도한 집착이라는 악마들이 좋아할 만한 맛 좋은 기운도 품고 있는 여자였다. "어?" 탈리사의 말에 현준이 전화를 받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현준의 행동은 생각으로만 끝이 났다. 리리스가 현준이 못 일어나게끔 그를 내리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와 함께 리리스는 탈리사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전화기 가지고 와." 리리스의 말에 탈리사가 조심스럽게 전화기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리고 전화를 자신의 귀에 가져다 대고는 리리스가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어...? 현준 오빠 아닌가요? 당신은 누구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서일까? 핸드폰에서 줄리아의 공격적인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다. 감히 마왕인 자신에게 내뿜는 적의라니? 리리스는 속으로 코웃음을 터뜨렸다. 현준의 위에서 서서히 허리를 흔들면서 리리스가 야릇한 모습을 내며 입을 열었다.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 리리스라고 합니다. 현재 김현준 선수는 굉장히 바쁜 용무가 있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는 데요. 나중에 걸어주시겠어요? 흐읏..." [네? 현준 오빠 지금 집에 있는 거 아니었나요? 잠시 현준 오빠좀 바꿔주세요. 급하게 할 얘기가 있다고요. 아니, 잠깐 제가 전화했다고 말 좀 해주세요. 그러면 오빠가 전화를 받을 거에요.] "흐응...읏..." 줄리아의 말을 무시하며 서서히 허리를 움직이는 속도를 높이는 리리스였다.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줄리아도 눈치를 챘는지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대체...' 그리고 지금 벌어지는 상황에 현준은 리리스를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여자관계에는 일절 신경을 쓰지 않던 그녀다. 아니, 오히려 다른 인간 여자들과 관계를 맺는 모습을 보며 좋아했던 그녀다. 자신의 기운으로 여자들을 타락시키는 모습 때문이었다. 결국 리리스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섹스는 점점 더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짐승과도 같은 움직임으로 한참 동안 서로를 탐하다가 또 한번 현준이 자신의 안에 파정한 것을 느낀 리리스는 아직까지도 끊어지지 않은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지금 굉장히 바쁜 용무가 있는데, 끝이 나려면 조금 걸리니까 나중에 전화해." 말과 함께 그대로 전화기를 끊고는 침대 밑으로 던져버리고는 다시 한번 현준의 가슴을 혀로 훑으며 현준을 자극시키는 그녀였다. 그렇게 몇 번의 정사가 끝이 나서야 현준은 리리스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워낙에 많은 순수한 마기를 품은 탓에 그것을 흡수하기 위해 정사가 끝나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것이다. "......이걸 어찌해야 되려나?" 핸드폰을 바라보며 현준은 고개를 푹 숙였다. 리리스가 누구인지 줄리아가 알 리가 없었다. 자신에게 푹 빠졌다고는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을 줄리아가 이해해 줄 리는 없을 것 같았다. 워낙 질투심이 많은 여자인데다가 아까 전 리리스의 말투가 굉장히 도발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현준은 한참의 시간동안 해명을 하며 줄리아의 화를 풀 수 있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런 상황을 여자가 이해해줄 리가 없었지만 워낙 줄리아가 현준에게 빠진 탓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문제가 남아있었다. 그것도 전화를 걸기 전 보다 더 큰 문제였다. 바로 전화를 끊기 전 리리스와 만나고 싶다는 줄리아의 말 때문이었다. 자신의 남자에게 꼬리치지 말라며 한 소리를 하고 싶다고 강하게 말하고는 그녀가 전화를 끊어버린 것이다. "리리스님을 만나려고 하다니..." 한숨을 쉰 현준은 머리를 긁적이고는 달력을 바라보았다. 하필이면 이번 달 말 한국으로 갈 일이 있었다. 바로 3월 26일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5차전 경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골!!! 골입니다! 시즌 30호골!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역시 대단한 선수예요! 방금 전도 보세요. 모드리치 선수의 스루패스에 맞춰서 완벽하게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이 굉장히 좋았거든요? 거기에 이어지는 반박자 바른 슈팅! 사우스 햄튼의 켈빈 데이비스 골키퍼! 눈 깜짝할 사이에 또 한 골을 내줍니다.] 3월 17일 리버풀은 사우스 햄튼 원정경기에서 나서 현준의 해트트릭을 앞세우며 3 - 1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현준은 리그에서 30 호골을 돌파하며 프리미어리그 3 연속 득점왕이라는 대 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이제 리그도 8 라운드밖에 남지 않은 와중에 득점 순위 1위는 현준, 2 위는 23골을 달리고 있는 아스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로빈 반 페르시였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병행하면서 떨어진 체력 덕분인가? 아직까지도 연이어 골 맛을 보는 현준과 달리 로빈 반 페르시의 득점력은 최근들어 서서히 줄어가고 있는 추세였다. 그리고 3월 22일 리버풀은 발렌시아를 안 필드로 불려 들어 챔피언스 리그 8 강전을 치렀다. [김현준!! 헤딩!!] [들어갔어요! 이건 들어갔습니다!] [골!!! 골입니다! 김현준! 챔피언스 리그 8, 9 호골을 동시에 터뜨립니다! 역시 리버풀의 영웅이예요! 이 선수가 골을 넣지 못할 팀이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김현준! 발렌시아의 챔피언스 리그 4강의 꿈을 그대로 무너뜨립니다!] 안 필드에 벌어진 경기에서 리버풀은 자신들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선수들처럼 원정 경기 때하고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뽐냈고, 이슬라의 깜짝 중거리 골을 시작으로 김현준이 연이어 두 골을 터뜨리며 전반에만 3 - 0 으로 앞서나가며 발렌시아를 무너뜨렸다. [아. 달글리쉬 감독 김현준 선수를 교체하는 군요.] [김현준 선수 조금 아쉽겠어요. 지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은 리오넬 메시 선수도 9 골로 김현준 선수 동률이거든요? 오늘 경기에서 한 골만 더 넣으면 챔피언스 리그 10 호골을 터뜨리면서 단독 득점 순위 1위를 차지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김현준 선수 저번 시즌에서 계속된 강행군으로 체력에 문제를 보이다가 결국 결승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되었었거든요. 그 때문에 결승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 교체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염두해 두고 4 강전을 대비하려는 달글리쉬 감독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게다가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아슬아슬한 우위를 지니고 있거든요. 한번만 패배해도 2위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에 큰 신경을 쏟고 있을겁니다.] 거기에 이미 원정에서 2 - 1 로 승리를 거두며 여유를 가졌기 때문일까? 리버풀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주력선수인 현준과 모드리치 그리고 마리오 괴체를 모두 교체하는 여유까지 부렸고 결국 리버풀은 홈인 안 필드에서 발렌시아를 4 - 1 로 꺾으며, 총합 스코어 6 - 2 로 4강에 안착했다. 그렇게 다음날 까지 이어진 챔피언스 리그 8 강전이 종료되었고, 바이에른 뮌헨, 리버풀, 그리고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라는 4 강 진출팀이 가려졌다. 그리고 4 강 진출팀이 가려진 그 날 현준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대비한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옆에는 그의 에이전트 리리스도 함께 했다. "리리스님 정말로 가시게요?" "응. 나에게 보낸 도전장인데 무시할 수는 없지." "상대는 악마가 아니라 인간인데요." "그러면 더더욱 무시할 수 없지. 감히 인간이 나에게 도전장을 보내다니 말이야." "......"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이마를 감싸 쥐었다. 흘러가는 말투로 슬쩍 대화를 풀어보려고 했던게 화근이었다. 어느새 리리스가 자신의 기억을 읽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도전장은 도전장이었다. 하지만 도전장도 상대가 되야 도전장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늦은밤... 다들 즐감하시길! 00352 리리스, 그녀의 도발 =========================================================================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재빠르게 현준은 리리스를 데리고 호텔로 향했다. 예상했던 대로 인천공항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둘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존재감을 가리고 재빠르게 공항을 빠져나왔다. 괜히 기자들에게 걸려 귀찮은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준은 에이전트인 리리스와 같이 있는 상황. 단순히 선수와 에이전트가 같이 있는 상황이지만 특종을 좋아하는 기자들이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써나갈지 충분히 예상도 되었다. '분명 애인사이 어쩌고 저쩌고가 되겠지?' 안 봐도 뻔했다. 만약 사진이 찍히게 된다면 다음 날, 아니 오늘 밤이 지나기 전에 이미 인터넷이 수 없이 유포가 될 게 분명했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마왕인 리리스의 심기가 불편해지면 현준은 언제나 간이 콩알만해졌다. 그래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최상급 마족으로 각성한 이후에도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은 여전했다. 그렇게 영국에서 출발해 한국에 있는 호텔에 도착한 시각은 밤 8시 가량. 호텔에서 늦은 저녁을 해결한 이후 현준은 줄리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슬슬 그녀를 데리러 가야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리리스님. 정말 이리로 데리고 오나요?" "응." "진짜...요? 줄리아 걔는 그냥 인간인데..." "응. 마왕도 인간을 종종 만나곤 해." 혹시나 하는 생각은 역시나였다. 그녀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는 호텔방을 나섰다. 어째서 그녀가 줄리아에게 관심을 보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딱히 자신에게 좋은 일은 아니었다. 행여나 리리스가 마왕인줄 모르는 줄리아가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무슨 사태가 벌어질지 뻔히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어? 빠르게 나왔네?" 줄리아와 통화를 한 이후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현준은 이미 먼저 나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줄리아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 멤버중 하나인 만큼 주위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단단히 무장하고 나온 듯 했지만 그 미모는 가릴 수 없는지 주위의 사람들이 힐끔힐끔 줄리아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당연하죠. 오빠가 부른 건데요. 마침 스케쥴도 없어서 시간이 많이 남길래 열심히 꾸몄어요. 저 어때요?" 현준의 차에 올라타자마자 줄리아는 목도리와 마스크를 벗고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늘 아영은 스케쥴이 있어서 현준이 온다는 소식에도 나오지 못했다. 현준과 데이트도 좋지만 현준을 자신이 독차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좋은 그녀였다. "예쁘네. 역시 아이돌 그룹 멤버 답달까?" "정말요? 히힛. 아차! 오빠 식사 하셨어요?" "응. 공항에서 도착하자마자. 시간이 애매해서 기내식이 안 나오더라고. 배가 너무 고파서 결국 먹었는데...넌?" "아! 다행이다. 저도 먹었어요. 멤버들이 하도 먹자고 졸라대는 바람에...오빠랑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히잉..." 울상을 지으며 애교를 부리는 줄리아의 모습은 어느 남자라도 넘어갈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런 줄리아의 애교에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현준이 말했다. "괜찮아. 밥은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데 뭐." "헤헤. 다음엔 제가 직접 요리 해 드릴게요!" 현준의 말에 줄리아가 빛이 날정도로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현준에게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그런 줄리아의 모습을 보며 운전을 하던 현준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오늘 정말로 리리스님을......" "리리스님? 아...그?! 그러고보니 그 여자 어디 있어요?" 말 끝을 흐리는 현준의 모습에 줄리아가 눈을 크게 뜨고는 차 내부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차 내부에는 그녀와 현준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어디 있어요? 그 여자?" "......딱히 나는 안 만났으면 하는데." "안돼요! 가서 따끔하게 한 마디 해야죠. 오빤 내꺼 라고요. 그리고 오빠도 잘못한 거 있는 거 알죠?" 줄리아의 다그침에 현준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듯 입을 다물었다. 아마 리리스와 함께 몸을 섞던 그 사건을 말하리라. 결국 현준은 리리스가 있는 호텔로 줄리아를 데리고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을 끌기 위해 빙글빙글 길을 돌아서 호텔로 가는 일이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 "......" 호텔방의 문을 열자마자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던 리리스와 줄리아의 눈이 마주치고는 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옷을 옷걸이에 걸치고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줄리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리리스는 의외였다. 줄리아가 오자마자 한 마디를 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분명 그녀가 줄리아의 기세에 눌려서 입을 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아." 한숨과 함께 리리스는 고개를 슬쩍 흔들었다. 현준의 예상대로 리리스는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혀 있었다. 호텔방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에게 적의를 내뿜는 가녀린 인간의 존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을 했던 것이다. 그에 반해 줄리아가 말문이 막힌 이유는 단 하나. Tv 에서도 느끼긴 했지만 정말 리리스의 외모는 같은 여자인 자신도 놀랄 정도로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지...? 예상 외인데...좋지 않아..." 그녀의 감이 알리고 있었다. 수 많은 암투가 벌어지는 예능계에서 그녀를 구해준 직감이었다. 같은 여자라도 말문을 잃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 게다가 현준의 저 행동은 뭐란 말인가? 호텔방에 들어와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옷을 옷걸이에 걸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현준의 에이전트라고 알려진 저 여자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말이다. '설마...' 줄리아의 머릿속으로 벼락이 쳤다.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둘 사이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눈에 리리스가 슬쩍 입꼬리를 들어올리고 있는 것이 들어왔다. "꿀꺽..." 무표정에서 피어나는 웃음. 아름다운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미소는 보기만 해도 너무나도 섬뜩하게 느껴지는 미소였다. 여기에 들어오면 당장 리리스에게 소리를 질러 자신이 주도권을 잡으려 했던 줄리아다. 미소를 짓는 리리스의 붉은 눈동자를 마주치기가 두려웠다. "아...아아..."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반복적인 소리만 내뱉는 줄리아였다. 심장이 너무나도 빠르게 두근거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터질 듯이 말이다. 줄리아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부여잡으려는 순간 현준이 나섰다. "리리스님. 여기까지 하도록 해요." 말과 함께 현준이 줄리아를 감쌌고, 그 순간 줄리아는 다리가 풀린 채 바닥에 주저앉고야 말았다. 현준의 품 사이로 줄리아는 덜덜거리며 자신의 몸을 떨고 있었다. 방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무나 무섭고 공포스러운 경험을 한 듯 싶었다.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공포영화를 볼 때보다도 더욱 말이다. "칫." 그런 모습에 리리스는 자신의 혀를 찼다. 자신에게 적의를 내뿜는 인간 여자를 공포에 천천히 잠식시키며 죽여버리려고 했던 것을 현준이 방해한 것이다. 그리고 줄리아가 제대로 정신을 차린 것은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부터였다. '어...어떻게 해야하지...?' 호텔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Tv를 보고 있는 리리스의 모습을 힐끔 보는 줄리아의 마음은 심란했다. 처음에 기세등등하게 호텔로 온 것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바로 좀 전에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왜? 무슨 할 말 있어?" "아...아뇨...언니." 자신도 모르게 언니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언제나 직설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인 그녀였지만 리리스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시선을 피하는 줄리아였다. 현준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했지만 그는 씻기 위해 샤워실로 향하고 없는 상황이었다. 그 탓이 지금 이 상황이 가시방석이 앉아 있는 것보다도 더욱 고통스러운 그녀였다. 당장이라도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왜일까? 자신이 사라지면 저 여자가 자신의 남자를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 '저 현준오빠랑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좀 나가주시겠어요? 전 현준오빠 여자친구거든요.' 이 간단한 말이 계속해서 입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결국 한참을 망설이던 줄리아가 입을 열었다. "저기...현준 오빠 에이전트라고 알고 있는데...안 바쁘시나요?" "응. 안 바빠." 곧 바로 튀어나오는 리리스의 대답에 다시금 입을 다무는 그녀였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답답함에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와 기세 다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까 전의 공포가 이미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다. 서로 머리끄댕이를 부여잡고 혹은 뺨을 때리며 싸운 것이 아니다.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다. 단순히 눈 싸움으로 기세를 점유하려고 했는데 그 눈 싸움에서 죽음보다 더한 공포를 맛보았던 그녀다. 그리고 잠시 후 샤워를 마친 현준이 가운을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 샤워를 마치기 전이나 후나 다름없는 호텔방의 상황을 애써 무시하며 현준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Tv를 보던 리리스가 몸을 일으켰다. 탁!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아이스크림 막대가 방 구석에 놓인 휴지통으로 천천히 날아가더니만 떨어져 내렸다. 막대가 수평으로 날아서 비행을 하는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주지 않고 있던 줄리아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고 싶어." "네...?!"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던 현준은 리리스의 말에 놀란 목소리를 토해냈다. 줄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저 여자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란 말인가? "지...지금...요?" 현준의 말에 리리스는 빙긋 웃으며 딴청을 피웠다. 그러면서 현준에게 다가가 힘껏 그를 껴안았다. 물론 시선은 현준이 아닌 줄리아에게 주고 있었다. "자...잠깐만요 리리스님. 주...줄리아도..." 리리스와의 섹스는 일상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매일 하는 일이었다. 특히 자신의 각성 이후 리리스는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기 위해 쉴새 없이 섹스를 요구했다. 하지만 둘만 있는 것이라면 모를까 옆에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그녀와의 섹스를 보면 곤란한 줄리아라는 여자였다. "그래서 싫어?" "......"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의 말에 자신은 거부할 수 없었다. 자신의 주인이 바로 그녀였으니 말이다.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는 조심스럽게 현준의 가운을 벗기며 그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그런 모습을 보며 줄리아는 자신의 가슴이 콱 막혔다. 그러면서도 이상한 생각이 밀려들어왔다. '왜지...?' 어째서일까? 왜 현준은 그녀를 거부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을 정도로 인기와 재력을 소유한 사람이 현준이다. 그룹의 총수와 같은 초재벌급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리버풀에서 받는 현준의 주급은 16 만 파운드로 알려져 있었다. 사실 20 만 파운드를 받고 있고, 트레블을 달성할 경우 주급이 인상되는 계약을 맺었지만 그것은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었다. '이상해...'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리리스의 손길을 현준은 거부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그녀의 행위에 동참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가만히 서서 그녀의 행동을 묵인하고 있을 뿐이었다. '설마...?!' 순간 줄리아의 머릿속으로 한 가지 가정이 떠올랐다. 어째서 현준이 리리스라는 여인을 거부하지 못하는 이유 말이다. 아마 그는 그녀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마피아의 딸인가? 아니면 이탈리아 갱?'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어느새 현준의 팬티 사이로 자신의 손을 넣는 리리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줄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행동에 리리스가 자신의 아미를 찌푸리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말이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줄리아가 입을 열었다. "현준 오빠는 제 남자예요. 함부로 건드리지 마세요. 오빠를 협박해서 손에 넣었다고 오빠가 당신 것인 줄 아나보죠?" "재미있네? 건드리면 어떻게 할 건데? 그리고...협박?" 줄리아의 말에 리리스가 싸늘한 표정을 그리며 피식 웃었다. 그런 두 여자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리리스가 자신의 기세를 내뿜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녀는 마왕. 평범한 인간은 기세를 내뿜지 않아도 그 위압감이 짓눌리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제까지 인간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던 리리스는 어째서 그녀에게 계속해서 관심을 주는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그 이후 현준은 리리스와 관계를 맺었다. 줄리아가 보는 앞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줄리아는 엉엉 울면서 혼자 숙소로 향했다. 어떻게든 둘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리리스의 방해에 그러지 못한 까닭이었다. 아니 방해도 하지 못했다. 기세에 눌려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울며 숙소로 향하면서도 줄리아는 리리스를 향해 한 마디 내뱉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절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현준오빠를 협박으로 손에 넣었다고 오빠가 당신 것 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빠에게 당신과 같은 여자가 있다는 것은 불행일 뿐이에요." 사실과는 많이 다른 내용이었지만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는 그녀였다. [그럼 이제 곧 경기 시작하겠습니다. 자랑스런 우리 태극 전사들의 모습이 전광판에 드러나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저번 이란전 경기의 승리까지 총 4경기동안 2승 2무, 승점 8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데요. 오늘 경기 정말 중요한 경기거든요?] 3월 26일. 한국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경기가 벌어졌다. 현재 한국은 A 조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승 2무. 아직까지 무패의 전적으로 말이다. 게다가 사기도 높았다. 이란전 부상으로 국가대표에서 이탈했던 현준이 부상을 회복하고 다시 돌아오며 저번 달 있었던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줄리아...니가 이기기엔 리리스는 급이 달라. 지금은 애도를 보낼게. 그러고보니 내일 빨간날이네요.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슬슬 한편 더 써서 연참을... 그러면 즐감하시길. 00353 리리스, 그녀의 도발 =========================================================================                            [네, 그렇습니다. 카타르 축구가 우리나라에 비해서 한 수 아래라고는 평가받고 있지만 오일머니로 인해 최근 전력이 급상승했거든요?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카타르입니다.] 2006년에 아시안컵을 개최했고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국가인 카타르. 카타르는 자국내에 엄청나게 화려한 구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오일머니를 이용해 월드컵 개최권도 따냈다. 하지만 아직까지 카타르는 단 한번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었다. 아시안컵에나 8 번 출전에 8 강이 최고성적일 정도로 카타르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때문일까? 수 많은 선수들을 귀화시키며 카타르 대표팀으로 끌어들이고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도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네. 저번 카타르 칼리파 국제 경기장에서 펼쳐진 예선 1차전에서 1 - 0 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우리 대표팀 선수들 굉장히 힘든 경기를 펼쳤었거든요.] [그럼 이제 선발 라인업이 발표됩니다. 1번 정성룡 골키퍼....9번 김현준 선수.... 이번 우리나라 대표팀의 호재가 바로 김현준 선수의 복귀였죠.] [그렇습니다. 이란전에서 팔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으면서 두 달간이나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김현준 선수인데 다행스럽게도 빠르게 호전되면서 다시금 제 활약을 펼쳐주고 있거든요.] 해설위원의 말에는 현준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깃들어 있었다. 보통 부상을 당한 이후 감이 줄어들어 제대로 된 실력을 펼쳐내지 못하는 선수가 대다수였지만 현준은 부상을 당한 이후에도 예전과 같이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며 리버풀을 승승장구 시키고 있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거의 예약해 놓은 상태인데다가 리오넬 메시 선수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경쟁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김현준 선수인데요. 국가대표팀에서도 꽤나 많은 골을 기록하지 않았습니까?] [네. 출전한 경기에서 거의 매번 골을 기록한 김현준 선수인데요. 과연 오늘도 골 맛을 볼지 기대가 됩니다.] 와아아아아!!! 대한민국과 카타르. 현재 피파랭킹 22위에 올라있는 대한민국과 92위에 올라와 있는 카타르의 대결. 그것도 한국의 홈 경기에서 벌어지는 이점까지 가지고 있는 탓에 붉은 악마들은 자신의 승리를 믿으며 열광적인 환호성을 내보냈다. 그리고 열광적인 함성을 보내는 사람들 중에는 현준의 대학교 동기들도 있었다. 현준이 출전한다는 말에 충남대학교 동기로 수원에서 벌어지는 A 매치 표를 구해 모두 응원 차 온 것이다. "오빠 파이팅!!!" "김현준! 골 넣어라!!!" '김현준 너는 충남대학교 10 학번의 자랑이다' 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외치는 현준의 동기들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축구라면 빠질 수 없는 희연도 있었다. "와...역시 현준이 풍기는 포스가 다른데?" "그렇죠? 그렇죠?" 지훈의 말에 희연이 옆에서 종종거리며 말을 받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은 곽태휘였다. 하지만 현준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라는 것을 보여주듯 그라운드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보여주며 카타르 대표팀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와아아아!!! 현준이 공을 잡으며 카타르 선수들을 한명씩 개인기로 제칠 때 마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북과 꽹과리 채를 잡은 붉은 악마들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듯 온 힘을 다해 쉬지 않고 북과 꽹과리를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홈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에 보답하기 위함일까? 전반 11분 만에 골이 터졌다. 바로 잉글랜드 챔피언 쉽에 있는 카디프시티에서 뛰고 있는 김보경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현준! 들어가나요?! 한 명 제치고! 두 명!! 세 명!! 슛!!! 슛!!!] [아! 슛?! 패스입니다! 김보경! 골!!!!!!] 짝짝짝! 짝짝! 대! 한민국!!! 대! 한민국!!! 현준의 중앙 돌파에 이은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카타르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그대로 김보경이 깔끔한 슈팅으로 골문을 열자 어마어마한 함성이 수원 월드컵 경기장을 울리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고 끌어안기 시작하며 점점 더 축제의 흥을 돋구고 있었다. "와 역시 김현준이다. 저 새끼가 옛날 그 자식이라는 게 진짜 믿겨지지 않는다." "봤냐? 카타르 선수 세 명 그냥 재껴 버리는거?" "오빠는 옛날부터 대단했어요." 옆 사람의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러운 함성 속에서도 대화를 이어나가는 세 남녀였다. 바로 지훈과 과거 현준의 친한 친구였던 종식과 희연이었다. "옛날부터 오빠가 축구를 얼마나 잘했는데요." "난 현준이가 동아리 축구 때 나가서 수비 보다가 자빠진 것 밖에 기억 안나는데." 희연의 말에 종식이 과거를 떠올리며 말했다. 대학시절 동아리들 끼리 수 많은 경기를 펼쳤고 현준도 꽤나 많은 경기를 띄었었지만 그 때의 현준은 그렇게 특출나게 눈에 띄던 녀석이 아니었다. "그땐 저 자식 지가 안 귀찮으려고 실력을 숨긴 거야. 겨울 쯤에 조기 축구회 갔었는데 아주 날라다니더라. 그래서 실업리그에서 스카웃되었다가 K 리그까지 진출한 거잖아." "인간성공이네. 김현준 진짜. 대단하다." 지훈과 종식의 대화를 들으며 희연은 그라운드에서 다른 선수들과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플레이를 볼 때 마다 설레이는 이 기분. 자신의 의지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가슴이 뛰고 있었다. "아..." 희연의 입에서 낮은 신음성이 흘러 나왔다. 비록 가까이서는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멀리나마 그를 지켜볼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그리고 그런 희연의 행복을 깨뜨리는 말이 귀에 들려왔다. "그러고보니 김현준 저 자식 여자 친구 있다며? 되게 미인이던데?" "여자친구?" "그 있잖아? 에이전트. 이름 되게 특이해서 기억하기 쉽던데. 리리스라고 했던가?" "아아...○○ 캠프에 나왔던 애? 하긴 진짜 예쁘긴 하더라. WAGs 중에 가장 베스트라고 하더라." WAGs. 영국신문에도 자주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단어로 WAGs 는 Wives And Girlfriend. 즉 아내와 여자친구를 뜻한 신조어다. 어느 때는 선수 본인보다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여인들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WAGs 중 하나로 테오 윌콧의 여자친구, 멜라니는 해외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던 WAGs을 올킬 시키는 여인이 등장했으니 바로 현준의 에이전트인 리리스였다. "여자친구는 아니라고 하던데? 그냥 에이전트 아냐?" "WAGs 는 리리스가 현준의 여자친구라고 하던데? 둘이 맨날 붙어 다니는 거 보면 사귀는 사이겠지. 남녀가 같이 다니는 데 당연한 거 아냐?" "아...아니에요!" 종식의 말에 순간 희연이 소리를 빽 하며 질렀다. 그리고 그런 희연의 모습에 지훈이 재빠르게 종식의 옆구리를 툭 건드렸다. 종식도 눈치가 아주 없는 편은 아니었는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에 희연도 민망했는지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현준 오빠는 저한테 여자 친구가 없다고 했다고요. 에헴. 제가 현준 오빠랑 얼마나 친한데요. 우리 서로 카톡도 이틀에 한 번씩은 주고 받는 사이임. 게다가 현준 오빠 여자 친구 사귀면 일단 저한테 허락받기로 했어요. 제가 시누이 노릇 하기로 했음." "너도 참...지극 정성이다." 지훈의 말에 희연은 대답하지 않고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렸다. 프리미어리그 2 연속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한국축구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만드는 게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일등공신, 2012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뜻하는 발롱도르 수상자까지 수 많은 팬들이 축구의 신이라며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붙여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남자. 바로 그런 대단한 사람이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넓은 그라운드에서 9 번을 달고 뛰고 있는 현준이었다. '......' 아까까지만 해도 좋았던 기분은 사라지고 어느새 현준에 대한 야속함이 희연의 마음을 채우고 있었다. 이런 기분을 과연 현준은 알아주기라도 할까?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어? 뭐야? 또 골 넣었어?!" "아...어? 쟤 왔네?" 그라운드를 두리번거리던 지훈이 놀란 탄성을 내뱉었다. 경기장 화면 전광판에 VIP 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리리스의 모습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사람들이 외모종결자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외모였다. 그리고 자신이 전광판에 잡힌 것을 깨달았는지 리리스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살며시 손을 흔들었다. 와아아아!!! 그리고 역시나 남자들의 환호성이 크게 울려 퍼졌다. 그 모습에 희연은 뾰루퉁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여자는 남자 이상으로 독점욕이 강하다. 그리고 현준은 자신의 것이었다. "좋은데...?"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툭툭 공을 차며 서서히 카타르 선수들의 공간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오늘은 평소 때보다도 컨디션이 좋은 느낌이었다. 그라운드의 상태도 굉장히 좋았다. 너무 무르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았다. 날씨도 포근했다. 게다가 상대도 강한 팀이 아니었다. 카타르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였지만 순수한 마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자신에게 카타르는 충분히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도 마음대로 무너뜨릴 수 있는 아주 좋은 상대였다. [김정우 선수의 패스를 받아서 김현준 선수 그대로 돌파해 들어가는데요?] [네, 대단한 자신감이에요. 거침없이 카타르 선수들을 상대하고 있어요. 아무리 카타르가 객관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거든요? 일대일 돌파라는 게 쉽지는 않은 데 김현준 선수 너무나 쉽게 해내고 있습니다. 카타르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주 미칠 지경이겠죠.] 해설위원의 말을 증명이라고 하는 듯 현준은 그대로 카타르 선수를 앞에 두고 가벼운 발놀림으로 그를 제치고 날카롭게 카타르 진영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빌어먹을!" 뒤에서 카타르 선수가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귀에 들려왔다. 그러나 현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카타르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홈 경기라서 더욱 더 힘이 나는 것일까? 엄청난 속도에서 이뤄지는 급가속과 스톱 그리고 턴에 현준의 앞을 가로막은 카타르 선수들은 어김없이 현준의 발에 있는 공을 뺏어내지 못한 채 제껴지고 있었다. "반칙이라도 하란 말이야! 막아!!!" 카타르의 골문을 지키는 바바 말리크의 말에 카타르 수비수가 어떻게든 현준의 돌파를 막기 위해 강한 몸싸움이나 손을 뻗어봤지만 그런 견제에도 현준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우직하게 힘으로 카타르 선수들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오히려 떨어져나가는 것은 카타르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현준의 장기는 폭발적인 스피드에서 펼쳐지는 개인기뿐이 아니었다. 바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스루패스와 크로스도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김현준! 스루패스!] [누가 있나요?!] 쾅!!!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이 카타르 대표팀의 수비수 메샬 무바라크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며 녹색의 잔디를 갈랐다. 그리고 그 순간 번개같이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안으로 치고 들어가고 있었다. [박주영!!!] 바로 박주영이었다. 아직까지 아스널의 4 번째 공격수로 자리 잡으며 경기에는 그다지 많이 출전하지 못하며 경기력이 많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박주영은 아직까지 현준은 제외하고 한국 선수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였다. [박주영!!! 슛!!!] 현준의 스루패스가 만들어 준 찬스.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 수비가 한 명 있기는 했지만 자신의 슈팅을 막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말하자면 골키퍼와의 일대일이나 다름 없는 찬스였다. 그리고 있는 힘껏 발로 공을 차는 주영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전광판의 스코어는 1 - 0에서 2 - 0 으로 바뀌었다. [아! 박주영 골!!!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의 패스를 박주영 선수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는군요.] [네.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완벽한 슈팅이었어요. 아! 김현준 선수 혼자서 카타르 선수들을 무너뜨리고 박주영 선수에게까지 이어주는 환상적인 패스. 카타르 선수들에게 악몽을 선사해 주는군요. 역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다운 플레이를 보여주며 카타르 선수들에게 한 수 가르쳐 주고 있어요!] 전반전이 시작 된지 20 여분이 조금 지났는데 벌써 2 - 0 이다. 박주영의 두 번째 골에 최강희 감독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2승 2무를 기록하고는 있다지만 이렇게 화끈하게 골을 터뜨린 것은 이란 원정에서 있었던 4 - 1 의 승리밖에 없었다. 와아아아아!!! 김보경과 박주영의 연속골에 붉은 악마와 팬들도 신난 함성을 토해냈다. 오늘 경기 대승의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카타르 대표팀 선수들과 카타르 대표팀을 이끄는 제바스티앙 라사로니 감독의 표정은 엉망이었다. 아직 경기는 70 분이나 남아있는데 벌써부터 선수들의 전의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날 카타르는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6 - 0 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로 대패를 당했다. [아! 우리선수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카타르를 맞이해서 완벽한 경기를 보여주었어요!] [네, 그렇습니다. 카타르 대표팀을 상대로 한 골도 내주지 않고 무려 6 골이나 넣었는데요. 공수 양면에서 카타르를 압도하며 완벽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특히나 이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김현준 선수.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중 클래스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오늘 경기에서 무려 3 골 2 도움을 올리며 카타르를 무너뜨렸습니다.] 피파랭킹 92위. 비록 한 수 아니 두 수 아래의 전력으로 쉽지 않을 경기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지만 완벽한 패배였다. 그 날 경기의 MVP 는 바로 김현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또 다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3 골 2 도움을 올리며 어째서 자신이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이며 2012 발롱도르의 주인공인지를 팬들에게 톡톡히 보여주었다. ============================ 작품 후기 ============================ 카타르... 자국 선수들이 아닌 외국 귀화선수들이 대부분으로 이루어진 정체불명의 국가대표팀이죠. 축구팬들에겐 귀화군단이라고도 불리죠. 하지만... 그래 현준같은 애가 있다면 정말 축구 경기 때마다 치킨 뜯을 맛 나겠다. 00354 현준, 폭주하다 =========================================================================                            6 - 0. 비록 상대가 한 수 아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A 매치. 그것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나온 스코어였다.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기에 수원대첩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보여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은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나 이란전 4 - 1 대승에 이어서 카타르 전까지 6 - 0 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5차전 까지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한국은 승점 11점으로 A 조 1위로 뛰어올랐고, 6월에 있을 레바논과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이란전의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리고 국민들은 카타르전에서 무려 5 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경기를 지배했던 한국 배출해낸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김현준에 대해 또 다시 열광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축구 천재. 그것이 바로 현준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한국 사람들 아니, 한국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운동 선수에 열광한다. 특히 올림픽 혹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내용이 방송에 나오면 그 선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물며 그런 활약상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당연하겠지만 그런 활약상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현준에게 국민들이 주는 사랑과 관심은 여타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축구황제 펠레를 국보로 지정한 브라질처럼 김현준을 국보로 지정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여담이지만 정부에서는 일부 국민들의 말에 현준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발롱도르를 또 한번 차지하고 김현준이 대한민국을 월드컵 우승팀으로 이끈다면 현준을 국보로 지정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후우..." 비행기 좌석에 앉은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런 그의 얼굴엔 피로감이 가득 나타나 있었다. 3월 26일 카타르전을 마치고 재빠르게 영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했던 그다. 3월 31일 일요일에 아스톤 빌라와의 홈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다툼을 노리고 있는 이 시점, 팀의 주력 선수인 자신이 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만약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면 모를까 현재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2 점만을 앞서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승점 5 점차로 마지막까지 리그 우승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하네요. 사람을 왜 이렇게 귀찮게 하는지..." "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겠지.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던가?" "그래도 다짜고짜 마이크를 들이밀면 아직도 깜짝깜짝 놀란다고요." 마음 같아서는 순수한 마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감추고 빠르게 영국행 비행기를 타고 싶었다. 그러나 현준과 같이 공항으로 향한 것은 리리스뿐만이 아니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 지동원, 박주영같은 선수들 또한 현준과 같은 비행기를 타기로 했던 것이다. 그 탓에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지 못한 채 공항에 모여 있던 어마어마한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 "리리스님은 어느새 사라지셨잖아요." "그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너니까. 굳이 내가 있을 필요는 없잖아?" "리리스님이 등장하시면 충분히 마이크를 내밀 만한 간 큰 사람도 있을 걸요?" 어깨를 으쓱거리는 리리스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피식 웃었다. 특종이라면 목숨을 걸고 얻어내려는 기자다. 얼굴이 뻔뻔해지는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었다. 한국이 카타르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사실은 영국에서도 크게 알려졌다. 리버풀 FC 는 현준의 활약상 하나하나를 편집해서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올릴 정도로 정성을 보였다. 워낙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그만큼 구단에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그 탓에 영국에서도 한 차례 홍역을 겪고 나서야 현준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녀오셨어요? 주인님?" 집에 도착하자마자 현준을 반기는 것은 이제는 메이드나 다름없는 탈리사와 레리엘이었다. 그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새 거실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리리스를 노려보았다.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차를 이용해 집으로 가야하는 자신과는 달리 그녀는 마법을 이용해 편안하게 집에 도착한 것이다. 심통이 안날 리가 없었다. "리리스님. 그런데 그렇게 계속 마법을 쓰다가는 꼬리가 잡히지 않을까요?" "꼬리? 누구한테?" "당연히 파수꾼들이지요. 9 계급 천사들인 엔젤즈도 있잖아요. 아직 리리스님의 부상도 낫지 않았는데 혹시 마왕급이나 지천사이상급 녀석들이 인간계로 내려오면 어떻게 해요?" "흐응..." 현준의 말에 게임을 즐기던 리리스가 홱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다리를 천천히 꼬았다. 그런 리리스의 당당한 행동에 현준은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그렇겠지? 그런데 어쩌나? 최근 들어 마계의 파수꾼들이나 엔젤즈급 녀석들의 기척을 느끼지 못했는데?" "아...? 무슨...?" "못 믿겠으면 확인을 해 보던가."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밖으로 배출하기 시작했다. '어...어떻게 된 거지?'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영국 주위의 지형을 샅샅히 살펴본 현준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 때는 순수한 마기를 배출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던 악마와 천사들의 기운이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좀 더 범위를 넓혀 유럽 전체로 자신의 순수한 마기로 스캔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혹시나 자신들의 기운을 숨기고 숨어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자신이 내뿜은 순수한 마기의 힘은 최상급 마족을 웃도는 힘이다. 천사들로 따져도 3계급 천사인 좌천사급 이상이었다. 이 정도로 강력한 순수한 마기의 힘이라면 충분히 마계의 파수꾼들이나 엔젤즈급의 존재도 눈치를 채고 반응을 보일 법한데 그런 낌새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대체 어떻게 된 거죠?" "어떻게 되긴. 일이 터진 거지." "일...?" 리리스의 말에 순수한 마기를 갈무리하던 현준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녀가 말하는 일이 무엇인지 짐작이 된 것이었다. "설마 마족들이 우리들의 존재를 눈치 챈 건가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큰일이 하나 벌어지긴 했지." "큰일이라면...?" "생각 외로 눈치가 부족하네. 너도 잘 아는 일일 텐데. 마왕 루시퍼의 소멸 말이야." "아!" 현준의 입에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충분히 기억하고 있었다. 마왕 루시퍼. 각성 때 푸른색의 공간에서 이뤄진 그의 소멸을 현준은 톡톡히 자신의 눈으로 확인했었다. "하기사 그러고 보니 그 때..."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무거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마왕 루시퍼와의 소멸을 리리스에게 말해줬을 때 그때 리리스는 마계에 큰 일이 터질 것이라고 자신에게 말했었다. 마왕급 존재의 소멸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계에 있던 수 많은 마계의 파수꾼들이 싹 다 사라질지는 몰랐다. 거기에 9 계급 천사인 엔젤즈의 존재들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머릿속으로 한가지 가정이 떠올랐다. "설마...? 지금..." "아아...전쟁 중이지. 그것도 아주 심하게 말이야. 마왕 루시퍼의 소멸이 천사들이 한 짓이라고 결정을 내린 바보 같은 마족 녀석들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고, 그에 대해서 천계가 맞서며 전면전이 벌어졌다." "......" 전면전이라는 단어가 엄청나게 크게 느껴졌다. 전쟁을 느껴보지는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자신의 심장이 크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흥분감이 밀려들어왔다. 전쟁, 전면전, 살육, 폭력. 이런 단어들을 생각할수록 몸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이상해...' 전쟁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일까? 몸이 근질근질해졌다. 당장이라도 무언가를 때려 부수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 들어왔다. "큿..." "흐응...?" 현준의 몸에서 일렁이는 눈에 잘 보일 정도로 선명한 순수한 마기를 보며 리리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렇게 외부로 순수한 마기를 표출할 수 있는 것은 여느 마족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현준이 최상급 마족 이상의 힘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탈리사와 레리엘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주인님이 인간치고는 많은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특이체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어마어마한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그녀들이었다. "마...말도 안 돼..." 특히나 7 계급 천사로 순수한 마기에 대해 약간이나마 지식을 알고 있는 레리엘은 그런 현준의 모습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반적인 마기가 아닌 순수한 마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것은 최상급 마족도 쉽지 않은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주인은 그것을 가능하게끔 만들고 있었다. "하아..." 그리고 현준이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으며 낮은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그 모습이 이상한 낌새를 느낀 리리스가 몸을 일으켰고, 현준의 눈이 서서히 붉어지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파악! "큭...!" 순식간에 현준의 등 뒤로 이동한 리리스가 현준의 목 뒤를 강타했고, 현준이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자신의 주인들이 기절한 것을 깨달은 것일까? 일렁이던 순수한 마기들은 어느새 현준의 몸 속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위험하네...정말." 리리스의 눈동자가 현준을 훑었다. 현준의 폭주를 본 것은 이번 처음이 아니었다. 처음 그가 폭주했을 때 그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현준에게 제압당했었다. 비록 그녀가 바알과의 전투에서 입었던 부상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그 때 현준은 마왕인 그녀가 두려움을 느끼게 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세를 내뿜었었다. "이 녀석...정말로 카오스 큐브와 연관이 있는 거 아니야?" 기절한 현준을 레리엘과 탈리사가 끌고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리리스는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저 정도의 기세를 내뿜는 것을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 않았다. 루시퍼가 자신을 보고 큐브라고 말했다던 현준의 말을 다시금 떠올리며 리리스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현준이 정신을 차린 것은 그로부터 이틀 후의 일이었다. 그 덕분에 달글리쉬 감독 뿐만 아니라 리버풀 구단에서는 잠깐이나마 난리가 났었다. 현준이 피로 때문에 갑작스럽게 휴식을 취한다는 통보를 리리스를 통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리버풀은 주전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큰 팀이다. 시즌 막바지에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현준이 피로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지거나 부상을 입는다면 팀으로서도 큰 손해였다. 특히나 리버풀은 이번 시즌 칼링컵 우승을 한 이후 FA 컵,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 리그 동시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가 현준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A 매치 기간 동안 리버풀은 주전 측면공격수인 마리오 괴체를 잃었다. A 매치를 치르면서 가벼운 부상을 당해 2 주 동안 경기를 치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자리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더블 더블까지는 아니더라도 7골 9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첫해 이적생 치고는 굉장한 활약을 보여준 만큼 마리오 괴체의 이탈은 리버풀에게 큰 타격이었다. "괜찮으세요?" "아아...응. 그런데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게..." 탈리사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현준은 자신의 입술을 악 물었다. 대체 그 때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평생 살면서 피나 싸움과 같은 폭력적인 것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자신이다. 자신이 제대로 싸운 것은 마족이 된 이후 올림픽 때 다른 마족들과 싸웠던 경험이 전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날 무슨 일인지 갑작스럽게 엄청난 충동을 느꼈고, 순간 정신이 끊어져 버렸다. 만약 리리스가 자신을 기절시키지 않았다면 무슨 사단이 벌어졌을지도 몰랐다. "......." 현준을 자신의 손을 들어올렸다. 23년간이나 보아온 자신의 손.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졌다. 마치 자신의 몸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내가 악마가 되어서 그런 건가..." 그럴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왠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언젠간 자신도 그런 전쟁터의 한복판에 서 있을 터였다. 피를 몸에 뒤집어쓰고 자신의 적들을 고통스럽게 죽여 버리기 위해 말이다. 자신은 마왕 리리스의 종속자. 어떻게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하아......" 한참 동안이나 침대에서 멍하니 있던 현준은 저녁 나절이 다 되어서야 몸을 일으켰다. "이제 움직일 만한가 봐?" "아...리리스님. 죄송합니다." "아냐. 마족이라면 누구나 다 그런 일을 겪으니까 상관없어.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 하겠지? 마족 치고는 싸움을 기피하는 모습에 역시 아직까지는 인간인가 싶었는데 그래도 그건 아닌가 보네."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리리스의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숙이고는 눈을 감았다. 확실히 그녀는 자신을 인간이 아닌 악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도 그것을 느끼고는 있었다. 벌써 영국으로 돌아 온지 사흘이 흘러 있었다. 영국에 도착해서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이틀 뒤에는 벌써 다음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움직이기 싫다..." 축구 선수가 된 이후로 처음으로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은 리버풀이라는 구단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 내가 뛰고 싶지 않다고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 현준은 포함한 리버풀의 선수단은 프리미어리그 31 라운드 아스톤 빌라 원정을 치르기 위해 아스톤 빌라의 홈 경기장인 빌라 파크로 향했다. 00355 현준, 폭주하다 =========================================================================                            아스톤 빌라. 한국 팬들에게는 셀틱에서 이적한 프리미어리거 기성용이 뛰고 있는 팀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팀이었다. 한 때는 명문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던 팀이었다. 특유의 젊은 축구를 구사하며 아스널과는 다른 '젊음'을 추구하는 개성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는 팀이었지만 이번 시즌 아스톤 빌라는 프리미어리그 하위권인 15위를 마크하고 있었다. 이번 시즌 아스톤 빌라는 기성용과 함께 센터백인 블라르, 우측 풀백인 로튼, 수미형 미드필더인 기성용과 엘 아마디, 좌측 윙 플레이어인 홀멘을 영입했었다. 저번 시즌 아스톤 빌라가 대패했던 경기를 보면 대부분 수비수들의 삽질이 있던 탓에 수비수들을 영입하며 수비를 강화하려고 한 듯 싶었지만 아스톤 빌라는 이번 시즌에도 수비수들이 구멍을 내며 프리미어리그 30 라운드가 진행된 지금까지 그다지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묵직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공격수들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분위기마저 좋지 못했다. 게다가 강등권인 18위 위건 애슬래틱 FC 와의 승점 차는 고작 2 점. 오늘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언제 강등권으로 떨어져 내릴지 몰랐다. "오늘 경기는 이겨야 할 텐데......" "이길 거야. 그래도 우리는 홈에서 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그런 아스톤 빌라가 상대해야 하는 팀은 리그 선두인 리버풀. 안정적인 수비력은 물론 리그에서뿐만이 아니라 유럽 최고의 파괴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었다. 특히나 현준이 이끄는 리버풀의 공격진은 전 세계 어느 팀을 상대로도 최소 2, 3골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런 탓에 아스톤 빌라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패배를 머릿속에 염두해 두고 있었다. 최근 3연패에 빠져 있는 아스톤 빌라에 비해 리버풀은 리그 5 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맨체스터 시티 전 무승부를 포함해 19 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그에서 가장 최근 리버풀이 패배한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는 첼시와의 경기에서 3 - 1 패했던 경기였다. "그럼 선발 라인업을 발표하겠다. 17 번. 김현준......" 아스톤 빌라의 홈 구장 빌라 파크 내에 있는 구장에서 몸을 풀고 라커룸으로 돌아온 선수들이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경기가 있던 간에 가장 먼저 현준의 이름을 적어 놓는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그것이 홈 경기든 원정 경기든 말이다. 그 만큼 현준은 리버풀의 선수단에서 가장 빠질 없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였다. 현준의 이름을 비롯해 아게르, 엔리케, 그리고 이번 시즌 주전으로 나서기 시작한 마틴 켈리의 이름이 불렸고, 모드리치 그리고 측면에 샤키리와 라힘 스털링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하나 놀란 것은 오늘 공격수에는 수아레즈가 아닌 유망주인 다니엘 파체코가 선발로 나선 것이다. 그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예상했던 이름이었기에 이름이 호명된 선수들도 그리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준. 무슨 일 있어?" "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선발 라인업의 얘기가 끝이 나고 오늘 승리를 위해서 감독과 코치진이 선수 개개인에게 오늘 있을 경기에 대한 주문을 하는 동안 모드리치가 현준을 보고는 말했다. 버스를 타고 이 곳 빌라파크에 올 때까지 거의 말이 없던 그였다. 예전에도 현준은 딱히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특히나 더한 편이었다. 게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쩔 땐 선수들이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정신 차려. 캡틴. 이제 곧 경기 시작이라고." "아아..." 모드리치의 말에 현준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까지 그날 잠시 정신을 잃었던 일을 떠올리고 있던 그였다. 어떻게 보면 폭주했다고 말 할 수 있던 경험. 순식간에 폭력적인 본능이 자신의 몸을 감싸던 그 느낌이 아직까지도 느껴지는 듯 했다. "하아......" 거기에 앞으로 있을 미래를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흘러 나왔다. 피와 비명소리가 흐르는 전장에 자신이 서 있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끔찍했다. 하지만 그것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는 그도 잘 알 수 있었다. 처음 리리스를 만났을 때부터 그리고 그녀의 말에 따라 계약을 했을 때부터 자신의 미래는 결정된 거나 다름없었다. 와아아아아!!!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하자 빌라 파크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제 곧 있으면 프리미어리그 31 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하는 것이다. 아스톤 빌라의 팬들은 혹시나 모를 기적을 위해 그리고 이 곳 버밍엄까지 찾아온 콥들은 오늘도 자신들의 영웅들이 승리를 해주기를 바라며 한 목소리로 응원을 하고 있었다. 삐익!!! [자, 경기 시작됩니다. 아스톤 빌라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31 라운드 경기. 오늘 경기 한국 팬들에게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되겠습니다. 바로 아스톤 빌라의 기성용 선수가 오늘 경기 선발로 나오게 되면서 리버풀의 김현준 선수와의 맞대결이 성사되었기 때문인데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팀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하면서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간의 맞대결 성사횟수도 굉장히 높아졌거든요. 그 만큼 한국 축구가 성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3연패로 굉장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아스톤 빌라인데요. 강등권하고는 승점 차가 고작 2 점밖에 나지 않거든요? 어떻게든 오늘 경기 리버풀을 잡아야 강등권에서 안정적으로 벗어날 수 있을텐데요.] [쉽지는 않을 겁니다. 오늘 수아레즈 선수가 벤치에서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리버풀은 김현준 선수와 루카 모드리치 선수등 주전 선수 대부분을 선발로 들고 나왔거든요.] 캐스터와 해설자들의 말이 이어지는 동안 아스톤 빌라와 리버풀 선수들은 중원에서 서로를 압박하며 천천히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먼저 상대팀의 진영으로 넘어가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팀은 리버풀이었다. 당연하면 당연하겠지만 자신들의 압도적인 공격력을 믿는 것이다. 그에 반해 객관적으로 전력적인 열세를 보이는 아스톤 빌라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기에 수비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문일까? 오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현준은 본의 아니게 기성용과 몇 번이나 맞붙을 수 밖에 없었다. "키! 온다!"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리차드 던이 기성용을 향해 외쳤다. 자신과 협력 수비를 하자는 신호였다. 이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아니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선수인 만큼 그를 혼자서 마크한다는 것은 리차드 던도 그리고 성용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 아스톤 빌라의 알렉스 맥리시 감독에게서 성용이 받은 역할은 리버풀의 공격을 끊어내며 리버풀 득점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현준이 공을 잡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알아요. 알아." 던의 말에 성용이 툴툴 거리며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발이 빨랐다면 현준이 받을 공을 먼저 커버할 수도 있었지만 워낙 모드리치의 패스가 날카롭게 찔러 들어왔기에 성용은 단지 현준의 뒤에서 그가 돌지 못하고 몸싸움을 걸며 리차드 던의 커버를 기다려야만 했다. "살살하자고 친구." 뒤에서 그가 돌지 못하도록 심판에 보지 못하게 현준의 유니폼을 살짝 잡은 성용이 입을 열었다.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는 동료였지만 지금 그와 자신은 서로 적이었다. 특히나 오늘 경기에서 이기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현준을 마크해야만 했다. 그리고 성용의 말에 현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래도 몸을 움직이며 성용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큿......' 확실히 2012 발롱도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이름은 허명이 아니었다. [김현준! 돌파를 시도하는데요?!] [다른 선수들이 빠르게 커버를 해줘야 합니다. 수비수 2 명 이상을 붙잡고도 공을 뺏기지 않을 정도로 김현준 선수의 볼 키핑력은 대단하거든요? 빨리 김현준 선수를 커버해주면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리버풀 선수들! 발이 너무 느려요!] "빌어먹을..." 같은 대표팀에 있었을 때도 대단한 녀석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자신과 리차드 던을 상대로 오히려 압박을 하며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는 현준의 플레이 때문에 성용과 리차드 던은 땀을 뻘뻘 흘려야만 했다. 자신들에게 공을 빼앗기지 않을 간격을 유지하면서 틈만 보이면 치고 들어오는 마치 날카로운 검과도 같은 플레이가 오늘 따라 더욱 돋보여 보였다. "기! 왼쪽이다!" 그리고 현준의 몸이 움찔하는 순간 던의 외침과 함께 기성용이 왼쪽으로 발을 내뻗었다. 리차드 던의 말대로 왼쪽으로 샤키리가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성용이 발을 내뻗는 모습을 보고 현준은 그대로 발목을 틀어 반대쪽으로 로빙 패스를 올렸다. "아차!!!" 리차드 던이 자신의 눈 앞으로 지나가는 공의 모습을 보며 헤딩을 공을 걷어내려고 했지만 이미 한 발짝 늦은 상황. 그리고 리차드 던의 머리 위를 지나간 공은 샤키리와 발을 맞춰서 빈 공간으로 빠르게 들어가고 있던 리버풀의 유망주 다니엘 파체코에게 연결되었다. 다니엘 파체코. 스페인 U - 20 주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리버풀의 유망주로 마틴 켈리와 함께 리버풀 FC 의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는 선수였다. '최고야...!' 자신이 달려 들어가고는 있었지만 두 명의 선수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선수에게 가로막혀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자신에게로 패스를 연결시킨 현준이었다. 자신과의 나이 차이는 고작 2 살 밖에 나지 않는데 어째서 그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이며 리버풀의 1군을 이끄는 주장인지를 보여주는 플레이였다. 현준의 패스를 받으며 파체코는 자신의 심장이 크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퍼스트 터치는 만족스러운 상황. 앞으로 조금만 더 전진할 수 있으면 슈팅까지 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스트라이커,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며 노리치 시티 FC,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같은 수 많은 팀에서 임대생활을 전전하다가 이번 겨울에 다시 리버풀 1군으로 복귀한 그였다. 리버풀에는 수아레즈, 김현준, 마리오 괴체, 제라드, 루카 모드리치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프로 선수가 된 이상 그런 선수들을 이겨내고 주전 자리를 잡아야만 했다. 그런 면에서 마틴 켈리는 굉장히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렌 존슨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리버풀의 주전 풀백으로 완벽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탓!!! 현준의 로빙패스를 받은 파체코가 빠르게 위로 치고 올라갔다. 측면에서 샤키리가 공간을 만들어 주며 시선을 끌어주고 있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는 그라운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며 파체코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다니엘 파체코!!! 슛!!!] 그리고 다니엘 조금 더 앞으로 전진한 파체코가 아스톤 빌라 수비수의 접근을 보고는 그대로 골문을 향해 강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너무나 정직했을까? 파체코의 슈팅은 그대로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지키는 셰이 기븐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골라인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아...!" 완벽한 슈팅이라고 생각했던 슛이었다. 하지만 너무 성급했을까? 다리에 힘이 너무 들어갔고 결국 방향을 읽혀 버리고야 말았다. 그런 파체코의 아쉬워 하는 표정을 보며 모드리치가 파체코의 어깨를 툭툭치며 그를 위로했다. "괜찮아. 다음에 넣으면 되지.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 첫 출전하는 애송이가 골을 넣을거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다음번에는 넣을 수 있을거예요." "그럼 넣어야지. 안그러면 준이 가만히 있지 않을껄?" 모드리치의 말에 파체코가 슬그머니 현준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자신이 찬스를 놓쳤다는 사실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코너킥을 차기 위해 걸어가는 현준의 모습만을 볼 수 있었다. [아! 셰이 기븐의 선방!!! 다니엘 파체코 선수. 아쉬운 기회를 놓치는데요.] [조금 성급했어요! 옆에 샤키리 선수가 프리로 달려오고 있었는데 경기를 넓게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체코 선수. 이번 겨울 이적시장 때 임대에서 복귀 하며 처음으로 리그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는지 아직 긴장이 풀리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아스톤 빌라. 순식간에 골을 허용할 뻔했어요. 김현준 선수의 감각적인 패스에 그대로 수비라인이 무너져 버렸거든요.] [네. 아스톤 빌라입장에서는 정말 조심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휘유..." 아직 리버풀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셰이 기븐의 선방으로 인해 골을 허용할 뻔했던 상황을 무사히 넘기는 모습에 기성용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뒤에서 천천히 코너킥을 준비하기 위해 걸어오고 있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저 녀석을 90 분 동안 상대해야 하다니...끔찍하네.' 현준을 상대하는 일분 일초가 지옥과도 같은 것 같았다. 저 녀석이 공을 잡으면 절대로 긴장을 풀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리버풀의 코너킥 찬스에서 아스톤 빌라 팬들은 또 다시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완벽하게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들을 빠르게 파고든 공을 스크르텔이 짤라 먹으며 헤딩으로 연결시켰고 그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위로 튕겨 나갔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다니엘 파체코... 리버풀에서는 라힘 스털링과 수소 다음으로 기대되는 유망주... 이 선수 옆모습만 보면 수아레즈 닮았죠. 아...지적하신 부분은 대부분 수정했습니다. 급하게 쓰다보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말을 줄여서 쓸때가 많네요;; 어쨌든 그러면 즐감하시길! 덧 - 악마의 계약 이북 출판 다음권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이 계시던데...언제 나올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저도 조아라에서 다음권 낼게요. 작가님 교정본 확인해주세요. 라는 말이 나올때까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00356 현준, 폭주하다 =========================================================================                            와아아아아!!! 유럽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사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리버풀은 매섭게 아스톤 빌라를 몰아붙였다. 그 중에서 현준의 활약은 발군이었다. 틈만 보이면 아스톤 빌라의 공간을 파고 들었고, 그럴 때 마다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었다. 파체코나 샤키리가 허공에 슈팅을 날려먹지만 않았다면 벌써 리버풀은 2 골 혹은 3 골로 앞서 나갈 수 있을 터였다. [김현준! 다시 공 잡았습니다!] 현준이 공을 잡을 때 마다 캐스터나 흥분된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처럼 현준이 오늘도 화려함이 섞인 묵직한 플레이를 펼치며 아스톤 빌라의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에 대한 감탄이었다. "칫...!"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기성용이 달려들었다. 포지션상 오늘 경기에서 현준과 가장 많이 맞붙어야 하는 상대가 바로 성용이었다. 그리고 패스를 받은 현준이 몸을 틀지 못하게 접근하려는 순간 현준이 번개같이 몸을 움직였다. "큭!" 한 발을 앞에 두고 부드럽게 몸을 틀더니 한 걸음을 내딛으며 뒤쪽에 놓인 공을 어느새 앞에 가져다 두고 발로 끌어 당기는 현준의 몸놀림. 성용이 화들짝 놀라며 발을 내뻗었지만 어느새 현준은 깃털처럼 성용의 발을 가볍게 빠져나간 뒤였다. [김현준!!!] [제쳤어요! 기성용!!! 아! 김현준 선수의 화려한 개인기!] 현준의 화려한 몸놀림에 리버풀의 팬들인 콥뿐만 아니라 아스톤 빌라의 서포터즈들 조차도 감탄성을 내뱉으며 자신들도 모르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지단의 성명절기였던 마르세유 룰렛이 그라운드에서 펼쳐져 나온 것이다. 여타 다른 선수들이 시도했던 어설픈 마르세유 룰렛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김현준! 찬스예요! 앞이 비었어요!] [뚫렸어요! 충분히 슈팅을 때릴 수 있습니다!] "젠장!" 오늘 중앙수비수로 경기에 나선 시어런 클락이 현준을 막아서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 전에 잔디에 발을 디딘 현준이 자신의 다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강한 슈팅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아스톤 빌라의 골망을 갈랐다. [골!!!] [들어갔습니다! 결국 이 선수가 해냅니다! 김! 현! 준! 프리미어리그 31호골을 터뜨립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결국 혼자서 해결하는군요! 이슬라 선수가 중앙으로 찔러 준 공을 그대로 마르세유 룰렛으로 기성용 선수를 제쳐버린 후에 그대로 돌파 후에 슈팅까지 성공시킵니다. 시어런 클락 선수가 달려들었는데 역부족이었어요.] [기성용 선수. 정말 안타깝겠어요. 오늘 김현준 선수와 포지션상 계속 겹치기 때문에 몇 번이나 맞붙는데 번번히 뚫리고 있거든요. 이번 골도 기성용 선수가 김현준 선수의 개인기에 무너지는 바람에 허용한 것이나 다름없거든요?] 골을 넣고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손을 들어 올리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는 현준에게 샤키리와 모드리치가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콥들 역시 YWNA을 열창하며 빌라 파크를 진동시켰다. 그런 콥들의 노래에는 아스톤 빌라의 팬들에게 향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보아라. 바로 저 선수가 우리들의 주장이다 라는 자부심 말이다. [이제 아스톤 빌라 바빠졌어요.] [네. 오늘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뽑아 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거든요?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데 워낙 리버풀의 공격이 매서워요.] [하지만 쉽지는 않을겁니다. 바르셀로나와 같이 패스 플레이로 상대방의 공간을 뚫어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리버풀은 김현준 선수를 중심으로 하는 돌파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스루패스를 이용하는 능력이 발군이거든요?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라인을 올렸다가는 그대로 대량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거든요. 리버풀이 대승을 거뒀을 때의 상대팀을 보면 다들 실점 허용 이후 만회골을 터뜨리려다가 골을 내준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게다가 한 골을 넣고 경기에 임하는 것과 한 골을 허용하고 경기에 임하는 것은 선수들의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다. 특히나 리버풀은 이제까지 리그에서 10 경기 이상 패배하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아스톤 빌라는 3연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승부를 갈랐다. 리버풀의 공격을 이끄는 중심이 현준이라면 그 뒤를 받치며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며 공을 앞으로 전진시키는 역할을 맡은 것은 모드리치였다. 크로아티아의 천재이자 중원의 지휘자라는 별명을 받은 선수답게 모드리치는 토트넘에서 이적해 온 이후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제라드를 대신해서 리버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많지 않았지만 리버풀의 승리에는 모드리치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모드리치의 발끝에서 터져 나온 킬러 패스가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우왕좌왕하는 아스톤 빌라의 수비진을 가르고야 말았다. [파체코!!!] [슛!! 들어갑니다! 아!!! 아스톤 빌라! 선제골을 허용한지 2 분 만에 다니엘 파체코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는군요!] [다니엘 파체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호골을 터뜨립니다!] 몇 번이나 현준과 다른 선수들의 패스를 날려먹은 파체코였지만, 이번 기회는 놓칠 수 없는지 강하게 때린 회심의 슈팅은 그대로 셰이 기븐 골키퍼의 손 끝을 살짝 스치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버풀의 매서운 공세를 잘 막아냈던 경기가 순식간에 2 - 0 으로 변하자 아스톤 빌라의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다들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전반 32 분, 34 분에 성공시킨 현준과 파체코의 릴레이 골에 콥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번 시즌 리버풀이 역전을 허용한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특히나 2 골이나 뒤진 상태에서 역전당한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오늘 경기도 너무나 당연하게끔 승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음!" 달글리쉬 감독과 리버풀의 코치진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전반이 끝나가기 전에 2 골이나 앞서나가자 달글리쉬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번 경기가 끝나고 나면 3일 뒤 리버풀은 안 필드에서 첼시와 FA 컵 준결승전을 치러야 했고, 그 후 홈에서 웨스트 햄을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32 라운드를 치러야 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레딩 원정을 떠나고 난 이후에는 또 다시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이 리버풀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또 다른 경기는 스페인 팬들이 기다리고 기대했던 엘 클라시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였다. '뮌헨은 결코 쉽지 않은 상대지...' 바이에른 뮌헨.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클럽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무려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굉장한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더군다나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 16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더니만 8 강에서도 아스널을 만나 홈, 원정 총합 3 - 1 로 누르고 4강에 올라왔다. 그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은 팬들에게 챔피언스 리그의 잉글랜드 킬러라 불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리버풀을 만나게 된 것이다. 리버풀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팀. 비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아스널과 같이 호락호락하게 당할 일은 없었지만 조그마한 미신이라도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제부터가 고비로군..." 4월,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FA 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는 죽음의 일정이 남아있었다. 더군다나 리그 막바지인 탓에 선수의 체력은 한계에 다다랐을 터. 최대한 어떻게든 로테이션과 후보 선수들을 이용해서 주전 선수들의 피로를 줄여주는 것과 동시에 승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만 했다. "2 - 0 이라..." 충분히 여유로운 점수 차이였다. 특히나 상대가 리버풀을 위협하는 상위권 팀이 아닌 명성에 비해 이번 시즌 굉장한 부진에 빠져 강등권에서 헤매고 있는 아스톤 빌라와 같은 팀이라면 말이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고 달글리쉬 감독은 김현준과 모드리치를 빼고 루크 데 용과 루카스 레이바를 투입시켰다. 2 골이나 앞서나가고 있으니 후반전동안 굳게 문을 잠가 이대로 승리를 굳히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패인이었다. 비록 2 골 차로 이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런 벤트와 가브리엘 아그본라허가 이끄는 아스톤 빌라의 공격진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기성용! 스루패스! 아그본라허!!!] 특히나 현준이 빠지고 중앙으로 라스무스 엘름을 상대하게 된 성용은 전반전의 모습하고는 달리 펄펄 날며 리버풀의 수비를 막아내며 아스톤 빌라의 공격에 한 몫을 보태고 있었다. [골!!! 아스톤 빌라! 만회골을 터뜨립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 어떻게 될지 몰라요! 리버풀 교체 카드가 한 장 남았다고는 하지만 김현준과 루카 모드리치를 빼는 강수를 두었거든요?!] 결국 아스톤 빌라의 공격에 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대런 벤트의 헤딩슛이 터졌고, 후반 33분 마틴 켈리가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에게 반칙을 허용하며 패널티킥을 얻어내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선 아그본라허가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제서야 달글리쉬 감독은 부랴부랴 파체코를 빼고 루이스 수아레즈를 투입시켰지만 수아레즈가 뛰어난 스트라이커라도 하더라도 그를 뒷받침 해줄만한 플레이어가 없었다. 주전급에 속하는 샤키리나 이번 시즌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루크 데 용도 아직 그라운드에 남아있었지만 그 둘은 현준처럼 경기를 지배하는 플레이어들이 아니었다. [아!! 경기 끝납니다! 리버풀! 결국 아스톤 빌라를 상대해 2 - 2 무승부로 경기를 마칩니다.] [아스톤 빌라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그리고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경기입니다. 달글리쉬 감독이 너무 성급했어요. 후반전 김현준 선수와 루카 모드리치 양 선수를 뺀 게 실책이었습니다.] "빌어먹을...!!" 콰앙! 주먹과 라커룸이 부딪치며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그 모습에 오늘 무승부에 좌절하고 있던 선수들은 더욱더 고개를 숙였다. 화를 낸 대상자가 다름아닌 현준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제까지 리버풀의 주장으로 현준이 경기에 대해 이렇게나 격한 감정을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나 오늘 경기 아스톤 빌라의 미드필더 싸움에서 완벽하게 무너져 내리며 무승부의 원흉이나 다름없는 이슬라와 라스무스 엘름의 표정은 굳어져 있었다. "대체 그 플레이는 뭐야? 그러고도 프로 선수야?" "잠깐 준. 말이 조금 심해." 현준의 말에 리버풀의 베테랑 캐러거가 몸을 일으켰다. 가뜩이나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자극해봤자 좋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캐러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말에 울컥한 이슬라가 몸을 일으켰고, 현준과 이슬와의 격한 말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현준과 이슬라와의 말싸움이 몸 다툼으로 까지 벌어지려는 상황에서 달글리쉬 감독이 들이닥쳤고, 라커룸에서 한참의 호통소리가 펼쳐지고 난 후에야 소동이 잠잠해졌다. '리버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무승부.' '무승부로 빛이 바랜 김현준의 프리미어리그 31호골.' '맨체스터 시티, 홈에서 뉴캐슬을 상대로 3 - 0 대승!'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의 향방은 어디로? 맨체스터 시티, 드디어 리버풀을 따라잡다.'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는 2 - 2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양 팀 다 승점 1점 씩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양 팀에게 1 점의 값어치는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강등권 싸움에서 헤매고 있는 아스톤 빌라에게 리그 선두팀 리버풀을 상대로 획득한 1 점은 그야말로 천금이나 다름없는 승점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달랐다. 아슬아슬한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프리미어리그 31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가 홈에서 불러들인 뉴캐슬을 3 - 0 으로 대파하며 승점 3점을 획득하며 결국 양 팀의 승점 차는 0 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리버풀은 FA 컵,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내야 하는 것에 반해 맨체스터 시티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고 FA 컵에서도 아스널과의 맞대결에서 패배하며 리그에 모든 전력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경기가 끝난 직후 라커룸에서 무승부로 인해 선수들끼리 격한 다툼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리버풀의 팬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른 아닌 그 소동의 원흉이 현준이기 때문이었다.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무려 1만 파운드의 벌금을 부여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의 언론들은 연신 현준의 기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후우..." '김현준, 리버풀을 떠나나?' 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적힌 신문을 보면서 현준은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왜 였을까? 그 날 1 만 파운드의 징계를 받은 이후 현준은 다음 날 무단으로 연습을 이탈했다. 그 때문에 구단에서는 또 다른 처벌을 현준에게 내리는 것을 검토중 이었다. 물론 사태가 어떻게 벌어질지는 몰랐다. 자신은 리버풀에게 있어서 빠질 수 없는 플레이어였으니 말이다. "그 때 대체 내가 왜 그랬지." 평소 때 같았으면 2 - 2 무승부라는 결과에도 그냥 그려려니 하며 승복했을 터다.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무승부가 되었다는 사실에 분한 마음이 들기는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결과는 그렇게 정해졌고, 경기에 뛴 선수들도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플레이를 펼쳤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때 라커룸에서 참을 수 없는 충동에 자신도 모르게 사고를 저질렀던 현준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내심 짐작하고 있는 그였다. "......" 손을 들어 올리자 자신의 손에서 일렁이는 푸른색의 아지랑이가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현준은 한숨과 함께 핸들을 잡았다. 괜스레 심란한 마음에 어디론가 차를 몰고 달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차를 몰았을까? 현준은 나지막한 언덕이 보이는 곳에 차를 멈추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꽤나 시내에서 멀리까지 차를 몰고 나왔는지 도로에 다니는 차량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쳇...이럴 줄 알았으면 담배라도 필 껄 그랬나." Tv에서 보면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들을 멋들어지게 담배를 피우곤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렸다가 거둬들였다가는 반복하며 한참 동안이나 차에 기대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현준은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키이이잉!!! 그리고 그 때 였다. 공간이 일그러지며 날카로운 이명이 현준의 귓가에 들려온 것이 말이다. 00357 현준, 폭주하다 =========================================================================                            마계의 최상급 마족중 하나인 세르힐 아르비아스. 줄여서 세르라고 불리는 그녀는 인간계의 공기를 마시며 힘껏 기지개를 피며 미소를 지었다. 평생 자신이 지내던 마계의 공기하고는 다른 느낌이 그녀의 온 몸을 감쌌다. '이곳이 인간계로군.' 그녀가 이 곳 인간계에 오게 된 이유는 천계와의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도주하다가 우연스럽게 인간계로 향하는 차원문을 발견해서였다. 현재 천계와 마계의 전투는 천계가 우세하게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연한 것이 마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 두 마왕이 실종되거나 죽어버렸던 것이다. 사실 인간계로 함부로 뛰어드는 것은 큰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다. 마왕급 이상의 결계를 펼치지 않고 인간계로 넘어가면 서로의 차원을 가로막는 순수한 마력의 벽에 흡수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뒤에서 추격해오는 2계급 천사인 케루빔들에게서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런 도박은 성공. 순수한 마력의 벽에 흡수당하지 않고 살아나 이렇게 인간계까지 도달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후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을 발견한 것은 우연중의 우연이었다. "칫...!" 인간들의 눈에 띄어서 좋을 건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은 쫓기고 있는 상태. 마족들과의 싸움에서 우세를 점한 만큼 또 다시 인간계에 자신들의 세력을 뻗치기 위해 내려올지 몰랐다. 자신의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기운을 감추고 숨어있어야만 했다. "호오...?" 하지만 곧 몸을 숨기기 위해 순간이동을 하려고 했던 세르는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를 발견하고는 이채로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인간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의 순수한 마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꿀꺽..." 천사들과의 전투에서 힘이 빠진 그녀에게 현준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마기는 어마어마한 유혹이었다. '어차피 인간이니까...' 아무리 자신이 부상을 입었다고는 하지만 상대는 인간. 그에 반해 자신은 인간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전투력을 지닌 최상급 마족이었다. 그를 해치우고 그의 몸 안에 있는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는 것은 순식간이리라. 게다가 그녀는 순수한 마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일반 마족이 아닌 최상급 마족.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고 잠에 빠져드는 것이 마족으로 얼마나 큰 쾌감인지를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그 때문일까? 행여나 천족들이 자신을 뒤쫓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운을 감추고 몸을 숨길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 탐욕스러운 눈으로 현준을 향해 시선을 던지는 그녀였다. "......?" 자신을 발견할 것일까? 마족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고정되자 현준은 긴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에 느껴지는 기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중급? 상급 마족일까?' 예전에 올림픽 때 만났던 어중이떠중이같은 마족하고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다. 특별히 마기를 끌어올리는 행위를 취하지 않고 있었지만 현준은 고위급 마족 특유의 위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족을 향해 입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마족이 현준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아니, 사라졌다는 것은 착각이었다. 인간의 눈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속도로 그녀가 현준을 향해 달려든 것이었다. "!!!" 콰직! 엄청난 스피드로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손을 보고 현준이 몸을 날린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자신의 차가 종이짝처럼 구겨지는 모습에 현준은 인상을 구겼다. 싸움을 좋아하며 인간의 살육을 즐기는 마족이라 그런 것일까? 다짜고짜 대화도 없이 자신을 향해 공격을 한 것이다. "좋게 끝나지는 않겠네..." 어떻게 일이 이렇게 진행이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분이나 풀 겸 차를 끌고 외곽도로 까지 나온 것은 좋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최상급 마족을 만나게 되다니 상상도 못한 전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향해 공격한 마족을 그냥 둘 생각은 없었다. 아무래도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공격한 듯 싶지만, 자신은 최상급 마족이상의 전투력을 지니고 있는 존재. 쉽사리 당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호오...?" 세르는 단 한 번의 손짓이면 인간의 목숨을 빼앗으리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리 대단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마족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존재는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인간은 자신의 공격을 피해낸 것이다. 하물며 자신의 공격을 피한 인간은 도망갈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해 투기를 발산해내고 있었다. "인간들도 진화한 것인가? 아니면 마계에 있는 정보가 잘못된 것인가?" 인간이 자신의 공격을 피했다는 사실에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세르는 그 의문을 해결한 생각은 없었다. 인간계에 대한 정보는 최상급 마족인 그녀라도 서적 혹은 마왕급 이상의 존재 혹은 희박한 확률로 인간과 계약을 맺은 존재들에게서 들려오는 말들이 전부였다. "아무래도 인간들 중에서 특출나게 강한 녀석인가 보군." 그런 이야기들 중 몇 몇 인간들은 중급 마족들과도 맞먹을 정도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는 세르였다. 하지만 중급 마족정도의 전투력을 보유했다고 해도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는 되지 못했다. 그렇게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펼치며 인간을 자신의 마기로 찍어 누르려고 했던 세르는 그대로 몸을 멈춰야만 했다. 고오오오! 인간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순수한 마기의 파동. 마왕급 존재들에게서도 쉽사리 볼 수 없는 강력한 마기가 인간의 몸에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눈에 보일 정도로 일렁이는 순수한 마기에 세르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순수한 마기를 꽤나 많이 보유한, 인간중에서도 특출난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착각이었다. 저 정도로 마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일 리가 없었다. "당신은 누구죠?!" 그리고 현준의 몸이 움직이려는 순간 세르는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런 세르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현준은 그대로 몸을 날렸다. 마족이 자신에게 한 말을 들었지만 대답해주고 싶지 않았다. 일단 자신을 공격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다. 콰아앙!!! "꺄아아악!!!" 마기와 마기의 충돌. 현준의 공격에 세르 또한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현준의 공격은 너무나도 쉽게 세르의 마기를 무너뜨리며 그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잇...!" 세르 또한 현준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내며 반격을 가하기는 했지만 엄청난 농도의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현준의 보호막을 뚫어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아니, 흠집조차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서로간에 가진 순수한 마기의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상대가 전투 경험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실전 경험을 얼마 없어 보였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상대방의 몸놀림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그녀는 천족하고의 전투에서 입었던 부상이 아직도 다 낫지 않은 상황이었다. "카흑!!!" 결국 전투는 쉽게 끝이 났다. 몇 번의 격투 끝에 마기가 떨어진 그녀는 현준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채 옆구리를 격타당하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크...크읏...당신은...대체 누구죠?!" 하지만 세르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어느 틈에 상대가 자신을 깔아뭉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좋아...!' 마족에게 공격을 가하며 현준은 속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수련의 방에서 실력을 쌓은 보람이 있었다. 적어도 중급 마족 이상의 존재로 보이는 데 자신의 공격에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실전경험이 부족해서였을까? 계속해서 자신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해내거나 상쇄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현준은 자신의 공격에 상대의 마기가 이리저리 흩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근...두근... 자신의 맥박소리가 귀에 들려올 정도로 요동치고 있었다. 이것이 전투의 쾌감인 것일까? 현준은 이런 싸움이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상대가 힘이 떨어진 것일까? 결국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채 격중 당했고, 그대로 비명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현준은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낸 마족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서큐버스인가...?' 얼핏 리리스와 닮은 외형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서큐버스의 여왕이라고 생각하면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마족은 서큐버스중 하나일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마족을 정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밀려들어왔다. 어차피 자신은 싸움의 승자. 이 마족을 마음대로 처리할 권리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에 쓰려니... 글이 술술 풀리지 않는군요! 망했어! 00358 현준, 폭주하다 =========================================================================                            "후읏...!" 현준은 빠른 손놀림으로 서큐버스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리리스에 비하면 조금은 작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한 손에 가득 들어올 정도였다. 그와 동시에 서큐버스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도 그를 적대했던 마족이었기에 위험할 법도 싶었지만 현준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이성을 잃은 채 자신을 탐하는 현준의 행동에 세르 또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서큐버스는 원래 남성형 마족이나 인간들의 정기를 빨아먹고 그것을 자신의 기운으로 삼는 존재. 쾌락을 자신의 먹이로 아는 존재들인 만큼 알아서 정기를 바쳐주는 현준의 행동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흐응..." 오히려 현준의 혀를 강하게 빨아들이며 약간씩 신음소리를 내며 현준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을 거칠게 탐해달라고 말이었다. 농밀하게 그리고 야릇하게 현준의 행동을 받아들이면서 세르는 본능적으로 능숙하게 그의 몸을 더듬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점점 현준과 세르의 행위가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현준의 몸에서 순수한 마기들이 세르에게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아아...!" 현준의 손길이 점점 세르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음마라고 불리는 종족인 만큼 너무나도 쉽게 쾌락에 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르는 자신이 평소 때보다도 너무나도 쉽게 흥분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지도 서로를 죽일 듯이 싸우던 상대였다. 단순히 입맞춤과 키스를 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자신은 그의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비비적대고 있는 것이었다. '대체...무엇 때문에...?' 그리고 세르는 곧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몸에 느껴지는 순수한 마기들 때문이었다. 상대의 몸에 흘러나온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몸으로 흡수되면서 쾌감이 온 몸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흥분한 그녀의 유두가 뾰족하게 단단해지자 어느새 현준이 달려들어 세르의 가슴을 거칠게 빨기 시작했다. "아...아아..." 각성 때 느꼈던 순수한 마기. 마족들에겐 그 참을 수 없는 쾌감에 세르의 미세한 신경들이 전율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녀가 최상급 마족이라고는 하지만 현준의 짙은 순수한 마기가 주는 쾌감 앞에서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점점 서로의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세르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현준의 남성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서라도 빨리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현준의 모든 순수한 마기를 빨아들이고 싶었다. "아...아아!!!" 그리고 현준의 허리가 움직이자 짜릿한 쾌감이 밀려들어오며 세르는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성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좋아...좋아! 더 세게 해줘!!! 더 거칠게...!"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수록 세르의 입에서 현준을 자극하는 말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일반 마족하고 비교하면 현준의 남성은 큰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준이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자신의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순수한 마기는 다른 마족들과 몸을 섞을 때 얻을 수 있는 그런 느낌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쾌감들 가져다주고 있었다. "크...크으..." 시간이 지날수록 현준도 그녀의 안에 또는 입에 자신의 정액을 쏟아 부으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거칠게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또 다시 마족의 안에 강하게 파정하는 순간 현준의 몸에서 눈부신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아...하아앙..." 서로의 욕구를 탐하는 충실한 시간을 보낸 이후 깜빡 잠이 든 세르는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은 짜릿함 때문에 계속해서 신음성을 토해내었다. 어느새 자신을 짐승처럼 탐하던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아..." 주위를 두리번거려도 그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자 세르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이제까지 서큐버스로서 이렇게 강렬한 쾌감이 느껴지는 관계를 치른 것은 처음이었다. 굳이 정기를 빨아들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쾌락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그 남자와 몸을 섞고 싶은 세르였다. 하체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에 세르는 깨어난 후에도 몸을 일으키지 않고 있었다. 현준과의 정사는 세르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행운이었다. 엄청난 양의 순수한 마기가 흡수되며 천족과의 싸움에서 입었던 상처를 꽤나 많이 호전시켜주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누구지? 그 정도의 능력이시라면 충분히 마왕급 이상의 존재이실텐데..." 자신과의 싸움에서 보여준 현준의 능력은 충분히 마왕급 존재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아니, 전투에 사용하는 순수한 마기의 양은 마왕급 이상이라고 볼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비록 전투에 특화되지 못한 서큐버스 종족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최상급 마족인 자신은 어렵지 않게 힘으로 제압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그와 함께 세르는 아까 있었던 한 가지 일을 떠올렸다. 그와 몸을 섞고 난 도중 벌어진 일. 바로 자신의 입과 몸을 범하면서 강하게 파정하던 도중 현준의 몸에서 일어난 변화를 눈으로 톡톡히 목격한 그녀였다. "그것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날개가 남자의 몸을 덮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황홀한 모습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잠이 들어 버렸고 말이다. 아직도 자신의 주위엔 공기 중에 흩어져 있는 순수한 마기들이 그녀의 눈에 보이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동안이나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끌어올린 세르는 몸을 일으켰다. 이 곳은 인간계. 어서 빨리 몸을 추스른 이후 마계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아직 천족들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마계로 가 자신이 모시는 마왕 바알에게 현준의 존재를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분명 수색꾼들이 이동하는 통로들이 있을 테지." 마계로 돌아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게 찾을 터였다. 마왕 리리스와 바알의 전쟁이후 수 많은 수색꾼들이 인간계를 드나들었으니 말이다. 인간계로 가는 것은 어려워도 인간계에서 마계로 가는 것은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몸을 일으킨 세르는 활짝 자신의 몸을 폈다. 서큐버스 특유의 남성을 유혹하는 야릇한 향기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막 몸을 움직이려는 그 때 세르의 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상급 마족 세르힐 아르비아스군." "누...누구...?!" 콰앙!!! "꺄아아악!!!"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기도 전에 엄청난 충격이 세르에게 밀려들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에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몸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그녀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느낌에 고통스러운 최상급 여마족의 비명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재는 이 곳에 아무도 없었다. "아직 현준의 정체를 마계에 알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리리스는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푸른색의 피를 보며 중얼거렸다. 한 때는 자신의 휘하에 있었던 최상급 마족이었다. 아마 바알과의 전쟁에서 패한 이후 바알의 종속이 되었던 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마왕급 존재라고는 하지만 최상급 마족의 최후 치고는 너무나 허무했다. 자신의 공격 한번을 막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목숨을 잃어버렸으니 말이다. "아마도 현준 때문이겠지." 최상급 마족이 나타났다는 느낌에 재빠르게 이 곳으로 달려온 리리스였다. 그리고 이 곳에서 현준과의 전투 그리고 이후 벌어진 격렬한 정사를 직접 눈으로 목격했던 그녀였다. "이제부터는 조금 위험해질지도 모르겠네." 아마 현준이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날개를 펼치지만 않았더라도 그녀는 최상급 마족 세르힐 아르비아스를 소멸시킬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권속인 최상급 마족인 그녀의 소멸을 마왕 바알이 알아차리지 못할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그녀가 소멸한 곳은 인간계. 아마도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게 분명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그래도 지금 마계가 천족들과 전쟁들이라 인간계에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He's now a Red he was a Blue. Jun! Jun! You'll never walk alone it said, Jun! Jun! We bought the lad from London. He gets the ball he scores again Hyeon jun Kim Liverpool's number seventeen.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김현준 응원가] 4월 6일 토요일. 안 필드에서는 으레 그렇듯이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리버풀하면 떠오르는 응원가인 You'll never walk alone 과 함께 현준의 응원가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특히나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서 2 - 2 무승부를 펼치며 맨체스터 시티에서 리그 단독 선두자리를 내주고 난 후 리버풀의 주축 공격수인 현준이 동료들과의 불화설이 터지고 난 이후 생겨난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팬들을 걱정시켰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현준은 사흘 전 있었던 FA 컵 준결승전에서 첼시를 맞이해 선발출전.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선제골을 터뜨리며 2 - 1 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다. 샘 알러디아스 감독이 이끄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 들어 특유의 압박플레이와 파워축구를 내세우고는 있었지만 이번 시즌 원정경기에서 따낸 승리가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많은 전문가들이 웨스트 햄이 리버풀 원정경기에서 승점을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이제 리그 종료까지는 고작 7 경기만이 남아있었다. 7 경기만 치르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 결정되는 것이다. 현재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승점 72점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비록 골득실차로 앞서고 있기는 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한번이라도 미끄러지게 된다면 맨체스터 시티에서 선두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리그 경기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FA 컵 까지도 소화해내야만 했다. 00359 현준, 폭주하다 =========================================================================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리버풀과 웨스트햄, 웨스트햄과 리버풀의 경기가 곧 시작되겠습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오늘 경기 리버풀도 그리고 웨스트햄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 법 한데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7위를 차지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다음 시즌 UEFA 컵 진출권까지 노려보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UEFA 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리그 5위를 차지하거나 FA 컵 우승팀 그리고 리그컵 우승팀에 올라야만 가능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입장으로서도 오늘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해야만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거든요. 완벽하게 UEFA 진출권에 오르려면 최소 리그 6위를 차지해야만 하거든요.] 하지만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리그컵인 칼링컵은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6위까지 UEFA 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웨스트햄은 오늘 경기에서 어떻게든 승점을 가져가 리그 6위를 노려야만 했다. 현재 6위는 리그 후반기 들어서 부진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아스널 FC 였다. 현재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과 비교해 골득실에 앞서있을 뿐 승점 동률을 이루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에 따라 순위가 엇갈릴 수도 있었다. [네, 그 때문에 샘 알러다이스 감독도 오늘 경기가 시작되기 전 리버풀을 상대로 안 필드에서 승점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을 했는데요. 리버풀 또한 여기서 승점 3점을 차지해야만 하거든요.] [그렇습니다. 바로 같은 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때문인데요.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할 경우 다시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패배하고 맨체스터 시티가 승리하게 되면 리그 마지막까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거든요.] 현재 리버풀의 우승을 가장 강하게 위협하고 있는 팀은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계속해서 승리를 거두며 리버풀과 승점 동률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오늘 맨체스터 시티가 만난 상대가 프리미어리그의 최강팀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만약 오늘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발목을 잡을 만한 팀이 없었다. 일정상으로도 리버풀이 불리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 뉴캐슬, 에버튼의 경기가 남아있는 리버풀과 비교해 맨체스터 시티는 토트넘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제외하고는 상위권에 있는 팀과의 경기가 모두 끝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모든 컵 경기에서 조기 탈락한 맨체스터 시티와 비교해 리버풀은 아직 FA 컵과 챔피언스 리그가 남아있었다. [그 때문에 케니 달글리쉬 감독 또한 어려움을 호소했었는데요.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리버풀의 주전선수들중 대다수가 부상이 없다는 사실인데요.] [네. 만약 주축 선수중 몇 명이 부상으로 이탈했더라면 이미 리버풀은 일찌감치 무너졌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번 시즌 장기 부상을 입은 선수가 거의 없는데다가 수비진의 공백과 스크르텔 선수와 코아테스 그리고 캐러거 선수가 번갈아 가면서 준수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거든요. 물론 공격진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도 주축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요. 오늘 경기 리그 상위권 팀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는 데도 리버풀의 선수 변화가 눈에 띄게 보이는데요.] 캐스터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늘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에 출전한 리버풀 선수들의 라인업이 화면에 나오기 시작했다. 주장인 현준은 어김없이 선발 출전명단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곧 있을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에 대한 대비 때문일까? 공격수인 수아레즈가 벤치에서 시작했고, 리버풀의 중앙을 책임지고 있는 모드리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모드리치 대신 유망주로 간간히 리그컵에 혹은 리그내에서 후반 교체 출전에 그쳤던 스페인 출신의 수소가 제라드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리버풀 입장에서는 굉장한 강수인데요.] [일단 전반까지는 유망주들에게 경험을 주면서 경기 내용을 지켜볼 것으로 생각됩니다. 혹여나 분위기가 나쁘게 흘러가면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을 투입시킬 수도 있고요.] 현준과 호흡을 맞출 공격진 또한 변화가 있었다. 수아레즈와 함께 마리오 괴체가 빠지면서 샤키리와 유망주 라힘 스털링이 선발로 출전한 것이다. 수비진에서도 코아테스를 투입하는 강수를 둔 케니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FA 컵 때문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뛸 수 있는데 말이야." "감독님의 결정이지 어쩔 수 없지." 곧 있으면 선발 출전할 선수들이 대기통로로 이동하라는 말이 흘러나오기에 현준은 수아레즈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천천히 축구화 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FA 컵 4강전 첼시와의 혈투에서 고생했던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다는 달글리쉬 감독의 배려라면 배려겠지만, 그럼 감독의 배려에 수아레즈가 불평 섞인 표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프리미어리그 득점랭킹 5위에 올라와 있는 그였다. 1위인 현준하고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지만 리그 경기에서 몰아치기만 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3위 이상의 결과를 노릴 수 있는 그였다. 그렇기에 리그 상위권도 아닌 중상위권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한다는 사실이 맘에 들지 않는 그였다. 더군다나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리그 중상위권팀 치고는 실점이 굉장히 많은 팀이었다. 분명 오늘 경기에서 충분히 많은 골이 나올 가능성이 있었다. "분명 그 경기에서 나보다 준이 훨씬 더 많이 뛰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준은 선발출전이고 말이야." "난 콥의 주장이니까." 말과 함께 현준은 턱으로 자신의 팔을 가리켰다. 현준의 팔에 보이는 주장완장을 보며 수아레즈는 체념한 듯 고개를 숙였다. 하기사 현준은 리버풀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선수였다. 자신이 감독이라고 할지라도 현준을 빼놓고 경기를 시작하지는 않을 터였다. "그나저나 준. 라스와 이슬라하고는 어떻게 잘 해결됐어?" 현준이 축구화가 편한 것을 보기 위해 발을 구르는 것을 보며 수아레즈가 오늘 경기 선발로 나설 라스무스 엘름과 이슬라쪽을 흘깃 보다가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 해결됐어. 그날 내가 너무 흥분을 해서 동료로써 해서는 안 될 짓이라고 사과했어." "......의외네. 준이 먼저 사과하다니 말이야. 어떻게 보면 저 둘이 잘못했다고 말할수도 있는 건데 말이야." "의외기는. 내가 너무 흥분한 탓이지. 경기에서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법인데 말이야. 그렇다고 동료에게 욕을 한 것은 역시 잘못된 거야. 캐러거씨한테도 죄송하다고 사과했어." 말을 마치며 현준은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상급으로 추정되는 마족과의 결투와 본능적인 섹스 이후 몸에서 끓어오르던 파괴적인 충동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그 후 현준은 자신이 한 일을 깨닫고는 그날 트러블이 있었던 선수들을 만나 먼저 사과를 건네고 화해를 한 것이다. 한 팀의 주장으로써 선수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지만 했다. 게다가 그날 있었던 일 또한 그 둘만의 잘못이 아니었고 말이다. "덕분이 돈이 좀 나갔지만." 마지막으로 캐러거씨와 충돌했을 것을 떠올리고 캐러거에게 사과하러 가면서 꽤나 많은 출혈을 겪어야만 했던 현준이었다. 사과 선물로 능글맞게 캐러거가 비싼 양주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현준은 굳은 표정으로 축구화를 응시했다. 상급 마족과의 싸움 이후 파괴적인 충동이 사라진 것은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현준은 곧 그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 잠시 후 선수들의 대기를 알리는 말이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곧 현준을 선두로 오늘 경기 선발로 출전하는 붉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곧 있으면 자신들이 응원할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까? 귀를 찌르는 함성들이 벌써부터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저 함성이 자신을 향할지 아니면 야유로 돌변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안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리버풀 선수들마저도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만큼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자신의 긴장을 열심히 풀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프로 축구 선수들도 또한 부담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리버풀을 상대로 안 필드에서 펼치는 경기였다. [드디어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됩니다.] 주장인 현준을 선두로 한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자 안필드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서 콥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들이었다. 비록 몇 가지 안 좋은 시합도 있었지만 그래도 리버풀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차지하고 있었고, 챔피언스 리그도 4강에 안착, FA 컵도 결승이 올라와 있었다. [이제는 김현준 선수의 주장완장이 너무나 잘 어울리네요. 처음 저 장면을 봤을 때 얼마나 많은 축구팬들이 감동을 받았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 누가 프리미어리그 팀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주장완장을 차게 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었습니까?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명문인 리버풀에서 말이죠.] 현준과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주장인 케빈 놀란과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잡히자 캐스터와 아나운서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현준의 어마어마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현준이 제라드의 뒤를 이어 주장완장을 이어받자 인종 차별자들은 현준의 주장완장이 동아시아와 한국을 노린 리버풀의 마케팅에 불과하다고 구단과 선수를 비판하기는 했지만 이제 그런 이야기들은 어느새 사라진지 오래였다. "4 - 3 - 3 이네." 현준은 그라운드를 달리면서 빠르게 악마의 기운으로 선수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선수가 바로 이번 시즌 웨스트 햄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모하메드 디아메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웨스트햄에서 자유계약으로 낚아챈 모하메드 디아메는 피지컬이 좋고 지치지 않는 체력과 빠른 발로 웨스트 햄이 리그 막바지까지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활약을 펼쳐주었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좋지 못해 세동기를 달지 않고서는 선수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선수치고는 대단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웨스트 햄이 이런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는 충분히 리버풀의 코칭 스태프들도 예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힘으로써 이런 웨스트 햄이 자랑하는 전술을 부수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바로 모하메드 디아메를 조기에 무너뜨리는 전술을 말이다. "수소!" 현준이 수소를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마침, 웨스트 햄의 칼튼 콜의 공격을 막아내고 공을 낚아챈 라스무스 엘름이 수소를 향해 공을 건네주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외침에 수소가 현준을 향해 롱 패스로 길게 공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현준과 함께 모하메드 디아메가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 리버풀전에서 웨스트 햄이 승점을 따내기 위해서는 공격의 시발점이자 마무리까지 가능한 현준을 막아내야만 했다. 와아아아!!! 저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현준이 달려가자 콥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현준이 공을 잡으면 어떻게든 리버풀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었었다. 그 상대가 어느 팀이던 간에 말이다. "큿...!" 빈공간으로 떨어진 공을 향해 빠른 발로 유명한 모하메드 디아메였지만 현준이 먼저 공을 낚아채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모하메드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준족이라 불릴 정도였지만 현준의 스피드는 그보다 훨씬 앞섰기 때문이었다. 모하메드 디아메와 함께 오늘 경기 웨스트 햄의 수비를 맡고 있는 윈스턴 레이드도 재빠르게 커버플레이에 들어갔다. 현준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세명의 선수들이 달라붙어서 공간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는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실이었다. "......!" 공을 잡자마자 곧바로 선수들의 움직임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어느새 뒤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리버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오늘 리버풀의 공격을 맡고 있는 라힘 스털링도 빠른 속도로 웨스트 햄의 빈 공간을 향해 달려 들어가고 있었다. 앞과 뒤에서는 두 명의 웨스트 햄 선수들의 자신을 막아서기 위해 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패스보다는 제치는 것을 선택했다. "준!!!" 공을 잡은 현준을 향해 뒤 쪽에서 디아메가 달려가는 모습에 라힘 스털링이 현준을 향해 외쳤다. 뒤에 눈이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디아메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과 함께 몸을 틀며 디아메의 발 끝을 피한 현준은 그대로 인사이드를 이용해 공을 안쪽으로 튕겼다. 그리고 공은 달려오던 윈스턴의 다리 사이로 향했다. 자신을 향해 공을 달려오자 윈스턴이 재빠르게 다리를 움츠리려고 했지만 빠른 속도로 날아온 공은 윈스턴의 다리에 맞으며 뒤로 튕겨져 나갔고, 하필 그 방향은 몸을 틀며 달리기 시작한 현준이 향하고 방향이었다. "이런 미친!" 마치 마술이라도 부린 듯 한 플레이에 윈스턴이 눈을 크게 뜨고는 욕설과 함께 황급히 공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먼저 공을 낚아챈 현준은 빠른 스피드와 웨스트 햄 유나티드의 진형을 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한 발짝 먼저 가속에 들어간 만큼 윈스턴이 현준의 스피드를 따라올 리 만무했다. "좋았어!" 벤치에서 그런 현준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던 리버풀의 선수들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처럼 시합에서 현준이 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마법처럼 이렇게 두 명의 선수들이 자신을 에워싸는 상황에서 공을 빼내는 일 정도는 그들이 알고 있는 현준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고고! 가라고!" 현준의 플레이로 인해 순식간에 좋은 찬스가 만들어지자 달글리쉬 감독은 어느새 터치라인 가까이 까지 달려가 재빠르게 선수들에게 현준의 커버 및 웨스트 햄 선수들의 신경을 분산시키는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콰앙! 그리고 웨스트 햄 선수들 사이를 스치는 낮고 빠른 패스가 가장 최전방에 위치한 라힘 스털링을 향해 이어졌다. ============================ 작품 후기 ============================ 간만에 쓰는 소설... 12kb 라는 용량을 채우는 게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네요. 요즘 자고 일어나니 허리가 너무 쑤시네요. 덕분에 목욕탕에서 몸좀 지지고 왔습니다. 이제 저도 늙어가나봐요. 00360 현준, 폭주하다 =========================================================================                            [김현준 스루패스!] [잘 봤어요! 라힘 스털링 선수가 프리로 있었거든요!!!]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목청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주요 공격은 현준이 위치한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가 오른쪽 사이드에 있다면 오른쪽에서부터 중앙에 위치해 있다면 중앙에서부터 공세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리버풀의 모든 공격루트가 현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샤키리와 마리오 괴체의 사이드 어택 혹은 루카 모드리치와 스티븐 제라드라는 걸출한 미드필더들의 패스 플레이와 돌파 중거리 슛도 리버풀의 공격 루트중 하나였다. 그게 바로 리버풀이 리그내에서 가장 골을 많이 터뜨릴 수 있는 이유였다. 상대팀으로 하여금 어떤 경우에서라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리버풀 시작부터 아주 좋은 찬스를 맞이합니다! 라힘 스털링!!!] 현준의 발끝에서 시작된 강력한 스루패스는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무력화시키며 아름다운 라인을 그리며 수비수들을 사이로 파고 들어가는 라힘 스털링에게로 이어졌다. "으읏!!!" 하지만 워낙 공이 빠른 데다가 라힘 스털링의 스타트가 조금 늦었기 때문일까? 빠르게 발을 내뻗긴 했지만 스털링의 발에 스친 공은 그대로 골라인을 벗어나고야 말았다. 그 모습에 오늘 경기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 야스켈라이넨과 수비수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하마터면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실점을 할 뻔했기 때문이었다. 짝짝짝짝짝짝! 골을 넣을 수 있는 아쉬운 찬스를 놓쳤지만 안 필드의 관중들은 아쉬운 탄성을 뒤로 한 채 현준과 스털링의 플레이에 괜찮다는 듯 박수를 보냈다. 비록 골을 넣을 수 있는 아쉬운 찬스를 놓치기는 했지만 경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미안해요. 준. 충분히 넣을 수 있었는데. 정말 좋은 패스였는데 제가 스타트가 조금 늦었어요. 공이 수비에 걸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는 현준을 향해 다가온 라힘 스털링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더니 곧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수비에...걸려? 아아...괜찮아. 하지만 다음엔 너의 장점을 좀 보여줬으면 좋겠군. 리버풀의 1군으로 프로라면 그 정도는 쉽게 넣어야지."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약간은 냉정하게 느껴지는 현준의 말투에 스털링은 인상을 구겼다.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에 출전할 정도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유망주로 1994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인 리버풀의 1군 스쿼드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워낙 어린 나이에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일까? 조금은 건방진 모습을 보이며 충동적인 플레이를 일삼는다는 게 스털링의 단점이었다. "건방지네." 수비에 걸려? 자신의 자리로 향하면서 현준은 기분이 나쁜 듯 중얼거렸다. 스털링은 자신의 패스가 당연히 수비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스타트를 늦게 뛰었다고 말했다. "단숨에 유명세를 타서 그런가? 조금 길 좀 들여야겠네. 기껏해봤자 1군 로테이션에 맴도는 주제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계속 스털링의 말이 생각이 머릿속으로 맴돌았다. [네. 리버풀. 역시 홈 경기장 안 필드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군요. 파워 축구로 유명한 웨스트 햄이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초반부터 기선 제압을 했기 때문일까? 적극적으로 리버풀이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고 웨스트 햄은 그대로 주도권을 내주고야 말았다.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간격을 좁히며 압박을 해오는 데다가 그런 리버풀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막아내고 볼을 끊어 내야할 역할을 하는 선수인 모하메드 디아메가 현준의 개인기 및 패스 플레이에 계속해서 말려들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전반전 28분 상황까지 볼 점유율이 71 : 29로 리버풀이 굉장히 높게 가져가고 있는데요. 이게 바로 미드필더 싸움에 리버풀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 하지만 아직 전광판은 0 - 0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리버풀 입장에서는 아쉬운 찬스들이 굉장히 많았죠? 전반 4분 김현준의 선수의 스루패스를 라힘 스털링 선수가 놓친 것에 반해 18분에도 김현준 선수의 로빙 패스를 받은 스털링 선수가 노마크 상태에서 야스켈라이넨 선수의 선방에 골 찬스를 놓쳤거든요.] [네,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은 어린 나이이기 때문일까요? 부담감 때문인지 스털링 선수 계속해서 좋은 찬스를 놓치고 있는데요.] 콰앙!!! "젠장!" 또 다시 슈팅이 허공을 향해 뜨자 스털링이 짜증을 내며 그라운드를 콱 내리찍었다. 완벽하게 떨어져 내려오는 현준의 패스에 그대로 논스톱으로 슈팅을 때렸지만 어째서일까? 자신이 생각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공이 날아가버린 것이다. 연습 때는 몇 번이나 이런 플레이 상황에서 골망을 갈랐지만 실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까? 오늘은 너무나도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칫..." 멀리서 고개를 돌리는 현준의 모습을 확인한 스털링은 입술을 깨물었다. 리버풀의 주장으로 현대 축구에서 다시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선수로 찬사 받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아직 자신이 특급 유망주에 머무르고 있다면 그는 이미 축구계에서 손 꼽히는 선수중 하나였다. 만약 이번 시즌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올려놓는다면 그의 평가는 더욱더 올라갈 터였다. 어린 나이에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면서부터 자신도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될 거라는 포부에 가득 찼던 스털링이었다. 하지만 모든 리버풀 팬들의 시선은 뛰어난 유망주인 자신이 아니라 현준에게만 쏠리고 있었다. 스털링은 그 사실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쳇..." 현준이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했다. 만약 그가 없다면 오늘 자신이 이렇게 좋은 찬스를 얻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는 리버풀의 주장인데다가 저번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유력한 남자였다. 자신과 비교해서도 팀 내 위상 자체가 달랐다. 하지만 스털링은 곧 머지않아 자신이 현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언론에서 말해주는 것처럼 자신은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 최고의 유망주였다. 전반전은 홈팀 리버풀이 압도적인 공세를 펼쳐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0 - 0 으로 마무리되었다. 공격을 풀어나가는 플레이는 굉장히 좋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전반전 동안 무려 6 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그 중 유효슈팅이 된 것은 단 2개 불과했다. 게다가 그 중 하나는 야스켈라이넨의 선방에 의해 무산된 스털링의 일대일 찬스였다. "후우...꿀꺽꿀꺽." 라커룸에 들어오자마자 현준은 이온 음료를 벌컥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곧 라커룸은 시끌벅쩍 해지기 시작했다. "조금 더 압박을 해. 케빈 놀란하고 마크 노블이 계속해서 빈 공간으로 치고 들어오고 있단 말이야." "커버 플레이가 좀 더 빨라야 해. 칼튼 콜한테 몇 번이나 위협적인 찬스가 갔는지 알고 있어?" 으레 그렇듯 전반전에 있었던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선수들이었다. "후우...스털링. 거기서 그 찬스를 놓치면 어떻게 해? 니가 골을 넣었으면 2 - 0 으로 앞서나갔겠다." "시끄러. 나도 잘 알고 있어. 넣을 수 있었는데 컨디션이 안 좋았어." 한 쪽에서도 역시 두 선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바로 오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수소와 스털링이었다. 같은 리버풀의 유소년팀에 있었던지라 라커룸에 오자마자 옆 자리에 앉은 것이다. 그리고 수소와 스털링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오늘 스털링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자신의 패스에 반응하며 몇 번이나 슈팅을 때렸으니 말이다. '내 패스가 스털링에게 완벽하게 갔으면 이미 한, 두골 정도는 들어갔겠지.' 하지만 현준은 악마의 기운을 이용한 미묘한 볼 컨트롤로 공에 회전을 주거나 스털링이 제대로 슈팅을 때리지 못하는 위치로 공을 보낸 것이다. 바로 스털링을 길들이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곧 감독 케니 달글리쉬가 들어오자 선수들의 목소리는 더욱 더 커졌다. 전반전 좋은 경기력을 펼쳤지만 0 - 0 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에 불만이 많은 선수들이 감독을 향해 입을 연 것이다. 불평불만은 아니었지만 승리를 위해서 더 좋은 지시를 내려달라는 선수들의 의사표출에 달글리쉬는 선수 하나하나에 대해 플레이를 지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하나씩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달글리쉬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딱히 그에게는 내릴만한 지시가 없었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축구를 펼치는 선수라는 찬사를 받는 선수답게 오늘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었다. 그의 플레이로 인해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제대로 리버풀의 진영으로 넘어갈 수가 없었고, 현준이 공을 잡을 때마다 그를 막기에 급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6 번의 슈팅을 때렸으니 말이다. "준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플레이를 해줬으면 좋겠군. 아! 그리고 이왕이면 조금 더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때려줬으면 좋겠다. 너의 패스가 슬슬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선수들에게 읽히고 있는 느낌이 드니까 말이야." "네. 아, 그리고 한 가지. 선수 교체를 해줬으면 합니다." 현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쏠렸다. 달글리쉬도 의외라는 듯 표정을 지었다. 이제까지 라커룸에서 현준이 선수를 교체해 달라는 말을 한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반전 라힘 스털링의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전 좋은 찬스를 놓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 "잠깐! 감독님. 저는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전반전에는 단지 운이 안 좋았던 것 뿐이라고요." 현준의 말에 스털링이 발끈하며 일어났다. 하지만 케니 달글리쉬 또한 현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하기사 오늘 스털링이 날린 찬스가 몇 번이란 말인가? 훈련에서 그리고 평상시 스털링의 플레이를 생각하면 몇 번이나 골을 성공시키고도 남아야만 했다. "스털링 대신 수아레즈나 루크 데 용을 투입시켜줬으면 합니다." "하긴..." 오늘 스털링은 원 톱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최전방에서 빠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나쁘지 않았다. 스털링이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완벽한 골 찬스를 몇 번이나 만들어내긴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과는 0 - 0 이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스털링을 대신해 루크 데 용이 교체로 투입되었다. 달글리쉬 또한 주 포지션이 윙어인 스털링보다는 전문적인 스트라이커인 루크 데 용이 좀 더 효과적으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가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크윽...!" 교체 명령에 스털링은 인상을 구겼다. 하지만 감독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충분히 자신이 오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다고 어필을 했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후반전 그라운드로 나가기 직전 그런 스털링의 어깨를 두드리며 현준이 스털링의 귓가에 조용히 머리를 들이밀며 말했다. "전반전에 골을 넣었어야지. 벤치에서 루크 데 용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지 한번 지켜봐라. 리버풀에서 너랑 똑같이 1군 로테이션 격인 선수지만 적어도 그는 네덜란드 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스트라이커니까 말이야." 현준의 말에 스털링이 죽일 듯이 그를 노려보았지만 현준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라커룸 밖으로 향했다. 과연 오늘의 일 때문에 스털링과 자신의 사이가 크게 벌어져도 현준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자신의 존재는 리버풀에서 절대적이다. 서로의 사이가 나빠져 스털링이 이적을 한다고 선언하더라도 리버풀이 자신을 버리고 스털링을 택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꼭 저렇게 튀는 녀석이 있단 말이야." 처음 스털링의 풋풋한 모습을 생각하며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최근 들어 너무 친해진 것이 잘못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언론의 문제던가..." 어린나이에 리버풀이라는 큰 클럽의 주전급 선수로 그리고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 일원에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어마어마한 찬사를 보내고 있는 언론이었다. 특히나 잉글랜드 언론들의 호들갑은 더 했다. 웨인 루니를 뒤를 이은 잉글랜드 차세대 스타라고 스털링을 떠받들여 줬으니 말이다.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리버풀이 공세를 펼치고 웨스트 햄이 그런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내는 경기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현준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종횡무진으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무력화시키며 리버풀의 공세를 펼쳐나갔고 샤키리와 라스무스 엘름도 자신들의 포지션에서 만족할 만한 플레이를 펼치며 웨스트 햄 선수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었다. [김현준 크로스!!!] [루크 데용!!! 헤딩!!!] 와아아아아!!! 그리고 후반 16분. 드디어 콥들이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져 나왔다. 루크 데 용의 머리에 맞은 공이 그대로 야스켈라이넨의 수비를 뚫고 골문안으로 빨려 들어가자 안 필드는 콥들의 열광적인 함성소리에 빠져들었다. [아! 달글리쉬 감독 용병술이 정말 대단합니다. 후반전 시작되자마자 라힘 스털링 선수가 빠지고 루크 데 용 선수가 교체투입되어 들어왔는데요. 바로 골을 기록하는군요.] [네. 확실히 스털링 선수보다는 루크 데 용 선수가 원 톱 자리에 좀 더 익숙한 선수인데요. 김현준 선수의 크로스도 완벽했습니다. 이로서 김현준 선수 7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군요.] 루크 데 용이 양손을 치켜 올리며 관중들의 호응을 더욱더 부추켰고 그런 루크 데 용의 행동에 따라 관중들은 더욱더 열광적인 함성을 루크 데 용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세리모니가 끝나자마자 오늘 자신의 골을 어시스트한 현준에게 달려가 그를 얼싸안고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준. 당신은 최고야. 어떻게 그렇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로 공을 보낼 수 있는거죠?!" "느낌이었어. 니가 그 자리로 향할 거라는 느낌. 골 축하한다!" 드디어 후반 16분 1 - 0. 홈 팀인 리버풀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가자 웨스트 햄은 어쩔 수 없이 공격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승점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한 골을 넣어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의 여느 팀이 다들 그랬듯이 공격을 비중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빈 공간을 현준이 파고들면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삐그덕대기 시작했고 후반 33분 현준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가르며 경기는 2 - 0. 리버풀의 완승으로 종료되었다. ============================ 작품 후기 ============================ 아.... 네. 저 아직 30 대는 아닌데... 뭐 그래도 이제 곧 30대...정확히 28입니다... 그나저나 오늘 우리집에서 SKT 중계기 뗘간 아저씨. 핸드폰 놓고 가셔서 갔다줬더니만 TV 리모콘은 왜 가져 가셨어요? 덕분에 TV 를 못보고 있어요 ㅠ 전화 좀 받아주세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다들 주말 잘 보내세요. 00361 현준, 리버풀 유스팀. =========================================================================                            "역시 1군팀은 대단해." "프리미어리그 최강의 클럽이니까. 벌써 21라운드 무패기록이지?" "응. 11라운드 첼시전에서 패배한 이후 진 적이 없으니까. 맨체스터 시티전하고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승리를 거뒀으면 연승기록이 어디까지 갔을지 상상도 안 된다." 거대한 클럽에는 1군 선수들만이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1군 선수들뿐만이 아닌 2군 선수들 그리고 그 아래로 유스팀 선수들도 속해 있었다. 그리고 유스팀 선수들은 리버풀의 근처 클럽 기숙사에서 머무르며 생활을 했다. "다음 경기는 어디지?" "레딩과의 원정경기. 잘하면 우리도 출전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번에 수소도 1군에 합류하면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잖아." 이번시즌 폭풍 영입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리버풀의 스쿼드는 그렇게 단단하지 않았다.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은 어떻게 꾸려나가고 있다고는 수비진은 아직도 군데군데 공백이 많이 비어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이 무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수비진의 활약이 아닌 파괴적인 공격력으로 상대팀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었다. "글쎄. 맨체스터 시티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92년생으로 아스널, 토트넘, 블랙번을 거쳐서 리버풀에 입단한 유스팀 선수중 하나인 제이슨 반톤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현재 리버풀 유스의 윙어로 제 2의 디르크 카윗이라는 별명으로 뛰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데다가 득점력도 어느 정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리저브 경기에서만 잠깐잠깐 교체로 출전했을 뿐 이제까지 한 번도 리그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그였다. "그래도 맨체스터 시티가 어제 맨체스터 더비에서 1 - 0 으로 패했잖아? 리그 막바지에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면 그래도 마지막 경기에서는 출전기회가 주어질지도 몰라. 더군다나 챔피언스 리그도 FA 컵 경기도 남았잖아?" "그랬으면 좋겠다." 나이는 어리지만 유스팀의 주장인 코너 코디의 말에 반톤은 무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이미 94년생으로 같은 윙어이자 공격수인 라임 스털링은 프리미어리그 리그 무대에 교체로 출전해 공격 포인트로 올리고 있었다. 그에 반해 자신은 유스리그에서만 괜찮은 활약을 펼쳤을 뿐이었다. 문득 저번 시즌 리버풀 언론에게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으며 제 2의 호날두라 불리던 동료인 토니 실바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개인기, 스피드, 골 결정력등 어디 하나 빠지는 데가 없는 선수로 리버풀의 미래라고 평가받았지만 계속해서 1군 출전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결국 리버풀과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자유계약으로 2부 리그팀으로 이적을 한 선수였다. "나도 이적을 생각해야 되려나..." 유스라고는 하지만 벌써 20살이 넘은 그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제이슨 반톤만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레알 마드리드 유스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윙어 제나르도 브루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선발 출전 데뷔골을 터뜨렸던 다니엘 파체코도 쟁쟁한 공격수들에게 밀려 최근에는 1군 무대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유스팀 수비수들은 상황이 좋았다. 잭 로빈슨이나 존 플라나간, 코너 코디등은 간간히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아...모르겠다. 어쨌든 우리에게도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데." "곧 기회가 주어질 거야. 제이슨." "그건 이미 1군 수비수로서 낙점 받은 네 녀석이나 할 수 있는 소리지." 제이슨은 코너 코디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이미 캐러거가 은퇴하게 되면 리버풀의 중앙수비수로 크게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였기에 할 수 있는 말이리라.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기 위해 걸어가던 두 남자의 눈에 파체코가 뚫어지게 게시판을 보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뭘 보고 있어? 파체코." "아아...오후 2시부터 시합이 있다던데?" "시합? 훈련이 아니라?" "응. 1군 이랑 섞어서 플레이를 펼친다고 하던데?" 파체코의 말에 코디도 그리고 제이슨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끔 1군이랑 훈련을 할 때가 있었다.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유스팀 선수들로 하여금 이미 프로 축구선수로써 완성된 1군의 플레이를 보면서 배워나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훈련이 아닌 시합을 펼치는 일은 드물었다. 그리고 세 선수의 머릿속에 불이 커졌다. "좋아! 찬스다!" "이번에야 말로 감독님의 눈에 들어서 1군으로 올라가겠어." "......" 파체코와 반톤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현재 1군으로 등록되어 있는 스털링도 이런 시합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프리미어리그에서 교체로 뛰고 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왜 이런 기회가 주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자신들에겐 찬스인 만큼 유스팀 선수들은 곧 오후 2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나와서 몸을 풀고 있었다. "하아...과연 오늘 어떻게 될까?""그런데 좋은 모습을 보여도 1군에 들어갈 수 있을까? 이번 시즌 우리 리버풀의 1군은 정말 강력하잖아." "하긴...뭐니뭐니해도 주장인 준이 있으니까 말이야." 리버풀 유스에게 있어서 현준의 존재는 그야말로 신적인 존재나 다름없었다. 2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데다가 2012 - 13 FIFA 발롱도르까지 차지한 리버풀이 자랑하는 스타였으니 말이다. 전혀 군더더기가 보이지 않는 볼 트래핑, 물 흐르는 듯 한 공과 한 몸으로 느껴질 정도의 드리블은 물론 완벽에 가까운 바디밸런스와 볼 컨트롤, 슈팅까지 유스팀 선수들이 느끼기에 공격수로서는 빠지는 게 하나도 없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제길..."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하지만 리버풀에서 공격수를 지망하고 있는 유스팀 선수들에게 있어서 현준은 넘을 수 있는 벽이나 다름없었다. 현준 뿐만이 아니라 우루과이 대표팀 공격수인 루이스 수아레즈는 물론 마리오 괴체, 세르단 샤키리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는 리버풀 공격진이었다. "왔다!!!" 그리고 곧 리버풀의 1군 선수들이 등장했다. 붉은색의 홈 유니폼을 입은 1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고 잠시 후 달글리쉬 감독과 코칭스태프까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안녕하십니까? 그런데 갑작스럽게 유스팀 선수들과 연습시합이라니...무슨 생각이십니까?" 리버풀 유스팀의 감독 스티븐 쿠퍼가 달글리쉬에게 인사와 함께 말했다. 유스팀 선수들과 1군 선수들이 같이 훈련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나 이런 연습경기는 더더욱 말이다. 더군다나 1군 선수단은 어제 안 필드에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가? 무리해서 또 시합을 벌이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단에게로 들어갈 터였다. "실례해서 미안하군. 유스팀도 유스팀 나름대로의 일정이 있을 텐데 말이야. 그런데 한 선수의 요청이 있었네. 그리고 난 그 제안이 괜찮다고 생각했고 말이야." "한 선수의 요청...말입니까?" 달글리쉬의 말에 스티븐 쿠퍼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곧 얼굴을 굳혔다. 아니, 한 선수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이렇게 1군 선수 및 유스 선수들을 전부 소집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의 요청이라네." "준이 말입니까?" 하지만 그 선수가 리버풀의 주장이자 대들보인 현준이라면 얘기가 달랐다. "그래. 1군과 유스팀과의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고 하더군.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가 그렇게 탄탄치 못한 것은 알고 있겠지? 더군다나 리그 막바지에 이르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FA 컵 준결승 상대였던 첼시전과 바로 어제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전도 그래. 골을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전부 놓쳐버리고야 말았지." "그래도 경기 결과는 승리로 끝이 나지 않았습니까?" "승리가 문제가 아니야. 아니, 그 승리도 준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었지. 이번 시즌이야 운이 좋게도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거의 없었어." 스티븐 쿠퍼는 굳은 얼굴을 풀지 않고 말했다. "그렇지만 오히려 오늘 시합으로 인해 부상자가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어차피 레딩과의 다음 시합은 일주일 뒤라네. 오늘 경기를 뛴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지." 오늘 경기를 부탁하면서 현준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달글리쉬 감독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큿..." 루이스 수아레즈, 마리오 괴체, 김현준, 스티븐 제라드, 루카 모드리치등 같은 그라운드에서 서 있는 리버풀의 1군을 보며 다니엘 파체코는 숨이 턱 막히는 그라운드의 공기를 참지 못하고 신음성을 내뱉었다. 작년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의 멤버들에 각 팀의 에이스들이 합류한 선수단이었다. 그리고 그 중 파체코의 눈에 가장 크게 부각되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 프리미어리그 2년 연속 득점왕.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및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 리버풀의 유스로서 그 동경이 막상 적으로 만나게 되자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로 변해 파체코에게 덮쳐오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이네." 중얼거림과 함께 현준은 리버풀의 유스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익숙한 얼굴의 아담 모건, 수소, 코너 코디, 잭 로빈슨, 코아테스, 라임 스털링, 다니엘 파체코, 존 플라나간과 같은 선수들은 물론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선수들도 굉장히 많이 있었다. "생각보다 리버풀 유스도 수준이 괜찮단 말이야." 라임 스털링, 수소, 잭 로빈슨, 코너 코디등이 소속된 리버풀의 유스팀은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전 유럽에서도 꽤나 유명했다. 바르셀로나나 아약스 유스팀과 비견될 정도로 재능있는 선수들만 모아놓았다는 평가로 받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90년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유스팀을 보유한 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00년대는 데포, 캐릭, 램파드, 존 테리, 퍼디난드, 다이어등을 배출해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라고 한다면 현재 2010년대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유스팀을 보유한 팀은 리버풀이나 다름없었다. "아직 경험은 부족하지만 그럭저럭 쓸만한 녀석들은 있겠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플라나간이나 아담 모건, 다니엘 파체코 같은 유스 선수들은 간간히 프리미어리그나 컵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곤 했었다. "물론 내 입맛에 맞는 녀석들을 찾아야하겠지만..." 현준이 달글리쉬 감독에게 이렇게 유스팀과의 경기를 부탁한 이유는 단 하나. 유스팀의 기를 꺾어 놓기 위해서였다. 라임 스털링도 그랬듯이 최근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유스팀 선수들에게 자신들의 위치를 자각시켜주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부지런하게 실력을 갈고 닦아 1군에 합류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이쪽으로 패스해!" "모건!" 하지만 이렇게 1군 팀 선수들을 맞아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는 유스팀 선수들과 대면해 보니 나름대로 괜찮은 녀석들이 있는 것 같았다. "쓸만한데...?" 볼 트래핑이 부드럽고 정확한데다가 선수들끼리의 연계 플레이와 의사소통도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확실히 리버풀이 자랑하는 유스팀으로 갑작스런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부족한 스쿼드를 채워줄 수는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번 시즌 그런식으로 몇 번이나 써먹었고 말이다. "다니엘!!!" 어느새 짧은 패스 플레이와 저돌적인 돌파로 이슬라와 스크르텔의 측면 수비를 뚫은 유스팀 선수 하나가 크로스를 올렸다. 그와 함께 다니엘 파체코가 안으로 빠르게 달려들며 머리를 들이 밀었다. 상당히 좋은 타이밍이었다. '들어갔다...!' 몸을 날리면서 파체코는 희열에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정석에 가까운 플레이. 제대로 헤딩을 성공시키면 충분히 레이나가 지키고 있는 골을 넣을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 하지만 곧 그런 파체코의 눈이 크게 부릅떠졌다. 막 헤딩을 하려는 찰나 거대한 그림자가 그의 몸을 가로 막았기 때문이었다. 콰앙!!! "크헉!!!" 격렬한 몸싸움과 함께 파체코가 비명소리와 함께 그라운드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그런 파체코에게 제이미 캐러거가 손을 내밀었다. 리버풀 유스팀 출신으로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원 클럽 맨으로 불리며 리버풀의 정신적 지주인 선수. 1978년생으로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최근 눈에 띄게 노쇠화되며 폼이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팬들은 그가 없으면 리버풀의 수비가 불안하다고 말할 정도로 팬들에게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괜찮냐?" "큿...!" 캐러거가 내미는 손을 바라보며 파체코는 자신이 부딪친 곳을 어루만졌다. 프로 선수가 되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기 위해서는 참아야만 하는 고통이었다. 세리에 A 만큼은 아니지만 프리미어리그 또한 볼을 잡는 순간 상대팀의 거친 몸싸움의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런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골을 성공시켜야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살아날 수 있는 것이었다. "흐응..." 파체코가 일어나고 곧 경기가 재개되었다. 그리고 곧 프리미어리그 최강의 공격진으로 평가받는 리버풀 1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팡! 레이나가 아게르에게로 공을 던졌고 곧 아게르가 찬 패스는 이슬라를 거쳐 스티븐 제라드에게로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에게로 이어졌다. "모드리치..." 그리고 모드리치가 공을 받자 모드리치를 마크해야만 하는 셸비가 침음성을 내뱉었다. 자신도 저번 시즌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의 부상으로 인한 빈 자리를 메꾸며 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한 바 있지만 상대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라 불리는 선수였다. 게다가 그 옆에서 같이 자기들의 공간을 파고드는 선수가 셸비의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보면 루카 모드리치보다 더더욱 무서운 선수, 공을 잡으면 상대팀의 팬들 조차도 찬사를 보내는 존재. 바로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이었다. ============================ 작품 후기 ============================ 리버풀 유스... 상당히 괜찮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죠... 바르셀로나, 아약스, 인터밀란과 함께 리버풀도 유스는 굉장히 유명하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좋은 주말 보내세요. 아 그리고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그거 재미있나요? 00362 현준, 리버풀 유스팀. =========================================================================                            쿠웅!!! "큭...!" 현준의 드리블을 방해하기 위해 셸비가 어깨를 들이미는 순간 묵직한 충격이 강타했다. "빌어먹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자신있게 현준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좋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아무리 공을 뺏기 위해 발을 뻗어도 공은 현준의 발 끝에 달라붙은 양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절묘한 발놀림으로 자신의 발이 공에 닿는 것을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셸비가 공을 뺏기 위해 5 미터 정도를 따라붙었지만 현준의 드리블은 거침이 없었다. 그런 사실에 셸비가 자신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신도 명색이 축구 선수. 그것도 리버풀이라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뛰고 있는 프로축구 선수였다. 아무리 상대가 1군인데다가 2012 - 13 발롱도르의 주인공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근접거리에서 몸싸움을 걸면서도 상대의 공을 뺏지 못하는 것은 셀비에게는 치욕이나 다름없었다. "셸비! 정신차려!" "핫...! 젠장!" 잠시 딴 생각에 빠져있던 탓일까? 잠깐 셸비의 플레이가 멈칫 한 것을 본 로빈슨이 셸비를 보며 크게 외쳤다. 로빈슨의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온 셸비가 재빠르게 현준의 유니폼을 붙잡았지만 그 짧은 틈을 놓칠 현준이 아니었다. 팍! 팔을 크게 휘돌며 자신의 유니폼을 잡는 셸비의 손을 뿌리친 현준은 그대로 스피드를 내며 앞으로 치고 달려 나가더니 셸비가 다시금 뒤에서 자신을 쫓기 위해 달려들어오기 전에 그대로 공을 강하게 걷어차려고 발을 내뻗었다. "슈팅이다!!!" 레이나의 백업 골키퍼로 오늘 경기 유스팀 선수들과 같이 출전한 도니가 현준의 플레이를 보고는 앞으로 몸을 튕겼다. 비록 후보라고는 하지만 브레디 존스와 알렉산더 도니 역시 레이나의 백업 골키퍼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을 만한 충분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젠장!" '이렇게나 일찍 선제골을 먹히면...!' 오늘 경기는 1군팀 대 2군 및 유스팀이 섞인 팀들과의 경기. 가뜩이나 쟁쟁한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오늘과 같은 경기는 아주 중요한 경기나 다름없었다. 그런 경기에서 이렇게나 이른 시점에서 골을 먹히게 되면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감독들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을 터였다. 게다가 이런 시합기회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생각에 함께 커버링을 달려 들어오던 로빈슨이 다급하게 재빠르게 몸을 날렸다. 옆에서 들어가는 강렬한 태클이었다. 푸칵!!! 바람에 흩날리는 현준의 유니폼이 뒤쪽에서 따라온 셸비의 손에 붙잡히는 것과 로빈슨의 발이 옆에서 공과 현준의 발목을 스치고 지나가는 강렬한 태클을 날린 것은 바로 동시였다. 그리고 현준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아!!!" "김현준!!!" "제길!!!" 로빈슨의 태클에 현준이 쓰러지는 것을 보며 달글리쉬 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옆에서 제대로 들어간 태클. 충격이 없을 리가 없었다. 다른 선수라면 모르겠지만 현준은 리버풀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 특히나 중요한 일정들이 남아있는 지금 결코 부상을 입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 "아...아...?" 공과 발목을 스치며 제대로 들어간 태클이었다. 그것도 엄청난 힘이 실린채로 말이다. 고통과 함께 충격이 없을 리가 없었다.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져 있는 현준의 모습에 로빈슨이 덜덜 떨며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셸비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흥분했다고는 하지만 방금 전 플레이는 굉장히 위험한 플레이였다. 특히나 자신이 유니폼을 뒤에서 붙잡아서 현준의 균형이 무너진 찰나에 들어간 태클이었다. "잠시 비켜봐! 이 자식들 뭐하는 거야! 주장이 쓰러졌는데 보고만 있는거야!" 현준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뒤에서 달려온 제라드가 로빈슨과 셸비의 몸을 밀치며 현준에게로 다가갔다. 자신이 여기까지 올 때까지 일어나지 않고 있는 현준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준? 괜찮아?" "아...아아...응. 조금 통증이 있을 뿐이야. 별거 아니야." 다행스럽게도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일어나려는 모션을 취하는 현준을 보며 제라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몸을 돌려 고개를 풀이 죽은 모습을 하고 있는 셸비와 로빈슨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 자식들! 대체 뭐하는 플레이야! 더비전도 아니고 고작 연습 경기에 이렇게나 위험한 플레이를 펼치면 어떻게 해!! 준이 부상으로 빠지..." 고성과 함께 말을 내뱉던 제라드가 아차하며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만약 이런 연습 경기로 인해 현준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 분명 클럽에게는 큰 타격이 올 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플레이를 펼친 선수들을 타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들 또한 리버풀이라는 클럽에서 1군에 들어가기 위해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친 것이기 때문이었다. 리버풀 유소년 팀에서 자라난 자신 또한 이런 환경에서 이기며 올라가지 않았던가? 만약 이런 플레이로 인해 자신이 크게 화를 낼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밀려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발을 툭툭 치며 발목을 돌리던 현준이 한 선수가 던진 공을 손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로빈슨." "네....네?!" 현준의 말에 로빈슨이 화들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굉장히 빠르고 좋은 태클이었다. 내 생각보다 태클이 더 빨라서 제대로 피하질 못했군." "저...저기 캡틴. 다리는...?" "아아..." 말과 함께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듯 다리를 살짝살짝 들어 올리는 현준이었다. 그리고는 로빈슨에게 다가가 그의 가슴을 툭 치고는 말했다. "하지만 좀 더 태클의 정확성을 다듬을 필요는 있겠군. 만약 실제 경기였다면 넌 상대팀에게 좋은 찬스를 내준 거나 다름없었다고. 어쨌든 지금 이 플레이는 반칙이 틀림없고 우리팀은 프리킥을 얻은 것 맞죠?" "아? 그...그래. 하지만 준. 자네는 일단 발목상태에 대해 지켜봤으면 좋겠군." 오늘 경기 심판을 보고 있던 코칭 스태프가 입을 열었다. 어느새 뒤에서는 현준의 발목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의료진이 달려오고 있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번 시즌의 끝. 아무리 조그마한 부상이라도 사소하게 넘어가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말년 군인이 떨어지는 낙엽을 조심한다는 말처럼 클럽이 트레블을 앞둔 이 시점에서 주전급 선수, 그것도 주장이 이탈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이미 경험한 바가 있는 리버풀이었다. 결국 경기는 당연한 결과겠지만 1 군팀의 승리로 끝이 났다. 현준이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고 들어온 사이 수아레즈가 이미 골을 터뜨려 1 - 0 으로 앞서 나가고 있던 상황이었고, 그라운드로 다시 들어온 현준이 1골을 추가하며 2 - 0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2군 및 유스 팀 선수들과 분전을 했지만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의 주전급 선수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유스팀 선수들의 괜찮은 플레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달글리쉬였다. 리그 막바지 주전급 선수들이 지친 이 상황에서 대체자로 쓸 만한 녀석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양 풀백의 잭 로빈슨과 안드레 위즈덤, 코너 코디로 이루어진 수비진의 플레이는 나이에 맞지 않게 영리하고 노련했다. 연습 경기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유럽 최고의 공격력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리버풀 공격진을 상대해 고작 2골을 내주며 경기를 마쳤기 때문이었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긴 하지만 조금 더 성장한다면 충분히 대성할 녀석들 같았다. "으음..." 창문 밖 커튼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햇살이 침대위에 누워있는 현준을 비추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것은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인 것 처럼 어제 연습 경기 이후 오후 훈련까지 소화해낸 현준 또한 이불을 덮어 올리고는 몸을 돌렸다. "일어나." "......왜요? 오늘은 훈련도 없다고요. 감독님이 오늘 하루는 휴식을 줬으니까 푹 자게 내버려둬요. 리리스님." 현준은 그렇게 입을 열고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 방금 자신이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 자신의 권속이자 주인인 리리스의 말에 토를 달다니? 화들짝 놀라며 다시 일어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것보다도 졸음의 유혹이 더욱 컸다. 게다가 몸의 피로함도 한 몫 했다. '마왕과 상급 마족의 차이인가?' 아니면 서큐버스와 인간이었던 마족의 차이인지도 몰랐다. 아니면 수의 차이였을지도. 어젯밤 집에 오자마자 탈리사와 레리엘과 뜨거운 시간을 보낸 후에 하이라이트로 리리스와 함께 밤을 불태웠던 그였다. 훈련의 피로와 함께 그 행동의 피로가 이렇게 밀려오는 것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이렇게 누워있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러다가 밤이 되면 또다시 뜨거운 시간을 보내면 다음날이 오리라. 하지만 그런 현준의 계획은 곧 끝이 났다. 어느새 침대위로 올라온 리리스가 그의 어깨를 흔들며 귓가에 속삭였기 때문이었다. "일어나. 오늘 약속있다고 했잖아." "약속...요?" "응. 2시에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간다며?"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리리스의 말에 현준은 잠깐 어제의 기억을 떠올렸다. 분명 어제 코칭 스태프가 오늘은 훈련이 없을 테니 푹 쉬고 발목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리스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인간이었던 존재의 기억력이란 이렇게도 나쁜 것이란 말인가? 분명 어젯밤 집에 들어와서 했던 말조차도 까먹고 있으니 말이다. "어제 들어와서 뭐라고 했지? 오늘 캐러거씨와 개인 훈련 한다고 했잖아?" "아...!" 그제서야 어제 있었던 일이 기억이 나는 현준이었다. 분명 캐러거씨와 함께 잭 로빈슨 그리고 안드레 위즈덤과 개인 훈련을 하기로 했던 일이 있었다. 유스팀 선수들 또한 오늘 휴식일정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캐러거씨 또한 흔쾌히 허락했고 말이다. "어떻게 할거야?" "아아...일어나야겠네요. 하마터면 깜빡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지금 몇시예요? 약속은 2시인데..." "9시 30분." "네...?" 눈을 비비고 일어나던 현준은 곧 고개를 갸웃거리며 리리스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런 현준을 바라보며 리리스는 조심스럽게 현준의 무릎위에 올라타더니 현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잖아? 어때? 체력은 있지?" "......" 그런게 광란의 시간을 보내고 현준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한 시각은 2시 20분. 약속 일정보다 20 분이나 늦은 시간이었다. 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었지만 리리스와의 관계를 맺고 난 다음에는 탈리사와 레리엘이 덤벼들었고 그녀들까지 만족시키고 나서야 출발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늦었어? 준?" "오셨어요? 캡틴." "하암...네." 안드레 위즈덤과 마틴 켈리가 현준을 보고는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하품을 하는 현준을 보며 캐러거가 심술궂게 입을 열었다. "어젯밤 상당히 뜨거웠나봐? 몸이 반쪽이 되었는데? 상대가 누구야? 완전 요물이네?" "하아...캐러거씨는 상상도 못하는 사람이죠." "정말? 누구지? 미스코리아 출신?" "......." 궁금하다는 듯 계속해서 집요하게 물어보려는 캐러거를 뒤로 하며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차마 마왕과 전직 천사인 여인들이라고는 설명을 해줘도 믿지 않으리라. ============================ 작품 후기 ============================ 나는 살인범이다...재미있더군요. 생각외의 반전에 조금은 놀란... 그러면 즐감하시길! 사과박스에서 새연재를 할 예정이라 열심히 수정작업하느라 바쁘네요. 00363 현준, 리버풀 유스팀. =========================================================================                            "침착해! 로빈슨! 혼자서 수비하는 게 아니잖아!" "네...넵!" "볼 소유에 좀 더 집중해!" 뻥!!! "아...!" 상대팀 윙어와의 경합에서 이겨낸 로빈슨이 재빠르게 공을 차냈다. 하지만 곧 그 공은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고, 다시금 공격권은 상대팀인 레딩에게로 넘어갔다. "잘했어. 하지만 좀 더 집중해. 방금 전 경합에서 뺏어낸 공이 우리팀에게로 이어졌다면 좋은 역습찬스였다고." "아...네."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레딩전.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19 위를 차지하며 이번시즌 강등후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약체팀 레딩과의 경기이기 때문일까? 달글리쉬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엔리케를 대신해서 잭 로빈슨을 투입시켰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수준급 레프트백인 엔리케를 교체로 내린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레딩과의 경기 이후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을 위해 독일의 알리안츠 아레나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역시 아직 로빈슨이 1군 무대에서 뛰는 것은 조금 이름 판단일까요?" "으음..."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는 것. 그것도 원정경기라는 부담감에서 생긴 긴장탓일까? 예상외로 계속해서 자잘한 실수들이 로빈슨에게서 터져나오고 있었다. 레딩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계속해서 로빈슨 쪽으로 공격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다니엘 아게르가 로빈슨을 커버해주고 있었지만 까닥하다가는 레딩을 상대로 위험한 찬스를 내줄지도 몰랐다. 비록 상대팀이 하위권 팀이라고는 하지만 레딩 또한 프리미어리그팀. 언제 발목을 잡힐지도 몰랐다. 그리고 지금 프리미어리그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상황에서 발목을 잡힌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모를 달글리쉬 감독이 아니었다. '반응속도도 그렇고 민첩성도 굉장히 좋습니다. 엔리케 만큼은 아니지만 출전경험을 쌓고 좀 더 성장한다면 괜찮은 풀백이 될 거 같은데요? 본인도 꽤 의지가 있고요.' 현재 리버풀의 주전 오른쪽 풀백은 호세 엔리케였다. 엔리케가 부상을 당하거나 체력적으로 경기에 뛰기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임시방편으로 스크르텔을 오른쪽 풀백으로 뛰게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만약 현준과 코칭스태프의 말대로 로빈슨이 크게 성장만 해준다면 클럽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었다. 더군다나 로빈슨은 현재 리버풀 유스팀 선수. 만약 그가 크게 성장만 해준다면 제라드나 캐러거처럼 리버풀 유스팀 출신으로 성공한 선수중 하나가 될 터였다. "으음..." 하지만 잭 로빈슨이 빨리 성장해 리버풀의 왼쪽 측면을 맡아주기엔 리버풀은 시간이 필요했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를 대비해서 엔리케에게 휴식을 준다는 생각으로 로빈슨을 선발출전 시키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만약 레딩에게 발목을 잡힌다면 남은 경기 리버풀은 리그 막바지까지 마음을 놓치 못한 채 살얼음판을 걸어야만 했다. 와아아아아!!! "달려! 잭!" 레딩의 미켈 라이거우드의 크로스가 부정확하게 캐러거에게 걸렸고, 곧 캐러거가 측면을 타고 달려드는 로빈슨을 보며 길게 공을 연결시키며 소리를 질렀다. '조금만 소리가 작아도 좋을 텐데 말이야.' 쩌렁쩌렁하게 그라운드에 울리는 캐러거의 소리에 레딩의 미드필더진과 수비수들이 재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로빈슨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은 좋았지만 상대팀 선수들도 그런 자신들의 의도를 전부 알아채는 게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 또한 최전방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언제 어느때든 기회만 오면 레딩의 골문에 슈팅을 날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레딩 수비수들의 강한 견제를 받는 자신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수비수들의 시선은 분명 자신에게로 쏠릴 테고 그것은 곧 같은 편 선수들이 좀 더 수월하게 플레이를 펼치며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좋아. 그러면 어디 날뛰어보라고." 약속했던 플레이처럼 공을 받은 로빈슨은 그대로 공을 모드리치에게로 넘기고 전방으로 오버래핑을 해 들어가기 시작했고, 잠시 완급 조절을 하며 선수들의 레딩 진영으로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모드리치가 씨익 웃으며 공을 앞으로 걷어찼다. "잭 올라가!! 달려!!! 달리라고!!!" '빌어먹을...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요...!' 빈 공간으로 떨어지는 모드리치의 절묘한 패스. 하지만 그 패스에는 레딩의 수비수와 전방의 공간에서 승부를 하라는 모드리치의 의도가 담겨 있는 패스였다. 로빈슨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전력을 다해 공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침착해!!! 수비 인원은 충분해!" 리버풀의 공격진이 굉장하다는 사실은 레딩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과 수아레즈 투톱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막고 있었고 전반 27분 동안 아직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레딩의 수비수가 접근하는 것과 동시에 로빈슨은 공을 받는 순간 재빠르게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가는 현준을 보고는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길다...!' 수백, 수천번 연습했던 크로스였지만 찰나의 시간에 발이 들어오는 레딩 선수의 플레이에 겁을 먹은 것일까? 잠깐이나마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어금니를 꽉 깨무는 로빈슨이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그에게 가득했다. [로빈슨 크로스!!! 아 조금 긴데요!!!] 해설자의 말처럼 조금 길게 보이는 로빈슨의 크로스를 보며 관중들도 아쉬운 듯 머리를 감싸쥐려고 했다. 그리고 그 때 전방으로 뛰던 현준이 몸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쳇...여기까지는 무리인가? 아직 꼬맹이니까 봐주도록 하지..." 이미 현준은 레딩 선수가 접근하는 것을 보며 로빈슨의 근육이 경직되었다는 것을 악마의 기운으로 느끼고는 크로스가 부정확하게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부정확하게 올라오는 크로스를 받기 위해 몸을 튼 것이었다. 그런 현준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현준을 마크하던 레딩의 수비수 아드리안 마리아파가 순간 우왕좌왕하며 현준의 움직임에 맞춰 급격하게 몸을 틀다가 미끄러졌고, 순간적으로 레딩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따돌린 현준은 골라인 바깥으로 나가기 일보직전의 공을 그대로 강하게 걷어찼다. 때앵!!! 그리고 현준의 발에 얻어걸린 공은 그대로 아담 페더리치가 지키는 골문의 크로스바 상단의 밑부분을 강타하고는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와아아아아아!!!! [김현준 슛!!!] [들어갔어요! 역시 김현준! 환상적인 골로 결국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김현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33호골! 8 경기 연속 골을 성공시킵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각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골문 안으로 골을 성공시킵니다! 페더리치 골키퍼 손도 못 뻗은 채로 그대로 골을 허용했어요. 워낙 공이 빨랐습니다.] "좋았어!!!" "나이스!" 전반 28 분 리버풀의 첫 골. 그리고 그 주인공은 현준이었다. 만세를 부르는 코칭스태프와 함께 다들 현준의 주위로 모여 현준의 골을 축하해주기 시작했다. "잘했어. 준. 어떻게 그 상황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거지? 넌 역시 천부적인 골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너라도 넣었을 껄? 루이스." 현준을 끌어안으며 골을 축하해주던 수아레즈는 그런 현준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자신도 그런 슈팅을 날릴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로빈슨의 부정확한 크로스를 예상하고 쫓아간다는 플레이 자체가 자신에게는 불가능했다. 적어도 자신은 등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볼 수 있는 신적인 감각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던 현준의 눈에 주먹을 불끈쥐고 있는 로빈슨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나저나 잭." "아...네. 주장." "첫 리그 공격포인트 축하한다. 좋은 크로스였다. 하지만 조금만 더 정확하게 떨어뜨려 줬으면 좋겠군. 방금과 같은 슈팅은 두 번은 힘들 거 같아서 말이야." 현준의 말에 로빈슨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방금 전 크로스는 완벽한 실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그 크로스를 받아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역시나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어째서 동양인으로 벌써부터 리버풀의 전설로서 불리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플레이였다. "그래! 잭! 방금 크로스는 진짜 준이 아니었다면 넣을 수 없는 골이었다고." "경기 끝나고 한 턱 쏘는 거 잊지 마라. 잭. 첫 선발 출전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축하한다." 그리고 현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른 선수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그런 선수들의 축하를 들으며 점점 로빈슨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관중들의 커다란 환호성이 로빈슨의 귀에 들려오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향해 외치는 듯 한 관중들의 이런 함성소리를 들으며 로빈슨은 프로 축구 선수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버풀은 선제골 이후 현준과 수아레즈의 투 톱을 앞세워 맹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딩의 수비들도 만만치 않았다. 추가골은 내줄 수 없다는 듯 부상으로 결장한 조비 맥아너프 대신 주장완장을 찬 라트비아 출신 수비수 카스파스 고르크스를 앞세워 조직적으로 수비를 하기 시작하며 역습을 펼쳤다. 그러나 첫 공격포인트 이후 긴장감이 풀린 것일까? 움직임이 좋아진 잭 로빈슨과 마틴 켈리가 지키는 측면과 캐러거와 마르틴 스크르텔이 지키는 리버풀의 수비진은 레딩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었고, 결국 현준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 - 0으로 승리. 레딩의 홈구장 마데스키 스타디움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내었다. 와아아아!!! "달려! 달려!!!" 커다란 브라운관에는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22 명의 선수들이 빛나고 있었다. 공을 놓고 펼쳐지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던 탈리사가 현준이 로빈슨의 크로스를 받고 선제골을 터뜨리가 양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골!!! 골이다! 주인님이 골을 넣었어요!" "역시 주인님이야." 그리고 선제골을 터뜨리는 모습이 계속해서 리플레이로 방송되는 모습을 보며 레리엘이 감동한 듯 중얼거렸다. 그런 두 여인들과는 달리 리리스는 심드렁한 눈으로 Tv를 흘깃 바라보았다. 현준이 워낙 많은 골을 터뜨린 것을 봐왔고 악마의 능력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이상 골을 넣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녀의 눈에는 현준의 플레이가 최상급 마족이 손가락으로 인간들을 가지고 노는 것으로밖에 비춰지지 않았다. 그리고 현준이 골을 넣고도 경기는 계속해서 펼쳐졌고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다. 탈리사와 레리엘 두 여인은 손에 땀을 쥐면서까지 응원을 펼쳤지만 골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그렇게 1 - 0 으로 끝이 났다. "아. 이겼다. 이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죠? 리그 경기는 이제 5 경기 남았고..." 달력에 엑스표를 하면서 입을 여는 탈리사였다. 그리고 그 밑에는 조그맣게 33 이라는 숫자를 적어넣는 것도 잊지 않는 그녀였다. 바로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33호골을 터뜨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면서 16일에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이름을 적고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4 강 상대팀의 이름이었다. "오늘 저녁때는 주인님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야하겠어요." 레리엘이 굳은 표정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이기지 않더라도 매번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던 그녀였다. 그렇게 두 여인의 모습을 보며 리리스는 Tv 쪽으로 눈을 돌렸다. 경기는 이미 끝났지만 Tv 화면에는 방금 있었던 리버풀과 레딩과의 경기의 하이라이트가 나오고 있었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맹공을 펼친 만큼 하이라이트의 대부분은 리버풀의 몫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공격 중심에는 바로 현준이 있었다. "으으음......" 화면 가득 현준의 모습이 잡히자 리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콧소리를 내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며 몸이 비비적 꼬였다. 순간적으로 그 때 상급 마족과 현준과의 관계가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욕구불만인가..." 현준이 집에 있을 때는 거르지 않고 현준과 관계를 맺으며 순수한 마기를 빨아들였던 그녀다. 당연히 욕구 불만일 리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의 행동은 그것 말고는 생각나는 답이 없었다. ============================ 작품 후기 ============================ 아 조아라에서 연재를 관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조아라에서 연재를 관두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과박스에도 연재를 하고 이 곳에도 연재를 한다는 뜻이예요. 단지 사과박스에서는 새로운 신작을 연재하고 있고요. 분량이 쌓이면 조아라에서도 연재할 생각입니다. 00364 현준, 리버풀 유스팀. =========================================================================                            "......"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다른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리스는 쇼파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현준을 보고 싶은 생각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어차피 몇 시간만 기다리면 현준을 볼 수 있을 터였다. 지금 자신의 권속인 현준은 이 곳 리버풀로 돌아오고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마왕인 그녀에게 있어서 찰나의 시간에 불과한 그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참는 게 쉽지 않았다. "......에잇." 눈을 감고 있던 리리스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곧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현준을 보기위해 곧 몸을 일으키고 코트를 걸친 후 밖을 향하려고 하던 리리스의 감각에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귀찮은 쥐새끼가 결국 냄새를 맡았군." 공기중에 마기가 요동치고 있었다. 아마도 고위급 마족이 인간계에 강림하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걸리는 것도 있었다. 자신이 소멸시켜 버린 최상급 마족의 존재 때문이었다. 아마도 소멸을 느낀 마족의 주인인 마왕이 자신의 존재를 눈치 챘을 게 분명했다. 그와 함께 리리스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직 자신은 마계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평화를 깨뜨리기 전에 먼저 마족을 소멸시켜 버릴 생각이었다. 파지직!!! 검은색의 마기로 이루어진 빛의 손톱이 날카롭게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그 손톱을 힘겹게 막아내는 검은 빛의 방패. 번쩍하는 광채가 허공에서 터져 나왔고 그럴 때마다 충돌로 인한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인간계에 강림하자마자 하마터면 소멸의 위협을 당할 뻔했던 세르비아쟌은 가까스로 리리스의 공격을 한 차례 막아내고는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그...그만...하십시오. 리...리리스님." "무슨 일로 이 곳에 모습을 드러냈지? 세르비아쟌? 바알의 명령을 받아 날 찾기 위해서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당연히 죽을 것이란 것도 예상 했을텐데?" "물론입니다. 하지만 전 리리스님에게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할 이야기? 흥. 천족들의 대규모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 꽤나 버틸만한가 보지? 너 같은 녀석을 이렇게 인간계에 내려보내다니 말이야." 마계의 최상급 마족 중에서도 수위급에 속하는 세르비아쟌의 말에 리리스는 자신의 손톱을 살짝 거두고는 입을 열었다. 아직 부상이 다 낫지만 않았지만 워낙 현준에게서 흡수한 순수한 마기의 양이 많아서였을까? 마음만 먹으면 세르비야잔도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런 리리스의 모습을 보면서 세르비아쟌은 자신의 몸을 부르르 떨었다. '리리스님...' 마계의 단 4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위대한 마왕. 그리고 그런 마왕중 하나가 리리스였다. 한 때는 자신이 섬겼던 마왕이기도 한 리리스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뭉클한 마음이 드는 세르비아쟌이었다. 세르비아쟌은 천천히 리리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예전과 다르게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마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미모와 함께 도도했던 그 모습도 그대로였다. '그런데 리리스님이 이렇게 강하셨던가?' 하지만 몽마의 여왕이자 마계의 서부를 지배하는 마왕인 리리스는 마왕중에서도 가장 약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오죽하면 최상급 마족도 아니고 마왕도 아닌 존재라는 치욕적인 별명도 있을 정도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한 때 리리스를 섬기고 있었던 세르비아쟌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지금은 바알의 밑에 있지만 한 때는 리리스의 친위대장을 맡았던 그녀였다. 마왕급 마족으로서 리리스의 강함은 널리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상급 마족중에서도 수위에 속하는 자신을 이렇게나 짧은 시간동안 압도적으로 몰아붙일 정도는 아니었다. "......" 그녀가 이 곳에 온 것은 최상급 마족 세르힐 아르비아스의 소멸 때문이었다. 인간계에서 그녀가 소멸되었다는 것을 느낀 바알이 그녀에게 이유를 조사하라는 것 때문이었다. 최상급 마족을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는 인간계에선 없었다. 그렇다면 최상급 마족을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가 인간계에 숨어 있다는 말. 즉, 인간계에서 리리스를 찾아내라는 것이 바로 바알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바알도 그리고 그녀 또한 현준의 존재는 알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현준이라는 존재로 인해 리리스의 순수한 마기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도 말이다.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리리스님." "흥!" 세르비아쟌의 말에 리리스는 코웃음을 내쳤다. 한 때의 자신의 가장 가까이서 자신을 모시던 최상급 마족이었지만 이제는 이미 바알의 권속이 된 존재였다. 세르비아쟌 역시 최상급 서큐버스이기 때문일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유혹의 기운이 저절로 담겨져 있었고 그런 기운이 느껴질 때마다 리리스가 기분이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일로 이 곳 인간계에 왔지? 바알의 명령인가?" "네. 바알님께서는 세르힐 아르비아스의 소멸로 인해 이 곳 인간계에 리리스님이 살아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저를 내려 보내셨습니다." "흥! 아직 살만한가 보지? 천족들의 공격에 꽤 타격을 많이 입었다고 들었는데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이미 폰베이니안 요새 앞까지 천족들이 진격했습니다." "흐응..." 리리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마족들의 수도 판데모니움 근처에 세워진 요충지인 폰베이니안 요새까지 천족들이 진격했다는 사실은 그 만큼 마족들이 심각하게 밀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바알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전의 원한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지금은 천족이라는 공통된 적을 함께 물리치자고 하셨습니다." 세르비아쟌의 말에 리리스가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내가 왜 그래야만 하지? 이미 나와 그는 같은 어비스의 공간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세르비아쟌 니가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이지." "마계의 위대한 지배자이신 사탄님의 명령이십니다." "......" 세르비아쟌의 입에서 사탄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리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했다. 아무리 마왕끼리의 분쟁이라도 그녀가 간섭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면 정말로 현재 마계의 분쟁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흐음...사탄님의 명령이라. 하지만 난 아직 바알의 공격으로 받은 상처가 낫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런다고 내가 마계로 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사탄님께서는 리리스님의 회복을 돕기 위해 어비스의 심연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안 좋은 건가?" 리리스의 눈이 부릅떠졌다. 마계의 신기 다인 슬라이프나 천계의 신기 프라이르처럼 카오스 큐브의 한 조각으로 순수한 마기로만 이루어진 공간인 어비스의 심연. 마왕들이 급격한 힘을 키워 마신인 자신에게 도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계의 역사상 단 한 번도 개방하지 않았던 그 곳 까지 개방한다는 것은 천족들의 공격에 의해 마족들의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게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 때는 잊고 있었던 어비스의 심연까지 나오자 리리스의 머릿속이 헝클어졌다. 바알에게는 분명한 복수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천족 또한 그녀의 적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 때였다. 세르비아쟌이 리리스의 손을 붙잡은 것이 말이다. 놀란 리리스가 손을 뻗어 세르비아쟌을 밀어내기도 전에 세르비아쟌이 리리스의 손을 붙잡았고, 그 순간 두 여인의 몸이 밝은 광채와 함께 사라졌다. 마치 그 자리에 없던 존재인 것처럼 말이었다. 4월 16일. 드디어 전세계 축구 팬들이 기다리던 챔피언스 리그가 다시 시작되었다. 챔피언스 리그 4강전. 그 영광의 자리에 선택된 팀은 단 4팀. 바로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였다. 엘 클라시코라는 이름으로 '고전 승부'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전 세계 축구팬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 비해 조금 가려진 측면이 없잖아 있지만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 또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인 김현준이 주장인 리버풀은 현재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말처럼 말 그대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의 강호 또한 바이에른 뮌헨 또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16강전에서부터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날을 연달아 꺾고 올라오면서 프리미어 리그팀에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었다. 리버풀 또한 저번 시즌 빅 이어를 들지 못했던 한을 풀기 위해서였을까? 8강 전에서 발렌시아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보이며 올라온 전적이 있었다. 게다가 김현준이 이끄는 리버풀의 공격진은 유럽 최고의 공격진이라고 평가받고 있었다. Welche Munchener Fussballmannschaft kennt man auf der ganzen Welt ? 전 세계가 알고 있는 뮌헨의 축구 팀은 어디인가요? Wie heißt dieser Club, der hierzulande die Rekorde halt? 이 나라 최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클럽의 이름은 무언가요? Wer hat schon gewonnen, was es jemals zu gewinnen gab ? 이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요? Wer bringt seit Jahrzehnten unsere Bundesliga voll auf Trab ? 지난 수십년간 우리 분데스리가의 승리를 예상하게 했던 것은 누구인가요? FC Bayern - Stern des Sudens, du wirst niemals untergeh ´n, FC 바이에른 - 남부의 별, 바이에른은 절대 패배하지 않을 겁니다. [FC 바이에른 뮌헨 응원가] 알리안츠 아레나의 7 만 관중이 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바로 오늘 자신들의 구장으로 방문하는 리버풀이라는 팀에 대한 예의였다. 남부의 별인 자신들이 패배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었다. 특히나 자신들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팀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쳤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아...하아...후웁..." 프로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싶은 무대는 바로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월드컵과 이 챔피언스리그일 터였다. 광기에 가까울 정도의 열정들이 모인 경기장에서 잭 로빈슨은 심호흡을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로빈슨 뿐만이 아니었다.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엔트리에 들어간 코너 코디도 마찬가지로 긴장감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하필이면 챔피언스 리그 데뷔 상대가 바이에른 뮌헨이라니..." "일단 그 전에 우리가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 부터 걱정해야 되는 거 아닐까?" "안 나가도 상관없어. 분데스리가 최강의 팀인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장이 이렇게 뜨겁다는 것을 안 것으로도 만족해." "그래봤자 나에겐 안 필드가 최고야." 그렇게 두 선수가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감을 푸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 엔트리에 뽑혀 이 곳 알리안츠 아레나까지 온 주전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공을 돌리며 앞으로 있을 경기에 대비해 최대한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 단 한 명만이 어두운 안색으로 인상을 굳히고 있었다. 바로 오늘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인 현준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이제 곧 있으면 중요한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을 치러야만 하지만 현재 현준의 마음은 챔피언스 리그가 아닌 딴 곳으로 가 있었다. 바로 리리스에 대한 걱정이었다. 처음 집에 도착했을 경우 리리스가 없는 것을 깨닫고는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였다. 아이스크림을 사러 밖으로 나가는 일도 있었고 자신의 일 때문이라도 집을 비우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에 불과했다. 3일이라는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자신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고 집을 비운 적은 그녀가 크게 부상을 입고 자신에게 찾아온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시길! 00365 현준, 리버풀 유스팀. =========================================================================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불안한 마음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뭔가 자신이 모르는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언젠간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했었다. 아니, 이 세상의 상식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악마와 계약을 맺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자신이 원하던 축구를 즐기며, 세계적인 스타가 되어 부와 명성을 누리며 살아갈 것이라고는 생각했었다. 비록 훗날 리리스를 따라서 마계로 가게 된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천족이나 마족들의 소행일게 분명한데..." 리리스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결론은 쉽게 나왔다. 리리스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녀는 마계에 단 4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마왕급의 존재이니 말이다. 그런 그녀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는 인간중에는 없었다. 분명 천족이나 마족들과 연관이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증거가 없었다. 단순히 변덕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느라 자신에게 연락을 주지 않는 것일수도 있었다. "캡틴! 준!" "어...?" 바닥을 보며 리리스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던 현준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를 부른 사람은 바로 오늘 경기 챔피언스 데뷔전을 치르는 리버풀의 유스팀 주장 코너 코디였다. 1군과의 평가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인 까닭에 코칭 스태프와 감독의 눈에 들어 1군에 합류해 훈련을 받았고, 거기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바이에른 뮌헨과의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기회를 붙잡은 것이다. "이제 나가봐야 되요. 캡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 코너 코디의 말에 현준은 바닥에서 눈을 뗐다. 아직 묶지 않는 신발끈이 눈에 들어왔다. 와아아아아!!! [역시 챔피언스리그 4강전 경기가 그런가요? 열기가 대단합니다.] 사방에서 들리는 함성소리에 조민호 캐스터가 감탄성을 내뱉었다. 매년 챔피언스리그를 중계할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유럽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열기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4년마다 벌어지는 월드컵과는 달리 매년 벌어지는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 유럽 각국의 프로축구리그에서 활동하는 가장 우수한 클럽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UEFA 챔피언스리그도 이제 거의 막바지에 이르지 않았는가? 앞으로 남은 4팀.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중 한 팀이 이번 시즌 최고의 클럽이라는 영예를 얻으며 빅 이어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 둘 다 힘겨운 상대를 만났는데요. 객관적인 전력도 백중세죠?] [네. 그렇습니다.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프리미어리그 강팀을 꺾고 올라오며 유독 프리미어리그 팀에게 강력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는 리버풀로써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버풀 또한 만만한 팀이 아니죠.] [네, 그렇습니다. 뭐니 해도 리버풀의 공격진은 유럽 최고로 부를 정도로 막강한 화력을 지니고 있으니까 말이죠. 특히 바이에른 뮌헨은 리버풀의 주장이자 2013년 발롱도르의 주인공인 김현준 선수를 주의해야 합니다.] 말을 마치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신연호 해설위원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축구 변방국이라고 불렸던 아시아지역의 대한민국의 선수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에서도 주목받는다는 사실은 같은 축구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대단한 기쁨이었다. [비록 부상 때문에 예선전에는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2골 1도움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한 이후 16강전, 8강전에서까지 골 퍼레이드를 이어나가고 있거든요.] [챔피언스리그에서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벌써 9 골을 기록하고 있는 김현준 선수로군요.] 리버풀은 16강전에서는 도르트문트, 8 강전 발렌시아를 만나며 나름대로 운이 좋은 대진상대를 만났다고 평가받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이 운이 좋아서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도르트문트와 발렌시아와 리버풀에 비교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 둘 역시 분데스리가와 프리메라리가에서 내로라하는 명문팀이었다. 운이 좋아서 챔피언스리그 16 강과 8 강까지 올라간 팀이 아니었다. [그럼 이제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조민호의 캐스터의 말을 끝으로 카메라가 선수들의 입장모습을 보여주고 있엇다. 오늘 90 분 동안 혈투를 벌일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과 리버풀 설수들이 천천히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었고,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관중들은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주장완장을 차고 있는 현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유럽 최고의 공격수라고 일컫어지고 있는 현준을 바이에른 뮌헨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막아내느냐에 따라서 오늘 경기의 승패가 달라진다고 예측하고 있었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라고는 하지만 20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자 프리미어리그를 폭격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골폭풍을 터뜨리고 있는 현준을 모르는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후웁...후웁...' 약 7 만 명의 관중들이 내뿜는 어마어마한 함성과 열기에 로빈슨과 코디는 자신들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며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힐끔 주위를 둘러보니 선배들의 얼굴도 상기된 모습이었다. '이것이 챔피언스 리그구나...' 코디는 가슴이 뭉클했다. 자신이 이런 곳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동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많은 관중들 속에서 경기를 치뤘던 경험이 있던 그였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잘 해내야지.' 관중들의 압박에 몸이 짓눌러지고 있었지만 코너 코디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 원정경기에서 리버풀은 무승부만 거둬도 결승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공격진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캡틴인 현준이 이끄는 공격진은 그 누가 막더라도 막아낼 수 없을 거라는 게 코디에 대한 믿음이었다. 상대로 바이에른 뮌헨이라도 그리고 경기가 벌어지는 이 곳이 바이에른 뮌헨의 홈 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라고 할지라도 리버풀의 공격진은 분명 골을 터뜨려 줄 터였다. '나만 잘하면 돼.' 그렇다면 남은 것은 수비뿐이었다. 그러면서 코디는 자신의 옆에 서 있는 로빈슨을 슬쩍 사라보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이라는 큰 경기에 출전하는 잭 로빈슨 역시 마찬가지일 터였다. 오늘 경기 리버풀은 현준과 수아레즈 투톱을 내세웠다. 리버풀의 공격수는 그 둘의 파괴력이 가장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루크 데 용이나 파체코를 내세우는 변칙적인 전략을 내세우기에는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의 비중이 너무나도 컸다. [고메즈 선수와 로벤 선수가 킥 오프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고메즈가 가볍게 공을 터치하며 로벤에게로 넘겼고 로벤이 공을 뒤로 넘기면서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의 막이 열렸다. "압박해!!!" "공을 앞으로 보내지 못하게 해!" 로벤이 공을 보내는 것과 동시에 리버풀의 선수들이 중앙선을 넘어서 바이에른 뮌헨의 진영으로 달려들었다. 마리와 괴체와 수아레즈 그리고 현준이 달려들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생각이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과 바이에른까지의 거리는 굉장히 멀다. 하지만 리버풀을 사랑하는 콥들의 애정은 그런 거리를 쉽사리 뛰어넘었다. 원정경기라고는 하지만 2개 섹터를 차지하며 리버풀의 머플러를 흔드는 콥들이 자신들의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 또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선수들끼리의 시합과 마찬가지로 팬들끼리도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큿...!'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중원에서 활약하며 4000만 유로라는 어마어마한 이적료로 분데스리가에 합류한 하비 마르티네즈는 어느새 자신앞에 바짝 다가와 압박을 펼치는 현준을 보고는 인상을 구겼다. "그래." 마르테즈를 압박하는 현준의 모습에 달글리쉬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마르티네즈의 역할은 안정적인 포백의 보호였다. 비록 시즌 초반에는 적응에 조금 문제를 보였지만 후반기가 되어가면서 월드클래스를 면모를 보여주며 어째서 바이에른 뮌헨의 보드진이 자신에게 열광했는지를 보여주었던 마르티네즈였다. 챔피언스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도 그리고 아스날전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마르티네즈의 공헌이 굉장했다. 비록 필림 람이나 단테와 같은 수비수들의 뛰어난 능력도 있었지만 제공권을 장악하며 볼의 흐름을 읽어 커팅하는 마르티네즈의 능력 때문에 수월하게 바이에른 뮌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만큼 우리가 이번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마르티네즈의 활약을 막아야만 하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닐터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비 마르티네즈를 막아내지 못했던 두 팀이었다. 제공권과 커팅능력뿐만이 아니라 마르티네즈는 좁은 공간에서 상대의 압박을 받아도 그 압박을 어렵지 않게 이겨낼 정도로 기술이 굉장히 좋은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그런 마르티네즈를 압박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카드가 있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젠장..." 엄청난 속도로 자신의 공을 노리며 달려드는 현준의 모습에 마르티네즈는 재빠르게 빙글 몸을 돌렸다. 안정적인 빌드업을 위해 전방으로 바로 공을 뿌리려고 했지만 현준의 압박 때문에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까닥하다가는 공을 뺏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마치 노련한 수비수라도 되는 양 현준의 발끝이 자신의 공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약간의 틈이 생긴다면 단번에 자신의 공을 낚아챌 것만 같았다. "쳇!" 결국 마르티네즈는 어쩔 수 없이 공격작업을 포기하고는 하피냐에게 공을 돌려야만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달글리쉬 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오늘 경기 현준을 비롯한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해줘야할 전술적인 움직임 하나가 바로 하비 마르티네즈의 공격작업을 방해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글리쉬 감독의 눈에 또다시 매섭게 빛났다. 그라운드의 한 선수가 공을 받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하피냐의 패스가 필립 람에게로 이어졌고, 그 람의 패스가 이어진 선수. 바로 슈바인슈타이거였다. 콰앙!!! 세계적인 미드필더중 하나로 독일의 사령관이라 불리는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가 그라운드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그 공을 따라 마리오 고메즈와 로벤을 비롯한 공격수들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공의 궤적을 읽어낸 코디가 먼저 공을 강하게 걷어찼다. [슈바인슈타이거의 긴 패스. 코너 코디가 먼저 걷어냅니다. 정확하게 고메즈 선수에게로 향하던 패스였는데 코디가 한 발짝 먼저 처리하는군요.] [네, 좋은 플레이였습니다. 리버풀이 가장 주의해야할 플레이인데요. 하비 마르티네즈와 슈바인슈타이거와 같은 공격 작업이 뛰어난 선수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막아내며 틈을 주지 않느냐에 따라서 리버풀이 이번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느냐가 달려 있거든요.] [네. 방금 전 플레이 역시 잠깐의 짧은 틈을 사이로 슈타이거 선수의 패스가 위협적으로 날아들었죠.] [그렇습니다. 코디 선수가 한 발짝 먼저 걷어내기는 했지만 말이죠.] 그렇게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중계를 하고 있는 와중에도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치열하게 서로의 공간을 오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에...늦어서 죄송합니다. 바쁜 일들이 심각한 일들이 여러 섞이면서 잠시 글을 놓았다가 금방 다시 글을 써야지 한다고 생각하는데 벌써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몸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아, 큰일이 한번 있긴 했는데 뭐 멀쩡히 살아있으니... 사과박스의 리그너스에 대해서 물어보신 분은 네, 그거 저 맞습니다. 예전에 썼던 소설을 편집해서 사과박스에 올리기로 했는데 궁금하신 분은 가서 읽어주시면 감사감사. 아직 몇 편 안 올라와 있긴 하지만 곧 열심히 쓸 생각이니... 글을 계속해서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도 조금 했었는데 여튼 말없이 잠수탔던 일에 대해서는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러면 이따 자정에 다음편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글을 손에서 놓은지 거의 반년이라니... 00366 현준, 리버풀 유스팀. =========================================================================                            "막아!!!" "오른쪽으로 돌려!!!" 관중들의 함성소리에 묻힌 선수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벌써 경기가 시작한지 10여분. 하지만 양 팀은 별다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무리해서 공격을 펼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를 하다보니 만큼 잠깐의 실수가 큰 위기로 닥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큭...!" 루이스 디아스에게 공을 빼앗긴 제라드가 다시 달려들어 공을 빼냈다. 하지만 패스 실수로 인해 마르티네즈에게로 공이 넘어갔고, 다시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마르티네즈의 패스 또한 아게르가 한발 짝 먼저 걷어내었고, 경기는 그렇게 서로 공을 주고받는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런 경기를 보며 관중들은 쉬지 않고 계속해서 환호성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전반 22분. 관중들을 요동치게 만드는 플레이가 펼쳐졌다. 와아아아!!! "후우...후우...장난 아니네." 전방에서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며 코너 코디는 침을 꿀꺽 삼켰다. 세계적인 클럽들끼리의 대결이라 그런 것일까? 플레이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았다. 온 몸의 긴장을 전부 끌어올리지 않다면 단숨에 공간을 내줄 정도로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위협적이었다. '그래도 이런 경험이 많아서 다행이지.' 코디는 슬쩍 자신의 떼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고메즈를 마크하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마리오 고메즈와 아르옌 로벤. 바이에른 뮌헨이 자랑하는 공격수들로 뛰어난 실력을 지닌 축구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 둘 만큼이나 뛰어난 선수들이 리버풀에도 있었다. 특히 현준이 마음먹고 들어오는 플레이는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주었었다. 연습 경기만 하더라도 현준을 맞상대하고 난 이후에는 진이 빠졌던 코디였다. 약간의 틈만 주어도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현준의 플레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훈련을 했던가? 그런 경험 때문인지 아직까지는 수월하게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제 70분.' 70분만 제대로 막아내면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그리고 그 때, 코디의 눈에 슈바인슈타이거와 또 다른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가 원투 패스로 모드리치의 압박을 뚫고 들어오는 모습이 들어왔다. "공간을 내주지마! 거리를 유지해!" "로빈슨!"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를 받은 로벤이 빠르게 안으로 치고 들어오려다가 인상을 구겼다. 오늘 경기에 리버풀은 잭 로빈슨과 코너 코디라는 두 유망주를 선발로 내세웠다. 그런 사실을 확인하고 코웃음을 쳤던 그였다. 아무리 대단한 실력을 지녔다고는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4강이라는 중요한 경기에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유망주를 출전시킨 달글리쉬 감독의 생각이 한심했던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큰 경기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분명 어렵지 않게 관중들의 함성소리에 잡아먹혀 쉽게 무너지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자신이 공을 잡자마자 리버풀의 수비수들이 빠르게 압박해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이런 경험이 익숙한 것처럼 말이다. "제법이네..." 잠깐의 틈이었지만 순식간이 2 중의 압박을 펼치는 리버풀 수비수들의 모습에 로벤은 머뭇거리며 공을 멈췄다. 하지만 그런 로벤의 눈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앳된 선수가 들어왔고 로벤은 곧바로 스피드를 올리며 리버풀 선수들 사이로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아마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선수는 달글리쉬 감독이 내세운 리버풀의 유망주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드리블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드리블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유망주에게 호된 신고식을 치러주게 만들 생각이었다. "흣...!" 로벤의 돌파에 코디는 빠르게 로벤의 앞을 가로막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상대는 아르옌 로벤. 네덜란드 출신 선수로 바이에른 뮌헨이 자랑하는 윙어였다. 네덜란드 대표팀에 속해 월드컵 및 클럽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만큼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엄청난 스피드로 자신을 뚫고 지나가려는 모습을 보며 코디는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공간을 내주지 말아야 했다. "이 정도는...!" 로벤의 스피드에 잠시 현혹되어 그를 놓칠 뻔했지만 코디는 이런 경험이 굉장히 많았다. 순식간에 턴을 하며 자신을 제치고 지나가려는 로벤의 모습에 코디는 눈을 크게 뜨며 공을 향해 발을 내뻗었다. 놀랄 정도의 빠른 스피드였지만 자신의 우상인 현준의 드리블에 비하면 한수 처진다는 생각이었다. 정확하게 공을 건드려 공을 빼낸 코디였고, 놀란 표정으로 자신쪽으로 시선을 주는 로벤을 뒤로 한 채 코디는 재빠르게 공을 앞으로 보냈다. [아르옌 로벤 돌파하나요! 아! 막히는 군요! 코너 코디 선수. 오늘 첫 챔피언스리그 선발 출전인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째서 달글리쉬 감독이 자신을 이런 중요한 경기에 내보냈는지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와아아아!!! 코너 코디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콥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코디의 발에서 떠난 공이 제라드에게로 연결되었고 제라드는 빠르게 대각선으로 공을 몰고 드리블하기 시작했다. [스티븐 제라드!!!] 1980년 생으로 이제는 축구계에서 황혼을 바라보는 노장이었지만 아직까지도 리버풀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치는 그였다. 하지만 그런 제라드의 드리블을 오래가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슈바인슈타이거 달려드는 순간 제라드 위로 공을 보냅니다.] 서로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임을 아는 만큼 조금이라도 틈을 줄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제라드가 공을 잡는 모습에 재빠르게 압박 플레이를 펼친 슈바인슈타이거였다. 하지만 제라드의 패스 끝에는 눈을 빛내고 서 있는 마리오 괴체가 있었다. 그리고 괴체는 공을 잡자마자 재빠르게 바이에른 뮌헨의 최종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좁은 공간 틈으로 매섭게 침투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날카로운 단검으로 후벼 파듯 약간의 틈 사이로 파고드는 괴체의 플레이를 보며 알리안츠 아레나가 함성으로 뒤덮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달글리쉬 감독이 몸을 일으켰다. 이번 경기 자신이 괴체에게 주문했던 전술적인 움직임이 그대로 그라운드에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마지막까지..." 하지만 자신이 주문했던 괴체의 플레이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괴체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이 빠르게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며 한 선수에게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선수를 확인한 달글리쉬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공을 받은 주인공은 노란색의 주장완장을 달고 있는 리버풀의 캡틴 현준이었다. [마리와 괴체! 계속해서 뚫고 들어갑니다! 김현준!] [김현준!!!] 괴체의 멋진 패스가 현준에게로 이어졌고, 현준이 자신을 마크하던 보아텡의 발끝을 벗어나 바이에른 뮌헨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들자 그 못브을 지켜보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 톤이 한 옥타브 올라갔다. "막아!!!" 리버풀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선수 현준이 공을 잡자 바이에른 뮌헨의 수문장인 노이어가 긴장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향해 필립 람이 따라붙었다. '필립 람인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순수한 마기가 자신에게 따라붙는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짧은 순간에 파고들어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열 생각이었지만 역시나 세계적인 수비수인 만큼 자신의 플레이를 알아차렸는지 어느새 따라붙은 필립 람이었다. 아직 정확한 슈팅을 때리기까지에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 완벽하게 골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필립 람의 어깨가 현준이 어깨를 밀고 들어왔다. '어딜...!' 온 힘을 다해 보디체크로 자신에게서 공을 뺏어내려는 필립 람의 모습에 현준은 발재간으로 공을 보유하며 필립 람의 몸싸움을 힘으로 밀어내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람의 눈이 크게 떠졌다. 순식간에 틈을 봐 균형을 무너뜨려 현준에게서 공을 뺏어내려고 했지만 현준이 힘으로 자신의 몸 싸움을 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자식...괴...괴물이잖아?!' 축구선수의 어깨 싸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약간의 틈이 골로 연결되는 만큼 상대를 제압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자신의 강력한 공격을 어렵지 않게 몸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큭...!" 자신이 밀려나는 느낌에 람은 현준의 앞을 가로막기 위해 재빨리 손을 뻗었다. 약간의 반칙성 플레이였지만 홈 구장인 만큼 심판이 알아서 홈 어드밴티지를 줄 거라는 생각이었다. 어쩌면 패널티 킥이 나올지도 몰랐다.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다급한 람이었다. 만약 여기서 현준을 놓친다면 분명 현준은 노이어와 일대일 찬스를 얻을 수 있었고 그 결과는 골이나 다름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슈팅능력을 지닌 그가 일대일 찬스를 놓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람의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손으로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마치 탱크가 지나가는 것처럼 자신의 몸이 질질 끌려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 쯤이야!" "이런 미친...!" 람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대체 힘이 얼마나 세기에 이런 플레이를 펼친단 말인가?! 그리고 그런 람의 욕이 끝나기도 전에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골대의 오른쪽 하단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김현준 슛!!!] 필립 람의 방해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슈팅을 때리는 현준의 모습에 캐스터 조민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 신연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빠르게 날아가는 공을 향해 노이어가 몸을 날리는 모습에 둘의 눈에 들어왔다. "치잇!" 필립 람을 질질 끌며 끝까지 슈팅을 때리는 현준의 플레이에 기가 질린 노이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골을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람의 플레이 때문에 현준이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고 약간의 거리가 있는 상황에서 슈팅을 때렸다는 점이었다. '이쪽...!' 그리고 현준이 공을 차는 순간 현준의 발 끝에 시선을 집중하던 노이어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그런 노이어가 몸을 날린 방향은 바로 골대 오른쪽 하단이었다. 아아!!! 노이어가 몸을 날리는 방향을 보며 콥들이 아까운 탄성을 토해냈다. 필립 람의 방해해도 끝까지 슈팅을 때렸지만 노이어가 공을 날린 방향으로 몸을 날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좋았어...!' 몸을 날리고 있는 노이어 또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현준의 플레이에 끝까지 시선을 집중한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펀칭으로 공을 쳐내려는 순간 노이어는 방금 전까지의 안도했던 표정을 경악으로 바꿔야만 했다. 공이 살짝 휘어지면서 자신이 예상했던 궤도를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안돼!!!" 안타까운 노이어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하지만 공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노이어의 손끝을 살짝 스치고 지나가며 그대로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 작품 후기 ============================ 축구... 비긴 줄 알고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골대에 맞은 공이 떨어지며 손흥민의 깜짝 골......어떻게든 이겼네요. 이기긴 이겼는데... 점유율을 높여 공격을 이끌어 나간것은 좋았는데... 끝까지 김신욱을 이용한 뻥축구는 언제쯤 포기할지... 이청용도 슈팅을 너무 아낀게 아쉬웠음. 부상 때문인가 하는 생각... 구자철은 왜 중미로 보내 기성용하고 쎄쎄쎄하게 만들고... 여튼 이겼으니까...그래 이겼으니까... 중동이 침대축구를 어떻게 구사하는지 잘 보여준 경기였음. 00367 현준, 리버풀 유스팀. =========================================================================                            "좋았어!!!" 그물이 출렁이는 것과 동시에 케니 달글리쉬 감독을 비롯한 리버풀의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 및 스탭들이 만세를 불렀다. 선제골로 귀중한 원정골을 터뜨린 것이다. "내가 바로 원했던 거야!!!"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불리는 만큼 현준에 대한 다른 팀들의 견제는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달글리쉬는 현준에게 그런 견제속에서도 골을 넣어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그런 그의 기대를 현준은 100% 만족시키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골!!! 들어갔습니다! 리버풀 김현준!!!] 공이 노이어의 손끝을 스치고 지나가며 바이에른 뮌헨의 그물을 철렁이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는 샤우팅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리버풀에는 저 선수가 있습니다! 김현준! 단 한 번의 기회를 그대로 골로 연결 시켜버립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챔피언스 리그 10 호골!] 소름이 끼칠 정도로 놀라운 골 결정력이었다. 노마크 찬스도 아닌 수비수를 달면서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 수비수가 누구였던가?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이자 세계 최고의 측면 수비수중 하나인 필립 람이다. 게다가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지키는 노이어 또한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 불리는 선수였다. 선수로 데뷔한지 8년. 명실공히 분데스리가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히는 선수가 바로 마누엘 노이어였다. Jun! Jun!! Jun!!! 골 세리모니를 하는 현준의 앞으로 콥들의 현준콜이 이어졌다. 이 장면을 보기 위해 그들은 이 곳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를 찾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에게로 리버풀 선수들이 환호성을 가장한 괴성을 지르며 현준에게로 달려들며 현준의 온 몸을 두들겼다. "아아악!!!" 현준의 얼굴을 붙잡고 괴체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뭐라 말로 골을 축하해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눈 앞에서 일어난 완벽한 플레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악!!!" "넌 몸이 강철로 이뤄졌냐!!!" 다른 선수들도 매한가지였다. 모드리치도 수아레즈도 언제나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현준의 경이적인 플레이에 할 말을 잃고 단지 기합 섞인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그런 리버풀 선수들의 얼굴은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진출이 달려있는 중요한 경기다. 특히 1차전은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다. 즉 적지에서 벌어지는 만큼 이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는 일이 얼마나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지 다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자! 진정해. 그럼 다시 침착하게 플레이를 펼치자고. 아직 시합은 끝나지 않았어." "예! 캡틴!" 현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샤키리가 대답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측면 미드필더 및 공격수로 자리 잡은 그의 눈에는 현준에 대한 경외감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코디." "네. 캡틴." "좋은 수비였다." 현준이 코디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현준의 말대로 아르옌 로벤의 공을 뺏는 것과 동시에 리버풀의 공격이 이뤄졌다. 그리고 단 3번의 패스로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그런 코디의 공을 알고 있었기에 현준과 마찬가지로 힘내라는 의미로 코디의 등을 두드렸다. 아프긴 했지만 코디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재개되었다. 아직 전반 25분 정도가 지났지만 1 - 0. 원정팀인 리버풀이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인지라 바이에른 뮌헨의 벤치는 굉장히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후우..."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을 맡고 있는 유프 하인케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번 홈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리버풀의 원정인 안 필드는 말 그대로 지옥이나 다름없는 경기인 만큼 패배 혹은 잘해봐야 무승부를 염두해 둔 것이다. 하인케스는 아무리 리버풀이 공격진이 대단하다고는 하더라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리버풀의 선수진 만큼이나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 또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자신이 짜둔 완벽한 세부적인 전술플레이가 이뤄지면 리버풀의 공격수들을 상대로 골을 허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괴물 같은 놈." 하지만 그런 전술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허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자신은 물론 바이에른 뮌헨의 코치진이 가장 경계했던 김현준이었다. 전술플레이는 완벽했다. 보아텡이 뚫리는 순간 필립 람이 거칠게 커버플레이가 들어갔던 것이다. 하지만 필립 람의 수비를 묵직하게 힘으로 이겨내며 결국 골까지 성공시킨 것이다. "어렵군. 어려워..." 게다가 잭 로빈슨과 코너 코디라는 유망주라는 생각으로 쉽게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던 리버풀의 측면수비수들 또한 무너지지 않았다. 아니, 선제골을 허용했으니 기가 산 만큼 더욱 더 악착같이 달려들 게 분명했다. "천천히...천천히 흐름을 가져가야겠군." 일찍 로벤과 고메즈의 플레이로 그들의 기를 꺾어 경기를 쉽게 가져가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산된 만큼 하인케스는 천천히 경기를 가져가기 위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비록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게다가 홈 경기에서 골을 허용한 만큼 어떻게든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야만 했다. 그리고 천천히 바이에른 뮌헨이 자랑하는 양 쪽 측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필립 람과 하피냐였다. 리버풀의 공격진을 마크하게 위해 자신들의 진영에 머무르고 있던 둘이 쉴새없이 오버래핑을 하며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자 리버풀의 선수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좀 더 타이트하게 달라붙어!" "괴체! 공간을 내주지마!" "왼쪽으로 커버 플레이 들어가!!!" 세르히오 라모스 혹은 마이콘과 같은 선수들이 우뚝 솟기는 했지만 꾸준히 바라본다면 10년가량이나 측면 수비수에서 월드 클래스급 기량을 자랑하던 선수가 필립 람이었다. 번뜩이는 재치와 노련한 경기력이 섞인 공격적인 오버래핑은 확실히 기세가 오른 로빈슨이나 코너 코디가 막기엔 어려운 면이 있었다. 리버풀은 필립 람 뿐만 아니라 슈바인슈타이거 혹은 로벤과 고메즈와 같은 바이에른 뮌헨의 위협적인 선수를 막아내야만 했다. 그렇기에 선수들끼리 계속적인 소통으로 수비라인을 구사하려고 했지만 90 분 동안 유기적인 소통을 벌이기엔 로빈슨과 코디의 경험이 너무나 부족했다. "큿...!" 터엉! 오우우!!! 알리안츠 아레나에 있던 6만여 명의 관중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필림 람과 하피냐의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리버풀의 공간에 구멍이 나기 시작하자 하나 둘씩 크로스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아게르와의 몸 싸움에서 이겨낸 고메즈가 날린 헤딩슛이 리버풀의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고 튕겨나갔기 때문이었다. "제기랄!" 고메즈 또한 골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보고는 잔디를 손으로 내리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 모습에 아게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의 슈팅은 자신의 실수나 다름없는 플레이였다. 순간적으로 위치를 잘못 잡은 찰나 몸싸움에서 밀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어린 녀석이 대단하네." 자신과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을 모르는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아게르는 슬며시 공이 맞은 크로스바 쪽을 바라보았다. 조금이라도 크로스바가 높았다면 공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골을 허용했을 터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 다시 이어집니다.]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바이에른 뮌헨이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주장인 필립 람의 오버래핑을 기점으로 좌측 측면을 이용한 공격이 굉장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죠? 아직까지는 잭 로빈슨 선수가 잘 막아내고 있긴 합니다만 계속해서 크로스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 좌측면에서 올라가고 있거든요.] [전방에서까지 강력한 압박을 해주고 있긴 합니다만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 어렵지 않게 압박에서 벗어나고 있어요.]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이 이루어질 동안 현준을 비롯한 공격수들 또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1차적으로 이뤄지는 압박을 패스플레이로 벗어나며 공격을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물론 마르티네즈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은 슈바인슈타이거라는 뛰어난 공격작업을 펼칠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 그리고 전반 37분 위협적인 장면이 또 다시 터져 나왔다. 슈바인슈타이거의 크로스를 그대로 마리오 고메즈가 밑으로 떨어뜨렸고, 그 공을 받은 로벤이 코디의 수비를 돌파해 노마크 찬스에서 그대로 슈팅을 날린 것이다. [위헙하니다!!! 아!!!] [막았어요! 레이나! 선방입니다!!!] 그리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마리오 고메즈가 떨어뜨린 공을 로벤이 잡자마자 그대로 달려 나왔던 레이나가 로벤의 슈팅을 쳐낸 것이다. 그 모습에 알리안츠 아레나가 또 다시 아쉬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칫..." 가까스로 실점의 위기를 넘긴 레이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로벤이 급하게 공을 처리하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키를 넘기는 짤막한 로빙 슈팅을 했더라면 영락없이 골을 먹힐 뻔했던 것이다. "흐름이 좋지 않은데...?"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이 살아날수록 알리안츠 아레나를 가득 찬 서포터즈의 환호성도 점점 더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광기가 섞인 함성이 리버풀 선수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베테랑인 레이나는 잘 알고 있었다.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막아내고 있었던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을 계속해서 허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알리안츠 아레나에 있는 바이에른 뮌헨 서포터즈의 광기에 밀려 잭 로빈슨과 코디의 반응이 조금씩 느려지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영향은 베테랑 수비수 아게르에게도 미치고 있었다. 잭 로빈슨과 코너 코디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실수를 커버하게 위해 무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흐름을 돌려야 할텐데 말이지." 말과 함께 레이나는 슬쩍 벤치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마 이런 사실을 케니 달글리쉬도 알아채고 있으리라. 베테랑이라면 모를까 잭 로빈슨과 코너 코디가 90분 동안 챔피언스 리그 4강이라는 중요한 경기 거기에 원정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는 그들도 기대하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전반 39분. 리버풀의 선수교체가 이뤄졌다. [리버풀 드디어 선수 교체를 하는군요.] [8번 제라드 선수가 나가고 21번 루카스 레이바 선수가 들어오는군요.] 어차피 제라드가 빠져나가더라도 리버풀에는 모드리치라는 미드필더가 있었다. 그렇기에 달글리쉬 감독은 일단 리버풀의 수비수들을 보호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을 저지하는 홀딩형 미드필더인 루카스 레이바를 투입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달글리쉬 감독의 결정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남은 전반동안 리버풀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지 않으며 경기를 마쳤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필립 람... 독일 대표팀 및 뮌헨 부동의 풀백이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중 하나. 어제 람의 자리에 박원재가 뛰었죠. 스피드도 예전에 비해 떨어진 듯 하고 수비위치선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워스트지만... 그래도 오범석의 크로스보다는 나은듯. 00368 현준, 리버풀 유스팀. =========================================================================                            [신연호 해설위원님 전반전 어떻게 보셨습니까?] [전반전 양 팀은 양 팀 나름대로의 자신들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양 팀의 유효슈팅을 봐도 알 수 있죠. 리버풀은 뮌헨의 집요한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패싱 플레이로 좌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공격 작업을 펼쳐나가며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노렸고, 바이에른 뮌헨은 그들이 자랑하는 양쪽 날개를 펼친 공격 및 필립 람의 오버래핑과 슈바인슈타이거의 화려한 공격 작업으로 리버풀의 골문을 노렸습니다.] [네.] [양 팀의 골키퍼인 레이나와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쇼도 볼만했는데요. 그러나 양 팀 다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는 하지만 딱 한번 김현준 선수에게 수비라인이 뚫리면서 허용한 슈팅이 그대로 골로 들어가며 경기는 1 - 0 으로 리버풀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로라면 바이에른 뮌헨이 굉장히 불리하겠는데요.] [네. 챔피언스 리그 결승진출을 위해서라면 뮌헨은 어떻게든 경기를 동점 아니 역전을 시켜야 하죠. 2차전은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에서 펼쳐지고 있으니까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1 - 0 으로 리드하고 있다는 것만 하더라도 리버풀 선수들은 전반전을 굉장히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쉽게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을 하려면 이번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는 것이 유리했다. 2차전은 자신들의 홈이자 원정팀들의 지옥이라 불리는 안 필드에서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어디 아픈 곳은 없지?!" "조금 더 수비 쪽에 중점을 두고 밀고 들어오는 람에게 공간을 내주지 말란 말이야." "여기 도너츠 좀 갖다줘!" 전반전이 끝난 라커룸은 전쟁터나 다름없는 곳이다. 농구처럼 시합 도중 작전이나 전술 변경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10 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에 선수들의 피로를 풀고 체력을 보충하는 한편 남은 45분에서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전술적인 움직임도 지시해야만 했다. "앞으로 45분만 버티면 된다고." "코디와 로빈슨 잘하고 있어. 하지만 좀 더 집중하는 거 있지마. 특히 로빈슨. 니가 있는 쪽에서 계속해서 크로스가 올라오고 있다고." "네. 알겠습니다." "그래도 레이바가 투입되었으니까 수비부담은 약간은 줄어 들거다." 코칭 스태프의 말에 로빈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챔피언스 리그 4강 이라는 큰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한 것도 모자라 나름대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코디 때문이지.' 생각과 함께 로빈슨은 팀 닥터에게 마사지를 받고 있는 코디를 바라보았다. 처음엔 주눅이 들었지만 같은 유스팀인 코너 코디가 세계적인 윙 플레이어이자 뮌헨의 날개인 아르옌 로벤의 돌파를 막고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주장인 준의 선제골이 터져 나오자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45분동안 바이에른 뮌헨의 공세를 막아낸 것이다. "그래도 부족해. 내 선방이 아니었다면 벌써 몇 번이나 골을 허용할 뻔했다고." 에너지 음료를 마시던 레이나가 팀 닥터와 로빈슨의 대화를 듣고는 한 마디 날렸다. 팀의 최고참중 하나이자 리버풀의 골문을 레이나의 말에 로빈슨의 고개가 푹 들어갔다. 전반전 무실점으로 마쳤다고는 하지만 수비 실수로 인한 위험한 상황이 몇 번이나 터져 나오긴 했었다. 그 때마다 레이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아마 전반전 스코어는 틀림없이 변경되었을 터였다. "그래도 첫 경기치고는 쓸 만하니까 좀 더 발전하려면 오늘 같은 경험을 소중히 하라고. 저기 킹에게도 고마워하고 말이야. 너희같은 애송이 녀석들이 챔피언스 리그 4강이라는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니까." "네!" "그나저나 우리의 캡틴은 오늘 뭐하려나..." 레이나의 말에 로빈슨의 고개가 돌아갔다. 오늘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에서 현준은 선제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보이며 역시나 자신이 리버풀의 주장이자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의 활약은 그것뿐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파상공세를 어떻게든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전반전을 마친 수비진 그리고 짧은 패싱플레이로 뮌헨의 공간을 뚫고 들어가는 미드필더진과는 달리 현준과 수아레즈의 공격진은 눈에 띌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 두어 골 더 넣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래도 뮌헨의 수비진이 짱짱한데..." 레이나의 말에 로빈슨이 회의적인 표정을 지었다. 분데스리가의 최강자 바이에른 뮌헨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전반전에 골을 성공시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아직 준과 제대로 경기를 못 뛰어봐서 그러는군. 난 준의 경기를 2 시즌이나 같은 그라운드에서 본 사람이라고." ".....캡틴이 리버풀에 온지 2년이 안된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거의 2년 다 됐어." 코디의 말을 맞받은 레이나는 부드러운 눈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키려던 현준과 눈이 마주쳤다. "캡틴. 무슨 고민이라고 있는 거야? 어째 몸놀림이 무거워 보이던데?" "뒤쪽에서는 그런 것도 보이는 건가요?" "당연하지. 나 같은 초일류 골키퍼는 바이에른 뮌헨의 파상 공세를 선방쇼로 막아내면서도 우리 편 선수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특히 준이 딴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굉장히 쉽지." "풋." 자신만만한 레이나의 말에 현준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전반전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필립 람의 집요한 수비를 이겨내며 골을 성공시키고 난 이후 현준은 남은 시간 내내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었다.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면서 리리스의 행방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분명 자신이 주위에서 자신이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 일들이 현재 자신의 행복을 깨뜨릴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번 경기가 끝나면 탈리사나 레리엘을 이용해서 리리스의 행방에 대해 알아봐야겠군.' 그래도 전직 마족과 천족인 만큼 그녀들이라면 어떻게든 리리스에 대한 정보를 약간이라도 알아올 수 있을 터였다. 마족과 천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 리리스가 걱정이 되었다. "일단은 경기에 집중해야겠군."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연 현준이 눈을 빛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리리스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은 17 번을 단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을 축구 선수였다. 현준은 남은 45분 동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알고 있었다. 후반전이 시작되며 리버풀의 공격으로 경기가 재개되었다. 리버풀의 케니 달글리쉬는 전반전 바이에른 뮌헨의 공세를 막기 위해 팀의 정신적인 지주중 하나인 제라드를 빼고 루카스 레이바를 투입하는 강수를 내밀었다. 그 때문일까? 바이에른 뮌헨의 하인케스 감독 또한 후반전에는 리버풀의 골문을 열 생각인지 루이스 디아스를 빼고 프랑크 리베리를 투입한 것이다. 와아아아아!!! 한국 팬들에게는 로베리 조합이라고 불리는 뮌헨이 자랑하는 날개들이자 세계 최고의 윙 플레이들인 아르옌 로벤과 프랑크 리베리가 양 측면에서 경기를 펼치자 바이에른 뮌헨 서포터즈들의 함성이 크게 울려퍼졌다. 측면에서의 막강한 공격력을 펼치며 분데스리가에서 여러 팀을 침몰시키는 데 일조한 로베리 조합이었기에 리버풀을 상대로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팬들이었다. "칫..." 그런 하인케스 감독의 선수교체에 바빠진 것은 리버풀의 수비수들이었다. 특히나 전반전 로벤이 치고 들어오는 좌측에 비해 조금은 한가했었던 엔리케의 발이 빨라졌다. 로벤 만큼이나 무서운 돌파력을 지닌 리베리가 호시탐탐 자신의 뒤로 파고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인케스 감독의 용병술은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보내!" "뒤에 아게르가 있어! 공을 돌려! 코디!" 경기가 펼쳐지는 이곳이 자신들의 홈 그라운드라는 것을 보여주듯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전에도 굉장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나 선제골을 허용한 것도 있었고, 전반전 현준이 예상외로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에 막혀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이 현준이 단지 다른 생각에 집중하느라 일어난 일이었지만, 어쨌든 바이에른 뮌헨의 입장으로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욱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후반전에도 그런 뮌헨의 공세는 여전했다. 전반전 내내 이뤄졌던 공세를 늦추지 않고 이어가며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의도였다. 특히나 리베리를 투입하면서 공격루트가 늘어났고 양쪽 측면을 이용한 공격이 더욱 더 활발해진 것이었다. "큿...!" 그리고 그런 뮌헨의 공세에 정신이 없이 바빠진 것은 바로 리버풀의 수비진이었다. "온다!" 레이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뮌헨의 사령관 슈바인 슈타이거가 강하게 앞으로 공을 내질렀다. 뻥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공이 떨어진 곳은 바로 마리오 고메즈가 있는 곳이었다. "아게르!" "나도 알아!!!" 레이나가 직접 뛰쳐나가서 공을 펀칭하기엔 너무나 애매한 거리였기에 아게르가 공을 따내기 위해 고메즈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절대 내줄 수 없다!' 만약 공의 소유권을 고메즈가 따내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지도 몰랐다. 가뜩이나 기세가 올라와 있는 뮌헨인 만큼 더 이상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가는 경기의 흐름이 뒤바뀔 수도 있었다. '일단 헤딩으로 공을 멀리 보내겠어!' 수비들 뿐만 아니라 전방에 나가있던 리버풀의 선수들 또한 빠르게 돌아오고 있었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면 선수들이 수비에 합류할 터이고 그때가 되면 수비라인을 다시 안정적으로 잡고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파고들어갈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리오 고메즈와 다니엘 아게르가 공을 향해 점프했다. 쿠웅!!! 신장 189cm 와 191cm 의 거대한 선수들이 부딪치며 불꽃을 튀겨내었다. 그리고 공을 따낸 선수는 먼저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던 고메즈였다. 다니엘 아게르보다 신장면에서 조금은 열세였지만 영리한 위치 선정으로 공을 따낸 것이다. 고메즈의 머리를 맞은 공은 그대로 아래쪽으로 떨어져 내렸고, 그 공을 낚아채며 한 선수가 달려 들었다. 바로 아르옌 로벤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코디가 달려오고 있었다. "큿...!" 코디의 얼굴엔 낭패감이 서려있었다. 고메즈와 아게르의 공중전에 정신이 팔려 있는 찰나 순간적으로 로벤의 움직임을 놓쳐버린 것이다. '어떻게든 막아야 해...!' 코디는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서 골을 내줘서는 안됐다. 가뜩이나 뮌헨의 기세가 올라와 있는 지금 리버풀이 경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오로지 스코어 뿐이었다. 그리고 로벤에게서 공을 뺏기 위한 코디의 태클이 이어졌다. 그런 코디의 움직임을 눈치 챈 로벤이 슬쩍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코디의 태클이 공에 닿는 순간 슬쩍 앞으로 공을 차내며 코디의 태클에 발이 걸린 로벤이 비명소리와 함께 앞으로 나뒹굴었다. 삐익!!! 와아아아!!!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알리안츠 아레나가 함성으로 뒤덮였다. "다...당했다..." 레이나는 코너 코디에게 옐로 카드를 주는 심판의 모습을 보며 인상을 구겼다. 패널티 킥이었다. ============================ 작품 후기 ============================ 솔까 지금 리버풀과 뮌헨이 붙으면... 나도 리버풀 팬이지만 리버풀의 패배가 눈에 보임. 뮌헨하면 생각나는 건 로베리조합...그런데 요즘은 좀 망한 듯? 벌써 금요일이네요. 이번주도 참 시간 빨리 흘러가네요. 내일부터는 주말...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주말엔 2편 정도 올리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마세요. 어디까지나 노력임...;;; 그러면 즐감하시길! 00369 현준, 리버풀의 미래 =========================================================================                            철렁! 와아아아아!!! 바이에른 뮌헨의 키커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뮌헨의 사령관이라는 별명답게 슈바인슈타이거는 침착하게 레이나의 수비를 뚫고 골을 성공시켰다. "괜찮아! 괜찮아! 다음에 집중해서 막으면 돼!!!" 비록 골은 허용했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기를 북돋으려는 듯 현준이 소리를 질렀다. '좋지 않은데...' 하지만 현준의 격려에도 선수들의 표정은 풀어지지 않았다. 단지 베테랑인 레이나만이 현준의 말에 슬쩍 제스처를 취한 게 전부였다.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엄청난 함성소리가 리버풀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특히나 코너 코디나 잭 로빈슨과 같은 어린 선수들에겐 지금 이 상황이 엄청난 부담감으로 느껴지고 있을 터였다. 특히나 자신의 실수로 패널티 킥을 허용한 코디는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힘들 터였다. 경기는 다시 재개되었다. 동점골을 터뜨린 그 기세로 역전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바이에른 뮌헨은 매섭게 리버풀을 몰아붙였다. 분주히 현준이 뛰어다니며 일선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주고 있었지만 현준 혼자서 이 분위기를 바꾸기엔 상당히 힘이 들었다. [아! 모드리치의 패스가 연결되지 않는군요.] [조금만 더 침착했으면 김현준 선수에게 좋은 찬스가 나왔을 텐데요.] [너무나도 쉽게 공을 뺏기고 맙니다. 리버풀.] "칫...! 정신차려! 좀 더 정확하게 패스하란 말이야!!!"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개인적인 능력의 우위를 앞세워 날카로운 역습으로 분위기를 끌어올 수도 있었지만, 그것도 공이 자신에게로 연결되어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동점골을 허용한 직후 이상할 정도로 선수들의 흐름이 무너지고 있었다. '킹 케니가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현준의 시선이 벤치로 향했다. 이런 상황에서 흐름을 돌리기 위한 방법은 바로 선수 교체였다. 그러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케니 달글리쉬는 선수를 교체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삑삑!!! 와아아아!!!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다수의 서포터즈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에 반해 소수의 서포터즈 콥들은 분노한 표정으로 심판을 향해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저게 뭐야!!!" "정당한 플레이였다고! 심판!!!" "이게 무슨 패널티 킥이냐! 독일 녀석들에게 매수라도 당한 게 분명해!" 콥들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대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리버풀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0 – 1 로 경기를 리드하고 있었다. 만약 이대로 경기를 끝낸다면 귀중한 원정승을 획득하는 것이었다. 전반 마지막까지 이어진 바이에른 뮌헨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마무리를 하는 모습을 볼 때까지만 하더라도 원정승이 가까워진 듯 싶었다. 하지만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로벤의 돌파를 막다가 패널티 킥을 허용했고, 결국 바이에른 뮌헨의 슈바인슈타이거가 골로 성공시키며 경기는 1 – 1 원점으로 돌아갔다. 여기까지라도 좋았다. 무승부를 거둬도 원정골을 터뜨렸다는 것이 의미를 둘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1 – 1 이라는 스코어가 순식간에 크로스에 의한 고메즈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2 – 1 로 변하고 또 다시 3 – 1 로 변할 기회가 바이에른 뮌헨에게 주어진 것이다. [아! 리버풀 경기 힘들어 지는데요? 또 다시 리베리의 돌파를 막지 못하고 패널티 킥을 내줍니다. 벌서 2번째 패널티 킥을 허용하는데요.] [후반 4분, 로벤 선수의 돌파를 막다가 코너 코디 선수가 패널티킥을 허용했는데요. 이번에는 리베리선수의 돌파를 막다가 잭 로빈슨 선수가 반칙을 범하고 말았어요.] [네. 자세한 경기 화면이 다시 나오고 있는데요. 로빈슨 선수가 뒤에서 살짝 밀었군요. 리버풀 또 다시 바이에른 뮌헨에게 실점을 허용할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킹 케니의 머리가 참 복잡해지겠어요.] [경험의 부재일까요? 전반전만 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 선수의 수비가 순식간에 무너졌고 베테랑인 아게르까지 그 영향을 받았어요. 그렇게 수비가 무너지니 미드필더 라인이 뒤로 밀려났고 그 때문에 김현준 선수와 수아레즈 선수가 고립되면서 제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로벤과 리베리를 앞세운 좌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골문을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의 다양한 공격 앞에 결국 경험이 부족해 생각이 복잡해진 코디와 로빈슨이 무너지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런 스코어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필립 람이 패널티킥을 준비합니다.] 콰앙!!!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람이 달려들자 레이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고, 손 끝에 묵직한 충격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환상적인 선방이었다. 하지만 운이 없게도 튕겨져 나온 공은 또 다시 람에게로 넘어갔고, 람은 두 번의 실수는 없다는 듯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빌어먹을...운도 없지. 하필이면...!" 레이나는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골을 자축하기 위해 달려 나가는 필립 람의 뒷모습을 보며 투덜거렸다. 막을 수도 있는 골을 허용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결국 경기 이대로 종료됩니다. 3 – 1. 바이에른 뮌헨이 리버풀을 상대로 3 골을 퍼부으며 승리를 거뒀습니다. 예상외로 리버풀이 대패를 당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제골을 넣을 때만 하더라도 리버풀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유기적인 패싱플레이로 인한 김현준 선수의 완벽에 가까운 골 결정력을 이용한 골. 리버풀의 가장 무서운 공격 패턴이었죠. 하지만 후반 들어 바이에른 뮌헨의 측면 공격에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면서 계속된 공격을 허용했고, 결국 그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수비수들이 무너졌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무너진 이유는 축구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인이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터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파상공세에 이은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이 무너지면서 결국 리버풀 수비진이 붕괴된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달글리쉬가 루카스 레이바를 투입하며 전반 마지막까지 무실점으로 경기를 리드했지만 후반전에는 레이바의 활약이 무색하게도 완벽하게 무너져버린 것이다. 현준이 분주하게 뛰어다녔지만 최전방에서 고립되어 버린 탓에 현준 또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간간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줬을 뿐이었다. [리버풀은 교체 카드가 2장이나 있었는데 말이죠.] 수비라인의 중심을 잡아줄만한 베테랑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을 터였다. 그런 면에서 신연호는 베테랑 수비수인 캐러거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졌다. 만약 선제골을 허용한 직후 급격하게 무너진 코너 코디를 빼고 캐러거나 아게르를 투입했으면 경기의 흐름은 달라졌을 터였다.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대패.' '콥들이 꿈꾸던 트레블에 적신호가 켜지다.' '빛바랜 김현준의 챔피언스 리그 10호골.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3 – 1 패배.' 영국 스포츠 매체의 시선이 리버풀에게 주목되었다. 다음 날,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엘 클라시코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스포츠 매체는 리버풀의 위기 혹은 트레블의 실패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어차피 그들에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두 팀이 벌이는 경기는 남의 일일 뿐이었다. "빌어먹을!" "젠장할!!!" 바이에른 뮌헨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클럽 중 하나다. 100여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니며 4번이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거머쥔 독일의 가장 대표적인 클럽이었다. 그런 만큼 리버풀이 바이에른 뮌헨에게 3 – 1 패배를 얻은 것은 그다지 부끄러워할 만할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경기는 안 필드가 아닌 바이에른 뮌헨의 홈이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펼쳐졌다. 하지만 리버풀을 응원하는 콥들은 Tv 에 나오는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을 볼 때마다 욕설을 내뱉으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다. 술집을 운영하는 과격한 콥 중 하나는 전반전에 현준이 선제골을 성공시킨 것에 손님들에게 무료로 맥주를 돌렸다가 결국 경기가 3 – 1 로 종료되자 홀에 있는 Tv를 박살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의 패배는 이미 일어난 일이다.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를 리드하고 있다가 3 골이나 허용하며 대패를 한 만큼 콥들은 경기의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질 만한 선수를 찾아 성토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바로 바이에른 뮌헨전을 챔피언스 리그 데뷔전으로 치른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이었다. "그 두자식이 경기를 말아먹었어." "캐러거가 은퇴하면 리버풀은 누굴 믿고 수비를 해야 하지?" "많은 돈이 들어도 구단은 리버풀의 명성에 걸맞을 만한 수비수를 영입 해야 돼!!!" 잭 로빈슨과 코너 코디가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전반전 45분 동안 그래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을 생각하면 둘의 출전에 긍정적인 의미를 둘 수도 있었다. 그러나 팬들은 잭 로빈슨과 코너 코디에 대한 욕을 하기에 바빴다. 이미 둘의 트위터에는 일부 과격한 팬들이 써놓은 욕설로 도배되고 있었다. "예상외로 상태가 심각해지는군." 그런 팬들의 분위기에 리버풀 구단도 우려를 보이고 있었다. 이런 팬들의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그 둘이 바이에른 뮌헨 전에서 부진했던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욕을 먹으리라고는 리버풀 구단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어찌되었던 아직 어린 선수들이었고, 리버풀은 바이에른 뮌헨전만 아니라도 중요한 길목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길목에서의 패배가 하필이면 트레블이 걸려 있다는 게 문제였다. "맨체스터. 그런 녀석들도 트레블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하겠어?!" "우리에겐 발롱도르의 주인공 준도 있어! 준이 이렇게까지 골을 넣어주는 데 트레블을 달성 못하면 다 방출시켜 버려야 돼!" 리버풀은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클럽이다. 그만큼 유구한 역사를 지녔고, 리버풀이라는 지역에서 리버풀은 서포터즈의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 어마어마한 사랑이 문제였다. 자신들의 클럽이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콥들은 클럽의 성적 언제나 세계 최고이기를 원했다. 특히나 이번 시즌 리버풀이 트레블을 달성하기를 바랬다. 그 이유는 바로 리버풀의 전통적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때문이었다. '유일하게 잉글랜드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클럽.' 1999년.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챔피언스 리그는 물론 리그, FA 컵까지 동시에 석권하는 대기록이었다. 셀틱, 아약스, PSV 아인트호번, FC 바르셀로나 그리고 인터 밀란까지 딱 6팀만이 가진 기록이었다. 100여년에 가까운 유럽 축구 클럽의 역사에 비하면 극히 소수의 팀만이 트레블이라는 영광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잉글랜드에서 트레블이라는 영광을 얻은 팀이 리버풀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지역의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인 것이다. 특히나 이번 시즌 리버풀은 쿼트러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지도 몰랐다. 이미 칼링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리그 우승도 거의 확정적이었다. 그런만큼 팬들의 기대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가장 중요한 리그 중 하나인 챔피언스 리그 1차전에서 그런 팬들의 기대가 와르르 무너져 버린 것이다. ============================ 작품 후기 ============================ 잘되면 현준 탓 안되면 니들 탓 00370 현준, 리버풀의 미래 =========================================================================                            하지만 이런 팬들의 폭풍속에서 유일하게 비켜가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현준이다. 리버풀 내에서 현준의 위상은 이미 팀의 레전드나 다름없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리버풀을 우승으로 이끌며 팬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킨 공격수였던 것이다. 오죽하면 준으로 인해 리버풀이 제 2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외치는 팬들이었다. 거기에 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한데다가 2013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기도 한 선수였다. 이번 시즌만 하더라도 리그에서 무려 33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준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리며 그나마 팬들에게 승리의 기대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했었다. 그 탓에 케니 달글리쉬를 비롯한 다른 리버풀 선수들이 바이에른 뮌헨전 패배로 인해 팬들에게 욕을 먹고 있었지만 현준만은 그런 팬들의 압박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 때문에 귀찮을 일은 맞이한 그였다. '리리스님이나 찾아야 하는데 하필이면...' 현준에게 급한 것은 어서 빨리 탈리사나 레리엘에게 말해 리리스의 행방을 찾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앞에 깔끔하게 빗어 넘긴 금발과 푸른 눈이 어울리는 40대 남성이 자리 잡았다. "김현준이라고 합니다." "리버풀의 레전드이자 20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인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 선수를 만나서 영광입니다. ITV의 알마스라고 합니다." "과찬입니다." 악수를 나누고는 자리에 앉자 알마스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고, 현준은 알마의 말을 들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팅이 있기 전 간단하게나마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가에 대해선 구단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기는 했었다. 에이전트이자 매니저 역할을 하던 리리스의 부재로 인해 자세한 내용을 듣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ITV가 나한테는 무슨 볼일이지?' 영국 스포츠 채널은 ITV, BBC, Channel 4, FIVE 등 수 많은 채널들이 존재했다. 커다란 이익을 낼 수 스포츠 콘텐츠 시장인 만큼 스포츠 시장은 수 많은 방송사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스포츠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펼치고 있는 곳은 바로 ITV 였다. "이미 이야기는 대략적으로나마 듣고 오셨으리라고 생각됩니다만 다시 한번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저희 ITV 스포츠 채널에서는 축구 프로그램에 김현준 선수의 모습을 내보내고 싶습니다." "ITV 의 스포츠 프로그램 출연이라 굉장한 영광이 되겠는걸요?" 조금은 무뚝뚝한 현준의 태도에 알마스는 속으로 침을 삼키며 말했다. 알마스가 현준과의 만남을 추진한 것은 바로 축구 스포츠 프로그램 이유 때문이었다. ITV 챔피언스 리그와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경기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중계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럭비, 권투 뿐만 아니라 포뮬러 1, 브리티시 슈퍼 바이크와 같은 특수 분야 스포츠도 방송했다. 그러나 ITV 의 스포츠 채널, 특히 축구 방송에 대해서 만큼은 한 가지 고민을 안고 있었다. 바로 채널에 대한 신뢰도 였다. BBC나 SKY 에 비교해 ITV 의 스포츠 팬들은 ITV 의 중계에 별다른 신뢰도를 보내지 않고 있었다. BBC에서 앨런 시어러, 마크 로렌슨과 같은 최고의 선수들이 오랫동안 활약한 경험과 감독에 버금가는 해박한 전술, 전략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초특급 진행자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내가 무리를 해서라도 김현준 선수를 만나야 했던 거지.' ITV라는 명함을 앞세워 대담하게 찾아오기는 했지만 알마스는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졌다. 이미 어린나이에 리버풀의 주축 선수라는 것도 있었고, 2013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라는 명성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여기저기 구설수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도 아니었다. 알마스가 조사한 바로는 현준은 굉장히 조용조용한 성격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렇기에 알마스는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말하기로 결정했다. "저희 ITV 는 프리미어리그의 모든 경기를 중계합니다. 하지만 BBC 나 SKY 에 비해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ITV 에 비해 BBC는 앨런 시어러 혹은 마크 로렌슨과 같은 과거 유명한 선수들을 진행자로 모시기 때문이지요." "리버풀은 아직 시즌 중으로 알고 있는데요. 게다가 전 아직 현역 축구 선수입니다. 그럴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구단 측과는 이야기를 이미 나눴습니다. 그리고 별다른 시간을 뺐는 프로그램도 아닙니다." "......" 현준의 못마땅한 표정에 알마스는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베컴의 경우를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디 한번 들어나 보죠." 현준의 알마스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상대가 관심을 가졌을 때 빠르게 승부수를 띄어야만 했다. 이번에 ITV에서 BBC 나 SKY 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새롭게 편성, 수정한 축구 프로그램은 바로 그 주 큰 활약을 펼쳤던 선수를 패널로 초청해 인터뷰 식으로 팬들에게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니까 프리미어리그의 20 팀. 그 중에서 승리 팀의 수훈선수 하나를 정하면 10 명. 이 10명을 프로그램에 내보내는 것이다. 물론 BBC의 MOTD(Match of the day)처럼 경기 내용과 하이라이트를 포함해서 말이다. '충분히 성공할 거야.' 팬들은 그들이 응원하는 스타의 소식에 목말라 한다. 특히나 언론에 자주 노출되지 않는 선수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선수들이 그 경기에서 무슨 생각으로 플레이를 펼쳤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물론 인터뷰로 인해 어느 정도 목마름을 채우기는 했다. 하지만 알마스가 원하는 것은 그런 형식적인 인터뷰가 아니라 직접 프로그램에 선수가 나와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보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가벼운 토크쇼 식의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에 자신들의 우상인 김현준, 웨인 루니, 반 페르시, 후안 마타등의 선수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축구 팬들이라면 절대로 놓치지 않을 프로그램이 될 게 분명했다. '흐음. 무리인 것 같은데...' 하지만 알마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진행될수록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취지도 그리고 내용도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연 시즌 중에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방송에 출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또한 구단에서 선수들의 시간을 뺏는 것도 허락할 것 같지도 않았다. 구단의 제의에 따라 이야기를 듣고 있기는 했지만 회의적인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신나게 어필을 하고 있는 알마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말이었다. 리버풀의 있는 현준의 집에서 탈리사와 레리엘이 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리리스의 심부름이 가장 우선순위 였으며 집을 어지르는 것만 할 줄 아는 리리스와 현준의 뒷정리가 그 다음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밤에 현준의 욕구를 풀어주는 일이었다. "빨아." "쭈웁...쭙..." 현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탈리사가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서양인과는 비교할 수 없더라도 동양인 치고는 상당히 큰 크기였다. 하지만 탈리사는 목구멍까지 이용해 현준에게 쾌감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쿱...쭙...흣...!" 그리고 이런 일련의 애무는 탈리사의 몸을 흥분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이미 현준과 많은 밤을 지새운 그녀다. 그 쾌감의 경험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이 애무를 하지 않더라도 이미 그녀의 몸을 현준을 받아들이기 위해 서서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유두의 끝이 딱딱해지고 갈라진 부분이 서서히 젖어가고 있었다. 점점 분위기는 뜨거워지고 있었지만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면서 탈리사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마치 화가 나 있는 사람과 섹스를 하는 느낌이었다. "엎드려." 얼마나 현준의 남성을 애무했을까? 현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현준의 말에 탈리사는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엉덩이를 들어 올렸고, 현준의 손이 축축해 젖은 탈리사의 음부를 손으로 훑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따뜻한 느낌이 드는 그녀의 음부를 그대로 자신의 남성으로 꿰뚫었다. "흐읏...아!!! 아아!!!"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 때 마다 탈리사가 헐떡이는 소리를 내뱉었다. 수십, 수백 번이나 받아들였고, 빨았던 현준의 남성이었다. 눈만 감아도 현준의 남성이 어느정도인지 그리고 자신에게 어떤 쾌락을 주는 지 알고 있었다. "아아!!! 더!!! 좋아요! 주인님!" 오직 쾌락. 탈리사는 자신의 몸을 꿰뚫는 거친 움직임 속에 담긴 쾌락을 위해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이나 쾌락을 느끼던 그녀의 몸이 번개라도 맞은 듯 파르르 떨렸다. 현준의 남성이 깊숙이 자신의 안으로 파고들더니 뜨거운 남성을 분출해낸 것이다. 들어 올린 엉덩이를 갸날프게 떨면서 오르가즘의 늪에 빠져있는 탈리사를 바라보며 현준이 입을 열었다. "리리스님의 행방은 찾았어?" 쾌락의 시간이 끝나고 나서야 현준은 리리스의 행방을 물었다. 잉글랜드로 오자마자 리버풀이라는 구단에 속한 축구 선수로서 해야할 일들을 처리하고 그녀들에게 리리스의 행방의 찾으라는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아뇨. 아직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요." "어떤거?" "리리스님은 현재 잉글랜드에 머무르고 계시지 않으세요." "흐음..." 몸을 추스르며 대답하는 탈리사의 말에 현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지구에서 잉글랜드가 차지하는 면적은 굉장히 적은만큼 그녀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다. 그 모습이 화가 난 것처럼 보였기에 탈리사는 괜스레 자신이 잘못하기라도 한 듯 주눅든 모습을 지었다. "인간계에 존재하는지는 알아볼 수 없는거야?" "가능은 한데 그러면 이곳이 노출될 우려가 있어요. 게다가 주인님의 정체도요." "그건 곤란한데..." 아직 천족과 마족은 전쟁 중이었다. 하지만 저번 상급 마족과의 만남처럼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는 일이었기에 현준은 리리스의 위치를 찾으면서도 최대한 자신의 정체가 들키지 않기를 바랬다. "주인님의 힘이라면 충분히 천족들과 마족들을 상대할 수 있으실텐데요?" 탈리사가 물었다. 현준은 최상급 마족이상조차도 억누를 수 있을 정도로 순수한 마기를 보유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런 현준의 생각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준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 자신의 생활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까지 쌓아올린 이미지에 미련이 남는 것이다. 하지만 행방이 묘연한 리리스를 찾아야 했다. "어쩔 수 없지. 레리엘과 함께 최대한 조심하면서 인간계에 리리스님이 계신지 알아봐줘." "네." 결국 현준은 결정을 내렸다. 계속해서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리리스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탈리사와 레리엘이 인간계를 뒤져서 리리스를 찾는 것은 금새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리리스의 행방을 수소문 하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리버풀은 어느새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를 치러야할 날짜가 다가왔다. 상대는 바로 첼시였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습니다. ITV. 영국 최고의 스포츠 방송사죠. 하지만 축구 방송은 역시 BBC. 한국은 차범근. 00371 현준, 리버풀의 미래 =========================================================================                            첼시와 리버풀. 둘 다 과거 Big 4 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는 클럽들이었다. 그러나 현재 두 팀의 행보는 판이하게 달랐다. 리버풀은 첼시에서 김현준을 영입하고 난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프리미어리그의 절대강자로 주름잡고 있었다. 현재 리버풀의 리그 순위는 1위. 이미 2위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이도 큰 만큼 만약 이번 경기에서 리버풀이 첼시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게 되는 셈이었다. "리버풀은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안 필드에서 패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첼시는 알아야 될 것입니다." 찰칵거리는 플래시가 수 없이 터졌다. 그러면서도 달글리쉬 감독을 향해 기자들의 수많은 질문이 날아 들어왔다. "리버풀의 경기력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첼시는 11 라운드에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리버풀을 3 - 1 로 꺾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리버풀은 수비에서 약점을 보였습니다. 그 약점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까?" 쉴 새 없는 질문 속에서 달글리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와 지금 리버풀의 경기력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는 스탬포드 브릿지가 아닌 안 필드에서 열립니다." "저희는 바이에른 뮌헨전의 패배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우리보다 그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쳤을 뿐입니다. 전반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그들을 리드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11라운드에서 리버풀이 패배했을 때 리버풀의 전력은 온전히 못한 상황이었다. 누가 뭐라해도 리버풀의 주포인 현준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전은 달랐다. 현준이 풀 타임을 소화해냈음에도 불구하고 3 - 1 의 완패를 막지 못했던 것이다. "리버풀의 공격력은 전 세계의 클럽중에서도 손 꼽힐 정도로 대단합니다. 하지만 수비불안은 여전합니다. 특히나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의 1군 진입은 아직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충분히 그 둘은 1군 무대에서 활약 할 수 있는 실력을 지녔습니다. 물론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그 둘은 잦은 실수를 보이기는 했지만 첼시 전에서는 그런 실수를 겪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달글리쉬 감독의 옆 자리에 앉아 있던 현준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전의 패배는 아직까지도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의 기가 팍 죽어버렸다. 팬들과 전문가들의 평가에 위축되버린 것이다. '그건 클럽의 입장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지.' 리버풀은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 혹은 코아테스와 같은 어린 선수들을 이번 시즌 끝나고 은퇴할 예정인 리버풀의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의 뒤를 있는 선수로 키울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그런 어린 선수들의 기를 세워놓을 필요가 있었다. 나이가 어린 만큼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좌지우지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었다. "단 한 번의 경기로 그 둘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모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기자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단지, 팬들의 반응이 너무나 거센만큼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에 대한 말을 꺼낸 것이었다. 현준의 대답에 기자들의 질문이 또 다시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현준에 대한 질문들이 섞여 있었다. "ITV 의 레센트 기자입니다. 이번 ITV 에 새롭게 수정된 프로그램인 VSS에 초청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팬들의 기대를 위해 출연하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현준은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ITV에서 새롭게 편성한 VSS. View Sports Star 의 약자인 VSS 는 현준이 전에 만났던 알마스의 프로그램이었다. 딱 2화가 방송되었을 뿐이지만 VSS 는 벌써부터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었다. 어떻게 그 깐깐한 퍼거슨 감독의 허락을 받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1화에서 VSS 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반 페르시를 패널로 초청했다. 스토크 시티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리를 이끌었던 반 페르시는 프로그램에 등장해 퍼거슨 감독에게서 받은 전략적인 움직임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플레이를 노리면서 펼쳤고, 골을 넣었을 때의 느낌은 어땠는지를 생생하게 방송에서 말했다. 노련한 진행자가 어우러진 반 페르시의 이야기에 팬들 특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ITV 의 VSS를 보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2회는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이었지.' 그리고 어제 방송된 VSS 의 2회에 등장한 선수는 바로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이었다. 저번 주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 중 하나로 꼽힌 가레스 베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핫 한 선수 중 하나였다. 현재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4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가레스 베일까지 프로그램에 등장하자 수 많은 스포츠 팬들이 VSS에 큰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우상들이 Tv 에 등장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화젯거리였다. 한 주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를 꼽아 심층적인 인터뷰를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현준은 슬쩍 달글리쉬 감독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그런 현준의 반응에 달글리쉬는 어깨를 으쓱였다. 알아서 대답하라는 의도였다. "충분히 흥미로운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쓴 웃음과 함께 현준이 입을 열었다. 관심은 갔지만 딱히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현준에게는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보다 먼저 리리스를 찾는 게 더욱 급했다. 리버풀과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34 라운드 경기는 양 팀의 팬들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팬들의 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단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시즌 첫 연속 우승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대체 VSS 가 뭐라고." "그래도 준도 출연하고 싶지 않아? 반 페르시와 가레스 베일도 나왔는데 준이라면 당연히 나와야 되잖아?" "애시당초 준이 가장 첫 게스트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데다가 프리미어리그 베스트 11 로 뽑힌 것도 몇 번인데 말이야. 게다가 FIFA 발롱도르도 있고 말이야." 기자 회견을 마치고 당장 오후에 있을 첼시에 대한 전술 훈련을 준비하던 현준의 말에 레이나와 모드리치를 위시한 선수들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입을 열었다. 다들 이번에 새롭게 ITV에서 방송을 하는 VSS를 시청했던 것이다. 한 주의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패널로 초청해 그들의 활약상과 함께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이 중에서 선수들이 가장 주의깊게 본 점은 바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를 초청한다는 이야기였다. 세계의 3대 리그중 하나라고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만큼 다들 자신들의 실력에 자부심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만큼 이런 VSS의 광고는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있었다. "아아...그것보다는 첼시전에서의 승리가 더욱 중요해."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라운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현준의 모습을 보며 다들 어깨를 으쓱였다. 확실히 VSS 에 현준이 출연한다면 선수와 클럽의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 될 게 분명했다. 가만히 있어도 선수와 클럽에 대한 광고를 해주는 셈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현준은 제외하더라도 다른 리버풀선수들은 다들 VSS 에 초청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있는데 당연히 VSS 에 출연하는 선수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첼시전이 끝나면 누군가 나올걸? 분명 승리를 거둘 테니까 말이야." "좋은 활약을 보여야겠는데요?" "수 많은 선방을 하면서 첼시전에서 MVP를 차지하면 리버풀의 첫 출연 선수는 내가 되는 셈인가?" 레이나의 너스레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렇게 짧은 전술 훈련을 마치고 선수들은 휴식에 들어갔다. 첼시전이 곧 있을 예정인 만큼 굳이 훈련으로 체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안 필드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콥이고 콥이면 빠질 수 없는 것이 그들의 대표적인 응원가인 YNWA 였다. 특히나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9 부 능선을 넘는 만큼 승리에 대한 콥들의 열망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현재 리버풀의 승점은 78점.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승점차이가 6 점으로 벌어졌다. 거기에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하게 된다면 승점차이가 9 점으로 벌어지게 되는 셈이었다. 첼시전에 끝나고 나면 리버풀의 잔여경기는 4경기다. 더군다나 리버풀의 남은 상대는 뉴캐슬, 에버튼, 풀럼과 볼튼이었다. 이 4경기 중에서 1승 1무이상을 거두게 되면 2012 - 13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은 바로 리버풀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승리의 염원을 담아 부르는 YWNA 는 경기장을 진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안 필드를 내 집처럼 삼는 리버풀의 선수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말이었다. "휘유...오늘은 더욱 더 대단한 걸?" "이번 경기의 승리에 따라서 클럽의 역사를 새로 쓸지도 모르니까요." 팬들의 함성과 응원가를 들으며 다들 전의를 불태웠다. 라커룸에 있는 선수들 전부 저번 시즌 클럽 역사상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시즌 첫 우승을 맞봤던 선수들이었다. 그때의 감동이 어땠는지는 다들 잘 알고 있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어. 리리스님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이 90 분에 모든 정신을 쏟겠어. 저번과도 바이에른 뮌헨 전과 같은 실수는 없다.' 축구화 끈을 묶으며 현준은 그렇게 다짐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 현준의 시선에 오늘 경기 선발로 출전하는 코너 코디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번 경기에서의 실수로 인해 호되게 당한 경험 때문인지 주눅이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활발하고 웃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지만 현준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첼시 전에서 달글리쉬 감독은 포백을 내세웠다. 엔리케, 아게르 그리고 제이미 캐러거와 코너 코디로 구성된 수비진이었다. 저번 바이에른 뮌헨 전에서의 실수는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베테랑의 제이미 캐러거로 인해 수비진의 무게중심을 잡겠다는 의도가 눈에 보였다. '캐러거씨라면 충분히 코너 코디의 실수를 커버해 줄 수 있을 테지. 그래도 한마디 쯤은 해주는 게 낫겠지.'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눈에 띄게 활동량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캐러거였지만 아직까지도 그 실력만큼은 녹슬지 않은 선수였다. 게다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캐러거는 리버풀에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시즌이 선수생활의 끝 인만큼 시즌 마지막을 분명 우승으로 끝내고 싶을 게 분명했다. 현준이 축구화 끈을 다 묶고는 몸을 일으켰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 코너 코디에게 한 마디를 하기 위해서였다. "주장." 현준의 모습을 발견하고 코디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늘 경기 잘 부탁한다. 실수는 해도 좋아. 실점해도 좋다. 실점하는 만큼 다른 선수들과 함께 동점골 그리고 역전골을 넣어줄 테니까. 주눅 들지 마라. 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트레블 아니 쿼트러플을 달성하는데 있어 기여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너 일테니까 말이야." "주장..." "언제나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는 없는 거야. 하지만 그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 다음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거다. 잭 로빈슨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너희들은 리버풀의 미래다.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클럽의 주축이 되는 선수로 발전해 나가면 되는거다." 현준의 말에 코디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울컥하는 것이 느껴졌다. 수 시간 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도 현준이 기자들에게 자신을 커버해줬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제라드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현준은 리버풀의 주장으로써 잘 해주고 있었다. "혹시 알아? 이번 경기 좋은 활약을 보이면 VSS 에 니가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지. 리버풀 선수 최초로 말이야." "아! 준! 그건 내가 노리고 있다고. 코디! 무슨 일이 있어도 실수해라. 내가 화려한 선방으로 기자들의 주목을 받아줄 테니까 말이야." 레이나의 말에 라커룸에 있던 선수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 작품 후기 ============================ 아 오늘도 늦었습니다. 즐감하시길. 00372 현준, 리버풀의 미래 =========================================================================                            와아아아!!!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가 벌어지는 곳은 안 필드였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환호성의 대다수는 콥들이었다. 일부 성격 급한 팬들은 이미 2012 - 13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리버풀이라는 걸개를 들고 응원을 하고 있었다. [이제 양 팀 선수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경기 프리미어리그 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관심을 갖는 중요한 매치 업인데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승리를 할 경우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리버풀로 기정사실화 됩니다. 남은 경기가 있기는 하지만 2위인 맨체스터 시티하고는 승점차가 9 점이나 벌어지기 때문이죠. 맨체스터 시티 팬들은 오늘 경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리버풀이 패배하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오늘 경기 리버풀은 4 - 4 - 2 전형으로 나왔는데요. 바이에른 뮌헨 전과 딱히 다를 바가 없는 전형입니다. 전방에서는 불멸의 투톱이라고도 불리죠? 김현준 선수와 수아레즈가 선수가 자리를 잡고 모드리치 선수와 제라드 선수가 중원에서 힘을 실어주는 구성입니다.] 말을 하면서 조민호 캐스터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바이에른 뮌헨 전에서 3 - 1 로 패배한 전형이었다. 충분히 첼시도 그 사실을 알테고 대비를 했을 터였다. [네. 그리고 측면의 마리오 괴체 선수와 샤키리 선수까지 바이에른 뮌헨 전과 동일합니다. 달라진 점은 수비진 뿐인데요.] [잭 로빈슨 선수를 제외하고 캐러거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는데요. 확실히 뮌헨전에는 베테랑의 부재가 아쉬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실수를 범했던 코너 코디 선수까지 그대로 기용했군요.] 선수 기용에 의문점이 들기는 했지만 어찌되었던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자리를 잡았고, 곧 리버풀의 선축으로 경기는 시작되었다.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이 수아레즈에게로 향했고, 수아레즈는 제라드에게 공을 돌리면서 리버풀은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펼쳐나갔다. 이에 맞서 첼시 또한 페르난도 토레스를 앞세워 리버풀의 진영으로 파고 들었다. 첼시 또한 이번 경기에서 리버풀을 잡아야지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노릴 수 있는 만큼 결코 이 경기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양 팀은 무리하지 않고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플레이를 펼쳐 나가기 시작했다. 괜스레 무리했다가 역습 찬스를 내줄 수는 없었다. 그 덕분에 대부분의 경합은 미드필더진에서 이루어졌다. 그렇게 지루한 전반전이 예상될 것 같았지만 승부의 추는 너무나도 쉽게 기울어졌다. [첼시 코너킥 준비합니다.] [이번 시즌 첼시의 코너킥 성공률은 굉장히 낮습니다. 20 개의 팀중 18 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낮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테리나 개리 케이힐 같이 헤딩능력이 좋은 수비수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리버풀 선수들 주의해야 합니다.] 램파드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레이나가 펀칭을 걷어냈다. 미리 첼시 선수들이 자리를 잡기 전에 이루어진 재빠른 플레이였다. 그리고 공을 낚아챈 선수는 캐러거였다. 풍부한 시합 경험이 있는 선수답게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예상하고 움직인 것이다. [리버풀 역습 찬스입니다!] 공은 받은 캐러거는 그대로 전방으로 공을 넘겼다. 캐러거의 패스는 그대로 괴체에게 연결되었고, 괴체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이바노비치를 보고는 지체하지 않고 공을 왼쪽으로 길게 걷어찼다. 모드리치를 보고 준 패스였다. "루카!" 모드리치가 공을 잡기도 전에 현준이 움직였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선수들의 플레이가 어떻게 될지 미리 예상한 것이다. 한 발짝 먼저 첼시의 수비수를 따돌리고 움직이는 현준의 플레이를 보고 모드리치는 그대로 빈 공간으로 공을 차 넣었고, 현준은 엄청난 스피드를 보이며 공을 차지했다. 와아아아!!! [리버풀! 공격합니다! 첼시 위기예요!!!] 단 세 번의 패스로 기회를 만든 리버풀이었다. 그 모습에 팬들이 목이 터져라 환호성을 질렀다. 조민호 캐스터 또한 물 흐르듯 흘러가며 최전방까지 연결되는 패스를 보며 감탄성을 내뱉었다. 확실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클럽다웠다. "어디 한번 막아보라고." 공을 받은 현준의 플레이는 어째서 그가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불리는 지 충분했다. "큿...!" 급 가속과 급 정지. 단순해 보이는 플레이지만 수비수들에게 있어서 이런 플레이만큼이나 막기 힘든 것도 없었다. 관성으로 인해 몸의 균형이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발재간까지 추가한 현준의 플레이를 하미레스가 그것도 혼자 막아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하미레스의 수비를 뚫어낸 현준은 무인지경이나 다름 없는 첼시의 진영을 그대로 돌파해들어가기 시작했다. 뒤에서 첼시 선수들이 다급하게 달려오고 있었지만 무리였다. 그리고 현준의 강력한 슈팅이 작렬했다. "제발!!!" 오늘 경기에서 여전히 첼시의 골문을 지키는 베테랑 골키퍼 체흐는 이미 하미레즈가 뚫리는 모습을 보고 내심 긴장하며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슈팅과 함께 급히 몸을 좌측으로 던졌다. 하지만 그런 체흐의 움직임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준의 슈팅은 그대로 첼시의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와아아아!!! Jun! Jun!! Jun!!! [골!! 골입니다!!! 김현준! 대단합니다! 이번 시즌 34호골을 오른발 슈팅으로 터뜨립니다!!! 9 경기 연속골! 전반 11분! 리버풀이 한 점 앞서나갑니다!] [리버풀의 역습에 첼시가 크게 한 방 얻어맞았어요! 김현준 선수에게 공이 가면 얼마나 위협적인지 첼시도 잘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수비수들이 코너킥 때문에 전방에 앞서 나가 있는 틈을 타서 김현준 선수 그대로 골을 성공시켜 버리는 군요.] 현준의 골이 터지자 콥들이 안 필드가 떠나가듯 환호성을 질렀다. 그와 함께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현준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제 2 전성기를 누리게 만드는 자신들의 동양인 주장에 그 어떤 상대팀도 무릎을 꿇리라는 내용의 응원가였다. 그 어떤 선수들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현준의 응원가를 들으며 첼시 선수들은 인상을 구겼다. 현준의 응원가속에는 현준을 헐값으로 이적시켜 준 첼시에 대한 비웃음도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다고!" 첼시의 주장인 존 테리와 부주장인 램파드가 선수들을 격려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비록 선제골은 내주긴 했지만 자신들의 실수라기 보다는 리버풀의 공격이 너무나도 깔끔했다. 그리고 그런 첼시의 공세를 리버풀은 유기적인 수비 플레이로 잘 막아내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전과는 아주 다른 질 높은 수비였다. 제이미 캐러거가 분주히 소리를 지르면서 수비라인을 조절했고, 그런 캐러거의 지시에 코너 코디가 잘 반응하며 첼시의 공격을 한 발 먼저 계속해서 차단한 것이다. [코너 코디 한 발 먼저 걷어냅니다.] [오늘 코디선수의 움직임이 굉장히 좋은데요? 확실히 베테랑 선수인 캐러거 선수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만큼 코디 선수가 과감하게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요.] 그런 코디의 플레이에 팬들도 환호성과 응원을 보냈다. 비록 바이에른 뮌헨전에서의 대패의 원흉인 까닭에 욕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플레이를 박수를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제라드 역시 수비에 가담하며 수비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었다. 그 덕분에 첼시는 별다른 슈팅을 때려보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공격이 차단되고 있었다. 전방에서 토레스가 외롭게 분투를 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슈팅 한번 제대로 때려보지 못한 그였다. "좋아...!" 또 다시 첼시의 측면 공격이 차단되었고, 공을 빼앗은 엔리케가 그대로 중앙에 있는 모드리치에게로 공을 넘겼다. 그리고 모드리치는 측면으로 파고드는 마리오 괴체에게로 길게 공을 찔러 주었고 공을 받은 괴체는 자신을 향한 팬들의 환호성을 연료로 삼아 라인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마리오!!!" 빠른 스피드로 드리블을 하면서도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며 집중하던 괴체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공을 올렸다. [마리오 괴체 선수 가볍게 올린 공. 수아레즈 선수가 받았습니다.] 괴체의 패스는 어렵지 않게 수아레즈에게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존 테리가 엄밀하게 수아레즈를 마크하고 있었다. 수아레즈가 뒤를 돌지 못하게 하는 플레이였다. "놀랄거다." 하지만 공을 받은 수아레즈는 뒤를 돌지 않고 그대로 힐 패스를 시도했고, 수아레즈의 발 끝을 떠난 공은 어느새 우측에서 달려드는 현준에게로 그대로 연결되었다. 계속된 연습과 서로에 대한 호흡과 믿음으로 이루어진 플레이에 존 테리는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한 채 현준의 움직임을 놓칠 수 밖에 없었다. [수아레즈! 환상적인 패스! 김현준 파고 들어갑니다!] [페트르 체흐 나오나요!] 순식간에 수비를 뚫어버리는 현준과 수아레즈의 플레이에 체흐가 재빠르게 뛰쳐나왔다. 하지만 무서운 스피드로 체흐와의 간격을 좁힌 현준은 그대로 체흐의 양 손을 피해 공을 드리블 했고, 너무나도 가볍게 빈 골대를 향해 공을 걷어찼다. 라이언 버틀랜드가 뒤늦게 태클로 공을 걷어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미 공은 첼시의 골망을 흔들고 있었다. [들어갔습니다! 골!!! 골이예요!] [김현준! 추가골을 터뜨립니다!!! 골!!!] [프리미어리그 35호골!!! 골! 대단합니다! 김현준!!!] 골 샤우팅과 함께 흥분에 찬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이어졌다. 안 필드를 가득 채운 관중들 또한 일제히 일어나 현준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잘했어!!! 역시 넌 최고야!" "나이스 패스였어. 수아레즈!!!" "내 인생 최고의 파트너다운 플레이였어!" 그라운드의 잔디로 쓰러진 현준을 흥분한 수아레즈가 그대로 덮쳤다. 연습 때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눴던 플레이가 그대로 성공적으로 골로 연결되자 그 감동을 못 이겼던 것이다.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현준을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기 시작했다. 전반 25 분 만에 두 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간 리버풀은 첼시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첼시 또한 오늘 경기를 놓칠 수는 없었기에 어떻게든 추격 골을 터뜨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지만 오히려 후반전 세트피스 상황에서 제라드의 크로스에 이은 코너 코디의 헤딩슛에 또 한 번 골을 허용하며 그렇게 3 - 0 으로 무너져 버렸다. 와아아아!!! 경기가 끝나자 안 필드를 가득 채운 콥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오늘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줬던 자신들의 영웅들에 대한 감사였다. 박수 갈채를 받으며 선수들 또한 팬들과 어울려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승점은 4점. 4경기 또한 1 승 1무만 거두면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되는 셈이었다. "환상적인 시합이었어!!!" "내가 콥인 게 자랑스럽다!!!" 바이에른 뮌헨 전에의 패배에 대한 감정은 온데 간데 없었다. 오늘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첼시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쳐보였다. 이런 경기력을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도 보일 수 있다면 충분히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는 것은 자신들이 될 터였다. 더군다나 2차전은 안 필드에서 벌어진다. ============================ 작품 후기 ============================ 내가 한편을 더 올리다니...이것은 거짓말이겠지. 만우절 선물입니다. 는 농담이고 여자친구랑 싸웠습니다. 아주 심하게요. 제가 죽을 죄를 지었죠. 걱정에 잠도 오지 않더군요. 새벽에 전화통화를 했는데 싸워도 그래도 글은 썼네? 넌 좀 책임감있게 행동해야돼. 그래도 글 써서 마음은 좀 풀리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연참. P.s 하아...화좀 풀리게 응원의 한 마디좀 굽신굽신 00373 현준, 리버풀의 미래 =========================================================================                            '리버풀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다.'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34, 35호골 작렬! 리버풀 첼시를 상대로 안방에서 대승!' 리버풀과 첼시의 경기가 끝난 다음 날 언론에서는 리버풀과 현준의 특집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거의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팀이 리버풀로 기정사실화 되었기 때문이다. 각종 매스컴에서는 첼시전 승리의 일등공신인 현준의 활약상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되었다. 득점 순위 2위인 반 페르시와 무려 10 골 차이를 보이며 이번 시즌에도 득점왕이 확실시되어 프리미어리그 3 연속 득점왕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되는 현준의 골 감각에 매스컴들은 신이 내린 천재,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며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팬들은 현준에 대한 아쉬움도 보였다. 경기가 끝난 후 축구 팬들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인 VSS 에 리버풀의 마리오 괴체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첼시 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 공격의 이끈 마리오 괴체지만 팬들이 원하는 선수는 괴체가 아닌 현준이었다. VSS 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현준을 섭외하려고 했지만 현준이 거절한 까닭에 일어난 일이었다. "현준 오빠가 저기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게 조금 아쉽다. 괴체 선수도 잘하긴 했는데..." 아영과 줄리아가 VSS를 보며 한 마디씩 했다. 한국에서도 VSS 는 큰 화제였다. 한국에서 현준은 온 국민이 사랑하는 스타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축구 선수들만이 활약할 수 있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클럽을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아시아의 호랑이라고는 하지만 기껏해봤자 내세울 만한 세계적인 선수는 박지성이라고밖에 없는 한국 축구에서 현준의 위상은 거의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한국의 축구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악플을 달고 욕은 해도 현준의 플레이에 토를 다는 팬들은 없었다. 그런 만큼 팬들은 현준에 대해 더욱더 자세히 알고 싶고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렇기에 이미 축구에 관심이 많은 능력자들은 잉글랜드의 축구 프로그램인 VSS 의 자막까지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언제 VSS 에 현준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활약이라면 VSS 에 몇 번이나 출연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축구 팬들이었다. 아영과 줄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첼시전에서 두 골이나 넣었길래 당연히 현준 오빠가 나올 줄 알았는데..." "오빠는 저런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그래도 한국 프로그램에는 몇 번이나 나왔잖아." 과거 현준의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리리스의 공헌이 지대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두 여인이 알 리가 없었다. "그거하고 이거하고는 다르지." 아영의 말에 줄리아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현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엄한 선수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요즘 바빠서인지 연락이 잘 되지 않은 만큼 방송으로나마 현준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줄리아였다. "지금쯤 영국은 오후겠지?" 서울과 리버풀의 시간차를 생각해보며 줄리아가 슬쩍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현준에게 전화를 걸 생각이었다. 최근 줄리아는 현준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한국에서 많은 스케쥴을 소화하는 만큼 전화할 틈도 없었긴 하지만 짬을 내서 전화한다고 하더라도 현준이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챔피언스 리그, 프리미어 리그와 같은 리그들을 병행하느라 바쁜 것 같았다.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안 받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송화음만 계속해서 흘러가다가 결국 전화를 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만 받은 줄리아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리버풀이라는 거대한 클럽의 주장으로 바쁘다는 것은 알겠는데 문자 하나 보내지 않는 현준의 행동이 서글펐다. "오빠가 많이 바쁘잖아. 시즌이 끝나서 한국에 오면 바로 우리에게 연락할껄?" "그럴까?" "당연하지. 게다가 리버풀 이번에 프리미어리그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트러플을 노리고 있잖아? 시합 때문에 신경도 많이 날카로울 거야.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거의 확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가 남았잖아. 바이에른 뮌헨전 때 3 - 1 로 지는 바람에 홈에서 대승을 거둬야 한다고." 그런 줄리아를 아영이 다독거리기 시작했다. 아영의 말이 일리가 있었기에 줄리아가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핸드폰을 접었다. 아영의 말대로 현준은 분명 리그가 끝나면 자신을 만나러 올 거라고 생각하는 줄리아였다. 그리고 그런 줄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아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 또한 현준의 목소리를 들은 지 너무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것은 알지만 애인으로서 조금은 야속했다. 4월 24일. 드디어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이 다가왔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는 바르셀로나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먼저 챔피언스 리그 결승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아쉬운 현준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전에서 맞붙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작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의 패배를 되갚아주고 싶었던 것이다. "내일이면 드디어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이 안 필드에 열리는데요. 리버풀은 1차전을 3 - 1 로 크게 패배했습니다. 과연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장에 찾은 콥들은 시합이 끝난 후 자신들의 클럽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게 분명합니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케니 달글리쉬는 여유롭게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넘겼다. 바이에른 뮌헨전의 패배에 대한 민감한 질문들도 다소 있었지만 어차피 과거의 일이라는 식으로 대답을 하며 내일의 승부에 최선을 다한다는 멘트를 남겼다. 바이에른 뮌헨의 유프 하인케스 감독 또한 1차전 승리를 밑거름 삼아 자신들이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인터뷰를 남겼다. 확실히 1 차전에서 3 - 1 이라는 점수 차로 승리를 거둔 만큼 리버풀보다는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에 한, 두 발짝 앞서 있었다. 유프 하인케스(67세). 그는 과거 선수시절 보루시아 뮌헨글라트바흐의 전성기인 1960년대와 1970년대 팀의 주축으로 많은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하고 챔피언스 리그의 전신인 UEFA 우승컵도 들어 올렸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다. 또한 서독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UEFA 유럽 선수권대회와 FIFA 월드컵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하인케스는 1997 - 98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을 맡아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우승을 이끌기도 한 명장이었다. "2골을 리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경기가 될 거야. 전반부터 리버풀이 매섭게 공격해 들어올 것이라는 것은 안 봐도 분명하니까 말이야." "분위기를 내주게 되면 흐름이 이상하게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더군다나 이번 경기는 안 필드에서 벌어지니까요. 게다가 상승세를 탄 리버풀의 경기력은 굉장히 날카롭습니다." 수석 코치의 말에 하인케스가 리버풀과 첼시전의 경기를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Tv 화면에는 리버풀의 공격진이 첼시의 수비진을 손 쉽게 무너뜨리며 골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계속해서 반복되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골을 넣고 포효를 하는 선수를 보며 하인케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내일 리버풀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면 준을 확실하게 묶어놔야 하는데 말이야." "마르티네즈에게 지시한 게 있기는 하지만 막상 경기장에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터프한 플레이로 거칠게 수비를 해 현준이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게 하는데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경기가 리버풀의 홈에서 벌어진다는 점이 오히려 악수로 작용할 지도 모릅니다." "카드는 언제나 조심해야 되니까 말이지." 리버풀의 주장이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손 꼽히는 현준. 일반적인 축구 천재라면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끼리 맞부딪치는 만큼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 또한 실력에서 밀리지 않을 거라는 게 하인케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일반적인 축구 천재가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10 경기 연속골이라는 기록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득점 1순위, 챔피언스 리그 득점 1순위라는 기록이 보여주는 만큼 골 결정력에 대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선수였다.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골 냄새를 맡고 골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도 현준은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를 무너뜨리며 쉽게 선제골을 성공시켰었다. "후..." 현존하는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만큼 리버풀과 경기를 치르는 팀들은 그 무엇보다도 현준에 대한 봉쇄에 집중했다. 거친 반칙으로 현준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준에게 공이 가지 않게끔 마크 맨을 두어 수비를 펼쳤던 팀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어느 팀도 제대로 현준을 막아내지 못한 채 결국 무너졌던 것이다. '한 골 정도는 내줘도 괜찮아.' 하인케스 또한 리버풀을 상대하는 다른 팀들과 마찬 가지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현준을 필두로 한 리버풀의 공격진을 막아내야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하인케스가 내린 결정은 마르티네즈의 거친 마크맨 수비로 현준이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게 하려는 것과 함께 현준에게로 향하는 패스 루트를 집요하게 막아내는 것이었다. 그런 견제에 현준의 플레이가 죽을 것이라는 예상하지 않았다. 그렇게 쉽게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했다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명칭이 붙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하인케스는 그래도 90분 내내 1골 정도만 내준다면 충분히 현준의 봉쇄에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모여든 콥들도 인해 안 필드는 일찌감치 만원 관중을 이루고 있었다. 이미 자신들이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라고 확고하게 믿고 있는 콥들은 오늘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에서 3 - 1 이라는 열세를 뒤엎고 대승을 거둬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붉은색의 물결이 하나가 되어 한 목소리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곧 그 노래는 천천히 경기장을 진동시켰다.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오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경기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해설에는 신연호 해설위원님이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연호입니다.] 매번 중계를 하면서 말했던 멘트지만 오늘은 유독 그 긴장감이 더한 듯 싶었다. 양 팀의 전력분석과 함께 선발 라인 업등이 발표되는 동안 양 팀의 선수들이 출전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곧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와아아아아!!! 리버풀 구단 역사상 트레블을 이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고비가 될 법한 경기였다. 그렇기에 콥들은 조금이라도 선수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며 목이 터져라 함성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함성소리를 들으며 현준은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3 - 1 이라...' 2골이라는 점수 차는 굉장히 큰 점수 차이였다. 아무리 리버풀이 강팀이라고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 또한 리버풀 못지않은 강팀인 만큼 그런 팀을 상대로 여러 골을 터뜨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권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한국의 월드컵 우승과 함께 자신의 속한 구단이 트레블을 이룩하는 것은 축구 선수로서의 현준이 가장 바라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예약 걸고 먼저 잡니다. 오늘은 굉장히 피곤하네요. 즐감하시길. 00374 현준, 리버풀의 미래 =========================================================================                            "피 말리는 90분이 되겠군." 바이에른 뮌헨의 주장 필림 람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귓가에 들려오는 엄청난 환호성은 자신이 세계 최고의 경기장이라고 생각하는 알리안츠 아레나의 응원만큼이나 열정적이었다. 수 많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러본 자신이 놀랄 정도로 축구에 열광적인 팬들이 이 곳을 찾아온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다 이런 경기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저 응원이 자신들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힘든 경기가 되겠어." 람은 그렇게 생각했다. 리버풀엔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명성을 지닌 선수가 존재한다. 그가 골을 넣지 못하는 경기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유럽리그에 데뷔 이후 그야말로 과거 전설적인 선수들만큼이나 독보적인 길을 걷는 선수였다. "김현준..." 그렇기에 오늘 경기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이자 자신의 캡틴인 유프 하인케스는 그런 현준을 막기 위해 마르티네즈에게 현준에 대한 강한 압박과 거친 수비를 주문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단테와 자신까지도 현준에 대한 마크를 주문했다. 현준에게로 공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고 두 번째는 현준이 공을 잡았을 경우 무슨 일이 있어도 협력수비로 그를 묶으라고 한 것이다. "상대는 고작 24살인데 말이야..." 거기에 유럽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고작 3 시즌 밖에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첫 시즌은 첼시가 아시아에서 영입한 유망주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가 현준이었다. 하지만 지금 현준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PSG 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같은 팀 동료인 마리오 고메즈처럼 세계적인 공격수들 사이에도 최고의 선수였다. 람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시아인이라고 그리고 나이가 어리다고 현준의 평가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누가 뭐래도 그는 자신의 실력을 골로서 기록으로서 보여준 선수였다. 이런 사실을 인정해야지만 오늘 경기에서 현준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람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선축으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 티켓을 건 4강 2차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은 최소한 2골 차 이상으로 승리를 해야만 했다. 그런 만큼 리버풀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수아레즈! 찬스예요!!!] 홈이라는 이점을 삼아 리버풀 선수들은 2 선에서부터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쳤다.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얻은 그들의 플레이에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바이에른 뮌헨은 첼시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리는 현준을 필연적으로 막아야했다. 리버풀이 공격적으로 나옴에 따라 마르티네즈를 비롯해 필립 람까지 현준을 막기 위해 달라붙자 그 빈 공간으로 재빠르게 수아레즈가 파고들어갔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친 모드리치가 아니었다. 자로 잰 듯한 깔끔한 패스가 수아레즈에게 연결되었고, 수아레즈는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가 달려들기 전에 그대로 반 박자 빠르게 공을 걷어찼다. [슛!!! 노이어!!] [막았어요!! 마누엘 노이어! 선방! 마누엘 노이어! 수아레즈 선수의 슈팅을 환상적으로 막아냅니다!] 아아아!!! 사방에서 안타까운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이제 전반이 시작되었지만 오늘 경기에서 2 골 이상 넣어야 하는 리버풀인 만큼 갈 길이 바빴다. 수아레즈도 아쉬운 듯 얼굴을 감싸쥐며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골망을 찢어버릴 정도의 강력한 슈팅이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는 자신이 어째서 세계 최고의 골키퍼인지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선방으로 콥들이 안타까운 탄성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빌어먹을. 넣을 수 있었는데!" "괜찮아. 이제 경기가 시작인데." 현준의 말에 수아레즈는 아직도 아쉬운지 뮌헨의 골대를 바라보며 마누엘 노이어를 쏘아보았다. 환상적인 선방으로 인해 동료들에게 손가락을 치켜받으며 웃는 그의 얼굴을 굳어버리게 하고 싶었다. "그래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잖아." "시간은 많아. 아직 공격권은 우리에게 있으니까. 집중하자고." 비록 좋은 기회는 무산됐지만 아직도 공 소유는 리버풀에게 있었다. 전반부터 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는 리버풀. 그리고 그런 리버풀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하는 바이에른 뮌헨. 세트피스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의 충돌은 필연적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삑! 삐익!!! 두 번이나 심판이 주의를 주고 나서야 결국 경기가 재개되었다. 그 만큼 선수들끼리의 기 싸움이 대단했던 것이다. 현준 또한 껌딱지처럼 자신에게 붙은 마르티네스의 거친 플레이에 인상을 찡그릴 수 밖에 없었다. 악마의 신체로 인해 마르티네즈의 그 어떤 플레이에도 넘어가지 않은 자신이 있었지만 자신의 무반응에 열이 받은 것지 점점 그 도가 지나쳐지고 있었다. '뭐...이러다 카드가 나오면 더 좋은 거고...' 홧김에 자신도 몸싸움을 걸며 힘으로 그를 눌러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경기에서 승리하기위해선 그런 것 보다 그를 경기장에서 퇴장시키게 만드는 게 더욱 더 좋은 선택이 될 게 분명했다. [리버풀의 코너킥, 제라드 선수가 준비합니다.] [이런 세트피스 상황 하나라도 최선을 다해야되요. 리버풀 갈 길이 멀거든요.] 제라드의 크로스에 이은 캐러거가 헤딩 슛 아쉽게도 골문을 살짝 벗어나자 신연호 캐스터와 조민호 해설위원도 안타까움의 함성을 내뱉었다.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김현준이 리버풀에서 뛰는 만큼 리버풀이 이기기를 바랬다. [리버풀 역습 찬스예요! 기회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 슛!!! 빗나갑니다!] [김현준 슛! 아!!! 골대!!! 골대 맞았습니다! 리버풀 아쉬운 찬스를 놓칩니다!]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리버풀과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자신들 또한 원정 골을 터뜨려 승리를 굳히겠다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의 거세게 공격과 수비를 오갔지만 아쉽게도 골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상황이 급해지는 것은 당연히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2골 이상의 차이를 내며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골아! 제발 들어가라고!" "골을 넣어줘 준!!!" "제대로 좀 때려봐!!!" 볼 점유율도 주도권도 자신들이 잡고 있었다. 하지만 수아레즈의 슈팅에서부터 현준의 골대를 맞는 슈팅까지 이상하게도 골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찬스를 잡는 것은 자신들의 팀인 만큼 한 번 골이 터지면 충분히 다득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충분히 결승에 진출할 수 있어!'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경기장 밖에서 응원하는 콥들도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뛰고있는 11 명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골을 터뜨린 것은 홈 팀인 리버풀이 아니라 원정 팀인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리버풀이 먼저 선제골을 터뜨렸던 것처럼 말이었다. "거기 막아!" 전반 33분. 토마스 뮐러가 살짝 올려준 공이 그대로 측면으로 파고들어가는 아르옌 로벤에게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로벤이 드리블을 하기 시작하자 아게르와 엔리케가 로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은 무슨 일이 있어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마쳐야 했다. 한 골이라도 내주게 되면 경기는 굉장히 힘들게 흘러 갈 게 분명했으니 말이다. "아게르 백업!"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 선수이자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윙어 아르옌 로벤이다. 그렇기에 2 명의 수비수가 로벤을 마크한 것이다. 먼저 엔리케는 로벤은 마크하고 아게르가 하여금 백업 및 다른 선수들에게로 향하는 패스 루트를 끊어주는 플레이였다. 아주 정석적인 수비의 표본이었다. 콥들도 엔리케와 아게르가 로벤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장을 울리던 콥들의 함성이 잦아든 것은 순식간이었다. "홈에서 울게 해주지." 말과 함께 로벤은 엔리케의 다리사이로 공을 밀어놓고는 그대로 자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엔리케를 제쳐버렸다. 순식간의 틈을 놓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 로벤의 플레이에 재빠르게 아게르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아게르가 달려와 공을 걷어내기 전 로벤이 공을 살짝 옆으로 걷어차고는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당했다!" 로벤의 공을 받은 고메즈는 그대로 원투 패스로 공을 안으로 찔러넣었다. 아게르와 캐러거 사이를 꿰뚫는 정확한 패스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로벤의 슈팅은 안 필드를 정적에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로벤이 파고 들어갑니다! 고메즈!!!] [뚫렸어요! 아! 들어갑니다! 로벤!!! 바이에른 뮌헨이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아! 리버풀 이렇게 되면 경기 굉장히 어려워지는데요!] [최소한 3골을 넣어야지만 리버풀 무승부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골을 넣고 환호성을 지르는 로벤을 보며 콥과 리버풀 선수들은 침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경기는 자신들의 주도하고 있었다. 유효슈팅이나 볼 점유율 전부 자신들이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선제골을 터뜨린 팀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으로 가기 위해선 최소한 3 골을 이상을 넣어야만 했다. "빌어먹을..." 골을 허용한 레이나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자신이 지키고 있는 골문 안에 들어가 있는 공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되면 아까처럼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무리였다. 한 골 더 내주게 되면 자신들은 원정 다 득점 원칙 때문에 5 골을 넣어야지만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 때문인지 첫 골을 내준 이후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는 소극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었다. [리버풀 선수들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데요?] [나가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나가기가 곤란한 상황이예요. 한 골 더 내주게 되면 경기 완전히 기울어지게 되는 셈이거든요?] '이거 곤란한데...' 마르티네즈의 견제를 피하며 이리저리 틈을 찾으며 골을 노리던 현준도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중원에서부터 위험성을 줄이며 플레이를 펼치자 최전방까지 공이 쉽사리 오지 않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어차피 3골 이상을 허용하지 않으면 결승에 진출하게 되는 만큼 조금 라인을 내리며 수비적으로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거기에 이때가 기회가 싶을 정도로 자신의 마크에 집중하고 있었다. "여기 패스! 큿!" 중원에서 전방으로 공을 보내도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어렵지 않게 현준에게로 향하는 공을 차단하고 있었다. 애시당초 패스 루트가 몇 없는 만큼 공을 차단하는 일은 쉬운 일이었다. [아! 김현준 선수와 수아레즈 선수 계속해서 전방으로 고립되는데요?] [결국 김현준 선수 내려와서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하는데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견제가 대단해요.] 현준이 공을 잡아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갈 때마다 어떻게든 반칙으로 현준의 플레이를 제지하는 뮌헨의 선수들이었다. 그럴 때마다 콥들의 불 같은 야유가 터져나왔지만 뮌헨의 선수들은 하인케스의 전술대로 지능적으로 현준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전반은 그렇게 바이에른 뮌헨의 리드로 종료되었다. 주도권은 리버풀이 잡았지만 골은 바이에른 뮌헨이 터뜨리면서 불같이 타오르던 분위기를 단숨에 꺼버린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목재 키트를 하나 사서 만드느라... 취미좀 하나 가져볼까 하다가 여자친구랑 문구점에 가보니 목재키트를 팔더군요.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오늘 결국 사서 같이 만들었습니다. 범선을 만들고 싶었는데 범선은 안 팔길래 집으로 구입. 3, 4 시간 걸린 것 같네요. 완성 사진은 뜰에 올려놓겠습니다. ㅋㅋㅋ 그러면 즐감하시길 00375 현준, 리버풀의 미래 =========================================================================                            [전반전 종료됩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전반 34분 아르옌 로벤이 터뜨린 선제골로 1 – 0 으로 앞서나가며 전반전을 마쳤습니다. 예상외로 리버풀의 공세를 바이에른 뮌헨이 잘 막아내면서 경기를 주도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연호 해설위원님.] [네, 그렇습니다. 분명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친 팀은 리버풀이지만 골은 바이에른 뮌헨이 넣었습니다. 골을 때린 횟수는 리버풀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양 팀의 유효슈팅의 수는 비슷합니다. 이는...]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경기가 열리는 지금 한국의 축구 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체리 쥬빌레도 마찬가지였다. 리더인 아영과 줄리아의 성화에 자기 시간을 갖던 소녀들까지 나와서 현준의 팀을 응원해야 했던 것이다. "유효슈팅이 뭐야? 그리고 지금 현준 오빠네가 지고 있는 거지?" "유효슈팅은 골문 안으로 들어간 슈팅을 말하는 거고, 응. 지금 현준 오빠네가 지고 있는 거 맞아. 1 – 0 으로 지고 있어." "그러면 후반전에는 2골을 넣으면 이기겠다." 고작 1골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기에 레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현준이라면 1골 차이 정도는 쉽게 역전시켜 줄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이제까지 그래왔기 때문이었다. "아니야. 그러면 오빠네가 져. 이기긴 이기는데 결승전에 못 올라간단 말이야." "어? 어째서? 2 – 1 이면 현준 오빠네가 이기는 거잖아." 레이의 말에 줄리아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팀, 상대 팀, 공, 골밖에 모르는 스포츠엔 별 관심이 없는 평범한 여자인 레이에게 지금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기엔 자신의 지식도 짧았기 때문이었다. "그건 지금 벌어지는 경기가 챔피언스 리그기 때문이야." 두 소녀의 대화에 아영이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구세주로 나섰다. 체리 쥬빌레 멤버들 중 축구에 대한 지식이 가장 많은 소녀는 바로 아영이었다. 현준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지만 지금은 축구 소녀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다. 그런만큼 아영의 말에 다섯 소녀가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어디서 들은 지식은 있었지만 자세히 어떤 상황인지는 다들 몰랐기 때문이었다. "챔피언스 리그는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홈경기 원정경기 이렇게 경기를 2번 치러. 그런데 리버풀은 이미 원정경기에서 3 – 1 로 졌거든.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경기에서 2점차 이상으로 승리를 해야만 했어. 근데 1 골을 먹혔잖아. 그러니까 바이에른 뮌헨은 4골, 리버풀은 1골을 넣은 셈이야." "그러면 3골이나 차이가 나는 거네?" "응. 그래서 리버풀은 후반전에 3골을 넣어야지만 경기를 무승부로 가져갈 수 있어. 결승전 티켓을 가져가려면 최소한 4골 이상을 넣어야 되고." 아영의 말에 다들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축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한 경기에서 3골, 4골씩 터뜨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알고 있었다. "이기기 힘들겠다. 그럼 결승에 못 나가는 건가?" 레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했다. 스포츠 기사 축구란을 보게 되면 우리나라 선수가 한 골 혹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서특필이 된다. 그 만큼 한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3골, 그것도 세계 최고의 클럽중 하나를 상대로 넣어야만 했다. "현준오빠라면 충분히 잘 해줄 거야.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잖아? 그거 알아?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올라갈 확률을 냈대. 그런데 리버풀이 1차전에서 3 – 1 로 졌는데도 불구하고 리버풀이 결승에 올라갈 확률을 51%나 잡은 거야. 바이에른 뮌헨보다 리버풀이 더 결승전에 올라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 거지." "왜?" 아영의 말에 레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바로 현준오빠 때문이야. 그 만큼 골을 많이 터뜨리는 선수가 있기에 도박사들도 바이에른 뮌헨이 유리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쉽사리 바이에른 뮌헨의 우세를 점치기 못했던 거야." "현준오빠 정말 대단하다..." "난 원래부터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 레이의 말에 아영은 마치 자신이 칭찬받는 것처럼 자신의 가슴을 쭉 피고는 뿌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때 막 광고가 끝나고 Tv 화면이 바뀌기 시작했다. 화면에서는 경기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건 바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17 번의 선수 김현준이었다. 현준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소녀들은 다시금 Tv 에 시선을 고정하기 시작했다. 후반전에도 리버풀은 선수교체를 하지 않고 전반전의 멤버 그대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달글리쉬에게 호되게 한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승리에 대한 열정이 전혀 보이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해도 좋다. 트레블을 이룩하지 못해도 좋다. 하지만 안 필드에서, 콥들 앞에서, 수 많은 팬들이 찾아주신 이 경기장에서 팬들을 실망시키는 플레이는 결코 펼치지 마라.' '한 골만 허용해서 지는 것보다 세 골을 실점해도 두 골을 넣어서 지는 플레이를 보여줘라. 그것이 너희들에게 팬들이 원하는 플레이다.' 1차전의 패배로 인해 여러 골을 넣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실점 이후 급격히 플레이가 위축된 선수들에게 일침을 놓는 한마디였다. "샤키리! 밀어줘!" "수아레즈! 뒤로 빼!" "이쪽으로 올려!!!" 그로 인해 리버풀은 조금이라도 스코어를 좁히기 위해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4 – 1 로 지고 있는 만큼 이기기 위해선 3골을 넣어야만 했다. 남은 45분 동안 3골을 넣으려면 최소한 15분에 1골씩 터뜨려야 했다. "준!!!"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은 현준이 감각적으로 공을 띄어 올렸다.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반 바이텐의 머리를 살짝 스치고 지나가며 수아레즈의 발끝으로 떨어져 내렸고, 수아레즈는 뮌헨의 수비수들이 자신에게 달라붙기 전에 한 발짝 먼저 강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너무 힘이 들어간 것일까? 수아레즈의 슈팅은 그대로 노이어의 정면으로 향했고, 노이어는 어렵지 않게 수아레즈의 슈팅을 잡아냈다. [수아레즈 슛!!! 아!!!] [아! 골키퍼 정면! 루이스 수아레즈! 아쉬운 찬스를 놓칩니다!] [아...! 저건 해결해 줬어야만 했는데요.] [노이어 선수 오늘 정말 잘 막네요.] 아쉬움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안 필드의 콥들처럼 조민호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 또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아레즈는 자신이 골을 넣지 못했다는 사실을 자책하는 듯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연습 때는 그렇게 잘 들어갔던 골이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전혀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제대로 압박해! 돌아가는 선수를 놓치지 말라고! 계속해서 위험한 찬스를 내주잖아!" 노이어의 말에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들은 찝찝한 표정을 지었다. 노이어는 적지인 안 필드에서 벌써 몇 번이나 화려한 선방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마 그가 아니었다면 경기는 어떻게 흘러갔을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후우..." 한숨과 함께 멀리 공을 던져 버린 노이어는 시선을 돌려 최전방에서 움직이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에도 생각지도 못한 준의 로빙패스에 자신들의 수비라인이 그대로 무너져 버렸다. 이제 후반 4분이 흐르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이제 41분. 41분 동안만 버틴다면 자신이 뛰는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노이어는 그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질 것만 같았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노래하는 서포터즈 콥들은 자신들이 굉장히 불리한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펼치는 동안에는 자신들도 노래를 멈추지 않아야만 했다. "......" 그런 콥들의 모습을 보며 제라드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언제나 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그에게 영광이었다. 1998년 리버풀에 입단했을 때부터 콥들은 리버풀이라는 클럽에게 변하지 않는 사랑을 보내왔었다. 그리고 이런 콥들은 제라드는 결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스티브!!!" 뮌헨의 진영에서 길게 날아온 공을 캐러거가 거친 몸싸움과 함께 점프했고, 캐러거의 머리에 맞은 공은 중앙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모드리치에게로 정확하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모드리치는 그대로 자신의 에워싸려는 뮌헨의 압박을 뚫어내며 제라드에게로 공을 연결시켰다. 와아아아!!! 제라드가 공을 잡자 안 필드에 함성 소리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비록 지금 리버풀의 영웅은 현준이었다. 하지만 전 주장이자 콥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이자 2000년대 리버풀의 역사나 다름없는 선수는 바로 스티브 제라드였다. 특히나 제라드는 2004 – 5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이스탄불의 기적이라는 리버풀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승리를 만들어낸 주역이기도 했다. "마크해!" 제라드가 공을 잡자 단테와 반 바이텐은 더욱더 강하게 현준과 수아레즈를 압박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제라드 – 현준 라인은 굉장한 호흡을 보이며 수 많은 골을 성공시켰기 때문이었다. "괴체!" 하지만 제라드의 선택은 최전방 공격수인 현준과 수아레즈가 아니었다. 바로 마리오 괴체였다. 어느새 자신의 스피드를 뽐내며 바이에른 뮌헨의 측면을 파고 들어가고 있었다. 제라드의 패스는 정확하게 수비수 사이를 빠져나가며 괴체에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괴체는 그대로 공을 감아 차올렸다. [제라드! 괴체! 괴체 그대로 올립니다!] 길게 반원을 그리며 엄청난 스피드로 괴체의 크로스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그때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터치로 올리는 크로스인가?' 제라드가 패스를 보낼 때부터 현준은 괴체의 플레이를 읽고 있었다. 순수한 마기가 괴체의 움직임을 읽고 예상해 현준에게 그 정보를 보내주고 있던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이미 현준은 몸을 틀어 빠른 스피드로 괴체의 크로스가 떨어질 지점을 예상하고는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전반전처럼 후반전에도 단테와 마르티네즈가 자신을 집요하게 마크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마음대로 플레이를 펼치기가 너무나 힘들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면서 조금씩 자신에 대한 마크도 느슨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순수한 마기가 말해주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큿!" 현준이 달리기 시작하자 단테와 마르티네즈 또한 스피드를 올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현준을 마크해야만 하는 명령을 받은 둘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괴체의 크로스를 보고 단테가 뛰어올랐다. 현준에게로 향하는 공을 한 발짝 먼저 차단하려는 생각이었다. 그런 단테의 플레이에 콥들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현준에게로 향하는 괴체의 크로스가 가로막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괴체 또한 마찬가지였다. 기껏 공을 올리긴 했는데 뮌헨의 수비에 걸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 현준만은 예외였다. 단테가 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피드를 늦추지 않고 달려가고 있었다. '뒤로...!' 순수한 마기가 단테의 움직임과 공의 궤적을 현준에게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단테의 헤딩은 공을 걷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을 뒤로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괴체! 그대로 올립니다! 단테 헤딩! 아!!!] [빠졌어요! 김현준!!!] "빌어먹을!" 현준의 예상대로 단테의 헤딩은 공을 걷어내는 것이 아니라 백헤딩으로 오히려 현준에게 패스를 해주게 된 셈이 되어버렸다. 단테의 실책에 마르티네즈가 재빠르게 현준을 막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미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있던 현준은 여유롭게 볼을 트래핑 한 후 골문 왼쪽 구석을 향해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노이어가 몸을 날려봤지만 역부족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시길! 뮌헨 미안. 내가 너희를 싫어하지는 않는데... 주인공 보정들어갔어... 아 목재범선키트...굉장히 비싸네요. 사고 싶은데 자금의 압박이 덜덜덜하네요. 00376 현준, 리버풀의 미래 =========================================================================                            [골! 골입니다! 김현준! 동점골!] [결국 이 선수가 해냅니다! 김현준! 단테 선수의 헤딩 실수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시킵니다! 이제까지 계속된 선방을 보여줬던 바이에른 뮌헨의 노이어 골키퍼가 손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정확한 슈팅이었어요!] 와아아아!!! 현준의 발 끝에서 공이 떠나고 그물이 철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콥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부르기 시작했다. 경기 내내 원했던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었다. 드디어 동점을 만들었다. "와아아!!!" "들어갔다!!!" 현준의 골이 터지자 한국의 스포츠 팬들도 만세를 불렀다. 대다수가 현준이 뛰고 있는 리버풀은 자신의 팀으로 응원하는 팬들이었다. 옹기종기 모여서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 체리 쥬빌레도 마찬가지였다. 단테의 헤딩 실수로 뒤로 빠지는 공을 그대로 낚아채서는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에 소녀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현준 오빠야." "그럼 진짜 현준 오빠네가 결승전에 올라 가는 거야?" "아직 2골, 아니 3골 더 넣어야 해." 레이의 말에 아영은 그렇게 말하고는 Tv 로 시선을 돌렸다. 현준이라면 분명 또 골을 터뜨려 줄게 분명했다. Tv 화면에는 방금 전 현준의 골 장면을 리플레이해서 내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경기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분명 바이에른 뮌헨이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안 필드에서 기세가 오른 리버풀을 막아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더군다나 김현준 선수는 몰아치기가 굉장히 능한 선수 아닙니까? 게다가 동점골이 아주 좋은 시간이 터졌어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바쁘게 상황을 중계하기 시작했다. 둘 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찾아온 세계 각지의 방송 캐스터들도 바쁘게 자신들의 언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후반 7분에 터진 동점골이다. 추가골을 터뜨리기엔 충분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리버풀 선수들의 입장으로는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이었다. 골을 터뜨린 현준은 골 세리모니조차 하지 않은 채 그대로 공을 들고 센터 서클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곧 경기가 재개되었다. 1차전에서의 패배에 대한 만회를 하겠다는 듯 리버풀 선수들은 동점골 이후 더욱더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기 시작했다. "좀 더 라인을 올려! 적극적으로 플레이해!" "거칠게 밀어붙여! 공간을 내주지 말라고!!!" 그라운드의 선수들 만큼이나 벤치 또한 바빠졌다. 케니 달글리쉬는 물론이고 선제골 이후 여유롭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하인케스 또한 터치라인 근처까지 다가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측면을 파고들던 샤키리의 크로스가 단테의 머리에 맞고는 전방으로 뛰어들던 제라드에게로 연결되었다. "막아!!!" 제라드가 슈팅자세를 취하자 재빠르게 반 바이텐이 달려들었다. 비록 예전까지 않다고는 하지만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은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그 중거리 슈팅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팀이 자신들의 골문을 내줬던가? 그의 발끝에서 떠난 폭발적인 중거리 슈팅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했다. "훗..." 자신의 슈팅을 방해하기 위한 반 바이텐의 태클에 제라드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슈팅은 어디까지나 트릭에 불과했다. 자신의 장점은 폭발적인 중거리 슈팅만이 아니었다. 상대 수비수들을 속이는 테크닉 또한 자신 있었다. 와아아아!!! 가볍게 반 바이텐의 태클을 피하며 다시금 공간을 파고 들어가는 제라드의 활약에 콥들이 환호성을 보냈다.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조금 더 드리블로 치고 들어간 제라드는 좌측에서 오버래핑을 하며 뛰어 들어가는 모드리치에게 공을 보냈고, 모드리치는 측면을 파고들어가는 괴체에게로 공을 밀어주었다. "준을 마크해!" 노이어가 소리를 질렀다. 자신들의 측면이 완벽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현준과 수아레즈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괴체의 크로스가 바이에른 뮌헨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떨어져 내렸다. '칫...!' 단테와 현준이 경합을 벌이는 모습에 노이어도 앞으로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이 상황에서는 단테에게 맡기고 자신은 골문 안으로 날아오는 공을 막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선제골을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현준과 단테의 그리고 노이어까지 3 명의 선수가 동시에 뛰어올랐다. [마리오 괴체 올립니다!] [김현준 헤딩!!!] 아무리 악마의 능력을 지녔다 하더라도 인간의 한계로 뛸 수 있는 높이는 정해져 있었다. 그렇기에 현준의 헤딩은 노이어의 펀칭으로 인해 공에 닿지도 못하고 무산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자신의 플레이어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이걸 노렸던 거지.' 공중에서 몸의 균형이 무너지며 단테, 노이어와 함께 그라운드로 쓰러진 현준의 시선은 어느새 뒤쪽으로 향해 있었다. 노이어의 펀칭에 맞고 패널티 에어리어를 벗어난 공의 앞에는 어느새 제라드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안돼!" 그 모습에 노이어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이 먼저 터져 나왔다. 그리고 제라드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노이어의 손끝을 살짝 스치고는 바이에른 뮌헨의 골망을 강하게 흔들어 버렸다. [제라드!!! 슛!!!] [골!!! 들어갑니다! 스티브 제라드!!! 역전골을 터뜨립니다! 노이어 선수가 펀칭으로 튕겨낸 공을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가릅니다!] [아! 리버풀! 이렇게 되면 경기 정말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바이에른 뮌헨 지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와아아아아!!! 후반 11분 제라드의 추가골이 터져 나왔다. 불과 4분 사이의 폭격에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멍하니 골대 안에서 굴러가고 있는 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리버풀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스티븐 제라드의 골에 콥들은 제라드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좋았어! 스티브!" "나이스 플레이 준!!!" 선제골을 넣었을 때는 골 세리모니를 하지 않았던 현준이지만 이번만큼은 속에서 벅차오르는 짜릿함에 제라드를 얼싸안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제라드 또한 현준의 얼굴을 부여잡았다. 이번 골은 노이어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첫 골의 상황도 그러했지만 너무 현준을 의식한 까닭에 노이어가 무리해서까지 펀칭을 했고, 그 때문에 너무나도 쉽게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에 골을 성공시킬 수 있던 것이었다. [아! 경기 정말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스티브 제라드의 역전골로 경기 리버풀이 2 – 1 로 앞서나갑니다.] [진짜 축구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경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다급해 질 수 밖에 없어요. 벌써 하인케츠 감독 벤치에 앉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거든요?] [더군다나 리버풀은 몰아치기가 굉장히 능한 팀 아닙니까? 챔피언스 리그 8 강전에서도 발렌시아를 상대로 홈에서 4골이나 터뜨리며 완벽하게 무너뜨렸거든요.] [네, 그렇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도르트문트, 맨체스터 시티, 첼시와 같은 강팀들도 안 필드에서는 3골 이상을 얻어맞으며 무너져 내렸거든요? 바이에른 뮌헨이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만 하더라도 결승 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동점골 그리고 역전골까지 터뜨리자 슬슬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이라는 콥들의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안 필드가 떠나갈 듯 함성소리로 가득찼다. 자신들의 팀을 챔피언스 리그 결승으로 올려줄 만한 가장 믿음직한 선수가 바로 리버풀의 주장 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자신의 장기중 하나인 개인기로 자신을 마크하는 마르티네즈를 떼어놓고는 공을 앞으로 치면서 달리며 뮌헨의 진영을 휘젓기 시작했다. "큿!" 오늘 경기에서 현준을 마크해야만 했던 마르티네즈다. 하지만 벌써 몇 번 째 현준을 놓치면서 직, 간접적으로 현준이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눈으로 봤던 그였다. 2골이나 허용했지만 아직 경기는 자신들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대로 경기만 종료해도 뮌헨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와 주도권은 이미 리버풀에게 넘어가 있는 만큼 어떻게든 이 안 좋은 흐름을 끊어야만 했다. [김현준! 치고 들어갑니다!] [리버풀 찬스입니다!!!] "그냥 둘 수 없지." 그리고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선수가 현준이라는 것은 마르티네즈도 잘 알고 있었다. 과감하게 수비진 사이로 쇄도해 들어가는 현준의 모습에 마르티네즈는 재빠르게 현준의 드리블을 방해하기 위해 달라붙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강하게 현준의 발과 함께 공을 동시에 건드리는 강한 태클을 시도했다. "아악!!!" 삐익!!! [아! 마르티네즈 선수의 태클! 제대로 발을 걷어찼는데요!] 마르티네즈의 강한 태클에 현준은 그대로 그라운드로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버풀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현준의 주위로 몰려들 수 밖에 없었다. 우우우우!!! 퇴장이다!!! 퇴장이라고!!! 심판! 안 필드도 야유로 가득찼다. 방금 전은 리버풀의 입장에서 굉장히 좋은 찬스나 다름없었다. 수비라인을 파고드는 스루패스 하나만 현준이 찔러 넣었어도 일대일 찬스나 다름없는 장면이 만들어지는 상황이었다. "심판! 방금 전에는 발까지 노리고 들어온 태클이잖아!" 팀의 베테랑 고참인 제라드와 캐러거는 심판을 둘러싸고는 강하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특히나 뒤쪽에서 제대로 마르티네즈의 태클을 목격한 제라드는 항의는 굉장히 거칠었다. 그에 반해 모드리치와 괴체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현준을 보고 있었다. "괜찮아? 주장?" "아아...조금 아프지만..." 손을 젓는 모습에 모드리치는 현준을 일으켜 세웠다. 다행이도 현준의 부상은 그리 심하지 않아 보였다. 결국 심판은 제라드와 마르티네즈에게 옐로 카드를 주었다. 우우우우!!! 눈이 병신이냐! 심판 꺼져버려!!! 저게 격투기지 축구냐! 가뜩이나 자신들의 보물인 현준이 강한 태클을 당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데 제라드가 강하게 항의를 하다가 옐로 카드를 받자 다혈질인 콥들이 심판을 향해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안 필드를 울리는 야유와 욕설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저런 과도한 팬들의 사랑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찌되었든 마르티네즈의 반칙으로 리버풀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제라드가 현준을 보고는 턱으로 공을 가리켰다. 현준에게 공을 차라고 하는 의미였다. 프리킥은 보통 제라드나 모드리치가 찼다. '이거 오랜만인데?' 현준의 프리킥 능력 또한 대단했다. 충분히 리버풀의 입장으로써는 써먹을 수 있는 공격 패턴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몇몇 중요했던 상황을 제외하고는 프리킥을 시도한 적이 거의 없었다. 현준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프리킥을 차게 하기엔 최전방에서의 골 결정력이 너무나도 아쉽기 때문에 내린 감독의 결정이었다. ============================ 작품 후기 ============================ E북 다음권은 오늘 전화를 받았습니다. 편집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출판한다고 해서 연재를 중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즐감하시길. 00377 현준, 리버풀의 미래 =========================================================================                            [김현준 선수가 준비합니다. 아마 직접 준비할 듯 싶은데요?] [네, 김현준 선수가 프리킥을 차는 모습을 보는 것은 오랜만인데요? 그래도 프리킥 골을 몇 번 넣어본 적이 있는 선수예요. 충분히 직접 노릴 것 같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패널티 박스에는 골을 넣으려는 리버풀의 선수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서로 뒤엉켜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을 보다가 현준은 공으로 시선을 돌렸다. '직접 때리는 게 좋겠지.' 거리도 적당했다. 충분히 자신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때릴 수 있었다. 게다가 현준에게는 순수한 마기가 있었다. 자신을 그라운드의 지배자로 불리게 해주는 그 원동력이 말이다. 조금씩 현준이 뒤로 물러서자 기자들이 집중하며 그 장면을 찍기 시작했다. 기자 특유의 느낌이 말하고 있었다. 분명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기자들의 카메라에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를 짓는 현준의 얼굴이 잡혔다. [김현준 슛!!!] [그래도 때립니다! 어!!!] 빠른 도약과 함께 강하게 걷어찬 오른발에서 떠난 공은 빠르게 현준이 있는 쪽과 먼 포스트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헤딩을 하기 위해 뛰어오르는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머리를 급격하게 밑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캉!!! 엄청난 스핀으로 인해 아래로 공은 그대로 골포스트를 강타하고는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지키는 노이어도 수비수 반 바이텐도 안 필드에서 선제골을 성공시켰던 아르옌 로벤도 눈만 뻔히 뜨고 골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어?! 어어!!! 들어갑니다!] [들어갔습니다! 골! 역전골!!! 리버풀 결국 해냅니다! 아! 진짜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골 포스트를 때린 공이 그대로 안으로 빨려 들어갔어요!] [정말 환상적인 슈팅입니다! 노이어 선수 움직이지도 못했어요!] 와아아아아아!!!!! 드디어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오늘 바로 이 장면을 보기 위해서 비싼 돈을 들여 안 필드를 찾은 팬들이다. 골을 넣고 포효를 하는 현준과 그를 얼싸안고 그라운드로 쓰러지는 선수들의 모습. 바로 이 한 장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들어갔어!!! 들어갔다고!!!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한 골만 더 넣으면 되는건가! 가자!! 결승으로!!! 안 필드가 크게 들썩이기 시작했다. 현준의 골이 성공하며 스코어가 3 – 1 로 벌어졌다는 것을 확인한 팬들은 그야말로 광란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1차전에서의 대패는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여기서 어느 팀이 골을 더 넣느냐에 따라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팀이 가릴 터였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라인 올려! 좀 더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라고!" "루카! 이쪽으로!!!" YNWA와 함께 현준 콜이 경기장 가득 울려 퍼졌다. 팬들의 환호성을 등에 업은 리버풀 선수들은 더욱더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 골을 허용한 이후 내리 세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제 한 골만 더 넣으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행 티켓이 손에 잡히게 되는 것이다. [아! 정말 경기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어떻게 될지 몰라요?!] [리버풀의 주특기가 몰아치기거든요? 이대로 한 골 내 주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신나게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챔피언스 리그 그것도 4강이라는 큰 경기에서 명경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그 명경기의 주인공이 바로 한국인이다. 신이 안 날 리가 없었다. 여기서 리버풀이 한 골을 더 성공시키기만 한다면 뮌헨은 1차전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대패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감독들의 머리도 아파지기 시작했다. 분명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결국 연장전 그리고 승부차기에 들어갈 터였다. 그러니 달글리쉬 감독은 어떻게든 지금 이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한골을 더 성공시켜서 대 역전극으로 경기를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에 리버풀은 한 가지 안심하지 못할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삑삑!!! [바이에른 뮌헨, 선수를 교체하는군요. 코니 크루스 선수를 빼고 마리오 만주키치 선수를 투입하는군요. 미드필더를 한 명 줄이고 공격수를 투입했어요.] [바이에른 뮌헨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한 골을 더 터뜨려야 해요. 지금 분위기가 리버풀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리버풀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홈 경기입니다. 여기서 한골 더 내주게 되면 리버풀은 2골을 더 넣어야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올라갈 수 있어요.] [리버풀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골을 허용하지 않으며 골을 성공시켜야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마리오 만주키치. 유로 2012 크로아티아의 국가대표팀 공격수 올리치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주전 자리를 확보하면서 세계 최정상급의 공격수로 자리잡은 선수로 그는 현재 분데스리가 득점왕으로 차지하는 골게터였다. 특유의 슬로우 스타터기질을 보여주며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에서 연승행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오른발과 헤딩능력도 뛰어난데다가 패널티 박스 한쪽에서의 찬스도 쉽게 놓치지 않는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모든 경기에는 흐름이 있다. 하인케스가 그 흐름을 방해하기 위해 마리오 만주키치를 투입 시켰지만 경기는 여전히 리버풀이 지배하고 있었다. 기세를 놓치기 않겠다는 듯 매섭게 공세를 퍼부었고, 바이에른 뮌헨은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내는 일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리버풀로 넘어간 것이다. "아게르!" 가볍게 바이에른 뮌헨의 진영에서 날아온 공을 잡은 레이나는 그대로 아게르를 향해 공을 굴려 주었다. 그러면서도 소리를 지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뒤에서 만주키치가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뻐엉!!! 그리고 아게르는 전방을 스윽 둘러보고는 만주키치가 달려오기도 전에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그런 아게르의 패스는 뮐러와 공을 다투는 제라드에게로 떨어져 내렸다. "큭...!" 공을 차지한 선수는 제라드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황태자라는 별명으로 공간 창출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 선수인 뮐러지만 제라드의 경험과 기세에 눌려버린 것이다. 애시당초 제라드는 세계 최정상급의 미드필더였다. [제라드, 모드리치에게로.] [모드리치!] 공을 따낸 제라드는 모드리치를 향해 공을 보냈고, 공을 받은 모드리치는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의 공간으로 파고들어갔고 그와 함께 리버풀 선수들 또한 뮌헨의 진영으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선수들 놓치지마!" "준을 마크해!!!" 벌써 이런 상황이 몇 번이나 된 만큼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능숙하게 모드리치와 자신들의 진영으로 파고들어오는 리버풀 선수들의 패스 루트를 막아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모드리치에게도 한 선수가 달라붙었다. [모드리치 공을 뒤로 돌립니다.] [굳이 무리해서 공을 빼앗길 필요는 없거든요?] 공을 받은 선수는 후반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캐러거와 교체해 그라운드를 밟은 잭 로빈슨이었다. 비록 1차전에서는 별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잭 로빈슨은 리버풀이 자랑하는 수비 유망주였다. 그리고 그런 로빈슨의 장점은 빠른 주력과 함께 나오는 공격적인 패스였다. 뻐엉!!! 모드리치에게 공을 받은 로빈슨은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의 진영을 향해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선수들끼리의 경합을 유도해 찬스를 만들어 낼 생각이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이런 플레이를 해달라는 현준의 말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현준과 마르티네즈가 높이 뛰어올랐다. [잭 로빈슨! 그대로 공을 앞으로 보냅니다!] [김현준!!! 어?!] "칫..." 현준이 먼저 허공에 뜬 모습을 보며 마르티네즈는 인상을 구겼다. 이대로라면 자신보다 현준이 먼저 공을 차지할 터였다. 그는 현준에게 첫 골을 내줬을 때처럼 실수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공을 잡은 현준이 얼마나 위협적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 현재 리버풀에게 내준 주도권을 어떻게든 가져와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오늘 자신들의 골문을 두 번이나 열어버린 현준을 짓밟고도 싶었다. 게다가 자신의 몸싸움 및 더티한 플레이에도 반응이 없는 현준의 모습도 열이 받았다. 그 때문일지도 몰랐다. 자신도 모르게 과격한 플레이를 펼쳤던 것이 말이다. 퍼억!!! 피지컬적인 면에서 현준을 따라올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기에 마르티네즈나 바이에른 뮌헨의 강한 압박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반칙에 가까운 몸싸움을 걸어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 "어엇...?!" 하지만 현재 현준은 공중에서 뜬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공중에서 뜬 와중에 몸을 미는 마르티네즈의 몸싸움에 밀려 그대로 그라운드 위로 곤두박질할 수 밖에 없었다. "크헉!!!" 삐익!!! 당연하게도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라운드에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안 필드는 야유소리로 가득찼다. [아! 이거! 카드감인데요? 공중에 뜬 김현준 선수를 마르티네즈 선수 그대로 몸으로 밀었어요!] [김현준 선수 충격이 상당하겠는데요? 꽤 높은 곳에서 떨어졌습니다. 아무쪼록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현준이 그라운드에 떨어지자마자 근처에 있던 제라드가 달려와 강하게 심판에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리버풀 선수들도 모여서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현준을 집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심판 모르게 반칙성 플레이를 하나, 둘씩 보인다는 것도 말이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를 경우가 달랐다. 완벽하게 허공에 뜬 현준을 그대로 밀어버린 것이다. 퇴장감이 확실했다. "괜찮아요?" "아아...조금만 더 누워있을게." 현준의 말에 괴체는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다행스럽게도 몸에 이상은 없어보였다. 아마 이렇게 누워있는 것은 심판에게 어필을 하기 위함이리라. 퇴장! 퇴장이라고!!! 저게 퇴장이 아니면 내 손모가지를 건다! 심판 조심해!!! 콥들도 하나같이 퇴장을 외쳤다. 다른 선수도 아니도 현준이 당한 반칙이었다. 경기장의 브라운관에서는 계속해서 현준이 넘어진 장면을 슬로우 비디오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심판은 자신의 품에서 붉은색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모습에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급하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레드 카드를 받아 마르티네즈가 퇴장당하게 된다면 경기는 정말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꺼낸 카드가 들어가는 일은 없었고, 결국 마르티네즈는 레드 카드를 받고 욕지거리와 함께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그러면 즐감하시길. 아...드라마 백년의 유산 재미있네요. 그거 보느라 좀 늦었다는... 어제는 진해 군항제 갔다왔습니다. 벚꽃은 많이 지긴했는데 그래도 좋았더라는... 해군사관학교가 은근히 볼만하더군요. 00378 리버풀, FA 컵 결승 =========================================================================                            [아! 레드 카드입니다! 심판 레드카드를 꺼냅니다!] [네, 이건 당연한 레드 카드 감입니다. 마르티네즈 선수 너무 흥분했습니다. 공중에 뜬 선수를 밀어버리는 비매너적인 플레이를 펼쳤던 만큼 당연한 결과겠지요.] 와아아아아!!! 안 필드는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1차전에서의 2골차 패배와 함께 1 – 0 으로 지고 있던 불리한 상황에서 무려 3골을 터뜨리며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던 선수들이다. 그런 와중에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선수 마르티네즈가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한 것이다. 이제는 주도권과 분위기에서 뿐만 아니라 숫적 우위로 점한 것이다. 우우우우우!!! 안 필드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이 레드 카드라는 심판의 판정 결과에 수긍하지 못한 채 야유를 보내고 있었지만 안 필드를 가득 메운 콥들의 함성에 묻힐 뿐이었다. "좀 더 마크해! 선수를 놓치지 말란 말이야!!!" "얼마 남지 않았어! 좀 더 몰아붙여!" 마르티네즈의 퇴장이후 경기는 좀 더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남은 시간 수비를 굳힌 채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어가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마리오 만주키치를 전방에 두어 역습에 대한 플레이도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에 리버풀은 여기서 경기를 끝낼 생각이었다. 지금 이 기세를 놓치지 않고 바이에른 뮌헨을 무너뜨려야 했다. [경기 점점 격렬해지는군요. 카드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승전 때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르는데요.] 격렬해지는 경기와 함께 단테와 모드리치가 또 다시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팀은 카드가 무섭지 않다는 듯 서로의 공격을 막고 또 공격하기 위해 거친 플레이를 펼쳤다. [지금은 양 팀 다 결승전에 대한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일단 이 경기에서 이겨야 하거든요. 뮌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됩니다. 골을 더 이상 허용하면 끝이예요! 하지만 리버풀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골을 넣어야만 합니다. 지금 못 넣으면 분위기가 바이에른 뮌헨에게 넘어갈 수 있어요!] [리버풀 팬들은 이럴 때 김현준 선수가 한 건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는데요?] 현재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유력한 득점 1순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또한 12골을 넣어 리오넬 메시에 앞서 득점 1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해트트릭인가요?] 조민호 캐스터는 웃으며 말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축구 선수인 현준이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해트트릭을 해준다면 축구인으로서 그리고 축구팬으로써 굉장한 영광일 터였다. 게다가 이번 경기 현준은 벌서 2골을 터뜨린 상황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김현준 선수는 아직 해트트릭을 기록하지는 않고 있지만 저번 시즌의 활약 정말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챔피언스 리그 조별리그 때 올림피아코스를 상대로 챔피언스 리그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었죠. 그리고 그 다음 해트트릭은 바로 바르셀로나였죠. 챔피언스 리그 8강에서 만나 합계 무려 6 골을 터뜨리며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렸죠.] [이번 시즌도 대단하지만 저번 시즌 김현준 선수는 막을 수 없는 공격수였었죠.] [하하하. 네 그렇습니다. 피겨계의 김연아 선수하고 비슷한 위상이었죠.]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라고는 하지만 세계의 눈에는 아직까지도 그저그런 축구의 변방국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런 변방국에서 나온 김현준이라는 선수는 세계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와아아아!!! 선수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기량을 뽐냈고, 경기는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리버풀보다 한 명 부족한 선수 숫자로도 리버풀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그 만큼 바이에른 뮌헨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명문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마르티네즈의 공백은 커져갈 수 밖에 없었다. 선수의 부족함으로 인해 유기적인 플레이가 점점 삐걱거리면서 점점 틈이 생겨나고 있던 것이다. "루이스!" 수비라인에서 길게 차준 공을 가볍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현준은 자신을 막기 위해 달려드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를 제치고서는 옆으로 뛰어 들어가는 수아레즈를 향해 살짝 밀고는 빠른 스피드로 단테의 뒤로 돌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큿!" 현준의 움직임에 단테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원래대로라면 이때 마르티네즈의 커버 플레이가 들어와야 했었다. 하지만 마르티네즈의 퇴장으로 인해 공간이 크게 비게 된 것이다. 현준을 막기 위해 움직이려니 그렇게 되면 수아레즈가 프리로 놓이게 되었고, 그렇다고 현준을 그냥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의 틈이 단테의 입장에서 가장 끔찍한 결과로 변했다. "오케이!" 수아레즈도 공을 받을 때부터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펼칠지 예상했다. 그렇기에 공을 받자마자 현준의 움직임을 예상하고는 현준이 있는 쪽으로 공을 보냈고, 현준은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로 공을 낚아챘다. [아! 찬스입니다! 김현준!] 축구 선수로써 현준의 큰 장점중 하나는 현준은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고 슈팅을 때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둘 다 굉장히 정교하게 말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은 반원을 그리며 바이에른 뮌헨의 골대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골문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보고 노이어도 몸을 날렸다. 텅!!! 194cm 라는 큰 키와 긴 팔을 이용해 팔을 쭉 뻗어봤지만, 공을 골퍼스트를 때리고는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의 골망을 뒤흔들었고 그 모습을 본 콥들은 기다렸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환호하기 시작했다. [들어갔습니다!!! 골! 골이예요!!! 아! 김현준!!!]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결국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해냅니다! 아! 정말 놀라운 선수입니다! 대단합니다! 무서울 정도예요!] 와아아아아!!! 현준은 안 필드를 울리는 콥들의 환호성을 배경삼아 자신의 옷을 벗고는 양 팔을 벌린 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잘했어!' 4 – 1 로 바뀌는 스코어를 보며 현준은 자신에게 칭찬을 하며 주먹을 불끈쥐었다. 단테의 뒤를 돌아 수아레즈의 패스를 받기 전까지 계속해서 골을 넣으려고 시도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의 집요한 수비로 인해 계속해서 막히자 내심 불안하기도 했었다. 혹시나 이대로 승부차기까지 가게 되어 작년 결승전의 경험을 또 다시 겪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골퍼스트를 때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열자 그런 걱정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좋아. 이제 빅 이어다!!!" 자신들의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를 지르는 리버풀의 주장 현준의 모습에 콥들은 더욱 더 큰 소리로 현준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이어 리버풀 선수들이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꺄악! 들어갔어!!!" "골! 골이다!!! 꺄아아!" 수아레즈와의 이대일 패스에 이어 현준이 깔끔한 슈팅으로 골퍼스트를 맞히며 바이에른 뮌헨의 골문을 열자 체리 쥬빌레 숙소는 환호성을 가득찼다. 체리 쥬빌레 숙소 뿐만이 아니었다. 현준이 골을 성공시키는 것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려왔던 것이다. "우와 해트트릭이래." "대단하다. 역시 현준오빠야." Tv 화면의 아래쪽에는 황금색의 글자로 김현준 해트트릭이라는 말과 함께 챔피언스 리그 13호 골이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들은 현준의 해트트릭이나 챔피언스 리그 13호 골이라는 말보다 더욱더 중요한 관심사가 있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결승에 리버풀이 올라가는 건가?" "응! 이대로 끝난다면 현준 오빠팀이 결승전에 올라가. 1차전에서 3 – 1 로 졌는데 지금 4 – 1 이니까 저쪽 팀은 4골, 현준 오빠네는 5골을 넣은 셈이거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레이와 지우의 말에 아영이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홈과 어웨이에 대한 개념은 빠졌지만 그래도 레이와 지우는 현준이 속한 리버풀이 결승전에 올라간다는 말에 다시 Tv 화면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아...현준오빠 오늘 신모드 빙의했네. 뮌헨 불쌍하다. 뮌헨도 굉장히 잘하는 팀인데." "그래도 현준오빠가 더 잘한다 뭐." 줄리아의 말에 지우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 그냥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입을 열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줄리아에게 현준은 신이나 다름없었다. 성용과 좋은 관계로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우는 아영만큼이나 축구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지식속에는 바이에른 뮌헨은 굉장한 강팀이라는 것도 들어있었다. 현준이 대단하다는 것도 알고 리버풀이 강팀이라는 것 또한 알지만 기성용 또한 프리미어리거인 만큼 그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었다. '오빠네 팀하고 바이에른 뮌헨이 붙으면 누가 이겨?' '글쎄...잘 모르겠는데 이기긴 쉽지 않을 걸? 질 경우 더 많을 거야. 우리 팀이야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인데 반해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최강팀이거든. 게다가 그 팀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몇 번 했을 정도로 전력이 대단하다고.' '그럼 현준오빠가 속한 리버풀이랑 붙으면? 이번에 둘이 붙잖아.' '......모르겠는데. 막상막하가 아닐까? 그래도 현준이가 날뛰면 리버풀 승리. 그 자식 가끔 미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정말 접신이라도 하는지 골신이 붙더라. 찼다하면 다 들어간다니까. 축구는 정말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닌데 접신한 현준이는 정말 축구 혼자해.' '그럼 아스톤 빌라하고 리버풀이 붙으면?' '첫 경기는 현준이한테 해트트릭 당하고 4 – 2 로 완전히 깨졌지. 그때 현준이가 빙의했거든. 두 번째 경기는 그래도 2 – 2 로 비겼어. 그래도 현준이한테 한 골은 내줬지. 하아...' 한숨을 내쉬면서도 성용은 현준과 가장 친한 동료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듯 현준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4 – 1 로 점수 차이가 벌어지자 탈락위기에 몰린 바이에른 뮌헨은 어떻게 해서는 한 골을 더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전 선수들의 체력이 다 떨어진 시점에서 무리한 움직임은 더욱더 큰 위기를 자초할 뿐이었다. [경기 끝납니다! 리버풀이 1차전 3 – 1 의 패배라는 열세를 뒤엎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합니다!!! 2011 – 2012 시즌에 이어 2연속 결승진출입니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이 안 필드 원정에서 무릎을 꿇고 마는군요. 1차전에서 3 – 1 이라는 대승으로 인해 바이에른 뮌헨의 결승행이 굉장히 유력했었는데요. 결국 김현준 선수를 막지 못했고, 오히려 마르티네즈 선수의 퇴장이라는 굉장히 아쉬운 플레이를 보여주며 4강에서 탈락합니다.] 결국 후반 42분 모드리치의 슈팅이 또 다시 바이에른 뮌헨의 골망을 갈랐고 뮌헨의 선수들은 리버풀 원정에서 악몽 같은 스코어를 보며 좌절해야만 했다. [이렇게 되면 챔피언스 리그 결승은 작년에 이어 또 다시 프리메라리가의 팀과 프리미어리그의 팀끼리 맞붙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미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와 김현준 선수의 리버풀. 확실히 어느 팀이 빅 이어를 들어 올릴지 쉽사리 예상이 되지 않는데요.] [작년엔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8 강에서 만나 1, 2차 합계 스코어 7 – 6 로 이겼는데요. 굉장한 난타전 경기지 않았습니까?]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도 화자가 되는 경기였다. 챔피언스 리그라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시합에서 그것도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세계 최강팀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현준이 무려 6골이나 터뜨리며 한국의 축구팬들을 전율에 빠지게 만들었던 경기였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교육 겸 훈련 마치고 왔습니다. 그럼 즐감하시길. 몇몇 분이 쪽지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셨더군요. Ol리스님이 저의 글쓰는 법에 대해 물어보셨는데요... -> 딱히 글쓰는 형식이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큼직한 줄거리만 잡고 쓰고 싶은 내용을 쓰는 편이라... 그리고 현준이가 언제 발롱도르를 타는지는...그...글세요. 상황묘사가 아니라 그냥 그랬다라고만 언급한 것 같기도 하고...유럽축구최우수 공격수상에 대한 상황묘사는 적은 기억이 있는데 말이죠;; 수진의 등장을 바라는 사람에 굉장히 많네요. ...나만 의외인건가... 00379 리버풀, FA 컵 결승 =========================================================================                            리버풀 대승. 김현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2연속 챔피언스 리그 결승무대를 밟다. [EPNM = 김민철 기자] 리버풀이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무려 5골이나 터뜨리며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홈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경기에서 3 – 1 로 패배를 당한 리버풀은 전반전 아르옌 로벤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결승전의 꿈은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인 요기 베라의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구현하기라도 하듯 리버풀은 후반전 45분 동안 무려 5골을 터뜨리며 대역전승을 일궈내었다. 이 대역전의 시발점은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자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이었다. 김현준은 후반 7분 단테의 헤딩 실수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챔피언스 리그 11호 골을 터뜨렸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증명하는 깔끔한 슈팅이었다. 그리고 4분 뒤 이번에는 전 주장이자 리버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스티븐 제라드가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경기가 2 – 1 로 앞서나가자 안 필드는 혹시나 하는 팬들의 함성소리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고 결국 마르티네즈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은 김현준이 또 다시 골로 연결시키며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 양 팀 둘 다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한 상황. 순식간에 팀이 무너지자 하인케스 감독은 만주키치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마르티네스가 현준에 대한 악의적인 반칙으로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하자 경기는 급격하게 기울였다. 결국 수아레즈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현준이 자신의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3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대역전극을 달성했고, 마지막으로 모드리치까지 골을 성공시키며 1, 2차전 합계 6 대 4 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전반전까지만 하더라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이 눈 앞에 보였던 바이에른 뮌헨은 플레이메이커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와 필립 람, 선제골을 성공시킨 아르옌 로벤등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숫적 열세와 수비진이 무너지며 1차전 대승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와아아아!!!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이 끝난 직후 리버풀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마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어 올린 상황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도 그럴 듯이 1차전 3 – 1 의 대패를 이겨내고 안 필드에서 분데스리가 최강팀이라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5 – 1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진출과 함께 트레블의 꿈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콥들이 리버풀을 축제분위기로 만드는 이유였다. "휘유...우리 팬들은 기분이 확확 바뀐다니까." "골수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지. 나만해도 그런걸."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늘의 승리를 즐기며 트위터를 확인하는 선수들을 보며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오늘 대승으로 인해서인지 트위터에는 오늘의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팬들의 글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올라와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리버풀에게 호의적인 기자들 또한 오늘의 대승을 기사로 옮겨주고 있었다. "오! 내 이야기도 나왔다." 마우스를 클릭하던 잭 로빈슨이 감탄성을 내뱉었고, 현준은 슬그머니 로빈슨의 뒤로 돌아가 로빈슨이 보고 있는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로빈슨은 코너 코디와 함게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패배의 원흉으로 찍혀 팬들에게 엄청난 악플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런 악플은 온데간데 없이 오늘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을 1실점으로 막아낸 것에 대한 칭찬글만이 가득해 있었다. "주장! 나 때문에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 맞죠?" "......그래." "앞으로 제가 리버풀의 수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인재가 맞는 거죠?" "그건 캐러거씨에게 물어보는 게 좋지 않을까...?" 현준은 초롱초롱한 눈빛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로빈슨을 보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중에는 당신의 환상적인 수비로 인해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에 진출 할 수 있었다는 내용도 있었고, 앞으로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져 달라는 글도 있었다. 워낙 바이에른 뮌헨전 승리의 여파 때문인지 리버풀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시간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굉장히 늦은 시간이었다. "주인님 정말 대단한 시합이었어요." "역시 주인님다워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탈리사와 레리엘이 현준을 반겼다. 기적적인 대역전승의 여파는 정말로 어마어마했다. 리버풀 뿐만 아니라 전 영국을 강타했고 또한 세계를 강타했다. 한국이 난리나 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Tv 에서는 리버풀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계속해서 내보내주고 있엇다. 하지만 현준에게는 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리리스님의 행방은?" "아직 수색을 마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탈리사가 말끝을 흐렸고, 현준은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현준도 리리스가 인간계에 없다는 사실을 내심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가 이렇게 오랫동안이나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곁에서 떠나가 있을 리가 없었다. '거기에 안 좋은 상황에 있는 게 분명해.' 계약을 맺은 이후 자신이 원할 때마다 자신의 마음을 읽고 모습을 드러냈던 그녀다. 하지만 현재 리리스는 자신의 곁에서 사라진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되지 않고 있었다. 그녀가 마계의 마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천족의 짓인가..." 현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리리스를 곤란에 빠뜨리게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마왕 중에서 약한 축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마계의 마왕. 드넓은 마계 중에서 4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지고한 존재였다. 그런만큼 그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존재는 많지 않았다. 그리고 현준은 현재 리리스가 천족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빠져있다고 확신했다. 현재 천계와 마계는 서로 간에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마계의 수색꾼이나 천계의 하위천사들조차도 전쟁에 동원해 인간계에 코빼기도 비추지 않고 있었다.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리리스님은 마왕인 만큼 최소 세라핌급인 치천사가 나타났어야 해요. 그런 최고위급 천사들이 나타났다면..." "아아...난 아직 제대로 된 감지능력을 익히지 못했으니까..." "하긴 주인님은 마기를 다루는 능력은 전투 능력에 특화되셨죠. 제대로 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깨달은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요." "......"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왕급이나 다름없는 1계급 천사인 세라핌의 등장을 알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현준은 내심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 세라핌의 등장을 알아차리고 리리스님을 도우러 갔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제대로 마족이나 천족을 상대해보지는 않았지만 현준은 자신의 전투능력이 대충 어느 정도 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리리스님은 일단 천계에 붙잡혀 가신 거라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 "네. 인간계에서는 그 분을 해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니까요." 인간이 마왕에게 해꼬지를 한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벌레 아니 미세먼지가 꿈틀대는 것 밖에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어떤 천사가 그랬는지는 알 수 없겠지?" "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는 건 리리스님이 부상 중이시라고는 하지만 리리스님 또한 마왕. 분명 치천사급의 천사와 싸움을 벌였다면 기운들이 요동을 쳤어야 하는 게 정상인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렇다는 얘기는?" "리리스님이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치천사들이 나타났거나 리리스님이 방심한 틈을 타서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치천사가 나타났던 거 같아요." "그런 실력자가 있나?" 방심했다고는 하지만 마왕급의 마족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가 있다는 말에 현준은 왠지 모르게 흥분이 끓어올랐다. 그런 치천사들에게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가브리엘이나 나다니엘 혹은 메타트론이나 우리엘이라면 충분히..." 레리엘이 대답했다. 치천사중에서도 수위에 속하는 천족들이다. 그들은 천족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존재들로 천계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과 두 여인의 이야기는 거기까지였다. 리리스가 천족들에게 붙잡혀 간 것이라는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이 없었다. 거기에 리리스를 찾아보기 위해 천계로 갈 수도 없었다. 애시당초 현준은 어떻게 천계로 가는지도 몰랐다. 탈리사와 레리엘 또한 타락천사로 변하고 난 이후 천계로 가는 문을 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엔 원래대로로군..." 현준은 머리를 흔들며 침대에 누웠다. 그러면서도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힘을 쓰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리리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자신의 생활은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리버풀의 주장으로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로써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냥 두자니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도 찝찝했다. "하아...답답하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리리스를 찾자니 현준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침대위에 누워있는 현준을 보던 레리엘이 조심스럽게 현준의 허리춤으로 얼굴을 묻었다. 와아아아!!! 4월 29일, 안 필드 만큼은 아니지만 5만 여명에 가까운 팬들을 수용한 수 있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뉴캐슬은 일찌감치 그들의 팬 툰 아미를 실망시킬 정도로 작년 시즌과 비교해 상당히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그래도 강등권에서는 벌어졌다는 정도였다. '오늘만 이기면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90%를 달성하는 건가...' 이미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팀은 리버풀이나 다름없었다. 과연 몇 라운드에 우승을 확정하느냐만 관심사에 불과할 뿐이었다. 어제 맨체스터 시티가 웨스트 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리버풀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다음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자! 오늘 꼭 이기고 돌아가자고!" "준! 오늘도 잘해보자고! 공격 포인트 올리게 해주면 내가 클럽에서 한 턱 쏜다!" "내가 공격 포인트를 올리면 내가 쏴야하는 건가?" 수아레즈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타인강 북쪽에 위치한 뉴캐슬은 로마가 영국에 들어왔을 때 지어진 성을 따라서 발전한 도시였다. 16 세기 이후 강을 따라 조선소가 세워지면서 한 때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조선 도시로 발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조선산업이 쇠퇴하고 난 이후 지금의 뉴캐슬은 상업과 문화 특히나 밤 문화로 유명한 도시로 변했다. 밤만 되면 수 많은 클럽과 바, 나이트 클럽등에서 파티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뉴캐슬까지 왔으니까 클럽에서 파티쯤은 해야하지 않겠어?" "우승 축하 파티면 더더욱 좋을 텐데 말야."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리버풀로 이적한 모드리치가 아쉬운 듯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웨스트햄을 상대로 승리로 거두면서 이번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짓지 못한 이유 때문이다. 이미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고는 다들 떠들고는 있지만 아직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 아니었다. 단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남은 3경기 동안 승점 1점만 추가하면 되었다. 00380 리버풀, FA 컵 결승 =========================================================================                            "그래도 오늘 우승 축하파티보다는 안 필드에서 콥들과의 파티가 나는 더 좋은데?" "나도." 제라드와 캐러거의 말이었다. 유소년 때부터 리버풀에서 뛰어온 만큼 리버풀에 대한 두 선수의 충성심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두 선수는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콥들과 함께 우승 축하 파티를 벌이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리버풀 구단도 그것을 준비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때 로빈슨? 넌 오늘 클럽의 파티가 좋아? 아니면 안 필드의 파티가 좋아?" 이번에는 수아레즈의 질문이 로빈슨에게로 향했다. 로빈슨은 오늘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다. 어제까지 이어진 연습경기에서 꽤나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네? 저...저는..." '잘하긴 하지만...' 어버버거리는 로빈슨을 보며 현준은 생각에 잠겼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2차전에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고는 하지만 로빈슨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하기에는 기량면에서 약간 부족함이 있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경기에 내보내는 것을 보면 구단은 코너 코디와 함께 캐러거의 뒤를 잇는 수비수로 로빈슨을 키울 생각으로 보였다. '거기에 이럴 때 이런 녀석들을 내보내야 경험을 쌓지.' 리버풀은 리그에서 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남은 4경에서 승점 4점만 쌓으면 되었다. 충분히 유소년 팀 선수들을 리그에 투입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게다가 코너 코디같은 경우에는 이미 리그전에 땜빵용으로 기용한 경험도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오늘도 현준은 주전이었다.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 리그를 연이은 강행군 사이에서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보여 준 데다가 컨디션 또한 나쁘지 않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물론 여유가 있는 만큼 현준이 원한다면 체력적인 안배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앞으로 FA 컵 결승전과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경기력을 떨어뜨리기 싫다는 이유로 경기에 출전하기를 원했다. '어차피 벤치에 있어도 할 일도 없을 테니...' 물론 이게 주된 이유였다. 경기 시작 전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끼리 사진도 찍는 동안 현준은 로빈슨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의 뻣뻣한 움직임이 나 긴장했습니다 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모드리치가 키득대며 웃고 있었다. 현준도 로빈슨의 저런 모습이 이해가 되기는 했다. 유소년에서 그리고 리버풀 2군, 거기에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팀 소속으로 많은 경기를 치렀다고는 하지만 이렇게나 수 많은 관중들 앞에서 그것도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리그에서 뛰는 일에 긴장이 되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경기 중에도 저런 모습을 보인다면 곤란했다. 그리고 이럴 땐 자신이 나서야했다. "긴장 풀어라. 로빈슨. 니가 퇴장당해도 우리는 지지 않으니까." 현준은 로빈슨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예전에는 이런 말을 하는 게 굉장히 어색했지만 그래도 리버풀의 주장 완장을 단지도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까?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오고 있었다. "저...정말인가요? 제...제가 없어도..." "푸하하하!!!" 현준의 말을 넌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다라는 뜻으로 알아들은 것일까? 울상을 짓는 로빈슨의 모습에 결국 모드리치가 폭소를 터뜨렸다. [자! 이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뉴캐슬과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오늘 경기 많은 팬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데요.] [네. 오늘 리버풀이 승리를 거둘 경우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한 승점이 단 1점밖에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이번 프리미어리그 시즌 우승팀이 리버풀로 거의 정해졌다고는 말하고 있지만 결과는 어떻게 바뀔지 모르거든요.] 아직 맨체스터 시티가 역전 우승을 할 확률은 남아있었다. 물론 그 경우가 희박하다고는 하지만 세상은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리버풀은 오늘 경기도 승리를 거둬 하루라도 빨리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싶겠군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리버풀은 아직 FA 컵 결승전과 챔피언스 리그가 남아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트레블 아니 칼링컵 우승이 있으니까 쿼트러플인가요? 하여튼 쿼트러플을 노릴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워낙 많은 경기를 소화한 탓에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이제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한시라도 빨리 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FA 컵과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준비해야하죠.] 캐스터와 아나운서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경기는 리버풀의 공격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뉴캐슬에는 툰 아미라는 굉장히 충성스러운 팬들이 존재했다. 한 때 뉴캐슬이 2부 리그로 강등되었을 때도 툰 아미는 강등된 뉴캐슬을 응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에는 툰 아미 만큼이나 광적으로 클럽을 사랑하는 서포터즈가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유명한 서포터즈중 하나가 바로 콥이었다. 와아아아아!!! 왼쪽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뛰는 모드리치가 공을 잡자 콥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리버풀과는 거리가 먼 뉴캐슬의 원정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팬들이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찾아온 것이다. 리버풀 선수들은 리버풀의 응원가 YNWA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정신없이 들려오는 콥들의 응원에 마치 세인트 제임스가 파크가 안 필드가 된 기분을 받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전에서의 승리 여파가 굉장히 크군." 불과 며칠 전에 치렀던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경기를 생각하며 달글리쉬는 미소를 지었다. 2004 – 05 시즌 AC밀란을 상대로 극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이스탄불의 기적만큼이나 환상적인 승리였다. 그리고 리버풀이 자랑하는 스타플레이어이자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해트 트릭을 기록한 현준이 공을 잡자 그 환호성은 절정에 달했다. "뒤로 돌려! 공을 내주지마!" "엔리케! 이쪽으로!!!" 리버풀은 계속해서 중앙에서 볼을 소유해나가며 공격 작업을 전개했다. 그리고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로빈슨에게로 공을 보내자 로빈슨이 뉴캐슬의 왼쪽 구석을 향해 찔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현준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프로 축구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는지 로빈슨은 그라운드 위의 한 명의 전사로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었다. "큭...!" 하지만 곧 로빈슨이 뉴캐슬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공을 뺏기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많이 어설펐다. 그래도 경기의 완급 조절과 함께 공격 작업을 전개하는 중추 역할을 하는 제라드와 모드리치는 종종 로빈슨에게로 공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로빈슨의 로빙패스가 빠른 속도로 빈 공간으로 파고 들어가는 괴체에게 이어졌다. 와아아아아!!! 괴체가 상당한 스피드를 보여주며 그라운드를 가로지르자 콥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이적한지 이번이 첫 시즌이지만 괴체는 별다른 적응기간도 필요 없이 리버풀의 주전으로 상당한 활약을 보여주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현준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리버풀의 파괴력을 드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만큼 굉장히 위협적인 선수였다. '여전하군...' 자신의 스피드에 밀려 따라잡지 못하는 뉴캐슬 선수를 뒤로 한 채 괴체는 뉴캐슬의 패널티 에어리어를 바라보았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주포 현준을 무려 3명의 뉴캐슬 수비수가 철저하게 마크하고 있었다. 기가 질릴 정도의 수비지만 현준의 활약을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괴체 자신도 만약 감독으로써 현준을 만난다면 이와 비슷한 결정을 내렸을 터였다. '그래도 올릴까?' 세 방향에서 철저하게 마크하고 있는 만큼 크로스를 올리는 행위는 무의미한 일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현준의 능력이 워낙 대단한 만큼 그냥 올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괴체의 시선이 수비 라인 밖으로 나오는 수아레즈에게로 향했다. 뻥!!! 괴체의 크로스가 수아레즈에게로 향했다. 리버풀의 공격수는 현준 하나만이 아니다. 워낙에 현준이 많은 골을 터뜨려 묻힌 감이 없잖아 있지만 수아레즈 또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0 골 이상을 터뜨린 공격수였다. "나가서 막아!" 위험지역에서 수아레즈가 공을 잡자 스티븐 테일러가 앞으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그것이 리버풀이 뉴캐슬에게 바라는 행동이었다. 현준과 함께 단단히 박혀 있던 수비수들이 중앙으로 끌려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스티븐 테일러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수아레즈는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샤키리에게 공을 넘겼다. "나이스 패스!”" 샤키리는 재빨리 발을 뻗어 공에 발을 대었다. 그리고는 잽싸게 공을 몰며 뉴캐슬의 측면을 돌파하자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모인 콥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어디 한번 공격 포인트 올려 볼까나.' 샤키리가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인 만큼 뉴캐슬 선수들 또한 그런 위험을 알고 현준에게 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뉴캐슬 수비를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면서 크로스의 예상위치를 생각하고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샤키리가 현준에게 원하는 플레이였다. 뻐엉!!! 수아레즈도 뒤에서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오고 있었고, 워낙 현준에게 정신이 쏠려 있던 탓일까? 샤키리는 어렵지 않게 뉴캐슬의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진입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그대로 힘차게 공을 걷어찼고 샤키리의 슈팅은 그대로 골대의 구석으로 휘어들어가며 뉴캐슬의 골문을 갈랐다. 와아아아!!! "잘했어!!!" "나이스! 세르단!!!" "이 자식! 나한테 수비가 몰리는 것을 이용했겠다!!!" "아하하하!!! 주장 고마워요!" 샤키리의 선제골이 터지자 샤키리와 가장 가까이 있던 수아레즈가 샤키리를 향해 들려 들었다. 현준과 다른 선수들도 수아레즈와 마찬가지로 환한 표정과 함께 샤키리와 선제골을 기쁨을 누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반전 샤키리의 선제골로 리버풀이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더욱더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 곳이 자신들의 홈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한 점의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뉴캐슬은 피파스 뎀바 시세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 나갔다. 리버풀 또한 캐러거와 아게르가 한 치의 실수도 보이지 않으며 그런 뉴캐슬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매섭게 추가골을 노리고 있었다. 결국 경기는 3 – 1 이라는 스코어로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수비수의 마크가 느슨해진 틈을 타 패스를 받은 현준이 연거푸 뉴캐슬의 골망을 갈라버린 것이다. 요한 카바예의 패스를 받은 피파스 뎀바 시세가 만회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돌리기엔 너무나 늦은 시간이었다. [경기 끝납니다! 오늘 경기 원정팀인 리버풀이 김현준 선수의 2골에 힘 입어 뉴캐슬을 3 – 1 로 물리치고 승점 3점을 획득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음 달 5일 안 필드에서 열리는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리버풀의 우승이 결정되겠군요.] 이제 리버풀이 자력으로 우승하기까지는 승점 1점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다음 상대는 공교롭게도 리버풀과 같은 머지사이드주에 위치한 지역 라이벌 에버튼이었다. 하지만 에버튼과의 경기를 치르기 전 날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되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스완지 시티의 홈에서 2 – 2 무승부를 기록하며 리버풀과의 승점차가 11점으로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잠깐 잔다는게 일어나니 이시간이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훗 오늘은 2편 00381 리버풀, FA 컵 결승 =========================================================================                            '리버풀 프리미어리그 잔여 경기 3경기를 남긴 채 프리미어리그 우승 확정.' '2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 이제 남은 것은 쿼드러플 뿐.' '5월 8일 FA 컵 결승전.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리버풀 쿼드러플에 시동 거나?' '국가대표팀의 절친 김현준과 기성용. 서로의 발 끝에 팀의 운명이 걸려.'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확정된 다음 날, 한국의 스포츠 언론은 연이어 리버풀의 기사를 쏟아내었다. 한국의 축구팬들 또한 리버풀의 우승은 자기 일인 것처럼 기뻐했다. 리버풀이 우승하는데 있어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선수가 바로 한국인인 김현준이기 때문이었다. 지훈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절친인 현준이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로써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리버풀을 또다시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에 대해 환호하고 있었다. "역시 현준이는 대단하다니까! 리버풀의 2연속 우승! 게다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 아니 쿼트러플을 이룰지도 모른다니까 정말 대단하지 않냐?" "넌 정말 중증이다. 중증. 축구가 그렇게도 좋냐?" 지훈의 호들갑에 지훈의 회사 동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해외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면 자랑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매번 저렇게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었다. "넌 친구가 잘 되는 것에 기쁘지 안 기쁘냐?" "친구?" "이런 멍청한 자식...김현준이 내 대학교 동기다." "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는 지훈의 모습에 동료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거짓말을 해도 그나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믿어주는 법이다. 하지만 동료는 예전 술자리에서 그런 비슷한 말을 들었던 기억이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다. "너 그럼 김현준 싸인도 있냐?" "싸인뿐만이 아니지. 유니폼도 몇 벌 가지고 있지." 은근한 동료의 말에 지훈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싸인 뿐만이 아니라 현준이 입었던 리버풀 유니폼도 가지고 있었다. "대박. 친구. 나 원래 김현준 팬인 거 알지?" "구라 즐. 너 맨체스터 시티 팬인 거 다 알고 있어. 전에 현준이가 이적 안한다고 했을 때 내 앞에서 현준이 욕하다가 걸린 거 기억 안 나냐?" "어제부로 리버풀을 사랑하기로 했다." 그렇게 싸인이라도 한 장 얻기 위해 아부를 떠는 동료의 모습을 즐기던 도중 핸드폰이 가볍게 진동했다. 카톡이 온 것이다. 누구지 하는 마음에 지훈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확인했다. "충남대학교 동문회...?" "벌써 너도 그런 거 받을 나이냐?" 동료의 말에 지훈은 어깨를 으쓱였다. 친한 친구들끼리 동창회라는 이름으로 그냥 모인 적인 몇 번 있었지만 이런 내용의 문자를 받는 것은 처음이었다. "가게 되면 친했던 동기들 얼굴은 볼 수 있겠네." 지훈은 대학교 졸업 후 취업 문제 때문에 얼굴은커녕 연락도 잘 안되던 친구들을 떠올렸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사뭇 동문회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그렇게 카톡 내용을 읽어보던 지훈은 카톡을 보낸 사람을 확인하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문성현...하필이면 왜 이 새끼지?" [그래서 문성현 그 자식이 동기들 중에서 가장 잘나간다고 깝쭉대고 있다니까?] "...우리 동기들 중에서 잘나가긴 잘 나갔지. 엄청 부자였잖아? 차도 번지르르한 거 끌고 다녔었는데 뭐."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말에 현준은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갑작스럽게 지훈에게 전화가 와 반가운 마음으로 받았었다. 자신도 그렇고 지훈도 사회 초년생이라 바쁜 탓에 연락을 자주 못했기 때문이었다. [넌 예전 기억 안 나냐? 문성현이 했던 짓들? 걔가 얼마나 동기들 무시하고 그랬냐? 난 아직도 그때 그 사건 기억난다. 문성현이 막걸리 먹고 취해서 성철선배한테 거지새끼라고 욕했던 일.] "그때야 그랬었지. 하지만 나도 옛날의 내가 아닌데. 게다가 난 중간에 휴학했잖아." 문성현. 현준의 동기들 중에서 그 이름의 주인공은 꽤 유명했다. 쓰레기 같은 새끼로 말이다. 일한기업이라는 회사의 차남으로 안하무인이라는 단어를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예쁜 여자만 보면 어떻게든 한번 자보려고 별짓을 다했고, 같은 동기들을 업신여기며 무시했던 일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그 무시당했던 동기들 중 현준도 끼어 있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돈은 상당히 많았기에 재수없긴 해도 늘 사람들이 모여 있기는 했었다. 하지만 문성현을 본 것도 1년 뿐이었다. 현준은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휴학한 이후 프로 축구 선수의 길로 빠졌다. 리리스와의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걔가 벤츠 끌고 다니는 거 보고 내김 굉장히 부러워 했었는데." [하긴 지금 넌 벤츠정도야 어렵지 않게 구입할 정도로 돈이 많지?] "아아... 예전엔 정말 차 한 대 끌고 다니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번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도 하면 존 헨리 구단주가 차 몇 대 선물해 준다고 하던데. 그거 받고 리버풀 리그 우승 기념으로 스티븐 제라드 씨도 요즘 차 한 대 더 구입하려고 하는 거 같아서 나도 한 대 껴서 구입하려고." [......] 현준의 말에 지훈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자동차 광이라고 소문난 베컴 못지 않게 스티븐 제라드 또한 자동차에 대해선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자기 소유의 차량이 수십 대가 넘으니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지훈은 사뭇 현준이 사는 세계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후우...문성현이 깝쳐도 이제 너한텐 안 되는구나.] "대기업 그룹의 자제라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르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현준은 자신의 명성이라면 상대가 재벌 2세라도 크게 밀릴 것 같지 않았다. 이미 자신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스포츠 스타중 하나였다. 잉글랜드 특히 리버풀지역의 팬들에게 자신의 인기는 광적이었다. [어쨌든 동문회 한다는데 올 거냐?] "가야지? 오랜만에 가서 너희들 얼굴도 보고. 운 좋게도 휴가기간이잖아?" 동문회는 다행스럽게도 6월에 열렸다. 그리고 그 때면 현준은 휴가기간이었다. [꼭 와라. 세계적인 축구 선수 얼굴이나 한번 보자.] "우승컵 들고 가마." [형 쿼드러플 아니면 인정 안한다. 아니다. 딴 건 그냥 그렇다 치고 빅 이어는 한번 들어 올려 봐라. 니가 빅 이어 드는 모습 보면 진짜 소름 끼칠거 같다. 지성이 형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할 때 좀 약했잖아.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고. 그러니까 니가 딱 우승시키고 폭죽 터지면서 빅 이어 들어 올리는 거야. 옛날에 제라드 형 들어 올릴 때처럼 말이야.] 지금도 화자 될 정도로 대역전극을 보여주며 리버풀이 2004 – 05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 제라드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며 포효를 했던 것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아직도 가슴 깊게 남아있었다. "노력해볼게." 지훈의 말에 현준은 웃으며 대답했다. 5일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는 리버풀 팬들에게는 단순히 축제나 다름없는 경기였다. 그도 그럴 듯이 리버풀은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머지사이드 더비는 다른 말로는 친선 더비(Friendly Derby) 라고도 불렸다. 한 가족 내에서도 리버풀과 에버튼을 지지하는 가족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변질되어 굉장한 자존심 대결로 변한 탓에 EPL 최고의 더비경기는 하나로 손꼽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날 만큼은 안 필드를 찾은 리버풀 팬들이나 에버튼 팬들이 하나가 되어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축하했다. 지역 라이벌이긴 하지만 같은 머지사이드 주에 있는 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와아아아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은 축구에선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다음 경기가 쿼드러플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경기 중 하나인 FA 컵 결승전을 두고 있지만 리버풀은 베스트 일레븐을 구성해 에버튼을 맞이했다. [스티븐 제라드!!! 들어갑니다!!!] [대런 깁슨 헤딩!!! 들어갔어요!] 양 팀의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일 때마다 혹은 골을 넣을 때마다 양 팀의 팬들은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머지사이드 더비는 현준의 결승골로 리버풀이 승리를 거두며 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로 막을 내렸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와아아아아!!!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현준과 선수들은 언제까지나 리버풀을 응원해주는 서포터즈 콥들 앞으로 가 만세를 들어올렸다. 더비전의 승리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지 팬들은 노래를 부르고 환호성을 질러대었다. "휘유. 역시 주장의 인기가 대단한데?" "다 실력이죠." "이제는 원클럽 맨이라고 불리는 내 인기도 뛰어 넘겠어?" "에이. 스티브. 이미 뛰어넘은지 오래라고요."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웃으며 손을 들어올렸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현준과 가까이 있던 콥들이 미친 듯이 환호하고 소리 아니 비명을 질러대었다. 다른 쪽에서는 팬들과 손을 마주치기도 하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팬들 앞에서 자세를 잡는 선수들도 있었다. 다들 이번 시즌을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결과로 맞이하게 된 것을 즐기고 있었다. 현준도 그 사이에 껴 팬들과 환호성을 지르거나 손을 흔들었다. 그렇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여운을 만끽했다.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일까?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인사를 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지만 시합이 종료된 지 한참이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콥들은 쉽사리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않았다. "어제 꽤 드시던데 살아있어요?" "아아...머리아파. 그나저나 너 언제 돌아갔어? 배신자." "레이나씨가 정신 놓는 거 보고 돌아갔어요." 레이나의 타박에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가 끝난 다음 날 선수들은 훈련을 하기 위해 아침부터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모였다. 어젯밤 프리미어리그 우승 축하 파티로 인해 밤새 음주가무를 즐겼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프로라는 것을 보여주듯 훈련에 빠진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다들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말이다. "흐응..." 시합이 끝난 다음 날인데다가 어제 파티가 있었던 탓에 훈련은 대부분 피로 회복과 휴식에 중점을 내용이었다. 다들 피곤에 지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입가에 미소를 띠며 즐겁게 훈련을 소화하며 좋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이적 첫 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마리오 괴체는 물론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토트넘에서 리버풀로 온 에이스 모드리치의 표정은 말할 것도 없었다. 거기에 코치들과 다른 스텝들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의 표정에도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이번 시즌의 성공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있었다. "그 경기의 승리에 따라서 우리들이 역사에 남느냐 아니면 단지 프리미어리그 우승멤버로만 기억되느냐가 달라지겠지." FA 컵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만 들어 올리면 리버풀은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 있었다. 잉글랜드 축구 구단으로는 최초의 일이었다. 트레블조차도 100 여년이 넘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단 한번 있었다. 달글리쉬의 말에 모두들 전의를 불태웠다. 축구 선수로써 트레블 아니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었다. 그리고 5월 9 일 대망의 FA 컵 결승전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구단이 신경 좀 많이 썼는데?" "구단 입장으로는 당연한 거지. 오늘 경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하기를 바랄 텐데." 모드리치는 말을 하면서도 슬그머니 공항 쪽을 바라보았다. 공항에는 방금 전 자신이 타고 온 리버풀 엠블럼이 새겨져 있던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바로 리버풀 구단 전용기였다. 전세기도 아닌 전용기. 선수들의 대활약과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구단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구단이 큰 맘 먹고 전용기를 구입한 것이다. 그 때문에 선수들은 전세기도 아닌 무려 전용기를 타고 리버풀에서 런던까지 편안하게 이동한 것이다. 물론 이 사실에 달글리쉬 감독은 그 돈으로 선수층이나 두텁게 하자며 구단 고위층을 상대로 화를 냈다고는 하지만 어찌 되었던 선수들의 표정만큼은 굉장히 환했다. 00382 리버풀, FA 컵 결승 =========================================================================                            현재 축구구단 중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는 구단은 단 하나였다. 바로 리얼 부가 뭔지 보여주고 있는 셰이크 만수르를 구단주로 두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다. 레알 마드리드도 전용기를 보유하고는 있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전용기는 워낙 구형 모델인데다가 소음도 심해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 전용기를 이용한 선수들은 카메라로 비행기의 모습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현준도 끼어 있었다. 리버풀의 앰블럼이 새겨진 전용기 그것도 에어버스 A 380이라는 거대한 비행기였다. 가격은 약 3억 유로. 한화로 4000 억 원에 다다르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구단이 어떻게 감당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신기한 건 신기한 것이다. “나중에 한국 갈 때 이용할 수 있으려나...” 현준은 맨체스터 시티와 동일 기종인 에어버스 A380을 보며 중얼거렸다. 현준이 알기론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 전용기는 선수들도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에어버스가 제작한 2층 구조의 초대형 항공기인 에어버스 A380은 하늘을 나는 특급 호텔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항속거리 또한 15000Km 가 넘었기에 충분히 한국과 잉글랜드를 오갈 수 있었다. “쿼드러플 하고 나면 빌려줄걸? 맨체스터 시티처럼 말이야.” 현준의 중얼거림을 들은 제라드가 웃으며 말했다. 만약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차지한다면 그깟 전용기 한 대 빌려주는 게 문제겠는가? 더군다나 리버풀의 에이스 현준에게 말이다. 와아아아!!! [이제 곧 있으면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 아스톤 빌라와 리버풀의 FA 컵 결승전이 시작됩니다. 벌써 부터 웸블리 스타디움은 양 팀의 서포터즈들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 경기 한국 팬들 또한 굉장한 관심을 두고 보는 경기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맞대결이 성사되었기 때문입니다.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 선수와 기성용 선수가 그 주인공들인데요. 사실 양 선수는 그라운드 밖에서 꽤나 친한 선수들이지 않습니까?] 현준과 성용이 친하다는 사실은 한국의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방송에서도 언급을 자주 했고, 종종 둘이 찍은 사진을 성용이 페이스 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에 올렸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 양 팀 입장으로는 정말 중요한 경기가 되겠는데요. 리버풀은 오늘 경기 반드시 이겨야 트레블 아니 쿼드러플에 시동을 걸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아스톤 빌라 또한 오늘 경기 이겨야만 UEFA 컵 대회에 나갈 수 있어요.] 축구의 성지인 웸블리에서의 혈투라는 말로 표현되는 양 팀의 시합이었다. 리버풀은 이겨야만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 있었고 아스톤 빌라 또한 오늘 경기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UEFA 컵 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 특히 아스톤 빌라는 시즌 중반부터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인한 패배로 하위권에 쳐져 있던 만큼 오늘 경기 반드시 승리를 거둬 유종의 미를 장식해야만 했다. [네. 물러 설 곳이 없죠. 서로 밟아야만 살아날 수 있는 경기입니다. 거기에 FA 컵 결승전은 단판승부거든요? 상황은 리버풀이 조금 더 불리합니다. 머지사이드 더비를 치른 지 4일 밖에 지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기세 싸움에선 리버풀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챔피언스 리그와 리그 경기 그리고 FA 컵 경기까지. 리버풀은 3, 4일 간격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시기였다. 더군다나 시즌 막바지인 탓에 더욱더 숨이 찰 터였다. 하지만 분위기는 리버풀이 앞섰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데다가 머지사이드 더비에서도 3 – 2 로 승리를 거뒀다. 게다가 리버풀은 이번 시즌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1승 1무로 전적 상으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선수들이 없습니다. 그에 반해 아스톤 빌라는 수비의 핵심인 리차드 던 선수를 비롯해 크리스 허드 선수와 개리 가드너 선수가 부상을 당했죠.] 주전 수비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아스톤 빌라는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시즌 막판부터 어린 선수들로 수비를 구성했다. 경험도 많지 하고 서로 호흡을 맞춰본지도 많지 않은 만큼 수비조직력이 굉장히 불안한 것이다. 그런 탓에 아스톤 빌라는 EPL 내 최다 실점 순위가 공동 2위라는 오명을 덮어쓰고 있었다. 그에 반에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팀이었다. [오늘 경기 아스톤 빌라가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의 무시무시한 공격진들을 잘 막아내야 하는데 기성용 선수의 활약이 정말로 중요하죠.] [그렇습니다.] 그나마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기성용이 제 활약을 펼쳐주며 수비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던 탓에 아스톤 빌라는 간간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거기에 대런 밴트와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의 투톱은 EPL 내에서도 손꼽히는 공격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아스톤 빌라보다는 리버풀의 승리를 점쳤다. 리버풀의 기술적이면서도 속도감 있는 공격을 아스톤 빌라가 막아내기엔 힘이 들어보였다. 하지만 축구 경기는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경기였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아스톤 빌라의 선공이었다. 오늘 경기 리버풀은 수아레즈를 원톱으로 두고 왼쪽 윙어에 마리오 괴체, 오른쪽에는 샤키리 그리고 중앙에는 현준을 두고 그 밑으로 제라드와 모드리치를 배치했다. 공격수로 나선 현준에 대한 견제가 너무 심한 탓에 현준의 위치를 한 칸 내린 것이었다. ‘성용이군.’ 그리고 그런 현준과 자연스럽게 계속 마주치는 아스톤 빌라의 선수는 다름아닌 성용이었다. 셀틱에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톤 빌라로 이적한 성용은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팀 내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공격 포인트는 많지 않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써 팀 내 기여도가 높다고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현재 수비수들의 줄 부상으로 무너진 아스톤 빌라의 수비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리 돌려!” “기! 패스!!!” 기성용이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면서 아스톤 빌라 선수들이 패스를 주고 받으며 안정적으로 조금씩 리버풀 진영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수아레즈와 괴체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마크가 붙었다. “살살 해줘. 우리 UEFA 컵 한번 나가보자.” “공짜 비행기가 걸려 있어서 안 돼. 게다가 우리가 쿼드러플 하는 게 더 멋지지 않아? 제물 좀 되어줘.” 자신의 마크로 붙은 성용의 말에 현준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현준 뿐만 아니라 수아레즈와 괴체도 빠르게 아스톤 빌라의 진영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이미 수비수가 공을 뺏어서는 모드리치에게로 패스를 한 것이다. [모드리치 길게 보냅니다!] 공을 받은 모드리치는 흘낏 그라운드를 둘러보고는 샤키리에게로 공을 보냈다. 현준과 수아레즈가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파고들어갔지만 패널티 에어리에 안 쪽에는 그보다 더 많은 아스톤 빌라 선수들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샤키리 크로스!] 공을 받은 샤키리는 적당히 앞으로 전진하다가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현준이 성용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몸을 띄어봤지만 그보다도 먼저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었다. 하지만 그것을 다시 루카스가 가로챘고, 리버풀의 공격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루카스 제라드에게로 제라드 다시 앞으로 공을 찔러줍니다.] [리버풀 선수들의 패스가 유기적으로 잘 이어지고 있어요. 게다가 리버풀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가 바로 전방에서의 유기적인 압박이거든요? 오늘도 어김없이 김현준 선수와 수아레즈 선수가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해주면서 아스톤 빌라 선수들이 공 싸움에서 이기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전력상에서 열세인 탓인지 아스톤 빌라는 리버풀을 상대로 중앙에서 상대가 되지 않고 있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에 비해 공격 찬스도 굉장히 적었다. 그렇기에 아스톤 빌라는 대런 밴트와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를 이용한 속공을 이용한 역습을 노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리버풀의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속공을 성공시켜야 경기의 운용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좋아...” 패스를 받은 제라드는 아스톤 빌라의 미드필더 애슐리 웨스트우드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올려 거리를 벌렸다. 리그 1 에 속하는 크루 알렉산드라의 주장으로 이번 시즌 아스톤 빌라에 이적해 퀄리티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그였다. ‘역시 아직 애송이야.’ 하지만 고작 만 21살에 불과한 그와 EPL 을 비롯한 수 많은 경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제라드와는 경험치가 달랐다. 웨스트우드의 수비에도 제라드는 꿋꿋하게 공을 키핑하며 시간을 끌고 있었고, 이런 제라드의 플레이에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들이 움직이면서 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틈을 놓칠 제라드와 현준이 아니었다. 뻐엉!!! [제라드! 김현준!!!] 아스톤 빌라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제라드의 환상적인 스루패스가 자신을 마크하는 성용을 뒤로 한 채 바람처럼 빈 공간으로 달려 나간 현준에게로 이어졌다. 일명 제 – 현 라인.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이 노래를 부르던 제라드와 김현준의 패스였다. [김현준 그대로 때리나요!!!]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순식간에 아스톤 빌라의 수비가 무너졌고, 아스톤 빌라가 가장 조심해야하는 선수에게 공이 돌아갔다. 현준은 프리미어리그에선 38골,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13골을 터뜨린 초특급 공격수였다. 이런 찬스에서 골 기회를 놓친 적이 없었다. 와아아아아!!! 현준이 공을 잡자 웸블리 스타디움에 있던 콥들이 엉덩이를 주춤거렸다. “나이스 패스!” 제라드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은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빠르게 그라운드의 상황을 살폈다. 기성용을 비롯한 아스톤 빌라 선수들이 뒤늦게 자신의 뒤를 쫓아오고 있었고, 아스톤 빌라의 골키퍼 또한 긴장 한 채 자신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양 팀의 운명이 걸린 단판승부다. 그런만큼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몰랐다.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하는 법인 만큼 현준 또한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었다 현준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패널티 에어리어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다리를 들어올렸다. “막아!!!”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지키는 브레드 구잔이 소리를 질렀다. 현준의 슈팅 정확도는 굉장히 높다. 더군다나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완벽한 슈팅 찬스를 내주는 것은 골을 넣어달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굳이 구잔의 소리가 아니더라도 아스톤 빌라의 수비수 론 플라르 또한 현준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똑같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플라르의 태클.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현준의 움직임이 빨랐다. 슈팅을 하려는 척 하면서 측면 쪽에 위치한 수아레즈에게 공을 패스한 것이다. 그리고 수아레즈는 현준에게 모든 시선이 쏠려 비어버린 아스톤 빌라의 골대 안으로 너무나도 손쉽게 공을 밀어 넣었다. ============================ 작품 후기 ============================ 훗. 오늘도 2편입니다. 어제 악마의 계약 8권 교정본을 받았습니다. 조만간에 전자책으로 나올듯 하네요. 이제 내일이나 내일 모레면 악마의 계약 조회수가 천만을 넘겠군요. 미리 자축자축! 그러면 즐감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오늘 간만에 아이언맨 1, 2를 봤는데 재미있더군요. 음음... 아이언맨 3 정말로 기대된다는...오블리비언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보신분? 00383 리버풀, FA 컵 결승 =========================================================================                            와아아아!!! 수아레즈가 골을 성공시키자 모두들 수아레즈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수아레즈는 하늘 높이 점프하며 포효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골로 팀이 이기고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도 FA 컵 결승전과 같은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말이다. [들어갑니다! 수아레즈 선제골! 리버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아!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 김현준 선수의 패스를 깔끔하게 마무리 해줬어요!] [네, 그렇습니다. 아스톤 빌라 선수들이 너무 김현준 선수에게만 집중하고 있었어요. 수아레즈 선수가 노마크로 있었는데도 움직이는 선수가 없었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침착한 패스를 수아레즈 선수가 골로 연결시키며 리버풀 1 – 0 으로 앞서나갑니다.] 경기가 소강상태로 흘러가자 조용히 YNWA을 부르면서 응원하던 콥들이 제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질러대었다. 유럽에서는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인 누 캄프 다음으로 크며 지붕으로 가려지는 좌석을 합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경기장인 웸블리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아스톤 빌라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제 – 현 라인이라고 불리는 제라드의 현준의 패스. 거기에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빈 공간에 있는 수아레즈를 발견하고 패스를 연결시키는 현준의 침착한 플레이. 그리고 수아레즈의 깔끔한 마무리까지 그 어느 하나 팬들을 실망시키는 플레이가 없었다. [아그본라허 공 잡습니다. 슛!! 아! 높이 뜨는군요.] [리버풀 선수들의 압박이 굉장합니다. 쿼드러플이 걸려 있기 때문일까요? 경기가 거칠어집니다.] 선제골을 넣은 리버풀은 이 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듯 거칠게 아스톤 빌라를 밀어붙였다. 아스톤 빌라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해봤지만 리버풀의 수비수들을 뚫지 못했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계속해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분주하게 기성용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현준과 수아레즈에게 향하는 패스를 막고는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야! 김현준! 좀 살살 좀 해라." 리버풀의 진영으로 공이 넘어가는 것을 보며 현준을 마크하기 위해 다가온 성용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의 전력차이가 큰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경기가 이렇게나 안 풀리니 짜증이 난 것이다. "나 공 3번 잡아봤어." 그리고 현준은 그런 성용의 짜증을 가볍게 무시했다. 서로 프로인 만큼 경기장에서는 결코 봐주는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현준은 기회만 있으면 두어 골 정도 더 넣어 스코어를 벌리고 싶었다. 아스톤 빌라와 가장 최근에 펼쳤던 프리미어리그 31 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은 2 – 2 로 무승부라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오늘 경기는 리그 경기가 아니라 단 한경기로 모든 결과가 끝나는 단판승부였다. 골을 넣을 수 있을 때 넣어야 했다. [캐러거 태클! 대런 벤트 공 뺏깁니다. 아, 아스톤 빌라 공격이 잘 안 풀리는데요?] [아스톤 빌라 선수들의 급한 마음이 그대로 플레이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도 대런 벤트 선수 직접 돌파해 들어갈 게 아니라 뒤로 잠깐 물러나서 다른 동료 선수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는데요.] 캐러거에게 공을 뺏긴 대런 벤트가 반칙이 아니냐는 듯 손을 들어 올렸지만 심판에게 가볍게 무시당하자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 듯 고개를 홰홰 저었다. 어떻게든 빨리 동점골을 넣어야 하지만 마음만 급할 뿐이었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차근차근 아스톤 빌라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며 찬스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제라드 슛!! 브레드 구잔 선방!] 간만에 찬스를 잡은 제라드가 낮고 강한 중거리 슈팅을 쏘았다. 하지만 구잔이 몸을 날려 막아내며 리버풀의 코너킥이 이어졌다. "붙잡아!!!" "놓치지 마! 선수를 마크해!" "캐러거 붙잡아!" 골을 넣기 가장 쉬운 상황이 바로 세트피스 상황이다. 한 번의 기회를 잘 살리기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적으로 나서는 팀이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치는 팀 효율적이었다. 특히 수비적으로 나오는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리버풀은 이런 세트피스 상황을 잘 살려야 했다. [모드리치가 준비합니다. 리버풀 두 번째 코너킥 상황을 맞이합니다. "좋아..." 키커인 모드리치가 공에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이번 세트피스 상황을 잘 살리기만 한다면 오늘 경기는 어렵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제발 넣어달라고..." 자신의 간절한 기원과 함께 모드리치는 강하게 공을 걷어찼고, 공은 살짝 뜬 채로 빠르게 현준의 가슴으로 정확하게 날아갔다. '좋았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보며 현준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성용이 유니폼을 잡고 있었기에 현준은 몸을 살짝 상체를 뒤로 젖혔다. 그리고 공이 자신의 가슴 옆을 지나가는 순간 동시에 몸을 굽히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가슴 트래핑이었다. "아!" 현준이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끌어올린 탓에 잡았던 유니폼을 놓친 성용이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가슴 트래핑이 실수해 공이 밖으로 튕겨져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현준은 그런 실수가 거의 없는 선수였다. 현준의 가슴에 맞은 공이 발 아래로 굴러 떨어내려가는 모습에 골키퍼 브레드 구잔이 현준에게 달려들었고, 옆에 서있던 수비수인 론 플라르도 반사적으로 다리를 내뻗었다. [김현준 슛!!!] 그러나 현준은 그들의 움직임보다 반 발짝 빠르게 공을 걷어찼고,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아스톤 빌라의 골망을 갈랐다. 삐익!!! [슛! 골!!! 들어갑니다! 리버풀 추가골!!!] [역시 김현준이예요! 완벽한 가슴 트래핑에 이은 깔끔한 마무리까지! 역시 클래스가 뭔지를 보여주는 플레이입니다!!!] 현준의 골에 캐스터와 아나운서가 감탄성을 내뱉었다. 좁은 공간에서 펼쳐진 현준의 플레이는 역시 세계최고의 공격수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이스! 루카!!!" "역시 너라면 해낼 줄 알았어!" 와아아아아아!!!! 모드리치와 얼싸안으며 골의 기쁨을 누리는 현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자 웸블리 스타디움에 있는 콥들의 환호성이 더더욱 커졌다. 간간히 아스톤 빌라의 팬들이 야유를 보내고는 있었지만 벌써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는 무기력한 플레이 때문일까? 대다수의 아스톤 빌라 팬들은 침묵을 유지할 뿐이었다. 전반전 2 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간 리버풀은 계속해서 맹렬하게 아스톤 빌라를 몰아붙였고, 후반전 제라드의 헤딩 슛이 골로 연결되며 점수 차를 3 골로 벌렸다. 아스톤 빌라 또한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 없다는 듯 대런 벤트가 역습 찬스에서 우격다짐으로 공을 밀어 넣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시간은 어느새 후반 40 분이 지나고 있었다. 점점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콥들은 환호성을 지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칼링컵 우승과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이미 들어 올렸고, 이제 5분여만 지나면 FA 컵 까지 자신들의 품에 들어오는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 해! 마지막까지 집중하란 말이야!!!" 달글리쉬는 터치라인 까지 나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제까지 이기고 있다지만 5분 동안 극적인 역전패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됐다. 현준을 비롯한 리버풀 선수들 또한 분주하게 경기장을 누비며 플레이를 펼쳤다. 계속된 강행군으로 체력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경기에 이기고 있어도 프로로써 자신들의 경기를 보러 온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삑!! 삐익!!! 그리고 5분 뒤 스코어의 변동 없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하아...축하한다." "수고했다. 성용아." "빌어먹을. 막을 수 있었는데..." 경기가 끝나자 현준과 유니폼을 교환하며 성용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주전 수비수들의 줄 부상으로 리그에서 하위권에 쳐진 아스톤 빌라가 유럽대항전에 나가기 위해선 오늘 FA 컵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했는데 오늘의 패배로 그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너 이 자식. 우리 이겼으니까. 쿼드러플이나 달성해라. 우리까지 이겨놓고 작년처럼 챔피언스 리그에서 발목 잡혀서 이도저도 아니게 되면 가만 안둘 줄 알아." "물론이지." 성용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용의 말이 아니더라도 챔피언스 리그를 놓칠 생각은 없었다. "패널티킥 연습도 좀 하고." "그 때 난 패널티킥 차지도 못했다고." "너야 알아서 잘 찰테니까. 너 말고 동료 선수들 좀 시켜. 너 주장이잖아. 작년처럼 승부차기에서 져서 울지 말고." "승부차기 가기 전에 경기 끝낼 테다." 현준은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챔피언스 결승전에서의 패배는 작년이면 좋겠다. 어찌되었던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의 FA 컵 결승전은 3 – 1로 리버풀이 아스톤 빌라를 누르고 FA 컵을 차지했다. '기성용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해.'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FA 컵 결승전. 김현준이 웃다.' 김현준 만점 활약. 리버풀 - 아스톤 빌라를 누르고 FA 컵 우승! [EPNM = 김민성 기자] 리그 우승, 칼링컵 우승을 차지했던 리버풀이 9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A 컵 결승전에서 아스톤 빌라를 3 – 1 로 누르고 FA 컵 우승을 차지했다. FA 컵 결승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현준은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2 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 칼링컵, FA 컵을 들어 올리는 대기록도 작성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우승컵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던 리버풀은 김현준의 이적 이후 최근 3 시즌동안 무려 6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쥐고 매섭게 아스톤 빌라를 뒤흔들었고 전반 1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현준이 빠른 드리블 돌파로 아스톤 공간을 파고들며 내준 패스를 수아레즈가 그대로 골로 연결 시킨 것이다. 수아레즈의 선제골로 인해 주도권은 잡은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제 뜻대로 경기를 펼쳐나갔다. 그리고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현준이 환상적인 가슴 트래핑에 이은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또 다시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열었고, 후반 12분 스티븐 제라드의 헤딩골이 터지자 경기는 급격하게 리버풀에게로 기울었다. 대런 벤트가 뒤늦게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아스톤 빌라는 리버풀을 상대로 별다른 힘도 써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기성용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김현준은 오늘 FA 컵 결승전에서 1골 1도움으로 리버풀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며 기성용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FA 컵까지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은 남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하면 대망의 쿼드러플을 달성하게 된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쿼드러플을 달성한 팀은 아직까지는 아무도 없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잠들었네요. 여자친구랑 티비를 보는데 아스널과 노리치 시티의 프리미어리 경기가 나오더군요. 여자친구왈 저기 되게 가난한 동네야? 축구도 잘 못하지? 왜? 노리치시티래. 부자가 없는 동네. ...... 00384 리버풀, FA 컵 결승 =========================================================================                            현준은 기억도 나지 않는 누군가가 선물로 줬던 고가의 포도주를 들고 리버풀 사우스 포드에 위치한 제라드의 집 앞에 서 있었다. 선물받은 것을 선물로 다시 준다는 게 찝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장식장에 보관만 해놓고 있던거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이렇게 현준이 제라드의 집에 찾아온 것은 FA 컵 우승 및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기념해 제라드가 현준을 초대했기 때문이었다. "어서와. 준." 초인종 버튼을 누르고 조금 뒤 편안한 사복을 입은 제라드가 둘째 딸 렉시 제라드를 안은 채 집의 문이 열었다. 딸 바보라는 별명으로 알 듯이 집에서도 딸들을 안고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집 안으로 들어서며 현준은 흘낏 제라드의 품에 안겨 자신을 바라보는 렉시를 보았다. 두 어번 본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아빠가 아닌 낯선 남자 그것도 검은 머리의 동양인이라는 사실이 어색한지 렉시는 불안한 표정을 짓다가 금새 눈을 돌렸다. 그런 모습에도 현준은 하얀 피부와 조그마한 손가락과 입을 보며 역시 애기는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렉시는 안돼." "누굴 감옥에 들어가게 하려고요." "오! 그건 곤란한데? 이왕 들어가려면 챔피언스 리그 우승까지 하고 나서 들어가라고. 하하하하!!!" 크게 웃는 제라드의 반응에 현준은 인상을 구겼다. 거실에는 제라드의 큰 딸인 릴리가 축구 선수 딸이 아니랄까봐 붉은색의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쿠키를 먹고 있었다. 제라드의 첫 번째 딸로 샤방샤방한 피부에 찰랑거리는 금발에 큰 눈망울을 지닌 릴리는 네티즌들 사이에는 살아 움직이는 인형이라는 별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했다. 그만큼 귀엽다는 뜻이었다. "릴리는 더 안 돼." "이 사람이 정말 큰일 날 소리를..." "호호호! 어서 와요. 준. 오랜만에 뵙네요." 제라드의 부인 알렉스 커란이 제라드의 옆에 섰다.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커란이 식사를 내오는 동안 제라드는 딸 렉시를 안고서 현준의 앞을 돌아다녔다. 렉시의 움직임에 따라 현준의 시선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재미있어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얼마나 남았지?" "뭐가 얼마나 남았다는 건데요?" "쿼드러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요? 이제 일주일 가량 남았네요." 한 시즌 동안 유럽을 열광시켰던 축구 경기들도 끝이 났다. 프리미어리그도 마찬가지였다. 리버풀도 20일 안 필드에서 열린 38라운드 볼튼 전을 마지막으로 2012 - 13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비록 마지막 볼튼 전 때 1 - 1 로 무승부를 거두긴 했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결과였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대비해 리버풀은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을 경기에 제외하거나 교체 투입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만큼 무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 덕분에 치열한 강등싸움에서 허덕이고 있던 볼튼은 운 좋게 승점 1점을 차지하며 가까스로 프리미어리그 강등을 피할 수 있었다. "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차지하신 것 축하드려요." "뭘요. 운이 좋았죠." "아니, 정말 대단했어. 그것은 자랑스럽게 여겨도 돼."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부끄러운지 머리를 긁적였다. 현준은 총 38 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도 현준은 2011 - 12 시즌의 엄청난 골 폭풍을 보이며 프리미어리그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로 인해 경기 막바지 교체로만 출전했지만 리그 막바지였던 풀럼 전과 볼튼 전 때도 경기에 선발로 투입되었더라면 40 골도 돌파했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구단이 정말로 신났지. 게다가 머리까지 아플 거야. 지금쯤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껄?" "......" "계산기요?" 조용히 입을 다무는 현준을 대신해 입을 연 것은 커란이었다. 제라드의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30 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몇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드물어. 하지만 준은 리버풀에서 벌써 2 년 연속이나 그 기록을 달성했지. 게다가 FIFA 발롱도르도 차지하고. 몸값이 장난이 아니라고." "오퍼도 엄청나겠는데요." "덕분에 구단 직원들만 난리가 났지." 제라드가 웃음을 지었다. 시즌 중에도 리버풀 구단에는 현준의 구애가 끊임없이 들어왔었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바이에른, 유벤투스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세계 유수의 클럽들이었다. 더군다나 그런 클럽들은 현준의 이적을 위해 상상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특히나 같은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는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 또 다시 오일 머니를 풀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중동 부자가 단단히 찍은 것 같던데. 비행기 사건도 있고 말이야." "그러게요. 부자들의 머릿속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사실인가 봐요." 제라드의 어이없다는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FA 컵 우승 이후 현준은 구단 전용기를 한국으로 가는 휴가에 사용할 수 있냐고 구단에 문의했었다. 그리고 구단은 당연히 전용기 일정을 잡았다. 이 사실이 어떻게 셰이크 만수르에게 들어갔는지 셰이크 만수르는 현준이 이적만 한다면 개인용 전용기를 구입해주겠다는 말을 꺼냈던 것이다. 그 덕분에 한참이나 시끄러웠던 잉글랜드 언론이다. 한국의 반응은 그보다 훨씬 더했고 말이다. "그나저나 이제 에이전트 다시 구해야 하지 않아? 구단에서도 빨리 구했으면 하는 반응이던데." "아아..." 제라드의 말에 현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리리스가 떠오른 탓이다. 원래 현준의 에이전트는 리리스가 맡고 있었다. 현준의 계약자로 인간 세계에서도 현준과 같이 있을 방도를 생각하던 리리스의 꼼수였다. 하지만 리리스가 행방불명된 이후 공식적으로 현준에게로 향하는 소통창구는 사라져 버렸다. 그 때문에 골치를 썩는 것은 바로 리버풀 구단이었다. 현준에게 전해야 할 사항을 에이전트에게 연락해야하는데 에이전트가 연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직접 자신에게 까지 찾아온 구단 직원들에게 현준은 에이전트가 떠나갔다는 말을 해야 했다. '몸은 건강한지 모르겠네...' 탈리사와 레리엘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몸에 리리스가 준 순수한 마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은 무사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도 한 달 가량 리리스의 모습을 못 봤다는 생각을 하니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졌다. 하지만 현준은 금새 안색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슬슬 구해야죠. 그렇지 않아도 일이 밀려들어오고 있던 참이거든요." "그럼 우리 에이전시는 어때? 꽤 괜찮은데?" 제라드가 장난기를 담아 미소를 지었다. 워낙 현준이 유명하다보니 현준을 탐내는 에이전시는 수를 셀 수 없었다. 제라드가 속한 에이전시도 현준이 현재 프리라는 말을 듣고 은근히 제라드에게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다. 제라드 또한 현준이 자신과 같은 에이전시에 속하게 되는 것이 나쁘지 않았고 말이다.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일을 대신해줄 에이전시는 빨리 구해야만 했다. 당장 구단의 일도 처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죠. 대신 조건이 있어요." "뭐? 정말?!" 별 생각 없이 꺼낸 말에 현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라드는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그리고는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제라드의 모습을 보며 커란과 현준은 소리내어 웃었다.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차지한다면 정말 대단하겠네요." "아무래도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니까요." "상대가 바르셀로나죠?" "네. 쉽지 않은 상대죠." 커란의 말에 현준은 앞에 놓인 음식을 먹으며 대답했다. FC 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 다비드 비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축구 클럽. 과르디올라의 지휘아래에 역사상 최고의 클럽이라 불릴 정도로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스페인이 유럽 축구를 제패하게 만든 클럽이었다. 리버풀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1년 전의 이야기일 뿐이다. 게다가 그때의 승리도 굉장히 아슬 했었다. 현준의 원맨쇼가 아니었다면 챔피언스 리그에서 탈락하는 것은 바르셀로나가 아닌 리버풀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이기는 것은 이이의 리버풀이겠죠." "당연하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날 경기에선 승리해야 돼. 쿼드러플을 차지하면 더 이상 맨체스터의 촌놈들이 우리를 욕할 수도 없겠지. 트레블을 달성했다는 커리어도 쿼드러플에서 밀릴 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난 리버풀을 사랑하는 콥들에게 리버풀이 얼마나 대단한 클럽인지 알려주고 싶어." 어느새 통화를 끝낸 제라드가 대답했다. 현준은 제라드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딸 만큼이나 리버풀을 사랑하는 제라드다. 거기에 리버풀의 로컬보이로 평생을 리버풀과 함께한 사람이다. 그 만큼 리버풀의 이름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또한 사랑하기에 리버풀을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올려놓고 싶을 게 분명했다. "그래도 무리하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결승전에 손가락만 빨게 될지도 몰라요." "큭. 조만간 우리 에이전시에서 사람이 갈 거야. 내가 간곡히 부탁해서 우리 에이전시로 온다고 하니까 나한테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던데?" "간곡히 부탁을 했던가요?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말한 것 같은데?" "준은 VSS 는 안 나가나요? 현재 잉글랜드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잖아요. 리버풀에서는 스티브도 그리고 수아레즈 선수가 나갔고요. 그래도 팬들은 준의 출연을 원하던데. 제가 아는 사람들도 혹시 준이 Tv 에 안 나오느냐고 셀 수도 없이 물어봐요." "에이전시가 정해지면 나가겠죠? 그때쯤 되면 에이전시가 제 스케쥴을 관리하니까요. 지금은 제 한 몸 건사하기도 바빠서요." "하하하하!" 현준은 제라드의 집에서 있었던 식사가 굉장히 즐거웠다. 누가 축구 선수 아니랄까봐 프리미어리그 경기의 이야기 및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대한 의논이 주된 이야기였지만 현준의 한국 이야기 및 옛날 얘기도 종종 흘러 나왔다. "아빠. 나 심심해." "나도나도." "오! 내 사랑들!" 거기에 심심한 릴리와 렉시가 칭얼거리며 제라드에게 안겨 들었고 분위기는 더욱더 화기애애해졌다. 현준도 인형같이 귀여운 외모를 지닌 어린 꼬마 숙녀들이 싫지 않았고, 이야기를 하면서 릴리가 현준에게 관심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그럼 들어가 볼게요. 스티브." "그래. 푹 쉬고. 몸 관리하는 거 잊지마. 이번 기회는 반드시 잡아야 하니까." "네네. 걱정 마세요. 바르셀로나. 티키타카. 전부 부셔버리자고요." "자! 우리 공주님도 아저씨에게 잘가세요라고 인사해야지?" "아직 아저씨 아닙니다." 제라드의 놀림과 그것을 그대로 따라는 릴리의 모습에 현준은 멋쩍은 표정으로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는 집으로 걸어가면서 오늘 있었던 초대를 떠올렸다. "행복하겠네. 스티브는." 사랑스러운 부인인 커란 그리고 귀여운 세 딸들을 보다 보면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흘러갈 게 분명했다. 어째서 제라드가 딸바보라고 불리는 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제라드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자신도 그렇게 자신을 맞아주던 사람이 있었다. 어두운 밤하늘 위로 매혹적인 붉은색 눈동자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후우......" 제라드의 집에서 마셨던 와인 때문일까? 오랜만에 그녀와 살을 부대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현준은 심호흡과 함께 순수한 마기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한 때 천사들이었던 탈리사와 레리엘에게 배운 능력으로 자신의 기운을 갈무리하거나 퍼뜨리는 것을 연습중인 그였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이 보유한 순수한 마기로 주변 지역을 탐색 하는 것이다. "......" 마족이나 천족이라면 이런 자신의 기운에 반응을 보일 게 분명했다. 자신이 몸에 있는 압도적인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영국 전역을 탐색했지만 자신의 기운에 반응하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현준은 고개를 숙이고는 천천히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00385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                            2012 - 13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잉글랜드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그 덕분에 웸블리 스타디움은 붉은색의 물결로 가득했다. 리버풀의 승리를 위해 리버풀에서 런던까지라는 먼 거리를 이동한 콥들이었다. 바르셀로나의 팬들 또한 굉장히 많았다. 워낙 콥들의 광적인 모습을 많이 봐온 만큼 오늘 경기를 위해 런던은 수 많은 경찰들을 런던 전역에 배치했다. 행여나 일어날 폭동사태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바르셀로나와 리버풀 팬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은 채 서로의 팀을 위한 응원만을 할 뿐이었다. 와아아아아!!! "휘유...대단하네." 오늘 챔피언스 리그 결승 경기가 열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 도착한 선미는 어마어마한 수의 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한 때 ○○ 일보 기자였던 그녀는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휴가를 냈다. 축구 경기들을 기사로 쓰면서 축구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 17번 준이라는 이름이 적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기 때문일까? 경기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선미의 모습을 보며 리버풀 팬들이 관심을 드러냈다. 현재 리버풀의 주장이나 그들의 영웅인 현준이 동양의 코리아라는 나라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콥들은 아무도 없었다. 리버풀에서 워낙에 대단한 활약을 펼쳐주는 탓에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 굉장히 높았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경기 시작 전부터 웸블리는 승리를 바라는 콥들의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더군다나 웸블리에는 불과 이주 전 리버풀이 FA 컵 결승전에서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던 좋은 추억이 남아있었다. "헤이! 불러! 불러!!!" "한국에서 왔지? 부르라고. 같이 즐기는 거야!" 자리를 잡은 선미의 모습에 주위에 있던 팬들이 손짓을 했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동양의 여인. 아마 현준의 고국에서 온 팬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모습에 선미 또한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워낙 유명한 노래인 만큼 선미 또한 YNWA 가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웸블리 스타디움의 관중석에서 콥들의 응원가가 부르고 있을 때 리버풀 라커룸에서는 숨이 막힐 정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다른 경기도 아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인 만큼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자. 그럼 가자! 오늘 너희들은 영웅이 될 거고,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길 거다. 바르셀로나? 너희들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승리를 따낼 수 있다. 유럽 최고의 클럽이 어디인지를 톡톡히 보여줘! 최고의 클럽은 오직 하나! 우리 리버풀이다!" "좋아!!!" 달글리쉬의 말에 제라드가 먼저 몸을 일으켜 라커룸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 또한 그런 제라드의 뒤를 따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현준은 가장 마지막으로 라커룸을 나섰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등을 툭 치며 달글리쉬가 말했다. "작년에 있었던 안 좋은 기억을 오늘 떨쳐버려. 빅이어로 말이야." "물론이죠. 90분 뒤에 환호성을 지를 준비만 하고 계세요." 현준의 말에 달글리쉬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그를 믿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현준. 달글리쉬가 축구계에 몸 담으면서 현준과 같이 완벽에 가까운 선수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었다. [많은 준비를 했는데요?] [네, 그렇네요.] 경기장에서는 오늘 경기를 위한 식전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개막 공연이 끝난 이후 카메라가 선수들이 대기하는 통로를 비추기 시작했다. [자, 개막공연이 있었고요. 통로에 양 팀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하하하. 김현준 선수 입술이 바짝 타는 걸까요? 입안을 헹구고 있군요.] [그렇겠지요. 아무래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니까요.] 한국 선수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뛴 적은 박지성이 최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작년 김현준이 리버풀을 이끌고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결승전에 올랐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박지성이 속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김현준이 속했던 리버풀은 둘 다 결승전에서 패배했었다. [제라드 선수의 비장한 모습이 눈에 띄는군요. 작년 같은 패배는 당하지 않겠다는 걸까요? 오늘 리버풀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나왔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오늘 리버풀이 홈팀이니까요. 홈 팀 져지를 입고 나왔습니다.] [오늘 경기 초반의 흐름이 굉장히 중요할 텐데요.] 조민호 캐스터가 입을 열었다. 축구는 흐름의 경기다. 괜히 경기가 잘 풀리는 날이 있고 잘 안 풀리는 날이 있는 것이 아니다. 조민호 캐스터는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바르셀로나도 그렇고 리버풀도 그렇고 일단 두 팀이 실제로 킥 오프 휘슬이 울리고 나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하지만 기본 적으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바르셀로나는 누 캄프의 정신이 있다는 겁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자 철학을 심어준 요한 크루이프가 가장 강조한 것으로 바르셀로나는 상대가 어떤 팀이면 자신들만의 축구를 했다. 어떤 대응을 보이던 간에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르셀로나가 강한 이유였다. 작년 챔피언스 리그에도 바르셀로나는 리버풀을 상대로 자신들만의 색으로 리버풀을 곤욕에 빠뜨렸었다. 와아아아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 빅 이어가 등장을 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며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눈을 빛냈다. 유럽 최고의 클럽을 증명하는 우승컵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선수들이 등장하며 9 만 여명의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어 양 팀 서포터즈들의 카드섹션이 등장했다. "들어! 들어!!!" 오늘 경기를 위해 며칠 전부터 준비했던 카드 섹션이다. 선미 또한 자신의 자리에 놓인 종이를 들어 올렸다. 리버풀이 준비한 카드 섹션은 'Remember 2004 - 2005.'라는 말로 리버풀이 이스탄불의 기적이라는 명경기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사실을 떠올리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현준과 푸욜이 양 팀의 페넌트를 교환하고 동전던지기로 양 팀의 선공을 정했다. 선공은 바로 리버풀이었다. 현준과 수아레즈가 선축을 준비하자 콥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김현준과 수아레즈. 리버풀 최강의 투톱 조합이 오늘도 가동되는군요. 저 조합에 수 많은 클럽들이 무너졌었죠.] [자!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경기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리버풀이 왼쪽, 바르셀로나가 오른쪽입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대로 바르셀로나는 예상했던 대로 자신들의 축구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바르셀로나의 티카티카에 볼은 내 주되 쉽사리 슈팅 찬스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미드필더 라인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주고 있었다. [리버풀이 지금 압박의 선을 상당히 높이 끌어올렸어요. 이렇게 되면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굉장히 부담을 느끼겠는데요?] 조민호 캐스터가 놀란 듯 말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 그리고 알렉스 송이 서로 공을 주고받으며 뒤로 돌리기 시작했다. 김현준과 수아레즈가 강한 전방압박으로 수비 범위를 넓혔기 때문이었다. 이런 강력한 전방압박은 후반으로 갈수록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집중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초반 바르셀로나의 축구에 휘말리면 경기가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달글리쉬는 이런 변칙전술을 내민 것이다. 콰앙!!! 리버풀의 압박에 계속해서 라인이 밀리자 바르셀로나의 패스 마스터 사비가 전방을 향해 강하게 공을 찼다. 비야를 보고 때린 공이었다. 그리고 루카스 레이바가 비야를 향해 달려들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중 하나로 손꼽히는 다비드 비야다. 게다가 그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린 적도 있었다. [다비드 비야. 달려갑니다.] 공을 받고 재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가는 다비드 비야의 모습에 바르셀로나 팬들이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와 함께 리오넬 메시, 산체스, 이니에스타가 달리기 시작했다. "막아!!!" 동시다발적으로 달려 들어오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보며 제라드가 소리를 질렀다.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패스를 연결시키다가 틈을 봐서 한 번의 기회를 노리는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는 리버풀이 가장 주의해야 할 바르셀로나의 공격 패턴이었다. 그리고 이런 공격 패턴을 수비하기 위해 엄청난 훈련을 소화해야 했던 리버풀 수비수들이었다. '이때!' 오늘 경기 풀백으로 출전한 엔리케가 뒤로 공을 돌리는 산체스의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태클을 시도했다. 발 끝에 걸리는 감촉을 느끼며 엔리케는 재빠르게 빼낸 공을 수비를 돕기 위해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기 위해 방향을 트는 괴체에게 넘겼다. 그리고 괴체는 그대로 중앙의 현준을 향해 공을 걷어찼다. [엔리케 빼냅니다! 괴체! 김현준!!!] 현준이 공을 잡자 현준의 주위에 있던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이 현준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에 리오넬 메시가 있다면 리버풀에는 현준이 있었다. 특히나 김현준은 바르셀로나 입장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만 했다. 작년 챔피언스 리그 8 강전 때 바르셀로나는 현준에게 무려 6 골이나 얻어맞으며 패배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후우..."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강력한 압박감에 현준은 짧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것이 바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느낄 수 있는 압박감이었다. 몸이 좋은 장신의 수비수들과 부딪치며 90 분 동안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개인마크를 달고 다니는 것은 스트라이커의 숙명이었다. '이쪽...!' 그리고 스트라이커는 이런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예상해서 한 발짝 먼저 움직여야 했다.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예상하고는 빠른 속도로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달립니다! 아! 아아!!! 빨라요!] 순식간에 스피드를 올리며 바르셀로나 수비수의 빈틈으로 현준이 찌르고 들어가자 조민호 캐스터가 소리를 높였다. Jun!!! Jun!!! 웸블리 스타디움에 가득 찬 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준이 공을 잡자 다들 함성소리와 함께 현준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주장이자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수비수인 푸욜이 그런 현준의 스피드에 맞춰 현준을 제지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현준은 급정지로 재빠르게 몸을 틀어 푸욜을 제쳐내며 패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다시금 자신을 저지하려는 푸욜을 태클을 피하고는 그대로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탱!!! [아!!! 골대 맞았어요! 아! 김현준!]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가 제대로 반응을 보이지 못했을 정도로 빠른 슈팅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슈팅은 그대로 골대를 강타하며 옆으로 튕겨져 나갔고 그 모습에 웸블리를 가득 채운 콥들은 그대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아아!!!" 관중석에서 일어나 경기를 지켜보던 선미 또한 다른 팬들과 마찬가지로 아쉬움에 몸부림 쳤다. 잉글랜드에 위치한 웸블리에서 경기가 펼쳐지기 때문일까? 웸블리 스타디움은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 필드나 다름없었다. [이게 바로 리버풀의 힘입니다. 단 한 번에 위협적인 장면까지. 골대가 바르셀로나를 살린 거나 다름없어요.] 조민호 캐스터는 아쉬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현준의 슈팅이 성공했다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국 선수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골을 넣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리버풀의 역습 찬스에 그대로 골 까지 허용할 뻔했던 바르셀로나는 다시금 라인을 내려야 했다. 현준이 뛰어 들어오는 순간 어쩔 수 없이 선수들이 따라가며 공간이 계속해서 열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어렵지 않게 자신들의 템포로 경기하기 시작했다. 좀 더 리버풀 선수들 사이로 패스를 시도하면서 자기들만의 축구를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좀 더 마크해!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마!" 이런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막기 위해 제라드와 레이바가 수비를 돕기 위해 내려갔다. 오늘 경기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둬야 하기 때문일까? 이제 노장인 제라드는 중앙에서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며 바르셀로나의 패스를 끊어내고 있었다. [스티븐 제라드 선수 오늘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이는데요?] [하하하! 오늘 경기 승리를 거두면 리버풀은 잉글랜드 축구 클럽 사상 처음으로 쿼드러플을 달성하지 않습니까? 리버풀의 로컬 보이이자 리버풀의 심장으로 불리는 제라드 선수인 만큼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겠죠.] "휘유...스티브. 오늘 장난 아닌데..." 오늘 경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듯 한 제라드의 플레이에 현준은 혀를 내두르며 움직였다. 제라드가 끊어낸 패스는 괴체가 있는 측면으로 향했다. 중앙에서 짧은 패스로 리버풀의 수비를 뚫어내려는 바르셀로나하고는 달리 리버풀은 마리오 괴체라는 걸출한 윙어를 이용해 경기장을 넓게 쓰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였다. '수아레즈! 내가 공을 잡게 되면 그대로 달려!' 슬슬 몸에 시동을 걸면서 움직이려던 현준은 수아레즈와 눈이 마주치자 목을 푸는 시늉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수아레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현준과 수아레즈가 만든 신호였다. 축구 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공격찬스는 어쩌다 한 번씩만 만들어 진다. 그렇기에 그 찬스를 놓치기 않고 골로 연결시켜야지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오늘 같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그런 공격 찬스는 쉽사리 만들어지지 않을 터였다. 바르셀로나도 그리고 리버풀도 유럽 최고의 명문 클럽들이니 말이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피해 뛰어 올라가는 현준을 모습을 본 제라드가 그대로 빈공간으로 공을 걷어찼다. 팍!!! 그 순간 그라운드의 잔디를 강하게 밟으며 현준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오늘 류현진 활약 대단하던데요. 투타에서 진짜 완벽...오늘 같은 활약한 해준다면야... 근데 난 한화팬. 눈물이 앞을 가림. 여자친구 동생이 그 말을 듣고 형 한화팬이예요? 힘든 길 걸으시네요. 라는 얘기에 더 슬퍼짐. NC 도 3승했는데... 00386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                            [김현준!!!] 현준은 제라드가 자신에게 공을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2년 넘게 경기장에서 호흡을 맞춰본 선수다. 괜히 제 - 현라인이라고 팬들에게 불리는 게 아니다. 몸에 순수한 마기를 두른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그라운드를 밟는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중 하나답게 제라드의 스루패스는 정확하게 현준이 원하는 곳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탁! 발로 공을 잡으면서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현준은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호르디 알바가 자신에게 붙기 전에 순수한 마기로 수아레즈의 움직임을 살폈다. 그리고 수아레즈의 스피드가 절정에 다다를 무렵 현준은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수비라인 뒷 공간으로 내보내는 패스를 찔러 넣었다. 콰앙!!!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이 엄청난 속도로 그라운드를 가로질렀고, 동시에 수아레즈가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를 지나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스루패스! 수아레즈에게 향합니다!!!] 와아아아!!! 순식간에 바르셀로나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현준의 스루패스에 재빠르게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의 시선이 돌아갔다. 오프사이드일까 생각했지만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부심의 깃발로 올라가지 않았다. "큭!" 그 모습에 수아레즈를 놓친 푸욜이 다급하게 수아레즈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최고 속력에 다다른 수아레즈를 따라잡기엔 무리였다. 수아레즈 드리블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넣는다...!' 수아레즈는 굳은 표정으로 자신이 골을 넣어야할 골대를 바라보았다. 약 3m 의 골대를 지키고 있는 선수는 단 한 명,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뿐이었다. 이런 좋은 찬스를 놓칠 수는 없었다. 빅토르 발데스가 어떻게든 슈팅의 각도를 줄이기 위해 달려들고 있었지만 수아레즈는 빅토르 발데스의 움직임을 무시한 채 패널티 에어리어 라인으로 들어서자마자 혼신의 힘을 다해 슈팅을 때렸다. [수아레즈 슛!!!] 수아레즈의 발 끝에서 슈팅이 터져 나오는 것과 동시에 빅토르 발데스의 몸이 움직였다. 하지만 공은 발데스의 손을 피해 골대의 오른쪽 구석으로 그대로 들어갔다. [골!!! 골입니다! 수아레즈 선제골!!!] [역시 단 한 번의 기회 놓치지 않는 수아레즈!!] [김현준 선수가 그대로 찔러 준 것을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 그대로 꽂아 넣습니다. 1 - 0 앞서가는 리버풀입니다!] 골이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한 수아레즈는 점프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은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 경기장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수아레즈를 향해 리버풀 선수들이 달려 들었다. "나이스 슛! 루이스!!!" "완벽했어! 준! 니 패스는 정말!!! 으아아!!" 골을 넣은 감격 때문일까? 수아레즈는 말을 잊지 못하며 현준의 어깨를 붙잡고 흥분에 가득 찬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역시 허리 쪽에서 제라드 선수가 패스를 보냈고 김현준 선수가 아주 기가 막히게 찔러줬어요. 이 패스 하나가 정말 기가 막히게 들어가면서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미처 커버를 하지 못했고, 결국 수아레즈가 골을 성공시킵니다.] [허리싸움에서 제라드 선수의 투지와 그리고 마지막 역시 김현준 선수를 잡지 못했던 것이 결국 한 골을 내주게 되는 바르셀로나입니다.] 와아아아아!!! 선제골에 좌절한 듯 고개를 숙이는 바르셀로나 선수들 위로 리버풀의 선제골에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은 콥들의 미친 듯 환호성이 퍼졌다. "정신 차려!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리고 이럴 때 분위기를 잡는 것이 주장 푸욜이였다. 비록 한 골을 내주긴 했지만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다. 자신들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도 또한 리그 우승과 코파 델 레이를 우승했다. 여기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면 그들도 트레블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리버풀은 선제골을 성공시킨 이후 경기의 흐름을 가져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세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 또 한 골을 넣을 수만 있다면 오늘 경기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또한 만만치 않았다. 비록 분위기는 내줬지만 언제든지 분위기를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실력을 지닌 팀이 바르셀로나였다. 웸블리 스타디움을 찾은 수 많은 바르셀로나 팬들이 바르셀로나의 깃발을 흔들며 자신들의 선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아 오늘 경기 서로 밀고 밀리면서 재미있는 양상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리버풀을 대표하는 김현준 만큼 바르셀로나의 메시도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위협적인 선수다. 비록 리버풀이 한 골을 리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 동점골이 터져 나올지 몰랐다. 경기는 어느새 전반 30 분을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답게 바르셀로나는 선제골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철학인 티키타카를 경기장에서 보여주며 리버풀을 압박하고 있었다. 제라드를 앞세운 거친 리버풀의 수비에 점점 중앙에서 끊기던 패스가 천천히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준이 공을 잡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역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패스 실력 정말 대단한데요.]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든 리버풀은 저 패스를 끊어서 전방으로 공을 연결시켜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요.] 리버풀의 미드필더 중 태클을 잘하는 선수는 루카스 레이바 뿐이다. 아직 그 혼자서 이 넓은 경기장을 커버할 수는 없었다. 그에 반해 바르셀로나는 알렉스 송, 패스 마스터라 불리는 사비 그리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같이 패스에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선수들이 미드필더에 포진해 있었다. 게다가 리오넬 메시까지 말이다. "후우..." 압박으로 인해 바르셀로나의 패스를 끊어낸 엔리케가 재빠르게 이마를 훔쳤다. 리버풀의 진영 깊숙이에서 얻은 리버풀의 드로인 이었다. "이쪽으로!" "거기 메시가 간다! 놓치지 마!" '최대한 멀리 보내야겠네.' 엔리케는 그렇게 생각했다. 괜히 근처에 있는 선수들에게 공을 보냈다가 뺏기기라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 터였다. 바르셀로나는 단 한 번의 기회만 있다면 그대로 골로 연결시킬 수 있는 실력을 가진 팀이었다. 엔리케가 힘껏 던진 공을 보고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피케가 뛰어올랐고 공은 피케의 머리에 맞고 앞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그 공을 이니에스타가 잡고는 등을 돌리며 옆으로 공을 살짝 내줬다. [이니에스타. 메시에게로 연결됩니다.] [메시 옆에 다비드 비야 선수까지 있는데요.] 천천히 밀고 들어오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움직임에 리버풀의 라인이 점점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시의 스루패스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 들어간 다비드 비야에게로 연결되었다. [메시! 패스 연결됩니다!] [비야예요!] "큿!" 캐러거가 재빨리 비야에게 달려들었다. 비야의 근처에 있던 엔리케도 마찬가지였다. 스페인의 주전 공격수이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불리는 다비드 비야. 비야에게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분명 그는 골을 성공시킬 터였다. "아!!!" 뒤에서 수비를 도와주기 위해 들어온 현준이 그 모습을 보며 비명을 내질렀다. 순수한 마기가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려고 하는 지 말해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캐러거와 엔리케 두 선수가 자신에게 달라붙는 모습을 본 비야는 감각적으로 두 선수 사이로 공을 밀었다. "!!!" 자신들의 틈으로 공이 지나가는 모습에 캐러거도 그리고 엔리케도 화들짝 놀라며 공이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 곳에는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달려 들어온 메시가 있었다. [메시!!!] [메시! 골!!!] "나이스 비야." 말 그대로 무인지경이었다. 그리고 메시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레이나의 뒤를 스쳐 지나가 리버풀의 골문을 출렁였다.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역시 바르셀로나에는 이 선수가 있습니다! 리오넬 메시!] 와아아아아!!! 슬라이딩으로 골을 넣고 포효하는 메시의 모습을 보며 이번에는 웸블리를 가득 채운 바르셀로나 서포터즈 꾸레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 두 팀 정말 한 쪽으로 무게가 쏠리지를 않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어느 팀이 승리를 거둘지 한 치 앞도 예상이 되지 않네요.] [리오넬 메시 선수와 다비드 비야 선수의 원투 패스를 리버풀 수비수들이 놓치면서 결국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되면 1 - 1 인데요.] "큭..." 골을 넣고 환호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모습에 캐러거가 고개를 숙였다. 너무 성급하게 움직였었다. 간단한 원투패스를 막지 못하고 골을 허용했으니 말이다. 루카스 레이바와 모드리치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먼저 선제골을 터뜨리고 조금이나마 마음에 여유를 가졌던 것일까? 엔리케의 드로인을 피케가 잡게 해줬다는 것부터가 잘못되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나선 것은 현준이었다. 현준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골을 허용했다는 생각에 씁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괜찮아. 이제 시작이야. 홈도 그리고 어웨이 경기도 아니라고. 고작 한 골 내준 거 가지고 그런 죽을상을 할 필요는 없어. 골을 또 다시 넣어주면 돼." "그래. 그렇지. 3 골을 내주고도 이겼었는데. 고작 한 골 내준 거 가지고 경기 끝난다는 표정을 짓기엔 이르지." 제라드도 말했다.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있었다. 이제 1 - 1 일 뿐이다. 언제든지 골을 더 넣을 수 있었다. 더욱 집중해서 수비를 하고 또 골을 성공시킨다면 승리는 자신들의 것이었다. 동점골을 성공시킨 이후 바르셀로나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짧은 패스로 리버풀의 조그마한 공간이 보이기만 하면 그대로 치고 들어오는 것이다. 거기에 바르셀로나에는 이니에스타나 사비와 같이 정확하고 창조적인 패스에 능한 선수들이 많았다. [이니에스타!] 또 다시 바르셀로나의 패스가 전방으로 연결되었다. 모드리치가 이니에스트의 패스를 놓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패스를 받은 메시는 그대로 앞으로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 리버풀의 현준과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세계 3대 공격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였다. 현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38 골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했다면 메시 또한 프리메라리가에서 35 골을 기록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득점왕 피치치를 따낸 선수였다. [리오넬 메시! 달립니다!] 메시는 자신을 따라서 제라드가 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캐러거와 엔리케라는 리버풀의 두 수비수가 앞에 서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메시는 두 수비수의 좁은 틈 사이로 리버풀의 골대를 볼 수 있었다. 비록 올해 발롱도르는 김현준에게 넘겼지만 2009 년부터 FIFA 발롱도르를 3년 연속이나 차지한 자신이다. 현대 축구에서 한 선수가 보여줄 수 있다는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자신은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 '난 해낼 수 있어!' 순간 김현준의 플레이가 메시의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라이벌인 그라면 이런 상황에서 분명 골을 성공시킬 게 분명했다.수많은 축구팬들은 자신을 김현준과 비교했다. 프리메라리가에 리오넬 메시가 있다면 프리미어에는 김현준이 존재한다는 말로 말이다. 메시 또한 현준을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6골이나 허용하며 리버풀에게 무너졌을 때 이후로 말이다. 그 때의 김현준은 정말 축구의 신에게 선택받은 모습이었다. 덕분에 메시는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의 결승상대로 결정되었다는 말에 내심 환호를 지르기도 했었다. 작년 챔피언스 리그 8 강전 때의 복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절대지지 않아!' 그리고 메시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리버풀의 골키퍼 호세 마누엘 레이나가 뻗은 손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리버풀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아!!! 골을 성공시키자 귀가 멍해질 만큼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멀리 스페인에서 여기까지 자신들의 경기를 보러 온 바르셀로나의 팬들이었다. 그와 함께 이니에스타와 사비, 다비드 비야까지 메시에게 달려들며 골의 기쁨을 나누기 시작했다. "이 자식! 넌 역시 세계 최고야!" "완벽한 슈팅이었어! 어떻게 그 공간으로 공을 찰 생각을 했어!!" 골 세리머니와 함께 동료 선수들의 칭찬을 들은 메시는 자신의 진영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슬쩍 리버풀의 진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곳에는 골을 허용한 이후 표정이 굳어진 리버풀의 선수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중 노란 완장을 단 검은 머리의 한 선수와 눈이 마주쳤다. '김현준.' 메시가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선수였다. 아시아의 조그마한 나라 대한민국 선수로 갑작스럽게 유럽 축구계에 등장한 공격수였다. 그리고 4년 연속 FIFA 발롱도르 획득이라는 자신의 대기록을 깨버린 선수기도 했다. '그 때는 저 선수가 없었는데...' 순간 불과 3년도 채 안된 일인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이 떠올랐다. 조별예선 때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는 대한민국을 만났고 4 - 1 로 가볍게 완승을 거뒀었다. 하지만 그때 김현준이라는 공격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메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했었다는 사실도 말이다. "FIFA 발롱도르는 니가 가지고 갔으니 빅 이어는 내가 가지고 가주겠어." 자신을 바라보는 현준을 보며 메시는 조그맣게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 작품 후기 ============================ 티키타카 지적하신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한화 팬들이 많군요! 한화 한국 시리즈 우승했던 게 중 1 때였는데...롯데랑 붙었죠. 그때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마지막으로 장종훈. 송진우와 장종훈 선수는 중학교 선배라 싸인받으러 갔던게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군대 있었을 때 한화 한국 시리즈 준우승 했던게 기억이 나는데... 오늘입니다. NC 랑 붙는군요. 한화 팬으로 피 말리는 대결이 될 거 같군요. 여기서 승리를 따내야 한다는! 직관가고 싶은데 부산살아서 아쉽네요. 덧 - 명박짱의양양합일님 그러게요. 연중 몇 방에 작품 인기가 골로 가는군요. 연중할 때마다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꾸준히 연재하다 보면 떠나가신 분들이 다시 오겠죠. 완결나거나... 00387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                            "재미있네..." 바르셀로나 진영으로 걸어가는 메시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자기 딴에는 현준이 못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얼거렸겠지만 순수한 마기를 지닌 현준은 웸블리를 가득 채운 함성 속에서도 메시의 중얼거림을 톡톡히 들을 수 있었다. "리오넬 메시라..." 메시가 자신을 라이벌로 여기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워낙 유명한 선수인 만큼 메시의 인터뷰나 프리메라리가에서의 활약은 현준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현준의 활약에 대한 메시의 대답도 있었다. '그 때는 나에 대한 별 생각 없이 자신만의 축구를 즐긴다고 하더니만...' 현준은 킥 오프를 준비하며 고개를 털었다. 세계에서 뛰고 있는 축구계의 정점에는 3 명의 선수가 있다고 호사가들은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그리고 리버풀의 김현준이었다. 물론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월드 클래스급의 선수들은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를 꼽자면 대부분 이 세 선수중 하나를 꼽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축구팬들의 비교를 가장 많이 받는 선수가 바로 김현준과 리오넬 메시였다. 둘 다 각 리그에서 본좌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고,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리고 메시는 프리메라리가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소속 클럽을 우승으로 이끌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오늘 이기는 것은 우리 리버풀이다." 선제골을 성공시킨 이후 내리 두 골을 내주며 바르셀로나에게 역전 당했지만 현준은 오늘 경기 절대로 내줄 생각이 없었다. 작년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의 기억이 떠 올랐다. 다시금 그런 경험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전반 39 분 리오넬 메시의 추가골로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을 역전하며 승기를 잡았고, 남은 시간동안 양 팀은 별다른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 "역시 바셀이다. 리버풀이 힘을 못쓰네." "힘을 못 쓰기는 선제골은 리버풀이 넣었구만." "그거야 현준의 패스가 기가 막히게 들어갔던 거고 중앙이 탈탈 털리고 있는 데 무슨..." 동네에 있는 호프집에서 지훈은 친구 한 명과 함께 술을 마시며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이제 여름이 다가오기 때문일까? 후덥지근할 날씨에 집에서 벗어나 친구를 불러 술집으로 향한 것이다. 술집에는 지훈과 친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축구를 보고 있었다. 마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 나간 것처럼 많은 시민들이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현준이가 대단하긴 대단하네." "그렇지." 그렇게 말을 하며 지훈은 Tv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곧 후반전이 시작해 바르셀로나의 선공으로 공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부지런하게 공을 잡기 위해 뛰어다니며 그런 현준의 활약을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중계하는 모습을 들으니 괜스레 위화감이 느껴졌다. "나나 저 녀석이나 같이 학교 다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시간 참 빨리 간다." "하긴 너 종종 현준이 깨우러 현준이네 집에 놀러가고 그랬잖냐." "따지고 보면 현준이 축구도 내가 시킨 거지. 근데 저렇게 클 줄 누가 알았냐?" "그러게다." 그렇게 말을 하며 지훈과 친구를 맥주를 들이켰다. 벌써 같이 학교를 다닌 게 4 년이나 된 이야기였다. 4 년 동안 현준은 한국 축구계는 물론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는 선수로 변해 있었다. 같이 자신과 수업을 듣던 학생에서 말이다. "그나저나 현준이가 챔피언스 리그 구경하러 오라고 말은 안하디? 그래도 넌 현준이하고 굉장히 친했잖아. 연락은 해?" "아아..." 친구의 말에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지갑에는 현준이 보내준 챔피언스 리그 티켓이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를 본답시고 이제 갓 얻은 직장에 휴가를 낼 수는 없었다. "받긴 했는데 가진 못했어. 영국까지 축구 보러 간다고 휴가 냈다간 다음 날 내 책상이 사라져 있을지도 모르니까. 현준이에게 미안하더라. 그 자식 가족도 없는데 말이야." "그래도 팬들이 많잖아. 어쨌든 직장인의 비애네." "좀 아쉽기도 하더라. 잉글랜드 축구 열기가 어떤지 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어찌 되었든 내 자랑스러운 친구를 이렇게 Tv 로 볼 수 있는 게 어디야." 현준이 N 리그 대전한수원에서 스카웃을 받아 프로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다가 1 년 만에 K 리그인 대전 시티즌으로 이적해 K 리그에서 활약을 하는 현준을 보기 위해 여러 번 경기장에 찾아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유럽 최고의 명문중 하나인 리버풀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며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떠오른 것이다. "그래도 이번에 현준이 동창회 혼다니까 그 때 보려고." "어? 진짜? 온대?" "응. 전화했었는데 온다고 하더라. 그 때쯤이면 한국에 있을 거라던데." "이야. 세계 최고의 선수를 내 눈으로 보는 건가?" 친구의 호들갑에 지훈은 맥주를 마시며 말했다. "편하게 말해. 현준이 막 거리감 두고 그러는 거 별로 안 좋아할걸. 어색하기도 할 테고." "하긴...그나저나 오늘 리버풀이 이겨야 할 텐데..." "그랬으면 좋겠다. 빨리 동점골이라도 넣었으면 좋은데." 친구의 말에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르셀로나보다 한국선수 특히 자신의 친구가 뛰고 있는 리버풀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 여기서 Tv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일 게 분명했다. "처음 그 골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전반 초반 현준이 때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것을 말한 듯 싶었다. 그 때 호프집이 꺼질 만큼 안타까운 한숨이 터져 나왔었던 것을 떠올리며 지훈은 다시금 맥주를 마시기 위해 잔을 들어올렸다. "리버풀이 역전승을 한 게 몇 번인데. 이렇게 끝나지는 않을 걸? 김현준 그 자식도 은근히 승부욕 있어서 그냥 물러나지는 않을 거다." "하하하. 내년 월드컵 정말 기대된다. 손흥민도 잘나가고 김현준도 있고." "그러게. 다시 4강에 가는 모습 보고 싶네." 2002 년의 붉은 물결. 그 때 자신들은 갓 중학교에 입학한 애들이었지만 붉은 유니폼을 입고 전국이 축구로 하나가 되었던 그 모습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감동은 2002 년 단 한번 뿐이었다. 2006 년 독일월드컵,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팀은 죽을 쒔다. 그나마 2010 년 16강에 오르기는 했었다. 하지만 지훈은 우리나라의 실력이라고 보다는 그냥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었다. "다음 월드컵 예선전이 언제지?" "6월 4일. 레바논전." 친구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훈의 입에서 답이 튀어나왔다. 친한 친구가 국가 대표팀 축구선수인 만큼 현준이 뛰고 있는 경기의 스케줄은 꿰고 있었다. "이기겠지? 전에 레바논하고 붙었을 때 죽 쓰지 않았었어?" "그땐 현준이가 없었잖아." 한 때 부진한 경기력으로 언론에게 뭇매를 맞았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었다. 카타르 원정경기에서 가까스로 1 - 0 으로 승리를 거두더니만 한국에서 펼친 2차전 경기에서 한 수 아래인 레바논을 상대로 졸전 끝에 0 - 0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나온 이후 대한민국 대표팀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우즈베키스탄, 이란, 카타르를 상대로 매 경기 3골 이상의 골을 터뜨리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것이다. "이번에 현준이가 출전하면 볼 만 하겠네." "그렇겠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때 Tv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와 주위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고, 두 친구의 고개도 번개같이 Tv를 향해 돌아갔다. 와아아아아!!! 웸블리에 콥들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 그런 응원을 들으며 한 선수가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김현준 가로 챘어요!!!] 오늘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조민호 캐스터가 특유의 고음을 내뱉었다. 단 하나의 패스미스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 오늘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바르셀로나의 호르디 알바가 공을 뒤로 돌린 것을 현준이 가로챈 것이다. "나이스 패스." 현준은 혀로 입술을 훑었다. 아마 호르디 알바는 당장 전방으로 패스할 공간이 보이지 않아 골키퍼에게 공을 돌렸다가 차분하게 공격을 전개하려던 생각일 터였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호르디 알바의 플레이를 순수한 마기로 미리 읽고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젠장!" 발데스가 호르디 알바의 패스를 받기 위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오다가 곧 사태를 깨닫고는 허둥지둥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단 하나의 패스미스로 엄청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하나 자신의 힘으로만 현준을 막아내야 했다. '빌어먹을 제기랄. 왜 이렇게 된 거야!' 속으로 호르디 알바에 대한 원망을 내뱉었지만 그 보다도 먼저 이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해 나가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발데스는 현준과 가까워지자 태클로 공을 쳐내는 것이 아니라 양 팔로 크게 펼쳐 위협을 하며 현준의 접근을 막기 시작했다. 현준의 발에서 공을 뺏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단지 슈팅을 할 수 있는 찬스를 주지 않으며 빨리 수비수들이 비어있는 골문을 커버해 들어오기를 바라며 시간을 끄는 행동이었다. '그런 생각을 누가 모를 줄 알고.' 그런 발데스의 생각을 현준이 모를 리가 없었다. 뒤에서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이 빠르게 달려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발데스와 거리를 좁혔다가 순간적으로 공을 옆으로 굴리며 몸을 틀었다. "큭! 안 돼!" 순식간에 반향을 틀어 자신과 거리를 벌리는 현준의 플레이에 발데스가 재빨리 몸을 던졌다. "늦었어." 하지만 그 보다도 현준의 슈팅이 더욱 빨랐다. 발데스의 수비가 무색하게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유유히 골대의 네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푸욜이 몸을 던지는 태클까지 하며 막아보려고 했지만 한 발 늦은 뒤였다. [들어갔습니다!!! 골! 리버풀! 동점골!!!] 와아아아아!!!! Jun! Jun! Jun!!! 동점골이 터지자 관중석에 앉아있던 콥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기 시작했다. 웸블리를 가득 채운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즐기며 현준은 양 팔을 쫙 펼쳤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세리모니에 팬들은 온 몸으로 열광을 하며 더욱더 현준의 이름을 외쳤다. [아! 경기 재미있어집니다! 호르디 알바의 실책성 플레이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김현준 선수의 움직임이 대단했어요. 호르디 알바 선수가 공을 뒤로 돌릴 것을 미리 눈치 채고 달리기 시작했거든요. 여기 보세요. 호르디 알바 선수가 몸을 뒤로 틀기도 전에 김현준 선수 달리기 시작했거든요!]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과 코치진들도 후반 시작 7분 만에 기습적으로 현준이 공을 가로채면서 동점골을 성공시킨 것을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좋아!" 동점골이 터지자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표한 달글리쉬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골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는 자신의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후반 10분이 터져나가기 전에 터진 동점골은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실력이 아닌 실책으로 허용한 골이다. 그런 만큼 이 골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뜨려 줄 게 분명했다. 뭐니 해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는 큰 경기에서 나온 실책이니 말이다. '조금 더 흔들어야 겠군.' 바르셀로나 되는 팀의 선수들이 이런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무너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타격을 있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이런 달글리쉬 감독의 생각을 현준도 느끼고 있었다. "좋아! 저 녀석들 기가 많이 죽었을 거야. 실수로 골을 내줬으니까 흔들면 흔들릴 지도 몰라. 좀 더 적극적으로 마크해 보자고. 이길 수 있어!" 현준의 말에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막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던 중앙 미드필더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빅 이어를 들고 집에 가겠어." 우승컵을 들기 위해 토트넘에서 이적한 모드리치의 말이었다. 수많은 축구 선수들 중에서 극소수만이 드는 우승컵이 바로 빅 이어다. 모드리치는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또 하나의 우승컵 빅 이어를 들어 자신의 커리어를 완벽하게 만들어 싶었다. "오늘 꼭 쿼드러플을 이룬다. 안 그러면 오늘 경기장을 찾아온 커란과 릴리 그리고 렉시와 루르드를 볼 면목이 없다고" "나도 오늘 이겨서 델피나의 자랑스러운 아빠가 될 거라고." 제라드와 수아레즈였다. 오늘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리버풀을 응원하기 위해 그들의 가족들이 찾아와 있었다. 두 선수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이제 남은 시간은 40 분가량. 40 분만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막아내고 골을 터뜨린다면 자신들은 세계 최고의 클럽이 될 수 있었다. 작년에 이루지 못했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말이다. 거기에 잉글랜드 최초로 쿼드러플을 이루는 클럽의 멤버로 역사에 남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두들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수아레즈의 딸 델피나. 철자로 Delfina 라고 하죠. 이것을 재배열 하면 뭐가 나올까요? 00388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                            "준." 현준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순간 캐러거가 불렀다. 그리고 캐러거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준. 오늘 경기가 내 마지막 경기라는 거 알고 있지?" "물론이죠." 제이미 캐러거.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38 경기를 뛰었고, 제라드와 함께 리버풀의 원클럽맨이자 레전드 그리고 정신적 지주인 캐러거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몸을 아끼던 수비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리버풀의 수비라인을 통솔했던 만큼 수많은 팬들이 아직까지도 캐러거의 활약을 보고 싶어 했지만 결국 제 2의 인생을 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캐러거의 마지막 경기나 다름없었다. 현준도 캐러거의 은퇴가 아쉬웠다. 캐러거는 제라드와 함께 현준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었다. "요 몇 년 난 내가 이루고 싶은 모든 것을 이뤘어. 스티브와 함께 그렇게 들고 싶어 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컵도 들어 올려봤고 말이야. 다 준 덕분이야." "뭘요. 다들 열심히 한 덕분인데요."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캐러거의 현준의 어깨를 감싸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직 40 분 정도 남았지만 이제부터는 한 골 싸움이 될 거 같아. 이제까지 수많은 경기를 치러본 내 직감이 그래. 아게르와 함께 어떻게든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보겠어. 그러니까 준 너는 루이스와 함께 전방에서 내려 오지마." "......"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는 긴 드리블 돌파나 롱패스를 자제하며 체력적 소모를 줄이고 볼 점유율을 높이는 데 탁원할 전술이다. 그리고 이런 짧은 패스를 저지하기 위해 상대편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거리를 움직인다. 그 덕분에 상대팀의 체력적 소모가 엄청났다. 현준 또한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번 수비에 가담했었다. '힘이 들 텐데...'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수비수들도 50 여분 가까이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막기 위해 그라운드를 왔다갔다 해야 했다. 게다가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티카타카 전술을 유지하기 위한 정확한 패스기술 및 볼 트래핑 능력과 같은 기본기가 극에 달해 있었다. 물론 선수들도 호흡 또한 세계 최고였다. "바르셀로나 티키타카 전술의 약점은 알고 있지?" "물론이죠." 티키타카 전술은 전술의 특성상 패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선수가 많아야 한다. 그 덕분에 선수들끼리의 간격을 좁혀야 하는데 만큼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공간을 좁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비라인이 위로 올라가게 되는 단점이 있었다. 현준의 두 번째 골 역시 위로 올라간 수비수와 골문을 지키는 최종 선수인 골키퍼까지의 패스를 낚아채 터뜨린 골이었다. "수비수의 뒷공간을 노려. 어떻게든 막아서 공을 보내 줄 테니까. 물론 기회는 몇 번 없을 거야.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빼내는 건 힘들테니까 말이야." "......" "수비는 우리에게 맡겨. 그리고 준은 골을 넣어주면 돼. 내 마지막 은퇴 경기. 빅 이어를 들어보고 떠나고 싶다." "그래. 준. 우리를 믿어." 옆에서 조용히 캐러거의 말을 듣던 아게르도 현준을 쳐다보며 말했다. 바르셀로나의 공간을 찌르고 오는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2골을 내줬다. 리버풀의 공격력은 유럽 최고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수비는 불합격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캐러거와 아게르는 수비는 불합격이지만 결국 뛰어난 공격력 때문에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 "......"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캐러거와 아게르를 보며 현준은 심호흡을 하며 맞은 편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사비 아르난데스를 상대로 과연 우리 수비수들이 40 분 동안 무실점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결정은 이미 내렸다. 자신의 동료들을 믿으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지며 현준은 빠르게 웸블리를 가득 채운 소음과 잡념을 잊고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메시가 뒤 쪽으로 공간을 넓혀 줍니다. 이니에스타. 제라드 선수가 내려와서 수비합니다.] 2 - 2 동점상황. 비록 자신들의 실책으로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바르셀로나는 한 번의 실수 때문에 경기를 포기하는 선수들이 아니었다. 비록 조금 흔들리기는 했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금방 전열을 정비하고 매섭게 공격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니에스타 다시 메시에게로. 메시!] '절대 못 가지!' 아게르가 입술을 깨물며 메시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 조그마한 녀석에게 오늘 2 골이나 내줬다. 그리고 메시는 무리하게 아게르를 뚫지 않고 자신의 뒤에 있는 사비에게로 공을 내줬고 사비는 그대로 패널티 에어리어에 있는 비야를 보며 크로스를 올렸다. [사비 띄어 올려주는데요! 다비드 비야쪽입니다!] 175cm로 키는 작은 편이지만 다비드 비야는 키에 비해 헤딩을 굉장히 잘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사비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으로 리버풀의 골문을 노리려던 다비드 비야는 누군가가 자신보다 먼저 공을 걷어내는 것을 봐야만 했다. [캐러거! 헤딩으로 걷어냅니다!] [아아! 캐러거 선수 오늘 정말 열심히 뛰네요. 오늘 수비수들 중에 정말 캐러거 선수의 팀 공헌도는 정말 최고예요. 진짜 철벽처럼 수비를 하는 군요. 공격에 비해 수비가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리버풀인데요. 이런 모습을 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갑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놀랍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매섭게 리버풀의 골문을 노리고 있지만 리버풀은 캐러거의 활약으로 몇 번이나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오늘이 제이미 캐러거의 마지막 경기이기도 하는데요. 정말 혼신의 힘을 불태우는군요.] [네. 오늘 정말 뛰기도 많이 뛰는 캐러거 선수입니다. 전, 후반 활동량이 정말 엄청나네요.] 와아아아아!!! 콥들 또한 캐러거가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리버풀을 떠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캐러거의 활약에 여느 때보다도 더 큰 환호성을 보냈다. 그런 캐러거의 활약을 뒤에서 지켜보며 현준은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자신들의 말대로 캐러거와 아게르는 리버풀의 수비를 조율하며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제라드도 그리고 루카스 레이바도 어떻게든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심장이 터져라 그라운드를 돌아다니며 바르셀로나의 패스루트를 줄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잘하면 되는 거겠네...' 현준은 침을 꿀꺽 삼키며 동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자신을 위해 동료들이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말이다. 후반 30 분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찬스는 없었다. 현준이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은 두 명 이상 현준의 주위를 머물며 그를 마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몸의 긴장을 풀지 않으며 차분하게 기다렸다. 분명 동료들은 어떻게든 공을 자신에게 연결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그런 현준의 모습을 지켜보는 한 쌍의 눈동자가 있었다. "아휴. 빨리 골 넣었으면 좋겠는데...이러다 정말 먹히는 거 아니야?" 후반 35 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계속되자 선미는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스코어는 2 - 2. 아직까지 동점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바르셀로나가 주도권을 잡고 리버풀을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는 형국이었다. "괜히 내가 보러 와서 리버풀이 지는 거 아니야?" 사적으로 리버풀의 경기를 보러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괜스레 그런 마음도 들었다. 리버풀 수비수들은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캐러거와 아게르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레이나의 선방으로 인해 아직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자신들의 영웅들을 위해 콥들은 후반부터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들의 응원가를 열창하고 있었다. 그런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 선미는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 사이로 산책을 하듯 걷고 있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코너킥으로 리버풀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제발 한 골만 더 넣어줘요." 선미는 기도하듯 양손을 꼭 부여잡으며 중얼거렸다. 현준이 바르셀로나 수비수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던 게 생각이 났다. 현준의 팬으로써 현준이 한국 선수로서 사상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뛰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선미의 간절한 기원이 통했을까? 리버풀의 진영에서 길게 공이 올라왔고 마스체라노와 몸싸움을 벌이던 현준이 헤딩으로 공을 따낸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우와아아아!!! "달려!! 달리라고!!!" "준! 넣어! 넣어달라고!!!" 그리고 그 순간 선미의 주위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에 실점을 허용할까봐 조마조마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콥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선미 또한 마찬가지였다. 들리지는 않겠지만 현준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골을 넣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탁! 마스체라노의 몸싸움에서 가볍게 이긴 현준은 그대로 이어지는 마스체라노의 발을 피해서 공을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캐러거와 아게르는 자신들의 말을 지켰다. 실점을 하지 않은 채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냈고, 이렇게 자신에게 공을 연결시킨 것이다. "이제 나만 남았네." 바르셀로나의 코너킥에 이은 역습 찬스. 날카롭게 올라온 공을 캐러거가 헤딩으로 걷어내었고 제라드가 그대로 현준을 향해 논스톱으로 공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현준은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파아앗!!! 순수한 마기가 현준의 온 몸을 감싸기 시작했고, 그라운드 주위의 모든 정보가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신경이 칼날처럼 벼려지며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사진처럼 끊어지듯 현준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이라면 이런 상황에 뇌의 부하가 걸렸을 테지만 현준은 마족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왼쪽에서 수비를 하기 위해 달려오는 푸욜을 가볍게 좌우로 흔드는 페인팅으로 제친 후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어...어?!" 맨마킹 능력만큼은 세계 최고라 불리는 카를로스 푸욜이지만 현준은 끊어진 약간의 틈을 놓치지 않고 공과 함께 그대로 자신을 스쳐지나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현준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푸욜은 자신도 모르게 스쳐지나가는 현준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아!!! 김현준!!! 달립니다!] [리버풀! 찬스예요!!! 여기서 해결지어야 합니다! 김현준!!!] 와아아아아!!! 현준이 그라운드를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그에 맞춰 콥들의 함성 소리 또한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을 향해 피케가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바르셀로나 서포터즈 꾸레들은 피케가 현준을 막아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런 꾸레들의 기대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현준은 스피드가 최고점으로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방향을 트는 페인팅으로 피케를 따돌린 것이다. "크읏!" 그런 현준을 잡기 위해 피케 또한 몸을 틀었지만 현준과 달리 피케는 제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며 다리가 풀린 것이다. 멍하니 공을 드리블하며 자신들의 골문으로 달려가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피케는 제발 발데스가 현준의 슈팅을 막아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제발...!" "준. 넣어달라고." 그라운드위에 있는 동료들 뿐 만 아니라 벤치에 있는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도 그리고 웸블리에 가득한 팬들도 현준의 발끝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현준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발데스와 마주쳤다. 그 순간 현준의 발이 활처럼 휘어졌고, 발데스 또한 몸을 던졌다. 자신의 무릎 아래를 노리는 빠른 강 슛이라는 게 발데스의 예상이었다. 툭! 하지만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발데스의 예상하고는 전혀 달리 느릿하게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골문 안으로 떨어져 내렸고 그대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와아아아!!! 그 순간 웸블리는 열광적인 환호성으로 가득 찼고, 골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현준은 자신의 상의를 벗은 채 왼쪽 코너킥 자리로 달려가 무릎으로 미끄러지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그 부근에 있던 콥들이 날뛰면서 환호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주위로 리버풀 선수들이 열광적으로 달려들며 골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후반 37 분. 리버풀의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빌어먹을! 이대로 끝낼 순 없어." 메시는 이대로 경기는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은 약 10 여분에 불과했고, 리버풀의 선수들은 절대 골을 내줄 수 없다는 듯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하며 바르셀로나의 흐름을 계속해서 끊어내고 있었다. 메시뿐만 아니라 비야, 사비, 페드로를 비롯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리버풀을 골문을 열기 위해 총 공세를 펼쳤다.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서는 발데스까지 올라와 리버풀을 골문을 노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경기는 남은 시간동안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3 - 2 라는 스코어를 유지한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 작품 후기 ============================ 네 드디어 이겼습니다. 한화 첫승입니다. 눈물이 나더군요. 아 대전구장 울음바다. 라면먹다가 4 - 0 으로 지고 있는거 보고 한숨쉬었는데... 김태균 투런포. 너무 오래 기다렸네요. 아 감동... 다음에는 야구소설을 써서 한화를 우승시켜야 되나... 어찌되었던 내일 2연승 달렸으면 합니다. P.s 여자친구도 노블레스를 봅니다. 어젯밤에 이런말을 하더군요. 넌 내가 보는 소설 3개 중에 꼴찌야. 네. 가슴으로 울었습니다. 00389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                            [경기 끝났습니다! 2012 - 2013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우승 팀은 리버풀입니다!] [역시 리버풀의 공격력 정말 대단합니다. 분명 유효슈팅은 바르셀로나가 훨씬 많아요. 하지만 리버풀은 많지 않은 몇 번의 기회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리버풀 챔피언스 리그 통산 6 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군요.] 카메라는 제라드와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누는 현준을 찍고 있었다. 오늘 경기 2 골 1 도움을 올리며 만점 활약을 선보이면서 리버풀을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아! 김현준 선수 오늘 활약 정말 10 만점에 10 점을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뛰며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골까지 터뜨리는 기록도 새롭게 세웁니다. 거기에 2년 연속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하는군요. 하하하하!] 불과 4년 전만 해도 박지성을 제외한다면 누가 이런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에는 흥분과 감동이 가득 담겨 있었다. 카메라는 계속해서 서로 얼싸안고 샴페인을 터뜨리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을 잡고 있었다. 오늘 마지막 은퇴 경기를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장식했기 때문일까? 제이미 캐러거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아 캐러거 선수 눈물을 흘리는군요. 아 우승의 기쁨에 굉장히 흥분한 것처럼 보이는군요.] 그런 캐러거의 모습을 보며 많은 팬들이 같이 눈물을 흘렸다. 유소년팀부터 리버풀을 위해 헌신한 선수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 투지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떠나가는 자신들의 영웅에 대한 눈물이었다. [네, 이제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이 빅 이어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이번에는 카메라가 빅 이어가 있는 쪽을 비추기 시작했다. 트로피에 리버풀 FC 라는 이름을 새기며 리버풀의 색상인 붉은색과 흰색의 띠로 묶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아. 정말 김현준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오늘 경기 2골 1도움을 올리며 리버풀이 터뜨린 세 골에 모두 관여하면서 결국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이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총 15골을 터뜨렸고, 리버풀 소속으로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통산 39 골을 터뜨렸어요.] [네, 그렇습니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김현준 선수를 막지 못하고 무너졌어요.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렇게 김현준 선수를 막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말을 했었는데 결국 막지 못하고 승리를 내주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있기에 더욱더 무서운 리버풀의 공격력이죠. 역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이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김현준이다. 거기에 프리미어리그에서 3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에도 리그에서만 38 골을 성공시키며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였었다. 잠시 후 장내 아나운서가 현준의 이름을 외치며 현준의 이름과 사진이 전광판에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의 MVP 로 현준이 뽑힌 것이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웸블리가 다시 한 번 진동하기 시작했다. [정말 김현준 선수. 과연 김현준 선수와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까 말까 하는군요.]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는 웅장한 음악소리와 함께 콥들이 YNWA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준우승팀의 시상이 시작되었다. "후우..." 현준은 박수를 치며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심장이 떨렸다. 우승을 했다는 것에 대한 감동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트레블을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일까? 리버풀 선수들과 악수를 하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많은 취재진들과 관중들의 격려를 받으며 시상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음 시즌에 또 다시 만나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시가 지나가며 현준을 향해 말했다. 그런 메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준우승을 축하하며 선수들의 목에 메달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제 리버풀의 차례인데요.] [이번 시즌의 리버풀은 정말 챔피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그 어떤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사방에서 플래쉬가 터졌고 카메라가 리버풀 선수들을 비췄다. 감독인 달글리쉬를 선두로 레이나가 그 뒤를 따르는 모습이었다. 전광판에 나오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리버풀 팬들 특히 리버풀의 올드 팬들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의 우승도 차지하지 못하고 여타 클럽들의 놀림감을 받았던 리버풀이다.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일명 Big 4 라고 불렸지만 그 중에서 가장 늦게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도 할 말이 있었다.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자신들의 클럽은 쿼드러플을 이룩했다. "아아아..." 선미 또한 승리의 여운에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엔 마지막에 제라드의 뒤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걷고 있는 현준만이 들어올 뿐이었다. "진짜...진짜 최고야." 그 말 말고는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여타 한국 선수들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럽 축구계에 역사를 남긴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고 장내 아나운서가 큰 목소리로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이라는 말을 소개하기 시작하자 사방에서 또다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최고다. 정말." "그러게." 사방에서 팬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하자 리버풀 선수들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리버풀의 구단주 존 헨리 또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 리버풀 선수들에게 메달이 수여되기 시작했다. "정말 내 생애 최고의 날일거야." "내년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 그때는 뭐라고 말하려고요?" "그 때는 내 축구 선수생활에서 최고의 날이라고 해야지." "......"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피식 미소를 터뜨리며 여러 잉글랜드의 축구 원로들과 악수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UEFA 회장인 미셸 플라티니와 악수를 하고는 천천히 그의 손에서 거대한 우승컵을 받아들었다. "이게......" Big Ear.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우승컵이었다. 순간 조기축구회에서부터 시작했던 자신의 축구 인생을 시작했던 4년간의 일이 떠올랐다. 4년 전 자신은 단순히 리버풀을 좋아하는 학생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리버풀 소속으로 유럽 최고의 팀을 가리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래도...' 축구선수로써 최고의 영광을 지금 이 순간에 누리고 있지만 현준은 갑자기 마음의 허전함을 느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 단 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준 리리스였다. 예전 제라드의 집에 초대를 받았을 때도 느꼈지만 현준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축하해주며 미소를 짓는 리리스가 보고 싶었다. "헤이! 준!" "어서 들어올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현준은 동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들 자신이 빅 이어를 들어올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모습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빅 이어와 입맞춤을 했고 그대로 빅 이어를 들어 올렸다. [김현준 선수! 우승컵을 들어 올립니다!!!] [아! 자랑스럽습니다! 김현준 선수!!!] 와아아아아아!!!! 현준이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면서 웸블리 스타디움의 곳곳에서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기념하는 폭죽이 터져 나왔고 또 다시 웸블리를 가득 채운 콥들은 자신들의 영웅들을 위해 함성을 보내기 시작했다. "하아...힘드네." 집에 도착한 현준은 침대에 몸을 던졌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의 쿼드러플. 리버풀 구단 역사로도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했기 때문일까? 챔피언스 리그를 끝낸 직후 리버풀 선수들은 리버풀에 도착했고, 거리에 뛰어나와 자신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아야 했었다. "정말 대단했지." 현준은 어제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리버풀에 도착하자 구단이 준비한 카퍼레이드로 인해 버스에 탑승했고 시내로 나가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면서 귀가 멍해질 정도로 팬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손을 흔들어줬었다. 그리고는 이어서 준비된 장소에서 캐러거의 은퇴를 겸한 광란을 파티를 벌이다가 피곤함에 지쳐 집에 온 것이다. "정말 수고하셨어요. 주인님." "우승하신 거 봤어요! 정말 굉장했어요!"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탈리사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그런 탈리사의 행동에 현준은 귀찮은 듯 손을 까닥였다. 힘이 있다면 그녀들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겠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잠이 먼저였다. "미안한데 피곤하니까 조금 자야겠어." "아...네에..." 현준의 말에 탈리사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챔피언스 리그 때문에 계속해서 훈련을 하느라 현준의 품에 안기지 못한 나날을 떠올렸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주인인 현준의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 탈리사는 레리엘과 함께 현준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방을 나서려고 했다. 그리고 그 때 현준이 한 쪽으로 던져 놓은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젠장..." 방 안을 시끄럽게 울리는 핸드폰 벨 소리에 현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어제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걸려오는 축하전화에 핸드폰을 꺼놨다가 집에 오면서 켰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는 탈리사가 현준의 핸드폰을 들어 올리더니 입을 열었다. "주인님. 제라드씨인데요." "......제라드?" 현준의 눈동자가 슬그머니 떠졌다. 탈리사를 시켜 그냥 밧데리를 빼버리게 한 후 잘 생각이었지만 의외의 사람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리버풀 구단에서 가장 친한 선수를 꼽자면 제라드와 수아레즈다. 하지만 딱히 사적으로 전화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어차피 매일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나는 사이인데다가 불과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같이 우승 축하 파티를 즐기지 않았던가? "뭐지...?" 분명 중요한 일이기에 제라드가 전화를 했을 거라는 생각에 궁금증이 든 현준은 탈리사가 건네준 핸드폰을 받고는 피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스티브?" [아. 준. 자고 있었어?] 수화기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게 좋은 걸까? 동료들과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고 노는 듯 했다. "아뇨. 이제 자려고요." [아. 그래. 전에 우리집에 초대 받았을 때 했던 말 기억해?]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라드의 집에서 초대를 받았을 때 무슨 말을 했던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준이 답이 없자 제라드가 말을 이었다. [에이전시 말이야. 에이전시. 나랑 같은 에이전시에 들어오기로 했잖아.] '아...그랬었지.'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제라드의 집에서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리리스가 행방불명된 이후 자신의 스케쥴을 관리하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런 결정을 내리긴 했었다. "네. 그렇네요. 그런데 그게 왜요?" [하루라도 빨리 에이전시측에서 만나자고 하는데 그쪽에서도 급한가봐. 어때? 고국으로는 언제가지?] "내일 모레 가려고요." [그럼 내일 어때?]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일은 딱히 할 게 없었다. 아니, 할 건 많았다. 여기저기서 파티 초대장이 물밀 듯이 밀려들어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 끼어서 뻘쭘함을 경험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말이다. "리리스님이 있었다면 에이전시를 구할 필요도 없는데. 하아..." 그렇게 제라드와 전화를 끊고 난 후 현준은 하얀 벽지로 도배된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늘 따라 자신이 누워있는 침대가 너무나 넓게 느껴졌다. 다음 날 현준은 구단으로 향했다. 제라드의 말을 들은 리버풀 구단에서 에이전시와의 약속장소를 잡아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현준과 계약할 에이전시는 구단측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만약 에이전시 때문에 현준이 이적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런 관심과는 별도로 현준은 제라드가 속한 에이전시가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제라드가 소속되어 있고 소개시켜주는 만큼 딱히 자신에게 해가 될 것 같지는 않았기에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구단 회의실에는 깔끔한 인상의 사내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마 오늘 자신과 계약할 에이전시에서 나온 사람으로 보였다. 계약은 별다른 잡음 없이 이뤄졌다. 현준은 계약에 관해 이것저것 따지고 싶은 것이 별로 없었다. '돈은 좀 빠져나가겠네...' 현재 현준은 자신의 연봉을 전부 수령하고 있었다. 애시당초 리리스는 자신과 같이 살고 있는 만큼 그녀에게 빠져나갈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계약할 에이전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수익 중 일부를 지급해야만 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하겠습니다." "으음..." 계약기간을 조율하며 현준은 2 년 이라는 말을 꺼냈다. 혹시나 리리스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년은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너무나 짧았다. 현준이 말한 계약기간이 짧았기 때문일까? 남자가 조금 불만족스러울 표정을 지었지만 곧 어쩔 수 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야만 했다. 현준의 입장에서는 딱히 아쉬울 게 없었고, 지금 에이전시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현준을 잡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현준이 자신의 에이전시로 소속되면 에이전시에서 권하는 광고와 방송에 몇 번 출연 시킬 수 있다는 것에 남자는 위안을 삼아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에이전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아 그리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분으로 에이전트를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딱히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현준은 영어도 능숙했다. 하지만 외국에 나와 있으니 한국어로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그런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네." "매니저는 따로 구하시고 저희 쪽에서 말해주는 식으로 진행하는 건가요?" "아...따로 구해야 하나보죠? 전에 있었을 때는 둘 다 겸임했었거든요." 현준의 말에 남자는 현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매니저와 에이전트는 어디까지나 다른 직업이었다. "네. 다른 직업입니다. 그러나 김현준씨께서 원하신다면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에이전시는 그 만한 능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을 조금 주셨으면 합니다. 김현준씨께서 원하는 에이전트를 구하기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으니까요. 그리 오래는 안 걸릴 겁니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급할 것은 없다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리그는 이미 끝났고, 자신은 이제 한국으로 귀국할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계약을 체결한 남자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라도 같이 하고 싶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에이전시에서 자신의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현준 또한 집에 가서 내일 한국으로 귀국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만 했기에 아쉬울 것 없이 남자를 떠나보냈다. ============================ 작품 후기 ============================ 시안l 님 그렇네요. 쓰다보니 리버풀은 12명...그래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존재감이 없는 샤키리를 빼버리며 수정했습니다. 한화 2연승입니다! 그런데...하아...투수총력전...나중에 걱정되네요. LA 다저스로 치면 류현진, 빌링슬리, 베켓 다 집어넣고 이긴 셈인데... 그래도 NC 전 스윕하고...두산전부터 좀 승리라도 따면 좋을텐데...어째 기대는.. 하지만 NC 스윕해도 꼴찌라는게 함정...어쨌든 한화가 연승! 내일 연참으로 찾아오겠습니다. ㅋ 집 옆에서 경기했던 롯데 넥센전은 롯데가 역전패 당했군요. 어쩐지 응원없이 조용하더라. P.s 여자친구가 보는 소설은 나귀족과 메모라이즈입니다. ㅋㅋㅋ 00390 현준, 한국에서의 일상 =========================================================================                            김현준의 영입에 빅 클럽들 안달나다. '왕의 귀환' 유럽 축구를 제패한 김현준 귀국. 김현준의 꿈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 [EPNM = 김민철 기자] 여느 때보다도 한국 축구팬들의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1년이었다. 바로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 때문이다. 김현준은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3년 연속 득점왕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 때 프리미어리그를 주름잡았던 공격수인 티에리 앙리와 앨런 시어러와 어깨를 나란히 한 김현준은 소속팀인 리버풀이 2 년 연속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김현준은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5 골이라는 가공할 만한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클럽으로 이름을 올리는 데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존재감이 빛나는 김현준은 벌써부터 수많은 클럽에서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김현준의 광팬으로 잘 알려져 있는 셰이크 만수르가 구단주로 몸담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조제 무리뉴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 스페인의 명문인 바르셀로나의 구애가 뜨겁다. 2012 - 13 일정을 마치고 구단에서 보낸 전용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귀국한 김현준은 인천공항에서 가진 취재진들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며 야망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이적 루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현재 김현준은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의 영입설에 휘말리고 있으나 리버풀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현준은 "다음 시즌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고 싶다. 시즌이 끝난 만큼 지금은 한국에서 푹 쉬고 싶지만 한국에서 하루를 쉬고 다시 레바논 원정을 다녀와야 한다."며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다. ⌞ 얘는 진짜 골 장면 보면 역대급이다. 하프라인에서부터 치고 가거나 각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집어넣는 것을 보면 신기함. 유럽에서 난다긴다하는 선수도 이런 인생이 담긴 골을 터뜨리기 쉽지 않은데 그런 점을 봐도 월드 클래스임. ⌞ 한국축구에서 이런 선수가 나온 것 자체가 신기함. ⌞ 김현준은 맨시티로 갔으면 좋겠는데 만수르가 돈을 보따리로 풀어도 안 가는 것을 보면 클럽에 대한 충성심은 남다른 듯. ⌞ 만수르가 전용기도 사준다 했는데 거절함. ⌞ 솔직히 리버풀 김현준 팔면 망한다. 캐러거도 은퇴했고 제라드도 늙은 마당에 김현준 없으면 누가 팀을 이끌어 줌? 괜히 김현준 팔고 비싼 돈 들여서 선수 영입하다가 앤디 캐롤 때처럼 망하면 칠버풀 시절로 돌아간다. ⌞ 진짜 김현준이 없으면 리버풀은 꿈도 희망도 없는 클럽으로 변모함. ⌞ 김현준 꿈도 크네.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 현준신이 월드컵 득점왕 차지하면 가능함. 힘들 것 같이 보여도 솔까 김현준 경기력 보면 희망은 있어 보임. 월드컵 기대는 됨. 8강 이상은 확실히 갈 듯. ⌞ 김현준이 잘해도 우리나라는 자동문 수비 때문에 안 됨. 2002 년 월드컵 때 우리나라는 수비가 젤 강했음. 하지만 지금은 수비조직력조차 시망임. 수비 전술이 축구의 반인데 김현준이 해트트릭 해도 남미팀 만나면 4골 먹히고 질 애들임. ⌞ 다 좋은데 부상만 당하지 마라. 너 없으면 축구 볼 재미가 없다. 현준아. 서울의 주택가 깊숙이 위치한 고층 아파트.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인 만큼 세련된 외관과 고풍스러움을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 중 한 집이 바로 현준이 머무는 곳이었다. 한국에 잠깐 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리버풀에서 생활을 하는 현준이지만 한국에 올 때마다 호텔에서 머무르는 것 때문에 구단 측에서 재빠르게 현준의 집을 구입해 준 것이다. 1년에 한, 두 달 정도 머무르기에는 너무나도 비싼 10 억이 넘는 고가 아파트지만 현준이 구단에게 해준 것을 생각하면 이보다도 더욱 좋은 아파트를 사줘도 아깝지 않다는 게 구단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수많은 이적설에 휩쓸리고 있었다. 작년처럼 집요한 구애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리버풀은 쿼드러플을 이룩하며 클럽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해 준 현준을 절대로 팔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선수의 마음은 모르는 법이기에 아파트를 구입한 게 현준에게 점수를 따려는 의도도 있었다. 또한 리버풀은 현준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서 현준의 등번호인 17 번을 영구 결번하기로 결정했다. 현역 선수인데다가 구단을 위해 헌신한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활약을 해줬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아...한가해서 좋다." 현준은 찌뿌둥한 몸을 풀며 기지개를 켰다. 한 시즌 동안 축구만 보고 살다가 갖는 진정한 의미의 휴식이었다. 휴식을 하면서도 다음 상대팀에 대한 고민과 경기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 없었고, 괜스레 연습을 하러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갈 필요도 없었다. "...심심하네." 멍하니 시간을 때우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이제까지 바쁘게 연습 혹은 경기를 치르며 살아왔기 때문일까? 현준은 곧바로 침대에 심심함을 느끼고는 몸을 일으켜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을 키자마자 자신의 이름으로 도배된 뉴스거리가 나오고 있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대한 여파가 뜨겁게 남아 있었다. 거기에 덧붙여 4일 레바논 원정경기에 대한 내용들도 있었다. 레바논 전에서 현준은 선발로 경기에 출전해 2 골을 터뜨리며 3 - 2 로 한국이 레바논을 꺾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조금 위험했었지." 레바논과의 경기를 떠올리며 현준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원정경기라고는 하지만 레바논은 한국보다는 한 수 아래의 약팀이었다.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을 받았던 수비가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내리 2골을 내줘버린 것이다. 게다가 미드필더들 또한 무거움 몸놀림을 보이면서 제대로 된 공격찬스를 잡기조차도 힘들었었다. 전, 후반 90 분 동안 한국이 날린 슈팅 횟수는 단 6번. 그 중에서 유효 슈팅은 4개에 불과했다. 어떻게든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정말 진땀을 흘렸던 경기였다. "욕 좀 먹네..." 기사 내용에는 현준을 제외한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갈아치워야 한다는 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었다. 물론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하는 말은 아니겠지만 그 만큼 레바논 전에서의 졸전이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었다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그 때문에 현재 대표팀 분위기는 정말 엉망이었다. 다음 경기는 1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아직 나흘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아마 지금쯤 선수들은 땀을 흘리며 연습에 열중하고 있을 터였다. "나야 관계없는 일이지만..." 현준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대표팀 선수들은 훈련을 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피로를 풀어야 한다는 이유로 휴식을 요구했고,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이렇게 집에서 뒹굴 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한 칼럼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김현준의 시대에 살고 있다. 2013년 1월 7일, 스위스 콩그래스하우스에서 거행된 2012년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아시아 축구 선수로는 사상최초로 김현준이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전 세계 국가대표팀 감독, 주장,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무려 70% 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것이다. 프랑스 풋볼 선정 유럽 올해의 선수상과 FIFA 올해의 선수상을 합친 이후 3년 연속 수상했던 메시아 리오넬 메시를 누르고 차지한 수상이었다. 이번 김현준의 수상에는 이견을 나타낼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탈락하며 우승컵을 놓치기는 했지만 리버풀은 사상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전부 차지하며 MVP 에 올랐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의 업적에서 단지 조그마한 흠이 될 뿐이었다. 하지만 그 흠조차도 이제는 사라졌다. 김현준은 이번 시즌 자신의 클럽인 리버풀을 또 다시 프리미어리그 정상으로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작년에 놓쳤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리버풀에게 쿼드러플을 선물했다. 김현준은 이제 단순한 한국의 대형 공격수가 아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 '축구의 신'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런 김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리버풀은 김현준을 영입한 이후 계속해서 승승장구를 했고, 결국 이번 시즌 그 정점을 찍었다. 이번 시즌 김현준은 메시나 호날두, 이브라히모비치, 네이마르등 다른 경쟁자들과의 비교를 불허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월드컵 우승뿐이다. 축구 선수로써는 모든 상을 거머쥐었지만 김현준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았다. 물론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과 같은 축구강국들에 비해 김현준이 속한 대한민국은 한 수 아래의 약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만약 김현준이 이런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우승까지 이룬다면 세계 축구계에 내로라하는 전설들과 선수들은 김현준의 앞에 고개를 조아려야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축구가 만들어진 이래 가장 위대한 선수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창하네." 자신의 찬양글이나 다름없는 칼럼 내용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누군가가 자신을 좋게 봐준다는 게 기분이 나쁠 리 없었다. 그렇게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현준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현준은 핸드폰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다. 워낙 많은 곳에서 전화가 오기 때문이었다. 구단하고만 연락할 수 있는 구단 전용 핸드폰을 비롯해 에이전시하고만 연락이 가능한 핸드폰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 쓰는 핸드폰을 비롯해 동료 선수들과 친한 친구들하고만 연락하는 핸드폰들이 있는 것이다. 진동을 토해내는 핸드폰은 친한 친구들에게만 오는 핸드폰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전화를 건 대상은 바로 친구 지훈이었다. [어? 받네? 안 바쁘냐?] "응? 그냥 집에서 인터넷 하며 시간 보내고 있다. 오늘 동창회지? 어디로 가야되지?" [헐. 너 세계적인 스타라 여기저기 끌려 다니면서 까맣게 잊어버린 줄 알고 혹시나 한 번 전화해 봤는데. 기억하고 있었네?] "물론이지." 지훈의 말에 현준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오랜만에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자리다. 몇 년이나 잉글랜드에서 생활했고, 축구 선수로써 유럽을 오가는 바쁜 일정 때문에 연락도 자주 하지 못했다. 리리스가 있었을 때는 그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 느끼긴 했지만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 현준은 유독 외로움을 타고 있었다. 당연히 친구들의 얼굴이 보고 싶지 않을 리 없었다. [집에서 놀고 있으면 미리 만날래? 안그래도 나 지금 서울에 올라왔는데 너무 일찍 왔나봐. 동창회 시간까지 멍 때려야 돼.] "아? 그래? 잘됐다. 나도 살게 조금 있거든." 한국으로 오면서 옷가지들을 몇 개 챙겨오기는 했지만 동창회에 너무 가볍게 입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깔끔하게 양복이라도 한 벌 입고 가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사야 했으니까.' 격식이 있어 보이는 옷들은 별 생각 없이 전부 리버풀에 놓고 왔다. 하지만 동창회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여러 자리에 가야했다. 에이전트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자신이 속한 에이전시에서 한국에서 이러저러한 초대를 받고 중요한 자리에는 참석하는 게 좋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그래? 알았어. 그러면 명동 쪽에서 만나자. 동창회 장소도 그쪽이니까. 근데 뭐 사려고?] "옷도 좀 사고. 머리도 해야 될 거 같아서." [이 자식. 제대로 광내는 데? 역시 세계적인 스타는 다르다 이거냐? 근데 그런 거 전부 에이전시에서 준비 안 해줘?] 지훈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아마 리리스가 있었다면 재미삼아 자신의 옷도 입혀주고 머리도 만져줬을 터였다. 게임을 하고 있을 때를 제외하면 가끔씩 그런 일도 해줬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응. 지금 거의 백수신세야. 에이전시를 새로 구했는데 아직 에이전트가 정해지지 않았어. 내가 조건을 좀 까다롭게 말해서 시간이 걸린다더라." [그래? 너 에이전트겸 매니저 있었잖아. 무지하게 예쁜 사람이던데. 아쉽네.] "그러게다." 지훈의 말에 현준은 씁쓸하게 대답했다. 벌써 리리스가 자신의 곁에서 사라진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지훈과 약속장소를 잡으며 전화를 끝낸 현준은 빠르게 외출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옷도 대충 챙겨 입었다. 어차피 옷은 백화점에서 살 생각이었고, 머리도 미용실에서 하면 되었다. 굳이 귀찮게 집에서 헤어스타일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 돈이면 안되는 게 없었고 현준은 재벌 2세라 불릴 만큼 돈이 많았다. "예전에 차를 구입해놔서 다행이네." 아파트 주차장에는 현준의 차가 2대 있었다. 유명한 축구스타들 만큼은 아니지만 현준도 여러 대의 차를 가지고 있었다. 주로 타고 다니는 차는 애스톤마틴에서 나온 뱅퀴시 모델이었다. 이 말고도 주로 근처에 음식을 사러 돌아다닐 때는 아우디 Q7을 끌고 다니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차량들은 전부 리버풀에 있었고, 한국에 있는 모델은 다른 모델들이었다. 하나는 한국 축구 대표팀 후원 기업중 하나인 현대자동차에서 선물한 제네시스 모델이었다. 또 하나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모델이었다. 두 차중에서 어떤 것을 타야할까 고민하던 현준은 오늘 동창회에 문성현이 나오기로 한 것이 기억이 났다. 그리고 현준은 거리낌 없이 람보르기니를 끌고 아파트를 나서기 시작했다. 00391 현준, 한국에서의 일상 =========================================================================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명동은 한국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며 한국 유행의 중심지였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여행할 때 빼놓지 않고 다니는 곳이 바로 명동이었다. 그 탓에 오늘도 명동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현준과 지훈이 만날 약속장소이기도 했다. "휘유..." 지훈은 약속장소에서 현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은 심심하지 않았다. 눈만 돌리면 예쁜 여자들이 시선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역시 명동은 대전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백화점이 있는 곳을 향해 화려한 외관을 지닌 스포츠카가 달려오는 게 지훈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스포츠카를 보던 지훈의 눈이 화들짝 커졌다. "우와...쩐다. 람보르기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훈은 람보르기니가 최소 5억 가량 하는 초고가의 차량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가격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람보르기니의 등장에 다른 차량들이 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람보르기니에 생채기라도 낸다면 수리비로 인해 인생이 망할 수도 있었다. "역시 람보르기니의 위엄이로군." 인터넷에서 말로만 이야기를 직접 눈으로 목격하자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체 저런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은 얼마나 돈이 많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명동에 모세의 기적을 만들었던 람보르기니는 그대로 백화점 주차장 안으로 들어갔고, 지훈은 곧 람보르기니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신기하긴 했지만 자신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거라는 게 지훈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던 지훈의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김지훈." "어?! 왔냐?" 평범한 캐쥬얼한 복장으로 지훈을 부른 인물은 바로 현준이었다. "이야. 정말 대충입고 나왔네. 백화점에서 환골탈태할 생각이냐?" "응. 집에 옷이 하나도 없거든. 너무 대충 싸들고 왔나봐." "너 전용기 타고 왔다면서 그냥 온 거야? 좀 뭐라고 들고 오지 그랬어?" 현준이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구단에서 전용기를 내준 사실은 웬만한 사람들은 전부 알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리버풀 앰블럼이 새겨진 비행기, 그것도 하늘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 이 인천공항이 착륙한 것을 많은 사람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캐리어 하나 들고 왔어. 사실 그땐 동창회 있다는 것도 까먹어서 말이야. 자 들어가자." 지훈의 말에 현준은 멋쩍게 머리를 긁고는 빠르게 백화점 안으로 들어섰다. 흘낏흘낏 자신들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지훈도 그런 사실을 눈치 채고는 빠르게 현준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현준이 향한 곳은 바로 명품관에 위치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였다. 무채색의 마술사라 불리며 의류 디자이너들과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혁명가인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정장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현준은 정장중에서 고품격 브랜드중 하나로 자신의 몸에 딱 들어맞는데다가 불필요한 장식도 없이 깨끗하고 단순한 실용성에 세련미까지 겸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정장을 선호했다. 물론 리버풀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협찬으로 받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수트가 몸에 익숙했던 것도 있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입니다. 어서...어머?!" 매장에 있던 점원이 고객의 등장에 인사를 하려다가 현준을 확인하고는 놀란 목소리를 내뱉었다. Tv 에서만 보던 사람이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뒤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들기 시작하는 게 점원의 눈에 들어왔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핸드폰 카메라로 현준의 모습을 찍고 있었다. 아마 이 곳이 백화점 내 최고급 브랜드이자 명품관인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매장이 아니었다면 벌써 매장 안으로 들어섰을 것이다. "옷 한 벌 보러 왔는데요." "아...네. 이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역시 성공한 녀석은 다르구나. 이런 비싼 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다니." 현준의 말에 점원은 곧 현준을 안내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월급보다도 비싼 정장을 너무나도 쉽게 구입하는 모습을 보며 지훈은 부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 너도 한 벌 맞출래? 아니다. 너도 나랑 같이 옷 한 벌 하자.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저...정말?" 지훈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몇 백 만원이라는 돈은 자신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돈이었다. 게다가 친한 친구라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지훈은 자신이 축구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었다. 지훈이 소개해줬던 조기축구회에서 축구 인생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준 덕분에 덤으로 아르마니 정장을 손에 넣게 된 지훈은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큼지막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옷을 구입한 현준과 지훈이 향한 곳은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의 매장이었다. 흔히 명품이라고 하면 전통성과 명성 그리고 거기에 맞는 기술력과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명품 브랜드, 특히 앤틱 시계의 세계는 정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을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파텍필립은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는 브랜드였다. 바쉐론 콘스탄틴과 함께 세계적인 브랜드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파텍필립은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시계로 손꼽히는 만큼 각국의 왕들과 유력인사들이 선호하는 명품이었다. 한국에서도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은 전부 이런 파텍필립을 차고 다녔다. 가격 또한 어마어마했다. 최소 수 천 만원을 호가했다. "......" 지훈은 수 천 만원이 넘는 시계들을 현준이 거리낌 없이 손목에 차고 내려놓는 것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며 손을 떨었다. 파텍필립, 파텍필립 귀에 따갑게 이름을 들어보기는 했었다. "너도 하나 할래?" "아...아니. 그건 됐어. 너무 부담스럽다." 현준의 제안에 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아르마니 정장 한 벌을 얻을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순간 불과 4 년 전만 해도 현준과 술 값 하나로 울고 웃던 시절들이 기억이 났다. 그러면서 참 현준이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이야기는 귀가 따갑게 들었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현준이 얼마나 돈이 많이 버는지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실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 지훈은 현준의 재력과 인기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었다. 수 천 만원의 시계를 거리낌 없이 구하는 재력과 함께 정장을 맞추는 동안 사람들이 모여드는 모습에 백화점에서 직원을 보낸 탓에 조르지오 아르마니 매장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의 벽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훈의 놀란 것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동창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현준과 함께 백화점 주차장으로 향했을 때 현준의 차를 보고서는 입이 떡 벌어지고야 말았다. "라...람보르기니..." 백화점 입구에서 현준을 기다리면서 봤었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수 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스포츠카가 지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지훈은 현준과 함께 동창회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동창회 장소는 서울의 꽤 유명한 호텔이었다. "문성현이 돈 좀 썼네?" 주최자는 자칭, 타칭 재벌 2세라고 불리는 문성현인 만큼 오늘 장소를 섭외하는데 꽤나 돈을 쓴 듯했다. 대학생이 이런 호텔에서 동창회를 치른다는 건 재정적으로 상당히 무리가 있을 테니 말이다. "넌 이런데 많이 가봤겠지?" "당연하지." 지훈의 말에 현준은 우스운 듯 피식 웃었다. 당연했다. 문성현이 돈이 많다고 해봤자 한국의 그룹도 아닌 단지 기업체 사장의 아들에 불과했다. 그냥 돈 많은 졸부였다. 그에 반해 현준은 문성현과 문성현의 집안의 기업 정도는 집 안의 먼지정도로 생각할 만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라면 이 정도 호텔 정도는 몇 개나 보유하고 있을 터였다. 그렇게 두 남자가 호텔 안으로 들어서자 둘을 발견한 누군가가 둘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어?! 김현준! 김지훈!!!" "어! 종식아! 수철이도 있었구나!" 대학교에 다녔을 때 같이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의 모습에 현준은 반갑게 이름을 부르며 다가갔다. "이 자식! 너 요즘 정말 쩔 던데? 축구는 대체 언제 배운 거냐?" "배우기는. 나 조기축구회에서 선수생활 시작한 거 모르냐? 천재적인 나의 재능을 찾은 거지." "하하하! 인정인정. 다른 사람 같았으면 발로 걷어찼는데 너라서 인정한다. 진짜 요즘 잘나가더라?" 축구계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인 발롱도르를 차지했고, 3년 연속이나 세계 3대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리버풀에게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쿼드러플을 선물한 선수다. 현준의 등장에 호텔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현준에게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들 오늘 현준이 올지 안 올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조그마한 동창회는 신경도 쓰지 않을 만큼 워낙 대단한 인물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나 싸인 좀 해줘. 안 그래도 내가 동창 중에 김현준이 있다고 하니까 회사 사람들이 안 믿어. 오늘 장담하고 나왔었는데 회사사람들에게 자랑 좀 해야 겠다." "하하하! 알았어." "우리 사진 한번 찍자. 내 동생이 니 광팬이야." "잠깐만. 싸인좀 해주고. 기다려봐."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현준에게로 몰려들었고, 그런 친구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현준은 바쁘게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지훈은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현준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훈은 자신의 친구가 자연스럽게 친구들에게 싸인을 해주는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어? 너 왔구나. 바쁠 줄 알았는데 어떻게 왔네?" 거들먹거리게 생긴 한 남자가 현준을 보며 아는 체를 했다. 남자의 등장에 현준을 남자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익숙했는데 누구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가 누구인지 기억을 해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로 오늘 동창회의 주최자인 문성현이었다. 그리고 동창회를 위해 이 호텔 장소를 빌린 인물이기도 했다. 허세와 잘난 체가 굉장히 심했던 대다가 사람들을 같은 동기들을 업신여기기 일쑤였던 그다. 물론 돈이 많기는 했다. 특히 현준은 문성현과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 현준이 고아인 사실을 찝어서 문성현이 비꼰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한바탕 과에 난리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어? 아...음...누구였지?" 하지만 현준은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문성현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조소를 걸면서 말이다. 시끄럽게 현준의 주위로 모여들었던 친구들도 다들 입을 다물었다. 대다수 동기들이 현준과 문성현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지훈이 킥킥거리면서 나섰다. "크크크. 너 몰라? 문성현이잖아. 하긴 너랑은 그다지 친하지 않았지?" "아아...기억났다. 일한기업 아들. 문성현. 야, 반갑다?" 심드렁한 현준의 대답에 문성현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렇게 현준과 문성현이 서로를 노려보면서 분위기는 대번에 싸늘해졌다. 그 모습에 다들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명은 충남대학교 동기들 중에서 가장 성공한 현준이었고, 한 명은 오늘 동창회의 주최자인 문성현이었다. "어? 현준아!!!" 그리고 그런 싸늘한 분위기를 사라지게 만드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현준과 친구들이 있던 자리에 울려 퍼졌다. 다들 현준의 이름을 부른 사람이 누구인지 고개를 돌렸고, 그 곳에는 예쁘게 차려입은 미모의 여인이 현준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헐." 그리고 현준의 이름을 부르던 여인이 누구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던 수철이 여인의 정체를 깨닫고는 입을 열었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걸 그룹 체리 쥬빌레 만큼이나 요즘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걸 그룹 레인보우 샤베트의 리더 수진이었다. ============================ 작품 후기 ============================ 한화가 3연승을 했군요. 기쁩니다! 역전 싹쓸이 2루타 맞았을 때만 하더라도 설마설마 했는데! 하지만 뭐랄까...뒷끝이 씁쓸한게 그래도 NC 의 계속된 폭투가 아니었다면 과연 어떻게 됬을지......포수 실책의 압박이 크네요. 어쨌든 2연참!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392 현준, 한국에서의 일상 =========================================================================                            "어...?" "와! 반갑다! 쿼드러플 축하해. 비록 영국에서 경기를 했던 탓에 가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본방사수했어." "고마워. 여기는 어쩐 일이야?" "응? 오늘 회사에서 맛있는 밥을 사주기로 했거든. 여기 호텔의 식사가 그렇게 좋다고 해서 졸라서 왔어." 수진의 말에 현준은 그러려니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 측에서 현준을 바라보고 말을 걸기 위해서 다가왔었다. 하지만 현준이 동창회중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고는 슬그머니 명함만 주고 떠났다. 오랜만에 만난 현준이 반가웠기 때문일까? 결국 회사 측에서 이름을 부를 때 까지 수진은 계속해서 현준에게 말을 걸다가 떠났다. "레인보우의 수진이야." "와...진짜 예쁘다." 수진의 등장에 싸늘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동창회는 어느새 떠들썩하게 변했다. 식사가 나오기 시작했고, 술이 적당히 들어가자 어색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쿼드러플을 한 기분은 어때? 요즘 리버풀에서 너 잡으려고 그렇게 애 쓰던데?" "다음 시즌에는 팀 옮기냐?" "한 달에 보통 얼마 정도 받아?" 대부분 사람들은 현준의 주위에 몰려 있었다. 당연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데다가 한국에서 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스포츠 스타였던 만큼 동기들 중에서도 화젯거리였다. 알고 지내던 친구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고 자신들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궁금한 게 적을 리 없었다. 현준 또한 친구들 사이에 신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칫..." 성현의 눈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오늘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뽐내기 위해 동창회를 마련한 것이다. 그나마 성공한 녀석들이라고 해봤자 대기업의 일반 사원들일뿐. 일한기업의 2세인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학교생활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회에서도 자신의 권력과 재력을 으쓱대려고 했지만 현준에게 밀려버린 것이다. '제길...제길...!' 동창회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서 이 호텔을 빌리는 데 쓴 돈이 얼마인가? 하지만 병신같은 동기란 녀석들은 자신의 그런 점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고작 축구만 조금 잘하는 녀석의 곁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남녀 모두 말이다. '개자식 그냥 두지 않을 테다.' 성현은 학교생활을 할 때만 하더라도 부모도 없는 가난한 자식이 자신을 제치고 동기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술을 마시면서 죽일 듯이 현준을 바라보고 있는 성현의 눈빛을 본 지훈이 현준을 툭 건드리며 말했다. "야. 문성현 저 자식. 제대로 꼴 받은 거 같은데?" "상관없어. 나랑 가는 길도 다른 데 뭐. 내 알바 아니지." 현준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하기사 일한기업이 조금 이름 있는 기업이라고 해도 넌 세계적인 스타니까. 게다가 한국에서 널 건드렸다간 매장 당하겠지." 한국 축구 선수로서는 전무후무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가 현준이다. 만약 누군가가 현준에게 해꼬지를 한다면? 큰일 날 일이었다. 한국에서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는 그다. 영국에서는 더했다. 특히나 리버풀 사람들의 현준에 대한 사랑은 상상을 초월했다. 현준은 리버풀의 아이콘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너 레인보우 샤베트의 수진하고 아는 사이 같더라? 어떻게 알게 된 거야?" "당연한 거 아니야? 현준이가 얼마나 잘 나가는데. 레인보우 샤베트 말고도 아는 연예인 많지 않아? 너 그거 모르냐?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가 현준을 이상형이라고 꼽았었잖아." "큭...내 여신님이..." 어느새 이야기는 연예계로 향했다. 그만큼 수진의 등장이 동기들에게 큰 놀라움을 준 것이었다. 게다가 그 수진이 현준을 향해 굉장히 친근하게 대했던 이유도 있었다. "그냥 어쩌다보니 알게 된 사이야." 현준은 친구들의 질문에 머뭇거리며 얼버무렸다. 솔직히 클럽에서 꼬셔서 같이 잠을 잔 사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서로 사귀던 사이였다고는 더더욱 말할 수 없었다. "뭘 어쩌다 알게 되긴 어쩌다 알게 돼. 걔가 니 광팬이라는 거 난 알고 있는데. 게다가 너희둘..." 지훈의 눈꼬리가 음흉하게 변했다. 옛날 수진이 현준과 사귀던 관계였다는 건 유명한 사실인데 현준의 인기 때문일까? 다들 그 사실을 잊어버린 듯 보였다. 모두의 시선이 입을 연 지훈에게로 향했다. 다들 입을 우물쭈물하는 것이 그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듯 했다. 그리고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지훈의 말이 이어졌다. "뭐 어쨌든 현준이가 K 리그 뛰기 전에 실업리그 N 리그에서 뛸 때부터 수진이가 피켓들고 현준이 쫓아다녔어." "어?! 너 어떻게 알았어?" 놀란 현준의 말에 지훈이 눈을 흘겼다. "내가 그 사실을 모를 줄 알았냐? 김현준? 너 실업 리그 경기 뛸 때 응원하러 갔다가 봤지. 거의 매 경기 오드만." "너 나 N 리그에 있었을 때 경기 보러 왔었어?" "당연하지. 꽤 많이 갔었는데? 너 내가 팬 1호인 것도 몰랐냐? 실망이다." 현준은 지훈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백화점에서 정장을 사주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N 리그는 K 리그의 인기에 밀려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리그였다. 그런데 지훈은 친구라는 이유로 자신의 경기를 봐주러 왔었던 것이다. "이야. 니가 현준이 팬 1호였냐?" "야야! 건드리지마! 옷 망가져! 비싼 거야!" "뭐가 비싸 비싸기는. 니 월급 내가 다 아는데...어?" 장난스럽게 지훈에게 헤드락을 걸던 수철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게슴츠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지훈의 목 뒤를 까보았다. "이야...좋은 옷 입었네. 왠 짝퉁이냐. 니가 아르마니 정장을 살 돈은 당연히 없겠고." 수철의 말에 장난스럽게 부정탄다는 듯 지훈이 옷을 털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진품이다. 오늘 백화점에 가서 구입한 거라고." "헐?! 니가 돈이 어디 있다고? 몇 달 동안 참치캔만 먹고 살려고?" "아니. 현준이가 사준거야." 말을 마치며 지훈은 현준에게 시선을 주었다. 모두의 눈에 부러움이 맴돌았다. "그러고보니 너 월급이 얼마냐? 리버풀에서 돈 엄청주지 않아?" "글세. 그냥 주는 대로 받아서. 다음 시즌부터는 35 만 파운드가 나올 거라고는 들었어." "35 만 파운드..." 다음 시즌 현준의 주급은 35만 파운드였다. 원래 25만 파운드였지만 쿼드러플을 달성하며 예전에 재계약을 맺었을 때의 말했던 조건이 적용되어 10만 파운드가 인상된 것이다. 다들 핸드폰으로 35만 파운드가 얼마나 큰 돈인지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놀란 표정으로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35만 파운드. 한화로 약 6억 원이 넘는 돈이었다. "월급도 아니라 주급이 6억원...쩐다..." "나도 축구 선수나 할 걸 그랬나보다." "넌 이미 프로 테스트에서 탈락이다." 모두의 눈에 부러움이 서렸다. 기껏해봤자 한 달에 2, 3 백씩을 버는 사람들에게 현준의 수입은 비교조차도 되지 않았다. 버는 돈의 단위 자체가 달랐다. 그렇게 서로 웃고 떠들던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그럼 가본다."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괜히 음주운전 하다가 걸리지 말고 대리 불러. 니가 음주운전하면 특종기사감이다. 그거." "다음에 람보르기니 다 태워주는 거 잊지 마라." "알았어. 또 보자.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웠다."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며 헤어지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보며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동창회에 나오기를 참 잘한 것 같았다. 학교를 다닐 때 자신을 무시했었던 문성현의 콧대를 눌러준 것도 뿌듯했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원 없이 떠들었던 것도 즐거웠다. "그럼 대리 불러야겠지?" 주차장에 도착한 현준은 매끈하게 빠진 자신의 차 람보르기니를 보며 중얼거렸다. 대리 운전기사가 이 차를 운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차를 이곳에 놓고 집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리기사에게 전화를 하려던 현준의 등을 누군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콕콕거리며 찔렀다. 그리고 자신의 등을 찌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 현준의 눈이 커졌다. "으으..." 현준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눈을 떴다. 어제 너무 늦게까지 술을 마신 듯 했다. 커튼이 창을 가렸기 때문일까? 방 안은 굉장히 어두웠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현준은 자신의 손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고는 고개를 돌렸다. 수진이었다. "그러고보니..." 현준 대신 람보르기니를 현준의 집까지 운전 해준 사람은 다름이 아닌 수진이었다. 어제 동창회를 마치고 현준 대신 운전을 해 준 것이다. 운전 경험이 꽤 많은지 수진은 어렵지 않게 람보르기니를 운전했다. 그러다가 집에서 술을 마시며 쌓였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몸을 섞게 된 것이다. 리리스가 행방불명 된 탓에 섹스의 빈도가 줄어든 현준이다. 그 때문일까? 어젯밤 격렬하게 수진을 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흐응..." 현준의 손이 어디를 건드렸는지 수진의 입에서 야릇한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와 동시에 하얀 팔이 뻗어오면서 현준의 몸을 감쌌다. 그것을 신호로 현준와 수진의 입술이 닿고 서로의 혀가 엉켰다. 그러면서도 끈적끈적하게 서로의 몸이 비벼졌다. "깨어 있었네?" "하아...응. 조금 전에." 현준의 말에 수진은 가쁜 호흡과 함께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렸다. 오랜만에 가진 현준과의 잠자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쾌락을 그녀에게 안겨다주었다. 어젯밤 있었던 섹스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밑이 젖어오고 있었다. "할까?" "으응..." 수진의 허락이 떨어졌고 둘은 자신들의 쌓여 있던 욕구를 풀기 위해 계속해서 서로 뒤엉켰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수진은 두 손을 들어올렸다. 얼마나 격렬하게 서로를 탐했는지 도저히 허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허벅지 또한 부들거리면서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온 몸이 나른한 게 아까 잤는데 또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보통...남자가 먼저 지치지 않나? 축구 선수라서 체력이 좋을 걸까?' 하지만 그에 반해 현준은 너무나도 쌩쌩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이다. 게다가 자신은 몇 번이나 절정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단 2 번 만이 사정했을 뿐이었다. 그것도 한 번은 자신의 안이 아닌 입으로 사정감을 느끼게 만든 것이다. '내 몸이 별론가...?' 수진은 슬쩍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엔 댄스 가수로써 심혈을 기울여 가꾼 몸이었다. "많이 피곤한가 보네? 조금 자둬." 현준의 말에 수진은 왠지 분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 현준과 함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함도 맴돌았다. 그리고 이 시간을 잠을 보내기엔 너무나도 아까웠다. "아니야. 나도 일어날게. 배고프지? 오랜만에 밥 해줄게." 방금 전까지도 피곤한 듯 게슴츠레 눈을 뜨던 수진이 벌떡 일어나 부엌으로 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현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거실로 향했다. '그러고보니 수진이가 해주는 밥도 오랜만이네...' 한 때 연인이었던 관계다. 자신이 축구 선수를 시작했을 무렵 수진이 자신의 경기를 쫓아다니며 자신의 집에서 밥을 해줬던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 때는 현준도 인기가 별로 없었고, 수진 또한 레인보우 샤베트가 워낙 인기가 없던 탓이 스케줄이 없어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맨 얼굴로 데이트를 하기 위해 돌아다녀도 자신들이 축구선수와 연예인인지 모를 정도였었다. "오랜만이라 반갑네..." 옛날에도 음식을 꽤 잘했던 그녀다. 부엌에서 풍겨오는 냄새에 현준은 행복함을 느끼며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러면서 수진과 헤어졌던 일을 떠올렸다. 서로 헤어지자는 말도 없었다. 단지 서로 워낙 몸이 멀어진 탓에 마음도 멀어졌을 뿐이다. 게다가 자신은 워낙 잉글랜드에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인간이 아닌 마족이 된 데다가 천사들의 공격도 받았었다. 거기에 수많은 경기와 스케줄을 소화했었다. 수진 또한 그랬다. 차츰차츰 그녀가 속한 레인보우 샤베트의 스케줄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 기회를 잘 붙잡으면서 점점 인기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바빠진 것이다. 물론 서로의 몸이 멀어져도 자주 연락을 하고 서로를 생각했으면 헤어질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 때의 자신에겐 수진이 아닌 리리스가 옆에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음... 야구보다 해탈했습니다. 설마설마했는데...그냥 얻어맞는 맛에 봤습니다. 김경태 나름 스트라이크 잘 들어가던 것 같은데 퀵모션 때문인가요? 일찍 내려간게 좀 아쉬운... 00393 현준, 한국에서의 일상 =========================================================================                            현준과 대학교 동기인 진수는 현준의 광팬이었다. 현준의 광팬이전에 리버풀의 팬이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 선수로는 최초로 리버풀로 이적한 현준의 활약상에 매료된 것이다. 사실 진수는 대학교 시절 현준과 그리 친한 편은 아니었다. 같은 과 같은 학번이었지만 같이 어울려 다니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현준이 축구선수로 점점 유명해지면서 현준의 신상정보가 퍼졌고, 그때 현준이 충남대학교 자신과 같은 과를 나왔다는 사실을 듣고 나서야 진수는 현준이 같은 과 동기인 것을 알았던 것이다. '내 친구중에 김현준이 있다는 거 아냐?" 비록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진수에게 현준은 자랑거리였다. 한국 축구 선수 역사상 최초로 FIFA 발롱도르를 들어올렸다. 거기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도 했다. 현준에 대한 진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수의 친구들은 부러움의 시선으로 진수를 바라보곤 했다. 세계적인 스타인 현준과 같은 대학교 동기이자 친구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씨발...젠장...아! 그 개자식을 그냥!" 그리고 그런 진수의 앞에는 분에 못 이겨 혼자 욕설을 내뱉는 남자가 있었다. 바로 문성현이었다. 성현과 진수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붙어 다니는 관계였다. 대학시절 킹카로 이름난 진수는 이성들에게 꽤나 인기가 많은 편이었고, 성현은 그런 진수를 이용해 클럽 혹은 나이트에서 원하는 여자를 손에 넣곤 했었다. 진수 그런 성현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사람들 불러서 조져놔야 겠어." "워워...참는 게 좋지 않을까?" 소리를 버럭 지르는 성현을 보며 진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가끔 성현은 돈을 이용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폭행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경우가 달랐다. "문성현. 현준이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야. 걔를 어떻게 건드리려고 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매스컴에 이름 올리고 싶어?" "병신아. 조용히 처리하면 되지. 걔가 사는 집만 알아서 대기타고 있다가 덮치면 되잖아." "보디가드는? 김현준 정도면 보디가드가 있지 않을까?" "아아..." 진수의 말에 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박수를 쳤다. "야. 진수야. 스포츠 스타는 싸움하면 안 되지?" "아마 안 되겠지? 구설수에 오르면 곤란하잖아. 설마...?" "아는 기자가 한 명 있지. 김현준의 싸움 장면. 어때? 특종이지 않아?" "그만 두는 게 좋을 거 같은데? 괜히 잘 못 건드렸다가 망한다고." 하지만 진수의 만류해도 성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그 모습을 보며 진수는 얼굴을 감싸 쥐었다. 성현하고는 달리 진수는 현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아는 사람이라는 것은 둘째 치고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선수이기도 했다. '큰 일 났네...' 지금 한국은 11일 있을 우즈베키스탄전 때문에라도 현준의 행동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문제가 터진다면 성현도 그리고 현준도 큰 곤란에 빠질 터였다. 성현이 또라이 기질이 있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을 몰랐다. 결국 진수 또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각 현준은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프로축구연맹에서 주관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불참할 뻔했네." 현준은 오늘 축구연맹에서 주관한 행사가 있는지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동창회에서의 추억과 수진의 만남에 정신이 쏠려 있던 탓이었다. 아마 행사 시작 3시간 전에 에이전시에서 전화가 오지 않았더라면 오늘 행사에 불참했을지도 몰랐다. '수진이가 있어서 수월하게 준비했네.' 순간 수진의 별명이 떠오른 탓에 현준은 피식 웃었다. 아이돌계의 현모양처. 요즘 가수들은 노래만 부르지 않는다. 드라마, 연극 혹은 영화까지 출연하게 다각도로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수진은 한 드라마에 출연해 주인공의 부인으로 현모양처 역을 톡톡히 해주면서 많은 인기를 끌어 모았다. 현준은 슬쩍 자신의 넥타이를 매만졌다. 수진이 매준 넥타이다. 바쁘게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할 때 옆에 있던 수진이 자신이 해주겠다며 매준 넥타이였다. "아아 그러면 오늘 행사를 준비하신..." 행사가 벌어지고 있는 커다란 홀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되어 있었다. 사회자의 말이 이어지면서 사방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고, 현준도 박수를 쳤다. 딱히 사회자의 말에 공감을 해서 치는 박수가 아니었다. 그냥 남들이 치기에 따라 치는 박수다. '지루하네...' 이곳에는 현준뿐만 아니라 박지성, 기성용, 이청용등 축구 팬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다들 알 수 있는 해외파 선수들이 모여 있었다. 한국 프로축구연맹에서 행사의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 초청한 것이다. 그리고 현준뿐만 아니라 다들 지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차라리 훈련이라도 했으면 좋겠네..." 그에 반해 K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듯이 K 리그는 아직 리그 중이었다. 그렇다고 11일 벌어질 우즈베키스탄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모인 것도 아니었다. 레바논 원정경기 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언론에게 굉장히 얻어맞은 K 리그 출신 선수들이었다. 그 때문일까? 이곳에는 해외파만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 사실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K 리그 출신 선수들의 경기력 부진과 함께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해외파들간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 시간에 같이 호흡을 맞출 훈련이라도 하면 좋겠네.' 아마 지금 해외파를 제외한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훈련을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아마 자신들을 욕하면서 말이다. 어쨌든 초대를 받은 이상 이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사회자의 말은 꽤나 길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현준은 앉아 있던 몸을 일으킬 수 있었고, 곧 정체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눠야만 했다. '답답하네...' 현준은 이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괜히 잉글랜드에서도 많은 파티의 초대를 거부한 게 아니었다. 친구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신과 말이 통할만한 젊은 사람들도 아니다. 자신이 누구라도 소개는 하고 있었지만 현준의 귀에는 별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나마 선배인 박지성 선수나 친한 친구인 기성용이 간간히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터였다. 그렇게 현준의 불쾌지수가 점점 상승하고 있을 무렵 한 일행이 현준을 향해 다가왔다. "오! 김현준 선수. 한국 축구가 배출해낸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만나서 굉장히 반갑네. 내가 누군지는 잘 알겠지? 이번에 한국 축구 협회장를 맡게 된 서건평이네. 그리고 이쪽은..." 자신의 일행들을 소개하는 서건평을 바라보며 현준은 고개를 갸웃했다. 자신만만하게 자신을 소개하긴 했지만 현준은 누군지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축구협회장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높은 사람이다. 하지만 자신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다. 게다가 리리스와 예전의 길들이기 사건 때문에 현준은 한국 축구 협회하고는 딱히 좋은 관계를 맺고 잊지 않았다.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 관계에 불과했다. 찰칵찰칵!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와 한국축구협회장의 만남에 사방에서 카메라 셔터가 울렸다. 그러나 환하게 웃고 있는 서건평하고는 달리 현준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순식간에 자신과 일행들을 소개하고 친한 척 사진을 찍는 그들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현준의 반응은 무시한 채 정몽진과 일행들은 자기들끼리의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체격이 아주 든든하군.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다워. 내 자네의 활약상은 멀리서라도 매번 지켜봤다네." "한국에 왔는데 연락이 잘 안되더군. 자네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네. 잠시 시간 좀 내주었으면 좋겠어. 자네에게 굉장한 도움이 될 거야." "정말 대단해. 한국 축구 선수가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하고 클럽의 주장으로 쿼드러플을 이룩하니 말이야. 한국 축구의 유소년 시스템이 얼마나 크게 발전되었는지를 자네가 직접 증명했어." '유소년 시스템...?' 현준은 어이가 없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은 한국축구 유소년 시스템과 전혀 연관이 없었다. 초, 중, 고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축구에 전혀 모르던 그다. 만약 자신이 이렇게 세계 최고의 선수로 만들어준 은인을 꼽자면 100% 리리스의 덕분이었다. 순수한 마기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자신은 없었다. 거기에 굳이 더 꼽자면 자신의 모든 훈련 및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리버풀의 스텝진들이었다. 한국 축구협회가 자신에게 도움을 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아아...리리스가 보고 싶다.' 리리스가 있었으면 현준의 에이전트 겸 매너지로 이런 자리에 같이 참여 했을 터였다. 그리고 그녀라면 이런 귀찮은 사람들을 단번에 물리쳐줬을 터였다. "......" 순간 박지성과 눈이 마주쳤다. 시선에 도와달라는 표정을 담아 지성에게 보냈지만 지성은 현준에게 안됐다는 표정과 함께 슬그머니 고개를 흔들고는 자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런 지성의 행동에 현준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머릿속으로 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야만 이 지루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 한 남자가 말했다. "그러고보니 자네 매니저나 에이전트가 없군. 들리는 소문에는 예전에 있던 에이전트하고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롭게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을 거라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 "그런가? 그렇다면 KTA 에이전시는 어떤가? 내가 아는 에이전시인데 자네가 계약하면 충분히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해주겠네. 한국 축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거야." "......" 자신은 제라드가 속해 있는 영국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시와 2년간 계약을 맺었다. 그런 사실을 모르다니 참 정보가 늦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이렇게 냅뒀다가는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현준은 자신이 영국의 스포츠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꺼내기 위해 입을 열려고 했다. "좋지. KTA 에이전시는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시네. 하긴 전에 있었던 그 에이전트는 자네의 격에 맞지 않았어."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남자가 말에 현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표정을 보지 못한 남자는 계속해서 신나게 말을 이어나갔다. "한국 축구가 자네에게 해준 게 얼마나 많은데 말이야.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뻗대니 말이야. 예전에 그 에이전트에게 당한 모욕을 생각하면 에잉... 어찌됐든 자네 정말로 그 에이전트와 계약을 해지한 건 잘했네. 앞으로는 KTA 에이전시에서 최고의 대우를 해 줄 거야."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란 말인가? 현준의 눈동자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감히 리리스를 욕하다니? 적당히 이 자리를 빠져나가려던 생각이 바뀌었다. "저는 KTA 에이전시하고 계약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응? 자네가 그렇게 나와서는 안 되지. KTA 에이전시는 한국 축구연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에이전시네. 자네가 축구연맹의 도움을 받아 그렇게 성장한 만큼 한국 축구계에 되돌려 주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남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자신들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권력자들이었다. 일개 선수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권력을 지닌 것이다. 일개 선수가 이렇게 고자세로 나올 수는 그리고 나와서도 안 되는 상대였다. 00394 현준, 한국에서의 일상 =========================================================================                            즐겁게 한국 축구의 발전을 논의하던 행사장에서 터져 나온 고성에 모두의 시선이 고성이 나온 쪽으로 향했다. 현준과 함께 한국 축구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무슨 일이지?' 기자로 오늘 행사에 참석한 선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람들을 제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면서도 기자답게 몰래 카메라를 켜는 것을 잊지 않았다. 왠지 재미있는 냄새가 났다. "자네가 한국 축구 선수라면 당연히 한국 축구를 위해서 행동을 해야 할 게 아닌가?" "뭔가 잘 못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전 프로 축구 연맹에서 받은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충분히 한국 대표팀 선수로써 한국 축구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뭐야?! 자네가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하고, 국가 대표팀에 발탁된 것도 우리가 높이 봐줬기 때문이라는 모른단 말인가!" 현준은 어이가 없었다.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게 어째서 프로 축구 연맹때문이란 말인가? 자신이 국가대표로 발탁된 것도 그러했다. 실력을 증명해서 들어간 대표팀이다. 하도 대표팀에 와달라고 해서 거기에 애국심에 못 이겨 한국 대표팀을 선택했던 사실이 후회스럽게 느껴졌다. 이런 꼴을 보기 위해서 한국 대표팀의 선수가 된 게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현재 자신은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로 뛰고 있을 지도 몰랐다. '빌어먹을...' 단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해서 참석했을 뿐이다. 이런 소리를 듣기 위해서 온 게 아니었다. 어이가 없었다. 다짜고짜 KTA 라는 듣도보도 못한 에이전시와 계약을 해야 되질 않느냐니 프로축구 연맹에서 이렇게 자신을 키워줬으니 그 보답을 해줘야 한다느니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큼. 다른 곳으로 가지. 너무 시끄럽네. 김현준 선수. 자네도 같이 가는 게 어떤가? 우리 오늘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말일세." 중재를 하려는 듯 서건평이 입을 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집중되었다. 분명 이 자리에는 기자들도 있었다. 김현준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다. 그것도 한국인이라면 아무도 모를 정도로 엄청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선수였다. 협회와 사이가 안 좋다는 사실이 밝혀져서는 좋을 게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김현준은 협회 입장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먹이였다. '그냥 보내줄 수야 없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만큼 이런 현준을 섭외하기 위해 기업들은 돈을 보따리로 싸들고 온다. 만약 김현준이 협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KTA 에이전시와 계약하게 된다면 많은 기업들이 현준을 섭외하기 위해 KTA 로 찾아들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흘러올 떡고물들이 얼마나 될 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서견평의 말에 현준은 그 즉시 몸을 돌렸다. 더 이상 이야기를 할 가치가 없었다. "저...저런! 자네 거기 안서!" 뒤에서 시끄럽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현준은 가볍게 무시했다. 어차피 자신이 알 바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이로 인해 대표팀 선수로 생활하는 데 불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개 같은 녀석들..." 예전의 로비 사건이 떠올랐다. 그 때문에 한 차례 난리가 일어났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못 차린 듯 했다. 잰걸음으로 빠르게 주차장으로 향한 현준은 자신의 차 람보르기니에 올라탔다. 그리고 막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 찰나 누군가가 현준의 창문을 두드렸다. "헬로? 반가워요?" "어...?" 현준의 기억에 있는 얼굴이었다. 바로 ○○일보 기자 이선미였다. "흐응...그런 일이 있었군요." 사방이 가려져 있는 조용한 레스토랑. 그 곳에서 선미는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수첩에 무언가를 계속 적어 나갔다.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한 차례 사단이 벌어진 후 현준이 빠져 나가는 모습을 보며 재빠르게 주차장으로 내려간 보람이 있었다. 이렇게 현준을 단독 취재할 기회를 잡았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현준의 입에서 나오는 내용은 하나하나가 특종이었다. "그렇다면 김현준 선수는 이미 잉글랜드의 유명 스포츠 에이전시와 계약을 했군요." "네. 전 에이전트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물러나지만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없으니까 굉장히 불편하더라고요." "전 에이전트면..." 선미는 현준만큼이나 유명한 에이전트를 떠올렸다. 리리스라는 이름으로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그 미모를 뽐냈던 여인이었다. 선미는 에이전트인 리리스와 현준이 같이 서 있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선남선녀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거기에 프로축구연맹에서 나한테 해준 게 많아? 하기사 해준 거야 많죠. 옛날 길들이기 사건도 있었고." 나중에 리리스에게 자초지종을 들을 때까지는 잘 몰랐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이가 갈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협회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그쪽은 단체고 자신은 개인이다. 그러나 협회의 제안을 거부할 정도의 힘은 가지고 있었다. "이제 우즈베키스탄전에 합류하면 꽤 껄끄럽겠네요. 다른 선수들도 오늘 있었던 사실을 다 알 테고. 최강희 대표팀 감독 또한 이런 일이 있는데 김현준 선수를 쓰기엔 입장이 난처할 테니까요." 지금 상황에서 입장이 굉장히 난처한 것은 다름 아닌 최강희 대표팀 감독일 터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조별예선인 우즈베키스탄하고의 일전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현준의 힘이 반드시 필요했다. 물론 현준이 없어도 승리를 거둘 수는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대표팀에 현준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눈에 보일 정도로 컸다. 게다가 현준이 출전하지 않으면 팬들도 이상함을 느낄 게 분명했다. 레바논 원정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졸전 속에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그 승리엔 현준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는 게 팬들의 생각이었다. "출전을 해도 안 해도 상관없어요." "팬들의 실망이 굉장히 클 텐데요." 현준은 앞에 있는 스테이크를 베어 물며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팬들이 저에게 실망할 것 같나요?" "그건 아니죠." 선미는 미소를 지었다. 만약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게 기사로 나간다면? 그 여파가 엄청날 터였다. 게다가 예전의 승부조작 사건 이후 프로 축구 연맹은 축구 팬들에게 곱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그러면 다른 이야기를 꺼내볼까요? 궁금한 게 굉장히 많았는데 이렇게 김현준 선수와 일대일 인터뷰를 가지게 되었으니까 그 궁금증을 전부 풀어야 겠죠? 한국에 있는 현준씨의 팬들을 위해서요." 선미는 이대로 식사만 하고 현준을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 기자로써 앞에 특종감을 두고 물러설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기자로서의 책임감인가요? 아니면 개인적인 궁금증인가요?" "둘 다요."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팬심이 섞여 있기 때문일까? 다른 기자하고는 달리 선미는 현준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는 이야기는 애시당초 꺼내지 않았다. 현준도 자신이 말할 때마다 이런저런 반응을 보여주는 선미의 행동에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경기 중 라커룸에서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조차도 선미에게는 하나의 기삿거리였고, 그녀는 빠짐없이 그 내용들을 적어나갔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인터뷰가 끝났다. "헤에. 오늘 김현준 선수의 많은 것을 알게 되었네요. 기삿거리가 꽤나 많이 나오겠어요. 이 정도면 국장님에게 금일봉 정도는 받을 수 있겠는걸요?" 선미는 만족스러웠다. 기사거리도 기사거리였지만 팬으로써 현준의 생활상을 자세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갈까요? 제가 태워다드릴게요." "어머? 그러면 저야 고맙죠." 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으로 현준과 같이 차를 타고 오면서 선미는 자신을 부러운 듯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현준의 차량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초고가의 스포츠카다. 부르르! 자신의 차로 향하던 도중 현준은 자신의 핸드폰의 진동을 느끼고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지훈이었다. [문성현이 무슨 일을 벌이려나 보다. 너한테 애들 풀었대. 집에는 가지마. 아마 너 집에서 애들이 대기타고 있는 모양이야. 괜히 시비 걸어서 싸움을 유발하려는 것 같은 데 기자도 보냈다고 하더라. 괜히 구설수에 오를지도 몰라. 기사나면 너만 손해다.] '문성현이...?'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이 그렇게 문성현에게 밉보일만한 행동을 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준은 곧 생각을 접었다. 문성현은 원래 그런 인간이었다. 기자를 보낸 것은 의외였다. 그래도 돈 좀 있는 녀석이라 그런지 아는 기자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지훈의 문자를 확인한 현준은 옆에 있는 선미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있나 봐요?" 현준의 시선을 느낀 선미가 입을 열었다.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문자를 본 것을 보면 급한 일이 있어 보였다. 선미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조금요. 꽤 재미있는 일인데 같이 가실래요? 특종 기삿거리가 될 지도 모르는데요." "그럼 물론이죠." 인터뷰를 하면서 친해졌기 때문일까? 선미는 장난스럽게 자신의 카메라를 들어올렸다. 그 모습에 현준은 웃으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선미를 태우고 현준이 향한 곳은 바로 현준의 집이었다. "이 곳은...?" 선미가 경직된 표정으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약속 장소로 갈 줄 알았는데 람보르기니가 도착한 곳은 현준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었다. '집으로 초대하는 걸까? 무슨 의도로...?' 순간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선미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려 주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역시...' 몇몇 사람들의 존재감이 순수한 마기에 잡혔다. 예상대로였다. 문성현이 능력이 좀 되는 모양이었다. 이렇게나 빨리 자신의 집을 찾아내었다는 생각에 놀라움이 들었다. 흉포한 기운을 지닌 사람이 4 명 그리고 조용히 숨을 죽이고 대기하는 사람이 1 명이었다. 아마 숨을 죽이고 대기하는 사람은 바로 문성현이 보냈다는 기자인 것 같았다. "그럼 카메라를 켜고 잠시 대기해 보세요.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거예요." "네...? 네?!" 하지만 선미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현준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 밖으로 나갔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선미는 의아함을 느꼈지만 현준이 말해준 대로 카메라를 켰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어? 이게 누구야? 한참 동안이나 기다렸는데 이제야 나 온 건가? "이야! 돈 많은 축구 선수답게 차도 쌔끈 하네? 장난 아닌데? 람보르기니야." 껄렁껄렁한 4 명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몸 여기저기에 문신이 있는 것을 보면 주먹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같았다. 쇠파이프를 비롯한 무기를 들고 나타나는 남자들의 모습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슬쩍 시선을 차로 돌렸다. 진한 선팅으로 인해 밖에서는 람보르기니 내부를 볼 수 없었기에 아무도 선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할 터였다. 카앙! 그리고 그런 현준의 행동이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한 남자가 크게 쇠파이프를 내리쳤고, 날카로운 소음이 주차장에 울려 퍼졌다. "오늘 니 몸 어디가 박살날지도 모르는 데 차가 중요한가 봐?" "돈 하고 차키 내 놓으면 다리 하나 부셔지는 걸로 봐줄게." 남자들의 말은 듣던 현준의 입가에 미소가 번져갔다.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하더니 지금이 딱 그 짝이었다. 감히 마족인 자신에게 덤비다니 단단히 버릇을 고쳐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물어볼 게 있었다. "문성현이 보냈나보지?" "문성현? 그게 누군데? 우리는 그냥 돈 많은 널 협박해서 한 몫 잡아보려는 생각이라고." 그러나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현준이 모를 리 없었다. 이미 지훈이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어차피 말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일단 반 쯤 죽여 놓고 물어보면 되는 일이었다. '기분도 꿀꿀한 데 잘 됐네.' 선미와 즐거운 인터뷰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오늘 협회에서 주관한 행사에서 있었던 일의 앙금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껄렁껄렁하게 서 있는 4 명은 딱 좋은 분풀이 대상감이었다. ============================ 작품 후기 ============================ 본격 인간 vs 마족 00395 현준, 한국에서의 일상 =========================================================================                            "뭘 꼬라봐? 이 자식이 어디서 죽을..." 현준의 냉막한 표정에 한 남자가 호기롭게 말했다. 자신들은 4 명이었다. 거기에 야구 방망이나 쇠파이프 같은 무기까지 들고 있었다. 기선을 잡기 위해 현준을 한 대 후려치려던 남자의 행동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현준의 발길질이 그의 배를 후려친 것이다. 프로 축구 선수의 각력은 무시무시하다. 일반인이 프로 축구 선수의 발에 얻어맞으면 어디서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거기에다가 현준은 마족이었다. 인간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월등한 신체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크억...! 큭...크윽...!" 깔끔한 앞차기가 꽂히자 몸에서 힘이 쫙 풀리고 내장이 비명을 질러대었다. 온 몸 가득히 울리는 고통이 척추를 타고 치솟아 오르며 남자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내었다. "뭐...뭐야?!" 단 한 방. 한 방의 발차기를 얻어맞고 고꾸라지는 동료의 모습에 하얀 야구모자를 쓴 남자가 놀란 듯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무기인 야구 방망이를 들고 앞으로 나갔다. "이 개자식이! 죽고 싶어가지고!" 퍼억!!! 말이 필요 없었다. 이번에도 현준은 가볍게 남자가 휘두르는 야구 방망이를 피하고는 무시무시한 로우킥으로 그대로 남자의 대퇴부를 후려쳤고, 남자는 그대로 고꾸라졌다. 순수한 마기가 실린 타격이다. 현준에게 로우킥을 얻어맞은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의 동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어...어떻게 된 거야?" "싸움을 잘 한다는 말은 없었잖아?" 순식간에 두 명의 동료가 당했다. 그것도 한 방. 단 한 방을 버티지 못했다. 주차장 바닥에 쓰러져 꿈틀대고 있는 동료를 보며 금 귀걸이를 한 남자가 당황한 어투로 말했다. "문성현 그 새끼가 우릴 엿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니야?" 그리고 그 말을 현준이 놓칠 리 없었다. 현준은 목을 뚜둑 거리며 입을 열었다. "맞네. 문성현이 보낸 거. 그러면 우리 어디 몸으로 대화 좀 해볼까? 나 오늘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거든." 천천히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현준의 모습에 남자들은 뒤로 주춤주춤 물러서기 시작했다. 현준의 몸에 풍겨 나오는 무시무시한 기운에 겁에 질린 것이다. 그리고 그 장면을 주차장 한 곳에서 조심스럽게 찍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특종이다!!!' 턱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기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쩌다 알 게 되어 친분을 가지게 된 일한기업의 아들이 김현준의 이야기를 꺼냈을 때만 하더라도 반신반의했었다. 사실 턱수염의 남자는 김현준과 별로 안 좋은 관계였다. 김현준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다. 거기에 발롱도르는 물론 리버풀이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큰 일조를 했다. 당연히 국내 언론에서는 이런 현준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했다. 그러나 리리스와 에이전시 및 에이전트 문제만 생각하고 있던 현준은 당연하게 이런 언론에게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딱히 자신의 사생활을 알려 주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다짜고짜 질문을 던지는 기자들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건 진짜 대박 건수야!' 김현준의 폭행 사건. 김현준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스포츠 스타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파장은 굉장히 클 게 분명했다. 물론 전후사정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알 바 아니었다. 남자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 김현준이 누군가를 때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턱수염의 남자는 벌써부터 자신이 돈방석에 앉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앙금이 있는 김현준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분명 김현준 측에서는 이 내용을 막기 위해 엄청난 돈을 자신에게 건넬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내용은 매스컴으로 퍼져 나갈 테니 말이었다. '그나저나 싸움 한 번 정말 잘하는군. 축구 선수란 다 저렇게 잘 싸우나?' 주먹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4 명의 남자는 어느새 주차장 바닥에 자빠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어린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얼마나 아프게 맞았으면 다 큰 남자가 엉엉 울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자신은 몸을 뺄 차례였다. 하지만 남자의 생각은 거기까지 였다. 어느새 번개같이 달려든 현준이 남자의 손에서 카메라를 빼앗았기 때문이었다. "이...이거 놔!" 순식간에 현준에게 카메라를 빼앗긴 턱수염의 남자가 카메라를 되찾기 위해 손을 내뻗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가볍게 턱수염의 남자의 발을 걸어 넘어뜨린 현준은 그대로 내리찍기로 그를 기절시켜 버린 것이다. 그와 동시에 람보르기니에 있던 선미가 차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대체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 선미는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는 덩치들과 현준의 발 밑에 쓰러져 있는 턱수염의 남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현준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거라 말했지만 이런 일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저 사람은...?" 턱수염의 남자를 보는 선미의 얼굴엔 싸늘함이 담겨 있었다. 분명 턱수염의 남자는 기자가 분명했다. 자신과 동종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냄새가 풍겨왔다. "말도 안돼." 자세히 남자의 얼굴을 뜯어보던 선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바로 자신과 같은 곳에서 일하는 기자였다. 깡패가 일반인을 습격 그것도 한국에서 이름을 떨치는 스포츠 스타를 습격한 것이다. 거기에 그냥 습격도 아닌 무기를 들고 습격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준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기자까지 보냈다.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글쎄요? 저랑 원한이 있는 사람이 보냈나 보네요. 그렇지?" "엉! 어엉!!! 아파...아프다고...!" 현준은 울고 있는 남자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기를 바랬는데 보아하니 무리인 듯 보였다. 발차기에 힘이 조금 많이 실린 모양이었다. 그래도 제대로 마음먹고 때리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현준은 내심 안도했다. 만약 제대로 때렸으면 저 남자들은 지금 쯤 살아있는 목숨이 아니었을 터였다. 그리고 잠시 후 주차장에 경찰들이 도착했다. 현준에 차에 있던 선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현준이 경찰서에 갔다는 사실에 언론은 난리가 났다. 당연한 일이었다.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 받는 스포츠 스타가 폭행사건에 연류된 것이다. 수많은 기자들이 조그마한 단서라도 잡기 위해 연일 경찰서에 들락날락거렸다. "어떻게 된 거야? 김현준이 폭행이라니?" "말로는 깡패들이 덤볐다고 하던데?" "응? 내가 듣기론 그게 아니었는데? 김현준이 일방적으로 폭행했다며?" 벌써부터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대부분은 현준이 습격을 당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몇몇 기사는 현준이 선량한 시민을 일방적으로 폭행을 했다며 현준의 행동에 큰 우려를 표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폭행사건에 연루된 선수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정당한 스포츠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바로 프로 축구 연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었다. 그에 반해 현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결백이 밝혀질 거라는 한 마디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프로 축구 연맹에서도 이번 폭행사건에 대해서 큰 우려를 표하며 누구라도 폭행에 연루된 선수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넌지시 말했다. "하아...정말 어이가 없네." 선미는 기사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뭐 이런 작자들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길들이기가 또 시작된 것이다. 현재 ○○ 일보는 난리가 났다. ○○ 일보도 현준과 그다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다. 현준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몇몇을 제외하면 현준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기자는 많지 않았다. 거기에 폭행사건까지 터진 것이다. 깡패들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던 자신들의 동료를 폭행해버린 것이다. 당연히 현준의 대한 악의적인 내용이 담긴 기사들이 ○○일보에서 쏟아져 나갔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을 보며 선미는 코웃음을 쳤다. "그래봤자 어차피 금방 사실이 밝혀질 테니까." 그 날 주차장에서 있던 일은 선미가 잘 가지고 있었고, 오늘 증거물로 경찰에 제출할 생각이었다. 아마 내일쯤 되면 현준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올린 사람들은 엄청난 욕을 먹을 게 분명했다. 외국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서 큰 관심을 표했다. 특히나 잉글랜드의 관심은 엄청났다. 발 빠르게 현준의 에이전시에서 사람과 변호사를 보냈고, 리버풀 구단 또한 마찬가지였다. 만약 현준이 죄가 없다는 게 밝혀진다면 현준의 에이전시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게 분명했다. 한국의 스포츠 스타 '김현준'. 청부 폭행의 표적이 되다. 기자들의 제 식구 감싸기. 중립적인 입장의 보도는 환상에 불과했다. 도덕성에 문제 있는 기자들의 행태. 과연 그냥 두고 봐야 할 문제인가? 선미의 증거물이 경찰서로 제출되면서 현준을 범죄자로 몰았던 매스컴들이 발칵 뒤집혔다. 폭력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까지 폭행 청부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국민들이었다. 그리고 폭행을 사주 받은 청부업자들이 일이 커져가는 두려움에 입을 열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사건의 실체가 국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한기업은 난리가 났다. 순식간에 수많은 전화가 밀려들어와 업무조차도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축구 유니폼을 입은 현준의 팬들이 기업 문 앞에서 진을 치기까지 했다. "이...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일한기업의 사장인 문재선은 이런 상황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회사 밖을 바라보았다. 대체 우리가 무슨 일을 했다고 축구팬들이 죽일 듯이 우리를 보고 있단 말인가? "안녕하십니까? 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아드님의 행방을 알고 싶은데요?" 하지만 그런 문재선의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현준이 속한 에이전시는 굉장히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현준은 수많은 스타들이 속한 자신의 에이전시에서도 초특급의 고객이었다. 게다가 에이전시에서는 현준과 단순히 돈으로만 연결된 사이로 남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에이전시의 대표는 리버풀의 광팬이었다. 더군다나 현준과의 계약기간은 단지 2 년. 그 후에도 현준이 자신들과 계약할 거라는 보장도 없었기에 이 상황을 좋게 타개하기 위해서 에이전시는 수많은 변호사 및 사람들을 한국으로 파견했다. 현준은 한국에서 배출해낸 최고의 스포츠 스타였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젊은 학생도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 조차도 김현준의 이름은 다들 알고 있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주시했고,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문성현은 청부폭행으로 인한 실형이 선고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준에게 악의적인 기사를 쓴 기자들 또한 고소에 휘말리며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거기에 또 하나의 동영상이 밝혀졌다. 바로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있었던 동영상이었다. 현준과 프로 축구 연맹의 높으신 사람하고의 대화가 담겨 있는 동영상이었고, 그 동영상을 본 국민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분노를 표했다. ============================ 작품 후기 ============================ 오오...한화 영봉승... 마지막까지 쫄깃했음... 00396 현준, 한국에서의 일상 =========================================================================                            "씨발. 협회에서 김현준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 까놓고 말해서 김현준 자수성가 아님?" "지들끼리 알아서 자살골 넣고 있네." 대한 축구 연맹 및 협회는 예전 승부조작 사건 및 내부 비리로 인해 한국의 축구 팬들에게 신뢰성이 별로 없는 기관이었다. 비록 김현준 때문에 한국에 축구붐이 일어나고는 있었지만 그것은 김현준 한 선수의 활약이 다른 해외파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지 축구 협회의 행정이 잘해서가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뿌려진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의 영상이었다. 프로 축구 연맹의 높으신 분이라는 사람이 김현준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에이전시에 몸을 담으라고 협박하는 내용이었다. 순식간에 동영상의 조회수는 폭등했고, 내용을 지켜본 당연히 팬들은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째다. 당연히 그 분노는 예전 승부조작과 조광래 감독이 폭로했던 김현준 길들이기 때 보다 훨씬 거셌다. 자신들의 영웅을 무시하는 축구 협회의 실태. 한국 축구의 희망을 입맛대로 이용하려는 한국 축구 협회. 선수를 자신들의 물건으로 생각하는 한국 축구 협회. 이번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반응도 뜨거웠다. 각 나라의 능력자들은 동영상의 내용을 자국의 언어로 번역해서 퍼뜨렸고, 해외 언론에서도 축구 협회의 김현준 길들이기를 자세하게 알렸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본 외국인들이 열렬한 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잉글랜드 리버풀 팬들의 반응은 어마어마했다. 김현준이 누구인가? 자신들이 사랑하는 클럽 리버풀의 주장이자 리버풀에게 쿼드러플을 선물한 자신들의 영웅이었다. 그런데 그런 김현준이 다른 곳도 아닌 자신의 축구 협회의 돈벌이에 이용당할 뻔 한 것이다. 수많은 잉글랜드의 네티즌들이 한국 축구 협회의 홈페이지에 찾아와 글을 남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에 한국의 축구 팬들은 나라망신은 축구 협회가 전부 시킨다며 맹렬하게 한국 축구협회를 비난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협회는 자신들과 호의적인 언론의 힘을 빌려 어떻게든 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매스컴과 신문에서 한국 축구 협회를 비호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 내용들을 믿는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시간은 흘러 한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이 다가왔다. 그리고 논란의 중심거리인 현준은 당연하게도 대표팀 소집에 불참했다.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협회에서는 서울에서 벌어지는 우즈베키스탄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현재 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으로 인한 대승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꿈에 불과했다. 밖에서 이런 소란이 벌어지는데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리가 없었다. 또한 자신들도 현준처럼 협회에 이용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경기장에서도 제대로 된 실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 선제골 허용합니다! 너무 쉽게 수비가 뚫렸어요. 우리 선수들 집중해야 합니다.] [저것은 마무리 지었어야죠! 박주영! 아쉽게 좋은 찬스를 놓칩니다.] "......너무 쉽게 무너지네." 현준은 집에 있는 대형 LED TV 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충분히 한국이 이길 수 있는 한 수 아래의 상대였다. 하지만 현재 스코어는 2 – 0. 홈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수선한 상황 때문일까? 한국 선수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적극적인 공격에 계속해서 공간과 슈팅을 허용하며 벌써 2 골을 내주고는 끌려 다니고 있었다. "이번 경기에 불참해도 되는 거야?"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하는 이야기에 수진이 슬쩍 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협회와의 불화설과 함께 이런 사건이 터지자 현준을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하지만 현준은 그 연락들을 모조리 끊어버렸다. 그런 와중에 유일하게 에이전시에서 구해준 현준의 아파트를 아는 수진이 찾아왔고, 둘은 같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전을 보고 있었다. "글쎄? 이번 경기에서 진다고 우리나라가 월드컵 진출을 못하지는 않겠지만..." 현준은 머릿속으로 한국과 다른 나라들의 승점차이를 떠올렸다. 현재 한국은 카타르, 레바논, 우즈베키스탄, 이란으로 구성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 조 에서 4승 2무. 승점 14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위인 이란이 승점 11점으로 한국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것을 감안하면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지더라도 2014 브라질 월드컵에 탈락하지는 않을 터였다. '물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나중 일은 모르는 법이었다. 아마 오늘 지면 최강희 감독의 머리도 골치가 아파질 게 분명했다. "칫..." 결국 현준은 경기를 끝까지 보지 않고 Tv를 끄고야 말았다. 한국 대표팀이 한수 아래인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졸전을 펼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았고, 우즈베키스탄전을 보면서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자신의 활약 속에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3 – 3 무승부를 거뒀다. 그리고 그 때 있었던 사건을 현준은 톡톡히 기억하고 있었다. 협회에서 자신과 자신의 에이전트인 리리스를 길들이기 위해 대표팀 출전을 제한하는 지시를 조광래 감독에게 내렸던 일말이다. "그래도 지면 곤란하지 않아? 게다가 니가 대표팀에 불참했다는 것을 알게되면 팬들이 뭐라고 할 텐데." 연예인인 수진은 언론과 팬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혹시나 현준이 우즈베키스탄전 불참으로 인해 팬들에게 눈총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특히나 몇몇 언론은 현준의 프로답지 못한 자세를 신명나게 비판하고 있었다. 전부 협회와 관련이 있는 혹은 현준과 사이가 좋지 못한 언론사였다. "마음대로 하라 그래. 그리고 내가 안 나가고 싶어서 안 나갔나? 상황이 이러니까 안 나갔지." 그런 수진의 걱정에 반해 현준은 태평했다. 협회의 사과가 없다면 결코 대표팀에 나갈 생각이 없었다. 예전의 있었던 일과 이번 일들을 생각하며 현준은 느끼는 게 있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이라는 말로 포장해 협회를 위해 선수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행정실태가 역겹게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은 결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설사 앞으로 대표팀에 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월드컵에 못 나가는 것은 아쉽지만 말이야. 그렇게 되면 비운의 축구 영웅으로 기억될까?' 괜히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회의감도 들었다. 자신이 축구를 시작한 이유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기를 바래서였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는 많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스페인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및 다비드 비야,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등 전부 월드 클래스라는 말이 어울리는 선수였다. 한국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다. 박지성,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과 같은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축구 선수들에 비하면 이름값이 떨어졌다. 특히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현준이 악마의 힘을 얻고 축구계에 몸담기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자신을 제외한 다른 한국 선수들과는 비교 불가능한 넘사벽의 존재들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은 국민들과 한국의 축구팬들이 한국에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넘는 축구 선수가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현준은 자신이 세계의 정점에 이른 선수가 될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그에게는 순수한 마기가 있었다. 결국 서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은 한수 아래인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홈에서 3 골이나 내주며 대패했다. 그리고 다음날 협회는 현준과의 약속을 잡았다. "이렇게 마련한 자리에 나와 줘서 정말 고맙네." 약속장소는 고급스러운 식당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의 남자가 현준의 앞에 서 있었다. 협회 대부분의 인물이 자신과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고는 자신과 일면식이 없는 인물을 보낸 듯 했다. 이재철이라고 밝힌 그는 자신을 협회의 전무이사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의 위치인 줄은 모르겠지만 전무이사라는 말을 들어보면 협회내에서도 보통 지위에 있는 인물은 아닐 듯했다. "네." 하지만 현준은 별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리에 나온 것도 협회측에서 간절히 애원했기에 마지못해 나온 것이다. 거기에 이선미의 조언도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협회와 연맹 쪽에 있는 비리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짤리고 처벌을 받을 거야. 비리 없이 남은 사람들만 힘들게 되었지. 뭐, 그러니까 이제 슬슬 협회와 화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다른 선수들도 계속해서 불안해 할 테고 그것은 한국 축구의 발전에 엄청난 악영향이 될 거야.' 저번 승부조작 및 현준 길들이기 사건으로 인해 협회의 치부가 들춰지면서 축구계에 몸담은 많은 사람들이 옷을 벗었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파장은 저번보다도 더욱 컸다. 이미 높으신 분의 명령이 떨어져 검찰이 축구협회 내부의 비리조사에 들어갔다. "저번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선 굉장히 유감하게 생각하네. 미안한 이야기지만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네. 현재 협회 내부는 난리도 아니라네. 비리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전부 옷을 벗고 형사 처벌을 받게 되었으니 말이야." 재철은 후련한 듯 말했다. 암중에서 자라고 있던 협회의 썩은 가지가 전부 잘려나간 것이다. "사실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를 대중 속에 널리 보급시켜 국민의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우수 선수 및 지도자 양성 그리고 축구를 통한 국위선양을 이루기 위한 기구였네. 하지만 축구의 인기에 힘입어 조직이 점점 커져나가면서 많은 돈이 흘러들어왔고 결국 이런 상황까지 벌어졌지." "......" "사실 2012 FIFA 발롱도르, 유럽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UEFA 최우수 선수상, 거기에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골까지 터뜨리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인 자네에게 우리는 고마워 해야하는 처지지." "......" "그렇게 자신들의 입맛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자네를 핍박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됐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협회에서는 매년 수많은 돈을 쓴다네. 올해 또한 월드컵 8 회 연속 본선 진출과 함께 프로 축구 승강제 안착을 위한 지원이 예정되어 있지. 전부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한 추진 방향이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네의 활약은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려 주었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네." 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제철의 이야기를 들었다. 제철은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결코 없을 거라며 현준을 설득했다. 재철은 진심으로 현준에게 사과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재철의 모습에 현준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한국 축구 행정을 총괄하는 유일한 기구가 자신에게 잘못을 시인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현준은 이 날의 만남이 나쁘지 않았다. 협회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선수를 돈벌이로 이용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내부가 반 토막이 나버린 협회 측에서는 더 이상 일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는지 공개적으로 현준을 향해 사과를 하고 책임자들이 물러났다. 현준 또한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이런 비리가 없기를 바란다는 인터뷰를 내보냈다. 한국 축구계를 발칵 뒤집혔던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 작품 후기 ============================ 이 소설이 끝나면 휴재하실꺼냐고 물어보셨는데... 아뇨. 따로 쓰고 있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제 20화 정도 썼나...끝나면 그거 연재해야죠... 00397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                            저번 시즌 리버풀은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차지했다. 거기에 2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바야흐로 지금이 리버풀의 전성기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만큼 유럽 축구계에서 리버풀은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시즌이 종료된 이후 리버풀의 1군 선수들은 달콤한 휴식 혹은 A 매치 및 자국의 월드컵 진출을 위해 구단을 떠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이와 반대로 리버풀 구단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회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현재 시즌권 판매는 작년에 비해 크게 상승한 55000 여장입니다." "예상보다 상승폭이 적군요." "하지만 시즌권 가격에 상승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입니다. 작년에 비한다면 시즌권 판매로 인한 수익은 크게 상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쿼드러플의 힘이로군." 회의실에 모인 보드진들은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2 년간 리버풀은 팬들의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Big 4 라는 명성과 프리미어리그의 명가라 불리는 리버풀의 치욕이나 다름없던 과거였다. 하지만 재작년 콥들의 꿈이나 다름없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내친김에 저번 시즌에는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 불리는 현준의 뛰어난 활약상 덕분이었다. 비록 내년 시즌의 결과가 어찌되었든 리버풀의 팬들은 자신들을 위해 응원을 보내줄 것이 분명했고, 그 결과가 시즌권 판매로 나타났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때 쓸 만한 선수를 영입해야겠는데..." "달글리쉬 감독은 수비수를 영입하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만..." 저번 겨울 이적시장 때 리버풀은 스토크 시티에서 라이언 쇼크로스를 영입했었다. 하지만 라이언 쇼크로스의 영입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영입하자마자 훈련 도중 큰 부상을 당하면서 그대로 시즌 아웃. 결국 경기에 한 번도 써먹지 못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달글리쉬는 노장인 캐러거와 함께 유망주에 머물던 잭 로빈슨이나 코너 코디를 1군으로 올려 경기에 내보내야 했었다. 거기에 이번 시즌이 끝난 이후 리버풀의 수비진을 이끌었던 캐러거가 은퇴했다.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질 수 있는 대형 수비수의 영입이 필요했다. "제라드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의 영입도 필요합니다. 라스무스 엘름은 제라드의 대체자로 쓰기엔 실력이 떨어진다는 게 코칭 스태프의 의견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캐러거의 은퇴와 함께 제라드 또한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구단은 클럽의 프렌차이즈 스타인 제라드가 길어도 내년 혹은 내후년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심장이라 불리는 제라드의 공백은 상당히 클 터였다. 현준의 활약이 대단했다고는 하지만 그런 현준을 뒷받침해줬던 선수가 바로 제라드였다. "제라드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의 영입이라...쉬운 일은 아니로군요." 리버풀에서 평생을 머문 로컬보이가 제라드다. 거기에 제라드는 리더쉽과 실력 그리고 스타성까지 갖춘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축구계에서 나올 만한 확률은 10 년에 한번 꼴이었다. 로컬보이가 월드클래스급 선수로 성장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콜스나 캐리 네빌, AC 밀란의 말디니, 레알 마드리드의 카시야스, 바르셀로나의 푸욜과 사비정도밖에 없었다. "팀의 정신적인 지주는 현재 주장을 맡고 있는 준이 충분히 제 역할을 잘 해준다고 생각됩니다. 충분히 제라드의 후계자가 될 수 있지요." "준은 제라드가 아니라 준입니다. 제라드가 준이 아니듯 준도 제라드가 될 수 없죠. 둘은 별개로 놔야 합니다. 현재 유스에서 코너 코디, 수소, 라임 스털링, 잭 로빈슨과 같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지만 제라드를 대체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때 수준급의 미드필더를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이야기의 주제는 현재 리버풀이 전력 상승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할 선수들에게로 바뀌었다. 쿼드러플을 달성한 이후 리버풀은 재정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었다. 충분히 한, 두 명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자금이 있었다. 거기에 리버풀은 비싼 공격수를 영입할 필요가 없었다. 현준과 수아레즈의 투 톱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에 대한 타 팀들의 이적제의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음..." "그중에서도 가장 주의 깊게 봐야할 것이 맨체스터 시티의 제의입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준을 영입하기 위해 3억 파운드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했습니다." "어마어마한 돈이로군." 3 억 파운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현재 리버풀에 있는 모든 선수들의 몸값을 더한다면 이 정도의 금액이 나올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 만큼 한 선수의 이적료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역시 세계적인 거부를 등에 업은 구단다웠다.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맨체스터 시티는 현준에 대한 영입을 물밑으로 몇 번이나 제시했다. 현준의 활약이 엄청난 것도 있었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저번 시즌 리버풀에게 발목을 잡히며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과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쳤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우승을 위해 리버풀의 주력 선수를 빼앗아 오는 한 편 자신들의 전력을 증강시키려는 속셈이었다. "3억 파운드가 아쉽기는 하지만 곤란하겠군..." 한숨과 함께 한 이사가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그런 이사의 말에 다른 이사진들도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의 이적은 현재 리버풀을 이끄는 달글리쉬가 절대로 안 된다고 못 박아놨다. 그 만큼 김현준은 리버풀의 에이스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게다가 리버풀 선수로써 FIFA 발롱도르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클럽을 쿼드러플로 이끌었다. 첼시에 있었을 때 스캔들이 한 번 나기는 했지만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단 한번 장기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을 뿐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엄청난 실력을 뽐냈고, 그 만큼 리버풀의 광적인 서포터즈 콥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런 현준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시킨다? 구단으로써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거기에 현준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현준을 이적시키고 나면 3억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리버풀의 손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 돈으로 선수를 영입해 현준 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었다. 작년 같았으면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받고 현준을 이적 시켰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쿼드러플이라는 달콤한 과실을 입에 문 리버풀 이사진들은 내년 시즌에도 그 과실을 또 다시 먹을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것도 하나의 사실이 전제되어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준이 리버풀을 이적할 가능성은?" 현재 리버풀의 주장으로 콥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 법. 언제 준이 리버풀을 이적하기를 바랄지 몰랐다. 그렇게 되면 구단으로써는 빨리 비싼 값에 선수를 놓아주는 게 이득이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선수 본인이 리버풀에 남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준의 리버풀 사랑은 구단도 잘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구단의 착각이었다. 현준이 이적하지 않고 리버풀에 남아있는 이유는 단 하나. 익숙한 클럽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클럽들이 준의 이적에 관한 제안은 전부 쓰레기통으로 넣어야 겠군." "다른 선수들의 이적에 관한 제안도 있습니다." "그것들은 검토해보도록 하지." 현준 뿐만 아니라 루이스 수아레즈, 마리오 괴체 및 루카 모드리치에 관한 이적문의도 많았다. 거기에 간간히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의 이적문의도 있었기에 회의는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맨체스터 시티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현준씨에 대한 이적을 위해 리버풀 구단에 3억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이적자금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현준은 머릿속으로 3억 파운드라는 돈이 얼마나 큰돈인지 계산했다. 한국 돈으로 약 5100 억원. 자신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졌다. 돈이 썩어나는 클럽다웠다. 거기에 그 만큼 맨체스터 시티가 그런 돈을 들여서까지 자신을 원한다는 생각에 흐뭇함도 들었다. "구단이 받아들였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리버풀 보드진은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거절할 생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쿼드러플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올 초 맨체스터 시티가 거액의 이적료로 자신의 영입을 바랬을 때 리버풀은 보드진은 그 이적을 받아들였었다. 물론 현준 본인의 거부와 팬들의 거센 반대로 철회되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고작 반년 사이에 올 초 맨체스터 시티가 제시했던 2억 5천만 파운드를 뛰어넘는 3억 파운드로 영입 제안을 했는데 리버풀 보드진을 그것을 거부한 것이다. 그 사이에 바뀐 것은 단 하나.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차지한 것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가 될 건 없겠네요." 현준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구단에서 보내지 않는다면 자신도 갈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현준과 통화를 하는 현준의 에이전시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저희는 김현준씨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는 것에 추천합니다. 현재 김현준씨는 리버풀에서 모든 커리어를 달성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다뇨?"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보다 더욱 더 두꺼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죠." 에이전시 입장으로는 현준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는 것이 좋았다. 현준의 이적료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었다. 계약서에는 선수가 이적할 시 이적료의 수익을 에이전시가 갖게 된다고 적혀 있다. 세금을 떼더라도 엄청난 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김현준씨가 이적한다면 두 개의 클럽을 동시에 쿼드러플을 달성시키는 유일한 선수라는 명예를 거머쥘 수 있습니다. 비록 보드진이 반대한다고 하지만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리버풀 구단은 충분히 놓아줄 겁니다. 게다가 맨체스터 시티는 현재 김현준씨가 리버풀에서 받는 주급보다 더 많은 주급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별로 리버풀을 떠나고 싶지는 않네요." 에이전시에서는 돈과 명예를 들먹이며 계속해서 현준을 설득했지만 현준은 대수롭지 않게 에이전시의 제안을 거부했다. 돈은 지금도 충분히 많이 벌고 있었다. 더 이상 벌어봤자 쓸 곳도 없었다. 거기에 현준은 리버풀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거기에 리버풀은 리리스가 행방불명된 장소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준은 무슨 일이 있어도 리버풀에 남아있어야 했다. "무슨 전화야?" 현준이 전화를 끊자 옆에 있던 수진이 재빠르게 물었다. 영어로 진행된 이야기인 터라 그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화 내용중 그녀가 알아들은 단어는 현준이 뛰고 있는 리버풀 하나 뿐이었다. "이적 이야기. 에이전시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영입했으면 좋겠다는 전화야." "그러면 이적하는 거야?" "아니. 안할 거야. 굳이 리버풀을 두고 맨체스터로 이적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래? 에이전시에서 원하면 가야 하는 거 아니었어?" "그럴 필요는 없어." 수진의 대답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에이전시는 선수의 이익을 대변하고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지원만을 해주는 곳일 뿐이지 선수가 어떻게 행동하기를 바라는 곳이 아니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글쓴이는... 훈련하러 갔습니다. 내일은 기다리지 마세요~ 이 글을 올리고 있는 저는 어디선가 나타난 소설의 요정.......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이 후기를 보면 글쓴이가 불같이 달려들겠군요. 여러분의 코멘트는 제가 언제나 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00398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                            "어디 나가려고?" "응. 누구 좀 만나게." 수진은 현준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캐쥬얼하게 옷을 챙겨 입는 것을 보면 공식적인 자리에 나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아마 친구를 만나려는 걸까? 뒤이어 나온 말이 그런 수진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너도 아는 애야. 줄리아. 너도 친하지?" "줄리아...? 아...응."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는 수진이 속한 레인보우 샤베트와 같은 B.E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당연히 모를 리가 없었다. 수진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 나왔다. "여기 삐뚤어졌어." 말과 함께 수진은 현준의 삐뚤어진 옷자락을 매만졌다. 수진은 캐쥬얼복이라고는 하지만 현준이 입은 옷 하나하나가 수 십만원정도의 고가품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인 만큼 가볍게 입는 옷 하나도 엄청난 가격을 자랑했다. "저기..." 묻고 싶었다. 왜 그녀를 만나러 가냐고 말이다. 현준과 만나면서 잊어버렸던 질시의 감정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현준에게서 느껴지는 묵직한 중압감이 그녀를 내리 눌렀기 때문이었다. 현준은 축구 선수의 정점에 선 인물이다. 자신이 소속된 클럽을 세계 최고로 끌어 올렸을 뿐만 아니라 가장 활약이 뛰어난 축구 선수에게만 준다던 FIFA 발롱도르도 차지했다. 현준의 존재가 자신이 속한 레인보우 샤베트하고는 격이 다르다는 것을 수진도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의 옷을 매만지면서 수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현준의 앞에서 너무나도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이 서글펐기 때문이었다. 그런 수진의 모습에 현준은 수진의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왜 그래?" "응?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줄리아와 만나는 게 질투나? 걔랑 나랑 꽤 친하잖아. 간만에 한국에 와서 보는 거야." "......" 현준에 말에 수진은 입을 열지 않았다. 침묵은 곧 긍정이었다. 많은 여자들이 현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수진도 알고 있었다. 당연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다. 그녀가 속한 B.E 엔터테인먼트에서도 현준과 친분을 가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거기에 현준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나 모델 및 영화우들과의 열애설도 있었다. 물론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현준과 링크된 여자들이 얼마나 그 분야에서 대단한 위치에 있는 지는 수진도 알고 있었다. "......" 게다가 현준과 자신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비록 예전에는 사귀던 관계였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관계였다. "그냥 만나는 거야." "......" "줄리아에게 할 말도 있고. 아영이도 같이 나온다고 했었어. 진짜야." 단순한 핑계인지 아니면 자신은 안심시키기 위해서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현준의 변명에 수진은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만약 자신이 현준에게 아무런 존재도 아니었다면 이렇게 현준이 변명을 할 리가 없었다. "괜찮아. 친구들 만나는 건데 뭐 어때." 수진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 슬픔이 담겨 있다는 것은 현준도 어렵지 않게 눈치 챌 수 있었다. 파주 국가대표 훈련장. "이쪽으로 패스!!!" "좀 더 빠르게 파고들란 말이야! 빈 공간이 눈에 보이잖아!!!" 보는 사람도 없었지만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은 소리를 지르며 연습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한국 국가대표팀은 서울에서 있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서 3 - 0 으로 대패했다. 해외파들이 포함되어 있는 경기인데도 그랬다. 현준과 축구 협회의 비리사건이 터지면서 싱숭생숭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수 아래라고 평가되는 우즈베키스탄에게 완패한 것이다. 그 때문일까? 선수들의 연습은 마치 실제 축구 시합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했다. 부상도 도외시하는 모습이었다. "후우..."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는 중년인이 있었다. 바로 국가대표팀의 감독인 최강희였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체크하면서 그 선수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자신의 전술에 어떻게 써 먹을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김현준하고는 아직 얘기가 안 되나?" "네. 현준이가 아직 에이전트가 구해지지 않아서 직접 연락을 취해야 하는데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골치 아프군..." 코칭 스태프의 말에 최강희의 골이 파였다. 아직까지도 협회의 비리 사건의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국민들의 분노와 함께 지금의 폭풍이 가라앉으려면 꽤나 시간이 필요할 듯 싶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한국대표팀을 이끄는 최강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이란전을 대비해야만 했다. 협회의 분위기는 엉망이지만 그래도 18일에 있을 이란전 만큼은 기필코 승리해야만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패배가 컸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이겼어야만 했는데 말이야. 최소한 무승부라도 거뒀어야 했는데 3골차로 패배하다니..." 최강희는 한숨과 함께 옆에 놓인 최종 예선 순위표를 바라보았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게 완패했지만 이란은 승리를 거두며 한국과 함께 승점 14 점으로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한국, 이란, 카타르, 레바논, 우즈베키스탄 이렇게 5개국이 속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 조에게 주어진 월드컵 직행 티켓은 2개였다. 이 중 두 나라만이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이다. "후..." 현재 한국은 골득실에서 앞서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최종예선전에서 그 순위가 갈릴지도 몰랐다. 그리고 한국과 이란을 바짝 따라오고 있는 나라가 바로 우즈베키스탄이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승점 12점을 획득했다. 만약 최종 예선전에서 한국이 이란에게 패배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한국은 조별순위 3위로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서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선수들의 상태는 어떤가?" "아직도 싱숭생숭 한 것 같습니다. 불안해하는 녀석들도 많고요." "그렇겠지." 최강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협회에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모르는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매스컴이 엄청나게 때려댔기 때문이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해하는 게 당연한 것이다. "그래도 선수들을 정신무장을 단단해 해주게." 하지만 그와 별개로 한국 국가대표팀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음 경기를 승리해야만 했다. 만약 이란전에서 패배한다면 한국은 조별순위 3위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현준이만 있었어도 조금 걱정이 덜 할 텐데...' 중앙 미드필더에서 최전방 공격수까지 폭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선수가 그였다. 어느 자리에서나 120% 의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그였다. 만약 김현준이 있었더라면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그렇게 3 골이나 내주며 완패를 당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김현준은 이번 비리사태와 연관되며 협회에 대한 정나미가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 국가대표팀 경기에 불참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현준이한테도 연락을 계속해주게. 이란전에서는 현준이의 활약이 꼭 필요 하니까." "알겠습니다." 김현준은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꼭 필요한 존재였다. 현준의 활약에 따라 경기력이 판이하게 달라져 김현준의 원맨팀이라는 안 좋은 별명도 있었지만 그 만큼 김현준의 존재가 대표팀의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 지 최강희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최강희가 강렬히 원하고 있는 현준은 서울의 한 카페에서 줄리아를 만나고 있었다. "......" 줄리아는 오늘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현준을 앞에 두고서도 말이다. 현준이 한국에 입국하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입국하고 열흘이 지났는데도 연락 한 통 없던 그였다. '그래도 내가 애인인데...' 자신은 현준이 애인이다. 현준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현준이 자신에게 기대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단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후우..." 왜 연락을 하지 않았냐고 마음 같아서는 매섭게 쏘아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보면 그런 마음도 눈 녹듯 사라졌다. 그녀의 의지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래. 그래도 오빠가 나를 좋아하니까 아영이는 안 부르고 나만 불렀지.' 아영과 자신은 현준을 사이에 둔 연적이었다. 줄리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자신만 있었다. 현준이 그녀를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우......' 그런 줄리아의 모습을 보면서 현준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표정 하나가하나가 현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화를 내려고 했다가도 다시 사그라들며 자신을 향해 방긋방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현준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애초에 시작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어.' 오늘 현준이 줄리아와 만난 이유는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현준이 줄리아와 관계를 가진 이유는 Tv 로만 보던 연예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만족감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너무 깊이 나가고야 말았다. 자신을 생각하는 줄리아의 마음과 몸을 섞으면서 그녀에게 흘러들어간 순수한 마기가 겹치면서 자신에게 푹 빠져버린 것이다. '말을 꺼내야 되나...' 줄리아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관계를 지속할 수는 없었다.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 자신은 유독 그녀를 찾았다. 주위에 수많은 여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생각만이 나고 있었다. 자신이 리리스의 권속이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을 정도로 말이다. 현준은 고개를 들어 줄리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해요?" "아니...그냥." 줄리아의 말에 현준은 조용히 커피를 입에 가져다대었다. 빙긋 웃는 그녀의 얼굴이 마음에 걸렸다. 계속해서 그녀와 관계를 거짓으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자신은 사라진다. 리리스의 뒤를 따라 마계로 가야하는 것이다. 자신이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었다. 줄리아와 사귀기 이전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 없이 계속해서 좋은 관계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서로의 팬으로 말이다. "......" 현준의 모습에 줄리아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계속해서 침묵이 이어졌다. '이상해...오빠 같지가 않아. 아까부터 말 한 마디 없고...'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줄리아는 불안함이 느껴졌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겪어본 적은 없었지만 지인들에게 듣거나 영화나 Tv 에서 본적은 있었다. 그녀가 기억하기에 이런 상황은 주로 연인들이 이별 통보를 할 때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00399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                            "줄리아." 현준의 말에 줄리아는 자신의 가슴이 철렁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준이 자신의 이름을 듣고 싶었던 그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니었다. 현준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우리 이만 헤어지자." "......네?!" 현준의 말에 줄리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현준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단지 최근 현준의 주위에서 일어난 사태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그녀였다. 그런 줄리아를 보며 현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왜요? 오빠...제가 뭐 잘 못 한 거 있어요?" 낮은 그녀의 목소리에 현준은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는 잘못한 게 없었다. 잘못한 사람은 그녀가 아닌 자신이었다. 그녀의 마음을 순수한 마기로 가지고 놀았던 것이다. "아니. 그런 거 아니야." "그러면 왜요? 왜 헤어지자는 거예요? 네? 제가 잘 할게요. 오빠. 오빠가 연락 안 해도 화 안내고 그럴게요...그러니까..." 말을 끝내지 못하고 그녀의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 모습에 현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저런 행동 하나하나가 순수한 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영이한테도 이야기 할 거야. 그냥 예전처럼 만나고 싶어서 그래. 서로의 팬으로써 말이야." "그...그런 게 어디 있어요! 말도 안 되요. 오빠!" 왜 헤어지자고 하는 지 진실을 얘기해달라는 듯 줄리아가 현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현준은 입을 열 수 없었다. 리리스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녀와 자신만 알고 있어야 하는 사실이었다.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 현준은 마음이 공허했다. 정말로 소중한 사람은 옆에 없어야지만 알 수 있다고 하던가? 그 말대로 현준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말이다. "......"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줄리아는 혼란스러웠다. 어째서 그가 헤어지자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꼭 알아야 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현준은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모습을 보며 줄리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집착. 현준에게 향한 그녀의 집착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난...절대 헤어질 수 없어요." 시리도록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는 줄리아의 모습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현준도 줄리아가 이렇게 나올지도 모를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어도 너무 잘못 꿰었다. 2012 - 13 시즌 리버풀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잉글랜드 클럽중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서 20 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클럽으로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FA 컵, 칼링컵까지 들어 올리며 쿼드러플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런 영광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 사실을 구단도 잘 알고 있었다. 다음 시즌을 위해서도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도 리버풀 구단은 빠르게 자신들의 스쿼드를 자신들의 명성에 어울리게 꾸며야 했다. 그와 함께 현재 스쿼드에 필요 없는 선수들을 내보내야 했다. 그 중 가장 많은 클럽과 연관이 된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바르셀로나, AC 밀란등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클럽은 전부 현준을 원했다. 하지만 리버풀은 결코 현준을 내줄 생각이 없었다. 쿼드러플을 달성하는데 있어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가 현준이다. 프리미어리그 3연속 득점왕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리버풀 선수로는 최초로 FIFA 발롱도르도 차지했다. 그런 선수를 내줄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쿼드러플에 이어 리버풀은 다음 시즌에도 연속으로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컵을 원했다. 그리고 그 중 리버풀이 가장 필요한 선수는 모드리치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제라드를 대체할 수 있는 미드필더였다. 촤르르륵... 리버풀의 스카우터들이 수많은 경기 테이프를 보며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파악하고 있었다. "후우...이거 어렵군." "그러게. 다들 실력이 비슷해서 참..." 제라드의 대체자로 바이에른 뮌헨의 토니 크로스와 말라가의 이스코, 토트넘의 시구르드손을 노리고 있었고, 리버풀은 그 중 한 명을 영입할 생각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현재 황금시대라고 불리는 리버풀의 유스중 하나를 제라드의 후계자로 내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황금시대라 불리는 리버풀 유스중에서도 제라드와 같은 선수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자자! 그럼 다시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살펴보자고. 이 중 하나가 우리 리버풀의 황금시대를 유지해줄 테니 말이야." 하지만 그런 리버풀의 앞을 가로막는 클럽이 있었다. 바로 '부의 클럽'이라는 명성을 지니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저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바르셀로나에서 부스케츠를 영입하는 빅사이닝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니었다. 하비 가르시아 - 잭 로드웰 - 마이콘 - 마티야 나스타니치등을 영입한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리고 이 조합은 충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재미를 보며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오르게 해주는 데 충분히 공헌했다. "난 맨체스터 시티가 더욱 더 위대한 클럽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는 이 성적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가 가지고 싶은 것은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뿐이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자신의 클럽이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것만이 그를 만족시켜줄 수 있었다. '에버튼의 레이튼 베인스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 그리고 이적 시장이 열린지 보름도 안 되어 빅사이닝이 성사되었다. 10 여년간 프리미어리그의 탑 레프트백으로 군림해온 애쉴리 콜의 위상을 뒤흔들고 있는 선수인 레이튼 베인스였다. 레이튼 베인스의 이적이 결정되자 에버튼의 감독인 데이비드 모예스는 불같이 화를 냈다. 레이튼 베인스는 에버튼의 핵심선수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그러나 가뜩이나 재정난이 심각한 에버튼은 맨체스터 시티가 제시하는 돈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레프트백인 레이튼 베인스를 손에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시티는 만족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의 팀 중 가장 단단한 스쿼드를 지니고 있는 팀을 꼽는다면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시티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앞에는 리버풀과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두 팀이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공격력이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리버풀의 김현준이었고, 그 밑에 랭크된 선수가 바로 아스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반 페르시였다. 물론 맨체스터 시티도 에딘 제코, 세르히오 아구에로, 카를로스 테베즈와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수르는 세계 정상급 그 이상의 선수를 원했다. 그런 만수르가 가장 원하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난 김현준이 우리 팀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만수르의 김현준 사랑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이적금액을 제시하면서까지 김현준을 맨체스터 시티로 데리고 오려고 했던 그였다. 그런 만수르의 생각이 언론에 흘러나오면서 리버풀 팬들이 들끓었다. 김현준이 누구인가?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우승을 차지하고 쿼드러플을 차지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해준 선수였다. 억만금을 줘도 바꿀 수 없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우리는 절대 김현준을 내줄 수 없다.' '김현준은 이적 불가의 선수야!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김현준을 이적시켜서는 안 돼!' 콥들은 맨체스터 시티의 돈지랄에 김현준이 떠나지 않기를 바랬다. 그리고 자신들의 구단이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않기를 원했다. 콥들의 생각대로 리버풀은 자신들의 황금시대를 지속하기 위해선 김현준이 필요했기에 리버풀은 김현준은 절대이적불가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준의 이적이 쉽지 않군요." 중년의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이사중 하나인 그의 앞에는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안경 쓴 사내가 자리 잡고 있었다. 루크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김현준의 에이전시에서 나온 남자였다. "아무래도 활약이 활약인 만큼 리버풀에서도 필사적으로 지킬 것입니다." "돈을 그렇게 준다고 해도 안 온다고 하니...선수만 온다고 하면 충분히 영입이 성사될 텐데 말이야." 루크는 중년 남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리버풀이 아무리 선수를 품에 안으려고 해도 선수 본인이 이적을 바란다면 어쩔 수 없이 리버풀은 선수를 놓아주어야만 했다. 3억 파운드. 축구 선수 하나의 몸값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이 어마어마한 돈으로도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를 손에 넣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리버풀 내부에서는 준을 이적불가대상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바뀌는 내용이지요." "준의 설득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그게...생각보다 선수 본인의 의사가 강합니다. 리버풀에 남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약기간이 남아있는데다가 익숙한 클럽을 떠나고 시지 않은 듯 합니다." "이적만 한다면 돈이 굴러들어 올 텐데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모르겠군." 맨체스터 시티의 이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계약기간은 이적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익숙한 클럽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적만 한다면 그는 어마어마한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정?" "네.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정이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준 또한 리버풀에서 생활하며 정 때문에 동료들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팀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준과 통화를 하면서 준의 에이전시는 그런 결론을 내렸다. 그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없었다. "......" 그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어쨌든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김현준을 무슨 일이 있어도 손에 넣어야만 했다. 그것이 자신들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가 바라는 일이었다. "어찌되었든 준의 설득에 힘써주기를 바랍니다. 만약 준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게 된다면 우리는 준의 에이전시인 당신들에게 성과금으로 500만 파운드를 제시할 생각입니다." 루크의 눈이 커졌다. 만약 김현준이 이적한다면 3억 파운드의 이적료 중 20%가 자신들의 손에 들어온다. 그런데 거기에 또 다시 500만 파운드가 더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준의 이적을 성사시켜야 돼!' 선수 본인은 리버풀에 남고 싶어 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돈이 걸린 일이다. 에이전시로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김현준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시켜야만 했다. "꼭 준을 설득해보겠습니다." 루크의 말에 맨체스터 시티의 이사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돈으로 리리스 데려오면 현준이가 이적할지도? 그러면 즐감하시길. 어제 한화가 SK 랑 무승부를 거뒀군요. 음...뭐랄까? 한화 VS 한화의 경기를 보는 줄 알았다는... 그래도 역시 한화는 SK 에 비해...안타는 2배 넘게 치고도 무승부라니...ㅠㅠ 김태균은 볼넷이 6개고... 아...다이빙 캐치. 잊지 않겠다. 추승우. 2013 년 성적이 18타수 2안타라니... 게다가 넌 11회 2사 만루도 날려버렸어...ㅠㅠ 00400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Time waits for no one) 라는 철학적인 명언이 있다. 이런 명언처럼 어느새 한국과 이란의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티켓을 건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예선 경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5개 팀이 모여 있는 아시아 최종예선 A 조에서 한국은 이란과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2위까지 브라질 직행 티켓을 받는 만큼 한국은 충분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었다. 이미 축구 관계자 및 대표팀 경기에 관심이 높은 팬들은 다 알고 있었다. 대표팀이 만약 이란전에서 패배하게 될 경우 최악의 경우 조 3위로 떨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란을 잡아야 한다!" 현재 축구계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월드컵 출전권을 놓칠 수는 없었다. 팬들의 시선 또한 한국과 이란전으로 향했다. 그들 역시 만약 한국이 이란에게 패배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승리를 거둔다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필이면 상대가 이란이냐..." 한국으로써도 그리고 이란으로써도 서로 반갑지 않은 상대를 마지막 경기에서 만났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96년 UAE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8강에서 무려 5회 연속으로 이란을 만났을 정도로 악연이었다. 특히 이란은 한국과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쓰라린 패배를 맛보여주기도 했었다. 게다가 96 년도에는 알리 다에이에게 무려 4골을 허용하며 2 – 1 로 앞서다가 6 – 2 로 패배하기까지 했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이란 원정경기에서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김현준이 1 골 1도움을 올리며 4 – 1 이라는 스코어로 대승을 거두기는 했었다. 그러나 이런 악연의 이란은 한국입장에서는 상대하기가 껄끄러운 팀이 바로 이란이었다. [김현준, 대표팀 합류 결정!] 그리고 이란전을 이틀 앞둔 시점에 김현준의 대표팀 합류가 결정되었다. 이란전에서 패배하면 조 3위로 내려앉아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힘겨운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만큼 한국 대표팀은 이란과의 시합에서 승리를 거둬 2014 브라질 월드컵 직행 티켓을 따기를 원했다. 그런 목적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현준 또한 축구선수로써 참여하지 못했던 월드컵에 나가고 싶었다. 만약 한국이 이란전이 있기 전에 2014 브라질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면 아마 현준은 이란전에 나서지 않았을 터였다. 아직까지도 협회에 대한 앙금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돌아가는 게 심상치 않았다. 행여나 조 3위로 밀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되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기라도 한다면 꼬박 4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결국 출전하기로 결정하신 거군요." "그렇지. 월드컵 출전이 걸려 있으니까. 거기에 동료 선수들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서." "아아...!" 말을 마치며 현준이 볼을 쓰다듬자 탈리사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풀리면서 그녀의 입술 사이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레리엘과 함께 영국 리버풀에 있어야 할 그녀지만 현준의 명령에 따라 한국으로 넘어온 것이다. "리리스님의 행방은 아직도 파악되지 않았나?" 탈리사와 레리엘의 말에 의하면 리리스는 확실히 이 곳 인간계에 없는 듯 보였다. 아마 천계나 마계로 간 것으로 보였다. '어디로 갔는지만 알게 되면 그래도 행방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텐데...' 현준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손을 미끄러뜨렸다. 탈리사의 봉긋한 가슴이 느껴지자 현준의 부드럽게 손아귀에 힘을 주었고, 그에 맞춰 탈리사의 입에서는 더욱더 가는 비음이 새어나왔다. "하앙...응...주...주인님...흣...!"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탈리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현준의 자신의 기운을 끌어올리며 천천히 탈리사의 가슴을 매만졌다. 그러자 현준의 손아귀에서 검은색의 기운이 피어오르더니 탈리사의 몸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바로 순수한 마기였다. 탈리사의 몸으로 흘러들어간 순수한 마기는 금방 그녀를 참을 수 없는 쾌락 속에 빠뜨리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현준의 순수한 마기에 의해 타락천사로 변한 그녀인 만큼 순수한 마기가 주는 쾌감은 그녀의 정신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히잇!!! 하악!!! 하아아악!!!" 가슴을 만지던 현준의 손은 탈리사의 배를 매만지고 유두를 잡아당기더니만 어느새 미끈한 두 다리 사이로 빠져 들어갔고, 결국 견디다 못한 탈리사의 절정이 터져 나왔다. "싱거운데..." 현준은 절정과 함께 가는 신음소리를 내며 풀린 눈동자로 자신을 보는 탈리사를 바라보았다. 순수한 마기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순식간에 타락천사인 그녀의 정신을 빼놓았다. 현준은 순간 리리스의 생각이 들었다. 마왕답게 그녀는 순수한 마기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의지대로 순수한 마기를 받아들여 쾌락을 즐기곤 했던 것이다. 금발과 붉은색의 눈동자를 지닌 리리스과 보냈던 뜨거웠던 일들이 생각이 나자 현준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하응..주...주인님..." 탈리사는 자신의 알몸을 비비 꼬았다. 당장이라도 현준이 자신을 탐해주었으면 했다. 현준에 몸에서 흘러 들어온 순수한 마기 때문일까? 도저히 쾌락 속에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의 풀린 눈앞에 부풀어 오른 현준의 바지춤이 들어왔다. 손을 움직여서 바지춤을 잡고는 싶지만 자신의 주인인 현준이 허락을 하지 않고 있었다. '제발...' 말만 떨어진다면 당장이라도 입을 벌려 현준의 남성을 삼킬 수 있었다. 그러나 끝내 현준의 입에서는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전 A 조 마지막 경기인 한국과 이란과의 대결은 울산에서 열린다. 울산에서는 무려 9 년 만의 A 매치였다. 2004년 움베르트 코엘류 감독이 오만을 5 – 0 으로 대파한 이후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대표팀의 수장인 최강희는 그렇게 각오를 다졌다. 오늘 경기를 위해서 포메이션 까지 변경했다. 우즈베키스탄전까지 한국은 대세인 4 – 4 – 2 포메이션을 고집했다. 4 – 4 - 2 포메이션의 장점은 바로 공격시 풀백이 가담하게 됨으로써 2 – 4 – 4 형태가 되어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다. 당연히 풀백이 측면 공격에 가담해야 했기에 풀백의 크로스 능력이 굉장히 중요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을 포함해 최강희는 오범석, 김창수, 고요한등 여러 선수를 시험해 봤었다. 그러나 모두 실망만을 안겼다. 거기에 풀백이 계속해서 공격에 가담하는 동안 당할 수 있는 역습 찬스에서 중앙 센터백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연이어 실점을 내주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한 전술이 바로 3 – 4 – 3 포메이션이었다. 다양한 포메이션으로 변화가 가능하기에 어떤 상황에서든지 유연하게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불안감도 있었다. 갑작스럽게 포메이션을 변경한 만큼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서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그나마 최강희에게 있어서 다행이라는 점은 오늘 경기에 현준이 출전한다는 점이었다. 대!!! 한민국!!! 대! 한민국!!! 약 4 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가득했다. 오늘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바라며 오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온 팬들이었다. 만약 단순히 월드컵 본선 진출만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많은 팬들이 울산까지 찾아오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축구팬이라면 오늘 경기를 놓치지 말아야할 이유가 있었다. - 지배자 현준! - 김현준! 이란의 골문을 부탁해! 다양하고 재치 있는 멘트가 적힌 피켓이 경기장에 나부꼈다. 다들 김현준의 등장을 기대하는 팬들이었다. 현준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였다. 그것도 그냥 축구선수가 아니었다. 축구 역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선수들인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현준은 리버풀에서 주장완장을 달며 꾸준한 활약으로 리버풀을 쿼드러플로 이끌었다. 축구팬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아 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와 같은 세계적인 클럽들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면서 말이다. 그런 현준의 활약을 Tv 로만 지켜봤던 한국의 팬들이었다. 심지어 시즌이 끝난 이후 한국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예선전조차 그래야만 했다. 현준이 2골을 터뜨리며 3 – 2 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던 레바논 전은 원정에서 열렸고, 한국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하고의 국가대표팀 경기는 현준이 소집에 불참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울산에 꼭 가야돼."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에서 열리는 김현준 경기는 직관한다."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한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활약을 보기 위해 많은 축구 팬들이 울산으로 온 것이었다. 점점 울산 문수 축구장에 있는 대형 시계가 경기 시작시간을 알리기 시작했고,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현준의 등장하자 붉은 악마들이 흥분감에 폭발할 듯 괴성을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유럽 축구계를 점령한 선수가 지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한국과 이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직행 티켓을 건 소리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방으로 길게 찔러주는 공! 손흥민이 공 잡았습니다!] 경기장에는 붉은 악마의 공식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가 울려 퍼졌고, 초반부터 한국은 맹렬하게 이란을 몰아붙였다. 이번에 최강희 감독이 들고 나온 3 – 4 – 3 포메이션의 장점은 공격에서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기에 막강한 화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에 반해 단점도 존재했다. 바로 3 명으로 이루어진 허약한 수비였다. 특히나 측면공격에 상당한 취약점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바로 김현준 때문이었다. [김현준 선수! 뺏기지 않고 그대로 전방으로 밀어주는 공! 아아!!! 손흥민 선수 조금 늦었어요!] [역시 김현준 선수의 활약 명불허전입니다. 이란 선수들 틈 사이에서 절대 공을 뺏기지 않고 있어요!] 특히나 현재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는 한국의 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란은 공격보다는 수비를 중시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3명 공격수를 포함해 측면 미드필더들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한국의 맹렬한 공세를 받아내야만 했다. 이란 또한 역습찬스로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했지만 경기는 그들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었다. 와아아아!!! 태클이 성공하며 현준이 이란 선수에게서 공을 빼내자 사방에서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이란전에서 최강희는 현준을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현준의 공격력이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현준은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로도 뛰어난 득점력을 보였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현준의 공격력을 조금 깎더라도 최강희는 현준이 이란의 미드필더진을 상대로 볼 점유율을 늘려주는 플레이를 펼쳐주길 바랬다. 그런 최강희의 기대대로 현준은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어렵지 않게 이란 미드필더들을 압도했고,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안정적으로 공세를 퍼부을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여름날개 : 이제 슬슬 악마의 계약도 완결을 내야죠라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은 사과박스측하고 그렇게 계약을 해서... irenairis : 3억 파운드의 20%가 걸린일임. ㅋㅋㅋ 야우 : 한화경기를 볼 때는 편하게 봅니다. 이기면 오! 이기는구나 하고 보고 지면 상대팀에게 얻어맞는 재미로 봅니다. 이게 바로 팬심. 작은히어로 : 그러게요. 한화만큼 도루 못하는 팀도 없음. 코치가 이종범인데 ㅠㅠ 한화가 이겼습니다. 간만에 화끈하게 이겼네요. 롯데도 좀 도와주기는 했지만... 이제 5승! 그러고보니 400회군요. 사실 댓글보고 알았습니다. 400회 축하해주셔서 감사감사. 그러면 다들 즐감하시길! 내일 또 뵙겠습니다. 00401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                            현준의 합류는 확실히 한국의 경기력을 안정시켜주고 있었다. 강한 신체와 볼 컨트롤로 한국이 볼 점유율을 가져가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제대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춘 것은 아니지만 특유의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다른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크읏..." 현준의 활약에 환호하는 함성소리를 들으며 이란의 주장 자바드 네쿠남이 게임이 잘 안 풀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흔들었다. 한국만큼이나 이란 또한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 했다. 만약 오늘 경기 한국에서 패배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승리를 거둔다면 이란은 조 3위로 밀려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저 녀석을 막아야 하는데..." 네쿠남은 그렇게 말하고는 경기 흐름을 보면서 그라운드를 산책하듯 걸어다니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우즈베키스탄이 승리를 거둘 경우 지는 팀은 무조건 조 3위로 밀려나는 단두대 매치가 바로 오늘 경기였다.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경기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마음이 급한 팀은 이란이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홈에서 3 - 0 이라는 큰 점수차로 패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했을 때의 한국하고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거기에다가 홈경기라는 것 또한 이란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웠다. 어떻게든 경기의 흐름을 가져와야만 했다. 그리고 네쿠남은 그 시발점 역할을 자신이 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툭! 뒤쪽에서 흘러나오는 공을 잡은 네쿠남이 어떻게 공격을 전개해야 할지 고심했다. 그리고는 곧 측면으로 공을 넘겼다. 한국은 이제까지 사용하던 4 - 4 - 2 전술을 버리고 3 - 4 - 3 전술을 택했다. 수비수를 3 명을 두는 3 - 4 - 3 전술은 측면 공격에 굉장히 취약한 면을 보였기에 그 쪽을 공략하려는 생각이었다. "측면으로 온다!!!" 네쿠남의 패스가 측면 쪽으로 향하자 이청용과 김보경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최전방의 손흥민을 두고 모든 선수들이 수비 쪽으로 가담하기 시작하면서 5 - 4 - 1 의 형태로 진형을 변경한 것이다. '어떻게 하지...?' 오늘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마수드 쇼자에이가 네쿠남의 패스를 받고는 공을 굴리면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국선수들을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미드필더 2 명이 내려오면서 수비를 보는 선수가 5 명으로 늘었다.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수비를 하고 있다면 결코 좋은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수비수들을 앞으로 끌어내면서 그 때 나타나는 공간을 향해 패스를 찔러 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혹은 개인기에 의한 돌파를 시도하거나 말이다. 그리고 쇼자에이의 선택은 자신의 개인기에 의한 돌파였다. [아! 쇼자에이! 돌파 시도합니다!] 가볍게 공을 앞으로 차면서 쇼자에이가 스피드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측면에 있던 이청용이 거칠게 다리를 내뻗었다. 이청용의 태클은 쇼자에이가 가지고 있던 공을 툭 건드렸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뒤에서 커버 플레이를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던 곽태휘가 그대로 강하게 공을 앞으로 찼다. "나이스!!!" 곽태휘의 공을 구자철이 헤딩으로 떨궈주었고, 그 공을 지동원이 잡고는 뒤에 있는 선수를 향해 슬쩍 밀고는 앞으로 달려 나갔다. 곽태휘, 구자철, 지동원으로 이어진 패스의 마지막 주인공은 바로 현준이었다. 촤악!!! "달려!!!" 손으로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이란 선수들의 움직임을 막아내면서 현준이 소리쳤다. 현준은 오늘 이란전에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 만큼 볼 컨트롤과 개인기가 좋아 쉽게 이란 선수들 사이에서 공을 뺏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플레이메이커에게 요구되는 패스실력 또한 뛰어났기에 최강희 감독이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런 최강희 감독의 기대대로 현준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100% 충실하게 소화해내고 있었다. 현준의 지시에 맞춰 손흥민, 지동원, 구자철, 박주영이 쏜살같이 이란의 진영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4 명의 선수들이 파고들자 이란 수비수들이 선수들을 마크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현준은 그 틈으로 보이는 조그마한 공간을 놓치지 않았다. 콰아앙!!! 이란 선수의 방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준은 빈 공간을 향해 망설임 없이 낮고 빠른 패스를 쏘아내었다. 이란 수비수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빠른 패스는 그대로 역회전이 걸리며 속도가 줄어들었고, 그 곳에는 빠른 스피드로 침투해 들어가는 붉은 유니폼의 선수가 있었다. 바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 와아아아아!!! 현준의 어마어마한 활약 때문에 한국 팬들에게는 실력이 많이 가려진 면이 없잖아있지만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이번 시즌 14 골을 터뜨리며 분데스리가에서 선풍적인이라는 뜻의 Sensational 의 합성어인 손세이셔널로 이번 시즌 대단한 활약을 펼쳤던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손흥민의 장점은 기본기와 스피드 그리고 침착성을 가미한 골 결정력이었다. '이야...! 쩐다...!' 가벼운 현준의 패스. 하지만 패스 하나로 그 선수의 실력을 알 수 있다는 말은 축구 선수들은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손흥민은 방금 전 현준의 패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이란 수비수들을 가볍게 무너뜨리는 송곳과도 빠른 패스. 거기에 자신의 스피드에 맞춰 역회전까지 가미하며 공을 컨트롤하기 쉽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어째서 김현준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 패스였다. '이건 무조건 골이다!' 손흥민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넓게 보이는 이란의 골문을 바라보았다. 공격수로 이런 공을 받고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했다. [손흥민 때립니다!!! 슛!!!] 뻐엉!!! 강한 슈팅이 그대로 이란의 골문을 향해 날아갔고, 이란의 골키퍼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달려오던 체중을 그대로 실은 슈팅은 골키퍼의 손끝을 살짝 스치며 그대로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 골입니다! 손흥민 선제골!!!] 와아아아아!! 축구의 골이라는 것은 언제나 사람들의 가슴을 들뜨게 만든다.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지자 관중석에 자리 잡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만세와 함께 환호성을 터뜨렸다. 북과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지고 사방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선수들에게로 향했다. [아! 정말 손흥민 선수 깔끔하게 잘 때렸습니다. 완벽한 골이었어요.] [네, 그렇습니다. 역습상황에서 이란의 수비수들을 무너뜨리는 김현준 선수의 스루패스에 이은 슈팅. 정말 깔끔한 공격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 또한 찬사를 내뱉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간결하고 깔끔한 패스였다. 손흥민이 마무리한 김현준의 패스는 확실히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패스였다. 떨어지는 팀은 힘겨운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기에 단두대 매치라고 불렸던 한국과 이란의 경기는 한국 팬들의 축제로 끝이 났다.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 김현준의 중거리 슛이 터지며 전반에만 2 골로 차이를 벌린 한국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쌓아놨던 골 결정력을 모조리 터뜨리며 후반에도 2 골을 추가하며 4 - 0 이라는 큰 점수 차로 이란을 대파하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티켓을 따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란전의 MVP 는 김현준이었다. 2 골 1 어시스트. 한국팬들의 앞에서 어째서 자신이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인지를 톡톡히 증명해보였다. 와아아아아!!! 뚝! "역시 준이로군..." 한국 팬들이 환호하는 소리와 함께 경기가 끝이 나자 루크는 Tv를 끄며 중얼거렸다. 이란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축구 강국. 하지만 오늘 완벽하게 김현준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 그 만큼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줬던 경기였다. "그러니까 많은 팀들이 그를 원할 테지." 맨체스터 시티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명문팀이라는 명문팀은 전부 현준에게 오퍼를 보냈다. 물론 리버풀은 현준은 이적불가라고 선언하며 그 오퍼를 죄다 거절하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을 이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촤라락. 루크는 자신의 책상에 놓인 각 팀들의 계약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다들 김현준이 자신의 팀으로 이적한다면 김현준의 에이전시인 자신의 회사에게 줄 인센티브에 대한 계약서였다. 그 만큼 축구팀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김현준을 영입하고 싶어 했다. "그래봤자 맨체스터 시티만한 곳이 없지." 파리 생제르망. 카타르 자본을 등에 업은 PSG 가 맨체스터 시티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기는 했다. 하지만 루크는 PSG 보다 맨체스터 시티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3억 파운드라는 자금을 지불할 의지가 충분했고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되면 500만 파운드를 성과금으로 준다고 직접 맨체스터 시티의 이사가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이 이적만 한다면 루크의 에이전시는 돈방석에 오른다. 3 억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이적자금에 이미 숟가락을 올려놓았고, 추가적으로 받는 인센티브도 있었다. "이적만 하면 좋을 텐데..." 루크는 혀를 차며 계약서에 있는 현준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이적만 하면 만사 오케이지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선수 본인이 이적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사실이 루크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적만 하면 돈방석에 오른다. 맨체스터 시티는 현준이 이적한다면 선수 본인에게 호텔같은 집, 전용기등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그런 제안을 현준은 전부 거절했던 것이다. "몸값을 더 올리려는 수작인가..." 하지만 루크는 곧 고개를 저었다. 3억 파운드라는 이적료는 선수 하나의 이적료라기에는 과했다. 세계 3대 리그에 속하는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의 웬만한 중소 프로팀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돈이 3억 파운드였다. 루크는 냉정하게 현준이 3억 파운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시아인 최초로 2012 - 13 FIFA 발롱도르를 차지했고,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3연속 득점왕과 함께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그 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뛰어오르고 올라간 거품이라고 보고 있었다. "물론 실력만큼은 세계 최정상급이지만 말이야..." 현준의 실력만큼은 루크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앞에 놓인 계약서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료가 8000만 파운드였고, 메시의 바이아웃 금액이 2억 5000만 유로였다. 현준의 이적료에서 조금 돈을 더 쓴다면 호날두와 메시를 전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거품이 빠지기 전에 이적을 시켜야 돼." 루크는 그렇게 생각했다. 작년까지 현준은 실력 하나로 유럽을 광란의 도가니에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실력이 언제까지 갈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세브첸코, 카카와 같은 선수들이 좋은 예였다. 2000년대 그들은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무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실력이 저하되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 차츰 잊혀 졌었다. 루크의 눈이 달력으로 향했다. "일단 선수를 좀 더 설득해야겠군." 프리미어리그의 여름 이적 시장은 8월 31일 까지다. 현준을 이적시키려는 작업을 하기 위한 시간은 충분했다. 00402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다. 리버풀이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이룩했기 때문일까? 그런 리버풀을 견제하기 위해서인지 올해 프리미어리그의 여름 이적 시장은 그 여느 때보다도 빅사이닝이 계속되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거대 자본을 풀어 선수들을 보내고 영입했고, 리버풀 또한 스티븐 제라드의 대체자로 SSC 나폴리에서 마렉 함식을 200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사실 리버풀은 마렉 함식보다는 바이에른 뮌헨의 토니 크루스를 원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 왕좌에 도전할 생각인 바이에른 뮌헨은 쉽사리 리버풀에게 선수를 내주지 않았다. 'PSG 의 마마두 사코! 캐러거의 대체자로 리버풀의 품에 안기다!' '"리버풀 맨", 마마두 사코. "최고의 클럽인 리버풀에서 입단해 영광이다."' 그와 함께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캐러거를 대체하기 위한 중앙 수비수로 PSG 의 마마두 사코의 영입에 힘을 기울였고 결국 6월 말 마마두 사코의 영입에 성공했다. 계속된 빅사이닝에 콥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AC 밀란에서 영입된 티아구 실바에 밀려 후보로 전락하기는 했지만 프랑스 최우수 유망주였던 만큼 마마두 사코는 충분히 리버풀의 수비에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그와 함께 기존 선수진에도 피바람이 불었다. 현재 선수진에 잉여자원인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와 브레드 존스, 파비오 아우렐리오를 이적 시켰고, 조단 핸더슨과 라스무스 엘름을 임대 보냈다. 이런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영입에 긴장을 느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도 영입 시장에 끼어들면서 올해는 팬들을 놀라게 하는 영입이 계속되고 있었다. "아뇨. 이적할 생각 없다니까요."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현준은 옷을 챙겨 입으며 짜증을 냈다. [김현준 선수. 이번 이적은 선수 본인에게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다음 시즌 저희 에이전시는 강력한 스쿼드를 보유한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에 가장 근접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에이전시에서는 김현준 선수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해야 선수 본인의 커리어와...] "것 참. 이상하네? 충분히 리버풀은 다음 시즌에도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리버풀은 마렉 함식과 마마두 사코를 영입해 점점 스쿼드를 강화하고 있었다. 2 명의 선수를 영입했음에도 리버풀은 레이나의 대체자로 현재 골키퍼를 영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현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충분히 다음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의 정상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었다. "전 절대 이적 안합니다." [기...김현준 선수!] 간단명료하게 현준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다급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현준은 안중에도 없었다. "차라리 에이전시가 없었을 때가 더 좋았어. 괜히 에이전시에 들어서는..." 현준은 리리스가 없어진 이후 제라드의 소개로 제라드가 속한 에이전시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에이전시 소속이라는 게 현준에게는 정말 귀찮은 일이었다. 계약대로 에이전시에서 권하는 광고를 찍어야 하고 에이전시의 권유를 계속해서 들어야 했다. "후...귀찮은데 이 광고도 때려 쳐? 매니저도 아직 못 구하고 있고." 지금 현준이 밖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도 전부 에이전시에서 권한 광고 때문이었다. 스포츠 광고였는데 그 광고비가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돈에 구애받지 않는 현준은 딱히 광고를 찍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렇지만 본인의 이미지 상승과 팬들에게 선수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광고를 찍어야 한다는 말에 결국 광고를 찍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잉글랜드로 빨리 돌아가서 훈련이나 하는 게 좋겠어." 이번 시즌 떠난 선수들도 많지만 선더랜드에서 영입했던 라이언 쇼크로스가 부상에서 회복되어 합류했고, 마마두 사코 그리고 마렉 함식도 영입했다. 하루라도 빨리 그들과 인사를 하고 발을 맞추는데 광고나 찍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보다는 효율적이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맨체스터 시티를 권하는 거야?"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자금을 이적 시장에 쏟아 부었고, 그 성과를 톡톡히 보이고 있었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의 최정상급 윙백인 에버튼의 레이튼 베인스를 영입한데 이어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려고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 영입이 거의 성사 일보 직전이었다. "갑부 구단은 확실히 달라..."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호날두의 이적료는 약 1억 3천만 파운드. 무려 2300억에 다다르는 이적자금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이적 시장에 그런 큰돈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리버풀이 날 이적 시킬 리는 없을 텐데..." 강력한 리그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의 행보에 리버풀 또한 공격적으로 선수를 영입하고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은 두 팀이 프리미어리그를 망치고 있다고 열을 올리며 비난하고 있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이번 이적 시장에서 돈 보따리를 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팀의 주장이자 팀 전력의 주축인 자신을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에 이적 시킬 리는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에이전시는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을 권했다. "이상해..." 현준은 의심이 가득 찬 눈빛으로 방금까지도 통화했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한, 두 번이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이 열려있던 내내 귀가 따갑게 들은 내용이었다. 그 내용도 다양했다. 처음에는 리버풀에서 자신을 이적 시키려고 하니 먼저 선수를 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더니만 맨체스터 시티의 스쿼드가 강력하고 자신의 영입하고 싶어 하니 그 쪽으로 떠나 축구 선수로는 최초로 2 개의 팀에서 쿼드러플을 기록하는 업적을 달성하자는 말을 꺼냈었다. "확실히 이상해."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면서 현준은 자신의 에이전시에 대한 생각을 놓지 못했다. 선수 본인이 싫다고 하는데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을 권하는 것을 보면 맨체스터 시티와 에이전시의 사이에 무슨 거래가 있는 듯 했다. 결국 현준은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통화 가능해요? 이야기 좀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뭐...뭐어?! 계약 파기?!" "네...네...그...그게..." 비서의 보고에 루크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현재 자신의 에이전시를 대표하는 선수는 '리버풀의 심장'인 스티븐 제라드와 '그라운드의 지배자'이자 현 리버풀의 캡틴 김현준이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그 두 선수가 계약을 파기하자고 연락한 것이다. "이...이유가 뭐야?! 아...아니! 내가 직접 스티브를 만나야겠어." 루크는 다급했다. 자신의 회사를 대표하는 두 선수가 빠져나가는 순간 그의 에이전시는 그저 그런 평범한 회사로 전락할 게 분명했다. 에이전시에 누가 소속되어 있는 것이 에이전시를 가치를 증명해주니 말이었다. 하지만 루크가 손과 발이 닳도록 설득하고 빌어도 제라드와 김현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특히나 리버풀의 핵심인 김현준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 시키려 했다는 소식을 들은 제라드는 불같이 화를 내며 직접 에이전시를 차리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빌어먹을...내가 괜히 돈에 눈이 멀어서는..." 3억 파운드의 20%인 6천만 파운드. 어마어마하게 큰돈이었다. 하지만 그 돈을 얻으려다가 루크는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후회를 해도 소용없었다. 이미 에이전시를 대표했던 제라드와 김현준은 가볍게 위약금을 물고 에이전시를 떠났고,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미안해요. 제라드." "아니야. 내가 오히려 미안해. 준." 일이 마무리되자 제라드는 고개를 푹 숙였다. 현준이 에이전시와 매니저가 없다는 것을 알고 리버풀의 선수생활에 충실하기 위해 에이전시를 소개시켜줬던 사람이 바로 그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에이전시가 오히려 현준의 선수생활을 방해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의 핵심선수인 현준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 시키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던 제라드였다. "그나저나 이번에 홧김에 H&G 에이전시를 만들긴 했는데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모르겠군." "그거야 뭐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되겠죠." H&G 에이전시. 현준과 제라드의 이름을 딴 에이전시였다. 일단 제라드가 설립하기는 했지만 그는 에이전시에 대해서 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아...지성이 형이 있었구나!' 박지성이 2006 년 까지 FS 코퍼레이션에 매니지먼트를 맡겼으나 나중에 JS 리미티드를 설립하면서 홀로서기를 감행했던 것을 떠올리며 현준은 그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 일단 나도 아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되겠군." 현준의 말에 제라드 또한 말했다. 오랫동안 이 세계에서 생활했던 만큼 발이 넓은 제라드였다. 그리고 그런 제라드의 이야기를 듣고 한 선수가 에이전트를 맡기 위해 찾아왔다. 캐러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의 은퇴를 선언했던 선수였다. "잘 부탁하네." "어...어...?!" 제라드와 함께 찾아온 남자의 모습에 현준이 깜짝 놀라며 어버버거렸다. 바로 리버풀에서도 선수생활을 했던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이었다. 마이클 오언. 한 때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던 마이클 오언은 훌륭한 골잡이였다. 호나우두 다음가는 공격수로 평가받았을 정도로 그는 골문 근처에서는 기계와 같이 침착한 골 결정력을 보였고 많은 골을 터뜨렸었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하락세가 빨리 찾아와 사람들에게 잊혀 지기는 했지만 현준은 마이클 오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한 때 현준은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했던 마이클 오언의 팬이기도 했었다. 축구 선수를 은퇴하고 해설자나 에이전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마이클 오언은 H&J 의 에이전트를 맡아 자신의 첫 고객이나 다름없는 제라드와 현준의 스케줄 및 계약등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축구뿐만이 아니라 에이전트에도 재능이 있나 보네요." "과찬일세." 스포츠 에이전시는 굉장히 광범위한 곳이다. 스포츠 에이전시는 선수의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스포츠 이벤트를 설립하며 실행, 관리 업무 뿐만이 아니라 기업의 스폰서쉽 판매 및 광고 그리고 선수 PR 과 선수와 구단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적절한 연봉계약도 달성해야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선수가 계약한 기업으로부터 보다 유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상을 해야 했고, 선수의 자산관리 및 투자를 통해 이윤을 창출도 해야 했다. 그리고 마이클 오언은 충분히 좋은 에이전트가 될 자질이 있었다. 스티븐 제라드와 김현준이라는 두 선수의 매니저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준과 제라드가 H&G 에이전시를 차렸다는 소식에 여러 선수들이 H&G 에이전시의 문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두 선수가 H&G 에이전시의 한 가족으로 합류했다. 바로 리버풀의 미래라 불리는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이었다. ============================ 작품 후기 ============================ C.E.O : 이거 끝나면 사과박스에서 연재하시던거 제대로 하실 듯..? -> 아마도 그렇겠지요? 그거와 함께 다른 작품을 연재할 듯 싶네요. 『나옹이』 : 리그너스님이 집필하시던 나머지 두 소설은 어떻하실껀가요? -> 악마의 계약이 완결이 나면 솔직히 연희삼국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리그너스 대륙전기R 은 슬슬 손대지 않을까 싶네요. 나중 일이라 그 때 생각하려고요. 랜슬럿 듀 락 : 음...그럼 월드컵 끝나고 완결인가요?ㅎ -> 일단 완결은 그렇게 잡고 있습니다. 400회 축하해주신 분들 다들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자친구가 제 소설의 댓글을 보는 것을 참 좋아하네요. 많이 달아주시면 내일도 연참으로 보답하겠음! 그러면 즐감하시길. 오늘 한화가 역전패했군요. 롯데의 엄청난 실책에도 역전패. 그래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내일은 이기겠죠. 유먼과 바티스타의 대결인가... 그나저나 류현진 정말 잘하네요 ㅠㅠ 00403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                            "후우..." 마지막 남은 서류를 처리한 후 선미는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벌써 시간은 퇴근시간인 6 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책상위에는 아직도 처리해야할 서류와 작성할 기사가 많이 남아 있었다. "오늘도 야근 확정이네..." 벌써 며칠 째 회사에서 밤을 지새우는지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래도 선미는 근무시간보다는 야근이 마음이 더 편했다. 근무시간에는 계속해서 동료 기자들의 눈치를 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선미는 김현준의 기자 폭행 사건 이후 회사내부에서 눈총을 받고 있었다. 같은 회사의 동료 기자를 경찰에 넘김으로 기자생활을 접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선미는 그런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돈을 받고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기사를 써내려가는 행동은 기자의 자격이 없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 내부의 기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같은 기자로써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증거물을 제시해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든 선미에 대해 오히려 수군거렸다. "이 생활도 안 맞나..." 선미는 푸념과 함께 책상위에 엎드렸다. 조○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한 지도 벌써 3 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이번 만큼 일이 힘들다고 느껴진 것도 처음이었다. 직장 생활이라는 게 다 그렇듯 쉽지는 않은 일이다. 거기에 직장 내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오늘도 맥주나 한 캔 해야겠네." 동료 기자들이 눈총에 의한 스트레스로 인해 선미는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였다. 같은 식구 감싸기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을 생각도 못했다. 잠시 감상적인 생각을 즐기던 선미는 자신의 뺨을 몇 번 두드리고는 몸을 일으켰다. 맥주는 마시는 것도 오늘 할 일이 끝나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어디보자..." 그녀가 작성해야할 기사는 김현준에 관한 내용이었다. 하기사 조○일보 스포츠란에서 김현준에 대한 기사를 쓰는 인물은 유일하게 그녀뿐이었다. 예전의 사건 때문에 다른 기자들은 김현준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 선배 오늘도 야근이야?" 그럼 선미를 향해 한 남자가 다가와 친한 척 말을 걸었다. 선미도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한 때 그녀의 부사수이기도 했던 김호명이었다. 호명은 자연스럽게 선미의 옆에 자리를 잡았고, 그런 호명의 행동에 선미는 그가 보지 못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식사 안했으면 나가서 같이 먹죠? 어때요?" "나 오늘 할 일이 굉장히 많아서 곤란한데?" "에이 그러지 말고. 나가서 한잔하고 와서 해요." 호명의 말에 선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걸 알면서도 저런 말을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요즘 선배 다른 동료기자들하고도 사이 안 좋잖아요. 제가 자리 한 번 만들게요. 어때요?" "......하아." 선미가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귀찮게 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한숨이었다. 물론 호명으로써는 자신과 다른 기자들의 사이를 좋게 풀어주기 위해서 한 말일지도 몰랐다. 부사수로써 호명과 같이 지내면서 선미는 호명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선미는 그런 호명의 마음이 부담스러웠다. 물론 호명이 남자답지 못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끔 자신의 몸을 훑어 내리는 그의 눈동자에는 욕망만이 가득할 때가 있었다. 사실 선미도 외로움을 풀기 위해 호명과 만날까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호명의 눈동자나 말에 담긴 욕망을 느낄 때면 그런 마음도 싹 가셨다. 과연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자신과 한번 자보려고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여자 기자들 사이에서 호명의 소문이 딱히 좋지 않다는 것도 그런 호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접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 김현준이네. 또 이 자식 기사예요?" 호명이 선미 앞에 놓인 자료를 흘깃 보더니 말했다. 그런 호명의 말투에는 현준에 대한 악의적인 감정이 담겨 있었다. "정말 지극정성이라니까. 기사는 매사에 공정해야 한다고요. 선배가 김현준 팬인건 알겠는데 그런 사건까지 있었는데 김현준 기사를 내보내는 건 좀 심하지 않아요?" "그런 사건?" 내심 짐작이 가는 게 없잖아 있지만 선미는 모른 척 말했다. 그리고 호명은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거 있잖아요? 김현준 폭행사건. 스포츠 선수나 기자나 폭행하고 말이죠. 그게 폭력배가 아니면 뭐예요. 저런 놈을 감방에 확 집어넣어야 하는데..." 선미는 한숨을 쉬었다. 그 날 사건의 전후사정을 듣고서도 저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매사의 공정이라는 말을 무슨 낯짝으로 꺼내는지 알 수 없었다. 더 이상 말을 하다가는 자신만 손해라는 생각에 선미는 호명을 무시하고 기사나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손에 집어 들었다. "어...? H&G 에이전트?" 자료에는 김현준과 스티븐 제라드가 만든 새로운 에이전시에 대한 내용이 가득해 있었다. 그리고 한 때 프리미어리그의 스타였던 마이클 오언이 둘의 에이전트를 맡는다는 내용도 있었다. '전에 에이전시가 있지 않았나? 언제 새로운 에이전시를 차렸지?' 선미의 눈이 빠른 속도로 자료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스티븐 제라드와 김현준이 대표로 있는 H&G 에이전시는 마이클 오언을 에이전트로 두고 있었고, 김현준과 제라드 두 선수를 포함해 리버풀의 미래라 불리는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을 고객으로 두고 있었다. "작진 않겠네." 스티븐 제라드와 김현준 이 두 선수가 축구계에서 보여주는 파워만 하더라도 H&G 에이전시는 웬만한 소규모 에이전시보다는 더 큰 영향력을 보여줄 터였다. 거기에 마이클 오언이라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였던 선수다. 당연히 그 인맥이 적을 리 없었다. '오늘 기사는 이거다.' 김현준과 스티븐 제라드가 만든 H&G 에이전시. 축구팬이라면 김현준과 스티븐 제라드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충분히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선미는 인터넷 창을 열어 H&G 에이전시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했다. 벌써 인터넷에 홈페이지가 만들어져 있었다. 홈페이지를 하나하나 살펴보던 선미는 비즈니스 창의 Q&A 내용을 클릭했다.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약간의 로딩과 함께 모니터 화면이 Q&A 창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차분히 내용을 읽어가려면 선미는 자신의 눈을 부릅떴다. 공지사항 가장 첫 부분에 H&G 의 에이전트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전에 현준과 이야기를 하면서 현준이 에이전트가 없어서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그 생각이 들자 선미는 자신도 모르게 에이전트 공고를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에이전트라...' 스포츠 선수의 협상, 계약, 이적, 마케팅 등의 업무를 대리하고 각종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종이 에이전트였다. 선미 또한 기자생활을 하면서 많은 에이전트를 만나보았다. 한국은 딱히 에이전트 제도가 발달되어 있지 않았다. 에이전트 제도가 K 리그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도 있는데다가 몇몇 에이전시에서 선수들을 독점하는 현상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부모가 대리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프로 야구인 KBO는 대리인과의 계약을 인정하지 않음으로 에이전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았다. 'H&G의 선수들의 매니저를 맡으면 돈도 꽤 되겠네...' 스포츠 에이전트는 통상 평균적으로 선수의 연봉과 계약금 중 10%를 지급받는다. K 리그의 선수들의 에이전트를 하는 것은 크게 돈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H&G 라면 그 이야기가 달랐다. 김현준은 주급만 35만 파운드. 연봉으로 따지면 약 300억이 된다. 김현준의 에이전트는 연 30 억 정도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선미는 빠르게 에이전트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호명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었다. 은퇴 이후 자신이 원하는 에이전트 생활을 하게 된 마이클 오언은 제라드의 권유로 그와 현준이 만든 H&G 의 에이전시에서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초보 에이전트인 만큼 그가 할 일은 굉장히 많았다. 특히나 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선수의 자산관리와 함께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에 해주는 조언이었다. "하아...완전히 엉망이로군." 현재 오언은 은행 Barclays 에 와 있었다. 현준의 자산관리 때문이었다. 제라드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자신의 자산을 잘 관리하고 있었다. 예전에 있었던 에이전트에서 관리해주던 것을 그대로 하면 되었다. 하지만 현준의 경우는 달랐다. 리리스라는 에이전트가 관리했다고 하는데 대체 무엇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오언은 그녀가 앞에 있다면 묻고 싶은 생각이었다. 리버풀에서 받는 주급 및 성과급을 오직 통장 하나에 넣어놓고 있었으니 이건 관리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보통 선수들은 자신의 자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하거나 장기저축 상품 및 제테크를 했지만 현준은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축구 빼고는 다른 것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나 보군." 현준의 엄청난 축구 실력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기에 오언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의 자산관리를 마치면 현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 후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을 만나러 가야했다. 축구 선수로써 잉글랜드 대표팀으로도 뛰어봤고, 발롱도르도 타봤던 그다. 그 만큼 다양한 상황을 그라운드 위에서 겪어봤고,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의 친구이자 멘토같은 존재다. 오언은 자신이 충분히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이 좋은 선수로 성장하게끔 도와줄 수 있는 멘토가 되어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금발의 여직원이 오언을 향해 묻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클럽에서 만났었나...?' 여직원은 그런 생각을 하며 흘깃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얼굴인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여직원의 시선이 자신의 책상에 놓인 달력으로 향했다. 리버풀시의 상징인 전설의 새 라이버버드가 그려져 있는 달력으로 리버풀의 광팬인 그녀가 리버풀 구단까지 가서 직접 구입했던 달력이었다. 순간 머릿속으로 벼락같이 무언가 스쳐갔고, 남자의 정체를 확인한 여직원은 놀라움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워...원더보이 마이클 오언?" 여직원의 말에 오언은 씨익 웃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리는 것을 보니 은퇴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자신의 인기가 어디가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여직원은 곧바로 오언을 접객실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현준의 자산이 상당한 금액이었기 때문에 재무설계사와 이야기를 해야 했다. 워낙 큰 금액이었던 만큼 오언은 재무설계사와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는 Barclays 은행을 나섰다. 그런 그의 표정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제는 축구 선수의 생활을 벗고 에이전트로써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공고에 지원자가 얼마나 왔을지 모르겠군." 현준과 제라드의 에이전트를 맡게 된 것은 오언에게는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여러 거대 에이전시에서 노리던 선수가 제라드와 현준이었는데 초보 에이전트나 다름없는 자신이 초대형 고객인 그 둘을 맡게 된 것이다. 현재는 4명의 선수만이 등록되어 있지만 앞으로 몇 명의 선수가 H&G 에 몸담을지 몰랐다. 그런 선수들을 축구에 전념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 말고도 많은 에이전트가 필요했다. 그런 사실을 떠올리며 오언은 빠르게 H&G 의 본사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네버진 : 중간에 에이전시회사이름이 다르네요??.. 내용이 나무좋아 계속읽는데 오늘은 왠지 오타가 눈에 띄었네요^^ H&J ?? H&G?? -> 감사합니다. H&G 가 맞습니다....저도 댓글보고 깜짝 놀랐네요. 왜...제라드를 J 로 썼는지;;; 그대의눈동자에건배 : 이 소설 끝나면 여기 떠나시는건가요? -> 아뇨. 다른 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리오아리오 : 사과박스도 볼만한가요?? 스맡폰기준 선작5페이지보는데.. 사과박슨우떨랑가몰긋내... 볼만한게 조아라대베어느정돈가요 -> 글쎄요. 저도 안봐서 잘 모르겠어요; awkawr : 전 넥센팬이라 요새신남 -> 넥센 1위로군요. 부럽습니다... 오늘 1점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결국 졌네요. 그래도 뭐... 바티스타가 김대우한테 1회에 2점 홈런 맞은게 뼈아팠네요. 여자친구랑 야구보는데 계속 바티스타 기럭지 좋다고 부러워하더군요. 오늘 연참을 하려고 했는데 어제 밤새 챔스보다가 글을 못 썼다는...내일 꼭 연참하도록 하겠습니다. 바셀이 홈에서 3 - 0 으로 질줄이야. 바셀이 중간에 사비 빼고 이니에스타 빼고 하는 모습을 보니 좀 씁쓸하더군요. 스코어 차가 많이 나긴 했는데 골 먹히자마자 승부를 포기하는 모습이...바셀 팬들도 씁쓸했을듯. 뮌헨과 돌문의 결승전. 개인적으로는 뮌헨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바셀과 뮌헨의 경기를 보고 느낀건데 뮌헨이 확실히 막강하네요. 00404 마무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개막 =========================================================================                            줄리아는 대기실 의자에 앉아 멍한 눈으로 바닥을 쳐다봤다. 조금만 있으면 방송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현준이 헤어지자고 말했던 그 충격이 너무나도 컸다. "뭐라고 말 좀 해봐..." "그러게. 이제 곧 있으면 촬영 들어가야 하는데..." 레이와 수영이 소곤거리며 아영에게 시선을 보냈다. 리더로써 줄리아에게 뭐라고 말 좀 해줬으면 하는 의도가 담긴 시선이었다. 하지만 아영의 상태도 그리 좋지 못했다. 아영 또한 현준에게서 받은 이별 통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체리 쥬빌레의 리더라는 책임감이 아니었다면 그녀 또한 줄리아와 같은 모습을 보였을 터였다. "하아..." 계속된 한숨과 함께 고개를 푹 숙이는 줄리아의 모습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듯했다. 그런 줄리아의 모습에 아영은 그녀의 옆에 앉아주고 싶었지만 자신도 움직이기 힘들만큼 힘들었다. 자신도 너무나 힘들고 괴로웠다. 지금이라도 당장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아영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한 그룹의 리더이기 때문에 멤버를 챙겨야만 했다. 자신의 고통을 참고 다른 멤버를 챙겨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서글펐다. 이럴 때 현준의 목소리라도 한 번 들었으면 기운이 솟을 것 같았다. '그래도......' 아영은 미련이 담긴 눈으로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며 매만졌다. 헤어지면서 현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비록 말해줄 수 없는 사정 때문에 헤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관계로 남고 싶다고 했던 그였다. 현준은 그녀의 입장으로는 나쁜 놈이나 다름없었다. 몸도 마음도 다 줬는데 결국 이별선언을 했다. 더군다나 그 이유조차도 말해주지 않고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영은 도무지 현준이 잊혀지지 않았다. 뚜루루... "아......"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발신음에 아영은 화들짝 놀랐다.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 모양이었다. 눈에 익숙한 이름과 번호. 바로 현준에게 거는 전화였다. 뚜루루...뚜루루... 끊을까 했지만 아영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흘러가는 발신음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바람을 신이 들어준 것일까?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핸드폰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여보세요?] 그리고 목소리를 듣는 순간 아영은 자신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흘러 나왔다. [오빠...?] "어? 응. 아영아."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아영의 목소리에 현준은 괜스레 마음이 무거워졌다. 목소리만 들어도 그녀가 얼마나 힘든지 느껴졌다. 그것이 전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아영에게 정말로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오빠...] "......응." 뭐라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준은 조용히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은 그럴만한 자격이 없었다. 또한 아영과 줄리아하고는 거리를 둘 생각이었다. 자신은 그녀들과 어울릴 수 없었다. 언제든지 리리스의 행방이 발견된다면 그녀를 찾기 위해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들에게서는 자신의 이런 행동이 매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현준은 오히려 지금 자신의 행동이 그녀들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이대로 관계를 지속해 나간다면 자신이 리리스가 있는 곳으로 사라진 후 그녀들이 지금보다도 더 큰 상처를 받을 지는 불을 보듯 뻔했다. [보고 싶어요......] 아영의 말에 현준은 조용히 침묵을 유지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흐느낌에 결국 현준은 한숨을 내쉬며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알았어. 언제쯤 시간되는데?" [오늘 저녁...괜찮아요?] 그렇게나 좋을까? 현준은 아영의 목소리가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그러면 매번 보던 곳에서 보자." 현준은 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옆에서 앉아있던 탈리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현준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 때의 그 여인인가 보네요? 주인님." "그래." 아영과 줄리아는 탈리사도 알고 있었다. 현준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걸 그룹 체리 쥬빌레의 멤버들이었다. 최고위급 서큐버스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의 미모였지만 그래도 인간들 치고는 꽤나 준수한 외모를 지닌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슬슬 정리하시는 건가요?" "응. 언제 리리스님을 따라서 갈지 모르니까." 현준의 말에 탈리사는 고개를 주억이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주인은 악마임에도 불구하고 악마 같지 않았다. 다른 악마들이었으면 마지막까지 그 인간 여자들을 노리개로 가지고 놀다가 가볍게 버렸을 터였다. 아마도 인간이었다가 악마로 된 탓에 저런 성격을 지니게 된 듯 싶었다. "그나저나 리리스님의 행방은?" "아직 계속해서 찾고 있어요. 하지만 마기의 기척이 잡히지가 않아서 조금 애를 먹고 있어요." 탈리사는 현준이 명령을 내린 이후로 계속해서 리리스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녀의 행방에 대한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었다. 탈리사의 대답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천족이나 마족이라도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자신의 마기로 그들을 제압해 리리스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지금의 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순간 그런 의문이 들었다. 현준은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훈련에 더욱더 매진했었다. 리리스가 있었을 때도 최상급 마족정도의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으니 지금은 아마도 그 이상이 되리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물론 실전경험이라는 게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웬만한 마족쯤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이상 현상도 나타나고 있었다. "어디 해볼까...?" 리버풀의 집에 있는 훈련의 방에서처럼 현준의 자신의 손을 살짝 피고는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정신을 집중하자 자신의 온 몸에 퍼져 있는 순수한 마기들이 차츰차츰 손으로 흘러가는 것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점점 순수한 마기들이 모일수록 치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검은색의 정전기가 손아귀 위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 현상이 무슨 현상인지 현준은 알 수 없었다. 단지 최근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훈련을 하다가 나타난 현상이었다. "하아..."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현준은 급속도로 기운이 빠지는 것을 느끼고는 행동을 그만두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행동을 집중하다보면 금방 피곤해지고 몸이 늘어졌다. 마치 온 몸의 모든 힘을 다 쓴 것처럼 말이다. "이런..." 자리에서 일어난 현준은 축축한 느낌에 자신의 몸을 훑고는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새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던 것이다. 씻기 위해 몸을 일으킨 현준의 시선이 탈리사에게로 향했다. 마치 못 볼 거라도 본 듯 탈리사는 경악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대체 그것은...?" "어? 그냥 최근에 심심해서 해봤는데 이렇게 되더라고." 탈리사의 떨리는 목소리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별 거 아닌 일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게 떨떠름했다. 하지만 뒤이은 그녀의 호들갑에 현준 또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방금 그것이 뭔지 모르시는 거예요? 그...그것은 마...마계의 신기 다인 슬라이프가 소환될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요!!!" 스케줄이 끝난 후 현준과의 약속장소로 이동하는 아영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예상외로 스케줄이 길어지는 바람에 약속시간에 훌쩍 늦어버린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 하는 매니저를 뒤로 한 채 화장을 하는 둥 마는 둥 꾸민 아영은 약속 장소에 도착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약속 장소에는 현준이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다. 모자와 선글라스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었지만 아영은 한 눈에 현준을 알아볼 수 있었다. "오...오빠. 미안해요. 스케줄이 늦게 끝나서..." 조심스럽게 현준에게 다가간 아영은 고개를 푹 숙이며 현준의 눈치를 봤다. 자신이 먼저 만나자고 해놓고서는 늦어버린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현준은 화가 나지는 않은 듯 했다. 사실 현준은 아영이 약속시간에 늦었는지도 몰랐다. 머릿속이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다인 슬라이프...' 세상의 종말 이끈다는 다인 슬라이프는 마계의 신기로 엄청난 양의 피를 머금은 마검이었다. 하지만 다인 슬라이프는 카오스 큐브로 돌아간다는 의지를 남긴 채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었다. 현준 또한 리리스에게 그렇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 다인 슬라이프가 나타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것도 자신에게서 말이다. '카오스 큐브...' 리리스가 옆에 있었을 때 그녀는 한 때 자신을 보고 카오스 큐브라고 일컫었다. 자신의 몸에 있는 압도적인 순수한 마기에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결정체 카오스 큐브를 떠올렸던 것이다. 하지만 현준은 왠지 그 말이 사실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계의 신기 다인 슬라이프는 카오스 큐브의 한 조각에 불과했다. 그리고 다인 슬라이프는 카오스 큐브로 돌아간다는 의지로 남기고 사라졌다. 그런데 그 다인 슬라이프가 지금 자신의 손에 있었다. 비록 소환할 수는 없었지만 한 때 천족으로 다인 슬라이프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는 탈리사가 한 말이니 틀릴 일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단순한 행동에 다인 슬라이프가 소환되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힘든 것을 무릅쓰고 계속해서 집중을 유지한다면 정말 다인 슬라이프가 소환이 될지도 몰랐다. "오빠...? 화 많이 났어요?" 생각에 잠겨 있던 와중 아영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그제야 현준은 아영이 도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미안.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밥 먹었어?" "아...아뇨. 그러면 우리 자리 좀 옮길까요?" "그래. 그러자." 아영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변장으로 정체를 숨겼다고는 하지만 아영과 자신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이었다. 언제 정체를 들킬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식당을 찾는 것도 꽤나 고심해서 골라야 했다. 일단 주위가 가려져 있는 곳이어야만 했고, 사람들이 적은 곳이면 더 좋았다. 가까스로 자신들이 원하는 식당을 찾은 현준과 아영은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곧 종업원이 와서 음식을 주문받았고, 현준과 아영이 앉아있는 자리에는 침묵이 맴돌기 시작했다. '화가 많이 났나...?' 아무런 말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현준의 모습에 아영은 괜히 우울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어주고 달콤한 이야기를 해줬을 텐데 그렇지 않은 현준의 행동이 슬프게 느껴졌다. 물론 현준은 카오스 큐브와 다인 슬라이프 때문에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을 뿐이지만 아영이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그래도...' 하지만 웃기게도 지금 현준과 같은 자리에 앉아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자신이 얼마나 그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Bluejacket : 축구..특히 피파가 규정한 정식 에이전트는 국제변호사및 국제회계사&세무사 자격이 있어야만 선수와 구단간의 계약에 참여할수있습니다..나머진 그냥 전부 매니저임.. -> 그런가요? 제가 알기론 피파가 규정하는 에이전트는 시험을 쳐서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KFA 의 주관으로 한 해 1 번 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산사나무 : 리버풀 팬이 오웬을 좋아하나요 근데? 유다라서 현지에서도 싫어하는데.. 콥으로 보이는 여직원이 그것도 광팬같은데 오웬보고 반가이 맞이하는 건 좀 이해가... -> 오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 확실히 배신자로 콥들에게 낙인찍혔죠. 그래도 유명한 선수이니 만큼 팬들이 보면 놀라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적었는데 그런 걸 감안해서 전 편을 수정했습니다. 메카스타 -> 사과박스의 비추천...음. 저도 확실히 사과박스는 보기가 불편하더군요. 댓글에 리플다는 것도 힘들고...그래도 차츰 나아지겠죠. 늦었지만 한 편 더 추가합니다. 연참한다고 했으니 왠지 써야 할 것 같아서요. 여자친구한테도 성실연재를 하겠다고 말해서인지 연참하기로 한 것은 지켜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솔직히 너무 잠수타고 그래서 독자분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 잠수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베스트 순위와 쿠폰 지수로 몸소 깨닫고 있습니다. 음음... 역시 신용이라는 건 중요하네요. 어쨌든 그러면 즐감하시길! 00405 마무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개막 =========================================================================                            "......?" 문득 현준은 빤히 자신을 쳐다보는 아영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 이 자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듯 자신을 알아봐 달라며 뚫어지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현준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왜 아영이 저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결론은 쉽게 내려졌다. 아영의 저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흡사 그리운 연인을 보는 듯 한 눈빛이었다. 바보가 아니라면 저렇게 애잔하게 쳐다보는 아영의 눈빛에 담긴 마음을 읽어내지 못할리 없었다. 그런 아영의 행동에 현준은 다인 슬라이프와 카오스 큐브에 대한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 자신과 그것들의 연관관계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긴 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여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했다. "큼..." "아...?! 아아..." 현준의 헛기침에 넋을 놓고 그를 바라보고 있던 아영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자신이 무슨 행동을 보였는지 깨달을 것이다. 순식간에 시선이 피하는 그녀의 행동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그런 행동이 귀엽게 느껴졌던 것이다. "오늘은 시간에 여유가 좀 있나봐?" "네? 아...네. 오빠는 잉글랜드로 안가셨네요? 한국에 계속 계실 줄은 몰랐었어요." "아...잠시 갔다가 다시 귀국했지. 에이전시 때문에 좀 일이 있어서." "아아......" 현준이 제라드와 함께 H&G 에이전시를 설립한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듯이 에이전시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박지성이나 혹은 기성용과 같은 친한 인맥과 같은 축구 선수라는 직업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알기 힘든 정보였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이야? 그냥 밥 한 끼 먹자고 부른 거야?" "네? 아...그게..." 아영이 또 다시 고개를 푹 숙였고, 그 모습에 현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아영의 행동 하나만으로도 대답은 충분했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을 만나러 온 것이다. 또 다시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입안이 씁쓸해졌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리리스의 행방을 알게 되는 순간 자신은 이 세계를 떠날 생각이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써, 많은 사람들의 우상으로써 이곳에 만든 자신의 업적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현준은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어차피 자신은 악마. 평생 이 세계에 머물 수는 없었다. 마계로 가 리리스의 한 팔을 거들며 그녀의 적인 바알을 상대해야만 했다. 또한 자신의 정체 또한 알고 싶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계로 간다면, 카오스 큐브에 대해서 좀 더 캐다 보면 자신의 가족이나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들을 찾을 수 있을지 몰랐다. '역시 안 되겠지.' 아영과 같은 매력적인 여인과 알게 되고 만나게 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현준은 그녀를 위해서라도 그녀와의 거리를 두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봤을 경우 그게 최선의 답인 것 같았다. '훗...' 순간 피식 미소가 흘러나왔다. 예전 자신의 축구 실력을 위해서 여성들에게서 마기를 취했을 때는 어떻게든 아무 여자하고나 잠을 자기 위해 노력했었다. 만약 그 시절의 자신이었다면 이런 고민 속에서도 아영과의 관계를 지속해 나갔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몸에는 농도 짙은 순수한 마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그 날 현준은 아영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관계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왜요? 오빠? 그냥 만나는 것도 안되요? 그냥...오빠가 절 어떻게 해도 좋아요. 그냥 가지고 놀아도 좋아요. 그러니까...그냥 서로 원할 때 만날 수만 있으면 안 되나요? 지! 지금 처럼요..." "그건 서로에게 좋지 못한 선택이야. 아영아. 그냥 이렇게 가끔 밥 한 끼 먹을 수 있는 사이로만 남자. 그게 최선이야. 줄리아에게도 그렇게 전해줘. 그냥 친구 아니 아는 사람으로 남자고." 매정하다시피 한 현준의 말에 아영은 눈물까지 흘리며 현준을 붙잡았지만 현준의 완고하게 고개를 저었다. "너희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야. 나도 나만의 일이 있어서 그래. 그것이 뭔지는 알려줄 수 없지만 나중에 너희가 더 상처를 받는 것보다 지금 이렇게 이런 관계로 남는 게 서로 좋을 것 같아서 이런 결정을 내린 거야." 완강한 현준의 태도에 아영은 결국 그런 현준의 태도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현준은 숙소에 아영을 데려다 주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후우..." 집에 도착한 현준은 창밖으로 보이는 캄캄한 밤하늘을 보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제서야 조금 마음이 후련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조금은 아쉽네. 그래도 섹스는 잘했는데..." 아영과 줄리아. 한국 최고의 인기 걸 그룹의 리더와 멤버였고, 객관적으로도 미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력적인 여인들이었다. 특히 남자 경험이 별로 없던 두 여인을 자신의 생각대로 길들이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침대 위에서 자신을 황홀하게 만들어줬던 두 여인의 몸을 떠올리니 조금은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느낌을 즐길 수 없었으니 말이었다. "그러면 제가 풀어드릴까요?" "아아...그래." 탈리사의 등장에 여자 생각이 난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의 허락이 떨어지자 탈리사는 매혹적인 웃음을 보이며 현준의 가슴팍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럼 주인님. 침대로 갈까요?" "그냥 여기서 해도 될까요?" "저는 어디서든지 상관없답니다." 현준의 말에 탈리사의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며 바지 위의 그의 물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런 나긋한 손길에 현준의 바지춤이 금세 부풀어 올랐다. 그런 탈리사의 손길을 즐기던 현준도 행동을 개시했다. 더군다나 현준은 성욕이 월등한 20대 중반의 남자다. 더군다나 악마가 된 이후 그 성욕은 월등하게 높아졌다. 물론 그 성욕의 대부분은 리리스가 풀어줬었고, 그녀가 사라진 이후엔 탈리사와 레리엘이 그 역할을 맡았다. "하응...!" 현준이 거칠게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를 주무르고 쓰다듬자 탈리사는 그의 몸을 감고는 야릇한 신음성을 내뱉었다. 현준의 성욕에 더욱 더 불을 지피려는 행동이었다. 현준과 관계를 맺게 되면 저절로 순수한 마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를 받아들이는 쾌감도 대단했지만 타락천사라는 악마로써 순수한 마기를 조금이라도 받아들이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 "하앙...아아아!!!" 탄탄한 현준의 몸 아래에 깔린 탈리사가 높은 톤의 신음 소리를 내며 울부짖었다. 현준의 남성이 깊게 삽입해 들어왔고, 그와 함께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현준의 남성과 순수한 마기, 그 양 쪽의 쾌감에 실신할 때까지 현준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안 필드의 회의실안은 현재 긴장감에 가득 쌓여 있었다. 리버풀의 보드진 전부가 구단주 존 헨리의 지시로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리버풀의 감독 케니 달글리쉬도 있었다. 오늘 이렇게 보드진이 전부 모인 까닭은 바로 선수의 영입 때문이었다. 현재 리버풀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마마두 사코와 마렉 함식을 영입했다. 마마두 사코는 캐러거의 대체자로 쓰기 위해서 였고, 마렉 함식 또한 노쇠한 제라드의 빈자리를 메꿔주기 위한 영입이었다. 리버풀은 그 두선수의 영입이 충분히 리버풀의 전력이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결과는 리그가 개막되고 나서야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죠. 이번 회의의 안건은 바로 여름 시적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영입에 대해서입니다. 일단 모든 내용은 제가 준비한 서류에 적혀 있으니 한 번 읽어 봐주시길 바랍니다." 달글리쉬의 말에 다들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류를 보는 몇몇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리버풀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마마두 사코와 마렉 함식을 영입하며 3500만 파운드의 영입자금을 사용했다. 한화로 약 600억에 다다르는 어마어마한 자금이었다. 그런 보드진의 생각을 읽었는지 달글리쉬 감독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는 강합니다. 공격진에는 유럽 아니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다가 미드필더진과 수비진또한 부상없이 시즌을 소화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단 말이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미 3500만 파운드의 자금을 사용할 것으로 아는데..." "네, 그렇습니다. 3500만 파운드는 굉장히 큰돈입니다.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리그의 여름 시장에서 우리 리버풀이 사용한 돈은 맨체스터 시티가 영입한 호날두의 이적료에 비하면 그 반값도 안 됩니다. 거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행보 또한 심상치 않습니다." 달글리쉬의 입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의 얼굴이 살짝 경직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매번 만날 때마다 '레즈 더비'라는 이름에 어울리듯 전쟁과도 같은 치열한 더비전을 치르는 서로 철천지원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라이벌이었다. 특히 서로 프리미어리그의 우승을 노리는 만큼 서로 간에 대한 양 측의 신경전은 더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 서로 간 선수를 이적시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만 하더라도 양 팀이 어느 정도로 사이가 안 좋은지를 알 수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야 원래 돈을 쓰는데 환장한 구단주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 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뭐 어쨌다는 거요?" 사실 프리미어리그 우승만 놓고 본다면 리버풀에게 가장 위협적인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닌 맨체스터 시티였다. 그만큼 그들의 영입은 공격적이었고, 스쿼드 또한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을 정도로 두껍고 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보드진은 강력한 우승 경쟁자인 맨체스터 시티가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만큼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얼마나 사이가 좋지 않은지를 보여주는 반응이었다. "저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에서 3 위를 차지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6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 일찌감치 탈락했지요." 달글리쉬 감독의 말을 듣는 모두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저번 시즌 리버풀은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거뒀던 것이다. 거기에 영원한 숙적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무런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는 것도 그들의 기분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저번 시즌의 부진한 성적에 퍼거슨 감독은 이번 시즌 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번 이적 시장에서 몇 년 동안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던 도르트문트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2500만 파운드에 영입했고, 주전수비수들인 리오 퍼디난드와 네마냐 비디치의 대체자로 벤피카의 중앙수비수 에제키엘 가라이를 1600만 파운드에 영입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도르트문트 수비의 핵심으로 리그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안정적인 수비 리딩과 강력한 태클능력을 보였던 마츠 훔멜스 또한 2300만 파운드로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흐음..." 보드진들의 얼굴이 살짝 경직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선수들인데다가 달글리쉬의 말은 퍼거슨 감독이 더 많은 선수의 영입을 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00406 마무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개막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몇 년간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게다가 리그 우승 또한 첼시,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우리 리버풀에 밀리면서 힘겨운 우승경쟁을 펼쳐왔었고, 결국 계속해서 우승컵을 손에 넣지 못했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면 누굴까? 그것은 다름 아닌 퍼거슨 감독이었다. 괜히 수십 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맡고 있는 게 아니다. 그 만큼 그의 머릿속에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묘책이 들어 있었다. 괜히 이번 이적 시장에 큰 자금을 들여 영입을 하는 것은 아닐 게 분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만큼 돈이 썩어나는 팀은 아니었다. 분명 퍼거슨 감독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전부 이유가 있는 게 분명했다. "이번에야 말로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로군." "그렇습니다." 달글리쉬 감독의 말에 존 헨리는 비롯한 리버풀의 보드진들은 조용히 침묵을 유지하며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다들 하는 생각을 달랐지만 그 생각의 종결은 똑같았다. 리버풀 또한 저번 시즌 쿼드러플을 달성했다는 영광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 더 스쿼드를 강화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고 우리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한 것을 보면 달글리쉬 감독은 이미 어떤 선수를 우리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히려는지 결정을 내린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들어봐도 되겠소?" "물론입니다." 달글리쉬 감독은 헛기침과 함께 말을 이어나갔다. "리버풀의 공격진은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딱히 다른 선수를 영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드필더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과포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비진과 골키퍼는 다릅니다." "리버풀의 수비진에도 충분히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고 생각하는데...이번에 마마두 사코를 PSG에게 1500만 파운드를 들여 영입하지 않았소?" "마마두 사코는 캐러거를 대체하기 위한 선수일 뿐입니다. 라이언 쇼크로스 또한 복귀했기 때문에 중앙 수비수는 딱히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필요로 하는 포지션의 선수는 바로 풀백입니다. 저번 시즌 리버풀은 준의 활약으로 많은 골을 터뜨렸고, 쿼드러플을 달성했습니다." 보드진의 시선이 달글리쉬에게 집중되었다. "다음 시즌 또한 준의 활약여부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제는 다음 팀들 또한 준의 강하게 견제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리버풀의 주된 공격루트는 선수들 간의 공간을 좁혀 짧은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내고 그 기회를 준이 골로 연결시키는 방법으로 공격을 완성시켜 나갔습니다. 하지만 준이 다른 팀들의 견제를 한 몸에 받게 되면 그런 공격 루트로는 언제까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지 알 수 없게 됩니다." "하긴 거기에 준이 부상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지."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저번 시즌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한 시즌 전부가 완벽하게 흘러갔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현준이 부상으로 빠진 작년 겨울 리버풀의 성적은 처참했었다. 레딩과 뉴캐슬에게 무승부를 거뒀고, 에버튼과 첼시를 상대로는 패배를 당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공격을 펼치기 위해서는 세계 정상급의 풀백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현대축구에서 풀백의 전술적 가치는 매우 높다. 수비 상황에서는 포백 라인의 측면 수비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공격시 전통적인 윙어의 역할도 맡았다. 공수의 구분이 사라진 현대축구에서 풀백은 측면 전체를 커버하고 또한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서 공격이나 수비시의 숫자 싸움이 판가름 났다. 리버풀에도 이러한 풀백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호세 엔리케와 마틴 켈리 그리고 잭 로빈슨이다. 하지만 잭 로빈슨은 유망주에 가까운 선수였다. 매 시즌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마틴 켈리 또한 나쁘지 않은 풀백이었다. 191 cm 라는 큰 키에 스피드도 괜찮았다. 하지만 잦은 부상을 당한 탓에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나마 쓸 만한 풀백은 엔리케 뿐이었다. "생각해 두고 있는 선수라도 있소?" 현대 축구는 풀백에게 뛰어난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 모든 것을 요구했다. 거기에 매 번 상대방의 진영을 왔다갔다해야하는 만큼 강한 체력을 지녀야 했다. 한 마디로 풀백은 만능에 가까워야만 했다. 리버풀은 저번 시즌 쿼드러플을 달성을 클럽이고, 이번 시즌에도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달글리쉬는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고, 큰 경기에도 경기력이 변함없는 정상급 베테랑 풀백을 원했다. 그리고 그런 달글리쉬의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는 바로 필립 람이 있었다. 하지만 필립 람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리버풀로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비드 알베스도 좋은 선택이었다. 다비드 알베스와 호세 엔리케라면 충분히 리버풀의 측면을 책임질 수 있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알베스를 풀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유벤투스의 스테판 리히슈타이너나 토트넘의 카일 워커, 벤피카의 막시 페레이라. 이 중 하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달글리쉬는 이어서 각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이 들어간 긴 이야기를 꺼냈고, 보드진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간의 의견을 교환하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달글리쉬는 리버풀을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한 클럽으로 올려놓은 감독이었다. 큰돈이 들어가겠지만 리버풀의 우승을 위해 필요한 포지션인 만큼 보드진들 또한 풀백을 영입해야겠다고는 생각하는 것 같았다. "세 선수 중 몸 값은 막시 페레이라가 가장 저렴한 1500만 파운드입니다. 하지만 스테판 리히슈타이너나 토트넘의 카일 워커도 그와 비슷한 이적료를 원하고 있는 만큼 이적료는 엇비슷할 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문제는 유벤투스나 토트넘 혹은 벤피카에서 그 선수들을 이적시키려고 하느냐의 여부겠죠." 보드진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참 동안의 회의 끝에 존 헨리 구단주가 입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가장 어린 카일 워커를 원하지만 다른 선수도 리버풀에게 영광을 가져다 줄 수 있으면 상관없소. 일단 세 선수에게 모두 접촉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소?"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구단주인 존 헨리의 입에서 그런 결정이 떨어진 만큼 회의는 끝이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리버풀의 결정은 내려졌고, 이제 남은 것은 세 선수 중 누군가를 리버풀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히느냐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2013 년 프리미어리그 여름 이적 시장은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대의 호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선수들의 이적이 성사되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필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과 같은 대형 클럽들뿐만 중소형 클럽들 또한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심지어 이적 시장에서 큰돈을 쓰지 않았던 아스널 조차도 50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뿌렸다. 더군다나 또 하나의 큰 소식이 프리미어리그를 강타했다. 바로 스폐셜 원 조세 무링요가 첼시의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2007년 9월 첼시에서 사임하기 전까지 무링요는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 우승을 각각 2회, 1회를 기록했었다. 더군다나 그 때 무링요는 첼시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120전 110승 10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었다. 무링요는 첼시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잉글랜드에서 큰 인기를 끄는 스포츠 프로그램 VSS 에 출연했고, 그 방송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첼시의 감독을 맡았다.] 그런 조제 무링요 감독의 말에 수많은 축구팬들은 하루라도 빨리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하기를 바랬다. 퍼거슨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세 무링요의 첼시, 만수르의 자본을 등에 업고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한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무패우승이라는 기록을 지니고 있는 전통적인 강호인 아스널과 마지막으로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한 리버풀까지 그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명경기들이 펼쳐질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타다다닷! 조○일보의 스포츠란 사무실에서는 키보드를 누르는 소리가 빠르게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파격적이라는 말 말고는 마땅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행보를 걷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였고, 그 소식들을 전하기 위해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중 유독 기사를 작성하지 않고 인터넷 서핑에 열중하는 기자가 팀장의 눈에 들어왔다. 바로 선미였다. "뭐해?" "네...? 아..." 팀장의 말에 선미는 빠르게 고개를 돌리고는 자신이 보던 화면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팀장은 이미 빠르게 화면의 내용을 눈으로 훑어 내리고 있었다. "스포츠 에이전트? 자네 에이전트 시험 준비하려고?" "네? 뭐...아...그냥 취미. 취미로 하는 거예요." 양 손을 흔들어 부정하고는 있었지만, 팀장은 그 속에 담긴 선미의 마음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한 때 그녀의 사수로써 지금은 세계적인 선수로 변한 김현준을 소개시켜줬던 게 자신이었다. 최근 선미는 회사 내에서 거의 왕따나 다름없었다. 저번 김현준 사건에 엮이면서 알게 모르게 동료 기자들에게 배척받고 있는 것이다. 팀장도 그 사실이 안타깝기는 했지만 딱히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축구 에이전트라...시험이 꽤나 힘들다고 하던데. 내가 아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FIFA 의 각종 규정을 영어로 알아야만 하고, 민법 및 대한축구 협회의 규약 및 한국 프로축구 선수단의 관리규칙등도 전부 알아야 된다고 하던데? 돈도 좀 있어야 되고." "영어는 조금 자신 있는데 다른 것은 모르겠어요. 예치금 정도는 어떻게 구해보려고요." "관심이 있긴 있나보네." "조금요...팀장님도 지금 제 상황 아시잖아요." 선미의 말에 팀장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렇게까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그녀는 이미 생각을 정한 듯 싶었다. "뭐 나쁘지는 않지. 해보고 싶으면 도전 한 번 해봐. 그나저나 이미 회사를 나갈 생각을 하는 거 같은데 그 녀석이 슬퍼하겠는데?" 팀장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선미를 바라보았고, 선미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꿈뻑거렸다. "그 녀석이라뇨?" "김호명이 있잖아?" "읔. 끔찍한 소리 하지 말아요." 선미의 반응에 팀장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김호명이 선미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속으로나마 김호명에게 애도를 보냈다. "우리나라에서 에이전트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던데 어디 다른 곳이라도 알아 본거야? 본격적으로 나설 생각을 하는 거 보니?" "그냥요. 일단 H&G를 보고는 있는데..." 선미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H&G 에이전시. 비록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에이전트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었다. 바로 스티븐 제라드와 김현준이 소속되어 있는 에이전시이기 때문이었다. "H&G라면...프리미어리그의 에이전시?" "네..." "힘들 것 같은데...그런 곳에서 초보 에이전트를 써줄 리도 만무하고...그리고 H&G 의 에이전시에 속한 선수들은 마이클 오언을 에이전트로 계약했다고 하던 거 같은데?" "네. 그래도 에이전트를 모집한다는 말에 한번 도전은 해보려고요." 이쪽 계열에서 기자로 일하는 만큼 정보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꿰뚫고 있는 팀장이었다. 그런 팀장의 말에 선미는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일단 영어로 된 지원서를 H&G 에이전시에 보내기는 했다. 하지만 곧 있을 시험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는데다가 합격한다 하더라도 초보 에이전트인 자신을 H&G에서 뽑아줄 것 같지는 않았다. ============================ 작품 후기 ============================ 베이비런닝 : 조쿤!연참조쿤!! 근데 사과박스는 결제비용 얼마인가요? -> 글쎄요. 저도 결제를 안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쿠쿠~~! : 후유...저는 LG팬이고 친구는 한화팬인데요... 엘지는 이제약발이 떨어져서 NC한테도안되고...한화팬 친구는 이제 타선이 살아났다고 좋아하던데 부럽네요.. -> 제 친구도 LG 팬입니다. 같은 한화 팬이었는데 LG 로 갈아탔죠. 올 초에 어느 팀이 순위가 더 높을까 내기를 했었는데...울고 싶네요. 7승차... 오늘 소설을 쓰다가 밖에 잠시 나갔다왔는데 사직구장에서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롯데가 이기나 싶었는데 집에서 TV 를 켜보니 9 - 1 로 지고 있더라는...한화는 5 - 1 로 이겼고 넥센과 기아전이 재미있더군요. 양현종 잘 던졌는데 홈런이 울렸음. 그러면 즐감하시길! 00407 마무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개막 =========================================================================                            2013년 8월 4일 일요일. 오늘은 리버풀과 유벤투스의 프리시즌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유벤투스.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 토리노를 연고지로 하는 축구 클럽으로 팀명인 'Juventus'는 라틴어로 '젊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 약칭은 유베, 애칭은 앰블럼과 유니폼의 흑과 백을 뜻하는 비안코네리나 라 베키아 시뇨라 혹은 얼룩말이라는 뜻은 제브레가 있었다. 오늘 경기는 세리에 A에서 통산우승 29 회로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위대한 팀인 유벤투스와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우승 20회의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과의 맞대결이었다. 리버풀과 유벤투스 양 팀 모두 각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인 만큼 리그가 시작되기 전 경기력을 점검하는 프리 매치라고는 하지만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터였다. 와아아아아! 리버풀의 경기장 안 필드는 이미 만원의 관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경기장은 관중들의 함성으로 폭발 직전이었다. 저번 시즌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이룩한 리버풀이다. 거기에 이번 시즌에도 작년의 위업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이적 시장에서 보인 만큼 팬들의 기대도 굉장히 컸다. 게다가 상대는 유벤투스. 세리에 A 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강한 팀인 만큼 충분히 리버풀의 전력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상대였다. [오늘 리버풀의 포지션은 4 - 3 - 2 - 1 이로군요.] 전형적인 리버풀의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작년 쿼드러플을 달성했던 라인업과 비교해서는 새로운 선수들의 모습이 눈에 띄고 있었다. 일단 포백에 카일 워커, 마마두 사코, 다니엘 아게르, 호세 엔리케로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2 명의 선수가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저번 시즌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막시 로드리게스 대신 선발로 출전했고, 중앙 미드필더에 루카 모드리치, 공격형 미드필더에 스티븐 제라드를 내보냈고 양쪽 윙에 마리오 괴체와 마렉 함식 그리고 최전방에 김현준이 위치한 라인업이었다. [리버풀 선발 명단이 작년에 비해 꽤나 많이 바뀌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달글리쉬 감독이 아마 시험적인 면으로 오늘 경기를 치를 생각인 모양이군요. 작년 김현준 선수와 호흡을 맞추며 리버풀 부동의 공격수였던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까지 벤치에 앉혔군요.] [이렇게 되면 오늘 원 톱으로 출전한 김현준 선수의 어깨가 굉장히 무겁겠는데요?] 조민호와 신연호는 차츰 곧 경기를 시작하기 위해 자신들의 포지션으로 가는 선수들을 보며 말했다. 수아레즈가 출전하지 않으면 오늘 경기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을 게 분명했다. 오늘 경기 유벤투스는 리버풀과의 영입설이 오갔던 리히슈타이너와 아사모아의 윙백을 포함해 보누치, 바르잘리, 키엘리니의 3 백까지 무려 5 명의 선수가 수비에 가담하는 3 - 5 - 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세리에 A에서 2011 - 12 시즌 유벤투스 무패우승을 거뒀을 때의 전술이었다. 시즌 총 38 경기에서 20 골의 실점만을 허용했을 정도로 유벤투스의 수비력은 굉장했다. 거기에 세계 최고의 골키퍼중 하나인 지안루이지 부폰이 지키는 유벤투스의 벽을 과연 현준이 오늘 경기 어떻게 넘어설지 기대가 되었다. 삐익!!!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프리 시즌 빅 매치중 하나인 리버풀과 유벤투스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수비쪽으로 돌려!!" "왼쪽에서 온다! 조심해!!!" 프리 시즌 매치라고는 하지만 양 팀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리버풀은 작년 시즌 쿼드러플을 달성했고, 유벤투스 또한 자국 리그인 세리에 A에서 스쿠데토를 들어 올렸다. 초반은 유벤투스가 주도권을 잡았다. 아무리 연습을 했다고는 하지만 카일 워커와 마마두 사코 그리고 마렉 함식을 포함해 무려 3명의 새로운 선수가 투입된 경기다. 당연히 시작부터 손 발이 잘 맞을 리가 없었다. 거기에 부상에서 복귀한 마우리시오 이슬라도 오랜만의 선발 경기였던 만큼 아직 경기감각을 베스트로 끌어올리지 못했던 것이다. "온다...!" 유벤투스의 키맨 피를로가 공을 잡자 모드리치가 재빠르게 그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한발 먼저 피를로의 패스가 마르키시오에게 이어졌고, 살짝 앞으로 치고 나온 마르키시오는 어느새 측면 깊숙이까지 접근해 들어온 리히슈타이너를 발견하고는 공을 찔러 넣었다. 뻐엉!!! 카일 워커를 달고 사이드라인을 타고 들어가던 리히슈타이너의 크로스에 콸리아렐라와 부치니치가 리버풀의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갔지만 다니엘 아게르가 먼저 헤딩으로 공을 클리어 해냈고, 사방에서 박수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저번 시즌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수비수를 꼽으라면 바로 다니엘 아게르였다. 한 때 잦은 부상으로 콥들에게 걱정을 안겨주기는 했지만 저번 시즌에는 큰 부상 없이 리버풀의 경기 대부분에 출전해 꾸준한 활약을 펼쳐주며 세계 최정상급 수비수로 거듭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캐러거가 은퇴한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의 중앙 수비를 도맡아 리버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있어 큰 활약을 해줄 것이라는 게 콥들의 생각이었다. "스티브!" 한 번 공격을 당했으니 이번에는 리버풀이 반격할 차례였다. 이슬라의 패스를 받은 모드리치가 제라드에게 공을 보냈고, 제라드는 한번 주위를 슥 둘러보고는 그대로 공을 앞으로 강하게 찔러 넣었다. 리버풀의 심장인 제라드의 전매특허인 킬 패스 그리고 그 킬 패스에 반응하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와아아아!!! 순식간에 경기장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쿼드러플을 달성시켰던 영웅인 현준이 공을 잡은 것이다. 제라드의 패스와 현준의 마무리 일명 제현 라인이라 불릴 정도로 리그뿐만 아니라 유럽 클럽 대항전인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많은 골을 넣으며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였던 그 라인이 이번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가볼까...' 눈 한번 깜빡하는 짧은 순간 공을 낚아챈 현준은 그대로 유벤투스의 수비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무려 2 명의 수비수들이 막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드리블은 거침이 없었다. 공을 잡은 현준은 너무나도 쉽게 유벤투스의 진영을 관통했다. 2011 - 12 시즌 유벤투스의 무패우승을 일궈내었고, 작년에도 유벤투스가 스쿠데토를 들어 올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냈던 유벤투스의 자랑거리인 강력한 수비들이 현준에게 의해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김현준! 제쳤습니다! 보누치!!! 아! 밀려요!!!]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며 수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간단한 개인기로 바르잘리를 제친 현준은 또 다시 자신을 향해 접근하는 보누치까지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해 돌파해버리고는 그대로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 현준의 활약에 의자에 앉아 있던 유벤투스의 감독 안토니오 콩테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자신들이 자랑하는 단단한 수비가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 버리고 있었다. '때린다...!' 어느새 슈팅을 때릴 수 있을만한 거리까지 다가온 현준을 보며 부폰은 손아귀에 힘을 꽉 주고는 현준의 발끝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슈팅을 때리려는 순간 그대로 몸을 날릴 생각이었다. 그런 부폰의 눈에 빠른 속도로 커버를 하기 위해 달려 들어오는 리히슈타이너가 눈에 들어왔다. 아마 현준이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 들어오기 전 태클을 할 생각처럼 보였다. 리히슈타이너의 태클에 신경을 쓰면서 때리는 슈팅은 당연히 그 공간에 한정되어 있을 터. 부폰은 빠르게 현준이 때릴만한 슈팅 궤적을 읽으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촤아악!!! 그리고 부폰의 예상대로 리히슈타이너가 옆쪽에서 빠르게 달려들며 현준의 공을 뺏기 위해 태클을 시도했다. 현준이 볼 수 없는 사각에서 시도한 태클이지만 그라운드의 모든 정보를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현준은 이미 리히슈타이너의 태클을 눈치 채고 한 발짝 먼저 공을 걷어찼다. '마렉...!' 직접 슈팅을 때린다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부폰에게 막힐 확률이 높았다. 그렇기에 현준은 순수한 마기로 주위에 있는 동료들의 움직임을 읽고는 패스를 시도한 것이다. 오늘 유벤투스와의 경기는 새롭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경기력을 점검해보는 경기였다. 그랬기에 현준은 저번 시즌 서로 호흡을 맞췄던 마리오 괴체보다는 마렉 함식 쪽에게로 공을 보낸 것이다. 또한 괴체보다도 마렉 함식이 슛을 때리기엔 조금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 "......!"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낮고 빠르게 패널티 에어리어를 가로질렀다. 공의 궤적을 보는 부폰의 머릿속이 빠르게 흘러갔다. 슛이 아니었다. 공의 궤적이 골문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부폰의 눈동자가 공을 따라서 빠르게 움직였고, 곧 다급하게 몸을 움직였다. '휘유...' 부폰과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이 현준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찰나 거의 노마크가 다름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쉽게 유벤투스의 패널티 에어리에 근처까지 접근한 함식은 속으로 감탄성을 내뱉었다. 저번 시즌까지 SSC 나폴리의 유니폼을 입은 함식이다. 당연히 유벤투스의 수비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유벤투스의 자랑을 현준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면서 가볍게 깨부숴 버린 것이다. '저게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준의 실력인가...?' 사실 함식은 현준과 맞상대를 해볼 기회가 없었다. 리버풀과 나폴리는 리그도 달랐고,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해서도 나폴리는 리버풀을 상대해본 적이 없었다. 훈련장에서 현준의 훈련 모습을 보기는 했지만 현준이 진지하게 경기를 펼치는 것은 처음 보는 함식이었다. 애시당초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시합을 치르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너무나도 쉽게 유벤투스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현준의 플레이에 대한 시선을 뺏겨버리며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진 것일까? 함식은 어느새 자신의 앞으로 흘러온 공을 보고는 반사적으로 공을 걷어찼다. "크읏!!!" 하지만 제대로 자세를 잡지도 못한데다가 반응까지 느렸던 함식의 슈팅은 그대로 유벤투스의 골문을 벗어나 골라인 밖에 있는 광고판을 강하게 때리고야 말았다. [아!! 마렉 함식!!! 놓치나요!] 아아아!!! 안타까운 환호성이 안 필드에 가득 찼다. 그리고 그제서야 함식은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 수 있었다. 노마크에 가까운 골 찬스를 놓쳐버린 것이다. 함식에게도 핑계거리는 있었다.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에 둘러싸인 현준이 설마 자신의 위치를 보고는 패스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핑계였다. 하지만 그런 핑계를 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하하..." 자신도 어이가 없었는지 함식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헛웃음을 짓고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함식을 향해 현준은 슬쩍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아쉬운 찬스를 놓치기는 했지만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선수에게 찬스를 놓쳤다고 타박할 생각은 없었다. 나폴리 SSC 에서 보였던 그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리버풀의 스쿼드에 큰 도움이 되어 줄 게 분명했다. 게다가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다. 어차피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 '쉽지는 않겠네...' 그래도 쉽게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방금 전 완벽하게 당한 것 때문일까? 뒤에서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이 자신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프리 시즌 매치라고는 하지만 서로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이상 유벤투스가 적당 적당히 기회를 내줄 것 같지는 않았다. ============================ 작품 후기 ============================ 카신엠 : 하.. 악마의 계약 계속 미루다가 오늘에서야 400화정주행하네요. 2일간 잠도 안자고 재미있게봤네요. 잘보고가요 -> 개고생하셨네요. 저도 잘 못하는 행위를... 어제는 도저히 글을 못쓰겠더군요. 여자친구랑 놀다보니 결국 하루 쉬었습니다. 그럼 오늘은 즐감하시길! 어린이날...전 어린이가 아니라 그냥 일요일과 다를바 없더군요. Tv 를 보는데 대우건설 청라푸르지오 부실시공에 대해서 나오더군요. 저런 아파트 어떻게 이사할지...궁금하네요. 58층이던데...ㄷㄷㄷ 00408 마무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개막 =========================================================================                            리버풀과 유벤투스의 경기는 시즌 전 경기력을 점검하는 프리 시즌 매치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현준의 플레이로 한 방 얻어맞은 유벤투스는 피를로를 공격 기점으로 지오빈코와 부치니치가 리버풀의 골문을 열기 위해 차츰차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김현준의 한 방이 컸던 탓일까?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은 함부로 라인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방금 전 플레이가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순식간에 수비라인을 돌파하는 스피드를 의식한 것이다. 그 때문에 유벤투스의 공격은 수적 우위를 내세우는 리버풀의 수비 앞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리히슈타이너 크로스! 마마두 사코가 걷어냅니다!] 양 쪽의 윙백을 이용해 사이드에서 파고들며 크로스로 기회를 노리려는 유벤투스의 공격은 마마두 사코와 다니엘 아게르의 머리에 족족 클리어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리버풀의 공격. 하지만 리버풀의 공격 또한 유벤투스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현준이 유벤투스의 수비수 2 명을 달고 다니고 있었고, 충분히 슈팅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만한 찬스를 만들어 내고는 있었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와아아아아!!! 그래도 안 필드에 가득 찬 리버풀의 팬들은 자신들의 선수를 향해 환호성을 보내고 있었다. 경기는 0 - 0 의 동점상황이었지만 경기의 흐름은 리버풀이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던 리버풀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생각보다 마크가 깐깐하네...' 현준은 껌딱지처럼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 유벤투스의 수비를 흘깃 바라보았다. 경기 초반의 플레이 때문일까? 자신을 의식하는 유벤투스의 수비수 때문에 현준은 제대로 공을 잡지 못했다. 마렉 함식과 마리오 괴체. 둘 다 오늘 부여받은 포지션인 윙 포워드로서는 수준급의 선수들이었지만 아쉽게도 그 둘은 유벤투스의 수비를 뚫고 혼자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니었다. 결국 자신이 움직여서 유벤투스의 틈을 만들어 줘야만 했다. [김현준 선수가 결국 아래까지 내려오는군요.] 결국 현준은 2 선까지 내려와 동료 선수들의 패스를 받기 시작했고, 현준이 아래로 내려가자 유벤투스의 진형 또한 조금씩 현준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을 현준은 놓치지 않았다. "마리오!" 동료 선수들과 몇 번의 패스를 주고 받은 현준은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마리오 괴체를 발견하고는 망설임 없이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다. 더군다나 마리오 괴체가 위치한 왼쪽 측면을 책임져야할 리히슈타이너가 공격에 나갔다가 복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콰아앙!!! 현준의 발끝에서 뻗어나간 패스는 측면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괴체에게 정확히 연결되었고, 그런 패스를 보며 콥들은 박수소리와 함께 환호성을 내보냈다. 그리고 마리오 괴체는 마치 제 집 드나들 듯 유벤투스의 진영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리히슈타이너가 빠른 속도로 돌아오고 있었고, 보누치가 괴체가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괴체에게로 달라 붙었다. '이 때다...!' 자신에게 2 명의 선수가 붙으려는 것을 확인한 괴체는 중앙으로 돌파해 들어가는 선수를 보고는 보누치의 다리 틈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자신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괴체의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과 함께 리버풀의 부주장으로 리버풀의 선수들 중에서도 절대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리버풀의 프렌차이즈 스타. 스티븐 제라드였다. 괴체가 공을 잡으면서 수비의 시선을 끌자 어느새 제라드는 패스를 받고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제라드!!!] 괴체의 오른 발 패스와 함께 논스톱으로 이어진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 그리고 제라드의 발 끝에서 떨어진 공은 빨랫줄처럼 쫙 펼쳐진 궤적을 그리더니 그대로 유벤투스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들어갔어요!! 골! 골입니다! 스티븐 제라드!!!] [역시 중거리 슛 하면 리버풀에서 스티븐 제라드 선수를 빼 놓을 수가 없죠. 부폰 골키퍼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을 정도의 완벽한 슈팅이었어요!] 와아아아아!!! 제라드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유벤투스의 골 망을 흔드는 그 순간 관중석에서 열화와도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오며 한 선수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관중석에서 홍염이 터져 나왔고, 선제골에 흥분한 콥들은 리버풀 FC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응원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YNWA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YNWA 의 노랫소리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뛰는 마마두 사코와 마렉 함식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단지 한 선수 카일 워커만이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그나마 워커는 작년까지 토트넘에서 뛴 탓에 리버풀의 콥들이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는 서포터즈인지 잘 알고 있었다. 리버풀이 선제골을 터뜨리고 난 이 후 경기의 흐름은 순식간에 기울었다. 달글리쉬가 마리오 괴체를 빼고 루이스 수아레즈를 투입시킨 것이다. 그로써 리버풀은 본래의 4 - 3 - 2 - 1 의 진영에서 4 - 4 - 2 로 진영을 바꿨고, 수아레즈의 투입으로 인해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은 현준뿐만 아니라 수아레즈라는 정상급 공격수를 상대해야만 한 것이다. 게다가 모드리치,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도 염두 해야 했으며 뛰어난 위치선정으로 찬스를 많이 만들어 내는 마렉 함식의 플레이 또한 생각해야만 했다. 그렇게 생각이 많아질수록 유벤투스 수비수들의 반응 또한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현준이 놓칠 리가 없었다. 촤아악!!! 비달의 드리블 돌파에 이슬라가 아슬아슬하게 공을 건드리는 완벽한 태클로 공을 따냈다.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한 이슬라였지만, 오늘 유벤투스를 상대로 한 이슬라의 활약은 만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이었다. 모드리치의 임무가 공수 조절이라면 이슬라는 수비에 좀 더 힘을 주는 플레이를 펼치며 유벤투스의 공격에서 리버풀의 포백을 충분히 보호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슬라의 패스를 받은 모드리치가 앞으로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와아아아!!! 그리고 녹색의 공이 향한 선수는 바로 노란색의 주장 완장이 오늘따라 더욱더 눈에 띄게 느껴지는 현준이었다.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루이스 수아레즈가 유벤투스의 수비를 달고 움직이기 시작했고, 함식과 제라드도 현준이 움직이기 쉽도록 공간을 넓혀주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야..." 현준의 시선이 유벤투스의 골문을 향했다. 수아레즈가 투입된 이후 자신에 대한 유벤투스 수비수들의 견제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뿐 아니라 최정상급 공격수인 수아레즈 또한 견제해야 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팍! 수비에 가담한 피를로가 태클을 시도하려는 순간 현준의 스터드가 잔디를 강하게 밟았고, 그대로 스피드를 끌어올린 현준이 한줄기 빛처럼 유벤투스의 진영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앞을 가로막은 바르잘리를 제친 현준은 너무나도 쉽게 패널티 에어리어로 진입했고, 상황을 지켜보던 유벤투스의 수비수들이 회색의 낯빛을 띄고는 빠르게 현준을 향해 달려왔다. 뻐엉!!!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현준의 슈팅이 빨랐다. 프리미어리그에서 3연속 득점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현준의 골 결정력은 우스갯소리로 하늘을 꿰뚫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엄청났다. 그런 선수에게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공간을 내주는 것은 골을 넣어달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수아레즈의 움직임과 제라드, 함식과 같은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은 페이크나 다름없었다. 진짜는 한, 두 명의 정상급 수비수정도 가볍게 무너뜨리며 슈팅까지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현준이었다. 와아아아아!!! 현준의 강력한 슈팅에 부폰이 손도 내뻗지 못하고 골을 허용하자 또 다시 안 필드에서 콥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그런 그들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자신들의 클럽이 이런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이었다. [김현준 선수 골입니다!!! 아 날카로운 슈팅! 부폰 선수가 꼼짝 못하고 골을 허용했어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많은 골을 터뜨릴 것 같은 좋은 예감을 보여주는 김현준 선수의 골입니다.] 그렇게 현준의 추가골로 유벤투스를 상대로 전반에만 2 - 0 으로 스코어가 벌어지자 달글리쉬는 친선 매치라는 이름대로 곧 현준과 제라드를 빼고 루크 데 용과 찰리 아담을 투입시켰다. 그리고 시간이 생길 때마다 루카스 레이바, 라이언 쇼크로스, 마틴 켈리등을 연이어 투입시키며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었다. 거기에 FA 컵과 칼링컵까지 포함한다면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은 엄청난 수의 경기를 소화해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선 1 군뿐만 아니라 1.5 군에 속하는 선수들의 경기력 또한 끌어올려야만 했다. 결국 경기는 2 - 1 로 종료되었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피를로가 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리버풀의 선수들은 45분 동안 유벤투스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친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리버풀, 유벤투스를 상대로 2 - 1 승리.' '김현준,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서 결승골 폭발. 프리미어리그 4연속 득점왕을 향해 시동을 걸다.' 리버풀과 유벤투스의 경기가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나자 잉글랜드 언론은 대대적으로 리버풀의 승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한국의 언론 또한 그에 편승한 것은 당연했다. 리버풀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스포츠 스타 김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팀이었다. 비록 안 필드라는 홈에서 경기를 치렀다는 이점이 있었지만 친선 매치에서 베스트 11을 꺼내놓은 유벤투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거기에 리버풀은 거의 베스트 11에 가까운 전력을 꺼내놓았던 전반에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경기를 압도하며 전반 중반에만 2 - 0 이라는 스코어를 만들어내었다. 단지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해보기 위해 계속해서 잦은 선수교체를 시도했고, 경기에 녹아들지 못했던 선수들의 손발이 안 맞으며 그 때 1 골을 허용했을 뿐이었다. 더군다나 짧은 시간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지만 유벤투스를 상대로 보여준 현준의 플레이에 한국의 팬들 뿐만 아니라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은 열광적인 환호성을 보냈다. 성공적인 첫 시즌에 비해 다음 시즌에는 활동이 부진한 경우를 뜻하는 2년차 징크스따위는 현준의 사전에는 없는 단어나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현준의 플레이는 3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것처럼 이번 시즌에도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만약 현준이 이번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프리미어리그 3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던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를 뛰어넘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4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게 되는 셈이었다. "김현준이 이번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꼭 차지해야하는데..." "이번에도 차지하면 진짜 쩔겠다." 잉글랜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벌써부터 이번 시즌 김현준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첫 시즌부터 득점왕을 차지하는 엄청난 활약을 보이더니 한 시즌도 아니고 벌써 3연속으로 득점왕을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만약 4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면 그 누구도 기록하지 못했던 프리미어리그의 기록을 새롭게 세우게 되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황금잔치 : 하... 다행히 잠적이 아니라 다행 ㅠㅠ 해외에서 보고있다구요?! 3일치 끊어놓고 밀린거 다 보고 있당께요? 그런데 안올라온당께요?!?!?!? 앞으로도 쫌 팍팍, 스피디하게 연참좀 부탁합니다.저한테는 타지에서 보약으로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 헐 해외에서 보시는 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신기하네... 그냥 어제 하루만 쉰거라는... RomanAbramovich : 400화 기념 연참or대용량 이벤트? 계획은 없으신가요ㅋㅋ; -> 글쎄요 ㅋㅋㅋ 생각은 해봤는데 힘들거 같아서요;;; 어제 류현진 잘한거 같은데 아쉽게 패전...그러면 모두들 즐감하시길! 연참을 하려고 했는데 치킨을 먹기 위해 밖에 나갔다 오느라...밤에 잠이 안들면 한 편 더 써서 올리도록 할게요. 어제 새벽에 머지사이드 더비가 나오길래 봤는데...시원한 골 장면은 안나오더군요. 0 - 0 으로 종료. 에버튼은 정말 피에나르하고 베인스 그리고 아프로 머리 펠리아니로 먹고 사는듯. 펠리아니 헤딩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함 00409 마무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개막 =========================================================================                            "역시 준 이로군요. 이번 시즌에도 느낌이 좋아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준은 경기의 흐름을 순식간에 뒤엎을 수 있는 재능을 지니고 있지요. 충분히 이번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고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4연속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 게 분명합니다." 프리 시즌이 끝난 이후 리버풀 구단에서 주최한 축하파티에서 오언은 자신의 선수인 현준을 향한 각종 축구계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있었다. 이제 리버풀은 1라운드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1년간의 대장정을 시작해야했고, 한 시즌을 대비해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을 겸 이렇게 구단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프리 시즌에서 리버풀은 유벤투스, 스위스리그의 바젤,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했다. 결과는 가볍게 3연승. 유벤투스를 2 - 1 로 꺾은 데 이어 바젤을 상대로 5 - 0 이라는 엄청난 점수 차이로 대파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 3 - 1 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리고 그 세 팀을 상대로 현준은 홀로 5 골을 터뜨렸고, 바젤을 상대로는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며 이번 시즌에도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이봐 준. 이번 시즌에도 득점왕 어때? 대신 도움왕은 나한테 좀 넘겨줘!" "하하하하! 루이스. 같은 공격수끼리 골을 나눠가져야지." "물론 기회만 있으면 내가 넣지." 오언의 시선이 동료 선수들과 웃고 떠드는 현준에게로 향했다. 동양인이라고는 하지만 현준의 축구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리버풀과 강력한 라이벌 관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정적인 훌리건들조차도 김현준의 축구 실력만큼은 인정하고 있을 정도였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김현준을 잡기 위해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준비했었다. 현재 35만 파운드로 리버풀에서 가장 높은 주급을 받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혹시나 김현준이 리버풀을 떠나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한 맨체스터 시티로 떠날 것을 대비해서였다. 하지만 오언은 현준의 에이전트로써 구단과의 신경전을 벌이지 않았다. 자신의 고객인 현준이 자신의 주급에 만족하는 모습이 가장 컸지만, 오언 또한 리버풀의 선수로써 활동했던 만큼 리버풀에 대한 애정 때문에 굳이 구단과의 밀고 당기기를 하지 않았다. 영원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로 뛰었던 탓에 콥들의 광적인 팬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유다라는 안 좋은 별명을 지니고 있던 오언이지만 이런 얘기가 흘러 나가자 콥들 사이에서도 오언에 대한 안 좋은 감정들을 조금씩 호의로 바꾸고 있었다.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김현준 선수의 출연을 바라는 팬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아...네? 네. 그건 제가 준에게 한번 잘 말해보겠습니다." 영국의 방송국인 ITV에서 나온 사람이 오언을 향해 손을 비볐다. ITV 는 실제 경기에서 MOM 에 오른 선수들을 게스트로 초청하는 방식의 스포츠 프로그램인 VSS 로 프리미어리그는 BBC 밖에 몰랐던 축구 팬들의 시선을 조금씩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VSS 의 영향력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조금 더 이름 난 선수를 프로그램에 출연시킬 필요가 있었다. 예를 들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이나 리버풀의 김현준과 같은 선수를 말이다. '이번에는 꼭 출연시켜야 하는데...' 매 주 VSS 에 출연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현준이지만 이상하게도 Tv 프로그램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는 그였다. 리버풀 방송국에서 잠깐 예능프로그램에 한 번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현준은 잉글랜드 내에서 방송에 출연한 적이 없었다. 그런 ITV 관계자의 모습에 오언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세계적인 선수의 에이전트라는 게 이런 대접을 받는지는 몰랐다. 광고와 스폰서를 물론이고 방송국에서까지 이렇게 자신에게 잘 보이려는 모습을 보다보니 왠지 모르게 자신도 콧대가 높아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VSS 면 충분히 준의 인지도에 도움이 될 텐데...' 오언도 VSS 라는 프로그램은 잘 알고 있었다. 그도 종종 보는 프로그램이었다. VSS 라면 충분히 현준의 인지도를 높여줄 터였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권에도 번역이 되어 방송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이니 말이다. 오언은 자신의 축구 선수생활을 떠올렸다. 한 때 잉글랜드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렸던 자신이지만 선수생활의 말미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부상의 이유가 가장 컸지만, 자신의 지루한 성격과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던 까닭도 있었다. 물론 리버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콥들에게 많은 욕을 먹기도 했었고 말이다. '내 선수인 준을 그렇게 만들 수는 없지...' 오언은 축구팬들이 얼마나 냉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현준을 칭송하다가도 현준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돌과 악플을 던지는 게 축구 팬들이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면 언론과 팬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었다. 물론 현준의 지금 태도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축구 선수라는 본분을 다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미 현준은 세계적으로 그리고 잉글랜드에서도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선수였다. 그런 만큼 조금의 부진이라도 보인다면 그 비판의 강도 역시 엄청날 게 분명했다. 그리고 오언은 그런 비판 때문에 슬럼프에 빠져 결국엔 재기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많이 봐왔다. 그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언론과 팬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었다. "슬슬 준의 매니저도 구해야하는군..." 리버풀 사단이라 불리는 H&G 에 속한 선수는 현준을 포함해 스티븐 제라드와 코너 코디 그리고 잭 로빈슨까지 4명의 선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스티븐 제라드, 코너 코디, 잭 로빈슨은 각자 개인 매니저가 있었다. 현준 또한 매니저가 필요했다. 그라운드에서 현준이 빛이 나는 플레이를 펼쳐주기 위해 그를 지원해 주는 사람이 말이다. 그리고 오언은 현준이 제시했던 매니저의 조건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영어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만 하는 사람이라...' 현준이 바라는 것은 다른 게 없었다. 영어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만 하는 사람이면 되었다. 그리고 추가로 운전을 할 줄 알아야만 했다. 별 거 아닌 조건이었지만 오언은 현준의 매니저를 구하는 데 꽤나 애를 먹고 있었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의외로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한 인재가 있긴 있었다. '미스 리였던가? 현준과 같은 고국 출신인데다가 신문사 기자 출신. 그리고 준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지.' 현준과 같은 나라 출신이라면 금방 선수와 친해질 수 있을 터였다. 거기에 영어까지 구사할 줄 아는 만큼 그 정도라면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았다. 게다가 신문기자 출신이라는 것도 오언의 마음에 들었다. 기자 출신인 만큼 기자들의 생리에 대해서도 잘 알게 분명했고, 현준이 기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하는지 조언해 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단지 걸리는 점은 그녀가 에이전트 자격증이 없다는 것이었다. "매니저요? 뭐 그다지 급한 게 아니니까 천천히 구하셔도 되요. 오언. 전 이제까지 매니저가 없어도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만약 현준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오언은 단번에 그녀의 지원서를 휴지통으로 넣었을 터였다. 하지만 현준의 이 한 마디 때문에 오언은 그녀의 지원서를 보류했다. 한국에서 9월 달 쯤 에이전트 자격증 시험을 본다고 했으니 만약 그녀가 시험에 합격하고 연간 200만원 가량의 책임보험까지 가입하게 되어 에이전트 자격증이 발급된다면 현준의 전담 매니저로 H&G 에 입사시킬 생각이었다. "뭐, 물론 떨어진다면 끝이지만..." 떨어지면 그 순간 그녀의 지원서는 분쇄기로 향할 게 분명했다. 3 월과 9 월. 1년에 딱 2번 밖에 보지 않는 FIFA 에이전트 시험이다. 굳이 그녀를 위해 반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수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한 맨체스터 시티, 프리미어리그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감독인 조세 무링요를 영입한 첼시. 명장중의 명장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언제나 강력한 우승후보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무후무한 기록인 프리미어리그 최초 무패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아르센 벵거의 아스널. 그리고 리버풀까지 그 어느 팀이 우승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는 강팀들이 맞붙게 되는 것이었다. 와아아아아!!! 8월 18일 일요일. 조세 무리뉴의 첼시와 선더랜드 시절 지동원을 프리미어리그로 이끌며 친한파 감독으로 알려진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이끄는 헐 시티의 맞대결로 프리미어리그의 개막이 시작되었다.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무링요가 이끄는 첼시와 5년 만에 챔피언 쉽에서 2위를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에 다시 올라온 헐 시티의 맞대결은 축구팬들 특히 한국 축구팬들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워낙 한국 내에서 조세 무링요의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었다. [경기 끝납니다! 역시 첼시! 강합니다. 승격팀 헐 시티에게 프리미어리그가 어떤지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군요.] 그리고 무링요의 전술에 헐 시티는 거의 농락당하시피하며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3 - 0 완패를 거뒀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맨체스터 시티는 사우스 햄튼을 상대로 2 - 0 완승을 거뒀다. [아! 아스톤 빌라. 빌라 파크에서 승격팀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호되게 당하는군요.]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력이 예상외였습니다. 저번 시즌 아스톤 빌라는 마지막까지 강등전쟁을 펼쳤었거든요? 그런데 승격팀을 상대로 승점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크게 작용할 겁니다.] 기성용이 뛰는 아스톤 빌라는 승격팀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한 방 제대로 얻어맞았다. 아스톤 빌라의 홈인 빌라 파크에서 승격팀 크리스탈 팰리스를 초대했지만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수인 케빈 필립스와 스테판 더비에게 한 골씩을 내주며 0 - 2 패배를 당한 것이다. 특히나 잉글랜드 출신으로 EPL 마지막 영국 출신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이었던 케빈 필립스는 1973 년 출신으로 나이가 무려 40 이 넘는 노장중의 노장이었다. 다음 날 이어진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노리치를 상대로 1 - 0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아스널은 난적인 에버튼 원정경기에서 2 - 2 로 무승부를 거뒀다. 그리고 8월 20일. 프리미어리그의 팬들이 기다리던 1라운드 마지막 경기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가 토트넘의 홈인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시작되었다. 특히나 한국 팬들에게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이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 SV에서 손흥민을 영입했기에, 만약 손흥민이 출전한다면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기 때문이었다. [역시 흥미진진합니다. 리버풀의 가공할 만한 공격력. 원정인데도 불구하고 그 날카로움이 더욱더 돋보이는군요.] [오늘 손흥민 선수가 나오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쉽기는 하지만 역시 김현준 선수 카일 워커의 크로스를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국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팬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손흥민 선수가 나와서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대결이 보고 싶을 텐데요. 안드레 보아스 감독의 생각이 어떤지 저도 궁금합니다. 하하하.] 이번 시즌 카일 워커가 리버풀로 이적했고, 가레스 베일 또한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위해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을 입어 전력이 크게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토트넘이었다. 거기에 토트넘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눈에 띌만한 선수를 영입하지도 못했다. 현준과 같은 활약을 펼쳐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도르트문트에서 손흥민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전반 중반이 지나가는 지금까지 손흥민은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00410 마무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개막 =========================================================================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한국팬들에게는 풍년이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프리미어리그의 팀들도 많은 한국 선수들이 영입되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전부 김현준 선수의 활약에 충격을 먹은 프리미어리그의 팀들이 한국 선수들의 가능성을 본 영입이 꽤나 많았죠.]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한 선수는 바로 현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이었다. 그 덕분에 한국 축구의 위상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굉장히 높아진 것은 당연했다. 그 때문에 한국 선수들에 대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많은 관심이 있었고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많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영입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로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박지성을 비롯해 리버풀의 김현준, 아스톤 빌라의 기성용, 볼튼의 이청용, 아스널의 박주영까지 5명의 기존 프리미어리거 선수들과 함께 토트넘의 손흥민, 카디프의 김보경, 에버튼이 레이튼 베인스의 대체자로 윤석영을 영입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우스 햄튼이 이근호를 영입하면서 무려 9 명의 선수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게 된 것이다. 우우우우우!!! 한 때 토트넘의 유니폼을 입었던 카일 워커가 공을 잡자 화이트 하트레인을 가득채운 스퍼스들의 야유가 울려 퍼졌다. 더군다나 카일 워커는 오늘 현준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시키며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리고 카일 워커의 패스가 모드리치에게 이어졌고, 모드리치와 제라드 그리고 마렉 함식까지 세 선수의 패스플레이가 중원에서 이루어졌다. 세 선수는 정확한 패스워크로 토트넘의 선수들의 견제를 따돌렸고, 마지막으로 오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수아레즈에게로 공을 연결시켰다. "좋아!!!" 공을 받은 수아레스는 토트넘 수비수들의 사이를 통과하는 감각적인 힐 패스를 시도했고, 그 모습에 화이트 하트레인에 찾아온 콥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은 어느새 왼쪽 틈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 들어오는 현준에게 정확하게 걸렸다. 뒤늦게 토트넘의 중앙 수비수 마이클 도슨이 현준의 움직임을 보며 달려들었지만 이미 공은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상황이었다. [김현준 때립니다!!! 슛!!!] 콰아앙!!! 엄청난 강 슈팅이 그물을 꿰뚫을 듯 토트넘의 골문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리고 수아레즈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느라 현준을 놓친 휴고 로리스는 그런 현준의 슈팅을 막을 수 없었다. [들어갔어요!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2호골!!!] [아! 휴고 로리스 골키퍼가 움직이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슈팅이었어요. 수아레즈 선수의 감각적인 힐 패스와 김현준 선수의 환상적인 슈팅! 이게 리버풀의 공격력이거든요!] 와아아아아!!!! Jun! Jun!! Jun!!! 왼쪽 구석으로 공이 빨려 들어가며 또 다시 토트넘의 골문이 출렁이자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현준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이 짜릿한 전율이 흐르는 장면을 보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먼 런던까지 찾아온 콥들이다. 현준의 플레이를 볼 수만 있다면 그런 비싼 프리미어리그의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게 콥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대대로 현준은 오늘 토트넘을 상대로 벌써 2골을 성공시키고 있었다. "잘했어!!" "역시 최고야!!! 이번 시즌에도 득점왕은 너라고!" 골을 넣은 현준을 향해 리버풀의 선수들이 달려들었고, 기자들은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저번 시즌 토트넘은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6위라는 상위권에 랭크되었고, 꾸준히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노리는 강팀이었다. 비록 주축인 두 선수가 빠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그런 토트넘을 상대로 그것도 원정 경기에서 벌써 두 골을 집어넣고 있었다. "좋아!" 달글리쉬 또한 현준의 추가골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첫 경기부터 단추가 제대로 꿰어지고 있었다. 현준의 2 골에 힘입어 전반전에만 2 - 0 으로 앞서나간 리버풀은 후반전에는 다니엘 아게르와 코너 코디를 빼고 마마두 사코와 라이언 쇼크로스를 투입해 수비수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중반에는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는 제라드를 빼고 막시 로드리게스를 투입해 수비에 조금 더 힘을 주기 시작했다. [바송 헤딩!!! 들어갑니다! 토트넘!] 비록 코너킥 상황에서 세비스티안 바송에게 헤딩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리버풀은 영입생인 마렉 함식이 현준의 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키며 3 - 1 로 스코어를 벌렸고, 결국 경기는 그렇게 종료되었다. 아쉽게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대결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김현준이 토트넘을 상대로 2골을 터뜨리며 사우스 햄튼을 상대로 팀의 2 골을 모두 성공시킨 맨체스터 시티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득점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하는 모습에 한국 팬들은 벌써부터 리버풀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8월 25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홈인 안 필드에서 스토크 시티를 만난 리버풀은 그야말로 스토크 시티를 폭격하며 대승을 거뒀다. 수아레스, 김현준, 제라드의 릴레이 골로 전반에만 3 - 0 의 점수 차를 낸 리버풀은 후반전에 마리오 괴체가 얻어낸 패널티 킥을 김현준이 성공시키며 4 - 0 으로 승리한 것이다. "호날두 어제 골 넣었냐?" "어 1골. 김현준이 스토크 시티전에서 2 골 성공시켰으니까. 지금은 김현준이 득점 순위 1위야." "맨유 반페도 무시 못 할걸? 걔도 3골 넣었잖아." "토레스도 3 골 넣었어. 무링요가 온 이후 이번 시즌 폼이 살아나고 있던데?" 한국 팬들은 벌써부터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누가 차지할 것에 대해 여기저기서 토론을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 시즌 김현준이 득점왕을 차지하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4연속 득점왕에 오르는 진기록이 걸려 있었다. 그렇기에 강력한 득점왕 경쟁자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반 페르시, 맨체스터 시티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첼시의 페르난도 토레스까지 득점왕 경쟁에 있어서 현준의 라이벌이 될 만한 선수들의 경기를 모두 찾아보는 팬들이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 포효하다! 볼튼 이청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헐시티를 상대로 1 - 0 승리!' '박지성의 환상적인 어시스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패배의 수렁에서 구원해내다!' 거기에 한국 팬들을 기쁘게 해주는 소식도 또 있었다. 볼튼의 이청용이 헐시티를 상대로 골을 성공시키며 프리미어리그 1 호 골을 터뜨렸고, 웨스트브로미치를 만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패배의 수렁에서 구원해 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3 라운드 드디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맞대결이 이루어졌다. 리버풀이 안 필드로 아스톤 빌라를 불러들였던 것이다. 한국 대표팀 내에서도 절친으로 알려진 현준과 기성용의 맞대결이었다. 저번 시즌 현준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한 2 경기에서 무려 4골을 터뜨리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저번 시즌 안 필드에서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17 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는 김현준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4 - 2 의 쓰라린 패배를 맛보며 안 필드 원정에서 안 좋은 기억만을 남겨야만 했다. "같은 한국 선수로써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해 4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만큼은 그런 현준의 기록을 도와주고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오늘 리버풀과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기성용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멘트였다. 그리고 그 밑에 현준이 '저번 시즌을 기억해. 성용아ㅋㅋㅋ 너만 도와주면 난 해트트릭을 할 수 있어.' 라는 멘트를 남겼고, 둘의 대화에 축구팬들은 깨알 같은 재미를 느끼며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의 맞대결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정말 흥미진진한 경기가 되겠는데요. 난적으로 예상됐던 토트넘과 스토크 시티를 완파하며 가볍게 승점 6점을 획득한 리버풀과 현재 2패를 기록하며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아스톤 빌라와의 맞대결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거기에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들끼리의 맞대결이죠. 바로 리버풀의 김현준 선수와 기성용 선수가 오늘 그라운드에서 자신들의 팀을 위해 경기를 펼치게 되겠는데요.] 이번 시즌 첫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들끼리의 맞대결이다. 그렇기에 스포츠 채널에서는 많은 프리미어리거들의 진출로 현재 축구 붐이나 다름없는 한국 팬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기 위해 일찌감치 방송을 편성했고, 그로 인해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된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자신들이 수집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와의 경기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어. 리버풀의 이번 라인업은 저번과 조금은 다른 라인업인데요? 제라드 선수가 벤치로 물러났고, 김현준 선수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는군요.] 오늘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한 리버풀의 라인업을 확인한 조민호가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경기 리버풀은 4 - 4 - 2 라는 전술을 꺼내들었다. 카일 워커, 다니엘 아게르, 라이언 쇼크로스, 잭 로빈슨의 4 백과 이슬라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앙 미드필더에는 모드리치와 찰리 아담이 나섰고,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김현준이 그리고 투톱에는 루이스 수아레즈와 마리오 괴체가 포진된 것이다. 1, 2 라운드 선발로 출전했던 스티븐 제라드와 호세 엔리케를 뺀 라인업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굉장히 많은 경기를 소화해 내야하는 만큼 벌써부터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들어가는 것 같은데요. 더군다나 스티븐 제라드 선수의 체력저하가 눈에 띄게 보이고 있는데다가 호세 엔리케 선수 역시 1, 2 라운드 꽤나 오랜 거리를 뛰었거든요.] [이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와 기성용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맞대결을 펼치겠군요.] 공격형 미드필더로 리버풀의 공격을 이끌어 나가는 김현준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런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야하는 기성용의 포지션을 생각한 신연호 해설위원의 멘트였다. 그리고 그런 신연호 해설위원의 멘트를 받아 조민호 캐스터가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 듯 박수를 치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 경기 시작전 기성용 선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더군요. 김현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4연속 대기록을 달성하기를 바라지만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는 골을 넣을 수 없다고요.] [하하하. 오늘 경기 아스톤 빌라로서는 어떻게든 승점을 따내야 하는 경기입니다. 오늘 경기까지 패배하면 3 패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거든요. 저번 시즌에도 치열한 강등 싸움 했던 만큼 이번 시즌만큼은 안정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고 싶을 게 분명하거든요.] [네, 그런데 그 밑에 김현준 선수가 이런 답 글을 달았어요. 기성용 선수가 도와주면 오늘 해트트릭을 할 수 있다고요. 그런데 마침 이렇게 두 선수가 제대로 맞붙게 되는군요.] [이거 흥미진진한 대결이 되겠는데요? 과연 정말로 김현준 선수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면 기성용 선수의 공이 상당히 크겠는데요? 만약 김현준 선수가 골을 못 넣어도 기성용 선수의 공이 되겠고요.] 어느새 중계화면은 그라운드위로 향했다. 어느새 식전 행사와 동전 던지기로 공수를 결정하고 난 이후 양 팀의 주장끼리 패넌트를 교환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화면에 아스톤 빌라의 패넌트를 조심스럽게 벤치의 선수에게 넘겨주는 현준의 모습이 잡히고 있었다. [아. 김현준 선수 패넌트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루는데요.] [훈훈한 장면입니다. 패넌트를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확 던져 버리는 선수들도 있는데, 패넌트는 서로의 시합을 기념으로 주고받는 깃발이거든요.] 사실 현준은 오늘 아스톤 빌라의 패넌트를 조심스럽게 다룬 까닭은 구단에도 허락을 맡아 아스톤 빌라의 패넌트를 집에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자신이 축구 선수로써 활동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새롭게 각 팀의 패넌트를 수집하는 취미를 붙인 것이다. 그게 오언과 제라드의 집을 방문하고 난 이후 그들의 집에 있는 수많은 클럽들의 패넌트 및 유명한 선수들의 유니폼이 있는 것을 보고 부러워서 만든 취미였다. '이제 3개째인가...' 자신의 행동에 카메라에 찍히는 지도 알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패넌트를 벤치에 있는 선수에게 건네준 현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토트넘과 스토크 시티 그리고 오늘 받은 아스톤 빌라까지 합치면 3 개의 패넌트를 수집한 셈이었다. 현준은 패넌트를 수집하기 위해 호화스러운 유리로 만든 가구도 구입했다. 비록 오언과 제라드에 비교하면 티끌만큼도 되지 않는 숫자였지만 차차 자신의 공간에 각 팀의 패넌트가 채워질 생각을 하니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해외에서 보시는분들 고생이 많으시네요...ㄷㄷㄷ 그래서 2편을 올려드립니다 ㅋㅋ 다들 즐감하시길. 어버이날이네요. 부모님에게 전화한통 드리는 센스 00411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 객관적인 전력에서 따져본다면 당연히 아스톤 빌라보다는 리버풀이 한 수 위였다. 비록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강등된 적이 없는데다가 오직 4개의 잉글랜드 클럽만이 경험했던 Uefa 챔피언스 리그의 전신 유러피언 컵의 81 – 82 시즌 우승팀이기도 했다. 한때 과거의 영광스러운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 아스톤 빌라는 재작년과 작년 시즌에도 강등권 근처를 헤매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그저 그런 약 팀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오늘 열리는 경기는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에서 치러진다. 그 만큼 아스톤 빌라에게는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 사실 아스톤 빌라의 전력은 그렇게 떨어지는 편이 아니다. 비록 2년 연속으로 강등권 싸움에 발을 들여 놓았다고는 하지만 안정된 수비라인과 대런 벤트, 가브리엘 아그본라허, 크리스티안 벤테케등이 포함된 묵직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 아스톤 빌라였다. 하지만 안정된 수비라인과 묵직한 공격진에 비해 미드필더들이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계속해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아스톤 빌라의 미드필더들은 작년과 비교해 딱히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콥들의 열렬한 노래와 함께 시작된 경기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쉽게 리버풀이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칫..." 오늘 경기 리버풀 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성용은 낮게 혀를 차며 자신이 마크하는 선수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성용이 바라보는 선수는 자신과 같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이자 현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이었다. '오늘 무조건 승점을 따낸다...!' 성용은 굳게 다짐했다. 오늘 경기에서 지면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 3연패라는 수렁에 빠지는 것이다. 작년 아스톤 빌라는 리그 막바지까지 강등권을 헤맸었다. 매 경기 때 마다 날카롭고 신경질적이었던 라커룸 분위기를 올 한해도 겪고 싶지는 않았다. "제발 오늘은 살려달라고..." 오늘 아스톤 빌라가 리버풀을 상대로 승점을 얻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김현준을 막아야만 했다. 프리미어리그 3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인 만큼 김현준의 발끝에 공이 걸렸다 하면 골로 연결될 게 뻔했다. 더군다나 저번 시즌 아스톤 빌라는 김현준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한 것을 포함해 4 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그나마 홈 경기에서는 2 – 2 무승부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그런만큼 성용의 시선은 오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현준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마치 딱풀처럼 현준에게 붙어 다니며 현준에게 공이 갈 기미가 보이면 곧장 공과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 미리 커버를 해내고 있었다. [기성용 선수 오늘 굉장히 열심히 뛰는데요? 김현준 선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어요.] [하하하! 그렇습니다. 오늘 아스톤 빌라 입장에서는 기성용 선수가 맡은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일차적으로 김현준 선수에게 향하는 패스루트를 막고 또한 수비라인을 보호해야 하거든요.] [셀틱에서 이적해 이제 아스톤 빌라에서 세 시즌을 뛰면서 기성용 선수, 이제는 거의 아스톤 빌라의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 잡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저번 시즌 모로코의 엘 아마디 선수를 영입하며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강한 아스톤 빌라입니다. 그 때문에 이번 시즌 주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 엘 아마디 선수가 시즌 개막전 장기 부상을 끊어주면서 결국 기성용 선수가 이번 시즌에도 주전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제대로 잘 자리 잡고 있었다. 셀틱에서 이적한 이 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눈에 띌 정도로 환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지만, 성공률 높은 침착한 패스와 가끔씩 터지는 롱패스 그리고 몸싸움에도 강점을 보여주며 아스톤 빌라의 주전 미드필더 자리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다. 촤아악!!! 또다시 현준에게 향하는 공이 기성용에게 가로막히며 아스톤 빌라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경기가 시작된 이후 계속해서 보여 지고 있는 패턴이었다. 그나마 아스톤 빌라의 역습이 매끄럽지 않게 진행된 탓에 리버풀의 수비수들이 잘 클리어 해내고는 있었지만 현재 까지는 리버풀보다 아스톤 빌라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 성용이 완전 날라 다니네...' 현준은 그라운드를 달리며 고개를 홰홰 저었다. 경기가 시작된 이후 성용의 방해 때문에 딱 2 번밖에 공을 잡지 못한 그다. 벌써 경기가 전반 22 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말이었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도 패배하면 아스톤 빌라는 3연패를 하게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스톤 빌라입장에서는 그 결과를 피하고 싶을 터였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런 투지 높은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은 오늘 경기를 내줄 생각은 결코 없었다. 그렇다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칠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비록 3 라운드밖에 진행되지 않은 프리미어리그지만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은 트레블을 노리고 있었다. 2 연속 트레블 달성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클럽은 이제까지 아무도 없었다. '트레블(Treble)'은 모든 축구 클럽의 꿈이다. 단일 시즌 각국 1부 리그, 컵 대회, 대륙 컵을 제패한 3관왕을 의미하는 이 트레블을 차지한 클럽은 세계에서 오직 15팀 밖에 없었다. 유럽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셀틱, 아약스, PSV 아인트호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바르셀로나, 인터밀란 그리고 쿼드러플의 리버풀까지 7 팀 밖에 없었다. '명문 중의 명문'인 레알 마드리드조차도 트레블은 아직 밟아보지 못한 땅이었다. '트레블도 좋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지.' 세계에서 손꼽히는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을 차지했고, 축구 선수로써는 이루고 싶은 꿈이나 다름없는 클럽의 트레블을 이룩했다. 하지만 현준은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이왕 악마의 힘을 빌어 축구 선수가 되었으면 더욱 더 전설적인 축구 선수로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펜타플...' 트레블에 자국 리그 컵을 더하면 4관왕을 의미하는 쿼드러플이 된다. 거기에 새롭게 생긴 클럽 월드컵을 포함하면 바로 5관왕 펜타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2013 – 14 모로코에서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준은 이 모든 대회를 우승하고 싶었다. 쿼드러플을 달성한 팀은 1966 – 67 시즌의 셀틱이 유일했고, 이제는 2012 – 13 시즌 리버풀을 포함해 딱 2 팀 만이 존재했다. 그렇기에 5관왕 펜타플을 달성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꿈과 같은 이야기였다. 물론 그런 팀이 존재하기는 했다. 바로 2009 년의 FC 바르셀로나였다. "......"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현준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온 순수한 마기가 자신의 몸을 감싸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경기도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는 자신의 의지에 대답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바뀐 분위기에 성용은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낀 것이다. "이 쪽으로!!!" 리버풀의 공격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오늘 경기 공격의 키 역할을 맡은 현준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계속해서 기성용과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에게 차단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분주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직접 수비 진영까지 내려가서 공을 잡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받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리버풀의 공격력 또한 조금씩 살아나고 있었다. 콰아앙!!! "큿!!!" 현준이 공을 받자마자 성용이 달려들어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현준의 긴 롱패스가 전방으로 향했고, 전방의 빈 공간에 떨어지며 론 블라르와 수아레즈의 스피드 경쟁이 시작되었다. [수아레즈!!! 아! 론 블라르가 한 발짝 먼저 걷어냅니다!] [아! 김현준 선수 빈 공간으로 달려드는 루이스 수아레즈를 잘 보고 정확하게 연결시켜줬는데 아깝습니다. 수아레즈가 선수가 조금 더 빨랐다면 완벽한 노마크 찬스가 만들어 졌을텐데 말이죠.] 수아레즈가 때린 슈팅이 블라르의 다리에 맞고 튕겨 나오자 안타까운 콥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공격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성용은 미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코너킥을 준비하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오늘 경기도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리버풀 홈에서 아스톤 빌라를 2 – 0 으로 누르고 승리.' '김현준 또다시 터지다.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5 호골 신고!' 리버풀의 홈 안 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의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경기는 결국 2 – 0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전반전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의 압박에 고전했지만 결국 선제골은 리버풀에게서 터져 나왔다.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마리오 괴체를 향해 김현준이 공을 밀어 주었고, 그대로 이어지는 괴체의 크로스를 루이스 수아레즈가 멋진 다이빙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내친 김에 후반 12분 아스톤 빌라의 스티븐 아일랜드의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을 김현준이 멋지게 꽃아 넣으면서 안 필드를 가득 채운 콥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지게 만들었고 결국 경기는 리버풀이 남은 시간을 무실점으로 잘 지키며 2 – 0 으로 승리를 거뒀던 것이다. '리버풀의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에 불을 지피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의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모으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 리버풀등 그 어느 팀이 우승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전력을 뽐내는 팀들끼리의 한 리그에 모여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맨체스터 시티나 리버풀, 첼시등은 시즌 초반부터 연승을 달리며 일찌감치 리그 우승 경쟁모드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 뒤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과 같은 전통적인 강팀이 뒤따르며 그야말로 어느 팀이 우승할지 예상할 수 없는 혼돈의 안갯속으로 빠져들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또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 경쟁이었다. 재작년 전 세계 축구팬들은 리오넬 메시, 김현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다른 축구 선수들과 차원을 달리하는 경기력을 보이는 세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는 누구인가하는 토론으로 한 해를 보냈다. '김현준 유럽 최고의 공격수라는 명예를 거머쥐다. 게르트 뮐러의 한 시즌 최다골 갈아치워...' 그리고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는 이야기대로 결국 김현준이 게르트 뮐러의 유럽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갈아 치우며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누르고 판정승을 거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세계 최고의 공격수 논란은 팬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 만큼 세 선수의 활약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예유 : 리리스 언니는 언제 나오나요 ㅜ.ㅜ 몇편쯤에 나오나요 ㅜ.ㅜ 리리스니이이임 ㅜ.ㅜ -> 조만간 나올 예정입니다... 베이비런닝 : 맨유는 한국의 맨유였다가 이젠 뭐 어찌 되든 상관 없다는 생각ㅋㅋ -> 그러게요. 한국 선수가 있냐없느냐의 차이가 크네요. 퍼거슨이 은퇴하는군요. 믿겨지지가 않음. 그러면 퍼거슨의 뒤는 대체 누가 잇는 건지... 현지 언론에서는 퍼거슨 후계자로 모예스를 언급하던데...그러면 에버튼은 어떻게 되는거지?! 그러면 다들 즐감하시길! 00412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하지만 올해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세 선수 중 두 명을 같은 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 때 프리메라리가에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다른 공격수들은 상대도 되지 않는 둘만의 득점왕 경쟁을 펼쳤던 때하고는 달랐다. 현재 김현준이 5 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와 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반 페르시, 페르난도 토레스와 같은 선수들이 바짝 뒤쫓고 있었다. 프리메라리가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양강 체제가 너무나도 뚜렷한 리그였다. 그에 반해 프리미어리그는 그렇지 않았다. 매 경기 마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경기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라이벌 아스널에게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발목을 잡혀!' '아스널, 원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잡고 웃음을 짓다.' 그리고 팬들이 기대하던 우승후보들끼리의 경기가 8월 30일 처음으로 열렸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경기였다. 전문가들은 당연히 이번 이적 시장에서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 올린 데다가 홈에서 경기를 펼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리에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축구 경기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승부를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아스널이 대역전극을 펼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우승경쟁은 점점 안갯속으로 흘러갈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리버풀은 약팀 볼튼을 만나 3 – 1 으로 승리를 거뒀고, 볼튼전에서 김현준과 이청용이 나란히 골을 기록하며 한국팬들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활약에 멀리서나마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8월 31일 축구팬들이 꿈에서나마 기다리던 Uefa 챔피언스 리그 32 강 조 추첨이 시작되었다. 결승전은 2014 년 5월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위치한 SL 벤피카의 홈구장인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이번 2013 – 14 챔피언스 리그에서 리버풀은 전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자동으로 1번 시드에 배정되었다. 그리고 32강에서 A 조에 속한 리버풀은 PSG, 쾨벤하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한조가 되었다. "음음..." 챔피언스 조별 리그 발표가 확정되자 달글리쉬 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리버풀의 주장과 부주장으로 달글리쉬와 함께 오늘 자리에 참가한 현준과 제라드도 마찬가지였다.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PSG 가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덴마크 리그의 우승팀은 쾨벤하운은 리버풀과 비교하면 전력이 한 수 아래로 처지는 팀이었다. 거기에 분데스리가에서 2위를 차지해 챔피언스 리그 직행티켓을 획득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16강 진출의 변수이기는 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리버풀은 아주 좋은 추억만을 가지고 있었다. 김현준이 리버풀에 합류한 이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맞이한 토너먼트 경기에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발표가 끝난 이후 올해의 유럽 축구 선수 시상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유럽 최고의 공격수! 리버풀의 김현준!" 진행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방에서 우렁찬 박수소리가 건물 내에 가득 울려 퍼졌다. 골키퍼,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부분과 함께 올해의 선수로 나눠진 이번 발표에서 리버풀은 수비수를 제외한 전 부분에서 상을 휩쓸었다. 골키퍼 부분에서 팀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끈 레이나가 수상을 했으며 미드필더 부분에서는 스티븐 제라드가 그리고 공격수 부분에서는 당연하게도 김현준이 수상했던 것이다. 수비수 부분에서도 리버풀과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바르셀로나의 카를로서 푸욜이 상을 타내며 2012 – 13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팀들끼리 모든 상을 싹쓸이했다. 그리고 이 네 선수를 후보로 선정한 Uefa 올해의 선수상에서 김현준이 또 다시 상을 타내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2 시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엄청난 득점감각을 뽐내며 리버풀을 쿼드러플로 이끈 공로가 인정된 것이다. '김현준! 작년에 이어 Uefa 올해의 공격수, 올해의 선수상 2관왕의 영예를 거머쥐다.' [EPNM = 김민철 기자] 리버풀을 쿼드러플로 이끈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이 올해 Uefa 가 선정한 유럽축구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한국 선수가 Uefa에서 선정한 수상자를 배출한 경우는 김현준이 유일하다. 김현준은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우승,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포함해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이룩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수행했다. 거기에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그리고 마리오 만주키치를 압도했다. 상을 받고난 이후 김현준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중 하나를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라며 짤막한 수상소감을 표했다. 또한 매 경기 골을 터뜨릴 정도로 엄청난 득점감각을 뽐내고 있는 김현준은 이번 시즌에도 시즌 초반부터 프리미어리그 4경기 6골을 터뜨리며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4연속 득점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한편 오늘 시상식에는 2013 – 14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 추첨식도 함께 거행되었다. 김현준이 속한 리버풀은 PSG, FC 쾨벤하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한 조로 편성되었고,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이어 레버쿠젠, 셀틱, FC 바젤과 한 조로 편성이 되었다. “"관왕! 축하한다!" "역시 준! 대단해! 스티브도 축하드려요!" "하하하! 고마워. 이 나이에 또 다시 이 상을 받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다 이 녀석 덕분이지." 현준의 어깨를 감싸는 제라드의 모습에 모든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수상식과 챔피언스 리그 조추점식을 마치고 리버풀에 돌아온 일행들은 당연하게도 모든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특히나 올해의 수비수상을 제외하고 모든 상을 싹쓸이 한 만큼 리버풀 구단은 축제 분위기나 다름없었다. 프리미어리그도 4 라운드에서 볼튼을 3 대 1로 꺾고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4일 뒤 프리미어리그 5 라운드가 있었지만 달글리쉬 감독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 줄 겸 훈련을 취소하고 파티일정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현준을 향해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나 현준은 리버풀에서 골 스코어러나 다름없는 선수다. 리버풀 소속으로 엄청난 골을 넣은 선수였던 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당연히 이번 유럽 최고의 공격수 부분에 대한 상을 수상함으로써 매 경기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여 있을 거라는 우려 섞인 언론의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론 현준은 그런 점에 대해서는 전혀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에이전트인 오언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었다. "아뇨. 별로 부담스럽지 않은데요." "그래도 준. 공격수는 매 경기 골을 넣을 수 없어. 그리고 그 누구도 매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언론은 이제부터 준, 너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서 신경을 쓸 거야. 별거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고 말이지." 축구선수로써 현준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현준의 실력은 이번 시상식에서도 볼 수 있는 유럽 최고에 손꼽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같이 뛰던 동료도 오언은 박지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김현준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기 전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라 한다면 대부분 박지성을 꼽았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어 놓은 박지성은 아시아의 모든 사람이 응원했던 아시아의 자랑인 축구 선수였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박지성에 대한 기대와 인기들이 김현준에게로 모두 옮겨가고 있었다. 김현준이 이적하기 전 리버풀은 그냥 단순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현재 리버풀은 아시아에서 우리들의 리버풀이라고 불렸다. 단지 한 선수, 김현준이 뛰고 활약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만큼 아시아 시장에서 김현준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오언은 이런 큰 가치를 지닌 선수가 더욱 더 오래오래 축구선수들의 정점에서 생활하기를 바랬다. "알았어요. 오언." 자신의 에이전트인 오언의 걱정에 현준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언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이야기를 꺼내는지는 현준도 예상하고 있었다. 아마 과거의 자신처럼 언론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 게 분명했다. '언론이야 뭐...' 오언의 걱정을 떠올리며 현준은 속으로 피식 미소를 지었다. 언론의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쓸 정도로 현준은 자신이 정신수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 그러고보니 준. 이제 곧 있으면 매니저를 붙여야 하겠는데..." "매니저요?" 오언의 말에 현준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예전부터 오언이 매니저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표정을 풀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자신이 필요한 매니저의 조건에 대해 오언에게 말했던 것도 기억이 나고 있었다. "그래. 준과 같은 한국 사람이야." "한국 사람이요? 의외네요." 현준은 또 다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진짜로 놀란 표정이었다. 표현은 매니저였지만 매니저도 에이전트나 다름없는 직업이었다. 에이전트의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에서 FIFA 에이전트 자격증을 획득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할 정도의 사람이 있다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마 확실한 것은 3 주 뒤쯤이나 알게 될 거야." "3주 뒤요? 생각보다 매니저가 굉장히 늦게 오네요?"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매니저를 붙여주겠네만..." "아뇨. 그러실 필요는 없고요." 오언의 말에 현준은 손을 흔들었다. 매니저는 있어도 그리고 없어도 상관없었다. 굳이 꼽는다면 없는 편이 현준에게는 더 좋았다. 자신의 사생활을 매니저에게 보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한국 사람이라니...여자인가요?" 성별을 묻는 남자의 본능과도 같은 현준의 질문에 오언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현준도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현준의 대답에 오언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굳이 미스 리에 대해서 자세하게 현준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미스 리가 현준의 매니저가 될 지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게 아니었다. 아직 그녀는 FIFA 에이전트 시험에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언과의 간단한 식사 및 이야기를 마친 현준은 자신의 차를 몰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사흘 마다 시합이 있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훈련은 필요하다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많이도 왔네." 꺼놨던 핸드폰을 키자 수많은 진동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전부 부재중 통화메시지였다. 대부분 자신이 Uefa 올해의 공격수와 올해의 선수상을 축하해주기 위해 건 전화일 터였다. "별 거 없네..." 부재중으로 찍힌 전화번호를 확인한 현준은 옆 좌석으로 핸드폰을 던졌다. 대부분 친구 및 한국 축구협회에서 온 전화들이었다. 탈리사와 레리엘에게서 온 전화가 의외이긴 했지만 그녀들 또한 축구를 좋아하는 악마들인 만큼 자신의 수상을 Tv 로 보고 축하해주기 위해 건 전화인 듯싶었다. "오늘 밤은 돌아가서 제대로 사랑해줘야겠군." 현준은 이번 Uefa 시상 및 여인은 경기 때문에 위해 며칠 간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구단과 훈련장 그리고 스위스를 오가야했었다. 거기에 자신의 수상을 축하하는 구단 관계자 및 축구 원로들과 같은 퀘퀘한 남정네들만 상대했던 만큼 탈리사와 레리엘에게 생각이 미치자 현준은 오늘 밤에 안을 그녀들의 몸을 떠올리며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2편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내일 2편 올리도록 하지요. 00413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훈련은 별 거 없었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약속된 연계 플레이를 펼쳐 보는 것과 함께 체력회복에 중점을 두는 게 다였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및 FA 컵 그리고 칼링컵 경기도 대비해야했다. "캡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현준이 고개를 돌렸다. 코너코디와 안드레 위즈덤이었다. 무언가를 바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그 둘의 모습에 현준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준비됐어. 오늘 늦게 들어가도 되겠어?" "물론이에요." 코너 코디와 안드레 위즈덤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앞에 놓인 공을 강하게 뻥 찼다. 보통 훈련이 끝나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집으로 향한다. 다음 경기를 대비하거나 혹은 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보통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훈련은 해가 지기 전에 끝이 난다. 약 오후 2, 3시 정도만 되면 모든 훈련이 종료되는 것이다. 당연히 나머지 시간은 개인 시간이었고, 그 시간에 코너코디와 안드레 위즈덤이 현준에게 한 가지 제의를 한 것이었다. '남아서 같이 훈련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리버풀의 주장이라는 위치 때문인지 쭈뼛거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두 선수의 행동을 떠올리며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그렇게 어렵나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리고 그런 두 선수의 제안을 현준은 당연하게 허락했고 말이다. 어차피 집에 가서 할 일도 없었고, 만약 추가 훈련으로 리버풀의 미래를 책임질 두 선수의 실력이 늘어난다면 현준의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었다. 덤으로 두 선수는 자신과 같은 에이전시 소속. 챙겨주고픈 마음도 조금이나마 있었다. '피곤 할 텐데 열성적이네.' 자신과 함께 남아있는 두 선수를 보며 현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거기에 마렉 함식도 덤으로 추가 훈련을 하고 싶다고 남았다. '그나저나 함식이 자신도 추가훈련을 하겠다고 말한 건 의외네...' 이번 시즌 리버풀로 이적해 온 함식은 아직 리그 3 라운드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성공적인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함식으로서는 그 평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금 더 준하고의 호흡을 맞춰야 돼.' 세리에 A 의 나폴리에서는 라베찌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 그였다. 하지만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제대로 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비록 사람들은 자신의 영입이 성공적이라고는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함식은 조금이라도 더 빨리 프리미어리그의 적응에 성공해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싶어 했다. 그런 탓에 리버풀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현준이 추가 훈련을 한다는 말에 슬그머니 끼어든 것이다. 현준과 수아레즈, 현준과 제라드의 조합이 리버풀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공격 카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함식은 현준과 마렉 함식이라는 조합이 리버풀의 가장 강력한 공격 패턴이 되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더 자연스럽게 현준과 호흡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남아서 훈련을 하더라도 말이다. "기껏해야 1시간 정도 할 테니 체력적인 부담도 없고 말이야." 함식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공을 들고 그라운드로 향했다. 리버풀의 로테이션 정책에 따라 매 경기 출전은 하지 못했던 그였다. 당연히 체력이 남아돌았기에 조금이라도 더 남아서 훈련을 해도 상관없었다. 코더 코디와 안드레 위즈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 그 둘은 교체로만 1 경기 출전한 게 전부였다. 저번 시즌 막판 리버풀의 스쿼드에 힘을 보태며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일조를 했던 그들이었지만 쟁쟁한 선배 선수들의 경쟁에 밀리며 이번 시즌에는 영락없이 벤치만을 지켜야 했다. 당연히 실력을 가다듬어 주전 자리를 꿰차고 싶을 게 분명했다. 현준 또한 악마의 신체를 지니고 있는 만큼 체력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좋아! 올려!!!" "조금 더 침착하게 공을 봐!" 대부분의 선수들이 빠져나간 탓에 조용한 그라운드에 다시 선수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게 추가 훈련은 예상했던 한 시간을 훌쩍 넘어 두 시간 가까이 계속되었다. 세계 3대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 리그 구단의 음식은 꽤나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당연히 세계적인 선수들이 먹는 음식들인 만큼 구단 요리사의 실력이 평범할 리 없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음식은 선수들 사이에서 꽤 괜찮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리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식당에서 십여 년이 넘게 주방장으로 있는 리버풀의 광팬인 맥도날드는 지친 표정으로 식탁위에 쓰러져 있는 세 선수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휘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어차피 다음 경기에서 출전한다는 보장도 없는데요. 뭐. 이렇게 개인적으로 남아서 훈련하며 땀이나 빼는 게 더 좋아요." 코너 코디의 말에 맥도날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했다. "그러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벌써 리버풀에서 10 년이 넘게 일하며 리버풀을 거쳐 간 많은 선수들을 바라봤던 그였다. 당연히 선수가 어떤 상황에서 부상을 입는 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맥도날드의 염려에 현준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건 조절해서 하고 있어요.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훈련을 멈추고 팀 닥터에게 찾아가니까요." "뭐...그럼 다행이지만." 어차피 선수를 건강은 선수가 챙기는 것이었기에 맥도날드는 현준의 말에 더 이상 말은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대화를 들으며 마렉 함식이 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고작 2 시간 추가 훈련을 한 것뿐인데 굉장히 지치네. 하아...그래도 캡틴은 정말 멀쩡하네.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야. 나도 거친 세리에 A에서 프로 축구 선수생활을 했던 만큼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말이야." 리버풀에서 가장 체력이 좋은 선수가 누구냐 하고 묻는다면 백이면 백 현준을 꼽는다. 함식도 그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 축구 선수들 치곤 체력이 안 좋은 선수는 없었다. 처음에 함식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두 시간의 강행 훈련은 마치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기라도 한 듯 육체적, 정신적으로 굉장한 피로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멀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캡틴은 저게 정상이니까...이제는 뭐 이상하지도 않아요." "뭐, 몸에 좋은 거라도 먹고 있나...?" "한국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체력이 좋아요?" "설마..." 함식과 코너 코디의 질문에 현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훈련을 마친 현준은 바로 집으로 향했다. 어차피 집 말고는 다른 곳에 갈 일도 없었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와 현준의 집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현준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 왔어." 자신의 애마를 끌고 집에 도착한 현준은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말했다. 당연히 자신의 권속인 탈리사와 레리엘이 자신을 반갑게 반겨줄 것을 예상하고 한 말이었다. "오...오셨어요! 주인님!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무슨 일 있어?" 하지만 자신의 예상하고는 달리 집에 도착한 현준을 향해 탈리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런 탈리사의 행동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의 이런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리...리리스님의 행방을 찾았어요!" 탈리사의 말에 현준의 눈동자가 커졌다. 현준은 리리스의 권속이자 최상급에 가까운 마족이었다. 자신의 주인의 행방을 찾는 것은 권속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어...어디야?!" "아...아마 마계 같아요." "마계...?" 예상은 했던 장소였다. 리리스는 마계의 마왕. 그녀의 정체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현준은 곧 의문을 느끼고는 탈리사를 바라보았다. 분명 그녀는 '아마'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아마라니...?" "마계의 마족 중 하나인 세르비야잔의 흔적을 찾았어요. 그것도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요." "세르비야잔?" "네. 리리스님의 친위대장을 맡았던 최상급 마족중 하나예요." "호오...그 마족이 리리스님을 찾아온 건가?" 탈리사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리스의 친위대장이라면 리리스에 대한 충성심이 굉장히 높은 마족이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생각은 곧바로 무너졌다. "지금은 바알의 밑에 있지만요." 현준의 표정이 구겨졌다. 바알. 리리스와 동급인 마왕이라는 존재로 한 때 리리스를 반죽음 상태로 만들어놓은 장본인이었다. 당연히 현준의 입장에서도 적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렇다면 세르비야잔이 리리스님을 해한 건가?"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전투 흔적은 전혀 남아있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차원이동을 한 흔적은 남아있었어요." 탈리사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세르비야잔이라는 바알의 부하인 최상급 마족이 무슨 의도로 리리스에게 접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아무런 흔적도 없이 리리스를 해할 수는 없었을 터였다. 그녀가 최상급 마족이라면 리리스는 마왕이었다. "그렇다면 리리스님은 자의로 마계로 향한 것인가?" "그것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장소에서 최상급 마족인 세르비야잔의 흔적이 끊긴 것을 보면 아마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준은 머리를 살짝 흔들었다. 탈리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리리스는 거의 확실하게 마계로 향한 것 같았다. 하지만 왜 그곳으로 향했는지는 의문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리리스를 찾으러 갈 수도 없었다. 일단 차원의 문을 여는 방법조차 몰랐다. 자신의 몸에 어마어마한 양의 순수한 마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일단 마계로 가는 방법을 찾아야겠네. 탈리사 혹시 마계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 "아...아뇨." 현준의 말에 탈리사가 고개를 저었다. 타락 천사라고는 하지만 본래 그녀는 천족이었다. 그것도 천족 중에 최하위급인 9 등급에 속한 엔젤즈였다.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저...저도 그것은 무리예요.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여는 방법을 아는 천족은 최소한 제 3계급 이상의 천족들 뿐이예요." 6등급 천족으로 탈리사보다는 고위급 천족계급인 능천사였던 만큼 마계의 문을 열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가졌던 레리엘도 현준의 질문에 고개를 내저었다. "3등급이라..." 최소 3등급 이상의 천사만이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 수 있다는 말에 현준은 한숨과 함께 침대에 몸을 던졌다.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도 차원의 문을 여는 방법은 알지 못했다. "빌어먹을...이럴 줄 알았다면 리리스님에게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여는 법에 대해서 물어보기라도 하는 건데..."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마계로 향해 리리스의 행방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지 못하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나마 리리스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잡았다는 것이 만족해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공지를 올리고 글을 써야지 하다가 슬럼아닌 슬럼프를 겪었네요. 중간에 생일도 껴있어서 마음이 들떠서 딴 짓을 많이 한것도 패인... 이 한 편을 쓰는데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걸릴 줄이야...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글이 마음에 안드네요. 어제도 밤새 쓰고 고치고 오늘도 그랬는데 불구하고 하아... 어쨌든 즐감하시길, 여튼 공지까지 써놨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00414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9월 초에 주어진 열흘간의 긴 리그 휴식 기간 동안 현준은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여는 법을 찾기 위해 세계 여기저기를 누볐다. 혹시나 아직 인간계에 남아있는 고위급 마족이나 천족을 찾기 위해서였다. 시즌 중에 휴가를 간다는 현준의 통보에 리버풀 구단은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에 달글리쉬 감독은 흔쾌히 현준의 휴가를 허락했다. "빌어먹을...예전에 만났던 최상급 마족 같은 존재가 또 안 나타나나..." "마족과 천족들의 전쟁은 총력전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래도 남아있는 최하급 마족이나 천족들이 어디 있을 텐데요..." "그랬으면 좋겠는데...레리엘 다음은 어디지?" "뉴욕이에요. 한 때 천족들의 본거지나 다름없는 곳이었으니까 그래도 최하급 천족들은 남아있을지도 몰라요." 아시아, 유럽, 남미, 아프리카까지 바삐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현준은 일부로 순수한 마기를 흩뿌리며 마족이나 천족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었다.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느낀 천족이나 마족들이 자신에게 찾아오기를 바래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단 한명의 천족이나 마족을 볼수 없었고 결국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여는 단서는 티끌만큼도 찾아내지 못했다. 천족과 마족과의 전쟁이 얼마나 크게 벌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흔하게 봤었던 최하급 마족이나 천족들조차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천족들이라도 부를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일주일동안 지구 곳곳을 누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한 채 결국 리버풀로 돌아온 현준이 탈리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지금 저로써는 천족들을 부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예상했던 대답에 현준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레리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레리엘도 고개를 흔들었다. 능천사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을 때는 모르겠지만 현재 그녀는 타락천사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현준이 한숨과 내쉬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상황이 이러면 언제 마계로 갈 수 있을지 장담 못하겠는데..." "그래도 전쟁이 끝나면 인간계로 천족이나 마족들이 넘어올 게 분명해요." 주인인 현준의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함일까? 탈리사가 말했다. 그런 탈리사의 말에 현준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자신의 힘으로는 마계로 향할 수 없었다. 최소한 고위급 천족 혹은 마족들이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느긋하게 생각하자...' 아마 전쟁이 끝난다면 그들은 인간계에 나타날 게 분명했다. 그 때 그들과 접촉할 수만 있다면 마계로 가는 차원의 문을 여는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몰랐다. "보통 전쟁은 얼마나 지속되지?" "...예전에 있었던 전쟁은 인간의 시간으로는 약 2 천 년간 계속되었어요." "......" 레리엘의 대답에 현준은 쓴 웃음과 함께 머리를 흔들었다. 2000년. 상상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9월 9일. 리버풀의 홈구장 안 필드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서포터즈 콥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져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안 필드의 2개 섹터를 차지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의 원정팬들은 그런 리버풀 서포터즈의 기에 눌려 조그마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응원가를 외칠 뿐이었다. "오늘 리버풀과 웨스트브롬의 경기는 어떻게 생각해?" "당연히 리버풀의 낙승이죠." 오늘 경기의 중계에서 호흡을 맞출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조민호 캐스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현재 4연승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달리고 있는 팀이 바로 리버풀이다. 부상자도 없었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적해온 선수들도 딱히 나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4경기 동안 12 골 2 실점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보여줬다. 그에 반해 웨스트브롬은 4 경기 동안 1승 3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웨스트 브로미치 팬들은 울상일거야." "리그 대진표가 좀 그렇죠." 이번 시즌 웨스트브롬은 초반부터 강팀들을 줄줄이 만났다. 스토크 시티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버튼, 첼시를 연달아서 상대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는 리버풀을 상대하는 것이다. "그나마 에버튼을 1 - 0 으로 잡아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이번 시즌 웨스트 브롬은 개막부터 4연패를 기록했을 거야." "오늘 경기 끝나면 아마 패가 하나 더 늘겠죠. 웨스트 브롬이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리버풀을 상대로 이기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요. 웨스트브롬이 FA 에 밉보인거라도 있나 봐요. 일정이 이렇게 짜이다니..." "하하하! 그거 FA 음모론인가?"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나저나 오늘 경기 김현준이 몇 골이나 넣을까?" "글쎄요. 넣을 수도 있고 못 넣을 수도 있겠죠." 조민호는 어깨를 으쓱했다. 공격수가 매 경기 골을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선수들에게 팬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프리미어리그에는 팬들을 열광시키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다. 현재 득점왕을 두고 경쟁을 하는 리버풀의 김현준, 맨체스터 시티의 호날두, 그리고 조세 무링요의 부임으로 부활한 첼시의 토레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로빈 반 페르시와 같은 선수들이 그랬다. "호날두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데 이번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은 웨스트 브롬을 상대로 현준이 대량득점 좀 올려주면 마음이 편할 텐데 말이야." "해설위원님도 참...이제 시즌 시작이라고요." 신연호의 말에 조민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이었다. 프리미어리그가 38라운드까지 벌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이제 갓 5라운드가 지난 시점에서 득점왕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한국팬들에게는 이번 시즌 득점왕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대한 것이 굉장히 중요했다. 바로 이번 시즌 김현준이 득점왕을 차지하면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4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선수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벌써부터 이렇게 설레발치면 안 될 텐데...' 조민호는 며칠 전에 봤었던 인터넷 찌라시를 떠올렸다. 현재 현준은 4경기에 선발출전에 7골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상을 보였다. 그런 기록으로 봤을 때 이런 기세라면 현준이 아마 60 골 이상을 득점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리고 아마 이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최소 40, 50골을 넣는 선수가 차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여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조민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프리미어리그에서 50골을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현준이 그런 기록을 달성한 적은 있었다. 2011 - 12 시즌 리그에서만 무려 52골을 넣으며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팬들의 눈이 높아져도 너무 높아졌어.' 세계 3대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넣고 득점왕을 차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준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유럽에서 아시아인이 득점왕을 차지한 적이 없다는 것을 봐도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팬들은 당연하게끔 이번 시즌에도 현준이 득점왕을 차지할 것이라고 외치고 다녔고, 심지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할 거라는 말도 공공연히 하고 다녔다.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이란을 잡고 가까스로 브라질 월드컵 직행티켓을 손에 넣었던 것도 생각하지 못한 채 말이다. "이러다가 김현준이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한 모습이라도 보인다면 큰일이겠네..." 운동선수가 매번 좋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현준이 조금이라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조민호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인내심이 부족한 한국 팬들이 어떻게 나올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오늘도 골 넣어야지? 준?" 현준이 오늘 경기를 위해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도중 함식이 말을 걸었다. "아아...그랬으면 좋은데. 뭐 매 경기 골을 넣을 수는 없으니까." "크리스티아누가 6골로 바짝 쫓아오고 있다고. 빨리 달아나야지." "뭐 매번 골을 넣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당연히 넣으면 좋겠지. 그나마 맨시티 상대가 아스날이잖아. 아스날을 상대로 뭐 호날두가 골을 안 넣기를 바래야지." 현준의 말에 함식을 비롯해 오늘 경기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4경기 동안 현준은 7골을 터뜨렸다. 리버풀이 4경기에서 12골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팀의 득점 반이 넘는 골을 김현준 한 선수가 터뜨린 것이다. 리버풀 선수들은 그것만 봐도 김현준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괜히 '그라운드의 지배자'이며 리버풀의 주장완장을 폼으로 달고 있는 게 아니었다. 당연히 그럴만한 실력이 있었다. "오늘 제대로 제가 팍팍 밀어드리겠습니다." 오늘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는 괴체가 가슴을 탕탕 두드리며 호언장담하듯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오늘 경기 골을 넣는다면 분명 기분이 좋은 일이 될 터였다. 하지만 현준은 골보다도 오늘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리버풀이 승리하기를 바랬다. '펜타플...' 저번 시즌 쿼드러플을 달성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FA 컵, 칼링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까지 리버풀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란 대회는 전부 우승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것보다도 더욱 더 높은 목표를 이루고 싶었다. 언제까지 프로 축구 선수로써 리버풀에서 생활할지 모르는 일이지만 마계로 가기 전 이 곳에 자신이 존재했다는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클럽 월드컵이 언제였지...?' 현준은 전에 오언에게 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오언은 모로코에서 12월 11일부터 21일까지 클럽월드컵에 개최된다고 말했었다. '빡빡한 일정이 되겠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각 대륙의 축구 수준에 따라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인 리버풀은 자동적으로 클럽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한 상황이라는 점이었다. "오늘도 이겨서 승점 3점을 획득해 놔야 겠군."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9월 말부터는 칼링컵에 들어가야 겠고, 12월이 지나면 챔피언스 리그를 비롯해 프리미어 리그 그리고 클럽월드컵과 FA 컵에도 들어가야했다. 당연히 이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스쿼드가 두텁다고는 하지만 선수들의 체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12월 전까지 최대한 프리미어 리그에서 승점을 획득해 놓을 필요가 있었다. "당연하지." 그런 현준의 중얼거림을 들은 제라드가 현준의 말을 맞장구쳤다. 그리고 리버풀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전반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붙였고, 경기는 4 - 0 리버풀의 압승으로 종료되었다. [김현준 파고 듭니다!] [때려야죠!! 슛!!! 들어갑니다! 골!!!] [골입니다!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8호골!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벤 포스트 골키퍼를 무너뜨립니다!] 웨스트 브로미치 경기에서 현준은 자신의 클래스를 그라운드에서 어김없이 보여주었고, 최전방 공격수로써 날카로운 슈팅으로 웨스트 브로미치 골문을 노렸고, 결국 1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 5경기 연속득점행진을 기록한 것이다. 어렵지 않게 승점 3점을 획득한데다가 골까지 넣었고 어시스트 또한 2개를 기록하며 오늘 경기 MOM을 차지했다. 특히 오늘 경기 현준의 절묘한 크로스를 발리 슛으로 연결해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넣은 마렉 함식은 그 누구보다도 기뻐했고, 그 모습을 보며 선수들은 기분 좋게 프리미어리그 5 라운드 경기를 마무리했다. ============================ 작품 후기 ============================ 아 코멘트 저 삭제한적 없어요. 공지를 폭파하니까 저절로 코멘트도 날아갔는데 그 코멘트 저만 볼 수 있게 남아있습니다. 전 이제까지 코멘트 삭제한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자레드님이 말씀하신 코멘트요? 2013년 5월 19일 1시 24분에 남기셨네요. 공지 폭파 때문에 저만 볼 수 있게 남아있습니다. 그럼 오늘도 즐감하시길. 00415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김현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을 상대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버풀의 대승을 이끌다.' '김현준. 시즌 8 호골과 함께 2도움으로 팀의 4 – 0 승리에 맹활약!' 프리미어리그 5 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전에서 현준은 팀의 4골 중 무려 3골에 관여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한국 축구 팬들도 이런 김현준의 활약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물론 해외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많았다. 아스토 빌라의 기성용,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볼튼의 이청용, 함부르크의 손흥민등 현재 한국국가대표팀의 주축이나 다름없는 선수들이 그랬다. 그러나 김현준 만큼이나 해외리그에서 골을 많이 터뜨리며 팬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선수는 없었다. 다른 한국 축구선수들과는 달리 현준은 유럽리그에서 세계 최정상급이 아니라 레전드급 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는 활약을 보였었다. 프리미어리그 3연속 득점왕. 거기에 이번 시즌에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인다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4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도 있었다. - 리버풀이 5연승 이라니 진짜 칠버풀, 칠버풀 할 때가 생각난다. 눈물이 앞을 가리네. - 김현준 영입해서 리버풀 계 탄거임. - 김현준 이번 시즌에 리그에서 50 골 정도는 넣을 수 있음? - 다른 선수라면 미쳤냐고 하겠는데 김현준이니까 고려해봄. 솔까 김현준은 이미 한 번 그런 기록을 세웠다는 거에 ㄷㄷㄷ임. - 호날두 어제 아스날 개바르며 해트트릭 했던데 김현준 몇 골임? - 호날두 9골 김현준 8골임. 날동이가 한 골 앞서 나가고 있음. 리버풀의 5연승과 김현준의 시즌 8 호골 소식은 실시간으로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전해졌다. 이미 리버풀은 한국의 국민클럽이나 다름없었다.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적인 클럽이 박지성을 영입하면서 한국 축구팬들이 가장 잘 알게 된 클럽으로 된 것처럼 말이다. 축구에 대해 관심이 없는 어성들과 연예인들도 김현준이라는 이름과 리버풀이라는 축구 클럽만큼은 다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현준에게 향하는 국민적인 관심은 엄청났다. 더군다나 현준은 이미 리버풀을 쿼드러플로 이끌었고, 3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년 연속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을 한국팬들에게 보여줬었다. 특히나 이번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4 연속 득점왕이 걸려 있었다. 그렇기에 한국의 축구팬들은 김현준이 출전한 리버풀의 경기 하나하나가 끝날수록 인터넷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다음 경기는 챔피언스 리그로군. 컨디션은 어때?" "그냥 그래요. 엄청나게 좋은 것은 아닌데, 나쁘지는 않아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찾아온 오언의 말에 현준은 가볍게 몸을 풀며 대답했다. 그런 현준의 대답을 들으며 오언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렇게 오언이 멜우드 트레이닝 찾아온 까닭은 바로 리버풀이 다음 경기가 챔피언스 리그 32 강 A 조 조별예선 경기이기 때문이었다. 상대는 FC 쾨벤하운이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연고지로 덴마크 슈퍼리가에서 활약하는 FC 쾨벤하운은 덴마크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클럽이었다. 2000년대에만 들어서 2001, 2003, 2004, 2006, 2007, 2009. 2010, 2011 년등 무려 8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팀이었다. 2009 – 2010 시즌에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홈에서 만나 1 – 1 무승부를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진출한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리버풀과 비교한다면 그래도 전력이 한 수 떨어지지.' FC 쾨벤하운의 전력을 떠올리며 오언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쾨벤하운이 과거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FC 쾨벤하운이 16강에 진출한 것은 그 당시 이변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리버풀의 케니 달글리쉬도 챔피언스 리그 첫 단추를 꿰는 경기인데다가 코펜하겐까지의 원정 경기라고는 하지만 전력상 한 수 아래나 다름없는 쾨벤하운을 상대로 1군 선수진을 내보낼 생각은 없었다. 5개의 리그를 치러야 하는 만큼 일찌감치 선수들의 체력저하와 부상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FC 쾨벤하운 전에서 코너 코디와 안드레 위즈덤이 기회를 잡았고, 그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해 오언이 이렇게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멜우드까지 찾아오시다니? 딱히 좋은 추억이 담긴 곳은 아니잖아요." "하하. 지금은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있으니까 상관없어." 현준의 말에 오언은 웃으며 대답했다.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던 탓에 리버풀에서 유다라고 불리며 서포터즈인 콥들 및 리버풀 보드진과도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은퇴 후 제라드의 소개로 H&G 에이전시의 에이전트가 된 이후 점점 리버풀과의 관계를 개선시켜 나가고 있는 그였다. "그나저나 코디와 잭은? 어디 있는지 알아?" "아까 샤워장 쪽으로 가던데요. 조금 기다리다 보면 올 거예요. 이거이거 나보다 코디와 잭을 먼저 챙기다니. 이거 섭섭한데요? H&G를 먹여 살리는 것은 저라고요." "엄밀히 말하자면 자네와 스티브가 대표지." "하하하하!" 장난스러운 자신의 질문을 받아치는 오언의 대답에 현준은 멋쩍게 웃었다. 어째서 오언이 멜우드까지 찾아왔는지는 굳이 그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은 작년 챔피언스 리그 4 강에도 출전했던 선수들이었다. 물론 시즌 막판 수비진의 체력저하 때문에 일종의 땜빵이나 다름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챔피언스 리그 4강이라는 크고 비중 있는 경기의 경험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번 시즌 아직까지 그 둘은 벤치멤버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유망주 딱지를 떼어낼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데다가 리버풀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라이언 쇼크로스와 이번 시즌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마마두 사코, 카일 워커. 그리고 과거 리버풀의 수비를 책임졌던 다니엘 아게르, 호세 엔리케등 베테랑 수비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이었다. '그 녀석들에게 조언을 해주려고 온 것 일 테지.' 비록 상대는 한수 아래나 다름없는 팀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챔피언스 리그 본선까지 진출한 팀인 만큼 결코 무시할 주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리버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인데다가 H&G에 소속된 몇 안 되는 선수인 그 둘에게 오언이 직접 조언을 하기 위해 이렇게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까지 온 것 같았다. '충분히 오언의 조언이라면 도움이 되겠지.'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발롱도르를 차지한 적이 있는 선수인 만큼 오언의 경험은 그들에게 아주 큰 조언이 될 게 분명했다. "아! 그러고보니 준. 요즘 무리하는 거 같던데?" "무리요?" 고개를 갸웃거린 현준이 오언을 바라보았다. "그래.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경기 중에 템포를 잘 조절하는 것도 중요해. 뭐 초반이라 크게 문제는 없을 테지만 그렇게 매 경기 하이 텐션으로 뛰다가는 결국 나중에 돌아오는 것은 부상이야." 오언의 말에 현준은 살짝 굳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자신에게는 프리미어리그 최초 4연속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었다. 만약 이번 시즌에도 득점왕을 따낸다면 차지할 수 있는 타이틀이었다. 물론 리그를 씹어 먹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3년 동안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만큼 현준은 이번 시즌에도 당연히 득점왕을 차지할 생각이었다. 리버풀의 5관왕이 최우선적인 목표였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4연속 득점왕 타이틀도 놓칠 수 없었다. 그리고 당연히 순수한 마기와 악마의 신체를 지니고 있는 만큼 4연속 득점왕은 어렵지 않게 차지할 것이라는 게 현준의 예상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존재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예상은 했는데 역시 대단하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활약을 떠올리며 현준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현재 자신과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3대 선수라고 불리는 선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거금을 들여 레알 마드리드에서 호날두를 영입했던 것이다. 그리고 과거 프리미어리그를 평정하며 레알 마드리드를 떠났던 호날두는 엄청난 이적료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5경기 9골. 특히 5 라운드 아스날 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 – 2 대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그런 호날두와 현준의 맹활약을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 언론에서도 크게 집중 조명하며 독자들의 흥미를 끌어들이기 위해 라이벌 구도로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호날두는 5경기 9골 1어시스트 난 5경기 8골 3어시스트...' 공격 포인트로 따진다면 자신이 훨씬 많았다. 어시스트가 1개 뿐인 호날두에 비교해 자신은 어시스트를 3개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이제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막 5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그래도 신경이 쓰이긴 했나보네.' 하지만 자신의 득점기록을 맹렬하게 추격하는 호날두 때문이었을까?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내심 신경이 쓰인 모양이었다. 순수한 마기와 악마의 신체를 지닌 자신이다. 호날두가 현재 득점포를 연이어 쏘아올리고는 있지만 한 시즌 내내 매 경기 득점행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메시가 바로 그 증거였다. 축구의 메시아, 바르셀로나의 메시아라 불리며 그 어떤 축구 선수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었던 리오넬 메시는 이번 시즌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몇 년 동안 쉬지 않고 주전으로 바르셀로나에서 매 경기 출전하며 신체에 조금씩 무리가 갔던 것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호날두 또한 종종 부상을 입었다. 비록 장기부상은 아니어도 허벅지나 발목에 부상을 입었던 적이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난 다르지.' 악마의 신체가 있는 이상 자신은 부상에 신음할 염려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부상을 입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었다. 당연히 오언으로서는 자신의 부상에 대해 염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의할게요. 요즘 호날두의 득점왕 경쟁이 너무 극성이라서요. 은근 신경 쓰였나봐요." "그렇겠지. 프리미어리그 4 연속 득점왕이라니. 이안 러시나 케니 달글리쉬도 해내지 못했던 일이라고. 심지어 앨런 시어러나 티에리 앙리도 말이야." "그러게요. 4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제 이름이 남는 거잖아요. 또한 리버풀 팬들도 언제까지나 저를 기억할테고요. 그렇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나 봐요." "그렇겠지. 하지만 준. 프로선수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야. 그리고 부상은 약간의 무리로 인해 시작이 된다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도 좋지만 그것 때문에 무리하다가 부상을 당하면 오히려 다잡은 타이틀을 놓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주의하라고." "네." 진지한 오언의 말에 현준은 묵묵히 대답했다. 악마의 신체를 지닌 자신이 부상을 당할 일은 없었지만 오언의 진지한 모습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대답에도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오언은 심각한 표정을 짓다가 무언가 생각났는지 손뼉을 치며 입을 열었다. "아. 준. 그러고보니 이제 곧 매니저가 들어 올 거야." "매니저요?" 오언의 말에 현준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오언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는 행동이었다. ============================ 작품 후기 ============================ 많은 작가분들이 공지 없이 잠수를 타는 것에 대해서 자레드님께서 물어보셨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답변해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엔 정말 글이 잘 안써진다거나 혹은 그 날 회식이나 갑작스런 데이트, 술자리등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공지를 올리지 못하고 하루를 보냅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굳이 컴퓨터를 켜서 공지를 올리지 말고 그냥 내일 써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그리고 이게 금새 며칠이 지나버리게 되더랍니다. 특히 슬럼프 때문에 글도 잘 안써지는데 드라마를 본다거나 게임이나 해야지 이러면 글 생각은 하나도 안난다는... 그러다가 중간에 공지라도 좀 올려야지 이러다가 괜히 욕먹을 까봐 그냥 나중에 글이나 써서 올려야겠다 생각하고 만다는... 더군다나 집에 일이 있다거나 사고라도 생기면 굳이 개인적이 사정을 말해가면서 공지를 올릴 생각을 못하더군요. 덧붙이자면 슬럼프는 정말 무섭습니다. 잘 쓰던 작가를 무기한 연중으로 만들어 버리는 게 슬럼프. 00416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딱히 매니저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자신의 직업과 관계된 모든 일을 대신해서 처리해줄 사람은 필요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에이전트였다. 현재 H&G 에 속한 에이전트는 마이클 오언 한 명. 오언 혼자서 자신과 나머지 세 선수를 감당해야하는 것이다. 에이전트 하나가 네 선수를 고객으로 삼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 이상의 선수를 고객으로 삼고 있는 에이전트도 많았다. 하지만 오언이 자신의 모든 사소한 일들까지 대신해서 처리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 면을 생각해본다면 현준은 어째서 오언이 자신의 매니저를 구해주기 위해 노력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어차피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예전부터 오언은 몇 번이나 자신에게 매니저가 들어올 것이라고 이야기해줬었다. 거기에 9월 중순쯤에 자신의 매니저가 생길 것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까지도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었다. "음. 그게 이번 9월에 FIFA에서 에이전트 자격증을 딴 초짜긴 하지만 현준 자네와 같은 한국 사람이더군. 게다가 자네도 잘 아는 사이라던데?" "한국 사람요?" 현준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오언이 말에 놀란 것이다. 한국 사람이 프리미어리그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랑 잘 아는 사이...?' 게다가 오언의 뒷말이 머릿속으로 맴돌았다. 나랑 잘 아는 사이라니? 자신과 관계된 사람 중에 FIFA 에이전트 자격증을 따려고 했던 사람이 있던가 하고 생각을 해봤지만 그 누구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친한 친구였던 지훈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에 연락했을 때도 지훈은 회사일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고 말했었다. 게다가 최근에 눈 부위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고 했었다. 그런 애가 FIFA 에이전트 시험을 봤을 리는 없었다. 갑자기 궁금증이 무럭무럭 솟아올랐다. 대체 자신이 아는 사람 그 누가 FIFA 에이전트 자격증을 획득하고 자신의 매니저로 들어오는 지 말이다. "자네도 잘 모르는 모양이군. 하하하." "대체 누굽니까? 제 매니저라면 저도 잘 알아야지요." "자네도 잘 아는 사이라니까?" "전혀 짐작이 안 가는데요. 말해줘요. 마이클." 궁금증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안절부절못하는 현준의 모습에 오언이 재미있다는 듯 계속해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에이전트로 일하면서 현준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난 가보지. 궁금하면 자네 주위에서 한 번 찾아보게나. 하하하." "마...마이클!" 현준은 끝까지 오언의 입에서 자신의 매니저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오언이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이 모습을 드러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현준은 그날 하루 종일 머릿속으로 자신의 매니저가 누구인지 궁금증을 품은 채 생활해야 했다. 집에 가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주위에 있는 친구들은 다들 FIFA 에이전트 자격증이라는 것도 처음 들어봤다는 반응이었다. "......오언이 사기를 쳤을 리는 없는데..." 현준은 결국 한숨과 함께 매니저에 대한 궁금증을 다음으로 미뤘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일이었다. 리버풀과 FC 쾨벤하운과의 챔피언스 리그 A 조 1차전은 쾨벤하운의 홈인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그 때문에 리버풀 선수들은 덴마크의 코펜하겐까지의 먼 거리를 이동해야했지만 피로를 호소하는 선수와 스텝진은 그 누구도 없었다. 작년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차지한 이후 구단주가 큰 마음을 먹고 구입한 전용기가 제 역할을 뽐낸 것이다. "역시 전용기는 다르다니까." "그러게다. 계속해서 원정 경기만 생겼으면 좋겠는데? 전용기를 타고 다니게 말이야." 선수들은 저마다 전용기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런 모습을 보며 전용기 구입에 반대를 했던 달글리쉬 감독마저도 편안한 원정길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달글리쉬는 자신들과 맞붙을 상대에 대해 검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저번 시즌 덴마크 슈퍼리그의 우승팀인 FC 쾨벤하운은 이번 시즌에도 5 연승을 달리며 일찌감치 덴마크 슈퍼리그의 우승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흐음..." 하지만 어차피 프리미어리그에 비하면 한 수 처지는 덴마크 리그인 만큼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리버풀이 한 수 위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고, 달글리쉬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바로 오늘 경기가 FC 쾨벤하운의 홈인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점이었다. FC 쾨벤하운의 홈경기 역대 전적은 13승 1패로 무패행진에 가까울 정도로 놀라운 승률을 자랑하고 있었다. 물론 상대 팀들이 같은 리그의 팀들이라는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놀라운 승률이었다. 게다가 이번 FC 쾨벤하운의 경기에서 리버풀은 1.5 군의 선수들을 편성해서 내보낼 생각이었다. 물론 챔피언스 리그 A 조 조별예선이 중요하다는 것은 달글리쉬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최소한 매 경기 주전으로 나서줘야 할 선수들에게 벌써부터 조금씩 휴식을 주며 나중을 대비해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FC 쾨벤하운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강한 수비와 빠른 공격 전개를 무기로 하는 팀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의 중위권 팀들이 리버풀을 상대할 때 보여주는 플레이와 별 반 다를 게 없었다. '주의해야할 선수라면...' 달글리쉬 감독은 FC 쾨벤하운의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적힌 서류를 들어올렸다. FC 쾨벤하운의 선수들 중 리버풀이 유독 조심해야 할 선수중 하나는 올해 20 살의 어린 나이지만 FC 쾨벤하운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 잡은 안드레아스 코넬리우스였다. 193 cm 의 큰 키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에 강점을 보이는 그는 재작년 FC 쾨벤하운에서 데뷔해 작년 시즌에는 덴마크 슈퍼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였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스토크 시티의 토니 퓰러스 감독이 코넬리우스의 경기력을 보기 위해 직접 덴마크에 왔었고, 에버튼, 아스날도 코넬리우스의 영입에 꾸준히 연결되어 있었다. 여름 이적 시장 때 이적하지 못하며 FC 쾨벤하운에 남아있기는 했지만 이번 시즌에도 5 경기에 출전해 3 골을 성공시킨 만큼 충분히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주의해야할 상대였다. 한마디로 덴마크의 김현준이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아...실수로군. 준과 비교하다니 말이야.' 순간 성인 무대에서 데뷔 한 지 2년 만에 덴마크 슈퍼리그의 득점왕을 차지한 코넬리우스의 기록에 준을 떠올렸던 달글리쉬는 곧 준과 코넬리우스의 간격을 생각하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코넬리우스가 덴마크 슈퍼리그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고는 하지만 준은 프리미어리그 데뷔하자마자 득점왕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었던 리버풀에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선물해냈고, 그 다음 시즌에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버풀의 첫 우승을 일궈내었다. 그리고 다음 시즌에도 어김없이 맹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에게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쿼드러플을 선물해주었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2012 - 13 FIFA 발롱도르도 차지한 선수가 바로 준이었다. 코넬리우스과 어린 나이에 비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많은 클럽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축구 선수로 정점을 찍고 있는 현준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흐음..." 달글리쉬는 시선을 돌려 준을 찾았고, 곧 귀에 이어폰을 낀 채 자고 있는 현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벌써 프리미어리그 4 년차인데다가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리버풀의 주장을 달고 있는 그는 조용한 카리스마와 그라운드에서 비교할 수 없는 실력으로 리버풀의 부흥을 이끌고 있었다. '이번 경기 준의 투입은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겠군...' 이번 FC 쾨벤하운의 경기에서 달글리쉬는 노장인 스티븐 제라드와 골키퍼 호세 레이나를 스쿼드에서 제외할 생각이었다. 또한 제라드의 자리에는 마렉 함식을 리버풀의 수문장으로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레이나의 대체자로 영입한 아스마르 베고비치를 내보낼 생각이었다. 물론 코넬리우스뿐 아니라 세사르 산틴, 조르겐센과 같은 공격수들도 리버풀의 골문을 열 수 있는 요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수비수들이 호락호락하게 슈팅을 허용할리는 없겠고, 충분히 베고비치라면 그런 슈팅을 막아 내줘야만 했다. 그렇지 않다면 비싼 이적료를 들여 레이나의 대체자로 영입한 이유가 없었다. 리버풀과 FC 쾨벤하운. 둘 다 리그에서는 무패를 달리며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팀이었다. 그리고 양 팀이 맞붙는 사실은 둘 중 한 팀의 무패가 깨진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양 팀의 수준 차이를 생각해 볼 때 리버풀이 FC 쾨벤하운을 상대로 8 : 2 정도로 승리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듯이 리버풀은 저번 시즌 유럽 축구계를 제패한 강팀중의 강팀이었다. 그나마 쾨벤하운의 승률에 2 의 배당을 준 것도 FC 쾨벤하운이 그리 약한 팀이 아니라는 점과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둔 배당이었다. 와아아아아!!! 약 35000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파르켄 스타디움은 FC 쾨벤하운의 서포터즈들로 가득했다. 간간히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리버풀 서포터즈들의 모습도 있었지만 경기장 섹터 하나를 간신히 채울 만큼 그 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잉글랜드와 덴마크의 거리를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은 팬들이 오늘 한 경기를 보기 위해 덴마크까지 찾아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콥들을 위해 오늘은 절대로 져서는 안 된다." "그거야 매번 하는 이야기 아니었나요? 게다가 오늘은 경기에 전 못 나간다고요." 제라드의 말에 괴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오늘 경기 리버풀은 수아레즈와 루크 데 용의 투톱을 내세웠고, 모드리치, 마렉 함식, 세르단 샤키리, 막시 로드리게스를 미드필더로 코너 코디, 마마두 사코, 잭 로빈슨, 마틴 켈리의 포 백을 내세우는 전형적인 4 - 4 - 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 때문에 괴체는 오늘 경기 벤치를 지켜야했다. 그리고 제라드와 괴체의 가운데 끼어있는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그나저나 캡틴. 캡틴은 좀 아쉽지 않아요?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첫 경기인데 말이에요. 일찌감치 약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어놔야지 득점왕 경쟁도 수월할 텐데..."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말과 함께 현준의 슬쩍 달글리쉬 쪽으로 시선을 주며 어깨를 으쓱였다. 선수의 출전에 관한 모든 권한은 그에게 있었다. 그 모습에 괴체는 마치 몰랐다는 듯 주먹으로 손뼉을 내리치고는 입을 열었다. "역시 그라운드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지닌 캡틴도 감독의 절대권력에는 도전하지 못하는군." "애시당초 도전할 생각이 없는거라고. 그런 쓸데없는 일을 왜 하겠어." "이상한 헛소리는 거기까지 하라고." 제라드의 말에 괴체는 깨갱거리며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렸다. 현준도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렸다. 벌써 이번시즌까지 3년 째 연속으로 챔피언스 리그를 경험하는 자신이었다. 별들의 전쟁이라는 별칭이 붙은 챔피언스 리그인 만큼 FC 쾨벤하운의 홈 경기장인 파르켄 스타디움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과 비명, 고함성이 섞인 FC 쾨벤하운 서포터즈들의 격한 응원소리로 가득했다. 비록 조별예선이라고는 하지만 이 조별예선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32 개의 클럽에 들었다는 말과도 같은 만큼 자신들의 클럽에 대한 자부심이 섞여 있는 응원성이었다. 그리고 곧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FC 쾨벤하운과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A 조 조별예선 경기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공지에 올렸던 것보다 약 이틀 정도 늦었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길! 00417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아...오늘은 김현준 선수가 나오지 않는군요.] [네, 이미 달글리쉬 감독이 김현준 선수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차원에서 선발로 내보내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그라운드에 김현준 선수가 보이지 않으니 이거 시원섭섭하네요.] 오늘 리버풀과 FC 쾨벤하운의 경기를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달글리쉬는 오늘 리버풀과 FC 쾨벤하운의 챔피언스 리그 예선경기에 주장인 김현준을 선발로 내보내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언론에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현재 주장완장은 루이스 수아레즈가 착용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달글리쉬 감독이 상당히 밉겠는데요? 김현준 선수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밤새 리버풀과 FC 쾨벤하운과의 경기를 기다렸을텐데 말이죠.] [하하하하!] 신연호 해설위원의 농담에 조민호 캐스터가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확실히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내일이면 수많은 한국 축구팬들의 원성이 각종 축구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득할 게 분명했다. 김현준은 현재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였다. 불과 3, 4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인들을 꿈도 꾸지 못했던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한 선수가 되었을 한국이나 아시아뿐만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세계 누구나 준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축구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고 있었다. 불과 3, 4년 전 세계적인 축구 선수를 말하라고 하면 다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혹은 베컴, 웨인 루니, 다비드 비야, 사비와 같은 선수들을 꼽았었다. 한국의 축구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위에 나온 선수들을 꼽았지 박지성,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과 같은 과거 혹은 현재 한국축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손꼽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당당하게 김현준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말이야.' 조민호는 그렇게 생각했다. 옛날이야 그랬다지만 지금은 달랐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중 하나를 말하는 데 있어 누구나 다 김현준의 이름을 손꼽아 외쳤다. 그 만큼 현준이 3, 4 년간 유럽 축구계에서 어마어마한 활약을 보여줬던 것이다. 조민호는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시선에 리버풀의 붉은색 레플리카를 입은 20대의 서양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매력적인 몸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그녀가 입고 있는 Jun 이라는 세 글자가 적힌 레플리카 때문이었다. 그라운드 내에서의 환상적인 활약으로 김현준은 리버풀 구단에게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려주고 있었다. 이미 아시아 출신 선수라는 점에서 세계 인구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리버풀 현지에 있는 매장에서도 김현준의 유니폼은 구할래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매진이 된 상황이었다. 그 덕에 한국 축구에 대한 유럽 축구팀들의 시선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실력이 조금 떨어져도 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각 국의 스타를 영입했던 유럽의 클럽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김현준 효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프로 축구 경기장에서 유럽팀들의 스카우터가 자주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단순히 유니폼을 판매하는 선수를 원하는 게 아니었다. 바로 제 2의 김현준을 찾기 위한 스카우팅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유럽 명문팀 중 하나인 리버풀, 인터 밀란,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같은 팀들도 있었다. 특히나 현재 클럽 역사에 이미 레전드 격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현준을 보유하고 있는 리버풀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스카우팅에 굉장히 열정적이었다. 바로 김현준 효과로 인해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은 것이다. 그 만큼 김현준이라는 한 선수가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얼마나 큰 활약을 펼쳤는지를 알 수 있는 사실들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한국 팬들은 이러한 김현준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었다. 그 어느 아이돌 혹은 연예인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었다. 당연히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비중 있는 경기에 김현준의 출전을 바라고 있을 한국 팬들이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달글리쉬 감독은 귀가 간지러울지도 몰랐다. '분명 달글리쉬는 오래 살 거야.' 조민호는 달글리쉬가 적어도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수 만 혹은 수십 만명 이상의 한국 팬들에게 욕을 먹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리버풀의 감독은 한국 팬이 아닌 달글리쉬였다. 그러나 조민호는 물론 현준이 예전 국가 대표팀 경기에서 입었던 부상을 제외하면 현준이 리버풀에 입단 후 부터 철인처럼 리그를 소화해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휴식이 나쁘지만은 않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과 함께 리버풀의 경기 대다수를 소화해내며 철인이라고 불리는 현준 또한 사람인만큼 괜스레 무리해서 부상을 입기라도 한다면 큰일이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리버풀과 FC 쾨벤하운과의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고, 경기는 0 - 0 여전히 변함없는 스코어로 전반 20분을 지나고 있었다. 경기 양상은 리버풀이 살짝 밀리는 모습이었다. FC 쾨벤하운은 경기가 펼쳐지는 이 경기장이 자신들의 홈이라는 것을 보여주 듯 리버풀을 상대로 맹렬하게 공세를 펼치며 리버풀 선수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었다. "쉽게 풀어나갔으면 좋겠는데...안 그래? 준?" 현준이 그라운드를 지켜보고 있을 무렵 문득 옆에서 제라드가 말을 걸었다. 그런 제라드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FC 쾨벤하운이라는 덴마크 명문이라고는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처지는 클럽을 상대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당연히 좋을 리 없었다. 비록 이 곳이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원정 경기를 한, 두 번 치러본 것도 아닐텐데 덴마크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에 밀려 제 실력을 드러내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일침도 담겨 있었다. "이제 전반 20 분이 지났잖아요.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고요. 스티브." "뭐...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벤치에 앉아서 그라운드를 보고 있으려니까 빨리 골을 넣어줬으면 하는 생각이야. 그래야 편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만약에 골을 넣지 못한다면 달글리쉬 감독이 스티브를 투입시킬 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이런. 골을 넣어도 좋고 안 넣어도 좋은 일이로군." 제라드의 농담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준. 준은 오늘 경기 출전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는 거야?" "불만이라뇨?" "뭐...요즘 말이 많잖아? 너와 크리스티아누의 득점왕 경쟁 말이야. 비록 오늘 경기 휴식을 취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겠지만 가뜩이나 골 감각이 물이 올라 있는 마당에 주어지는 휴식은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잖아. 게다가 너 작년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노리고 있지 않아?" 프리미어리그 4연속 득점왕만큼이나 팬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은 바로 현준이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이었다. 만약 이번 시즌 현준이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11 - 12 시즌, 12 - 13 시즌에 이어 13 - 14 시즌까지 3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챔피언스 리그 3연속 득점왕은 1972 - 75 시즌까지 바이에른 뮌헨의 게르트 뮐러가 그리고 2008 - 2011 시즌에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이렇게 두 선수만 가지고 있는 기록이었다. 만약 현준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2011 - 14 시즌까지 3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라드는 내심 현준이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기를 바랬다. 잉글랜드 클럽이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적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잉글랜드 클럽 소속으로 챔피언스 리그 3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없었다. 2001 - 03 시즌 까지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연속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게 전부였다. '그리고 만약 준이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려면 오늘 같은 경기에서 골을 터뜨려야지 유리할 텐데.' 그리고 제라드는 강팀보다는 약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더욱 쉽게 넣을 수 있을 거라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흐응..." 제라드의 말에 현준의 묘한 콧소리와 함께 흘깃 달글리쉬를 바라보았다. 챔피언스 리그 3연속 득점왕. 프리미어리그 4연속 득점왕 만큼이나 관심이 있었다. "뭐...때가 되면 내보내 주겠죠. 저도 스티브의 말처럼 경기에는 나가고 싶으니까요." "그렇다면 저는 캡틴의 도우미를 자청하겠습니다." 안 듣는 척 하면서 다 듣고 있던 모양인지 괴체가 대화에 끼어들었고, 그런 괴체의 행동에 현준과 제라드는 큭 거리며 실소를 내뱉었다. 그렇게 선수들과 대화를 하던 현준은 곧 시선을 돌렸다. 그런 현준의 시선에는 열중하고 있는 잭 로빈슨과 코너 코디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확실히 성장했어.' 현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짧은 시간동안 자신과 훈련을 하며 느낀 것이 있는 것일까? FC 쾨벤하운의 맹렬한 공세에도 둘은 마마두 사코와 마틴 켈리와 호흡을 맞추며 안정적으로 FC 쾨벤하운 선수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런 둘의 활약상을 보니 괜스레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앞으로 저렇게 성장해 나간다면 장차 리버풀의 수비를 지탱할 선수로 자라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현준의 시선이 이번에는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바로 오늘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베고비치였다. '베고비치의 평가는 나중으로 보류해야겠군.' 오늘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공식경기에 출전한 아스마르 베고비치도 무난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에 대한 평가는 나중으로 미뤄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까지 무난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이 알고 싶은 것은 베고비치의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판단력이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리버풀이 상대 팀의 공격에 밀리는 상황이어야만 가능했다. 그리고 현재 상황으로는 FC 쾨벤하운이 리버풀의 수비를 뚫고 슈팅을 날리기란 쉬워 보이지 않았다. "만약 둘이 성장하면 잉글랜드는 굉장히 좋겠네..." "응? 잉글랜드?"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자신의 중얼거림에 반응하는 제라드에게 손짓을 한 뒤 현준은 다시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은 현재 잉글랜드 U - 21 대표팀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성인대표팀 합류는 무리였다. 레이튼 베인스, 필 자키엘카, 게리 케이힐, 애슐리 콜, 글렌 존슨, 카일 워커, 졸리온 레스콧이 있는 잉글랜드 수비진은 비록 실력이 급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이 뚫고 들어갈 것이라고는 현준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은 모르는 일이었다. 작년 시즌과 지금만 비교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성장을 한 두 선수였다. 만약 이대로 계속해서 급성장을 하게 된다면 언제 성인대표팀에 합류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월드컵에서 만날 수도 있겠네.' 현준은 피식 웃었다. 비록 그 둘이 잉글랜드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나중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한국에도 저런 녀석들이 있으면 좋을 텐데..." 현준의 입에서 조용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이미 확정지었다. 그리고 올 겨울 브라질 월드컵 조 추첨이 발표 될 테고 내년 6월부터는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00418 혼돈의 프리미어리그 =========================================================================                            아직 1년이나 남았지만 한국 언론은 일찌감치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은 벌써부터 드러내고 있었다. 2014 월드컵에서 한국 스포츠 언론은 16강 진출은 당연하고 목표는 4강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었던 2002 년 한, 일 월드컵만큼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아직까지도 10 년이 훌쩍 넘은 한, 일 월드컵 하이라이트 장면을 방송에서 내보내고 있을 정도였다. '......가능할까?' 예선전과 토너먼트전을 포함해 7번만 연속으로 이기면 우승이었다. 물론 말이야 굉장히 쉬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던 현준은 곧 고개를 저었다. 월드컵 4강.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던 게 바로 2002 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물론 많은 노력과 행운이 겹쳐진 결과였다. 또한 그 때의 4 강이라는 성적은 다른 곳도 아닌 대한민국 안방에서 이뤄낸 결과이기도 했다. 물론 자국에서 그런 성적을 낸 것 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대한민국의 안방이 아닌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에서 열린다. 현재 한국 대표팀의 원정 월드컵 성적은 16 강이 최고. 그것도 가장 최근에 있었던 남아공 월드컵 때 최초로 원정 16 강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아시아의 축구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월드컵으로 따져보면 16강 이상으로 진출한 적이 단 2번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금의 멤버는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던 2002 년의 멤버와 판이하게 달랐다. "분명 현재가 한국 축구의 백금 세대라고 했었지." 현준은 집에서 흘깃 봤었던 한국의 인터넷 기사를 떠올렸다. Golden Generation. 황금 세대라는 말은 1989년과 1991년 세계 청소년 대회를 연이어 제패했던 1990년 포르투갈 축구의 전성기를 이끄는 주인공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리고 10 여 년 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또 다른 주인공들이 등장했고, 팬들은 이들이 선배들보다 더욱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Platinum Generaion, 바로 백금 세대라고 부른 것이다. '하긴...2002년도 때는 진짜 한국 축구의 황금기였지. 그 때 홍명보, 황선홍, 박지성 선수를 봤었던 내가 이렇게 축구 선수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월드컵 최초의 16강 진출과 함께 사상 최초로 4강까지. 그 때의 거리 응원은 현준의 기억에도 뚜렷하게 남아있었다. 그 역시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거리 응원에 참가했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재 언론은 현재의 한국 축구를 황금 세대를 지난 백금 세대로 불리고 있었다. 포르투갈의 백금 세대를 비교한 말이었다. 2002 년 월드컵을 보고 자란 '월드컵 키즈'들이 새롭게 떠오르며 현재의 한국 축구를 빛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주역 중 하나가 자신이었다. 한국 및 아시아 선수 역사상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한데다가 2012 런던 올림픽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 자신의 등장으로 인해 언론은 현재가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 월드컵 4 강의 성적을 이끌었던 황금 세대를 뛰어넘는 한국 축구의 최고의 전성기라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나만 본다면 그렇겠지.' 자신만 본다면 한국 축구는 이미 세계 최정상급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미 뚜렷한 결과가 있으니 말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제외한다면 한국의 축구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 낫다고 말할 수 있는 점은 없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봐도 그랬다. 객관적으로 2002 년 멤버와 2014년 월드컵 예선전 멤버를 비교해본다면 딱히 2014 년 월드컵 멤버들이 2002 년 멤버에 비해 낫다고 평가하기도 조금 그랬다. 물론 명성만 따진다면 2014 년 멤버들이 좀 더 높긴 했다. 예전과는 달리 현재 한국 대표팀에는 세계 3대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당연히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과 함께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짧게 생각하던 현준이 슬쩍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그런 현준의 눈에 그라운드의 선수들의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 마리오 괴체의 모습이 들어왔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 그리고 전차군단 독일의 주축 멤버인 마리오 괴체. 둘 다 세계적인 선수라고 부르기에 주저할 필요가 없는 선수들이었다. 벌써 몇 시즌동안 호흡을 맞춰본 선수인 만큼 현준은 이 둘이 같은 팀의 동료로서 정말 든든하다고 생각했다. 이들과 함께 쿼드러플을 달성했었던 결과만 봐도 그러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레이나, 중원을 지휘하는 모드리치, 다니엘 아게르, 호세 엔리케등 그 누구 하나 각 국을 대표하지 않는 선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과 함께 리버풀은 쿼드러플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물론 자신의 활약이 대부분을 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했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다른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었을 일이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을 월드컵에서는 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릴 정도로 축구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시아에서 뿐에서였다. 세계로 눈을 넓혀보면 대한민국이상의 축구 실력을 자랑하는 나라는 굉장히 많았다. 이런 선수들이 대표로 나서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32 개국 전부 대한민국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대들이었다. '공격진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현준은 솔직히 순수한 마기가 있는 만큼 상대 팀이 그 어떤 팀이라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설사 상대가 축구 최강국중 하나이자 개최국인 브라질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렇기에 현준은 공격진에서만큼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 공격수 카드는 이동국, 박주영, 김신욱, 손흥민, 지동원, 이승호, 이근호등 많이 있었다. 거기에 자신을 포함하면 포화직전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중에 주축 공격수로 확실하게 낙점 받은 선수는 바로 자신밖에 없었다.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 자신의 파트너로 뚜렷이 결정된 선수가 없는 것이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 최강희 감독은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공격수들을 교체로 투입하며 자신과의 호흡을 맞춰봤었다. 그리고 자신과 호흡을 맞춰본 선수들은 다들 고만고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딱히 뚜렷하게 감독의 눈도장에 들 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나마 흥민이가 가능성이 가장 높으려나...' 독일에서 손세이셔널 이라고 불릴 정도로 저번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은 그 활약을 인정받아 여름 이적시장 때 그에게 뜨거운 오퍼를 보냈던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에서 뛰고 있었다. 하지만 5 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의 성적은 1경기 교체로 출전 0 골로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현준은 이적 첫 시즌인 만큼 아직까지는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독일에서 잉글랜드로 갔으니 아직까지는 적응하기 힘들 테지.'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하지만 일단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는 그 경기 방식이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 국가대표팀에서 자신의 파트너로는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흥민이가 그나마 자신의 파트너로 점찍어질 것 같았다. 물론 그것도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이번 시즌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좋은 활약을 펼쳐줘야지만 가능한 일일 터였다. '주영이형은...' 한 때 한국의 공격수하면 다들 떠올렸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지녔던 박주영은 현재 아스널에서 방출 명단에 올려져 있었다. 저번 시즌에도 거의 경기에 뛰지 못했고, 이번 시즌에도 5경기 동안 교체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여름 이적 시장 때 이적해야했어." 현준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때 박주영의 행보를 떠올리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여러 팀에서 관심을 가졌지만 비싼 이적료와 주급 때문에 결국 이적이 불발된 것이었다. 어찌되었던 이 중 그 누구도 자신의 파트너로 낙점되어도 현준은 상관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중에서 그나마 골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가 낙점되기를 바랬다. 그래야만 자신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을 수 있을 테니 말이었다. '미드필더진도 딱히 나쁘지는 않지.' 현재 한국 대표팀의 미드필더에는 기성용, 김보경, 박종우, 이청용을 비롯해 빅리그 혹은 K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 박지성이 월드컵 때 복귀해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 "조금은 아쉽네. 지성이형 정도면 지금도 충분히 큰 도움이 될 거 같은데." 은근슬쩍 월드컵 얘기를 꺼내봤지만 그냥 웃음으로 대화를 넘겨버렸다는 성용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렸다. 비록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세한 허리라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바로 수비였다. "정말 수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제네." 2006년도 독일 월드컵때도 그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때도 그리고 현재도 한국 축구의 불안요소를 꼽는다면 누구나 다 수비를 꼽았다. 그 만큼 수비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였다. 축구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골을 넣는 것도 중요했다. 하지만 그 전에 상대방의 공격을 잘 막아내는 견고한 수비가 필요한 것은 당연했다. 만약 자신이 골을 넣어도 자신이 골을 넣는 것 이상으로 골을 허용한다면 경기에서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매 경기 골 폭풍을 터뜨릴 수도 없는 노릇인데...' 비록 순수한 마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인간의 한계 그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것을 감안해야만 했다. 거기에 축구는 11 명이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경기였다. 만약 자신에게 기회가 종종 오면 그 만큼 골을 많이 터뜨릴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 그런 기회가 얼마나 올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현준의 내년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목표는 바로 우승이었다. 언제 이곳을 떠날지 모르는 일이었다. 당장이라도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 수만 있다면 마계로 향할 생각이었다. 그런 만큼 현준은 자신이 첫 출전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월드컵에서 꼭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었다. "리버풀에 한국 선수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그것도 수비수로 말이야." 현준은 아쉬움을 가득 담아 중얼거렸다. 만약 리버풀에 한국 선수가 있다면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을 상대 주는 것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 그의 실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월드컵 우승을 위해서 말이었다. "후우..."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 했다고는 하지만 빅 리그에 진출한 한국을 대표하는 수비수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기대할만한 것은 레이튼 베인스의 대체자로 영입된 윤석영과 스위스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주호의 성장이었다. 와아아아아!!! 얼마나 한국 대표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갑자기 경기장이 떠나갈 듯 울려 퍼지는 소리에 현준이 고개를 홱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곧 현준의 얼굴이 구겨졌다. 오늘 경기 시작 전부터 요주의 대상으로 달글리쉬 감독이 몇 번이나 말했던 FC 쾨벤하운의 공격수 코넬리우스가 자신의 양 팔을 쭉 뻗으며 동료들과 함께 골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딴 생각을 하느라 경기를 지켜보고 있지 못한 탓에 방금 코넬리우스가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를 보지 못한 현준이 제라드에게 말했고 제라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했다. “그냥 운이 나빴어. 멀리서 때린 중거리 슈팅인데 켈리한테 걸려 공의 방향이 바뀌었어.”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보니 베고비치와 함께 마틴 켈리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쉽게는 못 가네요." "챔피언스 리그니까. 세계 최고의 클럽들이 모인 리그라고. 비록 그 중에서 FC 쾨벤하운의 전력이 떨어 진다고는 하지만......" "방심하면 방금처럼 된다는 이야기겠죠." 말을 마친 현준이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아직 전반이 끝나지 않은데다가 이제 1 골을 허용했을 뿐이었다. 달글리쉬 감독도 골을 먹혔음에도 불구하고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아직까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준이 몸을 푸는 모습이 보이자 리버풀을 상대로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난 후 기세를 올려 파르켄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 함성과 응원을 하던 FC 쾨벤하운의 서포터즈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이 리버풀을 1 – 0 으로 이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리버풀은 1.5 군이나 다름없었다. [아...김현준 선수 몸을 풀고 있습니다.] [슬슬 달글리쉬 감독도 전술에 변화를 줘야 하거든요. 아직 전반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선제골을 허용했거든요? 게다가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와 루크 데 용 선수의 투 톱이 아직까지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현재까지 FC 쾨벤하운을 상대로 양 선수가 만들어 낸 유효 슈팅이 하나 밖에 없거든요.] 현준 뿐만 아니라 제라드와 괴체등 벤치에 있던 선수들도 몸을 풀기 시작했고, 그런 선수들의 무언의 시위에 오늘 경기 휴식을 주려던 달글리쉬는 전반 38 분 루크 데 용을 빼고 결국 현준을 투입시켰다. 물론 현준이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또한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투입된 지 6분 만에 동점 골을 성공시키며 어째서 자신이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지를 FC 쾨벤하운에게 톡톡히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에 코멘트에서 뵙는 아이디들이 계시나요. 다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러면 모두들 즐감 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00419 현준, 매니저 이선미. =========================================================================                            '3골 원맨쇼. 김현준, FC 쾨벤하운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의 청신호를 밝히다.' [EPNM = 김민철 기자] 어제 새벽 리버풀과 FC 쾨벤하운의 경기를 시작으로 축구팬들의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할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 리그가 개막되었다. 매 경기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챔피언스 리그지만 어제 벌어진 8 경기 중 한국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경기는 역시 리버풀과 FC 쾨벤하운의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이번 김현준과 FC 쾨벤하운의 경기는 딱 한 마디로 일축할 수 있다. 바로 '준(리버풀에서의 김현준의 애칭)의, 준에 의한 그리고 준을 위한 경기'였다. 어째서 그가 팬들에게 '그라운드의 지배자'라고 불리는지를 보여주는 엄청난 경기력이었다. 이날 리버풀과 FC 쾨벤하운의 경기는 예상외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에이스인 김현준은 물론이고, 마리오 괴체, 제라드 까지 빼며 여유를 부렸던 한 수 위의 전력으로 가볍게 승리를 거둘 줄 알았던 리버풀이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자랑하는 FC 쾨벤하운의 경기력에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거기에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각 리그 유수의 팀에서 오퍼를 받았던 FC 쾨벤하운의 자랑이자 에이스인 코넬리우스의 슈팅이 마틴 켈리의 몸에 굴절되며 FC 쾨벤하운이 행운의 선제골을 얻어내었다. 1 - 0. 분명 경기의 흐름을 잡은 팀은 모든 사람들이 예상했던 리버풀이 아니라 바로 홈팀 FC 쾨벤하운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챔피언스 리그의 첫 경기에서 FC 쾨벤하운이라는 한 수 아래의 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결국 달글리쉬 감독은 전반부터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김현준의 투입이었다. 그리고 김현준의 투입은 리버풀의 승리공식이나 다름없는 결정이었다. 루크 데 용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등장한 김현준은 경기에 투입된 지 6 분 만에 세르단 샤키리의 크로스를 FC 쾨벤하운의 수비수 사이를 파고드는 감각적인 몸놀림에 이은 논스톱 슈팅으로 그래도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5분에는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아 Ball Roll Heel Chop 이라는 뒷굼치로 공을 올리는 감각적인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장을 가운 채운 FC 쾨벤하운 서포터즈를 침묵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스티븐 제라드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시켜 자신의 3 번째 골이자 팀의 3 골을 모두 성공시키며 작년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 4 - 1 로 승리를 거뒀던 바이에른 뮌헨전 이후 또 한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결국 리버풀은 이런 김현준의 활약을 바탕으로 4 - 1 대승을 거두며 A 조 1위로 뛰어올랐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는 물론 혼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만능형 공격수인데다가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폭 넓은 플레이로 극찬을 받는 김현준은 오늘 경기를 통해 어째서 그가 리버풀이라는 세계적인 클럽의 주장이자 24 세라는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에게서 레전드라고 불리는지를 또 다시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비록 승리를 거뒀다지만 김현준이 투입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FC 쾨벤하운의 인상적인 경기력에 끌려 다닌 리버풀이었다. 별들의 전쟁이라는 챔피언스 리그. 역시 세계 최정상급에 속한 32 개의 팀들이 실력을 겨루는 자리답게 예상외의 결과들이 튀어나왔다. B 조에서는 시드를 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신들의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올림피아 코스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 - 0 무승부를 거두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다. 한 술 더 떠 저번 시즌 리버풀과 끝까지 우승 경쟁을 하다가 리그 2위를 차지한 맨체스터 시티는 안더레흐트 원정경기에서 서로 난타전을 주고받으며 3 - 3 무승부를 거뒀다. 스페인의 명문팀인 레알 마드리드 또한 이번 시즌 첫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샤흐타르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연이어 2골을 내주며 2 - 1 로 패배를 했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그래도 가볍게 승점 3점을 획득한데다가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며 기분 좋게 챔피언스 리그 첫 경기를 마무리한 현준은 현재 H&G 의 본사로 향하고 있었다. 덴마크까지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를 다녀온 탓에 구단에서는 선수들에게 하루의 휴식을 주었다. 하지만 현준은 집에서 뒹굴 거리며 그 시간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집에서 할 일도 없는데다가 체력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차라리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가 훈련이나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훈련을 하기 위해 막 집에서 나오려던 그 때였다. 자신의 에이전트인 오언이 전화로 현준을 불러낸 것이 말이다. "무슨 일일까?" H&G 본사로 향하면서 현준은 아까의 대화를 떠올렸다. 자신과 나눴던 대화에서 오언은 기대하라는 말을 연달아서 했었다. 그리고 거기에 한 여성의 목소리 또한 현준의 귀에 들렸었다. "설마 매니저...?" 짐작이 가는 게 있긴 있었다. 전부터 오언이 말했었던 자신의 매니저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현준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오언은 분명 매니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인데다가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여자 중에는 FIFA 에이전트 자격증을 딴 사람이 없었다. H&G 의 본사는 현준의 집에서는 약 20분 가량 정도 떨어져 있는 빅토리아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었다. 리버풀의 시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소속된 고객이 전부 리버풀 선수들인 만큼 본사가 리버풀에 위치한 것은 당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H&G 의 본사에 도착한 현준은 거침없이 H&G 의 건물로 들어섰다. 경비원이 잠시 앞을 가로막았지만 현준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곧 물러섰다. H&G 의 최대주주가 누구인지는 경비원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언이 있는 사무실에 들어선 현준은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어...?" "오랜만이예요. 김현준씨." 선미가 현준을 발견하고는 손을 들어 올려 가볍게 흔들었다. 그런 선미의 모습에 현준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오언을 바라보았다. "이런이런. 역시 모르고 있었군." "제가 모른다고 했잖아요. 아마 김현준 선수는 예상도 못했을 걸요?" "그랬군." 선미의 말에 오언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자. 오늘부터 준. 자네의 매니저가 될 미스 리네. 물론 서로 아는 사이로 알고 있는 만큼 자세한 소개를 할 필요 없겠지?" "에...어......" 오언의 말에 현준은 멍하니 선미와 오언을 번갈아 보았다. 조○일보의 기자인 그녀가 왜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일까?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몰래 카메라인가? 아니지. 그녀는 방송국 관계자가 아니라 신문사 직원이잖아. 신문사 직원이 몰래 카메라를 찍어서 뭐하게?' 현준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어째서 사무실에 그녀가 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매니저일 가능성은 일찌감치 접어두었다. 기자인 그녀가 자신의 매니저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다시 뵙네요. 취재 때문에 오셨나보네요." 결국 현준은 그녀가 취재 때문에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그녀가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몇 번이나 찾아온 것을 떠올리며 내린 결론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말에 선미는 풋 하며 웃음을 터뜨렸고, 한국어를 모르는 오언은 옆에서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 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아니요. 오늘은 다른 용무로 왔어요." 말을 마친 선미는 책상위에 있는 서류를 현준에게 건네주었고, 현준은 빠르게 서류를 훑어보았다. 그녀가 건넨 서류는 이선미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FIFA 에이전트 자격증과 함께 H&G 의 직원으로 채용되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건...?" "잘 부탁해요. 김현준 선수. 앞으로 김현준 선수의 트레이닝 스케줄, 휴식, 건강, 숙박등 모든 것을 관리하며 최상의 운동능력을 유지하도록 모든 힘을 쏟을 매니저 이선미라고 합니다." "이...이게 어떻게 된거죠? 시...신문사는요?" 선미의 말에 현준은 머뭇거리며 대답했고, 선미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말했다. "때려쳤어요. 다 김현준씨 때문에요." "에...?" 선미의 말에 현준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대체 왜 자신 때문에 그녀가 신문사를 때려 쳤는지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랬군요." 휴게실에서 자초지종을 들은 현준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선미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그만 둘 생각이었어요. 그 때의 사건 때문에 기자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거든요. 게다가 같은 회사 기자들하고의 사이도 별로 좋지 못해서요." "잘 됐네요. 그런 것 때문에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었거든요. 그런데 FIFA 에이전트 자격증은 대체 언제 따신 거예요?" "최근에요. H&G에서 에이전트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우연히 봤었거든요. 혹시나 하고 지원했는데 대표팀이 좋게 봐주신 거 같아요. 이렇게 자격증을 딸 때까지 기다려주시기까지 하고요." "어...? 대표는 전데요? 저하고 스티브요. 회사 이름도 H&G 잖아요." "아차차. 실수." 장난스러운 현준의 말에 선미가 귀엽게 혀를 내밀었다. "제 매니저라니 조금 어색하긴 한데 어쨌든 잘 부탁드려요." "어머? 매니저가 없으셨어요?" 선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프로 축구 선수로 데뷔한지 5 년차인데다가 프리미어리거로 활동할 것만 해도 벌서 4년 째다. 그런 그가 매니저가 어색하다고 말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뇨. 뭐 매니저겸 에이전트가 있긴 있었어요." "아아...그 엄청난 미녀분?" 선미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리스는 한국에서도 유명했다. 자신과 같이 Tv 방송 출연에 나오며 그 미모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었기 때문이었다. "그만 두셨나 봐요?"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고 해서요. 뭐, 자세한 것은 저도 잘 몰라요. 어디서 뭐하고 지내는지..."" 말과 함께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리리스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녀를 찾으러 가고 싶은 만큼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다보면 리리스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더 증폭될 것 같았다. 선미도 현준의 말에 담긴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더 이상을 리리스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에는 약간의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 '그 소문이 진짜였었나 보네?' 현준과 엄청난 외모를 지닌 에이전트인 리리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말들이 정말로 많았다. 기자들끼리 돌던 이야기긴 했지만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현준과 리리스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였다. '그럼 서로 사이가 안 좋아서 그녀가 떠난 건가...?' 머릿속으로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렸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어떻게 써야할까 하던 생각을 하던 선미는 곧 쿡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기자가 아닌 현준의 매니저라는 사실을 떠올린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선미의 웃음에 현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재미있는 거라도 있어요?" "아...아니예요. 오언씨 얘기로는 이제 훈련을 하러 가신다고 하셨는데?" 선미는 빠르게 머리를 흔들고는 입을 열었다. "네. 원래는 그럴 예정이었어요." "그럼 앞으로는요?" "......딱히 생각 없는데요. 원래는 휴식기인데 집에서 그냥 있기 심심해서 훈련이나 하러 갈 생각이었거든요." "그러면 저 리버풀 시내나 조금 구경시켜 줘요. 취재 때문에 자주 오긴 했었는데 리버풀 시내를 돌아다녀 본 적은 없거든요. 해외까지 나왔는데 관광을 해야죠. 사진도 좀 찍고요." "관광이라..."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 선미의 모습에 현준은 미간을 지그시 모았다. 지금은 명성이 조금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은 18세기 무렵 신대륙으로 향하는 관문도시로써 멋진 건축물들과 문화시설이 자리한 대도시였다. 영국의 명문 축구팀이자 자신이 뛰고 있는 리버풀 FC를 제외하더라도 리버풀은 비틀즈, 리버풀 대성당,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세인트 존 정원, 워커 아트 갤러리, 앨버트 독, 테이트 리버풀등 유명한 볼거리가 굉장히 많았다. ============================ 작품 후기 ============================ 헐...오타 수정했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뭔가 했더니...ㄷㄷㄷ 00420 현준, 매니저 이선미. =========================================================================                            결과적으로 얘기하자면 선미의 리버풀의 관광은 대실패였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현준은 리버풀 시민들에게 신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었다. 리버풀이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차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하며 리버풀의 제 2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축구선수였기 때문이었다. 축구에 대한 리버풀 시민들의 열정은 세계 그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나 쿼드러플을 차지하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먼저 프리미어리그 20 번째 우승을 달성해 영원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뛰어 넘어 리버풀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만큼 현준에 대한 리버풀 시민들의 사랑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김현준 선수! 싸인 좀 해주세요!" "꺄아아아!!!" 변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현준이 가는 곳 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리버풀 시민들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던 관광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문에 결국 현준과 선미는 리버풀 관광을 포기하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그 곳에는 시민들과 관광객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역시 인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들에게 둘러싸여 하마터면 현준을 놓치고 이 나이에 미아가 될 뻔했던 기억을 떠올린 선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인기가 대단할 것이라고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가는 곳 마다 시민이 몰려들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오죽하면 현준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안전사고가 일어날 것을 대비해 리버풀 경찰들이 출동해 교통을 정리했었을 정도였다. "뭐...." 자신을 띄어주는 선미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에서 워낙 많은 것을 이뤄낸 탓일까? 리버풀 시민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사라져도 누군가 나를 기억하겠지?' 이 정도 업적이라면 분명 자신이 사라져도 누군가는 자신을 기억할 게 분명할거라고 현준은 생각했다. 10년, 20년 아니 그 뒤라도 말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조금 더, 조금 더 멋진 활약을 펼쳐야 돼.'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여는 방법을 찾아 마계로 향하게 되면 언제 다시 이곳에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만약 훗날 마계에 갔다가 이 곳 인간계로 왔을 경우 현준은 자신을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남아있기를 바랬다. 그러기 위해선 더욱 더 축구 역사에 길이 남는 활약을 펼쳐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을 수 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헤이! 준!!!" "아! 마렉." 달글리쉬 감독은 21 일에 있을 웨스트 햄 원정 경기를 대비해서 오늘 하루 1군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었다. 리그 경기가 4일 남았지만 덴마크까지 머나먼 거리를 이동해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를 뛰었던 탓이었다. 하지만 몸이 쑤신 것일까?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는 벌써 몇몇 선수가 나와 개인훈련을 하고 있었다. 마렉 함식도 그 중 하나였다. "흐응..." 트레이닝 복을 입고 몸을 풀고는 팀을 이뤄서 훈련을 하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선미는 신기한 듯 두리번 거리며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주변을 바라보았다. 기자로 현준을 취재하기 위해 몇 번이나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리로 패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여. 내 움직임에 집중하란 말이야." 현준은 가벼운 훈련이라고는 말했지만 훈련의 강도는 그리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약간의 실수만 있어도 질책이 이어졌고, 서로간의 완벽한 호흡을 맞추기 위해 반복되는 플레이가 계속해서 펼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광경을 보는 선미는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비록 똑같은 플레이라고는 하지만 플레이가 반복해서 펼쳐질 때 마다 선수들의 움직임 또한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이게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한 힘인가...?" 선미는 머릿속으로 저번 시즌 그리고 이번 시즌 리버풀이 승리를 거두고 골을 넣었던 플레이를 생각했다. 그 한 골을 넣기 위해서 이들은 이렇게 똑같은 플레이를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호흡을 맞췄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미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리버풀에 있는 선수들은 각 국의 대표선수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선수들 뿐이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의 우승팀인데다가 별들의 전쟁이라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까지 차지하며 쿼드러플을 달성한 팀인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세계 및 자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현준은 유독 혼자 빛을 내고 있었다. 현준과 함께 연습을 하며 그의 주위에 있는 선수들만 봐도 그러했다. '만능 플레이어 마렉 함식...' SSC 나폴리에서 이번 시즌 리버풀로 이적한 선수로 슬로바키아 국가대표의 주장인 그는 AC 밀란, 유벤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등 유럽 명문팀의 관심들을 한 몸에 받았던 선수였다. 그리고 현준의 패스를 받은 함식의 옆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선수 역시 선미가 익히 알고 있는 선수였다. '카일 워커...' 22세의 어린 나이로 토트넘의 주전 자리를 차지한 윙백. 현대 축구에 가장 어울리는 공격형 풀백으로 스피드가 굉장히 빠른 선수였다. 거기에 볼을 다루는 기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공격을 커버하는 능력도 굉장히 좋았다. 나이도 어린데다가 실력도 뛰어난 탓에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명문팀들이 카일 워커를 영입하기 위해 힘을 쏟았고, 결국 승자는 저번 시즌 쿼드러플을 달성하며 프리미어리그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리버풀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독일의 신성이라는 마리오 괴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좌절하는 골을 터뜨렸던 우루과이 대표팀의 루이스 수아레즈등 축구 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선수들이 현준의 주위에서 연습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괜히 뿌듯하네..." 자신의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받으며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며 선미는 괜스레 뭉클한 느낌이 들었다. 아시아의 호랑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이 축구의 변방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지구촌 축제라는 월드컵이 이제까지 19 번이나 열렸지만 이 중에서 한국의 성적은 16강 진출 1번, 4강 진출 1번이 전부였다. 그것도 4강 진출 한번은 개최국의 이점을 얻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이뤄낸 성과였다. 세계 축구 역사에 뚜렷하게 이름을 남긴 선수도 없었다. '아...아니 있긴 있었지.' 선미는 FIFA 선정한 20세기 100대 선수 중 한 명에 차범근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떠올렸다. 독일인들이 한국 축구 얘기를 했을 때 그 중의 반은 차범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시에 대단한 활약을 펼쳤던 선수가 바로 그였다. 오죽했으면 독일 대표팀 감독이 자국의 팀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차범근의 귀화를 추진했었을 정도였다. '요즘 애들은 거의 모르겠지만...아니지. 나도 잘은 모르는구나...' 차범근이 활약했을 시절은 그녀가 태어나지도 않은 시절이었다. 그렇기에 선미 또한 차범근의 업적에 대해서는 잘은 몰랐다. 하지만 이런 차범근의 업적에 대해서 중년의 야구팬들이 우스갯소리로 한 말들이 인터넷으로 떠도는 것을 본적은 있었다. 현재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에서 뛰는 류현진이 데뷔 첫해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뛰며 데뷔하자마자 투수부문 7위 성적과 함께, 그 다음에 동양인 최로 사이영상을 거머쥐고 또 얼마 후 메이저리그 MVP를 먹고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결승에 2번이나 진출시키고 그 때마다 마지막 7자천에서 승리 투수가 되어 류현진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미국 시민이 없는 상황. 그것이 독일에서 차범근이 한 업적이었다. 그리고 현재 김현준의 명성이 그러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해부터 슬럼프를 겪으며 첼시에서 리버풀로 소속팀을 옮기는 악조건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해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52 골을 터뜨리며 2번이나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일컫는 Barclays Golden Boot를 차지했다. 그리고 현재 그가 세웠던 52골이라는 기록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득점왕 랭킹 2위에 속해있는 기록이었다. 1위는 1928년 에버턴의 전설 윌리엄 딘이 세웠던 60골이었다. 에버턴의 클럽 역사상 최고의 선수중 한 명으로 현재 에버턴 구장에는 그의 동상이 남아있을 정도였다. "언젠간 김현준의 동상도 안 필드에 세워질까?" 선미는 고개를 홰홰 저었다. 만약 김현준의 동상이 축구의 종가라는 잉글랜드 그것도 잉글랜드 최고의 명가중 하나인 리버풀에 앞에 세워진다면 축구를 좋아하는 한국 팬의 입장으로 그 느낌을 뭐라고 말로 표현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럴만한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이미 리버풀의 축구팬들은 아직 만 24세에 불과한 현준을 이미 리버풀의 레전드로 삼고 있었다. 그 만큼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리버풀에서 현준이 만들어낸 업적이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광적인 팬들은 이미 현준을 리버풀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려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명예의 전당은 매 십년마다 단 2 명만을 선정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2010 년도 스티븐 제라드와 제이미 캐러거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었다. 다시 말해서 다음 명예의 전당에 현준이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2010 년대의 스타로 202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10년 아니 수십년이 지나도 리버풀에서 현준과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는 나오지 않을 거라도 호언장담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김현준 선수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겠지." 잠시 생각에 잠겼던 선미는 고개를 살짝 흔들고는 그라운드를 바라보았다. 김현준. 한 때는 스포츠 신문 기자로써 그에 대한 활약과 가쉽거리를 팬들에게 전해주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그의 매니저 및 에이전트로서 그가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줘야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처리할 것은..." 그리고 선미는 곧 자신의 메모장을 꺼내들어 무언가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마이클 오언에게서 전해 들었던 현준의 스케줄에 관한 내용들 이었다. 9월 21일.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 리버풀은 런던에 위치한 클럽인 웨스트 햄의 홈구장인 불린 그라운드에서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한국팬들에게는 불린 그라운드보다는 업튼 파크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었다. 해머스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웨스트 햄은 저번 시즌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지휘아래에 저번 시즌 딱 10위를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 머문 팀이었다. "웨스트 햄에서 배워야 할 것은 역시 유소년 팀이죠." "그게 무슨 말이지?" 런던으로 이동을 하면서 동료들과 상대팀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한창 카드를 즐기던 중 카일 워커가 한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현준의 반응에 카일 워커는 정말 모르겠냐는 듯 현준을 바라보았고, 그런 모습은 다른 동료들도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시즌이 프리미어리그 첫 데뷔시즌인 마렉 함식과 마마두 사코도 현준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서...설마 캡틴. 웨스트 햄의 유스팀을 잘 몰라요?" "유스라면 어린 선수들? 웨스트 햄에 괜찮은 유스가 있었던가?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오...이런...우리 캡틴이 이렇게 멍청했다니..." "뭔데? 말해봐." 자신의 말에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며 과장스럽게 좌절하는 워커의 모습에 궁금증이 든 현준은 말하라는 듯 워커의 옆구리를 쳤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제라드가 나섰다. ============================ 작품 후기 ============================ 죄송합니다. 늦었네요. 피곤해서 잠깐 자고 일어난다는데 시간을 보니 11시 30분...뭥미했음. 00421 현준, 매니저 이선미. =========================================================================                            "웨스트햄은 프리미어리그의 중위권의 팀에 불과하지만 웨스트 햄의 유소년팀은 잉글랜드 클럽 중에서도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데 있어 가장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지." "아하...웨스트 햄 유소년팀 출신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많군요."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고, 제라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지.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수비수로 명성을 떨친 리오 퍼디난드와 안톤 퍼디난드 형제가 웨스트햄 유소년 팀 출신이지. 그 뿐만이 아니야. 첼시의 프랭크 램파드, 존 테리도뿐만 아니라 저메인 데포, 조 콜, 마이클 캐릭, 한 때 같이 한솥밥을 먹었던 글렌 존슨도 웨스트 햄 유스 출신이었지." "......" "그게 바로 웨스트햄 유소년 팀이 프리미어리그 사관학교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죠." 제라드와 워커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전부 다 한 때 그리고 현재도 프리미어리그에서 명성을 떨치는 선수들이었다. "대단하네요. 유스는 리버풀 유스가 가장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현 리버풀 유소년팀은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세계적 경쟁력이 있고 또한 잘 알려져 있는 팀이라고 현준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봐도 그러했다. 현재 리버풀의 1군에서 뛰고 있는 수소, 찰리 아담, 코너 코디, 라힘 스털링, 안드레 위즈덤도 전부 리버풀 유스팀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말에 제라드는 뿌듯한 모습으로 대답했다. "뭐...당연히 2010 년대에는 우리 리버풀 유스가 더 경쟁력이 있지. 그리고 웨스트햄 유스팀과 잉글랜드 유스팀중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유스가 있지. 바로 사우스 햄튼 유소년 팀이야." "거기도 유명한 곳이죠. 전설적인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이었던 앨런 시어러, 아스널의 시오 윌컷, 가레스 베일,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네이선 다이어, 루크 쇼등 다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가닥 하는 녀석들을 배출해 냈었죠. 오! 이런 젠장!" 말을 마친 워커가 자신의 카드를 빼들더니 곧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런 모습을 뒤로 한 채 현준은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제라드와 워커가 말했던 선수들은 전부 각 국을 대표하는 대표선수나 다름없는 선수들이었다. "유스팀이 대단하긴 대단하네요." "그렇지. 스페인과 독일의 경우만 봐도 그래." "유스팀은 클럽의 미래나 다름없다고. 그렇다고 저 녀석들이 우리 클럽의 미래가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레이나가 어깨를 으쓱이고는 코너 코디와 잭 로빈슨을 바라봤고, 곧 사방에서 선수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소년 팀이라...' 축구강국이라는 스페인과 독일의 유소년 팀이 얼마나 유명한 지는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2000년대 말 바르셀로나가 각 종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현재까지도 세계적인 강팀이 된 이유 중 하나가 잘 발달된 유소년 팀에서 제대로 성장한 선수들 때문이었다. 현재 세계 축구계를 호령하고 있는 선수들 중 하나인 메시, 사비, 이니에스타, 가레스 베일과도 같은 선수들이 지금과 같은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은 전부 어린 시절 잘 발전된 유소년 클럽에서 체계적이고 정확한 훈련을 받으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이 계속해서 배출되며 클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런 선수들이 대표로 뛰게 되는 나라는 점점 축구 강국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현준은 한국에서 유명한 유소년 팀을 떠올렸다. 하지만 딱히 생각이 나는 팀이 없었다. 대전 시티즌 시절 대전에도 유소년 팀이 존재하긴 존재했었다. 하지만 딱히 생각나는 선수들이 없었다. 그 때는 유소년 팀이 얼마나 중요한 몰랐던 만큼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재도 현준은 한국의 유소년 시스템이 어떤지는 잘 몰랐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가 축구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유소년 팀을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 같았다. "그러고보면 준. 준은 어디 유스팀 출신이지? 너를 보면 한국의 유소년 팀도 꽤나 대단할 것 같은데 말이야." "하긴. 준을 배출해낸 곳이면 굉장히 이름 있는 곳이겠는데?" 현준이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을 보며 워커 다음으로 카드를 뽑은 모드리치가 입을 열었다. 다니엘 아게르 또한 궁금한지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 또한 궁금한 표정으로 다들 현준의 입을 주시했다. "그게...난 딱히 유스팀 출신이 아닌데..." "......?" 자신을 바라보는 동료들을 향해 현준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 해주기 시작했다. 당연히 악마의 대한 이야기는 제외하고 말이다. 20 살 때까지 일반 학생으로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다가 우연스럽게 조기 축구회에 들어서 실업팀의 눈에 띄었고, 거기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의 프로리그인 K 리그에 들어갔던 내용이었다. "조기축구회라면...? 컨퍼런스 내셔널에 속한 팀과 비슷한 수준인건가?" 제라드가 작년 잉글랜드 아마추어 축구팀 루턴 타운이 프리미어리그의 노리치 시티를 꺾고 FA 컵 16강에 진출했던 것을 떠올리며 물었다. "글쎄. 실력만 놓고 본다면 그 쪽이 더 위긴 하겠지만..." "와아...역시 캡틴은 다르군요. 컨퍼런스 내셔널 팀에서 빠르게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해 이제는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라니...모든 아마추어 선수들의 귀감이나 다름없겠어요." 현준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다른 선수들은 모두 흥미로운 표정으로 현준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은근히 달글리쉬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 또한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 K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K 리그 MVP 에 선정되었고, 바르셀로나의 평가전에서 대활약을 펼치며 첼시의 눈에 들어 30 억원의 이적료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게 된 내용이었다. "170만 파운드라...첼시가 땡잡았었네." 현준의 몸값을 들은 한 선수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과 같은 실력 있는 선수를 첼시가 엄청난 헐값에 영입한 것을 떠올리는 말이었다. "그럼 뭐해. 지금은 말짱 황인데." "그래도 첼시 입장에서는 꽤나 수익 좀 짭짤하게 남겼겠네요. 캡틴이 리버풀로 이적했을 때..." "1500만 파운드. 3000만 파운드와 준을 더해서 그때 4500만 파운드의 가치를 지녔던 토레스를 영입했으니까." "이야...1200만 파운드라는 돈을 반년 만에 거저먹은 셈이네." 괴체는 진정으로 첼시의 보드진에 대해 감탄을 터뜨렸다. 한 선수를 영입해서 이적 시켜 반년 만에 약 200억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괴체의 감탄에 달글리쉬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렇게 따지면 가장 이득은 본 것은 우리 리버풀이지. 준이라는 선수를 고작 1500만 파운드라는 헐값으로 데리고 왔으니까. 사실 처음에 데리고 왔을 때 이 정도로 활약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아아..." 감독인 달글리쉬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현준의 몸값은 3억 파운드라고 알려져 있었다. 약 5100억 원에 다다르는 어마어마한 거금이었다. 리버풀의 선수들 몸 값 전부를 합치면 엇비슷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몸값이었다. 고작 1500만 파운드로 현준을 영입해 어마어마한 이익을 벌어들인 팀이 바로 리버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매일 같이 꿈처럼 그리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이룩했다는 게 큰 공헌을 했다는 무형의 가치를 더한다면 리버풀에게 있어 현준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였다. "현재 리버풀이 제시한 공식적인 준의 몸값은 3억 파운드지. 물론 준을 판매하려고 설정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어마어마하네. 3억 파운드라니...이거이거 캡틴 몸에 슬쩍 스크래치라도 내면 집안 파산하는 거 아닌지 몰라." "웃긴 것은 저 금액을 지불하고 저 녀석을 데리고 가려는 팀이 있다는 점이지." "맨체스터 시티로군요." 어느 덧 화제는 맨체스터 시티로 넘어갔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리버풀과 함께 무패행진을 달리는 강력한 우승경쟁 팀이었다. 저번 시즌에도 강력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과 함께 마지막까지 우승경쟁을 펼쳤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했고, 그 결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현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리그에서 9 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달리고 있었고, 이런 그의 활약에 힘입어 맨체스터 시티는 파죽의 5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번 라운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요?" "그렇군." 카일 워커의 말에 제라드는 이번 라운드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올드 트래포드 원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강력한 라이벌이자 강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는 것이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약진에 빛이 조금 바랬다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손 꼽히는 강팀이자 우승후보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호날두가 골을 넣는다면 큰 일이 벌어지겠군." "야유가 장난이 아니겠는데." 그리고 선수들은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그리고 이번에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맞상대하는 호날두를 떠올리며 각자 한 마디씩을 내뱉으며 자신들끼리의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 그리고 현준은 한 쪽에서 아까 전 동료 선수들에게서 들었던 유소년 팀에 대한 중요성을 머릿속으로 곱씹고 있었다. 리버풀과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 비록 원정팀은 리버풀이지만 리버풀 선수들은 맹렬하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열기 위해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공간을 틀어막아!" "선수를 놓치지 말란 말이야!"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리버풀의 공세에 맞서며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까지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1승 1무 3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거기에 오늘 맞상대하는 팀은 현재 리그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리버풀이었다. 1승 1무 3패라는 성적이 1승 1무 4패로 변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스트햄 선수들은 수비가 아닌 공격적으로 리버풀을 맞상대하고 있었다. 바로 오늘 자신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온 서포터즈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해머스들의 모습에 웨스트 햄 서포터즈들은 열기 넘친 응원으로 화답했다. "큿..." 순간적인 판단 미스 때문에 웨스트 햄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모하메드 디아메에게 공을 뺏긴 현준은 혀를 차며 그의 뒤를 뒤쫓아가기 시작했다. 현준의 공을 빼앗는 디아메의 모습에 웨스트 햄 서포터즈들이 뜨거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래서 원정 경기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원정 경기를 치를 때면 현준은 자신이 악마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홈 팀은 바로 악마를 물리치는 용사고 말이다. '아...완전히 틀린 건 아니네.' 자신이 악마라는 생각에 현준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공을 전방으로 보내고는 다시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달라붙는 모하메드 디아메를 바라보았다. 공이 없는 오프 더 볼 상태에서도 디아메는 자신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었다. 3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데다가 조금의 틈만 보여도 골을 성공시키는 현준에 대한 예의였다. '모하메드 디아메라...' 세네갈 출신인 디아메는 현준도 조금은 알고 있는 선수였다. 몇 번이나 맞부딪쳐 봤었기 때문이었다. 저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결국 아스널의 이적제안을 거부하고 웨스트 햄에 남았다. 또한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뎀바 바의 철심만큼이나 뛰어난 화젯거리를 몰고 다녔었다. 바로 그의 심장에 관해서였다. 2006 - 07 시즌 무렵 확인된 디아메의 심장 질환은 의학적으로 부정맥으로 추정되었다. 일반적으로 상당히 낮은 확률로 갑작스러운 심정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는 매 경기마다 심장제세동기를 준비시켜야만 했다. 객관적으로 그가 경기장에서 매우 멀쩡한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만약을 대비해서였다. "...지금은 괜찮나?" "물론." 현준은 멀찌감치 웨스트 햄의 의료진에 있는 심장제세동기를 확인한 디아메를 보고는 자신의 심장을 콕콕 찍었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디아메는 자신의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며 말했고, 디아메의 대답을 들은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중얼거렸다. "잘됐네. 그러면 제대로 움직여도 되겠군." 마지막 말은 한국어로 했기에 현준의 말을 못 알아들은 디아메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곧 다시 이를 드러내었다. 방금 전에도 현준이 자신을 걱정해주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낮잠을 엄청나게 잤더니 잠이 안와서 아침에 드리는 깜짝 선물... 여친이 psp 를 빌려줘서 재미있다고 들었던 몬스터 헌터 3rd 라는 것을 시작해봤습니다. 그리고 멘붕. 아 진심 멘붕. 그리고 또 멘붕. 00422 현준, 매니저 이선미. =========================================================================                            "준!" 콰아앙!!! 그 사이 리버풀과 웨스트햄의 선수들이 중앙에서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이다가 흘러나온 공을 잡은 카일 워커가 현준을 향해 길게 공을 보냈다. 그리고 현준은 공을 받기 위해 디아메를 포함해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의 선수 두 명 사이를 뚫고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큿...!" 디아메가 스피드를 올려 현준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준의 스피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한 손에 꼽힐 정도로 빨랐고, 당연하게도 두 선수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와아아아아!!! 현준이 모드리치의 롱 패스를 잡자 업튼 파크를 찾은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으로 그라운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는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바로 그였다.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리버풀의 팬들이 웃고 눈물을 흘렸던가? 그리고 오늘 웨스트햄의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도 콥들은 현준이 자신들을 기쁘게 해 줄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툭! 그리고 완벽한 볼 트래핑으로 공을 자신의 소유로 만든 현준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순수한 마기가 마리오 괴체가 웨스트 햄의 측면을 뚫고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받을 수 있겠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웨스트햄의 수비수 윈스턴 레이드를 앞에 둔 현준은 그대로 윈스턴 레이드의 가랑이 사이를 향해 빠르게 공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회전이 걸린 공은 잔디를 눕히며 웨스트 햄의 패널티 에어리어를 가로질렀다. "나이스 어시스트. 역시 캡틴이라니까!" 콰아앙!!! 그리고 완벽한 슈팅 찬스를 괴체는 지체하지 않고 그대로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시켰다. 유시 야스켈라이넨이 몸을 날려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와아아아아!!! 괴체의 슈팅과 함께 원정석에 있던 콥들이 지진이라도 낼 기세로 발을 구르며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침묵에 휩싸여 있는 홈팀의 응원석과는 대조된 모습이었다. "잘했어!!!" "너 못 넣었으면 감독한테 말해서 2군으로 내려 보낼라고 했어! 하하하!" "준의 완벽한 패스와 깔끔한 마무리 아주 좋았어!" 선제골을 넣은 괴체에게 다들 몰려가 선제골을 축하해주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에 넣은 선제골은 분명 오늘 경기 주도권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역시 캡틴! 완벽한 패스였어요! 그런 거 못 넣으면 프로라는 타이틀을 떼야죠." 그리고 괴체는 자신에게 완벽한 패스로 자신의 골을 도운 현준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고, 그런 괴체의 행동에 현준도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잘 때렸어. 그런 패스도 못 받아서 골을 못 넣는 선수들도 많아. 어쨌든 끝까지 집중하자고. 웨스트 햄 선수들이 호락호락하게 물러설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현준이 말과 함께 턱으로 뒤를 가리켰다. 비록 선제골은 허용했지만 전의를 불태우는 웨스트 햄 유나티드의 선수들이 모습이 동료들의 눈에 들어왔다. "물론이지." "팬들을 슬프게 만들어서 보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요." "제 선제골은 팀의 승리공식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리버풀 선수들 또한 선제골의 기쁨을 뒤로 한 채 다시금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나기까지에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고, 축구는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김현준 선수!! 크로스! 괴체!!! 때립니다!] [들어갔어요!!! 골!!! 골입니다! 리버풀! 전반 17분 마리오 괴체 선제골!] [이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 프리미어리그 3 호 어시스트를 기록하게 되는군요.] 리버풀의 선제골에 한국에서 온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치 자국팀이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리버풀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인 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팀이었다. [김현준 선수 직접 때릴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아주 침착하게 마리오 괴체 선수에게 공을 패스했고, 마리오 괴체 선수가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스루패스와 다른 선수들의 마무리. 거의 리버풀의 필승공식이나 다름없는 루트인데요.]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패스능력은 컴퓨터처럼 정확하기로 정평이 나 있죠. 이로써 리그 3 호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현준 선수인데요. 내친김에 오늘 웨스트 햄을 상대로 골도 한 골 넣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당사자들이야 어떻게 생각하던지 잉글랜드 언론은 이번 시즌 세계 축구계를 대표하는 축구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현준을 라이벌로 놓으며 축구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었다. 둘 다 세계 3대 리그에 속하는 프리메라리가와 프리미어리그에서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를 불허할 만큼 많은 골을 터뜨린 선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잉글랜드 언론의 기사는 속속들이 한국의 기자들이 번역하거나 혹은 내용을 덧붙여서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알려 주었고, 이런 기사들로 인해 현재 한국 팬들은 이번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현준의 득점왕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 또한 이런 기사에 의해 영향을 받은 멘트였다. [현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9골 그리고 김현준 선수가 8 골이지 않습니까?] [아...네. 그렇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해 팀의 대승을 이끌며 현재까지 총 9골을 성공시켰죠. 그리고 김현준 선수는...] 리버풀의 선제골 이후 경기는 더욱 더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해서 이뤄졌고, 그럴 때 마다 업튼 파크에 모인 팬들은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내뱉었다. [마마두 사코! 헤딩!!!] [걷어냅니다. 마마두 사코 선수. 오늘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올리는 크로스는 사코 선수가 대부분 클리어 해내는군요. 이번 시즌 다니엘 아게르 선수와 라이언 쇼크로스 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리그 5 경기 동안 단 2 실점만을 기록하며 짠물 수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번 시즌 쿼드러플을 이룩했다고는 하지만 쿼드러플을 수월하게 이룬 것은 아니었다. 위기도 있었다. 바로 주축 수비수들의 노쇠화 및 연이은 부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랐다. 다니엘 아게르, 라이언 쇼크스, 마마두 사코, 카일 워커, 호세 엔리케등의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는 리버풀의 수비는 아직까지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때문에 웨스트 햄 공격수들은 리버풀의 골문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비수들이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웨스트 햄의 공격을 꽁꽁 틀어막자 이제는 리버풀의 공격수들이 무언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리버풀의 선수들 중에서 경기의 호흡을 조절하며 공격 작업을 전개하는 선수는 모드리치였다. 그 때문에 웨스트 햄의 샘 앨러다이스 감독 또한 모드리치에게 전담 마크를 설정하며 모드리치의 플레이를 막아야만 했다. 그리고 이런 샘 앨러다이스의 전술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아직까지 모드리치가 뚜렷하게 보여준 모습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모드리치 만큼이나 공격 작업에 능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스티븐 제라드였다. 콰앙!!! 제라드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그라운드를 갈랐고, 그 사이로 한 선수가 빠른 속도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괴체였다. 오늘 선제골을 넣었기 때문일까? 분위기가 탄 괴체의 플레이는 무시무시했다. 순식간에 웨스트 햄의 측면 수비수인 매튜 테일러를 돌파하며 점점 공간을 좁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막아!!!" 야스켈라이넨의 호령에 웨스트 햄의 수비가 괴체를 막기 위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괴체는 무리하지 않고 그대로 공을 중앙으로 달려 들어오고 있는 제라드에게로 보냈고, 공을 받은 제라드는 그대로 자신의 발을 치켜 올렸다. [스티븐 제라드!!!] 1980년 생으로 만 33살의 나이의 제라드는 축구 선수로는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배출해낸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그 실력이 어디 간 것은 아니었다. 특히 제라드의 전매특허인 중거리 슈팅은 충분히 무시무시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큿...! 코스를 확실하게 막아놨어야 하는 건데..." 야스켈라이넨은 자신의 실책을 탓하고는 빠르게 자세를 낮췄다. 다들 곧 제라드의 빨랫줄 같은 중거리 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라드의 발끝에서 떨어진 공은 느릿한 속도로 측면으로 빠지고 있었다. '어...?' 웨스트 햄의 골문을 지키는 야스켈라이넨도 그리고 다른 웨스트 햄의 수비수들도 모두들 고개를 돌리며 공의 궤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낭패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아니,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콰아앙!!! 제라드와 괴체에게 시선이 쏠려 있던 찰나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어의 빈 공간까지 찾아서 들어온 현준이 제라드의 로빙 패스를 그대로 논스톱 발리 슛으로 연결시켰기 때문이었다. 슈팅이 위로 뜰 확률이 높은데다가 아래로 깔아서 차는 것도 쉽지 않은 슈팅이 발리 슛이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와 악마의 신체를 지닌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웨스트 햄의 골문을 갈랐다. 와아아아!!! Jun! Jun!! Jun!!! 추가골. 그것도 쉽게 볼 수 없는 멋진 발리 슈팅에 콥들은 현준의 이름을 외치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리버풀 벤치의 스태프들도 다들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기 시작했다. "나이스 슈팅이예요! 캡틴!" "완벽한 발리 슛이었어! 이번 라운드 베스트 골에 선정되겠는데?!" "나는 완벽하게 볼트래핑을 하고 슈팅을 때릴 줄 알았는데." 골을 넣은 현준에게 다른 선수들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수들의 축하를 받던 현준이 자신을 축하해주는 선수들 사이에서 제라드를 발견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스티브. 충분히 직접 때릴 수 있지 않았어요? 왜 패스했어요?" 현준의 의문은 당연했다. 스티븐 제라드의 중거리 슈팅 능력이라면 충분히 골을 넣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어? 이번 시즌에도 준 득점왕 차지해야지? 그리고 한 골 더 넣어야지. 이번 시즌 가장 먼저 두 자릿수 득점을 넣는 것은 맨체스터 시티가 아닌 리버풀의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 "아! 이런 나도 아까 캡틴에게 패스할걸." 제라드와 괴체의 말을 듣던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결국 현준은 그 날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모드리치의 중거리 슈팅이 야스켈라이넨의 선방에 맞고 나온 것을 그대로 밀어 넣으며 팀의 3번 째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준의 활약에 힘입어 리버풀은 웨스트 햄 원정경기를 3 - 0 으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 점을 획득하며 기분 좋게 홈에서 프리미어리그 7 라운드 상대로 헐 시티를 맞이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쌍검을 드니 좀 낫네요. 오늘은 밤을 세워야 하는 날인 듯... 이제 곧 있으면 레바논과 한국의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겠군요. 예상은 했는데 역시 이동국 - 이근호 조합이 또 나오는군요. 혹시 손흥민이 선발 출전할까 생각했는데 대표팀내에서 이동국이라는 초고참의 관록에 밀리는 듯 지면 무슨 망신이겠냐만은...그것보다도 먼저 살아서 돌아오게나...ㅠㅠ 00423 현준, 매니저 이선미. =========================================================================                            와아아아아!!! 리그 6연승. 웨스트 햄 원정 경기에서 3 - 0 이라는 대승을 거두며 승점 18점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자신들의 용사들을 위해 업튼 파크까지 원정 온 리버풀 서포터즈 콥들은 환호성과 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며 다른 프리미어리그의 강팀들에 비해 과거의 영광만을 찾는 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달랐다. 2년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저번 시즌에는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들어올리기 까지 했었다. "대단하네..." 경기가 끝났음에도 승리의 여운을 즐기며 업튼 파크가 마치 안 필드인 것 마냥 함성과 응원을 내뱉는 콥들을 보며 선미는 대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이 극성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머릿속으로 아는 것과 직접 이렇게 눈으로 보는 것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제 나도 슬슬 돌아가 봐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선미는 현준의 스케쥴과 리버풀의 다음 경기를 확인했다. 리버풀은 3일 뒤 24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칼링컵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사흘 뒤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경기를 소화하고 30일에는 안 필드에서 PSG 와의 챔피언스 리그 A 조 예선 경기를 치러야 했다. "엄청난 일정이네...축구 선수들은 매번 이런 살인적인 경기를 치르는 건가? 왜 축구 선수들이 부상이 자주 일어나는지 알 것 같네." 사흘 간격으로 이뤄지는 빡빡한 일정에 선미는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리즈 유나이티드의 칼링컵 경기를 제외한 두 경기는 홈인 안 필드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이었다. 이동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덜할 터였다. 현준도 마찬가지일 테고 말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부상을 대비해 선미는 현준의 훈련을 조금 줄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미스 리?" '누구지?' 자리를 떠나려던 선미를 향해 양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남자가 말을 걸었고, 선미는 경계심 섞인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어디서 본 듯한 생각도 들었지만 선미는 착각이겠지 하며 생각을 접었다. 그녀의 눈에 외국의 중년 남자들은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경계심이 섞인 선미의 눈빛을 본 남자는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양 손을 들어 올리더니 자신의 품에서 명함을 꺼내며 입을 열었다. "이거 죄송합니다.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ITV 의 알마스라고 합니다." "아! VSS!" "네, 이거 영광입니다. 미스 리께서 VSS를 다 알고 계시니 말이죠." ITV 의 VSS. 프리미어리그의 각 라운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축구 스타들을 패널로 참여시키거나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축구의 광팬들에게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한국의 스포츠 채널에서도 방송될 정도로 큰 인기였기에 선미도 ITV 의 VSS 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VSS 의 PD 가 알마스 라는 남자라는 것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정보였다. 그런 선미의 반응에 말을 하면서도 알마스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선미의 반응이 BBC 의 MOTM 의 시청자들을 ITV 로 끌어들이기 위해 ITV 가 편성한 회심의 프로그램인 VSS 의 인기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VSS 는 저도 자주 보는 프로그램이니까요. 그런데 저에게는 무슨 일로?" "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에이전트 오언에게서 미스 리가 준 선수의 에이전트로 준 선수의 스케줄을 전부 관리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습니다." 알마스의 말에 선미의 눈이 반짝거렸다. 생각해보니 VSS 에 현준이 출연한 적은 아직까지 없었다. 리버풀의 선수로 마리오 괴체, 루이스 수아레즈,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리버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VSS 에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때문에 현준과 ITV 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3류 루머기사가 나왔을 정도였다. '현준에 대한 VSS 출연이 목적이겠지?' 오늘 경기 현준은 웨스트 햄을 상대로 2 골 1 어시스트를 올리며 만점과도 같은 활약을 터뜨렸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일찌감치 득점왕 경쟁을 펼치며 가장 먼저 리그 두자리 수 골까지 터뜨렸었다. 당연히 ITV에게 현준은 탐나는 게스트 일 게 당연했다. VSS 의 역사는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ITV 에서의 대량의 홍보 및 투자 그리고 각 라운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혹은 유명한 감독들만 섭외한다는 방식 때문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실력 있고 내로라하는 선수라면 VSS 에 출연해야지 인정받는다는 이야기가 프리미어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지만 VSS 의 인기가 얼마나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였다. "준의 VSS 출연 때문인가요?" "그렇습니다. 저희 VSS 에는 매번 준의 섭외를 리버풀 구단 및 H&G 에 요청해왔습니다만..." 알마스는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선미 또한 그 뒷이야기는 안 들어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까지 현준이 VSS 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냈지 않은 게 그 이유였다. 그러면서도 선미는 의문점이 들었다. '어째서지...?' VSS 에 출연한다면 선수로서의 인기가 더욱 급상승할게 분명했다. 자동적으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데다가 ITV 에서 홍보까지 해주니 말이었다. 하지만 현준이 이제까지 출연을 안 한 것을 보니 무언가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ITV 와 현준에 대해 생각하던 선미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지자 알마스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이번 준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2 골 1 어시스트. 매 경기 놀라운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웨스트 햄 원정경기에서 만점과도 같은 활약을 보인 준은 이번 라운드 최고의 베스트 선수라고 꼽아도 무리는 아니지요. 아니, 최고의 베스트 선수입니다. 게다가 준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골까지 성공시키며 세계적인 공격수라는 모습을 몸소 보여줬습니다. 그런 준을 위해 ITV 에서는 VSS 2편 특집으로 준을 촬영하고 싶습니다." "2편이나요?" 알마스의 말에 선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제까지 VSS 에서는 특정 선수만을 대상으로 분량을 늘이거나 줄이는 행위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아스널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의 대승을 이끌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VSS 에 출연했을 때도 그랬다. "그렇습니다. 그만큼 ITV에서 준을 꼭 섭외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간절한 알마스의 표정에 선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하지만 이런 스케줄은 현준과 상의를 해봐야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현준과 오랫동안 에이전트와 선수의 관계로 행동했다면 모를까? 자신은 현준의 에이전트가 된지 일주일도 안 된 신참내기 일 뿐이었다. "일단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의 의사도 존중해야 하는 만큼 선수와 이야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제 명함입니다. 출연이 가능할 때 언제든지 연락을 주셨으면 합니다." 확답을 받지 못해 아쉽기는 했지만 알마스는 그나마 현준의 에이전트에게 긍정적인 대답을 이끌어냈다는 것에 대해 만족하며 자리를 떠났다. 그런 알마스의 뒷모습을 보며 선미는 어깨를 으쓱였다. "현준의 인기가 대단하긴 대단하네." ITV. 영국 IBA 산하의 상업 텔레비전 네트워크로 BBC 의 독주에 대한 경쟁으로 설립된 대형 방송사였다. 그런 방송사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중 하나인 VSS 의 PD 가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며 명함까지 주고 갔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기분이 이상한 그녀였다. "그런가요?" H&G 의 사무실에서 선미의 이야기를 듣던 현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스케줄 때문에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기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왔지만 막상 선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현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였다. "네, VSS 에 대해서는 김현준씨도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김현준씨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거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에이전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요." "VSS 라..." 현준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선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예전 퍼거슨과 BBC 의 관계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2011 년도 양자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전까지 퍼거슨은 2004년도에 그의 아들이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보도를 BBC 가 내보내자 극도로 분노해 무려 6년간 BBC 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 그 어떤 인터뷰도 받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딱히 ITV 하고 안 좋은 관계가 있나요?" "아뇨. 딱히 그런 것은 없습니다만...?" 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는 듯 현준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을 보며 선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VSS 에서는 김현준씨를 섭외하기 위해 굉장한 성의를 보이고 있어요. 이번에 김현준씨가 출연하게 된다면 무려 2편 특집으로 방송으로 내보낸다고 하더군요." "그게 대단한가요?" "당연하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아스널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을 때 달랑 1 편으로 나갔다고요." 눈을 반짝이는 선미의 모습에 현준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괜히 이야기를 더 꺼낼 필요도 없었다. 그녀의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충분히 예상이 가기 때문이었다. '뭐...나쁘진 않겠지.'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는 선미의 부담스러운 모습에 현준은 살그머니 눈을 감았다. 머릿속으로 VSS에 출연했던 수아레즈나 괴체, 제라드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VSS 에 출연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 꽤 재미있어 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VSS 에 출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아직까지 한국 선수가 VSS 에 출연한 적이 없다는 것을 봐서라도 한국 축구팬들을 생각한다면 출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뭐...그러면 출연하도록 하죠. 자세한 사항은 선미씨가 알아서 정해주세요." "네? 네. 알겠어요. 출연날짜는 언제쯤이 좋겠어요? 그쪽에서는 최대한 빨리 방송에 출연했으면 하던데..." "이왕이면 챔피언스 리그까지 끝난 뒤가 좋을 것 같은데..." 현준의 말에 선미는 빠르게 스케줄표를 뒤적거리고는 생각에 잠겼다. 현준이 말하는 챔피언스 리그는 9월 30일에 끝이 난다. 30일 이후 촬영을 한 뒤 방송을 하게 되면 굉장히 늦을 것 같았다.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베스트 선수로 뽑혀서 촬영을 하게 되는 데 막상 방송에는 리그 8라운드 경기가 시작될 쯤 나가게 되니 말이었다. "조금은 더 빨리 안 될까요? 그래도 리그 6라운드 경기 베스트로 나가게 되는 셈인데..." "그러면 리즈 원정경기를 마치고 나서로 정하죠. 어때요?" "네!" 현준의 말에 선미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현준의 에이전트로써 선수에 대한 첫 방송 촬영을 맡았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었다. 그런 선미의 반응에 영문을 모르는 현준은 멍하니 그녀의 행동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면 전 ITV 쪽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볼게요. 현준씨는 먼저 돌아가셔서 쉬셔도 되요. 전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서요." "아...알았어요." 선미의 말에 집으로 돌아가서 쉬려던 현준은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몸을 돌려 선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선미씨. 혹시 한국의 축구 유소년시스템에 대해서 잘 아세요? 혹시나 한국의 유명한 유망주라거나?" "잘 모르겠는데...알아봐드려요?" 선미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월드컵은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월드컵이 이번 한 번만 치르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이곳에 있는 동안 일찌감치 한국의 축구 발전에 의해 무언가 기여라도 하고 싶었다. 잉글랜드 혹은 스페인과 같은 축구 선진국에서 잘 발전된 시스템에서 자라나는 유럽의 유소년들에 대한 부러움 때문은 결코 아니었다. 00424 현준, 매니저 이선미. =========================================================================                            "오셨어요? 주인님." "아아..." 집에 도착하자 자신을 반기는 탈리사와 레리엘에게 가벼운 손짓으로 대답을 해준 현준은 옷을 벗어 던지고는 쇼파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은?" "그게...아직..." "쉽지는 않겠지." 자신의 질문에 매일 똑같이 대답하는 두 여인 말에 현준은 묵묵히 고개만을 끄덕였다. 리리스가 마계로 향했다고 확신한 이후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기 위한 방법을 알기 위해 레리엘과 탈리사에게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천마대전으로 인해 천족과 마족과 접촉할 방법이 없기 때문일까? 전혀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뭐...언젠간 알게 되겠지.' 잠시 쇼파에 누워있던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급하게 생각해 봤자 좋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예전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분명 최상급 마족 혹은 천족이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현준의 확신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때를 대비해 힘을 기르면 되는 일이었다. 언제든지 마계로 넘어가 리리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말이다. 파지직... 현준의 손아귀에 모인 순수한 마기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아귀에서 소용돌이 치는 순수한 마기의 모습을 현준은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잠시 후 현준의 손아귀에 모였던 순수한 마기는 빠른 속도로 잦아들었고, 어느새 사라져버린 순수한 마기의 모습에 현준은 조용히 한숨을 내뱉었다. "아직은 무리네..." 마계의 신기. 다인 슬라이프. 신기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소환할 수만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현준은 끊임없이 다인 슬라이프를 소환하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하지만 다인 슬라이프를 소환하기 위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순수한 마기를 끌어 올렸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소환하기도 전에 순수한 마기가 흩어지면서 계속해서 소환이 풀리고 있었다. "정신집중이 부족 한 건가...?"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손아귀를 바라보았다. 신기라고 불리는 무기인 만큼 소환이 쉬울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다인 슬라이프를 소환할 수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현준은 처음 멋도 모르고 다인 슬라이프를 소환 했을 때하고는 달리 지금은 그나마 오랫동안 순수한 마기를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언젠간 소환이 되겠지..." 지금이야 감이 안 잡힌다고는 하지만 현준은 이렇게 순수한 마기를 집중시키는 시간이 늘어간다면 언젠가는 다인 슬라이프를 소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는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따라 탈리사와 레리엘도 알몸으로 욕실로 향했다. "어? 일찍 왔네요. 캡틴." "응. 너도. 어쩐 일이야?" 리버풀 FC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도착한 현준은 자신보다도 먼저 훈련장에 와 있는 선수를 보며 슬쩍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전 10시. 딱히 이른 시간은 아니었지만 보통 오후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리버풀 선수들에게 있어서 오전 10시는 굉장히 이른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일찍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는 바로 다니엘 파체코였다. "그게...뭐. 저야 집도 가깝고..." 현준의 말에 파체코는 슬쩍 시선을 돌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다니엘 파체코. 1991년 출생의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공격수 유망주. 리버풀에는 자신보다도 먼저 입단한 선수였다. 현준이 알기론 아마 2007 년도 쯤 다니엘 파체코가 이적해왔었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때는 꽤나 팬들의 기대가 대단했었지?' 바르셀로나 유스 First Rank 에 속하는 선수였던 만큼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영입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그 때는 한창 아스널에서 파브레가스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프리미어리그를 장악했었을 때니 말이었다. 스트라이커 뿐만 아니라 좌우 윙 포워드까지 수행 가능한 만큼 꽤 큰 기대를 모았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적 이후 간간히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 골까지 터뜨리긴 했지만 파체코는 아직까지 리버풀에서 확고한 주전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완벽한 1군도 아니었다. 컨디션에 따라서 1군과 2군을 오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자신을 제외하고 나서라도 수아레즈, 루크 데 용에 밀려 팀의 4 순위 공격수인데다가 윙 포워드로 자리를 잡으려고 해도 마렉 함식, 마리오 괴체, 세르단 샤키리 같은 걸출한 플레이어들이 자리를 비켜서지 않고 있었다. '아마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때 이적을 할 뻔했던가?'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파체코를 보며 현준은 예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리버풀 선수들에 대한 오피셜에 대해서는 현준도 깊게 관심을 가지는 편이었기에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프리메라리가의 팀도 아닌 세군다리가팀 후에스카에서 파체코를 임대이적 시키고 싶다는 제의를 했었고, 리버풀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가 선수의 거부로 이적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확실히 세군다리가면....' 프리메라리가도 아닌 스페인의 2부 리그인 세군다리가. 출전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과 세군다리가의 팀의 차이는 너무나도 컸던 만큼 파체코 입장에서는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았으리라. 게다가 후에스카는 저번시즌 세군다리가에서 가까스로 강등을 면했던 그저 그런 팀이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켜 리버풀에 남아있기 위해 묵묵히 홀로 훈련을 하는 파체코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파체코의 옆으로 다가섰다. "거기서 그런 움직임은 좋지 않은데. 이렇게 움직이는 게 수비수들이 더욱 까다롭게 여긴다고." "네...?" 갑작스런 현준의 조언에 파체코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현준의 조언에 따라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현재 리버풀의 에이스인 현준의 위상은 자신과 비교해 하늘과 땅 차이나 다름 없는 선수였다. 게다가 자신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터뜨렸을 때 어시스트를 해준 선수 또한 현준인 만큼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불리는 현준의 조언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현준은 계속해서 파체코의 움직임에 대해 조언을 해주며 훈련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현준과 파체코의 훈련 모습을 멀찌감치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감독 케니 달글리쉬였다. 칼링컵. 스폰서인 맥주 회사 칼링의 이름을 따 한국 팬들에게는 칼링컵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리그였지만, 저번 시즌 스폰서가 신용카드 회사인 캐피털 원으로 바뀌면서 명칭이 캐피털 원 컵(Capital One Cup) 으로 바뀐 잉글랜드 리그컵 경기였다. 아마추어 팀들도 참가 가능한 FA 컵하고는 달리 캐피털 원 컵은 프로팀들만 참가하는데 프리미어리그부터 잉글랜드 4부 리그인 리그 2 에 속한 팀들까지 참가하는 캐피털 원 컵은 1라운드에서 하위리그의 72개 팀 중 토너먼트 방식으로 36 팀을 선발한다. 그리고 2라운드에서는 프리미어리그 하위 12개 팀이 더해져 48 개 팀이 겨루게 되고 3 라운드 부터는 2라운드를 통과한 24개 팀과 프리미어리그 상위 8개 팀이 포함되어 32강전을 가지게 된다. 그 후 8강까지는 단판 승부를 벌이고 4강부터 홈, 어웨이 경기 방식으로 치러지게 되는 컵대회였다. 리버풀은 당연히 프리미어리그 상위 8개 팀에 속해 캐피털 원 컵 3 라운드부터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바로 리즈 유나이티드였다. "리즈라..." 리즈 유나이티드의 홈 경기장인 앨런드 로드로 향하면서 현준은 오늘 상대할 팀인 리즈 유나이티드에 대해서 떠올렸다. 리즈 시절이라는 말이 '전성기' 혹은 '황금기'라는 유사어로 쓰일 만큼 리즈 유나이티드는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벌이었을 정도로 강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전만 해도 리그 우승에 FA 컵 우승 그리고 UEFA 컵도 들어 올렸을 정도의 대단한 팀이 바로 리즈 유나이티드였다. 마크 비두카, 로비 킨, 해리 키웰, 퍼디난드, 우드게이트, 앨런 스미스, 파울러등 A급 선수들로 가득한 스쿼드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리즈가 망한 것은 정말 순식간이었다. 1999 - 2000 시즌 리버풀을 밀어내고 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했고, 챔피언스 리그 4강에 들며 전 유럽에 돌풍을 일으킨 후 대대적인 선수 영입을 꾀했지만 2001 - 02 시즌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 실패등으로 인해 빚이 들어나면서 점점 주축 선수들을 팔아치우기 시작했고, 결국 강등과 강등을 거듭해 리그 1 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2부 리그인 챔피언 쉽 리그에서 뛰고 있는 팀이었다. "지금이야 그저 그런 팀이기는 하지만..." 점점 앨런드 로드에 가까워지자 현준은 눈을 빛냈다. 캐피털 원 컵 첫 경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결코 져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 특히나 녹아웃제 방식으로 지면 탈락하는 만큼 무승부도 용납할 수 없었다. 와아아아!!! 프리미어리그 컵이나 FA 컵에 비해 권위가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캐피털 원 컵은 하위리그 팀이 유일하게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대회였다. 그런만큼 리즈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 트러스트는 자신들의 선수들이 오늘 앨런드 로드를 찾아온 리버풀에게 본 때를 보여주기를 바라며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었다. "시끄럽네..." 그리고 오늘 경기 선발로 나선 제라드는 앨런드 로드를 가득 메운 리즈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들을 바라보더니 인상을 구겼다. AGAIN 2000 라고 적혀 있는 피켓이 굉장히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1999 - 2000 시즌 리즈 유나이티드에 밀려 4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뺏겼던 과거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무려 10년이 넘게 지나간 일이었지만 아직까지도 잊혀 지지 않는 기억이었다. 오늘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리버풀은 1.5 군을 내세웠다. 다른 대회나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비중이 적은 만큼 유망주 혹은 2군 선수들을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런 이유로 오늘 경기 선발로 나서는 선수는 현준과 다니엘 파체코가 투 톱으로 리즈 유나이트드의 골문을 노렸고, 미드필더에는 제라드, 찰리 아담, 수소, 이슬라가 그리고 포백라인에는 마틴 켈리, 안드레 위즈덤, 코너 코디, 라이언 쇼크로스가 골키퍼로는 베고비치가 출전했다. 삑! 삐익!!! 비록 다른 컵들에 비해 비중이 적은 경기라고는 하지만 현준은 캐피털 원 컵을 놓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 만큼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리즈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다른 리버풀 선수들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섰고, 그런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에 리즈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허둥거리며 공을 소유하는 데만 치중하기 시작했다. 작년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했고,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6연승을 기록하는 팀인 만큼 아무리 1.5 군이라 할지라도 리버풀은 리즈에게 있어서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선발로 출전한 선수중에 현준이 끼어 있다면 더더욱 그랬다. 파앙!!! 미드필더 진영에서 수소가 공을 빼앗았고, 그 공은 그대로 전방에 있는 현준에게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현준의 폭발적인 드리블에 오늘 앨런드 로드를 찾은 콥들이 환호성을 보내기 시작했다. 저번 시즌에도 이어 이번시즌에도 어김없이 폭발적인 득점감각을 보이며 리그에서 리버풀이 6연승을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주는 자신들의 영웅에 대해 보내는 환호성이었다. "공간을 틀어막아!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현준의 접근에 리즈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제이미 애쉬다운이 소리를 질렀지만 순수한 마기와 악마의 신체로 인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며 깨끗한 개인기로 접근해 들어오는 현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순식간에 톰 리스와 제이슨 피어스의 두 수비수의 틈 사이를 현준이 뚫어내며 공간이 열렸고, 현준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강력한 슈팅을 때렸다. 터엉!!! 아아아!!!! 하지만 운이 좋았을까? 현준이 때린 슈팅은 그대로 리즈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강타하고는 밖으로 벗어나갔고, 그 모습에 앨런드 로드를 가득 채운 리즈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골이나 다름없는 슈팅이 터진 시간은 불과 전반 4분. 리즈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들은 과연 남은 86분 동안 자신들의 선수가 리버풀의 선수들을 막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스럽기만 했다. ============================ 작품 후기 ============================ 사과박스? 무슨 일 있었나요? 00425 현준, 매니저 이선미. =========================================================================                            [김현준 공 잡았습니다.] [이번에도 직접 돌파할 생각일까요? 김현준 선수! 측면으로 밀고 들어갑니다!] 잉글랜드 캐피털 원 컵 3라운드. 한국팬들에겐 32 강이라는 말이 더 익숙한 리즈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를 중계하는 한국 스포츠 채널의 중계진들은 오늘도 손에 땀을 쥔 채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가 캐피털 원 컵 32강이라는 리그 경기나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중요한 경기들에 비해 비중이 적은 경기였지만 경기를 펼치는 팀이 한국에서는 국민팀이라고 불리며 사랑을 받는 리버풀 이었다. 게다가 오늘도 한국을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인 김현준이 선발로 출전했다는 것에 중계진들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만큼이나 경기에 집중해서 해설을 하고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들에겐 안 들리시겠지만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을 때 마다 리즈 팬들의 야유가 장난이 아닌데요.] 지금 경기가 벌어지는 곳이 리즈 유나이티드의 홈인 앨런드 로드이기 때문일까? 현준이 공을 잡을 때 마다 사방에서 엄청난 야유가 터져 나왔고, 그런 팬들의 야유소리를 들은 조민호 캐스터가 걱정스럽게 이야기했다. 리즈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의 하위격인 챔피언 쉽 리그 팀인데다가 챔피언 쉽에서도 저번 시즌에도 챔피언 쉽에서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한 때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굉장히 잘 나갔던 팀이었다. 캐피털 원 컵과도 같은 컵 경기에서는 이변이라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하위리그에 있는 팀들이 심심찮게 상위 리그의 팀들을 잡아버리는 것이다. 그 만큼 강등과 승격, 그리고 우승이 걸린 리그하고는 달리 컵 경기에 상위리그 팀들이 주전을 내보내지 않으며 유망주에게 기회를 준다거나 체력을 비축하는 의미의 경기를 치르는 것도 있겠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하위 리그의 팀들의 실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리즈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앨런드 로드는 수용인원 4만에 가까운 곳이다. 그리고 오늘 경기 때문에 앨런드 로드는 빈 자리없이 양 팀의 서포터즈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 마디로 어림잡아 3만 명 이상이나 되는 홈팀 리즈 유나이트드의 김현준이라는 한 선수를 향해 야유를 퍼붓는 것이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야유소리에 선수가 영향을 받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런 조민호 캐스터의 걱정은 현준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하는 소리였다. 프리미어리그 4년차인데다가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큰 경기도 경험해본 현준이 이런 야유에 흔들릴 리 없었다. 설사 심적으로 흔들린다 하더라도 현준의 지닌 순수한 마기는 인간들의 큰 목소리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 당연하게도 조민호 캐스터가 걱정하는 것과는 달리 공을 잡은 현준은 자신에게 향하는 야유를 뒤로 한 채 리즈 유나이티드의 측면으로 파고 들면서 다른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으로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자신과 함께 투톱을 이루는 선수는 아직 유망주 딱지를 벗어던지지 못한 다니엘 파체코였다. 뭐, 물론 현준에게 파트너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원 톱으로 출전한다고 해도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코어는 0 - 0. 양 팀 다 찬스가 나기는 했지만 서로 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스코어는 양 팀 다 변화가 없는 상황이었다. '크로스는 별로 좋지 못한 선택이겠어." 자신과 속도를 맞춰서 패널티 에어리어로 파고 들어가는 다니엘 파체코를 보며 현준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스페인에서는 제 2의 다비드 비야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골 결정력과 침착함을 보이고 있었지만 파체코는 168cm 라는 단신의 키를 지녔다. 오늘 경기 리즈 유나이티드의 두 센터백인 톰 리스와 제이슨 피어스는 각각 183cm 와 185 cm. 어림잡아 20 cm 정도나 차이가 나는 키 차이에 크로스를 올린다는 것은 리즈 유나이티드에게 공을 가져다 주는 일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낮게 공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낮은 크로스를 받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력으로 좋은 위치를 잡기 위해 수비수보다 한 발짝 먼저 움직여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행동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몸싸움이었다. 하지만 다니엘 파체코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약한 피지컬이었다. 테크닉으로 커버한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실전 경험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결국 미드필더 진영으로 공을 돌리려던 현준이 몸을 살짝 틀었다. 그리고 그 순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이른 아침부터 훈련을 하다가 음료수를 마시며 나눴던 다니엘 파체코와의 대화가 현준의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이 곳에서의 생활은 매우 즐거워요. 동료들도 잘 대해주고 있고 특히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팬들의 열정은 정말 최고예요! 물론 아직은 제대로 경기를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전 리버풀에서 축구를 더 즐기고 싶어요. 그래서 이렇게 일찍 나와서 훈련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무엇이 부족한 지는 저도 잘 알고 있거든요.' 1991년 출생. 한국의 나이로 따지면 만 22세의 나이였다. 축구 선수로 치자면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붙기에는 조금은 나이가 많았다. 비록 아직까지는 리버풀이라는 거대한 클럽에서 뛰고 있었지만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것을 알기에 파체코 또한 그라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홀로 나와 훈련을 하고 있었고 말이다. '뭐...어차피 기회는 계속해서 생길 테니까...' 현준은 흘깃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스코어는 0 - 0. 아직 시간은 충분히 많이 남아 있었다. 상대는 하위리그에서 뛰고 있는 리즈 유나이티드. 충분히 다니엘 파체코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경기였다. 몸싸움은 약하지만 피지컬적으로 부딪힐 일만 없다면 파체코는 충분히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유능한 공격수였다. '적극적으로 휘저어보라고.' 현준의 눈이 패널티 에어리어를 힐끗 훑었고 발이 활처럼 휘어졌다. 그리고 빠른 스피드로 그대로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콰앙!!! "헛!" 미드필더 진영으로 공을 돌릴 거라고 생각했던 리즈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는 현준의 이런 예상치 못한 크로스에 발을 뻗었지만 현준에 발 끝에서 떠난 공은 순식간에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터엉!!! 현준의 크로스를 기다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파체코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리즈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를 제치고 공을 잡았고, 그대로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어느새 달려온 톰 리스가 파체코의 슈팅을 방해하기 위해 파체코를 강하게 밀었고, 피지컬적으로 약한 파체코는 제대로 슈팅을 때리지도 못한 채 그대로 그라운드 위로 나뒹굴어야 했다. '어...?' 파체코가 나뒹구는 모습을 본 현준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심판에게 향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삐익!!! 아니나 다를까 그 모습을 본 심판이 반칙을 알리는 휘슬을 불었고, 경기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양 손을 치켜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 패널티 킥이었다. 곧바로 리즈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심판에게 몰려들었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너무나도 쉽게 나뒹구는 다니엘 파체코의 모습에 헐리우드 액션이라고 강하게 어필했지만 심판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니가 얻어냈으니까 차봐." "네...네?" 패널티 킥이 선언되자 리버풀의 선수들이 리즈 유나이티드의 골문으로 모여들었고, 현준은 그라운드에서 일어나 몸을 추스르고 있던 다니엘 파체코를 보며 말했고, 파체코는 깜짝 놀라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리버풀에서 패널티 킥을 담당하는 선수는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이었다. 프리미어리그 3연속 득점왕 및 챔피언스 리그 2 연속 득점왕이라는 성적이 말해주듯 현준의 골 결정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막말로 찼다하면 골이었다. "뭐...준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리고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지시한 현준 다음으로 패널티 킥을 차는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심장이자 부주장 스티븐 제라드였다. 그렇게 현준과 제라드가 말하자 다른 선수들 또한 둘의 의견을 따르기로 하며 뒤로 물러섰다. 현준 또한 패널티킥을 방해하지 않게 뒤로 물러서다가 파체코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너의 실력을 열정적인 리버풀의 팬들에게 한 번 보여 줘봐." 현준의 말에 파체코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더니, 곧 표정을 굳히고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뒤로 빠지는 현준을 보며 자리를 잡던 제라드가 말했다. "왜 니가 직접 차지 않고? 스코어도 0 - 0 인데." "그냥 다니엘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서. 다니엘이라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고." "하긴 다니엘의 상황이 딱히 좋지만은 않지." 현준의 말 뜻을 알아들은 제라드는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다니엘 파체코. 슛!!! 들어갑니다!] [골! 다니엘 파체코! 애쉬다운 골키퍼 몸을 날려봤지만 방향을 잘 못 읽었어요!] 다니엘 파체코는 가볍게 골을 성공시키며 리버풀과 오늘 그라운드를 찾은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에게 선제골을 선물했다. 다니엘 파체코의 선제골로 1 - 0 으로 앞서나간 리버풀은 남은 시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리즈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폭격했다. 캐피털 원 컵이나 FA 컵과 같은 컵 리그에서는 일명 자이언트 킬링이라고 불리는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하지만 리버풀에게는 이런 자이언트 킬링이 성립될 것 같지 않았다. 비록 주전이 빠진 1.5 군이라고 하지만 스티븐 제라드와 현준이 출전한 리버풀은 다니엘 파체코의 패널티 킥 선제골에 이어 현준의 중거리 포, 제라드의 헤딩으로 릴레이 골을 이어나갔고,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 기회를 잡은 파체코가 또 다시 골을 성공시키며 4 - 0 이라는 큰 점수 차로 리즈 유나이티드를 대파하며 가볍게 캐피털 원 컵 4 라운드에 진출했다. "고생했어요. 현준씨. 정말 대단했어요. 이번 시즌 첫 해트트릭 축하해요." 경기가 끝나고 현준의 연락에 달려온 선미는 현준을 보자마자 오늘 경기를 떠올리며 말했다. 캐피털 원 컵 3 라운드의 대승 이후 리버풀은 그 기세를 몰아 안 필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헐 시티의 경기에서 5 - 1 이라는 큰 점수 차로 헐 시티를 대파했다. 그리고 그 날 경기에서 현준은 홀로 3골을 넣어 이번 시즌 리그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경기장을 찾은 서포터즈들을 광분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현준의 에이전트로 경기장을 찾은 선미 또한 오늘 경기의 흥분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 추운 날씨도 아닌데 흥분으로 인해 몸이 아직까지도 떨리는 것을 봐도 그랬다. "고마워요." "이렇게 되면 이번 라운드 MVP 도 현준씨가 차지하게 되는 건가요? VSS에서 빨리 현준씨가 출연하기를 바라던 눈치던데요." "어차피 며칠 뒤면 출연하게 될 텐데요. 뭐."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라는 자각 때문일까? 현준은 ITV 의 VSS 라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스포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말하고 있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선미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리버풀에서 그리고 축구계에서 얼마나 큰 활약을 했고, 어떤 위상인지는 에이전트인 그녀가 더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의 에이전트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을 찾는 많은 광고주들 방송사 직원 및 축구관계자들의 미팅을 통해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내일입니다. 우즈베키스탄전. 최강희 감독이 손흥민 선발출전을 예고했군요. 누가 나와도 좋으니...레바논때의 재탕은 제발... 2년 째 쓰고 있던 핸드폰이 슬슬 맛이 가고 있습니다. 갤럭시 S2 인데 요즘 핸드폰이 갑자기 꺼졌다 커졌다 그러네요. 3G 도 잘 안잡히고... 며칠전엔 부산시내에서 통화권 이탈이 떠서 얼마나 황당했는지... 잘 쓰던 폰이 이렇게 변하니 순간 최신폰도 약정 2, 3 년이 지나면 기계의 수명이 급 줄어들어 핸드폰을 바꿔야 한다던 핸드폰 약정 2년 음모론이 떠오르더군요. ......나만 그런건가 00426 현준, 매니저 이선미. =========================================================================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먼저 연락을 줬어요? 매번 제가 먼저 연락을 드렸던 거 같은데?" "그냥 뭐, 딱히 연락할 일이 없어서요." 선미는 현준을 향해 곱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선미의 시선을 느끼며 현준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그녀와 자신의 관계는 에이전트와 선수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자신의 대답에 선미가 살짝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게 보였지만 현준은 차분하게 오늘 자신이 H&G 에이전트에 찾아온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말했던 것이 얼마나 진척되었는가에 대해 물어보려고 찾아왔어요." "예전에 말했던 것이 뭔데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반문을 하는 선미의 말에 현준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한국의 유소년 시스템과 한국의 유망주들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새 잊어버린 것일까? 하지만 자신을 향해 방실방실 웃는 그녀의 표정을 보니 선미는 정말로 모르는 게 아니라 모르는 척을 하는 것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왜 저런 행동을 보이는 거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현준은 그녀가 왜 저런 행동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현준도 그리고 선미도 입을 다물자 회의실에는 선수와 에이전트의 만남이라고 말하기엔 부끄러울 정도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하아...농담이에요. 농담." 어색한 분위기가 점점 짙어지자 결국 선미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가지고 온 서류를 현준의 앞으로 내밀었다. 자신이 말했던 것을 잊지 않았는지 선미는 한국의 축구 유소년시스템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조사를 해왔다. 또한 한국의 유망주들에 대한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축구의 유소년 시스템이라...' 현준은 선미가 건네주는 서류를 제목을 확인한 현준은 프리미어리그의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 프리미어리그의 유소년 시스템은 각각의 팀마다 나이에 따라 유스 A, B, C, D, E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유스 A 팀 이후에는 비로소 성인이 되어 프로 선수로서의 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산하의 유스팀에서도 이적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스팀들끼리의 이적에서 이적료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있기는 했다. 축구 선수를 희망하는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가 속한 유스 팀은 바로 유스 E 팀으로 한국 나이로는 유치원정도의 어린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각 D, C, B, A 팀으로 올라가기까지 2년 정도의 터울을 두고 구분되어 지는 것이다. '물론 축구 선수를 희망한다고 해서 모두 유스 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이와 같은 유소년 클럽 시스템은 유럽 축구의 근간의 이루는 시스템이나 다름없었다.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유소년 선수들이 상위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각각의 단계에 맞는 트레이너들이 팀의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해 다음 단계로 올라 설수 있는지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그리고 그 평가에 따라 선수들이 다음 단계로 올라설 수 있는지 결정이 되는 것이다. 현대 축구에서 빠질 수 없는 테크닉, 전술적인 이해력, 인성, 신체적인 능력등의 조합이 이런 조건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조건들을 전부 만족시켜야 해야만 상위레벨로 진출할 수 있지.' 어떤 선수라도 이들 중 한 가지 항목이라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각각의 유스팀 그룹에서 시즌이 종료된 이후 팀을 떠나야만 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서부터 각자의 능력에 대해 압박을 받는 상황은 나중에 프로 축구 선수가 되어서도 각자의 멘탈에 대해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프리미어리그 유소년 시스템과는 달리 한국의 유소년 시스템은 아직까지는 개인적으로 만든 클럽이나 학교 축구부에 국한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지방마다는 다르지만 축구 교실 혹은 각 지역의 생활체육협회나 체육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축구팀으로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축구 교실이나 체육시설들에 속한 한국의 유소년들은 각각의 단계에 맞는 트레이너들이 붙는 게 아니었다. 개인 혹은 축구팀에 속한 감독과 코치가 팀을 이끌다 보니 감독과 코치의 역량에 따라 유소년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래도 이곳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된다면 좀 더 체계적인 축구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는 것이고 말이다. 한 마디로 아직까지 체계적인 유소년 팀들은 K 리그에 속한 팀들의 유스팀이 전부였다. 그것도 유소년 클럽이 없는 K 리그 팀들도 있었고, K 리그 클럽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스팀은 U - 18 혹은 U - 15 가 전부였다. 학원축구는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었다. "어린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린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이요?" 선미가 준 보고서를 보며 현준은 아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현준의 행동에 정신을 집중했던 선미가 현준의 말을 듣고 되물었지만 현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생각을 계속해 나갔다. 한국 프로축구 K 리그의 산하의 유스팀들이 생긴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을 생각해보면 U - 18 더 나아가 U - 15 팀까지 갖추게 된 K 리그 팀들이 얼마나 유소년 축구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한국 축구의 가장 구조적인 문제는 기술 부족이었다. 아직까지도 축구 팬들에게 지적받는 부분이기도 했다. '기술적인 문제는 유소년 시절부터 반복해서 공과 함께 훈련을 거듭해야 돼.' 유소년 시절에는 체력과 정신력으로 일시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상황이 넌센스와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소년 시절은 축구 선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다. 특히 기본기나 테크닉은 이 시절에 모두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나는 예외지만...' 현준은 피식 웃으며 자신의 상황을 떠올렸다. 자신의 기본기와 테크닉은 순수한 마기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악마의 신체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던 한국도 프로 축구선수의 꿈을 가지는 아이들에게 유소년 시절부터 기술 축구를 가르쳐 기본기와 테크닉을 익히도록 해야만 했다. 훌륭한 유소년 지도자의 아래에서 배우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야지만 훗날 좋은 선수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현준이 보고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조용히 현준이 보고서를 볼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선미가 입을 열었다. "어린 선수라면 어느 정도 나이대요?" "축구 선수를 꿈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이요. 어린 나이에서부터 축구 선수를 희망하는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훈련장이 너무나 부족하네요. 훈련 시스템도 실망이고요." 현준의 말에 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의 말이 그녀가 현준의 부탁으로 인해 한국의 유소년 시스템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예전과는 비한다면 한국 축구의 유소년 시스템은 확실히 달라진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유치원대의 어린 선수들이 훈련하는 훈련장을 생각하던 선미는 문득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현준을 향해 말했다. "그러고 보니 JSFC 가 있잖아요." "JSFC 요?" "네. 박지성 축구 클럽이요. 수원에 있는 거 모르세요?" "아아..." 선미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은 고개를 주억였다. 확실히 기억 속에 박지성 선수가 축구 센터를 건립했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자신은 한창 내셔널 리그 대전한수원에서 뛰고 있던 참이었다. "그거 평가가 어때요?" "박지성 축구 교실이요? 꽤나 좋아요. FIFA 국제 규정을 통과한 고급 인조잔디 구장이 있고 자체 교육은 물론 국제적인 행사를 진행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어린 선수들의 부모님들이나 축구교실을 찾은 방문객들이 지내는 카페도 있는데다가 실내 교육시설도 준비되어 있고요. 그 때문에 박지성 축구교실에 등록하려면 몇 개월이나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박지성의 축구 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나이대는요?" "6 에서 13세의 어린이들이 참여가 가능하고요. 평균적으로 12명 이상에 2명의 지도자들이 붙는다고 하더라고요." 현준은 보고서 한 구석에 적혀 있는 박지성 축구 교실에 대한 내용을 훑었다. 현재 한국 국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 아직까지도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여 주고 있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박지성 축구 교실이라...' 왜 그가 이런 시설을 세웠는지는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그 또한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한 것이다. 덤으로 유소년 시절부터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말이다. '나도 그런 축구 교실을 만들어 보고 싶다.' 두근. 현준은 갑자기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런 두근거림이 현준은 전혀 나쁘지 않았다. 굳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름이 걸린 유소년 시설에서 어린 아이들이 웃고 떠들면서 즐겁게 축구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박지성 선수가 만든 JSFC 처럼 HJFC 라는 이름으로 한국 최대의 유소년 축구 교실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축구 교실에서 배출된 선수들은 훗날 자신이 마계로 사라져도 김현준이 만든 축구 교실에서 축구를 배웠다고 말하며 자신을 기억할 게 분명했다. '한국 유소년 축구 시스템의 발전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은 걸까?' 어느새 선미는 현준의 모습에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뚫어지게 박지성 축구 교실을 바라보는 현준의 모습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축구교실을 만들어야 겠어요. 유소년 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축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도 훈련이 가능한 거대한 축구 교실요." "네...?" "잉글랜드 클럽 휘하의 유소년 팀들과 같은 시설요.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카데테같은 시설을 만들어야 겠어요." "무슨..." 선미는 갑작스레 터져 나온 현준의 폭탄발언에 멍하니 현준을 바라보았다. 잉글랜드 클럽 휘하의 유소년 팀들과 바르셀로나의 카데테 같은 시설이라니?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선미를 이해시키기 위해 현준은 빠른 속도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말이 진행될수록 선미는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그...그게 가능할 것 같아요? 박지성 선수가 축구 교실을 설립하는 데만 하더라도 약 100 억 원이 들었다고 했어요." "......" 선미의 말에 현준은 왠지 슬픈 생각이 들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자신의 희생과 노력은 알아주지도 않고 돈 이야기만 꺼내니 말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엄청난 돈이 들겠죠."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어림잡아 수백원이 되는 공사가 진행될 게 분명했다. 현준은 머릿속으로 자신의 수입을 떠올렸다. 세후 주급 30만 파운드. 한국 돈으로 6 억 원에 가까운 돈이었다. 1년이 52주라고 따지면 연간 312 억 원을 벌어들이는 셈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광고나 방송에 출연하면 할수록 수입은 더욱더 늘어났다. 한마디로 말해서 많은 돈이 들어가기는 하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일단 축구 교실을 설립하는데 있어 어떤 게 필요한 지 박지성 선수에게 물어봐야 겠어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내친김에 현준은 축구 교실을 설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세한 사항들을 알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의 주위에 그런 사실을 알 만한 인물은 바로 박지성 축구 교실을 설립한 장본인 박지성이 있었다. "전화거시게요? 자리 비켜드릴까요?" 선미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의 거리는 차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얼마 멀지 않은 거리였다. "아뇨. 괜찮아요. 직접 맨체스터로 찾아가려고요." "아..." 선미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현준은 재빠른 몸놀림으로 회의실 밖을 빠져나갔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선미는 떨떠름하게 웃고는 오늘 준비한 자신의 자료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며 앞으로의 할 일을 생각했다. 분명 현준이 축구 교실을 설립하게 된다면 자신도 바빠지게 될 게 분명했다. H&G 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서류를 다 정리하던 선미는 보고서 맨 끝에 적혀 있는 내용을 보고는 인상을 팍 쓰며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한국의 유망주들에 대해서는 전혀 안 읽고 갔잖아? 기껏 미스터 오언의 조언을 들어서 FM 2013을 보고 조사한 것들인데..." ============================ 작품 후기 ============================ 조만간 핸드폰 바꿔야 겠군요...갤노트 3가 나오기를 기다리는중...ㅠ 오늘 우즈벡전 꼭 이기길 기도하면서 예약으로 미리 올려 놓고 갑니다.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경우의 수라니...! 월드컵 조별예선도 아니고...!!! 한국 축구의 현실을 몰라본 우리 눈이 높아진 건지... 어쩃든 화끈하게 우즈벡전 승리했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이란점 부담도 덜고... 00427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별들의 전쟁이라는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2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은 안 필드로 PSG를 불러들였다. PSG 가 속한 리그 앙은 올림피크 리옹, 마르세유, 릴과 같은 명문구단들이 있지만 유럽의 4대 리그에 비교한다면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큰 경기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번 시즌만 해도 그랬다.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든 팀은 PSG 하나. 그것도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탈락하고야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우습게 볼 팀은 아니지.' 만약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PSG 는 그 이상 진출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시즌도 그랬다. 저번 시즌 프랑스 리그 앙 우승팀인 PSG 는 이번 시즌에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루카스, 파스토레 하비에르, 티아구 모타등의 선수들의 활약으로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현준은 PSG 의 전력을 떠올려 보며 고개를 주억였다. 오늘 경기는 이번 시즌 리버풀이 조별리그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른 중요한 일전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다음 챔피언스 리그의 상대는 도르트문트. 그것도 원정에서 벌어진다.' 3년 연속 챔피언스 리그에서 만나는 지긋지긋한 인연의 팀인 도르트문트. 물론 리버풀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좋은 기억만을 가지고 있긴 했다. 그러나 저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뒤를 이어 분데스리가 2위를 차지한 도르트문트 또한 PSG 와 마찬가지로 결코 얕볼 전력이 아니었다. 충분히 PSG, 도르트문트는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을 방해할 수 있는 팀들이었다. 결국 FC 쾨벤하운은 제쳐두더라도 이번 조별예선을 수월하게 통과해내기 위해선 PSG와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승점을 얻어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의 승리가 더더욱 중요하지." 축구화의 끈을 묶으며 현준은 침착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원정도 아닌 홈에서 벌어지는 경기. 수월한 16강 진출을 위해선 상대가 누구던지 홈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해야 한다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물론이지. 오늘 경기는 정말로 중요하다고." "스티브." "다른 클럽들을 상대로도 마찬가지겠지만 경기가 벌어지는 이곳은 우리의 홈인 안 필드. 팬들에게 실망을 줄 수는 없다고. 그리고 그 상대가 PSG 라면 더더욱 말이야." 현준의 중얼거림을 들은 제라드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하려던 현준은 곧 제라드의 말을 떠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제라드는 분명 PSG에게는 질 수 없다는 말을 강조했었다. "PSG 라면 더더욱 질 수 없다니? 왜요?" "왜기는 프랑스 클럽이잖아." "...그게 어때서요?" "역사 공부 좀 해라." "아..."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나지막한 탄성을 터뜨렸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세계사 수업때 배웠던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악연이 떠올랐다. 물론 옛날 옛적 과거의 일이긴 하겠지만 선수들은 그런 것에 의미를 불어으며 투지를 불태우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듣고 있던 레이나가 몸을 쭈욱 펴더니 현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준, 요즘 큰 일 벌이고 있다며?" "큰 일?" "뭐. 고국에 대단히 큰 센터를 하나 설립한다면서? 벌써 얘기가 많던데?" 레이나의 말에 현준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박지성 선수에게 박지성축구센터를 어떻게 건립했는지를 물어보고 한국에 유소년들이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는 축구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게 불과 어제였다. 물론 그러한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H&G 에이전시에 도움을 요청하고 리버풀 구단에게 자문을 구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아...나도 오언에게서 들었어. 이렇게 되면 이제 준이 이사장이 되는 건가?" "이사장은요, 무슨. 단지 제가 사는 곳에 있는 아이들이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혹시 몰라요? 그 소년들 중에 나 같은 선수가 등장해 리버풀에서 뛸지?" 현준의 말에 제라드도 그리고 레이나도 감탄한 얼굴로 현준을 응시했다. 세계적인 프로 축구 선수가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벌어들인 돈을 조국의 축구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너 같은 녀석이 미래의 리버풀에 뛰고 있는다라...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군." 현준의 말에 제라드는 말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제라드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것을 보면 굉장히 즐거운 생각을 하고 있는 듯 싶었다. 그런 제라드를 뒤로 한 채 이번에는 레이나가 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일은 축구협회에서 하는 일 아니야? 뭐, 준이 그냥 생각없이 하는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야." "맞아요. 제가 뛰었던 한국의 축구 리그인 K 리그도 유소년 선수들의 발전에 투자를 하고 있기는 해요. 하지만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게다가 한국에는 5, 6살 정도의 어린 꼬마 애들이 즐겁게 축구를 하면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없기도 하고요." "왜? 원래 애들은 뛰어놀면서 크는 거 아니야?" 리버풀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딸 바보인 제라드가 현준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제라드의 질문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제가 리버풀에 와서 가장 신기하게 봤던 것 중 하나가 뭔지 아세요? 바로 영국 초등학생들의 가방이었어요?" "......?" "영국 초등학생들의 가방은 굉장히 가볍더라고요. 제가 초등학교 시절 때나 사용했었던 가벼운 보조가방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요. 한국의 초등학생들은 그것과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녀요." 어느새 현준의 주위에는 오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이 모이고 있었다. 리버풀의 코칭 스태프들과 리버풀의 감독 달글리쉬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초등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학업에 대한 엄청난 부담을 지니거든요. 책 뿐만 아니라 학원 교재와 문제집등을 전부 짊어져야 돼서요. 그런 학업을 중시하는 풍토 때문에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특수목적고를 준비하거나 국어, 영어, 수학을 잘해야지만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나라, 혹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위해 학원을 가야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었다. 오죽하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조차도 감탄했다고 말했을까? 그렇게 한국의 교육열과 맞물려 밤 늦은 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학원을 다니는 한국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라드의 레이나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래도 그런 학생들 중에는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애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애들이 자신의 꿈을 올바르게 키워나가기 위해서 축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고요." "그렇군." 현준의 말을 다 들은 제라드는 탁 소리가 날 정도로 현준의 옆에 앉고는 현준의 어깨를 감싸며 입을 열었다. "나도 아들을 낳으면 열심히 축구를 시켜서 리버풀에 입단 시키려고 했거든. 물론 결과는 딸 세 명이 되었지만 말이야. 어찌되었든 그거 돈 많이 들어가지?" 현준은 선미가 말했던 내용을 떠올렸다. 구체적인 견적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미는 만약 자신이 원하는 대로의 건물을 짓게 된다면 최소한 4, 500 억 원의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는 것이라고 얘기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센터를 건립하고 나서도 유지비등 그 후의 일을 생각해보면 대체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돈이야 뭐..." "오늘 경기 승리한다면 일주일 치 주급, 그 센터 걸립을 하는 데 보태도록 하지." "오? 정말요?" 현준의 눈이 크게 떠졌다. 리버풀에서 제라드가 받는 주급은 15만 파운드. 한국 돈으로 따지면 2억 6천 만원에 가까운 돈인 만큼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오! 캡틴! 저도요. 만약 오늘 경기 리버풀이 승리한다면 저도 제 주급 캡틴의 멋진 일에 동참하고 싶어요." "나도. 오늘 경기 승리하고 준이 술을 산다면 기꺼이 내 주급 준의 멋진 일에 동참하도록 하지." 괴체와 모드리치의 말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선수들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리버풀 선수들의 일주일 치 주급. 한국 돈으로 따진다면 수십 억원에 가까운 엄청난 돈이었다. 그런 돈을 기꺼이 내놓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후회라는 감정이 단 하나도 담겨 있지 않았다. "좋아. 오늘 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면 내가 한 달 월급 내놓는다. 물론 못해도 일주일 치 주급을 기부하도록 하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이나가 호기롭게 외쳤고, 사방에서 놀란 탄성이 흘러나왔다. 레이나가 리버풀에서 받는 주급은 11만 파운드. 만약 월급으로 따지면 약 8 억 원에 가까운 돈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 리버풀, 홈에서 PSG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4 - 1 대승!' '김현준,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PSG를 상대로 3골을 넣는 기염을 토하다!' [EPNM = 김민철 기자] 리버풀이 PSG를 상대로 안 필드에서 대승을 거뒀다. 리버풀은 한국 시각으로 30일 새벽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열린 2013 - 14 챔피언스 조별예선 2차전 경기에서 김현준의 3 골과 수아레즈의 1골에 힘입어 PSG를 4 - 1 로 대파했다. 홈팀인 리버풀은 마리오 괴체와 마렉 함식을 좌우 공격 날개에 배치하고 김현준과 루이스 수아레즈를 전방에 내세우는 4 - 2 - 2 - 2 를 들고 나왔고, 전반 시작부터 맹렬하게 공세를 퍼부었다. PSG 또한 이브라히모비치를 원 톱으로 내세우며 빠른 패스를 통한 플레이로 리버풀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전반 13분 현준의 중거리 슛이 그대로 PSG 의 골문을 열며 선제골을 만들어내며 1 - 0 으로 앞서나갔고, PSG 또한 코너킥 상황에서 즐라탄이 강력한 헤딩 슈팅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양 팀의 차이를 벌린 것은 바로 결정력이었다. PSG 의 선수들이 문전 앞에서 맞이한 좋은 찬스를 연이어 놓친 것에 비해 리버풀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39분 마리오 괴체의 크로스를 현준의 그대로 발리 슛으로 연결시키며 스코어를 2 - 0 으로 벌렸고, 후반 7분에는 마렉 함식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김현준이 성공시키며 3 - 0 이라는 스코어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6분 뒤 이브라히모비치가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불씨를 지피는 듯 했지만 제라드의 스루패스를 받은 수아레즈가 깔끔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스코어는 4 - 1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오늘 경기로 인해 리버풀은 FC 쾨벤하운과의 승리에 이어 또 다시 4 골을 터뜨리는 파괴력을 선보였고 김현준은 챔피언스 리그 2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 경기 6골로 일찌감치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자리를 예약한 김현준은 5일 첼시를 상대로 리그 14호 골을 노린다. PSG 또한 만만치 않은 팀인 만큼 팽팽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PSG 와의 챔피언스 리그 2차전은 4 - 1 이라는 큰 스코어를 내며 리버풀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현준과 다른 선수들의 내기가 언론에 흘러나가면서 한 바탕 소동이 벌어지기까지 했었다. 리버풀의 캡틴 현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달글리쉬를 비롯한 리버풀 구단의 수들이 자신의 일주일 치 주급을 현준이 설립하려는 HJ 파운데이션에 기부한다는 내용이었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잘 된 일이에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후원을 해주겠다는 기업들의 연락도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고요. 한국에 있는 축구팬들도 굉장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고개를 천천히 흔드는 선미는 현준에게 넥타이를 매주기 시작했다. 오늘 현준은 ITV에서 그렇게나 원하던 VSS 출연이 있는 날이었다. 00428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으로 이미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 선수로 평가받는 리버풀 FC 의 캡틴이자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 김현준 선수입니다!" VSS 를 진행하는 진행자의 말을 끝으로 현준이 등장하자 오늘 방송에 참여한 패널 및 관객들에게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여러 대의 카메라가 자신을 집중해서 촬영하고 있는 것을 보며 현준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의 축하에 허리를 굽혔다. "저희 VSS 가 그렇게 출연을 바라던 선수였는데, 결국 이렇게 VSS에서 준의 모습을 보게 되는군요.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 또한 클럽 선수들이 가장 즐겨 보는 축구 프로그램인 VSS 에 초대되어 영광입니다. 이제는 스티브에게 VSS 에 나오지 못한 주장이라는 놀림거리를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되겠군요." "아하하하!" 현준의 말에 진행자는 물론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현준은 프리미어리그 7 라운드 헐 시티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7 라운드 베스트 11에 오르며 VSS 에 초청되었다. 물론 이 뿐만이 아니라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2차전 PSG 와의 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MOM 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눈 후 곧 촬영이 시작되었다. 리버풀 FC 는 작년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했다. 그 만큼 제 2의 전성기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 리버풀이라는 세 글자를 축구팬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리버풀 클럽 역사상 최초로 동양인 주장이라는 김현준이 있었다. 이번 시즌을 포함해 김현준이 리버풀에서 뛴 4 시즌동안 이뤄낸 결과가 그 모든 것을 뒷받침했다. '프리미어리그 3 연속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2연속 득점왕.'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3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딱 2 명 있었다. 바로 앨런 시어러와 티에리 앙리. 둘 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계적인 공격수였다. 전설적인 선수인 앨런 시어러 그리고 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앙리. 그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아니, 현준은 앨런 시어러나 앙리 이상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89 년생인 현준의 나이는 만 24세. 축구 선수로써 지금이 바로 전성기였기 때문이었다. 이미 세계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현준의 몸짓에 열광하고 있었고, 그가 넣는 골을 보며 환희를 부르짖고 있었다. 한 때 K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직접 진출하며 부정적인 의견 및 우려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의견이나 우려가 있었냐는 듯 자취를 감추었다. "준 선수는 이번 시즌 7 라운드 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에서 7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총 13골을 터뜨렸습니다.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4연속 득점왕을 차지할 거라는 게 대세인데 어떻습니까? 기분이?"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매년 느끼는 거지만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예년보다 계속해서 적어지거든요. 처음에는 그래도 견제가 심하지 않아서 몰래몰래 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공을 잡는 것도 쉽지 않아서요." "하하하하. 그러면서도 매 경기 골을 넣는 것을 보면 역시 준의 골을 넣는 감각은 특출나다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군요." 현준의 엄살을 부리자 진행자는 웃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방송체질인가? 아니면 열광적인 팬들 사이에서 경기를 펼치는 프로 축구 선수라서 그런가?' 그런 현준과 진행자의 대화를 선미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계속해서 녹화를 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VSS 의 방송 출연은 처음이지만 여러 방송 매체에 출연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많은 카메라 앞에서도 현준은 떨지 않고 자연스럽게 진행자와 말을 나누며 방송을 진행해 나가고 있었다. 현준의 방송출연을 바라고 있는 시청자는 굉장히 많았다. 그것은 VSS 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출연한 현준의 모든 것을 파헤쳐야만 시청률이 뛰어오를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현준에 대한 진행자와 오늘 방송에 참가한 패널들의 질문은 굉장히 광범위 했고 또한 많았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진행자의 질문에 차분하게 하나하나씩 대답했고, 그런 현준의 대답에 따라 웃음이나 감탄성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로군요. 이런이런 아직 준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오늘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데요?" "하하하. 더 궁금한 게 아직도 남아 있나보죠?" "물론이죠.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져보도록 하죠. 이제 월드컵이 1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준도 대한민국의 대표선수로 1년 뒤 월드컵에 참가하게 될 텐데요. 아, 준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거라는 가정은 접어두기로 하죠.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일테니까요. 사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는 축구 강호로 이름이 높지만 월드컵에서는 2002 년 4강, 2010년 16 강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딱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뭐, 물론 이것은 우리 잉글랜드도 마찬가지는 하지만요. 어떻습니까? 이번 월드컵이 첫 출전이 되는 만큼 어떤 포부라도 있으신가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직 1년이나 남았지만 축구는 영국인 개인의 정체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축구를 사랑하는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유명한 영국인들은 벌써부터 월드컵에 대한 관심으로 높아있었다. 그런 진행자의 질문에 현준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대표 선수로써 월드컵에 참가하게 되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를 생각입니다. 뭐, 저도 선수인 만큼 당연히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경기장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모르니까요. 물론 연말에 있을 브라질 월드컵 조추첨에서 잉글랜드는 피하고 싶군요." "하하하하! 그러면 한 가지 질문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의 말에 현준은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매니저인 선미에게서 오늘 하루 스케줄은 VSS 밖에 없다고 들었던 만큼 촬영이 끝나면 그 이후는 자유시간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진행자의 뒤이은 질문에 현준은 순간 헛바람을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최강희 감독 전격 사퇴!' '떠나는 최강희, 새 감독은 누구?'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마우스를 빠르게 클릭하고 휠을 돌리는 현준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어려 있었다. 한국의 스포츠 기사에는 온통 하나의 기삿거리로 도배되어 있었다. 바로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던 최강희 감독의 사퇴내용이었다. "갑자기 감독님이 왜 사퇴한 거지?" VSS 녹화도중 처음 이 내용을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몇 번이나 진행자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렇게 기사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면 거짓은 아닌 듯 했다. 현준은 재빨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 동료선수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자신만 모르는 일인가 싶었지만 기성용이나 이청용과 같은 선수들 또한 최강희 대표팀 감독이 사퇴했다는 현준의 이야기에 다들 놀라며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혹시나라니...? 혹시 뭐 아는 거라도 있어요?" 현준의 옆에 있던 선미는 현준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표정을 짓더니 이윽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최강희 감독님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민국 팀을 진출시키는 것을 마지막으로 사퇴한다고 하셨어요." "그거야...뭐. 나도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월드컵이 1 년조차 남지 않았는데 갑자기 사퇴라니..." 가끔씩 최강희 감독이 꺼내던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은 한국팀을 브라질에 보내고서 대표팀 감독을 그만두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현준과 다른 동료 선수들은 그런 최강희 감독의 이야기를 브라질 월드컵으로 향하는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선수들이 집중해서 경기를 펼쳐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최강희 감독의 경기력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고요." "만족스럽지 못하다...?" 선미의 얘기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강희 감독 체재하에 대표팀은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비록 우즈베키스탄전에서 3 - 0 으로 대패했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협회의 비리파동 및 자신에 대한 청부폭행사건으로 인해 워낙 축구계가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런 것을 제외하면 카타르를 상대로 무려 6 골이나 터뜨리며 6 홈에서 대승을 거뒀고 울산에서 열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라이벌 이란을 상대로도 4 - 0. 한국 축구사에 남는 대승을 거두기까지 했었다. '물론 내 활약이 지대하긴 했지만...' 물론 자신이 없었더라면 이뤄낼 수 없는 결과나 다름없었다. 하기사 팬들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을 지도 몰랐다. 자신이 빠진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서 대표팀이 졸전 끝에 3 - 0 으로 패배하자 그 날 출전했던 선수들과 최강희 감독이 네티즌들에게 먼지나게 까였다는 건 귀가 닳도록 들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제 월드컵이 1 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감독님이 직접 사퇴하겠다고 한데다가 협회 내부에서 내린 결정이니까요." "설마..." 깔끔하게 말을 매듭짓는 선미의 말에 현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끝을 흐렸다. 연례행사라고 할 정도로 축구 협회에서는 계속해서 비리 파동이 터져 나왔다. 여러 인사들이 사퇴하고 협회의 고위직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그 비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축구팬들은 믿지 않았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최강희 감독이 협회 내의 모종의 일 때문에 물러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생각을 읽은 것인가? 선미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그건 아닐 거예요. 들리는 얘기로는 한국 축구의 제 2의 도약기를 맞이 하기 위해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거라고 하더군요." "한국 축구 제 2의 도약기?" "네.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4년 임기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하고 있잖아요." "......딱히 좋은 성적은 못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도 아시아 축구는 유럽, 남미 대륙등의 지도자들에 비해 지도자들의 수준이 높지 않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그거야 그렇지만..." 아시아에서 지도자 라이센스를 가장 먼저 도입한 국가는 다름 아닌 일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자국 축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대표팀 감독은 외국인 감독에게 맡기고 있었다. 자국 출신보다 뛰어난 유럽 혹은 남미의 지도자들에게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확실히 일본은 한국하고는 달리 월드컵을 목표로 한 4년의 계획을 가지고 외국인 감독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죠. 한국하고는 달리 말이죠." 트루시에, 지쿠 그리고 현재 일본 대표팀을 맡고 있는 자케로니까지 전부 4년 임기를 맡고 있었다. 그에 반해 한국은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냈던 허정무 감독이 2년 6개월 동안 대표팀 감독을 맡은 게 가장 길었던 대표팀 감독이었다. "이제까지 한국 대표팀 감독은 1년이 멀다 하도 경질되거나 바뀌었어요. 한국 축구 또한 2002 년 이후 딱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요." "변화되지 않다고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데...?" "네, 물론 현준씨를 비롯해 한국 출신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무려 7 명이 뛰고 있어요. 10 년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현실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축구의 위상이 10 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선미의 말에 현준은 멈칫거리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절대 틀린 말이 아니었다. 2012 - 13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한 자신이 뛰고 있는데다가 박지성, 손흥민, 윤석영, 이근호, 이청용, 기성용, 박주영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대표팀 선수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세계 축구에 있어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2 류에 불과했다. "현재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어요. 바로 현준씨 때문이죠." "저요?" "네.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자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리버풀 FC 의 주인공. 솔직히 저도 한국 사람이긴 하지만 한국 축구 시스팀에서 김현준씨와 같은 선수가 나올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뭐...한국 축구 시스템에서 배출된 선수가 아니니까 상관없으려나? 어쨌든..." 현준의 얼굴을 흘낏 바라본 선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 소속된 선수들의 개개인 실력을 보면 한국 축구의 황금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렇기에 협회에서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인지 이번 대표팀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이제까지 전례가 없는 5년 계약으로 외국의 명장급 감독을 섭외할거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거기에 현재 러시아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런던 올림픽 때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홍명보 감독을 수석코치로 임명해 선진 축구를 배우게 할 생각인가 봐요." 현준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제까지 비리, 조작등으로 안 좋은 이미지만 쌓여 있었던 축구 협회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에 대한 놀람이었다. 00429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드디어 기대했던 빅 매치가 열리다. 조세 무리뉴가 이끄는 첼시와 리버풀의 한판 승부!' 그렇게 한국에서 새롭게 감독 선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어느덧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경기가 다가왔다. 이번 시즌 8 라운드에서 리버풀이 맞붙는 상대는 다름아닌 첼시였다. "중요한 일전이 되겠군." 첼시가 있는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놓친 첼시는 조세 무리뉴의 지휘 아래에 이번 시즌 무서운 기세를 올리며 파죽지세로 7 연승을 올리고 있었다. 비록 이제까지 맞붙었던 팀들 중 토트넘을 제외하고는 딱히 상위권에 들만한 팀이 없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7 연승이라는 기세가 어디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리버풀 또한 이번 시즌 토트넘을 제외하고는 상위권에 드는 팀과의 대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조세 무리뉴가 명장이긴 명장이지. 저번 시즌 그렇게 죽을 쑤던 첼시를 큰 영입 없이 아예 다른 팀으로 만들어놨으니까 말이야." "원래 첼시에서 감독직을 하던 사람이었으니 조금 다르긴 하겠지." 괴체의 말에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이슬라의 대화를 들으며 현준은 조세 무리뉴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2000 - 01 시즌 SL 벤피카의 감독직을 맡으며 감독으로써의 경력을 쌓기 시작한 그는 2002년 1월 부진에 빠진 FC 포르투의 지휘봉을 잡기 시작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02 - 03, 03 - 04 시즌동안 연이어 포르투갈 리그를 제패한 그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림피크 리옹, 데포르티보를 격파하며 결승전에 진출했고, 겔젠키르헨에서 AS 모나코를 3 - 0 으로 격파하며 FC 포르투를 17 년 만에 유럽 챔피언에 등극시키기까지 했었다. 04 - 05 시즌 첼시에 부임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잉글랜드로 부임하자마자 인터뷰에서 '첼시의 나에게 환상적인 도전을 의미한다. 이곳은 월드클래스로 이루어진 선수들로 구성된 선수단을 가진 대단한 클럽이다. 제발 나에게 오만하다고 말하지 말아달라. 나는 유럽 챔피언이고 나는 내가 대단히 특별한 사람(Special_One) 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하며 독설가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 어찌되었던 그는 프리미어리그에 오자마자 부임 첫 해 첼시에게 리그 우승과 리그 컵에서 우승이라는 더블을 선물했다. 첼시에게는 무려 50 년만의 우승이었다. '독설가 이미지가 있기는 하지만 뭐...그런 점도 나쁜 것은 아니니까. 조세 무리뉴라면 세계에서 으뜸가는 명장이지.' 세밀한 분석을 통한 전술 구사를 기본으로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출장 시간이나 부상 여부등의 일반적인 데이터부터 시간별 성적과 활약 정도 체지방 수치까지 상당히 구체적인 데이터까지 참고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조제 무리뉴인 만큼 오늘 첼시와의 맞대결은 어려운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더군다나 작년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컵에서 무릎을 꿇었던 상대 또한 조세 무리뉴가 이끌던 레알 마드리드였었다. '무리뉴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 대표팀을 맡는 것도 괜찮을 텐데...' 아직까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은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빠르게 작업이 이뤄져야 할 텐데 협회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 것인지 일이 잘 진척되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도 사흘 안에 공식적으로 대표팀 감독이 발표가 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미 내정된 감독이 있는 듯 싶었다. "과연 누가 맡을지..." 언론에서는 한 때 FC 서울을 이끌었던 세뇰 귀네슈 감독과 전 아르헨티나 감독이자 아틀레틱 빌바오를 맡았던 마르셀로 비엘사, 그리고 말라가를 이끌었던 마누엘 페예그리니등 여러 감독등이 물망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팬들과 언론은 정확히 누가 감독직을 맡을지에 대해서는 쉽사리 점치지 못하고 있었다. 물망에 올라와 있는 감독 하나하나가 세계적인 명장이기 때문이었다. 협회에서는 이번에 임명하는 대표팀 감독으로 2014 년 브라질 월드컵뿐만 아니라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이끌고 갈 수 있는 장기적인 플랜을 지닌 감독을 원한다고 말했었다. 그런만큼 심사숙고에서 감독 선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지성이 형 말대로 알렉스 퍼거슨이 감독을 맡는다면 그것도 웃기겠는데?" 새롭게 임명되는 축구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서도 큰 화젯거리였다. 기성용은 마르첼로 리피, 그리고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의 헤어드라이기를 대표팀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직접 경험해 보라는 농담으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대한민국 대표팀을 맡는 것도 낫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했었다. 거기에 이청용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고 현재까지도 독일 대표팀을 이끄는 요하킴 뢰브 감독을 진지하게 추천하기도 했었다. 어찌되었던 현재 한국은 축구대표팀 감독 선정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Blue is the colour, football is the game We're all together and winning is our aim So cheer us on through the sun and rain Cos Chelsea, Chelsea is our name. [첼시 서포터즈 블루스 응원가 - Bule is the colour] 이번 시즌 조세 무리뉴의 지휘아래에 파죽의 7 연승을 달리는 첼시는 이번 8 라운드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 중 하나인 리버풀을 불러 들였다. 첼시와 리버풀은 둘 다 리그에서 7 연승을 달리며 무패를 기록중인 만큼 오늘 경기에서는 반드시 둘 중 한 팀의 기록이 깨질 게 분명했다. 그리고 스템포드 브릿지를 가득 채운 블루스는 그 팀이 자신들의 팀이 아닌 리버풀이 되기를 원했고, 그런 마음을 가득 담아 자신들의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열정은 리버풀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시즌에도 우승컵을 올리기를 바라는 많은 콥들은 오늘 경기를 위해 며칠 전부터 런던에 머무르고 있었다. 많은 돈이 들기는 하겠지만 콥들에게 있어서는 돈보다도 리버풀의 승리가 더욱 중요했다. "오랜만에 다시 찾는 경기장이로군." 현준은 양 팀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으로 가득한 스템포드 브릿지를 둘러보았다. 푸른색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던 기억이 마치 어제와도 같았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발견하고는 공을 차며 몸을 풀던 램파드가 멀리서 슬쩍 손을 흔들었고, 그런 모습에 현준 또한 손을 흔들었다. 비록 자신은 첼시를 떠나기는 했지만 자신과 함께 한솥밥을 먹던 선수들 중에는 첼시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었다. 와아아아아!!! 경기 시각이 다가오면서 장내 아나운서가 전광판에 뜬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자 서포터들도 함성으로 대답하며 오늘 있을 빅 매치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최대의 빅매치인 만큼 수 많은 방송 카메라로 바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삐이이익!!! 그리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리버풀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수아레즈의 공을 받은 현준이 공을 뒤로 돌렸고, 스템포드 브릿지는 양 팀의 응원가 혹은 알 수 없는 괴성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현준은 수아레즈와 함께 투 톱으로 리버풀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그 만큼 원정이기는 하지만 골을 넣겠다는 달글리쉬 감독의 의지가 담긴 선수기용이었다. '......흐음.' 자신을 마크하는 다비스 루이스를 뒤로 한 채 현준은 빠르게 그라운드를 훑어보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라운드 내에서의 선수들의 움직임이 빠르게 현준의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조세 무리뉴의 축구는 튼튼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축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자신이 추구하던 수비축구 대신 공격축구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파죽지세로 유럽을 제패하려던 리버풀을 잡았을 때는 수비적인 축구를 들고 나왔던 무리뉴 였다. 그리고 그 때와 마찬가지로 오늘 또한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할 게 분명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뉴 감독이 나를 원했던 것이지.' 현준은 힐끗 첼시의 벤치 쪽을 바라보았다.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빠른 역습을 주로 사용하는 감독인 만큼 무리뉴는 골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를 선호했다. 인터뷰에서도 15 번의 기회 중 3 번의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공격수 보다 그저 단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에서 한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보면 그러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철학에 적합한 선수는 바로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이라고 말하며 구애를 보냈었던 것이다. '저런 명장 밑에서 뛰는 것도 나쁘진 않을텐데 조금 아쉽네...' 아마 자신이 무리뉴의 밑에서 뛸 가능성은 그가 리버풀의 감독직을 맡지 않는 한 불가능할 듯 싶었다. 그렇게 현준이 잡생각을 하면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안 첼시와 리버풀은 서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빅 매치라는 말이 어울리게 리버풀과 첼시의 선수들은 양 팀 다 삼각 트라이앵글로 이루어진 압박과 빠른 공수전환을 보이며 스피디한 경기를 팬들에게 선물해 주고 있었다. 측면의 대결도 팬들에게는 큰 구경거리였다. 무리뉴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2 명 놓는 전술보다는 측면을 넓게 쓰는 공격적인 전술을 선호하는 만큼 후안 마타와 카일 워커, 엔리케와 토레스의 맞대결이 계속해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준!!!" '찬스!' 중원에서 공을 돌리던 모드리치가 현준의 움직임에 맞춰 공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수아레즈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리버풀에서만 3년 동안 호흡을 맞춘 동료답게 현준이 어떻게 플레이 해나갈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플레이할지 아는 그였다. 콰앙!!! 그리고 현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이 루이스를 지나치며 빠른 속도로 수아레즈로 향해 튀어나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번개 같은 슈팅. 하지만 수아레즈의 슈팅은 어느새 달려든 게리 케이힐의 발에 걸려 밖으로 튕겨 나갔다. 그 순간 콥들이 모인 원정석에서는 아쉬움이 가득 담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선수를 격려하는 박수를 보내는 콥들이었고, 그런 콥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현준은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쉽게 골을 내주지는 않겠다는 거군." 현준은 방금 전 게리 케이힐의 플레이를 떠올렸다. 공을 차기도 전에 이미 게리 케이힐은 움직이고 있었다. 수아레즈를 마크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패스를 끊어내기 위한 움직임도 아니었다. 이미 자신의 패스를 받은 수아레즈가 슈팅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는 체흐와 함께 슈팅각도를 완벽하게 막아버렸던 것이었다. 아마 케이힐의 발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수아레즈의 슈팅은 체흐의 선방에 골로 연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오늘 경기 양 팀 다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시즌 첼시의 수비력은 정말로 대단합니다. 이번 시즌 7 라운드 동안 리그에서 24 골을 터뜨린 리버풀의 공격진이 꼼짝 못하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매 경기 평균 3골 이상씩을 넣으며 파괴적인 공격을 선보인 리버풀인데 수비적인 조세 무리뉴 감독의 전술이 먹혀들어가고 있어요.]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경기를 바라보았다. 0 - 0. 비록 화끈한 골을 터져 나오지 않고 있지만 양 팀의 선수들은 수준 높은 경기를 팬들에게 선물해 주고 있었다. [결국 이렇게 되면 어느 팀이 먼저 한 골을 넣느냐에 갈릴 듯 싶은데요.] [네, 그렇습니다. 어? 후안 마타!!!] 순간적으로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첼시의 후방에서 길게 공을 전방으로 보냈고, 그 공을 걷어내려던 카일 워커가 순간적으로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완벽하게 공을 클리어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후안 마타가 공을 몰고 리버풀의 진영으로 빠른 속도로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00430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콰앙!!! 그리고 이어지는 크로스. 수비수의 방해를 받지 않았기에 완벽하게 올라간 크로스는 그대로 리버풀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떨어져 내렸고, 그 공을 향해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높이 뛰어 올랐다. 뎀바 바. 무리뉴가 첼시로 온 이후 가장 먼저 방출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선수지만 이번 시즌 첼시의 7 경기 중 5경기에 출전에 3골을 넣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뉴캐슬 시절에서처럼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였다. 탱!!! 아아!!!!!! 그리고 이어지는 헤딩 슈팅. 레이나의 손끝에 걸리기는 했지만 그대로 골 문으로 빨려 들어갈 줄 알았던 공은 리버풀의 입장으로는 천만 다행스럽게도 오른쪽 골대를 맞고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휴우..."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간 공을 보며 레이나는 안도의 한숨을 쓸어내렸다. 큰 키와 특유의 탄력을 보면 뎀바 바는 타켓형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선수였다. 하지만 그런 뎀바 바의 공중볼 처리 능력은 생각보다 별로라는 평이 많았다. 그렇기에 가까스로 골이나 다름없는 헤딩 슈팅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다이빙 헤딩슛이나 논스톱으로 때린 슈팅이었다면 결코 못 막았을 테지...' 공중볼 처리 능력은 별로라는 평이 많지만 슈팅이나 타고난 유연성과 민첩성을 이용한 슈팅의 정확도는 굉장히 높은 선수라는 것을 떠올리며 레이나는 고개를 살짝 흔들고는 수비수들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비록 골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첼시의 견고한 수비에 공격진이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실점을 허용한다면 경기를 내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휴..."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현준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분명 들어갔다고 생각했던 공이었다. 확실히 이번 시즌 첼시는 작년과는 뭔가 달랐다. 가장 최근에 맞붙었던 2012 - 13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을 첼시를 상대로 3 - 0 완승을 거뒀었다. 무려 3 골이나 터뜨렸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달랐다. 확실히 조세 무리뉴가 지휘봉을 잡은 짧은 시간동안 자신만의 견고한 수비전술을 첼시 선수들에게 주입시킨 듯 했다. '그렇다고 질 생각은 없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약팀들을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우승 경쟁을 노리는 라이벌 팀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는 게 중요했다. 무엇보다도 똑같이 우승 경쟁을 노리는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승점 3점을 얻는 것이 아닌 승점 6점을 획득하는 것과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찬스를 만들어 내며 서로의 골문을 노리는 양 팀이었지만 전반전은 0 - 0 으로 끝이 났다. 첼시는 마무리가 아쉬었고, 리버풀은 첼시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제대로 된 슈팅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와아아아아!!!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블루스와 멀리 런던까지 응원을 온 콥들은 0 - 0 이라는 골이 터지지 않은 스코어임에도 불구하고 열광적인 응원을 계속해서 펼쳐 나갔다. 비록 전반에는 골이 터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상대팀에 비수를 꼽을만한 찬스는 몇 번이나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분명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전에는 자신들을 기쁘게 해줄 만한 플레이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섞인 응원이었다. [첼시가 선수를 교체하는 군요. 뎀바 바 선수가 빠지고 토레스 선수가 최전방으로 올라가며 그 빈자리를 쉬얼레 선수가 메꾸는 군요. 그에 반해 리버풀은 선수 교체 없이 후반전을 진행합니다.] 오늘 경기 첼시는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내며 한 번의 찬스를 골로 성공시켜 승리를 가져가겠다는 의지가 강력히 녹아 있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전반전 카일 워커의 실수로 인해 얻어낸 완벽한 찬스를 뎀바 바가 놓치자 무리뉴는 후반전에는 뎀바 바가 맡았던 임무를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맡긴 것이다. 후반전도 전반전과 똑같은 플레이의 반복이었다. 현준을 주축으로 맹공을 퍼붓는 리버풀과 그런 맹공을 효율적으로 잘 막아내며 역습을 노리는 첼시의 플레이. 첼시와 리버풀입장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플레이에였다. 리버풀 공의 점유율은 리버풀이 높았고 찬스도 리버풀이 더욱 더 많이 만들어 냈다. 하지만 몇 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하고도 리버풀을 아직까지 첼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첼시도 마찬가지였다.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는 있었지만 완벽한 역습찬스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스코어를 벌릴 수 있는 차이를 놓쳐 버렸던 것이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물론 양 팀 다 굉장히 수준 높은 축구를 구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비만 반복하는 그런 첼시의 플레이를 보며 리버풀의 팬들은 빨리 한 골을 넣어 첼시의 지루한 수비축구를 끝내주기를 바라며 자신들의 응원가를 소리 높여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32분, 오늘 고작 1 번의 슈팅을 기록하며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던 현준이 조금씩 순순한 마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후욱...훅..." "......" 오늘 경기 자신을 끈질기게 마크하던 루이스가 거친 숨소리를 내쉬는 것을 보며 현준은 흘깃 전광판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후반 32분. 경기가 시작 된지 77분이 지난 시간이었고, 선수들이 지칠만한 시간이기도 했다. '꽤 힘들테지...' 더군다나 스트라이커 치고는 상당히 많은 활동량을 자랑하는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을 놓치지 않고 줄기차게 따라다녔으니 체력이 슬슬 방전됐을 법도 싶었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삼각 트라이앵글 방식의 압박을 유지하며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일은 육체적으로도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굉장한 피로를 호소하는 일이었다. "#$&@##%" 이제까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무리뉴가 터치라인 근처까지 다가와 선수들에게 독려하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무리뉴의 목소리를 들으며 현준은 눈을 빛냈다. 그런 무리뉴의 행동은 분명 첼시 선수들이 자신의 전술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만큼 선수들이 지쳐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난 아직 쌩쌩하지.' 비록 땀을 흘리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은 악마. 70 여분 정도 그라운드를 뛰어다닌 것 정도로는 전혀 지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가 오늘 경기의 승패를 가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게 분명했다. "준!" 오늘 경기에서 경기 템포를 조절하며 줄기차게 공격 작업을 전개하던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은 제라드가 앞으로 치고 들어올 듯 드리블을 하다가 현준을 향해 전진 패스를 넣었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는 모습에 또 다시 빠르게 수아레즈가 케이힐을 달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반과도 같은 맹렬한 모습은 많이 사라진 수아레즈였다. 확실히 수아레즈 또한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수아레즈에게 흘깃 시선을 줬던 현준은 자신이 첼시의 진영으로 돌지 못하게 달라붙은 첼시의 수비수 루이스를 느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수아레즈는 지친 만큼 패스는 힘들어. 그렇다고 공을 뒤로 돌리면 결국 골과는 멀어질 테지.' 70분 가량 첼시의 수비를 뚫기 위해 정교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 봤지만 결과는 0 - 0 이었다. 물론 리그 7 연승을 달리며 리버풀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첼시라면 무승부라는 결과도 나쁘지 않은 결과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현준은 오늘 경기를 무승부로 끝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갑자기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을 맡을 감독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분명 협회는 세계적인 명장을 영입한다고 말했다. 그런 세계적인 명장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피어올랐다. 촤악...! 손을 펼쳐 자신의 등을 미는 루이스의 체중을 힘으로 버텨낸 현준은 그대로 공과 함께 체중을 이동시키며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수비수를 뒤에 두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인사이드 턴.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루이스가 허벅지에 힘을 주며 버티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김현준! 파고 들어갑니다!!!] 그렇게 루이스를 뚫어낸 현준은 그대로 첼시의 진영으로 드리블을 하며 달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언제든지 골을 터뜨려 리버풀을 승리로 이끌어 준다는 현준이 파고 들어오자 첼시의 팬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현준의 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해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그런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준은 빠른 속도로 드리블을 하며 첼시의 진영으로 파고들어가고 있었고, 그런 현준을 향해 측면 수비를 보고 있던 이바노비치가 뒤에서 현준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다. "......!" 현준이 미처 첼시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접근하기도 전에 이어지는 이바노비치의 빠른 커버링은 박수를 보낼 만 했다. 하지만 현준의 순수한 마기는 그런 이바노비치의 플레이를 이미 예측해 주고 있었다. 툭! 오른쪽에서 접근하던 이바노비치가 공을 뺏기 위해 발을 내 뻗는 순간 현준의 몸이 급정거라도 하듯 멈췄다. 그와 동시에 디딤발을 비스듬히 놓고 그 반대쪽 발을 이용해 공을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큿...!" 발 뒤꿈치로 공의 방향을 전환하는 백숏이라고 불리는 기술. 시선 처리까지 완벽했기에 이바노비치는 자신이 생각하는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현준을 눈 앞에서 놓칠 수 밖에 없었다. 막고 싶어도 관성으로 인해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불과 몇 초도 지나지 않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현준은 루이스와 이바노비치라는 두 선수를 뚫어내며 첼시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야 말았다. 오늘 경기 무실점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잘 막아낸 첼시였지만 아차하는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만큼 첼시 수비수들이 지쳐 있었던 것이다. [김현준! 찬스입니다!!!]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와 함께 현준의 다리 근육이 불끈 부풀어 올랐고 그대로 근육을 폭발시키며 체흐가 지키는 골문을 향해 강렬한 슈팅을 날렸다. [들어갑니다!!! 골! 드디어 균형이 무너졌습니다! 리버풀 선제골!!! 김현준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4호골 입니다!] 빨랫줄처럼 그대로 첼시의 골문으로 꽂혀 들어가는 현준의 슈팅에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졸이며 현준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던 콥들은 눈을 크게 뜨고 만세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준의 골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결국 경기는 0 - 1. 현준의 결승골을 잘 지킨 리버풀이 스템포드 브릿지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 첼시를 누르고 프리미어리그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어제 첼시하고 리버풀 경기 봤냐? 김현준 쩔던데?" "이바노비치 완전 굴욕이더만? 김현준 백숏 때문에 그대로 자빠지던데?" 리버풀과 첼시의 맞대결.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로라 하는 강팀끼리의 대결만으로도 한국의 해외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인데다가 결승골을 터뜨린 선수가 바로 김현준인 만큼 다음 날 축구 좀 봤다 하는 사람들은 모두 리버풀과 첼시의 맞대결에 대한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한국 축구팬들의 자긍심을 드높여 주는 소식은 김현준의 프리미어리그 14 호골. 첼시 격침과 같은 소식만이 아니었다. "우리의 플레이는 완벽에 가까웠다. 우리는 홈에서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몇 번의 좋은 찬스를 놓치는 동안 리버풀은 한 선수가 찬스를 만들어 내고 골을 터뜨렸다. 양 팀의 차이는 그것뿐이고, 내가 여름 이적 시장 때 그 선수를 원했던 이유다." 스폐셜 원이라는 별명과 함께 한국에도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조제 뮤리뉴에게서 현준을 칭찬하는 인터뷰가 나오자 한국의 축구팬들은 다시 한 번 열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 팬들의 기쁨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김현준의 프리미어리그 14호 골과 조제 무리뉴의 인터뷰가 나온 후 이틀 뒤 축구협회에서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충격적인 발표가 흘러 나왔다. 00431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유프 하인케스,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국가대표팀 수장으로 선임. 2014 월드컵 2015 아시안 컵 및 2018 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끈다.' 축구에서 명장의 기준은 무엇일까? 2002 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을 히딩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맡았다고 해서 과연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할 수 있었을까? 팀 스포츠에서 감독의 역량은 단기전일수록 그리고 큰 게임일수록 더욱 부각된다. 큰 게임이면 잘하던 선수도 심리적인 부담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가 가진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감독의 역량이기 때문이었다. 유프 하인케스. 누구나 명감독이라고 말해도 부정할 수 없는 뛰어난 감독이었다. 68세로 1945년 출생으로 축구 감독으로는 굉장히 나이가 많은 감독이긴 하지만 전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 1회 및 유럽에서 많은 클럽을 이끌며 좋은 성적을 냈던 감독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시절 챔피언스 리그에서 극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던 리버풀을 만나 4강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1차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3 - 1 이라는 스코어로 완승을 거두며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었다. 2009 년 은퇴를 번복하고 FC 바이에른의 감독직을 맡았다가 바이어 04 레버쿠젠, 함부르크 SV, 그리고 다시 FC 바이에른의 사령탑이 되었던 그는 2012 - 13 시즌을 마지막으로 건강 및 여러 이유로 은퇴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축구 실력을 지닌 팀 중 하나도 월드컵 4강과 16 강에 오른 적이 있는 탄탄한 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팀 감독직은 나에게 있어서 아주 환상적인 도전이 될게 분명합니다.' 세계적인 클럽중 하나 인 전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 그것도 분데스리가에서 몇 번이나 바이에른 뮌헨을 우승시키고, 레알 마드리드를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시켰던 명감독인 유프 하인케스가 은퇴를 번복하고 대표팀 수장으로 취임되었다는 사실에 한국 축구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스포츠 언론 역시 유프 하인케스에 관한 기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한국에 현대 축구의 최신 트렌트를 이식시켜줄 전임자라고 말이다. "유프 하인케스라니...협회가 제대로 정신 고쳐먹었나 보네..."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들을 보면서 선미는 모니터를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유프 하인케스. 비엘사나 귀네슈, 넓게 더 추가해서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K 리그, AFC 챔피언스 리그, FA 컵을 우승을 해냈던 세르지우 파리아스나 브라질 대표팀의 전 감독이지만 런던 올림픽 우승에 실패하며 경질되었던 마누 메네제스 감독 정도가 국가 대표팀 감독의 예상 리스트였던 알았던 축구 팬들에게 있어선 식스센스급 반전이나 다름없는 감독 선임이었다. "무슨 일로 할아버지가 마음을 고쳐먹었지?"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를 했었던 유프 하인케스다. 하지만 은퇴 선언을 한지 불과 3개월 만에 감독직을 다시 잡은 그였다. 그러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세히 뜯어보면 유프 하인케스가 어째서 은퇴를 번복하고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는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아시아 팀을 이끌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감독으로써 환상적인 도전이겠지. 게다가..." 선미의 눈이 반짝 빛났다. 특히나 유프 하인케스는 이례적으로 감독직을 맡으며 한 선수에 대해 언급을 했었다. 그녀도 너무나 잘 아는 선수였다. 바로 리버풀의 김현준이었다. '한국에는 좋은 플레이어들이 많이 있다. 특히나 한국의 스타 플레이어이자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인 준은 축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탐을 내는 공격수다. 나는 그 공격수를 가지고 내가 월드컵에서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경험해 보고 싶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하인케스의 건강과 많은 나이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팬들도 많았다. 또한 국가대표팀의 감독을 한 번도 맡지 않았던 하인케스가 과연 생소한 한국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1년도 남지 않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는 팬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히딩크 이후 세계적인 명장이 한국 축구에 선임된 만큼 국민들의 시선은 앞으로 있을 월드컵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정말 월드컵 기대되겠는데?" 선미도 마찬가지였다. 선미는 한국의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여러 스포츠 기사들을 살펴보면서 유프 하인케스 감독 선임에 대한 기사들을 좌르륵 살펴보기 시작했다. 현준이 관련된 이야기도 있어서였지만 한 때 기사로써 신문이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기사들을 모두 살펴봤었던 습관 때문이었다. "이 병신 같은 새끼들은 뭐야?" 그렇게 클릭을 하며 기사를 살펴보던 선미의 입에서 미녀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거친 욕설이 흘러나왔다. 자신도 모르게 욕을 내뱉은 선미는 지금 자신이 인터넷을 하고 있는 장소가 회사라는 것을 깨닫고는 재빠르게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다행스럽게도 H&G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의 욕을 듣지 못했는지 선미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을 깨닫고는 야차처럼 인상을 찌푸리며 모니터를 노려보았다. "국뽕이 뭐야 국뽕이 이런 미친..." 시발점은 한 베스트 댓글이었다. '유프 하인케스라는 명장 감독도 선임되고 협회와 연맹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고 한데다가 김현준,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 손흥민과 같은 뛰어난 선수들도 많으니 브라질 월드컵 16강을 넘어서 첫 원정 8강, 4강도 한번 가봅시다!'라는 응원 댓글의 반 이상이 국뽕, 주모 취한다라는 드립댓글이 달려 있었다. 국뽕. 국가 + 히로뽕의 합성으로 디시인사이드 역사갤러리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실 처음 등장했을 때 국뽕의 단어는 나쁜 의미가 아니었다. 자국 스포츠 선수만 지나치게 추켜세우는 심각한 국수주의를 비난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정확한 유례와 뜻도 모르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한국 선수들이 잘한다하는 말에 몰려들어 국뽕, 국뽕 거리면서 비하하기 시작하면서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심지어 한국 대표팀의 활약을 바탕으로 K 리그도 활성화되어 수준이 높아졌으면 하는 댓글에도 국뽕 드립 및 게이리그는 왜 보느냐고 하는 댓글로 도배되어 있었다. 심지어 국뽕 드립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김현준의 활약에 대해서도 폄하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세계에서 큰 활약을 펼치며 유럽에서도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인데도 말이다. 다른 기사를 살펴봐도 국뽕 드립이 나오지 않은 기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특히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라는 이야기나 김현준이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하는 기사에는 여지없이 국뽕 드립이 댓글로 달리며 김현준의 팬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하아...부끄럽다, 부끄러워..." 한참 동안이나 기사를 살펴보던 선미는 저절로 한숨이 흘러 나왔다. 한 때 비리의 온상으로 불렸던 축구 협회도 마음을 고쳐먹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 일부 몰지각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댓글이 물을 흐리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선미의 고난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키아...주...모? 국...뽕 하...한? 사발...? 마...아주...세...요?" "히익!!!" "어때요? 준 때문에 한국어를 좀 배웠는데 조금 더듬거리긴 해도 이 정도면 잘 읽지 않아요?" 떠듬거리는 한국어로 모니터에 나와 있는 문장을 읽더니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는 오언의 모습에 선미의 얼굴은 홍시라도 된 듯 붉어졌다. "그런데 이거 무슨 뜻인가요?" "......" 모니터를 가까이 바라보는 오언의 모습에 선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현준 때문에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오언에게는 결코 설명해 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유프 하인케스라니...." 유프 하인케스의 감독 선임. 놀라는 것은 국민들뿐만이 아니라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현준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껏해봤자 귀네슈 아니면 2002 년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던 히딩크를 생각했던 현준이었다. 그나마 한국 축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감독들이기 때문이었다. "협회가 제대로 모험을 걸었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노린 단기 감독이 아닌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노린 장기 감독이었다. 특히나 하인케스는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써 스페인의 유소년 시설만큼이나 훌륭한 독일 유소년 시설을 보고 경험했다. 토마스 뮐러, 필립 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마리오 괴체와 같은 슈퍼스타들이 독인 유소년 시설에서 성장한 사람들이었다. 분명 하인케스는 혼자 오지 않을 게 분명했다. 아마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자신들과 같이 일했던 코치진들을 영입해 달라고 원할 게 분명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협회는 분명 하인케스가 원하는 코치진을 영입해 줄게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유소년 시스템도 크게 발전할 테지..." 침대 위에서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리던 현준은 불현 듯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바로 HJ 파운데이션의 설립과 박지성 축구센터와 같은 초대형 축구 센터의 건립에 대한 내용이었다. "조만간 직접 H&G 에 찾아가봐야겠네." 회사 설립과 축구 센터 건립에 관한 내용은 전부 선미에게 맡긴 현준이었다. 자신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선미도 전문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에이전트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시켜 줄 만한 능력은 있는 여자였다. 그렇게 잠시 선미를 떠올리던 현준은 자신의 옆에서 느껴지는 감촉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알몸으로 현준에게 몸을 기대며 비비적거리고 있는 여인은 바로 탈리사였다. "흐으응...주인님..." 탈리사와 레리엘은 현준의 권속이다. 타락천사로 현준에게서 마기를 주입받는 것을 가장 큰 쾌락으로 여기는 존재들이었다. 그런 만큼 현준과의 정사는 그녀들에게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의미있는 행동 중 하나였다. 하지만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 제대로 현준과 몸을 섞을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그녀들이었다. 리리스의 실종 이후 현준의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방금 전 오랜만에 현준의 품에서 뜨거운 교성을 흘렸던 탈리사였다. 한 번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쪽...쪼옵...우움..." 현준이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현준의 몸에 얼굴을 부비던 탈리사는 현준의 가슴 부위를 혀로 쓸어내리다가 아까까지 자신의 몸 안에 들어왔던 현준의 남성을 정성스레 핥기 시작했다. 남자라면 당연히 흥분될 정도의 야릇하고 적나라한 소리와 모습이 현준의 눈과 귀에 들어왔다. 그렇게 한참 동안 탈리사의 애무를 즐기던 현준은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며 말했다. "탈리사. 올라와." "네...주인님." 거부할 수 없는 아니 거부하기 싫은 현준의 명령에 탈리사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음부를 벌리고는 그대로 주저 앉았고, 묵직한 남성이 자신의 안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끼며 짧은 탄성을 토해내었다. 그와 동시에 침대에는 아까보다도 뜨거운 음란한 소리와 열풍이 휘몰아 치기 시작했다. 00432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이선미는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에이전트였다. 그것도 프리미어리그 가장 핫한 선수인 김현준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인맥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면 에이전트 자격증을 딴 지 1 년도 되지 않는 초짜가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의 선수 그것도 김현준과 같은 거물을 담당할 리가 없으니 말이었다. 그 때문일까? 행여나 선수에게 안 좋은 소문이라도 돌지 않기 위해 선미는 H&G 에이전시에 입사 후 김현준의 에이전트를 맡으면서 굉장히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말이다. "빨리 끝내고 쉬고 싶네..." 말을 하면서도 선미의 양 손은 빠르게 키보드를 누르고 있었다. 광고업체들에게 보내는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마치고 난 뒤에는 리버풀의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찾아가야 했다. 현준에게 HJ 축구 센터의 도면을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혹시나 현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건축사에게 연락을 해서 설계도면을 수정해야 한다고 연락을 해야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있을 광고 2 편에 대한 스케쥴과 광고 컨셉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설명도 해줘야만 했다. "에이전트가 이렇게 바쁠 줄이야..." 선미는 거울로 자신의 푸석푸석한 얼굴을 한번 바라보더니 푸념을 내뱉었다. 최근 들어 푹 자본 기억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고 또 기자 생활을 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의 컴퓨터 상단에는 리버풀 FC 가 표시된 스티커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리버풀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들어 산 것이었다. 11월 초 12 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은 승점 33점을 획득하며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현준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에도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선수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가 12 라운드까지 진행되는 동안 김현준은 15골 3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선두 공동 1위를 마크하고 있었다. 물론 김현준과 똑같이 15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나쁜 웨스트 브로미치." 12 라운드가 진행되기 전까지 현준은 호날두와 3골의 격차를 벌이며 득점 단독 선두자리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12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웨스트 브로미치 전에서 웨스트 브로미치 수비진이 허약하게 무너지면서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기록하게 되며 똑같이 15 골로 득점 공동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현준을 응원하는 팬의 입장으로써는 웨스트 브로미치가 원망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현준이에게 영향이 없어야 할 텐데..." 선미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웨스트 브로미치 전에서 13, 14, 15 호골 연이어 터뜨리며 현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자 언론에서는 지배자 드디어 라이벌을 만나다. 준, 프리미어리그 4연속 득점왕 행보에 빨간불 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며 현준을 자극하고 있었다. 물론 그런 찌라시같은 기사에 자신의 현준이 영향을 받을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사람은 일은 모르는 법이었다. 특히나 현준은 9 라운드 스완지 시티전 이후 골 소식이 없었다. "맨유 전 때 PK를 찼으면 지금 득점 선두 일 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아쉬웠다. 프리미어리그 10 라운드. 드디어 전 세계의 축구 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렸던 빅 매치가 안 필드에서 펼쳐졌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레즈더비였다. 반 페르시와 루카 모드리치의 골로 서로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 싶었지만 결국 후반 39 분 김현준이 패널티 킥을 얻어내었고, 제라드가 골을 성공시키며 2 - 1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난 경기였다. "그 때 대체 왜 양보했을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던 현준이 자신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왜 제라드에게 양보했는지는 아직도 비밀에 쌓여 있었다. 자신이 물어봐도 그냥 웃음으로 흘러 넘길 뿐 현준은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 3 - 1 로 승리를 거뒀던 풀럼 원정 경기에서도 그리고 충격적인 시즌 첫 패배인 노리치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도 현준은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하고 침묵을 유지하며 호날두의 추격을 허용해야만 했다. 그래도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굉장히 위협적인 모습을 현준이었다. 챔피언스 리고 A조 조별예선 3, 4 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원정에서 2 골, 홈에서 1골을 터뜨리며 1 - 2. 2 - 1 의 승리를 이끌며 4 경기 동안 9 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렇게 현준을 생각하며 일을 하던 선미의 시선이 책상에 놓인 책상달력으로 향했다. 11월 19일이라는 날짜엔 아주 중요한 별 표시가 무려 3개나 체크되어 있었다. 바로 한국과 벨기에의 평가전이 있는 날이었다. "이번 평가전 기대되겠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유프 하인케스라는 명장이 선임 된지도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명장을 대표팀 감독으로 앉힌 만큼 축구팬들은 하루라도 빨리 하인케스 효과를 보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렇게 팬들이 기다리던 평가전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바로 벨기에의 평가전이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뿐만 아니라 유프 하인케스 감독 및 축구 협회의 입장에서도 아주 중요한 일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였다. '벨기에는 루카쿠, 아자르, 펠라이니, 콤파티, 반 바이텐등 공수 양면에 짜임새가 있는 강팀이다. 하지만 나는 벨기에 선수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충분히 처음 있을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둘 거라 생각한다.' 원조 붉은악마로 에딩 아자르, 펠라이니등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을 많이 배출해낸 벨기에는 최근 월드컵까지는 딱히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못했지만 2014 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다크호스로 지목되는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그런 벨기에를 상대로 축구팬들은 과연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쳐줄지 벌써부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선미도 마찬가지였다. "피곤하다 피곤해..." 파주 NFC. 국가 대표 훈련장이 앞에 보이자 푸념과 함께 현준은 자신의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에 오자마자 HJ 파운데이션의 발족행사와 함께 HJFC, 김현준 축구센터 건설 현장에도 다녀와야 했었다.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축구계 및 한국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HJFC, 김현준 축구센터는 다름 아닌 부산에 지어지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한국 인구의 4 분의 1 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 현준이 살았고 그가 뛰던 대전 시티즌이 있는 대전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분류되었었다. 하지만 박지성 축구 센터가 수원에 건립되어 있고 많은 축구 행사 및 국가대표팀 경기가 수도권 근처에서만 열리는 것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 때문에 부산에도 다녀와야 했고 부산을 다녀온 이후엔 광고도 찍어야 했던 탓에 현준은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다. "어? 오셨어요? 형?" "아아..." 파주 NFC 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현준을 반기는 선수는 바로 스퍼스.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었다. 그런 손흥민을 보며 현준은 손을 살짝 들었다 내렸다. 축구공으로 트래핑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혼자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는 듯 싶었다. '시간이 늦었는데 대견하네...' 현준은 슬쩍 손목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손목에 걸린 시계는 정확히 6시 4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비싼 시계인 만큼 틀린 일은 없을 터였다. 예전에 지훈과 함께 백화점에서 구입했던 파텍 필립의 모델이었다. 이 말고도 리버풀에 있는 집에는 선물로 받은 혹은 충동적으로 구매한 값 비싼 시계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친구와 함께 샀던 시계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주로 착용하고 다녔다. 꾸우욱...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갑자기 허기가 몰려 들어오자 현준은 오늘 자신이 무엇을 먹었는가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리고는 곧 쓴 웃음을 지었다. 이런저런 스케쥴을 소화하느라 차 안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먹은 게 전부였다. "혹시 밥 남았어? 조리장님 퇴근 하셨으려나?" "헐...형 굶고 오셨어요? 식사야 남아있는 게 있긴 하겠지만..." "응. 그런 듯 싶다." 흥민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현준은 재빠르게 대답하고는 본관에 들어섰다. 하지만 현준은 식당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바로 한국 대표팀의 수장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머무르고 있는 방이었다. '어...?' 하인케스 감독이 머무르고 있는 방에는 유프 하인케스 감독과 통역관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머무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을 살펴보던 현준은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리베로이자 현준이 차범근 감독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중 하나였던 홍명보였다. "안녕하십니까?" "오! 준. 만나서 반갑습니다." 현준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유프 하인케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준을 맞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렇게 감독과 선수의 입장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로군요. 저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과 프리미어리그 3연속 득점왕이라는 대기록에 먼저 축하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군요. 준의 대단한 활약 매일 지켜보고 있습니다. 바이언을 이끌 때는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지만요." 괜스레 투덜거리는 유프 하인케스의 첫 만남은 사람 좋은 옆집 할아버지같은 느낌이었다. 저번 시즌 독일 축구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을 노리던 바이에른 뮌헨은 4 강전에서 리버풀을 만나 홈에서 3 - 1 의 승리를 거뒀지만 원정에서 해트릭을 기록한 현준의 활약 덕분에 결국 더블로 시즌을 종료해야만 했었다. "하하하...감사합니다." 하인케스의 말에 현준은 어색한 미소로 대답했다. 세계적인 명장에게 칭찬을 듣는 현준을 보며 통역관도 그리고 홍명보도 현준이 자랑스러운 듯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렇게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가 푼 하인케스 감독은 현준을 자리에 앉히고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벨기에와의 평가전이 가지는 중요성과 함께 이번 평가전에 소집된 국가대표팀 선수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번 벨기에전에서 현준에게 바라는 플레이와 주장으로써의 역할도 섞여 있었다. '의외네...'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인케스의 이야기를 듣던 현준은 이번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의 명단을 흘깃 눈으로 살펴보았다. 협회와 연맹에서 제대로 작심했는지 K 리그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선수를 차출해서 보낸 것이다. 더군다나 국가대표팀에서 자주 보던 멤버들도 아니었다. 손흥민, 김보경, 이청용과 같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현준도 잘 알고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에 하인케스의 부름을 받아 국가대표에 처음 합류하게 된 김성준, 이용과 같은 선수는 현준도 잘 알지 못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나마 서류에 나와 있는 정보를 통해 김성준이라는 선수가 성남 일화에서 그리고 이용이라는 선수가 울산 현대에서 뛰고 있다는 것만을 알 수 있었다. 00433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뭐 나중에 만나보면 알겠지.' 생소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고 해서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어차피 그라운드에서 같이 공을 주고 받으며 플레이를 펼쳐야 할 동료일 뿐이었다. 단지 누구인지 궁금할 뿐이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 현준이 나가자 홍명보가 입을 열었다. "그나마 다행으로군요. 대표팀의 가장 큰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현준이 이렇게나 일찍 합류했으니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은 충분할거라고 생각됩니다." 한국 국가 대표팀의 선수들이 좋게 봐줘서 세계에서 A, A- 급 혹은 B+ 급에 속하는 선수라고 한다면 현준은 S+ 급에 속하는 세계 최정상에 올라와 있는 선수였다. 그런만큼 반드시 현준과 발을 맞춰봐야 한다는 게 홍명보의 생각이었다. 유프 하인케스도 마찬가지였다. 홈인 안 필드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4차전인 경기가 끝나마자 현준의 차출에 허락해준 리버풀에게 괜히 고마운 느낌이 들었다. "아...장난 아닌데..." "그러게요." 클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하지만 생애 첫 국가 대표팀에 합류한 이용과 김성준은 국가대표팀 선수들 사이에서는 햇병아리나 다름없었다. 특히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발탁, 소집한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세계적인 명장이라고 불리는 유프 하인케스의 훈련은 클럽에서의 훈련과는 그 궤를 달리했다. '좌우로 넓게 퍼져라.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해라. 볼 점유율을 높여라. 정확하게 트래핑해라.' 훈련장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유프 하인케스가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많지 않았다. K 리그 그리고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이런 주문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유프 하인케스는 선수들이 할 수 있는 플레이 그 이상을 원했다. "휘유...역시 그래도 세계적인 스타는 다르네요." 88 년생인 김성준의 말에 이용이 슬쩍 현준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수들 중 유일하게 유프 하인케스에게 박수갈채를 받은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이용의 눈에도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아니, 축구 선수답게 현준의 움직임은 훈련이라도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었다. "김현준 선수, 그래도 같이 대전에서 뛰지 않았어?" "네, 훈련 전에 잠깐 봤는데 아는 척 하더라고요." 이용의 말에 김성준이 멋쩍은 목소리로 답했다. 2009 년 대전 시티즌에 2순위로 입단해 2009 - 10 시즌 김현준과 한솥밥을 먹었던 적이 있는 그였다. 3년도 더 된 일이었지만 현준은 대전 시티즌에서 뛰던 자신을 잊지 않고 있었다. "아. 너 싸인 받았어?" "어젯밤에 찾아갔었는데 해주더라고요. 예전에는 말도 별로 없고 그래서 친해지기 힘들었는데 세계적인 스타가 돼서 그런지 넉살도 조금 늘고 성격도 좋아졌던데요?" "옛날에는 좀 까칠했었나?" "뭐...그런 면이 없잖아 있었죠. 아니, 까칠하다기 보다는 조금 친해지기 힘든 타입이었어요." K 리그 선수들에게 있어서 해외파는 일종의 동경의 대상이나 다름없었다. K 리그보다 훨씬 수준 높은 리그, 큰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기 때문이었다. 인기도 그리고 받는 돈도 천문학적으로 차이가 난다. 팬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대다수의 축구 팬들은 K 리그에서 MVP 를 차지하는 선수보다 유럽의 리그에서 뛰는 해외파의 실력을 좀 더 높게 평가한다. 유럽 리그에서 뛴다는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었다. "그래? 나도 이따가 받으러 가야겠네. 소속팀 선배들이 김현준 싸인좀 받아오라고 했는데." 특히나 해외파 중에서 김현준은 한국 국적을 가진 축구 선수들에게 빠지지 않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특히나 K 리거 들에게 있어서는 자랑스러운 선수였다. K 리거로써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해 유럽 전역을 휩쓸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K 리그의 위상이 유럽에서도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고, K 리그에 많은 유럽의 명문구단들의 스카우터가 찾아오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기본적인 훈련이 끝나자마자 하인케스는 곧 선수 개개인을 붙잡고 자신이 생각하는 전술을 이해시키며 선수들이 펼쳐야 할 움직임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전술에 필요한 선수들의 움직임을 맞춤식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인케스의 손에 선수들이 조련되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월드컵이 10 개월 정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기업들은 벌써부터 이벤트를 조금씩 개최하며 월드컵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들뜨게 만들고 있었다. 2006 독일 월드컵 때는 1승 1무 1패로 아쉽게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당당히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년에 열릴 2014 브라질 월드컵때도 국가대표팀은 벌써부터 국민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었다. 남아공 때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 짧은 사이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인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탄생했고, 명장 유프 하인케스를 장기적으로 대표팀 감독에 임명했을 뿐만 아니라 월드컵의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K 리그의 흥행을 바라는 프로 축구 연맹에서도 전폭적으로 협조를 한다고 언론에서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는 유프 하인케스호의 첫 경기가 내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 상대는 벨기에.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A 조에서 크로아티아를 누르고 당당히 조 1위,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며 전 세계에 축구 강국으로 급속도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국가였다.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로멜로 루카쿠, 무사 뎀벨레, 에딩 아자르, 펠라이니등 유럽 축구 좀 봤다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이름을 아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벨기에전 스코어 예상 어떰? 난 2 - 2 무승부가 가장 유력하다고 봄.' '하인케스가 감독을 잡기는 했지만 이제 한 달 조금 지났음. 솔직히 벨기에가 좀 더 강팀이라고 봄. 난 벨기에 승에 한표.' '한국에 김현준이 있다는 거 모름? 게다가 홈에서 열리는 경기임. 당연히 한국 승.' 'Kia! 위에 좀 국뽕 짓 하는 거 보소. 축구 혼자하나? 당연히 벨기에가 이기지. 김현준은 그렇다 치더라도 나머지 선수들은 누가 대체함? 기성용하고 펠라이니하고 비교가 되나? 수비진도 빈센트 콤파니, 얀 베르통헨 같은 선수들이 있는 게 벨기에임. 김현준 혼자 골 넣을 수 있을 거라고 봄? 게다가 국대에서 김현준이 스텟이 쩔긴 해도 자세히 기록 보면 전부 양학용임. 벨기에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분명 버로우 탈 거임.' '위에 놈 좆문가질 쩌네. 프리미어리그에서 김현준이 골 넣었던 첼시나 토트넘과 같은 팀들은 그럼 약팀이냐?' 유프 하인케스호의 첫 경기인데다가 유럽의 강호와 붙는 만큼 인터넷에서도 수많은 축구팬들의 논란이 이어졌다. 그 만큼 명장 하인케스를 선임해 출사표를 올린 한국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의 증거였다. 특히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축구팀에는 한국의 천재 축구 선수인 김현준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김현준의 활약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축구 팬들이 날밤을 샜던가? 그리고 김현준은 그런 축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좋은 모습들만 보여줬었다. 벨기에전에서도 김현준이 좋은 모습으로 한국팀에게 승리를 이끌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10월 18일 한국 국민들의 모든 시선이 쏠린 한국 대 벨기에전, 결전의 날이 밝았다. 와아아아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벨기에와 한국의 경기표는 일찌감치 매진되었다. 기성용, 이청용, 김현준과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활약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경기인 만큼 많은 축구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온 것이다. 마치 월드컵 열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붉은 색의 물결이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사방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 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선수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김현준이다!!! 와아아아!!!!!! 선수 입장과 함께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장 완장을 찬 김현준의 모습이 보이자 함성 소리는 더욱 커졌다. 2013 - 1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 경기 풀타임 출전 해 15골을 터뜨리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당당히 득점 선두에 올라와 있는 한국의 자랑이었다. "대단하네..." "휘유..." 현준이 나타나자마자 좀 전까지의 함성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굉음에 선수들은 다들 혀를 내둘렀다. 현준 또한 광적인 팬들의 반응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 4 - 2 - 3 - 1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요.] [네, 하인케스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 시절 즐겨 쓰던 전술이지요.] [골키퍼로는 정성룡, 수비진에는 이용, 홍정호, 정인환, 박주호, 미드필더에는 기성용, 김성준, 손흥민, 김보경, 이청용 선수가 그리고 최전방에 김현준 선수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선수들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차범근 해설위원님?] 이번 유프 하인케스호의 첫 경기에는 기존에 대표팀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선수들이 선발로 출전했다. 김성준, 이용과 같은 선수가 그러했다. 또한 수비진도 큰 변화가 있었다. 간간히 국가대표팀에 모습을 보이던 선수들도 있지만 최강희 감독 시절 주장이었던 곽태휘의 모습이 보이지 않다는 게 가장 컸다. 특히 K 리그 팬들에게 이름은 알려져 있지만 홍정호, 이용은 국가대표 첫 선발 출전이었고, 정인환과 박주호도 국가 대표팀에서 데뷔하고 난 이후 고작 10 경기도 치르지 않은 새내기나 다름없는 선수들이었다. [이번 벨기에전을 위해 며칠 전부터 합숙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다들 실력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충분히 우리 선수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됩니다.] [네, 우리 선수들 오늘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차범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렸고, 벨기에의 선축으로 한국 대 벨기에의 평가전이 시작되었다. 툭! 에딩 아자르가 공을 뒤로 돌리는 게 무섭게 가장 가까이에서 대기하고 있는 현준이 벼락같이 달려들었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 유프 하인케스는 오늘 경기에서 선수 개개인에게 따로따로 움직임을 주문했다. 그리고 현준이 받은 주문은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이었다. 분명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보다 벨기에가 한 수 위였다. 공격수인 현준이 강하게 압박을 하기 시작하면 벨기에는 수비진부터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차츰차츰 벨기에를 무너뜨리려는 생각이었다. '준은 강한 압박을 펼치며 동시에 찬스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벨기에 선수들의 마크도 견뎌내야만 합니다. 당연히 체력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올 게 분명하겠죠.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줬던 실력이라면 분명히 내 기대에 부흥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준은 라커룸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유프 하인케스를 떠올렸다. 그 때의 하인케스는 마치 할 수 있겠냐는 듯 자신을 시험해보는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 분명 그런 표정이었다. "체력이라면..." 현준은 코웃음과 함께 공을 전방으로 보내려는 벨기에의 미드필더 티몬 시몬스의 앞을 가로막았다. 체력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자신 있었다. 전속력으로 그라운드를 90 분 동안 내달려도 지치지 않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 00434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김현준 선수!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해 들어가는데요?] [네,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저런 플레이인데요.] 유프 하인케스가 지시했던 대로 현준은 자신의 체력을 믿고 좌, 우로 움직이며 벨기에의 수비진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벨기에의 선수들은 노련하게 그런 현준의 압박을 피해 패스를 연결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 플레이를 들어가던 도중 김성준이 무사 뎀벨레의 트래핑 실수를 틈타 공을 뺏어내자 사방에서 붉은 악마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자! 이제 하나씩 만들어 가야죠?] 차범근은 유프 하인케스가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선수들이 보여줄 공격 작업을 기대하며 말했다. 그리고 김성준의 패스가 김보경에게 이어졌고, 김보경은 벨기에 선수들의 압박이 오기 전에 측면 쪽으로 넓게 펼치며 달려 들어가는 손흥민을 보고는 공을 찔러 넣었다. "흥민아!" 그런 흥민을 보며 현준은 손을 번쩍 들며 앞으로 달려 나갔고, 흥민은 거침없이 현준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정확하게 현준을 향해 날아가는 공을 보며 흥민은 며칠 간의 훈련을 떠올렸다. 유프 하인케스가 훈련을 하면서 자신에게 바랬던 주문은 두 가지였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를 교란시키는 돌파력을 키우는 것과 함께 정확한 크로스를 장착하라는 것이었다. 한국 대표팀에는 김현준이라는 부동의 원 톱 공격수가 있는 만큼 그런 현준을 이용하라는 플레이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첫 번째의 크로스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90 점은 줄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현준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둘...! 이게 제대로 사랑받는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보며 현준은 빠르게 순수한 마기를 그라운드에 펼치며 쓴 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선수는 둘 빈센트 콤파니와 토마스 베르마헬렌이었다.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세계적인 수비수 둘이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다가오는 것이다. 한 명의 선수도 아닌 두 명이 오는 것을 보면 오늘 경기에서 슈팅을 때릴 기회도 주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철저하게 마크할 생각인 듯 싶었다. '하지만...!' 공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콤파니와 현준이 동시에 뛰어올랐다. 현준과 콤파니는 177 cm 와 193cm 라는 어마어마한 키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당연히 헤딩이라면 콤파니가 유리했다. 하지만 점프력과 체공시간에서 현준과 콤파니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했다. 물론 콤파니의 점프력과 체공시간도 대단했다. 하지만 현준의 압도적인 신체능력에서 나오는 점프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었다. 쿠웅!!! 허공에서 현준과 콤파니의 몸이 강하게 부딪쳤다. 뒤에서 현준을 거의 미는둥마는둥 헤딩을 하는 콤파니의 플레이에 심판은 휘슬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하지만 현준의 머리에 맞은 공이 떨어져 내리며 그대로 김보경에게로 연결되자 심판은 어드밴티지를 적용했다. [김현준 헤딩! 아! 김보경!!! 찬스입니다!]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벨기에가 자랑하는 두 명의 수비수가 김현준에게 시선이 쏠린 사이 김보경이 찬스를 잡은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카디프 시티에서 뛰는 김보경은 로테이션 멤버로 1골을 기록하며 출전시간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김보경의 중거리 슛. 하지만 약 25m 정도의 거리에서 때린 김보경의 슛은 조금 크게 빠지며 골라인 밖으로 벗어나고야 말았다. 아아아아!!!!!! "아...이런 젠장..." 초반부터 제대로 잡은 찬스였다. 하지만 몸이 덜 풀린 탓일까? 당황할 정도로 크게 벗어나는 슈팅에 김보경은 아쉬운 듯 머리를 감싸쥐며 현준을 바라보았다. 완벽하게 찬스를 만들어 줬는데 마무리를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다. "괜찮아. 괜찮아." 그리고 그런 김보경을 보며 현준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솔직히 그런 찬스 정도는 해결해 줘야 정상이었다. 아니, 해결해 주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유효 슈팅 정도는 때려줬어야 하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 초반. 아직 몸이 덜 풀린 까닭도 있을 터였다. 게다가 선수의 플레이에 대한 평가는 감독이 하는 것이었다. 와아아아아!!! 대! 한민국!!! 대! 한민국!!!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가는 응원소리와 함께 경기는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유럽의 강호 벨기에를 상대로 한국 대표팀은 물러서지 않으며 경기를 펼쳤다. 점유율은 비슷했지만 찬스는 벨기에 쪽이 더욱 더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 팀 반칙입니다. 김성준 선수, 태클로 벨기에의 공격 흐름을 끊어버리는 군요.] [아주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성준 선수. 오늘 대표팀 경기가 데뷔전인데 굉장히 노련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이번 국가 대표팀로 데뷔를 한 기성용의 파트너 김성준은 벨기에가 자랑하는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를 상대로 잘 버텨주고 있었다. 볼의 소유하는 능력 및 신체적인 조건에서는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적극적이고 빠른 발을 이용해 영리하게 플레이를 펼쳐 나가고 있는 것이다. 미드필더에서는 김성준이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현준의 플레이는 한국 팀 선수들 중에서 유독 빛이 나고 있었다. 전반 초반 김보경에게 만들어준 찬스를 비롯해 손흥민에게도 좋은 슈팅기회를 만들어 줬었던 것이다. 게다가 순간적인 몸놀림으로 직접 빈센트 콤파니를 제치고 때린 오른발 슈팅은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 중 백미였다. 벨기에의 골키퍼 사이먼 미그놀렛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스코어는 1 - 0 으로 한국이 앞서나갈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와아아아아!!! "오늘 경기 재미있는데?" "흥미진진한데? 빨리 골 넣어서 앞서 나갔으면 좋겠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벨기에와 막상막하의 플레이를 보이는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냈다. 아직 스코어는 0 - 0 동점이었지만 간간히 보여주는 작품과도 같은 플레이에 박수가 저절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오늘 경기 참 재미있습니다. 양 팀 다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수장으로 선임된 이후 가지는 첫 경기라 불안감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국 선수들을 감독이 제대로 파악한 것 같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때 마다 카메라는 벤치에 앉아 있는 하인케스 감독을 계속해서 비춰주었다. 히딩크 이후 축구 협회에서 월드컵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영입한 세계적인 명장이었다. 그리고 전반 36분, 한국 팀에 기회가 찾아왔다. "온다, 마크해!" "성용아! 너무 앞으로 나가지 마!" 공을 가진 펠라이니가 하프라인을 넘어오자 한국 선수들이 강력한 압박으로 벨기에의 공격 작업을 전개하지 못하게 강하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런 거센 압박에 펠라이니는 뎀벨레를 이용한 원, 투 패스로 틈을 열려고 했다. 툭! 와아아아아!!!! 하지만 그런 펠라이니의 생각을 읽은 기성용이 그대로 공을 낚아챘고, 곧바로 한국의 역습이 이어졌다. 기성용이 뺏어낸 공은 그대로 김보경에게로 그리고 김보경은 이청용에게로 공을 연결 시켰다. '온다...!' 김보경의 패스를 이청용이 받는 순간 현준은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 쭈뼛한 감각을 느꼈다. 벨기에의 선수가 이청용의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이청용의 패스가 올 것을 안 자신의 몸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정보이자 공격수로써 본능 같은 감각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청용은 공을 트래핑하자마자 그대로 크로스를 올리려는 듯 모션을 취하다가 공을 접으면서 벨기에 선수의 태클을 피해냈고, 그대로 공을 올렸다. 팟!!! 자신을 막을 수 있을 만 한 거리에 있는 벨기에의 수비수는 둘이라는 것을 판단한 현준은 땅을 강하게 박차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현준을 따라 콤파니가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현준을 향해 달리는 것은 콤파니 뿐만이 아니었다. 이청용의 크로스가 올라는 것을 본 베르마엘렌도 마찬가지 였다. '역시 빠른데...!' 프리미어리그의 라이벌 팀인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과는 몇 번이나 맞부딪혀 본 적이 있는 콤파니와 베르마엘렌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부딪혔지만 공이 없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파고 들어오는 현준의 순간 스피드에는 저절로 이가 악 물릴 정도로 긴장감이 넘쳐 흘러나는 공격이었다. '그렇다고 골을 내줄 수는 없지.' 콤파니는 공의 낙하지점을 예측하며 현준의 움직임을 살폈다. 크로스는 올라오고 있었고 앞에서는 베르마엘렌이 그리고 뒤에서는 자신이 바짝 따라가고 있었다. 만약 현준이 다리로 공을 트래핑한다면 베르마엘렌이 그대로 걷어 낼 테고, 점프를 한다면 자신이 맞서서 뛸 생각이었다. 직접 슈팅을 때려도 상관없었다. 자신의 동료인 베르마엘렌이라면 충분히 현준의 슈팅 각도를 막아낼 수 있을 터였다. 쿡...! 하지만 현준을 쫓아 빠르게 달려가던 콤파니는 곧 이상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현준이 공의 낙하지점보다 한 발짝 정도 앞서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저대로라면 공은 현준의 등 뒤로 떨어져 내릴 터였다. '실수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콤파니는 곧 고개를 저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로 평가받는 현준이 공의 낙하지점을 잘못 예측하는 초보적인 실수를 벌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공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콤파니가 눈을 비비게 할 만한 플레이가 펼쳐졌다. 툭...! 떨어져 내리고 있는 공을 현준이 보지도 않은 채 다리를 뒤로 올려 다시 공을 위로 띄어 올리며, 그대로 베르마엘렌을 제치며 달려나간 것이다. "어...?!" "토마스!!!" 어느새 자신의 머리 위를 넘어가는 공과 지나치는 현준의 모습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베르마엘렌은 앞으로 달려오던 관성으로 인해 그리고 콤파니는 한 발씩 늦은 반응으로 현준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주고야 말았다. [김현준 슛!!!] [들어갔어요! 골인입니다!!! 김현준!] 그리고 이어지는 슈팅은 당연하게 미그놀렛이 지키는 벨기에의 골문을 가볍게 열어버렸다. 와아아아아!!! 드디어 기다리던 첫 골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운 붉은 악마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선제골 그것도 환상적인 볼 트래핑으로 베르마엘렌과 빈센트 콤파니라는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2명을 제쳐버리고 만든 골이었다. 어째서 현준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지 한국에서 배출한 최고의 축구 천재라는 보여주는 플레이였다. 그런 현준의 골에 묵묵히 벤치에 앉아있던 하인케스도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이 자식! 잘했어!" "와! 형! 정말 멋져요!!!" 환호성을 지르며 현준에게 달려들며 골 세리모니를 펼치는 대표팀 선수들을 보며 붉은 악마는 더욱 더 신이 나 함성과 대한민국을 함께 외쳤다. 하지만 현준의 멋진 골로 인한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열을 정비한 벨기에가 곧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현준이 골을 넣은 지 6분 만에 에딩 아자르의 돌파에 측면이 뚫리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벤데케에게 이어지는 스루패스 또한 정인환이 위치선정을 잘못 잡으며 그대로 슈팅을 허용한 것이다. 한국 골문을 지키는 최후의 수비수이자 골키퍼인 정성룡이 몸을 던졌지만 야속하게도 벤데케의 발 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한국의 골문을 출렁였고, 남은 시간 동안 양 팀은 별 다른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한 채 1 - 1 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00435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아...아쉽다. 전반전에 그래도 좋은 찬스 많이 만들 수 있었는데?" "그래도 벨기에를 상대로 1 - 1 이라면 선방한 거 아니에요?"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선수들은 지친 몸을 추스르기 위해 스포츠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귀는 열려 있었다. "아휴...미안. 내가 조금만 저 자리를 잘 잡았으면 무실점으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는데..." "괜찮아요. 인환아. 어차피 평가전인데. 나도 잘 못했는걸요 뭐." 인환의 말에 박주호가 헤실헤실 웃으며 대답했다. 정인환이 위치 선정을 잘 못 잡았다면 벨기에가 선제골을 기록하는데 시발점이 된 찬스를 내준 것은 자신이었다. 자신이 에딩 아자르의 돌파만 허용하지 않았다면 실점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그래요. 지나간 일에 기죽을 필요 없어요.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하면 되죠." 인환과 박주호의 대화에 홍정호도 끼어들며 대답했다. 괜스레 지나간 일을 생각해봤자 앞으로의 플레이에 악영향만 미칠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대화를 듣던 현준의 표정이 날카롭게 변했다. '......어째서지?' 지나간 실수를 되묻지 않고 남은 경기를 잘 풀어 나가자라는 선수들간의 훈훈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선수들의 모습에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던 현준은 곧 아 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리자 방금 전 느껴졌던 괴리감이 설명되었던 것이다. "왜?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왠 탄성이야?" "아...아니요." 조그맣게 내질렀던 탄성을 들은 것일까? 청용의 말에 현준은 가볍게 고개를 젓고는 신나게 대화를 나누는 세 선수를 바라보며 실점 장면을 떠올렸다. 실점 장면에서 한국은 세 가지 실수를 범했다. 에딩 아자르의 돌파에 박주호가 뚫리며 공간을 내줬고,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가는 스루패스를 막아내지 못했으며, 또한 크리스티안 벤데케에게 완벽한 슈팅 찬스를 내줬다. 골을 막아낼 수 있는 기회가 세 번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분명 실력의 차이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서로간의 호흡 그리고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리버풀이었다면...?'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분명 난리가 났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리버풀은 그라운드에서 전쟁터나 다름없는 시간을 보낸다.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방금 전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만약 엔리케가 측면에서 무너졌다면 분명 아게르나 쇼크로스, 마마두 사코와 같은 중앙 수비수들은 파고 들어오는 상대방 공격수의 드리블 돌파를 막으며 패널티 에어리어 쪽으로 보내는 스루패스를 견제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수비수와 파트너를 이루는 선수는 스루패스를 받을 만한 선수쪽으로 달려갔을 테고 말이다. 골키퍼인 레이나도 마찬가지다. 같은 편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빈 공간으로 파고 들어오는 상대방 공격수가 어떤 방향으로 슈팅을 때릴지 머릿속으로 예상하고 있었을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골을 허용하는 것은 선수들의 실수라기보다는 상대방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내야 했다. 그 만큼 자신들의 플레이를 완벽하게 뚫어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물론 경기장에서 이런 완벽한 호흡을 경기 시간 내내 100%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월드클래스라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도 그라운드 위해서 실수는 한다. 또한 컨디션, 체력 상태에 따라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축구는 실수의 경기다. 만약 양 팀 다 완벽한 모습을 보인다면 스코어는 0 - 0 이라는 점수만 나올 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라운드 내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이고 실수를 줄이는 것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수한 장면을 떠올리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갔어야 할지 선수들끼리 의견을 나눠야만 했다. 축구 경기는 11 명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스포츠인 만큼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다시 시선을 돌렸다. 벨기에 선수들의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며 대화를 하는 세 수비수들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한국 대표팀 라커룸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니, 조금은 상기되어 있는 어쩌면 좋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늘 한국 대표팀의 평가전 상대는 벨기에. 원조 붉은악마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이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긴 했지만 그 후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하며 국제대회에서 자취를 감춘 국가였다. 하지만 그런 과거는 옛날에 불과했다. 현재 벨기에 대표팀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은 첼시, 올림피아코스, 아스톤 빌라,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등 유럽의 명문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을 바탕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월드컵 직행티켓을 따내며 축구강국으로 이미지를 변신하기 있는 나라가 벨기에였다. "벨기에 선수들 좀 잘하지 않냐?" "네, 베르마엘렌, 콤파니, 얀 베르통헌...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판 바이턴까지...확실히 수비진만큼은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거 같아요."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피로를 푸는 모습으로 현준은 다른 선수들의 접근을 불허한 채 귀를 열며 라커룸의 대화를 하나하나씩 듣기 시작했다. 한국과 비교해 한 수 위의 상대라도 할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은 전반전 1 - 1 로 호각의 경기를 펼쳤다는 것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런 라커룸의 대화가 현준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지...?' 너무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기 때문일까? 프리미어리그의 치열한 라커룸의 분위기가 아닌 국가대표팀의 훈훈한 분위기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이런 선수들의 반응을 보며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해서 혹은 아직 월드컵이 많이 남아있었으니까 하는 생각으로 넘어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달랐다. 유프 하인케스라는 명장이 선임되었고, 월드컵이 채 10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연히 이겨야 하는 거 아니야? 월드컵 우승을 위해서라면...?' 벨기에. 비록 강팀이지만 월드컵을 제패하려면 당연히 꺾고 넘어가야만 하는 팀이었다.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아르헨티나등 월드컵에는 벨기에 이상의 축구 강국들이 등장하는 대회였다. 현준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축구를 한다는 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좀 더 그라운드 위에서 치열한 분위기를 가질 필요성이 있다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라커룸에 들어섰다. "......" 감독이 들어오자마자 선수들은 자세를 바로잡고 하인케스를 바라보았다. 자세를 바로잡지 않은 선수는 현준 단 하나뿐이었다. 라커룸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선수들을 쏘아보는 감독의 표정 때문일까? 순식간에 라커룸의 분위기가 경직되기 시작했다. "먼저 선수 교체가 있겠다. 김보경은 구자철로 박주호는 김창수, 정인환은 곽태휘로 교체한다." "......" 홍명보의 말에 호명된 선수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감독의 명령엔은 절대적인 만큼 표정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세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선수의 반응에 현준은 아무도 보지 못하게 또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왜 조용히 있는 거지...?' 자신이 어째서 교체되는 지 물어볼 만한 자격이 선수들에는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의문은 현준 뿐만이 아니었던 듯 했다. 분노에 찬 유프 하인케스의 말이 폭포와도 같이 흘러나왔다. 독일어는 가뜩이나 발음 자체가 어려도 강하게 때문에 무거운 느낌이 흐르는데 분노에 찬 하인케스의 말은 더욱이나 경직된 라커룸의 분위기를 딱딱하게 가속화시키고 있었다. "어째서 내 지시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지? 자네들은 단지 감독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꼭두각시인가?" 통역이 전해주는 말에 선수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만 선수들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결국 박주호가 슬그머니 손을 들어 올리더니 입을 열었다. "어째서 교체가 되는 건가요? 전 전반전에 딱히 나쁜 플레이를 선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점 장면이 문제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전반전 내내 감독님의 지시대로 플레이를 펼쳤고요." "바로 그 때문이다." 박주호의 대답에 하인케스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대답했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벨기에는 한국과 비교해 전력적으로 강팀이라고 할 수 있다.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1 - 1 이라는 스코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 하지만 이곳은 홈이다. 홈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1 - 1 의 스코어는 결코 좋은 성적이 아니다. 더군다나 벨기에 선수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최종 예선을 치르고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체력적으로도 큰 문제가 있는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고작 1 - 1 로 만족하는가? 거기 너." 긴 대화를 쏟아 낸 하인케스는 손가락으로 김보경을 가리켰다. "전반전 완벽했던 찬스를 왜 그렇게 놓쳐버렸지?" "그...그건..." 하인케스의 대화를 번역해주는 통역의 말에 김보경은 우물쭈물하며 하인케스를 바라보았다. 몸이 덜 풀리지 않았다는 등 핑계를 댈 만한 꺼리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물론 사람으로 그라운드위에서 찬스를 완벽하게 성공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 지금이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이라면? 그것도 승리해야만 16 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단지 그 찬스를 놓친 것을 웃고 넘어가야만 할까?" 통역의 말을 듣던 선수들의 표정이 변했다. 만약 그런 상황이었다면? 전반 초반 김보경의 완벽한 실수는 놓쳐서는 안 되는 찬스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하인케스는 어이없는 실점 장면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몇 번 찬스를 만들어 주며 나름대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었던 손흥민과 이청용도 예외의 대상은 아니었다. "오늘 경기 가장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는 바로 주장 김현준 뿐이다. 환상적인 골도 그렇지만 한국과 벨기에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수준 높은 플레이를 펼쳐보였지. 하지만 그런 김현준의 플레이에도 티는 있다. 왜 그가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패스를 자네들에게 보내야만 하지? 그런 패스를 받고도 전혀 분한 느낌이 들지 않던가?" '설마...!' 하인케스의 말에 손흥민과 이청용은 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현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과는 전혀 관계없는 상황이라는 듯 수건으로 얼굴을 덮은 채 조용히 누워있을 뿐이었다. "물론 선수간의 실력차이는 존재한다. 물론 준은 내가 평가하기에 세계축구 선수들 중 세 손가락안에 꼽히는 선수다. 그리고 그런 평가는 나 뿐만이 하는 게 아니라고 난 장담한다. 물론 자네들도 프리미어리그라는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거나 한국의 K 리그에 상위권에 속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본다면? 과연 자네들은 자네가 세계적인, 그래 흔히 말하는 월드클래스급에 속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하인케스의 말에 선수들은 아무도 보지 못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손흥민, 김보경, 이청용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카디프, 볼튼에서 뛰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3 팀은 별들의 전쟁이라는 챔피언스 리그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팀이었다. 더군다나 그 팀에서도 이청용을 제외한다면 손흥민과 김보경은 붙박이 주전도 아니었다. "손. 자네의 몸 값은 얼마지?" "어...?" 하인케스의 말에 흥민은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현재 토트넘에서 5만 파운드를 받고 있는 그였다. 5만 파운드. 한국 돈으로는 87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일주일에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었다. "그렇군. 그러면 자네는 오늘 그라운드에서 그 돈을 받을 만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 "그...그건..." 손흥민이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 하인케스는 그의 말을 끊고 계속해서 자신의 할 말을 이어나갔다. ============================ 작품 후기 ============================ 리리스는 중도 하차 하지 않았...거의 하차한 셈인가... 여튼 조만간..잠깐이지만 나올 예정. 김현준의 감독 생활로 2부를 만들계획은 없습니다. 있다고 셈 치더라도 마계이야기가 되겠죠. 1회에서보면 김현준의 은퇴로 소설이 마무리되는데 아직까지는 한참 남았죠. 브라질 월드컵이 종료된 시점으로 마무리를 할 생각입니다. 여기까지 궁금하신 점에 대한 대답 끗 00436 한국축구, 혁신을 걷다. =========================================================================                            "좌절하고 분노해라. 그리고 좀 더 낫고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생각해라. 또한 실수를 하지 마라. 물론 실수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좋은 찬스에서는 결코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언제든지 긴장해라. 만약 찬스를 놓친 것에 대해 실수라고 생각하고 만족한다면 너희들은 단지 그 수준에 머무르는 선수밖에 될 수 없을 것이야. 그리고 그런 짧은 차이가 자네들을 일류와 이류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 몇몇 선수들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하인케스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위로를 하는 말이었지만 딱딱한 그의 언어는 마치 그것이 고작 너희의 실력이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결국 경기는 3 - 2. 한국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후반전에 벨기에 선수들에게 또 다시 골을 내주며 역전을 당했지만 현준이 벨기에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동점골을 성공시켰고, 후반 44 분 경기가 끝나기 전 이청용이 얻은 반칙을 현준이 또 다시 환상적인 프리킥골로 연결시키며 펠레 스코어라 불리는 극전인 승리로 팬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하지만 승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라커룸에 돌아온 선수들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아니, 상당히 기분이 나빠 보이는 표정이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유프 하인케스가 말했던 말들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이청용이 주먹으로 라커룸을 쾅 쳤다. 하지만 그런 청용의 행동을 말리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하인케스의 말대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을 치르고 온 까닭일까? 벨기에 선수들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굉장히 지친 듯 느릿한 플레이를 경기를 펼쳐나갔다. "젠장..." 홍정호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오히려 실점을 하고 말았다는 자괴감 때문이었다. 현준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하는 것은 한국이 아닌 벨기에였다. 오늘 경기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여준 그였다. 하지만 그가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오늘 경기는 아마 2 - 0 한국의 패배로 끝이 났을 게 분명했다. "현준형." 씻기 위해 샤워실로 향하려던 현준을 향해 옷도 벗지 않은 채 거칠게 숨만 헐떡이고 있던 손흥민이 말을 걸었다. "......왜?" "형...그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요." "뭐?" "오늘 경기의 패스...감독님이 말씀하신 대로 제 수준에 맞춰주신 건가요?" 머뭇거리며 질문을 하는 손흥민의 눈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어떻게든 사실을 듣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독일에서 손세이셔널로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토트넘의 공격수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자신이었다. 비록 김현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흥민은 그래도 한국 대표팀에서는 자신만한 공격수가 없을 거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자신의 플레이라면 통할 것이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비록 자신보다 잘하는 선수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과 자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고 또한 그 만큼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게 흥민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하인케스의 말을 들으며 산산조각으로 깨져 버렸다. "글세. 뭐...리버풀의 동료인 마리오 괴체나 함식, 제라드에게 주는 패스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는 말할 수 있겠지." "왜?! 왜죠?!!" 공격적으로 자신을 쏘아붙이는 손흥민의 모습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지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내가 좀 더 수준 높은 패스를 한다면? 과연 니가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말과 함께 현준은 몸을 돌려 샤워실로 향했다. "내가...받을 수 없다고?" 그리고 그런 현준의 뒷모습을 흥민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호의 첫 경기이자 축구 강국으로 발전하고 있는 벨기에와의 경기는 3 - 2 승리로 끝이 나긴 했지만 그 날의 경기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있어선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경기였다. 그렇게 벨기에전을 마치고 선수들은 뿔뿔이 흩어져 자신들의 클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유프 하인케스호! 유럽 A조 1위를 차지하며 브라질 티켓을 따낸 원조 붉은 악마 벨기에를 상대로 3 - 2 라는 펠레 스코어를 만들며 격파.' '명불허전 김현준! 벨기에를 상대로 해트트릭!' 한국의 언론들은 연신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김현준에 대한 찬사는 굉장했다. 모든 기사들의 초점은 2012 - 13 FIFA 발롱도르의 수상자이자 한국이 자랑하는 천재 스트라이커인 김현준에게 맞춰지고 있었다. 비록 2 실점이라는 고질적인 수비불안은 김현준의 활약에 묻힌 지 오래였다. 어차피 유프 하인케스가 감독직을 잡은 지 고작 한 달, 남은 시간동안 하인케스가 수비력을 끌어올릴 거라는 기대감으로 언론들도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팬들 또한 벨기에전에서 보여줬던 한국 대표팀의 깔끔한 공격전개 능력,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김현준의 환상적인 활약을 칭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경기에 참가했던 대표팀 선수들은 그런 찬사들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았다. 언론에서 칭찬하는 대표팀의 깔끔한 공격전개 능력? 마무리만 환상했을 뿐이지 공격 전개 자체는 K 리그에서도 볼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만약 김현준이 없었다면? 경기 스코어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거라는 게 선수들의 생각이었다. '좀 더 실력을 키우고 싶다. 유럽으로 진출하려면 좀 더 발전해야 돼.' '고작 이류 선수로 머무를 수는 없어. 나도 프로 축구 선수가 된 이상 김현준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내가 수준이 낮다고? 빌어먹을...다시는 그런 말을 지껄이게 하지 못하게 하겠어!' '다음 번에는 꼭 실점하지 않겠어. 상대가 누구라던 말이야.' 그런 기사들을 보며 클럽으로 향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모두가 한결 같았다. 승리를 위해 그리고 자신이 좀 더 수준 높은 프로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 자신의 실력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열망이었다. 콰지지직!!! 마계의 절대적인 지배자 중 하나인 리리스의 손끝에서 퍼져나간 마기의 탄환이 허공을 수 놓았다. 허공에 펼쳐진 마기의 탄환들은 순식간의 검은색의 공간을 만들어 내었고, 그 공간에 휩싸인 천족들은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우르르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역시 마계의 서부를 지배하시는 고귀한 존재답게 대단하십니다. 리리스님." "......" 뒤에서 최상급 마족의 순수한 감탄이 들려왔지만 리리스는 입을 다문 채 그런 마족의 말을 무시했다. 천마대전 때문에 아니, 최상급 마족의 수단 때문에 강제적으로 마계로 건너온 후 리리스는 마계의 심연에서 최상급 마기를 흡수하고 다스리며 힘을 키워야 했다. 바알과 싸움이 아닌 천족과의 싸움 때문이었다. 그들의 예상보다 강한 천족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마왕급 존재가 2 명이나 빠져버린 마계의 전력은 천족들을 감당해내지 못했고, 결국 마계의 중요한 요새와 땅이 천족들의 손에 넘어갔던 것이다. '후우...' 리리스는 땅에 떨어진 천족들을 학살하는 마족과 마수들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걱정이 태산 같았다. 사탄의 눈도 있는데다가 천족들의 전쟁 때문에 직접적으로 건드리지는 않고 있지만 바알은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고 있었다. 천족들과의 전투를 이용해 세력을 키워나갈까도 생각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휘하에 최상급 마족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어야 했다. 마왕 본연의 힘이 호각세라면 마왕들끼리의 전쟁은 그 휘하인 최상급 마족들의 실력과 수로 결정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리리스의 휘하에는 최상급 마족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예전에 그녀의 휘하에 있던 최상급 마족들이 있긴 있었다. '다 쓰레기 들이지.' 하지만 자신에게 진정으로 충성을 바쳤던 마족들은 전부 마신의 품으로 돌아간 지 오래. 남아있는 녀석들은 자신을 배신하고 바알의 곁에 붙어먹은 녀석들이었다. 괜스레 인간계에 있어 지금은 볼 수 없는 자신의 권속인 인간의 몸을 한 녀석이 떠올랐다. '그 녀석이라면...'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녀석이라면 다른 녀석들하고는 달리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녀석은 이 곳 마계에서는 볼 수 없는 존재였다. 더군다나 천마대전으로 인해 마계의 모든 전력이 천족과의 전투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 마계로 향하는 문을 여는 법을 모르는 그 녀석이 마계로 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게다가...' 리리스는 고작 공을 가지고 노는 쓸데없는 일을 하면서 즐거워하던 그 녀석의 모습이 떠오르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 쓸데없는 행동에 기쁨을 느끼는 인간에 가까운 마족 녀석이 자신을 찾으러 마계로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았다. "......지천사 페르실은?" 천족의 학살이 시작된 지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리리스는 최상급 마족을 향해 입을 열었다. 최상급 마족을 바라보는 리리스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 그런 리리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천사는 지천사 페르실. 현재 리리스가 이끄는 마계 3 군단을 이끌고 전투를 벌였던 천족들의 지휘관이었다. 지천사급 천사로 마족들 사이에서는 광염의 페르실이라는 별명으로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물론 현준에게서 얻은 순수한 마기와 마계의 심연에서 얻은 순수한 마기로 인해 막대하게 강해진 리리스를 당해내지 못한 채 패퇴했지만 말이다. "도망쳤습니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은 발견했지만..." "도망이라..." 촤아악!!! 최상급 마족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리리스의 손끝이 움직였다. 그와 함께 피보라가 사방으로 솟구쳤다. 리리스의 강대한 마기를 감당해내지 최상급 마족이 그대로 폭발한 것이다. 같은 편인 최상급 마족을 죽여버렸지만 리리스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잘됐다는 표정이었다. 사실 이 곳에 있는 최상급 마족들은 자신이 아닌 바알의 최상급 마족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 "추격대를 보낸다." 리리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족들이 앞으로 몸을 날렸다. 2계급 천사인 지천사. 최고위 천사인 치천사 다음으로 마족들에게는 저주받을 이름인 신을 보좌하는 천사가 바로 그들이었다. 그 만큼 강대한 힘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 오늘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만약 지휘관인 지천사 페르실을 잡지 못한다면? 반쪽의 승리나 다름없었다. 현재 마계는 천족의 파상공세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왕인 리리스가 합류해도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급 마족들과 천사들의 숫자는 엇비슷했다. 하지만 최상급 마족 이상의 능력을 지닌 고위급 천사들이 천족에는 굉장히 많이 포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천족들이 자신들의 힘을 전부 발휘하지 못하는 마계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 때문에 밀리지 않고 전황을 팽팽하게 가져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도 마왕인 리리스가 합류하고 나서부터였다. 그런만큼 최고위 천사중 하나인 페르실의 사망여부는 마족들에게는 중요한 사항이었다. 천족들의 군단 여럿을 격파한다고 해도 고위급 천사를 죽이지 못한다면 전황은 달라질 게 없었다. 어차피 하급 천사나 마족들은 소모품에 가까운 존재들이니 말이다. '뭐...잡히던 말던 나랑은 관계없는 일이지.' 벌써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최상급 마족들을 보던 리리스는 몸을 돌렸다. 페르실이라는 지천사가 잡히던 말 던 그녀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 리리스는 어떻게든 이 천마대전이 최대한 길게 이끌고 가야만 했다. 그래야지만 바알의 직접적인 위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00437 현준, 뜻밖의 사건 =========================================================================                            "으으...춥다..." 매서운 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들자 선미는 자신의 옷깃을 여몄다. 12월 7일 영국의 겨울은 한국보다 더욱 춥게 느껴졌다. 그래도 영국은 한국보다 위도가 높은 지역인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추운 편은 아니었다. 멕시코 만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나마 한국보다 약간 더 추운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도 날씨는 춥지만 선미의 마음은 따뜻했다. 바로 리버풀 때문이었다. 자신이 일하는 곳이 리버풀 선수들이 몸담고 있는 H&G 이기 때문일까? 리버풀 시민만큼이나 리버풀을 사랑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제 주춤 거릴꺼라고 했던 언론들의 말이 쏙 들어갔지." 노리치 시티 전에서의 충격적인 패배 이후 스포츠 언론은 자극적으로 기사들을 쏟아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13 라운드 빅 매치 중의 빅 매치였던 리버풀과의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리버풀은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맨체스터 시티를 침몰시키며 안 좋은 기사들을 내보냈던 기자들의 입을 쏙 다물게 만들었다. 홈인 안 필드에서 경기를 치뤘다고는 하지만 4 - 1 이라는 대승은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다투는 팀들끼리 나오기엔 충격적인 스코어였다. 더군다나 그 날 현준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자신이 어째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김현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다.' '드디어 터졌다! 김현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이번 시즌 2번째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팀의 4 - 1 대승을 이끌다.' '달글리쉬 감독, 오늘 그의 모습은 환상적이었고, 세계 최고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현준의, 현준에 의한, 현준을 위한 경기가 바로 맨체스터 시티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이후 득점이 없었다가 한 번에 터뜨려 버린 듯한 활약에 김현준의 팬들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김현준이 기를 모았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었다. 그 만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김현준의 모습은 공격수의 정석이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3 번의 슈팅을 그대로 전부 골로 연결시키며 100%라는 완벽한 골 결정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함께 엎치락뒤치락 득점왕 경쟁을 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리버풀 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득점차를 크게 벌리기까지 했다. 물론 그 다음 이어진 에버튼과의 경기에서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팀은 0 - 1 승리를 거뒀고, 이근호와 김현준이라는 코리안 프리미어리거들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사우스햄튼 원정경기에서 또 다시 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 가장 먼저 20 골 고지에 1 골을 남겨두게 되었다. "한 골만 더 넣었어도 이번 시즌 가장 먼저 20 골 고지에 오르는 선수가 되었을 텐데..." 선미는 현준이 가장 먼저 프리미어리그 20 골을 터뜨리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는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리버풀은 11일부터 2012 - 13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클럽 월드컵에 참가해야만 했다. 그 때문에 12일에 치를 것으로 예정됐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아스널 전은 21 일 이후에 소화해야만 했다. 무려 열흘간의 일정인 만큼 다른 팀들과는 2, 3 경기차를 적게 소화해야하는 만큼 운이 나쁘다면 프리미어리그 20 골 고지에 먼저 오르는 선수는 김현준이 아닌 다른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다시 득점포를 터뜨리며 현재 17 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만 하면야..." 챔피언스 리그, 프리미어 리그, FA 컵, 캐피털 원 컵, 채리티 쉴드까지 전부 우승컵을 들어 올린 리버풀이다. 만약 클럽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 무려 6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되는 셈이었다. 프로 축구 선수로써 한 번 들어올리기도 힘들다는 우승컵은 한 시즌에 무려 6차례나 들어 올리게 되는 엄청난 업적이었다. 더군다나 그 팀을 이끌고 있는 주장이 바로 현준인 만큼 만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현준보다 먼저 20 골 고지에 올라도 아쉬울 게 없었다. 물론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지 못해도 이미 이번 시즌 5 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현준이었다. 벌써부터 2013 - 14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김현준이라고 정해져 있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었다. "후...이제 보이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멀리 회사가 보이자 선미는 좀 더 발걸음을 빨리했다.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걸어서 약속시간에 맞춰 회사까지 걸어서 출근한 것인데 조금은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영국의 12월. 멕시코 만류의 영향을 받아서 따뜻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겨울보다는 추운 매서운 날씨였다. 12월 7일 일요일. 일반인들에게는 지친 피로를 푸는 황금같은 주말이었지만 축구 팬들에게 있어선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날이었다. 바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추첨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었다. 현준도 그리고 축구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인 만큼 H&G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월드컵 예선은 이변의 연속이었지?" "뭐...유럽 예선은 워낙 치열하다고 하니까요. 아시아쪽은 그냥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고 해야되나 딱히 이변이랄 것 까지는 없어요." 오언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유럽은 13장의 표가 배정된다. 32 장의 표중 어떻게 보면 삼분의 일 이상이 유럽에게 배정되는 것을 보면 많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유럽에서 참가하는 팀의 수를 보면 결코 많은 표가 아니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기 위해 유럽에서 참가하는 국가는 53개국. 그 중에서 13개 국가 밖에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워낙 쟁쟁한 국가 들이 있는 유럽인 만큼 유럽은 매번 월드컵때마다 이변이 일어났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네덜란드가 탈락을 해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고, 2006 독일 월드컵 때는 UEFA 유로 2004 우승팀인 그리스가 탈락했었고, 한일 월드컵에서 3위를 했던 터키도 플레이오프에서 스위스에게 밀리며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다. 2010 남아공 때도 유럽팀의 이변은 계속 되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뛰던 스웨덴과 동유럽의 강호로 유명한 체코가 탈락했고 러시아 또한 탈락했다. 그 만큼 유럽 예선은 미니 월드컵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했다. '이번 월드컵때도 이변은 계속되었지...' 이번 월드컵 때 유럽에서 진출을 확정지은 팀은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독일, 벨기에, 체코, 포르투갈, 스웨덴, 헝가리, 스위스 그리고 보스니아였다. 그리스, 러시아, 세르비아와 같은 강팀들이 월드컵에 탈락하는 이변이 또 연출된 것이다. 특히 피파랭킹 20위 권 안에 드는 러시아가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또 한번 브라질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시고야 말았다. 2018 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러시아로써는 굴욕이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한국은 이번 예선에 2 그룹이었던가?" "네." "잉글랜드와는 안 만났으면 좋겠군." "하하하..." 오언의 너스레에 현준은 머리를 긁적였다. 오언의 눈에 담긴 씁쓸한 눈빛때문이었다. 축구 종주국이었던 잉글랜드는 A 매치 및 유럽 예선에서 눈에 띌 정도의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며 톱 시드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 그룹에는 개최국인 브라질을 포함해 2010 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크로아티아, 그리고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보였던 콜롬비아가 차지했다. 2 그룹에는 북중미와 카리브, 아시아, 오세아니아 축구 연맹 소속이 차지했다. 바로 한국과 일본, 호주, 우즈베키스탄, 미국, 멕시코, 뉴질랜드, 코스타리카가 그 주인공이었다. 남미, 아프리카 축구 연맹 소속이 차지한 3 그룹은 튀니지, 세네갈, 나이지리아, 이집트, 가나, 칠레, 우루과이, 에콰도르가 그리고 유럽 축구 연맹 소속으로 이루어진 4 그룹에는 벨기에, 체코, 스웨덴, 포르투갈, 잉글랜드, 보스니아, 스위스, 헝가리가 배정되었다. "아! 아직 안 늦었죠?" "이제 막 시작해요." "휴우...다행이다." 점점 추첨 시간이 다가오자 회사 로비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브라질에서 오후 6시에 발표되는 만큼 브라질과 4시간의 시간 차이를 보이는 영국은 현재 밤 10시 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H&G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있었다. 물론 할 일도 많겠지만 직원들이 대부분 퇴근하지 남아있던 까닭은 바로 현준 때문이었다. 클럽 월드컵에 관해 일이 있어서 회사에 찾아왔던 현준은 회사에서 같이 추첨 장면을 보자는 오언의 제안에 흔쾌히 승낙하며 회사에 머무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Tv 화면에서는 월드컵 조 추첨식이 시작되었다. "......" 현준은 그런 조 추첨 장면 하나하나도 놓칠 수 없다는 듯 뚫어지게 Tv를 바라보았다. 지구촌 축제라고 불리는 월드컵. 축구 선수가 되고난 이후 얼마나 오랫동안 월드컵을 그리워 했던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세계 3대 리그중 하나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는 FIFA 발롱도르라는 권위있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월드컵, 지구촌 축제라는 월드컵 만큼은 출전하지 못했던 그였다. 리리스와의 악마의 계약을 맺은 이후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순수한 마기를 조절하느라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해도 딱히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물론 나중에는 출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말이다. 축구 선수로써 정점을 찍은 자신이 왜 월드컵이라는 세 글자에 연연하는지는 현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월드컵 우승만큼이나 리버풀을 이끌고 챔피언스 리그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그, 칼링컵등을 우승해 쿼드러플을 달성한 것도 힘든 일이었다. '이렇게 보면 난 인간 같기도 한데 말이지.'' 2002 한일 월드컵 때의 감동이 악마가 되어서도 남아있는 것일까? 현준은 자조적으로 생각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Tv 에서만 지켜보던 관중이 아닌 축제의 주인공으로써 수많은 한국의 국민들에게 감동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리고 현준은 다시 한번 그때의 그 느낌을 즐기고 싶었다. 물론 그런 자신의 행동이 나중에 이곳에 없는 자신을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일일지도 몰랐다. "아...!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의 외침과 함께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조 추첨이 시작되었다. 먼저 시드팀이 배정되었다. A 조에는 브라질, B 조에는 스페인, C 조에는 크로아티아 D 조에는 네덜란드 E 조에는 아르헨티나, F 조에는 콜롬비아 G 조에는 이탈리아 그리고 마지막 H 조에는 독일이 배정되었다. 그리고 방송을 보던 선미가 현준을 향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왕이면 콜롬비아가 있는 F 조에 배정되는 게 좋겠죠?" "음...뭐 월드컵에 나간 팀은 다 무시 못하겠지만..." 하지만 현준도 내심 콜롬비아가 있는 F 조에 배정되기를 바랬다. 그나마 시드 배정을 받은 팀 중에서는 콜롬비아가 네임벨류가 가장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왕이면 A 조는 피하고 싶은데..." 그리고 현준이 가장 피하고 싶은 팀은 바로 브라질이 있는 A 조였다. 가뜩이나 축구 강국으로 유명한 브라질이다. 게다가 개최국이라는 이점은 엄청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스페인과 독일도 조금은 껄끄러웠다. 그리고 잠시 후 한국이 속한 B 포트의 추첨이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1시 반? 그때부터 쓰기 시작한 거 같은데 왜 날이 밝아오지... 중간에 졸았나... 늙었나 봅니다. 제사가서 음복 한잔 했는데 은근히 머리가 아프네요.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추첨이군요. 일본 미안 00438 현준, 뜻밖의 사건 =========================================================================                            "Japan." "어? 일본이다." B 포토의 첫 추첨공에서 일본의 이름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A 조에 속한 브라질과 한 조에 속하게 되는 셈이었다. "와...일본 망했네." "브라질이라...일본이 독일 월드컵때 만나서 4 - 1 로 대패했었죠?" 선미의 말에 현준도 맞장구를 치듯 고개를 끄덕였다. 선진축구를 표방하며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유럽 및 남미 축구 스타일에 가장 근접한 플레이를 펼치는 국가가 일본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개최국인 브라질과 한 조가 됐다는 것은 운이 나쁜 조편성이었다. "그 다음도 볼 만 하겠네요." A 조에 속한 브라질 다음의 B 조는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이 속한 조였다. 그리고 B 조에는 북미의 강팀이자 월드컵 16강에는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축구 강국 멕시코가 이름을 올렸다. 크로아티아가 시드로 있는 C 조에는 호주가 그리고 네덜란드가 있는 D 조에는 코스타리카가 편성되었고 아르헨티나의 E 조에는 한국에 이어 조 2위로 월드컵 추천권을 따내며 이번 첫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우즈베키스탄 편성되었다. "한국...한국..." 그리고 다음의 조 추첨은 바로 A 포트의 시드팀 중에서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콜롬비아의 F 조였다. 그리고 남은 B 포트의 국가는 한국과 미국 그리고 뉴질랜드였다. "그나마 콜롬비아가 수월하려나..." 양손을 꼭 쥐며 중얼거리는 선미를 보며 현준도 선미와 같은 생각을 했다. 시드팀인 이상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콜롬비아라면 충분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콜롬비아를 제외한 남은 시드팀은 이탈리아와 독일이었다. 2006 독일 월드컵의 우승팀인 이탈리아, 현재 예전의 포스 만큼의 명성은 아니더라도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축구 강국이었다. 독일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전차군단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게 분명했다. "한국...한국..." 그리고 펠레의 손에 잡힌 공이 남아메리카 사무총장 에드아르두에게 전달되었다. "Republic of Korea." "와아아아!!!" H&G 에이전시 건물에 선미의 찢어지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그렇게 한참을 꺅꺅 거리며 발버둥 치던 선미는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리자 그제서야 부끄러운 듯 얼굴이 발개진 채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게 좋을까...?' 팔짱을 낀 채 현준은 흘깃 선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새겨진 미소가 현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세계의 나라들이 각 지역에서 치열한 격전을 펼치며 올라온 곳인 만큼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현준은 그 어느 나라가 상대라고 할 지라도 쉽사리 져줄 생각이 없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는 말이 있듯 객관적인 실력이 자신들보다 한 수위의 팀이라 할 지라도 최선을 다해서 골을 터뜨려 어떻게든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이었다. '하기사 그래도 콜롬비아라면...' 한국은 남미 축구팀들에게 유독 약했다. 우루과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등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팀이 없었다. 콜롬비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4전 1승 2무 1패. 호각세를 보이고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F4." 그 다음 조 순서가 발표되었다. F4. 4 번째 순서였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F 조 가장 마지막 경기에서 콜롬비아와 맞붙게 되게 되는 셈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F3 에 속할 팀과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르고 말이다. 이탈리아의 G 조에는 미국이 그리고 독일이 있는 H 조에는 뉴질랜드가 편성되었다. 이제까지의 편성으로 보면 죽음조라 불릴 만한 곳은 북미의 축구 강국 멕시코와 스페인이 속한 B 조 정도 뿐이었다. "Ghana." "어...?" 그리고 C 포트의 추첨이 시작되었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국가가 편성되어 있는 C 포트에서 속한 국가 들은 전부 한국이 상대해 볼 만한 팀들이긴 했다. 그래도 이 중에서 그나마 상대하기 쉬운 편이 튀니지, 이집트와 같은 실력이 조금 떨어지는 팀이었다. 그리고 A 조 편성에 가나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와...일본 어떻게 하냐..." "......" 선미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선미의 행동은 한국의 조추첨보다 일본의 조주첨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물론 지금 이 방송을 보는 한국의 축구팬들 또한 현재 일본의 조추첨에 관심을 보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나라..." 가나. 아크라를 수도로 하는 아프리카 국가로써 유벤투스, 우디네세, AC 밀란등 이탈리아와 중동, 스페인, 잉글랜드 등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은 축구 강국이었다. 저번 남아공 월드컵때도 8 강까지 진출했다가 수아레즈의 신의 손 사건으로 인해 아쉽게도 8 강에서 탈락했던 전적이 있던 국가였다. '어떻게 보면 할만 하겠고...어떻게 보면 버거운 상대가 되긴 하겠네...' 브라질, 가나로 편성된 A 조를 보며 현준은 현재 일본의 반응을 예상을 했다. 각 포트의 강팀들만 걸렸으니 아마 지금쯤이면 난리가 나 있을지도 몰랐다. 더군다나 다음 포트는 유럽팀들이 속해 있는 D 포트였다. 그 다음은 스페인과 멕시코가 있는 B 조였다. 그리고 B 조에는 우루과이가 편성되며 일찌감치 죽음의 조를 확정지었다. 크로아티아와 호주가 속해 있는 C 조에는 세네갈이 그리고 D 조에는 튀니지가 편성되었다. "아...아쉽다..." 그리고 이집트가 E 조 아르헨티나와 우즈베키스탄과 한 조로 편성되자 선미가 아쉬움을 토해냈다. 그나마 C 포트에서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팀이 이집트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한 팀이 되겠군." 오언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C 포트에서 남은 국가는 나이지리아와 칠레 그리고 에콰도르였다. 유럽팀을 제외하면 각 대륙의 국가들이 1 팀씩 들어가는 규칙을 생각하면 남미팀인 콜롬비아와 아시아팀인 한국이 속한 F 조에 들어올 수 있는 팀은 아프리카팀의 나이지리아 뿐이었다. 나이지리아. 2010 년 때도 한국과 함께 같은 조에 편성이 되었던 국가였다. 1 차전 그리스전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2 차전 아르헨티나 전에서 대패를 함으로써 16강 진출을 낙관할 수 밖에 없게 된 대한민국은 마지막 나이지리아전을 놓고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만 했다. 그리고 만약 나이지리아가 한국을 꺾을 경우 16강에 진출하는 팀이 되는 만큼 단두대 매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꽤나 흥미진진한 경기였지...' 현준은 4년 가까이 되는 일이었지만 마치 어제라도 된 듯 동료 선수들과 모여서 지켜봤었던 나이지리아전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차두리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첫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정수의 헤발슛 그리고 박주영의 프리킥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좋은 분위기로 흘러갔던 경기였다. 2 - 1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잠그기를 시도하기 위해 김남일 선수를 투입하며 라인을 내렸고 전체적인 라인을 내리자 나이지리아의 경기력이 살아나고 패널티킥까지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고 마지막까지 심장이 쫄깃쫄깃한 경기를 펼치며 극적으로 2 - 2 무승부로 16 강에 통과했던 경기였다. '그 때 야쿠부 선수가 국민영웅이었지...' 경기 마지막 야쿠부 선수의 '니가 가라 16강!' 슛이 아니었다면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것은 나이지리아가 아닌 한국이 되었을지도 몰랐었다. 16 강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정무호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나이지리아가 한국과 무승부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16강에 올라가지 못한 까닭이 그리스전에서 좋은 경기를 해 놓고도 어이없는 퇴장으로 인해 패배를 했기 때문이었다. 16강이 대단하긴 하지만 '천운'과 '대진운'이 따랐다는 말도 많았다. "2010년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되겠네요." "그렇게 되는 셈인가...?" 선미의 말에 현준은 복수라는 말이 어울리나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찜찜한 경기력으로 16강에 올랐던 남아공월드컵을 생각하면 이번에는 완벽하게 실력으로 나이지리아를 눌러버렸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D 포트의 추첨이 시작되었다. 유럽팀이 모여 있는 D 포트의 추첨이 시작되자 실내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귀와 눈동자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현준과 선미 그리고 오언도 예외는 아니었다. D 포트의 추첨 결과로 인해 월드컵이 죽음의 조가 될지 아니면 행운의 조가 될지 결정이 되기 때문이었다. "유럽팀에서는...역시 잉글랜드를 피하고 싶죠?" "뭐..." 선미의 말에 현준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D 포트에 속한 팀들 중에서는 만만한 팀들이 없었다. 잉글랜드는 제외하더라도 스웨덴, 벨기에, 포르투갈등의 축구 강국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쉽게 해볼만한 생각이 드는 팀은 헝가리와 보스니아정도였다. "England." "우와아악!!!" "제길!!!" 그리고 첫 추첨으로 잉글랜드가 뽑히자 사방에서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언까지 멍한 표정으로 Tv를 보고 있는 모습에 현준은 씁쓸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게 브라질, 가나, 잉글랜드, 일본으로 A 조가 편성되었고 B 조에서는 스페인, 우루과이, 멕시코, 포르투갈이 C 조에는 크로아티아, 체코, 호주, 세네갈이 D 조는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튀니지, 스웨덴 E 조는 아르헨티나 우즈베키스탄, 스위스, 이집트가 편성되었다. "아쉽다...스위스 걸렸으면 대박인데..." 2006 년 독일월드컵 때의 스위스전을 떠올렸던 선미가 손뼉을 내려치며 중얼거렸다. 무려 8 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의 일이 잊혀지지 않는 듯 했다. "남은 팀은 벨기에, 헝가리, 보스니아인데..." "잘하면 꿀대진이 되겠는데요? 안그래요? 현준씨?" "음..." 헝가리와 보스니아. D 포트에 속한 유럽팀들 중 만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 팀은 없겠지만 헝가리와 보스니아는 한국의 전력으로도 할 만한 팀이었다. 벨기에도 나쁘지는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벨기에가 우세이긴 했다. 하지만 한국은 최근에 있었던 평가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3 - 2 로 승리를 했던 기분 좋은 전적이 있었다. "Belgium." "아..." 벨기에, 헝가리, 보스니아의 3 국가중 벨기에의 이름이 나오자 선미가 아쉽다는 탄성을 내뱉었다. 결국 콜롬비아, 벨기에, 나이지리아, 한국으로 F 조가 편성되었고, 이탈리아 미국, 칠레, 헝가리가 G조 그리고 H 조에는 독일, 보스니아, 에콰도르, 뉴질랜드로 월드컵 조 편성이 마무리되었다. "할만하겠네..." 어떻게 보면 꿀대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조 편성이었다. 콜롬비아와 나이지리아, 벨기에, 한국 누구나 다 확실하게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할 수 있는 팀이 없었다. 만약 16강에 진출한다는 가정 하에 대진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만약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올라간다면 E 조 1위가 확정되는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스위스 중 한 팀과 맞붙게 될 예정이었다. '하늘이 돕는군...' 현준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축구 강국을 피해 얻은 대진표였다. 언제 마계로 떠날지 모르는 만큼 첫 출전이자 마지막 출전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월드컵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고 싶었다. ============================ 작품 후기 ============================ 대충 힐링 끝... 아 퍼시픽림 보고왔습니다. 아...비추합니다. 2013년도 판 로보트 태권브이랄까...박진감은 없고 지루합니다. 게다가 여주인공의 발연기란...오글돋네요. 트랜스포머기대하고 갔다가 여친이랑 웃다옴. 평점 1점 생각하고 가면 그래도 2점 줄 정도의 기대는 됩니다. 00439 현준, 뜻밖의 사건 =========================================================================                            '한국 '죽음의 조는 피했다' 콜롬비아, 벨기에, 나이지리아와 함께 F조' [EPNM = 김민철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상대들이 결정되었다. 피파랭킹 37위인 한국은 시드인 콜롬비아(피파랭킹 4위), 벨기에(10위), 나이지리아(33위)와 함께 F 조에 편성되었다. 브라질, 가나, 잉글랜드, 일본이 속한 A조 스페인, 우루과이, 멕시코, 포르투갈이 속한 B 조, 그리고 크로아티아, 체코, 호주, 세네갈의 C 조등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는 유독 죽음의 조라고 불릴만한 조들을 피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쉽게 생각할 만한 팀들은 아니다. 누가 16강에 진출해도 이상하지 않을 팀들이 모인 곳이 바로 F 조기 때문이다. 그나마 시드팀중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콜롬비아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벨기에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가장 최근의 평가전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3 - 2 로 승리한 기분 좋은 전적이 있다. 나이지리아도 마찬가지다.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만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한국은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경기에서 만나 2 - 2 무승부를 거둬 나이지리아를 탈락시키고 16강에 진출한 과거가 있다. 이로써 한국은 6월 16일 쿠리치바의 아레나 다 바이시다에서 나이지리아와를 상대로 첫 경기를 펼치며 21일에는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그리고 포르투알레그리의 베리아-라우 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치른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어 이번에도 원정 16강, 아니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한국의 입장으로는 어떻게 보면 만족스러운 조 편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유프 하인케스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브라질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한국이 콜롬비아, 벨기에, 나이지리아와 함께 F 조에 편성되었다는 기사는 기자들에 의해 발 빠르게 번역되어 국민들에게로 전달되었다. 남미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며 시드를 잡은 콜롬비아와 함께 다크호스로 평가되며 주축 선수들의 대부분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벨기에 그리고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 함께 어떻게 보면 죽음의 조, 어떻게 보면 해 볼만한 조 편성으로 인해 한국의 축구팬들은 여기저기서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래도 확실히 이번 월드컵의 분위기는 평소하고는 달랐다. 예전 월드컵 때만 보더라도 과연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16강 진출에 대한 경우의 수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연 어떤 경기력으로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만큼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이 상승했고, 또한 당연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FIFA 발롱도르 수상자인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천재의 등장과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팬들의 눈높이를 끌어올린 것도 한몫했다. 특히 FIFA에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 1위로 김현준을 꼽으며 이르지만 현준의 월드컵 득점왕 가능성에 대한 말들이 한국 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기도 했었다. 당연히 한국 선수들은 불가능하다며 국뽕, 국뽕 거리는 수많은 부정적인 의견들이 달렸었다. 하지만 그런 안티에 가까운 팬들의 입을 꽉 다물게 하는 경기가 펼쳐졌다. 리버풀 소속으로 2012 - 13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클럽월드컵에 참가한 현준이 준결승전에서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인 FC 서울을 맞아 홀로 4골을 터뜨리는 위엄을 선보이며 5 - 1 로 승리를 했고, 결승전에서도 남미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팀인 보카 주니어스를 상대로 또 다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리버풀을 클럽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것이다. 와아아아아! Jun!!!! Goal!!!!!! 특히 제라드의 롱 패스를 보카 주니어스의 수비수들을 가벼운 몸놀림으로 따돌리고 낚아채는 것과 동시에 이어지는 발리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은 이번 클럽월드컵에서 가장 환상적인 골로 손꼽혔을 정도였다. "후우..." 방 안에서 눈을 뜨자 현준은 머리가 빙빙 도는 느낌을 받았다. 요 며칠 엄청난 강행군을 치른 그였다. 클럽 월드컵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 그리고 프리미어리그까지 병행해서 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었다. "혹사 논란 또 일어나겠군..." 리버풀의 스쿼드중 다른 선수들은 그나마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었다. 옛날과는 달리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는 그렇게 얇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준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다. 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데다가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선수를 경기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감독으로써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특히나 체력적인 염려로 인해 클럽 월드컵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현준을 제외시켰던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16 라운드 때 리버풀은 자신들만의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안 필드에서 2 - 1 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루이스 수아레즈가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이름 값을 해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찬스들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 때문이라도 달글리쉬는 현준의 체력적인 염려에도 현준을 출전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다음 경기는 크리스탈 팰리스인가...?" 이번 시즌 승격팀인 크리스탈 팰리스. 무려 8 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크리스탈 팰리스지만 승격팀의 한계일까? 이번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의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 증강을 꾀했지만 현재까지 크리스탈 팰리스의 성적은 리그 19위에 불과했다. "다행히 쉬운 경기가 되겠어..."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는 팀이었다.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하위권에 있는 팀인 만큼 상위권에 있는 팀들보다는 상대하기 수월할 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설설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은 없었다. '아직 보여줄 게 많아...' 12월도 거의 반이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 달이면 축구 팬들이 기다리던 하나의 시상이 열린다. 바로 2013 - 14 FIFA 발롱도르 시상식이었다. 구단에서는 이번 시즌에도 당연히 현준이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그 생각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메시도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에딘손 카바니, 라다멜 팔카오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자신이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이 확실해지기 전까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은 공격수로써 매 경기 좀 더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어나야겠군." 시간을 보니 훈련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 오늘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대비한 전술훈련을 할 듯 싶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스포츠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류현진과 추신수가 활약하는 mlb? 아니면 많은 팬들이 시청하고 있는 프로야구? 아니다. 바로 김현준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경기였다. 특히 리버풀과 맨유, 첼시등 강팀과의 경기 때의 시청률은 한국 대표팀의 A 매치 경기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김현준이라는 선수에 대한 한국 팬들의 관심이 대단하다는 증거였다. 크리스탈 팰리스전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저번 아스널전에서 김현준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엔트리에서 빠졌었기 때문에 이번 크리스탈 팰리스 전에 대한 한국팬들의 관심은 더더욱 높아졌다. 특히나 크리스탈 팰리스는 프리미어리그 19위에 속해있는 하위권 팀. 과연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준이 몇 골이나 터뜨려 이번 라운드 토트넘 원정 경기를 치르는 맨체스터 시티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골 차이를 얼마나 벌릴 수 있을까가 팬들의 관심거리였다. [김현준! 잡았습니다!!!] [아! 이건 들어갔어요!!! 골!!! 골입니다!!! 김현준!!!] [역시! 가공할만한 골 결정력이예요! 미드필더 라인에서 올라오는 한 번의 롱 패스를 그대로 낚아채며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달글리쉬 감독도 굉장히 좋아하는군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리버풀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17 라운드 경기에서 이변은 잃어나지 않았다. 리버풀은 승격팀인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홈에서 4 골을 터뜨리며 4 - 0 으로 난타했고, 현준은 한 경기 휴식의 영향 때문인지 홀로 2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리버풀은 4 - 0 으로 완승을 거두며 리버풀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하지만 리버풀을 이끄는 달글리쉬의 표정은 쉬이 펴지지 않았다. 클럽 월드컵의 여파 때문에 연기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빠르게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덕분에 크리스탈 팰리스 이후 이틀 뒤 카디프 시티 원정이 예정되어 있었다. "선수들의 체력이 정말 걱정되는군..." 한 경기가 끝나면 최소 3일은 쉬어야 한다. 하지만 이틀 만에 이어지는 일정이다. 강행군도 이런 강행군이 없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이 마음에 밟혔다. 클럽 월드컵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건 기쁘지만 그 여파가 왠지 오래갈 듯 싶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까지 부상을 당한 선수가 없다는 점과 함께 팀의 공격을 책임져줄 현준이 아스널 전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점이었다. "그럼 슬슬 이동해야겠군..." 카디프 원정 경기는 꽤 멀리까지 이동해야했다. 달글리쉬는 쓸모 없는 지출이라고 반대하기는 했지만 저번 시즌의 대성공으로 인해 구단이 구입해준 전용기가 오늘따라 고맙게 느껴졌다. ============================ 작품 후기 ============================ 아...날은 덥고 글은 며칠째 더럽게 안써지고...에어컨은 켜도 뜨거운 바람만 나오고...7월 지옥이네요. 8월은 어떻게 버틸지... 00440 현준, 뜻밖의 사건 =========================================================================                            카디프 시티는 스완지와 함께 잉글랜드 1 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웨일즈 클럽으로 저번 시즌 챔피언 쉽에서 승격한 3 팀 중 하나였다. 해외 축구를 자주 보는 팬들에게는 카디프 시티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이유야 당연했다. 카디프 시티에는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인 김보경이 뛰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보경 선수가 이번에 나올까?" "김현준 하고 붙으면 코리안 더비 또 성사되는데." "그래도 김보경이 붙박이 주전은 아니잖아?" "월드컵 대비해서라도 김보경이 주전으로 많이 뛰어야 할 텐데. 그래야 경기 감각이 살아나잖아."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카디프 시티의 감독인 맥케이가 김보경을 출전시키기를 바랬다. 그래야지만 김현준하고의 맞대결이 성사되기 때문이었다. 김보경이 비록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지는 않지만 몇 번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골도 두 번 기록했기에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 중 한 골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기록한 골이었다. "이번에 김현준이 골 많이 넣어야 하는데...맨시티가 어디랑 붙지?" "스완지 상대로 홈경기. 홈 경기인 만큼 호날두가 골 맛 좀 보지 않을까? 김현준이 카디프 상대로 몇 골 넣어서 호날두랑 골 수 차이 좀 벌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많은 한국 팬들의 관심이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의 맞대결과 맨체스터 시티와 스완지 시티의 대결에 집중하고 있을 무렵, 현준과 리버풀 선수단은 카디프 시티 공항에 내린 후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마계로 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탈리사와 레리엘이 마계로 갈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딱히 성과가 없었다. 천사의 능력을 잃은 그녀들이 인간계에 존재하는 천사들과 접촉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예전에는 종종 느꼈던 마계의 파수꾼들의 기척만 다시 느낄 수 있다면 뭔가 방법을 보일 것 같았다. 하지만 천마전쟁 때문일까? 인간계에 존재했던 모든 마족들이 마계로 넘어갔는지 현재 현준은 티끌만큼의 마기조차도 느끼지 못했다. "헤이! 준!"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같은 방을 쓰는 수아레즈가 현준의 등을 누르며 달려들었다. "무슨 일이야? 웃!" "보니까 카디프 시티전. 월드컵 예선전이나 다름없던데?" "월드컵 예선전?" "그래. 너 대한민국의 국가 대표 공격수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에 현준은 기도 안찬다는 듯 수아레즈를 바라봤다. 그런 현준의 표정에 수아레즈는 카디프 시티 유니폼을 입은 선수 사진을 현준에게 건넸다. "피터 오뎀윈지야. 나이지리아 대표팀 공격수지." "아..." 현준은 그제야 수아레즈가 무슨 뜻으로 이야기를 꺼냈는지 알 수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은 콜롬비아, 벨기에, 나이지리아와 한 조에 편성이 되었다. 뚜렷한 강팀이 보이지 않는 고만고만한 조인만큼 다들 자신들이 16 강에 올라갈 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조였다. 유프 하인케스가 이끄는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한국 축구 대표팀은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선수와 함께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등 세계 3대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 활약하는 선수들로 인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외신들은 대부분 한국 대표팀의 16 강 진출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톱시드인 콜롬비아가 강팀이기는 하지만 다른 톱시드 팀들에 비해 딱히 압도적으로 강하다고는 말할 수 없던 데다가 벨기에 또한 황금세대라 부르고 있었고 한국 또한 김현준을 주축으로 한 공격진만큼은 세계 최고 레벨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국은 상대적으로 경험 면에서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국이 FIFA 랭킹은 낮아도 7 번이나 연속으로 월드컵에 참여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콜롬비아와 벨기에는 월드컵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 최소 12 년이 넘었다. "나이지리아 대표 공격수라..." 고만고만한 2014 브라질 월드컵 F 조에서 콜롬비아, 벨기에, 한국과 함께 편성된 다른 나라는 바로 나이지리아였다. 어떻게 보면 한국과 악연이라 할 수 있는 팀이었는데 바로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만난 적이 있었다. 현준도 그 경기를 지켜봤던 적이 있었다. 그라운드에서가 아닌 Tv 로 말이다. 그때는 2 - 2 무승부로 끝이 났었다. 그리고 한국은 16 강에 진출했고, 나이지리아는 탈락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 때의 나이지리아 전은 한국이 탈락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의 경기였었다. "요즘 나이지리아 좀 잘하지 않아?" "그랬던가?" 수아레즈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이지리아에서 뛰는 유명한 선수라 하면 기억이 남는 선수가 한 명 밖에 없었다. 바로 첼시에서 뛰고 있는 존 오비 미켈이었다. "최근에 2013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서 우승했잖아." "아..." 수아레즈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서 우승을 했는지 지금 처음 알았다. 팀에 나이지리아 선수가 뛰고 있다면 모를까 리버풀에는 나이지리아 선수가 없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때 첼시가 빅터 모제스라는 공격수를 리버풀에 임대 시키려고 했지만 리버풀에서 거부했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루이스 니가 하고 싶은 말은 내일 경기가 나이지리아 대표 공격수와 한국 대표 공격수의 맞대결이라는 거네?" "그렇지. 미리 보는 월드컵 예선전." "그리고 우루과이는 죽음의 조에 들어갔고." "젠장..." 키득거리는 현준의 모습에 수아레즈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는 전년도 우승팀인 스페인과 함께, 멕시코, 포르투갈과 한 조에 속하며 죽음의 조를 만들고야 말았다. "미리보는 월드컵 예선전이라...내일 잘해야 겠네..." 옆에서 한숨을 내쉬고 있는 수아레즈를 뒤로 한 채 현준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리버풀은 프리미어 리그 선두에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및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팀들이 언제 치고 올라올지 몰랐다. 자신이 휴식으로 아스널전에서 빠졌던 사이 안 필드에서 아스널에게 패배를 기록한 게 뼈아팠다. 게다가 이번 시즌 우승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맨체스터 시티는 스완지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고 했다. 저번 시즌 승격, 나름 준수한 성적으로 강등을 피한 스완지 시티지만 아직까지 스완지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에서 맴도는 팀이었다. 게다가 홈경기. 당연히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좋아! 다들 팬들에게 화끈한 승리를 선물해주고 오자고!" 모든 식전행사가 끝나고 그라운드에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경기장에 가득 찬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매 경기를 뛸 때 마다 느낄 수 있는 이 전율에 보답하기 위해 선수들은 그라운드 내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면서 현준은 카디프 시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익숙한 얼굴의 선수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김보경이었다. '팬들이 좋아하겠네.' 리그 초반에는 선발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최근에는 교체로만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던 김보경이다. 하지만 오늘은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선발로 내보낸 것이다. 뭐, 덕분에 우리나라 팬들만 신이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은 많았지만,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라는 프리미어리거 들끼리의 맞대결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 이제 곧 경기를 시작하겠는데요.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신연호 해설위원님.] [홈 경기라고는 하지만 카디프 시티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게 분명합니다. 그래도 카디프 시티는 오늘 경기 무슨 일이 있어도 승점을 획득해야 합니다. 오늘 리버풀 전이 끝나면 카디프 시티의 일정이 웨스트 햄 원정 다음에 아스널을 홈으로 불러들이거든요. 현재 리그 19 위로 강등권에 위치한 만큼 어떻게든 리버풀을 상대로 승점을 획득해야 후반기 반전을 노릴 수가 있어요.] [리버풀도 오늘 경기를 승리해야지만 맨체스터 시티와의 격차를 벌리게 되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내일 맨체스터 시티가 스완지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이는데요. 스완지 시티의 전력을 생각해보면 리버풀은 오늘 경기 반드시 승리를 해야겠지요.] 전문가들은 3 : 7 정도로 카디프 시티의 열세를 점쳤다. 비록 홈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과 승격팀인 카디프 시티의 격차는 그만큼 컸다. 게다가 이번 시즌 리버풀은 주력 선수가 부상당해서 다른 선수들이 격차를 메워줄 정도로 주전과 후보사이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고, 팬들의 함성소리는 더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런 함성소리를 배경삼아 현준은 산책하듯 그라운드를 거닐었다. 그러면서 오늘 그라운드에 부는 바람의 세기와 방향, 조명의 밝기, 잔디의 상태 및 양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순수한 마기를 통해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들을 파악해 플레이를 펼치려는 생각이었고, 언제나 그래왔었다. ============================ 작품 후기 ============================ 너무 오랜만에 쓰는 소설은 뭔가 익숙하지 않은 느낌. 2013 년이 가기전에 올리려고 했는데 해가 넘어가 버렸네요. 소설은 아직 2013 년 이구만...그리고 저도 30 ㅠ 00441 현준, 뜻밖의 사건 =========================================================================                            홈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 앞에서 승점을 꼭 챙기겠다는 의지 때문일까? 예상외로 경기 초반 주도권은 카디프 시티가 계속해서 가지며 맹공을 퍼부었다. 연이은 경기 탓인지 몸이 무거워 보이는 리버풀의 선수들과는 달리 카디프 시티의 미드필더 조 레들리와 타이우는 그라운드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계속해서 공을 차단하거나 소유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리버풀 선수들은 몸이 무거운지 계속해서 카디프 시티쪽으로 넘어가버린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한 채 수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역시나 다들 컨디션이 좋아보이지는 않네.' 리버풀에서 꽤 떨어진 카디프 시티까지 오는 원정경기였다. 구단 전용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은 요 며칠 클럽 월드컵부터 해서 엄청난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시즌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 스쿼드를 보강했다고는 하지만 계속된 강행군에 사람이라면 지치는 게 당연했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 12 라운드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에서 일격을 당한 이후 안 필드에서 벌어진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도 2 골이나 허용하며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만큼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등권에 있는 카디프 시티를 상대로는 무조건 승점 3 점을 획득해야만 했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주도권을 내줬다고는 하지만 아직 스코어는 0 : 0 이었다. 카디프 시티의 공세가 계속되고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카디프 시티가 얻은 소득은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이제 전반 20분이 지나간 상황이었다. 비록 전반 20 분 동안 현준이 공을 잡은 횟수는 0 번에 불과했고, 리버풀이 슈팅을 때린 횟수도 골대를 크게 벗어난 수아레즈의 중거리 슈팅 한 번이 전부였지만, 현준은 딱히 걱정스럽다거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강하게 압박해!" "절대 공을 잡지 못하도록 해!" 매 경기 그라운드 위를 노닐 때 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수비수들의 대화에 현준은 속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식상할 정도로 매번 같은 레파토리에 이제는 무슨 말이 나올 지 손 쉽게 예상될 정도의 대화였다. 그리고 상대팀 수비수들이 가리키는 대상이 누군지 현준이 모를 리 없었다. 리버풀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를 꼽으라면 백이면 백 자신을 꼽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말이야.' 리버풀엔 자신 말고도 한방이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오로지 자신만을 묶기 위한 전술을 펼치다가는 다른 선수들에게 대량 실점을 할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로도 리버풀을 상대로 현준을 막기 위한 전술을 펼친 팀들은 수아레즈, 제라드, 모드리치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에게 골을 얻어맞고는 패했다. 무승부를 노리고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펼친 팀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이 골을 넣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능력은 감히 그라운드의 시간과 공간을 조절할 수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전, 후반 90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날카로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어디선가는 틈이 나오길 마련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탓! 산책하듯 잔디를 밟고 움직이던 현준이 갑작스럽게 스피드를 내기 시작했다. '갑자기 저 자식은 왜 달리는 거야?!' 카디프 시티의 수비수 캐빈 맥노튼은 스피드를 끌어올려 자신들의 진영 쪽으로 달리는 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순간적으로 현준을 놓치긴 했지만 맥노튼은 딱히 위험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어차피 공은 자신의 팀이 가지고 있었다. 그것도 리버풀의 진형에서 공격권을 유지한 채 말이다. 현준이 공을 잡을 가능성은 맥노튼이 상식으로는 전혀 없었다. '그래도...' 불안감이 스물스물 피어오른 맥노튼은 현준쪽으로 천천히 몸을 이동시켰다. 현준이 별 볼일 없는 선수였다면 맥노튼이 이런 상황에서 굳이 현준에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17 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 2013 - 14 시즌 정규리그에서 현준은 경기당 1 골이 넘는 무려 21 골을 터뜨린 선수였다. 맥노튼 뿐만 아니라 오늘 경기 카디프 시티의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마크 허드슨 또한 느낌이 좋지 않았는지 현준이 향하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다. 그 순간, 리버풀의 진영에서 공을 받은 김보경이 크로스를 올리기 위해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엔리케를 제쳐버리기 위해 몸을 흔들고 있었다. 툭! [아! 김! 뺏겼습니다! 엔리케 선수, 측면으로 향하는 김 선수를 향해 완벽한 태클로 공을 뺏어냈습니다!] [김 선수 너무 무리했습니다. 중앙에 조 레들리 선수가 있었는데요. 저런 플레이는 김 선수 본인은 물론 카디프 시티에게도 좋지 않아요. 상대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달리는 리버풀입니다. 게다가 리버풀은 조그마한 찬스라도 놓치지 않는 팀이죠. 승점을 얻기 위해서는 저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합니다.] 오늘 카디프 시티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18 라운드 해설자로 참석한 캐러거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오늘따라 리버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인 탓에 캐러거는 오늘 경기가 굉장히 걱정스럽게 느껴졌다. 강등권 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우승 다툼을 벌이는 맨체스터 시티나 첼시에게 추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런 상황에서 믿을 만한 선수가 있다면 바로 리버풀의 주장이자 리버풀이 자랑하는 스트라이커 김현준이었다. [카디프 시티의 김 또한 대한민국의 선수지만 그는 리버풀의 김이 아닙니다.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지 못했어요.] [리버풀 이렇게 되면 역습 찬스인데요?] [네! 그렇습니다. 보시다시피 많은 카디프 선수들이 밀고 들어온 상황이에요. 카디프 시티 진형에는 수비수들이 몇 없거든요? 하지만 거듭된 카디프 시티의 공격으로 인해 리버풀 선수들의 진형은 크게 흐트러진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무리한 속공은 다시 주도권을 카디프 시티에게 넘겨줄지도 모릅니다.] 해설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많은 수의 카디프 선수들이 공격을 하기 위해 올라온 상황이었다.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들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괜히 무리한 속공보다는 지공으로 숨을 고르며 흐트러진 진형을 유지할까 고민하던 엔리케의 눈에 모드리치가 앞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손가락 끝이 향하는 곳을 확인한 엔리케는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엔리케 선수 강하게 공을 걷어내는데요. 일단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후 진형을 유지시킬 생각인 듯한 모양...어?!] [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했던 공을 낚아채듯 받는 선수를 확인한 아나운서와 캐러거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해설자와 캐러거뿐만이 아니었다. 찰나라고 부를 정도로 짧은 시간동안 경기장은 정적에 감싸여 있었다. 그리고 공을 잡은 선수의 등번호와 이름을 확인한 관중들이 소리를 높였다. "달려. 준!" "이 자식 언제 거기까지 가 있었냐! 한 방 먹여줘! 준!!!"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공을 독수리가 낚아채듯 가볍게 트래핑 해 자신의 소유로 만든 후 현준은 마기를 사용해 순식간에 놀랄 정도의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카디프 시티의 진형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대체 언제? 어떻게? 현준이 카디프 시티의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갔는지 제대로 눈여겨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눈에 보이는 상황은 일방적인 수세에 몰렸던 리버풀이 단 한 번의 롱패스를 연결시켰고, 그리고 매섭게 홀로 치고 들어가는 선수는 리버풀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김현준이었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리버풀의 응원석에서는 열광적인 응원이 터져 나왔다. 캐러거 또한 흥분한 목소리로 빠르게 중계를 하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붉은색의 깃발을 열광적으로 흔들며 콥들은 자신의 목이 터져라 현준을 외쳤다. 단지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아니 전 세계 최강이라고 확신하는 자신의 팀이 이제까지 카디프 시티라는 어디까지나 콥들에게 있어서 별 볼일 없는 팀에게 일방적으로 밀렸다는 사실을 잊게끔 만들 수 있는 플레이를 원했다. 그리고 리버풀의 에이스인 준은 그런 것이 가능한 선수였다. 키이잉!!! 귓가에 들리는 이명, 그와 함께 현준은 그라운드의 시간이 서서히 멈춰지는 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빨랫줄 같은 강력한 슈팅은 주도권을 잡고 20 분 동안 맹공을 퍼붓고도 골을 넣지 못한 카디프 선수들을 향해 보여주는 듯 너무나도 쉽게 카디프 시티의 골문을 갈랐다. "대체..." 그런 골을 맥노튼과 허드슨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저 곳으로 공이 올 거라고 어떻게 예상한 것일까? 골을 넣고 세리모니를 펼치는 현준의 모습에 둘은 순식간에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와아아아!!!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 원정석을 가득 채운 리버풀의 팬들이 방방 뛰며 엄청난 환호성으로 골을 넣은 현준을 축복했다. 현준과 가장 가까이 있던 수아레즈는 물론 다른 선수들 또한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기 않고 골을 연결시킨 현준을 향해 얼굴 가득 미소를 띠우면서 달려갔다. "준! 역시 넌 최고의 선수야!!!" "하하! 단지 패스가 좋았을 뿐이야." 자신을 덮칠 기세로 달려온 동료들과 골을 기쁨을 나누던 현준의 시선이 어느 한 곳으로 향했다. '이게 바로 너희들과 나의 차이지.' 현준의 시선은 허탈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보는 나이지리아 대표 공격수 피터 오뎀윈지로 향해 있었다. 오늘 경기를 위해 카디프 시티로 향하는 동안 미리보는 월드컵 공격수들끼리의 대결이라며 호들갑 아닌 호들갑을 떨던 루이스의 대화가 떠올랐다. 루이스 뿐만이 아니었다. 수아레즈도 한 마디 했었고, 오늘 아침 호텔로비에서 우연히 본 신문 기사도 있었다. 월드컵 출전 국가 대표 공격수들끼리의 맞대결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로 타이틀을 붙였던 내용이었다. 신경을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걸로 이겼다고 말하기엔 조금 부족하지.' 이제 1 : 0 에 불과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맞붙는 국가들을 대표하는 선수들끼리의 대결인 만큼 현준은 최대한 오늘 경기에서 피터 오뎀윈지의 기를 꺾을 생각이었다. 안타깝게도 카디프 시티에 같은 대한민국 선수인 김보경도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혹시나 했던 이변은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리버풀은 강등권에 있는 카디프 시티를 무참하게 밀어붙이며 총 스코어 4 : 0 으로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현준은 카디프 시티와의 경기에서 오른발로만 세 골을 터뜨리며 13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 이후 카디프 시티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이번 시즌 세 번째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덕분에 치열하게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도 살짝 우위를 점했다. 카디프 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탓에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호날두와의 골 차이를 5골이나 벌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일 있을 맨체스터 시티와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를 두고 봐야겠지만 아무리 호날두라도 스완지 시티전에서 5 골이나 넣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거라는 게 현준을 포함한 대다수의 생각이었다. "오늘 대승을 기념하면서 식사 어때요? 제가 좋은 곳 봐뒀는데?" "아...미안해요. 오늘은 좀 쉬고 싶어서요." 매니저겸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선미의 제안에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선미와의 식사보다 먼저 집에 가서 할 일이 있었다. 리리스의 행방을 찾는 일이었다. 그런 현준의 대답에 얼굴에 아쉽다는 표정이 그려졌지만 선미는 내색하지 않으며 흘낏 현준을 바라보고는 시선을 돌렸다. 현준의 에이전트로 현준의 옆에서 같이 일하는 것은 좋았지만, 최근 들어서 그 이상의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몽실몽실 생겨나고 있었다. "......뭐야? 그 옷은?" 선미와 헤어지고 난 이후 카디프 시티 원정경기 때문에 나흘 만에 집에 돌아온 현준은 황당한 표정으로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여성 아니, 타락한 천사 탈리사를 바라보았다. 코스프레라도 하는 것일까? 탈리사는 어디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나올 법한 옷을 입고 있었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 옷 치고는 굉장히 미적 감각이 떨어져 보이긴 했지만 말이다. "아...이것을 입으면 주인님이 기뻐하실 것만 같아서요." "무슨 소리야?" "리리스님이 하시는 게임에서 나오는 옷이라던데..." 현준의 눈치를 보던 탈리사의 말끝이 흐려졌다.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 조금은 변한 듯한 자신의 주인인 현준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레리엘과 상의 끝에 입은 옷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주인인 현준의 얼굴은 딱히 기뻐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리리스가 하는 게임이라..." 탈리사의 입에서 흘러나온 단어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줄여서 와우라는 게임을 매일매일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며 의자위에 양반다리를 한 채 하루 종일 폐인처럼 게임을 하던 리리스의 모습이 떠오르자 현준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후우..." 한숨이 저절로 흘러 나왔다. 리리스를 보지 못한 지도 벌써 한참의 시간이나 흘렀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온갖 부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데다가 집에는 빼어난 미모를 지닌 자신의 권속인 레리엘과 탈리사가 자신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다 부러워할 만한 하렘과도 같은 생활이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과 게임을 좋아하던 붉은 눈동자를 지닌 그녀가 없으니 마음 한구석이 굉장히 공허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입니다. 일찍 온다고 했는데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뭐...독자로 활동하며 쉬는동안 신상에 딱히 달라진 것은 없고...총각에서 유부남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부남이 되기까지 약 한달 남았군요. 에테리얼은 크게 수정중입니다. 글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도 많았던 데다가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참 재미없더라고요. 쉬는동안 악마의 계약이나 대충대충 쓰며 노트에 에테리얼 설정이나 끄적거리면서 준비했습니다. 조만간 빠르게 수정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00442 현준, 뜻밖의 사건 =========================================================================                            "리리스님의 행방은?" "그게..." "아직까지는..." 옷을 벗으며 물어보는 현준의 질문에 탈리사와 레리엘은 울상을 지으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현준의 명령으로 인해 티끌만한 수상한 점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인간계를 수색하며 리리스의 행방을 알아봤지만 안타깝게도 조그마한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 그 때문에 둘은 리리스가 마계 혹은 천계로 넘어갔을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마계나 천계로 넘어갈 수 있는 방도가 전부한 상황이었다. 마족이라고는 하지만 현준은 마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고, 타락천사인 탈리사와 레리엘 또한 천족들과 접촉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그 탓에 탈리사와 레리엘은 마계로 넘어가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마계의 파수꾼이나 하위급 천사들의 행방을 찾으며 직접 일일이 돌아다녔다. 그러나 천마대전 때문에 전부 인간계에서 철수한 것 때문일까? 희미한 마기나 신성력도 느낄 수 없었다. "하아...큼..." 자신의 한숨에 탈리사와 레리엘의 고개가 떨어지는 모습에 현준은 분위기를 전환할 겸 이어서 바로 목을 가다듬었다. 그녀들도 그녀들 나름대로 리리스를 찾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얻은 소득이 전혀 없다는 게 그냥 답답할 뿐이었다. 카디프 시티와의 원정경기 이후 주어진 하루의 휴식 시간동안 현준은 레리엘과 탈리사와 함께 집에서 모든 시간을 보냈다. 중간 중간 선미가 가볍게 식사나 하자는 식으로 문자를 보냈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연이은 경기 때문에 지쳤다고 생각했는지, 두 번 정도 문자에 답장이 없으니 더 이상 핸드폰은 울리지 않았다. "이번 시즌 이적한 녀석들은 전부 쭉정이 같은 녀석들뿐이라고." "비싼 돈 들여서 데리고 왔는데 제대로 활약하는 선수가 없어." "공격진은 현준과 수아레즈가 있다고는 하지만 둘이 부상을 당할 때를 대비해야 돼. 재작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이번 시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 FA 컵 그리고 캐피털 원 컵까지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번 시즌 리버풀은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새로온 이적생들의 활약은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있어 아직까지 만족스럽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나마 마리오 괴체나 샤키리가 팀에 빠르게 적응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둘이 모든 스쿼드를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중앙 미드필더진의 체력저하가 벌써부터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마리오 괴체가 대안이 되기는 했지만 그는 중앙 미드필더보다는 측면 공격수로써의 활약이 훨씬 좋았다. 샤키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라드를 대체할 한만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가 필요해." "모드리치가 있지만 모드리치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이슬라 녀석이 문제야. 제라드의 대체자로 데려왔는데 경기에 나오는 적을 거의 본적이 없어!" 콥들은 모이기만 하면 리버풀의 세대교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수비진은 리버풀 유스에서 자란 코너 코디와 존 플래나간이 주전급으로 성장하며 콥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공격진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현준과 수아레즈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잉글랜드 국가 대표로도 뽑힌 신예 라힘 스털링이 있었다. 하지만 미드필더진이 문제였다. 특히나 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으며 오직 리버풀이라는 클럽에서만 뛴 리버풀의 레전드 제라드의 은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뼈아팠다. 제라드는 올해로 만 33세. 축구 선수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었다. 몸 관리를 워낙 잘한 탓에 1, 2 년 정도 더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볼 수는 있다고는 하지만 활약도는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었다. 그의 대체자 혹은 파트너로 루카 모드리치가 있기는 했지만 모드리치 혼자서는 공, 수를 조율하며 경기장의 넓은 공간을 커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물론 리버풀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최대한 후폭풍을 줄이기 위해 마리오 괴체나 마우리시오 이슬라를 제라드의 대체자로 영입했지만, 마리오 괴체는 대부분 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나섰고, 이슬라는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이번 시즌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슬라는 보름 전 훈련에서 부상까지 당하며 스쿼드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 어쨌든 이번 시즌이 아직 반 밖에 지나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거진 매 경기를 선발로 출전했던 노장 제라드와 모드리치의 체력 소모는 굉장히 컸다. 클럽 월드컵의 여파도 한 몫 했다. 클럽 월드컵에서 차지한 우승의 기쁨은 짜릿했지만,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 내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미드필더 로테이션으로 종종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던 수소가 부상을 당했다. 또한 빡빡한 클럽 월드컵과 리그 경기 일정으로 인해 주전 선수들이 급격한 체력저하가 눈에 띄게 드러날 정도였다. 그 결과가 카디프 시티와의 경기였다. 비록 경기 스코어는 압도적으로 리버풀이 이겼지만, 엄청난 골 결정력을 보유한 현준 때문이었다. 경기 내내 볼 점유율과 양 팀의 유효 슈팅은 카디프 시티와 리버풀 둘 다 비슷했다. 물론 시즌 내내 전력을 100% 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특히나 리버풀 같이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하는 팀들은 더더욱 그랬다. 당연히 주축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을 고루 사용하며 승리를 얻어야 했지만, 리버풀은 주전과 후보의 실력차이가 크게 나기로 유명한 팀이었다. 더군다나 중요한 프리미어리그 16 라운드 안필드에서 벌어진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몇몇 주전 선수들을 빼고 경기를 치렀다가 무기력하게 패배하며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승점 추격을 허용하기도 한 탓에 쉽사리 주전 선수를 뺄 수도 없었다. 어쨌든 이런 주전들의 급격한 체력 소모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주어진 일주일간의 휴식은 구단 입장에서도 그리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가뭄에 단 비 같은 휴식이었다. 물론 악마의 신체를 보유하고 있는 현준에게는 남 일에 불과한 일이었다. 끼이익! 부드러운 소리와 함께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애스턴 마틴사의 스포츠카가 멈춰 서자,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주위에 몰려 있던 콥들의 시선이 돌아갔다. 무슨 이벤트가 있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열광적인 콥들은 이렇게 리버풀의 훈련센터인 멜우드에 종종 모이곤 했다. 자신들의 우상인 리버풀의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운이 좋다면 싸인과 함께 사진도 같이 찍을 수 있었다. 이는 리버풀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한 팀들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프리미어리그의 축구선수들은 높은 인기와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리버풀의 선수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 탓에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들은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든 가격의 스포츠카를 주로 타고 다녔다. 그리고 리버풀 선수들에서 애스턴 마틴사의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선수는 단 한 명. 현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이었다. 와아아!!! 준 선수! 싸인좀 해주세요!!! 현준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위에 몰려 있던 열광적인 팬들이 소리를 높였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들어가는 것은 경비원들의 제지로 인해 불가능한 일었지만, 선수가 직접 밖으로 나가서 팬들에게 싸인을 하는 것까지는 막지는 않았다. "아아..." 멀리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알리는 팬들의 모습은 현준에게는 익숙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이른 아침부터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던 팬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축구선수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은 존재였다. 어차피 오늘 훈련은 자유훈련이었다. 급하게 훈련장에 들어갈 필요도 없었다. 주전 선수들 대부분은 휴식을 이유로 오늘 경기장에 나오지도 않을 게 분명했다. "준! 저번 경기는 환상적이었어요! 처음으로 부모님하고 원정 경기를 갔었는데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어요! 특히나 준의 해트트릭도 보고, 내 인생 최고의 경기였어요!" 그리고 이런 팬들 중에는 현준에게 싸인지를 내미는 갓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꼬마 팬들도 있었다. 꼬마 팬의 뒤에는 부모님으로 보이는 중년 커플이 흐뭇한 미소로 꼬마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 앞으로 계속해서 응원해주렴. 다음 아스톤 빌라와의 홈경기에서도 해트트릭을 하도록 노력할 테니까." "진짜요? 정말이죠?" 싸인과 함께 현준은 꼬마 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런 팬들 하나하나가 리버풀이라는 구단을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었다. 팬이 없는 구단은 앙꼬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였다. "준! 호날두와의 맞대결에서지지 말라고!" "맨체스터 녀석들에게 본 때를 보여주라고!" 장군 멍군이라는 말이 있다. 카디프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18 라운드 경기에서 현준은 3골을 터뜨리며 18라운드 동안 무려 24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1골이 넘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으로 명실공이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현준의 자리를 위협하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현준,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로 꼽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득점 순위에서 현준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그는 바로 어제 경기인 스완지 시티전에서 무려 팀의 4골을 전부 책임지는 기염을 토하면서 현준을 1골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타팀 팬들의 입장에서 현준과 호날두의 골 대결은 이번 시즌 가장 흥미 있는 구경거리였다. 하지만 리버풀 팬들의 입장에서는 속이 타는 일이었다. 만약 이번 시즌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면 무려 4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새로 쓰게 되는 것이다.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으로서 콥들은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새로 써서 자신들의 자존심을 높여주기를 원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 선수였다. 저번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현준은 거의 압도적으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햇병아리나 다름없는 프리미어리그 1년차만 고생했을 뿐이지만, 그것도 데뷔전이 늦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했다. 하지만 4 시즌 연속 득점왕의 길목 앞에서 방해꾼이 등장했다. 그것도 리버풀 팬들에게는 앙숙이라 할 수 있는 맨체스터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팀의 선수였다. 결코 져서는 안 되는 팬들의 자존심이 걸린 득점왕 대결이었다. "네. 전 시즌 득점왕으로써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그리고 득점왕도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가볍게 싸인을 하며 현준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팬들의 응원이 아니더라도 현준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득점왕 타이틀을 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저는 여기에 싸인 해 주세요. 캡틴." "......" 매직을 건네주더니 풍만한 가슴을 모으며 들이대는 여성 팬도 있었다. 그런 여성팬의 도발에 휘익하는 휘파람 소리가 주위에서 들려왔다. 평범한 남자였다면 이런 상황에서 당황하는 표정을 보이겠지만, 현준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런 짓궂은 팬들을 워낙 많이 봤었다. '85B? C? 말라 보이는데, 가슴은 굉장히 크네. 역시 서양여자들의 발육은 신이 내린 축복인가. 얼굴도 이쁘장하고 꽤 인기가 많겠는데?' 색기도 있어 보이고, 주위에서 가만히 놔둘만한 여인은 아니었다. 가볍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외모였다. 현준은 대수롭지 않게 여인의 가슴에 싸인을 하기 시작했다. 슬쩍 분홍빛의 유두가 보이긴 했지만, 단지 그 뿐이었다. 가슴도 크고 예쁘기도 했지만, 딱히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다. 현준은 미인에 대해선 굉장히 면역력이 높았다. 게다가 섹스 파트너는 집에도 두 명이나 있었다. 물론 그녀들이 섹스만을 목적으로 한 파트너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현준은 인간의 미모라고는 할 수 없는 리리스와 한 동안 몸을 섞은 사이였고, 현재 같이 생활하는 탈리사와 레리엘 또한 상당한 미녀들인 만큼 이런 도발은 애송이 장난에 불과했다. "그럼 훈련 시간이 돼서 다음에..." 그렇게 여러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현준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몸을 돌려 섰다. 싸인을 받지 못한 아쉬운 팬들의 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팬들이 표정에 불만이 가득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인기에 취해 이런 팬들을 무시하고 가는 선수들이 더더욱 많았다. 하지만 현준은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팬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유명했다. "제라드의 영향이 크군." 현준은 기지개를 켜며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들어섰다. 자신이 이렇게 행동하게 된 경위는 스티븐 제라드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팬들이야 말로 구단의 모든 것이라며 매일매일 현준의 머릿속에 세뇌를 하다시피 했으니 말이다. 아, 캐러거도 한 몫 했다. ============================ 작품 후기 ============================ 결혼 축하 댓글. 다들 감사합니다. 00443 현준, 뜻밖의 사건 =========================================================================                            리버풀 1군과 2군 선수들의 전용 훈련장인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내부. 역시 연이은 경기 피로 때문인지 1 군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현준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여럿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2 군 훈련장하고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그렇다고 1군 선수들이 책임감이 없다거나 프로의식이 없다고 말 할 수는 없었다. 오늘처럼 자유 훈련일정에 하루 종일 훈련을 하는 프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정규 훈련 또한 오전 11 시와 오후 3시로 두 차례로 나눠서 진행된다. 아마 오늘 훈련을 하려는 선수들은 오후쯤에나 모습을 보일 터였다. 널널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훈련은 전부 선수의 신체 리듬과 컨디션 조절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선 휴식도 훈련의 과정이었다. 특히나 경기가 빡빡하게 몰려 있는 이런 시기에 괜히 무리해서 훈련을 하다가 부상이라도 입는 날에는 구단은 물론이고 선수 개인에게 큰 손해였다. "어? 준? 훈련을 하기 위해 나왔나? 코치들 붙여줄까?" 현준을 발견한 2군 감독이 현준에게 말을 걸었다. 2군 감독의 제안에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오늘 현준이 하려는 훈련은 딱히 코치나 동료 선수가 필요없는 훈련이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따로 개인훈련을 하기 위해 나왔으니까요." "알았네. 혹시 코치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말하게나. 아, 그래도 피지컬 트레이너는 붙여야겠어. 부상은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고. 이런 시기에 자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큰일이니까." 2군 감독의 말에 현준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2군 감독이 어떤 의도로 트레이너를 붙여주는 지 충분히 잘 알고 있었고, 굳이 그 호의를 거절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피지컬 트레이너는 훈련하기 전 그리고 마친 직후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할 뿐이었다. "그럼 어디 시작해볼까." 어찌되었든 현준은 아무도 없는 넓은 그라운드에서 혼자 훈련을 한다는 사실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이 때문에 오늘 현준이 일찌감치 훈련장에 나온 까닭이었다. 게다가 오늘 현준은 단순히 축구 실력을 상승시키기 위한 반복적인 훈련을 하려는 게 아니었다. 자신의 몸에 있는 순수한 마기를 미세하게 컨트롤 하려는 훈련이었다. 그 탓에 다른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훈련보다는 이렇게 정신집중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고오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하자 현준의 의도대로 천천히 순수한 마기가 움직이며 미미한 대기의 떨림을 만들어내었다. 물론 이런 광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존재는 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는 현준뿐이었다. 당연하게도 마기를 느끼고 사용할 수 있는 존재는 오로지 그 뿐이었다. 팟!!! 처음 리리스와 계약했을 때 현준의 사용할 수 있는 마기는 굉장히 조그마한 양에 불과했다. 하지만 훈련의 방에서 있었던 훈련과 루시퍼라는 존재로 인해 각성 아닌 각성을 겪으면서 현재 현준은 상당히 많은 양의 마기를 보유 및 사용할 수 있었다. 레리엘과 탈리사의 말로는 최상급 마족에 버금가는 양이라고 했었다. 예전에 리리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았다. 거기에 마기의 순도는 훨씬 더 높았다. '그 때문에 곤란해졌지...' 그리고 이 사실이 현재 현준의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조그마한 걱정 아닌 걱정이었다. 다양한 소설 속에서 마족이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각종 이야기 혹은 소설에 등장하는 마족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다양해서 딱히 뭐라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호전적이며 인간하고는 전혀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녔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설 속에 나오는 내용은 실제 마족들과 크게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어쨌든 마족이 인간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파괴적이며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마족이라는 존재가 마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천사들이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현준은 급작스럽게 어마어마한 마기를 손에 넣었다. 그나마 훈련의 방에서 마기를 다루는 법을 익히긴 했지만, 지금도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마기에 대해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예전 같았으면 신경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이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마기는 강한 감정표현에 반응 해 의식적으로 밖으로 표출 될 정도에 이르고 있었다.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로 더더욱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흡수해주는 존재가 없어서일지도 몰랐다.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마기의 양이 급격하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크게 곤란한 상황은 없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가는 크게 문제가 일어날지 몰랐다. 대비는 일찍 해도 모자라는 법이었다. 어찌되었던 자신의 마기를 컨트롤하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섰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안 봐도 뻔했다. 조금이라도 흥분해 마기를 과하게 끌어올리면 경기장이 난리가 나는 것은 안 봐도 뻔 했다. 자신을 수비를 하기 위해 달려오던 수비수가 몸을 부딪치는 순간 순수한 마기가 날뛰며 갈갈이 찢길게 분명했고, 극단적으로까지 생각하면 회오리치는 마기에 경기장이 무너져버릴 수도 있었다. 훈련의 방에서 상당시간 훈련하고 마기의 컨트롤을 익혔지만, 최대한 마기의 사용을 억제하며 시합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을 가지고 훈련을 하는 게 필요했다. 어디까지나 현준은 축구 선수를 업으로 삼고 있으니 말이다. 이게 오늘 현준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를 찾은 이유였다. 남들에게 이런 훈련을 보여주는 게 꺼림칙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집에서 공을 가지고 훈련을 할 수는 없으니까...' 넓은 대저택은 아니지만 현준이 사는 집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상당히 큰 집이었다. 하지만 크다고 해서 집 안에서 공을 차고 훈련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무리한다면 그런 행동이 가능한 대저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현준에게는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훈련장이 있는 데 괜히 무리해서 그렇게 쓸데없는 집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영국의 부동산 취득세는 엄청났다. 거기에 HJFC. 현재 한국에서 벌이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축구센터를 건립하는 데에도 엄청난 돈이 들어가고 있었다. "후웁..." 현준의 발끝과 공이 만나면서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마법과도 같은 드리블, 그라운드를 가로지를 정도로 엄청난 스피드 상태에서 이어지는 화려한 개인기와 볼 컨트롤은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소름이 돋을 만한 장면이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혼자 공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한 블록 떨어진 2군 경기장의 선수들과 그리고 2 군팀 감독과 코치들도 현준에게 시선을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저런 플레이를 보는 것 자체가 축구에 목숨을 걸고 종사하는 이들에게 있어선 축복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런 축복을 받는 사람은 리버풀 2군 선수들 뿐만이 아니었다. "저기 봐봐! 준이야." "역시 준은 대단해. 어떻게 저런 컨트롤을 보여줄 수 있지? 마치 공이 살아있는 것 같아." "당연하지! 준은 축구의 신이라고! 오늘 1군 선수들은 자유훈련이라 쉰다고 들었는데 준의 저런 플레이를 볼 수 있다니! 운이 굉장히 좋은데?!" 1군 선수들의 훈련이 없다는 이유로 인해 좋은 훈련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커크비 리버풀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오늘 하루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훈련을 허락받은 리버풀 유소년들이 그런 현준의 모습에 감탄성을 터뜨렸다. 누가 봐도 감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올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몸놀림이지만, 그런 유소년들의 생각과는 달리 현준은 조금 맘에 들지 않는다는 듯 미미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세밀함이 조금 떨어지는 건가? 크게 문제 되지는 않겠지만 조금 거슬리는데...' 넘실거리는 마기의 바다 속에서 계속해서 티스푼으로 마기를 조금씩 떠내 몸에 퍼뜨리는 행동이었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행동이었다. 게다가 집중이 풀리기라도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다. 너무나 과도하게 힘이 들어간 탓에 몸이 삐끗거렸고, 슈팅이나 패스 또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하...이거 원..." 현준의 입에서 허탈한 웃음이 흘러 나왔다. 조금은 어이가 없었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안 좋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지금도 충분히 제 몫 정도는 할 수는 있겠지만, 순수한 마기가 적었을 때 오히려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루라도 훈련에 빠지면 곤란하겠는데..." 하지만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마기에 적응을 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해 보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마기는 자신의 몸에 계속해서 축적되고 있을 터였다. 괜스레 자신의 순수한 기운을 흡수해가던 리리스가 다시금 그리워졌다. "어?! 준!" 얼마나 훈련을 계속했을까? 멀리서 자신의 부르는 목소리에 홀로 공을 컨트롤 하고 있던 현준이 공을 오른발로 가볍게 트래핑 해 떨어뜨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라임 스털링이었다. "일찍 나오셨네요?" "아아...너도." 대답과 함께 현준은 힐끗 전광판의 시계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오후 12시 17분. 점심시간이었다. "집에서 일찍 점심을 먹고 나와서요. 하루 휴식시간이라도 전 카디프 시티전에 출전을 못했으니까 누구들과는 다르게 쌩쌩하다고요." "그렇군." 같이 식당에서 점심이나 할까했던 현준은 스털링에게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소리장도라고 하던가? 웃으면서 하는 스털링의 대답에는 날카로운 비수가 담겨져 있었다. 저번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스털링은 많은 경기를 선발로 출전했었다. 1994 년 출생으로 어린나이지만 일찌감치 리버풀의 미래를 이끌만한 실력을 지녔다고 평가받았고, 실제로도 리그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었다. 단지 워낙 이번 시즌 리버풀이 비싼 돈을 들여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고, 자신과 수아레즈가 공고하게 공격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선발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이지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에 가도 능히 선발 공격수 자리중 하나를 차지할 만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리버풀의 검증된 3순위 공격라고나 할까? 하지만 투톱을 혹은 원톱 전술을 사용하는 리버풀에게 3순위 공격수는 후보나 다름없었다. 스털링도 그 사실을 아는 만큼 자신과 수아레즈를 뛰어넘기 위해 이렇게 일찌감치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게 분명했다. '스털링이면...' 사생활에 조금 많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충분히 제 몫을 다해주는 리버풀의 선수였다. 스털링이 온 이상 어차피 혼자 넓은 운동장을 사용할 수도 없으니, 현준은 점심 식사를 하기 전까지 스털링과 함께 호흡을 맞춰볼 생각으로 몸을 움직였다. 아니, 움직이려고 했다. 키이잉!!! 날카로운 이명과 함께 소름끼치는 감각이 느껴졌다. 간질간질 온 몸을 들끓게 하는 감각. 기묘한 느낌이었다.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뭐...뭐지...?' 걸음을 움직이려던 현준의 얼굴에는 당혹함이 가득했다. 혹시 자신을 억누르고 미세한 컨트롤만을 계속한 까닭에 순수한 마기가 화가 난 것 때문일까? 하지만 현준은 곧 머리를 흔들었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레리엘과 탈리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무리 고민을 거듭 해봐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리리스가 있었다면 지금 이런 상황에 확실한 답을 해줄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현재 자신의 곁에 없었다. 2, 3 분가량의 시간이 흘렀을까? 소름끼치는 감각은 계속되었다. 계속된 가정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정도만 추측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연스럽게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본 현준의 얼굴 낯이 변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비행기가 지나간 것 같이 어디론가 쭉 이어지고 있는 금색의 굵은 실선. 바로 신성력이었다. "준! 가벼운 패스 플레이로 같이 호흡이나 맞춰 볼래요?" "아아! 미안. 지금 아주 급한 일이 생겨서!" 스털링의 제안에 현준은 빠르게 거절의 의사를 표시했다. 갑작스런 신성력의 등장. 훈련장에 가만히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현준의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지더니 급기야 빠른 속도로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났나...?" 그런 현준의 모습에 스털링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그저 그냥 그의 뒤를 바라볼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의 복귀 및 정주행 버프를 받는 것인가...예상보다 높은 순위에 놀라고 있는 중... 사실 연참을 하고 싶지만, 신혼여행때문에 며칠 자리를 비워야 하는 만큼 비축분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최대한 많은 편수를 예약해야 되니까요. 게다가 오랜만에 다시 글을 쓰는 만큼 생각만큼 잘 써지지가 않네요;; 그래도 어쨌든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00444 현준, 뜻밖의 사건 =========================================================================                            끼기긱!!! 맹렬한 소리와 함께 스포츠카가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마기를 이용해 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절해 프로 레이서처럼 보이는 화려한 드라이빙 실력을 구사하면서 현준은 종종 하늘 위를 쳐다보았다. 하늘 위에 그려진 신성력의 기운은 무지개처럼 어느 한 곳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지구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충분히 차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야 돼.' 갑작스런 신성력의 등장에 현준은 마음이 다급했다. 리리스가 행방불명된 이후 탈리사와 레리엘 뿐만 아니라 자신도 마계나 천계의 존재와 접촉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었다. 그렇지만 마족과 천족의 존재를 찾기는커녕 조그마한 마기와 신성력의 기운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원래부터 그런 것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던 찰나에 나타난 신성력이었다. 그것도 하늘에 펼쳐진 것을 보면 상당한 양이었다. 안 봐도 뻔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게 분명했다. "리리스님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어." 그리고 현준은 신성력의 끝에 천사라는 존재가 있기를 바랐다. 이왕이면 리리스의 행방을 알고 있을 만한 천사 말이다. 혹은 천계나 마계로 차원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도 상관없었다. 어떻게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를 원했다. 스포츠카의 속도가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고, 어느 덧 현준의 차량은 워링턴 그리고 메이클즈 필드를 지나 A537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리버풀에서 약 50 Km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여기서부터는 뛰어가야겠군." 그렇게 도로를 타고 10분가량 더 달린 현준은 지상과 가까워진 신성력의 선을 보며 차에서 내렸다. 무지개처럼 곡선을 그린 채 떨어져 내린 신성력은 차로는 갈 수 없는 산등성이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도로 한 구석에 차를 세운 현준은 거리낌 없이 길도 나지 않은 수풀 길을 헤치며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를 온 몸 가득 두른 채 엄청난 스피드로 말이다. 그렇게 이십분 남짓 신성력의 끝을 찾아 달렸을까? 지면과 맞닿은 신성력 기운을 찾은 현준은 빠르게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여기인가?" 탈리사 아니, 탈리사보다 고위급 천사인 레리엘을 만났을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순수한 그리고 엄청난 양의 신성력이 공터처럼 보이는 공간에 넓게 퍼져 있었다. "아니, 원래는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숲이야. 뭔가가 떨어진 건가...?" 주위를 빼곡하게 메운 나무들과 함께 공터 곳곳에 보이는 흩어진 나무 파편과 나무둥치를 본 현준은 그렇게 추측을 하며 고개를 주억였다. 아마, 비행기구름처럼 하늘에 길게 그려진 신성력은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면서 만들어 낸 것일 게 분명했다. 어찌되었든 이곳에 신성력이 퍼져 있는 것은 사실이었고, 이곳에 분명 신성력을 내뿜은 존재가 있을 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좀 더 가까이 가봐야겠어." 눈으로만 확인하기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현준은 수풀을 헤치고 좀 더 신성력이 밀집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그 순간, 현준은 자신의 마기가 요동을 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험 신호였다. 그와 함께 현준은 빠른 속도로 자신을 향해 접근하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천사...!' 반 정도 잘려 있기는 하지만 흰색의 날개는 천사의 고유한 증표였다. 빠르게 현준은 천사의 모습을 눈으로 훑어 내렸다. 격렬한 전투를 겪었는지 온 몸에 성한 구석이 없어보였다. 아마 천마대전 때문에 마족들과 전투를 치르다가 인간계로 떨어져 내린 것처럼 보였다. "맹렬하게 달려드는 것을 보면 좋은 의도로 접근하는 것은 아닌 거 같은데..."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내뿜고 있었지만, 현준은 리리스의 행방을 찾기 위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이곳으로 달려 왔을 뿐, 천사와 싸우기 위해 온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듯싶었다. 어떻게 보면 현준의 실수이기도 했다. 마기를 풀풀 내뿜은 채 신성력이 있는 곳으로 접근했으니 말이다. 핏! "어?!" 부상을 당했다고 생각한 탓에 생긴 방심 때문일까?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천사의 몸놀림과 엄청난 속도로 휘둘러지는 창날에 현준은 헉하고 숨을 들이쉬는 것과 동시에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마기를 끌어 올렸다. 순수한 마기의 방어막을 몸을 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창날이 콧잔등에 스치며 따끔거리는 아픔이 느껴졌다. "장난 아니네..." 슬쩍 자신의 콧잔등을 만져보았다. 비릿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게 피가 나는 듯 싶었다. '흉터가 남으려나.' 하마터면 죽을 뻔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습게도 흉터가 생기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내 방어막을 뚫어내다니...' 현준은 창을 들고 자신을 노려보는 천사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권속인 레리엘과 탈리사는 종종 현준이 보유하고 있는 순수한 마기로 이루어진 방어막은 최상급 마족조차도 쉽게 뚫어내기 힘들다고 말했었다. 물론 현준은 그게 얼마만큼 대단한 것인지는 몸소 느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자신의 마기가 순도가 높고, 최상급 마족을 상대로도 부족함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날개가 반이나 찢겨 나간 데다가 상처투성이로 보이는 천사가 자신의 방어막을 뚫어내며 몸에 상처를 입힌 것이다. 보아하니 평범한 하위 천사는 아닌 듯 했다. "마족. 너는 누구냐?" 그리고 천사도 현준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간의 모습을 하기는 했지만, 자신과는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기운인 마기를 마족으로 보이는 존재의 등장에 천사는 재빠르게 마족을 소멸시킨 후에 몸을 피신할 생각이었다. 그런 천사의 이름은 페르실. 고귀한 천상의 날개중 하나이자 신을 수호하는 두 번째 지위의 전사인 지천사중 하나였다. 또한 천계의 군단장중 하나로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이번 천마대전에서 마계의 서부를 다스리는 마왕 리리스와 맞붙기도 했었다.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부관들의 희생으로 살아남기는 했지만...' 페르실의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역시 마왕은 마왕이었다. 게다가 정보도 잘못 되었다. 마계의 마왕 중 전투가 거리가 멀며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리리스는 충분히 지천사인 자신이라면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물론 마왕의 이름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페르실은 리리스를 상대로 백중세까지는 만들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천사들은 물론 자신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며 리리스는 엄청난 마기를 폭발시키며 자신이 이끌던 천계의 군단을 농락하듯 가지고 놀았다. 군단장이자 지천사인 그녀의 날개가 반이나 부러지는 치욕적인 이 상처 또한 리리스의 짓이었다. 만약 부관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자신 또한 그곳에서 영혼까지 사라졌을 터였다. 그 만큼 리리스는 강했다. '어떻게든 동료들에게 정보를 알려 줘야해.' 지천사인 자신을 가지고 놀 정도로 엄청난 전투력을 보유한 마왕 리리스의 등장은 천마대전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게 분명했다. 운 좋게 그 자리에서 도망을 칠 수는 있었지만, 또다시 마족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상당한 실력자로 보였다. '마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인가? 하지만 이곳은 인간계로 보이는데...?' 주변 풍경은 분명 인간계였다. 마계에 이렇게 수풀이 무성한 숲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 등장한 존재는 마기를 풀풀 내풍기고 있는 마족이었다. 그것도 상당한 고위급 마족으로 보였다. 그 탓에 페르실은 자신이 아직 마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천마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인간계에 이런 고위급 마족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등장한 마족은 상당한 마기를 내뿜으며 자신과 대치를 하고 있었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을 때도 쉽게 제압하기 힘들만한 최상위급 마족으로 보이는 실력자였다. 낭패라는 생각과 함께 페르실은 자신의 창을 꽉 쥐었다. 리리스라는 무시무시한 상대를 벗어났다고는 했지만, 어느새 자신의 신성력을 눈치 채고는 눈앞에 마족이 나타났다. 게다가 현준이 내뿜고 있는 마기의 기운은 페르실에게 굉장히 익숙했다. '이 마기는 이런...!' 페르실은 좌절했다. 상대 마족의 기운은 페르실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이 이끄는 군단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리리스의 기운과 똑같았다. 아마 자신의 눈앞에 드러낸 존재는 리리스가 자신을 붙잡기 위해 보낸 그녀 휘하의 최상급 마족인 게 분명했다. "리리스의 개인가...!" 목숨을 걸고 차원이동을 시도했지만, 마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어...?!" 천사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름에 이 상황을 어떻게 좋게 넘어가야 할까 생각하던 현준의 고개가 번쩍 올라갔다. 자신이 애타게 찾던 이름이었다. "방금 뭐라고 했지? 분명 리리스라고..." 스윽... 하지만 현준의 말을 무시한 채 페르실은 자신의 창을 들어 올렸다. 고귀한 지천사로서 그냥 목숨을 내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페르실의 행동에 당황한 것은 현준이었다. 그리고 곧 실수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입에서 리리스라는 이름이 흘러나오자마자 천사의 적의가 더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이런...' 어떻게 보면 부상당한 천사의 행동은 당연했다. 자신은 마족이나 다름없는 존재였고, 천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성력과 마기는 상극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천사들의 최종 보스급 적이나 다름없는 리리스의 이름을 꺼냈으니 빼도박도 못 할 상황이었다. '그래도...' 하지만 현준은 여기서 괜스레 싸움을 벌이고 싶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대화로 이 상황을 풀어나가고 싶었다. 마기를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원래 인간이었던 만큼 현준은 천사에 대해 맹목적인 적대감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천마대전도 남 일이나 다름없었다.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리리스의 행방뿐이었다. 덤으로 마계로 넘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더더욱 좋았다. 하지만 천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천사의 몸이 움찔거리더니 앞으로 튕겨 나왔다. 그 모습에 현준은 즉시 몸을 날렸다. 촤악 소리와 함께 거대한 아름드리나무가 그대로 넘어가며 먼지구름을 만들어 내었다. "큿..."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 한 마디로 난장판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휘둘려지는 창과 함께 현준도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며 창을 피하기 시작했다. 순간순간 자신도 모르게 순수한 마기가 움직이며 천사를 공격할 뻔했지만, 현준은 가까스로 참아내고 있었다. 만약 자신의 공격에 천사가 죽기라도 한다면 낭패도 그런 낭패가 따로 없을 터였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현준은 천사의 공격을 어렵지 않게 피할 수는 있었다. 스피드는 엄청나지만 부상 때문인지 공격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한 끗 차였다. 쿵!! 콰앙!! 굉음과 함께 애꿎은 나무들만 계속해서 쓰러지고 있었다. 주위가 공터로 변할 정도로 폐허가 되어 버리자 현준은 자신의 생각을 정정해야만 했다. 격한 움직임에 부상이 악화되게끔 만들어 제풀에 지치도록 만들려고 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버리고야 말았다. 생각외로 천사의 체력이 뛰어났다. 게다가 이렇게 큰 소란을 일으키면 현준에게 득이 될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잠깐! 내 이야기 좀 들어보라고!" 거듭된 외침에도 다짜고짜 공격을 해오는 것을 보면 대화도 통할 것 같지 않았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그녀를 제압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신행은 제주도 대신 해외로...제주도가 싼것도 아닌데다가... 문제는 평생 한번뿐인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신혼여행도 다녀오는 건데...신혼여행가는데 직장상사 및 동료들의 눈치를 엄청봐야한다는...ㅠㅠ 00445 현준, 뜻밖의 사건 =========================================================================                            촤아악!!! 세상 모든 것을 갈라버릴 듯 커다란 위력을 내뿜은 천사의 창이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졌다. 얼마나 강력한 위력이었는지 위로 창이 멈춰지는 순간 창끝에서 신성력의 기운이 하늘위로 쏘아져 나갔다. "장난 아니네." 그 모습에 현준은 혀를 내둘렀다. 심상치 않다는 느낌에 일찌감치 창의 궤적에서 벗어나 몸을 뺏기에 아무런 피해는 없었지만, 소름이 돋을 만한 위력이었다. 제대로 격중 당했다면 자신의 마기로 방어를 한다고 해도 상당히 피해를 입을 만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속 이렇게 수세에 몰릴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이번 공격에 엄청난 신성력을 쏟아 부었다. 게다가 부상도 있는 만큼 언제까지 자신을 밀어붙이지는 못할 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촤악!!! 현준이 손을 펼치자마자 생겨난 수십 개의 마력탄이 천사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와 함께 현준의 몸도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마력탄의 공격과 함께 접근전을 펼쳐 순수한 마기를 실은 타격을 주기 위해서였다. 거리를 주지 않고 맹렬히 몰아칠 생각이었다. 콰쾅!! 콰앙! "칫!" 하지만 상대는 역시 평범한 천사가 아니었다. 비록 견제용으로 날리기는 했지만, 전투에 꽤나 능한지 천사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수십 개의 마력탄을 피한 뒤 그대로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빠악!!! "크윽!!!" 짤막한 신음성과 함께 현준이 자신의 오른쪽 팔을 강타하는 충격을 느끼고는 옆으로 나가 떨어졌다. 현준이 주먹을 휘두르기 전에 먼저 천사가 휘두른 창대가 현준을 후려친 것이다. 어찌나 강력한 타격이었는지, 순수한 마기를 집중시켜 방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욱신거렸다. "큭!" 흙먼지와 함께 볼품없이 땅바닥에 나동그라졌지만, 현준은 땅바닥에 쓰러져 있을 여유가 없었다. 어느새 하늘 위로 몸을 날린 천사가 그대로 창을 내리치고 있었다. 콰앙!!! 현준이 몸을 옆으로 구르자마자 굉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몸을 덮쳤다. 멀리서 누가 봤다면 폭탄이라도 터졌다고 생각될 정도의 굉음과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 증거로 천사의 창이 내려쳐진 지면에는 크레이터가 생겨나 있었다. 조그마한 틈이라도 주지 않겠다는 것인지, 천사는 땅바닥에 박힌 창을 그대로 현준을 향해 휘둘렀다. 이번에도 상당한 신성력이 담긴 공격이었다. "어딜...!!" 현준 또한 그냥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천사의 공격에 맞서 현준은 하체에 마기를 집중시킨 후 자신을 향해 휘둘러지는 창대를 향해 그대로 몸을 날려 드롭킥을 하듯 양발로 걷어차 버렸다. "큿!!!" 마족의 발과 자신의 창대가 마주치는 순간 파고 들어오는 어마어마한 마기에 페르실은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순식간에 농도가 짙은 마기가 자신의 몸을 잠식하며 고통을 주고 있었다. 분명 천마대전동안 마주쳤던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 등장한 마족에게서는 마왕급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최상급 마족 이상의 순수한 마기가 느껴졌다. 부상을 입지 않았더라도 상대하기 힘들 것 같았다. 어디서 이런 최상급의 마족이 갑자기 등장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이잇!!!"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잠식하는 마기 때문에, 페르실은 최대한 자신의 신성력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짧은 찰나에 자신의 몸으로 파고 들어온 마기의 양도 상당한데다가 부상 때문에, 모든 힘을 끌어올릴 수도 없었다. "당해봐라!" 현준은 마기를 실은 자신의 힘을 이기지 못한 채 창과 함께 천사의 몸이 뒤로 반 바퀴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온 몸에 빈틈이 보이는 찬스였다. 그리고 그 순간 탄환이라도 되는 양 현준의 몸이 천사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잌...!" 그런 현준의 행동에 천사가 재빠르게 몸의 균형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현준의 몸놀림이 더더욱 빨랐다. 어느새 붉게 변한 눈동자가 천사의 앞에 나타나 있었다. "죽어라! 아니, 죽지는 말고." 마기를 집중시킨 채 현준은 강하게 천사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권투에서나 볼 수 있는 보디블로라는 기술이었다. 연약한 여자로 보이는 천사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게 꺼림칙하기는 했지만, 최대한 빨리 천사를 제압해야 했다. 게다가 눈앞의 천사는 자신이 봐줄만한 상대도 아니었다. "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현준의 보디블로에 얻어맞은 천사의 몸이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나가며 나무와 부딪쳤다.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또 하나의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지기 시작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즉사할 만한 공격이지만 역시 상대는 천사였다. "독하네..." 천사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공격이 제대로 들어간 것은 확실했다. 확실히 주먹에서 묵직한 타격감을 느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사는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면서 현준을 향해 투쟁심을 보이고 있었다. 손에는 여전히 자신의 창을 든 채였다.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가 아름드리나무가 부셔질 정도로 강하게 부딪쳤음에도 불구하고 창을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부상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도 말이다. "하앗!!!" 기합성과 함께 현준은 빠르게 천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차피 제압해야 되는 상대인 만큼 괜히 머뭇거리며 상대에게 시간을 줄 필요가 없었다. 쉽사리는 당하지 않겠다는 듯 자신의 얼굴을 향해 찔러오는 창날을 몸을 기울여 피한 현준은 그대로 아래에서 위로 자신의 주먹을 휘둘렀다. 목표는 천사의 턱이었다. 퍼억!!! 무시무시한 격타음과 함께 천사의 몸이 약 1 미터 가량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준은 여기서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허공으로 떠오른 천사의 몸을 향해 현준의 다리가 휘둘러졌다. 콰앙!!! 쿵! 순수한 마기가 실린 사커킥에 제대로 격중당한 또다시 천사의 몸이 구겨지며 튕겨져 나갔다. 상당한 양의 마력을 실은 탓에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여러 개의 나무를 박살낸 천사의 몸이 그대로 쓰러지듯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하앗!!!" 그리고 그런 천사의 몸 위로 수십 개의 마력탄이 퍼부어졌고, 기절한 듯 쓰러진 천사의 몸 위로 다시금 현준이 발이 내리쳐졌다. [오늘 오후 2시경 메이클스필드에서 조금 떨어진 앵커스노우레인에서 북서쪽으로 2 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미스테리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Tv 에 나오는 기자의 말과 함께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화면에서는 여기저기 박살난 나무들과 마치 폭탄이라도 떨어진 듯 커다란 구덩이들이 여러 개 파여져 있었다. [수십 그루의 나무들이 박살이 나고 폭탄이라도 떨어진 구덩이들이 여러 개 발견되었지만, 군 당국은 이곳에서 전혀 아무런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곳은 경찰과 군인들이 나서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나무가 박살난 원인도 그리고 구덩이가 생겨난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폭탄이 터진 것으로 보이는 구덩이는 아무런 화학 반응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주위에 있던 시민들의 진술에 따르면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화학반응이 생겨날 리가 있나. 마기와 신성력의 충돌로 인해 생겨난 결과물인데." 말과 함께 현준은 Tv를 껐다.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랐는데, 그렇게 난리를 쳐댔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나마 직접 천사와 자신의 싸움을 목격한 사람이 없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래도 지천사인 페르실과 전투를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저 정도의 피해밖에 없다는 게 놀랄 정도예요. 주인님." "만약 주인님도 그리고 지천사도 제대로 맞붙었다면 영국은 폐허로 변했을 거라고요." 레리엘의 말에 맞장구를 치듯 탈리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천사라..." 현준은 자신이 제압한 천사를 본 순간 레리엘이 소스라치게 놀랐던 모습을 떠올렸다. 조금 강한 천사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거물이었다. 지천사 페르실. 레리엘의 말에 따르면 6 등급 천사였던 자신과는 비교로 안 될 정도의 천사라고 했다. 또한 고귀한 천상의 날개중 하나인데다가, 천사들의 군단을 이끌며 마계를 공격하는 선봉장중 하나라고 했다. '제대로 된 몸 상태였다면 제압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테지.' 천사들을 이끄는 군단장이라면 그 실력이 보통이 아닐 게 분명했다. 그런 상대를 제압한다? 아마 불가능했을 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공격을 허용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게다가 처음 기세하고는 달리 공격을 몇 번 허용하더니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누군가에게 당한 부상 때문인 게 분명했다. "어떻게 보면 운이 굉장히 좋네." 현준은 굳게 문이 닫힌 훈련의 방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현재 페르실은 훈련의 방에 감금되어 있었다. 지금은 정신을 차렸는지 알지는 못했지만, 그녀가 훈련의 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레리엘의 조언으로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만든 줄로 그녀를 단단히 묶어놨기 때문이었다. "천사들의 군단장을 이끌고 있는 그녀가 인간계까지 도망쳐오다니 상황이 굉장히 치열한 모양이네요." "아마도 마왕급의 존재에게 당한 게 분명해요. 신을 수호하는 첫 번째 지위인 치천사급은 아니더라도 지천사 역시 엄청난 신성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최상급 마족이 한, 둘이 감당할만한 힘이 아니에요." "맞아요. 특히나 페르실은 천사의 군단을 이끌고 있는 군단장. 3계급과 4계급 천사인 좌천사와 주천사로 이루어진 호위대의 호위를 뚫고 그녀와 맞상대를 해 저렇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존재는 역시 마왕밖에 없어요." "마왕급이면..." 둘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은 눈을 감고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마계의 마왕은 총 4 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중 하나인 루시퍼는 소멸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카오스 큐브에 흡수당해서 말이다. 그렇다면 아마 페르실을 저렇게 만든 존재는 마계의 마왕중 하나인 바알 혹은 아스모데우스 일게 분명했다. 만약 리리스가 마계에 있다면 리리스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나저나 주인님. 페르실을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당연히 정보를 알아내야지. 마계로 가는 방법이나 리리스님의 행방에 대해서 말이야. 천사들을 이끄는 군단장이었다면, 리리스님에 대해서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천사라는 존재가 쉽사리 저희들에게 협력할까요?" "협력이라..." 탈리사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고귀한 천사 그것도 천상의 날개중 하나이자 신을 수호하는 두 번째 지위를 지닌 페르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정보를 알려달라는 자신의 제안을 따를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자신의 마기에 반응에 다짜고짜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던가? "설득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거에요." "아마 불가능할지도 모르죠. 상대는 천사. 그것도 지천사니까요." "설득? 설득을 왜 하지?" 두 권속의 대화에 현준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두 여자를 바라봤다.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천사와 악마는 상극중의 상극. 자신이 특이케이스이긴 하지만 천사에게 있어서 마기를 지닌 자신은 그냥 악마였다. 천사가 악마에게 설득을 당한다? 그것도 고귀한 지천사라는 존재가? 천계와 마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현준의 입장에서도 코웃음이 나올만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떻게 하기는? 타락시켜야지." 레리엘의 질문에 현준은 잔혹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러 마기를 흡수해봤고, 마족들의 정점에 다다른 마왕인 리리스마저도 황홀감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게 자신이 보유한 순수한 마기였다. 아무리 지천사라고는 하지만 현준은 어렵지 않게 페르실을 타락시킬 자신이 있었다. "읏차!" 의자에 앉아있던 현준이 몸을 일으켰다. 말이 나온 김에 빨리 페르실을 타락시킬 생각이었다. 훈련의 방으로 향하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레리엘과 탈리사는 서로를 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천사인 페르실을 타락시키겠다는 현준의 욕구 때문이었다. 자신들이 천사였을 때는 쳐다보지도 못했던 높은 위치에 있던 존재가 바로 지천사였다. 이제 그런 그녀가 자신과 똑같은 타락천사가 된다는 사실에 엄청난 쾌락이 몰려온 것이다. 고귀한 존재의 타락. 악마들이 가장 황홀해하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결혼 축하해주시는 분들 다들 감사합니다. 신행은 역시 해외죠. 이미 표부터 숙소까지 다 잡아놨다는... 다른 소설들은 지금 딱히 쓸 시간이 나지 않네요. 너무 오래 연중을 하다보니 글 쓰는게 아직까지는 어색해서; 에테리얼은 전면수정에 들어가...지 못했고 스토리만 노트에 생각날때마다 끄적이는중. 곧 리메이크할게요. p.s 추천해주신 카페는 가입했는데 대기가 떨어져야하는군요. 기다리는중이라는ㅋ 00446 현준, 뜻밖의 사건 =========================================================================                            현준은 리리스로 인해 인간에서 마족으로 변한 존재였다. 그런 탓에 천족은 물론이고, 마계에 있는 마족조차도 현준이라는 존재를 알지 못했다. 현준이 최상급 마족 이상의 강대한 마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더군다나 그가 보유한 마기의 양은 물론이고, 강함을 나타내는 순수한 농도는 마왕급에 육박했다. 물론 현준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기를 제대로 컨트롤하지는 못했다. 지금도 급격하게 마기가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타나게 된 것은 현준의 몸속에 내재되어 있는 미지의 존재 카오스 큐브 때문이었다. 그 때문일까? 현준이 보유하고 있는 마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마족들이 보유하고 있는 마기들과 비슷해 보이기는 했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일반적인 마기하고는 조금, 아니 크게 달랐다. 마계의 절대자들 중 하나인 마왕 루시퍼는 카오스 큐브의 순수한 마력을 차지하려다가 오히려 흡수를 당해 소멸되었고, 또 다른 마왕인 리리스도 현준의 순수한 마기에 한참동안이나 푹 빠져 있었다. 카오스 큐브의 마력은 마계의 절대자들조차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적이었다. 천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카오스 큐브로 인해 변질된 순수한 마기는 천사들의 몸에 파고들어 그들을 타락시키기까지도 했다. 타락천사로 현준의 권속이 된 탈리사와 레리엘이 그 증거였다. 어떻게 보면 천사들에겐 불행이나 다름없었다. 만약 현준이 마왕인 리리스가 아닌 미카엘 혹은 라파엘과 같은 천사를 먼저 만나 신성력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면 카오스 큐브의 기운이 순수한 신성력이 되어 마족을 개화시키는 데 사용되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순수한 마기는 현재 천계의 고귀한 존재중인 하나인 천상의 날개 페르실의 온 몸을 잠식하고 있었다. "읏...응..." 자신의 온 몸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기절해 있던 페르실은 살짝 정신이 들며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신음성을 내뱉었다. 자신들의 모든 것인 신의 축복을 받는 게 이런 기분일까?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이대로 이 느낌에 빠지고 싶었지만, 고위급의 지천사인 그녀는 빠르게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소멸당하지 않은 것인가...?' 기억이 혼란스러웠다. 리리스에게 당한 이후 인간계로 차원이동을 했건만 또다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강력한 마족을 만났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페르실의 생각은 이어지지 못했다.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꽉 끌어안더니 그녀의 입술을 열며 침입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무슨...?!" 정신이 번쩍 든 페르실이 자신의 눈을 떴다. 기분 좋은 이 느낌에 취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커졌다. 자신과 한바탕 전투를 벌였던 인간의 모습을 한 마족이 자신의 위에 올라타 있었다. 현준이었다. "이...이익!!! 이 무례한!" 현준의 행동에 페르실은 자신의 신성력을 끌어올리거나 몸부림을 치면서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언제나 충만하게 페르실의 몸을 가득 채우고 있던 신성력은 그녀의 의지하고는 달리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또한 그녀의 몸을 꽉 조이고 있는 마기로 만들어진 밧줄은 그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큿...읏...!" 자신의 입 속으로 혀를 밀어 넣는 마족의 행동에 페르실은 마족의 혀를 세게 깨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의지하고는 달리, 그녀의 몸은 현준의 혀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뭐...뭐야?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또다시 페르실의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질퍽한 키스가 이어졌다. 키스가 끝날 때까지 가시지 않은 페르실의 혼란스러운 표정에 현준이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듯 입을 열었다. "자신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군. 지천사 페르실." "......" "아, 자기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김현준. 보시다시피 마족이지. 마족이라고 칭하기엔 조금 이상한 존재지만." "나...나를 어떻게 한 것이지. 마족!" 페르실의 대답에 현준은 혀를 찼다. 자신이 대화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고, 물어봐 주기를 원했는데 그녀는 전혀 그런 것을 눈치 채지 못한 듯 보였다. 그렇다고 현준은 굳이 자신의 상황을 페르실에게 입 아프게 설명할 생각은 없었다.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 마기가 너의 육체와 정신을 타락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지." 현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페르실의 눈썹이 파르르 떨었다. "이...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왕급 존재라 할지라도 고위급 천사를 타락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런 일은 신의 권능으로도...!" "그래? 하지만 난 그런 행동이 가능한 존재지." '물론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페르실의 가슴과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면서 현준은 씨익 웃었다. 마치, 짐승처럼 보이는 그 미소에 페르실은 오싹 소름이 돋았다. 현준이 하는 말을 믿을 수는 없지만 불안한 느낌이 뭉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고위급 천사를 타락시킬 수 있을 만한 순수한 마기를 지닌 마족이 있다는 사실은 고위급 천사인 그녀조차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애시당초 그런 일이 가능 할 리가 없다는 게 그녀의 생각 아니, 확신이었다. "잌...!" 일단 그것은 별개로 치더라도 어떻게든 이 마족이 있는 곳에서 빠져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마기의 밧줄에 묶인 탓에 행동이 자유롭지 못했다. 가냘파 보이는 그녀의 몸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큭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애벌레가 꿈틀꿈틀 거리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봐라. 신성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니가 순수한 마기로 만들어진 이 밧줄을 끊어낼 수 있는지...' 그녀가 기절해 있는 동안 현준은 페르실의 몸에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상당량 집어넣었었다. 그런 순수한 마기는 페르실이 보유하고 있는 신성력을 마기로 변질시켰다. 페르실이 자신의 신성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그 증거였다. 그런 순수한 마기는 지금도 여전히 페르실의 신성력을 자신의 색으로 계속해서 물들이고 있었다. 그런 것도 모른 채 페르실은 계속해서 자신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꿈틀거리며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페르실의 모습을 보던 현준의 눈이 어느 한 곳에 고정되었다. 살짝살짝 출렁이는 가슴이었다. "탈리사도, 레리엘도 그렇고 천사들은 전부 가슴이 꽤 큰 편이란 말이지. 탄력도 상당하고 말이야. 그럼 어디 즐겨볼까." 현준이 힘을 주는 것과 동시에 페르실이 입고 있는 오리하르콘으로 만들어진 갑옷은 물론이고 천계의 신성한 실로 만들어진 옷까지 쭉쭉 찢겨 나갔다. "아...안돼!!!" 그런 현준의 행동에 페르실은 비명과 함께 양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생각뿐이었다. 어느새 순수한 마기로 만들어진 밧줄이 그녀의 행동을 제한하고 있었다. "이...악마!" "딱히 틀린 말은 아닌데? 난 진짜 악마라서 말이지." 느물거리는 표정과 함께 현준의 손이 페르실의 가슴을 희롱하듯 계속해서 주물거렸다. 페르실은 그런 현준의 손을 떼어내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현준의 단단하고 강대한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신성력을 사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지천사인 그녀의 육체적인 능력은 중, 하급 마족은 물론 대형 마수조차 찢어버릴 수 있었다. 그런 강대한 능력을 지닌 자신이 현준의 팔조차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반항하지 말라고. 페르실." 온갖 애를 쓰며 자신을 밀어내려는 그녀의 행동에 현준은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더더욱 밀어 넣었다. "히이이익!!!" 엄청난 순수한 마기가 파고 들어오자 페르실의 몸이 작살이라도 맞은 듯 파르르 떨었다. 더럽고 구역질만이 느껴지는 일반적인 마기하고는 질이 달랐다. 거기에 빠른 속도로 자신의 신성력을 마기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미...믿을 수 없어..." 빈말이 아니었다. 현준이라고 이름을 밝힌 마족은 정말로 자신을 타락시키고 있었다. 고귀한 천상의 날개인 자신을 말이다. 머릿속에 전기가 흐르고 있었다. 물병에 물이 채워지는 것처럼 자신의 몸에 전율스러운 쾌락이 차오르고 있었다. "흐끅...!" 현준의 붉은색 눈동자가 자신을 보고 있는 모습에 페르실은 자신도 모르게 딸꾹질과 함께 몸을 파르르 떨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자신이 타락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눌린 것이다. 그런 페르실의 모습을 지켜보던 현준은 천천히 자신의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아...아...안 돼...안돼요..." 페르실의 몸 위에 올라탄 현준은 그녀의 입술은 물론이고, 눈, 귀, 가슴, 엉덩이를 비롯해 그녀의 온 몸을 희롱하기 시작했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페르실은 반항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디까지나 생각뿐이었다. 어느새 현준의 손이 페르실의 아래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히익!!!" 순간 온 몸을 타고 지릿한 쾌감이 밀려왔다. 순수한 마기 때문일까? 페르실의 육체는 그녀의 의지하고는 전혀 다르게 현준의 손길에 반응하고 있었다. "제...제발...저를 소멸시켜 주세요..." 자신은 고귀한 천상의 날개중 하나인 지천사다. 이렇게 타락하는 것보다는 소멸하는 것이 나았다. 다급한 나머지 눈물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그런 페르실의 행동에 현준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말했다. "그럴 수는 없지." 말과 함께 현준은 그녀를 밑에 깔고는 천천히 삽입의 자세를 취했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페르실의 고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좌우로 흔들렸다. 몸을 움직여 현준의 행동을 제지하고 싶었지만, 순수한 마기 때문인지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는 현준의 거대한 남성에 페르실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흐아아앗!!! 아...안 돼...아아아!!!" 페르실의 눈이 크게 부릅떠지면서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삽입의 충격도 충격이었지만, 마족의 남성에 담겨진 강대한 마기가 순식간에 자신의 몸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흣...흐읏...!" 현준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페르실의 몸 또한 조건반사적으로 출렁였다. "아...안 돼...흐읏...아아!!!" 현준의 남성이 자신의 몸 안으로 파고들어올 때 마다 페르실은 몸에서 느껴지는 묘한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을 터뜨렸다. 더군다나 저항 따위는 꿈도 꾸지 말라는 듯 현준과 몸이 맞닿은 곳에서는 끊임없이 순수한 마기가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특히나 아랫부분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은 지천사인 그녀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기운이었다. 오싹오싹한 느낌과 함께 강대한 쾌감에 몸이 휩쓸렸다. 그 쾌감에 흔들리고 있는 자신의 육체에 페르실의 눈에 축축한 물기가 가득 찼다. '이...이대로라면...!'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 그를 밀어내야 했지만, 자신의 육체는 현준을 받아들이며 아양을 떨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행동에 페르실은 애써 순수한 마기 때문이라고 자위했다. "훅...흣...!" "아...안 돼...! 아흣!" 현준은 계속해서 맹렬하게 페르실을 몰아붙였다. 그런 현준에게서 반항하기 위해 페르실은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꿈틀거리며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몸을 꿈틀거리며 움직일 때마다 오히려 더 자극이 강렬해지기도 했다. "아...아아!!!" 그렇게 행위는 점점 짙어졌고, 시간이 흐를수록 찬란했던 페르실의 금발은 빠른 속도로 칠흙같은 검은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00447 2014년 1월 =========================================================================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2013 - 14 프리미어리그 전반기 동안 리버풀은 노리치 시티와 아스널을 상대로 2 번의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카디프 시티전을 포함해 뉴캐슬, 아스톤빌라를 상대로 파죽의 3 연승을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동안 승점 54 점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 뒤로는 맨체스터 시티가 승점 51 점으로 그 뒤를 바짝 따라오고 있었고,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50 점으로 공동 3위를 구축하고 있었다. 한 경기 정도 여유가 있기는 했지만, 자칫 연패라도 당하면 충분히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승점차이였다. "이제부터 시작이군." 남들은 2014 년이 다가온 것을 축하하며 가족 혹은 연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리버풀의 코치진 특히 감독인 달글리쉬는 아파오는 머리를 감싸며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 다름 아닌 1월 리버풀의 스케줄 때문이었다. 1월 첫 주 까지는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었다. 1월 초 리버풀은 아무런 경기도 예정되어 있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1월 9 일 벌어지는 빅 매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FA 컵을 시작으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FA 컵은 물론, 칼링컵의 뒤를 이은 캐피털 원 컵 경기까지 치러야만 했다. 1월 후반기부터는 3 일에 한번 꼴로 경기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축구선수들의 체력이 좋다하더라도 엄청난 강행군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가뜩이나 노쇠한 주전 미드필더들의 체력이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1월 첫 주는 경기가 없다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다른 팀이라면 우승컵 하나를 포기하고, 좀 더 가치가 높은 다른 우승컵에 올인 하는 계획을 세울 터였다. 그게 현실적인 방도였다. 하지만 리버풀은 그게 불가능했다. "어느 한 타이틀도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번 시즌 리버풀의 팬들은 자신들의 구단이 또다시 쿼드러플을 이룩하기를 바랐다.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구단 고위 관계자들 또한 넌지시 그랬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를 팍팍 풍기며 달글리쉬를 압박하고 있었다. 아니, 구단의 고위 관계자들은 팬들 보다 한술 더 떠 클럽 월드컵의 우승으로 인해 쿼드러플이 아닌 펜타플까지 원하고 있었다. "UEFA 슈퍼컵도, 커뮤니티 실드도 클럽 월드컵도 우승했으니 잘만하면 7 관왕 까지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달글리쉬는 고개를 홰홰 저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꿈만 같은 일이 될 터였다. 그렇게 되기라도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만 하는 일이다. 특히 남은 살인적인 일정동안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이 잘 버텨줘야만 했다. 그나마 좋은 소식이라면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해 있던 마렉 함식이 맨유전은 무리지만 캐피털 원 컵 입스위치 전에는 복귀할 수 있을 거라는 코치진의 보고가 있었다. "문제는 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이군." 또 하나의 우승컵이 걸린 FA 컵 대전이었다. 토너먼트형 단판승부. 여기서 지기라도 한다면 7 관왕이라는 리버풀의 꿈은 시작부터 허무하게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절대 질 수 없는 경기였다. "일단은..." 달글리쉬는 전술 노트에 무언가를 빠르게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비록 최근 리버풀에게 우승컵을 뺏기긴 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출범이후 가장 많은 우승컵을 차지한 강팀이었다. 절대 쉽사리 리버풀에게 승리를 건네지 않을 게 분명한 만큼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했다. 리버풀의 감독 및 코치진은 물론 선수들조차도 앞으로 있을 살인적인 스케줄에 한숨을 내쉬는 것과는 달리 이번 1월 계속해서 열리는 빅 매치에 팬들은 신이 날 뿐이었다. 특히나 한국 팬들은 하루라도 빨리 1월 첫 주가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한국 프리미어리거들까지의 맞대결이 계속해서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 김현준을 필두로 프리미어리그에는 8 명이나 되는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었다. 그리고 9 일에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러니까 김현준과 박지성의 FA 컵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현재 한국 최고 아니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축구 선수와 유럽에 한국의 축구의 위상을 알리며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박지성과의 맞대결이었다. [아무리생강캐도난마늘 > 9일 김현준과 박지성이 한판 붙음. 우리나라가 배출해낸 최고의 축구 스타 2 명의 대결임. 그러고 보니 이번 시즌 김현준은 줄줄이 한국 선수들 만나는 기분임.] [asdf > 저저번 경기에 기성용 만났고, 이번에는 지성이횽 그리고 이번 달에 손흥민과 이청용도 줄줄이 만남.] [horororo > 한국 대표팀에서 김현준을 필두로 한 좌청룡 우흥민인데 심복들이 도전하네.] [평화의상징해축비둘기 > 그래봤자 준느님께서는 슈팅 한 번으로 두 심복의 반항을 제압하겠지. 상대가 끝판 왕임.] 이뿐만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대하는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빅 매치.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의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토트넘과 에버튼의 경기도 예정되어 있었다. [Trapcard > 내가 예언하나 하도록 하지. 김현준이 골 넣고 리버풀은 진다.] [산적풀 > 리버풀 1월 달 경기. 9일 맨유, 13일 입스위치 타운, 16일 스토크 시티, 20일 토트넘, 23일 입스위치 타운, 26일 뉴캐슬, 29일 볼튼.] [첼시는언제나3위 > 거기에 추가로 FA 컵 맨유 전에서 승리하면 2월 1일에 또 한 경기 예정임.] [신아현펜타킬 > 씨발, 선수들 골병들겠네. 미쳤다. 진심. 1월 첫 주를 즐기고 죽어라 이건가? 마지막 휴식임?] [10년우승리버풀 >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리버풀 안티 있음.] 물론 리버풀의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에 우려를 표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경기일정을 바꿀 수는 노릇이었다. 어찌되었든 1월 9일 전까지 리버풀은 일주일이 넘는 휴식 일정이 있었다. 그 휴식 일정동안 자신들의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한 채 체력을 회복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일정동안 현준은 가벼운 훈련만을 소화하면서 매일 엄청난 마기를 소모하며 연일 페르실을 타락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흐읏...읏!!!" 현준의 혀가 페르실과 턱과 목선을 핥으며 빠르게 아래로 내려왔다. 그럴 때 마다 페르실은 온 몸을 꿈틀거리며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이미 그녀의 몸은 현준에게 안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제...제발...준...현준..." 자신의 허리를 튕기며 페르실은 현준의 이름을 불러댔다. 레리엘과 탈리사하고는 달리 지천사인 그녀는 단 한 번의 관계만으로 타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된 순수한 마기의 주입과 쾌락에 결국 천상의 날개라 불리는 고귀한 존재인 그녀마저도 현준의 손에 떨어졌다. 페르실의 손이 현준의 남성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페르실의 손을 낚아채며 으르렁거렸다. "내 이름을 그냥 부를 처지는 아닐 텐데?" "아아...주...주인님. 제발 저에게..." 페르실이 울상을 지으며 현준을 바라봤다. 몸이 계속해서 그를 원하고 있었다. 머릿속은 오로지 현준과의 육체적인 교합으로 가득했다. 자신의 진실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페르실은 현준의 뺨에 입을 맞추고 계속해서 그의 입술을 지분거렸다. 현준의 눈에 이제는 흑발로 변한 페르실의 머리카락이 침대에 흘러내리는 것이 들어왔다. 자신에게 어떻게든 안기고 싶은 페르실의 갈망이 느껴졌다. "하아앙!!!" 강렬한 삽입에 함께 페르실은 입을 벌리며 삽입의 느낌을 즐기더니, 오히려 거칠게 허리를 돌리며 계속해서 신음성을 토해냈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기조차 힘든 행동이었다. "흐읏...흣! 주인님...아아!!" 가만히 있어도 자신의 허리를 돌리는 페르실의 행동에 현준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녀를 통해 얻은 정보를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지천사인 그녀를 자신의 권속으로 만든 이후 현준은 꽤나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자신이 찾고 있는 마왕 리리스의 소식을 들은 게 가장 큰 수확이었다. 현재 리리스는 마계 서부의 지배자로 천사들과 큰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자신에게서 모습을 감춘 것은 천마전쟁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게 자의인지 아니면 타의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 리리스는 마계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마계로 가기 위해서는 차원 포탈이 필요했다. "마계로 향할 수 있는 차원 포탈은 언제쯤 완성되는 거지?" "흐아앗! 그...그게..." 살짝 현준이 허리를 치고 올라오자 현준의 가슴에 손을 얹고 빠르게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던 페르실이 자신의 온 몸을 부르르 떨더니 신음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는 황홀함이 가득 차 있었다. "꽤...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차원 포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마기가..." "내가 보유한 순수한 마기로는 부족한 것인가?" "아뇨. 주인님이 보유하신 순수한 마기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탈을 만들 수 있는 정도로 엄청나요. 단지, 포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마기뿐만 아니라 신성력도 필요하답니다. 원래의 저였다면 금방 포탈을 완성시켰을 테지만..." 페르실은 말끝을 흐렸다. 현준의 손에 의해 타락천사가 되어버린 까닭에 그녀는 신성력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그나마 예전의 지식을 토대로 해 신성력을 포탈에 모으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군." 현준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포탈이 생성되지는 몰랐다. 단지 페르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러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인간계에는 신성력이 남아있지 않을 텐데?" 탈리사와 레리엘이 그랬다. 천마대전의 영향 때문인지 인간계에서는 마족과 천족의 씨가 말랐고, 신성력과 마기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이다. "그렇긴 하지만, 미미할 뿐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요." "흐음..." 확실히 고위급 천사였던 존재는 뭔가 다르긴 다른 모양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유능한 자신의 권속에게 충분히 상을 줄 의향이 있었다. "아...아흑...아아아!!" 페르실은 어떻게든 자신의 주인인 현준과 합을 맞춰 길게 그리고 끈적끈적하게 사랑의 행위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현준이 제대로 자신을 몰아붙이기 시작하자 그런 생각은 바로 사라졌다. "훅...흣..." "저...저...이...이제 가요!! 꺄아앙!" 점점 더 빨라지는 현준의 허리 놀림에 페르실은 자신도 맞춰 빠르게 엉덩이를 흔들다가 경련과 함께 쓰러졌다. 절정에 오른 것이다. 그에 반해 현준의 남성을 아직도 하늘을 향해 빳빳하게 서 있었다. "지천사라 하더라도 행위를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니군. 그래도 리리스님과의 관계는 대단했었는데, 치천사급이면 리리스님과 비슷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사정의 만족을 느낀 것은 아니었지만, 현준은 상관없다는 투로 말했다. 어차피 자신의 집에는 페르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즐겁게 해줄 두 명의 여인이 더 있었다. 그렇게 현준은 계속해서 페르실을 타락시키며 자신의 충성스러운 권속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을 계속해서 흘러갔고, 1 월 9일. 2014 년 리버풀은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맨유 전으로 올 한해 첫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이 쪽으로!" "라인을 좀 더 올려! 현준을 더 이용해!" 사방에서 들리는 팬들의 함성과 노랫소리를 뚫고 선수들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이번 1월 리버풀 선수들은 살인적인 일정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일정을 잘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약팀을 상대로는 후보나 로테이션 선수들을 섞어 주전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주며 체력 분배를 그리고 강팀 상대로는 최상의 전력으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마렉 함식! 공 뺏깁니다! 박이 공을 뺏어내는군요!] [박의 활동량은 엄청나기로 유명합니다. 박이 뛰는 만큼 마렉 함식도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경기를 조율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공 관리조차도 안 되고 있어요. 아직 부상의 여파가 남아있는가요? 좀 더 시간을 두고 투입해야 하는데 리버풀 수뇌부의 판단이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불행하게도 리버풀의 허리라인을 지탱해주던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나갔으니까요.] [스티븐 제라드 선수.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요.] 오늘 경기 해설을 하는 캐러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메라가 리버풀의 벤치를 잡았다.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 모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경기 시작 3 분 만에 리버풀의 부주장인 스티븐 제라드가 마크 훔멜스의 태클에 부상을 당해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주말에 한번 연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전 새벽에 독자모드로... 혹시 노블말고도 추천하시면 소설 있으면 댓글좀 주세요 ㅋㅋ 00448 2014년 1월 =========================================================================                            삐익!!! 또 다시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졌다. SL 벤피카에서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가라이의 반칙이었다. 그리고 가라이에게 반칙을 당한 모드리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었다. "저거 반칙이잖아! 레드카드라고!" "심판 레드카드! 뒤로 들어왔다고!!!" 그리고 심판은 가라이를 향해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고, 그 순간 엄청난 야유가 터져 나왔다. "분위기 장난 아니네..." 현준은 사방에서 울리는 함성에 귀가 아팠다. 현준의 생각에 심판의 판정은 정확했다. 조금 심한 반칙이기는 했지만 레드 카드가 나올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안 필드, 리버풀의 홈구장이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리버풀의 영원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가뜩이나 라이벌 팀들끼리의 민감한 경기였다. 거기에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리버풀의 정신적 지주인 스티븐 제라드가 부상으로 그라운드 밖으로 실려 나갔고, 방금 가라이가 받은 옐로카드를 포함하면 전반 19분 동안 무려 4장의 카드가 나왔다. 팬들이 흥분을 하는 게 당연했다. 물론 선수들 간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제대로 걸려봐라 한방 날려주마 이런 느낌이랄까? "이러다가 우리가 이기면 살아 돌아가기 힘들겠는데?" 잠시 경기가 중단된 틈을 타 현준의 옆에 있던 훔멜스가 현준을 툭 치며 말했다. "그래서 져줄 생각은 있고?" "당연히 없지." 훔멜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현준은 이미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먼저 말을 걸어 대꾸를 해주기는 했지만, 현준은 딱히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과 별다른 안면식도 없고 오늘 경기 상대팀의 선수라는 것은 둘째 치고 일단 제라드에게 심한 부상을 입혔다는 게 싫었다. 스티븐 제라드의 부상 때문에 아마 달글리쉬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은 비상이 걸렸으리라. 가뜩이나 마렉 함식의 컨디션도 올라오지 않았고, 로테이션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쳐진 수소도 부상이었다. 게다가 들것에 실려 나가는 제라드의 모습이 왠지 고작 1, 2 주면 나을 정도의 부상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급하긴 할 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오늘 왜 이렇게 거칠게 경기를 펼치는 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작년 리버풀은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했다. 그리고 그에 반대급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작년 아무런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00년대 이후 잉글랜드 최고의 클럽이라고 불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치고는 굉장히 초라한 결말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즌이었다. 어떻게든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들여 선수들을 영입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그 전반기가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순위는 공동 3위였다. 확실하게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FA 컵 혹은 캐피털 원 컵도 소홀히 할 수 없는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입장이었다. '그나저나...' 현준의 시선이 함식의 손을 잡고 일어나는 모드리치로 향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리버풀의 공수를 조율하며 공수를 원활하게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그였다. 하지만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강력한 중원압박에 모드리치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마렉 함식도 마찬가지였다. 실전감각도 떨어져 있는데다가 몸이 상당히 무거워 보이는데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게 확실했다. [박지성 슛!!! 아 빗나갑니다!] [가라이 크로스! 루니 헤딩!!! 아! 골포스트! 골포스트가 리버풀을 살립니다!] 모드리치와 마렉 함식이 중원에서 제대로 된 볼 배급을 하지 못하면서 공격 라인이 고립되었고, 제대로 볼 간수를 하지 못하면서 리버풀은 계속해서 위협적인 상황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측면에 있는 마틴 켈리나 엔리케가 오버래핑으로 공간을 넓히며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가는 측면이 뻥 뚫리게 될 게 분명했다. "곤란한데."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현준이 아무리 뛰어난 축구 실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축구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공을 골문 안에 집어넣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경기가 흘러가는 동안 현준은 제대로 된 퍼스트 터치조차 하지 못했다. 마음 같아서는 악마의 기운을 양껏 끌어올려 혼자서 전부 해결하고 싶었다. "큭..." 다른 선수들이 눈으로 쫓지 못할 만한 엄청난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달리고 골대가 무너지는 강력한 슈팅을 날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던 현준은 실소를 터뜨렸다. 자신의 생각으로 그것은 축구가 아니었다. 결국 전반 45 분 동안 양 팀의 스코어는 0 : 0 무승부로 끝이 났다. 그리고 그 동안 현준은 결국 제대로 된 슈팅조차 날리지 못했다. 워낙 심하게 당한 경험 때문일까? 아예 현준에게 공이 가는 것을 막겠다는 듯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의 중원 압박이 상당했다. "함식이 빠져나오고 스털링이 들어간다. 위치는 수아레즈의 파트너로 현준의 자리다. 그리고 준은 미드필더로 내려간다." "그럼 준이 제 파트너가 되는 겁니까?" "그래. 대신 모드리치 자네는 수비 쪽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네. 특히나 경기의 템포 조율에 신경을 써야 해." 달글리시의 지시에 현준과 모드리치는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도 미드필더로도 몇 번 출전한 바 있는 만큼 미드필더 자리도 익숙했다. 결국 전반 45 분 경기를 지켜본 달글리쉬의 조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함식을 교체하고 현준을 미드필더로 내리는 일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강한 압박에 버티기 위해서는 신체 능력이 좋고 공을 관리할 수 있는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모드리치 또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모드리치 혼자서는 역부족이라는 게 달글리쉬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거친 경기 속에서 모드리치가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스티븐 제라드가 부상을 당한 이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아마 맨체스터의 쓰레기들은 준 자네를 막기 위해 상당한 견제를 할 게 분명해. 만약 버티기 힘들겠다면 차라리 측면이나 후방으로 공을 돌려서 자네에게 향하는 견제를 피하도록 해. 만약 맨체스터 녀석들 때문에 자네가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큰일이야. 스티브가 부상을 당한 지금에는 더더욱 말이지." 달글리쉬의 표정은 단호했다. 오늘 경기를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더 이상의 부상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런 달글리쉬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속으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무슨 짓을 해도 부상을 당할 염려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리버풀 선수교체가 있는데요. 마렉 함식 선수가 빠지고 라임 스털링이 투입됩니다.]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됩니다. 마렉 함식 선수의 몸이 상당히 무거워 보였거든요. 박지성 선수에게 공을 뺏긴 횟수도 4번이나 되고요. 아무래도 제대로 부상에서 회복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풀타임 뛰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오늘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FA 컵 경기를 한국에 중계하는 중계진 신연호와 조민호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선수를 확인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되면 리버풀은 쓰리톱으로 변형하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김현준 선수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릴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골 결정력은 세계 최고지만 전반전 김현준 선수가 공을 잡은 횟수는 딱 2번에 불과하거든요. 그 만큼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중원싸움에서 처참하게 밀렸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와 함께 전반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점유율이 수치로 화면에 나타났다. 66% : 34%. 프리미어리그 최정상의 팀들끼리의 경기라고 하기에는 일방적인 결과였다. 정확한 경기 스코어 및 선발 예측력으로 한국에 있는 축구팬들에게 예언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신연호 해설위원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스티븐 제라드 선수의 부상이 참 뼈아프군요.] [네. 그리고 작년에도 그랬죠. 이런 상황에서 리버풀은 몇 번 김현준 선수를 미드필더 자리로 내린 경험이 있습니다. 이미 김현준 선수는 첼시 시절 미드필더로 뛴 경험이 있고요. 그리고 상당히 좋은 결과를 봤었습니다. 과연 이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문제겠는데요.] [이렇게 되면 김현준선수와 박지성 선수가 제대로 맞대결을 펼치는 군요. 포지션이 완벽하게 겹치게 됩니다. 과연 한국 팬들 입장으로서는 아주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생겼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인 김현준과 박지성의 맞대결. 그리고 그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후반전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맹렬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마무리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이번 리버풀의 위험지역으로 올라오는 나니의 크로스도 그랬다. "준!" 나니의 측면 크로스를 아게르가 헤딩을 걷어내자 공을 받은 모드리치가 곧바로 현준을 향해 앞으로 찔러 넣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현준은 그대로 득달처럼 앞으로 치고 나가려고 했다. 박지성이 앞을 가로 막지만 않았더라면 말이다. "......" '쉽게 보내줄 생각은 없나 보네.' 짧은 시간동안 박지성과 눈이 마주친 현준은 곧바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흔들림 없는 박지성의 눈동자를 보니 아무래도 퍼거슨에게 자신을 무슨 일이 있어도 붙잡으라는 특명을 받은 모양이었다. 전반전 박지성의 활약은 만점이나 다름없었다. 리버풀의 중원을 담당했던 마렉 함식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지워버렸고, 가로채기도 몇 번이나 성공시켰다. 비록 공격 포인트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위협적인 장면도 몇 번이나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현준은 빠르게 자신의 마기를 끌어 올렸다. 이미 박지성과의 맞대결은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함식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또다시 보여줄 생각이었다. 슈욱! 앞으로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지는 듯 싶더니 곧바로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마치 박지성과 부딪칠 요량처럼 보였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박지성 또한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박지성의 다리가 날카롭게 현준이 보유하고 있는 공을 향해 뻗어져왔다. 그 순간 현준의 다리가 크게 원을 그리고 휘저어졌다. [아! 김현준!!!] "큿!!!" 박지성의 얼굴에 낭패감이 떠올랐다. 분명 발끝에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걸리지는 않았다. 현준이 어느새 공을 살짝 뒤로 뺀 것이다. 그것도 지성의 발끝이 살짝 닿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말이다. 그리고 균형이 무너진 박지성을 너무나도 쉽게 제친 현준은 곧바로 앞으로 치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박지성은 그런 현준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와아아아!!! 현준이 그라운드를 가로지르자 안 필드를 가득 메운 팬들에게서 떠나갈 듯 함성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그리고 가장 골을 화끈하게 많이 넣는 팀이 바로 리버풀이다. 그런 리버풀이 전반전에 제대로 슈팅 한번 때리지 못했다. 달려! 준! 빌어먹은 맨체스터 녀석들에게 한 방 먹이라고! 당연히 팬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화끈한 공격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온 만큼 팬들은 이런 플레이를 원했다. 그런 현준을 막아서기 위해 훔멜스가 현준의 앞으로 가로막았다. 하지만 공격은 현준 혼자 하는 게 아니었다. [김현준 앞으로 찔러줍니다! 스털링!] 공의 목적지에는 리버풀의 미래라 불리며 후반전 교체로 투입된 스털링이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크로스. 그 끝에는 이미 수아레즈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필 존스가 앞으로 달려 나왔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콰앙!!! 북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환상적인 다이렉트 슈팅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에 수아레즈는 곧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 수아레즈 뿐만 아니라 경기장 또한 탄식과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벤치도 마찬가지였다. 골이라고 생각했는지 이미 앞으로 나와 있던 달글리쉬가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소설 취향은 안가립니다ㅋㅋ 노블은 거의 대부분 읽었죠. 일반이나 팬픽도 왠만한건 다 읽었고요. 요즘은 롤드컵 감상에... 롤은 접었는데 구경하는건 참 재미있네요. 한국팀이 이겨서 그런가 봄.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00449 2014년 1월 =========================================================================                            [아! 수아레즈! 완벽한 찬스를 놓치는군요.] [방금은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완벽한 선방이었습니다! 한 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였죠.] 방금 전 플레이에 흥분한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의 해설위원의 말이 빠르게 이어졌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방적인 우위였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리버풀의 날카로운 플레이가 터져 나왔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목 밑까지 비수를 들이밀었던 것이다. 역시 경기는 이렇게 밀고 밀리는 장면이 나와야 제 맛이었다. 언제 리버풀이 공세로 전환할까 기대했는데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전반전 자신들의 플레이는 잊어버리라는 듯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자! 리플레이가 나오는 군요. 여기서 김현준 선수가 박지성 선수를 제치면서 시작되었는데요.] [엄청난 개인기였죠?] 리플레이에는 공을 받은 후 빠르게 스피드를 올린 현준이 급가속 상황에서 박지성의 태클을 가볍게 피하고는 방향을 틀며 엄청난 스피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라임 스털링 선수가 측면 쪽으로 빠집니다.] [스털링 선수가 좋아하는 자리죠. 오늘 경기 수아레즈 선수와 투 톱으로 나섰지만 원래 스털링 선수의 포지션은 윙어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김현준 선수의 스루패스에 스털링의 크로스. 수아레즈의 발리 슈팅까지 완벽한 플레이였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워낙 빠르게 돌파한 탓에 맨체스터 유나이티의 수비진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어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안 필드를 가득 메운 콥들의 함성은 끊이지 않았다. 골이 터진 것은 아니었지만 전반전을 잊게 만드는 환상적인 플레이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그 장면을 만든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라는 게 콥들의 함성소리를 더더욱 크게 만드는 이유였다. 현준은 언제나 이런 경기에서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리버풀을 승리로 이끌었었다. 그렇기에 오늘 경기에서도 그런 플레이를 기대하며 환호성을 선물하는 것이다. "젠장! 퉤!" 완벽한 찬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방에 골을 놓친 것 때문인지 수아레즈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못내 아쉽다는 듯 데 헤아가 지키는 골대를 바라봤다. 하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단 한 번의 그 플레이로 인해 완벽하게 반전되었다. 좀 전의 역습 플레이 때문인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좀처럼 무리하면서까지 리버풀의 진영으로 밀고 내려오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만약 그랬다가 역습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진짜 골을 내줘야 할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정석적으로 중원에서의 패스 플레이로 공격 작업을 펼치기도 힘들었다. 전반하고는 달리 후반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에는 김현준이 있기 때문이었다. 쿵!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박지성이 따라붙으며 몸싸움을 걸었다. 후반이 시작되기 전 라커룸에서 이런 상황을 예상한 퍼거슨 감독의 지시를 받았던 박지성이 거칠게 밀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여유롭게 앞의 선수를 향해 패스를 하고는 지성을 스쳐지나가며 달리고 있었다. "큿!" 오히려 박지성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저 자식은 몸이 강철로 되었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지성은 계속해서 현준에게 따라붙었다. 오늘 경기 지성의 임무는 현준의 마크맨이었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중요한 임무인지 베테랑인 박지성은 잘 알고 있었다. 경기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흘러갔다. 중앙에서 공격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측면을 공략했고, 리버풀은 그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막아내며 속공으로 골을 노렸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그리고 리버풀도 마무리가 부족했다. [수아레즈! 공 뺏깁니다!] [수비수들이 수아레즈 선수에게 집중되어 있어요. 그런 견제를 풀어줄 만한 선수가 스털링 선수인데 공격 상황에서 자꾸 측면 쪽으로 빠져나가려는 경향이 있어요.] 또 한 번의 찬스에서 수아레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에 가로막히자 조민호 캐스터가 오늘 경기 리버풀의 스쿼드가 적힌 표를 보며 말했다. [라임 스털링 선수의 원래 포지션은 윙어입니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니라는 거지요. 저렇게 측면으로 빠져 나가는 플레이는 윙어로서의 습관 때문입니다.] [준 선수가 미드필더로 내려온 만큼 스털링 선수가 김현준 선수의 역할을 대신해줘야 할 텐데요.] [솔직히 스털링에게 그런 플레이를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준과 스털링의 플레이스타일은 달라도 너무 달라요. 다만 수아레즈 선수에게 집중되는 견제를 풀어주기를 바라는 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들이 굉장히 영리하게 플레이를 하고 있어요.] 한국 중계위원 뿐만 아니라 오늘 리버풀의 해설을 맡은 이제는 해설위원으로 전직한 캐러거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킹 케니는 지금 선수를 교체하거나 진형을 바꿔야 합니다. 차라리 괴체를 중앙으로 돌리고 준을 올려야 해요! 스털링의 저런 바보 같은 플레이가 몇 번이나 반복되고 있는데도 가만히 있다니! 골을 넣을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 캐러거의 간절한 애원과도 같은 외침이 달글리쉬가 있는 리버풀의 벤치에 들릴 리 없었다. 어쨌든 선수 교체는 없었지만, 경기는 점점 더 격렬하게 흘러갔다. 서로 필사적으로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괜히 라이벌 경기가 아니라는 듯 골은 터지지 않았다. 양 팀은 서로를 너무 잘 알았다. [이거 이대로 무승부로 경기가 끝이 나겠는데요?] 어느새 시간은 후반 44 분을 흘러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은 터지지 않았고, 골이 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김현준! 때립니다!! 중거리 슛!!!] [아! 막았어요! 다비드 데 헤아! 오늘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간간히 현준이 번뜩이는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노렸지만,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의 선방이 빛이 났다. 후반 34분이 리버풀에게 있어 최고의 기회였었다. 현준과 마리오 괴체가 패스 플레이를 통해 순간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붕괴시켰고, 현준의 스루패스가 스털링에게 향했던 것이다. 하지만 스털링의 때린 슈팅은 제대로 임팩트 되지 못하면서 하늘로 떠 버렸고, 그렇게 허무하게 골을 넣을 수 있었던 환상적인 공격 찬스를 날렸었다. 그런 스털링의 플레이에 캐러거의 비판으로 포장한 비난이 엄청나게 터져 나오기도 했었다. 그렇게 결국 경기는 0 : 0 으로 끝이 나는 것 같았다. "루카!" 아게르의 패스를 받은 모드리치는 흘깃 전광판을 바라봤다. 후반 44 분. 이제 곧 있으면 경기가 끝나겠지만 워낙 반칙으로 인해 경기가 많이 지체된 만큼 꽤 많은 추가시간을 줄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격 기회는 많아봤자 2, 3번.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번 공격 작업을 제대로 살려야만 했다. '재경기는 죽어도 싫다고.' FA 컵에서 무승부가 나오면 재경기를 펼쳐야 했다. 모드리치는 그런 상황은 기필코 피하고 싶었다. 가뜩이나 1월은 3일에 한 번 꼴로 경기를 치러야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특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펼치는 재경기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런 모드리치의 눈에 왼손을 높이 들고 달려가는 괴체가 들어왔다. 정확하게 괴체에게 공을 보내주면서 모드리치 또한 앞으로 달려 나갔다. 후반 막바지 그 또한 공격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마리오 괴체 선수. 좀 지쳐 보이는 데요.] [샤카리 선수와 함께 오늘 경기 측면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며 좋은 기회를 몇 번 만들어 줬습니다만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 겁니다.] "칫! 더럽게 빠르네." 터치라인을 따라 돌파를 시도하려던 괴체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박지성과 가라이를 보며 흘깃 주위로 눈을 돌렸다. 가뜩이나 지친 상황에서 둘을 돌파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리고 그런 괴체의 눈에 현준과 모드리치가 들어왔다. '좋아.' 괴체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그림이 그려졌다. 비어있는 공간을 달리고 있는 모드리치에게 패스를 보내면 그는 분명 현준에게로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찔러 줄게 분명했다. 리버풀에서 가장 넓은 시야를 자랑하는 미드필더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현준에게 공이 이어진다면 경기는 거기 끝이 날게 분명했다. 현준의 골 결정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괴체는 모드리치를 향해 패스를 보냈다. 그리고 등지면서 안정적으로 공을 받는 모드리치의 모습과 함께 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달려들자 괴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이어지는 태클과 함께 불안정한 자세로 쓰러지는 모드리치의 모습이 괴체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루카!!!" 괴체 뿐만이 아니었다. 리버풀의 모든 선수들뿐만 아니라 안 필드에 가득 들어찬 4 만 5 천명의 관중들의 눈에도 생생하게 보였다. 삐익!!! "젠장!" 심판의 휘슬소리가 무섭게 현준이 튀어나갔다. 모드리치가 쓰러지는 자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비명과 함께 쓰러진 모드리치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발바닥을 부여잡고 있었다. '어디가 다친 거지?!' 잡고 있는 부위는 발바닥으로 보였지만, 다친 곳은 발가락 부위로 보였다. 너무나 아픈 탓에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경기는 중단되었고, 심판의 콜을 받은 의료진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 '설마 부러진 건 아니겠지?!' 현준은 애써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렇다면 모드리치는 최소 6주 이상 그라운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모드리치를 그렇게 만든 선수는 공교롭게도 전반전에도 제라드를 그라운드 밖으로 보내버린 마크 훔멜스였다. "이 자식!"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다. 더군다나 발가락 골절이든 아니든 모드리치의 상태는 의학에 별다른 지식이 없는 현준이 보기에도 굉장히 심각해 보였다. 모드리치의 상태를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기운을 끌어올려 훔멜스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고 했다. "캡틴!" 그리고 그런 현준을 샤키리가 몸으로 들이밀며 가로막았다. 만약 여기서 현준이 주먹을 썼다가 징계라도 당하는 날에는 리버풀은 나락으로 떨어질게 분명했다. 현준의 행동에 모드리치의 상태를 보기 위해 달려온 루니와 박지성도 깜짝 놀라며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김현준! 참아! 심판이 보고 있어!" 박지성이 재빠르게 현준의 팔을 부여잡고 한국어로 말했다. 그러면서 심판을 흘깃 바라봤다. 다행이 주심은 모드리치에게 정신이 팔린 탓에 현준의 행동을 보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이런!' 그런 세 선수의 행동에 현준이 빠르게 고개를 흔들며 마기를 가라앉혔다. 하마터면 큰일이 날 뻔했다. 마기를 끌어올린 자신이 제대로 마음먹고 훔멜스를 때렸다면 백퍼센트 그는 사망이었다. 아니, 마기를 끌어 올린 상황에서라면 그냥 툭 치면 사망이었다. 자신이 방금 죽을 뻔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훔멜스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려 있었다. 그 역시 고의로 모드리치에게 부상을 입힐 생각은 아니었다. 단지 경기가 격해져 있었을 뿐이었고, 왠지 모드리치를 막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본능대로 플레이를 펼쳤을 뿐이었다. 결국 모드리치 또한 병원으로 실려 갔고, 경기는 1 - 0 으로 끝이 났다. 화가 난 현준이 모드리치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그대로 골로 연결시켜 버린 것이다. 모두의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강력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승리를 대놓고 기뻐할 수는 없었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골을 넣어 오늘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는 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재빠르게 안 필드를 빠져나갔다. 화가 난 콥들 때문이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엄청난 욕설을 퍼붓는 그들의 모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을 상대로 마치 폭동이라도 일으킬 기세였다. ============================ 작품 후기 ============================ 주말 연참 하기로했는데 오늘은 바빠서 제대로 쓰지를 못했네요. 내일 연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00450 2014년 1월 =========================================================================                            [케니 달글리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축구에 대한 매너를 모른다. 그들이 승리를 차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플레이는 상대를 부상시키는 것 뿐이다."] [알렉스 퍼거슨. "리버풀은 승리했다. 그러나 단지 운이 안 좋았을 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마크 훔멜스. "나로 인해 부상을 입은 스티븐 제라드와 루카 모드리치에게 사과를 표한다."] 1 - 0 의 승리. 그러나 이 승리를 차지하기 위해 리버풀이 얻은 상처는 너무나도 컸다. 제라드 뿐만 아니라 모드리치까지 부상을 당하며 미드필더진이 붕괴해 버렸다.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부상도 아니었다.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1월 많은 리그 뿐만 아니라 FA 컵, 캐피털 원컵 까지 치러야 하는 일정이었다. "빌어먹을! 젠장! 맨체스터 이 죽일 놈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해 저주를 퍼부었던 달글리쉬는 병원에도 온 연락에 책상위에 있던 서류더미를 던져 대며 씩씩 거렸다. 결국 제라드는 4주, 모드리치는 10 주의 진단이 떨어진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얼굴에 펀치를 한 대 맞은 정도라면 리버풀은 팔 하나 다리 하나가 잘려 버린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리버풀의 중원을 맡고 있던 수소, 루카 모드리치 그리고 제라드에 이슬라까지 전부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남은 중앙 미드필더는 제대로 경기력을 끌어올리지도 못한 함식뿐이었다. "젠장! 우리 팀에 악마라도 있는 건가?! 이건 신이 내린 저주인 게 분명해!" 달글리쉬의 화풀이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럴 때일수록 감독인 그가 침착함을 유지해야 했지만 달글리쉬는 도저히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거친 플레이에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주축 선수 두 명이 부상으로 이탈해 버렸다. 도저히 다음 경기들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희망이라고 한다면 희망이 남아 있긴 했다. 공격진도 수비진은 건재했고, 그나마 1 월은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기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비매너에 콥들 화나다!] [뿔난 콥들 맨체스터로 향하나?] 그런 달글리쉬의 화풀이는 자신의 감독 사무실. 그러니까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서 이뤄졌다면 리버풀의 광팬인 콥들의 화풀이는 폭동이나 다름없었다. 만약 제라드와 모드리치가 큰 부상을 당한 그 경기에서 리버풀이 승리라도 거두지 못했더라면? 정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몸 성히 돌아가지 못했을 지도 몰랐다. 그런 콥들 중 몇몇은 만약 모드리치가 아니라 현준이 10 주 부상을 당했으면 맨체스터로 갔었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떠들기도 했다. 인터넷도 난장판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경기장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고였을 뿐이라고 두둔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두 패거리로 나뉘어 사방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현준의 기분은 좋지 않았다. FA 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얻은 동료들의 부상 때문은 아니었다. 물론 그것도 조금 아니, 현준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데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그런 현준을 앞에 둔 페르실은 조심스럽게 현준의 눈치를 보고는 현준의 남성을 입에 물었다. 현준의 권속으로 변하면서 페르실은 탈리사나 레리엘에게 현준이 인간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부 들었다. 그녀의 주인은 인간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선수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번 FA 컵 경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녀도 눈으로 똑똑히 봤었다. 레리엘, 탈리사와 함께 FA 컵 경기를 직관하러 갔었던 것이다. "동료 선수들의 건강은 괜찮은가요? 주인님?" 현준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탈리사가 애교가 듬뿍 섞인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현준의 품에 안겼다. 그런 탈리사의 질문에 현준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4주, 10주 부상." "아..." 탈리사의 입에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탈리사는 한때나마 독일 도르트문트의 광팬이었던 까닭에 축구에 대해서만큼은 현준의 권속 중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인 만큼 10 주 부상 이라는 게 얼마나 큰 부상인지 잘 알고 있었다. 10 주 부상이라고 해도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까지는 또 시간이 필요할 터. 지금이 1월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시즌아웃이라는 말을 써도 과한 표현이 아니었다. "그래도 주인님이 힘을 쓰신다면 충분히 다른 선수들의 몫 정도는 혼자서 대체할 수 있지 않나요?" 현준에게 말을 하며 레리엘은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런 레리엘의 눈에 페르실이 현준의 남성을 독차지 하는 것이 보였다. 현준의 권속으로 다 같은 타락천사였지만 따지고 보면 레리엘이 현준의 권속으로서는 선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페르실은 한때마다 천계의 2 계급 천사인 지천사였던 까닭에 가장 늦게 타락천사가 되었음에도 가장 많은 마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 탓에 그런 페르실의 행동에 레리엘도 하물며 9 계급 천사에 불과했던 탈리사 또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간의 기준으로 가능한 일이어야 하잖아요." "하긴 주인님이 제대로 실력을 사용하신다면 그것은 축구라고 불리는 스포츠가 아니지." 탈리사와 레리엘 두 여인은 계속해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두 여인의 대화를 무시한 채 페르실은 현준의 남성을 애무하는 데 전념할 뿐이었다. "큿!" "우붑!" 밀려오는 사정감에 현준이 페르실의 멀리를 강하게 내리 눌렀다. 뒷통수에서 느껴지는 압박감과 함께 자신의 목구멍까지 밀고 오는 남성에 잠시 페르실의 몸이 움찔했지만, 곧 그녀는 현준의 남성에서 흘러나오는 끈적한 애액을 삼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페르실의 입 안에 한 차례 파정한 현준이 세 여인을 슥 둘러보며 말했다. "마기의 사용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뭐지?" "마기요? 마기라면 주인님께서는 충분히 누구보다도 강한 마기를 사용할 수 있으시지 않은가요?" "......" 너무나도 당연하게 말하는 레리엘의 대답에 현준은 할 말을 잊어버렸다. 그리고는 질문을 잘못했다는 생각에 현준은 FA 컵 32강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벌어졌던 일에 대해 세 여인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화가 난 자신이 자신도 모르게 마기를 끌어올려 훔멜스를 때릴 뻔했다는 이야기였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요." "그러게요. 인간들의 육체는 굉장히 허약하니까요. 만약 주인님이 훔멜스를 때렸다면 전 세계 뉴스 일면에 장식되었을 거예요." "그리고 지금은 축구 천재의 살인이라는 이름과 함께 도망자 신세가 되었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감옥이라는 곳에 가 있거나?" 세 여인들의 말에 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자신을 말려준 샤키리와 박지성 선수에게 고마움이 느껴졌다. 그 둘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진짜 훔멜스를 향해 주먹을 날렸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언제 또 이런 상황이 벌어질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현준은 마계로 넘어가기 전까지 살인자가 되어 인간들에게 쫓기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 현준의 눈동자에 페르실이 비춰졌다. 한 때 지천사였던 그녀인 만큼 현준은 페르실이 자신의 이런 상황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내려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별다른 방법은 없어요. 특히나 하루가 멀다 하고 순수한 마기의 보유량이 늘어나고 있는 주인님은 더더욱 말이에요. 하지만 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자신의 기운을 조절하는 감각을 계속해서 날카롭게 가다듬으면 되는 것이죠." 페르실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고위급 마족이나 고위급 천사들도 그런 감각을 수련한답니다. 물론 주인님과 수련하려는 목적은 전혀 다르지만요. 주인님은 이곳 인간계에 계시는 만큼 인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목적이시라면 천사와 마족들은 자신들의 감각을 날카롭게 가다듬어 언제 어디서든 최상의 상태를 끌어올리려는 게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이 집에는 수련의 방이라는 게 있었죠? 제가 충분히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과거 한 때나마 천사들의 수련교관이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수련은 마계로 넘어가려는 주인님에게 충분이 도움이 될 게 분명해요." '결국엔 훈련인가...' 자신의 남성을 손을 만지작거리는 페르실의 대답에 현준은 나직이 숨을 내쉬었다. 모드리치와 제라드의 부상으로 인해 중앙 미드필더가 뻥 뚫려버린 리버풀은 재빠르게 임대를 보냈던 조던 핸더슨을 복귀시켰다. 그와 함께 월드 클래스급의 미드필더의 영입을 위해 여기저기에 스카우트를 내보냈다. 그런 리버풀의 눈에 들어온 선수는 드락슬러, 로스 바클리, 그리고 예전에도 영입을 시도했었던 바이에른 뮌헨의 토니 크로스였다. 그러나 리버풀의 영입작업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샬케에 몸을 담고 있는 율리안 드락슬러는 무려 10 년 넘게 샬케에서 몸을 담고 있으며 샬케에 대한 충성을 보였고, 토니 크로스 또한 바이에른 뮌헨에서 결코 내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더군다나 로스 바클리는 리버풀의 라이벌인 에버튼에 몸을 담고 있는 선수였다. 어찌되었든 그나마 핸더슨의 복귀로 숨통이 조금이나마 틘 리버풀은 곧 다가올 캐피털 원 컵에서 마렉 함식과 복귀한 핸더슨을 출전시켜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4 - 3 - 3 이라..." "쓰리 톱으로 뛰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인데?" 현준의 중얼거림과 함께 수아레즈가 실실 웃었다. 오늘 있을 입스위치와의 캐피털 원 컵 경기에서 달글리쉬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수아레즈를 가장 꼭짓점으로 두고 양 옆으로 샤키리와 괴체로 쓰리 톱을 구성한 것이다. 스털링도 있기는 했지만 워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과의 플레이가 좋지 않았던 까닭에 오늘 그는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세 명의 선수를 뒷받침할 공격형 미드필더로 현준을 내세웠고, 그런 현준을 함식과 핸더슨이 보좌하는 진형이었다. 그로 인해 생기는 측면의 공간을 엔리케와 카일 워커의 위치를 올리면서 최소한 줄이겠다는 생각이었다. "오늘도 죽어라 뛰어야 겠네." 괴체의 푸념이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포메이션을 바꾸는 것은 선수들에게 있어 당연히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경기에 출전하는 리버풀 선수들 전부는 아니지만 자신과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채 플레이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달글리쉬가 포메이션까지 바꾸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오늘 경기가 리버풀에 비해 약체나 다름없는 입스위치 타운이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는 그래도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한 팀인데." 입스위치 타운의 연혁을 떠올려보면 수아레즈의 중얼거림이었다. 잉글랜드 서퍽 주의 입스위치에 위치한 프로 축구 클럽인 입스위치 타운은 1878년에 설립된 굉장히 역사가 오래된 축구 클럽이었다. 1938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인 풋볼리그에 선출되어 참가하기도 했었던 이 팀은 오랜 기간 동안 노퍽 주의 노리치 시티와 이스트 앵글리안 더비라는 이름으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었다. 거기에 1980 - 81 년 UEFA 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었고, 1961 - 62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팀이었다. 물론 지금은 풋볼 리그 챔피언 쉽의 중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팀이었다. "과거의 영광을 따진다면 우리 리버풀도 만만치 않지. 그리고 오늘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해야 한다." 현준이 수아레즈를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 경기 현준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승을 할 생각이었다. 침체된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말이다. "그래. 병원에 있는 스티브와 루카의 표정을 찡그리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오늘 경기는 대승으로 장식해야지. 가뜩이나 지금 Tv 로 우리들의 경기를 보면서 좀이 쑤시고 있을 텐데 우리가 대승까지 하면 배가 아프겠지?" "그런데 만약 스티브와 루카 없이 우리가 승승장구 하면 그 둘은 어떻게 되는 거죠?" 옆에서 듣고 있던 샤키리가 현준과 수아레즈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리고 그런 샤키리의 장난끼가 가득한 질문에 수아레즈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러면 그 둘 이적 시키라고 하지 뭐. 둘의 주급 알잖아? 둘 이적 시키라고 한 후에 남은 돈으로 우리 주급을 높여달라고 하는 거야. 특히 핸더슨 니 역할이 중요해." "나도 알아요. 이럴 때 몸값을 높여야죠." 핸더슨과 수아레즈의 대답과 함께 라커룸에서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히나 갑작스럽게 임대에서 복귀에 오늘 경기에 나서게 된 조던 핸더슨의 표정은 볼만했다. 이런 선수단의 모습에 현준은 흘깃 수아레즈를 바라봤다. '역시 베테랑은 베테랑이야.' 방금 전까지도 긴장을 넘어서 마치 툭 건드리면 깨질 것 같은 라커룸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던 방금 전 농담 하나로 전혀 다르게 뒤바뀌었다. 왠지 오늘 경기 느낌이 좋았다. ============================ 작품 후기 ============================ 연참을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나갈 일이 생겨서 일단 핸드폰으로 먼저 한편 예약으로 올려놉니다. ㅠㅋ 급하게폰으로딱지구입ㅋㅋ 다음편은집에도착해서올릴게요 00451 2014년 1월 =========================================================================                            어제 있었던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캐피털 원 컵 경기는 첼시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 - 1 로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주인공은 첼시의 레전드 램파드였다. 그는 연장 후반 11분, 환상적인 헤딩골로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다. 예술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멋진 헤딩골을 넣고 포효를 하는 그의 모습은 잉글랜드 스포츠 채널의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었다. 어쨌든 리버풀은 입스위치 타운과의 경기에서 이기게 되면 캐피털 원 컵을 놓고 첼시와 단판 승부를 벌여야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리버풀은 그런 팬들의 기대와 예상을 저버리지 않았다. 와아아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리버풀의 선수들이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달글리쉬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오늘 있을 경기가 약팀인 입스위치 타운이라고는 하지만 오늘 경기는 캐피털 원 컵 4강전. 특히나 입스위치 타운은 그들의 라이벌이자 프리미어리그 팀인 노리치 시티를 8강에서 꺾고 올라온 팀이었다. 물론 입스위치타운은 리버풀에 비해 약팀이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고 캐피털 원 컵이나 FA 컵에서 약팀이 강팀을 꺾은 경우는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리버풀은 자비가 없었다. [역시 준! 저것이 바로 리버풀이 왜 준에게 주장 완장을 주었고,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이유입니다! 멋진 칩 슛이었어요! 캡틴 준!] [대단한 골입니다. 수아레즈가 빠르게 파고들자 입스위치 타운 선수들의 시선이 수아레즈 선수에게 쏠렸어요. 하지만 마리오 괴체가 영리하게 수아레즈가 아닌 준에게 패스했고, 그대로 로빙 슛. 딘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워낙 슈팅이 좋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단한 골이에요! 마치 각도기로 잰 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깔끔하게 사각지대를 노리고 들어갔어요! 환상적이에요! 이런 슈팅은 준 밖에 보여줄 수 없습니다! 무려 4 명의 수비수가 멍하니 공을 쳐다보기만 했어요!] 전반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3 - 0.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입스위치 타운을 맹렬하게 폭격하고 있었다. 특히나 현준의 활약은 발군이었다. 골을 넣기는 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지저분했던 경기와 어거지가 가득한 승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오늘 입스위치 타운의 경기에서 그는 완벽하게 그라운드를 지배하고 있었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자리가 자신의 자리에 꼭 맞는 듯 완벽하게 공격을 조율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골 결정력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뒷받침하는 마렉 함식과 조던 핸더슨도 팬들의 우려와는 달리 준수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준의 영입은 2000년 대 이후 리버풀의 영입결정 중 가장 탁월한 결정입니다. 그때의 스카우터진에게 또 다시 술이라도 사주고 싶군요.] [실제로 사준 적이 있나 봅니다? 제이미?] 캐러거의 흥분어린 멘트를 듣고 있던 해설위원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 해설 위원의 질문에 캐러거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스티브도 같이 사줬죠. 처음 준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을 때 사실 전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리버풀의 수준에 맞지 않는 선수라고 생각했었죠. 물론 그때의 난 참 어리석었죠. 결국 준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할 때 스티브와 함께 리버풀의 스카우터진에게 상당히 비싼 술을 사준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캐러거와 해설위원은 계속해서 경기를 중계했다. 3 점으로 앞서고 있는 스코어임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이대로 전반전을 마칠 생각이 없는지 계속해서 입스위치 타운을 몰아붙였다. 그리고 결국 현준이 뒤로 흘린 공을 달려오던 핸더슨이 그대로 논스톱 강 슈팅을 때렸고, 공은 다시 한 번 입스위치 타운의 골문을 갈랐다. 리버풀의 네 번째 축포였다. [조던 핸더슨!!! 그대로 슛! 들어갑니다! 고올!!! 엄청난 강슈팅! 딘은 그냥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슈팅이었습니다!] [한 때 스티브의 대체자로 불렸던 선수인 만큼 스티브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살짝 보였을 정도의 대단한 슈팅이었습니다. 코벤트리 시티에 임대를 가 있다가 이번 불행한 사고 때문에 빠르게 복귀했는데요. 임대 복귀 이후 첫 출장에서 대단한 골을 터뜨립니다.]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몇 년간 현역으로 뛰었던 만큼 캐러거는 리버풀 구단의 세세한 사항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방금은 정말 과거 스티브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의 대단한 중거리 슈팅이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제이미. 당신이 보기에 방금 핸더슨의 플레이와 스티브의 플레이를 비교한다면 말이죠.] 짓궂은 해설 위원의 질문에 캐러거는 큭큭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물론, 제 마음속에서는 스티브가 최고입니다. 하지만 지금 모습만을 보면 스티브도 진지하게 은퇴를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스티브도 골치가 아플 겁니다. 후배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으니 말이죠. 나이는 축구 선수에게 있어서 정말 큰 적이죠.] [하하하!!!] 어찌되었든 경기는 일방적으로 끝이 났다. 아무리 잉글랜드 축구 리그중 2부로 불리는 챔피언쉽 리그의 팀이지만 입스위치 타운은 리버풀에게 무려 7 골이나 허용하며 패했다. 경기가 일방적으로 흐르자 달글리쉬 감독은 현준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을 후보로 교체하며 체력 안배를 취했고, 그 틈을 타 입스위치 타운의 공격수 데이비드 맥골드릭이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홈, 원정으로 나뉘는 경기였지만 오늘의 승리에 리버풀 팬들은 자신들의 팀이 캐피털 원 컵 결승에 올라가리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결승전을 놓고 벌어지는 리버풀과 입스위치타운의 캐피털 원 컵 다음 경기는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에서 펼쳐지는데다가 리버풀이 무려 6 골의 리드를 안고 있었다. 정말 신의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입스위치 타운이 캐피털 원 컵 결승전에 올라갈 일은 없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입스위치 타운전을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리버풀은 내친김에 프리미어리그 21 라운드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4 - 2 로 승리를 거두면서 연승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더군다나 스토크 시티전에서 달글리쉬 감독은 라이언 쇼크로스와 플래나간을 출전시키며 주전 수비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수비진의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면서 승점 3점까지 획득한 것이다. 2 점이나 실점하기는 했지만 주전 선수들이 빠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리버풀과 우승 경쟁을 노리는 팀들 역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고, 리버풀은 아직 제라드와 모드리치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를 영입하지도 못했다. [첼시,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8 - 1 대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루니, 박지성, 레반도프스키가 릴레이 골을 터뜨리며 3 - 0 깔끔한 완승을 거두다.] 특히나 리버풀보다 먼저 캐피털 원 컵 결승에 올라선 첼시는 조세 무링요의 지휘 아래에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클럽 역사에 남을 만한 대승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런 상위권 팀들 간의 승리 속에 반전의 패배도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아무리 라이벌이라고 해도 이럴 때 만큼은 고맙군." 현준은 피식 웃으며 스포츠 신문 메인을 차지하고 있는 기사를 눈으로 읽었다. 첼시가 스완지 시티를 상대로 8 - 1 대승을 거둔 경기가 끝나고 1 시간 후 에버튼과 맨체스터 시티와의 맞대결이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에서 펼쳐졌다. 그리고 첼시하고의 맞대결에서 연장전까지 가며 패배했던 분위기가 남아있던 것인가? 스쿼드로만 따진다면 프리미어리그 상위 2팀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더블 스쿼드를 자랑하며 리버풀, 첼시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불리는 맨체스터 시티가 아무리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에버튼을 상대로 3 - 1 의 완패를 당한 것이다. "지려면 깔끔하게 졌으면 좋았을 텐데요." 현준의 품에 안겨 같이 기사를 보던 탈리사가 삐죽 입술을 내밀었다. "3 - 1 이나 3 - 0 이나 맨체스터 시티가 얻은 승점은 0 점이라고. 달라질건 없는데?" "그래도 호날두가 골을 넣었잖아요." "아아." "우리 주인님은 골이 없는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패배에서도 하필이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골을 성공시킨 것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현준은 3 - 0 으로 승리를 거둔 스토크 시티전에서 2 어시스트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2013 - 14 프리미어리그 20 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2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현준은 2 경기 연속 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캐피털 원 컵 입스위치 타운과의 경기에서 4 골을 터뜨린 것과는 대조적으로 말이다. "그래도 아스톤 빌라전까지 포함해서 어시스트를 4 개나 기록했는데? 골이나 어시스트나 공격 포인트는 똑같다고."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이 걸려 있잖아요. 주인님이 두 경기 어시스트만을 기록하는 동안 호날두는 26 호골을 성공시켰다고요." 탈리사의 목소리에는 불쾌하다는 감정이 가득 실려 있었다. 그 대상은 바로 호날두였다. 현준이 두 경기 어시스트만을 기록하는 동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차츰 골을 넣으며 골 수 차이를 따라잡더니 결국 어제 에버튼 전을 기점으로 현준의 골수를 역전하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아직 17 라운드나 남았다고. 게다가 공격 포인트로 따진다면 내가 훨씬 위라고." "그래도 인간 주제에 주인님을 이기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이 나빠요." 레리엘도 거들었다. 그런 두 권속의 이야기에 현준은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이번 시즌도 자신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4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게 되었다. 리버풀이라는 클럽도 그리고 현준 본인에게도 큰 영광이었다. 세 번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워낙 적수가 없던 까닭에 4 번째 득점왕 또한 쉽사리 차지할 줄 알았는데 이번 시즌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현준의 강력한 라이벌이 생기며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고 있었다. "확실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대단해. 괜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로 불리는 게 아니야." 현준은 순수하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축구 실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자신은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면서 이런 실력을 보이고 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오직 자신의 힘만으로 폭발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득점왕 타이틀을 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음 경기는 스퍼즈인가." 안 필드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빅 매치였다. 그리고 이 경기는 리버풀도 그리고 토트넘도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가 패배를 당한 만큼 승점 차이를 벌릴 수 있었다.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 속에서 잡은 천금같은 기회였다. 그리고 토트넘은 리버풀을 꺾게 되면 아스널을 제치고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인 4 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쉬운 경기는 아니겠군." 이번 시즌 토트넘은 어떻게든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 토트넘의 라이벌은 아스널과 에버튼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승점 5 점 차이에 다닥다닥 무려 네 팀이 붙어 있었다. "오랜만에 그 녀석을 만나겠는데?"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한국의 신성을 떠올리며 현준은 기지개를 쭉 펴고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토트넘 전까지는 4일 간의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벌써부터 몸이 근질거렸다. ============================ 작품 후기 ============================ 말했던 대로 연참입니다. 그러면 다들 즐감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저도 이만 자러 ㅃㅃ 00452 2014년 1월 =========================================================================                            토트넘 홋스퍼 FC. 화이트 하트레인을 홈구장으로 가지고 있는 런던 북부의 이 프리미어리그 팀은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프리미어리그 팀 순위중 수위에 꼽히는 팀이었다. 이런 토트넘의 앰블럼은 초창기 방패 문양에 코크럴(Cockerel)이라고 불리는 싸움닭이 그려진 모양이었다. 그런 문양이 점점 단조롭게 발전되며 지금의 공위에 새 모양으로 변했지만, 타 팀의 팬들은 이런 코크럴을 가리키며 '닭집'이라는 별명으로 토트넘을 장난스럽게 부르기도 했다. 어쨌든 토트넘에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2000년대 중반 철인이라 불리며 부동의 대표팀 왼쪽 풀백을 맡았던 이영표가 뛰기도 했고, 지금은 김현준과 함께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 축구의 미래, 손흥민이 뛰고 있었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이 준수한 활약을 펼쳐 보이며 토트넘이라는 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축구팬들이 더더욱 늘어나며 많은 한국팬들이 관심을 가지며 응원하기도 했다. "하필이면 안 필드의 리버풀이라니." 라커룸 안에서도 들리는 콥들의 YNWA 의 노랫소리에 흥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뜩이나 중요한 이 경기가 하필이면 광적인 콥들의 응원 때문에 1 점은 지고 들어간다는 리버풀의 홈구장인 벌어질게 뭐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이트 하트레인이었으면 스퍼즈가 열광적으로 리버풀의 기를 눌러줄 텐데 말이다. 그래봤자 이번 시즌 흥민이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리버풀에게 복수할 기회는 없었다. 토트넘은 이미 프리미어리그 1 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을 맞아 홈에서 1 - 3 으로 대패를 했었다. "그래도 요즘 리버풀 분위기가 안 좋잖아? 미드필더진도 줄부상을 당했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물론 이겨야죠." 아데바요르의 말에 흥민은 당연하다는 듯 승리의 브이자를 그렸다. 토트넘이 당연하게 리버풀을 이길 수 있는 전력은 아니지만, 경기가 시작되기 전 부터 지고 들어가면 그라운드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 줄 수 없었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었다. "주의해야할 선수는 역시 준이겠지." 동료 선수의 말에 흥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월드 클래스급 공격수. 프리미어리그 21 라운드 까지 25 골을 터뜨리며 현재까지 진행된 2013 - 14 프리미어리그 리그에서 경기당 1 골이 넘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보이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2위를 마크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자신들의 홈인 화이트 하트레인에 2 골 1 어시스트의 만점 활약을 기록하며 토트넘에게 개막전 패배를 안겼었다. '문제는 득점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지.' 득점력뿐만이 아니라 무려 11 개가 넘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인 만큼 현준은 토트넘의 경계대상 1 호였다. 어떻게든 토트넘이 오늘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김현준을 막아야만 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펠레, 마라도나, 게르트 뮐러, 반 바스텐등 세계 축구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만큼이나 현준 또한 한국 축구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 활약이 현재도 진행중이라는 점이었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현준의 세계에서 살며 이런 선수들의 플레이를 자신들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한 영광이라고 떠들곤 했었다. '진짜 현준이형은 대단하다니까.' 그리고 흥민은 그런 김현준이 존경스러웠다. 박지성이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 최고의 클럽에 몸을 담았다면 김현준은 리버풀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이며 유럽 축구계에 한국 선수들의 붐을 만들었다. 김현준의 엄청난 활약에 유럽 최고의 리그에서 한국선수들을 주목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현재 이승우, 장결희와 같은 선수가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었고 발렌시아에는 이강인이라는 선수가 천천히 자라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유스에서도 김민규, 박상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 선수들이 선진 축구를 배우면서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이 차츰 자라나 한국 축구의 대들보가 될 게 분명했다. 이것이 전부 김현준 때문이라는 것은 많은 축구 관계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어?!" 아직 경기 시작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있었기에 잠시 목이나 축일 겸 로비로 향한 흥민의 눈에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현준이 들어왔다.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멀찍이 보이는 현준은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저 형도 양반은 아니네. 이런 말을 이럴 때 쓰는 게 맞던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흥민은 빠르게 현준에게로 다가갔다. 둘 다 프리미어리거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었지만 딱히 이런 소속팀끼리의 경기 혹은 대표팀에 소집되는 것이 아니면 이렇게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흥민의 얼굴에 장난끼가 가득 담겼다. "왁!!!" 흥민이 현준을 놀래키기 위해 그의 등 뒤로 살금살금 다가간 뒤 그대로 현준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현준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천천히 몸을 돌려 흥민의 이마에 가벼운 딱밤을 날리며 말했다. "아까 나오는 거 봤다." 직접 본 것은 아니었지만, 마기가 흥민이 자신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살짝 때린 줄 알았는데 은근히 아픈지 흥민이 자신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현준을 올려보며 말했다. 얼굴에 가득 담긴 장난스러움은 그대로였다. "흐으. 아프다. 지금 형 때문에 우리 선수단 분위기가 장난 아니에요. 오늘 이기려고 완전히 다들 초 집중 모드임." "난 언제나 초 집중 모드다." 흥민의 말에 현준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마시던 음료수 캔을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의 손에서 떠나간 음료수 캔은 멋진 포물선과 함께 그대로 쓰레기통 안으로 깔끔하게 들어갔다. "오... 현준이형. 농구 선수로 전향할 생각은 없어요?" "전혀. 농구 규칙이라고는 공을 들고 몇 발짝 이상 걸으면 안된다 정도뿐이야." "쳇." 혀를 차는 흥민의 모습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무슨 일로 찾아 왔어?" "찾아온 게 아니라 마침 형이 보여서요. 형 현재 리그에서 다섯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기록하고 있죠?" 흥민의 말에 현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캐피털 원 컵까지 치면 공격 포인트 기록은 늘어나겠지만, 일단 리그에서는 다섯 경기 공격 포인트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다섯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기록. 말로는 쉽지만 사실 이런 기록을 가지기 위해서는 엄청난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하지만 흥민의 눈앞에 서 있는 현준은 이런 공격 포인트 기록을 너무나도 쉽게 만들어 내는 선수였다. "오늘까지 포함하면 여섯 경기." 그런 현준의 대답이 얄미웠지만 이 형은 이렇게 얄미운 행동을 해도 용서가 되는 선수였다. 흥민은 짝 소리와 함께 손을 모으며 현준을 바라봤다. "형 봐줘요. 우리 팀 챔피언스 리그 나가야 되요." "우리 팀도 프리미어리그 우승해야 돼. 그리고 그 장화신은 고양이 따라하는 더러운 표정은 때려쳐라." "알았어요. 그럼 우리 합의를 봐요." "합의?" 현준은 팔짱을 끼며 흥민을 주시했다. 과연 이 녀석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궁금했다. "형도 골을 넣는데 제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거죠. 그리고 경기는 펠레 스코어 3 - 2 로 우리 토트넘이 승리하는 겁니다. 아, 형은 두 골이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겨야죠." "......하아?" 현준은 멍한 표정으로 흥민을 바라봤다. 안 보던 사이에 애가 참 쓸데없는 헛소리가 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던 이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화제는 어느새 월드컵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번 월드컵 우리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요? 이제 6 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국민들의 기대도 엄청나던데요. 일단 기본 16강은 깔고 가는 분위기던데요. 형은 부담 안되요?" "당연히 16강은 가야지. 난 우승 생각하고 있는데." "에이.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죠. 형." 현준의 말에 흥민은 자신의 손을 설레설레 휘저으며 대답했다. 아무리 현준이 있다고 해도 흥민은 냉정하게 한국이 월드컵 우승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정말 운이 좋지 않다면 모를까 말이다. 비록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이 4 강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개최국 프리미엄이 포함된 결과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었다. 물론 현준은 대단한 선수다. 흥민은 분명 현준이 월드컵 때 큰일을 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또한 축구는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왜? 내가 있는데?" "역시 이 자신감. 물론 공격진이야 형이 있으면 당연히 월드컵에 출전하는 32 개국 중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야 있겠죠. 하지만 수비와 미드필더진이 문제라는 거." "성용이 요즘 잘하고 있지 않던가?" 현준이 아스톤 빌라에서 뛰고 있는 성용을 떠올리며 말했다. 기성용은 요즘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아스톤 빌라에서 팬들에게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공격 포인트는 많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성용이 눈에 보이지 않게 팀에 헌신하고 있다고 했고, 아스톤 빌라의 감독 또한 이런 성용의 플레이를 간간히 칭찬하며 선수의 기를 세워주곤 했다. "그래도 성용이형 혼자 그 넓은 공간을 커버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엄밀히 말해서 성용이형이 월드클래스급 최상위 미드필더라고 말하기는 좀 부족하고요." "나 성용이 전화번호 알고 있다." "방금 한 말 헛소리였어요." 재빠르게 태도를 바꾸는 흥민이의 모습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 유프 하인케스 감독님이 꽤나 골머리를 섞고 있다던데요." "왜?" "미드필더와 수비진 때문에요. 공격진은 유럽파도 그렇고 K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월드컵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데 미드필더 특히 수비수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네요." 흥민의 말을 들으며 현준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끄덕여졌다. 확실히 유럽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는 대부분 공격수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들이 대다수였다. "윤석영 있잖아?" "후보라 경기에 거의 못 나오고 있잖아요. 이번 시즌 교체로 몇 번 출전한게 전부에요." 흥민이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현준이 아하는 탄성을 터뜨렸다. 윤석영이 프리미어리그에 아직 적응중이라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 교체로 몇 번 출전한 것에 불구하면 1군 로테이션 혹은 2군의 사이에 있는 듯 싶었다. 에버튼의 수비진이 웬만큼 붕괴되지 않거나 훈련에서 특출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은 기회를 잡는 게 어려워 보였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때문에 K 리그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선수들을 관찰한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이?" "네." 흥민의 대답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은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흥민이 독일에서 클럽 생활을 했고, 유창하게 독일어를 구사하는 만큼 같은 독일인 감독인 하인케스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듯 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수라..." 지금 현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전술 이론은 바로 압박과 탈압박이었다. 한 때 바르셀로나의 '티카티카'라는 공을 점유하고 있는 시간이 늘수록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시공간론이 대세였다면 현재는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으로 상대팀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압박축구가 대세였다. 그리고 '게겐 프레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켰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엄청난 압박을 보여주는 전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엄청난 체력뿐만 아니라 공간 예측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11 명의 축구 선수들중 파이팅을 보이며 이런 압박의 중심을 잡아줘야 되는 선수가 바로 미드필더였다. 현재 리버풀도 이런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최근 경기에서 상대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내주며 위험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나마 마렉 함식이 남아있었고, 조던 핸더슨이 임대에서 복귀하며 어떻게든 빈자리를 메워주고는 있었다. 게다가 실점을 하게 되더라도 리버풀은 그들이 자랑하는 공격력으로 상대팀을 찍어 눌렀다. 정확히 말하면 치트키나 다름없는 현준이 해결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았다. '그러고보니...' 현준은 그저께 지나가다가 들은 달글리쉬 감독과 리버풀의 스카우터 팀장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함식과 핸더슨으로는 부족하다는 말로 리버풀의 수준에 어울리는 혹은 그런 발전가능성이 높은 미드필더를 빨리 영입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 작품 후기 ============================ 어하다보니 주말이 이렇게 끝나다니...내일이 월요일이라니...햄볶할수가없어ㅠㅠ 00453 2014년 1월 =========================================================================                            공격을 잘하면 경기에서 이기지만, 수비를 잘하면 대회에서 우승한다라는 말은 축구계의 유명한 정설이다. 그만큼 축구에 있어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었다. '우리나라도 괜찮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하나 있으면 든든할 텐데." 흥민과 헤어져 리버풀의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현준은 앞으로 있을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할 한국 대표팀의 베스트 일레븐에 대해 생각했다. 아직 멤버들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청사진을 그릴 수는 있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하면 기성용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최근 한국은 4 - 2 - 3 - 1 전술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월드컵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술을 사용할 게 분명했다. 포메이션 변화도 쉬울뿐더러 공, 수 균형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 포메이션 이었다. 그리고 최전방의 1 에 현준 본인이 위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3 의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에는 분명 흥민이나 김보경, 혹은 이청용이 들어가겠지.' 아마 새로운 멤버도 있을 터였지만, 현준의 머릿속에 생각나는 선수들은 이게 전부였다. 구자철도 지동원도 있기는 했지만, 안타깝게도 둘 다 부상과 팀 내 경쟁에서 밀리며 부진을 보이고 있었다. 문제는 2 에 들어갈 만 한 미드필더였다. 물론 한 자리는 거의 정해져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최근 한국 대표팀 미드필더진에서 기성용의 이름을 빼놓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괜찮은 녀석이 뒷받침해줬으면 좋겠는데." 공격진이 화끈하고 공격을 퍼붓기 위해서는 뒤쪽에서 공격 전개 작업을 멋지게 펼쳐줘야만 했다. 또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면서 아군의 볼 점유율을 높여줘야만 했다. 그래야 찬스도 더더욱 많이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월드컵이 반년 밖에 남지 않았지만 뉴페이스 혹은 기량이 크게 상승해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미드필더가 대표팀에 승선했으면 하는 게 현준의 바람이었다. 본인의 첫 월드컵 우승을 위해서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는 남아공 대회가 참 아쉽네..." 현준은 한국 축구의 황금 세대라고 불렸던 멤버들이 포진했던 남아공 월드컵을 떠올렸다. 그때 현준은 아쉽게도 대표팀에서 탈락해 남아공까지는 가지 못했었다. 하지만 박지성과 자신이 동시에 대표팀에 속해 있었으면 과연 남아공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며 현준은 천천히 라커룸으로 발길을 옮겼다. 삐익!! [자!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의 자랑스러운 붉은 전사들과 그들의 간식거리가 되기 위해 멀리서 찾아온 코크럴들의 경기가 이제 펼쳐집니다.] [코크럴이라고 해봤자 결국은 닭입니다. 리버풀은 이미 코크럴을 상대로 3 - 1 완승을 거둔 적이 있습니다. 특히나 준은 매운 치킨을 굉장히 좋아하더군요. 전에 리버풀 선수단의 식사를 담당하는 맥도널드씨가 준의 부탁으로 만들어 준 적이 있었는데 정말 맵더군요.] [하하! 한국 사람들은 매운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준이 1 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에서 승리를 선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만약 이 자리에 맥도널드씨가 있었으면 물어볼 수 있었을 텐데요. 과연 준이 매운 치킨을 먹고 오늘 경기에 임했는지 말이죠.] 오늘 경기에서도 여전히 캐러거가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입담을 뽐내기 시작했다. 간간히 자신의 선수시절 있었던 경험을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캐러거의 중계는 나이가 지긋한 팬들에게는 향수와 함께 선수들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주는 해설로 많은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2013 - 14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토트넘의 맞대결은 양 팀에게 아주 중요한 일전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었다. 리버풀은 2위 팀과 승점차를 벌리며 달아날 수 있는 경기였고, 토트넘 또한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야지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걸고 벌이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역시나 양 팀의 경기는 시작부터 치열했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둘 다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계속해서 벌어졌고, 선수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줄 때 마다 관중석에서는 함성과 탄식 그리고 박수가 쏟아졌다. [뎀벨레 돌파해 들어갑니다. 하지만 아게르 선수가 차단하는군요. 그래도 순간적으로 파고들어오는 돌파는 위협적이었습니다. 리버풀 오늘 여러 번 뎀벨레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데요?] [그렇군요. 라멜라의 패스가 뎀벨레에게 너무나도 쉽게 이어졌습니다. 이건 핸더슨의 실책이에요. 뎀벨레가 저렇게 쉽게 공을 받게 놔두어서는 안됩니다. 좀 더 거칠게 몰아붙일 필요가 있어요. 오늘 경기 핸더슨의 임무는 리버풀의 수비진을 1 차로 보호해줘야 하는데 지금의 핸더슨은 있으나마나한 존재 같습니다.] 손흥민과 아데바요르의 투톱을 뒷받침하며 오늘 경기 토트넘의 허리를 이끌고 있는 선수는 무사 뎀벨레였다. 원래 그는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맡고 있었지만, 슈팅 능력이 떨어지는데다가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 때문에 결국 미드필더로 전향한 선수였다. 그런 뎀벨레의 포지션 변경은 성공적이었다. 강력한 탈압박과 함께 뛰어난 드리블로 좁은 지역에서 볼 컨트롤을 잘하며 공을 유지하는 데 있어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전성기를 구사하고 있었다. 리버풀 또한 마렉 함식과 핸더슨으로 허리를 구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함식은 아직 부상에서 복귀한 지 이제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핸더슨 또한 임대를 떠나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서로 호흡을 맞추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그런 허리의 부족한 부분을 핸디캡으로 삼을 만큼 뛰어난 부분이 있었다. 바로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김현준이 포함된 공격진이었다. [마리오 괴체가 중앙으로 파고듭니다.] 이제는 리버풀의 선수들을 논하면 빠질 수 없는 주축 선수로 매 경기 준수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콥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인 괴체가 자신의 빠른 발과 날렵한 드리블로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뛰어난 돌파력과 크로스로 인해 까닭에 리버풀에서는 주로 윙으로 출전하지만, 도르트문트 시절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빠른 공간 침투를 이용해 찬스를 만들어 냈었던 그였다. 한마디로 언제든지 찬스가 오면 상대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역시!' 중앙으로 돌파해 들어가는 괴체의 눈에 어느새 스리슬쩍 빈 공간으로 이동하는 현준이 들어왔다. 슬쩍 자신을 쳐다보고는 뛰어가는 모습이 자신이 패스를 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움직임이었다. 괴체는 그런 현준의 플레이가 정말 좋았다. 자신이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그림을 현준은 언제나 한 폭의 명화같이 완벽하게 완성을 시켜 주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토트넘의 수비수를 슬쩍 제친 후 그대로 빠른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다. 한 줄기 빛의 선이 그라운드에 그려졌다. 토트넘의 수비수들이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굉장히 빠른 스루패스였다. 단 한명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나이스 패스." 토트넘의 빈 공간으로 파고들었던 현준이 괴체의 패스를 받고는 씩 미소를 지어보였다. 위험지역에서 자신에게 찬스를 내주다니,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때의 기억이 생각났다. [준!] 마이크를 잡은 캐러거의 목소리가 커졌다. 안 필드를 가득 채운 콥들의 환호성도 덩달아 커졌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그라운드의 지배자 현준이 토트넘의 위험진영에서 공을 잡은 것이다. "막아!!!" 토트넘의 수문장 위고 로리스의 고함. 그리고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장을 맡은 유네 카불이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현준의 슈팅이 반 박자 아니, 한 박자 이상 빨랐다. 출렁! 현준의 슈팅은 너무나도 깔끔하게 그대로 토트넘의 골문을 흔들었다. 위고 로리스가 몸을 날려봤지만,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얄밉게도 로리스의 손을 살짝 스치며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고오오올!!!] 와아아아아!!!! 단 한 번의 슈팅을 골로 만들어낸 현준의 플레이에 안 필드를 가득 메운 팬들이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다. '보아라, 이게 바로 우리 리버풀의 보석 현준이다.' 그런 팬들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가득 차 있었다. 토트넘의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역시 준이로군요. 그라운드의 지배자! 한 번 얻은 찬스는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전반 14 분에 터진 현준의 선제골로 인해 경기의 분위기는 화끈하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리버풀에게 먼저 한 방 얻어맞은 토트넘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33분 손흥민이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만들며 안 필드까지 원정을 온 팬들을 광란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리버풀과 토트넘의 밀고 밀리는 한판 승부는 결국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토트넘도 동점골을 터뜨리며 선전했지만 리버풀에는 현준이 있었다. 현준의 낮은 크로스를 수아레즈가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슛으로 리버풀이 다시 한 번 리드를 잡았고, 현준의 멋진 골을 어시스트한 괴체가 대각선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에 이은 슈팅으로 자신이 골을 만들어내며 리버풀이 3 - 1 완승을 거뒀다. "좋았어! 리그 5 연승이라고!" "휘유!" 시합이 끝난 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을 상대로 한 승리의 짜릿함이 가시지 않은 지 라커룸의 선수들은 자신들끼리 소리를 지르며 오늘의 승리를 축하했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토트넘은 자신들이 왜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노리는 팀인지를 리버풀에게 충분히 보여줬었다. 단지 그들은 마무리가 부족했고, 리버풀은 마무리가 완벽했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다시 준이 득점선두로 올라서는 건가?" "아직 공동 1위긴 하지만." "거참 한 때의 애송이가 이렇게 눈을 뜨고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커버리다니..." 수아레즈와 현준의 대화에 현준이 프리미어리그 아니, 축구 선수 생활을 하기 전부터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 몸을 담고 있었던 아게르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물론 아게르의 어투는 장난에 가까웠다. 현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피식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다음 경기는 입스위치 전인가?" "로테이션 혹은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 같은데." 캐피털 원 컵 결승을 놓고 펼쳐지는 경기였지만, 리버풀은 이미 6 골의 리드를 안고 있었다. 입스위치가 캐피털 원 컵 결승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안 필드에서 7 골을 성공시켜야 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도 입스위치전은 후보 선수들을 출전시켜 기량 점검을 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고보니 준. 혹시 킹에게 이야기 들은 거 있어?" "감독에게? 무슨 이야기?" 현준이 아게르를 바라봤다. 아게르가 자신의 턱을 쓰다듬더니 별일 아니라는 어투로 입을 열었다. "사비가 다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어." "사비? 바르셀로나의 사비?" 현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바르셀로나 그리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 최근 전성기에서 내려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바르셀로나을 대표하는 원 클럽맨이자 아직까지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선수였다. 아무리 리버풀이 미드필더를 보충하기 위해 여러 미드필더들을 염두해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주장 역까지 맡고 있는 사비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현준은 곧 아게르의 대화에서 이상한 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사비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던가?" "바르셀로나의 사비 말고 레알 마드리드의 사비 말이야. 사비 알론소." "아..." 대지를 가르는 패스의 소유자. 사비 알론소는 현준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에서도 엄청난 임팩트를 보이며 제라드, 마스체라노와 함께 리버풀의 황금 중원 3 인방을 이룩했던 선수였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는 물론이고 뛰어난 축구 센스를 선보이며 볼배급에서는 타의 추종을 발하는 선수였다. 거기에 정교한 중거리 슛 능력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은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많은 나이 때문에 점점 기량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선수기도 했다. ============================ 작품 후기 ============================ 오타 지적은 수정했습니다. 한여름날님께서 써주신 서평도 읽어보았습니다. 역시 잦은 연중을 설정을 꼬이게 만들기에 충분하네요; 다른 소설들은 에테리얼을 제외하고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뭔가 필이 팍팍 꽂혀서 에테리얼이나 대륙전기 같은 글을 쫙쫙 써내려가고 싶은데 그게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네요; 댓글은 다들 잘 보고 있습니다. 언제 리리플도 하도록 할게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454 2014년 1월 =========================================================================                            "슈타이거도 리버풀에는 꽤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되는 데요?" 괴체가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그런 괴체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주억였다. 여기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모르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90 분간 끊임없이 그라운드를 장악하는 강인한 체력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볼배급과 테크니컬한 드리블이 일품인 그였다. 거기에 강력한 중거리 슛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독일 대표팀의 부주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분명 리버풀에 스쿼드에 어울리는 월드클래스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선수중 하나였다. 하지만 과연 바이에른 뮌헨이 슈바인슈타이거를 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리에 A 의 비달은 어때?" "요즘 활약이 장난이 아니던데? 카세레스가 그러는 데 폴 포그바와 함께 상당한 축구 센스를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고. 영입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큰 도움이 될 걸?" 유벤투스 수비수 카세레스와 함께 대표팀 생활을 같이하고 있는 수아레즈의 말이었다. 수아레즈의 말에 라커룸에 있는 선수들은 이번에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벤투스에서 뛰고 있는 칠레의 보석.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가장 뜨거운 미드필더를 꼽는다면 역시 아르투로 비달이었다. 하지만 역시 슈바인슈타이거와 마찬가지로 유벤투스가 아르투로 비달을 이적 시킬 것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더군다나 유벤투스는 세리에 A를 대표해 챔피언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만 했다. "사미 케디라나 다니엘 로시는 어때?" "캐릭이나 하비 마르티네스도 괜찮지 않아?" 어느새 각자 자신들의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들의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었다. 다들 축구실력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대화는 점점 자신들이 소속된 대표팀에 대한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양새였다. 그런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이 할 일은 단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이런 진흙탕 싸움의 승자는 역시 환상적인 허리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독일의 괴체와 스페인의 엔리케였다. "이건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겠는데?" "역시 월드컵에서 붙어봐야 아는 건가?" 슈바인슈타이거, 토니 크로스, 사미 케디라등이 포진하고 있는 독일과 사비 알론소,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등이 있는 스페인의 허리라인은 선수들도 쉽사리 답을 내놓을 수 없는 막상막하의 대결이었다. 그렇게 한참 괴체와 함께 스페인의 미드필더들에 대한 위대함을 설파하던 엔리케가 현준을 바라봤다. "그러고보니 준. 준의 나라는 어때?" "어...? 어?!" 별 생각 없이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현준은 급작스러운 엔리케의 질문에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어느새 주위에 있던 선수들의 시선이 현준에게 모이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준이 속한 나라도 월드컵에 출전하잖아?" "한국의 미드필더라면 누가 있지? 아! 아스톤 빌라의 키." "키가 아니라 기야. 하긴 키도 맞겠다." 샤키리의 말에 짧게 반박한 현준은 빠르게 자신이 알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동료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현준보다 라커룸에 있는 동료들이 먼저 말을 꺼냈다. "맨체스터의 박도 있잖아." "아쉽지만 이미 대표팀에서 은퇴한 선수야. 월드컵에서는 볼 일이 없어." "그거 정말로 다행이네. FA 컵은 정말 힘들었다고." 현준의 말에 함식이 정말로 다행이라는 듯 가슴을 쓸어내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안타깝게 이곳에 모인 선수들이 알 만한 선수는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김보경도 있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그는 프리미어리그 하위권인 카디프 시티에서도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K 리그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데.' 대전 시티즌 시절에는 K 리그에 소속된 미드필더들은 전부 꿰고 있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4 년차. 지금은 K 리그에서는 누가 핫한 활약을 펼치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게다가 K 리그에서 유명한 미드필더들을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과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알지도 미지였다. 냉정하게 말해 프리미어리그와 K 리그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으음. 박종우는 알아?" 현준은 한참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어렵사리 이름을 꺼냈다. 런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차지했을 때 괜찮을 활약을 펼쳐보였던 선수였다. 하지만 역시나 리버풀의 선수들은 모두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곧 고개를 흔들었다. "우리나라도 슈바인 슈타이거나 스티브 아니면 비달 같은 선수가 있었으면 나도 자랑 한 번 하는 건데..." "그래도 대한민국에는 준이 있잖아?" "축구는 나 혼자서 하는게 아니라고." "하지만 캡틴의 플레이를 보면 혼자서 축구를 다할 기세란 말이지." 괴체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선수들의 모습에 현준은 괜히 속이 쓰렸다.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현준은 서로 유럽의 유명클럽에서 활약하는 자신들의 대표팀 동료들에 대한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결국 염장질 아닌 염장질에 버티지 못해 가장 먼저 라커룸을 나서야만 했다. "잠깐만. 캡틴." 어서 집으로 가서 오늘도 페르실과 함께 순수한 마기의 컨트롤에 대한 연습을 할 생각이었던 현준을 어느 목소리가 불러 세웠다. 현준도 익숙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아. 데이비드씨." 리버풀의 스카우터 팀장 데이비드 팔로우였다. 리버풀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케니 달글리쉬가 아닌 이 사람의 눈에 들어야 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를 보는 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었다. 또한 리버풀이 유럽에서 왕좌를 구축하고 있는 동안 리버풀의 미래를 위해 유럽은 물론이고, 남미와 아시아에도 스카우팅 시스템을 엄청나게 구축해 놓은 인물이기도 했다.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뭐,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아닐세. 일단 먼저 오늘 승리를 이끈 캡틴에게 한 잔 사도 되겠나?" "물론이죠."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비드와 함께 이동하며 현준은 머릿속으로 그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생각해봤다. 리버풀의 스카우터 팀장이라는 사람이 별 용건 없이 자신을 찾아오지는 않았을 터였다. '알론소 때문인가?' 사비 알론소. 좀 전 라커룸에서 아게르한테 알론소가 리버풀로 이적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었다. 그래도 의문점은 딱히 해소되지 않았다. 리버풀에 영입할 선수는 자신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 자신의 존재가 리버풀의 선수단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는 있었지만, 선수는 그라운드에서나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뿐이었다. 리버풀에는 감독 케니 달글리쉬가 있었다. 데이비드의 뒤를 따라 조용한 펍으로 향한 현준은 데이비드가 건네주는 맥주잔을 받으며 그의 할 말을 기다렸다. "혹시 준, K 리그에 있는 선수들에 잘 알고 있나?" "K 리그라면?" "자네가 프리미어리그로 오기 전 뛰었던 대한민국의 축구리그지."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유럽의 스카우터들이 동아시아로 많이 향하고 있었다. 전부 자신의 활약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많은 아시아의 유소년들이 유럽의 유명한 클럽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갈고 닦고 있는 것하고는 달리 성인 선수들은 대부분 실패를 겪었다. "제가 아는 사실 보다 데이비드씨가 아는 내용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현준은 자신의 어깨를 으쓱였다. 잉글랜드와 한국은 비행기를 타고서도 반나절을 가야하는 엄청나게 먼 곳이었다. 그런 탓에 K 리그에서 어떤 활약상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간간히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전화 통화를 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친구들이었지 예전 현준이 뛰었던 대전 시티즌의 동료들과의 통화는 거의 없었다. "혹시 J 리그에 대해서는 들은 게 있나?" 이번에도 현준은 고개를 저었다. K 리그도 잘 모르는데 하물며 J 리그는 더더욱 몰랐다. 심지어 J 리그에 어떤 팀이 뛰고 있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런 현준의 태도에 데이비드는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흐음. 준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했는데." "조언이요?" 데이비드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궁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리버풀의 스카우터 팀장이 과연 자신에게 무슨 조언을 구하려고 하는지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의외의 내용이 데이비드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혹시 준. 한국영이라는 선수를 아는가? 일본의 가시와 레이솔이라는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지." "네. 알긴 합니다만..." 현준은 말끝을 흐렸다. 이름은 현준의 기억에 있었다. 2 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시절, 같이 태극마크를 달던 동료였다. 하지만 현준이 누구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성격은 아닌지라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그 이후에도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 '팀을 옮겼나 보네?' 그래도 예전 올림픽 대표팀 시절 그가 쇼난에서 뛰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드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팀을 옮긴 듯 했다. 어찌되었든 하나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리버풀에는 어울리는 선수가 아닌 것 같습니다." 현준의 입에서 냉정한 말이 흘러 나왔다. 한 때 같이 태극마크를 단 대표팀 동료기는 했지만, 현준은 리버풀의 주장이었다.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한국영의 플레이는 제법 괜찮았다. 하지만 제법 괜찮을 뿐이지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만약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이라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보겠지만,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다투고 있는 팀이었다. "만약 리버풀이 한국영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면 제 생각에는 차라리 다른 미드필더를 알아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것 같은데요." "상당히 냉정한데? 한국영 선수하고는 같은 대표팀 동료가 아닌가?" "그렇지만 전 리버풀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현준의 말에 데이비드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맥주를 한 잔 들이키고는 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긴 한국영 선수는 리버풀의 스쿼드에는 딱히 어울리지 않는 선수지. 하지만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 데이비드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현재 리버풀은 미드필더들이 부상으로 전멸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작년의 영광을 구사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최정상급 미드필더들을 영입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영입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리버풀이 원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가뜩이나 자원이 부족한 상황인데다가 월드 클래스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들은 전부 유럽의 패권을 노리는 리버풀의 라이벌이라고 부를 수 있는 클럽들에 소속되어 있었다. 물론 리버풀은 상당히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돈 만으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할 수는 없었다. 그 때문에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리버풀의 영입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의 중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븐 제라드와 루카 모드리치가 부상을 당해 스쿼드에서 이탈하고 중원이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꾸역꾸역 계속해서 승리를 계속해 나가고 있었다. '연승이 문제가 되었군.' 가뜩이나 영입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마당에 리버풀이 미드필더의 영입 없이도 연승을 이어나가자 구단 수뇌부들이 생각이 바뀐 것이다. 특히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대형 미드필더들을 영입하는 데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클럽의 미래는 유소년에게 달려 있다.' 구단 수뇌부들과의 면담에서 달글리쉬는 값비싼 돈을 들여 유소년을 영입하느니 차라리 그 돈을 유스 시스템에 투자하라고 제안했고, 그 제안이 거의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현재 리버풀의 미드필더들이 완전히 무너진 지금에도 빅 샤이닝이 이뤄지지 않는 게 바로 그런 이유였다. ============================ 작품 후기 ============================ 한국영의 등장에 대해선 고민하다가 결국 월드컵에서 현준 혼자 해쳐먹을순 없으니 생각했던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사실 미리 써놓은 분량인지라 수정이...) 네, 예전 언급했던 여친하고 결혼합니다.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코멘은 잘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뜰에 글 남겨주셨는데 이북 출간하고 조아라연재는 전혀 관계없어요. 이북출간한다고 조아라에서 연재를 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00455 2014년 1월 =========================================================================                            "그러면 알론소의 이적은 기정사실이겠군요." 사비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사령관이기는 하지만, 81년생인 그는 전성기에서 점점 내려오고 있는 선수였다. 그 탓에 현재 알론소의 몸값은 대략 800만 유로로 알려져 있었다. "자네도 알고 있었나? 하긴 거의 성사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니..." 알론소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리버풀에서 보내며 동시에 유소년 선수들 및 현재 리버풀의 중원에서 자라나는 선수들의 튜더를 맡기 위해 영입되는 것이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에 적지 않은 돈을 줘야만 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대놓고 배짱을 부리지는 못했고, 그 정도는 리버풀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자금이었다. 게다가 이적도 굉장히 순조로웠다. 알론소는 리버풀에 좋은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프리메라리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난 이후 그는 비공식적으로 또 다른 리그에서의 도전을 원한다고 했다. 리버풀은 충분히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이라는 당근을 알론소에게 제시할 수 있었고, 알론소도 그것을 원하는 눈치였다. 알론소가 리버풀에 있는 동안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었다. 어쨌든 이와 함께 리버풀은 제라드와 알론소가 은퇴하기 전까지 자신들의 유소년 클럽에서 자라나고 있는 선수들의 시간을 벌어줄 만한 선수가 필요했다. . "간간히 로테이션으로만 쓸 생각이군요." 곰곰이 데이비드의 이야기를 듣던 현준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네. 지금이야 리버풀의 중원이 완전히 척추까지 나간 상태라고는 하지만 모드리치가 복귀하면 숨통이 트이니까 말이지." "하지만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은 이미 포화상태가 아닌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준은 알론소와 한국영의 영입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선수들만 해도 제라드, 모드리치, 이슬라, 수소가 있었고, 함식, 루카스 레이바 그리고 임대에서 복귀한 핸더슨도 있었다. 여기에 알론소와 함께 한국영까지 영입된다고 치면 자원낭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바는 이번 겨울 이적기간 때 이미 이적이 확정되어 있다네. 그리고 핸더슨도 말이지." "......" 데이비드의 말에 현준의 눈동자가 커졌다. 조금 놀란 것이다. 특히 제라드의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최근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상당히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주는 루카스 레이바의 이적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의외네요."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 벤치를 지키고 있는 것보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만약 자신이 그런 상황이었어도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을 것 같았다. "차라리 한국영보다는 레이바의 잔류에 힘을 쓰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선수 본인이 강력하게 원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리고 레이바를 노리는 클럽들도 꽤 있고 말이야." "어딘지는 비밀이겠군요." "뭐, 자네라면 딱히 어디 가서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테지. 인터밀란이 1500 만 파운드를 제시했고, 이미 구단은 승낙했네." 어쨌든 이런 선수들의 이적으로 생겨난 빈자리와 함께 제라드와 모드리치가 부상에서 돌아올 동안 리버풀의 중원을 메워주며 시간을 벌어줄만한 저렴하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게 데이비드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한국영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선수라고 감안하기에는 나이가 있을 텐데요. 게다가..." 한국영의 나이는 23세. 유망주라고 하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 좋게 포장해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준은 한국영에 대한 리버풀의 영입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로테이션으로 돌릴 생각이라 하더라도 차라리 남미 쪽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게 더욱 괜찮은 판단인 것 같았다. "사실 한은 내가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않네. 하지만 그것은 다른 남미나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매한가지일세.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도긴개긴이라는 말이지." 데이비드의 능숙한 한국식 표현에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굳이 우리가 남미나 유럽 선수가 아닌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 결정에는 최근 동아시아의 시장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도 큰 몫을 차지했지. 특히나 한국에서 말이지." 현준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유니폼 판매용' 선수로 구단의 이익을 올리기 위해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각국의 유명한 클럽에서는 이렇게 선수를 영입해 돈을 벌기도 했다. "게다가 이번 영입에는 리버풀의 영광을 이끌고 있는 자네에 대한 성의가 섞여 있기도 하네." "성의...요?" 현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데이비드를 바라봤다. 데이비드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까닭이다. 한국영의 영입이 어째서 자신에 대한 성의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자신과 같은 국적이라서? 그렇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굳이 그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 탐탁치는 않지만 또 다른 한국 선수가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한 곳에서 선진축구를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예상 이상으로 크게 성장해준다면 더더욱 좋은 일이었다. "......" 데이비드는 현준을 바라보며 구단 내에서 그의 평가를 떠올렸다. 현준은 리버풀 선수들 중 가장 조용한 선수들 중 하나였다. 딱히 구단의 결정에 반감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활약상을 이야기하며 구단에게 주급을 올려달라거나 딱히 어떤 요구를 하지도 않았다. 사실 이러한 현준의 태도는 구단 입장에서는 편하게 느껴지면서도 힘든 상대이기도 했다. 이렇게 만족스러운 듯 행동하다가도 언제 다른 클럽으로 이적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리버풀의 주장이면서도 리버풀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선수였다. 리버풀은 현준의 이적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라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선수가 원한다면 어쩔 수 없이 내줘야만 했다. 특히나 축구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빼어난 실력으로 인해 상한가가 하늘을 뚫고 올라간 탓에 인해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등 돈이 있는 클럽들은 전부 호시탐탐 현준을 노리고 있었다. "......" 어찌되었든 현준은 어떤 의도로 데이비드가 이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로테이션으로 쓰는 유니폼 판매용이면 딱히 리그에 출전할 일은 없겠네요. 이젠 후보 선수를 내보낼 정도의 널널한 경기는 없을 테니까요." "뭐, 그렇긴 하겠지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겠지. 그건 자네나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지 않겠나?" 데이비드의 말에 현준 또한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리버풀로 이적해 올 한국영이 생각할 일이었다. 현준은 실력도 없는 선수를 같은 국가라는 이유로 경기에 내보내 달라고 감독에게 말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오피셜은 언제 뜨는 겁니까?" 가볍게 술 한 잔을 하며 데이비드와 이야기를 마치고 난 후 현준이 집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서려다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바로 내일일세." "정말 팬들이 놀라겠군요."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네." 데이비드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와 함께 제라드가 정말 좋아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라드와 알론소의 리버풀 시절 우정에 대해서는 현준도 잘 알고 있었다. "아, 어제 명 경기였는데 놓쳤네." 지훈이 인터넷에 뜬 기사를 보면서 투덜거렸다. 매번 절친 현준의 경기를 생방송으로 시청했지만, 마침 어제 회사 야근 때문에 경기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두 팀간의 경기는 상다리가 휘어진 소문난 잔치답게 멋진 경기였다는 기사들이 대다수였다. 더군다나 리버풀과 토트넘 양 팀에 소속되어 있는 한국의 두 프리미어리거인 김현준과 손흥민 둘 다 골을 넣은 까닭에 스포츠 기사 메인은 오로지 두 선수들의 이야기로 도배되어 있었다. "음..." 천천히 기사들을 읽어보던 지훈의 눈이 둥그레졌다. "어...?! 알론소가 이적한다고?!" 놀란 지훈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훈은 현준이 리버풀로 가기 전에도 리버풀의 팬이었다. 현준 때문에 리버풀의 팬이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은 그 전에도 많은 광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클럽이었다. 그리고 그런 리버풀의 팬이라면 아직까지도 제라드와 알론소가 이끄는 황금의 미드필더 라인의 향수가 짙게 남아있었다. 특히 아직까지도 명경기로 화자되고 있는 이스탄불의 승리는 리버풀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그리고 그 경기의 두 주인공이 바로 제라드와 알론소였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제라론소 라인이라는 814일 라인. 리버풀의 옛 팬이라면 누구나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선수가 바로 알론소였다. "알론소? 씨발! 말도 안 돼! 구라는 아니지?!" 흥분감에 못 이긴 지훈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지훈은 빠르게 리버풀을 사랑하는 콥들의 모임이라는 카페로 접속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회원수를 자랑하는 리버풀 팬들의 카페였다. 역시나 그 곳에도 알론소의 이적 기사가 링크되어 있었고, 수많은 댓글들이 기사를 장식하고 있었다. 다들 흥분감에 못이긴 댓글들이었다. 사비 알론소의 리버풀 이적은 그 만큼 콥들에게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이라는 클럽은 팬들이 알론소의 이적으로만 놀라기를 바라지 않는 클럽 같았다. [레알마드리드의 중원 사령관 사비 알론소, 리버풀 이적 확정. 이적료 110 억원.] [리버풀의 루카스 레이바. 인터밀란의 유니폼을 입다.] [루카스 레이바. 벤치에서 팀의 영광을 지켜보는 게 너무나 힘들었다.] 알론소의 이적과 함께 루카스 레이바의 이적 오피셜도 터져 나왔다. 루카스 레이바의 이적에 대해서 안타깝다는 팬들도 많았지만, 기사 내용에는 선수 본인이 강력히 원했다는 내용이 껴 있어 리버풀 구단에 욕을 하는 팬들은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알론소의 이적이 콥들에게 다가온 충격이 너무나 커서 조금은 묻힌 감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팬들 그리고 지훈의 충격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리버풀. 가시와 레이솔의 올림픽 대표팀 '한국영'에 대해 영입 제안. 60만 파운드 제시.] "이...이게 왠 개소리?!" 지훈의 표정이 혼란스러워졌다. 한국 대표팀에 이런 선수가 있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쉽게도 지훈은 프리미어리그에 있는 선수나 K 리그를 대표하는 유명한 선수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한국 선수들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영의 이적과 함께 한국의 리버풀 대표 팬카페 YNWA 가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댓글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네. 곧 와이프가 될 여인은 연재하라고 혼냈던 그 여친 맞습니다.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오늘 미루고 미루던 조아라 어플을 업데이트했는데...아 괜히 했음... 00456 머지사이드 더비 =========================================================================                            [골드파울러 > 알론소는 급 환영한다. 솔직히 늙긴 했어도 클래스는 어디가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레이바 응원하는 팬으로서 레이바의 이적도 존중한다. 그런데 한국영은 대체 뭐냐?] [백상어 > 리버풀 미드필더진이 줄부상이긴 한데 설마 한국영으로 땜빵하려는 미친 생각은 아니겠지? 정말 그게 사실이면 리버풀 구단은 무뇌가 분명해.] [얀지슈카 > 그래도 가끔 경기 나와서 좋은 모습 보여주면 자리를 잡을 수는 있지 않을까? 물론 희박한 가능성이기는 하지만.] [존나싫어 > 네버. 이건 국뽕으로도 커버할 수가 없다. 리버풀과 한국영은 급이 너무 달라.] [해축만세 > 근데 한국영이 누구냐? 난 우리나라에 그런 선수가 있다는 거 처음 알았다.] 리버풀의 급작스러운 한국영의 영입 제안 발표. 하지만 그런 리버풀의 영입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유럽 최고의 클럽이 리버풀이다. 그런데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동양의 선수가 영입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 리버풀의 캡틴인 현준의 사례를 들어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말을 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팬들은 극소수였다. 심지어 한국의 리버풀 팬 카페인 YNWA 에서도 한국영의 이적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말하는 팬들이 많았다. 심지어 리버풀이 만우절 농담을 미리 말한 거라며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팬들조차 있었다. 하지만 이런 리버풀의 한국영에 대한 영입 제안은 사실이었고, 어찌되었든 한국영의 이적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선수 본인도 리버풀 이적을 원했다. 한국영 본인으로서는 갑자기 로또에 가까운 횡재를 맞아 얼떨떨한 기분일 게 분명했다. 또한 한국영을 자유영입으로 데리고 온 가시와 레이솔도 리버풀의 제안에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공짜로 60 만 파운드라는 이적료를 받을 수도 있는데다가 교토 퍼플상가에서 뛰다가 현재 세계적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몸담고 있는 박지성의 사례도 있기 때문이었다. 교토 퍼플상가와 박지성이 좋은 인연을 맺고 있는 것처럼 가시와 레이솔은 한국영이 박지성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리버풀, 캐피털 원 컵 4 강 2 차전 안 필드에서 2 - 2 무승부!] [리버풀, 캐피털 원 컵 합계 9 - 3 으로 결승전 진출! 상대는 첼시!] 이렇게 알론소와 함께 한국영의 이적에 대한 오피셜이 터져 나오는 동안에도 리버풀은 계속해서 경기를 해 나갔다. 24 일 입스위치 전에서 후보와 유소년들을 내보내 2 - 2 무승부를 거두기는 했지만 1 차전에서의 대승으로 인해 캐피털 원 컵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27일 뉴캐슬 전에서는 사비 알론소가 다시 18 번의 등번호를 단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물론 안 필드에서 벌어진 그 날의 경기는 매진이었다. 심지어 일반 표 값의 수 배 아니 수십 배에 다다르는 비싼 값에 암표까지 나놀며 리버풀 경찰들이 나서기도 했다. [사비 알론소! 환상적인 복귀전으로 리버풀의 승리를 만들어내다!] [월드 클래스끼리의 환상적인 하모니. 리버풀의 캡틴 현준과 사비 알론소의 활약에 힘입어 리버풀 뉴캐슬을 상대로 2 - 1 승리를 거두다.] [스티븐 제라드. 현준과 사비 알론소의 활약에 극찬에 보내다.] 한 치의 틈도 없을 정도로 경기장을 촘촘하게 메운 팬들 앞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알론소는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며 2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버풀의 2 - 1 승리를 이끌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물론 알론소의 어시스트를 받고 2 골을 터뜨린 선수는 현준이었다. 이런 현준과 알론소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뉴캐슬 전은 그야말로 콥들의 축제였다. 특히나 현준이 골을 넣고 알론소와 포옹을 하는 모습을 보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 현준은 H&G 사무실에서 선미가 건네주는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한국영 선수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싶다고 했다고요?" "네. 리버풀 이적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현재 있는 에이전시보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름이 있는 에이전시가 자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 같아요. 더군다나 이곳 H&G 에는 현준씨가 소속되어 있기도 하니까요." 선미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선미가 왜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꺼내는 지 충분히 예상이 되었다. 현준 본인이 H&G 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기도 했지만, 제라드와 함께 H&G 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에 관해서는 이름뿐인 대표인 자신보다 실무진이 판단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라고는 하지만 현준은 에이전시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리리스라면 모를까 말이다. "하지만 저보다는 다른 실무진의 조언을 구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사실 실무진의 결정은 이미 끝났어요. 단지 대표님이 싫다고 하면 한국영 선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생각이에요. 사실 H&G 에이전시에는 이름이 높은 선수들이 소속되어 있어요. 한국영 선수하고는 뭐랄까? 일종의 급이 맞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현준의 눈동자가 선미에게 향했다. 실무진의 결정이 무엇인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아마 한국영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말이다. 어찌되었든 에이전시가 관리하는 선수들이 많을수록 회사의 이익은 점점 더 커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한국영의 낮은 리그 경쟁력이 H&G 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아 있었다. 결국 결정을 내리는 것은 실질적인 대표인 자신과 제라드였다. '어쩔까...' 사실 한국영이 리버풀로 이적을 하든 말든 현준은 딱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영의 리버풀 영입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인 지금은 조금, 아주 조금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한국영이 현준의 조국인 대한민국 선수라는 게 첫 번째 이유고, 최근 발표한 유프 하인케스의 인터뷰가 두 번째 이유였다. [유럽에서 뛴다고 해서 소속팀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를 선발하지는 않겠다.] 월드컵이 6 개월이 남은 지금 대략적인 대표팀 명단의 청사진은 그려졌을 터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터진 하인케스의 인터뷰는 해외파에게 조금의 아니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왕이면 많이 발을 맞춰본 선수가 대표팀에 뽑히는 게 좋긴 한데..." "하인케스 감독의 인터뷰 때문인가요? 현준씨는 한국영 선수가 대표팀에 뽑히기를 바라나 보죠?" "딱히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한국영 선수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지녔는지는 모르는 거니까요. 이슬라 정도의 실력을 바라는 것은 무리지만 수소...도 힘드려나..." "힘들 거 같은데요." 짤막한 선미의 대답이 현준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천장을 바라봤다.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 순위중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수소다. 제라드, 모드리치, 함식, 이슬라등 전부 한국영보다는 이름값이 훨씬 높은 선수들이었다.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로테이션으로 영입한다고 하지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은데...월드컵은 두말할 것도 없고..." 박지성이 씨앗을 뿌린 한국 선수들의 해외진출은 현준의 활약에 힘입어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게다가 꽤나 좋은 성적을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박지성, 김현준, 손흥민, 기성용등의 선수는 해외 팬들도 인정하는 선수들이었다. 한국 팬들은 이런 선수들이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논란도 있었다. 이 넷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해외에서 후보로 주전 자리를 완벽히 잡지 못한 선수들이 대다수였다. 그런 탓인지 한 쪽에서는 K 리그에서 경기 감각이 물이 오른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는 의견과 곧 죽어도 해외파는 해외파다라는 의견이 맹렬히 부딪치고 있었다. 계속해서 그런 논란이 일어나자 결국 하인케스가 입을 연 것이고 말이다. "흠..." 하인케스의 말대로라면 한국영은 대표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미드필더진이 줄부상한 지금이라면 어떻게든 출전 기회가 올지도 몰랐다. 하지만 부상당한 미드필더들이 전부 회복하고 난 이후에는 주전 기회를 잡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울 터였다. "곤란하네. 리버풀의 선수인데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다니." 현준은 진심으로 곤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국영이 어떻게 되던 간에 상관은 없지만, 리버풀 1군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가 국가 대표 그것도 프랑스, 스페인, 독일과 같은 스쿼드가 쟁쟁한 팀이 아닌 축구 변방국인 대한민국의 대표조차 뽑히지 못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했다. 그 만큼 현준은 자신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게끔 해준 리버풀을 좋아했고 사랑했다. 그런만큼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미 리버풀과 한국영의 계약은 확정이 된 상황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현준씨가 어떻게 도와주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슬쩍 시선을 돌리자 선미가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현준은 그 웃음의 의미가 궁금했다. "도와준다니요?" "스털링의 이야기는 저도 잘 알고 있는데요?" "아." 라힘 스털링. 리버풀 유스에서 자라난 리버풀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선수라고 평가되는 자메이카 출신의 윙 포워드인 그는 최근 1군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이었다. 비록 샤키리, 괴체등과 함께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시즌 23 라운드까지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라운드에서 선발, 교체 합쳐서 무려 21 경기를 출전했다. 이 정도는 충분히 주전급 선수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그런 라힘 스털링의 급격한 성장에는 리버풀의 유스 시스템이 꽃을 피우는 것과 함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현준과의 특훈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내가 스털링에게 도움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요."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스털링 선수의 실력은 상당히 좋아졌으니까요." 사실 현준이 훈련을 하는 것에 스털링이 어떻게든 껴서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전부였지만, 어찌되었든 스털링의 실력은 급상승했다. "그리고 한국영 선수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가요? 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서 본적은 없는데요." "없지만 현준씨는 만능 플레이어가 아닌가요?" 현준은 피식 실소를 흘렸다. 종종 드는 생각이지만 선미는 자신을 만능으로 아는 것 같았다. 아, 물론 순수한 마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못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선미는 하나의 차트를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영 선수의 몸싸움이나 압박은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상당히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죠." "대다수의 한국 선수들이 그렇죠." 현준의 어깨가 으쓱여졌다. 프리미어리그의 스카우터들이 한국 선수들을 보고나면 늘 말하는 내용이었다. 좋게 말하면 파이팅이 넘치고 나쁘게 말하면 개처럼 뛰어다니는 것 말고는 볼만한 게 없다는 이야기였다. "네. 물론 현준씨는 예외지만요. 하지만 빠르거나 개인기가 좋은 선수 혹은 공격 전개가 빠른 팀에게는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또한 볼 배급과 빌드 업에도 상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요." "......수비형 미드필더치고는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 같은데요?" "아, 리버풀 수준에 맞춘 기준이에요. J 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했어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인 리버풀의 수준에는 확실히 미달이죠.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말이에요." 말을 마친 선미의 눈에는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녀가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조언으로 한국영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일 게 분명했다. "대한민국 선수니 만큼 노력은 해보도록 하죠. 리버풀의 선수가 대한민국 대표팀에 뽑히지도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저도 신경을 쓰지는 않을 겁니다." "네. 저희도 현준씨가 포기하는 순간 한국영 선수와의 에이전트 계약을 해지할 생각이에요. 위약금을 무는 한이 있어도 말이죠. 그리고 이번 계약도 딱 1 년으로 정했고요." 결국 현준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리고 다음 날, 현준이 대표로 있는 H&G 에이전시가 한국영과 1년 계약을 맺었다는 기사가 스포츠 메인을 장식했다. 이 기사로 인해 현준과 한국영의 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현준에 대한 호의로 한국영을 영입했고, H&G 에이전시도 그런 것을 감안해 한국영의 계약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딱히 현준이 이 계약에서 이익을 취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하나 있긴 했다. 현준에게 최근 과도하게 관심을 보이던 선미가 한국영의 에이전트까지 맡게 되며 바빠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인해 현준은 페르실의 지도아래에 순수한 마기의 훈련에 집중할 수 있을 수 있었다. 비록 한국영이라는 혹이 붙긴 했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급하게 한 편 올리고 갑니다. 연휴 잘 즐기세요. 원래 연휴 때 연참도 좀 하고 그래야 하는데 결혼준비로 인해 사람들 만나는 것 때문에 바쁘네요; 게다가...사실 연참보다는 걍 꾸준한 연재를 바라시는분이 훨씬 많으실듯; 아, 그리고 오늘 아시안게임 축구 우승 축하합니다. 승부차기 기다리고 있었는데 골 정말 극적으로 들어가네요. 00457 머지사이드 더비 =========================================================================                            "안녕하십니까? 김현준 선배님. 한국영입니다." "아." 이틀 뒤 훈련을 하기 위해 구장에 들어서자 동양인 한 명이 현준을 발견하고는 재빠르게 다가와 허리를 꾸벅 숙였다. 한국영이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한국영을 따라 현준에게 인사를 건넸다. H&G 에이전시에서 한국영에서 붙여준 통역으로 보였다. 결국 한국영은 리버풀에 자리를 잡았다. H&G 에이전시도 한국영의 에이전트를 맡기로 결정했고 말이다. 처음에 누군가 했던 현준은 그가 입고 있는 리버풀 선수의 유니폼을 보고는 그제서야 고개를 살짝 숙였다. 한국영의 입단식에 현준은 참여하지 않았었다. 한국영도 그리고 에이전트를 맡게 된 H&G 에이전시에서도 현준이 와주기를 바랐지만, 현준은 그것보다 순수한 마기의 훈련이 더욱 중요했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프리미어리그라는 곳에 자리를 잡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배님." "딱히 내가 해준 것은 없는데. 그리고 아직 프리미어리그에 자리를 잡은 것 같지는 않은데?" 사실이었다. 김현준이 한국영을 영입해달라거나 한국 선수가 필요하다거나 하는 말을 리버풀 구단 혹은 코치진에서 꺼냈던 말은 전혀 없었다. 현준의 말에 한국영이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였다. "그래도 선배님 덕분에 제가 이렇게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선배님." "아아..." 계속해서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고개를 숙이는 한국영의 모습에 현준은 민망한 기분과 함께 뒤통수를 긁었다. 현준은 같은 고등학교, 대학 혹은 같은 프로팀에서 뛴 기억도 없었던 까닭에 한국영이 말하는 선배라는 호칭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한국영와 자신의 나이 차이는 1 살밖에 나지 않았다. 물론 리버풀 내에서 현준과 한국영의 차이는 하늘과 땅보다도 컸다. 현준은 리버풀에서 주장 직을 맡고 있는 핵심선수였고, 한국영은 이제 갓 리버풀 1군에 합류한, 그것도 언제 2군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선수였다. '그럼 오늘부터 훈련에 합류하게 되는 건가?' 어찌되었던 선미가 부탁한 것도 있고, 월드컵을 위해 자신이 생각한 것도 있으니 최대한 한국영이 빨리 이 곳 생활에 적응하게끔 도와줘야 할 것 같았다. 한국영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그 후의 일이었다. "뭐...일단. 감독님하고는 인사를 드렸나?" "네. 지금 코치님들을 만나고 동료 선수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려는 중이었습니다." 한국영의 말에 현준은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치진과 동료를 소개하면서 안 필드와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대해 소개를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 후에 훈련에 참여하면 되는 것이고 말이다. 어차피 리버풀 구단 내 정규 훈련 시간까지는 여유 시간이 꽤 남아있었다. "일단 선수들은 아직 전부 훈련장에 오지는 않았으니까 나중에 하도록 하고, 코치진들하고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 그리고 안 필드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는 게 낫겠네. 혹시 집은 미리 구했나?" "아니요. 이 일정이 끝난 후에 바로 이 분과 함께 집을 구하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흐음...그럼 오늘 훈련은?" "감독님께서 훈련은 내일부터 참여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한국영의 대답에 현준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입단을 한 게 언젠데 아직까지 집도 구하지 않고, 비록 감독이 허락했다고는 하지만 훈련을 빠질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주전 자리는커녕 후보자리도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말이다. 현준의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자 한국영이 조심스럽게 현준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방금 자신의 말의 무엇이 현준의 심기를 거스르게 했는지 한국영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국영의 어깨를 손으로 툭 치고 지나가면서 현준이 말했다. "집을 구하는 것은 이 분에게 맡기기로 하고 당장 나를 따라오는 게 좋을 거야. 적어도 리버풀에 제대로 적응을 하고 1군 선수로 한 번이라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으면 말이야." 현준의 말에 한국영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고는 앞서 걸어가기 시작하는 현준을 빠르게 따라가기 시작했다. 한국영도 자신이 리버풀에서 어떤 위치인지는 모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실력이 리버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다. 그렇다고 리버풀에서 만년 후보로 남아 축구 선수들의 꿈꾸는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채 쫓겨나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한국영이 아는 대표팀 선수 중에는 프리미어리그 명문 팀에 입단한 이후 제대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쫓겨나다시피 방출된 선수가 있었다. 한국영이 입단을 하고 난 뒤, 핸더슨 역시 AC 밀란으로 이적 떠났다. 루카스 레이바가 인터 밀란으로 그리고 핸더슨은 AC 밀란으로. 리버풀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두 미드필더가 양 밀란으로 떠난 것이다. 이런 핸더슨의 이적에 리버풀의 팬들끼리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한국영 보다 차라리 핸더슨을 성장시켜 리버풀의 미래를 맡기는 게 훨씬 낫다는 논란이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핸더슨은 리버풀보다는 다른 팀에서 주전자리를 잡고 싶어했었다. 그 전부터 이미 이야기도 많았고, 오피셜도 발표된 만큼 핸더슨의 이적에 아쉬워하면서도 리버풀 선수들은 핸더슨의 축복을 빌었다. 그리고 이틀 후,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24 라운드에서 볼튼 원더러스와 경기를 펼쳤다. 예상외로 홈 팀인 볼튼이 선취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지만, 마리오 괴체가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동점골과 함께 현준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를 하며 경기는 2 - 1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전력상 강등권에 속해 있는 볼튼과 우승을 다투는 리버풀의 경기인 만큼 대다수 전문가들은 리버풀의 쉬운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리버풀은 경기 내내 볼튼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리오 괴체의 슈퍼 플레이와 현준의 깔끔한 마무리가 만들어낸 역전골이 아니었다면 패배를 당하는 것은 볼튼이 아닌 리버풀이 될 수 있었을 정도로 졸전이었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끝납니다. 리버풀이 볼튼의 리복 스타디움에서 2 - 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군요. 김현준 선수는 오늘 또 한 번 골을 터뜨리며 3 경기 연속골과 함께 이번 시즌 29 호골을 신고했습니다.] [무시무시한 골 감각입니다. 김현준 선수. 예전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20 골만 넘어도 월드 클래스급 공격수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거기에 30 골 정도를 넣으면 득점왕이 거의 확정적이었습니다만 김현준 선수 아직 14 경기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30 골에 1 골만을 남겨두고 있을 뿐입니다. 정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천재적인 선수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흘러나오며 카메라는 동료 선수들과 얼싸안으며 승리의 축하를 나누는 김현준을 비추고 있었다. 그 중에는 오늘 경기 후반에 투입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알론소도 있었다. 뉴캐슬 전에서는 풀타임 활약을 했던 알론소는 오늘 리복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원정경기에서는 후반 14 분 수소와 교체되어 그라운드에 나섰다. 체력적인 염려 때문에 대한 달글리쉬의 배려 때문이었다. 그런 달글리쉬의 전략은 성공이었다. 부상에서 갓 돌아온 것 때문인지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한 수소 대신 들어온 알론소는 멋진 롱 패스로 마리오 괴체에게 공을 넘겨주었고, 괴체의 패스를 받은 현준의 역전골이 터뜨렸으니 말이다. 그리고 카메라에 벤치위에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한국영이 비춰졌다. [한국영 선수도 오늘의 승리에 굉장히 기뻐하는군요.] [네, 깜짝 놀라지 않았습니까? 사실 오늘 이청용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면서 김현준 선수와 이청용 선수와의 맞대결이 불발되었는데요. 한국영 선수가 벤치에 모습을 드러냈던 까닭에 혹시나 한국영 선수의 출전이 예상되었었는데요.] 붉은색의 등번호 55번을 단 동양인 선수가 계속해서 비춰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옆에 자리 잡은 외국인 중계진들이 뭐라뭐라 떠드는 내용이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귀에 들려왔다. [네. 저희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명단이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영 선수는 그라운드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한국영 선수. 프리미어리그의 열광적인 경기 분위기를 느낀 것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게 분명하니까요. 비록 좋은 모습을 보여서 김현준 선수와 같이 뛰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은 강한 기대감을 잡으며 그렇게 중계를 마무리 했다. 다행히도 한국영이 벤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면 이적하자마자 리버풀의 2 군으로 떨어지지는 않은 듯 했다. 만약 그렇다면 아마 언젠가 한국영에게도 출전기회가 올지 몰랐다. 시즌 중에도 각 구단은 연습 게임을 한다. 경기 감각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각자의 기량을 감독과 코치진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물론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습 경기가 널널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끼리 펼쳐지는 연습 경기는 각자의 자존심, 승부욕, 열정등 다양한 감정이 섞이기 마련이었다. 툭!!! "!!!" 한국영도 마찬가지였다. 괴체가 몸을 부딪쳐 몸을 부딪쳐 오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키도 자신보다 작은데다가 나이도 2 살이나 어림에도 불구하고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연습 경기 A 팀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마리와 괴체와 B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한국영은 계속해서 맞부딪쳤다. 그리고 번번이 깨지는 것은 한국영이었다. 마리오 괴체의 공격 혹은 패스를 한국영은 제대로 끊어내지 못했다. 또한 제대로 된 위치선정도 잡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패스와 경기 속도는 한국영이 제대로 캐치해 나가기에 너무나도 빨랐다. 그런 모습을 현준은 멀리서 보고 있었다. 사실 그도 연습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코치진의 배려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휴식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코치진 입장에서 현준을 연습경기에 내보내 경기 감각을 유지시킬 필요가 없었다. 자신들이 뭐라고 말하지 않아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뻥뻥 꽂아 넣는 선수가 그였다. 차라리 현준 대신 다른 공격수를 투입 해 그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훨씬 나았다. "어이, 준. 예상보다는 조금 낫지 않은가?" "저 모습이요?" 수석 코치의 말에 현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번번이 한국영 쪽에서 공격의 맥이 끊기거나 제대로 된 수비를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현준의 기준으로는 엉망이나 다름없었다. "어지간히 한국영 선수에 대해 안 좋은 평가를 내렸나보네요?" "대충 리버풀 2 군과 유스 선수들 사이의 평가를 내리긴 했지. 하지만 저 정도라면 조금 다듬으면 리버풀 2 군의 실력정도는 될 거야." "2 군으로 내려서 훈련을 시킬 생각은요?" "그렇게 되면 부상한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미드필더진은 함식과 알론소, 그리고 수소밖에 남지 않겠지. 2군에는 마땅히 올릴 녀석도 없다고. 쓸 만한 녀석들도 죄다 뻗어버렸다네." "이번 시즌은 정말 저주받은 시즌이네요."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팬들끼리 이번 시즌 리버풀을 저주받았다고 했던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사실인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시즌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다. "그래도 자네가 있지 않은가? 리버풀의 수호신인 준이라면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네." 수석코치의 말에 현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피식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렇게 주축 선수들이 줄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꾸역꾸역 승리를 거듭해 나가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를 공고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리버풀의 성적에는 현준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나저나 준. 요즘 한을 데리고 특훈을 하고 있다며?" "일단 체력적인 부분과 볼 컨트롤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거기에 저보다는 피지컬 트레이너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상당히 신경을 써주고 있는 것 같던데? 역시 같은 고국의 선수라서 그런가?" 장난스러운 수석 코치의 질문에 현준은 대답 없이 살짝 고개만 끄덕였다. 현준이 이렇게 한국영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월드컵 때문이었다. 물론 현준도 월드컵까지 한국영이 엄청나게 실력이 상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대한민국의 미드필더보다는 나아질 거라고는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올해 브라질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2018 년 러시아 월드컵도 있었다. 그 때까지라면 한국영도 재능과 열정이 있다면 웬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게 틀림없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이곳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인 리버풀의 트레이닝 센터인 멜우드 였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코치진이 몸을 담고 있는 곳이었다. ============================ 작품 후기 ============================ 한국영의 등장에 대한 논란이 굉장히 많네요. 한국영의 등장 목적은 하나입니다. 소설상 현준은 월드컵 우승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스쿼드로 월드컵 우승은 쉽지 않을거라는 판단에 자신의 우승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거기에 타이밍 좋게 미드필더진이 줄부상한 당한 이와중에 알론소를 영입하며 로테이션 및 후보로 쓸 미드필더를 구하려는 리버풀이 현준의 마음을 잡는 것과 동시에 아시아쪽의 시장을 넓히기 위해 한국영으로 영입을 결정한 것이고 말이죠. 악마의 계약은 소설입니다. 사실 손흥민을 영입해고 기성용을 영입해도 소설 내용은 흘러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것은 한국영이었을 뿐입니다. 소설 내용상 월드컵의 활약을 위해 기성용과 함께 더블 볼란치를 맡아줄만한 선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한국영을 꼽은 이유는...사실 기성용 말고 나이 어린 쓸만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생각나지 않아서요. 딱히 꼽자면 박종우가 있기는 한데 제외하고,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릴까 하다가 역시 제외. K 리그 수비형 미드필더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내리는 선수는 수원의 김은선입니다. 하지만 나이 때문에 고민하다가 역시 제외했습니다. 사실 소설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스포가 끼어있는 것 같아서 안하는 편인데 의외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 같아서 이렇게 후기에 남깁니다. 00458 머지사이드 더비 =========================================================================                            "요즘 인간들의 놀이에 굉장히 집중하시는 것 같아요. 주인님." 집으로 돌아온 현준을 향해 페르실이 말했다. 그런 페르실의 표정은 뚱해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그 이유는 현준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현준의 훈련 태도 문제였다. 시간의 방에서 하는 마기의 컨트롤 훈련은 페르실에게 있어 주인인 현준과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이런 개인적인 사심이 아니더라도 현준에게는 꼭 필요한 훈련이라는 게 페르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근 며칠 현준이 축구선수로서의 훈련에 집중하느라 순수한 마기의 컨트롤에 대한 훈련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런가?" "......네." 현준의 반문에 페르실은 조금 고민을 하다가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권속인 자신이 주인인 현준의 행동에 토를 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악마인 현준이 유희에 불과한 인간들의 스포츠, 축구라 불리는 것에 너무 심하게 빠져 있는 모습이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물론 현준이 계속해서 인간 세계에 남아있을 거라면 현준이 어떤 행동을 하든 말든 페르실은 신경을 쓸 생각이 없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현준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알기에 현준은 마계로 넘어갈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자신에게 마계로 향하는 포탈을 만들라고 명령을 내리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현준은 분명 최상급 마족 이상의 마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 때 지천사로서 천사들의 군단장이었던 그녀가 보기에도 현준은 강했다. 아니, 강한 축에 속했다. 그러나 마족과 천족중에는 현준 이상의 강함을 지니고 있는 존재들이 있었다. 게다가 현준의 전투 경험은 일천하기까지 했다. 제대로 된 강한 존재들과 부딪쳐 싸운 적도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보유한 순수한 마기를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했다. 최근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페르실의 기준으로는 불합격이었다. 그런 탓에 현준의 권속인 그녀로서는 최근 현준의 행동이 걱정이 안 될 리 없었다. "인간들과의 훈련도 좋지만 순수한 마기를 다루는 훈련도..." "얼마나 남았지?" "네?"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현준의 목소리에 페르실은 순간적으로 하려던 말을 까먹고는 현준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곧 현준의 말뜻을 깨닫고는 입을 열었다. "아마 10 년 정도 걸릴 거라 생각 되요. 주인님." "10 년이라. 2023 년도나 되어야지 마계로 갈 수 있다는 건가. 아직 한참 남았군." 현준의 표정에는 지루함이 담겨 있었다. 마계로 떠나 리리스를 만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십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야 했다. 하지만 현준은 지금이라도 가능하다면 리리스를 만나러 떠나러 가고 싶었다. 리리스를 만나야 한다는 강렬한 열망이 어떤 이유로 뜨겁게 피어오르는지는 알 수 없었다. 자신이 그녀의 권속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말이다. "한참 남은 것은 아니에요. 주인님께서는 마족들의 생태와 마기의 사용법 및 전투 경험을 더 익혀야만 하니까요." 페르실의 목소리를 들으며 현준은 소리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하는 말은 전부 맞는 말이었고, 현준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한 때는 지천사였던 자신의 권속인 그녀가 보기에는 자신의 실력이 미덥지 못한 것 같았다. "주인님. 마계는 정말 무서운 곳이에요. 특히나 천마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그곳은 지옥이나 다름없다고요." 그런 미소에 페르실은 조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 답답함까지 느껴졌다. 페르실에게 있어 현준은 제대로 된 마족 혹은 천족을 경험해 보지 못한 애송이나 다름없었다. "알았어. 페르실. 그러니 잔소리는 이제 그만하도록 해." "하...하지만." "페르실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지는 충분히 이해했어. 하지만 내가 이렇게 훈련에 매진하는 것은 내 나름대로 뜻이 있어서야." 페르실의 고개를 기울였다. 현준에게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런 페르실의 모습에 그녀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린 현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침실로 향했다.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 "하아앗!!!"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현준의 손길과 몸짓에 페르실은 빠르게 녹아내렸다. 현준의 숨결 하나하나에 흥분하며 교성을 토해내었고, 몸짓 한 번에 자지러졌다. "히잇!! 잇!! 주...주인님! 제...제발! 그마안!!! 하읏!!!" 현준은 격렬하게 페르실을 몰아붙였다. 집에 오자마자 자신에게 잔소리를 내뱉는 그녀에게 자신이 누군지 몸으로 알려줄 의향이었다. 그렇게 뜨거웠던 정사가 끝나고 난 이후 자신의 품에 기대고 있는 페르실을 바라보며 현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악마이기 전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 "네. 축구기사를 보던 도중 리리스가 나타나서 그녀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말이에요." 과거에 지천사였기 때문일까? 타락천사임에도 불구하고 페르실이 언제나 마왕인 리리스를 입에 담을 때는 적대감이 섞여 있었다. 과거 최고위급 천사라 그런 것인지 레리엘이나 탈리사와는 반응이 달랐다. 현준의 설명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 좋아하는 스포츠중 하나인 축구. 그리고 리리스와의 만남으로 인해 우연히 축구선수가 되기까지 그리고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사실까지 말이다. 고작 5 년. 5 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현준은 평범한 대학생에서 현역임에도 불구하고 레전드라 불릴 수 있는 축구 선수가 되었다. 현준이 터뜨리는 골 하나하나가 그의 가치를 드높여줬고, 지금 당장 은퇴를 한다 하더라도 많은 축구 팬들은 현준을 펠레나 마라도나처럼 그를 전설로서 기억해 줄 게 분명했다. "내가 등장하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축구를 잘하는 국가가 아니었어. 우연히 개최국에서 벌어진 월드컵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사실 실력으로만 따진다면 월드컵 16 강에 나가는 게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의 나라니까." "지금은요?" "글쎄? 지금은 좀 다르겠지. 내가 있으니까."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기만 한다면 현준은 언제든 골을 터뜨릴 수 있었다. 상대가 어떤 강팀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쨌든 그 시절 나는 우리나라 축구를 좋아하지는 않았어. 기껏 해봤자 해외의 명문팀에서 뛰는 박지성같은 선수를 응원했을 뿐이지. 우리나라 선수들보다는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축구선수들에게 열광했지." 옛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 현준은 살짝 눈을 감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들이 우리나라 선수보다 훨씬 잘했고,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으니 말이야. 그리고 부러웠지. 저렇게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있다는 게 말이야. 나도 팬으로서 우리나라 선수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골을 넣고,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주인님은 악마의 힘을 얻고 한국의 국가대표가 된 것이군요."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페르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만족스러울 성과는 얻었어. 사실 반칙이기는 하지만 나라는 존재로 우리나라에도 세계에서 통하는 스트라이커를 얻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내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다른 한국 선수들도 있지 않아요?" "아직 세계에서 통하는 선수는 몇 없지. 그것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부를 만한 선수는 없고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현준은 H&G 에이전시를 설립하고 한국에 자신의 이름을 딴 축구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한국에서 계속해서 나오기를 원했다. 하지만 최근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어차피 십년 뒤에 자신은 이곳에서 사라진다. 그 전에 현준은 축구강국에 잉글랜드, 스페인, 브라질뿐만 아니라 한국도 끼어있기를 원했다. 그게 지금 리버풀에 입단한 한국영에 대해 현준이 신경을 쓰고 있는 최종적인 이유였다. 사실 한국영은 정말로 운이 좋은, 얻어걸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쨌든 근시안적으로는 월드컵 우승을 위해서 현준은 그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아무리 현준이 마음대로 골을 터뜨릴 수 있다 하더라도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자신이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그 만큼 골을 허용하면 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경기 내내 순수한 마기의 모든 것을 끌어올릴 수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활약은 인간의 기준으로만 이뤄져야 했다. 지금도 현준은 리버풀에서 가장 많이 도핑테스트를 받는 선수였다. 그런 현준의 이야기에 페르실은 왜 현준이 최근 리버풀의 훈련센터인 멜우드에서 살다시피 하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시간의 방에서 하는 훈련 시간도 소홀이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는 주인님이 마계에서 죽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페르실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페르실의 말대로 순수한 마기의 훈련과 고위급 존재들과의 전투경험도 중요했다. "후우..."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갑자기 왠 한숨?" 한숨을 내쉬고 있는 현준을 향해 흥민이 말을 걸었다. 현재 현준은 미국 LA 에 있었다. 볼튼 전이 끝나고 이틀 뒤 바로 LA 로 이동한 것이다. 바로 오늘 저녁 때 있을 한국과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 때문이었다. 한창 시즌 중 인데다가 3일 뒤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전이 있는 만큼 리버풀은 어떻게든 체력적인 부담을 이유로 들어 현준을 차출시키지 않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다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달글리쉬 감독은 한창 리그 경기가 몰려 있는 지금 리버풀의 기둥인 현준을 차출하는 것에 대해 분노 섞인 인터뷰로 비판을 거듭하기도 했었다. 그나마 한국영이 아닌 현준만 차출된 것이지만, 사실 한국영은 리버풀의 스쿼드에 있어 있으나마나한 존재나 다름없었다. "그냥 정신적으로 조금 피곤해서 말이지." "우와. 형도 피곤할 때가 있어요?" 흥민이 놀란 표정과 함께 과도한 제스쳐를 취하며 현준을 놀렸다. 그도 그럴 듯이 현준은 철인이라는 별명을 보이며 리버풀 경기의 대부분을 풀타임으로 출전했었다. 게다가 단 한 번도 컨디션 저하를 보이지 않으며 매 경기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는 믿을맨이기도 했다. "나도 피곤할 때가 있다고. 꼬맹아." 현준이 한숨을 내쉰 이유는 리버풀의 일정 때문이었다. 최근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눈에 띄게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미드필더진은 전부 퍼져 있었다. 앞으로 챔피언스리그도 병행해야 하는 만큼 걱정이 태산 같았다. 거기에 리버풀에 남겨 놓은 한국영도 마음에 걸렸다. 더욱 빡세게 훈련을 시키고, 프리미어리그의 경기 속도에 적응을 시켜야 하는데 대표팀 차출로 인해 이틀이라는 시간이 붕 떠버렸다. 어쨌든 흥민의 행동에 현준은 가볍게 그의 머리를 꽉 눌러주는 것으로 응징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 2 시간 남았는데, 명단은 다 나왔어?" "아직 우리나라는 안 나왔고요. 아르헨티나는 발표됐어요." 말과 함께 현준은 흥민이 건네준 용지를 보았다.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아르헨티나는 자신들의 최정예로 오늘 경기에 나섰다. "90분 꽤 힘들겠네." "아르헨티나가 최상의 전력으로 나왔으니까요." 하얀 하늘(Albicelestes) 로 알려져 있는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은 1930 년 FIFA 월드컵때를 포함하며 무려 5 번이나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전통의 강호였다. 또한 한국에게는 아시안컵이나 다름없는 코파아메리카를 14 회나 우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프랑스와 함께 FIFA 가 승인한 주요대회, 그러니까 월드컵, 컨페더레이션 컵, 올림픽 축구 및 각 대륙우승컵까지 보유하고 있는 유이한 국가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런 아르헨티나는 주장인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 마리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마르코스 로호, 파블로 시빌레타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객관적으로 말해서 한국은 아르헨티나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협회가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을 잡은 이유는 F 조에 속해 있는 시드국가 콜롬비아 때문이었다. 같은 남미팀인 만큼 아르헨티나의 평가전을 통해 남미 축구의 스타일에 대해 경험하고 세계적인 강팀과의 경기 속에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는 생각이었다. "근데 형. 한국영 선수는 어때요? 이번 대표팀엔 차출되지 못했던데..." 한국 국가대표팀 미드필더로 몇 번 발탁된 적이 있는 한국영은 현재 대표팀 동료들 사이에서도 꽤나 논란거리였다. J 리그에서 유달리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우승경쟁을 하고 있는 리버풀로 이적된 신데렐라였기 때문이었다. "좋게 포장해서 얘기해줄까? 아니면 마음속에 우러나온 대화로 얘기해줄까?" "헤헤. 둘 다?" 흥민이 자신의 콧잔등을 긁으면서 현준을 바라봤다. 과연 현준이 한국영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기대가 되었다. 주위에 있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들 현준의 입에서 나올 대화를 듣기위해 귀를 쫑긋거리고 있었다. "좋게 포장하면 성장가능성은 좀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실력으로는 리버풀의 스쿼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도?" "......" "유니폼 판매용을 제외하면 전혀 쓸모가 없어. 그런데 한국영의 인지도가 아시아에서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니 이점도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도 없지." "......" "솔직히 터놓고 말해서 난 왜 리버풀 구단에 한국영을 영입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어. 그것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말이야. 차라리 기존 있던 선수들을 지키는 게 나은 결정이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현준의 말이 계속 되면 될수록 흥민은 한국영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평가라고는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아니,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한국영은 국가대표로 발탁된 적도 있는 선수인데도 말이다. 사실 흥민은 한국영이 리버풀로 이적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배가 아플 정도로 부러웠었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바라볼 수 있는 팀이 리버풀이다. 선수 커리어를 높이는 데 있어 리버풀만한 곳이 없었다. 더군다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현준이 주장으로 있는 곳이기도 했다. 적응하기도 어렵지 않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현준의 반응을 보아하니 한국영이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것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발전할 생각이 있으면 열심히 하겠지. 1군 실력에 미달인 만큼 리버풀 코치진이 집중적으로 특훈도 하고 있는데다가 나도 그리고 알론소도 열심히 조언을 해주고 있으니 말이야." "국영이 형한테요?" "아아. 그래." 흥민이 깜짝 놀라며 현준을 바라봤고, 현준은 그런 흥민의 반응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현준의 반응에 흥민을 포함해 대표팀 동료 선수들은 이 자리에는 없는 한국영을 향해 부러움을 나타냈다. 같은 대표팀 선수라고는 하지만 스페인 대표로 레전드급 미드필더인 사비 알론소나 신계에 있는 공격수라 불리는 현준과 그들의 실력차이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아니고 같이 활동하는 선수들 중에서도 레전드급으로 손꼽히는 사비 알론소와 현준에게 조언을 받으면서 훈련을 하다니 축구 선수로서는 꿈에도 그리워할 만한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진짜 부럽다. 제길. 리버풀은 왜 하필 날 영입하지 않은 거지!?" 특히나 기성용의 부러움을 더욱 심했다. 기성용이 좋아하는 선수는 제라드와 알론소. 특히나 알론소의 플레이는 기성용이 가장 원하는 축구이기도 했다. ============================ 작품 후기 ============================ 조금 늦었네요; 어쩌다보니 용량조절 실패... 후기로 쓸말이 있었는데 까먹었네요. 생각나면 쓰도록 할게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459 머지사이드 더비 =========================================================================                            한국 축구 협회는 현준이라는 걸출한 초대형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2002 한일 월드컵에 버금가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그 때문에 많은 돈을 들여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유명한 감독 유프 하인케스까지도 영입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오늘 경기에서 조금이나마 윤곽이 드러날 게 분명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었다. 하지만 아시아 예선에서 상대했던 국가들과 오늘 맞붙을 아르헨티나의 실력차이는 하늘과 땅차이나 다름없었다. 분명 오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안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게 분명했다. 괜히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고, 세계적인 명장을 영입했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분명 안 좋은 소리를 할 팬들은 차고 넘쳤다. 하지만 한국 축구 협회는 오늘 경기의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직 유프 하인케스가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1 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한국은 비록 강팀반열에 속하는 벨기에와 평가전에서 3 - 2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홈이라는 버프가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벨기에는 벨기에였다. 하지만 오늘 맞상대를 할 아르헨티나는 벨기에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팀이었다. 삐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시합이 시작되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평가전 경기였다. 그리고 이 경기는 한국에도 생중계 되고 있었다. 특히 오늘 경기는 김현준과 리오넬 메시의 맞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클럽 대항전에서는 여러 번 맞부딪쳤던 두 선수지만,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서는 처음으로 부딪치는 경기였다. "시작됐다." 축구관람에는 빠질 수 없는 아이템 치킨과 맥주를 준비한 지훈과 친구들은 Tv 앞에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한국의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기대를 하는 빅 매치가 있는 날이었다.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평가전이었다. 지훈과 그 친구들뿐만 아니라 축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을 여기저기서 관람하고 있었다. "예전 우리나라 대표팀이면 잘하면 무승부, 아니면 대패인데 오늘 경기는 조금 기대되는데?" "남아공 때처럼 4 골이나 쳐 먹히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김현준이 있는데?" 지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다들 맥주 캔을 들며 한 마디씩 했다. 남미의 축구강국 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현준과 함께 신계의 공격수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가 있는 나라였고, 남아공 월드컵 때 한국에게 뼈저린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었다. 그 때는 박주영의 자책골과 함께 이어진 이과인의 해트트릭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며 팬들은 쓰린 가슴만 쳤던 경기였지만 오늘 경기는 달랐다. 예전의 한국이 아니라는 게 팬들의 생각이었다. 특히나 공격력만큼은 최강이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와 비해 크게 꿇린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바로 현준 때문이었다. "신과 신의 대결이라. 과연 누가 이길까?" 지훈이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치킨을 뜯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솔직히 우리나라가 이겼으면 좋겠지만, 역시 아르헨티나." "나도. 그래도 김현준은 골을 넣겠지." "현준신이라면 솔직히 상대가 아르헨티나라도 한 골은 박아 넣어 줄 것 같다." 역시나 다들 아르헨티나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타깝게도 지훈도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가 이길 것 같았다. 지훈은 물론이고 지금 여기 앉아 있는 녀석들 역시 다들 해외축구하면 수년 가량 본 경력이 있는 친구들이었다. 아무리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존재하고 한국 축구 성장했다 하더라도 한국이 아르헨티나와 비등한 경기 혹은 꺾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은 쉽사리 상상할 수 없었다. "맞아. 대한민국 국대가 리버풀이냐? 현준이가 아무리 잘해도 찬스를 만들어 줘야 골을 넣지. 모드리치나 괴체 이렇게 딱 두 선수만 한국 국대에 있었어도 충분히 해볼 만 할 것 같은데." "젠장. 국대가 클럽보다 못한 현실이라니. 그래도 어떻게든 현준이가 골 넣어서 이겼으면 좋겠다." "괜히 희망고문하지 말고 그냥 생각없이 응원하는 게 제일 좋은 거야. 골 넣으면 좋고. 지면 말고." "넌 한화 팬이니까 그런 보살 같은 소리 하는 거다." 아무리 김현준이라는 특출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몇몇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것에 비하면 아르헨티나는 오늘 경기에 나서는 선수 하나하나가 월드클래스급 이었다. 그래도 승리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팬들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그런 팬들의 기대를 6 분 만에 무너뜨려 버렸다. [아! 골! 들어갑니다! 에세키엘 라베찌. 앙헬 디 마리아의 패스를 받아 깔끔한 왼발 슛으로 그대로 골문을 여는군요. 정성룡 골키퍼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골을 내줬습니다.] [조금 안타깝습니다. 정성룡 골키퍼 몸을 날렸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각도였는데요. 아직 몸이 덜 풀린 것일까요?] "아! 씨발! 정성룡! 진짜 저 새끼는 왜 넣는지 모르겠다!" "아 기름손. 씨발 또 존나 억울한 표정 짓는다." "아무리 국대로 쓸 골키퍼 없다고 하더라도 저 새끼는 좀 빼고 다른 애라도 경험 쌓아서 성장시켰으면 좋겠다. 진짜 저 새끼 플레이를 보면 의욕이 없어. 의욕이." 전반 6 분 만에 날카롭게 공간을 파고 들어오는 리오넬 메시와 앙헬 디 마리아의 원투 패스를 끊어내지 못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기성용이 리오넬 메시를 막는 동안 앙헬 디 마리아를 너무 자유롭게 나뒀던 것이다. 그렇다고 수비수들이 나서 앙헬 디 마리아를 마크하기엔 아르헨티나 공격진의 무게감이 남달랐다. 게다가 정성룡은 에세키엘 라베찌의 슈팅을 넋 놓고 쳐다보는 플레이로 팬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쪽으로 돌려!" "자철아! 14번 간다! 뒤로 빼!" 불식간에 한 방 얻어맞았지만, 한국 선수들은 곧 마음을 추스르며 천천히 공을 돌리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흐름을 가지고 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나 오늘 경기 미드필더로 나선 박종우와 기성용은 사방에서 치고 들어오는 압박에 호흡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있었다. 신계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는 물론이고, 세계 최고의 공격진이라고 평가받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수들을 막아내야 하는 임무를 맡은 둘의 표정은 벌써부터 좋아 보이지 않았다. 워낙 수비에 급급한 탓에 공격 작업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 "칫!!!" 현준과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아르헨티나의 공격 작업을 늦추기 위해 수비를 펼치고 있었지만,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자유롭게 패스를 연결시키며 한국의 공간을 너무나도 쉽게 무너뜨리고 있었다. 경기는 일방적으로 아르헨티나가 주도권을 잡고 몰아붙이고 있었다. 아르헨티나가 슈팅을 때릴 때 마다 경기장에 가득 찬 팬들의 안타까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멀리 지구 건너편에 있는 한국의 축구팬들은 욕설을 터뜨리고 말이다. 이런 아르헨티나의 맹렬한 공격에 추가골이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에는 김현준이라는 공격수가 있었다. "......"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며 현준은 계속해서 그라운드의 상황을 파악했다. 맹렬하게 몰아붙이는 아르헨티나의 선수들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최소한의 공간을 유지하며 수비를 해내고 있었다. 그마저도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창의력 높은 그러니까 창조적인 플레이로 인해 뚫리기가 일쑤였지만 말이다. 꾸역꾸역 공격은 막아내고 있었지만, 공의 소유조차도 힘든 까닭에 중앙선 라인을 벗어나는 것도 힘들었다. 심지어 현준은 공을 잡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현준과 흥민의 위치 또한 중앙선 근처에서만 머무르고 있었다. 도저히 공격을 하러 나갈 상황이 아니었다. 공격수조차 수비에 가담하지 않으면 위험해보였다. "젠장." 현준은 아무리 아르헨티나 공격진의 무게감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압도적으로 밀릴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너무 일찍 터진 선제골과 함께 월드 클래스급 이라는 상대팀 선수들의 이름값에 짓눌려 자신들의 플레이조차 펼치지 못하는 동료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월드컵 16강? 우승? 웃기고 있네.' 유럽에도 뛰는 선수들도 많았고, K 리그도 다들 발전했다고 말하는 데 이런 경기력이라면 월드컵 조별예선을 통과하는 것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경기는 평가전이었고, 아직 경기 시간도 많이 남아있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이제까지 공 한번 제대로 잡지 못했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계기가 필요했고, 그럴만한 실력을 갖춘 선수는 이 그라운드 내에서 자신뿐이라는 것을 현준은 잘 알고 있었다. "어?!" 그렇게 한참 수비에 집중하던 현준의 눈이 번뜩였다. 방심이었을까? 패스를 주고받던 이과인과 라베찌 사이에서 미스가 흘러 나왔다. 그리고 김기희가 공을 잡아채고는 순간 현준은 재빠르게 튀어 나갔다. 역습찬스였다. 뻐엉!!! "씨발..." 뒤쪽에 위치한 김기희가 찬 공의 궤적을 순수한 마기로 파악한 현준이 인상을 구기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공세에 걷어내기에만 급급했던 것인지 김기희가 찬 공은 현준이 있는 위치하고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기껏 전방으로 보내진 공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키잉!!! 바람처럼 그라운드를 내달리며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끌어 올렸다. 만약 리버풀의 경기였다면 방금 전 김기희의 플레이에 그냥 멈춰 서서 다른 기회를 노렸을 터였다. 하지만 가뜩이나 아르헨티나가 경기의 주도권을 꽉 쥐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가 필요했다. 더군다나 현준은 전반 24 분 동안 제대로 된 패스 한번 받지 못했었다. "어?" 현준과 함께 공이 향하는 곳으로 SSC 나폴리에서 뛰고 있는 페데리코 페르난데스가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페데리코의 속력은 차츰 줄어들고 있었다. 페데리코의 생각에 공의 속력이 너무나도 빨랐고, 저 궤적이라면 곧 터치라인 밖으로 나갈 게 확실해 보였다. 괜히 체력을 뺄 필요도 그리고 공을 실수로 건드려서 한국 팀에게 공격권을 내줄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린 속도지만 페데리코는 계속해서 공 쪽으로 몸을 옮기고 있었다. 자신과 다르게 현준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밖으로 나갈 텐데? 저 녀석도 고생이군.' 그리고 페데리코는 그런 현준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공을 받는 것은 무리로 보였다. 궤적도 나빴고, 떨어지는 속도도 빨랐다. 아마 단순히 분위기를 어떻게든 반전시키려는 파인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서일 게 분명했다. 한국 팀의 다른 선수들은 아르헨티나 선수들 입장에서는 한 수 혹은 두 수 아래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한국팀의 주장인 김현준 만큼은 달랐다. 만약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킨다면 분명 김현준 때문이라는 것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현준을 막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와 연구를 했던 그들이었다. 그리고 김현준을 막기 위한 방법은 간단했다. 현준에게 공을 주지 않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런 아르헨티나의 전술은 성공적이었다. 한국에는 강한 압박과 세계적인 패싱 플레이를 이겨낼 만한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못했다. 게다가 수비에서도 많은 허점이 드러나 있었다. 그 탓에 주도권은 이미 아르헨티나가 꽉 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이런 현준의 플레이는 어떻게든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라는 게 분명해 보였다. 페데리코는 그렇게 생각했고, 또한 축구는 흐름이 중요한 게임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어?!" 하지만 곧 페데리코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자신이 현준의 달리기를 보며 잠깐 딴 생각을 하는 동안 어느새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이며 어느새 라인 가까이에 도착해 있었다. 그야말로 눈 한번 깜빡한 순간이었다. 그리고는 슬라이딩으로 터치라인 밖으로 빠져 나가려는 공을 살린 채 그대로 잔디 바닥에 손을 짚고는 용수철이 퉁겨지듯 일어서서 다시 한 번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미친!!!" 대체 이 선수는 순간 가속이 얼마나 빠른 것인가? 하지만 그런 현준의 플레이에 감탄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페데리코가 욕설과 함께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한국 진영에서 날아온 똥 볼이나 다름없는 공이 절묘한 역습 찬스가 되어버린 것이다.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것일까? 엄청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펼쳐진 가속도는 그야말로 찬사를 보내기에 충분했다. 저런 속도감으로 수비수들을 윽박지르듯 뚫고 지나가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왠만한 실력을 지닌 선수들이라면 막을 재간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페데리코는 흘깃 뒤를 쳐다보았다. 이미 뒤쪽에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데미첼리스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뚫려도 데미첼리스가 흘러나온 공을 걷어 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뚫려줄 생각도 없었다. 순간적인 스피드로 치고 들어오는 공격수를 막는 방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었다. "어?!" 그리고 그런 페데리코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워낙 뛰어난 골 결정력과 신체능력에 가려진 감도 없지만,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시간 제어를 통한 현준의 화려한 테크닉은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메시 이상으로 한, 두 명의 수비수들로는 막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사실 이것은 페데리코의 실수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니라 세리에 A 에 소속된 SSC 나폴리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었다. 페데리코가 현준과 직접적으로 맞붙을 수 있는 기회는 가진 것은 유럽대항전 뿐이었다. [마르세유 턴!!!]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신연호 해설위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방금 전 파인 플레이로 공을 살린 것도 놀라운 데, 바람과 같은 스피드로 그대로 회오리처럼 몸을 돌리며 페데리코를 빠져 지나간 것이었다. 하지만 놀람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툭! 페데리코를 제치는 순간 현준은 자신을 향해 데미첼리스가 달려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미첼리스를 뚫고 지나갈 방도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마지막 수비수라는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에게 공이 막힐 것이라고 순수한 마기가 계속해서 알려주고 있었다. '느려...느리다고.' 그렇다고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돌릴 수도 없었다. 자신의 플레이에 전혀 반응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선수들의 커버는 상당히 늦은 상황이었다. 이제 막 손흥민이 중앙선 가까이까지 달려왔을 뿐이었다. '방법이?' 현준의 머리가 빠르게 여러 상황을 그리기 시작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한 자신의 실력이라면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 방법이 분명 있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눈동자가 번뜩이는 것과 동시에 현준은 강하게 공의 아랫부분을 찍어 찼다. "로빙 슛?!" 하늘 위로 포물선을 그리는 공의 궤적에 데미첼리스가 재빠르게 몸을 허공 위로 날렸다.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기 위해서였고, 이게 당연한 플레이였다. 하지만 이런 데미첼리스의 플레이는 결과적으로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데미첼리스를 농락이라도 하듯 그의 머리카락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고, 데미첼리스가 허공에 떠 있는 순간 현준은 어느새 옆을 돌아 위험지역까지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로메로!!!" 순식간에 두 명의 수비수가 뚫려 버렸다. 남은 것은 골키퍼인 세르히오 로메로뿐이었다. "빌어먹을!" 현준이 공을 찍어 차는 순간 로메로 또한 앞으로 튀어 나왔었다. 공이 상승하는 궤적을 보고 로빙슛이 떨어지는 곳을 예측한 플레이였다. 하지만 살짝 늦은 감이 없잖아 있었다. 데미첼리스의 몸에 공이 가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찬 공은 얄미울 정도로 정확하게 데미첼리스와 로메로의 사이로 떨어져 내렸다. [김현주운!!!!!!] 그리고 이어지는 낮은 슈팅은 로메로의 겨드랑이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며 그대로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갈랐다. ============================ 작품 후기 ============================ 에테리얼 리메이크는 아마 신혼여행을 갔다오고 나서 될 듯 싶네요. 이번 달말이 되겠네요. 금방 할 줄 알았는데 설정을 고치고 내용 전개고 고치려다보니 아예 새로운 글이 되어버리고 있네요; 리그너스 대륙전기는 악마의 계약이 완결이 되고 난 이후에나 천천히 연재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쿠폰주신분은 감사합니다. 사실 쿠폰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어요ㅋ. 지금 알았는데 작가 후원해주신분은 댓글에 보이는 게 다르더군요. 아이디하고 댓글이 짙은 음영으로 나오네요. 왜 이 분만 댓글이 특별히 짙은색으로 보이나했더니 그것 때문이었다는. 꾸준히 댓글써주시는 분에게는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기억나는 분이 깜장이아찌님하고 Qu. 님이네요. 특히 깜장이아찌님 댓글은 한 3년전부터 본 듯.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460 머지사이드 더비 =========================================================================                            [들어갔습니다아!!! 골!!! 김현준!!!] 목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게 올라갔다. 하지만 방금 전 김현준의 플레이를 봤다면 조민호 캐스터의 심정이 이해가 될 것이다. 도저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환상적인 플레이였다. 다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었다. 혼자서 아르헨티나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골까지 터뜨렸다.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진짜...진짜 이 선수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골을 터뜨릴 수가 있는 겁니까?!]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말까지 더듬었다.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둘은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미사여구들이 떠올랐지만, 방금 전 김현준의 환상적인 모습을 설명할 만한 말이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제까지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 리그등을 비롯해 김현준의 경기 대다수를 중계해왔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외국의 명문클럽에 속해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한국으로 중계하는 중계진이 그들이었다. 축구를 보는 눈이 남들과는 훨씬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현준은 그들의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와아아아아!!! "씨발!!! 김현준!" "저 새끼 미쳤어! 듣보잡 나라도 아니고 아르헨티나야! 아르헨티나라고!" "거봐! 김현준이라면 상대가 아르헨티나라고 해도 골은 넣어준다니까!" 그리고 이런 열광적인 반응은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월드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이라도 터뜨린 것처럼 전국이 함성을 내질렀다. 아르헨티나가 공격진의 무게감에 비해 수비진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소속된 에제키엘 가라이, 우고 캄파나로, 파블로 사발레타, 마르틴 데미첼리스, 마르코스 로호, 페데리코 페르난데스, 호세 마리아 비산타등과 같이 아르헨티나의 수비수들은 전부 벤피카, 인터 밀란,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해외 축구 팬이라면 누구다 다 알고 있는 명문 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또한 유럽과 함께 축구 강국들만 모였다고 평가되는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남아메리카 지역 예선에서 16전 9승 5무 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팀이 아르헨티나다. 그런 팀을 상대로 김현준은 환상적인 개인기를 보여주며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골을 터뜨렸다. 오늘 경기를 지켜본 축구 팬들에게는 몇 년간 회자될 정도의 명장면이었다. 준!! 준!!! 준!!! [자! 이제부터 경기는 1 - 1. 원점입니다. 우리나라 해낼 수 있습니다! 평가전이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 충분히 잡을 수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경기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뒤바꾸는 환상적인 골을 터뜨립니다. 이제 아르헨티나도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나오기엔 부담스러워요!] [물론입니다. 아르헨티나도 김현준의 선수의 발끝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골로 깨달았거든요?! 한, 두 명의 수비수로는 김현준 선수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요!!!] 1 - 1. 김현준의 골 이후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선제골을 어이없게 내주면서 아르헨티나의 압박감에 밀려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쳐 보이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라는 게 한국 축구팬들의 생각이었다. 김현준에게 제대로 된 일격을 맞은 아르헨티나도 이제부터는 계속해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위기는 반전되었고, 환상적인 플레이로 흐름 또한 한국 팀에게로 넘어갔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이제부터 바뀔 한국팀의 경기력을 기대하며 계속해서 Tv에서 방송되는 경기에 집중했다. 최종스코어 4 - 2. 결과를 설명하자면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패배했다. 김현준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반전시켰지만, 안타깝게도 좋은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득점 뒤에는 꼭 위기가 온다고 했던가? 아르헨티나는 3 분 뒤 또 리오넬 메시가 골을 터뜨리며 다시 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되돌려 버린 것이다. "빌어먹을! 맨날 힘들게 골 넣으면 존나 쉽게 먹히는 거지?" "진짜 김현준 없었으면 남아공 월드컵 재탕이네." 물 흐르듯 절묘한 아르헨티나의 패싱 플레이에 한국 수비진은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거기에 골문을 지켜야 하는 정성룡은 있으나마나한 존재였다. 전반 37 분 다시금 현준이 손흥민이 얻어낸 프리킥을 그대로 골로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특히 후반 마지막 20 분가량은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아르헨티나의 맹공을 막아내며 공격 작업까지 펼쳐야 하던 기성용이 결국 체력적인 약점을 보이기 시작하자, 아르헨티나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한국 수비수들은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아아! 이게 뭔가요! 곤살로 이과인 너무나도 쉽게 골을 터뜨립니다.] [멍청한 행동이었습니다! 심판의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는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건데 이게 무슨 실책입니까?! 자신들 맘대로 오프사이드라고 판단해서는 안되죠!] 심지어 심판의 휘슬이 불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끼리 오프 사이드라고 판단. 손을 들고는 멈춰 섰다가 곤살로 이과인에게 골을 허용하기까지 했다. 이런 실책은 물론 자잘한 수비 실수까지 겹치면서 수비수들은 자동문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계속해서 공간을 내줬고,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은 자유롭게 슈팅을 날렸다. 만약 골대의 행운이 아니었다면 4 실점은커녕 더 많은 실점이 허용되었을 지도 몰랐다. 계속된 실수에 선발로 출전시킨 수비수들의 몸이 굳어 버리자 하인케스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여러 지시를 내렸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전술적인 차이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실력과 자신감 문제였다. 그것은 필드 위에 있지 않는 감독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주장인 현준은 최선은 다했다. 홀로 2골이나 터뜨리며 분위기를 계속해서 되돌렸다. 손흥민, 기성용도 마지막까지 투지를 불태우며 뛰어다녔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체력적인 한계가 있었다. 상황이 그렇게 치닫자 현준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현준에게 두 골이나 얻어맞은 아르헨티나는 더 이상 방심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현준에게 향하는 공을 집요하리만치 차단하며 기어코 현준이 추가 골을 터뜨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현준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공이 없는 이상 골을 터뜨린 재간은 없었다. 시작은 좋았으나 끝은 너무나도 허무했다. 유기적인 아르헨티나 선수들과는 달리 한국 팀은 너무나도 따로 놀았다. "칫...!"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너무나도 허무한 패배에 현준은 그라운드에 침을 뱉고는 허공을 바라봤다. 서로 얼싸안고 평가전의 승리를 기뻐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하고는 달리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들은 다들 땅에 고개를 박은 채 얼굴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멀리 손흥민이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분하겠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현준도 그랬으니 말이다. 90 분 동안 신나게 뛰었지만, 결국은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그렇다고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경기 내내 순수한 마기를 사용했다. 오늘 경기 현준이 제대로 공을 받은 횟수는 4 번. 그리고 3 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고, 2 번을 골로 연결시켰다. "헤이. 준." "아..." 멍하니 서 있는 현준에게 리오넬 메시가 다가와 유니폼을 벗었다. 경기는 자신들이 이겼지만, 90 분 내내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안겨준 선수에게 대한 존경이었다. 그런 리오넬 메시의 뒤로 페데리코와 이과인 또한 자신들의 유니폼을 내밀고 있었다. 그들 또한 현준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어 했다. 오늘 자신들을 애먹인 공격수 현준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물끄러미 있던 현준도 천천히 자신의 유니폼을 벗었다. "좋은 시합이었다." 말과 함께 메시에게 유니폼을 건네주며 그의 등을 두드려 준 현준은 자신들의 라커룸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칫..." 발걸음을 옮기면서 현준은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만약 오늘 경기가 리버풀하고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였다면 이렇게 분한 패배감이 들지는 않았을 지도 몰랐다. 공만 더 많이 잡았다면? 더 좋은 패스가 자신에게 연결되었다면? 언제든지 상대팀의 골문을 찢을 듯이 갈라버릴 수 있었다. "김현준 선수. 기자회견이 남아있는데..." 라커룸에 도착한 현준에게 국가대표팀 관계자가 다가와 말했다. 하지만 현준은 도저히 기자회견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감독님하고 얘기 좀 하겠습니다." 당장이라도 리버풀로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하인케스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현준은 자신을 붙잡는 관계자들의 요청을 무시한 채 곧바로 경기장을 나서 리버풀로 향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경기 내, 외적으로 패배하다. [조○일보 - 김호명 기자] 2월 2일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LA 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이 열렸다. 이번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알레한드로 사벨라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에게 4 - 2 로 완패했다. 세계적인 명장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국민들의 기대를 받으며 피파랭킹 4 위에 올라와 있는 아르헨티나를 상대했지만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기대를 실망으로 만들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며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다. 리오넬 메시, 곤살로 이과인등이 버티고 있는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다웠다. 한국도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을 필두로 역습찬스에서 연거푸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수비가 약점이었다. 기성용이 분주히 움직였지만, 아르헨티나 전에서 한국 대표팀 수비라인의 핵심으로 나섰던 김기희와 정인환은 계속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공격에 공간을 내주었고,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전부터 축구 전문가들은 늘상 한국 대표팀의 수비문제를 지적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조광래 전 감독 역시 빠져 들어가는 공격수를 놓치거나, 실점 장면에서도 70% 이상이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월드컵 전까지는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문제는 경기가 끝난 직후에 일어났다. 패배의 영향 때문인지 믹스트 존을 지나가는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취재에도 응하지 않는 선수들도 더러 있었다. 물론 믹스트 존 인터뷰는 선수들의 의무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 유프 하인케스 감독과 주장 김현준이 나서기로 했던 발표가 바뀌며 혼란을 주었다. 기자회견장에 나선 선수는 김현준이 아닌 기성용이었다. 김현준 선수가 이미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는 이야기였다. 왜 김현준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관계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김현준 선수가 오늘 경기 자신의 플레이에 실망해 기자회견을 할 만한 상태가 아니고, 또한 3 일 뒤 리버풀의 경기가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반해 아르헨티나의 공격수인 리오넬 메시는 성실히 자신들의 국가에서 나온 취재진의 기자회견에 응했다. 물론 오늘 김현준은 패배했지만 만점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라운드의 실력만큼이나 경기 외적으로도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스타의 자세가 아닐까. "이런 미친 새끼." "기자 누구냐? 이러니까 기레기 소리를 듣지. 어제 경기에서 김현준이 인터뷰할 마음이 나겠냐? 11명이 하는 축구를 3 명이서 했는데?!" "기성용이 대신 나왔잖아? 물론 김현준이 잘한 것은 아닌데, 기사로 지적할 정도로 잘못되었냐? 내가 알기로 기자회견도 믹스트 존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의무가 아닌데?!" 4 - 2 로 패배한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은 축구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 경기였다. 솔직히 말해서 경기력만 따진다면 4 - 1 로 대패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보다 안 좋았다. 세계적인 명장 유프 하인케스도 고질적인 수비문제는 해결 할 수 없었던 것일까? 어제 경기를 본 축구 팬들은 다들 대표팀 선수들의 맥알이 없는 경기력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나마 월드컵까지 6 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은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그래도 팬들을 기쁘게 만든 것도 있었다. 김현준이라는 전설적인 공격수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무기력한 대표팀의 경기력이 논란에 있었지만, 김현준 만큼은 예외였다.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김현준은 홀로 2 골을 만들어내며 자신이 어째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와 동급의 선수로 추앙받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오죽하면 한국 축구팬들이 어제 경기의 유일한 낙은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김현준의 플레이를 본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어쨌든 이런 와중에 나온 조○일보의 기사는 축구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기에 충분했다. 김현준이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어제 경기에서 유일하게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그였다. 감정이 격해진 수많은 축구 팬들이 조○일보 홈페이지에 접속해 글을 쓴 기자에게 비난의 댓글을 계속해서 달았다. 축구 광팬인 모 기업 오너가 기사를 보고 격하게 화를 냈다는 내용이 인터넷에 퍼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탓에 조○일보에 광고를 하던 모 기업이 광고를 취소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렸다.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어쨌든 이런 기사에 팬들이 불같이 반응했지만 H&G 에이전시는 아무런 성명도 내지 않았다. 딱히 신경 쓸 필요도 그리고 신경 쓸 이유도 없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다들 성실연재를 칭찬해 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쿠폰도 많이 주셨네요; 하하하. 그러면 즐감하세요. 유부남이 되기까지 이제 6일 남았군요. 그런데 진짜 아무 실감도 안나네요. 결혼하신 분들 다들 이러셨나요? 00461 머지사이드 더비 =========================================================================                            "여전히 찌질하게 행동하네." H&G 에이전시의 에이전트인 선미는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을 보고는 코웃음을 쳤다. 오랜만에 이름을 보는 녀석이었다. 한 때는 후배였고, 같은 동료 기자였지만 선미의 그의 이름을 입에 꺼내는 것조차 싫었다. 이런 찌라시에 가까운 기사에 굳이 H&G 가 해명에 용을 쓸 필요는 없었다. 기사의 주인공인 현준은 한국에 이런 기사가 나왔다는 것도 모를 것 같았다. '언제부터 조○일보가 이런 기사까지 내보내게 되었는지...'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굳이 이런 기사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는 없었다.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H&G 는 가뜩이나 할 일이 많았다. H&G 에이전시는 영국에 적을 둔 기업이다. 비록 김현준과 스티븐 제라드가 공동대표로 있는 회사지만, H&G 에이전시는 한국 혹은 영국의 선수들만을 상대하지는 않았다.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제라드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공격수 김현준의 존재로 인해 덩달아 H&G 에이전시의 이름도 올라간 상황. 지금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여러 유명한 선수들이 H&G 에이전시의 문을 노크하기도 했다. "한국의 반응은 어때요?" "다들 기사를 쓴 기자를 성토하는 분위기입니다." 선미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경기 현준만이 유일하게 한국팀에서 눈에 띌 만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현준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수식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어제 경기를 봤던 달글리쉬 또한 현준의 이런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단지 그런 현준을 뒷받침해주는 한국팀의 실력이 아쉬웠다는 멘트를 붙이는 바람에 한국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지만. "김현준씨는요? 오늘 쉬겠다고 연락이 왔나요? 어제 경기도 있던 만큼 리버풀 구단에서는 휴식을 권장했다고 하던데." 선미는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말했다. 영국의 2 월은 한국보다 추웠다. 따뜻한 커피는 필수품에 가까웠다. "차"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영국은 홍차로 유명한 나라지만, 과거 유럽에서 커피문화가 가장 발전했던 나라답게 영국의 커피 맛은 한국과는 남달랐다. "아침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훈련을 하러 가셨습니다." "하...? 왜 나한테는 연락도 없었지?" 미국 LA에서 아르헨티나 전을 마치고 온 게 바로 어제다. 거기에 영국 리버풀에는 오늘 새벽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아침에 벌써 훈련장으로 향하다니? 정말 괴물 같은 체력이었다. 진짜로 축구에 미쳤거나 말이다. 왜 괜히 그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만큼 훈련에 매진을 하니 실력이 안 늘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보고를 받은 선미의 표정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건강은 곧 선수의 생명이었다. 아무리 체력이 좋다 하더라도 이런 강행군은 언젠가 선수에게 독으로 돌아올 게 분명했다. 리버풀 구단도 현준의 이런 행동을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연락이라도 해주지...' 게다가 매니저인 자신에게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물론 현준과 자신과의 관계는 선수와 매니저 및 에이전트의 관계다. 하지만 선미는 현준의 행동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한국영 선수도 아침 일찍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향한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통역의 말에 따르면 김현준 선수가 직접 연락을 한 모양입니다." "어제 있었던 경기의 영향이 꽤 크네요." 선미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어제 경기에서 느꼈던 패배의 충격이 꽤나 큰 모양인 것 같았다. 현준이 한국영을 성장시켜주는 것은 선미가 바라는 일이기도 했다. 이유야 간단했다. 현준이 월드컵 우승을 원했고,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실력 있는 선수들이 필요했다. 아무리 현준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칭송 받아도 현준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다는 것은 어제 증명이 되었다. 적어도 현준을 뒷받침해줄 만한 월드 클래스급 아니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경쟁력이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한국영 선수는 진짜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지도 모르겠네." 그리고 현준은 자신을 뒷받침 해 줄 선수중 하나로 한국영을 선택했다. 물론 한국영의 실력이 뛰어나거나 현준과 특별히 친하다는 것 때문은 아니었다. 한국영은 단지 운 좋게 현준의 필요에 의해 얻어 걸린 것에 불과했다. 한국 국적을 가진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했던 리버풀 스카우터의 눈에 들어온 것도 한국영의 입장에는 큰 행운이었다. '한국영 선수의 포텐이 빨리 터졌으면 좋겠네.' 현준이 아무리 한국영과 같이 훈련을 하고 그의 실력을 상승시켜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한국영이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면 말짱 꽝이었다. 특히 현재 한국 대표팀 감독인 유프 하인케스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으로 선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한국영의 실력이 눈에 띄게 상승한다 하더라도 깐깐함으로 유명한 독일인인 유프 하인케스가 자신의 말을 바꿔서까지 한국영을 대표팀으로 뽑지는 않을 것 같았다. 결국 그가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는 리버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하아..." 현재 한국영의 실력으로는 리버풀의 1 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경기에 나서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게다가 곧 있으면 스티븐 제라드가 1군 스쿼드에 합류하게 된다. 한국영과 포지션이 직접적으로 겹치지는 않지만 스티븐 제라드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의 부주장인 만큼 제라드의 팀 내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경기라도 널널하게 예정되어 있으면 좋으련만." 더군다나 리버풀은 6일 머지사이드 더비를 시작으로 11 일에는 아스날전, 22 일에는 맨체스터 시티전이 예정되어 있었다. 연달아 우승경쟁을 펼치는 강팀을 만나는 것이다. 게다가 17 일에 시작되는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에는 갈라타라사이를 상대로 터키 원정을 떠나야 했다. 한국영에게 프리미어리그 혹은 유럽대항전의 경험을 얻게 해줄만한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선미의 걱정과는 달리 한국영의 데뷔는 굉장히 빨리 이뤄졌다.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치열하고 유명한 더비중 하나인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말이다. 같은 잉글랜드 머지사이드 주 리버풀을 연고지로 하는 프리미어리그 팀인 리버풀과 에버튼이 맞붙는 머지사이드 더비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다. 전통적으로 머지사이드 더비는 친선 더비(Friendly Derby)라고도 불리는데 리버풀과 에버튼을 모두 지지하는 잉글랜드 가족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섞여서 응원을 펼칠 정도로 머지사이드 더비는 팬들에게는 축제나 다름없는 경기지만, 선수들은 달랐다. 카드는 물론이고 부상도 속출할 정도로 격렬한 경기가 펼쳐졌던 게 머지사이드 더비다. 괜히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치열한 경기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게다가 현재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의 이적 이후 에버튼은 이웃 사촌인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연거푸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배만 아파해야 했다. 그나마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 - 0 승리를 거두며 이번 시즌에도 우승경쟁을 펼치는 리버풀의 발목을 붙잡으며 라이벌 팀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더군다나 이번 2013 - 14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 경기는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원정인 안 필드에서 승리를 거둔 만큼 에버튼 선수들은 오늘도 리버풀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여줄 생각이었다. 게다가 에버튼은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위해 4위 싸움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 상대가 누구든 승점 3 점을 획득해야만 했다. 하지만 김현준이 존재하는 리버풀과 그렇지 않은 리버풀은 전혀 다른 팀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경기력이 달랐다. 게다가 아르헨티나 전에서 마음의 상처 아닌 상처를 입은 현준은 맹수처럼 에버튼 선수들을 물어뜯으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현준!!! 치고 들어갑니다!!! 필 자기엘카!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어요!] [정말 빠릅니다! 정말 준이 공을 잡고 드리블 하고 있는 선수가 맞나요?!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아요!!!] 와아아아아!!!! 사방에서 함성이 쏟아져 내린다. 그라운드에서 빛을 발하는 천재. 김현준에게 향하는 찬사였다. 리버풀을 응원하는 콥들도 에버튼을 응원하는 에버토니아도 누구나 할 것 없이 소리를 내지르며 자신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현준에게 자신들의 감정을 표출했다. 홀로 시합을 바꿔버리는 천재적인 선수. 축구는 분명 팀플레이다. 하지만 비슷한 전력을 가진 팀끼리의 시합에 천재가 끼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그 하나가 축구를 원맨쇼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물론 현준은 천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인간이 아닌 마족. 고작 천재라는 인간의 잣대로는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 [들어갑니다!!! 골!! 김현준!!! 해트트릭!] [방금 전 플레이 시청자들은 다들 보셨습니까? 제가 이곳에서 중계를 하며 직접 경기를 관전하고 있지만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체 어떻게 준은 이런 플레이를 펼칠 수가 있나요!!! 정말 대단합니다! 준!] 전반 3 분 만에 샤키리의 코너킥을 그대로 몸을 날리는 다이빙 헤딩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더니, 전반 17 분에는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팀 하워드가 지키는 골문을 갈랐다. 그리고는 전반 44분, 수아레즈가 빈 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가며 수비의 시선이 수아레즈에게 쏠리자 날카롭게 마리오 괴체가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고, 그 공을 받아 그대로 에버튼의 진영을 홀로 돌파. 결국 팀 하워드의 몸을 날리는 수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에버튼의 골망에 공을 차 넣은 것이다. "휘유..." 해트트릭을 성공시키며 동료들과 얼싸안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달글리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말 캡틴 준은 대단하군요." "그러게.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는군. 누가 저 선수가 4 일전 미국까지 가서 경기를 뛰고 온 선수라고 생각하겠는가?" 달글리쉬 또한 리버풀에서 559 경기를 뛰며 230 골을 넣은 전설적인 공격수였지만, 방금 현준이 플레이를 따라하라고 하면 해낼 자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현준은 불과 4 일전 미국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격렬한 경기를 치르고 온 참이었다. 거기에 다음 날 바로 팀 훈련에 참가까지 하고 말이다. "준의 체력에는 문제가 없는 거지?" "피지컬 코치의 말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피지컬 코치의 눈에 틀릴 리 없었다. 리버풀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허술한 코치를 선임한 클럽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준의 행보는 너무나도 경이적이었다. 아무리 피지컬 코치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더라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동료들이 든든하니 준도 날아다니는군." 현준이 자신의 플레이로 팬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달글리쉬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현준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다. 그는 이미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 전을 보고 경기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4일 전 있었던 경기와는 달리 제대로 된 동료들이 뒷받침 해주는 현준의 플레이는 완벽함 그 자체였다.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평가전을 보며 리버풀의 감독인 달글리쉬가 느꼈던 생각은 안타까움이었다. 현준을 제대로 뒷받침 해줄만한 선수가 있다면 분명 경기에서 이긴 쪽은 아르헨티나가 아닌 한국이 되었을지도 몰랐다. "준이 삼사자 유니폼을 입었다면 좋았을 텐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삼사자 군단의 월드컵 우승도 꿈은 아니었다. 잉글랜드는 1966 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단 한 차례 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화려한 선수들의 이름값에 비해 국제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도 매한가지라는 게 달글리쉬의 생각이었다.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삼사자 군단에게 기대를 걸며 과거의 영광을 찾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번 경기는 잡은 셈이나 다름없군." 달글리쉬는 그렇게 장담했다. 물론 축구는 심판의 마지막 종료 휘슬이 끝날 때까지 모르는 경기다. 하지만 리버풀은 전반에만 벌써 3 골을 넣었다. 게다가 분위기는 물론 흐름과 주도권도 리버풀에게 있었다. 물론 에버튼을 이끄는 데이비드 모예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유명한 명장이다. 하지만 달글리쉬는 그가 이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카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리버풀의 주장 현준과 같은 존재가 에버튼에 있지 않은 이상은 말이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여 00462 머지사이드 더비 =========================================================================                            "후반전에는 선수 교체를 해도 괜찮겠는데요." "음." 대답을 하며 달글리쉬는 그라운드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뛰고 있는 선수들을 바라보았다. 리버풀의 선수들은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FA 컵에 클럽 월드컵까지 많은 대회에 참가해 상당히 많은 경기를 소화해 냈다. 게다가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있었기에 남은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받고 있다는 것 정도는 그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이제야 전반전이 끝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경기 때문에 이제까지 공격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마리오 괴체나 샤키리도 피로가 누적된 모습이었다. 미드필더진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분명 휴식이 필요했다. 거기에 오늘 경기를 마치면 5 일 뒤 리버풀은 런던으로 떠나야 했다. 이번 시즌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겨준 아스널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이번 시즌 아스널은 우승경쟁에서 한 발 밀려나 있었다. 상위권 팀이 계속해서 연패 혹은 무승부를 거두지 않는 이상 아스널이 우승할 확률은 희박했다. 하지만 이번시즌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인 4 위 싸움은 처절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아스널을 포함해 토트넘과 에버튼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첼시도 있었다. 첼시도 현재 3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4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차이가 고작 1 점 밖에 나지 않았다. "벵거가 쉽사리 경기를 내주지는 않겠지. 더군다나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 우리를 꺾은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겠죠." 전반전이 2, 3 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일까? 경기는 소강상태로 접어든 모습이었다. 에버튼의 선수들도 45분의 치열했던 경기가 힘들었는지 다들 기진맥진한 모습이었다. 유일하게 쌩쌩한 선수도 있었다. 당연히 현준이었다. "준의 체력은 정말 불가사의하게 느껴질 정도군. 내가 이제까지 봤던 선수들 중에서 준과 같은 선수는 없었어." "하하. 솔직히 준은 제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선수입니다." "준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환할 수 있으니 그나마 스쿼드가 어떻게든 빡빡하게라도 돌아가니 다행이야. 게다가 알론소도 이렇게나 크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군." "네. 제라드의 빈 공간을 잘 메워주고 있습니다. 역시 베테랑은 다르군요. 그래도 나이 때문인지 체력적인 면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군요." "그렇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벤치에 있던 것도 아니고 그쪽에서도 나름 경기에 나섰으니까. 확실히 미드필더가 부족해." 이번 시즌 줄 부상을 당한 미드필더의 공백을 리버풀은 다시 안 필드로 돌아온 알론소와 함께 현준과 괴체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적당히 돌리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이번 1 월 달 리버풀이 연승을 거두고 있게 만들어 준 수훈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미봉책이 통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여전히 팀의 주요 선수인 제라드와 이슬라, 모드리치는 부상중이었고, 그들이 그라운드에 나서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핸더슨은 이적하지 않기를 바랐는데 말이지." "프런트에서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밀란에서도 꽤나 영입에 공을 들였으니까요." 거기에 루카스 레이바와 핸더슨이라는 미드필더 둘이 빠져나갔다. 레이나의 이적은 예상한 일이지만 핸더슨의 이적은 달글리쉬에게 조금 아쉬운 이적 건이었다. 비록 현재 스쿼드에 핸더슨의 빈자리가 없기도 했다만 제라드의 후계자로 키울 생각으로 경험이나 쌓으라고 할 겸 임대를 보냈는데, 세리에 A 의 AC 밀란이 어느새 핸더슨에게 어마어마한 대가를 안겨주며 채간 것이다. 결국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에서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는 미드필더는 알론소와 함식, 수소와 한국영뿐 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은퇴는 고향팀에서 하고 싶다는 이유로 뉴웰스 올드 보이스로 이적한 막시 로드리게스의 빈자리조차 아쉽게 느껴졌다. 고작 4 명의 미드필더는 리버풀이 여러 대회를 치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붕괴라도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턱 없이 부족한 숫자였다. "한은 어떻지?" "최근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고 있고, 매일 준과 특별 훈련도 소화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코치는 고개를 한번 저었다. 신입답게 열심히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아직 프리미어리그에 내보낼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게 코치진의 평가였다. 어차피 이제 이적한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을 뿐이고, 즉시 전력으로 사용하기 위해 영입한 선수도 아니었다. 그래도 점점 프리미어리그의 스피드에 적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다. "음." 코치의 말을 생각하며 달글리쉬는 자리에 앉았다. 그의 눈에 알론소의 모습이 잡혔다. 오늘 경기 선발로 나선 알론소는 전반전동안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며 에버튼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알론소는 나이가 많았고, 최근 여러 경기를 소화해 냈다. 감독 입장에서 앞으로 있을 아스날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를 대비해 알론소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 알론소 뿐만이 아니라 달글리쉬는 괴체에게도 휴식을 주고 싶었다. 그 또한 시즌이 중반이 넘어가자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고 있었다. "3 점이라..." 축구는 한 골로도 승부가 갈리는 경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3 점이나 리드하고 있는 경기였다. 달글리쉬는 자신이 감독이 된 이후 리버풀이 3 점의 리드를 가지고도 경기에서 무승부를 허용하거나 역전패를 허용당한 적이 있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없군." 곰곰이 생각해도 그런 기억은 없는 것 같았다. 충분히 승리와 함께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하프타임 동안 달글리쉬는 세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괴체와 알론소에게 휴식을 주고 스털링과 수소를 투입시켰다. 이런 달글리쉬의 결정은 단순히 주전 선수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그는 냉정하게 현재 에버튼의 상황도 염두해 두고 있었다. 이번 프리미어리그 2013 - 14 시즌은 25 라운드까지 진행됐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노리는 에버튼은 현재 7 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4 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와의 승점 차는 5 점에 불과했다. 5 위인 아스널과는 4 점. 그리고 토트넘과는 1 점차였다. 게다가 멀리 보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첼시하고도 승점차이는 고작 6 점이었다. 아직 남은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13 경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에버튼도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노릴 수 있었다. 더군다나 에버튼은 프리미어 리그를 제외하면 더 이상 나가는 대회도 없었다. '다음 경기를 위해서라면 주전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겠지. 특히나 스쿼드가 빈약한 에버튼이라면 말이야.' 달글리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생각은 딱 맞아 떨어졌다. 루카쿠와 디스탱 그리고 로스 바클리가 교체되어 나간 것이다. 이미 3 - 0 으로 지고 있는 경기다. 게다가 상대는 리버풀. 역전의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만큼 차라리 4위 경쟁을 위해 주전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게 좋을 거라는 게 모예스 감독의 결정이었다. [에버튼과 리버풀 전반전과는 달리 여러 선수들이 바뀌었는데요.] [네, 리버풀은 스털링과 수소가 투입되었고, 에버튼은 루카루 선수와 디스탱 그리고 로스 바클리 선수가 교체되었군요. 아마 양 팀의 감독들이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쓰는 모양입니다.] [그렇군요. 전반전에만 김현준 선수가 이번 시즌의 3 번째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리버풀이 3 - 0 으로 앞서고 있으니, 모예스 감독의 입장으로서는 경기를 따라가기 보다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군요.] 경기를 중계하는 신연호 해설위원과 조민호 캐스터는 물론 구디슨 파크를 가득 메운 콥과 에버토니아도 그렇게 생각했다. 뭐, 콥이나 에버토니아는 주전 선수들이 교체되어 나갔다는 것에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팬들에게는 축제였다. 단지, 선수들만 경기장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일 뿐이었다. [스티븐 피에나르 치고 들어갑니다! 마마두 사코! 태클!!!] [피에나르! 그대로 넘어집니다! 사코 선수의 태클 상당히 깊었는데요?!] 주력 선수들은 교체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머지사이드 더비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쉽게 끝날 만한 경기는 아니었다. 기존에 있는 선수는 물론이고, 새로 교체 들어간 선수들 또한 자신들의 감독에게 도장을 찍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큿...!"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선수 중에는 수소도 있었다. 사실 스티븐 제라드와 모드리치의 부상에 수소는 그제서야 자신에게 경기에 나설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버풀은 알론소를 영입했고, 결국 수소는 계속해서 벤치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소는 포기하지 않았다. 현재 리버풀의 미드필더 스쿼드가 좋지 않다는 것 정도는 그도 알고 있었다. 분명 달글리쉬 감독은 자신을 쓸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이 경기에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게다가 최근 경기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만회해야만 했다. "좋아. 죽어보는 거야."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과는 1 년이 넘게 호흡을 맞췄다. 이미 3 - 0 으로 앞서고 있는 경기지만, 수소는 뛰고 또 뛰었다. 그라운드에서 그의 임무는 알론소의 역할의 대체였다. 에버튼의 공격을 1 선에서 가장 먼저 막아내며 공격의 시발점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었다. [수소 선수 오늘 굉장히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역시 머지사이드 더비입니다. 팬들에겐 축제지만 선수들에겐 정말 전쟁이로군요.] 수소의 태클에 에버튼 선수가 넘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몸싸움에 양 팀의 선수들이 달려들었고, 그 모습을 보며 팬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결국 수소를 포함해 3 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오늘 경기 레드카드는 나오지 않았지만, 옐로카드는 무려 7 명이나 받았다. 괜히 머지사이드 더비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격렬한 더비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카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양 팀은 퇴장 따위는 두렵지 않다는 듯 계속해서 거칠게 부딪쳤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이 흥분하기 시작하자 바빠진 것은 감독들이었다. 달글리쉬와 모예스는 연신 터치라인 근처까지 다가가 선수들에게 진정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이미 타오른 선수들의 투쟁심을 억누르기엔 무리였다. 샤키리의 크로스에 현준과 자키엘카가 헤딩으로 경합하다가 자키엘카가 튕겨져 나가며 나동그라지기도 했고, 현준 또한 토니 히비트의 헤딩에 얼굴을 맞고 쓰러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유일하게 즐겁게 경기를 지켜보던 콥들이 화를 내던 장면이었다. 용호상박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경기가 있다면 바로 오늘의 경기를 말하는 것 같았다. 아직 경기가 끝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계속된 충돌로 인해 흥분한 선수들끼리의 맞대결은 결국 부상을 만들고야 말았다. 양 팀의 감독이 제일 우려하던 것이 터져버린 것이다. "수소!" 측면에서 공을 빼낸 카일 워커가 수소를 향해 공을 짧게 밀었고, 수소는 자신들의 진영에서 안전하게 공을 받기 위해 살짝 뒤로 돌았다. 그런 수소의 행동은 당연한 플레이였다. 하지만 그런 행동 때문에 수소는 자신에게 태클을 하는 맥카시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크아아악!!!" 다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통증과 함께 수소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눈물이 흘러나올 정도의 고통이었다. "뭐야?! 괘...괜찮아?!" 너무나 큰 비명소리에 심지어 태클을 한 맥카시가 놀라 벌떡 일어나 수소를 살펴봤다. 그리고 그런 그의 표정에 새하얗게 질렸다. 제대로 스터드에 찍힌 자국과 함께 정강이 쪽 부근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핏 봐도 심상치 않은 부상이었다. ============================ 작품 후기 ============================ 조아라 글 수정하고 올리는 게 안되네요? 왜 이러지? 00463 머지사이드 더비 =========================================================================                            [수소 선수. 부상이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데요?] [아아! 리버풀! 진짜 이번 시즌 마가 낀 것일까요? 수소 선수마저 부상을 당하면 큰일이지 않습니까?! 가뜩이나 주전 미드필더들이 연이어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수소 선수가 공미와 수미를 번갈아 맡아주면서 공백을 어떻게든 최소화 시켜주고 있었는데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미 알론소 선수는 교체가 되었거든요! 벤치에는...] 멘트를 이어나가려던 조민호가 입을 닫았다. 리버풀의 벤치에는 함식과 한국영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함식은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컨디션이 들쭉날쭉한 상황이었다. 또한 저번 경기 선발로 나섰을 때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잘하면...' 조민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 머지사이드 더비가 한국영의 데뷔전이 될 지도 몰랐다. 만약 달글리쉬가 포메이션 변경을 통해 다른 선수를 투입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어찌되었든 그라운드 위에서는 맥카시의 태클에 수소가 쓰러지자 리버풀이 선수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이 자식이!!!" 가뜩이나 격렬한 분위기에서 이런 부상까지 나오자 도저히 참지 못한 아게르가 맥카시를 밀었다. 평소라면 이런 불필요한 행동이 나올 리 없겠지만, 가뜩이나 흥분된 그라운드의 상황이 베테랑인 아게르를 이렇게 행동하게끔 만들었다. 그러자 에버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신들만 당할 수는 없다는 듯 자기엘카가 아게르를 어깨로 강하게 밀쳐버린 것이다. 삐익! 삐익!!! 선수들끼리의 몸싸움이 격렬해지자 바빠진 것은 주심이었다. 결국 맥카시는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하는 선수는 맥카시뿐만이 아니었다. 옐로카드가 하나 있었던 아게르도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고, 자기엘카도 아게르와 동일한 이유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순식간에 3 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한 것이다. 게다가 수소 또한 더 이상 경기를 계속할 상황이 아니었다. "젠장할!" 달글리쉬가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좋게 풀어나가고 있던 경기가 순식간에 왜 이 모양이 되었는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이번 퇴장조치로 인해 아게르는 다음 아스널 전에도 나설 수 없었다. 경기장에 들어선 의료진은 재빠르게 수소를 데리고 경기장 밖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무전기로 뭐라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니 가벼운 부상은 결코 아닌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고통스러워하는 수소의 표정도 그리고 태클을 당한 부위도 상당히 안 좋았다. 리버풀 코치진도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았다. 피지컬 코치 하나가 응급차로 향하는 의료진에 합류했다. 수소의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봐야 했다. 그리고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달글리쉬에게 부심이 다가왔다. "케니. 선수를 교체해야 합니다." "......" 부심의 말에 달글리쉬는 슬쩍 벤치를 바라봤다. 과연 이 상황에서 누구를 그라운드에 투입해야 할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원래대로라면 당연히 함식을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함식의 컨디션은 들쭉 날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함식은 볼튼 전에도 출전했다. 만약 수소의 부상이 큰일이라면 리버풀은 다음 아스날전에 알론소와 함식을 미드필더로 내보내야했다. 경기에 출전시킬 미드필더가 없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함식의 체력을 아껴둘 필요가 있었다. 아게르가 퇴장당했기에 수비수를 투입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크게 점수를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럴 때 로테이션 혹은 후보선수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쇼크로스와 마틴 켈리도 가벼운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빠진 상황. 만일을 대비해 수비수들의 체력도 보전해야 했다. "한을 준비시키도록." 결국 달글리쉬는 어쩔 수 없이 한국영을 투입 시키기로 결정을 내렸다. 걱정은 되지만, 그나마 전광판에 나와 있는 3 점이라는 점수가 달글리쉬의 마음을 조금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아! 결국 한국영 선수가 나옵니다!] [예상보다 상당히 빠른 데뷔전입니다! 케니 달글리쉬. 남은 한 장의 교체카드로 한국영을 투입합니다. 한국영 선수의 첫 프리미어 리그 데뷔전인데요. 이렇게 되면 프리미어리그 한 팀에 한국 선수가 동시에 출전을 하게 되는군요.] 한국영의 출전에 놀란 것은 한국의 중계진들이었다. 물론 리버풀이 3 - 0 으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내심 한국영의 출전을 기대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벤치에는 마렉 함식도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아. 대단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이후 한국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많아지기도 했고, 프리미어리거들 끼리의 맞대결도 성사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팀에 두 명의 한국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 저도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경기력에는 아직 의문부호가 많이 있기야 하지만, 어쨌든 중계진은 한국영이 출전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었다. 한국 선수 두 명이 동시에 프리미어리그 팀 그것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모습은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실제로도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리버풀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 그리고 중계진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한국영은 멍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귀가 터질 듯 콥들의 응원가가 들려왔다. 정신을 차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4 만 명 이상의 관중들이 구디슨 파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것도 열정으로는 두 번째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극성적인 팬인 콥들 그리고 에버토니아 앞에서 말이다. 사방에서 느껴지는 압박감과 거친 그라운드의 분위기가 한국영의 몸을 사방으로 짓누르고 있었다. 연습 경기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벤치에서 지켜보던 느낌하고도 너무나 달랐다. 언제 프리미어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은 했지만, 현재 한국영은 그 생각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이기까지 했다. "후우." 그리고 눈에 띄게 얼어붙은 한국영의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쫄지마. 어차피 다들 너한테 별 기대는 안 해. 골을 넣으라는 것도 아니고,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 달라는 것도 아니야. 그냥 묵묵히 니 역할에 맞는 플레이를 보여줘. 3 점이나 리드하고 있다고." 현준이 한국영을 향해 다가갔다. 아직 경기는 재개되지 않고 있었기에 조금의 여유 시간은 있었다. 한국영과 동갑인 리버풀의 흑형 마마두 사코도 한국영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이봐. 한. 정신 차리라고. 기대하던 프리미어리그 데뷔야.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지." "아아..." 현준과 사코의 행동에 그제야 한국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자신이 입고 있는 붉은색의 유니폼 특히 리버풀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전설의 새 인 라이어 버드 'Liver Bird'가 한국영의 시선에 들어왔다. '그래. 나도 리버풀 선수야.' 한국영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프리미어리그? 어차피 축구는 똑같다. 다른 것은 필요 없었다. 경기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경기는 3 - 0 으로 이기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조금은 솟아오른 기분이었다. 하지만 세상일은 대부분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피에나르 치고 들어갑니다!] 세 명의 선수가 퇴장 당했다. 그에 따라 달아오르던 선수들의 흥분도 조금 가라앉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일 뿐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선수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거칠게 서로를 몰아 붙였다. 그런 맹렬한 선수들의 공방전에 한국영은 정신이 없었다. 만약 오늘 경기가 리버풀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하위 팀과의 경기였다면 한국영도 빠르게 적응을 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나도 나빴다. 살기에 가까운 기세를 내뿜으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에버튼 선수들은 한국영에게 너무나 위협적이었다. "큿!" "좋아. 뉴비. 프리미어리그 온 걸 축하한다고!!!" 에버튼 선수들은 한국영이 경기의 분위기에 적응하며 텐션을 끌어올릴 시간을 결코 주지 않았다. [아! 한국영 뺏깁니다!] [한국영 선수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아까부터 경기에서 따로 놀고 있는 느낌이에요!] 오늘 경기 한국영이 맡은 역할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라인의 중심으로 상대팀의 쉐도우 스트라이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마크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그 뿐만 아니라 경기의 흐름 전체 및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패스를 주고받는 연결고리 역할도 해야만 했다. 수비능력은 물론이고 패싱력에 킥력 그리고 몸싸움능력까지 전부 필요한 아주 중요한 포지션이었다. 특히나 리버풀은 4 - 1 - 3 - 2 혹은 4 - 2 - 3 - 1 전술을 주로 사용했다. 이런 포메이션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얼마만큼의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미드필더진의 장악 여부가 가려졌다. "뉴비를 공략해!" 에버튼의 공격을 주도하는 미드필더는 로스 바클리와 교체되어 들어온 레온 오스만이었다. 2000 년 에버튼으로 이적한 이후 칼라일 유나이티드와 더비 카운티에 임대되기는 했지만 무려 14 년 동안 에버튼에서만 뛰며 300 경기 가까이를 소화한 베테랑이었다. 그리고 베테랑답게 오스만은 현재 한국영이 경기의 흐름과 리버풀의 팀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상대 팀에 구멍이 있다면 그 구멍을 맹렬히 파줘야 하는 법이었다. '홈에서 영패를 당하고 싶지는 않다고!' 비록 2 명의 선수나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려 있지만, 에버튼은 아랑곳하지 않고 리버풀을 몰아붙였다. 리버풀의 역습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미 세 점을 리드 당하고 있었다. 여기서 몇 골을 더 먹혀도 패배는 패배였다. 어차피 승점을 획득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었다. 그것보다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홈에서 패배를 당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에버튼 선수들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큿!!!" 자신 쪽으로 에버튼의 공격이 집중되자 한국영도 바쁘게 움직였다. 하지만 동료 수비수들과 연계되지 않는 수비는 에버튼 선수들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 "측면으로 치고 들어온다! 워커!!!" "에토가 빠져 들어간다! 선수 붙잡아!" 그리고 한국영이 흔들리자 전반전 동안 견고했던 리버풀의 수비진 또한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비라인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인 아게르가 퇴장을 당한 게 치명적이었다. 카일 워커도 마마두 사코도 그리고 잭 로빈슨도 다들 어린 선수였다. [미랄라스 그대로 올립니다!] 뻐엉!!! 카일 워커의 수비를 피해 미랄라스가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사무엘 에토를 향한 크로스였다. 마마두 사코의 머리를 피해 떨어져 내린 공을 그대로 사무엘 에토가 멋진 발리슛으로 연결시켰다. "어?!" 레이나가 에토의 슈팅으로 보고 몸을 날렸다. 잭 로빈슨이 조금이나마 각도를 줄여준 탓에 충분히 어떻게든 쳐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에토의 강력한 슈팅은 수비를 하기 위해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와 있던 한국영의 허벅지를 맞고는 방향이 틀어진 채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가고 있었다. '이런 개 같은!' 그라운드 위로 아무런 소득이 없이 몸을 날렸던 레이나가 재빠르게 일어섰다. 하지만 이미 공은 골라인을 넘은 후였다. ============================ 작품 후기 ============================ 미안하다 리버풀 00464 머지사이드 더비 =========================================================================                            와아아아아!!! 골이 들어가는 순간 구디슨 파크가 떠나갈 듯 사방에서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웃기게도 만세를 부르는 에버튼의 팬들 사이에는 리버풀 팬들도 여럿 끼어 있었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팬들에게는 축제나 다름없는 경기다. 그런 만큼 어느 쪽이 골이 들어가도 상관없이 그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젠장!" "이...이런...!" 하지만 선수들은 달랐다. 특히 서로를 끌어안고 환호하는 에버튼 선수들을 보는 한국영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최악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데뷔전은 이런 게 아니었다. 그라운드에서 나선지 이제 10 분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눈에 크게 띄지는 않아도 실수를 반복하며 에버튼에게 계속해서 위협적인 공격 상황을 만들어 줬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분발해서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자책골이라니.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비...빌어먹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뽑혀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했던 자신의 축구 실력이 이것밖에 되지 않았던가?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고, 분했다. "헤이! 한. 괜찮아?!" 카일 워커가 한국영에게 다가왔다.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자책골의 충격이 꽤나 큰 모양이었다. 워커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않는 한국영의 머리를 두꺼운 장갑이 턱 내리눌렀다. 리버풀의 주전 골키퍼 레이나의 손이었다. "데뷔전 하나 멋지게 하는데?!" "큭...!" 자신의 머리를 꽈악 누르는 레이나의 행동에 한국영이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힘이 장사라도 되는지 한국영은 도저히 레이나의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러게 한참동안 한국영의 머리를 주무른 레이나의 한국영의 등을 강하게 팡 치고는 말했다. "내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면서 데뷔전에 자책골을 넣은 선수는 처음 봤다. 팬들에게 네 녀석의 이름은 충분히 각인시켜줬다고. 어쨌든 이제 긴장은 풀렸을 테니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 봐." "......" "이제 1 골 먹힌 거에 불과하다고. 기운 내라고. 뉴비. 아무도 너에게 준과 같은 데뷔전을 치르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저 녀석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프리킥으로 골을 박아 넣은 놈이라고." 레이나가 뭐라고 말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한국영은 그가 자신에게 힘내라고 말한다는 것 정도는 눈치로 알 수 있었다. 멀리서 현준이 킥 오프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몸이 얼어붙은 한국영은 결국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김현준 시즌 3 호 해트트릭! 프리미어리그 30, 31, 32 호골을 쏘아 올리다. 하지만 팀은 에버튼과 3 - 3 무승부.] [두 명이 퇴장당한 에버튼. 극적으로 리버풀을 상대로 3 - 3 무승부를 거두다.] 팀의 무승부로 인해 빛바랜 김현준의 해트트릭 [EPNM = 김민철 기자] 김현준의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6일(현지시간) 펼쳐진 2013 - 14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 경기에서 에버튼과 3 - 3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리버풀은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이어오던 리그 연승행진이 8 경기로 마감되었다. 또한 맨체스터 시티가 헐 시티를 상대로 2 - 1 승리를 거두면서 승점 차이가 3 점으로 줄어들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전인 머지사이드 더비답게 전반부터 양 팀은 굉장히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더비전인데다가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노리는 양 팀의 맞대결인 만큼 선발 명단은 대부분 주전 선수로 꾸려졌다. 리버풀에서는 김현준을 비롯해 수아레즈, 마리오 괴체, 샤키리, 알론소등이 나섰고, 에버튼도 루카쿠, 로스 바클리등으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있었던 평가전에서의 패배에 약이 오른 것일까?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답게 김현준은 자신에게 향한 첫 번째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포효를 터뜨렸다. 원샷 원킬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골이었다. 그러나 김현준의 쇼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곧 전반 26분, 44 분에 연이어 골을 터뜨리며 이번 시즌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3 번째 해트트릭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먼저 30 골 고지를 넘어섰다.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는 4 골 차이다.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에버튼은 후반이 시작하자마자 후보 선수들을 투입하며 주전 선수들의 체력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리버풀도 마찬가지로 마리오 괴체와 사비 알론소를 교체시켰다. 하지만 주전과 후보의 차이는 필요 없을 정도로 머지사이드 더비는 험악했다. 후반 8분 알론소와 교체되어 그라운드에서 나섰던 수소가 맥카시의 태클에 의해 큰 부상을 입었고, 곧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충돌했다. 이로 인해 리버풀에서는 다니엘 아게르가 그리고 에버튼에서도 맥카시와 자기엘카까지 무려 3 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결국 수소 선수의 교체로 한국영 선수가 나서며 프리미어리그 첫 데뷔전을 치르게 되었다. 맥카시의 태클로 인해 2명이나 퇴장 당했지만 에버튼은 더비전에서 그냥 물러설 팀이 아니었다. 후반 16분 사무엘 에토의 슈팅이 한국영의 허벅지에 맞고 들어가며 행운의 골을 얻은 에버튼은, 후반 25분 마마두 사코와 한국영이 미드필더 진영에서 패스를 돌리는 것을 가로챈 피에나르가 다시 한 번 골을 터뜨리며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경기가 이상하게 흐르자 달글리쉬는 현준을 미드필더로 내리는 강수를 보이며 경기의 흐름을 되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흐름을 탄 에버튼은 무서웠다. 후반 46분 결국 레온 오스만의 빨랫줄 같은 중거리 슛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되며 에버튼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 점을 획득했다. 한편, 이 날 경기 무승부를 거둔 리버풀은 11 일 아스날 전을 치른 후 17 일 갈라타라사이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을 치르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로 이동한다. [망고는7D > 어제 한국영은 정말 대박이었다. 그리고 경기장 위에서 김현준의 약점을 찾았음. 김현준의 약점은 한국선수였어. 같은 국가라고 똥 치워주기 위해서 미드필더까지 내려오는 거 보니 내가 눈물이 다 나더라. 씨발. 그래도 전반전은 해트트릭까지 했는데.] [POWERUP > 에버튼의 3 골중 2 골은 한국영이 만들어 준거임. 난 한국영 유니폼이 붉은색인 게 진심 이해가 되지 않더라. 진짜 에버튼에서 한국영한테 주급이라도 줘야 됨.] [흥부와놀부 > 박주영과 한국영. 둘 다 영의 행진임. 여기에 맨유에서 개똥 싸는 애슐리 영까지 이름에 영이 들어가면 안 됨.] [불멸의제라드 > 진짜 달글리쉬 미친 거 아님? 어떻게 한국뽕 같은 녀석을 출전시킬 수가 있지? 어제 한국뽕 평점 4 점임. 출전한 모든 선수들 중 최하위임. 진짜 김현준 9 점과는 씨발 반도 안 돼.] [풋볼클럽 > 한국영 까지마셈. 따지고 보면 김현준하고 동급임. 둘 다 혼자서 팀을 바꿔버렸음.] [프리온 > 차라리 한국뽕보다 함식을 투입시켰어야 했어. 아스널 전 때문에 달글리쉬가 고민하다가 한국뽕 내보낸 것 같은데 결국 경기 자체를 망쳐버림.] [국뽕이라미안하다 > 어제 경기의 포인트는 김현준의 하드캐리를 망친 한국영의 던지기였음. 경기 끝나고 김현준 아무 일도 아니라는듯 듯 태연하게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모습 카메라에 잡히던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음.] [즐라탄 > 거기서 나도 울었다.] "신나게 까이네요. 그 선수." "경기장에서 정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니까. 데뷔전인 것을 감안해도 엄청나게 형편없는 플레이였어. 프리미어리그 데뷔라는 것에 대한 압박감이 그렇게나 심했나." "승리가 날아갔는데 아무렇지 않은가 봐요. 주인님은?" 현준의 뒤에 서 있던 페르실이 부드럽게 그를 안았다. 페르실도 이제는 축구에 대해 조금 지식을 쌓았다. 아직 자세한 축구 규칙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어제의 패배가 현준 본인에게 그리고 현준이 소속된 리버풀이라는 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알고 있었다. "기분이 좋지는 않지. 하지만 그것뿐이야. 패배와 무승부에 신경을 쓰다가는 앞으로 있을 승리마저 놓칠 수가 있다고. 물론 감독이야 머리가 아프겠지. 하지만 리버풀은 아직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고, 아직 그 어떤 대회에서도 탈락하지 않았어. 심각하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거지." "으읏..." 어느새 현준의 손은 페르실의 가슴으로 파고 들어가 있었다. 현준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 마다 페르실의 입에서 달뜬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어느새 그녀의 젖꼭지는 봉긋 솟아 있었다. "입으로 해드릴까요? 주인님?" 페르실의 눈동자가 현준의 아래로 향했다. 혀로 살짝 자신의 입술을 핥는 그녀의 표정은 어떤 남성도 발기하도록 만들 정도로 색정적이었다. 그런 페르실의 질문에 현준은 그녀의 유두를 살짝 비틀고는 가슴에서 손을 빼냈다. "아니. 지금은 안 되겠군. 오늘 밤에 안아주도록 하지." "또 훈련이신가요?" "아. 수소가 시즌 아웃을 당한 까닭에 실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하는 애들이 몇몇 생겨버렸어." 어제 펼쳐졌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부상을 당한 수소는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5월에나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다는 데 그쯤이면 모든 경기가 끝난 상황이었다. 결국 현재 리버풀이 기용할 수 있는 미드필더는 알론소와 함식 그리고 한국영 이렇게 달랑 세 명이었다. 결국 리버풀은 유스팀에 있던 카메론 브라나간을 1 군으로 호출했다. "인간들을 챙기는 것이 귀찮지 않으신가요? 주인님?" "음." 귀찮긴 했다. 하지만 현준은 리버풀의 우승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너무나 보고 싶었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잠시의 귀찮음 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멜우드의 꼬꼬마애들이 올라오기는 아직 이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독도 머리가 아프겠어." 카메론 브라나간. 올해 18 살인 그는 2004년 케디스 헤드에서 리버풀 스카우터의 눈에 띄어 리버풀의 유스 훈련장인 커크비에 입단한 이후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였다. 리버풀 입단 전까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광팬이었던 특이한 이력도 있었다. 어쨌든 18 살 이라는 어린 나이에 리버풀 U - 21 까지 합류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카메론 브라나간은 아직 어렸다. 게다가 U - 21과 1 군 팀은 실력의 격차가 있었다. 그나마 2월 22일 맨체스터 시티전에 맞춰서 제라드가 복귀할 수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긴 했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은 이야기였다. "정말 신이 저주라도 내린 걸까?" 옷을 입으면서 현준이 중얼거렸다.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 중 4 명이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에서 이탈했다. 1군 스쿼드 전체를 따지고 보면 8 명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정말 팬들의 말대로 이번 시즌은 신에게 저주받은 시즌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단지, 운이 나쁜 것 뿐 이에요. 이번 시즌 리버풀은." "악마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는 신이라니." "어머? 지금 신은 지금 인간계에 신경을 쓸 여유도 없을 걸요?"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니가 말하니 정말 사실처럼 들리는군." "사실인걸요. 주인님." 그리고 현준의 혼잣말에 페르실이 대답했다. 한 때는 천계의 지천사였던 그녀가 그런 말을 하니 그도 그런 것 같았다. 어찌되었던 현준은 오늘도 한국영을 데리고 훈련을 할 생각이었다. 어제 경기에서 아직 한국영이 모든 면에서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현준은 충분히 깨달을 수 있었다. 어제의 패배가 호흡과 커뮤니케이션 문제라는 것을 느꼈는지 마마두 사코와 잭 로빈슨이 훈련에 참여하겠다고 현준에게 알려 왔었다. 거기에 라임 스털링과 함께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이번에 1 군으로 합류한 카메론 브라나간까지 말이다. "덕분에 코치진만 힘들어졌지." 물론 감독인 달글리쉬는 선수들의 자발적인 훈련을 좋아하지 않았다. 열정적인 훈련은 때로는 부상을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은 현재 부상 병동이었다. 덕분에 경기 다음 날에는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코치들도 자발적인 선수들의 훈련을 관리하기 위해 멜우드에 나와야만 했다. 밖으로 나선 현준은 천천히 차고로 향했다. 잉글랜드는 한국보다 위도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난류 때문일까? 오늘은 조금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전편 한국영 대신 수비수를 투입하는게 맞지 않느냐는 말에 글을 수정했습니다. 토요일이군요. 바로 내일이 결혼식인지라 아침부터 짐싸고 이동해야 하느라 비축분을...사실 신행가기 전에 비축분좀 모으려고 했는데 바쁘다보니 잘 안되네요; 일요일이 식인데 비축분이라고는 달랑 이거 포함해서 두 편; 신행은 이주가량 다녀오니 이주는 영락없이 잠수를 타야겠네요. 갔다와서 다시 연재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땐 에테리얼도 들고 와야죠. 이제는 잠수도 못타겠네요. 예신이 무섭네요. 예전에도 글 안쓰면 매일 구박했었는데 이젠 옆에서 구박당하게 생겼음. 어쨌든 즐감하시고. 나중에 뵙겠습니다. 내일은 예약으로 올려 놓을게요. 덧 - 오늘 한국 파라과이 상대로 2 - 0 으로 이겼더군요? 경기는 못보고 점수만 봤는데 개놀람. 한국이 파라과이를 상대로 2 - 0 으로 이길 정도였던가. 경기 어땠음? 축구는 그렇다 치더라도...아오 ㅆㅂ 19 출루 3 득점 한화. 암걸리겠네. 진짜 야구 소설 하나 쓰던가 해야지. 내년 KT 와서 꼴찌할 기세. LG 팬인 친구랑 LG 랑 한화 누가 8, 9 위 할까 술내기했었는데 내기 제안한 내가 부끄럽네. 00465 위기의 리버풀 =========================================================================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여느 해보다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래도 저번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리버풀은 시즌 초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이번 시즌의 반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리버풀이 벌써 샴페인을 터뜨릴 만한 시기는 결코 아니었다. 그 뒤를 맨체스터 시티가 바짝 따르고 있는 것이다. 양 팀 간의 승점 차이는 고작 3점에 불과했다. 만약 리버풀이 한 경기라도 삐끗한다면 금방이라도 뒤집을 수 있는 차이였다. 한 때는 꽤 여유 있었던 승점이 3 점으로 줄어든 것은 전부 머지사이드 더비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섭게 맨체스터 시티가 치고 올라오는 만큼 리버풀도 아직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우승 경쟁은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두 팀만의 것이 아니었다.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리버풀과 승점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었다. 넓게 보자면 아스널과 토트넘 그리고 에버튼까지 우승컵에 욕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이렇게 상위권 팀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는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었다. 예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 아스널의 Big 4 체제에서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에버튼의 등장으로 인해 7 공주 체재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빡빡하게 7 팀이 상위권을 형성하며 매 경기마다 순위가 오락가락 하는 모습에 팬들은 이번 시즌의 프리미어리그가 가장 재미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있었다. 물론 각 팀의 감독과 선수들은 죽을 맛 이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역대 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어 준 요인은 우승을 다투는 선두 클럽들만의 경쟁만이 아니었다.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한 하위 팀의 경쟁도 선두 경쟁만큼이나 치열했다. 강등권에 속해 있는 헐 시티와 크리스탈 팰리스 그리고 볼튼은 매 경기 사력을 다해야 했고, 카디프 시티와 풀럼 그리고 노리치 시티도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4 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현준과 그를 저지하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득점왕 경쟁에도 팬들은 매 경기 열광했다. 하물며 그 둘은 거의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하며 자신들이 왜 신계의 선수라 불리는지 경기마다 증명하고 있었다. 특히 가장 먼저 프리미어리그 30 호골을 돌파한 현준은 에버튼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25 경기 32 골을 터뜨렸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한 29 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26 라운드 최대의 빅 매치 리버풀과 아스날] [아스날의 벵거 감독. 우리는 충분히 리버풀을 이길 수 있다.] 그리고 2월 11일 오늘은 이번 라운드 프리미어 리그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아스날과 리버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미 10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볼튼의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가 볼튼을 상대로 3 - 0 완승을 거뒀다. [이청용 맨체스터 시티전 선발로 출전 해 72분 동안 활약.] [이청용의 분전. 하지만 아쉽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다.] [맨체스터 시티 손쉽게 볼튼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다.] 간만에 이청용이 선발로 출전해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팬들에게 혹시나 하는 기대를 선사해줬지만, 전력의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그리고 이번 볼튼 전 승리로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이 승점차가 같아진 상황이었다. 물론 아직 리버풀에게는 아스날전이라는 1 경기의 여유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만약 리버풀이 아스널에게 패배를 한다면 승점은 똑같아지는 셈이었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는 각각 아스톤 빌라와 에버튼을 상대로 원정 경기를 떠났다. 결국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는 팀은 바로 리버풀이었다. 오늘 경기 패배는 맨체스터 시티뿐이 아니라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도 추격을 허용하는 패배가 될 게 분명했다. "게다가 만약 오늘 경기 지기라도 한다면 다음 라운드에 여파가 미칠 수도 있지." 달글리쉬는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 경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해야만 하는 경기였다. 아스널을 만난 이후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를 만난다. 우승 경쟁에 있어 가장 큰 향방을 가리는 맞대결이었다.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만약 오늘 리버풀이 아스널에게 패배를 한다면 승점이 동률인 상태에서 우승을 다툴 가장 강력한 라이벌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달글리쉬의 입장에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해야만 했다. 우승 후보중 하나인 아스널을 상대로 승점 3 점을 획득해야만 그 기세를 타고 다음 맨체스터 시티전도 수월하게 치를 수 있었다.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이번 위기를 잘 넘겨야만 했다. "후우..." 하지만 한숨만이 흘러 나왔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까닭에 오늘 경기 출전시킬 수 있는 스쿼드가 너무나 부족했다. 게다가 수비의 든든한 한 축을 맡아준 아게르도 오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렇다고 경기를 그냥 내줄 수도 없는 노릇. 일단 달글리쉬는 가장 먼저 선발 명단 이름에 현준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헤이. 준." "어? 스티브. 다리는 좀 어때요?" "그냥 그렇지. 아직 경기에 나설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근 볼 터치를 시작하긴 했으니까 빠른 시일 내에 그라운드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제라드가 나타나자 현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경기가 경기인 만큼 멀리서라도 응원을 온 것 싶었다. 정장을 빼입고 나타난 제라드의 모습은 그야말로 간지가 철철 흘러 넘쳤다. "스티브가 빨리 돌아와야 할 텐데요. 팀 상황이 말이 아니라서요." "그래도 어떻게든 이기고 있잖아? 마리오도 공미 자리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데? 이러다 돌아가면 내 자리가 없을 지도 모르겠어." "설마요. 스티브가 돌아오면 괴체가 가장 먼저 반길걸요? 매일 측면에서 뛰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데요." 젊었을 적 해리슨 포드를 닮았다는 외모는 나이가 먹어서도 어디가지를 않았다. 이마의 깊게 패여 있는 주름은 예외지만 말이다. 현준을 찾아온 것은 제라드 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다리를 꼭 붙잡고 있는 꼬마 숙녀도 있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딸 중 하나인 릴리였다. "루카도 같이 오고 싶어 했는데. 병원에서 아직 나오질 못하는 모양이더군. 결국 오늘 경기도 Tv 로 봐야 되는 모양이더군." "하하하. 병원이 잘했네요. 루카는 그러다 완전히 이번 시즌 아웃 당할지도 몰라요." 모드리치는 다리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도 몸이 근질거리는 지 병원에서 계속해서 나오고 싶어 했다. 심심한 것도 참기 힘든지 동료 선수들에게 자주 연락을 하는 것은 물론이었다. 당연히 현준도 몇 번 연락을 받았고, 루카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찾아간 적도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10 주 진단서를 끊은 모드리치다. 최소 4 월말이나 5 월초에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선수의 재활여부에 따라 일찍 팀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자가 고생이 많겠군요." 현준은 모드리치의 부인인 반자를 떠올렸다. 미인은 아니지만 모드리치와 참 잘 어울리는 여인이었다. 사랑하는 연인들끼리는 닮는다고 했던가? 얼핏 보면 생김새도 비슷했다. "안 그래도 그녀는 리버풀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하더군." "사실 잉글랜드가 여자들이 살기에는 그렇게 좋은 나라는 아니더라고요. 날씨도 그렇고." "이런, 아직 잉글랜드의 매력을 모르다니. 이거 실망인데 준? 적어도 프랑스의 파리보다는 잉글랜드의 리버풀이 낫지."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제라드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제라드의 머릿속에 리버풀은 지구 최고의 도시였다. "준도 좋은 여자를 만나야 할 텐데." "그러게요." "알렉스보고 하나 소개해달라고 할까?" 현준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피식 웃었다. 좋은 여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존재는 있었다. 단지, 이 인간계에 존재하지 않을 뿐이었다. "어쨌든 준. 오늘은 꼭 승리해야 돼.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야." "물론이죠." 언론에서는 오늘 아스널 전이 이번 시즌 리버풀이 맞는 최대의 위기라고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그리고 굳이 언론이 그렇게 떠들지 않아도 자신들이 지금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오늘 경기를 패배하면 팀의 기세가 꺾이는 것은 물론 맨체스터 시티에게 추격을 허용한다. 게다가 이런 안 좋은 흐름을 가진 채 챔피언스리그 16 강전을 치르기 위해 터키로 이동해야 했다. "터키 원정은 결코 쉽지 않아." 유럽의 모든 클럽이 꺼리는 원정중 하나가 터키 원정이다. 나머지 하나는 러시아고 말이다. 그 만큼 장거리를 비행해야 했다. 게다가 터키 팬들의 광적인 응원도 선수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 "패배로 인해 흐름이 끊기면 안 돼. 애들도 슬슬 전부 퍼질 때라고." "이미 거의 퍼진 거 같은데요?" 사비 알론소는 이미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멜우드의 훈련마저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게다가 함식은 부상 이후 컨디션이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전환도 여의치 않는 모습이고.' 리버풀의 스쿼드 문제로 인해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번갈아 가며 출전을 한 탓일까? 좀처럼 폼이 올라오지 않는 함식이었다. 덕분에 그라운드 위에서의 함식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넓은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답답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한국영은...' 현준은 머리를 흔들었다. 한국영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만은 박수를 쳐줄만 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흘러 나왔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말처럼 진짜 습자지 같은 스쿼드였다. 이런 스쿼드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는데, 영입한 선수들 만큼 이상으로 부상으로 떨어져 나갔다. "이런 체력적인 부담은 기세로 이겨내야 돼. 만약 오늘 경기에 이어 챔피언스 리그 까지 패배한다면 정말 큰일이라고." "그렇죠. 그렇게 되면." 제라드가 강하게 말했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제라드가 말하지 않아도 오늘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은 현준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제라드는 오늘 꼭 이겨달라는 말과 함께 응원석으로 향했다. "역시나 골치 아픈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네." 라커룸으로 돌아와 아스날의 선발 명단을 확인한 현준은 오늘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까다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경기 아스널은 4 - 1 - 4 - 1 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여차하면 포백과 5 명의 미드필더가 수비에 전념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전술이었다. "빌어먹을 벵거." 1996년부터 무려 17년간이나 프리미어리그 강팀 아스널을 지휘하고 있는 명장다웠다. 4 - 1 - 4 - 1 전술. 극단적인 수비전술이라 할 수 있는 이 전술은 현재 리버풀의 상황에서는 상당히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진을 막아내기 수월할 뿐만 아니라 5 명이나 되는 미드필더 싸움에서 우세를 가져갈 수 있었다. 특히 리버풀은 현재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미드필더진이 붕괴된 상황이었다. 그런 현준의 시선이 카메론 브라나간에게 향했다. 오늘 경기 함식과 함께 선발로 출전하는 그였다. U - 21 팀에서 올라오자마자 선발로 나서는 것이다. 커크비의 꼬꼬마에게 이런 중요한 경기를 맡기는 게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리버풀의 현실이 이랬다. 그래도 언제든지 벤치에서 알론소가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국영도 오늘 경기 벤치에 자리 잡았다. "모든 축구팀의 우승을 막는 가장 큰 적은 "부상"이라고 하더니만..." 그리고 그런 부상악령으로 한참 신음하던 아스날이 이번 시즌에는 꽤나 멀쩡한 상황이었다. 그 대신 리버풀이 아스날이 가지고 있던 부상 악령을 데리고 온 듯했다. "그래도 부상 때문에 우승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안 그래?" "물론이지." 수아레즈의 말에 현준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목표는 저번 시즌에 이뤘던 쿼드러플 그 이상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그 목표를 포기할 생각은 결코 없었다. "자! 가자." 주장인 현준의 말에 라커룸에 있는 선수들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의 아스널. 자신들의 제물로 만들어 버리기에 충분히 보람이 있는 상대였다. ============================ 작품 후기 ============================ 예약입니다. 다들 즐감하세요. 00466 위기의 리버풀 =========================================================================                            [오늘 리버풀의 원정 경기는 아스널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집니다.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의 최대 빅 매치로 불리는 오늘 경기, 많은 해외 축구 팬들이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기다린 경기인데요. 조민호 캐스터. 오늘 경기의 관점 포인트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조민호 캐스터는 자신이 조사해온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입을 열었다. 이제 곧 경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아는지 관중석에는 양 팀의 팬들이 깃발을 흔드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머플러를 펼친 채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네. 오늘 리버풀과 아스널의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 경기. 상당히 중요한 매치 업인데요. 양 팀 다 절대적으로 승리를 거둬야 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습니다. 먼저 아스널은 오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해야지만 앞으로 있을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아스널을 포함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에버튼, 토트넘 이 다섯 팀이 정말 피를 말리는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죠.] 조민호 캐스터의 말과 함께 한국으로 방송되는 Tv 화면에는 현재 24 라운드 까지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순위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스널도 아스널이지만, 리버풀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경기에서 이겨야만 합니다. 어제 맨체스터 시티가 볼튼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현재 승점이 똑같아 졌거든요? 아직 한 경기가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면 그 메리트가 사라지게 되는 셈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와 한 경기 한 경기 피 말리는 순위 싸움으로 빠져들게 될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오늘 경기 다음에는 벌써부터 우승의 향방을 가리는 맞대결이라고 불리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군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경기 일정표를 보며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일전을 대비해서라도 리버풀은 오늘 경기 꼭 승리를 거둬야 합니다.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야 하니까요. 더군다나 리버풀은 아스널 전 이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바로 챔피언스 리그를 치르기 위해 터키로 가야 하거든요.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터키 원정에서도 고전하게 된다면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오늘 있을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겠군요.] [네. 만약 리버풀이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맨체스터 시티전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질 게 분명합니다. 리버풀이 시즌 초부터 줄곧 리그 선두자리를 고수했는데, 그 자리가 뒤바뀔 수가 있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는 한국과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축구 팬들이 지켜보는 빅 매치였다. 특히나 24 라운드까지 벌어진 2013 - 14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은 단 2패만을 기록했다. 전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만큼이나 좋은 페이스였다. 주전 선수들의 상당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꾸역꾸역 승리를 차지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그런 결과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가리라고 생각하는 축구 팬들은 많지 않았다. 콥들이야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이 우승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고는 있었지만, 현재 리버풀의 스쿼드는 잦은 부상 및 경고 누적으로 많은 선수들이 이탈해 있었고, 남아있는 선수들조차도 체력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었다. [리버풀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텐데요. 게다가 아스널은 이미 안 필드에서 리버풀에서 승리했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할 거예요. 홈에서 펼쳐지는 경기인 만큼 벵거 감독이 철저하게 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그 말고도 오늘 경기 김현준 선수의 골 소식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해외 축구의 팬들의 대다수는 김현준의 팬들이었다. 유일하게 한국을 대표해 유럽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간간히 분데스리가, 프리메라리가의 팬들도 있었지만, 대다수가 프리미어리그 특히 리버풀을 응원했다. [네. 프리미어리그 24 라운드 동안 리그에서만 무려 32 골을 터뜨린 김현준 선수가 과연 오늘 경기에서 자신의 킬러 본능을 뽐낼까 하는 것도 관심사인데요. 이미 어제 있었던 볼튼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서 호날두가 1 골을 터뜨리면서 김현준 선수와의 득점 차이가 2 골 차로 줄어들었습니다.] [득점왕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 김현준 선수가 골을 터뜨려서 팀의 승리와 함께 호날두 선수와의 경쟁에도 앞서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에는 호날두를 뒷받침해줄 만한 선수가 넘쳐나는 것에 비하면 리버풀의 김현준 선수는 현재 홀로 골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수아레즈 선수가 최근 골 부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준의 투 톱 파트너로 이번 시즌에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그가 받는 연봉 및 이름값에 비해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수아레즈였다.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아스널이 2 - 1 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그 경기는 김현준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하기 못한 경기였거든요? 모든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김현준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특히 아스널은 김현준 선수에게 여러 번 당한 안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저번 시즌만 하더라도 김현준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포함해 무려 5 골을 허용했습니다. 과연 자신들의 천적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김현준 선수를 아스날이 어떻게 막아낼 지도 오늘 경기의 볼거리가 되겠습니다.] 와아아아!!! 계속 중계를 이어나가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경기장에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관중들의 함성소리에 잠시 중계를 멈췄다. 그리고 카메라가 돌아가면서 선수들의 입장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엔 수아레즈 선수가 원 톱으로 나서는 군요. 측면에는 마리오 괴체와 세르단 샤키리.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김현준 선수가 자리를 잡습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아. 카메론 브라나간 선수가 나왔군요. 오늘 경기 첫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이 되는 카메론 브라나간 선수인데요.] 달글리쉬의 깜짝 선발 기용에 놀란 조민호 캐스터의 멘트와 함께 신연호 해설위원이 재빠르게 카메론 브라나간의 정보를 살펴봤다. 하지만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프로 계약을 체결하고 1 군으로 올라왔다는 정보를 제외하고는 브라나간의 다른 정보를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김현준 선수가 오늘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나서는 군요. 최근 경기에서 굉장히 잦은 포지션 변경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매번 굉장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니, 정말 엄청난 선수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첫 데뷔전, 그것도 1 군에 갓 소속된 선수를 선발로 내보낸 까닭에 달글리쉬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했다. 까닥하다가는 에버튼 전의 악몽이 되풀이 될 수도 있었다. 그 탓에 오늘 경기에는 현준이 공격수가 아닌 라인을 한 단계 내린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삐익!!! 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4 - 2 - 3 - 1 전술을 들고 나온 리버풀과는 달리 아스널은 4 - 1 - 4 - 1 이라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오늘 경기 리버풀의 강력한 공격진을 무마시키겠다는 벵거의 생각이 담긴 전술이었다. 그리고 아스널의 극단적인 수비전술과 마찬가지로 리버풀의 4 - 2 - 3 - 1 또한 양쪽 윙 포워드들이 수비시에는 수비가담을 해 4 - 4 - 1 - 1 로 변경이 가능한 포메이션이었다. 결국 양 팀 다 오늘 경기 패배할 수는 없다는 의지가 담긴 진영이었다. "뚫는 게 쉽진 않겠는데..." 수아레즈의 선축을 시작으로 공을 받은 현준이 자신에게 달려오는 아스널 선수들을 보며 공을 뒤로 돌렸다. 최대한 빠르게 선취골을 터뜨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아스널이 깜짝 선제골을 넣고 틀어 잠그기 시작한다면 아무리 순수한 마기를 사용하더라도 골을 넣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이쪽으로!" 오늘 경기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까닭에 현준은 일찌감치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여느 경기 때보다도 더욱 바쁘게 뛰기 시작했다. 기회가 나면 재빠르게 골을 넣어 빠르게 점수 차이를 벌릴 생각이었다. "준!" 현준의 신호를 본 함식이 패스를 찔러 넣었다. 하지만 아르데타가 한 발짝 빨랐다. "역습 조심해!" 4 - 1 - 4 - 1 포메이션은 4 - 5 - 1 포메이션을 베이스로 한 변형 전술이다. 그리고 이 포메이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윙플레이는 물론 중거리 슛까지 가능한 여러 가지 공격 루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파앙! 아르데타의 패스가 그라운드에 낮게 달라붙으며 측면의 토마스 로시츠키에게 향했다. 그리고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긴 크로스가 전방에 위치한 아스널의 주포 올리비에 지루에게 연결되었다. [올리비에 지루!!!] 순식간에 연결된 패스 플레이에 공이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날아들었지만, 리버풀의 수비수들은 아직 자리를 잡지도 못했다. 그런 리버풀의 수비수들에게 날리듯 씨익 미소를 지은 지루가 그대로 논스톱으로 리버풀의 골문을 노렸다. 콰앙!!! "큿!!!" 골문으로 공이 향하는 모습을 본 레이나가 빠르게 몸을 날렸다. [레이나!!!] [선방입니다! 레이나 골키퍼! 아스널의 완벽한 찬스를 무마시킵니다!] 가까스로 손끝에 걸려서 밖으로 흘러나온 공을 재빠르게 코너 코디가 달려들어 걷어내었다. 포돌스키가 달려오고 있었기에 공을 키핑할 여유조차 없었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아스널의 팬들이 아쉬운 탄성과 함께 자신들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좀처럼 경기장 내에서 흥분을 하지 않은 교수님 벵거조차도 방금 전 슈팅이 굉장히 안타까웠는지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쥔 손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정신 차려! 골을 넣으라고 애원하는 거야 뭐야?!" 이제 갓 경기가 시작한 상황에서 나온 위기 상황에 레이나가 수비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수비의 핵심을 잡아주던 아게르가 경고 누적으로 빠져서 일까? 수비라인의 조직력이 흐물흐물한 느낌이었다. "휴. 선방이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현준은 자신의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경기 시작부터 골을 허용한다면 오늘 경기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되었을 터였다. 그나마 레이나의 선방이 있었기에 아직 스코어는 0 - 0 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공격권은 아스널에게 있었다. 코너 코디가 걷어낸 공이 터치 라인 밖으로 나갔기 때문이었다. 현준 또한 수비에 가담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지금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이 경기장은 적지인 아스널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아스널이 분위기를 타게 둘 수는 없었다. [포돌스키 헤딩!!! 엔리케가 먼저 걷어냅니다!] [수아레즈!!! 아! 키어런 깁스가 몸으로 막아내는 군요.] [김현준 중거리 슛!!! 골대! 골대 맞았습니다! 달글리쉬 감독이 머리를 쥐어 뜯는군요! 김현준 선수도 아쉬운지 골대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전력을 지닌 팀답게 리버풀과 아스널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며 팬들의 입에서 저절로 감탄성이 흘러나오게 만드는 플레이를 계속해서 펼쳤다. 비록 점수는 아직 0 - 0 이었지만, 경기장을 직접 관람하는 팬들에게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경기였다. 그리고 이런 경기 흐름은 후반전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양 팀 다 오늘 경기 승리를 거둬야 했기에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양 팀 다 마무리가 아쉬웠다. 현준이 중거리 슈팅이 골 포스트를 맞힌 이후 리버풀은 유효 슈팅이 나오지 않았고, 아스널 또한 지루와 포돌스키가 한 방을 넣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대포 따위 박살내버려!!!" "레즈 따위는 병원으로 보내버리라고!" "니들이 이번 시즌 멀쩡한 까닭은 우리 리버풀 때문이라고!" 후반전에 들어서자 리버풀의 공격은 더더욱 매서워졌다. 선발로 나서 전반전 내내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던 카메론 브라나간이 빠져나가고 사비 알론소가 투입되었기 때문이었다. 중원에서 철저하게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해줌과 동시에 그라운드 곳곳에 뿌려주는 주특기인 장거리 패스에 아스널 선수들의 활동량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점점 생겨나는 틈을 현준이 놓칠 리 없었다. 키잉!!! 날카로운 이명과 함께 현준의 순수한 마기가 그라운드에 빠르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을 조합하며 현준은 골로 향하는 가장 최적화된 루트를 만들고 있었다. 4 - 1 - 4 - 1 포메이션은 장점이 상당히 많은 포메이션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단점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역습 허용이 꽤 생겨난다는 점이었다. 1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4 명의 수비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미드필더 라인, 그것도 딱 중앙에 서 있는 미드필더는 딱 3 명뿐이었다. 그것도 밀집되어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킬패스 혹은 치고 달리는 일명 치달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경기 초반 선수들의 체력이 쌩쌩할 때는 미드필더 라인에서도 볼 배급 혹은 커팅 플레이를 원활하게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중반이 넘어 간지 오래였고, 가뜩이나 알론소의 중거리 패스 때문에 선수들의 활동거리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 작품 후기 ============================ 신행 끝나고 돌아왔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할 일은 겁나 많네요. 인사드리고 새집 청소하고 정리하고. 하.하.하....대충 집정리가 끝날때까지는 1일 1연재로 할게요. 가구만 들어오면 되니 뭐... 어쨌든 즐감하세요. 00467 위기의 리버풀 =========================================================================                            "준!" 알론소의 장거리 패스가 샤키리에게 그리고 샤키리가 중앙에 위치한 현준에게로 공을 넘겼다. 현준이 공을 받지 못하게 아르데타가 다리를 내뻗었지만, 스칠 듯 말 듯 공은 현준에게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현준이 빠른 속도로 앞으로 치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빠릅니다! 아스널 선수들 커버가 늦어요!] [아스널 선수들 김현준 선수에게 공간을 너무 만들어줬어요! 조금의 틈만 있어도 순식간에 최고 속력으로 달릴 수 있는 선수가 김현준 선수예요!] 와아아아!!! 현준의 드리블이 시작되자 경기장 한 구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던 콥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현준이 이런 모습을 보일 때면 어김없이 골이나 골에 가까운 멋진 장면들이 터져 나왔었다. '좋아!' 잔디를 강하게 짓밟으며 빠른 속도로 그라운드를 내달리면서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통해 동료 선수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순수한 마기들이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현준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호흡을 맞춰 온 동료들인 만큼 현준의 플레이에 반응해 모두들 아스널의 진영으로 달리고 있었다. 먼저 원 톱인 수아레즈가 현준의 스루패스를 의식하며 메르테자커의 뒤를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측면에서도 교체로 들어온 스털링이 마치 물소처럼 날뛰듯 저돌적으로 치고 들어가고 있었다. 언제라도 공만 오면 크로스를 날릴 기세였다. 뒤에서도 알론소가 언제든지 중거리 슛을 때릴 만한 각도를 찾으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막아!!!" 리버풀의 맹공에 아스널의 부주장 메르테자커가 소리를 질렀다. 자신이 직접 현준을 마크하기에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갈 듯 말 듯 모션을 취하고 있는 우루과이의 공격수가 부담스러웠다. 최근 골 감각이 떨어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아레즈는 조금의 실수만 있어도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을 만한 클래스가 있는 공격수였다. 결국 메르테자커 대신 카솔라가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고, 그 순간 현준의 발끝에서 북치는 소리와 함께 공이 화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스털링!!!] 어느새 측면 깊숙하게 파고 들어간 스털링에게로 연결되는 깔끔한 패스에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자들이 감탄을 터뜨렸다. 조민호와 신연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현준의 멋진 패스를 찬양하기에는 리버풀의 공격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눈도장은 제대로 받아야 한다고."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아스널 팬들의 욕설과 적의에도 불구하고 스털링은 자신의 발끝에 있는 공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반드시 공격 포인트를 올려 달글리쉬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아야만 했다. 저번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던 스털링이었지만, 이번 시즌 리버풀에서는 저번 시즌과는 달리 마리오 괴체와 세르단 샤키리에 밀려 리버풀 내에서 주전 입지를 제대로 다지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런 완벽한 스루패스를 제대로 된 크로스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리버풀에 몸을 담고 있는 축구 선수로서도 부끄러울 터였다. 팬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는 것은 덤이었다. 콰앙!!! 멋진 곡선과 함께 스털링의 크로스가 아스널의 위험지역으로 떨어져 내렸다. "마렉!!!" 그리고 함께 몸싸움을 벌이며 메르테자커를 붙잡고 있던 수아레즈가 흰색의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의 이름을 불러대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나폴리에서 만큼의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지금상황에서 리버풀의 스쿼드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는 선수인 마렉 함식이었다. 바로 그가 어느새 아스널의 패널티 에어리어 까지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툭! 메르테자커는 물론이고, 드뷔시도 슈치에스니 골키퍼도 그런 함식의 움직임을 알아 차리지 못했다. 발끝으로 살짝 건드리는 가벼운 슈팅. 그리고 이어지는 동료 선수들의 만세와 팬들의 환호성. 1 - 0. 후반 21 분 리버풀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와아아아!!!! "좋았어!!!" "잘했어! 마렉!!!" 슈치에스니 골키퍼의 반응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또한 막을 수 없는 슈팅 각도였다. 그 만큼 공격속도도 그리고 마렉 함식이 한 발짝 먼저 공을 끊어내며 때리는 슈팅 타이밍도 굉장히 빨랐다. "이제 한 건 했구나!!!" 같은 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오늘 경기 중앙 수비수로 나선 스크르텔이 골을 터뜨린 마렉 함식보다 더욱 기뻐하며 뛰어왔다. 축하를 나누는 선수들 사이에는 현준도 끼어 있었다. 자신이 직접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현준은 전반 내내 뚫리지 않았던 아스널의 수비진이 허물어지는 순간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든 계속해서 승리를 이어나가 지친 체력을 분위기로 이겨내야 한다는 제라드의 말이 떠오르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오늘 경기 승리만 한다면 환상적인 밤이 될 게 분명했다. '이제 공격적으로 나올 테지?' 현준의 시선이 흘깃 아스널의 벤치 쪽으로 향했다. 벵거 감독의 담담한 표정에서는 아무것도 읽어낼 수는 없었지만, 이대로 아스널이 물러 설리 없을 거라고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리버풀만큼이나 아스널도 오늘 경기의 승리가 굉장히 중요했다. 그리고 아스널이 공격적으로 나오는 그 순간이 아스널의 심장을 파고들 타이밍이었다. "내 실수였어." 아스널의 측면 수비수 드뷔시가 슈치에스니를 바라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라고 불리는 리버풀의 공격진을 이제까지 순조롭게 막아낸 것이, 한 순간에 허사가 되었다. 만약 자신이 스털링이 크로스를 올리지 못하도록 막았다면 방금 전 골도 없던 일이 되었을 터라는 게 드뷔시의 생각이었다. "됐어. 단지 저 녀석들의 공격이 우리의 예상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날카로웠던 것 이라고. 그리고 역시 리버풀에서는 룰러만 주의하면 되겠어." 메르테자커의 시선이 골 세레모니를 펼치는 리버풀 선수들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오른쪽 팔에 노란색의 주장완장을 달고 있는 동양인. 17 번을 달고 있는 현준이었다. 오늘 경기 아스널의 수비는 완벽에 가까웠다. 프리미어리그 최강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리버풀에 대한 벵거 감독의 맞춤 전술의 효과였다. 단지, 리버풀의 주장 현준의 섬뜩한 플레이로 몇 번 위험한 찬스가 생겨난 것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이번 골도 그랬다. 현준의 드리블 돌파와 스루패스로 한 순간에 아스널의 수비라인이 무너져 내렸고, 결국 골까지 허용한 것이다. "뭐, 어차피 한 골 쯤은 내줄 생각하고 있었잖아? 안 필드에서도 우리는 2 - 1 로 승리를 거뒀다고. 나에게 맡겨." "나한테 패스를 줘. 저 녀석들의 골문에 제대로 한 방 넣어줄 테니까." "알았어. 믿는다고. 스트라이커." 오늘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만들어냈던 찬스를 놓쳤던 게 마음에 걸렸었는지, 올리비에 지루가 자신의 가슴을 탕탕 두드렸다. "조금만 더 버텨. 앞으로 10 분이면 충분해. 저 녀석들, 거의 그라운드에 쓰러질 정도로 지친 모습에 눈에 보이고 있다고. 한 골을 넣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 리버풀도 선수를 교체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거야. 복수는 그 후면 되는 거야." 아르데타도 한 마디 거들었다. 리버풀이 충분한 강팀이고, 선제골도 허용하기는 했지만, 거너스가 가득 찬 이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자신들이 패배를 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 물론 준은 제외야. 리버풀의 모든 경기를 풀타임 가까이 뛰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친 기미가 안 보여." 그러면서도 아르테다는 동료 선수들이 방심이라는 실수는 하지 않도록 한 마디 덧 붙였다. 리버풀 선수들의 네임벨류 및 실력은 아스널과 비등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아스널은 현재 리그 4위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사수하기 위해 치열하게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심지어 리버풀은 부상으로 주전 선수 여럿이 스쿼드에서 이탈한 상황임에도 말이다. 그 이유를 찾는 것은 굉장히 쉬웠다. 바로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 현준의 존재 유무였다. 맨체스터 시티가 호날두의 영입으로 리버풀과 우승 경쟁을 펼치고,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가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의 우승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것도 메시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저 놈은 도저히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어. 아직도 팔팔한 거 같으니까. 조심해야 돼." 자신도 프로 축구 선수, 그것도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 내의 아스널이라는 강팀의 주장으로 뛰고 있는 만큼 선수 생활이 얼마나 체력적으로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아르데타의 상식선에서 벗어난 인물이었다. 저런 모습을 보니 종종 현준의 미스테리한 체력이 팬들 및 관계자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체력이 정말 엄청난가 보지. 몇 번 마주치기는 했는데, 진짜 헐크 저리가라인데." "밤에 준을 상대하는 여자는 죽어나갈 지도 모르겠는데?" "저런 체력이면 한 명으로는 부족하다에 내 대포를 걸지. 서넛은 달려들어야 할 걸?" "아. 나도 저런 체력을 길러야 할 텐데. 요즘 밤마다 힘들다고." 작년 여름에 결혼해 풋풋한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램지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비록 선제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아스널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비록 점수는 리버풀이 한 점 리드하고는 있지만,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아르데타 전방으로 길게 공을 찌릅니다. 측면으로 달리는 잭 윌셔를 봤어요!] 결국 10 여분의 시간이 흐른 뒤, 경기 흐름은 아스널 선수들의 생각대로였다. 그리고 그런 아스널의 공격은 아르데타로부터 시작되었다.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이 아스널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중원에서부터 싸움을 걸었지만, 아스널은 자신들의 장기인 정확한 패스를 통해 그런 리버풀의 수비에서 벗겨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몸싸움을 하거나 경기 내내 선수를 붙잡고 있기에는 리버풀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기고 있었다. 현준의 강한 전방 압박이 아니었다면, 아스널은 계속해서 주도권을 가진 채 공격을 펼쳤을 터였다. [아스널! 찬스입니다! 아론 램지!!!] [아! 살짝 벗어납니다! 리버풀 큰일 날 뻔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레이나 골키퍼!] 벤치에 있는 달글리쉬는 물론이고, 코치진들도 굳게 쥔 주먹을 풀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격렬하게 펼쳐진 경기로 인해 급격하게 떨어진 체력이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있었다. "......" 달글리쉬의 시선이 재빠르게 벤치를 훑었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서는 현준을 제외하고는 다들 지친 모습이었다. 오늘 경기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수비진들도 마찬가지였다. "버텨라. 버텨." 팽팽하게 돌아가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선수를 교체 투입하는 것은 오히려 안 좋은 상황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제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16분 남짓 가량. 그때까지 자신들의 선수들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리버풀은 선제골을 넣은 이후 역전을 허용한 적이 거의 없는 팀이었다. [김현준 스루패스!!!] [아! 메르테자커가 먼저 걷어냅니다! 수아레즈 선수의 반응이 좀 더 빨랐다면 좋은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텐데요!] 리버풀이 먼저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 점 앞서나갔지만, 오히려 주도권은 아스널이 쥐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공을 잡을 때 마다 멋진 패스를 찔러주는 현준과 중, 장거리 패스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려는 알론소의 플레이는 일품이었다. 아스널도 아르데타를 중심으로 동점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어떻게든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플레이였다. 그리고 결국 그런 아스널의 집념이 한 골을 만들어 내었다. [올리비에 지루!!!] 포돌스키의 낮은 패스가 리버풀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으며 지루에게 연결되었고, 등을 돌린 채 공을 받은 지루는 그대로 몸을 돌리며 슈팅을 날렸다. 출렁!!! [들어갔습니다!!!] [아스널! 동점골!!! 드디어 골을 만들어 냅니다!!! 리버풀 남은 10 분은 버티지 못하고 실점을 허용합니다!] [아! 레이나 골키퍼! 결국 실점을 허용합니다.] 레이나 골키퍼도 반응하지 못했다. 그가 꼼짝도 못할 만큼 올리비에 지루의 슈팅은 너무나도 깔끔했고, 완벽했다. 거기에 리버풀 수비수들을 바보로 만들며 지루에게로 연결되었던 포돌스키의 패스도 환상적이었다. 와아아아아!!! 골과 함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남쪽에 가득 찬 아스널 팬들이 You're Not Singing Anymore 를 부르기 시작했다. 직역하자면 왜 지금은 더 노래를 부르지 않느냐는 이기고 있던 경기 내내 시끄럽게 자신들의 응원가인 YNWA 를 부르던 리버풀 팬들에게 향하는 도발의 메시지였다. 00468 위기의 리버풀 =========================================================================                            "칫!!!" 레이나가 그라운드에 주먹을 내리쳤다. 고작 10분. 딱 10 분만 더 버티면 기분좋게 승점 3점을 획득하고, 터키로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순간 집중이 무너진 틈에 골을 허용하고야 만 것이다. 80 분 동안 잘 버티다가 허용한 실점이기에 레이나는 더욱 허탈했다. 레이나뿐만 아니라 오늘 경기 필사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선수들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 숨이 턱 끝까지 몰려오는 마당에도 어떻게든 승점 3 점을 획득하기 위해 뛰었는데, 경기 종료 10 분을 남겨 놓고 실점을 허용한 것이다. "빌어먹을!" 호흡이 턱 끝까지 차오른 탓에 헉헉거리며 주저앉던 카일 워커가 자신의 몸을 거칠게 땅바닥에 눕히며 소리를 질렀다. "괜찮아! 아직 진 게 아니야. 게다가 역전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선수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자 현준이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크게 목소리를 내었다. 골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게다가 아직 경기는 10 분이나 남아 있었다. 현재 리버풀의 상황은 터지기 얼마 남지 않은 시한폭탄과도 같았다. 이미 체력적으로는 한계를 넘어섰다. 승점 3점에 대한 열망. 우승에 대한 열망으로 버티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계속된 연승과 무패로 인해 정신으로 체력을 억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이대로라면 위험해.' 현준의 고개가 돌아갔다. 자신들의 골망에 들어가 있는 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동점 골을 허용하자마자 리버풀은 자신들에게 골을 성공시킨 아스널에게 복수라도 하듯 매섭게 아스널을 몰아붙였다. 그 중심에는 현준이 있었다. 그런 리버풀의 공격에 아스널의 선수들도 바짝 긴장을 하며 수비에 집중했다. 골을 허용한 다음에 이어지는 역습 상황에서 골이 터지는 경우가 축구 경기에서는 굉장히 많았다. [수아레즈 선수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군요.] [좋은 찬스였는데, 아쉽습니다. 최근 골 감각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많은 만큼 수아레즈 선수 이번 찬스를 해결해줬어야 했어요.] [이제 3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는데요.] 현준이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아스널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도 만만치 않았다. 추가 시간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길어봤자 3분 가량. 이제 5, 6 분의 시간이 흐르면 경기는 끝나게 되는 셈이었다. 경기 스코어는 1 - 1. 양 팀의 경기력을 보면 아마 이렇게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되면 양 팀 다 기분이 좋지 않겠는걸요?] [특히나 리버풀은 상당히 기분이 나쁠 겁니다. 승점 3 점을 획득할 수 있었는데, 막판 수비 실수로 인해 지루 선수에게 골을 내줬거든요.]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고, 양 팀의 서포터들 또한 경기가 막바지라는 것을 아는지 자신들의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불태우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다시 아스널의 역습 찬스입니다. 리버풀 선수들 계속해서 공을 빼앗기고 있어요.] [리버풀 선수들의 얼굴에 피로감이 나타나 있습니다. 이제까지 교체 없이 계속해서 경기를 펼쳤던 주전 선수들이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저 모습이 리버풀의 약점이겠죠?] [네,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부분이죠. 이제까지 리버풀의 주전 선수들은 굉장히 많은 경기를 소화해냈습니다. 철인이 아닌 이상 지칠 수밖에 없죠.] 반대편에서 아스널이 공격을 하는 동안 외질은 전광판을 바라봤다. 오늘 경기 측면에서 아스널의 공격을 주도했던 그로서는 이렇게 경기가 끝나는 게 아쉬웠다. 추가 시간이 2 분이 주어진 만큼 남은 시간은 총 3분. 이제 곧 있으면 팬들이 기다렸던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의 빅 매치가 끝난다. 경기 스코어는 1 - 1. 전 시즌 챔피언인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얻어낸 결과라고 했을 때 성공적이라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이번 시즌 리버풀과 2 번 맞붙어 승점 4 점을 따낸 팀은 아무도 없었다. 같이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도 안 필드에서 4 - 2 로 패배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도 전부 안 필드에서 패배를 맛봤다.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외질은 남은 시간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프로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다 승리를 하고 싶어 한다. 상대가 어떤 강 팀 이던 간에 말이다. 무승부를 염두 하며 펼치는 플레이는 프로 축구 선수로서는 실격이었다. 프로는 무조건 승리를 생각하며 뛰어야 했다. 3 분밖에 남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외질 본인의 생각으로는 찬스를 만들어도 2 번은 만들 수 있었다. "밀어붙여!!!" "전방으로 공을 보내!" "올리! 좀 더 좌우로 움직이면서 수비를 분산시켜!!!" 거너스의 유니폼을 입은 동료 선수들의 목소리가 외질의 귀에 들어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스널 선수들은 계속해서 공격적인 자세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든 한 골을 더 넣기 위해 리버풀의 선수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리버풀 또한 매서운 역습 찬스로 아스널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체력적인 부담 때문일까? 마무리가 아쉽거나 날카롭지 못했다. 17 번이자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만 주위하면 되는 만큼, 수비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패스해!!!" 측면의 공격이 여의치 않은지 공은 어느새 측면에서 중앙으로 와 있었다. 잭 윌셔가 공을 잡자마자 외질이 소리쳤다. 툭!!! 그리고 공을 받은 외질은 빠르게 수비 뒤쪽으로 돌아가는 포돌스키를 볼 수 있었다. 리버풀의 수비수들이 뒤따르고는 있었지만, 포돌스키는 지친 수비수들을 가볍게 제치며 위험지역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좋아. 오늘 경기의 주인공은 당신이야." 같은 독일 대표팀 출신으로 FC 쾰른에서의 독보적인 활약으로 폴디 왕자님이라고 불리며 아스널로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그는 오늘 경기에서도 지루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측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쳐줬다. 충분히 오늘 빅 매치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 만한 선수였다. 그리고 그 정점은 리버풀을 무너뜨리는 역전골의 주인공으로 완성이었다. 물론, 포돌스키를 영웅으로 만드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었다. 툭! "아!!!" 외질의 발끝에서 떠난 공이 허공에 높이 떴다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공이 떨어지는 자리에 위치한 선수를 확인한 리버풀 수비수들의 입에서 비명에 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포돌스키!!!] 그리고 이어지는 강력한 슈팅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망을 출렁였다. 그 모습과 함께 수비를 하기 위해 뒤따라오던 현준의 눈동자도 크게 흔들렸다. 2013 - 1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이 출전한 경기 중 처음으로 경험한 패배였다. [리버풀! 에미레이트 원정에서 역전패를 허용하다.] [아스널,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모두 승을 거두며 승점 6점 획득.] [김현준 트라우마를 가졌던 아스널, 드디어 김현준의 해결책을 찾았나?] 리버풀, 아스널을 상대로 역전패를 당하다 [EPNM = 김민철 기자]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또 다시 도전하는 리버풀이 바쁜 선두 경쟁속에서 아스널에게 발목을 잡혔다. 리버풀은 아스널과 비교해 전반전 동안 62 : 38 의 높은 점유율을 소유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다. 하지만 아스널의 끈질긴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고, 급기야 경기 막바지에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며 경기 종료 직전에 내준 포돌스키의 역전골에 결국 패배했다. 저번 시즌 리버풀을 상대로 2 패. 김현준에게만 무려 5 골을 허용하며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아스널의 수비는 이번 시즌에는 달랐다. 2013 - 14 프리미어리그 16 라운드에서 아스널이 안 필드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그때는 김현준이 부상으로 빠져 있었던 만큼, 김현준이 풀 타임으로 출전했던 오늘 경기에서의 패배는 리버풀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안겨다 주었다. 특히나 이번 아스널전에서의 패배는 이번 시즌 김현준이 출전했던 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이 처음으로 당했던 패배인 만큼 충격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패배를 당한 시점도 좋지 않았다. 오늘 런던 원정에서의 패배로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이가 0 점으로 줄어들었다. 골 득실차로 아직 순위 경쟁에서 앞서나가고는 있었지만, 득실 차 또한 -2 밖에 나지 않는 상황인 만큼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순위 경쟁은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가 살얼음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의 모든 축구 팬들이 지켜봤던 빅 매치에서 양 팀은 전반 내내 골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올리비에 지루의 슈팅이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했고, 김현준의 중거리 슈팅이 아스널의 골포스트를 강타했지만, 아쉽게도 골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에 들어서자마자 사비 알론소를 투입하며 공세를 늦추지 않은 리버풀은 결국 선제골을 만들어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현준이 멋진 스루패스를 연결시켰고, 스털링의 정확한 크로스를 마렉 함식이 마무리 지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아스널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승점을 획득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미켈 아르테다를 필두로 외질, 포돌스키, 올리비에 지루가 계속해서 리버풀의 골문을 노렸다. 결국 후반 36분 포돌스키가 리버풀의 수비수 2 명을 무력화 시키는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고, 아스널의 원 톱인 올리비에 지루가 깔끔하게 마무리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올리비에 지루의 프리미어리그 시즌 11 호골. 아스널의 동점골과 함께 경기가 막바지로 흐르자 리버풀은 체력적인 약점을 보이며 계속해서 흔들렸다. 간간히 김현준의 패스로 시작된 날카로운 역습이 흘러 나왔지만, 유효 슈팅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특히 후반 42분 수아레즈가 좋은 찬스에서 슈팅을 때린 것이 빗나간 게 아쉬웠다. 결국, 추가 시간이 시작되자마자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외질이 그대로 크로스를 올린 게 골문 앞으로 달려가던 포돌스키에게 연결되었고, 포돌스키가 실수 없이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며 아스널에게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 이로써 아스널과 리버풀의 경기는 2 - 1 로 마무리 되었다. 리버풀로서는 이번 시즌 아스널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고, 선두 수성에서 빨간 불이 켜졌다. 런던 원정에서 패배한 리버풀은 17 일에 있을 갈라타라사이와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을 치르기 위해 터키로 떠난다. 그리고 5 일 뒤 22일에는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한 판 원정이 예정되어 있다. 과연 리버풀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궁금하다. [우르곳협회 > 리버풀 애들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라는 게 눈에 보임. 경기 마지막까지 뛰어다니는 애는 김현준밖에 없었음.] [황족맨시티 > 리통기한 끝남요. 이제 남은 건 맨시티의 우승뿐. 그래도 득점왕은 김현준.] [케밥엔터키 > 쟤네들 챔스 치르고 다시 영국 가려면 끔찍할 듯. 진짜 이번 시즌 리버풀은 마가 끼었음. 선수들 죄다 줄부상에 하필이면 16 강 원정도 러시아와 더불어 제일 먼 터키 원정임.] [담배값올라도난핀다 > 터키에서 리버풀 선수 누가 부상당하냐는 것이 관전 포인트임. 혹시나 김현준이나 알론소가 부상당하면 어떻게 될까?] [티모 >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냐? 리버풀 시즌 막판에 폭망 하는거 아님?] [연금이냐세금이냐 > 이제까지 보여준 게 있으니 쉽게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다음시즌에는 공격수도 하나 필요한 듯. 수아레즈 유통기한이 다됐나? 저번 시즌만큼의 클래스가 안 나옴. 오늘 경기에서도 수아레즈가 넣었으면 경기 리버풀이 이기면서 끝날 수도 있었음.] [깜장이아찌 > 수아레즈가 해준 게 있으니 팔 수는 없겠지만, 오늘 경기만 보면 계륵임. 놓친 찬스도 꽤 많았음. 정말 이번 시즌 끝나면 대형 공격수 영입 하나 해야할 듯.] ============================ 작품 후기 ============================ 하하 결혼식이야 잘 끝냈습니다. 신행도 잘 갔다왔고요. 다들 생각하시는 첫날밤은...연애를 오래해서 그런걸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6년 연애로 한 결혼이라 그런지 별 일 없었습니다. 진짜 별일 없었어요. 신행을 여유있게 갔다오려는 생각 때문에 결혼식 다음날 출발이라 하루 텀이 있어서 첫날밤은 그냥 집에서 이불 펴놓고 게임하다가 잠들었습니다. 결혼식이 너무 힘들었어요... 신행도 공항 도착하니 밤이라서 바로 호텔가서 짐 풀고 그대로 쓰러져 잤습니다. 아쉽네요? 풀 만한 썰이 없어요. 2세 계획은...아직 없습니다? 어쨌든 아직 이것저것 해야할 일이 많기는 한데 2편 올리도록 합니다. 빨리 연재 속도를 찾아야 할텐데 잘 안되네요 하하; 00469 위기의 리버풀 =========================================================================                            런던 원정에서 당한 역전패의 여파는 상당히 컸다. 연일 언론에서는 '리버풀의 충격적인 하지만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패배'라며 자극적인 내용을 쏟아내었다. 특히 이번 리버풀이 당한 역전패로 인해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리그 우승 경쟁에 한 발짝 앞서 나갔다는 기사들도 여럿 나왔다. 아스널 전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선수들을 신랄하게 비판을 하는 기사들도 다수 터져 나왔다. 그 때문인지 멜우드에서 훈련하는 선수단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삐익!!! "코디 정신 차려!" "죄송합니다!" 특히 위치 선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올리비에 지루에게 내준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중앙수비수 코너 코디는 훈련장에서도 넋이 나가 있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지만, 사방에서 나오는 언론의 포화는 93 년생에 불과한 코디를 주눅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아직 프리미어리그 선두다. 선수들은 물론 구단에게 향하는 과도한 비난은 자제해줬으면 한다.' 달글리쉬까지 나서서 팬들에게 자제를 요구할 정도였다. 비록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욕을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아직까지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순위표에서 가장 윗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승 경쟁을 펼치며 선두 자리를 바짝 쫓아온 맨체스터 시티 때문에 팬들이 민감해진 것이라고 동료 선수들은 코디에게 괜찮다며, 쓴 경험이니 이것을 토대로 발전하면 된다고 위로를 하곤 했지만 여전히 팬들의 포럼에서는 코너 코디에 대한 비판이 가득했다. 코너 코디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종료시간 골 찬스를 놓친 수아레즈도 마찬가지였다. '저 기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그리고 그런 코너 코디와 수아레즈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한국영이었다. 한국영은 표정이 굳어 있는 코너 코디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한국영 또한 최근 쓰라린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3 - 0 으로 이기고 있다가 순식간에 무승부가 되어버린 에버튼 전에서 한국영은 평생 먹을 욕을 잉글랜드에서 다 먹은 기억이 있었다. 아스널 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직접 언론 혹은 팬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경기조차 참여하지 못했다. 무관심이 최고의 적이다라는 말이 있 듯 차라리 안 좋은 소리를 듣더라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은 게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의 마음이었다. 달글리쉬 감독은 최근 훈련 컨디션에 따라 터키 원정에서 선발로 내보낼 선수를 결정한다고 했었다. 리버풀의 1 군 스쿼드에 포함된 한국영도 가까스로 챔피언스 리그 본선 25 인 명단에 포함된 만큼 챔피언스 리그에 뛰고 싶었다. '그나저나 현준 선배는 어디로 간 거야?' 코칭 스태프들과 훈련을 하면서 한국영은 틈이 날 때 마다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1군 훈련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선수인 현준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 현준은 리버풀의 재활 훈련장에 있었다. 며칠 전부터 재활 훈련에 들어간 리버풀의 레전드이자 원 클럽맨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말이다. "내가 부상만 당하지만 않았어도 런던 원정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어." "어차피 지나간 일이에요. 스티브. 솔직히 그날 경기는 아스널 선수들이 정말 잘했어요." 리버풀이 내준 두 골은 전부 역습상황에서 터져 나왔다. 그 만큼 아스널의 공격은 매섭고 깔끔했다. 충분히 상대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낼 만한 일이었다. "리버풀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어." "모든 기회를 전부 골로 연결시켰다면 이겼겠죠. 하지만 축구라는 건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제라드의 말에 연습장에 앉아있던 현준이 대답했다. 최근 제라드는 멜우드에서 공을 다루며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실전에 투입될 정도는 아니었다. 달글리쉬의 말에 따르면 2 군 연습 경기에서 한, 두 차례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린 뒤에야 경기에 투입될 거라고 했다. '그래봤자 맨체스터 시티 전에는 투입되겠지. 제라드라는 키 플레이어를 그런 중요한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리 없으니까.' 달글리쉬가 직접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현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런던 원정의 패배 때문에 2013 - 14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일전은 앞으로 있을 프리미어리그 우승 향방에 가장 큰 역할을 할 게 분명했다.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1, 2 를 차지하고 있는 팀들의 맞대결인 만큼 어느 팀이 이기던 간에 이긴 팀은 우승 경쟁에서 한 발짝 앞서 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 26 라운드를 치르고 나면 양 팀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는 만날 일이 없었다. "준. 터키 원정은 언제 떠나지? 17 일이 시합이면 최소 이, 삼일 전에는 떠나야 할 텐데?" "네. 안 그래도 오늘 밤 비행기에요. 스티브도 오나요?" "물론이지. 그라운드에서 같이 뛰지는 못하더라도 같은 경기장에서 리버풀의 승리를 지켜봐야지." 챔피언스 리그 8 강 진출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비록 1 차전이 유럽 축구 클럽들에게 지옥이라고 평가받는 터키 원정이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승리,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지만 8 강 진출에 유리했다. 당연히 스티븐 제라드도 리버풀을 응원하기 위해 이스탄불로 떠날 예정이었다. 비록 경기에는 뛰지 못하지만, 마음만큼은 그라운드에 출전하는 여타 선수들 못지않게 승리를 바라고 있었다. "리버풀 보다 한 수 아래라고 평가받기는 하지만 갈라타사라이는 쉽지 않은 상대야. 게다가 원정이라고. 또한 알다시피 리버풀은 최상의 전력이라고도 할 수 없어."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스티븐 제라드가 저렇게 계속해서 승리에 대한 말을 꺼내는 것은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었다. 리버풀의 부주장인 데다가 오랜 시간동안 리버풀에서 뛰어온 자신이 중요한 시기에 부상을 당해 선수단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자책감 말이다. 제라드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준은 터키 원정에 대해 떠올렸다. '확실히 터키 원정은 쉽지 않아.' 터키인 들은 축구에 미친다는 말이 있다. 터키의 1부 리그인 터키 쉬페르리그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것은 물론이고, 관중들 또한 굉장히 열광적이었다. 관중석이 온통 화염으로 뒤덮이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특히나 리그 최고의 더비인 갈라타라사이 SK 와 페네르바체 SK 의 이스탄불 더비라던가, 터키의 최고 라이벌인 그리스와의 A 매치가 열리는 날에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라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유명한 일화도 있었다. 과거 쉬페르리그의 트라브존스포르에서 뛰었던 이을용의 회고를 보면, 처음 경기에서 뛰었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동료선수가 재빠르게 손을 붙잡고 라커룸으로 갔다고 했다. '알고 보니 관중에서 별별 물건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고 했지.' 가만히 있었으면 그야말로 관중들이 던진 물건에 맞아 죽었을 상황이었다며 동료 선수들이 이을용에게 조심하라고 경고까지 했다고 한다. 어찌되었던 그 이야기는 현준이 축구 선수로 되기 전 한창 인터넷에서 유명하게 나돌았던 터키 리그의 광적인 열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리그 경기에서도 상대팀 선수에게 병뚜껑과 라이터를 던져댈 정도로 터키 팬들의 과격함을 유명했다. 어찌되었든 예전부터 터키 원정은 유럽의 축구 클럽들에게는 러시아와 함께 가장 험난한 원정으로 유명했다. 오랜 시간동안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소음에 가까운 터키인들의 엄청난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압박감을 주기 때문이었다. 퍼거슨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터키 원정에서 패배한 적이 있었고, 지구 방위대라 불렸던 레알 마드리드도 터키 원정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스티브. 남아 있는 선수들을 믿어요." "나도 알아. 하지만..." 팀의 핵심선선수라는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일까? 부상으로 이 중요한 시기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제라드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제라드의 리버풀에 대한 충성심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제라드의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라도 해줄 겸 리버풀이 터키에서 있었던 짜릿한 승리가 무엇일까 떠오르던 현준이 입을 열었다. "이스탄불의 기적을 다시 보여드리죠." "이런 그러면 곤란해. 준. 이기는 것은 좋지만 난 화끈하게 이기기를 바란다고. 그리고 이스탄불의 기적을 보여준다고? 하하하. 전반부터 3 골을 먼저 내주고 시작할 셈이야?" 어디선가 킥킥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알론소의 말이 들려왔다. 제라드가 회복 훈련을 한다는 말에 그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가 본의 아니게 현준의 이야기를 들은 그였다. 알론소 또한 제라드와 함께 이스탄불의 기적을 경험했던 멤버였다. 그러고보면 현재 리버풀에서 그때의 짜릿한 승리를 직접 맛 본 선수는 제라드와 알론소 이 둘 뿐이었다. "3 골을 먼저 내주는 것은 좀 그런걸요?" "뭐, 3 골을 허용해도 우리 팀이 승리를 한다면 상관없겠지? 점수 차이가 어떻든 원정에서 승리한다면 홈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줄어 들 테니까. 그것도 지옥의 원정으로 유명한 터키 원정이라면 남는 장사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 최대한 큰 점수 차이로 이기는 좋아. 사비 그리고 준. 원정에서 크게 승리를 거두면 그만큼 홈 경기에서 선수들이 편해질 거야." 기분도 풀어줄 겸 반은 농담이었는데, 계속해서 진지한 제라드의 말에 현준과 알론소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2월 13일. 리버풀은 2013 - 14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을 치르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다. "휴. 드디어 도착이네. 진짜 오래 걸리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내린 한 남자가 손으로 이마를 훔치며 땀을 닦았다. 바로 지훈이었다. 현준의 친구인 그가 이 곳 터키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챔피언스 리그 16 강인 리버풀과 터키 갈라타라사이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보고난 이후 다시 맨체스터로 이동해 맨체스터 시티전까지 보고 난 이후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물론 그 때문에 회사에 휴가를 내기까지 했다. "뒷감당이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오니까 잘한 거 같네." 자신의 책상이 치워졌을 가능성도 있지만, 지훈은 애써 자기 합리화를 하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언제나 수준 높은 경기 특히 친구가 뛰고 있는 리버풀의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 했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선두 싸움을 가리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빅 매치가 예정되어 있는 지금 이 시기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당당하게 휴가서를 출사표 던지듯 던지고 나온 것이다. 그런 지훈의 가방에는 챔피언스 리그 축구표가 있었다. 현준이 구해다준 티켓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 티켓 그것도 장당 가격이 칠십 만원에 육박한 굉장히 좋은 자리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표를 구하기 위해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고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현준은 표는 물론이고, 호텔까지 예약해주었다. "이게 바로 세계적인 축구 선수를 친구를 둔 위엄이지. 음음." 물론 한국에서 터키까지 오는 비행기 값은 자신이 부담했다. 현준이 비행기 표도 구해준다고는 했지만 거기까지 부탁하기에는 지훈도 염치가 있었다. 그래도 터키에서 잉글랜드까지 가는 비행기 표는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 유럽의 여행은 중소 기업의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자, 그러면 어디 가볼까." 축구만을 보기 위해서 온 해외여행이지만, 그래도 먼 유럽 그것도 터키까지 오는 여행인 만큼 나름대로 철저하게 준비했던 지훈은 자신 있게 발걸음을 옮겼다. 비행기에서 핸드폰 어플을 통해 간단하지만 몇 가지 터키어도 외어서 왔다. 하지만 그런 지훈의 자신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외계어와 함께 자신을 노려보는 택시 삐끼들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전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나이를 물어보셨는데 제 나이는 올해 계란 한판이죠 00470 위기의 리버풀 =========================================================================                            "진짜 대전하고는 비교도 안 되네..." 우여곡절 끝에 호텔로 도착한 지훈은 캐리어를 내던지고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오랜만에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한 갈라타사라이 때문인지 이스탄불은 벌써부터 축구의 열기에 취해 있었다. 사방에서 갈라타사라이의 깃발이 펄럭이며 일찌감치 터키에 입국한 리버풀 응원단을 맞이하고 있었다. 심지어 공항에서조차 말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갈라타사라이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총인구가 8 천만 명 가량인 터키 내에서 무려 2 천만 명 가량이 갈라타사라이 서포터라니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최근 퍼플크루는 활동하는 사람들이 만 명은 되려나..." 지훈은 한 때 자신이 응원했던 K 리그 팀인 대전 시티즌을 떠올렸다. 현준이 대전 시티즌에서 활약했을 때가 대전의 최고 전성기였다. 현준의 이적 이후 대전 시티즌은 차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이번 시즌인 2013 - 14 K 리그 클래식에서는 결국 챌린저 리그로 강등되고야 말았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성적인 팬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특히나 현준 빠순이로 널리 알려져 있는 희연은 아직도 퍼플크루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이런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이스탄불의 분위기는 K 리그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페네르바체 SK 과의 더비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훈이 이제까지 봤었던 K 리그는 더비 전에도 이렇게 과격하고 흉흉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는 않았다. "역시 K 리그가 얌전하단 말이야. 터키나 잉글랜드, 이탈리아의 훌리건들에 비하면 신사지 신사." 야구장과 마찬가지로 K 리그 경기장에는 맥주를 들고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술을 먹어도 선수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만 지를 뿐 홍염을 던지고, 물병을 던지는 미친 짓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하기사 술을 먹지 않아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팬들인데, 정말 술이라도 먹으면 더비전이나 챔피언스 리그 경기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는 누구 하나 죽어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축구 팬들의 광기에 찬 모습이 있으니 어째서 터키 축구장에는 술을 들고 출입할 수 없는지 이해가 되었다. 몇 년 전 이스탄불 더비를 보기 위해 직접 유럽으로 찾아간 웹툰 작가가 말했다. 터키에서 축구팬이라는 말을 하면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어느 축구팀 팬이냐?'는 질문을 한다고 말이다. "설마 그 말이 사실이었을 줄이야." 호텔로 이동하면서 택시기사에게 안 되는 터키어와 영어로 자신이 축구팬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자마자 택시기사에게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던 그였다. 물론 지훈은 슬기롭게 갈라타사라이를 응원하기 위해 먼 한국에서 찾아왔다고 대답했었다.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지." 택시기사는 분명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주장 현준의 친구라고 말했다가는 큰 일이 날 것 같은 느낌이 지훈의 온 몸을 찔렀었다. "팬들은 열광적이긴 한데. 그래도 터키 축구라고 하면 왠지 유럽의 2 부 같단 말이야." 갈라타사라이의 홈구장인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는 별칭이 지옥이라는 뜻을 지닌 'Hell' 일 정도로 터키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유명하지만 갈라타사라이를 포함해 터키 클럽의 유럽 대항전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리그에서 양강을 구축하고 있는 갈라타사라이는 물론 그 라이벌 팀인 페네르바체를 포함해도 챔피언스 리그에서 8 강 이상 올라간 적이 없었다. 삑삑. 그렇게 짐 정리를 하고 침대에 누워 있다 보니 심심함이 몰려온 지훈은 Tv 리모콘을 찾아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가고는 싶었지만, 언어도 잘 통하지 않으니 혼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희연이라도 같이 데려올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체 뭐라고 하는거야...영어도 아니고." 죄다 알아들을 수 없는 터키어로 방송되는 만큼 지훈이 볼 수 있는 채널은 없었다. 그러던 와중 스포츠 채널이 지훈의 눈을 사로잡았다. "오호. 이스탄불 더비인가?" 해설을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축구 경기는 그런 것 없이도 충분히 잘 감상할 수 있었다. Tv 에 방송되고 있는 경기는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의 예전에 있었던 더비전이었다. 아마 예전에 했던 방송을 재방송해주는 모양이었다. 침대에 누워서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지훈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경기가 흘러갈수록 카메라에 비춰지는 사방에서 터지는 홍염과 비처럼 쏟아지는 물병들. 경기에 지장이 생길정도로 그라운드 전체가 물병으로 가득 찰 정도였다. 그리고 페네르바체의 골이 터지면서 골을 터뜨린 선수가 세리모니를 하려고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자 그 선수를 동료 선수들이 말리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당연했다. 사방에서 무언가가 계속해서 알아들었으니 말이다. 마치 물폭탄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광경이었다. 이스탄불 더비전이 험악하다고는 귀가 따갑게 들었지만 지훈은 조금 과장이 섞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장을 이렇게 만들어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현준아 살아 돌아와라." 리버풀의 콥은 물론 영국의 훌리건들도 미친놈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터키의 광적인 팬들은 고작 미쳤다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많이 부족해 보였다. 불기둥이 솟아오르며 전광판에서는 불꽃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고, 운동장은 연기로 가득 찼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쿵쿵거리는 북소리가 맹렬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고, 고막을 찢을 듯 한 괴성들이 한데 모여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었다. Welcome to H.E.L.L 자신들의 경기장인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를 찾은 리버풀을 환영하는 갈라타사라이 팬들의 응원이었다. "터키 응원단의 악명을 여러 차례 듣기는 했지만, 왜 다른 유럽 클럽들이 이곳을 꺼리는지는 알 것 같네요. 무섭긴 무섭네요?" "눈 마주치지마. 뭐 날아올 지도 몰라. 진짜 터키 원정은 올 때 마다 미친 것 같다니까." 그런 터키 팬들의 모습에 리버풀 선수들은 다들 혀를 내두르며 한 마디씩 내뱉었다. 왜 유럽의 모든 클럽들이 터키 원정을 꺼리는 지 알 수 있는 풍경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 경기력을 펼칠 만한 선수가 과연 누가 있을까? 심지어 홈팀 선수들이라도 이런 모습을 무서울 것 같았다. 선수단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도 미리 자리 잡고 있던 원정팬들의 엄청난 야유 때문에 한참 고생을 했던 그들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인 게 아니라 마치 숙명의 라이벌 팀과의 더비 전을 치르는 것 같은 열기였다. "우리 팬들이 크게 다치지 말아야 할 텐데." "철창이 있으니까 그래도 괜찮겠죠? 게다가 터키 경찰들도 꽤 많이 왔다고 하지 않았어요?" 샤키리와 함식의 시선이 멀리 리버풀의 팬들이 모여 있는 원정단 응원석으로 향했다. 동물원의 맹수처럼 멀리 영국에서 찾아온 원정단 응원석은 철창으로 막혀 있었다. 거기에 방패를 든 경찰들까지 섞여서 원정팀 팬들을 철통같이 경비하고 있었다. 들은 이야기로는 경찰만 무려 4000 명이 넘는 수가 배치되었다고 했다. 왜 그렇게 많은 경찰들이 필요한가 했더니만 이런 광경을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마치 철창을 부여잡고 괴성을 지르는 터키 팬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좀비 떼와 같아 보였다. "그나저나 저 사람들은 왜 이리 흥분했대?" 경기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그라운드 쪽으로 홍염을 던지며 난리를 피우는 응원구역을 바라본 현준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런 현준의 질문에 답해준 사람은 바로 레이나였다. "왜긴 챔피언스 리그 진출 때문이지. 만약 갈라타사라이가 리버풀을 꺾고 8 강에 진출하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테니까. 라이벌 팀인 페네르바체가 2007 - 08 시즌 챔피언스 리그 8 강에 올라간 것에 비해 갈라타사라이는 아직 챔피언스에서 리그 8 강까지 올라간 전적이 없으니까 말이지. 게다가 이번 시즌에도 계속해서 2 위로 페네르바체에게 밀리고 있는 모양이야. 승점 차이가 꽤 나는 모양이더군." 축구계에서 오랫동안 굴러먹은 베테랑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레이나는 잡다한 축구계의 일들을 잘 알고 있었다. "리그 경기를 포기하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어떻게든 승리해서 체면치레를 하려는 모양이군요." "그런 셈이지. 갈라타사라이가 리버풀을 꺾고 챔피언스 리그 8 강이라도 진출한다면 비록 터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도 할 말 하나쯤은 생기니까." 레이나의 말에 수긍하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리버풀의 라이벌 팀인 에버튼, 아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리그 우승에 가까운 상태고, 리버풀이 승점차이가 많이 나는 리그 2 위.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올라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당연히 리버풀이 우승 가능성이 희박한 리그가 아닌 챔피언스 리그에 올인 하는 것하고 비슷한 일이었다. "준. 만약에 골을 넣어도 골 세리모니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하더라도 관중석 가까이엔 가지마." "벌써부터 물병이 날아오고 있는 거 눈에 보인다고요." 현준의 눈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라이타와 물병이 경찰의 들고 있는 방패에 튕겨져 나오는 게 보였다. 왜 라이타가 경기장에 있는지 의심스러웠지만, 터키의 경기장내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 리그의 팀들은 대체 어떻게 경기를 치르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짓을 하다니 역시 그레엄 수네스가 대단하긴 했어." "그레엄 수네스요?" "아아. 그레엄 수네스의 이야기라면 유명하지." 한 코칭스태프가 아는 듯 감탄성을 터뜨렸다. 현준의 눈이 동그래지자 레이나가 음음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레엄 수네스는 전 리버풀과 뉴캐슬을 맡았던 프리미어리그 감독으로 1995 - 96 시즌 터키 갈라타사라이를 맡았다고 한다. 당시 갈라타사라이의 라이벌 팀인 페네르바체는 트라브존스포르와 함께 리그 우승을 다투고 있었지만, 갈라타사라이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하지만 운명일지 우연일지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가 터키컵 결승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극적으로 갈라타사라이가 이겼겠군요." 현준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안 그랬으면 레이나가 그레엄 수네스의 꺼낼 리 없었다. "극적이긴 극적이었지. 1 차전인 홈에서 1 - 0 으로 이기고, 2 차전인 원정에서 1 - 0 으로 지고 있다가 연장전에 극적으로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거머쥐었으니 말이야." "리버풀이 만들어냈던 이스탄불의 기적에 비해서는 딱히 감흥이 오지 않는데요?" "중요한 건 그 뒤의 일이지." 묘한 여운이 담긴 레이나의 말에 현준이 그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레이나를 바라봤다. "터키컵 우승컵을 차지하자 흥분한 그레엄 수네스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아는가?" "글쎄요? 춤이라도 췄나요?" "아니. 그것보다 더 대단한 일을 했지. 진짜 엄청난 일이었어." 대체 그레엄 수네스라는 인물이 무슨 일을 한 것인지 과도하게 양 팔을 펼치는 레이나의 모션에 현준의 얼굴이 궁금증으로 물들어 갔다. "갈라타사라이의 팬이나 페네르바체의 팬이나 터키 팬들인 만큼 과격한 건 매한가지지. 그런데 그레엄 수네즈는 저 관중석을 가득 메운 과격한 페네르바체의 팬들 앞에서 갈라타사라이의 깃발을 들고 뛰어나가더니 중앙선에다가 그 깃발을 꽂았네. 그것도 페네르바체의 홈에서 말이지!" "......하?" 현준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더비전에서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했다고 자신들의 깃발은 안 필드의 중앙에 꽂는다? 콥들이 그냥 그것을 두고 볼 리가 없었다. 모르긴 해도 엄청난 폭동이 일어날 게 뻔했다. "흥분한 페네르바체 팬들 사이에서 수네스는 가까스로 경찰의 호위 속에서 그라운드에서 벗어날 수 있었네. 사방에서 돌덩이가 날아오곤 했으니까 말이야. 정말 용감한 양반이야." 마치 그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보기라도 한 듯, 레이나는 눈까지 살짝 감으며 말했다. 어찌되었든 이 모든 것들이 터키 팬들의 열광적인 축구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현준은 이런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경기력이 도움은 되지만, 직접적으로 승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 경기 승리하게 되는 것은 리버풀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멀리 한국에서 제 친구까지 왔다고요." "호오? 그래? 그 유명한 FA 버프보다 강력하다는 친구 버프로군." "......?" "농담일세. 요즘 야구를 봐서 말이지." "지금은 야구 시즌이 아닐 텐데요?" 레이나의 헛소리에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가끔 터져 나오는 헛소리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어이없는 예능플레이만 아니라면 참 좋은 선수인데 라는 생각이 또다시 들었다. "어찌되었든 나도 오늘은 골을 먹힐 생각이 없다고." 레이나가 골키퍼 장갑을 낀 주먹을 맞부딪치며 말했다. 에버튼 전의 무승부 그리고 아스널전 패배한 지금 어떻게든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맨체스터 시티 전에 앞서 선수단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렇게 갈라타사라이 SK 와 리버풀 FC 의 챔피언스 리그 16 강 1차전이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정신줄을 놓을 정도로 피곤해서 예약을 올려놓고 먼저 잡니다 다들 즐감하세여 00471 위기의 리버풀 =========================================================================                            "이거...이거 진짜 농담이지?" 전광판의 점수를 보며 지훈은 자신의 두 눈을 비볐다. 이번 휴가 기간동안 지훈은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16 강 1 차전과 맨체스터 시티전을 보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이 둘 중 지훈이 더욱 보고 싶어 한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 전이었다. 승, 패를 쉽게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 1차전인 갈라타사라이와 리버풀은 네임벨류에서부터 차이가 있었기에, 지훈은 비록 원정이지만 충분히 리버풀이 압승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재 전광판에 나온 스코어는 지훈의 예상과는 완벽히 동 떨어져 있었다. 그라운드에서도 리버풀의 선수들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고는 쓰러지듯 누워 있었고, 갈라타사라이의 10 번 유니폼을 입은 선수 네덜란드의 웨슬리 스나이더가 포효를 터뜨리고 있었다. 와아아아!!!! 사방에서 들려오는 괴성과 함께 경찰들이 흥분한 서포터들의 행동을 막기 위해 애써 힘을 쓰고 있었다. 심지어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한 갈라타사라이 팬들이 원정단 응원석을 향해 홍염을 던지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경기장 지붕 덕에 원정 팬들이 홍염을 맞지는 않았지만, 까닥하다가는 큰일이 나는 위험천만한 장면이었다. "저러면 UEFA에서 징계 먹는 것 아니야?" 팬들의 과격한 행동 때문에 클럽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꽤 많았다. 만약 지금 상황에서 갈라타사라이가 징계를 받는다면? 클럽 입장에서 엄청난 손해일 터였다. 더군다나 지금 갈라타사라이는 리버풀을 상대로 3 - 0. 1 골도 아니고, 무려 3 골이나 리드하고 있었다. 이제 경기가 전반 18 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광적인 터키 팬, 특히 이곳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를 가득 채운 갈라타사라이 팬들이 흥분한 까닭이 있었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수 부락 일마즈가 깜짝 골을 터뜨릴 때까지만 하더라도 지훈은 그러려니 하며 경기를 지켜봤었다.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장소가 갈라타라사이의 홈이기도 했고, 경기 초반 깜짝 골이 터져 나오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그 이후에도 위협적인 장면을 계속해서 노출하더니만 결국 스나이더의 중거리 포 두 방에 거의 침몰직전 수준이 되 버린 것이다. "리버풀 이러다가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서 탈락하지는 않겠지?" 그라운드에 가만히 서 있는 자신의 친구 현준의 모습을 멀리서 보던 지훈이 중얼거렸다. 리버풀은 전년도 빅 이어를 들어 올린 팀이다. 물론 전년도 우승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무너지기에는 리버풀은 너무나도 아까운 팀이었다. 최근 2 경기를 제외하면 패배가 거의 없는 팀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리지 않았던가? 비록 에버튼 전의 무승부 그리고 아스널전의 패배 이후 한국에서도 리버풀의 위기 상황에 대해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말이다. 이런 리버풀의 갑작스런 부진은 지훈도 잘 알고 있었다. 워낙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부상선수 들로 인해 과도하게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바람에 급격하게 체력이 저하된 주전선수들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지적되었던 사실들이 결국 터져나온 것이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챔피언스 리그, FA 컵까지 수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팀이었다. 그 때문에 점점 리버풀의 성적이 곤두박질 칠 거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진짜 이렇게 될 줄이야." 리버풀이 터키로 떠나오기 전 달글리쉬 감독이 '터키 원정은 우리가 지옥으로 향하는 길이다'라고 인터뷰에서 얘기한 것이 기사로 나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기사를 보며 지훈은 달글리쉬가 심하게 엄살을 떤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눈앞의 광경과 스코어를 보면 그 때 달글리쉬가 했던 이야기가 엄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원정이라지만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는 네임벨류의 차이가 있었다.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를 포함해 작년 쿼드러플을 차지하며 유럽 축구 클럽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팀이었다. 게다가 2 년 연속 발롱도르를 차지한 김현준을 포함해 모드리치, 제라드, 수아레즈등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이 포진한 팀이었다. 그에 반해 갈라타사라이는 우루과이의 대표팀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와 2010 UEFA 최고의 미드필더상을 받은 웨슬리 스나이더가 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팀을 이루는 선수들의 이름값은 리버풀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축구 경기는 선수들의 이름값으로 승, 패가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듯 현재 리버풀은 웨슬리 스나이더에게 세 골을 내주며 3 - 0 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기는 했다. 하지만 만약 이 점수로 경기가 종료되면 리버풀은 홈에서 최소한 3 골을 넣어야 했다. 안 필드에서 리버풀이 3 - 0 으로 갈라타사라이를 꺾을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던 지훈은 잠시 후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이런 경기력이라면 홈이라도 해도 3 점의 점수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 "좋지 않은데..." 공은 다시 중앙선에 놓여졌다. 다시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기를 기다리며 발로 공을 살살 건드리던 현준은 자신의 등 뒤에 서 있는 리버풀 선수들의 표정을 슥 훑어봤다. 터키까지 멀리 비행기를 타고 온 피로감이 아직도 선수들에게 남아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에버튼 전의 무승부와 아스널 전의 패배 때문일까? 승리에 대한 열망이 섞인 정신력으로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해내던 선수들이 이제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갈라타사라이에 내 준 3 골도 그랬다. 좀 더 빨리 움직이며 웨슬리 스나이더에게 공간을 내주지만 않았어도 먹히지 않았을 골이었다. 하지만 리버풀 수비수들의 발은 느렸고, 웨슬리 스나이더는 자기의 장기인 중거리 슛을 뽐내며 두 번이나 리버풀의 골망을 갈랐다. '오늘 경기에서 지면...' 현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됐다. 만약 오늘 경기 리버풀이 패배하게 되면 이 하락세가 어디까지 갈지 예상할 수조차 없었다. 22 일에는 리버풀과 우승 경쟁을 펼치는 강 팀 맨체스터 시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25 일에는 FA 컵, 28 일에는 캐피털 컵 결승이 예정되어 있었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그 여파는 다음 경기까지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했고, 자신과 리버풀 구단 그리고 리버풀을 응원하는 콥들이 바라는 쿼드러플을 놓칠 가능성이 충분했다. '스티브의 기분이 말도 아니겠군.' 멀리 리버풀 벤치 근처에 앉아 있던 제라드의 걱정스러운 표정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과도 같은 갈라타사라이의 관중들. 그리고 기세를 탄 상대 팀 선수들을 보며 현준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착 가라앉은 선수들의 분위기를 어떻게든 끌어올려야 했다. "최대한 공을 내 쪽으로 밀어줘." "알았어. 준." "어떻게든 빠른 시간 내에 유효 슈팅 아니면 만회골이라도 터뜨려야 돼. 전반전에 점수를 내지 않는다면 후반전은 정말 힘들어 질 거야." 현준은 재차 수아레즈에게 말했다. 수아레즈 또한 오늘 경기가 상당히 힘들게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수아레즈는 지금 경기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아직 시간은 70분 가까이 남아 있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파트너는 세게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현준이었다. 현준과 같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선택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영광이었다. "믿는다. 준.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주겠어." "이왕이면 먼저 해결하라고." "물론이지." 수아레즈가 자신의 이를 드러내 보이며 웃었다. 최근 골을 넣지 못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 또한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로 월드 클래스급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였다. 와아아아!!! 갈라타사라이 팬들은 자신들의 깃발 혹은 머플러를 흔들며 리버풀을 상대로 앞서고 있는 자신들의 선수에게 함성을 보냈다. 북 소리와 관중석 곳곳에서 터지는 홍염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현준은 자신의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 기분 오래가지 못하도록 해 주지.' 아스널 전에서 느꼈던 패배를 이 먼 터키에서까지 와서 느끼고 싶지는 않았다. [웨슬리 스나이더, 멜루에게 공을 내줍니다. 멜루, 하칸 발타에게. 발타 그대로 길게 내주는 패스.] [브루마와 함식 뛰어오릅니다. 흘러나온 공! 마마두 사코가 먼저 걷어냅니다!] 경기는 점점 치열해졌다. 어떻게든 만회골을 터뜨리려는 리버풀과 여기서 또 한 번의 골을 성공시켜 리버풀의 목에 비수를 박으려는 갈라타사라이의 플레이는 그라운드 곳곳에서 충돌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를 해결해줘야 할 해결사들이 필요했다. 갈라타사라이의 해결사는 오늘 홀로 2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 웨슬리 스나이더라면 리버풀의 해결사는 다름아닌 리버풀의 주장. 현준이었다. "마리오!" 괴체는 현준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재빠르게 그쪽으로 공을 돌렸다. 오늘 경기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지 갈라타사라이의 압박이 너무나도 거센 탓에 적극적으로 드리블 돌파로 활로를 만들어 내는 게 여의치 않았다. 게다가 드리블 돌파를 계속해서 시도하다가는 후반전까지 뛸 체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마리오 괴체, 김현준 선수에게 공을 넘겨줍니다. 김현준, 빈 공간을 보고 길게 공을 넘기는 군요.] [샤키리 선수 쪽으로 향하는 롱 패스 군요. 역시 김현준의 선수의 깔끔한 롱 패스입니다.] 공을 잡은 샤키리가 조금씩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 계속해서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던 까닭인지 전반전 계속해서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여주곤 있었지만, 공을 잡자마자 매처럼 쏘아져 나가고 있었다. "발타! 준을 마크해! 그리고 12 번도 조심해!" 차츰차츰 치고 들어오는 리버풀의 플레이에 갈라타사라이의 주장이자 수비의 핵심인 사브리 사르올루가 재빠르게 수비 지시를 내렸다. 경기는 3 - 0 으로 자신들이 앞서고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상대에게 골을 내주며 분위기를 뒤집힐 수 있었다. '리버풀의 원정인 안 필드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전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이었다가 현재는 갈라타사라이의 감독인 로베르토 만치니의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사르올루도 인정하고 있었다. 튀르크 아레나에 가득 찬 갈라타사라이의 팬들 만큼이나 열광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 리버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챔피언스 리그 8 강 진출을 위해서는 홈 경기장인 이곳에서 승부를 봐야만 했다. 리버풀의 측면 공격을 이끄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 주듯 샤키리는 열심히 공을 몰고 갈라타사라이의 측면을 질주해 나갔다. 갈라타사라이의 선수들이 달라붙으며 막아선 까닭에 질주는 오래가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지는 않고 있었다. "세르!!!" 갈라타사라이의 협력 수비에 고전하는 샤키리를 구원해 준 것은 오버래핑을 하기 위해 따라 들어온 엔리케였다. 그리고 엔리케는 샤키리의 패스를 받자마자 빈 공간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는 수아레즈를 향해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좋아...!' 천천히 갈라타사라이의 진영으로 올라가고 있던 현준이 마음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순수한 마기가 골에 대한 그림을 그려주고 있었다. 그런 현준의 머릿속으로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의 움직임이 하나, 둘씩 빠르게 들어오고 있었다. 수아레즈에게 공이 연결되는 순간, 2 명의 갈라타사라이 수비수들이 달려들었고, 결국 그 수비를 뚫어내지 못한 공이 튕겨져 나오는 미래가 보였다. "흘러나온 공쯤이야..." 현준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고, 곧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쿡 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이 스피드를 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달리는 현준의 모습에 현준과 가장 가까이 있던 쉘시크 이난이 현준의 행동에 반응해 몸을 돌리긴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대다수 선수들의 눈은 공을 잡고 있는 수아레즈에게 쏠려 있었다. [아, 수아레즈!!! 공을 놓칩니다!]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갈라타사라이의 적극적인 협력 수비에 수아레즈가 공을 놓치며 공이 흘러 나왔다. 붉은색 별과 흰색의 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챔피언스 리그 공인구는 현준이 예상했던,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경로 그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굴러오고 있었다. "하아압!!!" 기합과 함께 입술을 질끈 깨물며 현준은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화려한 드리블로 돌파할 필요도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상대 진영을 갈라버릴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그렇게 행동해 봤자 갈라타사라이의 수비벽에 막힐 터였다. 콰앙!!! 순수한 마기가 포함된 근육의 강력한 힘에 대퇴부와 정강이에 섞인 회전력이 보태어지며 굉음과 함께 공이 로켓처럼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현준 특유의 장기인 대포알 중거리 슛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마치 골까지 레일로 연결된 것처럼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일직선을 그리며 갈라타사라이의 골문 구석으로 날아들었다. 출렁! 공은 그대로 무슬레라가 지키는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으로 파고들었다. 워낙 빠른 그리고 강력한 슈팅이었기에 무슬레라를 포함해 갈라타사라이의 수비수들은 다들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자신들의 골대 안에 공이 들어간 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그러게요. 댓글이 많이 줄었네요. ㅠ.ㅠ 그럼 다들 즐감하시길. 에테리얼은 일주일 내에 새롭게 들고 오겠습니다 00472 위기의 리버풀 =========================================================================                            [들어갑니다!!!! 김현준!!!] [영웅은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고 하죠! 역시 김현준! 이 선수가 해냅니다! 이로서 챔피언스 리그 11 호골 터트리는 김현준! 아주 강력한!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이었습니다!] [아! 이렇게 되면 경기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스나이더 선수의 골이 터지자마자 김현준의 선수의 만회골이 터져 나왔거든요? 리버풀, 모두들 아시다시피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는 팀 아닙니까? 흐름을 제대로 하면 2 골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좋았어!!!" 현준은 자신이 공을 차는 순간 골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공은 그대로 갈라타사라이의 골망을 흔들었다.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슛이었다. 이제까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골을 터뜨렸지만, 지금 만큼 짜릿한 느낌을 주는 골을 몇 없었다. 와아아아!!! 멀리 원정팀 응원단이 모여 있는 곳에서 날뛰기 시작하는 콥들의 모습도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이 먼 터키까지 찾아와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수만 명의 홈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리버풀을 응원하던 충성스러운 팬들이었다. 현준의 골이 터지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한 팬이 붉은색의 연막을 피어 올렸다. 그리고 터키의 팬들에게 시위 하듯 리버풀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응원가 YNWA 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완벽한 슛이었어! 준!" "하하! 대단했어! 최고야!" 현준과 가장 가까이 있던 함식과 괴체가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수아레즈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들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며 현준의 챔피언스 리그 11 호골이자 오늘 경기 리버풀의 첫 골을 자축했다. "역시 준 너의 골 냄새를 맡는 그 천부적인 능력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겠어. 어떻게 공이 그 곳으로 흘러갈지 알고 있던 거야?" "느낌이 왔어. 루이스." 경기 재개를 위해 센터 서클로 향하면서 묻는 수아레즈의 질문에 현준은 태연하게 거짓말로 대답했다.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었다고 사실을 말할 수도 없었고, 말해봤자 믿지도 않을 터였다. "자자! 이제 한골 이라고! 따라잡자! 특히 수비수들 정신 제대로 차리고 막으라고! 동료들이 더욱더 골을 넣어 줄 테니까!"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레이나가 손뼉을 팡팡 치며 소리를 질렀다. 3 - 0 의 상황에서 고작 1 점 따라붙은 것에 불과했지만, 웨슬리 스나이더가 골을 터뜨리며 점수 차가 3 점이나 벌어지는 순간, 곧바로 현준의 만회골이 터져 나온 만큼 이 경기 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웨슬리 스나이더가 중거리 포로 리버풀의 골문을 열자 현준이 그 모습 그대로 복수라도 하듯이 똑같이 중거리 포로 만회골을 터뜨리며 경기는 점점 과열되기 시작했다. 특히 갈라타사라이의 키 포인터인 스나이더와 현준의 몸놀림은 대단했다. 한 때 인테르 밀란에서 주축 역할을 맡았던 스나이더가 2012 - 13 시즌 갑자기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하자 나이에 따른 폼 하락과 체력 저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 스나이더는 제라드 보다도 어린 30 살에 불과했다. 또한 전성기의 임팩트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의 축구 센스만큼은 여전했다. 특히 이번 시즌 스나이더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무려 6 골을 터뜨리며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2 골을 오늘 리버풀을 상대로 터뜨린 골이었다. "어림없지!" 공공 툭툭 건드리며 치고 나올 듯 말 듯 동료 선수들이 합류하기 위해 시간을 끄는 스나이더의 플레이에 마마두 사코가 빠르게 스나이더에게 달라붙었다. "다들 집중해! 공 말고 선수들을 보란 말이야!" 레이나가 소리를 질렀다. 갈라타사라이는 마치 맨체스터 시티의 아쉬움을 만회하려는 듯 전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인 만치니의 부임 이후로 스리백을 운용중이었다. 그 탓에 공격상황에서 갈라타사라이는 많은 선수를 공격해 투입할 수 있었다. 이번 공격에도 갈라타사라이의 양 풀백인 에부에와 리에라가 공격에 가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죽어도 막아! 몸으로라도 때우라고!" 오늘 공격형 미드필더 역을 맡은 마리오 괴체까지도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다. 현준이 임팩트 있는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만회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돌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상황은 아직까지도 리버풀에게 굉장히 불리했다. 점수 차이는 아직도 2 점이나 나고 있었고, 좋게 말하면 열광적인 나쁘게 말하면 미친놈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광적인 터키 팬들이 자신들에게 욕설과 야유를 내뱉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골을 내주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 게 뻔했다. [아! 스나이더! 공 빠졌습니다!] [부락 일마즈!!! 슈웃!!! 아게르! 몸으로 막아냅니다!] 스나이더가 재치 있는 플레이로 사코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내며 부락 일마즈에게 패스를 연결시켰고, 쏜살같이 쇄도하고 있던 부락 일마즈가 그대로 슈팅을 때리며 골을 노렸다. 다행히도 아게르가 슈팅 방향으로 몸을 던지며 막아내기는 했지만, 달글리쉬와 리버풀의 코칭 스태프는 물론 그라운드의 선수들까지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다. "쉽지 않네. 역시 홈 버프 때문인가?" 가까스로 실점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어째서 원정 골 우선 원칙이라는 규칙이 생겨났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리버풀은 유럽 최고의 공격진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 경기장에는 리버풀보다 오히려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이 더욱 매섭고 날카로웠다. "그래도..." 현준의 고개가 갈라타사라이의 진영으로 향했다. 무슬레라 골키퍼 그리고 중앙수비수이자 갈라타사라이의 주장 사브리 사르올루와 부주장인 하칸 발타가 지키고 있는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이 눈에 들어왔다. "한 번이면 돼." 1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홈경기인 데다가 아직 전반전, 그리고 2 골이나 리드하고 있기 때문일까? 갈라타사라이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기회만 온다면 그 고삐를 잡아챌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현준이 바라던 그 기회는 전반이 끝날 때까지 오지 않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샤키리의 크로스에 이은 아게르의 강력한 헤딩슛이 무슬레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것이 가장 안타까운 찬스였고, 갈라타사라이 또한 스나이더의 중거리 포를 각성한 레이나가 몸을 던지며 막아낸 것이 아쉬웠다. 라커룸에 들어선 선수들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특히 수비수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듯이 전반에만 무려 3 점이나 실점했다. 리그 경기하고는 달리 리버풀은 2013 - 14 챔피언스 리그 예선을 치르면서 무실점한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 약체인 FC 쾨벤하운을 상대로도 1 골씩은 꼬박 내줬고, 도르트문트를 상대로도 3 골이나 내줬다. PSG를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매 경기 골을 내주는 수비진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했지만, 한 경기 그것도 전반전에만 무려 3 골을 내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 선수들을 향해 달글리쉬가 박수를 치며 선수들의 시선을 끌고는 외치듯 말했다. "모두들 정신 차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달글리쉬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아직 경기는 후반 45 분이 남아있었고, 리버풀을 충분히 역전할 수 있었다. "라이언! 사코를 대신해서 교체다." "알겠습니다. 감독님." "워커는 잭을 대신해서 들어간다! 문제없겠지?" "네." 전반전 3 점이나 실점했던 수비진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마마두 사코와 잭 로빈슨을 빼고 라이언 쇼크로스와 카일 워커의 투입 명령을 내렸다. 초반 빠른 실점 원인이 되었던 사코와 로빈슨을 교체하며 수비진을 단단하게 구축하려는 달글리쉬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아직 리버풀은 골이 필요했다. 측면의 카일 워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스피드가 빠른 풀백 중 하나. 그의 빠른 스피드는 리버풀에게 몇 번이나 찬스를 만들어 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스털링! 세르단과 교체한다!" "네!!!" 그와 함께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선수가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오늘 벤치를 지키고 있던 라임 스털링이었다. 팀이 밀리는 모습을 보며 그리고 현준의 짜릿한 중거리 포가 터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며 도저히 다리가 근질근질 거려 참치 못했던 그였다. 전반전 경기를 지켜본 달글리쉬는 계속해서 선수들을 모아놓고 그림 하나하나를 그리며 세부적인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경기를 포기하기에는 홈에서의 부담이 너무나도 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글리쉬가 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준. 자네에게는 부탁할 것이 딱 하나 있네." "골을 넣어달라는 말이죠." "물론이지. 해트트릭도 좋고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줘도 좋아." 달글리쉬는 현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주문도 하지 않았다. 오늘 경기 유일하게 골을 터뜨린 선수이기도 했고, 공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리고 리버풀의 공격 상황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던 그였다. 굳이 자신의 지시가 없어도 현준은 달글리쉬가 원하는 최고의 플레이를 언제나 보여주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보아온 현준의 실력이라면 지금 상황에서도 리버풀이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리라는 굳은 믿음이 담겨 있었다. "너무 골을 많이 터뜨리면 터키의 미친 팬들에게 맞아죽을지도 모를 텐데요? 아까 보니까 플라스틱 물병 좀 날아오던데요." "내가 대신 맞아주지." 자신의 너스레에 눈을 마주치며 굳게 대답하는 달글리쉬는 보며 알았다는 표시로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도 이대로 경기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달글리쉬의 눈에 담긴 신뢰. 경기장 내에서 톡톡히 보여줄 생각이었다. "준! 부탁한다!!!" 선수 통로를 나서면서도 현준은 자신의 귀에 꽂히는 제라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제라드를 바라보는 것보다 현준은 슬그머니 엄지손가락을 옆으로 치켜 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자! 경기 시작됩니다. 리버풀, 무려 세 명의 선수나 교체했는데요. 마마두 사코와 잭 로빈슨 선수가 빠지고 카일 워커와 라이언 쇼크로스가 투입되는군요. 그리고 스털링 선수도 투입되었습니다. 그러면 샤키리 선수가 빠진 거죠?]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함식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올라가고 괴체 선수가 측면으로 이동하겠군요.]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리버풀의 수세는 변하지 않았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을 맹렬하게 리버풀을 몰아쳤다. 하지만 전반과는 다르게 리버풀은 카일 워커와 라이언 쇼크로스가 좀 더 많이 뛰어다니며 갈라타사라이의 공세를 안정적으로 막아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여나 하는 마음에 수아레즈까지 중앙선까지 내려와 수비를 돕고 있었다. "측면으로 돌려! 볼 점유율을 높이란 말이야!" "어떻게 해서는 뺏기지마!" 단순히 수비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리버풀은 아직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비장의 한 방을 계속해서 노리고 있었다. 수아레즈는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지만, 현준만큼은 갈라타사라이 수비진들과 거리를 조절하며 언제든지 그들의 목에 비수를 꽂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에테리얼 수정에 오래 걸리는 이유가. 마음에 안드는 것을 뜯어 고치다 보니 거의 새로운 소설이 되어가고 있어요; 수정은 첫편부터 새롭게 올릴생각입니다. 주말 모두들 즐감하세요! 00473 위기의 리버풀 =========================================================================                            와아아아!!! 경기가 계속될수록 갈라타사라이 팬들의 환호성은 점점 더 커져갔다. 아직 경기는 3 - 1 로 갈라타사라이가 리드하고 있었고, 공격의 주도권도 갈라타사라이가 쥐고 있었다. 10 번을 달고 있는 미드필더 웨슬리 스나이더와 17 번을 달고 있는 터키의 공격수 부락 일마즈가 공을 잡을 때 마다 갈라타사라이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그런 환호성을 등에 업고 갈라타사라이는 리버풀의 틈을 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어떻게든 리버풀을 핀치로 몰아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굳게 잠긴 리버풀의 빗장은 좀처럼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역습을 통해 갈라타사라이의 틈을 노리는 한 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온다...!' 후반에 들어서도 끈질기게 슈팅과 돌파를 하며 경기의 흐름을 쥐고서 놓아주지 않는 갈라타사라이의 선수들을 막아낸 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차츰차츰 수비가 점점 안정적으로 변하며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이 크게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않자 측면으로 슬금슬금 나오는 스털링의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 조금씩 앞으로 나오며 공간을 넓히는 스털링의 행동을 계속된 찬스 때문에 공격에 정신이 쏠려 있는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수비수는 3 명.' 그와 동시에 현준의 시선이 갈라타사라이 진영을 훑었다. 3명. 골키퍼까지 포함한 숫자였다. 거기에 두 명의 센터백이 한 명의 선수에게 동시에 달라붙을 수도 없을 테니, 따지고 보면 단 한 명. 딱 한 명만 제칠 수 있다면 골 찬스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그 정도는 현준에게 충분하고도 넘쳤다. 그리고 다시 현준이 자신의 진영으로 시선을 돌리기가 무섭게 기회가 찾아왔다. [쇼크로스 헤딩!!! 알론소 공 잡습니다. 빨리 전방으로 공을 보내야 하는데요!] [알론소!] 알론소의 눈이 측면으로 향했다. [길게 공 밀어줍니다! 스털링!!!] 뻥 소리와 함께 알론소가 길게 밀어준 롱 패스가 우측 터치라인 부근으로 떨어졌다. 까딱하면 공이 밖으로 나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에게 공격권을 그냥 넘겨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알론소의 롱 패스는 역회전이 걸리며 아슬아슬하게 터치라인을 넘어가지 않았고, 그 공을 스털링이 낚아채며 곧바로 스피드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스털링!!! 달립니다!!! 리버풀 속공 찬스에요!] [아! 저 선수 언제 나와 있었죠! 알론소 선수! 역시 시야가 넓어요!!!] 순식간에 갈라타사라이의 진영을 파고드는 스털링의 돌파에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흥분한 채로 말을 이어 나갔다. 중계진의 흥분만큼이나 갈라타사라이의 선수들도 다급하게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히!!!" 관중들의 소음이 귀를 찔렀지만, 스털링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을 가지며 내달렸다. 오히려 신이 났다. 관중들의 야유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 "역시 세상엔 대단한 선수들이 많아."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은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엄청난 선수였다. 제라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스털링이 말하는 선수에는 알론소도 끼어 있었다. 자신이 뛰기 시작한 것을 보고 연결해준 중거리 패스는 받기 쉽게 역회전까지 걸리며 떨어져내렸다. 100 점 만점에 100 점을 줄 수 있는 완벽에 가까운 패스였다. "칫. 이왕이면 뛰어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뻥 뚫린 이 넓은 그라운드에 지금 자신의 돌파를 막을 상대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의 스피드를 뽐내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스털링 돌파를 하는 자신을 막으러 오는 선수가 없다는 게 아쉬웠다. 누군가 자신을 막으러 온다 하더라도 스털링은 개인기로 제쳐버릴 자신이 있었다. 현재 남아있는 갈라타사라이의 수비수들은 어설프게 스털링을 막아 공격수인 현준에게 골 찬스를 주느니 차라리 패스 공간을 좁히는 것을 택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런 결정은 현명한 결정이었다. 공격을 나가있던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빠르게 복귀하고 있는 만큼 현준에게 안정적으로 패스를 하려고 하면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는 제법 쓴 다만...!" 스털링은 자신의 입술을 훑었다. 그의 눈은 현준이 아닌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패스 루트를 차단한 이상 현준에게 공을 넘겨주는 것은 그냥 공격권을 넘겨주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공격수는 현준 혼자가 아니었다. [스털링! 길게 올립니다!!!] 스털링의 크로스가 갈라타사라이의 진영을 사선으로 갈랐다. 그리고 스털링의 크로스를 받기 위해 현준과 하칸 발타 그리고 사브리 사르올루가 몸을 허공으로 날렸다. 하지만 공은 그 세 선수의 머리 위를 지나치며 떨어져 내렸다. [루이스!!!] 조민호 캐스터가 흥분에 못 이겨 몸을 벌떡 일으켰다. 갈라타사라이의 맹공에 중앙에서 마렉 함식과 함께 수비를 하고 있던 수아레즈가 언제 공이 떨어지는 저 장소까지 이동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펠리페 멜루가 수아레즈의 뒤를 따라오고 있었지만, 잡힐 듯 말 듯 두 선수에는 약간의 간격이 존재했다. 그리고 공을 받은 수아레즈는 그대로 앞의 빈 공간으로 공을 툭 밀어 넣었다. [김현준!!!!] 공이 굴러가는 곳으로 착지를 한 동물적인 감각을 보이며 현준이 탄환처럼 앞으로 튀어 나오고 있었다. 마치 공을 저 장소로 향하리라는 예상한 것처럼 말이다. 그 증거로 현준과 같이 뛴 하칸 발타와 사브리 사르올루는 아직 몸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괜히 김현준과 수아레즈가 리버풀의 영혼의 투톱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는 듯 마치 미리 짜인 각본과도 같은 환상적인 호흡이었다. [무슬레라 골키퍼도 나옵니다!!!] 하지만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을 지키는 무슬레라의 반사 신경도 놀라웠다. 수아레즈가 공을 밀어주는 것과 동시에 무슬레라 또한 앞으로 달려 나오고 있었다. [김현주운!!!!]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가 동시에 올라갔다. 공을 잡는 순간 곧바로 슈팅을 때릴 것 같은 현준의 모션 때문이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 뿐만이 아니었다. 벤치에 나와 있는 양 팀의 감독들은 물론이고, 경기장에 있는 모든 관중들 그리고 Tv 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다들 현준과 무슬레라의 일대일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툭! 하지만 그리고 현준은 자신이 슈팅을 때릴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상을 깨뜨리며 공을 왼쪽 앞으로 밀었다. '칫!' 공을 왼쪽으로 미는 현준의 인상이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슈팅을 일부로 때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 그대로 강한 슈팅으로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을 찢어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슈팅 대신 공을 앞으로 미는 플레이를 택한 것은 슈팅 각도를 막기 위해 달려 나오는 무슬레라 때문이었다.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무슬레라는 자신이 우루과이의 넘버원 골키퍼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 듯 이런 위험 상황에서도 자신이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고, 행동도 빨랐다. '제법이란 말이야...!' 한창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노이어만큼은 아니지만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를 4 강까지 올렸고, 우루과이의 2011 코파 아메리카 우승의 주역다운 통찰력과 반사 신경이었다. 만약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면 공은 무슬레라의 겨드랑이 부위를 통과하려다가 그의 팔 위쪽을 맞고 튕겨져 나올 것이라고 순수한 마기가 현준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 촤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양 팔을 넓게 펼친 채 슬라이딩으로 미끄러지듯 현준에게 다가오던 무슬레라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순수한 마기가 현준에게 알려주었던 대로 만약 현준이 슈팅을 때린다면 무슬레나는 반반의 확률로 골을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자신의 반사 신경이라면 현준의 때린 슈팅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이런 젠장...!'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하는지 현준은 슈팅을 때리지 않았고, 공은 자신이 손을 뻗어도 막아낼 수 없는 옆 공간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재빠르게 그라운드를 손으로 짚어 흘러가는 몸을 어떻게든 틀어보았지만, 관성의 법칙 때문에 무슬레라의 몸은 앞으로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현준은 옆으로 돌아 달려가며 그대로 가볍게 공을 툭 밀어 넣었다. "우와아아!!!" 현준이 가볍게 민 공이 그대로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멀리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지훈은 만세를 부르며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하마터면 울컥 눈물이 흐를 정도로 아름다운 골이었다. "씨발!!! 진짜! 리버풀! 아씨! 아 김현준!!!! 씨발 사랑한다!!!!" 가슴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욕을 도저히 참아낼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리버풀의 역습 이었다. 불과 1 분전만 하더라도 리버풀은 수비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쇼크로스의 헤딩과 함께 알론소가 앞으로 공을 툭 밀더니 갑자기 공이 그라운드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더니 그대로 리버풀이 골을 터뜨렸다. 그야말로 눈 한번 깜짝할 시간이었다. "아! 씨발. 진짜 내가 이런 모습을 보려고 여기에 왔지! 으아아아!!!!!!" 유럽 최고의 클럽들이 모여 최고를 가리는 대회인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쉽사리 볼 수 없는 완벽하고 깔끔한 역습이었다. 특히나 무슬레라를 농락하듯 마지막까지 돌파를 해 들어가는 현준의 모습은 실시간으로 또 다시 보고 싶은 플레이었다. 와아아아!!! 흥분을 한 것은 지훈 뿐만이 아니었다.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 원정석에 있는 콥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방에서 리버풀의 깃발이 흔들리며 또 한 번의 홍염이 터졌다. "한 골. 한 골만 더 터지면 돼. 한골만 더 넣어라!!!" 전반전만 하더라도 3 - 0 으로 지고 있던 리버풀이다. 하지만 어느새 스코어는 3 - 2 까지 따라왔다. 이런 기세라면 동점은 물론이고, 역전골까지 나올지도 몰랐다. 벌써 오늘 경기 현준이 2 골이나 터뜨린 것을 보면 골 감각이 물이 오를 대로 올라 있어 보였다. [들어갑니다!!! 리버풀! 김현준! 오늘 두 번째 골을 터뜨립니다!!!] [아!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진짜 놀랍도록 침착한 골입니다! 수아레즈 선수와 김현준 선수의 패스 플레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무슬레라 골키퍼의 판단도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 무슬레라 골키퍼의 판단까지도 김현준 선수가 무력화시켰죠? 옆으로 공을 밀며 끝까지 완벽한 골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터뜨립니다.] [이 선수가 정말 89 년생이 맞나요? 대체 어떻게 저 상황에서 저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우와아아!!! 골이 들어가는 순간 현준이 주먹을 불끈 쥐며 점프와 함께 하늘 높이 쳐들었다. 만약 안 필드였다면 경기장이 진동할 정도의 함성이 터져 나왔을 테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안 필드는 아니었다. '그래도 리버풀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 때문에 난리가 나긴 했을 테지?' 아까전만 하더라도 미친 듯 소리를 내지르던 터키 팬들은 어느새 꿀 먹은 듯 입을 다물고 있었다. 몇 몇 과격한 팬들이 현준을 향해 야유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런 야유에 눈 하나 깜짝할 현준이 아니었다. 리버풀의 진영에서부터 쇼크로스로부터 시작된 단 4 번의 패스와 함께 그대로 골이 터져 나오자 터키 팬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일찌감치 담배에 불을 붙이는 팬들도 있었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여기 캡틴!!! 최고야!!!" "우와아아아!!! 준! 니가 해낼 줄 알았어! 최고의 플레이였어!!!" 현준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마치 다이빙을 하 듯 동료 선수들이 현준을 얼싸안으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현준이 보여준 완벽한 마무리와 팀의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골에 대한 흥분 탓이었다. 특히나 현준과 수아레즈가 보여준 완벽한 연계 플레이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집중상황에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플레이였다. 그런 동료들의 행동에 현준 또한 똑같이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넣은 골을 자축했다. [이렇게 되면 리버풀! 한 점 차로 따라 붙습니다!] [이거 경기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진짜 리버풀! 이 팀에게는 3 골의 리드차로 안심할 수가 없어요!] [갈라타사라이 이제부터 정말 긴장해야겠는데요? 분위기가 리버풀로 넘어갔어요!] 신나게 공격을 하다가 불의에 일격을 제대로 먹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갈라타사라이의 위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마렉 함식. 측면으로 길게 공을 넘깁니다.] [사비 알론소. 여유 있게 공을 뒤로 돌리는데요. 리버풀 선수들 두 번째 골이 나온 이후로 여유를 되찾았어요.] "너무 무리하지마! 역습을 조심해!" "17 번의 움직임을 잘 마크해!" 3 - 0 의 스코어에서 3 - 2 의 스코어가 되자 갈라타사라이 선수들도 쉽사리 공격에 전념할 수 없었다. 정석적인 역습 플레이로 골을 터뜨린 아까와 같은 장면이 한 번만 더 나오면 경기는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에는 골 결정력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리버풀 선수들은 조금씩 여유를 찾으며 점점 공간을 만들며 앞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함식! 수아레즈에게 밀어주는 스루패스!!!] [김현준 선수에게 패스를 하자니 갈라타사라의 수비수가 2 명이나 붙어 있군요.] 그리고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하는 마렉 함식은 측면에서 활동하는 마리오 괴체나 스털링 혹은 수아레즈에게 공을 밀어주고 있었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오늘 2 골을 터뜨린 현준에게 공을 주자니 갈라타사라이의 수비가 만만치 않았다. 현준에게 가는 공을 계속해서 차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아레즈 또한 월드 클래스급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마렉 함식의 패스를 잡을 듯 움직이던 수아레즈가 살짝 발을 벌리며 공을 뒤로 흘렸고, 181 cm 라는 키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그대로 턴과 함께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읏!" 그런 수아레즈의 지능적인 몸놀림에 순간적으로 균형이 무너진 하칸 발타가 수아레즈의 저지를 잡았고, 수아레즈의 몸이 뒤로 휘청하더니 그대로 넘어졌다. 삐이익!!! [어어?!] [심판! 휘슬을 불었습니다!!!] 울려 퍼지는 휘슬소리에 사방에서 함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고, 수아레즈와 하칸 발타는 물론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의 시선들이 심판을 주시했다. 경기를 보고 있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눈을 크게 떴다. 수아레즈가 넘어진 위치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주말이 끝나다니...영화 보고 집 청소하고 밥 해먹으니까....으어어어...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ㅠㅠ 00474 위기의 리버풀 =========================================================================                            "패널티!!!" "심판! 루이스가 넘어진 자리를 봐! 패널티! 패널티를 줘야 돼!" "그리 세게 잡지도 않았어! 심판! 헐리우드 액션이라고!" "맞아!!! 헐리우드야!" 괴체가 주심을 향해 강하게 어필하기 시작했고, 하칸 발타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반칙이 아니라며 소리를 높였다.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심판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할 무렵에도 수아레즈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여전히 넘어진 채로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수아레즈에게 현준이 다가가 말했다. "괜찮아?" "아픈 건 아닌데. 넘어진 위치는 어때? 패널티킥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선수들이 보지 못하게 수아레즈가 자신을 향해 슬쩍 입 꼬리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마음 같아서는 패널티 킥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넘어진 위치가 애매했다. 수아레즈의 쓰러진 몸은 분명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 있었지만, 현준이 보기에 하칸 발타는 수아레즈가 패널티 에어리어에 들어서기 전 유니폼을 잡아챘던 것 같았다. 과연 심판이 언제 보기 시작했느냐에 따라서 판정이 엇갈릴 것 같았다. "심판이 잘 판단하겠지." 패널티 킥이나 프리킥이나 현준에게는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둘 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골로 연결시킬 자신이 있었다. 현준과 수아레즈의 시선이 주심에게로 향했다. 오늘 경기 주심을 맡고 있는 카를로스 살바도르 주심은 옥신각신하는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 양 팀의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리버풀은 패널티 킥이 맞다고 말하고 있었고, 갈라타사라이는 그렇지 않다고 떠들고 있었다.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 위치한 모든 선수들의 시선은 물론이고 관중들의 시선 또한 오직 단 한사람 주심에게 쏠려 있었다. 그리고 살바도르는 패널티를 선언했다. 우우우우!!! [패널티! 패널티가 선언됩니다!] [패널티킥! 리버풀 동점을 만들 천금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살바도르의 패널티 선언과 함께 사방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듯이 지금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이 경기장은 갈라타사라이의 홈 경기장인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였다. 주심의 패널티 선언에 흥분한 팬들이 라이타를 경기장 안으로 집어던지기 시작했고, 전투 경찰들이 자신들의 방패를 들어 올리며 라이타들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지금 느린 화면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수아레즈가 선수가 패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가려는 찰나 유니폼을 잡아챘군요.] [조금 애매한 위치긴 하네요. 어찌되었든 살바도르 주심은 패널티킥을 선언했습니다.] 흥분한 관중들 때문에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는 했지만 주심은 패널티 킥을 선언했고, 그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가 준비합니다.] 키커로 나선 선수는 수아레즈였다. 원래대로라면 현준이 차야 하는 게 맞지만, 패널티 킥을 얻어낸 선수가 수아레즈였고, 수아레즈 본인이 차고 싶다고 강력히 원하기도 했다. "후우..." 심호흡과 함께 마음을 가다듬은 수아레즈가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무슬레라의 움직임을 끝까지 확인하고는 살짝 공을 찍어 차 올렸다. 양 팔을 활짝 벌리며 몸을 던지는 무슬레라의 움직임을 농락이라도 하 듯 수아레즈가 찬 공은 무슬레라의 반대편으로 향했고, 무슬레라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자신들의 골대로 들어가는 공을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루이스 수아레즈!!! 들어갑니다!!!] [고올!!! 리버풀!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루이스 수아레즈! 자신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립니다! 후반 32 분 루이스 수아레즈! 동점골!] "우와아아아!!!" 수아레즈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원정석에 가득 찬 리버풀을 응원하는 콥들이 내지른 음성이었다. [아, 스티븐 제라드 선수 정말 좋아하는데요?] [3 - 0 으로 지고 있다가 3 - 3을 만들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죠. 특히 제라드 선수는 이스탄불에서 좋은 기억도 있지 않습니까? 그 때는 선수로서 그리고 오늘은 관중으로 좋은 기억을 다 가지고 갑니다.] 리버풀 벤치 근처에 자리를 잡은 제라드도 양 손을 펼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고, 그 장면은 생중계로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좋아!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 골만 더! 이 기세라면 역전할 수 있어!" "이길 수 있어!!! 터키는 약속의 땅이라고!" 동점골의 기쁨을 즐기며 원정석 응원단에 있는 콥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을 던졌다. 그 사이에는 지훈도 끼어 있었다. 수아레즈의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누군지도 모르는 리버풀 팬과 얼싸안고 방방 뛰었던 그였다. 3 - 0 으로 지고 있던 승부가 어느새 3 - 3 으로 변했다. 이런 경기 내용이면 2004 - 05 챔피언스 리그 이스탄불의 기적이 떠오를 만 했다.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당대 세계 최고의 팀이었던 AC 밀란을 상대로 전반에만 3 골을 내주며 거의 패배가 확정되었을 무렵, 스티븐 제라드의 헤딩골을 시작으로 한 점씩 따라붙더니 결국 승부차기 위해 승리를 하며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억이 있었다. 훗날 이스탄불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명승부로 그 때 결승전이 벌어졌던 도시가 바로 이곳 터키 이스탄불이었다. "고! 고! 앞으로 공을 보내! 밀어붙이라고!!!" "이리 패스해!" "넓게 펄쳐져! 좀 더 다양하게 공격하란 말이야!" 원정 경기라고는 하지만 동점 골이 터져 나오면서 흐름은 이미 리버풀에게 넘어왔고, 리버풀 선수들 또한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이제 사방에서 들려오는 야유와 욕설은 선수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오직 11 명의 동료들이 하나가 되어 매섭게 갈라타사라이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역전골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버풀! 매섭게 몰아칩니다! 마치 전반전 갈라타사라이에 받았던 공격을 되돌려 주는 모습입니다!] [김현준 선수! 가운데로 치고 들어갑니다!] 공을 받은 현준이 빠르게 쇄도하는 모습을 보고 쉘시크 이난이 현준에게 달라붙었다. 툭! 자신의 공을 빼내려는 쉘시크 이난의 모습에 현준은 살짝 공을 접어 쉘시크 이난의 무게 중심을 무너뜨리고는 슬쩍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전방을 향해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김현준! 스루패스! 수아레즈입니다! 수아레즈 공 잡습니다!!!] 수아레즈가 달려가는 공간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정확한 패스였다. 공을 잡은 수아레즈는 몸을 꺾어 선수들이 없는 측면 쪽으로 빠른 돌파를 선보이며 갈라타사라이의 수비수를 끌어 들였고, 반대쪽 빈 공간으로 빠르게 달리는 괴체를 향해 공을 밀었다. [마리오 괴체! 크로스!!!] 측면으로 빠져 나가던 수아레즈 때문에 수비가 한 쪽에 모여 있는 틈 타 괴체는 쉽게 공을 받을 수 있었고, 한 걸음 여유를 두고는 그대로 길게 반대쪽 빈 공간으로 공을 올렸다. 어느새 마렉 함식이 빈 공간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마렉 함식!!!!] [헤디잉!!!!!!] 크로스가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순간 마렉 함식이 그대로 몸을 날렸고, 그대로 이어지는 다이빙 헤딩 슛. 정확한 임팩트와 함께 공은 그대로 갈라타사라이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아!!! 동점골이 터진 지 5 분이 채 안되어 나온 또 한 번의 골에 콥들이 또 다시 목청이 터져라 함성을 내질렀다. 원정석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이 넘칠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흥분한 리버풀의 선수들이 아직까지도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마렉 함식에게로 달려들었다. [역전골!!! 드디어 터집니다! 리버풀! 정말 대단합니다!] [아! 갈라타사라이 선수들!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일어나지를 못합니다! 후반전이 시작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경기가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마렉 함식! 몸을 사리지 않는 다이빙 헤딩슛으로 극적인 골을 만들어 냅니다! 예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도 리버풀이 이 곳 이스탄불에서 AC 밀란을 상대로 기적같은 명경기를 만들어 내지 않았습니까! 오늘 또 한 번 리버풀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진짜 이스탄불은 리버풀에게 축복이 땅인 듯 싶습니다!] 리버풀의 역전골이 터지자 남아 있는 시간동안 어떻게든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리버풀의 수비는 견고했고, 오히려 날카로운 역습으로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을 노리기까지 했다. 시간이 점점 흘러갈수록 터키 팬들의 흥분은 점점 심해지기 시작했고, 사방에서 물병과 라이타들이 날아들었다. 삑!!! 삐익!!! 결국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각소리와 함께 리버풀 선수들이 얼싸안았고, 벤치를 지키고 있던 달글리쉬 감독도 만세를 부르며 기적과도 같았던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축구에서는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경기는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런 말이 있다 하더라도 3 골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리고 리버풀은 전반에만 무려 3 점을 실점하며 끌려 다녔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3 - 4. 후반전에만 무려 3 골을 터뜨리며 지옥이라고 불리는 터키 원정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리버풀이었다. "잘했어!!! 준!!! 루이스! 마렉! 사비! 너희들은 최고야!!! 진짜! 오늘 난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선수 통로로 가는 순간 제라드의 우렁찬 목소리가 선수들에게 들려왔고, 그런 제라드를 향해 선수들은 저마다의 제스쳐를 제라드에게 보였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제라드와 눈을 마주치며 슬쩍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이번 이스탄불에서의 극적인 역전승은 에버튼 전의 무승부 그리고 아스널 전의 패배를 잊어버리게 만드는 짜릿한 승리였다. 비록 90 분 간의 치열한 혈투 때문에 몸은 지쳐 있었지만, 다들 계속해서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좋아! 맨체스터 시티 전. 이대로만 가자!!" "물론이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나오라고만 해!" 라커룸에 와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는 선수들을 향해 현준이 말했다. 오늘의 경기력이라면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맨체스터 시티전도 충분히 승리를 거머쥘 자신이 있었다. ============================ 작품 후기 ============================ 와이프랑 맥주 한잔 하느라 조금 늦었네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475 신계의 대결. =========================================================================                            리버풀! 또 다시 이스탄불에서 기적을 만들어 내다. [EPNM = 김민철 기자] 오랜 기간 동안 축구팬들을 밤잠 못 이루게 만든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2013 - 14 챔피언스 리그 본선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그 시작이 바로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 전이었다. 그리고 현지 시각으로 17일 갈라타사라이의 홈 구장인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의 챔피언스리그 16 강 1 차전은 원정팀 리버풀이 3 - 4 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또 한 번의 명 경기를 만들어 내었다. 최근 리버풀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지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에버튼을 상대로 3 - 3 무승부라는 성적표를 받았고, 아스널을 상대로도 2 - 1 로 패배하며 팬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두 경기가 이기고 있다가 무승부, 역전패를 당한 경기가 우려는 더더욱 심했다. 최근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들이 눈에 띄게 늘어 난데다가, 아스널전의 패배로 인해 맨체스터 시티에게 선두를 추격당했다는 정신적인 부담감도 가져야만 했다. 이에 전설적인 리버풀의 수비수이자 현재 리버풀 채널의 방송 중계를 하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현재 지금 상황의 리버풀은 마치 악마의 저주라도 받은 것 같다. 멀쩡한 선수가 하나도 없다."며 리버풀의 현재 상황을 한탄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리버풀은 먼 이동거리와 광적인 팬들로 인해 모든 유럽 축구팀들이 꺼리는 터키의 갈라타사라이와 원정에서 맞붙었다. 팽팽한 경기 혹은 리버풀의 우세가 예상되는 전문가들의 생각과는 달리 홈 팀 갈라타사라이는 리버풀에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체력 저하가 집중력 부족으로 이어지며 점점 실점이 늘어나면서 전문가들에게 혹평을 받고 있던 리버풀 수비진을 상대로 갈라타사라이는 전반에만 무려 3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압도해 나갔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골을 노리는 갈라타사라이의 전술이 주요했다. 곧바로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 중거리 슛으로 한 점 만회하긴 했지만, 경기의 흐름은 이미 갈라타사라이로 넘어간 뒤였다. 경기가 예상 밖으로 흐르자 리버풀의 달글리쉬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3 명의 교체카드를 전부 소진시키며 분위기의 반전을 꾀했다. 그리고 이런 달글리쉬 감독의 용병술은 제대로 적중해 들어갔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서기 시작한 리버풀은 교체로 투입된 라이언 쇼크로스가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었고, 그 공을 알론소가 자신의 전매특허인 롱 패스를 성공적으로 연결시키며 역습 찬스를 만들어 내었고, 김현준이 마무리를 지으며 또 다시 1 점을 따라 붙었다. 리버풀의 공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다시 루이스 수아레즈가 공격 상황에서 돌파하려는 찰나 하칸 발타가 수아레즈를 잡아챘고, 곧바로 패널티 킥이 선언되었다. 그리고 패널티 킥을 얻어냈던 수아레즈가 다시 한 번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어 내었다. 극적으로 승부를 동점으로 만든 리버풀의 행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결국 2004 - 05 시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었던 '이스탄불의 기적'을 또 다시 떠올릴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역습 상황에서 마렉 함식이 멋진 다이빙 헤딩 슛으로 또 다시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을 가르며 역전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경기 스코어 3 - 4. 현대 축구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극적인 역전골이 터져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동안 갈라타사라이가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지만,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26 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맨체스터로 향한다. 상대는 리버풀과 승점이 동률인 맨체스터 시티다. 과연 이스탄불에서 기적을 쏘아 올린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선보일지 기대가 된다. [축구광이현준 > 김현준이 깜짝 중거리 골만 터뜨리지 않았어도 전반만 보고 Tv 끌라고 했는데, 그래도 시킨 치킨이 아까워서 치맥 먹으면서 후반전 계속 보다가 맥주 쏟아버림.] [간토리 > 전반전은 0 점인데 후반전은 진짜 100 점 을 줄 수밖에 없음. 특히 카일 워커 오늘 잘하지 않았음?] [바나나먹다가이빨빠진몽키 > 특유의 스피드로 기회를 만들어 주려는 모습은 좋았던 거 같음. 후반전 수비도 합격점. 로빈슨 보다가 암 걸릴 뻔했는데 워커가 정화해줌.] [어메이징현준 > 사코는 나올 때 마다 똥 사는 거 같은데 달글리쉬는 왜 자꾸 사코 쓰는 거지?] [방위도군대냐 > 이제까지 쓸 놈이 없었음. 죄다 줄 부상. 사실 쇼크로스도 어제 후반전에는 잘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다지 폼이 좋지는 않았음.] [니가그립진않았어 > 이제 신들의 대결을 보는 건가? 김현준 vs 호날두] [공무원시험7년째응시중 > 김현준의 승리라고 보고 싶기는 한데, 호날두도 레알 마드리드적 시절에 챔스 결승에서 리버풀을 꺾었던 적이 있기는 하니...게다가 현재 리버풀 상황이 안습인 것을 보면 맨체스터 시티에 한표.] [멸공의횃불 > 김현준이라면 분명 골은 넣을 텐데 경기는 왠지 맨시티가 이길 거 같다.] "이제 터키는 리버풀의 제 2 홈구장이 되는 건가..." 현준은 한국의 인터넷 기사는 물론이고, 영국 기자들이 쓴 기사들을 차례로 읽어보았다. 터키에 갔다 하면 기적 같은 명승부를 만들어 낸 것 때문인지 언론은 터키가 리버풀에게 제 2의 홈구장 혹은 '기적의 땅'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터키팬들이 보면 천불날 소리였다. "주인님." "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페르실이었다. 현준은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자신을 바라보며 혀를 날름거리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살결이 비쳐 보이는 시스루 스타일의 속옷이 인상적이었다. "사흘이면 많이 참은 건가?" "네. 주인님이 절 이렇게 만드셨으니까...책임도 함께 지셔야 되요." 한 때 고귀했던 천계의 2 계급 지천사였던 페르실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현준을 향해 걸어왔다. 어깨는 물론이고 가슴의 골까지 보이는 모습에 금빛의 음모가 보일 정도로 투명한 원피스는 외설적이고 유혹적이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덮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고귀한 지천사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행동이지만, 현재 그녀는 단순히 현준의 권속에 불과했다. "주인님이 터키로 향하신 동안 페르실은 너무나도 외로웠답니다." "흣..." 자신을 3 인칭으로 지칭하는 페르실의 말투에 현준은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페르실 또한 민망했는지 얼굴이 빨갛게 물든 모습이었다. 대체 누가 페르실에게 저런 행동을 알려 주었는지 궁금했다. 자신의 권속인 탈리사와 레리엘은 아니었다. 그 둘은 저런 모습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 외로움 곧 채워주지." 어찌되었든 이런 페르실의 행동을 그냥 지켜 볼 생각은 없었다. 현준 또한 챔피언스 리그를 위해 3 일 동안 잉글랜드를 떠나 있으면서 여자를 안은 적이 없었다. 챔피언스 리그 승리를 자축하며 같은 클럽의 동료인 애 셋이나 딸린 모모씨 및 몇 명이 클럽에서 여자와 파티를 벌였을 때도 현준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3 일 동안이나 쌓인 현준의 행동은 꽤 거칠었다. "하악!! 앗!!! 주...주인님! 꺄으으흑!!!" 현준의 허리가 움직일 때 마다 페르실이 미친 듯이 도리질을 치며 비명성을 내질렀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무시무시한 가격에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침대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현준의 방에도 놓여 있는 덕시아나 침대는 현준의 허리 움직임을 소음 하나 내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끗!! 아흑!!!" 현준이 어깨 위로 손을 넣어 강하게 끌어안은 탓에 페르실은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 채 현준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살짝 벌어진 그녀의 안 쪽으로는 현준의 남성이 빠른 속도로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히끅! 히이잇!!!" 절정이 다가오자 페르실이 울부짖는 소리를 내었다. 곧 절정에 올랐음에도 현준의 움직임은 멈춰지지 않았다. 페르실의 가느다란 다리가 현준의 등 뒤로 허우적거리다가 곧 축 늘어졌다. 강하게 시트를 잡고 있던 양 손 또한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주...주인님...!" 잠시 현준이 움직임을 멈추자 페르실이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애처로운 눈으로 현준을 바라봤다. 현준의 온 몸에 가득한 순수한 마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의 몸을 잠식하며 계속해서 쾌락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아직 만족하지 못했겠지?" "주......주인님?" 현준의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체력은 아직 멀쩡했다. 아니, 며칠 동안 페르실과 정사를 치러도 지치지 않을 것 같았다. 현준의 질문에 페르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저...읍...!" 페르실이 뭐라 대답하려는 찰나 현준이 입술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 현준의 키스에 페르실이 조건반사적으로 입을 열었고, 그대로 현준의 혀가 그녀의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함께 현준의 허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읍...읏...!" 자신의 입구를 살살 비비며 들어올 듯 말 듯 예열을 시작하는 현준의 행위에 페르실이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리고 잠시 후 강하게 현준의 남성이 그녀의 안으로 깊게 파고 들어왔다. "흣...히이잇!!!" 자신의 가장 깊숙한 내부를 찌르는 순간 파고들어오는 순수한 마기에 마치 번개라도 맞은 듯 페르실의 허리가 펄쩍 튀어 올랐다. 그리고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은 현준은 또 다시 거칠게 그녀를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아...아아!!!" 몇 년 동안 여자에 굶주린 것도 아닌데 페르실과 진한 섹스를 하면 할수록 현준은 점점 더 성욕이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두 번이나 페르실의 안에 파정했지만, 불끈거리는 자신의 남성은 아직도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힛...이힛..." 침대에 누워 파르르 몸을 떨고 있는 페르실의 모습을 보던 현준은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런 현준의 눈에 어느새 그의 방으로 들어와 있는 탈리사와 레리엘이 들어왔다. "이리와." 현준의 입에서 떨어진 허락에 둘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먼저 레리엘이 현준의 남성을 부여잡고는 목구멍 깊숙이 받아들였다. 포르노에서만 볼 수 있다는 딥 스로틀이었다. 탈리사는 현준의 젖꼭지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그리고 곧 두 여인의 교성 또한 방 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갈라타사라이전의 승리로 언론은 연신 리버풀의 부활을 떠들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리버풀의 하락 혹은 왕좌의 몰락이라고 떠들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달글리쉬는 이런 언론의 태도 변화를 볼 때마다 항상 기가 찼다. 정말 이 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언론들이 매번 경기 하나하나에 설레발을 치며 날뛰는 것은 볼 때마다 어이가 없군." "하하. 그 자들의 말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다가는 될 일도 안 되는 법이죠. 어찌되었든 한 시름 놓았습니다. 갈라타사라이전의 승리로 팀의 분위기가 올라갔으니 말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맨체스터 시티전은 힘들어. 변한 건 하나도 없지 않은가? 게다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맨체스터 시티는 갈라타사라이 보다 전력상황에서 월등히 우수해." 달글리쉬가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말했다. 챔피언스 리그만큼이나 중요한 경기가 바로 사흘 뒤에 있을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26 라운드 경기였다. 이 경기 하나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 갈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리버풀도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도 26 라운드까지 경기를 치르면서 패배한 적이 극히 드물었다. 남은 경기 무패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는 만큼 사흘 뒤에 경기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그래도 이제 곧 스티브가 복귀하지 않습니까?" "맨체스터 시티전에 내보낼 만큼의 컨디션은 올라오지 않은 것 같은데..." "선수 본인의 출전의지가 상당히 높습니다." 달글리쉬의 입에서 낮은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리버풀의 부주장이자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폭 넓은 역할을 전부 맡길 수 있는 제라드의 존재는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두고 쉽게 버릴 수 없는 카드였다. 비록 아직 그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한이 개인 훈련을 요청했단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코치진은 그런 한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최근 한의 변화가 뚜렷합니다. 선수 본인도 가만히 있다가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보입니다." "음." 현재 한국영은 리버풀의 전력에 딱히 도움이 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단순히 제라드와 모드리치 둘 다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약팀과의 경기에서 로테이션용으로 쓸 생각으로 영입한 선수였다. 또한 리버풀이 그를 영입한 이유 중에는 리버풀의 주장인 김현준과 같은 나라 선수라는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했다. 쉽게 말해서 전력의 상승을 염두 해 둔 영입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광고용으로 영입된 선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얼마 전 경기에서 톡톡히 드러났다. "에버튼 전과 같은 끔찍한 실수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군." 전에 있었던 경기를 떠올리며 달글리쉬는 고개를 홰홰 저었다. 3 - 0 으로 이기다가 3 - 3 무승부가 되어버린, 그 끔찍했던 경기는 달글리쉬의 감독 생활 중 가장 엉망이었던 경기 중 하나라며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었다. "게다가 준도 같이 훈련을 하기로 했습니다.""준이?" "네. 서로 뛰는 포지션은 다르지만, 준은 거의 만능 플레이어지 않습니다. 분명 한의 성장에 도움이 되겠지요." 코치의 말을 들으며 달글리쉬는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한 때, 현준의 뛰어난 실력에 리버풀은 현준을 튜더 선생으로 리버풀의 자라나는 재능을 키워보려고 한 적이 있었다. 수소 그리고 다니엘 파체코가 그랬다. 넓게 보자면 라힘 스털링도 현준의 영향을 받은 선수였다. 그리고 수소와 스털링은 현재 리버풀의 1 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니엘 파체코 또한 2 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워낙 김현준과 수아레즈의 존재감 때문에 올라오지 못할 뿐, 프리미어리그 하위팀이나 챔피언 쉽 리그의 팀에서는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이었다. "한도 그만큼 성장해준다면 팀의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될 텐데 말이야." "우리의 캡틴만큼 성장해준다면 두말할 것도 없겠지요." "하하. 어림없는 소리. 준은 축구사에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대단한 선수야." 수석 코치의 말에 달글리쉬는 큭하고 웃었다. 이제까지 수십 년간 축구계에 몸 담으면서 달글리쉬는 현준만큼 뛰어난 선수를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쉬웠다. 만약 현준이 삼사자 유니폼을 입고 있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어찌되었든 리버풀은 리그는 물론이고 챔피언스 리그에 기타 컵 대회까지. 리버풀은 한 시즌 동안 엄청나게 많은 경기를 소화해내야만 했다. 당연히 유능한 선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리버풀의 스쿼드는 아랍의 유명한 왕자가 구단주로 있는 맨체스터 시티나 스페인을 대표하는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팀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위라고 말할 수 없었다. 많은 선수를 영입하기는 했지만, 성공적인 영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마리오 괴체와 샤키리가 전부였다. 아직 알론소의 평가를 내리기엔 시간이 짧았다. 어찌되었든 주축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리버풀의 전력은 급감했다. 특히 현준의 부상은 구단은 물론 달글리쉬에 입장에서 재난에 가까웠다. 다행이도 아직까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용량 가득히.. 그럼 즐감하세요. 그나저나 사랑니를 뽑아야 하는데...아 치과 무서운데...치과는 나이를 먹어도 무서운 듯. 소제목 수정한다는 걸 깜빡했네요. 늦게 수정합니다. 00476 신계의 대결. =========================================================================                            "훅...훅..." 현준의 상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린다. 그런 현준의 현란한 움직임에 한국영도 긴장한 표정으로 눈을 굴렸다. 조금의 틈만 있어도 뚫린다. 멈칫 멈칫하며 자신의 호흡은 물론, 상대의 움직임까지 조절하는 그의 플레이에 농락당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온다...!' 현준의 입에서 흘러나온 숨결이 다시 빨려 들어가는 순간 한국영의 눈이 빛났다. 그 순간 현준이 갑작스러운 가속을 보이며 파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팟!!! 한국영도 조건반사적으로 발을 내밀었다.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며 펼치는 플레이는 늦는다는 것을 수십 번이나 상대를 하며 깨달은 그였다. '이번에야 말로...!' 공이 오는 경로 쪽으로 발을 내밀면서 한국영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번에야 말로 현준의 드리블을 저지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무 이른 샴페인이었다. 곧 한국영의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 커졌다. "미친!!!" 마치 스르륵이라는 소리라 들리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로 공이 살아있는 것처럼 한국영의 발끝을 살짝 피해갔고, 현준 또한 몸을 슬쩍 돌리며 한국영의 뒤 쪽으로 이동했다. 또 다시 깔끔하게 돌파를 당한 것이다. "어...엇?!" 그리고 무리한 움직임에 발이 꼬여버린 한국영은 그대로 그라운드 위로 고꾸라졌다. "하...하하...." 한국영의 입에서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무리 팬들이 클래스가 부르는 일명 격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자신도 프로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수십 번의 일대일 대결에서 단 한 번의 공도 뺏어내지 못했다. 너무나도 부끄럽고 치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 편으로는 현준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이렇게 일대일 대결을 통해 대인 마크는 실력을 상승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자리에서 프리미어리거들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현준이라는 세계 최정상에 자리 잡고 있는 선수를 상대하다보니 생겨난 자신감이었다. "또 한이 졌군." "당연하지. 준의 드리블을 막을 선수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긴 나도 준의 드리블을 제대로 막아낸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준의 드리블은 마치 마법과도 같다고. 공이 정말로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니까." 멀리서 리버풀 선수들이 떠드는 목소리가 한국영의 귀에 들려왔다. 아직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정확히 뭐라고 말하는 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대략적인 뜻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어디 병아리를 상대로 내가 한 번 나서볼까?" 현준과 한국영의 대결에 몸이 달아올랐는지 재작년 여름 이적 시즌에 첼시에서 이적한 이탈리아 출신의 공격수 파비오 보리니가 나섰다. 현준과 수아레즈라는 리버풀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투톱이 있기에 리그 경기에는 고작 7 번 밖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2 골을 터뜨리며 후보 공격수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해주고 있는 선수였다. "풋!" 그리고 그런 파비오 보리니의 등장에 쓰러진 한국영을 바라보고 있던 현준의 시선이 보리니에게로 향했다. 현준이 알기론 한국영은 90 년생. 그리고 파비오 보리니는 91 년생이었다. 91 년생이 90 년생을 보고 병아리라고 칭하는 말투가 우습기 그지없었다. 하기사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데뷔전은 물론 프리미어리거 생활은 보리니가 한국영으로 훨씬 위였다. 휘익!!! 한국영과 파비오 보리니의 맞대결에 멜우드에서 훈련하고 있는 1 군 선수는 물론, 2 군 선수들까지도 둘의 대결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심지어 코치진들도 섞여 있었다. 그들의 캡틴 김현준과 한국영의 맞대결은 불을 보듯 뻔한 대결이었지만, 이번 대결은 쉽사리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 오우!!! "흐아아아!!" "잘한다! 신입!!!" "휘유! 파비오! 분발하라고!!!" 그리고 그런 맞대결은 한국영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몇 번 치러진 대결동안 파비오 보리니도 또한 돌파를 성공했지만, 한국영이 보리니를 막아낸 횟수가 훨씬 많았다. 2014 년 2월 22일. 맨체스터 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는 푸른색의 유니폼은 물론이고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물려들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는 서포터인 블루 문은 물론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고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찾는 팬들도 있었다. 맨체스터 더비라는 이름을 가진 유명한 라이벌 팀의 서포터들의 공통점이라곤 단 하나였다. 바로 에티하드로 들어오는 리버풀의 선수단 버스를 향해 엄청난 야유를 보낸다는 점이었다. "맨체스터라 그런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꽤 많은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도 아닌 데 왜 저렇게 맨체스터 팬들이 많은 거지?" "난 처음 봤을 때 리버풀 팬인 줄 알았어. 붉은색이라서." 버스에 앉아 있던 스털링과 잭 로빈슨은 타 팀의 서포터들이 자신들에게 보내는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서로의 이야기만을 나눴다. 그도 그럴 것이 챔피언스 리그 16 강 원정에서 받았던 터키 팬들의 광적인 야유에 불과하면 간지러운 수준이었다. 그리고 레이나가 리버풀의 성장하는 새싹들을 향해 말했다. "다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러 온 사람들이야." "맨체스터 시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한다고요?" 스털링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는 최근 서로를 시끄러운 이웃이라며 말하는 서로 사이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클럽들이었다. "공동의 적이 생겼으니까 그런 거지." 셋의 이야기에 제라드도 끼어들었다. 오늘 경기 선발명단으로는 출전하지 않지만 오늘 제라드는 관중석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아직까지 폼이 제대로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여차하면 투입 될 수도 있다는 감독의 지시를 받은 그였다. "공동의 적이라면...설마 우리!?" "그렇지." 제라드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사이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리버풀이라는 공동의 적을 앞두고 잠시나마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였다. 특히 현준의 영입과 동시에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컵 하나 차지하지 못했던 리버풀이 우승컵을 독식하는 모습을 보며 배가 엄청나게 아팠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이었다. 특히 그런 상황이 몇 년간이나 지속되자 차라리 리버풀에게 우승을 내주느니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겠다고 나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이 오늘 경기장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거 잘됐네. 맨체스터 시티는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이 울상을 짓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으니까 말이지. 이런 걸 한국 속담으로 일타이조라고 하지?" "일석이조야. 그리고 속담이 아니라 사자성어라고 불리지." "그래? 한국어는 정말로 어렵다니까." "굳이 한국어를 쓸 필요는 없는데..." 알론소의 말에 현준이 대답했다. 그런 현준의 입에는 무언가가 들려 있었는데, 한국의 팬들이 보내준 한약재였다. "캡틴. 그거 먹을 만 해요?" "그냥저냥." 스털링이 현준의 손에 들린 한약재를 보며 인상을 썼다. 현준의 뛰어난 축구 실력에 이런 한국의 한약재가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구단이 돌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 선수들 또한 이런 현준의 한약재를 탐냈던 적이 있었는데, 모두들 한 번 맛을 보고는 그야말로 기겁을 한 적이 있었다. 스털링 또한 그 중 하나였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퀴퀴한 냄새와 무엇을 집어넣었는지 알 수 없는 쓰디쓴 맛은 설탕을 통째로 집어넣어도 사라지지 않는 충격과 공포스러운 맛이었다. Thought that I died today Walked off the stage Faded away into the clouds To the gig in the sky And when I arrived The angels were singing a song Yeah you know the one Are you singing along? [맨체스터 시티 응원가 - Blue Moon] 아직 경기 시작시간 까지는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응원가.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응원가인 Blue Moon 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열렬한 팬인 오아시스의 리암 갤러거의 밴드, 비디아이가 편곡한 곡이었다. "휘유 난리도 아니군."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환영이 대단한 걸?" "전혀 환영으로는 보이지 않는걸로? 스티브. 그리고 저 야유에는 스티브 당신에게 보내는 것도 섞여 있어요. 멀리서 스티브 개새끼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현준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엄청난 야유성이 터져 나왔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수이자, 오늘 경기 맨체스터 시티 최대의 방해물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었다. 좀 전 호날두가 등장했을 때의 경기장이 떠나갈 듯 터뜨린 환호성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전광판에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한 40, 50 대 남자의 모습이 잡히고 있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남자의 응원 하나하나에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도 환호하고 있었다. "노엘 갤러거군." 스티븐 제라드가 전광판을 차지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보고는 누구인지 아는 듯 말했다. 노엘 갤러거. 앤디 벨, 겜 아처, 리암 갤러거와 함께 영국의 유명한 락 밴드인 오아시스의 리더이자 리드기타 그리고 보컬을 맡았던 가수였다. 1994 년 1집 앨범인 Definitely Maybe 로 데뷔해 영국의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은 그룹이었다. 특히나 1 집은 신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대히트를 쳤고, 2 집으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선 그룹이었다. 7 집까지 무려 7000 만장을 판매했고, 사상 최대의 월드투어는 물론 매 앨범 발매시마다 모두 1 위를 기록, 연속으로 싱글 1위를 가장 많이 기록한 가수로써도 이름을 남겼다. 아쉽게도 2009 년에 해체했지만 말이다. "노엘 갤러거...? 아." 갤러거 형제의 이름은 현준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마치 리버풀 사람들이 비틀즈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만큼 영국 팬들의 오아시스 사랑은 대단했다. 괜히 오아시스의 노래 Wonder wall 이 괜히 제 2의 영국국가로 불리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오아시스의 멤버인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그 둘은 맨체스터 시티의 열혈 광팬으로 유명했다. "기억나는군요. 스티브. 전에 부상을 당했을 때 노엘이 한 마디 했었죠?" "하하하." 제라드가 멋쩍게 웃음을 터뜨렸다. 전에 제라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부상을 당했을 때 노엘 갤러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해 엄청난 욕을 퍼부었다고 했다. 물론 그 뒤에 노엘이 제라드에게 보내는 내용도 있었다. 이왕 부상을 당한 거 아예 시즌 아웃을 당했으면 좋겠다고도 말이다. 그와 함께 이왕 부상을 입힐 거 왜 현준이 아닌 제라드라고 툴툴 거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유인 즉슨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3 라운드에서 안 필드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에게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 현준이기 때문이어서였다. '그러고보니...' 현준도 노엘 갤러거와 해프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가 현준을 거액의 돈으로 영입하려고 할 당시 노엘 갤러거 또한 현준이 만약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해 리그 우승컵은 물론이고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까지 들어 올린다면 이미 해체한 오아시스를 재결합까지는 아니지만 모두 모여 공연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었다. 거기에 노엘 갤러거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알려진 리암 갤러거도 동의를 했고 말이다. 덕분에 락 팬들 특히 오아시스의 팬들이 현준의 이적을 추진하며 난리를 피운 적도 있었다. 또한 리암 갤러거가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을 바란다며 푸른색으로 칠해진 기타를 현준에게 선물해 준적도 있었다. '그 기타를 아마 리리스님이 몇 번 가지고 노시다가 박살내버렸지? 핏빛과도 같은 붉은색이 아니라 파란색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말이지.' 어찌되었든 오늘 경기는 이런 열광적인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 앞에서 펼쳐지는 경기였다. 특히 안 필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리버풀은 4 - 2 승리를 거뒀었다. 하지만 완승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었다. 최근 실력 있는 선수들의 영입을 전력이 급격하게 올라와 있는 상대가 맨체스터 시티였다. [자, 드디어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합니다. 주장 김현준 선수와 조 하트 골키퍼가 가장 앞에 서 있군요.] [오늘 경기 진짜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기대하던 경기이지 않습니까? 과연 어떤 승부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저도 기대가 되는군요.] 특히나 오늘 경기는 김현준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신계의 대결로도 이름이 높은 만큼 한국팬들은 일찌감치 Tv 로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직접 잉글랜드의 맨체스터까지 찾아온 열성팬들도 있었다. 현준의 친구인 지훈도 그 중 하나였다. "You will never walk alone! When you..." 일찌감치 리버풀 팬들 사이에 껴 있는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있는 지훈은 영락없는 콥이었다. 특히 갈라타사라이전에서 열성적으로 응원했던 지훈을 알고 있는 몇몇 리버풀 팬들이 오늘 경기장에서도 그를 발견하고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함께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저는 이만 자러...하.하.하. 00477 신계의 대결. =========================================================================                            "오늘은 진짜 무슨 일이 있어도 져서는 안 되는 경기라고." 경기장에 나서기 직전 라커룸에서 레이나가 오늘 경기 선발로 출전하는 수비수들을 불러 모으며 말했다. 오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리버풀은 자신들의 위력을 가장 잘 발휘하는 전술은 4 - 1 - 3 - 2를 들고 나왔고,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포백은 카일 워커, 라이언 쇼크로스, 다니엘 아게르 그리고 호세 엔리케였다. "물론이지. 잘 알고 있어." "다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맨체스터 녀석들을 막아내 보겠어." "진짜로 부러지면 곤란하다고 카일."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는 카일을 향해 쇼크로스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래. 진짜 오늘만큼은 무실점 경기를 펼쳐 보자." 다니엘 아게르도 레이나를 거들며 말했다. 최근 리버풀의 약점으로는 수비진이 지목되고 있었다. 이번 시즌 초만 하더라도 단단한 수비진으로 호평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특히나 리버풀의 수비진은 최근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보이며 많은 우려를 사고 있었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는 리버풀만큼이나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오늘의 승패는 과연 리버풀의 수비진이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진을 어떻게 막아내느냐에 갈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오늘 만큼은 절대 동료들에게 미안할 행동을 보여주지 말자." "동감이야. 언론과 팬들에게 시달리는 것도 이제는 사양하고 싶다고." 에버튼 전의 무승부, 그리고 아스널 전의 역전패. 그리고 갈라타사라이전에서의 극적인 역전승. 리버풀은 최근 3 경기 하나하나 모두 선수들의 기억 속에 남을 만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이 3 경기에서 리버풀은 수비 난조를 보이며 많은 골을 실점했다. "맞아. 특히나 최근 경기에서의 내 모습은 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끔찍했던 경기력이었어." 엔리케가 말했다. 리버풀이 최근 3 경기 동안 실점한 골이 무려 8 골이었다. 한 경기당 평균적으로 무려 2.6 골을 실점한 것이다. 유럽 최고의 공격진을 자랑하는 리버풀의 공격진이 8 골을 넣을 것을 생각하면 현재 리버풀의 수비진은 유럽 최악의 수비진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었다. 레이나도 그리고 엔리케, 팀의 수비진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아게르도 고개를 끄덕이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특히나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도 대량 실점으로 팀을 위기에 빠뜨리면 차마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것 같았다.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가리는, 모든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빅 매치이기 때문일까?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대결은 경기의 입장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분위기 살벌한데." "그러게? 제대로 펼치는 맞대결이라 그런가?" 특히 각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 김현준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표정은 매서웠다. 축구 선수들에게 그라운드는 전장이나 다름없는 공간이긴 하지만 이 둘은 실제로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서는 선수들 같았다. 게다가 오늘 경기는 각 팀의 승패뿐만이 아닌 개인의 자존심까지 걸린 경기였다. 현재까지 펼쳐진 2013 - 14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동안 현준은 리그에서 32 골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30 골을 터뜨렸었다. 득점 순위 3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의 코스타가 17 골로 아직 20 골 고지도 달성하기 못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이 둘의 수준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프리미어리거들 내에서도 논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정말 말 그대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은 신계에 도달한 선수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어울릴 정도의 실력들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실제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말이다. "칫..." 사방에서 가득 울려 퍼지는 응원가와 함성소리를 듣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가늘게 눈을 떠 현준을 확인하고는 혀를 찼다. 이미 호날두는 현준과의 맞대결에서 판정패를 한번 당했다. 안 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4 - 2 로 패했던 것이다. 특히 그 경기에서 김현준은 승승장구를 하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블루 문들을 좌절로 몰아넣었었다. "자, 그럼 가볼까." 입장이 시작되며 주위가 부산스러워지자 현준이 감고 있는 눈을 뜨고는 중얼거렸다. 오늘 경기는 원정팀 맨체스터 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홈과 원정의 차이는 축구 선수들에게 있어 큰 영향을 준다. 특히 리버풀은 바로 며칠 전 터키에서 원정팀의 극성적인 응원이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몸을 느껴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게 승패를 결정해 주지는 않지.' 현재 리버풀 스쿼드를 보면 몇 몇의 주력 선수들의 컨디션이 낮거나, 아직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들이 없어도 리버풀은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신이 있었다. 순수한 마기를 보유하고 있는 마족인 자신이라면 충분히 리버풀을 승리로 이끌 자신이 있었다. 안 필드에서 뿐만이 아니라 이 곳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도 충분히 블루 문의 희망을 좌절로 만들어 버릴 자신감 말이다. [자, 드디어 선수들 입장합니다. 지금 이 순간 정말 프리미어리그의 축구팬이라면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입니까?] [네. 아직 26 라운드까지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오늘 경기 프리미어리그 우승 향방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경기지 않습니까? 진짜 운명적인 대결이라고밖에 표현할 수가 없어요. 1 위인 리버풀과 2 위인 맨체스터 시티. 하지만 양 팀의 승점차이는 0 점이에요! 0 점! 공동 1위라고 할 수 있는 승점차이에요. 0 점 차이는.] [그렇기 때문에 양 팀 다 오늘 경기 승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텐데요. 어...?] 한참 중계를 이어나가던 조민호 캐스터가 카메라에 잡히는 한 인물을 보고는 잠시 말을 머뭇거리다가 이어 나갔다. [맨체스터 시티의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로군요.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만수르 구단주를 향해 엄청난 환호성을 내보냅니다.] [맨체스터 시티 팬들에게 있어서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죠.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구단주일겁니다. 맨체스터 시티를 향해 무한한 애정을 보이며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으니까요.] [매일매일 맨체스터 시티의 팬 포럼을 확인하는 걸로도 유명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최근에는 그 맨체스터 시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한 선수에게 쏠리고 있지 않습니까? 아, 최근이 아니로군요. 벌써 1, 2 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애정이로군요.] [하하. 김현준 선수 말이로군요.] 조민호 캐스터가 재미있다는 듯 웃을 터뜨렸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이자 세계 최고의 갑부중 하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셰이크 만수르와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과의 일화는 유명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는 자신의 부를 이용해 호빙요나 카를로스 테베즈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는 물론이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프로 축구 선수들 위에 축구 선수라며 평가받고 있는 선수까지도 영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유독 그가 강하게 원했던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은 여전히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맨체스터 시티의 우승 길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에게 김현준 선수의 이적료로 3 억 파운드를 제안했었죠?] [네, 그렇습니다.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죠. 더 놀라운 것은 김현준 선수가 간단하게 그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죠.] 사실 그 제안은 리리스가 거절했었지만, 자세한 내막을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알리 없었다. 이쩌되었든 리버풀 팬들은 예전 셰이크 만수르가 현준에게 2억 파운드라는 이적료를 건넸을 때 현준이 이적 제안을 거절했던 사실을 일컫어 '리버풀의 자긍심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맨체스터 시티를 깎아내리기도 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의 휘슬과 함께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지목된 프리미어리그 26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헤수스 나바스. 크로스 패스. 아야 투레가 중앙으로 밀고 들어가는군요.] [마렉 함식. 따라 붙습니다. 아, 공 빼내지 못합니다.] 세르히오 아게르를 원 톱으로 내세운 맨체스터 시티는 중앙에서부터 공 점유율을 올리며 차츰차츰 리버풀의 진영으로 접근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아야 투레가 있었다. 제 2의 비에이라라고 불릴 정도로 중앙 미드필더로서 약점이 없는 선수였다. 아야 투레가 리버풀의 진영으로 공을 몰고 가는 동안 맨체스터 시티의 측면도 양 날개를 활짝 펴며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 중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팬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나스리! 길게 반대편 쪽으로 패스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잡습니다.] 와아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공을 잡자마자 사방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리버풀의 김현준 만큼이나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무려 리그에서만 30 호골을 터뜨리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였다. 그런 호날두의 활약에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도 호날두를 응원하기 위해 맨체스터 시티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슈웃!!!] [레이나!!! 막아냅니다! 동물적인 선방!] 그리고 선제 포는 맨체스터 시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먼저 열었다. 가볍게 드리블로 리버풀의 위험지역까지 접근해 들어오자마자 중거리 슛으로 깜짝 골을 노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호날두의 의도는 반은 성공이었다. 몸을 날리는 레이나의 동물적인 선방이 아니었으면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갈 뻔했기 때문이었다. [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얼굴을 감싸쥡니다. 레이가 골키퍼 화가 난 듯 동료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데요.] [하마터면 경기 시작하자마자 골을 내줄 뻔했어요. 오늘 같은 경기는 정말 흐름이 중요합니다. 만약 지금 호날두의 슛이 골로 연결되었으면 리버풀 오늘 경기 굉장히 힘들어졌을 겁니다. 진짜 레이나 선수의 수훈감인 선방이었어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벤치는 물론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가득 찬 관중들 모두가 자신들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일 만한 찬스였다. "휘유..." 그리고 아쉽게 레이나의 선방으로 무산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슛을 지켜보던 현준이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게 호날두 당신과 나의 차이점이지." 역시 자신과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선수다운 정확하고 절묘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결국 골로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언제나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오는 법. 현준은 천천히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분위기를 느끼며 몸을 거닐기 시작했다.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러게요...와이프가 참 훌륭한 내조....쿨럭.. 아...사랑니 뽑아야 하는데 급한거 하나는 걍 뽑으면 될거 같은데, 나머지 하나가 옆으로 나서 참...대학병원 가려니까 한참 밀려 있는 듯. 경험담 들어보니 죽을맛이라던데 슬프네요.ㅠㅠ 여튼 다들 즐감하세요. 00478 신계의 대결. =========================================================================                            [세르히오 아구에로 슛!!!] [레이나 골키퍼 선방입니다! 다시 한 번 위기를 넘기는 리버풀!] 맨체스터의 다비드 실바와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연계플레이를 펼치며 또 한 번 리버풀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리버풀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압박과 레이나의 선방으로 아직까지 리버풀의 골문을 열지는 못하고 있었다. 가끔 어이없는 실점을 하며 예능 플레이를 펼친다는 혹평을 받은 레이나도 최근 대량 실점을 보이던 수비진들도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지 몸을 사라지 않는 수비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진을 막아내고 있었다. [사비 알론소 선수. 다비드 실바 선수를 바짝 따라갑니다.] [네, 오늘 사비 알론소 선수의 압박 플레이가 대단한데요. 저런 움직임 하나하나가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느껴지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수비는 수비수들만 펼치는 게 아니었다. 사비 알론소 뿐만이 아니라 마렉 함식, 그리고 측면의 괴체와 샤키리도 오밀조밀한 간격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패스 및 연계 플레이를 막아내기 위해서 수비 간격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압박플레이는 선수들을 빨리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그런 것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지금 펼쳐지고 있는 이 경기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선두를 가리고 있는 경기였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오늘 경기는 승리해야했다. "조금 더 집중해! 맨체스터 녀석들에게 슈팅할 만한 공간을 내주지 말라고!" "호날두가 밀고 들어온다!" "라이언! 16 번에게 눈 떼지 마!" 조금이나마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수비를 해야 했다. 그리고 효율적으로 수비를 하기 위해서는 팀 동료들 간의 대화는 필수였다. 리버풀만큼이나 강력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면서 리버풀의 선수들은 소리를 질러 정보를 공유하며 맨체스터 시티를 잘 막아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수비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막아내며 리버풀 선수들은 호시탐탐 틈을 노리고 있었다. "힘내라! 리버풀!!!" 지훈은 그런 리버풀의 경기를 보면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오늘 경기를 보고 나면 사흘 동안 영국 관광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다시금 치열한 사회의 삶으로 뛰어들어야 되는 것이다. 꽤 긴 시간 외국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지훈은 충분히 이번 여행이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전 또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자 친구가 있는 리버풀이 이기기를 바랬다. 그리고 이렇게 목이 터져라 리버풀을 향해 응원을 보내는 사람은 지훈 혼자가 아니었다. 저마다의 사정을 지니고는 있지만, 다들 오늘 경기 리버풀이 이기기를 바라고 있는 팬들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아! 아게르가 한 발 먼저 공을 빼냅니다.] [오늘 아게르 선수 든든하게 수비의 기둥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최근 리버풀의 수비진은 자동문이라는 혹평을 받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오늘은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게다가 아게르 선수, 라이언 쇼크로스 선수와 호흡이 좋은 걸요?] 관중들의 환호성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다.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격이 막히는 모습에 아쉬운 함성을 토해냈고,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은 오늘 경기 든든하게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진을 막아내는 다니엘 아게르의 수비에 박수를 보냈다. [저게 아게르 선수의 장점입니다. 리버풀은 라이언 쇼크로스, 마마두 사코, 다니엘 아게르 그리고 마르틴 스크르텔까지 주전급 수비수들을 무려 4 명이나 두고 있는데요. 어쨌든 이 4 명의 수비수중 그라운드 위에서 가장 존재감을 잘 드러내는 선수가 바로 저 다니엘 아게르지요.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고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개인적으로 자신이 조사한 다니엘 아게르의 정보가 쓰인 서류를 보면서 말했고, 조민호 캐스터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을 받아 중계를 이어나갔다. [네, 그렇습니다. 게다가 스티븐 제라드 선수가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했을 때도 김현준 선수를 도와 부주장직을 수행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시즌을 포함해 무려 8 년째나 리버풀에 몸담고 있는 선수로서 정말 클럽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선수로 알려져 있는 아게르 선수입니다.] 다니엘 아게르. 2006년 500만 파운드로 리버풀로 이적하며 이적 초반엔 맹활약을 펼쳤지만, 그 이후 중족골 부상 및 잦은 부상으로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선수였었다. 하지만 09 - 10 시즌 부상을 회복해 지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하는 플레이를 펼쳐 보였고, 그 후 리버풀의 전성기라 불리는 김현준의 이적 이후에도 캐러거의 은퇴 전까지 그와 호흡을 맞추며 좋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었다. 그리고 리버풀의 전설적인 수비수중 하나로 꼽히는 제이미 캐러거가 은퇴한 지금은 리버풀 내에서 가장 주급을 많이 받는 수비수로 든든한 수비의 한 축을 지탱하는 선수였다. [다니엘 아게르 선수. 뒤로 공을 돌립니다. 그리고 레이나 골키퍼 그대로 사비 알론소에게 공을 넘겨줍니다.] [다비스 실바 선수가 붙어주는군요.] 맨체스터 시티도 리버풀만큼이나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고 있었다. 특히 공격 작업의 시발점이 되는 리버풀의 사비 알론소와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형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는 경기 내내 계속해서 부딪치고 있었다. 뻐엉!!! 공을 잡은 사비 알론소는 흘깃 그라운드를 대충 훑고는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그 짧은 순간 그라운드에 있는 동료 선수들을 확인하고 어떻게 공을 보낼지 결정한 것이다. 엄청난 킥력으로 택배 수준의 롱패스를 동료 선수들에게 선사해주는, 팬들에게는 대륙횡단 패스로 불리는 알론소의 전매특허가 그라운드에 선보였다. 그리고 공은 마치 자석에라도 빨려가는 것처럼 샤키리에게로 연결되었다. [샤키리 공을 잡습니다! 이렇게 되면 리버풀 역습찬스인데요!] [김현준 선수와 수아레즈 선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삼 대 삼 이에요!!!] 와아아아!!!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맨체스터 시티는 벌써 3 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그야 반해 리버풀은 슈팅만 1 번 있을 뿐 아직까지 유효슈팅을 때릴 정도의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현재 리버풀이 잡은 이 역습 상황의 기회는 심상치 않아 보였다. [세르단 샤키리!!!] 리버풀 공격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현준이었다. 현준이 리버풀에서 터뜨린 골만 봐도 쉽게 답이 나왔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선수가 바로 수아레즈와 리버풀의 윙어들이었다. 마리오 괴체, 세르단 샤키리 그리고 라힘 스털링까지 1 군 팀에 소속된 세 명의 선수들은 매 경기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며 리버풀의 승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제쳤습니다! 세르단 샤키리! 놀라운 돌파를 선보입니다! 오늘 샤키리 선수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보이는군요!] 공을 잡은 샤키리가 순간적인 페인트를 선보이며 어느새 뒤 따라온 사미르 나스리를 제치고는 달려 나갔다. 그리고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중앙을 향해 강하게 공을 찔러 넣었다. 중앙으로 파고드는 현준을 보고 찔러주는 패스였다. "나이스 패스..." 자신의 향해 데굴데굴 굴러오는 공을 보며 현준의 눈이 부릅 커졌다. 옆에서 아야 투레가 몸싸움을 걸어오고 있었지만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라고 불리는 아야 투레의 몸싸움도 현준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키이잉!! 순수한 마기가 발동되며 현준의 모든 정신이 오직 공으로만 향했다. 부릅뜬 현준의 눈에는 공에 박힌 실선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다. 그와 함께 붉은색의 실선이 공과 골대로 연결되는 하나의 궤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후읍!" 거친 심호흡과 함께 불끈하며 현준의 허벅지에 가득 힘이 들어갔다. 골대까지의 거리는 약 35 m 가량.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골을 터뜨릴 수는 있는 거리였다. [세르단 샤키리 중앙으로 밀어주는 공!] [김현주운!!! 슈우우우웃!!!] 아야 투레가 기철게 밀어붙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준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슈팅모션을 취하자 모두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쏠렸다. 콰아앙!!! 엄청난 소리와 함께 공이 대포알처럼 조 하트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으로 날아 들어갔다. 마치 그대로 그물을 찢어버릴 기세였다. 워낙 급작스럽고 빠른 슈팅이었기에 조 하트 골키퍼는 현준의 슈팅을 쳐낼 생각을 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조하트 골키퍼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터엉!!! "아!!!" "안 돼!!!" 현준의 슈팅을 보는 순간 지훈은 골이라고 확신을 했다. 아야 투레의 몸싸움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제대로 임팩트가 들어간 슈팅을 때렸던 것이다. 하지만 지훈은 곧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은 지훈만이 하는 게 아니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입장한 콥들 모두 지훈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골대!!! 골대 맞았습니다! 김현준!!!] 현준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가자 조민호 캐스터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너무나도 아쉬운 찬스였다. [아! 아깝습니다! 조 하트 골키퍼가 손도 쓰지 못한 중거리 슛 이었는데 골대 상단에 맞고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군요!] 현준의 벼락같은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골라인 아웃되자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인 페예그리니와 코칭 스태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방송화면에서는 방금 김현준의 슈팅 상황을 느린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 제대로 된 슈팅이었는데 살짝 공이 위로 뜨면서 골포스트를 맞고 벗어납니다.] 계속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조민호 캐스터였다. 조금이라도 각도가 낮았다면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공이 빨려 들어갈 슈팅이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더욱 심했다. 특히 오늘 경기는 신계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세 명의 선수중 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김현준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경기였다. "아...정말로 아쉽군." 리버풀의 벤치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달글리쉬도 벤치를 지키고 있는 제라드도 방금 전 상황을 떠올렸다. 조금만 공이 낮았어도 그대로 선제골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김현준의 슈팅에 잠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이 주춤하며 리버풀 선수들이 앞으로 차츰차츰 나오기 시작하자 블루 문들이 자신들의 팀에게 힘을 주기 위해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일방적인 응원이 계속해서 펼쳐졌지만, 달글리쉬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라운드 위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저런 응원들이 분명 홈팀에게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아는 선수들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할 터였다. 저런 응원에 주눅이 들 리버풀의 전사들이 아니었다. 게다가 포문은 맨체스터 시티가 열었지만, 상대에게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제대로 된 일격을 날린 팀은 리버풀이었다. 운만 좀 더 따라줬다면 벌써부터 1 점의 리드를 가진 채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을 터였다. ============================ 작품 후기 ============================ 으아...결국 뽑았습니다. 별로 아프진 않더군요. 단지 침 삼킬때 목이 좀 따가운 거 빼고요. 이빨 뺀 것을 핑계로 연재좀 하루 쉬려고 했는데 와이프한테 혼났습니다. 어쨌든 즐감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00479 신계의 대결. =========================================================================                            "칫. 하필이면 골대를 맞을 줄이야." 회심의 슈팅이 골포스트에 맞고 빗나가자 현준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순수한 마기는 분명 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힘이 조금 들어간 것일까? 공이 살짝 위로 떠 버렸고, 결국 안타까운 장면만을 만들어 내었다.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려야 해." 상대는 리버풀만큼이나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분명 오늘 경기는 화력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큰 만큼 먼저 선제골로 상대의 기세를 죽일 필요가 있었다. 하물며 오늘은 안 필드가 아닌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든 현준은 활동공간을 넓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공격수로써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펼치는 것도 모자라 측면으로도 움직이고 있었다. 악마인 현준은 90 분 내내 전속력으로 그라운드를 내달려도 지치지 않았다. 물론 사람들의 눈이 있는 만큼 그렇게까지는 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고비 상황마다 체력여부에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현준의 플레이에 리버풀의 공격도 살아나고 있었다. 현준이라는 존재로 인해 어디에서든지 수적 우위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측면에서 내주는 공. 마리오 괴체가 받고 그대로 크로스!!!] 현준과 원, 투 패스를 주고받은 마리오 괴체가 그대로 수아레즈를 확인하고는 크로스를 올렸다. [수아레즈 헤딩!!! 아! 크게 벗어납니다! 수아레즈 선수 그라운드 위에서 일어나지 못합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수아레즈!] 물론 자신의 포지션을 벗어난 현준의 움직임은 어떻게 보면 위험부담이 있는 플레이였다. 동료 선수들과 움직임이 겹치면서 불필요한 동선 낭비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위치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순수한 마기를 통해 동료 선수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읽으며 플레이를 펼치는 현준에게는 남의 일이나 다름없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동료 선수들은 이런 현준의 플레이에 익숙했다. 연습경기에서 주로 보여주는 플레이기 때문이었다. [아에 투레! 중거리 슛!!!]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돌파합니다! 슛!!! 아!!! 빗나갑니다! 아깝게 빗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슈팅!] 리버풀의 공격이 살아나는 것만큼이나 맨체스터 시티도 매섭게 리버풀의 골문을 계속해서 노렸다. 특히나 오늘 컨디션이 굉장히 좋은 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공을 잡을 때 마다 화려한 개인기를 펼쳐 보이며 리버풀의 수비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마렉 함식! 치고 들어갑니다! 중앙으로 찔러주는 공! 수아레즈!!! 아아아!!! 선방! 조 하트 골키퍼의 완벽한 선방! 한 골을 막아내는 조 하트 골키퍼!!!]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경기는 점점 더 격렬해져 갔다. 특히 선제골을 넣기 위한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필사적이었다. 그리고 그런 양 팀의 공격수들 중 눈에 띄는 선수는 다름 아닌 현준과 호날두였다. 뛰어난 신체 능력과 개인능력을 바탕으로 리버풀의 수비진을 돌파하며 기회를 만들어 내는 호날두와 폭 넓은 활동을 보이며 계속해서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해결하기까지도 하는 현준의 플레이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가득 찬 팬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받기에 충분했다. "역시 맨체스터 시티전은 만만치가 않아.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다투는 강호로 떠오른 이유가 있어." 또 한 번 맨체스터 시티의 슈팅이 이어졌고, 공이 골라인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레이나가 자신의 양 손을 팡팡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이제까지 맨체스터 시티는 7 번의 슈팅을 날렸다. 그리고 그중 유효 슈팅은 3 개. 그리고 리버풀은 6 번의 슈팅중 3 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코어는 0 - 0 이었다. 슈팅으로만 보자면 화끈한 화력전이 될 거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 팀 다 선제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 녀석들에게 승리와 함께 리그 선두 자리를 내줄 수는 없지. 수비진 녀석들이 잘 버텨주고 있으니까 오늘 경기는 우리 것이라고." 리버풀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수비진은 오늘 경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진을 상대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위험스러운 상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무실점으로 버티고 있다는 게 그 증거였다. [레이나 선수의 골 킥입니다.] 뒤에서 볼보이가 던져주는 공을 내려놓은 레이나는 잠시나마 그라운드를 돌아다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골키퍼라는 직업의 특성상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상대가 없는 쪽으로 안전하게 공을 연결시키기 위해서였다. "어...?!" 그런 레이나의 눈에 뒤로 물러나 자신들의 진영에서 프리로 있는 현준의 모습이 들어왔다. '공격수가 미드필더 진영까지 내려왔다 이거지?' 하지만 상대가 현준이 만큼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레이나는 생각과 함께 그대로 행동을 개시했다. 뻐엉!!! [레이나 선수 길게 차올립니다.] 레이나가 공을 차는 모습을 보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조민호 캐스터의 예상과는 달리 레이나가 찬 공은 그다지 멀리 가지 않았다. 중앙선도 넘어가지 않은 채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원래대로라면 미드필더인 마렉 함식이나 사비 알론소가 공을 얻기 위해 경합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이 떨어지고 있는 자리에는 최전방에 올라가 있어야 할 현준이 있었다. 오히려 마렉 함식은 현준의 측면을 지나쳐서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으로 돌아 들어가고 있었다. "읏!!!" 그리고 현준과 함께 다비드 실바가 허공 위로 몸을 날리며 경합을 벌였다. 쿠웅!!! '빌어먹을...!' 현준과 부딪치는 순간 실바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 나왔다. 맨체스터 시티의 지휘자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주도하는 다비드 실바에게는 약점이 있었는데 바로 170 cm 라는 작은 키와 몸싸움이 굉장히 약하다는 점이었다. 워낙 탈압박과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였기에 이런 단점조차도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맞부딪치는 상황에서는 다비드 실바가 현준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툭! 현준의 머리에 맞은 공은 그대로 뒤 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알론소에게 깔끔하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알론소는 다시 현준에게 공을 찔러주었고, 공을 받은 현준은 그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으로 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현준과 몸싸움을 벌였던 다비드 실바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상황이었다. 정당한 몸 싸움이었기에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김현준! 측면 쪽으로 빠지면서 빠르게 치고 들어갑니다!] 이미 이런 현준의 플레이를 예상했는지, 중앙에는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이 단단히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도 그런 것을 잘 알기에 중앙이 아닌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센터백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로라 할 정도로 탄탄했다. 굳이 상대의 강한 쪽을 공략할 필요는 없었다. '조금 아쉬운데? 역시 맨체스터 시티. 호락호락하지 않아.' 측면으로 드리블을 해나가면서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의 움직임은 물론,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도 읽으며 현준은 방금 전 상황을 떠올렸다. 방금 전 알론소가 자신에게 공을 넘겨주었을 때 그대로 총알 같은 스루패스로 수아레즈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의도를 눈치 챘는지, 어느새 아야 투레가 패스 경로를 막아선 채로 서 있었던 것이다. "준이 치고 들어온다! 중앙으로 공을 보내지 못하도록 해!" "선수들 붙잡아!!!" 공격수인 현준이 마지 윙어처럼 측면을 통해 공격해 들어오자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윙어인 마리오 괴체가 수아레즈와 호흡을 맞추며 중앙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사발레타가 현준을 압박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쿵!!! 맨체스터 시티의 아르헨티나 출신 풀백 파블로 사발레타. U - 20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도 이끌었고, 2008 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아르헨티나가 금메달을 따는 데 기여를 했던 적이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베테랑 수비수였다. 하지만 상대는 드리블은 물론 볼 컨트롤과 몸싸움만큼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한마디로 말해서 세계 최고라고 칭할 수 있는 현준이었다. '이런!' 현준과 부딪치는 순간 사발레타는 현준의 돌파를 막는 것도 그리고 공을 뺏는 것도 쉬울 것 같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선수가 2 년 연속으로 FIFA 발롱도르를 수상했는지,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자서는 현준의 돌파를 막아낼 자신이 들지 않았다. 이제까지 자신이 상대했던 마리오 괴체가 그리웠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마르틴!!!" 그리고 사발레타의 판단은 빨랐다. 현준을 막기 위해 곧바로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를 부른 것이다. 협력 수비로 현준의 공을 빼내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데미첼리스가 커버 플레이를 하기 위해 접근하려던 찰나 현준의 눈이 빛났다. 쿠욱!! "읏?!" 가볍게 어깨로 사발레타를 살짝 밀며 공간을 만들어 낸 현준이 그대로 사발레타를 지나치며 폭발적인 돌파력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측면을 계속해서 내달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잠깐의 틈이 그대로 돌파로 이어지자, 사발레타가 재빠르게 현준의 뒤를 따라붙었다. 하지만 충분히 맨체스터 시티의 뒤쪽 공간을 파고든 현준의 정신은 사발레타에 있지 않았다. '3...2...1...' 현준은 잠깐이나마 미래를 보여주는 순수한 마기의 힘을 이용해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수십 가지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순수한 마기는 이번 크로스로 골을 터뜨릴 수 있다고 그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이 지니고 있는 마력의 근원이라 알 수 있는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예지가 100% 정확한 것은 아니었다. 거의 정확하기는 했지만, 가끔은 틀릴 때도 있었다. 아까 전 현준이 때렸던 슈팅이 골포스트 상단을 맞고 나간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이번에도 틀리면 넌 돌팔이 예언자다.' 현준이 자신의 몸에 일렁거리는 푸른빛의 불꽃을 느끼며 생각했다. 우습게도 그런 자신의 생각에 아니라고 대답을 하는지 불꽃이 크게 일렁이는 것이 느껴졌다. 어찌되었든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타이밍이 곧 다가오고 있었다. "!!!" 그리고 사발레타의 손이 현준의 유니폼에 닿는 순간 현준은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타이밍에 맞춰 정확한 힘으로 그대로 중앙으로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김현준 크로스!!!] 현준의 크로스가 높게 떴다가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너무나도 정직한 크로스였기에 모두들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쉽게 공을 걷어 내리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듯이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수비수인 뱅상 콤파니와 수비형 미드필더인 아야 투레는 둘 다 몸싸움과 헤딩에 능한 수비수들이었다. 리버풀의 공격수인 마리오 괴체나 루이스 수아레즈가 그 두 선수를 상대로 헤딩 경합에서 이겨낼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 생각은 크로스를 올리는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현준이 노린 것은 마리오 괴체나 루이스 수아레즈가 아니었다. "후웁...훕..."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들의 시선이 현준의 공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거칠게 숨을 내쉬며 황소처럼 달리고 있는 선수는 바로 리버풀의 수비수 다니엘 아게르였다. 역습상황에서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리버풀이 골을 넣은 확률을 높여주기 위한 아게르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그런 콤파니와 데미첼리스 사이로 몸을 날렸다. 투웅!!! [헤딩!!!] "!!!!" 순간적으로 뒤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거대한 덩치에 뱅상 콤파니도 아야 투레도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못했다. 그리고 공이 머리에 맞는 순간 아게르는 자신이 수 백, 수 천 번 연습한 대로 강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머리를 돌렸고, 공은 그대로 조 하트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을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헤딩 슛, 특히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헤딩 슛은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가진 조 하트 골키퍼로써도 어디로 날아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그야말로 마구와도 같은 슛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쓸까말까 고민했는데....아홀올호롱롷롱 햄볶할수가 없군. 전 혼나지 않았습니다. 남편으로써의 위엄을 보였어요. 아마도요 그럼 즐감하시길. 저희는 심야 영화 한편 보러 갑니다. 인터스텔라? 친구들이 상당히 재미있다고 추천하는군요. 아...이북출간 사실 까먹고 있었네요. 그 부분은 조아라랑 연락을 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00480 신계의 대결. =========================================================================                            "......!!!" 아게르는 공이 제대로 머리에 맞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그라운드에 발을 딛고는 공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제대로 임팩트가 되었다고 생각했던 공은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좋았어!!! 다니엘!" "우와아아!! 넣었어! 넣었다고!!!" 수비수도 프로 축구 경기에서 간간히 골을 터뜨리기는 한다. 하지만 그 빈도는 공격수에 비하면 극히 드물었다. 아게르도 마찬가지였다. 한 시즌 리그를 소화하면서 김현준이나 수아레즈처럼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기껏해봤자 1, 2 골 정도? 어디까지나 그는 수비수였다. 이제까지 리버풀에서 7 년 넘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아게르는 채 10 골을 넣지 못했었다. 하지만 선제골. 그것도 중요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골을 넣었다는 기쁨에 아게르는 양팔을 활짝 펼치고 코너라인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아레즈가 그런 아게르를 깔아뭉개듯 덮쳤다. 수아레즈 뿐만이 아니었다. 함식도 빠르게 다가와 아게르의 옆으로 쓰러져 그의 등을 신나게 두드렸다. 현준 또한 골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오른손을 꽉 쥐고는 크게 어퍼컷을 하듯 허공을 그렸다.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만큼 골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골이 터지자 다른 선수들처럼 가슴이 벅찰 정도로 짜릿한 기쁨이 밀려오는 것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나이스 크로스예요. 캡틴." 혼자서 기뻐하는 현준을 향해 괴체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방금 전 현준의 크로스는 100 점 만점에 100 점 만점을 줄 수 있는 완벽한 크로스였다. 아야 투레와 뱅상 콤파니라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수비를 정확하게 뚫고 동료 선수, 그것도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아게르의 속도에 맞춰 정확하게 크로스를 연결시킨 것이다. 측면에서 뛰는 윙 플레이어로써 방금 현준의 크로스는 괴체가 꿈꾸는 정말 몇 경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의 대단한 크로스였다. "완전히 끝내주는 헤딩슛이었어." "크로스가 멋지니까 다니엘의 헤딩슛도 대단하던 걸요? 봤어요? 조가 움직이지도 못하는 거?" "물론이지. 이제 일 대 영이군." "원정에서 한 점 먼저 넣고 시작하네요. 흐름이 좋은 걸요?" 괴체의 말에 현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흐름을 끝까지 이어나가야지. 승점 3 점을 위해서 말이지." "물론이죠. 캡틴."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고, 맨체스터 시티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리오 괴체는 현준의 말을 듣는 순간 정말로 오늘 경기 승점 3 점을 획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현준이 마치 너무나도 당연하게 오늘 경기를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 아게르의 헤딩 슈팅이 맨체스터 골문을 흔드는 그 순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원정팀 응원석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온 몸을 방방 뛰며 난리법석을 치는 그들은 바로 리버풀에서 맨체스터 시티까지 응원을 온 콥들이었다. "들어갔다!!! 골이야!!! 선제골!!!" "고올!!! 골이야!!!" 그리고 그 중에는 지훈도 있었다. 현준의 크로스가 올라가는 그 순간, 지훈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공만 쳐다보았다. 그리고 아게르의 헤딩 슈팅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이 열리는 순간 옆의 사람을 잡고 방방 뛰었다. 상대가 누구인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것을 보면 상대 또한 리버풀의 팬이라는 것을 의미했으니 말이다.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지르더니 덥석 지훈을 끌어안고는 리버풀의 선제골을 기뻐했던 것이다. "......어?" 그렇게 얼마나 방방 날뛰었을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 지훈은 슬그머니 자신이 끌어안고 있는 그리고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상대를 바라봤다. 상대도 그제서야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는지 지훈을 바라보았다. "......" 이제까지 서로 얼싸안고 소리를 지르던 상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지훈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는 정말 이 곳 맨체스터 시티까지 현준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길거리에서도 흔하게 볼 수 없는 마치 Tv 화면이나 광고에서만 볼 수 있는 미모의 서양 여인이 눈을 크게 뜨고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17 이라는 숫자와 함께 영어로 Jun이라고 마킹되어 있는 유니폼을 입은 여인은 마치 잉글랜드의 유명 여배우인 케이트 윈슬렛을 꼭 빼닮은 미녀였다. 거기에 역시나 서양의 발육은 정말 사기였다. 그런 여인의 외모에 주눅이 든 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혹시 김현준 아세요? 두...두유 노우 현준 킴?" 하필이면 내뱉은 말이 이게 무엇이람? 지훈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이미 말을 흘러나왔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훈을 향해 케이트 윈슬렛을 닮은 미녀는 자신의 가슴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당연하죠. 전 현준의 광팬이라고요. 현준의 이름이 마킹 되어있는 리버풀의 매 시즌 유니폼을 다 보유하고 있다고요. 물론 원정 유니폼 까지도 말이죠. 리버풀에서 김현준을 모르면 간첩이에요. 그런데 왜 준에 대해서 묻는 거죠?" "......" 하지만 그런 여인의 말은 지훈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C컵? D컵? 역시 남자의 본능은 무서웠다. 지훈의 정신은 미녀의 손이 가리키는 가슴 부위에 쏠려 있었다. "전 한국에서 온 김지훈입니다. 김현준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그리고 지훈은 친구인 현준을 팔았다. [들어갑니다!!! 다니엘 아게르!!!] [아! 대단한 헤딩 슈팅이었습니다! 번개처럼 뱅상 콤파니와 아야 투레 선수의 사이를 뚫고 그대로 공을 우겨 넣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크로스도 좋았습니다만 진짜 아게르 선수의 헤딩 슛 굉장했습니다.] 카메라는 연신 김현준의 크로스와 다니엘 아게르의 헤딩 슈팅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 만큼 교과서적인 깔끔한 크로스와 완벽한 헤딩슛이었다. 얼마나 완벽한 타이밍의 헤딩 슈팅인지 조하트 골키퍼가 몸을 날리지도 못한 채 멍하니 공을 쳐다보는 장면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리버풀이 앞서 나가게 되는군요. 역시 리버풀 정말 무서운 팀입니다. 사실 리버풀 최근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에 반해 맨체스터 시티는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보이며 리버풀을 턱 밑까지 추격했고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리버풀이 리그에서 무승부, 패배를 기록하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혼쭐이 나지 않았습니까? 그에 반해 맨체스터 시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는 물론이고 다비스 실바 선수, 사미르 나스리 선수, 에딘 제코, 세르히오 아게르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선수들이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승승장구를 거듭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에게 홈에서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야 맙니다.] 선제골과 터지면서 경기장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흥분한 관중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응원가 YNWA를 소리 높여 부르기 시작하자 맨체스터 시티 팬들 또한 그에 맞서듯 블루문을 소리 높여 열창하기 시작했다. [다비드 실바! 측면으로 찔러주는 패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잡습니다! 호날두!!! 슈윳!!!! 아!!! 빗나갑니다!] [수아레즈 헤딩!!! 아! 콤파니가 먼저 걷어냅니다.] [마리오 괴체 뒤로 빼주는 공. 중거리 슈웃!!!! 아! 선방! 마렉 함식의 중거리 슛! 조 하트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산됩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응원가에 화답이라도 하듯 양 팀의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며 열정적으로 부딪쳤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다투는 팀들끼리의 맞대결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투지가 가득 담긴 움직임, 환상적인 스피드, 쉽게 볼 수 없는 기교와 센스있는 플레이가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런 플레이가 나올 때 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든, 리버풀 선수든 가리지 않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현준 선수 태클!!! 공 뺏어냅니다!] [아! 김현준 선수 오늘 정말 왕성하게 움직입니다. 김현준 선수의 체력은 정평이 나 있는데, 중계를 하는 저희가 숨이 찰 정도입니다.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같아요!] "후욱...후욱..." 그런 양 팀의 선수들 사이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주장 현준이었다. 최전방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바삐 오가며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하는 한 편,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압박 수비를 펼쳐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었다. 정말로 경기장에 있는 팬들이 보기에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움직임이었다. 이러한 현준의 움직임에 큰 고마움을 느끼는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공이 있던 없던 간에 완벽한 플레이로 자신들의 움직임을 하나로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러한 현준의 플레이들이 왜 그가 리버풀의 주장이 되었는지는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좋아!" "공을 돌려! 패스 플레이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라고!" 이런 현준의 플레이에 마렉 함식, 사비 알론소와 같은 미드필더들이 올라오며 맨체스터 시티의 미드필더 진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측면에서도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상대의 뒤쪽 공간을 노리는 한 편 상대의 측면으로 향하는 공을 잘 커트해내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다급해지는 것은 맨체스터 시티였고, 그런 다급함이 또 하나의 실수를 만들어냈다. "칫...!" 공을 가지고 있던 아야 투레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전방으로 공을 줄 수 있는 선수는 있었지만, 패스를 해서 상대의 진영 쪽으로 공격 작업을 펼칠 만한 마땅한 루트가 보이지 않았다. "쳇. 마땅히 보낼 공간이 없네. 리버풀 녀석들 까다롭단 말이야." 어쩔 수 없이 아야 투레는 자신의 앞에 있는 21 번 다비드 실바에게로 공을 넘겼다.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에게 매지션이라는 별명으로 마치 마법처럼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주도하는 그에게 해결을 바라는 투레의 마음이 담긴 공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미드필더 진영까지 내려와 있던 현준이 움직였다. 툭! 투레의 발에서 떠난 공이 데굴데굴 실바에게로 흘러가는 순간 번개같이 현준이 공을 낚아채고는 내달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인터셉트!!! 리버풀! 역습! 역습입니다!!!] 위험지역에서의 가로채기에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허둥지둥하며 수비 라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리버풀의 다른 선수도 아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김현준의 가로채기였다. 현준의 돌파가 시작되자 다시 한 번 사발레타가 김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물론 사발레타 혼자가 아니었다. 약간의 틈을 두고 데미첼리스도 자세를 잡고 있었다. 혹시나 김현준이 자신의 스피드를 이용해 치고 달리기 일명 치달을 이용해 사발레타를 제치려고 하면 재빠르게 데미첼리스가 공을 걷어낼 생각이었다. '저기는 안 되겠군...' 자신의 앞을 두 명의 선수가 가로막자 현준이 흘깃 중앙을 바라봤다. 혹시나 공간이 있으면 크로스를 올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중앙의 수아레즈는 콤파니에게 마크되고 있는 상황. 수아레즈의 헤딩 실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콤파니의 수비를 뚫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탓!!! 현준이 어떻게 할까 고민하려던 찰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현준을 도와주기 위해 달려온 마리오 괴체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현준은 마리오 괴체를 향해 공을 뒤로 돌리고는 번개처럼 둘 사이를 빠져나갔다. 데미첼리스가 몸으로 현준이 지나가려는 공간을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툭!!! "나이스 패스." 그리고 공을 받은 괴체는 그대로 앞의 빈 공간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사발레타와 데미첼리스가 막아낼 수 없는 루트로 현준의 스피드에 맞춰진 패스였다. 마치 현준이 그곳으로 움직일 거라고 확신하기라도 한 전진패스였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좀 늦었습니다. 주말이라 꽁냥질좀 했더니만...아. 벌써 결혼한지 한달이라니 시간 참 빠르게 가네요.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에테리얼은 곧 올라올 겁니다. 스토리 부분에 수정을 좀 가하느라고 늦네요. 00481 신계의 대결. =========================================================================                            '역시 영리하단 말이야.' 자석에 달라붙듯 자신의 발에 착 달라붙는 마리오 괴체의 패스를 받은 현준은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자신이 원하던 완벽한 패스였다. 역시 수준급 이상의 돌파력과 스피드를 보여주며 리버풀의 주전 윙어 자리를 꿰찬 선수의 패스다웠다. 그리고 이런 패스 실력 때문에 괴체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맡을 수 있을 만큼 패스 능력과 시야도 넓었다. 아쉽게도 유리 몸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그 정도는 훈련으로 그리고 전술과 개인능력으로 커버할 수 있었고, 이런 패스 하나만으로 그런 단점을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었다. [원! 투! 김현준과 마리오 괴체! 완벽한 호흡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벗겨냅니다!!!] [저게 바로 원투패스의 정석이죠!] 와아아아!!! 마리오 괴체의 센스 넘치는 패스와 완벽한 볼터치로 공을 받는 현준의 플레이. 현준과 마리오 괴체의 정석과도 같은 원, 투 패스에 사발레타와 데미첼리스의 수비가 그대로 벗겨졌고, 관중들의 함성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진동했다. "가볼까...!" 현준의 눈 안에 탁 트인 맨체스터 시티의 공간이 들어왔다. 마치 자신이 달려주기를 원하는 모양새였다. 현준의 온 몸에 가득한 순수한 마기도 요동을 치고 있었다. 그와 박자를 맞춰 현준의 심장 또한 쿵쿵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후우..." 파앗!!! 마치 기를 모으기라도 하듯 현준의 호흡을 크게 들이마셨고, 곧 그의 돌파가 시작되었다. [김현준 빠릅니다!!! 맨체스터 시티 막을 선수가 없어요!!!] [김현준!!! 김현준!!!]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연신 현준의 이름만을 외쳐댔다. 그런 외침은 한국에 중계를 하고 있는 그 둘 뿐만이 아니었다. 리버풀 방송을 진행하는 제이미 캐러거는 물론이고, 다른 방송사에서 나온 중계진들도 마찬가지로 현준의 이름만을 불러대고 있었다. 중계진들 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콥들 또한 현준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불렀다. Jun! Jun! Jun! 현준의 폭풍과도 같은 돌파를 막을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발레타와 데미첼리스 그리고 측면에서 각도를 좁히며 따라 들어오는 아야 투레도 현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데미첼리스! 급하게 쫓아갑니다만 김현준 빠릅니다!] [김현준 선수의 스피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는 스피드가 공이 없었을 때의 스피드와 비슷한 정도로 드리블 실력이 출중하지요! 그런 김현준 선수에게 공간을 내주는 것은 큰 위험을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어요!] 현준의 돌파를 눈 하나 깜빡하지 않으며 조민호 캐스터가 마치 속사포와 같은 랩과 같이 빠른 속도로 말을 이어나갔다. "미친...!" 아무리 애를 써서 달리는 데도 불구하고 도저히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현준을 보며 데미첼리스가 욕설을 내뱉었다. 전반전 내내 그렇게 뛰어다녔으면서 대체 어디서 저런 스피드가 나오는 지 도저히 그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있었다. 진짜 약물이라고 먹은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현준은 이제까지 받았던 수많은 도핑 테스트에서 정상통과를 받은 선수였다. "큭...!" 빠른 속도로 현준이 계속해서 맨체스터의 위험 지역까지 돌파 해오자 뱅상 콤파니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마음 같아서는 현준을 막으러 나가야 하는데, 하필이면 수아레즈가 있었다. 현준을 막으러 나가자니 현준의 스루패스가 무서웠다. 만약 현준과 수아레즈의 패스가 이어지면 완벽한 일대일 찬스가 만들어 질 터였다. 그렇다고 현준을 막지 않자니 그것은 그것대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콤파니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 채 행동을 주춤하는 찰나 어느새 현준은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해왔고, 그대로 벼락같이 공을 걷어찼다. 콰앙!!! [김현준!!! 슈우우웃!!!] [슈우웃!!!] 프리미어리그의 득점머신답게 현준은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각 대회에서 머리,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골을 터뜨리는 선수였다. 그와 함께 또 하나의 가공할 만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터지는 현준의 짜릿한 중거리 슛을 팬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는 폴 스콜스,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중거리 슈팅을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중거리 슈팅이 상대의 골문을 가를 때 마다 팬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그리고 현재 그 계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김현준과 같은 선수들이 잇고 있었다. 출렁! 그리고 마치 대포알처럼 쏘아진 공은 그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뒤흔들었다. 조 하트 골키퍼가 현준의 슈팅 궤도를 읽고 몸을 날려봤지만, 워낙 현준의 슈팅이 빠르고 정확했다. 조 하트 골키퍼가 아닌 조 하트 골키퍼의 할아버지 아니 야신으로 불리던 레프 이바노비치 야신이 직접 이 자리에 나타나더라도 막아낼 수 없는 각도와 스피드였다. [들어갑니다!!! 골!!! 골이에요!!! 김현준!] [드디어 터졌습니다! 에버튼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지만, 아스널 전에서 침묵을 보여줬던 김현준 선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33 호골을 터뜨립니다! 역시 김현준 선수! 왜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지를 증명해 보입니다!] [놀라운 돌파에 이어 마무리까지! 혼자서 완벽하게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혼자서 맨체스터 시티 진영을 돌파한 후 완벽한 마무리까지. 그리고 공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현준이 손을 위로 뻗어 올리는 순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원정석에 자리 잡은 리버풀 팬들은 뜨거운 환호성을 내보내며 노래를 불렀다. "좋았어!!!" "나이스! 캡틴!!!" "역시 캡틴이라면 해낼 줄 알았다니까! 머니 오브 시티 따위 나오라 그래! 우리 리버풀에겐 상대도 안 된다고!" 현준의 골에 흥분한 샤키리가 소리를 높였다. 그 소리를 들은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흥분한 듯 몸을 움찔했지만, 속으로 화만 삭혀야 했다. 방금 전 골은 현준에게 농락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골이었다. 아무도 막지 못했고, 또한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경기 결과는 0 - 2. 원정팀인 리버풀이 전반에만 무려 2 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가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백중세 혹은 리버풀의 약간 열세였다. 맨체스터 시티가 승승장구를 하는 동안 리버풀은 무승부와 아스널에게 패배를 하며 팀 분위기가 떨어졌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게다가 갈라타사라이의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에서도 3 골을 먼저 내주기까지 했다. 물론 역전의 명수답게 4 골을 성공시키며 역사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갈라타사라이보다 실력이 한 수 높다고 평가받는 팀이었다. "크윽...!" 순식간에 점수가 두 골 차로 벌어지자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경기가 풀리지 않는 답답함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나 호날두의 표정은 똥이라도 씹은 듯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구겨져 있었다. 리버풀에 김현준이 있다면 맨체스터 시티엔 그가 있었다. 신계의 대결이라는 타이틀로 리버풀의 현준과 라이벌 구도를 만들던 그였다. 그리고 오늘 경기 호날두는 리버풀을 상대로 위협적인 슈팅도 날리며 괜찮은 플레이를 보여줬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0 - 2. 자신들의 팀이 지고 있었다. 내용상으로는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스코어는 완벽하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경기를 잘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축구는 어디까지나 상대의 골대에 공을 집어넣어야지만 점수가 나는 스포츠였다. 그리고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그 뒤에 흘러나올 이야기는 안 봐도 뻔했다. "후우..."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호날두는 무엇보다도 싫었다. 특히나 축구에 대한 자부심, 자존심이라면 그 누구보다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호날두는 자기 실력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었다. Thought that I died today Walked off the stage Faded away into the clouds To the gig in the sky And when I arrived The angels were singing a song Yeah you know the one Are you singing along? [맨체스터 시티 응원가 - Blue Moon] 리버풀의 추가골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자신의 영웅들에게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 블루즈는 소리 높여 블루 문을 부르기 시작했다.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고, 끝까지 포기 않고 리버풀을 상대로 역전을 해주기를 바라는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의 마음이 담긴 노래였다. "씨발! 그냥 고개 쳐들고 저 빌어먹을 녀석들에게 공을 차란 말이야!" 그리고 가장 목청껏 소리를 높이는 팬들이 있었다. 바로 노엘 갤러거였다. 한참동안이나 그렇게 떠들던 노엘 갤러거는 곧 지쳤는지 숨을 몰아쉬고는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씨발. 저 17번 새끼. 내가 맨체스터 시티 우승 시켜주면 4 천만 파운드도 준다니까. 한국 팬들은 존나 좋았는데 진짜 씨발 저 새끼는 우리 팀에 와야 된다니까." 0 - 2. 두 골이나 내줬지만 홈에서 그것도 우승을 다퉈야 하는 라이벌인 리버풀을 상대로 이렇게 밀릴 수는 없다는 듯 맨체스터 시티는 침착하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승점 3 점을 얻을 수 없다면 승점 1 점이라도 획득을 해야만 했다. 이번 시즌까지 리버풀에게 우승을 내준다면 무려 4 시즌 연속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맨체스터 시티에는 우리를 대신할 충분한 선수들이 있다!' 특히 공격을 주도하는 다비드 실바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르는 그 어느 선수들보다도 바삐 움직였다. 자신들의 모든 힘을 이 그라운드에 쏟아 부으려는 생각이었다. 마치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전반전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 둘 뿐만이 아니었다. 중앙 미드필더인 아야 투레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움직임에 리버풀 선수들 또한 활동량을 높여야 했다. [다비드 실바 측면으로 공을 돌립니다.] [오늘 리버풀의 중앙 수비수인 다니엘 아게르 선수와 라이언 쇼크로스 선수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거든요? 아마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사이드도 마찬가지였다. 그 덕분에 카일 워커와 호세 엔리케는 죽을 맛이었다. 리버풀이 공격을 할 때는 커버 플레이를 위해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까지 달려가야만 했고, 또 공격이 끝나면 수비를 하기 위해 재빠르게 자신들의 진영으로 되돌아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든 전반전은 그렇게 아게르의 선제골과 현준의 추가골로 0 - 2 리버풀이 앞서나간 채로 끝이 났다. 물론 리버풀에게 위험했던 상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휴식시간 동안 콥들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도 밝았다. 이대로 경기가 진행된다면 오늘의 승리는 리버풀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후우....오늘도 조금 늦었습니다. 자꾸 늦네요; 이제 내일이면 결혼한지 한달이네요. 신혼생활을 하면서... 낮져밤이나 낮이밤져나...그딴 소리 다 필요없음. 진심 결혼 전 와이프의 모습은 다 내숭에 불과했음. 살려주세요. 00482 신계의 대결. =========================================================================                            유럽의 축구팀 구단주중 가장 클럽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 구단주는 다름 아닌 맨체스터 시티의 셰이크 만수르 구단주다. 그렇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클럽에 돈이 많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에 맞게 따라오는 것이 바로 스쿼드에 가용되는 선수들의 실력차이가 적다는 점이었다. 많은 돈을 투자해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리버풀을 물리치고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선수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포함해 맨체스터 시티에는 요베티치, 아구에로, 에딘 제코와 같은 정상급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수비수들 또한 가엘 클리쉬, 파블로 사발레타, 마르틴 데미첼리스, 뱅상 콤파니등 해외 축구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괜히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다투는 팀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리버풀, 첼시, 아스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팀들 중서 가장 풍부한 가용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는 주전과 후보의 실력차이가 굉장히 적었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페예그리니 감독은 그런 클럽의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들의 장점이 선수진이 빈약한 리버풀에게 독이 된다는 점도 말이다. [후반전에는 에딘 제코 선수가 빠지고 요베티치 선수가 투입되는군요. 그리고 나스리 선수 대신에 헤수스 나바스 선수도 들어옵니다.] [페예그리니 감독이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선수진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는군요. 승부수를 띄우는 것일까요?] 스테판 요베티치. 현준과 똑같은 89 년생 출신으로 26 살이라는 나이에 특급 공격수 대열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였다. 2008 ~ 13 년까지 뛰었던 세리에 A 의 피오렌티나에서 로베르토 바조의 재림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와 흡사한 경기력을 보이며 이탈리아 팬들에게서 사랑받았던 선수인 그는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었다. 특히나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상대방의 미드필더진과 수비진 사이에서 드리블과 함께 공간을 만들어낸 능력이 일품인 선수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감각적인 패스! 요베티치에게 연결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선수의 투입으로 리버풀 수비수들의 움직임도 더더욱 많아졌다. [요베티치 선수 그대로 좌측으로 파고듭니다! 라이언 쇼크로스 선수가 따라붙는데요!] 요베티치와 다비드 실바가 패스를 돌리면서 측면 쪽으로 향하자 그에 맞춰서 리버풀 선수들 또한 수비 위치가 측면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 그리고 어느 순간, 왼 발로 공을 살짝 튕긴 실바가 리버풀의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낮고 빠른 패스를 찔러 넣었다. 요베티치와 패스를 주고받던 상황에서 나온 깜짝 스루패스였다. [다비드 실바! 앞으로 찔러 주는 공!!!] [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실바의 스루패스는 리버풀 수비수들의 정신이 요베티치와 실바에게 쏠리던 틈을 타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던 호날두에게로 연결되었다. "젠장!!!" 호날두가 공을 잡는 것을 확인한 레이나가 슈팅 각도를 줄이기 위해 황급하게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런 호날두의 움직임을 놓친 것은 수비수들뿐만 아니라 레이나도 마찬가지였다. 언제 전진 패스를 찔러 넣으며 들어올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패싱 플레이를 하는 맨체스터 시티의 두 선수와 앞에서 깔짝거리면서 신경이 쓰이게 만드는 아구에로의 존재 때문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존재를 놓쳤던 것이다. 툭! 그리고 호날두는 그런 레이나의 키를 살짝 넘기는 로빙슛으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와아아아아!!!! 후반 2 분. 맨체스터 시티의 만회골이 터지자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성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리버풀이 골을 넣었을 때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는 함성이었다. [들어갑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맨체스터 시티! 만회골!] [아! 호날두 선수. 영리한 움직임으로 만회골을 터뜨립니다! 이렇게 되면 호날두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31호골이 되는군요. 김현준 선수하고는 2 골차가 나게 되는 셈인데요.] [신계의 공격수끼리 맞붙는 경기답게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 전반전에는 김현준 선수가 멋진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면 후반전은 호날두 선수가 경기 시작하자마자 만회골을 터뜨립니다!] [마치 장군 멍군 같은 활약입니다.] "큭..." 맨체스터 시티의 만회골에 달글리쉬는 자신의 손톱을 질끈 깨물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하필이면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만회골을 허용한 것이다. 후반 중반 혹은 경기가 끝나기 직전이라면 모를까, 아직 경기가 끝나기까지 시간이 굉장히 많이 남아있다는 게 리버풀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게 불을 보듯 뻔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이 분위기를 타지 않을 리 없을 테니 말이다. 여기서 어떤 조취를 취하지 않는다면 경기의 흐름 및 분위기는 맨체스터 시티로 넘어갈 게 자명했다.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이곳은 안 필드가 아닌 에티하드 스타디움이었다. 만회골을 터뜨린 만큼 남은 시간동안 동점골 아니 역전골까지 노릴 게 분명했다. "으음..." 과연 이런 상황에서 다시 경기 흐름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달글리쉬는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분위기를 되돌리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추가 골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골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았다. 특히 이런 최고의 클럽들끼리의 맞대결에서는 더더욱 말이었다. "......" 맨체스터 시티의 파상공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달글리쉬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감독인 그의 생각으로는 일단 지쳐 보이는 수비수들을 바꿔야만 했다. 특히 측면의 수비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바꾸기에도 상황이 애매했다. 리버풀의 측면 수비를 맡고 있는 카일 워커와 호세 엔리케는 수비 능력뿐 아니라 적절한 오버래핑으로 리버풀의 공격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래도...' 하지만 일단 1 점의 리드를 지키는 게 중요했다. [리버풀 선수 교체를 준비하는군요. 마틴 켈리 선수가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호세 엔리케 선수가 교체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달글리쉬의 선택은 마틴 켈리였다. 상대편의 윙어들에게 위협적인 공간을 내주지 않는 마틴 켈리의 수비능력과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상대의 박스 안으로 위협적인 크로스를 자주 보여주었던 켈리의 플레이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경기는 계속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공세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 파상공세에 쉽게 맨체스터 시티가 추가골을 터뜨릴 것처럼 보였지만, 리버풀도 조직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최근 연속적으로 대량 실점을 하며 우려를 샀던 수비진의 모습이 아니었다. [실바! 앞으로 찔러주는 패스! 다니엘 아게르가 다리를 쭈욱 뻗어 막아냅니다!] [아게르 선수 오늘 컨디션이 정말 좋아 보입니다! 경고 누적으로 아스널전에 나서지 못한 분풀이를 하는 걸까요? 오늘 정말 완벽한 활약을 펼쳐 보이는 다니엘 아게르!] 이따금 나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다비드 실바의 감각적인 패스도 다니엘 아게르와 라이언 쇼크로스가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잘 끊어내고 있었다. 골은 터지지 않은 채 경기는 계속해서 흘러갔고,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잘 막아내고 있었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강한 슈팅을 레이나가 팔꿈치로 쳐내는 기행으로 막아낸 것이 컸다. 몸을 날리며 팔꿈치로 후려치듯 공을 아래로 찍어내는 기행은 역시 EPL 의 예능신 다운 모습이었다. 하마터면 그대로 공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갈 뻔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공은 땅에 튕긴 후 그대로 골대 뒤로 넘어갔고, 코너킥 상황에서도 마렉 함식이 공을 걷어내며 맨체스터 시티의 찬스를 무산시켰다. 하마터면 골을 허용하는 위험천만한 레이나의 수비였으나 일단은 결과가 좋으니 모든 게 용서되기도 하는 플레이였다. 그리고 이렇게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잘 막아내는 동안 전방에서 조용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현준이 다시 한 번 자신의 발끝을 예열하기 시작했다. [카일 워커 앞으로 내주는 공. 사비 알론소가 받습니다. 사비 알론소. 전방으로. 마렉 함식.] 오랜만에 공을 받은 함식에게 아야 투레가 달라붙었다. 쿵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력한 바디체크가 함식에게 가해졌다. 함식 또한 몸싸움과 체격이 좋은 선수인 만큼 쉽사리 아야 투레의 공격에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몸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 함식이 넘어지려는 그 순간 함식의 눈에 현준이 들어왔다. 그것도 자신이 공을 밀면 패스로 연결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최전방에 있던 그가 어느새 여기까지 내려왔는지 같은 동료인 그조차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정말 당신은 진짜 마법사라니까!' 그런 현준의 움직임에 함식은 속으로 현준에게 찬사를 보냈다. 멜우드의 연습 경기나 훈련을 하는 동안에도 현준이 자주 보여줬던 플레이였다. 공을 보유하지 않는 오프 볼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마음을 읽는다고 느껴질 정도로 마법 같이 효율적인 현준의 움직임에 대해 리버풀 선수들은 감탄과 찬사를 보냈었다. 물론 마렉 함식도 마찬가지였다. 툭! 그리고 함식은 자신이 넘어지는 순간 젖 먹던 힘을 다해 발 끝으로 공을 강하게 밀었다. 현준에게 연결되게끔 말이다. [아야 투레! 마렉 함식 쓰러집니다! 아! 김현준! 공 잡습니다!] [심판! 아! 경기는 그대로 속행됩니다! 어드밴티지!] 아야 투레의 바디 체크에 마렉 함식이 쓰러지는 모습에 주심이 입에 휘슬을 가져다 대다 말았다. 어느새 공을 받은 현준이 바람처럼 내달리는 모습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반칙을 적용하면 수비팀이 유리한 상황이 될 경우 오히려 반칙을 적용시키지 않는 어드밴티지 룰이 적용된 것이다. "어어?! 17 번 마크해!!!" 현준의 돌파에 조 하트가 소리쳤다. 그리고 중앙 수비수인 뱅상 콤파니가 바로 현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데미첼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측면 수비수인 클리쉬도 중앙까지 들어와 수아레즈를 마크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윙어인 샤키리와 괴체 두 선수 모두 리버풀의 진영에 있기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콤파니와 데미첼리스라...' 현준의 생각은 짧았고, 행동은 빨랐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의 수비수를 두고 현준의 몸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정거와 급가속과 함께 현준의 몸과 다리가 움직일 때 마다 현준의 발 끝과 연결되어 있는 공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큿...!" 엄청난 스피드 속에서 현준의 현란한 개인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콤파니 또한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답게 공이 있는 부분으로 정확하게 발을 찔러 넣었다. 그러나 현준이 공을 빼내는 게 빨랐다. [콤파니 태클! 아! 뺏어내지 못합니다!] [김현준! 화려한 개인기로 콤파니 선수의 수비를 뚫어냅니다!!!] 뒤이은 데미첼리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준이 발재간을 부리고, 데미첼리스가 그 공을 뺏어내려고 몸을 움직이는 순간 어느새 현준과 공은 데미첼리스의 몸을 스치고 지나간 뒤였다. 순식간에 자신을 지나치는 현준의 개인기에 데미첼리스의 표정에 당혹스러움이 나타나 있었다. '젠장...와라.' 골문을 지키는 중앙 수비수 둘이 모두 뚫리는 모습에 조 하트 골키퍼는 자신의 주먹을 팡팡 맞대었다. 당연하겠지만 조 하트는 절대 리버풀에게 골을 내줄 생각이 없었다. 기특하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클리쉬가 현준을 막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지만, 그보다도 현준의 슈팅이 더욱 빠를 것 같았다. [김현준!!!] 조민호 캐스터가 소리를 질렀고, 순식간의 일대일 찬스에 경기장의 모든 시선이 김현준과 조 하트. 둘의 맞대결에 쏠리기 시작했다. 툭!!! 그리고 현준의 슈팅을 막아내기 공에 시선을 집중하던 조 하트 골키퍼는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처럼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골대로 향하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철썩 하는 소리와 그물 안으로 공이 들어가는 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 "어...어?!" 감쪽같이 속았다는 표정이 조 하트 골키퍼의 얼굴에 떠올랐다. 수아레즈를 버려 둔 채 클리쉬가 현준을 막기 위해 달려왔던 탓에 현준의 스루패스가 노 마크 상태에 있던 수아레즈에게 연결되었고, 수아레즈는 너무나도 쉽게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오...오프..." 순간적으로 손을 들고 심판에게 오프 사이드를 외치려던 조 하트 골키퍼의 눈에 사발레타가 들어왔다. 그리고 조 하트의 눈에 좌절감이 서리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그는 수아레즈보다도 뒤에 위치해 있었다. 당연히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오늘 집들이를 하네요; 그래서 예약으로 올려놓습니다. 모두들 즐감하세요. 00483 신계의 대결. =========================================================================                            [들어갑니다! 루이스 수아레즈! 추가골!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쐐기를 박아 넣습니다!!!] [아!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루이스 수아레즈! 리버풀 갈 길이 바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한 걸음을 더 달아납니다!] 와아아아!!! 수아레즈가 자신의 손을 하늘 위로 뻗어 올렸고,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있는 콥들은 골을 넣은 수아레즈를 향해 자신들의 흥분된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루이스! 루이스! 루이스! 루이스!!! 콜로세움에 들어서는 로마시대의 검투사들이 이런 환영을 받았을까? 수아레즈는 경기장에 있는 팬들의 환호성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끼며 온 몸을 떨었다. 이런 전율이 그가 축구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면서도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마치 야구의 커튼 콜처럼 만약 이 곳이 원정 구장인 맨체스터 시티가 아니라 홈 경기장인 안 필드 스타디움이었다면 자신에게 향하는 이러한 찬사는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을 터였다. [루이스 수아레즈! 그간 리그에서 이름 값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런 부진을 터뜨리는 완벽한 골이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루이스 수아레즈 선수의 마무리 정말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김현준 선수의 플레이에도 칭찬을 보내고 싶습니다.] [조 하트 골키퍼의 예상을 완벽히 속여 넘긴 패스였죠?] 조민호 캐스터가 말했다. [네. 진짜 대단한 패스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패스를 보내기 전까지의 과정이 더욱 대단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개인기를 선보였는데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그런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이 마렉 함식의 패스를 받아 개인기를 선보이며 맨체스터 시티의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인 뱅상 콤파니와 아르헨티나의 마르틴 데미첼리스를 제쳤을 때의 모습이 화면을 그리듯 뇌리에 박혀 있었다. 아마 현재 한국에서 이 경기를 직접 보고 있는 축구 팬들은 전부 그런 현준의 플레이로 이야기꽃을 피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에 직접 골을 넣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아레즈 선수에게 패스를 보내는 판단까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판단이었습니다.] 분명 현준이 슈팅을 때려도 괜찮은 상황이었다. 특히 현준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와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점수 또한 리버풀이 1 - 2 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김현준의 판단은 수아레즈에게로 향하는 패스였다. 팀과 동료 그리고 완벽한 골을 위한 이타적인 플레이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더더욱 현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3 - 1. 만회골을 터뜨리며 좋아했던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원정팀인 리버풀이 한 점 더 달아나자 기세를 올리며 응원을 하던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의 고개가 숙여졌다. 단순히 실점을 허용했다고 그들의 고개가 숙여지는 게 아니었다. 자신의 영웅들이 모인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가 그리고 그런 맨체스터 시티가 자랑하는 수비수들이 오직 단 한 명의 선수에게 우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었다. Thought that I died today Walked off the stage Faded away into the clouds To the gig in the sky And when I arrived The angels were singing a song Yeah you know the one Are you singing along? [맨체스터 시티 응원가 - Blue Moon] 단지 몇몇의 열성팬들만이 계속해서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지든 이기든 그들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사랑하는 팬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 경기 무조건 맨체스터 시티가 이길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경기도 아직 30 여분이나 남아있었다.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골 세리모니를 즐기고 있는 리버풀을 선수들을 지나치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어." 호날두가 자신들의 골문 안으로 들어가 있는 공을 손으로 잡고는 중얼거렸다. 그는 지금 이 상황에서 경기를 끝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2 점차라면 아직 따라잡을 수 있는 점수였다. 이미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13 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김현준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안 필드에서 4 - 2 로 패배했던 전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곳, 자신들의 홈인 에티하드에서까지 패배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리버풀을 상대로 전패라는 불명예를 얻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자존심이 절대 용납하지 못했다. '게다가...' 호날두가 자신의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저번 경기에서도 맨체스터 시티는 김현준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한 선수에게 무너지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준이 오늘 경기 기록한 골은 1 골. 하지만 현준은 그와 함께 2 어시스트도 기록하며 리버풀이 얻어낸 3 골이 모두 관여했다. 그에 반해 자신은 기껏 1 골을 성공시켰을 뿐이었다. "흐음." 그리고 그런 호날두의 모습을 현준이 눈을 깜빡이며 쳐다보고 있었다. "준! 나이스 패스였어!" "완벽한 마무리 좋았어. 루이스." "한 시즌에 한, 두 번 받을 수 있을까 말까한 완벽한 패스였는데, 당연히 넣어야지." 수아레즈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전반전을 포함해 오늘 바쁘게 공, 수를 오가면서 보여줬던 살짝 지쳐보이던 모습이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골을 넣었다는 흥분감이 그의 온 몸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어시스트를 해준 자신을 향해 하이파이브를 하기 위해 양 손을 들어 올리는 수아레즈와 박수를 쳐준 현준은 눈을 감은 채 자신들의 진영으로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런 현준의 머릿속에 아까 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이 떠올랐다. 눈동자가 활활 불타오르는 이미지가 생각날 정도로 투지를 태우는 모습이었다. '아직 2 점차. 오늘 경기의 중요성도 그렇고, 시간도 꽤 남아 있으니까 포기는 안하겠지.' 공을 잡고 으르렁거리던 호날두의 표정. 그는 아직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또한 이길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듯 보였다. 발걸음을 옮기면서 현준이 중얼거렸다. "두 점차는 확실히 따라잡을 수 있는 희망감을 가지게 만들 수는 있지. 하지만 세 점차, 네 점차는 어떨까?" 악마는 인간의 희망을 무너뜨리는 존재였다. 경기가 재개되자 맨체스터 시티는 거세게 리버풀을 밀어 붙었다. 마치 이 경기장이 자신들의 홈구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강공이었다. 그 만큼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은 다급했다. 이 경기 승점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빠른 시간 내에 만회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와아아아!!! 골!! 골!! 골!!! 리버풀의 공격수 수아레즈의 추가골로 인해 점수 차이가 3 - 1 로 벌어졌지만,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계속된 공격에 침울해져 있던 팬들도 다시금 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정말 이른 시간 내에 골이 터져 한 점을 따라잡을 수만 있다면 오늘 경기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은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비드 실바, 호날두 쪽으로 공을 보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공을 끌고 올라갑니다.] [아까부터 호날두 선수의 플레이가 굉장히 공격적입니다. 빨리 만회골을 넣어야한다는 생각이겠죠?] [네. 이미 두 점을 앞서 있는 리버풀은 전혀 급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다릅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이 조급해질 겁니다. 특히나 오늘 경기의 중요성은 이번 시즌 우승팀을 가릴 수 있을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요한 경기 입니다.] [마틴 켈리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붙습니다.] 후반전 교체로 투입된 마틴 켈리가 호날두의 앞을 가로막았다. 돌파를 해야 하는 호날두와 막아야 되는 마틴 켈리. 양 선수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오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돼!' 양 팀의 선수들만큼이나 이 경기의 승리를 간절하게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틴 켈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강팀들이 혹은 역사가 있는 치열한 라이벌전과 같은 이런 경기에서는 어느 순간이 골이 터져 나오고 리드를 하다가도 역전을 당할지 몰랐다. 언제 어디서나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들이 각 팀에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대표적으로 리버풀에는 김현준, 맨체스터 시티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선수가 그런 부류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이 벌어지면 축구 팬들은 축구 역사상에 길이 남을 만 한 명경기 혹은 역전승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게 축구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돌파를 막아야만 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치고 들어갑니다! 켈리!] 하지만 화려한 개인기로 이름을 떨치는 선수답게 호날두는 어렵지 않게 마틴 켈리를 제치고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려고 했다. 커버 플레이를 하는 리버풀의 선수도 없었다. "안 돼!" 호날두의 페인팅에 속아 넘어간 켈리가 외쳤다. 이미 공이 빠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호날두가 속도를 높이려는 찰나 켈리가 황급하게 손을 뻗었다. 지금 리버풀의 진영에는 공격적으로 나온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가득 포진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놓친다면 골을 내줄 수 있을 거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게다가 앞으로 몇 걸음만 더 간다면 패널티 에어리어였다. 당장이라도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거리였다. 골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그를 짓눌렀고, 켈리는 손을 뻗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니폼을 잡으려고 했다. 삐익!!! "어?!" 갑자기 들려오는 심판의 켈리가 자신의 눈을 껌뻑이고는 황급히 자신의 손을 들었다. 자신의 손은 호날두의 유니폼에 닿지 않았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어느새 호날두의 몸은 쓰러져 있었다. 그것도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에 말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넘어집니다!] [아! 패널티킥인가요!!!] 켈리의 표정이 굳어졌다. 자신의 손은 절대 닿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뻔했다. 이러한 호날두의 행동은 보나마나 헐리우드 액션이었다. 더군다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헐리우드 액션으로 유명한 선수가 아니던가? "아니야!! 닿지 않았다고!" 와아아아아!!! 켈리가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사방에서 들리는 함성에 비하면 켈리의 목소리는 굉장히 작았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조금 늦었네요. 길었던 맨체스터 시티전도 다음 편이면 마무리가 되겠군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484 신계의 대결. =========================================================================                            [패널티! 패널티 인가요?!] 조민호 캐스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경기장에 가득한 팬들의 환호성과 야유속에서 심판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넘어진 자리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마틴 켈리 선수가 잡은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호날두 선수가 쓰러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방금 전 상황이 다시 화면에 잡혀야 할 텐데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지적했다. 그라운드와 중계진의 자리가 가까운 편은 아니었지만, 그는 많은 경기를 지켜보고 중계했던 베테랑이었다. 호날두의 플레이가 정말로 마틴 켈리의 반칙 때문인지 아니면 헐리우드 액션인지는 충분히 구별할 수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진영에 있던 현준도 재빨리 호날두가 쓰러진 자리로 달려왔다. 사방에서는 패널티 킥이라는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순수한 마기를 지니고 있는 현준은 방금 전 플레이가 반칙 때문이 아닌 패널티 킥을 얻어내기 위한 호날두의 플레이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영리한 플레이이긴 하지만...'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든 골을 넣을 찬스를 얻어내기 위한 호날두의 플레이는 분명 영리하다고 칭찬받을 수 있는 플레이였다. 만약 상대가 리버풀이 아닌 다른 팀이었다면 박수를 쳐줬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런 호날두의 플레이로 인해 피해를 받는 팀은 바로 리버풀이었다. 주장인 그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심판! 패널티 킥이에요! 명백한 패널티 입니다!" "패널티 킥은 무슨! 너는 눈이 장식인가 보지?" 다비드 실바의 말에 아게르가 발끈하며 말했다. 근처에 있던 레이나도 아게르의 의견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레이나는 마음에 걸리는 게 한 가지 있었다. 분명 마틴 켈리는 반칙을 범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 주심도 그것을 봤을 것 같았다. "하필이면 경기가 맨체스터 시티의 홈인 에티하드 경기장이란 말이지." 하지만 오늘 경기는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가 아닌 맨체스터 시티의 홈인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 증거로 사방에서 패널티라는 단어가 마치 합창을 하듯 들려오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심판이 과연 정확한 판단을 내릴지가 의문이었다. "심판. 패널티 킥입니다. 크리스는 패널티 라인 안쪽에서 넘어졌어요." "심판. 정확한 판정을 해야 합니다." 세르히오 아게르가 심판에게 얘기를 하던 찰나 어느새 달려온 현준이 끼어들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픈 표정을 지으며 아직까지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심판이 패널티 킥이라고 선언하는 순간 그의 아픔은 씻은 듯 사라질 테지만 말이다. 그런 호날두를 향해 현준은 살짝 눈길을 준 후 심판을 바라봤다. "멀리서 본 저도 톡톡히 봤습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마틴 켈리의 손이 닿기도 전에 넘어졌습니다. 그리고 전 리버풀에 있는 동안 마틴 켈리가 초능력으로 선수를 넘어뜨린 적은 본 적이 없어요. 물론 그것도 초능력이 있다는 가정 하에 말이겠죠." "하하하! 맞아 맞아!" 현준의 너스레에 아게르가 큭큭거리더니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던 심판 리 메이슨이 고심한 듯 마틴 켈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번갈아 쳐다봤다. 패널티!!! 패널티!!! 패널티!!! 우렁찬 맨체스터 시티 팬들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리 메이슨은 노란색의 카드를 들어 올렸다. 마틴 켈리가 아닌 쓰러져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향해 말이다! [옐로 카드! 패널티 인가요!! 아! 아닙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에게 주어주는 옐로 카드!!!] [심판이 정확히 봤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패널티 킥을 얻어내기 위해 액션을 취했지만, 리 메이슨 주심. 정확한 판결을 내립니다!!!] 이미 리플레이 화면으로 마틴 켈리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접촉 장면을 살펴보던 두 중계진은 리 메이슨의 정확한 판결에 대한 멘트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하지만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가득한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은 그런 심판의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계속해서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페예그리니 감독 부심에게 계속해서 항의를 하고 있는데요.] [자신이 보기에는 마틴 켈리 선수의 반칙이 확실하다는 것이겠죠?]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인 마누엘 페예그리니도 마찬가지였다. 두 골차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한 점으로 따라 붙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무산된 것이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그는 계속해서 부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심판!! 이것은 명백히 반칙이었다고요!" 반칙이 마틴 켈리가 아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주어지자 다비드 실바가 화가 난 듯 양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가 내리고는 심판을 바라봤다. "아니. 실바. 난 정확하게 판결했네. 내 심판의 명예를 걸고 얘기하지. 난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를 망칠 생각이 전혀 없네." 하지만 리 메이슨 주심의 단호한 목소리에 다비드 실바는 더 이상 말을 꺼내지 못하고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누워있던 호날두도 마찬가지였다. "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반칙이 선언되자 그제서야 마틴 켈리는 한 숨 돌린 표정을 지었다. 그런 켈리를 향해 현준이 다가갔다. 크게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방금 전과 같은 상황으로 인해 켈리의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맨체스터 시티에게 좋은 일이 되는 셈이었다. "다음부터는 그냥 밀어버려. 이왕 패널티 킥을 내줄 거면 우리도 하나 가져가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어? 저 녀석 다리 하나쯤은 날려버리란 말이야. 그러면 패널티 킥 한 번 쯤은 내주지. 어차피 한 골 실점해봤자 경기에서 이기는 건 우리라고." "하하하." "저 녀석들 착각하는 게 있는데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다고 프리미어리그가 끝나는 게 아니란 말이지." 평소보다 긴 현준의 대화에 켈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째서 현준이 이런 말을 하는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켈리는 어수룩하지 않았다. "캡틴이 그렇게 말하면 다음번에는 진짜 밀어버리도록 하죠. 뭐. 초능력을 사용해서라도 말이죠." "진짜 사용할 수 있다면 좋겠군. 초능력으로 저 골대 안으로 공을 넣어버리는 거야." "그러면 축구가 정말 재미없게 되겠는걸요? 축구 선수를 그만둬야 하나?" "킹 케니가 싫어할 만한 소리로군." 켈리의 대답에 현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가뜩이나 주전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지금에 로테이션으로 리버풀의 스쿼드에 큰 도움이 되는 마틴 켈리가 팀에서 이탈한다면 킹 케니의 주름은 더욱 늘어날 게 분명했다. 경기는 계속해서 재개되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흐름이 깨졌는지 아까와 같이 계속해서 리버풀을 몰아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옐로 카드를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한 카드를 의식했는지 플레이가 조금은 위축된 느낌이었다. 물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패널티 킥을 얻어냈다면 분명 맨체스터 시티는 어떻게든 동점 아니 역전을 하기 위해 리버풀을 밀어붙였을 터였다. 삑!!! 삐익!!! 삑!!! 결국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리고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승자를 축복하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축복을 받는 선수들은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리버풀 선수들이었다. 남은 시간동안 맨체스터 시티는 두 골의 차이를 극복해내지 못했다. [스티븐 제라드!!! 롱 패스! 김현준!!!] [아! 슛!!! 들어갑니다! 김현준!!! 환상적인 슈팅으로 팀의 추가골을 넣습니다!] [김현준의 환상적인 발리 슛!!! 맨체스터 시티 결국 이렇게 무너지나요! 스티븐 제라드와 김현준의 콤비 플레이가 또 한 번의 골을 만들어 냅니다! 프리미어리그 34 호골을 터뜨리는 리버풀의 김현준!!!] 오히려 맨체스터 시티는 후반에 교체로 들어온 리버풀의 자랑 스티븐 제라드와 김현준의 콤비 플레이로 한 골을 더 내주며 4 - 1 로 무너지고야 말았다. 특히나 현준이 터뜨린 리버풀의 마지막 골은 FIFA 푸스카스 상의 후보에 올라갈 정도로 환상적인 골이었다. 리버풀의 수비진영에 제라드가 길게 보낸 롱 패스를 현준이 정확하게 가슴으로 트래핑을 하더니 그대로 발리 슈팅을 때려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 안으로 꽂아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전 세계의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기대하던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1 위를 놓고 펼쳐졌던 경기는 팽팽할 거라는 전문가들과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원정팀인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 - 1 대승을 거두면서 끝이 났다. 그리고 물론 오늘 경기의 MOM 은 당연하게도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었다. 오늘 경기 2 골 2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모든 골에 관여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현준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무려 5골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을 한숨에 빠뜨리게 만들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4 - 1 격파! 부진의 늪 탈출하나? [EPNM = 김민철 기자] 왜 김현준이 이번 시즌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는 지를 톡톡히 보여주는 경기였다. 리버풀은 오늘시각 22일 새벽에 펼쳐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4 - 1 대승을 거뒀다. 리버풀을 제치고 1 위 자리를 노리던 맨체스터 시티에게는 충격이 큰 패배가 아닐 수 없다. 이 날 승리로 리버풀은 승점 없이 1위 자리를 바짝 추격해 오던 맨체스터 시티를 3 점차로 제치고 리그 선두를 굳건하게 유지했다. 특히 최근 부진이 전혀 보이지 않는 완벽한 승리였다. 포문은 맨체스터 시티가 먼저 열었다. 전반이 시작되자마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노렸다. 하지만 리버풀도 만만치 않았다. 리버풀은 전반 9 분 현준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 바를 맞고 튕겨 나오면서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리버풀의 공세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결국 전반 16분 김현준의 정확한 크로스를 다니엘 아게르가 헤딩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전반 33분 이어서 김현준이 마리오 괴체와의 원, 투 패스를 주고 받은 후 폭풍 같은 돌파로 그대로 골을 만들어 내며 리버풀은 전반에만 2 점을 앞서나갔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도 만만치 않았다. 김현준과 함께 신계의 대결로 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출중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후반전이 시작하자 만회골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 이었다. 리버풀은 또 다시 김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무력화 시키는 드리블과 스루패스로 골과 다름없는 어시시트를 만들어 내며 루이스 수아레즈의 골을 도왔고, 후반 37분에는 그라운드에 복귀한 스티븐 제라드의 롱 패스를 받아 그대로 발리슛으로 골을 터뜨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리버풀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공세를 계속해서 퍼부었고, 결국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의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1 - 4 대승을 거두었다. [17JUN > 김현준 오늘도 혼자 캐리 하는구나.] [18일드군이나온다 > 역시 갓현준. 부상만 없으면 한 시즌에 40 골 이상은 충분히 박아줄 만한 선수임.] [임팔라 > 40 골? 리그에서만 벌써 34 골인데? 적어도 50 골은 잡아야 할 듯.] [배를버려라 > 역시 갓현준. 우리나라 선수라는 게 믿겨지지 않음. 손흥민 제외하고 해외파에서 한 시즌에 10 골 이상 넣어줄 만한 선수가 없는 현실인데 김현준은 기본이 50 골.] [패션보안관 > 원래 우리나라가 미스테리한 국가임. 박태환, 김연아, 김현준, 박지성. 우리나라 유스 시스템으론 나올 수 없는 애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음.] [YNWA > 우리나라 공격수 골들을 김현준이 몰아서 넣나 봄.] [리버풀우승하자 > 윗님 YNWA 가 아니라 YWNA 임.]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18 일 와우 드군이 나오는군요. 후.후.후... 드군 대비용 컴퓨터도 샀습니다. SSD 를 못 단건 아쉽지만...I5 4670 에 GTX 970.... 이것저것 해서 24인치 모니터에 공유기까지 이것저것 해서 130 줬네요...ORZ. 부산 전자상가가서 샀는데 10% 정도 비싸게 산거 같은데 그들도 먹고 살아야 되니...차마 못 깎겠더라고요 ㅠㅠㅋ 00485 리버풀의 저력 =========================================================================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는 제 3차 천마대전은 마계의 동, 서, 남, 북에 살고 있는 모든 마족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다. 그들뿐 만이 아니었다. 마수들은 물론이고 마계에 살고 있는 마족이 아닌 다양한 종족들도 전쟁터로 향했다. 심지어 마왕성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던 타락한 존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계 곳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그 때 마다 마족과 천사들의 피가 마계의 붉은 땅을 더욱더 붉게 만들었다. 그리고 최근 천마대전에서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깃발이 있었다. 찢겨진 원을 하나의 화살이 꿰뚫는 문장이었는데, 이 문장은 최근 천사들과 마족들의 싸움이 있는 어디에서든지 눈에 띄기 시작하는 문장이었다. 바로 마계의 서부에 위치한 마족들이 지니고 있는 문장으로 서쪽의 절대자 리리스의 상징이었다. "......" 마계에서 단 넷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마왕중 하나인 리리스는 자신의 몸에 꼭 달라붙는 가죽 갑옷과 함께 짙은 붉은색이 가미된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리리스는 파멸을 알리는 무시무시한 장수처럼 보였다. 물론, 실제로도 그녀는 한 손으로 천사들을 산 채로 찢어버리는 잔혹성으로 인해 천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마왕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거지?" 리리스는 답을 요구했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자신의 권좌 아래에 엎드려 있는 검은색의 갑옷을 걸치고 있는 자신의 부하들을 향해서 냉랭하게 말이다. "폰베이니안 요새가 점령 되었습니다." 금속으로 된 검은 갑옷을 입은 마족이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검은색의 갑옷과 어울리는 검은색의 날개가 어깨 가까이까지 솟아난 마족이었다. 그런 마족의 대답에 리리스의 표정이 불신으로 가득해졌다. "말도 안 돼." 리리스가 차갑게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머리를 한 쪽으로 기울이며 분석을 하는 듯한 시선으로 악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계의 요충지인 폰베이니안 요새에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마족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마왕이 직접 거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상급 마족도 여럿 있었다. 리리스의 부하중 하나인 리마라스도 그중 하나였다. 그리고 최근 폰베이니안 요새에 있던 리마리스와의 연락이 끊겼고, 리리스는 눈 앞의 악마에게 자초지종을 알아보라고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마왕급의 마력을 지니지는 않지만, 최상급 마족들은 마계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자였다. 최상급 마족을 제압할 수 있는 실력자는 같은 최상급 마족이나 각 종족들의 수장급 존재 혹은 마왕이 나서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만큼 최상급 마족의 강력함은 마왕인 리리스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최상급 마족들이 여럿 상주하고 있던 폰베이니안 요새가 순식간에 천사들에게 점령을 당한 것이다. 당연히 리리스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신기가 등장했습니다." "......뭐어?!" 리리스가 소리쳤다. 날카로운 그녀의 목소리에 담겨있는 마기가 부르르 떨며 엄청난 압력을 만들어 내었다. 그 때문에 리리스의 대전에 자리 잡고 있던 마족들은 강제적으로 다들 바닥에 몸을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폰베이니안 요새는 고작 신기 따위에 점령될 요새가 아니다." 폰베이니안의 강력함은 리리스도 잘 알고 있었다. 제 2차 신마대전 때도 폰베이니안은 천사들의 발걸음을 한 발짝도 허용하지 않았었다. 천사들이 보유한 신기 몇 개에 점령될 정도의 허술한 곳이라면 괜히 마계의 요충지라고 불릴 이유가 없었다. 웬만한 천사들의 신기 몇 개정도는 폰베니이안 요새의 마력 방패라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터였다. "사실입니다. 신기 프레이르가 나타났습니다." "프레이르?!" 리리스가 검은색의 갑옷을 입은 마족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신기 프레이르. 마족들의 영혼까지 정화시킨다고 알려진 프레이르는 당연하겠지만, 천사들이 보유한 그 어떤 신기들보다도 마족들에게는 상극이나 다름없는 신기였다. 그 강력함은 이미 제 2 차 천마대전에서 잘 알려져 있었다. 리리스 또한 프레이르를 가진 천사를 상대했다가 소멸의 위기를 겪을 뻔했던 적도 있었다. 아마 다인 슬라이프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소멸했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때 프레이르를 지녔던 천사는 바로 페르실이라는 이름을 지닌 지천사급 군단장이었다. 만약 치천사급의 존재가 프레이르를 사용한다면 아무리 마신이라도 다인 슬라이프 없이는 대적하기 힘들다고 알려진 신기였다. 그 만큼 신기 프레이르는 전황을 일시에 뒤바꿔 버릴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인 무기였다. "다인 슬라이프는?" 프레이르를 상대할 수 있는 신기는 오직 하나 다인 슬라이프밖에 없었다. 여타 다른 마족들의 신기는 프레이르의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그것은..." 마족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리리스가 손을 휘익 저었다. 듣지 않겠다는 이야기였다. 2 차 천마대전이 끝난 이후 다인 슬라이프는 카오스 큐브로 돌아갔다고 알려졌다. 물론 카오스 큐브라는 존재가 천사들에게도 그리고 마족들에게도 알려진 바가 지극히 없었기에 그 사실을 믿는 존재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리스는 실제로 다인 슬라이프가 카오스 큐브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존재였다. 그리고 리리스는 다인 슬라이프의 위치를 그 누구보다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카오스 큐브의 위치였다. "하루라도 빨리 다인 슬라이프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큰일이겠군." 리리스가 중얼거렸다. 아까의 흥분했던 모습이 거짓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침착한 모습이었다. 프레이르가 나타났다면 분명 다인 슬라이프도 곧 어디선가 나타날 게 분명했다. 창조주라는 위대한 존재가 직접 만든 신기들은 그런 존재들이었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분명 카오스 큐브는...'' 리리스의 눈동자가 붉은 빛을 발했다. 그녀는 카오스 큐브를 가지고 있는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인간계에 있는 자신의 권속 현준이었다. 분명 신기 프레이르가 등장했으니 그에 따라 다인 슬라이프도 모습을 드러낼 게 분명했다. 하지만 현준의 몸에 있는 카오스 큐브가 마계로 넘어오는 것인지, 아니면 카오스 큐브에 봉인되어 있는 다인 슬라이프만 따로 넘어오게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면 카오스 큐브를 보유하고 있는 현준이 직접 넘어오는지도 말이다. "하아..." 전쟁의 기운으로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자신의 권속인 현준이 뇌리 속으로 떠오르자 리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 '지금쯤 뭐하고 있는 지 궁금하긴 하네.' 아마 만약 자신이 세르비아쟌을 만나 급작스럽게 마계로 오지 않았다면 지금도 자신의 옆에 있지 않았을까? 거기까지 생각을 한 리리스는 곧 몸을 돌렸다. 현준과 몸을 섞으며 순수한 마기를 흡수하던 기억을 떠오르면 도저히 몸이 달아올라 참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페르실의 행방은?" "아마 인간계로 간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마족의 대답에 리리스는 고개만을 끄덕였다. 제 2차 천마대전 때 프레이르의 주인이자 천사들의 군단장이었던 지천사급 천사 페르실을 운 좋게 만났던 리리스는 페르실이 프레이르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거의 반죽음 상태로 만들어 놨었다. 하지만 전투 도중 페르실이 도망을 갔고, 결국 인간계로 향했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다. 만약 그녀가 정말 인간계로 갔다면 이곳 마계에서 리리스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페르실의 행방보다도 중요한 일이 있었다. "다인 슬라이프를 찾기 위해 마족들을 내보낸다. 신기 프레이르가 등장했으면 당연히 다인 슬라이프도 곧 모습을 드러낼 꺼다." "네!" 리리스의 명령에 마족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고는 뒤로 물러서서 밖으로 벗어났다. 서부의 절대자인 리리스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들이 다인 슬라이프를 찾는 것은 신기 프레이르로 인해 마왕중 하나인 바알이 소멸당하고 마왕성이 함락되기 직전에서야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현준은 섹시하게 자신의 혀를 훑으며 달려드는 여인에게 애무를 받는 중이었다. "훗! 우읍..." 현준의 남성을 자신의 목구멍까지 깊숙이 집어넣으며 격렬하게 애무를 하는 여인의 이름은 모르간이라는 이름을 지닌 프랑스 여인이었다. 현준이 이 여인과 이렇게 잠자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전부 그의 친구인 지훈 때문이었다. '그 녀석 지금쯤은 뭐하고 있으려나?' 지훈은 현준이 인간이었던 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중 하나였다. 그리고 순수한 마기의 힘을 받아들여 세계적인 축구스타가 되고 나서도 종종 연락을 하는 친구기도 했다. 그런 친구가 자신의 경기를 보러 회사에 장기휴가까지 내고 온다는 이야기에 현준은 경기장 티켓을 보내주는 등 친구의 편의를 위해 이런저런 것을 제공했었다. 그리고 어제 맨체스터 시티와의 환상적인 승리가 끝난 다음 날 저녁 가볍게 맥주나 한잔 하자는 연락을 받았던 것이다. "쿱...큿!" 뜨거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모르간의 이마에 살짝 키스를 해준 현준은 다시금 그녀의 머리를 내리 눌렀다. 애무를 즐기는 것인지 모르간은 자신의 다리를 비비꼬면서도 애무만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 모르간의 행동이 현준은 마음에 들었다. 급하게 넣어달라고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리버풀에 도착해 지훈과 한잔을 하기 위해 나간 자리에서 지금 자신의 남성을 애무하는 모르간을 만났던 것이다. '그 사이에 여자를 꼬셨을 줄이야. 영어도 못하는 게...' 현준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자 애무를 하던 모르간이 고개를 들어 올리더니 의아한 표정을 말했다. "제 실력이 별로예요?" "아니. 최고야." 현준이 모르간의 가슴을 천천히 주무르며 말했다. 섹스도중 다른 생각을 했다고는 말 할 수 없었다. 그런 현준의 대답에 만족했는지 모르간은 하얀 이가 드러나도록 미소를 짓더니 다시금 머리를 아래로 숙였다. '이름이...이비였던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대충 그런 이름인 것 같았다. 어쨌든 지훈과 함께 있었던 여자의 이름은 이비. 지훈이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응원을 하다가 만났다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로 함께 온 여자가 모르간이었다. 이비는 영국사람이었지만, 모르간은 프랑스 사람이었다. 런던에서 학비를 벌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모델 일을 하는 데, 리버풀의 광팬인지라 리버풀 경기를 보기 위해 맨체스터까지 왔다고 했다. 사실 지훈이 현준의 친구라는 이야기를 믿지 않았었는지 처음 펍에 현준이 등장했을 때 소스라치게 놀라던 둘의 표정은 아직도 현준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이비를 향해 뿌듯해하던 지훈의 모습도 함께 말이다. '지훈이가 은근 마음에 들어 하던데 둘이 잘되었으면 좋겠군. 여자도 나쁘지 않아하는 것 같았는데.' 국제 연애 및 결혼이나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다. 언어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둘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술자리를 갖다가 자연스럽게 모르간과 이런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모르간이 은근히 계속해서 현준에게 눈치를 줬던 게 컸다. "하아..." 반들반들한 입술에서 나오는 야릇한 신음소리에 현준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흐트러진 금발과 함께 기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청회색 눈동자가 현준을 뜨겁게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런 모르간의 모습에 현준의 성욕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모델 일을 하는 여인답게 모르간의 기럭지와 외모가 매력적인 것도 있었지만, 그녀가 누군가를 꽤 닮았다는 것도 현준의 성욕을 끓어오르게 만드는 데 한 몫하고 있었다. "흐응..." 미끄러지듯 움직여 현준의 옆자리에 누운 모르간이 천천히 자신의 비부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은 청회색인 그녀의 눈동자가 붉은 적색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천천히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드군은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라고 와우의 확장팩 이름이에요. 복귀한지 이제 일주일 되었다는...아무것도 모르겠네요. 리치왕하고 라그나로스까지 잡고 복귀를 하다보니.. 서버는 줄진이에요. 뭐 굳이 비밀로 할건 아니니까...아이디는 히야르 그리고 또 하나가 있었는데...아 쮸밍이군요. 호드입니다. 만렙은 달랑 1개임 ㅋㅋㅋㅋ 처남이랑 새로 키우다보니...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00486 리버풀의 저력 =========================================================================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까지 승점 동률을 기록하며 치열하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다투던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전의 승리자는 바로 리버풀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전문가들의 우려를 산 리버풀이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무섭게 선두 자리를 맹추격 하던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리고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전의 주인공은 바로 리버풀의 주장 현준이었다. 2013 - 14 발롱도르의 주인공답게 그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2 골 2 어시스트, 리버풀이 넣은 4 골에 모두 관여하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며 혼자서 완벽하게 맨체스터 시티를 무너뜨렸던 것이다. "언론의 태도변환은 정말 볼 때 마다 놀랍군." 맨체스터 시티전의 승리 이후 감독실로 날아온 신문들의 앞 장을 바라본 달글리쉬는 그렇게 말했다. 연신 신문 1 면에는 '리버풀의 부활', '리버풀 명가의 저력을 보여주다' 라며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승리를 거둔 리버풀을 찬양하는 제목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리버풀의 위기라 떠들어대던 언론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기사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런 기사들이 달글리쉬의 기분을 좋게 해주지는 않았다. 그는 한 번의 승리를 기뻐할 만한 초보 감독이 아니었다. 만약 다음 경기, 리버풀이 패배하기라도 한다면 언론은 언제나 승냥이처럼 변신해 자신을 물어뜯을 게 분명했다. 덤으로 구단과 선수들까지도 말이다. '다음 경기는...' 선수들은 아직까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얻은 짜릿한 승리에 취해 있었다. 달글리쉬는 선수들이 승리라는 이름의 달콤한 술에 취한 것을 깨울 생각은 없었다. 벌써 이틀째의 휴식이었지만, 달글리쉬는 딱히 훈련을 위해 선수들을 들볶지는 않았다. 리버풀의 선수들은 이제까지 긴장감이 넘치는 경기를 계속해서 치러왔다. 그리고 달글리쉬는 팽팽해져 있는 선수들의 피로와 긴장을 누그러뜨려야 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말이다. 긴장의 끈을 계속 유지하며 남은 시즌을 치르기에는 아직 리버풀이 치러야 할 경기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더군다나 이제부터 리버풀이 치러야 하는 경기는 시즌 초반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경기들이었다. 만약 남은 경기 도중 팽팽했던 긴장의 끈이 끊어져 경기를 망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달글리쉬가 원하는 아니, 달글리쉬 뿐만 아니라 구단 그리고 팬들이 모두 원하는 또 한 번의 쿼드러플은 실패로 돌아갈지 몰랐다. "그것은 곤란하지. 나도 그리고 팬들도 선수들의 커리어를 위해서도 말이야." 선수들을 포함해 모두에게 해만 되는 일이었다. 그런 일만큼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했기에 당장 내일 모레 시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달글리쉬가 선수들에게 훈련을 닦달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챔피언스 리그, 맨체스터 시티전과 같은 굵직굵직한 경기를 환상적인 모습으로 승리를 거둔 자신의 용사들은 충분히 쉴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물론 다음 경기가 널널한 상대를 만난 FA 컵 16 강전이라는 것도 이유였다. "이제 휴식이 이틀 남았던가?" 오전 일찍부터 감독실에 나온 까닭에 피로가 조금 몰려오자, 다음 FA 컵 경기를 대비하며 전술을 세우던 달글리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도 달글리쉬는 앞으로 리버풀이 상대할 팀들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전이 끝난 리버풀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 월 달 중 단 두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리그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캐피털 원 컵과 FA 컵이었는데 그 중 더욱 중요한 경기는 쿼드러플의 첫 걸음이 될 캐피털 컵 결승전이었다. 물론, 쿼드러플을 노리는 리버풀에게 있어 FA 컵도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그리고 캐피털 원 컵의 결승전 상대는 리버풀에게 토레스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뺏어갔지만, 김현준이라는 세계적인 스타를 헐값에 넘겨준 애증의 팀 첼시였다. 물론 첼시팬들도 리버풀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첼시의 최근 상승세는..." 상당히 매서웠다. 명장 조세 무리뉴의 지휘 아래에 새롭게 개편된 첼시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버튼, 토트넘과 같이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문 팀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에 상당히 앞서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결과가 딱히 대형급 선수들의 영입이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결과였다. 그 만큼 조세 무리뉴의 전술적, 전략적 능력이 대단하다는 증거였다. 리버풀도 2013 - 14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에서 첼시를 만나 고전 끝에 현준의 결승골로 1 - 0 승리를 거뒀었다. 그 경기를 끝으로 4 개월가량의 시간이 흘렀으니 지금은 어느 정도 팀이 바뀌었을지 달글리쉬는 쉽게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특히나 첼시를 지휘봉을 잡고 팀을 조련하는 사람이 바로 그 무리뉴이니 더더욱 예상하기가 힘들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테지." 그 전에 일단 FA 컵을 먼저 치러야 했지만, 솔직히 달글리쉬는 FA 컵에 대해서는 딱히 걱정이 들지 않았다. 상대가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첼시는 달랐다. 쉽사리 생각할 수 있는 팀이 아니었다. 특히나 무리뉴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예상하기가 힘들었다. "음." 첼시 전을 생각하며 커피를 마시던 달글리쉬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창문 쪽으로 향했다.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있는 달글리쉬의 감독실은 3 층에 있었는데, 창문에서 슬쩍 내려 보기만 해도 훈련장이 전부 보이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물론 감독실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혜이기도 했다. 감독실에 있으면서도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에 말이다. "음?" 조용히 자신을 포함해 리버풀의 영광스러운 선수들이 자라났던 멜우드를 보려던 달글리쉬의 시선에 3 명의 선수들이 눈에 들어왔다. 텅 비어 있는 멜우드의 그라운드에 달랑 있는 3 명의 선수가 리버풀의 훈련용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눈에 띄지 않을리 없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달글리쉬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선수였다. "룰러. 준." 달글리쉬의 표정이 환해졌다. 눈앞의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앞으로 리버풀의 전설이 될, 아니 이미 전설이 되어버려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선수였다. 달글리쉬는 맹세코 이제까지 자신이 축구계에 몸담은 이후 현준과 같은 공격수를 본 적이 없었다. 그 만큼 현준의 재능과 실력은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고, 완벽했다. 그리고 그 완벽함을 더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는 성실함도 가지고 있었다. 지금 훈련장에 보이는 현준의 모습이 그런 성실함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달글리쉬는 그런 선수가 자신의 밑에서 뛰고 있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모든 게 완벽한 현준이지만 단 하나, 달글리쉬가 그에게 가지는 한 가지 아쉬움도 있었다. 바로 그가 삼 사자가 아닌 동방의 조그마한 나라의 선수라는 점이었다. 어찌되었든 두 명의 선수들 앞에서 몸을 움직이며 공을 다루고 있는 현준은 마치 선수를 가르치는 코치처럼 보였다. 아마 실제로도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종종 달글리쉬는 포함해 코칭 스태프들은 현준에게 어린 선수들의 튜더 역할을 해달라고 이야기를 꺼낸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명은 스털링이겠고, 또 하나는..." 그리고 달글리쉬의 시선이 앉아 있는 선수들에게로 향했다. "그 망할 놈이로군." 아무도 없는 감독실에 달글리쉬의 투덜거림이 울려 퍼졌다. 한국영의 바로 옆에는 리버풀의 미래라 불리는 스털링도 있었지다. 그러나 달글리쉬의 눈에는 현준과 같은 조국인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리버풀의 1 군, 솔직히 그의 생각으로는 1 군에 기준미달이라는 생각이 드는 미드필더 한국영만 들어오고 있었다. 당연히 리버풀의 1군 소속 선수인 만큼 달글리쉬는 한국영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바로 달글리쉬의 감독 경력에 손꼽을 수 있는 무승부를 만들어 준 원흉이었으니 말이다. "후우..." 다 잡았던 그 경기를 놓친 것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나는 듯 했다. 그리고 자신이 왜 그 때 그런 판단을 내렸을까 하는 바보 같음도 떠올랐다. 그 때 승점 3 점만 얻었더라도 남은 경기들이 그렇게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3 - 0 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에만 내리 3 골을 내주며 3 - 3 무승부가 만들어진 경기. 그것도 하필이면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그 경기를 리버풀과 에버튼 양 팀의 팬들은 한국인들의 손에서 놀아난 경기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듯이 리버풀의 주장인 현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리버풀이 3 - 0 으로 앞서 나가있었지만, 후반 한국영이 투입된 이후 계속된 실수 및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에버튼이 한 점씩 따라붙기 시작하더니만 결국 경기 종료에는 3 - 3 이라는 스코어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덕분에 한국영을 투입해 무승부라는 성적표를 받은 달글리쉬 또한 상당히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아야만 했었다. 그 때문에 달글리쉬는 한국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국영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에 출전한 경기가 없었다. 그리고 스티븐 제라드 또한 부상에서 복귀했으니 더더욱 한국영이 경기에 출전한 일은 없을 터였다. 스털링은 그나마 한국영보다는 상황이 훨씬 좋았다. 가끔이지만 리그에 선발로 출전하기도 했고, 특히 후반에 교체되어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흘렀지만, 달글리쉬의 시선은 옹기종기 앉아 현준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현준과 그라운드를 뛰기 시작하는 한국영과 스털링에게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 셋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기특함이 생겨나기까지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는 느낌이랄까? "......쳇. 캐피털 원 컵 경기는 무리겠지만..."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경기인데다가 상대는 첼시였다. 스티븐 제라드가 부상에서 복귀한 만큼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지만 않는 이상 한국영이 출전한 가능성은 없었다. 스털링은 그나마 가능성이 있었다. 리버풀의 양 날개들이 전부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스털링과 자리가 겹치는 마리오 괴체의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캐피털 원 컵에 앞서 리버풀은 또 하나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었다. 바로 FA 컵이었다. 그리고 상대도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 및 한국영을 또 한 번 시험해 보기에 나쁘지 않는 팀이었다. 그 상대는 챔피언십 리그에 있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였다. ============================ 작품 후기 ============================ 이미 90 부스팅은 벌써 썼습니다. 그래서 만렙이 하나있죠 ㅋㅋㅋㅋ 글쓰고 하다보면 사실 와우할 시간은 얼마 없어요. 진짜 레이드 한 번 가려면 글 미리 써놓고 밤샐 각오 하고 가야되요 ㅠ.ㅠ 여튼 어제 집들이를 또 한 번 하느라 뻗었네요. 글을 쓰려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냥 하루 제낄려고 하다가 아침에라도 써서 올리네요. 아, 이 책임감에 나조차도 감탄이 나오네요. 그리고 대항해시대 2부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현재는 전혀 쓸 생각이 없...지금 쓰는 것도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판에 또 일을 벌릴 수는 없죠. 어쨌든 뜬금 없는 연재 즐감하세요. 저희는 영화보러 다녀오겠습니다. 다들 주말 잘 보내세요~! 00487 리버풀의 저력 =========================================================================                            [루이스 수아레즈!!!] 골이 터지자 거칠게 한 손으로 마이크를 꿰차듯 낚아 챈 캐스터가 높은 톤의 목소리를 내었다. 그라운드에는 골을 성공시킨 흰색의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양 팔을 활짝 펼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바로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즈였다. 그런 리버풀의 상대 팀은 챔피언십 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였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경기는 FA 컵 16 강전이었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전 끝난 후 사흘 뒤,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FA 컵 16 강전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 사흘 뒤 28 일에는 첼시와의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리버풀과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장소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브레이몰 레인이었다. 와아아아!!!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의 팀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보다 아래 단계인 챔피언 십 리그의 팀이지만 약 30,000 명을 채울 수 있는 경기장인 브레이몰 레인에는 빈 좌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중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 중 대다수가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팬이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의 창립 멤버였던 탓에 셰필드 유나이티드에는 그런 자신들의 클럽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나이가 지긋한 팬들이 많았다. 당연히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젊은 팬들에게 결코 밀리지는 않았다. 어찌되었든 리버풀을 상대로 열세의 경기력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응원전만큼은 리버풀에게 밀리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리버풀을 환상적인 경기력에 박수를 보내기도 하는 멋진 응원 매너도 보여주고 있었다. "이걸로 2 - 0 이로군요."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코치 중 한 명이 중얼거렸다. 혼자만의 중얼거림이었지만, 벤치에 있는 선수들은 물론 달글리쉬의 귀에도 들릴 정도의 소리였다. "음." 달글리쉬도 동의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반 30 분이 채 지난 시간에 2 - 0 이면 충분히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자신들이 지닌 최상의 전력을 내보내지 않은 상황이었다. 리버풀의 전력 반을 차지한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주장 현준은 오늘 벤치에 대기 중이었다. 현준만이 아니었다. 골키퍼인 레이나도 벤치에 있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경기 대다수를 소화한 현준에게 휴식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단판 승부에서 혹시나 경기가 미끄러지면 큰일이 나기에 결국 벤치까지는 데려와야만 했었다. "나가고 싶나?" 아무 생각 없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현준은 달글리쉬의 직설적인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아뇨. 굳이 제가 나갈 필요는 없는 경기 같은데요." 상대가 강팀도 아닌데다가 이미 흐름도 리버풀이 꽉 잡고 있었다. 그라운드에 있는 리버풀 선수들도 베테랑과 유스, 2 군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나가봐야 요즘 인터넷 게임에서 나오는 용어인 양민학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현준은 양민 학살을 즐기는 그런 취미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준은 슬쩍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자신의 시선에 담긴 내용을 달글리쉬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게 천천히 말이다. 그런 현준의 시선 끝에는 언제 경기에 나갈 수 있을까 초조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스털링과 한국영이 있었다. "훗..." 달글리쉬가 코웃음을 쳤다. 현준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달글리쉬는 바보도 그리고 눈치 없는 사람도 아니었다. "스털링과 한을 준비시키도록." 생각은 짧았고, 결정은 빨랐다. 충분히 기회를 줄 수 있을 만큼 상황도 좋았다. 게다가 이미 달글리쉬는 현준의 이런 행동이 없어도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다. 달글리쉬의 지시에 한국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곧 상황을 파악하고는 재빠르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간신히 다시 찾아온 기회를 이번에는 놓칠 수 없다는 듯 한국영은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 잘해보라고." 그리고 그런 한국영을 향해 현준이 한 마디 던졌고, 한국영은 엄지를 치켜 올렸다. "건방진 녀석. 지가 멋있는 줄 안단 말이야." 뒤에서 현준의 중얼거림이 들려왔지만 한국영은 애써 무시하며 몸을 돌리지 않았다. 곧 교체되어 출전할 경기에 집중도 해야했지만, 현준의 얼굴을 보기가 무서웠다. 리버풀!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꺾고 가볍게 FA 컵 8 강행. [EPNM = 김민철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이 FA 컵 16 강전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만나 4 - 1 완승을 거두고 8 강에 올랐다. 잉글랜드의 셰필드, 브레이몰 레인에서 벌어진 경기는 전반에만 리버풀이 두 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도 반격을 하기 위해 공격을 취했지만, 리버풀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는 못했다. 특히 전반 36 분 교체되어 들어온 한국영의 수비가 눈에 띄었다. 한국영은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얻어낸 역습 상황을 절묘한 태클로 끊어내는 등 오늘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루이스 수아레즈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써 FA 컵 8 강행을 확정지은 리버풀은 다음 경기에는 에버튼과 레딩과의 승자를 만난다. [한국영! FA 컵 16 강 셰필드 유나이티드 전에서 맹활약!] [한국영의 수비가 빛났다. 리버풀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4 - 1 완승을 거두며 FA 컵 8 강에 오르다.] "역시 언론과 네티즌들의 태도변환은 정말 놀랍네." "특히 주인님의 나라에서 더더욱 그런 것 같아요. 이리저리 거짓말을 일삼는 종족인 슈르라이어들도 저렇게 빨리 입장이 바뀌지는 않는다고요. 어떤 사람들의 감정을 맛보면 마치 악마 같기도 하던 걸요?" 페르실이 말했다. 인간들 중에도 악마와 같은 감정을 가졌다는 게 꽤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어투였다. 그녀 자신도 현재는 악마이면서 말이다. "성격이 급하니까, 빨리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서 그런 거지. 다들 나쁜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야. 물론 나쁜 감정을 가진 사람도 충분히 많긴 하지." 인터넷 기사를 보며 현준은 마시던 커피 잔을 내려놓았다. 화려한 색색이 알록달록진 커피 잔은 꽤나 고급스러워 보였는데, 로얄 알버트라는 브랜드 이름을 가진 영국 황실 도자기를 만드는 회사였다. 그리고 지금 현준이 들고 있었던 커피 잔은 리버풀의 광팬이자 로얄 알버트 회사의 높으신 분이 저번 시즌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며 선수들에게 보냈던 찻잔 세트였다. "아직 제대로 한 선수 몫을 해줄지는 미지수지만..." 그런 의문을 담은 채 현준이 홀로 중얼거렸다. 그가 생각하는 인물은 당연히 리버풀의 미드필더 한국영이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FA 컵 16강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네티즌들은 한국영의 활약에 의문 부호를 보내고 있었다. 현준도 마찬가지였고, 현준은 그 의문 부호에 대한 답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감독이라면? 그래도 현준은 한국영을 리버풀의 미드필더로 로테이션을 돌릴 생각이 없었다. 주전은 더더욱 아니었다. 아직 실전에서 주전 선수들과도 호흡도 부족한데다가 프리미어 리그의 강팀에 속해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할 만한 기량도 갖추지 못했다. "조금 더 굴려야겠어." "그가 악마였다면 시간의 방에서 훈련시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텐데요." 페르실이 끼어들었고, 현준이 피식 웃었다. 지금도 한국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 전의 활약에서도 보았듯이 프리미어리그에 온 이후 기량이 급격하게 상승해 있었다. 불과 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말이다. 하지만 현준은 세계적인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자신의 뒤를 뒷받침 해줄 선수를 원했다. 기성용만으로는 부족했다. "첼시 전까지는 이틀 남았군." 현준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의 시선이 멈춘 곳은 벽에 걸린 달력이었는데, 28 일이라는 숫자에는 크게 붉은색 엑스표가 그려져 있었다. 첼시와의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이 열리는 날짜인데다가, 이번 시즌 리버풀이 세 번째로 얻을 수 있는 트로피가 생기는 날이기도 했다. 처음은 FA 커뮤니티실드였고, 두 번째는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였다. 물론 리버풀이 캐피털 원 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은 첼시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가정 하에 일어나는 일이겠지만, 현준은 리버풀이 패배할 거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다. "흐음..." 리버풀 선수단은 오늘 하루 휴식을 갖고 내일 런던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잠시 무언가 생각을 하던 현준은 빠르게 핸드폰을 찾아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상대는 한국영이었다. 이유도 간단했다. 오늘도 역시 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네? 네..." 어제 치렀던 경기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었는지 현준의 전화를 받은 한국영의 목소리는 축 쳐져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가차 없었다. 어제 한 경기 활약상을 칭찬해 주기에는 한국영의 기량은 아직도 많이 부족했다. 그리고 현준은 또 한 명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런던의 버러 오브 브렌트에 자리잡고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무려 9 만명의 팬들을 수용할 수 있는 지붕으로 가려지는 좌석수로만 따진다면 세계에서 가장 큰 경기장이었다. 거기에 추가로 세계에서 건설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축구 경기장이기도 했다. 와아아아!!! 캐피털 원 컵 결승전. 이름값으로만 따진다면 캐피털 원 컵은 FA 컵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결승전에 출전하는 팀들의 이름값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리버풀과 첼시. 토레스 더비 혹은 현준 더비로도 유명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이 맞붙는 경기였다. 거기에 런던은 첼시가 속해 있는 지역이었고, 리버풀의 팬들은 홈, 원정 가리지 않고 열광적인 응원을 하기로도 유명했다. 그라운드에 나서지도 못했는데, 사방에서 함성과 폭죽 소리가 선수들의 귀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9 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한꺼번에 내지르는 소리는 그야말로 천둥이 따로 없었다. "대체 이런 경기장에서 어떻게 경기를 치르는 거죠?" 한국영이 현준을 향해 물었다. 그 또한 이런저런 경기장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였다. 웸블리 스타디움도 처음은 아니었다. 런던 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은 웸블리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9 만 명이 가득 찬 경기장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하기는? 경기를 치르면 되는 거지. 우리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을 뿐.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그라운드에는 나와 내 동료 11 명만이 있을 뿐이고, 상대들 또한 오직 11 명밖에 없다고." 현준의 대답에 한국영의 표정에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담겨 있었다. 무려 9 만 명이 한꺼번에 자신들을 향해 응원을 보내거나 야유를 하고 있었다. 저런 경기장에서 한 번 실수라도 까닥 한다면? 생각하기도 싫었다. ============================ 작품 후기 ============================ 은의칸 / 부산이셨군요. 술 한잔 하시자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와이프는 같이 나올지 미지수지만. 아, 그런데 저 소주는 못 마셔요 ㅋㅋㅋ 그래도 소맥은 가능합니다ㅋㅋㅋㅋ. 야우/ 저 그저께 처음으로 복귀후 레이드 갔었는데 5시간 걸렸어요. 허허허허.... 에테리얼...쓰고는 있어요. 올릴 만한 분량이 안되서 그렇지...쓸거예요,..네...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한것도 없는데 주말 다갔네요. 하하하...ㅠㅠ 00488 리버풀의 저력 =========================================================================                            이제 30 분만 더 흐르면 리버풀과 첼시의 캐피털 원 컵 결승이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가 30 분 뒤에 시작할 뿐이지 오늘 경기를 치를 양 팀의 응원전은 벌써부터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있는 중계석까지 들릴 정도로 말이다. "휴. 이제 조금만 있으면 시작이네요. 왠만하면 오늘 경기 리버풀이 이겼으면 좋겠는데요." 종이컵에 담긴 뜨거운 믹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조민호가 말했다. 경기 시작 전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정말 꿀맛이었다. 원두커피도 커피숍의 커피도 있지만 조민호의 입맛에는 믹스커피가 가장 잘 맞았다. "한국 선수가 주장으로 있는 팀이라 그런지 나도 리버풀이 이겼으면 좋겠어. 이상하게 리버풀 경기만 중계하다보면 리버풀 쪽으로 편향되는 멘트가 나온단 말이야." "저도 그런데요 뭐. 아무래도 김현준이 있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어요?" 조민호가 신연호에게 말했다. 김현준. 이 세 글자의 이름을 가진 선수는 한국 축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축구뿐만이 아니었다. 스포츠계에서도 전반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 만큼 한국의 스포츠 스타하면 백이면 백 김현준을 떠올릴 정도로 유럽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였다. "리버풀이 오늘 경기 어떻게 풀어나갈까? 첼시가 만만한 팀은 아니잖아?" "그렇죠. 무리뉴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은 솔직히 달글리쉬 감독보다는 위인 것 같고요. 리버풀이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1 위를 차지고 있는 게 김현준 선수 덕분이라면 첼시는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로 3 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잖아요?" 그 만큼 쉽게 승자를 가릴 수 없는 승부였다. 하지만 하나만큼 확실했다. 오늘 경기에서 리버풀이 패배하면 리버풀의 2 년 연속, 쿼드러플의 꿈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영 선수는 나올까?" "글쎄요."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화제가 한국영에게로 향했고, 신연호 해설위원의 질문에 조민호 캐스터는 대답을 머뭇거렸다. "김현준이라면 모르겠는데..." 리버풀의 주장이자 리버풀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김현준이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 나오지 않을 리 없었다. 김현준이 큰 부상을 입었거나 달글리쉬가 미치지 않고서야 말이다. 하지만 한국영의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히 정해진 게 없었다. 한국의 많은 팬들은 김현준과 한국영이 같은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겠지만, 한국 팬들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해 달글리쉬가 김현준과 한국영을 동시에 투입 시킬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조민호는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 한국영은 출전하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리버풀 소속으로 뚜렷하게 무언가를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머지사이드 더비인 에버튼 전의 무승부의 원흉으로 지목된 선수였다. 물론 가장 최근에 있었던 FA 컵 16 강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는 하지만 고작 단 한 경기 그것도 챔피언 십 리그 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뿐이었다. 달글리쉬가 한국영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출전 기회를 얻기는 힘들어 보였다. '게다가...' 조민호의 시선이 오늘 경기에 나서는 리버풀의 선수 명단에게로 향했다. 한국영의 이름이 있었지만 그보다도 먼저 스티븐 제라드와 사비 알론소, 마렉 함식과 같은 선수들의 이름이 먼저 들어왔다. 월드 클래스급에 속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이 중 한 명은 오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후우...' 조민호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까지는 한국영이 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리버풀의 선발 명단에 드는 것은 무리였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웸블리의 반을 가득 채운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이 외치는 노랫소리가 점차 크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수천, 수만 명이 외치는 노래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어째서 그들이 노래하는 서포터라고 불리는 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콥들이 외치는 소리가 또 있었다. Jun!! Jun!!! Jun!!! 바로 자신들이 응원하는 클럽의 주장이자 현재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끄는 영웅 현준을 기리는 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준의 이름을 외치는 것은 리버풀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푸른색의 유니폼을 입은 첼시 팬들도 끼어 있었다. 그도 그럴 듯이 현준은 첼시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일 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현준이 슬럼프에 빠지기 전까지 첼시 팬들은 그 짧은 시간동안 현준이 첼시를 위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이 리버풀에서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더더욱 배가 아팠다. 마음 같아서는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멱살을 붙잡고 다시 김현준을 데리고 오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준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후 맨체스터 시티의 3 억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이적제안조차도 거절한 상황이었다. 그런 그가 3 억 파운드는커녕 1억 파운드의 이적료조차도 제시할 수 없는 첼시에 다시 돌아올 리는 만무했다. 사실 이번 시즌과 월드컵이 끝난 직후 첼시의 수뇌부는 김현준의 영입에 뛰어든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현준의 영입에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첼시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와아아아아!!!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고, 식전행사가 진행되자 사방에서 우렁찬 함성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칼링컵 결승전 리버풀과 첼시, 첼시와 리버풀의 경기를 중계해줄 캐스터 조민호...]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바빴다. 이제부터 앞으로 2 시간 동안 이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경기를 맛깔나게 중계해야만 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지금 이 경기를 보고 있는 한국 축구 팬들의 숫자는 상당할 터였다. 캐피털 원 컵이라는 그다지 한국 팬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경기지만, 김현준이라는 이름과 함께 해외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인정하는 강팀 리버풀과 첼시와의 대결이었다. 한 마디로 인증된 흥행보증 수표였고, 소문난 잔치였다. '컨디션은 좋은 걸?' 천천히 몸을 흔들며 신체 상태를 점검한 현준은 그라운드를 살펴보았다. 바람도 살랑살랑 부는데다가 2월 마지막일임에도 불구하고 날씨도 포근했다. 한 마디로 축구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라고나 할까? "컨디션은 어때? 긴장은 풀었어?" "웸블리에서 경기를 치르는 게 처음도 아닌데 긴장은 무슨요. 그리고 컨디션이야 언제나 최상이죠." 마치 시엄마같이 느껴지는 제라드의 말에 현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 이후 제라드의 걱정스러운 어투가 상당히 늘었다.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하다 보니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은퇴 전 최대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들리는 이야기에는 리버풀에서 코치직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2000 년대를 풍미했던 스티븐 제라드. 현준이 축구 선수가 되기 전, 그러니까 리리스를 만나기 전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드필더 다섯을 대라고 말하면 꼬박 등장하는 선수가 스티븐 제라드였다. 그런 그가 이제 은퇴를 준비한다고 생각하니 참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자신이 축구 선수 생활을 한 것도 벌써 6 년 째였다. 게다가 올해는 월드컵도 있었다. 이미 리버풀 소속으로 우승할 수 있는 대회는 전부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있었다. 리그는 물론이고, 수많은 축구선수들이 꿈꾸는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현준은 월드컵, 세계에서 가장 큰 행사인 월드컵에서만큼은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 한국 국가 대표팀으로 발탁되지 못하는 바람에 출전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은 더더욱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고 싶었다. 언제 어떻게 마계로 떠날지 몰랐기에 월드컵 우승에 대한 욕망은 더더욱 컸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자신의 이 골 감각을 날카롭게 갈고 닦아야만 했다. 상대가 누구든 상황이 어떻든 간에 승리를 하기 위해서라면 골을 터뜨려야 했다. [들어갑니다!!! 김현준!!!] [아! 역시! 리버풀에서 일을 저지를 선수는 이 선수 밖에 없지요! 김현준! 리버풀! 선제골!!!] 캐피털 원 컵 결승전. 우승 트로피가 걸린 만큼 리버풀과 첼시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불꽃 튀는 공방전을 벌였다. 밀고 밀리는 막상막하의 경기력이었다. 적어도 경기장 바깥에서 팬들이 보던 눈은 그랬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그라운드에서 첼시 선수들을 상대로 심리적인 주도권을 잡고 있고 있었다. 오늘 경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라운드의 룰러라는 자신의 위명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깔끔한 중거리 슈팅으로 그대로 첼시의 골문을 갈라버렸다. 전반 11 분이라는 이른 시간이 말이었다. "칫. 당했어." 첼시의 수비수 루이스가 반쯤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공을 잡고는 순식간에 공간을 파고들더니 첼시의 수비진을 그대로 농락하며 골을 터뜨렸다. 개인기는 물론 돌파력에 날카로운 스루패스, 중거리 슛까지 빼어난 탓에 김현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하나 소홀히 여길 수 없었다. 그렇기에 김현준이 어떻게 나올지 머릿속으로 너무 생각이 많았던 게 패착이었다. "후우. 저 녀석을 어떻게 막아야 하지...?" 루이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누군가에게 하는 질문이 아니었다. 루이스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였다. 앞으로 시간은 많이 남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첼시는 분명 동점골을 터뜨리고 역전을 해 줄 것이라고 루이스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단지 자신이 리버풀의 17 번 김현준을 계속해서 막아낼 자신이 없을 뿐이었다. 와아아아!!! 골이 터지는 순간 폭죽이 웸블리를 수 놓았다. 역시 자신들의 영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골을 터뜨려 주었다. 그렇게 1 - 0. 일찌감치 균형이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과 첼시는 자신들이 어째서 세계최고의 축구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인지를 그라운드에서 직접 멋진 경기로 증명해주고 있었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관중들이 함성을 이끌었고, 붉은색과 푸른색의 물결이 그라운드 위에서 멋진 조화를 그리며 계속해서 일렁였다. "으아아..." 그런 동료들의 활약에 벤치에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은 온 몸이 찌뿌드드했다. 마치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그라운드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선수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벤치에 대기하고 있는 후보 선수들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 "뛰고 싶다..." 한국영도 마찬가지였다. 눈이 활활 타오를 정도로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리버풀과 첼시, 양 팀 다 세계 최고의 클럽중 하나답게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특히나 리버풀은 주장 김현준이 자신이 왜 발롱도르의 주인인지를 보여주듯 멋진 플레이로 골까지 만들어 내었다. 그런 경기를 보고 있자니 몸이 달아오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최근 FA 컵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 한국영의 시선이 달글리쉬에게로 향했다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세계적인 클럽답게 리버풀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다들 자신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명성을 지니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스티븐 제라드도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나 사비 알론소, 마렉 함식등 선수들 하나하나가 자신보다도 몇 수 위에 있는 선수들이었다. 자신이 경기에 나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 중 두 명이상을 경쟁에서 이겨야만 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래도 저런 동료들의 경기를 계속 보고 있자니 한국영은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소원을 빌 수만 있다면 저 선수들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력을 더욱 상승시켜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저도 부산에 온지는 얼마 안되서...밀면은 잘 모르겠네요; 입맛이 싸구려라 뭘 먹어도 잘 몰라요 ㅋㅋㅋ 월드컵 우승까지 가려면 아직 좀 남았습니다. 금방 쓸줄 알았는데 그렇게 안되네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489 리버풀의 저력 =========================================================================                            [토레스!!! 슛!!! 아!] [빗나갑니다! 아쉬운 찬스를 놓치는 토레스!] 현준의 선제골이 터지고 난 이후 첼시는 이른 시간에 만회골을 터뜨리기 위해 공격의 끈을 조였다. 그로 인해 생겨난 틈을 리버풀도 물고 늘어지며 자신들의 골 찬스를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골을 허용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첼시 선수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첼시의 수비수들은 노련하게 현준에게 향하는 패스만큼은 적극적으로 차단했다. 원 샷 원 킬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인 만큼 현준에게 공이 연결되었다가는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는 일이었다. 현준을 막을 수 없으면 현준에게 향하는 공을 막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준에게 신경을 쓰면서 공격 작업을 펼치다보니 제대로 된 찬스들이 나오기가 힘들었다. 간간히 생겨나는 찬스들도 리버풀 수비수들에게 막히기 일쑤였다. 리버풀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티븐 제라드와 사비 알론소가 전방으로 공을 뿌려주고는 있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그러다보니 경기는 자연스럽게 소강상태로 빠져들고 있었다. "음." 점점 소강상태로 빠지고 있는 경기를 보며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무리뉴는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잔잔하지만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로 위협적인 찬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고는 있었다. 그리고 언제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경기 템포가 올라갈지 모르는 일이었다. "손해 보는 싸움이로군." 하지만 무리뉴는 그라운드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밀고 밀리는 치열해 보이는 경기였지만, 리버풀의 선수들이 어렵지 않게 찬스를 만들어내는 것에 반해 첼시 선수들은 리버풀의 진영까지 굉장히 힘겹게 공을 옮기고 있었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리는 건가?' 무리뉴의 눈이 마치 집어삼킬 듯 그라운드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는 선수들을 노려보았다. 오스카, 에딩 아자르, 존 오비 미켈로 이루어진 첼시의 미드필더들은 현재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3위에 오르도록 만들어 준 미드필더들이었다. 실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무리뉴는 선수들의 컨디션만큼은 매일매일 그것도 시간별로 체크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미드필더들도 스티븐 제라드, 사비 알론소와 같은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들도 특별히 리버풀을 상대로 밀릴 일이 없었다. 하지만 첼시의 공격은 중원에서부터 조금씩 삐걱거리고 있었다. "......저 놈 때문이군." 한참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무리뉴의 입에서 푸념이 흘러 나왔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무리뉴의 푸념을 들은 수석 코치는 무리뉴가 현재 상황에 대해 화를 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말에는 아쉬움이 잔뜩 담겨 있었다. 그 대상은 바로 현준이었다. "전방에서 자신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계속해서 차단하니 준이 미드필더 진까지 내려와 수비와 공격 작업을 돕는군요. 워낙 반응속도도 빠르고 판단력도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마음 놓고 공격 작업을 펼칠 수가 없어 보입니다." "피지컬 능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니까." "하지만 저렇게 움직이다가는 체력이 남아나지 않을 텐데요." 수석 코치가 무리뉴에게 말했다. "평범한 선수라면 그렇겠지. 오늘 경기에 저 녀석이 지쳐 경기를 그만 뛰고 싶다는 표정을 짓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오늘 경기는 패배하더라도 수확이 있는 셈이겠지. 하지만 나는 준이 그라운드에서 지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네. 그것도 무려 4 년 동안 말이야." 무리뉴가 예전 리버풀과의 경기를 떠올리며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뿐만 아니라 첼시의 지휘봉을 잡고서도 무리뉴는 김현준이 있는 리버풀과 여러 번 맞부딪쳤었다. 그리고 그 때 마다 무리뉴는 리버풀의 17 번 김현준 때문에 온갖 고생을 다했고, 뼈 아픈 패배를 맛보았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상대였다. 오늘 경기를 포함해서도 말이었다. 하지만 매번 한 선수를 넘지 못하고 계속 패배를 당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스폐셜 원이라고 불리는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못했다. 그런 무리뉴의 시선이 자석으로 이루어진 조그마한 전술판으로 향했다. "......" 무언가를 생각하는지 무리뉴의 이마에 굵은 선이 그려졌다가 펴졌다를 반복했다. 무리뉴가 그러는 동안에도 경기는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리버풀의 공격 상황이었다. 사비 알론소로부터 시작된 리버풀의 공격 작업은 순조롭게 첼시의 진영을 뚫고 들어갔다. [리버풀, 조금씩 첼시의 진영 쪽으로 들어갑니다. 사비 알론소, 측면의 제라드에게로. 제라드 길게 넘겨주는 공.] [샤키리가 깔끔하게 공을 넘겨받습니다. 리버풀의 패싱 플레이가 오늘도 돋보이는군요.] 리버풀의 패스도 정확했지만, 리버풀의 투 톱 김현준과 수아레즈가 바쁘게 오가며 신경을 분산시킨 탓에 첼시의 선수들은 제대로 수비를 하지 못하며 계속해서 공간을 내주고 있었다. "젠장...!" 이바노비치가 자신의 옆에 있는 상대를 노려봤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첼시의 수비수들이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공을 뺏고 싶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가 골로 연결될 수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수가 없었다. 상대가 컨디션이 나쁘거나 실수가 잦은 선수라면 모를까, 하필이면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골을 잘 넣는 선수이며 컴퓨터보다도 정교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였다. 그런 그의 앞에서 실수란 실점이나 다름없었다. [수아레즈!!! 슈웃!!!] [아! 게리 케이힐! 한발 먼저 공을 걷어냅니다!] 삐익!! 삑!!!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전반 내내 추가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들어 냈지만, 아쉽게도 골까지는 연결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현준의 강한 발리 슈팅을 첼시의 수비수 필리페 루이스가 몸으로 막아낸 게 컸다. 첼시가 계속해서 수비만 한 것도 아니었다. 첼시 또한 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아쉬운 찬스가 있었다. 토레스가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좋은 찬스를 잡았던 것이다. 토레스의 슈팅이 수비의 발에 맞고 튕겨 나가며 웸블리 스타디움에 있는 첼시 팬들을 실망에 빠뜨리긴 했지만 말이다. "오늘 리버풀의 경기력이 상당히 좋은데요? 김현준 선수의 컨디션도 상당하고요." "그러게. 트로피가 걸린 경기라 긴장할 줄 알았는데. 역시 김현준은 김현준이야. 그 상황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을 줄 누가 알았겠어?" 전반전이 끝나고, 광고가 시작되면서 10분의 휴식이 주어지자 신연호 해설위원은 마치 자신이 골이라도 넣은 것 마냥 손까지 뻗으며 말했다. "확실히 그라운드의 지배자라는 별명을 가진 선수다운 골이었어요. 그 타이밍에서 빨랫줄처럼 쭉 뻗어나가는 슈팅을 그대로 골로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있겠어요?" 조민호도 맞장구를 쳤다. 골을 제외하더라도 전반전 김현준의 활약은 눈이 부셨다. 일선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며 첼시의 공격 작업을 방해했으며, 정확한 타이밍의 돌파가 패스로 경기 내내 첼시의 수비진을 괴롭혔었다. "김현준 때문에 무리뉴 감독이 고민이 많겠는데?" "그렇겠죠. 리그 경기도 아니고 우승 트로피가 걸린 경기인데요. 오늘 경기에서 지면 그대로 끝이니까요." 조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첼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었다. 물론, 이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팀들의 공통된 사항이기도 했다. 전부 다 리버풀 때문이었다. 김현준의 영입이후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리버풀이 모든 트로피를 싹쓸이해간 탓이었다. 그 때문에 최근에는 리버풀의 우승만큼은 방해하자는 각 팀들의 서포터즈끼리 암묵적인 연합이 생겨났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였다. 물론 사실로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찌되었든 우승 트로피를 얻을 기회를 잡은 첼시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르 하기 위해서는 경기에서 승리를 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버풀의 핵심선수인 김현준을 막아야하고 말이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선수인 만큼 과연 무리뉴가 어떻게 김현준을 막아낼지 예상할 수조차 없었다. 게다가 이미 전반전 무리뉴의 첼시는 김현준을 막아내지 못했었다. [자, 후반전 경기 시작합니다.] 짧은 휴식시간이 끝나고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나섰다. 리버풀은 제라드가 빠지고 마렉 함식이 투입되었고, 첼시 또한 선수 두 명이 교체되었다. 와아아아!!! 전반과 다름없이 후반전 또한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공격을 주도해 나가는 팀은 리버풀이었다. 첼시의 선수 교체가 컸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첼시는 공격수의 숫자를 줄이고 미드필더를 늘렸다. 그것도 수비성향이 강한 미드필더였다. 당연히 공격 전개보다는 수비에 힘을 싣는 모양새였다. 실제로도 그랬고 말이다. "......" 현준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공격은 리버풀이 주도하고 있었고, 방금도 수아레즈의 슈팅이 첼시의 골문을 위협했었다. 하지만 왜인지 현준은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뭔가 찝찝한 느낌이었다. "기분 나쁜 흐름인데..." 축구란 골을 넣어야만 득점을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아직 전광판의 점수는 1 - 0 이었다. 전반전 자신이 골을 넣은 이후 무려 11 번이나 슈팅을 때렸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추가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첼시 선수들의 수비가 워낙 끈끈했다.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던 현준은 천천히 자신의 순수한 마기를 끌어 올렸다. "......"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는 순간 수많은 정보들이 현준의 뇌리 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그 정보에서 현준이 알 수 있는 것은 첼시의 진영이 상당히 아래쪽으로 내려갔다는 점이였다. 마치 그라운드의 필드 플레이어 10 명이 전부 수비를 하는 모양새였다. "저렇게 되면..." 자신이라도 골을 넣기가 쉽지 않았다. 현준에게 순수한 마기, 악마의 힘이 있다고는 하지만 상대 선수들 또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인간의 한계 이상의 실력을 보여줄 수 없는 이상, 그들의 수비를 뚫고 골을 성공시킨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런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축구란 골을 넣어야만 승리할 수 있는 경기다. 게다가 지금 첼시는 1 - 0 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우승 트로피는 리버풀의 것이었다. 그렇다고 역습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인 토레스마저도 터치라인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것도 토레스 달랑 하나였다. 리버풀의 수비수들이 유치원생이 아닌이상 토레스 한 명에게 뚫릴 일은 없어보였다. "다들 방심하지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길한 예감이 가시지 않자 현준이 동료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특히 수비수들에게 말이다. 점수 차이가 크게 나는 것도 아닌 만큼 첼시가 단 한 번의 기회를 생각하고 또한 그것만을 노리고 있다면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네 ㅋㅋ 언제 은의칸님 날 잡지요. 오늘도 살짝 늦었네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490 리버풀의 저력 =========================================================================                            '조금만 더 버텨라.' 무리뉴는 그렇게 생각했다. 연신 리버풀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맹공을 퍼붓고 있었고, 푸른색의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선수들은 수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다행히 아직 스코어는 1 - 0 이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수 김현준도 악착같은 첼시 선수들의 수비 앞에는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었다. 우우우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리버풀 팬들이 첼시 선수들에게 보내는 소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첼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소리도 더러 끼어 있었다. 일방적으로 수비에 힘을 쏟는 경기가 팬들에게 재미있을 리 없었다. 그것이 무리뉴가 팬들에게 비판받는 이유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축구는 재미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고." 무리뉴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무리 시합이 재미있고, 명 경기를 만들어냈다 하더라도 경기에서 지면 그걸로 끝이었다.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지만, 패자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무리뉴는 잘 알고 있었다. "모두들 경기에 집중해!!!" 관중들을 바라보다가 그라운드로 시선을 돌린 무리뉴가 소리를 질렀다. 팬들의 야유소리에 정신이 흔들리며 실점이라도 하게 되면 이제까지 수비만 했던 자신들의 전략이 전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선제골을 내줬고, 중원 싸움에서도 밀리고 있는 지금 리버풀을 이길 수 있는 계획은 이 전략밖에 없었다. [마렉 함식, 전방으로 찔러 주는 공. 마리오 괴체] [마리오 괴체 스루패스! 아! 한 발짝 먼저 오스카 선수가 걷어냅니다. 하지만 다시 공 잡는 리버풀.] "급하게 들어가지마! 좀 더 차근히 상대를 공략하란 말이야!!!" 달글리쉬도 점점 조급하게 움직이는 선수들을 향해 말했다. 골이 터질 것 같으면서도 터지지 않는 상황에 선수들의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점점 맹렬한 공세에 흥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달글리쉬도 리버풀 선수들의 진영이 전체적으로 앞서 나와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워낙 경기 흐름을 리버풀이 꽉 쥐고 있는 상황이었던 데다가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과 일방적인 경기의 분위기가 달글리쉬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었다. [경기 이제 후반 40 분을 지나갑니다.] 30 여 분간 리버풀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롤 맹렬하게 공세를 펼쳤다. 후반전 30 분만 보았을 때 볼 점유율은 74 : 26 으로 첼시를 상대로 엄청나게 앞서있었고, 때린 슈팅 수 또한 유효슈팅을 포함해 리버풀은 후반 동안 9 번의 슈팅을 날렸다. 그에 반해 첼시는 고작 단 1 번의 슈팅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그것도 유효 슈팅조차도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 스코어는 아직 1 - 0 으로 리버풀이 1 점 앞서 나가있었을 뿐이었다. 경기 초반 현준이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면 아직 스코어는 0 - 0 이 되었을 지도 몰랐다. 결국 후반전 내내 리버풀은 첼시의 끈질긴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 팬들은 자신들의 승리를 의심치 않고 있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콥들의 영원한 응원가 YNWA 가 울려 퍼졌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2014 년 첫 트로피인 캐피털 원 컵이 자신들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그것도 토레스 더비 혹은 준 더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라이벌 구도를 만든 첼시를 상대로 말이다. "잘한다!!! 밀어붙여!!!" "무리뉴의 입을 다물게 만들어 버려!" 캐피털 원 컵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것만큼이나 콥들이 오늘 경기 승리를 갈망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었다. 바로 상대팀 첼시의 감독이 무리뉴라는 점이었다. [리버풀은 김현준이라는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는 선수가 없다면 챔피언스 리그에도 진출하기 힘든 팀이다.] [리버풀의 전술? 항상 똑같지 않던가? 리버풀의 스쿼드중 17 번을 단 선수를 제외하면 과연 무엇이 남지?] [달글리쉬가 명장이라고? 만약 그가 리버풀이 아닌 다른 팀을 맡았다면 그 팀은 현재 강등권을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리버풀이 명문 팀이라고?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을 이적시키고 나서도 리버풀이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면 그런 콥들의 헛소리를 인정하지.] 언론 플레이를 상당히 즐기는 감독답게 무리뉴는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을 향해 무례할 정도로 비판적인 멘트를 날렸었다. 당연히 리버풀이 전부라 생각하는 서포터즈인 콥들이 그런 무리뉴를 좋아할 리 없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의 승리는 그런 무리뉴의 콧대를 꾹 눌러주는 승리였다. 게다가 이미 리버풀은 2013 - 14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에서도 첼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었다. 와아아아!!! 마지막까지 이대로 몰아붙여 첼시를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달라는 마음을 담아 콥들이 소리를 질렀다. "후우...이 자식들 사정 하나 안 봐주네." "골을 허용하지 않은 우리도 징하다고." 계속된 리버풀의 공세를 막아내느라 첼시 선수들은 녹초가 되었다. 게다가 아직 경기는 8 분이나 남아있었다. 추가 시간 3 분을 포함해서 말이다. 다들 기진맥진했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는 힘이란 힘은 전부 짜내어 수비를 가담한 것 같았다. "오늘부터 내 보직은 윙백이 될지도 몰라. 우리 경쟁 한번 잘 해보자고." "그 웃기지 못하는 영국식 개그는 더 이상 안하면 안 돼? 차라리 벨기에식 개그를 보여줘." 에딩 아자르의 말에 이바노비치가 헛웃음을 터뜨리려다가 땅바닥에 침만 뱉었다. 웃을 기운조차도 없었다. 게다가 아직 리버풀의 공세는 끝이 난 상황이 아니었다. 하필이면 상대편에서 가장 주위를 기울여야 하는 공격수 김현준이 공을 가진 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준이다. 다들 집중해. 어디 또 한 번 막아보자!" "그렇지만 이대로 경기를 끝내서도 안 된다는 거 기억하라고." 존 테리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수비를 잘해 골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했지만, 현재 첼시는 1 - 0 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골을 내주지 않더라도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면 경기는 패배했다. 자신들은 그런 결과를 보고 이렇게 필사적으로 수비를 했던 게 아니었다. "물론이지. 조제의 전술은 톡톡히 기억하고 있다고." "이제 슬슬 타이밍을 볼 차례야." 리버풀의 선수들에게 향하는 현준의 패스 루트를 차단하며 존 오비 미켈이 말했고, 존 테리가 답했다. 남은 시간은 8 분 남짓 밖에 되지 않았지만,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이제 조금만 있으면 주심의 시합 종료 휘슬이 울릴 터였다. 하지만 첼시 선수들은 특별히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첼시 선수들의 움직임이 현준은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봤지만, 순수한 마기도 아무런 정보를 보내오지 않았다. 첼시의 선수들은 정말로 필사적으로 수비에 임하고 있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그것은 리버풀이 바라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캐피털 원 컵의 우승 트로피는 리버풀이 차지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첼시가 이렇게 쉽게 우승컵이 걸린 경기를 내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찝찝했다. 하물며 첼시의 감독은 스폐셜 원이라 불리며 선 수비 후 역습을 즐기는 무리뉴가 아니던가? '그런데...' 현준이 첼시의 벤치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와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콥들의 안타까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수아레즈가 헤딩슛으로 첼시의 골문을 노렸지만 간발의 차이로 골문을 벗어난 모양이었다. 저런 상황에서 현준 또한 공격에 가담하고 있어야 했지만, 현재 현준은 살짝 뒤로 물러나 경기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마음에 무언가가 걸리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현준이 걱정하는 것은 리버풀의 전반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앞으로 나와 있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레이나 골키퍼까지도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첼시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을 한다면 충분히 위험해 보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준의 시선이 흘낏 뒤로 향했다. 첼시가 속공 찬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첼시의 원 톱 페르난도 토레스였다. 하지만 토레스에게는 다니엘 아게르가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다. 리버풀이 계속해서 공세를 취하고 있는 동안에도 아게르는 토레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그를 마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게르의 행동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게 분명했다. 그것이 오늘 경기 아게르의 임무였다. [체흐 골키퍼. 골 킥을 준비합니다.] 공이 땅바닥에 놓여지고 첼시의 골키퍼 체흐가 강하게 공을 걷어 찼다. 멀리 쭉 뻗어나간 공을 잡은 것은 첼시의 선수가 아닌 리버풀의 수비수 마마두 사코였다. 그리고 사코는 안전하게 공을 전방의 사비 알론소에게로 공을 보냈다. 다시금 리버풀의 공격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후반전 내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뻐엉!!! 과하게 힘이 들어갔을까? 알론소가 경합을 의도하며 전방으로 찬 공이 너무 깊숙하게 들어갔는지 곧바로 체흐 골키퍼의 가슴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측면의 오스카가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움직인 것이 말이다. 팬들의 함성과 함께 선수들의 시선이 모두 공에 집중되어 있던 까닭이었다. [체흐, 길게 존 오비 미켈 선수에게 공을 던져 줍니다. 존 오비 미켈...!] 중계를 하던 조민호 캐스터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어 그의 시선이 경기장 우측으로 내달리고 있는 한 선수에게로 향했다. 오스카였다. [미켈! 길게 찔러주는 패스!!!] 제라드가 헤딩으로 공을 막아내기 위해 몸을 띄었다. 하지만 공은 제라드의 머리를 살짝 스치고 지나가며 별 문제없이, 아니 정확하게 오스카의 발끝에 닿았다. 마치 누가 보면 완벽하게 보일 정도의 헤딩 백패스였다. 그리고 그 순간 오스카의 눈이 빛났다. 지금까지 그에게 공이 연결된 것까지는 완벽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완벽하지 못하면 지금까지의 완벽함은 허사나 다름없었다. "칫!!!" 존 오비 미켈이 공을 앞으로 차는 순간, 빠른 속도로 현준이 내달렸다. 역시 조제 무리뉴였다. 이 속공 찬스를 위해 30 여분이 넘는 시간동안 수비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좀 더 빠르게...!' 현준이 폭발적인 가속을 보여주고 오스카를 향해 내달렸다. 하지만 거리가 멀었다. "후우..." 심호흡과 함께 오스카는 정신을 집중해 공을 걷어찼다. 목표는 리버풀의 골문이었다. 오스카의 발에서 공이 떠나자마자 현준의 태클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한 발짝 늦은 태클이었다. [오스카 그대로 슛인가요!!!] [아! 아아!! 레이나! 레이나 골키퍼 돌아가야 해요! 너무 많이 나와 있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마치 리버풀의 감독 혹은 코치라고 느껴질 정도의 다급함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오스카가 찬 공을 포물선을 그리고 리버풀의 골문 안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레이나도 다급하게 뒤로 달리고 있었다. "제...제기랄..." 하지만 공세에 취해 너무 앞으로 나와있던 것이 실수였다. 첼시의 최전방 공격수인 토레스조차도 중앙선에 있었기에 자신과 수비수들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기 위해 나와 있었는데 그것이 함정이었다. 출렁! 그리고 공은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빌어먹을..." 공이 들어가는 순간 순간적으로 웸블리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곧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리버풀의 품안에 들어왔던 캐피털 원 컵 트로피를 낚아채는 첼시의 골을 보며 현준이 낮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불안함이 현실이 되었다. ============================ 작품 후기 ============================ 꿈꾸던그날 / 춘하추동 밀면집이요? 언제 시간이 나면 가봐야 겠네요. 존박만큼 저도 냉면성애자라...밀면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은의칸 / 조만간 쪽지 드릴게요 ㅋ 무리뉴의 10백...사실 경기에서 이긴다면 어떤 전술을 쓰더라도 면죄부가 되기는 하지만 확실히 졸린 경기가 나오길 마련이지요. 그럼 전 드군하러 갑니다. 아...그리고 에테리얼은 이제 제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하하하하... 100 Kb 정도 채워지면 다시 연재 시작하도록 할게요. 아마 새작품으로 연재를 할 것 같습니다. 전작을 일일히 지우고 수정하기도 귀찮아서요; 스토리에 소설의 전반적인 설정도 완전히 달라져서요. 아마 새로운 소설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신규작품 버프가 있으면 그런 것좀 받아보게요. 어찌되었든 다들 즐감하세요. 와우 채팅하실분은 히야르 - 줄진으로 귓말 보내시면 되요. ㅋㅋㅋ 00491 리버풀의 저력 =========================================================================                            [드...들어갑니다! 오스카!!!] [아! 저게 들어가는군요! 오스카 선수의 환상적인 슈팅! 첼시 드디어 동점골을 만들어 냅니다!] 와아아아아!!!! 후반 43분, 8 번을 단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오스카가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양 팔을 활짝 펼치는 순간 웸블리는 끊임없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블루스들이 가지고 있던 동점골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 환희로 변했는지, 울부짖는 소리마저도 들리고 있었다. [아! 환상적인 슈팅이었습니다. 오스카. 결국 경기는 1 - 1. 이렇게 되면 경기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요?!] 동점골을 성공시킨 오스카를 향해 달려가는 첼시 선수들의 모습과는 달리 리버풀 선수들은 마치 악몽에라도 사로잡힌 듯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앞에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쳐버렸다. "제기랄..." 자신의 태클이 허망하게 그라운드에 쇠고랑만을 만들어 내고, 오스카가 때린 슛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자 현준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쾅하고 그라운드에 손을 내리쳤다. 10 분 아니 5 분만 버텼어도 우승 트로피는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올 수 있었다. 공은 둥글고, 축구는 심판의 휘슬이 끝나기 전까지는 승부를 알 수 없는 경기라고 했던가? 이제까지 첼시를 상대로 그렇게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골을 내주고야 말았다. "......" 멀리서 리버풀이 어이없게 실점하는 모습을 지켜본 달글리쉬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표정이 굳어 있었다. 손만 내밀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리버풀에게는 어이없는 하지만 첼시에게는 천금 같은 동점골이 터지면서 경기의 향방이 오리무중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걸 노린 거였는데..." 달글리쉬의 입에서 아쉬움이 가득 담긴 말이 흘러 나왔다. 무리뉴가 주로 사용하는 수비전술과 그와 짝꿍이 잘 맞는 역습 전술. 예전 첼시의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을 때도 무리뉴는 이 역습전술로 톡톡히 재미를 봤었다. 그리고 그 만큼 잘 알려진 전술이기도 했다. '제기랄...' 그런 무리뉴의 역습 전술을 조심했어야 했는데, 너무나 경기가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바람에 흐름에 취해버렸다. 감독인 자신이 냉정하게 선수를 이끌었어야 했는데, 오히려 자신이 맹렬한 공세에 취해버렸으니 선수들에게 할 말도 없었다. 이제 동점골을 성공시킨 이상 첼시는 더더욱 수비를 굳힐 게 분명했다. "분명 승부차기를 노릴 테지." 안 봐도 불을 보듯 뻔했다. 자신이 무리뉴 였어도 동점골을 만든 이상 더더욱 수비에 힘을 쏟을 터였다. 달글리쉬의 표정이 절망감으로 물들었다. 11 m 의 러시안 룰렛이라고 불리는 승부차기. 선수들의 피를 말리는 것은 물론, 벤치에 있는 스태프들의 심장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하는 그야말로 악마와 같은 규칙이었다. 승부차기는 승리의 운을 하늘에나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리버풀이 아무리 첼시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하더라도 승부차기에서 단 한 번의 실축이라도 나오면 캐피털 원 컵 우승 트로피는 리버풀이 아닌 첼시의 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승부차기에서의 아픔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유럽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인 챔피언스 리그, 그것도 결승전에서 말이다. 그 때 리버풀을 챔피언스 리그 우승 문턱에서 좌절시켰던 상대가 바로 레알 마드리드였다. 게다가 리버풀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 바로 현재의 첼시 감독 조세 무리뉴였다. "후우..."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달글리쉬가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때의 악몽이 떠오르는 건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갖기 시작한 것은 달글리쉬 뿐만이 아니었다. 하물며 리버풀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부차기에서 패배하며 빅 이어를 놓쳤던 것은 얼마 되지도 않은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오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서 찾아온 콥들중 몇몇의 표정이 그 때의 악몽이 생각나기 시작했는지 점점 굳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현준은 물론이고, 다른 리버풀 선수들도 느끼고 있었다. '좋지 않은데...?' 당시 현준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무릎 통증으로 경기 중반 교체되었다. 결국 2 - 0 으로 앞서 나갔던 경기는 결국 동점을 허용했고, 승부차기에서 루이스 수아레즈와 제이미 캐러거가 실축을 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준우승에 머물렀었다. "다시 그때의 일을 되풀이 할 수는 없지." 현준이 중얼거렸다. 경기의 중요성만을 따지면 챔피언스 리그가 당연히 캐피털 원 컵 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도 쿼드러플을 노리며 유럽 축구 역사상 2 시즌 연속 쿼드러플 달성을 원하는 리버풀에게는 빅 이어도 그리고 캐피털 원 컵 트로피도 놓칠 수 없는 우승컵이었다. '승부차기까지 가서는 절대로 안 돼.' 현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괜히 승부차기가 11m 러시안 룰렛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그 만큼 승부차기는 운에 그리고 선수들의 심리상태에 많이 좌지우지되었다. 게다가 현재 리버풀은 이제까지 앞서나가고 있다가 경기 종료 직전에 동점을 허용한 상황,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게 당연했다. 하물며 선수들에겐 승부차기에 대한 악몽도 있지 않은가? 이런 것 하나하나가 안 좋을 영향을 줄 게 불을 보듯 뻔했다. 그에 반해 첼시는 일방적으로 밀리던 흐름에서 그것도 스코어마저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린 상황이었다. 이미 분위기를 탄 그들이 리버풀 선수들보다 승부차기에서 더욱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는 누구나 다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게다가 승부차기에서는 현준의 순수한 마기가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현준 본인이 골을 성공시킨다 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골을 넣지 못하면 패배하는 게 승부차기였다. 그렇다고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다른 선수들이 골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없었다. '남은 시간은...' 추가 시간까지 더하면 약 4 분가량의 여유 시간이 있었다. 슬슬 진정도 될 법하련만 첼시 팬들의 환호성은 아직도 현준의 귀를 멍멍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만큼 골이 극적으로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큿..." "침착해. 루이스. 우리는 아직 경기에 지지 않았다고." 첼시의 선수 특히 오스카를 노려보는 수아레즈를 보며 현준이 말했다. 현준의 말에 수아레즈는 고개를 모로 젓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마 승부차기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던 수아레즈다. 시간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그 때의 기억은 분명 남아있을 터였다. 더군다나 패배를 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으니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현준 어떻게든 승부차기까지는 것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 분...' 아무리 생각해도 남은 후반전 6 분의 시간동안 골을 넣기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연장전이 있었다. 연장전 전, 후반을 통틀어 30 분의 시간동안 골을 터뜨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삐익!!! [자! 다시 경기 시작됩니다. 리버풀 선수들 정말 우승 트로피가 눈앞에서 날아간 상황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리버풀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후반전 내내 리버풀의 경기력 나쁜 것은 아니었거든요? 충분히 다들 좋은 플레이를 펼쳤고, 경기 내용도 첼시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세밀하게 상대를 공략할 필요가 있어요.] 심판의 휘슬이 울렸고, 경기가 다시 재개되었다. 수아레즈가 현준에게로 그리고 현준이 뒤에 위치한 괴체에게 공을 넘겨 준 후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툭! 마리오 괴체가 우측 측면에 위치하고 있던 제라드를 확인하고는 패스를 연결시켰다. 이미 첼시 선수들은 남은 시간 동안 수비를 하기도 마음을 먹었는지 제라드에게 달려드는 선수조차 없었다. '이대로는 곤란해. 어떻게든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와야만...!' 공을 받은 제라드는 그대로 논스톱으로 강하게 찔러 넣었다. 수아레즈를 향해 보내는 공이었다. [스티븐 제라드! 앞으로 찔러 주는 공!] 첼시 선수들이 제대로 진영을 갖추기 전에 해일이 몰아치듯 공세를 펼쳐야 한다는 게 제라드의 생각이었다. 수아레즈 또한 제라드의 생각을 충분히 예상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급했을까? 너무나도 빠르게 보내진 스루패스는 이제 갓 스피드를 올리려는 수아레즈가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아레즈 놓칩니다!] "큭...!" 수아레즈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무나도 허무하게 공격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그리고 수아레즈가 놓친 공을 그대로 멀리 걷어차기 위해 오스카가 다리를 뒤로 뺐다. 그 때였다. "어...?!" 오스카의 눈이 커졌다. 격렬한 경기로 인해 깊게 파인 이레귤러를 밟았던 것인지, 축이 되던 왼쪽 다리가 살짝 미끄러지고 있었다. 왼쪽 다리뿐만이 아니었다. 몸 자체가 기울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쪽 다리는 뒤로 내밀었고, 공을 걷어차려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앞으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툭!!! [오스카!!! 미끄러집니다!!!] 미끄러지면서까지 어떻게든 자신의 앞에 있는 리버풀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공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오스카는 애써 공을 차냈다. 하지만 그것이 실수였다. 차라리 오스카는 공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김현준!!!] '나이스...!' 오스카의 발에 빗맞아 데굴데굴 흐르는 공을 낚아챈 것은 현준이었다. 순수한 마기 덕분에 현준은 오스카가 넘어질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 탓에 현준은 그라운드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먼저 빠르게 공을 낚아챌 수 있었다. 갑자기 축구 경기에서 가장 많이 실점을 하는 시간이 골을 넣고 5 분내였다는 통계가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 아직 5 분내지.' 현준은 자신의 발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공을 흘깃 쳐다보고는 시선을 돌렸다. 첼시의 골문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보유한 순수한 마기라면, 그리고 악마의 육체라면 인식의 한계 끝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성큼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다가 그대로 공을 걷어찼다. [아! 때렸습니다! 김현준!!!] [중거리 슈우우웃!!!!!!] 예상하기 힘든 타이밍의 깜짝 중거리 슛.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수많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터졌던 멋진 중거리 슛처럼 현준이 찬 공 또한 아주 멋진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그물이 출렁였다. ============================ 작품 후기 ============================ 문명이 아닌 와우를 하다가 타임머신을 탈 줄이야... 글 안쓰면 와우 지워버린다는 와이프의 이야기에...버팅기다가 항복했습니다. 다들 즐감하세요... 00492 리버풀의 저력 =========================================================================                            캐피털 원 컵 결승전, 리버풀 첼시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다. [EPNM = 김민철 기자] 25 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첼시와의 캐피털 원 컵 결승에서 리버풀이 2 - 1 로 승리를 거두며 웃었다. 이로써 2 년 연속 캐피털 원 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리버풀은 2014 년 첫 우승컵을 손에 넣은 프리미어리그 팀이 되었다. 리버풀과 첼시, 프리미어리그 1위 팀과 3 위 팀이 맞붙는 경기인데다가 달글리쉬 감독과 조세 무리뉴 감독의 악연으로 인해 여느 때보다도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은 이번 캐피털 원 컵 경기 중 가장 뜨거운 드라마 같은 경기를 연출했다. 이번 시즌 경기에서 선제골을 먼저 넣었던 경기가 무려 70%에 육박하는 기록을 지니고 있는 팀답게 선제골은 역시나 리버풀이 기록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수인 김현준이었다.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전반 11 분 만에 골을 터뜨린 김현준은 이번 골을 포함해 캐피털 원 컵에서만 6 골을 성공시켰다. 자신이 어째서 왜 2014 발롱도르의 주인공인지를 또 다시 팬들 앞에 증명해내며 웸블리에 가득 모인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하지만 첼시도 만만치 않았다. 조세 무리뉴의 전술에 단련된 첼시 선수들은 김현준의 선제골 이후 분위기가 오른 리버풀의 맹공을 효율적으로 막아냈다. 리버풀 선수들이 연이어 슈팅을 쏟아 부었지만, 골문 안으로 공이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첼시의 수문장 체흐 선수의 선방이 빛이 났다. 슈팅 숫자만 해도 20 : 7. 무려 3 배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첼시 선수들은 경기를 포지하지 않았다. 그리고 드라마 같은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42분. 리버풀의 품으로 캐피털 원 컵 트로피가 안길 무렵, 첼시가 찬물을 끼얹었다. 그 주인공은 이번 시즌 영입된 첼시의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오스카였다. 리버풀의 공격이 끝나고 첼시의 체흐가 던진 공을 존 오비 미켈이 잡았고, 존 오비 미켈의 스루패스가 측면의 오스카에게로 연결되며 역습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리버풀의 선수들이 재빠리 수비로 복귀할 무렵, 오스카가 앞으로 나와 있던 레이나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리버풀의 골문을 향해 강하기 슈팅을 때렸던 것이 그대로 골로 연결된 것이다. 이로써 경기는 1 - 1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 특히나 다 잡은 경기를 놓친 리버풀 팬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잃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축구에는 시작 5 분과 끝나기 5 분전을 조심하라는 명언이 있었다. 그리고 첼시는 그 명언의 희생자가 되어버렸다. 리버풀이 동점골을 허용하고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가려는 찰나 에서 또 한 번의 일이 터졌다.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김현준의 중거리 슛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것이다. 오스카가 미끄러지며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그대로 김현준이 쏜살같이 낚아채며 때린 슈팅이 들어가며 극적인 결승골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2 - 1. 리버풀의 승리로 돌아갔다. 캐피털 원 컵 우승. 리그의 비중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 리버풀에 있는 콥들은 2014 년에 들어서 가장 처음으로 들어 올린 우승컵을 기다리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첼시 따위? 재미없는 수비 축구만 하는 팀 아니야?" "공격을 하려면 우리 리버풀처럼 해야지!" 경기 결과야 어쨌든 리버풀은 승리했고, 내용도 화끈했다. 비록 역습 상황에서 골을 허용한 것이 옥에 티기는 하지만 일방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첼시를 밀어붙였다. 물론 때린 슈팅수에 비해 골이 적게 터진 것도 아쉽기는 했지만 콥들은 승리 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다 가진 상황이었다. [무리뉴, 첼시의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단지 운이 나빴다.] 경기가 끝난 다음 날 나온 무리뉴의 기사에 리버풀을 응원하는 서포터즈, 콥들은 코웃음을 쳤다. 콥들에게 있어서 무리뉴의 저런 멘트는 패자의 변명에 불과했다. [리버풀에게 김현준이 없었다면, 우승컵은 우리 첼시가 들어 올렸을 것이다.] "확실히 우리의 캡틴은 대단하지." "그가 언제까지나 리버풀에서 뛰었으면 좋게지만..." "준은 제라드와 같이 영원히 리버풀에서 뛸 겁니다. 그는 맨체스터 시티의 3 억 파운드라는 유혹에도 리버풀에 남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뒤이어진 무리뉴의 말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거나 수긍하는 팬들이 많았다. 확실히 리버풀의 공격은 김현준에게 과도할 정도로 집중되어 있었다.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득점왕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김현준은 팀에서 많은 골을 터뜨렸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도 팀 골의 60% 이상을 김현준이 성공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현준이 만약 팀을 떠나기라도 한다면? 리버풀은 예전 챔피언스 리그에도 나가지 못했던 악몽과도 같은 순위로 떨어져 내릴지도 몰랐다. "다시 그런 일이 생기면 정말로 곤란하지." 딱딱하게 얼굴이 굳은 60 대의 남성이 말했다. 리버풀 이사회의 하나인 마이크 버나드였다.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보다도 리버풀의 경기를 사랑하는 그는 현재 리버풀의 전성기를 자신의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첼시의 그 입만 산 놈의 말대로 리버풀이 그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오." "나도 아네." 이사회 임원중 하나인 론의 말에 버나드가 대답했다. 그 또한 현재 리버풀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속출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리버풀은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고, 결국 캐피털 원 컵의 우승 트로피 까지도 들어 올렸다. 이런 결과만을 두고 봤을 때 리버풀의 성적에 대해서도 그리고 달글리쉬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서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나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경기에서도 승승장구 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게 동양에서 온 축구의 신 때문이지." 리버풀의 회장 아우다인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웸블리에서 벌어진 캐피털 원 컵의 경기를 떠올리면 아직도 몸서리가 쳐졌다. 스케줄이 바쁜 와중에도 웸블리까지 경기를 직접 보러 갔었던 그는 자신의 선택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예전 이스탄불의 기적만큼이나 다름없는 명경기가 웸블리에서 그것도 자신의 두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우다인은 이스탄불의 기적을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준이 축구의 신으로 남아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물론, 준의 실력이야 의심하지 않습니다만..." 론이 자신의 두꺼운 손가락을 서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현준이 리버풀에 이적해 온 이후 리버풀은 제 2 의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승승장구를 거뒀다. 하지만 현준의 이적이 꼭 좋은 쪽으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론의 생각이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가 제안한 3 억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날려 버린 게 컸다. 선수만 이적했어도 리버풀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한 층 더 높은 클럽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게다가 현준의 활약이 너무 뛰어난 탓에 멜우드에 있는 2 군 및 성장이 끝나 경기 경험을 가져야만 하는 유소년 선수들도 키울 수가 없었다. 그들을 빨리 성장, 특히 공격수를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경기에 내보내야 하는데 리버풀의 공격진은 현준과 수아레즈를 빼면 얘기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현준이 없으면 반쪽짜리 팀이라는 조롱도 받고 있었다. "그렇다고 준을 이적시킬 수는 없지요. 어디까지나 그는 우리의 아주 중요한 선수입니다. 팀의 성적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다가, 리버풀의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버나드가 말했다. 그는 론이 어떤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충분히 눈치 채고 있었다. 버나드의 말대로 현준은 리버풀의 수익 특히 아시아 쪽의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동남아 쪽은 현준의 티셔츠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오히려 현준의 모국인 한국에서의 수익보다 훨씬 높았다. "그래도 공격진을 보강하자는 론씨의 이야기에는 찬성합니다. 우리는 준이 부상을 당했을 때 리버풀의 경기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엉망이었지." 아우다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현준이 부상을 당했을 때 리버풀은 현재 강등권에서 놀고 있는 노리치 시티에게도 패배했었다. 물론, 운이 나빴던 것도 있기는 하지만 선수하나가 빠진 것 치고는 너무나 엉망이었던 경기였다. "달글리쉬 감독에게 추천할 만한 선수라도 있소? 수석 스카우터가 조사를 해온 선수라던가?"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그런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충분히 리버풀에도 뛰어도 괜찮을 만한 실력을 지닌 공격수들은 많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리버풀의 명성에 어울릴 만한 선수들을 이적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을 써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유망주를 영입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도움도 되지 않았다. 공격진에 현준과 수아레즈가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마당에 유망주 정도의 선수는 경기에 나설 기회조차 잡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 둘 중 누군가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선수 영입 건에 대해서는 쉽게 결정이 나지 않겠군요. 달글리쉬 하고도 의논을 해야 할 게 많고요." 버나드의 중얼거림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다들 하나는 알고 있었다. 만약 실력이 뛰어난 유망주를 영입하려면 지금부터 미리 영입 작업에 들어가야 했다. 앞으로 5 개월 후에는 지구촌 축제라는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언제나 월드컵에서는 영웅들이 나타났다. 당연히 리버풀에서 찍었던 유망주가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보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몸값이 크게 올라간다거나 다른 팀들에서도 군침을 흘리기 마련이었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이 모든 게 리버풀의 축구 클럽 리버풀 FC를 위한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이사람들 뭐지? 댓글 보고 내가 식겁했네...와이프가 빵 터짐. 그래도 어제는 하루 쉬었네요. 와이프가 하루 휴식을 준다고...한건 아니고 밤이를 시전함.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와우에서 귓말하신 흥마님. 빨리 만렙좀. 전 이미 만렙 찍음. 00493 리버풀의 저력 =========================================================================                            [리버풀! 사우스 햄튼을 상대로 안 필드에서 3 - 1 승리!] 3 월 3 일. 2013 - 14 프리미어리그 27 라운드에서 리버풀은 사우스 햄튼과의 홈경기에서 김현준이 2 골, 마리오 괴체가 1 골을 터뜨리는 활약 끝에 3 - 1 완승을 거두며, 첼시와의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의 승리 이후 연승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26 라운드 까지 리그 순위 11 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우스 햄튼과 이번 시즌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과의 경기는 한국의 축구팬들이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경기기도 했는데, 다름 아닌 프리미어리그에서 몇 없는 한국 선수들끼리의 맞대결인 코리안 더비가 있는 경기였다. 물론 코리안 더비라는 것은 양 팀의 한국 선수들이 모두 출전을 해야지만 이뤄지는 일이었다. 그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었는데,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은 선발 출전이 유력했지만 사우스 햄튼의 이근호는 프리미어리그 27 라운드 동안 8 경기만을 선발로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었다. 하지만 사우스 햄튼의 나이젤 앳킨스 감독이 이근호를 선발로 출전시키겠다는 멘트를 내보낸 이후, 리버풀과 사우스 햄튼의 경기는 이번 프리미어리그 라운드에서 한국 팬들이 가장 기다리고 있었던 경기였다. 그리고 결국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었고, 김현준이 2 골, 이근호가 도움을 올리며 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모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한국 팬들에게 뛰어난 활약을 선물했다. 아쉽게 패배하기는 했지만, 사우스 햄튼 소속의 이근호의 활약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리버풀을 상대로 어시스트를 기록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물론 리버풀의 김현준에 대해서는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사우스 햄튼전에서 두 골을 추가한 현준은 벌써 프리미어리그 40 호골을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김현준의 폼은 그 어떤 축구 선수보다도 좋았다. [리버풀, 샐허스트 파크 원정에서 완승을 거두다!] [루이스 수아레즈! 자신의 골 감각을 뽐내며 리버풀에게 승리를 선물하다!] 사우스 햄튼과의 경기가 있고 난 뒤, 5일 뒤 리버풀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홈구장인 샐허스트 파크에서 2013 - 14 프리미어리그 28 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렀다. 경기 결과는 리버풀의 2 - 0 승리. 오랜만에 수아레즈가 자신의 득점본능을 뽐내며 홀로 두 골을 터뜨리는 활약 끝에 리버풀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그 선두 리버풀과의 경기인 탓에 대다수 전문가와 팬들은 리버풀의 승리를 점쳤다. 실제로 리버풀의 공격력은 경기당 2 골이 넘었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는 매 경기 2.6 골을 실점하며 자신들의 수비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번 시즌에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크리스탈 팰리스의 서포터즈들마저 자신들이 리버풀을 상대로 승점을 획득하기는 힘들 거라고 이야기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의외로 박빙이었다. 전반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의 거친 압박에 리버풀 선수들이 맥을 추지 못하며 제대로 된 공격 작업을 이어나가지 못했고, 오히려 크리스탈 팰리스의 윌프레드 자하에게 선제골을 내줄 번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제라드의 롱 패스를 수아레즈가 환상적인 터닝슛을 선보이며 골을 만들어냈고, 결국 크리스탈 팰리스는 그대로 그렇게 무너지고야 말았다. "2 연승은 좋은데..." 홀로 중얼거리는 달글리쉬의 이마에는 길게 골이 패어 있었다. 첼시와의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을 승리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본 것도 잠시, 3월 3일에는 사우스 햄튼을 상대로 경기를 치르고, 8일에는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런던 원정까지 다녀와야만 했다. 그 덕분에 선수들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리버풀의 용맹한 전사들은 자신들이 짜낼 힘을 모조리 그라운드에 죄다 쏟아 부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교체 할 만 한 후보 선수들이 있는 포지션은 상황이 조금 나았다. 중앙수비수들이 그랬다. 현재 부상을 당한 중앙수비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달글리쉬는 이런 선수들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리버풀은 3 월 달에 시작 된 두 경기에서 2 연승을 거뒀고, 그 결과로 아직도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남은 경기는 단 10 경기. 10 경기만 치르고 나면 이번 시즌 우승팀이 정해지는 것이다. 2014 년 3 월, 2 연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을 했지만, 걱정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리버풀이 2 연승을 거두는 동안 맨체스터 시티나 첼시와 같이 우승 경쟁을 다투는 팀들도 똑같이 2 연승을 거두며 승점 차이를 벌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중앙수비수를 제외하면 선수들의 체력 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특히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의 부하가 심했다. 둘 중 더 심한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미드필더진이었다. 하지만 공격진도 만만치 않았다. 현준이야 아직 건재 한다고는 하지만 크리스탈 팰리스 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보이며, 부진을 끝내고 부활의 신호탄을 울렸던 수아레즈가 부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리버풀에서 현준과 투 톱을 이룰 수 있는 실력을 지닌 공격수는 수아레즈가 유일했다. 아직 경기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가벼운 부상이라는 의료진의 판단이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해서 그를 경기에 내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준을 원 톱으로 내보낼 수도 없고..." 현준이 원 톱으로 어울리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원 톱의 현준을 뒷받침해줄 미드필더의 숫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올해 초 타 팀으로 이적을 간 루카스 레이바나 조던 핸더슨과 같은 선수들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아쉽게 느껴졌다. 차라리 이럴 줄 알았으면 그들을 다른 팀으로 이적을 시키지 않았을 텐데, 이미 늦은 후회였다. 똑똑 "들어오시오." 감독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달글리쉬가 말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선 남자는 리버풀의 수석 코치였다.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한 그는 몇 개의 보고서를 달글리쉬에게 건네주었다. 전부 리버풀 FC, 특히 선수들과 관련된 내용들 이었다. "루카 모드리치의 회복 상황은 굉장히 순조롭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경기에 내보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특히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루카와 접촉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하더군요."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루카 모드리치의 회복 상황이 순조롭다고는 하지만 이번 시즌 그를 쓰지 못한다면 회복 상황이 순조롭든 말든 무슨 소용이겠는가? 달글리쉬는 얼굴에 인상을 쓰지 않기 위해 애쓰며 말했다. "네. 차라리 시즌 아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이상, 대표팀에서 회복 훈련을 하며 월드컵을 준비하자는 내용 같습니다." "하!" 달글리쉬가 기가 찬 듯 말했다. 물론 월드컵은 중요한 경기다. 하지만 팀의 핵심선수인 만큼 리버풀이 루카 모드리치에게 매주 지급하는 돈만 해도 10만 파운드가 넘었다. 부상으로 현재 뛰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에도 말이다. 그 돈을 크로아티아 대표팀이 지급해주느냐? 그런 것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리버풀 구단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은 예의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인가 보군. 아니면 내가 루카 모드리치라는 선수를 잘못 봤던가 말이야. 흥! 마음대로 하라지." 코웃음을 치며 기분이 나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달글리쉬의 모습에 수석 코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루카 모드리치가 부상에서 복귀에 팀에 합류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터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현재 리버풀이라는 자동차는 어떻게든 잘 굴러가고 있었다. 단지, 조금 아니, 많이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이긴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소식이 있습니다." "방금 전은 기분 나쁜 소식이었으니, 이번에는 좋은 소식이겠지?" 농담이었을까? 달글리쉬의 말에 수석 코치는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 이야기할 내용은 방금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었다. "사비 알론소에 대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팀 주치의의 소견이 담긴 보고서에 적혀 있습니다." "......" 좋지 않은 느낌에 달글리쉬는 빠르게 수석 코치가 말했던 보고서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이번에는 도저히 인상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비 알론소가 무릎 통증을 호소했고, 정밀 검사를 진행해 본 결과 약 4 주가량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농담이었으면 좋겠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석코치가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비 알론소는 현재 현준만큼이나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수였다. 팀의 공, 수를 조율하며 공격 작업은 물론 뛰어난 볼 키핑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리버풀의 수비진이 자리를 잡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그가 경기에서 빠지는 것은 단순히 선수 하나가 제외되는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은 이제 챔피언스 리그는 물론 치열한 리그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그런데 주전 선수의 부상, 그것도 하필이면 사비 알론소의 부상이었다. "으음..." 달글리쉬가 눈을 껌뻑였다. 방금 전 자신이 보고 들은 내용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읽고 또 읽어봐도 보고서의 내용은 사비 알론소의 부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마리오 괴체와 세르단 샤키리도 2 주가량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 달 휴가를 보내주고 싶을 정도야." 물론 달글리쉬는 이번 시즌 경기가 모두 끝나고서라는 말은 생략했다. 그들까지 스쿼드에서 이탈한다면 리버풀은 경기를 치러나가야 할 만한 힘이 없었다. 축구는 선수 한 명으로만 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있었다. 그나마 스티븐 제라드가 있고, 현준이 건재하다는 게 다행이었다. 만약 현준이 부상으로 이탈했다면 정말 감독직을 때려치고 싶었을 생각이 들었을지도 몰랐다. "2 군에서 쓸 만 한 공격수가 누가 있지? 아니, 다니엘 파체코의 성적은?" 지금 당장 선수를 영입해올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임대 간 선수를 복귀시키기에는 현재 리버풀이 임대 보낸 선수가 수비수밖에 없었다. 쓸만한 선수가 이렇게도 없다니? 정말 얇아도 종이장 같이 얇은 스쿼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뛰어난 선수들을 매년마다 긁어 모으는 레알 마드리드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다니엘의 성적과 최근 경기력에 대한 보고서도 거기 있습니다." 수석 코치도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다행이도 윙어에는 라임 스털링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좌, 우 포지션에 대한 고민은 아직 남아있지만, 스털링이라면 어떻게든 마리오 괴체와 세르단 샤키리에게 휴식을 주며 땜빵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수아레즈도 측면 공격수로써 뛰어본 적이 있으니 충분히 포지션 변경이 있다 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았다. 물론 연습 경기를 몇 번 해봐야겠지만 말이다. '문제는...' 미드필더.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가 문제였다. 그리고 달글리쉬의 머릿속으로 한 선수의 모습이 부리나케 스쳐 지나갔다. 최근 경기에서 그렇게까지 좋은 활약은 아니지만 그래도 연습 경기에서는 평균적인 활약을 보여주고는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다음 경기가 프리미어리그의 약팀이 아닌 챔피언스 리그 갈라타사라이전이었다. 물론, 리버풀의 홈 경기장인 안 필드에서 펼쳐지는 경기이긴 했다. 그러나 이스탄불 원정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던 것을 생각하면 갈라타사라이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었다. ============================ 작품 후기 ============================ 와우가 지워지는 것은 정말 순식간이네요. 글을 썼으니까 다시 흑흑...다들 즐감하세요 ㅠㅠ 00494 성장 =========================================================================                            "조금 늦겠는 걸?" 현준은 자신의 애마를 몰며 빠르게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오늘은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한국으로 방송해주는 조민호 캐스터와 인터뷰가 있는 날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조민호 캐스터가 소속된 방송국과의 인터뷰였다. [주인님...으응...제바알...] 약속 시간에 늦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페르실이 달려드는 바람에 그녀를 만족시켜주다 보니 일이 이렇게 되어버렸다. 현준의 권속은 페르실을 포함해 탈리사와 레리엘 이렇게 세 명의 타락천사들이 있었다. 그녀들을 보통 집안일 그리고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기 위한 작업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거기에 자신들의 주인인 현준의 밤 시중을 드는 것도 그녀들의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밤 시중이라는 게 그녀들의 일이 아니라 현준 자신의 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녀들은 밤마다 과도하게 현준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특히 가장 늦게 현준의 권속이 된 지천사인 페르실의 행동은 마치 원래 색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했다. 쾌락이라는 감각을 알게 된 페르실은 행동은 매일이 아니라 매 시간 현준의 것을 원할 정도였다. 그나마 집안에서만 그런 행동을 보인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래서 천사들을 보고 순수하다고 말하는 건가...?' 리리스가 들으면 코웃음을 칠 내용이었지만, 현재 현준의 곁에는 그녀가 없었다. 현준은 자신의 생각이 맞을 거라고 확신하며 핸들을 돌렸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약속 시간에는 조금 늦을 것 같았다. 예상대로라면 일찌감치 도착해서 인터뷰를 벌써 시작했어야 하는데, 이미 늦게 출발 한데다가 리버풀의 교통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급 스포츠카의 위용일까? 영국이 자랑하는 스포츠카인 애스턴 마틴이 도로를 달리기 시작하자 주위의 차들이 비켜선 까닭에 그나마 운전은 편했다. '그나저나 인터뷰라...' 사실 현준은 오늘 인터뷰가 잡혔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한국영과 함께 멜우드에서 훈련도 해야 했고, 곧 다가올 챔피언스 리그 16 강 경기인 갈라타사라이전도 준비해야만 했다. 현준은 모르는 일이지만 실제로 리버풀 구단에서도 이런 인터뷰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다른 선수도 아닌 현준이었기에 한 발짝 물러섰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에이전트이자 매니저인 선미의 말 때문에 현준은 인터뷰를 받아 들였다.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의 꿈나무들을 위해서라면 이런 인터뷰도 해야 한다는 그녀의 말에 설득당한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이런 인터뷰를 하면서 몸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아! 김현준 선수!" 약속 장소에 들어서자 익숙한 얼굴을 지닌 남성이 현준을 향해 말을 걸었다. 조민호 캐스터였다. 깔끔한 정장을 차려 입은 그의 모습은 경기장에서 종종 보던 모습과 판박이였다. "이런 자리에 나올 때는 옷 정도는 바꿔 입어도 되지 않아요?" "하하! 익숙한 모습이 김현준 선수에게 더 친근하게 느껴질 거 같아서? 자, 인사해요. 오늘 인터뷰를 할 김동환 작가에요." 현준의 농담 섞인 말에 너털웃음을 터뜨린 조민호 캐스터가 그의 옆에 앉아 있는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마 오늘 인터뷰를 진행할 사람으로 보였다. "안녕하세요. 김동환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리버풀의 자랑 김현준 선수를 뵈어 영광입니다." "아뇨. 저야말로. 약속시간에 늦어서 죄송합니다. 차가 조금 밀리다보니..." "하하. 괜찮습니다." "뭘. 10 분 정도 밖에 안 지났어." 현준의 사과에 조민호 캐스터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미안한 건 조민호 본인이었다. 원래, 시즌 경기 특히 챔피언스 리그라는 이렇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선수를 불러내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가 민폐이니 말이다. 방송국에서 무조건 성사시키라는 지시만 아니었어도, 친한 후배가 발목을 잡고 늘어지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래도 약속시간에 조금 늦었다고 바로 사과를 하는 현준의 이런 행동에 조민호 캐스터는 역시라는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현준이 누군가?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에 속하는 프리미어리그의 4 년차 선수. 그것도 리버풀이라는 명문 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였다. 이미 실력만큼은 세계 최고로 손꼽히고 있었고, 최고의 축구 선수들만 수상할 수 있다는 발롱도르도 벌써 2 번이나 수상한 선수였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영국 아니 전 세계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최고의 축구 선수로 치켜세우기 일쑤였다. 그런 대우로 인해 콧대도 그리고 자존심도 높을 대로 높아질 수도 있지만, 김현준 만큼은 조민호가 보기에 초심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선수였다. '그러니까 저런 대단한 성적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겠지?' 서로의 첫 인상이 좋다보니 대화도 순조롭게 흘러갔다. 가볍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현준이 식사를 하지 않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조민호는 김동환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밥을 사는 것은 조민호였다. 돈은 현준이 훨씬 많이 벌지만, 이런 자리를 싫은 티 하나 내지 않고 나와 준 현준에게 고마워서였다. "그러면 이제 인터뷰를 진행해도 될까요?" "네." "적당히 빨리빨리 끝내라고." 식사를 마친 현준의 대답에 김동환의 눈이 반짝였다. 조민호의 말은 이미 뒷전이었다. 그는 오늘 인터뷰를 통해 김현준의 모든 것을 파헤칠 생각이었다.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팬들은 차고 넘쳤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이 처음이라 들었어요. 사실 김현준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인터뷰를 자주 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한데요." "그런가요? 인터뷰를 자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김동환의 눈에 현준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게 들어왔다. 실제로 현준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김동환은 김현준에 대해 특히 이렇게 일대일로 인터뷰를 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알고 있었다. 예전에 방송 출연을 몇 번 하기는 했었지만, 그것도 전부 예능 프로그램들이었다. "어쨌든 인터뷰를 하는 이런 자리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현준의 말에 조민호가 몸을 움찔했다. 오늘 인터뷰는 자신의 아는 동생인 김동환과 방송사에서 계속해서 압력이 들어오는 바람에 결국 H&G 와 현준의 에이전트이자 매니저인 선미를 설득하고 설득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조민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준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팬들에게 이런 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것도 프로 선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겠지만, 저는 그것보다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프로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보다는 차라리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더 하자는 주의랄까요?" "음. 그게 프로지." 현준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김동환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조민호의 생각에 현준의 이야기는 전부 맞는 이야기였다. 요즘엔 잠깐 우승 메달 하나 거머쥐었다고 광고만 잔뜩 찍다가 실력이 퇴보해 금새 사라지는 스포츠 스타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번 질문은 많은 팬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머로 알려진 게 전부거든요? 김현준 선수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은 질문인데요." "네? 뭐죠?" 자신에 대한 루머라니? 현준의 얼굴에 궁금함이 피어올랐다. "축구 선수를 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사실, 김현준 선수는 중, 고등학교 때부터 프로 축구 선수 생활을 한 게 아니라 대학교 시절 우연히 내셔널 리그의 팀인 대전 한수원에 들어간 게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었다. 리리스를 만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축구 선수를 하려고 했던 적은 전혀 없었다. 단지, 축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대학생에 불과했었다. 아마 자신이 리리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백수가 아니었을까? "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학생들이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기에는 미래가 불확실한 면이 너무나도 많잖아요. 저도 그랬고요. 그래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 했던 적은 전혀 없었어요. 사실 재능도 별로 없었다고 생각했고요. "하하하!" 현준의 말에 조민호와 김동환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 일컫어지고 있는 현준이 재능이 없다고 하면 과연 그 누가 재능이 있는 선수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두 남자의 반응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축구 선수가 된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죠. 친구가 조기 축구회에 나가자고 해서 나가게 되었는데 한, 두 달 정도 조기 축구회에서 축구를 하다 보니 실업리그, 그러니까 내셔널 리그 팀과 경기를 하게 되었고, 그 때 관계자분의 눈에 들어서 입단하게 된 게 처음 프로 축구 선수로서 활동하게 된 계기예요." "그렇다면 그 전에는 전혀?" "네. 전혀 프로 축구 선수 생활을 할 생각이 없었죠. 다들 대학생이라면 공감하겠지만, 그 시절엔 취직에 목숨을 걸어야지 운동을 할 짬 같으면 거의 없었죠. 그래도 학과 체육 대회 때는 꼬박 나갔어요." "아...!" 김동환이 감탄성을 터뜨렸다. 만약 그 때 내셔널 리그 관계자가 현준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김현준이라는 선수는 없었을지도 몰랐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조민호가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 "확실히 우리나라는 축구 꿈나무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도 부족해. 김현준 선수와 같은 재능을 지닌 꿈나무가 지금 적성에도 맞지 않게 책상에만 앉아서 공무원 혹은 대기업 입사만 꿈꾸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 "요즘 고등학교들은 체육수업 자체를 안 한다고 하잖아요.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요." "그 친구가 아니었으면 김현준 선수도 없었겠네요." "그랬겠죠." 김동환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에게 조기 축구회를 소개시켜준 지훈은 아직도 종종 연락하고 있는 현준의 친한 친구였다. 그러고보니 한국에 돌아간 이후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잉글랜드에서 마지막으로 보고 연락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와우는 무사하다 00495 성장 =========================================================================                            "정말 친한 친구인가 봐요." "네. 저에게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줬거든요. 최근에도 봤어요." "최근이라면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이요?" "아뇨. 맨체스터 시티전이요. 초대권을 보내줬거든요." 현준의 말에 김동환이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곧 화제를 돌렸다. 팬들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현준이지 그의 친구에 관한 내용이 아니었다. 물론 그 사이에 숨겨진 리버풀을 응원하던 모델 여성들과의 썸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1 면 기사감이겠지만, 김동환은 그런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기 못했다. 물론 현준도 딱히 말해줄 생각도 없었다. 인터뷰와 이야기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인터뷰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김현준이라는 거물급 선수와 잡힌 인터뷰인 만큼 김동환이 준비해 왔던 게 많았기 때문이었다. "아? 그래서요?" "캬! 그랬죠. 그 경기 저도 본방사수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직관하고 싶었는데, 직업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하하하!" 그래도 말 한마디 한마디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호기심을 보이는 김동환의 반응 때문인지 현준은 생각하고는 달리 인터뷰가 지루하다거나 싫지만은 않았다. "조금 힘들었지?" 인터뷰가 끝나자 현준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네주며 조민호가 말했다. 꽤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며 현준과 친분을 나누기는 했지만, 조민호도 이렇게 개인적으로 현준과 만난 적은 극히 드물었다. "아뇨. 뭐, 꽤 재미있었어요." 현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빈말이 아니라 실제로 재미있었다. 하지만 두 번 하라고 하면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진짜로 말이다. 차라리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하는 게 훨씬 생산적일 것 같았다. "이제 곧 있으면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인가? 낼 모레지?" "네. 20 시요. 안 필드에서 열리죠. 조민호 캐스터님도 여전히?" "물론이지.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리버풀의 경기인데 당연히 나랑 연호 형이 중계를 하지. 어때? 갈라타사라이전은? 준비는 잘 되가?" 조민호도 직업이 직업인 만큼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의 전에 대해 누구보다도 많은 준비를 했다. 하지만 현역 프리미어리그 선수, 그것도 직접 경기를 치르는 리버풀이라는 팀의 주장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은 해설에 대한 견문을 크게 넓힐 수 있었다. 게다가 현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해설 멘트에 써먹을 수 있고 말이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축구 팬들 혹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방법이었다. "준비야 언제나 철저하죠." "역시 프로라 이건가?" 커피 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며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리스와의 계약을 통해 축구 선수가 되었다지만, 현준은 프로라는 이름에 담긴 무거움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갈라타사라이는 만만한 팀이 아니에요. 한 물 갔다고는 하지만 이스탄불에서 벌어졌던 경기를 떠올리면 웨슬리 스나이더의 폼도 굉장히 좋았고, 부락 일마즈도 충분히 제 몫을 해 줄만한 공격수에요." "흐음..." 이번에는 조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의 말대로 갈라타사라이가 리버풀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다고는 하지만 갈라타사라이 또한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진출한 팀. 쉽게 생각할 수는 없는 팀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갈라타사라이의 홈 경기장인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큰 고전을 면치 못했다. 3 - 4 로 원정팀인 리버풀이 승리했던 그 경기는 또 다른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좋게 포장되었지만, 경기 내용만을 따진다면 리버풀은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었다. "물론 승리는 리버풀이 하겠지만요. 이스탄불의 기적과 같은 경기도 좋지만, 안 필드에서는 압도적으로 갈라타사라이를 찍어 누르고 싶어요. 명 경기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그 때 지는 줄 알았거든요." 현준이 덧붙였다. 그 말을 들은 조민호는 역시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까스로 얻은 승점 3 점이었다. 거기에 원정에서만 무려 3 골을 터뜨린 만큼 홈에서도 크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진다면 대량 득점도 노려볼 만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 벌어지는 경기장은 원정팀의 지옥이라고 불리는 안 필드였다. 하지만 불안한 점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현재 리버풀 스쿼드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직접 언론에 발표된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민호처럼 축구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리저리 여러 소문이 들려오기 마련이었다. 최근 리버풀의 상황은 성적과는 반비례하게 악화되고 있었다. 모드리치의 시즌 아웃이 거의 확정되었다는 기사가 흘러 나왔고, 거기에 그나마 중원에 힘이 되어주고 있던 사비 알론소가 부상으로 약 한 달 넘게 스쿼드에서 이탈한다는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참 신은 공평하다는 게 조민호의 생각이었다. 거기에 꾸역꾸역 승리를 하는 리버풀도 참 대단하고 말이다. "한국영 선수는 어때?" 이야기를 하던 도중 리버풀에 있는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를 떠올린 조민호가 슬쩍 입을 열었다. 한국 팬들은 가장 좋아하는 해외 축구팀을 떠올리면 다들 리버풀을 얘기한다. 한국 축구 역사상 다시 나올 수 없을 거라고 평가받는 선수인 김현준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 김현준 말고 또 하나의 한국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일반인들은 크게 많지 않았다.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한국영은 아직까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일반인들에게 각인될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루머라고는 하지만...' 축구 관계자들이라면 사비 알론소가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은 알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었다. 거기에 루이스 수아레즈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다. 리버풀이라는 팀의 입장에서는 분명 안 좋은 일이겠지만, 사비 알론소의 포지션을 생각하면 한국 팬들로서는 슬그머니 리버풀에 몸담고 있는 한국영을 떠올릴 만 했다. '이미 한국에서는 난리라지?' 현준이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들이 부상을 당해 스쿼드에서 장기간 이탈한 마당에 달글리쉬가 한국영에게 출전기회를 주지 않을까 하는 논쟁이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조민호는 한국영이 출전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뭐, 조금씩 폼은 올라오는 거 같아요. 아직 제대로 프리미어리거라고 불리기엔 거리가 좀 있지만요." 연습 경기에서는 꽤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 코칭 스태프들에게 칭찬도 여러 번 받으며 경기 출전 기대가 높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도달하기에는 멀었다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그래도 나름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인데 아직 우리나라와 세계의 격차가 크긴 큰가 보네." 조민호가 아쉬움이 가득담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현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 본인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없었다. 박지성이 아직 왕성하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제 박지성도 34 살. 은퇴할 나이였다. "그래도 최근 연습 경기에서의 활약은 괜찮으니까. 조만간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낼 지도 모르죠. 현재 리버풀의 상황은 정말로 좋지 않으니까요." "그렇군." 그렇게 말하며 조민호는 기지개를 쭉 폈다. 한 자리에 계속 오래 앉아 있었기 때문일까? 몸이 쑤셔왔다. 오늘 자리를 마련하고 인터뷰를 했던 후배인 김동환은 현준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하루라도 빨리 팬들에게 이 사실을 전해주고 싶다고 나가버렸다. "그러고보니 이번 갈라타사라이전에 유프 하인케스가 온다는 이야기가 있더군. 축구 관계자한테 들은 이야기니까 아마도 확실한 정보일 거야." 조민호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대표팀 감독님이요?" K 리그 경기만을 관람하고 가끔 J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지켜보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을 뿐 이제까지 한국에서 꼼짝도 하지 않던 유프 하인케스였다. 처음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었을 때의 이름값에 비해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자 일반인들은 이미 그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난 뒤였다. '슬슬 움직일 때가 됐지.' 월드컵도 이제 4 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평가전 또한 치를 수 있는 경기가 몇 되지 않은 만큼 하루라도 빨리 베스트 11 과 함께 브라질로 데리고 갈 선수들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발탁해야만 했다. "유럽파들의 기량을 점검하러 오는 모양인가 보네요." 현준이 가볍게 말했다. 유럽파들의 기량 점검. 축구를 잘 모르는 팬들이라면 유럽파가 당연히 국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보다 실력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준의 생각에 그것은 딱히 들어맞는 사실이 아니었다. 리그 수준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선수의 기량을 상승시켜 주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현준은 해외의 팀에서 후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국내에서 주전으로 많은 경기에 뛰고 있는 선수보다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그리고 가장 먼저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전을 볼 생각인가 보더군. 아무래도 챔피언스 리그 16 강 경기이기도 하고..." 조민호는 브라질로 데려갈 미드필더에 한국영도 생각해 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뒷말은 생략했다. 예전 유프 하인케스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브라질로 데려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영을 대표팀으로 발탁하는 것은 자신의 말에 위배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조민호의 생각으로는 한국영 만큼이나 최근 기량이 급상승한 한국 선수는 없다고 확신했다. 기성용이나 K 리그를 거의 정복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명주 정도라면 모를까 말이다. 그렇기에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관계자로서 한국영이 유프 하인케스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발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영이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출전해 유프 하인케스가 보는 앞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모를까 만약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에서도 벤치에 머무른다면 과연 대표팀 발탁 기회가 돌아올지는 미지수로 보였다. "어찌되었든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 꼭 승리하고 8 강에 올라가라고." "물론이죠. 리버풀의 목표는 우승입니다." 현준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리버풀의 목표는 빅 이어지 고작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진출했다는 성적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자꾸 새벽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PS. 글은 내가 쓰는데 왜 찬양받는 것은 와이프지?! 00496 성장 =========================================================================                            "둔! 측면으로 패스해!!!" 거친 숨을 몰아쉬던 한국영이 현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현재 그는 리버풀의 1, 2 군이 섞인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한국영이 있는 팀은 B 팀, 현준과 제라드가 끼어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 1군 로테이션과 2 군에서 뛰는 선수들로 이루어진 팀이었다. 연습 경기라고는 하지만 이런 경기에서의 활약 혹은 내용의 결과에 따라서 리버풀의 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가 결정되는 만큼 매 시간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었다. '아이씨! 내 이름은 둔이 아니라고!' 둔이라는 짤막한 호칭은 현준이 한국영에게 지어준 별명이었다. 좋은 호칭은 결코 아니었는데 '둔한 놈'이라는 줄임말이었다.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수인 자신도 할 수 있는 공격 작업이나 창조적인 패스를 왜 보여주지 못하느냐고 현준이 지어준 별명이었다. 그리고 한국영은 이 별명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조차도 한 보다는 둔이라는 어감이 더 마음에 든다며 둔둔거리며 불렀기 때문이었다. 툭!!! 그리고 현준은 알수 없는 분노에 찬 한국영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정확하게 현준에게로 연결되었다. "흠!" 그런 한국영의 패스에 오늘 연습 경기의 주심으로 뛰고 있던 수석 코치는 속으로 짧게 감탄했다. 평범한 패스였지만, 마리오 괴체의 마크에도 정확하게 현준에게 패스를 연결시켰던 것이다. 그것도 현준이 어떻게 플레이할지 충분히 예상한 패스였다. 이는 점점 한국영와 다른 선수들의 호흡이 제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국 속담으로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한국영이 딱 그 짝이었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지 이제 한 달 반 정도 흐른 것 같은데, 처음 못미더웠던 플레이와는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다. 게다가 거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에서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피지컬 부분도 크게 좋아지고 있었다. 수석코치는 이것이 전부 리버풀이 자랑하는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의 훈련방법과 선수 본인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준이 온다!!!" 멀리서 한 선수가 소리를 질렀고, 수석 코치 뿐만 아니라 패스를 보내준 한국영의 시선도 그리로 향했다. 한국영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카메론 브라나간이라는 선수였다. 리버풀의 유스 시스템에서 자라나던 선수였다가 실력을 인정받아서, 실은 1 군 미드필더들 대다수가 부상을 당한 까닭에 유소년 팀에서 최근 1 군으로 올라온 선수였다. 그리고 한국영은 그런 브라나간과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1 군이 대다수 섞여 있는 A 팀, 그리고 현준과 제라드 그리고 한국영과 함께 레이나가 끼어있는 B 팀과의 연습 경기는 팽팽한 경기내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경기 결과도 3 - 4 로 B 팀이 한 점 앞서 나가고 있었다. "확실히 준의 활약은 연습경기에서도 눈부시군." "그렇죠. 만약 저 선수가 다른 팀의 선수였다면 정말 골머리가 아팠을 겁니다." "그런 일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군." 한 코치의 말에 달글리쉬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현준이 없는 리버풀과 현준을 상대해야 하는 리버풀, 달글리쉬의 입장으로는 둘 다 상상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다. 어찌되었든 현준이 뛰고 있는 리버풀 B 팀은 A 팀을 상대로 4 - 3 으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 "1군 선수들의 약이 오르겠어." 현준과 스티븐 제라드가 있다고는 하지만 B 팀은 대다수가 2군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핵심선수들이 대부분 포진되어 있는 A 팀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스코어였다. 물론 B 팀의 4 골 중 3 골을 현준이 터뜨렸었다. 다른 프리미어리그 수비진들도 현준을 막지 못하듯 리버풀의 수비수들도 현준의 화려한 개인기와 정확한 골 결정력에 농락당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골도 스티븐 제라드의 중거리 슛이 빛을 발했고 말이다. 거기에 또 하나의 선수가 나름대로 리버풀 1 군을 상대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제라드의 뒤를 받쳐주고 있는 한국영이었다. "한의 성장세도 조금은 놀랍군." 달글리쉬의 말에 그의 옆에 서 있던 코치도 공감하는 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한국영을 보았을 때의 엉망이었던 모습하고는 달리, 이제는 제법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리그 하위 팀을 상대로는 선발로 출전시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선수 본인에게도 득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실전에서 경기를 치르고 많은 경험을 해야 성장할 테니까요." "하위 팀이라..." 달글리쉬가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앞으로 있을 리버풀의 경기를 떠올렸다. 갈라타사라이와의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 끝나면 리그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다행이도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카디프 시티와의 경기였다. 마침 사비 알론소도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한 상황. 경기에 내보낼 미드필더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찰나에 후보로 생각하고 있던 선수가 저렇게 성장을 해주면 감독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수밖에 없었다. 삐이익!!! 달글리쉬가 앞으로 있을 챔피언스 리그 16 강과 카디프 시티와의 경기준비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무렵, 멀리서 휘슬소리가 들려왔다. 골을 알리는 소리였다. "부상선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축구의 신이 있지. 충분히 이번 시즌 할 만해." 골을 성공시키고 동료들과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는 현준을 보며 달글리쉬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만 있다면 상대가 그 누구라도 두렵지 않았다. 봄의 따스한 바람이 공기 중에서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 경기가 열리는 안 필드는 따스함을 넘어서 뜨겁게 느껴지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을 기다리는 팬들의 열기 때문이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8 강의 진출팀이 가려지는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의 매치가 열릴 예정이었다. "후...후..." 한 남자가 계속해서 심호흡을 내뱉었다. 리버풀의 23 번 유니폼을 입은 한국영이었다. 오늘 처음으로 선발출전 그것도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라는 중요한 경기였다. 머지사이드 더비를 생각하면 부담이 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한국영이 선발로 출전할 거라는 달글리쉬의 멘트로 인해 이미 한국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었다. 작년도 쿼드러플을 달성한 유럽 최고의 클럽에 뛰고 있는 한국 선수 두 명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었다. 축구 팬들이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한국영의 출전을 우려하는 팬들도 없잖아 있었다.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무려 세 골 차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리버풀은 최종적으로 3 - 3 무승부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그리고 그 원흉이 한국영이라는 사실은 머지사이드 경기를 지켜본 팬들 누구나 다 알 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아...후우..." 선발 출전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한국영의 표정은 시시각각으로 찌그러졌다 펴졌다를 반복했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말이었다. 보통 때라면 마음 편하게 아니 약간의 긴장만을 한 채 그라운드의 벤치로 향했을 테지만, 오늘은 그게 아니었다. 교체로 출전시키겠다고 언질을 준 것도 아니고 선발 출전이었다. 그것도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말이다. 꿈에서라도 그리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부담이 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오늘 경기의 결과에 따라서 자신에게 주어진 주전 경쟁의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될 지도 몰랐다. "긴장 풀어." "으윽!!!" 보다 못한 현준이 한국영의 등을 팡 하고 때렸다. 순수한 마기가 살짝 섞여 있는 현준의 타격에 한국영의 몸이 마치 쥐포처럼 오그라들었다. 살짝 때린 것 같은데 등에서 찌르르하고 밀려오는 아픔은 눈물이 찔끔 흘러나올 정도로 장난이 아니었다. "아무도 너한테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그냥 연습 경기 때 했던대로의 실력을 보이면 돼." "준의 말이 맞아. 생각이 많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스티븐 제라드도 끼어들었다. 사실 제라드는 오늘 한국영의 선발 출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머지사이드전에서 한국영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최악 그 자체였다. 하지만 사비 알론소도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한 마당에 경기에 내보낼 선수가 없었다. 연습경기에서 한국영의 플레이가 점점 나아지는 있다는 것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다. "둔. 임마. 누구도 너한테 골을 넣으라고 하지는 않는다고. 그냥 넌 갈라타사라이 녀석들의 공을 잘 뺏고, 패스만 잘 연결시켜주면 돼." "하하! 맞아. 골을 넣는 것은 준이 할 일이지. 그러고보니 한의 상대는 갈라타사라이의 스나이더 아니야? 고생 꽤나 하겠는데?" 한국영이 시선이 물끄러미 제라드와 농담을 하고 있는 현준에게 향했다. 다른 경기도 아니고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었다. 비록 갈라타사라이와의 전적에서 앞서 있다 하더라도 2 골차 이상으로 패배하면 리버풀은 탈락 확정이었다. 다행이도 무승부만 거둬도 8 강에는 진출하지만 말이다. '저게 세계 최고의 공격수의 자신감에서 나오는 행동인가?' 하지만 리버풀은 이스탄불에서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3 골이나 허용하며 수비에 문제를 보이지 않았던가? 당연히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것도 경기에 처음으로 선발로 출전하는 한국영은 부담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사실을 동료 선수들도 그리고 현준도 모를 리 없을 텐데 그런데도 저렇게 걱정 없이 웃고 떠드는 현준이 한국영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현준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선수들 또한 웃고 떠드는 분위기였다. 경기가 이제 15 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럼 라커룸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상하게 한국영도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는 게 느껴졌다. 와아아아아!!!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이거 장난이 아닌데요?" 조민호 캐스터가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에 손으로 귀를 살짝 막았다. 정말 이러다가 귀가 먹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경기장 곳곳 노랫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우렁차게 리버풀의 응원가 YNWA 가 울려 퍼졌다. 평소 안 필드에서 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에도 대단했지만, 오늘은 그 정도가 훨씬 심했다. "이스탄불에서 당했던 게 있으니까 콥들도 이를 갈았겠지." 신연호 해설위원도 조민호 캐스터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오늘 안 필드에서 열리는 챔피언스 리그 16 강전.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의 경기는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 들이 벼르고 벼르던 경기였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 1 차전. 이스탄불의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있었던 일들을 콥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이곳이 리버풀의 홈구장 안 필드라는 것을 갈라타사라이 선수들과 팬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안 필드에는 콥 들의 열광적인 응원만이 가득했다. 갈라타사라이 서포터즈의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자! 이제 좀 있으면 챔피언스 리그 16 강 2차전.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 갈라타사라이와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되겠는데요.] 그런 함성을 배경음악으로 삼으며 오늘 경기를 자국에 내보내는 여러 중계진들이 동시에 방송을 시작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수년간이나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들답게 둘은 찰떡궁합을 보이며 맛깔나게 중계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식전행사와 함께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앞서서 모습을 드러낸 레이나와 현준의 모습에 콥들의 응원소리는 더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꿀꺽."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는 엄청난 함성에 한국영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한국영이 안 필드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벤치에 앉았던 적은 있었지만, 그라운드에 나서본 적은 없었다. 그라운드에 있었을 때도 열광적이라고 생각했던 응원이 막상 이렇게 몸으로 느껴지니 머리가 하얗게 변하며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실수 하나에 이 열광적인 함성이 엄청난 야유로 변한다는 사실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야야야..." 맞잡은 손에 과도하게 힘이 가해지자 한국영과 손을 잡은 꼬마가 울상을 지었다. 그런 한국영의 모습을 본 샤키리가 아까 라커룸에서 현준의 행동을 떠올리는 툭 하고 한국영의 등을 쳤다. "긴장 풀라고. 뉴비. 꼬마애가 아파하잖아." "......" 팬들은 함성 속에 가려져 사실은 언어차이 때문에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샤키리가 어떤 의도로 자신의 등을 쳤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샤키리를 향해 꾸벅 고개를 끄덕여준 한국영은 곧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가지가지 하네...' 그리고 뒤에서 한국영와 샤키리의 행동을 순수한 마기를 통해 보고 있던 현준은 속으로 혀를 쯧쯧 찼다. 자신도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홈 경기장에서 데뷔를 했을 때 저런 모습을 보였을까? 그러고보니 한국영은 오늘 경기가 데뷔전도 아니었다. 물론 한국영의 데뷔전은 기억에서 지워야 할 정도로 최악이기는 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최악이 아닌 최고의 결과를 보여줘야만 하는 경기였다. 현준은 개인적으로 갈라타사라이가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 정도에 위치하는 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오를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지만, 첼시,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교하면 한 수 떨어지는 팀이라고 확신했다. 그런 만큼 오늘 경기 한국영은 갈라타사라이 미드필더를 상대로 최소한 1 인분 이상의 제 활약을 보여줘야만 했다. 그래야지 리버풀의 미드필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자신이 목표로 하는 원하는 월드컵에서의 우승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그라운드에서 갈라타사라이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며 현준의 시선이 빠르게 돌아가다가 멈췄다. 현준에게 익숙한 흰 백발의 서양 남자와 그의 옆에 동양인 몇몇이 앉아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유프 하인케스. 앞으로 있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을 지휘할 대표팀 감독이었다. 오늘 경기는 한국영에게 있어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 경쟁을 펼치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팀 발탁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경기일지도 몰랐다. 물론 현준은 오늘 유프 하인케스 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관람하고 왔다고 한국영에게 얘기하지는 않았다. '괜히 얘기했다가 더 안 좋을 꼴을 볼 수도 있었겠지.' 한국영도 눈치가 있으니 어째서 하인케스가 경기를 보러 왔는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현준은 자신의 행동이 옳았다는 생각을 했다. 가뜩이나 선발로 출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렇게 긴장하고 있는데, 대표팀 발탁이 걸린 경기라고까지 이야기 한다면 오늘 경기는 머지사이드 전의 재탕이 될 게 뻔했다. ============================ 작품 후기 ============================ 이제는 연참 안해? 라고 묻는 와이프의 말에. 연참보다 그냥 용량을 늘이는 것을 선택했어요... 요즘 에테리얼 얘기도 슬슬 꺼내요. 처음에는 악마의 계약만 꾸준히 연재해도 된다고 하더니만...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느낌이예요. 살려주세요. 순진한 눈망울을 한 타우렌이 날 기다리고 있는데...ㅠㅠ 00497 성장 =========================================================================                            [경기 시작합니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양 팀의 선수들이 빠르게 상대방의 진영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 2차전. 리버풀과 갈라타사라이 양 팀 중 8 강 진출 팀을 가리는 경기였다. 상황은 리버풀이 유리했다.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 점을 획득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원정 골도 4 골이나 터뜨린 만큼 오늘 경기 2 점차로 지는 게 아닌 이상 8 강 진출이 확정적이었다. 그에 반해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다급했다. 최소 2 골 차 이상으로 그것도 안 필드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그런 탓에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전반 초반부터 선제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거칠게 나섰다. [셀쉬크 이난! 측면으로 패스. 웨슬리 스나이더!] 정밀하게 리버풀 선수들 사이를 뚫는 패스가 이어질수록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도 빨라졌다. 챔피언스 리그의 단골손님답게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의 패스워크는 정교했다. 특히 갈라타사라이의 허리를 지탱하고 있는 셀쉬크 이난과 웨슬리 스나이더의 컨디션은 이제 막 경기가 시작되었지만, 누구나 다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인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침착하게 마크해! 선수와 공! 둘 다 놓치지 말라고!!!"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강하게 나오기 시작하며 진영이 조금씩 뒤로 밀리자 레이나가 소리를 질렀다. 이스탄불에서 있었던 1 차전에서 리버풀은 무려 3 골을 내줬었다. 결국은 승리로 끝이 난 경기였지만, 한 경기에 3 점이나 점수를 내준 것은 레이나에게 있어 치욕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만큼 레이나는 오늘 경기에서는 무조건 무실점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골키퍼인 자신도 잘 해야 했지만 수비진들도 도와줘야만 했다. "후......"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레이나의 외침에 한국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레이나를 보고 서 있는 게 아니라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찡그려진 얼굴을 직접 보여줄 수 없으니까 말이다. '스나이더라니...' 네덜란드 최고의 미드필더라고 손꼽히는 선수로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레알 마드리드, 인터 밀란과 같은 명문 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였다. 이름값만 봐서는 자신은 전혀 상대도 되지 않았다. 이름 값 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의 가치를 주관적으로 평가 해주는 몸값도 수십 배나 차이가 났다. 게다가 오늘 컨디션도 좋은지 갈라타사라이의 8 번과 주고받는 패스워크는 눈으로 보기만 해도 장난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알 수 없었지만, 리버풀에서 워낙 양질의 패스만을 봤기 때문일까? 한국영도 세계적인 선수들의 패스가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어쨌든 그렇다고 멍하니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어떤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했기에, 한국영은 바쁘게 그라운드를 누비기 시작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다. [웨슬리 스나이더! 빠르게 드리블해 들어갑니다! 다니엘 아게르가 막아섭니다.] [오늘 진짜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데요? 마치 홈 경기장에서 플레이 펼치는 것 같은 웨슬리 스나이더 선수예요.] [한국영 선수의 수비가담!] 셀쉬크 이난의 패스를 받은 웨슬리 스나이더가 빠른 속도로 리버풀의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여차하면 중거리 슈팅까지 때릴 기세였기에 다니엘 아게르가 빠르게 웨슬리 스나이더를 막아섰다. 그리고 스나이더가 빠른 몸놀림으로 아게르를 제치려는 찰나 한국영이 몸을 쭈욱 집어넣으며 공을 빼냈다. [한국영! 공 빼냅니다!] 간단하고도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을 생각해보면 당연히 해야만 하는 플레이였지만 조민호 캐스터는 자신의 주먹까지 불끈 쥐며 우렁차게 외치고 있었다. 데뷔전이었던 머지사이드 더비를 워낙 혹독하게 치른 탓에 유럽의 실력 있는 클럽들을 상대로 주눅들며 자신감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방금 경기의 플레이를 보니 그렇지는 않은 듯 했다. 그리고 한국영의 패스가 측면의 카일 워커에게 향했다. [카일 워커 전방으로 찔러주는 공!] 공을 받은 워커는 그대로 괴체를 보고 강하게 발을 앞으로 내질렀다. 빈 공간으로 빠르게 굴러가는 공을 잡기 위해 두 선수가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측면 쪽에서 벌어진 괴체와 갈라타사라이 선수와의 스피드 경쟁의 승자는 마리오 괴체였다. [마리오 괴체!! 공 잡았습니다!] 마리오 괴체는 스피드를 늦추지 않은 채 공을 잡자마자 그대로 갈라타사라이의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그런 괴체의 보조에 맞춰 현준도 수아레즈도 갈라타사라이의 진영으로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순간 오른쪽을 힐끔 쳐다보는 마리오 괴체와 수아레즈의 시선이 맞닿았다. '올려!' 수백, 수천 번이나 발을 맞춰본 동료다. 수아레즈의 눈에서 전해지는 의미에 마리오 괴체는 한 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낮고 빠른 패스로 수아레즈에게 공을 연결시켰다. [루이스 수아레즈!!!] 수아레즈에게 향하는 공을 보고 갈라타사라이의 수비수 에부에가 진로를 막으며 달려들었다. 그런 에부에의 표정에는 약간의 당혹감이 서려 있었다. 자신들의 홈인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 1 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는 리버풀의 역습에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었다. 그렇기에 오늘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는 리버풀의 역습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자신들의 생각보다도 리버풀 선수들의 공격 작업은 거침이 없고 빨랐다. '슛? 패스?' 에부에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수아레즈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몇 개 없었다. 슈팅을 때리기에는 자신이 슈팅 각도를 막고 있기에 여의치 않을 터였다. 패스나 드리블 돌파 수아레즈는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툭! 수아레즈의 발끝에 공이 닿는 순간 에부에의 눈동자가 커졌다. 마치 실수로 보이는 것처럼 공이 수아레즈의 발등에 맞고는 각도가 크게 꺾이며 굴러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퍼스트 터치 미스다!!!' 에부에는 그렇게 확신했다. 경기가 시작된 지 5 분도 되지 않은 시간이니 몸이 덜 풀린 만도 했다. 그들의 홈인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경기지만 챔피언스 리그라는 중요한 경기였다. 리버풀 선수들도 사람인 이상 긴장을 하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에부에는 곧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눈을 크게 깜빡여야만 했다. 마치 숨어서 먹이를 덮치듯 맹수라고 느껴지는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빈 공간으로 흘러가고 있었던, 그러니까 당연히 자신들의 동료가 걷어 내리라고 생각했던 공을 낚아채 버린 것이다. [김현준!!!] "이런!!!" 퍼스트 터치의 실수가 아닌 의도했던 패스였다. 수아레즈가 태연하게 자신과 눈을 마주치고는 공이 흘러간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고 있었다. 에부에도 재빠르게 뒤로 고개를 돌렸다. 몸도 돌아가야 했지만, 의지만큼이나 그의 몸은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퍼스트 터치의 실수가 아닌 의도한 패스였다. 와아아아아!!! 마치 묘기를 보여주듯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이며 패스를 주고받는 김현준과 수아레즈의 플레이에 관중들은 환호성으로 보답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영혼의 투 톱 이라고 불리는 선수들의 찰떡궁합과도 같은 플레이였다. 그리고 그런 환호성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리버풀의 주장이자 그들의 보배 현준의 드리블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제치나요!!!] '......!' 수아레즈가 절묘한 패스로 에부에의 수비까지 벗겨내며 자신에게 준 좋은 찬스를 현준은 그냥 날려버릴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에게 순수한 마기가 측면에서 누군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갈라타사라이의 유니폼을 입은 22 번의 선수였다. 하칸 발타. 갈라타사라이의 레프트 윙백으로 갈라타사라이의 부주장직을 맡고 있는 선수였다. 현준의 눈동자가 빠르게 갈라타사라이의 골문으로 향했다. 직접 슈팅을 때릴 만한 거리이긴 했지만, 현준은 며칠 전 조민호 캐스터에게 얘기했던 대로 오늘 경기 대승을 하고 싶었다. 그런 만큼 전반 초반부터 일찌감치 골을 터뜨려 갈라타사라이의 기를 꺾어버릴 생각이었다. '와라!' 현준이 스피드를 줄이며 몸을 주춤거리자 하칸 발타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하칸 발타의 머릿속에는 현준이 곧 슈팅을 때릴 것이라는 생각만이 가득 차 있었다. 더군다나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은 중거리 슛 능력은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지 않던가? 골 성공률도 중거리 슛이라면 이름난 다른 선수들보다도 높았다. 심지어 자신들의 동료이자 갈라타사라이의 에이스 역할을 맡는 웨슬리 스나이더보다 말이었다. 어떻게든 현준의 중거리 슛을 막거나 방해해야 한다는 생각에 하칸 발타는 자연스럽게 슬라이딩으로 몸을 날렸다. 그런 하칸 발타의 슬라이딩에 현준을 공과 함께 몸까지 틀면서 슬라이딩을 무마시키며 다시 스피드를 올렸다. 그러면서 현준은 입 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슬라이딩으로 넘어져 있는 하칸 발타의 눈동자에 자신이 표정이 보이게끔 말이었다. [김현준!!! 아아! 제칩니다!] 마치 그림처럼 하칸 발타의 슬라이딩을 피하며 그대로 스피드를 끌어 올려 달라나가는 현준의 플레이에 관중석에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그라운드의 지배자이자 리버풀의 보물인 그는 콥들에게 그리고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있어서 예술 그자체가 다름없는 선수였다. [하칸 발타 선수! 너무 성급했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하칸 발타의 슬라이딩을 질책했다.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그만큼 현준이 이제까지 보여줬던 플레이나 위명에 눌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냉정하게 판단하지 않고 저렇게 성급하게 슬라이딩 태클을 할 리가 없었다. 와아아아아!!! 한 걸음, 두 걸음 현준의 발걸음이 떨어질 때 마다 관중석의 환호성 또한 그에 맞춰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과연 언제 현준이 슛을 때릴지 그리고 얼마나 멋진 골이 터져 나올지 만이 가득했다. [김현준 슈웃!!!]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이 강하게 때린 공은 옆으로 휘어지면서 갈라타사라이의 골키퍼 무슬레라를 손을 피해 우측 골포스트를 강하게 때렸다. 그리고는 기세가 사라지지 않은 채 엄청난 속도로 그대로 안으로 파고들며 그물을 철렁였다. 전반 6 분 만에 터진 선제골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저희집에는 컴퓨터가 2 대 있습니다. 하나는 오래된 그러니까 문서작업용으로 쓰는 컴퓨터도 하나는 며칠전에 산 최신식 컴퓨터입니다. 와우를 하기 위해 GTX970 까지 달아가며 샀죠... 오늘 저녁 때 와이프가 가벼운 온라인 게임좀 추천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와우를 추천해줬더니 블엘 마법사 캐릭터를 열심히 커스터마이징 하더니 3분만이 재미없다고 때려쳤습니다. 그리고는 게임좀 하게 독자분들에게 재미있는 온라인 게임을 추천해 달라고 하네요. 하...이제는 제가 와우할 컴퓨터도 뺏어가려고 하네요. 삶의 낙이 없어... 00498 성장 =========================================================================                            와아아아!!!! "준!!! 넌 역시 최고야!!!" 수아레즈가 소리를 지르며 현준에게 달려들었다. 같은 공격수로서 수아레즈는 방금 전 현준의 플레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침착하게 하칸 발타의 슬라이딩을 피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공을 골문에 집어넣는 현준의 플레이는 환상 그 자체였다. 수아레즈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도 코너 라인 쪽으로 달리면서 양팔을 흔드는 현준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끼야아아아호!!!" 마리오 괴체는 마치 자신이 골이라도 넣은 듯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자신들의 주장은 언제나 찬스를 놓치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선수였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그런 선수들의 골 세리모니에 팬들은 더욱더 크게 환호성을 내질렀고, 선수들을 향해 자신들의 노래를 우렁차게 부르기 시작했다. '들어갔다!!!" 그리고 선수들의 세리모니를 한국영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선제골!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한국영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방금 전 공을 건드렸던, 그러니까 카일 워커에게 패스를 해 줬던 감각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패스를 시작으로 리버풀을 골을 터뜨렸다. "좋아...잘하고 있어. 한국영." 한국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금 이 멤버들과 함께라면 오늘 경기 무조건 이길 수 있었다. [김현준!!! 선제골!!! 챔피언스 리그 13호골! 아! 진짜 놀랐습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김현준! 뭐라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는! 깔끔하고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흥분한 것은 선수와 관중들뿐만이 아니었다. 안 필드에서 중계를 하고 있는 각국의 캐스터진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전 그림 같은 현준의 골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준 선수의 슈팅 정말로 침착하고 완벽했습니다. 특히 하칸 발타 선수의 슬라이딩 태클을 피한 장면은 압권이었는데요. 그것 말고도 수아레즈 선수의 절묘한 패스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게다가...] 카메라에 골 리플레이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리플레이의 시작은 한국영이었다. 한국영이 수비가담을 하며 스나이더의 공을 뺏어냈고, 그 공이 계속해서 연결되면서 결국 골이 터져 나왔다. 그 장면을 보며 신연호 해설위원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한국영 선수에게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깔끔하게 한국영 선수가 공을 빼낸 이후 골이 터졌거든요. 한국영 선수의 수비가담이 좋았고, 공격작업도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오늘 리버풀의 한국 선수들의 활약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좋아지면 고국에 계신 축구 팬들은 정말 좋겠는걸요?] 해외 리그에서 뛰는 한국 축구선수들은 많았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처럼 김현준과 손흥민을 제외하고는 리그나 챔피언스 리그 같은 큰 경기에도 출전하면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는 딱히 없었다. 그런 와중에 한국영의 이런 활약은 한국 팬들에게 그리고 다른 해외파 축구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은 한국의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말이다. [전반 6 분. 리버풀이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고 앞서 나갑니다. 이렇게 되면 갈라타사라이 정말 다급해졌어요.] [네, 그렇습니다. 홈에서 3 - 4 로 패배한 만큼 오늘 경기 최소 2 골을 넣어야지만 8 강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갈라타사라이였는데요. 선제골을 내줬으니 오늘 경기 최소 3 골을 넣어야만 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리버풀의 최근 전적을 살펴보며 말했다. 최근 실점이 꽤 늘어나긴 했지만, 리버풀은 안 필드에서 만큼은 실점이 굉장히 적은 팀이었다. 게다가 선제골을 넣고 분위기가 오르기 시작한 리버풀에게 3 골이나 넣는 것은 갈라타사라이의 전력으로는 결코 쉬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전반 6 분 만에 터진 현준이 선제골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한국영! 태클! 공 빼냅니다! 깔끔한 태클! 오늘 한국영 선수의 활약 대단합니다!] [수아레즈 슛!!! 아! 골포스트 맞았습니다! 아아아!!! 흘러 나가는 공! 마리오 괴체가 달려들지만 그대로 하칸 발타가 걷어냅니다!] 경기는 리버풀이 주도해나가고 있었다. 안 필드에서 만큼은 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갈라타사라이의 홈구장인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경기를 치렀을 때하고는 전혀 딴판인 경기력이었다. "퉷!!!" 스나이더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게 답답한지 거칠게 그라운드에 침을 뱉었다. 잉글랜드 그것도 리버풀까지의 먼 원정거리를 이동했던 탓일까? 아니면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홈팀의 빌어먹을 붉은색 서포터즈의 함성 때문일까? 빠르게 몸이 무거워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챔피언스 리그 8 강 진출을 위해서라면 갈라타사라이는 오늘 3 골을 넣어야만 했다. 그것도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하에서 말이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된 지 이제 30분 쯤 남짓 지났을까? 아직 갈라타사라이는 동점골조차 넣지 못하고 있었다. 동점골은커녕 그와 비슷한 찬스조차도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수비를 벗겨내는 것은 고사하고, 리버풀 선수들의 맹공에 계속해서 밀리고 있는 모양새였다. '어떻게든...' 스나이더는 골을 터뜨려서 분위기를 되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챔피언스 리그 8 강 진출은 물론이고, 오늘 경기에서 승리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그것은 이 먼 잉글랜드까지 찾아온 갈라타사라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다른 갈라타사라이 선수들도 스나이더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과 행동은 달랐다. 터키의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벌어진 챔피언스 리그 1 차전에서는 현준이라는 그라운드에서 홀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갈라타사라이에는 그런 선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스나이더가 있었지만, 그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찬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을 계속했지만 번번이 다니엘 아게르와 한국영의 협력수비에 막히고 있었다. [들어갑니다!!! 마리오 괴체!!!] [아! 마리오 괴체! 환상적인 헤딩슈팅으로 골을 터뜨립니다! 176 cm 라는 작은 키로 멋진 헤딩슛을 선보이는군요!] 그리고 전반이 끝나지 직전 리버풀이 얻어낸 코너킥에서 다른 선수들도 아닌 176 cm 라는 작은 키에 몸싸움마저도 신통치 않은 마리오 괴체가 헤딩 골을 터뜨리며 갈라타사라이의 희망을 완벽하게 꺾어버렸다. [경기 끝났습니다! 3 - 0 ! 2전 2승으로 챔피언스 리그 8 강에 진출하는 리버풀입니다!] [오늘 경기는 리버풀이라는 팀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 경기였습니다. 안 필드에서 만큼은...] 결국 최종스코어 3 - 0. 리버풀은 김현준, 마리오 괴체, 루이스 수아레즈의 연속골로 갈라타사라이는 홈인 안 필드에서 완벽하게 누르며 챔피언스 리그 8 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에서 리버풀이라는 대어를 잡을 뻔 했던 갈라타사라이는 아쉽게도 이번 시즌에서 챔피언스 리그 16 강에 오른 것에 만족 해야만 했다. "음..." 경기가 끝나고 팬들의 환호성속에 선수들이 챔피언스 리그 8 강에 진출한 것을 자축하는 모습을 보던 70 대의 남성이 무언가를 깊게 생각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다가 손을 뻗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동양인이 노트와 펜을 꺼내 남성에게 건네주었다. "어떻습니까? 오늘 경기에 대한 생각은?" 동양인이 불쑥 말을 꺼냈다. 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기대감이라는 것이 담겨 있었다. 그는 채희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이번 유프 하인케스의 유럽 순방에 함께한 인물이었다. "확실히 현준은 대한민국 축구계의 보물입니다. 난 오랫동안 축구 감독 생활을 해왔고, 바이에른 뮌헨, 레알마드리드, 바이어 레버쿠전, 벤피카등 수 많은 유럽의 명문 팀을 지휘해봤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도 들어 올려봤지요." 흥분한 팬들의 목소리가 사방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채희성은 유프 하인케스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귀를 쫑긋 세우며 모든 정신을 그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라올 곤살레스,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호베르트 카를로스등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휘해봤지만, 난 이제까지 김현준과 같은 선수를 본적이 없습니다. 그는 내가 직접 본 축구 선수들 중 최고입니다." 유럽에서도 알려진 명장의 칭찬에 채희성은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심호흡을 했다. 자신에게 향하는 칭찬이 아닌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느껴졌다. 역시 한국 축구를 지탱하는 대들보다웠다. 하지만 그가 알고 싶은 것은 김현준에게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한국영 선수는...?" 채희성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가 기다리던 대답을 들려오지 않았다. 단지 유프 하인케스는 자신의 노트에 영어로 Han 이라는 단 세 글자만을 적어 넣었을 뿐이었다. '좋았어!' 그리고 그런 하인케스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채희성은 잘 알고 있었다. 곧 다가올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영을 뽑겠다는 의사 표시였다. "하읏! 읏!!!" 침대위로 엎드린 페르실이 연신 거친 숨과 야릇한 신음성을 내뱉었다. 그 위로 현준이 페르실을 안은 채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대여섯 명이 누워도 될 만큼 넓은 침대위에는 현준과 페르실만이 있는게 아니었다. 레리엘 그리고 탈리사도 함께 였다. 물론 그녀들은 현준에게 시달림을 당한 끝에 기절하시디피 잠들어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8 강 진출을 축하하는 의미로 집에서 파티를 열었고, 그 마지막은 언제나 이렇게 진뜩한 섹스였다. "흐읏...흣!!!" 현준의 남성이 삽입 될 때 마다 페르실의 아미가 찌푸려지며 신음성이 흘러 나왔다. 현준의 남성에서 순수한 마기가 몸으로 들어오며 쾌락의 감각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 페르실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참을 필요도 없었지만 말이다. "더...더 해주세요! 주인님...!" 페르실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순수한 마기 때문일까? 계속해서 그를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아래쪽이 간질거리며 자신의 주인을 원했다. 그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쾌락은 고귀한 지천사, 하지만 이제는 타락천사가 되어버린 페르실의 머릿속에 섹스라는 두 글자만을 각인시키고 있었다. 질퍽거리는 소리는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마치 침대 속으로 페르실을 파묻어 버릴 정도로 현준은 강하게 그녀를 내리 눌렀다. 그리고 현준이 파정을 하자 페르실을 쾌락으로 일그러진 표정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높은 하이톤의 신음성을 내뱉었다. "후우..." 몇 시간에 걸친 열락의 시간이 끝나자 현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침대위에 널브러진 세 여인을 바라보았다. 현준의 시선이 페르실에게 닿았다. 가쁜 숨과 함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페르실의 눈동자는 짙은 붉은색이었다. '서클렌즈라고 했던가?' 실제로 페르실의 눈동자는 붉은색이 아니었다. 하지만 서클렌즈라는 현대 문명을 이용하니 붉은색으로 보이게 된 것이었다. 거기에 짙은 노란색으로 염색한 그녀의 모습은 얼핏 현준이 보고 싶어하는 한 여인을 떠올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현준을 악마로 만든 마왕. 리리스였다. "......" 현준은 자신을 바라보는 페르실의 시선을 두고, 차가운 물을 마시기 위해 부엌 쪽으로 몸을 돌렸다. 겉모습만 리리스와 비슷한 모양새였지만, 그것에 대해 흥분해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거칠게 페르실을 안았다. 세 명의 여인들과 난교를 벌였지만, 레리알과 탈리사는 덤에 가까웠다. "나도...참..." 발걸음을 옮기는 현준이 웅얼거리듯 말을 내뱉었다. 하루라도 빨리 껍데기만 비슷한 리리스가 아닌 진짜 리리스를 자신의 품에 안고 싶었다. ============================ 작품 후기 ============================ 조금 늦었네요. 주말에 부모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신혼집을 마련하고 처음으로 찾아온 부모님 때문에 조금 바빴네요. 게다가...부모님은 제가 글이라는 걸 쓰는 것을 잘 모릅니다. 특히 아버지께서 알면...하하하. 잠시의 연중이 아니라 평생 제 글을 못 볼지도...어쨌든 좀 쉬고 왔습니다. 다들 즐감하세요. 00499 성장 =========================================================================                            "이번 달 리버풀의 경기가 얼마나 남았죠?" H&G 에이전시의 사무실에서 회색의 세미 정장을 입은 동양인의 여성이 말했다. 이선미였다. 현준의 제안으로 H&G 에이전시에 입사해 현준과 한국영의 에이전트 및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는 여성이었다. H&G 가 세워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일하기 시작한 그녀는 유능하게 일을 잘 처리하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고, 이제는 H&G 에이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재중 하나였다. 사실 현준에 대한 흑심과 호기심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 그녀였지만, H&G에서 바쁘게 일하기 시작하면서 현준에 대한 흑심은 살짝 접은 상태였다. 물론 자신의 도발 및 제안에 현준이 계속해서 응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이전시 일을 소홀히 할 생각은 없었다. 현준이 아니더라도 선미는 H&G 에이전시의 일이 즐거웠고, 자신의 적성에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6 일 카디프 시티와의 리그 경기가 있고, 21 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레즈 더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9 일에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가 있고요." "흐아...21 일 경기는 정말 중요한 경기겠네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맞대결. 레즈 더비라 불리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더비전은 모든 프리미어리그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경기였다. 선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쭉 뻗으며 의자에 앉았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가장 최우선 목표는 리그 우승이었다. 물론 리버풀은 작년의 영광에 이어 또 다시 쿼드러플이라는 목표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그 목표를 향해 리버풀은 순항 중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쯤이야. 리버풀이 이기지." "웨인 루니도 지금 부상이잖아? 게다가 박도 경기에 나오지 못한다며?" H&G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다수 아니 두 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이었다. 그도 그런 게 자신들이 서포트하는 혹은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선수들 대다수가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H&G 에이전시의 간판스타가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과 부주장 스티븐 제라드 라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본사가 리버풀에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은 리버풀과 같은 지역 라이벌 에버튼을 응원하는 팬들이었다. "엄청난 경기가 되겠죠. 특히나 경기가 열리는 장소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포드니까요." "엄청난 경기? 흥.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제 리버풀의 라이벌 팀이라는 타이틀을 떼버려야 할 걸?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이긴 경기가 있던가?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 열린 경기도 리버풀이 이겼다고. 게다가 지금 리버풀의 경기력이라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쯤은 작년의 대참사와 같은 꼴을 보일 걸?" 머리가 반쯤 벗겨진 남자가 말했다. H&G 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3 달쯤 된 남자였는데, 리버풀의 광팬인 사람이었다. 그가 말하는 작년의 대참사란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에게 2 - 4 로 패배한 사건이었다. 2012 - 13 시즌 22 라운드에서 만난 영원한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양 팀의 경기였는데,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이 홀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7 만 관중들이 모인 그들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침몰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낸 경기였다. "카디프 시티전의 승리는 어렵지 않을 테고..." "축구에 절대적이라는 말은 없지만 현재 카디프 시티의 전력으로 리버풀을 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직원들의 말을 들으며 선미도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도 카디프 시티는 무려 4 - 0 으로 리버풀에게 패배했다. 루카 모드리치도 사비 알론소도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아직 리버풀에는 김현준이 건재했다. 게다가 새로운 뉴 페이스도 등장하지 않았던가?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라는 큰 경기에 출전해서 보여준 한국영의 활약은 그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선미의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잘 막아내었고, 공격 작업도 준수했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여전했고 말이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 2 차전 갈라타사라이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 때문일까? 머지사이드전에서 보여줬던 최악의 플레이 때문에 한국영은 욕이란 욕은 물론이고, 많은 극성 팬들의 악플에 시달렸었다. 하지만 그 날 갈라타사라이전 경기 하나 만으로 팬들의 반응이 확 뒤바뀌었다. 물론 아직 한국영의 실력에 대한 팬들의 의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악플들이 사라지고 그날의 경기력이 좋았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게 선수 본인에게 그리고 에이전시에게는 도움이 되고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그 반응이 더더욱 심했다. 몇몇 앞서나가는 한국영의 팬들은 저렇게 실력이 성장한다면 곧 사비 알론소나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떠들곤 했다. '그렇게 되기는 힘들겠지만.' 그리고 그런 팬들의 글을 인터넷에서 볼 때 마다 선미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스티븐 제라드와 사비 알론소와 같은 선수들은 그렇게 쉽게 나타나지 않는 재능의 선수들이라는 것은 축구 관계자인 그녀가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선미가 싫어했던 그런 한국인들의 냄비근성이라고 불리는 빠른 태도 변화가 이번에는 한국영에게 그리고 H&G 에이전시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오늘 김현준 선수와 한국영 선수의 스케줄은 어떻게 되죠?" 선미의 상사. 에이전시들을 관리하는 팀장급 남자가 선미를 향해 말했다. 김현준은 H&G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인 만큼 하루하루 스케줄을 체크해야만 했다. "리버풀 구단에서는 오늘 하루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고는 하지만..." 말끝을 흐리는 선미의 모습에 선미에게 질문을 던진, H&G 에이전트의 팀장급 남자가 뒷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들은 오늘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가 훈련을 하고 있으리라. 체력적인 면에서 염려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현준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강골로 불리는 선수였고, 한국영 또한 리버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려는 열정이 엄청났다. 자신들이 굳이 뭐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할 선수들이었다. 괜히 조언을 한답시고 이런저런 말을 꺼낼 필요가 없었다. 그러던 도중 사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네?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팩스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슨 전화에요?" 바로 옆 자리로 걸려온 전화였기에 전화가 끊어지자 옆에 앉아있던 선미가 심드렁하게 물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떠오르고 있는 에이전트 회사 중 하나인 H&G 에이전시로 걸려오는 전화는 매일 수 십, 수 백 통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은 현준의 팬에게서 걸려오는 축구팬들의 전화였다. 김현준의 스케줄을 알고 싶어 하는 극성팬들이었다. "이거 놀라운데요?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전화가 걸려왔어요." "대표팀이요? 협조공문인가요? 김현준 선수에 차출에 대한?" 현준의 차출은 당연하지 않은가? 선미는 딱히 놀라운 만한 일은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선미의 눈동자는 약간은 밝아 보이는, 방금 전화를 받은 사무원에게로 향했다. 왠지 좋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H&G 에이전시에 속한 한국 선수는 여럿이 있었다.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과 한국영 그리고 토트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도 H&G 에이전시 소속이었다. "네. 김현준 선수와 함께 손흥민 선수도 이번 그리스에서 벌어지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차출되었어요. 그리고 한국영 선수도요." "아!!!" 짧은 감탄성과 함께 선미가 입을 다물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의 표정은 크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속으로 나이스라는 말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사실 챔피언스 리그 2 차전 갈라타사라이와의 경기에서 한국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하지만 현재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유프 하인케스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차출하지 않겠다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한국영의 차출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대표팀에서 국가대표 차출 협조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이로서 H&G 에이전시에 속한 한국 선수들 모두가 그리고 선미 본인이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선수들이 전부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것이다. 기쁘지 않을 리 없었다. "이제 바빠지겠는걸요? 김현준 선수는 걱정되지 않지만 한국영 선수는 경기력을 인정받은 게 아니니까요. 이번 평가전이 시험이 될 지도 몰라요." "리버풀 선수들이 뛰는 대표팀 경기이니 만큼 분명 달글리쉬 감독도 주의 깊게 볼 거예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영 선수가 또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현재 리버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마당에 주전 자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겠죠." 팀장의 말에 선미가 씨익 웃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 2 차전. 갈라타사라이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스 리그 8 강에 오른 리버풀은 리그 경기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나갔다. 전력상 약팀으로 평가받는 카디프 시티를 상대로 원정에서 1 - 3 으로 또 한 번의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경기력도 좋았다. 특히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원정 경기에서 아일랜드의 공격수 조 메이슨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연달아 골을 넣으며 1 - 3 으로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승리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가 리버풀은 주포 김현준을 제외하고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김현준 뿐만이 아니었다. 챔피언스리그 16 강 2 차전에서 뛴 많은 선수들이 카디프 시티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내가 나갔어야 했는데..." 물론 현준 본인은 카디프 시티전에 출전하지 못한 게 굉장히 아쉬웠다.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서 27 라운드 사우스 햄튼전에 2 골을 터뜨린 이후 2 라운드 째 골 맛을 맛보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득점왕 경쟁에서 아직 호날두보다 여유 있게 골 수 에서 앞서 나가고 있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언제든지 몰아치기가 가능한 선수였다. "하지만 준. 자네에겐 휴식이 필요해." "전 멀쩡하다니까요?" 현준의 강렬한 말에 리버풀의 수석 코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현준의 체력은 리버풀 구단 스태프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현준의 몸상태가 좋다는 것도 말이다. 하지만 현준은 시즌 초부터 쉬지 않고 리버풀을 이끌고 달려온 선수였다. 의학적으로 잡히지 않는 무언가 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 만했다. 그렇기에 달글리쉬 감독도 카디프 시티와 같은 약팀과의 경기에 현준에게 휴식을 주었고 말이다. "어찌되었든 카디프 시티전은 이미 지나갔네. 준. 자네는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되지." 수석 코치가 현준의 어깨를 철썩 때리며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말이로군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현준의 눈이 빛났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피가 튀기는 라이벌 전이라 불리는 전통의 레즈 더비가 바로 다음 경기였다.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에게 레즈 더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 말 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최근 레즈 더비에서는 계속해서 리버풀이 웃었다.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도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 - 1 로 승리를 거뒀고, FA 컵에서도 1 - 0 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다음라운드에 진출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녀석들에게는 갚아줄 게 있죠." 수석 코치가 현준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고는 하지만 리버풀의 상처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FA 컵에서 제라드는 물론이고 수소까지 큰 부상을 당하며 스쿼드에서 이탈하지 않았던가. 제라드야 지금은 스쿼드에 복귀했다고는 하지만 수소는 아직까지도 훈련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듣기로는 시즌 말에나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고 했다. 현준은 자신들의 동료에게 상처를 입힌 만큼이나 그라운드 위에서 복수를 해주고 싶었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 첼시, 아스널, 토트넘과의 3, 4위 싸움이 한창 중이었다. 그 와중에 리버풀에게 발목이 잡힌다면 순위싸움에서도 한 발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게 현준이 또 리버풀이 자신들의 라이벌 팀에 원하는 결과였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응...? 어느새 다음 편이면 500 화라니. 00500 성장 =========================================================================                            [자! 드디어 프리미어리그 팬들이 밤잠을 설치며 기다려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30 라운드 경기가 조금 있으면 시작 될 예정입니다. 오늘의 빅 매치 역시 신연호 해설위원님이 옆에 함께 하겠습니다.] 이미 올드 트래포드 스타디움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관중들은 자신이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환호성으로 내지르며 조금 있을 빅 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해내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신연호입니다.] 2013 - 14 프리미어리그도 오늘 경기로 30 라운드까지 진행이 될 예정이었다. 한 시즌 경기가 38 라운드가 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직까지는 리버풀이 승점 77 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리그 우승 트로피를 쉽게 거머쥘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승점 73 점으로 리버풀의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리그 3 위에 올라와 있는 첼시 또한 아직까지는 우승확률이 있었다. [오늘 경기 양 팀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전이 될 텐데요. 신연호 해설위원님. 오늘 경기에 대한 전망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예.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은 해외 축구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숙명의 라이벌이죠? 사실 두 팀의 경기는 레즈더비라 불리는 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표현이죠. 정확하게는 노스 웨스트 더비가 맞습니다.] 잠시 침을 삼킨 신연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어쨌든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이끌어 나가는 명문팀들 끼리의 맞대결입니다. 오늘 경기 양 팀에게는 승리가 절실한 경기인데요. 리버풀보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가 더욱 급한 상황입니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세가 별로 좋지 않죠?] 조민호 캐스터의 말대로였다.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에버튼 원정에서 3 - 1 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거기에 약팀인 헐 시티를 상태로도 1 - 0 으로 신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승점 3 점을 획득하며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반전시키나 했더니 풀럼을 상대로 2 - 1 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기세가 주저앉은 상황이었다. 거기에 주포인 웨인 루니를 비롯해 보이지 않는 살림꾼 역할을 해준 박지성마저도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그에 반해 리버풀은 승승장구를 거듭해나가고 있었다. 에버튼과 아스널에게 일격을 당해 상승세가 한풀 꺾이나 싶더니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명 경기를 만들어 내며 분위기를 끌어 올린 것이다. 거기에 우승 향방을 가리는 중요한 일전인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우승 경쟁의 가장 선두에 위치하고 있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들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김현준을 필두로 한 공격진이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며 최근 4 경기에서만 무려 11 골을 터뜨리며 리그에서만 4연승. 그게 현재 리버풀의 성적표였다. [네. 그렇습니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스널, 첼시, 에버튼, 토트넘과 함께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놓고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남은 경기가 이제 각 팀당 9 경기씩이 되겠는데요. 사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강팀들을 줄줄이 만나야 되기 때문이죠.] [그에 반해 리버풀이 만날 강팀은 첼시가 남았군요.] [거기에 최근 몇 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을 상대로 활짝 웃어본 적이 없다는 것도 오늘 경기의 악재입니다. 특히나 저번 시즌 올드 트래포드에서 김현준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었죠.] 이 때문에 최근 리버풀 서포터즈 콥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에게 '너희들은 우리의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조롱하는 응원가를 만들었을 정도였다. 실제로도 만나기만 하면 리버풀이 연일 승리를 거뒀으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화가 나지 않을 리 없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때는 지역 라이벌 팀인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기 위해 에디하트 스타디움까지 찾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있었을 정도였다. 펑! 퍼펑!!! 펑!!! 귀청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가 올드 트래포드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오늘 리버풀과의 노스 웨스트 더비의 승리를 바라는 열성팬들이 준비한 폭죽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좋게 표현하자면 열광적인 팬들은 누가 뭐래도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콥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는 계속해서 폭죽과 홍염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 만큼 절실하게 오늘 경기를 승리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런 흉흉한 분위기 때문일까? 오늘 올드 트래포드에 찾아온 리버풀의 팬들도 쉽사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조롱하는 응원가를 부르지는 못하고 있었다. [자. 원정팀 리버풀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조민호 캐스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발 라인업에 대한 설명은 가볍게 넘어갔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박지성이 출전하지 않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냥 프리미어리그의 인기 있는 팀이었다. 그에 반해 리버풀에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평가받는 한국 축구계의 자랑거리 김현준이 있었다. 역시나 리버풀의 포메이션 가장 꼭짓점에는 Kim 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의외의 인물도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바로 한국영이었다. "오늘도 갈라타사라이 전처럼 잘해보라고." 경기를 기다리며 라커룸에서 현준이 한국영을 향해 말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이라는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오늘의 상대는 갈라타사라이보다 한 수 위의 팀이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밥먹듯이 차지했었던 명문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네." 현준의 말에 한국영은 조용히 대답했다. 오늘 경기 선발로 출전한다는 코칭 스태프의 이야기에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했다. 안 필드에서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괜찮은 활약을 팬들에게 보여주기는 했지만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처럼 안 좋은 모습을 또 다시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다. "충분히 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상대로 잘 막아낼 수 있어." "사비 알론소나 스티븐 제라드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야." 옆에서 수아레즈가 얄밉게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국영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고참의 행동이었다. 그리고 한국영은 자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잘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현준의 말이 사실이기를 바랬다. 물론 조금 과장된 표현도 있었겠지만 한국영은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그런 찝찝한 기분은 시합이 다가올수록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경기의 열기가 몸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 팬들에게 승리를 바치자." "끝나고 신나게 한잔 하자고." 저마다 오늘 경기 승리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리버풀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나섰다. 그리고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자 올드 트래포드에 가득 찬 팬들의 함성은 아까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모두들 하나같이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경기는 더비전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치열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그라운드 곳곳하게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리버풀의 달글리쉬 감독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경 또한 연신 터치라인 가까이까지 나가 선수들을 독려했다. [마이클 캐릭!!! 슈웃!!!] [아! 들어갑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이클 캐릭!!!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뽑아냅니다!!!] 선제골은 홈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공격진의 파괴력은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압도했지만, 더비전이라는 특수성과 경기 초반부터 거칠게 서로를 압박하는 양 팀의 경기력을 보면 그 어느 팀이 선제골을 뽑아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이클 캐릭의 환상적인 선제골! 순간적으로 리버풀 수비진이 마이클 캐릭 선수가 노 마크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어요!] [이렇게 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오늘 경기 기분 좋게 이끌어 나갈 수 있겠는걸요?] 아직 경기의 승패를 논하기엔 시간이 일렀다. 전반전 32 분에 터진 선제골이지만 아직 경기 종료의 휘슬이 울리기까지는 58 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역전을 곧잘하는 팀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16 강 1 차전 갈라타사라이의 경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 역시 선제골을 실점했다고 해서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붓거나 물건을 던지지는 않았다. 단지 그들은 소리 높여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자신들의 영웅에게 노래를 선사할 뿐이었다. 이제까지 리버풀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들에게 승리를 선물해주었다. 그 상대가 그 어떤 팀이라 할지라도 말이었다. 그리고 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도 여느 때와 같이 승리를 선물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김현준!!! 헤디잉!!!] 그리고 그런 콥들의 바람은 금새 이루어졌다. 선제골을 실점한 지 9 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스티븐 제라드가 올린 공을 김현준이 말 그대로 몸을 날리며 강력한 헤딩 슛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가른 것이었다. [들어갑니다! 김현준!!! 프리미어리그 37 호골을 터뜨립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놀랍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에 그대로 치고 들어갔어요! 3 경기 만에 또 다시 리그에서 골맛을 맛보는 김현준 선수! 역시 세계 최고의 공격수 답게 골감각 하나는 기가 막힙니다!] 자신이 넣은 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연호 해설위원이 흥분한 목소리로 자랑스럽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 역시 신연호 해설위원과 똑같은 마음이었다. ============================ 작품 후기 ============================ 500 회 특집으로 뭘 할까 하다가...그냥 빨리 에테리얼을 쓰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에테리얼을 쓰기로 했습니다. 아마 오늘 새 작품으로 4 화가 올라갈 예정입니다. 새작품으로 에테리얼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에 설명했으니...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네요. 하.하.하.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아직 수정중입니다. 생각보다 시간을 굉장히 오래 잡아먹네요 ㅠ 100 KB 채우고 올리려고 했는데 독자님들의 피드백좀 받으려고 미리 올립니다. 계속해서 미적거리는 것도 마음이 불편해서요 ㅎ 00501 성장 =========================================================================                            현준의 동점골이 터진 이후 경기는 빠르게 과열되기 시작했다. 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수초가 멀다하고 입에서 탄성을 토해내야만 했다. 하지만 올드 트래포드에서 가장 바쁜 것은 심판이었다. 양 팀의 공격 속도는 굉장히 빨랐다. 그만큼 오늘 경기의 주심인 안드레 마리너도 바삐 뛰어다녀야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오늘 경기를 맡은 마리너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게 있었다. 바로 그라운드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투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격렬한 양 팀 선수들의 부딪힘과 충돌이었다. 마치 원수를 눈앞에 보는 것처럼 양 팀의 선수들을 몸을 사리지 않고 부딪치고 있었다. 삐익!!! 그로 인해 2, 3 분이 멀다하고 마리너의 입에 물린 호루라기가 소리를 내었다. 우우우우!!! 경기의 맥을 끊는 심판의 휘슬소리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심판을 향해 야유성을 보냈다. 그러나 그런 팬들의 행동은 마리너의 마음을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이었다. 이렇게 계속해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부상을 입는 선수가 나올 게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그런 야유를 듣더라도 마리너는 경기를 끊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대체 감독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래서 더비전이란!' 이미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았던가? 마음 같아서는 양 팀의 감독들이 이런 흐름을 조금이나마 말려주기를 원했지만, 양 팀의 감독들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다. 이미 옐로카드가 벌써 4 장 째 나온 상황이었다. 결국 마리너는 스티븐 제라드가 한 반칙에 파울을 주며 양 팀의 감독들을 불러 주의를 줘야만 했다. [결국 마리너 주심이 양 팀의 감독들에게 주의를 주는군요.] [네, 경기가 너무 과열되고 있죠? 지금 양 팀의 선수들이 굉장히 흥분한 상황이에요. 이러다가 부상 선수가 나오면 그 누구도 득이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양 팀은 지금 부상을 가장 주의해야 할 팀들입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했다. 양 팀 선수들의 격렬한 견제로 인해 한국영과 김현준이 그라운드에 나동그라진 횟수가 신연호 해설위원이 머릿속으로 세었던 게 벌써 두 자릿수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선수의 부상은 단지 클럽의 악재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앞으로 4 달 후에는 지구촌 축제라 불리는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8 강 이상의 성과를 바라고 있었다. 그 때문에 대한민국 축구 협회는 명장이라고 불리는 유프 하인케스도 비싼 돈을 들여 영입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2 년 연속 발롱도르를 받은 김현준이 있기에 그런 목표를 세운 것이었다.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없다면 2010 남아공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16 강을 목표로 두었을 게 분명했다. 현실적으로 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준이 부상을 당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축구계에 엄청난 손실이 될 거라는 것은 안 봐도 뻔 한 일이었다. 물론 선수 본인에게도 말이었다. 결국 전반전은 1 - 1. 더 이상의 골이 터지지 않은 채 경기가 종료되었다. "후우...만만치 않은데?" "아무래도 더비전이니까. 그리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 경쟁도 빡빡하기에 저 녀석들도 물러서지 않을 거야." 수건으로 거칠게 땀을 닦으며 수분을 섭취하고 있는 제라드를 향해 수아레즈가 말했다. 그 또한 제라드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제라드는 현준의 동점골이 터진 이후 경기가 쉽게 풀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주포인 웨인 루니도 빠져 있었고, 오늘 경기에 나선 수비진 또한 어린 수비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리다는 것은 참 좋은 거지." 자리에 앉은 현준이 중얼거렸고, 제라드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나이라는 것은 확실히 프로 축구 선수들에게 무기가 되긴 했다. 그만큼 체력적인 면이 좋다는 의미도 되니까 말이다. '그래도...' 라커룸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 걸터앉아 있던 현준은 아게르가 건네주는 이온 음료를 멍하니 마시며 전반전의 내용을 떠올렸다. 제라드의 코너킥에 이은 자신의 헤딩슛은 96 점 정도는 줄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골이라는 100 점짜리 결과도 만들어 냈고 말이다. 하지만 그 후 추가골을 만들어내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어린 나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들 때문이었다. 대체 경험이 부족한 수비수들이 어떻게 전반전 동안 리버풀의 맹공을 막아냈는지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역시 관건은 미드필더진인가...' 생각해보니 현준이 공을 제대로 받은 횟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공을 받기도 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들이 미리 차단을 하거나 현준에게 눈에 띌 정도의 반칙을 하며 경기의 흐름을 끊었다. 그에 따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또한 자신들의 진영에서 위험 상황을 맞이해야 했지만, 전반전동안 그들이 계획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코너킥에 이은 실점을 제외하고는 무실점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확실히 이런 상황에서는 루카 모드리치의 빈자리가 아쉬웠다. 그라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험이 부족한 어린 수비수들이 예상할 수 없는 창조적인 패스를 자신에게 보내줄 수 있었다. 물론 오늘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행하며 리버풀의 공격 작업을 만들어내는 스티븐 제라드가 그 역할을 못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스티븐 제라드가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늙었을 뿐이었다. "뭐...그렇다고 해도 골을 넣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응?" 자신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마리오 괴체를 향해 손을 휘저어준 현준은 고개를 살짝 좌우로 꺾으며 몸을 풀었다. 현재 스코어는 1 - 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선제골을 넣으며 장군을 외쳤고, 리버풀이 동점골을 넣으며 멍군을 외쳤다. 후반 45 분. 무승부가 아닌 승패가 가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와아아아아!!!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또 다시 올드 트래포드가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함성 대부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이 주인이었는데, 전반전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주포인 웨인 루니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베테랑 수비수들이 피로 누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도 리버풀이 자랑하는 김현준과 수아레즈 투 톱을 아주 효율적으로 잘 막아내고 있었다. 후반 45 분 동안에도 이 상황이 지속되면서 전반전 마이클 캐릭의 환상적인 중거리 골과 같은 장면을 또 한 번 보여준다면 자신들의 보기 싫은 라이벌인 리버풀을 울상 짓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리버풀이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의 얼굴이 울상이 된 것은 순식간이었다. "앞으로 보내!" 카일 워커와의 협력수비로 측면을 노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윙어 애슐리 영의 공을 빼앗은 한국영은 자신의 일직선 앞에서 달리고 있는 세르단 샤키리를 향해 길게 공을 찔러 주었다. [한국영 선수의 롱 패스. 세르단 샤키리에게로 정확히 연결됩니다.] [한국영 선수의 패스가 굉장히 좋아졌죠? 최근 한국영 선수가 리버풀의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맹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 그런 훈련의 효과가 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플레이지만 그런 플레이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 번의 반복적인 훈련을 해야 했다. 그리고 한국영은 현준의 강압적인 도움으로 인해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그런 훈련을 한 선수였다. 툭! 그리고 세르단 샤키리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를 보고는 허공에서 떨어지는 공을 논스톱으로 아웃프런트를 이용해 방향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메시라 불릴 정도로 세르단 샤키리의 뛰어난 드리블과 엄청난 가속도는 리버풀 구단 내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빨랐다. 피지컬적으로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는 자신의 드리블과 스피드라는 재능으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였다. [세르단 샤키리의 돌파! 빠릅니다!!!] 와아아아!!!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려오는 팬들의 함성과 야유성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와의 스피드 경쟁을 하면서도 샤키리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수아레즈 또한 수비수 하나를 달고 측면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는게 샤키리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는 스티븐 제라드가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노마크 상태로 말이었다. 툭!!! 생각과 동시에 몸이 그대로 반응했다. 급정지로 속도를 줄여 몸을 반쯤 튼 샤키리는 그대로 중앙 쪽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관성의 법칙을 이기지 못해 나동그라져야 했지만 말이다. "나이스 패스." 우스꽝스럽게 나동그라진 것과는 달리 샤키리의 발에서 떠난 공은 빈 공간으로 데굴데굴 굴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스티븐 제라드가 폭주한 기관차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말보다도 두꺼워 보이는 제라드의 허벅지가 마치 부풀어 오르는 착각이 들 정도로 강하게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스티븐!!! 제라드으!!!!!!] 조민호 캐스터뿐만 아니라 올드 트래포드에 있는 모든 중계진이 한 목소리가 외쳤다. 현준이 리버풀에 입단하기 전만 해도 아니, 지금도 리버풀 구단 내에서 중거리 슛하면 다들 스티븐 제라드를 외쳤다. 축구 게임을 좋아하는 팬들이 중거리 슛의 본좌라고 불리는 선수중 하나가 바로 스티븐 제라드였다. 콰아앙!!! "칫!!!" 맞고 돼져라 말이 떠오를 정도로 엄청난 스피드의 공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아무리 다비드 데 헤아가 뛰어난 실력을 지닌 골키퍼라 할지라도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빠른 속도였다. 태애앵!!! 하지만 제라드의 슈팅은 그대로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비록 골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슈팅 하나만큼은 대단했다는 것을 보여주듯 웅웅거리며 골대가 흔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리버풀의 공격 찬스는 끝나지 않았다. 비록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제라드의 슈팅을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져 나왔지, 골라인 아웃이 된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그 상황에서 반응을 할 만큼 인간의 반응속도는 빠르지 못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 스티븐 제라드의 슈팅에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던 데 헤아는 공의 위치를 찾지 위해 고개를 살짝 돌리는 순간 숨이 멎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골 포스트에 맞고 공이 튕겨져 나가는 것과 동시에 현준이 공을 향해 몸을 던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아!!!!!!] 눈 깜짝할 사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조민호 캐스터도 신연호 해설위원도 비명과도 같은 감탄성만 내뱉었을 뿐 아무런 멘트도 내뱉지 못했다. 그리고 현준은 몸을 날리는 다이빙 헤딩슛으로 공과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으로 구겨지듯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500 회 축하해주신분들 다들 감사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하루에 한편만 써도 1000화는 벌써 넘었겠다는 소리를 들은 것은 비밀. 에테리얼 리메이크인 에테리얼R 을 다시 읽어주신분도 감사합니다. 에테리얼R 은 빠르게 연재를 하도록 할게요.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502 성장 =========================================================================                            [드...들어갔습니다!!! 들어갔어요!!!] [우와아아!!! 골이에요! 골!!!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믿을 수 없는 현준의 골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 둘 다 어버버거리다가 함성이 반 이상 섞인 멘트를 내뱉었다. 엄청난 반응속도였다. 제라드의 강력한 중거리 슛도 대단했지만, 그런 슈팅이 골대에 맞고 튕겨 나오는 것을 놓치지 않고 몸을 날리며 골을 넣은 현준의 반사 신경은 대단하다라는 진부한 수식어로 표현하기 아까웠다. 와아아아아!!! Jun! Jun!! Jun!!! 용광로의 불길처럼 올드 트래포드에 모인 콥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활활 태우듯 그들이 낼 수 있는 모든 함성을 그라운드의 한 선수에게 퍼부었다. 그 주인공은 공과 함께 아직 골대 안에 쓰러져 있는 현준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자신의 천천히 일어나 자신의 오른 손을 주먹을 쥔 채 허공으로 들어 올리자 콥들의 환호성은 점점 더 커졌고, 많은 팬들은 리버풀의 앰블럼이 배경으로 그려진 현준의 이름이 적힌 거대한 깃발을 들고 휘두르기 시작했다. "우와아아!!! 역시 넌 최고야! 어떻게 공이 그쪽으로 올 줄 알았어?!" 리버풀의 선수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대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그 중에는 스티븐 제라드의 반응이 대단했다. 회심의 중거리 슛이 골대에 맞고 무산되나 싶었는데, 현준이 몸을 날리며 골을 만들어 낸 것이다. "왠지 그 쪽으로 올 것 같았어. 스티브." 자신의 어깨와 목을 잡고 소리를 지르는 제라드를 향해 현준이 태연하게 말했다. 순수한 마기 때문에 그리고 악마의 신체로 인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반사신경으로 인해 골을 터뜨렸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왠지 현준은 자신의 거짓말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이렇게만 한다면 충분히 승점 3 점을 획득할 수 있겠어." 그라운드에서 예술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골을 터뜨린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달글리쉬가 웃음을 터뜨렸다. 기쁨이 가득 담긴 소리였다. "역시 리버풀의 보석은 중요한 때 마다 활약을 하는 군요. 볼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렇지. 또한 이런 큰 경기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펼쳐주는 선수지. 정말 내가 리버풀 감독직에 있으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는 페르난도 토레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와 김현준을 맞트레이드 한 거라고 확신할 수 있네." 달글리쉬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 그에게 말을 걸었던 수석 코치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경기를 첼시의 팬 들이 보고 있다면 또 한 번 배가 아플지도 몰랐다. 토레스를 영입하며 저런 대단한 선수를 포함해 무려 3000 만 파운드라는 돈을 리버풀에게 가져다주었으니 말이다. 우습게도 3000 만 파운드와 김현준을 묶어 토레스와 이적했던 그 이적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악의 이적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었다. "퍼거슨 영감이 속 좀 타겠는 걸?" 달글리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벤치를 바라보며 능글맞게 말했다. "오늘은 씹는 껌이 마치 돌처럼 느껴지겠군요. 나이도 많으신데 치아관리도 하셔야 하는데 말이죠." "그렇게 되면 치아 치료비용은 리버풀 구단에서 지급해야 하는 건가?" 달글리쉬와 수석 코치는 누가 먼저 할 것도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매 경기마다 껌을 씹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경기 때 마다 껌을 씹는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부분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씹는 껌은 굉장히 딱딱하게 느껴질 게 분명했다. [레반도프스키!!! 슈웃!!! 한국영 선수의 몸 맞고 굴절되는 공! 엔리케 선수가 한 발 앞서 먼저 걷어냅니다!] [스티븐 제라드!!! 아! 높게 뜨는 공!] [제라드 선수 힘이 너무 들어갔어요!] 역전골을 허용한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맹렬하게 리버풀을 몰아붙였다.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알려진 레반도프스키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두기까지 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회는 계속해서 무산되고 있었다. 리버풀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스티븐 제라드의 강력한 슈팅이 계속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위협했고, 수아레즈도 호시탐탐 골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삑!!! 삐익!!! [경기 끝납니다! 프리미어리그 30 라운드! 리버풀이 원정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노스 웨스트 더비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오늘 경기의 패배는 굉장히 뼈아프게 다가오겠는데요? 게다가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버풀을 3 번 만나 3 경기 전부 졌어요!] 결국 경기는 1 - 2. 현준의 골이 결승골이 되며 원정팀 리버풀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프리미어리그 29 라운드 카디프 시티 전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늘 경기 동점골과 역전골을 모두 성공시켰던 현준은 당연하게도 오늘 경기 MVP를 받았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노스 웨스트 더비가 끝난 후 리버풀 지역 신문은 연신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이야기뿐이었다. 축구에 미친 도시다웠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리버풀 FC 의 팬들은 현준의 응원가 혹은 그들의 노래인 YNWA를 흥겹게 부르고 다녔다. 승승장구. 현재의 리버풀의 성적이었고, 현재 리버풀의 기세는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게 팬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생각에는 현준도 동의를 했다.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 골이라? 하하." 가죽으로 만들어진 편안한 의자에 앉아 마우스를 딸칵거리던 현준의 눈에 하나의 인터넷 뉴스 제목이 들어왔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어제 리버풀의 승리 그리고 자신이 넣었던 골에 대해 올라온 기사만 해도 수천 건이었다. 리버풀 FC 의 홈페이지 혹은 팬들이 포럼에 올린 글은 셀 수 조차 없었다.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주인님. 흐읏!" 레리엘이 현준의 옆에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가슴이 깊게 파여진 옷을 입은 탓에 그녀의 탐스러운 유방이 현준의 시선에 들어왔다. 하지만 어제 새벽에도 동이 터올 때까지 세 여자를 탐했던 탓에 현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유두를 검지 손가락으로 살짝 쓸어 올리고는 손을 뺐다. "그렇지. 틀린 말은 아니지. 순수한 마기에 이 마족의 육체가 아니었다면 넣을 수 없는 골이었을 테니까." 현준은 반사 신경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자신이 넣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릴 수는 없다고 확신했다. 그 만큼 스티븐 제라드의 슛은 대단했고, 공이 골대에 튕겨져 나오는 속도도 엄청났다. 미리 순수한 마기로 인해 공이 튕겨져 나오는 궤적을 예측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마족의 육체가 아니었다면 반응하기 힘들었을 정도였다. 그 만큼 대단한 골이었기에, 그리고 그 골이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의 승부를 가려주는 골이었기에 경기가 끝난 지 하루가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기자와 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의 기사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엄청난 관심이네요. 역시 주인님은 대단해요." 레리엘이 모니터에 뜬 현준이 이름만이 가득한 기사 제목을 보고 말했다. "내가 대단한 게 아니라 순수한 마기와 마족의 육체가 대단한 거겠지." 평범한 학생이었던 자신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만들어 준 능력이었다. 게다가 이 힘은 현준이 원한다면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그 모든 것에도 최고가 될 수 있었다. 야구 혹은 농구와 같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그 모든 분야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힘을 가지고 있고 보유하고 있는 것은 주인님이잖아요. 결국은 주인님이 대단한 거죠." 활짝 미소를 짓는 레리엘이 모습에 현준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아무런 대답 없이 현준의 시선이 모니터에만 가 있자 레리엘이 또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프리미어 리그 경기는 없는 건가요?" "아니. 29 일에 스완지 시티와의 홈경기가 있지. 시즌이 끝날때까지 선수에게는 휴식이 없다고.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는 이상 말이야." "그럼 주인님은 휴식이 없겠네요?" 레리엘이 혀를 낼름 내밀었고,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맞는 말이었다. 마족의 육체를 지닌 현준이 인간들의 스포츠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체력적으로 전혀 부담되는 것도 없었다. "그래도 29 일이면 일주일 정도 쉴 수 있는 건가요?" "아니." 리버풀의 리그 경기는 없었다. 하지만 리버풀 FC 의 소속 선수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 하는 경기가 있었다. 그리스와의 평가전이었다. 한국과 그리스의 평가전에 김현준과 한국영 두 선수가 차출되는 것에 리버풀 구단은 난색을 표했었다. 두 선수가 현재 1 군에 속해 있는데다가 이번 시즌이 종료 될 때까지 리버풀은 아직까지도 많은 경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버풀 구단은 평가전보다도 두 선수가 휴식을 취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월드컵이 이제 곧 다가오는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선발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굉장히 중요했다. 특히 아직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이 불확실한 한국영은 그리스와의 평가전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할 게 분명했다. 그래도 이번 평가전은 지구 반 바퀴를 돌아서 이동하는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경기가 아니라 그리스에서 열렸다. 정확히 말하면 현재 그리스의 명문팀 올림피아코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이었다. "그리스라." 강팀들이 유독 많이 몰려 있는 유럽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국가였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 2004 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로 2004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꺾고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순식간에 축구 강팀의 반열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는데, 1994 년 미국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만 출전했을 뿐이었다. 이번 2014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월드컵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현준이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리스와 경기를 치르는 것 때문에 리버풀 구단에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그리스에 대한 정보를 현준에게 보내줬었다. 재미있게도 그리스는 자신들만의 축구 철학이 확연하게 나타나는 팀이었다. 대부분 명장이라고 불릴만한 감독들이 지휘했던 그리스는 개인기와 조직력은 여타 강팀들에 비해 나무랄 곳이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주력, 즉 대표팀 선수들의 스피드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그리스 대표팀의 주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주장 요르고스 카라구니스와 공격수 디미트리스 살핑기디스는 각각 37, 33 세로 축구 선수치고는 굉장한 고령이었다. 대표팀에 25 세 이하의 선수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선수들의 노쇠화가 심각하다는 약점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대표팀의 상대로는 안성맞춤이지." 대한민국 대표팀 전력으로는 쉽게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대지만 그렇다고 이기지 못할 상대도 아니었다. 브라질로 떠날 선수들을 시험하기에는 아주 적당한 상대였다. 또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만날 유럽 팀 벨기에를 대비하는 경기가 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아침에 한 편 올립니다. 어제 6 시간되는 와우 레이드를 와이프에게 허락받았는데...그 대가가 에테리얼R이나 혹은 악마의 계약 한편을 쓰고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기 전에 또 한번 쓰라고... 갑자기 눈물이 나네요. 어젠 토요일이었고 오늘은 일요일인데...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503 성장 =========================================================================                            그리스전까지는 아직 이틀의 여유가 남아 있었다.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 선수들은 먼저 그리스로 이동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번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의 소속을 보면 K 리거 선수들이 많았는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일월드컵 만큼의 성과를 바라는 축구협회의 강력한 요청에 K 리그 구단들이 선수 차출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직 K 리그 일정이 시작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공격수의 등장으로 인해 축구 붐이 부는 지금 월드컵에서도 높은 성과를 거둬 축구의 인기를 이어나가려는 축구협회와 각 구단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하지만 현준과 한국영은 다음날에도 그리스로 이동하지 않았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양해를 받은 일이었는데,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하는 게 유익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표팀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야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커다란 문제는 아니었다. 현준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고, 한국영은 K 리거 선수로써 이미 대표팀에 소속된 선수들과 몇 번이나 발을 맞춰 본 경험이 있었다. "허억...허억..."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연이은 경기 출전으로 인해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도 현준과 함께 강도 높은 훈련까지 소화해 내야했던 한국영은 현준의 훈련을 따라가기 위해 훈련 시간 내내 입에서 단내를 풀풀 풍겨야 했다. 그래도 한국영은 간신히 잡은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훈련을 소화해 냈는데 그것이 다른 리버풀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었다. "좀 더 생각하고 움직여!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주변 상황을 보란 말이야!" 현준의 질책에 한국영이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현준을 올려다보았다. 그런 한국영의 눈동자에는 불꽃이 튀기고 있었다. 자신을 최선을 다했다는 그의 눈빛에 담긴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지만, 현준은 그가 볼 수 있도록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평범한 선수가 되려고 하지마.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최선의 플레이가 아닌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줘야 해." "하아...하아...네." 현준의 다그침에 한국영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현준 모르게 살짝 주먹을 움켜쥐기는 했지만, 실제로 현준에게 대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런 현준과의 훈련으로 인해 자신의 실력이 엄청나게 급상승했다는 것은 한국영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현준에게 지도 아닌 지도를 받으며 훈련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다른 리버풀 유스 혹은 2 군 선수들이 굉장히 부러워 한다는 사실도 모르지 않았다. 이런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행동을 할 정도로 한국영은 멍청하지 않았다. "그래도 내일은 그리스로 이동해야 하니까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자." "네! 감사합니다!" 훈련을 마치는 현준의 멘트에 한국영은 진심을 다해 허리를 구십 도로 꾸벅 숙였다. 그리고는 곧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오늘 하루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 근무하는 물리 치료사들한테 근육의 피로를 풀어야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현준과 한국영은 그리스의 피레아스로 이동했다. 피레아스는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지역의 일부 도시였다. 아테네 중심부에서는 남서쪽으로 약 10 Km 가량 떨어져 있었는데, 한국영은 피레아스시가 그리스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큰 도시라고 이곳에 오기 전 리버풀의 동료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크지는 않은데요?" 피레아스 시의 전경을 처음 본 한국영의 소감이었다. 그리고 현준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은 하지 않고, 고개만 까닥였을 뿐이었다. 현준과 한국영이 그렇게 느끼는 것도 당연했다. 그리스의 총 인구는 한국의 수도 서울의 인구보다도 적었다. 한국보다 영토가 1.4 배가 큰 데도 말이다. 그런 그리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피레아스 시의 인구는 한국의 광역시보다도 훨씬 적은 50 만 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래도 배는 굉장히 많네요?" 이번에도 현준은 고개만을 끄덕였고, 그 모습에 한국영은 자신의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런 둘의 눈앞에는 수많은 배들이 정박하고 있었는데, 이는 피레아스 시가 항구도시이기 때문이었다. 사로니코스 만에 자리 잡은 피레아스는 연간 무려 그리스 총 인구의 두 배나 되는 2 천만에 가까운 승객들이 이용하는 항구였다. 이는 유럽에서 가장 승객이 가장 많은 항구이며 전 세계 기준으로도 3 위안에 드는 수치였다. 이런 피레아스는 쇠퇴기와 발전기가 굴곡지게 나타났는데 기원전 고대 그리스 시절 아테네의 모든 수입과 통관이 집중되는 항구로 발전했다가 기원 후 4 세기 이후부터 쇠퇴기를 겪었다. 하지만 수도 아테네 도시권의 일부분에 속하면서 19 세기 이후부터 발전을 이루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리스에서 가장 큰 항구이며 거대한 해운 및 상공업의 중심지였다. "올림피아코스가 이곳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팀이었죠?" "그래. 그리스에서 가장 성공한 클럽이자 파나시나이코스와 오랜 라이벌관계를 가지고 있는 클럽이지." 이번에는 현준이 입을 열었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는 올림피아코스 FC 하고는 상대해본 경험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조금 오래되기는 했지만 2011 - 12 시즌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에서 현준은 홈, 원정 경기를 합쳐 5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에게 2 승을 안겨다 줬었다. "마치 리버풀과 같네요." 리버풀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클럽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오랜 라이벌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 사실에 빗대어 한국영이 말했다. "하긴...노스 웨스트 더비에서 팬들이 보여주는 응원가를 잘 들어보면 전부 상대들을 비하하는 내용들뿐이지." "헐? 그랬어요?" 한국영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냥 응원가인줄 알았는데 그런 내용이 담겨 있는 줄은 몰랐던 그였다.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예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A 매치 경기에서는 개리 네빌이 스티븐 제라드나 캐러거에게 패스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하잖아?" "아?! 설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라서요?" "그래. 리버풀을 굉장히 싫어했다고 하거든.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말이야. 그 내용에 대해 듣고 싶으면 스티븐 제라드에게 직접 물어보던가." 현준의 말에 한국영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라드에게 저 내용에 관해 묻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리버풀에 입단한지 두 달도 안 된 한국영은 아직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고참 선수들이 부담스러웠다. "뭐...그래도 우리 팬들은 그나마 신사적이지. 아테네 더비로 불리는 올림피아코스와 파나시나이코스의 경기는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더비 매치로 불리거든." "역사적으로 대립이 있나 보죠?" "뭐,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올림피아코스는 가난한 노동층이 그리고 파나시나이코스는 중산층이 응원한다고 하더군. 계급간의 갈등과 대립 때문이랄까?"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현준과 한국영은 계속해서 숙소로 정해진 호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축구 대표팀에는 총 25 명의 선수들이 소집되었는데, 김현준, 한국영, 기성용, 손흥민, 박주호, 이청용등 총 9 명을 선수를 제외하고는 전부 국내파였다.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국가대표 평가전. 그리스의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 경기는 많은 그리스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최근 그리스의 경제 위기 때문이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대표팀 경기로 인해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어린 시선을 돌려보고자 하는 그리스 정부의 노력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 김현준이 있지만, 국가대표팀의 전력은 축구강국이라고 할 수 없는 대한민국을 초청했던 것이다. 그리스 정부 및 축구 협회는 2 년 연속 발롱도르를 탄 공격수를 그리스 수비수들이 막아내며 대표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잖아?" [하지만 심판을 매수했을 수도 있죠.] 핸드폰으로 전해오는 선미의 말에 현준은 조금 놀랐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장황하게 뭔가 설명을 했지만, 결론은 마지막 문장이었다. 심판을 매수했으면 어떤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눌러버리면 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고작 평가전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경기도 그리고 16 강 진출권이 걸린 조별리그도 아니었다.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현준에게는 월드컵에 같이 나갈 동료들의 실력 점검만이 중요했다. 물론 경기에서 이긴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지만, 축구는 언제나 이변이 일어나는 경기였다. 현준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서 경기를 100% 승리로 이끌 수 없다는 것도 말이다. "괜찮아. 만약 그런 기미가 보이면 축구 협회에서 알아서 하겠지. 혹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인터뷰에서 빵 하고 뭔가를 터뜨려주거나."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호텔 방 밖에서는 고함으로 이루어진 노랫소리가 마디마디 끊어져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 노랫소리가 그리스 대표팀의 응원가라고 생각했다. 그리스 대표팀의 응원가 혹은 이곳에서 가까운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올림피아코스의 응원가를 알지는 못하지만 왠지 그럴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자! 이제 조금 있으면 대한민국 대표팀과 그리스의 평가전이 곧 시작되겠습니다! 오늘 해설을 맡은 캐스터 조민호.] [해설위원 신연호입니다.]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에 가득 찬 그리스 팬들이 우렁찬 함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에 맞서서 북을 두드리며 박수를 치는 한 무리의 인원들이 있었다. 붉은 악마였다. 대한민국 대표 팀을 응원하는 그들과 함께 그리스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 역시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을 찾아 응원을 하고 있었다. [오늘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그리스에 계시는 많은 국민들도 경기장을 찾아주셨는데요. 신연호 해설위원님 오늘 경기의 양상 어떻게 보십니까?] [네. 일단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평가전인 만큼 오늘 경기는 승패의 중요성 보다는 선수들의 호흡 그리고 경기력이 초점을 둘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당장의 승부보다는 월드컵을 대비한다는 것이로군요.]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이번 그리스 원정에 포함된 대표팀 멤버에는 김현준, 손흥민과 같은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K 리그에서 선발된 A 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그렇게 현재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의 활약상 혹은 그리스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그들에게 식전행사와 함께 선수들의 입장장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곧 경기 시작됩니다. 먼저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발 라인업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 그리스를 상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4 - 2 - 3 - 1 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 김현준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현준의 뒤를 받쳐주는 세자리에는 손흥민, 이명주, 이청용이 그리고 미드필더 진영에는 기성용과 한국영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오늘 와우 레이드를 가고 싶었는데 와이프가 이카루스를 해보겠다고 컴퓨터를 뺏는 바람에...블소는 해보다가 어지러워서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에테리얼R 은 빠르면 오전 늦으면 저녁쯤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에테리얼R 도 한 편 더 올리면 100 Kb 가 넘는군요. 그러면 나중에 뵐게요. P.s 제발 와이프 찬양하지 마세요ㅜㅜ 그것 때문에 요즘 기가 살아서 절 자꾸 쪼고 있어요. 00504 성장 =========================================================================                            [하인케스 감독이 한국영 선수를 선발로 내보내는군요.] [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결정입니다. 최근 한국영 선수의 경기력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팀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데뷔전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최근 기량이 급상승하며 김현준 선수와 함께 리버풀의 연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흥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한국 축구는 제 2 의 전성기라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아니, 실제로도 그랬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김현준이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두 번이나 연속으로 수상했으며,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많은 한국선수들이 뛰면서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제 2 의 전성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네. 최근 한국영 선수의 활약이 상당하죠?] 김현준과 함께 리버풀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는 약간의 과장이 섞인 멘트였지만, 딱히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기에 조민호 캐스터도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것 때문에 출전기회를 잡았지만, 한국영은 최근 리버풀의 경기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한국 팬들에게 또 한 명의 스타급 선수의 탄생이라는 기대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다. 수비진에는 박주호, 김주영, 윤영선, 차두리가 맡았다. 특히 중앙 수비수를 맡은 김주영과 윤영선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골키퍼 장갑은 울산 현대의 김승규가 끼었다. 대표팀에는 정성룡이라는 주전 골키퍼가 있었지만, 대표팀에서 종종 보여준 어이없는 실수와 팬들의 비판 때문인지 유프 하인케스는 이번 그리스전에 김승규를 내보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발 라인업 어떻게 보십니까?] [이번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신연호 해설위원과 조민호 캐스터는 계속해서 멘트를 이어나갔다.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K 리그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시즌 전부터 합숙을 하면서 발을 맞춰본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수비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다. 특히 중앙수비수를 맡은 두 선수 모두 A 매치 경험이 전무 했다. 거기에 김승규 또한 골키퍼 장갑을 끼고 A 매치에 출전한 적이 몇 번 없었다. 그래도 오늘 중계를 맡은 중계진들은 고참급 선수로 대표팀에 소속된 차두리가 수비진을 잘 이끌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자! 그러면 경기 시작합니다! 왼쪽이 그리스 그리고 오른쪽이 대한민국입니다.]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그리스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 경기에 대한 한국 팬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김현준의 계속된 활약으로 팬들의 눈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제 곧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한국의 축구 팬들은 오늘 그리스와의 경기는 대부분 완승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그리스를 상대로 2 - 0 완승을 거뒀던 과거의 좋은 기억도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한국 선수들의 의욕도 엄청났다. 특히 오늘 경기 선발로 출전하는 선수들 중, 그리스 전에서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 하는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가 팀에게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 전방에서 그리스의 수비수 두 명을 달고 움직이던 현준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은 좋았지만, 그 정도가 심한 느낌이었다. 경기가 이제 막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라인을 굉장히 끌어 올리고 있었다. 이것은 그리스를 무시하지 않는 게 아니라면 치명적인 실수로 다가올 게 분명했다. '대체 무슨 생각인거지?' 라인을 끌어 올리는 것을 주도하는 것은 오늘 경기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명주였다. 프리미어리거로 경험이 많은 기성용이 라인을 조율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해할 수 없게도 기성용 또한 라인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하고 있었다. 아직 제대로 라인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무리수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보다도 뛰어난 선수들로 가득한 리버풀도 약팀을 상대로 이런 플레이를 보여준 적이 없었다.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고는 FIFA 랭킹도 떨어지는 대한민국이 그리스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전력적으로 강한 팀은 결단코 아니었다. 하지만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플레이어가 있고,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는 것 때문일까? 몇몇 선수들은 마음속에 그리스에 대한 경시감을 가지고 있었다. "무슨 짓이야! 라인 내리지 못해!!!" 결국 보다 못 한 현준이 고함을 질렀다. 한국은 리버풀, 바르셀로나처럼 패스 플레이가 뛰어난 팀이 절대 아니었다. 상대진영에서 공을 뺏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라인을 잔뜩 끌어 올린 이런 상황에서 공을 내주기라도 한다면 치명적인 역습 찬스로 되돌아 올 게 분명했다. "아!" 현준의 경고에 빈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던 손흥민이 재빠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라인이 계속해서 올라옴에 따라 손흥민 또한 앞 쪽으로 치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 또한 현준과 마찬가지로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청용 공 뺏깁니다! 이명주 선수의 패스가 좋지 못했죠!] 그리고 그런 손흥민과 현준의 눈에 측면의 이청용이 그리스의 협력 수비에 막혀 공을 뺏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칫!!!" 오늘 경기 주장완장을 찬 현준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리스 선수들이 멍청이가 아닌 이상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모를 리 없었다. [바실리스 토로시디스. 그대로 측면으로 이어주는 공! 카라구니스가 받습니다.] 요르고스 카라니구스. 그리스의 주장으로 프리미어리그의 풀럼에서 뛰고 있는 그는 그리스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무려 130 경기에 가까운 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 이 상황의 흐름을 읽지 못할 리 없었다. 한국 선수들은 라인을 끌어올린 채 죄다 앞으로 나온 상황이었고, 자연스럽게 수비진과 골키퍼와의 간격도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이거 골이라도 넣어달라는 거야 뭐야!" 한국영의 태클을 가볍게 피한 후 카라구니스는 그대로 공을 전방으로 강하게 밀어 넣었다. 그러면서 한국영에게 그리스어로 한마디 날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카라구니스 스루패스!!!] [아!!!] 카라구니스의 패스는 그대로 한국 선수들의 수비진 사이를 뚫고 지나갔고, 공이 굴러가고 있는 방향에는 측면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디미트리스 살핑기디스가 있었다. [역습!!! 역습!!! 김주영 선수!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순식간에 뚫려버린 공간에 김주영과 윤영선이 다급한 표정으로 빠르게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아무리 그리스 선수들의 약점이 주력이라고는 하지만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나 느린 것에 불과했다. [김승규 나옵니다!!!] 김승규도 팔을 벌리며 앞으로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최대한 골을 넣을 수 있는 각도를 줄여야 했다. [슈웃!!!] 골이 들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조민호 캐스터가 외쳤다. 이제 경기가 시작된 지 2 분, 고작 2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마음은 조민호 뿐만이 아니었다. 경기장에 있는 한국 선수들은 물론이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철썩!! 하지만 그런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져 버린 채 살핑기디스는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로 가볍게 공을 밀었고, 공은 데굴데굴 굴러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야 말았다. [김현준!!!]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고 있던 현준이 슬라이딩으로 걷어 내보려고 했지만, 아주 약간, 약간의 거리가 부족했다. 와아아아!!! 전반 2 분. 시작부터 홈 팀의 골이 퍼지자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을 찾아온 그리스 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 김현준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로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골을 터뜨린 것이다. [아! 들어갑니다! 그리스 선제골! 전반 2 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 그리스의 역습 한방에 그대로 수비진이 뚫려 버렸습니다.] [아! 아쉽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공을 걷어내려고, 그리스 골문 근처에서부터 급하게 뛰어왔거든요? 그런데 조금...조금 늦었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골은 허용했고, 그 결과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서 부정적인 발언을 해 대표팀의 사기 및 팬들의 사기를 꺾는 일은 하지 말아야 했다. "빌어먹을..." 이렇게 어이없이 선제골을 허용하다니 현준은 분한 마음에 그라운드에 주먹을 쾅하고 내리쳤다. 그리고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런 현준의 모습에 골키퍼 김승규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같은 대표 팀이라고는 하지만 현준과 김승규는 하늘과 언덕 정도의 인지도 차이가 있었다. 거기에 마족으로서의 현준의 분노한 기세가 워낙 강했던 탓에 김승규는 마치 자신이 잘못이라도 한 것 마냥 몸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김승규를 탓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골을 막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다했다. 오히려 플레이에 지적을 해야 하는 선수는 따로 있었다. 현준이 걸어가고 있는 곳에는 이명주가 있었다. "정신 못 차릴래?! 니가 그리스 선수들을 무시할 정도로 축구를 잘해?!" 주위에서 들려오는 함성소리와 함께 그리스 선수들의 골 세리모니가 굉장히 거슬렸다. 그 때문일까? 기세 조절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지금 경기가 대한민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현준은 이런 플레이를 그냥 지나치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그..." 이명주가 힘겹게 숨을 삼켰다. 워낙 주위 언론들이 대표팀의 강함에 대해 떠들고 있었기에 그런 분위기가 휩쓸렸던 것이 실수였다. 얼굴이 창백해진 이명주의 모습에 기성용이 입을 열었다. "미안해. 현준아. 그...실수였어. 너무 방심했나봐." "기성용. 고참급 선수면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쯤은 빨리 눈치 채고 조절해야지? 니 역할이 그런 거 아니었어?" "후...미안하다." 기성용 또한 자신의 실수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니었기에 현준이 다그침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런 두 선수의 모습에 현준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1 - 0 이야. 한 골을 내준 것은 아쉽지만, 다시 골을 넣으면 돼. 우리는 프로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이야. 월드컵이 아니고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경기 하나하나를 우습게 보면 절대 안 된다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를 해야 해." 현준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꼭 대표팀 선수가 아니더라도 축구에 모든 것을 건 프로 축구 선수라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실점한 골을 내가 다시 찾아온다.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하자." "네!" 한 번 그렇게 화를 내고 나니 현준은 조금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물론 여전히 그리스 팬들의 귀를 찌르는 함성과 아직까지 골의 축하를 나누고 있는 그리스 선수들의 세리모니는 거슬렸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점심 때 올립니다.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오늘 제사가 있어서 밤 연재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최대한 올리도록 할게요. 와이프가 무서워서요. 00505 성장 =========================================================================                            전반 2 분. 어이없게 선제골을 내주고 난 이후 한국팀은 빠르게 자신들의 분위기를 찾기 시작했다. 현준의 한마디가 크게 작용했다. 특히 유프 하인케스의 성격을 아는 국내파 선수들은 표정이 변할 정도로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기 시작했다. 해외파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선제골의 빌미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기성용과 이명주는 몸을 사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다. 그리스도 그런 한국 팀의 분위기 때문에 선제골의 리드를 잡고도 경기를 자신들의 분위기로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명주 태클! 공 뺏어냅니다.] [기성용 선수 정확한 태클이었습니다. 한국영이 공 받고 길게 찔러주는 공.] 현재 한국영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뜨고 있는 선수라고 한다면 기성용은 김현준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의 팀 아스톤 빌라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선수였다. 김현준이 박지성 다음으로 한국축구의 제 2 의 전성기를 이끌며 축구붐을 일으키고 있다면 기성용은 그런 김현준과 함께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게다가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공격 찬스를 만들어주는 기회 창출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거기에 리버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영이 뒤를 받쳐주니 기성용은 날개 돋친 범처럼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 선제골을 내줬지만 굉장히 침착한 경기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네. 선제골을 내준 이후 급격히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역시 김현준 선수의 한 마디가 크게 작용했던 것일까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선제골의 실점 이후 김현준이 화가 난 표정으로 동료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카메라에 잡혔기 때문이었다. 그런 김현준의 행동을 건방지다고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장으로서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만큼 대한민국 대표팀이 내준 선제골은 대표팀 선수라고는 해서는 안 되는 멍청한 행동에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었다. "청용아!" 다시 한 번 그리스의 공격을 중간에 차단한 한국영이 멀리 뛰어가고 있는 이청용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강하게 공을 내질렀다. "이 자식이..." 사방에서 들리는 엄청난 환호성 때문에 자신이 못 들을 줄 알았던 것일까? 반말로 한국영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이청용은 톡톡히 들었다. 하지만 그런 것을 탓하기보다 먼저 이청용의 시선은 공에게 향해 있었다. [이청용!] 그대로 가슴으로 공을 받은 이청용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그리스의 수비수 이오아니스 마니아티스의 모습과 이명주를 확인하고는 무릎을 이용해 이명주에게로 공을 넘겼다. 그리고 공을 받은 이명주는 잠깐 앞으로 나가려다가 공간이 여의치 않은지 뒤쪽에서 달려오고 있는 기성용에게로 공을 돌렸다. '패스다!' 오늘 경기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김현준을 마크해야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은 그리스의 베테랑 수비수는 루카스 빈트라는 눈을 빛냈다. 한국의 미드필더가 논스톱으로 패스를 보내려는 모션에 그 공은 분명 현준에게 올 것이라고 빈트라는 확신하고 있었다. 한국의 최전방 공격수는 오직 현준뿐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자신들의 진영으로 몸을 트는 행동에 그 확신은 더욱더 깊어졌다. 오랜 경기경험으로 다져진 감각을 믿으며 루카스는 반사적으로 자신의 몸을 현준에게 들이밀며 그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한 편 현준에게로 향하려는 공의 루트를 막아서기 시작했다. 콰앙!! [기성용! 앞으로 찔러주는 공!] 논스톱으로 기성용의 낮고 빠른 스루패스가 그라운드를 가르기 시작했다. 루카스의 예상대로 공의 향하는 방향에는 한국의 요주의 대상 1 순위 공격수 김현준이 있었다. '좋아! 막았다!' 빈트라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자신의 예상대로였다. 그 순간 빈트라의 몸이 옆으로 기우뚱하기 시작했다. 서로 힘과 힘을 이용한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현준이 급작스럽게 힘을 빼버렸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무언가 패스에 대한 위화감도 느껴졌다. 한국 선수가 때리는 패스의 방향이 자신의 예상과 약간 달랐다. 발걸음 하나 정도의 짧은 차이에 불과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 차이가 어마어마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설마?!' 무너지는 균형 때문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땅에 손을 짚으며 현준을 놓친 빈트라는 자신의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현준이 발을 내뻗어 공을 받은 것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상황을 예상하고 플레이 한 행동이라면 자신은 완벽하게 속아 넘어간 게 틀림없었다. [김현준!!!] 몸의 균형을 조절해 빈트라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그리스 수비수의 균형을 무너뜨린 현준이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받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알 수 없는 기대감과 함께 몸을 일으켰다. 먼 중계석에서 보는 만큼 정확한 거리는 알 수 없지만 패널티 라인까지는 고작 3, 4 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 다른 선수도 아닌 김현준이라면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거리였다. "......넣는다." 경기 스코어는 1 - 0. 평가전의 원정팀 대한민국이 1 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얻은 좋은 기회를 현준은 결코 놓칠 생각이 없었다. 거기에 자신이 아까 전 대표팀 동료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했던 말도 있었다. 그리스의 골키퍼 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가 지키는 골문을 보며 현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대로...' 비록 1 점 끌려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고, 대표팀 선수들 또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오늘 경기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현준은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두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상황에서 더더욱 자신들 쪽으로 흐름을 가져와야만 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얻은 이 찬스를 무조건 성공시켜야만 했다. 키이이잉!!! 귓속으로 들리는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 자연스럽게 까지 느껴지는 날카로운 이명과 함께 순수한 마기가 현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화악!!! 자신의 페이크에 넘어가 몸의 균형이 무너진 루카스 빈트라가 뒤에서 손을 뻗는 것이 느껴졌지만, 빈트라의 손이 유니폼에 닿기도 전에 현준의 몸은 어느새 앞서 나가고 있었다. '이대로...!' 패널티 에어리어로 질주해 들어가는 현준의 머릿속에는 오직 단 하나 '골'만으로 가득 찼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뛰어 들어오는 것도 그리고 반대 쪽 라인 깊숙이 이청용이 돌아 들어오는 것도 느껴졌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자신의 발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었다. 우우우우!!! 사방에서 들려오는 그리스 팬들의 야유 소리는 현준에게 그 어떤 방해도 되지 않았다. 저런 야유소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혹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뛰면서 많이 들어봤었다. 그런 자신의 드리블에 그리스의 골키퍼 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가 몸을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미소를 지었다. 언제 어디로 슈팅을 때릴지 모르는 머릿속의 복잡함이 자신에게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복잡함은 오히려 자신의 슈팅을 막는 데 방해만 될 게 분명했다. 다급한 표정으로 달려들어오는 그리스 선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도 현준의 슈팅이 먼저였다. 콰아앙!!! 바로 앞에서 때려지는 강력한 슈팅이 골문의 그물을 철렁이자 들려오는 감탄성과 좌절이 섞인 환호성들을 들으며 현준은 자신의 팔을 치켜 올렸다. 1 - 1. 선제골을 내준 후 14 분 뒤에 터진 동점골이었다. [들어갔습니다!!! 고올!!!] [김현준!!! 완벽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와아아아아!!!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 지훈을 비롯해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축구를 구경하고 있던 모든 손님들이 다들 한 마음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김현준의 등장으로 축구 붐이 일어난 지금 많은 술집에서는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축구 경기를 중계해줬다.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징하는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채 손을 치며 올리며 동료들과 골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지훈은 늘 그렇듯 현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역시 김현준이야. 진짜 저 녀석은 천재야 천재." "천재니까 저런 플레이를 보이지. 진짜 저 자식이 내 친구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20대 중반이 갓 넘어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이 자리에 모인 친구들은 전부 현준과 대학동기들이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대한민국 대표팀과 그리스 대표팀의 평가전이 있다는 말에 현준을 보기 위해 모인 것이다. "옛날에 현준이 진짜 축구 못했는데, 언제 저렇게 잘하게 변했는지 몰라." 또 다른 남자가 놀리는 말투로 말했다. 웃기게도 그 남자의 말에 자리에 모인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축구를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거겠지. 선배등살에 못이 겨서 매번 뒤에서 수비수만 깔짝깔짝 봤었잖아." "그래서 한국 축구가 문제야. 현준이가 조기 축구회에 안 들어 갔어봐. 프리미어리그라는 곳에서 뛸 수 있었겠어?" "그리고 우리도 저런 엄청난 축구 선수를 친구로 둘 수도 없었겠지. 이게 다 내 덕이라고." 지훈이 으스대며 말했고, 그런 지훈의 행동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지훈이 현준에게 조기축구회를 소개시켜주고 그 이후 현준의 프로 축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것을 모르는 친구는 이 자리에 없었다. "그러고보니 너 요즘에도 현준이랑 연락 자주한다며?" "물론이지. 최근에 현준이 초대로 영국에도 갔다 왔다." "오오...정말? 어때? 영국 여자들은?" 놀리는 어투로 현준의 이야기를 말했던 남자가 눈을 반짝이며 지훈에게 물었다. 현준의 초대로 지훈이 영국에 갔다 왔다는 것은 그들에게 크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다. 그냥 쭉쭉 빵빵으로 알려진 서양여자들에 대한 상상속의 로맨스가 사실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중요했다. "뭐..." "어? 이 자식 진짜 뭔가 있는데?" "뭐야뭐야? 빨리 안 말해?" 말끝을 흐리는 지훈의 행동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짐작한 친구들이 지훈의 옆구리를 찌르기 시작했다. "야야! 잠깐! 잠깐 기다려봐! 알았어!" 결국 친구들의 괴롭힘에 참다못한 지훈이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는 앨범을 열어 한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예전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전의 응원을 계기로 만나기 시작한 모델 일을 하는 이비라는 여인과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아니 이제는 자신의 여자 친구가 된 그녀였다. 영국과 한국이라는 굉장히 먼 거리 그리고 언어문제가 약간 있기는 했지만, 지훈은 나름대로 이비와 잘 만나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번 여름 때도 이비가 한국에 오기로 약속도 했고 말이다. 그리고 그날 술집에서의 이야기는 현준이 아니라 지훈에게로 향했다. 남자들에겐 축구보다도 여자 이야기가 더 중요했다. ============================ 작품 후기 ============================ 조금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하하하... 와이프가 매일매일 구박하는게 힘들어요. ㅜㅜ 00506 성장 =========================================================================                            [손흥민 파고듭니다! 김현준에게 짧게 연결되는 패스!] 그리스가 경계해야할 한국 선수는 김현준 하나만 있는 게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그리스는 지금보다 좀 더 여유롭게 한국을 상대할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노릴 수 있는 강팀. 스퍼스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토트넘의 주전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도 대한민국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김현준의 이름값과 리그에서만 무려 38 골을 터뜨리는 활약에 크게 주목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손흥민은 92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8 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치며 토트넘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격수였다. [김현준 치고 들어갑니다! 그대로 슈웃!!!] 순식간에 손흥민에게서 이어진 패스를 현준은 그리스 수비수들이 막아서기도 전에 반 박자 빠르게 슈팅을 때렸다. "칫!" 정확히 골대 오른쪽 구석을 노리고 찬 공이었지만 공이 살짝 바운드되며 그라운드에 생겨난 이레귤러에 맞는 것을 본 현준이 살짝 혀를 찼다. 이레귤러에 맞지만 않았어도 완벽한 골이었지만, 순수한 마기는 높은 확률로 공이 튀어나온 다고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아아!! 골포스트 맞고 튀어나오는 공!!!]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위로 튕겨져 나오는 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안타까움을 잔뜩 담은 탄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국팀의 공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명주 헤딩!!!] 아아아!!! 하늘높이 뛰어오른 이명주의 헤딩슛이 골라인 밖으로 나가는 순간 대한민국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아쉬움에 머리를 잡았다. 아쉬운 탄성은 경기장에 있는 한국 응원단들은 물론이고,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방금 좋은 기회를 놓친 이명주를 탓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 이명주 선수! 굉장한 헤딩슛이었습니다!] [골이 들어갔다면 정말 작품이 하나 나올 뻔했습니다! 우리 선수들 이제야 몸이 풀린 모양인데요.] 현준의 동점골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대한민국 대표팀이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었다. 매섭게 그리스의 수비수를 무너뜨리고 있었고, 유효 슈팅이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특히 현준은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으로 계속해서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었다. 마족의 육체라는 압도적인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현준의 플레이에 그리스 선수들은 속절없이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역시..." 그리고 뒤에서 그리스의 수비를 맹수처럼 휘젓는 현준의 플레이를 보던 한국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영 뿐만이 아니었다. 저런 현준의 플레이에 속절없이 휘둘리는 그리스 수비를 보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과 같은 프리미어리거들은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수비수들도 쉽사리 막지 못하는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스의 대표팀의 수비수들도 레반테, AS 로마 혹은 올림피아코스라는 명문팀에서 주축으로 뛰는 선수라고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의 수비수들에 비하면 이름값은 물론이고 실력도 낮았다. 남은 시간동안 현준을 막아야 되는 저들은 벌써부터 죽을 맛일게 틀림없었다. "역전골을 넣을 때까지 몰아 붙여! 전반에 한 점 더 넣는다!!!" 공이 밖으로 나가며 잠시 선수들이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동안 현준이 소리를 질렀다. 그 목소리를 지르며 그라운드에 있는 대표팀 선수들은 침을 삼키며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현준의 목소리는 그들에게 최면을 거는 듯 했다. "후우..." 한국영은 잠시 눈을 감았다. 이제까지 리버풀에서 현준이 보여줬던 여러 가지 플레이들이 떠올랐다.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치며 핀 포인트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능력이 뛰어난 수비수들과의 경합에서 이겨 헤딩으로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거기에 현준은 리버풀이 자랑하는 미드필더이자 중거리 슈팅의 명수인 스티븐 제라드를 떠오르게 만드는 정확한 중거리 슛도 장착하고 있었다. 패스 센스, 컴퓨터보다도 정확한 슈팅 능력과 동물적인 골 감각. 한국영에게 있어서 현준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완벽한 축구 그 자체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 "좋아." 그런 선수와 함께 축구를 하는 만큼 지금 그라운드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경기, 그리스전에서 질 것 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았다. 설령 이 곳이 그리스의 홈인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한국영은 그런 대단한 선수와 한 팀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지는 실력없는 동료가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리스 측면으로 파고듭니다. 중앙으로 찔러주는 공!] [한국영 헤딩! 먼저 걷어냅니다.] 그리스도 어떻게든 추가골을 넣기 위해 분주하게 한국의 측면을 파고들었다. 이 곳 카라이스카키스는 자신들의 홈. 오늘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완패한다면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온 수 만 명의 그리스 팬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앞으로 공을 보내!" "침착하게 플레이 해!!! 저 녀석들의 수비는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다고!" 그리스 선수들은 중앙으로 계속해서 공을 찔러 넣으며 어떻게든 기회를 만드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 이상으로 한국의 수비는 단단했다. 경기 초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인지 중앙수비수 김주영과 윤영선은 사력을 다해 그리스 선수들을 막았고, 베테랑 차두리가 그런 둘을 서포트했다. [김승규!!! 펀칭!!!] 거기에 오랜만에 국가 대표팀에서 골키퍼 장갑을 낀 김승규의 활약도 눈부셨다. 울산에서 보여줬던 멋진 선방쇼를 그리스전에서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계속해서 짓고 있었다. "음..." 김현준을 주축으로 뭉친 한국 대표팀은 변방의 호랑이가 아니었다. 슈퍼 플레이어 하나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굉장히 컸고, 오늘 그리스 전에 그 증거였다. 확실히 세계 최고의 선수가 포함된 팀은 무서웠다. 그리스가 약팀은 아니지만, 김현준이라는 한 선수에게 밀리고 있었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크게 성장한 한국영과 기성용의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 손흥민과 이청용도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충분히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수비만...' 유프 하인케스는 수비진을 바라보았다. 수비진만 좀 더 가다듬을 수 있으면 앞으로 있을 월드컵 충분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 자신이 있었다. 앞으로 월드컵까지는 3 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을 뿐이었다. 그 시간동안 대한민국을 어디까지 오르게 할 지는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하인케스는 잘 알고 있었다. [들어갑니다!!! 골!!!] [김현준! 결국 추가골을 터뜨립니다! 완벽한 터닝 슈팅으로 그리스의 골망을 가릅니다!!!] 와아아아아!!! 그리고 전반 37 분. 맹렬하게 그리스를 몰아붙이던 한국이 또 다시 골을 터뜨렸다. 후방에서 기성용이 길게 패스한 공을 김현준이 그대로 트래핑을 하며 때린 슈팅이 멋진 곡선을 그리며 그리스의 골망을 갈라버리고야 말았다. 이번에는 그리스 선수들의 몸으로 막는 수비수 그리고 골포스트의 행운도 없었다. "좋아!" 추가골이 터지자 유프 하인케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어떤 상황에서든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김현준과 같은 공격수만 있다면 상대가 그 어느 나라라도 두렵지 않았다. "음음." 그라운드에서 골을 축하하는 선수들을 보며 하인케스는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도 꽤 오래된 만큼 하인케스도 현재 한국 축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한국 축구의 시스템으로는 김현준과 같은 선수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현준이라는 천재가 한국에는 있었다. 그는 축구 시스템이라면 세계에서 최고로 발전되었다고 장담하는 독일에서도 나올 수 없는 천재였다. 아직 그리스와의 평가전이 전반전도 끝나지 않았지만 오늘 그리스와의 평가전은 성공적이라는 게 하인케스의 생각이었다. 충분히 김현준을 주축으로 뭉친 대한민국 대표팀의 저력은 자신의 기대이상으로 강했다. "후반전에는 준을 빼겠네." 계속해서 골 세리모니를 하는 김현준과 대표팀 선수들을 보던 하인케스는 수석코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두 골이나 터뜨린 김현준을 뺀다는 감독의 말에 수석코치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구부정한 표정으로 하인케스를 바라봤다. 하인케스는 그런 수석코치의 표정이 자신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약간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표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현준을 시험하는 것은 이 두 골로 충분해. 월드컵 본선도 아닌 평가전. 굳이 선수에게 무리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이네. 현준이 오늘 평가전에서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정말 큰일일세." "알았습니다." 하인케스의 말에 수석코치가 대답했다. 유프 하인케스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게다가 일리가 없다 하더라도 수석코치가 감독의 결정에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현준이 빠진 이후 그리스와 대한민국은 치열한 난타전을 펼쳤다. 그리고 손흥민이 멋진 돌파에 이어 골까지 완벽한 마무리를 선보이며 대한민국이 3 - 1 로 앞서나갔지만 그리스의 공격수 요르고스 사마라스가 경기가 끝나기 직전 만회골을 터뜨리며 경기는 3 - 2 대한민국 대표팀이 승리를 거뒀다. "이해할 수 없어요. 왜 주인님을 제외한 거죠? 그 흰머리 영감님은?" 옷을 하나도 입지 않은 알몸인 현준의 권속 탈리사가 양팔을 치켜들었다가 내렸다. 그런 탈리사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피식 웃었다. 그녀의 가슴부위에 그려진 태극마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굳이 무리를 할 필요가 없는 경기기 때문이지.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의 부상을 배려한 결정이랄까?" "주인님은 부상을 당할 이유가 없잖아요." "하지만 그것은 우리만 아는 사실이지."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컴퓨터 마우스를 딸깍 거렸다. 어제 있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의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대한 기사를 찾기 위해서였다. 3 - 2 의 승리. 비록 완승이라고 부를 수 있는 깔끔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이겼다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언론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축 선수를 빼고도 그리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을 강조하며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 주축 선수가 자신이라는 것은 기사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굳이 날 평가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 그리스와의 시합은 어디까지나 평가전이었다. 평가전의 의의란 대표팀에 소속된 선수들의 실력을 점검하는 경기. 무리해서 선수를 투입할 이유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현준이 그리고 유프 하인케스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제 곧 다가올 월드컵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준이 유프 하인케스의 지시대로 후반에 순순히 교체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많은 수확을 거뒀다. 2 년 연속 발롱도르를 타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평가받는 현준의 실력을 전반 45 분 동안 보았으며, 그리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기성용과 한국영의 폭발적인 성장도 볼 수 있었다. 거기에 한국 대표팀의 공격수는 현준만 있는 게 아니었다. 후반전 골을 터뜨린 손흥민도 있었다. 또한 이청용도 충분히 위협적인 돌파를 몇 번이나 선보였다. 그리스와의 3 - 2 승리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대표팀이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만한 기대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전 이만 자러갑니다...글쓰기도 힘들고 피곤해 죽겠네요ㅠㅠ 00507 챔피언스 리그 =========================================================================                            리버풀의 선수 70% 차출된 A 매치 기간이 끝나고야 나서야 달글리쉬 감독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것은 달글리쉬 감독뿐만 아니라 리버풀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종종 A 매치 기간에서 부상을 당하는 선수들이 생겨났는데, 이번에는 그런 선수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체력적인 면에서 주의 깊게 관리해야만 되는 선수들은 있었다. 아직 리버풀은 시즌 종료까지 많은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그리고 A 매치 기간이 끝난 후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31 라운드에서 스완지 시티를 만났다. [김현준!!! 들어갑니다! 넣었습니다! 김현준! 오늘 경기 벌써 세 골 째! 해트트릭입니다!!!] [아! 스완지 시티 수비수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저 선수를 도대체 어떻게 막아야 합니까!] [이로써 김현준 선수 2013 - 14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 처음으로 리그 40 호 골을 돌파합니다!!!] 스완지 시티 AFC 의 홈구장인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경기는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수 현준이 전반전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리버티 스타디움을 찾아온 스완지 시티 팬들에게 좌절을 선사해주었다. "빌어먹을!!!" "저 자식은 어디 다리라도 안 부러지나!" 현준이 골을 터뜨릴 때 마다 스완지 시티 팬들은 저주가 담긴 욕을 내뱉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라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번 시즌 득점왕도 자신의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리그 39, 40, 41 호 골을 신고한 것 까지는 좋았다. 하필이면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리그 40 호 골을 기록한 기록의 희생양이 스완지 시티라는 점이었다.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때 마다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현준의 어마어마한 활약상에 리버풀 팬들은 환호성을 보냈지만, 그 희생양이 되는 다른 팀들을 응원하는 팬들은 눈물만 흘려야 했다. [이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 이번 시즌에도 득점왕이 유력한데요!] [그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새롭게 쓰게 됩니다!!!] [이제 남은 경기는 7 경기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현준의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4 시즌 연속 득점왕. 이런 현준의 기록을 막아낼 수 있는 선수는 맨체스터 시티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 호날두는 리그에서 33 골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이도 굉장한 수치였다. 31 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매 경기 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기록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순위 3 위를 차지하며 김현준과 호날두의 뒤를 따르고 있는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였다. 하지만 웨인 루니가 이제까지 23 골을 넣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김현준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골수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괜히 축구 팬들이 김현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이렇게 세 명의 선수를 신계라고 불리며 세계적인 선수들 그 윗 단계의 실력을 지닌 선수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었다. 3 월 달에 리버풀의 리그 일정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 밖에 없었다. A 매치 기간이 섞여 있던 탓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리그 경기가 3 월 달에 잡혀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챔피언스 리그 8 강전이었다. 와아아아!!! 짙은 푸른색과 붉은색이 줄무늬처럼 섞인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함성을 지르며 리버풀 선수들이 타고 있는 버스를 가로막았다. 경찰들이 있으니 완벽하게 가로막았다고는 말 할 수는 없지만, 사방을 막아서는 팬들 덕분에 리버풀 선수들은 버스 안에서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었다고는 말 할 수 있었다. "올 해도 극성이네." "매년 누 캄프를 찾는 것도 이제 일이 된 느낌이야. 매 년 만나니 이제는 같은 리그에서 경쟁을 벌이는 팀이라고 생각될 정도라고. 추첨이라도 잘 되었으면 누 캄프를 오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운이 나빴다고 밖에 표현해야죠." 현준과 제라드는 버스 안에 나란히 앉아 끝이 보이지 않는 바르셀로나의 팬들을 바라보았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스페인어로 분명히 저주라 생각되는 말을 내뱉는, 사이비 종교의 광신도처럼 느껴지는 바르셀로나 팬들의 모습에 한국영은 몸을 부르르 떨고는 현준을 바라봤다. "추첨 누가 했었죠?" "루이스 피구." 이번 챔피언스 리그 8강 조 추첨을 도와준 선수는 포르투갈의 전설이자 세계 4 대 미드필더라는 화려한 칭호를 가지고 있었던 루이스 피구였다. 그리고 루이스 피구는 이번 8 강 조 추첨에서 화려한 대진표를 만들어 내었다.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라는 잉글랜드 vs 스페인의 빅 매치 두 개를 일단 성공시켰고,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 그리고 첼시와 PSG 가 맞붙었다. "하아...바르셀로나 팬들이 이렇게 극성일 줄은 몰랐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뭘 어떻게 하기는.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거지." 한국영의 물음에 현준은 창밖을 보던 시선을 돌리고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이런 경험이 한, 두 번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련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었다. '어지간히 악연도 악연이네.' 현준은 눈을 감으며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떠올렸다. 바르셀로나는 한 때 유럽 최강의 팀이라고 불리며 대적할 상대가 없는 무적의 팀이었지만 세월은 거스를 수가 없는지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무시할 수 있는 팀은 전혀 아니었다. 메시아라고 불리는 리오넬 메시가 건재했고, 다른 스타플레이어들 역시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리버풀은 이런 바르셀로나와 최근 챔피언스 리그에서 매년 부딪치며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도 챔피언스 리그 8 강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어쨌든 콥들이 꾸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바르셀로나 팬들은 리버풀을 좋아하지 않았다. 매번 맞붙을 때 마다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꺾고 챔피언스 리그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재작년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배한 이후 그 적대감은 더욱더 심해졌다. 웃기게도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적대감이 빅 이어를 내준 리버풀에게 향한 것이다. 프리메라리가의 라이벌 팀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빅 이어를 내주며 라 데시마(La Decima)를 기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물론 리버풀도 간절히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원했고, 그 날 경기의 패배가 리버풀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리버풀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뭐...' 리버풀과 바르셀로나만큼이나 새롭게 악연을 만들어 내는 경기가 또 있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더비라고 불리는 이 경기 역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었다. 당연히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대상자는 어마어마한 이적료로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우우우우!!! 그리고 그 때 밖에서 크게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퍼모먼스가 연출되기 시작했다. "저 새끼들 제정신이 나간 거 아니야?!" 다른 팀의 유니폼도 아닌 리버풀의 유니폼이 불타고 있는 모습에 제라드가 주먹을 치켜들며 으르렁댔다.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당장 나가서 주먹으로 현준이라는 이름이 크게 새겨진 리버풀 유니폼에 불을 지르고 있는 40 대의 남성을 후려칠 기세였다. 다른 선수들도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많은 경기를 치렀지만 이번만큼 충격적인 광경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 선수들도 있었다. 경찰들이 그런 행동을 제지하려고 하고는 있었지만, 워낙 많은 팬들이 밀집되어 있었기 때문에, 현준의 이름이 새겨진 리버풀의 유니폼이 불에 타는 것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했다. "유치한 장난질을 하네. 저런 행동에 팀에게는 오히려 불이익으로 다가올 텐데." 그리고 현준은 그런 바르셀로나의 팬들의 행동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바르셀로나의 팬들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불태우는 것에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우습기까지 했다. 단지 얼마나 리버풀이 두려웠으면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신경 쓰지 마. 저런다고 나한테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바르셀로나 전에서 골을 못 넣는 것도 아니니까." "에? 또 넣게요?" "왜? 그러면 안 돼?" 공격수인 자신이 바르셀로나 전에서 골을 넣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인가? 화들짝 놀라는 한국영의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한 현준은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현준뿐만이 아니었다. 버스 내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한국영에게 향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들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한국영이 모를 리 없었다. 그리고 한국영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어색한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매 경기 골을 넣는 게 너무 괴물 같아서. 스완지 시티 전에도 골을 넣었고, A 매치에서도 넣었고, 그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도 골을 터뜨렸잖아요." 그리고 한국영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버스 내에서 우렁찬 웃음 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맞아맞아! 저 녀석은 괴물이지.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현준의 고국인 한국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웃음 소리의 주인공은 수아레즈였다. "맞아. 나도 준은 사람같이 않은 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같은 프로 선수라고는 하지만, 진짜 준은 사람이 아니야. 컨디션이 나쁜 적을 본 적이 없다니까." 다른 선수들도 한국영과 수아레즈의 말에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씩을 내뱉었다. 매 시즌 리그에서만 30, 40 골을 우습게 박아 넣고,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괴물 같은 선수가 바로 그였다. 언론에서는 현준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리오넬 메시 이렇게 세 명을 묶어서 신계에 있는 선수라고 표현하고 있었지만, 리버풀 선수들은 현준은 신 계 그 이상의 선수라고 장담했다. 기록이 그것을 증명했다. "그러니까 현준이 지배자 아니겠어?" "맞지. 그라운드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지배자. 그리고 우리는 그런 지배자와 한 팀이라고." "당연히 바르셀로나의 원정 경기도 우리 리버풀의 승리라고!" 너무 쉽게 골을 넣는 모습 때문에 팬들에게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지배자라는 별명이 붙기까지도 했다. "......" 어느새 환호성과 함께 버스 안에서 전염되는 터져 나오는 웃음 소리에 현준은 한국영을 흘깃 바라보다가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의자에 모을 편하게 기댔다. 순간 한국에서 자신을 부르는 별명 중 하나가 떠올랐다. '그라운드의 밥 아저씨였던가?' 한국의 해외 축구 팬들은 종종 현준을 인터넷상에서 그라운드의 밥 아저씨라고 불렀다. 마치 골을 넣고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는 세리모니가 그 옛날 '참 쉽죠?' 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낸 1990 년대 그림을 그립시다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밥 로스를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열흘동안 두 편...와이프에게 욕먹을 만도 하네요. 연말 많이 바쁘시죠? 여튼 즐감하세요. 00508 챔피언스 리그 =========================================================================                            와아아아!!! 10 만 명이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함성소리가 경기장을 진동시켰다. 함께 모여 칸트 델 바르샤를 불러대는 노랫소리는 멀리 바르셀로나까지 응원 온 리버풀의 노래하는 서포터즈, 콥들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였다. 바르셀로나. 한 때 최강의 팀이라고 불렸던 명문이었고, 지금도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프리메라리가의 우승을 밥 먹듯 차지하는 강팀이었다. 특히나 10 만 명이나 되는 관중들이 들어설 수 있는 홈구장 캄프 누 혹은 캄 노우라고 불리는 경기장에는 원정팀의 무덤이라고도 잘 알려진 곳이었다. 그리고 오늘도 캄프 누에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바르셀로나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후우...후우..." "오늘도 많이 긴장되나 본데?" "괜찮습니다. 충분히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넌지시 물어보는 현준의 질문에 한국영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몇 경기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펼쳐 보이며 이제는 확실하게 리버풀 1 군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그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로테이션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게 옳은 표현이었다. 루카 모드리치를 포함해 다른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되면 다시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쳐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국영이 리버풀의 스쿼드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것을 의심하는 선수들은 없었다. 데뷔전은 최악 그 자체였지만, 그 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보여줬던 한국영의 노력과 리그 경기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보여줬던 준수한 플레이가 리버풀 선수들의 신뢰를 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팬들의 신뢰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오늘 경기 한국영이 출전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런 한국영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심호흡을 하며 조금 있으면 열릴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대비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8 강전은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경기였다. 특히나 2 년 연속 쿼드러플을 노리는 리버풀에게는 더더욱 말이었다. 게다가 1 차전은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프 누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다음 라운드인 4 강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 최대한 승점을 얻어내야만 했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 달글리쉬는 다른 선수도 아닌 한국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아무리 리버풀의 미드필더진이 부상으로 신음한다고는 하지만 스티븐 제라드가 있었고, 마렉 함식도 아직 건재한 상황인데도 말이었다. 물론 스티븐 제라드는 체력적인 면에서 코칭 스태프들의 우려를 사고 있었고, 마렉 함식도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 둘이 아닌 한국영이 바르셀로나 전에 출전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어쨌든 선수 선발에 대한 결정은 현준이 자신 리버풀의 감독 달글리쉬가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런 큰 경기에 한국영이 출전하는 것을 현준이 막을 필요도 없었다. 이런 경기 하나하나가 한국영에게 큰 경험이 될 게 분명했고, 그 경험은 월드컵에서 큰 도움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바르셀로나전에서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긴장을 풀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는 감독인 달글리쉬도 예외는 아니었다. 라커룸에서 달글리쉬는 느긋하게 뒷짐을 지고는 편안한 표정으로 전술 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흐음..." 저런 달글리쉬의 느긋한 행동은 최근 리버풀이 승승장구를 거뒀고, 매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나 승리를 거뒀던 이유 때문인 것 같았다. "한. 자네는 최대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2 선에서 흘러나오는 공격을 막아내야만 하네. 알겠지? 최근 바르셀로나의 주된 득점 루트는 2 선에서 빠르게 치고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며 들어오는 공격으로 이뤄지지. 그 공격을 가장 먼저 막아내야 하는 게 자네의 임무야." 전술 판을 바라보던 달글리쉬가 한국영을 부르더니 말했다. "분명 경기를 뛰다보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선수들과 맞부딪치게 될 거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나 리오넬 메시와 같은 선수들 말이지." "네." 달글리쉬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영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와 같은 선수들을 한국영이 모를 리 없었다. 그들의 축구 실력과 센스는 이미 세계에 널리 퍼져 있었다. 특히나 리오넬 메시는 신계에 속해 있다는 축구 천재였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끈 미드필더들이었다. 현재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결코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선수들이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실력은 정말 뛰어나지. 그 명성만큼이나 말이야. 하지만 그들의 명성에 기가 눌릴 필요 없이 이제까지 보여줬던 대로 자네는 자네의 실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면 돼. 게다가..." 말을 하던 달글리쉬의 시선이 한국영의 뒤 쪽으로 향했다. 그런 달글리쉬의 시선은 어느 한 선수에게 향해 있었는데, 한국영은 그 시선의 대상자가 누군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리버풀에는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리오넬 메시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같은 선수들보다도 대단한 선수가 있었다. 매 시즌 리그에서만 40 골씩을 퍼부으며 이번 시즌에도 리그에서 아니 유럽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40 골 고지에 오른 축구계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현준이었다. '그라운드의 밥 아저씨...' 공만 찼다하면 골이 들어가는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축구 천재가 바로 한국영과 똑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게다가 현준은 바르셀로나에게 매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패배를 안겨다 준 장본인이기도 했다. '하긴 바르셀로나 팬들이 유니폼을 불태우고 난리를 칠 만도 하겠다.' 한국영은 예전에 있었던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떠올렸다. 한국영이 K 리그에 있었던 작년 시즌만 하더라도 빅 이어가 걸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는 리버풀과 맞붙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현준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 골 1 어시스트라는 완벽한 활약을 펼쳤고, 리버풀은 3 - 2 라는 펠레 스코어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빅 이어를 들어 올렸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재작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8 강전에서 바르셀로나는 리버풀과 만났다. 그리고 현준은 홀로 홈과 원정을 합쳐 6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의 4 강 진출을 이끌었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가 또 다시 8 강에서 맞붙었다. 세 시즌 연속이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도 그리고 이번 챔피언스 리그 8 강전에서도 여전히 현준이 누 캄프에 모인 바르셀로나 팬들을 좌절로 그리고 리버풀에게는 승리를 안겨줄 수호신이라고 달글리쉬가 믿고 있다는 것을 한국영은 잘 알고 있었다. 한국영은 자신이 달글리쉬와 같은 입장이었어도 그렇게 믿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현준에 대한 믿음은 한국영도 달글리쉬 못지않았다.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오늘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8 강 1 차전. 잠시 후면 바르셀로나의 경기장인 캄프 누에서 경기가 열리게 되겠습니다. 오늘 중계에도 역시 신연호 해설위원이 함께 하셨습니다.] 우렁찬 함성과 노랫소리가 곧 경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관중들의 함성소리도 그에 맞춰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다.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현재 유럽 최강의 팀이라고 불리는 리버풀과 예전 유럽을 제패한 바르셀로나와의 승부였다. 축구 팬이라면 관심을 두지 않을 리 없었다. [오늘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최근 새로운 유럽의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양 팀의 클럽인데요. 참 이 두 팀 최근 재미있는 인연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과 리오넬 메시. 신계에 속한 선수들의 맞대결로도 알려져 있지만, 최근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은 매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맞붙으며 명승부를 몇 번이나 만들어 냈는데요.] 경기 결과로만 따진다면 리버풀의 압승이었다. 최근 리버풀과 바르셀로나는 매 시즌 빠짐없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맞붙었는데 이 중에서 바르셀로나는 2011 - 12 시즌 캄프 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3 - 2 로 이겼던 것을 제외하면 전부 리버풀의 벽에 가로막혀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떠나야만 했다. 특히 리버풀은 2011 - 12 시즌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승전에서 패배하며 빅 이어를 그들의 영원한 라이벌 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내줬지만, 2012 - 13 시즌에는 바르셀로나를 만나 3 - 2 로 승리하며 바르셀로나에게 빅 이어 문턱에서 패배를 안겨다준 팀이기도 했다. 와아아아아!!!!! 그렇게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오늘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선발 라인업을 설명하는 도중 축포가 터져 나오면서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리버풀의 선발 엔트리는 예전 선더랜드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현준과 수아레즈가 최전방에 그리고 세르단 샤키리와 마리오 괴체가 나섰고, 제라드와 한국영이 미드필더 진을 맡았다. 포 백에는 라이언 쇼크로스, 루이스 엔리케, 카일 워커 그리고 다니엘 아게르가 나섰다. [아, 한국영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최근 한국영 선수의 주가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데요. 리버풀에 입단한 이후 정말 실력 상승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선수입니다.] K 리그보다 몇 수위에 속하는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한 이후 짧은 시간 내에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인 리버풀에서 자리를 잡으며 마렉 함식, 마우리시오 이슬라와 같은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선발 라인업에 들어선 것 때문인지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 속에는 한국영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식전행사가 끝난 이후 그라운드 위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고, 곧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2013 - 14 챔피언스 리그 8 강 1 차전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다들 즐감하세요...전 자러...졸려 죽겠어요 ㅠㅠ 00509 챔피언스 리그 =========================================================================                            와아아아아!!! 열광적으로 자신들의 적 바르셀로나는 응원하는 꾸레라 불리는 바르셀로나 팬들의 환호성은 누 캄프를 진동시키고 있었다. 하기사 누 캄프는 9 만명에 가까운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었다. 멀리 스페인까지 원정 응원을 온 콥들도 소리를 높이고 있었지만, 꾸레들에 비하면 모기만한 소리에 불과했다. 그런 열광적인 홈 팀의 응원을 한 귀로 흘리며 현준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움직임을 순수한 마기를 통해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 [사비 에르난데스 선수. 김현준 선수하고 계속해서 부딪치는 데요. 오늘 김현준 선수에 대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견제가 상당히 심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게 최근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 그것이 전부 리버풀에게 패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데요. 그 때 마다 바르셀로나를 좌절에 빠뜨렸던 선수가 바로 김현준 선수 아니겠습니까?] '요즘 내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현준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맞붙을 때 마다 바르셀로나의 골문에 최소 1 골 이상씩을 넣었다. 그 때문인지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초반부터 현준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 승리하기 위해서는 리버풀의 창끝을 녹슬게 만들어 놔야 한다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공수 전환이 빠르고 편안한 4 - 4 - 2 대형을 갖추고 리버풀을 상대했다. 최전방부터 수비까지 컴팩트한 라인을 구성하며 빠르게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끊어내려는 의도였다. 물론 이 또한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날카로운 스루패스에 순식간에 모든 라인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시선이 후방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자신을 마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오늘 경기의 공격을 주도하는 키 플레이어 스티븐 제라드 또한 집중 마크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런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견제 때문인지 제라드는 효율적으로 공을 전방으로 뿌려주지 못하고 있었다. 기껏 전방으로 보내는 공도 정확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그러니까 공격수들이 붙잡아도 찬스를 만들기 힘든 공에 불과했다. "단단히 준비했군." 스티븐 제라드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협력수비에 중원에서부터 공을 빼앗기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가며 중얼거렸다. 리버풀을 상대로 꽤 연구를 많이 했는지 리버풀은 전반 25 분이 흐를 때까지 제대로 된 찬스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누 캄프에서 벌어지는 리버풀과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 바르셀로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가져갈 생각으로 보였다. "음..." 경기 내에서 바르셀로나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하는 선수들 만큼이나 달글리쉬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달글리쉬의 입에서 신음성이 계속해서 흘러 나왔다. 그가 생각했을 때 현재 리버풀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아직 실점도 없고, 점유율의 대명사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공의 점유율 또한 비슷하게 가져가고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이 자랑하는 최전방이 바르셀로나의 수비에 꽁꽁 묶여 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공격의 구심점이 될 스티븐 제라드가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꽁꽁 묵혀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작용했다. "사비 알론소의 투입을 고려해야겠군." 이런 상황을 풀어줄 만한 리버풀의 선수라면 그 밖에 없었다. 사비 알론소의 대지를 가르는 패스와 현준의 위치 선정 능력과 퍼스트 터치라면 분명 무언가 작품을 만들어 줄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더라 하더라도 사비 알론소의 투입은 제라드에게 조금이나마 숨통을 열어줄 터였다. 하지만 사비 알론소는 훈련 중에 입은 단기간의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이탈했었다. 그나마 이번 챔피언스 리그 바르셀로나전을 앞두고 부상에서 회복되어 다시 스쿼드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그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걸렸다. '또...' 달글리쉬의 시선이 사비 알론소에게로 향했다가 다시 그라운드로 향했다. 현재 선발로 나선 선수들이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진을 아주 잘 막아내고 있다는 것도 달글리쉬가 지금 당장 사비 알론소의 투입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였다. 괜히 사비 알론소를 투입 해 선수들의 흐름을 끊었다가 바르셀로나에게 흐름을 내줬다가는 오히려 사비 알론소를 투입하지 않은 것만도 못했다. 그리고 그 때였다. 갑자기 엄청난 환호성이 누 캄프를 뒤덮었다. 이니에스타의 절묘한 스루패스가 빈 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가면 리오넬 메시에게 연결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순간적으로 한국영과 라이언 쇼크로스의 공간 사이로 이니에스타가 절묘한 패스를 찔러 넣는 모습이 달글리쉬의 눈에 들어왔다. 이는 한국영와 쇼크로스의 실수가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의 키 플레이어 이니에스타의 패스가 너무나도 좋았을 뿐이었다. [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앞으로 절묘하게 찔러주는 공! 리오넬 메시!] [리버풀 위험합니다!!!] "막아!!!" 들릴지 모르겠지만, 달글리쉬는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베테랑 골키퍼 레이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외쳤다. 하지만 그런 달글리쉬의 외침은 9 만명이나 되는 바르셀로나 팬들의 광적인 함성소리에 묻혀버리고야 말았다. 이런 이니에스타와 메시의 절묘한 패싱 플레이는 바르셀로나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이니에스타 혹은 바르셀로나 미드필더들의 절묘한 패스에 이은 리오넬 메시의 마무리는 바르셀로나의 주된 득점 루트였다. 그리고 리오넬 메시가 찬 공은 절묘하게 레이나 골키퍼를 지나쳐 그대로 리버풀의 골문을 열었다. 레이나가 메시의 슈팅 각도를 줄이기 위해 빠르게 달려 나왔고, 다니엘 아게르 또한 태클로 메시의 슈팅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메시는 자신이 어째서 신계의 속하는 공격수라고 불리는 지를 누 캄프에 가득 찬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와아아아아!!! [들어갑니다! 리오넬 메시!!! 선제골! 바르셀로나가 누 캄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리드합니다!] [아! 리오넬 메시. 완벽한 슛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 자랑하는 두 선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선수와 리오넬 메시의 합작품이었는데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절묘한 스루패스가 한국영 선수와 라이언 쇼크로스 선수의 수비를 그대로 무너뜨리면서 리오넬 메시 선수에게 슈팅 찬스를 만들어줬습니다.] "젠장..." 순식간에 터져버린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에 달글리쉬는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뜩이나 현준과 제라드가 바르셀로나의 수비에 꽁꽁 묶여 있는 이 상황에서 터진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이었다. 이렇게 되면 바르셀로나는 더욱 수비에 힘을 줄지도 몰랐다. "안되겠군." 빠르게 분위기를 돌리고 이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수단이 필요했다. "알론소. 바로 준비하도록 해." "네." 달글리쉬의 결정을 빨랐다. 그리고 리버풀은 선제골을 내준 이후 곧바로 한국영을 빼고 사비 알론소를 투입시켰다. 아직 경기는 전반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이른 선수 교체였지만, 흐름을 타기 시작한 바르셀로나를 기세를 멈춰야만 했다. [한국영 선수가 나오고 사비 알론소 선수가 투입되는군요.] [네, 선제골을 내준 이상 조금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해 빠른 시간 내에 동점골을 만들려는 달글리쉬 감독의 의도로 보이는데요.] "......" 달글리쉬가 생각하는 것처럼 현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절묘한 스루패스 한 방이면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골을 터뜨릴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영을 대신 해 투입된 사비 알론소는 리버풀에서 창조적인 패스라면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선수 중 하나였다. '이제 기회가 보이겠군.' 이제까지만 하더라도 스티븐 제라드가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막히며 제대로 된 패스를 뿌려주지 못했지만, 이제는 키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선수가 두 명이나 되었다.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좋은 경기 경험을 배울 수 있는 바르셀로나와 같은 세계적인 강팀과의 경기에서 같은 한국선수인 한국영이 빠진 것은 아쉽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 한국영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예측할 수 없는 패스를 자신에게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기회는 금방 찾아왔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바르셀로나는 거세게 리버풀을 몰아붙였다. 흐름을 탄 지금 또 다시 추가 골을 넣어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전반도 이제 38 분이 지나가고 있었다. 남은 전반전 시간동안 리버풀을 몰아붙이고 후반에도 전반과 같은 전술을 쓸 예정이었다. [바르셀로나 코너킥을 준비합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브라질의 신성 네이마르의 돌파를 카일 워커가 끊어내며 바르셀로나 코너킥을 얻어내었다. 그리고 이니에스타가 길게 올려준 공을 페드로 로드리게스와 경합을 벌이던 쇼크로스가 헤딩으로 걷어내었고, 그 공을 사비 알론소가 잡는 모습을 본 순간 현준은 앞으로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 빠르게 공을 걷어내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알론소의 눈에 빠르게 전방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현준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스." 그런 현준의 움직임을 확인한 사비 알론소는 주먹을 불끈 쥐며 정신을 집중했다. 코너킥 때문에 바르셀로나 선수들 대다수는 리버풀의 진영으로 모여 있는 상황. 물론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준이라면 충분히 멋진 기회를 만들어 줄 터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완벽에 가깝게 공을 보내주는 일이었다. 콰아앙!!! [사비 알론소! 길게 걷어내는 공!] [어어?!!!] 순간 신연호 해설위원이 짧은 탄성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쭈욱 내밀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비 알론소가 길게 공을 찬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공의 방향에 절묘하게 현준이 달려가고 있었다. 아니, 이것은 노린 롱패스였다. 좀 전 바르셀로나의 선제골이 이니에스타와 리오넬 메시의 절묘한 플레이였다면, 지금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플레이는 사비 알론소와 현준의 합작 플레이였다. "달려!!! 준!" "달려!!!" 와아아아!!!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그리고 리버풀을 응원하기 위해 누 캄프를 찾아온 콥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 불리는 현준이 바르셀로나의 진영을 돌파하고 있었다. 슈욱. 콱! 현준의 장딴지와 허벅지가 크게 부풀어 오를 때마다 스터드가 잔디 위에 박히며 깊은 자국을 만들어 내었다. 그런 현준을 향해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사비 알론소가 공을 길게 뿌리기 전부터 현준은 달리기 시작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준족중 하나인데다가 이미 최고 속도에 도달한 현준을 이제야 달리기 시작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따라잡을 리 없었다. '어디?!' 게다가 수아레즈가 측면 쪽으로 돌아가며 현준을 가장 먼저 막아서야만 하는 피케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짧은 망설임이 큰 실수를 낳고야 말았다. 피케의 예상보다도 그리고 그 누구의 예상보다도 빠르게 현준이 어느새 위험지역까지 돌파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빠릅니다!!!] [테어 슈테겐 골키퍼! 앞으로 뛰어 나옵니다!] "좋아." 공을 가지고 빠른 속도로 내달리면서도 현준은 리버풀의 선수는 물론이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움직임을 순수한 마기로 파악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다른 바르셀로나 선수들하고는 5 m 이상 차이가 나고 있었다. 한 마디로 충분히 여유가 있다 못해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 그리고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패널티 에어리어 라인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현준의 발이 채찍처럼 휘어지며 공 아랫부분을 살짝 차 올렸다. 공에 힘을 주는 세기, 공의 각도 그리고 어느 타이밍에 떨어져야만 하는 것 까지 모두 순수한 마기로 예상한 그야말로 완벽한 슈팅이었다. [김현준 로빙!!!] 철썩!!! 그리고 현준의 로빙슛은 테어 슈테겐 골키퍼의 손 끝을 절묘하게 지나치며 떨어져 내렸고,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모두들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00510 챔피언스 리그 =========================================================================                            [우와아아!!! 들어갑니다!!! 김현준!] [아!!! 대체 이 선수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완벽한 로빙 슛!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라고 부를 만큼 환상적인 슈팅이었습니다!] [이로서 이번 2013 - 14 시즌 챔피언스 리그 11 호 골을 신고하는 김현준 선수!] 와아아아!!!!!! 동점골! 현준의 골이 터지는 순간 리버풀 팬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광란의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 장면, 바로 이골을 보기 위해 자신들은 이 먼 스페인까지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대를 현준은 저버리지 않았다. "나이스!!!" 달글리쉬도 소리를 높였다. 1 - 1.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동점골. 하지만 이 동점골을 단순히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9 만 명의 홈 팬들을 등에 업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흐름을 무너뜨렸다는 것뿐만 아니라 전반전 동안 리버풀의 공격진을 완벽하다시피 막아내었던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이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와아아아!!! 정말 환상적이야! 진짜!!! 넌 축구의 신이라고! 메시 따위 저리 꺼지라 그래!"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골키퍼 테어 슈테겐을 농락하며 로빙 슛으로 현준이 골을 터뜨리자 동점골의 기쁨에 수아레즈가 골을 넣은 현준을 거의 쓰러뜨리다시피 그라운드에 눕히고는 현준의 귀에 대고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다가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몰매를 맞을지도 몰라. 루이스." "하하하! 저 녀석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걸! 보라고!" 현준의 말에 수아레즈가 고함으로 답했다. 그의 말대로 9 만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바르셀로나 팬들로 가득 차 있는 누 캄프는 정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용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다들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로지 원정 석에서 콥들의 광란의 함성과 귀에 익숙한 그들의 노랫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그리고 정신을 놓았다는 표현이 옳을 정도의 콥들처럼 리버풀 선수들은 미친 듯이 현준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현준은 그런 그들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다들 진정해. 시합은 이제부터라고. 한 골을 넣었다고 경기에서 이긴 게 아니야! 다들 이번 시즌에도 빅 이어를 들어 올려야지! 바르셀로나는 단지 빅 이어를 얻기 위한 한 계단에 불과하다고." "그런 계단쯤은 가볍게 뛰어넘어주지." 비록 어시스트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현준에게 멋진 패스를 보내준 사비 알론소가 대답했다. 현준이 골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며 그것을 축하하기 위해 리버풀의 수비 진영에서부터 달려온 그였다. 그리고 현준과 사비 알론소의 말을 들은 주위에 있던 리버풀 선수들은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바르셀로나라는 리버풀 못지않은 세계적인 강팀이 자신들의 상대였지만,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팀에 불과했다. [자, 다시 경기 재개됩니다.] [정말 이 양 팀의 경기 참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신 라이벌 관계라고 부를 정도로 매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맞붙었던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축구팬들이라면 절대 모를 리 없는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 양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들인데요. 오늘도 쉽사리 경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게 만드는군요.] 경기는 곧 재개되었다. 현준의 동점골 이후,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라인을 내리며 수비적으로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과거 바르셀로나의 영광을 이끌었던 그리고 현재도 바르셀로나의 감독직을 맡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선수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전반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수비에 집중하라고 말한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괜스레 위험한 상황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특히 리버풀에는 김현준이라는 득점성공률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공격수가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몰아붙여!!! 중앙으로 공을 보내!" 남은 시간동안 달글리쉬는 터치라인 근처까지 나가 선수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동점골이 터진 지금 거세게 바르셀로나를 몰아붙여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오기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추가골만 터뜨릴 수만 있다면 누 캄프에서 바르셀로나를 일찌감치 침몰시킬 수 있을 수 있었다. "칫..." 현준이 공을 드리블하며 치고 들어오는 모습에 오늘 경기 바르셀로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마스체라노는 헉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만큼 현준의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현준의 몸이 기우뚱하는 순간 마스체라노의 눈이 살짝 커졌고, 마스체라노가 다리를 내뻗기도 전에 현준의 몸은 어느새 엄청난 스피드로 마스체라노의 오른쪽을 돌파하고 있었다. '크윽! 젠장...!' 마스체라노는 속으로 고통스러운 신음성과 욕설을 내뱉었다. 압박감에 짓눌려서일까? 눈으로는 현준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데, 몸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다른 누구보다 마스체라노가 더욱 잘 알고 있었다. 현준의 상체 페인팅에 속아 조금이나마 무너진 균형을 되돌리는 것 보다 현준의 돌파가 빨랐기 때문이었다. [마스체라노! 뚫립...]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호르디 알바가 재빠르게 커버 플레이를 들어왔다. 호르디 알바는 바르셀로나의 측면수비수로서 이번 시즌 수많은 팀들과 경기를 치러봤지만, 오늘 경기만큼 힘겨운 경기는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리버풀의 공격진, 특히 김현준의 공격력은 세계 최고라고 귀가 따갑게 언론에게서 들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역시 리오넬 메시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준이 주는 압박감은 리오넬 메시 그 이상이었다. 지금도 그랬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팬들에게 마지우개라 불리며 특급 수비형 미드필더중 하나인 마스체라노가 제대로 된 태클 한 번 하지 못한 채 현준에게 뚫리고 있었다. 호르디 알바는 마스체라노가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마스체라노의 축구 실력과 센스는 동료인 호르디 알바가 더욱 잘 알고 있었다. [호르디 알바 태클!!! 김현준! 흘러가는 공! 다시 수아레즈가 잡습니다.] '후...' 데굴데굴 흘러가는 공을 낚아채는 수아레즈를 보며 현준은 조그맣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순수한 마기로 호르디 알바의 태클이 들어온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빠른 스피드에서 정확하게 들어오는 태클을 피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기에 일부로 수아레즈가 있는 쪽으로 태클 방향을 유도했는데, 다행이도 수아레즈가 공을 받아 계속해서 리버풀이 공격권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인간의 한계란...' 마족의 육체를 100% 전부 활용할 수 있다면, 방금 전 상황에서도 호르디 알바의 태클을 가볍게 피할 수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는 말 보다 먼저 연구실에 끌려가야 될 지도 몰랐다. 리버풀의 공격은 계속되었지만, 바르셀로나의 끈끈한 협력 수비에 계속해서 막혔다. 그리고 전반전의 끝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기 전 마지막으로 괴체의 슈팅이 골문을 크게 벗어나며 결국 추가골은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전 끝났습니다. 전반전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리버풀의 김현준 선수가 골을 터뜨리며 양 팀이 한 골씩을 주고받았는데요.] 결국 전반전은 1 - 1 로 끝이 났다.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의도대로 더 이상의 골도 내주지 않았고, 동점골을 허용한 이후 리버풀의 공세도 막아내며 경기의 주도권도 내주지도 않았다. 그런 면에서 리버풀은 현준의 동점골 이후 얻은 찬스에서 완벽하게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버풀이 경기를 내줬다거나 혹은 앞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부터 남은 45 분. 어느 팀이 골을 넣느냐에 따라서 일찌감치 8 강 진출이 결정될 지도 몰랐다. 와아아아!!! 쉬는 시간과 함께 다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의 환호성이 다시 누 캄프를 가득 메웠다.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인 만큼 대부분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팬들이었지만, 콥들 또한 열심히 그들의 응원가 YNWA 는 물론이고, 전반전 동점골을 성공시킨 리버풀의 주장 현준의 개인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준. 또 한골 넣어야지?" "물론이지. 하지만 아까 전 니가 골을 넣었으면 부담이 조금 줄어들었을지도 몰랐는데 말이야." "읔..." 전반전 리버풀이 마지막으로 얻었던 좋은 찬스에서 완벽하게 골문을 벗어나는 슈팅을 때렸던 괴체가 현준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너무 힘이 과도하게 들어갔던, 괴체 본인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슈팅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에서는 언제든지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기에 현준은 더 이상 그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골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만큼 양 팀은 후반전에는 천천히 탐색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전반 45 분 동안이나 격돌한 양 팀이었지만, 골 하나가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기 때문에 무리한 공격을 자제하고 천천히 공을 돌리며 흐름을 가져오려는 플레이였다. '충분히 유리해.' 그리고 이러한 플레이는 홈 팀 바르셀로나보다 원정팀인 리버풀이 훨씬 유리한 플레이었다. 리버풀은 급할 게 없었다. 만약 오늘 경기가 1 - 1 무승부로 끝이 난다면, 챔피언스 리그 8 강 2 차전이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열리는 만큼 유리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를 안 필드에 맞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더할 나위없었다. '금방 어떻게든 추가골을 넣기 위해 치고 들어오겠지.' 현준은 그렇게 확신했다. 리버풀의 홈구장 안 필드는 원정팀의 지옥으로 유명한 경기장. 아무리 바르셀로나라고 하더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들을 공략할지에 대해서는 주의해야만 했다.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후반 14분, 계속해서 탐색전을 펼치던 바르셀로나가 결국 먼저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마스체라노 천천히 앞으로 나오는데요.] [바르셀로나 선수들 서서히 라인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공격적으로 리버풀의 골문을 노릴 의도로 보이는데요. 사실 리버풀 선수들은 급할 게 없습니다. 오늘 경기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큰 수확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바르셀로나는 오늘 경기 무조건 잡아야 챔피언스 리그 4 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데요.]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라인이 앞으로 천천히 나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르셀로나의 다른 라인들도 전지하며 조금씩 리버풀의 공간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무리하게 리버풀의 틈을 파고드는 공세를 취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도 그럴 듯이 전반전 현준에게 동점골을 내준 상황과 똑같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런 팀의 호흡은 바르셀로나의 키 플레이어 리오넬 메시와 이니에스타가 조절하고 있었다. '무리하게 끌어올리지는 않는군.' 현준은 속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고, 또 한 번의 킬 패스가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이번에는 역전골을 터뜨릴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조금씩 리버풀의 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전진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센터라인 근처에서 머무르며 조금씩 수비에 가담만 할 뿐이었다.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또 한 번의 역습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였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주말에 가족들끼리 여행을 다녀오느라...공지를 올릴까 하다가 이삼일이면 다시 글을 쓸거 같아서 안올렸네요; 00511 챔피언스 리그 =========================================================================                            "이번에는 전반전과 같이 되지 않을 걸?"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가 현준의 옆에 딱 달라붙어서 말했다. 현준의 귀에만 들린 피케의 자신감 있는 말에 힘을 실어주는 듯 사방에서 바르셀로나 팬들의 함성소리가 현준의 귀에 들려왔다. "글쎄? 나한테 공만 준다면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보여줄 수 있는데?" 그리고 현준은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피케를 향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상대가 누구라 할지라도 공과 공간만 있으면 현준은 그 누구도 돌파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자신의 말에 피케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무시하며 현준은 다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등지며 리버풀의 진영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전반전에는 단순히 우연에 불과했지. 이제부터는 공 한 번 잡지도 못할 거다." "......" 유치원생도 저것 보다 도발을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현준은 피케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목을 옆으로 살짝 살짝 꺾거나 어깨를 풀었다. 피케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말이었다. 그런 현준의 행동에 발끈할 것일까? 주심과 부심의 시선이 다른 곳에 향해 있는 틈을 타 피케의 나쁜 손이 현준을 가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위에 눈 깜짝할 현준이 아니었다. 이런 반칙성 강한 신경전쯤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여러 번 겪어본 바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도 현준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크흑!!!" 오히려 피케와 마찬가지로 현준 또한 주심과 부심의 시선이 없는 틈을 타 피케의 몸을 가격했다. 피케의 반칙은 현준에게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하지만, 피케는 그 경우가 달랐다. 마족의 육체를 지닌 현준은 몸 그 자체가 흉기나 다름없었다. 현준의 몸이 닿을 때 마다 피케는 숨이 턱 막히는 고통이 밀려 들어왔다. '덤빌 걸 덤벼야지.' 자신과 부딪칠 때 마다 눈이 크게 치떠지는 피케를 보며 현준은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아마 경기가 끝나면 몸이 멍투성이가 되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 그러면서도 현준의 시선은 공과 리버풀의 선수들에게 향해 있었다. 점점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의 움직이지 빨라지고 있었다. 이제부터 리버풀의 골문을 공략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네이마르! 측면으로 치고 들어갑니다!] 라인을 끌어올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바르셀로나가 결국 먼저 공격을 개시했다. 그와 함께 리버풀의 수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레이나는 쉬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지르며 수비라인을 조율했으며, 다니엘 아게르와 사비 알론소는 쉴 틈 없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침투를 막아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현준은 계속해서 센터라인 근처에서 빈 공간을 찾아다니며 움직였다. 현준을 의식해서인지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은 라인을 좀 더 끌어올려 타이트하게 리버풀을 압박하는 공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공세를 취하고는 있지만 전반전 현준이 골을 터뜨렸던 리버풀의 역습 플레이를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의 선수들은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좌우 풀백은 물론 신체능력이 좋은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하고 있지 않다는 게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카일 워커! 태클!!! 이니에스타 공 뺏깁니다!] "앗차!!!" 리버풀의 진영에서 공을 돌리면서 리버풀을 압박하던 도중 카일 워커의 타이밍을 보고 제대로 들어간 태클이 이니에스타에게서 공을 뺏어냈다. 그리고 빈 공간으로 흘러가던 공을 가장 먼저 낚아챈 선수는 바로 제라드였다. "준!!!" 그리고 제라드가 큰 소리로 외쳤다. 사방에서 바르셀로나 팬들의 야유성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리버풀 선수들에게 들려왔다. 그리고 제라드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현준 또한 앞으로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현준 뿐만이 아니었다. 수아레즈도 그리고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던 마리오 괴체도 그대로 몸을 돌려 바르셀로나 진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스티븐 제라드! 앞으로 찔러주는 공!!!] [리버풀 역습 찬스인가요!] 제라드가 공을 앞으로 차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동시에 소리쳤다. 이번에는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전부 바르셀로나 진영에 있다는 점이 달랐지만, 전반전과 비슷한 상황이 또 다시 펼쳐지고 있었다. "어...?!" 제라드가 바르셀로나 진영으로 롱 패스를 때리는 것을 보며 점점 스피드를 내기 시작하던 현준은 인상을 찡그렸다.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유니폼을 잡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유니폼을 잡는 선수가 누구인지는 뒤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아! 헤라르드 피케!] [저건 반칙이죠!] 조민호 캐스터가 어이가 없다는 듯 소리를 높였다. 피케의 손에 잡힌 현준의 유니폼이 눈에 보일 정도로 늘어나고 있었다. 저것은 축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명백히 반칙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었다. 레드카드는 무리겠지만, 역습 찬스라는 현재 상황의 중요성을 따져 본다면 충분히 옐로카드가 나올 만한 상황이었다. "큭!!!" 팔을 크게 휘둘러 유니폼을 잡는 피케의 손을 뿌리치는 순간 현준은 자신의 발이 미끄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별 수 없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넘어져야만 했다. 팔로 땅을 짚었기에 완전히 그라운드에 고꾸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관성의 법칙으로 인해 상의가 흙투성이가 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피케도 마찬가지였다. 피케의 상황은 현준보다 안 좋았다. 현준이 팔로 그라운드에 완전히 고꾸라진 상황을 막았다면 그는 얼굴부터 그라운드에 철푸덕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젠장...!' 현준은 빠르게 순수한 마기를 끌어 올렸다. 아직 공은 허공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만 있으면 헤라르드 피케에게 반칙이 선언되고, 리버풀이 공의 소유권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씨발..."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구쳐 올랐다. 하지만 이대로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게다가 헤라르드 피케의 반칙이 현준의 투쟁심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고작 이대로 있어 반칙이 선언된다면 왠지 헤라르드 피케에게 그리고 바르셀로나에게 지는 것만 같은 더러운 기분까지 들었다. 쿠욱! 자신이 넘어진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흰색 원이 그려져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는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제라드가 올린 공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장소였다. 그리고 그 장소로 향해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마르크 바르트나가 달려오고 있었다. 현준은 재빠르게 무릎을 꿇으며 재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마치 용수철이 튕겨나가듯 그대로 앞으로 내달렸다. 현준과 피케가 쓰러지며 넘어지는 모습을 보며 공을 걷어내기 위해 빠르게 달리던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마르크 바르트라는 화들짝 놀라며 스피드를 낮추기 시작했다. 체력을 아끼기 위함도 있었고, 방금 전 피케의 플레이로 인해 주심이 반칙을 선언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 하지만 현준이 재빠르게 몸을 일으키며 달리기 시작하자 바르트라 또한 화들짝 놀라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공에 가까워지는 것 이상으로 현준 또한 공의 낙하지점으로 예상되는 장소에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큭!!!" 이대로라면 분명 헤딩 경합이 벌어질 게 틀림없었다. 바르트라는 수비수로서 공격수에게 밀린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지만 하필이면 상대가 현준이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는 선수인 만큼 마음속에 불안감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바르트라는 이번 시즌에서부터 바르셀로나의 1 군 팀에서 뛰기 시작한 23살의 신예였다. 바르셀로나의 명 센터백 푸욜의 뒤를 이을만한 대체자로 이름을 알리고는 있지만 거기까지였다. 바르트라는 헤라르드 피케의 반칙이 선언되지 않을까 즉시 주심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하지만 어드밴티지 룰이 적용된 것일까? 아직까지 심판은 휘슬을 입에 물고 있지 않았다. 이게 리버풀에게 아니면 바르셀로나에게 유리한 판단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바르트라의 시선이 주심에게로 향하는 것을 본 현준은 또 한 번 스피드를 끌어 올렸다. 그리고 양 선수가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헤디잉!!!] 좀 더 공에 가까이 그리고 더 높이 뛰어오른 것은 현준이었다. 181 cm 라는 키를 이용해 공중 장악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던 바르트라였지만, 현준은 악마의 육체를 이용해 바르트라보다 약 50 cm 나 높게 허공으로 뛰어 올라 있었다. 현준의 머리에 닿은 공이 그대로 왼쪽의 빈 공간으로 떨어져 내렸다. [마리오 괴체! 치고 달립니다!] 그리고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던 마리오 괴체가 그 공을 낚아채며 달리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공격진은 축구 팬들에게 있어 세계 최고의 공격진 중 하나다. 2 년 연속 발롱도르의 수상자 현준과 그의 영혼의 파트너 수아레즈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둘을 보좌하는 마리오 괴체와 세르단 샤키리 또한 월드 클래스급의 선수들이었다. 특히 마리오 괴체는 다른 프리미어 리그의 강팀에서도 에이스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였다. 촤아아악!!! 아우베스의 태클을 오른쪽으로 틀며 피한 괴체는 빠르게 바르셀로나의 진영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마리오 괴체!!! 마리오 괴체!!!] 한국에 오늘 챔피언스 리그 8 강을 1 차전 경기를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뿐만 아니라 오늘 경기를 각국에 중계하는 다른 캐스터들도 그들만의 언어로 마리오 괴체를 연발하고 있었다. 특히나 마리오 괴체의 고국인 독일에 스포츠를 중계하는 스카이 독일의 캐스터는 격한 목소리로 괴체의 이름을 연발하고 있었다. 우우우우!!! 엄청난 야유성이 홀로 바르셀로나의 진영을 돌파하는 마리오 괴체에게 향했다. 그런 야유성과 압박감에 마리오 괴체는 점점 숨이 막혀오면서도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이 골을 넣어야 할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노려보았다. 마리오 괴체는 전반전의 실수 따위는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지 오래였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자신의 발끝에 있는 공을 바르셀로나의 골문 안으로 넣는 것이었다. [마리오 괴체! 슛!!!] 그리고 괴체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그라운드에 한 번 바운드되며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1 - 2. 원정팀 리버풀이 바르셀로나의 홈 경기장 누 캄프에서 얻어낸 역전골이었다. ============================ 작품 후기 ============================ 예약으로 미리 올려놓고 가겠습니다.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512 챔피언스 리그 =========================================================================                            [들어갑니다!!! 고올!!! 리버풀! 마리오 괴체!!!] [마리오 괴체! 아! 리버풀 대단합니다! 결국 또 한 번의 역습찬스를 성공시키며 역전골을 터뜨립니다!] [괜히 리버풀이 역전의 명수라고 불리는 팀이겠습니까! 리버풀 역습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와아아아!!! 공이 들어가며 그물을 출렁이는 모습이 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괴체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장면은 괴체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우와아아악!!!" 챔피언스 리그 8 강전. 게다가 상대는 바르셀로나, 그것도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누 캄프에서 벌어지는 경기였다. 사방에서 엄청난 소리가 괴체에게 들려오고 있었다. 누 캄프에 가득 들어선 팬들 대부분이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팬들인 만큼 경기장을 가득 메운 엄청난 소리들은 열광적인 환호성이 아닌 원정팀 선수에 불과한 자신에게 향하는 야유성이지만, 괴체의 귀는 그 야유성속에 담긴 콥들의 열광적인 환호성을 찾아내고 있었다. 먼 스페인까지 찾아와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그 환호성만 있다면 9 만 명 가까이나 되는 바르셀로나의 서포터즈 앞에서 경기하는 것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이얏호! 잘했어!!! 마리오!!!"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의 응원석으로 달려가려는 찰나 등 뒤에서 환호성과 함께 한 선수가 괴체의 등 뒤를 잡아챘고, 두 선수는 한 몸이 되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동료인 샤키리였다. 샤키리에 눈에 가득 찬 흥분을 확인한 괴체는 더 이상의 말없이 환호성만을 질러대었다. 샤키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두 선수 사이를 리버풀 선수들이 감싸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는 현준도 끼어 있었다. 마리오 괴체의 골이 터지는 순간, 현준은 마치 자신이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뻤다. 수준 낮은 플레이로 자신을 도발했던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에게 한 방 먹여줬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어때요! 캡틴!!!" 한참 동안이나 선수들과 역전골의 기쁨을 즐기던 마리오 괴체가 현준에게 소리쳤다. 그런 괴체의 시선은 현준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괴체의 말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나이스 골. 전반전의 어이없는 슈팅은 찾아볼 수 없더군." "내가 이정도라고요. 캡틴." 현준의 칭찬에 괴체가 콧잔등을 슥 훑으며 말했다. 괴체가 가장 존경하는 혹은 그라운드에서 닮고 싶은 플레이어인 현준의 인정은 괴체가 매 경기 때 마다 가장 듣고 싶었던 혹은 받고 싶었던 것이었다. [네이마르 측면 돌파! 카일 워커가 가로 막습니다!!!] [김현준 슛!!! 아! 막힙니다! 테어 슈테켄 골키퍼의 선방!!!] [리오넬 메시! 슈우웃!!! 좌측으로 크게 빠지는 공! 리오넬 메시! 머리를 감싸쥐며 아쉬워 합니다!] 1 - 2. 마리오 괴체의 역전골로 인해 팽팽했던 균형이 무너지자 경기의 스피드는 이제까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바르셀로나는 동점골을 터뜨려야 했고, 리버풀은 그런 바르셀로나를 막아야 했다. 양 팀의 선수들은 멈추지 않고 공을 향해 뛰고 상대 선수를 마크하고 있었고, 그런 선수들을 향해 양 팀의 서포터즈들은 열광적으로 응원을 보냈다. "이제 20분!!!" 레이나가 소리쳤다. 이제 20 분만 버티면 누 캄프 원정에서 바르셀로나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챔피언스 리그 8 강 1 차전 경기에서 말이었다. 오늘 경기 누 캄프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리버풀은 챔피언스 4 강 진출의 8 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면 4 강 진출은 우리 것이다!' 레이나는 누 캄프 만큼이나 원정팀의 무덤으로 유명한 안 필드에서 펼쳐지는 경기에서 리버풀이 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현준의 다리가 부러지거나 리버풀 선수들 대다수가 부상으로 쓰러지는 것이 아닌 이상은 말이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기회만 있으면 전방으로 공을 보내며 맹렬하게 리버풀을 공격했다. 그것만이 1 - 2 로 리드 당하고 있는 지금 경기에서 해야만 하는 최선의 플레이였다. "후욱...후욱..." 이제는 현준도 센터 라인 근처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다. 간간히 역습 기회를 노리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무조건적으로 공세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기도 했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뛰는 것처럼 그라운드를 크게 오가며 계속해서 전방으로 공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저 녀석들은 지쳤어! 조금만 더 버텨!!! 오늘 경기 승리하고 파티를 벌이는 거다!!!" 리버풀의 부주장이자 정신적인 지주인 제라드가 외쳤다. 경기장 가득 울려 퍼지는 팬들의 함성 속에서도 제라드의 목소리는 똑똑히 리버풀 선수들의 귀에 들려오고 있었다. 그에 고무된 선수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내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막기 시작했다. 제라드의 말이 아니더라도 한 점차로 리드 하고 있는 이 경기, 무조건 이길 생각이었다. 1 - 2 의 스코어에서 변하지 않은 채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지친 선수들을 대신에 양 팀의 감독들은 교체 카드를 꺼내기 시작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앞으로 짧은 패스. 리오넬 메시 측면으로 살짝 벌려줍니다. 네이마르.] [마마두 사코 헤딩으로 걷어내는 공! 사비 알론소! 아! 반칙이 선언됩니다. 사비 알론소의 반칙.] 새로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투입되었지만, 경기 속도는 전혀 늦춰지지 않았다. 조금이나마 정신을 놓쳤다가는 경기에 흐름에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기에 양 팀의 선수들은 한 치의 다른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맞서고 있었다. 현준과 수아레즈, 페드로와 메시, 네이마르와 같은 양 팀 공격수들의 날카로운 슈팅이 계속해서 상대팀의 골문을 노렸고, 그 때 마다 양 팀의 골키퍼 혹은 수비수들의 환상적인 선방과 수비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스코어는 계속해서 1 - 2에서 변하지 않고 있었다. 삐익!!! 삐익!!! [아! 경기 끝납니다!!!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8 강 1차전 경기. 원정팀 리버풀이 승리를 거둡니다!] [오늘 경기 바르셀로나에게는 상당한 타격으로 다가오겠는데요? 챔피언스 리그 1차전 홈 경기에서 바르셀로나가 결국 리버풀에게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이 울리며 결국 경기가 끝이 났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며 맹렬하게 공격을 하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심판의 휘슬소리에 하나 둘씩 비틀거리다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 바르셀로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멍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봤다. 1 - 2. 챔피언스 리그 8 강 1차전 경기 결국 자신들의 홈인 누 캄프에서 패배하고 만 것이다. 경기의 흐름도 그리고 자신의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자신들이 먼저 선제골을 터뜨렸고, 여러 번의 좋은 기회도 만들어 냈었다. 하지만 딱 하나, 마무리가 부족했다. "젠장...!" 물을 벌컥벌컥 마시던 메시는 애꿎은 그라운드를 걷어찼다. 그의 머리카락과 유니폼은 온통 땀으로 헝클어져 있었다. 조금만 더 완벽하게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더라면 혹은 찬스를 놓치지만 않았더라면 오늘 누 캄프에서 패배가 아닌 승리를 얻어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 주장으로 나선 사비 에르난데스가 메시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오늘 시합에 대한 복수는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하자." 사비 에르난데스의 목소리에는 굳은 의지가 그리고 분함이 담겨 있었다. 자신들의 홈인 누 캄프에서 또한 자신들을 응원하는 9 만 명이나 되는 팬들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다. 분한 게 당연했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말에 메시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메시의 시선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등번호 17 번의 선수. 현준에게 향해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강자 리버풀.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1 - 2 로 승리를 거두다. [EPNM = 김민철 기자]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8 강 1 차전 누 캄프에서 벌어진 바르셀로나와의 원정 경기에서 1 - 2 로 승리를 거뒀다. 이 쯤 되면 리버풀의 기세를 막을 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25 라운드 아스날 전의 패배 이후 리그에서 6 연승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전승을 거두고 있다. 선제골은 홈 팀 바르셀로나가 먼저 터뜨렸다. 신계의 공격수이자 바르셀로나의 에이스 메시가 날카로운 슛으로 먼저 리버풀의 골망을 열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 메시가 있다면 리버풀에게는 김현준이 있었다. 장군멍군이라는 말처럼 리오넬 메시가 골을 넣자마자 사비 알론소의 롱 패스를 기점으로 역습 기회를 잡은 리버풀은 에이스 김현준이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원맨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어냈다. 홀로 약 40m 가량을 질주하며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김현준의 플레이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다. 1 - 1 의 상황에 접어들자 양 팀은 적극적인 공세보다는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미드필더 싸움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경기의 승패가 챔피언스 리그 4 강 진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후반 22 분. 또 다시 리버풀이 역습찬스를 얻어냈고,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답게 김현준의 헤딩 패스를 마리오 괴체가 골로 연결시키며 경기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1 - 2 로 원정팀 리버풀이 한 점 앞서 나가기 시작하자 바르셀로나는 적극적으로 리버풀의 수비는 무너뜨리기 위해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리버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경기는 결국 1 - 2. 원정팀 리버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리버풀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8 연승을 달렸고, 김현준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통산 14 호 골을 터뜨렸다. 챔피언스 리그 4 강 진출을 가리는 2 차전 경기는 오는 4 월 8 일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 필드에서 펼쳐진다. [쿡 > 진짜 세월이 무상하다. 바르셀로나가 유럽 제패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리버풀이 유럽 제패하고 있네. 그때 리버풀의 별명이...] [비헤피 > 경기력만 따지면 막상막하였는데 골 결정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경기였음.] [바르셀로나만세 > 바르셀로나 팬이긴 한데 리버풀에 김현준이 있어서 어느 팀이 올라가도 된다는 식으로 경기를 보기는 했는데, 김현준은 컨디션이라는 게 없는 선수임? 매 경기 잘하는 것 같음.] [준느님만세 > 괜히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게 아님. 진짜 무슨 약 먹고 뛰는 것 같음.] [오른발의맙소사 > 도핑 테스트 가장 많이 받는 선수가 김현준인데 이제까지 약물검사에 걸린 적이 없다는 게 놀랍게 느껴지는 사실. 저게 진짜 실력이라는 말인데, 진짜 김현준은 축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선수임.] [ㅇㅇ > 난 김현준이 우리나라 선수라는 게 더 놀랍다. 브라질이나 스페인에서만 태어났어도 그러려니 하며 놀랍진 않겠는데.] [진격의리버풀 > 아 김현준 때문에라도 진짜 월드컵 기대된다. 빨리 3개월 후딱 지나갔으면 좋겠음.] ============================ 작품 후기 ============================ 아 여행은 전주로 다녀왔습니다. 전주 비빔밥 유명하다는데...네. 비싸기만 하고 그냥 그랬어요. 차라리 다른 음식이 더욱 맛있더라고요; 그럼 즐감하시고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2015 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p.s : 1월 1일, 2015년 새해부터 출근하는 와이프 2015년에도 일복 대박..났네요; 00513 챔피언스 리그 =========================================================================                            2013 - 14 시즌 리버풀은 캐피털 원 컵을 들어 올렸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승승장구를 해왔다. 그런 리버풀에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도 아닌, 8 강 1 차전의 승리는 그렇게 커다란 의미를 줄 만한 것은 아니었다. 리버풀은 저번 시즌 유럽에서 유일하게 쿼드러플을 달성한 팀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선수들이 리버풀로 돌아왔을 때 리버풀 시내는 리버풀 FC 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 승리의 여파가 한창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리버풀의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던 상대가 한 때 유럽을 제패했던, 그리고 지금도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에는 각 팀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에이스들이 있었다. 언론에서는 누가 더 뛰어난지 비교를 해대는 현준과 리오넬 메시였다. 둘 다 다른 세계적인 선수들보다도 한 수 위라는 의미로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포함해 신계급 선수들이라고 불리지만, 리버풀 팬들을 포함해 프리미어리그 팬들은 리오넬 메시의 실력을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리오넬 메시 따위는 준하고 비교할 만한 클래스가 안 된다고!" "아무렴 준이 최고지!" "메시보다는 그래도 그나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조금 더 낫지. 물론 준에게는 비교할 바가 안 되지만 말이야." 오히려 리버풀의 서포터즈들은 리오넬 메시보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좀 더 높게 평가했다. 그도 그런 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그나마 프리미어리그의 팀인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어떤 리그보다도 프리미어리그가 최고의 리그라고 생각하는 팬들에게는 당연한 생각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데 어떻게 생각해?" 시끄럽게 떠들면서 지나가는 팬들의 소리에 스티븐 제라드가 현준을 보며 말했다. 현재 둘은 모드리치가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 병원에 갔다가 돌아가는 중이었다. 개인적으로 모드리치와 친한 이유도 있지만, 리버풀 FC 라는 팀의 주장과 부주장으로서 팀의 핵심선수인 상태를 알아보기 위함도 있었다. 거기에 덧붙여 짜릿한 승리를 얻어냈던 챔피언스 리그 8 강 1 차전 바르셀로나전의 승리를 자랑하기 위해서라는 목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랑에 둘은 몇 번이나 하루라도 빨리 부상에서 복귀해 그라운드에 뛰고 싶다고 연신 소리를 지르며 안타까워하던 모드리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었다. "뭐. 팬들이 그렇게 말해준다면야 그런 것이겠죠?" "큭."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현준의 모습에 제라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탓에 현준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아마도 매번 훈련 때나 혹은 연습 경기 때 보여줬던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쉽사리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도 현준의 목소리에 뿌듯함이 담겨 있다는 것 정도는 쉽게 캐치할 수 있었다. "다음 경기는 노리치 시티전이군." 제라드가 눈을 빛냈다. 마치 그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어째서 그가 노리치 시티와의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는지 현준은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캐로우 로드를 홈 경기장으로 가지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팀인 노리치 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 합류한 지 고작 3 년밖에 되지 않은 팀이었다. 하지만 첫 시즌 16위, 두 번째 시즌에 14 위를 차지하더니 지금은 8 위를 차지하며 중위권에 안착하고 있는 팀이기도 했다. 공격력이 뛰어나며 패스 성공률과 돌파력이 좋은 팀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비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는 팀이었는데, 한 번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2013 - 14 시즌 스완지 시티나 첼시를 상대로 4 - 0 으로 대량실점을 하고 패배했던 경기가 그 예시였다. 현재 31 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에서 선두를 달리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리버풀과 비교해 봤을 때 객관적인 전력에서 노리치 시티는 리버풀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노리치 시티는 리버풀에게 '공은 둥글다'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팀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 안 필드에서 첫 패배를 안겨다 준 팀.' 2013 - 14 프리미어리그 12 라운드 경기. 팀의 주포인 현준이 부상으로 팀에서 제외되어 있었다고는 하지만 홈인 안 필드에서 리버풀은 노리치 시티에게 일격을 맞으며 프리미어리그 11 연승이 끊어진 바 있었다. 리그 경기의 첫 패배가 원정도 아닌 홈에서 벌어졌기에 노리치 시티전의 패배를 제라드는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준도 이번 프리미어리그 노리치 원정을 기대하고 있었다. 저번 경기는 자신이 출전하지 않았기에 패배를 당했지만, 이번은 달랐다. 비록 리버풀의 베스트 11 이 모두 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이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번 시즌도 우리가 우승할 수 있겠지?" 서로 아무 말 없이 길을 걷는 도중 문득 제라드가 현준에게 말했다. 제라드의 말에는 과연 리버풀이 우승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담겨 있는 게 아니었다. 마치 당연한 걸 해야 한다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물론이죠." 현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유럽 축구 역사상 최초로 4 연속 쿼드러플과 프리미어리그에 큰 획을 긋는 4 시즌 연속 득점왕까지 그 모든 것을 차지하며 이번 시즌을 완벽하게 마치고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할 생각이었다. [들어갑니다!!! 김현준! 오늘 노리치 시티를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김현준의 슈팅!] [이야!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오늘 벌써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이대로라면 프리미어리그 4 시즌 연속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이 거의 눈앞에 다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리버풀의 주장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월드 클래스급이라고 표현하는 것조차 부족한 축구 천재인 김현준의 실력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바로 프리미어리그 매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 조민호와 신연호 해설위원이었다. 하지만 오늘 노리치 시티에서 보여주고 있는 현준의 활약은 그들이 알고 있는 예전에 보여줬던 실력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마치 눈이라도 달린 것 마냥 상대방의 골문을 연거푸 파고들고 있었다. [김현준 또다시 돌파해 들어갑니다. 스티븐 휘테커가 막아보는데요!] 이제까지 현준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은 공격수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수비수들과의 경합에서 쉽사리 공을 뺏기지 않는 괴물 같은 신체능력, 정확한 위치선정과 완벽하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정확한 골 결정력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현준만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오늘 노리치 시티전에서 보여주고 있는 현준의 모습은 예전 아니, MOM 으로 선정되었던 챔피언스 리그 8 강 1 차전 바르셀로나전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김현준! 또다시 제칩니다! 아!!! 공이 발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어요!] 조민호가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런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는 신이 나 있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어리거인 현준의 활약이 너무나도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현준의 발끝에 있는 공은 마치 그의 몸 일부와도 같았다. 순식간에 금세 노리치 시티의 수비라인을 돌파해 들어간 현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노리치 시티의 선수를 단순히 스피드의 완급 조절을 통해 떨쳐냈다. 아무리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노리치 시티 또한 세계 최고의 리그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의 팀이었고, 노리치 시티의 선수들 또한 수많은 축구 선수들의 정점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거들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너무나도 가볍게 그들을 무력화 시키고 있었다. [존 러디 골키퍼 나옵니다! 김현준 그대로 슈웃!!!] [들어갑니다!!! 또 들어갑니다! 아아!!! 노리치 시티! 완벽하게 무너집니다!! 리버풀 5 - 0! 김현준 선수 오늘 경기에만 벌써 4 골을 터뜨립니다!] "빌어먹을...!" 또 한 번 실점을 허용하자 현준을 마크하던 노리치 시티의 수비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체 오늘 무엇을 먹어서 저렇게 컨디션이 좋은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평범한 상태에서 막는 것도 힘든데, 저렇게 컨디션이 좋은 일명 미쳤다라고 표현하는 저 녀석 상대해야 하는 자신들의 대진운이 원망스럽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현준을 바라보는 노리치 시티의 몇몇 선수들의 얼굴에는 경외심과 함께 충격, 그리고 공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표정이 어려 있었다. 웃기게도 그런 경외심은 노리치 시티 선수들뿐만 아니라 현준의 동료인 리버풀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지니고 있었다. 벌써 오늘 경기에서만 4 골.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42, 43, 44, 45 호골을 신고하며 한 시즌 50 골 고지에 또 한 번 진입할 수 있는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골을 터뜨린 현준은 센터라인 쪽으로 달리며 가볍게 한 손을 치켜 올렸다. 와아아아!!! Jun!! Jun!!!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화려한 돌파에 골까지 터뜨린 현준의 플레이에 오늘 캐로우 로드까지 원정을 온 리버풀의 서포터즈 콥들은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다. 현준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그들의 가슴을 뛰게 그리고 울부짖게 만들고 있었다. [마리오 괴체!!! 슈웃!!! 들어갑니다!!!] 현준의 전방에서 미쳐 날뛰는 것 이상으로 다른 리버풀 선수들도 다들 그들의 이름값에 부족하지 않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리버풀은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5 - 1 로 승리를 거뒀던 헐 시티의 기록을 뛰어넘어 7 - 0 이라는 어마어마한 스코어로 노리치 시티를 대파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 작품 후기 ============================ 군산은 너무 멀어서...광주는 어떤가요? 물론 전라도 광주입니다. 독자분들중에 광주 사시는 분이 계시려나... 여튼 다들 즐감하세요. 2015 년...네. 슬프게도 전혀 변하는 게 없는 하루네요. 그래도 새해가 됐는데 다들 새해목표 세우셨나요? 분명 금연이 목표인 사람이 수두룩하게 있을듯. 00514 챔피언스 리그 =========================================================================                            와아아아!!! 울부짖듯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함성소리. 사방에서 터지는 폭죽과 마치 떼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기장 곳곳에서 들리는 응원가 YNWA. 이 모든 것들은 오늘 승리를 위해 자신들의 붉은 전사들에게 보내는 리버풀 FC 의 서포터즈 콥들의 소리였다. 언제나 안 필드에서 리버풀은 승리했고, 자신들에게 기쁨을 안겨다 주었다. 그리고 오늘도 그럴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팬들은 경기장을 찾았다. 챔피언스 리그 8강 2 차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경기. 이미 캄프 누에서 벌어진 1 차전에서는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는 1 - 2 로 꺾은 바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안 필드에서 벌어지는 2 차전 경기에서 리버풀은 최소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얻어내면 챔피언스 리그 4 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오늘 경기 무승부를 거두는 것은 우리에게 패배나 다름없는 일이야. 오늘 경기는 다른 곳도 아닌 안 필드에서 펼쳐진다." 현준이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다른 곳도 아닌 자신들의 홈 경기장 안 필드에서 열리는 경기다. 상대가 어느 팀이던 안 필드에서 만큼은 절대 져서는 안됐다. 홈 경기장이라는 의미는 어느 팀에게도 그러하겠지만 리버풀에게도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팬들을 위해서." "그리고 리버풀을 위해서." 제라드와 아게르가 현준의 뒤를 이어 말했다. 프로 축구선수들에게 있어서 팬들 앞에서 보이는 경기란 언제나 특별하다. 하지만 홈 팬들에게 선보이는 경기는 그 어떤 것보다도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 축구선수들은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니까 말이다. 챔피언스 리그 8 강 2 차전. 준비는 완벽했다. 오늘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챔피언스 리그 8 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스페인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리라.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로 들어서는 선발 선수들을 향해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쏟아내었다. 오늘 경기 또한 승리를 거둬달라는 선수들에게 보내는 팬들의 선물이었다. [자! 이제 곧 선수들의 입장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겠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8 강 2차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와의 경기 리버풀의 홈인 안 필드에서 열리게 되겠는데요.] [네. 오늘 경기 챔피언스 리그 4 강 진출의 향방을 가리는 아주 중요한 경기인데요. 먼저 다급한 쪽은 원정팀인 바르셀로나입니다. 오늘 경기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둬야하지만 4 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선수들의 입장과 함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을 비롯해 각국 중계진이 오늘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챔피언스 리그 8 강 최대의 빅 매치라면 역시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였다. 둘 다 유럽을 제패하다시피 한 팀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리버풀 쪽이 굉장히 좋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경기에 앞서 리버풀은 노리치 시티를 상대로 7 - 0 이라는 엄청난 대승을 거뒀는데요. 공격진의 발끝 굉장히 날카롭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에 반해 바르셀로나.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리그에서도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접전 끝에 3 - 2 로 패배했습니다. 막바지 우승경쟁이 치열한 프리메라리가인데 레알마드리드와 승점차가 5 점이나 나고 있어요.] [네. 하지만 공은 둥글다라는 말처럼 경기의 향방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데요.] 챔피언스 리그 8 강 2 차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경기. 1 차전은 리버풀이 1 - 2 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워낙 쟁쟁한 팀들의 맞대결인 탓에 해설진은 쉽사리 4 강 진출팀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 만큼은 오늘의 홈 팀 리버풀이 훨씬 좋았다. 누가 뭐래도 그들은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지니고 있는 팀이었으며, 그 공격진이 프리미어리그 32 라운드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무려 7 골이나 퍼부으며 골 맛을 차례대로 맛봤기 때문이었다. 팬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그라운드를 보며 심호흡을 하던 현준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 닿았다. 익숙한 모습의 여자들이 현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훗." 페르실을 포함해 레리엘 그리고 탈리사였다. 지금쯤 집에 있어야 하는 그녀들이 눈에 들어오자 왠지 모르게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때문이었던가?' 며칠 전 노리치 시티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이후 질펀하게 보냈던 잠자리에서 페르실이 잠시 외출하고 싶다는 베갯머리송사가 들어와 허락을 해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가끔 리리스도 이렇게 자신의 경기를 보러오곤 했었다. 아니, 자주 보러왔었다. 그녀는 자신의 매니저이자 에이전트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리리스..." 리리스의 모습을 떠올린 탓일까? 몸 안에 있는 순수한 마기들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현준은 리리스에 대한 마음을 조금도 잃어버리지 않고 있었다. 자신을 마족으로 만들어 준 그리고 순수한 마기라는 게 무엇인지 알려준 존재였다. 그리고 이렇게 팬들의 환호성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자신을 성장시켜준 여인이기도 했다. "......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탓일까? 자신의 눈앞에 드리우는 검은 그림자를 보고는 현준은 화들짝 놀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 모습에 바르셀로나의 주장 사비 에르난데스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더니 빠르게 현준의 손을 살짝 쥐고는 자신들의 진영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연이어 현준과 가볍게 악수를 하고는 자신들의 진영으로 달려 갔다. "......" 사비 에르난데스로서는 그리고 바르셀로나 선수들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기분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마침 리리스를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방해를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순수한 마기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었다. [자! 챔피언스 리그 8 강 2 차전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그럼 경기 시작합니다!]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리버풀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현준에게서 시작된 패스가 수아레즈에게 그리고 스티븐 제라드에게 연결되는 모습을 보며 붉은 물결로 가득 찬 안 필드는 팬들의 환호성과 함성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안 필드에서 리버풀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무시무시한 팀이었다. 비록 베스트 11 이라 부를 수 있는 선수 명단은 아니었지만, 오늘 선발로 출전한 리버풀 멤버들은 베스트 11 에 가까운 구성이었다. 특히 공격진인 현준과 수아레즈 그리고 마리오 괴체와 샤키리는 부상 없이 이번 시즌을 소화하며 상대팀을 초토화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주었다. 그리고 안 필드에 가득 찬 팬들의 응원과 열기에 힘입어 리버풀 선수들 또한 맹렬하게 초반부터 바르셀로나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사비 알론소!] 선제포는 리버풀 쪽이었다. 바르셀로나 진영에서 수아레즈가 뒤로 살짝 빼 준 공을 그래도 사비 알론소가 중거리 슛으로 연결시켰다. 비록 골문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충분히 좋은 시도였다. 그리고 리버풀은 그 다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 두 번의 슈팅에서 선제골을 뽑아내었다. [스티븐 제라드! 태클! 공 뺏어냅니다!] [제라드 선수. 오늘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리버풀의 전설로 불려도 될 정도로 리버풀이라는 팀에서 오랫동안 뛰었던 원 클럽 맨 스티븐 제라드. 비록 주장직은 현준에게 넘겨주었지만, 아직도 부주장이라는 직함을 맡으며 리버풀을 이끌어 가는 주축 중 한 명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축구 선수들이 황혼기를 보내는 미국으로 이적하지 않을까하는 루머가 퍼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리버풀에 남아 팀에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는 선수였다. "!!!" 그라운드에 있는 양 팀 선수들의 위치를 살피기 위해 제라드의 눈이 빠르게 굴러갔다. 자신의 나이 33. 28 년 이라는 시간동안 리버풀과 함께 했다. 그리고 제라드는 이번 시즌이 아마 리버풀과 함께 하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수많은 전설들처럼 혹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축구 선수들처럼 그 또한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내용을 입 밖에 꺼낸 적은 없었다. 단지 최근 자신의 폼이 떨어졌고, 리버풀의 수준 높은 경기력이 방해가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경기가 그리고 이번 시즌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제라드였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는 마지막 시즌. 최대한 높이 그리고 많이 제라드는 리버풀이라는 이름과 함께 하고 싶었다. 경기 하나하나가 스티븐 제라드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자신이 살아있었다는 그리고 리버풀의 선수였다는 마지막 증거가 될 테니 말이었다. "준!!!" 제라드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의 높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는 그의 허벅지가 부풀어 오르며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그 순간 천천히 앞으로 걷고 있던 현준의 걸음걸이가 성큼성큼 빨라지기 시작했다. 현준의 마음속에는 오직 단 한 가지 목표 뿐이었다. [스티븐 제라드!!! 롱 패스!!!] [김현준 빠릅니다!!!] 역습의 리버풀. '붉은 색은 3 배 빠르다'라는 리버풀 팬들의 소리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다. 리버풀은 언제나 역습찬스에서 강점을 보였다. 그것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정확하고 그리고 길게 공을 찔러 줄 수 있는 킥력과 시야가 좋은 미드필더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그 공을 잘 잡아 줄 수 있는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그리고 볼 트래핑이 뛰어난 공격수가 있었다. [빨라요!!!]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 리버풀 선수들은 최전방에 위치한 현준에 대한 거리낌 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고 그 누구와 경합을 벌이고 있음에도 충분히 공을 따낼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 어느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믿음을 져버린 적이 없었다. "크으윽!!!" 현준과 스피드 경합을 벌이던 헤라르드 피케가 입에서 참아내던 신음성을 터뜨렸다.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현준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어깨를 들이밀어 몸싸움을 벌여도 리버풀의 17 번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의 스타 플레이어 메시가 작은 체구로도 몸의 중심균형을 낮춰서 몸싸움을 이겨낸다고 한다면 김현준은 오로지 순수한 힘으로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있었다. 진영 곳곳에서 수비라인을 유지하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빠르게 돌아서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시선에는 공만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길게 끌 생각이 없었다. [김현준!!! 아! 슈웃!!!] [그대로 때립니다!!!] 안필드는 현준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4 시즌이나 거의 매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찾던 그라운드였고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던 경기장이었다. 눈을 감아도 골대가 어디에 위치했는지 그리고 잔디의 상황이 어떤지 어느 곳에 자신들의 피치가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팬들이 어느서 환호성을 보내는 지 다 알 수 있었다. [들어갑니다!!! 고올!!! 골!!! 리버풀 선제골!!!] 와아아아아!!! 사방에서가 자신을 부르는 환호성이 들려왔다. 뒤에서도 동료들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현준은 그 환호성에 리리스의 목소리 또한 담겨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한 손을 앞으로 뻗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시고 좋은 한주 보내세요. 그나저나 스티븐 제라드가...제라드가 미국으로 가다니!!! 이제 리버풀은... 하아...진짜 실축의 리버풀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00515 챔피언스 리그 =========================================================================                            [터졌습니다! 리버풀!!! 선제골!] [역시 이 선수가 해냅니다! 리버풀의 주장 김현준!!!] 현준의 골이 터지자 오늘 경기 안 필드를 찾은 붉은색 유니폼의 서포터즈, 콥들은 골을 터뜨린 주인공을 향해 열광적인 응원성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내보냈다. 역습의 리버풀이라는 별명처럼 리버풀은 이번 골도 역습 상황에서 만들어내었다. 게다가 중심에는 리버풀 선수들 중 역습에 가장 특화된 공격수 아니 완전체라고 부를 수 있는 공격수 현준이 있었다. 와아아아!!! Jun! Jun!! Jun!!! 현준의 이름이 안 필드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 만큼 리버풀 FC 의 팬들, 콥들에 대한 현준의 사랑과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이라고는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과 같은 라이벌 팀에 밀려 꿈 만으로만 생각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그들에게 선물한 것을 시작으로 리버풀은 현준의 영입 이후 챔피언스 리그, 칼링컵, FA 컵과 같은 우승컵을 여러 차례나 들어 올렸다. 그리고 결국 저번 시즌 세계 최고의 명문들도 쉽사리 이뤄내지 못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그 어느 팀이 해내지 못했던 쿼드러플을 달성했고, 이번 시즌에도 또 한 번의 전설을 쏘아 올리려고 하고 있었다. [아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내가 저런 선수와 한 팀에 있었다는 게 이제는 자랑스럽게 느껴질 정도로군요. 정말 이럴 때 마다 스티브가 부럽습니다. 왜냐고요? 리버풀이 또 한 번의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스티븐 제라드의 영원한 친구이자 리버풀의 전설적인 수비수, 이제는 해설자로 변신한 제이미 캐러거가 현준의 선제골을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자신이 나이가 조금이라도 적었더라면 저 그라운드에서 같이 뛰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프로 축구 선수로서 은퇴한 지 반년이 넘게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캐러거는 조금씩 피가 끓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바르셀로나 정말 다급해졌습니다. 홈에서 1 - 2 로 패배한 만큼 3 골을 넣어야 4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바르셀로나와 같은 강팀에게 3 골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몰랐다. 하지만 상대는 바르셀로나 못지않은 강팀 리버풀이었다. 더군다나 지금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곳은 열광적인 응원 때문에 원정팀이라면 이미 1 골을 먹고 들어간다는 안 필드였다. 삐이익!!!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다. 이미 선제골을 내준 만큼 바르셀로나는 최소 3 골을 넣어야 4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를 증명하기라도 하 듯 바르셀로나는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그리고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빠르게 공을 돌리며 공격 작업에 나서고 있었다. 반면 리버풀은 그런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기 위해 좀 더 많은 활동량과 강한 압박으로 나섰다. 3 골이라는 여유가 있었지만, 바르셀로나에게 흐름을 단 한순간이라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스티븐 제라드 태클!!! 공 뺏어냅니다!] [제라드 선수의 나이가 올해 33 살인데요. 정말 놀라운 활동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33 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인데요. 스티븐 제라드 선수.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은퇴 혹은 이적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사실 저는 스티븐 제라드가 리버풀을 떠난다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선수는 리버풀이라는 팀에서만 무려 700 경기 가까이 소화했는데요. 유소년부터 시작해서 리버풀과 무려 28 년 동안 인연을 맺고 있는 선수입니다.] 특히 미드필더로 오늘 경기에 나선 스티븐 제라드의 활약이 놀라웠다. 33살이라는 축구 선수로서 고령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제라드는 그라운드 전체를 누비는 활동량과 강한 압박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전진하는 데 있어 애를 먹게 하고 있었다. 게다가 제라드의 장기는 이런 모습만이 아니었다. 날카로운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빼놓고서는 그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특히 전반전 현준의 선제골을 도운 것도 제라드의 날카로운 패스가 있었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제라드의 플레이는 충분히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 더 이상 실점을 허용하면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 리그 4 강 진출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리버풀의 역습을 두려워 한 나머지 공격에 모든 전력을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리오 괴체. 제라드와 패스를 주고받고 하프라인을 넘어섭니다.] 측면에서 카일 워커가 네이마르에게서 빼낸 공을 받은 알론소가 짧은 패스로 마리오 괴체에게 공을 연결시켰고, 공을 받은 괴체가 하프라인을 넘어서며 다시 한 번 리버풀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마르틴 몬토야] 마리오 괴체를 저지하기 위해 1차로 달려든 것을 바르셀로나의 측면 수비수 마르틴 몬토야였다. 몬토야의 수비에 괴체가 공의 방향을 슬쩍 틀며 제치려는 찰나 몬토야가 오른발을 뻗으며 어깨를 강하게 부딪쳐왔다. "큿!!!" 삐익!!! [아! 몬토야 선수의 반칙이 선언됩니다.] 심판의 휘슬에 몬토야가 양 손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반칙이 아니라고 어필을 했지만 이미 공이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경고를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골대와의 거리가 약 30~35m 정도에서 얻은 리버풀의 프리킥 기회였다. 가까운 거리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이러한 반칙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듯이 리버풀에는 프리킥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특히 리버풀은 프리킥 골을 많이 터뜨린 팀 중 하나였다. 주의해야 하는 게 당연했다. "찰래?" "아뇨." 반칙을 얻어낸 선수가 마리오 괴체였기에, 공이 있는 곳으로 가장 먼저 달려온 제라드가 괴체를 향해 말했다. 제라드의 말에 괴체는 고개를 흔들었다. 괴체도 킥이라면 자신이 있었지만, 35m 가량 되는 이 거리에서 정확하게 골문 안으로 공을 집어넣을 확신은 없었다. "그렇다면..." 거리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 제라드는 자신이 직접 공을 차고 싶었다. 세트피스를 노리고 패널티 에어리어로 공을 올려주는 것 정도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자신보다도 프리킥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있었다. 제라드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한 골 더 추가하면 바르셀로나 녀석들 좌절하겠죠?" 제라드의 시선을 느낀 현준이 입을 열었다. "바르셀로나로 돌아갈 비행기 표를 지금부터 알아봐야겠지." "그렇다면 조금이나마 바르셀로나 스태프들의 일을 도와줘야겠군요. 이 곳 잉글랜드는 신사의 나라니까요." "푸핫!" 제라드와 현준의 대화를 듣던 마리오 괴체가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공을 찰지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현준이 공 앞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어어? 김현준 선수가 직접 준비합니다.] [아! 바르셀로나 선수들 긴장해야합니다. 김현준 선수의 프리킥 능력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엄청나거든요? 김현준 선수의 프리킥에 골을 허용한 프리미어 리그팀이 얼마나 많습니까?!] 신연호 해설위원이 외치듯 말했다. 그런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은 틀린 게 없었다. 무시무시한 골 결정력에 다소 가리기는 했지만, 현준은 프리킥으로도 매 시즌 많은 골을 터뜨렸었다.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마르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있는 골문의 위치를 지그시 응시한 현준은 사방에서 자신의 이름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환호성이 천천히 볼륨이 줄어드는 것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후우..." 키이이잉!!! 잠시간의 심호흡과 함께 마음을 가다듬다가 순수한 마기가 온 몸에서 요동을 치는 것을 느낀 현준의 눈이 번쩍 뜨여졌다. 그와 함께 붉은색의 포물선이 바르셀로나의 골문 안쪽으로 빠르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88%' 남은 12%는 아마 골포스트에 맞거나 슈테겐의 환상적인 선방에 힘입은 확률. 하지만 88% 라는 것을 보면 현준은 이번 프리킥이 거의 골로 연결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삐이익!!!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현준이 성큼성큼 공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패널티 에어리어에 있던 리버풀 선수들도 쇄도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나마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시선을 끌려는 의도였다. [직접 때리려는 것일까요? 아! 김현준!!!] [그대로 때립니다!!!] 콰아앙!!! 현준의 허벅지 근육이 무시무시하게 팽창되며 그대로 공을 강하게 때렸고, 공이 터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 어마어마한 임팩트 소리에 제대로 공이 걸렸다는 생각과 함께 수비를 하던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재빠르게 허공으로 점프를 하며 공의 궤적을 눈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준의 슈팅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시선보다도 빠른 속도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노리며 날아가고 있었다. 오직 테어 슈테겐 골키퍼만이 몸의 자세를 낮춘 채 현준이 때린 슈팅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직접 슈팅이 가능한 거리이긴 했지만, 가까운 거리라고는 할 수 없었기에 세트피스를 노리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상대는 자신의 예상을 깨고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그래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었다. "큭...!" 하지만 예상을 했다고 해도 자신이 지키는 골문을 향해 날아오는 공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특히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공은 어디로 떨어질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었다. "빌어먹을..." 무회전 프리킥. 저렇게 제대로 임팩트 된 공은 자신이 아닌 골키퍼의 전설이라 불리는 레프-야신조차도 막을 수 없는 공이었다. 그리고 불안정하게 흔들리던 공은 그대로 바르셀로나의 수비벽을 넘고는 좌측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 그리고 테어 슈테겐도 반사적으로 왼쪽으로 몸을 던졌다. [테어 슈테겐!!! 아아!!!] 조민호 캐스터의 안타까운 함성이 높게 울려 퍼졌다. 테어 슈테겐의 손 끝에 공이 걸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출렁!!! 워낙에 힘이 실린 공이었기에 골키퍼의 손끝에 살짝 걸렸다고 해서 공의 방향이 바뀌거나 혹은 골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리버풀은 전반 36 분 또 한 번의 골을 얻어내었다. [아아!!! 골! 골입니다! 들어갑니다! 김현준! 바르셀로나를 침몰시키는 두 번째 골을 터뜨립니다!!!] [우와아!! 정말 예술 같은 골입니다. 진짜 완벽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골이었습니다! 김현준의 챔피언스 리그 16 호골!] 와아아아!!!! 현준이 두 번째 골을 터뜨리는 순간 긴장감으로 인해 정적에 쌓여 있던 안 필드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2 - 0. 그리고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남은 후반전 동안 바르셀로나는 모든 공격수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리버풀의 수비도 만만치 않았고, 오히려 역습을 통해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노리기도 하며 바르셀로나의 입장에서 위험천만 장면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었다. 삑!!! 삐익!!! [아! 경기 끝납니다!!! 바르셀로나 리버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8 강의 성적표만을 받아듭니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정말 리버풀이 싫을 겁니다. 매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리버풀만 만나면 고배를 들었거든요?!] 그리고 경기는 최종스코어 4 - 1. 결국 이번 시즌에도 바르셀로나는 리버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챔피언스 리그 8 강에서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예전 유럽을 제패했던 팀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결과였다. ============================ 작품 후기 ============================ 네...제라드가 미국을 갑니다. 정확한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죠.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진짜 리버풀 리즈꼴나면....아니 날일은 없겠지만... 리버풀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은 더더욱 보기 힘들어 지겠네요... 그러고보면 제가 응원하는 팀들은...대전 시티즌, 한화, 리버풀... 전부 내리막길을 걷네요. 응원을 그만둬야 하나 ㅠㅠ 00516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리버풀의 황제. 그라운드의 지배자. 유럽 최고의 공격수 아니, 명실공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수식어로 불리고 있는 현준이 재빠르고 날렵한 움직임으로 차에서 내린 후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그런 현준의 몸놀림은 조금 다급해 보였는데 손에 구겨지듯 들려있는 신문이 그 이유였다. "빌어먹을..."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현준의 입에서는 욕지거리가 계속해서 흘러 나왔다. 오늘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의 미녀 권속들과 함께 질퍽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그였다. 하지만 탈리사가 가져온 신문에 나온 기사 하나가 현준을 멜우드로 곧장 달려오게 만들었다. 원래 오늘 하루 리버풀 선수단에게는 휴식이 주어졌었다. 그것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이제 유럽 축구 리그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막바지인 만큼 스퍼트를 올려야 하지만 연이은 경기로 인해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결국 퍼진 선수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한국영도 끼어 있었다. 선수단 대다수가 체력 문제를 보이는 만큼 달글리쉬 감독은 시즌 막바지에 선수단에게 휴식을 줄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오늘은 아무 훈련 없이 모두들 집에서 혹은 개인적으로 푹 쉴 수 있는 하루였다. 어찌되었든 리버풀은 5 월 첫 주 일정을 마쳤고, 리그 경기는 두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포함하면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기 까지 이제 단 세 경기만을 치르면 되었다. "쿼드러플까지는 이제 세 경기." 빠르게 걸음을 옮기면서 현준이 중얼거렸다. 바르셀로나전의 승리 이후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4 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 총합 스코어 4 - 1 로 승리를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 경기에서 1 - 1 무승부를 거뒀지만, 안 필드에서 3 - 0 대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결승에 안착한 것이다. 그리고 결승전의 상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축구팬들에게는 '가성비의 팀'이라고 불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은 축구 팬들에게 큰 놀라움을 안겨다 주었다. 놀라움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프리메라리가의 강팀이기는 했지만, 프리메라리가를 양분하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와 비교해 한 수 아래라고 평가받는 팀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 리그 4 강에서 마드리드 더비를 성사시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원정에서 0 - 0 무승부 그리고 홈에서 2 - 0 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을 완벽하게 봉쇄시키며 결국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을 정도로 이번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럽 축구계에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어찌되었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리버풀의 창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방패가 부딪치는 맞대결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오르며 유럽 축구계의 전면에 등장했다면 리버풀은 차근차근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FA 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나 2 - 1 승리를 거두며 또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다. 그 덕분에 리버풀은 캐피털 원 컵을 포함해 2 관왕을 기록했고, 이제 리그 경기 우승 트로피까지도 단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을 뿐이었다. "첼시와 헐 시티..." 리그 경기가 이제 단 2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었지만, 아직 리버풀은 리그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가 3 점이 나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끝난 직후 이어진 프리미어리그 33 라운드 풀럼과의 홈경기에서 0 - 0 무승부를 기록한 게 컸다. 오죽하면 언론에서는 풀럼의 기적 같은 무승부라는 내용으로 기사를 쏟아내었을 정도였다. 그 이후로 계속해서 승승장구를 거듭하기는 했지만 풀럼 과의 무승부가 이번 시즌 마지막까지 맨체스터 시티와의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37 라운드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한 고비가 남아있었다. 바로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첼시와의 맞대결이었다.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안 필드에서 벌어진 첼시와의 경기에서 리버풀은 현준의 결승골로 인해 1 - 0 으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 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첼시의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게다가 첼시 또한 챔피언스 리그 진출 직행 티켓인 3위를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든 리버풀을 잡으려고 들 게 분명했다. 거기에 양 팀의 맞대결이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첼시와 리버풀과의 토레즈 혹은 현준더비라는 것도 감안해야만 했다. 더비전이라는 이름에는 묘한 마력이 담겨 있었다. 약팀과 강팀과의 맞대결이라 할지라도 더비전의 이름이 붙으면 그 경기는 결과를 알 수 없는 경기가 되어 버리니 말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에게 있어서 첼시와의 경기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리버풀이 저번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쿼드러플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팬이라면 첼시가 무슨 일이 있어도 리버풀을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래야 실낱같은 우승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만약 첼시가 리버풀에게 패배한다면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37 라운드 토트넘과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 할지라도 우승 경쟁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리버풀의 마지막 상대는 헐 시티. 이미 강등이 확정된 헐 시티가 리버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확률은 희박했다. 어찌되었든 아직 리버풀의 리그 우승은 희박했지만, 또 다른 하나는 이미 확정적이었다. 바로 현준의 4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대기록이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현준이 넣은 골은 47 골. 그에 반해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직 40 골 고지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호날두가 몰아치기에 능하다하더라도 7 골 이상의 차이가 나 있었다. 이로 인해 현준은 프리미어리그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었다. 이미 콥들은 현준의 4 시즌 연속 득점왕을 기념하기 위해 현준의 모형으로 만들어진 조그마한 납 인형을 제작해 나눠주고 있었다. 거기에 발 빠르게 리버풀 구단도 합류했고 말이다. "그나저나..." 리버풀의 감독인 케니 달글리쉬가 있는 감독실로 빠르게 걷는 현준의 표정은 다급함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감독실의 문을 열자 두 명의 인영이 현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티브." 그리고 달글리쉬의 옆에 있는 한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현준은 거칠게 쏘아붙였다. 현준의 쏘아 붙힘에 스티븐 제라드가 억지웃음을 짓더니 곧 활기차게 말했다. "좋은 아침이지? 준?" "좋은 아침이요? 집에서 휴식을 하고 있었다면 그렇겠죠. 스티브.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죠? 이번 시즌이 끝나고 은퇴라니요? 그것도 하필이면 언론에 먼저 이야기가 날 때까지 모두에게 비밀로 하다니요?" 현준의 날카로운 말에 제라드는 현준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감독실의 탁자에 놓여 있는 신문을 다시 한 번 쳐다보고는 또다시 고개를 돌려 달글리쉬 감독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어깨를 살짝 들어 올리는 달글리쉬의 모습에 조그마한 한숨을 내뱉더니 입을 열었다.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야. 사실 첼시전이 끝나면 팀 동료들 모두에게 말하려고 했어. 자네에겐 미리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게 언론에서 먼저 냄새를 맡아버려서 말이야." "......" 제라드의 말에 현준은 입을 다물었다. 스티븐 제라드. 만으로 33 세인 리버풀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원 클럽 맨 이었던 그가 은퇴를 결정했다라는 내용이 오늘 그 내용이 신문에 실린 것이다. "후..." 어디까지나 신문에는 가정이라는 말이 남아있었기는 했지만, 이렇게 스티븐 제라드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 가정은 현실이 되어 버렸다. "결심을 되돌릴 생각은요?" 아까와는 판이하게 다른 차분해진 현준의 말에 스티븐 제라드는 입가의 웃음을 머금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야. 제이미에게도 조언을 받았고, 커란도 이해해줬어." "팬들이 크게 실망할 텐데요." 현준이 다시금 말했다. 현준의 목소리에는 팬들의 이름을 들어서까지 제라드의 은퇴를 번복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그만큼 현준은 제라드를 좋아했고, 그와 함께 계속해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었다. "그게 나의 은퇴를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 하지만 이제 리버풀은 새로운 얼굴이 필요해. 다른 리버풀의 영웅들이 그러했듯 나도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뿐이야." 단호하게까지 느껴지는 스티븐 제라드의 말에 결국 현준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그라운드를 떠나기 마련이었다. 한 때 축구 팬들에게 신이라고 불렸던 공격수인 호나우두도 그랬고, 아트사커의 창시자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도, 아스널의 레전드이자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시대를 연 사나이였던 데니스 베르캄프도 마찬가지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축구선수들도 차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라운드에서 하나 둘씩 자취를 감췄다. 단지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만이 예전에 그런 대단한 선수들이 있었다는 것만을 기억해 줄 뿐이었다. "이번 시즌 무슨 일이 있어도 쿼드러플을 달성해야겠군요." 은퇴가 결정된 이상 현준이 제라드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었다. 리버풀에서 마지막을 보낼 제라드의 커리어를 위한 선물이었다. 유럽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2 년 연속 쿼드러플 달성이라는 대기록 말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첼시전을 제대로 준비해야겠지."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야." 제라드와 달글리쉬가 동시에 대답했다. 두 남자의 말을 들으며 현준은 자신의 입 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그렇죠. 첼시는 분명 쉽지 않은 상대입니다." 현준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프리미어 리그의 강팀이자 명장 조세 무리뉴가 이끄는 첼시는 분명 쉽지 않은 상대였다. 괜히 프리미어 리그 순위 3위에 올라와 있는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스티븐 제라드의 마지막을 위해서 남은 세 경기 현준은 자신의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 보여줄 생각이었다. "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최소한 무승부라도 거둬주길 바래야겠네요." 그렇게 되면 조금이나마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고, 포르투갈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대망의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한 경기만 까닥하더라도 쿼드러플은커녕 리그 우승도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놓칠 수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이었던 스티븐 제라드의 은퇴를 앞두고 현준은 절대 그런 꼴 보고 싶은 생각도 그리고 보여줄 생각도 없었다. ============================ 작품 후기 ============================ 글이 잘 안써집니다. 저에게 힘을!!! 00517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첼시 FC 는 잉글랜드 런던 풀럼을 근거지로 하는, 더 블루스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팀 중 하나였다. 현재는 리버풀의 독주로 인해 빛이 조금 바래기는 했지만, 첼시 FC 는 한 때 Big 4 라는 애칭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아스널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의 전성기를 구축했었던 팀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었다. 실제로 러시아 출신의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에 인수된 첼시 FC 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 어마어마한 투자를 퍼부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으로 재직하고 있던 그리고 과거 첼시 FC 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세계적인 명장 조제 무리뉴를 영입한데다가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결과는 딱히 시원치 않았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승점은 76 점으로 4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낮은 승점은 아니었지만, 우승을 원하는 첼시 보드진들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리버풀이나 리버풀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에 비하면 승점이 10 점이 넘게 차이가 났다. 거기에 챔피언스 리그 직행권 티켓을 따낼 수 있는 3위하고는 2 점의 승점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미 우승경쟁에서 탈락한 지금 첼시가 해낼 수 있는 최우선 목표는 바로 챔피언스 리그 직행 티켓을 따내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의 큰 산을 넘어야만 했다. 바로 홈에서 리버풀 FC를 상대하는 일이었다. [쿼드러플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 프리미어리그 38 라운드로 헐 시티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리버풀은 첼시 원정에서 승리 아니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패배를 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졌다. 맨체스터 시티가 승점 3 점 차로 리버풀을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과 토레스를 맞바꾼, 팬들 특히 첼시팬들 사이에서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악의 이적 1 위로 꼽히는 첼시와 리버풀인 만큼 양 팀의 사이는 토레스 더비라는 신흥 더비전을 만들어낼 정도로 좋지 않았다. 특히 김현준을 리버풀로 이적 시킨 이후 첼시는 리버풀만 만나면 변변한 힘도 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 안 필드 원정에서 한 때 자신들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인 김현준에게 일격을 얻어맞고 패배했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든 첼시의 홈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벌어지는 프리미어리그 37 라운드 첼시와 리버풀의 맞대결은 첼시 입장에서도 그리고 리버풀의 입장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한판 승부였다. 첼시로서는 챔피언스 리그로 향하는 직행 티켓을 위해서, 그리고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짓기 위해서였다. 워낙 쟁쟁한 팀끼리의 맞대결인 만큼 당연히 팬들의 시선도 양 팀에게로 쏠렸다. 전문가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리버풀은 체력적인 면과 중원에서 약세를 보였고, 첼시는 김현준을 필두로 한 리버풀의 가공할 만한 공격진을 막아낼 만한 수비수가 마땅치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리버풀과 첼시의 맞대결에 대해 여러 가지 예상을 쏟아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첼시가 김현준을 막아내는 데 성공한다면 승점을 획득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 또 한 번의 패배를 당할 거라는 게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팬들과 전문가들의 관심을 한껏 받는 현준은 현재 자신의 집에서 페르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직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은 열 수 없는 건가?" "네. 아마 꽤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아요. 천족과 마계의 파수꾼들이 이 차원이 없는 만큼 많은 양의 마력을 저희들끼리 모아야 해요. 주인님." 페르실의 말에 현준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점점 리리스에 대한 감정이 커져가고 있는 지금 하루라도 빨리 마계로 향하고 싶었다. 자신의 주인인 현준의 표정에 따라 페르실의 표정도 함게 굳어졌다. 몸과 마음 전부를 현준에게 바친 권속인 만큼 주인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최대한 빠르게 마계로 향하는 차원 문을 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인님." "너무 무리하지는 마." 말을 하며 현준은 정신을 집중하며 천천히 자신의 주먹을 쥐었다가 풀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파지직 소리와 함께 조그마한 검이 손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히...히이익?!" 옆에서 들려오는 페르실의 비명 소리를 무시한 채 현준의 시선이 자신의 손 위에 생긴 10 cm 가량의 검으로 향했다. 작다고는 하지만 보기만 해도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검이 어째서 생겨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페르실은 이 검을 보고 마계의 신기 다인 슬라이프라 불렀다. '예상외로 페르실의 반응이 엄청났지.' 다인 슬라이프. 현준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검이었다. 한 때 리리스가 천계의 신기와 프레이르와 쌍벽을 이루는 마계의 신기라고 이야기 해줬던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다인 슬라이프를 처음 본 페르실은 그야말로 천둥벼락이 쳤을 정도로 소스라치게 놀랐었다. 한 때 천계의 고귀한 지천사였던 만큼 그녀는 마계의 신기 불리는 다인 슬라이프가 얼마나 포악하고 무서운 무기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절할 듯 놀라는 페르실의 모습하고는 달리 현준의 눈에 다인 슬라이프는 전혀 위험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흐음..." 기껏 고작 10 cm 의 무기다. 페르실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는 2 m 가 넘는 대검이라고 하는데, 어째서 아이들 장난감 아니 장난감이라도 하기에는 조금 많이 날카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리리스가 있다면 지금의 상황을 설명해 줬을 테지만, 페르실도 레리얼이나 탈리사도 현준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했다. 그리고 왜 최근 다인 슬라이프가 자신의 손에 나타나게 되었는지조차도 말이다. "마계로 빨리 가라는 신호 같은데..." 현준은 그렇게 추측했다. 그렇지 않다면 마계의 신기라고 불리는 다인 슬라이프가 모습을 드러낼 이유가 없었다. 신기라고 불릴 정도면 마계의 마왕이나 마족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물건일 게 분명했다. 특히나 마계는 천족들과 함께 천마대전이라는 엄청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현준의 시선이 거실에 걸려 있는 시계로 향했다. 오전 11시 22 분. 1 시에 멜우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천천히 준비를 해야 했다. 내일 모레 첼시와의 원정 경기를 대비한 맞춤 훈련이었다. "절대로 질 수 없지." 현준이 굳은 표정으로 뇌까렸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하기 위해서라도 첼시전은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이라고 불렸던 그리고 현준의 축구 인생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동료이자 친한 친구인 스티븐 제라드가 은퇴를 한다. 그를 위해서라도 현준은 남은 두 경기, 아니 세 경기를 전부 승리로 장식하고 싶었다. 와아아아!!! 지축을 울리는 열광적인 함성소리. 사방에 나부끼듯 펼쳐지는 깃발들.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의 광경이었다. 자신들의 클럽을 응원하는 열광적인 팬들이 각자의 유니폼을 입고 스탬포드 브릿지의 좌석을 빠른 속도로 채워나가고 있었다. 또한 거기에 힘입어 함성 또한 빠른 속도로 커져나가고 있었다. "리버풀만큼은 잡아!!!" "다른 경기는 져도 된다! 아니면 오늘 경기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라고 이 개자식들아! 다리가 부러져라 달려!!!" "딴 놈은 몰라도 준에게는 골을 허용하지 말라고!!! 존 테리 믿는다!" 토레스 더비 혹은 현준 더비.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린 데다 돈 많은 구단주도 가지고 있는 첼시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있어 유일한 흠이라면 바로 첼시가 축구 역사상 최악의 이적이라고 불리는 김현준과 토레스의 맞교환을 성사시켰다는 점이었다. 스트라이커처럼 골을 많이 넣어서 미드라이커, 한국에서는 람반장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프랭크 램파드의 뒤를 이어 첼시의 중원을 장악해줄 동양의 유망주,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준과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중 하나인 페르난도 토레스와의 맞교환은 그 당시의 첼시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 보는 거래는 아니었다. 비록 김현준을 포함해 3500 만 파운드를 더 지급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이후 양 팀의 행보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토레스가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는 사이 고작 프리미어리그 1 년차에 불과한 유망주급 소리를 듣는 현준이 스트라이커로 포지션 전환, 각성을 하며 빅뱅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폭발을 하며 엄청난 활약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하며 리버풀에게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초로 쿼드러플을 선사했고, 3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도록 만들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뛰어오른 것이다. 당연히 첼시 팬들은 김현준과 토레스의 맞교환을 성사시킨 첼시의 프론트를 향해 쌍욕을 퍼부었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단지 가슴을 쾅쾅 치며 김현준이라는 선수를 놓쳤다는 것에 아쉬움만 표할 뿐이었다. 그 때문일까? 과격한 첼시 팬들은 다른 팀, 특히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하기를 바랬다. 특히나 홈에서 패배할 경우 현준 더비 혹은 토레스 더비라고 불리는 라이벌 전에서 리버풀에게 우승을 선물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축배를 들겠다.] [리버풀의 우승을 막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리버풀이 아닌 맨체스터 시티를 우승 시키고 싶다.] 첼시와 리버풀과의 맞대결에 팬들의 많은 시선들이 집중되어 있는 만큼 경기 전 양 팀 감독들의 설전도 대단했다. 특히나 케니 달글리쉬와 조세 무리뉴의 사이는 앙숙이라고 부를 정도로 좋지 않았다. 무리뉴와 연신 독설을 퍼붓는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처럼 말이다. ============================ 작품 후기 ============================ 한달 가량 에테리얼 R 을 연재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럼 즐감하시고 다음 편은 밤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00518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현준 더비 혹은 토레스 더비라고 불리는 첼시와 리버풀의 맞대결이다. 그리고 이름이 붙은 두 선수가 각자 출전한 만큼 캐스터와 해설진은 물론 카메라들도 자연스럽게 현준과 토레스를 집중적으로 비춰주고 있었다. 경기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각자 오늘 경기 승리가 중요한 만큼 신중하게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플레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 축구에서는 생각하는 전략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플레이가 나오는 법이다. [페르난도 토레스!!!] 순식간에 오스카가 중원에서 보내는 크로스에 이은 헤딩 선제골.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첼시 역사상 최악의 먹튀로 손꼽히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였다. [토레스!!! 골입니다! 선제골!!! 첼시! 리버풀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와아아아!!! 전반 9 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그것도 프리미어리그 최강이라고 일컫는, 사실 리버풀 팬만이 그렇게 부르곤 하지만 어쨌든 리버풀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라이언 쇼크로스가 토레스와 경합을 벌여봤지만, 토레스의 머리에 걸린 공은 절묘하게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레이나의 방어를 꿰뚫고 그대로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페르난도 토레스. 자신의 이름이 붙은 더비 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립니다. 이렇게 되면 준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상당히 기대가 되는군요. 아직까지는 잠잠하지만 경기 시간 많이 남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준의 활약을 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겠군요. 더군다나 오늘 경기는 원정 유니폼을 입고 뛰는 스티븐 제라드의 마지막 경기지 않습니까? 제라드의 뒤를 이어 리버풀의 주장 완장을 받은 만큼 그의 마지막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강할텐데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 스티븐 제라드와 루이스 수아레즈, 그리고 김현준의 사이는 리버풀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할 정도로 좋았다. 일명 리버풀 3 인방이라고 불리는 멤버중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티븐 제라드가 이제 은퇴를 하는 것이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진이자 스티븐 제라드와 친밀한 김현준과 루이스 수아레즈가 그라운드에서 그에게 패배를 안겨다준 채 마지막을 보내줄 리 없었다. 더군다나 김현준과 수아레즈도 구성된 리버풀의 공격진은 프리미어리그 8 라운드뿐만 아니라 캐피털 원 컵 결승전에서도 첼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리버풀에게 선물했다. 더군다나 그때 현준은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골을 터뜨리며 첼시 팬들에게 좌절을 선사했었다. [무리뉴 감독. 선수를 교체하는군요.] 전반 36 분까지 양 팀은 서로 슈팅을 주고받는 시소게임을 계속했다. 하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김현준의 슈팅이 체흐한테 걸리며 동점골이 무산되었고, 스티븐 제라드의 중거리 슛 또한 골대를 크게 벗어났던 것이다. 그리고 먼저 카드를 빼든 것은 무리뉴였다. 하미레스를 투입하며 전술을 수비적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벌써부터 교체 카드를 꺼내드는군." "첼시의 수비는 정평이 나 있으니까요. 쉽게 골이 터질지 잘 모르겠습니다. 선수들을 믿는 수밖에 없겠군요." "전반이 끝나기 전에 동점골을 터뜨렸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그라운드의 상황을 지켜보며 달글리쉬와 수석코치가 대화를 나눴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터뜨리고 난 이후 첼시의 선수들이 수비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 2위로 짠물 수비를 펼치고 있는 팀이 바로 첼시였다. 비록 우승컵을 내주기는 했지만 캐피털 원 컵 결승전에서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진을 꽁꽁 묶은 적도 있었다. "흐음..." 달글리쉬의 시선이 그라운드에 있는 한 선수에게로 향했다. 노란색 완장을 차고 있는 검은 머리의 동양인. 리버풀의 주장이자 핵심선수인 김현준이었다. 첼시의 수비적인 전술을 깨뜨릴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선수는 리버풀에게 그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카드를 준비해야겠군." 공격진에게 힘을 불어주기 위해서는 일단 중원을 장악해야만 했다. 잠시 고민하던 달글리쉬가 수석코치에게 말했다. "수소를 준비시키도록." 그리고 달글리쉬의 선택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큰 부상을 입고 스쿼드에서 이탈했지만, 최근 다시 1 군에 복귀한 수소였다. 그리고 수소와 교체된 선수는 팬들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경계를 중계하는 중계진 입장에서도 의외의 선수였다. 바로 현준과 호흡을 맞추던 루이스 수아레즈였다. [아, 이렇게 되면 리버풀 원 톱으로 가게 되는 건가요? 김현준 선수의 부담이 상당히 커질 텐데요.] [그만큼 케니 달글리쉬 감독. 김현준 선수를 믿는다는 증거겠죠.] [큰 부상에서 회복된 수소 선수. 2 군 경기에서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며 다시 1 군 스쿼드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과연 복귀전. 어떤 모습을 펼쳐줄지 기대가 됩니다.] "측면을 공략해!!!" "공을 길게 끌지 마! 빠른 템포로 공격한다!" 스티븐 제라드, 수소, 세르단 샤키리, 마리오 괴체로 이뤄진 네 명의 미드필더 덕분인지 리버풀은 조금씩 공의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부상에서 복귀한 수소의 움직임도 상당히 괜찮았다. 하지만 전반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첼시 선수들의 수비가 워낙 단단했기 때문이었다. 우우우우!!! 그런 첼시 선수들을 향해 원정팀 응원석에 있는 콥들은 계속해서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팀은 계속해서 공격을 펼치고 있는 리버풀이 아닌 첼시였다. "이거 캐피털 원 컵 결승전을 중계하는 기분인데요?" "똑같은 두 팀이 만나서 비슷한 플레이를 펼치니 그런 거겠지." 신연호 해설위원이 조민호 캐스터가 건네주는 커피를 받으며 대답했다. 리버풀에 선제골에 이은 첼시의 동점골.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터진 리버풀의 역전골로 인해 캐피털 원 컵은 또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 내며 리버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현재 행운의 선제골을 얻은 첼시가 또 다시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리버풀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대로 경기가 흘러가면 리버풀 입장에서는 기분이 꽤나 나쁘겠는데요?" "패배라도 당하게 되면 큰일이지. 막바지까지 우승 경쟁을 펼쳐야 되니까 말이야. 특히 오늘 경기 패배하면 다 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몰라." "골득실 때문이군요." "그렇지." 현재 프리미어리그 순위 가장 위에 위치해 있는 팀은 리버풀이 아닌 맨체스터 시티였다. 첼시와 리버풀전에 앞서 먼저 치러진 프리미어리그 37 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을 홈에서 만나 7 - 0. 무려 7 골을 폭발하며 역사적인 대승을 거두며 리버풀과의 골득실 차이를 크게 벌렸기 때문이었다. "토트넘도 프리미어리그의 강팀인데 그렇게 무너질지 누가 알았겠어." "호날두가 각성했죠." 그리고 역사적인 대승의 주인공은 바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토트넘을 상대로 무려 4 골이나 터뜨리며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어김없이 뽐냈던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38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야 될 팀은 웨스트 햄이었다. 비록 원정 경기기는 하지만 웨스트 햄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11 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위권 팀인데다가 객관적으로 맨체스터 시티에 비해 전력이 한 수 떨어졌다. 비록 공은 둥글고 그라운드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맨체스터 시티가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아직 45 분이나 남았지만, 오늘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마지막 경기가 정말 볼만 하겠군." "리버풀은 헐 시티를 상대로 맨체스터 시티는 웨스트 햄을 상대로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테니까요. 그런면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보다는 조금 유리하겠죠." "조금이 아니라 훨씬 유리하지. 골득실 차이가 3 이나 나는데." 오늘 첼시와 리버풀의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자신이 조사해온 서류를 뒤적거리던 신연호 해설위원이 첼시의 벤치 쪽을 잠깐 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면 첼시의 조세 무리뉴 감독이 참 대단해. 우리 입장에서는 좋다고는 할 수 없긴 해도 말이지." "뭐가요?" "뭐기는. 김현준 파훼법이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우주에서 온 공격수라는 수많은 별명을 가지며 유럽 축구계를 평정하다시피 한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준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 바로 첼시였다. "그게 파훼법이던가요?" 조민호 캐스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꼬리를 늘였다. 김현준이 첼시에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매 경기 한 골씩 넣어주는 활약을 펼쳐주고 있었다. 워낙 김현준의 이름값이 그리고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 것이지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터뜨려주는 김현준의 활약은 다른 공격수 같았으면 첼시 킬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하지만 신연호 해설위원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그렇지. 김현준이 수비적으로 나오는 팀에게 골을 넣을 수 있는 것은 리버풀의 미드필더 진이 탄탄하기 때문이야. 측면으로 상대 팀 수비들의 시선을 돌려 줄 수 있는 좋은 윙어들도 보유하고 있고 말이지." 조민호 캐스터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케니 달글리쉬가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루이스 수아레즈와 수소를 교체한 것이 그런 맥락이었다. "한 마디로 수준급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리버풀이니까 가능한 전술이란 말이지. 우리나라 대표팀에서는 쓰기 힘들어." "아...월드컵을 말하는 군요." 지구촌 최대의 축제중 하나인 월드컵. 4 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이 앞으로 한 달 뒤, 브라질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콜롬비아, 벨기에, 나이지리아, 한국과 함께 F 조 속해 16 강을 가기 위한 경쟁을 펼쳐야만 했다. 00519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남미의 강국 콜롬비아, 유럽의 붉은 악마 벨기에, 그리고 아프리카의 전통 강호 나이지리아. 어느 하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만만히 볼 상대들이 아니었다. 피파랭킹만 봐도 그랬다. 피파랭킹이라는 게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세 나라에 비해 그 순위가 떨어졌다. "이번 월드컵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엄청나던데요." "2002 한일 월드컵의 재림을 바라는 거지. 그 때문에 대표팀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가봐." 돌연변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한민국 축구 시스템에서는 탄생할 수 없고, 앞으로도 탄생하기 힘들 것이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이자 유럽 축구계를 평정하다시피 한 김현준이 있었다. 거기에 유프 하인케스라는 세계적인 명장을 큰돈을 들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기까지 했다. 매 경기 골을 넣고, 소속팀인 리버풀을 리그 우승, 챔피언스 리그 우승등 각종 우승컵을 선사해준 김현준의 활약상을 본 대한민국 축구 팬들은 당연하게도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이 성적, 그것도 아주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극성 축구 팬들은 최소 4 강은 가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월드컵 4 강이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니고, 김현준 하나에게 지어진 부담이 엄청나." "현준이가 부상이라도 당하게 되면 큰일 나겠네요." "슬럼프라면 더 끔찍하지." 신연호 해설위원이 고개를 흔들었다. 완벽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과거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시절 과도한 중압감에 못 이겨 극도의 슬럼프를 보인 적이 있었다. 사람일이라는 게 한 치 앞을 볼 수도 없듯이 만약 월드컵에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대표팀 전력의 반 이상을 김현준 혼자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금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축구를 비롯한 팀 스포츠에 적용되는 이 절대적인 명제 앞에서는 어떤 스타 플레이어도 일부도 불과했다. 그리고 팀을 이끄는 감독들은 이 절대적인 명제를 앞세워 선수들을 구속했다. 하지만 시대를 빛낸 재능있는 선수들이 이 명제에 도전해 온 것도 사실이었다. 마이클 조던, 펠레, 베켄바우어, 마라도나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리고 현재는 세 선수가 이 명제에 도전하고 있었다. 김현준과 호날두 그리고 리오넬 메시였다. 4 년가량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김현준은 자신의 전성기를 열었고, 다른 선수들을 상상할 수도 없는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다. 그리고 남은 선수 생활동안 그 어떤 선수도 쳐다볼 수 없는 전설로 불리는 선수가 될 게 틀림없었다. 이미 많은 팬들은 그에게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김현준에게도 단 하나의 얻지 못한 타이틀이 있었다. "월드컵 우승." "공교롭게도 김현준을 포함해 김현준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은 전부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죠." 김현준이 펠레, 마라도나, 베켄바우어등과 같은 레전드 오브 레전드 아니 그 이상의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했다. 추억은 언제나 실제보다 강하듯 현준과 함께 현준의 라이벌이라고 부를 만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가 현재 세계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라는 데 이견을 표하는 사람들은 없으나, 과거의 선수들과 비교해 본다면 불리한 점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렇긴 하지. 그리고 월드컵 우승만을 보자면 김현준이 제일 불리한 것도 사실이고." 호날두의 포르투갈,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2014 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후보다. 하지만 김현준이 속해 있는 대한민국은? 냉정하게 말해서 16 강 이상을 바라볼 수 없는 전력이었다.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를 받쳐줄 만 한 선수가 없었다. "오늘 첼시처럼 상대 팀이 수비적으로 나오게 되면 현준이 혼자서는 상대의 수비를 뚫기가 굉장히 힘들어. 도와줄 만한 선수가 필요한데..." 손흥민? 이청용?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긴 했다. 하지만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과 비교해본다면? 의문부호가 붙는 것은 사실이었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광고 시간이 끝났고, 선수들은 이미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 믿는다. 준. 그라운드의 바람을 느끼며 현준은 라커룸에서 있었던 감독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달글리쉬는 다른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속사포를 내뱉으며 이런저런 플레이를 주문한 것에 비해 현준에게는 단 한마디, 믿는다라는 말을 했을 뿐이었다. 와아아아!!!! Jun! Jun!!! 멀리 런던까지 찾아온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 콥들이 있는 원정석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것이 들려왔다.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 소리를 들으며 현준은 슬쩍 뒤를 바라봤다. 편하게 몸을 풀며 경기의 준비를 하는 한 선수. 리버풀의 레전드라 불리는 스티븐 제라드였다. 팀은 1 - 0 으로 리드당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스티븐 제라드도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얼굴 표정에는 조금의 어두운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시리 오늘 경기 승리를 거두고 이번 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거라는 확신을 하고 있었다. "나참..." 현준의 입가에 픽하고 웃음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레이나가 오늘 우승을 하면 먹으려고 샴페인을 무려 7 병이나 싸들고 온 게 기억이 났다. 심지어 코칭 스태프중 하나는 구단 버스에 생맥주통을 몇 통이나 싣고 오기까지 했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늘 경기를 승리할 것이고, 자신을 골을 넣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게 느껴졌다. 매번 그러했듯이 말이다. 분명 첼시는 까다로운 상대다. 조제 무리뉴의 용병술도 그렇고, 첼시 선수들의 실력 또한 세계 최고의 가깝다. 특히 수비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첼시는 현준으로서도 골을 넣기가 굉장히 까다로웠다. 맨체스터 시티 4 - 2 승, 아스널 3 - 1 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 - 4 승리에 비한다면 첼시전은 유독 1 - 0. 2 - 1 과 같은 한 점차 승부로 승패가 갈렸다. '그렇다고 오늘 경기는 절대 질 수 없지.'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준비해야했다. 또한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는 스티븐 제라드에게도 좋은 추억을 안겨주고 싶었다. 파아앗!!! 현준이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리자 약한 바람이 현준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그리고 삐익하는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첼시와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37 라운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스티븐 제라드 측면으로 내주는 공! 마리오 괴체 파고듭니다!!!] [셰르단 샤키리 크로스!! 김현준 헤딩!!! 아! 존 테리가 한 발 앞서 먼저 걷어냅니다!] 1 - 1 무승부로만 끝내도 2013 - 14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9 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기에 리버풀은 어떻게든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전방으로 계속해서 공을 보냈다. 그에 맞춰 첼시도 날카로운 역습을 보여주며 자신에게도 한 방이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리버풀 선수들에게 주지시키고 있었다. "준을 놓치지마!" 자신들의 감독 무리뉴의 외침에 존 테리가 현준에게 바짝 달라붙었다. 그라운드를 산책하듯 걷고 있는 그였지만, 경기장에 존재하는 카메라는 대다수가 현준을 잡고 있었다. 그만큼 현준에게는 무언가 할 수 없는 한 방이 있었다. 실제로 첼시가 두려워하는 것도 그 한 방이었다. 존 테리가 그림자처럼 따라 붙었고, 하미레스가 수비를 조율하며 현준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계속해서 차단하기 시작했다. 두 명의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마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선수들은 계속해서 현준에게로 공을 집중시켰다. 그 만큼 현준을 믿고 있는 것이다. 현준도 이런 다른 팀의 수비들을 집중적인 견제를 뚫어내는 방법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기회만을 노리고 잠시 숨을 죽일 뿐이었다. "......" 후반 10 분이 흘러가는 동안 공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했던 현준이 슬그머니 스피드를 끌어올리려는 모습이 보이자 존 테리가 긴장한 표정으로 바짝 따라 붙었다. 존 테리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지 현준은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그리고 있었다. '측면 쪽에서 파고들면...' 순수한 마기가 잠시간의 미래를 예측하며 다양한 상황을 현준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골로 향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최단루트까지 함께 말이다. 뻐엉!!! 스티븐 제라드의 롱 패스가 후방에서 날아왔다. 측면의 샤키리에게로 향하는 공이었다. 샤키리의 근처에 있던 이바노비치가 달려들었고, 샤키리는 점프를 하기 전 흘깃 현준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준에게 패스를 하려는 속셈이군.' 리버풀에서 한 방이 있는 선수라면 다름 아닌 준이다. 패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현준에게 공을 주는 일은 골을 넣어 달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 만큼 첼시 선수들 입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하는 선수였다. 더군다나 준과 호흡을 맞추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즈가 빠진 지금 리버풀이 믿을 만한 선수는 김현준 한 명 밖에 없었다. 그 때문일까? 이바노비치는 헤딩으로 경합을 벌이는 것 보다 현준에게로 향하는 패스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현준에게로 향하는 패스코스를 틀어막았지만 그건 샤키리의 페인트였다. 샤키리가 공을 흘리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측면을 타면서 치고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세르단 샤키리!!! 치고 들어갑니다!] [아! 이바노비치 선수.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샤키리 선수의 페인트에 걸려듭니다.] 와아아아!!! 샤키리의 영리한 플레이에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경기의 템포도 급격하게 빨라지기 시작했다. 첼시의 수비수들이 측면으로 향했고, 수비수들의 시선이 분산된 틈을 타 현준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현준이 순식간에 엄청난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그대로 첼시의 진형을 파고들었다. 존 테리가 따라 붙고는 있었지만, 현준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셰르단 샤키리!!! 올려야 됩니다!] 어느덧 샤키리는 골라인 근처까지 몰려 있었다. 크로스를 올려야 하지만,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첼시 선수들의 둘이 에워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샤키리를 도와주기 위해 수소가 달려 갔고, 샤키리에게서 공을 건네받은 수소는 중앙으로 달려오고 있던 스티븐 제라드에게로 공을 연결 시켰다. [스티븐 제라드으!!!!!!] 경계를 중계하던 해설자의 목소리가 크게 그리고 길게 늘어 졌다. 달려오던 스티븐 제라드가 그대로 강하게 공을 걷어 찼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어젯밤에 올린다는게 정말 푹 자버렸네요. ...악마의 계약을 올리는 데 에테리얼R 이 그 덕을 보는 느낌임. 에테리얼R 만 연재했을 때에 비교해 선작수와 조회수 올라가는 속도가 두배가 된 느낌. ㄷㄷ 00520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오우우!!! 순간 스템포드 브릿지에 엄청난 환호성과 탄식이 나왔다. 발등에 제대로 걸린, 빨랫줄처럼 쏘아져 나간 공이 그대로 골대를 강타하며 튕겨져 나온 것이다. 공은 아직 살아있는 상황. 세컨 볼을 잡기 위해 선수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몸을 날리는 선수가 있었다. 불과 몇 초전,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앞으로의 일어날 일을 미리 예측한 현준이었다. '마무리는 스티븐 제라드의 중거리 슛!' 아까 전 세르단 샤키리가 수소에게 패스를 하는 모습을 보던 현준의 감각에 뒤에서 달려오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가 들어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할 것이라고 순수한 마기가 말해주고 있었다. "낙하 위치는...?" 순간 그라운드의 한 지역이 노란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현준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 생각보다도 먼저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스티븐 제라드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강타하는 순간 현준의 몸이 허공을 날았다. [스티븐 제라드!!! 때렸습니다!] [중거리 슛!!!! 아아!!! 골대!!! 골대를 맞춥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안타까움을 가득 담아 외쳤다. 첼시와 리버풀의 맞대결.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계를 해야 하지만 리버풀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인 김현준이 있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게 당연하듯 조민호 캐스터도 오늘 경기 리버풀이 승리하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기를 바랐다. 1 - 0 의 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버풀이 기회를 잡은 와중에 그것도 중거리 슛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스티븐 제라드에게 제대로 걸린 슈팅이었다. 첼시의 골키퍼 체흐가 움직이지도 못한 것을 보면 조금만 더 안쪽으로 휘었어도 그대로 골인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 헤딩!!!] 순간 붉은 색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튕겨져 나온 공을 향해 몸을 날리는 모습이 조민호 캐스터의 눈에 들어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머리에 제대로 걸린 공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흘러가며 그물을 출렁였다. [들어갑니다!!! 리버풀!!! 드디어 동점골! 동점골을 터뜨립니다!!!] [누구였죠? 아! 김현준! 김현준입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기에, 잠시 카메라가 어느 선수를 비춰야 할지 헤매다가 동료들에게 덮침을 당하는 김현준을 비추기 시작했다. [김현준! 역시 주장답게 리버풀을 위기에서 구원해냅니다! 이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48 호 골을 신고하게 되는군요.] [무시무시한 골 결정력입니다. 작년보다 무려 10 골 가량을 더 성공시켰어요. 이렇게 되면 이번 시즌 마의 고지라는 50 호골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경기를 제외하면 남은 경기는 한 경기에 불과하지만, 김현준의 골 결정력이라면 그리고 마지막 경기의 상대가 상대인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아직 첼시와의 경기는 끝나지도 않고 있었다. 와아아!!!! Though your dreams be tossed and blown, Walk on, walk on with hope in your heart, And you'll never walk alone, You'll never walk alone. [리버풀 서포터즈 더 콥 - You'll never walk alone] 함성과 함께 리버풀의 응원가 YNWA 가 스템포드 브릿지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동점골에 흥이 오른 팬들은 서로의 어깨를 부여잡고 연신 목청을 드높이고 있었다. "해낼줄 알았어!!!" "우와아!!! 역시 캡틴입니다!" 자신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동료 선수들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어시스트를 기록한 제라드를 바라봤다. 잘했다라고 말하는 듯한 스티븐 제라드의 눈빛에 현준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우승 트로피. 여기서 들어올리자고요. 스티브." "물론이지. 레이나의 고생을 헛되게 알 수는 없다고." "하하하!" 스티븐 제라드가 말하는 레이나의 고생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현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라커룸에는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바리바리 싸들고 온 7 병의 샴페인이 있었다. [정말 놀랍습니다. 김현준. 진짜 동물적인 감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저렇게 빠르게 공이 튕겨져 나온 상황에서 그대로 몸을 날리며 골을 터뜨리는군요.] [마치 공이 그 장소로 날아올 거라고 예상한 움직임입니다.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실제로 그렇지는 않겠지만, 정말로 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스티븐 제라드의 슈팅이 골대에서 튕겨져 나온 것과 동시에 현준이 몸을 날리는 장면이 슬로우 비디오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 어느 선수도 따라할 수 없는 동물적인 감각과 판단력에 신연호 해설 위원과 조민호 캐스터는 계속해서 극찬을 이어나갔다. 연신 옆 부스에서도 언빌리버블이라던가 판타스틱이라는 말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것을 보니 그들 또한 자신들처럼 김현준의 골 영상을 다시금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경기의 분위기 크게 달라지겠는데요?] [첼시의 무리뉴 감독 머리가 아플 겁니다. 첼시가 챔피언스 리그 직행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승점 3 점을 획득해야하거든요? 그런데 동점골을 내준 것과 함께 흐름이 리버풀로 넘어갔습니다.] [무리뉴 감독. 정말 김현준 선수가 싫을 겁니다.] [저라도 그럴 겁니다. 리그에서 최소 실점 2 위를 차지할 정도로 첼시의 수비력은 정평이 나있거든요? 그런데 김현준 선수 앞에서는 첼시의 짠물 수비가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스템포드 브릿지에는 여전히 YNWA 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원정석에는 고작 전체 인원의 2 할에 가까운 원정팬들만이 있을 뿐인데, 그들은 8 할에 가까운 나머지 관중들인 블루스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경기 스코어는 1 - 1 이지만, 분위기도 흐름도 이미 리버풀에 넘어가버렸다. 그리고 기세를 탄 리버풀의 공격력은 너무나 매서웠다. "캡틴!!!" 후반 22 분. 리버풀의 진영에서 공을 잡은 수소가 그대로 공을 앞으로 밀어 넣었다. 존 테리와 하미레즈의 움직임에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던 현준이 센터 라인까지 내려온 것을 본 것이다. 키잉!!! 공은 받은 현준은 거친 숨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자신에게 달려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는 그는 첼시의 미드필더 하미레즈였다. 그리고 현준은 몸을 돌리며 공을 하미레즈의 진행방향의 반대 측면으로 살짝 밀고는 반대쪽 손으로는 부드럽게 하미레즈의 어깨를 감싸고는 그대로 젖히듯 밀었다. "어어?!" 마치 무술의 흘리기라도 하듯 현준의 손목 스냅에 따라 그대로 몸이 밀려나자 하미레즈가 어이없다는 탄식과 함께 심판을 바라봤다. 하지만 현준의 움직임을 보지 못했는지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하미레즈는 바쁘게 현준의 뒤를 쫓아가야만 했다. [김현준! 파고듭니다!] [리버풀 선수들 빠르게 따라가야 합니다. 김현준을 받쳐 줄만한 선수가 없어요!] 와아아아!!! 잠시 잠잠해 있던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다시금 팬들의 함성과 야유가 크게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첼시 벤치에서는 흥분한 무리뉴가 방금 전 현준의 플레이에 대해 반칙이라며 강하게 어필하고는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막아!!! 막으라고! 파울을 해서라도 끊어!!!" 첼시의 골문을 지키는 체흐가 외쳤다. 전속력으로 치고 달려오는 김현준의 모습은 마치 중전차와 같았다. 언제 어디서 자신들의 골문으로 포신을 돌리고 포탄을 발사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축구팬들은 농담 삼아 현준이 툭 치면 골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그게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과, 4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따낸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그만큼 현준의 골 결정력은 상대 선수들에게 있어 공포에 가까웠다. [김현준! 계속해서 돌파해 들어갑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강하게 마이크를 부여잡았다. 현준은 첼시의 진영을 마치 자신의 제집 드나들 듯 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이름 난 선수들이 현준에게 따라붙고 있었지만, 어쩔 줄 몰라하며 우왕좌왕 할 뿐 그에게서 공을 빼내는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거기에 구멍이 난 수비 공간 사이로 리버풀 선수들이 하나 둘씩 파고 들어오고 있었다. '잘하면 터지겠는데?!' 조민호 캐스터의 머릿속에 1 - 1 의 스코어가 1 - 2 로 바뀌는 상상이 떠올랐다. 그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듯 현준의 한 발이 높게 치켜 올리는 것이 조민호 캐스터의 눈에 들어왔다. [때립니다! 김현준!!!] [슈웃!!! 어?!!!] 김현준의 슈팅 포즈에 다급한 존 테리가 그대로 현준을 향해 태클을 날렸다. 발이 다소 높게 들어간, 제대로 걸린다면 단순히 반칙으로는 끝나지 않는 태클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태클을 당하는 상대인 김현준 또한 무사하지 못할 터였다. 그만큼 축구선수의 태클은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벌떡 일어나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달글리쉬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눈동자가 왕방울만큼 커졌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 순수한 마기는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말해준다. 현준은 공을 살짝 접으며 그대로 존 테리의 태클을 피하며 두 걸음 정도 더 앞으로 치고 나갔다. 존 테리의 태클을 허용하면 최소 그에게 카드 한 장 정도는 먹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보다도 중요한 것은 골이었다. "......!!!" 당황한 표정이 가득 담겨 있는 존 테리를 뒤로 한 채 현준은 다시금 발을 치켜 올렸다. 아까보다 조금이나마 더 가까운 거리였다. 키잉하는 소리와 함께 시간이 서서히 멈춰지는 게 느껴졌다. 아아!!!! 그리고 현준이 강하게 공을 때리는 순간 탄성 소리가 스템포드 브릿지를 울리기 시작했다. 골대의 사각지대라 불리는 오른쪽 위의 모서리를 통과한 공이 그대로 골망을 흔든 것이다. 체흐가 몸을 날려봤지만, 공을 막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00521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출렁 공이 그물을 흔들자 순간 스탬포드 브릿지가 정적에 휩싸였다. 그리고 잠시 후 열화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현주우우우운!!! 골! 드디어 리버풀! 역전골을 터뜨립니다!] [아! 이 선수가 드디어 해냅니다! 아까부터 계속해서 첼시는 김현준 선수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하미레즈 선수가 김현준 선수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고, 결국 골을 허용하고야 맙니다!] 원 샷 원 킬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리 없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존 테리의 방해도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첼시의 수비진도 현준의 앞에서는 종잇장에 불과했다. "으아아아!!!" 공이 그물을 흔드는 순간 역전골을 터뜨렸다는 생각에 현준이 포효를 내질렀다. 하지만 현준의 포효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순식간에 뒤따라온 동료들이 현준을 덮쳤기 때문이었다. "나이스!!! 준!!!" "넌 진짜 축구신의 축복을 받은 녀석이야! 해낼 줄 알았어!!!" 이미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라도 하듯 리버풀 선수들의 표정에는 환희가 가득해 있었다. 하기사 1 - 0 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1 - 2 로 역전한 상황이었다. 그것도 원정에서 말이다. 그리고 리드하기 시작한 리버풀은 역전을 허용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이렇게 되면 첼시 바빠집니다. 챔피언스 리그 직행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게다가 여기는 안 필드가 아니라 스탬포드 브릿지입니다. 토레스 더비 혹은 현준 더비로 불리는 더비전에서 패배한 것도 모자라 안방에서 라이벌 팀의 우승 축하연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은 아무도 없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였다. 1 - 2. 역전골이 터지면서 잠시 충격에 휩싸였던 첼시 팬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골을 넣으란 말이야!!!" "다리라도 분질러! 안방에서 저 녀석들의 우승 축하연을 보기 위해 비싼 돈을 내고 너희들을 경기를 보러 오지는 않았다고!!!" 듣기 힘들 정도로 시끄러운 욕설과 함께 그라운드로 무언가가 날아 들어오기 시작했다. 과격한 팬들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첼시 선수들은 자신들의 입술을 깨물었다. 팬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안방인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리버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자!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어!" 주장인 존 테리가 파이팅을 외쳤다. 어떻게든 흐름을 돌리고 한 골이라도 넣어야 했다. 아직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스티븐 제라드으!!!] 후반 29분. 첼시의 역습을 중간에 커트해내며 순식간에 리버풀의 속공을 전개했고, 마리오 괴체의 크로스를 제라드가 몸을 날리는 헤딩슛으로 또 다시 한 번 첼시의 골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스코어는 1 - 3. 리버풀의 대 역전극으로 끝이 났고, 리버풀은 남은 경기의 승패에 관계없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여전히 강력했던 리버풀 3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르다. [EPNM = 김민철 기자] 20 개의 치열했던 2013 - 14 프리미어리그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결국 마지막에 웃음을 지은 팀은 2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던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33 승 2무 3패를 기록 승점 101 점이라는 엄청난 기록으로 2위 맨체스터 시티를 승점 3 점차로 제치고는 3 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거기에 이번 우승으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횟수를 21 로 늘렸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축구 팀들중 가장 많은 우승 횟수이다. 이번 시즌 초반 하더라도 리버풀이 3 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리버풀의 약점이 워낙 뚜렷했고, 리버풀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다른 강팀들의 전력 보강이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여전히 리버풀이었다. 월드 클래스급을 뛰어 넘어 독보적인 선수로 성장한 주장 김현준을 필두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12 라운드, 노리치 시티 전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무려 11 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거두기까지 했다. 게다가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뿐만 아니라 캐피털 원 컵과 FA 컵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오는 5월 24일, 리버풀은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만약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되면 또 한 번의 트레블을 달성하게 된다. 2013 - 14 프리미어리그 37 라운드 첼시전에서 리버풀이 승리를 거두며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짓자 한국의 축구팬, 아니 리버풀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팬들은 오직 한 선수에게 집중을 하고 있었다. 이미 김현준의 4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대기록은 확정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첼시 전에서 48, 49 호 골을 터뜨린 김현준이 과연 헐시티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또 한 번의 50 골 고지를 달성하느냐에 집중되고 있었다. 그리고 김현준은 그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김현준!!! 들어갑니다! 골!!!] [와! 이 선수. 이제는 뭐라 표현할 수식어가 없습니다. 그 어떤 수식을 가져다 붙여도 김현준 선수에게는 부족할 뿐이에요!!!] 필드 골은 아니었지만, 후반전 교체로 출전한 김현준은 수아레즈가 얻어낸 패널티 킥을 그대로 골로 성공시키며 2013 - 14 시즌 리그 경기에서만 50 골을 넣는 대기록을 또 한 번 달성했다. 특히나 마지막 경기는 다른 장소도 아닌 리버풀의 홈 경기장 안 필드에서 벌어진 만큼 김현준의 골에 리버풀 팬들은 엄청난 함성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모든 잉글랜드에서 모든 일정을 마쳤지만, 아직 리버풀의 시즌은 끝나지 않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챔피언스 리그 우승뿐이었다. 특히나 이번에도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리버풀은 2 년 연속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전무후무한 팀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한국 팬들에게는 꼬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흐읏...읏!!!" 철벅하는 살이 마주대는 소리와 함께 여인의 교성이 주방에 울려 퍼졌다. 테이블 위에 다리를 벌린 채 남성을 받아들이고 있는 여인을 바로 페르실이었다. "주...주인님...아읏!!!" 강렬하게 몰아붙이는 현준의 행위에 페르실이 자신의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격렬하고, 열정적으로 섹스를 나누는 그들의 행위를 레리얼과 탈리사가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둘의 아래부위는 축축하게 젖어있는 상태였다. "나도 주인님에게..." 탈리사가 자신의 입술로 자신의 손가락을 쭈욱 빨며 나직였다. 페르실처럼 자신도 현준의 남성을 받아내고 싶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말이다. 온 몸이 근질거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아흐흣!! 주인님! 너...너무 좋아...아아!!!" 페르실의 신음성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녀의 몸이 눈에 띌 정도로 퍼득였다. 오르가즘이라고 불리는 절정에 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이 거칠게 호흡을 내뱉었다. "후욱...후욱..." 40 분안 쉬지 않고 그녀의 몸을 탐했다. 이 정도면 페르실로는 상당히 오래 버텼다고 말할 수 있었다. 순수한 마기가 주는 쾌락은 타락 천사라 할지라도 뇌를 녹여버릴 정도로 엄청나니 말이다. 괜히 다른 여자들이 자신과 몸을 섞고 자신을 잊지 못해 계속해서 연락을 해오는 게 아니었다. "이리와." 현준은 눈빛이 변해버린 두 여인을 불렀다. 페르실과 격정적인 정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아직 만족하기에는 여자가 더 필요했다.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레리얼의 아랫부분을 향해 현준은 스윽 손을 가져다대었다. 이미 추욱 젖어버린 레리얼의 그곳은 남성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읏!" 찔꺽 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남성이 그대로 레리얼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빨아들이듯 조이는 레리얼의 느낌에 현준의 입에서도 만족스러운 신음성이 흘러 나왔다. 그리고 현준의 움직임이 시작되자 커다란 신음성이 계속해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 뒤는 탈리사였다. 이미 주방을 잠식한 야릇한 향기에 도저히 참지 못하겠는지 그녀는 레리얼의 행위가 끝나기가 무섭게 현준의 남성을 입에 넣고 빨아대었다. 그렇게 현준의 정액을 한 번 입안에 머금고는 그를 몸에 받아들이며 미친 듯 신음성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이십 여분. 탈리사의 몸이 허물어지며 현준의 남성이 빠져 나왔다. 엄청난 쾌감이 녹아내린 것인지 그녀의 입에는 거품과 함께 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후우..." 페르실을 비롯해 탈리사, 레리얼이라는 세 여인을 상대로 회포를 풀었지만, 현준은 만족스럽지 않은 듯 고개를 흔들었다. 만약 리리스였다면? 마왕인 그녀라면 충분히 밤새도록 몸을 섞으며 즐길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 쓰러지듯 널부러진 세 여인은 리리스가 아니었다. 여자가 더 필요했다. "......"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장소에 부를 수 있는 여자는 없었다. 문득 예전 자신과 몸을 섞었던 여자들이 하나씩 머릿속에 떠올랐다. 자신을 받아들이며 신음으로 울부짖었던 희연과 아영이 그리고 줄리아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그 외의 다른 여인들도 함께 말이다. 거기에 최근에는 또 한명의 여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 에이전트이자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는 이선미였다. "관계는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게 좋겠지." 혈기가 왕성하던 시절의 자신이라면 거리낌 없이 이선미를 품었을지도 몰랐다. 아영이나 줄리아처럼 말이다. 실제로도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이선미를 품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언제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은 떠날 사람이었다. "다인 슬라이프..." 어느새 현준의 손에 조그마한 과도처럼 생긴 칼이 잡혔다. 마계의 신기라는 마검 다인 슬라이프였다. 조그마한 칼인 다인 슬라이프는 현준이 며칠 전 보았을 때 보다 아주 미세하게 커져 있었다. 눈으로는 차이를 알아챌 수 없을 정도였지만, 마족 현준은 다인 슬라이프의 크기가 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00522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와아아아!!! 2013 - 14 시즌 프리미어리그 일정이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여전히 축제 분위기였다. 프리미어리그의 21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명실공히 잉글랜드, 아니 세계 최고라는 것을 증명한 자신들의 클럽 리버풀 FC 때문이었다.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리버풀 팬들은 열심히 자신들의 우승을 자축했다. 그런 리버풀 팬들로 인해 배알이 꼴리는 것은 당연히 리버풀과 우승 경쟁을 펼치는 다른 팀들을 응원하는 팬들이었다. [Tjrese - 리버풀이 최강이라는 이유. 그들의 주장이 김현준이라서.] [17번준 - 정답이다. 반박할 말이 없다.] [허신둥 - 지금쯤 맨유 팬들은 이불 뒤집어쓰고 눈물만 흘리고 있을 듯. 맨유 언제 우승 해봤냐?] [맨유만세 - 김현준 이적 좀 해라 씨발. 프리미어리그의 재미가 없어진다. 옛날에는 치고박는 재미가 있었는데.] [레일리 - 난 졸잼이던데?] [Thecops - 2 억 파운드에도 이적 안한다고 했습니다. 리버풀의 레전드로 남을 듯.] [suno - 김현준은 징크스고 뭐고 아무것도 없냐? 무슨 애가 경기에만 등장하면 죄다 씹어 먹고 다니냐. 이빨이 아니라 온몸이 철근으로 만들어진 선수인 듯. 그래서 그런데 좀 다른 리그 갔으면 좋겠다. 리버풀 우승 그만 쳐보고 싶어.] [붉은악마 - 위에 맨유팬인듯.]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응원하는 한국 팬들은 리버풀 팬들의 염장에 아파오는 배를 문지를 수밖에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버풀만큼이나 한국에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2000 년대 박지성 선수가 활약을 하면서 많은 팬들을 끌어 모았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연신 온라인상에서는 리버풀 팬들과 맨유 팬들의 싸움이 벌어졌다. 이렇게 프리미어리그가 리버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아직 올해의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남아 있었다. 바로 리버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었다.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는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팀은 바르셀로나가 아닌 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객관적인 전력 평가로는 리버풀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앞서 있었다. 리버풀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워낙 화려한 플레이들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매 경기 골 폭풍을 터뜨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에 반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단단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나 리버풀에는 김현준, 수아레즈, 제라드 라인이 건재했다. 루카 모드리치의 빈자리가 아쉽기는 했지만, 리버풀은 모드리치 없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들의 강력함을 증명해 냈었다. 트레블 그 이상인 쿼드러플을 겨냥한 리버풀 '김현준 하기 나름' [EPNM = 김미정 기자] 이번 시즌 리버풀의 우승을 이끈 케니 달글리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김현준(25)은 리버풀의 전술 그 자체다. 그런 달글리쉬 감독의 말은 단순히 한 스타를 띄어주기 위한 멘트가 아니었다. 김현준의 활약을 앞세운 리버풀은 이번 시즌에도 또 한 번의 쿼드러플(4관왕)을 노리고 있다. 김현준은 지난 2일 첼시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가 만들어낸 골은 대단함 그 자체였다.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엄청난 반사 신경으로 얻은 헤딩 골과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알고서도 막을 수 없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골이었다. 김현준은 단순히 소속 리그에서만 강한 선수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전무후무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50 골 고지를 또 다시 달성 했을 뿐만 아니라 그는 이번 시즌 자신이 출전한 챔피언스 리그에서 전 경기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4 강 2 차전까지 김현준이 넣은 골은 무려 19골.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챔피언스 리그에서 넣은 골수보다 많은 골이다.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선수답게 김현준은 결승전에서도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승이 결정되는 첼시 전에서도 2 골을 터뜨렸고, FA 컵 결승에서도 홀로 팀의 모든 골을 책임지며 리버풀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작년도 마찬가지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 골 1 어시스트라는 완벽한 활약속에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3 - 2 로 누르는 1 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리버풀은 김현준이 골을 터뜨렸던 경기에서 패배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만큼 김현준의 골이 곧 승리, 우승보증수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큰 경기, 아니 매 경기 중요한 순간에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현준의 진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는 20 일. 리버풀은 포르투갈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두 번째 쿼드러플에 도전한다. 상대는 프리메라리가의 명문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를 침몰시키며 프리메라리가 2 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자신들의 영원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올랐다. 과연 김현준의 리버풀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누르고 또 한 번의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일방적으로 김현준을 찬양하다시피 나온 기사지만 이 기사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허황된 것이 아닌 사실 그 자체를 알리는 기사기 때문이었다. 리버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전문가들은 당연하게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보다는 리버풀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도박 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리버풀에게는 1.03 의 배당률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4.25 는 배당률을 받았다. 그리고 20 일. 전 세계의 축구 팬들이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위치한 이스타디우 다 루스로 향했다. 리버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3 - 14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만약 리버풀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으면 리버풀은 전무후무한 2 년 연속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세계 최초의 클럽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축구 팬들은 그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언제 그렇듯 당연한 것은 없고, 심판의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아무것도 결정지어진 것도 없었다. 축구공은 둥글고 그라운드 위에서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나는 법이었다. [레이나!!!] 안타까운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많은 팬들이 밤을 새며 기다렸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시작되고 전반 25 분 까지 경기를 주도했던 것은 리버풀이었다. 일방적이라고 부를 정도로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진들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맹렬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결승전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일까? 전반 28 분. 아직 선제골이 터지지 않은 상황에서 리버풀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 레이나의 실수로 인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이 터져 나온 것이다. [아! 레이나 선수의 판단 미스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코너킥 상황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수인 디에구 고딘의 가벼운 백헤딩. 힘이 실리지 않은 공인만큼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레이나가 경합을 위해 뛰어 나오다가 멈칫하는 순간과 겹치며 위협적이지 않았던 상황이 치명적으로 변했다. 뒤늦게 뛰어 들어가며 공을 막아내려고 했지만, 이미 공은 골라인을 넘어간 후였다. 와아아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아틀레티코 팬들의 함성소리가 그라운드를 울렸다.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심지어 많은 수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조차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제골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쪽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전반 28 분. 디에구 고딘의 선제골로 인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 - 0 으로 앞서 나갑니다!] [2 연속 쿼드러플의 부담감 때문일까요? 레이나 선수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습니다.] "빌어먹을!!! 하필이면!" 레이나가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며 그라운드를 주먹을 내리쳤다. 프로 축구선수로서 해서는 안 될 너무나도 멍청한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그것도 하필이면 '별들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말이다. "침착해. 레이나.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어." 제라드가 말했다. 이미 골은 들어갔고, 전광판의 스코어는 1 - 0 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일을 자책하는 것은 시간낭비밖에 되지 않았다. 골은 언제든지 넣으면 되는 일이고, 리버풀은 역전의 명수라 불릴 정도로 짜릿한 역전 경기를 몇 번이나 만들어 냈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이제까지 경기를 리드했다. 비록 골은 넣지 않았지만, 원사이드라고 말할 정도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몰아붙였었다. 충분히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어 올릴 자신이 있었다. "......" 현준의 시선이 골 세리모니를 펼치며 선제골을 자축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들에게 향했다. 아직 경기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고, 리버풀은 충분히 동점골, 아니 더 나아가 역전골을 터뜨릴 수 있는 저력이 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기묘한 느낌이 계속해서 현준의 기분을 거스르게 만들었다. '저 사람 때문인가?' 현준의 고개가 돌아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벤치에서는 검은색의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빠른 속도로 코칭 스태프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장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명장인 그는 표류하고 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리그 2 위,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올린 사내였다. 그리고 오늘도 어떤 마법을 부릴지 모르는 일이었다. 전반전 리버풀은 맹렬하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리버풀의 맹공은 실효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탄탄하게 수비진을 구축하면서 자신에게 집중되는 리버풀의 중앙공격을 무력화 시켰고, 리버풀 선수들은 계속해서 측면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2 회.' 현준은 머릿속으로 하나의 수치를 떠올렸다. 전반 28 분 동안 자신이 공을 잡은 횟수였다. 그것도 한 번은 머리에 공을 가져다 댄 것에 불과했다. 측면으로 밀려난 리버풀 선수들은 계속해서 크로스만을 올렸고, 날카롭지 않은 크로스는 아틀레티코 선수들의 쉽게 걷어낼 수 있는 공이었다. 00523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수아레즈의 움직임이 좋지 않은 데 괜찮으려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것일까? 오늘 따라 수아레즈의 몸놀림이 무거워 보였다. 자신이 집중 견제를 당하는 있는 상황에서 공격을 물꼬를 터줘야 할 선수가 바로 수아레즈였다. 그런 만큼 수아레즈가 제 활약을 펼쳐줘야만 했지만, 계속된 트래핑 실수와 패스미스로 그는 리버풀의 흐름을 계속해서 끊어먹고 있었다. 세르단 샤키리나 마리오 괴체는 너무 지쳐 있었다. 더군다나 둘은 전반전 내내 엄청난 거리를 뛰어다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의 탄탄한 수비진을 조금이라도 벗겨내기 위해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측면을 따라 수차례나 오가며 계속해서 크로스를 올려 줬던 것이다. "어...?" 현준은 순간 오싹 소름이 돋았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윙어들인 마리오 괴체와 세르단 샤키리는 이번 시즌 리버풀이 치른 대다수의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었다. 프리미어리그가 끝난 이후 휴식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온 몸에 누적된 피로가 어디 갈 리 없었다.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그런 리버풀의 윙어들을 더욱 바삐 움직이게 만드는 전술을 보여주고 있었다. '곤란한데...' 현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만약 자신이 생각하는 게 맞다면 오늘 경기 상당히 힘들어 질 것 같았다. [코케 전방으로 밀어주는 공.] [아틀리테코 마드리드 선수들의 빌드 업이 상당히 깔끔합니다.] [리버풀 선수들의 압박이 통하지 않고 있어요.] 갑작스럽게 선제골을 허용했기 때문일까? 초반 리버풀이 리드했던 흐름은 사라지고, 어느새 경기는 팽팽하게 변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순간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법이었다. 툭! 샤키리에서 떠난 공이 제라드에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수아레즈에게로 이어졌다가 여의치 않은 지 수아레즈가 뒤로 공을 돌리며 다시금 제라드가 공을 받았다. "꽤나 빡빡하네." 제라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오늘 경기를 많은 사람들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를 수 있던 것은 그들의 수비 덕분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도 그 만큼의 수비전술로 유명한 팀이 있었다. 바로 첼시였다. 그리고 리버풀은 이번 시즌 첼시를 상대로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결승이라는 중압감 때문일까? 상대의 수비는 도저히 틈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촤아악!!! "칫." 전방에서 강하게 들어오는 압박에 제라드는 공을 앞으로 보내지 못하고 수비라인 쪽으로 돌려야만 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단판 승부다. 빨리 동점골을 넣어야 하는 만큼 리버풀 선수들의 마음은 다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은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러다가 지는 거 아니야?"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 펼쳐지는 포르투갈의 지구 반대편, 한국의 대전에 위치한 한 술집에서 희연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발을 동동 굴렀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것보다도 쉽게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후반 33 분이 지나고 있는 지금까지 스코어는 계속해서 1 - 0. 리버풀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리드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 현준이한테 너무 견제가 심하게 들어오는데?" "이럴 때 수아레즈가 한 방 해줘야 하는데..." "요즘 폼이 죽었다니까. 지친 거지 뭐." 여기저기서 각자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리버풀이 대승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끌려 다니고 있었다. 리버풀이 그리고 한국이 자랑하는 공격수인 현준은 제대로 된 슈팅도 때리지 못하고 있었다. "저 병신 김현준, 저거 거품 아냐? 어떻게 공도 제대로 못 잡고 골도 하나 못 넣냐?" 어딘가에서 술에 취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흘러나오자 지훈도 그리고 희연의 표정이 싸악 굳었다. 오늘 경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현준이 병신이라는 욕을 들을 정도로 나쁜 플레이를 펼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단단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뚫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며 슈팅도 하나 기록하기까지 했었다. 비록 쿠르트와의 선방에 막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게다가 김현준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50 골,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19 골을 달성했다. 오늘 경기의 승패에 상관없이 김현준은 이미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예약한 상태였다. "하여튼 우리나라 사람들 냄비근성이란. 잘할 때는 한 없이 치켜 주다가 고작 한 경기 부진하다고 욕하는 꼴이니. 아직 경기도 안 끝났는데 헛소리로 지랄하네." "신경 꺼요. 미친놈들 이야기에 신경 쓰면 오빠만 바보 되요. 그리고 부진한 모습은 리버풀이 보이고 있지 현준 오빠가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요." "그...그렇지." 희연의 매서운 말투에 지훈이 재빠르게 말을 정정했다. 하기사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수들 장난 아니네. 현준이가 저렇게 꽁꽁 묶이다니." "수아레즈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렇죠. 현준이 오빠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니까요. 게다가 다른 선수들이 너무 지쳤어요." "이럴 거면 차라리 현준이를 미드필더로 돌리는 것도 낫지 않나? 제라드하고 한국영도 교체되었고. 지금 상황에서 수아레즈를 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말이야." 희연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저렇게 현준이 상대 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을 때 리버풀은 현준을 미드필더로 돌리며 숨통을 틔우는 전술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의 전술은 관중인 자신들이 아닌 감독과 선수들의 몫이었다. 어쨌든 이대로 15 분만 흐르면 빅이어는 리버풀이 아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것이었다. 그와 함께 리버풀은 2 년 연속 '쿼드러플'이라는 대기록이 무산되는 것이다. "아, 현준아. 제발 하나만 해줘라." 맥주를 벌컥 들이마시며 지훈은 애처로운 표정으로 Tv 화면을 주시했다. 여전히 스코어는 1 - 0. 리버풀이 리드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매 경기 폭발적으로 골을 터뜨리던 현준이 각성이라도 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망을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마리오 괴체. 김현준!!!]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고, 각자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던 술집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Tv 로 향했다. 팟 하고 고개가 돌아가는 소리가 돌릴 정도였다. '칫...!' 현준에게 디에고 시메오네가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압박과 수비력은 조제 무리뉴의 첼시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상대의 골망을 흔들려고 해도, 일단 공을 만져야 하는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철저할 정도로 자신에게 향하는 공을 커트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곤란해." 0 - 0 의 상황도 아닌, 1 - 0 으로 리드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준의 시선이 전광판의 시계로 향했다. 남은 시간은 14 분 정도. 이제는 경기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고 있었다. 와아아아!!! 사방에서 함성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경기장에 들어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들이었다. 그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기만을 원할 터였다. 전문가들, 그리고 대다수의 축구 팬들의 예상과는 달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리버풀을 리드하고 있으니 말이다. 뻐엉!!! 뒤쪽에서 코너코디가 길게 자신 쪽으로 공을 보내는 게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중앙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코너 코디는 공격 진영까지 오버래핑을 하며 공격수의 숫자를 늘려 힘을 보태고 있었다. 그 만큼 1 골이 절실한 것이다. 스티븐 제라드는 이미 체력적인 한계를 보이며 마우리시오 이슬라와 교체되었고, 선발로 출전했던 한국영 또한 수소와 교체된 상황이었다. [라울 가르시아! 걷어냅니다!] 점프와 함께 현준에게로 향하는 공을 라울 가르시아가 걷어내자 오늘 경기장을 찾은 콥들의 입에서 안타까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초침이 하나씩 움직일 때 마다 그들의 심장도 타들어가고 있었다. 다행이도 걷어낸 공을 잡은 선수는 수소였다. 그리고 수소는 길게 빈 공간을 보더니 마리오 괴체가 있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공을 걷어찼다. 탓!!! 수소의 발끝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현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 후반 내내 뛰어다니며 지쳐 있기는 하지만 상대도 마찬가지. 괴체는 분명 자신에게 공을 보낼 터였다. 그리고 그렇다고 순수한 마기가 알려주고 있었다. 현준의 눈에 경합을 벌이는 양 선수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리고 경합의 승리자는 마리오 괴체였다. 지친 와중에도 모든 것을 불태우려는 듯 폭발적인 스피드로 한발 먼저 공을 붙잡은 괴체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는 순간적인 발놀림으로 상대를 제쳐 버렸다. "어...어어?" 마리오 괴체가 상대의 수비를 벗겨내고, 현준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것을 본 순간 좌석에 앉아 있던 리버풀 팬들이 하나 둘씩 몸을 일으켰다. 뭔가 느낌이 심상치 않았다. "막아! 반칙이라도 해! 절대 공을 붙잡지 못하게 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수 디에구 고딘이 소리를 내질렀다. 유럽 최고의 공격진이라고 평가받은 리버풀의 공격진을 상대로 그들은 이제까지 잘 막아내었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는 곧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특히나 리버풀은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후반 막바지에 넣은 골이 굉장히 많았다. [마리오 괴체!] 캐스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리오 괴체가 낮고 빠르게 공을 올렸다. 목표는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완벽하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그 밖에 없다는 게 괴체의 판단이었다. [김현준!!!] 그리고 마리오 괴체의 낮은 크로스가 현준의 발등에 안착하는 순간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게 올라갔고,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집중되었다. 00524 리버풀, 13 - 14 시즌의 마지막 =========================================================================                            "막아!!!" 현준에게 공이 연결된 것을 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감독 디에고 시메오네가 다급하게 외쳤다. 패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김현준에게 공이 연결되면 곧 골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김현준의 골 정확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괜히 그가 리버풀의 골 50% 이상을 책임지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칫!!!"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주장 가브리엘 페르난데스 아레나스, 줄여서 한국 팬들에게는 가비라 불리는 그가 재빠르게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후반 40 분. 이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기 까지는 5 분밖에 남지 않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 만큼 빅 이어에 대한 열망이 클 수밖에 없었고,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지금의 이 위기를 어떻게든 막아내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가비뿐만이 아니었다. 라울 가르시아와 코케도 그리고 골문을 지키는 쿠르트와까지 달려 나오며 현준의 슛 코스를 막아서고 있었다. 다른 리버풀 선수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 전부가 현준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리버풀의 김현준이라는 이름값과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던 플레이들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나이스." 사방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달려들고 있는 모습에 현준은 입 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패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슛을 때리지 못하게 하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압박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었다. 축구는 한 명이 아닌 열 한 명이 펼치는 예술이라는 점이었다. 툭! 발바닥을 이용해 공을 한 차례 굴린 현준이 보지도 않고 그대로 뒤로 공을 걷어찼다. 발뒤꿈치를 이용한 힐 패스였다. 고개를 돌려 뒤에 누가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았지만,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뒤쪽으로 빠른 속도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달려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현준! 힐 패스!!! 우와!! 수소!!!]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출전하지 못했던 리버풀의 자라나는 미드필더 수소. 작년 시즌만 하더라도 리버풀의 주전 미드필더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경기에 출전 했던 그였지만, 부상 여파와 함께 최근 한국영의 성장으로 인해 필사적인 주전을 경쟁을 펼치며 한창 마음고생을 겪었던 수소가 자신의 이름처럼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대로 때려!!!" 그리고 달려오는 수소를 향해 김현준이 소리를 질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지키는 쿠르트와는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앞으로 뛰어 나온 상황. 다른 수비수들도 마찬가지인 만큼 골문은 빈 것이나 다름없었다. "큿!!!" 현준의 말에 수소가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무것도 없는 골문에 슈팅을 때려 골로 연결시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골 하나가 챔피언스 리그라는 별들의 전쟁에 걸린 우승컵이 달려있다면? 그 부담감은 엄청날 터였다. 이 슈팅 하나에 우승의 주역이 되느냐 아니면 역사에 남을 최악의 선수가 되느냐가 달려 있었다. '어떻게든 넣겠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FA 컵 경기에서 큰 부상을 입고 이번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려먹다시피 한 그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달글리쉬 감독은 오늘같은 중요한 경기에 자신을 출전시켜줬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만 했다. 더군다나 주장인 김현준이 그라운드에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모든 선수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준 것이다. 주장의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찬스를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시켜야만 했다. 콰앙!!! [수소 중거리 슛!!!] 오늘 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경기장인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흰색이 공에 집중되었다. 골라인과 패널티 에어리어의 선까지는 21.25 m. 거기서 조금 떨어진 약 25 m 가량의 거리에서 때려진 수소의 슈팅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출렁!!! 그리고 공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제까지 리버풀의 공격진을 잘 막아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진도 그리고 김현준의 슈팅을 막아내며 환상적인 선방을 보였던 쿠르트와도 이번에는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우와아아아!!!!!!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렸던 동점골이 후반 41 분 드디어 터지는 순간, 경기장에 있는 리버풀의 팬들이 만세와 함께 엄청난 함성을 내질렀다. [들어갑니다!!! 우와!!! 리버풀 수소!!!] [아!! 수소 선수가 해냅니다! 김현준 선수가 만들어낸 완벽한 찬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리버풀! 동점을 만듭니다!] [리버풀, 기사회생이나 다름없네요. 4 분만 더 있었으면, 빅 이어가 그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손에 들어갈 뻔했거든요? 이렇게 되면 경기 모릅니다. 정말 몰라요! 역전의 명수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경기에서 수많은 명경기를 만들어 낸 리버풀입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멘트를 하는 동안, 카메라는 골을 넣은 수소를 비춰주고 있었다.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수소는 리버풀 선수들의 격한 환호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김현준도 끼어 있었다. 골을 넣어도 크게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현준이지만 그 또한 사람인지 중요한 경기에서 터진 동점골에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아, 김현준 선수. 정말 좋아하는군요.] [김현준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드문 일인데요. 그 만큼 수소 선수의 동점골이 정말 극적인 순간에 터져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동점골을 만들어내기 전까지의 리버풀이 만들어낸 플레이는 정말 예술과도 같았습니다.] 마리오 괴체의 정확한 크로스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의 시선을 모두 끌어 모은 이후 힐 패스로 수소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줬던 김현준의 환상적인 플레이와 함께 수소의 깔끔한 마무리가 다시 한 번 카메라를 통해 보여지고 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김현준 선수에게 너무 집중되어 있었어요. 김현준 선수의 슈팅을 막기 위해 달려드는 게 오히려 수소 선수에게 골을 내주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습니다. 워낙 골 결정력이 탁월한 선수인 만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도 다급했을 겁니다. 아! 정말 김현준 선수의 플레이, 대단합니다. 뒤로 보지도 않고 수소 선수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시켜주는 저 모습 보세요. 정말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월드 클래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 지 팬들에게 보여주는 패스였습니다.] 환호성을 내지르는 리버풀 선수들하고는 달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지듯 누워있었다. 단 5 분만 버티면 빅이어 자신들의 손에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5 분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버티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기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 스코어는 1 - 1. 원점으로 돌아갔을 뿐이었다. [수아레즈 파고듭니다! 하지만 디에고 고딘이 한 발 먼저 걷어냅니다.] 남은 경기는 5 분. 하지만 리버풀은 연장전이 되기 전 경기를 끝내겠다는 듯 맹렬하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를 끝낼 뻔 기회를 잡기도 했었다. [김현준 슛!!! 아!!! 골포스트!!!] [아아아아!!!] 루이스 수아레즈가 얻은 프리킥을 김현준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시킨 것이 그대로 골포스트 상단을 맞고 튀어나온 것이다. 후반 추가시간 3 분에 일어난 일인 만큼 만약 슈팅이 골로 연결되었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났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큿!!!"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슈팅이 골로 연결된 확률은 82%. 충분히 때릴 만한 찬스였다. 하지만 공이 약간 높게 떴는지, 골포스트를 강타한 슈팅은 그대로 위로 튕겨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게다가 골포스트를 맞은 것도 신경이 쓰였다. 미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골포스트를 맞춘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패배한다는 사실은 축구 선수들이라면 다들 느끼고 있는 징크스였다. "젠장!" 튀어나온 이레귤러를 거칠게 밟으면서 현준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다른 경기 때는 잘만 들어가던 골이 오늘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들어가지 않으니 답답하게 느껴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올라온 것을 보면 분명 그들은 강팀이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인 팀이었다. "30 분이라..." 결국 삐익하는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경기는 1 - 1 로 종료되었고, 결국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해야만 했다. "나는 너희들을 그리고 내 선수들을 믿는다. 너희들은 1 년간의 길었던 챔피언스 리그에서 살아남은 최고의 선수들이고, 충분히 빅 이어를 들어 올릴 자격이 있다." 케니 달글리쉬는 10 분간의 휴식동안 라커룸에서 체력을 보충하는 선수들에게 이 한마디만을 했을 뿐이었다. 아직 교체 카드 한 장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달글리쉬는 현재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자신의 선수들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리고 휴식이 끝나면서 그라운드로 나가기 위해 가장 먼저 라커룸을 나서는 현준을 향해 달글리쉬가 말했다. "준." "네. 감독님." "나에게 그리고 리버풀에게 또 한 번의 빅이어를 가져다주게." 달글리쉬의 말에 현준은 대답 없이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3 년간의 챔피언스 리그를 치르면서 리버풀은 매 년 결승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1 번의 준우승, 1 번의 우승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두 번째의 빅 이어를 들어 올릴 날이다.' 30 여분 이라는 시간은 골을 넣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90 여분의 사투 끝에 다들 지쳐있기는 했지만, 마족인 현준은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나서는 현준의 주위로 순수한 마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세요. 00525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콰앙!!! 현준의 발끝에서 굉음과 함께 대포알 같은 슈팅이 터져 나오며 빨랫줄과 같은 일직선을 그리더니 눈 깜짝하는 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그물을 흔들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지키는 쿠르트와가 움직이지 못했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슈팅이었다. [들어갑니다!! 추가골! 김현준!!!] 조민호 캐스터의 흥분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울려 퍼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리버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리버풀의 승리를 점쳤지만, 예상과는 달리 경기는 후반 41 분 수소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질 때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리버풀을 리드했다. 하지만 그들의 저력은 거기까지였을까? 연장전에 들어서는 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90 분간 완벽에 가까웠던 단단한 모습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연장 전반 1 분 만에 수아레즈의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기 시작한 리버풀은 연장 전반 8분, 14 분에 김현준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완벽하게 무너뜨린 것이다. [또다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심장에 비수를 박아 넣습니다! 김현준!!! 또 한 번 챔피언스 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이로서 4 - 1. 빅이어에 손을 가져다 댑니다!] [이미 빅 이어를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 골의 차이는 지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많은 차이입니다!] 거기에 연장 후반 13 분. 김현준은 결국 또 한 번의 골을 터뜨리며 챔피언스 리그 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90 분의 치열했던 경기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리버풀은 완벽하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완파했다. 리버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고 사상 최초 2 연속 '쿼드러플' 달성! [EPNM = 김민철 기자] 리버풀이 축구 역사상 최초로 2 연속 쿼드러플을 달성한 팀이 되었다. 리버풀의 공격수 김현준(25)은 빅 이어와 함께 3 년 연속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손에 거머쥐며 작년의 영광을 재현하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MVP 에 올랐다. 리버풀은 한국 시간으로 20일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스타디오 다 루즈에서 열린 2013 - 14 챔피언스 결승전에서 전반 28분 디에고 고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 다녔다. 맹렬하게 리버풀의 공격수들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공략했지만, 쿠르트와가 지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그렇게 패색이 짙던 후반 41 분. 천금의 동점골이 터져 나왔다. 동점골의 주인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수소였다. 김현준의 환상적인 힐 패스를 받은 수소는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열였고, 경기는 1 - 1 연장전으로 들어섰다. 2013 - 14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을 가리는 30 분간의 사투에서 웃는 것은 또 한 번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리버풀이었다. 연장 전반 8 분 김현준이 수소의 크로스를 몸을 날리는 헤딩으로 역전골을 터뜨렸고, 6 분 뒤인 연장 전반 14분 화려한 개인기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또 다시 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연장 후반 13분.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문을 또 다시 열며 리버풀은 4 - 1 의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서 리버풀은 작년에 이어 또 다시 빅 이어를 들어 올렸고, 2 년 연속 4 관왕인 '쿼드러플'을 또 한 번 달성하며 최고의 한 시즌을 마감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수 김현준은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21 골을 터뜨리며 작년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김현준은 또 다시 우승과 득점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며 명실공이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와, 진짜 김현준 미쳤다." "전, 후반 경기 시간에 김현준이 골을 터뜨리지 않은 것은 후반에 몰아치기 위해서였어." "너무 일찍 골을 넣으면 게임이 원사이드로 흘러가니까 팬들의 재미를 위해서 일부로 골을 안 넣은 거야." 2 년 연속 쿼드러플이라는 엄청난 기록과 함께 팬들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보여줬던 김현준의 경기력을 찬양했다.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것은 수소였지만, 그 동점골을 만들어 준 것도 김현준이었고 연장전 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무너뜨린 해트트릭이 워낙 인상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2013 - 14 시즌의 모든 축구 경기가 끝이 났지만, 축구 팬들은 다음 시즌을 기다리기 위해 서너 달을 멍하니 보낼 필요가 없었다. 보름 뒤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16 강은 가겠지?" "16 강이 뭐야. 최소 4 강은 가야지." 2010 년 남아공에서 있었던 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은 박지성, 이영표를 앞세워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티나가 속해있던 조별리그를 통과 16 강 토너먼트까지 진출했었다. 아쉽게도 우루과이를 상대로 1 - 0 으로 무릎을 꿇으며 16 강에서 월드컵을 마무리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은 그 때의 태극전사들이 보여줬었던 투혼을 잊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올해는 남아공 월드컵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포텐이 대폭발하며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유럽을 제패한 김현준이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서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다. 프리미어리그 4 연속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3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만큼 많은 국민들은 월드컵에서도 김현준이 멋진 활약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어 주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사람은 세계적인 명장으로도 알려져 있는 유프 하인케스인 만큼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로 치솟아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감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아아!!! 들어갑니다! 가나의 조르당 아예우! 또 다시 골을 터뜨립니다.] [김영권 선수의 수비가 엉망이었습니다. 거기서 아예우 선수를 놓치다니요? 수비수가 공격수를 보지 않고 있었어요!] 브라질 월드컵에서 맞붙을 나이지리아를 대비해서 펼쳐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 - 4 로 대패한 것이다. 본선이 아닌 평가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점수 차이의 패배였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의 여파로 인해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과 한국영이 아직 합류하지 않으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축구는 11 명이 하는 경기다. 아무리 김현준이 스타 플레이어라고는 하지만 그 혼자만을 가지고 월드컵을 치러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경기 전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강조했었던 상대의 역습 차단, 세트 피스 상황, 유기적인 움직임들은 경기 시간 내내 실종이라도 한 듯 전혀 보이지 않았다. 새롭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교체 투입된 선수들도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패인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한국의 골문을 지키던 정성룡 선수였다. 가나의 유효 슈팅 대부분의 실점으로 연결시키며 아쉬움을 남겼다. "엉망이네. 엉망." 0 - 4 의 가나전 대패. 휴식으로 인해 TV 로 경기를 지켜 본 현준은 혀를 쯧 차며 고개를 돌렸다. 미국에서 벌어진 평가전이지만 현준은 아직 한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국 축구 협회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현준이 훈련에 참가해주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현준은 느긋하게 합류할 생각이었다. 1 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널널하게 시간을 보내려는 생각이었다. 어찌되었든 Tv에서 본 한국의 플레이는 공격부터 수비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었다. 이런 선수들을 데리고 월드컵을 치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도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운 것을 보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엉망스러운 경기력은 다소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유프 하인케스는 현준도 인정하는 세계적인 명장. 분명 무슨 수가 있을 게 분명했다. "설마...연막은 아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0 - 4 의 패배는 너무나도 큰 점수 차이였다. 문득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하려는 팀들을 방심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전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현준의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말이다. "이야!!! 이게 얼마만이냐?" 선글라스와 함께 모자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남자를 본 지훈이 넓게 양팔을 쫙 폈다. 설마 자신이 저 안으로 뛰어 들 거라 생각했던 것인가?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시즌의 대활약 Tv 로 잘 지켜봤다. 진짜 넌 축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야." "5 년 전만 하더라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태어난 인간이라고 하지 않았었냐?" "그건 그 때고. 한국에 있을 줄은 몰랐어. 미국에 있는 줄 알았거든." "안 그래도 나흘 뒤에 브라질에 가야 돼.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조금이라도 동료 선수들과 발을 맞춰봐야 되거든." "음음." 현준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불과 어제 핸드폰으로 현준에게서 연락이 왔고, 그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에 대전에서 서울까지 단숨에 올라온 지훈이었다. "이비하고는 잘 지내?" "물론이지. 우리 사이는 여전히 뜨겁다고." 이비. 지훈이 현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잉글랜드로 왔다가 인연이 닿아 만나게 된 지훈의 여자친구였다. 언어장벽과 함께 잉글랜드와 한국이라는 초 장거리 커플임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만나는 것 같더니 지금은 서로 한국에서 동거를 하며 생활하는 중이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이비가 니 활약에 난리를 치더라고. 2 연속 쿼드러플은 유럽 축구 팀중 최초라나 뭐라나." "최초야. 최초. 그만큼 대단하단 거라고." "그래. 리버풀이 대단하지. 불과 5 년 전만 하더라도 칠버풀, 팔버풀이었는데 세상 참 요지경이다. 리버풀이 저렇게 잘나가게 될 줄이야." "전부 나 때문이지." 지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재수 없을 정도로 잘난 말투였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리버풀이 잘 나가게 된 것은 김현준의 영입하고 나서부터였다. 게다가 자신의 친우인 현준은 리버풀의 팀 득점 50 %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이비가 물어보던데, 모르간하고는 만나?" "모르간?" 지훈의 질문에 현준이 고개를 갸웃하다가 아 하는 탄성을 터뜨렸다. 이비의 친구로 지훈과 이비를 연결시켜주기 위해서 잠깐 만남을 가졌던 여인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녀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현준이 그리워하는 여인인 리리스를 약간 닮았던 모르간은 모델답게 멋진 몸매와 함께 능숙한 섹스 스킬로 현준을 만족시켜줬었다. "......" 문득 한국에 있는 여자들의 생각이 떠올랐다. ============================ 작품 후기 ============================ 며칠 간 부모님집에 가야되서 예약으로 올립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에테리얼R 하고 동시에 연재를 하려니 꽤 힘드네요. 00526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수진과 희연을 비롯해 레인보우 샤베트의 멤버들과 그 외의 여인들까지. 리리스를 만나서 축구 선수가 된 이후 현준은 그녀를 포함해 수많은 여인들을 품에 안았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여자들을 굉장히 많았다. 물론, 그 전에도 간간히 몸을 섞으며 만남을 가지던 여자가 있었던 만큼 현준은 자신에게 오가는 여자를 딱히 거부하지 않았었다. '다 옛날 일이지.' 지금과는 다르게 말이다.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만 완성이 되면 자신을 곧 이 세계를 떠날 존재였다. 그런 생각 때문일까? 현준은 지금 누군가와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차라리 지금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충실하고 싶었다. 지금 자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여자, 아니 존재는 마왕 리리스밖에 없었다. "무슨 생각해?" "아. 아무것도." "이 자식. 여자 생각했지? 누구냐?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 너의 마음을 뒤흔든 그녀는?" 장난기가 가득 담긴 지훈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마왕 리리스라고 말해줘도 모를 터였다. 간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만남은 현준에게 있어 꽤나 유쾌한 만남이었다. 이렇게 느긋하게 웃고 떠드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왠지 대학생 때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어때? 우리나라 잘 될 거 같아? 어제 가나 경기 봤을 테지만, 완전히 개박살 났잖아. 월드컵이 이제 보름도 안 남았는데 불안하다, 진짜." 여자 이야기가 끝나니 당연히 화제는 축구로 향했다. 술자리에서 남자들끼리 모이면 꼭 나오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여자, 군대 그리고 축구. 더군다나 현준은 축구 선수였다. 군대 이야기는 패스. 여기서 군필자는 지훈 밖에 없었다. "엉망이지, 뭐. 어떻게 우리나라 대표팀에 뽑혔는지 이해가 안가는 선수들이 더러 있더라고." "그래도 대표팀 선수들인데 너무 막말하는 거 아니야? 앞으로 너랑 호흡을 맞춰야 할 선수들인데." "사실인데 뭐. 오죽하면 어제의 그 경기를 보고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한 연막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푸하하하!!!" 현준의 말에 지훈이 웃음을 터뜨렸다. 가나전의 0 - 4 대패를 비꼬는 말로 어떤 네티즌이 그런 글을 올렸었는데, 축구 선수인 그것도 대한민국 대표선수인 현준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니 왠지 웃음이 흘러 나왔다. "나흘 뒤에 브라질로 가게 되면 월드컵 직전에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은 치르는 거야? 우루과이전 이었던가?" "뭐...가봐야 알겠지?" 현준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6월 15일 벨기에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에 돌입한다. 그리고 그 전에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었다. F 조의 시드국인 콜롬비아를 대비한 평가전이었다. 특히나 우루과이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 한국을 16 강에서 탈락시킨 강팀이었다. 그런 만큼 충분히 콜롬비아를 대비할 수 있는 평가전이 될 터였다. 우루과이와 치렀던 최근의 평가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4 - 3, 현준의 활약으로 인해 승리를 거두긴 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적으로 따진다면 한국은 아직까지 우루과이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때 4 - 3 은 진짜 명경기 였는데. 지금 붙으면 어떨 거 같아?" "가나전 때의 모습을 보여주면 7 - 0." 약간의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지훈은 현준의 말에 순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만큼 가나전 때 대한민국 대표팀의 플레이는 엉망이었다. 지훈은 문득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야 할 친구인 현준이 걱정스러웠다. "너 괜찮겠어? 부담감이 엄청날 거 같은데. 너한테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 내 주위에도 그렇고. 진짜 이번 월드컵 성적 제대로 못 내면 비난이 장난이 아닐 텐데. 너도 알잖아. 우리나라 냄비근성." 이제까지 참여했던 월드컵 멤버중 최고의 전력이라고 평가받는 대표팀이 현재의 대표팀이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김현준을 비롯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많았고, K 리그에서도 잘 나가는 선수들이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그 만큼 팬들의 기대도 컸다. 게다가 다들 그렇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수들이 조금만 못해도 분노에 찬 악성 댓글이 인터넷에 폭풍처럼 올라왔다. 심지어 현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빅 이어를 들어 올렸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도 현준에 대한 악성 댓글이 올라왔을 정도였다. "글세..." 지훈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고 딱히 부담감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 플레이를 못해 욕을 먹는다? 크게 아니 아예 신경을 쓸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자신은 리버풀에서 축구 선수라면 해낼 수 있는 모든 일을 이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었다. 2002 한일 월드컵 4 강 신화를 보며 자라왔던 만큼 축구 선수가 되기 전부터 꿈꿔왔었던 일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언제까지 자신이 축구 선수로 활동할 지도 알 수 없었다. 막말로 당장 내일이라도 마계로 향하는 차원 문이 완성이 된다면 현준은 그대로 마계로 향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월드컵은 4 년의 주기를 가지고 열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다면 4 년 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페르실은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이 완성되려면 약 10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지만 그 전에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이 완성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게다가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현준은 마계로 떠나서도 자신을 오랫동안 기억해주는 팬들이 있기를 바랬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들 힘들다,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었다. 지훈과의 만남 이후 나흘 간 현준은 정말로 게으른 생활을 보냈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만, 더욱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게으른 생활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하루 종일 드라마를 보는 것도 지겨워진 터라 현준은 문득 컴퓨터로 시선을 돌렸다. 한창 리리스가 게임을 즐겼던 게 생각이 났다. 한국의 집에 있는 컴퓨터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줄여서 와우라고 부르는 게임이 깔려 있었다. "이게 뭐가 재미있다고 그렇지 한 건지." 아이콘 더블 클릭하는 순간 자동으로 로그인이 되면서 하나의 캐릭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리리스..." 마치 폐인처럼 의자에 앉아서 게임을 즐기던 그녀의 캐릭터였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쓸모가 없어진 아이템들이지만, 게임을 즐기던 리리스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했다. 레리엘과 탈리사와 함께 밤새도록 시끄럽게 레이드를 즐기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던 추억도 떠올랐다. "보고 싶다." 지금이라도 당장 리리스가 천장에서 불쑥 나타나며 안녕이라는 인사를 해줄 것만 같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슴이 먹먹해져 오며, 눈시울도 함께 뜨거워졌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하얀색 벽지의 천장은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 남동부의 대서양 연안에 자리잡은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는 1960 년까지 브라질의 수도이기도 한 대도시였다. 쇼로, 삼바, 보소노바와 같은 음악이 시작된 곳으로 유명한데다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축제인 카니발이 열리는 도시기도 했다. 또한 나폴리, 시드니와 더불어 세계 3 대 미항으로도 손꼽히는 도시였다.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훈련 캠프를 차리고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1 차전 벨기에와의 경기가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경기장에서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마라카냥 경기장은 세계 최대의 축구 경기장으로 1950 년 FIFA 월드컵 개최를 목적으로 건설된 경기장이었다. 브라질 축구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지만, 1950 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브라질이 우루과이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우승 트로피를 놓쳐 '마라카냥의 비극'을 만들어낸 곳이기도 했다. 87000 규모의 거대한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대표팀과 벨기에가 경기를 펼치는 것은 조금 의아한 일이었다. 월드컵에 참여하는 국가인 만큼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지기는 하겠지만, 스페인이나 아르헨티나, 독일, 네덜란드, 브라질과 같은 축구로 이름이 높은 국가는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속한 F 조의 첫 경기가 마라카냥에서 펼쳐지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이며 2014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 후보 1 순위인 김현준 때문이었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축구란 곧 인생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네이마르, 헐크, 오스카등과 같은 자국을 대표하는 팬들보다도 훨씬 대단한 활약을 유럽에서 펼친 김현준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게 대한민국 대표팀과 벨기에 대표팀이 마라카냥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 이유였다. 와아! 와아아!!! 연신 여자들의 그리고 아이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연습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전부 현준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브라질에서도 인기가 대단한데?" "뭐..." 김신욱의 말에 현준은 살짝 웃음만 지어보였다. 너무 늦게 브라질에 합류해서 그런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시차에 완벽하게 적응하려면 최소 이, 삼일은 지나야 될 것 같았다. 팬들에게 손이라도 들어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훈련에 방해가 될 것 같았기에 현준은 애써 그들을 무시하며 훈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발탁된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수는 현준을 포함해 김신욱, 지동원, 이동국, 이근호였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전술에 따라 몇 명의 공격수가 출전할 지는 모르지만, 한 자리만큼은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다. 현재 대표팀의 주장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현준이었다. 한 때 축구 천재였던 박주영의 발탁을 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실제 남아공 월드컵 전만 하더라도 박주영은 김현준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였고 말이다. 하지만 유프 하인케스는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한 선수만 발탁하겠다.'라는 원칙을 내세웠고, 결국 박주영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야 말았다. ============================ 작품 후기 ============================ 예약으로 올립니다. 다들 즐감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아, 메르스 조심하시고요. 00527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공개 훈련이 끝나면서 훈련장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관중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한 비공개 훈련의 시작이었다. 비공개 훈련은 먼저 전, 후반 30 분씩의 짤막한 경기로 시작되었다. "이리 패스!!!" "전방으로 보내!" "야! 홍정호! 좀 더 확실하게 마크해! 현준이가 달려들잖아!" 그라운드 곳곳에서 선수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서로 의사소통을 하며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유독 빛나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어제 막 대표팀 캠프에 참가해 첫 연습 경기를 치르는 현준이었다. 출렁!!! "아!!!" 두 명의 수비수가 마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에게 실점을 허용한 정성룡이 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반 박자 빠른 타이밍에 몸을 날릴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확실히 김현준의 움직임은 다른 선수들과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군요." 바이에른 뮌헨의 수석코치이자 유프 하인케스를 따라 한국 대표팀의 수석 코치를 맡고 있는 헤르만 게를란트가 현준의 움직임을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깔끔한 움직임과 골키퍼의 타이밍을 무너뜨리는 완벽한 슈팅. 어째서 그가 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 알 수 있는 플레이였다. "본인은 아직 피로를 호소하고 있더군." "챔피언스 리그가 끝난 지 좀 되긴 했지만 김현준 선수는 이번 시즌 굉장히 많은 경기를 소화했으니까요. 혹시나 부상이 있는지 한 번 체크해 보겠습니다." 헤르만 게를란트의 대답에 유프 하인케스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자신이 뽑은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에는 김신욱, 지동원, 이동국, 이근호와 같은 공격수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다들 장단점이 있는 뛰어난 공격수들이지만 세계적인 클래스의 수비수들을 상대하기에는 그 무게감이 떨어졌다. 가나전만 봐도 그랬다. 가나전에서 유프 하인케스는 지동원과 김신욱의 투톱을 내세웠다. 하지만 둘은 제대로 된 기회도 만들어 내지 못한 채 0 - 4 대참패의 결과만을 가지고 왔을 뿐이었다. "음..." 김현준의 검증은 더 이상 할 필요도 없었다. 부상이 없는 한 김현준은 주전 공격수 한 자리에 이름을 올려야만 했다. 지금 대표팀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김현준이 월드컵까지 부상 없이 건강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느냐 였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유프 하인케스의 눈빛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가나 전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보였던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과 같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브라질 월드컵이 벌어지기 일주일 전에 펼쳐지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베스트 11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전력을 내세웠다. 그만큼 우루과이가 강팀이라는 것도 있지만, 월드컵을 대비해 최상의 전력으로 호흡을 맞춰보려는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생각이었다.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여파가 엄청나겠는데요? 월드컵은 시작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대표팀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흘러나오고 있더라고요." 라인업을 본 조민호 캐스터가 신연호 해설위원을 향해 말했다. 김현준과 김신욱이 투톱으로 나서고 기성용, 이명주, 이청용, 손흥민과 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평가전이라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지. 이기면 좋겠지만, 아니 비기기만 해도 괜찮을 거야. 하지만 지는 날에는..." "어휴..." 조민호 캐스터가 고개를 흔들었다. 실질적인 베스트 11 인 만큼 오늘 우루과이와의 경기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할 게 분명했다. 분명 우루과이는 만만하게 생각할 수 있는 팀이 아니었다. 디에고 포를란, 에딘손 카바니, 루이스 수아레즈, 루가노, 고딘, 무슬레라등 세계 각지에서 명성을 떨치는 선수들이 전부 포진되어 있었다. 막말로 현준을 제외한 대한민국 대표팀과 우루과이 대표팀 선수들의 몸값을 비교하면 약 5 배의 차이가 날 정도였다. "뭐, 그래도 김현준 선수가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안 그래?" "해설위원이 그런말을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김현준 선수가 슈퍼맨도 아니고." "슈퍼맨은 아닌데 슈퍼맨 같은 활약을 하니까 그렇지.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다 김현준 선수 때문이라고." "그렇긴 하죠. 잘해도 좀 잘했어야죠. 유럽 축구를 혼자 씹어먹다시피한 활약을 보였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만 하더라도 16 강에 진출하면서 성공적인 성적표라고 말했었던 우리나라 대표팀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4 강에 진출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한민국은 축구 변방국이었다. 하지만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나타나고서부터 축구 팬들의 인식이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득점왕은 물론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에게만 주어진다면 FIFA 발롱도르를 2 년 연속 수상하는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의 축구가 세계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하락세를 타고 있던 리버풀이라는 클럽을 3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끈 것은 물론 2 년 연속 '쿼드러플'을 달성시키기까지 했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대한민국 축구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뭐, 모르지. 오늘 뚜껑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테니까. 지금 대표팀은 람보르기니의 뚜껑을 한 아반떼정도로 비교하면 되겠어." "김현준 선수가 람보르기니 뚜껑이고 다른 선수들이 아반떼인가요?" "그렇지." "이왕이면 소나타급으로 올려주시지." "뭐, 최근 급성장을 한 손흥민과 기성용 선수는 그 이상이 되기야 하겠지만, 다른 선수들 특히 수비가 불안해. 곽태휘만 이번 월드컵에 참여했었더라도..." 올해 32 세라는 나이로 대표팀의 수비진에 노련함을 실어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곽태휘는 한 달 전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고 결국 브라질 월드컵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그 탓에 유프 하인케스는 김영권을 재빨리 발탁하며 빈자리를 메꾸기는 했지만 곽태휘에 비하면 불안한 것은 사실이었다. 실제로 김영권이 출전한 가나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0 - 4 라는 치욕적인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그나저나 한국영 선수는 오늘 수비수로 출전하네요? 리버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던 것 같은데." "하인케스 감독의 생각으로는 한국영이 아직 기성용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겠지. 그렇다고 벤치에 앉히기에는 활동 능력과 수비력이 아깝기도 하겠고. 신체능력도 나쁘지 않잖아? 거기에 리버풀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었기도 하겠고."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기에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에 조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모든 결과는 대표팀의 감독이 책임지는 일이었다. 자신들은 오늘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 팬 시청자들에게 재미있는 방송을 해주면 그만이었다. 앞으로 20 여분만 더 있으면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시각 현준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아닌 우루과이 대표팀의 라커룸 앞에 있었다. "오늘의 적이 여기에 와도 되는 거야?" "평가전이잖아. 게다가 난 친구의 초대를 받고서 왔다고." 갈라타사라이에서 뛰고 있는 우루과이 대표팀의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현준을 보며 말했고, 현준은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우루과이 대표팀에는 현준과 절친인 루이스 수아레즈가 있었다. 경기를 앞두고 현준이 우루과이 대표팀의 라커룸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루이스 수아레즈의 초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준을 반기는 것은 루이스 수아레즈보다 다른 선수들이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스타플레이어인 만큼 현준은 우루과이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오늘 날 환영해주면 세 골을 넣을 거 두 골로 줄여줄게." 현준의 장난기가 가득한 말에 무슬레라가 머리를 긁적였다. 농담이라고 받아들이고 싶긴 한데, 자신의 눈앞에 있는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정말로 그렇게 할 능력이 있는 공격수였다. "그렇다면 난 네 골을 넣어야겠군. 원래 다섯 골을 넣을 생각이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반가움의 표시로 한 골 줄여줬다고." 현준의 농담을 받아친 것은 한 때 우루과이를 대표했던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이었다. 현재는 브라질의 SC 인테르나시오날에 뛰고 있는 그는 우루과이 대표팀의 입고 30 골 이상을 터뜨린 선수였다. 지금도 노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라운드위의 포를란은 충분히 위협적인 선수였다. "나도 두 골은 넣어야겠군." 또 한명의 남자가 끼어들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디에고 고딘이었다. 리버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85 분간 2 년 연속 '쿼드러플' 달성이라는 리버풀을 꿈을 박살낼 뻔했던 주인공이었다. "아! 보름 전의 경기는 환상적이었어." "리버풀에게는 환상적인 밤이었지. 하지만 우리는 클럽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고. 경기가 끝나고 저 녀석은 울기까지 했다고." "아?! 안 그랬어요. 울기는 누가 울어요!" 디에고 고딘의 시선이 닿자 어린 선수가 화들짝 놀라며 양손을 흔드는 모습에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우루과이의 특급 유망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젊은 중앙 수비수 호세 히메네스였다. "울었으면서. 내가 다 봤는데? 어쨌든 그날의 경기는 아직도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다고." 디에고 고딘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렇다고 현준을 원망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리버풀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그 날 자신들의 모든 것을 끌어내며 환상적인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했고, 리버풀이 승리했을 뿐이었다. "아, 그런데 한 가지 질문할 게 있어 준." "뭔데?" "사람들이 얘기하던 대로 정말 힘을 아껴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 "큭!" 너무나도 진지해 보이는 디에고 고딘의 질문에 현준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는 곧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 날 전, 후반 골을 넣지 못했던 것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가 너무나 단단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원래 어디 여행을 가게 되면 글을 쉬고 잠수를 탔었는데, 글을 올리다니. 일단 내 자신에게 칭찬을. 00528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한 마지막 평가전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우루과이 vs 대한민국의 평가전이 곧 있으면 시작하겠습니다. 옆에는 오늘 경기를 해설해주실 신연호 해설위원이 자리잡아주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가벼운 인사로 시작된 멘트와 함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곧 오늘 경기에 대한 예상으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있었던 평가전에서 대한민국은 가나를 상대로 0 - 4. 변명할 여지가 없는 완패를 당했다. 공격진은 무기력했고, 수비진은 속된 말로 자동문에 가까웠다. [가나 전에서는 완패했지만, 그래도 오늘 경기. 팬들의 입장으로서는 상당히 기대해 볼 만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상대는 피파랭킹 8 위의 우루과이입니다만.]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한 말이었다. 0 - 4 로 완패를 당했던 가나의 피파랭킹은 37 위. 그리고 대한민국은 39 위였다. 그에 반해 우루과이의 피파랭킹은 8 위. 피파랭킹이라는 게 절대적인 전력을 나타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우루과이는 가나보다 강한 팀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는 했다. 그런데 조민호 캐스터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이 할 만 하다는 멘트를 내뱉고 있었다. 그런 자신감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한 선수 때문이었다. 와아아아!!! 카메라가 등번호 9 번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를 비춰줄 때 마다 관중석에서 엄청난 함성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온 한국 교포들도 있었지만, 함성을 지르는 사람들 대다수는 다양한 머리색을 한 외국인들이었다. [굉장히 많은 관중들이 오늘 경기를 찾았는데요.] [브라질 국민들이 굉장히 많네요.] 세계최고의 공격수, 그라운드의 지배자등 다양한 수식어를 지니고 있는 김현준을 보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특히나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브라질 국민들이었다. 과거 브라질은 펠레라는 걸출한 슈퍼스타를 배출해내며 여러 번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축구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축구 강국이었다. 그리고 그 과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축구의 나라라고 불렸던 브라질의 명성은 예전 같지 않았다. 특히나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참여하는 개최국 브라질은 네이마르나 티아구 실바 정도를 제외하면 브라질 사상 역대 최악의 선수풀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물론, 네이마르를 비롯해 여전히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언제나 월드컵 우승을 노렸던 예전의 그 브라질은 아니었다. 그와 함께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무리하게 예산을 사용하는 바람에 축구의 나라라고 불리는 브라질에서도 큰 시위가 연달아 벌어졌을 정도로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대표팀의 경기가 아닌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많은 브라질 국민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특히나 조금은 시간이 흐른 얘기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네이마르가 이끄는 브라질을 꺾고 올림픽 금메달을 들어 올린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때 우승의 주역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전부 김현준 선수를 보기 위해서 찾아온 거겠죠?] [네, 아마 그럴 겁니다. 축구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축구에 대한 애정이 엄청난 브라질 국민들인데요. 그 만큼 브라질 대표팀의 업적도 대단하고요. 한 때 호나우딩요, 호나우두, 히바우두, 카푸등 엄청난 선수들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세계 축구의 중심에는 약간 비껴나가지 않았습니까?] [축구 역사상 다시 볼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선수들이 동시에 등장했기 때문이죠.] 월드컵 5 회 우승이라는 브라질 대표팀의 업적은 대단했다. 하지만 세계 축구의 관심을 받는 것은 그 실력이 신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는 3 인조. 김현준과 리오넬 메시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지 브라질 선수가 아니었다. 괜히 이번 월드컵의 우승후보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이 끼어 있는 게 아니었다. 김현준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있기는 했지만, 대한민국은 김현준이 있다하더라도 월드컵 우승을 노릴 정도의 전력은 아니라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물론 신성 네이마르가 최근 급부상하고는 있었다. 과거 펠레와 마라도나처럼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를 묶으며 언론에서는 연신 그 둘에 대한 경쟁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아직 이 셋에 비교하면 조금 네임벨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과연 김현준 선수가 축구의 나라인 브라질의 국민들 앞에서 어떤 활약을 펼쳐 보일지 기대가 되는 군요. 오늘 경기 대한민국 대표팀과 우루과이 대표팀은 전부 베스트 11을 내세웠는데요.] [최종적인 점검에 들어간 거겠죠.] 이제 월드컵이 일주일 조금 넘게 남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는 마지막으로 가질 수 있는 평가전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대한민국보다는 우루과이의 전력이 조금 더 좋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선수층 전부 이름 난 리그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을 제외한다면 클럽에서 받는 몸값만 해도 최소 수 배에서 수십 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에는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로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던 우루과이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던 선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명성은 브라질 국민들 앞에서도 톡톡히 발휘되고 있었다. [들어갑니다!!! 김현준!!!] [이야!!!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우루과이 수비수가 둘이나 달라 붙었는데 힘으로 이겨내면서 골을 성공시켰어요!!!] [루이스 수아레즈! 아!!! 실점합니다. 정성룡 골키퍼!] [너무 무기력한 수비였어요!!! 상대 공격수가 슈팅을 때리는 데 그것을 멍하니 보고 있었습니다!] 양 팀의 큰 자랑이라면 역시나 뛰어난 공격진 들이었다. 김현준이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포함된 대한민국 대표팀은 물론이고, 우루과이 또한 루이스 수아레즈, 카바니, 포를란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이 공격진에 포진되어 있었다. 그런 탓에 경기는 초반부터 난타전 양상을 띠고 있었다. 아니, 실제로 난타전이 되어가고 있었다. 전반 9 분, 카바니의 선제골로 시작해 16 분 김현준의 동점골, 22 분 수아레즈의 역전골이 터져 나온 것이다. [김현준 슛!!!] [우와아아!!! 들어갑니다!!! 환상적인 오버헤드킥! 또 다시 동점을 터뜨리는 대한민국!!!] [아! 역시 왜 이선수를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부르는 지 알 수 있는 플레이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완벽한 오버헤드킥으로 우루과이의 골문을 엽니다!] 그리고 29 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이 올린 크로스를 김현준이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또 한 번의 골을 터뜨리며 전반 30 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4 골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 그 덕분에 오늘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한껏 흥이 올라 있었다. 비록 자국 대표팀이 펼치는 경기는 아니지만 0 - 0 이라는 스코어보다는 2 - 2 라는 골이 계속해서 터지는 경기였다. 특히나 축구에 대한 흥이라면 브라질 국민을 따라올 나라가 없었다. 2 - 2. 관중들은 연신 함성을 내뱉을 정도로 팽팽하고 치열한 경기지만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양 팀의 감독들의 표정은 크게 좋지 않았다. 전반 30 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 골이나 내줬다는 것은 그 만큼 자신들의 전술에 특히 수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대한민국 대표팀을 지휘하는 유프 하인케스의 표정이 더욱 그랬다. "정의 움직임이 엉망이로군." 2003 년 데뷔한 현재 한국 축구의 버팀목이 될 골키퍼가 바로 정성룡이었다. 2010 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많은 선방을 보여주었고, 현재까지도 붙박이 주전에 가까운 그였다. 하지만 최근 아니 전부터 보여주었던 모습이기는 했지만, 가끔씩 터져 나오는 정성룡의 실수는 골키퍼로서는 치명적이었다. "순발력과 판단력이 최근 들어서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대표팀 수석코치 헤르만 게를란트가 말했다. 월드컵이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가나전도 그렇고 우루과이전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모습은 대표팀의 골키퍼로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특히나 월드컵은 한 골, 한 골이 굉장히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만큼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줘야 할 골키퍼가 필요했다. "김승규를 준비시키도록." [어? 유프 하인케스 감독. 교체를 준비하는군요. 누구죠?] [아... 정성룡 선수가 교체 되어 나갑니다. 김승규 선수가 골키퍼 장갑을 끼는데요.] [조금은 의외의 교체인데요?] 보통 축구 경기에서 골키퍼를 교체시키는 일은 많지 않다. 경기를 치르지 못할 정도로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가나전에서 그리고 지금의 우루과이전에서 보여주는 정성룡의 플레이는 유프 하인케스의 기준으로 낙제점에 가까웠다. 브라질 월드컵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런 수비진을 이끌고 월드컵에 참여할 수는 없었다. 조민호 캐스터도 그리고 신연호 해설위원도 축구 판에서 많이 구른 만큼 방금의 교체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왜 일어났는지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교체되는군.' 골키퍼가 정성룡에서 김승규로 교체되는 모습을 보던 현준의 시선이 쳐진 어깨로 벤치에 자리를 잡는 정성룡에게로 향했다. 런던 올림픽 때만 하더라도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쳐 보이며 대한민국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였다. 그 이후 붙박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정성룡은 계속해서 대표팀 장갑을 끼고 있었다. 하지만 가나전의 부진과 함께 오늘 경기에서도 부진의 모습이 보여주자 유프 하인케스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그를 교체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교체는 정성룡 본인에게 그리고 선수들에게도 상당히 큰 의미로 다가올 게 분명했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교체를 했다는 것은 월드컵 기간에도 주전 경쟁을 펼쳐야 된다는 의미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니 말이다. 그랬던 것일까? 이번 교체는 오늘 경기에서 뛰고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모양이었다. 현준을 제외하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시길. 에테리얼R 은 한시간 뒤쯤 올리도록 할게요. 아직 수정중인지라... 00529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설마 성룡선배가 교체될 줄이야." 이청용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 정성룡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붙박이 골키퍼였다. 그런 그가 브라질 월드컵을 바로 앞둔 평가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벗은 것이다. 최근 부진했다고는 하지만 당장 내일 모레가 월드컵인 것을 감안하고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다들 정성룡이 계속해서 골키퍼 장갑을 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방금 전의 교체로 인해 정성룡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골문을 지킬 것이라는 보장이 사라져 버렸다. 월드컵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말이다. "나 아직 그대로 있는데?" 이청룡의 말에 기성용이 불쑥 얼굴을 들이밀며 대답했다. 그 또한 방금 전 정성룡의 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단지, 정성룡의 교체로 인해 그라운드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 "너 말고 정성룡 선배 말야." "뭐, 못하면 빠져야지." 기성용이 말했다. 실력이 있으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벤치로 밀려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었다. "성용이 말이 맞아. 대표팀은 장난이 아니야. 특히나 월드컵을 치르는 대표팀은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경기다. 실력이 없다면 벤치에 있는 게 더 도움이 될 지도 모르지. 이청용. 니가 뛰가 있는 클럽을 생각해 봐." "......" 그에 이어 여과 없는 현준의 말에 이청용은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최근 정성룡의 플레이는 대표팀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만약 저런 활약상이 현재 자신이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벌어졌다면? 당연히 팬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으며 후보로 밀려났을 터였다. 가나전과 오늘 우루과이전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했다. 이 두 경기에서 정성룡의 활약을 최악이었다. 물론 이 두 경기로 정성룡의 모든 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었다. 컨디션 난조일 수도 혹은 다른 문제일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까지는 이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현준이가 어렵사리 골을 넣으면 뭐해. 수비가 자동문인데." "영권이나 한국영이 들으면 섭섭하겠다. 게다가 저 녀석..." 현준을 바라보던 이청용은 딱히 어렵게 골을 넣은 것 같지는 않은데 라는 말을 조용히 삼켰다. 개그를 치기에는 분위기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섭섭하면 어쩔 건데? 빼도 박도 못 하는 사실인 걸. 야구도 아니고, 이제 전반 30 분인데 우루과이 애들에게 두 골이나 내준 것은 사실이잖아." 기성용이 한국의 벤치쪽으로 흘끗 시선을 주고는 이청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비를 그렇고, 실점에 성룡 선배가 크게 작용하긴 했지." 기성용의 말에 이청용도 공감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이니 말이다. 한국의 골은 김현준의 화려한 슈퍼 플레이로 만들어졌다. 그에 반해 우루과이의 골은 역습 상황에서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실점에는 정성룡과 한국 대표팀 수비수들의 자리 선정이 빌미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도 성룡 선배를 생각할 만한 여유는 없다고." "......" 기성용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다른 포지션도 아닌 골키퍼라는 포지션이 교체가 되었다. 그것도 월드컵을 일주일 남긴 이 시점에서 말이다. 웬만해서는 교체가 안 되는 골키퍼를 교체한 이 상황에서 자신들도 주전이라고, 또한 해외파라고 낙관할 수가 없었다. 방금 전의 교체로 인해 유프 하인케스는 선수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한 것이다. 정성룡의 경우처럼 그라운드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교체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물론 예외인 선수는 있었다. "현준이는 교체 될 리가 없겠지." "내가 감독이라도 쟤는 교체 안한다." 기성용의 말에 이청용이 맞장구를 쳤다. 오늘 경기 우루과이의 수비진을 농락하며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면서 존재감을 뽐낸 선수가 바로 현준이었다. 어쨌든 정성룡의 교체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 특히 수비진에게 조금씩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루이스 수아레즈!!! 위험합니다!!!] 한국영의 태클을 피해 카바니가 이어준 패스를 루이스 수아레즈가 받아서 슈팅을 때리는 순간 많은 관중들은 또 한 번 우루과이가 골을 터뜨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오늘 평가전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선수도 아닌 월드 클래스급 공격수인 수아레즈였다. 그리고 이미 한 번 한국의 골문을 열기도 했엇다. 하지만 수아레즈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몸을 날리는 한 선수의 펀칭에 가로막히고야 말았다. [김승규!! 김승규 선방!!!] [우와아!!! 김승규 선수! 멋진 선방입니다! 한 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완벽한 선방이었습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다운, 이제까지 정성룡이 보여줬어야 할 플레이가 김승규의 손에서 나온 것이다. 수아레즈가 패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때린 완벽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그 슈팅을 김승규는 더 완벽하게 막아낸 것이다. 김현준이 홀로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었던 것만큼이나 환상적이고 대단한 플레이였다. 그리고 김승규의 이번 선방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위기감을 비롯해 투지를 심어주기 시작했다. 방금 전 선방으로 인해 골키퍼 자리는 난세와 같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게 분명했다. 그리고 꼭 골키퍼만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지는 않을 터였다. "승규 날아다니네. 나도 잘해야 되는데..." "남은 시간 실점하면...꿀꺽." 특히 오늘 경기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한국영과 김영권이 그랬다. 자신들은 제대로 우루과이 선수들을 막아내지 못하며 계속해서 위협적인 장면을 노출한 원흉들이었다. 오늘 경기만 보면 언제 교체가 될지, 월드컵에서도 뛸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대표팀에는 충분히 자신들과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실력 있는 수비수들이 여럿 있었다. [에딘손 카바니!!! 한국영! 몸으로 막아냅니다!!!] [기성용 찔러주는 스루패스! 이청용이 잡아내는 공. 그대로 올립니다! 헤디잉!!! 아아아!!! 김현준! 무슬레라의 선방입니다!!!] 와아아아!!!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고 있었지만, 경기는 빠른 템포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명장면들이 계속해서 만들어 졌다. 루이스 수아레즈, 에딘손 카바니, 디에고 포를란으로 이뤄진 우루과이의 파괴적인 삼각편대와 현준을 필두로 한 대한민국의 공격수들을 막기 위한 양 팀 수비수들의 필사적인 수비 덕택이었다. "성룡이가 교체된 게 약으로 작용했네요. 팀이 확 달라져 버렸어요." "성룡이가 본보기가 된 거지. 이렇게 되면 성룡이만 안타깝게 된 거지. 최근 보여준 모습이 꽤 미덥지 못하긴 했지만 말야." 신연호 해설위원이 전반전에 있었던 정성룡의 교체를 생각하며 말했다. 정성룡의 교체로 인해 유프 하인케스는 브라질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경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카드는 지금까지의 모습만 본다면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전반전 남은 시간 동안 선수들은 정말 필사적으로 우루과이를 공략하고,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태극전사의 투지라는 게 무엇인지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었다. 경기력에 따라 선수들은 때론 경기에서 이겨도 혹평을 받을 때가 있고, 져도 호평을 받을 때가 있다. 그리고 지금 대표팀의 모습은 져도 축구 팬들에게 호평을 받을 정도로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이런 경기력이면 괜찮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데." "그러게요. 다른 선수들이 이렇게 받쳐준다는 가정 하에 현준이의 컨디션만 좋다면 충분히 16 강 이상의 성적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 대표팀의 간판스타, 김현준의 활약은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아니, 계속해서 설명하기에는 입이 아플 정도였다. 괜히 FIFA에서 선정한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해야 될 선수 1 위가 아니었다. 비교적 약팀인 대한민국 대표팀에 속해 있으면서도 김현준은 월드컵 득점왕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오늘 경기에서도 김현준은 FIFA 랭킹 8 위의 우루과이를 상대로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거기에 전반 41분 이청용의 크로스에 이은 헤딩 슈팅이 무슬레라의 놀라운 선방에 막히지 않았다면, 전반전 45 분 동안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되면 후반전이 상당히 재미있어지겠는데요?" "그렇겠지. 이왕이면 이겼으면 좋겠는데." "그러게요. 이기기라도 한다면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올라갈 테니까요." 1 년 동안 벌어지는 경기가 아닌 일종의 단판전이나 다름없는 월드컵이다. 그 만큼 기세라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특히나 가나전에서 0 – 4 라는 대패를 겪은 만큼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우루과이전에서 승리를 거둬 사기를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은 그런 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들어갑니다!!! 손흥민!!!]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전반전 내내 부지런히 우루과이의 측면을 공략하던 손흥민이 깜짝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뜨린 것이다. 그리고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받은 김현준이 논스톱 슈팅으로 또 다시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었다. [들어갑니다!! 4 – 2 ! 김현준! 결국 해트트릭을 작성합니다!] [정말 이 선수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진짜 대단한 선수입니다!! 결국 해트트릭을 만들어 냅니다!] 후반 34 분 카바니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우루과이는 어떻게든 패배를 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세를 펼쳤지만, 결국 경기는 4 – 3. 대한민국 대표팀은 예전과 똑같은 점수 차로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솔직히 아직도 브라질 월드컵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집니다... 그래도 뭐 한국이 잘하는 모습은 보고 싶고, 소설로 대리만족이나 하는거죠. 이제 곧 있으면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죠. 6 월 16일 태국에서 미얀마하고...설마 미얀마 상대로 지지는 않겠지...태국쇼크라던가... 00530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유프 하인케스도 어쩌지 못한 한국 축구의 고질병. [EPNM = 김민지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최종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4 – 3 신승을 거뒀다. 우루과이는 FIFA 랭킹 8 위의 강호인 만큼 이번 승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저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우루과이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은 깔끔하다고 말 할 수 있는 경기력이 아니었다. 단순히 한 명의 슈퍼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해 승리를 거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성용, 이청용, 손흥민으로 이루어지는 미드필더들은 창의력이 떨어졌고, 수비수들은 볼을 가진 상황에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개하는 빌드업이 부족했다. 또한 계속해서 우루과이 선수들을 놓치며 위험천만한 장면을 계속해서 노출해 냈었다. 특히나 정성룡은 가나전에 이어 우루과이전에서도 잦은 실수를 보이며 월드컵을 일주일 남겨둔 채 김승규와 교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규율이 잘 잡혀 있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고된 훈련을 견뎌내는 투지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경기 운영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패스를 준 선수가 대부분 패스를 준 이후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제 월드컵까지는 일주일이 남았을 뿐이다. 우루과이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로 인해 승리를 거뒀지만, 축구는 한 명이 하는 경기가 아니라 열 한 명이 하는 경기. 월드컵에서도 김현준에게 모든 것을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코케 – 그러게 김현준 하드캐리 아니었으면 또 0 – 4 볼 뻔했다.] [17번준 – 1인분한 선수가 김현준 말고 누구 있냐? 김현준에게 너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솔직히 우루과이전 경기력은 김현준 말고 다들 별로였다.] [스크만세 – 후반전에는 다들 괜찮지 않았음? 그래도 김승규를 잘하던데?] [한화팬입니다 – 공감. 정성룡보다는 김승규가 훨 낫더라. 그래도 여전히 수비는 문제임.] [SUNO – 김현준 데리고 월드컵 16 강에도 못 들면 진심 다른 선수들 헤엄쳐서 태평양 건너와야 함.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 "난리도 아니네." 4 – 3.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연신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었다. 특히나 수비진에 대한 비판이 엄청났다. 가나전에서도 4 골을 허용하며 자동문이라는 오명이 붙더니 우루과이전에서도 또 다시 3 골을 허용하며 두 경기동안 무려 7 점이나 실점했기 때문이었다. "그거 봐서 뭐해? 괜히 기분만 나빠지지." 이청용의 말에 기성용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이미 SNS 로 인해 한 차례 홍역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기성용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전혀 SNS 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차피 경기력이 좋던 말던 악플을 달 사람은 악플을 달게 마련이었고, 괜히 그런 내용을 보면 기분만 나빠질 뿐이었다. "그냥 인터넷 기사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봐지네." "그것보다 차라리 벨기에 선수들에 대한 내용이나 봐. SNS 는 인생의 낭비라고." "......" 기성용의 말에 이청용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2014 브라질 월드컵 F 조인 한국은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벨기에와 함께 예선전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첫 상대는 다름 아닌 벨기였다. 조별리그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 말 할 필요가 없었다. 연신 인터넷에서도 그리고 기자들도 벨기에와 대한민국 대표팀의 전력 분석에 대해 쏟아내고 있었다. 붉은 악마라 불리는 벨기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한 전적이 있는 강팀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제 2 의 전성기라 불리며 유럽의 축구 강호로 이름을 드높이고 있었다. 벨기에 대표팀에는 에딩 아자르, 야누자이, 루카쿠, 벤테케, 뎀벨레, 펠라이니, 콤파니등 축구를 좀 안다 하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아 하고 탄성을 터뜨릴 정도로 이름이 난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벨기에의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은 리버풀과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치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문장 티보 쿠르트와 였다. "얘네 진짜 강팀은 강팀이네." "괜히 기자들이 F 조를 죽음의 조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고." 벨기에의 전적을 떠올리던 이청용이 혀를 내둘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진정한 죽음의 조는 바로 B 조라 할 수 있었다. 스페인, 우루과이, 멕시코, 포르투갈이라는 그 어떤 팀도 16 강에 들 수 있는 전력을 지닌 팀들이 한 데 모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F 조도 만만치 않았다. 시드에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 그리고 벨기에, 슈퍼 이글스라는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그리고 김현준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있었다. "우리도 만만치 않아. 그렇다고 16 강 포기할 것도 아니잖아?" 이청용과 기성용의 이야기를 듣던 현준이 이온 음료를 마시다가 말했다. 셔츠가 땀에 푹 젖어 있는 것을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것으로 보였다. 그 모습에 이청용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오늘은 쉬라고 했는데, 트레이닝 하고 온거야?" "잠시 잡생각도 떨칠 겸." "잡생각? 혹시 여자?" 기성용이 새끼 손가락을 스윽 들어 올리는 모습에 현준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작년에 연예인 중 누구와 결혼을 했더니만 예전보다 감이 좋아진 것 같았다. "아니. 그냥 월드컵에 대해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저 자식 말 돌리는 거 봐라. 분명 여자가 맞는 거 같은데, 이 형한테 말해봐. 누군데? 우리나라 연예인이야? 내가 소개 시켜줄게." "아니라니까." 은근슬쩍 들이미는 기성용의 머리를 치우며 현준이 재빠르게 말을 돌렸다. "그나저나 감독님하고 코치님들은? 혹시 벨기에전 선발에 대해 이야기 나온 거 없어?" "아니. 니가 주장인데 우리 보다는 니가 먼저 알지 않겠어?" "나도 잘 모르는데..." 이청용의 반문에 현준도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 곧 있으면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할 테고, 한국과 벨기에와의 경기도 펼쳐질 터였다. 하루라도 빨리 주전 명단을 확정짓고 벨기에전을 대비한 훈련에 들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야기가 없는 것을 보면 주전에 대한 감독과 코치진의 고민이 꽤나 깊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전 세계인이 기다리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했다. 월드컵. 4년 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는 스포츠 행사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어림잡아 7 억이 넘어가는 사람들이 월드컵 결승전을 시청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다. 그 만큼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뛰고 싶어 하는 경기였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브라질은 남미에서 처음으로 월드컵을 개최하는 두 번째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역대 6 번째로 남반구에서 열리는 월드컵으로 골라인 판독 기술이라는 새로운 신기술이 적용이 되는 첫 월드컵이었다. [들어갑니다!!! 네이마르!!!] 그리고 한국시각으로 12일 오후 5시. 개최국 브라질과 가나와의 개막전이 시작되었다. 전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었다. 마르셀로가 자책골을 넣으며 가나가 0 – 1 로 앞서나가기도 했지만, 브라질을 대표하는 스타 네이마르의 활약으로 인해 개막전은 브라질의 3 – 1 승리로 돌아갔다. 그 후 이어진 경기는 잉글랜드와 일본이었다. [어허헣헣 – 내가 뻥글이라고 부를 정도로 잉글랜드는 좋아하지 않지만, 일본 져라 진짜.] [민중의지팡이 – 일본이 잉글랜드의 상대가 될 리가 없잖아?] [DRDRDR – 어?! 제라드 골 넣었다!!!] 잉글랜드와 일본의 경기는 한국 팬들에게는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감정이 곱지 않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스포츠에 관련된 경기면 더더욱 그랬다. 그리고 그런 한국 사람들의 소망때문일까? 팽팽하던 경기는 후반 11 분 스티븐 제라드가 자신의 전매특허인 중거리 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추가 기울었고, 웨인 루니가 또 한 골을 터뜨리며 2 – 0 잉글랜드의 승리로 끝이 났다.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B 조에서는 그야말로 엄청난 이변이 펼쳐졌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을 상대로 포르투갈이 3 – 0 완승을 거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그리고 우루과이와 멕시코의 경기에서는 우루과이가 먼저 미소를 지었다. 전반 22 분에 터진 에딘손 카바니의 골을 끝까지 잘 지킨 우루과이가 1 – 0 으로 승리하며 승점 3 점을 챙겼던 것이다. 네덜란드와 스웨덴이 맞붙었던 D 조의 경기는 그야말로 골 축제였다. 양 팀이 합쳐서 무려 7 골이나 터뜨리면서 축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승리는 4 골을 터뜨린 네덜란드가 가져갔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최대의 이변은 E 조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우와!! 우즈베키스탄! 월드컵에서 첫 승점을 획득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르헨티나! 기분이 상당히 나쁘겠는데요?! 당연히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던 우즈베키스탄에게 발목이 잡혔어요!] FIFA 랭킹 87 위인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이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0 – 0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을 획득한 것이다.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진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연신 놀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각 나라들의 승패가 갈릴 때 마다 월드컵의 분위기는 더욱더 끓어오르고 있었다. 축구 팬들 특히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는 B 조 만큼이나 또 다른 죽음의 조라고 불리는 F 조의 첫 경기는 콜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경기였다.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보다 하루 먼저 일찍 펼쳐진 콜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는 구티 에레스와 로드리게스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콜롬비아가 2 – 0 으로 승리를 거두며 1 위로 뛰어 올랐다. 그리고 15일 한국 팬들이 밤을 새면서까지 기다리던 대한민국과 벨기에와의 경기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아고 좀 늦었네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31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대한민국과 벨기에. 대한민국이 16 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대가 바로 벨기에였다. 이제까지의 월드컵 통계로 비춰봤을 때 1 차전에서 패배한 팀이 16 강에 진출했던 확률은 고작 6% 인 것을 보면 최소 무승부라도 거둬야만 했다. 특히 콜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2 - 0 으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 점을 챙긴 만큼,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 16 강에 진출에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터였다. 그런 면에서 벨기에는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있어 커다란 산이나 다름없었다. 월드컵에서 한국과 벨기에가 만나는 것은 1998 년. 무려 16 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 한국은 유상철의 동점골로 1 - 1 무승부를 기록, 벨기에의 16 강을 저지한 바 있었다. 이영표 – 우리가 두 골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상대다. 벨기에의 파괴적인 공격진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관건. 차범근 – 벨기에를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자칫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갔다가는 일본처럼 무너질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해설위원으로 나서는 이영표와 차범근은 한국이 16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벨기에전을 잘 치러야 한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해외 축구 전문가들중 한국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들은 극히 소수였다. 한국에는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기는 했지만, 다른 포지션에서 선수들의 실력의 차가 클 뿐만 아니라 월드컵을 치르기 전에 있었던 평가전에서 극도로 불안함을 노출했던 한국의 수비진 때문이었다. BBC 에서는 벨기에 전에서 김현준이 얼마나 많은 골을 넣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거라고 말했다. 벨기에의 수비수들이 김현준을 얼마나 잘 저지하느냐에 따라서 경기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어쨌든 외신에서는 한국의 승리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한국이 벨기에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SNS 를 비롯해 인터넷에는 한국의 많은 스타들이 대표팀을 응원하는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또한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영동대교, 서울시청에도 붉은 악마들이 속속들이 집결하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선발 명단이 발표가 되었다. "결국 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끼네." 선발 명단이 발표되자 이청용이 슬쩍 얼굴이 굳어진 정성룡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대표팀에서 60 경기가 넘도록 골문을 지켰던 정성룡을 대신해 월드컵 본선인 벨기에 전에는 고작 10 경기도 치르지 않은 만 23 세에 불구한 김승규가 선발로 출전하게 된 것이다. 정성룡 뿐만이 아니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유프 하인케스는 가나, 우루과이전하고는 전혀 다른 선발 멤버를 내세운 것이다. "4 – 2 – 3 – 1 이라, 공격진은 현준이 빼고 전멸이네." 김현준을 최전방 원톱으로 놓고 손흥민, 이명주, 이청용이 김현준을 뒤따르며 그 뒤로 기성용과 한국영이 포진된 포메이션이었다. 그리고 수비진에는 박주호, 홍정호, 김영권, 홍철이 선발로 확정이 되었다. 가나 전에서도 우루과이 전에서도 써먹지 않았던 4 – 2 – 3- 1 전술이었다. 이번 대표팀에 대한민국은 지동원, 이동국, 김신욱과 같은 선수들을 현준도 파트너로 시험대에 올렸었다. 하지만 현준을 제외한 다른 공격수들은 결국 낙제점을 받은 모양이었다. '더블 볼란치라...' 새롭게 발표된 선발 명단과 포메이션에 현준이 고개를 주억였다. 벨기에를 상대로 나쁘지 않은 전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펠라이니, 루카쿠, 아자르와 같은 공격적인 능력이 뛰어난 벨기에의 선수들을 막기 위해서 유프 하인케스는 안정적인 수비 운영에 중점을 두는 더블 볼란치를 꺼내든 것 같았다. 게다가 한국에는 더블 볼란치에 필요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두 선수가 있었다. 기성용과 한국영. 두 선수라면 충분히 그라운드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성용이가 앵커맨으로 그리고 한국영이 홀딩맨으로 나서겠군.' 기성용의 중앙 장악 능력과 커팅 능력은 아스톤 빌라에서도 증명이 되었다. 한국영 또한 리버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었다. 체력적인 면과 몸싸움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더블 볼란치 전술은 수비적인 면모가 강한 전술인데다가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형 미드필더인 만큼 공격적인 면이 상당히 떨어졌다. "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말에 현준이 그를 바라보았다. 유프 하인케스가 더블 볼란치 전술을 꺼내든 것은 대한민국보다 강팀이자 중요한 월드컵 첫 경기인 벨기에를 상대로 최소한의 실점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용도로 꺼내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더블 볼란치 전술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었다. "자네라면 내가 왜 더블 볼란치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겠지. 리와 손이 지원을 해주겠지만, 벨기에 수비수들의 많은 견제가 들어올 거다." "뭐, 그런 견제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많이 받아봤죠." 현준의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신의 축구화 끈을 매기 시작했다. 벨기에 대표팀의 수비수들은 사우스 햄튼, 맨체스터 시티, 토드넘등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준이 많이 상대해 본 선수들이었다. 이미 한 번 경험해 본 선수들인데다가 현준은 오늘 공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낼 자신이 있었다. 순수한 마기가 온 몸에 넘치고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오늘 경기 무슨 일이 있어도 선제골이 중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유프 하인케스는 현준이 벨기에보다도 먼저 선제골을 터뜨려 주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잘 치르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 경기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선제골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특히나 더블 볼란치는 수비를 강화하는 포지션인 만큼 공격수의 역할이 그 만큼 준비했다. 한 번의 기회를 골로 터뜨릴 수 있는 원 샷 원 킬의 공격수가 필요했다. 현준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기에 유프 하인케스는 자신 있게 이 더블 볼란치를 꺼내든 것이다. "기회만 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넣겠습니다." 현준의 대답에 유프 하인케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경기는 이제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고, 이베투는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들의 활약을 믿을 뿐이었다. "후우..." "하아...떨려 죽겠다." "훗! 훗! 야. 손흥민. 너도 같이 몸 좀 풀어." 긴장한 것일까? 선수들이 여기저기서 한숨을 내뱉으며 긴장한 마음을 추스르면서 몸을 풀고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정말로 4 년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 월드컵 첫 경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입은 유니폼에 새겨진 KOREA 이라는 단어와 호랑이 마크가 눈에 들에 왔다. 리리스와 계약을 맺고 축구 선수가 되면서 언젠간 자신도 월드컵에서 뛰리라는 예상은 했었다. "막상 이렇게 뛰게 되려니..." 워낙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것일까? 월드컵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코앞에 두고도 딱히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머릿속이 말끔해지면서 지금이라도 당장 그라운드에서 공을 잡고 싶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월드컵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오늘 경기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드디어 2014 브라질 월드컵 F 조 두 번째 경기 대한민국과 벨기에, 벨기에와 대한민국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오늘 경기에도 여전히 신연호 해설위원이 자리에 함께 해 주셨습니다. 자, 신연호 해설위원님. 벨기에 어떤 팀입니까?] [유럽의 붉은 악마라고 불리는 팀이죠. 실제로 붉은 악마라는 명칭은 우리나가 아닌 벨기에라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벨기에는 이번 F 조의 절대 강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스쿼드가 탄탄하기 때문이죠. 그 증거로 벨기에는 이번 유럽 지역 예선 A 조에서 8 승 2 무. 무패로 월드컵 티켓을 획득한 유럽의 강호로 손꼽히는 나라입니다.] 2002 년 한, 일 월드컵 이후 12 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복귀한 나라지만, 벨기에는 미니 월드컵이라고 불릴 정도로 팽팽한 유럽 지역 예선에서 8 승 2 무의 성적을 거둔 팀이었다. 이번 벨기에 대표팀을 이끄는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 때도 선수로서 한국과 맞붙었던 적이 있는 감독이었다. [자, 현재 FIFA 랭킹 6 위를 차지하고 있는 벨기에. 상당히 강력한 나라인데요. 마루앙 펠라이니, 에딩 아자르, 로멜로 루카쿠등 대단한 선수들이 있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 대한민국 대표팀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막아야 되는 선수들이죠. 특히 에당 아자르 선수를 조심해야 합니다.] 첼시의 특급 미드필더로 벨기에의 리오넬 메시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에당 아자르였다. 특히나 측면에서 치고 들어오는 드리블은 일품인 만큼 오늘 대한민국 대표팀이 가장 주의해야할 선수이기도 했다. 그와 함께 '벨기에 괴물'이라고 불리는 피지컬 끝판왕 로멜로 루카쿠도 주의대상이었다. 그 둘 뿐만 아니라 벨기에의 모든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제 2 의 황금세대라고 불리며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팀이 바로 벨기에였다. [자, 벨기에. 굉장히 까다로운 상대입니다만 우리나라 선수들도 만만치 않죠?] [네, 그렇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메라에 한 선수의 사진이 잡히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김현준이었다. 2 년 연속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자 4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고, 이번 시즌에도 소속팀인 리버풀을 쿼드러플로 이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이었다. 그와 함께 토트넘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였던 손흥민, 아스톤 빌라의 살림꾼이었던 기성용과 이번 시즌 리버풀에서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쳤던 한국영까지 여러 선수들의 사진과 설명이 이어졌다. 벨기에에 비한다면 조금은 밀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대한민국은 김현준이라는 이 한 선수의 존재만으로도 월드컵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었다. [자, 그러면 이제 곧 경기가 시작됩니다.] 식전 행사와 함께 선수 소개 및 국가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Tv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명장 유프 하인케스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스타플레이어가 탄생하고 난 이후 경험하는 첫 월드컵이었다. 비록 가나전의 졸전과 우루과이전의 아슬아슬한 승리가 기대감을 조금이나마 낮췄다고는 하지만 오늘의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전부 대한민국이 승리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특히나 김현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김현준이라는 이름 석 자는 다 알고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국민들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오늘 UAE 와의 경기 보신분? 간만에 보는 완승이네요. 정우영 잘하던데요? 00532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전반 9 분까지 양 팀은 조심스럽게 서로에 대한 탐색에 집중했다. 월드컵이라는 단판 전에서는 조그마한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시드국인 콜롬비아가 승점 3 점을 획득한 만큼 오늘 경기의 중요성은 정말로 컸다. [손흥민 공 잡았습니다.] 그리고 기성용이 후방에서 길게 올려주는 패스를 손흥민이 가슴으로 트래핑하고는 조금씩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손흥민을 막아서는 선수는 나세르 샤들리.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같이 한솥밥을 먹던 선수였다. 하지만 오늘은 동료가 아닌 적으로서 그라운드에서 만나고야 말았다. "여길 지나갈 수는 없다고 손." 조금씩 앞으로 전진 해 들어오는 손흥민을 향해 나세르 샤들리가 몸의 균형을 낮추고는 발을 뻗으며 손흥민의 적극적인 돌파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다.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선수는 분명 현준이지만, 손흥민 또한 한 방이 있는 선수였다. '칫...' 샤들리의 수비에 돌파가 여의치 않자 손흥민은 슬쩍 주위를 살피고는 재빠르게 공을 뒤로 돌렸다. 어느새 한국영이 중앙선 넘어서까지 침투해 들어오고 있었다. [한국영!!! 김현준에게로 연결됩니다!!!] 손흥민의 패스를 한국영이 논스톱으로 전방의 빈 공간으로 공을 찔러 넣는 순간 홀로 전방에 있던 현준이 득달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리버풀에서의 수백 번도 넘게 연습했었던 플레이였다. 그리고 그 순간 마라카냥 경기장에 있는 모든 관중들이 함성을 내뱉었다. 벨기에 수비수들이 건재한 만큼 골을 넣을 수 있을 만한 위협적인 찬스는 아니지만, 김현준이 공을 잡았다는 것 하나만으로 과연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쏟아진 것이다. "준을 마크해!!! 두 명이서 달라붙어!" 뱅상 콤파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등 벨기에의 수비수들은 프리미어리그의 팀에서 주전 수비수를 맡고 있는 실력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현준의 무서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조금씩 속도를 내며 전진해 들어오는 현준의 움직임에 벨기에 수비라인이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여러 명도 아닌 혼자임에도 불구하고 위압감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 움츠린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순수한 마기를 끌어올린 현준이 스피드를 급작스럽게 끌어 올렸다. [치고 들어갑니다!!! 김현준!!!] 얀 베르통언과 악셀 비첼이라는 두 명의 선수를 두고 2m 남짓의 공간에서 스피드를 끌어올린 현준이 순식간의 비첼의 앞까지 다가가더니만 그대로 몸을 틀었다. "크읏!!!" 마치 유령처럼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현준의 모습에 비첼의 눈이 빠르게 돌아갔다. 러시아의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비첼은 이제까지 현준과 제대로 된 맞대결을 펼쳐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냥 같은 동료들이 현준의 드리블 능력이 인간 같지 않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것만 들었었다. 하지만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 '이 자식 뭐야?!' 자신의 장기인 태클을 시도하기도 전에 현준은 순식간에 몇 번의 발놀림으로 자신을 돌파하고 있었다. [김현준! 뚫어냅니다!!!] "뚫렸다!!!" 비첼의 경고가 끝나기가 무섭게 베르통언의 태클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 발 늦은 태클이었다. 베르통언의 태클보다 현준의 치고 나가는 스피드가 더욱 빨랐다. 베르통언의 태클 위로 이미 현준의 몸이 날고 있었다. [우와아아!!! 김현준!!!] 자신을 마크하는 두 명의 벨기에 선수를 개인기로 뚫어버리는 김현준의 화려한 플레이에 조민호 캐스터는 멘트도 하지 못한 채 소리만을 지르고 있었다. 옆의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환상적인 플레이가 태극마크의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에게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것도 월드컵에서 말이었다. 이제까지 김현준의 많은 경기를 중계해온 그들이었지만, 지금 만큼 온 몸에 전율이 흐른 적은 처음이었다. "주장!!! 중앙으로 파고든다!!!"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선수가 눈 깜짝할 사이에 뚫려 버리는 모습에 티보 쿠르트와가 재빠르게 소리를 질렀다. 김현준을 패널티 에어리어까지 접근하게 두는 것은 골을 넣어 달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어떻게든 최종 수비수인 뱅상 콤파니의 선에서 막아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쿠르트와는 현준의 발동작에 시선을 떼지 않았다. 쿠르트와는 뱅상 콤파니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중 하나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런 뱅상 콤파니의 수비를 이겨내며 슈팅을 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내가 막아낸다.' 벨기에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는 자신이었다. 실점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그 한번으로 족했다. 해트트릭을 허용했던 치욕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렇기에 월드컵에서 만큼은 저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고 싶지 않았다. "큿!!!" 쿠르트와의 말에 뱅상 콤파니가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쉽사리 태클을 했다가는 순식간에 돌파당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드리블 돌파를 막으며 다른 벨기에 선수들이 커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때 무사 뎀벨레의 외침이 콤파니와 쿠르트와의 귀에 들려 왔다. "오른쪽 측면!!!" 무사 뎀벨레의 고함에 뱅상 콤파니와 쿠르트와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리고 측면에서 빠르게 달려드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수가 둘의 눈에 들어왔다. 프리미어리그 볼튼에서 뛰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측면 공격수 17 번의 등번호를 단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에게 잠깐 시선이 돌아간 정말 아주 잠깐이라고 밖에 할 수 있는 틈이었다. 그러나 김현준이라는 선수는 조그마한 틈도 놓치지 않는 선수였다. 그리고 현준은 이청용에게 둘의 시선이 돌아간 그 잠깐을 놓치지 않았다. 콰앙!!! "아차!!!" 뱅상 콤파니의 얼굴이 굳어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큰 움직임도 없이 그대로 때린 슈팅이었다. 하지만 공에 실린 위력은 평범하지 않았다. 재빠르게 발을 뻗어봤지만, 이미 현준의 슈팅은 자신들의 골대로 날아들고 있었다. '저건 들어갔다.' 콤파니의 태클을 지나친 공이 가속도가 붙는 순간 현준은 자신의 입 꼬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 역시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 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문장답게 쿠르트와는 자신이 때린 공이 향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몸을 날리고 있었다. 동물적인 반사 신경만큼은 칭찬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현준은 자신의 슈팅이 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출렁!!!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공은 티보 쿠르트와의 몸을 날리는 수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벨기에의 골문을 흔들었다. [들어갑니다!!! 골!!!! 고올!!!!!! 선제골!!!] [김현준!!!] 골이 들어가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도 신연호 해설위원도 자리에서 가만히 있지 못한 채 일어나서 만세를 불렀다. 마라카냥 경기장을 찾은 붉은 악마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환호성이 마라카냥 경기장에서 터져 나왔다. 선제골. 그것도 유럽의 강호인 벨기에를 상대로 대한민국이 골을 먼저 터뜨린 것이다. [우와!!! 대단합니다! 김현준!!!] [이 선수! 해낼 줄 알았습니다. 혼자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량이 있는 선수에요! 괜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불리는 선수가 아닙니다!!!] 전반 9 분 만에 터진 한국의 선제골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현준의 칭찬을 이어나갔다. 리버풀이라는 클럽을 2 년 연속 쿼드러플로 이끌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4 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정말 대단한 선수가 바로 김현준이었다. 그리고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도 벨기에와의 1 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대단함을 뽐내고 있었다. "와아아..." 2 선에서 달려오던 손흥민이 갑작스레 터진 골에 혀를 내둘렀다. 이건 뭐, 말로 설명되지 않는 플레이였다. 홀로 벨기에 선수 셋을 상대로 돌파를 해 나가더니 그대로 골까지 성공시켜 버렸다. 조기 축구회와 같은 경기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지금 이 경기는 조기 축구회하고는 차원이 다른 월드컵 본선경기였다. 그것도 상대는 유럽의 신흥 축구강국 벨기에였다. 대표 선수들 하나하나가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 A 등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나라가 벨기에였다. 그리고 얼이 빠진 손흥민을 등을 기성용이 툭 치며 말했다. "뭘 그리 놀라.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렇게 당해봤으면서, 메시나 호날두도 저 녀석한테는 그냥 공 좀 차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저 녀석은 진짜 인간이 아니야." 그리고 기성용의 말에 손흥민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와아아아!!! 현준의 선제골에 대한민국도 난리가 났다. 오늘 경기를 위해 거리 응원을 나온 사람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의 선제골에 기뻐하고 있었다. 다들 대한민국과 벨기에 막상막하의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축구를 좀 봤던 사람이라면 벨기에가 대한민국보다 한 수 위의 팀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벨기에를 상대로 현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세 명의 수비를 무력화 시키며 환상적인 골을 만들어내었다. "좋았어!" 기쁜 것은 벤치에 있는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팀을 맡아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유프 하인케스는 양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늘 경기 선제골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인 만큼, 김현준은 자신의 기대를 충분히 아니 120% 이상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자, 우리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1 - 0 으로 앞서 나가는 만큼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무리한 플레이로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줄 필요가 없어요.] [네, 그렇습니다. 시간은 아직 80 분이나 넘게 남았습니다.] 전반 9 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깜짝 선제골이 터져 나오면 스코어는 1 - 0 으로 대한민국이 리드하기 시작했다. 상대가 벨기에라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좋은 흐름이었다. 게다가 선제골을 넣어준 현준의 몸놀림을 생각하면 또 한 번의 찬스가 주어진다면 추가골이 터져 나올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었다. 벨기에의 공격력은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대한민국이 속해있는 F 조에서 최강이라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언제 동점골이 터져 나올지 몰랐다. "라인을 유지해!!! 빈 공간을 주지 말고 협력해서 선수들을 마크해!!!" 1 - 0 으로 앞서나가는 만큼 기성용을 비롯한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를 깨문 벨기에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한 점 앞서 있다고는 하지만 벨기에는 그 한 점을 손쉽게 뒤집을 수 있을 만한 저력을 가진 팀이었다. 벨기에의 적극적인 공격에 한국이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들 진짜 경기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했다. [에당 아자르 돌파해 들어갑니다!] [이용 선수! 절대 아자르 선수를 놓치면 안돼요!!!] 에당 아자르의 돌파를 엉겁결에 이용이 막아내고 홍정호가 아무 생각 없이 멀리 걷어낸 공이 다시금 현준에게 이어지기 전까지 말이다. ============================ 작품 후기 ============================ 저번화 한국 대표팀 선발 라인업에 문제가 있었네요. 박주호와 이용, 홍철과 김창수중 고민하다가 박주호와 홍철을 넣어버리며 선발 라인업에 왼쪽 풀백을 둘이나... 수정했습니다. 00533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                            [어어?!] 공이 떨어지는 궤적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탄성을 내뱉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홍정호가 멀리 걷어낸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그대로 벨기에의 진영으로 떨어져 내렸고, 그 순간 두 선수가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현준과 벨기에의 수비수 악셀 비첼이었다. '밀릴 수 없어!‘ 묵직한 충격에 악셀 비첼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붉은 악마의 일원으로 벨기에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이 곳 브라질을 찾은 그였다. 현재 제 2 의 전성기라 부를 정도로 벨기에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었다. 그만큼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다들 좋은 성적을 내기를 원하고 있었다. 조별리그 통과는 물론 16 강 8 강을 거쳐 내심 4 강 이상의 성적을 말이다. 그런데 그런 벨기에가 동양의 대한민국이라는 축구 변방국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축구 변방국의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을 보여줬던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준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투웅!!! "크읏!!!“ 악셀 비첼은 186 cm 에 굉장히 단단한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의 몸은 그 이상으로 단단했다. 흡사 바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몸싸움에서 이겨낸 현준이 가슴을 이용해 공을 잡자 뱅상 콤파니가 다급하게 외쳤다. "온다!!! 압박! 압박해!!! 반드시 둘씩 달라붙어!!!“ 그런 콤파니의 시선은 9 번의 등 번호를 단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검은 머리의 남자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10 경기에서 무패를 했을 만큼 벨기에의 수비력을 뛰어났고, 수비수 개개인의 기량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상대는 홀로 벨기에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기 위해 돌파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만한 실력도 있는 선수였다. "정신 바짝 차려야 돼!!!“ 다시 한 번 콤파니가 외쳤다. 그의 말대로 상대는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았다가는 그대로 골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선수였다. [아아! 김현준 또다시 돌파합니다!!!] [이청용 선수하고 손흥민 선수 지금 빨리 측면으로 달려야 합니다!!! 김현준 선수하고 보조를 맞춰야 되요! 최소한 벨기에 선수들의 시선이라도 끌어줘야 합니다!!!] 현준의 속도가 조금씩 빨라질수록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금 펼쳐지고 있는 이 경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경기였다. 자신들이 얻은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김현준 돌파합니다!!!] 얀 베르통언이 앞을 가로막자 현준의 살짝 몸을 틀며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얀 베르통언도 필사적이었다. 현준과 몸싸움을 벌이 면서 절묘하게 팔을 사용해 현준의 스피드를 죽이고 있었다. '제법 귀찮은데...?‘ 절묘하게 반칙이 선언되지 않게끔 손을 사용해 자신의 스피드를 죽이는 얀 베르통언의 플레이에 현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수들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빠르게 돌파 후 골을 성공시키려고 했는데, 베르통언의 수비가 모든 것을 망쳐놓고 있었다. 거기에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도 달려오고 있었다. 협력 수비로 자신이 돌파하려는 공간을 막고 공을 뺏어내려는 의도로 보였다. "......“ 동료들은 이제 막 센터라인을 지나 벨기에의 진영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것도 이명주와 손흥민 단 둘 뿐이었다. 그리고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현준에게 달라붙었다. [김현준!!!] 와아아아!!! 두 명의 수비수가 달라붙고 있는 와중에도 현준이 몸싸움을 벌이며 절묘한 컨트롤로 공을 빼앗기지 않는 모습을 보며 관중석에서 뜨거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냥 단순한 축구 선수가 아닌 벨기에를 대표하는 선수, 그것도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3 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둘을 상대로 저런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 대단합니다! 김현준 선수! 공에 대한 집념이 굉장해요!!!] 결국 보다 못한 뱅상 콤파니도 현준 쪽으로 몸을 살짝 움직였고, 그 순간 현준이 눈을 빛내고는 재빠르게 몸을 틀어 중앙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데르베이럴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플레이였다. 그 덕분에 몸의 균형이 무너지며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두 수비수의 사이를 뚫고 빈 그라운드로 데굴데굴 굴러가고 있었다. [김현준! 중앙으로 보내는 공!!!]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그 다음에 일어날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이 흘러가는 빈 공간으로 달려드는 선수가 있었다. 이번 시즌 K 리그에서 10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며 유프 하인케스의 눈도장을 받고 대표팀에 승선한 이명주였다. [이명주우!!!!] "후욱...후욱...“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이명주는 스피드를 죽이지 않은 채 오로지 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주장 현준이 벨기에 수비수들의 시선을 모두 끌고 난 이후 만들어 준 완벽한 찬스였다. 비록 1 – 0 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강팀 벨기에를 상대로 1 골은 부족했다. "넣는다...무조건 넣는다...“ 이명주는 마치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모든 정신을 공에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런 이명주의 뒤를 마루앙 펠라이니가 빠르게 쫓아오고 있었다. "빌어먹을...!" 펠라이니 또한 필사적이었다. 뱅상 콤파니가 지금 달려 들어가는 한국 선수를 막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슈팅을 내주면 그대로 상대가 추가골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았다. 어떻게든 앞에 달려가고 있는 선수를 막아야만 했다. 그리고 이명주가 논스톱으로 슈팅을 때리려는 순간 펠라이니가 어깨를 들이밀며 그대로 태클을 걸었다. "크악!!!“ [펠라이니!!!] [아아!!! 저건 반칙입니다!!!] 그라운드에서 이명주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신연호 해설위원이 몸을 일으켰다. 완벽한 찬스를 벨기에 선수가 거친 수비로 끊어버린 것이다. 특히나 뒤 쪽에서 몸을 들이미는 위험한 태클이었다. 삐익!!! 그리고 당연하게도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모습을 보며 펠라이니도 뱅상 콤파니도 그리고 벨기에의 골문을 지키는 티보 쿠르트와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상대 선수가 펠라이니의 반칙으로 쓰러진 곳은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이었다. [패널티!!! 패널티 킥입니다!!!] [펠라이니 반칙!!! 대한민국 패널티 킥을 얻습니다!!!] 그와 함께 심판은 펠라이니에게 옐로카드를 주었다. 레드카드가 나올 법도 한 반칙이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았다. 심판의 옐로 카드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거칠게 레드카드를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계속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다. 주장인 현준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심판은 옐로카드만을 꺼내들었다. "괜찮아?“ "크읔......심판 갔어요?“ 현준의 다가와 얼굴을 가까이 대며 묻자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이명주가 재빠르게 표정을 풀고는 슬그머니 주위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펠라이니의 태클에 충격을 입기는 했지만, 죽을 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명주는 펠라이니에게 카드를 주기 위해서 그리고 패널티 킥을 얻어내기 위해서 과도하게 쓰러지는 명연기를 펼쳐보였던 것이다. "어. 나이스 액션." "헐리우드 안 갔어요. 실제로 무지하게 아팠다고요." 자신의 손을 붙잡고 절뚝거리는 이명주의 모습에 현준은 그의 어깨를 툭 두드리며 말했다. "덕분에 한 골 얻었잖아?" "형이 넣어야 얻은 거죠." 이명주의 말에 현준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패널티 킥을 넣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습게 느껴졌다. 이명주가 얻은 패널티 킥은 당연히 현준의 몫이었다. 대표팀 선수들 중 현준보다 골 결정력이 높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긴장되는 순간입니다. 김현준 선수가 패널티 킥을 준비합니다.] [김현준 선수, 침착해야 합니다. 이미 김현준 선수는 쿠르트와 골키퍼를 상대로 많은 골을 터뜨린 경험이 있거든요? 그 경험을 떠올리며 공을 차야 합니다.] 현준이 공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서는 순간 마라카냥 경기장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어느 정도 뒤로 물러선 현준이 빠른 속도로 달려 들며 강하게 공을 걷아찼다. [김현준 슛!!! 우와아!!! 들어갑니다!!!] [골!!! 대한민국 추가골!!! 김현준!!!]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그대로 벨기에의 골문 사각을 찔렀고, 경기는 2 – 0. 대한민국이 두 점 리드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하고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김현준이라는 특출난 선수가 있기는 했지만, 벨기에 또한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로 이루어진 축구 강국이었다. 하지만 그 특출난 선수 한 명이 벨기에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우와아!!! 들어갑니다!!!] [골!!! 대한민국 추가골!!! 김현준!!!] "와아아!!!“ 현준이 패널티킥을 성공하는 순간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술집의 사람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전부 환호성을 내질렀다. 지훈과 그의 회사 동료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와!!! 역시 김현준! 개쩐다! 진심!!!" 맥주를 들이 킨 회사 동료가 현준의 골을 보며 연신 흥분된 목소리를 내뱉었다. "현준이가 골을 넣을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벨기에를 이길 것 같지는 않았거든? 그런데 이거 진짜 벨기에 잡는 거 아니야?" 지훈도 덧붙였다. 가나전의 졸전? 우루과이전의 대량실점? 고작 일주일이 지났는데, 유프 하인케스가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마치 다른 팀처럼 느껴졌다. 우루과이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의 F 조의 진정한 시드국이라고 평가받는 벨기에를 상대로 대한민국이 전반전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리드하고 있었다.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와! 김현준 한 명 있는 걸로 무슨, 팀이 달라지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이렇게 화끈하게 강팀을 상대로 골을 넣는 거 본 적 있냐?" 여기저기 김현준에 대한 찬양이 지훈의 귀에 들려왔다. 그들이 말대로 8 번이나 연속으로 월드컵에 진출했지만, 대한민국은 8 번의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강팀을 상대로 팬들이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로 화끈한 경기력을 펼쳐 보인 적이 없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홈 어드밴티지가 조금이나마 작용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 작품 후기 ============================ 원래 오늘은 악마의 계약을 2 연참 하려고 했는데... 후기를 잘못남기는 바람에 에테리얼R 을 3 연참하게 됐네요 -ㅅ-... 00534 죽음의 F 조 =========================================================================                            "홈이었다면 모르겠는데, 브라질 월드컵은 원정이잖아." 그랬다. 현재 대한민국과 벨기에와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브라질이었다. 이제까지 대한민국은 원정에서 화끈한 승리를 거둔 적이 별로 없었다. 기껏 해봤자 독일월드컵 때 토고와의 경기에서 2 - 1 로 승리를 거뒀던 것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2 - 0 완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강팀을 상대로 저런 경기력을 보인 적은 더더욱 없었다. 몇몇 축구팬들이 독일 월드컵 때 보여줬던 프랑스와의 1 - 1 무승부를 대한민국이 이제까지 원정에서 치른 월드컵에서 보여준 최고의 명 경기였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였다. 남아공에서 만났던 강팀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는 4 - 1. 완벽하게 패배했었다. "벨기에 잡으면 그 다음은 나이지리아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술집에 들어찬 사람들은 다들 오늘 경기 한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듯 말하고 있었다. 그만큼 벨기에를 상대로 한국이 두 골이나 터뜨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는 흥분감에 취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까지만 잡으면..." "벨기에 잡으면 나이지리아도 충분히 잡겠지. 벨기에보다 나이지리아가 한 수 아래잖아." 아프리카의 강호라고는 하지만 F 조에서 벨기에나 콜롬비아에 비해 나이지리아의 현재 위상은 다른 두 국가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었다. 5 승 3 무.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무패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직행 티켓을 손에 넣기는 했지만, 워낙 벨기에와 콜롬비아의 멤버들이 강력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해외 전문가들은 벨기에와 콜롬비아가 16 강 진출을 그리고 한국과 나이지리아가 3 위를 다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F 조에서 벌어진 첫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는 콜롬비아를 상대로 2 골을 내주며 첫 경기에서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벨기에를 상대로 2 : 0 으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 "지금이 전반 28 분이니까..." 지훈의 시선이 시계로 향했다. 아직 경기가 끝나기까지는 한 시간 가량이 남아 있었다. 그 한 시간이 최대한 빨리 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와아아아!!! [오늘 많은 교민들이 경기장을 찾아 주셨는데요. 굉장히 신이 나겠어요.] 조민호 캐스터의 말대로 대한민국이 벨기에를 상대로 두 골이나 리드하기 시작하자 오늘 마라카냥 경기장을 찾은 붉은 악마들은 신이 난 듯 응원을 이어나갔다. 그에 반해 벨기에의 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당연히 승점 3 점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경기에서 두 골이나 리드당하고 있었다. "집중해!!!" "천천히! 천천히! 공을 빼앗기지만 않으면 돼!!!" 한국영이 외쳤다. 현재 리드를 하고 있는 팀은 벨기에가 아닌 한국인 만큼 주도권 또한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다. 최대한 공을 돌리면서 정교한 플레이로 상대를 공략해야만 했다. 급한 쪽은 벨기에였다. "흐름만 빼앗기지 않으면 오늘 경기 잡을 수 있겠군." 그라운드의 분위기를 지켜보던 유프 하인케스가 옆의 수석 코치를 향해 말했다. 이른 시간에 터진 두 골의 위력은 그 만큼 컸다. 비록 벨기에 선수들이 조금씩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는 있었지만, 주도권은 자신의 선수들이 잡고 있었다. 게다가 벨기에는 전력으로 공격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공격의 한 축인 수비수들은 현준에게 발이 꽁꽁 묶여 있었다. 벨기에를 상대로 두 골을 터뜨린 만큼 기회를 줬다가는 두 골의 차이가 세 골로 벌어질 가능성이 컸다. [아, 크리스티안 벤테케 선수가 나가고 케빈 데 브루잉 선수가 들어오는군요.] 그리고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은 벨기에였다. 오늘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벨기에는 3 - 4 - 3 에서 변화한 3 - 2 - 2 - 3 의 포지션을 꺼내들었다. 뛰어난 개인기량과 공격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으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악셀 비첼이 현준을 견제하지 못했고, 벨기에의 수비수들 또한 무너지면서 스코어의 차이가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격수가 빠지고 미드필더가 한 명 들어 왔죠?] [아무래도 벨기에는 다섯 명의 미드필더로 중원을 장악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있는 만큼 강한 압박을 가할 게 분명합니다.] 그와 함께 마루앙 펠라이니가 현준에게 달라 붙었다. 펠라이니 뿐만이 아니었다. 악셀 비첼도 마찬가지로 현준의 근처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한 명의 선수를 집중적으로 맨 마킹하는 프리미어리그의 첼시가 현준을 상대하기 위해서 보여줬던 플레이를 벨기에가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것이다. [두 명의 벨기에 선수가 김현준 선수에게 달라 붙었는데요. 이렇게 되면 열 명과 아홉 명의 싸움이 되겠는데요?] 아무리 김현준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두 명의 선수가 저렇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공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적어 보였다. 벨기에 선수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아주 절묘한 패스라면 모를까, 한국에는 현준에게 그런 패스를 뿌려줄 만한 선수가 없었다. 가능성이 있다면 기성용이겠지만, 그는 현재 벨기에 선수들의 압박을 이겨내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케빈 더 브루잉의 돌파!!! 한국영이 끊어냅니다!!!] [이청용 크로스! 손흥민 슈웃!!! 아! 멀리 벗어나는 공!] 중앙은 물론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일진 일퇴의 공방전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하지만 골이 터져 나올 정도의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전반전은 그대로 한국이 두 점 리드한 채 끝이 났다. "나이스!!!" "다들 잘하고 있어!" 라커룸에 들어선 대표팀 선수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유럽의 강호 벨기에를 상대로 자신들이 2 - 0 으로 리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평가전도 아닌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말이다. "벨기에 녀석들 충분히 해 볼만 하던데?" "나도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 형들이 너무 잘해줘서 골대에 공이 안와요." 김승규가 말했다. 벨기에 선수들을 상대로 자동문이라는 오명을 받았던 수비들은 오늘따라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반전에서 벨기에가 때렸던 유효 슈팅은 3 개. 하지만 그 중 골로 연결될 지도 모를 정도로 제대로 된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조금은 건방진 말이었지만, 그런 김승규의 말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피식 웃음만 터뜨릴 뿐이었다. 그 만큼 현재 대표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리고 도너츠를 손에 든 현준이 라커룸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이스. 캡틴." "오늘도 역시 날아다니던데요?" 전반전에만 환상적인 플레이로 무려 두 골을 터뜨린 현준을 향해 기성용과 손흥민이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가볍게 둘의 손에 짝 하고 하이파이브를 해준 현준이 도너츠를 한 입 베어 물며 말했다. "아직 45 분이나 남았어. 방심은 금물이야. 평가전도 아닌 월드컵인데 저 녀석들이 그냥 물러설 리 없어." 2 - 0 으로 지고 있는 팀이 3 - 2 로 역전되는 게 축구 였다. 그리고 과거 그런 비극적인 주인공이 되는 팀은 수두룩하게 많았었다. 그렇게 현준의 말에 모두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축하는 45 분뒤에 다시 이 라커룸으로 돌아왔을 때 해도 된다고. 기성용. 후반전에 패스 올려줄 수 있겠어?" "패스? 스루 패스 말하는 거야?" "어. 펠라이니하고 악셀 비첼 때문에 공을 잡을 수가 없네." "와, 진짜 진드기처럼 달라붙더라." 옆에서 듣고 있던 이청용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벨기에는 현준에게 두 골을 허용한 이후 마루앙 펠라이니와 악셀 비첼를 이용해 현준을 마크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껌딱지 처럼 붙어 있는 그 둘 때문에 현준은 골을 성공시킨 이후 제대로 공 한 번 잡지 못하고 전반전을 끝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수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팽팽하게 벨기에와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최대한 노력해볼게." "뭐, 무리하지는 말고." 기성용의 대답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저렇게 말해도 후반전에 기성용이 자신에게 공을 보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았다. 수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해도 선수들의 기량 차이인지 주도권이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불안한 수비를 뒤에 둔 기성용은 오버 페이스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라운드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은 딱히 선수의 교체가 없었다. 전반전 보여줬던 플레이로 충분히 벨기에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증명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후반 십여분이 지나가도록 대한민국과 벨기에의 경기는 2 - 0 여전히 대한민국이 리드하고 있었다. [케빈 데 브루잉, 공 뺏깁니다. 기성용 선수가 걷어내는군요.]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에는 신이 담겨 있었다.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축구 강국인 벨기에를 상대로 2 - 0 으로 리드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오늘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성용 선수. 김현준 선수가 공격의 핵심으로 벨기에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두 골을 터뜨렸다면, 기성용 선수는 한국영 선수와 함께 아주 효율적으로 벨기에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어요!] 신연호 해설위원 또한 마찬가지였다. 많은 축구 경기들을 중계해보긴 했지만, 국가대표 경기 그것도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리드하는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단순히 한국인이 소속된 클럽들을 중계하는 것 이상의 짜릿함이 있었다. [한국영 선수가 멀리 차내는 공. 마루앙 펠라이니가 걷어내는군요. 다시 나세르 샤들리가 케빈 데 브루잉에게, 케빈 데 브루잉! 기성용!!!] 조민호 캐스터가 마이크를 꽉 잡으며 외치듯 말했다. 수비의 핵심답게 벨기에의 흐름을 또 한 번 기성용이 끊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조민호의 눈동자가 화들짝 커졌다. 조민호 뿐만이 아니었다.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아아!!! 저건 퇴장이죠!!!] 공을 빼앗긴 케빈 데 브루잉의 강한 백태클을 받은 기성용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넘어지듯 쓰러지고 있었다. 00535 죽음의 F 조 =========================================================================                            [아!!! 기성용 선수! 쓰러졌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소리를 질렀다. 관중석에서는 연신 야유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제대로 된 백태클이었다. 그리고 기성용에게 거친 태클을 한 케빈 데 브루잉과 한국영이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 시작했고, 현준과 펠라이니가 재빠르게 둘을 떼어놓고 있었다. [한국영 선수! 불필요한 몸싸움을 할 필요가 없어요. 진정해야 합니다.] 삐익!!! 삑!!! 조민호 캐스터가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에게 들릴리 없었다. 과열된 선수들의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심판의 휘슬소리가 연신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아, 기성용 선수 큰 부상은 아니어야 할 텐데요.] 한국을 대표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은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펼쳐주며 벨기에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있었다. 만약 그런 그가 부상을 당하게 되면, 벤치에서는 기성용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하대성이나 박종우가 있기는 했지만, 경험이나 기량면에서 기성용보다 떨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심판의 수신호에 따라 대한민국 대표팀의 의료진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괜찮아?" "크으윽..." 현준이 기성용에게 말했다. 장딴지 부위를 부여잡은 기성용의 입에서 연신 신음이 흘러 나왔다. 장난을 좋아하는 그의 인상이 펴지지 않는 것을 보니 제대로 가격을 당한 모양이었다. "이거..." 왠지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지금 기성용의 모습을 봤을 때 더 이상 오늘 경기를 뛰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신 그라운드에서는 야유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한 케빈 데 브루잉에게 향하는 야유였다. 그리고 기성용이 들 것에 실려 나가고, 심판이 케빈 데 브루잉을 향해 붉은 색의 카드를 들어올렸다. "......" 레드카드. 한 선수의 퇴장을 의미하는 카드였지만, 현준의 얼굴은 펴지지 않고 있었다. 저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케빈 데 브루잉의 퇴장과 함께 자신들은 기성용이라는 수비의 핵심을 잃고야 말았다. 게다가 불필요하게 몸싸움을 벌였던 한국영조차 옐로카드를 받았다. "좋지 않은데..." 벨기에의 한 선수가 퇴장 당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기가 끝난 건 아니었다. 한 명의 선수가 부족하더라도 벨기에는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기성용과 한국영이 이제까지 효율적으로 그들을 막아줬지만, 기성용은 부상으로 그라운드 밖으로 나간 상황이었고, 한국영도 옐로카드 한 장이 있는 상황이었다. 한 장의 옐로카드를 더 받으면 그라운드에서 퇴장당하는 이상 벨기에의 선수들을 상대로 거칠게 플레이를 하기 부담스러울 게 분명했다. [결국 유프 하인케스 감독. 선수를 교체하는 군요. 기성용 선수가 나가고 하대성 선수가 들어옵니다.] [아...기성용 선수 부상이 심각하지 않아야 할 텐데요.] 브라질 월드컵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대표팀의 핵심 선수중 하나인 기성용을 잃는다는 것은 엄청난 손실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기성용은 수비의 축이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남은 시간 최대한 잘 버텨보자. 나도 중앙까지 내려와서 수비할게." 현준이 주위에 모여 있는 선수들을 향해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한민국이 벨기에를 상대로 두 점이나 리드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전광판의 시계는 후반 19 분이 지나고 있었다. 추가시간까지 생각 한다면 30 여분 정도를 버텨야 했다. [다시 경기 시작됩니다.] 하대성의 프리킥으로 경기는 재개되었다. 그리고 경기장 곳곳에서 격렬하게 선수들이 부딪치기 시작했다. 과열된 분위기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벨기에는 두 점이나 리드당하고 있는 만큼 1 초라도 빨리 만회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김현준, 태클!!! 공 뺏어냅니다.] 현준도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두 점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라 가능한 플레이였다. 그러면서도 기회가 있으면 계속해서 벨기에의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오버 페이스일 정도로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고 있었지만, 현준의 체력은 무한이나 다름없었다. "측면으로 돌려!" 현준이 수비에 가담 하면서 중앙의 공격이 여의치 않자 벨기에 선수들은 측면을 통해 공략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패스를 받은 에당 아자르가 빠른 속도로 한국의 측면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공을 빼앗으려고 하지 마! 붙어서 패스만 하지 못하게 해!!!" 에당 아자르를 향해 달려드는 홍철을 향해 현준이 외쳤다. 23 세에 불과하지만 개인 기량으로 따지면 에당 아자르는 월드클래스에 속하는 뛰어난 기량의 선수였다. 이번 시즌 첼시에서 보여준 활약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에당 아자르의 측면 돌파에 무너진 프리미어리그 팀이 한 둘이 아니었다. [어어?! 조심해야 합니다!!!] [홍철 선수!! 뚫렸어요!!!] 하지만 홍철은 에당 아자르의 돌파를 막기 위해 무리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그대로 그라운드에 고꾸라졌다. [아아!! 홍철!!!] 화려한 발놀림을 선보이며 홍철의 수비를 벗겨낸 에당 아자르는 무주공산처럼 뻥 뚫려 버린 한국의 측면을 파고들고 있었다. 그런 에당 아자르를 하대성이 바쁘게 쫓아가고 있었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다. 툭!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에당 아자르가 그대로 절묘한 크로스를 찔러 넣었고, 공은 순간적으로 한국 수비수들이 놓친 로멜로 루카쿠에게로 이어졌다. [아아...] [아...들어갑니다.] 순식간에 실점을 하는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었다. 분명 벨기에보다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였다. 기성용이라는 수비의 핵심이 되는 선수가 빠져서일까? 벨기에의 날카로운 공격상황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실점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전부 에당 아자르의 개인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홍철은 에당 아자르를 막지 못한 채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로멜로 루카쿠의 침투를 한국 수비수들은 완벽하게 놓쳐 버렸다. [자, 우리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수적의 우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해요! 개인기량 면에서는 벨기에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실점했다고는 하지만 스코어는 아직 한국이 앞서고 있습니다. 무리할 필요가 없어요! 실점했다는 사실을 잊고, 전반전을 생각하며 플레이를 해 나가야 합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연신 선수들이 침착하기를 바라며 멘트를 이어나갔다. 실점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스코어는 2 - 1. 대한민국이 앞서나가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경기를 끝내기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은 벨기에를 상대로 승점 3 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까닥하다가는 큰일 나겠는데..." 환호성을 지르며 골을 축하하는 벨기에 선수들을 보는 현준의 눈빛이 짙어졌다. 후반 23 분, 로멜로 루카쿠 만회골이 터져 나왔다. 아직 경기시간도 꽤 많이 남아있는 만큼 벨기에는 분명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달려들 터였다. 그리고 흐름이 넘어간 지금 한국 선수들이 과연 벨기에의 맹공을 막아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성용이만 있었어도...' 어떻게든 해결이 되었을 터였다. 하지만 기성용은 부상으로 교체 당했고, 옐로카드를 받은 한국영은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기성용을 대신해 투입된 하대성이 바쁘게 벨기에 선수들을 쫓아다니고 있었지만, 아직 하대성은 그라운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관중석에서 연신 교민들의 응원이 터져 나왔다. 벨기에를 상대로 오늘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응원이었다. "분위기를 돌려야 겠어. 흐름이 좋지 않아." "어떻게요?" 현준의 혼잣말을 들은 손흥민이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현준은 침묵을 유지한 채 벨기에 선수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축구는 흐름의 경기다. 분위기를 탄 팀은 아무리 약팀이라고 해도 무서웠다. 그런 만큼 어떻게든 벨기에의 기세를 누그려 뜨려야만 했다. 가장 좋은 것을 대한민국이 추가골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그렇게만 되면 오늘 경기를 완벽하게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10 명 임에도 불구하고 벨기에의 수비진은 단단했다. 그 단단한 수비를 꿰뚫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공격이 필요했다. "한국영한테 전해. 스루패스 찌르라고." "네?" "그렇게 말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거야." 갑작스러운 현준의 지시에 손흥민이 한국영에게 현준의 말을 전해주기 위해 몸을 돌렸다. 한국영에게 말하는 것을 보면 대표팀이 아닌 리버풀에서 보여줬던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과연 어떤 플레이를 펼칠까 궁금하긴 했지만, 손흥민이 한국영에게 현준이 말한 말을 전해주고 다시 돌아와 현준에게 물어보려는 순간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삑!!! "뒤로 보내. 한국영에게로." 대한민국의 공격으로 하프라인에서 경기가 재개되자 툭하고 손흥민에게 공을 건넨 현준이 바람처럼 앞으로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경기가 시작되면 공격수들은 앞으로 뛰어나기 마련이지만, 현준의 스피드는 손흥민이 보기에도 상당해 보였다. 뻐어엉!!! 손흥민이 뒤로 공을 돌린 순간 그의 눈에 황소처럼 달려오는 한국영이 들어왔다. 그리고 달려오고 있던 한국영이 그대로 강하게 앞으로 공을 걷어찼다. 멜우드 트레이닝센터에서 보여줬던 현준과 한국영만의 약속된 플레이였다. "준이다!!!" 벨기에 선수들이 제대로 라인을 잡기도 전에 때린 한국영의 기습적인 스루패스는 그대로 벨기에 선수들의 사이를 뚫고 현준에게로 연결되었다. 마루앙 펠라이니와 악셀 비첼이 현준에게 달려들기도 전에 말이었다. 키이이잉!!! 순수한 마기가 발동되면서 그라운드의 모든 정보가 현준의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잔디의 상태, 바람의 흐름 그리고 벨기에 선수들의 위치는 물론 벨기에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티보 쿠르트와의 근육 상태까지도 말이다. "여기서 끝내주지." 콰아앙!!! 그리고 공을 이어받은 현준은 벼락같이 왼발을 이용해 논스톱으로 슈팅을 때렸다. 몸이 허공에 뜰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공 안에 담은 슈팅이었다. 제대로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현준의 슈팅은 번개처럼 벨기에의 골문으로 날아들었다. [자, 경기 다시 시작 됩...어어?!] 경기를 재개하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마자 벌어진 일이었다. 만회골을 넣고 좋아하던 벨기에 선수들의 기쁨이 끝나기도 전에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또 한 번의 골이 터졌다. 3 - 1. 벨기에가 만회골을 넣고 경기가 다시 시작된 지 4 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세요. 00536 죽음의 F 조 =========================================================================                            [어어?!!!] [들어갔나요?!] 벼락같이 터진 슈팅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슈팅을 때리긴 했는데, 카메라가 공의 위치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쿠르트와 골키퍼가 뒤를 돌아보고 있는 모습과 함께 골대 안에 들어가 있는 공이 화면에 보이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만세를 불렀다. [우와아아!!!! 골!!! 골입니다!!! 들어갔어요!!!] [골! 골 이예요!!!] 정말 눈 깜짝하는 시간이었다. 실점을 하고 경기가 재개된 지 10 초도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포효를 하는 현준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으아아아!!!" 영웅은 난세에서 빛을 발한다고 했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았다. 벨기에한테 실점을 허용한 이후 흐름이 벨기에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더니만, 그런 의지를 꺾는 현준의 환상적인 골이 터져 나온 것이다. "우와아아!!!" "아! 씨발!!! 씨발!!! 캡틴 욕해도 되죠!!! 진짜 미칠 것 같아요!!!" 지금의 상황을 믿을 수 없는 지 오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벨기에 선수들의 사이를 뚫고 현준에게로 달려간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그대로 현준을 덮쳤다. 특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손흥민은 마치 자신이 골을 넣기라도 한 듯 흥분한 목소리를 내뱉으며 계속해서 현준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넌 진짜 최고야!!!" 흥분한 것은 이청용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환상적인 그리고 극적인 골은 본적이 없었다. 단 한 번의 스루패스를 논스톱으로 연결시킨 것이 마치 총알처럼 벨기에의 골 망을 꿰뚫었다.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믿을 수 없는 마치 진기명기와도 같은 장면이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 김현준 선수!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합니다. 진짜 대단한 선수에요!!!]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에서의 첫 해트트릭. 그것도 약팀이 아닌 벨기에라는 강팀을 상대로 터뜨린 해트트릭이었다. 세계의 유명한 축구 전문가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유력한 득점 후보로 메시, 호날두, 네이마르와 같은 선수들을 꼽았다. 당연히 현준도 포함이 되어 있기는 했다. 현준은 리버풀에서 2 년 연속 쿼드러플,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2 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세계 최고의 골잡이였다. 하지만 현준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기량이 너무나도 떨어지는 만큼, 결국 득점왕은 리오넬 메시나, 네이마르 혹은 마리오 괴체나 토마스 뮐러와 같은 아르헨티나나 독일처럼 축구 강국에 속한 선수들이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전문가들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현준은, 이제까지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선수가 되었다. "......머리가 아프군." 벨기에 대표팀을 이끄는 마크 빌모츠 감독이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적이지만 절로 감탄이 흘러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슈팅이었다. 그리고 굉장히 무섭기까지도 한 슈팅이었다. 티보 쿠르트와 골키퍼는 물론 벨기에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 그 만큼 공의 스피드가 엄청났기 때문이었다. "다시 두 점 차라..." 에당 아자르가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며 흐름을 벨기에 쪽으로 끌어온 만큼 마크 빌모츠 감독은 1 분전만 하더라도 이 경기 충분히 승점을 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1 명이 적기는 했지만, 벨기에 선수들은 소수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상대의 골문을 공략할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방금 전의 골로 인해 그라운드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마라카냥 경기장을 메운 브라질 사람들은 연신 코리아와 준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이런 응원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 터였다. 더군다나 만회골을 넣자마자 이어진 실점이었다. "마치 골을 넣어보라고 말하는 것 같군..." 벨기에가 어떻게 골을 넣으며 따라와도 현준은 자신은 홀로 추가골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여 지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추가골을 터뜨렸고 말이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워낙에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던 만큼 마크 빌모츠 감독은 많은 전문가들이 현준을 가리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말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런 모습을 보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수식어가 오히려 부족해 보였다. 그리고 경기 스코어는 3 - 2.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반 추가시간 47 분 벨기에가 자랑하는 에당 아자르가 패널티 킥을 얻어내며 골을 터뜨리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벨기에를 상대로 3 - 2 승. 한국 축구의 새역사를 이끌다. [EPNM = 김민철 기자.] 태극전사들이 벨기에를 제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첫 승전보를 울렸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F 조 첫 경기에서 벨기에를 맞아 김현준의 활약 속에 3 - 2 로 승리를 거뒀다. 대한민국과 벨기에의 경기는 김현준의, 김현준에 의한, 김현준을 위한 경기였다. 전반 9 분 만에 김현준은 자신감이 있는 드리블 돌파 벨기에의 수비진을 무너뜨렸고,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선사하며 벨기에의 골문을 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첫 번째 골이었다. 이후에도 한국은 벨기에의 진영을 휘저으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유럽을 대표하는 강호인 벨기에도 만만치 않았다.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벨기에는 에당 아자르, 로멜로 루카쿠 같은 선수들을 앞세워 한국의 수비를 공략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한국의 뒷 공간을 공략하는 벨기에의 공격은 기성용과 한국영을 비롯한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중앙 수비수들이 효율적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전반 28분 뒤에서 길게 올라온 공을 김현준이 드리블 돌파와 함께 환상적인 패스를 이명주에게 찔러주었고, 이명주가 슈팅을 때리는 순간 마루앙 펠라이니가 거친 반칙을 선보이며 한국이 패널티 킥을 얻어내었다. 그리고 김현준이 가볍게 패널티 킥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2 - 0 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위험한 상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벨기에를 대표하는 윙어인 에당 아자르의 돌파는 매서웠다. 그리고 결국 후반 11 분, 케빈 데 브루잉의 거친 반칙으로 기성용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나가면서 한국의 수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수비의 핵심이었던 기성용의 부재에 벨기에는 연신 강하게 대한민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결국 에당 아자르가 측면을 공략하며 크로스를 올렸고, 로멜로 루카쿠가 골을 성공시키며 벨기에가 한 점 따라붙었다. 이대로라면 벨기에의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그런 벨기에의 의지를 꺾는 데에는 단 4 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센터 라인에서 다시 킥 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김현준이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이며 또 한 번 벨기에의 골문을 연 것이다. 한국영의 스루패스를 받아 김현준이 때린 슈팅의 거리는 39m.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먼 곳에서 성공된 골이었다. 그와 함께 김현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첫 선수가 되었다. 또한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첫 선수가 되며 다시 한 번 한국 축구에 그리고 세계 축구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날 벨기에 전의 승리로 16 강의 교두보를 마련한 유프 하인케스호는 오는 21 일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로 이동해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6 강 진출을 확정짓는 경기를 펼친다. [박지성과김현준 - 11 대 1 의 경기였다. 근데 1 이 이겼어. 미친...] [웃자 -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에서 해트트릭을 하는 선수가 나올 줄이야. 40 대 축구팬인데 어제 나도 모르게 눈물 흘렸다.] [메르스out - 국가 대표팀 경기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처음 알았다. 진짜 김현준 부상 없이 월드컵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여자아자르 - 근데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우리나라 경기력은 형편없었음. 김현준 아니었으면 탈탈 털렸을 거 같은데?] [호사마 - 위엣 놈 말 공감. 김현준이 승점을 입에 떠먹여주고 있는데 뱉으려는 놈들 몇몇 보였음. 특히 홍철은 국가 대표팀 유니폼 돈 주고 입었냐?] [5연속득점왕 - 그나저나 기성용은 괜찮나?] 벨기에 전의 승리에 대한민국 언론은 엄청난 기사들을 쏟아 내었다. 전 국민의 주목을 받는 월드컵이었다. 게다가 패배한 것도 아닌 승리였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선수가 나오기까지 했다. 인터넷에서도 연신 벨기에 전에 대한 축구 팬들의 자축이 이어졌다. 하지만 불안함을 표하는 팬들도 적잖이 있었다. 특히 벨기에 전에서 쓰러진 기성용의 부상을 염려하는 팬들이 많았다. 한국 대표팀의 수비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가 기성용이었다. 실제로도 벨기에 전에서 기성용이 있었을 때와 그가 부상으로 나갔을 때의 대표팀의 수비력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승리를 하기는 했지만, 스코어는 3 - 2. 그리고 벨기에에게 실점을 허용한 것은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였다. 하지만 이런 축구팬들의 진지한 걱정은 강팀 벨기에전의 승리로 묻히고 있었다. 특히나 언론은 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현준의 활약상을 멋들어지게 짜깁기를 해 계속해서 방송에 내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벨기에전 승리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안타까운 소식이 대표팀과 국민들을 강타했다. 큰 부상이 아니라는 것은 다행이지만 기성용이 일주일의 부상을 당하며 남은 조별 예선 두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소식이었다. ============================ 작품 후기 ============================ 즐감하세요. 에테리얼 연참에 실망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주말에 악계로 2 연참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00537 죽음의 F 조 =========================================================================                            "기성용의 부상이 큰일이군." "네. 아무래도 우리 수비의 핵이었으니까요." 수석 코치의 말을 들으며 유프 하인케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지리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두 번째 조별 예선 경기는 24 일 쿠이아바에서 열린다. 5일이라는 시간이 남이 있기는 하지만, 기성용이 빠진 상황에서 새롭게 전술을 조율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부상이 길지 않다는 점이었다. 조별 리그를 통과할 수만 있다면 16 강전부터는 기성용을 경기에 내보낼 수 있었다. 거기에 김현준의 골 감각이 살아 있다는 점도 다행이었다. 김현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초로 그리고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벨기에와의 월드컵 조별예선 1 차전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클럽 대회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쳐 보이던 선수가 월드컵에서는 제대로 된 실력을 보이지 못하는 선수들은 많았다. 일례로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그랬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메시아, 신이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며 축구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월드컵에서는 딱히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한 번의 경기이긴 했지만,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라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 1 차전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밀집수비에 막혀 0 - 0 이라는 무승부라는 성적표를 받고 체면을 구겨야 했었다. "하대성과 박종우의 컨디션은?" 나이지리아전을 대비해 기성용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아야 했다. 한국영이라는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에 뛰고 있는 카드가 있기는 했지만, 벨기에와의 1 차전에서 보여줬던 한국영의 플레이는 유프 하인케스의 눈에는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하대성은 아직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나마 박종우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K 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였다가 중국으로 이적한 닮은 꼴의 선수들이었지만, 둘 다 확실하게 눈동자를 받기에는 실력이 애매했다. 분명 장점은 있었고, 유프 하인케스는 꾸준히 그 둘을 대표팀에 발탁했었다. 하지만 비교우위라는 측면에서 둘은 유프 하인케스에게 확실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하대성은 경기 조율과 패스 플레이에 능한 미드필더였다. 정교한 침투 패스가 장점이고, 경기를 끌어나가는 능력도 탁월했다. 하지만 기성용의 하위 호환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박종우도 마찬가지였다. 날카로운 킥력과 안정된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가지만 최근에는 안정된 수비력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었다. 거기에 구자철, 김보경이라는 중앙 미드필더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도 있었고, 이명주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었다. 분명 조합할 수 있는 카드는 많았다. 하지만 이것이다라고 확실하게 결정지을 수 있을 만한 게 없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군." 아프리카의 강호, 슈퍼 이글스라 불리는 나이지리아는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2 - 0 으로 패배를 당했다. 16 강 진출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한국을 잡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 만큼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총력전으로 나올 게 분명했다. 기성용이 부상을 당하며 대표팀에서는 이탈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벨기에전의 첫 승리에 취해 있었다. 게다가 축구 팬들의 시선을 잡는 화끈한 빅 매치들이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이탈리아, 미국, 칠레, 헝가리가 포함된 G 조의 경기에서는 한국 팬들에게는 아주리를 별명을 가진 월드컵의 단골손님이자 카테나치오로도 유명한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와 칠레가 맞붙었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2무 1 패. 무승이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월드컵에서 광탈한 이탈리아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내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이탈리아의 상대는 피파 랭킹으로는 이탈리아보다 한참 아래인 칠레였다. [아르투로 비달!!! 골!!! 골입니다!!! 칠레!!!] 안드레아 피를로가 이끄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칠레는 개개인의 기량과 투지, 감독들의 전술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칠레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수비를 내려 패널티 박스를 지키는 대신 과감하게 수비라인을 올리며 오히려 중원에서부터 주도권 싸움을 펼쳐 나갔다. 이탈리아 또한 조직적인 압박과 빠른 공수전환으로 맞불을 놨지만,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칠레 선수들의 전진 패스에 결국 선제골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결국 2 - 0 이라는 스코어로 칠레는 이탈리아라는 대어를 잡는 이변을 만들어 내었다. [마리오 괴체!!! 골!!! 들어갑니다!!!] [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두 번째 해트트릭이 나옵니다! 주인공은 마리오 괴체!] [리버풀의 선수들이 해내는군요. 케니 달글리쉬 감독 기분이 좋겠어요!] [그렇군요. 김현준 선수와 마리오 괴체, 둘 다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이죠?] 그리고 마지막, H 조의 경기에서는 이제까지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커다란 점수 차의 경기가 터져 나왔다. 주인공은 독일이었다. 뉴질랜드를 상대로 독일은 8 : 0, 마리오 괴체의 해트트릭과 국가대표팀 경기에만 나서면 사람이 달라지는 루카스 포돌스키의 두 골 그리고 마르코 루이스와 뮐러, 후멜스의 골을 묶어 엄청난 점수 차이로 뉴질랜드를 대파했다. 전차군단이라는 별명답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독일 선수들은 마치 병정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세계 축구 팬들에게 자신들의 실력을 뽐냈다. 그리고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가 진행이 되면서 일찌감치 16 강을 확정짓는 국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16 강행을 확정지은 국가는 바로 개최국 브라질이었다. [네이마르!!! 헤딩!!! 들어갑니다! 골!!!] [아! 일본 여기서 무너집니다!!!] 개최국 브라질과 사무라이 일본과의 A 조 두 번째 조별예선 경기. 16 강 진출을 위해 일본 대표팀은 브라질을 상대로 먼저 포문을 열며 공격적으로 경기를 치러나갔다. 혼다, 오카자키, 카가와 신지등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쉬지 않고 브라질의 골문을 열기 위해 맹렬하게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선제골을 터뜨린 것은 브라질이었다. 마치 자신에게 까부는 어린아이의 재롱을 보다가 귀찮을 표정으로 손을 휘젓는 어른처럼 맹렬한 일본의 기세를 단 한 번의 역습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그대로 꺾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브라질의 골 폭풍이었다. 네이마르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프레드, 페르난지뉴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결국 4 - 0 경기는 브라질의 완승으로 끝이 나며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16 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게 되었다. 16 강 진출을 확정 지은 두 번째 국가는 잉글랜드였다. 가나와의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존 테리의 골을 잘 지키며 1 - 0 으로 승리, 브라질과 함께 서로 승점 6 점을 획득해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 강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일본과 가나는 가장 먼저 16 강 진출에 탈락하는 국가가 되었다. 8 강 진출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 및 해외 원정 그리고 역대 최고의 라인업을 구축하며 여느 때보다도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일본은 태생적 약점인 피지컬을 극복하지 못했고, 혼다와 카가와등 에이스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며 가나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고국으로 돌아가는 짐을 싸야만 했다. 그와 함께 B 조, C 조에서도 명승부가 펼쳐 나왔다. 특히 서로 2 - 2 무승부를 기록한 스페인과 우루과이의 대결은 월드컵 최고의 명승부가 아닐까 할 정도로 멋진 장면들이 터져 나왔다. C 조의 빅 매치였던 크로아티아와 체코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E 조의 경기에서는 아시아에서 출전한 국가의 두 번째 승전보가 울려 퍼졌다. 우즈베키스탄이 2 - 1 로 이집트를 잡고 자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던 만큼 우즈베키스탄은 스위스와의 남은 경기만 잘 치른다면 16 강 까지도 노려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들끼리의 진검 승부가 펼쳐지는 동안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도 한 걸음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1994 년에 8 강 1998 년에 16 강을 경험한 나이지리아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16 강에 탈락한 이후 다시 월드컵에 진출하며 16 강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콜롬비아에게 2 - 0 으로 패함으로서 어떻게든 한국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해야지만 16 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 태극 전사들에게 털 뽑힌다.] [대한민국 대표팀, 나이지리아를 잡고 2회 연속 16 강 진출하겠다.]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엄청났다. 매일 수십, 수백 개의 구 기사들이 인터넷을 점령하고 있었다. 특히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만 한다면 한국은 벨기에와 콜롬비아의 경기에 따라 두 경기 만에 16 강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특히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한국이 전통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였다는 것이 국민들의 기대감을 크게 높여주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제까지 나이지리아를 만나 5 전 3 승 2 무. 아직까지 패배가 없었다. [김현준의 황금 발,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조준한다.] [나이지리아의 승리, 김현준에게 달려 있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점점 다가올수록 기자들은 선수들의 기침 하나에도 호들갑을 떨며 기사를 올리기 시작했다. 컨디션에 따라 선발 라인업이 그리고 경기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그런 대표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는 당연히 현준이었다. 이미 벨기에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마리오 괴체, 네이마르와 함께 월드컵 득점 순위 공동 1 위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마리오 괴체는 뉴질랜드라는 상대적인 약팀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네이마르는 두 경기를 치른 상황이었다. 그리고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벌어지는 6 월 21 일. 서울 시청 광장앞에 붉은 악마들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내일 뵙시다/ 00538 죽음의 F 조 =========================================================================                            "지금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기가 시작하려면 아직 3 시간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전국 곳곳은 응원 열기가 뜨겁습니다." 방송국에서 나온 기자들이 여기저기서 월드컵의 열기를 취재하고 있었다. 지난 벨기에전의 짜릿한 승리에 힘입어 두 경기 만에 16 강 진출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어마어마한 관중들이 거리 응원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것이다. 여기저기서 차량이 통제되었고, 응원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경찰들이 열심히 질서를 유지시키고 있었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며 이번 나이지리아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며칠 전에는 기분 좋은 소식도 있었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에 월드컵에 출전했었던 우즈베키스탄이 이집트를 잡고 월드컵 첫 승을 신고하기까지 했었다. "스테판 케시 감독이 이끄는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 아프리카의 강호죠?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예선 F 조에서 1 위를 차지하며 2014 브라질 월드컵 진출권을 따냈는데요." 스포츠 채널에서는 오늘 한국과 맞붙을 상대인 나이지리아의 전력 분석이 한창이었다. 그 만큼 오늘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었다. 월드컵 진출횟수 5 회에 달하는 나이지리아는 1994, 1998 년 월드컵 16 강에 진출했던 게 최고 성적이었다. 라왈, 선데이 올리세, 제이제이 오코차, 카누등이 이끌던 슈퍼 이글스는 1996 아틀란타 올림픽 축구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팀이었다. 특히 이 시기에 벌어졌던 월드컵에서도 16 강이라는 성적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뼈아픈 기억도 있었다. 다음 한국 대표팀의 상대인 나이지리아의 전력 분석을 하는 것은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한국 본토에서의 열기가 뜨거운 터라 그 둘 또한 브라질에서도 경기 분석을 하며 방송을 해나가고 있었다. [신연호 해설위원님. 나이지리아의 핵심 선수,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역시 첼시의 존 오비 미켈이겠죠.] 신연호 해설위원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했다. 소속 클럽인 첼시에서 보여줬던 플레이와는 다르게 존 오비 미켈은 나이지리아 대표 팀에서는 굉장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오게니 오나지라는 젊은 선수와 함께 나이지리아의 중원을 형성하며 팀을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또한 AS 모나코에서 뛰는 에치에질러, 셀틱의 암브로스로 구성된 수비는 아프리카의 팀들 중 가장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분명 약점이 있는 팀이죠?] [네, 그렇습니다. 아프리카 하면 뛰어난 개인기를 이용한 돌파와 공격력이 장점이었는데. 최근 나이지리아에서는 이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단단한 수비력에 비해 최근 나이지리아의 공격력은 형편 없었다. 모제스, 에메니케, 아메드 무사로 이어지는 쓰리 톱이 터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있었던 평가전에서 나이지리아는 그리스를 상대로 0 – 0, 스코틀랜드와 2 – 2, 멕시코와 0 – 0. 무승부를 거뒀다. 게다가 브라질 월드컵 F 조 1 차전 경기에서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2 – 0 으로 패배했다. [확실한 스코어러가 없군요.] [네,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나쁜 만큼 충분히 우리나라가 잡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빈센트 엔예마라는 걸출한 골키퍼가 나이지리아에 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의 대표팀 골키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그는 동물적인 선방과 안정감 있는 수비로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빈센트 엔예마가 나이지리아에 있다면 한국에는 김현준이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있었다. 이미 벨기에가 자랑하는 쿠르트와를 무너뜨린 전적이 있는 만큼 김현준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도 대량 득점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더군다나 공격수들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확실한 스코어러가 없는 만큼, 이른 시기에 한국이 골을 터뜨린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가능성이 높았다.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빈센트 엔아먀의 선방과 이전 대회보다 끈끈한 수비진은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공격수들이 부진하며 결국 2 – 0 으로 콜롬비아에게 완패를 당하고야 말았다. [자! 우리 선수들 이제 입장합니다!!] [기성용 선수를 대신해 하대성 선수가 한국영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군요.] 그리고 몇 시간 후,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자 조민호 캐스터가 소리를 높였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4 – 2 – 3 – 1 의 전술을 들고 나왔다. 더블 볼란치와 원톱을 중심으로 하는 전술로, 중원 싸움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가장 꼭짓점의 1 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동의 스트라이커 김현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오늘도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표정이 아주 여유로워요. 벨기에 전에서의 해트트릭, 그 감각을 떠올리며 오늘 경기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카메라에 잡히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했다. 그 만큼 나이지리아전에 나서는 현준의 표정은 여유로워 보였다. [오늘 경기 한국이 이기고, 콜롬비아가 벨기에를 잡는다면 한국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6 강 진출을 확정짓습니다.]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러면 경기 시작됩니다.] 심판의 휘슬과 함께 나이지리아와 한국,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골은 상당히 이른 시간에 터져 나왔다. 전반 4 분. 나이지리아전에서 가장 주의해야 되는 선수로 손꼽았던 나이지리아의 에이스 존 오비 미켈이 한국영의 수비를 뚫고, 아메드 무사에게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찔러줬기 때문이었다. [위험합니다!!!] 아메드 무사. 1992 년 출생으로 CSKA 모스크바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측면 윙 포워드로, 처진 공격수 및 최전방 스트라이커로도 활동하고 있는 선수였다. 특히 빠른 스피드와 확실한 골 결정력은 아메드 무사의 장점이었다. 그런 선수에게 공이 연결이 되자, 조민호 캐스터가 목소리를 높였다. 콰아앙!!! 그리고 반 박자 빠르게 날린 아메드 무사의 슈팅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한국의 골문을 열어젖히고야 말았다. [아...한국 실점합니다.] [한국영 선수가 미켈 선수를 놓치면서 수비의 시선이 전부 존 오비 미켈 선수에게 쏠리고 말았습니다. 아메드 무사 선수를 마크하는 선수가 없었어요. 아, 안타깝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실점 장면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아쉬움이 가득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아직 경기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방금 전의 실점 장면은 실수가 아니었을까 할 정도로 어이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벤치에서는 유프 하인케스가 앞으로 나와 거칠게 선수들을 향해 뭐라고 외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으면 했는데..."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녹색 유니폼의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보며 현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공 한 번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스코어는 0 – 1 로 리드당하고 있었다. "느낌이 안 좋은데요. 아프리카 애들이 분위기를 타면 그렇게 무섭다던데." "무섭기는. 그러면 분위기를 끊어야지. 무섭다고 경기 내줄 거야?" 손흥민이 말에 현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제 한 골을 실점했을 뿐이었다.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점수였다. "자자! 집중해!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어!!!“ 이른 시간의 실점으로 인해 망연자실한 선수들의 분위기를 잡기 시작한 것은 하대성이었다. 1985 년 출생으로 오늘 그라운드에서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중 가장 나이가 많은 만큼 노련하게 분위기를 북돋고 있었다. [자, 우리 선수들 이제 슬슬 멋지게 한 장면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안전하게 김현준 선수에게만 공이 연결되면 무언가 작품 하나가 나올 것 같은데 말이죠.] 이른 시간에 나이지리아에게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중원에서는 나이지리아와 한국 선수들의 집요한 볼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가 분위기를 타며 매섭게 한국을 몰아붙이려고 하면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노련하게 반칙으로 분위기를 끊으며 경기를 팽팽하게 이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팽팽하게 중원에서 볼 싸움을 벌이는 것에 비해 공격 작업은 굉장히 지지부진 했다. 기성용이라는 키 플레이가 없기 때문일까? 그를 대신해서 출전한 하대성은 수비적인 면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패스를 뿌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한국영도 마찬가지였다. 가끔씩 괜찮은 장면을 연출하고는 있었지만, 골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큿!!" 공이 오자 재빠르게 자신의 유니폼을 낚아채는 나이지리아 선수의 플레이에 현준이 인상을 찌푸렸다. 벨기에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한국 팀을 승리로 이끈 에이스 현준에 대한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견제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삐익!!! [김현준 선수에 대한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견제가 엄청 나네요.] [그만큼 김현준 선수가 위협적이라는 증거겠죠. 김현준 선수에게 집중되는 견제를 끊어줘야 할 다른 선수가 필요해요.] 이청용의 패스로 간만에 공을 받을 현준이 앞으로 치고 나가려는 찰나 암브로스가 반칙으로 맥을 끊어버린 것이다. 심판이 발견하며 반칙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이런 상황이 벌써 4 번째였다. "괜찮아요?" 그라운드에 쓰러진 현준을 향해 손흥민이 손을 내밀었다. 현준이 공만 잡았다 하면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계속해서 거친 반칙으로 현준을 막아내고 있었다. "다친 곳은 없어. 그런데 좀 열 받네." 손을 모아 심판에게 빌던 아사모아가 자신을 보고는 어깨를 으쓱이며 뒤로 물러서는 모습에 현준의 눈에 불꽃이 튀어 올랐다. "프리킥 내가 차도 되지?" "형이 얻었으니 뭐...헐? 그런데 형 설마 저 녀석 맞추려고요? 안 돼요! 그럼 진짜 사람 죽어요." 손흥민이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런 행동은 단순히 장난이 섞인 농담은 아니었다. 한 때 아니 지금도 현준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캐논 슈터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제대로 안 좋은 부위에 얻어맞으면 정말로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을 느낄 수도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39 죽음의 F 조 =========================================================================                            [김현준 선수,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거친 반칙에 좀 화가 난 것 같죠?] [네. 표정이 좋지 않아요.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공만 잡으면 계속해서 반칙으로 김현준 선수를 끊고 있거든요. 게다가 오늘 경기 심판이 나이지리아 선수들에게는 굉장히 관대하게 반칙을 적용하고 있어요. 저러면 안되거든요?] 손흥민과 김현준이 프리킥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을 나눴다. 골대하고의 거리는 36m. 직접 슈팅을 때리기에는 조금 먼 거리이긴 했지만, 김현준은 이 거리에서도 골을 성공시킨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가 김현준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기 시작했다. [골을 노리는 걸까요?] [저 위치에서 김현준 선수.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거든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몇 번이나 골을 터뜨린 전적이 있어요.] [하하. 그렇죠. 그런데 김현준 선수 표정이 상당히 굳어 있어요. 뭐, 나이지리아 선수를 맞추기는 않겠죠?] [하하하! 그러면 정말 큰일 납니다. 축구 선수가 차는 공은 흉기나 다름없어요. 일반인들이 차는 공을 맞아도 아픈데 저 허벅지 근육에서 나오는 힘을 생각해보세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마따나 실제로 축구 선수가 차는 공은 흉기나 다름없었다. 괜히 골키퍼가 두터운 장갑을 끼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자신들이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형 진짜 맞출 거예요?" "생각 좀 해보고. 골하고 저 녀석 눕히는 거하고. 뭐가 좋을 것 같아?" 당연히 골이다. 하지만 무섭다 못해 살기를 풀풀 흘리는 현준의 모습에 손흥민은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이런 거친 반칙을 여러 번 당해봤을 텐데 손흥민은 오늘 따라 현준이 감정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이런 모습이 약간은 신기하기도 했다. "그럼 내가 찬다." "네." 현준의 말에 손흥민이 대답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결과야 어찌되었든 만약 저 공에 맞는 나이지리아 선수의 명복이나 비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천천히 현준이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4 번...' 자신에게 나이지리아의 암브로스가 파울을 건 횟수였다. 다른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합하면 총 6 번이었다. 그리고 그 중 나이지리아 선수가 받은 카드는 하나도 없었다. '심판에게도 경고를 할 필요가 있어.' 충분히 옐로 카드가 나올 만한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심판은 자신의 파울에 아무런 카드도 들어 올리지 않았다. 하대성이 아메드 무사를 막다가 옐로카드를 받은 것을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질 일이었다. "뭐, 이왕 하는 거 두 마리의 토끼 다 잡지." 골대와의 거리는 36 m. 충분히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순수한 마기들이 휘몰아치며 여러 정보를 현준의 머릿속으로 전해주고 있었다. 직접 슈팅확률은 78%. 걸어볼 만 했다. 그리고 노림수도 있었다. [김현준 준비합니다!!!] [김현주운!!!] 그리고 심호흡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가는 현준의 모습에 해설진들이 소리를 높였다. 콰아앙!!! 현준이 스터드로 강하게 잔디를 밟으며 전신에 응축된 힘을 하나로 모아 터뜨리는 순간 엄청난 탄식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어어어?!] 현준의 발등에 걸리며 총알처럼 쏘아져 나간 공이 퍼억 하는 소리와 함께 제대로 암브로스의 복부를 파고든 것이다. '......잘가라.' 바로 정면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손흥민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켜야만 했다. 공에 얻어맞아 사람이 허리가 꺾이며 반으로 접히는 저런 모습을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암브로스의 충열 된 눈알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그 끔찍한 고통이 상상되고 있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그리고 분데스리가에서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공에 얻어맞아 고통을 짓는 선수들은 몇 번이나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공에 얻어맞은 암브로스의 모습은 그 어느 선수보다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동료가 공에 맞고 허리가 꺾이는 모습에 옆에서 수비벽을 쌓고 있었던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표정도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아! 수비에 걸렸습니다! 어어?! 다시 김현준!!!] 하지만 경기는 아직 진행중이었다. 암브로스의 복부에 맞고 튀어나온 공을 향해 또 다시 현준이 달려들고 있었다. 철렁!!!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슈팅은 그대로 수비의 머리를 살짝 스치며 멋진 곡선과 함께 나이지리아의 골 망을 흔들었다. 빈센트 엔예마가 몸을 날려 봤지만, 워낙 절묘하게 꺾인 슈팅이었다. 와아아아!!! [들어갑니다! 대한민국! 동점골!!! 역시 김현준!!!] [진짜 우리 대표팀의 믿을 맨이죠! 어김없이 찬스만 있으면 그대로 골을 성공시킵니다! 이렇게 되면 벌써 월드컵 4 호골을 터뜨리는 김현준 선수입니다!] 현준의 동점골에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아누 경기장에 가득 찬 관중들이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교민들도 있었지만, 브라질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 국민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만큼 현준의 활약을 보기 위해 이 곳 아레나 판타아누까지 찾은 것이다. 그리고 현준을 얼싸안고 동점골의 기쁨을 누리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모습과 함께 카메라가 쓰러져 있는 나이지리아 선수를 비추기 시작했다. [아, 암브로스 선수가 쓰러져 있군요.] [네, 그렇습니다. 아까 김현준 선수의 강력한 프리킥을 몸으로 막아냈었죠.] 슬로우 비디오로 현준의 프리킥에 암브로스가 얻어맞는 장면이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엄청난 슈팅을 그대로 복부에 얻어맞고 고통스러운 장면이 조금의 편집도 없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와 함께 경기장에서는 동점골을 터뜨린 현준이 쓰러져 있는 나이지리아 선수로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괜찮을 리는 없겠지만. 뭐, 괜찮아?" "끄으으으..." 고통스러운 신음성을 내뱉는 암브로스에게 다가간 현준이 자신의 손을 내밀어 암브로스를 잡고 그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암브로스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조용히 암브로스가 들릴 수 있게 귀엣말을 건넸다. "반칙 적당히 해라?" "끄..." 현준의 말에 암브로스가 눈을 부릅뜨고 뭐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복부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고 있었다. 축구공이 아닌 무슨 투포환에 맞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보며 관중들은 축구 선수들끼리의 매너 있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아, 김현준 선수. 역시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다워요. 매너 있는 플레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월드컵인 만큼 자국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는 것도 좋지만, 스포츠맨은 역시 저런 깨끗한 매너를 보유해야죠.] 방금 전 장면은 그대로 화면으로 보여 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조민호와 신연호가 연신 현준의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의 공에 맞고 쓰러진 암브로스를 향해 현준이 다가가 그를 일으켜주며 등을 두드리는 격려를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진실은 오직 둘, 현준과 암브로스, 아니 손흥민까지 셋만이 알 뿐이었다. "형. 안부끄러워요?" "뭐가?" 현준의 뻔뻔한 대답에 질문을 건넸던 손흥민이 머리를 긁적였다. 사방에서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가 현준에게 날아들고 있었다. 쓰러진 나이지리아 선수를 부축해서 일으키는 멋진 장면을 본 관중들의 보답이었다. "일부러 맞추려고 한 건 아니야. 그냥 실수였어." "......" 손흥민은 입을 다물었다. 실수치고는 현준의 슈팅은 너무나 정확하게 암브로스의 복부 정확히 말하면 명치를 강타했다. 노리고 차도 저렇게 차지 못할 정도의 정확성이었다.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멀리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의 쿠이아바에서 한국 응원단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거리 응원을 나온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선제골을 허용했을 때만 하더라도 조마조마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그들은 현준이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내자 열띤 응원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부 국가를 대표에 브라질에서 뛰고 있는 11 명의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존 오비 미켈의 돌파!!! 위험합니다! 한국영!] [아!! 한국영 잘했어요! 위험한 상황에서 잘 끊어냈습니다.] [김현준 돌파해 들어갑니다! 위로 주는 패스. 이청용!!!] [아아아!!! 공 높이 뜨고 맙니다! 이청용 선수.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선수, 본인도 정말 안타까워 하는군요. 그라운드에서 쓰러져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1 - 1. 동점골이 터지고 난 이후 양 팀은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맹렬하게 공수를 교환했다. 미드필더에서 벌어지는 점유율 싸움도 굉장히 치열했다. 오늘 경기를 잡아야만 16 강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물러설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의 다음 상대는 F 조의 시드국 콜롬비아였다. 이미 나이지리아를 2 - 0 으로 누른 콜롬비아는 F 조에서 16 강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였다. 그렇기에 유프 하인케스를 비롯한 한국의 코치진들은 오늘 경기를 어떻게든 잡아서 여유롭게 콜롬비아전을 마무리하고 16 강을 대비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런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빛을 나타내는 선수는 역시 현준이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견제에 전반 초반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현준이 동점골 이후, 움직임이 살아났는지 날카로운 칼을 들이밀며 나이지리아의 수비를 헤집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김보경!!! 아아아!!!] 하지만 마무리가 계속해서 아쉬웠다. 현준이 만들어주는 좋은 찬스를 계속해서 다른 선수들이 날려 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분위기가 흐른다면 금방 역전골이 터져 나올 것 만 같았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세요!!! 00540 죽음의 F 조 =========================================================================                            "경기가 힘들게 흘러가는군." "선수들의 컨디션이 굉장히 안 좋아 보이는군요." 수석코치의 말에 하인케스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벨기에전을 치렀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쿠이아바까지의 거리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될 정도로 상당히 먼 거리였다. 긴 여정 때문일까? 계속해서 공세를 펼쳐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방이 부족했다. "이럴 때 준이 하나 더 해줬으면 좋겠지만..." 말을 마친 하인케스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도 현준은 충분히 잘해주고 있었다. 동점골을 터뜨려 줬고, 나이지리아의 수비를 끌고 다니며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수식어만큼 자신의 명성대로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 선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었다. "이대로 전반전이 끝나면..." 시간은 전반 44 분이 흐르고 있었다. 추가 시간을 조금 생각해도 3 분가량의 시간만 있으면 휴식 시간이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어떻게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사기를 높일지 유프 하인케스의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그리고 그 때였다. 비명이 잔뜩 섞인 엄청난 환호성이 아레나 판타나우를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이청용이 뺏긴 공을 하대성이 걷어내려다 실수를 하며 존 오비 미켈에게 기회를 내준 것이다. "라인을 유지해!!! 선수를 봐!!!" 순식간에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모습에 하인케스가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나이지리아 선수는 셋, 하지만 수비도 넷이나 있었다. 시간만 끌면 충분히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인케스의 외침은 소리없는 아우성에 불과했다.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존 오비 미켈 좌측으로 내주는 공! 아메드 무사 공 띄웁니다!!!] [같이 뛰어야 해요! 야쿠부 헤딩!!! 아!!!] [골...골입니다. 전반 45 분. 나이지리아의 추가골. 아예그베니 야쿠부!] 영국 BBC 가 선정한 역대 월드컵 최악의 실수라는 오명을 받았던 야쿠부. 그것도 한국전에서 골문이 비어있는 완벽한 찬스를 날려 버리며 '니가 가라 16 강' 슈팅으로 무승부를 만들며 한국이 16 강에 올라가는 데 있어 일등공신 역할을 했었던 야쿠부는 4 년 만에 다시 만난 한국을 상대로 완벽한 헤딩 골로 역전을 터뜨리자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전반이 종료되었고, 하인케스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완벽하게 흐름이 끊겨버린 최악의 결과였다. "제길..." "하아..." 라커룸으로 향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다들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특히 수비수들과 골문을 지키는 김승규는 말을 걸기도 힘들 정도였다. 두 경기 네 골. 한 경기당 두 점씩 꼬박 실점을 했다는 결과였다. 게다가 아직 후반전도 남아 있었다.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 자동문과 같은 오명을 받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 한국 수비는 자동문이라는 오명을 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 그와 함께 접근하지 말라는 오오라를 풍기는 선수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현준이었다. "......" "......" 거칠게 자리에 앉는 현준의 모습에 대표팀의 선수들은 다들 조용히 시선을 돌렸다. 할 말이 없었다. 동점골도 현준이 터뜨렸던 데다가 완벽하게 만들어준 찬스도 기회를 얻을 때 마다 놓치고 있었다. 그렇다고 단단한 수비로 공격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아니었다. 벨기에전도 그랬다. 두 골이나 허용했지만, 현준의 화려한 해트트릭에 힘입어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을 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바나나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던 현준이 입을 열었다. "너무한 거 아니야?" "......" 조용한 한 마디였지만, 그 한 마디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표팀 최고 고참중 하나인 하대성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두 번째 실점은 하대성의 실수에서 나온 골이나 다름없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가시방석과도 같은 분위기에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모두의 시선이 문 쪽으로 향했다. "후우..." 후반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 나가기 위해 대기하면서 현준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대표로 나온 월드컵이었다. 축구 선수가 되기 전 현준은 1998 프랑스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 팀이 어떤 투지를 보이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보고 자랐었다. '그 때의 플레이에 많이 욕했었는데...' 골을 넣을 때는 환호를 그리고 어이없는 실수를 했을 때는 비난을 퍼부었었던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월드컵에서 한국은 언제나 약자였다. 매번 16 강을 목표로 월드컵에 참가하고는 했지만, 정작 16 강을 달성했던 것은 한국에서 열렸던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불과했다. 그것도 남아공 월드컵의 16 강은 행운이 아주 많이 따랐던 경기였다. 그렇지만 마족의 힘을 얻고, 순수한 마기를 다룰 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세계적인 스트라이커가 되면 대한민국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미 리버풀이라는 클럽을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만든 전적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고 있는 상황은 현준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공, 수 모두가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투지도 보이지 않았다. 실점을 하면 분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조차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단지 좌절만 할 뿐이었다. "정성룡." "어?" 자신을 부르는 현준의 목소리에 김승규를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낀 정성룡이 흠칫하며 뒤를 돌아봤다. 나이는 현준보다 정성룡이 4 살이나 많았지만,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위상 그리고 현준이 풍기는 분위기에 정성룡은 현준이 반말을 내뱉는 것에 대해 지적하지 못한 채 현준의 말만 기다리고 있었다. "정신 차리고 무조건 막아라. 월드컵이다." "그...그래." "그리고 수비들. 어떻게든 실점하지 마라. 동점골은 내가 넣어줄 테니까. 대신해 실점하면 진짜 가만 안 둔다. 대표잖아? 월드컵이 장난이야? 벌써 네 골 실점한 거 알지? 무슨 독일, 브라질, 스페인 상대해?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잖아? 정신 안차려? 경험 쌓으러 나왔어?" "......" "그 따위 실력으로 16 강 바라는 건 욕심 아니야? 실력이 안되면 투지라도 보이던가." 현준의 거친 지적에 모두들 꿀 먹은 듯 고개를 숙였다. 뭐라 반박을 하려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심판의 신호와 함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자, 우리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실점했던 것은 잊어야 합니다. 아직 경기는 45 분이나 남아있습니다.] 와아아아!!! 중계진들의 멘트를 시작으로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반하고는 다르게 나이지리아는 적극적인 압박으로 수비에 힘을 주는 플레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미 2 - 1 로 리드하고 있는 마당에 무리를 했다가 실점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였다. 특히나 한국에는 김현준이라는 공격수가 있었다. F 조의 다크호스이자 벨기에라는 유럽의 강호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나이지리아 코치진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현준은 눈에 불을 키며 그라운드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움직임이 상당히 활발하네요.] [네, 그렇습니다. 이른 시간에 동점골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국민들도 동점골을 기대하고 있기 않겠습니까? 우리 선수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오늘 경기 잘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수비라인까지 내려갔었던 이청용이 태클로 공을 빼내자 현준이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면서 소리를 질렀다. "뒤!!! 뒷 공간을 노려!!!" "!!!" 현준이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본 이청용이 그대로 길게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다. 하지만 정확하지 못한 패스는 그대로 나이지리아의 수비수가 있는 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칫!!!" 순수한 마기를 통해 공의 방향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느끼며 현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리버풀의 제라드였다면 혹은 모드리치였다면 제대로 공을 자신에게 뿌려줬을 터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자신이 뛰고 있는 팀은 리버풀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자신의 생각대로 선수들이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선수들의 움직임에 자신이 맞출 수밖에 없었다. '약간이지만...' 쿡! 현준의 스터드가 강하게 잔디를 밟았다. 그와 함께 순수한 마기가 현준의 몸 주위로 회오리를 치기 시작했다. [아! 김현준 달립니다!!! 빨라요!!! 엄청 빠릅니다!] 폭풍처럼 순식간에 공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현준이 달려가는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가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대다수의 축구 선수들은 스피드가 빠르다.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차의 제로백으로 비유되는 현준의 40 m 기록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을 정도였다. 그리고 어느새 공이 떨어지는 장소에 도착한 현준과 나이지리아 수비의 몸이 같이 허공을 날았다. [헤디잉!!!] 쿠웅!!! "크윽!" 현준과 몸이 부딪치는 순간 터키의 브루사 스포르에서 뛰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수비수 타예 타이우가 눈을 부릅떴다. 자신보다도 머리 하나가 높이 뛰는 현준의 점프력이 위압감을 느끼면서도 그가 공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심판의 시선을 피해 팔꿈치로 현준을 가격했는데, 오히려 콘크리트를 친 듯 자신의 팔꿈치가 아릿하게 저려오고 있었다. '그래도...' 근육의 갑옷이 상당히 단단하지만, 팔꿈치로 얻어맞은 만큼 현준이 제대로 서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에 타예 타이우는 반칙으로나마 상대를 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현준과 함께 떨어지면서 타예 타이우는 심판이 입에 휘슬을 가져다 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팟!!! 바닥으로 가볍게 착지한 현준이 그대로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차지하자 타예 타이우의 반칙을 선언하려던 심판이 입에서 휘슬을 떼었다. 어드밴티지 룰을 적용한 것이다. [우와! 김현준!!! 달립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먼 거리였지만, 카메라는 타예 타이우가 현준을 가격하는 모습을 정확히 잡아주고 있었다. 그에 대해 비판을 하려는 찰나 그라운드로 떨어졌던 현준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대로 달려서 공을 차지한 것이다. [김현준 치고 들어갑니다!!!] [우리 선수들 빠르게 따라가야죠!!!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시선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와아아아!!! 현준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순식간에 아레나 판타나우가 흥분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 모두들 입만 벌린 채 눈을 부릅떠야만 했다. 키이잉!!! 서서히 시간이 느려지며 날카로운 이명만큼이나 현준의 신경이 벼려지고 있었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슬로우 비디오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 중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현준, 자신뿐이었다. '넣는다...' 이미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가 자신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마계로 떠나기 전 대한민국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단순한 애국심 때문은 결코 아니었다. 한국에 대한 미련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단지 마족이 되기 전, 순수하게 대표팀의 축구를 보며 울고 웃고 즐기던 모습 때문이었다. 그와 함께 자신이 없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욕심 때문이었다. [김현준!!! 빠릅니다. 암브로스가 따라 붙습니다만...!] 나이지리아 수비의 좁은 공간 틈을 현준이 거칠게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지키는 빈센트 엔예마가 앞으로 달려 나오는 순간, 현준의 발이 번쩍하고 움직였다. 2 - 2. 후반 7 분. 아레나 판타나우를 가득 메운 그리고 먼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국민들이 기다리던 동점골이 터졌다. ============================ 작품 후기 ============================ 예약 아이템으로 글 올려놓고 갑니다.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00541 죽음의 F 조 =========================================================================                            [들어갑니다!!! 김현준!!! 동점골!!! 고올!!!!!!] [됐어요! 동점!!! 동점이예요!] 와아아아!!! 열광적인 환호성이 다시 한 번 아레나 판타나우를 뒤흔들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 또한 목소리를 높이며 연신 주먹에 힘을 준 채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름다울 정도로 완벽한 골 장면. 순식간에 나이지리아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환상적인 마무리까지. 그 어느 움직임도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플레이였다. [아! 진짜 김현준! 대단합니다!!! 이렇게 되면 벌서 다섯 골이죠?] [네, 그렇습니다. 정말,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김현준.] 지금 현준의 모습을 보면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2 년 연속 발롱도르의 수상자라는 명성이 오히려 부족한 느낌이었다. 팀이 위험한 상황이면 언제든지 골을 터뜨려주는 그야말로 한국의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외신에서는 김현준 선수가 2014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할 확률이 50% 가 넘다고 했었는데, 왜 그런 평가를 내렸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아. 진짜 뭐라 설명할 말이 없습니다. 저 선수,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저 모습 보세요. 나이지리아의 선수가 반칙을 범했는데도 불구하고 참으며 달리는 모습. 골에 대한 집념이 아주 대단합니다.] 슬로우 비디오로 화면에 방금 전의 골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타예 타이우가 현준의 복구를 팔꿈치로 가격하는 모습도 함께 잡히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경기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오늘 경기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가 팀의 득점을 전부 책임졌거든요? 다른 선수들도 분발해야죠! 나이지리아, 잡을 수 있습니다!] 경기는 아직 40 분가량이나 남아있었다. 역전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불안한 점이라면 역시 두 경기에서 네 골을 실점한 수비진과 골키퍼였다. 하지만 전반전 김승규를 교체해 들어온 베테랑 정성룡이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과 함께 두 중계진은 열심히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공 말고 선수를 보란 말이야!" "공간을 내주지마!!!" 2 - 2. 동점과 함께 그라운드는 더욱 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용호상박이라는 말처럼 양 팀은 치열하게 중원에서 볼을 소유하기 위해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간간히 거친 반칙도 터져 나왔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흐름을 내주는 쪽이 경기까지 내줄 것이라고 다들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영도 그리고 하대성과 함께 한국의 수비진들도 바쁘게 뛰고 있었다. 공격진은 100 점 만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자신들만 잘하면 경기를 이길 수 있는 것이다. "큭! 나도 국가대표라고!!!" 거친 태클과 함께 아메드 무사의 돌파를 끊어낸 홍정호가 소리를 질렀다. 오늘 경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패배할 수 없었다. 이미 예전부터 대한민국은 김현준의 원맨팀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고 있었다. 현준이 워낙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월드컵은 정말 대한민국이 김현준의 원맨팀이라는 수식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홀로 팀 득점의 100 %를 터뜨렸고, 수비진의 허술함도 오히려 가공할 만한 골 결정력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치욕이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 100 점짜리 공격진 그리고 최악의 수비진. 며칠 전, 프랑스의 어느 한 매체가 한국의 전력을 평가한 내용이었다. 그 말대로 지금 상황만 본다면 공격진은 완벽하지만 불안한 수비로 인해 경기를 힘겹게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홍정호의 자존심을 갉아내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홍정호가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공격진이 저렇게까지 해주는 데 경기를 내준다면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었다. 그리고 대표팀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에 경기의 흐름은 대한민국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출렁!!! [아아아......] 안타까움이 가득한 조민호 캐스터의 탄식이 마이크를 통해 흘러 나왔다.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할 말이 없는지 그는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후반 36 분. 코너킥 상황에서 존 오비 미켈이 올린 공을 정성룡이 실수로 놓쳤고, 그대로 야쿠부가 발을 가져다 대며 한국을 골망을 흔들어 버린 것이다. "......씨발." 허탈한 표정으로 공을 바라보는 정성룡과 함께 강하게 그라운드의 땅을 걷어차는 현준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는 거기까지였다. 현준이 홀로 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삐익!!! 삐익!!! 그리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머리를 감싸 쥐며 그대로 그라운드로 쓰러졌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단 한 명, 현준만이 홀로 라커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최종 스코어 2 - 3. 많은 골이 터지며 타국의 팬들에게는 굉장한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경기는 그렇게 나이지리아의 승리로 끝이 났다. 최악의 결과, 그리고 무기력한 수비진. [EPNM = 김민철 기자] 의도치 않게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터지고 말았다. 한국은 21 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2 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만나 2 - 3 으로 패배를 당하고야 말았다. 경기는 팽팽한 백중세였다. 나이지리아가 먼저 골을 터뜨리면 한국이 따라가는 식으로의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하지만 무기력했던 수비진이 문제였다. 벨기에전에서도 두 골을 허용했던 수비진은 나이지리아 공격수들을 상대로도 계속해서 빈틈을 노출하며 위험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전반전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게 만들었다. 한국영도 하대성의 호흡도 아쉬웠다. 기성용을 대신해 경기에 출전한 하대성은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그라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고 했지만, 효율이 떨어졌다. 오로지 손흥민과 김현준만이 제 몫을 다했을 뿐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김현준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벨기에 전 해트트릭에 힘입어 나이지리아전에서도 홀로 두 골을 성공시키며 계속해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어나갔다. 하지만 김현준에게만 모든 것을 기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승규를 빼고 베테리아 골키퍼 정성룡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실수였다. 정성룡은 후반 33 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며 나이지리아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원흉이 되고야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1 승 1 패로, 16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콜롬비아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이도 벨기에가 콜롬비아에서1 - 0 으로 승리를 거두며 양 팀이 모두 1 승 1 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한국은 골득실로 인해 벨기에와 동률로 조 2 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리드 - 내가 진짜 살다 살다 어제 같이 답답한 경기는 처음 본다.] [쿤다라 - 김현준 한국에서 병원 예약해야 될 듯. 월드컵 끝나고 나면 암 걸려 있겠다.] [트릭스타 - 하인케스는 뇌에 구멍이 뚫렸냐? 아니, 정성룡에게 그렇게 당하고도 후반전에 정성룡을 투입하다니...] [halem - 김승규가 워낙 부진해서 정성룡의 경험을 믿고 투입한 거 같은데, 정성룡에게는 손과 발이 없었습니다. 지가 기름손이야 뭐야, 저것은 나도 잡겠다.] [자리드 - 김현준이 태극 마크 입고 있다는 사실이 존나 안타깝다. 차라리 스페인이나 독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같은 축구 강국에 있었으면 진짜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었을 텐데...] [베이비런닝 - 경기 끝나고 김현준 혼자 물먹으면서 밖으로 나가는 모습 진짜 쓸쓸해 보이더라. 진짜 대표 팀에서 축구하고 싶지 않을 듯.] 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끝나자 인터넷, 특히 한국의 축구팬들이 활동하는 사이트는 난리가 터졌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고, 김현준이라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가 판까지 깔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입에 떠 먹여줘도 승리를 받아먹지 못한다는 말은 현재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 팀을 가리키는 말 같았다. 한술 더 떠 한국과 나이지리아전을 지켜본 해외 언론이 정성룡과 김승규 그리고 한국영을 포함해 수비진에게 엄청난 혹평을 내리면서 팬들 가슴을 쓰리게 만들고 있었다. 특히 수비진과 정성룡에게는 3 점을 부여하며, 재앙과 같은 경기력이라고 얘기했고, 김현준에게는 9 점을 부여하며, 오로지 혼자만이 그라운드에서 빛이 났다고 표현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엄청난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었다. 예외가 있다면 오직 현준이었다. 어찌되었든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패배하고, 벨기에가 콜롬비아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F 조는 그 어느 팀도 16 강을 확신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혼돈의 조가 되어버리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불리한 일정은 바로 한국이었다. 골득실로 인해 현재 조 2 위를 차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상대가 바로 콜롬비아기 때문이었다. 라다멜 팔카오가 주장으로 있는 남미의 다크호스 콜롬비아는 그 치열하다는 남아메리카 지역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의 뒤를 이어 2 위를 차지하며 가볍게 본선에 진출한 축구 강국이었다. 게다가 FIFA 랭킹까지 꽤나 높았던 터라 톱시드로도 선정이 되었을 정도였다. 특히 예선 두 경기에서 한 골만을 내준 탄탄한 수비력은 한국에게 있어서는 재앙이 다름없었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은 총 다섯 골을 터뜨렸는데, 그 모든 것이 오로지 현준의 골 결정력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콜롬비아는 라다멜 팔카오, 하메스 로드리게스, 잭슨 마르티네스, 카를로스 바카등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버금가는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한 팀이었다. 비록 벨기에 전에서 무득점으로 그치기는 했지만, 두 경기에서 다섯 골이나 실점한 한국 대표 팀의 수비수들이 막기에는 너무나도 버거워보였다. [김현준, 연습 도중 부상 호소.] 그리고 한국 축구 팬들을 좌절에 빠뜨리는 기사가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다음날 터져 나왔다. ============================ 작품 후기 ============================ 주말에 연참을 하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좋아져서 푹 쉬었어요. 연참은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실연재를 하는데 몸이 거부하네요. 메르스 때문에 병원에 갈 수도 없고. 밤에 고열이나서 좀 무서웠는데, 걍 냉찜질하니까 그나마 나아졌네요. 00542 죽음의 F 조 =========================================================================                            "하아...머리가 아프군." 수석 코치가 가져온 정보를 검토하던 하인케스가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미 바이에른 뮌헨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하인케스는 축구의 변방인 아시아의 나라를 맡아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자신의 축구 인생 마지막을 장식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인케스가 감독직으로 아시아의 축구 강국인 일본이 아닌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는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그라운드의 지배자. 김현준을 가리키는 별명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리고 축구팀을 맡고 있는 감독들에게 있어서 그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기대를 걸 수 있는 골잡이라는 점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은 한수 위로 평가받는 벨기에를 상대로 김현준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승점 3 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나이지리아 전도 마찬가지였다. 골을 내주며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 갈 때 마다 김현준은 홀로 동점골을 넣어주며 경기를 계속해서 원점으로 돌려주곤 했다. "정말로 피곤하군." 아직 월드컵은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현재 1 승 1 패로 충분히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며 16 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굳건하게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이탈해버렸고, 선수단의 사기는 말이 아니었다. "부상이라..." 김현준은 데뷔 후, 철인이라는 말처럼 부상을 입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하필이면 그 부상이 지금 이 상황에, 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일어난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 한국 언론은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팀 득점의 대부분도 아닌 팀 득점의 100% 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 브라질 월드컵 득점 순위 1 위를 달리고 있는 현준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준은 어떤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수석 코치의 모습에 하인케스가 입을 열었다. "홀로 방에 있는 모양입니다. 훈련에서는 이미 제외했습니다. 지금은 컴퓨터를 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하..." 한국 본토에 현준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흘러간 것은 기자들의 오지랖에 따른 설레발이었다. 콜롬비아 전을 앞두고 현준이 홀로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들끼리 추측성 기사가 마치 사실처럼 보도된 것이었다. 실제로 조금의 부상을 호소하기는 했지만, 기자들이 연신 내보내고 있는 경기에 출전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나이지리아 전 패배의 실망감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 모양입니다. 국가 대표와 클럽멤버들의 실력차이가 이렇게 크게 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죠." "유럽이나 아시아나 선수들의 기량 차이는 그렇게 엄청나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 물론 특별한 선수들을 제외한다면 이라는 말은 붙이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벨기에나 나이지리아나 충분히 한국 대표팀이 상대할 수 있는 나라들이었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 자신이 뽑은 대표팀 선수들은 너무나 작아지고만 있었다. 특히 나이지리아 전 패배 이후 수비진의 사기는 그야말로 바닥을 달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서로 힘을 모으고 대회를 치러나가야 할 이 시기에 공격진과 수비진의 불화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현준이 홀로 훈련을 거부한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럴 만도 했다. 이제까지 한국 대표팀에서 월드컵에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는 안정환과 박지성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 월드컵에 출전한 현준은 홀로 다섯 골이나 터뜨리며 단 한 번의 출전 만에 한국의 기록을 새로 써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현준의 이런 골 폭풍의 활약 속에도 한국은 가까스로 1 승 1 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골을 많이 터뜨려도 부질한 수비진이 버텨주지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하인케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현준과 선수들 특히 수비진들과의 불화 때문이 아니었다. "기자 회견은 언제지?" "세 시간 후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끔찍한 기자회견이 될 것 같습니다. 감독님의 선수기용 문제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수석 코치의 말에 하인케스를 입을 다물었다. 선수기용 문제. 아마도 정성룡을 일컫는 게 아닐까 싶었다. "분명 정은 노련한 골키퍼네. 월드컵에도 출전한 경험도 있고 말이지." 하인케스가 투덜거리듯 말했다. 믿고 골문을 맡겼던 김승규는 멋진 선방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월드컵에서 무려 네 골이나 실점했다. 자동문이라는 오명을 얻은 부실한 수비진이 이유였지만, 김승규가 수비라인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45 분간 노련한 골키퍼인 정성룡을 내세운 것인데, 그는 끔찍한 실수로 나이지리아전 패배의 원흉이 되고야 말았다. "까닥하다가는 콜롬비아전이 내 인생의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르겠군." "......" 하인케스의 푸념에 수석 코치가 입을 다물었다. 그만큼 대표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서로 힘을 합쳐야 할 선수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며 하나로 뭉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월드컵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콜롬비아전을 좋게 마무리하고 16 강에 진출할 수 있다면 16 강전에는 기성룡이 복귀할 수 있었다. 분명 기성룡은 한국 선수단의 핵심이 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기성룡 하나가 빠졌다고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한국 선수단은 스타 플레이어에 대한 의존이 너무 강해." 김현준, 기성룡이 빠진다면 한국 대표팀은 이빨 빠진 호랑이에 불과했다. 아마 그 둘 없이 경기에 나섰다면? 일본처럼 1 무 2 패 혹은 3 패 로 월드컵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았다. 1 명이 빠진 벨기에를 상대로 패배를 거두는 끔찍한 결과가 나왔을 지도 몰랐다. "일단은 그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게 먼저겠지. 준에게는 계속해서 휴식을 주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하인케스의 말에 수석 코치 게르만 헤를란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와아아아!!! 대한민국 대표팀이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걷고 있는 와중에도 월드컵은 계속해서 진행되었고, 16 강 진출팀은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이미 A 조에서는 브라질과 잉글랜드가 16 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A 조 최약체로 손꼽혔던 일본은 가나와의 대결에서 1 - 1 로 무승부를 거두며 1 무 2 패로 승점 1 점을 획득했다는 것에 의의를 가지고 브라질 월드컵에서 퇴장해야만 했다. [아아!! 스페인! 남은 시간은 4 분.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됩니다! 이렇게 되면 16 강 탈락이에요!!!] [우루과이와 포르투갈 전에서 포르투갈이 우루과이를 상대로 1 - 0 으로 승리를 거두며 포르투갈이 16 강 진출 확정. 우루과이가 승점 4 점으로 조 2 위가 유력하거든요? 스페인 여기서 경기 종료되면 2 무 1 패로 16 강 탈락입니다!!!] 스페인, 우루과이, 멕시코, 포르투갈이 함께한 죽음의 조라 불렸던 B 조에서는 이변이 벌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인 스페인이 마지막 경기에서 멕시코와 무승부를 거두며 16 강 진출에 발목을 잡혔고, 우루과이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포르투갈이 우루과이와 함께 16 강에 진출하고야 말았다. C 조에서는 크로아티아와 체코가 16 강 진출권을 따냈고, D 조에서는 당연히 16 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 스웨덴, 튀니지의 치열하게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스웨덴이 16 강에 올랐다. E 조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아르헨티나가 16 강에 올라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패널티!!! 패널티 입니다!!!] [와!!! 우즈베키스탄 정말 놀랍습니다!!! 이렇게 되면 16 강 진출 어떻게 될지 몰라요! 우즈베키스탄이 이골을 성공시키면 16 강 진출 확정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게 패배하고 이집트에게 무승부를 거두며 어떻게든 우즈베키스탄을 잡아야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스위스가 후반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패널티 킥을 내줬고, 2 - 2 무승부를 기록하며 16 강에 탈락하고야 만 것이다. "아르헨티나냐 우즈벡이냐의 싸움이 되겠군." 인터넷으로 이제까지 16 강에 진출한 팀을 보며 현준이 중얼거렸다. 16 강에 진출하는 10 개의 팀이 정해졌고, 남은 것은 한국이 포함된 F 조와 G 조 그리고 H 조의 경기뿐이었다. 만약 16 강에 한국이 진출하게 된다면 한국의 상대도 정해졌다. 아르헨티나냐 혹은 우즈베키스탄이냐의 경기였다. 현재 F 조는 네 개의 국가가 모두 1 승 1 패. 승점 3 점으로 동일한 승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골득실로 콜롬비아가 1 위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조차도 1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이 조 1 위로 16 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굉장히 많았다. "하나 확실한 것은 콜롬비아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안전하게 16 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지." 만약 한국이 콜롬비아 전에서 패배를 하면 무조건 16 강 탈락이었다. 무승부를 거둬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미 콜롬비아에게 골득실로 밀리는 지금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전에서 어느 한 팀이 승리를 거둘 경우 그 팀이 16 강에 진출하기 때문이었다. "완벽하게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나이지리아전의 패배가 너무나도 뼈아프게 느껴졌다. 만약 나이지리아 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조 1 위를 차지하며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면? 8 강도 거저먹는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F 조 1 위의 16 강 상대는 E 조 2 위인 우즈베키스탄이니 말이다. 어쨌든 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이제는 당장 내일 있을 콜롬비아 전을 대비해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도무지 좋은 방도가 떠오르지를 않았다. 아시 애시당초 골을 넣어도 수비진이 버텨주지를 못하니 힘이 나질 않았다. 한국 대표팀은 현재 사우바도르에 캠프를 잡고 있었다.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가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경기가 열렸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쿠이아바로 이동한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한 상황이었다. "내일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려나..." 마리오 예페스, 후안 카멜로 수니가, 파블로 아르메르, 산티아고 아르메로등이 이끄는 콜롬비아의 수비진은 두 경기에서 1 점만을 실점하는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일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소 두, 세 골을 터뜨려야만 했다. 현재 자동문이라는 수비진을 생각하면 그 이상의 골을 터뜨려야 할지도 몰랐다. "꽤 힘들겠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현준은 컴퓨터 영상을 통해 눈으로 콜롬비아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며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내일 있을 경기를 그리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즐감하세요. 어제는 컴퓨터 문제로 하루 쉬었네요. 00543 짜릿한 경기 =========================================================================                            아레나 폰치 노바. 브라질 세리 A 의 EC 바이아가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는 이 경기장은 최대 48000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2014 년 브라질 월드컵이 열릴 경기장으로 선정되며 2013 년 4 월에 완공된 최신 경기장이었다. 그리고 오늘 콜롬비아와 대한민국의 F 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아레나 폰치 노바에는 많은 관중들이 벌써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오늘 경기 잘 풀어나가야 할 텐데요." 오늘도 신연호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춰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일전을 중계할 조민호 캐스터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1 승 1 패. 대한민국과 콜롬비와의 승점은 똑같았지만, 골득실로 인해 콜롬비아는 1 위, 그리고 대한민국은 벨기에와 함께 공동 2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사기가 걸림돌이지." 하지만 현재 분위기는 대한민국보다는 콜롬비아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이며 패배를 당한 한국과는 달리 콜롬비아는 비록 벨기에에게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두 경기 1 실점이라는 좋은 수비력을 자랑하는 나라였다. "나이지리아전의 패배가 컸어요." "국민들의 비난도 엄청났고. 어린 선수들이 충격이 꽤 컸을 거야." "그러게요. 무분별한 비난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 텐데요." "그래도 국민들의 비난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야. 김현준이라는 한 선수가 그렇게까지 해줬는데 결국 얻은 건 패배였으니까." "......"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을 들으며 조민호 캐스터는 입을 다물었다.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이후 대표팀 선수들 특히 수비수와 골키퍼에게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더군다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정성룡은 천하의 역적이라는 말로 축구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지금도 받고 있었다. 오죽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짐을 싸서 돌아오라고 말하는 팬들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팬들의 비난도 오늘 경기 승리를 거둬 16 강에 진출할 수만 있다면 싸악 잦아들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 선수의 출전이 확정되어야만 했다. "김현준의 부상은 괜찮을까요?" "부상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의 불화설 때문이라는 말도 있던데..." 신연호 해설위원의 중얼거리듯 말했다. 정확한 소식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표팀이 철저하게 함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긴 나이지리아전에서 김현준 선수가 조금 화를 내는 모습이 잡히긴 했었죠." 정성룡이 어이없는 실수로 골을 허용했을 때 김현준이 그라운드의 바닥을 강하게 차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었다. 그리고 잠시 후, 자신의 발길질에 날아간 잔디를 다시 주워서 꾹꾹 누르는 장면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씁쓸한 웃음을 터뜨렸었다. "혼자 모든 것을 해나가려니 답답했을 테지." "하하하." 어색한 웃음 속에서 중계 준비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 선발 라인업이 스태프들을 통해 전달되는 순간 조민호와 신연호 해설위원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김신욱...?" "김현준이 없는데? 이거 확실한 거 맞아?" 선발 라인업에는 분명히 있어야할 선수가 빠져 있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이자 현재 5 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득점 순위 1 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준이었다. "뭐야?!" "어? 김현준이 없는데? 하인케스 미친 거 아니야?" "김현준 없이 콜롬비아를 어떻게 이겨? 씨발!" 충격에 빠진 것은 오늘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의 축구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 대표팀 공격진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빠져 있는 것이다. 물론 짐작이 가는 건 있었다. "아, 그 부상 진짜였나?" "연막 같은 거 아니었어? 아! 월드컵...씨발 망했네. 쟤들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이길 리가 없잖아." 며칠 전, 김현준이 부상을 호소했다는 기사가 크게 강타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화면에는 김현준이 무표정한 모습으로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이 나와 있었다. [아, 김현준 선수. 오늘은 벤치에 앉아 있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전에 김현준 선수의 부상 소식이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하인케스 감독이 이런 결정을 내린 듯 보입니다.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이렇게 되면 꽤 타격이 크겠는데요.] [아무래도 후반 조커로 투입할 생각으로 보이는데, 그 때까지 우리 선수들 좋은 경기를 펼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준이 부상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진행한다는 소식은 외신을 통해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중계진 옆에 자리를 잡은 콜롬비아 중계진은 신이 난 듯 엄청난 속도로 말을 내뱉고 있었다. 콜롬비아가 16 강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오늘 최소한 무승부를 거둬야 했는데, 한국을 대표하며 월드컵에서 가장 골을 많이 터뜨린 공격수가 벤치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30 분이라...' 그리고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현준은 벤치에서 콜롬비아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는 동료들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현재 선수들은 자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네. 그런 안일한 정신 상태를 조금이라고 고쳐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 이런 내 선택으로 대한민국이 16 강을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겠지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난 내 선택이 옳다고 보네." 오늘 경기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인 하인케스는 일찌감치 현준을 불러 전반 30 분쯤 투입시킬 거라고 말을 했었다. 선발이 아니라는 것에 현준이 놀란 표정을 지었을 때 하인케스는 저런 말을 꺼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아직 유럽이나 남미의 축구강국과 비교해서는 기량의 차이가 분명 있었다. 그런 차이를 조금이라도 메꾸는 것이 이기고 싶다는 의지와 투지인데, 현재의 대표팀에서는 그런 모습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유프 하인케스는 자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하인케스의 말에 현준도 동의했었다. 골을 실점해도, 절실하게 골을 넣지 않아도 한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경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니 선수들의 마음에 이기고 싶다는 투지와 절실함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중앙으로 보내는 공. 프레디 구아린이 잡습니다.] [인터 밀란에서 뛰고 있는 선수죠? 중원의 지휘자로 정확한 패싱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이 선수에게서 콜롬비아의 공격진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조심해야 됩니다.] 콜롬비아는 수비라인은 끌어올리며 전반부터 강하게 한국 선수들을 압박하면서 플레이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 무승부만 거둬도 16 강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이지만, 한국의 요주의대상인 김현준이 빠진 만큼 일찌감치 골을 터뜨려 16 강 진출을 확정지을 생각이었다. [어어?!] 그리고 경기를 중계하던 조민호 캐스터가 낮은 탄성을 터뜨렸다. 방금 전, 동시간대에 경기가 진행되는 벨기에, 나이지리아전에서 벨기에가 선제골을 터뜨렸다는 내용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한국으로서는 안 좋은 흐름이었다. 만약 벨기에가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한국은 무조건 콜롬비아를 잡아야만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우리선수들 적극적으로 수비에 임해야 합니다. 콜롬비아 선수들이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거든요? 기세에서 밀리면 안되요.] [네, 그렇습니다.] 콜롬비아의 강렬한 압박 플레이를 구자철이 태클로 끊어내며 한국 진영 깊숙이 얻은 던지기 공격이었다. "이쪽으로 보내!!!" "형! 여기여기!!!" 그리고 공을 잡은 김창수가 이마의 땀을 훔치며 재빠르게 눈을 굴렸다. 그라운드의 공간 곳곳에서 동료들과 콜롬비아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안전하게. 최대한 멀리...' 김창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콜롬비아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에 비해 개인기량이 뛰어난 만큼 안전하게 플레이해나가야만 했다. 괜히 가까이 있는 선수에게 공을 보냈다가 뺏기기라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지도 몰랐다. 더군다나 오늘의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닌 한국의 16 강 진출이 걸려 있는 마지막 경기였다. "하압!!!" 기합과 함께 김창수가 힘껏 멀리 공을 던졌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어느새 한국 진영까지 온 콜롬비아의 한 선수가 몸을 날렸다. "수퍼 마리오" 라는 별명과 함께 최고의 수비수중 하나로 평가받는 선수인 마리오 예페스 였다. [마리오 에페스!!!] 라다멜 팔카오가 주장 직을 겸하기 전 콜롬비아의 주장을 맡고 있었던 선수로 2001 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이끌었던 콜롬비아의 황금 세대중 마지막 현역 선수이기도 한 노장이었다. 그리고 예페스는 노장다운 노련함을 보이며 머리로 공을 로드리게스에게로 보냈다. [로드리게스에게로 연결됩니다. 로드리게스의 빠른 돌파! 우리나라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공이 어디로 갈지 예상하면서 움직여야 되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큰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하지만 빠르게 밀고 들어오는 콜롬비아의 공격진에 한국의 수비진은 속절없이 뒤로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로드리게스의 패스를 받은 라다멜 팔카오가 슈팅을 때리는 순간 홍정호가 앞을 가로막았다. [홍정호!!!] 파앙!!! 삐이익!!! 라다멜 팔카오가 때린 공이 홍정호가 몸으로 막아내는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그리고 잠시 후, 커다란 환호성이 아레나 폰치 노바를 흔들기 시작했다. 라다멜 팔카오의 슈팅은 홍정호의 몸, 정확하게 말하면 홍정호의 손에 맞고 튕겨져 나갔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홍정호는 패널티 에어라인 안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 경기를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침묵을 유지했다. 심판의 휘슬은 분명히 울렸다. 하지만 그 휘슬이 과연 어떤 의미의 휘슬인지가 중요했다. 그리고 잠시 후 패널티킥이 선언되자 둘은 자신들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전반 6 분. 경기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하루 늦었네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44 짜릿한 경기 =========================================================================                            [아...정성룡 선수 멋진 선방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금 모든 국민들이 정성룡 선수의 선방을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을 겁니다.] 두 경기 4 실점. 월드컵에서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준 김승규 대신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오늘 콜롬비아 전 출전할 한국의 수문장으로 정성룡을 선택했다. 비록 나이지리아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최악의 실수를 보이기는 했지만, 큰 경기인 만큼 베테랑의 힘을 믿은 것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준비하는군요.] AS 모나코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남미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별명으로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축구 실력으로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찹니다!!!] [정성룡!!!!!! 아...] 출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대담한 슈팅. 하지만 정성룡은 왼쪽으로 몸을 날린 후였고, 그렇게 한국은 전반 7 분 만에 한 골을 허용하며 스코어는 0 - 1. 콜롬비아가 리드하기 시작했다. [괜찮습니다. 아직 우리 선수들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선수들의 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말했다. 이렇게 되면 두 골을 넣어야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미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벨기에가 한 골 리드하고 있는 상황.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면 16 강에 진출할 팀은 벨기에와 콜롬비아였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 선수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면 됩니다. 아직 시간 많거든요?] 조민호 캐스터도 덧붙였다. 이대로 월드컵을 포기하기에는 4 년이나 기다린 시간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두 해설진의 멘트 때문일까?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그리고 오늘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 노바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도 목청껏 대표팀을 위해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집중하자! 해낼 수 있어!!!" 팬들의 응원에 힘이 솟은 것일까? 벤치에 있는 김현준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낀 구자철이 선수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경기는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라다멜 팔카오!!!] [아!!! 위험합니다!!!! 아아아!!!!!!] [하메스 로드리게스!!! 정성룡!!!!] [아......] 마치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콜롬비아와 한국전을 중계하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가까스로 열며 멘트를 이어나가야만 했다. [또 다시 실점합니다. 한국.] 0 - 3. 이제 전반 18 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첫 실점 후, 10 분이 지났는데 수비진이 우르르 무너지며 무려 세 골이나 내주고야 말았다. 대한민국도 아시아를 대표해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였다. 아무리 콜롬비아가 시드국이라고는 하지만 충분히 상대하지 못할 전력은 아니었다. 지금 눈에 보이는 스코어가 마치 환상처럼 보였다.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질 리가 없었다. "어어엉...으아앙!!!" 한국의 16 강 진출을 위해 거리 응원을 나섰던 한 여인이 또 다시 한국이 실점을 하는 모습을 보고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다들 자신의 입술만을 깨물었다. FIFA 발롱도르라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만 주는 상도 타고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도 여럿을 배출 해 냈었다. 하지만 월드컵 16 강이라는 이 길이 어째서 이렇게나 힘들고 먼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 하인케스 감독 선수 교체하는군요.] [김현준 선수가 드디어 투입되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 가벼운 부상이 있다고는 하는데, 오늘 경기 2014 브라질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세 번째 골을 허용하자 결국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이청용을 제외하고 김현준을 투입하는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말했다. 16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네 골을 넣어야만 했다. 약 팀을 상대로도 네 골을 넣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상대는 시드국 콜롬비아였다. 아직 시간이 꽤 많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너무나도 큰 점수 차였다. [우리 선수들. 조금 더 힘내서 멋진 경기 보여줬으면 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멘트를 받았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투지를 보여 어떻게든 골이라도 넣고 월드컵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크윽..." 골을 넣고 환호하는 콜롬비아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홍정호가 고개를 숙였다. 십 분 만에 무려 세 골. 분데스리가의 FC 아우쿠스부르크에서 뛰며 선진축구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세계 축구와의 격차가 이렇게나 큰 것일까? 분한 마음이 들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4 년에 한 번 다가오는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 끔찍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선수들을 불러 모으는 군요.] [네, 나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좀 더 소통을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구자철에게서 주장 완장을 받은 현준이 선수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월드컵 16 강 진출하고 싶지?" "......" 현준의 말에 모두들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물론 다들 진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너무나도 안 좋았다. 가능하다면 경기를 시작 전으로 돌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손흥민의 어깨를 강하게 치며 현준이 다시금 말했다. "네 골만 넣으면 돼. 더 이상 실점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시간 많이 남았잖아? 한 번 해보자." 아직 70 여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공은 둥글고 경기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말에 모두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만약 이대로 경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다시 경기 재개됩니다.] [우리 선수들 힘들겠지만, 경기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세 골이라는 리드와 함께 김현준이라는 요주의 인물이 투입되었기 때문일까? 콜롬비아 선수들은 라인을 내리며 수비에 힘을 주는 전술을 펼쳤다. 이미 세 골이나 리드하고 있는 만큼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공격의 끈을 늦추지는 않았다. 콜롬비아에는 유로파 리그의 제왕, 엘 타이거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우수한 헤딩 능력과 확실한 골 결정력을 지닌 라다멜 팔카오가 있었다. 하지만 수비에 힘을 쏟기 시작해서 일까? 거칠게 압박을 펼치던 콜롬비아를 상대로 한국 선수들이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중앙에서는 계속해서 치열한 볼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와아아아!!! [어어어어!!!] 그리고 경기를 중계하던 조민호 캐스터가 높은 고음을 내질렀다. 콜롬비아의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뒤로 공을 패스하는 것을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한 선수가 빠르게 가로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어정쩡한 패스는 고맙지.' 빠른 속도로 그라운드를 내달리며 현준은 혀로 입술을 가볍게 훑었다. 그러면서 순수한 마기를 사방에 흩뿌리기 시작했다.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콜롬비아 수비수들과 대표팀 동료들의 움직임이 하나둘씩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툭! 그리고 콜롬비아의 수비수 파블로 아르메로가 자신의 마크하기 위해 달려오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재빠르게 대각선 빈 공간으로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 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해 공을 낚아챈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김현준의 스루패스! 손흥민!!!] [자! 멋지게 하나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현준이 투입되자마자 6 분 만에 모처럼 보여주는 좋은 공격 기회였다. 세 골이라는 점수 차이는 분명 크지만, 이런 공격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성공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했다. 그리고 공을 받은 손흥민은 그대로 중앙 쪽으로 공을 띄어 올렸다. [손흥민 띄어주는 공! 김신욱!!!] 196 cm 미터의 거대한 키를 지닌 김신욱과 콜롬비아의 수비수 마리오 예페스가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경합의 승자는 김신욱이었다. 큰 키와 체격을 이용해 제대로 공에 머리를 가져다 댄 것이다. 그리고 김신욱의 머리에 맞은 공이 지면으로 떨어져 내리는 순간 한 선수가 빠르게 달려들며 그대로 강하게 걷어찼다. [김현준!!!] 출렁! 그리고 현준의 발끝에 제대로 걸린 공은 콜롬비아의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의 손끝을 살짝 스치며 강하게 콜롬비아의 그물을 꿰뚫었다. [우와아!! 들어갑니다! 만회골! 만회골이 터져 나옵니다!!! 김현준!!!] [아! 그림 같은 장면이 나왔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스루패스와 손흥민 선수의 크로스. 그리고 김신욱 선수가 헤딩으로 떨궈주는 공을 김현준 선수의 정확한 마무리. 정말 만화같은 완벽한 플레이였습니다.] 순식간에 터져 나온 만회골에 조민호 캐스터가 양손을 펼치며 소리를 질렀고, 신연호 해설위원은 방금 전 플레이를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연호 해설위원 또한 엉덩이가 들썩 거리고 있었다. 김현준이 투입된지 이제 6 분이 지났을 뿐인데 1 점을 만회한 것이다. 게다가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이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여섯 골을 터뜨리며 득점 선두자리를 계속 유지하게 됩니다. 네이마르 선수와 마리오 괴체 선수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세 골로 공동 2 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딱 그 두배의 골을 기록하는군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손흥민 선수에게 주는 스루패스도 굉장히 정확했고, 공의 낙하지점으로 달려가 정확하게 발리 슈팅을 때리는 결정력. 역시 김현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단한 플레이였습니다.] [이렇게되면 자, 우리선수들 아직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세 골. 세 골만 더 넣으면 16 강에 진출할 수 있거든요?] 이제 갓 한 골을 만회했을 뿐인데, 조민호 캐스터는 벌서 16 강이라도 진출한 양 흥분한 듯 멘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 골로 인해 흐름이 한국으로 넘어온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흐름이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넘어왔다는 것도 말이다. 또 한 번 이런 플레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오늘 경기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1 참. 00545 짜릿한 경기 =========================================================================                            [김현준!!! 골!!! 만회골!!! 만회골이 터져 나옵니다!!!] 와아아아!!! "이야아아!!!!" "역시 김현준!!! 씨발! 내가 해낼 줄 알았어!!!!" "골!!! 골!!! 세 골 남았습니다!!! 세 골!!!" 현준이 투입되자마자 순식간에 터진 만회골에 거리 응원을 나온 사람들은 광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마치 10 분 만에 세 골을 실점하며 실망과 욕설을 퍼부었을 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김현준, 손흥민, 김신욱 다시 김현준에게로 이어지는 멋진 패스에 완벽한 마무리를 보며 연신 환호성과 감탄사만 내뱉고 있었다. 방금 전의 골 장면은 그야말로 하나의 작품이었다. "세 골. 우리 선수들이 세 골 더 넣기를 열심히 응원합시다!" 오늘 거리 응원을 주도하는 붉은 악마의 임원들이 외쳤고, 잠시 후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소리와 박수소리가 광장 가득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화면에서는 골 세리모니를 펼치는 현준과 그런 현준을 둘러싸고 함성을 지르는 국가 대표팀 선수들이 나오고 있었다. "좋아! 이대로 하나씩 하는 거야! 이 기세로 나가자고! 수비진 정신 바짝 차리고!" "넵! 캡틴!" 현준의 말에 한국영이 외치듯 말했다. 고작 한 골을 만회한 것에 불과하지만, 이 한 골의 의미는 굉장히 컸다. 콜롬비아를 상대로 스코어를 따라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전반 26 분. 이른 시간이 터진 만회골이었다. "큿..." 그리고 환호성을 지르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콜롬비아의 골키퍼 다비스 오스피나가 골망 안에 들어가 있는 공을 걷어찼고, 그 모습을 보며 마리오 예페스가 말했다. "침착해. 아직 스코어는 우리가 리드하고 있어." "막을 수 있었는데...아쉬워서 그래." 살짝 손끝을 스치고 들어간 공이었다. 조금만 더 일찍 뛰었어도 막을 수 있었다. 어쨌든 한 골을 실점하기는 했지만, 아직 콜롬비아는 두 점이나 한국을 상대로 리드하고 있었다. 게다가 무승부만 거둬도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만회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을 상대로 콜롬비아는 두 가지 선택을 내릴 수 있었다. 맞불을 놓느냐 아니면 좀 더 수비를 단단하게 구축하며 경기를 마무리하느냐. 그리고 콜롬비아 감독과 선수들이 선택한 전술은 좀 더 수비를 단단하게 구축하자였다. 두 경기에서 1 실점을 했을 정도로 콜롬비아의 수비진은 단단했고, 또한 충분히 한국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콜롬비아도 선수를 교체하는군요.] [카를로스 바카 선수가 빠지고 크리스티안 사파타 선수가 나옵니다. 현재 세리에 A 의 AC 밀란에서 뛰고 있는 선수죠?] [이렇게 되면 콜롬비아는 공격수를 한 명 제외하고 수비를 한 명 더 늘립니다. 좀 더 수비적으로 단단하게 뒷문을 잠글 생각으로 보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침착하게 콜롬비아의 수비를 공략해 줬으면 좋겠는데요.] 경기를 재개하는 휘슬과 함께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공격수를 하나 줄였다고는 하지만 라다멜 팔카오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프레디 구아린으로 이루어진 콜롬비아의 공격진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라다멜 팔카오. 하메스 로드리게스로 하메스 로드리게스 선수가 공간을 넓혀주는군요. 콜롬비아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이 선수를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영 선수가 따라 붙습니다.] [아! 공 빠졌습니다. 프레디 구아린 크로스!!! 홍정호!] 중앙에서 한국영을 앞에 둔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측면으로 재치 있게 공을 보냈고, 프레디 구아린의 크로스가 라다멜 팔카오의 머리에 닿는 순간, 한 발 먼저 홍정호가 공을 걷어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워낙 세계적인 선수들만 모아놓은 콜롬비아의 공격진인 만큼 조그마한 실수로 곧바로 골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큭...!" 그리고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본 한국영이 이빨을 아득 깨물었다. 프리미어리그의 우승팀, 세계 클럽 역사상 2 년 연속 최초로 쿼드러플을 달성한 리버풀의 1 군 미드필더의 자존심 때문이었다. 상대가 콜롬비아의 신성이라고 불리는 AS 모나코의 에이스라고는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만큼은 절대 뚫리고 싶지 않았다. "잘하고 있어! 긴장하지 말고! 연습하던 대로만 플레이 해!!!" 뒤에서 정성룡이 외쳤다. 대표팀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포화를 받는 선수가 바로 그와 김승규, 골키퍼들이었다. 두 경기 4 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정성룡은 오늘도 10 분 동안 무려 상대에게 세 골을 헌납 했었다. "내 골키퍼 인생을 자존심을 걸고 절대 여기서 먹히지 않을테다." 한국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이운재의 뒤를 이어 대표팀 골키퍼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K 리그의 활약하고는 달리 정성룡은 국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팬들의 비난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대표팀 골키퍼 라는 것을 증명해야했다. 와아아아아!!! 한국의 만회골 이후 일방적이었던 경기가 밀고 밀리는 치열한 경기로 변해가자 그라운드를 찾은 팬들이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을 향해 환호성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42 분.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공을 김신욱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신체조건을 이용해 공을 따내자 한국 팬들의 응원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현준에게 넘겨!!!" "패스패스!!!" 관중석에서 관중들이 뭐라고 말하는지도 모른채 공을 따낸 김신욱은 재빠르게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리고는 바로 앞에 보이는 구자철을 향해 공을 밀어 넣었다. [김신욱! 구자철에게로!!! 구자철!!! 반대쪽에 손흥민 선수가 있습니다!!! ] [구자철 길게 측면으로!!! 아주 잘 봤어요!] 순식간에 경기의 템포가 급속도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흥민이 공을 잡는 것을 본 현준이 빠르게 성큼성큼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느낌이 좋았다. 전반이 끝나기 직전 또 한 골을 넣을 수만 있다면, 이 경기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짧게 보내!!!" 파아앗!!! 순수한 마기가 현준의 온 몸을 감싸기 시작하며 그라운드의 모든 정보가 하나둘씩 머릿속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경기장에 불어오는 바람, 선수들의 호흡과 근육의 이동방향, 잔디의 누운 각도까지. 세세한 정보 하나하나가 차곡차곡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손흥민이 올린 크로스가 옆으로 곡선을 그리며 자신에게 날아온다는 것 까지도 말이다. [손흥민 짧게 올리는 공!!!] [김현준!!! 연결되었습니다!] 손흥민의 크로스가 콜롬비아 수비수를 지나치며 현준에게로 연결이 되자 조민호 캐스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잘하면 또 다시 골이 터질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었다. 신연호 해설위원도 마찬가지였다. 첫 번째 만회골때는 내심 침착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경우가 달랐다. 만약 지금 골을 성공시키면 정말 이 경기 어떻게 될지 몰랐다. "연결됐다!!!" "마크해!!!" SSC 나폴리의 수비수이자 콜롬비아 수비의 핵심인 후안 카밀로 수니가가 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떻게든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이상 한국에게 공간을 허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현준에게 가까이 다가선 수니가가 자신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들이받는다!' 카드를 받아도 좋았다. 하지만 상대방의 기세를 끊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반칙만큼 좋은 게 없었다. 그리고 그런 수니가의 앞에서 현준은 그대로 몸을 크게 흔들더니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크윽!!!" 마치 바람이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엄청난 스피드로 자신의 지나치는 현준의 플레이에 수니가는 자신도 모르게 현준의 유니폼을 붙잡았고, 찌익 하는 소리와 함께 현준의 유니폼이 크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아!!! 수니가!!!] [저...저...저것은 완벽한 반칙이죠!] 조민호 캐스터가 탄성을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까지 더듬으며 수니가의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지적했다. 하지만 둘은 곧 자신들의 눈을 동그랗게 떠야만 했다. 현준이 강하게 어깨를 휘두르는 순간 수니가의 몸이 그대로 그라운드로 나동그라졌기 때문이었다. "넣어!!! 넣으면 내가 뽀뽀해준다!!!" 그리고 수니가의 반칙을 힘으로 이겨내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손흥민이 크게 외쳤다. 현준의 앞에는 콜롬비아의 베테랑 수비수 마리오 예페스가 있었다. 하지만 현준이라면 충분히 한 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터뜨릴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제발...제발..." 벤치에 앉아 있던 유프 하인케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만약 여기서 또 한 번 골을 터뜨린다면 충분히 오늘 경기 16 강 진출을 위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리오 예페스가 현준이 슈팅할 타이밍을 주지 않기 위해 달라붙고, 콜롬비아의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가 각도를 좁히기 위해 나오는 순간 현준의 발이 활처럼 휘어졌다. [김현준!!!] 툭! 높게 떠오른 공. 그리고 그 공을 그라운드에 있는 스물 두 명의 선수들이 지켜보기 시작했다.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도 그리고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카메라로 경기를 지켜보는 수십, 수 백 만의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천천히 허공으로 뜬 공은 그대로 떨어져 내리며 콜롬비아의 골 망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마리오 예페스와 다비드 오스피나의 움직임을 무색하게 만드는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환상적인 로빙슛이었다. [이야아!!! 들어갑니다!!! 들어갔어요!!! 골!!! 골입니다!!!!!!] 현준의 로빙슛이 콜롬비아의 골네트를 흔드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는 자신이 캐스터라는 것도 잊은 채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만큼 방금 전 현준의 골은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벽한 골이었다. 누가 그 상황에서 로빙 슛으로 골을 넣을 생각을 했겠는가? 방금 전 골 장면을 떠올려 봐도 절로 고개가 저어지는 장면이었다. 와아아아!!!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응원석에서는 엄청난 환호성과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0 - 3 으로 뒤지던 경기에서 2 - 3. 경기가 너무나도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 김현준! 이 선수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누가 저 상황에서 저렇게 침착하게 로빙 슛으로 골을 터뜨릴 생각을 했겠습니까? 떨어지는 각도까지 너무나 완벽해요!!!] [손흥민 선수의 크로스도 아주 정확했습니다! 자로 잰 듯 김현준 선수에게 정확히 연결되었거든요?!] 그리고 코너 플랫에서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미친 듯 환호성을 지르는 현준의 모습과 함께 그런 현준을 덮치듯 쓰러뜨리는 선수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손흥민이 현준의 볼에 뽀뽀를 하는 장면까지도 말이다. [하하하! 손흥민 선수. 김현준 선수의 볼에 뽀뽀를 하는군요.] [저 같아도 그랬을 겁니다. 0 - 3에서 2 - 3 으로 변했거든요. 경기 정말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이대로라면 우리 선수들 충분히 16 강에 진출할 수 있어요!!] [아,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김현준 선수. 진짜 김현준 선수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입니다. 이 선수의 존재만으로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목이 메인 듯 젖은 목소리로 멘트를 내뱉었다. 남은 시간은 5 분. 그 시간 동안에도 양 팀은 골을 터뜨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그리고 프레디 구아린의 중거리 슛이 한국 골대를 살짝 비껴나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전반전을 마치는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졌다. 그렇게 무려 다섯 골이 터져 나오며 한국과 콜롬비아의 전반전이 끝이 났고,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는 나이지리아가 동점골, 벨기에가 다시 추가골을 터뜨리며 2 - 1. 벨기에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 작품 후기 ============================ 전 주에 올리기로 했던 악마의 계약 2 연참입니다. 그러면 다들 즐감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전 영화보러 다녀오겠습니다. 쥬라기 공원 재미있다는데, 심야밖에 시간이 안나네요 ㅠ 00546 짜릿한 경기 =========================================================================                            [씨발. 이러다가 이기는 거 아니야?] [갑자기 애들이 각성함. 후반전에서 두 골만 넣으면 16 강 진출인데, 솔직히 예전 우리나라였으면 그냥 꿈 깨고 보겠는데 김현준이 있어서 괜히 기대하게 된다.] [나도. 나이지리아가 한 골만 더 넣어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골득실로 한 점만 더 넣어도 16 강 진출임.] 콜롬비아에게 전반전에만 내리 세 골을 실점했을 때만 하더라도 한국 팬들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16 강 진출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김현준이 투입되고 나서도 그런 생각은 딱히 변하지 않았다. 아니 변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듯이 아무리 김현준이 대단한 스트라이커이고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고는 하지만 축구는 11 대 11 의 경기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콜롬비아는 한국이 쉽게 이길 수 있는 아시아의 국가들하고는 다른 팀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인, 당연히 16 강에 진출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팀이었다. 하지만 김현준이 투입되고 나서 경기는 2 - 3. 급격하게 한국이 따라가는 모양새였다. 오늘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아레나 폰치 노바를 찾은 교민들은 물론 한국 본토에서 태극 전사들을 응원하는 팬들은 10 분의 쉬는 시간동안 쉬지도 않고 한국의 16 강 진출을 바라며 열광적으로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었다. "이거 경기 재미있게 흘러가는데요?" "그러게. 세 골을 내리 실점하면서 그대로 우리의 월드컵이 끝나나 싶었는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겠는데?" 신연호 해설위원이 주먹을 쥔 손을 아래로 살짝 휘젓는 그 답지 않은 격한 행동을 하면서 말했다. 그 만큼 전반전 한국의 플레이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특히나 김현준의 활약은 정말 어디서나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난 진짜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그리고 우리나라 유니폼을 입고 축구를 해 줘서 너무나도 고맙다." "저도 마찬가지죠. 아마 이쪽 계통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생각일 걸요?" 월드컵 예선 세 경기에서 무려 7 골. 기록 브레이커라는 별명답게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골잡이들이 세운 모든 기록들을 한 번의 출전으로 깨뜨리고 있었다. 이미 대한민국 선수들 중 월드컵 최다 골의 기록은 깨진지 오래였다. 심지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이 기록한 골은 총 6 골. 하지만 김현준은 이미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보다도 많은 골을 터뜨리고 있었다. "월드컵 득점왕은 충분히 가능하겠는데?" "그러게요. 만약에 김현준 선수가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하게 되면 그것도 좀 웃기긴 하겠네요." "저번 남아공 월드컵때 득점왕이 누구였지?" "그...토마스 뮐러 아니었던가요?" 말을 마친 조민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조민호의 말대로 남아공 월드컵의 득점왕은 토마스 뮐러였다. 총 5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도 네덜란드의 웨슬리 스나이더도 5 골을 터뜨렸지만, 나이와 출전시간에 밀려 결국 득점왕은 토마스 뮐러의 차지로 돌아갔다. "김현준 선수가 7 골 이니까..." "남아공 이었다면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남았겠네요." "하하하." 신연호 해설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기분이 묘했다. 한국은 16 강 진출을 하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와중에 뛰어난 한 공격수는 이미 저번 월드컵의 득점왕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었다. "정말 이번 월드컵 16 강에라도 진출했으면 좋겠는데..." "저도요. 김현준 선수가 월드컵에서 뛰는 모습을 더 봤으면 좋겠어요.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김현준과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김현준은 느낌이 다르니까요. 이럴 줄 알았으면 남아공 때 허정무 감독에게 김현준 좀 뽑으라고 얘기 좀 해보는 건데." 실력과 운이 겹치며 대한민국이 최초로 원정 16 강을 달성했던 월드컵. 남아공 월드컵 때 김현준이 있었다면 16 강 그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었을 터였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박지성이 있었고, 박주영과 함께 쌍용이라 불리는 이청용과 기성용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4 년이야. 딱 4 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는 데 4 년이 걸렸어. 남아공 때만 하더라도 김현준은 그냥 K 리그에서 주목받는 유망주였으니까." "그래도 K 리그 MVP 차지했었잖아요. 될성부른 나무였는데. 남아공 월드컵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한국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원정 최초 월드컵 16 강 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면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김현준이 홀로 대표 팀을 이끌어 나가는 분위기였다. 실제로도 그러고 있고 말이다. 만약 김현준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면 경기는 좀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을 터였다. "기성용의 부상이 아쉽지, 뭐. 박지성도 은퇴하고 이청용도 큰 부상을 당하고 폼이 조금 떨어진 것 같고. 박주영은 완전히 망해버렸잖아? 어쨌든 기성용이 그래도 16 강에는 출전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일단은 오늘 경기를 이겨야지." "오늘 경기를 승리한다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브라질 월드컵 16 강 진출과 함께 충분히 8 강도 노려볼 수 있었다. 콜롬비아 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 따라 16 강 상대로 우즈베키스탄과 맞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자, 후반전 시작됩니다. 우리 선수들 전반전의 그 기세 그대로 후반전까지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제 남은 45 분에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흘린 땀의 결실이 맺어지거든요? 후회없는 멋진 경기 펼쳐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와아아아!!! 후반전 콜롬비아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선수들은 시작부터 거칠게 상대방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빠르게 동점골을 터뜨려야만 했고, 콜롬비아는 그런 한국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양 팀 다 서로의 이빨을 숨긴 채 적극적으로 상대의 공간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먼저 칼을 빼어든 것은 콜롬비아였다. [후안 콰드라도!] 콜롬비아 선수들 중 요주의의 인물로 뛰어난 가속력과 속도를 이용한 드리블 능력은 유럽 내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선수중 하나로 평판이 나 있는 윙어였다. 그리고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패스를 받은 콰드라도가 빠른 속도로 한국의 측면을 돌파하고 있었다. [김창수 선수 막아야 합니다! 뚫리면 안되요!!!] 그런 콰드라도를 향해 김창수가 재빠르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콰드라도는 김창수의 움직임을 흘깃 보고는 옆 쪽으로 살짝 공을 밀어 넣었고, 재빠르게 잭슨 마르티네즈가 공을 낚아채며 앞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아아!!! 위험해요!!!] 왠지 모를 불안한 느낌에 조민호 캐스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 꼭 이렇게 상대편의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간을 파고들며 공격에 나서면 한국 대표팀은 언제나 골을 허용했었다. 그리고 만약 후반이 시작된 지금 골을 허용하게 되면 치명적이었다. 16 강 진출을 위해서는 오늘 경기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를 거둬야만 했다. "홍정호!!! 달라붙어!" "알아!!!" 잭슨 마르티네즈가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며 홍정호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공도 그리고 선수도 통과시킬 수 없었다. 옆에는 동료들이 콜롬비아 선수들을 마크하고 있었고, 뒤쪽에서도 빠르게 미드필더들이 수비를 돕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홍정호가 다리를 내뻗는 순간, 잭슨 마르티네즈가 전방으로 공을 찔러 넣었고, 공은 빈 공간으로 파고들던 콜롬비아의 주포 라다멜 팔카오 에게로 연결이 되었다. [라다멜 팔카오!!!] 골키퍼와의 일대일의 찬스. 그리고 라다멜 팔카오는 이런 찬스를 놓칠 만한 공격수가 아니었다. [아! 오프 사이드! 오프 사이드 입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재빠르게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런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라다멜 팔카오가 먼저 슈팅을 때리기 직전 심판의 휘슬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아...오프 사이드. 다행입니다. 한국 위기를 한 번 넘깁니다.] 카메라로 라다멜 팔카오가 한국의 수비라인 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영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까닥했다가는 골을 허용할 수 있었던 치명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한국의 팬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선수들 집중해야 됩니다. 선수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팔카오가 자신의 얼굴을 감싸쥐며 아쉬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비록 오프 사이드로 기회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후반 시작부터 실점을 허용할 수 있었던 아주 위협적인 플레이였다. "후우...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니들 정신 안차려! 여기서 바로 짐싸고 집에가고 싶어?!" 후반 2 분 만에 실점을 허용할 수 있었던 장면에 김현준이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수들을 질책하기 시작했다. 빈 공간을 파고드는 콜롬비아의 패싱 능력과 돌파력은 위협적이었지만, 그것을 막지 못하고 계속해서 밀리다가 결국 일대일 찬스까지 내준 것은 수비진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미안. 다음에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재빠르게 홍정호가 나서서 현준에게 말했다. 하지만 한국 팀의 위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안 콰드라도, 잭슨 마르티네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로 이어지는 콜롬비아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은 한국에게 있어 너무나 위협적이었다. 2 선에서 한국영과 구자철이 수비를 돕고는 있었지만, 콜롬비아의 개인기와 절묘한 패싱 플레이에 계속해서 공간을 내주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 좀 더 생각을 하며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결국 공은 하나거든요? 충분히 잘 막아낼 수 있습니다.] 정성룡의 선방도 하나 있었다. 힘이 없는 공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골문 앞까지 날아온 공을 잘 잡아내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결국 경기는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한국은 16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두 골을 넣어야만 했다. [아...] 그리고 대표 팀의 경기를 중계하던 조민호 캐스터가 낮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방금 전 벨기에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3 - 1 로 앞서나간다는 소식이 들려 왔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16 강의 한 자리는 벨기에의 몫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컸다. ============================ 작품 후기 ============================ 조아라가 미친듯? 접속 안되서 게임하다옴.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47 짜릿한 경기 =========================================================================                            '두 골...' 전반전의 흐름 그대로 경기를 이어나가면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수치였다. 김현준이라는 선수가 건재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다. 많은 기회도 필요 없었다. 두, 세 번 정도의 찬스가 그에게 주어진다면 충분히 두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였다. [16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두 골이 필요합니다. 우리 선수들 최선을 다해서 국민들을 위해 멋진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힘이 실린 목소리로 천천히 멘트를 내뱉었다. 후반 27 분. 아직 스코어는 2 - 3. 한국이 뒤지고 있었다. 계속해서 공격 장면을 만들어 나가고는 있었지만,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찬스까지는 연결시키고 있지 못한 것이다. 현준도 바쁘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녔지만, 위험 지역에서 현준에게 향하는 공은 콜롬비아 수비수들이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끊어내고 있었다. 현준에게 집중된 수비로 인해 수혜를 받은 선수는 김신욱이었다. 그리고 후반 21분, 김신욱은 콜롬비아 문전에서의 헤딩슛으로 한국 팬들의 탄성을 만들어냈었다.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오스피나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을 정도로 멋진 헤딩슛이었다. "아!!!" 그리고 전방에서 뒤로 보내는 패스를 놓친 한국영이 재빠르게 뒤를 바라봤다. 경기 종료까지는 20 분이 남아 있었지만, 조금씩 체력에 부담이 오는 모양인지 제대로 공에 집중한 못한 까닭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영의 다리 사이로 살짝 빠진 공은 콜롬비아 선수들이 달려들기 전에 홍정호가 커버하고 있었다. [홍정호 선수의 빠른 커버 좋습니다.] [선수들이 많이 지치기 시작했어요. 이럴 때 일수록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전방을 보던 홍정호가 최전방에 우뚝 서 있는 김신욱을 보고는 길게 공을 차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콜롬비아의 한 선수가 몸을 날렸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였다. 그래도 홍정호가 찬 공에 워낙 강함 힘이 실려 있었기 때문인지 공은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맞으면서도 그의 뒤를 지나쳐 콜롬비아의 진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홍정호 길게 크로...아! 하메스 로드리게스 선수 맞고 떨어지는 공?!] 중계를 해 나가던 신연호 해설위원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몸으로 막아내며 궤적이 바뀌어 콜롬비아 진영으로 떨어지는 공을 한 선수가 낚아채더니 그대로 180 도 돌아 다시금 콜롬비아 진영으로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대체 어떻게 저 장소에 공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달려가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이며 김현준이 콜롬비아 진영으로 쭉쭉 달려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찬스 입니다! 우리 선수들도 빨리 달려가야 합니다! 김현준 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춰야 되요!!!] 신연호 해설위원도 말했다. 분명 김현준은 혼자서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현준을 도와준다면 더더욱 쉽고 확실하게 공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김현준의 드리블 돌파에 콜롬비아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현준의 폭발적인 가속력에 이은 드리블 돌파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실제로도 이 플레이에 골을 허용한 팀이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계속해서 돌파를 해 들어오는 현준의 플레이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는지 콜롬비아의 수비수 수니가가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수니가!] 오늘 경기에서 현준과 수니가의 일 대 일 맞대결은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첫 번째 맞대결은 김현준의 완벽한 승리였다. 반칙으로 까지 자신을 막아내려던 김현준이 수니가의 수비를 제치고 그대로 콜롬비아의 골문에 골을 우겨 넣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두 선수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었다. "......" 현준의 시선이 수니가의 뒤에 있는 콜롬비아 선수들에게 향했다. 아무래도 현준은 수니가가 자신을 마크하는 것은 공을 빼앗기 위한 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돌아올 시간을 버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빠르게 상대를 몰아붙여야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김신욱을 견제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직접 슈팅을 때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의식해서인지 수니가를 제외한 콜롬비아 선수들은 그대로 자신들의 수비 라인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수니가와 콜롬비아 수비수들의 사이에 생겨난 공간이 현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툭! 빠른 속도로 드리블을 하면서 현준의 발끝이 그대로 공의 아래를 차올렸다. [어어?!] [넘어갔어요!!!] 순간적으로 자신의 눈앞에 공이 보이자 수니가가 재빨리 공을 걷어내기 위해 몸을 띄어 올렸다. 하지만 얄밉게도 현준이 차올린 공은 수니가의 머리를 살짝 스치며 뒤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현준은 그런 수니가의 옆을 돌아서 달려가고 있었다. [우와아!!!] 완벽하게 수비의 키를 넘기며 제쳐버리는 침착한 플레이에 조민호 캐스터가 감탄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현준의 플레이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발리 슛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김현준 슛!!!] [슈우우웃!!!] 터엉!!! 출렁! 대각선으로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슈팅은 그대로 콜롬비아의 골문으로 향했고, 골포스트가 울리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콜롬비아의 그물을 흔들었다. 조금만 삐끗해도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져 나갈 뻔했지만, 현준의 슈팅은 마치 자로 잰 듯 그대로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골문 안을 흔든 것이다. [어...어! 들어갑니다!!! 들어갔어요!!! 골!!! 골입니다! 국민 여러분! 동점! 동점 골입니다!!!] [우와아!!! 골!!! 진짜 이 선수! 대단한 선수입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대체 제가 이런 말을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정말로 엄청난 선수입니다. 김현준!!! 놀라운 슈팅으로 결국 동점!!! 동점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 16 강 충분히 바라볼 수 있습니다!] 와아아!!! 드디어 기다리던 동점골이었다. 조민호 캐스터의 외침대로 이렇게 되면 16 강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0 - 3 으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3 - 3 동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기세라면 충분히 역전골까지 터뜨릴 수 있었다. [와...김현준 선수 정말 놀랍습니다. 월드컵 세 경기 동안 8 골을 터뜨리네요. 슈팅을 총 14 번 때렸는데 무려 60 %를 골로 성공시켰어요.] 현준의 기록을 찾아보던 신연호 해설위원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천부적인 골 감각을 타고 났다고 많이들 얘기하고 또한 그렇게 알고는 있었지만 세 경기 8 골. 매 경기 최소 두 골 이상을 넣어주고 있었다. "우와아아아!!!" 카메라에서는 동점골을 넣고 환호를 하는 김신욱과 손흥민이 현준의 얼굴을 잡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보이고 있었다. 또한 유프 하인케스도 흥분을 못 이긴 채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만세를 하고 있는 장면도 잡히고 있었다. "한 점!!! 한 점 남았다!!!" "죽더라도 막아! 한 점만 더 넣으면 16 강이야!!!" 홍정호가 소리를 질렀다. 0 - 3 으로 뒤지고 있다가 3 - 3 동점이 되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그런 만큼 이 기회를, 절대 놓칠 수는 없었다. 남은 시간은 20 분. 충분히 역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공격수들은 분명 역전골을 넣어줄 터였다. [우리 선수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침착해야 합니다. 역전골도 중요하지만 일단 실점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콜롬비아도 공격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까지 수비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세 점이나 실점했거든요?]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였다. 이대로라면 콜롬비아는 완전히 한국의 분위기에 휩쓸리며 난파를 당할 수도 있었다. 수비라인이 조금씩 올라오며 공격적으로 경기를 진행하기 시작했고, 한국 선수들도 맞불을 놓으며 여기저기서 볼 다툼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특히 중원의 한국영과 하대성은 체력적으로 힘든 와중에도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는 듯 미친 듯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다. 동점이라는 사실이 힘을 내주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와 함게 구자철도 미드필더 진영에서 힘을 보태자 조금씩 한국 선수들에게 기회가 오기 시작했다. "젠장!" 하대성의 태클에 공을 뺏긴 콰드라도가 욕설과 함께 재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경기의 흐름이 이상하게 흐르고 있는 지금 잠시라도 그라운드에 누워 지체할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하대성은 중앙에서 홀로 있는 구자철에게로 공을 넘겼다. "흥민아!!!" 중앙에서는 여전히 김신욱이 버티고 서 있었고, 현준이 오른쪽 측면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공을 받은 구자철의 선택은 좌측 측면으로 달려가는 손흥민이었다. 현준에게는 두 명의 수비수가 붙어 있었기 때문에 그 수비를 뚫고 패스를 연결시켜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손흥민 연결되었습니다!!!] [아! 좋은 패스입니다.] 와아아아!!! 손흥민이 공을 잡는 순간 팬들이 환호성을 터뜨리며 몸을 일으켰다. 또 한 번 무엇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많은 골도 필요 없었다. 단 한 골이면 되었다. [손흥민 중앙으로 몸을 틉니다.] 그리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급격하게 몸을 틀며 잠시 콜롬비아의 수비수를 떼어낸 손흥민이 김신욱을 보고는 그대로 낮게 공을 보냈다. 장신의 선수인 만큼 헤딩슛이라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김신욱은 오른발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선수였다. [김신욱!!!] 좁은 공간에 밀집되어 있는 콜롬비아 수비수 두 명의 수비를 뚫고 연결된 손흥민의 절묘한 패스를 김신욱이 그대로 오른발로 걷어찼다. 하지만 이미 마리오 예페스가 발을 가져다대고 있었다. 투웅!!! [아!!!] 슈팅이 마리오 예페스의 발에 맞고 뒤로 튕겨 나가는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안타까운 탄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튕겨져 나간 공을 뒤에서 달려오던 구자철이 몸을 날리며 전방으로 김신욱을 향해 우겨 넣듯 공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김신욱 다시 한 번 헤디잉!!!] 196 cm 의 거구가 허공을 날았다. 그와 함께 한 선수가 조금씩 속도를 내며 콜롬비아의 진영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오늘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한국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끌어 올린 현준이었다. 00548 짜릿한 경기 =========================================================================                            '온다!' 현준의 시선이 시계로 향했다. 후반 41 분. 이제 남은 시간은 4 분이었다. 추가시간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길어봤자 6, 7 분이면 경기가 끝날 터였다.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전의 결과는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한국이 16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 무조건 이겨야만 했다. 그리고 현준의 눈에 구자철이 김신욱에게로 공을 우겨넣듯 밀어 넣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앞으로 보내!!!" "!!!" 현준의 고함과 함께 김신욱이 살짝 머리를 틀었다. 그리고 공이 떨어지고 있는 곳에 두 선수가 달려들기 시작했다. 현준과 콜롬비아의 수비수 수니가였다. [어어!!!] 공이 떨어지고 있는 두 선수가 경합을 벌이며 달려가는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빌었다. 제발 저 공을 김현준이 잡아주기를 말이다. "이번에는...!" 거칠게 현준을 밀어붙이는 수니가의 눈동자에 불꽃이 튀기고 있었다. 오늘 경기는 현준에게 농락당하시피 한 경기였다. 경기에서 이겨도 기분이 좋지 않을 판에 마지막까지 골을 허용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만약 콜롬비아가 또 한 번의 골을 허용하게 되면 16 강 탈락이었다. 3 - 0 으로 이기고 있다가 4 - 3 으로 역전을 당하다?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욕과 지탄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수니가는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 그런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공을 잡는 순간...!' 공의 방향은 자신보다 현준에게 가까웠다. 하지만 수니가는 현준이 공을 터치하는 순간 그대로 발을 가져다 댈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수니가의 행동에 현준이 조용히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너무 읽기가 쉽잖아..." 순수한 마기가 이미 수니가의 움직임을 예측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많은 경기를 치르며 수비수들과 경합을 벌여본 현준은 수니가의 움직임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자신이 퍼스트 터치를 하고 공이 살짝 튕기는 순간 가로챌 생각이라면 아예 퍼스트 터치가 없게끔 플레이를 하면 되는 일이었다. 키이잉!!! 날카로운 이명과 함께 순수한 마기가 현준의 온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급속도로 느려지는 시공간에 수니가의 움직임도 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려지고 있었다. 살짝 앞에 나와서 양 팔을 벌리고 버티고 서 있는 콜롬비아의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도 마찬가지였다. 공이 지면에 닿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현준의 몸이 살짝 기울어지며 수니가를 내리눌렀다. 그리고는 그대로 자신의 발을 휘둘렀다. 논스톱 발리슛이었다. "어?!" 놀란 수니가가 재빠르게 현준의 발끝과 자신의 골대를 바라보았다. 골대까지 꽤 거리가 있었기에 현준이 그대로 발리 슈팅을 때릴 것이라고는는 생각지도 못한 그였다. 게다가 하필이면 오스피나도 앞으로 살짝 나와 있는 상황이었다. [김현준...어?! 슈웃!!!!!!] 어떻게 퍼스트 터치를 하느냐에 따라서 플레이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신연호 해설위원이 화들짝 놀라며 멘트를 내뱉었다. 패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진입하지도 않았는데 현준이 그대로 발리 슈팅을 때린 것이었다. 그리고 신연호 해설위원은 아니 그 뿐만 아니라 오늘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전을 지켜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카메라가 슈팅의 궤적을 따라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무지개 같이 아름다운 포물선은 그린 공은 그대로 몸을 날리는 다비드 오스피나의 수비를 지나치며 그물을 출렁였다. [고...고올!!! 골입니다!!! 우와아아!!! 국민 여러분!!! 역전!!! 역전 골입니다!!!] [됐어요! 들어갔어요!!! 16 강!!! 16 강!!!] 개인과 팀이 맞붙었을 경우 개인이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에는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만큼 축구가 발전했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늘 한국과 콜롬비아의 경기는 그런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김현준이라는 개인이 약팀도 아닌 현재 FIFA 랭킹 9 위에 오른 콜롬비아를 홀로 무너뜨리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골!!! 골입니다!!! 김현준!!! 월드컵 9 호골! 국민 여러분 역전 골입니다!!!] 멘트를 하는 조민호 캐스터의 목소리가 울먹이고 있었다. 이미 그렁그렁한 눈시울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뜨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만큼 방금 전의 골이 가슴 벅차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0 - 3 으로 뒤지고 있었던 경기였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월드컵에서 들러리에 가깝다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하지만 0 - 3 의 경기가 4 - 3 이라는 스코어로 변해 버렸다. 꿈이라면 결코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이었다. [김현준! 잡아야 되요! 김현준!!! 발리 슈웃!!! 고올!!! 들어갑니다!!!] [고올!!! 들어갑니다!] 와아아!!! 현준의 역전골이 터지는 순간 붉은 악마가 모인 광장이 지진이 난 것처럼 들썩였다. 여기저기서 모두들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곳곳에서는 울음소리도 들려오고 있었다. 그만큼 현준의 역전골이 국민들의 마음에 감동을 전해주고 있던 것이었다. "16 강!!! 16 강이다!!!" "와아아!!!"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남은 시간 5 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화면에는 역전골을 터뜨리며 오늘 경기 승리의 1 등 공신이 될 김현준과 그를 향해 달려드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재빠르게 핸드폰으로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검색하고 있었다. "어?! 경기 끝났다. 삼 대 일! 벨기에 승!" "이렇게 되면 16 강 상대는 어떻게 되는 거야? 골득실은?" 벨기에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는 결국 벨기에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16 강의 한 자리는 벨기에의 몫이었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종료된다면 F 조에서는 한국과 벨기에가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골득실로 따진다면 한국이 9 득점 8 실점으로 +1. 벨기에가 6 득점 4 실점으로 +2 로 조 1 위는 벨기에의 몫이 될 터였다. "한골만 더 넣어줬으면 좋겠는데..." 조 1위와 2 위의 16 강 상대는 그야말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아르헨티나와 우즈베키스탄. 축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백이면 백, 아르헨티나보다는 우즈베키스탄을 만나고 싶을 게 분명했다. 더군다나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 우승후보 1 순위로 손꼽히는 강팀이었다. 김현준과 함께 신계의 공격수로 손꼽히는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는데다가 그를 받쳐주는 선수 하나하나도 엄청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더군다나 한국은 이미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 4 - 1 이라는 엄청난 점수차이로 대패를 한 경험이 있었다. 그것도 불과 4 년 밖에 되지 않은 일이었다. 와아아!!! 역전골의 기쁨은 쉬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 여전히 붉은 악마들이 모인 곳에서는 함성과 환호성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한국과 콜롬비아의 경기는 끝나지 않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 침착해야 합니다.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말고 플레이를 해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후반 추가 시간 3 분이 주어졌거든요? 꽤 많은 시간인데 콜롬비아도 그 시간동안 분명 가만있지 않을 거란 말이거든요.] 다시 경기가 재개되는 순간 중계진들의 말처럼 콜롬비아 선수들이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콜롬비아는 이변의 희생이 되는 것과 함께 16 강 탈락이 확정이었다. 콜롬비아가 16 강에 진출하려면 딱 한 골이 필요했다. 무승부만 거둘 수 있어도 자신들은 16 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측면 마크해!!!" "공간 내주지마!!!" 그리고 그런 콜롬비아의 맹공을 한국 선수들은 몸으로 거칠게 막아내기 시작했다. 0 - 3 으로 뒤지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일찌감치 마무리할 뻔했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4 - 3. 대역전극을 선보이며 16 강 진출이라는 줄을 잡은 상황이었다. 결코 이 줄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콰드라도의 패스를 맞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며 한국의 패널티 라인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 위험합니다! 더 접근하게 만들어서는 안돼요!!!] [막아야 됩니다!!!] 패싱 플레이에 한국의 공간이 살짝 무너지는 순간 순식간에 콜롬비아가 자신들의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었다.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미드필더 유망주 하메스 로드리게스. 충분히 기회만 있으면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중앙까지 치고 들어온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하메스 슈웃!!!] 태앵!!! 골문을 지키는 정성룡이 고개만 돌렸을 정도로 순식간에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리는 절묘한 슈팅이었다. 하지만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슈팅은 엄청난 소리와 함께 골포스트를 맞으며 튕겨져 나갔고, 홍정호가 재빠르게 공을 걷어내었다. [아! 다...다행입니다! 골포스트가 살렸어요.] [우리 선수들 정말 위험했습니다. 경기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집중해야 됩니다. 한 골만 더 허용하면 결국 16 강은 우리가 아닌 콜롬비아가 올라가거든요. 비겨서도 안되요.] [이제 콜롬비아가 코너킥을 준비하는군요.] [공과 선수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미 시간은 추가시간 2 분을 지나고 있었다. 마지막 공격이라는 것을 의식한 것일까? 콜롬비아의 골키퍼까지 코너킥 공격에 가담하고 있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터치라인 근처까지 나와 심판을 향해 자신의 시계를 두드리고 있었다. 빨리 경기를 끝내라는 어필이었다. 사방에서는 함성과 함께 양 나라를 응원하는 팬들의 고함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사람! 사람을 잡아야 됩니다.] [절대 놓쳐서는 안되요!] 코너 라인에서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십자가의 성호를 그은 그가 심호흡과 함께 그대로 중앙으로 높게 공을 차 올렸다. [헤디잉!!!] [아아! 조심해야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콜롬비아의 한 선수가 뒤에서 크게 달려들며 공에 머리를 가져다 대고 있었다. 후안 카멜로 수니가. 오늘 현준에게 여러 번 농락을 당하며 실점의 원흉이 되었던 선수였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549 짜릿한 경기 =========================================================================                            [위험합니다!!!] 터어엉!!! [우아아아!!! 골대!!! 골대 맞았습니다!] [우리 선수들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어요! 집중해야 됩니다!!!] 골대를 강타하는 엄청난 울림이 아레나 폰치 노바에 울려 퍼졌다. 관중석을 메우고 있는 콜롬비아 관중들의 안타까운 함성도 함께 말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그런 함성조차도 들리지 않고 있었다. "그대로 우겨 넣어!" "막아!!!"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온 공은 아직 골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떨어지는 공을 보며 한국영과 하대성이 몸을 던졌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두 선수가 부딪치기는 했지만, 다행이도 공은 한국영의 머리에 맞고 위험지역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자철아! 그냥 멀리 차내!!!" 이제 조금만 있으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실점만 하지 않으면 한국은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자철이 멀리 공을 차내자마자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졌고,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기쁨을 표시하며 빠르게 그라운드로 달려나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와아아아!!!!!! [16 강!!! 16 강 진출입니다! 기적적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정말 이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경기였습니다. 0 - 3 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4 - 3 의 역전. 과연 그 누가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겠습니까? 우리 선수들 정말 장합니다.] 4 - 3 의 대역전승.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고로 격렬한 그리고 멋진 경기로 손꼽힐 만한 그런 경기였다. 경기력 면으로 따지자면 한국은 콜롬비아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무려 4 골을 터뜨리는 김현준의 엄청난 골 결정력으로 인해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김현준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마지막까지 콜롬비아에게 위기를 허용했었다. 경기 종료 직전 5 분전까지 무려 두 번이나 한국의 골포스트를 강타했던 콜롬비아였다. 골포스트가 아니었다면 16 강에 진출하는 팀은 한국이 아닌 콜롬비아가 됐을 터였다. 어찌되었든 제 2 의 죽음의 조라 불리는 치열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F 조의 마지막 경기가 끝이 났다. F 조의 16 강 진출팀은 조 1 위로 진출한 벨기에와 가까스로 콜롬비아를 누르긴 했지만 득실차로 2 위로 밀려난 대한민국이었다. 두 번째로 원정 월드컵에서 16 강 진출을 성공하자 난리가 난 것은 대한민국이었다. 특히 세 경기 동안 무려 아홉 골을 터뜨린 현준에게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져 내렸다. [바람혹바람별 - 김현준이 애들 멱살 잡고 결국 16 강 진출시키네.] [자리드 - 우리 선수들 정말 잘했다. 근데 진짜 수비진하고 정성룡은 어떻게 해야 되지 않겠냐?] [아곡 - 한국영도. 걔도 존재감이 거의 없었음.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게 정말 크다. 기성용이 있는 거하고 없는 거하고 경기력이 다르네.] [쿤다라 - 다음 경기 아르헨티나입니다. 8 강 가능할까요?] [Qu - 우즈베키스탄이었으면 8 강 간다에 내 오른손을 걸 수 있겠는데 아르헨티나라 모르겠다.] [돔페리뇽 - 어찌되었든 개 재미있는 경기 될 듯. 김현준과 리오넬 메시의 맞대결 아님?] [현책 - 재미있는 경기가 아니라 김현준 암 걸리는 경기가 되겠지. 월드컵 끝나고 진짜 김현준 병원 보내야 한다.] 축구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연신 김현준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한국과 콜롬비아전의 승리에 대한 여운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외신들도 마찬가지였다. 기적적인 승리. 한 명의 영웅이 대 역전승을 만들어내다 등 연신 현준을 찬양하는 기사를 쏟아내었다. - AFC 회장.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16 강 진출은 아시아의 자랑이다." - 한국의 기적적인 16 강 진출. 교민들도 열광 - 중동 언론. 한국의 16 강 진출은 아시아의 승리다. - BBC. 김현준은 이 세상에 내려준 최고의 축구 선수다. 한국의 16 강 진출 확정 소식에 가장 배가 아픈 것은 바로 일본이었다.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맹주인 일본은 브라질 월드컵 16 강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지원과 투자를 감행했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 일본이 거둔 성적은 1 무 2 패. 승점 1 점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라이벌 국가라 불리는 한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고의 이변으로 남을 4 - 3 역전 경기를 만들어 내었다. 그것도 골 하나하나가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멋진 장면들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뉴질랜드가 참여했었다. 일본이 떨어지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16 강 진출을 확정지은 지금 남은 아시아 팀은 뉴질랜드 하나뿐이었다. G 조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F 조에서 시드국인 콜롬비아가 한국에게 덜미를 잡히며 떨어졌다면 G 조에서는 이탈리아가 1 차전 칠레에게 2 - 0 으로 패배를 당한데다가 마지막 헝가리와의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거두며 결국 16 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다. 경기가 끝난 이후 16 강 진출 실패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레지스타 안드레아 피를로의 뜨거운 눈물을 보며 많은 축구 팬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렇게 G 조에서는 칠레와 미국이 16 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H 조는 이변이라고 할 만 한 경기가 없었다. 8 - 0 이라는 엄청난 점수 차로 뉴질랜드를 대파한 독일은 에콰도르, 보스니아를 만나 기계처럼 승점 3 점을 쌓아나갔다. 독일이 조 1 위를 확정한 이상 남은 것은 조 2 위 티켓이었는데, 보스니아와 에콰도르 경기에서 승패가 갈렸다. 양 국가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에콰도르가 마지막 경기에서 뉴질랜드까지 대파하며 16 강 티켓을 손에 넣은 것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 대진표 브라질(A조 1위) - 포르투갈(B조 2위) 크로아티아(C조 1위) - 스웨덴(D조 2위) 아르헨티나(E조 1위) - 한국(F조 2위) 칠레(G조 1위) - 에콰도르(H조 2위) 우루과이(B조 1위) - 잉글랜드(A조 2위) 네덜란드(D조 1위) - 체코(C조 2위) 벨기에(F조 1위) - 우즈베키스탄(E조 2위) 독일(H조 1위) - 미국(G조 2위) "하아...험난하다, 험난해." 16 강 대진표를 보며 지훈이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한 골만 더 넣었어도, 혹은 한 골만 덜 실점했어도 편안한 8 강행이 되었을 수도 있을 터였다. 아직도 주위에서는 콜롬비아 전의 짜릿한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 김현준이 보여줬던 화려한 원맨쇼는 그 만큼 임팩트 있었고, 한국의 많은 국민들에게 짜릿함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뭐, 보고 있어?" "아? 이비. 월드컵 경기." 자신의 애인인 이비의 등장에 지훈이 손가락으로 뉴스의 화면을 가리켰다. 아직 한국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탓에 기사 내용이 무슨 말인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각 나라의 국기와 함께 대진표가 그려진 장면은 축구를 좋아하는 그녀로서는 충분히 눈치로 알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아, 월드컵 16 강. 축하해요. 지훈. 당신 친구가 정말 자랑스럽겠어요." "그렇지. 그 녀석 진짜로 혼자서 우리나라를 16 강에 진출시킬지는 몰랐어."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대부분 한국의 축구 팬들은 김현준 혼자서 한국을 16 강에 진출시켰다고 말하고 있었다. 홀로 9 골. 이미 예전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 기록을 갈아치운 지 오래였다. 이대로 한국이 16 강에서 탈락한다 하더라도 득점왕은 김현준이 받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 우스갯소리가 웃기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지만. "이대로라면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도 갈아치울 수 있겠어요."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이라면?" "1958 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쥐스트 퐁텐이 세운 13 골이에요." "히익...대단하네." 프랑스의 쥐스트 퐁텐 이후 역대 월드컵 득점왕은 대부분 6 골을 넘지 못했다. 남아공 월드컵도 그랬고, 2006 년 독일 월드컵 때도 클로제가 5 골로 득점왕을 차지했었다. 그나마 2002 년 한일 월드컵 때 호나우두가 8 골을 기록한 바 있었다. 하지만 현재 김현준은 예선 3 경기에서 홀로 아홉 골을 터뜨렸었다. 두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나이지리아 전에서도 팀의 두 골을 모두 터뜨렸었다.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은 당신의 친구가 갈아치웠으면 좋겠어요." "어째서?" "기록 보유자가 프랑스잖아요." 웃으며 대답을 하는 이비를 보며 지훈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프랑스는 치열한 유럽 예선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이며 발목을 잡힌 탓에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하는 치욕을 당했다. 어찌되었든 지훈의 나라도 그리고 이비의 나라도 월드컵 16 강에 진출한 상황.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그리고 잉글랜드는 우루과이와 한판 대결을 펼쳐야만 했다. "무조건 준이 아르헨티나를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 한국이 아르헨티나와 8 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비가 한 말이었다. 포클랜드 전쟁을 비롯해 마라도나 사건까지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는 축구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상당히 좋지 않은 사이였다. 마치 한국과 일본을 보는 느낌이랄까? 특히나 한국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4 - 3 대 역전승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이비는 당연히 한국이 아르헨티나도 잡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만...' 지훈도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8 강에 진출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라는 그 이름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리오넬 메시,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마스체라노등 그야말로 드림팀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나라가 바로 아르헨티나였다. 그나마 희소식은 16 강전에는 대표팀의 든든한 수비형 미드필더인 기성용이 복귀한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힘들지 않을까?" 아무리 현준이 대단한 선수라고 하더라도 홀로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연신 언론에서는 현준이 골만 터뜨리면 승리를 거두는 것을 보며 승리의 보증수표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현준이 출전했던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것은 아니었다. ============================ 작품 후기 ============================ 프롤로그가 네타짓하네... 이럴려고 써놓은 건 아니었는데...그냥 생각없이 쓴거였는데...어쩌다가 이제 회수했네. 긴 여정이었다.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00550 짜릿한 경기 =========================================================================                            꿈은 이루어진다. 유프 하인케스호. 기적 같은 16 강 진출을 이루다 [EPNM = 김민철 기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전 국민은 그 기적을 맛보았다. 유프 하인케스가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4 : 3 기적 같은 역전승을 터뜨리며 조 2위로 16 강에 올랐다. 16 강에 진출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표 팀 수비의 핵심인 기성용이 벨기에 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그라운드를 이탈했고, 그 결과는 경기에서 톡톡히 드러났다. 월드컵이 있기 전 대한민국은 가나,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 승 1 패를 했다. 하지만 경기내용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두 경기 동안 실점한 골이 득점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었다. 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9 골 8 실점. 매 경기 2 골이 넘는 실점을 기록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던 한국이었다. 하지만 한국에는 김현준이라는 한국이 배출해낸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저번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캡틴 박지성의 월드컵이었다면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은 '김현준의, 김현준에 의한, 김현준을 위한' 월드컵이었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1 차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한국 선수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낸 그는 단 한 경기로 박지성, 안정환, 사우디 아라비아의 스트라이커 알 자베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김현준의 무시무시한 활약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프리미어리그 4 연속 득점왕, 챔피언스 리그 2 연속 득점왕이라는 엄청난 기록이 말해주듯 김현준의 골 감각은 가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도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2014 브라질 월드컵 득점 1 순위로 뛰어오른 그는 콜롬비아 전에서는 그야말로 경기를 지배하며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골 폭풍을 몰아쳤다. 세 경기 9 골. 혼자서 팀 득점의 100 %를 책임지며 경기당 3 골을 터뜨린 것이다. 매 경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고 말할 수도 있는 이 기록은 일찌감치 2014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을 예약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최근 월드컵 득점왕은 5, 6 골에서 승부가 가려졌고, 근대에 들어 가장 많이 골을 터뜨리며 2002 한일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던 브라질의 호나우두도 전 경기를 통틀어 8 골에 불과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게 남은 것은 원정 8 강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장이다. 그런 한국을 막아서는 상대는 아르헨티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의 상대가 되기 힘들다. 이미 2010 년 남아공 월드컵 때 한국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4 - 1 이라는 스코어로 대패를 경험한 바 있었고, 아르헨티나는 그 때의 주역이 아직도 건재했다. 하지만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더군다나 한국 대표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매 경기 골 폭풍을 터뜨린 김현준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올라있고, 기성용도 아르헨티나 전에는 복귀를 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의 스타, 메시아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가 월드컵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한국의 호재다. 과연 사상 최초로 한국 대표팀이 원정 월드컵에서 8 강에 진출할지는 오는 30 일 브라질리아의 아스타지우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서 결정된다. "아! 한 골만 더 넣었어도." "아니지, 그건 수비가 한골만 덜 먹혔어도 라고 말해야지. 세 경기에서 아홉골이나 박아준 애한테 한 골만 더 넣어달라는 건 존나 염치없지 않냐?" 2 연속 원정 16 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아직도 한국 팬들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 한 골만 더 넣었어도, 아니 실점만 덜했어도 16 강에서 아르헨티나가 아닌 우즈베키스탄을 만났을 터였다. 16 강에 진출한 국가들중 전력이 가장 떨어지는 우즈베키스탄이 상대라면 공짜로 8 강행 버스를 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일단 아르헨티나를 잡으면 칠레나 에콰도르니까..." "아르헨티나가 문제네. 칠레나 에콰도르는 그래도 할 만하지 않겠어?" 인터넷에서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는 나이대의 남자들은 모이기만 하면 과연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이 얼마만큼의 성적을 거둘지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고 있었다. 뉴스도 마찬가지였다. 두 번 연속으로 원정 월드컵에서 16 강에 진출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자랑스러운 골 장면을 계속해서 내보내주고 있었다. 함정이라면 골은 넣은 선수가 전부 동일인이라면 점이었다. "잘하면 4 강에서는 브라질을 만나겠네?" "포르투갈이 폼이 더 좋던데? 브라질이 떨어질 수도 있지."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은 벌써부터 한국의 4 강 상대에 대해서도 점을 치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한국에서 월드컵 열풍이 한창일 무렵 브라질에서는 피나는 훈련, 특히 수비 훈련이 한창이었다. "사람을 보란 말이야! 정신 안 차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그렇게 수비 할 거야? 머리를 좀 쓰라고." 호된 코치진의 목소리가 선수들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런 코치들의 날선 목소리에 불만을 표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불만이 있다면 대표팀 유니폼을 벗고 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기적과도 같은 16 강 진출을 이뤘지만 현준을 제외한 대표팀 선수들 특히 수비수와 골키퍼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3 경기 8 실점. 16 강에 진출한 팀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성적표 때문이었다. 특히 2 경기 4 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팀의 수문장인 정성룡과 김승규는 필사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자신들과 수비수들을 가리켜 김현준의 특급 16 강행 열차에 무단 탑승한 선수라며 조롱을 하고 있었다. 무단으로 탑승했는데 열차 비품을 부셔버리는 몰상식한 손님이라는 말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그런 소리를 듣고 아무런 활약도 보이지 않은 채 그냥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들도 축구에 모든 것을 건 프로 선수들이었다. "아르헨티나라..." 그리고 그런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보며 유프 하인케스는 머릿속으로 한국의 16 강 상대인 아르헨티나의 라인업을 떠올렸다. 스위스, 이집트, 우즈베키스탄과 한 조였던 아르헨티나는 E 조 첫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과 0 - 0 이라는 치욕에 가까운 무승부를 선보이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였다. 이어서 스위스, 이집트를 잡아내며 가볍게 16 강행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비록 우즈베키스탄전의 밀집수비에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로 이루어진 삼각 편대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으로 다가올 터였다. 거기에 그 뒤를 받쳐주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하비에르 파스토레, 앙헬 디 마리아, 루카스 비글리아등과 같은 선수들과 그 누구 하나 월드 클래스급이 아닌 선수가 없었다. 게다가 사발레타, 마르틴 데미첼리스, 페데리코 페르난데스, 마르코스 로호로 이루어진 수비진은 예선 3 경기에서 1 실점만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수비를 보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공, 수가 완벽히 조화된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후보 다운 라인업이었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군." 유프 하인케스를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는 한 선수가 들어오고 있었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이번 한국이 16 강을 진출하는 데 있어 일등 아니 특급 공신 역할을 한 김현준이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경기는 보여줄 수 있겠군." 김현준이 없다는 가정 하에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아르헨티나를 상대한다면 승리할 확률이 극히 희박한 경기가 될 터였다. 아무리 축구공이 둥글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라는 게 있었다. 하지만 김현준이 있다면 충분히 아르헨티나라는 거함을 격침시킬 수도 있었다. 더군다나 현재 김현준의 컨디션은 물이 오를 대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대표팀 수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기성용도 부상에서 회복되어 천천히 몸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8 강이라..." 만약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8 강에 오른다면? 생각만으로도 몸에 전율이 흘렀다. 더군다나 한국은 자국에서 벌어지지 않은 월드컵에서 16 강에 오른 것은 저번 남아공 월드컵이 처음에 불과했다. "이 기회를 놓칠수는 없지." 현재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김현준의 활약 덕분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김현준이 세계 최고일 수는 없는 법. 다음 4 년 후 월드컵에서 김현준이 지금의 폼을 유지하고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결국 이번 월드컵에서 모든 승부를 걸어야만 했다. 유프 하인케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머릿속으로 열심히 아르헨티나를 상대할 전략과 전술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8일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16 강 경기가 하나하나씩 시작되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우와아아아!!! 멋진 무회전 프리킥으로 브라질을 골문을 엽니다!!!] 개최국 브라질과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의 경기는 기대되는 매치 업답게 박빙의 승부를 선보이고 있었다. 전반 18 분 네이마르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32 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골을 터뜨리며 1 - 1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 42 분 코너킥 상황에서 루이스가 역전을 터뜨리며 브라질이 8 강행에 오르려는 찰나 포르투갈의 나니가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오리무중으로 만들어 버렸다. [와! 이렇게 되면 개최국인 브라질이 16 강에서 떨어지는 건가요?] [하하하! 상상할 수도 없는 결과인데요? 포르투갈의 전력 정말 대단합니다. 무시할 수가 없는 팀이에요!] 그리고 이어지는 연장전에서도 서로 골을 터뜨리지 못한 양 팀은 결국 브라질 월드컵 최초로 8 강행을 건 승부차기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윌리안!!! 아!!! 선방!!! 에드아르두!!! 선방입니다! 이렇게 되면 포르투갈이 앞서나가게 됩니다!] [주앙 무티뉴!!! 아! 골포스트! 골포스트를 강타합니다! 주앙 무티뉴 선수! 자리에서 떠나지를 못하는군요!] 11 미터의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에서도 양 팀은 마지막까지 승리를 위한 처절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에서는 윌리안과 헐크가 포르투갈에서는 주앙 무티뉴와 페페가 실축을 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키커로 나섰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국 골포스트 상단을 넘기는 실수를 범하며 첫 8 강 진출 국가는 브라질로 결정이 되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551 짜릿한 경기 =========================================================================                            브라질과 포르투갈 다음의 16 강전은 C 조 1 위로 16 강에 오른 크로아티아와 네덜란드에 이어 D 조 2 위로 코스타리카와 튀니지를 누르고 16 강 티켓을 얻은 스웨덴의 한 판 대결이었다. [재미있는 한 판 대결이 되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불덩이라는 뜻의 바르테니와 바이킹의 대결. 서로 상대를 너무 잘 알고 있는 팀들끼리의 대결인데요.] 크로아티아와 스웨덴의 한판 승부는 싱겁게 끝이 났다. 이브라히모비치를 앞세운 스웨덴이 3 - 1 로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가 부상으로 인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다리요 스르나가 분전하며 만회골을 꺾기는 했지만, 바이킹의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28 일 열린 경기에서는 브라질과 스웨덴이 서로 승리를 거두며 4 강 진출을 놓고 8 강에서 맞붙게 되었고 29 일에는 우루과이와 잉글랜드 그리고 네덜란드와 체코가 8 강 진출을 놓고 승부를 펼쳐야만 했다. "우루과이랑 잉글랜드라..." 29 일의 빅매치는 역시 우루과이와 잉글랜드였다. 특히 양 국가에는 현준이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리버풀의 영원한 파트너인 루이스 수아레즈가 있는 우루과이. 그리고 리버풀의 캡틴이자 좋은 동료였던 하지만 올해를 마지막으로 축구계를 떠나는 스티븐 제라드가 잉글랜드에 있었다. "하필이면 둘이 붙어서는..." 경기를 지켜보며 현준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둘 다 8 강에 올라갔으면 했다. 하지만 양 국가가 맞붙은 이상 8 강에 진출할 수 있는 나라는 둘 중 하나였다. [아!!! 들어갑니다! 루이스 수아레즈!!!] 그리고 8 강 티켓은 우루과이가 손에 넣었다. 스코어는 2 - 0. 예선에서도 경기력 면에서 2% 부족함을 보였던 잉글랜드는 우루과이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베테랑 미드필더인 스티븐 제라드와 프랑크 램파드는 우루과이의 단단한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남미와 유럽을 대표하는 나라들의 맞대결답게 각 나라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에게도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수아레즈와 웨인 루니의 맞대결에서도 수아레즈가 승리를 거뒀다. 수아레즈는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데 반해 잉글랜드는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기 때문이었다. "안타깝네."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것을 아는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는 캡틴 제라드의 모습은 팬들의 가슴도 그리고 현준에게도 안타까움을 남겼다. 하지만 결국 잉글랜드는 16 강을 마지막으로 짐을 싸야만 했다. 네덜란드와 체코와의 경기는 네덜란드의 승리로 끝이 났다. 토마스 로시츠키와 밀란 바로시를 앞세운 체코는 공격적으로 나서며 선제골을 터뜨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밀란 바로시의 헤딩 선제골이 터지면서 후반 32 분 까지 경기를 리드해 나가며 8 강 진출의 8 부 능선을 넘기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였다. 후반 42 분에 터진 베슬레이 스네이더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 클라스 얀 훈텔라르의 역전골이 터져 나오며 양 팀의 대결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 같은 역전승이 만들어내며 네덜란드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렇게 8 강에 브라질, 우루과이, 스웨덴, 네덜란드가 올랐고, 이제 남은 것은 아르헨티나와 대한민국, 칠레와 에콰도르, 벨기에와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독일과 미국의 대결뿐이었다. 와아아아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8 강 진출을 놓고 벌어지는 한 판 승부가 벌어지는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의 아스타지우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들었다. 수용인원 7 만에 가까운 경기장에는 빈 좌석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거 장난 아닌데요?" 조민호 캐스터가 관중석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의 8 강 진출을 바라는 브라질의 교민들도 있었지만, 관중석 대부분은 브라질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대다수는 자신들의 국기가 아닌 태극기를 흔들고 있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남미 축구의 1 인자를 가리기 위해 매번 치열한 기 싸움을 펼치는 양 국가였다. 더군다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과거 전쟁도 벌였던 적이 있는 만큼 앙숙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 괜히 아르헨티나에 천재, 메시아라 불리는 메시가 이름을 떨칠 무렵 브라질에서도 네이마르라는 신성을 만들어내며 미디어로 라이벌 구도로 만들어 낸 게 아니었다. 그 이유만이 아니었다. 오늘의 대결은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이 아닌 김현준과 메시의 대결이기도 한 경기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3 경기 9 골. 매 경기 3 골씩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월드컵 득점왕을 예약하다시피 한 무결점의 공격수인 그가 아르헨티나의 천재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를 누르기를 바라는 브라질 팬들이 모여든 결과였다. "이거 분위기가 좋은데요?" 원정 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한국의 홈 경기장이나 다름없는 열광을 보이고 있었다.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 이런 분위기가 경기에 어떤 역할을 작용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상대는 아르헨티나야. 방심은 금물이지." "하긴. 상대가 좀 강해야죠. 그래도 월드컵 16 강에 만만한 팀이 어디 있겠어요?" 세계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택된 16 개 국가만이 치를 수 있는 월드컵 16 강이었다. 내심 한국의 축구팬들은 16 강 이상도 바라고 있었지만, 충분히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지금의 결과만으로도 잘했다 라는 칭찬을 들을 만 했다. "한국에서는 완전 난리가 났던데요? 현대차에서도 선수들이 8 강에 진출했을 경우 엄청나게 선물을 보낸다고 하고." 정말 극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16 강 진출로 인해 한국에서는 다양한 월드컵 광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날고 긴다 하는 연예인들은 한국의 8 강 진출을 위해 죄다 브라질로 온 상황이었다. 거기에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후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그룹에서는 만약 한국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8 강 진출에 성공할 경우 대표팀 선수들에게 자동차 하나씩을 주기로 약조하기까지도 했다. "어쨌든 우리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잡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러게..." 이제까지 대한민국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와 3 번 맞붙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3 패. 2 골을 넣는 동안 무려 8 골을 실점했었다. 게다가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4 - 1 로 대패를 당한 전적이 있었다. "칼과 칼의 맞대결이 되겠네요." 화려한 공격진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그리고 완벽한 무결점의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 오늘의 대결을 향해 외신들이 떠드는 말을 떠올리며 조민호 캐스터가 말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라고 완벽한 팀은 아니었다. 그들도 뚜렷한 약점이 보이고 있는 팀이었다. 수비 불안, 단순한 공격 패턴등 월드컵 전부터 지적되었던 아르헨티나의 약점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똑같이 보였었다. 전력상 한 수 아래인 팀들을 만나며 가볍게 16 강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조직적인 수비를 펼치던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무승부를 펼치기도 했었다. "선제골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거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은 3 경기 동안 무려 8 골을 실점했다. 그야말로 자동문이라는 오명이 어울릴 정도로 형편없는 수비를 선보였었다. 분명 아르헨티나전 또한 실점을 할 게 분명했다. 아르헨티나는 벨기에, 네덜란드, 콜롬비아보다도 더욱 막강한 공격진을 자랑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그 실점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얼마나 많은 골을 터뜨리냐에 따라서 8 강이 결정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잠시 후, 선수들의 입장이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2014 브라질 월드컵 8 강 진출을 놓고 벌이는 한 판 승부가 펼쳐질 터였다. [자, 한국과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와 한국. 오늘 양 팀이 8 강 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겠는데요. 반가운 선수가 선발 엔트리에 보이는 군요.] [네, 그렇습니다. 부상에서 회복된 기성용 선수인데요. 관계자들에 말에 따르면 연습 경기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오늘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에 앞서 한국은 4 - 5 - 1 전술을 꺼내들었다. 중원에 많은 선수들을 배치해 볼의 점유율 싸움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전술이었다. 게다가 꼭짓점 1 에는 완벽한 공격수라 불리는 김현준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오늘도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 보이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저 선수의 발끝에 많은 시선이 집중되어 있는데요.] 카메라에 현준이 공을 가지고 몸을 푸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월드컵 세 경기에서 9 골. 이미 일찌감치 월드컵 득점왕 자리를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였다. 이미 득점 감각이 물이 오를대로 올라 있었다. 게다가 현준이 에제키엘 가라이, 파블로 사발레타등 아르헨티나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리그 및 챔피언스 리그에서 경기를 펼쳐본 적이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다 이번에는 카메라가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선수, 리오넬 메시를 비추기 시작했다. 메시아 불리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축구 천재였다. [리오넬 메시로군요.] 이번 월드컵에서는 딱히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어쨌든 아르헨티나에서 메시가 가장 위협적인 선수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조별 예선에서 아르헨티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메시는 공을 잡는 순간순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곤 했었다. 더군다나 오늘 경기는 양 팀의 8 강 진출과 함께 김현준과 리오넬 메시의 맞대결로도 벌써부터 흥미가 진진해지는 경기였다. 삐익!!! 와아아아아!!! [자, 경기 시작됩니다!] 그리고 한국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김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손흥민, 구자철을 거쳐 기성용에게로 연결되었다. 오늘 한 경기의 결과에 따라서 8 강 진출의 승패가 가리는 만큼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펼칠 생각이었다. ============================ 작품 후기 ============================ 어제 연재를 하루 쉬었더니...쭉 쉴 뻔했다는... 00552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현준아!!!" 앞으로 달려가는 현준을 향해 기성용이 패스를 연결시켰다. 그리고 공을 받은 현준은 빠르게 순수한 마기를 그라운드로 흩뿌리기 시작했다. 경기장 전역에 퍼져나간 순수한 마기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대표팀 동료 선수들 그리고 경기장의 날씨와 잔디의 누운 위치까지도 말해주고 있었다. '왼쪽!' 좌측에는 손흥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 윙 포워드로 출전하기는 했지만, 손흥민은 클래식한 윙 포워드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보통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서 주로 득점을 노리는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패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 감아 때리는 슛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그 손흥민이 아르헨티나의 빈 공간을 슬금슬금 파고 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콰앙!!! 거기까지 정보를 얻는 순간 현준의 발이 크게 휘둘러졌다. 마르코스 로호와 마르틴 데미첼리스, 두 선수의 틈을 찌르고 들어간 절묘한 스루패스였다. [어어?! 김현준?! 손흥민!!! 손흥민이 잡았습니다!] [우와! 찬스입니다!!!] 순식간에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황금과도 같은 패스와 또한 그것을 정확히 받아내는 손흥민의 플레이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소리를 질렀다. 만약 손흥민이 제대로 슈팅을 감아때린다면 혹은 앞에 있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치게 된다면 골키퍼와 일 대 일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아아!!!] 아직 이제 경기가 막 시작되었고, 몸이 덜 풀렸기 때문일까? 앞으로 살짝 치고 나가려던 것이 공이 빠져나오며 아르헨티나의 수비가 먼저 걷어내는 장면이 화면이 보이고 있었다. "천천히 해! 침착하게!" 그런 손흥민의 플레이에 구자철이 소리를 질렀다.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대량 득점을 할 필요도 없었고, 정확하게 아르헨티나를 리드할 수 있는 골만 터뜨리면 되었다. 하지만 전반 시작부터 얻은 기회를 놓친 자신의 실수가 아쉬운지 손흥민은 계속해서 뒤를 돌아볼 뿐이었다. "뒤로 물러서! 라인을 유지해!!!" 한국이 한 번 좋은 찬스를 만들어내었다면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였다. 시작은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윙어인 앙헬 디 마리아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아르헨티나에게 금메달을 선사해 줬던 그는 뛰어난 드리블 능력과 골 결정력,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강한 기본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향해 축구 전문가들은 마치 윙어가 되기 위해 태어난 선수라고 말을 하고는 했었다. 때에 따라 중앙 미드필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그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면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었다. 어찌되었든 이런 앙헬 디 마리아의 측면 돌파는 한국이 가장 주의해야할 아르헨티나의 공격 방식중 하나였다. "한국영! 붙어!!!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마크해!" 이번 월드컵에서만 8 실점을 하며 자동문, 유리문등 다양한 오명을 한 몸에 받은 한국의 수비진이었다. 그렇기에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수비수들은 오늘 만큼은 죽을힘을 다해서 뛸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끝까지 따라붙어!!!" 기성용의 지시에 한국영이 이빨을 악 깨물고는 앙헬 디 마리아에게 달라붙었다. 그런 한국영의 적극적인 수비 탓인지, 아직 전반 초반이라 무리할 생각이 없다는 것인지 앙헬 디 마리아는 더 이상 한국의 진영을 돌파하지 못한 채 뒤로 공을 돌렸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한국에는 김현준이 있다면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메시, 공 잡았습니다.] 계속해서 패스를 연결시켜 나가는 도중, 아르헨티나의 10 번. 리오넬 메시에게 공이 연결되는 순간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메시아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로 손꼽이는 선수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대표팀에서 그런 메시를 마크하는 역할을 맡은 선수는 바로 기성용과 구자철이었다. 와아아아!!! [메시 선수가 어디로든 공을 보내지 못하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야 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4 - 3 - 1 - 2 의 포메이션을 선보였고, 메시는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플레이메이킹을 하라는 사벨라 감독의 전술이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메시에게 족쇄를 달지 않으면 지난 4 - 1 대패를 했었던 남아공 월드컵의 재탕이 될 수도 있었다. 다행이도 메시의 첫 번 째 플레이를 한국의 두 선수에게 가로막혀 버렸다. 절묘하게 중앙으로 패스를 찔러 넣는 것을 기성용이 눈치 채고는 중간에서 커트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앞으로 85 분이라는 남은 시간을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격진을 상대해야만 했다. "흠..." 전반 27분. 현준이 뒤쪽에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아내는 대표팀을 선수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저었다. 경기는 의외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사방에서는 엄청난 응원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울리고 있었다. 전부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소리였다. 브라질 국기와 태극기를 붙여서 만든 국기를 흔드는 브라질 팬들도 있었다. '저런 응원이 분명 조그마한 영향을 끼치고는 있겠지만..." 홈 경기장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다. 아무리 아르헨티나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아르헨티나는 대한민국 보다 최소 한 수 위의 전력을 지닌 팀이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공격수들의 플레이는 족족 한국의 밀집 수비에 막히고 있었다.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그 메시조차도 말이었다. 마치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무승부를 펼쳤던 경기를 연상하듯 말이다. 그나마 위협적인 것이 앙헬 디 마리아와 리오넬 메시의 돌파였지만, 기성용과 대표팀 수비수들은 그런 위협적인 둘의 돌파를 효과적으로 계속해서 막아 내주고 있었다. "의외네." 사실 오늘 경기도 엄청난 골 잔치가 될 거라고 예상했었다. 아르헨티나에게 실점을 하면 어떻게든 골을 우겨넣고 그렇게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한국의 수비진은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을 상대로 잘 버티고 있었다. 파앙!!! 뒤에서 멀리 공이 날아오는 모습이 현준의 눈에 들어왔다. 리오넬 메시의 돌파를 기성용이 저지한 것을 한국영이 재빠르게 걷어낸 공이었다. 그리고 공을 본 현준이 달리기 시작했다. 현준의 눈에 순수한 마기가 예측한 공의 낙하지점이 보이고 있었다. [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조민호 캐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쥐었다. 한국영이 걷어낸 공을 따라 현준이 달리고 있었다. 좌측에는 손흥민이 그리고 반대편에는 이청용이 달려가고 있었다. 위기 뒤에는 찬스가 있다는 말처럼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꾸역꾸역 막아 내다보니 아르헨티나의 라인은 전방으로 올라가 있는 형세였다. '만약 저걸 현준이 잡게 된다면...' 3 대 4 의 대결. 골키퍼까지 포함한다면 아르헨티나의 수비수 다섯이 있는 것이지만 해볼 만 한 대결이었다. 공격진의 명성에 눌려 있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포백은 분명 단단했다. 하지만 김현준이라면? 어떻게든 무엇인가 멋진 장면을 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었다. [역습 찬스입니다!!!] 와아아아아!!! 순식간에 뒤에서 날아온 공을 현준이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자신의 공을 만들자 사방에서 팬들의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뒤에서 빠르게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들이 수비를 돕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지만, 미적거리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들어온다!!!" 아르헨티나의 베테랑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외쳤다. 한국의 주된 공격 루트는 김현준에게 공을 집중시키면 그가 마무리를 짓는 것이었다. 하지만 알면서도 당한다는 말처럼 김현준이라는 선수는 단순히 평범한 선수가 아니었다. 벨기에, 콜롬비아, 나이지리아와 같은 강팀들이 그에게 허용한 골만 무려 아홉 골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정말 완벽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골들도 있었다. "마크해!!!" 저 선수에게 공간을 내준다는 것은 수비를 무너뜨려 달라는 말과 똑같았다. 김현준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두 명 이상의 수비가 달라붙어 돌파를 방해하거나 다른 선수에게 공을 넘겨주기를 바라는 게 전부였다. [마르코스 로호!!!] 현준에게 달려든 것은 포르투갈의 스포르팅에서 뛰고 있는 샌터백 마르코스 로호였다. 187 cm 에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 공격을 질식 시키는 수비로 유명한데다가 발도 빨라서 많은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수비수기도 했다. 하지만 현준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현준의 시선이 그라운드를 빠르게 한 번 훑었다. 마르코스 로호는 자신만을 보고 달려오고 있었다. 다른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의 시선도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팀의 에이스이자 월드컵에서 가장 많이 골을 터뜨린 선수에 대한 경계였다. 하지만 축구는 11 대 11 의 경기였다. 더군다나 지금 이 공간에는 자신만이 있는게 아니었다. "짧게 바로!" 말을 마친 현준이 좌측에서 달려오는 손흥민을 향해 공을 넘겨주고는 자신의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김현준, 손흥민에게로! 손흥민! 밀어주는 공!] 깔끔한 원투 패스. 오른발 인사이드로 밀어준 공이 그대로 손흥민에게 자석처럼 달라붙었고, 손흥민은 정확하게 현준에게로 공을 밀어주었다. 현준의 발끝에서 공이 떠나는 것을 본 마르코스 로호가 짧은 시간 동안 시선이 돌아간 것이 실수였다. 그 잠깐의 순간만으로도 현준은 충분히 그를 스피드로 이겨낼 자신이 있었다. 와아아아!!! 멋진 패싱 플레이에 관중석에서는 연신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어떻게 보면 방금은 아르헨티나 수비들의 실책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였다. 현준에게 너무 시선을 빼앗기는 바람에 손흥민의 위치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조민호 캐스터가 빠르게 그라운드를 훑었다. 마르코스 로호가 빠지면서 아르헨티나의 중앙 수비가 한 겹 더 얇아졌다. 뒤에서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부리나케 달려오고 있었지만, 뭔가 그 안에 일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결국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천천히 앞으로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현준의 공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닌 적극적은 마크로 다른 동료선수들이 돌아올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였다. 비록 중앙이 뻥 뚫리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인 현준을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현준의 시선은 데미첼리스가 아닌 그 뒤에 있는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오를 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00553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저 정도라면...' 키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순수한 마기가 발동되며 여러 가지 예측된 미래가 현준의 머릿속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높은 확률을 선택한 현준이 곧바로 소리를 질렀다. "손흥민!!! 중앙으로 달려!!!" "어?!" 현준의 말에 원투 패스를 넘겨주고 측면 쪽으로 달리며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의 시선을 뺏으려던 손흥민은 자신도 모르게 중앙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로빙? 스루패스?' 저렇게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분명 자신에게 공을 넘겨주기 위함이 분명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방도일 수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중앙으로 달리던 흥민은 순간 현준이 자신에게 달라붙는 데미첼리스와 경합을 벌이기 전 반 박자 빠르게 슈팅을 때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김현준 때립니다!!!] [슈우우웃!!!] 모두의 시선이 공이 나아가는 궤적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때렸다 하면 대부분 골로 연결시켰던 현준의 슈팅이었다. 그 만큼 정확성이 대단했다. 왠지 이번에도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데미첼리스의 옆을 스치며 멋들어지게 휘어진 공은 세르히오 로메오의 손끝에 걸리고 있었다. [아!!!] 터엉!!! 조민호 캐스터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세르히오 로메오의 손끝에 걸린 공이 궤적이 바뀌면서 그대로 골포스트를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완벽한 슈팅에 이은 멋진 선방이라는 감탄이 절로 튀어나오는 플레이였지만 하필이면 슈팅을 때린 팀이 한국이었다. [어어?!] 하지만 조민호 캐스터는 곧 눈을 부릅떠야만 했다.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튀어나온 공이 중앙으로 달려가고 있는 손흥민에게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지리는데?" 마치 자신에게 그물 안으로 넣어 달라 듯 골포스트에 맞고서 튕겨 나오는 공을 보며 손흥민은 혀를 내둘렀다. 만약 현준이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자신에게 중앙으로 들어가라고 말했다면? 그는 세계적인 축구 천재가 아닌 그냥 축구의 신이나 다름없는 선수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었다. "이런 것도 넣지 못하면..." 손흥민이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국가 대표팀 아니, 축구 선수가 될 자격도 없었다. 그리고 그 웃음에는 약간의 어이없음도 담겨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오는 현준의 슈팅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진 까닭에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는 상황인데다가 아르헨티나의 수비수들은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겠지만, 마치 현준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툭!!! 그리고 손흥민은 가볍게 자신의 공을 아르헨티나의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 본인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첫 골, 상대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였다. [손흥민 슈웃!!! 들어갑니다!] [고올!!! 골!!! 대한민국 선제골!!! 와아!!! 선제골이에요!] 혹시나 하고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이 현실로 벌어지게 되면 그 짜릿함과 감동은 두 배나 되었다. 더군다나 이번의 골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두 명의 선수가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김현준과 손흥민의 원투 패스에 이어 완벽에 가까운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막아내자 다른 선수가 마무리를 해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플레이였다. [기가 막힙니다! 김현준 선수의 슈팅도 대단했지만, 손흥민 선수의 위치 선정. 정말 뛰어났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토트넘에서도 저렇게 중앙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로 많은 골을 터뜨렸던 손흥민 선수인데요. 8 강을 놓고 펼쳐지는 중요한 경기에서 제 몫을 해주네요!] [김현준 선수. 마치 자신이 골을 넣은 것처럼 좋아하는군요. 김현준의 선수의 중거리 슈팅도 아깝지 않았습니까?]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골로 연결될 수 있었던 슈팅인데요. 어쨌든 손흥민 선수가 멋지게 마무리를 해주며 대한민국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리드를 하기 시작합니다.] 와아아아아!!! 전반 27분. 대한민국의 선제골에 브라질리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특히 브라질 국민들은 자신들의 대표 팀이 골을 넣기라도 한 듯 서로를 얼싸안고 좋아하고 있었다. 경기장뿐만이 아니었다. 남미의 강호, 더군다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신들에게 4 - 1 의 대패를 안겼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렸다는 사실에 거리에 응원을 하기 위해 나온 붉은 악마는 그야말로 기쁨의 도가니였다. "손흥민! 손흥민!!!" "김현준! 김현준!!!" 여기저기서 두 선수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고, 그 외침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었다. 저번 월드컵인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넣은 골은 6 골, 독일 월드컵에서는 3 골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무려 10 골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메시가 별거냐!!!" "김현준!!! 김현준!!!" 축구의 신이라 불리며 많은 축구 팬들의 찬사를 받는 메시가 아르헨티나에 있었다. 그만큼 벨기에, 콜롬비아와는 차원이 다른 강팀을 16 강에서 만났지만, 의외로 메시는 각성이라도 한 것 같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수비수들에게 묶이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고 선제골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먼저 터뜨린 것이다. "잡자! 아르헨티나!!!" "가자! 8 강!!!" 여기저기서 대표팀의 선전을 바라는 외침과 박수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브라질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들리기를 희망하면서 말이었다. [자, 우리 선수들. 다시 침착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사람이거든요? 못 이길 상대가 아닙니다. 지금처럼 견고하게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아내고, 김현준 선수를 비롯한 공격수들이 골을 터뜨려 준다면 8 강도 꿈이 아니에요.] [네, 그렇습니다. 이대로 경기를 끝까지 잘 마무리해서 원정 8 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골을 넣고 기뻐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을 보며 신연호 해설위원과 조민호 캐스터가 한 마디씩을 내뱉었다.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입장으로서 그리고 축구계에 몸을 담고 있는 입장으로서 둘은 정말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이 자랑스러웠다.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원정 16 강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달성해주었는데 이제는 8 강 놓고 대결을 펼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한 점을 리드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진짜로 사상 최초 원정 8 강도 꿈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설위원들이 대표팀의 선전을 바라는 멘트를 하고 있을 무렵, 선제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은 현준의 옆에 다가와 말을 걸고 있었다. "형. 설마 노린 거예요?" "뭘?" "골포스트 맞고서 튕겨져 나오는 거요. 아주 자로 잰 듯 저한테 날아오던데..." 손흥민은 자신이 말을 하면서도 어이가 없는 듯 말꼬리를 흐렸다. 자신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손에 공이 걸릴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예측할 것이며 그게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자신이 있는 곳으로 날아갈 거라고 예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런 손흥민의 질문에 현준은 손흥민의 머리를 한 손으로 꾸욱 누르고는 강하게 손을 흔들었다. "아아!!! 헤어스타일 망가져요!" "잘했어. 그냥 그럴 거 같아서 중앙으로 달려간 거라고 한 거야. 설마 그런 것도 넣지 못할 바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서." "......" 어느새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걸레처럼 만들어버리고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흥민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왠지 뉘앙스가 아까 전 상황을 의도했다는 듯 말하는 것 같았다. "설마..." 만약 그게 가능한 일이었으면 현준은 정말 축구의 신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선수였다면 당연히 허풍이라고 코웃음을 쳤겠지만, 왠지...왠지 김현준이니까 가능할 것만도 같은 느낌이 강하게 치밀어 올랐다. 삐익!!! 한국의 선제골 이후 경기는 다시 재개되었다. 한수 아래라고만 여겼던 동양의 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는 사실 때문일까? 실점을 허용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눈빛의 달라져 있었다. "이제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모습에 기성용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를 질렀다. 오늘 기성용은 한국영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적극적인 수비와 볼 배급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괜히 한국의 대들보라고 불리는 선수가 아니었다.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한 아르헨티나의 공세는 매섭게 대표팀을 몰아붙였다. 특히나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 돌파는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2013 - 14 시즌, 데뷔 후 가장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은 리오넬 메시였지만, 그래도 바르셀로나의 모든 경기에서 41 골과 15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프리메라리가 최우수 선수로 뽑혔었다. 그야말로 부진한 한 해가 다른 선수들의 최상급 커리어일 정도로 대단한 선수였다. 이제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리버풀의 김현준과 함께 막기 위해서는 반칙밖에 답이 없다는 말은 메시에게도 통용되는 문장이었다. 삐익!!! 패널티 에이리어 근접거리까지 리오넬 메시가 드리블 돌파로 치고 올라오자 홍정호가 재빠르게 메시를 밀었다. 더 이상 접근했다가는 위험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홍정호 선수가 반칙으로 끊어냅니다.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 돌파 정말 위협적입니다.] [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선수가 바로 리오넬 메시죠. 저런 드리블 돌파에 이은 다른 선수들의 침투는 아르헨티나의 주된 득점 루트입니다. 우리 선수들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수비벽 제대로 세워!!!" 오늘 경기 정성룡을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낀 김승규가 수비수들에게 외쳤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유프 하인케스는 대표팀 수문장으로 김승규를 낙점했었다. 하지만 김승규가 벨기에와 나이지리아 경기에서 무너지자 베테랑인 정성룡을 내세웠었다. 하지만 정성룡 또한 콜롬비아 전에서 무려 세 골을 실점하며 무너졌고, 결국 다시 김승규에게 기회를 준 것이었다. [김승규 골키퍼. 꼼꼼하게 수비벽을 준비하는군요.] [아르헨티나의 프리킥은 대부분 리오넬 메시가 해결하는 데요. 그 정확성이 정말 대단하거든요? 우리 선수들 주의해야 합니다.] 골!! 골!!! 골!!! 골!!! 리오넬 메시가 프리킥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오늘 경기장을 찾은 아르헨티나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골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아르헨티나 팬들을 향해 브라질 팬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웃기게도 한국 교민과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붉은 악마들이 가운에 끼인 모양새였다. [직접 슈팅이 가능한 위치죠?] [네, 그렇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화면에 3D 화살표가 현재 프리킥 지점과 골문과의 위치를 직선거리로 보여주고 있었다. 25.7 m. 보통 프리킥은 23 m에서 26 m 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는 것은 감안하면 아르헨티나로서는 좋은 찬스를 맞이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 리오넬 메시 준비합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매섭게 한국을 골문을 노려보던 리오넬 메시가 심호흡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리오넬 메시. 그대로 슈웃!!!] 그리고 정확하게 임팩트가 된 공은 한국의 수비벽 사이에 끼어 있던 앙헬 디 마리아의 머리 위를 살짝 스치며 그대로 한국의 골문으로 날아들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세요. 슬슬 악마의 계약 완결이 나면 무엇을 할까 생각중인데... 일단 야구소설 하나 기획하고 있고...비축분이 쌓일때까지는 악마의 계약 외전을 써보려고 합니다. 00554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좋지 않은데?!' 현준이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드는 슈팅을 보며 자리에 우뚝 멈췄다. 골문 구석을 정확하게 찌르는 역시 리오넬 메시 다운 감각적인 프리킥이었다. 알고서도 못 막는다는 말이 정확히 어울렸다. 그리고 그 순간, 현준의 눈동자가 크게 커졌다. [리오넬 메시. 그대로 슈웃!!! 어?!] [우와아아아!!!!!!] 브라질리아의 이스타지우 마네 가힌샤 경기장이 관중들의 열광적인 함성 소리로 터져 나가고 있었다. 리오넬 메시의 절묘한 슈팅을 김승규가 몸을 날리며 막아낸 것이다. "헐...대박."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장면에 현준의 입에서 계속해서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 김승규! 선방!!! 엄청난 선방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골키퍼인 세르히오 로메오가 김현준의 슈팅을 막아내는 멋진 선방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김승규였다. 이제까지의 부진을 씻어내기라도 하는 듯 절묘한 선방을 선보인 것이다. 제대로 걸린 공에 골이라고 생각했는지 허탈한 듯 대한민국의 골대를 바라보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주먹을 쥔 손을 버쩍 치켜 올리며 함성을 내지르는 김승규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우와!! 대단합니다. 김승규. 이건 한 골을 넣은 것이나 다름없는 플레이예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외쳤다. 뭔가, 느낌이 아주 좋았다. 공격진은 멋진 플레이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진은 오늘따라 끈끈한 플레이로 아르헨티나를 잘 막아내고 있었다. 더군다나 절묘한 선방으로 아르헨티아의 추격의지를 끊어내는 플레이까지. 오늘 경기 대박이 터질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제법이잖아?!" 김승규가 막아낸 공을 기성용이 재빠르게 걷어내는 모습을 보던 현준의 입가에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조별 예선 3 경기 동안 대한민국 대표팀의 수비진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나 다름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서 우승까지 노려보고 싶었지만, 이런 수비진을 이끌고는 16 강, 높게 올라가봤자 8 강이 한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비진이 최소한의 몫을 해준다면, 월드컵 우승이라는 희망이 보일 것 만 같았다.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손흥민의 선제골, 그리고 김승규의 선방까지 대한민국 대표팀이 계속해서 그라운드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이며 아르헨티나를 계속해서 리드하자 관중석을 메운 한국 교민들은 우렁차게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월드컵 우승 후보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한국 교민들뿐만이 아니었다. 전통적으로 아르헨티나와 라이벌 관계를 구축하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16 강 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브라질 축구 팬들도 연신 코리아를 외치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 수비 진영에서 안정적으로 볼을 돌리고 있습니다.] [네, 나쁘지 않은 플레이입니다. 일단 우리는 급할 게 없습니다. 천천히 차근차근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게 더욱 중요합니다. 개인 기량만 따지고 보면 아르헨티나가 우리 선수들 보다는 한 수 위거든요? 영리한 패싱 플레이로 매듭을 잘 풀어나가야 합니다.] 현재까지 볼 점유율은 대한민국이 44 %, 아르헨티나가 56 % 로 아르헨티나가 조금 더 많이 볼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위험천만한 상황도 한국보다는 아르헨티나 쪽에서 좀 더 많이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지만 기성용과 한국 그리고 중앙 수비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인해 아직까지도 스코어는 1 - 0. 대한민국이 리드하고 있었다. 그리고 45 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전반전이 끝이 났다. "이거 잘하면 아르헨티나도 잡겠는데요?" "그러게. 느낌이 아주 좋아." 광고가 나갔다는 사인이 들어오자 헤드셋을 벗은 조민호 캐스터가 신연호 해설위원을 향해 말했다. 전반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은 백점 만점에 백점을 줘도 될 정도로 좋았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공격수인 김현준의 발끝은 조별 예선 때보다도 더욱 날카로워 보였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진은 각성이라도 했는지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잘 막아 내주고 있었다. "오늘 경기 홍정호랑 김승규가 참 잘하고 있어." "그러게요. 슬슬 경기 감각이 올라온 건지 노련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이에요." "저런 모습을 보면 조별 예선 경기에서는 긴장한 거라고 생각해야겠지. 사실 일찌감치 경기력을 끌어올렸어야 했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와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승규. 이 둘은 한국이 조별 예선을 치르는 동안 많은 팬들에게 무던이도 많은 욕을 먹었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만 보면 그 둘에게 손가락질을 할 팬들은 없을 터였다. "후반전에도 이렇게 플레이를 하면 충분히 8 강 가능성도 있겠어." "이왕이면 한 골 더 넣어줬으면 좋겠지만요." "찬스는 여러 번 있었으니까 어떻게든 해주겠지. 김현준 선수의 컨디션이 좋아보여서 다행이야." "하기사 손흥민 선수에게 만들어준 첫 골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죠." "음.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완벽하게 들어가는 슈팅이었어. 그래도 손흥민의 위치 선정이 아주 좋아서 다행이야." "나름 프리미어리그에서 짬밥을 먹었다는 거겠죠."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국의 라커룸은 시장통이라도 된 듯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피트니스 코치들이 조금이나 선수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몇몇 선수들은 가벼운 간식거리고 떨어진 체력을 채우고 있었다. "나이스. 김승규. 아까 전에 진짜 대단했어." "하하. 운이 좋았어요. 아직 45 분이 더 남았어요. 게다가 다시 한 번 또 그런 슛이 날아오면 진짜 막기 힘들 거 같아요." 김창수의 말에 김승규가 웃으며 리오넬 메시의 완벽에 가까운 슈팅을 막아낸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아직도 손끝에 슈팅을 막아냈다는 짜릿한 감각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선방 이후 7 만에 가까운 관중들이 자신을 향해 박수갈채를 보냈던 것도 떠오르고 있었다. "힘들어도 조금만 더 힘내. 45 분만 더 버티면 된다." 현준의 말이었다. 주장이자 한국 대표팀에 있어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현준의 말에 김승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45 분만 더 이렇게 경기를 펼쳐나가면 자신들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에서 8 강에 진출하는 주역이 될 수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한 골 더 부탁해요. 캡틴." "맞아맞아. 아까 같은 찬스 하나만 더 만들어주면 제가 제대로 한 번 더 마무리 해볼게요. 월드컵에서 골 넣어서 나도 몸 값 좀 올리고 유명한 클럽으로 이적도 좀 하고 싶다고요." 어느새 다가온 손흥민이 너스레를 떨면서 말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월드컵 첫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다. 전반전 내내 바쁘게 움직이며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괴롭혔고, 영리한 플레이로 몇 번의 좋은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뭐? 와, 이 녀석 배가 불렀네. 너,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잖아. 그것도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토트넘. 너보단 형이 더 급하다고. 형도 이제 유럽 진출 해야지. 내 나이가 이제 서른이다 서른." "에이, 창수형은 일본 좋아하잖아요. 나도 리버풀처럼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고 싶다고요." "나 일본 안 좋아해. 일본 물건 중에서 좋아하는 오야꼬동하고 AV 밖에 없어!" 그런 손흥민의 말에 김창수가 나섰고, 그런 김창수의 행동에 라커룸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프리미어리그인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과 달리 김창수는 일본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유프 하인케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고 있었다. "흠! 자! 집중."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리드를 하고 있기 때문일까? 선수단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 보였다. 하지만 유프 하인케스는 곧 박수로 선수들의 집중을 불어 일으키며 후반전 자신의 전술을 선수들에게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상대는 남미의 강호이자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아르헨티나였다. 분위기가 좋은 것은 나쁘지 않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자, 후반전 시작됐습니다. 우리 선수들 전반전처럼 멋진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리드하고 있다는 상황을 완전히 잊어야 합니다.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겁니다.] 휘슬이 울리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 8 강 진출이 걸린 남은 45 분의 시간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한민국이 1 - 0 으로 리드하고 있는 지금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경기가 끝나기만을 바라며 하염없이 시간만 바라볼 뿐이었다. [리오넬 메시. 측면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리오넬 메시 선수가 굉장히 폭 넓게 움직이는데요?] [적극적으로 한국 진영을 공략하고 있죠?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급하다는 겁니다.] 건곤일척이나 다름없는 한판 승부였다. 이 한 경기로 브라질 월드컵에서 떠나느냐 아니면 8 강에서 진출하느냐가 걸려 있기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일찌감치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리오넬 메시를 앞세워 대한민국 대표팀을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오넬 메시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대한민국 대표팀 라인이 서서히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촘촘한 수비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패싱 플레이를 원활하지 않게 만들려는 한 편 조금이나마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파고드는 공간을 좁히기 위해서였다. "선수 잘 봐!!!" "디 마리아 마크해!!!" 조금의 찬스만 주어진다면 아르헨티나는 충분히 자신들의 골문에 골을 박아 넣을 수 있는 기량을 지닌 선수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수 초가 멀다하고 김승규와 기성용 그리고 홍정호가 소리를 지르며 수비진을 조율하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김창수 태클!!! 아! 좋아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공 뺏깁니다.] [김창수 재빠르게 홍정호에게 내주는 공. 홍정호 걷어내는 공, 헤딩!] 홍정호가 걷어내는 공을 향해 구자철과 아르헨티나 미드필더가 허공에서 격렬하게 부딪쳤다. 미드필더 진영에서도 공의 소유권을 놓고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대결이었다. 그리고 빈 공간으로 떨어지는 공을 재빠르게 손흥민이 낚아채고는 멀리 걷어내었다. "나이스 플레이!!!" 후반전도 대한민국 선수들은 침착하게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센터 라인에서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팽팽한 상황에서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아르헨티나의 숨통을 끊어버릴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쿠폰 전부 감사합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55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김현준에게 향하는 공! 아,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한 발 앞서 걷어냅니다.] [우리 선수들 좀 더 정확하게 공격진에게 공을 연결 시켜줘야 합니다. 아르헨티나가 화려한 공격진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져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수비가 굉장히 단단한 팀이거든요? 어설픈 패스는 상대에게 그냥 공을 넘겨주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큭!!!" 하지만 현준이 원하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선수들도 필사적이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현준에게 향하는 공은 어떻게 해서든 한 발 앞서서 끊어내고 있었다. 벌써 옐로카드를 3 개나 받았을 정도로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은 현준을 상대로는 거친 몸싸움도 서슴지 않고 있었다. 그 만큼 현준에게 공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후반 25 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만 아직 스코어는 1 - 0. 대한민국이 리드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선수들 오늘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상대로 정말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멘트를 하면서 신연호 해설위원은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조별 예선에서 보여줬더라면 16 강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아닌 우즈베키스탄이라는 쉬운 상대를 만날 수 있었을 터였다. '그래도 다행인건가?' 만약 조별 예선처럼 엉망진창인 수비 조직력을 보였다면 벌써 몇 골이나 허용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김현준이 아무리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사람이었다. 홀로 두, 세 명의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면서도 연신 기회를 만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아쉽게도 오늘 김현준이 터뜨린 골은 없었다. 그래도 충분히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현준의 움직임은 남달랐다. 이미 현준을 막기 위해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은 두 장의 옐로카드를 받은 상태였다. 특히 중앙 수비수인 마르코스 로호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대한민국 공격진의 1 차 저지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하나씩 옐로카드를 받은 만큼 적극적인 수비를 펼칠 수 없다는 게 호재라면 호재였다. 중원에서도 조별 예선을 TV 로만 지켜봤던 기성용이 그 울분을 털어버리기라도 하는 듯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었다. 한국영도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고 말이다.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이 벌어지는 동안 한국에서는 거리 응원이 한창이었다.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모여 있던 붉은 티셔츠의 시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수가 점점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었다. 지고 있는 경기도 아니고 리오넬 메시가 있는 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 - 0 으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 골만 실점에도 곧바로 동점이 되는 비록 살얼음판도 같은 스코어지만, 후반 27 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 한국 대표팀은 무실점으로 아르헨티나의 막강한 공격진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제 20 분!!! 20 분 남았습니다!!!" 열렬히 대표팀을 응원하던 한 남자가 외쳤다. 남자의 말대로 이제 20 분만 더 있으면 대표팀은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에서 8 강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그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였다. 4 - 1 로 대패했던 남아공 월드컵의 치욕을 복수해주는 한 편 8 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아, 진짜 시간 빨리 안가나? 가슴 쫄여서 미치겠네." "그렇게 20 분이 왜 이리 기냐?" 거리 응원을 펼치는 시민들은 저마다 TV 화면 오른쪽 위에 나타나 있는 경기 시간에 집중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시간이 흘러 경기가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비록 한국 수비수들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잘 막아내고 있기는 했지만, 가슴을 철렁이게 할 정도로 위험했던 장면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깊게 들어오는군요. 구자철 선수가 따라붙습니다.] "밀어버려!!!" "구자철!!! 구자철!!!" 오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마치 수비형 미드필더로 생각될 정도로 수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구자철이었다. 그리고 구자철이 달라 붙자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측면으로 공을 돌렸고, 공을 받은 앙헬 디 마리아가 돌파하는가 싶더니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어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의 눈이 커졌다. 몇몇 군데에서는 탄성도 터져 나오고 있었다. 중앙에 홀로 떨어져 있던 곤살로 이구아인을 본 앙헬 디 마리아의 크로스였다.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에게 시선이 끌린 탓에 곤살로 이구아인을 놓쳐버린 것이었다. [곤살로 이구아인!!! 위험해요!!!] 그리고 가슴 트래핑으로 공을 받은 곤살로 이구아인은 홍정호가 달려들기도 전에 곧바로 강하게 발리 슈팅을 때렸다. "아...안 돼!!!" "노골! 노골!!!"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런 간절한 염원이 닿았을까? 다행이도 곤살로 이구아인의 발리 슈팅은 크로스를 살짝 벗어나고 있었다. 아쉬운 듯 머리를 감싸 쥐는 곤살로 이구아인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말을 내뱉었다. "후우...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진짜 시간 빨리 안가나? 이러다가 골 먹히면 큰일일 텐데." "아, 진짜 김현준이 한 골 넣어줬으면 좋겠다." 막강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하필이면 1 - 0 이라는 한 점차 리드를 하고 있는 까닭에 도저히 마음을 놓고 경기를 지켜볼 수 가 없었다. 심장 약한 몇몇 여성 팬들은 한국이 위험한 장면이 나올 때 마다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 보일 정도 였다. 그렇게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장면이 보이면서도 한국 수비진은 꾸역꾸역 무실점으로 경기를 진행해 나가고 있었고, 시간도 조금씩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후반 40 분이 지나가는군요. 추가시간은...] 현재 스코어는 1 - 0. 경기는 아직도 손흥민의 선제골을 잘 지키고 있는 한국이 리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채 10 분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문제는 추가 시간이었다. 그라운드 곳곳에서 격렬하게 부딪치는 바람에 꽤나 많은 반칙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심의 재량으로 선언할 수 있는 인한 인저리 타임으로 4 분이 주어졌다. [아...4 분. 상당히 긴데요?] 중계를 맡고 있는 조민호 캐스터가 불만족스럽다는 듯 말했다. 격렬했던 선수들의 몸싸움으로 인해 잦은 반칙으로 경기의 흐름이 계속해서 끊겼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4 분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먼저 경기가 끝나기를 바라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거든요? 우리 선수들 집중력을 놓치면 안 됩니다.] 경기 종료까지는 10 분이라는 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 슬슬 선수들도 느끼고 있을 터였다. 축구계에는 경기 시작 5 분과 경기 종료 5 분을 조심하라는 명언이 있었다. 그 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그 시간에 많은 골이 터져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45 분이라는 정규 시간이 끝나고 추가 시간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관중석에 열렬하게 응원을 하고 있던 한국과 브라질의 팬들이 하나 둘씩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대한민국 대표팀이 90 분이라는 시간동안 아르헨티나의 막강한 공격진을 막아내며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다급한 표정이 눈에 훤하게 보일 정도였다. "#%@#%@!!!" 아르헨티나를 이끄는 알레한드로 사벨라 감독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있었다. 연신 터치라인 앞까지 나와 선수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계속해서 무언가를 주문하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집중해!!! 경기 안 끝났어!!!" "공 잡으면 바로 걷어내!!!" 그라운드 곳곳에서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의 끈을 놓치기 않기 위해 대표팀 선수들도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버티면 아르헨티나를 꺾고 8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리오넬 메시에게 공이 연결이 되었다. [리오넬 메시 공 잡았습니다.] [아직 리오넬 메시 선수의 움직임이 살아있거든요?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선수들에게 독려하듯 말했다. 현준과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손꼽히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영웅 리오넬 메시. 비록 90 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지만, 남은 시간 어떤 마법을 선보일지 모르는 일이었다. "......" 그리고 동료에게서 공을 받은 리오넬 메시는 날카로운 눈으로 그라운드와 양 팀의 선수들을 바라봤다. 남은 시간은 3 분. 3 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아르헨티나는 대한민국에게 발목을 잡히는 이변의 희생양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제길...' 바르셀로나라는 소속 클럽에서 축구 선수라면 들어 올릴 수 있는 트로피만 트로피는 모조리 들어 올렸던 메시였다. 하지만 딱 하나의 트로피만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였다.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했었던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8 강전에서 독일을 만나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뮐러와 클로제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4 - 0 이라는 대패를 당했었다. 남미에서 열리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체면치레를 할 생각이었지만, 이번에는 아시아의 대한민국이라는 약팀이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4 년 전 4 - 1 로 대승을 거뒀던 팀에게 16 강에서 만나 떨어져야만 한다는 사실이 메시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언론에서 연신 자신과 라이벌 구도로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김현준은 비록 오늘 골을 넣지는 않았지만, 한국 선수의 선제골을 도우며 자신의 실력을 그라운드에서 톡톡히 보여줬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만약 여기서 아르헨티나가 무릎을 꿇는다면 아르헨티나는 메시 의존증이라는 그리고 자신은 클럽에서만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할 터였다. 특히나 자신은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총 세 골을 터뜨렸었다. 라이벌이나 다름없는 김현준이 예선에서 9 골을 터뜨린 것을 생각하면 초라하다면 초라한 성적이었다. "......" 상대 선수들과 아르헨티나의 대표팀 동료들을 보던 메시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유령이 지나가듯 상대 수비를 뚫고 지나가는 팬텀 드리블이라 불리는 메시의 화려한 드리블이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쿠폰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의외로 리그너스 대륙전기를 기다리시는 분이 많네요. 덕분에 후속작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할지는 나중에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00556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리오넬 메시. 치고 들어갑니다. 우리 선수들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메시 선수의 드리블 돌파는 굉장히 위협적이거든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드리블 돌파를 하며 들어가는 메시에게 시선을 떼지 않으며 멘트를 내뱉었다. 시간을 보면 이번 공격이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공격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제까지 90 분간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짠물 수비라 불릴 정도로 좋은 수비력을 보여줬었다. 조별 예선의 자동문이라는 별명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에 가깝게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막아내 준 것이다. 오늘 경기의 승패 여부와 관계없이 이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줄 만 했다. 하지만 8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경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에 골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는 아마 리오넬 메시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거든요? 어어?!] 그리고 메시를 마크하기 위해 달라붙은 한국영이 균형이 무너지면서 그라운드에 손을 짚는 모습이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몸을 크게 흔드는 리오넬 메시의 페인팅에 속아 넘어간 것이었다. [어어?!] [공간을 내줘서는 안 됩니다! 지금 미드필더 진영에 있는 선수들까지 빠르게 돌아와야 해요!!!] 한국영이 무너지면서 빠른 속도로 치고 들어오는 리오넬 메시의 플레이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소리쳤다. 경기 마지막까지 방심의 끈을 놓쳐서는 안되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한국영이 무너진 공간을 빠르게 커버할 수 있는 정도로 한국 선수들이 촘촘하게 자신들의 진영에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에는 리오넬 메시라는 이름 값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빠른 속도로 대한민국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침투해 들어가려던 메시에게 기성용과 홍정호 두 선수가 달라붙었다. 더 이상 위험지역까지 접근해 들어가다가는 무슨 사단이 일어날 것 같은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어?! 야!!! 반대쪽!!!" 그 모습을 보던 현준이 뒤에서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의 눈에 반대편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아르헨티나 선수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준의 예상대로 두 선수의 플레이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실수나 다름없었다. 물론,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리오넬 메시는 굉장히 위협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라는 위대한 선수 말고도 그 못지않은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은 팀이었다. 투욱!!! [아아!!! 빠졌어요!!!] 한국 선수들이 비어있는 공간을 찌르는 절묘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리오넬 메시의 낮은 스루 패스였다. 흡사 바르셀로나에서 많은 공격수들의 골을 도와줬던 메시의 플레이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조민호 캐스터는 그 공을 향해 달려 들어가고 있는 아르헨티나 선수를 볼 수 있었다. 조민호 캐스터 뿐 만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는 수백, 수천 만의 눈이 아르헨티나의 한 선수에 집중되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르였다. [위험합니다!!!] 수비가 막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결국 대한민국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는 김승규가 또 한 번의 선방을 해주기를 바라며 조민호 캐스터가 외쳤다. 노 마크 상황에서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의 슈팅이었다. 골이나 다름없는 이 위험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골키퍼의 행운의 선방이 있어야만 했다. 철썩!!! [아아아!!!] 그리고 빠르게 몸을 날리는 김승규의 발 빠른 행동에도 불구하고,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베테랑답게 침착하게 반대쪽 골문으로 공을 차 넣고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었다. 1 - 1. 후반 추가시간 47 분에 터진, 아르헨티나의 기사회생의 동점골이었다. [아아아......] 경기장은 아르헨티나 관중들의 열광적인 울부짖음만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그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동점골을 터뜨린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리오넬 메시는 서로를 얼싸안고 골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1 - 1 의 동점골. 그것도 경기 종료를 바로 앞두고 실점을 한 상황이었다. 1 분만 버텼다면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8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마지막 1 분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경기 종료됩니다. 이렇게 되면 연장전이로군요.] 마치 그라운드는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대한민국 대표팀이 패배한 것처럼 보였다. 한국 선수들이 쓰러지듯 누워있는 모습들이 화면에 잡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전광판에 드러나는 1 - 1 의 스코어를 보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승리에 대한 아쉬움을 가까스로 감추며 입을 열었다. [아, 우리 선수들. 다시 힘을 내야 합니다. 경기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요? 실점 장면은 아쉽지만, 실점한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마음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8 강 진출까지 9 부 능선을 넘은 상황이었는데 결국 경기가 원점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었다. '소름 돋네...' 마치 무덤이라도 된 듯 싸늘한 침묵만이 라커룸에 감돌고 있었다. 현준도 전반 5 분, 후반 5 분을 조심하라는 축구계의 명언에 대해서는 귀가 따갑게 들었었다. 하지만 하필이면 자신의 팀이 그것도 월드컵에서 그 명언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상상이 현실로 되어버린 것이다. 아르헨티나와의 16 강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동료들은 마치 각성이라도 한 듯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었다. 수비나 미드필더 진영에서 날카롭게 공격수들에게 보내는 패스는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아르헨티나의 맹공을 막아냈다는 거에 대해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했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패배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정신 차려! 이 자식들아. 경기 아직 끝나지 않았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현준의 일갈이 울려 퍼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라운드에 나갔다가는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의 밥이 될 뿐이었다. "연장전에서 골 넣으면 8 강이고, 승부차기에서 이기면 8 강이야. 어차피 올라갈 거 조금 더 늦게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지, 왜 이리 죽을상이야?" "......" 현준의 말에 김승규가 살짝 고개를 들어 올렸다. 눈가가 축축하게 젖어있는 것이 마지막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슈팅만 막았더라면 하는 자책감에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김승규를 향해 현준이 그의 등짝을 강하게 내리쳤다. "크아악!!!" "으어..." "소리가 굉장히 찰진데?" 라커룸을 울리는 김승규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모두들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었다. 제대로 손이 닿지 않는 곳을 때렸는지 어떻게든 손을 등 뒤로 가져다 대려고 하면서 오징어처럼 몸을 배배 꼬는 김승규의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였다. "새끼. 벨기에 전하고 나이지리아 전에서 네 골이나 실점해 놓고, 오늘 경기는 한 골 허용하고 뭘 그리 죽을상이야." "으읔...하지만..." "됐어. 임마. 어차피 연장전에서 이기면 8 강이야. 승부차기 연습도 많이 했잖아? 그리고 기성용." "어?" 현준의 말에 도너츠를 먹고 있던 기성용이 그를 바라봤다. 그래도 베테랑인데다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것인지 기성용은 나름대로 연장전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수비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데 전방으로 제대로 공 좀 찔러줘. 한국영 너도 마찬가지고." "오케이. 아르헨티나 녀석들이 까다로워서 공 보내기가 만만치 않아." "그걸 할 수 있어야 빅 클럽 간다." 현준의 말에 기성용이 큭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프리미어리그의 아스톤빌라에서 뛰며 벌써 3 년차 프리미어리거인 그였다. 최근 토트넘이나 스완지와 같은 중상위권 팀과 이적설이 나오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것은 월드컵이 끝나봐야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월드컵 우승이라도 하면 나도 리버풀 가냐?" "우승하면 달글리쉬 감독한테 말은 잘 해줄게." 장난스러운 기성용의 말에 현준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한국영을 힐끔 바라본 기성용이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며 말했다. "그럼 가서 한국영 밀어내야지. 스티븐 제라드도 은퇴했겠다. 가서 한국영 밀어내고 모드리치와 호흡 맞추면서 우승 트로피나 들어올리면서 말년을 보내야겠다." "푸하하하!!!" 소설과도 같은 장난끼 어린 기성용의 말에 라커룸이 웃음바다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런 기성용과 그와 장난을 치는 동료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현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베테랑 답게 가라앉을 분위기를 어떻게 끌어올리는 지 잘 아는 선수다웠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문제는 기세가 하늘 끝까지 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점이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추가골을 터뜨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내내 현준은 꼬박 아르헨티나의 철통같은 수비에 묶여 있어야만 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90 분 내내 경기를 치르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있다는 점과 마족의 육체를 지닌 현준 본인은 아직 쌩쌩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현준의 예상하고는 조금 다르게 흘러 가기 시작했다. 철썩!!! [아아...실점...합니다. 리오넬 메시의 역전골이 터집니다.] 안타까움이 가득한 신연호 해설위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결국 아르헨티나의 해결사는 리오넬 메시였다. 왼발로 슈팅을 때리는 척 하다가 가볍게 접는 페인팅에 김창수가 속아 넘어갔고, 그대로 인 프론트로 반대편 골포스를 향해 감아찬 공이 그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그물을 흔든 것이다.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선수들. 시간 굉장히 많이 남아있거든요? 아르헨티나가 인저리 타임에 골을 터뜨렸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주면 되는 겁니다.] 연장 전반 시작 4 분 만에 터진 골이었다. 축구계의 명언은 괜히 명언이 아니었다. 경기가 끝나기 바로 직전에 동점골을 허용하더니,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추가로 실점한 것이었다. 만약 오늘 경기 대한민국 대표팀이 패배로 끝난다면 한 동안은 이 구절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싶지도 않을 것 같았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선,추,코,쿠폰 감사합니다. 코멘트 잘 읽고 있어요. 후속작으로 연희삼국지의 재 연재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지금 보면 너무 오글거려서...리그너스 대륙전기도 마찬가지인데 일단은 악마의 계약을 완결하고 생각하도록 할게요. 00557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경기를 직접 치르는 선수들이나 그런 선수들을 이끄는 감독만큼이나 간절하게 오늘 대한민국이 16 강전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며 거리로 나온 수많은 시민들은 연장전이 시작되어서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실점...합니다. 리오넬 메시의 역전골이 터집니다.] [우리 선수들 너무 방심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빠르게 들어오는 패싱 플레이를 전혀 막지 못했어요. 그리고 앙헬 디 마리아의 짧은 패스와 리오넬 메시 선수의 깔끔한 마무리.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아아아아!!! 젠장!" "아..." 아르헨티나의 추가 골이 여기저기서 비명과 탄식 소리가 터져 나왔다. 불과 15 분전만 하더라도 8 강 진출에 대한 희망에 한창 부풀어 오르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면 되돌리고 싶을 정도였다. 후반 인저리 타임에 동점골을 허용하더니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수비 라인이 무너지며 순식간에 경기가 역전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직 우리 선수들 경기 끝난 거 아닙니다. 시간은 충분히 있어요.] [네, 맞습니다. 해낼 수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간절하게 8 강 진출을 원하고 있거든요?!] "에이. 텄다, 텄어." "졌다. 에이. 김현준이 골도 못 넣고. 완전 거품이네, 거품." 성격 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한국의 8 강 진출 탈락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듯이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역전승을 거둔 모습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 진출을 건 콜롬비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보여줬기는 했지만, 두 번이나 그런 경기를 되풀이하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발...제발..." "대한민국!!! 오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파이팅!!!"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낱같은 8 강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다. 특히나 화면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김현준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만한 선수는 역시 이 선수 밖에 없습니다. 미드필더 진영에서 김현준 선수에게 공을 연결만 시켜준다면 분명 뭔가 해내줄 것 같거든요?] [네, 그렇습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현준 선수는 언제나 팀을 구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김현준!!! 김현준!!!" "김현준 파이팅!!!" "제발 한 골만 넣어줘요!!!" 중계진의 멘트가 끝나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김현준의 이름이 외쳐지기 시작했다. 거리로 응원을 나온 시민들도 중계진과 똑같은 마음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멘트처럼 아르헨티나에 메시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현준이 있었다. 오늘 경기 골 맛을 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손흥민의 선제골을 도우기도 했고, 바쁘게 그라운드를 오가며 준수한 활약을 펼쳐주고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현준에게 바라는 것은 준수한 활약이 아닌 팀을 구원해 주는 골이었다. 그리고 그게 한 나라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의 숙명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동점골은 쉽게 터지지 않고 있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적극적인 수비와 저돌적인 돌진에 미드필더 진영에서부터 공격 작업을 펼쳐 나가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부정확하게라도 현준에게로 향하는 공은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한 발 앞서 끊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안타까운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시간은?!' 현준의 시선이 전광판으로 향했다. 연장 후반 11 분. 이제 경기 종료까지는 채 4 분도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남은 시간을 확인하자 답답함이 물밀 듯이 몰려 왔다. 아까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느낌이 이랬을까? 하는 생각에 절로 헛웃음도 터져 나왔다. "공이 왔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중원 싸움에서 계속해서 밀리고 있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절묘한 패싱 플레이에 수적으로 우위에 있으면서도 공의 소유권을 계속해서 놓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바삐 뛰어다니던 기성용과 한국영 그리고 구자철의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진 까닭에 적극적으로 경기장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후우..." 현준의 시선이 자신에게 붙어 다니는 아르헤티나 수비수를 바라봤다. 니콜라스 오타멘디. 강력한 대인마크 능력을 앞세운 수비수로 연장전이 시작되자 마르코스 로호와 교체된 선수였다. 공을 잡으려고 해도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껌딱지처럼 자신에게 붙어 있는 까닭에 공을 잡을 수가 없었다. '답답하네...' 공만 잡을 수 있다면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어떤 플레이라도 펼쳐 보일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공이 없는 이상 순수한 마기도 아무런 효용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드필더 진영까지 수비를 돕기 위해 내려갔다가는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이 라인을 끌어올리며 더욱더 강력하게 대표팀을 압박했기에 그럴 수도 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키잉하는 소리와 함께 순수한 마기가 발동되기 시작했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보니 후방에서 기성용이 강하게 찬 공이 기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아르헨티나 진영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 자신을 노리고 찬 공은 아니었다. 그냥 공을 걷어내려던 것이 아르헨티나 진영으로 오는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찬스 같지 않은 이 기회를 그냥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현준의 몸이 바람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팟!!! "어?!"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급속도로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현준의 모습에 니콜라스 오타멘디 또한 재빠르게 현준을 쫓기 시작했다. 어째서 갑자기 그가 달리기 시작하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현준이 움직이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 아르헨티나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 선수를 어떻게든 묶어야 했고, 그게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부여받은 임무였다. '늦게 눈치 채라...제발!'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움직임을 읽으며 현준이 간절하게 외쳤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라면 길게 아르헨티나의 진영으로 떨어져 내리는 공은 연장전 때 교체된 뒤쪽에 자리 잡은 중앙 수비수 파쿤도 론카글리아가 공이 떨어지기 전에 나서서 걷어내야만 했다. 하지만 경기가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파쿤도 론카글리아는 한 발 앞서 공을 걷어내려는 생각을 하려다가 마음이 바뀌었는지 뒤에서 포지션을 잡고 있었다. 만약 현준이 공을 잡으면 그것을 끊어내려는 생각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가 낮게 자세를 취하는 모습도 현준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좋아!!!" 그런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의 플레이에 현준은 쾌재를 불렀다. 한 발 앞서서 먼저 공을 걷어낸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기회를 날렸을 테지만 신중한 파쿤도 론카글리아의 플레이는 오히려 현준에게 도움으로 주고 있었다. [어어어?!! 김현준!!!] [아! 빨라요!!! 김현준 선수! 잡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잡을 수 있어요!!!] 조민호 캐스터가 외쳤다. 아르헨티나의 측면 수비수가 재빠르게 중앙으로 커버를 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었다. 만약 현준이 공을 잡더라도 두 명의 아르헨티나 수비를 뚫고 골을 성공시켜야만 했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이 동점골을 터뜨릴 만한 기회는 지금 밖에 없었다. '충분해...!'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공의 낙하지점 위치는 순수한 마기가 커다랗게 표시해 주고 있었고, 이제까지 자신을 마크하고 있었던 아르헨티나의 두 선수도 바삐 달려오고만 있을 뿐이었다. "씨발, 들어가라!!!" 그리고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린 공이 지면에 강하게 튕겨 오르는 순간 현준의 발이 벼락같이 움직였다. 순수한 마기가 말해주는 득점 성공률 82%. 충분히 높은 수치였지만, 재수없게도 18 % 의 확률에 걸리면 대한민국의 월드컵 도전은 16 강에서 끝나야만 했다. [김현준?! 어어어!!!] [슈우웃!!!!!!] 김현준이 어떤 플레이를 할지 지켜보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현준의 선택은 주특기인 깔끔한 퍼스트 터치에 이은 돌파가 아닌 바운드 된 공을 논스톱으로 연결시킨 발리슛이었다.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는 중거리 슈팅이었다. 그것도 발리 슛. 골을 넣기란 결코 쉽지 않은 슈팅이었다. 당연히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도 그리고 이 경기를 중계하는 수많은 중계진들과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플레이였다. 촤라라락!!! 그리고 대포알처럼 일직선으로 쏘아져 나간 슈팅은 그대로 아르헨티나 골문의 오른쪽 위 모서리 그물을 흔들었다. 김현준을 막기 위해 수비자세를 취하던 수비수들도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오도 가만히 골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정도로 엄청난 슈팅이었다. [와아아!!! 골!!! 골!!! 들어갔어요! 동점!!! 동점입니다!!!] [우와아아!!! 골!!! 골!!!] 그야말로 엄청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극적인 골에 조민호 캐스터가 만세를 불렀다. 세계에는 수많은 축구 선수들이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뛰고 있었다. 하지만 이 중 자신의 팀이나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전부 충족시키는 선수는 없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행위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김현준이라는 선수는 꼭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무언가를 해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런 간절한 팬들의 믿음을 져버린 적이 없었다. 더욱이 월드컵에서 만큼은 말이다. [놀랍습니다!!! 김현준!!!]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화면에는 손흥민이 김현준을 덮치는 모습이 잡히고 있었다. 아르헨티나가 후반전 기사회생의 골을 터뜨렸다면, 한국도 마찬가지로 연장 후반에 김현준이 팀을 나락에서 끌어올리는 골을 터뜨린 것이었다. [아, 진짜 김현준 선수.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월드컵에서 총 10 골을 터뜨리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합니다. 게다가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한 선수로 기록이 되는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골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양가가 있는 골들이에요. 게다가 월드컵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등장하는 것은 무려 44 년 만입니다. 1970 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서독의 게르트 뮐러가 10 골로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한 게 마지막이었거든요?] 한국을 구원해주는 동점골과 함께 현대 축구에서는 일어날 수 없을 거라는 두 자릿수 월드컵 득점왕이라는 기록까지 깨버린 현준이었다. 기록 브레이커라는 별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고 있었다. 와아아아!!!!!! 현준의 동점골에 침묵으로 경기장을 지키고 있던 관중들도 저마다 소리를 높이며 함성을 질러댔다. 극적인 동점골에 옷을 벗어재낀 채 울부짖는 팬들도 있었다. 그렇게 연장 후반 12 분. 김현준의 동점골로 경기는 2 - 2 로 마무리되었고, 결국 양 팀은 8 강 진출을 가리기 위해 승부차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쿠폰 전부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들 즐감하세요. 내일 뵙시다! 00558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심판 휘슬을 붑니다.] [연장전 후반 까지 결국 종료가 되었습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 김현준 선수의 환상적인 동점골로 결국 2 - 2,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부차기로 접어들게 됩니다.] [월드컵 본선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승부차기를 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인데요. 그 때는 승리를 거둔 좋은 기억이 있었죠?] 신연호 해설위원의 말대로 대한민국은 2002 한일 월드컵 8 강에서 스페인을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국 스페인을 누르고 사상 최초로 4 강 신화를 달성한 적이 있었다. 비록 월드컵에서 단 한번 승부차기를 경험한 것에 불과하지만 일단은 승부차기에서 이긴 전적이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정말...운명의 시간까지 왔습니다. 아주 잔혹한 시간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우리 선수들 승부차기 연습,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비록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어떻게 보면 월드컵에서 약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었다. 조별 예선에서 만났던 벨기에,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그리고 16 강전 상대인 아르헨티나까지 객관적으로 따져봤을 때 한국이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무도 없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승부차기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던데요.] [네, 그렇습니다. 김승규 골키퍼나 정성룡 골키퍼 같은 수문장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는데요.] 그런 만큼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골키퍼들에게 승부차기에 대한 연습을 많이 시켰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렇기에 오늘 승부차기에서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1 미터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 110 Km 이상의 속도로 골키퍼의 반응속도보다 더 빠르게 골문 안으로 파고드는 슈팅은 과학적으로 골키퍼들이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승부차기를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한 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승부차기죠?] [네, 그렇습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이 1 - 1 무승부를 기록하며 운명의 한판 승부를 벌였었습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 8 강 진출을 놓고 벌이는 승부차기에서 세계 3 대 공격수중 하나로 그 실력이 타의추종을 불허해 신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실축으로 인해 결국 포르투갈은 브라질에게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고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운명의 장난이라고 해야 될까? 그리고 오늘 벌어지는 또 한 번의 승부차기에서는 리오넬 메시와 김현준, 월드컵에 남은 세계 3 대 공격수의 두 선수 중 한 명이 월드컵에서 떠나야만 했다. [자, 우리 선수들 정말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멋진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이제는 침착하게 골을 넣겠다는 생각만하면 됩니다.] [네, 그렇습니다. 따지고 보면 승부차기는 확률적으로 공격수가 골을 넣을 확률이 굉장히 높거든요?] 화면에는 붉은색의 유니폼을 입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원을 그리며 한 데 모여 있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모두들 고생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 난 더 위로 올라가고 싶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진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 "......" 현준의 말에 모두들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행보를 보였다. 벨기에를 상대로 가까스로 승리하면서 16 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지만, 나이지리아에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16 강 진출이 오리무중에 빠져버린 것이다. 거기에 마지막 콜롬비아전에서는 전반전 무려 3 골을 실점하며 이렇게 브라질 월드컵에서 떠나는 가 했더니만 4 - 3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사우바도르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16 강 진출을 확정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연장 후반 11 분까지 2 - 1 로 아르헨티나에게 리드당하며 질 줄만 알았던 경기를 김현준의 환상적인 동점골로 어떻게든 승부차기까지 끌고 온 것이다. "진짜 멋진 골이었어. 형." "형이 아니라 캡틴." 손흥민의 말에 현준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오늘 경기 이기면 내가 형이라고 부른다." "진짜 이기면 맘대로 불러도 뭐라 안한다." 진심이었다. 그만큼 현준은 오늘 경기 어떻게든 이겨서 8 강에 진출하고 싶었다. 오늘 경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아쉬운 점도 없잖아 있었다. 좀 더 골을 많이 넣었더라면 승부차기까지 오지 않더라도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와아아아아!!! 오늘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펼쳐졌던 브라질리아의 이스타지우 마네 가힌샤 경기장은 태극기와 브라질 국기 그리고 아르헨티나 국기가 한데 어울려 펄럭이고 있었다. 그와 함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줄 승부차기를 펼칠 선수들에 대한 열광적인 응원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한국의 선축으로 양 팀의 운명을 건 승부차기가 시작되었다. [자, 한국이 먼저 차겠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한국의 첫 번째 키커는 손흥민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측면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며 아르헨티나 전에서 선제골의 터뜨리기도 했다. 이미 정상에 올라와 있는 김현준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한국 축구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기도 했다. [정말 서로에게 운명과도 같은 시간입니다. 손흥민 선수. 제발 넣어줬으면 좋겠는데요.] [아르헨티나의 골문은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가 지킵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두 손을 꼭 잡고 간절함을 담아 말했다. 그리고 천천히 심호흡과 함께 공을 바라보던 손흥민이 심판의 휘슬과 함께 조금씩 속도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손흥민 슈웃!!!!!!] [오우!!!] 신연호 해설위원의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과감하게 오른쪽 구석으로 때린 슈팅이었다.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하고 몸을 날리기는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역시!!! 손흥민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저렇게 때리면 알고도 못 막죠?] [네 그렇습니다.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가 방향은 잡았는데, 정말 저렇게 차면 손을 뻗어도 막을 수가 없어요.] 와아아아!!! 완벽한 슈팅에 이은 골에 경기장이 들썩였다. 경기장 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지금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도 손흥민이 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자, 아르헨티나의 첫 번째 키커가 등장합니다. 리오넬 메시 선수군요.] [네, 아르헨티나의 승부차기에서는 주로 리오넬 메시 선수가 첫 번째 키커를 담당했었죠. 김승규 골키퍼가 준비합니다.] 손을 넓게 펼친 채 골문을 지키고 있는 김승규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잠깐의 정적과 함께 메시가 그대로 공을 걷어찼다. [아아!!!!] [아! 저게 들어가는군요!!!]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을 보며 신연호 해설위원이 안타까움의 탄식을 내뱉었다. 김승규 골키퍼가 방향은 잘 잡고 몸을 날렸는데, 겨드랑이 사이로 공이 빠져나간 것이었다. 잘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그렇게 1 - 1. 대한민국의 두 번째 키커는 홍정호였다. [들어갑니다!!! 홍정호!] [아! 잘 찼어요!!!] 이번에도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하며 몸을 날렸지만, 홍정호의 슈팅은 이미 골문 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두 번째로 나섰던 홍정호가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탄성과 함께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먼저 공을 차게 되는 팀이 계속해서 골을 성공시키게 되면 그 다음에 공을 차는 선수들은 충분히 부담감이 생겨날 터였다. 그리고 그 부담감이 승부차기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불을 보듯 뻔했다. [자, 이번에는 곤살로 이과인이 준비합니다.] [자, 김승규 골키퍼 여기서 하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함께 아르헨티나의 삼각 편대로 오늘 분주하게 한국 대표팀을 괴롭혔던 공격수였다. 그런 이과인을 앞에 두고 김승규 골키퍼는 제자리에서 조금씩 뛰며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곤살로 이과인의 슈팅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눈을 번쩍 뜨고는 몸을 일으켰다. [어어?! 관중석으로 날려 버립니다!!! 이과인!!!] [아아아!! 됐어요!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승부차기에는 부담감이 생겨날 수밖에 없거든요!!!] 김승규 골키퍼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상황에서 중앙으로 향하는 그야말로 아무도 없는 빈 골대에 골을 집어넣는 것이나 다름없는 기회였다. 하지만 곤살로 이과인의 슈팅은 마치 로켓처럼 허공으로 솟구치며 관중석에 떨어져 내린 것이다. [아, 마치 저번 2010 남아공 월드컵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 때 나이지리아의 야쿠부 선수가 역대 최악의 플레이라는 오명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니가 가라 16 강 이라는 슛을 쏘지 않았습니까? 마치 곤살로 이과인의 이번 슈팅 우리나라로 하여금 8 강으로 가라는 신호탄이 아닐 까 싶을 정도입니다.] [자, 곤살로 이과인 선수의 실축.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이 2 - 1 로 앞서나가는데요.] 뜻밖의 행운이었다. 그리고 현준을 포함해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침착하게 차!!!" "그냥 날려버려!!!"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한국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선수는 구자철이었다. 그리고 구차절이 찬 슈팅으로 하단 구석으로 찌르며 그대로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가 지키는 골망을 갈라버렸다. [아! 우리 선수들 정말 잘 찹니다. 대단해요!] [심리적인 부담감이 정말 엄청날 텐데요. 계속해서 골을 성공시키고 있는 우리 선수들입니다. 마치 스페인전이 생각나는 승부차기 인데요.] 왠지 느낌이 좋았다. 그 때도 키커로 나섰던 다섯 명의 모든 선수들이 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4 강 진출을 이끌었었다. 그리고 오늘도 키커로 나 선 세 명의 선수들이 모두 골을 성공시키고 있었다. 마치 승부차기의 신이 한국 대표팀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3 - 1 이 됩니다. 아르헨티나의 세 번째 키커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겠는데요. 만약 아르헨티나의 세 번째 키커가 골을 못 넣고 네 번째로 나서는 우리 선수가 골을 성공시키면 경기 그대로 끝나거든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하는 동안 카메라는 천천히 공을 차기 위해 앞으로 나서는 아르헨티나 선수를 잡고 있었다. 현재 포르투갈의 벤피카에서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측면 수비수 에제키엘 가라이였다. [가라이 선수가 준비하는군요.] [김승규 골키퍼, 한 건 해줄 때가 됐거든요?!] 에제키엘 가라이. 소속 팀에서 세트피스를 전담하고 있을 정도로 킥이 좋은 선수였다. 그렇게 간절하게 김승규 골키퍼가 에제키엘 가라이의 공을 막아내기를 간절하게 기도하는 순간,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처럼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 막았습니다! 김승규!!!]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슈팅을 몸을 날리던 김승규가 발을 이용해 그대로 쳐내며 공을 막아낸 것이었다. 마치 곡예와도 같은 장면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연신 감탄성만 터뜨리며 김승규에 대한 멘트를 계속해서 내보내기 시작했다. [아! 정말 대단한 선방입니다! 김승규 골키퍼! 결국 한 건 해주고야 맙니다!] [이렇게 되면 다음 키커 누구인가요?] 조민호 캐스터가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3 - 1 의 스코어. 8 강 진출의 8 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은 두 명의 선수중 한 명만 골을 넣어도 한국의 8 강 진출이 확정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네 번째 한국의 키커로 한 선수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늘 경기 극적인 동점골로 한국을 벼랑 끝에서 끌어올렸던 현준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시고 내일 뵙시다! 선,추,코,쿠폰 전부 감사합니다. 00559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결국 이 선수가 나오는군요. 김현준 선수가 준비합니다.] 한 골만 넣으면 8 강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한국 대표팀중 가장 믿을 만한 선수는 바로 딱 한 선수 밖에 없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으며 오늘 아르헨티나와의 16 강 경기에서도 한국 대표팀을 벼랑 끝에서 구원해내는 동점골을 터뜨렸던 김현준이었다. [8 강 진출의 문턱까지 온 이 상황에서 김현준 선수,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화면에 비춰지는 김현준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라운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았다. 대표적으로 1994 년 미국 월드컵 결승에서 실축을 하며 브라질에게 우승을 선사했던 로베르토 바조를 비롯해 최근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도 프랑스의 트레제게가 실축을 하며 이탈리아가 우승컵을 들어올렸었다. 악마의 덫이라 불리는 이 승부차기는 아무리 김현준이라고 해도 피할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김현준이 실축을 하더라도 뒤에 있는 선수가 골을 성공시킨다면 8 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후우..." 현준은 천천히 공을 자리에 내려놓았다. 자신에게 모든 것이 걸려 있었다. 열광적인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 뒤에서 느껴지는 동료들의 간절한 기운, 자신을 바라보는 아르헨티나 골키퍼의 눈빛등 많은 것들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잘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자신이 골을 성공시키면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를 꺾고 8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피식하고 절로 웃음이 나왔다. 따지고 보면 아르헨티나는 자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곤살로 이과인의 실축에 이어 에제키엘 가라이까지. 아무리 세계적인 슈퍼스타라고 해도 11 미터의 잔인한 러시안 룰렛에서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끝내야지." 만약 자신이 실축한다면? 경기는 또 어떻게 돌아갈지 몰랐다. 더 이상 아르헨티나에게 희망을 끈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수 많은 국민들 및 자신의 팬들도 이 패널티 킥을 성공시키기를 바라고 있을 게 분명했다. 키이잉!!!!!! 심판의 휘슬소리와 함께 발동된 순수한 마기는 골문을 지키고 있는 세르히오 로메오의 근육 움직임을 하나 둘씩 읽고 있었다. 그리고 큰 심호흡과 함께 현준이 달리기 시작했다. [김현준, 찹니다!!! 슈웃!!!] [어어!!! 들어갔어요!!! 와아아아아!!! 대한민국!!! 8 강!!! 8 강 진출입니다!!!] 파넨카킥. 1976 년 UEFA 유로대회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했던 체코 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의 이름을 딴 슈팅으로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느린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왔던 슈팅이었다. 골키퍼가 키커의 슈팅 방향을 미리 예측하며 몸을 날려 수비를 한다는 것을 역이용한, 키커와 골키퍼의 심리전이 적용되는 슈팅 방법이었다. 그리고 현준 만큼이나 이 파넨카킥을 잘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순수한 마기의 도움으로 인해 골키퍼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파넨카!!! 파넨카 킥입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파넨카 킥으로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원정에서 치러지는 월드컵 8 강을 이끌어 냅니다!!!] [아!! 정말 극적으로 마무리는 합니다. 김현준 선수. 연장 후반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파넨카킥까지.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완벽한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이 선수는!!!] 대한민국의 8 강 진출을 이끈 김현준의 활약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계속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거듭했다. 8 강 진출에 성공했다는 기쁨에 유니폼 상의를 벗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현준의 모습에 계속해서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그렇게 이변을 일으키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 - 2 무승부. 승부차기에서 4 - 1 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하며 8 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극적인 8 강 진출. 한편의 영화와도 같은 경기였다. [EPNM = 김민철 기자] 30 일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리아의 이스타지우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16 강전에서 대한민국이 김현준의 활약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를 꺾고 8 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변이라고 하면 이변인 경기였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후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도 극적으로 16 강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김현준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골잡이가 없는데다가 조별 예선에서 보여줬던 부실한 수비진이 아르헨티나 공격진을 막아낼 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영화처럼 흘러가기 시작했다. 김현준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이 튕겨 나온 것을 손흥민이 재차 우겨넣으며 대한민국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추가 시간까지 필사적인 수비로 골을 지키며 아르헨티나를 꺾고 8 강에 진출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리오넬 메시의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스루패스를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골로 연결시키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다 잡은 8 강 진출을 놓치고야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리오넬 메시에게 골을 허용하며 경기는 2 - 1 로 리드당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8 강 문턱에서 무릎을 꿇어야 하는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선 것은 역시 김현준이었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만 9 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사의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는 김현준은 연장 후반 12 분,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고 경기는 결국 2 - 2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부차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손흥민, 홍정호, 구차절로 이어지는 세 선수가 모두 성공시키는 동안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곤살로 이과인과 에제키엘 가라이가 실축을 하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8 강 진출의 9 부 능선을 넘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경기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대표팀을 승부차기까지 이끈 김현준이 네 번째 키커로 나서며 세르히오 로메오 골키퍼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읽는 파넨카킥으로 결국 승부를 확정지었다. 이로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역사상 최초로 원정에서 치러지는 월드컵에서 8 강에 진출을 확정했다. 8 강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만날 상대는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2 - 1 로 에콰도르를 꺾고 올라온 칠레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4 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4 강 진출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제로레퀴엠 - 아, 김현준, 김현준, 씨발 김현준, 진짜 김현준이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이 상황에 태어난 게 큰 행운이다.] [I.츠바사 - 공감. 우리나라 대표팀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8 강에 오를 줄이야. 순간 꿈인 줄 알았다.] [육검 - 연장 후반 김현준의 슈팅 봤음? 나 그거 보다가 팬티에 오줌 지렸다. 진짜 지렸음.] [쿤다라 - 위에 말 개공감. 그냥 때려도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게 발리 슛인데 모든 노리고 찬 거보다 더 깔끔하게 골로 성공시킴. 진짜, 김현준은 우리나라 선수면서도 우리나라 사람같지 않음. 대한민국 축구 시스템에서 저런 선수가 나왔다는 게 아이러니함.] [choy - 김현준 우리나라 축구 시스템하고는 전혀 상관없음. 대학생 때부터 축구 시작해서 곧바로 실업리그에서 데뷔한 케이스임. 중, 고등학교 때 축구부에 뛴 적조차 없음. 그냥 김현준은 축구를 하기 위해서 태어난 인간임.] [빙결후 - 이렇게 되면 4 강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지 않냐? 칠레도 잘하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한테는 안 되잖아. 진짜 내가 이제껏 본 월드컵에서 최고로 흥미진진한 월드컵이다.] [時人 - 그래도 칠레 상대로는 편안하게 이겼으면 좋겠다. 콜롬비아 전에서부터 아르헨티나 전까지 심장이 남아나질 않고 있음...]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8강 진출 소식에 한국은 그야말로 엄청난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원정 월드컵에서 최초로 8 강 진출을 이룬데다가 경기의 내용 또한 극적으로 16 강 진출을 확정 지었던 콜롬비아 전 만큼이나 짜릿했기 때문이었다. 신문 1 면은 연신 대한민국 8 강 진출로 가득했고, TV 에도 대한민국 대표팀을 8 강으로 이끈 김현준의 파넨킥과 함께 연장 후반 터뜨렸던 극적인 발리슛이 계속해서 방송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언제나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로 오르고 있었다. 그와 함께 당연하게도 김현준의 주가도 엄청나게 치솟고 있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기는 했지만, 클럽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국가대표팀 경기 혹은 월드컵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 대표팀이 그랬고 말이다. 하지만 김현준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홀로 10 골을 터뜨리며 게르트 뮐러 이후 월드컵에서 두 자릿수 골을 터뜨린 선수가 되며 이미 득점왕이 확정적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어디까지 올라갈까?" "칠레는 잡는다 치면 그래도 4 강? 재수 좋으면 결승까지 가지 않을까?" 김현준이라는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가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 축구는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16 강에만 진출해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벨기에, 나이지리아, 콜롬비아라는 죽음의 조에 속해 16 강 진출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극적인 16 강 진출, 그리고 16 강에서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를 꺾고 8 강 까지 올라간 만큼 국민들의 기대감은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이런 기세라면 대한민국 대표팀의 최고 성적이었던, 한일 월드컵 4 강 신화 이후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7 월 1 일 벨기에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는 벨기에가 3 - 0 으로 우즈베키스탄에 완승을 거두며 8 강 진출에 성공했고, 독일과 미국의 경기에서는 독일이 2 - 1 로 승리를 거두며 마지막 8 강행 막차를 탔다. 이로써 브라질, 스웨덴, 우루과이, 네덜란드, 대한민국, 칠레, 벨기에, 독일의 8 개 팀이 4 강 진출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예정해 놓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쿠폰 다들 감사합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60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 =========================================================================                            - 어제 봤냐? "어, 당연하지. 설마 친구 경기도 안 챙겨 볼까. 진짜 너 개 쩔었다. 그런데 어떻게 전화했냐?" - 어떻게 전화하기는 핸드폰으로 전화했지. 현준의 대답에 지훈은 아 하는 신음성을 내뱉었다. 하기사 대표팀이 군대도 아니고 핸드폰으로 연락을 하지 못하게 할 것 같지는 않았다. 만약 핸드폰 사용금지와 같은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르헨티나전의 극적인 승리로 인해 분위기가 좋은 만큼 핸드폰 정도는 사용하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누군데?" 지훈의 옆에 있던 친구가 물었다. 칙칙한 남성들이 모인 술자리가 한창이었던 이 자리에는 아르헨티나의 극적인 승리에 대한 연신 대표팀의 선전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던 중이었다. "놀라지 마라." 그리고 친구의 물음에 지훈이 씨익 웃으며 스피커 폰으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 뭐야? 술 마시냐? "어. 친구들하고." - 내가 아는 애들도 있어? 안타깝게도 현준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친구라고 해봤자 회사 동료들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통점은 하나 있었다. 바로 현준을 신봉할 정도로 엄청난 추종자라는 점이었다. "그런 건 아닌데, 전부 니 팬들이다." "누군데? 내가 왜 그 사람 팬인데?" "미친놈. 지금 전화 통화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냐?" 지훈의 말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그제야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감 넘치는 지훈의 말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지훈이 대한민국이 배출해 낸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김현준의 절친한 친구 사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서...설마...!" 막 술을 들이키려던 남성이 재빠르게 잔을 내려놓고는 지훈을 바라봤다. 그런 친구들의 모습에 지훈이 가슴을 쫘악피더니 모두의 얼굴을 훑어보며 말했다. "찬양해라. 현준신이다." 우와아아!!! 우렁찬 함성이 술집에 울려 퍼지자 순간적으로 술집 내의 모든 시선이 지훈의 일행에게 쏠렸다. 하지만 지훈의 일행은 다른 사람들의 따끔한 시선을 느낄 만한 겨를이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아르헨티나 전의 승리의 주역인 현준과 통화를 하고 있는 마당인데 눈에 뭐가 들어올 리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현준을 향해 입을 여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였다. 비록 지훈의 친구라고는 하지만 국민 영웅이라 불리며 신으로까지 추앙받는 현준에게는 느껴지는 거리가 있었다. - 아, 갑자기 소리 들려서 겁나 놀랐네. "전부 니 팬들이다. 어쨌든 어제 아르헨티나전 승리 축하한다. 까놓고 말해서 후반 인저리 타임에 골 먹히는 거 보고 연장전 시작되기 전까지 TV 끄고 있었다. 화딱지 나서." - 이겼으니 됐지, 뭐. 그래도 우리 수비수들 어제 꽤 잘했어. 그래도 대표팀 동료라고 커버를 쳐주는 현준의 말에 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기사 현준의 말대로 자동문, 유리문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던 대한민국 수비진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3 경기 8 골을 실점한 대한민국 수비진은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32 개국 팀 중 두 번째로 많은 골을 허용한 팀이기도 했었다. 첫 번째는 독일에게만 무려 8 점을 실점한 뉴질랜드였다. "그래. 그래도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사람 같은 수비 좀 하더라. 그런 거 보면 답답하지 않냐?" - 뭐, 축구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답답하면 내가 골 넣으면 되지.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을 꺼내던 지훈은 순간 현준이라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어이없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월드컵이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10 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대표팀을 8 강으로 이끈 선수였다. 벌써부터 골든볼과 신인상은 김현준의 차지라는 게 확정이다고 설레발을 치는 기자들도 있을 정도였다. 아니, 설레발도 아니었다. 많은 외신들도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내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8 강 상대는 칠레지?" - 어. 아르헨티나와의 극적인 16 강 승리만큼 이나 스포츠 기자들이 연신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의 다음 상대인 칠레에 관한 내용이었다.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이끄는 칠레 대표팀은 2002 년 한일 월드컵, 2006 년 독일 월드컵에는 예선에서 탈락하며 월드컵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6 강에 오른 전적이 있었고,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를 꺾으며 8 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고 있었다. "이길 거 같아?" 지금 한국에서 최고의 관심사라면 과연 대한민국 대표팀이 칠레를 꺾고 한일 월드컵에 이어 또 한 번의 4 강 신화를 달성할 수 있느냐하는 점이었다. 대한민국과 칠레는 이제까지 서로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위해 출범한 허정무호의 처음 상대로 만난 게 칠레와의 첫 A 매치이자 마지막 A 매치였다. 그리고 남미의 전통적인 강호 칠레를 만나 허정무호는 후반 10 분 피에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1 - 0 으로 패배를 거뒀었다. 하지만 무려 6 년 전의 일이었다. - 이길 것 같기는. 당연히 이겨야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우승 컵 들고간다. 핸드폰 너머로 담담하지만 강한 의지가 담겨 있는 현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축구 선수로서 들어 올릴 수 있는 모든 우승컵은 전부 들어 올린 현준이었다. 하지만 딱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바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였다. 물론, 대한민국의 전력을 따져보면 월드컵 우승을 들어올리는 것은 김현준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루기 힘든 일이었다. 아르헨티나라는 축구 강국을 대표하는 리오넬 메시조차도 국가대표팀 메이저 우승 대회에서는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이 없었다. 자국에서 열렸던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에게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발목을 잡혔고, 결국 안방에서 우루과이가 우승을 거두는 것을 눈만 뜨고 지켜봐야 했었다. - 아르헨티나도 이겼는데, 이 기회 놓칠 수 없다고. "그래. 꼭 이겼으면 좋겠다." 지훈의 말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만큼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고 있었고, 또한 친구가 월드컵에서 더욱더 멋진 활약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전의 극적인 승리에 대한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대표팀은 칠레와의 경기를 위해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해 한창 훈련에 매진 중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가 지키는 칠레는 이번 월드컵에서 유연한 전술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팀이었다. 스리백에서 포백, '파이브 백' 카드까지 꺼내 보이며 에콰도르 공격수들을 옥죄며 16 강전에서 승리를 거뒀던 것이다. 거기에 유벤투스에서 뛰고 있는 아르투로 비달, 피오렌티나의 마티야스 페르난데스,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알렉시스 산체스와 같은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은 충분히 한국 대표팀 문전을 위협할 수 있는 위력적인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들도 칠레전에 대한 승리를 의심치 않고 있었다. 남미의 강호이자 월드컵 우승후보를 꺾은 마당에 두려울 게 뭐가 있냐는 자신감에 팽배해진 것이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인 만큼 곧 있으면 8 강전을 위해 선수들은 계속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7월 4일 운명의 날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8 강전에서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르는 팀은 바로 대한민국과 칠레였다. [자! 대한민국과 칠레, 칠레와 대한민국. 4 강 진출을 가리는 운명의 한판 승부가 곧 이곳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경기장에서 펼쳐지도록 하겠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경기장. 브라질 국민들에게는 애증이 담겨 있는 경기장이지만, 우리 대표팀에게는 행운의 상징과도 같은 경기장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경기장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가장 처음으로 경기를 치렀던 경기장이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유럽의 강호인 벨기에를 상대로 김현준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 - 2 의 승리를 거뒀던 전적이 있었다. 불과 20 일이 채 되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이변을 연출하고 있는 팀은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김현준을 제외하고는 뛰어난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데다가 조별 예선에서 무려 8 점이나 실점하고 뉴질랜드에 이어 최다 실점을 기록한 팀이었지만, 극적으로 16 강 진출에 성공하더니 결국 16 강에서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까지 접전 끝에 꺾고는 8 강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칠레도 만만치 않았다. 아니,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과 공통점이 굉장히 많았다.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만 4 강에 진출했다는 것도 비슷했고, 원정 월드컵에서는 16 강이 최고의 성적이라는 점이었다. [저희들만큼이나 오늘 경기,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승리를 국민들께서 간절히 바라실 텐데요. 과연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를 누르고 8 강에 진출한 칠레 어떤 팀입니까?] [굉장히 영리하게 플레이를 하는 팀입니다. 전술적인 조직력이 굉장히 좋은 팀이죠.] 칠레 축구 대표팀은 대표적인 단신 군단이었다. 에콰도르와의 16 강에서 출전한 칠레 대표팀의 베스트 11 의 평균키를 살펴보면 175 cm 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많이 그리고 영리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효율적으로 에콰도르 선수들을 막아냈고, 결국 승리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인한 저돌적인 플레이는 분명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칠레는 공격과 수비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스리백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 포백이나 파이브 백까지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는 뛰어난 전술적인 움직임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칠레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에게는 오늘 경기 굉장히 중요한 일전이 될 텐데요.] [네, 그렇죠.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조국이 16 강에서 우리 대한민국에게 패배한 아르헨티나 아닙니까?] 게다가 8 강전이 펼쳐지기 전, 칠레 대표팀 감독이 16 강에서 대한민국에게 아쉽게 패배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자국의 복수를 대신해주겠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어쨌든 오늘 경기는 어느 팀이 승리하던간에 승리한 팀은 자국의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었다. 양 팀 다 최초로 원정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4 강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추,코,쿠폰 감사합니다. 그럼 다들 즐감하시고, 내일 뵙시다! 00561 꿈은 이루어진다 =========================================================================                            와아아아!!! [벌써부터 양 국가 팬들의 응원이 대단하군요.] 오늘 칠레와 대한민국 대표팀의 8 강 경기가 펼쳐지는 마라카낭 경기장은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만원 관중을 이루고 있었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8 강에 진출한 칠레를 응원하기 위한 팬들과 함께, 조별 예선부터 극적인 경기를 선보이며 8 강까지 진출한 한국 팀을 응원하는 교민들 때문이었다. 거기에 김현준이라는 뛰어난 스트라이커의 활약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표를 예약하고 경기장을 찾은 브라질 팬들도 있었다. 그렇게 경기장 밖은 벌써부터 팬들 사이에서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오늘 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이 있는 라커룸은 차가울 정도로 조용했다. "후우...긴장 되는데?" 기성용은 달아오른 몸을 식히지 않기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중얼거렸다. 수년이나 국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커다란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있는 그였지만, 지구촌 최대의 축제라는 월드컵 그것도 4 강 진출을 놓고 벌어지는 단판 승부의 압박감은 무시할 수 없었다. "헐, 그래도 나는 양반이네. 야, 뭘 그렇게 떨어?" 기성용이 눈이 오늘 대표팀의 골문을 지킬 김승규에게로 향했다. 두터운 골키퍼 장갑이 확연하게 눈에 보일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아, 모르겠어요. 이기면 4 강이라서 그런가, 아르헨티나전보다 더 긴장되는 거 같아요." "하긴...이기면 4 강이지." 월드컵 4 강.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한국 축구 선수들에게는 전설로만 남아 있는 월드컵 4 강 신화를 다시 한 번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도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였다. 칠레가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를 꺾고 8 강에 진출했다지만, 한국은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를 꺾고 8 강에 진출했었다. 그 때문일까? 한국 언론은 당연히, 아니 충분히 4 강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고 기사를 내보냈었다. 분명 칠레는 강팀이지만, 아르헨티나만큼은 아니라면서 말이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국민들을 상대로 한 앙케이트 조사에서 한국이 칠레를 꺾고 4 강에 올라갈 수 있는 확률이 무려 87 % 가 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선수들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단 한 선수를 제외하면 말이다. "4 강에서 끝낼 거 아니잖아?" 현준의 목소리가 조용했던 라커룸에 울려 퍼졌다. "뭐, 그 이상 올라가면 당연히 좋지. 브라질이나 스웨덴이나 둘 중 하나랑 붙어야겠지만." "이왕이면 스웨덴이 이기기를 바래야겠군." 기성용의 대답에 현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개최국 브라질. 비록 예전의 브라질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게다가 개최국이라는 이점은 엄청났다. 수만이나 되는 열정적인 브라질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지옥의 구덩이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쨌든 그 전에 칠레를 이겨야 브라질이던 스웨덴이던 상대하겠지." "충분히 이길 수 있어." "......" 현준의 굳은 목소리에 모두들 현준을 바라봤다. 오늘 따라 대표팀의 주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그의 왼팔 완장이 더욱더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무려 10 골을 터뜨리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였다. 그리고 아마도 오늘 칠레 전에서 분명 또 다시 골을 터뜨려 줄게 분명했다.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확신은 금물이지만 왠지 현준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자, 어쨌든 긴장하지 말고. 평소 연습한 대로만 하자고. 그리고 이왕이면 선제골은 내주지 말자. 공격수들 조급해진다." "하하하하!!!" 현준의 농담에 라커룸에 웃음이 울려 퍼졌다. 칠레와의 8 강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이제까지 월드컵에서 상대해왔던 강팀들과의 경기를 생각하면 쉬어가는 경기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선수들의 웃음을 터뜨리며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현준은 축구화의 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꼭 우승해야 돼...' 아르헨티나라는 강적도 꺾었고, 8 강 대진도 무난했다. 이제 단 3 번의 경기만 승리하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남들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에서 8 강을 기록한 대표팀의 성적에 성공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결코 이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4 년 마다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언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몰랐다. 게다가 다음 러시아 월드컵 때 자신이 출전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 그때는 지구가 아닌 마계에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후우......"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던 현준의 눈에 푸른색의 아지랑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신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만들어 주었던 순수한 마기들이었다. 순수한 마기와 함께라면 상대가 누구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이 순수한 마기로 자신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었고, 수많은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뒀었다. '오늘도 잘 부탁한다.' 그리고 경기 입장을 준비하라는 소리와 함께 11 명의 태극전사들은 천천히 라커룸을 나서기 시작했다. 에콰도르를 꺾고 올라온 칠레의 강점은 유연한 전술적인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알렉시스 산체스, 아르투로 비달과 같은 기량이 뛰어난 플레이어들도 위협적이었다. 거기에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김현준, 한국영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마우리시오 이슬라도 칠레 대표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팀의 최대 강점은 역시나 김현준이었다. 2 년 연속 FIFA 발롱도르를 획득하며 이미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와 있는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는 그 어떤 팀을 상대로도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가공할 만한 골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드컵에서도 그 명성을 톡톡히 자랑하고 있었다. 화려한 개인기와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을 정도의 엄청난 골 결정력 그리고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까지,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현준은 같이 신계의 공격수로 비교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에 비해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 대표팀을 8 강까지 이끌고 있었다. 결국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칠레는 김현준을 잘 막아내면서 유기적인 전술 움직임으로 한국을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였다. 칠레의 유연한 전술적 움직임을 과연 월드컵에서 크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수비수들이 얼마냐 잘 막아내면서 공격진이 얼마나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리냐였다. [이왕이면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려 주는 게 우리팀의 입장에서는 좋거든요.] [네, 그렇습니다. 유기적인 움직임이라는 것도 결국엔 선수들의 마인드에 달려 있는 것이거든요. 조급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칠레 선수들의 톱니바퀴에도 금이 갈 게 분명합니다.] 전반전 8 분. 아직 스코어는 0 - 0 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스코어를 가지고 오늘 경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고, 양 팀은 자신들의 장점을 그라운드에서 충분히 잘 보여주고 있었다. [김승규의 골킥. 기성용 헤딩! 다시 한 번 구자철이 헤딩으로 공을 따냅니다.] [오늘 우리 선수들 단신의 칠레 선수들을 맞아 제공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골은 터지지 않고 있었지만, 볼 점유율은 현재 한국인 54 %, 칠레가 46% 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웃기게도 이는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볼 점유율을 앞서고 있는 최초의 경기였다. 아직 시간이 시간인 만큼 이 점유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중원을 장악하고 있는 칠레의 자랑 아르투로 비달 때문에 강력하게 압박을 가하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대한민국 미드필더들은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 그리고 미드필더들의 볼 싸움을 바라보며 현준은 여기저기 시선을 돌렸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최초로 8 강에 진출했기 때문일까? 칠레 선수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둔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긴장한 건가?' 하기사 그럴 만도 했다. 평균나이 27 세의 칠레 대표팀의 선수들은 월드컵 8 강 이라는 이런 큰 경기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거의 없었다. 남미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2011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칠레는 8 강전에서 베네수엘라에게 발목을 잡히며 8 강에서 탈락을 했었다. 리그에서 큰 경기를 치러본 선수들이라고 해봤자 FC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주장 클라우디오 브라보나 알렉시스 산체스, 리버풀의 마우리시오 이슬라, 유벤투스의 아르투로 비달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주전으로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이르투로 비달뿐이었다. [펠리페 구티 에레즈의 끈질긴 수비, 하지만 구자철 선수 공 뺏기지 않고 있습니다.] [네, 좋습니다! 저렇게 계속해서 볼 점유율을 높여야 우리 선수들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구자철이 공을 잡자마자 구티 에레즈가 구자철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끈질기게 공을 지켜낸 구자철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기성용을 향해 공을 넘겨줬고, 기성용은 그대로 앞으로 공을 빠르게 찔러 넣었다. [기성용!!!] 칠레 진영으로 쏘아지는 스루패스에 현준과 측면으로 퍼져 있던 손흥민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중앙으로 들어와 공을 낚아챈 손흥민이 마우리시오 이슬라를 사이에 두고 현준을 향해 패스를 밀어 넣었다. [손흥민,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 연결되나요?! 김현준!!!] 칠레 선수를 앞에 둔, 약간은 불안정한 패스였지만, 패스를 받는 상대가 김현준이었다. 현준은 손흥민의 근육 움직임과 발의 움직임 그리고 잔디의 상태와 공의 회전으로 패스가 어디로 흘러올지 미리 예측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공을 잡자마자 조민호 캐스터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관중석에 있는 대한민국 팬들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도 동시였다. ============================ 작품 후기 ============================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 생존신고할게요. 00562 꿈은 이루어진다 =========================================================================                            [김현준! 공 잡았습니다!!!] 홀로 골을 만들어내는 능력도 대단하지만, 김현준의 장점 중 하나는 저렇게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뛰어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현준의 장점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쿠웅!!! 칠레의 수비수 곤살로 하라가 현준에게 거친 몸싸움을 걸며 달라붙었다. 하지만 현준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뛰어난 볼 소유 능력 때문에, 현준의 돌파를 막아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최소 두 명 이상이 달라붙어야 할 정도로 돌파 능력이 뛰어난 만큼 현준의 드리블이 이어질 때 마다 한국 선수들이 파고들 수 있는 칠레의 공간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 "크윽...!" 다재다능한 수비수로 잉글랜드의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뛰고 있는 곤살로 하라였지만, 홀로 현준을 막아내기에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이 곤살로 하라를 도와 커버하기에는 다른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이 매서웠다. '이거 잘하면...?' 조민호는 한 명의 수비수를 달고 거침없이 돌파를 해 들어가는 현준의 좌우 측면으로 손흥민과 이청용도 칠레의 빈 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아직 시간은 전반 10 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런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진다면 오늘 경기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어?" "잘하면 넣는 거 아니야?!" 와아아아!!!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열렬한 응원과 함께 그라운드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가볍게 곤살로 하라를 제치는 모습이 팬들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김현준 제쳤습니다!!!] 드리블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크게 좌우로 몸을 흔드는 페인트로 순식간에 곤살로 하라의 균형을 무너뜨린 현준은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으로 칠레의 진영을 돌파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준은 지체하지 않고 그대로 칠레의 골문을 향해 강하게 슈팅을 때렸다. [김현준 슈웃!!! 어어?!] [아!!! 옆 그물을 때립니다. 김현준! 아쉽습니다.] [들어갈 줄만 알았던 슛인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왠지 찼다 하면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저런 모습을 보여주니 김현준 선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신연호 해설위원이 현준의 플레이에 웃음을 터뜨렸다. 세상에 완벽한 축구 선수는 없었다. 완벽에 가까운 선수는 있어도 말이다. 게다가 아직 전반 10 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비록 골 찬스를 놓친 것은 안타깝지만, 앞으로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쳇..." 옆 그물을 때리는 것을 보며 현준이 침을 내뱉었다. 들어갈 줄만 알았던 슛이 아쉽게 비껴나가고 말았던 것이었다. 비록 옆 그물을 때리며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방금 전 현준의 드리블 돌파는 칠레 선수들에게 있어 굉장히 위협적이라는 것을 톡톡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방으로 보내!!!" "자철아! 비달 간다!!! 조심해!" 현준의 선제포 이후 경기는 조금씩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미드필더 진영에서 공을 빼앗기 위한 움직임이 거칠게 벌어졌고, 양 팀의 공격수들을 막기 위한 수비수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양 팀 선수들의 과열된 플레이에 선수들이 흥분하기 시작하는 것이 현준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었다. '열한 시 방향...' 칠레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가 오히려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던 전술에 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그 틈들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었다. 기회만 있으면 바로 선제골을 넣을 수 있게끔 온 몸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청용! 오른쪽 측면으로 돌파해 들어갑니다!!!] [좋습니다! 이청용 선수!!!] 칠레 선수들의 적극적인 공격에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장면 몇 차례 있었지만, 전반 25 분 아직까지 점수는 0 - 0 이었다. 그리고 한국도 계속해서 멋진 플레이로 칠레의 진영을 공략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나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과 이청용의 활약이 좋았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많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었다. 김현준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김현준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 정도라고 말이다. 이청용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부상 때문에 기량이 하락했다는 평가도 없잖아 있었지만, 볼튼에서 로테이션으로 계속해서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며 경기력이 살아있었고, 오늘 칠레와의 월드컵 8 강전에서도 거침없는 측면 돌파로 한국 공격의 물꼬를 틀어주고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었다. [이청용!!! 측면 뚫어냅니다!!!] 오늘 경기 오른쪽 측면에서 끈질기게 돌파를 시도하던 이청용이 발재간으로 칠레 선수를 제치고 돌파하는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가 탄성을 터뜨렸다. 이제까지 월드컵에서 한국은 벨기에,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와 같은 축구 강국들을 맞아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오로지 김현준의 환상적인 활약에 힘입어 월드컵 8 강에 진출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달랐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인 김현준도 김현준이었지만, 이제까지 손흥민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다른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이청용 크로스!!! 아! ] 그리고 오른발로 강하게 올린 이청용의 크로스가 뻐억 하는 소리와 함께 칠레 선수의 육탄 수비에 맞아 튕겨나가는 모습이 조민호 캐스터의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바깥으로 흘러나온 공에 가장 먼저 달려간 것은 칠레 선수가 아닌 한국 선수였다. 오늘 경기 분주하게 미드필더 진영을 누비며 한국의 공격 작업을 도와주고 있는 구자철이었다. [구자철!!!] 구자철이 앞으로 공을 보내기 위해 몸을 날리는 다이빙 헤딩을 시도하는 순간 현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이스, 구자철.' 워낙 빠른 속도로 이어지는 플레이에 한국 대표팀 동료들도 그리고 칠레 선수들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현준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며 움직일 수 있었다. 바로 순수한 마기 덕분이었다. 그리고 저 구자철의 헤딩 패스가 어디로 향한다는 것까지도 알 수 있고 말이다. 탓!!! 순식간에 현준의 몸이 앞으로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어느 지점에 도착한 현준은 그대로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구자철 다이빙 헤딩으로 앞으로 보내는 공?!] 몸을 날리며 다이빙 헤딩으로 계속해서 공격 작업을 연결시켜 나가려는 구자철의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조민호 캐스터는 저게 이번 한국 공격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듯이 다이빙 헤딩과 같은 부정확한 헤딩으로 이어진 공을 한국 선수들이 잡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괜히 골키퍼가 가장 막기 힘들다는 슛이 헤딩 슛인 것처럼 축구 선수들이 가장 받기 힘들어 하는 패스도 헤딩 패스였다. 하지만 조민호 캐스터는 곧 눈을 부릅떠야만 했다. [김현준 헤디잉!!!]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플레이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구자철의 헤딩에 이은 김현준의 헤딩 슛. 전혀 위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슈팅이었지만, 절묘하게 현준이 머리로 방향을 튼 공은 조금 멀다시피 골문 밖으로 나온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수비를 무너뜨리고 그대로 골망을 출렁이고 있었다. "아...!" 그렇게 대단치 않아 보이는 헤딩슛. 분명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슈팅이었다. 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는 현준의 움직임에 역동작에 걸려 버린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몸을 날리지도 못하고 공이 골망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어?! 들어갑니까?! 들어갑니다!!! 우와아아!!!] [김현준!!! 선제골! 역시 이 선수가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구자철의 헤딩 패스를 그대로 방향만 살짝 바꾸며 득점에 성공합니다!!! 전반 27 분! 대한민국 선제골!!!] [이렇게 되면 김현준 선수 이번 월드컵에서 11 호골을 기록하는군요. 거의 득점왕이 확정적이지 않습니까?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전반 27 분 대한민국의 선제골. 선제골이 터지자 오늘 경기가 펼쳐지는 마라카낭 경기장을 찾은 한국 교민들은 연신 소리높여 대한민국을 외치기 시작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멀리 한국 본토에서도 거리 응원을 나온 사람들은 미쳤다고 표현할 정도로 열광적으로 한국의 선제골에 기뻐하고 있었다. "와아아!!! 이거 잘하면 4 강 가는 거 아니야?" "역시 김현준이야! 한 골만 더 넣고! 편하게 4 강 가자!!!" 1 - 0. 김현준의 절묘한 헤딩 슛에 이어 대한민국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한국 팬들 사이에서 그리고 오늘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사상 최초로 원정 월드컵에서 4 강을 이뤄내며 또 다시 4 강 신화를 이뤄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점점 뭉클뭉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의 멋진 플레이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 정말 물 만난 고기처럼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님. 오늘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굉장히 좋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마치 이제까지 받았던 비난들을 모두 털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대표팀이 8 강 까지 진출했다고는 하지만 경기력 면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오늘 경기만 보면 충분히 8 강에 진출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현준의 행운(?)의 선제골 이후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분위기를 타며 맹렬하게 칠레 대표팀을 몰아 붙였다. 아르투로 비달과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연신 바삐 뛰어다니며 커버를 하고는 있었지만, 한국 선수들의 기량도 만만치 않았다. [이 여세를 몰아붙여 추가골을 터뜨리면 좋겠는데요.] 공격 작업을 이어나가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말했다. 1 - 0 으로 한 점 앞서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스코어를 벌려 편안한 마음으로 중계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한국 팬들도 마찬가지일 테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63 꿈은 이루어진다 =========================================================================                            "이쪽으로 보내!!!" 그런 조민호 캐스터의 기대감이 채워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성용이 공을 잡는 모습에 현준이 자신의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잠시 공을 키핑하며 패스를 보낼 타이밍을 잡던 기성용이 전광석화처럼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뿌렸기 때문이었다. [기성용! 손흥민에게로!!!] 현준에게로 향하는 공은 아니었다. 현준보다는 손흥민이 훨씬 칠레 수비수들에게서 자유로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손흥민이 공을 잡는 순간, 현준에게 붙어 있던 칠레 선수들의 시선이 손흥민에게로 향했다. 한국 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김현준이지만, 김현준 만큼이나 손흥민도 요주의대상이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손흥민은 아르헨티나 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경험도 있었다. [이거 좋은데요?!] 칠레 진영 깊숙이 있는 선수들의 위치를 확인하며 신연호 해설위원이 외쳤다.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3 - 5 - 2, 4 - 3 - 3 으로 다양하게 전술을 변화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던 칠레의 장점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악수로 작용하고 있었다. 선제골을 터뜨린 김현준이 전방에서 크게 움직이는 까닭에 칠레의 수비수들끼리 자신들이 어떤 선수를 마크해야 하는지 손발이 꼬이고 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김현준에게 두 명의 선수가 붙어 있는 까닭에 손흥민이 자유롭게 풀려버린 것이다. 미드필더진영에서 커버가 들어오기에는 손흥민이 위치가 너무나도 깊숙하게 들어와 있었다. '이거...!' 칠레의 패널티 에어리어로 몸을 틀며 드리블을 해오는 손흥민의 모습에 현준을 마크하고 있던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결국 앞으로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현준도 현준이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팀인 토트넘의 투 톱 중 하나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한국의 11 번 손흥민도 충분히 위협적인 선수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손흥민에게로 달려가는 순간, 손흥민이 발끝이 번쩍였고, 그와 함께 김현준도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어어?!!" "나이스 패스!" [손흥민 스루패스, 김현준!!!] 두 명의 칠레 수비수 뒤쪽으로 향하는 손흥민의 빠른 스루패스, 그리고 그 스루패스에 반응해 두 명의 수비수들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김현준의 정확한 타이밍의 움직임이었다. '오프 사이드!' 순식간에 현준과 골키퍼가 일대일로 맞붙는 모습에 게리 메델이 재빠르게 자신의 손을 들어올렸다. 오프사이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심의 깃발은 올라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칠레 선수들이 속아 넘어갈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현준의 돌파를 부심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있었다. "젠장!" 게리 메델은 하얗게 변한 얼굴색과 함께 재빠르게 현준에게로 달라붙기 위해 몸을 틀었다. 칠레의 베테랑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는 이미 현준의 슈팅 각도를 막기 위해 앞으로 뛰쳐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삐익!!! 발을 쭉 내 뻗으며 공을 터치한 현준이 그대로 슈팅을 때리며 칠레의 골망을 또 한 번 흔들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때립니다!!! 슈우우웃!!!] [들어갔어요! 들어갔습니다!!! 골!!! 골인이에요!!!] 스코어를 2 - 0 으로 바꿔버리는 대한민국의 추가골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몸을 앞으로 쑤욱 내밀며 소리를 질렀다. 국가 대표 평가전에서도 대표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충분히 흥분이 되련만, 오늘은 평범한 국가 대표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4 강 진출이 달려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와아아아!!!!!!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그라운드에서 골의 기쁨을 만끽하는 선수들을 향해 오늘 경기장을 팬들이 열광적인 환호성을 내보냈다.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골 장면에 경기장을 찾은 브라질의 팬들도 마찬가지로 한국 팀을 향해 함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비록 브라질 팬들에게는 비극의 장소로 남아 있는 곳이기는 했지만, 한국 팬들에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와의 첫 조별 예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행운의 경기장이라고 알려진 마라카낭 이었다. 그리고 승리의 경기장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었다. 현준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를 거뒀던 첫 조별 예선 경기처럼 칠레를 상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이 2 - 0 으로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심판!! 오프 사이드 아니야?!" "오프 사이드였다고!!!" 골 세리모니를 펼치며 추가골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한국 선수들하고는 달리 칠레 선수들은 주심에게 몰려들어 거친 항의를 보이고 있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김현준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칠레의 감독인 호르헤 삼파올리도 부심을 향해 거친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 [칠레 선수들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김현준의 선수가 공을 받기 전, 오프 사이드 위치에 있다고 항의하는 것 같은데요.] 오프사이드. 공격 팀 선수가 상대편 진영에서 공보다 앞 쪽에 있을 때, 자기와 골라인과의 중간에 상대팀 선수가 두 명 이상 없으면 오프사이드에 있으며 이때 후방의 선수에게 패스를 받으면 반칙이 되는 규칙이었다. 물론 이 말고도 오프사이드 규칙은 다양하게 있지만, 일반적으로 오프사이드를 말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뜻했다. 그리고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오프사이드에 대해 여러 가지 추억이 굉장히 많은 팀이었다. 매 월드컵 때마다 오프사이드 때문에 논란이 벌어졌었기 때문이었다. [손흥민 선수가 패스를 뿌리기 전 확실하게 김현준 선수가 게리 메델 선수와 일직선상에 있었거든요. 제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는 결코 오프사이드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했고, 시청자들에게는 보이지는 않겠지만, 조민호 캐스터도 굳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비디오 판독이 나와봐야 아는 일이었다. 게다가 매번 월드컵때마다 오프 사이드에 대해 논란이 일어났던 것을 생각해보면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 오프 사이드...아니죠. 저건 완벽히 오프사이드가 아닙니다.] [네, 손흥민 선수가 공을 차는 순간 김현준 선수와 최종 수비수였던 게리 메델 선수와 일직선에 위치해 있었거든요? 저건 김현준 선수의 빠른 판단력이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그라운드에서는 칠레 선수들의 계속해서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간 방금의 골 장면을 기다리던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슬로우 비디오로 나오는 플레이를 보며 확신하듯 말했다. 그리고 결국 김현준의 골이 인정되며 스코어는 2 - 0. 대한민국이 두 점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한국 대표팀이 본 이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현준의 골이 오프사이드라고 거칠게 항의를 하던 칠레의 베테랑 미드필더 마티아스 페르난데스가 심판에게 옐로카드를 받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고 있었다. 와아아아!!! 잠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한국의 득점으로 인정되며 스코어는 2 - 0 으로 대한민국 대표 팀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비록 스루패스에 이은 깔끔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지만, 방금 전 플레이는 손흥민과 김현준 양 선수의 정확한 호흡이 만들어낸 골 장면이었다. 그리고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계속해서 이 점을 칭찬하며 중계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비록 칠레가 브라질 월드컵 8 강에 오른 팀들 중에서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라고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 대표팀도 칠레에 비해 뛰어난 전력을 보유한 국가가 아니었다. '난타전. 혹은 분위기를 잡는 쪽이 이길 것이다.' 오늘 칠레와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를 중계하는 외신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 반대였다. [4강!!!! 4강!!!!!! 우리 선수들! 4 강에 오릅니다!] [우아아아아!!! 대단합니다! 2002 한일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 번 4 강의 신화를 만들어 냅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는 순간 신연호 해설위원이 붉어진 눈시울을 훔치며 외쳤다. 4 - 1. 대한민국과 칠레와의 최종 스코어였다. 2 - 0 으로 한국 대표팀이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알렉시스 산체스가 개인기로 한국 수비수 세 명을 제치며 한 점을 만회했지만, 결국 칠레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김현준이었다. 이미 오늘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11, 12 호 골을 신고한 현준은 후반 3 분, 또 한 번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칠레의 숨통을 끊어버렸다.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만 무려 3 번 째 해트트릭 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청용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후반 33 분 골을 신고하며 4 - 1. 대한민국과 칠레와의 경기는 대한민국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한국 4 - 1 로 칠레 대파! 12 년만의 4 강 진출!] [기록 브레이커 김현준,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 순위 갈아 치우나? 1958 년 스웨덴 월드컵 득점왕인 프랑스의 쥐스트 퐁텐과 타이기록!] 칠레를 상대로 월드컵 8 강전에서 4 - 1 의 대승. 이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있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대승에 그 날 전국이 흔들렸다. 12 년 만에 4 강의 기적을 쏘아올린 흥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고, 이 때문에 많은 경찰들이 고생했다는 후문이었다. 거기에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이룬 것은 원정 역사상 최초로 4 강 진출을 했다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공격수인 김현준이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 순위와 타이기록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월드컵에서는 마의 6 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득점왕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6 의 한계를 넘지 못했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던 호나우두를 제외하면 무려 40 년이 넘게 이어진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마의 6 골을 훌쩍 뛰어넘어 역대 월드컵 득점왕 기록을 갈아치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거 잘하면 결승 가는거 아니야?!" "그...그러게?" 설레발은 금물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파하고 4 강전에서 독일을 만나 잘하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결국 4 강의 신화로 끝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기세로만 보면 특히나 역대 월드컵 득점왕을 갈아치울 기세로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김현준을 보면 충분히 기대를 걸어 볼 만 했다. ============================ 작품 후기 ============================ 그럼 다들 즐감하세요. 00564 꿈은 이루어진다 =========================================================================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칠레전 승리로 인해 월드컵 역사상 사상 최초로 원정에서 이뤄낸 4 강 신화 때문에 대한민국은 축구의 열기에 흠뻑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 지역 외에는 8강이 한계라는 세계 축구계의 통념을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깨뜨렸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뤄낸 4 강 신화는 한일 월드컵 때하고는 달리 원정 월드컵에서 만들어낸 결과였다. 비록 한일 월드컵 때 4 강 신화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홈 어드밴티지를 받았다는 논란을 비할 수 없었던 반면에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그런 논란거리 자체를 만들 수조차 없었다. 오로지 선수들의 경기력 하나만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대한민국!!!“ "오오!!! 필승 코리아!!!“ 한국 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 악마들은 칠레전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열렬하게 길거리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4 강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5 경기 13 골 이라는 월드컵에서 골 감각이 절정에 오른 김현준 때문이었다. "김현준이 역대 월드컵 득점왕 갈아치웠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우리나라도 이번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도 들어보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였다 하면 저마다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만을 꺼내고 있었다. 화제는 당연히 현준이었다. 이미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은 따놓은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현재 김현준이 13 골로 월드컵 득점 순위 1 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 뒤로 공동 2 위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의 토마스 뮐러의 골 수는 4 골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외신들도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을 알아맞히는 것은 유치원생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퀴즈라고 표현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대한민국 대표팀은 승리의 심벌로 자리 잡은 마라카낭의 기적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먼저 4 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다음 경기는 한국의 4 강 상대가 될 두 팀인 개최국 브라질과 유럽의 강호 스웨덴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왕이면 브라질 보다는 스웨덴이 이겼으면 좋겠다.“ "아무렴. 브라질이 요즘 망했어도 개최국 프리미엄이 있잖아?“ 브라질과 스웨덴. 경기력만 본다면 브라질 보다는 스웨덴에 손을 들어줄 만 했다. 네덜란드의 전설 마르코 판 바스텐과 비교되는 주장, 축구 천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건재한데다가 안데르스 스벤손, 세바스티안 라르손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에 반해 브라질은 개최국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역대 월드컵에 출전했던 브라질 대표팀과 비교한다면 순탄치 못했던 예선에서의 경기력과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 16 강에서의 졸전으로 비해 비록 경기력에는 의문 부호를 받고 있었지만, 그래도 브라질의 떠오르는 신성 네이마르가 그라운드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며 대표팀을 잘 이끌고 있었다. 그렇게 브라질과 스웨덴의 경기가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경기장에서 펼쳐지기 시작했다. [하미레즈의 패스 또 다시 끊깁니다. 오늘 브라질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요?] [스웨덴의 베테랑 미드필더들의 압박 때문일까요? 계속해서 부정확한 패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말 이변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요?] 브라질과 스웨덴. 스웨덴이 매서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8 강까지 오른데다가 그런 스웨덴을 상대해야할 브라질이 예년 월드컵 선수단보다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축구 대표팀이자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국가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브라질은 스웨덴은 끈끈한 플레이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선수들끼리의 호흡도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이제까지 브라질 대표팀을 구원해줬었던 신성 네이마르가 있었다. [네이마르!!! 슈웃!!! 골!!!!] [우와아아!!! 네이마르!!! 놀랍습니다! 먼 거리 때린 중거리 슛이 그대로 스웨덴을 골망을 흔듭니다! 이삭손 골키퍼, 움직이지도 못했어요!!!] 전반 22 분. 네이마르의 깜짝 중거리 슛이 그대로 스웨덴을 골망을 흔들며 브라질이 리드해나가기 시작하자 카스텔랑 경기장을 가득 메운 6 만 여 명의 관중들이 저마다의 함성을 내지르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기 시작했다. [브라질! 네이마르의 선제골로 한 골 앞서나가고 4 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합니다!!!] 아무리 역대 국가 대표팀중 스쿼드가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도 역시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각국의 많은 중계진과 경기를 지켜보는 많은 축구팬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중계진과 팬들의 예상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빠르게 깨어지고 있었다. [즐라탄 헤디잉!!! 들어갑니다! 스웨덴 동점골!!!] [아아!!! 이게 뭔가요! 다비드 루이스! 레드카드!!! 레드카드를 받습니다!!!] 전반 38 분. 스웨덴 코너킥 상황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자신의 이름값을 뽐내며 동점골을 터뜨렸고, 전반전 종료 직전 브라질의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가 요한 엘만데르에게 깊은 백태클을 선사하며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브라질, 스웨덴에서 덜미를 잡힐 수 있습니다! 천천히 경기를 풀어나가야 되요!!!] 설상가상으로 후반 8 분 3 대 3 의 상황에서 요한 엘만데르와 안데르스 스벤손이 깔끔한 원투 패스에 이은 슈팅으로 역전까지 만들어 내자 경기의 분위기는 완전히 스웨덴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네이마르! 분전합니다만 혼자서는 무리입니다!] 어떻게든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네이마르를 필두로 브라질도 맹렬하게 공세를 취하고는 있었지만, 스웨덴의 수비는 굉장히 깔끔하게 그들을 잘 막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후반 39 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바이시클 슛이 또 한 번 브라질의 골문을 열며 경기스코어는 1 – 3 으로 스웨덴의 4 강 진출의 거의 확정되어가고 있었다. [아, 오늘 경기장을 찾은 많은 브라질 팬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 "%$!@#!!! @#!#@!#!!!!" 경기 종료시간이 다가오자 패배를 직감한 브라질 팬들이 흥분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등 월드컵 우승을 다투는 팀과 경기를 치러서 이런 패배를 당했다면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스웨덴이었다. 비록 노르딕 지방에서는 절대자로 군림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웨덴은 UFEA에서 주최하는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도 4 강 이상의 성적을 내본 적이 없는 팀이었다. 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스웨덴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는 예선에서 탈락해 월드컵에 진출하지도 못한 팀이었다. 하지만 그런 스웨덴에게 브라질은 3 – 1 로 리드당하고 있었다. 삐익!!! 삑!!! [아!!! 이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스웨덴이 브라질을 누르고 4 강에 진출했습니다!!!] [아, 스웨덴 선수들의 경기력 정말 놀라운데요? 이렇게 되면 스웨덴은 1994 년 미국 월드컵 이후 20 년 만에 4 강 진출을 이뤄냅니다.] 스웨덴에게 덜미를 잡힌 브라질의 충격 패. 그리고 이 사실은 빠르게 전 세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 팬들은 스웨덴의 승리에 내심 속으로 환호를 하고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4 강상대로 개최국 브라질을 피해 스웨덴을 상대하게 됐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스웨덴 장난아닌데?“ "스웨덴이 잘한 게 아니라 브라질이 못한 거지. 충분히 우리 나라가 해볼 만 해"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과 스웨덴과의 역대 전적은 2 무 2 패로 대한민국이 완전한 열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예전의 대한민국이 아니었다. 특히나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에는 완벽한 축구 선수라고 모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고 있는 김현준이 있었다. 그렇게 2014 브라질 월드컵의 4 강 진출국 중 대한민국과 스웨덴이 결정되었고, 그 다음은 우루과이와 네덜란드의 경기였다. 루이스 수아레즈가 이끄는 우루과이, 그리고 흠잡을 수 없는 경기력으로 8 강까지 진출한 네덜란드. 어떻게 보면 남미와 유럽을 대표하는 나라들끼리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었다. 이미 남미의 강호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대한미국과 스웨덴에게 덜미를 잡히며 월드컵에서 탈락했고, 이변을 일으키던 칠레 또한 8 강에서 대한민국에게 패배하며 월드컵에서 떠나야만 했다. "우루과이가 이겼으면 좋겠는데...“ 현준이 우루과이와 네덜란드의 경기를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우루과이나 네덜란드나 어느 팀이 이겨도 상관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절친한 동료인 루이스 수아레즈가 있는 우루과이 대표팀이 이겼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현재까지 남은 남미의 국가는 우루과이 하나뿐이었다. 남아메리카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남의 잔치로 만들 수 없다는 듯 우루과이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네덜란드를 공략했다. [로빈 반 페르시!!! 고올!!!] [아! 디에고 고딘 선수의 마크가 늦었어요! 그 틈을 로빈 반 페르시 선수 절묘하게 빠져들어가며 결국 골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경기는 결국 전반 42 분에 터진 로빈 반 페르시의 선제골을 잘 지킨 네덜란드가 승리를 거두며 남미 국가들은 우루과이를 끝으로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모습을 감춰야만 했다. 마지막 남은 8 강전인 독일과 벨기에의 대결은 손쉽게 끝이 났다. 월드컵만 되면 각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의 전차군단이 어렵지 않게 벨기에를 짓밟았기 때문이었다. 3 – 0. 토마스 뮐러와 클로제 그리고 쉬를레가 릴레이 골을 터뜨리며 가볍게 4 강행 막차에 올라타며 아시아 1 개국, 유럽 3 개국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4 강팀이 모두 가려졌다. ============================ 작품 후기 ============================ 예약으로 올려 놓고 갑니다. 그러면 즐감하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8 월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00565 꿈은 이루어진다 =========================================================================                            한일 월드컵의 4 강 신화. 독일만 꺾으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기대감에 온 국민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경기만을 기다렸던 엄청난 일. 많은 사람들이 가게 문을 닫고, 광화문에서 응원을 펼치던 어렴풋한 추억. 수많은 축구팬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 했었던 과거의 일이 다시 일어나 버렸다. 매번 월드컵 4 강은 유럽 혹은 남미의 축구강국들만의 잔치였다. 가뭄에 콩 나듯 비유럽 및 남미 팀이 오르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12 년 만에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4 강의 신화를 달성한 것이었다. "가자 결승으로!!!"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축구를 가리켜 많은 사람들은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한다. 그 만큼 극적인 명장면이 많이 연출되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한국이 이뤄낸 2014 브라질 월드컵 4 강 신화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김현준이라는 세계적인 공격수를 배출해냈다고는 하지만 그 누구도 한국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4 강까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한국의 축구팬들조차도 말이다. "스웨덴이라면..." "이번에는..." 밤새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가를 부르고 서울을 비롯해 도시들을 하얗게 밝히며 돌아다니면서 응원을 하던 축구 팬들은 또 다시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독일에게 1 - 0 으로 아쉽게 패배를 하며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스웨덴. 이제까지 벨기에,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와 같은 강팀을 꺾고 4 강까지 진출한 한국 팀으로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라는 게 팬들의 생각이었다. 한국 국민들에게 있어 광복 이후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 1 위로 손꼽히는 한일 월드컵 4 강. 하지만 그 순간이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었다. [자, 이제 선수들이 터널을 통해서 입장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선수들 오늘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주심의 얼굴이 보이는데요. 멕시코의 마르코 로드리게스 주심입니다.] [오늘 우리나라 축구 팬들이 많은 것을 준비했는데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밖을 보며 멘트를 내뱉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또 한 번의 4 강 신화를 이뤄낸 태극전사들에게 결승 진출을 바라는 팬들이 카드섹션을 만드는 멋진 광경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 정말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들의 기대 이상으로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제는 4 강을 넘어 결승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월드컵 결승. 많은 선수들이 뛰고 싶어하는 정말 꿈의 무대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늘 그 꿈 이뤄지기는 기대합니다.] 결승 진출을 놓고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스웨덴과의 벌이는 한 판 승부였다. 상대 전적은 스웨덴의 우세였지만, 그것도 예전의 일이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에는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는 간판 스트라이커 김현준이 건재했다. [주장 김현준 선수가 즐라탄 이브라히보비치 선수와 악수를 나누는데요.] [오늘 경기 가장 양 팀에게 있어 가장 위협적인 두 선수죠.] 대한민국의 김현준과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며 대한민국을 4 강으로 이끈 김현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수식어도 부족했다. 홀로 월드컵에서 13 골을 터드리며 쥐스트 퐁텐의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있었고, 오늘 경기에 따라 축구 역사에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스웨덴에도 김현준 못지않은 축구 영웅이 있었다. 바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다. 한국 수원에 있는 한 세대를 풍미한 축구 영웅 박지성의 박지성로처럼 그의 고향 말뫼의 스웨드방크스타디온 바깥에 있는 명예의 길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보도블록이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스웨덴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는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웨덴을 4 강까지 오르는 데 있어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스웨덴의 라인업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카엘 루스틱, 요나스 올손, 마르틴 올손,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입니다. 스웨덴 4 - 2 - 3 - 1 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이 네 수비수들의 단점이라면 역시 느리다고 말할 수 있는 발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끈끈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웨덴은 네덜란드와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공격적인 면에 있어서 강팀이라고 부를 수 있는 팀을 상대해 보지 않았거든요.] [네덜란드와의 1 차전에서는 4 골이나 허용하면서 패배를 했었죠.] [네, 그렇습니다.] 맞장구를 치는 조민호 캐스터의 말에 신연호 해설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경기를 잘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야만 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보여진 스웨덴 수비의 약점은 느린 발이었다. 게다가 수비력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의문부호가 있었다. 게다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요한 엘만데르 그리고 그 둘을 뒷받침해주는 라스무스 엘름의 파괴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즐라탄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상당히 컸다. 따지고 보면 한국도 스웨덴과 비슷했다. 어떻게 보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4 강 신화는 김현준이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오늘 경기는 김현준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이 두 선수의 활약상에 달려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잘하면...' 서로 원을 그리며 어깨동무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신연호 해설위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양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의 활약에 오늘 경기가 결정이 된다면 오늘 4 강전은 보나마나 대한민국의 승리나 다름없었다. 현재 월드컵에서의 김현준의 활약상 클럽 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선수들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와아아아아!!!!!! 곧 경기가 시작될 기미가 보이자 경기장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축구 팬들 대다수가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있었는데, 이는 스웨덴이 브라질을 꺾고 4 강에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일까? 미네이랑은 마치 대한민국의 홈 경기장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기의 컨디션은 어떻지?" "좋아 보였습니다." "음..." 수석 코치의 말을 들으며 유프 하인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흥분과 긴장 그리고 떨림이 온 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오늘 경기만 이기면 월드컵 결승이었다. 그리고 충분히 자신이 이끄는 선수들은 자신을 월드컵 결승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될 사람은 바로 기성용과 이명주였다. 물론, 골을 넣어줄 스트라이커 김현준도 있지만, 김현준에게 골을 넣을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선수는 그 두 선수이기 때문이었다. 이 양 선수가 오늘 어떤 패싱 능력으로 김현준에게 공을 전달시켜주느냐에 따라서 경기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터였다. '준이라면...' 순간 유프 하인케스는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현준이라면 어떤 패스라도 완벽한 반응을 보이며 골을 성공시켜 줄 터였다. 그가 패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그 만큼 일생을 축구에 바친 그에게 있어 김현준은 완벽에 가까운 아니 완벽한 선수였다. 게다가... "오늘 경기 준이 골을 넣으면..." "축구의 역사가 바뀌는 겁니다." 프랑스의 쥐스트 퐁텐이 세운 단일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인 13 골이 깨어지는 것이다. 무려 반세기 넘게 지켜진 기록인데다가 과거와는 달리 많은 것이 달라지고 발전한 현대 축구에 있어 절대 깨어지지 않을 거라는 기록이 깨져 버리는 것이다. 그 때문일까? 오늘 경기장에는 많은 수의 카메라맨이 스웨덴의 골대 뒤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만큼 역사에 남을 골 장면을 찍어내기 위해서였다. 삐익!!! 그리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2014 브라질 월드컵 4 강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선수들.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을 펼치고 있는데요.] [네, 좋습니다. 스웨덴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의 압박에서 이겨내기 위해서 짧은 패스를 돌리면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는데, 하지만 압박이 계속되면 결국 실수가 나오게 마련이거든요?] 세밀하고 아기자기한 패스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최고의 피지컬을 자랑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게다가 아시아권을 넘어서 세계 최고의 피지컬을 지닌 선수 또한 대한민국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시작부터 활발한데?" 사방에서 스웨덴 선수들을 향해 강한 압박을 보이는 동료들을 보며 현준이 혀로 입술을 훑었다. 오늘 스웨덴과의 4 강전에서 역시 현준은 원 톱으로 최전방에 위치하고 있었다. 종종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를 돕고는 했지만, 일단 그의 역할은 스웨덴의 골 망을 흔드는 일이었다. '느낌이 좋은데?'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강한 압박에 조금씩 허둥지둥되는 스웨덴 선수들을 보며 현준은 오늘 경기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4 - 1 로 브라질 월드컵 8 강전에서 칠레를 대파했던 때도 이런 느낌이 들었었다. 그리고 그 때였다. 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고 있던 현준의 눈에 후방에서 올라오는 패스를 이명주가 심 셸스트륌과의 맞대결에서 이겨내며 공을 따내는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 순간 현준의 손이 번쩍 들어 올려졌다. [이명주! 김현준에게로! 김현준 위험지역에서 공 잡았습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마이크를 낚아채듯 잡으며 외쳤다. 조금 정확하지 않아 보이는 패스였지만, 역시 김현준은 김현준이었다. 이명주의 패스를 완벽한 터치로 자신의 것을 만들며 스웨덴의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손흥민 선수와 이청용 선수, 빠르게 따라 붙어야 합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했다. 김현준의 뒤를 따라 대한민국 대표팀의 양 날개가 따라붙고는 있지만, 거리가 조금 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자신이 있다는 듯 현준의 스피드는 전혀 줄어들 생각이 없어 보였다. 스웨덴의 두 선수가 달라붙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66 꿈은 이루어진다 =========================================================================                            쿠우웅!!! '괴물 같은 자식!'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노리치 시티에서 뛰고 있는 마르틴 울손이 거칠게 현준을 밀어봤지만, 현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피드를 올린 상황에서 정교한 볼 컨트롤로 수비수들이 공에 발을 가져다대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보통 아시아의 팀들을 보면 개인기는 물론 피지컬을 앞세운 플레이에 휘둘리는 경향이 많기 마련이었다. 특히 일본만 봐도 그랬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 뿐만 아니라 큰 경기에서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운 상대의 공격에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었기 때문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뛰어난 피지컬을 보유한 팀이라고는 하지만 아시아에 한정된 이야기였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한 선수, 김현준은 달랐다. 프리메라리가, 세리에 A, 분데스리가 등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이 뛰는 리그에서도 몸싸움이 거칠기로 소문난 프리미어리그였고, 현준은 그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하다시피 한 선수였다. [김현준!!! 빠릅니다!] [아! 대단합니다! 두 명의 선수를 상대로 전혀 밀리는 모습이 없어요! 정말 터미네이터 같습니다!] 스웨덴 수비수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공을 소유하며 스웨덴의 진영을 돌파해 들어가는 김현준의 모습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감탄과 함께 멘트를 이어나갔다. 게다가 김현준이 이런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 때면 언제나 대한민국을 골을 터뜨렸었다. '선제골을 넣는다면...?!' 조민호는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4 강전에서 정말로 대한민국이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아시아의 허리케인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엄청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럽과 남미 팀만의 잔치였던 월드컵 결승에 대한민국이 올라가게 된다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게 분명했다. [김현준!!!] 점점 스웨덴의 패널티 에어리어가 가까워지자, 스웨덴 수비수들의 거친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볼을 지켜내고 있던 현준은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스웨덴 및 팀 동료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더욱 돌파해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공을 빼앗길 확률이 높았다. 이미 자신에게는 두 명의 선수가 붙어 있는 상황인데다가 스웨덴의 진영에는 두 명의 수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청용?!' 그렇게 패스를 돌리며 연계 플레이를 할 동료를 찾던 현준의 감각에 스웨덴의 측면 수비수 미카엘 루스틱을 따돌리며 빠르게 중앙으로 파고드는 이청용이 느껴졌고, 재빠르게 현준은 이청용에게로 스위덴 선수들의 수비를 따돌리는 절묘한 패스를 연결시켰다. [김현준! 옆으로 찔러주는 패스!!!] [아! 좋아요! 김현준! 절묘한 패스! 이청용!!!!!!] 슈팅 능력과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도 손색이 없는 플레이어가 바로 현준이었다. 현준이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절묘하게 찔러주는 패스는 이미 리버풀에서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워..." 자신을 마크하고 있던 두 명의 스웨덴 수비수를 달고서 자신에게로 정확하게 멋진 패스를 찔러 주는 현준의 플레이에 이청용은 감탄성을 내뱉었다. 자신도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는 있었지만, 이게 바로 세계 최정상에 오른 축구 선수의 월드 클래스급 패스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굳이 스피드를 떨어뜨릴 필요도 없이 절묘하게 자신의 왼발로 떨어지는 완벽한 패스에 이청용은 그대로 공을 잡고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깊숙하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청용! 때려야 합니다!!!] 하지만 좀 더 완벽한 찬스를 만들려던 욕심이기 때문일까? 패널티 에이리어 깊숙이 들어가던 이청용이 요나스 올손의 다리에 걸리며 넘어지는 장면이 조민호 캐스터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어어?!] 다급한 상황에서 이청용에게 급하게 들어간 요나스 올손의 태클, 그리고 이 플레이가 오늘 경기의 승패를 가로지르고야 말았다. 삐이이익!!! 이청용이 재치 있게 공을 빼낸 사이에 들어간 태클이었다. 게다가 요나스 올손의 발은 이청용의 발목을 걷어차고 깊숙하게 들어가 있었다. 당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 심판의 휘슬이 울렸고, 선수들은 물론이고 경기장에 가득 찬 관중들 및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중계진들의 시선도 심판에게로 쏠리기 시작했다. [휘슬!!! 휘슬이 울렸어요!!! 아아아! 패널티!!! 패널티 킥 입니다!!!] [우와아아아!!!!!!] 이청용이 넘어지자마자 선언 된 패널티 킥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마치 자신이 골이라도 넣은 것 마냥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정말로 대한민국이 월드컵 결승에 진출할 것만 같은 꿈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 김현준 선수의 절묘한 패스와 이청용 선수의 재치 있는 플레이가! 결국 하나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되면...!]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멘트를 이어나가는 동안 패널티 킥의 선언에 스웨덴 선수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주심에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런 게 월드컵 4 강이라는 중요한 경기였다. 게다가 경기는 이제 전반 12 분을 지나고 있었다. 가뜩이나 대한민국은 8 강전에서 칠레를 4 - 1 로 대파하고 분위기가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패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내준다면 오늘 경기 정말 어렵게 풀어나갈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괜찮아?" 스웨덴 선수들이 심판을 둘러싸고 있는 동안 현준은 이청용에게 다가가 이청용의 상태를 물어보고 있었다. 요나스 올손이 이청용의 발목을 제대로 걷어찬 것을 눈으로 톡톡히 봤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청용은 태클에 안좋은 추억이 있는 만큼 방금 전 플레이가 그에게 있어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조금 아프긴 한데..." 그래도 넘어지면서 심판이 휘슬을 부르는 모습을 봤기 때문일까? 이청용은 자신이 패널티 킥을 얻어냈다는 생각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으면서도 입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였다. 와아아아!!!!!! 사방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고, 재빠르게 현준과 이청용이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의 눈에 심판이 노란색의 카드가 아닌 붉은 색의 카드를 들어 올리는 것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청용에게 반칙을 가했던 스웨덴의 중앙 수비수 요나스 올손을 향해 마르코 로드리게스 심판이 레드 카드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아!!! 레드 카드!!! 레드 카드가 나옵니다!] [스웨덴 선수들 너무 흥분했어요! 이미 패널티 킥이 나온 상황에서 심판에게 저렇게 거친 항의를 할 필요는 없었거든요!!!] 이미 이청용에게 가한 반칙으로 패널티 킥이 선언된 상황에서 굳이 심판과 몸싸움을 벌일 정도로 거친 항의를 하는 것은 스웨덴 선수들에게 독이 되는 일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신연호 해설위원은 방금 전 심판에게 거친 항의를 하는 스웨덴 선수들의 실수를 타박하는 멘트를 내뱉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입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패널티 킥에 스웨덴 선수 한 명이 퇴장을 당하는 셈입니다!!!] 일석이조라는 말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상대의 중앙 수비수 그것도 베테랑인 요나스 올손의 퇴장은 오늘 경기 대한민국이 결승으로 올라가라는 신호탄이나 다름없었다. [아!!! 요나스 올손 선수! 마치 우리나라보고 결승에 올라가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서운 눈빛으로 심판을 보다가 결국 벤치로 돌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가 신난 듯 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패널티 킥에 김현준이 키커로 나서기 시작했다. "형! 넣어!!!" 뒤에서 소리를 지르는 손흥민의 말에 현준은 피식 웃으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슈팅을 때릴 만한 적임자는 자신밖에 없었다. [역시 김현준 선수가 나서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슈팅 정말로 중요한 슈팅이 될 텐데요.] 조마조마한 마음에 조민호 캐스터가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패널티 킥은 굉장히 중요했다. 단순히 한국이 선취골을 터뜨리며 경기에 앞서나가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수십 년간 깨지지 않았던 단일 월드컵 최다 골을 터뜨리는 선수가 탄생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만약 현준이 골을 터뜨리면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4 골을 성공시키는 것과 동시에 프랑스의 쥐스트 퐁텐이 세웠던 기록을 56 년 만에 깨뜨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카메라 맨들은 스웨덴의 골대에 자리를 잡고 가장 멋진 장면을 찍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현준 선수,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켜줬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준 선수의 장기가 무엇입니까? 바로 그 어떤 선수하고도 비교할 수 없는 정확한 골 결정력이거든요? 분명 이번 패널티 킥도 골을 성공시켜 주리라 믿습니다.] 신연호 해설위원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패널티 스폿에 현준이 공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서자 잠시 후 심판의 입술에 휘슬을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조용하네.' 역사에 기록 될 장면을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보고 있기 때문일까? 6 만에 가까운 관중들은 저마다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붉은 악마도 브라질의 팬들도 그리고 스웨덴을 응원하기 위해 멀리 유럽에서 찾아온 스웨덴의 팬들도 말이었다. "가볍게 넣어줘야지."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그리고 이 골은 대한민국이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4 강 신화를 뛰어넘어 결승으로 올라갈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골이었다. 결코 실패해서는 안 되는 기회였다. 삐이이익!!! 그리고 심판이 강하게 휘슬을 부는 순간 현준도 빠르게 앞으로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김현준! 빠르게 달려나가 슈우우웃!!!] [슈웃!!! 우아앗!] 와아아아아아!!!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는 강력한 슈팅은 그대로 스웨덴을 골문을 꿰뚫었고, 그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그리고 앞으로 깨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었던 쥐스트 퐁텐이 세웠던 단일 월드컵 최다 골의 기록이 김현준에 발에 깨져 버리고야 만 것이다. [들어갑니다!!! 김현준!] [아아아!!! 결국 김현준! 해냅니다! 월드컵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야 맙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14 호골! 단일 월드컵 역사상 최다 골을 성공시키며 쥐스트 퐁텐의 13 골 기록을 갱신합니다!!!] 멘트를 내뱉으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경기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관중들은 물론, 오늘 경기를 TV 로 지켜보고 있는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 !%@#!@#!@ [아, 옆 부스 아마 영국의 BBC 중계진인데. 정말 시끄럽군요. 누가 보면 싸움이 난 것으로 생각될 정돕니다.] [그 만큼 김현준 선수의 월드컵 14 호 골이 대단하다는 반증이겠죠? 아,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김현준 선수가 우리 대한민국에 태어난 게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가장 먼저 달려온 손흥민이 현준을 그라운드에 쓰러뜨리며 덮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손흥민 뿐만이 아니었다. 기성용도 그리고 패널티 킥을 얻어낸 이청용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월드컵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는 것과 동시에 1 - 0 이라는 스코어로 리드를 잡으며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진짜 김현준 같은 선수 하나만 있었으면...아니 반만이라도 되는 선수가 있었으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00567 꿈은 이루어진다 =========================================================================                            와아아아!!! 조마조마하게 거대한 전광판에 나오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현준의 골이 터지는 순간 저마다 환호성을 내질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그것도 4 강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대한민국이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자!!! 우리 모두 외칩시다!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응원을 유도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맞춰 박수소리가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정말로 결승 가는 거 아니야?" "김현준 진짜 미쳤다. 대한민국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전부 김현준 덕분이야." 4 강 신화에 힘입어 다른 나라들만의 이야기로만 여겨졌던 월드컵 결승 진출의 희망이 뭉클뭉클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니, 아직 경기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는 한국의 월드컵 결승 진출에 손을 올려주고 있었다. 김현준의 선제골로 1 - 0 으로 점수를 리드하는 것과 동시에 스웨덴에서는 베테랑 수비수 요나스 올손이 퇴장당한 상황이니 말이다. [우리 선수들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해야 합니다. 스코어는 앞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스웨덴은 선수 한 명이 지금 퇴장당한 상황이거든요?] [네, 그렇습니다. 괜히 수비적으로 나갔다가 스웨덴에게 동점골을 내준다면 경기가 굉장히 힘들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나 요한 엘만데르와 같은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있거든요!] 경기가 진행될수록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쉴 새 없이 중계를 이어나갔다. 이번 경기가 이기면 사상 최초로 남미 혹은 유럽을 제외한 제 3 의 국가가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다는 역사를 만들어 낸다는 흥분감 때문이었다. 그것도 자신들의 조국인 대한민국이 말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아직 경기 안 끝났어!" 기성용이 주위의 동료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축구 선수로써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아니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라스무스 엘름. 앞으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스웨덴 선수들도 지금 급하거든요. 오늘 경기 지는 팀은 무조건 탈락입니다. 3, 4 위 전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월드컵 결승에는 뛸 수 없다는 말이지요. 게다가 스웨덴도 결승 진출이 굉장히 간절할 겁니다. 근래의 성적을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처럼 스웨덴 또한 월드컵 4 강이 최고 성적이었거든요?] 조민호 캐스터의 말대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스웨덴 선수들은 어떻게든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돌리기 위해 분주하게 앞으로 공을 보내고 있었다. 양 팀 다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해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스웨덴하고는 달리 대한민국은 급할 게 없었다. 평소의 템포로 공을 돌리며 침착하게 스웨덴의 빈 공간을 노리며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스웨덴의 모든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없었다. 스웨덴의 진영에는 오늘 경기 새롭게 월드컵의 역사를 써낸 김현준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 김현준 선수. 멀리 카메라에 잡히는 데도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4 호골을 터뜨리며, 새롭게 월드컵의 역사를 만들어냈죠?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터치라인 밖으로 공이 나간 사이 카메라가 스웨덴 진영에서 움직이고 있는 김현준을 비추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멘트를 이어나갔다. 오늘 경기 선제골의 주인공이자 대한민국을 월드컵 4 강까지 이끈 1 등 공신이었다. [김현준 선수는 클럽팀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탓에 팬들의 우려도 많았었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체력적인 부담도 있는데다가 클럽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는 월드컵에서 부진한다는 징크스 때문이었죠. 마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나 리오넬 메시 선수처럼요.] 그러나 월드컵에서 보여주고 있는 김현준의 활약상은 클럽 팀의 활약은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 6 경기에서 홀로 14 골. 그것도 약 팀을 상대로 하는 리그 경기가 아닌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에서 보여준 기록이었다. 게다가 월드컵에서 김현준의 라이벌이라고 손꼽혔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와 같은 선수들은 이미 월드컵에서 탈락한지 오래였다. [어쨌든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는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특히 8 강에서 선발로 나섰던 구자철을 대신해 오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명주는 컨디션이 좋은지 스웨덴 선수들을 상대로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명주 선수, 수비형 미드필더 진영까지 내려가며 굉장히 폭넓게 움직여주는데요.] [아주 좋은 플레이입니다. 스웨덴 선수들의 공격 작업을 이명주 선수가 계속해서 방해하는 동안 기성용 선수가 정확하게 그라운드의 상황을 파악하며 패스를 보낼 수 있거든요.] 이런 이명주의 플레이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감독 유프 하인케스의 지시였다. 거기에 수적으로도 한 명 앞서 있는 상황이었기에 기성용을 필두로 한 대한민국 수비는 전의 모습하고는 다르게 안정적으로 스웨덴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런 대표팀 동료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스웨덴의 진영에 서 있던 현준은 호시탐탐 기회를 보기 시작했다. '추가골이 나오면...' 이번 4 강전은 대한민국의 승리나 다름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미 스웨덴은 조금씩 삐걱거리는 모습이었다. 계속해서 공이 자신에게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동료 선수들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이 보인데다가 공격을 이끌어 나가야 할 안데르스 스벤손이나 라스무스 엘름과 같은 선수들은 적극적인 한국 선수들의 마크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반 38 분, 기회가 찾아왔다. [어?!] [이명주!!!] 적극적으로 그라운드를 헤집다시피 움직이면 이명주의 플레이가 빛을 본 것이다. "고고!!!" 중원에서 공격진으로 연결시키려는 라스무스 엘름의 패스를 끊어낸 이명주는 재빠르게 주위의 동료선수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와 동시에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와 함께 있던 손흥민이 측면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현준도 스웨덴의 수비를 피해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전력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선수들 달려 듭니다!!!] [이명주 선수! 빨리 공을 돌려야 합니다!!!] "막아!!!" 스웨덴의 부주장 안데르스 스벤손이 외쳤다. 김현준에게 공이 연결되면 십중팔구는 실점이나 다름없는 위기를 초래할 게 분명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1992 년 생의 공격수는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김현준을 제외하면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였다. 안데르스 스벤손의 외침이 아니더라도 스웨덴의 선수들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패스미스를 한 라스무스 엘름을 포함해 세 명의 선수가 이명주에게로 달려들고 있었다. "명주야!!!" 하지만 이명주는 스웨덴 선수들의 압박을 피해 옆에 있던 기성용에게로 패스를 연결시켰고, 기성용은 그대로 전방으로 깊숙하게 공을 찔러 넣었다. 뻐어엉!!! [기성용, 스루패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의 전매특허인 대륙횡단패스. 엄청난 속도로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는 기성용의 패스는 그 누구도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보였다. 단, 한 명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어?! 좋아요!!! 좋아요!!!] 스웨덴의 뒷 공간으로 대한민국의 한 선수가 빠른 속도로 스웨덴의 수비수 미카엘 루스틱의 뒤를 돌아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바로 김현준 이었다. [김현준!!!] [잡나요?! 잡나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계속해서 다급하게 외쳤다. 공만 잡는다면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 대 일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현준이 발끝으로 공을 잡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기 시작했다. [김현준! 일대일 찬스!!!] [아!!! 김현준 선수! 침착해야 합니다! 침착하게 골을 터뜨리면 됩니다!!! 측면에서 손흥민 선수도 따라들어오고 있거든요!!!]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김현준에게는 침착하라고 말을 하면서 자신들은 흥분감에 못이긴 두 중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만약 이번 골을 성공시킨다면 대한민국은 월드컵 결승 진출에 8 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후우...' 빠른 속도로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던 공을 가까스로 낚아챈 현준은 속도를 조금 줄이며 스웨덴의 골문을 바라봤다. 스웨덴의 진영을 그대로 갈라버리는 기성용의 멋진 패스였지만, 현준에게는 조금은 부족한 면이 있는 패스였다. 위치는 좋았으나 속도가 문제였다. 만약 순수한 마기를 발동한 자신이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공의 스피드를 이겨내지 못했을 터였다. 그래도 충분히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줄 만 한 패스였고, 지금 공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었다. "똥줄 빠지겠는데?" 수비 뒤로 돌아 스루패스를 받은 자신의 모습에 붉어진 얼굴로 빠르게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오는 스웨덴 선수들의 거친 기세가 등 뒤로 느껴졌다. 하지만 스웨덴 선수들이 수비를 하기 위해 돌아올 때까지 현준은 느긋하게 기다려 줄 마음이 없었다. [김현준! 패널티 박스까지!!!] 속도를 조금 줄였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준의 기준이었지, 스웨덴 선수들이 쫓아오기에는 버거울 정도의 스피드였다. 그러면서도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볼을 컨트롤하는 현준의 드리블은 신기에 가까울 정도였다. [김현준!!! 김현준!!! 이삭손 골키퍼 뛰어 나옵니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현준의 모습에 결국 스웨덴의 골문을 지키던 안드레아스 이삭손 골키퍼가 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삭손 골키퍼가 몸을 눕히며 현준의 공을 막아내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는 순간 현준의 발 끝이 공의 밑 부분을 가볍게 찍어 차올렸다. [김현준!!! 슈웃!!!] [슈우웃!!!!!!] 간절함이 가득담긴 중계진의 목소리와 함께 순간적인 김현준의 슈팅이 이삭손 골키퍼의 손끝을 지나 그대로 스웨덴의 골문을 향해 날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제발!' 이삭손 골키퍼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리던 슈팅은 그대로 스웨덴의 골문을 다시 한 번 뒤흔들었다. ============================ 작품 후기 ============================ 악계가 조금 늦었네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68 꿈은 이루어진다 =========================================================================                            [드...들어갑니다!!!] [우와아아!!! 킴! 정말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줍니다! 이 선수 왜 이렇게 축구를 잘 하나요!!! 정말 이 선수는 놀랍습니다! 뭐라 표현할 말이 없어요! 마치 축구를 하기 위해서 신이 내려주신 선수가 아닌 것 같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이로서 월드컵에서만 무려 15 골을 터뜨리는군요. 지금 티비에서 이 선수를 지켜보고 계시는 축구 팬 분들은 자신들이 운이 좋다는 것에 신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이런 선수는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선수예요!] [네, 맞습니다. 킴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정말 킴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휘유..." 김현준을 찬양하다시피 하는 BBC 중계진의 해설을 들으며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는 휘파람을 불었다. 이번 골로 김현준은 월드컵 통산 15 골을 터뜨리며 호나우두와 함께 역대 월드컵 골 순위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1 골을 더 터뜨리면 독일의 클로제를 뛰어넘게 되는군."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독일 병정 미로슬라프 클로제. 헤딩 머신이라는 별명도 지니고 있는 그는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통산 16 호 골을 신고하며 호돈신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뛰어넘어 역대 월드컵 통산 골 순위 1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기록은 머지않아 깨질 게 분명했다. 바로 첫 월드컵 출전에 일찌감치 득점왕을 확정지은 그야말로 놀라운 활약을 펼쳐보이고 있는 현준 때문이었다. "경기가 재미있게 흘러가나 봐요? 스티브." "아, 아주 흥미진진해. 준이 그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니까. 준이 이런 컨디션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의 쿼드러플은 문제없겠어." 부인인 알렉스 커란의 말에 제라드가 커다란 티비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2013 - 14 시즌을 마치고 리버풀에서 은퇴를 선언한 그였지만, 아직까지 마음은 리버풀과 함께 하고 있었다. 게다가 스티븐 제라드는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잉글랜드 대표로서 저 무대에서 뛰고 있었었다. "아쉽지 않아요? 이번에도 잉글랜드는..." "뭐,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제라드가 어깨를 으쓱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16 강전에서 잉글랜드는 우루과이를 만나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축구종가 혹은 삼사자 군단이라는 명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만큼은 빼어나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매 월드컵 때마다 16 강 혹은 8 강 까지는 올라가고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불리는 프리미어리그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명성에 걸맞는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올 터였다. 어쨌든 현재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탈락한 상황이었고, 4 강까지 남은 팀은 유럽 세 팀 그리고 아시아 한 팀이었다. "대한민국은 정말 운이 좋은 나라야." "어째서요?" 어느새 스티븐 제라드의 옆에 자리를 잡은 알렉스 커란이 제라드를 보며 물었다. "준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이지. 솔직히 대한민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4 강까지 진출하며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거든요. 돌풍은 대한민국이 일으키는 게 아니라 준이 일으키고 있는 거라고." "그와 친하다고 과대평가 하는 거 아니 예요? 후후." "전혀. 벌써 월드컵 무대에서만 15 골을 터뜨렸어. 쥐스트 퐁텐이 월드컵 무대에서 13 골을 터뜨렸다고는 그 때는 축구 규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대거든. 지금과는 너무나도 다르다고. 하지만..." 끊임없이 말을 이어나가려는 스티븐 제라드의 모습에 가볍게 미소를 짓던 알렉스 커란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제라드의 입술을 막았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당신이 사랑하는 준은 정말로 위대한 선수라는 걸요. 그리고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라는 것도요." "흠흠. 그렇지. 정말로 엄청난 녀석이야. 내가 조금 더 젊었다면 준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더 뛸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워요? 그라운드에서 떠난 걸?" "글쎄...? 뭐, 이렇게 당신과 함께 준의 경기를 보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군. 어쨌든 이로서 브라질 월드컵의 결승팀이 하나 정해지기는 하겠어." 경기는 아직도 전반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비록 대한민국이 2 - 0 으로 리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축구라는 스포츠는 경기가 끝나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스포츠였다. 그러나 스티븐 제라드는 대한민국이 결승에 진출한다고 확신하듯 말하고 있었다. 스티븐 제라드 뿐만이 아니었다. 스웨덴과 대한민국의 월드컵 4 강전을 보고 있는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즈, 세르단 샤키리, 마마두 사코, 다니엘 아게르와 같은 선수들도 다른 스티븐 제라드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렇게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김현준이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펼치는지는 리버풀의 동료 선수들인 그들이 더욱 잘 알고 있었다. 단지 두 선수만이 절망감에 머리를 감싸 쥐고 있을 뿐이었다. "하아.....완전 미쳤네." "대체 저런 녀석을 어떻게 막으라는 거야?" 필립 람의 말에 마리오 괴체가 고개를 푹 숙였다. 전차 군단이라 불리는 독일은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가 끝나면 네덜란드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여야만 했다. 당장 맞부딪쳐야할 네덜란드도 네덜란드지만 미리 상대해야할 결승전의 상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했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는 독일 선수들에게 경각심만 불러 일으켜주고 있었다. 홀로 스웨덴을 무너뜨리고 있는 선수 바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 김현준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리오 괴체의 절망감은 이 선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록 임대되었지만, 한 때 김현준과 함께 리버풀에서 호흡을 맞췄던 스웨덴 대표 라스무스 엘름이었다. [김현준의 단독 돌파 드리블!!! 대단합니다!!!] [물 만난 고기처럼 마치 스웨덴을 진영을 그대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김현준! 여기서 또 하나 만들어 내나요!!!] 후반전이 시작되어서도 경기는 완벽하게 대한민국의 흐름으로 흘러 가고 있었다. 이미 두 골이나 리드한 상황인데다가 스웨덴은 한 명의 퇴장당한 상황이었다. "크읏!!!" 그리고 김현준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라스무스 엘름은 그대로 현준의 화려한 발재간에 농락당하며 돌파를 허용해야만 했다. '하필이면...!' 자신을 바람처럼 제쳐버리는 김현준의 플레이를 보며 라스무스 엘름은 원망이 가득한 눈길로 현준의 등을 바라봤다. 월드컵 4 강이라는 중요한 문턱에서 베스트 컨디션의 김현준을 만난 대진 운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김현준은 리버풀의 주장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그리고 유럽 리그를 정복하다시피 하며 매 경기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쳤던 선수였다. 하지만 김현준에 비해 대한민국 대표팀의 기량은 수준 미달이라는 평가가 많았었다. 그러나 김현준은 홀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현준 계속해서 치고 들어갑니다!] [아!!! 혼자서 마무리를 지을 생각인가요! 김현준!!!] "큿!!!" 어느새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현준이 접근해 들어오는 모습에 미카엘 루스틱은 고개를 돌려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껄끄러운데...!' 김현준을 막기 위해 나가자니 호시탐탐 측면을 파고 들어가려는 손흥민이 눈에 걸렸다. 그리고 속도를 올려 측면 바깥으로 돌아 들어가는 손흥민의 플레이에 미카엘 루스틱은 어쩔 수 없이 손흥민을 향해 달려 가야만 했다. '나이스 플레이.' 미카엘 루스틱이 빠져나가면서 더욱더 얇아진 스웨덴 선수들의 수비진을 보며 현준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가뜩이나 수비수 한 명이 퇴장당한 스웨덴이었고, 스웨덴의 에릭 함렌 감독은 아직까지 선수를 교체하지 않고 있었다. "어떻게든 골을 터뜨려 경기를 무승부까지 끌고 가려는 생각이겠지." 그런 감독의 속내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스웨덴으로서도 무려 20 여년 만에 올라온 4 강이었다. 하지만 스코어는 2 - 0. 여기서 또 한 번 골을 성공시키면 스웨덴은 알아서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파울로 끊어내!!!" 김현준의 매서운 돌파에 결국 스웨덴 수비수들이 선택한 것을 파울이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여의치 않고 있었다. 현준의 말도 안 되는 피지컬 덕분이었다. 게다가 공을 드리블 해 오는 현준의 위치도 애매했다.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 이미 스웨덴은 오늘 대한민국에게 패널티 킥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내준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스웨덴 수비수들로 하여금 소극적인 플레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렇게 스웨덴 수비수들과의 짧은 대치 상황에서 한 번 더 치고 들어가려던 현준의 눈이 반짝였다. [김현준! 때리나요?! 때리나요!!! 슈...아니 골대 쪽으로 바짝 붙여주는 공!!!] 현준이 슈팅을 하기 위해 때린 공이 낮고 빠르게 스웨덴 수비수들 사이를 지나 스웨덴의 패널티 에어리어를 그대로 크로스로 가로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붉은 색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몸을 날리고 있었다. [슈웃!!! 아..아니예요!!!] [이청용!!!]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었다. 오늘 경기 윙어로 출전해 바쁘게 스웨덴의 측면을 공략하던 그는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스웨덴의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젠장..." 세 번째 골. 3 - 0 의 스코어를 만드는 이청용의 골을 보며 스웨덴 선수들은 저마다 고개를 푹 숙였다. 김현준에게 선수들의 시선이 전부 쏠려버린 결과였다. 게다가 선수가 하나 적어 이청용을 마크하는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내버린 것이다. [이청용 슈웃!!!] [고오오오오오오올!!!!! 골! 대한민국!!! 세 번 째 골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되면 결승!!! 결승 진출의 8 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좌절하는 스웨덴 선수들하고는 달리 중계진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나 다름없었다. 벌써 3 - 0. 이렇게 되면 엄청난 실수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의 결승 진출은 확정이나 다름없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세요. 00569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아! 이청용!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되면 이청용 선수도 월드컵에서 두 번째 골 맛을 보는 군요!] [그렇죠? 칠레전에서 한 골을 터뜨렸고, 이번 스웨덴 전에서 또 한 번 골을 터뜨리는 이청용 선수입니다. 김현준 선수가 제대로 하나 만들어 줬죠?] [네,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 첫 골은 이청용 선수가 패널티 킥을 얻어내며 김현준 선수가 성공시켰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김현준 선수가 이청용 선수에게 골을 선물해줬어요!] 골을 주고받는 화기애애한 플레이를 강조하며 신연호 해설위원이 신이 난 채 말을 이어나갔다. 경기는 후반 11 분. 그리고 스코어는 3 - 0 으로 대한민국이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끝나기 전까지 그라운드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날지도 모른다고는 하지만 지금 이 스코어상에서 게다가 한 명이 퇴장당해 숫적으로 불리한 스웨덴이 대한민국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 스웨덴 여성 팬 눈물을 흘리는 데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안타깝습니다만...] 만약 이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눈물을 흘리는 것은 붉은 악마였을 터였다. [기성용의 패스! 손흥민이 받았습니다.] 3 - 0. 스코어 상으로 크게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자 유프 하인케스는 김현준과 이명주를 빼고 김신욱과 구자철을 투입했다. 김현준이 터뜨리는 골 하나하나가 역사를 써내려가는 만큼 현준이 또 다시 골을 터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가득 찬 팬들로서는 이런 유프 하인케스의 결정이 아쉬울 뿐이었다. 하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크게 기운 상황인 만큼 감독의 입장으로서는 월드컵 결승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 길게 올립니다! 김신욱 헤디잉!!!] 공격의 핵심이자 팀의 에이스인 김현준이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3 - 0 이라는 스코어의 우위 때문인지 플레이 하나하나가 자신감에 넘쳤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스웨덴은 이미 내부적으로도 무너져 있었다. [아!!! 수비 맞고 흐르는 공! 다시 한번 손흥민! 아, 수비가 먼저 걷어냅니다.] 하지만 골을 넣어줄 해결사가 없기 때문일까? 계속해서 좋은 기회를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더 이상 스코어를 벌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은 스웨덴의 역습을 대한민국 수비수들이 잘 막아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월드 클래스급 세계적인 공격수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상대로 말이다. [앞으로 5분!!! 5분 남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다들 환호를 할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5 분 후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럽과 남미팀을 제외하고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되는 순간입니다!!!] 결승 진출.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그 꿈이 이제 곧 있으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대한민국 선수들이 뛰쳐나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 시작했다. [결승!!! 결승에 진출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선수들! 대한민국!!! 월드컵 결승! 스웨덴을 3 - 0 으로 누르고 월드컵 결승!!! 결승에 진출합니다!!!!!!] 울부짖는 것은 경기를 중계하는 중계진 뿐만이 아니었다. 오늘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도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붉은 악마들도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신화를 넘어서 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후우..."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서로를 얼싸안고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대는 동료 선수들을 보며 현준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월드컵 결승 진출. 정말 이루고 또한 가지고 싶었던 월드컵 결승 트로피가 이제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환호를 내지르는 모습과는 달리 벤치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현준의 모습에 만세를 부르던 유프 하인케스가 현준을 향해 말했다. "자네는 나가지 않는가?" "아직 한 경기가 남아 있습니다." 현준의 짤막한 대답에 유프 하인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은 한 경기. 그 경기를 승리로 끝내야 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이제까지 월드컵 16 강에만 통과해도 호성적을 거뒀다고 말할 수 있는 축구 변방국이었다. 그런 대한민국이 언제 이런 성과를 거둘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라운드에서 환호를 지르는 것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난 후에 하고 싶습니다." 현준의 말에 유프 하인케스는 훗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보면 서른도 되지 않은 아니, 이제 갓 만 25 세가 넘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말이 인생풍파를 다 겪은 노인네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프 하인케스는 이런 현준의 생각이 전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만큼 우승 트로피가 간절해 보이는 선수의 마음이 전달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태극전사! 월드컵 결승 진출! - 유럽과 남미팀만의 축제였던 월드컵 결승에 태극기가 모습을 드러내다. - 만약 대한민국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우루과이, 이탈리아, 독일, 브라질,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9 번째 우승국에 이름 올리게 돼. - 월드컵 통산 15 호 골을 터뜨린 골 사냥꾼 김현준. 과연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보유한 역대 월드컵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울까? - 기적의 대한민국. 불가능했던 도전의 마지막 기로에 서다. 월드컵 결승 진출.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기 전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과연 대한민국이 월드컵 결승에 진출 할 수 있을 것이냐고 물었을 때 한국의 축구 팬들은 무려 97% 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는 통계가 있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 김현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결승에게는 한국 축구 팬들에게 있어 다른 세상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상상이 이제는 현실로 벌어져 버렸다. 아르헨티나와의 기적 같은 승리 끝에 가까스로 8 강 진출에 성공하더니 칠레를 4 - 1 로 대파하고 스웨덴까지 3 - 0 으로 이기며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내버린 것이다. "김현준!!! 김현준!!!"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그리고 붉은 돌풍을 일으키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중심에는 바로 김현준이 있었다. 홀로 대표팀의 하드 캐리 했다고 표현되는 그는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15 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기록들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었다. 만약 독일이 월드컵 결승에 올라오지 못할 경우 김현준은 결승전에서 두 골을 성공시킨다면 역대 월드컵 통산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아니, 이번에 기록을 갱신하지 못해도 상관이 없었다. 현재 김현준의 나이는 만으로 25 세. 은퇴를 앞두고 있는 미로슬라프 클로제하고는 달리 김현준은 다음 월드컵에도 그리고 다다음 월드컵에도 충분히 출전할 수 있었다. [들어갑니다!!! 김현준!!!] 와아아아!!!!! 대형 전광판에서는 어김없이 스웨덴과의 4 강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터뜨린 골 장면을 반복적으로 내보내주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화젯거리가 월드컵에 쏠려져 있었고, 대기업들은 월드컵에 대한 마케팅이 한창이었다. 그 만큼 현재 한국은 축구로 뭉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대한민국의 4 강 신화를 쏘아 올렸던 히딩크와 마찬가지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결승에 진출시킨 유프 하인케스 감독 또한 국민 영웅에 등극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반사효과로 축구 협회 또한 유능하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큰 돈을 들여 바이에른 뮌헨에서 유프 하인케스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게 바로 축구 협회기 때문이었다. [네덜란드와 독일.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그야말로 팽팽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인데요.] [빅 매치 중의 빅 매치가 될 게 분명합니다.] 남은 경기는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에게 무릎을 꿇고 아쉽게도 준우승을 차지했던 네덜란드와 함께 월드컵에서 무려 세 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차 군단 독일의 맞대결이었다. 그리고 이 경기는 한국 언론 및 축구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었다. 바로 이 경기의 승자가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결승전, 대한민국의 상대가 될 테니 말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독일 보다는 네덜란드가 결승에 오르는 게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네덜란드와 독일. 어떻게 보면 이 양 국가는 대한민국과 일본처럼 '숙명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였다. 제 2 차 세계대전으로 심한 고통을 받은 만큼 네덜란드는 독일에게는 절대 질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네덜란드 선수들은 독일 대표팀 선수의 인형에 바늘을 꽂으며 저주를 할 정도로 축구에 있어 독일 선수들을 싫어한다네." 네덜란드와 독일의 경기가 시작되는 모습을 보며 유프 하인케스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현준에게 말했다. "저희도 비슷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이지요." "뭐, 자네 나라의 역사는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있네. 하지만 축구로 따진다면 대한민국과 일본은 전혀 상대가 안되지 않는가?" "그렇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만..." 축구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인 대한민국과 일본.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일본은 대한민국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해외에서 주로 활약하는 선수들의 면모만 봐도 그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성적을 봐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이 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한 반면 일본은 무기력한 경기를 보이며 예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일본에게 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이렇게 일본을 축구로 압도하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일이었다. "이왕이면 독일이 올라오면 좋겠다만..." "감독님이 독일분이라 그러신 건가요?" "물론일세. 하지만 한국 대표팀 감독의 입장으로 본다면 역시..." "네덜란드가 상대하기 더욱 수월하겠죠." 현준은 그렇게 말하고는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티비 화면을 바라봤다. 개개인의 기량도 뛰어나지만 대표팀에서는 그야말로 기계로 느껴질 만큼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질풍노도처럼 몰아붙이는 압박 축구로 인해 전차 군단이라는 별명을 얻은 국가가 바로 독일이었다. [토마스 뮐러!!!] 하지만 팽팽할 것이라고 생각한 경기는 전반 3 분 만에 토마스 뮐러의 깜짝 선제골이 터지며 요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세요. 특별한 일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이게 마지막 챕터가 되겠네요. 00570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독일 선수들, 굉장히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절묘한 패스, 정말 병정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기계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게 바로 독일 팀의 무서움이죠. 네덜란드 역시 축구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거든요?] 2010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나라가 바로 네덜란드였다. 오렌지 군단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에는 로빈 반 페르시, 웨슬레이 스나이더, 아르엔 로벤등 월드 클래스라는 말이 어울리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 전력적으로는 분명 독일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 팀이었다. 하지만 토마스 뮐러에게 깜짝 선제골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무너진 것일까? 전반 25 분이 흐르고 있는 지금 스코어는 2 - 0. 독일이 앞서나가고 있었다. "네덜란드가 역전하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축구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경기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말에 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그라운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도권은 독일이 꽉 잡고 있어 보였고, 네덜란드가 역전을 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였다. 만회골이라도 빠르게 나온다면 모를까 말이다. [아르엔 로벤!!!] 그렇게 2 - 0 으로 독일이 리드한 채 전반전이 끝나가는 것 같았던 찰나 네덜란드의 특급 윙어 아르엔 로벤의 환상적인 플레이가 터져 나왔다. 자신의 주특기인 저돌적인 돌파로 독일의 측면을 무너뜨리며 그대로 크로스를 올렸고, 곧바로 로빈 반 페르시의 헤딩골이 터져 나온 것이다. [로빈 반 페르시의 만회골! 드디어 네덜란드의 첫 골이 터집니다!] [아! 경기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역시 네덜란드! 한 방이 있는 팀이에요!!!] "저 플레이는 굉장히 위협적인데요?" "음." 현준의 말에 유프 하인케스 감독 또한 공감한다는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순식간에 독일의 측면을 무너뜨리고 깔끔하게 올려주는 크로스는 행여나 결승에서 만났을 경우 굉장히 위협적으로 작용할 터였다. '아마도...' 만약 네덜란드가 결승에 올랐다는 가정 하에 아르엔 로벤을 상대해야 될 선수는 손흥민과 김창수. 하지만 김창수의 기량을 생각해보면 아르엔 로벤을 상대하는 것을 상당히 힘들 것 같았다. 거기에 방금 전과 같은 깔끔한 크로스에 이은 로빈 반 페르시의 침투 또한 한국 대표팀의 수비력을 생각해봤을 때 막아내기도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위협적인 것은 저런 돌파 뿐만이 아니지만...' 독일이나 네덜란드나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축구 강국답게 수준 높은 경기력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 대표팀 선수들 하나하나가 유럽 유수의 명문 클럽의 주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기력도 물이 오를 대로 올라와 있었다. 어떤 팀이 결승에 오르던 간에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네덜란드! 동점!!! 동점골을 만들어 냅니다!] 전반전 두 골을 터뜨리며 어렵지 않게 독일이 네덜란드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는 현준의 생각하고는 달리 경기는 난타전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후반 23 분. 네덜란드의 선제골을 도운 아르엔 로벤이 또 한 번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며 동점골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었다. 독일도 만만치 않았다. 리버풀의 동료이자 현준과 몇 시즌 간 호흡을 함께 맞췄던 마리오 괴체가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독일이 결승 진출 문턱을 밟으려는 찰나 웨슬레이 스나이더의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이 터져 나오며 경기는 3 - 3 연장전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승부차기까지 갔으면 좋겠군." "독일이 이기는 게 아니라요?" "마음 같아서는 그렇게 됐으면 좋겠지만,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의 입장으로는 어느 팀이 올라오던 간에 최대한 혈투를 치르고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네." "하하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대답에 현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기사 네덜란드던 독일이던 객관적으로 따졌을 경우 대한민국 대표팀이 상대하기에 버거운 팀이 틀림없었다. 비록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결승에 진출했다고는 하지만 치열했던 조별예선하고는 달리 토너먼트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대진운은 상당히 좋다고 말할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를 제외하면...' 8 강에서 칠레 그리고 4 강에서 스웨덴은 축구 강국이라고 말할 정도의 기량을 지닌 팀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대표팀이 깔끔하게 4 - 1, 3 - 0 으로 대승을 거뒀고 말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나 독일은 경우가 달랐다. "그래도..." 꿈에서만 그리던 월드컵 결승 진출과 함께 8 강에 이어 4 강에서까지 완승을 거둔 까닭에 대표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이 사기가 오만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분위기는 충분히 좋았다. 어떤 팀이라던 간에 주눅 들지 않고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니 말이다. 경기는 결국 독일의 승리로 끝이 났다. 연장 후반 12 분 안드레 쉬얼레가 골을 터뜨렸고, 그대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골을 잘 지켜낸 것이다. "조국과 월드컵 결승에서 만난 기분은 어떠세요?" "글쎄? 그다지 아무 생각이 들지는 않는군. 그럼 자네는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료와 월드컵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만나는 기분이 어떤가?" 마리오 괴체의 경우를 들며 유프 하인케스의 되물음에 현준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유프 하인케스의 말대로 그 또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상대가 그 누구든 간에 현준은 이번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REVENGE 2002. 월드컵 결승전의 상대가 독일로 정해지고 난 이후 붉은악마가 사용할 표어가 발표되었다. 리벤지 2002. 바로 4 강 신화를 달성했던 2002 한일 월드컵 때의 복수를 하자는 의미였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독일의 미하엘 발락에게 후반 30 분 골을 허용하며 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은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그리고 12 년의 시간이 지나 이제는 결승에서 양 국가가 다시 한 번 만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되는 것이다. 결승전이 펼쳐지는 장소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이었다. "좀 더 생각하며 움직이라고!!!" "패스 경로를 예상하면서 뛰어!!!" 독일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은 다들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비록 8 강과 4 강전 두 경기에서 1 실점을 허용하며 나름대로 수비력이 올라왔다고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 대표팀은 고질병인 수비 불안이 여전히 존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기성용이 있다고는 하지만 독일은 기성용 혼자 막아낼 수 있는 팀이 아닌 만큼 코칭스태프가 가장 혹독하게 훈련을 주문하는 선수들은 바로 수비수들이었다. 그에 반해 가장 널널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바로 현준이었다. 이미 자신의 기량을 월드컵에서 증명해 보인 현준에게 있어 코칭스태프의 기본적인 대응은 노터치였다. 굳이 코칭스태프의 전술 및 전략적인 조언이 전혀 필요가 없는 선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현준이 훈련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었다. '마츠 훔멜스, 제롬 보아텡, 페어 메르테자커, 마르첼 얀젠, 마르셸 슈멜처, 필립 람.' 독일 리그인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수비수들로 전부 독일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현준이 뚫어야 하는 선수기도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사미 케디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등 클럽팀에서 그리고 국가 대표팀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이름값으로 따져보면 대한민국 대표팀은 독일 대표 팀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는 이름값만으로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관심이 엄청난데?" "엄청날 수밖에 없지. 월드컵 4 강 신화를 넘어서 결승이라고.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월드컵 우승이야!" 인터넷에서는 연신 대한민국 대표팀의 현황이 시시각각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만큼 4강 신화를 넘어서 월드컵 우승이라는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엄청난 것이다. 이미 군대 면제에 대한 이야기는 정치권에서 긍정적으로 논의 되고 있다는 기삿거리도 올라오고 있었다. 국민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이었다. 그만큼 대한민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이라는 결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난 어차피 면제인데..." 경찰청 및 상무에서 군대 생활을 마친 선수나 이미 군대가 면제된 현준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특혜였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특히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갈 선수인 손흥민과 같은 선수에게는 굉장한 희소식이나 다름없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과 독일 대표팀의 결승전에 대한 프리뷰 및 예상되는 경기 장면을 써내려간 기사들도 있었다. "꽤 세세하게 조사했는데?" 그 중에는 현준의 고개 끄덕여질 만큼 괜찮은 글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이상으로 독일 대표팀에 대한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뜨거운 관심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일까? 월드컵을 중계하는 스포츠 채널 관계자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을 이끄는 방송인들도 현재 브라질에 입국해서 방송 촬영을 하고 있다는 기사도 올라와 있었다. 그 만큼 지금 대한민국은 월드컵이라는 세 글자에 빠져 있었다. "이런 사람들의 기대를 져 버릴 수는 없지."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올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터였다. ============================ 작품 후기 ============================ 예약으로 올려놓고 갑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71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긴장된 목소리로 멘트를 시작했다. 이제까지 중계 생활을 하면서 오늘 같이 떨리는 경기가 있으랴. 바로 대한민국과 독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이 곧 있으면 펼쳐질 예정이었다. 4 강 신화를 뛰어넘어 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전에 올랐고, 이제는 유럽과 남미의 전유물이었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었다. [우리 선수들만큼이나 많은 국민들도 지금 굉장히 떨리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계실 텐데요.]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신화. 운명과도 같이 상대는 독일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 강에서 패배시켰던 독일을 결승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그 때문에 붉은 악마들은 REVENGE 2002 라는 표어를 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 만큼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경기일까? 대한민국과 독일과의 결승전 시청률은 아직 경기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70 %를 뛰어넘고 있었다. [자, 대한민국. 조별예선에서 2 승 1 패. 벨기에와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조 2 위로 16 강에 진출했었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16 강에서 남미의 강호이자 월드컵 우승 후보 0 순위로 손꼽혔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고, 8 강에서는 칠레를 4 - 1 로 대파하며 4 강에 올랐습니다.] [4 강에서도 스웨덴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이며 3 - 0 으로 완승. 현재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우리 나라 대표팀 입니다.] 비록 조별예선에서 고전하기는 했지만, 16 강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부차기만을 갔을 뿐 8 강과 4 강에서 칠레와 스웨덴을 만나 깔끔하게 완승을 거뒀던 대한민국이었다. 그리고 이런 대한민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해 나간 것에는 바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에이스 김현준이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준 선수의 골 결정력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미 월드컵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는데요. 정말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입니다. 월드컵 6 경기에서 무려 15 골을 터뜨렸었죠?] 신연호 해설위원은 자신이 직접 이야기를 하면서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끝을 떨었다. 그도 그럴 게 매 경기 최소 2 골 이상을 성공시켰다는 결과기 때문이었다. 한 경기에서 0.5 골 만 터뜨려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 축구에서 김현준은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김현준의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반백년 동안 지켜져 오던 단일 월드컵 득점기록도 갈아치웠을 뿐만 아니라 독일의 클로제가 가지고 있는 역대 월드컵 최다 골 기록 또한 갈아치울 기세였다. [자, 우리나라 선수들 몸을 풀고 그라운드에 입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얼굴 표정이 밝아 보이는 게 상당히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데요.] [네, 그래 보입니다.] 결승전에 올라온 팀들인 만큼 서로에 대해 이미 철저하게 모든 분석은 끝냈을 터였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컨디션이었다. 다행이도 카메라에 비치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은 상당히 밝아보였다. "후우..." 크게 숨을 들이켰다가 내쉰다. 드디어 마지막 경기 이 한 경기만을 승리하면 현준은 축구선수로서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미련 없이 리리스가 있는 곳으로 떠날 수 있었다. '뭐, 내 맘대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지금도 탈리사와 레리얼 그리고 페르실은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생성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중일 터였다. 페르실의 이야기에 따르면 온전히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약 10 년이 걸린다고 했다. 운이 좋으면 혹은 운이 나쁘면 앞으로 몇 년을 더 축구 선수로 생활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준은 오늘 경기를 절대 놓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결승 진출. 비록 조별예선에서는 고전했지만, 대진 운과 함께 실력이 따라준 결과였다. 자신이 순수한 마기를 보유했다고는 하지만 다음 월드컵에 대한민국을 이끌고 결승에 진출하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 그런 현준의 눈에 멀리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준비하는 마리오 괴체의 모습이 들어왔다.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수지만 월드컵 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일까? 언제나 장난을 좋아하던 마리오 괴체는 현준과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곧 고개를 돌렸다. '뭐, 저런 행동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겠지만.' 저런 마리오 괴체의 행동에 딱히 뭐라고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 만큼 오늘 펼쳐질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4 - 2 - 3 - 1 의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대표 팀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었고, 또한 월드컵에서 가장 익숙하게 많이 사용했던 포메이션이었다. 최전방에는 현준이 그 뒤를 이명주와 손흥민 그리고 이청용이 뒷받침 해주는 형태였다. 독일도 대한민국과 똑같은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는 클로제가 그 뒤를 외질, 토니 크로스, 토마스 뮐러가 포진하는 형태였다. [이거 어떻게 보면 자존심 싸움이 되겠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좋은 볼거리가 되겠어요.] 김현준과 미로슬라프 클로제. 양 국가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인 둘은 현재 월드컵에서 각각 15 골씩을 넣고 있었다. 오늘 경기의 결과에 따라 그리고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둘 중 한 명은 역대 월드컵 최다 골 기록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독일의 수비진으로는 필립 람, 제롬 보아텡, 마츠 훔멜스, 베네딕트 회베데스가 나서는군요.] 이제까지 독일을 결승 무대에 오르게 만들었던 단단한 수비진이었다. 오늘 경기 대한민국 대표팀이 이 수비진을 무너뜨려야만 사상 최초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필립 람, 제롬 보아텡, 마츠 훔멜스와 같은 선수들은 이미 김현준이 맞상대를 해 본 전적이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는 현준에게도 그리고 상대에게도 장점이 그리고 단점이 될 수 있는 경우였다. [김현준 선수와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는 마리오 괴체 선수는 벤치에 자리를 잡는 군요. 그와 함께 페어 메르테자커 선수와 안드레 쉬를레 선수도 오늘 경기 선발로 나서지 않습니다.] [이름 면면만 들어보면 정말 대단한 선수들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만 우리 선수들 또한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줄 거라 생각됩니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독일은 우승후보중 하나로 평가받는 국가였다. 이제까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몇 번이나 들어 올렸고, 매 월드컵 때마다 최소 8 강 이상은 진출했었던 국가였다. 그만큼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그들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의 결승 진출은 그야말로 기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21 세기 현대 축구계에서 가장 놀랄 만할 사건을 꼽자면 바로 대한민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 진출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말이다. 그 만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이제는 사상 최초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었다. [오늘 경기의 관전 포인트. 역시 양 팀의 골잡이들이겠죠?] [네, 그렇습니다. 김현준 선수와 미로슬라프의 클로제 선수. 이 두 선수의 발끝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긍정적인 것은 김현준 선수가 월드컵 결승전과 같은 큰 무대에서 굉장히 좋은 활약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물론이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중요한 경기 때 마다 김현준은 꼭 한 건씩을 해주며 자신의 명성을 그라운드에서 뽐냈었다. 이 명성대로 김현준이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계속해서 멘트를 이어나갔다. "어? 시작했어?" "아니. 이제 곧 시작할 거야." 자신의 애인인 이비의 말에 지훈은 오늘 일찍 회사를 마치게 해준 사장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했다. 물론 일찍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엄청난 러시아워 덕분에 집에 도착한 시간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말이다. 티비에서는 중계진들의 흥분된 멘트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지훈은 그런 흥분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있었다. 월드컵 결승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우리나라를 중계하리라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터였다. "오늘은 거리응원 안나가나보네?" "말도 마. 서울에서만 무려 사백 만 명이 모였다고 해서 그냥 깔끔하게 포기했어." "와아......" 지훈의 말에 이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녀의 나라인 잉글랜드 또한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나라였지만, 사백 만이라는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의 인파가 모이는 일은 전혀 없었다. 그 만큼 대한민국의 월드컵 결승 진출은 현재 한국 국민들에게 있어 꿈과 희망이나 다름없었다. 특히나 월드컵이 열리기 전 한국에서는 안 좋은 일들이 몇 번 일어났었다. 그 때문에 국민들은 더더욱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었다. "어? 현준이다." "와아아!!!" 가볍게 손과 발을 씻고 나온 지훈이 화면에서 현준의 모습이 잡히는 것을 보고 말하자 이비가 쪼르르 티비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지훈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아이돌을 보는 광 팬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다. "뭐, 저런 사람이 한 둘은 아니겠지." 카메라는 계속해서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낸 현준을 잡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오늘 벌어질 월드컵 결승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선수기 때문이었다. 만약 한국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되면 그 중심에는 분명 김현준이 있을 터였다. "현준아. 제발 우리나라 우승 하는 것 좀 보자." 지훈도 자리를 잡으며 멀리 화면으로 보이는 친구를 향해 중얼거렸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우승. 어떻게 보면 한국 축구 팬이나 다름없는 소망이 이뤄질지도 모르는 기회였다. ============================ 작품 후기 ============================ 늦었네요. 에테리얼R 도 쓰느라...악마의 계약 마무리하고 리그너스 대륙전기 판을 새롭게 잡느라 요즘 머리가...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72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누가 봐도 독일의 전력이 우리 보다는 한 수 위야. 하지만 절대로 쫄지 말고. 우리들만의 경기력을 보여주자고.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왔어. 하지만 이 경기만 이기면 알지?" "당연하죠. 월드컵 우승." "우승!!!" 경기가 시작되기에 앞서 현준이 그라운드에 모두를 불러 모아 얘기하자 손흥민과 이청용을 비롯해 다들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분명 독일은 축구 강국으로 강력한 팀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독일을 이기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래전 일이지만 이동국의 환상적인 활약 속에 대한민국은 독일을 3 - 1 로 꺾었던 적이 있었다. 그것도 야신이라 불리는 올리버 칸이 지키는 독일을 말이다. 비록 그 때의 영웅이었던 이동국은 지금 티비에서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테지만, 그 또한 간절하게 자신의 후배들이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를 바라고 있을 터였다. "......" 동료 선수들에게 말을 마친 현준은 오늘 경기가 펼쳐지는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경기장을 크게 훑어보았다. 이 마라카냥 경기장은 대한민국에게 있어 어떻게 보면 행운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경기장이었다. 벨기에전과 칠레전을 치렀고 그 두 경기 전부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독일을 상대로 월드컵 결승전을 펼쳐야만 했다. '최선을 다해서 무조건 이기자.' 독일 선수들은 물론 경기장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 만큼 오늘 경기에서 자신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것을 현준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삐이익!!! 와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리자 열광적인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며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마지막 경기 대한민국과 독일과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손흥민, 측면으로 빠르게 파고듭니다! 필립 람 선수를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멋진 돌파를 시도하는데요!] [좋은 플레이입니다. 손흥민 선수! 결승전인 만큼 분명 긴장이 되었을 텐데, 거침없이 돌파하는 모습 대단합니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한국은 측면에 위치한 손흥민과 이청용을 위주로 공격을 펼쳐 나갔다. 현준이 독일 선수들에게 집중마크 되어 있는 까닭이었다. 독일도 현준을 풀어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아는 만큼 대한민국이 측면으로 공격해 들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현준의 경계를 풀지 못하고 있었다. [이청용! 뚫었어요!!! 김현준 달리는데요!!!] 와아아아아!!! 대한민국과 독일. 사실 오늘 경기는 떠오르는 신흥 축구 강국과 전통의 강호가 맞붙은 대결이었다.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라고는 하지만 넓게 보면 어디까지나 아시아에서만 강팀이니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말이 부족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월드컵 결승까지 오른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이청용 크로스!!!] [김현준!!! 아아아!!! 아깝습니다!]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군요!] 이청용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 그리고 독일의 수비수들을 몸싸움으로 이겨내며 김현준의 헤딩슛까지. 비록 골대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독일을 상대로도 거침없이 몰아붙이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을 흥분감을 감추지 않은 채 중계를 이어나갔다. [아, 언제 이렇게 우리나라 축구가 성장을 했을까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했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축구 팬들과 대표팀의 서포터즈 붉은 악마도 마찬가지의 심정일 터였다. 전차군단이라 불리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무려 세 번을 들어 올리고 결승전에만 일곱 번 올라선 독일을 상대로 공세를 퍼붓는 대표팀의 모습은 그들을 가리키는 붉은 악마라는 말 그대로 투지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런 대한민국 대표팀의 저돌적인 플레이에 경기는 초반부터 과열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대한민국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독일 선수들이 지능적으로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삐익!!! [기성용 선수. 파울입니다. 조금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바로 토니 크로스 선수의 돌파를 끊어내는군요.] [네, 영리한 플레이였습니다. 아직 우리 선수들이 독일 진영에서 복귀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요. 충분히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플레이였어요.] 카메라가 반칙을 하고 미안한 듯 손을 들어 올리는 기성용을 잡았다. 부상으로 인해 조별 예선에서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토너먼트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 수비의 핵심을 맡고 있을 정도로 급성장한 선수였다. 게다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기를 치렀기 때문일까? 날카로운 패스와 그라운드의 상황을 파악하는 움직임이 한층 더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명주 전방에서부터 강력하게 압박해 들어갑니다! 크리스토프 크라머! 공 뺏깁니다!!! 그대로 손흥민에게 넘겨주는 공!] 이명주 또한 월드컵을 통해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선수였다. 비록 주전으로 전 경기를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매 경기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세계 명문 축구 클럽에 눈도장을 제대로 받고 있었다. 이명주가 조금은 오버 페이스일 정도로 폭 넓게 움직이고 한국영과 기성용이 압박을 가하자 독일도 그들이 자랑하는 2 선 공격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방금도 이명주가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함으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와 함께 공격 작업을 이어나가야 할 크리스토프 크라머가 공을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흥민아! 달려!!!" 그리고 이명주에게서 공을 받은 손흥민은 지체 없이 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함성 소리에 귀가 멀 지경이었지만, 손흥민의 정신은 오로지 공과 대표팀 동료 선수들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현준이형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방향을 꺾어 돌파해 들어가기에는 독일의 수비진이 단단하게 라인을 구축해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뚫기 위해서는 절묘한 침투 패스 혹은 제공권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아니면 개인기량을 최대한 발휘하거나 말이다. '이럴 때면 신욱이 형이 없는 게 아쉽네.' 김신욱. 무려 196 cm 에 다다르는 키를 보유한 대표팀의 공격수인 그가 있다면 그의 머리에 향하게끔 공을 보낸다는 선택지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으로 인해 김신욱은 이번 월드컵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적이 훨씬 많았다. 필립 람이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달려오자 손흥민은 재빠르게 공을 멈춰 세우고는 뒤에서 달려오고 있는 박주호에게 공을 넘겼다. 마음 같아서는 전방으로 공을 보내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손흥민 뒤로 패스 합니다. 박주호 선수가 받는군요. 박주호, 기성용에게] 그리고 공을 받은 박주호는 독일의 한 선수가 달라붙자 재빠르게 공을 기성용에게로 넘겼다. "하필이면...' 독일 선수들 사이를 뚫고 이어진 패스. 하지만 공을 받은 기성용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주위에 세 명의 독일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압박 속에서도 공을 지키고 동료 선수들에게 패스를 연결 시켜줘야만 하는 것이 미드필더였다. '어...?' 그리고 안정적으로 수비수들에게 공을 돌리려던 기성용의 눈에 빠른 속도로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달리는 것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마치 반사적으로 기성용 또한 강하게 공을 앞으로 걷어차고 있었다. 마치 마법처럼 달리기 시작한 동료 선수가 누구인지 파악되는 순간 몸이 저절로 반응해버린 것이다. [기성용!!! 전방으로 깊숙하게 찌르는 공! 굉장히 깊숙하게 날아...!!!] [김현준 선수가 잡습니다!] 중앙에서 패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총알처럼 날아가는 패스. 그리고 그 패스의 종착지에는 바로 현준이 서 있었다. 순수한 마기를 이용해 독일 선수들의 빈 공간을 파악함과 동시에 기성용이 어떻게 행동 할지를 미리 읽은 플레이였다. 와아아아아!!! "이런!" "젠장!!!" 현준이 공을 잡는 것을 보는 것과 동시에 그라운드에 있던 독일 선수들이 뒤로 달리기 시작했다. 크리스토프 크라머가 볼을 빼앗기자마자 한국 선수들에게 강하게 압박을 가했던 탓에 라인이 전체적으로 위로 끌어 올려진 상황이었다. [어! 이거 좋은데요!] [김현준 선수! 앞에는 마츠 훔멜스가 버티고 있습니다!]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경기 중 대한민국 대표팀이 얻은 기회 중 가장 좋은 기회를 꼽으라면 바로 지금일 것 같았다. 마츠 훔멜스. 분데스리카의 도르트문트 소속의 센터 백으로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최정상급의 센터백이 바로 그였다. 피지컬이 굉장히 뛰어나고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민첩성을 빠른 판단력으로 커버하는 월드 클래스급의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독일의 축구 영웅 베켄바워의 후계자라는 소리까지 듣는 선수였다. 그런 마츠 훔멜스를 상대로 현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대일...!' 조금씩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현준의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의 눈이 크게 떨렸다. 만약 현준이 마츠 훔멜스를 제친다면 골키퍼의 일대일 상황이 펼쳐질 터였다. 그렇게 되면 골 결정력은 그 어떤 선수와의 비교도 거부하는 현준이 골을 놓칠 리 없었다. '방금 전 플레이는...' 방금 전의 롱패스는 어떻게 보면 독일 수비수들의 실책이었다. 현준이 공을 잡기 전 한 발 앞서서 공을 커팅 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커팅 능력에 자신이 있는 선수가 바로 마츠 훔멜스였다. 그런만큼 그는 수비진의 실수를 자신의 능력으로 커버 해야만 했다. 다행이도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빠르게 커버를 해 들어오고 있었다. "큿!"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집중을 하던 마츠 훔멜스는 곧바로 반사적으로 다리를 내뻗었다. 마치 유령처럼 순식간에 현준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오늘 대한민국과의 월드컵 결승전 경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에이스 김현준과 리버풀에서 호흡을 맞췄던 마리오 괴체가 대표팀 동료들에게 했던 경고가 떠올랐다. 골 결정력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압도적인 피지컬과 순간적인 돌파능력 또한 김현준의 주무기라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그러게요. 저도 다시 리그너스 대륙전기를 쓸 생각을 하니 추억이 돋네요... 리그너스 대륙전기 최초 표지를 어디 게임에서 가져 왔었는데...윙건담 소녀였던가... 다시 쓰려니까 뭔가 오글거리기도 하고 솔직히 소설을 이리 오랫동안 물론 잠수도 많았지만, 쓸 줄은 몰랐는데... 어쨌든 즐감하시고 내일 뵐게요. 00573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어어어?!] 경기를 중계하던 조민호 캐스터가 놀란 탄성을 내뱉었다. 어느새 김현준의 발에서 공이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이었다. 마츠 훔멜스의 태클은 잔디만 긁을 뿐이었고, 마츠 훔멜스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공의 위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은... [이청용!!!] 뒤에서 쇄도해 들어오고 있던 이청용에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청용은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스피드를 끌어 올리며 측면에서 중앙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훈련을 하면서 현준과 연습했던 약속된 플레이였다. "이청용!!!" 현준이 외쳤고, 공을 받은 이청용은 한 템포 더 패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접근해 들어가고는 그대로 노이어가 지키는 독일의 골문을 향해 강하게 공을 걷어찼다. [이청용!!! 슈웃!!!] 슈팅이 굉장히 약하다 해서 소녀 슛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별명을 지닌 이청용이지만 그 역시 프로 축구 선수. 패널티 에어리어에서 때리는 슛이 약할 리 없었다. 하지만 독일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선수는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골키퍼이자 전차군단의 수호신이라 불리는 마누엘 노이어였다. [들어...!!!] [어어어?!] 부드럽게 골문을 찌르는 이청용의 슈팅은 분명 골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완벽했다. 하지만 마누엘 노이어의 능력은 그 보다도 훨씬 위였다. 반사적으로 몸을 날린 그는 193 cm 라는 자신의 신체능력을 활용해 팔을 쭈욱 뻗었고, 공은 그런 마누엘 노이어의 손에 걸리고 있었다. "!!!" 자신의 슈팅이 마누엘 노이어의 손에 걸리며 튕겨져 나오자 이청용의 표정이 창백하게 변했다. 완벽했던 노마크 찬스를 그것도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놓쳐버린 것이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의 탄성이 벌써부터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이 아니었다. "커버...!" 비록 위기는 넘겼다고는 하지만 공은 아직 살아있는 상황. 이청용의 슈팅을 막으며 그라운드에 쓰러진 마누엘 노이어가 수비수들을 향해 외치다가 말을 그만두고는 눈을 부릅 떴다. 공이 데굴데굴 굴러가고 있는 방향으로 한 선수가 바람처럼 달려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마누엘 노이어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절로 흘러 나왔다. 그라운드의 지배자. 패널티 에어리어의 귀신이라 불리는 김현준이었다. 위치 선정하나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말처럼 그가 공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넣는다!' 이청용이 슈팅을 때리는 순간 마누엘 노이어가 막아낼 것이라는 것을 순수한 마기가 알려준 탓에 현준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공이 흘러나오는 방향으로 달려갈 수 있었다. 오프사이드도 아니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공을 쳐내기 전까지 현준은 마츠 훔멜스와 똑같은 위치에서 서 있었다. 마츠 훔멜스가 다리를 쭉 뻗은 채 쓰러져 있는 상황이었다면 현준은 재빠르게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게 달랐지만 말이다. [이청용 슈웃!!! 아! 마누엘 노이어 선방!] [어어어?!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김현준!!!] 콰아앙!!! 현준의 다리가 휘둘러지는 순간 포탄이 발사되는 것 같은 굉음이 울려 퍼졌다. 가공할 만한 파워가 담긴 현준의 슈팅은 이청용이 때렸던 소녀슛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이청용의 슛이 좋게 포장하자면 부드러움이 상당히 가미된 슈팅이라면 현준의 슈팅은 마치 독일의 골 망을 찢어버릴 것 만 같았다. 터엉!!! 그리고 현준의 발에서 떠난 공은 독일의 골포스트 상단 부분을 때리고는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6 분.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터진 선제골이었다. [어...어어...] 현준의 슈팅이 독일의 골망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조민호 캐스터가 말을 더듬었다. 현준의 선제골. 축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골잡이로 칭송받고 있는 그는 어느 경기에서든 간에 골을 터뜨렸고, 또한 많은 골을 만들어냈었다. 조민호 캐스터도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중계하면서 김현준이 골을 넣는 모습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봤었다. 하지만 월드컵 결승전에서 넣는 골에 대한 느낌은 색다를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대한민국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그야말로 꿈이나 다름없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삐이익!!! [들어갑니다!!!] [와아아아! 김현준!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역시 이 선수가 또 한 번 해냅니다! 이로써 월드컵 통산 16 호 골을 터뜨립니다!!!]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중계를 이어나갔다. 대한민국 본토에서 들려는 수많은 축구 팬들의 함성소리가 이 브라질 까지 들려오는 느낌이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공에 대한 집중력 정말 천부적인 선수입니다! 이청용 선수의 슈팅을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멋진 선방을 보였습니다만 역시 이 선수를 막지 못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패널티 에어리어 내에서의 위치 선정만큼은 최고의 선수 아니겠습니까? 괜히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칭송받고 있는 선수가 아니죠! 정말 대단합니다! 김현준!] 와아아아아아아아!!! "으리야!!!" 김현준의 선제골이 터지는 순간 벤치에 앉아 있던 유프 하인케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마치 어퍼컷을 하기라도 하는 것 같은 유프 하인케스의 세리모니는 과거 대한민국을 4 강 신화로 이끌었던 명장 히딩크의 모습과 흡사할 정도였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클럽 팀 감독 생활을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아시아의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을 때만 하더라도 주위의 축구 관계자들은 그런 그를 상당히 말리곤 했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은 대한민국이라는 팀을 이끌고 전 세계에서 선택받은 사람만이 도달했다는 월드컵 결승까지 진출했고, 결국 우승 트로피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전반 16 분의 선제골...과연 요하임 뢰브라면?' 그러면서도 유프 하인케스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독일을 성공시대로 이끌고 있는 감독 요하임 뢰브라면 분명 무기력하게 무너지지 않을 터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독일 대표팀의 몇몇 선수들이 자신이 키워낸 선수라는 점이었다. '독일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군.' 만약 오늘 경기 대한민국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유프 하인케스는 유럽과 남미가 아닌 제 3 세계의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감독이라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독일의 월드컵 우승을 가로막는 감독이라는 팬들의 질타도 받고 말이다. 어찌되었든 승부는 승부. 바로 앞에 있는 월드컵 트로피를 내줄 만큼 유프 하인케스는 호락호락한 감독이 아니었다. "와!!! 역시 대단해!" "나이스 슈팅! 현준아!!!" 마네이랑에서 터지는 팬들의 함성과 함께 대한민국 선수들이 흥분된 얼굴로 선제골에 대한 기쁨을 누리기 시작했다. 특히나 골을 터뜨린 현준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보였다.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꿈의 무대에서 골 맛을 봤고, 월드컵 우승 트로피라는 자신의 축구 선수일 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그 꿈에 한 발짝 다가갔기 때문이었다. "나이스 슛. 정말 잘했어." 현준을 향해 이청용이 쭈뼛대며 말했다. 완벽한 패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마크 찬스를 놓친 터라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던 실수를 현준이 좋은 플레이로 구원해줬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청용을 향해 현준이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슈팅은 나쁘지 않았어. 단지, 마누엘 노이어가 잘 막았을 뿐이야. 하지만 진짜 너 그러다가 팬들에게 여자로 찍힌다? 공에 힘 좀 더 실으라고." "그래도 청용이형 많이 발전했어요. 예전 같았으면 튕겨 나오지도 않았을 걸요?" 현준의 타박과 농담이 잔뜩 섞인 손흥민의 말에 이청용이 멋쩍게 뒷머리를 긁었다. 어찌되었든 스코어는 1 - 0. 전반 16 분. 에이스 김현준의 골로 인해 대한민국이 독일을 상대로 한 점 리드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주도권을 잡으려는 팀과 동점골을 넣으려는 팀. 대한민국과 독일의 월드컵 결승전의 모습이었다. 초반 거칠게 몰아붙였던 대한민국은 기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공세를 취했고, 독일은 철저하게 그런 대한민국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유기적인 플레이로 조금씩 흐름을 가져오고 있었다. "음..." 그리고 그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지켜보던 현준이 나지막한 침음성을 내뱉었다. 겉으로 보기에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력은 백중세.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직접 뛰고 있는 선수들은 아마 느끼고 있을 터였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굳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무게감 때문인가? 젠장. 내가 그렇게 긴장하지 말라고 했는데.' 경기 시작 전에도 현준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쫄지 말고 평소대로의 경기력을 보여주자고 말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선제골을 터드리며 대한민국이 1 - 0 으로 리드해 나가고 정말로 월드컵 우승을 거머쥘 수 있다는 현실감과 함께 사방에서 들려오는 열광적인 팬들의 환호성이 오히려 대표팀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모양새였다. [필립 람! 측면으로 치고 들어갑니다.] [이 선수의 적극적인 오버래핑 주의해야 합니다! 필립 람 선수의 드리블 능력과 순도 높은 크로스는 위협적이거든요!] 독일은 그런 대한민국의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뒤쪽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던 필립 람이 토마스 뮐러와의 원투 패스로 한국 선수들을 유린하듯 돌파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전방에 있던 현준도 빠르게 자신의 진영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독일 진영에서 독일의 수비수들을 붙잡고 멀리 날아오는 공을 역습 찬스로 만드는 것보다 지금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왠지 지금의 공격은 상당히 느낌이 좋지 않았다. '만약 독일에게 골을 내주면...' 분위기는 겉잡을 수없이 흘러갈지도 몰랐다. ============================ 작품 후기 ============================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간다니...아직 오피셜은 안 뜬 것 같은데... 프리미어리그 가게 되면 꼭 성공했으면...그러면 축구 볼 맛도 좀 날텐데. 그나저나 손흥민 가더라도 군대가 걸리네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74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필립 람! 토마스 뮐러에게 다시 넘겨줍니다!] 조민호 캐스터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1 - 0 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독일은 언제든 그 스코어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지닌 팀이었다. 매회 월드컵 마다 독일은 8 강에 오른 전적이 있는데다가 월드컵 우승만 무려 3 번을 차지한 팀이었다. [토마스 뮐러!!!] 필립 람에게 공을 받은 토마스 뮐러는 잠시 한국 선수들의 위치를 살피듯 고개를 빠르게 돌리더니 지체 없이 패널티 박스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빠른 타이밍에 그리고 정확하게 연결되는 두 선수의 패싱 플레이와 돌파에 이제까지 독일의 공격을 잘 막아 내주던 한국 수비진이 순간 흔들리기 시작했다. "슈팅 조심해!!!" 홍정호가 김승규에게 경고하듯 외쳤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토마스 뮐러는 독일 대표팀에서는 세컨드 스트라이커 혹은 윙어로서 경기에 출전하고 있었다. 1989 년생으로 만 25 세에 불과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6 경기에 출전해 5 골을 넣으며 대회 최우수 신인 선수상을 받은 뛰어난 선수였다. 특히나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많은 득점에 성공한 모습 때문에 팬들 혹은 전문가들을 토마스 뮐러를 가리켜 공간을 연주하는 사나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을 정도였다. 독일 공격수 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선수인 토마스 뮐러의 돌파에 김승규 또한 자신의 손을 한번 쥐었다 폈다. 수비수들이 토마스 뮐러의 돌파를 막아내 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해결해야 될 상황이었다. [홍정호! 빨리 달라 붙어야죠! 아 위험합니다!!!] 홍정호가 토마스 뮐러의 슈팅을 막기 위해 빠르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토마스 뮐러의 슈팅이 한 발짝 빨랐다. 공간이 생긴 것을 확인한 토마스 뮐러가 지체 없이 오른발 인프런트로 강하게 감아 찬 것이었다. 그아 함께 김승규 또한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입술을 질끈 깨물고서 말이다. [토마스 뮐러 때렸어요!!!] [막아야합니다!!!] '빌어먹을!!!' 슈팅의 궤적은 김승규 자신이 예측한 그대로 였다. 하지만 토마스 뮐러가 때린 슈팅의 궤적이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이대로라면 자신의 손끝에 닿지 않고 그대로 공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생각으로 표정이 어두워지는 순간 김승규는 자신 쪽으로 몸을 날리고 있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어어어?!' 김승규의 눈동자가 황당함이 가득 담기며 크게 떠졌다. 선명하게 눈에 노란색의 들어오는 노란색의 완장 때문이었다. 지금 이 위치가 아닌 독일의 진영에 있어야만 하는 대한민국의 주포 김현준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아이템이었다. [어어?!] 황당한 것은 김승규 뿐만이 아니었다.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 또한 마찬가지였다. 독일 진영에 있어야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김현준이 어느새 한국 진영의 그것도 최종 수비수보다도 더 깊숙한 곳까지 도착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손 빼!!!" 머릿속에 혼란스러움이 뭉클뭉클 피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김승규는 자신을 향해 외치는 현준의 고함소리에 재빠르게 손을 내렸다. 만약 이대로라면 토마스 뮐러의 슈팅을 막지 못해 100 % 골을 허용하고 말 터였다. 하지만 김현준의 말에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그와 동시에 현준이 슬라이딩을 하며 그대로 몸을 날렸고, 토마스 뮐러의 슈팅은 현준의 발끝에 걸리면서 크게 궤적이 바뀌는 것과 동시에 허공으로 크게 떠오르며 골 라인 밖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김현준!!!] [와아!!! 막았습니다! 토마스 뮐러의 완벽한 슈팅! 아니,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멋진 슈팅과 멋진 선방. 하지만 멋진 선방을 한 선수는 골키퍼나 수비수가 아닌 일선에 있어야 할 최전방 공격수였다. 공격수가 수비 가담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깊숙하게 그것도 세트 플레이가 아닌 상황에서 상대의 완벽한 슈팅을 몸을 날리며 막아내는 모습은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와아아아아!!! 허공에 높이 뜬 공이 떨어져 내리며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저마다의 감탄성과 아쉬움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아, 김현준 선수. 이때부터 한국 진영쪽으로 달려오고 있었군요.] [정말 대단한 스피드입니다. 아니, 이 선수 정말 미래를 읽고 있는 게 아닐까요? 수비를 돕기 위해 달려오는 모습이었지만, 결국 몸으로 한 골을 막아내고야 맙니다. 정말 대단한 수비였어요!!!] 뒤늦게 다른 카메라를 통해 김현준의 움직임이 화면을 통해 나타났고, 그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은 김현준의 움직임에 대해 계속해서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와. 살았다. 꼼짝없이 먹히는 줄 알았는데." "먹히는 곤란해." "아니, 대체 어떻게 아니 언제?" "불안해서 달려왔다." 짧고 간단한 현준의 대답에 김승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신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잣대가 가늠되지 않는 선수였다. 한 골을 막아내는 이런 멋진 플레이에는 당연히 동료 선수들의 칭찬 및 격려라도 있어야 하는 법이지만 워낙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플레이에 기성용과 홍정호를 비롯한 대표팀 동료들은 차마 뭐라고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와...진짜..." 완벽했던 골을 막아내는 모습에 허탈한 듯 얼굴을 감싸쥐는 토마스 뮐러의 근처에 서 있던 손흥민 또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정도였다. "아직 경기 끝나지 않았어! 자리 잡아! 그리고 정신 차려! 여기서 골 내주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그리고 그런 선수들을 향해 현준이 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비록 골을 막아내기는 했지만, 위험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곧 독일의 코너킥이 이어질 터였다. 그리고 그런 현준의 호통에 다들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들어오는 독일 선수들을 붙잡기 시작했다. 특히나 순식간에 골을 내 줄 뻔했던 대한민국 수비수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1 - 0 으로 이기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준의 말대로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올리는 공!!!] [김영권! 높게 뜹니다!!!] 헤딩 메신이라고 불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라는 장신 공격수가 있는 독일인만큼 코너킥 또한 만만히 볼게 아니었다. 하지만 독일의 코너킥은 클로제보다도 먼저 위치를 잡은 김영권이 혼신의 헤딩으로 공을 패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보냈고, 곧바로 이명주가 멀리 공을 보내며 대한민국은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고야 말았다. 이 플레이를 시작으로 또 다시 중원에서 치열한 볼 점유율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각 팀의 수비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떻게든 자신들의 공간을 파고들어 기회를 만들어 내려는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만 했다. 특히 기성용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한국영은 수비수라고 생각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진영에서 폭 넓게 움직이며 독일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한국영 선수의 플레이 굉장히 좋은데요?] [네, 그렇습니다. 기성용 선수와 함께 독일의 공격을 가장 먼저 차단해 주고 있습니다만...] 조민호 캐스터의 멘트를 받으며 신연호 해설위원이 말끝을 흐렸다. 이런 한국영을 플레이는 분명 대한민국 수비에는 큰 도움이 될 터였다. 하지만 저렇게 폭 넓은 움직임을 과연 한국영이 얼마나 유지할 지가 관건이었다. 한국영의 체력이 떨어지는 순간 그것은 곧 대한민국 진영의 허점으로 드러날 게 분명하게 보이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든 지금 한국영의 플레이는 분명 대한민국의 수비에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한국영의 플레이에 가장 큰 도움을 받는 선수는 다름 아닌 기성용이었다. [기성용! 전방으로 보내는 공! 이명주에게로! 이명주!] 독일의 공격을 끊어내며 공을 잡은 기성용이 이명주에게 공을 연결 시켰고, 그 모습을 본 조민호 캐스터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마이크를 잡으며 외쳤다. 빠르게 독일의 진영으로 공격 작업을 해나가는 모습이 일품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에는 어떤 상황에서든간에 기대를 할 수 있는 출중한 공격수가 있었다. [이명주!!!] [김현준 받나요?!] 그리고 독일 선수의 가랑이 사이로 이명주의 절묘한 패스가 김현준에게 이어지는 순간 조민호 캐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벌떡 일으켰다. [제롬 보아텡!!!] 현준이 공을 잡는 순간 독일의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달려들었다. 위험 지역에서 현준에게 돌파를 할 공간을 준다는 것은 곧 골을 넣어 달라는 말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결승전에서 독일이 대한민국에게 내준 선제골도 현준에게 돌파를 할 공간을 내줬기 때문이었다. [제롬 보아텡 선수! 거칠게 달라붙는데요! 하지만 김현준 선수 공 뺏기지 않고 있어요!]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달라붙는 제롬 보아텡의 플레이를 압도적인 피지컬로 이겨내며 조금씩 앞으로 전진 하려는 찰나 현준의 감각에 제롬 보아텡이 발을 뻗는다는 느낌이 잡히기 시작했다. 찰나의 미래를 알려주는 순수한 마기의 감각. 하지만 이를 놓칠 현준이 아니었다. '좋아!' 상대의 공을 뺏을 수 있다는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뻗는 태클은 분명 틈을 만들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공을 굴리며 순식간에 제롬 보아텡을 제치는 순간 마라카냥 경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제쳤습니다!!! 아! 그대로 때리는 슈웃!!!] [우아아!!!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 아!!! 아쉽습니다! 김현준!!!] 그리고 빠르게 이어지는 강력한 슈팅. 하지만 김현준의 슈팅은 몸을 날린 노이어 골키퍼의 손에 맞고 튕겨져 나왔고, 팬들은 순식간에 벌어지는 짧은 공방을 보며 저마다의 감탄성을 환호로 승화하며 내뱉기 시작했다. 그렇게 전반전 경기는 1 - 0 으로 대한민국이 한 점 리드한 채 종료가 되었다. ============================ 작품 후기 ============================ 늦었습니다. 와이프가 몸이 안좋아서. 출산까지 이제 2개월 남았네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75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4 년간 그대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 이제는 45 분이 남았다." 라커룸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선수들이 시선이 자신들의 감독 유프 하인케스에게 향했다. 11 쌍 아니 그 이상의 눈동자가 자신에게 집중된 것을 확인한 유프 하인케스는 붉어진 표정을 어김없이 드러내며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그대들이 이렇게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보였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 물론 한 선수를 제외한다면 말이지." "하하하!!!" "그게 누군지 난 알 거 같은데?" 진지함 속에 담긴 농담에 사방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솔직히 말해서 대한민국이라는 아시아의 팀을 맡으면서 현실적으로 월드컵 16 강 이상은 힘들다고 판단했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보여준 그대들의 모습은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고, 결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역사를 쓰기까지 45 분이라는 시간만이 남아있을 뿐이지." 유프 하인케스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그 누가 대한민국이 월드컵 결승전에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이나 했을까? 불과 4 년 전 원정 월드컵 경기에서 처음으로 16 강 진출에 성공했을 뿐인데다가, 이제까지 열린 월드컵에서 딱 2 번 조별예선을 통과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 몇몇 선수들의 시선이 현준에게로 향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월드컵 결승전까지 오르고 또한 독일을 상대로 1 - 0 으로 리드하며 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 7 부 능선을 넘고 있다는 사실이 전부 그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 해도 그대들은 충분히 팬들의 환호를 그리고 자랑스러움을 느낄 만한 자격이 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대들이 자랑스럽다." 모두들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현재의 태극 전사들은 찬사를 받을 만 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바로 월드컵 우승이라는 타이틀 말이었다. "그대들이 축구사에 남을 영웅이 되기까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유프 하인케스는 빠른 속도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남은 45 분 동안 효율적으로 독일을 상대하기 위한 전술적인 지시였다. 그런 유프 하인케스의 모습을 뒤로 한 채 현준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45분...' 월드컵 우승까지 남은 시간이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경험했던 시간동안 가장 긴 혹은 가장 짧은 45 분이 될 터였다. 마치 박하와 같은 상큼하고 화한 감각이 자신을 감싸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순수한 마기였다. 45 분만 자신과 함께 또 다시 놀아달라고 보채는 것 같았다. 월드컵 우승. 리리스와의 계약 이후 축구 선수가 되면서 가장 큰 무대가 그리고 가장 큰 영광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결코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자신이 마계로 떠나고 나서도 많은 사람들은 역사상 최초로 유럽과 남미의 국가가 아닌 아시아의 대한민국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자신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줄 테니 말이었다. [자,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이제 앞으로 45 분! 45 분이면 그 모든 것이 결정이 나게 됩니다! 이제까지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그리고 기쁨을 안겨줬던 우리 태극전사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과연 그 누가 아시아의 나라가 월드컵 결승까지 오르리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게다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남미와 유럽 팀을 제외하고 결승에 오른 데다가 이제는 우승 트로피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경기의 시작이었기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연호 해설위원이 흥분된 목소리로 멘트를 이어나갔다. 그야말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있어 이변의 이변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월드컵이었다. 자국에서 열렸던 2002 한일 월드컵의 4 강 신화를 넘어서 이제는 사상 최초로 월드컵 우승이라는 문턱에서 한 고비만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었다. [한국영 선수가 빠지고 하대성 선수가 투입되었군요.] [전반전 한국영 선수의 폭넓은 움직임. 분명 우리 선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을 테지만 체력적인 면에서 분명 우려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하대성이 한국영의 위치로 투입되었다면 그런 우려는 사라질 터였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었다. 하대성이 한국영 만큼이나 좋은 모습을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10 여 분간의 휴식이 과연 선수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 지도 생각해 봐야했다. 전반 45 분간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노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수비진은 막강 독일의 공격진을 상대로 어떻게든 꾸역꾸역 실점을 하지 않고 버텨 나갔었다. 그 감각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야만 했다. [김현준 선수입니다.] 와아아아!!!!!! 카메라에 현준의 모습이 잡히는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마라카냥에 울려 퍼졌다. 아마 이 환호성은 마라카냥 뿐만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을 터였다. 전반전 선제골의 주인공. 거기에 축구사에 새롭게 역사를 써낸 그야말로 축구사에 전설로 남을 만한 선수였다. [김현준 선수 오늘 멋지게 선제골을 터뜨리지 않았습니까? 후반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1 - 0. 분명 우리가 리드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불안한 면이 없잖아 있거든요?] [네, 그렇습니다. 가슴을 졸이면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을 위해 김현준 선수가 또 한 번 골을 터뜨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김현준 선수의 컨디션 정말로 좋아 보이거든요?] 전반전 선제골은 물론이고, 독일의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는 플레이까지. 공수에 걸쳐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자신이 베스트 컨디션이라는 것을 선수들에게 그리고 팬들에게 알려준 현준이었다. 그런 만큼 많은 기대가 그에게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이번 첫 출전한 브라질 월드컵에서만 16 골을 터뜨리는 전설적인 선수였다. "45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무실점!!!" "여기서 죽어보자!!!" 현준의 말을 시작으로 선수들의 입에서 고함에 가까운 기합이 터져 나왔다. 운명의 45 분. 이제 이 45 분이 모든 것을 결정지을 터였다. [슈바인슈타이거 전진 패스! 마리오 괴체!!! 슈웃!!! 와아아!!!] [막았어요! 선방! 김승규!!! 오늘 대단한 활약을 보이는 김승규! 으아아!!! 정말 대단합니다!!!] 앞으로 남은 45 분. 골을 넣지 않으면 패배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독일은 공격적으로 대한민국을 밀어 붙였다. 특히나 후반전이 투입된 마리오 괴체는 자신의 쌩쌩한 체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수비진을 흔들고 있었다. 이는 대한민국의 수비진이 조금 우왕좌왕하며 위기를 자초한 면도 없잖아 있었다. 한국영을 대신해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하대성이 아직까지 경기의 템포에 적응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코어는 아직까지 1 - 0 으로 대한민국이 앞서나가고 있었다. 이는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의외의 선방을 보여주고 있는 김승규 덕분이었다. [클로제 헤딩!!!] [김승규!!! 쳐냅니다!] 월드컵 조별 예선 때 보여줬던 부진한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 조차 없었다. 마치 각성이라도 했는지 김승규는 벌써 몇 번이나 위협적인 독일 선수들의 슈팅을 멋진 선방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나이스 김승규! 오늘 신들렸구나!!!" 또 한 번의 선방으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김승규의 등짝에 강하게 스매싱을 날린 홍정호가 사랑스럽다는 듯 외쳤다.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현준도 혀를 내두르기는 마찬가지였다. 투수들에게 긁히는 날이 있듯이 축구 선수들에게도 인생 경기라는 뭔가 몸이 가볍고 플레이가 잘 되는 날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김승규가 그런 날인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현준의 시선이 그라운드를 한 번 훑고는 마지막으로 노이어가 지키고 있는 독일의 골문으로 향했다. 여기서 자신이 또 한 번 골을 터뜨린다면 독일의 추격의지를 끊어내는 한 편 대한민국의 우승 확률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런 좋은 찬스를 연이어 막아내는 상황에는 잠시간 독일에게 내줬던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높았다. [기성용! 중간 차단했습니다!!! 오랜만에 공을 잡는 대한민국!!!] [자, 우리 선수들 천천히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 작업을 해가야 합니다. 괜히 급하게 진행했다고 독일 선수들에게 볼을 내주면 좋지 않거든요?] 카메라가 기성용을 비추기 시작했다. 계속된 독일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대한민국의 중원에서 단단히 버티고 있는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핫 하게 떠오르는 미드필더로 많은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기성용에게 유프 하인케스가 붉어진 얼굴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경기 중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을 하게 되면 급격하게 얼굴이 붉어지는 특징 때문에 오스람이라는 독일 전구 회사의 이름을 별명으로 가지고 있는 유프 하인케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명장으로 다시 한 번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클럽에서의 영광 이상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맡아 대한민국을 월드컵 결승까지 올렸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사상 최초로 남미와 유럽팀이 아닌 제 3 국가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최초의 감독이 될 수 있는 영광을 차지할 수도 있었다. "공 뺏기지 마!!!" "성용아 이쪽으로!!!" 미드필더 진영에서부터 강력하게 압박을 들어오는 독일의 선수들을 상대로 빠르게 공을 돌리며 대한민국 선수들은 계속해서 공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동료들의 움직임을 보며 현준 또한 자신의 진영과 독일의 진영을 바쁘게 오가기 시작했다. [하대성! 이명주에게 이명주!!! 중앙의 김현준에게! 김현준!] 이명주의 패스를 받은 현준은 그대로 논스톱으로 측면으로 파고드는 이청용에게 공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이청용은 길게 손흥민을 향해 공을 걷어찼다. [이청용 길게 내주는 공! 손흥민!!!] 삐이익!!! 그리고 이청용의 패스를 잡기 위해 손흥민이 필립 람과 경합을 벌이던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그대로 심판의 휘슬이 울려 퍼졌다. 독일의 반칙이었다. 필림 람이 자신의 손을 들어 올리며 항의했지만, 심판은 이미 반칙을 선언한 상황이었다. [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는 대한민국!!!] [직접 노리기에는 조금 먼 위치인데요.] 조민호 캐스터가 아쉽다는 듯 말했다. 골대와의 거리는 32 m 정도. 게다가 측면으로 살짝 치우쳐진 상태라 직접 슈팅을 때리기에는 크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거리였다. ============================ 작품 후기 ============================ 다들 감사합니다.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76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넣어라...넣어라..." 척 보기에도 일반인들이 입는 의상이 아닌 화려한 옷을 입은 미모의 여인이 핸드폰을 보며 중얼거렸다. 여인이 핸드폰으로 보고 있는 것은 바로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과 독일의 결승전이었다. 그리고 화면에는 현재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았다하며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손꼽히는 김현준이 보이고 있었다. "어? 언니 뭐 보세요?" "축구. 축구." 올해 새로 데뷔해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같은 회사 소속의 여성아이돌 윈디의 말에 줄리아가 재빠르게 대답했다. 그런 그녀의 시선은 핸드폰 화면에서 떨어질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아...축구."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젯거리라면 역시나 월드컵이었다. 4 년 만에 한 번 벌어지는 월드컵은 전 세계는 물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올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것보다도 우선순위가 높았다. 바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이번 월드컵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몇 대 몇이에요?" 다시 한 번 윈디가 줄리아에게 물었다. 축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축구가 스코어가 높은 쪽이 승리한 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1 - 0. 우리나라가 이기고 있어." "와...그러면 진짜 우리나라가 월드컵 우승 하는 거예요? 매니저 오빠가 우리나라가 월드컵 우승하면 정말 큰일 날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그리고 이제 2 - 0 이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좀 조용히 해 줄래?" "아, 네. 죄송해요. 언니." 너무 시끄럽게 옆에서 방해를 한 모양이었다. 약간은 신경질적인 줄리아의 반응에 윈디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는 줄리아의 옆에서 같이 축구 화면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딱히 축구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 핸드폰 DMB 에서는 분명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는데 도대체 뭐라고 말을 하는 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대선배인 체리 쥬빌레의 줄리아에게 물을 수도 없었다. 마치 건드리면 화를 낼 것이라는 오로라를 강하게 풍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때 붉은 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가 카메라에 잡히기 시작했다. "어?!" 자신도 모르게 소리에 윈디는 재빠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다행이도 줄리아는 딱히 뭐라고 혼을 낼 생각은 없는 것처럼 보였기에 안도의 숨을 내쉰 윈디는 계속해서 DMB를 바라봤다. '저 사람은...!' 축구를 모르는 그녀조차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김현준. 대한민국이 배출해낸 최고의 스트라이커.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등 다양한 수식어들이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윈디가 알고 있는 김현준은 단순히 축구 선수 김현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윈디의 시선이 집중해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줄리아에게 향했다. 조금 시간이 지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 때 저 선수가 체리 쥬빌레와 자신들이 속한 회사를 들었다 놓았다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알게 모르게 소문만 파다했던 이야기이긴 했어도 말이다. '저 사람이 그 사람?' 윈디의 눈이 카메라에 비춰지고 있는 선수를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가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아이돌 그룹인 체리 쥬빌레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리더인 아영과 줄리아와 사귄다는 소문은 회사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연습생 때 과연 스캔들의 주인공이 아영이나 줄리아냐 둘을 놓고서 연습생들과 쉬쉬하며 이야기했던 적도 있었다. 아영과 줄리아가 저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싸운 적도 있고, 그로 인해 체리 쥬빌레가 한 때는 불화로 인해 해체될 번 한 적도 있다는 뭐, 지금 생각하면 믿기 힘든 소문들이었다. 사실 그 때도 단순히 흘러가는 소문으로 생각했었다. '그냥 뜬소문인 줄 알았는데...' 워낙 다양한 소문이 퍼지는 연예계이었다. 그렇기에 여자는 체리 쥬빌레와 김현준이라는 축구 선수와의 소문을 딱히 믿지 않았었다. 아무리 축구 선수가 대단하다고 해도 연예계에는 굉장히 멋진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언론에서도 몇 번 다룬 적이 있기는 했지만, 왜일까?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결국 체리 쥬빌레라는 초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여성 아이돌 그룹의 스캔들 치고는 허무하게 묻힌 감도 없잖아 있었었다. '뭐...' 카메라 DMB 에서는 여전히 김현준의 모습만을 비춰주고 있었고, 윈디는 줄리아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자신의 기준으로 굉장히 평범해 보이는 남자를 두고 체리 쥬빌레의 두 멤버가 싸웠다는 내용은 삼류 연애소설에만 등장할 만한 소재였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뚫어지게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는 줄리아의 모습을 보니 딱히 뜬소문은 아닐 것도 같았다. '남자도 취향차이니까...' 저렇게 평범하게 보여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분명 무언가 매력이 있을 지도 몰랐다. 아니면 자신의 선배가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관심이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난 저런 남자보다는 그래도...' 근육이 탄탄하고 침대에서 자신을 확 사로잡아줄 수 있는 짐승 같은 남자가 이상형이었다. 이왕이면 자신이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할 정도로 잠자리를 잘 하는 남자라면 금상첨화였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축구를 잘하는 운동 선수로 생각되는 현준이 전 세계에서 가장 잠자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넣을 수 있겠어?" 사방에서 들려오는 관중들의 환호성 소리 사이로 끼어드는 불청객의 목소리에 지정된 위치에 공을 놓은 현준이 인상을 팍 하고 찡그렸다. 물론 장난이 가득 섞인 목소리였기에 진짜로 화를 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물론이지. 당연한 거 아니야? 이거 넣고 FIFA 우승컵의 9 부 능선을 넘어주지." "휘유..." 자신 있게 대답하는 현준의 말에 기성용은 휘파람과 함께 부럽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다른 경기도 아닌 월드컵 결승전에서 얻은 약 30 M 가 조금 넘는 프리킥 찬스. 분명 직접 슈팅을 때리기에는 조금은 먼 거리였다. 하물며 여기서 골, 그것도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칭송받는 마누엘 노이어의 수비를 제치고 골을 성공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라면 가능하겠다라는 생각이 아닌 불가능 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터였다. 하지만 자신의 동료인 현준은 골을 성공시키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는 어투로 말하고 있었다. '하기사 저 녀석은 괴물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잠시 마음속에 생겨났던 약간의 질투심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대한민국이라는 축구 변방국을 월드컵 결승까지 끌어 올리고 이번 월드컵에서만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많은 골을 터뜨린 녀석이었다. 분명 축구는 11 명이서 하는 팀 스포츠 게임이었다. 하지만 김현준이라면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였다. '뭐, 우리나라 선수라 다행이지.' 자신의 위치로 걸음을 옮기면서 잠시 현준을 바라본 기성용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저 녀석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은 월드컵 우승컵 아니 월드컵 결승 진출조차도 단순한 꿈에 불과했을 터였다. 그런 면에서 기성용 또한 이번 자신들에게 찾아온 행운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김현준 선수, 차분하게 공을 놓고 준비를 하는 군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인데요.] 신연호 해설위원이 침을 삼키며 말했다. 그 만큼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었다. 지금 스코어는 1 - 0. 이대로 삼십오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FIFA 우승컵은 바로 대한민국의 차지였다. 정말 꿈에서도 상상하지 않았던 결과가 눈 앞에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스코어를 한 점 더 벌릴 수 있는 기회가 지금 눈앞에 있었다. 비록 30 M 라는 약간 멀게 느껴지는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였지만 말이다. [김현준 선수의 프리킥 성공률은 굉장히 높은데요.] [네, 이번 시즌 72% 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데 사실 이건 말도 안 되는 수치거든요? 찼다 하면 바로 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치입니다. 한 때 프리킥 하면 누굽니까? 데이비드 베컴 아닙니까? 이 선수의 직접프리킥 성공률이 28% 였습니다. 김현준 선수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치지요.] [네, 그렇습니다. 프리킥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의 골 성공률도 38 %. 50 % 가 안 되는 수치거든요? 하지만 김현준 선수는 이 모든 수치를 훌쩍 뛰어넘고 있어요!] 막말로 현재 김현준의 프리킥 성공률 수치는 세 번 찼다 하면 두 번 이상 골로 성공시켰다는 수치였다. 이번 시즌 김현준의 프리킥 성공률을 통계로 낸 수치라고는 하지만 눈으로 봐도 믿기 힘든 수치였다. [그리고 오늘 그 72 % 의 확률이 터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아니 분명 골을 터뜨릴 겁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번 월드컵 우승 트로피는 대한민국의 품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모든 것을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좋았다. 그에 반해 독일은 전차군단이라는 기계 같다고 느껴질 정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삐걱거리며 맥을 못 추고 있었다. 신이 내려주신다는 월드컵 우승 기회. 몸을 날려서라도 잡아야만 했다. 그라운드에 있는 스물 두 명의 선수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그리고 오늘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는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많은 시선이 한 선수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후우...후우..." 현준의 눈에 멀리 무표정한 모습으로 골문을 지키고 있는 마누엘 노이어 선수의 모습이 들어왔다. 월드컵 우승을 위해서 자신은 넣어야 되고 저 선수는 막아야 되는 운명. 아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지도 몰랐다. 상식적으로 직접 슈팅을 때리기에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현준은 무표정한 모습 속에서도 마누엘 노이어의 시선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치 그는 자신이 직접 슈팅을 때릴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해줘야겠지." 혼잣말을 하면서 현준은 저절로 피식거렸다. 마누엘 노이어가 원하는 게 아닌 원래부터 골을 터뜨리기 위한 슈팅을 때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준이 뒤로 물러서서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는 순간 심판의 휘슬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 작품 후기 ============================ 에테리얼 연재하다가 악마의 계약도 오랜만에 다시 시작했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고. 악마의 계약이 완결이 나면 대륙전기 연재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00577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 현준은 눈앞에 보이는 하얀색의 둥근 공을 바라보았다. 이 공 하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웃고 울었던가? 그리고 지금도 이 공과 자신의 플레이는 현재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흔들게 분명했다. 파아아앗!!! 잠시 정신을 집중하고 눈을 뜨자 푸른색의 아지랑이가 흩날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로지 이 세상에서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순수한 마기의 흐름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만들어 준 힘이었다. 바로 그 리리스가... '집중하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그녀를 떠올리던 현준은 곧바로 잡념을 지우고 호흡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그녀를 찾는 것은 월드컵이 끝난 나중의 일이었다. 설령 지금 찾고 싶다고 해도 방법이 없었다. 그녀가 있는 마계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크게 숨을 내뱉은 현준은 천천히 속도를 올리며 앞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심판의 휘슬 울렸습니다! 김현준!!!] [김현준 선수! 골로 향하는 선택지는 여러 개가 있거든요? 김현준!!!] 키이이잉!!! 이제는 익숙해진 이명과 함께 순수한 마기가 빠르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누엘 노이어가 지키는 독일의 골대 쪽으로 붉은 색의 포물선이 그려지는 것과 동시에 촤라락 거리며 하나의 숫자가 표시되기 시작했다. '71!' 확실히 마누엘 노이어는 뛰어난 실력의 골키퍼였다. 비록 32 M 라는 직접 슈팅을 때리기에는 먼 거리라지만, 순수한 마기가 깃든 정확한 슈팅으로도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확률이 71 %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71 % 라는 확률은 충분히 골을 노려볼만한 확률이었다. '게다가 솔직히 71 % 의 확률이 낮은 것도 아니지.' 순수한 마기가 아니라면 이런 확률은 불가능했다. 말도 안 되는 수치나 다름없었다. 이는 오로지 악마의 육체에 이은 순수한 마기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다. 쿠욱!!! 왼쪽 다리가 잔디를 강하게 밟으며 스터드 자국을 만들어 내었고, 이어서 현준의 반대쪽 다리가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채찍처럼 휘둘러졌다. [김현준 슈웃!!!] [때렸습니다!!!] 현준의 발에서 공이 떠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는 것과 동시에 조민호 캐스터와 신현준 해설위원이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역시나 현준의 선택은 직접 슈팅이었다. 먼 거리기는 해도 그의 프리킥 정확도를 살펴보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이건...!' 확실히 프리킥으로 이름 난 선수답게 현준의 발끝에서 떠난 공은 거침없이 빠른 속도로 독일의 골대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수비의 벽을 살짝 넘어서 아래쪽으로 휘어지는 모습이 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조민호 캐스터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들어간다...!' 이름난 명장이 붓으로 아름다운 선을 그렸다 해도 맞는 표현일 정도로 멋들어지게 완벽한 포물선으로 떨어지는 슈팅이었다. 그리고 이런 슈팅에 방점을 찍어주는 것은 바로 골이라는 한 단어였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장애물을 넘어야만 했다. 마누엘 노이어. 1986 년 생으로 전차군단의 수문장이자 세계 최고의 골키퍼중 하나로 손꼽히는 야신이었다. 비록 한국과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먼저 선제골을 허용하며 약간의 체면을 구기기는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았던 선수였다. 그리고 그런 마누엘 노이어가 허공을 날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 우와아아아!!!] [기적!!! 기적이 일어납니다!!! 국민 여러분!!! 이건 정말! 자랑스러워 하셔도 됩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FIFA 월드컵을 들어 올립니다!!!] 후반 14 분에 터진 김현준의 프리킥 골이자 오늘 경기의 두 번째 골은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의 마지막 골이자 결승골이 되었다. 경기 스코어는 2 - 0. 치열한 난타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도 많았지만, 경기는 의외로 양 팀이 수준 높은 수비를 보여주며 많은 골이 터지지 않았고 결국 김현준이라는 그 어떤 수비진도 뚫을 수 있는 티타늄 송곳과도 같은 공격수의 존재로 인해 결정이 나고야 말았다. 남미대륙에서 펼쳐진 월드컵에서 이룬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제 3 국의 사상 최초 우승. 그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터뜨린 두 골을 포함해 현준은 이번 월드컵에서만 17 골을 터뜨리며 역대 월드컵 최다 골 기록을 갱신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이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것을 보란 듯이 증명해 냈다. [정말!!!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습니다!] [아! 우리 선수들! 새로운 역사를 써냅니다!!!] [아!!! 우리 선수들...흑! 정말 대단합니다. 정말 제가 축구를 해설하는 캐스터로서 이 직업이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이제까지 축구 캐스터를 하면서 오늘 만큼 감격적인 일이 있던가? 종료의 휘슬이 울리고 그라운드를 향해 뛰쳐나가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조민호 캐스터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멘트를 이어나갔다. 그 만큼 월드컵 우승은 대한민국에서 축구에 조금이나마 관련이 되거나 뜻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꿈을 이루어준 게 바로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수들이었다. -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 우승! - 4 강 신화를 넘어 전설을 쏘아 올리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세계의 호랑이로! - 축구 변방국이었던 대한민국. 어떻게 월드컵을 제패할 수 있게 되었나? 대한민국의 사상 최초 월드컵 우승 여파는 격변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가뜩이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이번 월드컵 우승으로 인해 선수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였다. 모든 매스컴들은 전부 우승컵을 차지한 대한민국의 영웅들에 집중되고 있었고, 월드컵 우승을 위해 피땀을 흘렸던 선수들의 노력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고 있었다. 물론 이런 축구 선수들에 대한 엄청난 관심이 좋게 작용하지는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으로 인해 축구 선수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좋게 끌어 올리려는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행사에 김현준을 초대했지만, 김현준이 냉랭하게 거절한 게 기사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곧 묻혀 사라지고야 말았다. 아무리 정치인들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선사한 김현준은 그야말로 언터쳐블이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하물며 김현준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했던 인터뷰는 아직까지도 화자되고 있을 정도였다. "대한민국의 우승은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노력을 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훌륭한 선수를 지녔다는 것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있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우리는 우승을 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모인 최고의 팀이었을 뿐입니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대한민국의 주장 김현준의 이런 말은 많은 대한민국의 축구 팬들의 콧대를 으쓱하게 만들었다.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다가 김현준은 유럽, 남미와 같은 축구 강국에 비해 한수 처진다는 아시아 국가인 대한민국의 주장으로 월드컵이라는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었다. 이런 대한민국의 행보로 인해 가장 배가 아픈 것은 역시나 일본이었다. 대한민국의 영원한 라이벌이라던 일본은 이번 월드컵으로 인해 라이벌이라면 명칭을 떼버려야 했다. 세상의 눈에 실력의 차이가 너무나 과도하게 났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 보다 높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던 일본은 아시아에서는 가장 먼저 16 강 탈락이라는 쓴 맛을 보며 자존심을 구겼었다. 어찌되었든 이번 월드컵은 대한민국의 축구 발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선수들의 세계 진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 한국영등 월드컵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K 리그의 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 많은 스카우터들이 대한민국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는 역시나 김현준이었다. [김현준 슈웃!!! 들어갑니다!!!] [김현준 헤디잉!!! 고오오올!!! 김현준! 한국을 벼랑 끝에서 구원해 냅니다!!!] [결국! 세계 축구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립니다! 김현준! 쥐스트 퐁텐이 세웠던 단일 월드컵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웁니다!!! 놀랍습니다! 김현준!!!] 연신 Tv 에서는 월드컵 때 터뜨린 김현준의 골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축구계에서는 아시아의 변방이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이 FIFA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라는 역시나 김현준이었다. 감독인 유프 하인케스의 전략과 전술도 분명 큰 몫을 했겠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던 김현준의 임팩트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 유프 하인케스를 찾는 클럽과 국가들도 많았다. 김현준이라는 선수의 활약도 있었지만, 유프 하인케스는 실력이 떨어진다는 아시아의 팀을 이끌고 FIFA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프 하인케스는 FIFA 컵이라는 유종의 미를 한국에게 선물해주고는 축구계에서 떠나기로 이미 선언하며 많은 축구 팬들이 아쉬움을 가지게 만들었다. -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에게 김현준의 이적 제의. - 축구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로 평가받는 김현준은 과연 그의 몸값은? -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 언젠가는 김현준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이제까지 보여줬던 대단한 활약들로 인해 가뜩이나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던 현준이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놀라운 활약은 결국 많은 구단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했다. 리버풀의 이적 불가 선언에도 말이었다. 축구 게임 속에서만 등장하는 빅딜은 물론 다양한 구단들의 러브콜 소식이 축구 팬들의 귀에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오피셜이라고 부를 만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김현준을 이적 불가 선수라며 엄청난 제안들을 차례대로 거절하고 있었다. 거기에 김현준이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했던 말이 또 한 번의 큰 화제가 되고 있었다. "리버풀은 그 어떤 클럽보다도 위대한 클럽입니다." 이런 김현준의 말에 극성적인 리버풀 팬들이 리버풀을 가리켜 부르는 하나의 신조어가 인터넷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리버풀만이 위대한 빅 클럽이라는 뜻으로 '리위빅'이라는 말이었다. 물론 이 말을 가장 싫어하는 축구 팬들은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이었다. ============================ 작품 후기 ============================ 저도 다시 보게 된 독자분들이 반갑네요. 대륙전기는 지금 조금씩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륙전기를 읽다보니 정말 오글거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새롭게 쓰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그럴려고 마음을 먹은 터라 쓰는 건 어렵지는 않네요. 주인공도 새롭게 등장합니다. 진우는 이제 보내줄때가 되었다는... 대륙전기 연재는 악마의 계약이 완결이 나면 시작하도록 할게요. 아직 몇 편 쓰지 않아서 분량이 적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고 나중에 뵙겠습니다. 00578 기적의 붉은 돌풍, 그리고 그 후. =========================================================================                            "아주 멋진 문장이었어!" "어떤 거요?" 현준은 자신의 눈앞에 어울리지 않게 호들갑을 떠는 중년의 남자 스티븐 제라드를 보며 말했다. 은퇴를 했지만, 제라드는 여전히 리버풀의 훈련장 멜우드 트레이닝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아마 다음 시즌부터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합류하게 된다고 하던데, 단순한 소문이 아닌 사실인 것 같았다. "어떤 거라니? 리버풀은 그 어떤 클럽보다도 위대한 클럽이라는 말이지. 캬아! 이 문장을 들은 여성 팬들의 심장이 얼마나 뛸 수 정말 궁금하군." "방금 스티브의 이야기를 들은 와이프의 심장이 더 빨리 뛸 거 같은데요?" "하하하하." 현준의 농담에 제라드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우승의 여파는 아직도 한창이었고, 리버풀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아니지만, 리버풀이 사랑하는 남자 김현준이 소속 국가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에 리버풀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처럼 좋아하고 있었다. 물론 그 때문에 머리를 썩히고 있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3억 파운드라...너무 잘해도 문제로군." 한 선수의 몸값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는 천문학적인 돈에 리버풀의 구단주이자 최대 주주인 존 헨리와 토마스 워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리버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남자, 바로 김현준의 몸값이었다. 이미 리버풀에게 쿼드러플을 선물한 이 선수는 대한민국이라는 동양에 위치한 자신의 조국을 이끌고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자신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마음 같아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을 확 받아들이고는 싶네." "공감하네." 토마스 워너가 으으 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몸을 틀었다. 3억 파운드에 추가적으로 맨체스터 시티에서 제안한 것도 있는 만큼 이 거래를 받아들인다면 엄청난 이득을 남길 수 있었다. 거기다 자신들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리버풀의 구단주이자 투자그룹인 FSG 또한 크게 성장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준은 함부로 이적시킬 수 없는 선수라는 게 문제일세." 김현준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것은 그렇게 오래 된 일이 아니었다. 이제 5 년째 유니폼을 입고는 있지만, 한 클럽에서 김현준보다 오래 뛴 경력이 있는 선수는 발에 차이는 모래알 정도로 많았다. 그렇다고 김현준이 실력이 점점 떨어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선수도 아니었다. 1989 년생. 만으로 25세. 한창 전성기를 구사할 나이의 선수였다. 이런 선수를 다른 클럽 그것도 맨체스터 시티라는 리그 라이벌로 이적시킨다면 앞으로 십여 년 이상 리버풀은 우승컵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었다. 그 뿐인가? 쿼드러플이라는 성공적인 시즌을 마치기는 했지만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라는 출중한 미드필더가 은퇴했고, 리버풀의 주포로 리버풀이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큰 일조를 했던 수아레즈 또한 바르셀로나의 이적의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준까지 빠진다면." "큰일이 나겠지. 거기에 리버풀의 팬들은 물론 달글리쉬 감독에게도 상당한 욕을 들을 걸세. 리버풀을 버리고 돈을 쫓았다라며" "오래 살수는 있겠군." 시시껄렁한 농담이었지만, 그 농담이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두 남자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어찌되었든 김현준이 이적했다고 가정한다면 리버풀은 공격진을 완전히 개편해야만 했다. 그렇게 되면 십 년 아니 그 이상 리버풀은 우승 트로피는 구경조차 못 할 수도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김현준의 이탈은 리버풀의 엑소더스를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높았다. 우승을 하지 못하는 팀으로 이적을 해 올 월드 클래스급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김현준은 리버풀의 극성적인 팬들의 구애에 가까운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로 김현준이 이적하게 된다면? "하하..." 존 헨리가 쓴 웃음을 지었다. 진짜로 리버풀의 프런트와 수뇌부는 물론 FSG 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분명 그 영향은 좋은 쪽의 의미는 아닐 터였다. 그 만큼 김현준이라는 선수의 영향력은 리버풀에서만큼은 절대적이었다. 결국 어렵사리 맨체스터 시티의 제안서를 치운 존 헨리와 토마스 워너는 한숨과 함께 다음 문제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김현준과 관련된 문제였다. "주급이라..." 현재 리버풀에서 가장 많은 주급을 받고 있는 선수는 역시나 김현준이었다. 팀에 대한 공헌도와 활약상을 따져보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미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축구사에 깨지지 않을 전무후무한 기록도 몇 번이나 세운 선수지만 김현준의 주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은 아니었다. 30 만 파운드. 한화로 따지면 5 억 5 천만 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이었다. 분명 엄청난 돈임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김현준 보다 많은 주급을 받는 선수는 여럿 있었다. 일단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가 김현준과 동일한 주급을 받고 있었다. "똑같은 30 만 파운드기는 하지만." "레드 데빌스의 입장으로는 분통이 터질만한 돈이지." 웨인 루니와 김현준의 활약상은 똑같은 30 만 파운드의 주급을 받는 선수라고 하기에는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물론, 웨인 루니가 실력이 떨어진다거나 과대평가된 선수는 아니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존 헨리와 토마스 워너의 생각은 조금 달랐지만 말이다. 김현준과 비교한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대표하는 선수인 웨인 루니는 그냥 평범한 선수나 다름없었다. 그 만큼 김현준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던 활약은 그 어떤 선수 이상이었다. 전 세계에서 김현준과 비교되는 선수는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는 역시 리버풀의 김현준이었다. 하지만 이 셋의 주급을 비교했을 때 김현준의 주급은 가장 떨어졌다. "메시가 56 만 5000 파운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55 만 파운드네." 현재 30 만 파운드를 받고 있는 김현준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량 차이가 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두 남자는 한숨과 함께 자신들의 의견을 맞추기 시작했다. 일단 존 헨리와 토마스 워너 둘 다 선수들은 그들의 활약에 걸맞는 몸값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 보여줬던 김현준의 활약상을 보면 과연 얼마만큼의 돈을 안겨줘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선수들과의 차이도 생각해야만 했다. 너무나 큰 차이가 나면 선수들의 괴리감만이 생겨날 뿐이었다. "그래도..." "으음." 워낙 보여준 게 많은 선수였고, 앞으로도 리버풀을 위해 뛸 선수였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결국 둘은 하나의 합의점에 도달했다. 60 만 파운드. 이런 결정에는 리버풀이라는 클럽의 자존심도 한 몫 거들었다.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보다 훨씬 좋은 활약을 보였던 자신의 선수가 금액적으로도 최고가 되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우리는 위대한 선수에게 투자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김현준에게 주급으로 60 만 파운드를 제시할 리버풀. [EPNM - 김민철 기자] 영국 현지 언론이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및 유수 명문 클럽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는 김현준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계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한민국의 에이스인 김현준은 2010 년 대한민국의 대전 시티즌을 떠나 프리미어리그인 첼시에 둥지를 틀었고, 반년 뒤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었다. 리버풀에서 김현준이 들어 올린 우승컵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버풀이 획득한 우승컵보다 많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김현준은 놀라운 활약으로 리버풀에게 많은 우승컵을 선물했다. 김현준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두 번의 쿼드러플을 달성하며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공격수로 성장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제까지 16 강 이상의 성적의 딱 두 번 냈었던 대한민국을 이끌고 FIFA 컵을 손에 넣으며 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현재 리버풀의 주포인 수아레즈가 바르셀로나와의 이적설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리버풀 수뇌진은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적설이 터져 나오자 무슨 일이 있어도 김현준을 붙잡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로 보인다. 그런 리버풀이 김현준에게 제시한 주급은 60 만 파운드. 한화로 약 10 억이 넘는 돈으로 만약 김현준이 계약을 받아들인다면 김현준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지닌 선수가 된다. 리버풀의 구단주 존 헨리는 "준은 리버풀에게 영광을 안겨다 준 그리고 앞으로도 영광스러운 행보에 밑거름이 될 위대한 선수인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붙잡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리버풀이 급작스럽게 김현준과 재계약을 맺으려고 하는 이유는 역시나 맨체스터 시티의 관심 때문이다. 전부터 그의 영입을 간절히 원하는 맨체스터 시티는 선수들의 이적기간이 매번 돌아올 때 마다 김현준의 영입을 원했고, 천문학적인 액수를 리버풀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리버풀에게 김현준은 대체할 수 없는 선수나 다름없는 만큼 과연 남은 이적 기간 동안 김현준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얏홍이다 - 주급이 10 억이면 월급이 40 억이네 ㅎㄷㄷ 하다...] [eastarea - 김현준이라면 솔직히 저것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사라질영혼 - 불쌍한 맨시티. 셰이크 만수르의 짝사랑은 도대체 언제까지 될 것 인가?] [매화일미 - 현준이 콧대가 너무 도도함. 진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임.] [안솔 - 누가 나한테도 대쉬 해줬으면 좋겠다.] [우낄푸핫 - 이상하다. 내가 꿈을 꿨는데 리버풀이 위대한 클럽이 아니었어. 고작 벤제마 따위에게 까이는 '리빅아'라는 '리버풀은 빅 클럽이 아니다'라는 꿈이었어.] [디엘룬 - 그거 예지몽임. 김현준 이적하면 정말 그렇게 될 거임.] ============================ 작품 후기 ============================ 현실은 리빅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00579 Epilogue =========================================================================                            - 리버풀은 가장 위대한 클럽이다. [휘유. 리버풀 팬들의 자긍심이 드러나는 걸개로군요.] [콥들은 자신들의 팀에 자긍심을 가져도 충분합니다. 3 년 연속으로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어 올렸고, 오늘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게 되면 축구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만들게 되니까요..] 해설자로 전향한 제이미 캐러거가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리버풀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가득 넘쳐 있었다. 리버풀 FC. 한 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하며 많은 라이벌 팀 팬들의 조롱을 받았던 클럽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클럽이 되었다. 많은 축구 유망주들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싶어 했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리버풀로 이적하려고 하는 세계적인 선수들도 더러 생겨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와아아아!!!! 한 동양인 선수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우렁찬 소리가 오늘 경기가 열릴 주세페 메아자에 울려 퍼졌다. 주세페 메아자를 홈으로 사용하는 FC 인터 밀란이 리버풀에게 챔피언스 리그 8 강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여러 야유들이 함성의 사이사이에 섞이기는 했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대다수의 관중들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위대한 축구 선수에게 환호성을 보내고 있었다. 오늘 경기를 중계하는 캐스터와 해설위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리버풀의 심장! 준! 정말 대단한 선수죠!] 17 번의 등번호를 단 리버풀의 캡틴. 2014 - 15 시즌에도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14 골을 터뜨리며 리버풀을 결승에 올려놓으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역사상 전무한 그리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활약은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그야말로 그라운드의 지배자나 다름없는 선수였다.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캐피털 원 컵 또한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러나 FA 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석패를 당해 3 년 연속 쿼드러플이라는 대기록이 깨지며 많은 축구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아직 들어 올릴 수 있는 우승컵이 남아 있었다. 바로 유럽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권위 있는 대회이자 꿈의 무대,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챔피언스 리그의 빅 이어였다. "좋아! 더 밀어붙여!!! 앞쪽으로 공격을 전개해!!!"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뚫고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리버풀을 이끄는 선장 달글리쉬 감독이었다. 작년까지 2 년 연속 리버풀을 이끌고 쿼드러플을 달성한 그는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었고, 2019 년까지 리버풀을 이끌게 되었다. 와아아아!!! 경기는 접전이었다. 이번에도 리버풀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는 듯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이는 리버풀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조금은 지루하게만 이어졌던 0 의 행진을 깬 것은 역시나 수많은 축구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던 김현준이었다. [김현준, 치고 들어갑니다!!!] [다비드 산톤 선수의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았어요! 김현준 선수에게 틈을 보인다는 것은 곧 돌파해 달라는 말과 똑같거든요?] 동료의 패스를 받아 바이에른 뮌헨의 진영을 제집인 양 빠르게 돌파하더니 그대로 골까지 성공시키는 현준의 플레이에 주세페 메아차는 활화산이 폭발하기라도 한 듯 엄청난 환호성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좋았어!!!" 기쁨에 겨워 벌떡 일어나는 것은 리버풀의 팬만이 아니었다. 케니 달글리쉬도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믿을맨답게 리버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다웠다. 그리고 그런 케니 달글리쉬 옆에서 힘차게 박수를 보내는 남성이 한 명 더 있었다. "완벽해. 아주 완벽해!" 스티븐 제라드 코치였다. 이번 시즌부터 코치로 부임한 그는 첫 해부터 리버풀 소속으로 두 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선수만큼이나 화려한 축구 지도자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었다. 망설임 없는 움직임과 골을 성공시키려는 집중력 그리고 침착함과 완벽함이 더해진 슈팅까지. 그 아름다운 조화가 만들어낸 결정체를 보며 스티븐 제라드의 입에서는 감탄사만이 나오고 있었다. [필립 람!!!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립니다!!!] [로드리게스!!! 고오오오올!!!!!! 리버풀! 추가골!!!] [김현준 그대로 슈웃!!! 와아아아!!! 들어갑니다! 망연자실하게 골대를 바라보는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리버풀! 한 점 더 달아나며 빅 이어에 손바닥을 가져다 댑니다!!!] 2014 - 15 챔피언스 리그. 그 마지막 승자는 리버풀이었다. 3 - 1. 현준이 선제골을 터뜨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필립 람이 동점골을 터뜨릴 때까지 승부는 오리무중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수아레즈의 뒤를 이어 바르셀로나에서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현준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리버풀이 다시 한 번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38 분, 현준이 다시 한 번 골을 성공시키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김현준을 가리켜 돌연변이라고 말한다. 혹은 외계인이라고 표현하는 팬들도 더러 있을 정도였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가 축구계에 모습을 드러냈고, 그 어떤 선수보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그라운드의 지배자라 불리는 그는 축구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활약을 펼치는 데에도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단지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보여줬던 짧은 슬럼프가 전부였다. 사실 그 슬럼프가 있는 와중에서 현준은 놀라운 활약을 보였었다. 단지, 리버풀에 그를 판매한 첼시가 21 세기 이후 성사되었던 최악의 이적건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었다. 2014 - 15 시즌에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45 골을 터뜨린 그는 2015 - 16 , 2016 - 17 시즌에도 40 골씩 터뜨리며 리버풀에게 우승컵을 선물했고,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비록 자국에서 벌어졌던 커다란 섹스 스캔들에 연루되며 팬들의 우려를 받았지만, 그라운드에서 그의 모습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2017 - 18 시즌, 리버풀은 김현준을 영입한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맨체스터 시티에 내주고야 말았다. 비록 2017 - 18 시즌에도 김현준은 홀로 39 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리버풀은 리그 2위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해 리버풀은 챔피언리스 리그 4 강에서 탈락하며 많은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그리고 월드컵에서도 8 강에서 떨어졌죠." "탈리사, 대한민국이라면 월드컵 8 강에서 떨어졌다는 표현이 아니라 월드컵 8 강까지 올라갔다는 표현이 맞는 거라고. 흐으읏!" 현준의 검지와 중지가 레리얼의 질을 쓰다듬자 그녀의 등이 움찔거리며 가볍게 휘어졌다. 2018 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2014 년 16 강 상대였던 아르헨티나를 맞이했고, 3 - 2 이라는 점수 차로 패배했다. 현준이 홀로 분전했지만,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한 탓이 컸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주인님은 우승컵도 들어올 히이이잇!!!" 현준이 무언가를 한 탓일까? 탈리사의 자지러지는 신음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그렇게 잠시 가느다란 숨을 내뱉으며 침대에 풀썩 쓰러져 호흡을 가다듬는 탈리사의 모습에 페르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여진처럼 오는 쾌감 속에 무너진 탈리사의 모습은 상당한 야릇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월드컵이 끝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주인님의 신경을 거스르게 하니? 가뜩이나 주인님께서 월드컵 8 강 탈락에 짜증내신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 일부로 들으라고 하는 것인지... 자신의 권속인 여인들의 대화에 현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들의 말대로 대한민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8 강에 진출했고, 결국 4 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 때문에 현준은 한바탕 축구 팬들에게 별의별 이야기를 들었었다. 대부분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악플은 물론이고 저주에 가까운 말까지 듣기도 했었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자신의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고 까지 표현할 정도로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었다. "사람들은 참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 월드컵에서 우승했다고 자신들이 돈을 주는 것도 아니면서. 주인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니까. 안 그래요, 주인님?" 레리엘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어찌되었든 지나간 일이었다. 세대교체에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는 대한민국이 8 강까지 진출했다는 것도 좋은 성과이긴 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의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력했다. "흐으응..." 눈을 감고 있는 와중에 침대에서 꿈틀거리는 여체가 느껴지자 현준의 손가락이 거침없이 여체의 가슴으로 파고들었고, 유두를 살며시 꼬집기 시작했다. "아흐흣!!!" 약간은 톤이 높은 신음성. 페르실이었다. "마계로 향하는 차원문은?" "아직...완성이 되기까지 몇 년이 남았어요." "오래 걸리는군." "죄송해요, 주인님." 죄송할 것 까지는 없었다. 마계로 향하는 차원문은 원한다고 완성이 되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원래 현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점으로 이 세계를 떠나려고 했었다. 마계에 있는 리리스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 수 없었고, 결국 몇 년간 더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채 축구 선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다인 슬라이프." 자신의 왼쪽 팔에 시선이 닿는 순간 현준은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하나의 검 형태의 그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검 다인 슬라이프. 마계의 신기라는 다인 슬라이프는 예전 과도였던 모습에서 지금은 롱 소드 정도의 하나의 검 수준으로 자란 상태였다. 이를 가리켜 페르실은 신기의 성장이라며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순수한 마기를 아낌없이 쏟아 부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행여나 마계로 향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사태를 대비해 현준은 페르실의 말대로 다인 슬라이프에게 아낌없이 순수한 마기를 쏟아 부었고, 그런 행동은 현재도 진행 중이었다. "주인님...안아주세요. 주인님의 늠름한 것을 제 그곳에 휘저어 주세요." "......" 연신 눈이 돌아갈 만한 세 명의 여인이 옆에서 교태를 부렸다. 그 뿐이 아니었다. 원한다면 이들이 아닌 다른 여인들을 껴안고 몸을 섞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눈에는 공허함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계로 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을 더 기다리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 시간이 현준에게는 지루할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Epilogue 네요. 이제 몇 편만 더 연재를 하면 악마의 계약도 완결이 나겠네요. 예전부터 있었던 리그너스 대륙전기R 은 조아라에 부탁해 습작으로 돌렸습니다. 내용이 달라지는 만큼 굳이 독자들에게 혼란스러움을 일으킬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요. 연재는 악마의 계약 완결편이 올라오는 날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비축분은 별로 없지만......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80 Epilogue =========================================================================                            아아아아!!!!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안타까운 팬들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울려 퍼진다. 2018 - 19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여야 했던 리버풀은 리그의 마지막 상대로 에버튼을 만났고, 결국 1 - 1 무승부를 거두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우승컵을 내줘야만 했다. 승리만 거둬도 우승컵을 쥘 수 있었던 경기인 만큼 에버튼 전의 무승부는 그야말로 뼈아프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오늘 리버풀이 에버튼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9 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되는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에겐 천국과 같은 하루가 되겠지만 리버풀의 팬들은 오늘의 아픔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용맹한 전사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었습니다.] 이제는 베테랑 해설자로 거듭난 제이미 캐러거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손앞에 잡힐 것만 같았던 우승컵을 놓쳤던 2018 - 19 시즌, 리버풀은 현준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후로 가장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2 위를 기록했고, 캐피털 원 컵에서도 8 강에서 탈락하면서 일찌감치 우승컵을 포기해야만 했다. 챔피언스 리그도 마찬가지였다. 작년에도 챔피언스 리그 4 강에서 탈락하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던 리버풀은 이번 시즌에는 8 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최종 스코어 7 - 6 으로 패배를 하며 탈락했다. 많은 골이 터져 나오며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눈을 호강시켜주는 명 경기로 화자되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패배는 패배였다. 그나마 FA 컵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는 했지만, 고작 우승컵 하나로는 기대치가 높아진 광적인 리버풀의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 케니 달글리쉬 경질되나? - 위기의 리버풀, 세대교체는 어떻게? - 리버풀의 주급 도둑들, 과연 다음 시즌에도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을까? 저번 시즌 우승컵을 놓쳤던 여파와 함께 시즌이 끝나기도 전부터 나왔던 리버풀의 위기설은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코앞에서 놓치자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언론들은 연신 케니 달글리쉬의 정형화된 전술과 리버풀 선수들의 부진을 꼬집었고, 그럴 때 마다 팬들은 강도 높은 비난을 선수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그럼 비난의 화살은 리버풀의 현존하는 전설적 선수인 현준도 비켜가지 못했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이제까지 클럽에 해준 게 얼마나 되는데? 이런 기사들이 말이 되요?" 30 대의 여성이 날카로운 짜증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신문을 확 패대기치듯 던졌다. 신문의 메인에는 리버풀의 부진은 김현준의 하락 때문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로 장식되어 있었다. "고작 2 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것 뿐 이잖아요. 아니, 우승컵은 들어 올리지 못했어도 리버풀은 2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에서 2 위를 차지했어요. 만약 이게 부진이면 2 년 연속 리버풀의 순위 아래에 있는 18 개의 팀 감독과 선수들은 접시 물에 코 박고 죽어야 되나요? 게다가 FA 컵은 리버풀의 차지라고요." "하하하."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리버풀이 언제부터 그렇게 우승컵을 많이 차지하는 팀이었다고 10 년 전을 생각해 보라고 해요. 언제부터 리버풀이 그렇게 대단한 클럽이었다고..." "'리위빅'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건 현준씨가 말했던 거고 요즘엔 리빅아 리빅아 그러잖아요. 리버풀은 빅클럽이 아니다. 몰랐어요?" "하하하하, 네. 웃기긴 하네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흥분한 목소리로 빠르게 말을 이어나가는 이선미의 모습에 현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리리스가 사라진 이후부터 아직까지 현준의 매니저 및 에이전트 역할을 맡고 있었다. 이제 30 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였지만, 축구 에이전트로 활동하며 점점 자신의 커리어를 높이고 있었다. "웃지 마요. 현준씨. 이 기사들 지금 전부 당신을 비난하는 거라고요." "아뇨, 그냥 그런 거에 신경을 쓰는 게 웃겨서요." 말과 함께 현준은 스윽 신문을 바라봤다. 이번 2018 - 19 시즌 현준은 리버풀 소속으로 총 29 골을 터뜨렸다. 한 팀의 주축 공격수로 이런 득점 기록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웬만한 선수들이었다면 하이 커리어의 해라고 부를 수 있는 활약이었다. 하지만 현준은 그 웬만한 선수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리버풀의 전설 그리고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라면 현준의 이름이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있는 만큼 축구 팬들이 현준에게 거는 기대감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게다가 현재 현준의 나이는 만 30 세에 불과했다. 축구 선수라면 절정의 기량을 펼쳐야할 나이였지만, 현준은 전성기 때와 비교해서 임팩트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물론, 지금의 현준의 활약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전성기 때의 활약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을 뿐이었다. "현준씨, 올해 구단에서 재계약 하는 거 아시죠?" "아아..." 리버풀과 현준의 계약 기간은 2020 년까지였기에, 이제 한 시즌 후면 계약이 끝나는 해였다. 그리고 보통 구단은 보스만룰에 따라 자유계약으로 선수를 풀어주기 않기 위해 계약이 끝나기 1 년 전 재계약을 제시하기 마련이었다. "아마 구단 측에서 작년과 올해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들어 다음 계약은 주급을 낮추려 들지도 몰라요." "하하하......" 선미의 말에 현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뭐,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아직까지 현준은 리버풀에서 일주일에 60 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주급을 받고 있었다. 물론 그중에서 45 % 는 소득세로 빠져나가고 또 10 % 이상이 에이전트 운영비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이 매주 받는 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게다가 지금 현준은 딱히 돈에 관심이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선미의 경우는 다른 것 같았다. 하기사 선수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몸값인 만큼 에이전트로서 현준의 주급이 깎인다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몇 년 내에 마계로 떠날 생각을 하고 있는 현준에게는 자신의 일이면서도 남 일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후우......" 불이 꺼진 집에 도착한 현준은 툴툴거리면서 리버풀과 협상 테이블에 내놓을 수 있는 자료들을 준비하던 선미가 꺼낸 이야기를 떠올렸다. 만약 이번 시즌 리버풀이 제시하는 계약에 따라 다른 구단으로의 이적도 생각해 보자는 이야기였다. 2 년간 리버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면서 팬들에게 받았던 따가운 눈초리와 구단의 시선에 그녀는 불만이 상당히 많은 모양새였다. "맨체스터 시티라..." 여전히 세계적인 부호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셰이크 만수르를 구단주로 두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부자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뒤를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3 위를 차지했다. 사실 이번 시즌 리버풀보다 배가 아픈 것은 아마 맨체스터 시티일 터였다. 리그 라이벌이자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9 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이번 시즌 초만 하더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승은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의 평이 많았었다. "그 쪽도 대단하긴 하네." 맨체스터 시티의 생각을 떠올린 현준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맨체스터 시티. 맨시티, 돈시티, 석유시티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있는 프리미어리그 이 구단은 한국 팬들에게는 가장 순정적인 클럽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 이유인 즉, 바로 현준 때문이었다. 2013 년부터 맨체스터 시티는 현재까지 매 이적 기간마다 빠지지 않고 리버풀의 현준에게 구애를 펼쳐왔었다. 이제는 한국 축구 팬들에게 맨체스터 시티와 김현준의 이적설이 터지지 않으면 이적기간이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게다가 돈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기라도 하는 지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에도 리버풀에게 꽤나 많은 액수를 제시한 모양이었다. 물론 그 제안을 리버풀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였다. "이번 시즌은 어쩌려나..." 뭐, 현준도 가끔은 맨체스터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자신이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는다면 난리가 나도 보통 난리가 나지는 않을 터였다. 과격한 리버풀의 팬들이 구단 사무실을 불로 태워버릴지도 몰랐다. 괜히 하는 상상이기는 했지만, 만약 실제로 자신이 이적한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뭐, 어찌되었든 현준은 리버풀의 유니폼이 아닌 다른 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심지어 리버풀의 새롭게 계약을 할 때 주급을 깎는다고 해도 말이었다. "어차피 돈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니까..." 축구 선수로 생활하면서 현준은 어마어마한 돈을 번만큼 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보다 현준이 굳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리버풀이라는 클럽에 대한 충성심 때문은 아니었다. '리리스...' 행여나 정말 혹시나 리리스가 마계에서 인간계로 넘어와 자신을 찾는다면 그녀에게 익숙한 클럽인 리버풀로 찾아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그런 일이 있을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또한 리버풀에는 그녀와 함께 했던 추억이 남아 있었다. 그렇기에 현준은 리버풀의 유니폼을 벗고 싶지 않았다. 구단이 이적을 시킨다면 모를까 말이다. "후우. 그래도..." 현준은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면 자신의 권속인 세 여인들은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여는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다음 시즌은 조금 제대로 해야겠군." 2 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런 사실이 자신의 커리어를 깎아내린다거나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현준은 잘 알고 있었다. 언론에서 저렇게 떠든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이제까지 워낙 이뤄놓은 게 많았고, 사실 이번 시즌에도 자신은 충분히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다 했었다. 현준은 아까 선미와의 미팅에서 봤던 신문에 자신의 기량이 하락하는 게 눈에 띄게 보인다는 내용을 보았었다. 하지만 그 신문의 내용을 현준은 틀렸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기량이 떨어진 게 아니라 그냥 떨어진 척 하는 거지." 순수한 마기는 몸에 넘칠 정도로 많았고, 악마의 육체는 시간이 흘러도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축구 선수로 활약하면서 쌓인 경험이 플레이에 도움이 되면 도움이 되었지 자신의 기량이 하락할 리는 없었다. 단지 이번 시즌에는 자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어린 동료들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조금 대충대충 경기를 플레이 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81 Epilogue =========================================================================                            2018 - 19 시즌을 마치고 열린 이적 시장에서 축구 팬들의 시선은 오로지 잉글랜드의 클럽 리버풀에게로 향했다. 바로 리버풀의 주장이자 FIFA 발롱도르를 여섯 번이나 획득한 축구계의 전설이나 다름없는 김현준과 리버풀의 계약 기간이 1 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2 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한 리버풀은 리빌딩이 필요한 팀인데다가, 클럽 재정상 고액 연봉자를 내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현준은 리버풀에서 가장 많은 주급을 받는 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현준이 이적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믿는 축구 관계자는 별로 없었다. 물론, 세상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었고 리버풀이 미친 척 김현준을 이적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있기는 있었다. - 김현준, 돈 대신 의리를 택하다. - 리버풀, 김현준의 재계약으로 큰 짐을 덜다. - 리버풀을 사랑하는 팬들, 안 필드에 김현준의 동상 세우자는 의견 제시.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은 역시나였다. 이적 시장이 열리고 얼마 후 김현준이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었다는 오피셜이 터져 나왔고, 기사를 접한 팬들 사이에서는 흥분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아, 김현준 이번에는 맨시티 갈 줄 알았는데..." "씨발. 이제는 맨시티가 불쌍해진다. 근 10 년 동안 현준이에게 그렇게 구애를 했는데, 리버풀이 뭐가 그리 좋다고 버티는지 모르겠다. 나 같으면 진작에 갔다." "난 김현준 리버풀에 남은 거 좋은데?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의리 있잖아?" "솔직히 김현준이 리버풀 유니폼을 입지 않은 모습이 상상이 가냐? 클럽 레전드 제라드처럼 상징성 있는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나오고 있다는 게 멋지지 않음?" 김현준이 리버풀에 잔류하면서 2019 - 20 시즌이 시작되기 전 열린 이적 시장은 빅 샤이닝이 없이 조촐하게 마무리되었다. S 급은 아니더라도 준척급의 대어들이 팀을 옮기기는 했지만, 워낙 김현준의 임팩트가 컸던 탓에 팬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던 것이다. - 2019 - 20 시즌 프리미어리그 프리뷰. - 맨체스터 형제들과 리버풀 그리고 우승을 노리는 아스널. 어쨌든 김현준이 리버풀에 잔류했다고는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2019 - 20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이 예전과 같은 강력했던 포스는 뿜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들은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김현준은 아직도 대단한 선수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기량이 하락하는 모습이 그라운드에서 보였기 때문이었다. 혼자서 경기를 지배했던 예전의 강력한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전문가들이 말하는 리버풀의 하락세는 김현준 때문만이 아니었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었고, 리버풀에는 현준을 뒷받침해줄만 한 선수들이 없었다. 과거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팀답게 리버풀은 최근 2 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기는 했어도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을 정도로 단단한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자세히 뜯어본다면 리버풀의 상황은 딱히 좋은 편은 아니었다. 주전들의 평균 나이가 28 세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평균연령이 높아 노쇠한 평가를 받는데다가 멜우드에서도 눈에 띌만한 유망주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몇몇 선수들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강화하기는 했지만, 리버풀이 영입한 선수들은 리버풀에 어울릴 만한 명성을 지닌 선수가 아니라는 게 팬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런 팬들의 우려는 프리미어리그 2019 - 20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게 눈 감추듯 들어갔다. [김현준!!! 드리블 돌파!!! 그대로 슈웃!!!] [들어갑니다!!! 우와아아!!!] 2019 - 20 프리미어리그 시즌, 리버풀은 지난 시즌 우승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개막전에서 맞붙었다. 우승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쉽게 우승컵을 놓친 리버풀과의 개막전 경기는 경기가 열리지 전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은 빅 매치였다. 심지어 동 시간대에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 에버튼의 경기에서 에버튼 팬이 자신의 팀을 버리고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시청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였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하게도 리버풀의 승리에 손을 들어줬겠지만, 오랜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강화했고, 이번 시즌에도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었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저번 시즌 리버풀을 상대로 1 승 1 무를 거두며 상대전적에서도 앞서 있었다. [김현준의 크로스!!!] [조단 파이어!!! 헤디이잉!!! 아!!! 들어갑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무너집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각성하기라도 한 듯 김현준이 엄청난 플레이로 선제골과 추가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리버풀이 2 - 0 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불어 전반 43 분에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리버풀이 세리에 A 의 볼로냐에서 영입한 21 세의 공격수 조단 파이어가 김현준의 크로스를 강력한 헤딩 슛으로 연결시키며 스코어를 3 - 0 으로 벌렸고, 결국 경기는 4 - 1 리버풀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이번 시즌에는 리버풀이 우승하겠는데?" "2년 연속 우승컵 놓치더니 김현준 각성했음. 혼자서 모든 경기를 씹어 먹었던 옛날 포스 보여주는 거 보면 이대로라면 리버풀 또 한 번 쿼드러플을 달성할 기세임." "누가 언제 김현준의 기량이 하락했다고 하던가?" "FIFA 발롱도르 시상식 얼마 남지 않았지? 이번에 김현준이 가장 유력해 보이는데 그러면 몇 번째 받는 거임?" 개막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 - 1 로 완파한 리버풀은 맹렬한 기세로 계속해서 승점을 쌓아나가기 시작했고, 겨울 이적 시장이 끝날 무렵에는 2 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14 점의 승점 차이를 내며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다시피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FA 컵과 캐피털 원 컵에서도 순항중이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예전의 강력했던 포스를 뿜어내며 다시 한 번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흥분감을 팬들에게 심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바로 김현준 때문이었다. 2019 - 20 시즌 리버풀이 치른 35 경기에서 44 골. 경기당 1 골이 넘어가는 활약으로 예전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던 가공했던 골 결정력이 부활하더니 다시금 승리의 마스코트로 떠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2019 - 20 시즌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또 한 번의 쿼드러플을 달성하며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이번 시즌 고생하셨어요. 주인님. 그래도 2 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게 신경이 쓰이셨나 봐요?" "조금은?" 페르실의 말에 현준은 자신의 어깨를 으쓱 들어 올렸다.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어 올리며 또 다시 쿼드러플을 달성한 게 바로 엊그제였다. 아직도 팬들의 환호성과 동료 선수들이 기뻐서 내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번 시즌 현준은 정말로 사력을 다해서 뛰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예전 쿼드러플을 달성했을 때보다도 못한 기량을 지닌 동료들 때문에 혼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피곤하군." 순수한 마기와 악마의 육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이번 시즌 리버풀이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 운이 상당히 많이 따라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나 챔피언스 리그 4 강전에서 만난 레알 마드리드 전은 안 필드에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리버풀이 승리를 거둘 수 없었던 경기였다. 그리고 그 때의 승리 이후 제이미 캐러거가 자신에게 찾아와 환호성을 질렀던 일이 떠올랐다. 현재 그는 리버풀의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한 때 자신과 함께 발을 맞췄던 팀 동료들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수아레즈는 의외였지.' 환상의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았던 루이스 수아레즈는 은퇴 후 고향에서 사업을 한다고 했다. 정말 뜬금없게도 치아에 관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다. 단지, 예전에 자신을 광고 모델로 세우고 싶다는 농담에 웃음으로 받아줬을 뿐이었다. 스티븐 제라드는 현재 멜우드에서 리버풀 유소년팀의 감독을 맡고 있었다. 한 때 리버풀의 심장이라 불렸던 상징성과 함께 나름대로의 좋은 성과를 보이며 곧 2 군 감독에 임명될 거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리버풀에서 생활하면서 자주 만나는 옛 동료였다. '라힘 스털링은...' 현준의 입가에 쓴 웃음이 맺혔다. 한 때 리버풀의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흑인 소년 라힘 스털링. 2015 - 16 시즌 많은 이적료를 받고 첼시로 이적했지만, 그 이후 기량이 급 하락 결국 제대로 첼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방출되듯 2017 - 18 시즌에 본머스로 이적했고, 2 년 뒤인 지금은 챔피언 쉽에서 뛰고 있었다. 그렇게 루카 모드리치, 레이나, 한국영등 이제는 리버풀에 없는 자신의 동료들을 떠올리던 현준을 향해 레리얼이 다가왔다. "주인님." "...무슨 일이지?" 현준의 시선이 레리얼에게로 향했다. 얇게 속살이 비치는 옷을 입고 있는 그녀의 야릇한 향기를 풍기며 현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레리얼의 시선에 현준의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최근 여자를 안은 기억이 없었던 만큼 오늘밤은 짐승처럼 참았던 성욕을 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현준의 성욕을 꺼뜨리기에 충분했다. "마계로 향하는 차원문이 3 년 뒤에 열릴 것 같아요." "......3 년이라 더 빠르게는 안되는가? 레리얼?" 3 년. 빠르다면 빠르지만, 길다면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레리얼이 조심스럽게 현준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주인님. 하지만 그 이상은 도저히 시간을 줄일 수가..." "수고했다. 가 봐." 안절부절 못하는 레리얼을 돌려보낸 현준은 깊은 한숨과 함께 의자에 몸을 기댔다. 3 년. 막연하게 기다림만 지속하다가 구체적으로 떠나는 날짜가 정해졌기 때문일까? 오늘 따라 리리스의 모습이 더더욱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에 봉인되어 있는 다인 슬라이프 또한 여러 번이나 강한 빛을 내뿜었다. ============================ 작품 후기 ============================ 어휴 오늘은 에테리얼이 늦게 올라가겠네요. 하루에 두편 그리고 대륙전기까지 빡빡하네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82 Epilogue =========================================================================                            와아아아아!!! 2019 - 20 시즌 리버풀은 김현준이 화려하게 부활하며 쿼드러플이라는 또 하나의 기적 같은 업적을 달성했다. 그렇기에 팬들은 2010 년대 초반 리버풀이 보여줬던 전성기가 또 다시 찾아오려는 기대에 다음 시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0 - 21 시즌은 리버풀에게는 그야말로 비극과도 같은 시즌이었다. - 리버풀의 부주장 로이 암스테르 다리 골절로 시즌 아웃. - 리버풀 수비의 핵심, 네덜란드 국가대표 랜달 사이온 햄스트링 부상. 그라운드의 복귀까지 6 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 - 리버풀의 신성, 조단 파이어의 기행은 언제까지인가? 집에서 불꽃놀이가 보고 싶다고 불을 지르다 소방차와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 일으켜. 2020 - 21 시즌 프리미어 리그의 개막전이 시작되고, 작년도 디펜딩 챔피언답게 3 연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리버풀은 팀의 주축 선수 두 명의 장기 부상과 함께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이런저런 사건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그 기세는 이제까지 꾹꾹 쌓아놨던 화산이 한 번에 폭발하는 기세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은 리버풀의 악재 소식이 터져 나왔고, 그 결과는 당연하게도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갑자기 리버풀 미쳤다..." "김현준 또 고통 받네. 사실 저저번 시즌도 김현준은 존나 잘했는데, 동료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한 거잖아." "진짜 리버풀 어떻게 해야 됨? 벌써 팀 스쿼드의 반이 사라졌어. 이건 부상병동이 아니라 그냥 병원이야. 침대에 드러누운 애들 주급만 해도 대체 얼마야?" "사실상 이른 이야기지만 내 생각으로 이번 시즌은 망했어. 겨울 이적 시장 때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진심." 설상가상으로 2020 - 21 시즌 프리미어리그 5 라운드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에서 출전한 리버풀의 주전 선수 중 네 명이 작년 단 한 번도 리그 경기에서 출전한 적이 없었던 선수들로 구성되자 리버풀 팬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거기에 그 경기는 김현준이 선제골을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졸전 끝에 결과적으로 스완지 시티에게 3 - 1 로 역전패를 당했다. "후우...답답하군." 멜우드의 벤치에 앉아 있던 현준은 몸을 일으켰다. 한 때 리버풀의 심장이라고 불렸던 남자 스티븐 제라드에게 노란색의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이후 벌써 7 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 동안 현준은 리버풀의 주장으로 상당히 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경험해 왔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 황당하고 어이없는 그리고 짜증나는 시즌은 처음이었다. "리버풀의 종이 같은 스쿼드는 언제나 지적되어 왔던 거지만..." 주전과 후보 실력차이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주전이 왜 있고, 후보가 있겠는가? 부상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선수가 조심은 해야 하겠지만 운동선수와 부상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어쨌든 이는 프로 축구 선수들에게 생겨날 수 있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고, 리버풀 뿐 만 아니라 많은 팀들이 똑같이 고민을 하는 사항이었다. "하아아아...지가 무슨 발로텔리인 줄 알아?" 현준은 한숨과 함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조단 파이어. 2 년 전부터 리버풀에서 급성장을 하고 있는 공격수로 제법 괜찮은 활약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한 때 기행의 남자라고 불렸던 마리오 발로텔리를 떠올리게 할 만큼 정말 특이하고 독특한 행동으로 팀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주전 선수의 대부분이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데다가 급기야 오늘은 아직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유소년 팀 선수 중 두 명을 급하게 1 군으로 끌어 올린다는 이야기를 듣기까지 했다. "축구만 잘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내가 이런 걱정까지 하게 될 줄이야." 팀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까지는 떨어지더라도 혹은 중요 주축 선수가 부상을 당한다 하더라도 현준은 자신의 실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만한 자신감이 있었다. 예전 리버풀의 주요 미드필더중 하나인 루카 모드리치가 반 시즌을 통째로 날려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쿼드러플을 달성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프리미어리그가 8 라운드까지 진행된 지금 리버풀의 성적은 5 승 3 패. 그것도 4 라운드 이후 일어날 5 경기에서 2 승 3 패의 성적을 거뒀을 뿐이었다. 더 안 좋은 사실은 이런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이었다. "하루라도 마계로 떠났으면 좋겠군." 그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현준은 이제까지 자신과 함께한 리버풀이 추락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실력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의 순위는 오히려 조금씩 떨어지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리버풀이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거둔 성적은 리그 7 위의 순위였다. 그것도 현준이 꾸역꾸역 골을 넣어 승리를 챙긴 까닭에 차지할 수 있었던 성적이었다. 쿼드러플을 달성한 지 불과 1 년 만에 추락한 리버풀의 모습에 팬들은 조롱과 함께 현준에게 리버풀의 가장이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고 있었다. 그래도 리버풀을 사랑하는 많은 팬들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김현준이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건재한데다가 리버풀은 충분히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만한 저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팬들의 희망은 시즌이 계속되면서 잘게잘게 찢겨나가고 있었다. - 리버풀, 명가의 몰락. - 칠버풀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리버풀, 그들의 추락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 프리미어리그 34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맞대결에서 리버풀, 김현준의 두 골로 리드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5 - 2 로 패배. 겨울 이적 시장에서 프런트가 눈에 띄는 선수들 몇몇에게 리버풀 유니폼을 입히면서 팬들은 리버풀이 7 위에서 순위를 끌어 올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순위는 7 이라는 숫자에 껌이라도 붙여 놓은 듯 변하지 않고 있었다. 강팀에게는 약하고 약팀에게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까닭에 양학풀, 칠버풀이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었다. 한 술 더 떠 팬들은 의적풀이 아닌 게 어디냐는 분에 찬 농담까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리버풀은 2020 - 21 시즌을 리그 7 위로 리그를 마쳤다. 또한 현준이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최초로 그 어떤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한 불명예스러운 시즌이 되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 진짜 폭망하기는 했는데..." "다음 시즌은 그래도 우승컵 하나는 들어 올리겠지?" "그래도 리버풀이고 김현준이 있는데..." 2020 - 21 시즌 리버풀은 정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그래도 리버풀이라는 명성이 있었고, 이제까지 그들이 보여 왔던 저력이 있었다. 아직 팬들은 2 년 전, 리버풀이 또 한 번의 쿼드러플 그리고 클럽의 세 번째 쿼드러플을 달성했다는 영광을 잊지 않고 있었다. 또한 리버풀의 가장 사랑하는 공격수이자 레전드로 불리고 있는 김현준이 건재했다. 비록 팀의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김현준의 보여줬던 화려했던 활약은 팬들에게 한 줄기 빛이었다. 하물며 작년 프리미어리그의 득점왕은 역시 김현준이 차지했었다. 어쨌든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은 작년 한 시즌 리버풀에서 정말 프로 선수다운 플레이를 한 선수는 주장 김현준과 골키퍼 크리스 골든 밖에 없지만, 이런 상황이 다음 시즌이면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시즌은 종료되었고, 리버풀은 7 위라는 순위로 모든 것은 마감했다. 그리고 이제 곧 있으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차례였다. 하지만 리버풀은 팬들의 기대를 또 다시 산산조각 내며 또 다시 최악의 경기력으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2021 - 22 시즌 프리미어 리그 7위, FA 컵은 4 강에서 캐피털 원 컵은 8 강에서 탈락했고, 챔피언스 리그는 저번 시즌 성적의 여파로 참가조차 하지 못했고, 유로파 에서도 4 강에서 세리에 A 의 나폴리를 만나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 해, 리버풀의 제 2 의 전성기를 만들고 영광을 이끌며 추억을 함께 했던 케니 달글리쉬가 감독직을 사임했다. [김 찬, 측면으로 공을 돌립니다. 앞에 이승우 선수가 있는데요! 이승우!!] [이승우 선수 트래핑이 아주 좋습니다! 그대로 크로스!!! 김현준! 헤디잉!!!!!! 고오오오오올!!! 들어갑니다!!! 김현준! 이승우의 깔끔한 크로스에 이은 완벽한 헤딩 슛 으로 일본을 무너뜨립니다!!!] 아아아!!! 푸른색의 유니폼을 입고 아직까지도 논란을 일으키는 욱일기와 일장기를 흔드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안타까움과 절망 그리고 분노가 물들기 시작했다. 도쿄에서 벌어진 일본과 한국 대표팀의 평가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후 일본은 스포츠 특히 축구에서 한국을 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8 강에 올랐던 것에 비해 일본은 또 다시 1 무 2 패라는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만 했다. 그 뿐인가? 1, 2 년 마다 열리는 평가전과 동아시안 컵 등과 같은 경기에서 일본은 매번 한국만 만나면 별다른 힘조차 쓰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직까지도 대한민국 대표팀의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현준이 있었다. 소속 팀은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현준의 실력이 어디 간 것은 아니었다. 붉은색의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은 현준은 그야말로 절대무적의 포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축구를 사랑하는 일본의 축구팬들은 '하늘은 어째서 일본 대표팀을 만들고 김현준을 태어나게 했는가?' 라며 일본 축구팀의 현실을 조롱할 정도였다. "기성용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긴 했어도, 역시 김현준이 있으니까 뭔가 되긴 된다." "진짜 김현준 나이가 몇인데 저렇게 뛰어다니는 거 보면 인간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라니까? 쟤는 슬럼프도 없어." "쪽바리 새끼들 발리는 거 보니까 속이 다 시원하네." 한일전의 승리는 언제나 사람들을 통쾌하게 만들어 주는 요인이었다. 현준이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후 무려 8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은 단 한 번도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멋진 골을 터뜨리고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보면서 축구 팬들은 하나의 안타까운 사실이 다가온다는 것을 떠올려야만 했다. "이제 김현준 몇 살이지?" "기성용과 동갑이고 1989년생이니까 34 살이네." "이제 김현준도 은퇴하겠다..." "에이, 설마. 저 실력을 가지고? 쟤는 40 살 넘어서도 축구해야 돼." 만으로 34 세. 축구 선수라고 하기에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였다. 아직까지도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이는 까닭에 쉬이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고는 있지만, 많은 축구 팬들은 이제 TV에서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김현준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조금씩 실감을 하고 있었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김현준이 그렇게 잘하나요? 지금 리버풀 폭망 했잖아요. 그리고 신계신계 거리는 데 대체 어느 정도였기에 저런 이야기를 나왔던 건가요?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키스너 콜비보다 잘했나요?] [윗 놈 축구 좆 뉴비새끼네. 저 세 명에게 키스너 콜비는 명함도 못 내민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골을 많이 터뜨린 선수가 누군지 보고 와라.] [씨발, 어디서 경기당 골수 0.3 이 안되는 새끼를 들이밀어? 김현준 전성기 때 경기당 골수가 1.3 골이 넘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도 0.6 이 넘었다.] [키스너 콜비? 두 시즌 연속으로 25 골 넘겼다고 좋아하는 그 새끼 말이냐? 잘하기야 하지. 그런데 저 세 명에게 명함 내밀려면 50 골은 넣고 이야기 하라 그래.] 실제로 김현준과 함께 그 어떤 축구 선수들보다도 뛰어난 기량을 지녔다고 평가받으며 신계 트로이카를 구축, 많은 축구팬들의 환호를 받았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는 이미 그라운드에서 은퇴, 이제는 축구 팬들에게는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 작품 후기 ============================ 랑고 // 아쉽게도 연희삼국지는 연재할 생각이 없습니다 ㅠㅠ. 악마의 계약 연재가 끝나면 리그너스 대륙전기 연재를 시작해야 되서요 ㅠㅠ 궁금하신 분도 많고 이제 악마의 계약도 거의 끝이 다가오고 있는데 현준의 마계 편에 대한 연재 계획은 없습니다. 그냥 외전식으로 해서 짤막한 이야기정도만을 써낼 생각입니다. 원래는 빠르게 마계로 보내고 끝 하려고 했는데 워낙 오랫동안 함께했던 소설인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써내게 되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고, 전 내일 뵙도록 하겠습니다. 00583 Epilogue =========================================================================                            "겨울에 월드컵을 보게 될 줄이야..." "선수들만 죽어나는 거지 뭐. 감독들이 열 받아서 인터뷰에서 한 마디씩 하는 게 이제는 익숙할 정도다." "코파 아메리카도 이것 때문에 밀렸다며?" 2022 년은 축구 선수 및 관계자들에게 최악의 한 해가 되고 있었다. 바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문이었다. 1 인당 GDP 가 86000 달러로 세계 3위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는 카타르는 충분히 월드컵을 치를 수 있는 부자 국가였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6 월, 카타르의 날씨가 50 도가 넘나드는 게 문제였다. 이 때문에 다양한 논의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 개최에 관련해 부정부패에 관한 의혹이 굉장히 많았고,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월드컵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런 반대 속에서도 카타르 월드컵은 확정되었고, 이제 좀 있으면 월드컵이 열릴 시기였다. 카타르 월드컵은 11 월 21 일에 개최되어 12 월 18 일에 폐막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문제는 바로 이 일정에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리그이고 가장 많은 돈이 오가는 유럽리그가 통상적으로 7,8 월에 개막하고 12 월이 가장 피크라는 점 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카타르 월드컵 때문에 유럽 리그의 일정을 변경해야만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또한 카타르 월드컵은 팬들에게 굉장히 실망스러운 월드컵이 될 전망이었다. 더운 날씨와 함께 경기장에 민소매, 셔츠, 반바지, 끈나시, 레깅스, 치마 착용금지라는 자신들의 마인드를 강경하게 고수한 보수적인 규정들 때문에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카타르 월드컵 구경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카타르는 이슬람의 전통을 존중해 달라고 말했지만, 지구촌 축제라는 월드컵에서 이런 규정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팬들은 극히 소수였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월드컵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고, 맹렬하게 반대를 펼쳤던 UEFA 또한 결국 월드컵 때문에라도 선수를 차출해줘야만 했다. 그 덕분에 월드컵이 열리기 한 달 전부터 모든 유럽 리그가 중단되며 많은 관계자들의 불만을 얘기하고 있는 모습은 이제는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드디어 우리나라 대표팀이 2022 월드컵이 열리는 결정지인 카타르로 향했습니다. 김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이 오늘 오후 7 시 카타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11월 24 일 네덜란드와 월드컵 첫 경기를...] 여기저기서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기는 했지만 어쨌든 월드컵은 개최되었고, 많은 축구 팬들의 시선이 카타르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역대 최악의 조에 편성되어 있었다. 시드국인 네덜란드 그리고 계속된 하락세로 시드권은 사라졌어도 네이마르가 건재한 축구 강국 브라질,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한국과 많은 인연을 맺었던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까지. 대한민국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악의 조로 평가받는 C 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16 강은 진출할까? 협회는 4 강이 목표라고 떠들긴 하던데..." "솔직히 조 편성이 이따위라..." 그야말로 어느 두 팀이 16 강에 오를지 예상조차 되지 않는 죽음의 조이기에 언제나 대표팀에게 많은 기대를 가졌던 축구 팬들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6 강 진출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김현준이 있잖아?" "김철수하고 안영희도 요즘 꽤 뜨고 있잖아. 그래도 조 2 위로 16 강에는 오르지 않을까?" "막말로 우리나라가 네덜란드하고 브라질 꺾고 올라가는 게 쉬울 것 같냐?" "왜? 충분히 가능하지. 이 세 나라 중 가장 최근에 월드컵 우승한 국가가 어디임? 대한민국이다." "한 번 뽀록으로 우승한 거 가지고 거하게 국뽕 한 사발 들이켰네, 아재."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월드컵답게 인터넷에서도 연신 논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매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벌어지던 전통적인 주제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역시나 인터넷 키보드 워리어들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바로 과연 대한민국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16 강에 진출할 수 있느냐였다. 어찌되었든 이렇게 욕설이 섞인 많은 이야기가 인터넷에 오가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11 월 24 일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인 네덜란드와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4 - 3 - 2 - 1, 전통적인 전술을 내세운 황선홍 감독인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제까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가 사용한 전술로 상대국에게도 많이 알려진 전술이기는 합니다. 김현준 선수의 골 결정력과 신체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측면 공격수 들이 득점을 하는 주된 전술인데요.] 많은 한국 팬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 16 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를 잘 치러야만 하는 만큼 축그 팬들의 관심은 상당했다. 언론도 마찬가지로 네덜란드 전이 중요하다는 기사를 많이 내보냈고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월드컵은 김현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지금도 대단한 기량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축구 선수의 수명을 생각해 봤을 때 이제 34 세인 김현준이 4 년 마다 열리는 다음 월드컵까지 뛰리라고 생각하는 팬들은 거의 없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끌고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비록 8 강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홀로 골든 볼을 차지하며 2 회 연속 득점왕에 오른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자랑이 바로 현준이었다. "현준오빠 은퇴하면 대전으로 돌아올까요?" "설마, 무슨 자선사업 할 일 있어?" 희연의 말에 이비와 결혼 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현준의 친한 친구인 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런 열정적인 팬도 보기 드물었다. 이제 30 대인 희연은 나이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퍼플 크루로 활동하며 여전히 대전 시티즌에 목숨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희연이 대전 시티즌을 열렬히 응원하는 노력이 보람 없이 대전 시티즌은 K 리그 내에서 하위권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A 급에 들어가 본 적이 언제 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올해도 그랬다. 아직 K 리그 일정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4 승 7 무 25 패로 12 개의 K 리그 팀에서 일찌감치 꼴찌를 차지하며 강등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대전은 이미 글렀어." "무슨 소리예요. 내년이면 다시 K 리그로 복귀할 거라고요." 울컥하며 자신을 노려보는 희연의 모습에 지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희연의 말대로 내년에 대전 시티즌이 다시 K 리그에 복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벌서 이런 상황이 몇 년째 오가고 있다면? 희망이 보이지 않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했다. 그리고 대전 시티즌이 강등 당했다가 K 리그에 올라오는 것은 벌써 몇 년 째 변하지 않고 있는 레파토리였다. "현준이 오빠만 대전으로만 와도..." "......" 지훈은 현준이 주급 때문에 허덕이다가 파산할 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네덜란드와 대한민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 차전 경기였다.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굉장히 덥기 때문일까? 선수들의 움직임이 그다지 좋지 않아보였다. [모래 바람이 좀 날리는군요.]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방심을 하면 안 됩니다, 우리 선수들.] 모래 바람도 변수였다. TV 화면에 보일 정도로 세찬 모래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유독 활발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김현준이었다. [김현준,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서 측면으로 빠집니다. 브루노 마르티스가 따라붙는데요.] 축구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전력은 그렇게 높게 평가받는 편은 아니었다. 유럽 리그에 많은 선수들이 진출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편도 아닌데다가 월드컵을 제외한 국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기록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대표팀보다 김현준이라는 선수를 더욱 높이 평가였다. 단일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리며 축구사를 새로 쓴데다가 대한민국을 월드컵 우승까지 끌어올린 전설적인 축구 선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이 8 강밖에 진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왕을 차지했었다. 그렇기에 김현준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 1 순위에 손꼽히고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이런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김현준의 날카로운 움직임은 네덜란드라는 유럽의 축구 강호를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었다. [멤피스 데파이! 슈웃!!! 아, 크게 벗어나는군요.] [하지만 굉장히 위협적인 슈팅이었습니다. 우리 선수들 저런 플레이를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데요.] "후..." "다행이다. 모래 바람 때문에 산 것 같아." 멤피스 데파이가 때린 회심의 슈팅이 크게 벗어나자 경기를 지켜보는 한국의 축구 팬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만큼 강력한 카타르의 모래바람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이런 모래 바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선수가 있었다. [김현준! 파고 들어갑니다!!! 어어?! 브루노 마르티스 넘어졌어요!!!] [우와아아!!! 김현준! 기회입니다!!! 기회입니다!!!] 빠르게 드리블 돌파를 하는 현준을 따라잡던 네덜란드의 수비수 브루노 마르티스가 잔디에 주르륵하고 미끄러지는 모습이 나오자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흥분된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진 현준의 슈팅은 그의 명성에 걸맞게 네덜란드의 골망을 갈랐다. 와아아아아!!! 역시 김현준! 김현준의 선제골로 대한민국이 네덜란드를 상대로 1 - 0 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하면서 경기를 응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더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후 세 골을 내리 허용하며 대한민국은 네덜란드에게 2 - 3 로 패배를 당하고야 말았다. 김현준이 뒤늦게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김현준과 이승우, 23 세의 측면 공격수 김철수의 골로 3 - 0 승리를 거두며 16 강 진출의 끈을 붙잡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과 브라질, 16 강 진출을 건 한판 승부.] [16 강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는?] [브라질을 꺾어야 16 강이 보인다.] 그리고 16 강 진출의 마지막 기로에서 대한민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현준의 환상적인 활약으로 브라질을 3 - 1 로 꺾으며 조 2위로 16 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16 강에서 독일을 만난 대한민국은 마치 거짓말처럼 4 - 2 패배를 당하며 카타르 월드컵을 마무리 지어야만 했다. 비록 대한민국의 월드컵 도전은 16 강에서 끝났지만 현준은 아직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증명하듯 4 경기에서 8 골을 터뜨리는 환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축구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축구 팬들의 놀라움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 3 회 연속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던 김현준, 은퇴 발표. - 축구사에 큰 획을 그었던 신계 트로이카가 막을 내리는 가? 김현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 선언. - 김현준의 은퇴. 대한민국의 축구에 미치는 영향은? "이게 무슨 개소리야? 김현준이 은퇴라니?!" "나이가 나이인 만큼 김현준도 언젠가는 은퇴할 줄 알았는데..." "아...안돼. 김현준 없으면 무슨 재미로 축구 보라고? 쟤는 다음 월드컵에서도 득점왕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리버풀은 어떻게 되는 거야? 국가 대표만 은퇴하는 건가?" 아니, 놀라움이라기보다는 안타까움에 가까웠다. ============================ 작품 후기 ============================ 이제 한 두어편 남은 것 같군요. 리그너스 대륙전기는 악마의 계약이 끝나면 바로 연재 들어갈 생각입니다. 지금 열심히 쓰고 있다는...이런저런 내용 수정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00584 Epilogue =========================================================================                            [어떻게 된 거야?!] 수화기 너머로 거친 음성이 들려왔다. 흥분에 못 이겨 말조차 하지 못하는 선미의 모습에 현준은 웃으며 대답했다. "이야기 들었나 봐요." [당연하죠! 아니, 무슨 내가 에이전트고 매니저인데 왜 내가 기사를 보고 이런 사실을 알아야 돼요?!] "사실, 아직 기자회견을 가진 건 아니에요. 그냥 넌지시..." 프로 축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친분을 가졌던 축구 관계자들에게 살짝 이야기를 꺼낸 것에 불과했는데 그 파장이 이렇게 커졌던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현준은 이 파장을 막을 생각은 없었다. 정말로 현준은 이번 시즌을 마치면 은퇴할 생각이었다. 아니, 은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1 년 인가...?' 앞으로 7 개월 후에는 마계로 향하는 차원문이 완성된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이 인간계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아니, 갑자기 무슨 은퇴야! 아직까지 더 축구 선수로 생활할 수 있잖아요? 월드컵에서 득점왕까지 차지했으면서...] "후우...읏." 수화기 너머에서는 반말과 존댓말이 섞여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현준은 한숨을 살짝 내쉬며 자신의 남성을 애무하고 있는 페르실의 머리를 꾸욱 눌렀다.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일이예요. 카타르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다. 뭐, 그런 말도 있잖아요. 박수칠 때 떠나라." [하...하지만...당신은...] 현준은 선미의 뒷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듣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연신 자신의 은퇴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은퇴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은 은퇴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기량이 좋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충분히 프로 축구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며 자신이 은퇴를 번복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 "쿠우웁..." 현준은 허리를 쭈욱 폈다. 그 움직임에 의해 커다란 남성이 페르실의 목구멍 깊숙이 빨려 들어갔다. 숨조차 쉬기 힘든 압박감에 페르실의 몸이 퍼득 움직였다. "어쨌든 선미씨. 은퇴를 번복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말로 이제는 쉬고 싶거든요. 기자 회견 부탁드리겠습니다. [잠깐...잠깐만...] 말을 마친 현준은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자신의 은퇴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퇴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는 없었다. 앞으로 1 년 아니 7, 8 개월 정도면 자신은 이 세계를 떠나야만 했다. 김현준은 세계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였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팀인 리버풀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리버풀이 세 번이나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하며 리버풀을 제 2의 전성기로 이끌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국가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해 3 회 연속으로 월드컵 득점왕 타이틀을 획득했고, 6 번의 FIFA 발롱도르를 차지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다. 언제나 그라운드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던 김현준의 은퇴 소식이 퍼지자 관계자들은 물론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저거 구라 아니야? 진짜 사실임?" "조만간 정식으로 인터뷰 한다던데? 리버풀 홈페이지에 기사 걸려 있던데 구라는 아닌 것 같음." "미친, 김현준이 은퇴하면 우리 국대는 어떻게 되는 거임? 솔직히 김현준 은퇴하기에는 기량이 너무 뛰어나지 않음? 이번 시즌 끝나고 은퇴한다고 해도 2022 카타르 월드컵 득점왕인데?" "난 김현준은 평생 축구 선수로 생활할 줄 알았다..." 충격은 곧 실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선수의 인생을 타인이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실망과 충격에 빠진 것은 대한민국의 축구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10 년 넘게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리버풀의 제 2 전성기를 이끌었던 영원한 캡틴의 은퇴 소식에 콥들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급기야 영원한 캡틴인 김현준의 은퇴를 막아달라는 사람들까지 안 필드에 등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 까지는 공식 인터뷰가 나오지 않는 만큼 팬들은 김현준이 다음 시즌에도 그리고 다다음 시즌에도 리버풀에 남아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어쨌든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프리미어리그가 다시 개막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선수들을 리그에서 볼 수 없었다. 월드컵이 끝나고 한 달 뒤에 코파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에 개막되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그래도 경기는 계속되었고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리그 7 위를 유지하고 있던 리버풀의 성적이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했다. [주우우우운!!!!! 고오오올!!!] [들어갑니다! 수비 세 명을 앞에 두고 때리는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 이렇게 되면 리버풀, 선더랜드를 상대로 3 - 0 으로 달아납니다!] 월드컵이 끝난 후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준은 은퇴를 선언했다는 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계속해서 펼쳐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현준이 은퇴를 말했다는 게 거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준은 리그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김! 현! 준!!! 시즌 세 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합니다!!! 우와아아!!! 리버풀 이렇게 되면 리그 5 위로 뛰어오르는데요?!] [어떻게 저 선수가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선수입니까?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득점 랭킹 순위에서 준은 1 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모든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은퇴를 해야 됩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후 현준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득점왕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었다. 비록 리버풀이 프리미어 리그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적은 있어도 말이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공격수였고, 이번 시즌에도 그런 자신의 대단함을 뽐내고 있었다. 코파 아메리카가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종료되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도 마무리되며 프리미어리그를 떠났던 많은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복귀했지만 리버풀의 상승세 그리고 김현준의 놀라운 활약은 계속되고 있었다. - 김현준이 저렇게 크레이지 모드 돌입하는 것은 익히 봐왔던 일이지만, 이번 시즌은 왠지 불안하다. 마치... - 공감. 마지막 불꽃같은 느낌이야. - 어제 첼시 전에서 골 우겨넣고 리버풀의 입에 승점 3 점 떠먹이는 거 보니까 눈물이 다 나더라. 결국 리버풀 3 위까지 치고 올라왔어... - 콥으로서 이러다가 리버풀이 우승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우승과 김현준을 맞바꾼다면 그냥 우승 포기하고 김현준을 붙잡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김현준의 놀라운 활약에 계속해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리버풀은 결국 2022 - 23 시즌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두 경기를 앞두고 리그 1 위에 올라섰다. 또 한 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붙잡은 것이다. 안타깝게도 챔피언스 리그와 FA 컵 그리고 캐피털 원 컵은 이미 탈락한 상황이라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쿼드러플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팀을 대표하는 한 선수의 놀라운 활약이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의 우승을 만들고 있다는 것에 팬들은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리버풀!!! 승리합니다! 이렇게 되면!!!] [어어?! 방금 맨체스터 시티가 지역 더비 전에서 무승부를 거뒀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와아아!!!! 이렇게 되면 리버풀 리그 한 경기를 남겨 놓고 우승을 확정짓습니다!!!] 프리미어리그 37 라운드, 가장 기대되는 매치였던 맨체스터 더비전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무승부를 거두며 사이좋게 승점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이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에는 치명적인 결과였다. 그 결과로 스완지 시티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또다시 승점 3 점을 획득한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와아아아!!! When you walk through a storm, Hold your head up high. And don't be afraid of the dark. At the end of a storm is a golden sky, and the sweet silver song of a lark. Walk on through the wind, Walk on through the rain ---- [Kop 응원가 - You'll never walk alone.] 프리미어리그 38 라운드, 홈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은 아스널을 맞아 2 - 3 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터라 마지막 경기의 패배는 팬들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프리미어리그 7 위에서 조금씩 순위를 끌어 올리며 기적같이 우승을 만든 영웅들의 활약상에 기뻐할 뿐이었다. "리버풀이 우승 했으면 김현준도 은퇴 안하는 거 아니야?" "은퇴는 무슨, 김현준이 이번 시즌에 넣은 골이 몇 골인데?! 몇 년은 더 해도 된다고." "김현준은 평생 리버풀의 선수로 남아야 해! 다음 시즌에 스쿼드를 정비하면 충분히 또 한 번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 있다고!" 2022 월드컵이 끝나고 김현준이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번 시즌 리버풀의 기적 같은 우승과 우승을 차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활약을 선보였던 김현준의 활약상에 많은 팬들은 김현준이 내년 시즌에도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런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안타깝게도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한 지 나흘 뒤, 김현준의 은퇴 인터뷰가 공식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찰칵! 찰칵!!! 리버풀을 21 세기 최고의 클럽으로 그리고 세계 축구사의 득점 기록들을 전부 써내려가다시피 했던 신계 트로이카의 마지막 선수 김현준의 은퇴 기자회견장에는 당연하게도 어마어마한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영국과 한국의 기자들은 물론 브라질, 일본, 스페인등 각지에서 다양한 기자들이 자리에 참석해 있었다. 특히 리버풀을 주로 취재하는 몇몇 잉글랜드 기자들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그들은 정말로 리버풀의 영광을 이끌었던 김현준이 은퇴한다는 소식이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먼저 이 자리에 찾아주신 분들에게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김현준의 은퇴 기자 회견장에 현준과 함께 등장한 사람은 바로 리버풀의 심장이었던 스티븐 제라드와 올해 처음으로 리버풀을 맡아 리버풀을 다시 한 번 리그 우승으로 이끈 위르겐 클롭 감독이었다. 김현준의 은퇴 소감은 굉장히 담담했다. 다른 스포츠 스타들의 은퇴식을 보면 눈물바다가 되고는 했지만, 스티븐 제라드가 잠시 콧잔등을 몇 번 만졌을 뿐 은퇴를 하는 대상자인 김현준의 표정은 시종일관 무표정에 가까웠다. 단지, 잠시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는데 기자들은 김현준의 그런 행동이 은퇴와 함께 리버풀을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축구 선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한 다른 선수들이 올라가 보지 못한 곳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그만큼 즐겼고 또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또 우승컵도 그 만큼 많이 들어 올렸죠. 이제까지 팬 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제 기량을 인정해 주시고 있지만, 팬들에게 언제나 최고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은 저는 축구 선수 김현준의 인생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말을 꺼내는 김현준의 모습에 많은 기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겼던 선수의 마지막 모습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실시간으로 기자회견을 보고 있는 한국 팬들 그리고 리버풀을 사랑하는 몇몇 팬들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제까지 김현준이 선물해줬던 월드컵 우승이라는 기적과 쿼드러플이라는 기적 그 후 다양한 기록들까지 세계 그 어느 나라의 축구 팬들도 한국 축구를 무시하지 못했고, 리버풀이 세계 최고의 클럽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축구 팬들에게 김현준은 한 주의 주말과도 같은 언제나 늘 기다려왔던 사람이었다. 그렇게 김현준의 기자 회견이 끝나고 기자들의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주로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이 이어질 때 마다 현준은 잠시 쉬기 위해 여행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현준의 은퇴가 실감이 나지 않는 기자들도 있었다.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잉글랜드 여성 기자는 1 년간 여행을 하고 다시 리버풀로 돌아올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을 꺼내기까지 했다. 재미있는 것은 많은 기자들이 그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했다는 점이었다. 맨체스터 시티를 주로 취재하는 기자들도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십여 년이 넘게 구애를 펼쳤던 맨체스터 시티의 성의를 봐서 축구 선수로 은퇴를 했으면 축구 코치등으로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을 수 없느냐는 질문이었다. ============================ 작품 후기 ============================ 그럼 즐감하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00585 Epilogue =========================================================================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방에 놓인 굉장히 커다란 침대. 리리스가 모종의 이유(?)로 구입했던 거대한 킹 베드였다. 그리고 현재 그 킹 베드에는 현준과 그의 권속인 세 여인이 한 몸처럼 뒤엉키고 있었다. "이흣?!" 현준의 허리가 뒤로 살짝 빠졌다가 진입하자 탈리사가 신음성을 내며 떨었다. 이미 그녀의 눈동자는 반쯤 풀려 있었다. 탈리사 뿐만이 아니었다. 어젯밤부터 이어진 거친 섹스에 세 여인은 말 그대로 농락을 당했다. 현준의 강철 같은 체력을 도저히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현준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는 리리스 뿐이었지만 그녀는 현재 이 자리에 없었다. 어쨌든 시즌이 한창인 평일 오후까지 이렇게 질퍽하게 섹스를 하는 것은 현준도 오랜만이었다. 은퇴와 함께 리버풀의 유니폼을 벗은 만큼 멜우드로 훈련을 하러 그리고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원정 경기를 떠날 일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아직 리버풀에 머무르고 있었다. "주인님, 제발..." "주인님 때문에 몸이 너무 민감해져서 말을 듣지를 않아요..." 자신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하는 세 여인이 모습에 현준은 사랑스럽게 그녀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위를 멈출 생각은 없었다. "히이이익?!" "아아아! 너...너무 커요! 주인님, 제발...!" 세 여인들이 몸을 틀며 어떻게든 현준을 밀어내려고 한다. 하지만 현준에게는 조그마한 고양이들이 앙탈을 벌이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게다가 세 여인의 아래는 이미 홍수처럼 젖어 오히려 현준의 진입을 쉽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하아아악!!!" 현준의 남성이 깊숙하게 박히는 순간, 페르실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몸을 쿵쿵 울리면서 느껴지는 이물감은 곧 엄청난 쾌락을 만들어 냈고, 페르실은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 채 신음만을 흘려야만 했다. 그렇게 어둑어둑한 시간이 지날 때까지 그녀들을 괴롭힌 현준은 침대 위에 쓰러지듯 누워있는 여인들을 향해 말했다. "이제 내일인가?" "네." 페르실의 대답에 현준은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았다. 이제는 팔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커진 검의 문신이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드디어 내일이면 마계로 향하는 차원의 문을 열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리리스...' 괜스레 옆에 있던 탈리사의 가슴을 꾸욱 눌렀다. 그러자 아흣! 하는 신음소리가 짤막하게 울려 퍼졌다. 이제 내일이면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녀가 모습을 감춘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현준은 리리스의 모습이 눈에 보이듯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저기...주인님." "왜?" "이제 와서 이런 말 하는 것은 그렇지만, 굳이...마계로 가야 될 이유가 있나요? 주인님의 행동에 반하는 것은 아니고 저는 그냥 궁금해서..." 레리엘이 현준의 시선을 피한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현준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레리얼의 말대로 무조건적으로 마계로 떠나야 할 이유는 없었다. 이미 이곳에서 자신은 무엇이든지 풍족하게 지낼 수 있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그뿐이었다. "......" 순간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이 세 여인이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권속인 것처럼 자신 또한 리리스의 권속이기에 마계로 떠나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아니다.' 현준은 곧 고개를 저었다. 굳이 그런 이유는 아니었다. 자신이 인간계에 남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계로 돌아가려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리리스라는 여인의 존재였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제 몇 시간 후에는 그녀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곳의 삶이...아깝지 않으세요?" "아깝다라..." 또 한 번 레리엘이 물었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린 현준은 이때까지의 자신의 삶을 떠올렸다. 친척집에서 학교를 다니다 혼자가 되고, 지훈과 혜연과 같은 친구들과 관계를 가지고 리리스를 만나 축구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점점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성장하며 이제는 축구 역사에 김현준이라는 이름을 새겨넣을 수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준이 은퇴를 발표한 후부터 리버풀에는 하나의 동상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제까지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영광을 함께했던 현준 본인의 동상이었다. 리버풀 구단과 팬들이 모금해 만들어지는 이 동상은 그 어떤 동상보다도 멋들어지게 제작되어 안 필드를 대표하는 명물이 될 거라고 했다. "......" 분명 이 세계에 남아 있는 소중한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많은 추억도 가지고 있었다. 리버풀에서 함께했던 동료들과 사랑을 나눴던 여인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을 응원해준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현준의 시선이 침대에 누워있는 세 여인들에게로 향했다. 순수한 마기에 의해 자신의 권속이 된 타락한 천사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현준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두근! 두근!!! 거친 심장소리와 함께 마검 다인 슬라이프가 봉인되어 있는 팔이 파르르 떨렸다. 이는 평범한 인간이라면 알아챌 수 없는 느낌. 순수한 마기를 다룰 수 있는 선택된 마족만이 경험할 수 있는 감각이었다. 그리고 현준은 마족이었다. 하지만 마계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이 마족이라서 그리고 리리스가 보고 싶어서 그 두 가지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 헝클어진 기억들을 떠올리려는 순간 현준은 자신의 인상을 찌푸렸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다섯 살 이전의 기억. 예전 리리스는 그런 자신의 기억을 보고 봉인이 되어 있다고 흘리듯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현준은 어째서 리리스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평범한 인간이라면 가질 수 없는 순수한 마기를 넘치도록 보유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자신의 과거가 알고 있었다. 또한 어째서 루시퍼는 자신을 큐브라고 불렀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풀고 싶었다. 마계는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게 현준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바로 내일 마계로 떠날 수 있었다. 현준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곧 리버풀 사람들에게 그리고 세계 전역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준이 살고 있던 집의 책상 위에 놓인 편지에 남겨진 말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곧 자신들의 영웅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편지는 긴 휴식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재미있게도 이 편지는 사람들에게 여러 논란거리를 일으키기도 했다. 축구 선수인 현준이 사용한 편지지가 축구에 관련된 것이 아닌 야구공이 그려져 있는 편지지였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악마의 계약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마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기는 하겠는데...외전식으로 짤막하게 연재되는 것에 불과할 것 같네요. 사실 악마의 계약은 단순히 우리나라가 월드컵 우승좀 해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쓰기 이상한 글인데 참 애증의 글이 되어버렸네요. 브라질 월드컵 폭망이후 축구에 대한 관심도 끊어지고 연중도 밥먹듯이 하면서 욕도 많이 먹고 ㅎㅎㅎ 어쨌든 여기까지 봐주신 분들 전부 감사합니다. 저보다 더 고생하셨네요. 그러면 즐감하시고 오늘부터 리그너스 대륙전기 연재에 들어가야겠네요. 대륙전기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