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f Fantsy 흰옷을 걸친그의 움직임은 너무도 빨라 마치 하얀 선이 허공에 그냥 그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의 손에들린 하얗게 빛나고 있는검. 그는 그것을 쉴세없 이 휘두르며 나머지 한손으로는 수인을 맺어가며 앞에있는 거대한 적과 싸 우고 있었다. 물론 싸우는 이가 그밖에 없는건 아니지만 누가 보더라도 그의 하얀옷과 움 직임... 그리고 그의 화려한 검술. 시시때때로 터져나오는 마법에 눈길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명색이 신이라는 건가? 정말 더럽게 소멸이 안되는군. 그렇다면 어 쩔 수 없지. 소멸이 불가능 하다면... 봉인이다." 그는 자신의 하얀색 망토를 벗어재끼고는 검을 바닥에 꽂았다. 그리고 양손 을 사용해 수인을 맺으며 입으로 재빠르게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그의 앞에있는 거대한 상대의 주위의 땅으로부터 하얀색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지. 에릭. 상대한다고 수고했어. 물러나!" 그 거대한 적을 상대하고 있던 검사는 그의 말이 떨어지자 재빨리 물러났 다. 그러자 그는 곧 자신의 주머니에서 평범하지 않은 돌 두개를 꺼낸후 빛 덩이 속으로 집어던졌다. "아마 하나로는 봉인이 불가능하겠지. 그렇다면 2개의 봉인석으로 육체와 혼을 따로 봉인해버리면 되는거겠지." 잠시후 그 빛이 사라진후에 땅바닥에는 그가 봉인석이라 불렀던 2개의 돌만 떨어져있을 뿐이었다. "거참... 이제 끝난건가? 휴우. 이제 돌아가면 실리스와의 결혼이로군." 그는 그런말을 내쨮으며 봉인석 2개를 주워들었다. 그리고는 봉인석을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무엇인가 수인을 맺은다음 봉인석을 공중으로 던져 올려 버렸다. 그러자 봉인석들은 공중으로 던져올려짐과 동시에 사라졌다. "뭐... 차원의 사이에 둔다면 아무도 가져갈리가 없겠지. 나빼고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망토를 다시 걸치고는 자신의 배낭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가 배낭을 챙기는 중 그의뒤에 에릭이라 불린 사내가 다가왔 다. "헤헷! 에릭. 넌 역시 굉장해. 저런 신급의 상대와 그렇게 오래 혼자서 싸 울 수 있다니.... 그런데 말이야. 에릭... 전번에 말한 니가 좋아한다는 여 자말이...." 그는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가슴을 삐죽히 뚫고 나온검. 그리 고 그 끝으로 떨어지고있는 붉은선혈. 그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그의 하얀옷을 금새 붉은색의 혈의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래. 내가 좋아한다는 여자는 말이지... 실리스. L . 필리스탄이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꽂혀있는 검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과 태어날때부터 의 친구인 그가... 지금 자신의 가슴에 검을 꽂고있다. 그리고.... 그의 입 에서 떨어진 좋아하는 여자의 이름은... 자신과 평생을 맹새한 여자의 이름 이다. "쿨럭!..... 그것때문에...." "하핫! 이 대륙이 생긴이후 가장 강하다고 불리는 마검사 일리안 베르사이 드도 고통을 느끼긴 하나보군. 물론. 내가 여자때문에 이러고 있는건 아니 지. 어때? 세상을 마음대로 파괴하던 파괴신을 죽인 사내.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 아닌가? 그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들어오는 대륙최강국의 왕위와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여자라니. 충분히 도박을 해볼만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아?" 일리안의 몸이 천천히 기울어갔다. 그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나 그도 인간인 이상 가슴이 뚫리고도 살 수는 없다. 그의 뺨이 차가운 돌바닥에 닿을때 그 의 귀로 에릭의 한마디가 뛰쳐 들어왔다. "역사에 니녀석의 이름정도는 남겨두도록하지. 신과 싸우다 죽은 멍청한 마 검사로 말이지. 그리고 실리스는 충분히 귀여워 해줄테니 편안히 눈을 감으 라구." 에릭의 말대로 그는 스르르 눈을 감아버렸다. 죽음이란... 이렇게 편안한건가? 몸이 둥실 떠있는 느낌.. 그리고 뭔가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 일리안은 실리스에 대해 생각했다. 언젠가... 자신 이 왕궁에 처음 들어갔던날 우연히 스쳐가며 보았던... 첫눈에 반했던 그 녀.... 그러나 이제 아무 소용이 없는게 아닌가? 에릭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태어났을때부터... 그리고 같은 마을 에서... 같은 스승밑에서.. 그렇게 친한 녀석이었는데.. 언제부터 그렇게 변해버린걸까? 일리안은 그 모든것이 자신의 탓인것만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그는 모든걸 잊어버리기로 했다. 에릭은 분명 능 력이 있는 인간이며, 실리스는 어디서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여자다. 그것 이 중요한 것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그의 아래에서 무언가 그를 밀어내는 힘이 느껴졌다. '뭐... 뭐야? 편해서 좋았는데?' 그는 나가기 싫어서 발버둥을 치려고 했지만... 눈은 떠지지 않았고 팔다리 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밀어내는 힘은 그를 점점 더 밀 어내 그가 편하게 있던 공간에서 그를 완전히 내보냈다. 그가 그 공간에서 밀려났을때 느낀것은 양쪽귀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 그러나 이미 고통엔 익숙한 그였다. 그리고 이제 슬슬 눈이 뜨이기 시작했 다. 처음에 눈을 떳을땐 흐릿하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잠시후 그는 모든 것이 또렷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눈을 떠서 처음 본것은 하얀옷을 입은 검은머리의 여자였다. 그런데.. '왜 세상이 거꾸로 보이지? 그리고... 왜 남의 엉덩이는 그렇게 때리는거야 ?' 그는 말할 힘조차 없었다. 그 공간에서 밀려 나올때 나오기가 싫어서 안간 힘을 곰던터라 온몸에 힘이 부족해 있었다. 그가 이렇게 나른한건 정말로 오랫만이었다. 그런데 그의 앞에 거꾸로 서있는 여자는 뭔가가 상당히 당혹 스러운듯 했다. '레이디를 당혹스럽게 하는건 기사가 할일이 아니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녀를 향해 빙긋이 웃어주었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졌다. "아앗! 사모님! 조금만더! 아앗! 나왔어요!" "헉..." 그녀는 그말을 듣자마자 온몸에 힘이 빠졌다. 드디어... 드디어 그와 그녀 의 아이가 생겼다는 엄청난 성취감. 그리고 사랑하는 그와의 사랑의 결실이 저렇게 형태를 같추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뻣다. "그런데 왜 울지 않는거지?" "그....글쎄요? 아가야. 어서 울어. 넌 울어야 살 수 있다고." 간호사는 그렇게 말하며 아기의 다리를 잡고 엉덩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 러나 방금 태어난 아기는 묵묵부답.... 그리고 잠시후 눈을 떠서 간호사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사모님. 아기가 눈을 떳는데요?" "그런... 방금 태어난 아기가.... 윽!" "앗! 사모님 무리하시지 마세요!" 간호사와 사모님이라 불린 여자가 실랑이를 하고있을때도 아기는 멀뚱히 간 호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셀쭉한 웃음을 선보였다. "........" "........" 그날.... 간호사와 방금 아기를 낳은 임산부의 비명은 종합병원 전체를 울 렸다고 한다. 그는 눈을 떳을때 자신의 몸이 아주 작다는걸 눈치챘다. 작은손... 그리고 작은 발. 움직이지 않는 팔다리. '하하... 환생이라는걸 해버린건가?' 그런데.... 갑자기 그의 아랫배에서 엄청난 배설의 욕구가 일어나기 시작했 다. 그는 참으려고 했으나 어차피 아이의 발달되지 않은 기관들로 그것을 참는다는 것은 무리. 그는 자신이 누운자리에 실례를 해버리고 말았다. '아앗! 스타일 구겼다앗!'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뭔가가... 그가 실례를 하자 잠시후 자신의 어머 니로 보이는 여자가 와서 자신이 아랫도리에 걸치고 있는 종이같은것을 벗 겼다. 그는 손가락도 움직이기 힘든 상태였으나 초인적인 의지력을 발휘... 몸에비해 엄청나게 커다란 머리를 약간이나마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리 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없었다. 그의 소중한 것이. 그와함께 25년간 배설의 욕구를 충족 시켜준 그.. 쌍방울과 권총이 사라진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의... 아니 그녀의 울음소리는 거대했다. 그녀는 출산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로 일을 잠시 쉬고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회사는 세계에서도 10손가락 안에 꼽히는 거대한 그룹. 회장 인 그녀가 쉰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무너질 회사가 아니었다. 그런것 보다 지금 그녀의 고민은 그녀가 사랑하는 그와 그녀사이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 가 울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신경계통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 을 하고 온갖 검사는 다 받게 했으나 어떤 문제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라면 그녀의 아이는 아이라면 꼭 가지고있는 필살기인 울음을 보이지 않는것이다. "에구. 그래도 귀여워. 그이를 닮아서. 우리 공주님. 쉬했어요?" 그녀는 자신의 딸의 기저귀를 벗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딸은 온몸을 부들부들떨며 머리를 들려고 노력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그녀는 무심결에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기저귀를 벗겨내자 그녀의 딸은 머리를 약 간 들고 자신의 중심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얘가 도데체 왜이러는 거지? 병원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데... 이건 정 신적인 문제인가?' 그녀는 그런 생각을 가지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태어났을때도 터지지 않았던 딸의 울음은 그날 처음 터졌다. 그녀가 들어본 딸의 울음소리는....... 공룡의 울음소리 같았다. 그의 입에서는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다.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그의 피앙새 가 얼마전 너무나도 예쁜 공주님을 출산한 것이다. 평소라면 그를 '보스'라 고 부르는 그의 부하들에게 그런건 어감이 좋지 않다고 설교를 늘어놓았을 그지만 요즘 그는 그런말도 웃음으로 흘러넘길 만큼 기분이 최고였다. 물 론... 이상한 점은 있었지만. 아내의 말로는 그의 사랑스러운 공주님이 전 혀 울지 않는다는 말을 했지만.. 그런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만약 그의 공주님이 이상하다고 한다면 세계 유수의 의사들을 모두 납치해 서라도 낮게만들 자신이 있었다. 전세계 폭력계의 대부라 불리는 그다. 그 에게 그런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요즘 그의 귀가시간은 상당히 일렀다. 물론 그는 가정에 매우 충실한 남자 이다. 그의 피앙새만 해도 그가 일찍 귀가하도록 만드는데 충분하지만 자신 의 분신이자 공주님마저도 집에 있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교통이란 그의 심기를 상당히 건드리는 것이었다. 그가 한국인이기 는 하지만 한국에 살았던 일은 별로 없었던 만큼 이번에 태어난 아이만큼은 자신의 뿌리를 분명하게 하고 싶었기에 한국으로 과감히 집을 옮겼는데 한 국의 엄청난 교통체증은 그를 짜증의 도가니로 몰아세우기 충분했다. 차가 막히면 막힐수록 아내와 딸을 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 땅값이 비싼 서울시의 강남에 위치한 그의 집안으로 그는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그가 집안에 들어가자 그의 아내가 2층에서 나는듯이 뛰어내려왔 다. "여보. 출산을 한지 얼마나 됐다고 그렇게 뛰어다녀요?" "그것보다요... 우리 아영이가 드디어 울었어요. 울음소리도 얼마나 예쁜 지..." "정말이요?! 그래. 어서 우리 공주님을 보러갑시다." 그와 그녀는 엄청난 속도로 그들의 딸의 방으로 들어갔다. 조그만 아기침대 에 기저귀를 차고 누워있는 그들의 딸이 너무나도 귀엽게 보였다. "어디... 우리공주님. 아빠한테도 울음소리 한번 들려주세요." 그가 아기를 안아들었으나 아기는 그의 얼굴만 멀뚱히 쳐다볼뿐 전혀 울생 각이 없는듯 했다. "거참... 울음소리 한번 정말로 듣기 힘드네. 뭐.. 우리 공주님이 울기 싫 다면야. 그럼 잘 다녀왔다는 뽀뽀." 그가 아이의 뺨에 입을 맞추려고 하자 그의 딸은 엄청난 거부반응을 일으키 며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하하. 우리 공주님 힘도 쎄네요. 그럼..." 그는 아기의 반항은 무시하고 뺨에 입술을 가져다 댔을때 엄청난 반항을 시 도하고 있던 아기가 머리를 돌려버렸다. 그리고 입술과 입술이 부딪혔다. "하핫! 이런. 우리 공주님의 퍼스트 키스는 아버지가 접수했군." 아기는 멍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리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또다시 엄청난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상당히 피곤했다. 낮에 너무나도 엄청난 사실을 알아버려서 일까? 아 니면 너무나 울어버려서 그런것일까? 그는 이제 묵묵히 현실을 바라보기로 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누워있는 방의 천장을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기 시작 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자신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와 함께 자신에게 다가왔다. 자신의 아버지로 보이는 그는 자신을 안아들고 무언가 말을 하는것 같지만 그는 그 말을 하나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 남자를 빠안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그렇게 빤히 바라보고 있자 그는 뭐라고 말을 더 하더니..... 자신의 뺨에 입술을 갖다 대려고 했다. '으아악!!닭살!!' 그는 움직일 수 있는 머리와 손발을 휘저으며 반항하려 했다. 남자에게 받 는 뺨키스라니...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러나... 저 징그러운 입술은 시시 각각 그에게 다가오고..... 그럴수록 그는 더욱더 몸부림 쳤다. 그러다 어 느순간..... 격렬히 흔들던 그의 얼굴. 그의 입술이 그 남자의 입술에 닿았 다. '......... 시...실리스와 하려고 남겨뒀던 내 첫키스가....." 뭔가 억울했다.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말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울음소리만이 집안을 메울뿐이었다. ---------------------------------------------------------------------- 사고를 쳐버리고 마는군요 -_-;; 멀티라니... 글빨도 없는 주제에. 뭐.. 이 건 아마도 주간 연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그래도 많이 봐주세 요. 그럼 존하루 되세요 『SF & FANTASY (go SF)』 1509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15 23:10 읽음:2032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이제 아이에게 젖을 물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적어 도 2달간은 어머니의 젖을 먹어야 항체가 완전하게 생긴다고 하니. 그녀는 그녀의 사랑하는 딸 아영이를 안아들었다. 자신이 갑자기 안아들자 약간은 놀란듯 아영이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너무너무 귀여운 내딸!" 그녀는 아영이의 이마에 그녀의 이마를 비비고는 상체를 겆어올려 젖을 물 리려고 했다. 그러나 아영이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완강한 거부의사를 표시 했다. "응? 이상하네? 지금이면 한참 배가 고플텐데... 거참... 잘때 물려주니까 잘 먹더니만... 공주님. 잘 먹어야 빨리크지요. 어서..."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어르고 달래어도 아영이는 그녀의 젖을 물 생각은 전 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젖을 물릴 시간이 훨씬 지나버린 지금... 아영 이의 건강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물려야만 했다. "아영아. 제발좀...." 그러나 아영이는 여전히 눈을 꼭 감고 그 조그만 양손으로 눈을 가릴뿐 젖 을 물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강제로 물리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는 젖가슴을 아영이의 얼굴에 강제로 갖다 붙였다. 그러 자 그녀는 젖가슴의 아랫부분에 무언가 액체가 묻는걸 느꼈다. "응? 이건 뭐지? 으응?! 피?!" 그녀의 젖가슴 아래쪽은 아영이의 코에서 나온 피가 묻어있었다. "너무 세게 눌러서 피가 나온건가? 아기는 코가 막히면 죽을 수도 있는데." 그녀는 재빠르게 면봉을 찾아서 아영이의 코속을 청소하려고 했다. 그때 문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리며 집안일을 하시는 아주머니가 들어왔다. "사모님. 들어갑니다. 응? 사모님 지금 뭘 하시려는 겁니까?" "아. 아영이가 코에서 피를 흘려서 말이지요..." "그래서 그 이상한 솜달린 나무짝대기로 아가씨의 코를 건드릴려고요?" "응... 왜요? 안되나요?" "사모님. 아기들의 모든 기관은 너무 여리기 때문에 그런 부드러운 솜으로 싼 작대기라도 상하게 만들기는 충분해요. 코가 막히거나 이물질이 들어갔 을때는 이 방법을 한번 써보세요. 아기의 코에 젖을 약간만 흘려넣으면 웬 만한건 다 재채기와 함께입으로 쨮어내게 되지요. 지금 한번 해보셔도 될겁 니다. 그럼 전 이만.." 그녀는 왠지 너무나도 굉장한걸 배운거 같았다. 그리고 아주머니의 말대로 코로 젖을 약간 흘리자 잠시후 재채기와 함께입으로 피와 콧속이물질을 다 쨮어냈다. "역시.... 경험자는 틀리구나." 그녀는 다시 아영이에게 젖을 물리려고 해봤으나 또다시 실패. 어쩔 수 없 이 잠들면 물려야겠다는 생각에 아영이를 재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이제 삶의 의욕을 잃은것 같았다. 정말... 25년간 누구에게도 주지 않 았던 첫키스를 그는 얼마전 자신의 현재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에게 무자비 하게 강탈당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삶의 의욕을 잃은것을 그의 몸은 전혀 알아주지 않았다. '하아... 배고프다.' 그의 배에서 뭔가 먹을것을 달라는 신호가 왔지만 현재 그는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상황. 그는 가만히 있으니 배가 더 고파지는거 같아 몸을 뒤척이기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현재 어머니가 그를 번쩍 안아 들었다. '또 뭘 하려고 이러는걸까?' 그는 약간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녀의 얼굴을 째려보았다. 그러자 그녀 는 뭐가 그리도 좋은건지 그녀 자신의 이마를 그의 이마에 비비적 대더니.. 급기야는 그녀의 상체를 걷어올려버렸다. '으에엑!!' 그는 얼마전까지 25살의 건장하고도 팔팔한 드래곤볼보다 더 소중한 쌍방울 과 권총을 가지고 있던 남자였다. 거기에 더해 그는 아직 여자의 손조차 제 대로 잡아보지 못한 쑥맥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눈앞에 갑자기 여자의 하얗디 하얀 젖가슴이 다가오자 그는 너무나도 놀라 눈을 왕방울만하게 떠 버렸다. 그리고 잠시후 그는 페닉의 상태에서 벗어나 짧디 짧은 두팔을 움 직여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그의 왕방울만한 눈을 꼭 가려버렸다. '실리스. 난 너밖에 없어. 이건 절대로 고의가 아니야.' 그는 필사적으로 두눈을 꼬옥 감고 두팔로 두눈을 꼬옥 가리고는 그가 할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인 머리흔들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온몸 이 뭔가 부드러운것에 눌리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그는 손가락 사이로 실 눈을 살짝 뜨고 뭐가 자신의 몸을 누르는지 살폈다. 그리고..... 사실을 확 인한 그의 온몸의 피는 엄청난 속도로 그의 몸을 돌아다니기 시작... 너무 격렬한 속도로 돌아다니던 피가 나올곳을 찾아 해메이던중 그다지 나오기가 어렵지 않은 코로 분출되어버렸다. '으에엑?!' 그는 지금 일어난 상황에 너무나도 당황해서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뭐 할 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말 할수 없는 상황이지만 말이다. 그가 그렇게 망연히 있는동안 그의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은 뭐가 그리도 바쁜지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끝에 솜이달린 조그만 나무를 들고와 그의 코를 무 자비하게 쑤실려고 했다. 그의 위기의 순간.. 방문을 열고 들어온 어느 여 자와 그의 현재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가 이야기를 주고 받더니 그의 어머니 로 보이는 여자는 다시 그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그의 코에다 그녀의 젖을 약간씩 흘려넣었다. '뭐야?' 잠시 코가 간질거리는 느낌.. 그리고 "이추!" 그의 재채기와 함께 그의 입에서 피가섞인 검은색 이물질이 쨮어져 나왔다. '허억! 저....저....저건.. 으에엑!!' 그는 그 검은색 이물질을 보고는 식욕이 싹 달아나 버렸다. 그녀는 그녀의 딸 아영이를 안아들고는 등을 토닥이며 집의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아영이가 잠들자 재빨리 젖을 물린 그녀는 이제 적당한 햇빛을 받 는게 아이에게 좋다는 생각에 아영이를 안아들고 정원으로 나온것이다. 적 당한 햇빛에 적당한 날씨와 온도. 그녀는 문득 그러한 날씨에 기분이 좋아 져 자신의 딸의 얼굴을 들여다 봤다. 그녀의 사랑하는 딸 아영이는 이제 배 가 불러서인지 칭얼대지도 않고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빤히 쳐다봤 다. "에구. 이 이쁜것!" 아영이를 토닥이며 다시 정원을 거닐다 그녀는 정원의 의자에 아영이를 안 고 앉았다. 그러자 그녀의 귓가에 왱왱거리는 소리와 함께 벌한마리가 그녀 의 주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벌은 급기야 그녀의 뺨에 떡하 니 붙어버렸다. '벌은 가만히 있으면 쏘지 않아. 가만히만 있으면...' 그녀가 가만히 있자 그녀가 안고있던 아영이가 그녀를 넌지시 올려다 보더 니 그녀의 옷깃을 잡고 그녀의 무릎위에서 어깨위로 등반을 하기 시작했다. "위....위험.." "찰싹." 그녀가 움직이려는 찰나 아영이는 그녀의 어깨위까지 올라와 그녀의 뺨위에 있던 벌을 자신의 손으로 때려잡아 버렸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입에 물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더니 물고있던 손가락을 빼내어 벌이 앉았던 자리를 슬 슬 문질렀다. "꺄하!" 옥방울을 구르는듯한 아이의 웃음소리가 났다. 그러자 그녀는 조금전까지 무슨일이 있었냐는듯 아영이의 얼굴에 그녀의 얼굴을 가져다 대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아영아? 방금 웃은거지? 웃은거지? 한번만 더 웃어볼래?" 그러나 아영이는 여전히 자신의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입에물고 빤히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자고 일어났더니 뭔가 상당히 포만감이 느껴졌다. 잠들기 전에는 그렇 게 배가 고팠었는데. 그리고 그가 깨어나자 그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는 그를 안아들고 그가 계속해서 있었던 집밖을빠져 나왔다. 집밖을 나오자 그 는 주위로 펼쳐진 넓은 풀밭들과 보기좋게 자란 나무들. 그리고 이제까지 자신이 들어가 있던 집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은 전혀 본적이 없는 색깔과 자신이 살던곳에서는 엄청난 고가로 거래되던 '유리'라는 것이 자신이 있던 집에는 아무데나 붙어있었다. '히야... 저 유리들을 전부 우리세계로 가져가서 팔아먹으면... 얼마나 할 까?' 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그를 안고있던 그녀는 느긋한 걸음으로 풀밭 들을 겉더니 풀밭에 놓여있던 하얀 의자에 앉아 자신을 무릎위에 앉혔다. 그리고 웃으면서 자신을 내려다 보던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에? 우... 왜그러지?' 그가 자세히 그녀를 살펴보자 그녀의 뺨에 붙어있는 꽤나 큼지막한 벌 한마 리가 보였다. '숙녀분에게 저런걸 잡으라고 할 수는 없는거잖아.' 그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그녀의 옷깃을 잡고 무릎에서 어깨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그녀의 뺨에 붙어있는 벌을 손으로 쳐서 잡았다. '응... 벌에 쏘였을지도 모르니까... 벌에 쏘였을때는 침바르면 낮는다고 하던데..' 그녀는 자신의 검지손가락을 입에다 물고 침으로 적셔서 벌이 앉았던 그녀 의 볼을 살살 문질렀다. 그러자 그녀는 놀란표정으로 그를 돌아봤다. '응.... 역시 숙녀분들을 안심시킬때는 웃음이 최고겠지?' 그렇게 생각한 그는 그녀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였다. "꺄하!" 그러자 그녀는 더욱더 놀란듯 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뭐 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익숙한 단어 '아영이' 는 아마도 자신을지칭하는 말일거다. '응... 아까 기어오를때 손톱에 무리가 간건가? 손톱아프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오른속 검지 손가락을 입에 물고는 그녀를 빤히 바 라봤다. 그러나 그녀가 뭘 바라는 지도 모르는 지금 그는 또다시 빤히 그녀 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쿨럭 -_-;; 1화를 올렸는데 추천이 2개나 감동받았습니다. 추천해 주신 sayra님과 wing00님께 감사 꾸벅 ('') (,,) ('') 그리고 wing00님 환생한 그를 다시 판타지 세계로 돌려보내면 재미가 없어 질까요? 그녀를 다시 판타지 세계로 돌려보내서 실리스와 금단의 사랑에 빠 트리는 거다. 그럼 18세 미만 Story Of Fantasy의 궁극적인 완성인 것이답 +_+ ;; 저 위에건 당연히 농담입니다. 뭐... 스토리는 저도 장담을 하지 못하겠습 니다. 생각해 둔건 있지만... 글이란게 쓰다보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지라. 그리고 이 글은 주간 연재를 하려고 했지만 추천의 약발로 올리는 겁니다. 담글이 언제 올라갈지 기대는 -_-;; 이글 보신 모든분들... 존하루 되세요. 물론 안보신 분들도 존하루 되야겠 죠 『SF & FANTASY (go SF)』 15169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17 03:04 읽음:197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힘든 하루의 일과를 끝마치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는 남을 부려먹는데 익숙하기는 하지만 남을 부려먹는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 서인지 그는 자신의 운전기사조차 없었다. 그가 집에 도착해 집안으로 들어 가자 그의 아내는 오랫만에 거실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무척이나 집중 해 있는듯 문이 열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듯 했다. 그는 그런 그녀를 보 고는 뒤로 살짝 다가가 살며시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녀는 보고있던 책을 탁자에 내려놓더니 그의손을 살며시 감싸쥐었다. "오늘은 일찍오셨네요." "당신이 보고싶었으니까. 그런데 우리 공주님은?" "지금 좋은꿈을 꾸고 있을거에요." 그렇게 말하며 그를 돌아보는 그녀의 얼굴을 한동안 바라보다 그는 그녀에 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긴 입맞춤이 끝나자 그는 그녀를 안아들고 그들 만의 공간으로 갔다. "당신 살찐거 같아." "후... 애를 가진 여자는 많이 먹기 마련이잖아요?" 방으로 들어간 그는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는 자신의 상의를 벗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운에 달린 끈을 잡는순간... "챙그랑!!" 그들의 움직임이 잠시 멎었다. 그리고... "아영이의 방쪽이에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둘은 생각해 볼것도 없이 그들의 공주님 이 잠들어 있다는 방으로 뛰었다. 그는 딸의 방으로 뛰면서 이집에도 경호 원을 몇명 둬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에 다짐을 하고 있었다. 그가 문을 벌컥 열어버리자 안은 상당히 어두웠다. 그는 재빨리 문 주위의 전등스위치를 올 렸다. 밝아진 방안은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다만 창문이 깨져 있었을뿐. 그리고 아기침대에 누워있던 그의 딸은 갑자기 불을켜자 눈이 따가운지 눈 살을 찌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조금 익숙해 졌는지 그를 빤히 쳐다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동자를 몇번 깜빡이더니 다시 그의 아내를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꺄악!! 아영아! 코피!" "갑자기 무슨...." 그의 딸은 갑작스럽게 유혈사태를 일으켰다. 그가 눈을 떳을때 새상이 어두컴컴했다. 낮에 잠시동안 잠이든것 같은데 이 미 밖은 어두웠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어디에도 다른사람은 없었다. 그 는 한숨을 쉬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째서인가? 자신은 왜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환생을 한것일까? 그는 평소에 환생이란것을 믿지 않았던 관계로 더 욱더 얼떨떨할 뿐이었다. '역시 아이는 아무힘도 없으니까...' 그러던중 문득... 그는 마법적 능력은 어쩌면 살아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 다. 그는 죽기전 최고의 태고 이래로 최고의 마법사이자 검사로 불렸었다. 그러니 마법적 능력만 살아있다면.... 조금더 편해질지도 모른다. 검이란 육체에 전적으로 기대는 것이지만 마법이란 마나의 이해와 숙련도만 있으면 가능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조그마한 손을 움직여 수인을 맺어 갔다. 손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아 복잡한 수인이 필요한 마법은 불가능하겠 지만 간단한 바람을 부르는 마법이나 조그마한 불꽃등을 일으키는 마법등은 가능할 것 같았다. 몇번의 실패끝에 그는 간단한 빛을 부르는 마법을 성공 했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동그란 빛덩어리가 떠올랐다. '여..역시! 아이라도 마법은 가능하구나!' 그는 그래도 죽기전 가지고 있던 능력중 절반을 가지고 있다는게 상당히 기 뻣다. 그리고 너무도 기쁜나머지 이런저런 마법을 사용하다 공격용 마법인 불덩이를 만들어 날리고 말았다. "챙그랑!!" '으아아아악!! 저 유리가 얼마짜린데엣!! 실수다앗!!' 그가 그런생각을 하며 절규하고 있을때 바깥에서 발걸음소리가 들리더니 두 명이 뛰어들어왔다. 바깥의 빛을 받아 두명의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그의 현재 어머니와 아버지일 것이다. 그리고 뭔가 '달칵'하는 소리 가 나더니 방이 낮처럼 환하게 밝아졌다. '읏!! 이런 마법이...' 그는 잠시 눈이부셔 눈을 찡그리고 있다가 빛에 익숙해지자 두사람을 쳐다 봤다. 그리고..... '으에에엑?!!' 파격적인 둘의모습에 그는 경악했다.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은... 윗옷을 다 벗고, 아래옷마저도 허리끈이 풀어진상태...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은.... 아래위가 붙어있는 길다란 옷을 입고 있는데... 허리의 조임이 느슨해서인지 그녀의 젖가슴과 허벅다리가 훤히 들여다 보였다. '부부가 저런모습으로 할일이란??' 여기에 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침대보를 또다시 피로 적셨다. 하루중 가장 편안한 시간은 점심시간이 끝난 후이다. 그녀역시 그녀의 가족 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후 거실의 소파에 그녀의 공주님을 안고 그의 남편과 함께 앉아있었다. 남편은 몇일전 아영이의 방에 유리가 깨지는 사건이 있은 후 집안에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문득 아영이를 안고 있다가 아영이와 장난이 하고 싶었다. "아영아. 악수." 그러자 그의 남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보. 그렇게 어린애가 악수가 뭔지 알리가 없잖아." "그래도요. 혹시...." 그녀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아영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아영 이는 작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검지손가락을 잡고는 손을 흔들었다. "호호... 잘하네." "꺄하!" 그녀가 들어보는 아영이의 두번째 웃음소리.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들어보 는 첫번째 웃음소리. 그건 정말로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옥방울이 쟁반위 를 굴러가는 소리 같았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놀란눈을 하며 딸의 얼굴 을 들여다보며 소리쳤다. "아...아영아! 한번만.. 한번만 더 웃어볼래?" "이... 이렇게 귀엽다니잇!!" 그러나 그녀의 딸은 이번에도 역시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빤히 쳐다만 볼뿐 다시 웃지는 않았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딸이 웃음소리를 다시내지 않자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지만 조금전 들은 웃음소리 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아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녀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 다. "아영아. '엄마' 라고 해봐. 엄마." "여보. 태어난지 이제겨우 4달이 지난아이가 말을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래도요. 여보. 이렇게 계속 말을 시키면 조금이라도 빨리 말할 수 있을 지도....." 그녀가 말하던중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어마...?" 순간... 거실에는 오로지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리고.... "아...아영아! 다시. 엄마. 엄마." "아. 아니! 아영아! 아빠라고 해봐. 아빠."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잘못들은 것이 아닌지 다시 확인을 하려고 이렇게 소 리치고 있었지만 아영이는 또다시 반응이 없이 바라만 볼뿐이었다. "잘못... 들은건가?" "그럴지도..." "어마.....아파?" 순간... 딸을 안아든 그녀의 눈은 화등잔 만하게 커졌고 그녀의 남편은 너 무나 놀란 나머지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그날 그녀의 회사인'TCS' 전사원은 갑작스런 보너스를 받았고, 남편의 전부하들은 4일간 무상휴가를 받았다. 그는 몇일전 마법을 사용해 보고 느낀것은... 아마도 이세계에는 마법이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다. 그의 현재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가 마법을 사용할때마다 상당히 놀라는 눈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그가 사용한 마법이란 것은 눈치채지 못하는듯 했다. 그것을 확인한 그는 죽기전 의 세계에서도 마법이란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마법의 사용은 자중하기로 했다. 현재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아들고 그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야기도중 갑자기 그녀에게 뭐라고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뭐야? 악수를 하자는 건가? 거참... 처음 만나는 사이도 아니고.. 그렇지 만 숙녀분의 손을 부끄럽게 하는건 기사의 도리가 아니야.' 그렇게 생각한 그는 조그마한 손을 들어 그녀의 손가락을 잡고는 아래위로 흔들었다. 그러자 그의 현재 어머니는 그를 향해 웃어보였다. 그는 상대가 웃는데 자신이 웃지않는건 실례라고 생각하고 그녀를 향해 웃어보였다. "꺄하!" 순간 그의 현재 어머니와 아버지는 놀람을 넘어선 경악의 표정을 띄우며 그 에게 뭔가 말을 하기 시작했지만 그로서는 알아들을 수가 없는 말들이었다. 그래서 그는 다만 그 말들을 한귀로 흘려버리며 멀뚱히 둘을 쳐다볼 뿐이었 다. 그러자 그의 현재 어머니와 아버지는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영아. 엄마********. 엄마." 그녀의 다른말은 알아 들을 수 없었지만 그를 지칭하는 '아영' 이라는 단어 와 웬지 상당히 강조해 2번이나 말해주는 '엄마'라는 단어가 귓속으로 들어 왔다. '뭐야? 어쩌란거야? 엄마? 그게 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단어의 뜻을 물어볼 생각으로 말을 하려했다. 그러나 아기의 혓바혓바닥은 아직도 힘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단어의 발음조차 상당 히 어려웠다. 그러한 이유로 그의 입밖으로 튀어나간 단어는.... "어마....?" 순간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경악의 도를 넘어선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 다. 그리고 잠시동안의 그런정적이 지난후.... "****아영아! ****. 엄마. 엄마." "***. ****! 아영아! 아빠******. 아빠."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뭐가 그리도 놀라운지 그의 얼굴을 놀란 눈으로 보 며 둘이 동시에 외쳐댔다. 그러나 이번에도 알아들은 말은 그녀를 지칭하는 '아영아!'라는 말. 그리고 '엄마' '아빠'. 그는 어쩌라는 것인지 몰라서 다 만 빤히 그둘을 쳐다만 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다시 실망하는 얼굴로 서로 뭔가 말을 하기시작했다. '음.... 설마 저말을 따라해보라는 건가? 그럼 엄마는.. 여자? 아빠는 이세 계의 남자를 가리키는 말인가?' 그리고 그는 다시 돌아가지 않는 혓바닥을 힘겹게 놀려 그말을 따라했다. "어마.....아파?" 뭔가 섭섭한 얼굴을 하던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의 말을 듣는순간 눈을 크게 뜨고 동작을 멈춘다음 그의 얼굴을 한참동안 쳐다보더니...... 비명을 지르며 즐거워하기 시작했다. ---------------------------------------------------------------------- 분명히 밝힘니다. 이글은 주간연재 Story Of Fantasy 입니다. 다시한번 강 조를.... '주간연재'입니다. 쿨럭... 위에 말은 저렇게 해놓고... 거의 하루에 한편꼴로 올려버리고 마 는군요. 박주영님의 조르기에 제가 져버렸습니다. -_-;; 좋은하루 되시고요. 지금 주무시는 분들은 좋은꿈 꾸시길 빌겠습니다 『SF & FANTASY (go SF)』 15227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17 21:04 읽음:194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냉장고를 열어보고는 오늘저녁 찬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일하 는 아주머니를 두는 수도 있지만 그녀는 가족의 식사는 자신의 손으로 만들 어야 한다는 생각에 음식만은 언제나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물론 이건 유학생활을 하던당시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익힌 음식솜씨를 묵히기가 아까 워서라는 이유도 크게 한몫을 했다. "아영아. 우리같이 시장이나 보러갈까?"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리는 없지만 그녀는 딸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아영이를 안아들고 집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물론 그녀에게는 돈이야 주체를 하지 못 할 정도로 있지만 가까운 거리의 마트에 가는데 굳이 차를 몰고가는 귀찮음 은 피하고 싶었다. 밖으로 나오자 아영이는 뭐가 그렇게도 신기한 건지 주 위를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영이는 밖을 처음 보는구나."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아영이의 뺨을 토닥이며 걸음을 걸었다. 그녀의 집에 서 5분걷자 앞에 mega mart라는 커다란 곳이 보였다. 그녀는 물건을 담을 손수레를 가지고 그곳에 아영이를 앉혔다. 그리고 그녀는 손수레를 끌면서 천천히 마트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음... 오늘 저녁은 뭘로 하는게 좋을까..." 그녀가 꼬마들용 완구앞을 지나갈때쯤 갑자기 아영이가 반응을 일으키기 시 작했다. "꺄우우?!" 웬만한 일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영이의 갑작스런 반응에 그녀는 뭐가 아영이에게 반응을 일으키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져 아영이의 시선이 머 무는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어린이용 장난감들이 전시돼어 있었다. 그중 아영이의 시선이 머무른 곳은 왠지 약간은 징그럽게 생긴 도마뱀 같은 파충 류의 일종인데... 머리에는 뿔이 달려있고, 등에는 날개가 달린 약간은 판 타스틱한 인형이였다. "아영아. 저게 좋아?" 그러나 아영이는 그녀의 말을 들은건지 못들은건지 시선조차 돌리지 않고 그 인형을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딸이 저것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하고는 아영이의 취향이 참으로 독특하다고 생각했 다. 보통의 여자아이라면 예쁜인형이나 귀여운 인형등을 좋아하는게 아닌가 ? 뭐 그렇지만 딸아이가 저렇게 시선을 떼지 못할 정도로 좋아하는데... 라 고 생각한 그녀는 그인형을 집어들어 수레에 집어 넣었다. "꺄우?!!" 그 인형을 아영이의 근처에 놓아두자 아영이는 너무나도 놀란듯 소리를 지 르며 인형에서 후다닥 떨어졌다. '이건 무슨 반응이라고 생각해야 되는거지?'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아이의 행동을 어른이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아영이에게는 신경을 끄고는 다시 찬거리를 찾아 걷기 시작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아영이는 그인형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인형을 쿡 찔 러봤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는 살며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워낙에 리얼하게 만들었으니까.'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주위를 둘러보려는 찰나.. "꺄우우웃!!" 수레에 타고있던 아영이가 이상한 소리와 함께 그 인형을 마구잡이로 구타 하기 시작했다. 짧디 짧은 손발을 마구 움직이며 그 인형을 구타하는 모습 에 그녀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후 아영이는 있는 힘을 다해 인형을 수레 밖으로 던져버리고는 털썩 주저앉아 한숨을 쉬었다. 그런 딸의 모습에 그녀는 아기도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나 보다...라고 생각하고는 아 영이를 안아들었다. "우리 공주님.. 무슨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이 쌓였어요?" 그녀는 아영이를 안아들고는 그렇게 말해봤지만 아영이는 다만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쳐다볼뿐 아까같은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는 자 신이 딸에게 뭔가 잘못한게 없는가를 생각하느라 한참을 고민했다. 그는 현재 어머니는 그를 안고 어디론가 나가는 중이었다. 요즘은 자주 나 오는 그 풀밭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니 커다란 문이 나왔다. 문밖으로 나가 자 그로써는 전혀 본일이 없는 세상이 펼쳐졌다. '우아앗!! 마차가 말도 없이 움직인다?!' 여러가지 색갈의 마차로 보이는 것들이 정말 말도 없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 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세계에서는 전혀 볼수없는 수십층짜리 건물들은 그 를 경악하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 그를 안아든 그의 어머니는 몇분동 안 걸어서 어느 커다란건물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상한 수레를 하나 가져오더니 그를 거기에 앉혔다. '음... 여기는 시장인건가? 시장도 특이하게 만들어 두는데?' 그 건물의 안에는 온갖 종류의 물품들이 보기좋게 정리되어있었다. 그의 어 머니는 그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필요해 보이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골라서 그를 앉혀둔 수레에 담았다. 그렇게 물건을 사며 건물안을 돌아다니던중.. 그의 눈에 띄는 한가지가 있었다. '허어억!! 저...저건.. 드래곤?!' 그건 분명히 꿈에서도 보기싫은 드래곤 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된건지 드래 곤의 크기는 매우 작았다. 그러나 상대는 드래곤. 크기가 아무리 작다고는 하나 그 존재만으로도 가장 강력하다고 하는 생물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계속 드래곤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기를 잠시.. 그 의 현재 어머니는 그런 그를 보더니 갑자기 그 드래곤을 번쩍 들어서는 그 의 옆에다 갖다 놨다. "꺄우우?!" 그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르며 드래곤에게서 부터 떨어졌다. 그 는 현재 아기의 상태. 드래곤의 크기가 아무리 작다고 해도 위험한 것이다. 그렇게 쳐다보기를 잠시..... 그는 드래곤이 움직이지 않자 호기심에 살며 시 다가가서 손가락으로 쿡 찔러봤다. 그러나 드래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 다. '오옷!! 이건... 드래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어 둔것인가?!' 거기에 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전생에 드래곤 때문에 고생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곧 분노로 이어졌고, 그 분노는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꺄우우우웃!!" 그는 기합소리를 치며 드래곤을 마구잡이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 삐죽한 입을 주먹으로 치는가 하면 그 뽈록한 똥배를 발로 꾹꾹 밟기도 했다. 그리 고 그는 스트레스의 해소가 되자 드래곤의 꼬리를 잡고 있는힘껏 수레의 바 깥으로 던져버렸다. 그는 그렇게 드래곤을 던져버리고 나자 긴장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자 그의 현재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 를 들여다 보며 뭐라고 말을 했지만... 그로써는 역시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들. 그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 방법밖엔 없었다. 그는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여러가지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술생각이 간절하게 일었 다.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와 딸이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래서인지 기 분이 약간 풀리긴 했지만 술생각이 간절한건 여전했다. "하아. 오늘은 술생각이 간절하군." "그래요? 그럼 저녁을 드시면서 한두잔 정도는 괜찮아요." 그는 그렇게 웃으며 말해주는 그의 아내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리고 집안 으로 들어가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고는 양주한병을 가져왔다. "요즘 부하들이 귀찮게 해서... 걱정이군. 어디보자... 우리공주님 오늘은 뭘하면서 놀았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딸을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는 술을 한잔 따라서 입에 털어넣듯이 마셨다. 그리고는 문득.. 딸아이가 식탁위의 술병을 물끄 러미 바라보는것을 느꼇다. "하하. 우리 공주님. 벌써부터 술을 밝히시는 거에요?" 그는 장난삼아 양주잔에 술을 한잔 따라서는 딸의 입에 갖다댓다. "여보. 그러다가 진짜로 마셔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하하.. 이런 아기가 무슨수로 이렇게 쓴 술을 마시겠어?" 그가 그녀와 이런 이야기를 하는도중 갑자기 그의 딸이 술잔을 잡더니 확 기울여서는 자신의 입에 술을 털어넣었다. 순간... 그와 그의 아내는 너무 도 놀란 나머지 할말을 잃고는 그들의 딸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들의 딸은 가만히 있을 생각이 없는것인지 그의 손에 쥐여져 있는 술잔을 뺏어서는 양손으로 잔을 들고 그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이거... 아무래도 더 달라는 표시같지 않아?" "그.. 그런거 같긴 한데..." 그는 시험삼아 딸아이가 들고있는 잔에 술을 따라줬다. 그러자 딸아이는 다 시 그 술을 입에 털어넣고는 그의 손에 잔을 쥐어줬다. "뭐... 뭐야? 이번에는 내가 한잔 마시라는 건가?" "......" 그의 아내는 아예 할말을 잃어버린듯 눈을 최대한 크게 뜨고 딸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는 딸에게 받아든 잔에 술을 부어 입에 털어 넣어 버렸다. 그 러자 딸은 또다시 보채기 시작했다. "이거 아무래도 다시 한잔 달라는 말 같은데? 하핫! 어린나이에 주도를 아 는구만." 그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설마 이번에도 이 쓰디쓴 술을 이렇게 어린 아기 가 마시리라 생각은 하지 않고 술을 따라서 딸아이의 손에 잔을 쥐어줬다. 그러자 딸아이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다시 술을 다 마셔버렸다. "여보. 나 없는 사이에 아영이한테 술마시는 거라도 가르쳤어?" "....가르칠리 없잖아요." 그가 아내와 말하고 있는사이 딸아이는 잠시 가만히 있더니 그의 다리위에 풀썩 쓰러졌다. "아영아!!" "이.... 이런!!" 그의 아내는 그에게서 아이를 뺏듯이 안아들고는 상태를 살폈다. "휴우... 잠든거로군요. 다행이에요." "하아... 술을 마시는 아기라..." 그와 그의 아내는 딸이 어디서 술을 배웠을까에 대해 심히 고민을 하기 시 작했다. 그는 현재 그의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천금과 같은 첫키스 를 뺏어가버린 장본인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그것도 자신을 좋아 해서 하는 것이라 조금씩 감정이 누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현재 아버지는 저녁때쯤에 돌아왔다. 평소에는 그와 그의 어머니 를 보며 헤실거리는 모습이 매우 헤퍼 보이지만 오늘은 왠지 얼굴이 굳어 있는것 같았다. 그리고 현재 어머니와 무슨 말을 주고받더니 피식 웃으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을 다 먹은 그의 아버지는 어디선가 이상한 유리병과 유리로된 조그마 한 잔을 들고왔다. 유리병 속에는 약간은 노란빛을 띤 액체가 찰랑거리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향해 웃어 보이며 그를 안아들어 자신의 무르 에 앉히더니 병의 뚜껑을 열고는 조그마한 잔에 따라서는 입에 털어 넣었 다. '아앗!! 저..저건.. 술이잖아!' 그는 술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아니... 차라리 적당히 즐기는 타입이라는게 옳을 것이다. 정말... 그가 술을 마셔본지가 언제인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 지 않을만큼 오래되었다. 그런 생각에 그는 식탁위의 술병을 물끄러미 바라 봤다. 그러고 있길 잠시.... 그의 아버지가 웃으며 술을 따라서는 술잔을 그의 입에 가져다 댔다. '아앗!! 이게 왠 횡재란 말이냐앗!!' 그는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잔을 기울여 술을 입에 모두 털어넣었다. 오랫 만에 마셔보는술. 그것은 그의 세계의 어떤 술보다도 품질이 좋은 듯 했다. '후아... 맛 좋다. 설마 한잔으로 끝내는건 아니겠지? 쪼잔하게?' 그는 술잔을 잡고는 그의 현재 아버지를 빤히 쳐다봤다. 설마... 자식과 부 모는 마음으로만으로 통하는 사이라는데 이런것 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는 자신의 첫키스를 빼앗은 것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 었다. 그런 그의 생각이 통했던 건지 그의 아버지는 그가 들고있는 술잔에 다시 술을 채워줬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시선을 안주삼아 그는 다시한 번 술잔을 비워버렸다. '이야.. 좋다앗! 그렇지만 역시 술은 주거니 받거니 아니겠어?' 그렇게 생각한 그는 술잔을 그의 아버지 손에 쥐어주고는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무언가 말을 하더니 술을 따라서 입에 털어 넣었다. '아앗!! 술은 주거니 받거니라니까!'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다시 술을 줄것같지 않자 그는 아래에서 옷을 잡아당 기며 술잔을 빤히 바라봤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다시 술을 채워 술잔을 그의 손에 쥐어주며 어머니와 말하며 웃기 시작했다. '하하! 눈치 빨라서 좋긴 하다.' 그는 받아든 술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입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잠시후... 조금전부터 어지럽기 시작하던것이... 방금 들어간 술을 시작으로 속에서 일어나기 시작... 곧 취기는 머리에 도달해서 그의 이성을 빼앗아 가버렸 다. '우아암... 그래도 좋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버지의 다리위에 풀썩 쓰러졌다. ---------------------------------------------------------------------- 주.간.연.재 Story Of Fantasy~~~~~~~~~~~~~~~~~~~~~ 그런데 난 왜 하루에 하나씩 올리는거지? -_-; 이글을 읽어주시는 감사하신 님들. 이 글은 주간연재입니다. 고로 다음글이 언제 올라올지 모른다는... 그리고 제가 물어본것에 대한 답변을 해주신 구태훈님. 이자리를 빌어서 감 사드리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구요. 이제 주무시러 가시는 분들은 좋은꿈들 꾸시길.. p.s 성실연재 soul blade 도 많이 읽어주세요 -_- 『SF & FANTASY (go SF)』 1538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18 22:54 읽음:1922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역시 사람이 많군.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여보. 원래 대형백화점에 주말은 언제나 사람이 많은거에요." 그의 아내는 힘든기색도 없이 딸을 안아들고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도..도데체... 나는 아직도 왜 이사람이 귀엽게 보이는거야?' 그는 문득 그렇게 생각하고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딸이 어쩌면 자신의 아내 를 빼다 박지 않았나 생각했다. 현재 그의 일가족이 있는곳은 커다란 백화 점안. 일요일이라 이래저라 가족 나들이를 하러 나온 아내가 살것이 있다며 무작정 백화점 안으로 직행을 해버린 것이다. 그는 자신이 아내에게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군말없이 백화점 안을 따라 다니고 있었다. "우리 공주님. 피곤하지 않아요?" 그는 아내의 팔에 안겨있는 딸의 얼굴을 들여다 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자 그의 딸은 자그마한 손을 내밀더니 그의 입술을 만졌다. "하핫! 누굴닮은건지 정말 귀엽다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부대끼며 백화점안을 돌아다니던중 갑자기 그의 딸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꺄! 아우..." 그와 그의 아내는 무엇때문에 딸이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지 몰라서 어리둥 절 할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딸은 자뭇 심각한듯 아내의 옷을 잡아당기 며 뭔가를 보채고 있었다. "아영아. 뭐가 그렇게 문제에요? 여긴 사람이 많으니까 조용히 해야해요." 그의 아내가 딸을 달래 봤지만 딸은 여전히 뭔가를 보채며 소리를 냈다. 그 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 딸은 아쉬운 눈을 하며 그와 그의 아내를 물끄러 미 쳐다봤다. "우리 아영이. 뭐가 문제였나? 그나저나 오늘은 당신 옷이나 한벌 사야겠어 요. 매일 그런 답답한 옷만 입으면 아이의 정서에도 좋지 않다구요. 아직 나이도 젊으면서 꼭 그렇게 노인네 같은 옷을 입어야되요?" "내 옷이 그렇게 나이가 들어보여?" "물론이죠. 빨리요." 그의 아내는 그를 질질 끌다시피 옷가게로 끌고갔다. 그리고 그에게 어울리 는 여러가지 옷들을 산후 계산대에 섰다. "응.... 어머나... 지갑이.." "왜? 아까 백화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지갑이 있었잖아?" "그런데.... 지금은 왜 없는거지? 당신 돈 가진거 있어요?" "나도 오늘은 지갑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는데..." 그는 매우 당황했다. 현재 간단한 가족 나들이를 나온 관계로 그는 지갑을 들고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백화점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 아내 가 가지고 있던 지갑이 어디론지 사라진 것이다. "앗! 헨드백에 칼로 구멍이..." "이런. 소매치기로군." 그와 그의 아내는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물건을 사려고 계산대에 들고 왔 는데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하다못해 카드라도 있으면 계산을 하겠지만 지갑을 통채로 잃어버린 것이다. "하아. 그럼 이것들 도로 제자리에 가져다 놔야겠군." "그래야 겠어요." "아우....." 그들이 당황해 하고있자 그의 딸이 아내의 옷을 잡아당기며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그래요. 우리 공주님. 무슨말이... 응? 아영아? 손에 들고 있는게 뭐야?" 그녀의 말대로 딸의 손에는 거의 주먹만한 유리가 들려있었다. "잠깐... 이거 아무리 봐도 다이아몬드 같은데?" "여보. 말도 안되요. 이렇게 커다란 다이아 몬드가 어디있다고.. 이건 적게 잡아도 수십 캐럿은 되보이는데..." "그래도... 어디. 그럼 보석상에가서 한번 물어보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딸의 손에있던 다이아로 보이는 유리를 들고는 보석 상으로 갔다. "이걸 팔면 얼마정도 받을 수 있습니까?" "잠깐만요. 어디봅시다." 보석상은 그에게서 그것을 받아서는 한참동안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리고는 점점더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그에게 소리쳤다. "이... 이걸 어디서 구한겁니까? 정말로 돈으로 파실려고 하시는 겁니까? 이렇게 멋진 세공에 품질 좋은 다이아몬드가... 거기다 이만한 크기라니.. 이런건 돈으로 따질만한 물건이 아닌데..." 그는 문득 딸아이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의 아내도 딸아이의 얼굴을 보면 서 저걸 어디서 놨냐고 물어보지만.... 딸아이가 대답할리는 없는 것이다. "까르르.." 다만 딸아이는 그와 그의 아내에게 천사같은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다. 그 웃음을 본 그는 어느새 다이아 몬드같은 일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는 "우와앗! 누굴 닮아서 이렇게 귀여운거얏!" 이라고 말하며 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비볐다. 그는 역시 고슴도치였던 것이다. 그는 현재 어머니의 팔에 안겨서 어떤 건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건물이란것이.... 엄청나게 컷다. 높이는 여태껏 자신이 본건물중 가장 높았고, 넓이또한 엄청났다. '후와아! 저런 건물이라니. 저건 왕성보다도 훨씬 더 멋지잖아.' 그렇게 생각하고있는 그를 안고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은 정말 이세계에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 로 사람이 많았다. 그중 그의 눈에 띄는것은.. '우옷!! 계단이 저 혼자 움직인다?!' 혼자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 그리고 혼자서 밑으로 내려오는 계단.. 사람 들은 걸을필요가 없이 서있기만 하면 내려오는것과 올라오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후와... 저런건 어떻게 움직이는 거지?' 그가 움직이는 계단을 보며 신기해 하는 동안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떤 좁은 공간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른 사람 몇명이 더 들어오자 문이 자 동으로 스르르 닫혔다. '아앗! 마법도 아닌데 문이 저절로 닫혀?!' 그가 신기함에 경악을 하는동안 몸이 이상하리만치 무거워 지는 느낌을 받 았다. 그리고 잠시후 다시 몸이 붕 뜨는느낌... 그리고 '띵'하는 소리가 나 더니 문이 다시 스르르 열렸다. 그러자 그의 부모님과 사람들이 다시 그문 으로 하나둘 나가기 시작했다. '에... 도로 나갈꺼면 왜 들어온거지?'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잠시... 같은 문으로 나온 밖의 모습은 전혀 달 랐다. 그러자 그는 패닉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 세계에 마법이 존재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거의 기정 사실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 황은 마법이 아니라면 그의 사고체계로는 설명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패닉에 빠져있는동안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건물안을 걸으면 서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걸어가는 동안 그의 아버지가 다시 그의 입 술을 빼앗으려는 간악무도한 일을 저지르려 했으나 그의 손에 막혀 더이상 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건물안은 사람이 워낙에 많은나머지 이리저리 부대끼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렇게 부대끼고 있는사이.... 그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둘러봤더니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이 그의 어머니의 가 방의 아래쪽을 조그마한 칼로 찢어내고는 네모난 가죽덩어리를 빼내는 모습 을 봤다. '우엑?! 저...저건.. 도둑질 아니야? 이봐요! 가만히 있으면 저거 다 가져 간다구요옷!!' 그는 다급한 마음에 어머니의 옷을 잡고는 급한 표정으로 흔들어 보였으나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를 빤히 쳐다만 볼뿐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도둑질을 하고있던 그는 노리던 물건을 가지고 유유히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아아... 진정 이 둔한 사람들이 현재 내 부모님이란 말인가?' 그는 마법을 사용할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서 타겟이 어느것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의 마법은 너무나 위험하다는 결론 하에 포기해 버렸다. 그렇게 그가 한숨을 쉬고 있는사이 그의 어머니와 아 버지는 이세계의 사람들이 입는 옷들이 많이 전시된 곳으로 들어가 옷가지 를 고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옷들을 다 고르더니 그것을 가지고는 어떤 여 자의 앞에 섰다. 그리고 여자의 얘기를 듣고 잠시동안 그의 어머니가 가방 을 뒤지는가 싶더니.....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하아...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 응..... 아! 그렇지. 예전에 드 워프들에게서 받은 그 보석! 그거면 어떻게 해결되지 않을까?' 그는 옛날 드워프들에게 받은 보석을 차원의 틈새에 던져놓은것이 생각나자 즉시 수인을 맺으며 보석을 찾으려고 했다. 그의 작은 손으로 수인을 맺는 건 어려웠지만 몇번의 실패끝에 그는 크기가 약간 커다란 금강석을 하나 손 에 쥘 수 있었다. '이거좀 받아가요옷!! 이 둔한 사람들아!' 생각같아선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의 입을 통해 나온말은 아이의 정서 에 맞게 상당히 순화되어있었다. "아우...." 그가 그렇게 말하며 그의 어머니의 옷을 잡아당기자 어머니가 그를향해 뭔 가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뭔가 이야기를 하더니 반지와 목걸이들이 전시되 있는곳으로 갔다. 그리고 자신이 꺼낸 금강석을 거기에 있는 사람에게 넘겨주고는 뭔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자 그의 아버 지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그의 어머니는 그를 들어서 그의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뭔가 말을 했다. 그 얼굴이 상당히 걱정스러워 하는 얼굴 같 았다. '흠... 역시. 숙녀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는게 기사의 도리. 숙녀의 걱 정을 한번에 날려버리려면 판타스틱한 미소가 최고지.' 그렇게 생각한 그는 그녀를 향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까르르...."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미소를 지어보였고, 그의 아버지는 잠시 굳은듯 하더 니 갑자기 다가와 그의 얼굴을 잡고는 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우왓!! 이양반아! 뭐하는거야?!' 그는 그의 현재 아버지가 상당히 피곤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 거참.... 말로만 주간연제로군요 -_-; 뭐... 이번화는 왠지 제가 적어놓고 도 맘에 들지 않는다는.. 양도 부족하고... 그래도 그냥 그런대로 봐주세요 -_-;; 그리고 조성익님..... 적!어!도! 이틀에 한편이라니요옷!! -_-;; 전 엄연한 학생이란 말입니다앗! -_-;; 하아... soul blade도 써야 되는데... 왠지 글빨이 안받는다는... 나도 슬 럼프라는걸 겪는 건가? -_-;; 그리고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좋은하루 되세요. 그럼..... 20000~~ 『SF & FANTASY (go SF)』 1546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19 22:49 읽음:1847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현재 말도 없이 잘 달리는 마차안의 의자에 앉아있었다. 처음 이 말도 없이 달리는 마차에 탓을때는 너무도 놀란나머지 환성을 질렀지만 지금은 오히려 무덤덤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겠다. 현재 그의 어머 니는 부재중. 그래서 그의 아버지가 그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 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반항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닌지라 묵묵히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얼마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몸에 있는 끈을 풀어내더니 그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그 마차밖으로 나가서 커다란 건물안으로 들어갔 다. 그가 건물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그를향하는 것같은 말들이 들려 왔다. 그러던중 어떤 여자가 하는말을 들은 그의 아버지는 갑자기 인상을 팍 굳히더니 화가난 얼굴로 그 여자를 향해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그여 자가 뭐라고 한마디를 더하자 그의 화가난 얼굴은 갑자기 헤벌쭉 웃는 얼굴 이 되어서는 그 여자에게 뭐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거참.... 정말 감정변화가 엄청난 사람이군.' 그는 그의 아버지를 빤히 쳐다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가 그렇게 빤히 쳐 다보고 있자 그의 아버지는 그의 시선을 느낀건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다 가 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비벼버렸다. '켁! 설마 이사람은 이게 감정 표현은 아니겠지?' 그는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의 이마를 밀어냈다. 그러자 그 의 아버지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그를 향해 웃어보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아버지가 조그마한 금속의 문앞에 서서 기다리자 문이 자동으로 열렸 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 열린 문으로 들어갔고, 잠시후 문이 닫혔다. 그리고.... 전번에 느꼇던 몸이 무거워 지는느낌.. 그리고 잠시후 가벼워 지는 느낌이 난후 또다시 문이 열렸다. 그러자 역시 다른곳으로 나왔다. '하아.. 도데체 이건 무슨 원리야?' 그가 그 이상한 공간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고 있을때 그의 아버지는 커다 란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거기에 대기를 하고있던 여자가 웃으며 뭐 라고 말하자 그의 아버지또한 웃으며 말을 해주고는 문안으로 들어갔다. 안 은 엄청나게 넓은 방이었다. 중앙에는 푹신해 보이는 의자가 여러개 놓여 있었고, 맞은편에는 커다란 책상과 의자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 커다 란 책상쪽으로 가더니 그를 책상위에 올리고는 자신은 의자위에 앉았다. '우와.. 신기한게 많다!' 그 책상위에는 신기한게 무척이나 많았다. 그중 가장 그의 눈길을 끈것은 하얗고 네모난상자 같은것에 빙빙꼬인 줄이달려있는 길쭉한 상자가 하나 올 려져 있는 것이었다. 그는 호기심에 그리로 기어가서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쿡 찔러봤다. '이건 도데체 뭐하는 물건이야?' 그는 신기해 하며 그물건을 바라보고 있자 그의 아버지가 그런 그를 보며 웃어보이더니 그 물건위에 튀어나온 부분을 누르고는 뭐라고 말을 했다. 그 러자 잠시후 바깥에 있던 그 여자가 손에 뭔가를 들고 안으로 들어와 그의 책상위에 놓았다. '음... 저건 먹는건가?' 그의 아버지는 그 여자가 들고 들어온 조그마한잔에 담긴 검은 액체를 한모 금 들이키며 그를 보고 있었다. 그는 조그마한 바구니에 담겨져있는 여러가 지 것들을 한참 뚫어지게 쳐다만 봤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피식 웃으며 그중 하나를 잡더니 그의 입에다 넣어줬다. '이잇! 아직 이빨도 다 안났는데...' 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것은 입안에 들어오자 살살 녹아버렸다. 왠지 먹을만 하다고 생각한 그는 이제는 주저없이 그것들을 주워먹기 시작했다. 그런 그 의 모습을 본 그의 아버지는 피식 웃음을 보였지만 그는 별로 신경쓰지 않 았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가 갑자기 그 하얗고 네모난 상자에서 소리 가 들려왔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뭔가 대답을 하고는 그를 안고는 책상 앞에 놓여있는 낮은 의자들로 걸어가서는 그앞의 탁자에 그를 올려두고는 빤히 쳐다만 봤다. '뭐야? 눈싸움이라도 하자는 거야?' 그렇게 생각한 그는 그의 아버지를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잠시후 문이 열 리더니 덩치가 좋은 남자 한명이 들어왔다. 그런데.... '대....대머리라니.... 그것도 저렇게 반짝이는..' 들어온 남자의 머리는 정말로 반짝이는 대머리였던 것이다. 그는 그렇게 반 짝거리기 까지하는 대머리는 처음 보는지라 너무나 신기한 나머지 그를 뚫 어지게 쳐다봤다. 그러자 대머리 남자는 그를향해 인상을 한번 써보이더니 그의 아버지와 뭔가 말을하기 시작했다. '우와... 저 머리 만져보면 어떤 손느낌일까?' 그는 생각은 곧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의였기 때문에 생각이 난김에 그 대머리 남자에게로 기어가서는 그의 옷깃을 잡았다. 그리고는 그의 어깨위 로 올라가려고 온힘을 다해 기어올랐다. 그러자 그 대머리 남자는 그를 번 쩍 들어올리더니 그의 얼굴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댔다. '오옷! 이러면 만지기가 더 쉽지.' 그렇게 생각한 그는 손을 뻗어 그 대머리남자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봤 다. 정말 뭘로 밀었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머리가 나지 않은건지 머리는 상당히 미끌미끌했다. 그가 그렇게 머리를 살살쓰다듬자 그의 아버지는 갑 자기 입을 가리며 웃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의자에 쓰러지며 배를잡고 웃 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를 들고있는 대머리의 남자는 그를향해 뭔가 벌래라 도 씹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봐. 아저씨. 스마일~~' 그렇게 생각한 그는 그 대머리 남자를향해 웃어보였다. "꺄르르..." 그러자 그 대머리 남자는 급기야 한숨을 푹 쉬더니 그를 내려놓았다. 그러 자 그의 아버지는 뭐가 그렇게도 웃긴지 이제는 아예 배를 잡고 뒹굴기 시 작했다. '역시 저사람은 뭔가 이상해....' 그는 그의 아버지를 그렇게 평가했다. 그의 딸은 현재 그의 옆에 앉아있었다. 처음 차를 탈때는 뭐가 그렇게 무서 운건지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더니 이제는 아무말없이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는 그의 딸을 보며 정말 착한 아이라 생각했다. 태어난지 꽤 지났지만 울 음을 보인것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고 뭔가 가리는 것도 없고, 뭔가를 심 하게 보채지도 않는다. 물론... 그는 그런점이 아쉽기도 했다. "아영아. 다왔다. 아버지가 일하는곳은 처음보지? 그럼 우리한번 들어가보 자."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안전벨트를 풀고 딸을 안아들고는 자신이 현재 쓰고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를향해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보스." 그는 자신의 귀로 들려온 저 '보스'라는 말에 화가 나고 말았다. 그는 평소 에도 '보스'라는 말은 어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를향해 '보스'라고 부 르는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보스'라고 부 른 그 여자에게로 머리를 돌렸다. "딸이 정말 귀엽네요." 그녀가 웃으며 말하자 그는 곧 화난얼굴이 헤벌쭉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그렇지? 정말 이쁘지? 정말... 우리 딸네미. 누굴 닮아서 이렇게 이쁘냐?" 그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며 웃고있자 그의 딸은 그의 팔에 안겨서는 그를 빤히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는 그 모습이 너무도 귀여운 나머지 딸의 이마 에 그의 이마를 비비적댔다. 그러자 그의 딸은 그의 이마를 살짝 만졌다. 그는 딸의 이마에서 자신의 이마를 땐후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그리고 엘 리베이터의 안으로 들어간후 자신의 방이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그의 딸은 엘리베이터가 신기한건지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오자 안그래도 커 다란 눈을 더욱 커다랗게 뜨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가 그의 방을 향해 가 자 그의 비서가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어머... 따님이 정말 예쁘시네요. 크면 정말 엄청난 미인이 되겠어요." 그말을 들은 그는 비서를 향해 웃어주고는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책상에 딸을 앉히고는 그는 의자에 주저앉았다. 딸은 책상위에서 잠시 두리번 거리더니 전화기로 기어가서는 손가락으로 전화기를 쿡 찔렀다. 그 는 그 모습을 보고는 새삼스래 딸아이의 귀여움에 감동을 받으며 전화기의 호출버튼을 눌렀다. "여기.. 커피한잔과 아기가 먹을만한 과자좀 줘." 그가 그렇게 말하고 잠시후 비서는 과자를 담은 조그만 바구니와 커피를 들 고 들어와 그에게 건넸다. 그는 과자 바구니를 그의 딸 근처에 놓았다. 그 의 딸은 한참동안 과자바구니를 쳐다보며 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걸 한동안 보고있던 그는 과자 하나를 꺼내들어 딸의 입에다 넣어줬다. 딸은 처음에 하나를 먹어보더니 급기야 과자바구니를 끌어안고 과자를 주섬주섬 주워먹었다. '으윽...! 내 딸이지만... 정말 귀엽다.' 그가 그런생각을 하며 딸을 보고있을때 전화기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우님이 잠시 뵙기를 바란답니다." "....들어오라고해." 그는 책상위에 앉아서 과자를 주워먹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딸을 다시 안아 들고는 소파로 걸어가 소파앞의 탁자에 딸을 앉히고 자신은 소파에 앉았다. 잠시후 그 방안으로 덩치가 엄청난 남자가하나 걸어들어왔다. 190은 충분히 넘어갈 정도의 덩치에 그럼에도 잘 다져진 몸매. 그리고.... 반짝이는 대머 리. 그는 현우를 보며 말했다. "앉아라." 그러자 현우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자신의 딸을 한번 힐끗 보고는 그에게 말했다. "형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요. 형님의 모든걸 저기 꼬마에게 넘길겁니까 ?" "꼬마가 아니라 내 딸이겠지." "전 그게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애가 바란다면." 그가 그렇게 말하자 현우는 잠시 놀란기색을 띠더니 그에게 말했다. "형님. 형님은 저런 여자아이가 저같은 인간을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 현우가 그렇게 말했을때 그의 딸이 탁자위에서 엉금엉금 기어가 현우의 옷 깃을 잡았다. 그리고는 위로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곰다. 그러자 현우는 자 신의 딸이 귀찮은듯 그녀를 두손으로 번쩍들어 자신의 얼굴앞에 가져다 대 고는 인상을 한번곰다. 그의 얼굴은 험악하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는 얼굴 로 보통의 아이라면 단번에 울음을 터트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딸은 자그마한 손을 내밀의 현우의 대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마치... 부하에게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처럼... "크크큭...." 그는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왔다. 자신의 부하중에 가장 발언력이 강한 현우 를 저렇게 다루어 버리다니.... 그가 그렇게 배를 잡고 웃고 있자 현우는 그의 딸을 보고 더욱더 인상을 써보엿다. '크크큭... 딸에게 겁을 주려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아예 소파로 쓰러져 웃기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손꼽힌다는 주먹인 현우가 아이를 상대로 저렇게 인상을 쓰며 이길려고 하 는 모습이라니... "꺄르르..." 그러나 그런 현우의 필사적인 노력도 딸의 웃음소리 한방에 처절하게 무너 졌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현우를 보고는 그는 급기야 입안에서 맴돌고 있던 웃음이 터져 나갔다. "크하핫!!" 그가 그렇게 웃고 있는동안 현우는 자신의 딸을 다시 탁자에 내려놓더니 말 했다. "여.....역시 형님의 딸이로군요." 그말을 들은 그는 한참을 구르면서 웃었다. 그의 딸은 다만 그를 빤히 쳐다 볼 뿐이었다. ---------------------------------------------------------------------- 오늘 제목 틀린걸 알려주신 서민철님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메모 남겨주 신 정진국 님도 감사 ^^ 그리고 추천해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입니다 ^^ 재미있게 읽으시구요. 이글은 주간연재 Story Of Fantasy 입니다 ^^ 고로 다음 글은 언제 올라갈지 모름니다 -_-;; 어제도 소설을 쓰다가 잠을 한숨 도못자고 학교를 가서 일을 낼뻔 했다는.... 그 일이란건... 나중에 soul b lade뒤를 보면 나올겁니다. 그럼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좋은 하루 되세요. 물론 안읽으신 분들도 좋은 하루 되세요 『SF & FANTASY (go SF)』 1561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7-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21 02:40 읽음:180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아들고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그도 약간은 나른한 오후를 느끼며 그렇게 그의 어머니 팔에 안겨 집주위를 돌고 있었다. 그러 던중 그의 어머니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난듯 그의 얼굴을 보고는 뭐라고 말을 하고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마도 집의 거실로 보이는 곳에 있는 의자에 앉아 그를 무릎위에 앉혔다. 그리고 탁자위에 있던 검은 색 물체를 잡아 뭔가를 누르자 앞에 있던 네모난 상자에서 뭔가 영상이 나 오기 시작했다. '뭐....뭐얏?!' 그런 그의 놀람은 결국 그의 입을 통해 아이의 말로 번역되어 튀어나왔다. "아우?!" 그가 그런소리를 내자 그의 어머니는 웃으며 그를 바라보고는 다시 그 네모 난 것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의 어머니는 네모난곳에서 나오는 영상을 한참 동안 처다보다가 손에쥔 검은 물체를 누르자 그곳에서 나오는 영상이 바뀌 어 버렸다. '저건.... 이미지(image)마법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보이잖아?' 그가 그렇게 경악하고 있는사이 어디선가 벨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손에 쥐고있던 검은색 물체를 탁자위에 올리고는 어디론가 걸어갔 다. 그의 어머니가 사라지자 그는 그 검은 물체에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그는 탁자를 잡고 일어서서는 그 탁자위로 힘들게 올라가서 그 검은 물체를 잡았다. '웅... 그러니까....' 그 검은 물체는 직사각형의 모양으로 위쪽으로 향한면으로 뭔가가 볼록하게 튀어나와있었다. 그중 그가 알아볼 수 있는건 1,2,3과 같은 숫자밖에 없었 다. '음... 다행이네. 그래도 숫자는 우리세계랑 똑같은걸 쓰는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중에 하나만 색갈이 다른 튀어나온 부분을 손가락 으로 찔러봤다. 그러자 네모난 상자에서 나오던 영상이 갑자기 꺼졌다. '얼레?! 그럼.... 다른건....' 그는 그 상황에서 다른 튀어나온 부분을 모두 눌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 었다. 그는 왠지 모르게 오기가 생긴 나머지 그 검은물체의 튀어나온 부분 을 위에서부터 하나씩 눌러보기 시작했다. 우선 맨위에 있던 그 색깔이 다 른 것을 누르자 그 네모난 곳에서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기해진 그는 그 튀어나온것들을 모두 눌러봤다. 그러자 때때로 영상이 바뀌어 나오거나 '치치직!'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나오지 않기도 했다. '이야아... 너무 신기하다...' 그가 그렇게 그것을 가지고 놀던중... 그가 튀어나온 부분중 하나를 누르자 갑자기 화면이 바뀌더니 남자와 여자가 키스를 하는장면이 나왔다. '오....오옷!! 리...리얼하닷!' 그는 그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리고 그는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의 손이 그 검은물체의 튀어나온 부분중 하나를 누르는지 깨닫지 못했다. 그의 손이 그 튀어나온 부분을 누르자 그 영상의 아랫부분에 막대가 생기면서 그 위의 숫자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숫자에 비례해 영상과 정확 히 매치가 되는것 같은 소리가 점점더 커졌다. 그리고 급기야 그 소리는 집 안을 가득 메울 정도로 커졌다. 그러자 그소리를 들은건지 그의 어머니와 갑자기 어디서 나온건지 모를 그의 아버지가 뛰어왔다. '으...으앗! 미....민망하게...'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외면하는 사이 그의 어머니 는 그 영상을 급하게 꺼버렸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그를 안아들고는 또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을 지으며 뭔가 말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고개 를 흔들며 그의 아버지에게 뭔가 말을 했고, 그의 아버지는 멋적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런상황에서 그는 너무나 민망한 나머지 모르는 척.... 하며 그 커다란 눈동자를 깜빡일 뿐이었다. 그녀는 딸을 자신의 팔에 안고는 정원을 걷고 있었다. 그녀의 회사는 그녀 가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녀의 딸 과 조금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녀가 그렇게 정원을 거닐고 있던중 그 녀는 문득 자신이 그녀의 딸을 낳은 뒤로는 텔레비젼조차 한번 보지 않았다 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물론 매일아침 신문을 읽기는 하지만 신문만 으로는 영상인 텔레비젼을 따라오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아영아. 우리 텔레비젼이나 보러갈까?" 그녀는 딸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 딸을 무릎에 앉히고는 리모컨을 잡고 텔레비젼을 켰다. 그리고 볼만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중 초인종이 울렸다.그녀는 딸을 소파에 앉혀둔후 리모컨을 탁자에 놓아두고는 인터폰이 있는쪽으로 갔다. 인터폰에 비친 얼굴은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녀의 남편이었다. "오늘은 일찍 왔네요." "당신이 너무너무 보고싶어서." 그녀는 대문을 인터폰에서 여는 방법도 있지만 자신의 남편이 가끔씩 열쇠 를 들고가지 않아 초인종을 누르는 경우는 꼭 그녀자신이 대문가지 내려가 서 손수 문을 열었다. 그녀가 문을 열자 그녀의 남편은 빙긋이 웃으며 그녀 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난 무엇보다도 내가 당신의 남편이란게 가장 기뻐." 그말을 들은 그녀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졌지만 그다지 내색은 하지않고 웃어 보이며 말했다. "텔레비젼을 켜놓고 나왔어요." 그녀는 남편의 손을 잡아끌며 정원으로 이어진 계단을 올라갔다. 그러는중 집안에서 18세 미만이 들으면 법적으로 엄청난 제재를 가하는 소리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의아해진 그녀와 남편은 집안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그녀 와 남편이 거실로 들어가자 거기에는 그녀의 딸이 탁자위에 앉아서 한손은 리모컨위에 올리고는 텔레비젼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텔레비젼에서는 만약 비디오로 나왔다면 18세미만은 시청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빨간색 딱지 를 붙이는것으로 모자라 그 빨간색 딱지를 도로 떼내고는 그 작품명마저 쓰 지 않을 그런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핫! 우리공주님. 너무 성숙하네요." 그녀의 남편은 딸을 안아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재빠르게 텔레비젼의 전원을 끄고는 남편에게 말했다. "이건또 어디서 나온 비디오예요?" "아하하... 그건 말이지... 현우 녀석이 한번 보라고 슬쩍 찔러주던거라.." 그녀는 어린애도 아니면서 이런걸로 저렇게 멋적어 하는 남편이 문득 귀여 워 지기도 해서 그냥 웃어넘겨 버렸다. 그리고 그런 빨간색띠도 붙지 못하 는 비디오를 본 그녀의 딸은 아무것도 모르는 눈빛으로 그 커다란 눈을 깜 빡이며 주위를 두리번 거릴뿐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무릎에 앉히고는 현재 책상에 앉아 뭔가를 열심히 끄적 이고 있었다. 문득 그가 심심해 할때쯤 바깥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책상위에 앉혀놓고는 그를향해 웃으며 뭔가 말하고 바 깥으로 나갔다. 그는 문득 그의 아버지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 그 가 쓰고 있던것을 들여다 봤다. '앗! 이건....' 그곳에는 그가 마법을 공부할때 한창 열심히 공부하던 공간에 관한 수식들 을 사용한 문제로 보이는 것들이 써져 있었다. 그 수식들을 보며 그는 문득 향수에 젖어 펜을 집어들었다. 작은 손과 손가락으로 펜을 잡기는 힘들었지 만 그는 엉거주춤하게 펜을 잡고는 그 노트에 써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 어갔다. 그가 거기에 써있는 문제를 거진 다 풀어갈때쯤 그의 아버지가 다 시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자신을 보며 피식 웃어보이더니 뭔가를 말하고 는 의자에 앉아 자신을 다시 무릎에 앉혔다. 그리고는 그가 풀어놓은 문제 를 쓰윽 ?어보더니 무척이나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는 그와 그가 풀어놓은 문제를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거참.... 저런 쉬운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고민을 하고..'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아버지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식당에서 저녁준비를 하던 그의 어머니에게로 뛰어 가 뭔가를 열심히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그냥 웃어넘길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식탁에 앉히고는 다시 그가 풀고있던 문제를 그의 앞에 내밀었다. '또 풀으라구? 그런데... 난 왜 저사람이 하라는 일은 하기가 싫은거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문제를 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빤히 쳐다만 볼뿐이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뭔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 어보였다. 그런 그의 얼굴을 본 그는 문득 미안해졌다. 그리고 그 미안함을 무마시키기위해 한번 웃어봤다. "꺄하!"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보며 피식 웃어버리더니 그의 머리를 쓱쓱 쓰다 듬었다. 그 손길이 싫지 않았던 그는 다만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 그는 요즘 유학시절에 포기했던 공부를 다시 하고있었다. 자신의 딸이 태어 난 이상 딸에게 뭔가를 하다가 포기했다는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기는 싫었 던 것이다. 현재 그의 앞에 놓인것은 매우 복잡한 벡터방정식들이었다. 그 가 딸을 그렇게 무릎에 앉혀놓고 문제를 풀던중 거실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 다. 그는 자신의 딸 아영이를 책상위에 올려놓고는 말했다. "아영아. 아버지 전화좀 받고 올테니까 얌전히 앉아 있어." 그는 딸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거실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네. 여보세요." "네. 거기 식당아니에요?" "..... 전화 잘못거셨습니다." 전화를 끊은 그는 왠지 목이 말라 거실에 있는 정수기의 물을 한잔 마시고 는 방으로 갔다. 그곳에는 자신의 딸이 책상위에서 펜을 잡고는 자신이 풀 던 문제 아래로 뭔가 열심히 낙서를 하고 있었다. "이런.. 우리공주님. 그런데다가 낙서를 하면 안되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의자에 앉아 딸을 다시 무릎위에 앉혔다. 그리고 딸 이 무슨 낙서를 했는지 슬쩍 ?어보자...... '응...? 이건... 이렇고... 얼레? 이거 답이잖아?' 그는 딸의 얼굴을 쳐다봤다. 딸은 여전히 순진무구한 얼굴로 그를 올려다 볼뿐이었다. 그러나... 종이에 남은건.... 그는 딸을 안고는 아내가 있는 식당으로 뛰어갔다. "여보. 아영이가...아영이가 말이지. 수학문제를 풀었어!" "어머... 당신 꿈이라도 렦나 보군요. 이런 아기가 수학문제라니.." 그의 아내는 피식 웃으며 그의 말을 헛소리라 일축했다. 문득 자신이 본것 이 헛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엄청난 사명감에 불탄 그는 딸을 식탁위에 올려두고는 아직도 손에 들고있는 펜과 그 문제를 딸의 앞에 밀어 줬다. 그러나 그의 딸은 아까와 같이 문제를 풀생각은 하지 않고 그 큰 눈 을 깜박이며 그와 그의 아내를 빤히 쳐다만 볼뿐이었다. '뭐야? 정말 꿈이라도 꾼건가? 그렇지만... 뭐.. 하긴. 저렇게 어린 아기가 이런 문제를 푼다는건 절대로 무리겠지.' 그가 그런생각을 하며 딸을 쳐다보고 있자 그의 딸은 갑자기 그를 향해 웃 어보였다. "꺄하.." 그런 딸의 웃음소리를 들은 그는 문제를 풀면 어떻고 못풀면 어떻냐는 생각 에 피식 웃으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뭐.... 정말로 풀수 있다면 좋은거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못풀어도 내딸 이지.' 그런 생각이 든 그는 자신이 머리를 쓰다듬자 그 큰눈을 꼭 감고는 가만히 있는 그의 딸이 너무나도 귀엽게 보였다. 역시 그는 팔불출이었다. ---------------------------------------------------------------------- 쿨럭 -_-;;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얼레? 그런데 이거 주간연재 인데 늦 고 뭐고 할게 있는건가? -_-; 그런데 왠지 이번편은 또다시 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뭐... 그래도 많이들 읽어주시면... 감사.. 꾸벅. 아마도 다음 편은 조금 나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메모 보내주신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리고요 ^^ 그런분들 때문 에 힘이난답니다. 그럼... 존하루 되시구요. 주무시는 분들은 좋은꿈 꾸세 요. 『SF & FANTASY (go SF)』 1573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8-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22 02:53 읽음:1849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아직은 초여름이지만 날씨는 왠지 후덥지끈했다. 그녀는 에어컨이라는 물건 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집안에 에어컨이라는 물건이 있기는 하지 만 그것은 딸이 잠을 잘때에나 가동을 시킬뿐, 자신이나 남편은 그냥 찬물 을 뒤집어쓰는걸로 해결을 했다. 그녀의 딸도 그녀의 팔안에서 더운걸 느끼 는지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아영아. 우리 샤워나 하자." 그녀는 딸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욕실로 걸어갔다. 거실에 있는 욕실로 들어가자 넓다란 욕조와 샤워기가 보였다. 그녀는 땅바닥에 딸을 내려놓고 는 자신의 옷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다. "꺄우?!" 그녀가 옷을 다 벗어가자 그녀의 딸은 그녀에게서 등을 돌린체로 필사적으 로 기어갔다. 문득 그녀는 그렇게 땅바닥을 필사적으로 기어가는 딸의 모습 이 상당히 귀여웠다. 그래서 딸이 욕실의 문까지 필사적으로 기어가면 번쩍 들어서는 자신의 앞에다가 놓아두고, 다시 딸이 필사적으로 욕실의 문까지 기어가면 그녀의 앞에다 놓아두길 반복했다. 그 일을 몇번하자 그녀의 딸은 자신을 약간은 삐딱한 눈으로 그녀를 돌아봤다. 그리고는 다시 재빨리 머리 를 돌리고는 욕실의 문을향해 열심히 기었다. "우리공주님. 엄마가 싫어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딸을 안아들자 그녀의 딸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 더니 갑자기 두손으로 눈을 가리고는 머리를 도리도리흔들기 시작했다. "그래? 그럼 좋은거지? 역시 우리딸 너무 귀여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딸을 안아들고는 샤워기 앞에 서서 물을 틀었다. 샤 워기에서는 너무차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당히 시원한 물이 쏟아졌다. 그 녀가 그렇게 그 시원함을 느끼고 있자 그녀의 팔에 안긴 그녀의 딸은 조그 만 두손으로 얼굴을 살살 문질렀다. "아영이. 벌써 세수를 할 줄 아는구나." 딸의 그런행동에 그녀는 웃으며대충 샤워를 끝냈다. 그 끝내고 나서의 개운 함을 느끼며 딸의 몸을 다 닦아 주고는 옷을 입히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 그 막간의 여운을 즐기고 있을때 갑자기 그의 남편이 들어왔다. "여보. 다녀왔어. 후우. 이건 완전히 여름날씨잖아. 샤워나 해야겠군." 남편은 들어오자 마자 그런 소리를 하며 목에 매어져 있는 넥타이를 풀었 다. 그리고 그녀가 안고있던 딸을 받아들더니 딸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우리공주님... 아버지랑 또 샤워나 한번 할까요?" "여보. 아영이는 방금 나랑같이 샤워 했는데.." "하핫. 뭐 어때서."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딸을 안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꺄우웃!!" 문득 욕실안에서 딸의 환성이 들려왔다. 그녀는 딸이 아버지와 함께 하는 샤워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오늘이 무척이나 덥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그 의 어머니의 체온이 오늘은 확실히 느껴졌다. 그렇게 안겨있는 그에게 그의 어머니가 뭔가를 말하더니 그를 안고는 물이 많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문을 닫지도 않고 옷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다. '후이에엑?!' 그는 그의 어머니가 옷을 하나하나 벗는것을 멍하니 보고있다가 몸을 그대 로 뒤로 돌리고는 필사적으로 문을향해 기었다. 그리고 문에 다가갔을 때쯤 갑자기 그의 몸이 뭔가에 들리더니 처음 기어가기 시작했던 자리로 돌아왔 다. '히잉... 날 그냥 나가게 내버려둬~~~~'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문쪽으로 기었지만 문에 다가갈때쯤이면 그의 어머니는 그를 원위치로 들어다 놨다. 그것이 계속되자 문득 그는 화 가나서 그의 어머니를 화난 눈길로 홱 돌아봤다. '히엑?' 그는 돌아본걸 후회하며 머리를 재빨리 원상복귀 시켰다. 그리고 다시 필사 적으로 문을향해 기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아들더니 그에게 뭔 가를 말했다. '우에엑?! 이건 불가항력이야앗!' 그는 그의 눈앞에 훤히 드러나보이는 젖가슴을 보고는 급히 두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에게 시위라도 하듯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보 였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웃으며 뭔가를 말한후 벽면쪽에 뭔가를 건드렸다. 그러자 머리위에서 적당히 시원한 물들이 쏟아졌다. '우와! 시원하다. 거참... 이런걸 보면 이 세계는 참 살기가 좋은것 같다는 말이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무의식중에 눈을 가리고 있던 양손으로 얼굴을 살살 비볐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뭔가를 말하며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물을 끄고는 밖으로 나와 그녀의 몸을 닦은후 그의 몸도 다 닦았다. 그리고 옷을 챙겨입고는 잠시 의자에 앉아있자 그의 아버지가 돌아왔다. '음.. 오늘이 덥긴 더운가보군.' 그의 아버지도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그는 들어오자 마자 목에 걸고 있던 끈을 풀어버리고는 그를 안아들고 뭔가를 말했다. 그리고 웃으며 아까 의 그 물이 많은 방으로 들어갔다. '얼레? 잠깐... 얼마전에도 이사람이랑... 이방에서...' 문득 그는 얼마전 그의 아버지와 함께 이방에서 고생을 한것이 생각났다.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달리 욕조에 물을 채워넣고는 그안에 몸을 담그고 있길 좋아했다. 그런데.... 그와 함께 그곳에 들어가면 그는 꼭 자신을 물 에 넣었다가 뺏다가 하면서 자신의 표정을 즐기는 것이다. "꺄우웃!!" 그는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며 필사적으로 소리를 쳤지만 그의 아버지의 손 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현우는 길을 걷다가 문득 자신이 지금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의 집 근처 에 왔다는걸 깨달았다. 그는 형님을 생각하자 문득 형님의 그 당돌한 딸이 생각났다. 그 꼬마가 생각난 그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그래도 근처까지 왔는데 들리지 않는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간단한 과일을 산후에 형님의 집앞에 섰다.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는 그에게 꽤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머. 현우씨? 어쩐일이에요? 들어오세요." 띠익! 하는 기계음과 함께 문이 열리자 현우는 그 문을 밀고는 안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정원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다 올라가자 집안에서 그가 형수님 이라고 부르는 여인이 아이를 안고 나왔다. "하핫! 형수님 오랫만입니다." "현우씨. 자주좀 들러요. 이러다가 얼굴 잊어먹겠어요." "하하... 저같이 특이한 녀석의 얼굴을 잊어먹다니요. 그나저나 우리 작은 아가씨. 잘 지냈냐?" 그가 그렇게 형수님의 품에 안겨있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자 그 아기도 그를 향해 작은 손을 살짝 흔들어 보였다. 그는 그런 그 아이를 빤히 쳐다봤다. 그 아이는 커다란 검은 눈을 깜빡이며 그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아기를 보자 그는 문득 그 아기가 너무나 귀엽게 느껴졌다. "형수님. 제가 한번만 안아봐도 되겠습니까?" "우리 아영이 너무 귀엽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안고있던 아기를 그의 품으로 넘겨줬다. 왠만한 아기 라면 그의 품에 안겼을때 그의 평범하지 않은 인상을 보고는 울음을 터트려 버리겠지만 이 형님의 딸이라는 아기는 그가 안아들고 얼굴을 빤히 쳐다봐 도 무덤덤한 시선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만 봤다. 그가 아기를 안고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자 아기가 문득 손을 뻗으며 그를 쳐다봤다. 그는 아기가 심심해 한다고 생각하고는 아기를 어깨위로 올려 목 말을 태웠다. "꺄하하..." 그러자 아기는 그의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쥐고는 얼굴을 그의 머리에 비벼 댓다. "어머.. 아영아. 그러면 안되요." "하하.. 괜찮습니다." 현우는 웃으며 형수님을 말렸다. 아기는 이제 그의 머리를 꼭 끌어안고는 눈을감고 있었다. 뭔가 상당히 기분이 좋은것 같았다. 그의 어머니와 함께 집안에 있던도중 초인종이 울렸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고는 하얗고 네모난 벽에걸린 상자 앞으로 갔다. '얼레? 저사람은... 그런데 이건 또 뭐하는 물건이야?' 그 하얀 상자의 한부분에는 약간은 파란색 영상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영상 안에는 언젠가 그의 아버지와 함께 어딘가 갔을때 만나봤던 그 대머리였던 사람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 네모난 상자의 일부분을 뽑아 들더니 입 에 대고는 뭔가를 말했다. 그리고 그 네모난 상자의 튀어나온 부분을 누르 고는 뽑아든 일부분을 다시 제자리에 놓았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그 대머리남자가 계단을 막 올라오는 중이었다. 그는 그의 어머니 앞에까지 걸어와서는 어머니와 말을 몇마디 나누더니 그 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우와... 저 반짝임이 오늘은 왠지 더한거 같은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에게 손을 흔들어 줬다. 그러자 그 대머리 남자는 그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뭔가 꿀릴것이 없었던 그도 역시 그 대머리 남자를 빤히 쳐다봤다. 잠시후 그 대머리 남자가 그의 어머니에게 뭔가를 말하자 그의 어머니는 그를 대머리 남자의 품으로 넘겨줬다. 그 대머리남자 는 그를 팔에 안고는 그를 빤히 내려다 봤다. '우우... 한번더 쓰다듬어 보고싶어...'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뻗자 그 대머리남자는 그를 번쩍 들더니 그의 목위에 앉혔다. 그의 목위에 앉으니 그의 머리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것이 더욱 더 잘보였다. 그는 손을 뻗어 머리를 만져봤다. 따끈했다. 초여름의 따뜻한 햇볕이 그 대머리를 딱 좋을정도의 온도로 따끈하게 데워둔 것이다. "꺄하하..." 그는 그 따스함에 기분이 좋아져 웃으며 그 머리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 따스함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느껴보려는 노력하에 그의 얼굴을 그 머리 에 비벼댓다. 그는 왠지 그 대머리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 여기까지 읽으신분들 좋은하루 되세요. 그럼.... 20000 『SF & FANTASY (go SF)』 1595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9-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24 05:41 읽음:185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현재 아버지의 품에 안겨서는 이상한 물건의 안에 들어와 있었다. 밖 에서 보니 이 물건은 동그란 물체에 양쪽으로 날개 비슷한 것을 달아놨는 데... 뭐하는 물건인지.. 안에는 수많은 의자가 놓여져 있고, 사람들은 들 어와서 그 의자에 앉았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안고는 의자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앉아있길 잠시... 갑자기 위쪽에서 뭔가 말이 나 오기 시작했다. '헤엑?! 저 천장 위에다가 사람을 가져다 놓고 말하는 건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아버지품에 가만히 안겨 있었다. 그러길 잠시.. 자신이 타고있는 그 거대한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꺄아?!" 그는 그 움직이는 거대한 물체에 대한 간단한 감상을 말한후 창밖을 내다볼 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의 머리를 쓱쓱 스다듬더니 그가 창밖을 잘 볼수 있게 그를 가슴까지 안아올렸다. '음... 이럴땐 눈치 빨라서 좋긴하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문득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뭔가가 이상했다. 이 물체가 앞으로 가는건 이해가 되지만 이 물체는 앞으로 가면서 점차 공 중으로 뜨고 있었다. 그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그의 아버지팔안에서 고개 를 내밀어 유리에 얼굴을 바싹 붙이고는 밖을 내다봤다. 그물체는 점점 더 떠올라 이제는 구름이 바로 옆에 보일만큼 떠올랐다. "꺄하하.." 그는 너무나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나머지 그의 입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 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밖을 보고있던 그를 휙소리가 나도록 돌린다음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그를 안고는 얼굴을 비벼대기 시작 했다. '우왓! 감정표현이 너무 격렬하잖아...' 그는 속으로 이런 불평을 해봤지만 그 불평은 불평으로 끝날뿐 그의 아버지 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그의 아버지는 잠시동안 그렇게 그를 안고는 부비대더니 곧 그를 무릎에 앉히고는 뭔가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 다. 그가 그런 그의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가만히 있자 잠시후 통로쪽에 어 떤 여자가 와서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녀를 향 해 웃으며 뭔가를 말하자 그녀는 그녀가 밀고온 수레에 담겨있던 컵에 뭔가 를 따라서 그의 아버지에게 넘겨줬다. 그걸 받아든 그의 아버지는 그 컵을 자신의 입에 대고는 기울였다. '얼레? 마시는 건가?' 그는 그 컵에 담긴 액체를 입안으로 약간 흘려넣었다. 입안이 약간은 따끔 거리며 달착지끈한 맛이 났다. 그리고 먹어본 감상은.... '맛있다!' 였다. 그는 그의 아버지 손에 잡혀있는 그 컵을 잡고는 혼자서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또다시 피식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 다. 그가 그렇게 그 컵을 잡고는 잠시 홀짝 거리며 마시고 있던중... 갑자기 비 명이 들렸다. 그는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앞의 시야는 의자에 가려서 보 이지 않았다. 잠시후 험악하게 들리는 고함소리가 비명소리를 없애기 시작 했다. 그는 그의 아버지의 얼굴을 올려다 보니 그의 아버지는 뭔가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비명소리가 없어지자 누군가가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 다. 그리고 그 말이 한참을 이어진후 갑자기 귀청을 찢을만큼 시끄러운 소 리가 들리며 통로 반대편의 의자윗부분이 터져나갔다. '마....법인가? 아니면....' 그 소리가 터지고 나자 안은 완전히 공포분위기로 접어든 듯했다. 그렇게 몇시간쯤 지나가자 그의 아버지는 슬슬 움직일 기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 아까 그건 인간으로써는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재빨리 마법을 시전했다. 시전한 마법은 프로텍트 프 럼 매직, 그리고 프로텍트 프롬 노멀 미사일... 아까 그 의자 윗부분을 터 트린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상 두가지 마법을 모두 거는 수밖에 없었다. 잠시후 그의 아버지는 손을 들더니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의자 사이를 서성이던 한사람이 다가와 그의 아버지에게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 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그의 아버지는 갑자기 그를 안아들고는 뒤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뒤쪽으로 걸어가 벽에 나있는 문을 열고 그의 아버지는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의자 비슷한 것에 자신을 올려두고는 뭔가를 말했다. 그리고 문밖으로 다시 나갔다. '뭐...야? 걱정되잖아..' 평소 그의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막상 저렇게 나가버리자 무척 이나 걱정이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겉으로 봐서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다. 잠시후 바깥에서는 예의 그 귀청을 찢을듯한 소음이 여러번 울려퍼 졌다. 아버지가 걱정된 그는 그가 앉아있던 곳에서 내려와 문쪽으로 다가 갔다. 그리고 문까지 기어가서 문을 살짝 밀어보자 문이 닫혀있지 않았던 것인지 그의 힘에도 스르르 밀렸다. 그리고 열린 문사이로 머리를 빼꼼히 내어서 바깥을 보자 그의 바로앞에는 뭔가 이상한 물체를 들고있는 사람이 경악한 표정으로 앞을보며 떨고있었다. '이사람은 뭘까?' 그는 그렇게 태연히 생각하며 머리를 옆으로 돌리자 그곳에는 자신의 아버 지가 서있었다. 그가 마법을 걸어주긴 했지만 왠지 미덥지 않은 그의 아버 지였기에 그가 무사한걸 보자 그는 왠지 기뻐져서 간단한 한마디를 쨮어냈 다. "아우..." 그가 그렇게 한마디를 쨮어내자 문득 그의 바로앞에 있던 사람은 머리를 숙 여 그를 보더니 그를 번쩍 안아들고는 그의 머리에 그의 손에 들려있던 이 상한 물체를 갖다댔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눈에 띄게 안색이 파래지며 뭔가를 소리쳤다. 그러자 그를 안고있는 사람도 뭔가를 말했다. 그는 그런 것에는 신경을 끄고는 문득 자신의 머리를 향해있는 이상한 물건에 관심이 갔다. 그는 손을 뻗어서는 그 물건을 슬슬 만져봤다. 그리고... 만지는 도 중 뭔가가 튀어나온 것이 그의 손에 걸렸다. '이잇! 이건 또 뭐야?' 그는 손에 뭔가가 걸리자 얼떨결에 그걸 확 밀었다. 그러자 그다지 힘들지 않게 그것은 밀렸다. '거참... 이상한 물건이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안고있는 사람을 올려다 봤다. 정말 눈에 띄 게 긴장하고 있었다. 문득 그사람을 놀리고 싶어진 그는 갑자기 소리쳤다. "꺄하하!!" 그가 그런 소리를 그를 안고있던 사람은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에 대여져 있던 물건에서 철컥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또다시 이건 뭐하 는 물건일까에대한 심각한 고찰을 하려고 할때 그의 아버지가 갑자기 뭔가 를 던졌다. 그리고 자신을 안고있던 사람은 갑자기 그의 머리를 향하고 있 던 물건을 땅에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의 아버지가 달려와 그의 얼굴을 때려버리고는 그를 빼앗듯 안아들었다. 그리고 그를 안 아든 그의 아버지는 조금전까지 자신을 안고있던 사람을 마구잡이로 두드려 패면서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후익?! 눈에 광기가 보인다...' 그는 그런 그의 아버지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머리를 갸웃거렸다. 도데체 무 엇때문에 이렇게 광기를 보일정도로 흥분하는지 잘 몰랐던 것이다. 그가 그 렇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자 그의 아버지는 살기까지 내비치던 얼굴에서 갑자기 평소의 그 헤픈 웃음을 흘리는 얼굴로 변해서는 그의 뺨을 쭉 잡아당겼다. '우... 뭐..뭐하는거야?' 그는 그의 아버지에게 상당히 반항적인 눈빛을 보냈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 런것 따위는 신경쓸 것이 못된다는듯 계속 그의 뺨을 잡아당기면서 피식거 리고 있었다. 안의 정리가 대충 끝난후 몇시간쯤이 더 지나자 그가 타고있던 이상한 물체 는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그의 아버지가 그를 안고 밖으로 나가자 많은 사 람들이 몰려있었다. 몰려든 사람들은 그의 아버지에게 뭔가를 물어보기 시 작했고, 아버지 또한정신없이 대답했다. 잠시후 그런 사람들 사이를 뚫고서 그의 어머니가 나왔다. 그리고 그와 그의 아버지를 함께 꽈악 끌어안았다. '우엑! 숨막혀!' 문득 괴로워 지는 그였다. 그는 딸을 안아들고는 비행기에 탔다. 내일이면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의 생 일이건만 아내는 회사의 급한일로 미국 지사쪽으로 나가있는 중이었다. 그 는 아내에게는 연락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찾아가서 놀래켜줄 심산이었다. 그가 그렇게 딸을 안고는 자리에 앉아있자 잠시후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왔 다. 그리고 비행기는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움직이자 그의 딸 은 머리를 들어올려 창밖을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그모습이 눈물나게 귀엽게 보인 그는 그의 딸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가슴까지 들어올 려 딸을 안아들었다. 그러자 그의 딸은 유리에 얼굴을 대고는 밖을 잠시동 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꺄하하." 딸의 입에서 울음소리 만큼 듣기 힘든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웃음소리를 들은 그는 딸을 휙소리가 나도록 돌린다음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 커다 란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쳐다보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진 나머지 그는 딸을 안고는 얼굴을 부볐다. 그렇게 잠시동안 얼굴을 부비다가 딸을 다시 무릎에 앉혔다. 그러자 통로측을 걸어가던 스튜어디스가 그에게 말을 걸었 다. "손님. 뭐 필요한것 있으십니까?" "...네. 뭔가 제 딸이 마실만한 음료수가 없을까요?" 스튜어디스는 곧 컵에다 뭔가를 따라서는 그에게 넘겨줬다. 그는 그것을 딸 의 입에다 가져다 대자 딸은 약간 맛을 보는가 싶더니 곧 그의 손에서 컵을 빼앗아서는 혼자서 홀짝거리며 그것을 마시기 시작했다. 짧은 팔다리로 컵 을 잡고는 마시는 딸의 모습에 다시한번 감동을 받은 그는 딸의 머리를 쓰 다듬어 주고는 편하게 앉았다. 그가 그렇게 앉아있는동안 3명의 사람이 갑 자기 통로쪽으로 나오더니 품에서 뭔가를 꺼내들었다. "여러분. 이 비행기는 이시간부로 저희가 접수하겠습니다." 그들은 품속에서 총을 꺼내든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비행기 안은 곧 아수라 장으로 변했다. 심지어 비명을 지르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타앙!! 커다란 총소리와 함께 옆쪽의 의자윗부분이 터져나갔다. "씨팔. 조용히좀해! 이게 장난감으로 보이나?!" 총을쏜 녀석이 커다란 소리로 그렇게 외치자 비행기 안은 곧 조용해 졌다. 그는 이상태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노리는 것 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시작이 좋게 끝날리는 없는 것이다. 그는 일단은 잠시 지켜보기로 했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조종사들을 위협해 통신으로 뭔가 원하는 것을 말한것 같았다. 이제.... 전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 있겠군.. 이라 고 생각한 그는 문득 그의 아내가 걱정을 하고있을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는 자신이 움직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저기...." 그가 손을 들며 말하자 그들중 한명이 그에게 다가왔다. "뭐야!" "저기... 딸이 화장실을 가고싶어 하는 눈친데.." 그가 그렇게 말하자 총을 들고있던 그는 자신의 딸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피 식 웃어보이고는 말했다. "가봐." 그는 자신의 딸을 안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딸을 좌변기에 앉히고 는 알아들을리가 없는 말을 했다. "아영아. 여기 가만히 앉아 있어야되. 알았지?" 그는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의 딸은 그를 빤히 쳐다만 볼뿐이었다. 그는 피 식 웃으며 화장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딸은 어디다 두고 온거야?" "아아.. 기저귀가 필요해서 말이지.." 그는 총을 들이대며 말하는 사내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자리로 걸어 갔다. 그가 걸어가자 그에게 말을 걸었던 사내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왔다. 그렇게 통로를 걸어가던중 통로에서 서성이던 다른 녀석을 스쳐갈때 그는 재빨리 뒤로 돌아 자신의 뒤를 따라오던 녀석의 목을 잡아 기절시켰다. 그 리고 자신의 옆을 스쳐갔던 그의 뒤에서 목을 꽉 졸랐다. 타앙!! 자신이 목을 조르던 사내가 기절함과 동시에 뒤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그러 나 그는 총에 맞지 않은걸 의아하게 여기고는 뒤로 돌아봤다. 타앙!! 다시금 총이 그의 가슴을 노리고는 날아왔다. 분명 총구는 그의 가슴을 노 리고 있었지만 총알이 맞은곳은 그의 발앞이었다. 그가 저총의 구조는 도데 체 어떻게 된것인지 고민하면서 그를 향해 뛰었다. 그가 뛰어가는 동안 상 대는 한발의 총을 더 쏘았지만 이번에 총알은 천장으로 튀어올라 맞아버렸 다. '거참.... 신기한 총이군. 전혀 겁낼게 없잖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상대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후려친다음 배를 올려 쳤다. 그리고 숙여지는 상대의 머리를 팔꿈치로 강하게 후려쳤다. 그러자 그는 힘없이 스르르 무너졌다. 타앙!! 다시금 들리는 총성. 적은 분명 3명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던 그는 뒤로 돌아 봤다. 객석에서 일어선 한사람이 그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러나 여 전히 총알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오늘은.... 운이 좋은건가? 아니면....'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총을 쏜 그를 향해 다가갔다. 그는 재빨리 통로로 나 와 뒤로 잽싸게 도망을 갔다. 그리고 그가 점점 다가가자 그는 겁먹은 표정 으로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그렇게 뒷걸음질 치던 사내가 화장실의 옆까지 몰렸을때 갑자기 화장실의 문이 열리며 그사이로 그가 사랑하는 딸의 얼굴 이 빼꼼히 보였다. 그의 딸은 그를 보더니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것 같았다. '제...제발...' "아우..." 그의 기원은 덧없게 빗나가 자신의 딸은 순수아기언어를 내쨮었다. 그러자 자신에게 몰리고 있던 그는 자신의 딸을 안아들고는 그 조그만 머리에 총구 를 겨누었다. "이게 니녀석 딸이지? 움직이면 바로 방아쇠를 당긴다!" 그는 매우 급해지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저 손에서 자신의 딸을 구해내고 싶었지만 저런상태의 인간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놀라서 방아쇠를 당겨버 릴지도 몰랐다. 그가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것과는 정반대로 인 질인 그의 딸은 태연히도 자신을 겨누고있는 총을 보면서 손으로 만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내를 멍하니 올려다 보더니 웃어보였다. "꺄하하..." 딸의 갑작스러운 웃음소리에 사내는 놀란듯 총의 방아쇠를 당기려 했으나 당겨지지 않았다. 순간 심장이 멎는줄 알았던 그는 재빨리 주머니 속에서 동전을 하나 꺼내서 그 사내를 향해 던졌다. 동전은 정확히 그 사내의 손목 에 맞아 총을 떨어트리게 만들었다. 그는 총이 떨어지는것을 본 순간 재빨 리 그 사내를 향해 달려가 얼굴을 후려치고는 딸을 빼앗듯이 안았다. 그리 고... "감히...." 퍽퍽!! "내딸에게..." 퍽퍽!! "총을 겨누었단 말이지?" 퍽퍽!! 그가 그렇게 무아지경의 상태로 그 사내를 두드려 패고있자 그의 딸은 그를 가만히 올려다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딸이 너무 나도 귀여워 볼을 쭉 잡아당겼다. 딸은 살아있었다. 왠지 기뻐진 그는 계속 해서 딸의 볼을 잡아당겼다. 비행기 안이 대충 정리가 된다음 몇시간후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했다.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그를 향해 몰려들었다. "임도민씨! 정말로 혼자서 테러리스트들을 잡은 겁니까?" "무슨 방법으로..." 그는 그런 질문을 들으며 답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네. 오늘은 총알이 절 피해가더군요." "하하.. 그런 일을 겪은후 농담을 하시다니... 여유가 넘치는군요." 기자들이 그렇게 말을 했지만 총알이 피해갔다는건 분명히 사실이었다. 그 런 기자들을 뚫고서 그의 아내가 그를 향해 달려왔다. 눈에 눈물이 보이는 것이 많이 걱정을 한 모습이다. "왜.... 사람을 이고생을 시키는 거야?!" "하하... 당신 생일이잖아." 그가 그렇게 말하자 그의 아내는 그를 가만히 쳐다봤다. 그러던중 그들의 가슴 사이에 뭔가 이물질이 꿈틀거림을 느끼고 아래를 내려다 보자 그들의 딸이 자신들을 쳐다보며 자신을 압박한데에 대한 이유를 대라는 눈빛을 보 내고 있는것이 보였다. 그들은 그런 딸의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어버렸다. ---------------------------------------------------------------------- 쿨럭.... 다음이 10화 로군요. 다음은.. 필살 아영이의 돌잔치를 쓰려고 합 니다... 다음편이 언제 올라갈지는... 그런데 이번화도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건.. 왜일까요? -_-;; 1화조회수가 1000번이 다돼가더군요. 왠지 엽기적인 조회수라고 생각을 하 고 있습니다. 그런데 2화는 왜.... 600이지? -_-;; 참고로 이글은 비행기를 한번도 타보지 못한 촌놈이 적은거니 이상해도 그냥 그러려니 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_-;; 존하루 되시구요. 좋은꿈 꾸세요. 『SF & FANTASY (go SF)』 1619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0- 올린이:흑염왕 (배현정 ) 01/03/26 02:50 읽음:193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가 아침에 눈을 뜨자 집안이 왠지 떠들썩 한것을 느꼈다. 조그마한 손으 로 그의 눈을 비비며 앞을 바라보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를 빤히 바 라보고 있었다. 그도 이제 이세계의 '엄마'와 '아빠'라는 말이 자신의 세계 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뜻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는 눈조차 깜빡 이지 않고 자신을 들여다 보고있는 그의 부모님에게 입을열었다. "엄마. 아빠." 그가 그들을 향해 짧은 팔을 뻗으며 그렇게 말하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갑자기 두눈을 휘둥그래하게 뜨고는 얼굴을 자신에게 가까이 대고는 자신을 쳐다봤다. 그리고... 그를 번쩍 안아들더니 둘이서 더블로 그를 안고는 부 벼대기 시작했다. '우에에에엑??' 그는 그 격렬한 행동에 속으로는 비명을 지르며 담담히 그 행동을 감수하고 있었다. 어디 하루이틀 일인가? 그렇게 그를 한참을 부벼대던 그의 부모님 은 그를 안고는 뭔가를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그에게 알록달록한 옷을 입혔 다. 뭔가를 상당히 많이 껴입어 답답하긴 했지만 그런만큼 옷이 예뻐서 그 는 그냥 입고 있기로 했다. 그에게 옷을 다 입히고는 그의 어머니가 그를 안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그 리고 그를 의자에 앉히고는 뭔가 분주하게 이것저것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자 그의 집으로 사람이 한명씩 두명씩 오기 시작했 다. 몇번 봤던 그 대머리도 있었고, 자신이 모르는 사람도 꽤나 많이 보였 다. 그의 집은 절대로 좁다고 말할 수 없는 넓이 였지만 그 집이 약간은 복 잡해 보일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잠시후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아들고는 음식들과 여러가지 물건들이 놓여있는 그런 나무판 앞에 자신을 앉혔다. '뭐... 뭘바라는 걸까?' 그는 문득 주위의 사람들이 자신을 무지하게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음을 느끼고는 잠시동안 패닉의 상태에 헤매었다. 그렇게 잠시동안 앉아 있었던 그는 그의 어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봤지만 그의 어머니 또한 뭔가 상 당히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냥 음식이나 주워 먹으라고 하는건가?' 그는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해 보려고도 했지만... 그의 앞에 놓인것들이 음 식 뿐만이 아니라 책가지나 이상한 녹색종이에 그림이 그려진것들.. 그리고 여러가지 것들까지 다 있었던 관계로 그런 생각은 접을 수 밖에 없었다. '흠... 여기 책은 종이가 어떤...' 그는 그런 생각을 가지며 책을 향해 손을 조금 뻗었다. 그러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눈이 커지며 그의 부모님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걸 보았다. '쳇... 마음에 안드는군.' 그는 그렇게 책으로 가던 손길을 멈추고는 그림이 그려진 녹색 종이를 잡으 려고 했다. 그러자 주위에서 '오오오'라는 감탄사가 들린것도 같았다. 그 감탄사를 들어버린 그는 또다시 왠지 그것이 잡기가 싫어졌다. 그리고 그의 눈길에 들어온것은 하얀... 그러니까 그의 부모님이 하루에 3번은 꼭 먹는 그런 것이었다. '저건 뭘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쪽으로 손을 뻗었다. 이번에는 주위에서 뭔가 웃음 소리가 들려온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무시하고는 그물건을 잡으려 는 찰나.... 멀리에 있는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이 보였다. '아니... 저건!'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물건으로 향하던 손을 멈추고는 앞에 놓여져 있 던 책을 옆으로 치워버리고는 물건들이 놓여져 있는 나무판자위로 올라갔 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반가워 하는 물건을 집어들었다. '아... 정말 오랫만이다. 크기는 작아졌고, 모양또한 달라졌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칼'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문 득.. 그는 그 칼을 보고있자 자신이 처음 칼을 잡았을 때가 생각났다. 엄청 미숙했던 그때... 칼이란 보기만 해도 무서워 했던... 그는 그런생각이 떠 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러자... 잠시 주위가 소란 스러워 졌다. 그러나 그는 그런것 따윈 자신의 일이 아닌듯 그냥 그렇게 칼 을 바라보며 웃고있을 뿐이었다. 오늘은 그나 그의 아내에게나 매우 특별한 날이었다. 그는 그날을 위해 자 신의 부하들중 친한이들을 모두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그의 아내또한 자 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집으로 불렀을 것이다. 그와 그의 아내가 옷을 차려입고 아기침대안을 들여다 보자 그곳에는 그의 딸이 너무나도 천진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잠을 자고 있었다. 약간은 벌린 입으로 '쌕쌕'거리는 숨소 리가 너무나도 귀여워 안아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의 아내도 그와 똑같은 생각인지 그렇게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그와 그의 아내가 딸을 잠시 바라보고 있자 그의 딸이 자그마한 손 으로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잠시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그와 그의 아내의 얼굴을 보고있더니 그들을 향해 손을 뻗고는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 순간.... 그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를 꽤뚫린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 정말 처음으로 자신의 딸이 '엄마. 아빠' 라는 말을 완성형으로 해낸것이 다. 그와 그의 아내는 너무나도 놀라고 기쁜 나머지 딸을 안아들고는 둘이 함께 부벼대기 시작했다. "너... 너무 귀여워엇!!" "꺄아!! 아영아! 다시한번 말해바!" 그와 그의 아내는 그렇게 그들의 딸을 한참동안 부벼대다가 딸에게 유아용 한복을 입히기 시작했다. 그는 평소 그다지 의례라는 것을 따르는 성격은 아니지만 오늘은 그의 딸이 세상에 나온지 1년이 되는 날인 만큼 오늘만은 그래도 한국이란 나라의 의례라는 것을 따르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딸에게 한복을 다 입히자 알록달록한 옷을 작은 몸과 짧은 팔다리에 걸친것이 뭔가 언벨런스 하면서도 귀여웠다. 그와 그의 아내는 그런 딸을 안고는 거실로 내려갔다. 잠시후 그들이 초대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손에 모두 딸의 첫 생일을 축하하는 선물을 하나씩 들고는 그와 그의 아내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렇게 잠시 사람들을 맞고있는중 자신의 부하인 현우녀석이 다른 사람고 함께 그들의 집으로 들어왔다. "형님. 축하드립니다." "녀석. 그래. 네녀석도 오늘은 기분이 좋아보이는구나." "하하... 그렇습니까? 이래 저래 말하지만.. 아영이가 귀여운건 사실이니까 요." 현우가 '아영이가 귀여운건 사실' 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그의 입이 귀까 지 찢어진것처럼 보였으나 정작 자신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하하! 우리딸이 좀 귀엽긴 하지." "...네. 그리고 어쨋든 돌잔치 하면 하이라이트는 돌잡이 아닙니까." 현우의 말을 듣고보니 자신도 문득 자신의 딸이 돌잡이에 무엇을 잡을지 무 척이나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평소 미신이니 이런것은 믿지 않는 주의지만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아내나 딸에게 관계된 것이라면 어쨋든 신경이 쓰이 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단 올 사람들이 다 오자 거실에 상을 차렸다. 뭔가 먹을것과 일단 아영이 가 돌잡이를 할 물건들인 대추, 자, 책, 벼루, 붓, 먹, 무명 실타래등을 올 려두었다. 손님들은 모두 그의 딸이 무엇을 잡을지 궁금해 하는 표정으로 상주위를 뺑 두르듯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잠시후 그의 아내가 딸을 안고는 상 앞에 앉혔다. 그리고 아내가 물러나자 그의 딸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그의 아내를 한참이나 쳐다봤다. 그리고는 앞의 물건들을 쓱하고 한번 보더니 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자...잘한다. 책... 좋지. 지식이란....' 그가 그렇게 생각을 하며 딸을 바라보고 있자 딸이 잠시 그의 얼굴을 쳐다 보더니 옮기던 손을 멈추고는 돈을 향해 손을 뻗었다. '...돈....이라도 역시 돈은 힘이니....' 그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찰나 주위에서 뭔가 약간은 기대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역시 그의 아내가 한 그룹의 회장이다 보니... 아마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딸은 기대를 저버리고는 돈으로 옮기던 손을 멈추었 다. 그리고 다시한번 물건을 보더니 쌀을 향해 손을 뻗었다. '쌀... 뭐.. 먹을게 풍족하다는 말은 잘 산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그의 딸은 또다시 옮기던 손을 멈추었다. 그는 그런 그의 딸을 보며 자신을 닮아서 상당히 우유부단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 었다. 그런 그의 딸이 갑자기 바로 앞에 있는 물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책! 역시... 학문이...' 그가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그의 딸은 책을 한쪽으로 밀치고는 상위로 올라가 한쪽으로 기어갔다. 기어가는 쪽에 있는것은.... "여보. 저기 왜 과도가 있는거지?" "아! 저..저거 아까 떡을 썰다가 그냥 뒀나 보네요." 아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딸은 그 과도를 집어들었다. 순간... 거 실의 분위기는 엄청난 경악속에 바늘떨어지는 소리마저도 들릴정도의 정적 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런 정적속에도 그의 딸은 그 과도를 조그만 손에 집 어들고는 한참동안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씨익!! 하고 웃어버리는 것이었다. 순간.... 거실의 모든 사람들은 경악을 넘어선 패닉의 상태로 돌입했다. 그또한 약간의 패닉상태에 빠져서 허우적 거릴때 옆으로 현우가 와서 말했다. "혀...형님. 아영이는 역시 형님의 딸입니다. 차기 보스로 전혀 손색이 없 겠습니다." "그...러...냐...?" 그는 그런말에 다만 뜨악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하는 대답을 해줄 뿐이었다. 그때까지도 그의 딸은 한손에는 과도를 들고는 그 과도를 바라보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 양이 적군요... -_-;; 뭐.. 늘리려면 늘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군더더기가 많은 글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뭐.. 요즘 몸이 상당히 안좋습니 다. 집에서는 정밀검사를 받으라는데... 전왠지 돈이 아깝군요 -_-;; 누가 뭐래도 건강이 제일이라지만... 그럼 존하루 되시구요. 다음편은 낼새벽.. 아니면 모래새벽쯤 올라갑니다. 그럼... p.s 재미 있으시면 추천이나 비평 하나쯤은 올려주세요 ^ 『SF & FANTASY (go SF)』 1644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3/28 00:38 읽음:214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요즘 듣는 재미에 한창 빠져있었다. 그의 부모님이 하는말을 무슨뜻인 지는 모르지만 그 음은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반복해서 듣는 단어 몇개 정도는 이제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정도였다. 그는 최근들어 아버지를 따라가서 만났던 그 대머리를 자주 봤다. 그는 상 당히 자주 그의 집에 찾아와 싱글거리며 그를 한참동안 쳐다보길 자주했다. 지금도 그런상황이었다. 그는 그 대머리의 팔에 안겨서는 그를 가만히 올려 다 보고 있었다. 그의 부모님은 현재 둘만의 대화에 빠져서는 뭐가 좋은지 웃고 있었다. 그러던중 그를 안고있던 대머리가 입을 열었다. "아영아. 현우아저씨. *******. 현우 아저씨.." 그는 그가 한 말을 해석을 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 현우아저씨'라고 말하는 걸로 봐서는 그의 이름이 현우아저씨라고 생각했 다. 그는 아마도 그 대머리가 자신이 그의 이름을 한번쯤 불러줬으면 좋겠 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런 간절한 표정에 이기지 못하 고 입을 열었다. "현우아찌..." 그가 입을 열자 자신을 안고있던 대머리는 입을 한껏벌리고는 그를 쳐다봤 다. 문득... 그는 그모습에서 오징어에 입이달린 것을 상상해 버렸다. 그리 고.. "꺄하하." 그것을 상상해 버린 그의 입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러자 그 대머리는 자신 을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바라보더니 곧 시선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옮기고 는 뭔가 말을했다. 그러자 자신의 아버지가 웃으며 그 대머리에게 뭔가 말 을 했고, 자신의 어머니또한 웃으며 그 대머리에게 뭔가 말을 했다. 그러자 그를 안고있던 그 현우아저씨라는 사람은 갑자기 기가 푹 죽은 얼굴을 했 다. 잠시후 그 현우아저씨가 자신을 내려다보더니 또다시 웃음을 지었다. 그리 고 다시 그의 어머니를 향해 뭔가를 말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또 뭔가 를 말했고, 그의 아버지또한 웃으며 뭔가를 말했다. 그의 아버지의 말을 들 은 현우 아저씨는 다시 침울한 얼굴을 했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는 약간 불편한 자세를 고칠려고 그의 팔에 안겨 움직였다. 그러자 현우아저씨는 그 를 내려다보더니 다시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그의 감정변화가 상당히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렇게 현우아저씨를 보고있자 그의 아 버지가 입을 열었다. "****. 바보같이 ***** *******" 그의 아버지입에서 흘러나온 다른말은 그의 귀에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그 '바보같이'라는 말은 그의 귀에 너무나도 또렷히 들렸다. 그는 아마도 그 '바보같이'라는 말은 현우아저씨라는 사람을 가리키는 사람이라 생각했 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현우아찌." 그가 그렇게 말하자 그 현우아저씨는 그반짝이는 머리를 자신에게 가까이 대고는 눈이 빠질만큼 크게 자신을 쳐다봤다. 그는 그런 현우아저씨를 보며 입을 열었다. "바보가티..." 순간 그 현우아저씨의 눈이 무지막지하게 커졌다. 정말 저대로 둔다면 눈이 빠져버릴것 같은 정도였다. 현우아저씨는 잠시 그를 쳐다보고 있다가 약간 은 불안한 손놀림으로 그를 그의 어머니에게 넘겨주고는 테이블(의자앞에 놓여있는 책상비슷한것을 테이블이라 한다는건 얼마전에 알았다.)에 머리를 박았다. 그의 아버지는 의자위에 누워서는 배를 잡고 웃고있었다. 그는 역 시 그의 아버지는 이해불가능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잠시후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있던 현우 아저씨의 입에서 나직한 말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그 말은 들은 그의 아버지는 의자에서 굴러떨어지더니 바닥을 구르면서 웃기 시작했다. 그는 그런 그의 아버지에 대한 판단을 이 해불가능한 사람에서 약간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정정해야겠다고 생각 했다. 그는 원래 아기. 혹은 꼬마라는 녀석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그가 처음부터 아기나 꼬마를 싫어한 것은 아니다. 그가 아기나 꼬마를 싫어하게 된 이유는 어떻게 된건지 그가 그들을 향해 웃어보이거나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시끄럽게 울어버리는 통에 질려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가 형님으로 모 시는 분의 딸은 달랐다. 그를 보고는 '까르르'하고 웃어보이는가 하면, 그 가 노려보는 일이 있어도 절대로 울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최근들어 더욱더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의 집으로 자주 찾아갔다. 지금이 바로 그 런 상황이었다. "아영아. 현우아저씨. 라고 해봐. 현우 아저씨.." 그가 아영이를 안아들고는 아영이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 다. 물론 별다른 기대따위는 하지 않았다. 이제 첫돌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 은 아이는 말을 할려고는 하지만 제대로 할려면 또한 한참이 걸리는 것이 다. 그는 그를 그렇게 바라보는 아영이를 똑같이 보고 있다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가 그런 웃음을 짓는중... "현우 아찌?" 그 작은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을수 없을만큼 정확한 발음으로 자신을 불렀 다. 그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입을 한껏 벌리고는 아영이를 바라봤다. 그 러자.... "꺄하하.." 옥방울이 굴러가는 듯한 소리... 그는 그때 처음으로 아이의 웃음소리가 이 렇게 귀엽다는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곧 실천으로 이어졌다. "형수님!!" "네. 현우씨?" 그는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분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형수님을 불 렀다. 그리고 불시에 한마디를 꺼냈다. "여자 소개시켜주십시오. 결혼할렵니다." 순간.... 그의 형님과 형수님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잠시후... "크하하핫!! 현우.. 니녀석이 이제 드디어 마음을 잡았단 말이냐?"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은 참으로 위엄이 없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형 수님은 그를 웃는 얼굴로 가만히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현우씨.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아영이같이 귀여운 아이는 안나와요." 그는 순간 형수님또한 엄청난 팔불출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은 사실... "크윽.. 형수님. 말로 저를 살해하시려 들다니.." 그는 그렇게 말하며 굳은 얼굴로 아영이를 쳐다봤다. 아영이는 그의 팔에 안겨서는 생글거리며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는 마음속으로 그 귀엽 다는 말에 너무도 공감을 하면서 그래도 자신도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 했다. "그래도 형수님. 결혼 할렵니다." 그는 아영이를 바라보던 시선을 형수님에게 돌리고는 말했다. 그러자 그의 형수님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네. 알아보도록 하지요." "하핫! 이녀석아. 원판이 틀려. 원판이." 그는 문득 자신이 형님으로 모시는분이 이렇게 가벼운 사람인가에 대해 상 당히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가 그렇게 침중한 인상을 쓰고 있자 자신의 팔에 안긴 아영이가 꼼지락 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그 꼼지락 거리는 느낌 이 그다지 싫지 않아 아영이를 웃으며 내려다 봤다. "녀석. 바보같이 감정변화가 심하구나."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사람이 그를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뭐 그러나 그것 이 형님의 자연스러운 말이기때문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아영이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현우아찌.."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던 아영이가 입을 열었다. 그는 그 귀여운 목소리가 너무나도 귀여운 나머지 아영이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뚫어지게 쳐다봤다. 잠시후 아영이의 입이 열렸다. "바버가타..." 순간... 머릿속에 뇌성이 울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는 그런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아영이를 형수님에게 안전하게 넘겨주고는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는 한참을 있었다.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사람은 너무나도 재미있어 죽겠다 는 표정으로 테이블 위에서 배를 잡고 웃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반드시... 반드시.... "형님의 아영이보다 귀여운 아이를 낳고 말겠어." 문득... 그는 자신에게 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중얼거리는 버릇이 있다는 것 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푸하하핫!! 녀석.. 도전이냐?"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사람은 이제 거실바닥을 뒹굴며 웃고 있었다. 그럴때 는 정말 형님이 아니라 웬수라 생각하는 그였다. ---------------------------------------------------------------------- 약속은 지킨걸까요?? -_-;;; 그런데 갈수록 왜 이렇게 양이 적어지는.... 잡담으로라도 양을 채워버리려는 사악한 생각도 가끔씩은 해봄니다. 그리고 이글 첫화 조회수가 1100을 넘었더군요. 봐주시는 분들 다 감사드립 니다. 그런데 이글도 연참이라는 걸 하면 약간은 인기가 좋아질까요? -_-;; 궁금.. 그런데 저라는 녀석이 워낙에 게을러서리.... 그리고 이글도 기분 내킬때 쓰는거라... 진도가 엄청 느립니다. 음.. 그리고.. 저한테 아영이가 계속 아기로 나오냐고 물어보신 분이 계신 데.... 현재로써는... 글쎄요.. 라고 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계 속해서 아기로 갈려는 생각은 그다지 없습니다. 그러면 아영이가 큰다음에 벌리려고 생각해둔 이벤트들이 무척이나 아깝다는... 그러나 아마도 최소한 40화 까지는 아영이의 아기모습을 볼수 있을겁니다. 그럼.. 좋은밤 되시구요. 주무시는 분은 좋은꿈 꾸세요. 그리고 제 아뒤 바꼇습니다. 그러니 제소설 검색은 lt kid로 해주세요. ^ ^ p.s 이 글읽으시고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요. 『SF & FANTASY (go SF)』 16660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3/29 23:31 읽음:194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소파에 앉아서 케익을 먹는 중이었다. 그의 아내는 단것을 그다지 좋 아하지 않아서 케익같은 것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도 그다지 단것 을 좋아하지 않지만 생크림 과일 케익은 나름대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 다. 그의 딸도 그를 닮아서인지 과일케익 한접시를 혼자서 끌어안고는 테이 블 위에 앉아서 아기 같지 않은 익숙한 포크놀림으로 케익을 먹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그런 그와 딸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열심히 포크를 놀리던중 문득 딸의 케익을 쳐다봤다. 딸은 조그마한 손에 그손에 어울리지 않을만큼 큼지막한 포크를 들고는 케익을 조금씩 잘 라먹고 있었다. 과일케익이라는 이름답게 딸이 먹고있는 케익조각 위에는 큼지막한 딸기가 하나 아직 먹지 않은채로 덩그러니 올려져있었다. 그는 자 신의 케익위에도 딸기 하나가 올려져 있었지만 그는 문득 그 딸기를 자신이 가로채 버린다면 딸이 어떤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 자신의 딸은 워낙에 감정표현이 드물어서 그런식으로라도 딸의 감정을 자극해 볼려는 생각이었 다. 물론... 딸이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감정이 더 크긴 했지만 말 이다. 그는 딸이 포크놀리는 것을 잘보고 있다가 그 딸기를 자신의 포크로 콕 찍 었다. 그리고 그것을 손에들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딸을 내려다 보고있 었다. "여보. 애를 놀리려고 하는게에요?" 그의 아내가 웃으며 말하자 그는 긍정의 대답으로 피식웃으며 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딸은 잠시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딸은 눈을 감고는 한 숨을 푹~~ 쉬더니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여...여보... 저건... 아무래도..." "네. 당신이 한심하다는 말같군요." 그는 그상황에 돌처럼 굳어버렸다. 아기라면... 보통의 아기라면 자신의 것 을 빼앗겼다면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게 적당한 반응이 아닌가? 그렇지만 그 의딸은 도데체 정신구조가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유치한 짓을 하는 자신 을 보며 정말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는건.... 그가 그렇게 굳은 상태로 자신 의 딸을 쳐다보고 있자 딸은 포크를 한손에 들고는 자신쪽으로 기어왔다. 그리고... 자신의 케익위에 아직 먹지 않고 남겨둔 딸기를 자신의 포크로 찔러서는 자신을 올려다봤다. "그래요. 우리딸.. 준대로 받으면 되는거에요." 그는 문득 자신의 아내가 야속하다고 느끼며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자신 의 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자... 딸의 입이 열리며 말이 나왔다. "아바..." 딸의 입에서 나온말이 자신을 지칭하는 말임을 알자 조금전까지의 생각은 싸그리 날아가 버리고 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감동받은 눈길 로 딸을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딸은 그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또다시 입을 열었다. "바버가타..." 순간.... 거실에 찬바람이 휑하니 지나가는 듯했다. 그리고.... 그는 정말 로 쇼크를 먹은 눈으로 그의 딸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러나 그의 딸은 그에 게는 하등의 관심도 없다는듯 그에게 등을 돌리고는 자신의 케렉쪽으로 기 어가 먹는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의 아내는..... 소파에 쓰러져 소리없이 웃고있었다. 그는 이세계가 마음에 들고있었다. 무엇보다도 음식류가 상당히 맛있었던 것이다. 그가 지금 먹고있는 빵종류도 그랬다. 하얀.. 그리고 그리달지 않 은 크림안에는 적당히 맛있는 빵이 들어있고, 그 크림위에는 자신이 좋아하 는 빨간색 과일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그가 얼마전 그 과일을 처음먹어봤 을때.... 그 새큼하고도 달달한 맛에 반해버렸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그 과일은 가장 나중에 먹겠다는 생각으로 아직 먹지않고 그대로 두고 있었다. 그는 손에들고있는 포크를 놀려서는 그빵을 조금씩 조금씩 잘라먹었다. 그 의 어머니는 이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양인지 그와 그의 아버지가 먹고 있는 모습을 웃으며 쳐다보기만 했다. 그가 그렇게 그빵을 먹고있자 같이 먹고있던 그의 아버지가 문득 자신을 쳐 다보는걸 느꼈다. 그러나 그는 이제 그의 아버지가 원래 좀 이상한 사람이 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신경을 꺼버렸다. 그러던중 문득.. 그는 그의 아버지입가에 스치는 미묘한 웃음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먹으려고 아껴둔 그 빨간색 과일을 그의 포크로 콕찍어서는 위로 들어보이 며 자신을 향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이...이양반이 도데체 뭐하자는 거야?' 그는 그렇게 유치한 짓을 하고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쳐다봤다. 정말로 의기 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런사람이 진정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이 그는 한숨이 나왔다. '하아..... 구제불능...'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푹~~ 쉬고는 고개를 한번 흔들었다. 그의 그 런행동을 본 그의 아버지는 뭔가 뻗뻗한 분위기를 풍기며 그의 어머니와 말 을 나눴다. 그렇지만 그건 그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일이라 그는 자신이 앉 아있는 테이블 위를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그의 아버지가 먹고있던 빵이 담긴 접시앞까지 걸어갔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빤히 내려다봤다. 그는 그런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는 아버지의 빵위에 남아있던 그 붉은 과 일을 자신의 포크로 콕찍어서 들고는 아버지를 빤히 올려다봤다. 옆에서 어 머니가 뭐라고 말을 하자 아버지의 안색이 눈에띄게 달라졌다. 그는 문득 그런 아버지를 보며 한마디가 하고싶어졌다. "아바...." 그는 자신의 입에서 나온말이 완성형이 아니라는 사실이 못마땅했지만 그것 을 들은 자신의 아버지는 그것이 완성형이든 아니든 별로상관이 없다는 눈 길로 자신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는 눈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한 참을 무슨말을 할까 생각중이었지만 이세계의 말중 그가 아는말은 극히 들 물었다. 그러다 문득 얼마전 현우아저씨가 듣고는 쇼크를 먹었던 단어가 생 각났다. 그리고 그는 생각난 김에 그 단어를 입밖으로 꺼냈다. "바버가타...." 그의 아버지의 몸이 경직되면서 경악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그렇게 굳어 있는 그의 아버지를 보고는 미련없이 등을돌려 자신이 먹고있던 빵이있는곳 으로 갔다. 옆에서 그의 어머니가 배를잡고는 소리없이 의자위로 쓰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역시 이과일은 참 맛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요즘 정말로 쓸모가 있는 이세계의 말을 하나 배웠다. 그가 아무에게 나 '이게머야?' 라고 말하면 그들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친절하게 가르쳐 주 는 것이었다. 그는 일단 무엇이라도 하려면 언어를 빨리 배워야 한다는 생 각에 닥치는대로 물어대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팔에 안겨서는 이것저것 물어대고 있었다. 그가 물어댈때마 다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는 귀찮아 하는 표정조차 짓지않고 오히려 웃으며 일일이 대답해 주었다. 잠시후 그의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때 마침 울리는 소리에 그의 아버지도 그를 바닥에 잠시 내려두고는 어디론가 걸어갔다. '에헤... 그러니까... 이게 소파라는 거고... 이게... 마룻바닥?? 뭔가 어 감이 좀 이상하군. 그리고.. 저게.. 창문? 하아... 이거 아마 내일이면 다 까먹을 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의 눈에 소파아래쪽의 아주작은 틈에 들어가있는 뭔가를 발견했다. 그리 고 그는 호기심이 일어서는 그것을 꺼내들었다. '이잇!!' 그는 그것을 꺼내들고는 경악을 하고 말았다. 질이 좋아보이는 종이로 만들 어진... 그런.. 책. 그러나 그책의 표지에는 한 예쁜 여자가 상반신에 옷하 나 걸치지 않은 그림이 너무도 리얼하게 나타나 있었다. 그가 너무도 놀란 나머지 그책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때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동시에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는 민망함에 머리를 돌리고는 그 책을 가리키며 말했 다. "이게머야?" 문득.... 거실에 찬바람이 휭~~ 하고 불어가는듯 했다. 그리고... 그의 어 머니와 아버지는 굳어버린채 말이 없었다. 요즘 그의 딸은 뭔가를 물어보는데 재미를 붙인 모양이었다. 이것 것을 닥 치는 대로 물어보는 그의 딸이 여간 귀여워 보이지 않았다. 그의 딸은 지금 도 그의 팔에 안겨서는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있었다. "이게머야?" "이건.. 소파라는거에요. 소파." 라는등의 말을 해대며 딸과의 대화를 하고있었다. 그의 아내는 딸이 저렇게 물어대는게 기특한 모양인지 한참을 보며 웃고있었다. "아... 방에 창문을 좀 열어두는게 좋겠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때마침 그의 귀를 울리는 전화벨소리가 들렸다. 그는 자신의 딸을 바닥에 내려다 두고는 전화를 받아 들었다. "네. 여보세요." "아... 거기 중국집 아니에요?" "..... 전화 잘못거셨군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문득.... 그는 전번에도 한번 이 런일이 있었던거 같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누가 일부러 장난을 치는건 아닌 가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그가 전화를 받고 돌아서자 그의 아내또한 방안의 창문을 열고는 거실로 나 오고 있었다. 그와 그의 아내는 함께 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딸 은 어디서 나온건지 뭔가 책을 한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그의 아내가 다가가자 책으로부터 머리를 돌린후 책을 바라보며 말했 다. "이게머야?" 그 질문을 들은 그와 그의 아내는 딸이 가리키는 책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 리고...... '히엑?! 저게 왜 저기서 나와?' 예전에 아내가 회사일로 바쁠때 사두었던.... 그.... 책방주인이 저런책을 18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팔게되면 냉장고를 못받았던... 그.... 순간.. 그 의 옆구리에 막대한 통증을 느꼈다. 그의 아내는 뭔가 웃음을 지으며 책에 눈길을 주고 있었지만 손은 그의 옆구리를 향해 있었다. '으따...!' 그는 속으로 소리치며 왠지 잘못걸린 전호는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 다. ---------------------------------------------------------------------- 여전히 진도가 느리고도 느리고도 느린.... sof 이런걸 기다려주시는 분들 이 있다는데 감사를... 꾸벅~~~~~ 오늘 절실히 느낀건.. 역시 이런 글과 생활을 혼동하면 안된다는 거겠죠. 오늘 열역학 시간.... 저희 열역학교수님은 책에 있는걸 그대로 읽고 넘어 가기 때문에 교수님의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sof를 생각하 며 먼산을 바라보고있던중.... "학생. 뭐하나?" 교수님의 물음소리에 저는 반사적으로.... "아앙..?" 입밖으로 꺼내고 나서 그것이 다시 제귀에 돌아온걸 들은 후에야... 그것이 보통 제 글에 나오는 아영이라는 캐릭이 하는 소리라는걸 알아 듣겠더군요. 그리고... 주위를 보니.... 왠 닭들이 이렇게... -_-;; 그리고... 이글 외전을 함 써볼까 합니다. 궂이 제목을 정하라면... 그와 그녀가 만났을때.. 라는 평범한 제목. 이글에서 그와 그녀가 만났다고 하면 누군지 아시겠죠? -_-;; 뭐.. 그렇지만.. 보시는 분들께서 '담글이나 빨리 올려 이넘아 -_-+!!' 라고 말하신다면 욕심을 낼 생각은 없슴니다. 존하루 되시구요. 보시고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요. p.s 편지 보내주신 wing00님 그리고... 쪽지보내주신... 죄성함다. 까먹었 습니다 -_-;; 현피를 하셔도 상관이 없다는(;;) 어쨋든.. 그분도 감사드립 니다.(그런데.. 휴학하고 글을 쓰라구요?? -_-;;; 쿨럭...) 왜 케이+  이 안써지는거지? 케렉이라고 나오냐 -_-; 『SF & FANTASY (go SF)』 16918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3-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01 01:13 읽음:1808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지금 근처의 놀이공원으로 가족나들이를 나와있었다. 날씨또한 그리 덥지도 춥지도 않으면서 쾌청하게 맑은것이 그녀의 기분을 더욱 좋게 만들 었다. 그녀의 남편은 딸을 목말 태우고는 그녀의 옆에서 걷고 있었다. "우리 저기서 좀 쉬다가 갈까?" 넓다란 광장의 중앙에 크기가 꽤 커다란 분수대가 있고, 그 주위로 여러개 의 의자가 놓여진 곳이었다. 그녀는 그곳이 꽤 마음에 들었으므로 그쪽으로 걸어가 먼저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그녀의 남편은 피식웃으며 뒤따라 오더 니 그녀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목말을 태우고 있던 딸을 그녀에게 건네주 더니 아영이가 먹을 아이스크림을 산다며 한쪽으로 뛰어갔다. 그녀는 뒤쪽 의 분수를 보며 나름대로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후 그녀의 남편은 한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는 그녀의 옆으로 뛰어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무릎에 앉아있는 아영이를 자신의 무릎으로 옮기더니 아영이의 입에 다 아이스크림을 가져다 댓다. 아영이는 잠시 아이스크림을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손가락으로 아 이스크림을 쿡찔렀다. 그리고 손가락이 너무도 쉽게 들어가자 놀라서는 다 시 손가락을 빼냈다. 아영이는 자신의 손가락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더니 그 손가락을 남편의 바지에 쓱쓱 문질러서 닦았다. "어머나... 잘했어요. 우리딸..."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하는 말을 듣고는 한숨을 푹.. 쉬더니 다시 아이스크 림을 아영이의 입에다 가져다 댓다. 그러자 아영이는 잠시동안 그 아이스크 림을 쳐다보더니 작고 빨간 혀를 아이스크림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남편의 손에서 아이스크림을 뺏듯이 낚아채서는 작은 두손으로 그것을 잡고 는 혼자서 먹기 시작했다. 남편은 그런 아영이를 보고는 자신의 바지에 묻 은 아이스크림따윈 이미 잊어버린건지 웃음을 지었다. "저기.. 저아기 너무 귀엽다.."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아영이가 귀엽다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그녀는 문 득 자신도 모르게 그런 소리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남편또한 그 런 소리를 들었는지 웃으며 아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아영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남편을 올려다 보더니 다시 아이스크림에 집중하기 시 작했다. "...아이스크림한테 졌다.." 그녀는 남편의 그런 소리를 들으며 소리없는 웃음을 지었다. 잠시후.. 아영 이가 아이스크림을 다 먹자 그녀와 남편은 다시 아영이를 안아들고는 걸음 을 옮기기 시작했다. 놀이공원이라고는 하지만 이제겨우 2살인 아영이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없기 때문에 그녀는 다만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문득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대관람차 앞을 지나가고 있자 그녀의 품에 안겨 있던 아영이의 시선이 그 대관람차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문득 그녀는 아영이가 그것을 타고싶어 한다고 느꼈다. 대관람차라면 2살바기 아이든 신 생아이든 별로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 우리 저거한번 타보는게 어때요?" 그녀가 대관람차를 보며 말하자 남편은 왠지 별로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 다. 그러나 그 달갑지 않은 표정에도 불구하고 아영이가 그 대관람차를 바 라보고 있다는 시선을 느낀건지 내켜하지 않으면서도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 다. 표를 2장 끊고는 대관람차에 탓다. 그의 남편은 처음에는 그래도 괜찮은 표 정이었다. 그러나 그 대관람차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얼굴이 파래지면서 절대로 주위를 둘러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어머나... 당신 고소공포증이라도 있는건가요?" "아아..." 남편은 대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양쪽의 손잡이를 꽉 잡고 있었다. 아영 이는 그녀의 품에 안겨서는 그런 남편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녀는 문득 그런 남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잠시후.. 그녀가 타고있는 칸이 제일 높은곳에 올라갔을때쯤.. 휘잉! 하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쎄게 불었다. 그러자 타고있던 대관람차는 심하게 흔들렸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그녀의 남편은 '우와악!'하는 소리와 함께 그 녀쪽으로 넘어지며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여보... 다른사람들이 다 보는데..."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말해봤지만 그녀의 남편은 전혀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덕분에 주위칸에 타고있던 사람들이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빤히 바라보는 사태가 일어났다. 잠시후.... 그녀가 타고있던 칸이 맨 아래로 내 려왔을때 주위에 사람들이 변태라는둥.. 뭐라는둥 중얼거리긴 했지만 그녀 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남편또한 위로 높이 올라갔을때는 정신을 차 리지 못하더니 밑으로 내려오자 어느새 제정신을 차리고는 담담한 얼굴을 하고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아영이가 입을 열었다. "어마..." "어머.. 왜그래요? 우리공주님?" 아영이는 잠시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번갈아 쳐다더니 말을 이었다. "아바 변태?" 순간.... 그녀의 남편은 그자리에서 하얗게 얼어버렸다. 그는 지금 아버지의 목위에 앉아있었다. 적당한 날씨에 적당한 햇빛이 그를 기분좋게했다. 그렇게 조금을 걷다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분수대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을 어머니한테 넘겨주고는 어디론 가 뛰어갔다. 그는 그의 어머니와 잠시동안 분수를 쳐다보고 있자 그의 아 버지가 손에 뭔가를 들고는 옆에 앉았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안아들고는 손에 들고있는 뭔가를 자신의 입에 가져다 댓다. 그는 처음보는 물건에 호기심이 생겨 잠시 쳐다보다가 손가락으로 쿡 찔러봤다. '앗! 차가...' 그는 놀라움에 손가락을 급히 빼냇지만 손가락에 그것이 약간 묻어있었다. 그는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그가 앉아있는 아버지의 옷에다 쓱하고 닦아 버렸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가 뭔가를 말했고, 아버지 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다시 그이상한 물건을 자신의 입쪽으로 가져 다 댓다. '으음... 먹으라는 건가?' 그런 추리를 이끌어낸 그는 그 차가운 것에 혓바닥을 살짝 대어봤다. 달착 지끈한 맛이 상당히 괜찮았다. 그 맛을 본 그는 그의 아버지가 쥐고있는 그 것을 빼앗아서는 자신의 손으로 잡고는 먹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가 그 렇게 그것을 먹고있자 그의 아버지가 갑자기 머리를 건드렸다. '우씨... 코에 묻었어.'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아버지를 올려다 봤다. '먹을땐 뭣도 안건드린 다는데.... '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버지에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잠시후 그 가 그것을 다먹자 그의 부모님은 그를 안고는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곳에는 뭔가 이상한 물건들이 많았지만....(타가지고 비명을 지를거면 도데 체 왜 타는 걸까?)그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러던중 문득 그의 눈에 띄이는게 있었다. 커다란 기둥에 동그란 탈것들을 여러개 달아놓고는 천천 히 돌아가는 그것... 왠지 저 가장위에 올라가면 경치가 상당히 좋을것 같 았다. 물론.. 마법을 쓴다면 간단하겠지만 그는 마법으로 뭔가를 이루는 것 을 상당히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그렇게 그것을 쳐다보고 있자 그의 부모님은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 다. 그의 아버지는 뭔가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그는 그의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동그란것을 타자 약간 흔들리긴 했지만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에따라 그의 아버지의 안색또한 천천히 파래지기 시작했다. '아앗! 저거.. 왠지 킬리아녀석과 반응이 비슷하잖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아버지를 쳐다봤다. 그 킬리아라는 녀석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얼굴이 파래져서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겁먹은듯이 주저앉곤 했는데..... 문득 그의 입가에 사악하고도 사악한 미소가 머금어 졌다. 그리고 잠시후... 그것은 천천히 올라가 가장 높은곳까지 올라갔다. '오호... 이순간을 기다렸다. 윈드!' 그는 아버지의 상태를 알아채는 순간부터 준비했던 마법을 발동시켰다. 그 러자 그가 타고있던것이 약간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햇다. "우와악!" 맞은편에 있던 아버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갑자기 달려와서는 어머니를 끌어 안았다. 그는 문득 그 행동이 노리고 있었던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연 스러웠다. 그가 타고있는 것은 위쪽과 옆쪽이 투명한 무언가로 되어있기 때 문에 다른것들에 타고있는 사람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다 볼 수 있었다. 그는 그런 그들을 자신은 모르는 척 하며 고개를 살짝 돌 렸다. 잠시후 그것이 다시 아래로 내려오자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신을 안고는 잽 싸게 밖으로 나왔다. 그러던중 옆의것에 탓던 누군가가 내리며 뭔가를 말했 다. "********변태***." 그의 손가락이 아버지를 가리키는걸로 봐서는 아마도 그의 아버지를 지칭하 는 말일 것이다. 그는 그런 말에 궁금함을 담아 어머니를 불렀다. "어마..."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그를 쳐다보며 말을 계속하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잠깐 아버지를 쳐다보고는 다시 어머니에게 말을 이었다. "아바 변태?(아빠가 변태라는데?)" 그는 변태라는 말이 뜻하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세계에서 쓰이는 말 중에 '조사'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말 을 들은 그의 아버지는 한순간 하얗게 굳어서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 네... 술취한 상태에서 글을 쓰면 어떻게 된다는걸 잘 보여주는군요 -_-;; 이번글... 왠지 마음에 안드는군요. 제가 써놓고 마음에 안들면 어쩌겠느냐 만은.... 하지만.. 역시 마음에 안드는건 어쩔수 없군요. 담편은 제대로 써 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추천해주신 정진국님. 쪽지도 잘 받았습니다 ^ ^ 그렇지만... 잠 을 깬것은 책임을 질 수 없다는 -_-;;; 그리고 soul blade가 아직 추천이 없는건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이야기 아직 프롤로그거든염 -_-; 그건 아마도 한 400화 완결로 예상을 하고 있지만... 더 갈지도 모르겠습니 다. 그리고 유승필님.. 쪽지 잘 받았습니다. 네. 케이+  은 케이크라고 쓰면 되는군요. 지적 감사합니다 ^ ^ 그리고 저 기계공학부 맞아영.. 잘 아시는 군요. -_-; 그리고 다른 추천해주신 분들도 다 감사합니다. 존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요. 『SF & FANTASY (go SF)』 1724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4-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03 01:38 읽음:1847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현재 청소기를 들고는 거실을 청소하는 중이었다. 그의 집은 3명이 살 기에는 워낙에 넓은지라 평소에는 청소하는사람을 부르긴 하지만 지금같은 휴일에 그의 아내와 함께 청소를 하면서 새로운 기분을 내는것도 상당히 괜 찮았다. 그의 아내는 지금 방안에서 가구들을 열심히 닦고 있었다. 그는 그 런 아내의 모습을 보고는 다시 청소기를 끌며 거실을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청소를 하다가 문득 테이블 위에 앉혀둔 자신의 딸을 쳐다봤다. 커다 란 눈을 깜빡이며 자신이 움직이는 쪽으로 그 커다란 머리를 돌리는 것이 정말 귀여웠다. 그는 그런 딸의 모습을 보고는 청소기를 끌고는 딸의 근처 로 다가갔다. 그러자 그의 딸은 청소기에서 나는 '위이잉'거리는 기계음이 신기한 건지 청소기 쪽으로 그 작은 손을 뻗고는 테이블위를 기어왔다. 그 는 그런 딸의 모습에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딸을 안아들려고 청소기 를 내려놓던중 다른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아영아. 이게 보고싶은거니?" 그는 그렇게 말하며 청소기의 흡입구 부분을 딸쪽으로 가져다 댓다. 그러자 그의 딸은 그가 들이댄 청소기 흡입구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댓다. 그는 그때를 노리고는 청소기를 약간 움직여서는 그의 딸의 볼에 가져다 대고는 강도를 약간 높였다. "아우우.." 딸의 볼은 청소기에 딱 붙어버렸다. 그리고 그 작은 팔다리를 바둥거리는 것이 너무나도 귀엽게 보였다. 그리고 청소기의 흡입 강도를 줄여서는 딸의 볼을 떼어냈다. 그러자 딸은 빨갛게 변한 볼을 손으로 문지르며 자신을 올 려다봤다. 그는 그런 딸의 눈길에 죄책감을 느끼고는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 할테지만 딸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영아. 이물건은 이런 물건이에요." 그는 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대고는 웃으며 딸의 붉어진 볼을 톡톡 건드렸다. 그러자 그의 딸은 자신을 한참을 쳐다보더니 얼굴을 가까이 댓다. 그리고.... 그의 코를 꽉 깨물었다. "아얏!" 그는 코가 약간 따끔함을 느끼고는 아영이에게서 머리를 떼었다. 그리고.. 순간 뒤에 그의 아내가 서있음을 느꼇다. "여보옷! 도데체 무슨짓을 했길래 순하디 순한 아영이가 저런 반응을 보이 는 거에욧!" 그녀의 그런말에 그는 지은죄가 있는지라 멋적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 다. 그런 그와 그의 아내를 쳐다보던 아영이는 아직도 삐진건지 '흥'하는 콧소리와 함께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지...진짜 눈물나게 귀엽다앗!' 그런 모습까지도 귀여워 보이는 그는 역시 팔불출이었다. 물론 그만이 아닌 그의 아내도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딸을 바라보는걸로 봐서는 똑같다고 봐도 별로 상관은 없을것이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마도 청소를 하는 중일 것이다. 그런데 그가 이 해할 수 없는 것은 그의 아버지가 청소를 하는데 뭔가 이상한 것을 하나 끌 고는 그냥 갔다왔다만 한다는 것이다. 그 이상한 것에는 '위이잉'거리는 소 리가 흘러나오는 것이 그는 정말 생전 처음보는 물건이었다. 그는 신기한 눈으로 그의 아버지가 갔다왔다하는것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문득 그의 아 버지가 그의 시선을 눈치 챈것인지 그 물건을 끌고는 그에게 다가왔다. 그 는 그 물건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고싶은 마음에 그가 앉아있던 테 이블 위를 기어서는 그의 아버지쪽으로 다가갔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그를 보며 미소를 짓더니 그 이상한 물건을 들어서는 자신쪽으로 가져다 댓다. '오옷!! 이건 뭐하는 물건이야?' 그는 호기심에 그 물건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댓다. 그러자.... 그의 아 버지는 갑자기 그 물건을 자신의 뺨에다 철썩하고는 붙여버렸다. 그리고 그 '위이잉'거리는 소리가 한결 커졌다. '우와앗!' 이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입으로 나온건 너무도 순화되어 귀여워 보이는 말이었다. "아우우...." 그가 그런소리를 내자 그의 아버지는 곧 그 물건을 자신의 뺨에서 떼어냇 다. 그는 뺨쪽을 문지르며 원한에 가득찬 표정을 띄고는 그의 아버지를 노 려봤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면서 그의 뺨을 톡톡 치고는 얼 굴을 가까이 가져다 댓다. '이잇!' 그는 순간 오기로 똘똘뭉쳐 아버지의 오똑한 코를 꽉 물었다. '으엑! 짜다. 입맛버렷어.'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물었던걸 놓자 그의 아버지는 코를 문지르며 일어섰 다. 그리고 그것을 본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뭔가 말을하자 그의 아버지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먼산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그런 아버지를 보고도 화가 덜풀려서는 고개를 휙소리 나게 돌려버렸다. 그런데 왠지 그 행동이 아버지의 기분을 좋게 만든것 같았다. 그는 속으로 이래저래 기분나쁜 하루 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눈을 떳을때는 주위가 어두컴컴했다. 낮잠을 자다 일어나니 밤인것은 당연한 이치. 그는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부모님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아기침대 주위를 둘러보니 못보던 물건이 하나 보였다. 아마 도.... 리모컨이라고 부르는 물건인것 같은데... 여긴 그 영상을 나오게 하 는 네모난 상자도 없는데 그것이 있는것에 신기해진 그는 그것을 이리저리 눌러봤다. 그러자 갑자기 사방에서 노래로 추정되는 소리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우와! 멋지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거기에 있는 온갖 튀어나온 부분을 다 눌렀다. 그 러자 나오는 소리도 시시때때로 바뀌었다. 그러던 중 문득 그의 귀를 자극 하는 음악이 있었다. 뭔가 단조로우면서도 가성이 섞여 있는듯한 목소리. 그는 할일도 없었던 차에 잘됐다고 생각하며 듣고있는 단어나 외우자는 생 각에 그걸 계속 따라 했다. 노래는 이미 지나갔지만... 그는 들어서 기억에 남아있는 구절만 계속해서 반복했다. 원래 뭔가를 외우는 것은 뭔가 리듬이 있으면 더 쉽게 외워지기 마련이다. 그는 계속해서 반복하자 외운 구절을 까먹지 않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 었다. 그는 뿌듯함을 느끼며 그렇게 침대에 앉아서는 속으로 계속해서 그 구절을 되뇌고 있었다. 잠시후 방으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들어왔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있는 그를 보더니 그의 아버지는 그를 안아들고는 뭔가를 말했다. 문득 그는 그 의 아버지의 웃는 얼굴이 오늘따라 그리 보기싫지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 고 그의 어머니또한 그를 바라보며 웃고있는 모습이 내심 싫지 않았다. '이참에 효도나 한번해봐?'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을 굳혔다. 부모는 자식이 똑 똑하면 똑똑할수록 기뻐하는 법이고, 그 기쁨이 곧 효도라는 것이 그의 생 각이었다. 그래서 그는 조금전부터 외우고 있던 그 구절을 입밖으로 내쨮었 다. "나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에여. 구대 더이상 말설이지 마라요." 그는 싱글싱글 웃으며 외우고 있던 말을 내쨮었다. 순간....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를 바라보며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얼어버렸다. 그는 그의 어머 니와 아버지가 너무나도 기뻐서 몸이 굳어버렸다고 생각하고는 다시 리바이 벌을 했다. "나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에여. 구대 더이상 말설이지 마라요." 그의 부모님은 너무나 기쁜나머지 움직일줄을 몰라하는것 같았다. 그는 그 대로 그렇게 행복감에 젖어있었다. 그는 거실에서 그의 아내와 함께 텔레비젼을 보는 중이었다. 그와 그의 아 내는 텔레비젼을 잘 보지는 않지만 지금같이 한가한 시간에는 둘이 함께 소 파에 앉아 텔레비젼을 보며 커피한잔의 여유를 가지는 것도 상당히 괜찮다 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와 그의 아내가 텔레비젼을 보는 도중 방에서 갑자기 노래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가 그의 아내를 쳐다보자 아내가 입을 열었다. "아영이가 일어났나봐요. 아기침대에다 오디오 리모컨을 넣어두고 나왔거든 요." "음... 그거 기발한 생각인데?" 그는 그렇게 말하며 텔레비젼을 끄려했다. 순간 텔레비젼의 뉴스에서 그와 그녀가 관심을 가질만한 보도가 흘러나왔다. "음... 저렇게 되면 곤란해 지는데.." "뭐.. 어떻게든 잘 되지 않겠어요?" 그와 그녀는 그 뉴스를 다 듣고는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는 불을 켜자 그의 딸이 아기침대에 앉아있었다. 그와 그의 아내는 침대로 다가가서 는 이제는 잠이 다깨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딸을 마주바라보았다. "어이구.. 우리 공주님. 잠이깨셨네요." 그는 그의 딸을 안아들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의 딸은 뭔가를 상당히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와 그의 아내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결심을 했다 는 듯 입을 열었다. 그는 그의 딸이 무슨말을 할지 가슴마저 두근댓다. 아 기의 말을 듣는다는건 그만큼 기분이 좋은 일이였다. 마침내 딸의 입술이 열리고 말이 흘러나왔다. "나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에여. 구대 더이상 말설이지 마라요." 순간.... 너무나도 큰 쇼크에 그의 딸이 무슨말을 했는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의 아내또한 그와 마찬가지인 모양으로 눈을 크게뜨고는 그의 딸 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 되자 그의 딸은 친절하게 리바이벌을 해 줬다. "나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에여. 구대 더이상 말설이지 마라요." 그렇게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딸을 보고는 그는 자신의 딸이 너무도 너무 도 성숙해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네네... 반갑습니다. 2일 만이군요. 오늘 보니 13편이 올라가 있더군요. 그 런데 왜 저는 13편을 쓴 기억이 없을까요? -_-;; 제가 오늘 읽어보니 정말 마음에 들지 않더라는... 뭐 그래도 지우기는 뭐하고 해서 그냥 뒀습니다. 13편은 아마 술에 취해서 쓴거라.... -_-;; 그리고 잊으신분이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글은 분명히 '주.간.연.재!!'입 니다 -_-;; 아무리 우겨봐야 믿을분 없을라나... 어쨋든.. 그러니 담글은 언제 올라갈지 모름니다. 쿨럭.. 그리고 외전은 결국 쓰기로 했습니다. 뭐.. 그걸 쓴다고 해서 이글 의 연재속도가 느려지는건 아니니 전혀 염려마시기를.. 저희 누나와 내기를 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쓰는거라. 그럼 존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 하나쯤은 남겨주세 요. 귀찮으시다면 격려의 쪽지라도 하나 ^ ^ p.s 이 글은 순도 100% 픽션입니다. 실제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까??? -_-;; (저위에 나온 성인식 노래는 뭐냔 말이다앗!! 퍼퍼벅!! 『SF & FANTASY (go SF)』 17785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5-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07 01:32 읽음:181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딸을 거실의 테이블 위에 앉혀두고는 뜨게질을 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추워질때도 되었기 때문에 두꺼운 옷을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그런 옷가지쯤이야 사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이 입을 스웨터정도는 자신의 손으로 짜는것이 그녀는 마음이 더 편했다. 물론 이런 뜨게질이 시 간을 죽이는데도 좋다는 것이 커다란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그녀의 딸 아영이는 모양이 없던 실들이 뭉쳐져서는 어떤 모양을 갖추어 간 다는 것이 신기한 모양인지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는 그녀가 뜨게질 하는 모 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딸을 보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달렸 다. 꽤나 오랫동안 그렇게 뜨게질을 하던 그녀는 이제 슬슬 저녁을 준비해야 된 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짜고있던 실뭉치를 옆의 소파에 내려놓고 딸의 머리 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주방으로 향했다. 그의 딸은 가끔씩 예측이 불가 능한 행동을 하는일이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위험한 짓은 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는 딸을 그냥 테이블위에 앉아 있도록 내버려 뒀다. "아영아. 위험한 짓은 하면 안되요." 그녀는 주방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딸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러자 그 녀의 딸은 알아들은건지 그렇지 못한건지 커다란 눈을 뜨고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모습에 다시한번 웃음을 흘리며 주방으 로 들어갔다. '오늘 저녁은... 낙지볶음이 좋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음식을 준비했다. 귀찮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녀의 남편이 이것을 먹고는 기뻐해 준다면 그런 귀찮음쯤이야... 하는 생 각이 더 컷다. 그녀는 대충 요리를 다 준비하고는 가스렌지에 불을 켰다. 그리고 남는 시간동안 다시 뜨게질을 할 생각으로 거실로 나왔다. '음... 뭔가 있어야 할것이 없는거 같은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소파로 가서 뜨게질하던 실뭉치를 잡았다. 그러나 아무래도 뭔가가 빠진것 같았다. 그녀는 뜨게질하던 것을 손에 쥐고는 곰곰 히 생각했다. '아무래도... 테이블 위에 뭔가 있던 것이 사라진것...... 아..아영이!!' 무엇이 사라졌는지 깨닫는 순간 그녀는 그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 일어서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걸 깨닫고는 다시 주저앉았다. '집안에서.. 아이가 갈만한곳... 2층은 무리이고, 방문은 다 닫혀있었으니 갈 수 있는곳은....... 욕실?' 그녀는 욕실의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는 그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욕실에 가까이 다가가자 참방거리는 물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물을 받아둔 기억이 없음에도 물소리가 들리는것에 의아함을 느끼고는 욕실의 안으로 들 어섰다. "아영...." 그녀는 욕실을 둘러봐도 어디에도 자신의 딸이 없음을 알고는 잠시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는 욕실에서 계속해서 참방거리는 물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좌변기. "하아..." 그녀는 좌변기 안의 물속에서 참방거리며 놀고있는 딸을 보며 안도의 한숨 을 내쉬었다.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한숨을 쉬며 내려다 보고있자 아영이는 참방거리며 놀다가 그녀를 빤히 올려다 봤다. 그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이 귀엽긴 하지만 귀여운 것과 지저분한 것은 절대로 별개다. "정말.... 어지간히도 별나네." 그녀는 좌변기 속에있던 딸을 들어내서는 욕조로 데려가 씻겼다. 그렇게 씻 기고 난후 옷을 다 갈아입히고는 아영이를 안아들고는 식당으로가 나머지 식사 준비까지 끝냈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서는 다시 뜨게질을 하고있자 그 녀의 남편이 돌아왔다. "딱 맞춰 돌아오네요." "뭐.. 당신이 차린저녁을 식게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나저나 난 좀씻 을게. 아영아. 우리 같이 씻자." 그녀는 그런 남편을 보며 아영이는 좀전에 씻었다고 말하려 했지만 자식과 부모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스킨쉽이 가장 좋다는 남편의 주장을 묵살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남편은 딸을 안고는 욕실로 사라졌다. 잠 시후... 욕실문이 벌컥 열리며 남편이 튀어나왔다. "여..여보! 아영이가 자꾸 올리려고 하는데 왜저러는 거야아?!" 그녀는 놀라서는 욕실쪽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욕실안에는 그녀의 딸이 물 이 가득담겨있는 욕조안에서 머리를 밖으로 내고는 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일이라도 병원에 한번 갔다가 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는 그의 어머니의 손놀림을 집중해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손놀림에 따라서 둥글게 뭉쳐있던 실뭉치가 천천히 어떤 모양을 갖 춰 가는 것이 꽤나 신기했다. 그가 그렇게 그의 어머니를 쳐다보고 있자 그 의 어머니는 그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잠시가 지난후 그의 어머니는 그 실뭉치를 옆의 의자에 놔두더니 그 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일어서서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가 그녀의 뒷모 습을 쳐다보고 있자 그의 어머니는 갑자기 뒤로 돌더니 그를 향해 뭔가를 말했다. 그러나 당연히 알아듣지 못한 그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그녀를 쳐다봤다. 그의 어머니는 그런 그를 보고는 다시 웃음을 흘리며 가던 곳으 로 걸어갔다. '우..웅.. 심심해.' 그는 문득 심심해서 몸을 베베꼬다가 문득 예전에 보고 호기심이 일었던 곳 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는 일단 앉아있던 테이블 위에서 내려온후 그 열려 있는 유일한 문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걸을 수 없는건 아니지만 아직 걷는다는건 위태롭기 때문에 차라리 기어가는 것이 더 빨랐다. 그는 그렇게 열심히 기어서 목욕을 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가 궁금해 했 던 것은 바로.. 목욕을 하는 곳에 있는 이 하얀 의자같이 생긴 것.이것이 뭐하는 것인지 그는 정말 궁금했다. 그는 그것의 위에 한번 올라가 보고 싶 었기 때문에 주위를 둘러봤다. 때마침 나즈막한 올라설 것이 옆에 있었다. 그는 그것을 발판삼아 그 하얀 의자같이 생긴 것 위로 올라갔다. '...이건 뭐하는 물건이야?' 그 하얀 물건의 윗부분은 둥글게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리고 그 구 벙은 밑으로 이어져 있었고, 안에는 물이 차있었다. 그는 그안을 쳐다보고 있다가 다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것의 윗부분에는 뭔가 당길 수 있을 것같은 무언가가 달려있었다. 그는 그것을 당겨볼 생각으로 그쪽으로 살며 시 움직였다. '얼레?' 그는 그리로 움직이다 살짝 미끄러져서는 그 물이 고여있는곳에 떨어졌다. 다행히 물은 그리 깊지 않아서 익사하는 일은 없겠지만 어떻게 올라가느냐 가 문제였다. '우씨... 왜이리 미끄러워?' 그는 그렇게 올라가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던중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고는 위쪽을 올려다 봤다. 그곳에는 그의 어머니가 그를 경악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숨을 푹.. 쉬더니 그를 들어올려서는 재빨리 씻기기 시작했다. '조금전까지 물속에 있었는데.. 왜이리 씻기는 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별로 반항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 대로 있었다. 그리고 그를 다 씻긴후 옷까지 갈아입힌 그의 어머니는 이번 에는 그를 데리고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일이 다 끝이 난 듯 다시 그 실뭉치를 잡고는 하던 것에 열중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의 아버지가 돌아왔다. 그의 아버지는 돌아오 더니 어머니와 몇마디 말을 나누고는 자신을 데리고 그 목욕을 하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제 아버지가 목욕을 할때면 같이 하는 것이 아주 일상적 인 일이 되어버려서 이제는 무덤덤했다. 그의 아버지는 욕조에 물을 받아서 는 그를 앉혀뒀다. 그리고 그를 향해 웃으며 뭔가를 말하고는 그 하얀 의자 비슷한 것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배설의 욕구를 충족 시키기 시작했 다. '우에에엑?!! 아까 떨어지면서 저기 있는 물을 약간 마셨는데... 그렇다며 어언!!' 그는 하늘이 노래져 보였다. 그리고 욕조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는 헛구역질 을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지 만 그의 머리속에는 한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XX를 마시다니이잇!!' 그는 그렇게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고 있었다. ---------------------------------------------------------------------- 빠샤~~~ 나도 연참을... 할 수 있다. 잡답은 담편에~~ 『SF & FANTASY (go SF)』 17786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6-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07 01:32 읽음:1842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콜록..." 그는 문득 그의 딸의 기침소리마저도 왜저리 귀여울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러나 저런 어린 나이의 감기는 자칫 폐렴으로 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일찌 감치 병원을 가는게 좋다. 딸은 조수석에 앉아있는 아내의 품에 안겨서는 간간히 콜록 거리고 있었다. 그는 차를 몰아서는 근처의 소아과로 가는 중이었다. 환절기 감기에 걸려서 는 얼굴이 붉어진 그의 딸은 그가 운전하는 모양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 다. "여기서 우회전 인가?" "네." 그는 아내의 말대로 우회전을 했다. 그러자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아 과 전문병원이 눈에 띄었다. 그는 차를 대충 아무대나 세우고는 아내와 함 께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는 접수처의 간호사에게 접수를 한후 천천히 앉아 서 기다렸다. "임도민씨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와 그의 아내는 딸을 안아들고는 진찰실로 들 어갔다. 진찰실 안에는 약간은 나이를 먹은듯한 의사가 앉아서 들어오는 그 들을 보고 있었다. "네... 따님의 상태가 어떤가요?" "미열에 기침을 약간씩 하는군요." 그의 아내는 의사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딸을 의사에게 보여줬다. 그 의사는 딸의 입을 벌려서는 편도선의 상태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네. 가벼운 감기로군요. 오늘 주사를 맞은다음 푹 쉬면 바로 나을 수 있습 니다." 의사가 웃으며 말하자 그와 그의 아내도 웃으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단 진료를 받았으니 이제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그와 그의 아내는 다시 바깥에서 딸을 안고는 기다리기 시작했다. 주사실이라 적힌 곳으로 다른 아 기를 안은 여자가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후 안에서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 다. '역시.. 아기들은 주사를 싫어하는 건가? 음.. 그렇다면 오랜만에 아영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겠군.' 그는 왠지 자신이 이상한 곳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잠시 뿐이었다. 그의 딸은 그의 아내의 팔에 안겨서는 뭔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 며 그와 그의 아내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후 다시 간호사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와 그의 아내는 '주사실'이라 고 적힌 곳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간호사가 먼저와서 주사기 점검을 하고 있었다. "엉덩이 주사니까 바지를 좀 내려야 겠네요." 그 말을 들은 그와 그의 아내는 딸을 옆에 있는 간이 침대에 엎드리게 만들 었다. 그리고 바지에 손을 대려는 순간... "꺄우!" 라는 소리와 함께 있는 힘껏 반항을 했다. 그는 그런 딸의 반응을 보고는 정말 주사를 맞는게 어지간히 싫은가 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그는 다시 한번 딸의 바지를 벗길려고 하자 그의 딸은 필사적으로 도망을 치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따님이 꽤나 힘이 넘치네요." "하하..그렇군요." 그는 간호사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다시 딸을 잡아서는 간이침대에 꽉 누르고는 바지와 기저귀를 벗겼다. 그는 딸이 몸부림 치는것을 막기 위해서 한손으로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우!" 간호사의 손에있는 주사바늘에 찔리는 순간 딸은 약간은 이상한 비명소리를 내더니 더 몸부림을 칠려고 했다. 그는 그런 딸을 약간 더 쎄게 누르고는 주사바늘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잠시후 주사바늘이 빠지자 그는 딸의 옷을 다시 입힌후 딸을 안아들었다. "아영아. 많이 아팠니?" 그는 딸의 얼굴을 보며 그렇게 물었지만 그의 딸은 약간은 어리둥절한 얼굴 로 그와 그의 아내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그런 그의 딸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아내에게 딸을 넘겼다. 병원 밖으로 나오자 왠지 날씨가 상당히 괜찮은 것 같았다. 그는 그런 날씨 를 보며 일요일 쯤에는 현우 녀석까지 불러서 산쪽으로 여행이나 가야겠다 고 생각했다. "콜록.." 그는 목이 약간 간질한 느낌에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와 어 머니는 그런 그를 보면서 뭔가 말을 주고 받더니 그를 안아들고는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그 말도 없이 달리는 마차를 타고는 어디론가 가던 그의 아 바지와 어머니는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그 마차를 세우고는 그를 안아들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마차를 세운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그를 안고는 들어갔다. '아기들이 많네..?' 그는 도데체 이곳이 뭐하는 곳일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기들이 많은곳.... 그의 상식으로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잠시후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를 안아들고는 한 방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흰 가운을 입은 사 람이 의자에 앉아있었다. '뭐하는... 사람이야?' 그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사람과 말을 몇마디 나 눴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의 이마를 한번 만져 보더니 입을 벌려서는 안을 들여다봤다. '뭐...뭘 검사하는거야?' 그는 놀라서 어리둥절한 눈을 크게 뜨고는 상황을 지켜봤다. 그의 부모님 과 그 흰가운을 입은 사람이 뭔가 얘기를 하면서 웃고 있었다. 그는 그때부 터 슬슬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얘기를 끝낸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시 그를 안아들고는 그 방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잠시 앉아서 뭔가를 기다렸다. '우에.. 저애는 나랑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데?' 그는 한 여자의 품에 안겨있는 아기를 쳐다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아기 를 안고있던 여자는 또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후... 그 안에서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려나왔다. 그는 문득 예전에 키리온이 말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일리안.. 넌 말이지.. 도데체 아는게 없어. 그러니까 세상에는 별 희한한 인간들이 많은 법이라구. 그중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게 꼬마들을 데리고 변태적인 행동을 하는....- 그는 그런 내용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란 것을 그는 믿고 있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잠시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를 안아들고는 아까 그 아기의 울음소리가 났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는... 하얀색 옷을 입은 여자가 뭔가 뾰족 한 물건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우에에에엑?!' 그가 잠시 그런 상황에 정신을 못차리는 사이 그 하얀옷을 입은 여자가 뭔 가 말하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옆에있던 침대에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입고있는 옷을 벗기려 했다. '우왓! 난 적어도 당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인간일줄 은 몰랐어. 자식에게 이런 짓이라니잇!!' 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지만 그의 입으로 나온말은 아기식 언어였다. "꺄우.." 그는 그런 소리를 내면서 격렬히 몸부림을 쳤다. 그래도 순결은 지켜야 한 다고 생각을 하는 그였기에 그 몸부림이 더욱더 필사적이었다. 그러나.. 역 시 아기는 어른에게 힘으로 절대 이길 수 없다. 그의 처절한 사투에도 그의 아버지는 그가 입고있던 바지를 훌렁 벗겨 버렸다. '우에에엣?!' 그는 속으로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몸까지 꽉 눌렀다. 그가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고 있는 순간 엉덩이에 따끔한 느낌이 왔다. 그는 그 느낌에 놀라서 는 입밖으로 소리를 냈다. "아우.." 그는 이제 시작인가... 라고 생각하고는 더욱 몸부림을 칠려고 했다. 그러 나 그 따끔한 느낌이 사라지자 그의 아버지는 그의 옷을 다시 입힌후 안아 들었다. '에... 얼레? 키리온이 말한건 이런게 아니었던거 같은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빤히 바라봤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그를 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줄 뿐이었다. 그는 어쨋든 이래저래 혼란스러운 하루라 생각했다. ---------------------------------------------------------------------- 네.... 4일만입니다. 그리고 ''연참'' 입니다 +_+ 저도 연참을 하니까 되는 군요. 되기는 되지만 쓰는 저는 죽을 맛이라는... -_-;; 그리고 연참까지 했는데 이번에도 반응을 안보여 주시면 삐짐 -_-;;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너무 유치한가요? 그래도 뭔가 반응이라도 좀 보여주세요 ^ ^ 왜이리 글이 허접하느냐는 말이라도 좋으니까요 ^ ^ 그리고 글을 왜이리 늦게 올렸냐고 물으신다면.... 이유가 있습니다. 지옥 의 악마중 '디아블로'라는 녀석이 저를 '배틀넷'이라는 지옥으로 끌고 갔더 랍니다. 저는 그곳에서 그 디아블로라는 녀석을 잡을 사명감에 불타서는 글 을 쓸 생각을 하지 못했더랍니다. 그리고... 그 디아블로를 잡고는 그 '배 틀넷'이라는 지옥을 탈출해 재빨리 써서 올리는 겁니다. 네?? 맞으라고요? 네...(퍽퍽!!) 좋은 하루되시구요. 좋은꿈 꾸시길 빌게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 하나쯤은 남겨주세요. ^ ^ 『SF & FANTASY (go SF)』 17917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7-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08 04:39 읽음:198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무척이나 심심해 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의 지정석이 되어버린 테이블 위에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닭살이 돋을거 같은 눈빛을 주고 받으며 말도 없이 서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문득 그런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며 심술이 나버렸다. '실리스으~~~~' 그는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며 질투심이 섞여있는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봤 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눈길을 주면서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 면서 입을 열었다. "아영아. 심심해?" 이세계에 태어난지도 2년정도 되자 듣는것은 아무 무리 없이 가능했다. 아 니... 아무 무리가 없는건 아니라 대략 뜻을 파악할 정도는 되었다. 그래. 심심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심심하지.. 라고 생각한 그는 문득 속으로 사 악한 생각을 품고는 입을 열었다. "엄마. 엄마." 그가 어머니를 부르자 그의 어머니는 기특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무엇을 말할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 또한 컵에 들어있는 뭔가를 마시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기는 어디서 나와?" "푸웃!" 그의 아버지는 마시고 있던 뭔가를 입밖으로 내뿜어 버렸다. 그는 그런 그 의 아버지를 보면서 약간의 만족감을 느끼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머니를 쳐다봤다. 그의 어머니또한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아무런 움직임 이 없는걸로 봐서는 당황한 것 같았다. 그런 그를 한참동안 쳐다보고 있던 그의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아영아... 그건 말이지..." "거짓말 하면 아빠는 바~~~보." 순간 그의 말을 들은 그의 아버지의 움직임이 멎었다. 그리고 한참을 굳어 있었다. 그런 그의 아버지를 보던 그의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아영아. 아기는 말이지 양배추 속에서 나와요." 그는 그런 그의 어머니를 보면서 웃으면서 거짓말을 참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는 여기서 끝낼것 같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엄마도 바보~~~." 순간 그의 어머니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더니 그의 뺨을 꼭 잡고는 양쪽으로 잡아 당겼다. "어떤 입이 그런말을 하는거지?" "아우..아우..아우.." 그의 어머니는 볼을 쓰다듬고 있는 자신을 내려다 보고는 피식웃어 보였다.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그의 어머니는 일어나서 그 하얀 무언가를 들고 는 말을 하더니 뭔가를 눌렀다. 잠시후 집안으로 현우 아저씨가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더니 그의 아버지를 보고 인사를 한 후 그를 안아 올리며 말했 다. "아영아. 안녕." "안녕." 그는 현우 아저씨를 보면서 손을 흔들며 말하자 현우 아저씨는 왠지 반짝거 리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는 그런 현우 아저씨를 보며 입을 열었다. "현우 아저씨. 엄마가 아기는 양배추에서 나오는 거래." "푸..푸훗.." 그 말을 들은 그의 어머니의 얼굴이 보기 드물게 빨개졌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조금전 마시다가 내쨮은 그것을 다시 마시려고 입가 로 가져갔다. 그는 그런 아버지를 본후 다시 현우아저씨를 향해 입을 열었 다. "그거 아니지? 아기는 엄마랑 아빠랑 자면 생기는 거지?" "푸웃!" 그의 아버지는 다시 그 마시던 것을 입밖으로 내쨮었다. 그는 그것을 보면 서 아버지가 마시는 것이 정말 맛이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거실에 묘 한 정적이 감돌고 있는 것을 느끼고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우 아저씨는 그를 소파에 앉히더니 그의 아버지에게 걸어가 뭔가를 속닥였다. '에에... 그런데 자면은 아기가 왜 생기는 거지? 키리온은 그냥 그렇다고 했는데...' 그는 정말로 전생에 25세의 건장한 청년이었는지 의심이 가는 생각을 가지 고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이 앉아있는 거실에는 정말 바늘떨어지 는 소리마저 들릴정도의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그는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그의 아내를 쳐다보고 있었다. 문득 처음 만 났을때가 생각난 그는 그의 아내를 보면서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의 아내 도 그런 그를 보면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이잇.. 귀여워..' 그는 그런 아내를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에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 다 문득 그의 아내가 시선을 돌리더니 테이블 위에 앉아있는 그의 딸에게 얼굴을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아영아. 심심해?" 요즘들어 그의 딸은 천천히 제대로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3살이 다돼 가는 때에 말을 한다는게 당연하겠지만 그의 딸은 뭔가 단어를 빠르게 배우 는 것 같았다. 그때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딸의 입이 열렸다. "엄마. 엄마." 그는 저 목소리로 '아빠' 라고 불러주기를 바랬지만 목소리를 들은것 만으 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앞에있는 커피를 입으로 가져다 댓다. 그리고 한모금 을 마시려는 순간.... "아기는 어디서 나와?" "푸웃!" 저... 저것이 도데체 아직 3살이 채 안된 아기가 할 질문이란 말인가에 대 한 심각한 고찰에 고찰을 거듭하던 그는 아직은 세상의 모든것을 알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딸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영아. 그건 말이지..." "거짓말하면 아빠는 바보~~~" 도... 도데체 저런 단어는 어디서 배운것인지... 라는 생각에 그가 매우 혼 란스러워 하고 있을때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매우 혼란이 컷을 그의 아내가 입을 열었다. "아영아. 아기는 말이지.. 양배추 속에서 나와요." 그는 그런 아내의 말을 들으며 피식 웃어버렸다. 그러나 지금 아영이에겐 저것이 정답일지도 모르기에 그는 고쳐 말하지 않고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했다. 그러나... "엄마도 바보~~~~" 문득... 그는 아내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린다고 느꼈다. 그리고 갑작스래 딸의 볼을 양쪽으로 쭉 잡아 당기더니 입을 열었다. "어떤 입이 그런말을 하는거지?" "아우..아우..아우.." 그는 저렇게 말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내에게 경의를 표하며 아내가 딸을 교육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후 딸이 아내에게 잡혔던 양 볼을 쓰다듬으며 앉아있는 도중 초인종이 울렸다. 그의 아내는 인터폰으로 다가가더니 그것을 받아들고 입을 열었다. "현우씨? 어서와요." 그의 아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여는 버튼을 누른후 그의 옆으로 와서 앉았다. 잠시후 그의 집으로 현우 녀석이 들어왔다. 그는 들어와서 그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아영이를 안아올렸다. "아영아. 안녕?" 그는 그렇게 인사하는 현우를 보고는 아영이가 제대로된 반응을 할리가 없 다고 생각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그러나... "안녕." 손까지 흔들면서 인사를 하는 그의 딸을 보고는 그는 영문모를 질투에 휩싸 여서는 현우녀석을 째려보고 있었다. 현우 녀석은 그런 그의 눈길은 전혀 깨닫지 못한채 엄청나게 감동받은 눈길로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아영이가 현우를 향해 입을 열었다. "현우 아저씨. 엄마가 아기는 양배추에서 나오는 거래." "푸..푸훗.." 현우의 입에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이 새어 나오자 마이 페이스를 유지하던 그의 아내도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그런 아내의 마이 페이스가 무너진걸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커피를 마시려는 순간 딸의 말이 들렸 다. "그거 아니지? 아기는 엄마랑 아빠랑 자면 생기는 거지?" "푸웃!" 그는 다시 마시던 커피를 입밖으로 뿜어내 버렸다. 그리고.... 거실에는 바 람소리가 들릴만큼의 정적이 휘감았다. 현우는 그의 딸을 소파에 내려놓더 니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 엄청난 조기 성교육을 시키셨네요." 그는 그런말을 들으며 커피가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얼 어 있었다. ---------------------------------------------------------------------- 쿨럭... 나중에 아영이의 옛날 친구들과 그의 관계에 대해서 한번 써보고 싶군요. 설정은 해뒀는데... -_-;; 그리고.. 아영이란 캐릭터가 얼마나 순 진하냐고 묻고 싶다면... 아마 지상 최대의 순진남이라고 생각하시면 됨다. 쿨럭... 재미 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 남겨주세요. 쪽지 보내주신.. bororu님... 감사. 덕분에 힘이 나는구요 ^ ^ 그리고 wing00님 편지도 감사 ^ ^ p.s 몸이 부실하니까.. 글쓰기도 힘들군요. 건강 조심하세요 『SF & FANTASY (go SF)』 1835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8-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11 02:40 읽음:1863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와 남편은 간만에 집안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중이었다. 열판위에서 지 글거리며 익고있는 고기들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딸은 그 커다란 눈을 깜 빡이며 그 고기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고기를 먹는 데 술이 빠질 수 없다는 주장하에 어느새 한국 국민들의 술이라는 소주를 한병 사와서는 식탁위에 올려두고 있었다. "고추 필요해요?" "당연하지." 그녀는 남편의 말을 듣고는 냉장고로 걸어가서는 푸른색의 고추들을 꺼내서 는 식탁위에 올렸다. 잠시후 그녀의 남편은 고기들을 열판의 가로 몰아넣고 는 술잔에 술을 따라서는 한잔 마셨다. "크.... 역시 밖에서 먹는 수백만원 짜리 술보다는 집안에서 먹는 이런 소 주가 더 맛있다니까." 그녀는 남편의 말을 듣고는 피식 웃으며 고기들을 불에 올렸다. 그녀는 지 금 생각해 보면 그녀의 인생중 가장 큰 행운은 지금 앞에서 술잔을 기울이 고 있는 남편을 만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녀는 문 득 담배를 개발한 사람에게 무한한 축복이 있으라는 말을 속으로 하고는 딸 을 쳐다봤다. "엄마. 이게모야?" 그녀의 딸은 버너를 가리키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그런 딸의 커다란 눈을 들여다보며 입을 열었다. "저건 말이지 그러니까 불이... 손대면 아뜨거 하는거 있지? 그게 막 나오 는 거에요." 그녀의 말을 들은 그녀의 딸은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고는 그녀를 향해 되물었다. "정말? 불이 막 나와?" 딸이 조그만 손으로 버너를 가리키면서 그녀를 향해 되묻자 그녀는 귀엽다 라는 표현은 지금 쓰라고 만들어둔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 하며 남편을 쳐다보자 역시 남편또한 그녀와 같이 감동을 받은 표정으로 딸 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을 보고는 미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 다. "응. 그러니까 저건 건드리면 위험해. 알았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서는 딸의 입에다 가져다 댓다. 그러자 딸은 고기를 보며 잠시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작은 입을 열고 는 그것을 받아 먹었다. "아우... 마시쪄." 그녀는 문득 딸을 꽉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느꼇지만 꾹 눌러 참고는 입가 에 미소를 띄우는 것만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전 혀 그럴 생각이 없었던것 같다. "아영아앗! 내가 주는것도 좀 먹어봐." 그녀의 남편은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그녀의 딸을 자신의 무릎에 앉힌뒤에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서는 딸의 입에 가져다 댓다. 그러자 딸은 이번에는 아무 거리낌 없이 그녀의 남편이 주는 것을 낼름 받아 먹었다. 그녀의 남편 은 그 모습을 보고 무한한 감동을 받은듯 겉보기에도 반짝거리는 것이 느껴 질 정도의 눈빛을 하고는 딸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 아영아. 입가심이다." 그녀의 남편은 조금전 그녀가 냉장고에서 꺼냇던 고추를 장에 찍어서는 딸 의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그녀의 딸은 그것을 한참동안 관찰하기 시작했 다. 그때... 문득 그녀는 저 고추를 살때에 분류된 팻말에 써져 있었던 말 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땡초- 그녀는 그것이 생각이 남과 동시에 남편의 행동을 말리려 했다. 그러나... 와삭... 하는 소리와 함께 그 고추는 이미 딸의 입에 물려져 있었다. 그녀의 딸은 잠시동안 그 고추를 물고는 큰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께에에에에에엣!!" 그녀의 딸은 엄청난 비명을 남편의 옷에다 얼굴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그 날... 그녀는 아이의 목청이 너무나 좋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의자에 앉아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하는일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중 에 그의 눈길을 끈것은 네모난 하얀색의 물건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 물 건을 어떻게 건드리자 그 물건의 윗부분에서 불이라고 밖에 볼수 없는 것이 활활 타올랐다. 그러자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위에다 네모난 판을 놓 고는 잘 썰어진 고기 조각들을 올렸다. 그는 그 물건이 너무나도 신기한 나 머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사이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야기를 나누고 는 어머니가 이상한 하얀 상자로 다가가서는 뭔가를 꺼내왔다. '저... 저거 정말로 불일까?' 그는 그런 궁금증에 옆에 앉아있는 어머니를 향해 입을 열었다. "엄마. 이게모야?" 그는 애써서 발음을 하려고 노력해 봤지만 역시 이곳에서 쓰는 말의 발음은 상당히 힘들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물음을 듣더니 잠시동안 그를 쳐다보 다 곧 입을 열었다. "저건 말이지 그러니까 불이... 손대면 아뜨거 하는거 있지? 그게 막 나오 는 거에요." 그는 예상이 현실로되자 너무도 놀라서는 그의 어머니에게 다시 되물었다. "정말? 불이 막나와?" 그의 어머니는 다시 되묻는 그를 한참동안이나 쳐다보더니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응. 그러니까 저건 건드리면 위험해. 알았지?" 그는 그녀의 대답을 듣자 그 물건이 너무나도 신기해 지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는걸 느꼇지만 그는 그런것은 무시해 버리고 는 그 불이 나오는 물건을 쳐다봤다. '저.. 저걸 다른세계로 가져가면...' 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그 물건을 쳐다보고 있을때 그의 어머니가 길다란 작대기 두개를 이상한 방법으로 놀려서는 고기를 그 작대기로 잡아서 그의 입으로 가져다 댓다. '우... 저거 어떻게 잡은거지? 재주도 좋다.' 그는 그렇게 그것을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그 끝에 잡혀있는 고기를 입으로 받았다. 그가 전생에 먹어본 고기와는 완전히 차원이 틀린 맛에 그는 무의 식 중에 입으로 말을 꺼냈다. "아우... 마시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왠지 약간은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는 그런것은 무시해버리고는 고기를 씹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길 잠시.. 그의 아버지가 갑자기 그를 안아들고는 말했다. "아영아앗! 내가 주는것도 먹어봐." 그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무릎에 앉히고는 그 작대기로 고기를 집어서는 그의 입으로 가져다 댓다. 그는 이미 한번 맛을 본터라 이번에는 생각할 것도 없이 그것을 낼름 받아 먹었다. 그는 그고기를 씹으면서 역시 맛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 아영아. 입가심이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가만히 내려다 보더니 녹색을 띤 뭔가를 입가에 가져다 대며 말을 했다. 그는 그것을 가만히 쳐다보며 이것이 먹을 수 있는 물건인 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 그의 부모라는 사람이 먹지 못할것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는 그 녹색을 띤 뭔가를 꽉 깨물었다. 와삭! 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으로 약간은 이상한 느낌이 퍼졌다. 그는 그 이상한 느낌에 그 녹색의 물체를 물고는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지 나자... '@$#@#@'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입안에 퍼졌다. 그리고 그는 그 느낌에 참을 수 없는 비명을 질렀다. "께에에에에엣!!!!" 그는 너무도 괴로운 나머지 그의 아버지의 배에다 얼굴을 비비며 속으로 자 신의 아버지는 역시 자신을 괴롭히기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그 의 아버지는 역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 넘 짧군요 -_-;; 지금 중간고사 기간이라 글쓸 여유가 그다지 없담니다. 저 희집은 대학교 학비는 자신이 벌어서 가야 한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에 시험 을 망치면 그날로 저는 망하는 겁니다 -_-;; 그럼.. 담화는 언제 올라갈지 모르니... 쿨럭. 그리고 bororu님. 추천 감사함니다. 그리고.. 독촉멜도 잘 받았습니다.-_-; wing00님도 언제나 추천 감사하구요. letstry님도 추천 감사합니다. 그런 데... soul blade의 조회수가 같이 올라가는게 엽기라니욧 ~~~ 그건 작전이 었습니다 +_+ 그럼 열분들 존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 하나쯤은 남 겨 주세요. p.s 퍼가시는 분들.. 수고스러우 시더라도 오타는 고쳐주세요 ^ ^;;(뻔뻔 『SF & FANTASY (go SF)』 1871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19-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13 05:09 읽음:1798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현재 산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중이었다. 그는 걸으면서 그의 팔 에 안겨있는 커다란 눈을한 아기를 가만히 들여다 봤다. 커다란 눈을 자주 깜빡이면서 그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있는 아기의 얼굴은 너무나도 귀여웠 다.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이 아기의 아버지 되시는 분은 이 아기의 어머니 되시는 분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다. '내신세야....' 그는 자신의 지금 처지를 한탄하면서 그 뒤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휴일이 라 집에서 조용히 쉴려고 했던 그를 불러낸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그는 그 를 보자마자 아영이를 자신의 품에다 턱하니 안겨주고는 따라오라는 말한마 디만 남기고는 저렇게 앞장서서 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나마 위로가 되 는 것은 북한산의 아침이 상당히 보기가 좋다는 것이었다. 덤으로 이렇게 귀여운 아기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그리 기분이 나쁜것은 아니었 다. "아찌. 아파?" 한참 생각하며 걷고있는던 중에 그의 품에 안겨있던 아영이는 그를 향해 입 을 열었다. 그는 아영이의 입을 통해 나온말이 자신을 걱정해 주는 것임에 무한한 감동을 느끼며 아영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아저씨는 안아파요." 그는 그의 얼굴근육에 무리를 주는 미소를 지으며 아영이를 쳐다봤다. 그러 자 아영이의 조그만 입이 열리면서 말이 튀어나왔다. "군데 왜 하내는 얼굴이야?" 순간.... 그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는 아영이의 얼굴을 쳐다봤다. 도데체... 이 형님의 딸이라는 아이는 무심코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이 자신의 아픈 곳만을 찌르는데 뭔가가 있었다.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그는 그쪽으로 다가 오더니 입가에 왠지 기분이 나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크큭..녀석아. 아영이가 무서워 하잖아." 그는 자신이 형님으로 모시는 이사람은 도데체 왜이렇게 딸앞에서는 한없이 망가지는지에 대해 심각히 고찰을 하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던중 그의 팔안에 가만히 안겨있던 아영이가 꼼지락거리며 손을 뻗었다. "아우.. 이뿌다.." 아영이는 이제 적당히 붉어져 정말로 예쁘게 물든 단풍잎을 향해 손을 뻗으 려 했다. 그는 그런 아영이의 행동에 다시 아까의 생각은 깡그리 날려버리 며 손을 뻗어서는 단풍잎을 하나 따서는 아영이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러자 아영이는 그 단풍잎을 손에 들고는 이리저리 돌려가며 한참동안 관찰을 하 고 있었다. 그런 아영이의 모습을 본 그와 형님 내외는 근처의 벤치로 가서 는 털썩 주저 앉았다.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은 자신이 커피라도 뽑으러 간다고 하면서 잠시 자 리를 떳다. 그러자 그의 형수님이 그에게 입을 열었다. "현우씨. 전번에 현우씨가 부탁했던건 곧 좋은 소식이 있을거 같아요." "전번에 부탁이라니요?" "결혼하고 싶다면서요?" 그는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아픈곳을 직설적으로 찌르는 그의 형수 님을 보고는 역시 아영이의 어머니라는 생각을 굳히고 있었다. 잠시후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은 캔커피 세개를 뽑아서는 벤치로 와서 앉았다. "아찌.." "응?" 그는 캔커피를 마시려고 캔에 입을 댄 순간 아영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아영이를 내려다 봤다. 아영이는 그의 무릎에 앉아서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을 열었다. "아찌는 여자랑 안자?" "푸웃!!" ...도... 도데체 형님 내외는 자식의 성교육을 어떻게 시킨 것인지 그는 상 당한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그분은 마시던 커피를 전방으로 힘차게 뿜어내고는 경악한 눈으로 아영이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영이의 말을 들은 그는 붉어진 얼굴로 가만히 아영이를 내려다 보고 있었 다. 그러자... "아!" 아영이가 그를 손으로 가리키며 감탄사를 쨮어냈다. 그는 아직도 빨개진 얼 굴로 아영이를 내려다보며 이번엔 무슨말을 할까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아영이는 그를 가리킨 손을 내리지 않고 입을 열었다. "둥근해가 떳슘니다. 자리에소 이로나소..." "......" "푸....크.... 우하하하핫!!" 그가 형님으로 모시는 그는 체통조차 잊고서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웃고 있 었다. 물론... 형수님 또한 어느새 소리없이 벤치위로 쓰러져서는 배를 잡 고는 웃고 있었다. 그는 그의 천적이 아영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 다. 그는 현우아저씨의 팔에 안겨서는 아침일찍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그는 아 침잠이 상당히 많긴 하지만 이렇게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마셔보는 것도 그 리 나쁘지는 않았다. 앞쪽에 걸어가고 있는 그의 부모님은 뭐가 그리도 좋 은지 연신 웃으며 뭔가를 얘기하고 있었다. 그는 그런 부모님에게서 시선을 떼고는 현우 아저씨를 올려다 봤다. 현우아저씨는 원래부터 찡그린 얼굴이 지만 오늘따라 그 찡그린 상태가 더욱 심했다. 그는 현우아저씨가 혹시나 아픈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아찌. 아파?" 그러자 현우아저씨는 눈을 크게뜨고는 그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니. 아저씨는 안아파요." 현우아저씨가 그에게 말할때 얼굴을 더욱 찡그리는 것 같았다. 도데체 아프 지 않다면 왜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것을까?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현우 아저씨를 향해 입을 열었다. "군대 왜 하내는 얼구리야?" 그는 '찡그리다'라는 이세계의 표현을 아직 모르는 관계로 아는 단어로 즉 석 대체를 했다. 그는 다시 생각을 해보고는 그 결과가 상당히 만족스러운 지라 현우아저씨가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것은 신경을 꺼버리기로 했다. 잠시후 그의 아버지가 현우아저씨에게로 다가오더니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 다. 그러자 현우아저씨의 인상이 더욱 구겨졌다. 그는 그런 찡그린 얼굴을 볼바에는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들어 위 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 눈에 띄는 것은 잎사귀가 붉게 물든 나뭇잎이였 다. '우.... 빨간게... 신기하다.' 그는 그 잎사귀를 향해 손을 뻗으며 '신기하다' 혹은 '멋지다'라는 말을 하 고싶었지만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전혀 엉뚱한 말이었다. "아우... 이뿌다..." 그가 그렇게 그 나뭇잎을 보고있자 현우아저씨는 손을 뻗더니 그 나뭇잎을 하나 따서는 그의 손에 쥐어줬다. 그가 나뭇잎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고있 자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와 어 머니는 그런 그를보며 웃음을 흘리더니 근처에있던 길쭉한 의자로 가서 앉 았다. 그러자 당연히 현우아저씨도 그리로 가서 앉았다. "난 커피나 뽑아올게." 그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는 그런 것에는 신경 을 쓰지 않고는 현우아저씨가 따준 나뭇잎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어머니와 현우아저씨는 뭔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잠시후 그의 아버지는 이상한 금속으로된 뭔가를 들고 와서는 그의 어머니 와 현우아저씨한테 하나씩 넘겨줬다. 현우아저씨는 그것을 어떻게 건드려서 는 '딸칵'하는 소리가 나게하더니 그것을 입으로 가져다 댓다. 그는 그런 현우아저씨를 보며 문득 의문점이 떠올랐다. '에.... 그러니까.. 이세계에서 결혼이란 단어가.... 에라..' "아찌는 여자랑 안자?" "푸웃!!" 그가 현우아저씨를 올려다보며 그렇게 말하자 그의 아버지는 갑자기 마시고 있던 검은 액체를 입에서 내뿜었다. 그는 그것을 보고는 그 액체가 상당히 맛이 없을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었다. 현우아저씨는 그의 말을 듣더 니 갑자기 얼굴이 극도로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 그는 문득 그런 현우아저씨의 얼굴을 보며 며칠전 아침에 그 영상이 나오는 상자에서 나온 노래가 문득 생각났다. 그는 마치 현우아저씨의 대머리가 태 양같다고 생각하고는 노래를 불렀다. "둥근해가 떳슘니다. 자리에소 이로나소..." 문득.. 그의 아버지가 그자리에서 주저앉더니 배를 잡고는 웃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도 의자위로 쓰러져서는 쿡쿡거리고 있었다. 현우 아저씨는 다 만 얼굴과 머리가 더욱 붉어져서는 그를 가만히 내려다 볼 뿐이었다. ---------------------------------------------------------------------- 음.. 이번화도 역시 마음에 안드는 군요. 뭐... 제가 마음에 안드는게 한두 번 이겠습니까만은 -_-;;; 어쨋든 다음화는 이번화보다 재미있도록 노력을 -_-;; 그리고 이런 허접한 글을 쓰는 작가의 이멜주소는 elosis@nownuri.net임다. 퍼가는 곳에서 보시는 분들... 추천이나 사시미질(?)은 언제든 환영임다. 그럼 존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요. 『SF & FANTASY (go SF)』 19010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0-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15 03:20 읽음:1919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딸과함께 거실의 오디오로 조용히 클레식 음악을 들으며 앉아있었 다. 그녀는 개인적으로 베토벤이 작곡한 음악들을 좋아해서 베토벤의 모든 음반들을 집에 가지고 있었다. 그의 딸 아영이또한 그런 음악이 마음에 들 었는지 그저 눈을 감고는 음악의 박자에 맞춰서 고개를 까딱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 넘어질 것 같으면서도 위태롭게 넘어지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 귀 여운 나머지 볼을 한번 톡 쳐주고는 아영이의 얼굴을 보려고 했다. 그때.. -띠리리리링- 전화소리가 울리자 그녀는 아영이를 잡았던 손을 놓고는 전화기가 있는 쪽 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하얀색의 수화기를 집어들자 안에서는 꽤나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보세요? 민영이니? 지금갈께. 기다려." -뚜뚜뚜......- 이목소리는 분명히 상당히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왜 자신은 수화 기를 들고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한걸까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져서 수 화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중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그녀는 인터폰 으로 다가가서 수화기를 들자 그곳의 영상에는... 그녀의 친구인 김수영이 란 여자가 서 있었다. "민영아. 문열어줘~~" 무대포다. 저정도라면... 어째서 저 수영이란 친구는 전혀 변하지 않은걸까 ? 고등학교때와 변한 것이 있다면 머리모양밖에 없다고 해도 순순히 믿어줄 만큼 그녀는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와버린 친구를 문전 박대하는 것 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문을 열어주고는 관자놀이를 비비기 시작했다. '골치야...' 그녀는 지금 안으로 들어오고 있을 수영이라는 친구와 관계된 것중 머리가 아프지 않은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미리 두통약을 하나 준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며 잠시 서있는동안 어느새 그녀의 친구는 문을 열고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 민영아. 너무 오랫만이다. 3년 만이니?" "아마.. 그쯤이지 않을까?" 도데체... 3년만에 전화를 한주제에 그런식으로 전화를 하는 것이 어디 있 느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그녀의 성격 때문에 꾹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띈것은... 수영이란 친구가 안고있는 아기였다. "어머... 수영아. 너.." "응. 우리아기 귀엽지? 이제 3번째 생일이 다돼가. 너도 엄마가 됐다면서?" 그녀의 친구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때서 야 왜 이친구라는 여자가 왠만해선 찾지도 않을 자신을 3년만에 찾았는지 이해했다. '유치해.' 그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겉으론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아기는 남자애구나. 이제 3살이라구? 음.. 꽤 덩치가 크네." "물론 잘 먹으니까." "아기 이름이....?" "최인규. 어때 귀엽지?" 솔직히 아기때 귀엽지 않은 아이가 어디있겠는가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고개 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영이가 앉아있는 테이블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러자 그녀의 친구는 그녀를 뒤따라오다 아영이를 발견한듯 웃으며 말했다. "이야.. 니아이. 너무 귀엽다. 여자애?" 그녀는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자신에게 이 기지 못하니.. 이제 아이로 승부인건가...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아직도 소 녀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수영이라는 친구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하고 있었 다. "아기 이름이 뭐야?" "임아영." 그녀는 그리 길게 말하고 싶지 않은 관계로 대답만을 짧게 했다. 그러나 그 녀의 친구는 그런것은 안중에도 없다는듯 자신의 팔에 안고있던 그녀의 아 들을 아영이앞으로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영아. 이쪽은 인규에요. 최인규. 인사." 그녀의 친구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멍하니 앉아있다가 문득 그 인규란 아기 를 쳐다봤다. 순간.... -꽈꽈꽈꽝- '..... 베토벤의 운명...' 도데체... 도데체 여기서 왜 갑자기 저 음악이 튀어나온 것일까? 그녀는 홧 김에 오디오를 꺼버리고는 자신도 참 단순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 둘을 쳐다 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아영이와 인규사이에서 전류가 흐르고 있다고 생 각하고는 그녀는 그 둘을 떼어놓으려 했다. "민영아.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그녀의 친구는 인규란 아이를 역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는 그녀를 향해 물 었다. 그녀는 그냥 간단히 '그저 그렇게'라고 대답을 짧게 하고는 두명의 아기가 노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인규라는 아기는 처음에는 아영이의 손을 덥석 잡았다. '저... 저녀석이 숙녀의 손을...' 그러나 그것이 시작이었음을 그녀는 예상치 못했다. 그 인규란 아기는 아영 이가 손을 잡아도 무반응이자 갑자기 일어서더니 아영이의 코를 잡아당겨보 고는 눈을 벌려보고 그 볼을 쭉 잡아당겼다. '그...그 볼당기는건 남편과 내 특허란 말이얏!!'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둘 사이를 떼 놓으려 했다. 그러자 그녀의 친구는 갑자기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 "호홋.. 아이는 싸우면서 크는거야. 어째 정다워 보이지 않니?" 그녀는 복수도 참 유별나게 한다고 생각하고는 그녀를 무시하려 했다. 순 간.. 그 인규란 아이는 주먹으로 아영이의 머리 강도를 시험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그녀의 성격이 폭발하려는 찰나... "끼요욧!!" 무슨짓을 해도 멍하니 앉아만 있던 아영이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인규란 아 기의 뺨을 찰싹 찰싹 때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인규란 아이의 목에 팔을 걸어서는 다리를 걸어 밀어버렸다. "인규야앗!!" 그 수영이라는 친구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둘을 떼놓으려 했다. 그러나.. 받은것은 돌려주는 것이 그녀의 성격. "호홋.. 아이는 싸우면서 크는거라면서. 왠지 아까보다 더 정다워 보이지 않니?"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친구를 쳐다보자 그녀는 이상한 얼굴이 되어 서는 그녀를 쳐다보고는 다시 둘을 떼어놓으려 했다. 그순간.... 뒤로 쓰러 져 있는 인규를 두고는 잠시 뭔가 생각하던 아영이는 갑자기 빙긋이 웃더니 쓰러진 인규의 배에 오른쪽 다리를 턱하니 올렸다. 그리고 그 오른쪽 무릎 위에 팔꿈치를 대며 팔을 세우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눈을 게 슴츠레하게 뜨면서 살포시 중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작은 입이 열리며 말이 튀어나왔다. "뻐뀨." "......." "......." 그녀와 그녀의 친구는 그 순간만큼은 같은 심정이 되어 거실에 휑하니 부는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앉아있던 그 테이블 위에서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다. 몇년전만 해도 그는 이렇게 편한 생활이란걸 꿈도 못꾸고 있었던터라 이렇게 멍하니 앉아있는 것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멍하니 귓가로 들려 오는 부드러운 선율에 머리를 약간은 까딱이며 그렇게 앉아 있었다. 잠시후 '띠리링'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와 함께 그 선율을 들으며 앉아있던 그의 어머니는 어디론가 걸어갔다. '음... 음악 좋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앉아있길 잠시 어머니가 들어오는 문쪽으로 가서 그 하얀색의 뭔가를 들고는 말을 몇마디 하고는 잠시후 집안으로 한번도 본일 이 없는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의 품에는 자신보다 조금 더 덩치가 큰 아기 가 안겨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것에는 신경을 꺼버리고는 다시 음악을 들 으며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와 조금전 들어온 여자가 뭔가 말을 몇마디 나누는것 같았지만 그로써는 저렇게 빠른말은 알아듣기 힘들기 대문에 괜히 들으려 해봐야 자신만 괴로울 뿐이었다. 잠시후 그의 어머니와 아기를 안고있던 여자는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그때까지도 신경을 쓰지않고는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의 자에 앉자 그 아기를 않고 있던 여자는 안고있던 아기를 그의 옆에다 내려 놓더니 뭔가를 말했다. "아영아. 이쪽은 인규에요. 최인규. 인사." 그는 그말을 듣고는 그쪽을 쳐다봤다. 순간... 부드럽게 흐르던 음악이 끝 나고는 갑자기 강렬한 음이 오디오로 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음... 이것도 나름대로 괜찮잖아? 그런데... 이여자 말 진짜로 빠르잖아. 하나도 못알아 듣겠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옆에 서있는 그 아기를 쳐다봤다. 그 아기를 안고왔던 그녀는 그 아기를 그의 옆에 내려다 놓고는 그의 어머니와 뭔가를 이야기했다. 그는 다시 멍하니 앉아있으려 하자 갑자기 옆에있던 그 아기가 자신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는 그정도야 예전에 너무도 많이 당했던 일이 라 익숙하게 생각하며 그냥 무시했다. 그러나... 그아기는 그가 손을 잡아 도 가만히 있자 코를 잡아당기고는 귀도 한번 잡아당겨 보고, 그리고 그의 양볼을 잡고는 쭉 당기기까지 했다. '참자. 이녀석은 아직 아기야. 아기는 모든게 다 신기하게 보일 뿐이야.'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가만히 앉아있자 그 아기는 이번에는 그녀의 머리의 강도가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 보기 시작했다. '이잇!! 머리를 때리다닛!!' 남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지 않고 때리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그는 결 국은 폭발해서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며 순식간에 그 아기의 양뺨을 따닥 때려버렸다. '이정도론 화가 안풀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아기의 목에다 자신의 팔을 걸고는 팔로 밀면서 다리를 걸었다. 그러자 그아기는 무거운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테 이블 위에 털썩 쓰러졌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는 왠지 알 수 없는 승리감 에 도취되어 넘어져 있는 아기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문득... 그는 얼마전 현우 아저씨가 누군가와 싸웠을때 취한 제스쳐를 생각해 냈다. 그것을 보았 을때 무척이나 멋지다고 생각했던 그는 무작정 그것을 따라했다. 일단 쓰러져 있는 상대의 배를 한쪽 다리로 꾹 밟은후 무릎에 팔꿈치를 대 고는 주먹을 쥔다음 중지 손가락을 살짝 폈다. 그리고.. "뻐뀨." 라는 말을 입에서 꺼냈다. 순간.... 왠지 집안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듯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이미 승리의 기분에 도취되어버린 그에게는 전혀 느껴 지지 않았다. ---------------------------------------------------------------------- 으윽!! 허접해. 쩌비. 술이 약간 들어가면 항상 글이 이모양이 되는군요. 원래는 아영이의 라이벌이란 녀석을 등장시킬려고 했는데..... 졸지에 아영 이의 밥이 되어버렸습니다. 뭐... 글이 살아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신다고 하신분.... 이런걸 보면 글이 살아있다는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참고로.. 그 글이란 녀석은 저보다 강합니다 -_-; 다다음주면 시험이 끝나는 군요. 시험이 끝나면 될수있는대로 매일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진 연재가 좀 늦더라도 봐주시구요 ^^; 퀄리티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시간이 없으니 그러려니 하면서 봐주세요 ^^; 그럼 존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보내주세요. p.s 나우에서는 왜이렇게 반응이 없는거야앗!!! -_-;; p.s2 다음은 외전입니다 털썩~~~~~ 『SF & FANTASY (go SF)』 19435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17 21:47 읽음:1689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가을의 산이라는 것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보기가 좋을때가 있다. 그는 지 금 아내와 딸을 데리고 시외의 산으로 나온 것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저기서 점심이나 먹을까?" 적당히 햇빛이 비치는 잔디밭을 가리키며 아내에게 묻자 그의 아내는 웃으 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가지고 왔던 돗자리를 잔디밭에 깔고는 그위에 아내와 함께 자리를 잡고는 앉았다. 간단히 싸온 몇줄의 김밥을 보고는 그 는 알수 없는 감동에 휩싸이고 있었다. '이런게 진짜 가족간의 생활이란 거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조금전까지 아내의 팔 에 안겨있다가 갑자기 땅에 발을 딛어서인지 왠지 힘이 넘치는 것 같았다. 그의 딸은 땅에 발을 딛자 아직 익숙하지 못한 자세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잔디밭 한쪽으로 아장아장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기가 뒤뚱거리며 걸아가는 뒷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귀여운 것임을 보지 못한 사람은 알지 못한다. 그는 그런 딸의 모습을 보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다가 이제 점심을 먹 어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딸의 뒤로 가서 딸을 안아 들고는 아내가 있는 곳 으로 돌아왔다. "우리딸이 힘이 넘치네요." 아내가 웃으면서 하는 말에 그도 같이 웃어주고는 그의 아내가 오늘 새벽에 손수 컐을 김밥을 젓가락으로 하나 잡았다. 그는 나무 젓가락으로 김밥을 잡고는 입으로 가져가려는 찰나... 자신의 앞에서 자신을 물끄러미 올려다 보고있는 딸의 모습을 보았다. "이게 먹고싶은가요? 우리공주님?"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던 것을 진로를 변경해 딸의 입으 로 가져갔다. 그러나 그의 딸은 그런 그의 행동에 고개를 흔들며 그의 손에 잡혀있는 나무젓가락을 손으로 잡았다. "하하.. 벌써부터 젓가락질이 하고 싶은 거냐?" 그는 딸의 행동에 웃으며 여분으로 가져온 나무젓가락을 쪼개서는 딸의 조 그만 손에 쥐어줬다. 딸은 그 나무젓가락을 잡더니 그의 손을 보고는 똑같 이 할려고 무단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작은 손에서 젓가락질 이란것은 무척이나 힘든 것이다. "자아. 아영아. 이렇게 해봐." "여보. 아영이는 아직 2살이라구요. 젓가락질은 절대로 무리에요." 그의 아내가 그에게 웃으며 말했지만 그는 딸의 눈앞에서 젓가락을 어떻게 잡는지 부터 천천히 가르쳤다. 그러자 그의 딸은 아주 약간씩이지만 그것을 따라하는 것 처럼 보였다. 잠시후 딸의 젓가락질 모양이 제모양을 갖춰가는 것 같자 딸은 눈앞에 있는 김밥을 젓가락으로 집을려고 시도를 했다. "오...옳지." 그의 딸은 그 작은 손으로 한 젓가락질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능숙함 으로 썰어져 있는 김밥을 약간 들어올렸다. 그러나... 역시 젓가락질의 미 숙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그것을 들었다가 다시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이구. 아까워라. 다음엔 더 잘하겠구나." 그는 그렇게 말하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나 그의 딸은 그 상황을 납득하지 못한듯 다시 젓가락으로 김밥을 집으려 했다. 그리고... 또다시 실패... 그리고 다시.... 그리고 또다시 실패.... 그는 그런 상황속에서 왠 지 자신의 딸이 약간씩 불타 오르는 것처럼 느꼈다. 대충... 10번정도 김밥을 들어올리는 것을 실패했을때 그의 딸은 갑자기 가 만히 나무젓가락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끼이이이이잇!!" 이라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나무젓가락을 돗자리밖 잔디밭에 박아넣기 시작 했다. 손으로 다 박아넣지 못하자 발까지 동원해서 젓가락을 잔디밭에 박아 넣은 그의 딸은 힘든일을 끝낸 것처럼 얼굴을 한번 쓰윽 ?더니 그와 그의 아내로 부터 시선을 돌리고는 먼산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와 그의 아내가 그런 딸의 모습을 보고 얼어있을때 그의 딸이 입을 열었다. "빠빠." "어....응?" 그는 딸이 자신을 부르자 얼떨결에 대답을 하고는 그의 딸을 쳐다봤다. 그 러자 그의 딸은 왠지 찬바람이 쌩쌩부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 다. "이런거 하번만 더띠키면 사땡결딴이야." 그와 그의 아내는 그렇게.... 그렇게 얼어있었다. 그릭 그는 얼어있는 동안 언젠가 현우녀석을 제대로 한번 교육시킬꺼라 다짐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를 안고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산으로 나왔다. 그는 움직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경치좋은 산으로 가끔씩 놀 러 나오는 것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를 안고는 한참을 걸어가다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서 뭔가 이상한 것을 하 나 갈고는 그곳에 앉았다. '우아... 저게뭐야?' 그는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작은 벌래들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 고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걸음걸이 이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모양으로 그 벌레들이 뛰고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잠시동안 그렇게 그 벌레들이 뛰고있 는 모습을 보고있자 그의 아버지가 그의 뒤로 다가오더니 그를 번쩍 안아들 고는 그의 어머니가 앉아있는 그곳으로 걸어가 그를 내려놓았다. '우와... 저건 볼때마다 신기하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냥 길쭉한 나무 2를 어떻게 놀려서는 음식을 집 어서는 먹고있었다. 그가 그런 모양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그의 아버지는 그런 그를 보고는 피식 웃으며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던 동그랗고 겉은 검은 무언가를 자신의 입에 가져다 댓다. '내가 바라는건 이게 아닌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버지의 손에 잡혀있는 그 길쭉한 나무 2개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웃으며 길쭉한 나무2개를 그의 손에 쥐 어줬다. 그는 처음에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는 모양을 보고는 따라하 려고 부단한 노력을 했으나 그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가 계속해서 그것을 하지 못하자 그의 아버지는 그의 눈앞에서 그 나무2개를 어떻게 잡 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우... 생각외로 어렵진 않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점점 모양이 나오는 손놀림을 보며 기뻐하고 있었다. 잠시후 그는 어느정도 그 손놀림에 익숙해지자 눈앞에있는 그 동그랗고 겉 은 검은 그것을 집으려고 했다. 검지손가락에 힘을 꽉 주고 그는 그것을 조 금 들어올렸다. '오옷! 역시 하면 되는구나!'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그가 2개의 나무로 잡고 있었던 그것을 그는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런 그를 보며 그의 아버지는 다음번에 더 잘하라는 의미의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그는 노력을 이기는 것은 없다는 일념하에 다시 그것을 집으려 했다. '이.....이.....잇!!!' 대략 10번쯤의 실패를 거쳤을때쯤 그는 그 2개의 나무를 가만히 쳐다봤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는 그 2개의 나무를 땅바닥에 콰악 박아넣기 시작했다. '이잇!! 어쭈.. 반항이야? 잘 안들어 간다 이거지?' 그렇게 생각한 그는 온몸을 던져서는 그 나무를 땅바닥에 박아넣었다. 그일 을 끝내자 그는 땀이 흐르는 듯 해서 이마를 훔쳤다. 그리고 어른스럽지 못 한 모습을 보인것 같아서 무안해져 버린 그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시선 을 외면한체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한숨을 돌린 그는 그의 아버지에게 한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하 고는 아버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빠빠." "어.....응?" 그의 아버지가 대답하자 그는 다음할말을 생각했다. '에....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일 하지마라라고 할려면 뭐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그의 머릿속에 문득 얼마전 현우 아저씨가 했던 말이 떠올 랐다. -뭔가 하지말라고 할때는 '사생결단'이라고 하면 된다. 알겠지?- 그렇게 웃으며 말하는 현우아저씨의 얼굴이 떠오르자 그는 피식 웃으며 아 버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런거 하번만 더띠키면 사땡결딴이야." 그는 말을 해두고는 역시 이세계에서 쓰는 말의 발음 수련이 부족하다는 것 을 느끼고는 발음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늦었습니다 -_-; 털썩~~~~~~ 어제 너무도 아팠던 관계로.... 글을 올리지 못한 저의 사정도 약간은 봐주심이 -_-; 그리고... 팀군... 자네는 내일 시험인지 모르겠지만... 난 다음주까지 계 속해서 시험이라네. -_-; 그러니 희망을 가지라는 -_-; 오늘 새벽에 하나 더 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하지 마시 길... 그럼 존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 p.s 퍼가시는 분들 ^^; 언제나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p.s2 외전은 아직 진도가 잘안나가는 관계로 다쓰게되면즉시 올리게씀다. 뭐 아마도 기다리시는 분은 거의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 『SF & FANTASY (go SF)』 19769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20 00:16 읽음:172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우와아... 이뿌다." 그녀의 딸은 마당에 쌓여있는 눈들을 보면서 왠지모를 감동에 흥분하고 있 었다. 밤새 내린 눈은 어느새 마당과 나무들, 그리고 지붕들까지 모든 세상 을 하얗게 물들여 놓고 있었다. 그녀의 딸은 그런 눈을 거실 유리에 붙어서 서는 마치 그것을 처음 보는양 신기해 하고 있었다. "아빠. 저게 머야?" 딸의 입가에서는 여전히 웃음이 떠나지 않은채 그녀의 남편을 돌아보며 말 했다. 그러자 그녀의 남편은 딸을 가만히 안아들더니 대답을 했다. "저건 눈이라고 하는거야. 자 따라해봐. 눈." "이 눈?" 그녀의 남편이 눈이라고 하자 그녀의 딸은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이 눈?' 이라고 되물었다. 저런 모습이 바로 아이의 순진함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아니. 저눈은 말이지.. 하늘에서 저렇게 내리는 눈. 그눈은 아영이의 예쁜 눈." 그녀는 정말 자신의 남편은 팔불출이라 생각하며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녀는 남편의 팔에 안겨서도 계속해서 밖을 내다보고있는 딸을 보고는 밖으 로 한번 나가보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그 녀는 딸의 목에 분홍색 목도리를 감아주고는 남편에게 입을 열었다. "밖으로 나가서 눈이라도 조금 맞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나요?" 그녀의 남편은 그런 그녀의 말을 듣고는 딸의 발에다 신발을 신기고는 문밖 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도 두꺼운 외투를 하나 걸치고는 남편의 뒤를 따 라 마당으로 나갔다. 그녀의 남편은 마당으로 나가자 팔에 안고있던 딸을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꺄아!" 그녀의 딸은 땅바닥에 내려서자 쌓여있는 눈을 발로 몇번 밟아보더니 정원 의 한쪽으로 도도도독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딸의 걸음걸이 뒤로는 딸의 조그만 발자국이 눈위로 선명하게 찍혔다. 그의 남편은 그런 딸의 뒷모습을 보고는 평소 감동받았을때의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 '역시... 단순해.' 그녀는 남편역시 딸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단순하다고 생각하며 딸의 뒷모습 을 쳐다봤다. 물론 귀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라고 생각한 순간... "꺄!" -철푸덕- 그녀의 딸은 눈에 발이 미끌렸는지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딸을 일으켜 세우러 가야할까 말아야할까를 상당히 고민하며 남편을 쳐다봤다. 그녀의 남편의 넘어진 딸을 바라보면서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입술이 움직이는 모양을 보며 대충의 말을 짐작해 봤다. -울어라... 울어라... 울음소리가 듣고싶어어어..- 도데체...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싶어하는 부모라니 정말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란 생각을 하던 그녀는 문득... 자신도 딸의 울음소리를 들어본지가 무척이나 오래뻍다는 것을 느끼고는 남편의 중얼거림에 약간의 동의를 보내 고는 있었다. 그녀의 딸은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그렇게 쳐다만 보고 있는 가운데 힘들게 일어나더니 옷과 얼굴에 묻은 눈을 탁탁 털어냈다. 그리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쪽으로 도도독 뛰어와서는 남편의 다리에 철썩 달라붙었다. "아우... 추버." "그래요. 우리공주님. 집안으로 들어갑시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딸을 안아들고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딸의 옷을 갈아 입히고는 따뜻한 차를 타서 남편과 그녀가 한잔씩 들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할때 그녀의 딸이 입을 열었다. "마마. 저눈은 누가 뿌리는거야?" "하늘나라에 선녀님들이 뿌리는 거에요." 그녀는 그녀의 딸이 아직은 동심의 세계에 머물러 있어도 된다는 생각에 자 신이 어릴적 들었던 말을 그대로 해줬다. 그러자 그녀의 딸은 가만히 생각 하는 표정을 지으며 밖의 내리는 눈을 쳐다봤다. 그녀의 남편은 그런 딸을 바라보고는 들고있던 차를 입으로 가져갔다. "선녀들 눈뽀블때 엄청아프겠다아...." "풋!" 그녀의 남편은 마시던차를 도로 쨮어냈다. 그녀는 그런 딸을 보면서 역시 조기교육이 중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는 유리를 통해 보이는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바깥에는 하늘에서 내리는 뭔가 하얀 것이 세상을 다 덮고 있었다. 그것을 처음본 그의 감상은 너무도 단순해 알기가 쉬웠다. "우와.....이뿌다..." 그것들이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었기에 그는 그런 표현에 전혀 거부감을 느 끼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바깥에 내리고있는 하얀것을 쳐다보고 있다가 그 의 아버지를 돌아보며 물었다. "아빠. 저게 머야?" 그가 그의 아버지에게 그렇게 묻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살짝 안아들더니 그 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대답했다. "저건 눈이라고 하는거야. 자 따라해봐. 눈." "이 눈?" 그가 아는 눈이라는 단어는 자신의 얼굴에 붙어있는 한쌍의 동그란 것 밖에 모르기 때문에 그는 그것을 가리키며 그의 아버지에게 되물었다. 그러자 그 의 아버지는 그런 그를 보며 피식 웃어보이더니 말했다. "아니. 저눈은 말이지.. 하늘에서 저렇게 내리는 눈. 그눈은 아영이의 예쁜 눈." 그는 그런 말을 듣고도 둘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면 서 밖의 내리는 눈을 쳐다봤다. 그가 그렇게 밖을 쳐다보고 있자 그의 어머 니가 그의 목에 따뜻한 뭔가를 둘둘 말더니 그의 아버지와 함께 그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그의 아버지는 밖으로 나오자 그를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우왓!' 그의 발에 밟히자 그 하얀것은 '뽀득'하는 소리를 냈다. 그는 그 소리가 신 기한 나머지 몇번 그렇게 밟아보다가 한쪽에 그 하얀것이 많이 쌓여있는 곳 을 보고는 그쪽으로 뛰어갔다. 그는 그렇게 뛰어가다가 문득... 자신의 발 이 미끌림을 느꼈다. '얼레?' 그리고 그가 그것을 느끼는 순간 그는 앞으로 넘어졌다. 그리고 그가 넘어 짐으로써 본의 아니게 만져본 그 하얀것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그는 잠시 정신이 없었던 이유로 땅바닥에 엎어져 있다가 곧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 으키자 자신의 옷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 하얀것을 보고는 탁탁 털어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있는 쪽으로 뛰어가서는 그의 아버지 다 리에 찰싹 달라붙었다. 그 하얀것이 생각보다 너무 차가웠던 관계로 그는 추위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아우.... 추버." 그가 그렇게 말하자 그의 아버지는 뭔가 말하며 그를 안아들고는 그들이 사 는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어머니는 안으로 들어가서는 바로 그의 옷을 갈아입히고는 이제는 그의 지정석인 테이블 위에 자신을 앉히고는 그의 아 버지에게 뭔가 따뜻해 보이는 잔을 건냈다. 그는 그런 부모님을 보다가 문 득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마마. 저눈은 누가 뿌리는거야?" "하늘나라에 선녀님들이 뿌리는 거에요." 그는 그말을 듣고는 경악했다. 적어도 신정도는 돼어야 이렇게 온세상에 뭔 가를 뿌리는 것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선녀라 는 존재는 그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그는 아직도 밖에 내리고 있는 눈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선녀들 눈뽀블때 엄청아프겠다아...." "풋!" 그의 아버지는 이번에 또다시 마시고 있던것을 뿜어냈지만 그는 자신만의 종족도감을 머릿속에 정리하고 있었다. -아영이의 종족도감- 종족 : 선녀 서식지 : 하늘나라 크기 : 하늘을 다 덮을 정도. 특징 : 눈이 아주 많아야 하며 트롤보다 더욱 뛰어난 재생능력을 갖춰야함. 순식간에 몇천개의 눈을 뽑아서 뿌릴 수 있는 특수 어빌리티가 있 다. 체온은 아주 낮다고 판단됨.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 선녀라는 종족을 만나면 잽싸게 도망을 가야겠다 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 이번화는 뭔가... 이상하군요. 평소처럼 글이 안써지는 이유는... 이 온도 계가 가리키는 38도라는 체온때문인가? -_-; 열분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 요. 두려울 정도군요. 아마도 담편은 재미있을 겁니다. 이번편은 제가 생각 해도 허접의 극치로군요. 그럼 전 열때문에 모니터가 잘 보이지도 않는 관 계로 이만 무덤속으로 사라지겠습니다. 그럼.... p.s soul blade가 재미있으시다구요.. ^^; 그럼 조만간 연참으로 찾아뵙도 록하지요 ^^ 『SF & FANTASY (go SF)』 20149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3-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22 17:40 읽음:156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는 어디론가 올라가는 중이었다. 그의 기억에 지 금 어머니가 걷고있는 곳은 얼마전 한번 와본 곳이라고 생각되어 지는 곳이 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것에 그다지 신경을 쓰기가 귀찮아서 그의 어머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가 그러고 있는 사이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고는 커다란 집안으로 들어갔 다. 그 집안으로 들어간 그의 어머니는 언젠가 한번 본적이 있는 여자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그 인사를 받은 여자는 왠지 그다지 그의 어 머니를 반기지 않는 표정으로 그 인사를 받았다. '아우... 여기는 그....' 그는 얼마전 자신에게 엄청난 두려움을 안겨준 자신보다 덩치가 작은 녀석 을 생각해 냈다. 그는 그때를 생각해 내고는 이번에는 그 녀석이 이곳에 없 었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아앙?"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이 귀여운 얼굴은 전번의 그 얼굴임이 분명했다. 그 꼬마(자신보다 덩치가 작으므로)는 자신을 바라보며 소리를 내더니 다시 무 심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는 그것을 보며 이 꼬마가 전번처럼 다 시 그렇게 날뛰지 않는 것에 대해 무한한 안도감을 느끼며 그 꼬마에게서 멀리떨어지려고 무한한 노력을 들였다. 그렇게 앉아있길 잠시... 그의 머릿속으로 이러한 생각이 스쳤다. -저 꼬마는 작다. 난 크다. 그러므로 내가 더 강하다- 그런 간단한 답에 도달해 버린 그는 얼마전 무참히 당한 기억따윈 잊어버리 고는 그 꼬마에게 다가가서 자신의 손으로 머리를 때리려는 폼을 잡았다. 그러자.... 그 꼬마는 어떻게 알았는지 그를 지긋이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 시선을 본 그는 다시 얼마전에 당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재빨리 그 꼬마에게서 떨어졌다. '후아.. 죽을뻔 했다.' 그는 아이가 생각하기에는 약간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후.... 그는 다시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저 꼬마는 나보다 작다. 그러므로 내가 더 강하다. 그러므로 도망갈 필요 가 없다.- 그러한 결론에 다다른 그는 다시 그 꼬마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뒤에서 화악 밀어버리려는 찰나.... 쓰윽하고 돌아보는 꼬마의 눈과 그의 눈이 마 주치고 말았다. '호곡!' 그는 그 꼬마를 밀려는 자세 그대로 뒤로 잽싸게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 자 그 꼬마는 그를 한참동안 쳐다보고 있더니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그 에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다가오는 꼬마를 보면서 속으로 절규를 하기 시작했다. '오지마!!!!!!!' 그러나 그의 그런 바램에도 불구하고 그 꼬마는 그의 근처까지 걸어왔다. 그는 너무도 무지막지한 두려움에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우와아앙!" 그가 울음을 터뜨리자 그 꼬마는 더 인상을 찌프리며 그의 앞에 서있었다. 그런 꼬마의 얼굴을 보고 울음소리를 한옥타브 더 올리려는 그의 얼굴에 꼬 마가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아가야. 띠끄러. 조용히 안하면...." 그는 꽤나 크게 말하는 그 꼬마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그 꼬마는 자신이 울음을 참는 것을 보자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었다. "사시미로 끄어뿌린다." 그는 울음을 뚝 그쳤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테이블 위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가 그렇게 멍하니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는 도중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언젠가 한번 본 적있는 얼굴들이 등장했다. 그는 그 얼굴들을 보며 전번같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멍한 시선을 허공으로 던졌다. 일전에 본적이 있는 그 인규라는 아기는 자신에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무던 히도 노력하고 있었다. 그는 그가 노력하는 것이 가상해서 그냥 허공을 보 며 역시 아기는 단순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잠시후... 그 인규라는 아 기는 무슨 생각을 한건지 그의 뒤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그는 그 아기가 무 었때문에 그러는지 몰라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던 시선을 그 인규라 는 아기에게 돌렸다. 그 인규라는 아기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다시 테 이블 끝쪽으로 후다닥 도망을 가버렸다. '아기란... 이해할 수 없어.'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멍하니 앉아있으려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 인규라는 아기가 아까와 똑같은 패턴으로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 아기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 그는 또다시 시선을 돌려서 그 인규라는 아기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 인규라는 아기는 또다시 후다닥 뒤로 도망을 가서는 움찔거리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이것참...' 그는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관계로 전번의 일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말을 하려고 그 아기를 향해 다가갔다. 그가 한걸음 한걸음 내 딛을때마다 그 아기의 눈이 급격히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급기야... "우와아앙!" 그 아기는 커다란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예상외로 커다란 소리에 귀가 아 파진 나머지 인상을 찡그리며 어떻게 하면 아기가 우는 것을 멈출 수 있을 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얼마전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서 들은 말이 생각났다. -사내자식이 울어? 못그쳐? 이씨!! 너임마! 그만 안울면 사시미로 확 그어 버린다!- 아마도 현우아저씨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상대는 언제 울었냐는듯 울음을 뚝 그치고는 조용해 졌던 것이 그의 뇌리에 떠올랐다. 그는 참 현우아저씨는 편리한 말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아기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가야. 띠끄러. 조용히 안하면...." 그가 여기까지 말하자 그 아기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는 그를 쳐다보고 있었 다. 그는 조용해진 아기를 보며 왠지 모를 성취감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 며 뒷말을 이었다. "사시미로 끄어뿌린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뚝 그쳤다. 그는 왠지 모를 성취감에 그렇게 피식 웃으 며 울음이 그친 아기를 내려다 봤다. 주위 공기가 왠지 싸늘한 것 같았다. 그녀는 오늘도 왠지 골치가 아파질 것 같았다. 이 수영이라는 친구는 왜 이 렇게 시도때도 없이 그녀를 찾아오는지 아직도 이해가 불가능한 그녀로써는 이렇게 와버리고만 그녀를 쫓아낼 수도 없는지라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었 다. 그녀가 그렇게 관자놀이를 문지르기를 잠시... 그 수영이란 친구는 품 에 아기를 안고는 그녀를 향해 인사했다. "어머.. 민영아. 넌 여전하구나." '뭐가'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런말을 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그녀는 그냥 고개를 까딱여 버리고는 그녀의 딸이 앉아있는 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그 러자 그 수영이라는 친구도 그녀의 뒤를 따라서 걸어와서는 아영이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그녀의 아들을 내려 놓았다. 그녀가 들어오느라 약간 소란스 러워 진것을 느낀 그녀의 딸은 잠시 수영이란 친구와 그녀의 아들을 한번 쳐다보더니 다시 시선을 허공에다 고정시켰다. 저럴때면 딸이 아니라 뭔가 나이를 많이 먹은 노인네같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니 딸은 여전히 귀엽구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친구를 보며 피식 웃어보이고는 친구의 아들 에게 시선을 줬다. 그 아기는 아직도 전번의 기억이 남아있는지 아영이에게 서 될 수 있는한 멀리있는 자리를 잡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길 잠 시.. 약간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아영이의 뒤로 슬슬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귀엽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아영이의 뒤로 슬슬 다가가던 그 인규라는 아기는 자신의 뒤로 뭔가 다가온다는 것을 느낀것인지 돌아보는 아영이와 눈이 마주치자 정말 번개가 무색할 정도로 잽싸게 아영이에게서 가장 먼쪽 으로 도망을 갔다. "수영아. 특이한 방법으로 운동을 시키는 구나." "....."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 잠시후... 그 인규라는 아기는 다시 뭔가 생각 하는 표정을 짓더니 또다시 아영이의 뒤로 슬금슬금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 러자 또다시 그것을 느낀것인지 아영이가 돌아보았고, 아영이와 눈이 마주 친 그 인규라는 아기는 또다시 잽싸게 테이블의 한쪽 끝으로 도망을 갔다. 그것을 본 아영이는 한숨을 푸욱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 인규란 아 기에게로 다가갔다. 그 인규라는 아이는 아영이가 한걸음 한걸음 다가갈때 마다 얼굴빛이 변하더니 급기야... "우와아앙!" 하는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아영이는 그 인규란 아기의 앞에 서서는 뭔가 기분이 나쁜지 인상을 찌프렸다. 그리고 그 인규라는 아이를 향해 입을 열 었다. "아가야. 띠끄러. 조용히 안하면...." 그녀는 이제 아영이가 아기를 달래기까지 하는데에 기쁨을 느끼며 아영이의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려고 했다. 아기라는 것은 옆에서 다른 아기가 울어버 리면 자신도 따라서 울어버리기에 이렇게 다른아기가 우는 것을 달래는 아 기란 좀처럼 보기가 힘든 것이다. 그렇게 그녀가 기쁨을 느끼고 있을때 아 영이의 입가가 슬쩍 말려올라가 미소를 띈 얼굴이 되며 입이 열렸다. "사시미로 끄어뿌린다." 거실에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왔다...... 그녀는 역시 아영이는 남편의 뒤 를 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2일에 하나씩만 쓰자는 -_-;; 시험기간중에 쓰는 거라 힘이 많이 들군요. 그럼 오늘은 잡담을 좀 줄인다음...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 많이 물어보시는 걸 답해 드리겠습니다. Q : 아영이는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 전 여자라고 알고있는데 서술하는데 서는 '그'라고 표현하고, 생각하는 것또한 남자같아서요. A : 1화를 한번 더 읽어보시죠 -_-; Q : 아영이는 언제 크는거야!!!!! A : 이게 무슨 프린세스 메이커두 아니구.... 뭐.. 어쨋든 아영이가 크는 것은 35화 이후의 일입니다. 답이 돼었습니까? Q : 연재는 왜이리 느린거야?! A : 앗!! 밥 먹으러 가야지. 그럼 이만.... Q : -_- 『SF & FANTASY (go SF)』 2093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4-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25 00:15 읽음:1507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왠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흔하지 않게 콧노래를 흥 얼거린 다던가, 혹은 집안에 나무를 하나 들여서는 장식을 한다던지.. 등의 일을 하면서 기뻐하고 있었다. 이런 기분 좋은 분위기가 그다지 싫지 않은 그또한 그렇게 그것을 즐기면서 앉아있었다. 그가 그렇게 앉아있자 음식준 비를 하던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다가와서는 머리를 쓱 쓰다듬었다. 그는 그런 그의 어머니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어마. 오느리 머하는 나리야?" 그의 물음에 그의 어머니는 웃으며 그를 쳐다봤다. 그리고 대답은 그의 아 버지의 입에서 나왔다. "오늘은 말이에요. 1년동안 착한일을 한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는 날이에요." 그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는 감동을 받아버리고 말았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라는 종족이 있다니... 이곳은 나름대로 좋은 곳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는 기대감에 부풀기 시작했다. '무슨 선물을 주는걸까?'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도데체 어떤 아이가 착한일을 한건지 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라는 종족은 어떻게 알아낸단 말인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 이 착한일을 했던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져버렸다. 그런 그를 바라보면 서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하던일을 계속해서 하기 시작했다. 꽤 오랜시간 켜져있는 영상이 나오는 네모난 상자에서는 맑은 종소리가 섞 여있는 노래가 드문 드문 흘러나왔다. 그가 그렇게 그 상자를 한참이나 쳐 다보고있자 그의 아버지는 어느새 집안에 들여놓은 나무를 뭔가 반짝이는 것들과 그외 잡다한 것들로 치장해서 꽤나 아름답게 꾸며놓고는 그를 향해 웃어보이고 있었다. 그는 의외의 곳에서 그의 아버지의 재능을 보고는 감탄 해 버렸다. 때마침 그의 어머니도 음식 준비를 다 끝내고는 케이크를 들고 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자. 기쁜 성탄을 축하하며. 건배."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거품이 일어나는 맥주잔을 부딪히며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그또한 거품이 일어나는 달달한 물이 들어있는 컵을 손에 들고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있었다. 그는 그러다 문득 그의 아버지와 어머 니에게 물음을 던졌다. "어마. 아바. 산따클로뜨 하라버지드른 선무를 어떠케 줘?" 그가 그렇게 묻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향해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우리 아영이침대 머리맡에 양말을 걸어두고 자면 간밤에 산타클로스 할아 버지가 와서 그 양말속에 선물을 넣어두고 가는 거에요." 그는 그말을 듣고는 산타클로스라는 종족은 재주가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며 나름대로 그 생긴모양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가 나름대로 산타클로스 할아 버지라는 종족의 모양을 상상하는 동안 그 영상이 나오는 상자에서는 하얀 수염을 달고 빨간옷에 빨간모자를 쓴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는 그 런 영상에는 신경을 꺼버리고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쳐다봤다. 그의 어 머니와 아버지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를 쳐다보고 는 말했다. "아영아. 잠오는 거야?" 그는 그다지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앉아있기가 귀찮았던 관계로 고개를 끄덕 거렸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안아들고는 그의 침대가 있는 방으로 갔다. 그리고 그를 침대에 눕히고는 그의 귀에 '잘자라'라는 말을 남기며 방을 나가려 했다. 그순간.... 그는 그의 아버지가 밖에서 했던말이 생각났 다. -산타할아버지는 양말속에 선물을 넣고가는 거에요.- '아! 양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재빠르게 신고있던 양말을 벗어서는 머리맡에다 올려뒀다. 그의 그런 행동을 본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의 얼굴에다 대 고 물었다. "아영아. 이 양말은 뭐할려구?" "산따크로뜨 하라버지가 선무를 너 줄꺼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향해 웃어보였다. 그리고는 조 용히 눈을 감고는 잠을 청했다. 왠지 잠이 잘올것 같은 밤이었다. 그는 즐거운 크리스마스의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어릴적 부터 좋아했 던 것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하나씩 장식하는 것이었다. 그러했기에 그는 이 번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자신이 직접 장식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그의 아내는 크리스마스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의 딸은 이제 그녀의 지정석이 되어버린 테이블 위에 앉아서는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면 좋겠는데." 그는 입으로 그런말을 되뇌이며 트리의 장식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가 트리장식을 하는 동안 텔레비젼에서도 성탄절의 분위기를 띄우며 성탄절 노 래들이 흘러나왔다. 그가 그 노래를 듣고는 흥얼거리는 도중 딸이 그의 아 내에게 물었다. "어마. 오느리 머하는 나리야?" 그는 그 말을 듣고는 딸의 귀여움에 몸을 떨며 자신이 어렸을때 들었던 말 을 그대로 해줬다. 딸은 아직 어리기에 동심의 세계에서 놀아야 하는 것이 다. "오늘은 말이에요. 1년동안 착한일을 한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는 날이에요." 그는 딸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의 딸은 뭔가를 상당히 고민하는 표 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러한 표정이야 그의 딸에게는 자주 있는 일이기에 그는 그런것은 신경을 꺼버리고는 트리장식에 열중했다. 잠시후 그가 트리 장식을 다 끝냈을 즈음해서 그의 아내가 케이크와 다른 음식들을 가지고 나왔다. 그와 그의 아내는 음식들을 들고는 딸이 앉아있는 테이블쪽으로 가서는 앉았다. 간단히 케이크를 자르고는 그와 아내의 컵에 는 맥주를 딸의 컵에는 그냥 사이다를 한잔 따르고는 잔을 들고 그의 아내 를 쳐다봤다. "지금 행복해?" "당연하죠." "기쁜성탄을 축하하며. 건배." 아내의 웃는 얼굴에 그는 다시한번 감동을 느끼고는 아내의 컵에 자신의 컵 을 살짝 부딪혔다. 그는 그 쌉쌀한 맥주를 목으로 넘기며 그의 생애 최대의 행운은 그날 그렇게 총을 맞아버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마. 아바. 산따클로뜨 하라버지드른 선무를 어떠케 줘?" 그는 딸의 물음에 언제나 아내와 둘이서만의 크리스마스에 딸이 끼어들자 뭔가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라 생각하며 딸의 물음에 대답했다. "우리 아영이침대 머리맡에 양말을 걸어두고 자면 간밤에 산타클로스 할아 버지가 와서 그 양말속에 선물을 넣어두고 가는 거에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딸을 위해서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내일 아침 딸 이 일어나서는 보고 감동받는 얼굴을 상상하며 그렇게 행복해 하고 있었다. 그와 그의 아내가 잠시동안 그렇게 말을 하고있자 그의 딸은 졸린듯한 눈을 하고는 그와 아내를 바라보고있었다. "아영아. 잠오는 거야?" 그가 그렇게 묻자 그의 딸은 그 커다란 머리를 아래위로 조금씩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딸을 안아들고는 딸의 침대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리 고 딸을 침대에 눕히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잘자라." 그가 그렇게 말하고는 뒤돌아서서 나오려고 할때 그의 딸이 누워있다 갑자 기 일어나더니 신고있던 양말 한짝을 벗어버렸다. '뭐.... 뭘하려고...' 그의 딸은 그렇게 신고있던 양말을 벗어버리더니 머리맡에 떡하니 두고는 행복한 듯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영아. 이 양말은 뭐할려구?" "산따크로뜨 하라버지가 선무를 너 줄꺼야." 순간... 딸의 너무나도 반짝이는 눈빛. 그것은... 내일아침 양말속에 선물 이 들어있지 않은 경우를 상상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의 딸은 그런 그의 마음도 모른채 눈을 감고는 쌕쌕하는 작은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날밤 "여보옷!! 양말안에 들어갈만한 선물을 왜 안산거야앗!!" "시끄러워요! 애깨요. 그나저나 어떻게 해야하나?" 그는 딸의 조그마한 양말과 그의 커다란 선물을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었다. 그와 그의 아내는 다음 크리스마스에는 엄청나게 커다란 양말을 선물로 줘 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 콜록~~~ 감기가 아직도 떨어지지 않는군요 -_-; 아.. 어제의 나우는 대단했 습니다. 왠지 힘이 쭉 빠지게 만들어 버린다고나 할까요? 뭐.. 저같은 경우 는 나우의 그런면이 좋아서 나우에 있는 거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왜이렇게 아영이가 엽기가 되가는 것을 즐기는 분이 많으십니까? 아기는 순수하게 커야 하는 것입니다 +_+ 그러니 순수하게(;;) 그리고 왜 여자이름이 -영 이냐고 하신분... 지적 감사합니다. 전 그걸 깨 닫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 그리고 이글이 제목만 판타지이냐고 물으신 분 들도 많으신데.. 절대로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존하루 되시구요. 글보시고 재미있으셔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 주세요. p.s 아.. soul blade 를 기다리시는 분이 꽤나(;;) 많더군요 -_-; 저는 전 혀 깨닫지 못했던 터라.. 시험 끝나는데로 즉시 연참 모드 가동을 할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리고 wing00님 언제나 격려메일 감사드립니다 ^^ 『SF & FANTASY (go SF)』 21259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5-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27 03:46 읽음:1623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전생이던지 현재이던지 아침에 눈을 뜬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이다. 아니.. 왠지 아기라 잠이 더 많아진 지금이 눈을 뜨는 것이 더욱 힘들다고 생각하 는 그였다. 그러나 그는 아침잠에 취해서 멍청히 있다가는 하루가 허무하게 가버린 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손으로 눈을 비비고는 그렇 지 않아도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떳다. 그러자 그의 눈에 가득 담기는 아버 지와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이....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거야?' 그는 얼떨떨함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을 그냥 쳐다봤다. 눈을 뜨자 마자 코앞에 사람의 얼굴이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황당했던 그는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다시정신을 차릴즈음.... "아영아. 잘잤니?" 그의 아버지가 그의 코를 살짝 건드리며 말했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받아 버린 아침인사에 기분이 좋아져서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며 입을 열 었다. "빠빠도 안냥." 그가 그의 아버지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하자 그의 아버지는 잠시동안 무척 이나 반짝거리는 눈빛을 하더니 그를 번쩍 안아들었다. 그리고는 그의 얼굴 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우와앗!! 내가 왜 말을했지이!!' 그는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며 아직은 짧은 손과 다리를 휘저으며 반항했지 만 아버지의 힘앞에서는 허사였다. 그렇게 한참동안 아버지의 얼굴에 부벼 지고 난후 그는 따가워진 얼굴을 비벼대며 그의 어머니를 쳐다봤다. "오늘은 아영이 생일이지?" 그의 어머니는 그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게 말 하는 어머니의 입은 살짝 미소를 짓고있었고, 손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 다. -아영이의 사전 생일........ 깜빡.... 깜빡.... 깜빡.... 아하!! 태어난날 - 자신이 형광등인 것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그는 오늘이 자신이 태어난지 2년째 되는 날이라는 말에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그의 소리없는 미소 는 소리를 가진 웃음이 되어 그의 입에서 튀어 나왔다. "까르르르!" "아아앗!! 웃었다앗!!" "......(반짝이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그렇게 잠시동안이 지난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를 안고는 밑으로 내 려갔다. 아래층으로 내려간후 그의 어머니는 어디론가 걸어가더니 겉에 하 얀 크림이 발라져있는 동그란 빵을 들고왔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그위에 조그마한 초를 3개를 꽂고는 그를 쳐다봤다. "아영아. 저기 저 초를 '후'하고 불어서 끄는거야." 그는 이것도 생일날 하는 일중에 하나라고 간단히 이해해 버리고는 타고있 는 초를 바라봤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번쩍 안아올려서는 촛불 가까이로 그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좋아. 후우~~!' 그가 입으로 바람을 내뿜자 촛불이 일렁거렸다. 다만 일렁거렸을 뿐이지만. '이잇!!' 촛불이 꺼지지 않자 오기가 생겨버린 그는 그것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후우~~ 후우~~ 후우~~~ 후우~~~~ 헥...헥....헥..." '꺼졌다아...' 너무 빠른 숨쉬기 운동에 그의 머리가 띵해 졌지만 목표를 당성했다는 데에 그는 만족감을 느끼며 그렇게 앉아있었다. 그때 언제나 집안에 누군가 들어 오기전 울리는 소리가 났다. 그의 어머니는 그 소리를 듣고 일어서서는 문 쪽에 걸려있는 흰색의 상자로 다가가서는 뭔가를 눌렀다. 그러자 잠시후 현 우아저씨와.... 알지 못하는 사람 한명이 들어왔다. "아영아. 안녕. 오늘이 생일이지?" 현우아저씨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인사를 한후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아앙!" 그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현우아저씨는 잠시동안 그렇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때 그가 처음보는 사람이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말했다. "네가 형님의 딸이니?" 그는 처음보는 사람이 그에게 말을 걸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 부모님과 현우아저씨가 피식 웃음을 지어버렸다. 그가 처음보 는 그사람또한 피식 웃어보이더니 말을 이었다. "오늘이 생일이라구? 그럼 아저씨가 우리 귀여운 숙녀분에게 선물을 하나 줄게." 그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서는 그의 손에 쥐어줬다. 그는 손에 쥔것을 보는 순간 바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오옷!! 이것은?!' 아직은 그의 손에 약간은 크지만 그것은 뽑지못할 정도의 길이는 아니었다. 그가 그것을 뽑아들자 그것은 파르스름한 빛마저 띠면서 그의 눈을 자극했 다. '아앗!! 이런 명품을!!' 그의 입가에 알지 못하는 웃음이 번져갔다. 그는 그렇게 웃는 얼굴로 고맙 다는 말을 하려고 그 선물을 준 사람을 찾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아버 지 앞에서 땅바닥에 머리를 박은 이상한 자세로 있었다. '특이한 자세를 좋아하는 사람이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에게서 받은 그 조그만 대거를 손에들고는 계속 해서 바라봤다. 그에게는 아내와 딸에게 좋은일이 곧 자신에게 좋은 일이었다. 물론 그의 아내에게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말이다. 오늘은 그의 딸의 생일이었다. 그래 서인지 그또한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는 아침일찍 일어나서는 간단히 딸의 생일을 준비하고는 아내와 함께 딸이 잠들어있는 곳으로 갔다. '여...역시 귀여워!!' 그는 속으로 귀엽다는 말을 연발하며 잠들어있는 딸을 쳐다봤다. 잠시후 그 의 딸은 그 작은 손으로 눈을 비비적 거리더니 커다란 눈을 뜨고는 그의 아 내와 그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그 모습에 딸의 코를 손가락으로 살짝 한번 팅겨준후 말했다. "아영아. 잘잤니?" 그는 평범하게 아침인사를 딸에게 던졌다. 그러나 순간... "빠빠도 안냥." '아빠도.... 안녕... 아빠도 안녕이라구우웃!!' 그는 딸에게 처음으로 받아본 아침인사에 감동을 받으며 딸을 번쩍 안아들 었다. 그리고 그 부드러운 얼굴에 자신을 얼굴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그가 그렇게 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댄후 딸은 양볼을 두손으로 가리고 는 그의 아내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 아내는 딸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오늘은 아영이 생일이지?" 딸은 아내의 말을 듣고는 한동안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까르르르!" "아아앗!! 웃었다앗!!" 그는 거의 들을 수 없는 딸의 웃음소리에 경악하며 그의 아내를 쳐다봤다. 그때 그의 아내는 딸의 웃음소리를 듣고는 감동을 받아버린 눈빛으로 그의 딸을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후 그와 그의 아내는 아영이를 안고는 거실로 내려왔다. 그의 아내는 식당으로 가서는 준비했던 케이크를 가져왔다. 그는 아내가 가져온 케이크 에 조그만 초를 3개 꽂고는 불을 켰다. 그리고 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 다. "아영아. 저기 저 초를 '후'하고 불어서 끄는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딸이 숨을 내쉬어서 불을 끌수 있을만큼 촛불 가까이 로 딸을 들어올렸다. "후우!" 그의 딸은 그런 촛불을 보며 숨을 내쉬었지만 촛불은 다만 일렁거릴 뿐이었 다. 그는 순간... 딸의 눈가가 살짝 올라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후우~~~ 후우~~~ 후우~~~~ 후우~~~~~ 헥....헥....헥...헥..." 그의 딸은... 결국에는 촛불을 다 꺼버리고 말았다. 그 딸의 오기와 집념에 감탄하고 있을때 초인종이 울렸다. 그의 아내는 초인종 소리를 듣더니 인터 폰으로 걸어가서는 문을 열었다. "누구야?" "현우씨와.... 영호씨로군요." 그는 영호라는 말에 약간 놀라면서 그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잠시후 현 관으로 엄청난 덩치의 현우와 그뒤를 따라서 들어오는 보통의 덩치에 눈매 가 약간은 매서운 영호가 들어왔다. "형님. 안녕하셨습니까?" 그는 영호의 인사를 받고는 그를 꽉 끌어안았다. "짜식! 이제 완전히 돌아온거냐?" 그의 말에 영호는 귀신이라는 별명이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 적였다. 그가 그렇게 영호와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현우는 아영이에게 뭔가 를 말하고 있었다. "형님의....." "딸이야." 그의 말을 들은 영호는 아영이에게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네가 형님의 딸이니?" 그러나 영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머리를 약간 갸웃거 리기만 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던지라 그것을 보고있던 사람들이 모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영호또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아영이에게 말 했다. "오늘이 생일이라구? 그럼 아저씨가 우리 귀여운 숙녀분에게 선물을 하나 줄게." 현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머니에서 뭔가 상당히 위험스러워 보이는 물건을 꺼내 아영이의 손에 쥐어줬다. 그는 순간... 작년 오늘의 섬뜩함을 기억하 며 영호에게 물었다. "....뭘 준거냐?" "아...네.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굳건히 우리 아녀자들의 몸을 지켜왔고, 현재는 우리들의 주무기가 되어버린 특수 아이템 은장도 입니다. 오라... 뽑는 폼이 멋지군요. 역시 형님의..." "영호." 그는 낮은 목소리로 영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그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대가리 박아!" 그의 말이 떨어지자 영호는 뭔가를 씹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마룻바닥에 즉석으로 원상폭격을 실시했다. 그는.... 슬쩍 곁눈짓으로 딸을 쳐다봤다. 그의 딸은.... 역시 칼을 들여다 보며 살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작년과.... 변한것이 없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딸의 미래에 대해 한없이 걱정하기 시작했다. ---------------------------------------------------------------------- 네네.. 사시미 질은 잘 받았습니다 -_-;; 언제나 그런것은 감사드린다고 말 씀드리고 싶군요 ^^; 힘이 난다고나 할까요? 음.. 그리고 이글 보시는 분께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여러분들.. 혹시 어 느순간 아영이가 갑자기 커져서 나오면.... 절 때려 죽이실 겁니까? 그러니 까 어느정도의 시간을 뛰어넘겠다는 말입니다. 한 13년 정도의 시간을 뛰어 넘을까 생각중입니다. 이건.. 짱돌맞을 일일까요? -_-; 그리고 격려메일 보내주신 이남희님. 그리고 지민님 감사합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보시고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은 남 겨주세요. p.s 자꾸만 제 성별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군요. 전 21살의 대한의 남아입 니다 ^^; 『SF & FANTASY (go SF)』 2174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6-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4/30 01:44 읽음:1369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이세계의 식생활이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제나 먹는 것은 아 무런 맛도 나지 않는 하얀것과, 그가 전생에는 거의 느껴보지 못했던 맛을 내는 빨간색의 어떤 것 이었다. 그는 지금도 그의 어머니 무릎에 앉아서는 그 아무런 맛조차 나지 않는 하 얀 어떤것을 먹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스픈에 그 하얀것을 떠서는 약간 씩 그의 입에 넣어주고 있었다. 그는 아무런 맛조차 느껴지지 않았지만 먹 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불변의 진리 덕에 어머니가 주는대로 받아먹고 있 었다. 그가 그렇게 어머니가 먹여주는 것을 먹고 있을때 그의 아버지가 어머니에 게 뭔가 말을 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무릎에 앉아있는 그를 들어올리 더니 식탁위에 앉혔다. 그리고는 그에게 스푼을 하나 쥐어주면서 그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얼레? 이제는 내가 떠먹으라는 건가? 애정이 식었나?'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쳐다봤다. 그런 그를 가 만히 보고있던 그의 아버지가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영아. 이런건 이제 혼자서도 할수 있어야 돼. 우리 아영이. 혼자서도 잘 하지?" 그는 말이 들리긴 하지만 모든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터라 정확한 뜻을 알 아듣지는 못했지만 대충 해석을 하자면 '혼자먹어'라고 말한다는 것 같았 다. 그는 그말을 한 그의 아버지를 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하까?" 역시 발음이 무지하게 딸린다고 생각하는 그는 언제쯤 이세계에서 사용하는 발음이 유창해질까를 생각하며 그 하얀것이 담겨있는 그릇으로 시선을 돌렸 다. 순간 그는 문득....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는 그의 아버지를 봤다. '저...저건..' 그는 그것이 그의 아버지가 그를 안고는 부벼대기 전의 눈빛임을 재빨리 깨 닫고는 들고있던 스푼으로 그의 아버지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먹눈데 건두리면 때찌야." 그는 그의 아버지가 굳어버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 스푼을 잡고는 그 하얀 것을 찔렀다. 의외로 쉽게 스푼이 들어가자 그는 그것을 조금 떠서는 그의 입으로 조심해서 가져갔다. '오...옷!! 성공인...' 순간... 그의 약한 악력에 쥐고있던 스푼이 뒤집히며 그위에 있던 하얀것이 그의 다리위로 떨어져 버렸다. "우리 아영이. 한번만 더하면 잘할 수 있겠네. 이번에는 이렇게 한번 해볼 래?" 그의 아버지는 그의 눈앞에서 스푼을 잡는방법부터 그에게 가르쳤다. 그는 그것을 따라 다시한번 그 하얀것을 떠먹으려 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또다시 뒤집어 버리고 말았다. '훗... 두번의 실수 쯤이야... 남자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고 했어.'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해서 그것을 떠먹으려 했다. 그러나... 그 실패 가 계속되자 그가 인내심이라 정의한 오기도 바닥이 나버리고 말았다. '우이씨....' 계속되는 인내심이 바닥이 나버린 그는 그 스픈으로 그 하얀것을 마구잡이 로 찔러버렸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부터 북받여 오르는 짜증에 그는 그 스 푼을 보면서 한마디를 하려했다.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영호 아저씨의 말... -'.....당신 갖긴 싫고 남주긴 아까운거야 이 10원짜리야....' '띠번짜리가 모야?' 그가 그렇게 물었을때 영호아저씨는 웃으며 말했다. '뭔가 짜증나는걸 가리키는 말이야. 아영아.'- 그는 그일을 떠올리고는 스푼을 쳐다봤다. 그는 그 스푼을 뚫어지게 쳐다보 며 입을 열었다. "우이띠... 띠번짜리가..." 그말을 듣는 순간.... 그의 아버지는 언제나 그렇듯이 찬바람을 맞아 얼어 버린 사람처럼 굳어버렸다. 그의 어머니가 그를향해 뭔가 말을 했지만 그의 한쪽귀로 들어와 다른쪽귀로 빠져나갈 뿐이었다. 한국사람이 짜거나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가 아무 리 한국이 아닌 외국에 오래 살았다고 하지만 어린시절을 한국이란 나라에 서 보낸만큼 어쩔수 없이 김치에 된장찌게라는 공식은 변하지 않는 것이었 다. 특히나 외국에 살면서 가장 그리운 것은 이렇게 하얀 쌀밥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을것이다. 그의 아내는 그의 맞은편에서 그의 딸을 무릎에 앉히고는 밥을 한숟가락씩 떠먹이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이제는 딸도 숟가락질을 배워야 할 나이라고 생각하고는 아내에게 입을 열었다. "여보. 이제 슬슬 아영이가 떠먹도록 해야지." "그런가요?" 그의 말을 들은 그의 아내는 무릎에 앉혀뒀던 딸을 식탁위에다 앉히고는 딸 의 손에 조금 작은 숟가락을 쥐어줬다. 그러자 그의 딸은 숟가락을 쥐어주 는 그의 아내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본 그는 딸을 향해서 입을 열었다. "아영아. 이런건 이제 혼자서도 할수 있어야 돼. 우리 아영이. 혼자서도 잘 하지?" 그의 말에 그의 딸은 숟가락을 손에 들고는 그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그의 딸이 빤히 쳐다보는 와중에 숟가락질을 했다. 딸은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 까지 가만히 보고있더니 자신이 들고있는 숟가락을 가만히 쳐다봤다. "내가 하까?" 그의 딸은 숟가락을 가만히 쳐다보고있던 시선을 돌려서는 그와 그의 아내 를 쳐다보며 물었다. '귀.....귀.....여워어엇!!' 그는 무심결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그의 딸을 안아들려고 했다. 순간.. 그의 딸은 들고있던 숟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더니 말했다. "먹눈데 건두리면 때찌야." 그는 그의 딸의 말에 잠시동안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그사이 그의 딸은 그 작은 손으로 숟가락을 굳게 쥐고는 밥에 '푹'찔러 넣었다. '수...숟가락이 무슨 칼이냐?' 딸은 마치 칼을 잡는듯 숟가락을 잡고는 불안정한 모습으로 숟가락을 입으 로 가져갔다. 그리고 숟가락을 입가까이에 가져갔을때쯤 위태하게 잡고있던 숟가락이 뒤집혀 버렸다. 그리고 뒤집어진 숟가락에서는 당연히 떠져있던 밥이 딸의 다리위에 떨어졌다. 그의 아내는 딸이 흘려버린 밥을 재빠르게 치워버렸다. "우리 아영이. 한번만 더하면 잘할 수 있겠네. 이번에는 이렇게 한번 해볼 래?" 그는 그렇게 말하며 딸에게 숟가락 잡는법을 가르쳤다. 잠시후 딸은 그가 가르쳐준대로 숟가락을 잡고는 다시 밥을 떠먹으려 했다. 그러나... 익숙하 지 못한 손목의 움직임으로 또다시 숟가락을 뒤집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 고... 또다시... 또다시... 그는 그런 일이 반복됨에 따라 딸의 눈꼬리가 슬슬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이....이거... 왠지 화난거 같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딸에게 입을 열었다. "아영아. 아직은 좀 무리..." 그가 말을 꺼내는 순간.... 딸은 들고있던 숟가락을 다시 칼을 잡는것 같은 방법으로 바꿔 잡았다. 그리고..... 그릇에 담겨있는 밥을 마구잡이로 찌르 기 시작했다. '여...역시 열받았군...' 그는 딸의 화난 행동을 계속해서 들여다 보다 딸이 힘이 빠질때쯤 입을 열 었다. "아영아." 그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그의 딸은 그에게는 시선을 돌리지는 않고 계속해 서 숟가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씹어 내쨮듯 한마디를 던졌다. "우이띠... 띠번짜리가..." 그는 딸이 숟가락을 보며 내쨮는 말에 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자신과 같 은 처지에 있을 그의 아내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가만히 그의 딸을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영아. 이건 십원보다는 훨씬 비싼 물건이에요." 그는 역시 그엄마에 그딸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 네.. 역시 허접함이 극을 달리는군요. 이번화는 정말... 정말 글이 안써져 서... 어떻게 슬럼프를 극복해 보고자 쓴것 입니다. 그러니... 재미가 없더 라도 이해를... 그럼 이만 슬럼프로 고민하는 무책임... 무퇴고의 작가는 사라지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재미있을리가 없지만) 추천이나 비평  나쯤 남겨주세요 ^^; p.s 잘사라보세.... 진짜로 재미있군요. 엽기의 극 ^^ 『SF & FANTASY (go SF)』 2222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7-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01 23:44 읽음:145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일리안. 다시 도전인게냐?" "헷! 할아버지한테 이길때까지 계속 도전할꺼에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할아버지를 바라봤다. 이제 70세가 다 되어가지만 흰머리와 얼굴의 잔주름을 빼고는 아직 정정한 그의 할아버지는 그의 맞은 편에서 당돌한 손자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래. 그럼 우리손주.. 얼마나 실력이 늘었나 한번 볼까?" 그의 할아버지는 허허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손을 이리저리 놀렸다. 그 움직 임을 본 그는 입가에 있던 웃음을 지우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할아버지 를 노려봤다. "처음이니 간단하게 가볼까? 타겟(target), 매직미사일(magic missile)" 할아버지의 입에서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의 할아버지의 앞쪽에는 하얀 빛무리가 5발이 보였다. ".... 이게 어디 간단한 거에요욧!! 타겟 온에 매직미사일 5발이라닛!!" "허허..." 손자의 투정을 들어주듯 허허거리는 웃음을 흘렸지만 그의 할아버지는 그 웃음과는 상관없이 그를 향해 매직미사일을 날렸다. 그는 날아오는 매직미 사일을 보면서 재빨리 수인을 맺으며 시동어를 외쳤다. "실드" 그의 외침과 함께 그의 앞의 공간이 약간 굴절되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리고 잠시후 그 굴절된 공간으로 5개의 빛들이 부딪혀 왔다. -퍼버벅!- 맞으면 상당히 아플것 같은 효과음과 함께 그 5개의 빛무리들은 굴절된 공 간을 뒤흔들며 사라졌다. "일리안. 방어를 했으면 공격을 해야지. 물론... 공격을 하고난 후에도 다 시 공격을 해야 하는 것이야.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지." 그의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어느새 수인을 끝내고는 시동어를 외칠 준 비를 하고 있었다. "후엑?!" "라이트닝!" 그는 그것을 실드로 막을 수 없음을 깨닫고는 재빨리 옆으로 몸을 날렸다. '손주를 전기구이 할려고 작정을 한건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재빨리 수인을 짚었다. 얼마전 완성한 마법을 시험해 볼때가 온것이다. 그의 바로 옆으로 라이트닝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그는 재빨리 시동어를 외쳤다. "익스플로션!" 그의 외침소리와 함께 그의 할아버지가 있는 자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허허... 손주녀석이 할애비한테 대드는 하극상을 일으키는구나." 그는 뒤에서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말에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입가 에 미소를 띄었다. 그리고 조금전 익스플로션의 시동어를 외치는 순간부터 짚고있던 수인을 끝내고 외쳤다. "익스플로션 3연사!" 그가 뒤로 돌아서며 시동어를 외치자 그의 눈에 보이는 곳을 한계로 3개의 폭발이 일어났다. "이놈아. 할애비 타죽을뻔 했잖아." 다시금 그의 뒤에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앙?" 그는 눈을 떳다. 오래간만에 예전의 꿈을 꾸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다. 문득... 그는 집안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는 이리저리 둘러봤다. 여기 저기 부서진 유리창과 가구들. 그리고 자신을 안고는 격한 숨을 내쉬 고 있는 그의 어머니와 조금떨어진 곳에서 격한 숨을 내쉬고 있는 아버지. 그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다 큰사람들이....'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향해 입을 열었다. "따우면.... 안대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의 말을 듣고는 잠시동안 굳어서는 그를 쳐다만 봤다. 그리고 잠시후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를 안고는 같이 얼굴을 부 벼댓다. '우에엑!' 그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싸우고 나서 빨리도 화해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의 아내는 잠들어 있는 딸을 안고는 과도로 사과를 깍고 있었다. "그녀석.. 자리가 불편할텐데도 잘 자는데?" "아영이는 얌전해서 키우기가 편하지요." 그의 아내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또한 그의 딸이 얌전한 것을 알기 때 문에 다른말은 하지 않고 그냥 웃어보였다. 물론 너무 얌전한 나머지 울지 도 않는 딸이긴 하지만 말이다. "음.. 사과 맛있겠는데?" 그는 아내가 잘라서 접시에 올린 사과를 한쪽 집어들고는 입가로 가져갔다. 그때.. 문득 아내의 다리위에서 자고있던 그의 딸이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잠꼬대 하는건가?" "그런가봐요." 그와 그의 아내가 그런 대화를 나누던 도중 그의 딸은 갑자기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 순간... -퍼어엉!- -챙그랑!- 아내의 뒤쪽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제길 폭탄 테러인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아내를 바라봤다. 아내는 약간은 놀란 표정으로 딸 을 안고는 그를 바라보고있었다. "일단... 피해야겠어. 미안해." "괜찮은걸요." 그는 이런상황에서도 웃어보이는 그의 아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발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다시 딸의 입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들리며 그의 뒤쪽에 3개의 폭발이 일어났다. "헉!" 그와 그의 아내는 폭발의 여파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번의 폭발은 꽤나 강 했는지 천정의 전등마저 그 여파로 부서져 버렸다. "역시 경비병을 세우는게 좋을거 같은데..." 집안에서 폭발을 하다니.. 그는 자신의 무능함으로 인해 아내와 딸이 위험 에 처했다는 생각에 한숨을 푹 쉬었다. "여보. 전 괜찮은걸요." 그런일을 당하고도 저렇게 웃는 그의 아내에게 너무나도 고마움을 느낀 그 는 고맙다는 말대신 웃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때 아내의 품에 안겨있던 딸 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살피더니 그와 그 의 아내를 한번씩 쳐다보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왜 저러는....' 그가 그렇게 생각할때 그의 딸은 그와 그의 아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따우면..... 안대요." '귀......귀엽다앗!!' 그는 조금전까지의 일은 깡그리 잊어버리고는 그의 딸을 바라봤다. 커다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는 그의 딸은 더이상 귀여울 수가 없었다. 그리 고 그는 그가 느낀 귀여움이란 애정의 표현을 딸에게 배풀었다. '애들을 세우던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대고 있었다. 그의 딸의 한마디에 기분이 풀려버린 그는 어느새 싱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는 역시 딸의 한마디 한마디에 휘둘리는 힘없는 아버지였다. ---------------------------------------------------------------------- 너무 짧은가요? ^^; 이걸 쓰면서 생각한건... 아영이가 잠꼬대 2번만 했다 가는 집안 말아먹겠다는 -_-;; 뭐... 앞으로 잠꼬대를 할 예정 같은건 없지 만 말입니다 ^^; 아 그리고 제닉스 님이 아영이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 감사 꾸벅 ^^; 보시구 싶은신 분은 주소가 http://radagast.new21.org/zero40/data/j.JPG 이니까요 ^^; 그리고 제닉스님.... 너무 잘그렸어요 :) 그리고 좋은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 요. p.s 송민정님. 이남희님. 격려멜 감사합니다 ^^; 『SF & FANTASY (go SF)』 22426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8-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03 03:19 읽음:175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식탁이라는 것은 보통 식사를 하는 용도로 쓰이지만 그에게는 앉는 용도로 쓰일때가 더 많았다. 그것을 주장이라도 하는 듯 그는 식탁위에 앉아서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한참을 대화하더니 그의 어머니는 일어서서 거실쪽 으로 걸어갔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던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거실쪽으 로 걸어가자 일어서서는 유리로된 컵을 하나 가져오더니 그안에 노란빛이 나는 액체를 부었다. '아앗!! 저....저건?!' 그는 그의 아버지가 유리컵에 따르는 액체를 바라봤다. 약간 머리가 띵하게 하는 냄새가 솔솔 풍기는 저것은... '술이다앗!!' 그는 그것을 유심히 쳐다봤다. 이곳에서 쓰는 일반적인 물컵에 3분의 2정도 가 차서 찰랑거리는 노란빛 액체는 분명히 꽤 오래전 이곳에서 마셔본 그것 이었다. 술을 적당히 즐기는 그로서는 오랫만에 맡아본 술의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우웃... 마시고 싶다앗!!' 그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그것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때 바깥쪽에서 그의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아버지는 그소 리를 듣고는 바깥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횡재닷!!' 그는 그의 아버지가 사라지는 것을 본후 재빨리 술이 따라진 컵으로 기어갔 다. 컵에 다가간 그는 윗부분에 코를 대고는 냄새를 맡았다. '여...역시.. 술은 이래야... 조금만 마셔도 안들키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두손으로 컵을 잡고는 그것을 약간 마셨다. 뭔가 화끈한 것이 입안에서부터 뱃속까지를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역시!! 이느낌이라니까.' 그는 그 화끈한 느낌에 온몸을 부르르떨며 다시 약간의 술을 입안으로 흘려 넣었다. 그리고 그것을 마신후 다시 약간을 입안에 흘려넣고... 그것을 몇 번 반복하자 잔에 따라져있던 술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얼레?' 그는 이제 비어버린 유리컵을 바라보며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렇게 앉아있자 얼굴이 화끈거리며 귀가 뜨거워졌다. 그리고 눈앞이 일그러져 보 이며 기분이 좋아졌다. '에헤헤...' 어질어질하면서 붕뜨는 느낌에 그는 식탁위에서 큰대자로 누웠다. 그가 그 렇게 베실베실 웃으며 식탁위에 누워있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가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는 술에 취한상태로 그의 어머니를 보고는 그의 어머니 를 향해 손을 뻗으며 웃었다. "꺄하하..." 잠시동안 그런 그를 바라보던 그의 어머니는 그를 번쩍 안아들었다. 어머니 의 품에 안긴 그는 어머니의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대며 입을 열었다. "마마... 저아. 꺄하.." 그의 말을 들은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고는 잠시동안 굳어있더니 주머니속 에서 무언가 조그만것을 꺼내서는 꾹꾹누르기 시작했다. 그가 헤픈 웃음을 흘리며 그렇게 어머니 품에 안겨있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빼앗듯이 안아들 고는 그에게 말했다. "아영아앗!! 나는?!" 그는 격하게 물어보는 그의 아버지를 여전히 헤픈웃음을 지으며 바라보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부벼대며 말했다. "빠빠도 저아. 빠빠더 나 저아?" 그의 아버지는 그의 말을 듣고는 눈을 크게뜨며 그를 쳐다보다 말했다. "물론이지. 난 우리 귀여운 아영이가 너무 좋아." 그말을 들은 그는 언젠가 현우아저씨와의 대화를 기억해내고는 그의 아버지 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러믄 빠빠눈 로리콘이네?" 순간... 그의 아버지의 움직임이 없어지며 뻗뻗하게 굳어지는듯 했지만 술 에 취해버린 그에게는 아무런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이렇게 아내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다는 것은 그에게는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것이었 다. 그의 딸은 식탁위에 앉아서는 그와 그의 아내가 이야기 하는것을 가만 히 듣고있었다. "오늘 정민이가 소포를 보내준다고 한거 같은데..." "그래? 그나저나 술생각 나는걸. 여보. 한잔쯤은 괜찮지?" 그의 말에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그때 에 거실에서 초인종소리가 울렸다. "어머.. 소포가 왔나보네요." 그의 아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거실로 걸어갔다. 그는 아내가 나가는 것을 보고는 식당에 둔 양주병을 꺼내서 물잔에 양주를 부었다. 그리고 거기에 약간 더운물을 섞어서 식탁위에 놓았다. "여보. 잠깐만 좀 와볼래요?" 거실에서 아내의 말이 들리자 그는 식탁에 술을 올려둔채 거실로나갔다. 거 실에서는 아내가 소포로 받은듯한 상자를 바닥에 두고는 그것을 열어보고 있었다. "이건...." "네. 돌이네요." "정민이가 수석하는 취미가 있었던가?" "글쎄요?" 그는 정민이라는 녀석의 특이함에 속으로 한숨을 짓고는 상자안에 들어있는 돌들을 꺼내봤다. "이건.. 상당히 멋진데?" "그렇지요?" 상자안에 들어있는 돌들은 물과 바람에 깍였다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멋 진 모양들이었다. 그는 이런것들로 집안을 장식한다면 꽤나 멋질거라고 생 각하고는 그상자를 들어서는 거실한쪽으로 옮겼다. "정리는 나중에 하도록하지." 그의 말에 그의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 안에는 그의 딸이 붉어진 얼굴로 식탁위에 누워있었다. 그의 딸은 아내를 보더니 손을 뻗으며 웃어보였다. "꺄하하..." 그는 딸의 행동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는 식탁위의 컵을 바라봤다. 그리 고.... '술...이.... 없군.' 그가 그렇게 굳어있을때 그의 아내는 딸을 안아들었다. 아내가 딸을 안아들 자 그의 딸은 아내의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어마... 저아. 꺄하.." 순간... 그와 그의 아내는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의 딸이 처음으로 아 내에게 '좋다'라는 말을 한것이다. 어떻게 보면 감정이 결핍된 것처럼 보이 는 그의 딸의 입에서 들은 말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의 아내는 그말을 듣고는 잠시동안 굳어있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여보세요. 박이사? 오늘을 우리회사 공식 휴일로 하지요. 이유는 묻지말구 요." 그는 아내의 말을 들으며 재빨리 아내의 품에 안겨있는 딸을 자신이 안아들 었다. 그리고 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아영아앗!! 나는?!" 그의 말을 들은 그의 딸은 붉어진 얼굴로 베시시 웃더니 그의 가슴에 자신 의 얼굴을 부벼대며 말했다. "빠빠도 저아. 빠빠더 나 저아?" 그는 그 말을 듣고는 잠시동안 너무도 강한 충격에 굳어있었다. 그리고 그 의 딸의 얼굴을 쳐다보며 크게 말했다. "물론이지. 난 우리 귀여운 아영이가 너무 좋아." 그의 말을 들은 딸은 여전히 생글거리며 웃는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그러믄 빠빠눈 로리콘이네?" "풋!" 그의 딸이 내쨮은 말과 그의 아내의 웃음소리가 그에게 들려왔다. '로.....로리콘...' 잠시후 그의 아내는 입을 가리고는 거실로 뛰어나갔다. 그는 그의 딸을 안 고는 엄청난 정신적 공격을 받은 상태로 서있었다. ---------------------------------------------------------------------- 오늘 시험인데 난 뭘하고 있는거지? -_-; 다음주 수요일이면 시험이 끝나는 군요. 원래는 저번주 목요일날 시험이 끝났어야 하는데 워낙에 자기네들 마 음대로인 교수들의 사정에 의해서.... -_-+ 그럼 이만 저는 잠을 자러 가야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시구요. 읽으시고 재 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요 『SF & FANTASY (go SF)』 22780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29-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05 14:25 읽음:1338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의 어머니는 그를 무릎에 앉히고는 의자에 앉아 그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일어서서는 방으로 걸 어갔다. 그리고 잠시후 손에 길쭉한 상자를 하나 들고는 그의 어머니 맞은 편에 앉았다. '우웅... 따분해.' 그는 이렇게 날씨도 좋은날 집안에만 있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쳐다보 며 기지개를 켰다. 그가 그렇게 기지개를 켜는 동안 그의 아버지는 가져온 상자를 연후 테이블 위에다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얼레? 저...저건?' 그의 아버지의 손길에 따라 테이블위에 하나하나 나타나는 것은 그의 눈에 너무도 익숙한 것들이었다. '체스다앗!' 그는 식탁위에 놓여져 있는 체스판과 말들을 가만히 쳐다봤다. 전생에는 친 구들과 너무도 자주했던 것이라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것들... 그는 자 신이 나이트를 너무도 잘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친구들이 붙여준 '나이트 마 스터'라는 별명을 기억해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가 그렇게 체스판과 말들을 보며 옛생각에 잠겨있는 동안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야기를 나누며 체스판위에 말들을 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말들의 배치가 끝나자 천천히 말들을 움직여 게 임을 시작했다. '기사는 숙녀를 위해 존재하는 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어머니를 열렬히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가 체스 라는 게임을 즐기기도 하지만 남이 하는 것을 보는 것 또한 무척이나 좋아 했기에 그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게임을 하는것을 지켜봤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그의 어머니는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무릎에 앉혀 두었던 자신을 테이블위에다 올려두고는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으엣! 그걸 그리로 움직이며언...' 게임은 점점더 그의 어머니에게 불리하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는 그의 어 머니가 불리해 지는것을 보고있다가 더는 참지 못하고 그의 어머니차례에 그가 먼저 손을 뻗어서는 말을 움직였다. 그가 그렇게 해버리자 그의 어머 니와 아버지는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가 이야기를 나누더니 그냥 두기 시작했다. '시작을 했으면 이겨야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신중하게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 가 말들을 움직이는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그를 상대로 웃으며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잠시동안 그렇게 게임이 진행되자 그의아 버지와 어머니는 그를 향해 매우 놀란 눈빛을 보냈다. '이쯤에서 승부수를...'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의 아버지의 비숍의 범위 안쪽에 퀸을 가져다 놓 았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그를 보며 역시...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비숍 을 집어들었다. '먹어라...먹어라...먹어라..... 먹었군.' 그는 그의 아버지가 비숍을 움직여 퀸을 먹어버리자 재빨리 나이트를 움직 여 체크메이트를 했다. '비숍이 너무 걸리적 거리더라구. 역시 미끼는 큰것일 수록 좋은거지.'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자 그의 아버지는 허탈한 웃음 을 지으며 체스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그의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를 향해 뭔가 말을 하자 그의 아버지의 인상이 팍 구겨졌다. 그도 역시 그의 아버지에게 뭔가 한마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으음... 못한다는 말이... 뭐였지?' 그가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그 말을 생각해내려 할때 얼마전 현우아저씨와 영호아저씨의 대화가 떠올랐다. - '이런.. 저버렸군.' 그런 현우아저씨의 말을 들은 영호아저씨... '이거 완전히 밥이잖아.' - 그 대화를 떠올린 그는 역시 어릴때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의 아 버지를 향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빠빠. 완죠니 바비자나." 그의 말을 듣는순간... 그의 아버지는 테이블위로 털썩 쓰러졌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왠지 의기 양양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런 아버지를 쳐다봤 다. 그는 역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소파에 그녀의 남편과 함께 앉아있었다. 점심을 먹은후 약간은 나른 한 오후인지라 남편과의 대화도 그리 잘 이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딸 또한 따분한 것인지 그녀의 무릎위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그런 그녀와 그녀의 딸을 가만히 쳐다보던 그녀의 남편이 입을 열었다. "여보. 우리 오래간만에 체스나 한판 둘까?" 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가끔씩 그런 게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 다. "좋아요. 이번에는 꼭 이겨볼게요." 그녀의 남편은 그런 그녀의 말을 듣고는 피식 웃어보이더니 방으로 걸어들 어갔다. 잠시후 그의 남편은 체스판과 말들이 들어있는 상자를 가지고 나오 더니 소파에 앉았다. "그럼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 한번 볼까?" 그녀는 남편의 약간 깔보는 듯한 말투에 속으로 약간 발끈해서는 이번에는 꼭 이겨보리라 생각했다. 그의 남편은 상자속에 들어있던 체스판과 말들을 꺼내 테이블위에 올리고는 체스판위에 말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녀역시 말들을 하나하나 체스판 위에 올렸다. 그녀의 딸은 체스판과 말들이 신기한 것인지 그것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제가 먼저 할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을 움직였다. 그녀의 남편은 그런 그녀를 보고는 느긋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말을 움직였다. 그렇게 게임이 진행될 수록 그녀 가 생각하는 시간은 길어졌고, 남편의 웃음은 짙어졌다. 그녀는 조금더 집 중을 하려는 마음으로 무릎에 앉혀두었던 딸을 테이블위에 올려두고는 체스 에 집중했다. '이길 수... 없어.' 게임이 더욱 진행된 다음 그녀는 이제 포기해 버릴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때 그녀의 딸이 갑자기 그녀의 말을 움직였다. "이거... 이래도..." "뭐.. 그래도 말이 움직인 길은 맞는거 같은데?" "그럼 우리 아영이가 체스를 얼마나 잘하는지 볼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딸이 체스를 두는 것을 지켜봤다. 그녀는 왠지 남 편에게 이기지 못한 것이 약간은 분했지만 그런 것은 신경써도 별 수가 없 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딸은 예상외로 말 들을 모두 제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그녀의 딸을 보며 남편에 게 말했다. "아영이한테 체스를 가르쳤나요?" "설마.... 이런 아기한테.." 그녀는 그말이 맞다고 생각하고는 남편과 딸의 체스를 지켜봤다. 체스를 두 는 도중 그의 딸은 체스의 말중 가장 쓰기가 편한 퀸을 잘못 움직인 것 같 았다. "하핫!! 보라구. 내가 가르쳤다면 이렇게 두지는 않는다구." 그녀는 남편이 왠지 아기를 상대로 체스를 두면서 너무 흥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할때 그녀의 남편은 비숍을 움직여서 딸의 퀸을 잡았다. 순간... 그녀는 딸의 입가가 살며시 올라가는 것을 놓치지 않 았다. '왠지....' 그녀가 그렇게 생각할때 딸은 재빨리 나이트를 움직였다. 그녀는 딸이 나이 트를 놓는 것을 보고는 말했다. "체크....메이트." 그녀의 남편또한 어이가 없는 것인지 허탈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문득 남편의 깔보는 듯한 말투에 복수를 할때라고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어머... 여보. 아기한테도 이기지 못할정도로 실력이 줄었나 보군요." 그녀가 웃으며 말하자 남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그렇게 일그러지 는 남편의 얼굴을 보며 의기양양해 할때 딸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빠빠. 완죠니 바비자나." 그 말을 들은 그의 남편은 테이블 위로 털썩 쓰러졌다. 그녀는 그순간 딸이 너무도 귀여운 나머지 안아주고 싶었지만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안아주 는 것을 참는 수 밖에 없었다. ---------------------------------------------------------------------- 음... 하나만 더 쓰면 30화.... 로군요. 그럼.... 연참이나 한번 해볼까나 『SF & FANTASY (go SF)』 2278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0-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05 14:25 읽음:142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개인적으로 회라는 음식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는 가끔씩 바닷가로 와 서 회를 사가곤 했다. 그는 지금도 아내와 딸을 데리고는 인천의 바닷가쪽 시장을 걷고 있었다. 보디가드로 현우라는 녀석을 데리고 말이다. "후아암... 형님. 이른 아침부터 인천에는 뭘 하시려고..." "회 사먹으려구." 그의 말에 현우녀석은 약간 뜨악해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의 딸은 그의 아내의 품에 안겨서는 연신 주위를 두 리번 거리고 있었다. '역시.. 처음 보는 것이 많으니까.' 그는 그렇게 혼자서 납득해 버리고는 딸의 두리번 거리는 모습에 웃음을 지 었다. 그는 일단 싱싱한 회를 사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그 의 아내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 "걷기 힘들면 한쪽에서 쉬고 있지 그래?" "괜찮은걸요." 그는 아내의 말에 웃어보이고는 다시한번 주위를 둘러봤다. 이른 아침의 항 구는 무엇인지 모를 활기가 넘쳐흘러 매우 보기 좋았다. 그는 역시 아침일 찍 나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아!" 그의 딸이 커다란 배를 보더니 놀라서는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 큰눈을 깜빡이며 잠시동안 배를 쳐다보고 있더니 그의 아내에게 물었다. "저거 어케 떠이셔?" 그의 딸은 처음 본다면 누구라도 물어볼 것을 물어보고 있었다. 딸의 질문 을 들은 그의 아내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냥 떠있는 거에요." '질문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금속으로 만들어진 배가 물위에 뜬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해봐야 딸이 알아들을리는 없지만 말이다. 그가 시장을 계속해서 걷자 이제 막 잡아올린 생선들을 흥정하는 곳들이 눈 에 띄었다. 그는 그런것들은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그가 그렇게 한참을 걷자 횟집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뭘 좀 먹고갈까?" 그의 말을 들은 그의 아내는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 금전까지만해도 뜨악해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던 현우녀석은...... "현우. 침흘리지 마라." 그의 말에 현우는 재빨리 소매로 입가를 닦았다. 그는 여전히 잘 속는 녀석 이라 생각하며 웃어버렸다. 그의 웃음을 본 현우가 입을 열었다. "형님. 그래도 말입니다. 회 하면 그것과 함께 소주나 한잔..." "아침부터 술타령이냐?" 그의 말에 현우는 머리카락도 없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실없는 녀석이라 생각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그렇게 횟집 사이를 지나가던중 갑자기 그의 딸이 소리쳤다. "아우!" 그의 소리를 지르고는 딸은 한곳을 계속해서 쳐다보며 무엇인가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의 딸이 무엇을 쳐다보는지 궁금해져서 딸의 시선이 가는 쪽으로 그의 시선을 옮겼다. '그냥 수조인데..' 그의 딸은 횟집앞에 물고기들을 넣어두는 수조를 쳐다보고 있었다. 뭔가 특 별한 것이라고는 없는 수조를 그의 딸은 한참을 바라보고 있더니 갑자기 눈 을 빛내며 소리쳤다. "현우아찌닷!" 그는 딸의 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조속에 현우가 있을리가 없..... 지가 않군.' 그의 딸은 커다란 문어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려 근처의 벽에 손을 대고는 웃음을 참으려 노력했다. 그의 아내또한 아닌 척 하지만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현우를 돌아 봤다. 현우는 붉어진 얼굴로 씩씩거리고 있었다. '붉어지니까... 더 똑같잖아.' 그는 어린아이의 생각은 가끔씩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며 웃음을 참기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현우야. 왜 수조속에 들어가 있냐?" 그의 말을 들은 현우는 더욱 얼굴이 붉어질 뿐이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침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물론 그가 준비 할 것이야 없기 때문에 그는 다만 가만히 앉아 있을뿐이었다. 그렇게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서 간곳은 바닷가였다. '우와. 오랫만에 맡아보는 바다냄새.'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기분좋은 바람에 웃음을 지었 다. 그런데 그 바닷가라는 것이 그의 생각과는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가장 그의 눈에 띄인 것은.... "아!" 그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나올정도로 거대한 배였다. 그런데 믿을 수 없 게도 그 배는 금속으로 되어 있었다. '물에 뜨는 금속이 있었던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배를 한참동안이나 쳐다봤다. 그의 지식으로는 그 것을 설명할 수 없자 그는 그의 어머니에게 물었다. "저거 어케 떠이셔?" 그의 물음에 그의 어머니는 잠시동안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그냥 떠있는 거에요." 그는 잠시동안 그의 어머니가 한 말에대해 생각해 보고는 역시 그냥 떠있는 거로구나.. 라고 납득해 버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이생이던지 전생이던지 언제나 항구는 활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런 활 기가 넘치는 사람들 사이로 걸어갔다. 그는 문득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걸어가는데 스치는 사람조차 없자 의아해 하기 시작했다. '왜 저렇게 다 길을 비켜주는거지?' 그는 그것을 궁금해 했지만 별로 알 도리가 없었기에 그냥 그의 어머니 품 에 안겨 있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렇게 걸어서는 물고기를 담아둔 상자가 많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곳에서 그의 아버지와 왜 따라 온 지 모를 현우아저씨가 뭔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고기를 왜 저렇게 잡아두는 거지?' 그는 그 물고기들을 잡아두고는 관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인가.. 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주위를 둘러보자 그 물고기를 잡아둔 상자속에서 생 전 처음보는 물고기를 볼 수 있었다. '저것도 물고기 인가?' 그는 그 물고기를 유심히 쳐다봤다. 다리가 8개에 흐느적 거리는 몸... 그 는 너무도 신기한 나머지 그것을 보고는 소리를 냈다. "아우!" 왠지 품위가 떨어지는 소리였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그는 그 물 고기의 이름을 떠올려 보려고 열심히 노력해 보았지만 그의 기억에 저런 물 고기는 한번도 본일이 없고, 들은일 또한 없어서 이름을 기억해 낼 수가 없 었다. 그렇게 생각하다 그는 문득 주위를 둘러보자 현우아저씨의 얼굴이 눈 에 들어왔다. '저건.... 완전히 똑같잖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말이란 뜻만 통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소리를 질렀 다. "현우아찌닷!" 그가 소리를 지르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의 손이 가리키는 곳과 현우 아저씨를 번갈아서 보더니 갑자기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벽쪽으로 걸어가서는 벽에 손을 짚고는 뭔가를 참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현우아저씨에게 뭔가 한마디를 하자 현우 아저씨의 얼굴이 엄청나게 붉어졌다. '진짜로.... 똑같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직도 웃고있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정말로 이 해불가능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 30화다앗!! 네. 30화 입니다. 5화 남았군요. 정말로 아기때의 일은 빨리 끝 내버리고 싶습니다. 이런 에피소드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나가는 것은 무척 이나 힘든 것이라서 ^^; 제가 왜 35화라고 말했던지 -_-;; 그냥 30화라고 할껄... 이라고 지금와서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뭐 그래도 한다고 했으니 해야지요. 그러고 보니 오늘이 어린이 날이로군요. 그러나 저희집에는 어린이라고 불 리울 사람이 없는지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날이라는.. 뭐 달력 에 빨갛게 표시가 되서 좋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이라고 말해도 내가 읽어도 재미 가 없군요 -_-;;)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요. p.s 통계... 읽어봤습니다. 15위... 한달동안 올린글이 15개. 그러고 보면 저도 그렇게 게으른 녀석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면 짱돌 맞겠군요. 『SF & FANTASY (go SF)』 2309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07 16:36 읽음:138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바깥의 너무도 좋은 날씨를 보고는 근처의 공원으로 바람이나 쐬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바람을 쐬러 나가자는 말을 하려고 방으로 들어갔다. "여보. 우리 공원으로 바람이나 쐬러 나가요." "그럴까?" 딸과 함께 놀고있던 남편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놀고있던 딸에게 말했다. "아영아. 우리 산책하러 가자." 그렇게 말한 남편은 딸을 안아들고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럼 나가볼까?" 웃으며 말하는 남편에게 그녀또한 웃어보이고는 집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지금 살고있는 집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걸어서 10분정도의 거리에 꽤나 커다란 공원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그 공 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공원으로 가는길에 가로수로 심어져있는 벗꽃나무에는 벗꽃들이 멋지게 피어 있었다. "역시 봄인가봐요." "그래. 여기저기 연인들이 많이 보이잖아?"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공원으로 들어섰다. 공원에 는 멋진 잔디밭사이로 이어진 길과 그 너머로 커다란 호수가 보였다. "아영아. 바람이 기분좋지?" "아앙?" 그녀의 남편이 안고있던 딸에게 말을 걸자 그녀의 딸은 커다란 눈을 깜빡이 며 소리를 냈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 놓여져 있는 벤치에 연인들로 보이는 남녀들이 사이좋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젊다는건 좋은거라니까."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는 것을 느낀 것인지 그렇게 말했다. 그말에 왠지 발끈해버린 그녀는 남편이 딸을 안고있지 않은 팔에 팔짱을 끼 며 말했다. "우리도 충분히 젊어요." 그녀의 행동과 말에 그녀의 남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도 충분히 젊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팔짱을 낀 상태로 길을 따라 걸었 다. 그렇게 걸어서 꽤나 커다란 호수가로 갔다. 난간이 쳐져있는 호수가에 서 바라본 호수는 꽤나 멋졌다. 아직 그다지 따갑지 않은 봄의 햇살이 호수 의 표면에 비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반짝임 위로 몇마리의 오리 들이 느긋하게 떠다니고 있었다. "우와! 멋지다. 그치? 아영아?" 그녀는 남편의 아이같은 말투에 입가를 살짝 올리며 남편과 딸을 봤다. 그 녀의 딸 역시 호수의 멋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그렇게 호수를 바라보던 그의 딸이 갑자기 소리를 냈다. "아!!" 그녀와 그녀의 남편은 딸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서는 딸을 바라봤다. "빠빠. 저거. 저거."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는 곳을 쳐다보자 그곳에는 몇마리의 오리 가 떠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딸이 물위에 떠다니는 오리를 처음봐서 신기해 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저건 오리라고 하는거야. 자. 따라해봐. 오리." 그녀의 남편은 딸에게 웃으며 떠다니는 것이 오리라는 것을 가르쳤다. 그러 자 그녀의 딸은 고개를 한번 갸웃 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오리?" 그녀는 그렇게 말을 따라하는 딸이 너무도 귀엽게 보였다. 그리고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려는 순간 그녀의 딸이 말했다. "저거 꾸어서 머그면 마시찌?" 그녀는 이런 경치를 보며 저런 생각을 떠올리는 그녀의 딸이 도데체 무슨생 각을 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방안에서 그의 아버지와 놀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상대로 꽤 나 유치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와 그의 아버지가 한참을 그렇게 있는도중 그의 어머니가 들어오더니 그 의 아버지에게 뭔가를 말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향해 웃으며 입 을 열었다. "아영아. 우리 산책하러 가자." 그는 '산책'이라는 것이 대충밖으로 나간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답답하게 집안에만 있는 것 보다야 괜찮다는 생각에 그의 아버지 팔에 안겼 다. 집밖으로 나와서 조금 걸어가자 길가에 멋진 분홍색 꽃들이 피어 있었다. '우와아... 이런 꽃들은 다 뭐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정신없이 그 꽃들을 봤다. 그가 그렇게 꽃들을 보며 정신이 없는 사이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느새 꽤나 경치가 좋은 곳에 도착했다. 곳곳에 심어져 있는 나무와 파릇하게 자라있는 풀들 사이로 나있 는 길이 꽤나 멋졌다. 그곳에 도착한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아영아. 바람이 기분좋지?" '바람이 기분이 좋다구?' 그는 바람도 기분이 좋고 나쁠때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그의 아버지에게 의문의 뜻이 담긴 소리를 냈다. "아앙?" 그가 의문의 뜻이 담긴 소리를 냇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무언가 말을 나누었다. 그러다 잠시후 그의 어머니는 그의 아버지에게 팔짱을 끼고는 생긋 웃어보였다. '.....실리스으.....' 그는 너무도 사이가 좋아 보이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보며 전생의 연인 을 생각하며 절규하고 있었다. 그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그의 어머니와 아버 지는 팔짱을 낀 상태로 걸어서는 호수 근처로 걸어갔다. '멋지다아...'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호수를 둘러보자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말했다. "우와! 멋지다. 그치? 아영아?" 그는 그 '멋지다'라는 말에 공감하며 호수를 더 둘러봤다. 그러다 문득... 호수위를 떠다니는 꽤나 낮이 익은 동물들이 눈에 띄었다. '저...저건..' 그는 그런 낯익은 동물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냈다. "아!!" 그가 갑작스럽게 소리를 내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꽤나 놀란듯한 눈으 로 그를 쳐다봤다. 그는 그런 어머니와 아버지의 시선을 받으며 자신이 소 리를 낸 이유를 설명하려고 손을 뻗으며 말했다. "빠빠. 저거. 저거." 그의 아버지는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한번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저건 오리라고 하는거야. 자. 따라해봐. 오리." '저걸 오리라고 하는 건가?' 그는 그의 아버지가 하는 말을 듣고는 다시한번 되물었다. "오리?"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전생의 일이 떠올랐다. 언젠가... 노숙을 하며 식량 이 떨어졌을때 냇가에서 저렇게 떠다니고 있던 것을 잡아서 구워먹었던 일 이 생각났다. '그맛은... 잊을 수 없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쳐다보며 웃고있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거 꾸어서 머그면 마시찌?" 그의 말에 그의 어머니는 딱딱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고, 그의 아버지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그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저것을 잡아먹는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 네. 오랫만이군요. 3일 만입니다 ^^; 2연참을 했서 기력이 쇠했는지 몸이 안좋아 지더군요 ^^; 역시 제게 연참이란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 고 있습니다 ^^; 그럼 최대한 빨리 써서 아영이의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을 쓰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35화까지 어느세월에 쓸까요? ^^; 어차피 게으름의 대명사 kid군이니 ^^;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은 남겨주세 요. p.s 늦잠을 자버린바람에 수업을 다 째버려서 낮에 올리는 겁니다 ^^ 『SF & FANTASY (go SF)』 23478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10 01:41 읽음:157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늦봄의 밤바람은 꽤나 기분이 좋을때가 있다. 여름의 장마철이 되기전 약간 은 후덥지끈한 날씨를 가볍게 날려주는 밤바람을 맞는 것또한 꽤나 기분좋 은 일이다. 그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는 근처의 강가로 산책을 나와있었다. "어머나.. 꽤나 사람이 많이 나와있네요." "오늘 꽤 덥잖아?" 그의 덥다는 말은 그의 딸에게는 예외인 것인지 딸은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데 열성을 다하고 있었다. 그는 딸의 그모습에 머리를 한번 쓱 쓰다듬어 주 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강변의 앞쪽에 꽤나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듯 밝은 불빛이 보였다. "여보. 저기 뭐 하는거 같아?" "글쎄요... 밤에 강변에 저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놀고있을 일은 하나밖 에 없겠지요?" 그는 아내가 웃으며 하는 말에 같이 웃어보이며 답을 냈다. "그럼 오랫만에 야시장이나 구경해볼까?" 그의 말에 그의 아내는 꽤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꽤나 오랫만에 보는 것일테니까.' 그는 그렇게 아내의 즐거운 표정을 해석했다. 그리고 그또한 야시장을 보는 것은 매우 오랫만이었기에 가벼운 걸음으로 야시장이 열린 곳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보는 야시장은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대로 시끄러우면서도 즐거운 모습이었다. 꽤나 많은 수의 즉석 상점들이 늘어서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 서 열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잠깐만'이라는 말을 건낸후 한 가게로 갔다. 가게로 다가간 가는 가게 주인에게 말했다. "아이스크림 하나. 딸기맛으로요." 그는 아이스크림을 사서는 아내와 딸에게 돌아갔다. 그는 아내의 팔에 매달 려있는 딸의 손에 아이스크림을 쥐어줬다. "이건 아영이꺼." "꺄하.." 그는 딸의 웃음에 미소를 짓고는 역시 딸이 웃는 것을 보는데는 뇌물이 최 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딸을 보며 웃고있을때 뒤에서 말소리 가 들렸다. "형님." 그는 문득 그소리에 움찔해서는 뒤를 돌아봤다. 뒤에는 그에게 꽤나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 얼굴은 턱선이 가늘고 눈꼬리가 약간 올라가 날카로운 느낌을 주긴하지만 입가에 머금고있는 사람좋아보이는 웃음이 그런것을 날 려버리고 있었다. "음.. 영호로구나." "뒷모습이 형님과 형수님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였군요." 영호는 그렇게 말하며 아내에게 인사를 건냈다. 아내는 웃으며 간단하게 고 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끝내버렸다. 아내와 인사를 끝낸 영호는 아내 의 팔에 안겨서 아이스크림을 먹고있는 아영이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말했 다. "어디.. 우리 아영이 선물이나 하나 마련해 볼까? 형님 저리로 가죠." 그는 영호가 앞장서서 가는 쪽으로 따라 걸어갔다. 영호가 걸어간 곳은 다 트를 던지는 가게였다. 아마도 늘어져있는 5개의 과녁에 하나씩 다트를 던 져 맞춘다면 인형을 주는 것 같았다. "여기서 제 실력을 발휘 해야지요." 영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5개의 다트를 받았다. '과녁크기가... 워낙에 제멋대로라 맞추기 힘들겠군.' 그의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영호는 오히려 두걸음쯤 뒤로 물러났다. 그리 고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하나를 던졌다. '휘익'하는 소리와 함께 다트는 정확히 과녁에 꽂혔다. "녀석... 그 실력은 여전하구나." "당연한 말씀이죠." 영호는 그에게 웃어보이며 다음 다트를 던졌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영호가 던지는 것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영호가 하나 하나 던질때마다 '오오..'하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자. 우리 아영이 선물." 영호는 5개의 과녁을 모두 맞추고 받은 인형을 그의 딸에게 건냈다. 그러나 정작 그의 딸은 인형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아우.. 나두.." 딸의 말을 들은 그의 아내는 피식 웃으며 상점의 주인에게 돈을 지불하고는 아영이의 손에 다트를 쥐어줬다. 아기라는 이유로 7개의 다트를 받은 아영 이는 상점의 테이블 위에 엉거주춤하게 섰다. "귀엽다..." 뒤쪽의 구경꾼들 사이에서 그런 말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괜시리 기분이 좋 아졌다. 그가 그렇게 좋아하고 있는 사이 그의 딸은 하나의 다트를 꽤나 보 기 좋은 자세로 던졌다. 그러나 역시 아기라 힘이 모지라는 듯 다트는 과녁 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역시 힘이 없으니까.'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그의 딸은 그위에 서서는 잠시 숨을 고르는 듯 했다. 그리고 다트를 던졌다. -파악!- 하는 소리와 함께 다트가 뒤쪽의 나무에 다트가 꽤나 깊숙히 박혔다. "휘익!! 아가야. 힘도 좋구나." 뒤쪽에서 그런 환호성이 들려왔지만 그는 도데체 아기가 무슨 힘이 저렇게 좋은것인지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가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사이 그의 딸은 고개를 한두번 끄덕거리더니 다시 다트를 던졌다. -파악!- 하는 소리와 함께 다트가 정확히 과녁에 꽂혔다. 순간... 주위가 약간 조용 해졌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던져진 다트가 과녁에 꽂히자 이번에는 주위사람 들까지 약간 경악하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때 그의 딸은 갑자기 뒤를 돌 아보더니 영호에게 말을 건냈다. "영호아찌. 잘바바." 그의 딸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트를 손가락 마디에 하나씩 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한번 뒤를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이고는 손을 휘둘렀 다. -파파팍!!- 하는 소리와 함께 3개의 다트는 정확히 3개의 과녁에 꽂혔다. 순간.... 그 와 그의 아내, 그리고 주위의 구경꾼들은 모두 패닉의 상태에서 허우적 거 렸다. "혀....형님. 역시 존경스럽습니다. 저렇게도 심오한 조기교육이라니..." 영호가 너무나도 존경스럽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의 벌어진 입은 다물어 질 줄을 몰랐다. 아마도.... 턱이 빠진 것 같았다. 그는 어머니의 팔에 안겨서는 꽤나 시원한 밤바람을 맞고 있었다. 밤에 밖 으로 나와본 일이 거의 없는 그인지라 휘황찬란한 주위 배경들이 너무도 멋 지게 보였다. 그가 그렇게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동안 그의 어머 니와 아버지는 뭔가 이야기를 나누더니 한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기는 뭘 하는 곳이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걸어가는 쪽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데다 즉석으로 만들어 진듯한 천막들도 여러개가 보였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리로 걸어갔다. 가까이에서 보니 여러개의 천막 에서 뭔가를 많이 팔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가 처음보는 광경에 주위 를 두리번 거리고 있을때 그의 아버지가 어디론가 걸어갔다. 잠시후 그의 아버지는 그 차갑고 달콤한것... 이름이 아마 아이스... 뭐였던걸로 기억하 는 것을 그의 손에 쥐어줬다. "이건 아영이꺼." 그의 아버지가 그의 손에 그것을 주어주자 그는 무표정하게 받으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는 아버지를 향해 웃었다. "꺄하.." 그가 그것을 들고 웃자 그의 아버지는 그의 머리를 한번 쓰윽 쓰다듬었다. 그가 그렇게 그 차가운 것을 먹고있을때 아버지의 뒤쪽으로 아는 얼굴이 보 였다. '앗! 영호 아저씨다.' 그의 눈에 보인 영호 아저씨는 그의 아버지를 부르더니 뭔가 말을 나누었 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더니 그의 볼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 다. "어디.. 우리 아영이 선물이나 하나 마련해 볼까? 형님 저리로 가죠." 영호아저씨의 아기취급에 왠지 화가 나버린 그가 약간 뚱해져 있을때 목적 지로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 도착한 영호아저씨는 천막 안쪽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더니 뭔가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받은 것을 들고는 뒤 로 두걸음쯤 물러나더니 그것을 던졌다. '얼레? 꽤 깨끗하고 빠른 폼...' 그가 그렇게 생각하기가 무섭게 천막 안쪽에 보이는 동그란 판에 영호아저 씨가 던진 것이 꽂혔다. '저걸로 저기를 맞추면 되는건가?'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 영호아저씨는 들고 있던 것을 모두 던졌 고, 모두 그 동그란 판에 맞췄다. 주위에서 보고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쳤 다. '저정도로 박수를 치다니잇!'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영호아저씨는 상으로 받은듯한 인형을 그에게 건냈다. 그러나 그는 인형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아우.. 나두.." 그가 손을 뻗으며 한 말이 의미 전달이 잘 된것인지 그의 어머니가 천막안 의 사람에게 뭔가를 건내자 천막안의 사람은 그를 보고는 웃으며 영호아저 씨가 던진 무엇인가를 그에게 건냈다. '내 실력을 보여주지.' 그는 자신이 아기라는 것을 망각하고는 그 천막안과 바깥을 나누도록 만들 어놓은 나무위에 서서는 그 던지는 것을 손에 들었다. '시리온에게 단검 던지기를 배워두길 잘했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것을 힘껏 던졌다. 그러나... 역시 아기는 아기인 듯 그것은 그 동그란 판에 닿지도 못했다. '이잇... 이러면... 뭐.. 이정도는 반칙이 아니겠지.' 그는 재빨리 손을 놀려 스트랭스 마법을 자신에게 건후 그 던지는 것을 잡 았다. 그리고 다시한번 힘껏 던졌다. '으음... 힘조절을 좀 해야겠는데?' 그는 완전히 다른 쪽으로 날아가버린 그것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다른 것을 잡아서는 적당한 힘으로 던졌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정확히 그 동그란 판에 꽂혔다. '으음.. 감이 조금씩 오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하나를 더 던졌다. 그것은 정확하게 다른 동그란 판 에 꽂혔다. 그는 이제 느낌을 잡았다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봤다. 왠지 조용 해진 것 같았지만 호승심에 불타는 그에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영호아찌. 잘바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남아있는 3개를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웠다. '이걸 배울땐 나도 고생했었는데....' 그는 그렇게 다시한번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손을 휘둘렀다. '파파팍'하는 소리와 함께 그 던지는 것들은 정확히 그 동그란 판에 꽂혔다. '이정도면 이긴거 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호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꺄하하." 왠지 주위가 상당히 조용했지만 자아도취되어버린 그에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혹시.... 기다리신분 계십니까?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 원래는 그저께 쓸 려고 했었지만 어제가 시험인지라 ^^; 그래도 양심이 있지.. 어떻게 공부를 안하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올리는 겁니다. 죄송.. 꾸벅. 그런데... 오늘 시험이라고 학교를 갔더랍니다. 모두 모두 잠을 못자서 눈 이 시뻘개진 상태로 시험 대형을 갖추고 교수님의 시험지를 기다리고 있을 때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하는 소리... "우리 시험 월요일날 치기로 합시다. 허허.." 순간.... 모두다 책상위로 엎어져버리는 학생들... 그리고 좀비화 되어서는 '휴강~~~~ 휴강~~~~~~''크오옥!! 잠을 못자서 죽을 것 같아아!!' 라는 등을 외쳐대는데 교수님이 질려버려서는 휴강이 되어버렸습니다. ^^; 그리고 멜 보내주신 정원구님. 리안님. 조은진님. 이남희님. 언제나 감사합 니다. 꾸벅~~~~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은 남겨주세 요. p.s 아영이 아기때 일은... 어쩌면 34화에 끝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만(무책임~~~~ 『SF & FANTASY (go SF)』 23876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외전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13 05:33 읽음:1218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뉴욕. 미국 동쪽의 물의도시. 그곳은 물의 도시 혹은 관광의 도시라 불리긴 하지만 겨울은 매우 춥다. 대륙의 동쪽이 계절풍의 영향을 받아 춥다는 것 은 불변의 진리이기에 그녀는 오늘도 목에 두꺼운 목도리를 하고 있었다. "강의시간에 늦지는 않을까?" 그녀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손목에 차고있는 손목시계로 눈을 돌렸다. '10시 20분. 아직은 넉넉하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입김을 내뿜었다. 전철의 정거장 안이라고 는 하지만 무척이나 추운 날씨때문에 하얀 입김이 그대로 보였다. 그녀는 그렇게 하얀 입김을 보고있는 도중 문득 자신이 무척이나 싫어하는 냄새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 '누가 지하철 정거장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거지?' 공공장소에서는 금연이라는 것은 이제 일반인들에게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다. 그런 기본적인 에티켓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의 얼굴을 보기위해 그녀는 담배냄새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담배연기의 출처는 그녀의 바로 옆이었다. 그녀의 눈에 띄인것은 키가 180 은 조금 안되어보이는 남자였다. 검은머리에 검은눈. 그리고 황토색 피부. '한국인일지도...' 그녀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담배냄새를 맡아야 한다는 이유는 없었기에 그에게 말을 건냈다. "이봐요. 이런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녀의 말에 담배를 물고 위쪽을 쳐다보고있던 그는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 다. 그리고 그녀를 보는순간 피식 웃어보이더니 다시 입에 담배를 물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무시..... 당한건가?'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 화가난 그녀는 다시한번 그에게 말했다. "이봐요. 공공장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우는 건 무슨 경우지요? 그리고 전 담배연기를 싫어하니 굳이 담배를 피우시겠다면 조금 떨어져서 피워주시겠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입이 열렸다. "싫군요." 그의 대답을 들은 그녀는 너무도 황당한 나머지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잠시동안 그런 황당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있던 그녀는 그냥 자신이 떨 어지는 것이 더 편할것이라는 생각에 그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걸어갔 다. '멀쩡하게 생겼는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멀리떨어져서는 아직도 담배연기를 피우고 있는 그 를 쳐다봤다. 그는 멀쩡하게 생겼다기 보다는 미남이라는 말이 더욱 어울렸 다. 검은 머리와 시원한 느낌이 드는 커다란 눈동자. 적당한 키와 선이 굵 은 턱선. 그러나.... "역시.. 하는짓이 마음에 안들어." 그녀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 전철이 들어왔다. 그녀는 전철에 몸을 실으 며 나빠진 기분을 풀려고 애를 썼다. 전철의 묘하게 안정적인 흔들림에 그 녀는 약간 마음을 풀고는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던 그녀는 뉴욕주립대학에서 내려서는 캠퍼스쪽으로 걸었다. '역시... 차를 하나 장만하는 것이 나을지도..'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역시 그의 부모님에게 기대는 것은 그녀의 적성에 맞 지 않았다. 부모님에게 부탁하지 않는 이상 그녀가 차를 마련하는 일은 불 가능일 것이다. 그런 생각에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무엇때문에 그렇게 찡그린 얼굴이야?" 그녀는 갑자기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시선을 돌린 곳에 있는 얼굴을 보자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데니스. 좋은아침." 그녀가 웃으며 아침인사를 건내자 데니스는 그녀에게 말했다. "오늘 오후에 시간있지?" "응." "그럼 오후에 나랑 데이트. 내가 예약한거다." 데니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앞질러 캠퍼스 안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그런 그를 보며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보니까 부러운걸." 그녀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약간 움찔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중 그녀 의 눈에 익은 얼굴은.... "희수야 안녕." 그녀는 웃으며 그녀의 가장 절친한 친구에게 한국어로 인사를 건냈다. 그녀 의 말에 희수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녀를 놀렸다. "아아.. 사랑하는 그이가 없는 나는 서러워서 못살겠네. 아무리 공인된 커 플이라고 하지만.. 주위사람들도 생각해 달라구." 희수의 능청스러운 말에 그녀는 입가의 미소를 더욱 진하게 하며 캠퍼스 안 으로 들어갔다. 그는 오늘 아침의 일이 유난히 기억에 남았다. 자신이 담배를 피우는데 과 감히 한마디를 했던 여자. 왠지 조금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충분히 아름답다고 말할만한 얼굴이었다. 뭐.. 미의 관점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틀 린 것이라.. 굳이 말하자면 그의 이상형이라는 것이다. "현우. 오늘 저녁에 움직이는 거다." "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담배를 하나 빼서는 입에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 자 묘하게 마음을 놓이게하는 향기가 온몸에 퍼졌다. 그는 담배의 필터를 꽉 깨물며 오늘만은.. 이라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당신은 곱게 죽어주는 것이 좋아." 그는 상대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나머지는 현 우와 다른 녀석들이 알아서 처리한 상태일 것이다. "후... 걸려들었군. Mr.임" 그말과 함께 그의 뒷쪽에서 낮은 총성이 들렸다. 그리고 그의 옆구리에 화 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제...제길.' 그는 그 상황에서도 자신이 노렸던 인물에게 실탄을 선물해 주는 것을 잊지 않고 뉴욕의 어두운 뒷골목을 빠른 걸음으로 뛰었다. '사람이 피를 얼마나 흘리면 죽게 되더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문득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상황에서도 이런 생각 을 하다니.. 라는 생각이 맴돌자 그의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그의 옆구리 에서 피가 얼마나 흘러나온지 모른다. 그는 그가 주저앉은 오른쪽으로 큰길 이 나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누구도 그를 병원으로 데려갈 사람은 없 을 것이다. '시시하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품속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담 배의 연기를 빨아들이자 시선이 더욱 흐릿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흐 릿해 지는 시선에 아침에 보았던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후... 신들도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잡고있던 정신의 끈을 놓았다. 그녀는 데니스와의 즐거운 데이트를 끝내고는 자신의 오피스로 돌아가는 중 이었다. '음.. 가게에 들러서 뭔가 먹을 것이라도 사가는 것이...'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오피스 근처의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가 게로 발걸음을 옮기던중 가게옆으로 나있는 골목길에서 올라오는 연기가 보 였다. '불이라도 난건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녀가 골목길로 들어가 본것 은... 아침의 그 사람이 여전히 입에 담배를 물고는 옆구리에서 피를 흘리 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이봐요. 당신 괜찮아요?" 그녀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담배를 물고있는 입가를 살짝올리며 스르르 눈을 감아버렸다. 그녀는 아침에 아무리 나쁜일이 있었더라도 사람은 살리 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가게로 뛰어들어갔다. "죄...죄송해요. 전화좀 쓸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911을 눌렀다. 그리고 잠시후 그녀는 쓰러 져 있던 그를 태운 앰뷸런스에 같이 타고는 병원으로 향했다. "이 환자의 경우... 총알이 오른쪽 옆구리를 관통해 지나갔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관통상으로 끝나버렸기에 목숨에는 지장이 없겠군요." 의사의 말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여기서 그 런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사람하나를 살렸다는 생각에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 환자는...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환자로군요. 그래서... 입 원이 불가능합니다." "선생님. 그 말은..." "네. 댁으로 데려가시기 바랍니다. 출혈에 비해 큰 상처도 아니니 조심만 하시면 상관이 없을 것 입니다." 그말에 그녀는 좋았던 기분이 모두 날아가버렸다. 그는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눈을 떳다. '여기가... 어디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로서는 생전 처음보는 방의 침대 에 그가 누워있었다. 아주 작은 곳까지 신경을 써서 깔끔하게 치워둔 것으 로 보면 분명히 여자의 방이었다. '이... 이거.. 내가 그상황에서도.. 여자를 찾은건가?' 그는 자신의 인간성에 대해 엄청난 의심을 하며 방을 둘러봤다. 아니.. 방 이라기보다는 오피스라는 개념을 맞을 것이다. 그는 방을 둘러보다가 전화 기를 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녀석들에게 살아있다는 표시는 내야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수화기를 들고는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이 울리자 잠 시후 익숙한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려나왔다. "현우냐. 나 아직 살아있는거 같다. 명이 질기지?" 그의 목소리를 들은 수화기 반대편의 사람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는 그런 소리를 들으며 잔잔한 웃음을 지었다. "다...당신!!" 그는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재빨리 수화기를 놓고는 그쪽을 쳐다봤다. 그 리고.. 쳐다본쪽에 있는 의외의 사람에 놀라서는 눈을 크게떴다. "당신... 환자주제에 벌써 그렇게 걸어다녀?" "얼레? 당신... 당신이 왜 여기있는거야?" 그는 어제 아침의 지하철역에서의 그녀가 지금 그에게 말을 걸고있자 놀라 서는 그녀에게 물었다. ".... 여기가 누구 오피스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녀의 말에 상황을 대충 이해한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아.. 그러니까.. 그게 신들의 서비스가 아니었군." 그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속에서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이...이... 남의 오피스에서 담배를 피우다니.." "하하.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라구." 그는 그렇게 말하며 담배연기를 한모금 들이켰다. 그때 그의 앞에서있던 그 녀는 어느새 그의 앞으로 다가와서는 그의 손에 들려있는 담배를 빼앗았다. "야만인. 여자가 사는 방에서 담배를 피우다니.." "여자도 담배를 많이 피우는 걸로 아는데?" "나는 예외야. 그리고... 당신은 환자라구." 그녀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다리를 걸어서는 침대에 눕혀버렸다. "이...이게 환자를 대하는 태도야?" "뭔가 먹고싶으면... 조용히 하는게 좋을텐데.." 그는 그녀의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뭔가 먹을것... 어쩐지 배가 무지하게 고픈 그였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왜 저뒤에 앉아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잘 알지도 못 하는 사람의 식사를 만들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굶고 있는 것을 성격상 보지 못하는 그녀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한숨을 한번 쉬고는 그 담배인간에게 만들어진 음식을 가지고 갔다. "이봐요. 담배인간. 빨리 먹은다음 나아서 나가버려요. 아니면 지금 당장 나가주는 것도.." "자... 잠깐. 담배인간이라니? 난 임도민이라는 이름이 있다구." 그는 그녀가 만든 음식을 입에 넣으며 말했다. 임도민... 그녀는 그가 역시 한국인이었다는 생각에 왠지 서글퍼져 버렸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 는중 그녀의 앞에 있는 임도민이라는 사내는 먹을것을 입에 물고는 계속해 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왜요? 맛이 없나요?" "아니. 내 소개를 했으니 당신도 소개를 해야할 것 아니야?" 그의 능글맞은 말에 그녀는 웃음이 나왔지만 이것도 인연이겠지.. 라는 생 각에 입을 열었다. "전 서민영이예요. 그리고 빨리 먹고 갈곳으로 가 주시지 않겠나요?" 그녀의 말에 그는 그가 먹고있던 것을 한입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놀라있는 그녀를 향해 웃어보이며 말했다. "다음번에 내가 근사한 식사나 한번 대접하지. 그리고..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이리로 연락하면 될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품안에서 종이를 꺼내 휘갈겨쓰는 글씨로 전화번호를 적고는 문쪽으로 걸어갔다. "그럼. 다음엔 웃는 얼굴만 봤으면 좋겠군." "다... 당장사라져욧!" 그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면서 웃으며 사라졌다. 그녀는 그렇게 가버리는 그를 보며 생각만큼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 너무 길어서 둘로 자르겠습니다. 그럼 『SF & FANTASY (go SF)』 23877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외전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13 05:33 읽음:114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페스트 푸드점 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서는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었다. 그녀는 탁자에 놓여져있는 역학문제를 보며 경영학과가 왜 이런 역 학문제를 풀고 있어야 하는지에대해 심각한 고찰을 하고 있었다. "머리가 아프면 좀 쉬었다가 하는게 어때?" 그녀는 갑자기 들려온 말에 고개를 들어 말을 거는 사람을 쳐다봤다. 검은 색 진바지에 녹색의 모자가 달려있는 옷을 입고 목에 목도리를 두른 사람이 그녀의 앞에 뜨거운 커피를 내려놓고 있었다. "당신.. 그러니까 임도민씨. 여기는 어떻게.." "아아. 그때 당신방 탁자에 전철 정기권이 있더라구." 그는 그렇게 말하고 웃으며 그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그는 그녀가 관 자놀이를 문지르며 보고있는 역학문제를 보더니 말했다. "무슨용건인가요?" "아. 내가 근사한 식사를 대접한다고 했었지? 오늘 시간이 있는가 하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는 그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전 애인이 있는 몸이라구요. 그리고.. 오늘은 이 역학들 때문에 어디도 갈 수 없을 것 같군요." 그녀의 말에 그는 그녀가 풀고있던 문제를 슬쩍 쳐다봤다. "음... 정역학.. 인가? 내가 도와주면 시간이 남는건가?" "그렇긴 하지만.. 이건 쉬운게 아니라구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웃으며 그문제를 자신의 앞으로 가져갔다. 그리 고... 품안에서 펜을 하나꺼내서는 문제를 쓱쓱 풀어가기 시작했다. '겉보기와는 딴판이네.' 그녀는 총에 옆구리가 뚫려버린 사람이 저런 어려운 역학문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나가는 것을 보고는 잠시 당황해버렸다. 그렇게 그녀가 문제를 풀 고있는 그를 바라보는 것이 30분쯤 지났을때... "음. 다풀었어. 풀이과정을 세세하게 다 적었으니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거 야. 그럼 오늘 시간이 남는거지?" 그녀는 그에게서 문제를 넘겨받고는 그것을 한번 훑어봤다. 그리고 입을 열 었다. "임도민씨. 당신... 대단하군요. 그런데... 난 애인이 있다니까요." "그러니까.. 그게 아직 애인이지 남편은 아니잖아." 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남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 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봐요. 임도민씨. 근사한 저녁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하하.. 나한테 햄버거에 뜨거운 커피라면 충분히 근사한 저녁이라구. 건달 한테 뭘 바라는거야?" 그는 웃으며 말하고는 위쪽으로 올라갔다. 건물의 옥상까지 올라온 그는 사 다리를 타고는 더욱 위로 올라갔다. "여... 여길 올라가라구요?" "여기가 자리가 좋다구."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데?" 그녀의 말에 그는 위로 올라가서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그녀는 그런 그 의 손을 잡고는 위로 올라갔다. "우와!!" 그는 그녀가 놀라는 모습을 보고는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기분이 좋다고해도 고소공포증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그는 자리에 앉았다. "이봐. 앉으라구. 다리도 안아픈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목에 감고있던 목도리를 풀어서는 바닥에 깔았 다. "일단.. 여자는 차가운 바닥에 앉는게 좋은게 아니니까. 어때. 이정도면 충 분히 근사한 저녁이지?" 그의 말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역시 이장소를 선 택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고있는 그의 손을 잡고는 사다리를 올라갔다. 그리고 사다리를 올라가서 본 광경은.. "우와!!" 저절로 입이 벌어질 정도로 멋진 광경이었다. 이제 어두워져 갖가지 색깔의 조명들이 켜진 뉴욕이 한눈에 보이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서있자 문득 옆에있던 그가 말했다. "이봐. 앉으라구. 다리도 안아픈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목에 감고있던 목도리를 풀어서는 그녀가 앉을 자리에 깔았다. "일단.. 여자는 차가운 바닥에 앉는게 좋은게 아니니까. 어때? 이정도면 충 분히 근사한 저녁이지?" 그녀는 그의 말에 속으로 최고의 저녁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가 깔고앉은 목도리가 꽤나 두꺼운 것인지 바닥이 별로 차갑지 않았다. 그 녀는 멋진 주위를 더욱 둘러보는 도중 옆에 앉은 그의 한쪽손이 기둥을 꽉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저기..." "아하하. 난 높은 곳을 조금 싫어하거든." 그의 말에 그녀는 정말로 재미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어쩌면 이런 사람과 사귀어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휴.. 내가 데니스를 놔두고 무슨 생각을..'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손에 들고있던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뭐.. 이래나 저래나 이 저녁은 정말 최고의 저녁이었다. 밖으로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데니스와 함께 커피숍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 "으음.. 이제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런데... 민영. 넌 아버지 뒤를 언제 이을거야?" 그녀는 문득 그런 질문을 하는 데니스를 가만히 쳐다봤다. 그녀로서는 전혀 아버지의 뒤를 이을 마음이 없었던 터라 솔직히 말했다. "난.. 별로. 우리 아버지의 뒤를 이을 생각 같은건 없는걸." "정말?" 데니스가 다시 물어보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데니스 가 입을 열었다. "민영. 나 한가지만 이야기 할게. 넌 너무 재미가 없어." 데니스의 말에 그녀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그를 쳐다봤다.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는 산책삼아 비오는 거리를 걷는 중이었다. 그로서는 비가오는 길을 걷는 걸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겨울임에도 비가오는 날씨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는 그렇게 길을 걷던중 한 커피숍안에 익숙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얼레? 민영이 아니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유리를 두드리려다가 맞은편에 있는 남자를 보고는 손을 멈췄다. 그가 쳐다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맞은편에 있던 남 자가 일어서서 커피숍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녀의 눈가에서 뭔가 맑 은 물이 떨어졌다. '이런... 이런.. 못볼걸 봐버렸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동안 그자리에 서있자 그녀도 커피숍 밖으로 나 왔다. 그녀는 우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듯 비가 오는 길을 그냥 걸어갔다. 그는 그런 그녀를 보고는 재빨리 뛰어가서는 우산을 씌었다. "이런이런. 비맞으면 감기 걸린다구." 그의 말에 그녀는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그는 그런 그녀와 한참을 걷다가 입을 열었다. "저런 녀석말고... 나랑 한번 사겨보는건 어때?" 그의 말에 그녀는 그를 보며 말했다. ".... 싫어요." 그는 그녀의 말에 맥이 풀려서는 품안에서 담배를 꺼냈다.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담배에 불을 붙이려 했다. 그때 그녀의 입이 다시 열 렸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싫어요." 그 말을 들은 그는 웃으며 담배와 라이터를 뒤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 녀를 꽉 끌어안았다. * * * * * * * 그녀가 커피를 마시며 앉아있을때 딸과 놀고있던 남편이 물었다. "여보. 그런데 말이야. 당신 아버지뒤를 잇는 것은 싫다고 하지 않았어?" "그랫어요." "그런데... 왜?" "당신한테 도움이 되니까요?" 그녀는 그에게 그렇게 웃어보이고는 문득 TCS뉴욕 지사에 근무하던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 '데니스... 라는 이름이었지?' 그녀는 갑자기 옛날생각에 웃음을 지었다. 딸이 졸린듯 하품을 하고 있었 다. ---------------------------------------------------------------------- 털썩... 피곤... 저주제에 러브스토리라니.. 그래도 한번 써보고 싶었던 이 야기라 ^^; 뭐.. 재미있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쯤 남겨주세요 ^^; p.s soul blade는 하루 쉴게요 ^^ 『SF & FANTASY (go SF)』 24130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3-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15 09:18 읽음:1469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다리힘을 키울 요령으로 열심히 집안을 걸어다니고 있었다. 약간 위태 롭긴 하지만 걷는 것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가 그 렇게 열심히 걸어다니고 있을때 뭔가 소리가 들리자 그의 어머니가 문쪽에 달려있는 그 하얀 것을 들고는 몇마디를 하고 다시 소파로 걸어갔다. 그리 고 잠시후 집안으로 현우아저씨가 들어왔다. '우와.. 현우 아저씨다. 자주오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짧은 다리로 도도독 거리며 현우아저씨에게 뛰어갔 다. 그는 다가가도 현우아저씨가 그를 쳐다보지 않자 그는 현우아저씨의 다 리를 툭툭 건드렸다. 현우아저씨가 그를 내려다 보자 그는 현우아저씨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안녕." 그가 그렇게 말하자 그를 잠시동안 보고있던 현우아저씨도 '안녕'이라고 말 하더니 그를 안아들고는 그의 부모님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그를 안아들 고 소파에 앉은 현우아저씨는 그의 부모님과 뭔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 다. '뭔가 기분나쁜 일이라도 있는 건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우아저씨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는 시시각각 변하 는 현우아저씨의 표정에 재미를 느끼며 한참을 쳐다보고있었다. 잠시후 그의 어머니가 뭔가를 가지러 어디론가 가고 나자 그의 아버지와 현 우아저씨가 뭔가 이야기를 나누더니 현우아저씨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그리고 잠시후 그의 어머니가 뭔가를 가져와서 현우아저씨의 앞에다 놓으며 말하자 현우아저씨의 얼굴이 팍 펴졌다. '거참... 재미있는 사람이라니까.'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그의 아버지가 현우아저씨를 향해 뭔가 한마 디를 했다. 그러자.... 현우아저씨의 인상이 정말로 파악!! 구겨졌다. 그리 고 고개를 숙이고는 한마디를 했다. "아영이 만큼 귀여운 아기를 낳아야지." '나만큼 귀여운 아기?' 그는 문득 아기라는 말에 발끈하긴 했다. 그리고 그말을 들은 그의 어머니 와 아버지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각각 한마디씩을 했다. "이녀석아. 결혼이나 하고 그런소리 해라." "현우씨.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군요."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말을 들은 현우아저씨의 얼굴이 정말로 처참할 정 도로 구겨졌다. '웃으면서 사는 게 좋은건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우아저씨를 쳐다봤다. 현우아저씨의 얼굴이 좀 우 락부락하긴 하지만 그래도 웃는 얼굴이 더 보기 좋은 것이 사실이다. '아! 얼마전에 외운 노래가 있었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우아저씨를 향해 입을 열었다. "현우아찌. 우울해? 내가 노래해주까?" 그가 그렇게 말하자 현우아저씨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약간은 기분이 풀린 얼굴로 말했다. "그래. 우리 아영이. 무슨 노래를 해줄래?" 그는 현우아저씨가 노래를 불러달라는 뜻을 보이자 목을 한번 가다듬어 봤 다. 그리고... 얼마전 외운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따랑은 아무나하나. 어느누가 띱따고 했나~~~~." 그가 노래를 부르자 문득...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상한 반응들을 보였 다. 그리고.. 현우아저씨의 이마에 핏줄이 서는 것이 보였다. '얼레? 싫어하는 노래였나?'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에는 현우아저씨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줘야지. .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요즘 자신이 형님으로 모시는 분의 집에 무척이나 자주 들리고 있었 다. 그는 지금도 그의 형님 집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그가 초인종 을 누르자 잠시후 초인종에서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어머. 현우씨. 어서오세요." 그의 형수님의 목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 그는 열린 문을 밀고는 안으 로 들어갔다. '정원이 꽤 넓단 말이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형님과 형수님은 거실의 한 쪽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는 들어오는 그를 보고있었다. "현우. 니녀석 요즘들어 부쩍 자주 찾아오는 구나." 그는 형님의 말을 듣고는 웃으며 소파로 걸음을 옮기려 할때 뭔가가 그의 다리를 툭툭 건드리는 느낌에 아래를 내려다 봤다. 그가 내려다 보자 자신 의 다리를 건드리고 있던 형님의 딸이 그를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안녕." 그는 아영이의 그런 모습에 문득 감동을 받아서는 같이 손을 흔들며 말했 다. "안녕."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영이를 안아들고 소파쪽으로 걸어갔다. 형님 내외 가 그런 그를 보며 살짝 웃고있었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이런 딸하나 가지 리라는 굳은 다짐을 하며 소파에 앉았다. "현우씨." 그의 형수님이 그를 부르자 그는 형수님을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 형수님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또 차였나요?" ..... 도데체.. 그의 형수님은 왜저렇게 말하는 것이 모두 직설적일까를 생 각하며 그는 이마를 슬슬 문질렀다. 그리고 그의 형수님을 보며 말했다. "뭐... 그렇게 되버렸습니다." "그럼... 다시한번 알아보도록 하지요." 그의 형수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식당쪽으로 걸어갔다. 아마도 커피를 한잔 가지러 갔을 것이다. 그의 형님은 그런 그를 보더니 한번 피식 웃어보이며 말했다. "녀석. 자자. 슬퍼하지 말라구. 차이는 걸로 기네스북에 한번 올라보는거 야." "형님... 농담도 그런 농담은 끔찍합니다." 그의 말에 그의 형님은 웃으며 커피를 마셨다. 그때 식당으로 갔던 그의 형 수님이 그의 앞에 커피를 놓으며 말했다. "현우씨. 열번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했어요." 그는 형수님의 말에 위로를 받으며 다음번에는 꼭 이라는 다짐을 하고 있었 다. 그런 그를 가만히 쳐다보고있던 그의 형님이 입을 열었다. "녀석. 외로운가 보구나. 아니면.. 아직도 나한테 도전이냐?" 그는 그의 형님이 원래는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자 신의 무릎위에 앉아있는 아영이를 내려다 보고는 생각했다. '적어도...' "아영이 만큼 귀여운 아기를 낳아야지." 그는 문득... 자신의 버릇을 깨닫고는 그의 형님과 형수님을 쳐다봤다. 문 득.. 그의 형님과 형수님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말했다. "이녀석아. 결혼이나 하고 그런소리 해라." "현우씨.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군요." 그는 형님과 형수님의 말에 인상을 굳히며 조만간에... 조만간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의 무릎에 앉아있던 아영이가 그런 그를 보더니 말 했다. "현우아찌. 우울해? 내가 노래해주까?" 그는 아영이의 말에 감동을 받아서는 아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아영이. 무슨 노래를 해줄래?"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잠시동안 그의 얼굴을 보더니 노래를 시작했다. "따랑은 아무나하나. 어느누가 띱따고 했나~~~~." "크..큭.." 그 노래를 들은 그의 형님은 뒤로 돌더니 소파를 꽉 물었다. 물론.. 그의 형수님 또한 입을 가리고는 붉어진 얼굴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아영이가 아영이었다는 사실을 잊은것을 무척이나 후회하고 있었다. ---------------------------------------------------------------------- 으아아악~!~!~! 난 왜 광대쉬랑 초풍이 안나가는..... 아 이말은 신경쓰지 마십시오. 뭐.. 아실분은 아시겠지만 -_-; 오늘 스승의 날이로군요. 그런데.... 난 왜 찾아가고 싶은 스승이 없을까요 ? 그리고... 왜 스승의 날에 수업을 하는 걸까요? 실은.. 이게 제일 열받는 다는 -_-+ 아. 만화책 추천을 하나 하겠습니다. '타로 이야기' 라는 만화. 혹시 보신 분 계십니까? 이건 순정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남자분들이 보셔도 괜찮을 만 큼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재미만으로는 어디 내놔도안빠진다고 할까요? 보 시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한번쯤 꼭 보시라는... 그럼 전이만 학교를 가야하기에.. 좋은하루 되세요. 그리고.. 추천이나 비 평좀 남겨주세요 -_-+(구걸하는 주제에 무슨 인상을 써!) 『SF & FANTASY (go SF)』 24508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4-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17 21:25 읽음:1245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이제 뛰어다니기 까지 하는 그의 딸을 보면서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 각을 하고 있었다. 딸의 4번째 생일. 그러니까 5살이라는 말이다. 그의 딸 은 언제나 뭐가 그리 즐거운건지 그의 아내와 그의 사이를 뛰어다니며 웃고 있었다. "아영아. 그렇게 뛰어다니면 넘어진..."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영이는 멋지게 날아서는 마루바닥에 넘어졌다. 꽤나 심하게 넘어졌는지라 그는 걱정이 되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아영이가 넘어진 쪽으로 가려했다. 그러나 아영이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더니 옷을 툭 툭 털고는 그를 향해 웃어보였다. "헤헤..." 그는 그런 그의 딸을 보고는 웃으며 한숨을 쉬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신문 을 집어들었다. 그러자 그의 딸은 그에게로 뛰어와서는 그의 다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나두 볼꺼야." 그말을 들은 그는 그의 딸을 들어서는 무릎에 앉히고는 신문을 폈다. 그의 딸은 그 큰눈을 떼구르르 굴리더니 한곳에 시선을 고정시키고는 글을 읽기 시작했다. "20대 여자 대학생 강간 살해?" 그는 그의 딸이 읽는 기사내용에 화들짝 놀라서는 신문을 재빨리 덮었다. 그러다 문득... 그는 그의 딸이 글을 읽었다..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 고.... 큰소리로 그의 아내를 불렀다. "여... 여보오!!" 그의 목소리에 식당에서 미역국을 끓이고 있던 그의 아내는 손에 미역을 들 고는 거실로 재빨리 뛰어왔다. "무슨일이에요?" "아영이가 말이지... 글을 읽었어. 읽었다구." 그의 말에 그의 아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의 딸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여보. 농담은..." "농담이 아니라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신문을 들어서 딸의 눈앞에 가져다 댓다. 딸은 잠시 신문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띄엄띄엄 읽기 시작했다. "의료.. 보험비.. 또 인상?" 딸의 입에서 신문에 씌여진 글들이 읽히자 잠시동안 그와 그의 아내는 딸을 쳐다봤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는걸 느낀 것인지 그의 딸은 그와 그의 아내 를 돌아보며 웃었다. "에헤.." 그런 딸의 모습을 본 그와 아내는 팔을 벌려서 딸을 안아들려했다.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어머. 나 국을 불에 올려놓고는..." 그의 아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주방으로 뛰어갔다. 그는 인터폰으로 걸어가서는 수화기를 들었다. "현우냐? 영호도 같이 왔구나. 얼레? 뒤에 또 많이 온것 같은데?" "형님. 문이나 열어주십쇼." 그는 대문을 열어주고는 그의 딸을 안아들고 현우와 영호등이 들어오길 기 다렸다. 잠시후 문이 열리며 현우와 나머지들이 들어왔다. 그의 팔에 안겨 있던 그의 딸이 현우를 보더니 말했다. "아앗!! 멋진 대머리!!" 딸의 말에 모두가 입을 가리고 웃었고, 현우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딸을 안고 소파로 걸어가 앉자 영호가 다가와서는 아영이에게 뭔가를 내밀었다. "아영아. 생일선물." '이번엔... 길쭉하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 선물은 뭔가 제대로 된 선물인가 하고 영호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거겠지?" "당연하지요. 전번에 은장도는 역시 너무 약했지요? 그래서... 일본도를 준 비해왔습니다." 그는 그말에 자신의 속에서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영호. 저리로 가서 작년에 하던거 마저해라. 응?" 그가 그렇게 말하자 영호는 뭔가 씹은듯한 표정을 지으며 거실의 한쪽으로 가더니 담담히 땅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영호가 사라지자 이번에는 현우가 뭔가 네모난 상자를 아영이 손에 쥐어줬다. "아영아. 멋진 여자란 말이지.. 자기몸은 자기가 지킬 수 있어야 되는거야" 그는 현우의 말에 뭔가를 느끼고는 현우에게 물었다. "현우. 저건.. 뭐냐? 뭐 설마..." "네. 그 설마입니다. 6연발 리볼버." "현우. 너도 영호옆에서 같이 머리박고 있어라. 응?" 그는 현우가 사라지자 다른 녀석들을 보고 말했다. "잠시... 선물에 대한 검열이 있겠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져온 선물을 하나하나 열어봤다. 그리고.... 모두 를 데리고는 정원으로 나갔다. "어쭈!! 동작이 느리다! 거기 빨리 굴러. 맞고싶냐?" 그가 그렇게 열심히 애들을 굴리고 있을때 그의 아내가 나와서는 그에게 말 했다. "여보. 식사하세요."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땅바닥을 열심히 구르고 있던 녀석들이 벌떡 일어 나서는 그의 아내에게 달려갔다. "형수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집안으로 후다닥 들어가버렸다. "군기가 엉망이군." "좋은 날이잖아요. 악의는 없어보이는데요 뭘." 그는 아내의 말에 기분이 풀려서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식당의 식탁에는 무 서울 정도로 먹을것을 노려보고있는 녀석들이 앉아 있었다. "자. 그럼 아영이 생일을 축하하며!!" 그는.. 도데체 왜 이런녀석들이 자신의 딸의 생일을 축하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축하를 많이 받는다는 것은 좋은것이란 생각에 웃을 수 있었다. 그 는 그의 무릎에 앉혀뒀던 아영이를 식탁 중앙의 케이크 앞에 세웠다. 그의 딸은 그것을 보고는 자신을 한번 돌아보더니 말했다. "꺼?" "그래." 그가 대답하자 그의 딸은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더니 입김을 내뿜었다. 조 그만 초 5개가 쉽게 꺼졌다. 그는 촛불을 끄고 왠지 의기양양해 있는 딸을 다시 번쩍들어서는 말했다. "아영아. 예쁘고 착하게 커야된다." "응!" 그의 말에 그의 딸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그런 그의 딸을 보며 말 했다. "아영아. 소원 빌어야지. 소원하나만 빌어." 그의 말을 들은 그의 딸은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현우아저씨. 빨리 결혼하셔~~~" 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크게 웃었다. 물론 현우는 얼굴이 무척이나 붉어졌다. 그는 그의 딸이 무척이나 멋지게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 이걸로... 아영이의 어릴때 이야기는 끝~~~ 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 구요? ^^;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 그리고 아영이가 크고 난 이야기는 다음주부터 착실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s 퍼가시는 분들 언제나 감사 ^^ 그리고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이나 비평하나, 혹은 작가에게 격려의 쪽지라도 하나 남겨주세요 ^ 『SF & FANTASY (go SF)』 2481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5-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0 01:33 읽음:144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비행기가 착륙을 한다는 느낌에 눈을떳다. 눈을 뜨자 푹 눌러쓰고 있는 모자가 눈에띄었다. 귀에 꽂고있는 이어폰에서는 아직도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녀가 좋아하는 모던록풍의 음악이 귓가에 울리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안전벨트를 풀고 일어섰다. "얼레?" 그녀가 일어선 순간 갑자기 늦춰지는 비행기의 속도때문에 앞쪽으로 쓰러졌 다. 그리고 앞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의 뒷통수를 자신의 이마로 정확하게 가 격했다. -콰앙!- 꽤나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그녀의 눈에서 별이 반짝였다. 그러 나 이것은 가릴 것도 없이 자신의 잘못이 분명함으로 그녀는 재빨리 일어서 서 복도쪽으로 나와 사과를 하려했다. 순간... 비행기의 바퀴가 땅에 닿음 과 동시에 더욱 속도가 늦어졌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그녀는 넘어 졌다. "죄...죄송... 아앗!!" '왜.... 이런 상황이야앗?!' 그녀가 복도에 쓰러지자 여러곳에서 입을 가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그 런 모습에도 아랑곳 없이 그녀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일념하에 벌떡 일어서 서는 머리를 부딪힌 사람에게 사과를 했다. "저..정말 죄송해요." "나 완전히 새됐어." 그녀는 상대방의 말에 멍한눈을 하고는 상대방을 쳐다봤다. 완전히 새됐다 니? 무슨소리인가? 그녀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를 못하기 때문에 곧바 로 말을 꺼내서 물어봤따. "네? 완전히 새돼셨다니요?" 그녀의 말에 사과를 받은 사람은 피식 웃어보이며 자신의 양 귀를 가리켰 다. 순간...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이어폰을 끼고 있다는 것을 그때야 알아 차렸다. '.......' 그녀는 쓰고있던 모자를 더욱 깊게 눌러썼다. 그는 LA에서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있었다. 오랫만에 방문하는 조국이 라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가장 기분이 좋은것은 그의 옆자리에 엄청난 미인 으로 보이는 여자가 앉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확신할 수 없는 것은 그녀 가 붉은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서 입주위와 턱선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자를 벗으면 어떻게 생겼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에게 말을 걸려했지만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귀에다 이어폰을 꽂고는 잠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은 서울 에 도착을 할때까지 계속되었다. '지....진짜로 오래자는구나.' 그때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지금 착륙을 하는 중이니 안전벨트를 꼭 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기장의 안내방송을 듣고는 안전벨트를 다시 확인했다. 그가 그렇게 안 전벨트를 확인하는중 그의 옆에 앉아있던 그 여자는 입가에 멋진 미소를 띄 우더니 갑자기 잘 메어져있던 안전벨트를 풀고는 일어섰다.. '지금 뭐하는 거지?' 비행기가 착륙을 할때는 꽤나 급격한 속도변화를 일으킨다. 그래서 안전벨 트를 매지 않는다면 아마도.... "콰앙!!" 저런 상황이 일어날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여자는 꽤나 엄청난 속도 로 앞에 앉아있던 사람의 뒷통수를 이마로 정확히 가격했다. 아마도... 꽤 나 아플거라고 생각되지만.. 웃음이 먼저 나왔다. '잠이 덜깨서 그런건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를 지켜봤다. 그러나.. 그녀는 분명 머리를 부딪 혀 잠이 다 깨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착륙하는 비행기 내에서 당당히 복도로 나갔다. "죄...죄송... 아앗!!" '사과는... 나중에 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녀는 이미 비행기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 이제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는 그녀가 무척이나 맹한 여자라고 생각 했다. 그때 그녀가 다시 일어나서는 머리를 부딪힌 사람에게 머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저..정말 죄송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머리를 부딪힌 사람에게 물었다. "네? 완전히 새돼셨다니요?" 그는 그녀가 한 말이 아주 오래된 노래의 가사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잠시후 그녀는 귀에서 이어폰을 빼면서 모자를 더욱 깊게 눌러썼다. '음... 한국은 오랫만인걸? 2년만이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게이트를 나왔다. 별로 든것이 없는 가방을 어깨에 매고는 공항으로 나오는중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아! 현우아저씨." 그녀는 너무도 익숙한 대머리 아저씨에게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걸어가자 현우아저씨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아영아. 오랫만이로구나." "헤헤.. 현우아저씨도 여전히 멋진 대머리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쓰고있던 모자를 벗었다. 모자를 벗자 어깨아래까지 흘러내리는 긴 생머리가 날렸다. 그녀는 모자를 벗은후 현우아저씨에게 뭔 가 말을 하려고 할때 멀리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우와아!! 아영이 누나다!!" 그 소리와 함께 그녀의 다리에 뭔가 조그만 녀석이 찰싹 달라붙었다. 그녀 는 다리에 달라붙은 그것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민수야. 오랫만이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현우아저씨의 아들을 안아들었다. 이제 5살이 되어서 인지 그녀가 들기에는 꽤나 무거웠다. 그 모습을 본 현우아저씨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영아. 그거 알아? 예전에는 내가 널 그렇게 안고 다닌거." 현우아저씨의 말을 들은 그녀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현우아저씨를 보며 말 했다. "물론이지요. 전 다른 것도 기억나는걸요." 그녀의 말에 현우아저씨는 궁금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런 궁금해 하는 얼굴을 보며 그녀는 당당하게 말했다. "둥근해가 떳습니다... 이거요." 그녀의 말에 현우아저씨는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로 둥근해인걸..' 그렇게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는 공항에서 오랫만에 볼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곧 나올 아영 이를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아! 현우아저씨." 그는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서는 걸어오는 사 람을 쳐다봤다. 붉은 모자를 쓴 여자가 빠른 걸음으로 그를 향해 걸어왔다. "아영아. 오랫만이구나." "헤헤.. 현우아저씨도 여전히 멋진 대머리네요." 그는... 여전히 생각한 것을 바로 바로 말하는 이 어린 아가씨의 말투에 웃 음을 지었다. 아영이는 이제 모자가 귀찮은듯 모자를 벗었다. 긴 머리가 날 리는 모습이.. 정말로 아름답다..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모습이었다. "우와아!! 아영이 누나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동안 그의 다리에 찰싹 붙어있던 그의 아들이 아 영이게 쪼르르 뛰어가서는 그녀의 다리에 찰싹 달라붙었다. "민수야. 오랫만이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아들을 번쩍 안아들었다. 그는 문득 그런모습을 보고는 자신이 예전에 아영이를 안아들고 다녔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영아. 그거알아? 예전에는 내가 널 그렇게 안고다닌거."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지요. 전 다른 것도 기억나는걸요." 그는 다른 것.. 이라는 말에 잠시궁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그의 얼 굴을 본 아영이는 웃으며 큰소리로 말했다. "둥근해가 떳습니다... 이거요." 그는.. 문득 이곳이 공항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지나가며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의 얼굴은.. 정 말 매우 붉어졌다. ---------------------------------------------------------------------- 컴백~! 입니다 +_+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아영이를 상상하셨는지 모르겠지 만... 제가 설정한 아영이는 저런... 성격입니다. -_-; 그럼 연참을 때릴테니.. 조금더 지켜봐 주시길. p.s 그리고... 문체는 조금 바뀔겁니다. 그럼.. 『SF & FANTASY (go SF)』 2481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6-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0 01:33 읽음:130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가 차에서 내리지 현우아저씨는 차의 창문을 열고는 그녀를 향해 말했 다. "아영아. 필요한것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해. 알았지?" "네에." 그녀는 현우아저씨에게 가볍게 대답하고는 현우아저씨의 옆에 있는 민수에 게 손을 흔들었다. "민수야. 누나 갈게. 안녕." "누나. 누나. 집에 꼭 놀러와야되." "응." 그녀는 민수를 향해 웃으며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뒤쪽에서 차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에휴... 작은 집을 구해달라고 했더니.'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전 차안에서 현우아저씨에게 받은 열쇠로 집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보이는건.. 꽤나 널찍한 거실. 그리고.. 2개의 방.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나무계단. "이건... 한4명정도의 가족이 살면 딱 맞는 집이잖아."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집안을 대충 한번 둘러봤다. 아무도 없는집. 상당 히 조용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버린 그녀는 침대가 있는 큰방으로 들어가 서는 가방을 던져놓고 침대위터 털썩 쓰러졌다. 잠시동안 침대에 누워있던 그녀는 뭔가 생각이 난듯이 벌떡일어나서는 거울 앞에 섰다. '역시 머리는 자르지 않는게...' 긴머리가 상당히 거슬리지만 그녀는 역시 자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 머 리를 자르지 않음으로 해서 거울앞에 설때마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 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이익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띠리리링- 그녀가 한참 생각에 빠져있을때 휴대폰의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은 그녀는 휴대폰을 받아 들었다. "여보세요." "아! 아영아." "누구..." "나 아수야." 그녀는 잠깐 아수라는 사람이 누구였는가를 무척이나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 작했다. 그리고... 머릿속에 번쩍하는 느낌과 함께 그녀가 누구인지 생각났 다. "박아수?" "그래. 휴우. 너.. 여전히 느리구나." 그녀는 폰 속에서 들려온 말에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는 전화를 끊으며 생각했다. 임아영... 이녀석은 도데체가.. 어떻게 자 신을 한참동안이나 생각해서야 기억해 내는지.. '하여튼 형광등이라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한번 저어보이고는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 기 시작했다. 아영이와 만나기로 한것이 자신의 집근처 이므로 지금부터 느 긋하게 준비를 해도 늦지 않겠지.. 라는 생각에 그녀는 정말로 느긋하게 준 비를 시작했다. '그럼 이제 나가볼까?' 그녀는 가벼운 차림으로 가방을 하나 메고는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근처 10분쯤의 거리에 있는 백화점 앞에 도착한 그녀는 시계를 들여다 봤다. '2시 25분. 5분 일찍왔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자리에서 아영이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지나도 아영이가 나타나지 않자 그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아영이는.. 시간약속은 칼인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영이가 늦을만한 가능성이 있는 이유들을 생각했 다. 1. 길을 잊어먹었다. 2.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 3.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있던 건달들이 오라고 하자 따라갔다. '가장 유력한건... 3번이군.' 거기에 까지 생각이 미친 그녀는 아영이가 올만한 길로 뛰는 듯이 걷기 시 작했다. 그녀는 아수와 약속한 곳을 느긋한 걸음걸이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지 름길로 갈 거라고 생각을 하고는 좁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 골목길 중간에서 특이한 헤어스타일과 특이한 복장을한 4명의 사람들이 쭈 그리고 앉아서는 하얀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었다. '한가한 사람들이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들이 모여있는 곳을 가로질러 가려했다. 그러자 그중 한명이 일어나서는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휘유. 아가씨. 우리 대화나 좀 할까?" '대화? 길이라도 물어보려는 건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에게 말을건 사람에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네." 그녀의 말에 그 4명 모두가 잠시동안 놀라는 눈을 했지만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가 계속해서 웃으며 그들을 쳐다보고있자 그들은 일어서서는 어디론가 걸어가면서 말했다. "그럼... 저리로 가서..." 그녀는 겨우 길을 물어보는데 장소를 옮길 필요까지가 있을까.. 라는 생각 을 했지만 아무생각없이 그들을 따라갔다. 그녀는 그렇게 그들을 따라가는 중 앞쪽에서 달려오는 익숙한 얼굴을 보았다. "임아여어엉!!!" 그 익숙한 얼굴은 달려오는 기세 그대로를 유지하며 그녀를 잡고는 벽으로 밀어붙였다. "임아영!! 니가 애냐? 애야? 내가 저런 양아치들이 부르면 그냥 무시하라고 말했잖아아앗!!" '우와... 여전히 말빠르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친구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말했다. "아수야. 안녕." 그녀는 자신의 예상이 틀리길 바라며 아영이가 올만한 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그리고...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한 골목길에 들어서서 절 실히 느껴버렸다. 그녀의 친구... 아영이가 불량틱한 티를 팍팍 풍기는 사 람들의 뒤를 따라 웃으며 졸졸 따라가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저런인간들이 부르면 무시하라고 일렀건만...' 그녀는 왠지 화가나버려서는 아영이의 이름을 부르며 그쪽으로 뛰어갔다. "임아여어엉!!!" 그녀는 그렇게 소리를 치고는 아영이쪽으로 뛰어가서는 재빨리 아영이를 끌 고는 벽으로 밀어붙이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임아영!! 니가 애냐? 애야? 내가 저런 양아치들이 부르면 그냥 무시하라고 말했잖아아앗!!" 그녀가 숨을 쉬지도 않고 말하자 아영이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말했다. "아수야. 안녕." 그녀는 아영이의 말에 힘이 쭉빠져서는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다시 쳐다봤 다. 그때... 뒤쪽에서 왠지 살벌한 분위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우리가 뭐라구? 양아치?" '모... 목소리가 너무컸나? 이럴땐 재빨리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하는 건 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슬그머니 뒤를 돌았다. 그리고 상대를 보며 말했 다. "그럼 이런데서 순진한 애나 건드리는게 양아치지 뭐에요?" '이... 이게 아닌데...꺄아악!! 내 입이 왜 이런소리를...' 그녀는 속으로는 절규를 하면서도 당당히 자신의 앞에있는 사람을 노려봤 다. 그러자 그의 앞에 있는 사람이 한숨을 푹 쉬더니 입을 열었다. "이 계집애가 지금 장난하냐? 넌 혼좀 나야겠다." 그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긴 머리를 잡았다. "꺄악!!" "채앵!!" 그녀가 머리를 잡아채여 내는 비명소리와... 그녀로서는 전혀 생소한 소리 가 동시에 울려나왔다. 그리고... 뒤쪽에서.. 아영이 답지 않은 분위기를 내는 아영이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신들... 지금 내 친구를 건드린건가?" 그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머리를 잡은 사람의 눈이 커지며 그녀의 머리를 잡은 손이 느슨해졌다. 그녀는 머리를 잡은 손이 느슨해지자 재빨리 그 손 을 떼어내서는 뒤를 돌아 아영이를 봤다. '... 아영이가 저런걸 들고 다녔던가?' 아영이는 오른손에 정말.. 검이라고 불러야 될만한 길다란 칼을 들고있었 다. 그리고.. 아영이의 오른쪽 벽은 칼로 꽤 깊은 칼집이 나있었다. "야! 저여자 미쳤나봐. 튀어!" 그말을 남기고는 그 양아치들은 재빨리 뒤로돌아 도망가려했다. 순간... "누가 미쳤다고?" 그녀는 순간... 아영이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보았다. '무지하게... 화났군.'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아영이는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가서는 그 불 량끼가 넘쳐흐르는 사람들을 때려눕히기 시작했다. 들고있던 검은 어디다가 버렸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아영이의 주먹에 맞은 사람은 가볍게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이잇!! 이걸로는 화가 풀리지 않아."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쓰러져 있는 사람을 하나하나 모두 깨웠다. 그리 고..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어쭈... 동작이 느리다. 거기 한대 더 맞을래?" 그녀는 그런 아영이를 보며... 입을 뻐끔거리고는 생각했다. '아영이... 니가 제일 무서워..' ---------------------------------------------------------------------- 네네. 그렇습니다. 아영짱은 저런 성격이었던 것입니다. -_-; 그럼 3연참을 향해서... -_-; 아.. 추천이나 격려 비판 메일이나 글 모두 환영입니다 ^^; 『SF & FANTASY (go SF)』 2481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7-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0 01:34 읽음:134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그녀의 친구 아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녀는 그녀의 친구를 먼저 보내려했지만 한사코 자신이 사는 집을 한번 봐야겠다는 친구 의 고집을 이길 수 없어서 함께 자신이 오늘 들어온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아수야." "왜?" 그녀가 친구를 부르자 그녀의 친구는 그녀를 돌아다 봤다. 그녀는 친구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너.. 그렇게 왈가닥인거.. 다른애들도 알고 있니?" "오호홋!! 당연히... 모르지. 나 학교에서는 모범생이라구. 반장으로서 위 신을 세워야지."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저렇게 말하는 그녀의 친구가 어떤의미로 대단하다 고 생각하고는 친구와 함께 밤길을 걸었다. 그녀는 너무 오래 놀았다는 생 각을 하며 오늘 주문한 교복이란 물건이 언제쯤 나올려나를 계산하고 있었 다. "아영아. 아직 멀었니?" "이제 다와가는걸." 그렇게 말하며 길을 걷는 그녀의 눈에 앞쪽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 다. 다가오는 사람은 5월의 약간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겨울에나 입을법 한 롱코트를 입고 있었다. "아영아. 저사람은 오늘 날씨가 추운가봐." 그녀의 친구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할때 그 롱코트를 입은 사람은 그녀와 그 녀의 친구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입고있던 코트를 열어 젖혔다. 그 코트 를 입은 사람은.. 코트안에 아무 것도 입고있지 않았다. "꺄아아악!!" 그것을 본 그녀의 친구는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돌리고는 그녀를 끌고 뛰어 가려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자리에 멈춰서서는 그남자의 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왜... 다벗고 여기와서 이러는 거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 남자의 몸을 자세히 훑어봤다. 그녀가 아래위로 그남자를 훑어보자 그남자는 점점 얼굴이 붉어졌다. 문득... 그녀의 시선이 그남자의 자라머리 같은 그것에 고정이 되어버렸다. 그러자 그 남자의 이마 에 땀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그것을 보고는 한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고 개를 들며 그 남자에게 웃으며 말했다. "작군요."(설마 이해 못하시는분 계시려나? -_-;;;) "으아아악!!" 그녀의 말을 들은 그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어두운 밤거리속으로 사라졌다. 저렇게 부끄러워 할것이면 왜 알몸을 보여준 것인지... 그남자가 왜 그러는 지 알 수 없는 그녀가 멍하니 서있을때 옆에 서있던 그녀의 친구가 말했다. "아영아. 너... 어떤의미로.. 정말 대단해." "그래? 고마워." 그녀는 칭찬을 순수하게 받아들일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아영이가 이사왔다는 집을 볼려고 아영이와 함께 밤길을 걷는 중이 었다. 아영이는 아침잠이 많아서 아마도 학교를 다니게 되면 그녀가 깨우러 와야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아영아. 아직 멀었니?" "이제 다와가는걸." 그녀의 물음에 아영이는 간단히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그녀는 시선을 앞 으로 돌렸다. 그런데 거기에 겨울에나 입을법한 코트를 입은 사람이 자신들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아영아. 저사람은 오늘 날씨가 추운가봐." 그녀가 그녀의 친구를 보며 그렇게 말하고는 시선을 앞으로 돌렸을때 그사 람은 어느새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입고있던 코트의 앞을 열 어젖혔다. "꺄아아아악!!" '벼...변태...' 그녀는 코트속에 아무것도 입고있지 않은 그 남자를 잠깐 보고는 시선을 재 빨리 돌린후 그녀의 친구를 끌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의 친구는 아 주 집중해서 그남자의 몸을 쳐다보고 있었다. '얘...얘가..'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 도중에도 그녀의 친구는 멍하니 그남자의 몸을 쳐 다보다가 문득...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작군요." "으아아아악!!" 아영이가 한말을 들은 변태는 절규하며 밤거리로 사라졌다. 그녀는 어떤 의 미에서 자신의 친구는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멍한 얼굴을 하고있는 친구에게 입을 열었다. "아영아. 너... 어떤의미로.. 정말 대단해." "그래? 고마워." 그녀는 새로운 변태 퇴치법을 자신도 언젠가는 사용해 봐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는 오늘도 자신의 건전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코트를 걸치고는 밤거 리로 나섰다. 그는 어두운 밤거리를 걸으면서 오늘도 자신의 몸을 보고는 비명을 질러댈 귀여운 아이들을 상상하며 사냥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한적한 주택가의 길에서 그는 맞은편에 걸어오는 2명의 여학생을 발견했다. 둘다 외모가 눈이 부실정도로 예쁜 학생들이었다. 그는 걸어오는 그녀들을 보고는 자신의 행운에 감사하며 그녀들의 앞까지 걸어갔다. '에헤헤... 이쁘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코트를 활짝 열어젖혔다. "꺄아아아악!!" 그에게 흥분을 가져다 주는 상쾌한 비명소리를 들으며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가 문득 그녀들을 쳐다보자 두명중 한명은 그의 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 이건 좀.. 틀린데?'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그녀는 그의 몸을 아래위로 몇번이나 훑어보 더니 한곳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잇!! 나의 몸을 보고도 비명을 지르지 않는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를 쳐다볼때 문득...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 갔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입이 열렸다. "작군요." '작군요.... 작군요.... 작군요....' "으아아아아악!!" 그는 그자리를 나는듯이 도망갔다. 그의 귓가에 메아리처럼 그녀의 말이 울 렸다. -작군요... 작군요... 작군요오오오오오......- 그는 오늘밤... 악몽을 꿀것만 같았다. ---------------------------------------------------------------------- 짧은가요? 짧군요. 네 짧습니다. 그리고.. 전 변태가 아니기 때문에 변태의 심리는 알지 못합니다. -_-; 다만 대충 예상을 해서 썼을뿐... 어이.. 거기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당신... 난 분명히 변태가 아니라구. 재미있으셨다면 추천. 재미없으셨다면 비평. 둘중 뭐든지 환영입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세요. 『SF & FANTASY (go SF)』 2481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8-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0 01:34 읽음:1645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친구를 돌려보내고 나서는 혼자남은 집안을 둘러봤다. 밝은 조명들 이 켜져있긴 하지만 혼자라는 것은 그녀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것이었 다. 그녀는 문득 아직 자신이 2층에 올라가보지 못했다는 것을 느끼고는 2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야.." 그녀는 현우아저씨가 자신이 어떤걸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뼈저 리게 느꼈다. 적당히 작은방에 놓여져있는 책상과 컴퓨터. 붙박이 벽장과 침대. 그녀는 그런 방의 정경에 웃음을 지으며 한쪽에 나있는 유리문을 활 짝 열었다. 베란다로 나가자 맞은편에 있는 2층은 베란다가 마주보였다. '역시 봄바람은 기분이 좋아.'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베란다의 난간에 걸터앉아 이공간에서 기타를 꺼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취미로 조금씩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꽤 잘친 다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는 기타줄 하나하나를 튕기며 그 선율을 감상하고 있었다. "우왓!! 천사닷!" 그녀는 문득 들려온 소리에 기타를 치는 것을 멈추고는 눈을 떳다. 맞은편 난간에서 그녀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남자가 난간위로 몸을 쑥 내밀고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 모습에 그남자를 향해 가볍게 웃어보였 다. 순간... 그남자의 뒷쪽에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뛰쳐나왔다. "천사라구웃!! 어디?" 그 소리와 함께 뛰어나온 사람은 가볍게 난간에 몸을 기대고 있던 사람을 밀어버렸다. 그리고... 밀린 남자는 가볍게 밀려서는 난간 밑으로 떨어질려 는 순간... 난간을 잡고는 매달렸다. "우와앗!! 아버지!! 자식을 살해하려 하시다니잇!!" "허허. 아들아.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란다. 사랑은 쟁탈하는 것이지. 거기 천사같은 아가씨. 저는..." 그 아버지라는 사람이 거기까지 말했을때 난간에 매달려있던 아들이란 사람 은 난간위로 올라와서는 가볍게 아버지의 목에 태클을 걸었다. "콜록!! 아들네미가 아버지에게 덤비다니... 이런 하극상을!!" "훗!! 사랑은 쟁탈하는 것이라면서요?" 그녀는 그렇게 다투고 있는 두사람을 보며 재미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고는 집안으로 들어와버렸다. 그녀가 집안으로 들어오자 때마침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네." "아영아. 잘 도착했지?" "여보옷!! 나도 바꿔줘엇!!" 그녀는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옆에서 작게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더욱 웃음을 짙게 했다. "집은 괜찮고?" "네에. 좀 큰것만 빼고는 괜찮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동안 생각에 잠긴다음 말했다. "통화는 길게 하는게 좋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아빠한테 한마디만 전해주 실래요?" "뭐라고?" "팔불출 고슴도치." 그녀의 말을 들은 어머니와 아버지는 잠시동안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그런 어머니와 아버지의 반응에 의아함을 느끼고는 말했다. "그럼 엄마 저 끊을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휴대폰을 덮었다. 그녀는 옆에 있는 침대로 가서는 쓰러지듯이 누웠다. '학교는.. 모래부터인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본 교복이라는 것이 왠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고생각하고 있었다. "아앗!! 들어가 버렸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과 엉켜있는 아버지를 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으이이잇!! 아버지잇!! 아들이 잘돼는게 그렇게 보기가 싫어요?" "하하. 넌 아버지가 잘되는게 그렇게 보기가 싫으냐?" "으아악!! 아버지와 조금전 그녀가 잘되면 그건 범죄라구요옷!!" "훗... 사랑은 무엇이든 초월하는 법이지."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고있는 아버지를 향해 한숨을 쉬어보이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조금전 본 그녀.. 정말 굉장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 에 하얀얼굴. 적당히 갸름한 얼굴과.. 무엇보다 커다란눈. 마치 꿈에서나 그리던... "으아악!! 아버지 때문이야앗!!" 그가 그렇게 절규하고 있을때 그의 아버지가 그를 불렀다. "명호야. 인규한테 전화왔다." "끊으세요!" 그는 아래층을 향해 그렇게 소리치고는 자신의 침대옆에있는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아버지가 끊은 모양인지 전화기 특유의 신호음은 울리지 않았다. "어. 인규냐?" "명호구나. 나 드디어 그거 샀다." "뭘?" "CBR400" 그는 그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CBR400이라면.. 그 가 꿈에서라도 가지고 싶어하던... "이야!! 너 돈 많나보네." "크하핫!! 열심히 벌었지. 뭐.. 부모님한테 도움도 약간 받았지만 말이야." "너희집은 바이크 타도 아무말도 안하시냐?" "뭐... 과속만 하지 말라는데?" "그럼 뭐해? 빨리 끌고와서 신고식 해야지." "그래. 지금 갈께 기다리고 있어라." 그의 친구는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는 벌써부터 가슴이 두 근거리기 시작했다. 얼마전까지 100cc의 바이크를 보고도 가슴을 두근거리 곤 했었는데.. 난데없이 400cc짜리의 CBR이라니.. 그가 그렇게 가슴을 두근 거리며 기다리고 있자 잠시후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최명호!! 나와라!!" 그는 그말을 듣고는 입고있던 청바지에 가벼운 티를 하나 걸치고는 밖으로 나갔다. 거실에서 텔레비젼를 보고있던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말했다. "이녀석아! 위험하게 놀지말고! 그리고.... 내일아침에 학교가는거 잊지마 라." "네엣!! 잊지 않겠습니다!!" 그는 군대식으로 거수경례를 하며 그의 아버지에게 말했다. 그의 아버지가 웃으며 텔레비젼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는 신발을 신고는 밖으로 나왔다. "우와앗!! 이게 그 CBR400 이라는 말이지?" "그래. 이형님이 이것 산다고 고생을 좀 했지. 보고만 있을거야? 빨리 타." "그런데... 너 이것타면 무면허 아니냐?" "하하핫!! 뭘 그런걸 따져?" 그는 친구의 말을 듣고는 웃으며 바이크의 뒷자석에 탔다. 그러자 그의 친 구는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손님. 어디까지 모실까요?" "글쎄요? 달릴 수 있는만큼 달려 주시겠어요?" 그의 말에 그의 친구는 씨익 웃어보이더니 바이크의 시동을 걸고는 말했다. "녀석. 너무 무섭다고 울지나마라." "핫! 날 뭘로 보는거야?" "너? 물이지." 그의 친구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이크를 출발시켰다. 낮게깔리는 엔진소리와 함께 바이크가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는 움직이는 바이크 위에서 친구에게 말을 건냈다. "인규야. 있잖아.. 그러니까 우리집 옆집있지?" "응. 그 비어있는집?" "응. 거기에... 진짜 천사같은 여자가 이사왔더라." "... 아아.. 최명호. 너무 굶주렸나 보구나. 허것이 다 보이고.." "뭐... 뭐야?! 진짜라니까." 그의 말에 앞에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귓가로 스쳐가는 바람 소리와 몸이 붕뜨는 듯한 스피드감에 친구와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주위의 사람들이 미친녀석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그런 것을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 뭐... 어쨋든 이녀석도 평범한 녀석입니다. 저기... 인규라는 녀석은 여러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는 녀석이고... 둘다 평범한 녀석이지요. 적당히 놀 고, 적당히 공부하고.. 다만 둘다 바이크에 미쳐있다는 것뿐. 뭐.. 저도 바 이크에 미치긴 했었지만 말입니다. 뭐.. 바이크에 미쳤다기 보다는 속도감 에 미쳤다는 말이 맞겠지요. 정말이지.. 밤중에 바이크를 타고 저렇게 질주 해버리면... 기분은 좋지만 욕 엄청나게 들어먹지요.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마디씩은 할겁니다. 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겠지만 말입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p.s CBR400 이라는 것은 그냥 바이크의 모델중 하나입니다. 보통 길거리에 많이 보이는 바이크보다 조금(?) 좋은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SF & FANTASY (go SF)』 2555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39-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5 01:55 읽음:1222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쾅!!" '아야야야...' 그녀는 뒷통수와 허리부분에 막대한 통증을 느끼고는 살며시 눈을 떳다. 그 녀는 익숙하지 않은 천장에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났다. 그녀는 일어나서는 주위를 둘러봤다. 방한 한쪽 구석에 어제저녁까지만 해 도 멀쩡했던 탁상시계가 부서져있었다. '또... 던져버린건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쉬고는 아래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와서는 뭔가 먹고나서 씻을 것인가 아니면 씻고나서 먹을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다음 씻고나서 먹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 어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욕실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에에??" 라는 소리를 남기고는 그녀는 멋지게 욕실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야야.. 우씨." 그녀는 그렇게 신음소리를 내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있는 비누를 다 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는 천천히 씻기 시작했다. 잠시후 그녀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욕실에사 나와서는 식당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토스터로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것을 간단히 먹고는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녀는 옷을 다 갈아입고는 시계를 쳐다봤다. 5시. 아무리 새 벽늦게서야 잠들었다고 하지만 너무 오래 잠을 자버린 것이 사실이었다. '하아.. 학교를 다니면 7시 30분까지 가야된다는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번 잠이들면 일어나지 않는 그녀의 체질이 약간 은 한심스러워졌다. 그녀는 현관을 나와서는 문을 잠그고는 어제 교복을 주 문한 가게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럼 수고하세요." 그녀는 교복사에서 교복을 받아들고는 밖으로 나왔다. 이제 중학생들의 수 업이 끝이 난건지 주위에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그녀는 이제 집으로 가려고 방향을 잡고는 걷던중 문득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띄었 다. '에... 그러니까.... 인규오빠다.' 그녀는 그를 보고는 기쁜마음에 뛰어가서 어깨를 탁 치고는 이름을 불렀다. "인규오빠." 그는 그녀가 어깨를 치며 부르자 잠시 그녀를 돌아봤다. 그리고.... 눈이 엄청나게 커지더니 후다닥 뒤로 물러서며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 다. "이... 이.... 임아여엉??!" 그녀는 인규오빠는 역시 반가워하는 방식이 특이하다고 느끼며 손을 흔들고 는 말했다. "오빠. 안녕?" "아... 아... 아하하.. 안녕." 그녀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인규오빠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있는 것을 보고는 말했다. "오빠. 더워? 감기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인규오빠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탁하니 가져다 댔다. 역시... 조금 뜨거웠다. 그녀는 이마를 대고있는동안 더욱 뜨거워지 는 인규오빠의 얼굴에다 대고는 말했다. "오빠. 심장뛰는 소리 들린다." 그녀의 말에 인규오빠는 얼굴이 더욱 붉어져서는 그녀에게서 재빨리 떨어졌 다. "임아영!! 너... 너...." 인규오빠는 그녀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한숨을 푹 쉬고는 그냥 가던 길을 걸어갔다. 그녀는 가던길이 자신의 집쪽의 방향이라 인규오빠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왠지 예전생각이 나버렸다. '음.. 그러니까...' "크하하핫!! 명호야. 난 조퇴다. 아아.. 지겨운 야자를 안해도 된다니.. 오 늘하루는 집에서 푹 쉬어야지. 그럼 친구.. 난 이만 사라질게." "이이.. 말도안돼엣!! 너 담탱이한테 뭐라고 사기친거야?" "음... 너무나 공부를 열심히 한나머지 허리가 아파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다고 했지." 그의 말에 반의 아이들 모두가 그를 가증스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기 시작 했다. 그는 그런 눈빛에 약간의 우월감을 느끼며 크게 소리쳤다. "크하핫!! 그럼 난 간다. 불쌍한 중생들이여!!" 그는 그말을 마치고 재빨리 자리를 떳다. 그가 사라진 자리로 여러권의 교 과서들이 날아들었다. 그는 그런 모습을 보고는 유쾌한 웃음을 짓고는 밖으 로 나왔다. 별을 보지않고 하교하는 날이라... 꽤나 괜찮은 모습이었다. 그는 병원에서 30분정도 물리치료를 받고는 밖으로 걸어나왔다. 허리가 약 간 삐걱거리긴 하지만 움직이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야자를 하지 않고 일찍 나온터에 밀려있던 잠이나 자자는 생각으로 집으로 발걸음 을 옮겼다. 그가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때 뒤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의 어깨를 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규오빠!" 아아.. 오빠라니.. 그는 자신을 '오빠'라고 불러줄 여동생이 없기에 평소에 듣지 못했던 '오빠'라는 소리에 감동을 받아서는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거기에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표현되어지는 여 자의 얼굴이 있었지만 그의 시각으로는 세상 무엇보다도 끔찍하다고 표현되 어지는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얼레? 여기에... 있을리가 없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더욱더 눈을 크게뜨고는 자신을 부른 여자의 얼굴 을 살펴봤다. 그러나... 그렇게 부정을 한다고 해서 진실이 바뀌는 것은 아 니었다. 그는 그것이 진실임을 인식하고는 본능적을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이... 이.... 임아여엉??!" 그가 그렇게 놀라서 뒤로 도망을 갔음에도 불구하고 아영이는 그에게 여전 히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고는 말했다. "오빠. 안녕?" "아... 아... 아하하.. 안녕." '왜... 왜.... 미국에 갔던 녀석이 여기있는 거야앗?!'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너무나 놀라서는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노 력하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숨을 고르고 있자 아영이가 갑자기 다가오며 말했다. "오빠. 더워? 감기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이마에 그녀의 이마를 가져다 댔다. '뭐... 뭐하는... 이 길거리에서?!' 그는 주위 사람들이 그와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에 얼굴이 더욱 붉어 져버렸다. 그리고 재빨리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도... 도데체...' "임아영!! 너... 너...." 그는 '날 놀리는 거야?!'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아직도 헤프게 웃고있는 아 영이의 얼굴을 보자 그런 말을 할 기분이 싹 달아나버렸다. 그는 한숨을 한 번 쉬어보이고는 가던 길을 계속 가려했다. '아아.. 이런.' 그는 문득... 자신의 고생스러웠던 유치원 생활과 초등학교 생활이 떠올라 버렸다. '그러니까.....' ---------------------------------------------------------------------- 네에. 그러니까.. 담편을 보시라구요. 네네. 그리고... 아영이의 고등학교 생활은.. 제 고등학교 생활을 배경으로 쓸 것 입니다. 그러니까.. '야(간)자(율학습)'이라는 것이 있던 시절의 이야기이 지요. 그러니까.. 연참을... 『SF & FANTASY (go SF)』 2555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0-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5 01:55 읽음:1123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뛰어놀고 있었다. 이제 6살의 나이라 그런지 온 몸에 힘이 넘치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열심히 놀다가 잠시 숨을 돌리려고 앉아있을때 그의 눈에 익숙한 꼬마의 모습이 들어왔다. "인규오빠. 우리 프로레슬링하자." 그는 그 말을 듣고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래. 아영아. 그럼 다쳐도 나 몰라." 그의 말에 아영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왠지 모르지만 자신 보다 작은 이 꼬마의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왠지... 본능적으로 약간 움츠러 든다고 할까? 그는 프로레슬링이라는 말에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 고는 마음을 다 잡았다. '꼭 눌러줘야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영이에게 시작하자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아영이는 아직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오더니 맞은편에 서 웃으며 자세를 잡았다. "우와아!! 인규랑 아영이가 프로레슬링한다!"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자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몰려와서는 그와 아영 이를 둘러쌌다. '이런걸 여자애한테 진다면 말도 안되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전의를 북돋었다. 그가 그렇게 긴장하며 아영이를 쳐 다보고 있을때 갑자기.. 아영이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얼래?" 그가 어리둥절해 하는 동안 어느새 뒤에서 나타난 아영이는 그의 뒤에서 이 상한 자세를 잡고는 그의 허리를 눌렀다. 그리고... 아영이의 입이 열리며 말했다. "코브라 트위스트~~!" 그는 허리와 목에 강한 통증이 옮을 느끼고는 그대로 울음을 터뜨렸다. "우아아앙!!" 그가 울음을 터뜨리자 아영이는 바로 그를 놓더니 그를 가만히 쳐다봤다. 그리고.... 한숨을 푹 쉬더니 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인규오빠. 시끄러. 닥쳐." 아영이의 말에 인규뿐만 아니라.. 주위의 아이들까지 조용해졌다. 역시.. 아영이가 가장 강했다. 그는 얼마전부터 다니게된 유치원이라는 곳에서 놀고있는 아이들을 쳐다보 고 있었다. '아아.. 심심하다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얼마전 텔레비젼이란 곳에 나온 프로 레슬 링인지 뭣인지가 생각이 나버렸다. 그는 그것이 꽤나 기억에 남았던 터라 힘이 남아 도는 것인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는 인규에게로 걸어갔다. "인규오빠. 우리 프로레슬링하자." 그녀의 말을 들은 인규는 잠시동안 생각해보고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 했다. "그래. 아영아. 그럼 다쳐도 나 몰라." 그는 인규의 그런 말을 듣고는 인규의 맞은편에서 자세를 잡았다. '이런 자세였던가? 아니.. 이런 거였던가?' 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주위에 아이들이 몰려왔다. 아이들은 인규와 그가 레슬링을 한다고 하자 모두 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는 왠 지 관객이 의식되어 버려서는 멋진 기술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5살짜리 꼬마의 움직임이라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인규의 뒤 로 살짝 돌아갔다. 인규의 뒤로 살짝 넘어간 그는 그의 한쪽다리를 인규의의 다리 앞에 꼬우고 한쪽팔은 인규의 팔 앞쪽으로 넣어 목뒤로 제껴 버리고 나머지 팔로 인규의 허리를 눌러버렸다. 그리고.. 입으로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코브라 트위스트~~!" 그가 그렇게 말하며 팔에 힘을 주자 인규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 다. "우아아앙!!" 그는 인규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난감해졌다. 사내자식이 겨우 이런걸로 울 어버리다니... 그는 잡고있던 인규를 풀어주고는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현우아저씨의 18번이 생각나 버렸다. "인규오빠. 시끄러. 닥쳐." 그의 말이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인규는 울음을 그쳐버렸다. 역시... 현우 아저씨는 괜찮은 것을 많이 가르쳐 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집을 향해 걸으면서 입으로는 '젠장'을 계속해서 외쳐대고 있었다. '임아영.. 그 마녀가.. 다시 오다니잇!!' 그는 조금전 생각나버린 그 유치원때의 일 말고도 그 이후의 일들이 마치 영화처럼 그의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으아아악!! 제길!!" 그는 그렇게 외치며 언제든 저 아영이라는 녀석과 함께 있으면 뭔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는 될 수 있으면 저녀석과 만나지 않아 야 한다고 생각하며 집으로의 걸음을 재촉했다. "엄마!! 저 왔어요!" 그가 집안으로 들어가며 소리치자 그의 어머니가 식당에서 앞치마를 두른채 로 나와서는 웃는 얼굴로 그를 반겼다. "인규야. 병원은 잘 갔다가 왔고? 그러니까.. 오늘은 푹 쉬어라. 응?" "네에.."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했다. 순간... 그의 어머니가 그를 불러세웠다. "아참.. 인규야." "네?" 그가 돌아보며 말하자 그의 어머니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너.. 아영이 알지?" "다.. 당연히 알지요. 뼈에 사무치도록.. 아까 오다가 만났어요." "그래? 그럼 말하기 쉽겠네. 그러니까 아영이가 너네 학교로 전학을 간다니 까 잘 보살펴 줘라." "네.... 넷?!!!!" 그는 그의 어머니가 한말을 잠시동안 이해하지 못해서 다시 되물었다. 그의 학교로 전학이라니... 무슨... "그러니까.. 아영이가 너네 학교로 전학한다구. 그러니까 한학년 위의 선배 로서 잘 부탁한다고.... 민영이가 그러더라." "그러니까... 우리학교로 전학을 온다는 말이지요? 그.. 마녀가?" "그래." 그의 어머니는 그렇게 단호하게 대답을 하고는 다시 식당으로 걸음을 옮겼 다. 그는 잠시동안 그상태로 가만히 있다가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 인간의 소리라 불릴 수 없는 절규를 시작했다. "으아아악!! 나의 소중한 고교생활이이잇!!" 그는 그렇게 소리치며 예전에 그 아영이라는 녀석에게 당했던 일들이 생각 나버렸다. 초등학교때... 피구공에 맞아서 하늘이 노랗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일... 중학교때 같은 유도도장에서 대련을 하다가 다리가 부 러진일... 그외에도 기타등등 너무도 수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그는 그런 절 규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그녀를 한번도 이겨본 일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개기면.... 맞아죽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위를 데구르르 굴러다녔다. 위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았다. ---------------------------------------------------------------------- 역시... 짧군요. 네 짧습니다. 짧아요. 아영이 어릴때의 일이 더 보고싶다 는 분들이 많아 약간의 써비스 입니다. 그럼 담편을... 또.. 『SF & FANTASY (go SF)』 25555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5 01:56 읽음:1314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인규오빠와 갈라져서는 집쪽으로 걸으며 예전의 생각이 나서는 가볍 게 웃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초등학교때 유난히 기억에 남던 담임선 생님의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교사라는 이름이 걸맞게 교무실의 의자에 앉아서는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라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초등학 교 3학년 이라고 한다면 이제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잘 듣지 않을 나이가 된 것이다. "뭐.. 그래도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애들도 있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출석부를 폈다. 이번주... 일요일은 아영이집의 가정방문이 있는지라 왠지 기대가 돼고 있었다. 가끔씩 엉뚱한 소리를 하는 아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들 보다는 왠지 어른의 마음을 조금 이해 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그녀는 아영이를 별로 싫어하지 않았다. 그녀가 그렇 게 출석부를 보고있을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익숙한 꼬마가 하나 그 녀를 향해 걸어왔다. "저기 선생님." "왜? 아영아. 나한테 할말이라도 있니?" 그녀가 웃으며 묻자 아영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 선생님. 이번주 일요일에 저희집에 오세요?" "그래. 가정방문이란다." 그녀가 웃으며 말하자 아영이는 로리콘들이 본다면 거품을 물어버릴 정도로 귀여운 커다란 눈을 곤란한 듯이 깜빡이더니 말했다. "저기... 우리집은 안와도 되는데..." "왜? 부모님이 일요일에도 일을 나가시니?" 그녀의 말에 아영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잠시동안 그녀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런건 아니지만.. 일요일은 아빠랑 엄마가 바빠요." "무슨일을 하시는데?" 그녀의 물음에 아영이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말했다. "아빠랑 엄마가 일요일에는 레슬링을 하느라 바빠요." "레슬링?" 그녀는 약간의아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레슬링이라니.. 무슨 말이 안되는 소리를.... "옷을 다 벗고요." 순간.... 그녀는 교실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역시... 초등학교는 좋은 곳이다. 그는 그의 담임 선생님이 그의 집으로 찾아온다는 말이 별로 좋게 들리지는 않았다. 그의 2년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그의 집을 왔다가 간 담임 선생 은 그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도 확연히 바뀌어 버리기에 그는 이번에 담임선 생이 가정방문이라는 이유로 그의 집을 찾아온다는 사실이 달갑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그는 현재 교무실이라 불리는 선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걸어 갔다. "저기.. 선생님." "왜? 아영아. 나한테 할말이라도 있니?" 그의 말에 그의 담임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그는 잠시... 어떻게 오지 못하게 할까를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저기.... 선생님. 이번주 일요일에 저희집에 오세요?" "그래. 가정방문이란다." 그말을 들은 그는 역시 어떻게 해서든지 못오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이 리저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쪽으로는 머리가 전혀 돌아 가지 않는 그로서는 좋은 생각이 날리 만무했다. "저기... 우리집은 안와도 되는데..." "왜? 부모님이 일요일에도 일을 나가시니?" 그녀가 그냥 안와도 된다는 뜻을 비치자.. 그의 담임선생님은 곧바로 부모 님이 일을 나가시냐고 물었다. '음.. 여기서 일을 나가신다고 해버리면...' 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의 입은 진실을 단속하는데 매우 취약했다. "그런건 아니지만.. 일요일은 아빠랑 엄마가 바빠요." "무슨일을 하시는데?" 그의 말에 그의 담임선생님은 다시 무슨일을 하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역 시 진실을 단속하는데 취약한 그의 입이 멋대로 움직여버렸다. "아빠랑 엄마가 일요일에는 레슬링을 하느라 바빠요." "레슬링?" 그의 말에 그의 담임선생님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있 자 그는 설명을 해야할 필요성과 당위성을 느끼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옷을 다 벗고요." 그의 말을 들은 그의 담임 선생님과.. 주위에 있던 모든 선생님들이 잠시동 안 꽁꽁 얼어서는 그를 쳐다봤다. 그는... 왜 저러는지 이해를 하지 못해 멍하니 담임선생님을 쳐다볼 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선생님들 왜 그런 반응들이었지?' 그때의 일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그녀는 집으로 걸어가며 그것에 대한 심 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어느새 집에 도착해버린 그녀는 열쇠로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아수한테 열쇠를 줬으니까.. 아수가 깨우러 오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교복이 들어있는 종이백을 소파위에 던져뒀다. 그 리고 2층으로 올라가 가볍게 커튼을 걷고는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러다 문 득 생각이 난 그녀는 전화기를 집어들고는 아버지의 사무실 번호를 하나하 나 눌렀다. 국제전화이긴 하지만.. 뭐 어쨋든 그녀를 걱정해 주는 것은 사 실인 것이다. 그녀는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리자 영어로 말했다. "저기... 임도민씨좀 부탁합니다." "누구시지요?" "딸이에요." 그녀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갑자기 수화기에서 들려나오는 말이 바뀌었 다. 익숙한 한국어로 흥분한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영아앗!! 너도 드디어 이 아버지가 보고싶은거냐?" '아아... 여전한..'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 모르는 그녀는 잠시동안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아빠." "왜? 왜?" 그녀는 잠시동안 그의 아버지에게 할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문득.... 언 젠가 현우아저씨가 그녀에게 아버지한테 해달라고 한말이 생각났다. "아빠는 힘이 넘치네요." "당연하지. 아빠는 언제나 청춘이라구." "그럼 그 넘치는 힘 밤에 엄마한테 좀 쓰는게 어때요?" 그녀의 말을 들은 그의 아버지는 한동안 말이 없이 잠잠했다. 그녀는 그렇 게 잠잠한 아버지의 말을 한동안 기다리다 아버지의 말이 없자 다시 말했 다. "아빠. 그럼 나 끊을게요. 아차.. 그리고.. 나 동생하나 만들어줘요." 그녀의 말에 반대쪽에 왠지 헛바람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별로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전화를 끊고는 2층 베란다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었다. 적 당하게 따뜻한 봄바람이 그녀쪽으로 불어왔다. '내일부터는 열심히...' 그녀는 그렇게 다짐하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왠지 오늘밤은 잠이 올 것 같 지 않았다. ---------------------------------------------------------------------- 분량은 가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네. 그럼... 아 만화책 추천입니다. 다 아실려나... 원피스라는 만화책입니다. 아마도 모르시는 분이 없을거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왠지 한번 추천해 보고 싶어지 는...(저는 지금껏 나온 단행본 전권 소장을...) 원피스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이지 너무도 대단하지요. 그 상상력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만화 책이라 생각되지만.. 그안의 하나하나의 스토리또한.. 굉장하다고 생각합니 다. 그리고... 2번째로 추천하는 것이.. '베르세르크' 이것도 모르시는 분... 계실려나? 아마도 이건 다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제 친구중에는 이 만화책 의 그림이 야하다고 좋아하는 그런녀석도 있긴합니다만.. 그런걸 떠나서 만 화의 구성이나 스토리. 그리고 섬세한 그림(돋보기를 대고 그림을 그린다고 하더군요.)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개성있는 캐릭터도 빠 질 수 없겠지만. 그리고... 3번째로 추천하는 것이 웨스턴 샷건. 이건 우리나라 만화입니다. 개인적으로 뒤가 기대대는 만화중 하나입니다. 특히.. 개성있는 주인공이 상당히 멋집니다. 그럼.... ?? : 어이. 이봐. 이거.. 쪽수 늘릴려는 수작 아니야? kid: 그...그건 국가기밀이야앗!!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언제든 환영입니다. p.s 편지 보내주셨던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답장이 안간분들에게는. .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제가 학교일로 바빳던 터라 『SF & FANTASY (go SF)』 2609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8 14:52 읽음:1143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이제 천천히 떠오르는 해를 보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다른때 보다 조금 일찍 일어난 그녀는 어제 알아둔 아영이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 고 있었다. '그 잠팅이가..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리가 없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약간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영이의 집이 학교를 가 는 길에 있다고는 하지만 깨우는 시간과 씻고 먹을 시간까지 감안을 한다면 지금의 시간이 빠른 것도 아닌 것이다. 그녀는 10분정도 걸어서는 아영이가 현재 살고있는 집에 도착했다. 그녀는 어제 아영이에게 넘겨받은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큰방 의 문을 열어봤지만 침대에 사람이 없었다. '보나마나.. .2층이로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나무로된 계단을 올라갔다. 2층의 침대에 아영이가 꽤 좋은 표정을 지으며 자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표정이라도 학 교라는 명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그녀는 아영이에게로 걸어가서는 흔들 어 깨우기 시작했다. "아영아. 일어나." 그녀가 마구 흔들어대자 아영이는 잠시 꿈틀하더니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 다. 그리고...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우웁... 놔!" 그녀는 그녀의 친구인 아영이의 팔에서 몇분간의 사투끝에 간신히 벗어났 다. '왠만해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 아영이가 자신대신에 안고있는 이불을 꽉 잡 았다. 그리고... 그것을 힘껏잡아당겼다. "쿵!" 꽤 커다란 소리와 함께 아영이는 침대에서 이불과 함께 떨어졌다. 충격이 꽤 컸는지 아영이는 눈을 떳다. '모르는척... 모르는척...' "아영아! 일어났니?" 그녀의 말에 아영이는 허리를 몇번 슬슬 문지르더니 그녀를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수야. 안녕?" "안녕이고 뭐고간에... 빨리 챙겨서 가자. 응? 늦는다구." 그녀의 말에 아영이는 느릿한 동작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를 돌아보 며 말했다. "아수야. 너... 이렇게 아침에 보니까.. 악녀같아." '그렇게... 웃으며 그런말을 하는... 니가 더 악녀같아.' 그녀는 웃는 얼굴로 인상을 쓰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허리쪽과 뒷통수에 꽤나 강한 통증을 느끼고는 살짝 눈을 떳다. "아영아! 일어났니?" 그녀는 익숙한 목소리를 내는 상대의 얼굴을 잠깐 쳐다보다 웃으며 입을 열 었다. "아수야. 안녕?" "안녕이고 뭐고간에... 빨리 챙겨서 가자. 응? 늦는다구." 그녀는 친구의 말에 느릿하게 일어났다. 왠지 급해보이는 아수의 얼굴을 보 자 그녀는 문득 한마디가 하고싶어졌다. "아수야. 너... 이렇게 아침에 보니까.. 악녀같아." 그녀의 말을 들은 그녀의 친구는 입은 웃고있었지만 눈꼬리가 떨리는 것으 로 봐서는 감동을 받아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 악녀라는 단어를 쓰는게 맞았던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느릿하게 아랫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느 릿한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인지 그녀의 친구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재빠른 움직임으로 욕실로 밀어넣었다. "시간없단 말이야! 빨리좀 해!" 그녀는 친구의 말을 듣고는 잠시 그녀의 친구를 쳐다보다 웃으며 말했다. "아수야. 너도 역시 한국인이구나." "무.. 무슨소리야!" "그렇게 '빨리'라는 말을 좋아하는 걸 보면 말이야." ".. 니가 너무 느린거야앗!!" 그녀는 친구의 반응에 웃으며 욕실로 들어가 대충씻고서는 나왔다. 그녀가 나와서 교복으로 갈아입자 그녀의 친구는 어느새 만든 토스터를 하나 던져 주고는 그녀의 뒷덜미를 잡고는 끌고가기 시작했다. "이잇!! 잘못하면 지각이야!" "그래? 재미있겠다." 그녀의 대답에 그녀의 친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어보이고는 학교로 향 했다. 그녀는 아영이를 거의 끌고가다시피 하며 학교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녀는 지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인 걸음으로 학교를 향했다. 물론... 불명예스럽기 보다는 지각으로 인해 당할 벌이 무섭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말이다. 학교로 올라가는 오르막을 반쯤 오르자 그녀는 교문에 누군가가 커다란 막 대를 들고는 그것을 아래로 내리려 하는 것을 봤다. '이잇! 담임 선생님이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영이의 손을 잡고는 교문쪽으로 뛰었다. 아마도 저 막대가 내려가는 순간부터 지각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녀의 담임선생 님의 팔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지려는 위급한 순간이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녀가 자유로운 한쪽팔을 흔들며 소리쳤다. "어... 아수냐?" 그녀의 인사를 들은 그녀의 담임선생님은 내리려던 팔을 도로 올리며 그녀 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사이 아슬아슬하게 교문을 통 과했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그녀는 숨을 격하게 몰아쉬고는 아영이를 쳐다봤다. 그렇게 뛰고도 아직 자 신을 향해 방긋이 웃고있는 그녀의 친구는 정말.. 동물적 체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그녀가 그렇게 그녀의 친구를 쳐다보고있을때 그녀의 머리 를 뭔가가 '툭'하고 건드렸다. "아수야. 일찍일찍좀 다녀라. 응?" 그녀의 담임선생님은 웃으며 들고있던 막대를 빙자한 몽둥이로 그녀의 머리 를 살짝 건드리며 말했다. 그녀는 간단히 '네에' 라고 대답한후 교실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그녀의 친구에게 말했다. "이게다... 아영이 너 때문이야!"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친구는 그래도 여전히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갸 웃거리다 그녀를 보고는 말했다. "그래? 미안." '뭐가... 미안한지는 알고 있는걸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건물안으로 들어섰다. 1학년이 5층이라는 것이 왠 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그녀였지만 약간이라도 더 늙은 3학년이 1층이라는 것에 왠지 불만이 없는 그녀였다. "아영아. 2층이 교무실이니까 그리로 가면 될거야." "알았어." 그녀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2층으로 올라가 교무실이라는 팻말이 걸린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녀는 그렇게 교무실로 들어가는 아영이를 본후 5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설마... 같은반은 아니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 음... 여기서 임아영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약간 설명을 해야 할까요? 대부 분의 분들이 '바보같다'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아영이는 머리가 좋 은편에 속합니다. 다만.. 상황판단이 무지하게 느리다고나 할까요? 그것만 빼고는 다 평균.. 혹은 평균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 그리고.. 또한 가지 더는 아직도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정도.. 그 리고...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지요. 아영이라는 캐릭터는. 음.. 또 만화책 추천입니다. 펫샵 오브 호러.. 라는 만화책인데.. 아마 순 정으로 분류가 돼어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역시 개성이 넘치는 주인공과 옴니버스식.... 의 스토리 전개로 인해 지루하지 않은 만화입니다. 안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그럼... 당연히 연참을 하나 하겠습니다. 담편을.. 보시라니까요. 『SF & FANTASY (go SF)』 2609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3-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28 14:52 읽음:121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음.. 그러니까 전학오기 전에는 어느학교에 다녔는지 나와있지가 않구나." "에헤... 그건..." "뭐.. 굳이 알고 싶은건 아니다만.. 그리고.. 너 오늘 아수와 손잡고 뛰어 온 녀석이구나. 그래. 뭐.. 아수와 친하다면 여러모로 편하겠지. 아수는 모 범생의 표본이니까." 그녀는 지금 걸어가며 자신에게 말하고있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는 약간 의 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범생의 표본이라니? 그 막가파인 아수가? 그 녀가 그렇게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는 동안 어느새 1-4라는 팻말이 걸린 교 실에 도착했다. 그녀와 선생님이 교실에 도착하자 떠들썩하던 교실이 잠잠 해졌다. "아침조례를 길게하면 짜증나겠지? 그래서 용건만 간단히 말하마. 전학생이 다. 아영아. 와서 인사해라." 선생님의 말에 그녀는 교탁쪽으로 다가가서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말했 다. "안녕하세요. 임아영 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해요." 그녀가 인사하자 여자들이 앉은 쪽에서는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남 자들이 앉은쪽에서는 환호성과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아영이 자리는..."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려 할때 앞쪽에 앉은 남학생중 하나가 손을 들고는 말 했다. "저기.. 전학생에게 질문있습니다! 3사이즈가 얼마입니까?" 그학생의 질문에 남학생들이 모여있는 쪽에서는 여러가지 소리가 들려왔다. '3사이즈가..... 아! 그거로구나. 가슴. 허리. 엉덩이 둘레. 이런걸 왜 물 어보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물어보면 대답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 다. "에... 제 3사이즈는 위에서부터...." 그녀가 입을 열자 반의 아이들 모두가 놀라서는 눈을 크게 뜨고는 그녀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그순간... 뒤에서 뭔가 엄청난 것이 달려와서는 그녀에게 질문한 학생의 뒷통수에 통한의 일격을 날리며 소리쳤다. "그딴거 물어보지마앗!!" 그녀는 숨을 몰아쉬고 있는 아수를 보고 주위를 둘러봤다. 왠지.. 모두 경 악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아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아수는 약간 머 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여자에게 그런걸 물어보는건 실례라구."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뒷머리를 긁적였지만 반아이들과 선생님 마저도 경악 이 풀리지 않은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 뒷쪽의 선생님이 입을 열었 다. "요즘.. 헛것이 보이는 건가?" 그렇게 말하며 선생님이 눈을 비비고 있을때 그녀는 눈앞에 있는 아수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수야. 우리 같은 반이래." 그녀의 말에 아수는 한숨을 푹 쉬고는 고개를 이리저리 저었다. 그때 뒤쪽 에서 선생님의 말이 들려왔다. "그러니까.. 아영이는 키가 크니까 아수의 옆에 앉으면 되겠구나." 선생님의 말에 그녀와 아수는 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걸어가며 질문을 한 것은 답변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뒤로 돌아 한마디를 쨮었다. "아! 제 3사이즈는 82-56-81 에요." 교실은 이제... 적막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녀는 교실에 앉아 느긋하게 영어독해를 하고 있었다. 돈만 있다면 외국에 몇년 살다가 온다면 간단할 일이지만 그녀의 집은 소위 말하는 '갑부'가 아 니기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독해집을 끄적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사전을 뒤적이며 독해를 하는 도중 떠들썩하던 교실이 돌연 조용해 졌다. 그녀는 아마도 담임 선생님이 조례를 하러 들어온 것이라 생 각하며 독해집을 향해있던 시선을 들어 교실의 앞을 쳐다봤다. '에엑?!' 그녀는 담임선생님의 뒤를 따라들어오는 사람을 보고는 속으로 경악의 탄성 을 질렀다. 임아영... 결국에는 같은 반이란 말인가.. 라는 생각에 그녀는 한숨을 쉬고는 이제 저 맹... 한 친구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 다. 잠시후 그녀의 담임 선생님은 간단히 용건만을 말하자 아영이가 앞으로 나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임아영 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해요." '설마.. 뭐.. 3사이즈나.. 이런 것 물어보는 녀석은 없겠지. 아영이는 그런 걸 물으면 바로 대답해 버릴테니...' 그녀는 아영이의 인사를 들으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순간... "저기.. 전학생에게 질문있습니다! 3사이즈가 얼마입니까?" '이잇!! 왜.. 이렇게 안좋은 예감은 맞아떨어지는 거야앗!!'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 질문을 한 남학생 의 뒷통수를 정확히 가격하며 소리쳤다. "그딴거 물어보지마앗!!"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그녀를 경악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앗!! 이미지 관리..'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여자에게 그런걸 물어보는건 실례라구." 그녀가 헤실거리며 그렇게 말했지만 아이들의 눈은... -이미 들통났어-라는 뜻을 비치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녀가 그렇게 이미지 관리로 고민하고 있 을때 그녀의 친구인 아영이는 웃으며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아수야. 우리 같은 반이래." 그녀는 아영이의 말에 이미 알고 있다고 속으로 생각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담임 선생님은 아영이를 결국 그녀의 옆에다 앉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녀가 그렇게 한숨을 쉬며 자리로 돌아가 앉으려 할때.... 아영이가 뒤로 돌아서서는 입을 열었다. "아! 제 3사이즈는 82-56-81 에요." 그녀의 말을 들은 반아이들과 선생님마저도 패닉에 빠져버렸다. '내가.... 한짓은... 뭐가 되는 거야앗?!' 그녀는 속으로 절규하며 책상위로 쓰러지듯 엎드렸다. 역시... 아영이는 그 녀에게 불행의 화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그녀는 학교의 옥상이라는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점심시간.. 이라는 것은 외국에서는 보통 집으로 가서 점심을 해결한다. 그러나... 여 기 한국이라는 곳은 단체 급식이라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은 고작해야... 50분. 먹고나서 그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정말 잠이 잘 올것이 라는 생각이드는 그녀였다. 그녀는 옥상에서 5월의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서있다가 슬슬 교실로 내려가 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내려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으로 다가가자 문득..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악!! 임아영!! 그 마녀가 우리학교라니잇!!" 그녀는 그 익숙한 목소리가 문득 자신을 '마녀'라고 불러버리자 약간 화가 나버렸다. 그녀는 내려가는 계단의 입구에서 절규하고있는 인규오빠를 보고 는 웃으며 벽쪽으로 주먹을 찔러넣었다. 다른 누군가가 함께 있었지만 그녀 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인규오빠... 누가 '마녀'라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인규오빠를 쳐다봤다. 그녀가 찔러 넣은 벽은 멋지게 구멍이 나있었다. 인규오빠는 그 벽과 그녀를 번갈아 보더니 그녀에게 웃으 며 말했다. "그... 그러니까.. 내가 아는 여자중에... 김아영이라고... 하하. 누가 우 리 귀여운 아영이를 욕하겠어." "그래?" 그녀는 그말을 듣고서야 벽속에 들어가있던 주먹을 쑥 빼고는 교실로 내려 갔다. 인규오빠와 함께있던 사람들이 뭔가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별로 신 경쓰지 않았다. '잠이.. 올 것 같은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로 향했다. 그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쪽에서 명호를 데려다 놓고는 절규를 하고 있 었다. "으악!! 임아영!! 그 마녀가 우리학교라니잇!!" "그러니까... 그애가 누구인데?" 그의 속도 모르는 그의 친구는 느긋한 말로 그에게 물었다. 그가 대답을 하 려는 순간... 뒷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약간 뜨끔한 마음에 뒤를 돌아봤다. 거기에는... 그가 '마녀'라고 불러대는 아영이가 웃는 얼굴 에 핏줄을 띄우고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규오빠... 누가 '마녀'라고?" 그는 경악한 표정으로 아영이의 얼굴과 아영이의 손에 구멍이 나버린 벽을 번갈아 쳐다봤다. '맞으면... 축 사망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되는대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그러니까.. 내가 아는 여자중에... 김아영이라고... 하하. 누가 우 리 귀여운 아영이를 욕하겠어." '이걸... 믿을리는 없겠지? 역시... 몇대 맞는 것이...'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아영이는 고개를 몇번 갸웃거리더니 웃는 얼 굴로 말했다. "그래?"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래로 천천히 걸어내려갔다. 그는 그런 아영이 의 뒷모습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의 친구를 쳐다봤다. 그의 친구 는... 완전히 넋이 나간 모습으로 아영이의 뒷모습을 쫓고 있었다. "그러길래.. 내가 말했잖아. 마녀라고." "천사닷!" 그는 잠시.. 그의 친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해 멍한 얼굴을 하 고있을때였다. "이것봐라... 이것들.. 인자 뿌술게 엄서서 벽을 뿌수나?" 왠지... 익숙한 경상도 사투리... 그는 불안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제... 젠장... 날(마다)개(X랄)라니....' 그는 뜨악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일명 날개로 불리는 학주를 보고는 말했 다. "저기.. 선생님..." "느그들 힘이 남아도나? 그 남아도는 힘을 가따다가 맞는데다가 좀써라. 알 겠나? 그라믄 따라 내리온나." "저기.. 선생님. 저 벽은 저희가 한게 아니라..." "그라믄 누가 했단 말이고? 아까 지나간 아낙네가 저 벽을 뿌사딴 말이가? 니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마.. 거짓말 안했으면 기냥 보내 줄라케 뜨만... 니는 진짜 좀 마자야겠다. 엎어라!" 그날... 그와 그의 친구의 비명소리는 학교 전체를 울렸다고 한다. ---------------------------------------------------------------------- 음....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이 조기 종영이라고 하더군요. Y모 단체의 딴 지에 종영이라니... 그 이유가 이성교제의 문란함(?) 이라나? 그런데.. 카 레카노는 이성교제의 건전함을 모토로 하는 것이 아닌가요? 으음... 역시 Y 모 단체의 아줌마들은 동성교제를 더 선호하나 봅니다. 누가.... XXX아니랄 까봐.. 역시 Y모 단체 아줌씨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아.. 만화책 추천 해드리지요. 위에서 말한 카레카노입니다. 만화로는 그남 자, 그여자 라는 제목으로 국내판이 있습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p.s 설마... 오늘 또 다음편이 올라갈거라 생각하시는건... 『SF & FANTASY (go SF)』 26415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4-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5/30 22:36 읽음:122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러니까... 소개를 시켜달라구." "너.. 눈이 삐었냐?" 그와 그의 친구는 조금전 학주에게 맞은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교실에서 이 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친구녀석이 말하는 '마녀'가 그녀가 생각하는 '천 사'라는 것을 알아버린 그는 인규에게 그녀를 소개시켜 달라는 부탁을 하고 있었다. "너 아까 못봤냐? 그냥 뻗은 주먹에 벽이 부숴지는데.. 정말로 한대 맞으면 축 사망이라구." "그런건 상관없으니까.. 소개나 시켜 달라구." 그의 말에 그의 친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어보이더니 그를 향해 약간은 매서운 눈빛을 날리며 말했다. "맨입에?" '내가... 저럴 줄 알았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렇지 않아도 가난한 자신을 뜯어먹으려고하는 자신 의 친구를 비오는 날에 먼지나도록 두드려 주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러나.. 지금 급한것은 그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인규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녁시간에 내가 한턱 쏜다... 가난한 친구를 벗겨 먹으려 들다니." "뭘로 쏠건데?" "아이스 크림으로 만족하면 안되냐?" "일 없어. 다른데 가서 알아봐." "젠장!! 출혈 대 써비스다. 저녁시간에 라면 쏜다." 그의 말을 들은 인규는 눈을 반짝이며 그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의 손을 붙잡더니 말했다. "친구. 계약 성립이다." 그는 그런 그의 친구를 보며 언젠가 땅을 파서 묻어버리리라 결심하고 있었 다. "차렷! 경례!" "반갑습니다!" 그녀의 구령이 끝나자 반아이들의 대부분이 앞에 있는 선생에게 반갑다는 인사를 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녀의 옆 에 앉아서 혼자서 한밤중인 아영이는 너무나도 기분좋은 얼굴로 책상에 엎 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깨워야 하나....' 그녀는 지금 앞에 서있는 선생이라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가끔씩 자고있는 여학생이 있으면 슬쩍 다가와서는 등을 손바닥으로 치고는 살살 문지르는 것이... 변태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드는 선생이었다. 물론.. 남 학생이 자고 있다면 불러 내어서는 두드려 패지만 말이다. 그런 이유로... 그선생을 좋아하는 학생은... 아마도 전교를 뒤지더라도 나오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녀는 저 선생이 아영이의 등을 쓰다듬는 꼴을 보는 것을 참지 못할 것 같 은지라 아영이를 깨우려 했다. 순간... 그녀는 고양이걸음으로 살살 다가오 는 선생을 보았다. '진짜로... 싫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 도중에도 그 선생은 어느새 아영이의 옆에 서서는 손을 위로 번쩍 들었다가 아영이의 등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철썩'이라 는 소리가 꽤나 크게 들렸다. 그러나.... 그녀의 친구인 아영이는 그정도의 충격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계속해서 자고 있었다. "호오... 덜맞았구만." 그 선생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한번 손을 들어올렸다. 그순간.... -퍼억!- 아영이가 손을 내뻗음과 동시에 소리가 들렸고... 그선생의 얼굴이 빨개졌 다. 그리고 잠시후 그 선생의 얼굴은 다시 파래졌다.(엎드려서 손을 뻗으면 어디에 맞는지 상상해 보시면... 이런 반응이라는 것은 당연한것.. 훗..) 그선생이 그렇게 아랫배를 잡고 주저 앉으려 할때 그녀는 웃음을 참으며 아 영이를 흔들어 깨웠다. 등을 그렇게 쎄게 맞아도 일어나지 않던 아영이는 그녀가 몸을 흔들자 눈을 비비더니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본 그녀는 이제 얼굴이 파래져서는 거의 주저앉다시피한 선생의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더니 그 선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좀비닷!" 그녀와 반의 아이들은... 결국 모두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그녀는 몇대 맞은 손등을 쓰다듬으며 교무실에서 걸어나왔다. 왜인지 모르 지만... 그녀의 옆에서 퍼런 얼굴을 하고 있었던 시체비스무리한것이 선생 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맞는 것과 무슨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래도 간지러운 수준이었으니까...' "아영아? 괜찮아? 그 변태가 뭐라고 그래?" "변태? 누가?" "그러니까.. 그 선생이 말이야. 뭐라고 그러더냐구?" "에.... 그러니까... 빠른시일내에 부모님을 한번 학교에 오시라고 하는데 ?" "그 변태자식... 잘못은 자신이 해놓고는... 하여튼 선생이란 작자란.." 그녀는 그녀의 친구가 무슨소리를 하는지 몰랐지만 어떻게 되었던지 부모님 이 여기에 오셔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으음... 그렇지! 현우 아저씨를 부르면 되겠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약간은 고민했던 것을 훌훌 털어버렸다. 그녀와 그녀의 친구는 어두워진 하늘의 별을 보면서 교문을 나서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이렇게 학교라는 곳에 오래 있는다면 견딜 수 있을까... 에 대 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수야. 이거... 매일 하는거야?" "그래. 지겹지?" "응." 그녀가 대답하자 그녀의 친구는 뭐가 그리도 즐거운 것인지 웃으며 그녀에 게 말했다. "하다보면 괜찮아 질거야." 그녀가 친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때 뒤쪽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영아!!"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낯익은 사람이 그녀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인규오빠. 지금 가는거야?" "그래. 참. 인사해라. 내 친구.. 명호라고..." "음.. 안녕. 우리... 초면이 아니지?" 그녀는 인사를 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자세하게 기억을 더듬었다. '아!' "그때 아버지와 싸우던 이상한 사람..." 그녀의 말에 그사람의 표정이 약간은 이상해 졌지만 다시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기억은 하고있네." 그녀는 그사람의 말이 이상하다고 느끼며 마주 웃어주었다. 그녀와 그사람 이 그렇게 서로 마주보며 웃고있는 것을 보고있던 인규오빠는 갑자기 아수 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우리 간밤에 데이트나 한번 하실까요? 바카스양?" "누... 누가 바카스야!!" 아수는 그렇게 소리치며 메고있던 가방으로 인규오빠의 등짝을 후려쳤다. 인규오빠는 그 가방을 가볍게 맞고서는 아수를 붙잡고는 먼저 걸어가기 시 작했다. "그럼.. 명호. 나 먼저 갈테니까 잘해봐!" 그렇게 소리치며 인규오빠와 아수는 먼저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여전히 자 신을 보며 웃고있는 그사람을 향해 말했다. "그럼 갈게요." "자... 잠깐! 어차피 같은 방향이니 같이가자." "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사람의 손을 덥썩 잡고는 집으로 걸음을 향했다. 손이 왠지 따뜻한 것 같았다. "야! 저앞에 아영이다. 뛰어!" 그의 친구는 그렇게 말하며 먼저 앞으로 뛰어갔다. 그녀는 '아영이'라는 단 어에 혹해서는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먼저 뛰어가서 말을 걸고있던 그의 친구는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참. 인사해라. 내 친구.. 명호라고..." 그는 친구가 자신을 그녀에게 소개하자 웃으며 말했다. "음.. 안녕. 우리... 초면이 아니지?" 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큰눈으로 그를 쳐다보더 니 갑자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때 아버지와 싸우던 이상한 사람..." '그렇게... 밖에 기억을 못하냐?' 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를 향해 띄엄띄엄 말했다. "그...래...도.. 기억은 하고있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보며 헤실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바라 만 봐도 좋다'라는 말을 예전에는 믿지 않았지만 현재 실감하고 있는 중이 었다. 그의 친구는 아영이의 친구로 보이는 여자에게 말을 걸더니 가방으로 등짝 을 한대 맞고는 그녀와 함께 먼저 사라지며 외쳤다. "그럼.. 명호. 나 먼저 갈테니까 잘해봐!" '아아... 라면 하나값은 하는구나아...'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역시 친구는 잘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있을때 아영 이가 말했다. "그럼 저 갈게요." '그... 그냥가면 안되지이!!' "자... 잠깐! 어차피 같은 방향이니 같이가자." 그는 모처럼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말했다. 어차피.. 집도 바로 옆인 것이라 중도에 갈라져서 갈일도 없는 것이다. "네!"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그의 손을 덥썩 잡았다. '오옷!! 이런 횡재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영이의 손을 쥐고는 행복해.. 행복해를 속으로 외 치고 있었다. ---------------------------------------------------------------------- 레포트가 많은 관계로 연참은 삼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언제든 날려주세요. p.s 참고로... 아영이와 인규와 아수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그 럼... p.s2 영원님 멜 잘받았습니다. 비평은 언제나 감사하답니다. 『SF & FANTASY (go SF)』 2692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5-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03 02:03 읽음:1015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아직도 아영이에게 잡혀있는 손을 보며 행복해를 연발하고 싶었지만 집이 점점 가까워 짐에 따라 뭔가 말을 걸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면 하나라는 엄청난 지출을 하고도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면... 고등학생이라 는 이름이 우는 것이다. "저기... 저기..." "네에?" 그는 그를 돌아보며 살포시 웃어보이는 아영이의 얼굴을 보고는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를 상당히 고민하고 있을때 아영이의 입이 열렸다. "음.. 다왔군요. 선배의 집이... 옆집이었지요?" "어. 그래." '으아악!! 뭔가... 뭔가 말을 해야하는데...' 그는 담담히 '어. 그래.'라고 말해버리는 자신의 입을 저주하며 재빨리 다 시 말을 꺼냈다. "음... 내일도 같이 올 수 있을까?" '거절 하지 마라아~~~~~' 그가 그렇게 속으로 외치고 있을때 아영이는 그런 그를 보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네에." 그렇게 대답한 아영이는 잡고있던 그의 손을 놓고는 집안으로 들어가버렸 다. 그는 조금전까지 아영이의 손을 잡고있던 왼손을 바라보며 홀린듯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녀왔습니다." "어. 그래.... 뭐야? 아아.. 하나 밖에 없는 아들녀석이 미쳐버리다니..." 그는 그렇게 말하는 아버지를 깨끗이 무시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가방을 벗어두고 옷을 갈아입은 그는 간단히 씻기위해 욕실로 향했다. 그리 고 습관적으로 세수를 하고있던 그는 갑자기 왼손을 들여다보며 절규했다. "아악!! 한달간 왼손은 씻지 않으려고 했었는데에에!!!" "지... 지저분한 녀석! 네녀석이 진정 내 아들이란 말이더냐?!" 그의 절규가 집안을 울려퍼졌다. 그녀는 느긋한 걸음으로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가방을 벗어두고는 움직이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5월이라고는 하지만 벌써 후덥지끈한 날씨에 그녀 는 냉장고의 문을 열고는 안을 들여다 봤다. '순... 맥주밖에 없잖아?' 그녀는 역시 현우아저씨라는 생각에 웃으며 캔맥주를 하나 꺼내서는 2층으 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올라가 베란다로 나간 그녀는 캔맥주를 따서는 한모 금 마시고는 베란다의 난간에 캔맥주를 올렸다. '음... 시원하다.' 그녀는 맥주의 시원한 맛을 즐기며 이공간에 넣어두었던 기타를 꺼내들었 다. 난간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그 위에 기타를 올려 잡고는 눈을 감고 기 타를 천천히 튕기며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에...에?' 그녀는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 도중 누군가가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는 눈을 뜨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맞은편의 베란다에서 그녀와 함께 왔던 선배가 난간에 턱을 괴고는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왠지... 바보같다....' 그녀는 자신을 멍하게 쳐다보고있는 그 선배를 보고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말했다. "선배. 바보같아요." 그녀의 말을 들은 선배는 턱을 괴고있던 손을 미끄러트리며 난간위로 풀썩 쓰러져버렸다. 그녀는 그런 선배를 보며 왜 저러는지 알 수가 없었기에 난 간위에 올려두었던 맥주를 짚어들고는 다시 마셨다. "아... 아영아! 그.. 그건 맥주.." "아 선배도 마실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있던 맥주를 선배를 향해 살짝 던졌다. 선배는 그 맥주를 받아들고는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좋은밤 되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이공간에 기타를 집어 넣고는 전화기를 들고는 현우아저씨의 폰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현우아저씨!" "응?! 아! 아영이냐? 왜? 뭐 필요한 거라도 있어?" "아니요. 부탁할게 있어서요." "부탁? 뭔데?" "내일 5시쯤에 학교로 좀 와주세요. 보호자를 데려오라는데.... 엄마, 아빠 를 부르기에는 조금..." "하하. 알았다. 내일 5시 쯤이라고 했지?" 그녀는 현우아저씨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수화기에 대고 말했다. "그럼.. 아저씨. 내일 꼭 오세요." "알았어. 잘자라." 그녀는 현우아저씨의 말을 듣고는 전화기를 내려 놓았다. 그녀는 내일 아침 또다시 그렇게 일찍 일어나야 한다면 일찍 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침대 에 누웠다. 역시.... 잠은 누워서 자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난간에 턱을 괴고는 앞에서 눈을 감고 기타를 치고있는 아영이를 멍하니 쳐 다보고있었다. '내가.. 이걸 보고 반했었지.' 여자의 목소리중에서도 상당히 맑은 목소리가 기타소리와 함께 잔잔하게 울 려퍼지는 것을 그는 아영이의 모습을 쳐다보며 그렇게 즐기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턱을 괴고 보고있는 것도잠시... 아영이는 갑자기 감고있던 눈을 뜨 더니 주위를 둘러보다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치고있던 기타를 갑자기 멈 추고는 그를 향해 너무도 밝아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선배. 바보같아요." '그 웃음을 지으며... 한다는 말이 그거냐?' 그는 너무나도 커다란 심적 타격에 턱을 괴고있던 손이 미끄러지며 난간위 에 털썩 쓰러졌다. 그가 고개를 들어서 본 것은 아영이가 너무도 담담하게 맥주라고 불리우는 술을 마시는 광경이었다. '미... 미성년자 주제에...' "아... 아영아! 그.. 그건 맥주.." "아 선배도 마실래요?" 그의 말에 대답한 아영이는 마시고 있던 맥주를 그를 향해 던졌다. 얼떨결 에 그것을 받아든 그는 맥주를 들고는 아영이가 방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봤다. '이... 이걸 마시면 간접 키스가 아닌가?' 그는 18세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맥주캔을 뚫 어지게 쳐다보다가 입을 대어서는 반쯤 남아있던 맥주를 다 마셔버렸다. "푸우.. 시원하구만." 그는 한손으로 맥주캔을 찌그러트리고는 그것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책상에 앉아서 아영이에게 편지라도 쓸까... 라는 생각을 가졌다. 역 시 말로 하기 어려운 것도 글로는 가능한 것이니까. 그러나... 문장력이라 고는 소위 말하는 '쥐뿔'도 없는 주제에 편지라니... 라고 생각한 그는 가 볍게 웃고는 침대로 걸어가서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도... 역시 편지는 한번 써보는 것이...'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이 이렇게 숫기가 없는 녀석이었나에 대해 심각 한 고찰에 빠져버렸다. 역시...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앞에서 말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 그였다. ---------------------------------------------------------------------- ... 편도선이 부어버렸습니다. 물은 커녕 침을 삼키기도 힘들군요. 덕분에 이 찌는 듯한 날씨에 물조차 마시지 못하고 허덕이고 있습니다 ^^; 음... 역시 분량이 적을때는 연참을 해야 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연참모드 로 갑니다. 몇편을 올릴지는... 글쎄요? 보시는 수 밖에는.. 『SF & FANTASY (go SF)』 2692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6-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03 02:04 읽음:942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어제와 똑같이 한손으로 아영이를 끌고가며 아영이에게 말했다. "아영아. 너 언제쯤이면 혼자서 일어날래?" "아하암... 글쎄..." 그녀는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는 아영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어 제의 경험으로 어제보다 약간더 이른시간에 나와 아영이의 집에 들렸다. 그 덕분에 어제처럼 뛰어가는 것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수야. 어제 인규오빠랑 데이트 재미있었어?" "무.. 무슨 데이트야? 그 능글맞은 인간이랑?" "에헤..." 그녀는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고있는 아영이의 시선에 가슴이 뜨끔했다. 설 마.. 그녀가 인규선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영이가 알아버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 그녀는 가슴한쪽을 졸이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가슴을 졸이 고 있을때 아영이는 그녀를 보며 헤실거리는 웃음을 보이더니 말했다. "음.. 난 아수가 인규오빠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 이런 곳에는 의외로 예리해.'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학교 로 가는 학생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녀와 아영이는 학교교문을 들 어서서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건물로 향했다. "이봐! 거기 학생! 누가 운동장을 가로질러서 건물로 들어오라고 하던가?" 그녀는 갑자기 들려온 말에 놀라서는 목소리가 들려온 오른쪽 복도를 쳐다 봤다. 이렇게 사소한 걸로 시비를 거는 선생은 그녀가 아는한 단 한명밖에 없었다. '아침부터 재수 옴붙었다. 저 상판을 봐야 하다니..'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이고 뭐고간에... 누가 운동장을 가로 질러서 다니라고 하던?" 그 선생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머리를 툭. 툭. 때린 다음 아영이의 머리 를 손바닥으로 철썩 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진...짜...로... 마음에 안드네. 생각같아서는 그냥.... 쪼인트를 한번 차 준다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선생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려고 했을때 문득.. 옆쪽에 있는 아영이의 눈꼬리가 살며시 떨리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휴.. 무거워." 아영이는 그말과 함께 메고있던 가방을 어느새 앞으로 들었다. 그리고... 가방을 정확히 선생의 발위에 떨어뜨렸다. "으악!" "얼레? 죄송해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가방을 들어올리려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 것인지 힘을 쓰는 것 같은데도 들리지 않았다. "아수야! 도와줘!" "에... 응."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방의 끈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도... 도데체... 가방안에 뭘 넣어서 다니는 거야아?!' 그녀는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며 배와 팔에 있는 힘을 다 줬다. 그러자.. 가 방이 조금 들리는 것을 느꼈다. "휴.. 힘들어." 그리고.. 가방이 들리는 것과 동시에 아영이는 연약한 척을 하며들고있던 가방을 도로 놓아버렸다. "@ # $ % @ $ !!" 다시한번 가방이 발등에 떨어지자 그 선생은 교육자로서 차마 입에 담지못 할 말들을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 모습을 본 아영이는 보통의 사람은 느 끼지 못할 정도로 살짝 입꼬리를 말아올리고는 말했다. "죄송해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무겁던 가방을 한손으로 가볍게 들어올려서는 등에다 매었다. "그럼.. 저희는 가볼게요." "자.. 잠깐! 너희녀석들.. 일부러 그런거지?" 그 선생이 불러세우자 아영이는 그 선생을 향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 다. "선생님. 발등에 이런 가벼운 가방하나가 떨어졌다고.. 너무 그러시는 것 아닌가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며 메고있던 가방을 자신의 발위로 떨어뜨리고는 다시 주워서 등에 메고는 선생을 향해 웃어보였다. 그 선생이 황당한 눈길을 보 내고 있을때 아영이는 그냥 고개만 꾸벅 숙여보이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빠른 걸음으로 교실을 향해 계단을 올라갔다. "나 저런사람 싫어!" '난.. 니가 무서워..' 그녀는 자신의 친구와 함께 있으면 정말로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긴다 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물론... 그 선생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며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녀는 조금전의 일이 무척이나 기분이 나빴다. 아무리 선생이라지만 적어 도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예의는 차려야 하는 것이다. 뚜렷한 잘못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에게 이런 모욕을 주는 것은 그녀의 사상과 무척이나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의 사상이라고 해봐야 기사도 정신이지만 말이다. "아하암.." 그녀는 또다시 늘어지게 하품을 한번하고는 교실의 책상에 살짝 엎드렸다. 아까 마법을 사용한 것 때문인지 늘어지는 하품이 나왔다. '그런데... 그 발.. 많이 아팠을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옆에 엎드려서 자고있는 아수를 쳐다봤다. 많이 피 곤했었는지 자신의 팔을 베고는 곤히 자고있었다. 물론... 피곤한 것은 아 수만이 아닌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아수와 같은 모양으로 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녀가 그렇게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자 어느새 담임 선 생님이 조례를 하러 들어왔다. "조례... 랄 것도 없네. 아그들아. 피곤하지? 그럼 조금이라도 더 자라." 담임 선생님은 들어와서는 웃는얼굴로 그렇게 농담 비슷한 말을 던지고는 오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만을 체크하고난 나가버렸다. 그녀는 왠지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한국지리 선생님을 상당히 좋아했다. 다른 선생이라 불리기도 힘든 사람들에 비해 그 선생님은 수업을 무척이나 쉽고 재미있게 풀어갔다. 그것 만 하더라도 충분히 존경을 받아 마땅하지만 성격또한 상당히 온화한 분이 라 학생들이 싫어하지 않는 분이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여기서 나오는 고위 평탄면의 특징은 이번 시험에 나올 것이므로 상당히 중요하지만... 여러분이 너무 떠들어서 안가르쳐 줍니다." '도... 도데체.. 안가르쳐 줄거면 왜 말을 하느냔 말이야!' 저 한국지리 선생님은 '여러분들이 ~~~ 해서 안가르쳐 줍니다.'가 입버릇처 럼 달려 있었다. 물론.... 그것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녀는 옆에 앉아있는 아영이를 살짝 쳐다봤다. 수업이 상당히 재미가 있는 듯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있는 모습이었다. "여기 제주도에서 사람들이 해안가에 모여사는 이유는 상당히 중요하지만.. 저기 자고있는 학생이 보여서 여러분한테는 안가르쳐 줍니다." 선생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영이는 선생님을 바라보고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물어 봤는데요." "푸하하하~!" 순간.. 교실은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변해버렸다. 역시... 아영이는 한마디 한마디가 강했다. ---------------------------------------------------------------------- 뭐.. 교사가 물어봐야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요. 그럼 3연참을 향해 돌격~~ 『SF & FANTASY (go SF)』 2692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7-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03 02:04 읽음:114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학생들에게 5교시는 '마의 5교시'라고도 불린다. 특히.. 그것이 5월.. 혹은 10월달의 5교시라면 특히 더 그렇다. 점심시간 직후의 시간이라 그렇지 않 아도 졸리는 수업이 식곤증이라는 마의 생물이 개입해서 더욱더 졸리게 만 들어 버리는 것이다. 거기에 5월의 따뜻한 햇살이 비친다면.. 그것은 이미 고문에 가까운 수준으로 변해버린다. 그녀는 그런 수마와 싸우면서 수업을 들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아아.. 하필이면 수학이라니..' 그녀는 한번 잠들어버리면 진도를 따라갈 수 없기에 잠들지 않으려고 무던 히 애를 쓰는 중이었다. 물론.. 옆에서 늘어질 정도로 자고있는 아영이가 부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이문제를 누가한번 풀어보느냐 하면 말이지... 어디보자..." 선생님이 누군가에게 문제를 시킨다는 말이들리자 그녀는 부쩍 긴장하기 시 작했다. 그녀는 아직 저 문제를 풀 수 없었기에 제발 자신을 지명하지 말라 고 속으로 빌고 있었다. "어라? 전학온 녀석이 있네? 임아영!" "아영아.. 일어나.." 그녀는 아영이가 지명되자 한잠을 자고있던 아영이를 흔들어 깨웠다. 그녀 가 흔들어 깨우자 아영이는 아직 잠이 덜깬 멍한 눈으로 일어났다. "선생님이 너 부르셔." "네에.." 그녀의 말을들은 아영이는 반사적으로 대답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러나... 잠이 다 깬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니가 임아영이야? 어라? 상당히 예쁘게 생겼네. 뭐.. 그런건 둘째 치고.. 이문제를 풀면 어떻게 돼?" "에..." 아영이는 여전히 멍한눈으로 칠판을 바라보더니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 다. 그녀는 그 시선을 받으며 재빨리 말했다. "엿 됐어. 나도 몰라." 그녀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입가에 지은 웃음을 더욱 짙게 하며 선생님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서... 설마...' 그녀가 어떤 상황을 걱정하고 있을때 아영이의 입이 열리며 너무도 또렷한 목소리가 5교시의 나른한 교실속에 울려퍼졌다. "엿됨니다." 순간... 교실속을 흐르는 정적... 그리고... "푸하하하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실을 울렸다. 그녀는 역시 나쁜 예감은 언제나 적중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라는 곳은 6교시가 끝나면 청소라는 것을 하게 된다. 비싼 돈을 내고 학교를 다니는데 이런 강제노동까지 시키는 학교라는 곳을 그녀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고 청소를 하고 있는 다른 사람을 보고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복도를 닦고 있었다. "아아.. 이런거.. 귀찮아." 그녀와 함께 복도를 열심히 닦고있던 아수가 밀대걸레를 한쪽에 세워두고는 기지게를 켜며 말했다. 그녀도 약간 허리가 뻐근해 오던 터라 밀대걸레를 한쪽 벽에 세우고는 잠시 쉴려고 했다. "이거 뭐야? 청소는 안하고 뭐하는거야?" 그녀는 약간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머리가 약간 벗겨진.. 인상이 조금 좋아보이지 않는 선생으로 보이 는 사람이 그녀와 아수를 찢어진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조금 쉬었다가.." "누가 말대답 하라고 했어?!" 아수가 대답을 하려 하자 그 선생은 갑자기 아수의 말을 끊고는 말했다. 그 녀는 갑자기 이 선생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뭘 하는 거냐고 물어놓은 주제 에 말을 하려고 하니 말대답을 하지 말라니... 그녀는 이 선생이 과연 초등 학교는 제대로 나왔을까 의심을 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거 뭐야? 이건? 청소도 똑바로 못하나?" 그녀는 약간 화가 났지만 그래도 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에 묵묵히 세워 두었던 밀대걸레를 잡고는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잠시후 바닥을 다 닦고난 후 그녀와 아수가 밀대걸레를 씻으러 가려고 하자 그 선생이 어디선가 다시 나타나서는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이게 똑바로 한거야?! 사람이 걸어가면 미끄러 질만큼 닦아 놓으란 말이야 !" '그게.. .말이 되냐?' 그녀는 문득.. 저런 상식조차 없는 선생에게 무지하게 화가 나는 것을 느꼈 다. 그리고.. 아수가 낭으러 가려고 가지고 있던 밀대걸래를 하나 뺏어들고 는 대충 바닥을 문질렀다. 그리고 재빨리 손을 움직여 간단한 마법을 하나 사용했다. '그리스(사용하면 바닥이 무척이나 미끄러워집니다.)' 그녀는 그렇게 대충 닦아두고는 선생을 향해 말했다. "다했어요." "지금 장난 하냐? 똑바로 못하냐는 말이야? 이정도로 사람이 미끄러... 어 어?!" 그 선생은 그녀의 말에 약간 흥분을 했는지 그녀를 향해 움직이려 했다. 순 간... 그 선생의 발은 보기 좋게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어... 이거 뭐야?!" "미끄러 지도록 닦으라면서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그 선생은 일단 넘어지지 않기위해 벽을 붙잡고는 그 녀를 향해 걸어오려했다. 그 선생이 오른발을 내딪는 순간.. 오른쪽 다리가 쭈욱 미끄러졌다. 그러자 그 선생은 반사적으로 왼쪽다리를 뒤로 뻗으며 넘 어지지 않기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만족하셨나요?" 그녀가 말하자 그 선생은 더욱 얼굴이 붉어지더니 그 앞뒤로 벌리고 있던 다리를 힘겹게 중앙으로 모았다. 청소시간.. 복도에서 선생이 그런 엽기행 각을 벌이고 있자 주위에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서 구경을 하기 시작 했다. 아이들이 모여들자 그 선생은 어떻게 해서든지 빨리 일어나자는 생각에 발 모았던 발을 약간 움직였다. 순간... '찌익!' 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선생 의 양 다리가 양쪽으로 쭉 벌어졌다. "꺄아악!!" 몇몇 여자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그녀는 그선생의 아랫도리를 보며 담담하게 한마디를 쨮었다. "물방울 무늬로군요." 그녀는 그 말을 하고나자 왠지 옆에있는 아수가 황당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 었지만... 한번 스팀이 받은 그녀는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 에헤... 3연참입니다. 어쨋든 분량이 적으면 편수라도 많아야 ^^; 음... 일단 글이 늦게 올라온 이유는 말입니다.. 저라는 녀석이 워낙에 게 임을 좋아하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결국에는 영웅전설 5의 엔딩 을 또다시 봐버렸습니다. -_-; 거기다 토니호크 프로스케이터 2라는 마의 게임에 제 하드에 깔려있는지라 -_-; 음.. 그럼 이번에는 게임을 추천 해볼까요?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게임의 1순위는 영웅전설 시리즈입니다. 총 5편이 있는데.. 뭐.. 모두다 재미있습 니다. 1과 2는 지금 하려면 조금 구린 그래픽이겠지만.. 저를 컴퓨터 게임 이라는 악의 수렁으로 빠트린 마의 게임이지요. -_-; 그리고 3,4,5는 지금 봐도 괜찮은 그래픽.. (3탄과 4탄은 리메이크가 되었 습니다.)그리고 최고의 스토리를 자랑하지요. 영웅전설 시리즈를 한번 해보 신다면.. 엄청나게 잘써진 판타지 소설을 한편 읽은 기분이 드실 것 입니 다. 판타지 소설 읽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시는분... 영웅전설을 한번 플레 이 해보시길... 그린 그래픽이라고 포기하시지 마시고 말입니다. ^^;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좀 날려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요즘 그 런 것에 허덕이고 있다는 ^^; p.s 어쩌면... 글을 3개 쓰게 될지도... -_-; 『SF & FANTASY (go SF)』 2756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8-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07 04:17 읽음:90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복도를 걸어가며 자신에게 꾸벅 인사하는 학생들을 볼때면 언제나 즐 거웠다. 누군가의 위에 설 수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 선생이란 직 업은 그에게 너무나도 매력적인 것이었다. 그는 그렇게 복도를 지나서는 '상담실'이라고 쓰여져 있는 팻말이 달린 곳 으로 들어갔다. 그는 오늘 이곳에서 자신의 소중한 부분을 그런 무식한 힘 으로 타격을 준 그 학생에게 단단히 복수를 하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크크.. 멋지게 해주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선생 에게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장 피하려 하는 '정학' 혹은 '퇴학'이라는 특수 어빌리티가 있는 것이다. "아암.. 위대한 선생님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임에야.. 퇴학까지 가능하지." 그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는 그 학생의 예쁜 얼굴이 당황으로 물드는 모 습을 상상하며 혼자서 좋아하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바깥쪽에서 목소리가 들리며 문이 살짝 열리고는 그가 노리고 있던 학생이 웃는 모습으로 들어왔다. '그 웃음을 곧 없애주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는 그 학생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학부형의 모습을 봤다. 그리고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저게 사람이란 말이냐?' 190은 충분히 넘어보이는 키에.. 그 키가 오히려 작아보일만한 어깨넓이. 그리고...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따뜻할 것 같이 보이는 반짝이는 대 머리, 결정적으로.. 우는 아기도 울음을 그칠 것 같은 얼굴. 이 모든 것이 합쳐지면 한가지로 대변된다. '조... 조폭!! 아... 아니지.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는건 말이 안되지.' "음.. 앉으십시오." 그는 애써 태연한척을 하며 그 학부형에게 의자를 권했다. 그가 의자를 권 하자 그 학부형은 그를 향해 인상을 파악 찡그리더니 엄청난 속도로 그를 향해 다가왔다. '헤에엑!?' 그가 그렇게 속으로비명을 지를때 그 학부형은 그의 앞에서 우뚝 멈춰 서더 니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그를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현재 아영이의 보호자 되는 사람입니다." "아... 네.. 전 선생님 입니다." 그는 악수를 하며 더욱 경악을 하고 있었다. 손이... 엄청나게 크다. 저런 손이 주먹을 쥐고 그를 강타하면 그는 아마도 견디지 못하고 이승의 짧은 삶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렇게 혼자 생각에 잠겨있자 그 학부형은 그에게 인상을 쓰며 말했 다. "아영이가 뭔가 잘못한 것이 있습니까?" '....역시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되는 것이야.' 그렇게 생각한 그는 말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여기 앉아있는 학생이....." 그가 말하는 도중 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학부형은 갑자기 벽을 향해 팔을 뻗었다. "쿠웅!!!!" 벽이 울리는 소리가 육중하게 들렸다. 방의 한쪽에 세워져있던 캐비넷위의 상자가 약간 흔들리는 것 같았다. 캐비넷 위의 먼지가 위로 약간 날아오르 며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눈에 보일 정도였다. '... 저... 저... ' 그가 그렇게 경악하고 있을때 그 학부형은 그에게 이제까지 인상을 쓴 것중 가장 험악한 인상을 쓰며 말했다. "모기가 있군요. 그러니까.. 아영이가 뭘 어떻게 했다는 말입니까?" '내... 내가.. 그 모기라는 말이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긴장감에 입이 저절로 움 직이기 시작했다. "아... 이 학생은 너무나도 성실하며 타의 모범이 되는 모범학생이라는 말 입니다." "아.. 그런 것입니까?" "네.. 네." 그는 자신이 말을 하고도 뭔가가 어색한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 조폭같은 학부형도 그것을 느낀 것인지 이제 인간의 표정이라고 말할 수 없는 표정으 로 그를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 학부형은 그렇게 말하더니 그를 향해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그가 멍한 상태에서 악수를 하자 그 학부형과 학생은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 학생은 상담실을 나가며 그를 향해 친절한 웃음을 보이며 말 했다. "선생님. 상담이 아무리 중요해도 화장실 가는 것을 참는 것은 몸에 좋지 않아요." 그러나... 그에게 그런 말따위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현우 아저씨를 데리고는 상담실 이라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상담실 앞까지 온 그녀는 현우아저씨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저씨. 그래도 선생님이니까.. 정중하게.." "하하.. 아영아. 날 뭘로 보는거냐?" "문어." 그녀의 말에 현우아저씨는 약간은 멍한 얼굴로 그녀를 보고는 서있었다. 그 녀는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는 안을 향해서 말했다. "실례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가자 그 다지 넓지 않은 상담실에 그 선생님이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를 본 그 선생님은 그녀를 향해 반가운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후 어디가 아 픈 것인지 안색이 누렇게 변했다. '배라도 아프신건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우아저씨와 함께 그 선생님에게로 걸어갔다. 그 녀와 현우아저씨가 다가가자 그 선생님은 현우아저씨에게 의자를 권했다. "음.. 앉으십시오." 그 말을 듣자 현우아저씨는 선생님이 권한 의자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웃 으며 의자에 앉았다. 그 선생님은 현우아저씨의 대머리가 눈이 부신듯이 얼 굴을 팔로 가리고 있었다. '얼굴을 가릴 정도로 눈이 부신건 아닌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우아저씨의 옆에 놓여져있는 의자에 앉았다. 어 디선가 모기가 한마리 날아와서는 그녀와 현우아저씨의 주위를 날아다녔다. 현우아저씨는 선생님의 앞이라 정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위를 날아다니는 모기를 잡지 않고 선생님과 악수를 했다. '역시.. 배가 아프신 거야.' 그녀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선생님의 안색을 보며 생각했다. 아무리 상담 이 중요하다지만 저렇게 자신의 몸을 바치는 교육자 정신이라니.. 존경 받 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여기 앉아있는 학생이....." 그 선생이 이제 말을 하려는 찰나.. 현우아저씨의 주위를 날아다니던 모기 가 벽에 앉았다. 그리고.. 그순간을 놓치지 않고 현우아저씨는 팔을 뻗어서 는 가볍게 모기를 잡았다. '쿠웅'하고 벽이 울리긴했지만 말이다. "모기가 있군요. 그러니까.. 아영이가 뭘 어떻게 했다는 말입니까?" 현우아저씨가 말하자 그 선생님은 이제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른듯 얼굴 이 푸르죽죽해졌다. 그리고는 엄청난 속도로 말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들은 현우아저씨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현우아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선생님과 악수를 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 가려는 찰나.. 그녀는 그 선생님을 돌아보며 말했다. "선생님. 상담이 아무리 중요해도 화장실 가는 것을 참는 것은 몸에 좋지 않아요." 그녀의 말이 조용한 상담실을 울렸지만 그 선생님은 여전히 그녀와 현우아 저씨를 시선으로 배웅했다. 밖으로 나온 현우아저씨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아영아. 어때? 나 뭔가 표정이 이상하거나 하지 않았지?" "네에. 계속해서 웃는 얼굴이었어요." "하.. 다행이군." 그녀와 현우아저씨는 그런 대화를 나누며 계단을 내려갔다. 그녀는 계단을 내려가며 역시 선생이라는 직업은 힘든 것이라 생각했다. ---------------------------------------------------------------------- 음.. 그리고 아까 라니안에 올렸던 글은 화가 나서 올린 것이 아니라... 그 게 제 평소 모습이라는 ^^; 그리고 아까 라니안에 올랐던 것 같은 비난만 아니라면 비평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 음.. 애수. 노래가 다 좋군요. 현재 CD구입을 생각중입니다. 애수가.. 대만 에서도 많이 팔린다는 말이 있더군요. 역시.. 이영애는 대만에서도 인기가 좋은가 봅니다. 그럼.. 언제나 남기는 말이지만 추천 비평은 환영이구요. 좋은 하루 되세 요. p.s 멜 보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답장을 일일이 못드리고 있는 건... 일단 저도 본업이 학생이라는.. ^^;; 기말고사가 끝나면 답장은 꼬박 꼬박 적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SF & FANTASY (go SF)』 2756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49-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07 04:17 읽음:915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은 청소가 끝나면 1시간의 수업이 더 있다. 그리고.. 그 수업이 끝나고도 '보충'이라는 이름을 가장한 수업이 또 있다는 것은 그 다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다만... '선생이 싫은 것 뿐이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옆자리에서 속편하게 잠을 자고있는 아영이를 쳐다 봤다. 어디서 구해온 것인지 1980년대에 나온 스피커가 달려있는 소형 카세 트를 들고와서는 이어폰으로 연결해서 그것을 귀에 꽂고는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그렇게 잠을 자고도 지겹지 않은 것인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손에 쥐고있던 만화책으로 시선을 옮겼다. '바 람의 나라'라고 제목이 적혀진 그 만화책은 엄청난 작가의 게으름으로 인해 아직도 연재중인 만화책이었다. 물론... 그녀의 애독서 이기도 했지만 말이 다. 그녀가 그렇게 만화책에 집중하기 시작했을때 교실이 조용해졌다. 교실의 앞문으로 선생이라 불리지만 학생들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걸어 들어왔지만 만화책에 집중해버린 그녀는 알지 못했다. "뭐야?! 왜 인사를 안하는 거야?" 교탁앞에선 선생의 목소리가 들렸음에도 만화책에 집중한 그녀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녀가 계속해서 만화책을 보고있자 그녀의 앞자리에 앉아있던 여 학생이 말했다. "아수야!! 선생님 오셨어!!" 그 여학생이 아수가 보고있던 만화책을 건드리며 말하자 그녀는 재빠르게 만화책을 집어넣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차렷! 경례!" "반갑습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는 재빨리 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 선생 은 인사를 받는둥 마는둥 하면서 그녀를 아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 했다. "반장이라는 주제에.. 정신을 못차렸구만. 그리고... 거기 반장옆에 자고있 는 녀석! 내 수업이 듣기 싫다는 건가?" 그선생이 그렇게 말하며 아영이에게로 걸어왔다. 그녀는 아영이를 깨우려 했지만 그 선생은 어느새 아영이의 옆으로 다가와서는 엎드려 자고있는 아 영이를 흔들어 깨웠다. "얼씨구.. 잘한다! 귀에다가는 이어폰을 꽂고.. 내 수업보다는 이런 노래 나부랭이가 더 좋다는 말이지? 내 수업이 그렇게 싫냐?!" 그 선생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되서 멍하니 앉아있는 아영 이의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을 미니 카세트에서 뽑아냈다. 그러자... 그 미 니카세트에 달려있던 소형 스피커에서 자동적으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 했다. "씨발아 집어쳐라 닥쳐라 하! X까라 가라 저리 꺼져라....."(이거.. 노래입 니다. -_-; 아마 다 아실거라 생각하지만..)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자 교실은 정적에 휩쌓였다. 그 선생이 얼굴이 빨갛게 변해서는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을때 앞에 서있는 사람을 가만히 쳐 다보고 있던 아영이는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두... 둔탱이...' 그녀는 정말 저정도로 둔한 것도 국보급이라 생각했다. 물론.. 노래가사에 는 찬성하지만 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상한 사상을 가진 나라다. 분명히 수업시간이 아 님에도 불구하고 학생을 강제로 붙잡아 두고는 '자율'이라는 이름을 붙인 다. 그녀가 알고 있는 자율은 한마디로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이기 때문 에 이점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서 이 '야자'라고 불리는 것에 감독이라는 미명하에 자신의 개 인적 취미생활의 욕구를 채우는 변태선생들.. 자신들이 SM매니아이던지 무 엇이던지 그것이 학생에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도데체 왜 학생을 때리면 서 즐거워 하는지 정상인인 그녀로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아수야. 나 심심해." "공부하면 되잖아. 시험도 얼마 안남았는데..." "거기! 조용히 못해?!" 감독선생이 지나가며 그녀의 교실 안을 향해 소리쳤다. 아마도.. 그녀와 아 영이를 말하는 것임이 분명했다. '도데체.. 이렇게 잡아둔다고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녀는 그렇게 한숨을 쉬며 선생이란 작자들과 교육부에 앉아서 정치를 하 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아수야. 나 문제집 하나만 빌려줄래?" "어떤거?" "야! 거기! 여학생 둘. 조용히 하라고 했지? 이리 튀어나와!" '젠장!' 그녀는 속으로 욕을 하며 아영이를 끌고는 복도로 나갔다. 그녀와 아영이가 복도로 나가자 그 선생은 정말로 비린내를 풀풀 풍기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 다. "떠들지 말라는 말이 안들렸나? 그리고... 어라 못보던 녀석이네?" 그 선생은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있던 막대를 가장한 흉기로 아영이의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미친...'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입밖으로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만약 말을 꺼내 면 일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그렇게 속으 로 이를 갈고 있을때 아영이가 그 선생을 보더니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거... 치워줄래요?" "썅! 말도 똑바로 못하나? '치워 주시겠습니까?' 라고 말하는 거다!" 아영이의 말에 그 선생은 그 몽둥이를 치우지 않고는 아영이에게 말했다. 아영이는 그 말을 듣고도 그냥 방긋이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문득 그 웃음이 평소와 조금 틀린 느낌이라는 것을 받았다. '누.. 눈꼬리가 올라갔다...' 그녀는 그것이 아영이가 가장 화가 났을때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이 아영이가 손을 올려서는 그 몽둥이를 잡았다. -푸확!- 아영이가 몽둥이를 손으로 잡자 그 몽둥이 전채가 불에 타올랐다. "히에엑?!" 그 선생은 급하게 몽둥이를 떨어뜨리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아영이는 그 몽둥이를 집어들고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선생에게 말했다. "치워줘서 감사하군요." 그렇게 말한 아영이는 그 선생을 쳐다보며 입안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 러자 그 선생의 눈이 당혹으로 커지더니 슬슬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괴... 괴물!! 으아악!! 오.. 오지마!!" 그 선생은 그렇게 소리치며 급기야 복도를 뛰어서는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아영이를 쳐다봤다. 아영이는 이제 여느때와 다름없는 그 헤픈 웃음을 흘리며 그녀를 돌아보더니 말했다. "아수야. 저 사람 미쳤나봐. 헛것이 보이는가 본데?" 그녀는 아영이의 말에 고개를 저어보이고는 여기에 서있어야하나.. 아니라 면 교실로 들어가야 하나에 대해 고민했다. 그녀는 학교를 울리는 그 선생 의 비명소리가 왠지 기분좋게 들렸다. ---------------------------------------------------------------------- 음.. 아아.. 1편만 더 쓰면 50편이로군요. 음..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전 초. 중. 고등학교 교사들중 교사 같지도 않은 것들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물론... 정말로 존경을 받아야하는 선생님들도 계시 지만.. 그 교사라는 직종중 일부의 인간들은.. 정말 저런 것들이 사람을 가 르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족속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아. 뭐 괜히 흥분한 것 같군요. 쌓인 것이 많았나 봅니다. 음.... 또다시 만화책 추천을 하나 할까 합니다. 이번에 추천하는 만화는.. 러프 입니다. 네? 다 아신다구요? 그래도 추천합니다. 정말.. 이사람이 그 린 만화는 거의 대부분이 재미있지만.. 전 개인적으로 러프를 최고라고생 각합니다. 뭐.. 대부분이 보셨겠지만.. 이왕 생각이 난 것이라면 처음부터 다시 보시는 것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을... 음..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언제나 환영입니다. 『SF & FANTASY (go SF)』 2770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용량메꾸기용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08 05:41 읽음:775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고는 거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그의 등을 토닥이고 있 었다. 그의 아버지는 소파에 앉아서는 뭔가 집중해서는 그 영상이 나오는 상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하암..' 그는 간단히 하품을 하고는 그의 어머니 품에 안겨서는 이리저리 몸을 비틀 었다. 역시 그에게 얌전하게 가만히 있는 다는 것은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가 그렇게 몸을 비틀자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고 걸어다니던 것을 멈추고 는 언제나 그가 앉는 테이블 위에 그를 앉혔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와 아버 지는 뭔가 이야기를 나누며 살며시 웃음을 터뜨렸다. '이잇!! 나도 같이 웃자구!'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의 어머니가 아버지가 왜 웃는지도 모르는 상태 에서 같이 따라웃었다. "꺄하하하!" 그의 웃음소리를 들은 그의 어머니는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그를향 해 웃어보였고, 그의 아버지는 그의 볼을 잡아당기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 는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의 반응에 고개를 한번 갸웃거려 보고는 그 영상이 나오는 상자를 쳐다봤다. '어디엔가... 있을텐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테이블 위를 이리저리 둘러봤다. 그의 아버지 앞쪽 에 그 검은색의 물체가 놓여져 있었다. 그는 그리로 기어가서는 그 검은색 의 물체에 있는 튀어나온 부분을 하나하나 눌렀다. 그가 그것을 하나하나 누르자 영상이 바뀌고 소리가 커졌다가 작아지는 등의 일이 일어났다. '우아.. 여전히 신기하다아..' 그가 그렇게 그것을 이리저리 누르고 있자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를 그 냥 웃는 얼굴로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바뀌는 영상에 지 치지도 않고는 계속해서 그것을 눌렀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의 아버지가 그의 손에서 그 검은 것을 빼앗아 가려 고 했다. '우씨.....' 그는 왠지 그것을 넘겨 주기가 싫다는 생각에 그것을 끌어안고는 그의 아버 지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뭔가 말을 하면서 그에게 그 것을 빼앗아 가려고 했다. '우이씨.. 심술이 덕지덕지 붙은 아저씨!' 그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기는 말을하지 못한다는 것은 기정사실. 그러나.. 아기만의 언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생각한 말들을 아기들의 언어로 쨮어냈다. "아우우우!" 그가 그렇게 말하자 그의 아버지는 그의 얼굴을 잡고는 그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비벼대더니 그의 볼을 몇번 톡톡 두드렸다. 그리고... 그가 방심하 고 있는 사이.. 그가 가지고 있던 그 검은 물건을 빼앗아 가버렸다. '아앗!! 야비해에!!'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약간은 화가난 상태로 그의 아버지를 노려봤다. '으잇! 할줄 아는 말이라도 있었으며언!' 그는 뜻은 상관없어도 할줄 아는 말이라도 있었다면.. 그의 아버지에게 그 게 무슨말이던지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때 문득... 그 영상이 나오는 상자 에서 그의 귀를 뚫고 지나가는 말이 들렸다. '에에.. 중간부분이.. 생각이 안나지만.. 에라 모르겠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의 아버지를 빤히 쳐다봤다. 그의 아버지가 그를 웃는 얼굴로 쳐다보자 그는 조금전 들었던 말을 그의 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손으로 그의 아버지를 가리키고는 그대로 따라했다. "내가.... 띠다바디야?!" 그가 말을 내쨮는 순간... 그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얼어서는 그를 멍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갑자기 몸을 뒤로 돌리더니 소 파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이다. 역시... 그의 부모 님은 이해 불가능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텔레비젼을 틀어서는 요즘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었다. 그에게 중요한 소식들도 간간히 들려오고 있었기에 그는 텔레비젼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 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시간이라 그의 아내는 딸을 재울 생각으로 품에 안고 는 등을 토닥이며 거실을 이리저리 걷고 있었다. 그는 그런 그의 아내를 보 며 그냥 새어나오는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 다시 텔레비젼으로 눈을 돌렸다. 잠시후 그의 아내는 딸을 재우는 것을 포기해 버렸는지 딸을 테이블 위에 앉히고는 그를 향해 말했다. "요즘... 일이 많이 터지나 보지요?" "뭐.. 그렇게 많이는 아니지. 그나저나.. 회사는 잘 돌아가고 있는거야? 회 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놀아서야.."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 잖아요." 그와 그의 아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서로 바라보고는 살짝 웃었다. 그와 그 의 아내가 그렇게 웃고 있자 그의 딸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그와 그의 아내 를 돌아보더니 너무도 귀여운 웃음을 터뜨렸다. "꺄하하하!" '여... 역시.. 너무 귀여워엇!!'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딸을 토실토실한 볼을 한번 쭈욱 잡아당겨봤다. 그러 나 그의 딸은 그런 그의 행동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앞쪽으로 기어와서는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리모컨을 집어들었다. 그리 고는 그것이 신기한 것인지 하나하나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재미있나보네.." 그의 아내는 그런 딸을 보며 살포시 웃으며 딸의 행동을 쳐다봤다. 짧은 팔 과 작은 손가락으로 리모컨을 하나하나 누르는 모습은.. 정말 보지 않은 사 람은 알지 못할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다. "음.. 이시간 쯤이었는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채널을 돌리기 위해 아영이가 가지고 있는 리모 컨을 손에 쥐려고 했다. 그러자 아영이는 뭔가가 불만인듯 상당히 샐쭉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봤다. "아영아. 아빠가 다른 곳에 볼것이 있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영이 손에 쥐어진 리모컨을 뺏으려 했다. 그러자.. "아우우우우!" 아영이는 고개를 도리도리흔들며 귀여운 소리를 냈다. '귀... 귀엽다앗!!' 그렇게 생각한 그는 아영이의 얼굴을 붙잡고는 아영이의 이마에 자신의 이 마를 비벼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영이의 손에 들려있던 리모컨을 살짝 뺏 어서는 채널을 돌렸다. "음.. 당신도 이영화 재미있게 봤었지?" "네에." 그의 아내는 그의 물음에 웃으며 대답했다. 텔레비젼에서는 영화 '친구'의 엔딩부분이 나오고 있었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장동건이 이호성에게 내쨮는 한마디.. 그는 그것을 보고는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채널을 돌렸다. 그가 채널을 돌리자 테이블위에 앉아있던 그의 딸이 갑자기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눈을 샐 쭉하게 떳다. 그리고... 그를 향해 갑작스런 한마디를 날렸다. "내가.... 띠다바디야?!" 순간.... 그의 전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는 그는 얼어붙어버 렸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소파를 쥐어뜯으며 웃음을 참으려 노력하고 있 었다. 역시... 그의 딸이 보스였다. ---------------------------------------------------------------------- 자자... 분량을 맞추려면 한 4편을 더 써야 할듯... 날이 새버렸군요. 행복 하군요... 4편을 더 어느새월에 쓰남.. 쩝. 좋은하루 되시구요. 잠시후에 다시 올릴 수 있다면... 쿨럭.. p.s 이건.. 책에 분량이 모지라서 써서 올리는 겁니다. 아마 조만간에 삭제 가 될듯 ^^; 『SF & FANTASY (go SF)』 2770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용량메꾸기용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08 06:15 읽음:697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오랫만에 집의 옥상에서 현우를 불러서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의 날씨였지만 비가 온뒤의 옥상은 그다지 덥지가 않았다. "비가 온 바로 다음날 치고는 날씨가 무척이나 좋군요." "음.. 하늘이 이정도로 맑아보이는건 정말로 드물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에 놓여있는 국민술인 소주를 한잔 마셨다. 그가 잔을 들어올려 비우자 그의 앞에있는 현우도 덩달아서는 잔을 비우고 있었 다. "하하.. 그러고 보니.. 형님과 처음 만나서 제가 엄청나게 두들겨 맞은 다 음에 이렇게 소주를 마셨었지요?"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냐?" "당연하지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먹싸움에서 진 날인데요." 그는 현우의 말을 들으며 공연히 옛날 생각이 나서는 주위를 둘러봤다. 한 쪽의 의자에는 그의 아내가 딸을 무릎에 앉히고는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 키며 즐겁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형님. 형수님과.. 아영이는 이렇게 보니.. 정말로 닮았군요." "당연하지. 모녀간인데."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에 놓여있는 술을 다시 들이켰다. 그가 그렇게 빠 른속도로 술을 마시자 딸을 안아든 그의 아내가 그에게 걸어와서는 말했다. "여보. 술은.. 천천히.. 그리고 적당히 마시는 거에요." 그는 아내의 말에 살짝 웃어보이고는 알겠다는 뜻으로 다시 술잔을 채웠다. "여보오.." "하하. 알았다구. 천천히 마실게." 그와 그의 아내가 그렇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있자 현우는 약간 심심해진 듯 그의 아내의 품에 안겨있던 아영이를 안아들었다. 현우가 아영이를 안아 들자 아영이는 하늘을 쳐다보며 손을 뻗고는 소리를 냈다. "아우..." 아영이의 시선을 보고서는 현우는 대충 눈치를 채고는 아영이를 자신의 목 에다가 태웠다. 아영이를 태운 현우는 천천히 옥상을 걸어다녔다. "현우 저녀석.. 어울리지 않게 애를 잘보는데?" "음.. 천성인가보죠." 그와 그의 아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현우는 아영이를 목에다 태우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천천히 걷던 현우는 그와 그의 아내에게 천천히 걸어왔다. "내료조.." 술자리 근처로 오자 아영이는 현우에게 내려달라는 떼를 썼다. '에에.. 손에 들고있는건.. 수성펜?' 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을때 아영이는 술이 차려진 탁 자위에 내려서더니 현우에게 말했다. "현우아찌! 뒤 도라바바!" "왜에?" "뒤 도라바바!" 역시 아이의 순진함과 우김에는 이길 수 없었던 듯이 현우는 웃으며 뒤로 돌았다. "푸.. 푸웃!" "크... 크큭!!"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와 아내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아영이는 탁자위에서 웃으며 현우의 머리를 가리키더니 말했다. "달달 무신달.. 웅.. 현우아찌 머리가티 둥근다알~!" 아영이의 노랫소리를 들은 현우는 그제서야 그와 그의 아내가 웃고있는 이 유를 눈치채고는 재빨리 뒤로 돌아서는 손으로 뒷머리를 문지르기 시작했 다. "크.. 크크큭.. 현우.. 너.. 너무.. 닮았어.." "푸... 푸웃..혀.. 현우씨.. 왜.. 하늘에.. 떠있어요..?" 그와 아내의 말을 들은 현우의 얼굴이 어두운 가운데서도 확연히 알아볼 만 큼 붉어졌다. 어두운 밤하늘로 아영이와 그와 아내의 웃음소리가 퍼져나갔 다. 그의 어머니는 어머니의 무릎에 앉아서는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손을 잡고는 밤하늘의 별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별이 북극성이라는 거에요. 그리고.. 저기 국자같이 생긴 별 7개 가 북두칠성 이라는 거구...." 그는 그렇게 아무렇게나 밤하늘에 널려있는 별들을 보고 모양을 상상하는 그의 어머니의 상상력에 찬사를 보내며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밤하늘에 떠 있는 유난히 둥근달이 그의 눈에 띄었다. "마마.. 저기.. 달에 있는 저 거믄거는 모야?" "응.. 저건 달나라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 거에요." "테끼?" "응. 토끼." '음... 떡방아를 찧는 토끼라... 대단해.. 대단해..'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역시 이세계에도 신기한 생물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밤하늘을 계속해서 올려다봤다. 그의 어머니는 그렇게 한참을 그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의 아버지와 현우아저씨가 술을 마시는 자리로 걸어갔 다. "여보. 술은.. 천천히.. 그리고 적당히 마시는 거에요." 그의 어머니는 그의 아버지가 술을 급하게 마시자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그의 아버지는 웃으며 술잔에 다시 술을 부었다. 그렇게 그의 어머니와 아 버지가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있자 현우아저씨가 그를 안아들었다. '우우.. 밤이라 더 반짝이는 거 같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현우아저씨의 대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현 우아저씨는 그를 보며 웃어보이더니 자신의 목에 그를 태웠다. 그는 약간은 높아진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 봤다. '에... 얼레?' 그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가 다시 현우아저씨의 뒷머리를 쳐다봤다. '또... 똑같잖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둥근 보름달을 보고는 그 떡방아 찧는 토끼의 모양을 기억했다. 그리고 이공간에 넣어둔 쓰는 것이 가능한 펜을 하나 꺼 내들고는 현우아저씨의 뒷머리에 그 토끼를 그려넣기 시작했다. '우와아!! 진짜로 똑같네에?!' 그가 그 떡방아를 찧는 토끼를 다 그리자 현우아저씨는 그의 어머니와 아버 지를 향해 걸어갔다. "내료조.." 그의 말에 현우아저씨는 조금전까지 그의 아버지와 술을 마시던 탁자에 그 를 내려놓았다. 그는 현우아저씨를 가만히 보다가 역시 예술작품은 멀리서 보는 것이 제멋이라고 생각하고는 말했다. "현우아찌! 뒤 도라바바!" "왜에?" "뒤 도라바바!" 그의 말에 현우아저씨는 별말없이 뒤로 돌았다. 그러자.... "푸.. 푸웃!!" "크.. 크큭.." 뒤에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자신의 예술작 품이 원본과 너무도 유사함을 느끼고는 한마디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에.. 그러니까.. 그 노래가...' 그는 언제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달을 소재로 한 노래를 생각해 내 고는 그것을 불렀다. "달달 무신달.. 웅.. 현우아찌 머리가티 둥근다알~!" 그는 중간부분이 생각이 나지않아 즉석가사로 대체했지만 왠지 자신의 마음 에 꼭 들어버렸다. 뒤쪽에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제는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현우아저씨는 이제 얼굴이 붉어져서는 당황한 눈빛으 로 그와 그의 부모님을 쳐다봤다. '으음.. 역시 이렇게 달이 밝은 날은 예술적 능력을 자극한다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밤하늘을 향해 기분좋게 웃었다. 역시.. 달이 밝은 날이 좋은 날이다. ---------------------------------------------------------------------- 미쳐버린... 것... 같습니다. 이런.. 작가를 위해 추천이나 비평 날려주실 생각은.. 없으시겠지요? 조금있다가 또 올라갈까요? 과연? 콜록... 좋은하루 되세요. 『SF & FANTASY (go SF)』 2809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0-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11 02:09 읽음:502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Story Of Fantasy 보통.. 교무실 이라 불리는 곳은 선생들이 집단적으로 몰려있는 곳이라 떠 들기가 힘들다. 그러나... 그것이 야자시간이 되면 무척이나 틀려진다. 교 무실에 선생이 몇명 있긴 하지만 그들은 모두 학교를 감독하느라 교무실에 있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교무실의 바로 옆에 붙어있는 그의 반이 야자시간이 되면 시끄럽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이.. 인규야." "왜?" "날개 흉내좀 내봐." 그의 말에 인규는 보고있던 만화책을 내려놓으며 입가에 살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일어나서는 뒷문에서 고개를 내밀고는 좌우를 둘러보기 시 작했다. "망 잘봐라. 응?" 인규의 말을 들은 그는 웃는 얼굴로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를 본 인규는 뒷문으로 살짝 나가더니 복도를 천천히 걸어가 닫혀져 있는 앞문 까지 갔다. 그리고.... "임마들아! 내가 보고싶었나?" 익숙한 경상도 사투리와 함께 앞문이 열리며 인규가 들어왔다. 반의 아이들 모두가 처음에는 움찔한 표정이었다가 잠시후 들어온 사람이 인규인 것을 알아보자 모두 입에 미소를 띄우기 시작했다. "어쭈? 웃나? 내가 그렇게 귀엽게 비나?" 인규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돌아서 칠판에 놓여있는 분필을 집어들고는 무언가를 칠판에 적기 시작했다. -난 바보다.- 인규가 칠판에 그런 글을 적자 아이들 모두가 이제는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 다. 인규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자신도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또다시 경상 도 사투리로 말했다. "임마들아! 내말이 곧 진실이다! 그러니까 칠판에 적어논 거도 사실이라는 거다. 알겠나?" 이제는 창가쪽의 여자아이들도 모두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그 또한 인규가 너무도 똑같은 말투와 행동을 하자 책상에 엎어져서는 키득거리며 웃기 시 작했다. 그는 책상에 엎드리는 순간.. 문득 자신의 옆에 누군가가 앉아있다 는 것을 알았다. '누구지? 에.... 헤에엑?!! 나.. 날개?' 그는 너무나도 놀라서는 몸이 뻗뻗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지금 그의 옆자 리 - 인규의 자리다 - 에는 지금 인규가 흉내를 내고있는 학주.. 그러니까 날개가 웃으며 인규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얼어서는 멍하니 있는동안 반의 아이들은 날개의 존재를 눈치채고는 하나둘씩 조용히 하기 시작했다. '인규야.. 죽으면 고이 묻어줄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흉내를 내고있는 인 규의 둔감함에 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그 둔한 인규는 이제 흉내가 절정 에 도달해 있었다. 멀쩡한 분필을 잡고는 3조각으로 부수더니 한조각씩 칠 판을 향해 던지며 '알겠나!'를 한자씩 끊어서 말했다. "임마! 흉내를 낼라면 똑바로 내라! '알겠나!'가 아니라 '알긋나!'다! 알긋 나?!" "이씨.. 그럼 니가 흉내 한번 내보라구!" 인규는 그의 옆에 앉아있는 학주에게 담담해 대꾸를 하며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완전히 얼어서는 현실감각을 상실한 것 같았다. 그런 인규를 본 학주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서는 언제나 들고다니는 몽둥이로 인규의 종아리를 살짝 건드리며 말했다. "이놈보게.. 와 얼어삣노? 재미이떠만. 더해봐라!" "제.. 제가 어찌 감히 위대하고도 위대하신 선생님의 흉내를 낼 수..."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해라." 날개는 그렇게 말하며 인규의 종아리를 살짝 때렸다. 그리고는 인규를 향해 군대식의 명령조로 이야기 했다. "자 지금부터 윗통을 활딱 다 벗는다! 실시!" "무.. 무슨.." 인규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물어보자 날개는 다시 말했다. "임마보소.. 군기가 빠졌네? 우에 옷입은거 다 벗으란 소리다." 날개의 말이 떨어지자 인규는 웃으며 위에 입고있던 교복과 런닝을 벗어던 졌다. "오호.. 몸 좋네? 좋다! 이상태로 나가서 운동장 3바퀴 돌고온다! 실시!" "네엣!!" 인규는 대답을 힘차게 하고는 복도로 뛰어나가 계단을 내려갔다. 잠시후... "우와아!! 멋지다!" "꺄~~ 인규 화이팅!!" 그의 반 학생들 모두가 텅 비어있는 운동장을 윗옷을 다 벗고 뛰어 돌고있 는 인규에게 환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의 반의 학생들의 소리가 무척이나 컷던 것인지.. 잠시후에는 전교의 학생들이 모두 인규를 내다보며 환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인규는 그런 환성이 들리자 교실쪽을 향해서는 두손을 흔 들며 운동장을 돌았다. '하아.. 철면피...' 그는 그의 친구가 역시 어떤면으로 정말 대단한 녀석이라 생각했다. 그는 언젠가 인규의 얼굴두께를 재어보기로 결심하고 있었다. 그녀는 야자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옆에서 인규오빠때문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아수를 향해 말했다. "집에가자." "에휴... 알았어." 그녀의 말에 아수는 가볍게 대답하고는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그녀는 아수 와 함께 천천히 계단을 걸어내려갔다. 그녀와 아수가 교실 밖을 나서자 눈에 띄는 사람 2명이 앞쪽에 걸어가고 있 었다. "아! 인규오빠랑 명호선배다!" "아는척 하기도 부끄러워." 그녀의 말에 아수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와 아수가 이야기를 나누자 인규오빠와 명호선배가 목소리를 알아들은 것인지 뒤로 돌아서는 그 녀를 향해 다가왔다. "음.. 오늘도 같이 가기로 했지?" "네에!" 명호선배의 말에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그녀와 명호선배를 보던 인 규는 놀라는 눈빛을 지으며 그녀와 명호선배에게 말했다. "오오.. 벌써 그런 사이가 된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이 바보야!" 인규오빠의 말을 명호선배는 가볍게 끊어버리고는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그녀는 그런 명호선배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인규오빠를 멍하니 쳐다보 다가 입을 열었다. "인규오빠는 변태로구나!" 그녀가 인규 오빠를 향해 가볍게 웃으며 말하자 인규오빠의 인상이 파악 찌 그러졌다. 그리고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내가.. 왜 변태야?!" "옷벗고 좋아하면 변태라는데?" "누... 누가 그래?!" "아수가." 그녀의 말에 인규오빠는 잠시 복잡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아수를 향해 시 선을 돌렸다. 그리고... "박카스양.. 누가 변태라구우?!" "서.. 선배.. 아니.. 꺄아악!!" 아수는 인규오빠의 상태를 보더니 재빨리 도망갔다. 그리고.. 인규오빠는 그런 아수를 잡으러 뛰어갔다. 그녀는 역시 아수와 인규오빠의 사이는 무척 이나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선배. 우리도 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명호선배의 손을 잡았다. 명호선배의 손은 언제나 따뜻했다. '손이 차가운 사람이 마음이 따뜻하다는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선배의 손을 놓지 않고는 집쪽을 향해 걸었다. 그래도... 차가운 것 보다는 따뜻한 것이 더 마음에 드는 그녀였다. 그것 이... 손이던지 마음이던지 말이다. ---------------------------------------------------------------------- 에헤... 50화? 입니다. 그런데 워낙에 분량이 적다보니 그런 기분도 나지 않는군요. 오늘은 피곤해서 1편만 쓰고 패스~~ 입니다. 음... 새벽 2시로군 요. 왠지 배가 고프다는.. 아.. 그리고 그란디아2가 나왔군요. 전 나왔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구해서 해볼까... 생각중이지만.. 전 게임에 한번 빠지면 글은 뒷전 이 되는지라... 그렇지만.. '그란디아'라는 타이틀 명이... 음.. 역시.. 구 해서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군요. 음.. 오늘 겟 백커스 8편을 봤습니다. 여전히 재미있는 만화..(히죽) 원피 스의 캐릭터들 만큼 마음에 드는 캐릭터들이라는.. 뭐 그런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겟 백커스라는 만화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군요.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언제나 환영합니다. 『SF & FANTASY (go SF)』 28185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11 23:43 읽음:97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땀을 잘 흘리지 않는 체질이었다. 그런 이유로 학교를 갔다와서도 샤워를 하지 않은 그녀는 짧은 반바지에 면티를 가볍게 입고는 언제나 처럼 2층의 베란다로 나갔다. 시원한 밤의 바람이 그녀의 전신을 스치고 지나갔 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온 긴 머리가 바람에 날리자 그녀는 그 머리를 살짝 잡고는 맞은편에서 멍하니 그녀를 보고있는 명호선배를 향해 웃으며 말했 다. "선배. 잠 안자도 돼나요?" "뭐.. 난 올빼미 족이라서 말이지.." 그녀는 명호선배의 말에 잠시 눈을 깜빡이며 명호선배의 얼굴을 쳐다봤다. 명호선배의 얼굴이 왜인지 모르게 붉어졌을때 그녀는 입을 열었다. "에헤.. 뭐.. 선배의 눈이 동그랗고 커다래서 올빼미 같긴하지만..." "그.. 그런 의미가 아닌데.." 명호선배는 뭔가 그녀에게 해명을 하려 했지만 그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 고는 베란다의 난간위에 살짝 올라섰다. 여전히 불어오는 밤바람이 그녀의 몸을 더욱 심하게 스쳐지나갔다. "저.. 저기.. 내려오는 것이 더.." 그녀가 난간위로 올라가서 서있자 그녀를 보고있던 명호선배가 뭔가 말을 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그녀는 그런 명호선배에게 가볍게 웃어보이고는 그 녀집의 난간에서 명호선배가 기대고있는 난간으로 살짝 뛰어넘어갔다. 그리 고 베란다로 뛰어내려서는 명호선배의 옆에 나란히 붙어섰다. '헤에.. 역시 체온이라는 것은 좋아..' 그녀는 명호선배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서는 웃으며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수만개의 별들이 그녀가 어릴때에나 지금이나 무척이나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밤하늘을 올려다 보던중 옆에 닿아있는 명호선배의 심장고동 이 느껴지자 명호선배에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 흥분했나요? 심장고동소리가 들리네요." "아.. 에... 어..." 그녀는 명호선배가 깜짝 놀라면서 무엇인가 설명을 하고 싶어하는 것을 보 며 난간에 몸을 기대고는 가만히 명호선배를 쳐다봤다. 명호선배는 귀까지 붉어진 얼굴로 그녀에게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저.. 저기.. 아영아.." "때르르르릉!!" 명호선배가 힘들게 입을 열었을때... 그녀의 집안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 다. 그녀는 전화소리를 듣고는 곧바로 난간을 건너뛰어서는 그녀의 방에 이 어져있는 베란다로 뛰어넘어갔다. "선배.. 좋은밤 되세요." 그녀는 명호선배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여 전히 시끄럽게 벨소리를 울리고 있는 전화기의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네." "아영아!! 아빠다!!" 그녀는 수화기에서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웃으며 말했다. "아빠.. 또 엄마랑 싸웠어요?" "어허.. 넌 이 아빠가 무슨 엄마하고 맨날 싸우는 사람인지 아냐?" "아뇨. 엄마한테 매일 맞는 사람이지요." 그녀의 말에 수화기 저쪽에서 헛바람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 렇게 헛바람을 삼키고 있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담담히 한마디를 던졌다. "아빠는.. 절대로 엄마한테 못이겨요." "...." "그런데.. 할말이라도 있나요?" "아.. 그래. 다음 달쯤에 한국에 갈 예정이니까.. 그렇게 알아두라고." "네에.. 그럼.. 아빠. 더하면 전화세 나와요. 국제전화잖아요." "잠깐.. 딸네미! 목소리좀 더..." 그녀는 수화기에서 들려나오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무시하고는 수화기를 놓 아버렸다. 그녀는 그렇게 수화기를 놓고는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혼자 살기 에는 너무도 넓어보이는 거실의 중앙에 놓여져있는 소파로 걸어가서는 앉았 다. 소파에 앉은 그녀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조그마한 반지를 꺼내들었다. '실리스...' 그녀는 그 반지를 쥐고는 아직도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한 사람의 이름을 속으로 불렀다. 그렇게 반지를 쥐고는 심각한 고민을 하던 그녀는 작게 입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직은.. 때가 아니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쳐다봤다. 언제부 터인가.. 이 세계가 더욱 더 익숙해져 버린 그녀였다. 그는 자신의 옆에 바싹 붙어서는 아영이를 느끼고는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 했다. '이.. 이여자야.. 가슴이 닿잖아..' 그러나 그는 그 말을 입밖으로 내지는 않고 그렇게 닿아있는 상태에서 가만 히 아영이를 쳐다봤다. 아영이는 그런 그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분이 무척이나 좋은 듯이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 었다. '아..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을때 아영이가 갑자기 밤하늘 을 쳐다보고 있던 시선을 그에게로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선배... 흥분했나요? 심장고동소리가 들리네요." 그는 내심 XX한 생각을 했던터라 왠지 찔리는 질문에 귀까지 붉어져서는 뒤 로 후다닥 물러섰다. 그는 귀가 화끈 거리는 것을 느끼며 뭔가 해명을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아... 에... 어..." '으아악!! 내가 무슨 초등학생이냐?!'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아영이를 향해 입을 열었 다. 얼굴은 여전히 붉어진 채로 말이다. "저.. 저기.. 아영아.." "때르르르릉!!" 그가 입을 열기가 무섭게 아영이의 집에서 전화소리가 울려나왔다. 그 전화 소리를 듣자 아영이는 가볍게 난간을 넘어서는 자신의 집 베란다로 올라섰 다. 그리고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선배.. 좋은밤 되세요." 그는 이번에야 말로 '좋아한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터에 말이 끊기자 왠 지 허무한 심정이 물밀듯이 올라왔다. 그는 아영이가 방안으로 사라져 버리 자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서는 책상앞에 앉았다. "역시! 편지를 쓰는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연습장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연습장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끄적이기 시작했다. "오오.. 그대는 아름다운.. 에헤.. 뭐.. 저하늘의 별도.. 푸하하핫!! 이놈 아!! 니가 무슨 1960년대 노래가사라도 쓰는거냐? 초등학생이 써도 그것 보 다는 좀더 세련되게 쓰겠다. 푸하하하!!" 그는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서는 연습장을 가리고 급히 뒤 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그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이 배를 잡고는 웃고 있었다. 왠지 울컥해져 버린 그는 옆에있던 베게를 잡아서는 그의 아버지에 게 던지며 소리쳤다. "뭐... 뭐가 그렇게 즐거운 거에요!" "푸.. 풋.. 우리 아들이 너무 귀여워서 말이지... 덩치는 산만한 녀석이.. 그대는 너무도 아름다운... 크?! 닭살이 돋는다 이녀석아!" 그는 아버지의 말에 얼굴이 붉어져서는 막무가네로 아버지를 방에서 밀어내 버렸다. 그리고 문을 잠그고는 다시 책상에 앉아서는 연습장을 폈다. '지.. 진정.. 이것이 내가 적은 것이란 말인가앗!!' 그는 자신이 적은 것을 보고는 돋아나는 닭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페닉 의 상태에 빠져버렸다. 역시... 사랑이란 어렵고도 어렵다는 것이다. ---------------------------------------------------------------------- 음.. 이제서야 주제가 슬슬 드러나는 듯.. 음.. 아마도 이글을 읽으시는 분 들은 저라는 녀석이 아무 생각없이 글을 쓴다고 생각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글도 분명한 주제가 있다는 -_-; 그 주제라는 것이 아영이의 내면에 관한 것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음.. 뒤로 가면 처음의 분위기가 약간은 퇴색될지 도.. 조금 어두운 이야기가 나오려나? 흠.. 그렇지만 저라는 녀석이 어두워 봐야 겠지요. ^^; 어차피 어둡다.. 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녀석이라 말입니 다. 음.. 지금 시험기간이지요. 연재가 조금 느려질지도 모르겟습니다.(어.. 어 이.. 지금보다 더 느려지면 어쩌자는 거야?) 그렇지만 저도 본업은 학생인 지라.. 뭐... 기다리는 분 계시나요? ^^;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언제든 환영입니다. 『SF & FANTASY (go SF)』 28196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12 02:57 읽음:1009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아영이를 끌고 등교를 하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녀에게 손을 잡힌채로 아직도 눈을 반쯤 감고는 끌려오는 아영이를 보며 그녀는 여 전히 한숨을 쉬고는 학교를 올라가는 오르막을 올라갔다. 그녀가 그렇게 오르막을 오르던중 눈을 반쯤 감고있던 아영이가 갑자기 눈 을 번쩍 뜨더니 걸음을 멈추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아영이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아영이를 쳐다보자 아영이는 그 녀를 향해 방긋이 웃으며 말했다. "아수야.. 좋은아침! 에헤.. 그런데 여기가 어디야?" '.. 지금까지.. 잠자던채로 온거냐?' 그녀는 정말로 아영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는 그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가 교문을 통과했다. 얼마전의 경험도 있었던 터라 그녀와 아영이는 운동장을 가로지르지 않고 운동장 가로 난 길을 따라서는 교실로 걸음을 옮겼다. "에헤.. 조용하다." "당연하지. 지금이 몇시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녀는 자신의 손목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7:10 이라는 숫자를 보고는 한숨 을 쉬었다. 고등학생들에게 아침의 10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 지 안다면 그녀의 한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와 아영이가 그렇게 건물로 들어서자 왼쪽 복도에서 누군가가 걸어왔 다. 그녀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흠칫하는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는 인 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녀가 인사를 하자 옆에있던 아영이도 엉겁결에 인사를 하는 듯 했다. 그 런 그녀와 아영이를 본 교장선생은 그녀들에게 다가와서는 웃는 얼굴로 말 을 건냈다. "학생들. 학교에 일찍 나왔네. 그런데.. 학생. 본관이 어딘가?" "네. XXX 박 가입니다." 그녀는 교장선생의 물음에 재빨리 대답했다. 이런걸.. 아영이가 알리가 없 는 까닭에 그녀는 교장선생이 아영이에게 묻지 않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 것은 바램으로 끝나버렸다. "학생은? 본관이 어딘가?" "네에?" 교장선생의 물음에 아영이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 를 쳐다봤다. 그런 아영이를 본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아영이이게 말했다. "조상이 누구냐고 묻는거야." "아아~~!" 그녀의 말에 아영이는 알겠다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당당히 교장선 생님을 바라봤다. 그리고... 너무도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있게 말했다. "제 조상은 원숭이 입니다." 그녀는... 5월의 중순도 추울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고등학생에게도 토요일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날이었다. 한국에는 군 인과 고등학생은 사람이 아니라고도 하지만.. 다음날 편히 쉴 수 있다는 것 은 충분히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고3은 제외지만 말이다. "아아.. 토요일이다아!!" 그녀는 옆에서 기지게를 켜고있는 아수를 보고는 여전히 즐거운 사람이라는 생각에 웃음을 짓고는 다음시간의 교과서를 꺼내서는 책상위에 올렸다. 그 녀가 그렇게 수업준비를 하자 아수가 놀라서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우와!! 아영아! 수업준비를 다 하네?" "우웅.. 그러니까.. 담임선생님 시간이잖아?" 그녀의 말에 아수는 약간의심스러운 눈빛을 그녀에게 보냈지만 그녀는 그다 지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가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서 자리에 앉자 종소리가 울리며 때맞추어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야들아! 한시간만 더하면 집에가니까.. 그런의미에서 자습하자.." "우와아아아!!" 담임선생님의 말이 떨어지자 아이들 모두가 함성을 지르며 광분하기 시작했 다. 그런 아이들의 반응을 가만히 지켜보던 담임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라고.. 말하면 나도 좋겠지만 진도가 너무 빡빡해서 수업한다. 자. 반장! 인사."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 모두가 '우~!'라는 소리를 냈지만 선생님은 그런 아 이들의 반응은 웃음으로 가볍게 무시해버렸다. "차렷! 경례!" "반갑습니다." 인사가 끝나자 담임선생님은 교과서를 펴들고는 오늘 수업할 부분을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2년을 살다가 온 아영이에게는 자장가로 들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어쭈! 임아영? 잠을 자냐? 그럼 잠 깨는 의미에서 내가 읽은부분 다음부터 읽어봐라." 그녀는 깜빡 졸다가 일어난 터라 어디를 읽어야 할지 모를때 옆의 아수가 하는 나즈막한 말이 들렸다. "48쪽... people is..부터.." 그녀는 아수가 알려준 부분을 찾아서는 그부분을 담임선생님 보다 훨씬 더 유창한 발음으로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궜라~ 궜라~"(알아 들을 수가 없음...) 그녀가 유창한 영어로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자 반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가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단.. 옆에 앉아있는 아수만을 제 외하고 말이다. "그만. 거기까지. 이야.. 임아영. 니가 나보다 더 잘하는 거 같은데? 그. 렇. 지. 만. 수업시간에 잠자는 건 안된다. 정 잠이 오면 뒤로 가서 서있는 건 허락해 주지." "네에." 그녀는 담임선생님이 웃으며 하는 말에 웃으며 대답을 하고는 자리에 앉았 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담임선생님은 웃으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이거.. 이거.. 선생이라고 잘난척도 못하겠는데? 나도 공부를 조금 더 해 야지.. 원." 그녀는 담임 선생님이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입가에 미소를 띄 울 수 있었다. 그렇게 수업을 진행하던 선생님은 이제 아이들이 슬슬 지겨 워 할때쯤에 교과서를 놓더니 다른 화제로 말을 돌렸다. "야! 너희들.. 내 별명이 뭔지 아냐?" "애로 드래곤이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눈마저 반짝이 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 거참.. 요즘에 뜬 연애인 XX비디오를 내가 아직 못구해서 말이지.. 친구녀석은 봤다고 자랑을 하는데..."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하자 그녀는 묵묵히 그런 선생님의 잡담을 들었다. 옆 에있던 아수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것인지 입가에 띄운 미소를 지울 줄을 모르고 선생님의 잡담을 듣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선생님의 잡담을 듣다가 문득 손을 들고는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 "어? 아수야? 왜?" 그녀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모두 그녀를 쳐다보자 선생님을 향해 환한 미소 를 띄우며 말했다. "그런거 좋아하시면 부인한테 버림 받아요." "서.. 설마. 우리 마누라가 이런걸 들을리는..." 담임선생님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그런 말을 하다가 문득.. 뒷문에서 시선 을 멈추고는 약간 경직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녀가 뒷문을 쳐다보자 미술 담당의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을 쳐다보며 약간은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던졌다. "당신.. 아니.. 김용성 선생님... 오늘 토요일이로군요. 방과후에... 집에 서 봅시다!" 미술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갈길을 걸어갔다. 그녀는 그런 담임선생님 을 향해 웃으며 한마디를 던졌다. "에헤.. 선생님도 맞고 사나요? 그럼 XX를 떼버려야 한다는데..."(누가 가 르쳐준 말일까요? 룰루~~ 출판때는 고쳐야지...) 그녀의 말을 들은 담임 선생님과 아이들은 모두 하얗게 타버려서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역시... 그녀는 한마디가 강했다. ---------------------------------------------------------------------- 음.. 이건 연참으로 먹히지 않는 것인가요?(싱긋) 레포트가 예상외로 일찍 끝나서 한편 더 써서 올립니다. 음.. 잘하면 한편 더 쓸지도 모르겠지만.. 음... 모르겠군요. ^^; 50화 축하해주신.. 0130(한영수)님.. 그리고. a2118(최현준)님, 믿고쉬퍼 (김종순)님.. 모두 감사 드립니다. 꾸벅.. ^^ 그럼 추천.. 비평. 언제든 환영이구요. 좋은하루 멋진하루 행운이 넘치는 하루가 되시길~ 『SF & FANTASY (go SF)』 28777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3-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16 02:05 읽음:928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딩동.. 딩동.." "차렷! 경례!" "수고하셨습니다." 그 말과 함께 토요일이라는 날에만 있는 오전수업이 끝나버렸다. 그렇지만 주위에 보이는 학생들을 아무나 붙잡고 물어본다고 해도 수업이 빨리 끝났 다는 것에 대해 반감을 보이는 학생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책상을 뒤로 끌었다. '청소'라는 강제 노동이 끝나야지만 집으로 가 서 편히 쉴 수 있는 것이기에 그녀는 군말없이 책상과 의자를 뒤로 끌어서 는 빗자루를 집어들었다. '에휴.. 빨리가서 쉬어야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교실 바닥을 쓸었다. 그녀가 천천히 교실바 닥을 쓸고 있을때 같은 청소 당번이라도 교실 여기저기 모여서는 수다를 떨 고 노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뭐.. 그런 것에 이미 익숙해져버린 그녀이 지만.. 아영이는 아마도 그것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음... 저애들은 왜 청소를 안하는 거야?" "하기 싫으니까 하지 않는 거겠지." "그런게 어디있어!" 아영이는 그녀에게 그 한마디를 남기고는 들고있던 빗자루를 들고는 그 놀 고있는 아이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담담히 한마디를 던졌다. "너희들도 청소를 해야 빨리 끝날거 아냐!?" 낮은 목소리이긴 했지만 교실에 있는 모든사람이 들을만큼 또렷한 목소리이 기도 했다. 아영이의 목소리가 교실안을 퍼져나가자 한쪽에서 빈둥빈둥 놀 고있던 아이들은 잠시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뭐야? 무슨 상관인데? 니가 무슨 선생이라도 되냐? 별 거지같은걸 다 보겠 네." "저기 청소 열심히 하고있는 녀석들이 있는데 우리가 뭐하러 청소를 해? 바 보 아냐?" 아이들이 한소리 한소리를 할때마다 아영이의 입가가 1mm씩 올라가는 것 같 더니 급기야... 입만이 웃고있는 아영이만의 특이한 표정이 지어졌다. 그녀 의 경험에 의하면 저 표정은.... '사고를 터뜨리기 직전의 표정...' "그렇다는... 말이지?" 아영이는 여전히 입만을 살짝 말아올린 상태에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뿌직!- 아영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무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 는 소리가 난 곳을 보고는 벌어지는 입을 다물 줄을 몰랐다. 아영이는 빗자 루의 자루를 손으로 쥐고있었다. 손이 약간 떨리는 것으로 봐서는 그것을 꽉 쥐고 있는 것 같았다. -뿌직!- 다시한번 소리가 나자 빗자루는 2동강이 나서는 교실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녀를 포함한 교실의 모든 아이들이 턱이 빠져라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을때 아영이가 주먹을 쥐고있던 손을 풀었다. 쥐어진 손에서... 몇초전까지 '나 무'라고 불리는 것들이 이제는 가루가 되어서는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청소... 안할래?" 여전히 입은 웃고있는 모습...그러나 그 표정이 더욱더 살벌해 보이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던지 놀고있던 아이들이 빗자루와 밀대를 향해 돌격했다. 그녀는 아영이에게로 다가가서는 여전히 다물어지지 않는 턱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너... 가끔씩 니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 아니야?" "에헤.. 당연하지. 난 사람인걸." '그.. 그말이 아니잖아!' 그녀는 속으로 그렇게 소리를 쳤지만 어느새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아영 이의 얼굴을 보면서 속으로 눌러참았다. 눈을 거의 감은체로 아무것도 모르 는 표정으로 웃고있는 모습.. 그녀는 가끔씩 그런 아영이를 보면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아수야." "왜?" "너 위험한 생각하고 있지?" "무... 무슨 소리야?" 그녀는 너무도 당혹한 나머지 말마저 더듬으며 아영이에게 말했다. 위험한 생각.. 일지도 모르는 생각이었기에 왠지 찔리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를 가 만히 쳐다보던 아영이가 말했다. "누가 그러는데.. 내 얼굴 보면서 가만히 서있는 사람은 위험한 생각을 하 는 사람이라는데? 그런데 뭐가 위험한 생각이야?" 그녀는... 정말로 순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렇게 물어보고있는 아 영이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아영이의 가정교육에 대해 심각하 게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그는 가방을 메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귀찮게 목에 걸려있는 넥타이를 풀 어버리고는 옆에 앉아있는 인규의 뒷덜미를 잡고는 말했다. "가자." "짜식.. 또 도전이냐?" "오늘은 이겨주지." 그는 인규에게 그렇게 살벌하게 말하고는 함께 학교밖으로 향했다. 학교에 서 이어진 내리막을 내려온 그와 인규는 학교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오락 실'이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오락실은 그와 인규보다 학교에서 빨리 내려온 학생들로 꽉 차있었다. "아아! 이 승부욕을 불태우는 분위기..." "시쓰냐?" "감수성 예민한 사나이의 발언에 그런 반응이라니.." "쇼를 해요. 하여튼." 그의 말에 인규가 그의 목을 꽉 졸라버리자 그는 캑캑거리면서도 어떻게 빠 져나왔다. 그렇게 인규의 팔에서 빠져나온 그는 아이들이 몰려있는 오락기 근처로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백원짜리를 하나 꺼내서는 오락기에 넣었 다. 그가 동전을 넣자 인규가 그의 다음에 동전을 넣었다. "네가 지면 내가 화려한 복수전을 해주지." "너... 바보냐?"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조금전까지 게임을 하고있던 사람이 상대에게 지고 일어나자 그가 앉아서는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캐릭터를 골랐다. "특훈을 한 실력을 보여주지." "훗... 둔재는 노력해도 천재를 이길 수 없는법.." "왕자병 자식." 그는 인규에게 그 한마디를 던지고는 게임을 시작했다. 격투게임.. 이라고 하면 일단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그였기에 그는 빠른 움직 임을 보이며 상대에게 다가갔다. 상대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가만히 서있는 것 같았다. '별거.. 아닌거 같은데..'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잠시 후... "져... 졌다." 그의 말을 들은 인규는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그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서는 스타트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너 바보냐? 저런 초보자한테 지고? 변변한 기술도 하나 못쓰는 구만.." 인규는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게임을 시작했다. 그리고.... "너나.. 나나.. 똑같다.. 똑같아." "이.. 이럴리 없어! 다시!" 인규는 그렇게 소리친후 다시 동전을 넣고는 도전했다. 그리고..1분후... "..... 말도안돼애!" "안돼긴 뭐가 안돼? 돼니까 진거잖아." 그와 인규가 그렇게 투닥거리고 있을때 맞은편 오락기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수야! 또 이겼어!" 그와 인규는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 그리고 남자의 목소리라고 생각할 수 없는 고음의 목소리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코너를 돌아서는 맞은편 오락 기에서 게임을 하고있던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 "임.. 아.. 영.." "음.. 그래. 내가 좋아하는 여자라면 게임도 잘해야지. 아암." 그와 인규의 말을 들은 것인지 게임을 하고있던 아영이와 옆에서 보기만 하 고있던 아수가 그와 인규를 쳐다봤다. 그리고 아영이의 입이 열렸다. "얼래? 인규오빠하고 명호선배 였어? 너무 바보같이 못한다.." 그와 인규는 동시에 이제 오락실도 접어야 할때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 고 지나갔다. 그리고.. 옆에서 가만히 그것을 보고있던 아수의 한마디가 그 들의 생각에 못을 박았다. "아영이 오늘 이거 처음한다는데?" 그와 인규는 동시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 음.. 오락실의 구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격투게임은 오락기를 서 로 맞은편.. 그러니까. ㅓㅏ 이런식으로 두대씩 마주보게 이어서 배치를 해 둡니다. 그래서 상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요. 음.. 전 26일까지 시험입니다만.. 벌써 방학을 하신 분들이 계시더군요. 부 럽... 군요.(훌쩍..) 3일동안 15분을 자고.. 오늘 학교를 가지 않는 관계 로... 12시간을 내리 잤더니 머릿속이 머엉.. 한것이 죽을 맛이로군요. 무 슨 숙취에 시달리는 기분입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라고 말해도 없을듯.. ^^; 『SF & FANTASY (go SF)』 28778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4-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16 02:05 읽음:938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집으로 들어와서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근 처에 놓여져있던 오디오의 리모컨으로 음악을 틀고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 학교라는 곳에 다니는 것이 생각 외로 피곤한 것이기에 그 녀는 축 늘어진 상태로 한참을 그렇게 눈을 감고 있었다. "배고프네.." 그렇게 감고있던 눈을 뜨게 만든 것은 '배가 고프다'라는 너무나도 원초적 인 본능에 의해 눈을 뜨고는 식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내가 할줄아는 요리가... 라면... 밖에 없나? 아니지. 전자렌지로 뭔가 덥 혀서 먹는 것도 할 수 있겠네.' 라면 이외에 할 줄 아는 것이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왠지 기뻐하고 있었지 만 언제나 인스턴트 식품만 먹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냉장고에서 이것 저것을 꺼내서는 뭔가를 할 준비를 했다. 준비를 다 끝낸 그녀는 일단 밥통에 쌀과 물을 적당하게 넣은후 전원을 넣고 뚜껑을 닫았 다. "그다음은.." 그렇게 말한 그녀는 눈빛을 반짝이며 식칼을 집어들었다. 그렇게 칼을 집어 들고 흐뭇한 미소를 흘리던 그녀는 근처에 있던 도마를 앞에다 놓고는 도마 위에 당근과 감자를 올렸다. 왠지 모르게 살벌한 미소가 한번 흐른 후.. 그 녀는 과감히 감자를 먼저 썰어갔다. -파악!- 얼마나 강하게 내려 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칼이 플라스틱 도마에 꽉 박 혀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힘조절.. 힘조절을 외치며 도마에서 칼을 뽑아들 었다. 그순간... '띵동'이라는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초인종 소리 가 들리자 뽑아든 칼을 그대로 들고는 밖으로 향했다. 그는 집을 나와서는 아영이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을 옮긴다고 해봐야 바로 옆집이기에 집에서 나와서 5초도 걸리지 않아 아영이의 집에 도착했다. '아아.. 처음 보고 뭐라고 해야하나..' 여자가 혼자사는 집.. 이라는 것은 남자에게는 왠지 거북스러운 것이 사실 이다. 아니.. 거북스럽다기 보다는 왠지 기대된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 지만 말이다. 그는 점심이라도 초대를 하자는 생각에 초인종을 눌렀다. 음식솜씨는 자신 이 있는 그였기에 집에 어머님이 계시지 않기는 하지만 점심정도는 충분히 해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초인종의 소리가 울려퍼지자 안에서 '예'라는 말이 들리며 문이 벌컥 열렸다. "헤에엑?!!" 그는 문이 열리자 마자 보이는 날카롭게 날이 벼리어져 푸르게 빛나보이는 식칼을 보고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에.. 얼래?" 뒷걸음질 까지는 좋았지만 자신이 서있는 곳이 계단 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있던 그는 곧바로 뒤로 쓰러져 땅바닥에 넘어졌다. "아야야야.." "선배?" 그가 넘어진 것을 본 아영이는 바로 집밖으로 뛰어나오더니 그를 일으켰다. 그리고 담담하게 잘 벼리어져 푸르게 빛나는 식칼을 그의 목에다 들이대며 말했다. "선배! 괜찮아요? 다친 곳은 없고요?" '니가.. 조금만 더 흥분하면 목숨이 위험할 것 같은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아영이가 들고있는 식칼을 떨리는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 이것 때문에 조만간에 다칠 것 같은데.." "에? 내가 이걸 왜 들고있지?"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식칼을 집어던졌다. 그것도.. 위로. 공중부양의 기술을 선보이던 식칼은 중력의 실존함을 몸소 보여주며 땅으로 내리꽂혔 다. 땅에 닫기 얼마전 그 식칼은 그의 옆머리를 몇가닥 자른후 4CM정도가 땅에 박혔다. 그의 얼굴은 너무도 아름다운 파란색으로 변했다. "선배. 마침 점심 준비중이었는데.. 먹고 갈래요?" "내가 메인이냐?" "네?" 그는 자신이 아영이를 좋아하는 것이 너무도 무모한 것이 아닌가.. 문득 생 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저 웃는 얼굴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 였다. "이야아... 선배. 요리 너무 잘해요. 꼭 엄마같아." "그거.. 칭찬이냐?" "당연하지요. 난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너무 좋아요." 아영이는 그가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는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 고있었다. 그는 그렇게 요리를 하면서 어떻게 요리를 하면 이런 상황이 연 출되는지.. 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반으로 갈라지기 직전의 도마.. 여기 저기 깨어져 있는 접시들.. 무슨.. 전쟁터이라도 난듯한 분위기다. "자. 맛이나 봐."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하고있던 감자조림을 하나 젓가락으로 집어서는 아영 이를 향해 내밀었다. 그 내밀어진 감자조림을 낼름 받아먹은 아영이는 우물 거리며 그것을 먹더니 말했다. "이야아! 선배. 최고에요." "당연하지. 요리 경력이 2년이나 된다구." "에헤.. 그래요? 선배 엄마는 뭘 하시는데요?" 그 말을 들은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그 손가 락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아영이는 그를 보던 고개를 한번 갸웃해 보이고 는 말했다. "저기.. 2층에는 아무도 없는데.." 그는 아영이의 말을 듣고는 허탈한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입으로 말했다. "돌아가셨어." "에헤... 미안해요." "별로.. 네가 미안할 것은 없어. 그 뺑소니를 친 녀석이 미안해야 하는거 지. 자. 먹자."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음식들을 식탁으로 옮겼다. 잠시 어색한 분위기가 흐 르자 그는 말을 꺼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아영이의 입이 열리며 말 했다. "저기.. 어떤 기분이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 "글쎄... 하여튼 엄청 슬펐던거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아." 그가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영이는 아영이 답지 않 게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말했다. "저기.. 엄청 슬펐지요? 그렇지요?" "그래. 그렇지만.. 뭐. 지금은 괜찮은걸. 자. 빨리 먹어. 안먹으면 내가 다 먹는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영이가 젓가락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꽤나 커 다란 소리가 울렸다. 아영이는 젓가락으로 식탁을 내리친 상태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정말로 심각한 분위기를 잡고 있었다. '심각할때.. 너무 방방 뛰었나?" 그는 그런 고민을 하며 화가 났으면 어쩌나.. 라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마음을 졸이고 있을때 아영이가 숙이고 있던 머리를 들더니 살기가 날리는 눈빛을 그에게 보내며 한마디를 날렸다. "다먹으면... 사생결단이에요." "....." 문은 열열려있지 않았지만 거실에 찬바람이 한번 쓸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는.. 역시 아영이는 대단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 너.. 무 짧다. 라고 말하시는 분.. 저는 시험기간이라는 말입니다앗!(절규) 쿨럭.. 26일까지 시험이라니.. 망할교수.. 교통사고 나서 입원이나 해버려 라앗!! 음.. 다음편은.. 외전으로 갈 계획입니다. 입니다만.. 쿨럭.. 잘 될지.. 전 번 외전도 쓴다.. 쓴다.. 해놓고는 근 한달이상 걸려서 써냈다는 -_-; 아.. 추천. 비평은 언제든 환영이구요. 좋은하루 되세요. p.s 아... 그란디아2.. 정말 하고싶다는.. 그런데 돈이 없다아아아.. 『SF & FANTASY (go SF)』 29045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외전 : 그의사정-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18 00:48 읽음:74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의 사정- 나는 내가 평범한 녀석이라 생각했다. 아니... 평범한 녀석이었다. 밤에 잠 을 자서는 아침에 일어났고, 밥을 먹고 살았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 이 좋았고, 시험기간이 되면 벼락치기라고 하지만 공부도 했다. 언제나 웃 으며 살려고 노력하시는 아버지가 있었고, 꼼꼼하시긴 하지만 아버지와 닮 은 꼴의 성격을 가지신 어머니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나는 성격이 꽤 밝았던 것 같다.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도 꽤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중학교라는 곳에서는 성적이 중상위권에 운동을 잘하는 녀석이 인기가 많기 마련이다. 나는 그런 녀석들 중의 하나였다고 생각한 다. 그날은 아마 중학교의 시험이 모두 끝나고 한가할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언제나처럼 열려있을 문을 잡아당겨 열고는 들어가려했다. "덜컹!" 내가 바라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아니라 문이 잠겨서 무엇엔가 걸린 소리가 들렸다. 난 어머니가 어디론가 나가셨다는 것을 깨닫고는 언제나 주머니속 에 넣어다니는 열쇠를 꺼내서는 문을 열었다. 익숙한 집안의 풍경이 펼쳐지 자 나는 운동화를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깨 끗하게 청소가 되어있는 집안은 어머니의 깔끔한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었 다. 난 2층의 내방으로 올라가서는 가방을 침대위에 집어던지고 나는 듯이 아래 층으로 내려왔다. 배가 고파진 나는 식당으로 들어가 뭔가 먹을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당시.. 나는 요리를 할 줄 몰랐다. 그런 이유로 냉장고 속에 아무리 싱싱하고 좋은 야채가 있다고 해도.. 아무리 맛있어보이는 고기가 있다고 해도 내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양파를 요리하지 않고 먹을 정 도로 난 바보가 아니었다. "체엣! 엄마는 어딜 간거야?" 그 당시까지 나는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난 그렇게 말도 되지 않는 투정을 하고는 싱크대를 이리저리 뒤졌다. 싱크대 아래쪽에 몇개의 라 면이 보였다. 난 그것을 꺼내서는 싸고있는 비닐을 뜯어내고 싱크대에 놓여 있던 냄비에 물을 담아서 가스랜지에 올렸다. 불을 켜자 '딱'하는 소리가 들리며 파란색 불꽃이 냄비의 아랫쪽을 감쌌다. 난 하품을 하며 그 냄비속 의 물이 끓어오르기를 기다렸다. 잠시후 냄비속의 물이 끓어오르기 시작하 자 난 뜯어놓았던 라면을 그 물속에 넣고 스프를 넣은다음 젓가락으로 그것 을 꾹꾹 눌렀다. 아마도.. 어머니가 내가 일찍올 것을 알면서도 어디론가 나가버렸다는 생각에 화가 났던 것 같다. 어머니는 나만을 위해 사는 사람 이 아닌 나와 똑같은 사람임에도 말이다. 다 끓은 라면을 식탁으로 가져와서는 천천히 먹었다. 라면이라는 것은 그다 지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밤에 하나쯤 끓여서 먹는 것은 꽤 괜 찮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물이 너무 조금 들어간 것인지 라면은 약간 맵고 짠맛이 느껴졌다. 역시.. 라면도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것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난 내가 아마도 요 리라는 것은 절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맛없는 라면을 다 먹 어치웠다. 그때쯤.. 전화가 울렸다. 난 전화기의 소리가 울리는 곳으로 가 서는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수화기의 저쪽에서 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 다. "명호야! 농구하러 가자!!" "좋지!" 난 그렇게 말하고 수화기를 놓고는 내방으로 올라갔다.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신발장안에 모셔두었던 가벼운 농구화를 신고 는 난 집을 나섰다. 문을닫고 열쇠를 잠그자 '달칵!'하는 안정적인 소리가 들렸다. 난 손에 농구공을 쥐고는 근처의 학교를 향해 뛰어갔다. 그때는... 아직 어렸었다. 저녁노을이 붉게 저물어 갈때쯤 난 집으로 뛰어왔다. 온몸에 흐르는 땀이라 는 것이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집앞에 도착한 나는 열쇠로 문을 열고 는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때마침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난 가볍게 수화 기를 집어들고는 말했다. "네에. 여보세요." "... 명호냐. XX병원으로.. 지금 와라."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내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의 목소리. 왠지 무거운 분위기였지만 난 그런 것을 신경 쓸 만큼 섬세한 녀석이 아니었나보 다. "음.. 샤워만 하고 금방 갈께요." "아니.. 지금 당장 와라." 난 왠지 아버지의 그 강압적인 말투에 화가 났던 것 같다. 약간 토라진 음 성으로 '네에'라고 대답한 나는 거실에 농구공을 아무렇게나 굴려두고는 밖 으로 향했다. 아버지가 말한 병원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뛰어간다면 5분이 면 충분했다. 난 이미 흘려버린 땀을 화끈하게 흘리자는 생각에 병원까지 힘차게 뛰었다. 스쳐지나 가는 바람이 무척이나 기분 좋았다. 지나가는 여 자의 보라빛 머리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입구에서 담배를 물고는 날 기다리고 있 었다. "아빠! 왜요?" 내가 아버지를 부르자 아버지는 피우고 있던 담배를 휴지통에 던져버리고는 가만히 내손을 잡고는 걸음을 옮겼다. 아버지는 그렇게 날 이끌고는 병원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평범한 문의 앞에서 한숨을 한번 쉬더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난 아버지를 따라 그냥 들어갔다. 방안의 풍경은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었다. 보통사람에게는 말이다. 넓은 방에 침대가 있고, 그 침대위에 사람이 누워있고, 약간은 푸르스름한 조명 의 그렇고.. 그런방. 그렇지만... 그 그렇고 그런 방이 아버지와 나에게는 무척이나 의미가 깊은 방이었다. 그 침대위에는 내가 어머니라고 부르는 사 람이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어머니라고 부르는 사 람은.. 나의 아버지가 '여보'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침대옆에 놓여있던 의자에 앉아서는 이미 창백해진 어머니의 손을 꽉 잡았다. 난 잠시 넋이 나간 표정으로 침대로 다가가 어머니의 얼굴을 만 져봤다. 꽉 다물어진 입술과.. 감겨진 눈. 어머니의 눈은 한국사람으로는 드물게 약간 녹색빛이 감도는 갈색이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 입술을 열 어서 내게 '이녀석아! 공부좀 해라? 응? 음.. 그럼 엄마가 맛있는거 해줄 게.'라는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건.. 현실감이 없었다. "왜죠?" 난 그때 내가 무엇을 묻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너무도 어두운 분위 기에 무슨 말이던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말한 건지 모르겠다. 내 의 미없는 말을 들은 아버지는 얼굴을 들어 날 바라봤다. 입은.. 웃고 계셨다. 그렇지만.. 눈은 울고 계셨다. 그런 아버지의 웃는 입이 열리며 날 향한 말 이 튀어나왔다. "뺑소니야.. 미안하구나.." 난 아직도 아버지가 무엇이 미안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이 날 향 한 것인지 아니면 창백한 얼굴로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 어머니를 향한 말 인지 아직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때는 무척이나 화가 났었나보다. 아버지가 나에게 미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난 그때 어떤 얼 굴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빠른 걸음으로 그방의 밖으로 나와서 문을 닫았다.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난 그때.. 누군가가 죽었을때 지내는 '장례식'이라는 것을 처음 치뤘다. 어 머니의 친척들은 상당히 많았다. 그들은 모두 어머니의 사진 앞에 엎드려서 는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난..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도난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다. 어머니의 장례식때 온 사람들은 모두 날 보며 불쌍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 고. 내가 기특하다고 했다. 난 그런 사람들이 말을 하면 그냥 고개만 끄덕 였다. 난 그때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저들은 내 나이때에 어머니를 잃 어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야..'라고. 그것은 어린애의 질투심이었는지도 모 르겠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장례식 때 술을 많이 드셨다. 내가 아는 아버지는 술을 즐기실 뿐.. 취하실 정도로 드시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날의 아버지는 상 대가 있다면 상대와 같이.. 상대가 없다면 혼자서라도 계속해서 술을 드셨 다. 얼굴이 붉어질 정도였다. 그렇지만... 난 아버지가 그때만큼 싫었던 일 이 없었던 것 같다. 어머니의 시체는 화장을 해서 한줌의 잿가루로 변해버렸다. 난 아버지가 그 뼛가루를 강가나 호수에 뿌려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한손 에는 그 뼛가루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내 손을 잡고는 근처의 무척이나 높은 빌딩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당신.. 언젠가 저 높은 곳에서 날아보고 싶다고 했지?"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빌딩의 옥상에서 어머니의 뼛가루를 모두 뿌 려버렸다. 어머니의 뼛가루가 다 날아가자 아버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 다. 그때..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명호야!" 아버지는 내 이름을 부르며 날 껴안으려 했다. 그러나.. 난 아버지를 뿌리 쳤다. 그때의 난 아마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지켜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 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그때의 난 아버지를 싫어했다. 어머니를 화장한 다음날... 난 왠일인지 아침에 무척이나 눈을 빨리 떳다. 난 습관적으로 학교를 갈 준비를 하며 세수를 하고는 옷을 갈아입었다. 그 리고 가방을 한손에 들고 아침을 먹으로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는.. 아 버지가 어울리지 않는 앞치마를 두르고 식사준비를 하고 계셨다. "아! 명호야! 음.. 이거 무척이나 맛있게 됐다. 먹어봐!" 아버지는 날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난 그렇게 유쾌하게 아버지에게 뭔가 화가 났던 모양이다. 난 아버지를 향해 그때.. 처음으로 크게 소리쳤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 거에요?! 어머니가 돌아가신게 그렇게 즐거워요?!" 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다만.. 그 슬픈 눈이 어렸 던 내 마음에도 걸렸다. 그렇지만.. 난 그런 것을 이해할 만한 나이가 아니 었나 보다. 아니.. 정신 연령이 어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에게 그렇게 소리치고는 난 아침을 먹지않고 집밖으로 뛰어나왔다. 아버지에게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그 때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중학교의 모든 시험이 끝났던 터라 그 당시의 나는 하교가 무척이나 빨랐 다. 일찍 돌아온 나는 잠겨있는 문을 열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외쳤다. "다녀왔습니다!" 내 목소리가 비어있는 집안에 울려퍼졌다. 역시.. 어머니는 계시지 않았다. 어머니는 언제나.. 내가 학교를 갔다가 오면 손수 문을 열어주시며 웃는 얼 굴로 내게 '잘 갔다 왔니?'라는 말을 던지며 웃어주었다. 이제.. 그 웃음을 볼 수가 없었다. 기분이 우울해진 나는 내 방으로 올라갔다. 가방을 침대에 던져두고 아래층 으로 내려갔다. 배에서 '꼬로록'이라는 소리가 나자 나는 또다시 습관적으 로 소리쳤다. "엄마! 배고파!" 내 외침이 다시 텅 빈집안을 울렸다. 그리고 난 깨달았다. 어머니는.. 계시 지 않는다. 이제 내게 웃어줄 어머니도.. 내가 배가 고프다고 할때마다 뭔 가를 만들어 주시던 어머니도.. 공부를 좀 하라고 닥달을 하시던 어머니도 이제는 계시지 않았다. 어머니는... 어디로 가신 것이 아니다. 어머니는.. 죽은.. 것이다. "끅... 흑... " 난.. 그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언제나 지금 살고있는 집이 3명이 살기에는 너무 넓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2명이 살기에는.... 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언제나 말이 꽤 많았던 내 말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집안에서는 여전히 아버지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나 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아버지의 탓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아니...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살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말수가 줄어든 나는 천천히 분위기조차 어두워졌다. 그때가 되자 나와 친했 던.. 내가 친구라고 여겼던 녀석들은 모두 내 주위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 까지 몰리자.. 난 아마 그때 거의 사는 것을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내 그런 어두운 분위기가 아이들의 눈에는 무척이나 거슬렸던 것 같다. 그 때.. 난 '따'라는 것을 당했다. 아이들은 내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 나.. 그런 것은 상관이 없었다. 내가 그들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졸업을 앞둔 어느날... 같은 반의 녀석들이 날 학교뒤뜰로 불러냈다. 그리 고 한녀석이 내 가슴을 치며 말했다. "너 새꺄! 진짜 마음에 안들어. 알아?"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날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했다. 맞는 것.. 그때는 우스웠다. 그딴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 다면.. 이라고 생각 했는 지도 모른다. 그날 이후로 반 아이들은 심심하면 날 건드리기 시작했다. 누가 어떻게 건 드려도 반응이 없자.. 오기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인간을 때리는 것이 기쁜 것인지 그들은 언제나 날 건드렸다. 그런 날이 계속되자 내 얼굴 에는 상처가 늘어갔다. 아버지는 그런 나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난 아버지가 싫었다. 그렇게 혼자서는 죽을 용기조차 가지지 못한채 나는 중학교를 졸업했다. 정 말로 의미없는 하루.. 하루.. 가 지나가서 난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있었 다. 그때도 여전히 아버지가 차리시는 아침은 먹지 않았고, 아버지와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그럴때 마다 아버지는 내게 무척이나 슬픈 눈을 보였지 만 입은 언제나 웃고 계셨다. 난.. 그런 아버지가 싫었다. 고등학교 수업의 첫날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여전히 아무런 생각없이 내게 배정된 자리에 앉아서는 앞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내 옆에 앉 은 누군가가 내 어깨를 치며 말했다. "야! 뭐가 그렇게 풀이 죽어있냐?" 나는 옆에서 들린 말에 고개를 돌렸다. 처음보는 녀석이 그에게 친한 듯이 말을 걸고 있었다. 그는 내가 돌아보자 인상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음.. 이름은 최인규. 염색체는 XY다. 뭐.. 세상의 반이 XY지만 말이야. 나 로서는 XX의 염색체를 가진 사람이 내 옆에 앉았으면 좋겠지만 말이지. 어 쨋든 1년동안 잘 부탁해."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그런 인규 의 말에도 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무표정한 시선선을 다시 앞으로 돌려버렸 다. 그런 내 행동에 인규는 어이가 없었는지 헛웃음을 지었지만 더이상 날 귀찮게 하지는 않았다. 인규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무척이나 좋았다. 일단.. 상대방의 기분을 잘 알 고 있었으며.. 말도 상당히 잘했다. 성격도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 래서일까? 인규가 상대의 기분을 잘 알아채어서인지 나를 귀찮게 하지는 않 았다. 난 여전히 말이 없고 어두웠기 때문에 주위에 나에게 말을 거는 사람 은 없었다. 다만.. 인규가 가끔씩 내게 웃으며 농담을 하곤 했지만.. 그때 의 나는 그런 농담따위에는 웃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올라와서 3월달이 다간 후 4월달 쯤이었던 것 같다. 난 키가 꽤 나 컷기 때문에 인규와 함께 제일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교실의 뒷문 에서 누군가가 들어오더니 날 향해 말했다. "뭐야? 왕따자식.. 여기 있잖아? 재수 옴붙었군." 그렇게 말한 그녀석은 자신이 사회에 불만이 많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행동을 하며 내 뒷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짜악!'이라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새꺄! 말 씹냐?" 그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내 옆구리를 발로 차버렸다. 난 숨넘어 가는 소 리를 냈지만 아무도 그녀석을 말리지 않았다. 중학교때 싸움좀 했다는 소리 가 있었기에 누구도 말리려 들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가 그녀석에게 말을 걸자 그녀석이 웃으며 말했다. "저새끼? 엄마도 없는 호로새끼야. 진짜 재수없어." 아마도... 난 그때 내가 기억하기로 처음.. 정신은 남아있고 이성이 없는 상태로 간 것 같았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녀석은 얼굴에 피를 흘리 며 땅에 쓰러져 있고, 난 의자를 들어서는 쓰러진 녀석을 내리 칠려는 순간 이었다. 인규가 뒤에서 내 팔을 잡고 있었다. "넌 뭐야!" 난 여전히 흥분한 상태였기에 의자를 내려놓고는 주먹으로 인규의 턱을 때 렸다. '퍽'이라는 소리가 울려퍼지며 인규가 땅바닥에 쓰러졌다. 내게 맞고 는 쓰러진 인규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더니 벌떡 일어나서는 내 뺨을 때렸다. "정신차려!" 뺨을 맞아서일까? 아니면.. 인규의 목소리 때문일까? 난 더 싸울 생각은 하 지 않고 내 자리로 가서는 앉았다. 인규는 그런 날 보더니 땅에 쓰러져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녀석을 들쳐 업더니 밖으로 나갔다. 난.. 그 날 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담임 선생에게 죽지 않을 정도로만 맞았다. 억울 함.. 따위는 없었다고 생각했다. 난 야자시간까지 벌을 서다가 야자가 끝날때 쯤에 교실에 돌아왔다. 이제 부어버린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내 자리로 돌아갔다. 옆에 있어야할 인규는 야자를 빠진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잠시후.. 야자가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 자 난 습관적으로 가방을 메고는 학교를 나섰다. 학교를 내려가는 내리막길 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 최명호! 타라!" 조퇴를 한 인규가 오토바이를 몰고와서는 내게 헬멧을 던졌다. 그때.. 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군말없이 인규의 오토바이 뒤에 탔다. 아마 도.. 인규와 한바탕 싸움이라도 하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인규는 내가 타자 바로 오토바이를 출발시켰다. 사람이 없는 강변에 도착하자 인규는 오토바이에서 내려서는 강가로 걸어갔 다. 나또한 인규의 뒤를 따라서 강가로 내려갔다. 내가 인규의 뒤에 서자 인규는 갑자기 뒤로 돌아서는 내 턱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건 아까 빗진거다." 난 인규에게 한대를 맞고나자 평소같지 않게 흥분해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강변에서 인규와 처음이자 마지막의 싸움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는.. 내가 미쳤었던 것 같다. 인규는.. 유도 3단에 검도 2단이었다. "아야야야.. 씁.. 이거나 마셔. 이럴땐 술이 최고지." "너.. 고등학생 주제에.." "하하.. 그런거 따지지 말라구. 얼굴이 삭았으니 뭐든 못하겠냐? 그런데 너 말 할줄 아냐?" 내가 말을 하자 인규는 꽤 놀란 눈빛을 보였다. 난 그렇게 말하는 인규의 눈길을 피하며 인규가 던져준 맥주를 따서는 한모금 삼켰다. 쌉쌀하고 탁 쏘는 맛이 나쁘지는 않았다. "너.. 그런데 무슨 니가 인생을 포기한 놈이냐?" "맞아." "하! 니 나이가 몇살인데? 어머니가 걱정도 안하시냐?" "어머니.. 같은건.. 없어." 그렇게 말한 나는 인규에게 누구에게도 한 일이 없는 내 신상얘기를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았다. 인규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내 얘기를 듣더니 갑자기 화 가난 표정으로 변하며 얼굴을 쳤다. "뭐.. 뭐야?!" "바보자식! 가장 힘든건 너희 아버지라는 걸 넌 모르냐? 너희 어머니가 돌 아가신건.. 어차피 돌아가실 분이 조금 일찍 돌아가신 것 이라는 것을 왜 몰라? 넌.. 너희 어머니만의 아들이었던 거냐? 왜 너만을 생각하는 거지?" 인규의.. 너희 어머니만의 아들.. 이라는 말이 내 가슴에 와 닿았다. 잠시 동안 강변에 그렇게 앉아있던 인규는 곧 날 태워서는 우리 집의 앞까지 태 웠다. "술좀 먹었다고.. 내일 학교 빼먹지는 마라." ".. 그러지." 난 그렇게 말하고는 열쇠로 문을 열려고 했다. 난 열쇠를 넣고는 돌려도 문 이 열리지 않자 의아함에 문고리를 잡아서 돌려봤다. 문은 잠기지 않았는지 스르륵 열려버렸다. 인규에게 한마디를 들었기 때문인지.. 왠지 아버지에게 약간 미안한 감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난 아버지에게 뭔가 어렵지만 말을 해보기로 하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웠다. 아버지가 계신다면 문을 잠그고 불을 켜 두 실 텐데... 라고 생각한 나는 거실의 불을 켰다. 거실의 한쪽에 쓰러져 계 시는 아버지가 보였다. "아.. 아..." 난 너무나도 놀라서는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메고있던 가방을 아무렇게나 팽게치고는 쓰러져 계시는 아버지에게 뛰어갔다. 아버지는 어떻게 정신을 잃으신 것인지 거실에 쓰러진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난 쓰러져 계시는 아 버지를 침대로 옮긴후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후.. 바깥에서 요란한 엠 뷸런스 소리가 울렸다. 병원의 침대옆에 있는 의자.. 난 거기서 밤을 새웠다. 의사의 말로는 과로. . 라고 했지만.. 난 내가 잠들게 되면 아버지가 침대에 누우신 채로 어머니 에게 가버릴 것 같았다. 난 그렇게 아버지의 옆에서 새벽까지 깨 있었다. 그리고.. 잠들었다. 난 누군가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느끼고는 눈을 떳다. 내가 눈을 떠서 고개를 들자 아버지는 날 바라보며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내가 깨어 난 것을 본 아버지는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울음을 멈추기 위해 숨을 쉬려고 했지만 눈 물은 계속해서 흘러나왔고.. 입에서는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죄.. 흐흑.. .죄송해요... 으아아아앙.." 어린애... 같은 울음 소리였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그런 것이 별로 중요한 거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난.. 그때서야..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사실 이 얼마나 커다란 행운인지 깨달았다. 그전까지는.. .심술난 아이의 투정이 었던 것이다. "우와아!! 선배.. 선배는 역시 요리를 너무잘해.. 에헤. .너무 좋아." "그.. 그래?" 난.. 어머니가 그렇게 일찍.. 그렇게 갑자기.. 그렇게 슬프게 돌아가신 것 을 이제 탓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어머니 덕분에 이렇게 좋아하는 여 자에게 '좋아'라는 말을 듣는지도 모른다. 어쨋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 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었다. "음하하하.. 명호의 요리는 역시.. 최고로군. 아영이잇!! 너무 많이 먹는거 아냐?" "내 마음이야." 난... 지금의 내 생활이 너무도 좋다고생각한다. 조금있으면 돌아오는 아버 지와 어머니의 결혼 기념일에는... 작은... 가락지를 준비해야겠다. ---------------------------------------------------------------------- 후우... 컴퓨터. .스피커를 고쳤습니다. ^^; 우퍼의 저음이 끝내주는 군요. +_+ 소리가 날때마다 절 놀라게 한다는... 음... 이번건 좀 어두웠습니다. 아닌가? 뭐.. 아니라면 어쩔 수 없구요. 음.. 추천.. 비평 환영이구요. 좋은하루 되세요. p.s 자꾸... 질질 끈다는 분들 계시는데.. 말이지요.. 전 한화 한화의 분량 이 워낙에 적기 때문에... -_-;; 제 20편은... 다른분들 12편정도 밖에 되 지 않는 분량입니다. 쿨럭... 다만 에피소드가 워낙에 짤막하기 때문에 그 렇게 느끼시는가 보군요.(긁적..) 에피소드의 길이를 늘리지 못하는 것은.. 저라는 녀석이 워낙에 글이라는 것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애교 로 봐주세요. 그럼.. 정말 좋은하루 되세요. 『SF & FANTASY (go SF)』 29496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5-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21 08:21 읽음:766 E[7m관련자료 있음(TL)E[0m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밤에도 불을 켜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둡다.. 라는 것 은 자신의 상상속에 갖히도록 만드는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침대 에 앉아서는 어두워진 방안을 멍하니 쳐다봤다. 이 곳에서의 생활이 재미없 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많았고, 학교생활이라는 것은 지루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그리고... '음... 명호선배가.. 잘해주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손에 쥐고있던 반지를 그녀 만의 공간에 집어넣은 후 베란다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여전히 좋은 봄의 밤바람이 그녀를 스쳐지나가자 입가에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이제 나오는 거냐?" 맞은편의 베란다에서 명호선배가 지루한 듯이 하품을 하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명호선배는 그녀가 베란다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는 그런 명호선배에게 웃으며 말했다. "낮에 점심.. 정말 맛있었어요.." "음.. 살기도 날렸지." "살기요? 죽기 아니면 살기.. 에서 살기?" 그녀의 말에 명호선배가 갑자기 기대고있던 베란다에서 손을 미끄러 트리며 코를 베란다 난간에 부딪혔다. "아야야야.." "선배..." "왜?" "바보." 그녀의 한마디에 명호선배는 다시한번 난간에 코를 부딪혔다. 그녀는 자신 도 모르게 자신의 코를 잡았다. 많이.. 아플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코를 살살 비비며 아영이를 쳐다봤다. 밝은 달빛을 받아서.. 거의 환상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 그였다. 때마침 그가 켜두고 나온 오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오오.. 나이스 타이밍..'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말을 꺼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데이트.. 데이트라는 것이다. 그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아영이에게 말했다. "아영아? 내일 시간있지?" "음.. 네에. 물론이지요." 그의 말에 아영이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일단 50%는 성공이라고 생각 하고는 말했다. "그럼.. 내일 영화라도 보러갈래?" "선배가 보여주는 거에요?" "무.. 물론이지." 그의 말에 아영이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더니 기분좋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 너무 고마워요!" "뭐... 별거 아닌데.."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이번달의 용돈을 열심히 계산하고 있었다. 인규녀석에게 뜯긴 것도 만만치 않은데.. 영화관람비까지.. 라는 생각에 그 는 가슴을 졸였다. 그런 그를 향해 아영이가 간단히 한마디를 던졌다. "음.. 그럼 인규오빠한테도 연락하고 아수한테도 연락해야지. 선배. 고마워 요." "좋지... 에? 뭐... 뭐라구? 아.. 아영아.. 자.. 잠깐.." 그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아영이는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데... 데이트느으으으은!!!' 그는 속으로 엄청난 절규를 하고 있었다. 달은... 무척이나 밝았다. 보통의 고교생들은 일요일날 늦잠을 자기 마련이다. 그녀는 보통의 고교생 이긴 했지만 약속이 있는 관계로 황금과 같은 일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지않 고 10시라는 이른시간(진짜?)에 일어나서 아영이의 집으로 걸었다. 물론.. 약속장소를 정하긴 했지만.. 이 아영이라는 그녀의 친구는 절대로 이렇게 이른 아침(진짜??)에 일어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적한 길가를 조그만 가방을 메고는 천천히 걸었다. 그녀는 아영이 의 집까지 와서는 아영이가 살고있는 집을 쳐다봤다. 아영이의 집바로 옆에 는 아영이의 집과 똑같은 집이 하나 더 있었다. '음... 너무 똑같이 생겼다.' 그녀는 그렇게 간단한 감상을 속으로 생각하고는 아영이의 집으로 들어가려 고 걸음을 옮겼다. 그때.. 아영이가 살고있는 옆집의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나왔다. "에... 명호선배?" "어... 너.. 바카스.." 그녀는 선배의 입에서 엄한 소리가 나오자 반사적으로 들고있던 가방을 선 배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 '파악'하는 소리가 매우 경쾌하게 들렸다. "다시.. 뭐라구요?" "씁.. 아야야야.. 아니.. 박아수양.. 여긴 왠일이야?" "아! 그러고 보니 선배가 영화를 보여준다고 했다면서요? 음.. 고마워요." 그녀의 말에 명호선배의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그녀는 신경쓰지 않고 아영이 집의 문을 열었다. 빈대가 먹고 살려면 두꺼운 철판과 고래 심줄같은 신경 이 필요한 법이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며 명호선배에게 말했다. "아영이 깨워서 나올게요. 잠시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집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혼자 서 살기에는 너무도 넓은 집었다. 몇명이서 구르고 놀아도 충분할 정도의 넓이... 그녀는 시험 기간에 여기로 공부나 하러 와야겠다고 생각하고는 2 층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을 올라갔다. 2층의 방에는 아영이가 이불을 꽉 껴안고는 침대위에서 자고 있었다. 방의 한 구석에는... 여전히 부서져있는 시계가 나뒹굴고 있었다. "부술꺼면.. 시계는 왜 사는 것인지.. 아영아! 일어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침대에서 자고있는 아영이를 마구 흔들었다. 그녀가 흔들자 아영이는 잠이 깨었는지 눈을 뜨고는 일어나 앉아서는 그녀를 쳐다 봤다. 그리고... "아수야.. 아함.. 좋은밤.. 잘자." 그말을 남기고는 다시 이불을 끌어안고는 꿈나라로 여행을 가버렸다. 그녀 는 그런 아영이를 어이가 없는 눈으로 가만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화가 나버 려서는 아영이가 안고있던 이불을 빼앗아 버렸다. 그 여파로 인해 아영이는 침대밑으로 떨어지더니 뒷머리를 긁적이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녀를 발견 한 듯 했다. "아수야. 아함.. 좋은아침." '몇초전에는.. 밤이라며..'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말은 하지 않고는 잠이 덜깬 아영이를 끌고는 아 랫층으로 내려왔다. 잠을 깨우는 데는 세수가 최고라고 생각한 그녀는 아랫 층으로 내려와서는 아영이를 욕실로 밀어넣으려 했다. 그 순간... 현관쪽에 서 그녀와 아영이를 바라보고 있던 명호선배가 보였다. 그는 아영이를 깨우러 간다고 했던 아수가 한참을 지나도 나오지 않자 기지 개를 켜고 있었다. 음... 일단은 영화관 이라는 것이다. 둘만의 데이트는 아닐 지라도 영화관 안은 어둡다.. 라는 최고의 상황이 주어진다. 옆에 앉 아서 손을 한번 잡아보는 것도.. 그리고..... '아아.. 미성년자 관람불가.. 삐익.. 이로군.'(이녀석도 미성년자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웃음을 지었다. 그때... 집안에서 누군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이제서야 아영이와 아수가 내려오는구나.. 라는 생각 에 집안을 쳐다보고 있었다. 먼저.. 아수가 내려온 후.. 아수의 손에 잡힌 아영이가 잠이 덜깬 얼굴로 내려왔다. 아영이의 상태는... '오.. 오.. 신이여.. 감사합니다.' 잠이 덜깨서는 눈을 반쯤 뜨고, 머리는 이리저러 헝클어져 있었다. 그긴 머 리가 헝클어지자... 나름대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리고.. 결정적 으로 자신의 몸에 너무도 큰 잠옷을 입은지라... 가슴이 보일듯.. 말듯한 상황이었다. 그때... 그를 발견한 아영이가 잠이 덜깬 상태로 오른손을 들 어 그에게 인사했다. "어라? 아하암.. 명호선배.. 안녕." 오른손을 들었다. 그러면.. 오른쪽 어깨는 올라가고.. 왼쪽의 어깨는 내려 간다. 그리고.. 아영이가 입고있는 잠옷은.. 크다. 그렇다. 그것이 중요하 다. 큰 것이다. 어깨에 약간 걸치고 있던 잠옷은 왼쪽 어깨가 아래로 내려 감에 따라... 아래로 흘러내렸다. "...."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이 붉어질려는 찰나... 누군가의 높은 목소리가 들리며 뭔가가 눈앞으 로 날아왔다. "뭘 그렇게 쳐다보고 있는거야아?!" "퍼억!" 그는 아수가 가지고 있던 가방에 정확히 안면을 강타당하고는 뒤로 넘어졌 다. 그가 넘어지자 멍하니 서있던 아영이는 그에게로 비틀거리며 걸어오더 니 그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안녕..." 엄청나게 멋진..... 아침이었다. ---------------------------------------------------------------------- 으음.. 비가... 쏟아지는군요. 무지하게. 번개가 번쩍거리고.. 천둥이 치고 있습니다. 음... 맞은편 방의 누나가 지르는 비명소리도 들리는 군요. 네? 천둥과 번개에 놀라서 비명을 지르느냐고요? 우리 집안 사람들은 그렇게 섬 세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음... 누나도 저도 시험기간이거든 요. 아마도.. 그 시험기간 이라는 것이 비명의 주 원인이지 않나 싶습니다. 엠퍼러 : 배틀 포 듄 이라 불리는 일명 듄3를 구했습니다. 음.. 그 스토리 하나만은.. 정말 좋아하는 지라... 쿨럭... 그렇지만.. 게임을 시작하면 멋 지게 다운이 되더군요. 컴퓨터가 아예 멈추어버리니.. 어떻게 할 수가 없군 요. 덕분에 서쪽숲에게 욕을 한바탕 쏟아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 타 버려랏!!' 패치가 나오는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겠더군요.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날려주시면 무지하게 감사를 드리겠 습니다. p.s 그리고 추천과... 쿨럭.... 독촉을 해주신.. 황규용님과 김태진님.. 감 사에 감사에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멀틱스 이면서.. 유닉스 인 척.. 이라니요.. 조만간에 3멀티를 쿨럭... 농담입니다. 『SF & FANTASY (go SF)』 29676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6-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22 02:59 읽음:28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는 아수와 아영이와 함께 약속장소로 천천히 걸어갔다. '음음.. 양손에 꽃이로군..' 그가 그런 말도 돼지 않는 생각을 하며 입가에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이자 아영이가 그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수야. 아무래도 선배가 네 가방을 맞고 좀 이상해졌나봐. 계속 헤실거 려." "음... 넵둬. 원래 좀 이상했어." 그는 그녀들의 대화에 입을 뻐끔거리며 잠시 하늘을 쳐다봤다. 맑고도 맑은 5월의 하늘이 눈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괜찮은 날씨가 마음에 든 그는 또다 시 입가에 웃음을 짓고는 걸음을 옮겼다. 잠시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 다. "어이.. 드디어 미쳤구나. 축하한다." 어느새 약속장소에 도착을 한 것인지 인규가 그에게 정겨운 인사를 건내고 있었다. 그는 너무나도 정겨운 인규의 인사말에 적당히 정겨운 말로 인사를 건냈다. "쥐뿔이.." 그의 인사말을 들은 인규는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일단 영화라는 것을 보 기 위해서는 영화관으로 가야하기에 그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천 천히 길거리를 걸었다. 일요일이라 그런 것인지 극장가에는 사람이 무척이 나 많았다. '그러니까.. 남자들끼리 영화를 보는 것 보다야 훨씬 좋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싱글 데이트가 아닌 더블 데이트가 되 버린 것을 혼 자서 위로하고 있었다. 앞에서 걸어가던 인규가 그런 그를 돌아보며 말했 다. "아! 영화비는 명호! 니가 내는거지?" ".... 썩을.." 그는.. 아버지 몰래 아르바이트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친구는 잘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는 화면이 큰데다가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터져나 오는 생생한 효과음과 음악들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거기다가.. 어둡다... 라는 것이 더해져서 관객들을 집중하게 만든다. 그것이.. 영화이 던지... 다른 것이던지 말이다. 그는... 지금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영화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뭐.. 특별히 재미가 있는 것도 아 니었지만.. 적절한 액션도 나온데다가 스토리와 효과들도 그렇게 나쁘지 않 았다. 문제는... "인규야.. 니가 왜 내옆에 앉아있는거야?" "음.. 글쎄... 카하하.. 주인공 바보다.. 아수야 그렇지?"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고있는 인규를.. 언젠가 언젠가는 학교 옥상에 거꾸 로 매달아서는 몇번 흔들어 주리라 결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살포시 손도 잡아보고 싶고.. 그리고.. XX 한거랑 YY한거도..' (어.. 어이..) 그는 그렇게 평범한 고등학생의 소원을 속으로 외치며 자신의 옆의 옆의 옆 자리에 앉아있는 아영이를 살짝 훔쳐봤다. 영화가 재미있는 것인지.. 그렇 지 않으면 팝콘이 맛있는 것인지 다른 곳에는 눈길조차 주지않고 영화를 보 며 쉴세없이 팝콘을 먹고 있었다. 그는 그런 아영이를 가만히 쳐다보다 다시 영화로 시선을 돌렸다. 뭐.. 사 는 것이란 이런 일이 있는가 하면 좋은 일도 있는 법이다. 물론... 옆에 앉 은 인규라는 녀석이 끼어들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녀는 일단 자리는 좋다고 생각했다. 목이 아프도록 올려다 볼만큼 스크린 에 가까운 자리는 아니었고, 그렇다고 자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스크린에 서 먼 자리도 아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의 옆자리에 자신이 좋 아하는 사람이 앉아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아수야. 그렇지?" "아.. 응.." 그녀가 딴 생각을 하고 있을때 옆에 앉아있던 인규오빠가 갑자기 말을 걸었 다. 그녀는 무슨 질문인지 몰라 그냥 대충 대답을 하자 인규오빠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새삼스럽게 얼굴이 붉어졌지만 어두운 영화관 안 이라 아무도 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아영이는 영화가 재미있는 것인지 스크린을 뚫어 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아영이를 본 그녀도 스크린으로 눈을 돌렸다. 그녀로서는 그다지 마음에 드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괜찮은 액션신이 많이 나오는 이유로 눈은 즐거웠다. 영화가 한참 진행이 되어서... 주인공이 거의 마지막 싸움을 할때였다. 언 제나처럼 처음에 무지하게 맞기만 하던 주인공이 갑자기 여지껏 자신을 가 지고 놀다 시피하던 상대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퍽, 퍽' 하는 타격음이 꽤나 실감나게 들렸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영이는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 었다. '뭘.. 저렇게 중얼거리지?' 그녀는 약간 의아한 마음에 아영이의 입모양에 집중했다. 그 사이에도 스크 린 속의 주인공은 계속해서 상대를 구타하고 있었다.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그녀는 아영이가 중얼거리는 것이 무엇인지 눈치 챘다. 스크린 속의 주인공 이 상대를 때리는 횟수... 그리고.. '여덟'까지 셈한 아영이가 갑자기 자리 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와 인규오빠와 명호 선배가 모두 놀라서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을때... 아영이의 입이 열리며 영화관 안을 꽉 채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싸! 좋구나!"(쿨럭.. 이거 중독같습니다..) 그렇게 소리친 아영이는 웃는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 스피커에서 계속해 서 사운드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고요한 느낌이었다. 그녀 와 인규오빠와 명호선배는.. 조용히 의자 밑으로 고개를 숙였다. '얼굴을 보이면 안돼..' 그렇게 생각한 그녀가 고개를 다 숙였을때... 아영이의 입이 다시 열렸다. "어? 왜 안하지?" "푸하하!" 아영이의 말이 끝나는 순간... 극장 한쪽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극장안은 졸지에 웃음바다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임아영... 내가 두번다시 영화를 보러 같이 오면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얼굴을 숨긴채로 이빨을 갈고 있었다. 아영이는 자리에 앉아서는 담 담히 뺨을 긁적이며 영화에 집중했다. 역시.. 아영이는 어떤 면으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다 본 그는 밖으로 나와서는 맑은 하늘을 쳐다봤다. 역시.. 어두운 곳 보다는 밝은 곳이 더욱 마음에 드는 그였다. "음.. 어디갈래?" "일단은... 좀 걸어봐요." 아수의 말에 일단 모두들 조금 걷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긴 했지만 그다지 치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걸어가던 그의 눈에 게임센터앞에 놓였는 펀치력 측정기(이거.. 원래 이름이 뭡니까?)가 보였다. '음.. 그렇지. 남자의 강함을 보이는 것이...'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 펀치력 측정기를 쳐다보고 있자 인규가 그의 마음 을 눈치챈 것인지 말했다. "그거.. 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음.. 그래도.. 역시 남자의 강함이란.."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 옆에 있던 아수또한 그에게 말했다. "하면... 후회할거에요." 그는 인규와 아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고는 멍하니 웃고있는 아영이의 얼굴을 보고는 결심을 굳히고 그 기계로 다가가서는 동전을 넣었 다. 요란한 음악소리가 들리며 동그란 표적(다른말이..)이 세워졌다. "우와.. 명호선배! 화이팅!!" 아영이가 그런 그를 보더니 응원을 했다. 그 여파에 없던 힘까지 나온 그는 그것을 힘껏 때렸다.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그 표적은 뒤로 부딪히며 점 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으음.. 2등이라... 힘만 넘치는 녀석.. 그렇지만.." "하핫! 질투하는 거냐?" "선배! 나도 해봐도 돼요?" 그에게 아영이가 웃는 얼굴로 물었다. 그는 여자들이 그런 것을 치는 어색 한 모습또한 나름대로 재미있기에 웃으며 말했다. "물론..." 그의 말이 끝나자 아영이는 그것을 치러 기계앞으로 다가갔다. 그런 아영이 를 보던 인규와 아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후회.. 할거야.." "아영아.. 힘조절.. 힘조절.." 그는 지금 인규와 아수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이제 펀치를 날리려 하는 아영이를 봤다. 왠지... 자세가 잡힌 모습 이었다. 펀치력.. 이라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의 회전이다. 아영이는 그런 것을 몸으로 말해주며 허리를 돌렸다. 허리가 돌아가자 아영이의 긴 머리가 허공에 날렸다. 그리고... "콰앙!!" 얼마나 강하게 친 것일까? 기계가 뒤로 넘어질 듯이 기우뚱 거렸다. 주위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불신이 가득 담긴 눈으로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었 다. 그런 시선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인지 아영이는 고개를 한번 갸웃해 보 이더니 기계를 이리저리 만져봤다. 그리고.. 그를 돌아보더니 말했다. "선배! 이거... 고장났나봐요." 게임센터의 주인이 뛰어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날씨는 여전히.. .좋았다. ---------------------------------------------------------------------- 참고로.. 아영이 주먹에 맞으면 죽습니다. -_-; 음.. 아영이가 자신의 힘껏 !! 치면 어느정도의 파괴력이 나오느냐 하면.. .음... 원피스에 나오는 상 디의 발차기정도.. 입니다. 새로 태어난 주제에 왜 그렇게 힘이 세냐구요? 음... 글쎄요? 왜 저렇게 쎌까요? 어이.. 왜 그렇게 쎄냐?(바보냐?) 음.. 그리고.. 요즘 글이 올라가는 속도가 더딘 이유는... 그란디아 2를 구 해버렸습니다. -_-; 친구놈이 산 것을 정중(?)하게 부탁해서 빌려왔습니다. 뭐.. 그녀석.. 몇일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더군요.. 빌려준게 그렇게 아까웠 나? -_-; 그런 이유로 그란디아.. 엔딩을 볼때까지는... 쿨럭.. 연재가 더 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 좋은하루 되시구요. 쩝.. 뭐.. 요즘은 추천이 많이 올라온지라.. 추천해 달 라는 말을 못하겠군요. ^^; 『SF & FANTASY (go SF)』 30208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7-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25 22:44 읽음:665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페스트푸드점 안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있는 중이었다. 인규오빠와 명호선배는 양이 너무 적다고 투덜거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당연히... 여자와 남자가 먹는 양 이라는 것은 틀리기 마련이다. "이잉.. 양이 너무 적어." 아영이만 빼고 말이다. 아영이는 세트메뉴를 모두 먹고나서도 두 남자들과 함께 적다는 투정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그녀의 친구와 선배들을 보 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완전히.. 애로군..' 그녀의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먹을 것에 대 한 엄청난 집착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생의 주머니 사정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뻔하고 뻔한 것이라 손가락을 빨고 있는 수 밖에 없다. 뭐.. 재벌의 2세들이라면 사정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래.. 좋아. 내가 3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라면.." "이야!! 아수 너무 좋아!" '넌.. 먹을 것 사주는 사람은 모두 좋은거냐?'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는 말에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아영이가 그 녀의 목을 끌어안아 버렸다. 주위에서 심히 의심스럽다는 시선들이 날아오 자 아영이를 밀어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뒤로 돌자... 그녀의 앞쪽에서 날아드는 3개의 너무도 눈부신 시선에 눈살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다. "무슨 몇일은 굶주린 사람 같아.. 정말." "음.. 원래 고등학생들은 언제나 배가 고픈 법이지." "맞아. 맞아." "음.. 맛있어."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녀가 아이스크 림을 먹고있을때.. 아영이가 실수로 옆에서 아이스크림을 들고있던 명호선 배의 팔을 건드렸다. 아영이의 팔에서 운동에너지를 전달받은 명호선배의 팔은 위쪽으로 움직였고, 명호선배의 팔에 들려있던 아이스크림은 명호선배 의 볼에 살짝 부딪혔다. "잇! 차갑게.." 명호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화장지를 집어들어 뺨을 닦으려 했다. 순간.. 아영이의 입이 열렸다. "선배!! 잠깐만!!" 그렇게 소리친 아영이가 갑자기 명호선배를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얼굴 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럴수록 명호선배의 얼굴이 천천히 붉어졌다. 그리 고.. 어느순간.. 아영이는 명호선배의 뺨에 묻어있던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 아서 먹어버렸다. 일요일의 패스트푸드점... 사람이 많다는 것은 당연한 것 이다. 그 많은 사람이.. 일부는 얼굴을 붉히며.. 일부는 웃으며 아영이와 명호선배를 쳐다보고 있었다. "후이익?!" 명호선배는 귀까지 붉어져서는 아영이에게서 떨어졌다. 그런 선배를 본 아 영이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맛있어." '뭐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말을 늘어놓은 아영이는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었다. 정말.... 순진한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라고 생각하는 그녀였 다. 그는 눈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있는 아영이를 그냥 쳐다봤다. 역시.. 노래를 엄청나게 잘했다. 뭐.. 음이 높이 올라간다거나.. 그런 식으 로 노래를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노래의 분위기를 너무도 잘살리는 목소리 가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야.. 노골적인 시선 보내지마." "무.. 무슨소리야?" 그의 반응에 인규가 웃으며 노래방의 천장을 쳐다봤다. 그는 이녀석을 정말 로 언젠가는 맨홀뚜껑을 열고 밧줄로 묶어서는 집어넣어버리겠다고 생각했 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아영이의 노래가 끝났다. 아영이의 노래가 끝나자 옆에있던 아수가 마이크를 잡으며 말했다. "박아수양! 시작합니다!" ".. 어.. 나 잠깐 화장실좀.." "아.. 오빠도? 나도 갈게요. 갑자기.." 그렇게 말하고는 인규와 아영이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규와 아영 이는 화장실을 간다고 말을 하고는 문밖으로 나가더니 밖에서 그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짓들이야...' 그가 그렇게 생각할때.. 아수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 & ^ * % % ^ % &" "우에에엑?!" 스피커가 터져나갈 정도로 고음.. 그리고... 엄청난 박자치에.. 자기멋대로 의 음정. 그리고... 고막이 터져나갈 정도의 커다란 소리... 그는 바깥에서 자신의 반응을 지켜보고있는 인규와 아수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사.. .살려줘.." 그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아수는 노래를 아주 당당하게 다 불렀다. 그가 소 파에 쓰러져 있을때.. 인규와 아영이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상태를 보 더니 담담히 한마디를 던졌다. "밖으로 도망을 나왔어야지.." "앗!!" 그는 그말을 듣고는 쓰러져 있던 소파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탁자 위에 쓰러지며 말했다. "그런 방법이...." 그 역시... 아영이와 비슷할 정도의 바보였다. 어두워진 거리를 여자와 함께 걷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가슴이 설레는 일이 다. 물론.. 그것이 남자라는 한계 내에서 말이다. 특히.. 그것이 좋아하는 여자라면 그것은 가슴이 설레는 정도가 아니라 가슴이 떨리는 일이라고 해 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배. 왜 그렇게 걸음이 느려요?" "아아.." 그는 아영이의 말에 대충 대답을 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뭐.. 도대체 시험 이 다 되어서는 이렇게 어두워질때 까지 노는 것이 제대로 된 학생의 태도 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눈앞에서 자신을 향해 돌아보는 여자 가 눈물이 날정도로 예쁘다는 사실이 현재 그를 기쁘게 하고 있었다. "나.. 빨리 가고 싶다니까!"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그에게 다가와서는 그의 손을 덥썩 잡아 버렸다. '이.. 이걸 노리고 있었는지도...' 그는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붉히고는 아영이의 손에 잡혀서는 집으로 끌려 갔다. 아영이가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본 그는 천천히 집안으로 들어갔 다. "오호.. 잘난 아들.. 그녀와의 데이트는 재미있었나?" "휴우.. 못난 아버지.. 재혼할 생각은 없는 것인가요?" "허어억! 이... 이녀석.. 말로 날 살해하다니.." "돌아가신 분이 잘 서계시는 군요." 그 말에 그의 아버지는 그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소파로 걸어가서는 텔 레비젼을 켜고는 그것에 집중했다. 그는.. 아버지가 재혼을 했으면.. 이라 고 생각을 했지만.. 아버지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어보였다. '언제까지.. 어머니를 생각하며 지내실련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베란다로 나오자 맞은편에 위치한 아영이의 방에 불이 켜졌다. 그리고.. 베란다로 나오는 문이 열리더 니 아영이가 나왔다. "선배. 오늘 고마웠어요." "그래." 그는 아영이가 웃는 얼굴을 보며 자신또한 웃어보였다. 이렇게 고맙다는 말 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돈의 값어치는 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선배.. 이건 선물로 줄게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에게 뭔가를 던졌다. 그는 그것을 받은 손을 폈다. 조그만... 목각인형.. 왠지 모르게 상당히 아름다운.. 아니 아영이와 닮은 여자가 매우 섬세한 솜씨로 조각되어 있었다. 아영이는 그걸 들여다보 고있는 그를 보더니 말했다. "음.. 제겐.. 이제 필요 없는 것이니.. 선배.. 그럼 잘자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는 웃으며 방으로 들어 와서는 침대옆의 낮은 옷장위에 그 목각인형을 세웠다. 그리고 그것의 머리 를 꾹 누르고는 웃으며 말했다. "너도 잘자라구." 그는 그 말을 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 컴백.. 입니다만.. 쿨럭.. 누구도 기대하시지는 않나요? 음.. 서울에 갔다 가 오느라 잠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오늘 새벽에야 내려오긴 했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입석으로 서서 오는 터에 체력을 바닥까지 써버려서는^^ 이제부터는 조금 자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 천. 비평 환영 입니다. 『SF & FANTASY (go SF)』 30337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8-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26 22:16 읽음:689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특이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괴롭힌다. 특히... 그 시 험이라는 것.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고 학부모들에게 말해보면 대부분의 학부모는 '헛소리 하지말고 공부나 더 해라.'라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성적이라는 한가지 평가를 절대적인 평가라고 믿고 있는 나라이다. 그런만큼... 대부분의 학생들 또한 성적을 올리려 필사적인 것이다. 그녀는 지금 시험지를 쳐다보며 느긋하게 연필을 돌리고 있었다. 수학.. 이 라는 것은 어떻게 되었던지 학생들의 머리가 빠지는데 일조하는 과목임이 분명하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버릇적으로 샤프를 손위에서 돌리며 문제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거.. 이거.. 복잡하네..' 그녀는 누런색의 종이를 쳐다보며 여러가지 공식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감 독선생님은 교탁위에 앉아서는 가운데 구멍이 두개 뚫린 신문을 펴들고 있 었다. 몸이 조금씩.. 흔들리는 걸로 봐서는 분명히 졸고 계신게 분명했다. "선생님! 옆에서 자꾸 제 시험지를 볼려고 하는데요?" 한 학생의 목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졌다. 교탁위에 앉아있던 선생님은 그 목 소리를 듣고는 한번 흠칫 몸을 떨더니 들고있던 신문을 내리고는 목소리가 들린쪽을 바라봤다. 그리고... 담담히 한마디를 던졌다. "남에꺼.. 보지 마세요." 그 선생님은 그 말을 던지고는 다시 그 구멍뚫린 신문을 펴들었다. 그녀는 너무도 당황스러운 선생님의 태도에 웃어버리고는 다시 시험지에 집중했다. 여전히.. 문제는 풀릴 것 같지 않았다. '다음문제부터 풀고나서...'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다음문제로 시선을 옮겼다. 그때... 교실의 한쪽 끝에 앉아있던 아영이가 손을 들며 말했다. "선생님!" "어.. 왜?" 선생님은 아영이의 말에 신문을 내리고는 아영이를 쳐다봤다. 선생님이 돌 아보자 아영이는 웃으며 말했다. "18번 문제... 1,3,4,5번은 보기가 다 답이 아닌데요... 2번보기가 잘 안보 여요." "어.. 그래? 그럼... 알려주고 와야겠네." '재수...' 그녀는 풀리지 않던 문제의 답을 아영이가 말해버리자 횡재라고 생각하고는 그 문제의 답을 체크하고는 다음문제를 슬슬 풀려고 했다. 앞에 선생님은 잠시 나갔다가 오신다는 말을 하시고는 잠이 덜깬 모습으로 비틀거리며 나 갔다. 그리고... 잠시후 방송이 울려퍼졌다. "아아.. 1학년 학생 여러분. 지금 풀고 계시는 수학문제의 1,3,4,5번은 답 이 아닌데 2번 보기가 보이지 않는다는군요. 2번 보기는... 81입니다." '... 장난하냐?' 그녀는 그 선생님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역시.... 잠이 덜깨신 것이 분명했다. 시험시간동안은 긴장의 연속이다. 일단 시험의 점수를 잘 받는 것은 어떻게 보던지 좋은 것이기 때문에 그 또한 긴장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시험은.. 요령이지.' 감독 선생님은 나란히 세워져있는 책상의 사이를 갔다왔다 하고 계셨다. 그 의 앞에 앉아있는 인규는 뭔가 열심히 적고 있었다. '도데체... 한국지리.. 라는 시험에 저렇게 적을 것이 많았던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쩌면... 인규는 시험지 위에다 그림이라도 그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인규는 영어, 수학, 과학 이외의 과목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녀석이라... 뭐.. 어떻게 보면 윤리적 으로 문제가 있는 녀석이라는 말도 성립이 되지만 말이다. 인규는 시험을 포기했던지.. 아니던지.. 그는 살아남아야 했기에 비장의 수 법을 쓰기 시작했다. 한국지리.. 같은 암기과목의 경우에는 교과서를 잘 사 용하지 않는다. 보통은 담당 선생님이 내주시는 프린트 물로 수업을 하기 마련이다. 이.. 얼마나 학생을 배려한 수업이란 말인가.. 라고 생각하며 그 는 미리 서랍속에 넣어둔 프린트 물을 꺼내들었다. '음.. 침착하게...' 그는 프린트를 다 꺼냈다. 한국지리 담당 선생님은 프린트가 이렇게 사용되 는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이 프린트의 종이또한 시험지의 종이와 완전 히 같았다. 그가 프린트를 보려고 할때... 책상 사이를 걸어다니던 선생님 이 입을 을였다. "너희들 말이지... 컨닝하지마라. 내가 컨닝하는 걸 잡는데는 이골이 난 사 람이다." 선생님은 그 말을 하고는 그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빨간 줄이 죽죽 그어져있는 프린트를 뒤집으려고 높이 들었다. 순간.. "컨닝하면... 죽을줄 알아라!" 선생님은 그의 옆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뒤로 돌아서는 말했다. 그는... 순 간 심장이 멈추는 듯한 느낌과 함께 그 빨간줄과 형광펜의 조합으로 멋지게 장식이 되있는 프린트를 양손으로 높이 받들고는 식은땀을 흘렸다. 선생님 은 그런 그를 스쳐보고는 그냥 뒤로 돌아서 다시 걸어갔다. '시... 심장이 잠시 멈췄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프린트를 뒤적이며 열심 히 답을 찾아갔다. 그는... 역시 긴장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집으로 천천히 돌아오며 시험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저녁 9시에 집에 갈 수 있었는데.. 시험이라는 것을 치르고 나니.. 오후 1시라는 이른 시간에 집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집에가서..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그녀는 이렇게 저렇게 먹을 것을 생각하며 빠르게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근처에 위치한 공원을 가로질러가면 빠르기에 그녀는 공원안으로 들어섰 다. 공원에는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지 않은 것 같은 아이들이 뛰어놀 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아이들을 한번 스쳐보며 공원을 가로질러서는 집쪽으로 향했 다. 그녀의 집은 멀리서도 알아보기가 쉬웠다. 정말로 똑같이 생긴 집 2채 가 서로 마주보고는 서 있기 때문에 처음 오는 사람도 무척이나 찾기가 쉬 울 것이다. "에헤... 그러고 보니.. 먹고는 싶은데.. 할 줄 아는 것이 없네.."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문에 열쇠를 꽂아서는 돌리려했다. 분명히 오 른쪽으로 돌렸지만... 돌아가지 않았다. "이거.. 왜이러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힘껏 열쇠를 돌렸다. 순간... -빠직- 하는 소리와 함께 열쇠가 멋지게 부서졌다. 그녀는 그 열쇠를 가만히 쳐다 보다가 문 고리를 잡고는 살짝 열었다. 문이... 너무도 부드럽게 열렸다. "아하! 열려있었구나." 남들이 보면 무식하다는 말을 듣고도 남아서 괴수라는 말까지 듣기가 충분 한 행동이었지만 다행이 보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그녀 자신이 그 런 것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아영아아!!" 왠지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고는... 뭔가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마구 비벼대기 시작했다. '이건...' 그녀는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이 세상을 통털어서 한사람 밖에 없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아빠..." "아영아.. 아빠 보고 싶었지?" 그녀의 아버지는 이제 부벼대는 것을 멈추고는 그녀를 향해 반짝거리는 눈 빛을 보내며 말했다. 그런 아버지의 말을 들은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몸이 굳어버렸다. 그런 아버지를 스쳐 지난 그녀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익숙한 뒷모습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 녀는 뭔가 군침도는 냄새가 퍼지자 웃으며 그녀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뭔가... 맛있는거 하는거에요?" "응. 기대해도 좋아." 그녀는 그런 어머니의 말에 식탁에 앉아서는 턱을 괴고는 어머니의 뒷모습 을 쳐다봤다. 거실쪽에서.. 아버지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마치.. 괴수의 울음소리 같았다. "여보! 조용히 하지 않으면.. 점심은 굶길거에요." 어머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버지의 괴성이 멈추었다. 역시... 어머니 는 아버지보다 강하다는 것이 사실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 음... 매일연재...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히죽) 오늘.. 마리모 라가와 작 저스트 고고 7편을 봤습니다. 음.. 역시 재미있군 요. 음.. 저 작가를 모르신다구요? 아기와 나의 작가입니다. ^^; 뭐.. 제 경우는 아기와 나를 18권 전권을 다 샀지만.. 친구녀석이 빌려가서는 군대 로 도망을 가 버린지라 -_-; 음.. 루스벨.. 책으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북박스.. 였나요?(히죽) 뭐.. 작가분이 이글을 보시는지 보시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축하를 드려야 겠군요 ^^; 뭐.. 아니라면.. 죄송한 것이구요 ^^;(그런데 뭐가 죄송 한 거지?)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환영입니다. p.s 아.. 편지주신 jejuss님 감사합니다. 님의 제안은.. .쿨럭.. 잘 생각하 도록 하겠습니다. ^^ 『SF & FANTASY (go SF)』 3047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59-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27 23:57 읽음:887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녀는 눈앞에 있는 진수성찬을 들여다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혼자서 점심을 먹었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매뉴들을 그녀는 웃는 입 으로 계속해서 먹어댔다. "아영아..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찐다.." "난 살안쪄요." 그녀는 아버지의 말에 간단히 대답하고는 계속해서 먹는데에 열중했다. 그 런 그녀의 식성을 가만히 쳐다보고있던 그녀의 아버지는 이제는 더이상 참 을 수 없다는 듯이 수저를 놀리기 시작했다. "이잇!! 너.. 너무 많이 먹잖아! 내 것도 남겨 달라구!!" "에엣?! 아빠는.. 엄마랑 계속해서 다닐거잖아요! 그럼 매일 먹을 수 있으 면서!!" "그래!! 누가 집 나가래?"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는 그렇게 쉴세없이 먹으며 싸우고 있었다. 그런 부녀 를 보고있던 그녀의 어머니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식탁위 청소는.. 당신과 아영이가 하세요." 어머니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와 아버지는 갑자기 너무도 조심스럽 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역시.. 부녀가 똑같이 치우는 것은 귀찮아 하는 것 같았다. "음.. 아영아. 근처 가게에서 양파좀 사다 줄래? 있는게 떨어졌거든." "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집밖으로 뛰어 나갔다. 날씨가 무척이나 좋은 만큼.. 그녀의 기분또한 좋았다. 역시... 부모님.. 이라는 존재는 무척이나 좋은 것이다. 그는 집을 나서서는 아영이의 집 초인종을 누르려 하고 있었다. 아영이가 할 줄 아는 음식이라고 해봐야... 라면.. 정도이기에 그는 어떻게든 챙겨주 겠다는 의지를 가득 담아서는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어째서.. 누를 때마다 긴장이 되는거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초인종을 꾹 눌렀다. '딩동!'이라는 소리가 울려퍼 지자 집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그런데... '아영이.. 목소리가 저랬던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잠시 후.. 문이 열리자.. 그 로서는 한번도 본 일이 없는 여자가 눈앞에 보였다. "에.... 저기.. 여기 임아영.. 이라는.." "어머.. 아영이 친구니? 잠시 심부름 나갔는데.. 들어와서 기다리렴." 그는 그렇게 말하는 여자를 가만히 쳐다봤다. 어딘지 모르게... 아영이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뭐.. 일단 들어오라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그녀에게 말했다. "아영이 누님 되시나보죠?" "그렇게.. 보이니?" 그의 말에 그녀는 웃으며 되물었다. 그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여 보 이고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식당으로 들어가자 식탁에 누군가가 또 앉아 있었다. 180정도의 키에.. 조금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 그가 약간 주춤 거리는 모습으로 서 있자 앉아있던 사람이 일어나며 말했다. "아! 아영이 친구로구나. 나.. 아영이 아버지 되는 사람이야."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그 손을 잡고 간단히 악수를 한 다음 아영이의 아버지가 권해주는 의자에 앉았다. 그다지 불편한 분이기가 아니었기에 마음 편히 앉아있자 아영이의 아버지가 말을 걸었다. "어.. 자네.. 아영이랑 무슨 사이지?" "아.. 네. 학교 선배입니다." "그래? 오늘은 무슨 일로.." "아... 아영이가 또 굶고 있을까봐.. 뭐라도 해줄려.." '에엑?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야?'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 말에 입을 가리며 당황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아 영이의 누나로 보이는 사람과 아영이의 아버지가 서로 마주보더니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음... 부녀지간이라지만.. 귓속말을 한다는건.. 좀..'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인상을 조금 찌프리자 아영이의 아버지가 그에게 말 을 걸었다. "음.. 왜? 뭔가 불편한 거라도 있어?" "아.. 아닙니다. 다만.. 아무리 부녀지간이라고 하지만.. 귓속말을 한다는 건.." 그의 말이 떨어지자 그의 앞쪽에 앉아있던 두사람의 얼굴에 변화가 일어나 기 시작했다. 아영이의 누나로 보이는 사람은... 얼굴이 붉어져서는 배를 잡고 식탁위로 엎드렸고, 아영이의 아버지는 딱딱하게 인상을 굳히고는 그 를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급기야.. 아영이의 누나로 보이는 사람이 아 영이의 아버지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기 시작했다. "푸.. 푸웃.. 여.. 여보.. 부녀지간이래." "제.. 젠장. 당신은 젊어보여서 좋겠수." 그는 잠시 두사람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멍하니 듣고있었다. 그때.. 갑 자기 그의 머리속을 스쳐가는 단어가 있었다. -여보 : 결혼한 부부가 상대를 지칭할때 쓰는말.- '그... 그럼... 이쪽분이... 아영이 어머님?!' 그는 상황을 파악하고는 자리에서 재빨리 일어났다. 그리고.. 두사람을 향 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너무 젊어 보여서..." "후후.. 뭐.. 죄송할 것 까지는 없어. 편히 쉬라구. 우훗.. 오랫만에 젊다 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은데... 그렇지요? 아. 버. 지." "이잇!! 다.. 당신.. 그만 놀리라구!" 그는 너무도 사이가 좋은 두사람을 보고 편히 웃을 수 있었다. 역시.. 아영 이의 어머니와 아버지 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이 조금 마음에 들었다. 뭐.. 고교생이 이성을 사 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는 아영이가 사귀고 싶다고 말한다면 두손모아 박수를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아영이가 사귀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었을때의 이야기 이겠지만..' 그는 자신의 딸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아영이는... 남자를..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딸을 생각하며 앞에 앉아있는 아영이의 친구에게 입을 열었다. "음.. 자네.. 아영이 좋아하지?" "네... 네?!!" 그의 말에 그의 눈앞에 앉아있는 학생은 놀라서는 그를 쳐다봤다. 그는 자 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생각을 하며 옆에서 남아있던 양파를 까는 아내를 봤 다. 그의 아내는 그런 그의 얼굴을 보며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참.. 저러면서도 양파는 잘 깐다는 말이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앞의 학생에게 입을 열었다. "음... 좋아하는 것은 좋지만 말이야... 후회는 하지 말라구." 그의 말에 앞의 학생은 약간 놀란 표정에서 인상을 굳히고는 그를 바라봤 다. 그리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필요 없습니다. 그런.. 이유조차 필요 없는 감 정을 느꼈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해서.. 후회할 마음 따위는 전혀 없습니 다. 후회할 이유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는.. 앞의 학생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앉아있는 학생은 그 말을 하고는 목이 마른지.. 무의식 적으로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뭔가를 집어들고는 입으로 가져갔다. "와삭!" "....." 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는 눈앞의 학생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의 아내또한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그 학생을 가만히 쳐다보고 었다. "와삭!" 그 학생은 그와 그의 아내가 빤히 쳐다보고 있자 갈증을 느낀 것인지 다시 한번 그... 아내가 가서는 식탁위에 올려둔 '양파'를 물어서는 씹어먹기 시 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자신에 손에 들려있 는 양파를 쳐다봤다. 그리고.. 급기야 귀까지 붉어지더니 한마디를 쨮었다. "무우우우울!" 그 학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의 아내는 일어나서 냉장고에서 병을 꺼 냈다. 그것을 건내자 그 학생은 병에 입을 대고는 그것을 마셔대기 시작했 다. '에... 얼래... 많이 보던... 병이네? 허억! 저.. 저건..'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학생이 마시고 있던 병을 재빨리 빼앗았다. 그 리고... 병에 붙어있는 라벨들을 잘 살폈다. -알콜 56%- 앞에서 조금전까지 초롱초롱하게 눈을 뜨고 그와 말을 건내던 학생은 이제 얼굴이 붉어진 상태로 축 늘어져 있었다. 역시... 운이 없으면 뒤로 넘어져 도 코가 깨지는 법이다. ---------------------------------------------------------------------- 음음... 그란디아 엔딩을 봤습니다. 역시.. 플레이 타임이 너무 짧더군요. 20시간이 채 되지 않다니.. 쩝.. 음.. 친구가 열혈강호 게임을 샀길래 가볍 게 부탁해서 빌려왔습니다. 뭐.. 친구는 몇일동안 파스를 붙이고 다니겠지 만 말입니다. 덕분에.. 연재속도는.. 업이 되려나? 안되려나? ^^;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언제든 환영입니다. 『SF & FANTASY (go SF)』 3062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0-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28 23:04 읽음:793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녀는 양파를 사 들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가자 왠지 약간 소란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녀는 소리가 나는 식당으로 걸어갔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익숙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옮기려 하고 있었다. '에헤.. 명호선배다..' 그녀는 명호선배가 얼굴이 붉어져서는 쓰러져 잠들어있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말했다. "엄마! 양파사왔어요!" 그녀가 말하자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녀를 동시에 돌아봤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아영아! 아는 사람이지?" "네에.. 학교 선배에요." "그래? 일단.. 저기 소파로 옮기자." "에... 왜 쓰러진거에요? 뭐... 아빠가 선배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구타 했다거나.." "너... 이 아버지를 뭘로 보는거냐?" "조폭." 그녀의 말에 아버지는 턱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그녀는 그런 아버지에게서 바람소리가 날 만큼 냉정히 시선을 돌리고는 축 늘어져있는 명호선배를 끌 고는 소파로 가서는 눕혔다. 입안에서 술냄새가 풀풀 풍기는 걸로 봐서는.. 꽤나 마신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여기서 쓰러진거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들어 오자 술병으로 보이는 것을 들어보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이게.. 왜 냉장고안에 들어있어?" "음... 그건.. 제가 여기 올때부터 있었던 건데.." "... 현우녀석.. 이제.. 고등학생인 아이 혼자 사는 곳에 술이라니.." 그녀의 아버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이빨을 갈았다. 그녀는.. 조만간에 현 우아저씨의 정겨운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웃음을 짓고 는 식탁의 의자에 앉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양파를 다 까시고는 다른 재료 들을 다듬고 계셨다. "엄마! 저녁은 뭐야?" "글쎄..."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물음에 웃으며 대답하고는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 녀가 가만히 앉아있자 그녀의 맞은 편에 앉아있던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엇다. "아영아. 너 저기.. 누워있는 학생을 어떻게 생각하는 거냐?" "음.. 어떻게.. 라니요?" 그녀는 아버지의 말에 시선을 돌려서는 거실의 소파에 누워있는 선배를 돌 아봤다. '좋은... 사람이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다시 아버지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좋은 선배. 그리고 친절한 사람이요." "음... 그래?" 그녀의 말에 그녀의 아버지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는 뭔가 생각하는 듯 했 다. 그녀는 그런 식당의 분위기가 재미가 없어져서는 거실로 나갔다. 소파 에 누워있던 선배가 몸을 뒤척였다. 그는 머리가 약간 멍함을 느끼고는 눈을 떳다. 왠지... 몸이 붕 뜨는 느낌 이 들고.. 눈앞이 가물거렸다. 그는 눈앞이 가물거리자 손등으로 눈을 비비 고는 다시 눈을 크게 떳다. 조금은 확실히 보이는 것 같지만... 그래도 잘 보이지 않는.. 그리고 약간 흔들거리는 주위를 배경으로.. 그가 지금 좋아 하는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에.. 얼래? 왜... 아영이의 얼굴이..' 그는 너무도 몽환적으로 흔들리고있는 배경에 이것이 꿈이라고 단정을 했 다. 그리고... 꿈에서도 볼 만큼 좋아하는 여자의 얼굴이 보이자 갑자기 감 정이 격해졌다. '그래! 꿈에서라도... 고백하는 거야!!' 라는 말도 돼지 않는 생각을 한 그는 아영이의 얼굴을 향해 망설임 없이 말 했다. "좋아해!"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영이를 안으려 했다. 순간... 뒷머리에 통증을 느 끼고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기전... 익숙한 목소리가 그의 귀로 뛰쳐 들어왔다. "잠꼬대하면... 죽여버릴거에요!" 그는... 꿈에서 맞는 것도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의 딸은 그와 그의 아내가 말을 하지 않자 지루해 진 것인지 자리에서 일 어나서는 뒤쪽에 그 학생을 눕혀둔 곳으로 걸어갔다. 그 학생이 약간 꿈틀 거리는 것으로 봐서는 이제 막 정신이 드는 듯 했다. 그의 딸은 그런 학생 에게 다가가서는 깨어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음... 역시... 자신도 모르게 좋아하는 것일지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왠지 모르게 흐뭇해하며 조금전 그 학생이 먹고 쓰러 졌던 술을 잔에 따라서는 마시려했다. 순간... 음식 재료들을 다듬고있던 그의 아내가 웃음기가 묻은 음성으로 말했다. "과음하면... 밤이슬 맞으며 잠잘 준비하세요." '제... 제길..'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그 술병의 뚜껑을 닫았다. 그때.. 소파에 누 워있던 학생이 깨어난 것인지 몸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좋아해!!" 너무도 우렁찬 고백소리가 들려왔다. '오오... 그렇지! 남자는 패기로 밀어 붙이는 것이야!!' 그는 말도 돼지 않는 생각을 하며 그 학생을 응원했다. 순수한 사랑.. 이라 는 것은 언제나 통하기 마련이다. 그의 아내또한 그런 그를 보며 웃고 있었 다. 아마도... 그와 연애를 하던 때가 생각이 났을 것이다. 그런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려 한 것인지.. 그 학생은 가까이 있던 그의 딸 을 안으려 했다. '뭐... 아.. 안는 것... 쯤이야.. 으음..' 그는 왠지 모를 질투를 하며 그 학생을 응원했다. 저렇도록 순수한 사랑에 저정도 댓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리고... "퍼억!!"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그 학생은 다시 소파에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아 영이의 한마디가 집안을 울렸다. "잠꼬대하면... 죽여버릴거에요!!" 그 학생의 순수한 사랑은 잠꼬대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는 잔잔한 공기의 울림이 되어서 사라져버렸다. 그와 그의 아내는 그런 아영이의 반응에... 아영이를 좋아하려면 충분히... 충분히 몸이 튼튼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을 깨닫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한 밤바람을 맞으며 베란다에 섰다. 그녀의 왼쪽에서 시원한 밤 바람이 불어오자 묶고있는 그녀의 머리가 가볍게 날렸다. 왠지 기분이 좋아 진 그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가볍게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녀가 노래를 흥 얼거리자 앞쪽의 베란다로 명호선배가 걸어나왔다. "선배! 이제 괜찮아요?" "음... 아직도 뒷머리가 욱신거려. 역시.. 술은 좋은게 아냐." 명호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에게 가볍게 맞은 뒷머리를 쓰다듬고 있었 다. "선배. 내일도 시험이지요?" "응. 그런데... 당연한걸 왜 물어봐?" "아니요. 시험이 있는 날은 일찍 끝이나서 좋거든요." 그녀의 말에 명호선배는 약간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그녀는 그런 선배의 웃는 모습이 무척이나 보기가 좋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나도 선배 좋아해요." "응.. 그래... 에? 에에?" 그녀의 말에 선배는 놀란 눈을 너무도 크게 뜨고는 베란다에서 뛰어내를 정 도로 몸을 앞으로 내밀고 그녀에게 돼물었다. 그런 선배를 보며 그녀는 말 했다. "그리고... 아수도 좋아하고... 아빠도 좋아하고... 엄마도 좋아하고.. 인 규 오빠도 좋아해요." 그녀의 말에 선배는 앞으로 내밀었던 몸에 힘을 쭉 빼고는 난간에 몸을 기 대었다. 그녀는 선배가 그녀가 좋다고 말한 것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고 생각하고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선배.. 제가 좋아하는 것이 싫나요? 그럼... 앞으로는 좋아하지 않도록 해 볼게요." 그녀는 그렇게 웃으며 말하고는 몸을 돌려 방안으로 들어왔다. 바깥에서 명 호선배가 뭔가 절규를 하는 것 같았지만... 잠.. 이라는 유혹앞에 그녀는 자동적으로 모든 소리를 차단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멋진.. 좋은 밤이었다. ---------------------------------------------------------------------- 매일연재... 가능할까요? ^^; 매일연재.. 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 워 낙에 게으른 저이기에... 쿨럭.. 뭐.. 그렇고 그런 것이지요. 음.. 출판 삭제 공지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다시한번 말씀 드리겠습니 다. 퍼가시는 분들.. 이 글을 보시는 즉시 글들 삭제해 주세요 ^^; 번거롭 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 뭐.. 어차피 처음부터 출판이라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시작한 글이라... 그냥 많은 사람들이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요청만 하시면 모두 허락을 해드렸더니... 저도 어느 홈페이지에서 퍼가시는지 햇갈리고 있습니다. ^^; 그만큼 많은 분들이 귀찮은 작업을 하 지도록 만들어 버렸군요 ^^; 음... 그래도... 계약은 계약이니 이 글을 보 실때에도 삭제하지 않으셨다면... 삭제해 주세요.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구걸해야 할까요? ^^; 『SF & FANTASY (go SF)』 30800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1-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6/29 23:24 읽음:929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껏 풀었던 답안지를 앞으로 걷어가 기 시작했다. 뭐.. 이래나 저래나 가장 뒷자리라는 것은 상당히 귀찮은 것 이다. 그녀는 그녀줄의 답안지를 모두 걷어서는 감독 선생님에게 제출했다. 다른 줄의 뒷자리 사람들도 모두 답안지를 걷어서는 답안지를 모두 걷어서는 감 독선생님께 제출했다. 감독 선생님은 답안지의 숫자를 세어보시더니 그것을 종이 봉투에 집어넣고는 교실을 나갔다. 그러자... 문밖에서 기다리고 계시 던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야들아! 시험은 잘 봤지?" 그녀는 자리로 걸어들어가며 왠지 모르게 반가운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에 웃음을 짓고는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의 질문에도 아이들은 아무런 대답없 이 너무도 밝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선생님을 주시했다. 아이들의 눈속에 너무도 강렬한 바램이 담겨있자 선생님은 어이가 없는 웃 음을 흘리더니 말했다. "좋다! 오늘 종례는 여기서 끝내자. 자자. 집에가서 푹 쉬어라. 또 당구장 이나 게임방 가서 놀지말고!" "네에!! 우와아아아!!" 담임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자 아이들 모두가 함성을 지르며 가방을 들고는 일어섰다. 그녀역시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아수가 뒤로 뛰어와 서는 그녀의 목을 팔로 휘감으며 말했다. "아영아.. 시험 잘쳤지?" "음... 아니." 그녀는 잠시 고민을 해보고는 아니라고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잘쳤다 는 느낌은 들지 않았기에.. 그리고 그녀 자신이 이런 시험이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담담히 말할 수 있었다. 그녀의 말에 아수는 히죽 웃더니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우리.. 어디 놀러나가자." "에... 선생님이 집에가서 쉬라고 했는데.." "쉬긴 뭘 쉬어. 우린 남는게 체력인데." 그녀는 왠지 모르게 아수가 힘이 넘친다고 생각했다. 그때.. 앞쪽에서 익숙 한 두 얼굴이 보였다. "여어.. 아가씨들. 시험은 잘 쳤냐?" "어.. 인규오빠." 아수가 뒤로 돌아서 그렇게 부르자 명호선배는 약간 부루퉁한 얼굴로 말했 다. "난 안보이냐?" "어. 선배. 안녕하세요." 엎드려서 절을 받은 명호선배는 툴툴거리며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 녀는 그런 명호선배에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 제가 좋아하는 것이 싫다고 하셨지요?" "무.. 무슨 소리야! 그런 말 한 일은 맹세코 한번도 없다구." "그래요?"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하자 명호선배는 정색을 하며 말했다. 그녀는 그렇게 정성스레 말하는데 믿어주기로 하고는 명호선배를 껴안으며 말했다. "그럼 좋아해도 돼지요?" "어.. 응." 주위에서의 무수한 시선이 그녀와 그녀가 안고있는 명호선배에게 꽂혔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명호선배는.. 귀까지 붉어져서는 그녀가 안고 있는 것을 떼어내지 않고는 천장을 바라보며 뭔가 중얼거렸다. 아마도... '양한 마리.. 양두마리.. 양세마리.. 으아아악!! 정신집중! 하사일도!'라는 말 같 은데.. 그녀로서는 무슨 말인지 전혀 정리가 돼지 않았다. 옆에서 그녀와 명호선배를 보고있던 아수와 인규오빠는 명호선배의 반응을 보고는 자지러지게 웃고 있었다. 그녀로서는 역시.. 이해불능이었다. 그는 인규, 아수, 그리고 아영이와 함께 당구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당구장.. 이라는 곳은 대학생 들과 일부 양아틱한 청소 년들이 모이는 장소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냥 편히 즐길 수 있는 운동으 로 자리잡고 있었다. "인규! 오늘 째질 준비가 됐겠지?" "하! 명호 니가? 나를? 꿈깨!" 그와 인규는 당구실력이 비슷했기에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는 뒷 쪽에 걸어오는 아영이와 아수에게 말했다. "음.. 너희들은 처음 치는거지? 그러니까.. 30씩 넣고 계산해서..." "아뇨! 저... 200인데요?" 그의 말을 끊으며 아수가 말했다. 아수의 말에 그와 인규는 놀란 턱을 밑으 로 떨어뜨리며 말했다. "나보다... 잘친다..." 그를 포함한 4명은 모두 큐대를 잡고는 다이(당구 공을 올려놓고 치는 곳) 주위를 이리저리 돌았다. 아영이는... 포켓볼(다이에 나있는 구멍에 당구공 을 쳐서 넣는 게임.)밖에 해보지 못했다고 했기 때문에 일단 30을 넣었다. 그는 큐대에 초크를 바르며 주위를 둘러봤다. 왠지... 좋지 않은 시선들이 그와 인규를 향하고 있었다. "선배! 뭐해요?" "아... 응." 아수가 그를 부르는 소리에 그가 약간 흠칫 거리며 이제 처음 시작을 하려 했다. 그때.. 당구장에 들어올 때부터 그들에게 시선을 보내던 아주 아주 양아틱한 두명이 말을 걸었다. "여어... 이거 물 좋은데? 저기 우리랑 내기 당구나 한게임 치자." 건들거리는 자세. 그리고 아영이와 아수를 훑어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눈 빛. 그는 그런 사람들은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거절을 하려 할 때... 인규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지요. 돈.. 인가요? 그렇지만 저희는 돈이 없군요. 고등학생이라서요" "아니. 우린 돈을 걸지. 너희는.. 사람을 걸어."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혐오감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아영이와 아수를 훑어 봤다. 그는... 어떤 의미로 저런 시선을 받고도 견딜 수 있는 여자들이 정 말로 존경스럽다고 생각했다. "그건.. 무리로군요." "제길! 한다고 해놓고 빼는거냐?" 그들은 그렇게 말하며 협박아닌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편치 못한 표 정을 지으며 고민할때 인규가 옆으로 다가오더니 말했다. "괜찮아. 이기면 되잖아. 돈벌구 좋지. 뭘 그래." 인규의 그 말에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면서... 그의 머릿속은 한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버렸다. '불공평해! 불공평해! 불공평해!' 도데체 말이 되지 않는 팀 가르기였다. 가장 못치는 아영이와... 그를 상대 로 치겠다니... 한마디로 절대로 이기겠다는 표현이 가득 들어있었다. '어떻게든... 이겨보이겠어.' 그가 그렇게 생각할때 상대쪽에서 아영이게 먼저 치라는 말을 건냈다. 원 래... 선구는 가장 못치는 사람이 치는 것이 정석이기 때문에 아영이는 큐 대를 잡고는 당구 다이가까이로 갔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더니 그를 향 해 물었다. "이거... 어떻게 하면 되는거에요?" '저... 정말로 처음 치는 거잖아.. 빡! 이라도 하면.. 허어억..'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식은땀을 흘리며 어떻게든 자신이 혼자서 250이라 는 숫자를 모두 깍아내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영이에게 간단한 룰을 설명했다. "저기.. 흰공중에서 점이 찍혀있는 공 있지? 저걸 한번만 쳐서 빨간공을 두 개 다 맞추면 되는거야." "음... 쉽네요." 아영이는 그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자세를 잡고 당구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 고... "따닥!" "오오.. 한큐에 250을..."(절대로..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잊으신분 계 신지 모르겠지만.. 이거 판타지에요~~) "... 3쿠션... 남았다." "에헤.. 그건 뭐에요?" "그러니까... 쿠션을 3번 맞추고 빨간공 2개를 맞추면.. 되는.."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영이가 흰공을 향해 자세를 잡더니 정말로 힘 껏 밀어쳤다. "퉁, 퉁, 딱, 퉁, 딱." "에헤.. 맞았다. 이럼 끝난건가요? 생각보다 쉽네요." 주위의 다른 사람이 모두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리고는 아영이를 쳐다봤다. 그런 와중에 그 양아틱한 두사람이 정신을 차리고는 소리쳤다. "이썅!! 이거 사기다마잖아!!"(당구 실력을 속이는것.) 그들의 목소리가 당구장 안에 울려퍼졌다. 왠지.. 살벌해 진 분위기였다. ---------------------------------------------------------------------- 갑자기 왠 당구얘기냐구요? 쿨럭.. 오늘 친구와 당구장을 갔다가 멋지게 째 지고(지고)왔거든요. 아시다시피.. 째지게 돼면 당구비는 째진 사람이 내는 것입니다. 쿨럭... 내돈... 내돈.. 돈이 눈앞에 훨훨 날아다니는군요. 훌 쩍. 그리고... 언젠가 저런 양아틱한 부르주아들을 한번 등장시켜 보고 싶었습 니다. 네? 등장시켜서 뭐할거냐구요? 당연히... 아영짱에게 밟힐 것입니다. 그럼 다음편에...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 추천 비평 열렬환영입니다. p.s 저런데서 끊어도 괜찮을까요? ^^ 『SF & FANTASY (go SF)』 30948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2-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7/01 03:26 읽음:88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녀는 상대의 말을 듣고는 그 사람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녀가 계속 해서 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자 그는 인상을 더욱 험악하게 만들었다. 아 마도.. 자신이 인상을 찡그리면 그녀가 겁을 먹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인상을 쓰고있는 사람에게 담담히 웃어보이며 한 마디를 던졌다. "저기... 당구공은 사기로 만든게 아닌데요.." 그렇다. 분명히 당구공은 사기로 만든 것이 아니다. 당구공을 사기로 만들 었다고 한다면 큐대로 당구공을 밀어치게 되면 당구공은 부서져 버린다. 만 약 큐대로 쳤을때 부서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구공끼리 부딪히게 되면 필히 부서지게 되는 것이다. 그녀가 너무도 놀라운 사실을 지적해 버리자 '이거 사기다마잖아!'라고 소 리친 사람은 할말이 없는 듯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의 뒷쪽에서 인규오빠의 웃음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왔다. 그녀의 앞에서 어이없는 눈빛을 하고있던 두사람은 그 웃음소리를 듣자 얼굴이 붉어져서는 인규오빠에게 다가가서 멱 살을 잡고는 뒷문으로 끌고갔다.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인규오빠가 끌려나간 뒷문으로 나갔다. 인규오 빠는 벽쪽으로 내몰려서 여전히 멱살을 잡혀있었다. 그녀가 밖으로 나가자 인규오빠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아영아! 아까 그 말이 무슨 뜻이냐하면 말이지. 니가 XX하고 YY하고 ZZ한 마녀에 미친X라는 말이야."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잠시동안 그 말뜻을 곱씹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XX하고 YY하고 ZZ한 마녀에 미친X라고?' 그 말을 다시 곱씹어본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을 띄우고는 눈꼬 리를 살짝올리며 인규오빠의 멱살을 잡고있는 두사람에게 말했다. "당신들... 죽을래요?" 그녀의 표정과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말의 내용에 그 두사람은 잠시 이해 를 하지 못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두명이 동시에 인 상을 일그러뜨리더니 그녀의 따귀를 때리려했다. "퍽!!" 따귀를 맞는 소리치고는 너무도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녀에게 손을 휘두르 던 사람이 땅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이런 미친X이!!" 남은 한사람이 그렇게 소리치며 그녀를 향해 손을 휘둘러왔다. 그러나.. "퍽!!" 이번에도 아까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져버렸다. 그녀는 땅바닥에 쓰러져있는 두 사람을 보며 약간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죽여드릴게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한걸음을 내딛었을때 뒤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잡았 다. "이봐! 빨리 도망들 가라구!!" 그녀를 잡고있던 인규오빠가 그렇게 소리쳤다. 그녀는 인규오빠에게 웃으며 말했다. "오빠. 이거 안놓으면... 꺄하하하하하하!!" 그녀는 말을 하는 도중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에게 공평하게 한 대씩을 얻어맞은 그 두사람은 재빨리 일어서서는 도망을 가며 한마디를 남 겼다. "제길!! 두고보자!" "꺄하하하하하!" 그들이 도망을 가는데도 아영이는 계속해서 웃고 있었다. 그런 아영이를 가 만히 보던 인규는 한마디를 남겼다. "어이. 아영아. 아까부터 간지는거 멈췄는데.." "꺄하하.. 그.. 꺄하하." 그녀는... 간지러움을 엄청나게 타는 체질이었다. 그는 당구장을 나오며 심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동네가 동네인 만큼.. 복수를 하려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녀석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인규야. 그러니까.. 그녀석들 말이지.." "응?" "뭐... 조폭이라거나.." 그의 말을 들은 인규는 그를 가만히 보더니 히죽웃어버리고는 한마디를 했 다. "그런 양아치는 조직에서 받아주지도 않아." "뭐.. 혹시 알아? 조폭 헤드의 아들이라거나..." "저녀석들이요!" 그의 말을 끊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앞을 쳐다봤다. 5월 중순의 더운날씨에 도 검은 양복을 입은 덩치좋은 아저씨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아저씨들의 뒤에는 뺨에 반창고를 붙인.. 그 아영이에게 멋지게 맞고 누 웠던 녀석이 있었다. 그의 옆에서 인규가 멋적게 웃어버리더니 한마디를 던 졌다. "이야!! 명호! 너 점쟁이 해도 돼겠다." "이 상황에 농담이 나오냐?" 그는 이 심각한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각한다 고 해서 처리가 될 문제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는 자신의 처지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작.. 이런 일을 하려 고 조직에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그의 뒤에서 얼굴에 웃음을 띄우고 있는 상관의 아들이 그에게 좋게 보일리는 없었다. '자신보다 어린아이들에게 맞고 다니다니... 한심하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가 끌고가고 있는 4명의 고교생들을 봤다. 뭐.. 남 을 때리는 것에 익숙해 보이는 녀석은 없어보였다. 아마도... '저녀석이 저기 여자들을 건드리려다가 맞은 것이겠지. 한심한 놈.' 그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고교생 4명을 낮이라서 영업을 하지 않 고있는 지하의 나이트로 데리고 내려갔다. 뒤에서 웃음을 짓고있는 상관의 아들녀석이 무슨짓을 할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눈에 선했다. 그가 나이트의 홀로 내려갔을때.. 안쪽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지금까지 잠을 자다가 일어난 것인지 머리는 새집처럼 한 그사람은 반눈을 뜨고 하품 을 하면서 걸어왔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그 사람을 보자 허리를 90도로 굽혀서는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뒷세계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사람이었다. 감히.. 누가 어떻게 해볼만한 사 람이 아니기에 그는 절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때... 뒤에서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다. "우와!! 영호아저씨!!" '아... 아저씨라니!!' 그는 정말로 해서는 안되는 말이 그의 귀로 들려오자 그는 몸을 부르르떨었 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 그는 여자에게 '아저씨'라고 불리우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물론.. 그 날벼락이 그 여자에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칭..'뒷세계의 로맨티스트'라고 불리고 타칭 '뒷세계의 미친개' 로 불리우는 그 사람은 분명히 자신들에게 응분의 댓가를 날릴 것이 분명했 다. "아하암! 누가 날더라 아저씨라는거야. 난... 에? 얼래? 아영이 네가 여긴 무슨일이야?" 그의 앞에서있던 그 전설적인 사람의 입에서 약간 얼빠진듯한 소리가 들려 왔다. 그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는 왠지 두통이 밀려오는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다. 역시... 간밤에 아는 동생녀석이 관리하는 나이트클럽에 놀러왔다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 같 았다. 그는 쾅쾅거리는 머릿속을 애써 진정시키고는 밖으로 나왔다. '으음.. 머리야..'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이며 하품을 할때 그의 앞쪽에서 무엇인 가 소리가 들리며 덩치 여러명이 그에게 허리를 숙였다. 그는 그 소리에 아 픈 머리가 더욱 욱신거리자 인상을 찡그리고는 한 마디를 하려했다. 순간.. 그의 귓속으로 여자의 한마디가 뛰어들어왔다. "우와!! 영호아저씨!!" 그는 그 소리가 들리자 머리의 통증이 싸악 가시면서 정신이 들었다. 그는 하품을 하고는 그 소리가 들린쪽으로 돌아보며 말했다. "아하암! 누가 날더러 아저씨라는거야. 난...." 그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그렇게 외친 사람을 쳐다봤다. 어깨아래까지 내려 오는 검은 머리에... 너무도 익숙한 얼굴.. 그는 이곳에서 볼 수 없는 얼굴 이 보이자 놀라서는 말했다. "에? 얼래? 아영이 네가 여긴 무슨일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폴짝거리면서 뛰어와서는 자신의 목을 껴안는 아영이 를 쳐다봤다.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그 동글동글한 커다란 눈으로 그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저기... 저기 있는 사람하고 내기당구를 했었는데.. 지고나니깐.. 날보고 XX하고 YY하고 ZZ한 뭐래. 그래서 한대 때려줬더니.. 여기로 끌고와서는 XX 하고 YY하고 ZZ한 뭔가를 할거라는데?" 그는 아영이의 말을 다 듣고는 자신에게 달라붙어있는 아영이를 떼어놓으며 말했다. "아영아. 나중에 아저씨가 차로 데려다 줄테니까.. 저기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영이와 친구들을 데려온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돌 렸다. "니들.. 잠깐 나좀보자." 그는 그렇게 말하며 그 사람들을 모두 조용한 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 방에서는 거의 괴물 울음소리 비슷한 것들이 들려왔다. 그가 그렇게 교 육이 아닌 고문을 수행중... 한 사람이 말했다. "저기.. 그 여자가 누구입니까?" "멍청한놈. 임도민형님 외동딸이잖아!" 그의 말에 그에게 교육이란 명목의 구타를 당하던 사람들의 얼굴색이 싸악 변했다. 몇년이 자나갔던지.. '임도민'이라는 이름 석자는 역시 힘이 엄청 났다. ---------------------------------------------------------------------- 제에기이일!! 글이 뭐 이따구야아! 내가 쓰고도 한심하다. 61편.. 그거 누 가썼길래.. 내가 해결도 하지못할 스토리를 만들어서는 이모양이냐고오오!! 네? 61편 제가 곰지 않느냐고요? 글쎄요? 전... 그저께 저녁에 물인줄 알고 페트 소주 3분의 1을 원샷으로 마시고는 내 방에 들어와서 의자에 앉았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쿨럭.. 이건.. 완전히 미치겠군요. 음... 그리고.. 이제 긴 사건 하나를 일으키려합니다. 길어요. 정말로. 그 러니 기대를 해도 좋으시려나? ^^;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이거... 완전히.. 제글이 아니군요. 쩝. 추욱 늘 어집니다. 그래도.. 61편을 보신분이 이미 몇분이나 되실지 알 수 없기에.. 쿨럭.. 해결 차원에서 62편을 써서 올립니다 그럼.. p.s 오늘은.. 덧도 붙일 말이 없군요. kid군... 넌 죽어야되에!! 『SF & FANTASY (go SF)』 31083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3-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7/02 01:38 읽음:89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창밖에서 새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른아침의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무 척이나 듣기가 좋은 법이다. 물론.. 그걸 듣는 사람이 잠에서 깨어있다면 말이다. 그녀는 여전히 이불을 마치 인형인양 껴안고는 잠을 자고 있었다. 그녀의 방으로 올라온그녀의 어머니는 그런 그녀를 보더니 웃으며 다가와서는 그녀 의 귀에다 속삭이듯이 말했다. "아영아. 늦게 일어나면 아침은 없어." "에엣?!" 언제 곤하게 자고있었냐는 듯이 그녀는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밥 줘." 그녀의 반응에 그녀의 어머니는 헛웃음을 짓고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코를 한번 팅겨주고는 일어섰다. 그녀가 여전히 멍한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자 그녀의 어머니는 그렇게 멍하게 있는 그녀의 귀를 잡고는 아래층으로 끌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넌 얼마나 잠을 자야 속이 시원하니?" "응.. 하루종일. 아야야야.." 그녀의 대답에 귀를 당기는 강도가 더욱 심해졌다. "엄마." "왜?" "귀 아파." 그녀의 말에 그녀의 어머니는 잡고있던 그녀의 귀를 놓더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자 그녀는 한번 히죽 웃어보이고는 식 당으로 내려갔다. 식당에서는 그녀의 아버지가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들여 다보고 있었다. "아빠! 좋은아침. 아하암." 그녀의 말에 그녀의 아버지는 보고있던 신문을 내리고는 그녀를 보더니 웃 으며 말했다. "아영아. 좋은아침." 그렇게 인사를 건낸 그녀는 여전히 잠이 덜깬 상태로 식탁의 의자에 앉았 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서는 이미 차려져있던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물론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는 상태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녀가 어떻게 눈을 감고도 아침을 다 먹자 그녀의 어머니가 식탁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전히 눈을 반쯤 뜨고는 물었다. "아함.. 엄마. 지금 몇시야?" "7시." 그녀는 이제 슬슬 학교를 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은 관계로 간단히 머리를 감고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았다. '역시.. 긴머리를 불편해.'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욕실의 거울을 들여다봤다. 자신이 너무도 사랑한 사 람의 얼굴이 또렷히 보였다. 그녀는 거울을 향해 손을 뻗고는 웃으며 말했 다. "자를 생각은 없어." 그녀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는 욕실 밖으로 나왔다. 자신의 방으로 올라 가서는 교복이라는 것으로 갈아입고는 가방을 메고는 다시 아래로 내려왔 다. "다녀오겠습니다. 근데.. 엄마. 아빠. 언제 가는거에요?" "음.. 모래쯤에. 이거 원.. 이렇게 어린애 같은 딸네미를 혼자 두고 가려니 심장에 무리가 갈려고 한다. 이녀석아." "에헤.. 그래요?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뭐.. 조심하고." 그녀는 부모님의 배웅을 받으며 집밖으로 나왔다. 이른아침이라 그런 것인 지 공기가 매우 상쾌했다. 아직 늦은 시간이 아니라서 그녀는 천천히 걸음 을 옮겼다. 바람이 불어오자 조금전 감은 머리가 날렸다. 그녀는 왠지 모르 게 좋은 기분에 싱긋 웃으며 학교로 향했다. 그녀는 학교를 올라가는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갔다. 앞쪽에 익숙한 뒷모습 이 보였다. 그녀가 '아수야!'라는 소리를 치며 뛰어가려는 찰나... 뒷쪽에 서 누군가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익숙한 얼굴이 그녀를 보며 웃고 있었다. "응.. 태윤아. 안녕." 그녀가 웃으며 말하자 태윤이는 그녀를 안고있던 팔을 풀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거.. 왜이렇게 재미가 없는거야? 아영아. 그러니까.. 그럴때의 반응은 말이지.. 오오. .저기 좋은 몰모트가 있군." 태윤이는 말을 하다 말고는 앞에 보이는 아수에게 뛰어갔다. 그리고.. 그녀 에게 했던 것처럼 뒤에서 끌어안았다. 순간.... "뭐야아!! 이변태!!" "짜아악!!" 두가지 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태윤이는 아수에게 맞아서 얼얼하게 보 이는 붉은 뺨을 문지르며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말했다. "보통은 이런 반응이 나와야 한다구. 그러니까.. 다시한번..." "아영이한테 이상한짓 하지마!!" 태윤이의 말을 끊고는 아수의 말이 들려오며 묵직하게 보이는 가방이 태윤 이의 뒷통수를 멋지게 강타했다. 태윤이는 뒷머리를 잡고는 몸을 베베꼬더 니 갑자기 그녀를 꽉 껴안았다. '에.. 뭐야아!! 이 변태!! 라고 하기는 뭐하고...' 라는 생각에 그녀는 대사는 생략한채 바로 태윤이의 뺨을 때려버렸다. "처얼써억!!" 엄청난 소리와 함께 태윤이가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녀는 멍한 얼굴을 하고있는 태윤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거야? 그런데.. 별로 마음에 안들어." "아아.. 그래? 하늘이 노랗다." 태윤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뺨을 살살 문지르며 일어났다. 아수가 그녀 의 손을 잡고는 교실로 끌고가며 뒤에 주저앉아있는 태윤이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흥. 죄값을 받았다고 생각해." 아수의 말을 들은 태윤이는 웃으며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 와 아수를 향해 뛰어오며 말했다. "어이! 이봐. 같이가자구." 태윤이가 그렇게 말하며 달려오자 아수마저도 어이가 없는듯이 웃어버렸다. 그녀와 아수가 그렇게 무방비 상태에 있자 태윤이는 갑자기 그녀에게 뛰어 와서는 또한번 끌어안아버렸다. "음.. 좋은 샴푸냄새." "뭐... 뭐하는 거야아!!" 안겨있는 그녀 대신에 옆에있던 아수가 태윤이에게 정의의 일격을 날려버렸 다. 그녀는 그런 둘의 모습에 그냥 가볍게 웃어버렸다. 그는 책상위에 엎드려서는 요즘에 그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도데체.. 그 아영이와의 사이는 '좋은 선배'에서 발전할 줄을 모른 다는 것이 무척이나 고민이 되고 있었기에 그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너.. 아직도 아영이하고 사귀길 바라는 거냐? 그런 조폭들과 왠지 모르게 친분이 있어보이는 애를?" "그것과 아영이를 좋아하는 것은 전혀 상관이 없잖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책상에 엎어졌다. 역시... 러브레터라도 써서 보내야 하는걸까.. 라고 생각하던 그는 결심을 하고는 연습장을 꺼내들었다. 그가 갑작스래 연습장을 꺼내들자 인규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말했다. "공부할려고?" "아니. 러브레터." 순간... 교실의 공기가 냉각되는 듯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인규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지더니... 급기야 책상위로 털썩 엎어져서는 웃어제끼 기 시작했다. "푸하하하하하하핫!" "왜... 왜그러는 거야?!" "러.. 러브레터.. 푸하핫!! 아아.. 이 순진한 녀석.." 인규가 계속해서 웃어버리는 터에 반의 아이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어 버 렸다. 그러나.. 그는 러브레터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한다면... 한다!' 그는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는 쓸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인규는 이제.. 아 예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 휴.. 이제 제대로 된 글이.. 나왔군요. 네.. 전번편은 완전히 허접 초 날림 그리고 글이라고 부르기도 뭣한.. 그러니까 팀군의 말을 빌리자면 이야기.. 정도라고나 할까요? ^^; 뭐.. 긴 이야기를 쓴다고 해서 문체를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솔직히.. SOF 는 거의 제가 연습용으로 쓰는 글이기 때문에.. 쿨럭.. 아무런 부담없이 쓸 수 있는 글이라고나 할까요? ^^;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열렬환영 +_+ p.s soul blade는 리메이크 중입니다. 제가 아무리 읽어봐도.. 누구의 말과 같이.. 설정과 스토리를 살리지 못하는 글솜씨에 혐오감을 느끼고는 완전히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 쿨럭..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 『SF & FANTASY (go SF)』 31274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4-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7/03 02:50 읽음:846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점심시간.. 이라는 것은 학생들에게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이다. 먹고 놀 수 있는 시간. 물론.. 너무 심하게 놀게 되면 식곤증이라는 유혹을 이기지 못 하고 그다음 시간은 스트레이트로 잠을 자게 되어버리지만 말이다. 보통의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교실과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그는 책상앞에 앉아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열심히 연습장에 뭔가를 적 고있었다. 평소때라면 이미 농구를 하러 뛰어나갔을 인규가 그의 옆에 앉아 서는 피식거리며 웃고있었다. "오오... 21세기에 이런 순정파를 볼 수 있다니..." "닥쳐!" 그는 인규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는 소리쳤다. 그의 반응이 무척이나 재미있 는 듯이 인규는 킬킬거리며 그를 쳐다봤다. '네 녀석이... 진짜 친구냐?'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할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가 아무리 생 각해도 명문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에 그는 무한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연 습장을 쳐다봤다. -사랑하는 아영이에게. 저 위의 말로 시작한 것은 무척이나 미안하지만..(뭐가?) 나는 꽃보다 아름 다운 널 좋아해.... (중략) - '이... 도데체 난 누구에게 문학적 소양을 이어받은 것이란 말인가아!' 그가 그렇게 절규하며 머리를 쥐어뜯을 때..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그렇게 머리를 쥐어뜯으면.... 머리 빠져요." "그런거 상관하지..... 후에엑?! 아영이?!" 그는 자신에게 말을 건 사람이 자신이 현재 쓰고있는 편지를 받을 사람이라 는 사실에 놀라서는 연습장을 팔로 가렸다. 그의 반응을 본 아영이는 그냥 싱긋 웃더니 그에게 말했다. "음... 아영이라는 여자..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선배의 사랑을 받다니 좋 을것 같네요." '이... 이여자야.. 그게 너잖아.' 그가 아영이의 둔감함에 경악을 하고 있을때 아영이가 뒷문으로 나가버렸 다. 옆에서 인규가 아예 바닥을 뒹구르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바닥을 뒹구 르고 있는 인규를 살짝 즈려밟고는 아영이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선배가 있던 교실에서 나오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톡톡 건드렸다. '음... 기분이 별로 안좋아.' 도데체 무엇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인지 알지 못하는 그녀는 앞을 보지 도 않고는 걸어갔다. 학교의 점심시간.. 복도라는 곳은 상당히 복잡하기 마 련이다. 그런 곳에서 앞을 보지않고 걷게되면 사람과 부딪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에... 엣?!" 그녀는 상대와 부딪힌 충격에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부딪힌 사람을 올려다봤 다. 가슴에 달고있는 베지로 보아서는 3학년이었다. 그 사람은 그녀와 부딪 히는 통에 손에 들고있던 음료수잔을 정확히 자신의 옷에 엎지른 상태였다. "미안해요." 그녀는 그렇게 간단히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와 부딪힌 사람은 잠시 그녀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이 썅! 이게 미안하다고 될일이야?!" "그럼 잘했다고 자랑해야 할까요?" 그녀는 그녀답지 않게 꼬여있는 기분으로 상대의 말을 받아버렸다. 평소의 그녀라면 몇번이고 미안하다는 말을 했겠지만.. 그것도 기분의 문제였다. 그녀의 말을 들은 그 3학년은 화가 난 것인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다시한번.. 말해봐라." "그럼 자랑해야 겠냐고 말했어요." 그녀는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상대의 손이 위로 올라갔다. 그녀는 그런 느릿한 동작을 보며 자 신에게 날아오는 손을 피했다. "짜악!" 무척이나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지자 그녀는 놀란 눈을 떳다. 그녀는 분명히 그 손을 피했기에 맞을 이유가 없었다. 그 선배의 손을 맞은 것은 그녀의 앞을 막아서고 있는 명호선배였다. "여자에게 손을 들다니... 손버릇이 고약하시군요." "이런 썅! 넌 또 뭐하는 녀석이야? 니가 무슨 정의의 기사냐?" 그 3학년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손을 들어올렸다. 이번에는 상대가 남 자이자 손바닥이 아닌 주먹을 쥐고 있었다. 3학년 선배가 그렇게 손을 들어 올려도 명호선배는 전혀 그것을 피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퍽!" 다시한번 맞는 소리가 들리고는 명호선배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 명호 선배는 넘어질 듯 비틀거리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고는 그 3학년 선배에게 말했다. "참는 것은... 여기까지로 하지요. 그만 하시지요." "뭐... 이런게 다있어!" 명호선배의 말에 그 3학년 선배는 다시 손을 들어올렸다. '이씨... 정말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명호선배의 옆을 지나쳤다. 그리고... 명호선배에 게 손을 휘두르기 위해 자세를 잡고있던 그 3학년 선배의 옆구리를 발로 차 버렸다. "켁! 허억.." 그 3학년 선배는 그녀의 발길질 한번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녀의 뒤에서 명 호선배가 입을 떠억 벌리고는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명호선 배를 보며 웃으며 한마디를 했다. "아아.. 시원하다. 선배. 괜찮아요?" "아아..." 그녀는 명호선배의 반응에 웃으며 고개를 까딱이고는 교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기분은 발길질 한번에 나아졌지만.. 명호선배는 여전히... 굳어있었다. "아영아!!" 그녀가 교실로 들어가자 태윤이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조금전의 발길질 한번에 꿀꿀하던 기분을 모두 털어버린 터라 그녀는 평소처럼 웃으며 태윤 이를 쳐다봤다. 태윤이는 그녀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더니 말했다. "오늘 끝나고 나서 시간있지?" "에.... 응." "그럼... 끝나고 시간좀 내. 응? 어디 갈데가 있거든." "나랑?" "응." 그녀는 학교가 끝난 후 아무런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태윤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책을 읽고있던 아수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 "태윤이가 뭐라고 했어?" "음... 학교 끝나고 시간 있냐고 하던데?" "없다고 했지?" "아니. 있다고 했어." 그녀의 말에 아수는 볼을 긁적이며 책에서 시선을 떼어서는 그녀를 보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넌... 무슨 데이트 신청을 그렇게 간단히 허락해?" "데이트? 무슨 데이트?"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하자 아수는 고개를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 책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태윤이가 이상한 짓 할려고 하면... 주저하지말고 안면에 펀치를 한방 선 사한 다음... 옆구리를 발로 차버려. 알겠지?" "응. 알았어." 그녀는 힘차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이상한 짓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라 는 생각에 머리를 힘껏 굴렸다. ---------------------------------------------------------------------- 쿨럭... 그럼.. 오늘은 잡담할 힘도 없다는... 피곤.. 하군요. 제길.. 컴퓨 터를 한대 더 사던가 해야지.. 이건.. 매일 형에게 컴퓨터를 뺏겨서는 글쓸 시간도 없으니...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환영입니다. p.s 내일은 못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에서 친구들이 내려왔거든요. 술 마실지도... 이제.. 술마시면 그날은 글 안씁니다. -_++ 『SF & FANTASY (go SF)』 31420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5-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7/04 00:04 읽음:782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는 점심시간에 선배에게 맞았던 볼을 쓰다듬으며 뒷일에 대해 걱정을 하 기 시작했다. 아영이가 멋지게 돌려차기로 날려버린 그 선배는 분명히 그가 알기로는 조금 '논다'하는 선배였다. 그러나 그가 더욱 고민이 되는 것은 아영이와 그와의 관계이지.. 그런 선배 를 하나 쥐어패 놨다는 시시껄렁한 것이 아니었다. '고민해 봐야 무슨 수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갑자기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역시.. 행동을 해 줘야 결과가 생기는 법이다. 그깟 러브레터 아무리 적어봐야 얼굴을 마주보 고 하는 '좋아해!'라는 한마디가 더욱 효과가 큰법이다. 그가 갑자기 가방을 챙기기 시작하자 인규가 심드렁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 다. "왜? 야자.. 쨀려구?" "응. 뒷일은.. 알아서 해줘." "아아.. 오늘은 내가 야자를 쨀려고 했는데... 쩝. 그래. 가라. 가." 인규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팔을 베게삼아서 베고는 책상위에 엎드려 버렸다. 그는 그렇게 말하는 인규가 아마... 잘 처리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 고는 교실 밖으로 나왔다. 야자를 조퇴하는 아이들 사이에 끼어서 그는 아 영이가 있는 교실로 걸어올라갔다. 아영이는 교실 가장 뒷자리에 앉아서는 아수와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그런 아영이에게 다가가서는 아영 이의 팔을 잡고는 말했다. "아영아. 야자째자." "에?"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아영이와 아수는 놀란 눈으로 그를 올려다 봤다. '이럴 때.. 남자로서의 패기를 보여주는 거야!' 그는 말도 되지않는 생각을 하고는 아영이의 팔을 잡고는 아영이를 거의 강 제적으로 끌고는 교실밖으로 향하려 했다. "선배.. 저기.. 저기.." "아영이는 저와 선약이 있는데요." 그는 생소한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앞을 가로막은 한 1학년생이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대로 야자를 도망가게 되면 곤란해서요." "어. 그래."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여전히 아영이를 잡은 채로 그 1학년생을 스쳐 지나 갔다. 그는 뒷문을 나가며 뒤로 돌아보고는 아수에게 한마디를 건냈다. "아수야. 아영이 가방은 좀 챙겨와줘." "네에. 선배! 잘해봐요!" 아수는 그렇게 말하며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는 아영이를 잡지 않은 손 을 들어보이고는 학교의 밖을 향해 걸었다. 아영이는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 으로 그에게 팔을 잡힌채 딸려오고 있었다. 그는 황당함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짓고는 멍하니 서있었다. 그 선배라는 사람이 선약이 있다는데도 불구하고 아영이를 가지고(?)는 사라져 버리자 무척이나 기분이 나빠졌다. 그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보이는 반장에게 가서는 어깨에 손을 올리고 는 물었다. "저기 조금전 그사람... 누구야?" "음... 아영이 옆집에 사는사람. 후훗.. 잘됐으면 좋겠다니까." 반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휘파람을 불며 아영이의 짐들을 챙겼다. 그는 그런 반장을 보며 같은 반이라고 방심하고 있을때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는 자 리로 가서는 앉았다. '정말로... 마음에 드는데.. 말이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고는 아영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여자치고는 꽤나 커다란 키.. 그리고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스쳐지나가듯 보게 되더라도 눈을 떼지 못할만한 외모..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그 스스럼 없는 (?) 성격... 그는 그렇게 눈을 감고는 아영이를 떠올리느라 종이 치고 야자를 시작하는 지 조차 몰랐다. 그가 그렇게 한참을 눈을 감고있자... 감독 선생이 복도를 이리저리 걸어다니다가 눈을 감고있는 그를 발견했다. "야이... 너.. 거기 자고있는 녀석!! 이제 야자를 시작했는데 벌써 자냐? 이리 튀어나와!" 그는 자신이 상상하는 도중 불협화음이 튀어들어오자 인상을 찡그리고는 눈 을 뜨고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다. 윤리를 담담하는 선생이 그를 빤히 쳐다 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찡그린 얼굴로 그 선생을 쳐다보다가 벌떡 일 어났다. 그리고.. 복도 밖으로 나가서는 선생의 앞에 섰다. 그가 여전히 인 상을 찡그리고 있자 선생은 약간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는 그런 선 생을 보고는 갑자기 뒤로 돌아서는 손으로 벽을 짚어 기대고는 말했다. "빨리... 때리세요." 그의 행동에 그 선생은 너무도 황당한 것인지 잠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더니 잔인한 웃음을 띄우고는 말했다. "그래.... 한번 죽도록 맞아봐라." 그리고는.. 타작이 시작되어 버렸다. 잠시 후.. 그는 폴짝폴짝 뛰면서 허벅 지를 문지르며 자리로 돌아와서는 앉았다. 역시 맞는 다는 것은 그다지 기 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런 만큼... '반드시.. 아영이와 사귀고 말겠어.' 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생각을 하고있는 그였다. 그는 교문밖까지 나오자 잡고있던 아영이의 팔을 놓았다. 아영이는 여전히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일단 아영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까지는 성공을 했지만.. 뒷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터라 자신을 가만히 쳐다보고있는 아영이를 보며 난감함에 빠져들었다. 아영이는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몇번 갸웃거리더니 심 각한 표정을 짓고있는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 나... 배고파요." "그..그럼.. 먹을 것.. 사줄게." "우와! 선배. 고마워요!" '넌.. 먹을 것 사주는 사람이면 다 좋지...' 그는 그런 말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밖으로는 꺼내지 않았다. 겨우 먹을 것을 사준다는 이유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자신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준다면.. 그것만큼 남는 장사도 없는 것이다. 그는 아영이가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자 얼굴이 붉어졌지만 태연한 척을 하 며 천천히 내리막을 걸어내려갔다. 그는 아영이가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어 서인지.. 앞쪽에 걸어오는 선생님 한분을 보지 못했다. "어! 아영이! 이녀석... 너 조퇴 아니잖아?" "에..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런... 망할...' 그는 속으로 그런 말을 내쨮으며 그 선생님의 눈치를 살폈다. 그의 반에도 일주일에 2번씩 수업을 들어오는 이 선생님은 영어담당.. 그리고 아영이 반 의 담임이었다. 그 선생님은 아영이와 그를 한번씩 쓰윽 훑어보더니 갑자기 피식 웃으면서 아영이와 그의 머리를 흩뜨렸다. 그리고 그와 아영이에게 여전히 웃는 얼굴 로 말했다. "최명호! 아영이 갑자기 덥치면 안된다." "에... 아... 네!" 그는 얼떨결에 그 선생님의 말에 대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 은.. 그 선생님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그렇게 놀 라고 있을때.. 그 선생님이 그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손에 뭔가를 쥐어줬다. 그리고... 귓속말을 건내었다. "임마. 이렇게 끌고나왔을 때는 남자가 쏘는거다. 그리고... 진짜로 갑자기 덥치지는 마라." 그 선생님은 그러게 말하고는 그와 아영이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뒤 로 돌아서는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임아영! 내일 지각하면 알지?!" "네에!" 그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학교로 올라갔다. 그는 선생님이 손에 쥐어준 것을 봤다. 2장의 녹색 종이가 손에 쥐어져 있었다. '거... 참... 고맙습니다.' 그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고는 내리막을 내려갔다. 뭐.. 이래나 저래나.. 아영이에게 저녁을 먹 일만한 돈은 생긴 것이다. ---------------------------------------------------------------------- 쿨럭... 저런 선생님.. 계신다면 좋겠지요. 보통의 선생님의 경우에는 공부 라는 테두리 안에 학생을 묶어두려는 경향이 강해서 말입니다. 매일연재.. 라는 것.. 생각보다 어렵군요. 긁적... 아니...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매일연재는 '글쓰는 사람 모두의 로망'이라나? 쿨럭.. 그럼 휘긴 경은 작가의 로망을 달성한 것이군요. 거기다.. 그렇게 많은 분량이라니.. 전 언제쯤....(먼산..)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환영입니다. p.s 희대의 역작 동급생 2가 패륜게임이 되버렸군요. 쩝.... -검찰은 친족 관계에 있는 여성을 밀폐된 장소에 감금, 강간에 성 공할 경 우 승리하는 게임 내용을 가진 ‘동급생 2’등 패륜게임 이 들어있는 일부 와레즈 사이트들을 강제 폐쇄조치키로.... - 쿨럭.... 동급생 2가 여성을 밀폐된 장소에 감금.. 강간해서 우승하는 게임 ? 쿨럭.. 난 여자들 찾아서 뻔질나게 돌아다닌 기억밖에 안나는데... -_-; 그리고.. 동급생 2에서... 친족관계에 있는 여자는 나오지 않았었는데 -_-; 역시 우리나라의 마녀사냥 풍토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 과연 게임을 한 번 해보고 기사를 쓰는 것일까요? 공정해야 할 언론이 저렇게 한쪽으로 치 우쳐서야... 역시 대한민국은 멋진 나라입니다. 『SF & FANTASY (go SF)』 31601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6-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7/05 00:04 읽음:955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는 벌써 햄버거 3개째를 아작내고 있는 아영이를 황당함이 담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가 알고있는 보통의 여자아이... 라면 햄버거 1개라면 딱 적당량이라고 하는데... 그 3배라니.. 그 조차도 햄버거 3개는 배가 불 러서.. 혹은 물려서 먹지 못하는데 말이다. "아.. 이제 좀 괜찮다." 3개를 다 먹어치운 아영이는 웃으며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는 아영이가 콜라를 다 마셔버리자 3번째 리필을 하러 카운터로 걸어갔다. 카운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누나가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말했다. "참.. 콜라 많이도 마시네?" "아하하.. 네에." 그 아르바이트를 하는 누나는 그런 그에게 영업용 스마일인지.. 아니라면 정말로 웃는 것인지 모를 미소를 띄우고는 콜라잔 2개를 받아서는 속에 콜 라를 꽉 채워서는 그에게 건내줬다. "뭐.. 모지라면 다시 리필해도 괜찮아." "아하하.. 넷!"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콜라를 들고는 아영이에게로 걸어갔다. 그가 콜라를 가져오자 아영이는 콜라를 받아서 테이블위에 놓고는 빨대를 콜라에 담그고 는 그 빨대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그를 빤히 올려다 보더니 말했다. "선배. 나한테 할말 있어요?" "에?!" 그는 너무도 단도직입적인 아영이의 질문에 놀라서는 콜라를 엎지를 뻔 했 다. 그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는 무슨 의미인지 모를 미소를 짓는 아영이 가 다시 시선을 콜라로 돌리고는 그것을 마시기 시작했다. '휴우...' 그는 자신이 한숨을 내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간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이런 곳에서의 고백이라는 것은... 말도 안돼지.' 나름대로 자신의 바보같은 행동을 합리화 시킨 그는 아영이가 콜라를 다 마 시자 자신의 콜라를 다 마시고는 일어섰다.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그 는 문득... 아영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생각났다. 명호선배는 패스트 푸드점을 나와서는 그녀의 팔을 잡고는 집 근처의 뒷산 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시간은 이제 7시를 넘어서서 어두워져 있었다. 집 근처의 뒷산은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관계로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산이었다. 보통의 여자아이라면 남자가 그런 곳으로 끌고 가려 할때는 곧바 로 필살 '백열 따귀치기'로 남자의 손을 뿌리치겠지만...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아영이는 여전히 명호선배에게 팔을 잡힌채로 산 속으로 들어갔다. "선배. 어디가는 거에요?" "조금.. 남았어." 그녀가 웃으며 물어보자 명호선배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상태로 그녀의 팔 을 잡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평소와는 뭔가 틀린 명호선배의 태도에 그냥 명호선배가 끌고 가는대로 몸을 맡겼다. 그렇게 몇분간 수풀속을 해치고 지나가자 명호선배는 걸음을 멈추더니 손으 로 무릎을 짚고는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수풀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앞의 경치를 보려고 명호선배의 옆으로 다가갔다. "이야.." 그녀는 그 한마디로 자신의 감상을 말해버렸다. 그다지 넓지 않은 공터에 양쪽으로 소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녹색의 물결을 이루듯 바람 에 흔들리는 잔디들이 깔려 있었고, 앞쪽은 탁 트여서 도시의 야경이 너무 도 잘보였다. 그리고... 그리고 공터의 중간... 3사람 정도가 나란히 앉으 면 알맞아 보이는 평평한 바위가 하나 자리잡고 있었다.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걸려있어서인지... 가을도 아닌데 풀벌래 소리가 귀 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명호선배는 그렇게 넋이 나간 듯이 앞을 바라보고 있던 그녀의 팔을 다시 잡고는 그 공터로 뛰어내려갔다. "앉아. 여길.. 꼭 보여주고 싶었어." 명호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평평한 바위위에 주저앉았다. 그녀또한 그 바위위에 앉아서는 앞쪽에 보이는 야경을 천천히 감상했다. 멋진... 광경이 었다. 그는 바위위에 걸터 앉아서는 앞쪽으로 보이는 야경을 보며 희미한 웃음을 띄울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이 곳을 아영이도 분명 히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절반은 성공했다는 생각에 야경을 보던 시선을 돌려서는 옆에있는 아 영이를 쳐다봤다. '.....' 보통은 달빛을 받고있는 여자를 아름답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 의 옆에 앉아있는 아영이는... 정말로.. 아름답다.. 라는 표현이 모지랄 정 도였다. 하얗지만 창백해 보이지는 않는 피부에... 달빛을 받아 더욱 선명 하게 보이는 얼굴의 윤곽은 그의 입을 열 수 조차 없게 만들어 버렸다. 그가 그렇게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그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아영이가 그를 살짝 돌아봤다. 그는 그렇게 웃고있는 아영이의 얼굴을 그냥 가만히 들여다 봤다. 만약.. 인규가 이 상황을 봤더라면... '이 바보야! 키스는 이런때 하 라고 있는거야!'라고 소리칠 만큼 분위기는 좋았다. 그러나 인규만큼 얼굴이 두껍지 못한 그는 아영이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괜시리 얼굴이 붉어져서는 시선을 돌리려 했다. 그런 낌새를 눈치 챈 것인 지.. 아니면 본능적인 것인지 아영이는 그가 얼굴을 돌려버리기 전에 말했 다. "선배. 멋져요." 그 한마디에 그는 더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져 버렸다. 이미 '좋아한다'라 는 고백을 하려는 생각따위는 머리속에서 날아가 버렸다.(이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약간의 각색(?)을 해서 쓰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바보가 어디 있어!! 라고 외치시는 분... 바로 저라는 녀석입니다.) 그녀는 선배와 함께 천천히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6월이 다 돼어가자 더 운 날씨가 기승을 부렸다. 산에서 천천히 걸어내려 왔지만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솟아나고 있었다. "헤에... 선배. 덥지 않나요?" "물론 덥지. 여름이니까." 명호선배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역시 무척이나 덥다는 생 각에 뭔가 마실 것을 찾았다. 그녀와 명호선배가 걷고있던 길은 조용한 골 목길이라 뭔가 마실 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움... 자판기도 하나 없네.." "저기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자판기가 하나 있을텐데.." 그녀의 한탄에 명호선배는 자판기가 있는 곳을 가르쳐 줬다. 그녀는 음료수 정도는 자신이 사야 겠다는 생각에 선배가 천천히 걸어오도록 두고는 뛰어 서는 오른쪽 골목으로 꺽어들어갔다. 조그만 가게옆에 붉은색의 자판기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그 자판기로 다가가서는 1000원짜리 지폐를 밀어넣고 는 뭐가 좋을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있자 그녀의 등뒤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 녀는 그것이 명호선배일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는 말했 다. "선배. 어떤게 좋아요?" "임아영." "에?" 그녀는 선배인줄 알았던 사람이 생소한 목소리를 내자 놀라서는 뒤로 돌아 보려했다. 그 순간... 그녀의 뒤에 서있던 사람이 손수건으로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았다. 무심결에 숨을 들이쉰 그녀는 갑자기 머리속이 띵.. 해지기 시작했다. '에에...?' 그녀는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으며 세상이 빙글.. 돈다고 생각했다. 그리 고... 잡고있던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 너무 짧군요. 음... 이런 곳에서 끊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장난하냐?) 음.. 납치라는 것입니다. 납치.. 감금.. 음.. 일본 게임들이 생각나는군요. 이참에 18금 SOF를 한번 만들어 볼....(퍼벅!!) 음.. 뭔가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신 많고도 많은 분들.. 아마도 만족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아닐 수도 있구요.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환영입니다. p.s 음... 파판10의 동영상을 어떻게 구해서 봤습니다만.. 쿨럭... 플스2 그거 얼마였지요? 갑자기 사고 싶어졌습니다. 쿨럭... 50만원 정도였던 것 으로 기억하는데.. 저같은 소시민에게는 쿨럭... 『SF & FANTASY (go SF)』 3188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7-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7/06 08:01 읽음:940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는 아영이가 그가 가르쳐준 오른쪽 골목으로 꺽어들어가자 웃음을 짓고는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아영이가 이럴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영이는 여러모로 여자라는 생물과는 거리가 멀었다. 성격이 오히려 남자 같다면 남 자 같을지도 모르는 성격이기에 그가 더욱 호감을 느끼는 것인지도 몰랐다. '음... 역시 난 위험한 사상을 가진 녀석인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헛웃음을 짓고는 천천히 아영이가 꺽어 들어간 오른 쪽 골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아영이가 어떤 음료수를 뽑을까... 고민 하고 있을 것을 상상하며 자판기가 있는 쪽을 쳐다봤다. "에엣? 아영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아영이가 검은 옷을 입 은 사람의 팔에 안겨서는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은.. 잠시 그를 당황스럽도록 만들어 버렸다. "잡아!" 검은 옷을 입은 사람중 한명이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과 아영이에게 좋은 일이 아 님은 알 수 있었다. '제길...' 그는 자신이 도망을 치지 않은 것 만으로도 무척이나 대견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앞쪽에 보이는 사람들은 그냥 스쳐보기에도 엄청난 분위기를 물 씬 풍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망가지 않는다는 것은.. 역 시..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를 꽉 물고는 상대가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며 온몸 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누군 가가 경찰에 신고를 해준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포돌이는 당신과 2분거리에 있습니다'라는 엄청난 문구아래... 신고 접수 후 20분 후 느긋하게 달려오는 경찰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저런 쪽의 사람들과 무엇인가 연관이 있어 보이는 아영이의 아버님 에게 달려가는 것이 더욱 나을지도 몰랐다. 다만... 그의 이성은 그렇게 명 령하고 있었지만.. 감정이라는 녀석은 그가 여전히 그 위험한 냄새를 풍기 는 사람들과 마주보도록 만들고 있었다. "꼬마야. 얌전히 있어야 덜 맞는다.." 그는 상대가 자신을 철저히 얕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당 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는..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인 것이다. 상대는 그에게 천천히 다가오다가.. 어느순간 손을 움직였다. '퍽!'하는 소 리와 함께 그의 눈에 별이 반짝였다. 그는 과도한 충격에 주저앉아버렸다. 상대는 그렇게 주저앉아있는 그를 정확히 구두를 신은 발로 차버렸다. "컥!" 절로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지만 그는 뒤로 한바퀴를 굴러서는 재빨리 일어났다. 상대는 그가 그렇게 맞고도 일어나자 재미가 있는 것인지 웃으며 목을 풀고는 다시 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상대가 다가오는 만큼 천 천히 뒤로 물러섰다. 어두워진 밤거리는.. 어떻게 된 것인지 사람 하나도 지나가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뒤로 물러서다가 어느순간.. 등이 무엇엔가 닿는 것을 느끼 고는 뒤를 슬쩍 돌아봤다. 아영이가 넣은 돈의 액수가 액정에 찍힌 자판기 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상대가 다가오자 그는 재빨리 자판기의 버튼을 눌 렀다. '덜컹!'이라는 소리와 함께 캔 하나가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상대의 상체가 움직인다고 느끼는 순간.. 재빨리 몸을 최대한 낮추었다. 그 리고.. 자판기에서 나온 캔을 재빨리 따서는 상대의 눈에 뿌렸다. "크윽!" 상대가 눈을 비비며 뒤로 물러섰다. 그는 조금...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눈을 질끈 감고는 남자의 태고적부터 물려받은 쌍방울을 힘껏 걷어차 버렸다. 상대가 주저앉아 버리자 그는 재빨리 아영이 를 잡고있던 사람 쪽으로 눈을 돌렸다. "여어... 꼬마. 대단하군." 그가 눈을 돌렸을때... 아영이는 그냥 땅바닥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아 영이를 잡고있던 사람이 그의 지척까지 다가와서는 말을 걸었다. 그가 놀라 서는 뒤로 물러서려 했을때... 상대의 발이 정확히 그의 배에 꽂혔다. 다리에 힘이 쫙 빠지는 것을 느끼며 그는 무릎을 꿇었다. 그가 호흡에 곤란 을 느끼며 배를 감싸안았을 때... 그의 얼굴에 뭔가가 강하게 부딪혀 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차가운 바닥에 몸이 닿는 것을 느끼고는 정신을 잃어 버렸다. 그는 갑자기 찾아온 현우녀석과 소파에 앉아서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의 아내는 과일을 깎으면서 그와 현우가 하는 말을 듣고는 간간히 웃음을 흘렸다. "띠리리링!" 그는 갑자기 품속의 핸드폰이 울려대자 폰을 꺼내들고는 말했다. "네. 말씀하세요." "여어.. 오랫만이로군." 그는 핸드폰의 저쪽에서 들려오는 생소한 목소리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 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아는 목소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그는 핸드폰 에 대고 말했다. "음... 전화 잘못 거신 것 같군요. 그럼 끊을게요.." "자.. .잠깐! 너.. 임도민.. 아니야?!" "음.. 제가 임도민.. 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은 맞습니다만.." "그래. 용건만 간단히 말하지.." 그리고는 상대는 정말로 용건만을 간단히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듣고 있 던 그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현우를 보고 말했다. "아영이가 납치됐다는데?" "형님..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물론이고, 형님조차 아영이 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사실인데..." "글쎄... 그렇지만... 사실인 것 같은걸." 그의 대답에 현우는 못믿겠다는 표정을 짓더니 다시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뭘 바란다는 것입니까?" "나 혼자서 여기서 조금 떨어진 철거전 건물로 오라고 하는군." "가실 것 입니까?" "물론." 그의 말에 현우는 무척이나 당황한 듯한 눈빛을 보이더니 갑자기 흥분하며 말했다. "가면 안됨니다. 절대로 말입니다. 아영이가 납치되었다는 증거도 없거니 와.. 분명히 가면 위험할 겁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렇지만.. 난 그애 아버진걸." 그는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우가 폰을 꺼내들고 어 디론가 연락을 하려하자 그는 폰을 빼앗아 들고는 전원을 꺼버렸다. "혼자서.. 오라는데 혼자서 가는게 예의겠지." "으아악!! 형수님! 형님좀 말려봐요!" 현우는 자신이 그를 말릴 수 없자 자신의 아내에게 부탁하기 시작했다. 그 러자 자신의 아내는 그런 현우를 보고는 평소의 표정으로 빙긋이 웃더니 말 했다. "음... 말릴 수 없어요. 내 남편이지만.. 아영이 아빠인걸요." 그는 아내의 말에 마음을 굳히고는 천천히 집밖으로 나갔다. 검은색 바지에 하얀색 와이셔츠를 아무렇게나 입고 있었지만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아서 그냥 집밖으로 향했다. 그는 문밖을 나서기 전에 그의 아내를 보고는 말했 다. "여보. 갔다가 오면 배가 고플 것 같으니까 뭔가 먹을 것좀 부탁해!" "네." 그의 말에 그의 아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현우는 도저히 그와 그의 아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둘을 쳐다봤다. 그는 그런 현우의 시선 은 무시하고는 집 밖으로 나왔다. 달이 무척이나 밝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운동한번 하기는 딱이겠는 걸...'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상대가 말해준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걸어가며 만약 아영이의 몸에 긁힌 상처가 하나라도 있다면... 상처하나마 다 백만대씩 쥐어패 주리라고 마음을 먹었다. ---------------------------------------------------------------------- 짤막하게.. 오옷!! 다음은 기대하고 기대하시던... 아영이 아버지의 액션신 이.. .나올까요? 임도민 : 나도 주연급 조연이라는 말이다아!! kid : 누가 그러든? 그런건 내맘이지! 뭐 그런 것입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추천 비평.. 환영입니다. p.s 쿨럭... 덧은 왜 달은 것일까요? 당. 연. 히. 분량 땜질용이라고(퍼버 벅!!) 『SF & FANTASY (go SF)』 32072번 제 목:[kid] Story Of Fantasy -68- 올린이:elosis (배현정 ) 01/07/07 02:41 읽음:861 관련자료 없음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녀는 머리속이 멍함을 느끼며 눈을 떳다. 주위가 무척이나 어둡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려고 했다. "에에...?" 몸의 감각이 평소같지 않았던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의 손발이 뭔가로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뒤로 묶여있는 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녀는 묶여있던 양팔에 힘을 가했다. 손목쪽에 묶여있던 뭔가가 끊어지는 느낌이 나며 양팔이 자유로워졌다. "아야야야야..." 그녀는 묶여있는 동안 붉게 변해버린 손목의 피부를 문지르며 간단한 라이 트 주문을 외웠다. 그녀의 손에서 조그만 빛덩이가 떠오르자 주위가 명확히 보였다. 창문조차 없는 조그만 방에 그녀와... 그리고 명호선배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다리를 묶고있던 줄을 끊어버리고는 명호선배에게로 다가갔다. 얼굴 의 한쪽이 심하게 부어서는 명호선배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얼굴을 하 고 있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명호선배는 그녀가 부어있는 얼굴을 건드리자 얼굴을 약간 찌프리더니 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로 중얼거리 듯이 말했다. "지켜... 줄게....아영아..." "누가.. 누구를 지킨다는 말이야?!" 그녀는 왠지 모르게 괜시리 화가나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섰다. 지켜준 다는 것은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지킨다는 말이다. 그녀는 명호선배의 저런 무모함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데체... 무엇때문에 자신에게 이렇게 잘해 주는 것인지 그녀로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필요이 상으로 흥분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나빠진 기분이 나아지지 않 았다. 멍하니 서있던 그녀는 생각은 그만두고는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몸이 약간 저리긴 했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목을 한 번 돌려서는 몸을 풀고는 명호선배의 손과 발을 묶어둔 줄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축 늘어져있는 명호선배를 한쪽 어깨로 가볍게 부축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키는.. 왜이리 큰거야?" 그녀는 명호선배의 다리가 땅바닥에 끌리자 자신의 작은 키(?)에 약간의 컴 플렉스를 느끼고는 투덜거렸다. 그녀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방 한쪽 벽에 나 있는 금속문으로 다가가서는 그 앞에 멈춰섰다. 손잡이를 잡고는 문을 돌려 봤지만 문은 잠겨있었다. "에헤... 그러니까... 납치라는 건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문에 손을 가져다 댓다. 그리고 입으로 뭔가를 중 얼거리자 금속으로 된 문이 붉게 가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급기야 금 속이 과도한 과열로 인해 액체화 되어서는 아래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문이 녹아내리자 명호선배를 번쩍 들어서는 그 녹아내린 금속을 훌쩍 뛰어넘어서 밖으로 나갔다. 문의 한쪽 옆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 하나가 꾸벅 꾸벅 졸고 있었다. "안녕하세요오!!" 그녀가 소리치자 그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움찔 놀라며 잠에서 깨어서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 남자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친절하게 웃어주 고는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버렸다. "켁!!" 그녀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주먹질에 맞고 나가떨어져버린 그 남자에게 다가 갔다. 그 남자는 그녀에게 맞은 얼굴 한쪽이 부어있는 채로 정신을 잃고 있 었다. 그녀는 갑자기 들쳐매고있던 명호선배를 땅으로 내리더니 얼굴을 쳐 다봤다. 그리고... 그 남자의 얼굴을 다시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명호선배보다 조금 덜 부었잖아. 아저씨... 한대만 더 맞아."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정신을 잃고있는 남자의 부은 얼굴을 정확히 한 대를 더 때렸다. 그 남자의 얼굴이 약간 더 부어오르자 그녀는 명호선배의 얼굴과 한번 비교를 해보고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는 어두운 통로를 걸 었다. 그녀가 있는 것은 건물의 5층정도 되는 높이였다. 그녀는 명호선배를 바닥 에 끌다시피 해서는 아래층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물론... 가는 도중 마주 치는 사람들을 명호선배와 똑같은 얼굴모양으로 만들어 놓는 것을 잊지 않 았다. 1층까지 내려가자 한 넓다란 방에 사람들이 모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 왔다. 그녀는 다시한번 명호선배의 얼굴을 보고는... 왠지 화가 나서는 명 호선배를 벽쪽에 기대어 두고는 투명화 마법을 걸어버렸다. 그리고... 그 소란 스러운 곳으로 걸어갔다. 20명이 넘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안에 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히 그 방으로 걸어들어가서는 한 사람의 머리를 잡고는 그대로 벽으로 밀었다. "이런 썅! 뭐야? 죽여버려!" "네에. 저도.. 조금.. 화가 많이 났거든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달려오는 사람들을 쥐어패기 시작했 다. 상당히... 묵직한 감정이 실린 주먹이었다. 그는 전화의 상대가 말한 그 폐건물 까지 와서는 뒤쪽으로 돌아가고 있었 다. 그가 아영이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리 바보라고 하지만.. 정문으로 당당 히 걸어들어갈 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그는 그 건물의 담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가 담을 뛰어넘은 곳에서 얼마 떨 어지지 않은 곳에 3명의 사람이 담배를 피우며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그 쪽을 향해 뛰어서는 한 사람의 머리를 잡고 는 벽쪽으로 밀어버렸다. "뭐... 켁!!" 그는 소리를 치려는 사람의 허리를 발로 차버리고는 벽쪽으로 밀고있던 사 람의 머리를 놓았다. 벽에 머리를 부딪힌 사람은 바닥으로 천천히 쓰러졌 다. 남아있던 한 사람이 그를 보며 약간 복잡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입을 열었다. "당신이... 임도민이요?" "음... 그렇게 불리기도 하지." "뒷세계 최고의 전설이라는 당신의 실력을... 한번 보고싶군요." "음.. 보여주고 싶긴 하지만... 내가 바빠서 말이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눈앞의 상대를 향해 내달렸다. 상대는 그가 달려오자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는 고개를 살짝 젖혀서는 그 주먹을 피 해내고는 상대의 뻗은 팔을 겨드랑이에 끼었다. 그리고 상대와 바싹 붙어서 는 무릎으로 복부를 올려쳤다. "허억!" 그는 상대가 헛바람 새는 소리를 내자 겨드랑이에 끼었던 팔을 풀었다. 그 리고 숙여진 상대의 턱을 팔꿈치로 갈겼다. '빠각!'이라는 소리와 함께 그 의 팔꿈치에 맞은 상대는 땅바닥에 쓰러져서는 일아날 줄을 몰랐다. '최대한... 빨리...' 그가 빨리 나타나지 않는다면... 아영이를 잡은 사람이 아영이를 어떻게 처 리할 줄 모른다. 그는 저들을 기절시키기 전에 아영이를 어디다 잡아뒀는지 를 물어볼걸.. 이라는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안으로 들어가서 한명을 더 잡아서는 물어보자는 매우 낙관적인 생각에 건물의 낡은 창문을 뜯어내고는 건물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쪽 방에서... 누군가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심하게 흔드는 느낌에 눈을 떳다. 왼쪽 뺨이 매우 욱 신거리는 느낌에 그는 자신의 뺨을 한번 더듬어봤다. 심하게 부어있었다. 그는 아직도 촛점이 맞지않는 시선을 바로잡자... 눈앞에 아영이가 보였다. 아영이는 그가 눈을 뜨자 갑자기 그를 껴안았다. "우와아!! 선배! 다행이다!" '어... 어이.. 가슴이...'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아영이는 그를 안고있던 팔을 풀고는 그의 손을 잡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가 몸을 일으키자 아영이가 그의 왼쪽 뺨을 한번 손으로 만지더니 말했다. "선배... 아파요?" "아아.. 조금." 그는 뺨보다는 가슴쪽이 더 욱신거렸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그의 아프다는 말을 들은 아영이는 갑자기 뾰로통한 표정을 짓더니 그의 손을 잡고는 불이 켜져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무척이나 넓었다. 보통 학교의 교실을 2개 쯤 붙여둔 넓이였다. 그리고... 그 방안에... 적어도 30명은 되보이는 사람 들이 모두... 왼쪽 뺨이 통통하게 부어있는 채로 기절해 있었다. "선배! 아무나 잡고... 복수를 하는거야!" "이.. 이거... 무슨 괴수라도 쓸고 지나간거냐?" "아니. 내가.. 선배가 다친게 마음에 안들어서 한대씩 때려준건데..." '니가... 사람이냐?'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영이를 황당한 눈으로 쳐다봤다. 한두명이 아닌.. 적어도 30명은 되보이는 사람들이다. 그걸 여자아이 혼자서 모두 쥐어패 놨 다고 한다면... 누구도 믿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물론... 그가 다 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은 무척이나 기쁜 말이지만 말이다. "선배! 역시 복수는 자기 손으로 하는거야! 이사람이 어때?" 그가 황당한 표정을 하고 있을 때... 아영이는 갑자기 쓰러져 있는 사람중 가장 인상이 좋지 않아 보이는 사람을 일으켜서는 말했다. 그는 어이가 없 는 와중에도 아영이의 행동에 피식 웃어보이고는 말했다. "더... 때릴곳이 어디있냐?" "에... 여기도 있고, 여기도 있고, 거기도 있고, 쌍방울도 있고, 권총도 있 고..." "어.. 어이... 뭔가 이상한게 끼어있잖아." 그와 아영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갑자기 문쪽에서 누군가가 나왔다.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 "아영아!!" 아영이의 아버지였다. 여기까지 어떻게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얀색 와이셔츠를 하나 입고는 뛰어온 것이 무척이나 급하게 온 것 같았다. '아아... 역시... 부모의 사랑이란...'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코끝이 찡함을 느낄 때... 아영이의 입가가 씰룩거리 더니 뒤쪽을 돌아보며 그녀의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빠... 내가... 아빠 원한 관계에... 날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지이!!" "헤에엑?! 그... 그건!!" 아영이의 아버지는 아영이의 반응을 보고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아 영이가 한걸음 다가가자 아영이의 아버지는 다시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 는.. 그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영이의 아버지는 아영이에게 목조르기 외 기타등등의 고문을 당하기 시작했다. 꽤나... 처절 한 비명이 건물을 울렸다. 바깥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 렸다. 현우는 급하게 부하들을 모을 수 있는 만큼 모았다. 그리고... 형님이 들어 간 건물로 집합했다. 모인 사람들은 다들... 눈에 비장한 빛을 띄우고 있었 다. 역시... '임도민'이라는 이름은 전설이라는 단어로도 모지란 사람이었 다. "그럼... 가자!" 도민형님은 그에게 혼자서 간다고 했지만... 그로서는 전혀 들어줄 의사가 없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것은 그가 허락을 할 수가 없었다. 도 민형님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그가 목숨을 맡긴 사람인 것이다. 50명이나 되는 사람이 일제히 건물로 뛰어들어갔다. 이정도 소란이라면 안 쪽에 있던 녀석들이 뛰어나와야 정상이겠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자 그와 함께 들어가던 사람들 모두가 약간은 의아한 빛을 띄웠다. "으헤에에엑!! 그... 그마아안!!" 그는 갑자기 들려온 도민형님의 비명소리에 놀라서는 몸을 흠칫 떨었다. 도 민형님의 성격에 비명을 지를 정도라면... 그는 몸을 흠칫 떨고는 있는 힘 껏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었다. "아빠아!! 또 날 끌어들일 거에요오?!" "저.. 저... 으에엑! 절대로!!" 그와 함께 뛰어온 모든 사람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일 수 밖에 없었다. 전설이라는 수식어로도 모지란다는 말을 듣는 뒷세계 최고의 사람이... 딸 에게 멋지게 쥐어터지는 광경을 너무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으헤에엑!!" 도민형님의 비명소리와 함께.... 밤은 깊어갔다. 모인 사람들... 모두는 새 로운 전설이 탄생 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잠이 반쯤 깬 상태에서 이불을 껴안고는 침대위를 뒹굴거리고 있었 다. 그렇게 나른한 기분으로 5분만 더... 5분만 더... 를 마음속으로 외치 고 있던 그녀는 무엇인가가 그녀의 얼굴로 천천히 다가옴을 느꼈다. '왠지... 기분나빠.' 그녀는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무의식 중으로 그녀의 얼굴로 다가오는 것 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그녀가 내뻗은 주먹에 묵직한 느낌이 느껴짐과 동 시에 묵직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크윽!" 그녀는 주먹끝에 느껴지는 느낌과 들려오는 신음소리가 꿈이 아님을 알고는 아직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뜨고는 몸을 약간 일으켰다. 그녀의 침대 옆에는 그녀의 아버지가 코를 감싸쥐고는 바닥에 주저앉아있었다. "아빠.. 좋은...아아침..." 그녀는 앉아있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잘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웃으며 말했 다. 그리고... 다시 베게를 끌어안고는 잠들어버렸다. 그는 몇년간 아침일찍 일어나는 것이 버릇이 되어버린 터라 이른 아침 그의 아내가 아침을 준비하는 것을 식탁에 앉아서는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만난지 20년이 훨씬 넘어가고 있지만.. 그와 그의 아내 모두 40대를 넘어서 고 있었지만 지금 봐도 그의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여자는 그의 아내 였다. "여보! 윗층에 올라가서 아영이좀 깨워주세요." "알았어." 그는 그를 향해 웃어보이며 말하는 그의 아내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얼마전 있었던 말도 되지 않는 사건덕분에 한국에 머무 르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그와 그의 아내 모두 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 난 것에 대한 불평은 없었다. 그는 2층으로 올라가서는 딸이 잠들어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꽤나 넓직한 방에 놓여있는 컴퓨터와 책상.. 그리고 한쪽에 놓여진 침대에 그의 귀여운 딸이 이불을 꼭 끌어안고는 잠들어있었다. 그는 딸이 잠을 자고있는 침대근처로 다가갔다. 그의 딸은 뭔가 기분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인지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는 잠들어 있었다. '너무.. 귀엽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참동안 그의 딸이 잠든 모습을 지켜봤다. 그렇게 한참을 지켜보던 그의 머릿속에 갑자기 결정적인 한단어가 스쳐지나갔다. '모닝 키스!' 그는 그 생각을 떠올리는 순간.. 곧 눈빛을 빛내며 딸의 발그래한 뺨을 쳐 다봤다. 여자의 발그레한 뺨을 복숭아 같다고 말하곤 하지만... 그는 지금 복숭아 따윈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예쁜 빛을 내고있는 딸의 뺨을 향해 입 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쿠에엑!!" 갑자기 날아온 주먹에 코를 맞고는 주저앉아버렸다. 그가 그렇게 멍하니 주 저앉아있자 아영이는 잠이 덜깬 눈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를 멍하니 쳐다보며 손을 흔들고는 말했다. "아빠.. 좋은...아아침..." 아영이는 그 말을 남기고는 이번에는 배게를 감싸안고는 다시 잠들어버렸 다. '이.. 이녀석..' 왠지 모를 오기가 발동해버린 그는 아영이를 꼭 깨우고 말겠다는 생각에 일 어서서는 아영이를 흔들어 깨웠다. "아영아!" "퍽!!" "훗! 턱 따위를 맞았다고 쓰러질 나 임도민이..." "퍽!" "씁!! 같은 곳을 때리다니..." "퍽!!" "쓰읍!! 코.. 코가.." "퍽!" "..X알이..." 그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고는 그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가 주저앉는 터에 그의 손에 쥐어진 이불이 슬쩍 벗겨졌다. 아영이는 이불이 벗겨지자 새우처름 몸을 한번 움츠리더니 곧 몸을 일으켜서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그곳을 잡고는 죽을 상을 하고 있는 그에게 말했다. "아빠.. 계단에서 굴렀어?" "아... 니..." 그의 대답을 들은 아영이는 아침햇살같은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자리에서 일 어나더니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그는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다가 어기적 거 리며 아랫층으로 내려가서는 식탁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가 내려온 소리를 들은 그의 아내가 요리를 하던 손을 멈추고는 그를 돌아봤다. 그리고 고개 를 몇번 갸웃거리더니 말했다. "여보.. 계단에서 굴렀어요?" "...." 상쾌한 아침의 시작이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힘차게 말하고는 집을 나섰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에 느긋한 걸음으로 학교를 향해 걸었다. 학교에 거의 다다랏을 때쯤 앞쪽에 걸어가는 익숙한 뒷모습이 그녀의 눈에 띄었다. "명호 선배!!"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선배에게로 뛰어갔다. 그녀가 부르는 소리를 들은 명호선배는 그녀를 돌아보더니 웃어보였다. '에에?' 그녀는 선배의 그 모습을 보고는 갑자기 이상한 기분에 그자리에서 멈추었 다. 그녀가 멈추어 서있자 명호선배는 그녀에게 웃으며 말했다. "왜? 할 말이 있어?" "아.. 아니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잠시 머뭇거렸다. 평소라면 명호선배의 손을 잡고 는 학교로 뛰어갔을 테지만... 손을 잡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그녀는 그렇 게 몇번 머뭇거리다가 그냥 걸어가며 말했다. "선배. 가요." "응." 그녀와 선배는 그냥 나란히 학교를 올라가는 오르막을 올라갔다. 아직 조금 이른 시간이라 등교할 때 학생들에게 시비를 걸어대는 선생님들 조차 나오 지 않았다. 그녀와 선배는 천천히 보도를 따라 걸어서는 건물 입구까지 걸 어갔다. "야! 거기! 나좀 보자!" 갑자기 들려온 말에 그녀와 선배는 시선을 돌렸다. 말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3학년 선배가 그녀와 선배를 아니꼬운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선배. 저사람 알아요?" "응. 아주. 잘. 음.. 난 저사람.. 엄청난 단역인줄 알았는데.. 말이지. 아 영이 네가 옆구리를 발로 차버린 선배잖아." "썅! 헛소리 하지말고 따라오라니까!" 그녀와 명호선배는 별 말없이 그 3학년의 뒤를 따라서는 걸어갔다. 보통 학 교의 뒷뜰.. 이라는 곳은 옥상과 함께 약간은 탈선을 해버린 학생들이 자주 애용하는 곳이었다. 그녀와 명호선배가 따라간 곳에는 5명의 사람이 한곳에 앉아서는 연기를 피 워내고 있었다. 그들은 그와 명호선배를 보자 피우고 있던 담배를 땅바닥에 버리고는 일어서서는 건들거리며 다가왔다. "여어.. 이녀석들.. 선배를 건드린 것 치고는 아주 당당하게 서있네?" "임마! 눈 깔아!" 그들은 다가와서는 명호선배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그녀는 명호선배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던 사람의 손가락을 손으로 꽉 잡았다. 그리 고 손가락을 잡힌 사람에게 웃으며 말했다. "명호선배한테 그러면... 나 기분나빠요." 그녀의 말에 분위기가 한층 더 살벌해 졌다. 그리고.. 명호선배는 뭐가 그 렇게도 좋은 것인지 헤벌쭉 웃어버렸다. 그는 그와 아영이에게로 다가오는 선배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필히.. 이런 일이 한번쯤은 있을 줄은 알고 있었다. 다만.. 시기가 조금 빠르다고 할까? "여어.. 이녀석들.. 선배를 건드린 것 치고는 아주 당당하게 서있네?" "임마! 눈 깔아!" 선배들은 그와 아영이에게 다가오며 겁을 주려는 작정인지 건들거리는 행동 과 말투를 보여줬다. 그중 한 선배가 그의 앞에 서더니 그의 이마를 손가락 으로 두드렸다. 그리고 점점 그 강도가 세어지기 시작했다. '짜증.. 나네.'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죽이 되던지 밥이 되던지 한마디를 하려 했다. 그 순간.. 그의 이마를 두드리던 손가락을 옆에 있던 아영이가 꽉 잡아버렸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잡힌 선배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명호선배한테 그러면... 나 기분나빠요." '에... 에에..?' 그는 그 말을 듣자 지금의 상황조차 잊고는 기쁨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그 선배들은 그와 아영이를 보더니 인상을 일그러 뜨리고는 말했다. "이런 썅! 죽을려고 작정했어?" 아영이에게 손가락을 잡혔던 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선배 들이 그렇게 물러나서 그와 아영이에게 겁을 주려고 노력할 때.. 문득 아영 이가 그를 보더니 물었다. "선배! 저사람들.. 나쁜 사람들이지요?" 그는 아영이가 묻는 말의 의도를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지만... 일단 현재 의 상황으로 보아서는 눈앞에 보이는 선배들은 그와 아영이에게 '나쁜 사 람'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응.. 그렇지." 그의 대답을 들은 아영이는 갑자기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선배들이 슬슬 지치기 시작했는지 그와 아영이에게 다가왔다.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 아 영이가 갑자기 손을 내뻗었다. 그리고.. 검지와 중지를 구부리고는 말했다. "악당은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그녀의 말이 끝난 순간... 3학년 선배들이 모두 그자리에 얼어붙어버렸다. 뒷뜰을 찬바람이 한번 쓰윽 훑고 지나갔다. 그렇게 선배들이 얼어있을 때.. 아영이가 입을 열었다. "한번 해보고 싶었어!" 그녀의 말이 그 썰렁함을 타고는 학교의 뒷뜰을 메웠다. 그는 가만히 그녀 를 쳐다보고 있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영아.. 손가락.. 틀렸어. 중지하고 약지야." 학교의 뒷뜰에 찬바람이 다시한번 훑고 지나갔다.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한번 주춤 하더니 그를 향해 의미 불명의 눈길을 주고는... 손을 뒤로 뺐 다. 그리고.. 다시 한번 손을 내밀고는... 중지와 약지를 구부리고 말했다. "악당은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3학년 선배들은... 완전히... 얼어버렸다. 아영이의 손가락은.. 이번에는 제대로였다. 역시..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 법이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모두 앞에 보이는 두 후배녀석들의 행동에 잠시 넋이 나가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한 녀석이 폭발해 버렸다. "이런 썅! 뭐라고 지껄였어?!" 그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두명의 후배중에 남자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 고.. 그 남자후배의 따귀를 때렸다. "짜악!" "퍼억!!" "크윽!!" 그의 친구가 그 남자녀석의 따귀를 한대 때리고는 갑자기 한쪽으로 튕겨나 가 버렸다. 그리고... 남자후배 옆에 서있던 그예쁘장한 여자 후배가.. 들 었던 다리를 내리고 있었다. "명호선배... 건드리지 말라니까.." "아아.. 어쩔 수 없군." 두 후배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그 말을 들은 그와 그의 친구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그 둘을 향해 뛰어갔다. 그는 그 남자후배 녀석에 게 뛰어가서는 그냥 얼굴로 주먹을 뻗었다. 그 순간... 그의 얼굴 앞에는 그 후배의 주먹이 다가와 있었다. '케엑! 크.. 크로스.. 카운터?' 그가 생각을 함과 동시에 턱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는 머리속이 하얗게 변해 버렸다. 그리고.. 그의 귀로 몇번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정신을 차리 려고 머리를 몇번 흔들었다. 그러자 주위가 명확히 잘 보였다. 주위에는 그 의 친구들이 모두 뻗어있었다. 그의 눈앞에 그 남자 후배녀석이 얼굴을 들이대고는 말했다. "선배. 다시는.. 건드리지 않겠지요?" "너.. 너.. 이녀석!!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그의 말에 그 두 후배녀석들이 약간 고민을 하는 듯 했다. 그렇게 둘이 고 민을 하던 중.. 그 여자후배가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더니 말했다. "보라돌이!!" "누... 누가 보라돌이라는 거야!!" "그치만.. 얼굴이 시퍼런걸..." 그 여자후배의 말을 들어버린 그 남자후배녀석과 제정신인 그의 친구들은 모두 킥킥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제... 제길!!'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일어서려했다. 그때... "야!! 거기! 뭐하는 녀석들이야?!" 학교 건물안에서 누군가가 그의 쪽으로 걸어왔다. 분명히 그가 알고있는 선 생님이었다. 그는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하.. 학부모 면담이라니요!! 저쪽이 먼저 건드렸다는 말입니다!!" "시끄러!! 닥치고 부모님한테 전화나 해! 내.. 니녀석들은 오늘.." 그는 선생님께 항의도 해봤지만.. 전혀 먹혀들 것 같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와 아영이가 건드린 선배중 소위 말하는 사회 고위층이 끼어있었던 모양 이었다. '제길.. 그렇지만 학부모 면담.. 이라니..'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버지의 휴대폰 번호를 눌렀다. 몇번의 신호가 울리 자 수화기 저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말씀하세요." "저... 저기.. 아버지.." "오.. 명호냐?" 그의 목소리를 들은 아버지는 무척이나 반가운 목소리를 내었다. 그는.. 머 뭇거리다가 사실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싸.. 움을... 해버려서.. 학부모 면담. .이래요." "그래? 지금? 음... 곧 가마." 그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시고는 통화를 끊었다. 그에게 그다지 질책조차 하지 않은 그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는 자신이 역시 아버지의 아들이라 는 것이 무척이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선배! 끝났어요? 음.. 우리 부모님은 오신데요." "어.. 그래." 그와 아영이가 그렇게 말을 하고있자 그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말했다. "너희 녀석들... 지금부터 수업을 받은 다음.. 점심시간에 면담실로 부모님 과 함께와라! 알았냐?" "네에.." 그는 풀이 죽은 목소리를 내고는 아영이와 교무실을 나왔다. 그와 아영이가 교무실을 나오자 밖에서는 그 선배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훗.. 우리 부모님도 오시거든.. 기대하고 있으라구. 우리집안은.. 재계에 서는 꽤 알아주지." '빌어먹을.. 마마보이 자식!' 그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아영이를 데리고는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 다. 저런 녀석은.. 정말로 밥맛이었다. 그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는 그의 아내와 함께 학교로 향했다. 결혼한지 10 년이 넘어서야 겨우 본 아들이기에 그와 그의 아내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소 중한 것이었다. 그는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운동장까지 차를 몰고 들어간 후 빠른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2층에 있는.. 상담실.. 이라고 했겠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와 그의 아내는 중요한 점심 약 속이 있었기에 될 수 있는 한 아들의 일을 빨리 끝내야 했다. 그러나...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그의 아내는 평소에 지키던 품위조차 지키지 못하고 아들의 얼굴을 잡고는 소리쳤다. 평소에는 하얗게만 보이던 아들의 얼굴은 누군가에게 맞았는지 왼쪽이 퉁퉁 부은데다 시퍼런 멍까지 들어있었다. 그와 그의 아내가 그렇게 놀라고 있을 때.. 상담실 안에서 선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는 그와 그의 아내에게 말했다. "저기.. 안으로 들어와서 기다리시지요." "뭐야? 남의 귀한자식을 이렇게 만들어 둔 주제에 아직도 오지 않았다는 말 이야?" 그는 그렇게 아무런 죄도 없는 선생에게 큰 소리를 치고는 상담실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의 교실 반만한 상담실의 중앙에 놓여있는 소파로 걸어간 그 는 아내와 함께 소파에 앉았다. 그는 그와 그의 아내를 보며 불안해 하고있는 선생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 고는 그의 아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다. "성호야. 니녀석.. 얼굴이 왜그러냐?" 그의 아들은 그의 말에 잠시 주춤거리더니 그를 향해서 말했다. "저.. 저기.. 복도를 걸어가다가 후배들과 어깨를 부딪혔는데... 기분이 나 쁘다고 다짜고짜.." 아들의 말을 들은 그는 속에서 일어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치려 했다. 그때.. 그의 옆에있던 아내가.. 그보다 먼저 소리를 쳐버렸다. "그러니까! 그녀석들은 어디 있냐는 거야!" 그녀가 소리쳤을 때.. 상담실의 문이 열리며 여러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들 어온 사람들이 아들의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 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는 그 들을 향해 말했다. "당신들이.. 그 애들의 보호자들이요?" 그의 물음에 키가 꽤나 큰 사람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만..." "당신네 자식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 두었는데.. .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의 말을 들은 그 사람은 옆에 서있던 교복을 입은 여학생에게 고개를 돌 리더니 물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저렇게?" "아니요." 딸로 보이는 아이의 대답을 들은 그 사람은 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아무런 이유도 없지는 않았나 보군요."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는 말이요?!" "그럼.. 당신은 당신 아들의 말을 어떻게 믿지요?" 그는 왠지 이 능글맞은 상대에게 화가 치밀어 오름을 느끼고는 소리쳤다. "당신 같이 천한 집 자식과 우리집 자식을 비교하지 말란 말이야!" "맞아요. 감히.. 당신네들 같은 평민의 자식과 우리 아이를 비교하다니.. 기분나쁘군요." 그의 말에 그의 아내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그의 말을 받아치던 사람의 옆에있던 여자는... 웃고있는 얼굴이지만.. 왠지 모르게 무척이나 화가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그렇게 소리를 치고는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음을 느끼고는 그의 아내 를 일으켜서는 상담실을 나가며 말했다. "당신네.. 자식들... 무슨 수를 써서든..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만들어주 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상담실을 나서며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쳇!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기분 잡쳐버렸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후에 있을 대기업의 회장 부부와 할 식사에서 할말을 떠올렸다. 그의 회사로서도 놓칠 수 없는 커다란 공동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문제를 마음에 담아두고 싶 지 않았다. 저런 중하층 사람들 쯤은 그의 말 한마디면.. 충분히 매장 시켜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만간 이 학교의 교장에게 압력을 조금 넣어 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아내와 함께 아래로 내려갔다. 그는 현재... 너무나도 화가 나서는 표정조절조차 되지 않는 그의 아내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무.. 화내는 것 아니야?" "화.. 안내게 생겼나요?" "뭐... 충분히 화낼만도 하지만 말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전 있었던 일을 생각해내 버렸다. '아악!! 떠올리지 않으려 했는데에!!' 그는 조금전의 일이 떠오르자 자신마저도 열이 받아서는 앉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쿵!" "쓰읍!!" "소.. 손님! 차안에서는 일어서시면.." "죄.. 죄송합니다." 그의 바보짓을 지켜본 그의 아내는 몇번 키득거리더니 다시 살기를 모락모 락 피우는 표정으로 돌아갔다. 아마도.. 그 '천한집 자식..'이라는 부분이 그의 아내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 분명했다. 그와 그의 아내가 그렇게 심각한 분위기를 잡고있는 사이 택시는 어느새 목 적지 근처까지 다가왔다. 그는 약간 걱정이 되는 듯한 표정으로 그의 아내 에게 말했다. "여보. 아무리.. 화가 나도... 사업에는 개인감정.." "당연히 끼우는게 아니지요! 내가 무슨.. 회장직을 1,2년 하는 것도 아니 구.." 그의 말에 그의 아내는 약간 어이가 없는 웃음을 흘리고는 말했다. 그는 아 내의 반응에 안심하고는 웃었다. 그 사이 택시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 다. 그와 그의 아내는 택시비를 치르고는 밖으로 나왔다. 눈앞에.. 거대한 레스토랑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비쌀 것 같은데?" "그럴 것 같군요." 그와 그의 아내는 그런 처지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며 레스토랑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와 그의 아내가 안으로 걸음을 옮기자 웨이터가 다가와서 는 물었다. "예약이 되어있으십니까?" "네. 신우그룹 회장님과 약속이 되어있습니다만.." "아! 네! 따라오세요." 웨이터의 말에 그와 그의 아내는 창가쪽의 전망이 좋은 자리로 웨이터의 뒤 를 따라갔다. 그는 왠지... 앞쪽의 창가자리에 앉아있는 두사람이 낯설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손님. 약속되신 분을 모셔왔습니다. 그럼.. 좋은시간 되십시오." 그와 그의 아내를 안내한 웨이터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라져버렸다. 그와 그 의 아내는 웨이터가 사라져도 앉아있는 두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잠시 굳어 있었다. 그리고..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는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맞은편의 두 사람은 너무도 충격이 컷는지 움직일 줄을 몰랐다. "안녕하세요. 조금전에 만나고 다시 만나는 군요. 제 소개를 하자면.. TCS 의 회장직을 맡고있는 서민영이라고 합니다." 그의 아내가 심상치 않은 웃음을 머금고는 맞은편의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 다. 맞은편의 남자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표정으로 손을 내밀어서 는 간단히 악수했다. 그의 아내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두사람에게 웃으며 말했다. "음.. 오늘 저를 보자고 하신 이유가.. 공동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었던 것 으로 기억하는데.. 저같이 천한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와 굳이 손을 잡을 필 요가 있나요?" 그의 아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평소와는 다른.. 약간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의 아내의 말을 듣고는 '사업에는 개인감정을 끼우는 것이 아니라니 까!'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지만.. 느긋하게 현재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역시.. 왠지 모르게 통쾌한 기분이었다. '아영이에게 천한집 자식이라니! 더 당해야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아내와 비슷하게 보이는 미소를 입에 머금고는 허 둥대는 두사람을 보며 '복수했다'라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역시... 그의 정 신 연령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는 귓가와 양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에 감았던 눈을 뜨고는 주위를 둘 러봤다. 차창의 바깥쪽.. 그는 너무나도 멋진 광경에 너무나도 보편적인 함 성을 내질렀다. "바다다!" "그럼 바다지.. 저게 산으로 보이냐?" 그의 옆에 앉아있던 인규가 그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 그는 그런 인규 의 반응에 역시 인규는 아직 정신연령이 어리다는 것을 느끼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너.. 그 한숨의 의미가 뭐야아!" "에휴.. 한심한 놈. 그걸 말로 설명해줘야 알아듣냐?" 그의 말에 인규는 갑자기 달라붙어서는 그의 목을 꽉 졸라버렸다. 옆쪽에 앉아있던 아영이와 아수가 그 모습을 보고는 킥킥 거리며 웃고있었다. "이봐! 차안에서 장난은 치지 말라구." 앞 좌석에 앉아서 운전을 하고 계시던 아영이의 아버님이 인규와 그를 향해 말했다. 그 말에 인규는 조르고 있던 그의 목을 풀어주고는 '쳇, 조금만 더 졸랐으면 죽일 수 있었는데..'라는 반 인륜적인 소리를 하며 그에게서 떨어 져 나갔다. 인규가 그에게서 떨어지자 그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널찍하게 펼쳐진 백사장과 그 백사장이 펼쳐진 것을 시기라도 하는 듯이 밀려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파도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펼쳐진 백사장 위로는 이미 먼저 더위를 피해서 바다를 찾아온 사람들이 꽤나 많이 보였다. "그런데 우린 어디서 묵는 겁니까?" "아아.. 이제 다왔어." 그는 그 말에 다시 바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역시 바다 바람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기분이좋았다. '피서...라는 말이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2주일 전- 교탁앞에 선생님이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실은 시끄러웠다. 그의 담임선생님 또한 아이들의 그런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웃으며 앞쪽 에 앉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잡담을 하던 담임 선생님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 "자.. 이제 여름 방학이지? 내가 오늘 같은 날 청소를 시키면 너희들한테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르니까... 좋다! 오늘은 그냥 가고.. 나중에 개학하 면 보자!" "우와!!" 선생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이들은 모두 일어나서는 가방을 챙겨들고는 정말 날아가는 듯한 몸놀림으로 교실 밖을 향해 질주했다. 그와 인규는 천 천히 가방을 챙겨서는 학교를 벗어났다. "명호선배!" 뒷쪽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그는 뒤를 돌아봤다. 아수와 아영이가 그와 인규를 향해 웃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아아.. 요즘은 왠지... 서먹하다는 말이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분명히 요즘은 아영이가 그에게서 한 걸음 물러난 느낌이었다. 평소라면 그의 손을 덥썩 잡기기 일쑤였지만 요즘 은 그를 바라보며 머뭇거리는 것이 눈에 보였다. "선배. 왜그렇게 한숨을 쉬어요?" "아아.. 아무 것도 아니야." 그의 한숨의 원인인 아영이는 여전히 생글거리는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그 는 그런 아영이의 태도에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그가 한숨을 내쉼에도 불구하고 그의 친구라고 불리는 인규가 너무나도 즐거운 듯한 목 소리로 말했다. "방학 첫날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아영이 집에 놀러가자!" "에... 좋아요." 그렇게 간단히 목적지가 정해져버린 그와 다른 사람들은 천천히 아영이의 집이 위치한 방향으로 걸었다. '방학인데... 뭘 하면 좋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하늘을 쳐다봤다. 여름의 구름한점 없이 파아란 하늘 이 그의 눈을 가득 채웠다. 기분좋은 공기를 들이마신 그는 아영이를 돌아 보며 물었다. "방학때는 뭘 할거야?" "에... 음...." 그의 물음에 아영이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를 쳐다봤다. 그리고.. 여전히 생글거리는 얼굴로 말했다. "아저씨들이랑 놀거에요." "...." 아영이는 왠지 오해의 소지가 상당히 보이는 발언을 내쨮고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아영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갑작스레 불어오는 찬바람에 몸을 한 번 떨고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저 앞쪽에 아영이의 집과 그의 집이 보였다. 묘하게 균형이 맞아보이는 집 의 모양은 그가 10년이 넘도록 보아오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보기좋은 모습 이었다. 그는 현재 집에 들어가봐야 아버지가 계시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아영이의 집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면 역시 그의 집과 똑같은 구조의 집이 펼쳐졌다. "우와.. 명호네 집하고.. 완전히 똑같잖아." 인규는 그렇게 말하고는 거실에 놓여져있는 텔레비젼으로 다가갔다. 그리 고.. 그 서랍을 마구마구 뒤지더니 어디선가 찾아낸 게임기를 텔레비젼에 연결시키고 있었다. "차라리.. 너희집이라고 해라..." "하핫! 이바닥이 다 이렇지 뭐!" 인규는 그렇게 말하고는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는 더운 날씨 덕분에 목이 마른 탓에 아영이에게 말했다. "아영아. 마실 것.. 없어?" "아.. 식당에 있는데..." 그는 아영이의 말을 듣고는 식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그의 집과 구 조가 똑같았기 때문에 그는 헤매지 않고 식당으로 향했다. 그가 물컵을 들 고 주전자의 물을 따라서 물을 마시려 할때 뒷쪽에서 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컵을 싱크대에 내려놓고는 뒤로 돌았다. 그리고... 멋지게 발이 미끄 러졌다. 분명히 상대는 뒤에 서있었기에 그가 뒤로 돌면서 넘어졌다는 것은... 뒤에 서있던 사람의 위로 정확히 넘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얼굴앞에 숨 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있는 아영이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봤다. 아영이 또한 그의 밑에 정확히 깔린 상태에서 그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 상 황이 잠시동안 계속되자 그는 얼굴을 붉히고는 말했다. "어.. 미안." "아.. 네." 둘이 전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고 있을 때.. 식당으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어머... 명호군.. 덥치는 것은 아직 너무 일러요." "너.. 너.. 이녀석! 감히 내 딸을!!" 여자의 목소리와 남자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린다음.. 그의 몸이 갑자기 뭔 가에 들려졌다. 들려진 그의 시선에 보인 것은 아영이의 아버지의 얼굴을 한 괴수의 모습이었다. "저.. 저.. 아버님.. 이건 고의가.." "감히 내 딸을 덥치다니!!" '저.. 전혀 안듣고 있잖아!' 괴수화한 아영이의 아버님은 그의 말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그 가 그렇게 절규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님의 뒷쪽에서 아영이가 나타나 더니 아버님의 목을 꽉 조르며 말했다. "고의가 아니라니까요." "케엑.. 이런 불효막심한.. 딸네미가.." 식당이 그렇게 소란스럽자 거실에서 놀고있던 인규와 아수도 무슨일인지 구 경을 하러 식당으로 왔다. 아영이는 아버님이 약간 진정이 되는 듯 하자 목 을 놓아주었다. 그런 소란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계시던 아영이의 어머 님은 아영이에게 방긋이 웃으며 말했다. "아영아! 2주후에 우리 가족여행가자." "에헤... 정말?" "아. 그리고.. 아영이 친구들이 함께가도 괜찮아. 난 떠들썩한 것이 좋거 든." 그 말을 들은 아영이가 갑자기 그와 인규와 아수를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보 기 시작했다. 그리고... 2주후의 일이 바로 결정되어버렸다. '아아.. 그래도.. 수영복.. 음.. 황홀해.'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영이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빤히 바라보며 얼굴을 붉혔다. 그의 시선을 받은 아영이는 그와 똑같이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말 했다. "선배. 음흉해요." '커억!!' 그는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푹 쓰러져 버렸다. 저렇게 천연덕 스 러운 얼굴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더 충격이 큰 법이라는 것을 그는 뼈저리 게 느끼고 있었다. "자자. 다왔어요." 아영이의 어머니의 말씀이 들리고는 차가 세워졌다. 그는 차밖으로 나와서 는 그의 눈앞에 보이는 별장을 가장한 호화주택을 보고 간단한 감상을 말했 다. "하..하..하.." "어째서.. 집보다 별장이라는 곳이 몇배는 더 좋은거야?" "이게... 별장 수준이야?" 그의 눈앞에 보이는 이 건물은... 하얀색으로 잘 지어져 전혀 시대에 뒤떨 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커다란 3층의 건물이었다. 위쪽에서 본다면 테트 리스의 T블럭같이 생긴 이 건물은 넓이만 해도 정말로 입이 벌어질만한 것 이었다. 정말... 영화나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집이었다. 그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건물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들어서자 정말로 넓다란 거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 처음 와본 사람들 모두는 입을 벌리고 움직이지 못하고 있을 때.. 아영이의 아버지가 말했다. "아무 곳이나 마음에 드는 방으로 자리를 잡으면 되니까.. 마음에 드는 방 을 고르라구."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모두들 흩어져서는 좋은 방을 찾으러 뛰어다녔 다. 그는 2층으로 올라가서는 가장 중앙에 위치한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꽤 나 넓은 방안에는 침대와 그외 필요한 것들이 있었다. 그는 맞은편에 보이 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 "우와아!" 저절로 터져나오는 감탄사를 그는 감추지 않고는 공기속으로 내뱉었다. 멀 리 보이는 수평선과 별장의 아래로 보이는 백사장이 한눈에 모두 들어왔다. 그는 경치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는 그방에 짐을 풀기 시작했다. "어머.. 명호군. 이방이 마음에 들었나 보군요." "아.. 네!" 그는 뒷쪽에서 들려오는 아영이 어머님의 목소리에 웃으며 대답했다. 아영 이의 어머님의 그의 대답에 아영이와 비슷한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우훗.. 그렇다면 다행이구요. 몇년전에 이방에서 젊은 여자가 자살을 했었 거든요. 그래서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 다른 방으로 옮기도록 하지요." 그는 아영이 어머님의 말을 듣고는 바로 가방을 들고는 문을 나서려했다. 그런 그를 지켜보던 아영이의 어머님은 그를 향해 여전히 웃음을 날리며 말 했다. "호홋...농담이에요." '뭐... 뭐하자는 거야!' 그의 그런 절규에도 불구하고 아영이의 어머님은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겨 서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는 약간 어이없는 마음에 옆쪽에 보이 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하아.. 그래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웃음을 짓고는 다시 창밖의 경치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 바깥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인규의 목소리가 그의 귀속으로 뛰쳐들어왔다. "명호! 바닷가로 가자!!" "알았어!" 그는 인규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준비해온 수영복 반바지와 평소에 즐 겨입던 하늘색 남방을 입고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날씨는 무척이나 더웠지 만 바람은 무척이나 시원했다. 백사장에는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라는 것을 알리는 듯이 사람들이 많았 다. 그는 옆에 서있는 아영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영복 차림일 줄만 알았 는데 윗옷으로 걸쳐입은 남방이 너무도 큰 나머지 허벅지까지 가리고 있었 다. "에잇!! 바다에 왔으면 바다로 뛰어들어야지! 돌격!!" 인규와 아수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 또한 위에 입고있던 남방을 벗어버리고는 바다로 뛰어들려는 순간.. 아영이가 걸쳐입고 있던 남 방을 벗어버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오오.. 판타스틱!!' 그는 심장소리가 귀까지 들리는 것을 경험하며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는 물 의 차가움을 피부로 느끼며 주위를 둘러봤다. 아영이가 보이지 인규와 아수 는 보이는데 조금전 물에 뛰어든 아영이가 보이지 않자 그는 이리저리 둘러 봤다. "얼레? 아영이는?" "에.. 글쎄?" 그와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아영이를 찾다가 뭐 어딘가 볼일을 보러갔겠지. . 라는 생각에 물속에서 놀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놀던중.. 그와 인규사 이에 물거품이 올라오더니 갑자기 뭔가가 불쑥 튀어올라왔다. "푸하!" "후이에엑?!" 그와 인규는 갑자기 뭔가 튀어올라오자 놀라서는 휘청거리다가 뒤로 물러섰 다. 그는 물에서 갑자기 튀어올라온 것이 아영이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고는 웃으며 일어섰다. 그가 일어서는 것을 보자 아영이가 갑자기 베시시 웃어보 이더니 말했다. "선배. 선물."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물속에 넣어두었던 손을 위로 들어올렸다. 아영 이의 손에는... 꽤나 엄청난 크기의 바다거북이가 필사적인 몸놀림으로 버 둥거리고 있었다. '이.. 이건 도데체 어디서 가져온거야?!' 그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선물이라는 것에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 이걸로... 뭘 하라구?"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그를 쳐다보며 싱긋 웃더니 거북이를 쳐다보며 한 번 싱긋 웃었다. 그리고... 너무도 아름답고 정겨운 목소리로 그를 향해 말 했다. "에헤.. 이거.. 구워서 먹으면.. 맛있어." 그는.. 거북이의 머리에 땀이 한방울 흐르는 것 같이 느꼈다. 그와 동시에 거북이의 팔다리가 조금더 격렬하게 움직이는 듯 했다. 그리고 그는... 바 닷물도 얼어붙을 것 같은 바람이 바다위를 스쳐지나가는 것을 느껴야 했다. 아영이와 아수가 팥빙수를 사러 상점 이 모여있는 곳으로 사라지자 그는 명 호가 앉아있는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여름이라는 계절의 영향을 받은 태양 은 백사장의 모래를 뜨거움이 느껴질 정도로 데워놓았다. 그는 옆에 앉은 명호가 여전히 아영이가 사라진 쪽을 쳐다보고 있자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어이." "왜?" "명호.. 사람이 말을 하면 말하는 사람을 쳐다봐야지.." "니녀석.. 뭐 볼게 있다구.." 그는 명호의 말에 발끈해서는 아직도 여전히 뒤돌아 보고있는 명호의 머리 를 두 손으로 꽉 잡았다. 그리고.. 뒤로 휙 돌려버렸다. 우두둑 거리는 소 리가 매우 경쾌하게 들려왔다. "커.. 커억.. 목이 부러진 것 같아.." "엄살은.." "그래. 할말이 뭐야?" '아아.. 이 화석같은 녀석..' 그는 그렇게 당하고도 또다시 고개가 돌아가는 명호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는 말했다. "너.. 네가 아영이한테 너무 붙어있다는 생각은 해본 일이 없냐?" 그의 말에 명호는 돌렷던 시선을 다시 그에게로 '휙'소리가 나도록 돌리더 니 얼굴을 붉히고는 말했다. "나.. 난 아영이한테.. 그렇게 붙은 일은 없는데..." '바.. 바보냐.. 둘이 닮아가는군..' "누가 그런 뜻으로 말한거냐? 그러니까.. 가끔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한걸 음 쯤 떨어져 있어 보라구.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고나 할까?" 그의 말을 들은 명호는 잠시 바다에서 밀려들어오는 파도를 바라보더니 그 에게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아영이의 옆에만 있으니까.. 아영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말이야?" "오오.. 좋은 비유로군. 일단.. 네가 잘되려면.. 아영이와 서로 좋아해야 하니까. 일방통행인 감정은.. 어떻게 되던지 끝은 슬프기 마련이거든." 그의 말을 들은 명호는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런 명호를 보고 는 헌팅을 시작했다. 역시... 한걸음 떨어지는 방법중 가장 좋은 것은.. 다 른 이성과 노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그녀는 아수와 함께 양손에 팥빙수를 들고는 명호선배와 인규오빠가 기다리 는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와 아수가 두사람이 기다리는 곳으로 걸어 가자 그곳에는 두사람이 아닌 네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며 놀고 있었 다. "저... 저..." 아수는 전혀 모르는 여자와 웃으며 놀고있는 명호선배와 인규오빠를 손가락 으로 가리키며 굳어버렸다. '약간.. 기분이 나쁘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가에 웃음을 띄우고는 명호선배와 인규오빠가 놀 고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다가가자 명호선배는 그녀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어. 수고했어." 그녀는 명호선배가 그렇게 말하고는 팥빙수에 손을 뻗자 왼손에 들고있던 팥빙수를 오른쪽손에 들고있던 팥빙수의 위로 부어버렸다. 그녀의 갑작스러 운 행동에 보고있던 모든 사람이 굳어있자 그녀는 담담히 숟가락으로 그 팥 빙수를 섞었다. 그리고... 한입에 털어넣어버렸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 에 모두가 패닉에 빠져서는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저.. 저기..." "산책하고 올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백사장을 따라서는 한참 걸었다. 그리고... 명호선 배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와서는 뒤로 돌았다. 여전히 떠들썩하게 놀고있는 명호선배를 보자.. 그녀는 무의식중에 오른손 주먹을 꽉 쥐고는 오른쪽으로 뻗었다. "저.. 저기.." "퍽!!" 그녀는 뒷쪽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자 바위속을 뚫고 들어간 오른손은 그냥 그대로 두고는 뒤를 돌아보며 방긋이 웃어보였다. 그녀의 뒤에는 두명의 남자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두사람은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그녀의 얼굴을 훑어봤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땀이 흐르는 듯.. 이마를 훔쳤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말했 다. "아.. 안녕하세요?" 아아.. 이 얼마나 인사성 바른 사람들 이라는 말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그녀는 그 사람들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그렇게 웃으며 대답하자 두 사람은 재빠른 걸음으로 그녀를 스쳐서 는 지나갔다. 두사람의 뒤로... 다시한번 바위가 뚫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렇게 화풀이를 하고는 조금더 해변가를 걸었다. 잠시 더 걸어가자 해변가에서 몇명의 사람들이 쭈구리고 앉아서는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그녀가 그사람들을 스쳐서 지나가려 하자 그중 한 사람이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녀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여어.. 아가씨. 시간 있어?" 그녀는 낯선 사람이 그녀의 어깨를 잡자 그 사람을 돌아봤다. 그리고.. 평 소의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에.. 전 아영인데요.." 그의 대답에 사람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왠지 음흉해 보 이는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그러니까... 시간 있냐구.." "시간은.. 가는데요?" "아.. 이년이 말을 못알아 듣네. 우리랑 놀 시간이 있느냐는 말이야!" '년? 년? 년....' 그녀는 상대가 한 말을 잠시 곱씹는 도중.. 어느순간 속에서 뭔가가 '툭'하 고는 끊어져 버렸다. 그녀는 입가에 살포시 웃음을 띄우고는 그녀의 어깨를 잡은 사람의 손을 꽉 잡았다. "다시한번.. 말해주실래요?" "으아악!" 그녀에게 손을 잡힌 사람은 그녀의 손을 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그 녀의 손은 풀릴 것 같지가 않았다. 사태가 이상하게 흘러감을 느끼자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서는 그녀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말했다. "이런 썅! 미친 것 아니야?!" "누가.. 미쳤다구요?" 그녀는 손을 잡고있던 사람의 배를 발로 차 버리고는 주먹을 휘둘러오는 사 람의 느릿느릿한 주먹을 손으로 잡아서는 그녀쪽으로 잡아당겼다. 그 사람 은 그녀가 갑자기 주먹을 당기자 휘청거리며 그녀쪽으로 넘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그 넘어지는 사람이 다칠까 두려워 친절하게 배에 그녀의 무릎을 찔 러줬다. "커억!" 다시 한사람이 배를 잡고는 쓰러지자 남아있던 두명이 동시에 그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녀는 하품이 나온다고 생각하고는 주먹을 휘두르는 두 사람에게 다가가서는 두 사람의 머리를 잡고는 서로 맞부딪혔다. 왠지 '땡' 이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렇게 널부러져있는 네사람을 보고는 손가락으로 코 끝을 살짝 긁 었다. '역시... 화가 안풀리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누워있는 사람들을 한번씩 더 밟아주기 시작했다. 역시... 건달짓도 시기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는 아내와 불고기를 굽던중 오르막을 올라오던 딸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딸의 모습을 보고는 굽고있던 고기를 내팽개 치고는 딸에게 달려가 딸을 가 슴에 안고는 부벼대기 시작했다. 그는 그렇게 한참을 부벼대다가 평소라면 카운터 어택을 맞았어야 할 턱이 간지러워서는 그의 가슴에 안겨있는 그의 딸을 내려다봤다. 그의 딸은 그를 빤히 올려다 보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입 을 열었다. "바보 고슴도치. 해삼. 멍개. 말미잘. 해파리." '커어억!!' 그는 딸의 말을 듣고는 몸이 굳어서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한참동안 맞고 있었다. 그리고... 분노로 파르르 떨리는 시선을 명호에게 돌리고는 명호에게 뛰어가 목을 잡고는 짤짤 흔들며 말했다. "너.. 너.. 아무리 아영이가 좋아도 덥치면 안된다고.." "저.. 저기.. 아버님.. 그.. 그건.." "퍽!!" 그는 명호의 목을 잡고 흔드는 도중 뒷통수에 꽤나 커다란 통증을 느끼고는 양 손으로 뒷통수를 감싸고 주저앉았다. 그런 그의 앞에 당당히 슬리퍼를 쥐고는 서있던 그의 딸은 그를 내려다 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빠... 세상사람이.. 다 아빠같지는 않아요." "커어억! 그... 그게 무슨 뜻이야?!" 그가 멈추려는 심장부위를 부여잡고는 비틀거리자 그의 딸은 그에게 시선조 차 주지않고는 아내의 곁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아내의 곁으로 걸어가던 그의 딸은 갑자기 뒤를 돌더니 그를 돌아봤다. 저녁 노을의 반사광을 받아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이는 딸의 얼굴에 더욱더 붉은 입술이 열렸다. "변태." 그는 하얗게 타서는 허물어졌다. 차를 많이 탄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피곤한 일이다. 서울이라는 한반도 의 서쪽에 위치한 거대한 도시에서 이쪽 동해로 오는데는 무척이나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당연히 차를 많이 타야했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그는 그다 지 밤이 깊지 않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침대에 엎어져서는 잠을 자고 있었 다. 잠시동안 고른 숨을 내쨮으며 잠을 자고있던 그는 갑자기 한번 움찔거리고 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멍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는 중얼거렸다. "아영이한테 맞는 꿈이었네.."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머리를 몇번 긁적이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나무 로 만들어진 복도가 길게 이어져 있었고, 복도의 가장 끝은 꽤나 커다란 창 문이 달려있었다. 낮에는 닫혀있었던 그 창문은 지금 활짝 열려있었다. 그 는 그리로 걸어가서는 그 창문 밑에 앉아서는 하늘을 멍하니 보고있는 아영 이의 옆에 앉았다. "잠은 안자?" "별로..." 그는 아영이의 대답에 손을 올려서는 아영이의 머리를 툭툭 건드리며 쓰다 듬었다. '아아.. 난 역시 한발자국 떨어지는 건.. 무리로군. 뭐.. 그렇다면.. 한걸 음 더 다가가서 껴안는 수 밖에 없겠지..' 그는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계속해서 아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요즘들어 손 잡는 것 조차 꺼리는 아영이가 머리를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자 그는 약간 의아해하며 아영이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때.. 아영이의 입이 열 리며 그를 향한 말이 튀어나왔다. "선배. 날 좋아하면.. 괴로워 질거에요." "에... 에에?" 그는 놀라서 손을 멈추고는 아영이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봤다. 그가 그렇게 멍청히 있자 아영이는 그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다. "날 좋아하면... 끝이 좋을리가 없어요." 그는 아영이의 말을 듣고는 손가락으로 코끝을 몇번 긁적였다. 그리고 아영 이를 향해 씨익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런걸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을걸.. 그리고... 알았다고 해도 포기할 생각은 없어."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어이가 없는 것인지 피식 웃어버렸다. 달빛같이.. 아스라한 웃음이었다. 그녀는 바닷가에 나와서는 유유히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전생에도 꽤나 수 영을 잘 했지만.. 이렇게 바다라는 곳에서 수영을 해본 기억은 없었다. 이 렇게 밀려오는 파도라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있었다. '선배는.. 왜 저러고 있지?' 그녀는 그렇게 한참동안 물위를 떠다니다가 백사장에 앉아있기만 하는 명호 선배를 보고는 물 밖으로 나왔다. 물밖으로 나온 그녀는 명호선배의 앞까지 걸어가서는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 수영 안하나요?" "아하하... 난 맥주병이야." 그녀는 선배의 말을 듣고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 리는 그녀를 명호선배는 턱을 괴고는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 명호선배를 보며 방긋이 웃고는 말했다. "난 맥주병보다는 염병이 더 좋은데..." 그녀의 말에 명호선배는 괴고있던 턱이 미끄러져서는 잠시 비틀거렸다. 그 리고 그녀를 향해 이마를 닦으며 말했다. "아아.. 난 수영을 못한다구.." "아아.. 맥주병이라는 말이네요." 그녀의 말을 들은 명호선배는 너무도 복잡 미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참 바 라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를 보며 피식거리며 바람빠지 는 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평소때의 아영이로구나." "당연하지요." 그녀가 단호하게 말하자 명호선배는 명호선배는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서 는 그녀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쿡 찌르며 말했다. "다행이다." 그녀는 선배의 행동에 이마를 문지르며 피식 웃어버리고는 뒤쪽의 바다에서 신나게 놀고있는 인규오빠와 아수를 돌아봤다. 역시.. 힘이 넘치는 두 사람 이었다. 그녀는 인규오빠와 한참동안을 물 안에서 놀다가 잠시 쉬려는 마음에 물 밖 으로 나왔다. 그녀가 물 밖으로 나오자 인규오빠도 혼자서는 심심한 것인지 그녀의 뒤를 따라나와서는 그녀와 아영이 사이에 끼어 앉았다. "후음.. 양손에 꽃이라.." 그녀는 그렇게 엉뚱한 소리를 하는 명호선배의 얼굴을 주먹으로 멋지게 한 대 치고는 소란스러운 뒷쪽을 돌아봤다. 그곳에는 여러사람들이 둘러서서는 비치발리보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녀가 그곳을 쳐다보고 있자 명호선배와 인규오빠도 역시 그쪽을 돌아다 보더니 갑자기 함께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와 아영이의 손을 잡더니 그쪽으로 끌고가기 시작했다. "우와.. 이거.. 배구잖아." "음.. 똑같은 건데.. 이건 비치 발리볼이라는 거야." "바다.. 배구? 그럼.. 저기 바다속에서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명호선배와 아영이의 그런 실없는 잡담을 들으며 경기를 지켜봤다. 한쪽의 상대가 꽤나 실력이 있는 것인지 다른쪽의 상대를 완전히 가지고 놀고있는 분위기였다. '이길려면.. 그냥 이기던가..'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며 인상을 찌프리자 옆에 서있던 인규오빠가 갑자기 소리쳤다. "거기 형들! 다음에는 우리하고 한경기 해요!" 인규오빠의 말에 경기를 하고있던 사람들은 그녀의 쪽을 한번 돌아보더니 지고있던 쪽이 경기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물러나버렸다. 한쪽 코트가 비자 인규오빠는 그녀와 아영이를 양손에 잡고는 그 비어있는 코트로 들어 갔다. 그녀일행이 코트안으로 들어가자 반대쪽 코트에 있던 사람들이 그녀 와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 "허헛.. 이런 꼬맹이들이.. 너희들 키가 그렇게 작아서 어디 배구를 하겠냐 ?" 그말에 인규오빠와 명호선배의 얼굴에 핏줄이 드러나 보였다. 명호선배와 인규오빠는 학교에서도 키가 큰 편에 속했다. 거기다.. 꼬맹이라니.. 저시 기의 남자들은...(물론 여자도 마찬가지다.) 꼬맹이라는 말을 무척이나 싫 어하는 것으로 알고있었다. 그녀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듯이 인규오빠는 상 대를 향해 가볍게 말했다. "키만 장대같이 큰 형들보다는 나을 것 같은데요?" '아아.. 정말 싫은 분위기..' 마치 전쟁터 같은 분위기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은... '내.. 내가 왜 게임을 해야 되는 것이냐는 말이야아!!' 구기종목에 유난히 약세를 보이는 그녀로서는 저렇듯이 맞으면 무지하게 아 파보이는 공놀이는 사양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녀는 코트 뒷쪽으로 물러나 서는 대충 자세만을 잡고 있었다. 상대쪽은 평균키가 190cm이상은 되어보이는 장신들이었다. 그들은 마치 어 느 대학교의 배구부라도 되는 듯이 공을 가지고 놀았다. 그녀쪽의 코트에서 는 공을 상대 코트로 넘기기 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파악!" "아야야야.." 상대가 내리친 공을 받은 명호선배는 공이 뒤로 튀어나가 버리자 손목을 문 지르며 일어섰다. 상대는 그런 명호선배를 보더니 말했다. "하하! 꼬맹이들.. 역시 너희들이 할만한 운동이 아니라니까. 너희들은 집 에가서 어머니하고 텔레토비나 보라구." "저.. 저자식.." 명호선배가 화가 나서는 한걸음 나서자 인규오빠가 평소에는 짓는 어리숙하 고 사람좋아 보이는 미소가 아닌 얼음같이 차가운 냉소를 짓더니 명호선배 를 말렸다. "훗... 잠깐만 기다리라구." 인규선배가 그렇게 말하자 명호선배가 자세를 잡았다. 상대측에서 서브를 해오자 인규선배는 그것을 가볍게 띄웠다. 그리고 그 공을 향해 아영이가 점프한 순간... "아영아! 저녀석이 널더러 미친X래!" 순간... 그녀의 귀에는 아영이 속에 무엇인가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보였 다. 그리고.. 아영이의 손은 공을 향해 맹렬히 휘둘러졌다. 아영이의 손에 서 운동에너지를 공급받은 그 배구공은 상대에게 날아가서 리시브를 하려고 자세를 잡고있던 상대의 팔에 정확히 맞았다. 그리고 상대의 팔에서 운동에 너지를 모두 흡수하지 못하자 그 공은 정확히 상대의 얼굴로 튀어서는 턱에 맞았다. "오오! 나이스 샷!" "누구.. 한테 미친X라는거야?!"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불타는 눈으로 자세를 잡았다. 그녀를 제외한 3 사람은 모두... 화끈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역시 여름은 열혈 스포츠의 계절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아영이의 저 무 식한 힘은 도데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이래저래 비치 발리볼을 3-1의 스코어로 이겨버리자 목이타기 시작한 그와 나머지 일행들 은 노점상에서 구입한 음료수를 하나씩 들고는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석들.. 표정이 죽여주던데? 꼭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삼족이 일어나 지 않은 것 같은 표정 이더라니까." "하핫!! 그거 명언이다." 그는 인규의 말에 그렇게 맞장구를 치고는 들고있던 음료수를 한모금 마셨 다. 그런 그를 바라보던 아영이가 그를 빤히 쳐다보더니 방긋이 웃었다. 그 리고.. 담담히 물었다. "선배. 삼족.. 이 뭐야?" "코.. 콜록! 푸웃!" 그는 마시던 음료수를 기침을 하며 도로 뱉어내고는 황당한 눈으로 아영이 를 쳐다봤다. 그리고 행복해 하는 표정으로 그와 아영이를 바라보고 있는 아수와 인규의 눈빛 아래서 아영이의 어깨를 잡고는 말했다. "아영아! 세상에는 네가 알지 못할 수록 행복한 진실이 너무도 많은 법이란 다." "에헤.. 그래? 난 그게 남자의 XX라고 생각했는데..." 아영이가 그렇게 말한 순간.. 아영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모래에 발이 걸 려서는 넘어지고 말았다. '왜.. 저렇게 쓸데 없는 것만 알고있는 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넘어졌던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앞쪽의 상점가로 향 했다. 그리고.. 그 상점가에서 꽤나 익숙한 4개의 얼굴이 그의 일행을 친절 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꼬맹이들.. 잠시 우리좀 볼까?" 조금전 비치 발리볼에서 그와 일행들에게 무지막지하게 깨졌던 그 대학생으 로 보이는 4사람이었다. 그들의 얼굴이 꽤나 험악해 보이는 것이... 말로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와 인규도 말로 넘어갈 생각 따위는 없었다. "음.. 그러지요. 우리도 마침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었거든요." 그와 일행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대학생들의 뒤를 따라갔다.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자 그 대학생들이 다가와서는 말했다. "너희 녀석들.. 너무 건방지다구. 알아? 꼬맹이들은 꼬맹이 답게 놀아야지. 안그래?" "하! 꼬맹이? 니들은 뭐 처음 엄마 뱃속에서 나올때부터 그 키였냐?" "퍽!" 그 대학생의 그가 받아침과 동시에 그의 왼쪽 뺨에 묵직한 통증을 느끼고는 한걸음 물러섰다. 그는 입안에 느껴지는 씁쓸한 맛을 느끼고는 상대를 돌아 보며 씨익 웃으며 한마디를 뱉었다. "정당방위.. 성립."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상대의 턱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그리고.. 비틀거리 는 상대의 배를 발로 밀어버렸다. '어.. 어..'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가 넘 어져 버리자 그는 넘어진 상대의 발을 다시 발로 차고는 턱을 밟아버렸다. "이 빌어먹을 자식이!" 그 소리와 함께 뒷쪽에서 몇번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상대가 일 어날 생각을 하지 않자 뒤쪽을 돌아봤다. 어느새 인규가 두명을 자근자근 밟고 있었다. "이.. 이 새끼들.. 너희들.. 가만히 있지 않으면 이 계집애 목을 꺽어버린 다!" 그 소리에 그와 인규는 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봤다. 그 대학생들 중 한사람 이 아영이의 목을 뒤에서 감고는 그와 인규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그 상 황을 본 아수가 갑자기 한마디를 뱉었다. "아멘. 극락왕생 하시길.." 그리고.. 그런 아수의 말을 들은 인규의 한마디... "할렐루야! 역시...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녀석이 있다니까." 아수와 인규의 말을 들은 그 대학생은 붉어진 얼굴로 아영이의 목을 꺽으려 했다. 나는.. 차마 그 상황을 볼 수 없어서.. 그 상황에서 친절하게 한마디 를 뱉었다. "아영아. 니 뒤에 있는 사람이 아까 너에게 '미친X'라고 한 사람이야."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의 입가가 스르륵 올라갔다. 그리고... "퍼어억!" 무척이나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아영이는 그 대학생의 팔에서 풀려나왔 다. 그리고.. 그 뒤의 상황을 지켜보는 담담히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뼈속까지... 아프겠군.." 그녀는 창밖으로 서서히 어두워져 오는 하늘을 보며 앉아있었다. 천천히 검 은색으로 변해가던 파란 하늘은 이제 완전히 검은색으로 변해서는 곳곳에 아름다운 빛을 뿌리는 별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앉아있을 때.. 방문이 열리며 그녀의 아버지가 뛰어들어왔 다. "아영아! 뭐해?" "에헤.. 그냥이요." "거참.. 실없는 녀석. 내일이면 돌아가는데.. 이녀석아. 이런 곳에 놀러오 면 불꽃놀이를 빠트릴 수 있냐?" 그녀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반강제로 끌고는 별장의 마당으로 나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모두 마당에 나와서는 그녀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아아.. 엄마 아빠는 힘도 넘치는 구나..'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정말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부모님의 모습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 그녀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온 불꽃들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 가지 각색의 불꽃들이 그녀의 눈가를 어지럽혔다. 그녀는 분수처럼 불꽃이 올라 오는 것을 들고 그녀를 쫓아다니는 아버지를 피해서는 이리저리 도망 다녔 다. 잠시 후... 가지고 놀던 불꽃들이 사그러 들자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하늘 로 쏘아올리는 불꽃들을 땅에다 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 세운 불꽃의 심지에 하나 하나 불을 붙였다. 잠시 후.. '피잉!'하는 소리와 함께 하나의 불꽃이 검은 하늘로 올라가서는 터졌다. '별로.. 멋지지가 않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가볍게 뭔가를 중얼거리며 손을 놀렸다. 잠시 후... 다른 불꽃이 하늘로 올라가서 터지자.. 하늘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그 림들이 갖가지 색깔의 불꽃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얼레? 요즘 구멍가게에서는 이런 것도 파는 건가?" 그녀의 아버지가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시선은 여전히 하늘에 고정한 채로 였다. 다른 사람이 모두 하늘을 쳐다보며 입을 다물지 못하자 그녀는 가볍 게 웃고는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에에...?' 그녀가 하늘로 시선을 돌렸을 때... 옆쪽에 서있던 명호선배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이리저리 갈등을 하던 그녀는.. 명호선배의 손을 보고.. 다시 명호선배의 얼굴을 보고는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하늘로 다시 시선을 돌리고는 여전히 하늘에 여러가지 그림을 수놓고 있는 불꽃들을 감 상했다. 그녀의 손은... 선배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 그는 책상을 이리저리 뒤적이며 방학과제물들을 하나씩 빼들 었다. 학년 공 통 과제물은 아영이의 집에서 모여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는 필요한 것들을 빼어서는 1층으로 내려갔다. '조용.. 하네.' 역시.. 어른들이란.. 사회인이란 방학이라는 것도 없이 이렇게 일을 하는 것을 볼때는... 아직은 행복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는 정적이 감도는 거실을 지나서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정면에 서 비춰오는 햇빛에 눈을 한번 찌프린 그는 아영이의 집쪽으로 시선을 돌렸 다. 그의 맞은편에는 매우 익숙한 얼굴을 가진 한쌍의 남녀가 걸어오고 있 었다. "여어... 데이트냐?" "오다가 만났을 뿐이야." "훗.. 데이트구나." "퍼억!" "호홋... 인규 오빠가 아니라잖아요." 그는 아수의 가방에 한대를 맞고는 맞은자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믿지 못하 겠다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수는 뭐가 그렇게도 만족스러운 것인지 헤실거리는 웃음을 짓고는 아영이의 집으로 걸 어갔다. 그와 아수와 인규는 아영이의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이라 는 맑은 소리와 함께 안쪽에서 아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에!" 아영이의 목소리가 들린 후.. 곧 문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그와 아수와 인규는 모두 눈을 크게 뜨고는 놀라서는 입을 다물 줄을 몰랐다. 아영이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입기 편한 청바지에 하얀색 면티셔츠를 위에 입고 있었다. 그리고... 어딘가에 나갔다가 온 것인지 허리에는 흰색 남방 을 질끈동여매고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아영이의... 품에 조그마한 꼬맹이 가 안겨있는 것이었다. 그는 너무도 놀라운 광경에 입을 벌리고 있다가 생 각했다. '아영이한테... 동생은 없다고.. 들었는데...' 거기에 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이성을 잃고는 아영이에게 돌진해서 아영이 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아영이를 향해 무섭게 한마디를 내뱉었 다. "이 아이 아빠는 누구야?!" "에헤?"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빙긋이 웃고는 말했다. "에.. 현우 아저씨라고... 아버지 친구분인데?" "그.. 그런.." 그가 엉뚱한 상상으로 현 상황을 앞질러 가고 있을 때... 아영이가 또한번 빙긋이 웃더니 말했다. "현우 아저씨랑.. 우리 부모님이랑 일이 있어서 민수를 내가 잠시 맡았는 데.. 괜찮지?" "으..응. 그래." 그는 너무도 엉뚱한 상상을 했던터라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들었다. 옆에 서있던 아수와 인규가 그를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그런 둘을 무 시하며 안으로 들어가려했다. 순간... 그의 눈에는 아영이의 품에 안겨있는 꼬마가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꼬마야. 안녕." 그는 그렇게 말하며 꼬마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의 인사를 받은 꼬마는 그 를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는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더니 그를 빤히 쳐 다봤다. 그리고... 가볍게 한마디를 뱉었다. "바보..." '도... 도데체 무슨 의미야아!!' 그가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며 얼굴로는 웃고 있을때 그 말을 들은 아수와 인규는 벽을 치며 한참을 웃다가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한참을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서있다가 집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소파로 가서 앉은 그와 일행은 숙제를 할 것들을 테이블 위에 꺼내놓았다. "아아... 꼬마가... 무지하게... 귀엽네." "에헤.. 그렇지요? 꼭 나 어릴때를 보는 것 같아서.."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며 소파에 앉아서는 그 꼬마를 자신의 무릎위에 앉히 고는 숙제쪽으로 눈을 돌렸다. '마음에.. 안들어..' 그는 꼬마가 아영이의 가슴에 착! 달라붙어있는 모습이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는 그 꼬마를 빤히 쳐다봤다. 그가 꼬마를 빤히 쳐다보고 있자 그 꼬 마또한 지지 않는 다는 듯이 그를 빤히 쳐다봤다. 그와 눈싸움을 하던 꼬마는 갑자기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리며 그를 쳐다봤 다. 그리고... 아영이의 가슴에다 얼굴을 마구 부벼대기 시작했다. "민수야. .간지러.." 눈치를 채지 못한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며 민수라는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 었지만... 인규와 아수는 그와 꼬마의 신경전을 보면서 테이블에 엎어져서 는 부들거리고 있었다. 그는 너무도 화가 난 나머지 아직도 아영이의 가슴에 얼굴을 부벼대고 있는 꼬마를 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가 일어서자 아영이가 그를 올려다 봤다. "명호야.. 상대는.. 아기야.." "그래요.. 선배." 그는 아수와 인규의 말을 듣고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으려 했다. 그 순 간... 아영이의 가슴에 얼굴을 부벼대던 그 꼬마는 갑자기 그를 향해 시선 을 돌렸다. 그리고.. 그를 향해 주먹을 내 뻗었다. 그 꼬마는 그를 향해 내 뻗은 주먹을 뒤집더니.. .사뿐히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고는 그를 향해 새빨 간 혓바닥을 내밀었다. 순간... 거실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요.. 요즘의 꼬마들이라는 것은!!!' "에헤... 왜 이렇게 조용해요?" 아영이가 한마디를 했지만... 굳어있는 그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인규와 아 수는 이제.. 테이블 위에 완전히 엎드려서는 잔잔한 떨림을 보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서까지 모여서 숙제를 하자 대충 숙제가 끝이 나는 듯 했다. 숙제가 대충 끝이 나자 인규오빠와 아수는 숙제한 것들을 대충 챙겨 서는 일어섰다. "어.. 내일쯤.. 다시 모이자." "선배! 아영아. 갈게요." 그런 말들을 남기고는 인규오빠와 아수는 사라져 버렸다. 민수는 그녀와 다 른 사람들이 방학숙제를 하는 것이 무척이나 지루했던 모양인지 소파의 한 쪽에 누워서는 잠을 자고 있었다. '에헤.. 지금쯤이면 현우아저씨가.. 왔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민수를 안아들었다. 그녀가 민수를 안아들고 밖 으로 나가려고하자 명호선배는 그녀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지금 어딜가는 거야?" "에.. 민수를 집에 데려다 주고 올려구요. 지금쯤이면 현우아저씨도 돌아왔 을 테니까.." "같이 나가신 너희 부모님은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잖아?" "음.. 우리 부모님은.. 이렇게 나가서 함께 걷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걸요." 그녀의 말에 명호선배는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머리를 긁적 이더니 얼굴을 붉히고는 말했다. "그.. 그럼 나도 같이가자." "네에!" 그녀의 말에 명호선배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그녀의 옆에 서서는 걸었다. 현 우아저씨의 집은 그녀의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기 때문에 민수를 안고서 라도 충분히 걸어갈 만한 거리였다. 그녀가 민수를 안고는 가끔씩 미끄러지는 민수를 다시 올려안는 모습을 보 이자 명호선배는 그런 그녀에게서 민수를 빼앗듯이 넘겨받아서는 자신이 안 아버렸다. "뭐야? 무거운 짐짝(?)은 당연히 남자가 드는 것이라구." "에헤.. 에헤헤.." 명호선배의 말에 그녀는 괜한 웃음을 흘리고는 현우아저씨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잠시 걸어서 현우아저씨의 집에 도착한 그녀는 초인종을 눌 렀다. 잠시 후.. 누른 초인종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어.. 아영이냐? 잠깐만." 언제 들어도 걸걸한 목소리..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현우아저씨가 나오 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안쪽에서 걸음 소리가 들리며 현관문이 열렸다. 그리고... 언제봐도 크다고 느끼는 현우아저씨의 거구가 보였다. "얼레? 걸어다니는 백열등이네?" 옆쪽에서 민수를 안고있던 명호선배의 한마디였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현우 아저씨를 새삼스러운 눈빛으로 올려다봤다. 역시... 비슷했다. 그는 생각보다 일찍 돌아와서는 소파에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었다. 형님 내외는 일이 끝나자 마자 두분만의 데이트를 즐기실 것이라고 하면서 그를 내쫓아 버렸다. 약간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도 아내와의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며 집으로 일찍 돌아온 것이다. 문제는.. 아내가 집에 없다는 사실이겠지만.. '조금.. 지루하군.' 그는 언제나 비슷한 기사가 실리는 볼 것이 없는 신문을 접어서는 테이블 위에 올렸다. 언젠가 찌개를 끓이면 받침으로 사용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그는 기지개를 한번 쭈욱 켰다. 온몸의 마다기 뚜둑거리는 소리를 내 며 시원한 느낌이 그를 감쌌다. "띵동!" 그가 그렇게 기지개를 켜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리자 그는 인터폰으로 다 가가서는 상대를 확인했다. 너무도 익숙한 미인이 파란색을 띈 화면너머로 보였다. 그는 인터폰을 들고는 말했다. "어.. 아영이냐? 잠깐만." 그는 나가기전 아영이에게 민수를 맡긴 것이 생각나서는 현관문을 열었다. 그곳에 아영이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레? 걸어다니는 백열등이네?" 그는 갑자기 들려온 말에 화가 나서는 그쪽을 돌아봤다. 그는 본 일이 없는 학생 하나가 민수를 안고는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백열등... 백열등이라니!!' 그가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며 아직은 학생인 녀석에게 화를 내서는 안된다 는 생각에 억지 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그 학생의 품에 안겨있던 민수가 눈 을 비비며 일어나서는 그 학생에게 말했다. "우리 아빠 백열등 아니야!" '오오.. 그래! 역시.. 아들은 아버지 편이라는...'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직 어린나이에 아버지를 생각하는 아들에게 기특함 을 느끼고는 나중에 뭔가 선물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그가 그렇게 생각 하는 사이 민수는 잠이 다 깬 것인지 그를 한번 돌아보고 다시 그학생을 돌 아봤다. 그리고... 담담히 한마디를 던졌다. "우리아빤.. 문어야!" "음... 그렇네?" 그는.. 절규하며 쓰러졌다. 그녀는 더운데 뭔가 한잔 마시고 가라는 현우아저씨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 고는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아이스 티라는 것도 꽤나 먹을만 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현우아저씨는 그녀에게 뭔가 할말이 있는 것인지 명호선배에게 잠시 비켜달 라는 말을 건냈다. 그 말을 들은 명호선배는 민수를 번쩍 안아들더니 다른 방으로 가버렸다. "음... 좋은 녀석이로군. 아영이 너.. 저녀석.. 좋아하는 거냐?" "음.. 글쎄요?" "그정도면.. 많이 발전했군." 그녀는 현우아저씨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차를 마시고는 현우아저씨에게 물 었다. "할말이.. 있지요?" "그래. 네게 또다시 부탁하기는.. 미안하지만.." "후훗.. 그런건.. 따지는 것이 아니라니까요. 아저씨는 제 친구니까. 친구 사이의 부탁은 미안한 것이 아니잖아요." "하하.. 그런가?" 그녀의 말에 현우아저씨는 머리카락도 없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홍차 를 들고 한모금을 마시더니 눈빛을 바꾸고는 말했다. "서류를.. 훔쳐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불도 좀 질러줬으면..." "에헤... 서류를 훔치는 것은 알겠지만.. 불을 지르라니요?" "이거야." 현우아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지 주머니에서 비닐에 쌓인 하얀 가루를 그녀의 앞으로 던졌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마약.. 이로군요." "그래. 특히.. 이건 위험해. 중독성이 보통 코카인류에 비해 10배이상이라 고 하더군. 이런 것이 이 나라에 퍼지도록 놔둘 수는 없는거지." "에헤.. 뭐.. 아저씨의 부탁이라면 언제나 이런 것이니까요. 음.. 그렇지만 아저씨가 왜 마약을 싫어하는지는.. 언제 가르쳐 줄거에요?" "그건... 나중에.." 현우아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홍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녀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음.. 그럼 이일은.." "당연히.. 형님과 형수님한테는 비밀이지." "네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옆방에서 명호선배와 민수가 투닥거 리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명호선배는 아이와 친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 각이었다. 그녀는 주위에 집들이 없어서 인적이 드문 길을 천천히 걸어갔다. 집들이 없고 인적이 드물다고는 하지만 도로는 꽤나 넓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 도 로위를 걸으며 앞쪽에 보이는 거대한 저택인지 창고인지 모를 곳을 봤다. '에헤... 딱 봐도... 조금 껄끄럽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손가락으로 콧등을 긁었다. 이미 자정이 지난 시간 이지만 달빛때문에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그녀는 정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 기 때문에 건물을 감싸고 있는 담장을 따라서 천천히 걸었다. 3M정도의 높 이... 뛰어넘기 힘든 것은 아니지만 경보기가 울릴 것이 확실했다. '그래도.. 안쪽 구조를 봐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본래 인적이 드문 곳인데다 어두 움까지 겹쳐서는 그녀를 볼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는 가벼운 점프로 담장위로 올라갔다. 담장위로 올라간 그녀는 자신의 몸에 투명화 마법을 걸고는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넓은 정원... 그 사이로 몇명의 사람이 걸어다니는 것 이 눈에 보였다. 그녀는 3채의 건물중 어느곳에 서류와 그 약이 있을까 라 는 생각에 담장위에 앉아서는 잠시 생각했다. '뭐... 물어보면 알겠지..' 그녀는 그렇게 간단히 생각하고는 담장 아래로 뛰어내렸다. 역시..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투명화된 상태로 천천 히 소리가 나지 않게 넓은 정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바스락.. 툭!" 그녀는 천천히 경비를 보는 사람의 뒤를 걸어가다가 정원에 있는 뭔가를 잘 못 밟은 것인지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들리자 그 경비를 보던 사람은 갑 자기 뒤로 돌아서는 총을 꺼내었다. '에엑?!' 그녀는 너무도 놀라서는 반사적으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그녀가 그렇게 두 손을 들고있자 그 사람은 총을 꺼내들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시 뒤로 돌아서는 걸어갔다. 그녀는 그 사람의 그런 행동에 괜히 열을 받아버렸다. '우씨.. 사람 놀래키고 있어..'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발밑에 보이는 돌맹이 하나를 들어서는 그 사람의 뒷 통수를 향해 던졌다. "딱!" "크윽!.. 씁! 누.. 누구야?!" 돌을 맞은 사람은 뒷통수를 쓰다듬으며 뒤로 돌아봤지만 그녀는 그 사람은 신경쓰지 않고는 느긋한 걸음으로 사람이 묵을만한 건물로 걸음을 옮겼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느긋한 마음으로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복도로 한 사람이 지나가자 그녀는 그 사람뒤로 다가가서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는 이공간에 둔 총을 꺼내들고 말했다. "저기요.. 뭣좀 물어볼게요." "뭐야?!" 그 사람은 갑자기 뒷쪽에서 말소리가 들리자 신경질 적으로 뒤로 돌았다. 그리고.. 그녀가 방긋이 웃으며 총을 겨누고 있자 너무 놀란 것인지 몸이 굳어버렸다. "음.. 여기서 가장 높은 사람이 어디에 있나요? 아! 그리고 큰 소리를 치시 면 놀라서 이걸 당길지도 모르겠어요." "훗! 그딴 장난감 총으로 날 가지고 놀려는 거냐? 계집애 주제에?" "피익!" 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간단히 방아쇠를 당겼다. 총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 가 들리며 벽에 구멍이 뚫렸다. "헤엑?!" "음. 말할 생각이 들었나요?" "여.. 옆건물.. 3층..." "헤헤.. 고마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남자의 턱을 주먹으로 쳤다. '빠각'이라는 소리 와 함께 그 남자는 눈을 뒤집고는 쓰러졌다. 그녀는 쓰러진 그 남자를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끌고가 눕혀두고는 창밖을 바라봤다. '저건물.. 3층이라는 말이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속으로 뭔가를 중얼거리고는 앞으로 한걸음을 내 딛었다. 그리고 한걸음의 차이로 그녀는 조금전 보고있던 그 건물의 3층으 로 이동해 있었다. 꽤나 화려해 보이는 방.. 그녀는 그 방안에 앉아서는 뭔가를 유심히 쳐다보 고 있는 사람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 사람은 그녀가 들어온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이 여전히 뭔가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둔하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사람이 앉아있는 앞으로 걸어가서는 말했다. "실례합니다." 그녀가 말하자 의자에 앉아서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던 사람은 시선을 돌려 서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녀가 들고있는 총을 보더니 몸을 굳혔 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취미인 주식투자쪽에 등락폭이 나타나있는 신문을 가만 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절반쯤은 자신의 예상이 맞아떨어지자 꽤나 흐믓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가 그렇게 미소를 짓고 있을 때.. 그의 앞쪽에서 말이 들려왔다. "실례합니다." 그는 이곳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들 어오자 화가난 나머지 시선을 들어올렸다. 그의 눈에는 매우 아름다운 여자 가 하나 보였다. 물론... 손에 들고있는 총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는 눈앞에있는 여자의 손에 들린 총의 총구가 자신을 향하고 있자 위기감 을 느끼고는 약간 굳어서는 말했다. "워.. 원하는 것이 뭐냐?" "음... ESD-100이라는 마약의 계약 서류와 장부.. 라고나 할까요? 아! 음.. 그리고 밀수입해온 그 마약이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 것인지도 알려주시면 고맙구요." 그는 그 여자의 말에 심장이 멈추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불신감이 가득 차 있는 시선으로 그 여자를 쳐다봤다. 그가 마약을 밀수입한 것을 아는 사람 은 몇사람 되지 않았다.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에게 치명적으로 위험 하다는 것이었다. "너.. 넌 누구냐?" 그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약간은 큰 소리로 그 여자를 향해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를 향해 방긋이 웃어보이고는 말했다. "에헤.. 내 이름을 말해봐야.. 모를 것 같고.. 아! 그래. 어떤 사람들은 절 이렇게 불러요. 드러그 킬러(Drug Killer)라고." "네.. 네가 그 유명한.." 그는 그녀가 말한 드러그 킬러라는 이름에 이제 완전히 몸이 굳어버렸다. 그가 알고있는 드러그 킬러라는 이름은 너무도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세계 적으로도 유명한 마약제조업자들을 물먹인 인간. 그리고... 그들이 고용한 용병들을 상대로 한번도 진 일이 없는 인간으로 너무도 유명했다. 일설에 의하면 그가 총을 다루는 기술은 이미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도 불리워졌 다. 그런데... '이런.. 새파란 계집애라니..'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앞의 그 여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가 쳐다보자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음.. 장부를 주실 생각은 없나요?" 그녀가 웃으며 말하자 그는 왠지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고는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리고... 뒷쪽에 걸려있는 액자 뒤의 금고를 열기 시작했다. 그는 그 금고를 열기전 뒤를 돌아봤다. 그 여자는 여전히 책상하나를 사이에 두 고는 그를 보며 웃고 있었다. '허술하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금고를 열어서는 언제나 서류와 함께 그 안에 넣어두 는 권총을 꺼내들고는 재빨리 뒤로 돌아서 그 여자가 서있던 자리를 겨누었 다. 그러나... 그의 눈에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의 뒷쪽에 있는 금 고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에헤.. 이게 장부와 서류로군요. 고마워요." 그는 그 목소리에 놀라서는 다시 뒤로 돌았다. 자신을 드러그 킬러라고 밝 힌 그녀는 어느새 금고안에서 장부를 빼서는 손에 들고있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인간이라 불리울 수 없는 움직임에 몸을 뻗뻗히 굳히고는 그녀를 쳐 다봤다. 그녀는 그렇게 굳어있는 그를 보며 여전한 웃음을 흘리더니 말했 다. "그럼... 이제껏 밀수입해온 것들은 어디 있는 건가요?" "그건.. 지하에.." "음.. 그래요. 그럼 이제 잠깐만 기절해 계시면.." "잠깐! 그건.. 지문 인식장치야."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말했다. 믿지 않는 다면 끝이었다. 그의 절박한 심정 이 먹힌 것인지 눈앞의 그녀는 그를 향해 말했다. "그럼 앞장서 주시겠어요? 음.. 이상한 일을 하시려고 하시면.. 별로 안좋 은 끝을 볼거에요." '이미 안좋은 꼴은 다 봤어!'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문을 열고는 복도로 나갔다. 평소에는 조용한 것을 좋아하기에 복도에는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밑고 있는 것은.. "피잉!" "감시 카메라는 보이는 족족 부숴드릴게요." '망할 년..'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그는 이를 갈면서도 뒤에 서있는 여자 의 실력이라는 것에는 감탄을 하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에는 거의 점으로 보이는 거리에 있는 카메라를 권총으로 쏘아서는 부수다니.. '그 덕분에 그 녀석이 알아채고 오겠지.' 그는 그런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는 될수 있는 한 시간을 끌 수 있는 길로 빙빙 돌아서는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감시실에 앉아서는 편안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한국이라는 곳의 담 배는 체질적으로 그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가져온 담배를 아껴 서 피우는 중이었다. 그가 담배의 연기를 한모금 들이키자 알게 모르게 긴 장을 하고 있던 그의 신경이 약간은 늘어졌다. '설마.. 별일이 있으려구..'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각 건물에 설치된 카메라로 보이는 영상들을 그냥 한 번 쓰윽 훑어봤다. 그 순간... 한 곳의 카메라가 고장이 난 것인지 영상이 지직거리기 시작했다. "저거 무슨 일이야? 어이. 누가 가서 보고와!" 그는 감시실 안에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그리로 갈 것만 같자 그 사람의 앞을 막았다. 그가 앞을 막자 그 사람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 고는 그를 올려다봤다. 그는 굳이 설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지 만.. 오랫만에 느껴보는 짜릿함을 즐기기위해 앞의 상대에게 말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내가 가서 확인을 하고 오도록 하지." "당신의 예감을 믿으라는 말이요?" 그는 그에게 그렇게 말하는 그 사내에게 방긋이 웃어보였다. 그리고... 왼 쪽 허리에 차고있던 권총을 뽑아들고는 그 사내의 턱에 들이대고는 말했다. "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인간은... 오감보다는 육감을 믿기 마련이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이 얼어붙어버린 그 사내를 등지고는 고장이 난 것 같은 카메라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리로 몸을 움직였다. '만약.. 총으로 그 카메라를 부순 것이라면..' 그는 온 몸이 떨려왔다. 카메라로 확인이 되지 않는 거리.. 그 거리에서 총 으로 그 카메라를 부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을 뛰어넘은 실력이라는 말이었 다. 그가 문을 닫고는 나오자 뒷쪽의 감시실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 다른 카메라가 부숴지고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침입자를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대담하다고 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날 즐겁게 해주는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상대가 지나쳐갈 것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곳으로 빠르 게 움직였다. 그녀는 앞에가는 이 건물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왠지 길을 돌아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을 받은 그녀는 앞에 걸어가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자꾸 빙빙 도는 것 같은데요? 여기까지 오면서 부순 카메라가 몇대 더라..." 그녀가 그렇게 웃으며 말하자 그 사람은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 계단만 내려가면 끝이야."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걸어서는 내려갔다. 지 하는 정말로 넓직한 넓이에 뭔가 짐이 한가득씩 쌓여 있었다. 그리고.. 앞 쪽에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철문이 아마도 이 사람이 말하는 곳인 것 같았 다. "그럼.. 가서 열어볼까요?" 그녀의 말에 그 사람은 그녀를 한번 돌아보더니 그 철문으로 걸음을 옮겼 다. 그녀는 그 사람의 뒤를 따라서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중... 섬칫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본능적인 반응으로 뒤로 몸을 날리고 있었다. "탕! 탕!" 두발의 총성이 들리고 그녀가 조금전까지 서있던 자리의 시멘트가 부서져서 는 날렸다. 그녀가 그 총격을 피해내 버리자 어디선가 박수소리가 들려왔 다. "짝! 짝! 역시.. 대단한 녀석이었군. 그런데.. 이런.. 어린 여자라니.." "저녀석이 드러그 킬러야!" 지하실의 어둠속에서 걸어나온 남자는 이곳의 사장이 하는 말을 듣고는 새 삼스럽게 그녀를 훑어봤다. 그녀는 눈앞의 사람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말 했다. "제게 용건이 있으신가요?" "크?.. 물론.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임도민 이후 뒷세계에서 가장 강하다 는 널 만났으니..." '아빠가.. 그렇게 강했던가?'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이곳의 사장은 그녀를 향해 총을 쏜 사 람에게 말했다. "어서 저녀석을 없애라는 말이야!" "닥쳐!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이봐. 너. . 나랑 승부해 보지 않겠나?" 그녀는 너무도 솔직한 말에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상대가 그렇 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또한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법을 쓰면 간단하겠지만... 이렇게 승부를 걸어오는 사람을 배반하는 것 이 되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는 그녀가 고개를 끄 덕이자 통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좋아. 그럼... 뒤로 돌아서 5걸음이다. 그 이후 시작하지." "제길! 네녀석은 해고야!" 그녀와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하고 있자 이곳의 사장은 무척이나 화가 난 듯 이 그 킬러로 보이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러자 그 킬러로 보이는 사람은 총구를 그 사장에게로 향하더니 말했다. "네녀석을 죽이고 시작하는 것도 괜찮겠군." "크.. 크윽.." 그 킬러의 말에 사장은 신음을 흘리며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더니 어둠 속 으로 뛰어갔다. 그 사장의 뒷모습을 쳐다본 그녀와 그 킬러는 서로 마주보 고는 뒤로 돌아섰다. '한걸음... 두걸음.. 셋.. 넷... 다섯!' 그녀는 다섯걸음까지 느긋하게 걸어가서는 축 늘어뜨리고 있던 오른손의 권 총을 들어올려서는 상대가 있을 법한 곳을 겨누었다. 그러나 상대의 속도가 그녀보다 더 빨랐다. '음.. 내 다리가 더 길었던 것일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대로 몸을 옆으로 날렸다. 그녀가 서있던 자리의 뒷쪽 시멘트 바닥에 총알이 박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들 으며 몸을 날리는 도중 상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상대또한 그녀가 방 아쇠를 당기자 옆으로 몸을 날려서는 총알을 피해냈다. 그녀는 몸을 날린 상태에서 총을 쥐지 않은 왼손으로 땅바닥을 짚고는 몸을 한바퀴 돌려서 바로세웠다. 그녀가 몸을 바로 세웠을때.. 상대또한 땅바닥 에 몸을 굴려서는 그녀를 겨누고 있었다. 그녀는 그 상태에서 생각할 것도 없이 앞으로 달렸다. 물론 맞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견제를 할 목적으 로 상대에게 총을 쏘아주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뛰어다니던 그녀와 상대는 승부를 내지 못한채 그곳에 놓여 있던 상자뒤에 앉아서는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로서는 시간을 끌 수록 불리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너무 어두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빨리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상대가 지금처럼 기척을 죽이고 앉아있는다면... 그녀가 움직여 주는 수 밖 에는 없다. 그녀는 양팔을 축 늘어뜨리고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하실 중앙 으로 걸어갔다. 상대가 만약 기척을 죽이고 그녀를 노리고 있다면 최고의 순간이었다. "타앙!" 그녀의 예상이 맞은 것인지 지하실안을 울리는 총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총소리가 들리는 순간 재빨리 몸을 한바퀴 돌렸다. 그리고 총알이 날아온 방향으로 총을 겨누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소음기 특유의 바람 빠지는 소리 가 들리며 총이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야야..' 그녀는 왼팔에 약간의 통증을 느끼며 상대가 있을만한 곳으로 걸어갔다. 상 대는 부서진 총을 내려다 보며 손목을 주무르고 있었다. 그는 다가온 그녀 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대단하군. 죽여라." "에헤... 절 아신다면서요? 전 사람은 죽이지 않아요."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는 미련없이 총을 거두고 그 사람에게서 등을 돌렸 다. 뒷쪽에서 그 사람의 말이 들렸다. "크?.. 완전히.. 졌다. 목숨 하나는 고맙게 받아가지." 그녀는 그말을 듣고는 앞쪽에 보이는 철문으로 다가갔다. 그 사장은 지문 검사기라고 말을 했지만.. 단순한 자물쇠였다. "에헤.. 속았네.."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물쇠를 꽉 잡았다. '빠각'이라는 소리가 들리 며 자물쇠는 그녀의 손 안에서 부서졌다. 그녀는 자물쇠가 부서지자 그 철 문을 열었다. 창고로 보이는 그 안쪽에는 상자들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서는 그 상자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확실하네.." 안의 내용물이 마약이라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창고 밖으로 나와서 그렇게 말하고는 손놀림을 바꾸며 입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창고 안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파이어 필드(Fire Field)!"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창고의 안쪽에서 갑자기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녀가 그 격렬한 불꽃을 보고는 몸을 돌리자 뒷쪽에서는 이곳의 사장이 창고 의 안쪽을 가리키며 손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지하실의 입구에는 이곳의 경비병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내... 내.. 10년의 노력이... 제.. 제길! 저년을 죽여버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약간 화가 나서는 옆으로 뛰어가며 말했다. "누가 년이야! 바보영감! 다음에는 그 노력을 정당한 곳에다가 쓰라구!"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지하에 쌓여있던 짐의 뒤로 숨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는 뭔가를 중얼거리며 자신의 집앞을 떠올리고는 앞으로 걸었다. 그리 고 눈을 뜨자 너무나도 익숙한 똑같이 생긴 2채의 집이 눈속에 들어왔다. 그녀는 긴장이 풀리자 갑작스레 느껴지는 왼쪽팔의 통증에 팔을 내려봤다. 총알에 스친 듯이 피부가 갈라져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야... 운이 없네..'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집으로 걸어갔다. 정문으로 들어가기는 포기한 그녀는 집앞에심어진 나무위로 올라갔다. 그녀가 나무위에 서서는 그녀의 방 베란다로 뛰어넘어 가려할때... 명호선배의 방 문이 열리며 명호선배가 베란다로 나왔다. "에... 아영아?! 지금 이시간에 어딜 갔다가 오는거야?" "에? 에헤... 선배."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웃으며 왼손으로 콧등을 긁었다. 그녀의 행동에 명 호선배는 안색을 바꾸더니 소리쳤다. "아영아아! 왼손!" "에... 에에?" "너! 빨리 이리와봐!" 선배의 말에 그녀는 군말없이 나무가지에서 풀쩍 뛰어서는 명호선배의 집 베란다로 올라갔다. 그녀가 베란다로 올라가자 명호선배는 그녀의 왼팔을 잡더니 눈을 가까이 들여다 댔다. "이.. 이게 뭐야? 어디서 이런거야?!" 그녀는 그 말에 변명하지 못하고는 그냥 웃기만 했다. 그런 그녀를 가만히 보던 명호선배는 갑자기 우당탕거리며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명호선배가 아 랫층으로 내려간 후 선배의 집 1층에서 명호선배와 선배의 아버지가 투닥거 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 명호선배는 손에 소독약과 붕대를 들고 올라왔다. "아아.. 우리 아버지라는 사람.. 하여튼..." 명호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팔을 잡고는 상처를 소독하고는 붕대를 감았다. 그녀가 선배를 가만히 내려다 보고있자 선배는 붕대를 다 감고는 그녀의 팔을 잡더니 말했다. "아영아. 몸은 아끼라구. 난 니가 뭐라고 해도 좋으니까." 그녀는 선배의 그 말에 갑자기 격한 감정이 올라와서는 선배를 와락 끌어안 아버렸다. "어.. 어이... 에헤.." 그녀는 마지막의 웃음은 못 들은 척하며 선배를 놓아주고는 선배의 방 베란 다에서 그녀의 방 베란다로 뛰어넘어갔다. 그녀는 아직도 헤롱거리고 있는 선배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천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위험.. 위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왼팔을 쓰다듬었다. 상처의 고통따위는 별로 느껴지 지 않았다.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아침의 새들은 어떻게 그리도 부지런한지 아침 일찍 비치는 햇살을 맞으며 지저귀곤 하지 만 그녀에게 그런 것을 바란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이라고 하겠다. 물론.. 아침에 노래를 부른다면 여러사람이 좋아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하아암.." 그녀는 기지게를 크겨 켜고는 침대에서 내려섰다. 방학이 끝나긴 했지만 여 전히 후덥지끈한 날씨였기에 그녀는 베란다쪽의 문을 열었다. 일단 욕실로 걸음을 한 그녀는 간단히 씻은 다음 방으로 돌아왔다. '6시 40분..' 그녀는 시계를 보고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교복이 걸려있는 옷걸이 쪽으로 걸어갔다. 입고있던 잠옷을 벗어버린 그녀는 천천히 교복으로 갈아입기 시 작했다. 스커트부터 입은 그녀는 상의를 입던 도중 약간의 이상함을 느끼고 는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명호선배가 맞은편 베란다 안에 서 한손에는 커피잔을 들고는 눈을 크게 확대 시키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 보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그런 선배를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옷을 다 입고는 베란다로 뛰어나갔다. "선배! 학교 같이 가요!" 그녀가 베란다의 난간에 몸을 기대고는 선배쪽으로 몸을 쭉 내밀고 말하자 선배는 놀라서는 몇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베란다의 문에 턱하니 기대서서는 말했다. "으.. 응." "그럼 저 금방 나갈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돌아서는 아랫층으로 뛰어내려갔다. 그녀가 아랫층으로 내려가자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 다. "왠일이냐? 이렇게 일찍?" "어머.. 아영아. 아침은.. 빵으로?" 그녀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신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녀의 어머 니는 그녀에게 방금 구운듯한 토스터를 건냈다. 그녀는 그 빵을 받아서는 입에 물고는 말했다. "다녀오게스니다!" "그래..." 그녀는 부모님의 대답을 듣고는 후다닥거리며 현관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왔 다. 옆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옆집에서 명호선배가 문을 열고나와서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리고 명호선배는 몸이 좋지 않은 것인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녀는 선배가 걱정이 되어서는 선배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멈추지 않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면서 가방을 챙겼다. 대충 가방 을 챙긴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의 아버지는 소파에 앉아서는 아침 뉴스를 보고 있었다. "아버지.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오오. 그래. 청춘 사업은 잘 되가냐?" 그는 휘청거리며 아버지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는 집밖으로 나갔다. 집밖으 로 나간 그는 아영이집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쪽에는 아영이가 이미 나와 서는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또한 그런 아영이를 빤히 쳐다봤다. 지금은 분명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크윽! 안돼! 저렇게 순진한 애를 앞에 놔두고..'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더이상 상상하지 않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 나 눈을 질끈 감아버린 깜깜한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더 선명하게 조금전에 봤던 광경이 떠올랐다. "선배. 어디 아파요?"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아영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놀라서 는 감았던 눈을 떳다. 그의 바로 앞에서 아영이가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 어보고 있었다. 그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서는 얼굴을 붉히고는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그런 그의 얼굴을 아영이가 두손으로 잡더니 말했다. "선배. 어디 아픈가봐요. 얼굴이 무척이나 붉어요." "아.. 아니. 아픈건 아닌데.." 그는 아영이의 손을 뿌리치려고 말을 하던 도중 그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 다. 아영이는 그의 얼굴을 잡고는 발돋움을 하더니 그의 이마에 자신의 이 마를 딱 붙여버렸다. "아픈게 아니라니요! 이렇게 열이 나는데!" 그는 아영이의 말을 들으며 몸이 굳어버렸다. 심장의 파워가 평소의 몇배로 뛰어올랐다.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그의 귀에 명확히 들려왔다. "에헤.. 선배. 심장뛰는 소리 들린다.." 그 말이 결정적이었을까? 그의 심장은 이제 그의 몸이 견디지 못할 정도의 심박수를 보이며 뛰고있었다. 그의 심장에 의해 펌프질을 당한 그의 피는 너무도 과도한 압력에 의해 매우 빠른 속도로 그의 몸을 순환했다. 그리고 너무도 빠른 속도의 순환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 낙오된 피는 그의 코를 통 해서는 뚝뚝 떨어지고 말았다. "에에? 선배! 피나잖아요!" "어.. 어어.." 멋지게 피를 본 아침이었다. 그는 학교를 올라가는 오르막 앞에서 그 위쪽을 한참을 올려다봤다. 역시 이렇게 높은 오르막을 매일 올라가는 것음 무척이나 중노동이라고 생각하고 는 천천히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올라가리라 결심을 하고 있었다. 그가 그런 결심을 하고는 걸음을 옮기려 할때... 오르막의 앞쪽에 익숙한 뒷모습들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그는 조금전의 생각은 깡그리 날려버리고는 오르막을 뛰어올라갔다. "왁!" 그는 그렇게 소리치며 그가 아는 뒷모습을 가진 두 사람의 등을 살짝 밀었 다. 그가 등을 밀자 아영이는 그를 돌아보고는 방긋이 웃어보였지만 명호는 비틀거리며 헬쓱한 얼굴로 그를 돌아봤다. "여어.. 일찍왔네." 그는 명호가 힘빠진 소리를 하자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말했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힘이 없어? 벌써 아침에 서지 않는거야?" 그의 말에 명호는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 명호를 보던 아영이가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가 아침에 코피를 흘려서 그런가봐요." '코피.. 코피라...' 그는 잠시 생각을 해본 뒤 명호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너.. 그렇다는 말이지." "뭐.. 뭐가?" "후훗.. 코피.. 코피라. 좋아. 그럼 사실대로 아영이한테 털어놔 볼까?" "뭘! 한게 있어야 털어놓던지 말던지 하지!" 그는 명호가 아닌척을 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래? 음.. 아까 바람이 날릴때 봤는데 아영이 팬티 색깔이 분홍색.." "아니야! 하얀색이야!" "그으래?" 그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명호는 허둥거리며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 다. 그러나... 이미 쏟아진 말이라는 것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법.. 그 의 미소를 가만히 보고있던 명호가 말했다. "뭐.. 뭘 바라는 거야?" "아아.. 날씨가 왜 이렇게 덥냐?" "썩을... 놈." "그래.. 난 원래 그런 놈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휘파람을 불며 매점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뒷쪽에서 명호가 뭔가를 궁시렁 거렸지만 그런 것은 별로 신경을 쓸만한 것이 아니었 기에 가볍게 무시해 버렸다. 더운 여름에 한잔의 음료수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음료수를 사는 것이 자신이 아니라는 조건이 붙어야만 성립이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여름방학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3교시의 교실은 무척이나 더웠다. 물론.. 그녀또한 더운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런 것은 가볍게 무시하고 책상에 엎드려서는 가볍게 잠을 자고 있었다.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아수는 그녀가 걱정이 되는 것인지 신기한 것인 지 계속해서 힐끔거리며 그녀를 쳐다봤다. 그런 것을 알고 있는 것인지 모 르는 것인지 그녀는 계속해서 고른 숨소리를 내면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녀가 잠을 자고있는 이유는 화학시간이라서.. 라는 것이 확실한 것일지도 몰랐다. 화학.. 이라고 한다면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마구 나오며, 알파벳 몇개를 붙여두고는 뭐는 뭐.. 라는 이상한 말만 하는 시간이었기에 체질적 으로 그녀와 맞지 않았다. 물론.. 그녀가 체질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해봐 야 담담 선생님이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 다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거기 자고있는 임아영!" 화학 담당 선생님의 부름에도 그녀가 꿈쩍도 하지 않고는 담담히 잠을 자고 있자 옆에 앉아있던 아수가 그녀의 옆구리를 찔러버렸다. "에에엑?!" 그녀가 화들짝 놀라서는 벌떡 일어서자 선생님이 오히려 놀란듯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거참.. 대답한번 이상하게 하네. 그래. 이거 답이 뭐야? 내 수업은 다 알 고 있으니까 자고 있었겠지?" 선생님의 말에 그녀는 눈을 비비며 칠판을 쳐다봤다. 칠판에 가득 되어있는 필기.. 그 중에서 어느것이 선생님이 묻는 것인지 알 수도 없었다. 문제를 알 수 없으니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까닭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 리며 칠판만 쳐다보고 있었다. "....소." 그녀가 답을 하지 못하고는 가만히 서있자 옆에앉아있던 아수의 입에서 뭔 가 말이 들려왔다. 다만... 잠이 덜깬 그녀는 아수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듣 지 못하고는 들은 말만을 가지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소?' 그녀가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앞쪽에 있던 선생님이 그녀를 향해 말했 다. "대답 못하냐?" 그녀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그녀의 머리에 떠 오른 '소'라는 말로 끝나는 단어를 내쨮었다. "젖소!" 그녀의 대답에 잠시 입을 벙긋거리던 반 아이들은 모두 웃기 시작했다. 그 녀가 영문을 몰라서는 가만히 서있자 선생님은 그녀를 가만히 보더니 말했 다. "그래.. 염소와.. 젖소는... 비슷할 수도 있으니까... 임아영! 너 뒤로 나 가서 잠 깨면 들어와!" 그 말에 그녀는 뒤로 걸어가서는 세워놓은 사물함에 몸을 기대었다. 그리 고.. 잠시 후 서서는 잠이들어 버렸다. 저녁을 다 먹은 그녀는 아영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녀와 아영이가 이야기를 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여어.. 무슨 이야기 하는거야?" 그 목소리에 그녀와 아영이가 뒤를 돌아보자 명호선배와 인규오빠가 싱글거 리며 서있었다. 인규오빠는 그녀를 보더니 갑자기 그녀의 목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우리 귀여운 바카스양.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어?"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달라붙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몸은 조건반사적으로 인규오빠의 턱을 올려치고 있었다. "아야야야야... 여전히 난폭하네..." "뭐하려고 올라온거야?" "체엣! 보고 싶어서 온거지!" 인규오빠는 그렇게 말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명호선배는 아영이한테 뭔가 잘못한 것이 있는 것인지 아영이의 앞에서 쭈빗거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 었다. 그런 선배를 향해 아영이가 뭔가 말을 하자 선배가 어색한 웃음을 지 으며 아영이의 손을 잡으려 했다. "아영아! 이런 늙다리 보다는 내가 더 좋지 않아?!" 어느샌가 어디선가 나타난 것인지 모를 태윤이가 아영이에게 다가와서는 말 했다. 그런 태윤이를 가만히 쳐다보던 아영이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난 태윤이 좋아." 그 말에 태윤이의 입이 헤벌쭉 벌어졌다. 그렇게 헬렐레한 태윤이를 보던 아영이가 갑자기 시선을 돌려서는 말했다. "그렇지만 선배가 더 좋아." 아영이가 그렇게 말하자 두 사람의 표정이 묘하게 달라졌다. 그런 상황을 재미있는 듯이 쳐다보고 있던 그녀와 인규오빠의 뒤로 말소리가 들려왔다. "얼굴만 이쁘면 뭐해.. 머리가 텅텅 비어있는 깡통인데.." 그녀는 저것이 분명히 그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방학전에 치른 시험이 반에서 3등이었다. 그러니 저 말이 지칭하는 것은 분 명히... '헤에엑?!' 평소에는 그 둔하디 둔한 아영이가 말소리가 들려온 쪽을 지긋이 쳐다보며 이마의 핏줄을 세우고는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아영이가 시선을 보내고 있 자 그렇게 말하던 여자애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런 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영이는 여전히 열받은 얼굴로 말했다. "나! 공부할꺼야!" 아영이의 폭탄선언.. 그러나 시험은 2일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나 : 어이. 근데 있잖아.. 친 : 없어. 나 : 죽을래? 그거... 군대는 왜 이병다음 일병인데? 친 : 그것도 모르나? 나 : 어.(당당!) 친 : 어이가 엄따.. 내가. 그라믄 갈카줄테니까 잘 들어봐라. 니 이병이 왜 이병인지 아나? 나 : 두번째라서 그런거 아닌감? 친 : 하! 이병은 말이다... 이리저리 끌려다녀서 이병이라는 거다. 알 겠나? 나 : 그라믄 일병은 뭐고? 친 : 일병? 그거는 죽도록 일만해서 일병이다. 나 : (웃는다.)그라믄 상병은? 친 : 상상도 못할짓만 해사서 상병이다. 나 : (기침하며 웃는다..)그라믄.. 병장은... 친 : (뜸을 들이며 맥주를 한잔..)병신같은 짓만 해서 병장이다. 그는 책상앞에 앉아있다가 베란다쪽을 살짝 돌아봤다. 아영이의 방에서는 아직도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는 그 광경을 보고는 뒷머리를 긁적이 고는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새벽이라 아버지도 주무시고 계시는 것인지 집 안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어디보자...' 천천히 식당으로 걸어들어가서는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냉장고의 한켠에는 익숙한 병들이 많이 놓여져 있었다. 그는 그 병중 2개를 들고는 중얼거렸 다. "수험생의 필수품 박카스. 마감에 쫓기는 작가도 박카스. 음.. 왠지 선전하 는 것 같잖아?"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피식 웃어버리고는 피로회복 드링크 2개를 들고는 위층으로 올라왔다. 새벽 3시가 넘어가고 있는 지금에도 깨어있는 아영이의 상태라는 것은 눈에 보일정도로 뻔했다. 붉게 충혈된 눈.. 그리고 부스스한 머리카락.. 그렇지만.. '그것도 다 예뻐보이는 걸..'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도 꽤나 중증이라고 생각하고는 베란다로 걸어나 갔다. 베란다로 걸어나간 그는 언제나 아영이가 다니는 것처럼 아영이방의 베란다로 훌쩍 뛰어넘어서는 베란다의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아영아!" 그가 그렇게 소리내어 부르자 안쪽에서는 잠시 조용한 듯 싶더니 아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들어와요." 정말로 피곤에 절은듯한 목소리... 오늘이 시험날인데 저런 상태로 시험을 칠 수 있을까조차 의심스러웠다. 그리고... 여자혼자 있는 방으로 들어오라 니.. 아영이는 몇달 전까지 미국에 살다가 온 것이 아니었던가.. 라는 생각 이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미국에서 이성의 방으로 초대라고 함 은... '아악! 난 퇴폐동물이 아니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머리를 한번 쥐어박은 후 안쪽을 향해서 말했 다. "어.. 어이. 나는 여자 혼자있는 방에 들어가서 멀쩡히 있을 자신은 없어." 그가 그렇게 말하자 잠시 후 문이 열리고는 아영이가 나왔다. 예상대로.. 부스스한 얼굴에다 붉게 충혈되어서는 흐리멍텅한 눈이었다. 아영이는 베란 다로 걸어나오더니 그에게 말했다. "선배에.. 좋은 아침이지요?" "그.. 그래.." 그는 속으로 아직 어두운데.. 라는 생각을 하고는 손에 들고있는 피로회복 제를 건내려 했다. 그가 입을 열려는 찰나 아영이는 하품을 한번 하고는 비 틀거리며 그에게로 걸어오더니 그의 목을 팔로 감쌌다. '에..에에..'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온몸을 던져 포옹을 해온다면 싫어할 남자는 세상 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을 하는 그는 현재의 상황이 무척이나 만족 스러웠다. 그는 늑대의 근성을 살려서는 자신도 아영이를 안아버리려는 찰나... 아영 이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고른 숨소리... 아영이는 곤히 자고 있었다. "이것참... 좋아해야하나... 아니면 슬퍼서 울어야 하나.." 그는 베란다의 난간에 기댄채.. 그리고 아영이는 그에게 기댄채 그렇게 한 참을 있었다. 새벽이라 시원한 바람이 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어떻게 되었던지.. 그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아침이 오는 소리라는 것이 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혹은 부모님이 투 닥거리는 소리. 그것도 아니라면 자명종의 시계소리. 혹은 침대에서 떨어지 는 소리같은 것 말이다. 그녀는 그 중에서도 매우 사소한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고는 벌떡 일어났다. 분명히 새벽녘에 명호선배가 베란다 밖에서 불러서는 나간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라고 생각한 그녀는 주위를 둘러봤다. 침대위 에 반듯하게 눕혀져 있는 자신의 몸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꿈이었나..?" 그렇게 중얼거린 그녀는 주위를 둘러봤다. 침대옆에 붙어있는 조그만 서랍 장 위에 피로회복 드링크 하나와 조그만 쪽지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그녀 는 그 쪽지를 집어들었다. -좋은 아침! By 후회하는 늑대.- 그녀는 그 메모를 보며 피식 웃어버리고는 이제는 미지근해져버린 그 피로 회복 드링크의 병을 따서는 한입에 털어넣었다. "후덥지끈하네..."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침대에서 튕기듯이 일어나서는 욕실로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고는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그녀는 옷 을갈아입고는 오늘 치를 시험 과목의 교과서를 들고는 아래로 내려갔다. 그 녀의 부모님은 언제나 그렇듯이 즐거운 듯한 미소를 짓고는 식당에서 담소 를 나누고 있었다. "허.. 허어어억!!" 그녀가 교과서를 들여다보며 아래로 내려가자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손가 락으로 가리키며 팔을 부들부들 떨더니 갑자기 일어서서는 밖으로 뛰어나갔 다. 그리고 잠시 후...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집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해는 동쪽에서 뜨는데.. 아영이가 공부를 하다니..." 그녀는 아버지를 향해 들고있던 교과서를 던져버렸다. 아침부터 상쾌한 신 음소리가 집안에 울려퍼졌다. 1교시.. 수학이라는 엄청나게 언벨런스한 시험 시간표로 인해 그녀는 양쪽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고 있었다. '아아.. 가뜩이나 아침이라 몽롱한데.. 수학이라니..'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도데체 선생들이 생각하는 것이 뭘까.. 라는 고민 에 빠져서는 멍하니 자리에 앉아있었다. 시험의 성적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다. 다만... 학생을 평가하기 에 그리고 인간을 평가하는데에 가장 중요하게 쓰인다는 것 만큼은 부정할 수 없기에 그녀는 선생들에대한 불만으로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지만 시 험지가 넘어오자 집중을 해서는 문제들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잠깐... 내가 이정도면 아영이는?' 그는 시험시작 20분쯤이 지나고 나자 불현듯 그 생각이 들어서는 아영이의 자리로 슬쩍 시선을 돌렸다. 물론... 목운동을 하는 척.. 하면서 말이다. 목을 한바퀴 돌리면서 슬쩍 훔쳐본 아영이의 모습은... 이미 책상에 엎어져 서는 잠을 자고있는 모습이었다. '아아... 벌써 다 찍고는 자는 것일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한숨을 내 쉬었다. 그렇게도 흥분하더니.. 라고 생각한 그녀는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영이는 수학은 잘했는데...라 는 생각은 머릿속 저편으로 밀어두고 말이다. 그녀는 마지막 문제까지 모두 답안지에 답을 옮기고는 책상위에 엎드렸다. 이건... 말할 수 없이 피곤했다. 정말 이짓을 한번 더 하라고 한다면 그녀 는 극구 사양을 하고는 멀리 도망을 가버릴 것 같았다. 몇일째 그 좋아하는 잠을 자지 못한 그녀는 책상위에 엎드려서는 졸기 시작 했다. 시험의 마지막날이라는 해방감에 그녀는 평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졸기 시작했다. "띵동! 띵동!..." 종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나서는 답안지를 거두기 시작 했다. 그리고 감독 선생님께 담안지를 넘겨주고는 자리로 가서 털썩 주저앉 아버렸다. 그녀가 잠시 엎어져 있자 담임선생님이 들어와서는 바로 한마디 를 하셨다. "야들아! 다 집에가라!" 아이들은 그 말을 듣고는 모두 벌떡 일어나서는 함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가 기 시작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서는 천천히 뒷문으로 나갔다. 그녀 가 복도로 나오자 어느새 뛰어와서 그녀의 옆에 찰싹 달라붙은 아수가 힘이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놀이공원가자. 응?" "대... 대단해.." 그녀가 너무도 지친 그녀의 몸을 이끌고는 그렇게 중얼거리자 뒷쪽에서 두 사람의 말이 들려왔다. "놀이공원... 좋지." "대.. 대단해.." 그녀는 그 말을 다시한번 중얼거렸다. 그녀가 그렇게 멍하니 서있자 아수가 그녀의 귀에다 속삭였다. "그 깡통이라는 말 너무 신경쓰지마. 널 질투하는 거니까." 그녀는 그런 것은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다만.. 그 시험이라는 노가 다를 치루고도 팔팔한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 뿐이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느긋하게 샤워를 하고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아영이의 비명소리... 꽤 멋졌다. '자이로 드롭.. 탈 때였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때 아영이의 비명소리를 다시한번 떠올리고는 콜 라캔을 따서는 한모금 들이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영이와 비명소리는 매치가 안되는 것이었다. 실제 들어본 비명소리는 꽤나 귀여웠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난 이번달도 적자인 건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뺨을 긁적거렸다. 그는 머리를 닦았던 수건을 목에 걸고는 베란다로 나갔다. 그가 베란다로 나오자 방금 샤워를 끝낸 듯한 아 영이가 바람을 쐬러 베란다로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는 아영이가 젖은 머리로 걸어나와서는 그를 빤히 쳐다보자 언제나 그렇 듯이 난간에 턱을 괴고는 그녀를 보며 싱글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를 빤히 쳐다보던 아영이가 방긋이 웃더니 말했다. "선배. 이유없이 웃으면 바보래요." "....." 그는 잠시 하체에 힘이 빠져서는 휘청거리다가 아영이를 보며 말했다. "그래. 난 바보인가봐. 너만 보면 좋으니까 말이야." 그의 말을 들은 아영이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그를 보고 여전한 웃음을 띄 우고는 말했다. "네에. 정말 바보네요." 그의 다리는 한번 더 휘청거렸다. 시험이 끝난지도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시험의 성적이라는 것은 시험이 끝 나고 시험지의 답을 체크해 본다면 금방 드러나게 되어있다. 물론.. 아영이 는 그것을 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녀는 아침 조례를 하기 전 오는 잠을 쫓기 위해서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아영이는 시험을 치는 동안 자지 못한 잠을 한번에 자고 말겠다는 듯이 책 상에 엎드려서는 세상을 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간간히 잠꼬대 까지 하는 것으로 봐서는 꽤나 깊은 잠에 빠져있는 듯 했다. '거참... 정말.. 잘 자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만화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교 실의 앞쪽으로 담임 선생님이 뛰어들어왔다. 언제나 그 방방 뛰는 분위기는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오늘은 뭔가 더 기분좋은 일이 있는 것 같이 보였 다. "야들아!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다. 들어볼래?" "네에." 아이들이 대답하자 담임선생님은 입가에 웃음을 없애지 않은 상태로 입을 열었다. "우리반이 전번 시험에서 3등을 했다. 그런 고로... 선생님 보너스가 나왔 다." "우와아아아!" 아이들은 반이 3등이라는 말보다는 선생님 보너스라는 말에 더욱 혹해서는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의 선동에 의해 곧 하나의 외침 으로 변해갔다. "함 쏴라! 함 쏴라!" 그 말에 담임 선생님은 어이가 없었는지 말을 멈추고는 교실을 둘러봤지만 아이들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선생님은 교탁을 두드리고는 말했다. "그래! 내가 아이스크림 한번 쏜다! 그리고... 또 뉴스가 하나 있다." 그 말에 아이들은 모두 조용히 하고는 선생님의 말에 주목했다. 선생님은 그 정적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것인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입을 열었다. "전번 시험에서 우리반 하위권에 맴돌던 아영이가 이번 시험 우리반 1등 전 교 6등이다." 순간..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은 모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반에서 그정도로 하위권에 있는 아이가 한번에 그렇게 성적이 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웅성거리자 담임 선생님은 다시한번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는 말 했다. "임아영! 그 기적의 주인공으로써 나와서 한마디 해봐라!" 그녀는 담임 선생님의 그 말에 화들짝 놀라서는 자고있는 아영이를 깨웠다. 그녀가 옆구리를 쿡 찌르자 아영이는 벌떡 일어섰다. 담임 선생님은 그런 아영이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영아. 네가 이번에 우리반 1등이다. 한마디 해라." 담임 선생님의 말에 아영이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또한 아영 이의 성적이라는 것을 전혀 믿을 수 없었지만... 결과가 그리 나왔다고 하 니 믿지 않을 수는 없었다. '뭐... 영어와 수학은 잘했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교탁앞에 선 아영이를 쳐다봤다. 여전히 잠이 덜깬 상태의 아영이는 교실을 한번 쭈욱 둘러봤다. 그리고 갑자기 칠판을 손바닥 으로 쳤다. '타앙!'이라는 소리가 교실 전체를 울렸다. 아이들은 물론 담임 선생님까지 놀라서는 눈을 크게 뜨고는 아영이를 쳐다봤다.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아영이는 다시한번 교실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나 깡통 아니야!!!" 교실에 찬바람이 한번 불어왔다. 반의 아이들과 선생님은 모두 굳어버렸다. '그래.. 너 깡통 아니야..' 그녀는 아영이의 집념이 너무도 대단함을 절실히 느꼈다. 여름의 더위가 한층 물러나고 난 뒤인 10월달.. 예전에 는 10월 9일과 10월 1일이 국경일인 때도 있었다고 하지만 현재 국경일은 10월 3일밖에 남아있 지 않았다. 아영이는 달력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갸웃거리는 아영 이를 본 그는 앞치마를 두른 상태로 아영이의 뒤로 다가가서는 아영이의 머 리에 손을 턱하니 올렸다. "뭐하고 있어?" "에헤... 개천절.. 이라.. 개천옆에 있는 절?" 그는 그 말에 한숨을 푹 내쉬고는 말했다.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뜻이야." 그의 말에 아영이는 다시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를 보며 말했다. "하늘에는 문이 없는데..." "하아..." 그가 그렇게 한숨을 쉬고있자 식당에서 인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얌마! 탄다! 타!" "뒤집어!" 그가 식당안을 향해 소리치자 안쪽에선  '으악! 이거 어떻게 뒤집는거야! 다 찢어지잖아!'라는 인규의 말과 '꺄악! 선배 기름 튀어요오!'라는 아수의 말이 동시에 들렸다. 그는 인규와 아수는 결혼을 하면 사랑받는 남편이라거 나 아내는 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우이씨! 이걸 어떻게 뒤집으라는 말이야!" 그가 식당안으로 들어가자 프라이팬에 올려진 것을 뒤집지 못하고 숟가락으 로 이리저리 찔러만 보던 인규가 그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그는 그런 인규 를 향해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한번 지어보이고는 프라이팬의 손잡이를 잡고는 위로 한번 튕겨올렸다. 그러자 프라이팬에 올려져서 굽히고있던 것 은 위로 떠올라서 반바퀴를 돌아서는 정확히 뒤집혀서 프라이팬으로 떨어져 내렸다. "이렇게 하는거야." 그가 그렇게 말하고는 뒤를 돌아보자 인규는 턱이 빠져버린 것인지 입을 벌 리고는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수는 입을 뻐끔거리며 넋이 나가있었다. "선배! 멋져!" "우헤헤헤.." 그는 아영이의 멋지다는 말에 이미지 관리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는 헤픈 웃 음을 흘렸다. 그런 그의 헤픈 웃음에 모두 정신을 차린 것인지 먹을 것을 앞에두고는 눈을 번쩍이기 시작했다. '아아.. 역시 너무 동물적이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하던 요리를 마지막으로 손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명호선배가 만들어서 내놓는 요리들이 무척이나 맛있다고 생각하며 이것 저것을 주워먹기 시작했다. 시험도 끝이나 버린지라 무척이나 한가했 다. "아아! 풋고추.. 난 이게 제일 좋아." 명호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녹색의 고추를 집어서는 장에 찍어서 먹기 시 작했다. 그녀로서는 고추라는 야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호 선배의 입맛이 이해가 되지 않고 있었다. '일설에 의하면...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고는 매워서 죽으라 고 퍼트린 것이라는데.. 말이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이것 저것 먹는데에 집중했 다. 그런 그녀의 귀로 아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이것 맛있어요?" "물론.." 아영이는 명호선배가 먹고있는 고추를 가리키며 그렇게 물었다. 명호선배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에 들고있던 고추를 먹기 시작했다. 아영이는 그런 고추를 손에 들고는 복잡한 마음이로 그것을 이리저리 돌려 서는 바라보다가 결심을 한 듯이 그것을 장에 쿡 찍었다. 그리고 그것을 입 으로 가져가서는 살짝 깨물었다. -와삭!- 고추를 물어버린 아영이는 잠시동안 그것을 물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점차 점차 얼굴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맺힌 눈으로 명호선 배를 돌아봤다. 그리고... 한마디를 던졌다. "거.. 거짓말 쟁이!!!!" "뭐.. 뭐가?" 명호선배가 놀라서는 그렇게 말하자 아영이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냉장 고 속에 들어있는 물을 꺼내서는 병채로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전히 눈물이 맺힌 눈으로 명호선배를 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서 웃으며 말을 꺼냈다. "저기... 우리 2일 후에 답사 가는 건 다 준비했지요?" 그녀의 말에 명호선배는 여전히 고추를 입에물고는 그녀를 쳐다봤다. 인규 오빠는 포크를 입에물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고, 아영이는 물병을 입에물 고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그 상황에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 2일 후에 답사가는 것은 다 준비했냐고.." 그녀의 말에 인규오빠와 명호선배와 아영이가 차례로 묻기 시작했다. "답사?" "그랬어?" "그게 뭔데?" 그녀는 한심한 세사람을 향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그러니까! 종례나 조례시간에 다들 뭐한거야?" "잠 잤어." 세명은 입을 맞추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는 그 말에 힘없이 식탁 위로 엎어져 버렸다. 그녀는 역시... 눈앞의 세사람은 무척이나 굉장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대형 할인매장을 명호선배와 함께 돌고 있었다. 그 답사라는 것이 실제로는 그냥 놀러가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명호선배의 말에 이래저래 준 비할 것을 사러 나온 것이다. 명호선배는 할인매장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필요한 것을 고르기 시작했 다. "후훗.. 여행하면 역시 화투가 빠질 수 없지." "에헤.. 그래요?" "훗.. 역시 여행이라하면.. 술이라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재미가.." "에.. 그렇군요." "그리고.. 여행이라하면.. 콘돔이라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에에.. 그런가요?" "아니.. 마지막 것은 아니야." 명호선배와 그녀는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매장을 한번 돌아서는 살것을 모 두 사서는 밖으로 나왔다. 양손에 짐을 한가득히 들고는 그녀와 명호선배는 천천히 집쪽으로 걸었다. "설마.. 이번에도 독립기념관이라거나.. 이런 곳으로 가는 것은 아니겠지?" "독립기념관이요?" "1학년때.. 답사가 아마 거기였었지? 그렇지만.. 교장선생이 워낙에 괴팍한 사람이라.." 명호선배의 말에 그녀는 독립기념관이라는 곳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집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늦은 밤이라 '찌르르르'하는 풀벌래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녀는 그 풀벌레 소리가 무척이나 듣기 좋다고 생각하고는 명호선배와 나 란히 걸어서는 집근처의 공원을 가로질렀다. 어두워진 후의 공원.. 그곳은 꽤나 퇴폐적으로 변하거나 꽤나 위험하게 변할 가능성이 농후한 곳이었다. 물론... 현재 공원의 경우.. 전자였다. 그녀는 남녀가 안고는 풀밭에 쓰러져있자 이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져서는 시선을 반대쪽으로 돌렸다. 반대쪽의 벤치에서는 남녀가 키스를 하고 있었 다. '뭐.. 뭐야?' 그녀는 마구잡이로 뛰고있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명호선배는 뭐가 그렇게도 즐거운 것인지 주위를 둘러보며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공원을 가로질러서 집이 보이자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집앞까지 걸 어가서는 명호선배를 돌아봤다. 그리고 혓바닥을 내밀며 말했다. "변태!" "에엑?!" 그녀는 명호선배가 멍하니 양손에 들고있던 짐을 떨어뜨리는 것을 보고는 집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뒷쪽에서 명호선배가 '나는 건강한 남자란 말이야 아아!'라는 절규를 하고 있었지만 한쪽귀로 듣고는 한쪽귀로 흘려버리고 있 었다. 단체여행이라는 것을 갈때는 보통 관광버스라는 것을 이용하곤 한다. 그녀 는 관광버스의 창측에 앉아서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놀고 있었다. 그녀 가 그렇게 놀고있는 것과는 별개로 통로쪽에는 보통 논다하는 아이들이 마 이크를 잡고는 뭔가를 하고 있었다. "자.. 그럼 다음 노래는.. 우리반의 마스코트이자 히로인인 임아영양의 노 래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와아아!" 그녀는 가만히 있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무슨 일인지를 몰라서는 옆에 앉 아있는 아수를 가만히 쳐다봤다. 그녀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눈치를 챈 아수는 그녀에게 말했다. "노래하래." "에헤.. 그래?" 그녀는 노래를 하라는 말에 관광버스의 통로쪽으로 나갔다. 마이크를 받고 는 노래를 부르려 하자 앞쪽에 앉아있는 아이가 들고있는 기타가 눈에 띄었 다. "저기.. 잠깐 기타좀 빌려줘." "응.. 어어." 그녀의 말에 기타를 가지고 온 남자아이가 군말없이 그녀에게 기타를 넘겼 다. 기타를 넘겨받은 그녀는 기타의 커버를 벗겨서는 의자의 손받침대 위에 앉아서 기타를 끌어안았다. 그녀가 그렇게 노래를 부를 자세를 잡고있자 한 사람이 그녀의 입에 마이크를 가까이 가져왔다. '에... 아무노래나 부르자.'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기타에 어울리는 노래를 한곡 길게 불렀다. 그녀 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차안이 다 조용해졌다. 그녀가 노래를 끝내자 한숨 이 한번 들리더니 아이들이 소리쳤다. "우와! 최고다!!" "임아영! 너 벤드라도 한번 해볼 생각이.." "야임마! 새치기 하지마! 내가 먼저야!" 그녀는 그런 아이들의 소란에도 불구하고 기타를 주인에게 돌려준후 마이크 를 잡았다. "다음 노래는 박아수양이 한곡을 한다고 하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앉아있는 아수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생글생글 웃 으며 마이크를 넘겨받은 아수는 무엇을 부를까 무척이나 고민하는 듯한 표 정이었다. '그래봐야... 뻔한 것이지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이어폰을 귀에다 꽂은 후 가지고온 CDP의 볼륨을 쭉 높였다. 그녀가 이어폰을 귀에 꽂은 뒤 아수는 방긋이 웃으며 마이크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버 스가 비틀거리는 것을 보니.. 예상이 맞는 듯 했다. 그녀는 버스에서 내리며 기지개를 크게 켰다. 역시 샤우트 창법이라는 것은 사람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그녀는 개운한 기분에 버스 밖으로 나와서는 앞쪽에 보이는 독립기념관을 보며 소리쳤다. "야아! 건물 멋지다.. 그런데 왜 모두 안나와?" "에에.. 모두 뻗었어." 그녀의 뒷쪽으로 아영이가 방실방실 웃으며 걸어나왔다. 아영이는 가지고 나온 숄더백에 조금전까지 꽂고있던 이어폰을 집어넣었다. 그녀는 그런 아 영이를 보고는 버스안으로 들어갔다. "어머.. 왜 전부 이러고 있어요?" "그.. 그걸 몰라서 물어보는 거냐?" 그녀는 갑자기 의자에 머리를 대고 있다가 힘들게 고개를 들어서는 그녀를 가리키며 말하는 선생님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걸 몰라서 물어보는 것이냐 니? 당연히 몰라서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사실을 확인할 마음 따위 는 전혀 없었던 것이다. "당연히 놀라서 물어보는 거지요." 그녀가 당당히 대답하자 선생님은 그녀를 향해 의미불명의 눈빛을 보내고는 떨리는 손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네... 네 노래가..." "우와! 노래가 너무 좋다구요? 우와아!! 나 그말 처음 들었어요. 그럼 나중 에 차로 이동할 때 다시한곡 불러드릴게요! 우와아아아! 아영아. 선생님이 내 노래가 너무 멋지다고 칭찬해 주셨어! 손까지 떨면서 말이야!"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며 버스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녀가 나가는 뒷모습을 쳐다보는 담임 선생님의 눈빛은 '사람말은 끝까지 들어달라는 말이야!'였 고, 그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말하는 것은 '그런 노래를 한번 더 들 을 바에는 창밖으로 뛰어내려 맨땅에 헤딩하고 말겠다!'였다.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가 눈빛으로 말을 하고 있을 때... 버스의 바깥에서 아영이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에헤.. 아수 네 노래가 듣기 좋다구? 선생님 귀가 썩었나봐." 버스 안쪽에서 창문에 머리를 들이받는 소리가 들린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그는 버스안에서 한숨을 푹 내쉬고 있었다. 물론.. 옆자리의 인규또한 한숨 을 내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아아.. 또다시 독립기념관이라니.. 교장 그 노망난 영감.. 도데체 생각하 는 것이 뭘까?" 그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옆에있던 인규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글쎄... 교장선생이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선생들이 차를 많이 댈 수 있게 주차장을 늘릴 것이냐.. 어떻게 하면 일류 대학교에 아이들을 많이 보내서 학교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알릴 것이냐.. 어떻게 하면 자신을 아 이들이 우러러 보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금더 돈을 많이 쌓아 둘 수 있을까.. 정도 아닐까?" "그럴까?" 그는 인규가 주저리 주저리 하는 말을 듣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도 데체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년 이맘때 분명히 2학년들 전원 은 답사라는 명목으로 독립기념관이라는 곳을 갔었다. 그런데.. 지금 향하 고 있는 곳 또한 독립기념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다. 그는 속으로 이름 만 같은 장소이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그것은 아마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 임이 분명했다. 독립기념관에 도착해서 버스가 서자 그와 아이들 모두는 밖으로 나왔다. 일 단 교실이 아닌 밖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기분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떠들고 있었다. "자자. 그럼 단체 사진부터 찍고나서 자유시간이나 가지자. 교장선생은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도 독립기념관만 5번째 오는 것이니.. 너 희들 보다는 내가 더 지겹다. 알아서 놀아라. 응?" 담임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들을 세운 후 눈깜짝할 사이에 사진을 찍고는 아이들을 풀어줬다.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아이들은 모여서는 이리저 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잠시 잠이나 자고 올까?" "잘 곳이라도 있냐?" "여긴 아마 솔숲이라는 곳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 사람이 그렇게 많이 다니는 곳에서 어떻게 잠을 자?" "그런가?" 그와 인규가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걸어가던 도중 그의 눈 에 앞쪽에 아영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영아아아!!" "에헤? 선배?" 그가 아영이에게 뛰어가자 아영이는 그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아영이와 두걸음쯤 떨어진 거리에서 마주 손을 흔들었다. 그는 손을 흔들며 아영이에게 말했다. "안녕." "안녕하세요." 그와 아영이가 그렇게 인사를 하자 인규와 아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 만 그는 그런 인사에 만족함을 느끼지 못하고는 다시 아영이에게 말했다. "안녕." "안녕하세요." '아아.. 너무 귀여워!'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감격해 하고 있을 때.. 옆쪽에서 말이 들려왔다. "바보.. 아냐? 둘다?" "맞는것.. 같아요." 그는 인규와 아수의 말에 이빨을 한번 갈아보였다. 그가 그렇게 이빨을 갈 며 뒤로 돌아보려는 순간 아영이가 물었다. "선배. 지금부터 뭘 할거에요?" "에에? 그건 왜?" "에헤.. 시간이 있으시면 같이 돌아보자구요." "무.. 물론 시간이 있지!!" 그는 아영이의 갑작스러운 말에 놀라서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진정이 되지 않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그런 그의 대답을 들은 인규는 뭐가 못마땅 한것인지 뒷쪽에서 궁시렁거렸다. "조금전에는 솔숲에 가서 잠을 자고... 켁!" 그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있는 인규를 발로 차버리고는 아영이를 향해 말했 다. "그럼 어서 돌아보자구. 어서." "네에." 그는 아영이의 대답을 듣자 아영이와 나란히 걸어서는 독립기념관의 중앙 건물인 겨레의 집쪽으로 걸어갔다. 중앙 홀에는 독립기념관의 상징으로 쓰 이는 불굴의 한국인상이 덩그라니 놓여있었다. "우와!" 아영이는 감동을 받은 것인지 그 불굴의 한국인상을 빤히 들여다보며 그를 불렀다. "선배!" "응? 왜?" 그가 아영이를 보며 말하자 아영이는 여전히 그 불굴의 한국인상에서 눈을 떼지 않고는 말했다. "저사람들.. 왜 다 벗고 있는거에요?" "아.. 아하하하.." '뭐..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그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라서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그냥 웃었다. 그런 그의 웃음에 아영이는 왠지 모르게 대답을 바라는 눈빛을 보내며 그를 빤히 바라봤다. 그는 그런 아영이의 눈길을 뿌리치지 못하고는 입을 열었 다. "하하.. 벗고 있는게 보기 좋잖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얼마전 아영이에게 들었던 '변태!'라는 말이 떠올라 서는 그 말을 주워담으려 입을 가렸다. 그런 그를 보던 아영이가 방긋이 웃 더니 말했다. "선배는 역시 벗고있는 것이 더 좋은가 보군요." "아.. 아니.. 그게..." 그가 버벅거리며 방긋이 웃고있는 아영이에게 뭔가 변명을 하려고 필사의 노력을 기울일때 아영이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퇴폐동물.." '커.. 커어억!!' 그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바닥으로 흐물거리며 쓰러져갈때 아영이가 다시 한번 그를 향해 말했다. "아! 선배 생일은 언제지요? 선배 생일에 선물해 줄것이 생각났는데.." "11월 11일." "에헤.. 그날 휴지 한박스를 선물로 드릴게요."(아아.. 이거 이해못하시는 분도 계실까? -_-;) 아영이는.. 역시 강적이었다. 단체로 가는 여행이라는 것에서 가장 좋은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숙소에서 아이들과 고돌이를 치고 있을 때.. 아니면 평소에는 금지된 술을 마시고 있을 때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는 손에 들고있던 그 이름도 유명한 '쌍피'를 먹으며 의기양양하게 소리 쳤다. "아싸! 쓰리고!" "저.. 저녀석!" 그와 고돌이를 치고있던 모두들은 얼굴이 푸르죽죽해져서는 그의 점수를 계 산하고 있었다. 그는 그와 고돌이를 치고있던 모두가 피박인 것을 확인하고 는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으로 말했다. "푸하핫! 모두 피박. 난 3고. 좋아. 한사람당 만원은 너끈히 나오겠군." "커어억!!" 그는 피를 토하며 손을 부들부들 떠는 아이들 손에 쥐어진 만원짜리를 모두 회수해서는 옆에서 구경하고있던 인규에게 방긋이 웃어보였다. "따버렸어. 음.. 이걸로 지금껏 적자를 봐온 내 경제사정이 살아나려나.." "역시.. 도박에서만은 대단한놈.. 너 그 정성으로 다른걸 해보지 그래?" "훗.. 도박은.. 싸나이 로망이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돈을 주머니에 넣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인규또한 주 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어떻게 된것이.. 술을 마시는 녀석이 하나도 없냐.." "그러게 말이지." 그와 인규는 그렇게 말하고는 모두 도박에 빠져있는 분위기가 되자 그 방에 서 어슬렁 거리며 밖으로 걸어나왔다. 그는 밖으로 나오자 문득 여자아이들 방에나 한번 가보자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아영이한테 가자!" "음.. 그래. 좋은 방법일지도.. 아영이라면 술은 넉넉히 들고 있을테니.." 그는 인규의 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1학년들이 묵고있는 3층으로 인규와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그녀는 지금 현재 아수와 그녀에게 뭔가 상당히 불만이 많은 듯한 말을 하 는 같은 반 아이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와 같은 방을 쓰게된 아이 들은 계속해서 그녀와 아수를 '범생이'라는 이상한 대명사로 지칭을 하면서 정말 말도 되지않는 불만을 늘어놓고 있었다. "하아.. 정말.. 저런 범생이가 술이라는 귀한 것을 가지고 있을 리도 없고. ." 그녀는 아이들이 하던 말중 '술'이라는 단어에 귀가 번쩍 뜨이는 느낌을 받 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술이 필요한거야?" 그녀의 말에 같은 아수를 제외한 아이들이 그녀를 보고는 말했다. "당연하지. 여행을 와서 한잔하지 못한 다는 것은 정말.. 아아. 다른 방으 로 가버릴까보다.. 아아.. 정말 재수없게 아수같은 범생이와 그와 비슷할 것 같은 아영이가 한방이라니." 그녀는 그 말에 약간 발끈해서는 그렇게 말하는 아이들에게 웃어보이고는 말했다. "잠깐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짐을 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가방을 뒤지는 척 하면서 이공간에 평소 쌓아둔 술을 꺼내기 시작했다. "에.. 어디보자.. 와인이 좋아? 그렇다면 이건 어때? 우아한 향기가 특징인 게부르츠 트라미너, 음.. 이것이 싫다면 알콜 도수 40도를 자랑하는 브랜디 종류.. 음 어떤 것이 있냐고 묻는다면 발랄라이카, 루이 14세 등. 그리고 위스키를 원한다면 25년된 카토스, 23년된 하트 브라더스, 던힐크리스탈, 빅밴, 35년된 인버하우스, 32년된 로얄 크리스탈 디켄더, 30년된 발렌타인, 52년된 멕켈란, 로얄살루트 등이 있는데.. 그리고.." 그녀가 말을 하며 이공간에서 술을 꺼내서는 바닥에 쌓기 시작하자 뒷쪽에 서 조금전까지 술이 없다고 투덜거리던 아이들의 입이 벌어져서는 턱이 빠 질 지경이었다. 그녀는 그런 아이들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는 계속해서 술을 꺼내기 시작했다. "에.. 그리고 중국술이 좋다면 사특주, 고장공부가주, 알콜 도수 53도를 자 랑하는 장수장락보주, 그것도 아니라면 무협소설에 많이 등장하는 죽엽청 주, 아니면 세계 3대 명주라고 불리는 마우타이도 있어." "저.. 저기.." 그녀는 이제 놀랄만큼 놀라서는 아예 질려버린 아이들이 그녀에게 말을 걸 려하자 그 말을 잘라버리고는 말했다. "그것이 싫다면 우리나라 술도 있어. 음.. 소주로는 시원소주. 참이슬 소 주. 그리고 각 지방마다 있는 기타등등.. 아 백세주도 있고, 국선주도 있 어. 이건 여자 이름같아서 싫지만. 음 소주가 싫다면 맥주도.. 음 카프리도 있고 버드와이저도 있어. 그리고 하이트도 있고, 오비라거도 구비하고 있는 데.. 그리고 조금 고급스러운 맥주를 원한다면 호주에서 만들어지는 킹라거 프리미엄, 맥주의 종주국 독일에서 제작되는 벡스라이트 프리미엄이 있어. 어때? 이중에서 마시고 싶은 것을 골라."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돌아서는 이제 턱이 빠져 버린 것인지 바닥에 쌓여있는 술병들을 보고는 기절할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그때 갑자기 방문 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영아! 술좀 줘!" 인규오빠는 어떻게 알고 온 것인지 그녀에게 술을 바라고는 찾아왔다. 그런 인규오빠를 바깥에 세워두는 것은 아수가 용서를 못하는 것인지 재빨리 뛰 어가서는 문을 열었다. 아수가 문을 열열자 바깥에서 갑자기 인규오빠와 명호선배와 태윤이가 방안 으로 들어와버렸다. 방이 넓은 관계로 3명쯤더 들어온다고 해서 그다지 비 좁지는 않았다. 명호선배는 방안으로 들어오자 마자 보이는 술병들을 보고 는 간단히 한마디를 던졌다. "여기서 술파티.. 라도 하는거냐?" "네에!" 명호선배의 질문에 그녀는 간단히 대답했다. 그렇다. 그녀는.. 술을 싫어한 다기 보다는 무척이나 좋아했다. 학생때에 여행을 가게되면 언제나 술이 있는 곳.. 혹은 도박하는 곳에 사람 이 모이기 마련이다. 그런 이유로 현재 아영이가 묵고있는 방에는 15명이 넘는 사람들이 뺑 둘러앉아있었다. 현재 그들의 앞에는 조그마한 술잔을 하 나씩 들고는 힘차게 뭔가를 외치고 있었다. "삼육구. 삼육구." "일!" "이!" "...." 그는 이미 삼육구 게임은 이제 신의 경지에까지 이르러 있었기에 삼육구는 물론 업그레이드 삼육구라 불리는 게임까지 모두 마스터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그가 너무도 좋아하는 아영이는... "에...삼.. 아니. .사?" "오예! 한잔! 한잔!" 아영이는 도데체 몇잔째인지 모를 술을 그의 옆에 앉아서는 마시고 있었다. 그것도 술의 종류가 워낙에 많아서는 거의 폭탄주 비슷한 형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마셔댄 아영이는 이제 얼굴이 완전히 붉어져서는 평소의 웃음보다 몇배는 헤픈 웃음을 흘리며 앞에 놓여있는 술을 홀짝 마셔버렸다. '으아아악! 흑기사라도 부르라는 말이야아!' 그는 아영이가 대책없이 술을 훌쩍 훌쩍 마셔버리자 점점 불안해지며 가슴 을 졸이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마음을 졸이고 있자 아영이는 술잔을 바닥 에 내려놓더니 그를 향해 방긋이 웃어보였다. 그리고... 갑자기 그의 가슴 에 자신의 볼을 부벼대기 시작했다. "우헤이에엑?" 그가 놀라서는 정체불명 해석불가능의 비명을 지르자 그의 옆에앉아있던 인 규가 가볍게 입을 열었다. "아영이... 술버릇이야." "그.. 그러냐?" 그는 그렇게 떨떠름하게 말했지만 내심 너무도 기쁜 나머지 시간이 이대로 멈추어버렸으면.. 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아영이의 옆에 앉 아있던 그 태윤이라는 녀석이 그와 아영이를 딱 갈라놓았다. '아아.. 좋았었는데..'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 아영이는 그와 태윤이를 번 갈아 보더니 말했다. "이쪽이 더 좋아."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가슴에 다시한번 찰싹 달라붙어서는 얼굴을 부벼댔다. 그런 광경을 보고있던 태윤이는 이마에 핏줄을 세우며 말했다. "훗.. 취해서 안긴 것 가지고 자랑할 것또한 없지요. 어차피 술버릇이니까 요." "질투하는 남자만큼 추한 것은 없지." 그가 그렇게 웃으며 말하자 태윤이라는 녀석의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그는 이쯤에서 결정타를 날려야 겠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난 제정신일때도 아영이와 종종 이러곤 하는걸.." '솔직히.. 한번 뿐이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방긋이 웃음을 지었다. 그의 그런 말에 그 태윤이라 는 녀석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훗.. 겨우 그정도 입니까?" "그.. 그럼 넌?" 그는 약간 불안한 마음에 말을 더듬으며 태윤이를 향해 말했다. 그러자 그 태윤이라는 녀석이 다시한번 웃으며 말했다. 방안의 모든 사람이 들릴 정도 의 목소리로 말이다. "전 아영이와 화장실까지 같이 간 사이입니다." 방안에 잠시 찬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그는 아영이를 안은채로 슬슬 뒷걸 음질을 쳐서는 그녀석에게서 멀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꺄아아악! 변태!" 여자아이들은 그런 소리를 지르며 그 태윤이라는 녀석에게 온갖 물건들을 다 던지고 있었다. 그는 왠지 모르게 새어나오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는 이 제 잠꼬대를 하며 잠을 자고있는 아영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역시 사람이라는 동물은... 사악한 것이다. 그녀는 숙취를 느끼는 체질이 아니었기에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고는 버스에 올라탔다. 물론.. 그녀와 같은 방에서 놀았던 사람은 모두 푸르죽죽한 죽을 상을 해서는 버스에 올라타고 있었다. '아함.. 모지랐던 잠이나 더 자볼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잠시 눈을 붙였다. 그리고.. 버스가 서는 느낌이 들자 다시 눈을 뜨고는 창밖을 내다봤다. 버스는 휴게소에서 잠깐 쉬는 중 이었다. 그녀는 버스안이 답답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모두들 자고있는 버스 안을 벗어나서는 밖으로 나왔다. 휴게소라는 곳은 이름답지 않게 무척이나 넓었다. 그녀는 그 넓은 곳에 불 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계단의 난간에 멍하니 기대어섰다. 그녀가 파란 하늘 을 올려다 보고 있을 때 옆쪽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영아!" "에헤?" 그녀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명호선배가 손에 호도과자라고 적힌 종이봉투를 들고는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며 걸어오고 있었다. "역시... 차라는 것은 체질에 맞지 않다니까." 명호선배는 그녀의 옆에 서서는 그렇게 말하며 호도과자를 그녀에게 내밀었 다. 그녀는 그런 명호선배에게 한번 웃어보인 후 호도과자를 집어먹기 시작 했다. 그렇게 잠시 아무런 말도 없이 둘이서 가만히 서있던 도중 그녀가 입을 열 었다. "저기.. 어제 밤에는.." "아.. 아니. 나도 좋았거든." 명호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움찔 거리며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그런 명호선배의 반응에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제가 어제 뭘 했었나요?" "아.. 아니. 아.. 다행이다." 명호선배는 그녀의 말에 안도의 의미가 담긴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 렸다. 명호선배는 그렇게 가슴을 쓸어내린 후 갑자기 그녀를 돌아보더니 뭔 가 결심을 굳힌 표정을 보이고는 말했다. "저.. 저기.." "네?" 그녀가 웃으며 명호선배를 쳐다보자 명호선배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뭔 가를 꺼내서는 그녀의 손에 쥐어줬다. "저.. 저기.. 아.. 그러니까.. 아! 차 출발하려고 한다. 그럼 나중에 보자" 명호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도망치듯이 버스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 녀는 선배의 뒷모습을 한번 쳐다보고는 손에 쥐어진 것을 들여다봤다. 아무 런 장식조차 없는 그냥 은색의 목걸이. 은색의 줄만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전혀 촌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에헤... 헤헤.." 그녀는 헤픈 웃음을 흘리고는 한참동안 그 목걸이를 쳐다보다가 그것을 목 에다 걸었다. 왠지 너무도 기분이 좋은 그녀의 입에서는 웃음이 떠나갈 줄 을 몰랐다. 고등학교의 체육시간이라는 것은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수업의 내용은 그날 체육담당 교사의 기분따라 정해지기 일쑤이고 체육교사의 기분 이 매우 저조한 날의 경우는 학생들을 뺑뺑이 돌리는 것이 체육이라는 명목 아래 이루어지기도 한다. 학생들의 경우에 체육시간이라는 것은 지루하게 앉아서 졸아버리는 다른 수 업시간 보다는 훨씬 나은 수업시간임이 분명했다. 보통의 체육수업이라는 것은 가벼운 준비운동만을 하고나면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는 것이 대부 분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을 열심히 뛰고있었다. 아니.. 열심히 뛰고있 다기 보다는 그냥 아이들과 잡담을 하면서 준비운동삼아 운동장을 돌고있었 다. "아아.. 그냥 앉아서 쉬게해 주면 안되는 건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명색이 수업인지라 그런 일 은 없겠지만 말이다. "에에.. 난 뛰는게 좋은데.." "넌 언제나 힘이 넘치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완전히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팔팔 뛰는 아영이를 돌아봤다. 그녀의 옆에서 뛰고있는 아영이는 무슨 심술이 난 것인지 체육선 생이 운동장을 4바퀴째 돌리고 있는데도 숨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는 담담 히 달리고 있었다. '하여튼.. 거의 동물이라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자 가슴까지 차오르는 숨을 가누면서 다리를 움 직였다. 그녀는 역시 지구력이 약했다. 아니 여성의 체형에 따라 좁은 가슴 안에 자리잡고 있는 폐가 남성들 보다는 현저히 작으니 그런 것 일지도 몰 랐다. 운동장 5바퀴를 돌자 파란색 운동복을 입은 체육교사는 아이들을 스탠드쪽 으로 모아두고는 자신은 스탠드 위로 올라갔다. 그 체육교사는 스탠드위에 서 당당하게 아이들을 내려다보고는 말했다. "자! 체조만 하고 놀자. 자! 체육부장! 나와서 체조." 체육선생은 그렇게 말하고는 혼자 스탠드에 앉아서는 멍하니 먼산을 바라보 며 얼굴을 붉혔다. 애인이라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는 정말 체육선 생만큼 편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앞에서 체육부장이 체조인지 춤인지 그 것도 아니면 의미없는 흐느적거림인지 모르는 행동을 무의식중에 따라했다. 체조가 대충 끝이 나자 체육선생은 멍하니 앉아있던 스텐드에서 일어나서는 체육부장에게 창고열쇠를 건네며 말했다. "하고싶은 것 하면서 놀아라." 체육선생은 그렇게 말하고는 교실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남자아이 들은 공을 가지러 창고로 뛰어갔다. 그녀는 그다지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 아하지 않기 때문에 아영이의 손을 잡고는 질질 끌고는 스탠드에 앉아서는 사이좋게 입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하암.. 벌써 10월달이 다 가간다니.. 거참.. 수업 한시간은 길어도 한달 은 빠르다고 하더니 정말이네." "음.. 아수야. 어디 아파?" "왜?" "갑자기 헛소리를 하니까.. 말이야." "뭐가 헛소리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영이의 볼을 쭈욱 당겼다가 놓아버렸다. 아영이 는 그녀의 행동에 붉어진 볼을 살살 문질며 말했다. "아수야... 너.. 많이 난폭해졌구나. 인규오빠랑 잘 안돼?" "뭐.. 뭐가?!" 그녀는 너무도 정곡을 찔러버려서 가슴이 욱신거리고 현기증까지 일어나게 만드는 아영이의 말에 놀라서는 얼굴을 붉히며 손을 흔들었다. 그녀의 그런 행동을 빤히 바라보던 아영이는 고개를 몇번 갸웃거리고는 웃음 짓더니 갑 자기 스탠드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교실을 향해 사람이 내는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크기로 소리를 질렀다. "인규오빠아아아!!" "아.. 아영아! 너 뭐할려구?" 그녀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아영이의 행동에 놀라서는 아영이의 어깨를 잡고 는 물었다. 그러자 아영이는 어깨를 잡은 그녀의 손을 살짝 잡으며 말했다. "에헤.. 친구의 불행을 보고있을 수는 없잖아." "뭐.. 뭐야?" 그녀가 엉뚱한 말에 어이가 없어할 때.. 아영이의 목소리를 들은 전교생이 아영이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물론.. 인규오빠가 수업을 하는 반도 운동장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상황을 한번 쭈욱 둘러본 아영이는 다시한번 소리쳤다. "박아수는 최인규를 좋아합니다아아아!!" '뭐... 뭐라?!' 또다시 사람의 목소리라고 할 수 없는 거대한 소리가 학교 전체를 강타했 다. 그 소리를 들은 그녀의 사고회로가 완전히 마비되어서는 멍한 눈으로 아영이를 응시하고 있을 때... 학교 전체에서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우와아!! 최고다! 이런 프로포즈라니! 요즘 여자애들은 대단해!" "와아아아아!" 그녀는 너무도 놀라운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는 여전히 멍한 눈 으로 아영이를 쳐다보고 있을 때... 교실쪽에서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가 그 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수야!!" '에엑?! 인규오빠?' 그녀는 그 목소리가 들린 쪽을 한번 슬쩍 보고는 인규오빠의 얼굴이 멀리 보이자 아영이의 뒷쪽으로 숨어버렸다. 고백.. 고백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10년이상 고이 간직해온 감정을 고백해 버린 것이다. 비록 그것이 자신 스 스로가 한 것이 아닌 남의 입을 빌려서 한 것이라도 말이다. 그녀가 그렇게 붉어진 얼굴로 몸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심장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을 때... 인규오빠가 이어서 말을 했다. "저녁에에에!!" '저.. 저녁에.. 집에 같이 가자구? 아니.. 그것도 아니면.. 여관으로.. 아. . 아니잖아! 난 아직 미성년자라구. 아.. 아냐. 그래도 집앞에서 키스쯤은 간단하게.. 아.. 아니지..' 그녀가 그런 말도 되지 않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전교생의 이목이 모여 있는 곳에 인규의 말이 터져나왔다. "라면사주면 생각해 볼게에에에!!" 인규오빠의 말이 전 학교에 울려퍼졌다. 10월 말의 서늘한 바람. 그 바람이 그녀의 옷깃을 스치며 지나갔다. '라면.. 라면... 라면...'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밖으로 혼이 빠져나가버릴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야기를 다 들은 전교생들은 모두 한참을 웃다가 다시 수업체계로 돌아가 버렸다. 그녀는 날아가려는 혼을 어떻게 붙잡아서 도로 집어넣어주는 아영 이를 한번 돌아보고는 양볼을 손으로 잡고는 쭉 잡아당겼다. "너.. 너.. 너.." "아우.. 왜그애? 마으해! 마으!"(볼이 잡혀있는 상태...) "난.. 난 아직 고백할 생각이 없었다는 말이야아!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갑자기 그런 말을 해버리다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아영이의 뺨을 놓아버렸다. 아영이는 이번에 양쪽으 로 빨개진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좋아하는 마음에 준비는 필요없는거야. 그 준비를 위해서 우물쭈물 하다가 는 놓쳐버릴거야." 아영이는 그렇게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평소답지 않게 이상한 말 을 하는 아영이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 보던 아영이가 말했다. "에헤.. 그리고 인규오빠는 아수 네가 싫다는 말은 하지 않았는걸." 아영이의 말에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아영이를 보며 방긋이 웃었다. 그때.. 반 아이중 한명이 그녀들에게 다가와서는 말했다. "저기.. 너희들 피구 안할래? 남자vs여자로 하는건데.." "피구같은 것에서 여자가 남자의 상대가 될 리가 없잖아." "그래도... 설마 전심전력으로 공을 던지기야 하겠어?" 말을 하러온 아이는 그렇게 말했다. 아영이는 뭘 해도 좋다는 표정이기에 그녀는 꿀꿀한 기분을 날려버리기 위해서 자리에서 털고 일어났다. 그녀가 일어나자 아영이는 그녀를 따라 일어나며 물었다. "피구는.. 어떻게 하는거야?" "간단해. 공을 잡고는... 던져서 상대편을 맞추면 되는거야." "그래? 간단하겠다." 그녀와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피구를 하고있는 곳으로 향했다. 잠시 후 아영이와 아수가 코트로 들어갔을 때... 어떻게 남자가 던진 공을 아영이가 받아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아영이의 눈가에 감도는 광기를 읽 을 수 있었다. '극락왕생.. 하시길..' 그리고 몇분동안 남자들의 비명소리가 운동장을 메웠다. 역시... 단순한 것 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는 것을 그녀는 뼈져리게 느꼈다. 그녀는 몸이 풀릴만큼 공을 던지고는 시원한 기분으로 교실로 돌아왔다. 다 음시간은 영어.. 즉 담임선생님의 시간이었기에 그녀는 영어책을 꺼내고는 자리에 앉아서는 선생님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옆에 앉아있는 아수는 그 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잔인한 녀석.." "에헤. 그냥 공으로 맞추면 되는 것 아니었어?" "그래. 그런 룰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야들아! 왜 이렇게 다 뻗어있는거야?" 그녀와 아수가 말하는 도중 선생님이 들어와서는 교탁앞에 서고 있었다. 담 임선생님은 남자아이들의 상태를 한번 둘러보더니 물었다. "뭐야? 패싸움이라도 한거냐? 왜이래?" "아.. 아니요. 피구하다가.." "누가 던진건데?" 담임선생님의 물음에 반 아이들 전부가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녀 는 그 상황에서 담임선생님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함께 빤히 쳐다보며 웃 어보였다. "하하! 아영이가 던지는 공에 맞아서 이렇게 눈이 밤탱이가 되나? 한심한 것들. 모름지기 사내라는 것은.... 아니지. 내가 몸으로 보여주마. 그렇지 않아도 저기 뒤에 배구공도 하나 굴러다니네. 아영아. 저거 가지고 앞으로 나와봐라." "네에." 그녀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교실 뒷쪽에 굴러다니고 있던 배구공을 들고는 앞으로 나갔다. 그녀가 앞으로 나가자 그녀의 공을 맞고 엎어져있던 아이들 까지 모두 고개를 들고는 그녀와 선생님을 함께 쳐다봤다. "자! 수업 시작하기 전에 몸이나 풀어볼까! 나도 왕년에는 선생을 할까 운 동선수를 할까.. 망설이던 몸이라구!" 그녀는 선생님의 말에 선생님을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그렇게 선생님을 빤 히 쳐다보다가 방긋이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똥배 나왔어요.." 그녀의 말에 아이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선생님은 그녀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는 말했다. "훗! 똥배따위로 사나이의 가치가 결정되지는 않아! 던져!"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선생님을 측은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안하는 것이 좋을텐데...'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힘껏이요?" "그래! 힘껏!" 선생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는 공을 힘껏던졌다. 말 그대로 힘껏 말 이다. 그녀는 무척이나 말을 잘 듣는 학생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힘껏 던진 공은 공기를 가르고 그녀와 선생님사이의 거리를 날아서 는 선생님의 복부에 부딪혔다. 그 속도에 반응도하지 못하던 선생님은 멍하 니 있다가 공에 복부를 맞았다. 선생님의 복부를 때려버린 그 공은 선생님 의 가슴과 똥배의 각도에 어긋나지 않게 튀어오라서는 선생님의 턱을 강타 했다. "켁!" 너무도 짧은 비명소리... 그 소리와 함께 선생님은 뒤로 천천히 넘어갔다. 그리고... 선생님은 양호실로 실려갔다. "그런 이유로.... 자습이다." "우와아! 아영짱!" 역시.. 학생들은 수업이라는 것을 싫어하기 마련이다. 저녁 9시가되자 학교 전체를 울리는 종소리가 기분좋게 울려 퍼졌다. 그녀는 이제 대입시험이 얼마남지 않은데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가장한 야간 타율학습을 해야하는 고3들이 문득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년 뒤에는 그녀가 고3생활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그러나... 지 금은 집에 가는 것이 중요했다. '인규오빠 얼굴을 어떻게 보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붉어진 뺨을 오른손으로 살짝 건드리고는 자리에 서 일어섰다. 그녀에게 이렇게 고민을 하도록 만들어버린 그녀의 친구라고 하는 아영이는 이미 가방을 다 챙기고 어깨에 매고서는 일어서서 그녀가 일 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아영이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고는 자 리에서 일어나서는 가방을 메고 뒷문으로 나갔다. 학교앞의 내리막은 천천히 내려가고있던 그녀의 귀에 너무도 듣고싶으면서 도 한편으로는 너무도 듣기에 가슴이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수야아아!!" 그녀는 그 목소리가 들려오자 재빨리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는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버렸다. 그런 그녀의 뒤쪽에서 달려온 인규오빠는 뒤에서 그녀를 꽉 끌어안고는 말했다. "집에 같이가자. 데려다 줄게."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렇게 웃고있는 인규오빠를 본 그녀는 조금 전까지 붉어졌던 얼굴이 원상태로 돌아와 버렸다. 그녀는 아영이에게 간다 는 말을 건네기 위해 조금전 까지도 아영이가 서있던 곳을 돌아봤다. 아영 이는 어느새 명호선배와 둘이 사이좋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그녀는 신경 도 쓰지 않는 다는 듯이 걸어가고 있었다. '아아.. 여자들의 우정이라는 것은... 정말..'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여전히 그 녀를 안고있던 인규오빠가 말했다. "우리도 빨리 가자구. 바카스양." 그녀의 귓속으로 인규오빠의 말이 들어오자 그녀의 안에있던 뭔가가 툭하고 끊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것이 끊어짐과 동시에 그녀는 그녀를 뒤에서 끌어 안고 있는 인규오빠의 발을 꽉 밟았다. 그리고 인규오빠가 그녀의 몸을 놓 아버리자 메고있던 가방으로 정확하게 인규오빠의 얼굴을 때려버렸다. "케엑!" "누가 바카스야!!!!" 그녀는 그녀의 가방에 정확히 얻어맞고는 비틀거리는 인규오빠를 향해 소리 쳤다. 그녀와 인규오빠를 지나가면서 보던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던지 기 시작했다. "어이.. 부부싸움은 집에가서 하라구." "싱글은 서러워서.. 이거 원.." 그녀는 그런 말들이 들리자 갑자기 얼굴이 붉어져서는 내리막을 그냥 뛰어 내려갔다. 뒤쪽에서 인규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수야! 같이가!" 그녀는 뒤쪽에서 그런 인규오빠의 목소리를 듣고는 뛰어가던 것을 멈추고는 뒤로 돌아봤다. 그리고 인규오빠를 쳐다보며 말했다. "바보. 멍청이. 먹는 것 밖에 모르는 돼지.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 취미인 새디스트. 거기에 남의 기분은 하나도 몰라주고 언제나 헛소리만 하 고, 좋은 점이라곤.. 귀여운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어.. 어이..." "그렇지만... 그래도 좋은걸."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긋이 웃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던 인규오빠 역시 피식 웃어보이더니 그녀의 옆에 서서는 그녀의 머리를 흩트리며 말했 다. "가자." 인규오빠의 말이 들리자 그녀는 가볍게 걸음을 옮겼다. 집까지는 꽤나 먼 거리였다. 어둠이라는 것은 남자의 늑대근성을 자극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법이다. 그 는 아수를 에스코트 한다는 명목아래 아수의 집으로 가는 길을 함께 걸어가 고 있었다. 이리저리 꼬여있는 골목길은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져서인지 무 척이나 어두웠다. '내가 언제부터 이녀석을 좋아했더라..'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아수의 옆에서 천천히 걸었다. 그와 아수는 유치원 때부터 알고있는 사이이니 어떻게 본다면 정말 지겨울 정도의 인연이었다.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10년이 넘는 오랜시간동안 아수를 봐왔지만 어느 때.. 라고 정확히 찝어서 아수에게 반 했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10년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반해갔다는 것 이 사실이었다. '그러고 보면 어릴 때는 정말 많이 괴롭혔었는데..'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피식 웃어버렸다. 이미 지나간 옛날 일이기에 그는 그런 것을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와 아수는 그렇게 천천히 걸 어서는 아수의 집에 도착하기 직전의 커브길을 앞에다 두었다. '이거.. 너무 전형적인 것 아닌가..' 그는 그렇게 엉뚱한 생각을 하며 옆에 걸어가고있던 아수의 앞을 팔로 가로 막고는 그 팔로 벽을 짚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뭔가 열심히 생각하 며 걸어가고있던 아수가 놀라서는 그를 돌아보며 물었다. "왜.. 왜그래?" "너.. 너 말이야.." '그렇게 등을 벽에 기대고는 가슴을 가리니까.. 내가 치한같잖아..' 그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날 정말 좋아하는거야?" 그는 아수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고는 말했다. 그의 단도직입적인 말을 잠시 이해하지 못한 듯한 아수는 멍하니 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공기가 식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듯 하면서 아수의 얼굴이 극도 로 붉어졌다. '거참... 아닌 것 같으면서 느리단 말이야..'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아수의 얼굴에 그의 얼굴을 더욱 더 가까이 가져가 며 다시 물었다. "날 좋아하는 거지?" "으. 응." 아수의 얼굴은 이제 인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붉어져 있었다. 그는 왠지 아수의 그런 반응에 재미를 느끼고는 숨결이 느껴질 만큼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는 그렇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는 아수의 귀에말 들릴 만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말이야.. 널 좋아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전 부터 말 이야." 그의 말에 아수의 눈이 크게 떠졌다. 눈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눈망울을 바라보며 그는 아수의 어깨를 가볍게 잡았다. 어두 운 밤의 골목길이라 너무도 조용한 나머지 저절로 분위기가 잡혔다. 그가 점점더 얼굴을 가까이 대자 아수는 그 커다란 눈을 꽉 감아버렸다. '어.. 어이.. 그렇게 믿어버리면.. 곤란하잖아.' 그는 아수의 붉은 입술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아수가 몸을 떨고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바보같은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키스를 하려던 그의 생각을 버 리고는 아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말했다. "난 널 잡아먹지는 않는다구. 그렇게 떨면 내가 미안하잖아." 그는 놀라서 감았던 눈을 크게 뜨고있는 아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먼저 걸어가며 말했다. 그가 그렇게 웃으며 앞으로 걸어가버리자 아수는 그 의 입술이 닿았던 자신의 이마를 한번 살짝 만져본 후에 가벼운 웃음을 지 었다. 그리고 그의 옆으로 걸어와서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오빠는 역시... 좋아." "그래?" '아아... 10cm쯤 내릴걸.. 그랬나?'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수의 걸음에 맞추어서 천천히 걸었다. 어두운 밤길 이었지만.. 그에게는 그다지 어둡지 않았다. 아영이는 뭔가 기분이 상당히 좋은 것인지 통통 튀는 걸음걸이로 걷고 있었 다. 그런 걸음걸이에 그는 뭔지 모르게 들뜨는 기분으로 천천히 아영이의 옆에 따라 걷고 있었다. 9시가 훨씬 넘어버린 밤 거리인지라 가로등의 사이 사이는 길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아영이는 그 특유의 통통튀는 걸음걸이를 멈추지 않았다. "선배. 잘 되었겠지요?" "뭐가?" 그는 아영이의 뜬금없는 물음에 콧등을 긁적이며 되물었다. 그런 그의 반응 을 뒤돌아서서 바라보던 아영이는 그를 향해 방긋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인규오빠랑 아수.. 말이에요." "아아.. 물론.." 그는 분명히 인규가 아수를 좋아한 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규는 다른여 자애에게는 그냥 친절하게 대해주거나 가벼운 농담으로 웃기곤 하지만 유독 아수에게만은 슬그머니 다가가서는 뒷쪽에서 꽉 끌어아는다거나 유난히 싫 어하는 아수의 별명을 부른다거나.. 등의 특이한 행동을 보이곤 했다. '그러니까.. 애정 표현이 잘못된 것이라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여전히 그를 향해 돌아보고는 웃고있는 아영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넌? 넌 어때?" 그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아영이는 여전히 웃고있는 표정 그대로 고개를 갸 웃거리더니 그를 향해 말했다. "글쎄요?" 그렇게 말한 아영이는 그에게 다가와서 그의 손을 꽉 잡더니 집쪽으로 끌고 는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아영이에게 손을 잡힌채로 집쪽으로 열심히 뛰 어갔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무렵 집에 도착하자 아영이는 그의 손을 놓고 는 여전히 방긋이 웃는 표정으로 그를 돌아봤다. '넌.. 괴물이냐?' 그는 그렇게 뛰어도 멀쩡한 아영이를 바라보며 숨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런 그를 웃으며 보고있던 아영이가 그녀의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며 말했다. "그럼... 잘자요. 명호오빠." "어. 그래. 잘...." 그는 아영이의 말을 받다가 뭔가 달라진 것을 느끼고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서는 아영이를 올려다봤다. 어느새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문을 열고있던 아영이가 그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한참동안을 그렇게 서있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집안으로 뛰어들어 갔다. "야호!!" "야 이놈아! 문 부서져!" 그가 유난히 소란스럽게 집안으로 뛰어들어가자 그의 아버지가 그를 향해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그런 아버지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오빠... 오빠란 말이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방으로 올라와서는 침대에 쓰러지 듯이 누웠 다. 그리 높지도 않은 천장은 그에게 무척이나 친근하게 보였다. 사람에게는 명절이외에도 특별하게 여기는 날들 이 있기 마련이다. 결혼 기 념일이나 만난지 100일째 되는 날.. 등등. 그중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중요 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태어난 날.. 즉 생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약간 들뜬 마음에 아침에 무척이나 일찍 일어나서는 1층으로 내려갔 다. 그의 아버지는 어느새 일어나서는 아침을 모두 준비하고는 식탁에 앉아 서는 신문을 펴서 보고 있었다. "아버지.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지요?" "응?" 그의 아버지는 그의 말에 보고있던 신문에서 시선을 돌려서는 그를 빤히 쳐 다봤다. 그리고 쓰고있던 안경을 다시한번 고쳐서 쓰고는 시선을 신문으로 돌리고는 말했다. "오늘이 무슨날이냐.. 하니.. 음.. 일요일.. 이군. 그리고... 회사에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는 날이기도 하고.." 그는 아버지의 너무도 담담한 대답에 한숨을 쉬고는 식당에 걸려있는 달력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빨간색 펜을 집어들어서는 11월 11일에 동그라미 를 쳤다. 그는 달력에 표시를 한 다음 그의 아버지를 돌아봤다. 그의 아버 지는 안경너머로 그 달력을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담담하게 말했다. "뭐야? 빼빼로라도 받아야 속이 시원하냐?" "으그극!" "허허.. 네녀석의 구강구조는 갈 수록 이상해 지는구나. 그래.. 그 소리 다 시한번 내보련?" "아버지는 바보에요? 어떻게 자식의..." 그가 그렇게 크게 말을 하자 그의 아버지는 가볍게 그를 향해 플라스틱 받 침대를 던지고는 말했다. "시끄러우니까 밥이나 먹어." '아아.. 난 얼마나 불행하다는 말인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식탁에 털썩 주저앉아서는 식탁위를 덮고있는 식탁보 를 치워버렸다. 그의 눈에 가지런히 정리된 갖가지 나물과 아직 따뜻해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는 미역국이 보였다. "에헤헤... 알고 계셨네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는 얼굴로 그의 아버지를 빤히 쳐다봤다. 그의 아버 지는 신문을 보면서도 그런 그의 시선이 무척이나 거슬리는 것인지 그를 향 해 물었다. "그 눈빛의 의미는 뭐냐?" "에헤헤.. 선물 줘요." "선물?" 그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식탁을 내리치며 말 했다. "선물? 선물을 달라는 말이냐? 넌 지금 나와 니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해 서 널 낳고 키웠는지 알면서 그런 말을 하냐? 그런 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선물을 달라니.. 이 얼마나 반인륜적이고 반 도덕적이며 반인간적인 일이라 는 말이냐? 선물이라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 깃들어야 하는 법이야. 그런 의미에서..." "별 탈없이 잘 자라줘서 고맙지요? 감사하지요?" "능글맞은 녀석.. 날이 갈수록 능글맞아 지는군." "아버지 아들이니까요." 그의 말에 그의 아버지는 피식 웃어버리며 조그만 선물상자를 식탁위로 올 렸다. 파란색 선물상자에 핑크색 줄로 잘 묶어진 그 상자를 받아든 그는 기 대감이 가득한 눈으로 그 상자를 풀었다. 상자안에서 무척이나 고급스럽게 보이는 아날로그 손목시계가 나왔다. "얼레?" "네녀석.. 그 시계도 부숴먹으면 다시는 안사준다." "에헤헤.. 그래요?" "웃음소리가 옆집에 그애랑 점점 비슷해 지는군." 그가 손목에 시계를 끼고는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자 그의 아버지는 그런 그 를 보고 가볍게 웃어보이고는 의자에 걸어두었던 옷을 집어들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다녀오세요오!" 그가 아버지의 뒤를 따라나가서 인사하자 그의 아버지는 걸어나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그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저녁에 뭐 먹고 싶은 것이라도 있냐?" "헤헤.. 그냥 일찍만 오세요." 그가 웃으며 말하자 그의 아버지는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는 회사로 발 걸음을 옮겼다. 그는 그런 아버지가 길 저편으로 걸어가서 보이지 않을 때 까지 현관에 서있다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럼... 설겆이를 해 볼까나.."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아버지와 자신이 먹은 그릇들을 천천히 씻었다. 그리 급할 것은 없었기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리 많지 않은 그릇들을 모 두 씻어냈다. 대충 설겆이를 끝낸 그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젼을 켰다. 일 요일이어서 그런지 아침부터 여러가지 프로가 나오고 있었다. 텔레비젼 안 에서 의미없는 말들과 의미없는 웃음이 흘러나와서는 텅 비어있는 거실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뭐야.. 이 분위기는.." 그는 그런 말을 가볍게 던지고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쳐다봤다. 어 릴때 보다는 훨씬 낮아진 천장에 이제는 점프를 하면 손이 닿일 것만 같았 다. '심심하군..' "띵동!" 그는 혼자 무료해 하고있을 때 바깥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소파에서 벌 떡 일어나서는 밖으로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누구세요?!" "어.. 나야." 그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뻥!!" "우왁!!" 그는 갑자기 나는 커다란 소리에 놀라서는 주춤거리다 뒤로 넘어졌다. 넘어 진 그의 위로 여러가지 색깔의 종이가 살짝 떨어져 내렸다. "생일 축하해." "선배. 생일 축하해요." 그는 그의 앞에서 그를 내려다보고있는 아수와 인규를 보고는 피식 웃고는 입을 열었다. "고마..." "우와아! 배고파! 생일이니까 먹을 것은 많이 있겠지?" 인규는 그의 말을 가볍게 잘라서 먹어버리고는 체하지도 않는 것인지 집안 으로 뛰어들어가서는 식당에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우와아! 역시 생일집은 뭐가 틀려도 틀리다니까!" "명호선배! 잘 먹을게요!" "어... 어이.." 그는 어이없는 말을 흘리고는 아수와 인규의 뒤를 따라서 식당안으로 들어 갔다. 정말... 정말로 먹성도 좋은 인규는 음식이라는 것들에 대해 뜨겁게 타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갖가지 음식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얌마! 그거 내 점심..." "선배! 선물!" "에헤헤.."(이녀석은.. 바보다...) 그는 그의 말을 잘라버리고 선물을 내미는 아수를 바라보며 웃어버리고는 아수의 손에 들린 선물상자를 받아서는 열었다. 그리고... 여전히 먹을 것 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아수와 인규에게 말했다. "이게뭐야?" "선물." "누가 몰라서 물어봤냐?!" 그는 아수와 인규가 선물이라고 건네준 것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어야 했 다. 그 옛날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던 미키마우스라는 캐릭터가 있었다. 그 미키마우스라는 캐릭터의 몸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귀라는 부분이다. 그 귀를 머리띠로 만들어서 팔 정도로 인기가 좋았던 것으로 그는 기억하고 있 었다. 물론... 기억만 하고있었지 본 일은 없었다. 지금 눈앞에 놓여있는 그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후훗.. 선배.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그래. 야. 그래도 친구가 선물이라고 사온 것인데 한번 해봐야 되는 거 아 냐?" 그는 그 말을 듣고는 이빨을 한번 갈아보이고는 그 머리띠를 살짝 끼어봤 다. 그가 그 머리띠를 끼자 아수가 그에게 다가와서 선물상자속을 뒤지더니 빨간색의 동그란 무엇인가를 꺼내서는 그의 코에 붙이고는 말했다. "이게 있어야 된다구요." 아수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는 그 상태로 의심스러운 눈 빛을 보내며 아수와 인규를 쳐다봤다. 그런 그의 시선을 받은 아수는 그를 보고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을 역력히 지어보였고, 인규는 천장을 보며 '양 한마리.. 양두마리..'라고 중얼거리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역시 이상한거지! 이 빌어먹을 녀석들!!" "아냐. 아냐. 너무.. 너무 귀여워서 말이지." "선배! 정말로 거짓말 한마디 안하고 너무귀여워요. 깨물어주고 싶어!" 그가 흥분해서 그것들을 벗어버리려고 하자 아수와 인규는 절대로 안된다며 그가 그것들을 벗어버리는 것을 말렸다. 그때.. 바깥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 리며 그가 너무도 기다리던 목소리가 들렸다. "명호오빠!" '아영이다앗!' 그는 조금전까지 그가 무엇을 하고있었는지 잊어버리고는 현관으로 달려가 서 문을 벌컥 열었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아영이가 무슨 상자를 하나 들고 는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아영이가 그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아영이에게 말했다. "아영아.. 좋은 아침이지?" "에헤.. 명호오빠 맞네요?" 아영이는 상자를 들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그는 잠시 아영 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라서 가만히 있자 아영이는 방긋이 웃으며 말했 다. "왠 변태행각이에요?" 그는 아영이의 한마디에 불어오는 찬바람에 가볍게 얼어버리고는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런 그의 뒤로 인규와 아수가 걸어나오며 말했다. "어.. 아영아. 이녀석 귀엽지?" "아니.. 바보같아." 그는 첫번째 쇼크에 이은 두번째 쇼크를 먹고는 가볍게 인규를 향해 돌아보 며 말했다. "이.. 이.. 이.." "아! 명호야. 아영이가 선물 들고왔어." "에?"(진정.. 바보일까?) 그는 조금전 까지 흥분하고 있던 기분을 날려버리고는 아영이를 쳐다봤다. 아영이는 그를 향해 방긋이 웃어보이고는 들고온 상자를 그에게 건내주었 다. "뭘.. 뭘 이렇게 커다란 것을.." 그는 상자가 너무 커다란 것을 느끼고 아영이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얼굴을 붉혔다. 인규와 아수가 뭐가 들었을까.. 하는 기대감에 상자를 뚫어지게 쳐 다보는 중에 그는 상자를 뜯었다. 그리고.. 상자 한가득히 쌓여있는 크리넥 스들을 볼 수 있었다. "푸훗... 푸하하하하하!! 너.. 너.. 너.." "끅.. 쿡쿡.." 인규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듯 했지만 터져나 오는 웃음을 참지 못해서 말 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눈에 눈물까지 맺고는 웃어대고 있었다. 그에반해 아수는 벽을 쳐다보며 배를 잡고는 웃음을 참기 위해 너무도 커다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는 상자안의 크리넥스들을 보며 하얗게 타서는 아무런 느낌없이 그렇게 서있었다. 그런 그의 귀로 아영이의 말이 들려왔다. "휴지는 너무한 것 같아서 더 좋은 크리넥스로 했어요. 어때요?" "푸하하하하! 며.. 명호.. 너 그만좀 밝혀.." 하얗게 타버린 그는.. 바람에 날려서 흩어져 버렸다. 그녀는 어두워진 저녁하늘을 보려고 베란다로 걸어나왔다. 이제 슬슬 바람 이 차가워질 시기였기에 그녀는 옷을 꽤 두툼하게 입고 있었다. 어두워진 밤하늘이었지만 아직 달은 뜨지 않았다. 다만 별들이 곳곳에 박혀 밝게 빛 나고 있었다. "어.. 아영아. 선물 고마워." "에헤.. 뭘 그런게 고마워요. 그런데 마음에 들어요?" "물론." 명호오빠는 그 크리넥스 상자들속에서 어떻게 찾아낸 것인지 그녀가 하고있 는 목걸이와 똑같은 것을 하고는 베란다로 걸어나왔다. 그녀의 방안에서 새 어 나오는 불빛에 명호오빠의 목에 걸린 목걸이가 반짝이고 있었다. "오빠..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물론!" 그녀는 언제나 힘이 넘치고 밝아보이는 명호오빠를 보고는 방긋 웃어보이고 는 입을 열었다. "오빠는 내가 무엇이더라도 좋아한다고 했지요?" "물론!" 그녀는 흔들림 없는 눈으로 말하는 명호오빠의 모습을 보고는 기분이 좋아 졌다. 난간에 기대고있던 몸을 일으킨 그녀는 방안으로 들어가며 명호오빠 에게 말했다. "오빠. 좋은 꿈 꿔요." "응. 니꿈 꿀게." 그녀는 명호오빠의 말을 뒤로하고는 방안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다. 방안 의 불을 꺼버리고는 눈을 감고는 그 가늘은 팔로 눈 위를 덮고는 중얼거렸 다. "...일까... 아닐까.." 약간은 심각해진 공기가 그녀의 주위로 내려앉으며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 고... 그녀는 어느새 잠들었다. 고등학생들에게는 특히 토요일이라는 말은 무척이나 가슴 설레이는 말이다. 지겨운 야자와 보충수업이라는 것에서 단 2일이라지만 해방이 됨을 뜻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3은 제외다. 슬슬 12월에 접어들고있는 날씨는 무척이나 싸늘했다. 아침에는 종종 길바 닥에 뿌려진 물이 얼어있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날씨가 연일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은 말이지.. 3한 4온이라는 기상변화가 있어야 된다구.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뭐란 말이야? 아직 본격적인 겨울도 아닌데 연일 이렇게 영하로 떨어지는 이 상황은? 그러니까 인간이 자연을 너무 파괴해서 이런 거라구!" 그녀는 옆에서 그녀를 향해 전혀 의미없는 말을 하고있는 아수를 향해 의미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목에 하고있는 목도리를 제대로 목에 감았다. 간간 히 들어와서 그녀의 목을 간지르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그녀는 담임 선생 님이 빨리 와서 종례를 하고 집으로 보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아.. 정말! 요즘 날씨가 왜이런지? 너희들은 안춥냐?" 담임선생님은 종례라는 것을 하기위해 교실로 들어오며 그렇게 말했다. 그 리고.. 아이들의 눈빛에서 '빨리 안보내주면 살인을 내버리겠어!'라는 의미 를 읽어내고는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자자.. 오늘은 전할 것도 없으니까.. 이틀동안 잘 쉬다가 와라!" "네엣! 수고하셨습니다아!" 담임선생님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아이들은 그 차가운 바람이 천천히 새 어들어오는 교실에서 바깥으로 몰려나갔다. 그녀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가방을 메고는 밖으로 향했다. '추워.. 추워.. 추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옆에서 걷고있는 아수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말했다. "우리집에 놀러와." "왜?" "에헤.. 그게 부모님이 해외로 가버리셔서.. 혼자있으면 더 추워." "그래?" 아수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쳐다보더니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저 앞에 가는 사람한테 말하지 그래?" "에?" 그녀는 아수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고는 그곳에 있는 명호오빠에게 뛰어갔 다. 그리고 그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말했다. "헤헤.. 오빠. 안녕하세요?" "얼레?" "헤헤.. 오빠 몸은 체온이 높아서 좋아." 그녀의 말에 명호오빠는 급격한 신진 대사로 몸이 더욱 뜨거워졌다. 그녀는 그런 명호오빠의 손을 덥썩 잡고는 말했다. "우와! 따뜻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붙잡은 손을 자신의 얼굴에 마구 부벼대기 시작 했다. 그녀의 그런 행동에 명호오빠의 체온은 거기서 더 높아져서는 이성을 잃기 직전까지 가버렸다. "저.. 저기.. 아영아.." "아! 오빠. 저기.. 오늘 우리집에 좀 놀러올래?" "에?" "저기.. 부모님이 모두 해외로 가버려서.. 혼자있으면 더 추워." 그녀의 말에 이제 명호오빠는 완전히 완전히 흥분해서는 물었다. "정말?! 가도 되는 거지?" "응. 그런데 왜 그렇게 흥분하는거야?" "아.. 아니.." 그녀는 괜히 흥분하는 명호오빠를 빤히 쳐다보다가 그 붉어질대로 붉어진 명호오빠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 "그런 것 아니라니까!" "나 아무말 안했는데?"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명호오빠를 바라보자 명호오빠는 자신의 뒷머리 를 긁적였다. 역시.. 그녀는 명호오빠가 가끔씩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생각 했다. 그는 집에 잠시 들렀다가 아영이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영이는 역시 이성의 집으로 이성을 초대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그와같이 건강한 남자를 초대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말이다. '생일에는 크리넥스를 선물로 주더니..' 그는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며 아영이의 집앞에 서서는 한숨을 한번 내 쉬 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네에!"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며 문이 벌컥 열렸다. 그는 그의 눈앞에서 웃 고있는 아영이를 보고는 집안으로 한걸음 내딪으며 생각했다. '자.. 쇼부다..' -10분 후...- "오빠.. 너무 멋져요.." "그. .그래?" 그는 아영이의 말을 들으며 잠시 행복감에 젖어있다가 어느순간 자신이 뭘 하고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는 자신이 하고있는 모양을 다시한번 살펴 봤다. 앞치마.. 앞치마라는 것이다. '그래! 먹어야.. 먹어야 뭘 해도 할 수 있는거야..' 그는 그런 자기합리화를 시키며 하고있던 스파게티를 마무리해서는 접시에 옮겨담아 식탁위에 올렸다. 그가 만든 스파게티를 앞에다 둔 아영이는 눈을 반짝이며 스파게티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는 말했다. "오빠는 역시 최고야." "그렇지?" 그는 아영이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헤벌쭉 웃어버리고는 아영이와 함께 스 파게티를 먹기 시작했다. '먹고나면... 꼭..'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신이 만든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10분 후... "헤헤.. 오빠. 이렇게 까지 해줄 필요는 없는데.." "그래.. 나도.. 네가 그릇을 한두개만 깨먹으면 이렇게 까지 하고있지는 않 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를 하고있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일도 많다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익숙한 솜씨로 설겆이를 끝내가기 시작했다. 아영이 는 그의 뒤에서 식탁에 앉아서는 그를 바라보며 방긋이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그는 그 미소만으로도 힘이 나서는 엄청난 속도로 설겆이를 끝내버 렸다. "휴우.. 끝났다." "헤헤.. 오빠. 여긴 좀 춥지... 방으로 갈까?" "무.. 물론!!" 그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며 1층에 있는 방으로 아영이의 뒤를 따라서 들어갔다. 역시 거실이라는 탁 트인 공간보다는 그래도 벽으로 막혀있는 방 이 덜 추운 것이다. -10분 후..- "오빠.. 거긴.. 안돼." "왜?" "거긴.. 엄마가 물건을 놔두는 곳이거든. 치우면.. 안돼." "그래?" 그는 청소기를 들고는 집안을 왔다갔다하며 이곳 저곳을 치우기 시작했다. 아영이는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치워서는 안될 곳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난.. 도데체 뭘 하고 있는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절규하고 있었지만 몇년간 집안일을 해오던 그의 몸 은 그의 그런 절규를 깡그리 무시해 버리고는 집안일에 몰두하게 만들어 버 렸다. 청소기를 다 돌린 그는 널어둔 빨래를 걷어서는 다림질가지 완벽하게 끝내버렸다. "우와! 오빠! 정말 대단해!! 엄마같아!" "그.. 그래?" 그는 언제 들어도 그다지 반갑지 않는 칭찬아닌 칭찬을 듣고는 이마에 핏줄 을 세우고는 방긋이 웃어보였다. '역시.. 가사노동이라는 것은...' 그는 벌써 바깥이 어두워진 것을 확인하고는 엄청난 가사일에 혀를 내두르 며 거실의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맞은편에는 아무일도 하지 않은 아영이가 그를 바라보며 여전히 방긋이 웃고 있었다. '이제... 이제 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영이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휴우.. 역시.. 집안일은 힘드네." "에헤.. 오빠 미안해. 빛은 꼭 갚을게." "뭘로?" 그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아영이를 향해 말하자 아영이는 몇번 고개를 갸웃 거리며 뭔가 한참을 고민하더니 갑자기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그를 향해 말했 다. "몸으로." "땡! 땡! 땡! 땡! 땡! 땡! 땡! 땡!" 갑자기.. 들려오는 시계소리.. 8시를 알리는 것인지 똑같은 소리로 8번이나 거실안을 꽉 채웠다. 그리고 어디선지 모르게 불어오는 찬바람과 함께 방실 방실 웃고있는 아영이의 얼굴이 그의 눈에 보였다. '몸으로.. 몸으로.. 몸으로...'(이녀석은 뭘 착각하고 있다..) 그의 흥분게이지가 천천히 상승해서는 아영이를 향해 온몸을 날려 사랑을 고백하려 할때.. 바깥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현관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문을 열어보고는 그를 향해 소리쳤다. "오빠! 아버님 오셨어." "에엑? 왜?"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문 밖에 서있던 그의 아버지는 아영이를 보며 헤벌쭉 웃고 있다가 그를 발견하고는 말했다. "야! 이녀석아! 이 아버지는 굶어 죽겠다." "아악! 아버지! 저녁은 혼자 드실 수 있잖아요!" "훗.. 미성년자 주제에.." 그의 아버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귀를 잡고는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그가 아영이의 집밖으로 끌려나오자 아영이는 그와 그의 아버지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하며 말했다. "아버님.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오빠. 오늘 너무 고마워요." 그는 아영이가 밝게 웃어버리자 조금전까지 하던 생각을 가볍게 날려버리고 는 아영이를 향해 헤벌쭉 웃어버렸다. 아영이는 그런 그를 보고는 다시한번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에서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버님.. 아버님이라.. 훗.. 멋진 말이군. 아아.. 이 뿌듯함이여!" "저.. 저기.. 아버지.." "훗.. 아들아! 잘해봐라." "저.. 저기.." "하하핫! 역시 세상은 아름다운거야!" "아.. 아버지.." 그는 혼자서 흥분해 버린 아버지를 보고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역 시.... 그의 아버지는.. 대단했다. 약 2000년전... 인류의 역사상 너무나도 유명한 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 만 든 날이 있다. 그것이 그 이름도 유명한 크리스마스. 혹은 X마스라고 불리 는 날이다. 물론... 위에 쓰인 X가 그 X는 아니다. 크리스마스의 처음 취지는 그 위대한 사람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였는지 모르겠지만.. 2000년이나 지나버린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연인들의 날이라 는 의미에 더 가까웠다. 물론.. 크리스마스가 아닌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날 까지 합해서 말이다. 연인들이 가장 즐기는 데이트 코스는 좋아하는 사람과 시외로 나들이를 가 는 것.. 그리고 함께 거리를 걷는 것이다. 물론.. 그는 후자의 입장이지만 말이다. "크리스마스라니.. 역시 길거리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니까. 우리 저기 잠깐 들어갔다가 가는건 어때?" 그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반짝거리는 커피숍을 가리키며 말하자 아영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보다 먼저 그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쨋든.. 추위는 많이 탄다니까.."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아영이의 뒤를 따라서 그 커피숍 안으로 들어갔 다. 문 위에 달린 조그마한 종에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카운터쪽에서 '어서오세요!'라는 귀여운 목소리가 들렸다. "창쪽? 안쪽?" "창쪽이요." 아영이의 말에 그는 아영이와 함께 창쪽에 붙어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와 아영이는 간단히 커피와 레몬티를 시키고는 유리의 건너편을 내다봤다. 여러 사람들이 뭔가가 즐거운 듯한 표정으로 길거리를 오가고 있 었다. "그러니까.. 살 것이 트리... 라는 말이지?" "네. 매년 하던 것이니까요." 보통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왔다고 해서 집안에 트리장식을 하는 사람은 그다지 보기 힘들다. 그런 이유로 그는 트리장식이라는 것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터라 내심 기대가 되기도 했다. "여기 주문하신 레몬티와 커피입니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커피숍안에서 서빙을 하는 여자가 커피와 레몬티를 그 와 아영이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가져다 놓았다. 아영이는 그 레몬티를 보는 순간 집어들어서는 레몬티가 들어있는 컵을 자신의 양손으로 감싸고는 말했 다. "우와! 따뜻해!" '귀... 귀엽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커피를 집어들어서는 입으로 들이부었다. "우와앗!!" 그는 비명을 지르며 입으로 가볍게 한번에 들이켰던 커피를 모두 도로 뱉어 냈다. 커피라는 것은 일단 물이라는 액체를 팔팔 끓인 곳에다 타서 먹는 것 이다. 그런 뜨거운 커피를 한번에 입안으로 들이부었다면.. 입안이 성할 리 가 없는 것이다. "아호.." 그가 따끔거리는 입안의 느낌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자 맞은편에 앉아서 여 전히 레몬티가 들어있는 컵을 양손으로 감싸고 있는 아영이가 방긋이 웃으 며 그에게 말했다. "오빠.. 멍청함이 극에 달하네요." '그게.. 네가 할 말이냐?' 그는 여전히 따끔거리는 입안의 느낌에는 신경을 끄고는 차가운 물을 한모 금 들이켰다. 차가운 물을 입안에 머금은 그는 천천히 가게안을 둘러봤다. 여기저기에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여러가지 장식을 달아둔 것 이 눈에 띄었다. 역시 크리스마스... 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러니까.. 연인들을 위한 날이라니까..'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내심.. 내심 뭔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녀는 커피숍의 밖으로 나가며 가지고 있던 목도리로 목을 철저히 보호했 다. 인간의 신체중 가장 많은 열을 발산하는 곳은 목이기에 목만이라도 보 호한다면 이 혹독한 추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백화점으로 가면 되는거지?" "네. 아마도요." 그녀는 명호오빠의 질문에 가볍게 대답을 하고는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백 하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백화점에는 크리스마스 답게 사람이 무척이나 많 았다. 그녀와 명호오빠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필요한 물건 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왜 백화점에서 저런 나무를 팔고 있느냐는 말이야." "크리스마스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트리를 살려는 마음에 트리를 파는 가게로 걸어갔 다. 그 가게로 걸어가던 그녀는 너무도 익숙한 두명의 얼굴을 보고는 손가 락으로 그 두사람을 담담히 가리키며 말했다. "에에?" "얼레? 아영이아냐? 명호까지... 오호라.. 너희들 데이트 하는구나." "우와! 명호선배! 데이트. 데이트라니!" 그녀는 시끄러운 두사람을 보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헤헤... 인규오빠.. 데이트하네." "무.. 무슨. 우리는 그냥.. 그냥.." "데이트구나." 뒷쪽에서 명호오빠의 말이 들리자 인규오빠와 아수의 얼굴이 눈에 띄게 붉 어졌다. 그녀는 서로 쑥쓰러워하고있는 두 사람의 곁을 스쳐지나서는 크리 스마스 장식용 트리를 하나 구입했다. "이건 뭐할려구?" "에헤... 집에 장식할려구.." "뭐.. 너희집은 매년 이걸 했었긴 하지만.. 올해는 아저씨가 안계시잖아?" "그래도..." 그녀가 나무를 들어올리며 그렇게 말하자 인규오빠와 아수는 그 나무를 함 께 들어주며 말했다. "뭐.. 아저씨가 없다면 우리가 대신할까?" "에헤헤.." 그녀는 그 말에 인규오빠와 아수를 향해 방긋이 웃어보였다. 다만.. 옆에있 던 명호오빠는 인규오빠의 그 말을 듣고는 인상을 찡그리며 인규오빠를 돌 아보고는 말했다. "나와 아영이의 오붓한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을 방해하려는 거냐?!" "넌.. 동물이잖아." "뭐.. 뭐시라?!" 인규오빠의 말에 명호오빠는 유난히 흥분했다. 그녀는 그런 명호오빠를 보 며 웃으며 말했다. "명호오빠.. 동물 맞잖아요. 퇴폐동물.." "오오.. 그말이 정답이네!" 명호오빠는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녀는 언제나 느끼는 것이었지만 아영이의 집은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었 다. 특히 아영이같이 알게 모르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에는 이런 넓은 집은 그다지 맞지 않았다. "좋아! 여기다가는 이걸 다는거야!" "아니.. 아니.. 거기다가는 이걸 달아야 더 멋지다니까.." 두명의 남자들은 서로 트리에 달라붙어서는 장식들을 달아대고 있었다. 그 녀와 아영이는 소파에 앉아서 어린아이들같이 잘 놀고있는 인규오빠와 명호 선배를 보며 웃고있었다. "저둘.. 닮았어." "그래? 어디가?" "음.. 그러니까.. 말로 설명은 안되지만.. 닮았어."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의 말을 들은 것인지 트리장식에 몰두하고 있던 두 남자는 그녀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내가.. 이녀석이랑 닮았다구?" "인규.. 이녀석과 내가 닮았다면... X파리는 황금박쥐야!" 그녀는 두 사람의 말을 들으며 웃음을 지었다. 아영이 또한 둘의 말을 듣고 는 웃다가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럼... 누가 더 멋지다는 거에요?" 아영이가 두사람에게 천진난만하고 순진한 얼굴로 웃으며 물어보자 두 남자 는 서로 얼굴을 한번 쳐다보더니 약간은 거만한 웃음을 짓고는 동시에 말했 다. "이녀석과 내가 비교가 되냐?" "훗.. 왕자와 거지를 비교하다니.." 그 두사람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한번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리고.. 동시에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배경으로 용과 호랑이를 그려넣는다면.. 딱인데..'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며 방실방실 웃고있을 때... 명호선배와 인규오빠의 입이 동시에 열렸다. "훗.. 그럼 승부를 내볼까?" "좋지." 그렇게 말하고는 두 사람은 살벌한 눈길로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 고 동시에 주먹을 들었다. 그때... 인규오빠가 명호선배의 기선을 제압하기 라도 하려는 듯이 커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싸나이는 묵! 찌도 아니고 빠도 아닌 묵! 싸나이는 묵이다!" "가위 바위 보!" 그녀는 약간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멍하니 그 상황을 지켜봤다. 결과는.. 인규오빠의 바위가 명호선배의 가위를 완전히 깔아뭉개 버렸다. "훗... 싸나이는 묵이라니까." "크윽.. 지다니.." '이 두사람은... 바보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며 멍하니 앉아있자 옆에 앉아있던 아영이가 일어나며 두사람을 향해 말했다. "두사람.. 쌍둥이 같아." "에에엑?!" 두사람은 동시에 아영이를 향해 똑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역시... 두사람은 닮았다. 크리스마스.. 하면 생각나는 것은 멋진 트리.. 칠면조 요리. 그리고.. 샴페 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 손에 들고있는 샴페인을 온몸을 던져 흔들고 있었다. 다른 세사람은 기대에 찬 눈으로 그가 흔들고 있는 샴페인을 보고 있었다. '좋았어.. 이쯤이면..'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샴페인의 뚜껑을 열었다. '뻥'이라는 소리와 함께 거 품을 이룬 샴페인이 병 밖으로 뿜어지 듯이 쏟아져 나왔다. "우와아!" 샴페인이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것을 처음 보는 것 처럼 아수가 소리질렀 다. 그는 일단 먹을 것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그다지 불만이 없는 상황이었 다. 물론.. 이 먹을 것을 위해서 명호가 고생을 했지만 말이다. "좋아. 좋아. 나의 요리 실력을 실컷 맛보라구. 하하핫!" 그는 날이 갈수록 거만해 지는 친구녀석을 보며 한숨을 쉬고는 음식을 향해 맹렬한 살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가 그런 열렬한 살의를 불태우자 명호 와 다른 녀석들도 모두 빠르게 차려져 있는 것들을 먹어치웠다. "역시... 샴페인은 얼음이 띄워진 물에 들어있는 온도정도가 딱 적당해요." 그는 역시 아영이는 술에 대해서만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잔에 따 라져 있는 샴페인을 한모금 들이켰다. 술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 정도의 맛이 입안에 퍼졌다. 그는 그 술의 향기를 한번 음미해 보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거.. 꼭 술이라기 보다는... 그냥 음료수 같다.." "에헤.. 그렇지요?" 아영이는 그의 말을 가볍게 받고는 샴페인을 홀짝거리며 마시고 있었다. 식탁위에 먹을 것들이 대충 정리가 되자 모두 거실로 몰려나갔다. 그리고.. 부르마불이라는 세기의 게임을 꺼내서는 정리하기 시작했다. "역시... 이런 밤은 이런 게임이 제격이라니까. 그러니까.. 팀은 나와 아 수, 그리고 명호와 아영이. 어때?" "물론 좋지!" 명호와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전의를 불태우는 얼굴로 그와 아수를 향 해 웃고 있었다. 그는 물론 질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좋았어! 런던. 좋아.. 좋아. 호텔이라.. 훗.. 153만원 되겠습니다." "훗.. 그쯤이야 껌값이지." "무슨... 네녀석 껌은 63빌딩 만하냐?" "카하핫! 그런건 따지지 말라니까.."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천천히 시간이 흘러서 밤이 깊어갔다. 집안 전체가 조용했다. 얼마전까지 그렇게 시끄러웠 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함이 느껴졌다. '이건.. 이건..' 그녀는 불을 모두 꺼두고는 소파에 앉아서는 습관적으로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며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역시 감정의 정리가 되고 있지 않았다. '난.. 과연.. 과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문득 시계를 힐끗 쳐다봤다. 12시가 되기 얼마 전 이었다. 그녀는 그 시계를 쳐다보고는 식당으로 걸어들어가서 먹다 남은 샴 페인 2잔을 가지고는 2층의 방으로 올라갔다. 샴페인을 들고 베란다로 나가 자 약속한 것도 아닌데 이미 명호오빠가 그녀보다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 었다. "내가 나올 것을 알고 있었나요?" "글쎄.. 나올 것 같았거든." 명호오빠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피식 웃었다. 그녀는 그 웃음을 받고는 자신도 함께 웃어보이며 한손에 들고있던 샴페인을 건너편 베란다의 명호오빠게에 건내주었다. "어이.. 우린 아직 미성년자야. 알고있어?" "물론이요." 그녀가 웃으며 그렇게 말할 때... 방의 안쪽에서 12를 알리는 자명종 소리 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는 방긋이 웃으며 손에 들고있 던 유리잔을 명호오빠에게 내밀고는 말했다. "Merry Christmas."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명호오빠도 함께 들고있던 유리잔을 내밀고는 말했 다. "Happy New Year.." 명호오빠가 유리잔을 내밀자 두 잔이 '쨍'하는 낮은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두 잔이 부딪히는 순간.. 하늘에서 뭔가 하얀 것이 내려와서는 그녀가 들고 있던 잔에 떨어졌다. "에에?" "우와.. 눈이다." 명호오빠의 말을 시작으로 하는 듯이 온 하늘을 하얗게 메우기라도 하려는 듯이 하얀색의 눈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명호오빠는 그런 하늘을 가만히 보 더니 들고있던 샴페인을 마시며 말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것도 축하할 일이네." "네에.." 그녀는 그녀를 향해 밝게 웃고있는 명호오빠를 보며 밝게 웃었다. '과연.. 이 상태로.. 좋은건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웃음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마 음은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 온세상이 새하얗다.. 라는 느낌은 무척이나 새로운 기분이다. 그는 현관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완벽히 하얀 세상에 잠시 눈을 떼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다. "얌마! 추워!" 그가 그렇게 문을 열어두고는 멍하니 서있자 그의 아버지는 어느새 신문을 둘둘 말아서는 그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아... 알았어요." 그는 아버지의 말에 문을 닫고는 옷을 하나둘 챙겨입었다. 눈은 밤사이 내 려서 최소한으로 본다고 해도 발목이 파묻힐 정도였다. 그가 옷을 챙겨입자 그의 아버지는 그를 보며 물었다. "뭐냐? 그녀하고 데이트냐?" "훗.. 아버지 처럼 홀아비는 아니거든요." 그는 그 말을 던지고는 홀아비 파워가 실려있는 거실용 슬리퍼에 한대를 맞 고는 웃으며 집밖으로 나왔다. 발목까지 눈에 파묻히는 것은 그다지 기분이 좋은 일이 아니었다. 그는 푹푹 빠지는 다리를 힘겹게 움직여서는 아영이의 집앞에 서서 초인종 을 눌렀다. '띵동'이라는 익숙한 소리가 울려퍼지자 안쪽에서 아영이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응.. 나.. 명호야." 그의 말이 끝나자 문이 열리며 안쪽에 웃으며 서있는 아영이가 보였다. 아 영이는 그의 얼굴을 보자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에헤.. 오빠. 왠일이에요?" "아아.. 데이트 하자구." "에에?" 그의 갑작스러운 말에 아영이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는 그런 아영이를 향해 다시한번 말했다. "크리스마스라구. 그러니.. 데이트 하자." 데이트의 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취약했지만 아영이는 그런 것은 그다 지 상관없는 듯 했다. "네에! 그럼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두꺼운 청바지와 붉 은색 스웨터 위에 갈색의 목도리를 한 아영이가 방안에서 나왔다. 그는 아 영이가 밖으로 나오자 손을 잡고는 천천히 시내쪽으로 걸어갔다. 길에 눈이 많이 쌓여서 불편한 것은 여전했다. "이야.. 이거 너무 푹푹 빠지잖아.." "헤헤..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는데요?" '아이들과 개들이.. 눈을 좋아하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유난히 눈을 좋아하는 아영이를 보고는 가볍게 웃었 다. 아영이는 눈이 밟히는 소리가 무척이나 듣기가 좋은 것인지 눈을 밟을 때마 다 입가에 미소를 띄우곤 했다. 그는 그렇게 웃고있는 아영이를 보자 문득 심술이 일어서는 바닥에서 눈을 뭉쳤다. 그리고... 아영이의 머리위에 그것 을 놓아버렸다. "앗 차거!" "하핫..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라니까." 그가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아영이는 주위에 있는 눈이 녹아버릴 정도로 타 오르며 그를 향해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오빠.. 그랬단 말이지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있는 눈을 뭉쳐서는 손에 들었다. 그는 일찌감치 10미터쯤을 도망가서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는 아영이를 쳐다 보며 말했다. "하핫! 내가 그런 눈 따위를 맞을 것 같냐?" "헤헤.. 글쎄요.." 아영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있던 눈을 그를 향해 던졌다. '훗.. 그런 거야.. 피해버리면 그만이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앉아있던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고는 앞으로 1미터쯤 폴짝 뛰어서 땅에 착지했다 순간... "퍽!" "아야야야.. 쓰읍.." 그가 앞으로 뛴 자리에 정확히 아영이가 던진 눈이 날아와서 그의 얼굴에 부딪혔다. 아영이는 그 모습에 어이가 없는 것인지 입을 뻐끔거리며 그를 바라보다가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바.. 바보다..." "어.. 어이.." 그가 얼얼한 얼굴을 쓰다듬으며 일어나자 아영이가 옆으로 다가와서는 천천 히 걸으며 말했다. "아아.. 아까워.. 돌이라도 집어 넣을걸.." "어.. 어이.." 그는 아영이가 그를 살해하려는 음모를 듣고는 아영이의 머리위에 남아있는 눈을 털어주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크리스마스라고 하지만 번화가로 나가 자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이 보였다. "역시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의 날이라니까." "그런가요?" 아영이는 그렇게 반문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여념이 없었다. 찬바람이 한 번 불어오자 온몸이 떨려올 정도로 날씨는 추웠다. 그는 아영이가 그에게 딱 달라붙자 행복한 비명을 속으로 지르며 앞쪽에 있는 붕어빵을 파는 곳으 로 걸어갔다. "저기 붕어빵 6개 부탁해요." "네에.." 잠시 후.. 붕어빵이 나오자 그와 아영이는 붕어빵을 하나씩 들고는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영아. 붕어빵은 꼬리부터 먹는거야." "아니에요. 역시 붕어빵은 머리부터 먹는거에요." "아아.. 아영아.. 넌 그렇게 붕어의 생명을 빨리 끊어버리고 싶냐?" "에헤.. 그런 오빠는 꼬리부터 먹으면서 붕어가 괴로워 하는 것을 즐기고 싶나요?" 그와 아영이가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있자 붕어빵을 팔던 아저씨가 추운 듯이 손을 비비고는 그와 아영이를 향해 말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안들어 있어요." 크리스마스라는 특이한 날에도 역시 찬바람은 강하게 불었다. 그와 아영이 는 멍한 눈으로 그 아저씨를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그와 아영이는 넓직한 공원에 도착해서는 벤치에 있는 눈을 치워버리고는 앉았다. 주위에 있는 나무들 덕분에 바람은 불어오지 않았다. "후우.. 날씨한번.. 되게 춥네." "헤에.. 손시려.." 그와 아영이는 그 벤치에 앉아서는 눈 내린 뒤의 파란 하늘을 가만히 쳐다 보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역시! 이렇게 추운 날은 집에있는 것이 최고야! 가자." "네에!" 그의 말에 아영이는 방긋이 웃으며 일어나서는 집쪽으로 걸어갔다. 파란 하 늘에 보란 듯이 태양이 떠 있었지만 너무도 낮은 기온때문에 눈은 녹지 않 았다. 그는 여전히 발목까지 빠지는 눈속을 헤치며 걸어갔다. "에에?" 그의 옆에서 걸어가던 아영이는 눈속에 있는 무엇인가에 발이 걸린 것인지 잠시 기우뚱 거리더니 앞으로 넘어지려고 했다. 순간.. 그는 재발리 아영이 의 가슴을 받쳐서는 넘어지지 않도록 잡았다. '이거.. 왠지 고전적인...'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영이의 얼굴을 가까운 거리에서 빤히 들여다 봤다. 역시 추운 날씨 때문인 것인지 아영이의 양 볼이 붉어져 있었다. 아영이가 입을 열어서 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그의 눈에 보였다. 그는 그런 아영이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있다가 천천히 아영이의 얼굴에 자 신의 얼굴을 가져갔다. 입술과 입술이 마주치려는 순간.. 아영이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리고는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아뇨. 이건.. 아니에요." 그가 놀란 표정으로 아영이를 바라보고 있자 아영이는 붉어진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가 잠시 머뭇거리고는 뒤로 돌아서는 집을 향해 뛰어갔다. 그는 한 참동안 아영이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다가 근처에 있던 벤치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의 입에서 나즈막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빌어먹을..." 정말.. 날씨는 빌어먹게 추웠다. 그녀는 낮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심하게 뛰었다. 그녀는 분명히 명호오빠를 좋아했다.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낮에 그때.. 명호오빠의 얼굴위에 실리스의 얼굴이 겹쳐 보인 것은... "이대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아.."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식당으로 걸어가서는 차가운 물을 한컵 들이켰 다. 식당에 걸어둔 달력을 쳐다봤다. 다음날인 12월 26일... 그녀가 이 세 계에 태어난지 정확히 17년 되는 날이었다. 그녀는 달력에 손을 대고는 한 참을 쳐다보다가 전화기로 눈을 돌렸다. "역시..." 그렇게 중얼거린 그녀는 전화기를 집어들고는 어머니의 폰번호를 하나하나 눌러갔다. 번호를 누르던 그녀는 마직막 번호를 누르지 않고는 수화기를 놓 아버렸다. "아아... 정말.."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거실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생각했다. '역시... 확인해 볼 수 밖에.. 없는건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한참을 더 서성거린 후 2층의 방으로 올라갔다. 익숙한 풍경속에 그녀는 버릇적으로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고는 방을 한번 쓰윽 돌아봤다. 방을 한번 돌아본 그녀는 베란다로 걸어나갔다. 그녀가 걸어나가자 그 곳에는 명호오빠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 다. "아영아.. 너... 말이야.." "저기.. 오빠.." "너 있잖아.. 내가 뭘로 보이는 거냐?" 그녀는 명호오빠가 그녀에게 평소 보이지 않던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 자 축 쳐지는 기분으로 명호오빠를 쳐다봤다. 명호오빠는 그런 그녀를 보더 니 입을 열었다. "난 말이야! 아직.. 여지껏 한번도 네 입으로 날 좋다고 하는 말 한마디 마 저도...." "좋아해요. 오빠." 그녀는 명호오빠의 말을 끊어버리고는 명호오빠를 정면으로 바라보고는 말 했다. 그녀의 말에 명호오빠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 녀는 그런 명호오빠를 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로 좋아해요. 그렇지만.. 이건 아니에요." "내가.. 뭘 잘못한거냐?" "아니요.. 아니요.. 이건.. 제 문제에요. 그러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명호오빠의 얼굴을 머리속에 새기듯이 빤히 쳐다봤 다. 그리고.. 몸을 돌려서는 방으로 들어왔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뭔가 를 챙기기 시작했다. 한참을 챙기던 그녀는 자신의 방에서 주위를 둘러봤 다. '11시.. 53분... 12초... 13초..' 그녀는 자신의 방에 놓여진 디지털 시계를 보고는 천장을 한번 쳐다봤다. 자신의 부모님이라는 사람들은.. 분명히 자정이 된다면.. 생일축하의 전화 를 걸 것이다. 만약.. 부모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면.. 그녀는 가지 못하게 될지도 몰랐다. "확인하고.. 말겠어."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결심을 굳힌 그녀는 눈을 감고는 무엇인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한참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중얼거리던 그녀 가 눈을 뜨자 방안의 공간이 살짝 갈라졌다. 그녀는 그 공간을 한참동안 쳐 다보다가 다시한번 방안을 둘러봤다. 그리고... 잠시 주춤거리던 걸음을 내 딛어서는 그 공간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사라지자.. 그 공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본래의 모습을 찾았다. 방안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공간을 연다는 것과 차원을 넘어간다는 것은 그 의미자체가 매우 틀렸다. 그녀의 힘으로 어떻게 두 차원을 연결시키는 것은 성공했지만 그 차원의 틈 새를 인간의 몸으로 넘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이제... 된건가?' 그녀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축 늘어지는 몸을 추스르고는 감았 던 눈을 천천히 떳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검은 색의 천장.. 그리고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수증기들... '에? 수증기?' 그녀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수증기라는 이상한 녀석이 눈에 보이자 약간은 멍한 느낌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아아.. 목욕탕이구나.'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몸을 뻗뻗하게 굳히고 있는 알몸의 남자들을 돌아보며 눈앞에 보이는 문으로 걸어갔다. 문을 닫고 나온 그녀는 목욕탕 안쪽이 너무 조용하자 자신 때문인가... 라는 생각에 역시 한마디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다시 문을 열었다. 그리고... "시원하시겠어요." 그녀는 그 말을 하고는 다시 문을 열고있는 그녀를 놀란 토끼눈을 하며 쳐 다보고있는 알몸의 남자들을 향해 방긋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고는 문을 닫았다. 안쪽은... 찬 바람이 부는 듯 했다. 그녀는 그런 목욕탕의 안쪽은 신경을 쓰지 않고는 계단을 걸어올라갔다. 보 통의 목욕탕이라는 것은 지하에 만들어 두는 것이 정석이었기에 그녀가 계 단을 올라가자 곧바로 1층의 주점겸 식당영업을 하는 곳이 보였다. 이곳 저 곳에 듬성 듬성 앉아있는 사람들을 한번 둘러본 그녀는 아무 테이블에나 가 서 털썩 주저앉았다. 피곤하다.. 피곤하지 않다면 거짓말인 것이다. "소.. 손님. 뭘 드시겠어요?" 정확히 17년만에 들어보는 말들... 그녀는 그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웃음 이 흘러나와서 주문을 받으러 온 여자아이에게 방긋이 웃어보이고는 말했 다. "맥주. 그리고.. 양고기 스테이크. 고기는 연하게." "네. 알겠습니다." 주문을 받은 여자아이는 카운터로 돌아가며 다시한번 그녀를 슬쩍 돌아봤 다. 그녀는 그 시선을 느끼고는 여기 저기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것을 깨닫는 다고 해봐야 시선에 익숙한 그녀로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는 테이블에 턱 을 괴고는 먼 하늘을 쳐다보며 좀더 현실적인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긴.. 도데체 어디인 거야? 거기다가... 도데체... 내가 죽은 뒤 시간이 얼마나 흐른 것이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여전히 멍한 시선을 식당 밖으로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세계던지 저세계던지 요세계던지... 미인이라는 조건을 갖춘 여자라면 어디서던지 남자라는 생물에게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그녀또한 그런 범주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은 듯... 2명의 남자가 그녀를 향해 지대 한 관심을 보이더니 스리슬쩍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아가씨. 혹시.. 혼자이십니까?" 그녀는 그 남자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들을 빤히 쳐다봤다. 그렇게 그녀가 정말로 한참동안 그들을 빤히 쳐다보자 그들은 얼 굴을 붉히며 뭔가 말을 하려했다. 그녀는 그 순간 입을 열어서 그들을 향해 방긋이 웃어보이고는 말했다. "혼자인데요?" 그녀의 대답을 들은 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었 고, 그녀가 올라왔을 때 부터 시선을 떼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멀리서 한숨 을 내쉬고 있었다. "그럼... 저희가 아가씨에게 저녁을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허 락해 주시겠습니까?" '말 돌린다고 수고하셨어요...'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들을 쳐다보며 솔직히 사실대로 말하기 시작했 다. "저녁은 이미 주문을 했는걸요." "... 그 그렇다면.." "네.. 그렇지만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앉으셔도 좋아요." 그녀의 말에 그 두사람은 죽었다가 살아나는 얼굴로 그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그런 두 사람의 하는 짓이 귀여워서는 양 손으로 턱을 괴고 는 눈을 감고 웃으며 물었다. "저기.. 지금이 토도인 력으로 몇년이지요?"(토도인 력 : 일년을 400일로 나눈 이실로스 대륙의 표준 달력. 이라고 할까요? 달력을 만든 사람의 이름 을 따서 토도인 력 이라고 부름니다만..) "음.. 올해로 1267년이군요."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얼굴을 굳혔다. 1267년은 그가 죽어버린 해 인 것이 다. '서.. 설마.. 과거로 와버린 것은..' 그녀는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자 약간은 다급한 어조로 다시 물 었다. "몇월이지요?" "음.. 어디보자.. 오늘이 11월.. 26일이군요." "휴.. 다행이다." "에? 뭐가요?" "아.. 아니요."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쳐다봤다. 3개 월이 흘렀다. 죽은지 3개월이 말이다. 만약... 먼 미래로 와버렸다면 완전 히 헛수고였을 것이다. 그리고 과거로 와버렸다면.. 그것 또한 나름대로 상 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아가씨.. 이름이?" "에.. 응.. 그러니까.." 그녀는 갑작스럽게 이름을 물어오자 약간은 당황해서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 다. 일리안이라는 이름은.. 절대로 말해서는 안되는 이름이며, 임아영.. 이 라는 이름은.. 역시 이곳 사람들은 발음하기 조차 힘들 것이다. "일리스.. 라고 해요." "오오.. 정말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그런가? 일리안과 실리스의 이름을 잘 버무린 건데?'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왠지 어감이 좋은 이름이 나오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그렇게 웃어버리자 그녀에게 말을 걸고있는 두 사람은 그녀 가 기분이 좋은 것이 자신들의 칭찬 때문인 것으로 착각을 하고는 함께 헤 벌쭉 웃기 시작했다. "여기 맥주와 양고기 스테이크 가져왔습니다." 그녀와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 어느새 그 주문을 받던 여자아이가 한손에는 맥주를 들고 나머지 한손에는 스테이크가 얹혀진 접시를 받치고는 용케 균형을 잡고는 그녀에게 가져왔다. "맛있게 드세요." "고마워요." 그녀는 그 종업원 여자아이에게 웃으며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는 스테이크를 식탁위에 올리고 맥주를 손에 들고는 지나가는 투로 물었다. "일리안 베르사이드가 죽었으니... 말이 많겠군요."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말에 그녀의 앞에 앉아있는 두 사람은 곧 서 로 그런 것들을 떠들기 시작했다. "그래요. 대륙 7대 검사와 7대 마법사의 수위를 동시에 차지하고 있던 그가 죽다니.. 그 덕분에 오드나스 왕국의 국력이 많이 약해진 것 또한 사실이지 요." "이봐. 그래도... 오드나스 왕국은 그래도 대륙 7대 검사중 2명인 에릭 딜 리폰트와 키리온 발리엔스가 있다는 말이야. 그리고 죽은 사람마저 살린다 고 말해지는 올리에 카리에스까지.. 휴우.. 역시 대륙 최강국이라는 것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구." "그런 것만으로 오드나스 왕국을 따지면 안되지. 오드나스 왕국하면 또 빠 질 수 없는 것이 키리온 발리엔스가 맡고있는 실버 레이크 기사단. 그걸 빼 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 그들의 돌파력이라는 것은.. 정말.. 4년 전 이었던가? 오드나스 왕국과 바르실미르 왕국의 전쟁때.. 겨우 5백명의 인원 으로 3천명의 군대의 중앙을 가르고 지나가던 장면을 생각하니.. 휴우.." 그녀는 눈앞의 남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스테이크를 다 먹고는 길 게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기지게를 쭉 켜니 몸이 축.. 늘어지는 것이 확실 히 몸에 무리가 많이 갔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이런 실례가.. 일리스양. 실례했군요. 이런 재미없는 이야기만 늘어 놓아서.." "아.. 아니요. 괜찮아요. 충분히 도움이 되는걸요. 계속하셔도 상관 없어 요." 그녀가 하품을 하자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남자들이 무안해 하는 것을 그녀 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하고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 던 중.. 그 두사람중 한사람이 그녀를 향해 물었다. "음.. 그런데 일리스양은.. 옷차림이 상당히 특이한데.. 어디서 오셨습니까 ?" 그녀는 그 말을 듣고서야 자신의 옷을 내려다 봤다. 청바지에.. 하얀색 남 방을 입고는 붉은색 조기를 껴입은 모습... 그녀는 주위를 한번 슬쩍 둘러 봤다. 역시.. 그녀의 옷차림이 눈에 띄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었다. '에헤.. 뭐라고 대답하나...'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한참 하다가 역시 거짓말은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콧등 을 긁으며 말했다. "남자 목욕탕이요." 그녀의 말이 떨어진 순간.. 눈앞의 두 남자는 불신에 가득찬 눈빛으로 그녀 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 며 방긋이 웃어보였다. "저.. 저기.. 그러니까.." "네? 말씀하세요?" "아.. 아닙니다. 저희는 이만..." 그녀는 그들이 갑자기 일어서서는 슬금슬금 도망을 가자 잘 가라는 의미로 손을 흔들어 주고는 맥주를 마셨다. 넘어오기 전이나.. 온 후나.. 맥주의 맛은 똑같았다. '그런데.. 이곳이 도데체 어디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맥주를 다 마시고는 카운터로 걸어갔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람이 그녀를 보고는 웃으며 물었다. "아가씨. 묵고 가실텐가?" "음.. 네. 그런데.. 여긴 어디이지요?" "허어.. 이런. 자신이 서있는 곳이 어디인 줄을 모른단 말인가? 음.. 그래.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치지. 이곳은 말이지.. 다이펜 왕국의 수도에서 이틀 거리쯤 떨어진 가이를 마을이네. 거참..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크 지만 말이야. 허허허..." 그녀는 그 아저씨의 사람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설명에 감사하다는 듯이 웃음을 짓고는 어느새 이공간에 쌓아두었던 금화중 하나를 꺼내서는 테이블 위에 올렸다. "방 하나요." "어.. 어... 이건.. 금화잖아! 이런.. 이런.. 거슬러 줄 돈이 부족하겠는걸 ?" "아니.. 거슬러 주실 필요는 없어요. 호의에 대한 감사이니까요." "허허.. 이거 갑자기 이런 횡재를 하다니.. 좋아. 난 장사꾼이니.. 준다는 돈은 마다하지 않지. 그렇지만.. 어디보자 이 열쇠를 가지고 3층의 오른쪽 가장 마지막 방으로 가게나. 우리 여관에서 가장 좋은 방이지." "헷.. 고마워요." 그녀는 열쇠를 받아들고는 여관의 주인이 말한 3층의 오른쪽 마지막 방으로 들어갔다. 실내 장식과 침대.. 그리고 여러가지가 충분히 고급스러워 보이 는 방이었다. 그녀는 침대로 다가가서는 그 위로 털썩 쓰러졌다. 메트리슥 삐그덕 거리는 묘한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침대는.. 저쪽 세계가 훨씬 더 좋은데.. 말이야.'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침대위에 있는 베게를 꽉 끌어안고는 잠을 청했 다. 잠시 후.. 색색 거리는 그녀의 숨소리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창으로 밝은 빛이 새어들어오며 바깥에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그녀의 귀로 들려왔다. 창밖에서 새어들어온 빛이 그녀의 얼굴에 비치자 그녀는 팔 로 자신의 눈을 가리고는 낮게 웅얼거리 듯이 말했다. "나 아침밥 안먹을래요." 텅 비어있는 방에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잠시 후.. 그녀는 가만히 쓰러져 자고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소리쳤다. "지각이닷!" 고등학생의 본능이라고나 할까? 그녀는 침대위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멍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는 그제서야 자신의 방이 아닌 다른 곳임을 알아채 고는 콧등을 손가락으로 긁으며 침대위에 주저앉았다. '아아.. 넘어온 것이었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다지 얌전하지 못한 잠버릇 덕택에 헝클어진 머 리를 한번 쓸어넘기고는 언제나 들고다니는 머리끈으로 묶었다. 어제는 무 척이나 피곤했기에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너무도 또렷한 정신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목조건물.. 저쪽의 세계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건물이다. 거기에 그 흔한 텔레비젼 조차 없으며 창문은 밀고 닫을 수 있는 판자로 만들어 져 있다. 유리라는 것이 너무도 고가이기에 이런 집의 창문마저 유리로 만드는 사치 는 부자들만이 누리는 것이다. "꼬르륵..." 그녀는 그녀의 몸이 너무도 정직한 생리현상을 일으키자 피식 웃어버리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의 식당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 것인지 무척이나 한산했다. "오오..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이 있다니.. 그래. 뭘 좀 드시려우?" "에에.. 뭐가 되나요?" "뭐든지." 그녀는 그녀를 향해 밝게 웃고있는 그 여관 주인의 얼굴을 보며 어제 저녁 먹었던 고기덕분에 속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느끼고는 여관 주인에게 말했 다. "여기 cooked rice. 그러니까.. 쌀밥이 되나요?" "오오. 아가씨.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는 건가? 전 대륙에서 유일하게 벼 라는 식물이 재배되는 다이펜 왕국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귀한 음식을 알고 있다니.. 훗.. 아가씨.. 어느 귀족가에서 몰래 여행이라도 나오신 것 인가?" "에헤.. 설마요. 그럼.. 그것으로 해주세요. 음.. 한 30분은 걸리겠지요?" "오오.. 그것을 요리해 보기까지 했나보군. 음.. 그래. 30분만 저기서 기다 리게." 그녀는 여관 주인의 말을 듣고는 한쪽 테이블로 걸어가서는 그 자리에 앉았 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을 천천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적지는 일단 오드나스 왕국의 수도였다. 지금 현재 그녀가 있는 곳에서 오드나스 왕국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코르카도스 왕국으로 건너간 다음 중앙 산맥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국가인 파르빌을 거친 후 오드나스 왕 국으로 넘어가야 한다. '공간이동.. 이라도 해볼까?'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가 곧 지워버렸다. 공간이동이라는 것은 그녀 로서도 장난이 아닌 것이었다. 일단 눈에 보이는 곳이라면 가볍게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무척이나 지치는 법이다. 공간 이동을 하는 것이 어쩌면 여정을 잡고 천천히 걸어서 오드나스 왕국에 가는 것 보다 더 오래 걸릴 지도 몰랐다. '역시... 오랫만에 왔으니 천천히 걸어가며 옛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괜찮 을지도..'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창밖을 바라보며 웃음지었다. 그때.. 여관의 주 인은 그녀의 앞에 하얗게 지어진 밥을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그때서야 그녀는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잊어버렸음을 깨달았다. '김치.. 라는 것이 이곳에 있을리가 없지.. 아마..'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며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여관 주인은 약간 당황한 어조로 그녀에게 물었다. "아니..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요?" "아.. 아니요. 그런 것이 아니라.. 저기.. 야채스프라도 한그릇 가져다 주 시겠어요?" "오오. 그래. 이건 뭔가 하나만 먹기는 좀 그렇지요? 잠시만 기다리시구려" 여관주인은 그렇게 말하고 잠시 후.. 여러가지 먹을 것들을 꺼내서 그녀에 게 건내주었다. 그녀는 그것들을 먹으면서도 김치라는 대한민국 전통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녀가 식사를 끝냈을 무렵에는 여관 1층의 식당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 람이 많았다. 그녀로서는 식사하는 시간이 무척이나 길었던 것이다. 그녀는 간단한 필요한 것들을 사려는 마음에 밖으로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왕! 아빠~~ 나랑 놀아준다고 했잖아요. 우왕~" "어이구.. 이런. 미안. 미안. 그래도 너도 보이는 것처럼 손님이 너무 많지 않니. 나중에 손님이 조금 줄어들면 놀자꾸나." "우왕! 싫어요!!" 여관주인 아저씨는 놀아주지 않는다고 응석을 부리는 아들에게 잡혀서는 진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여관주인 아저씨를 보자 그녀의 아버지가 문득 생각이 나서는 웃음을 흘리고는 주인아저씨의 아들에게 다가가서 말했 다. "저기. 꼬마야. 누나한테 마을 구경좀 시켜줄래?" 그녀가 갑자기 다가가서 말을 걸자 그 꼬마는 울음을 그치고는 그녀의 다리 에 매달렸다. 역시.. 그녀의 외모라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이다. 여관 주인 아저씨는 그런 그녀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한번 꾸벅 숙여보였 다. "누나. 누나. 이름이 뭐야?" "음.. 내 이름은 일리스라고 해. 꼬마야. 넌 이름이 뭐야?" "이잇! 난 꼬마 아닌걸. 난 에다인이라고 해." "그래. 에다인. 누나한테 마을 구경좀 시켜줄래?" "응." 에다인이 대답하자 그녀는 에다인의 손을 잡고는 마을 밖으로 걸어나갔다. 여관 주인이 설명한 것처럼 마을은 그냥 마을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척이나 컸다. 저 멀리 아련하게 커다란 성마저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녀는 일단 에다인에게 물어서는 간단한 무기를 사기위해 무기점으로 갔 다. 에다인은 무기점으로 들어가자 무기점을 보고있던 아주머니에게 뛰어가 서는 재롱을 부리기 시작했다. '귀여운.. 아이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무기점 안에 진열되어있는 무기중에 마음에 드는 무기를 하나 골라들었다. 평범한 롱소드.. 그녀는 그것을 들자 머리속에 에 릭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그래.. 왜 였던지.. 꼭 물어봐주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들었던 롱소드와 벽에 걸려있던 대거를 하나 꺼내 서는 계산대위에 올리고는 말했다. "이건.. 얼마에요?" "음.. 어디보자.. 이건.." "아줌마!! 일리스 누나한테는 싸게 팔아야되요!" 갑자기 옆에있던 에다인이 소리치자 무기가게의 주인 아주머니는 웃으며 에 다인을 보고는 물었다. "에다인. 왜 그래야 되지?" "일리스 누나는 예쁘잖아요!" 순간... 아주머니의 얼굴에 핏줄이 빠득 하고는 솟아나왔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렇다는.. 구려." "네엣! 감사합니다."(뭐가?) 그녀는 에다인 덕택에 롱소드와 대거를 싸게 사서는 잡화점으로 향했다. 잡 화점으로 들어가자 덩치가 커다란 한 남자가 카운터에 앉아서는 그녀와 에 다인을 향해 소리쳤다. "오오! 에다인. 오늘도 팔팔하구나. 하하핫!" "헤헤. 아저씨는 오늘도 욕구불만이지요?" "크아악! 그런 이상한 말은 배워봐야 좋지 않다니까!!" 그녀는 에다인과 그 남자의 말을 듣고는 미소를 짓고는 작은 가죽가방과 롱 소드를 걸 수 있는 허리띠를 구입했다. 물론... 에다인의 한마디가 주요했 던 것은 물론이다. "일리스 누나는 혼자 여행하고 있어요!" 그 한마디에서 은유적인 무엇인가를 추측해버린 잡화점의 주인은 그녀에게 과도한 친절을 보이며 물건을 싸게 주었다. 여유있게 쇼핑을 끝낸 그녀는 에다인의 손을 잡고는 마을 곳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우와아! 누나. 고마워. 나 예전부터 이게 꼭 가지고 싶었어." "음.. 그래?" 에다인은 그녀가 사준 가죽공을 손에 들고는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었다. 그 녀는 에다인이 기뻐하자 그 웃음에 자신도 기뻐져서는 방긋이 웃으며 길을 걸었다. 그녀와 에다인이 커다란 대로에 다다랐을 때에 마을의 입구에서 말 을 타고있는 몇몇의 사람들과 한대의 마차가 마을로 들어왔다. 그녀와 에다인은 다른 사람들처럼 길가로 비켜서서는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 다렸다. 그러나 그때.. 그녀가 에다인에게 사준 공이 길 가운데로 굴러갔 다. 그 공을 놓친 에다인은 앞뒤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는 그 공을 주으러 길 가운데로 뛰어갔다. "이히히힝!" 커다란 말의 울음소리와 함께 에다인의 바로 옆에서 길 중앙을 달려오던 말 들이 멈추어섰다. 물론.. 그 뒤를 따라오던 마차도 멈추어 선 것은 마찬가 지였다. "이.. 이 빌어먹을 새끼가!" 그녀는 설마.. 라고 했던 상황이 현실로 이루어질까.. 라는 생각에 잠시 망 설였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설마.. 라고 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 말을 타고있던 기사로 보이는 작자는 자신의 허리에 걸려있던 검을 뽑아 서는 에다인의 어깨를 찔러버렸던 것이다. "꺄아아악!" 누군가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 기사는 검을 뽑아내고 는 말에서 내려서는 에다인을 그녀쪽으로 차버리고는 말했다. "저 마차에 타고 계신 분이 누구인데 감히 앞길을 막아?!" 그녀는 그런 말은 듣지를 않고는 에다인에게로 뛰어가서는 어느새 이공간에 서 힐링포션을 꺼내서는 에다인의 상처에 뿌리고 있었다. '뼈를 다쳤다. 이런..' 어린아이의 약한 뼈는 어른에 비해 훨씬 다치기 쉽다. 그리고... 다치게 된 다면 평생을 불편한 몸으로 지내야 한다. 그녀는 문득 입에서 욕지기가 올 라오는 것을 꾹 눌러참고는 힐링 포션을 모두 뿌린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의 앞에는 어느새 에다인을 찌른 그 기사가 다가와 있었다. "호오.. 이런 촌구석에 너같이 반반한 여자가 남아있단 말이지.." 그 기사의 손이 그녀의 뺨에 살짝 닿았다. 그순간.. 그녀의 입이 살짝 열리 며 조용한 말이 튀어나왔다. "....워." "뭐라구?" "치우라고 했다! 이 썩을 자식아!" 그녀는 그렇게 소리침과 동시에 그 기사의 얼굴을 자신의 주먹으로 후려쳤 다. '퍼억!'이라는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그녀는 어느새 그 기사의 왼 쪽 옆구리를 오른쪽 다리로 차고 있었다. "컥!"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그 기사는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는 그 쓰러진 기사의 앞에 다가가서는 입을 열었다. "사람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거지? 너와 똑같은 인간이다. 아니. 너보다는 훨씬 값어치있는 인간이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뒤쪽에서 검을 뽑아서 달려오는 나머지 한 기사를 오른쪽 발로 걷어찼다. 그리고 그 기사가 비틀거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오른쪽 발을 왼쪽발의 왼쪽에 놓고 강하게 회전하며 오른손 등으로 그 기사의 턱을 때렸다. "빠각!" 뼈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며 그 기사는 천천히 허물어졌다. 그녀는 싸늘한 눈빛을 흘리고는 쓰러져있는 에다인을 안아들고는 아직도 구경을 하고있는 사람중 하나에게 물었다.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신전이 어디에 있지요?" "마.. 마을 뒷산에.." 그녀가 말을 물은 사람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약간 떨리는 음 성으로 말했다. 그녀는 그런 것은 신경을 쓰지 않고는 에다인을 안고는 그 사람이 말한 곳으로 뛰어갔다. 그녀가 얼마정도 빠른 속도로 뛰어가자 하얀색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눈에 띄었다. 그녀는 그 건물안으로 뛰어들어가서는 지나가는 사제를 붙잡고는 말했다. "이 아이를 완벽히. 그리고 완전히 치유해주세요." "자매님. 그것은.." 에다인의 상처는 고위 사제정도 되어야 완벽히 치유할 수 있는 상처였다. 그녀가 붙잡은 사제는 그다지 신성력이 높은 사제가 아닌 듯 약간 난감함을 보이며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그녀가 무척이나 소란 스러웠던 것인지 신전의 안쪽에서 꽤나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제 한사람이 걸어나왔다. 그녀는 에다인을 안고는 그 사제에게 다 가가서 말했다. "이 아이를.. 치유해 주세요. 완벽하게 말이에요." "어디보세... 음... 이건.. 신앙이 무척이나 필요하겠군." 그 사제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몸을 아래위로 훑어봤다. 그녀는 무슨 말인지를 몰라서는 멍하니 그 사제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 늙은 사제는 다 시한번 똑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신앙심이 많이 필요한 것이란 말이네." "그게.. 무슨?" 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렇게 물어보자 그 사제는 더이상 볼것도 없 다는 듯이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고는 말했다. "이봐. 이런 가난뱅이들은 쫓아버려." "저.. 저기 그렇지만.. 대사제님.." "누가 내 말에 토를 달라고 했나?" 그녀는 그 늙은 사제의 말을 듣는 순간... 이빨을 한번 갈았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이전에 드워프들에게 받았던 세공된 보석을 하나 꺼내서는 다시 그 사제를 불렀다. "저기.. 요." 이빨이 갈리는 것을 꾹 참은 그녀가 그 사제를 부르자 그 사제는 마지 못해 돌아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봤다. 그녀는 속으로 참을 인자를 수십번을 휘갈기고는 그 사제의 손에 그 보석을 쥐어줬다. "이정도.. 밖에... 안되지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성질을 죽이지 못한 그녀의 말이 띄엄띄엄 새어나왔지 만 그 사제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그 보석이 더 중요하다는 듯이 그것을 몇 번씩 빛에 비추어보더니 얼굴빛을 바꾸어보이고는 말했다. "오오. 자매님. 물론 고쳐드리지요. 이 아이의 상처 말입니까?" "네에.." 그녀는 다시한번 욕지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는 그 사제를 보 며 말했다. "이 아이를 완벽히 고쳐줄 것을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이름앞에 당신의 존재를 걸고 맹세해주세요." 그녀의 말에 그 신관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마지못해 말을 하 는 것처럼 씹어뱉 듯이 말했다. "맹세하오." "그럼.. 부탁하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에다인을 그 신관의 품에 안겨주고는 뒤돌아서서는 신전을 걸어나왔다. '과연.. 얼마나.. 얼마나 이런 식으로 받아먹었길래..' 들어올 때에는 너무도 급한 마음에 잘 몰랐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둘러보니 신전의 규모라는 것이 엄청났다. 신전의 끝에서 끝까지를 보는데 가물가물 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그녀는 이빨이 갈리는 것을 참고는 신전의 밖으로 걸어나갔다. 더 있었다가 는 신전을 부수고 싶은 생각이 들 것만 같았다. "저 여자입니다." "그래? 이봐! 너!" 그녀가 신전 밖으로 나가자 20명 가까이 되는 병사와 기사들이 그녀를 맞이 하고 있었다. 그녀는 무슨 영문인지를 몰라서 멍하니 서있다가 그 말에 대 답했다. "네?" "폭행죄. 그리고.. 평민으로써 귀족을 구타한 죄로 체포한다." 순간.. 그녀의 속에서 무엇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시죠." 그녀는 그 말을 던지고는 조금전에 구입한 롱 소드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 다시한번 입가에 웃음을 짙게하고는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자랑하는 그 힘이 내 힘을 능가한다면..." 눈앞의 병사가 그녀를 향해 검을 내리쳐 왔다. 천천히 슬로우 비디오 같은 움직임... 그녀는 자신의 왼쪽 허리에 걸려있는 검집에서 조금전 구입한 롱 소드를 꺼냈다. 그리고.. 그 꺼내는 동작을 연결해서 그녀를 향해 내려쳐지 는 검을 쳐냈다. "채앵!" 검과 검이 마주치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그녀를 향해 검을 내리치던 병 사의 검이 위로 튕겨올라갔다. 그 병사는 그녀의 여자답지 않은 힘에 놀란 것인지 눈을 크게 뜨고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봐줄 생 각이 없었던 것인지 빠른 속도로 그 병사의 품에 파고들어서는 그 속도를 늦추지 않고는 팔꿈치로 그 병사의 명치를 쳤다. '허억'이라는 헛숨을 내쉬 는 소리와 함께 그 병사가 무너져 내렸다. "우와앗! 받아랏!" 그녀의 뒤쪽에서 우렁찬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전투 도중에 저런 기합소리를 내다니.. 이게.. 무슨 결투야?'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날렸다. 그녀가 몸을 날린 곳에는 한 기사가 이미 그녀를 향해 뽑아든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 녀는 공중에 뜬 상태에서 그 기사가 휘둘러 오는 검을 자신의 검을 들어서 막았다. 그리고 그 기사가 휘두른 힘을 이용해 공중에서 한바퀴를 돌아 땅 바닥에 내려선 후 그 기사의 내밀어진 팔을 잡고는 그 기사의 옆구리를 올 려찼다. 발끝에 '뚜둑'이라는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끄아악!" 그녀의 귀를 가득 메우는 비명소리.. 그러나 그녀는 그런 것에는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다시 그녀를 향해 3명의 병사들이 검을 쥐고는 달려오자 그녀 는 몸을 왼쪽으로 한번 날렸다가 재빨리 뒤로 튕기듯이 물러났다. 그녀와 거리가 벌어지자 그녀를 향해 달려오던 그 3명의 병사들은 더욱 흥분하여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순간.. 그녀는 오히려 그 3명의 병사를 향해 뛰어들 어 그 3명 모두를 때려눕혔다. 그녀가 병사들을 때려눕히는 것을 본 성의 관리로 보이는 사람이 그녀를 가 리키며 소리쳤다. "저.. 저여자는 뭐야?!" "실력이 상당하군요. 더이상 병사들을 보내봐야... 유급 휴가를 받는 자만 늘어나겠군요." "자.. 자네가 어떻게 해보게나. 그래도 자네는 저들을 거느리는 대장이 아 닌가." "흠.. 뭐.. 당신처럼 뒤에서 명령만 하는 사람의 명령을 그대로 들어주는 것은 내 성격에 맞지 않지만.." 그녀를 부른 관리와 이야기를 하던 그 기사는 그 때에도 병사들을 때려눕히 고있던 그녀에게 장갑을 벗어서 던졌다. 그녀는 때마침 날아오는 장갑을 손 에 받아들고는 그 기사를 향해 말했다. "이거 저 주는 건가요? 아아.. 손은 별로 안아픈데... 검은 검을 막는데만 쓰고 있거든요." 잠시.. 찬바람이 그 기사의 앞을 쓸고 지나갔다. 가을도 아닌데 낙엽이 날 리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그 기사는 정색을 하며 소리쳤다. "... 넌. 기사가 아닌가? 결투신청이라는 거다!!" "그래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뭐냐?" "어차피 당신밖에 서있는 사람이 없는걸요." 그녀의 말에 그제서야 그 기사는 자신이 데려온 자신의 부하들이 모두 땅바 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팔이 부러진 녀석부터 어깨가 빠진 녀 석.. 그리고 눈을 하얗게 뒤집고 기절한 녀석까지... 그러나.. "한명도.. 죽은 녀석은 없군." "생명이라는 것은 소중한 것이니까요." 금방 그렇게 병사들을 때려눕히던 사람이 아닌 듯... 그녀는 밝은 웃음을 짓고는 그 기사를 향해 검을 들었다. 그리고 거친 숨을 한번도 내쉬지 않고 는 말했다. "결투를 신청하셨다면.. 받아드리는 것이 예의이지요." "크큭.. 그 실력.. 몸이 떨려오는군." 그 기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바스타드 소드를 뽑아들었다. 공격과 수 비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지녔다고 말해지는 검의 형태를 가진 바스타 드 소드.. 그 기사는 양손으로 자신의 검을 꽉 잡고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통 여자라는 기준이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그럼.. 갑니다." 그녀의 입이 열리며 나즈막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 순간.. 그녀의 몸은 어느새 그 기사의 지척에 도달해 있었다. "헉!!" 그녀의 너무도 빠른 움직임에 그 기사는 자신도 모르게 바람이 빠지는 소리 를 내고는 생각할 것도 없이 자신의 검을 들어 그녀의 검을 막았다. '채앵' 이라는 검과 검이 마주치는 소리가 들리자 그 기사는 자신의 손이 져려오는 것을 느꼈다. "비.. 빌어먹을!!"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쨮어낸 그 기사의 몸으로 다시 한번 그녀는 검을 휘 둘렀다. 다시한번 그녀와 검을 부딪힌 그 기사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 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너.. 정말 여자냐?!" "아니면.. 뭐라고 생각하나요?" "여장이 취미인 녀석이라거나.." 그 기사의 말에 그녀는 왠지 모르게 심각한 표정으로 잠시 고민을 하기 시 작했다. 그리고... 방긋이 웃고는 말했다. "아마도 아닌 것 같아요." "그렇군." 그 기사는 자신이 질문을 던져놓고는 너무도 간단히 그녀의 말에 긍정해 버 렸다. 그러나.. 그녀로서는 그것은 그다지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는 듯이 다시 그 기사를 향해 몸을 날리려 했다. 그러나.. 그 기사는 자신이 그녀의 검을 막아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오히려 그녀를 향해 공격해 왔다. "채앵!"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고 그녀의 몸이 공중에 약간 떠서는 그 기 사의 검에 밀렸다. 몸무게라는 것은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사항인 것이다. 그녀의 몸이 약간 떠서 땅에 닿는 순간.. 그 기사의 검은 어느새 다시 들어 올려 져서는 그녀의 머리를 향해 내려쳐 지고 있었다. "이겼.." 그 기사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 순간.. 그녀의 발이 땅에 닿았고, 그 순간.. 그녀의 몸이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후.. 그녀의 몸이 그 기사의 지척에 다가와 있었다. "뭐.." "퍼억!" 그 기사는 말을 다 이어가지 못하고는 그녀의 주먹에 명치를 맞았다. 그러 나.. 입고있는 체인메일 덕분인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 기사의 맷집이 원 래 강한 것인지 그 기사는 쓰러지지 않았다. 덕분에.. 그녀의 다리에 한번 더 차이고 말았다. "컥!"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그 기사의 몸이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녀는 뒤쪽의 마나가 약간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는 옆으로 몸을 재빨리 날렸 다. 그녀가 몸을 날리자 그녀가 서있던 자리에 둥근 불꽃이 날아와 땅과 부 딪혀서는 폭발음을 내고는 터졌다. "WEB!!(거미줄이유.. 마법의 한종류. 걸리면 끈적거리는 거미줄로 움직이는 데에 애로사항이 꽃핌.)" 나즈막한 시동어와 함께 그녀의 몸에 끈적거리는 거미줄이 달라붙었다. 그 녀가 그 거미줄을 덮어쓰자 뒤쪽에 어느샌가 나타나있는 마법사가 상큼한 비웃음을 띄고 있었다. 그녀는 거미줄에 씌인 상태에서 자신과 결투라는 것을 하고있던, 그리고 지 금은 힘들게 몸을 일으키고 있는 그 기사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다. "결투라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결투라는 것은 모든 돌발상황까지 감안하는 것이지." 그녀는 그 기사의 그 말을 듣자 입가에 웃음을 띄우고는 나즈막한 무엇인가 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손을 앞으로 내뻗자 그녀의 손에서 불길이 일어 나기 시작했다. "이.. 인페르노!!"(디아블로 해본 사람은 무슨 마법인지 다 아실거라 믿습 니다. 아싸! 국민게임 디아블로!!) 그녀의 손에서 일어난 불길은 그녀의 몸을 덮고있던 그 거미줄을 모두 녹여 버렸다. 그녀는 그 거미줄을 녹임과 동시에 인페르노로 일어난 불길을 없애 고는 다른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몬스터 써밍!(Monster Summoning)"(무슨 마법인지는 영어해석하세요.) 그녀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녀의 앞에 하얀 연기가 일어나며 무엇인가 한 생명체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크하핫! 몬스터 써밍이라니! 너같은 초보 마법사의 같은 경우는 기껏해야 고블린 정도의 몬스터만..." 그 마법사는 그녀가 쓴 마법을 향해 그런 소리를 내질렀다. 물론.. 검과 마 법을 동시에 배운 다는 것.. 그리고 그녀의 나이를 생각해 본다면 그녀의 마법적 능력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그녀는 예외이지만 말이다. "크워어어어!" 그녀의 앞에 하얀 연기와 함께 나타난 몬스터는... 몸길이가 거의 1.3세션 (2미터 60센티에요.)에 육박하는... 오거였다. 거대한 나무방망이를 들고있 는 오거는 나타나서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별 말을 하지 않고는 검을 들어서는 언제 나타난 것인지 모르는 마법사를 가리켰다. 그녀가 그 마법사를 가리키자 그 오거는 쿵쿵거리는 걸음을 옮겨서는 그 마법사를 향 해 걸어갔다. "마... 말도 안돼!!" "당연하죠. 오거인걸요. 오거가 말이 되는 것을 봤나요?" 그녀는 그 마법사에게 그런 말을 던져주고는 결투를 하던 그 기사를 돌아봤 다. 그 기사는 완전한 경악으로 페닉상태에 빠져서는 넋이 나가있었다. 그 녀는 그 기사에게 간단히 말했다. "결투를 끝내보도록 하지요. 적당히 할 필요는 없다는 말로 알아들었으니." 그 기사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그녀에게 맞은 가슴을 쓰다듬고는 검을 고쳐 잡았다. 그녀는 그 기사가 검을 고쳐잡자 조금전과는 다르게 약간 리듬을 타는 듯이 그 자리에서 낮게 톡톡 튀며 말했다. "최선을 다해서 상대해 드리지요." 그녀는 그 말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기사는 그녀가 움직이자 순 식간에 그녀가 몇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다가옴과 동 시에 그 기사의 눈에는 오로지 그녀의 검으로 하늘이 꽉 차있는 것으로 보 였다. "이 결투는 제가 이긴 것으로 하지요." 그 기사가 굳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자 그녀는 그 기사의 목에 검을 들이 대고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그 기사는 힘이 빠진 듯이 들고있던 검 을 땅에 떨어뜨리고는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녀는 그 기사가 싸울 의욕을 잃어버리자 검을 거두어서는 뒤로 돌아섰다. 뒤쪽에서 그 기사가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난 널 죽이려고 했다! 날 죽이지 않을 건가?" 그녀는 그 기사의 말이 자신의 귀에 들려오자 돌렸던 몸을 다시 돌려서는 그 기사를 향해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 웃은 표정 그대로 그 기사를 향해 말했다. "말했지요?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고. 진정한 강함이라는 것은 누군가를 죽 이는 힘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는 힘이라고 생각하는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몸을 돌렸다. 자신을 체포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그 관리는 어느새 도망을 간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우와아악! 사.. 살려줘!" "크워어어어!" "쿵! 쿵! 쿵!" 오거와 사람의 술래잡기.. 라는 것이다. 보통 마법사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체력이 무척이나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것도 생명의 위협 앞에서는 무시되는 일반론 인것 같았다. 그 마법사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을 모두 써버린 것인지 도망가기에 급급했다. "사라져." 그녀가 간단히 말하자 오거는 나타날 때처럼 연기에 휩싸여서는 사라졌다. 그 마법사는 오거가 사라지자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아서는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마법사에게서 등을 돌리고는 마을을 향해 걸어내려 갔 다.마을로 방향을 잡은 그녀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걸이로 걸어내려갔 다. 신전으로 올라올 때에는 너무도 급한 마음에 몰랐던 사실이지만 산이 꽤 높은데다 경치도 무척이나 좋았다. '가족 나들이를 나온다면 딱인데.. 말이야..'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저기 있는 나무아래에 돋자리를 깔고는 그위에 앉 아서는 시원한 맥주(어이.. 넌 미성년자야.. 호적상.. 이지만)를 한잔 들이 키는 생각을 하고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에 내려오자 사람들은 꽤나 바쁜 모양인지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일단 마음에 걸리는 무엇인가가 있었기 때문에 묵고있는 여 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여자가.." "그러니까.." "죽으려고 작정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녀를 가리키며 뭔가를 수군거렸다. 아무리 들어봐도.. 그말은 그녀에게 그다지 듣기 좋은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말 은 그냥 무시하고는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의 앞에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 이 몰려있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모여있는 사람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사람 들이 모인 안쪽에는 그녀가 묵고있는 여관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부서 진 의자와 테이블들이 여관 1층의 식당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무.. 무슨..' 약간은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는 놀라서는 여관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 가 여관 안으로 들어가자 한쪽의 벽에 등을 기대고는 앉아있던 여관의 주인 이 그녀를 보고는 갑자기 일어서서는 다가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에다인은.. 우리 에다인은 어떻게 됐습니까?" "저.. 저기.." "검에 찔렸다는 말을 들었단 말입니다!!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녀는 문득.. 자신의 어깨를 잡고는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 여관의 주인을 보며 자신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자신의 아버지는 만약.. 자신이 다쳤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며 아버지가 할 행동이 떠오르 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에다인은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신전에 맡기고 왔답니다." "아아.. 그런 것은.. 그 신관들이 에다인의 상처를 치료해 줄 리가 없단 말 입니다!" 그녀는 여관안을 한번 둘러봤다. 모두 부러져버린 탁자와 의자들.. 가지런 히 걸려있던 벽의 장식들은 모두 떨어지거나 한쪽만이 벽에 걸린채 그녀의 시선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런데도.. 여관의 주인은 끝까지 에다인의 상 처만을 묻고있었다. 역시... '아버지.. 라는 것인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여관 주인을 향해 말했다. "그 신관들에게 비올리스트의 이름을 건 맹세를 받아내었으니.. 안심하셔도 되요." "아아..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여관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몇번이나 감사의 인 사를 건내었다. 그녀는 그런 여관 주인에게서 한발짝 물러서서는 물었다. "그런데.. 여관은 어떻게 된.." "하핫! 이런 것 쯤이야. 하루면 고칠 수 있지요." "그러니까.. 왜.. 이렇게 된.." "하하.. 그게 당신이 누구냐고 물어보는 관리가 병사들을 데려와서는 말입 니다.." 여관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다시 한번 그녀의 손이 꽉 쥐어지고는 속에서 무엇인가가 끓어올랐다. '빌어먹을..' 이라는 욕설이 입까지 몰려나왔지만 그녀는 그 말을 입밖에 내지 않고는 다 시 속으로 되삼키고는 여관 주인을 향해 말했다. "따지고 본다면 제 탓이로군요." "허허.. 그건.. 따지고 본다면 에다인 녀석의 탓이지요. 내 이녀석이 나아 서 오기만 하면 그냥.. 몇일간 외출 금지를.. 아니.. 몇달간 용돈을.." 그렇게 말하는 여관 주인의 눈에는 촉촉한 물기가 묻어있었다. 정말로 무척 이나 걱정을 하고있었다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여관 주인의 모습을 보고는 어느새 카운터의 테이블 위에 조그만 보석을 하나 올 려두고는 말했다. "어쨋든.. 제 책임이니.. 이것이면 수리비는 충분할 거에요." "하하.. 그렇지만.. 아마 여기서 다시 여관업을 하는 것은 힘들 겁니다. 관 리들에게 밉보였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 그런 것은 받을 수 없어요." "아니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제 마음이 편치가 않아서 그렇지요. 그리 고.. 관리 건은.. 그건.. 제가 처리하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려서는 여관의 밖으로 걸어나갔다. 정말로 오랫만에 무엇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실컷 두드려 패 주고싶은 기분이 들 어버렸다. 그녀는 손목을 한번 꺽어서는 관절을 풀고는 그 손목을 아래위로 흔들며 천 천히 저 멀리 아련히 보이는 성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스쳐지나가 는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향해 뭔가를 수군거렸지만.. 그녀의 귀에는 이미 그런 것은 들리지 않았다. "저 여자 때문에 에다인이 다쳤대요.." "저런 몹쓸 년이.." 사람들은 그녀를 가리켜 별별 말을 다 하고 있었다. 역시 소문이라는 것은 어떻게 되던지 흘러들어온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쪽으로 나는 법이다. 그녀는 그다지 빠르게 걷지 않았지만 어느새 영주의 성으로 보이는 곳 앞에 도달해 있었다. 그녀가 성의 정문으로 걸어가자 그 앞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누구요? 선약이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소." "영주민이 영주의 성에 들어가는데에.. 선약이 필요한가요?" 그녀의 말에 그 경비병들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녀는 그들 이 막아선 것을 무시하고는 성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잠시 멍하니 있던 경 비병들은 들고있던 창으로 그녀를 막아서며 말했다. "역시 들어갈 수 없소!" "전 들어가야 겠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느새 그녀를 향해 내밀어진 두개의 창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힘껏 잡아당기자 그 창을 잡고있던 두 사람은 그녀쪽으로 넘어져 버렸다. 그녀는 쓰러진 두사람은 쳐다보지도 않고는 성 안으로 걸음 을 옮겼다. "이.. 이여자가!" 쓰러진 두 경비병은 어느새 다시 몸을 일으키고는 창을 꼬나잡고는 그녀를 찔러왔다. 그녀는 뒤쪽에서 그녀를 향해 창을 찔러오자 위로 높게 점프를 했다. 그리고.. 그녀의 발로 두개의 창을 밟고는 그 위에 섰다. 어느새 뽑 아든 그녀의 검은 경비병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다음에는.. 멈추지 않아요." "..." 그 두경비병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뒤쪽 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란이냐!!" "겨... 경비 대장님.." 뒤쪽에 들린 목소리에 그녀는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봤다. 거의 1세션에 육박할 정도의 키에 오거조차 무색할 정도의 덩치를 가진 남자가 성의 정원 한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호오.. 이렇게 아름다운 침입자라는 말이지.. 이거 영주님이 좋아하시겠는 걸." 그녀는 그 말을 듣고는 밟고있는 창대에 힘을 꽉 주었다. '뚜둑'하는 소리 가 들리며 창대가 부러졌다. 약간은 놀란듯한 경비병들을 그대로 두고는 그 경비대장이라는 사내에게로 걸어갔다. 그녀가 자신을 보고도 주눅이 드는 기색이 없자 그 경비대장은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그래. 계집애 주제에 배짱은 두둑한 모양이군. 그럼 어디 실력또한 있는지 볼까? 그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장식품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 "꼭.. 그래야 하나요?" "물론." 경비대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검을 뽑아들었다. 투핸드 소드.. 그러나 약간 개량이 된 형태인 듯 보통의 투핸드 소드보다 훨씬 거대했다. "그 얄팍한 검으로 내 검을 막아낼 수 있다면 말이지." "검의 두께가.. 크기가 승부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요." "크하핫! 그 어중떠중이들의 탁상공론을 여기서 지껄이다니!" 경비대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그 육중한 검을 휘둘러왔다. 그 거대한 검을 다루는 힘 답게 속도또한 무척이나 빨랐다. 그녀는 그 검을 옆 으로 뛰어서는 간단히 피했다. "하앗!" 엄청난 기합소리와 함께 경비대장의 내려쳐지던 검이 땅에 닿지 않고 멈추 어서는 횡으로 그어졌다. '헛점.. 투성이..'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는 그 경비대장의 지척으로 다가갔다. 휘둘러 오는 팔을 검을 쥔 손으로 막은 후.. 검을 쥐지 않은 손으로 그 경비대장의 턱을 올려쳤다. "퍽!" 꽤나 커다란 소리.. 보통 이정도의 충격이라면 왠만한 사람이라면 뇌가 흔 들려 기절하거나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게된다. 그러나 그 경비대장은 보 통 인간은 아니었다는 듯이 몇발자국 뒤로 물러서서는 다시 몸을 가누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크큭.. 꽤 강렬하군." "우와아! 경비대장님이 물러났다!" 어느새 그녀와 그 경비대장의 주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둘의 대결을 지켜 보고 있었다. 그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는 올려치는 힘이 조금 약 했나.. 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제 여자라고 봐주지 않아! 제대로 해주지." 그 경비대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조금전 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 로.. 무척이나 빠른 속도도 속도이지만... '동작이.. 끊어지지 않는다.'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는 피하기만 하던 자 리에서 멈추어섰다. 그녀를 향해 휘둘러져 오는 검.. 그녀가 단 한발자국을 물러나자 그 검은 그녀의 가슴 바로 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는 그 검이 그녀의 앞을 스치고 지나가자 바로 앞으로 뛰어들어서는 검으로 상대의 팔 을 베었다. "큭!"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경비대장의 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녀 는 거기에서 끝낼 생각이 없었다는 듯이 다시 휘둘렀던 검을 찔렀다. 그녀 의 물 흐르는 듯한 동작에 그 경비대장은 다시 옆구리에 상처를 입었다. 그 녀가 몇번 그렇게 휘두르고 베는 동작을 하자 그 경비대장의 온몸은 어느새 피가 흘러 붉게 변하고 있었다. "크아아앗!!" 그 경비대장은 무척이나 흥분을 한 듯이 그 거대한 검을 높이 들어서 그녀 를 향해 내리쳤다. 그녀는 그 검을 옆으로 반발자국 정도 움직여 그 검을 피했다. 그리고.. 그녀의 검으로 그 경비대장의 목을 겨누었다. "이... 이..." "멈추세요!!" 경비대장의 목에 그녀의 검이 겨누어져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높은 톤의 목소리.. 여자였다. "오오.. 로안느 님이시다.." "아아.. 대륙 7대검사의 한분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다니.." 로안느가 나타나자 주위가 무척이나 시끄러워졌다. 그녀는 그 로안느라는 여성을 올려다 보며 나직히 말했다. "멈출까요? 아니.. 이미 멈췄는데요?" 갑자기 소란스럽던 주위가 조용해졌다. 그 로안느라는 여성은 발밑이 무척 이나 미끄러운 것인지 한번 비틀거리고는 이마에 손을 짚고는 그녀를 향해 말했다. "대단하군요." 그렇게 말한 로안느의 입에는 얕은 미소가 걸려졌다. 무척이나.. 비웃는다. 라는 느낌이 강한 미소였다. 불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마차의 흔들림은 그녀에게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갖 도록 만들지는 못했다. '차라리..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이 훨씬 더..'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쳐다보며 밝은 미소를 띄우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런 말을 속으로 꿀꺽 삼 켰다. 적어도 자신은 대륙 7대검사중 하나라 불리웠다. 어떤 강한 검사에게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그녀의 어머니라는 사람의 앞에서는 한없이 움 츠러들었다. "어머.. 로안느. 밖으로 나가서 너도 말을 타고 달리고 싶다는 표정이로군 요." "아.. 아니요." 그녀는 어머니에게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기분에 화들짝 놀라서는 손을 저 으며 부정했다. 역시..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그녀는 적어도 검술이라면..... '그 일리안 베르사이드.. 라는 자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일리안 베르사이드라는 인간 은 어떤 사람도 그를 이겨보지 못하게 만들고 말았다. 살아있을 때에는 그 렇게 수많은 전설과도 같은 일들을 많이 남긴 주제에.. 그렇게 일찍 죽어버 린 것이다. 그녀는 대륙이 생긴 이래로 가장 강한 검사라는 그 일리안 베르사이드와 검 을 맞대어 보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어쩌면 그녀는 그 일리안 이라는 사람을 마음 속으로 존경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본 일이 없지만 그 일리안이라는 사람의 로크 차지라는 것은... 정말 로 인간의 기술이 아니라고 할 정도라는 말이 들려왔다. '과연.. 어떤.. 검술이기에..'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며 마차의 벽에 등을 기대었을 때... 바깥에서 말의 울음소리가 들리며 마차가 갑자기 멈추어섰다. "아야얏!" 마차의 벽에 머리를 부딪힌 그녀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무슨 일인지 밖을 내 다보려했다. 그런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고있던 그녀의 어머니는 가볍게 웃 는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다 큰 숙녀가 마차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것은 아니에요." "네에.."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마차의 벽에 등을 기대었다. 마차는 잠시 그렇게 멈추어서서는 그녀를 지루하게 만들었다. 바깥쪽에서는 검을 뽑아드는 소리와 말싸움의 소리가 그녀의 귀를 간지럽혔다. '그래도.. 호위기사들의 실력은..' 그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는 자신을 모시고 있는 기사들의 실력을 믿었다. 그녀는 다이펜 왕국의 최고 기사였다. 그런 그녀를 모시고 있는 기사들의 실력이 낮을리는 없는 것이다. 마차가 멈추어있는 동안.. 몇번 소리가 들리고는 밖이 소란스러워 졌다. 그 리고.. 마차를 모는 마부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로.. 로안느님!" "왜 그러지? 기사들이 누구를 죽이기라도 했나?" "아.. 아닙니다. 그 기사들이 모두.. 기절했습니다." "아.. 그래... 뭐.. 뭐라구?!" 그녀는 그 마부의 목소리에 놀라서는 마차의 문을 열고는 밖으로 뛰어나갔 다. 그녀를 호위하던 두명의 기사는 모두 바닥에 눈을 뒤집고는 쓰러져 있 었다. 그녀는 약간 놀란 목소리로 마부에게 물었다. "몇명이지?" "아.. 그.. 그것이.." "뜸 들이지 말고 말해라. 몇명이지?" "단 한명입니다." 그녀는 그 마부의 말에 약간 놀라서는 상황을 살펴봤다. 쓰러져 있는 기사 들의 어디를 봐도 무기를 사용한 흔적은 없다. 그녀는 쓰러져 있는 기사들 을 흔들어 깨우고는 말했다. "맨손으로.. 싸웠다는 말이지.. 무투가인가?" 단련된 두명의 기사를 이렇게 간단히 쓰러트릴 정도의 무투가.. 그녀는 그 사람이 누군인지 한번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녀는 기사들이 슬슬 정신을 차리자 몸을 돌려서는 정신을 차리고 있던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군기가 빠졌군. 단 한명의 사내에게 그렇게 간단히 당하다니.." "저기.. 로안느님." "뭐야? 정규 기사가 그렇게 간단히 쓰러졌다. 만약 그가 나의 어머니를 노 렸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 같나?" 그녀의 말에 그 두기사는 무릎을 꿇은채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나 그녀 는 아무일도 없었기에 그만 용서해 주기로 하고는 몸을 돌리려 했다. 그때 고개를 숙이고 있던 기사들중 하나의 입이 열렸다. "로안느님.." "뭔가? 할말이라도 있나?" "아니.. 저희를 쓰러트린 것은 '그'가 아니라 '그녀'입니다." "뭐.. 뭐라고?" 그녀는 무척이나 놀란 어투로 다시 되물었다. 그 기사는 그녀를 향해 시선 을 들어올려서는 말했다. "저희를 쓰러트린 것은.. 단 한명의 여자.. 였습니다." 그 기사는 자신이 말을 하기에도 무척이나 부끄러운 것인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녀는 그 말에 더욱 더 호기심이 동했다. '여자.. 여자라..' 그녀는 왠지 모르게 그 여자를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에 마차에 올라타며 마 부에게 말했다. "빨리.. 삼촌의 성으로 가자." "넷!" 그녀가 마차에 올라타자 마차는 곧 덜컹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짓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니?"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녀는 그렇게 웃으며 말해서 어머니를 안심시킨 후.. 마차가 성에 도착하 기 만을 기다렸다. 잠시 후.. 마차가 성에 도착하자 그녀는 마차에서 내려 서는 성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녀의 외삼촌이 그녀를 맞이하며 밝게 웃고 있었다. "오오.. 누님. 그리고.. 로안느. 하핫! 로안느. 넌 볼 때마다 더 예뻐지는 구나." "감사합니다. 삼촌.. 그런데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오오.. 그래. 뭐냐?" "제 호위 기사들을 폭행한 평민이 하나 있어서 말이에요.." 그녀의 말에 그녀의 외삼촌은 눈썹을 한번 꿈틀거리고는 말했다. "평민 주제에 기사를 폭행한다는 말이냐?" "네. 그 사람을 잡아서 제 앞에 데려와 주었으면.. 해서요." "좋아. 내 당장.. 이봐!" "네! 영주님." 그녀의 삼촌이 사람을 부르자 곧 삼촌의 뒤에 서있던 사람이 대답을 했다. 그녀의 삼촌은 그 사람에게 명령했다. "지금 당장! 병사들을 보내 로안느가 말한 사람을 잡아오너라. 10명 정도면 되겠지?" "아니요. 삼촌. 안되요. 최대한 많이.. 보내야 할거에요." "그래? 그렇다면.. 지금 당장 병사 20명과 쉬고있는 기사 20명을 보내도록 하지." 그녀는 삼촌의 말을 듣고는 안심했다. 병사 20명과 기사 20명이라는 인원을 뚫고 오기는 힘들 것이다. 그녀는 그 여자가 과연 어떤 얼굴일까.. 를 상상 하며 성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거 같은 덩치에.. 오크같은 얼굴은 아닐까?' 그녀는 그런 상상을 하며 머리속으로 그 모습을 그려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시녀에게 안내를 받은 자신의 방으로 가서는 입고있는 답답한 드레 스를 벗어버리고는 언제나 입고 다니는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었다. 그녀로 서는 역시 이 차림이 더 편했다. 왼쪽 허리에 걸려있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 는 검이 있어야 그녀는 안심이 되었다. 그녀가 방을 나서자 어느새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약간 놀란 눈빛으로 어머니를 쳐다보자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옷 차림을 보고는 말했다. "로안느. 로안느도 내년이면 30살이에요. 이제 슬슬 배우자를 찾아야 하는 데.. 그런 옷차림의 여자는 어떤 남자도 좋아하지 않아요." "네..네.." 그녀는 하루에 한번씩은 꼭 듣는 어머니의 말에 대충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한 다음 성 뒤쪽에 있는 연무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꽤나 많은 병사들이 연무장에 여기저기 모여서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가 연무장으로 나가자 병사들은 모두 일어나서 그녀에게 예의를 갖추었 다. "로안느님. 로안느님과 한번 상대할 수 있는 영광을 제게 주시지 않겠습니 까?" 성에 새로 들어온 신입 병사인 듯.. 검을 손에 쥔 채로 그녀의 앞에 서서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그런 병사를 보고는 그녀의 검을 뽑아들고는 말했 다. "좋아. 그러려고 나온 것이니.. 그럼.. 시작해 볼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병사들 하나하나와 상대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잠시 그러고 있는 동안.. 성의 앞쪽이 조금 시끄러운 것 같더니 잠시 후.. 한 병사가 달려와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로.. 로안느님. 침입자가.. 경비대장과 싸우고 있습니다." "경비대장이라면 그.. 오거?" "아.. 네." 병사는 그녀의 말에 실소를 흘리고는 대답했다. 그녀는 침입자라는 말에 호 기심이 동해서는 검을 검집에 꽂아넣고는 성을 가로질러 성의 앞쪽으로 걸 어갔다. 2층의 계단에서 본 사람은.. 그 오거같은 경비대장과 보통의 여자 보다 조금더 키가 큰.. 검은 흑발의 여자가 검을 나누고 있었다. '저... 여자인가? 그런데.. 무투가가 아니었던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두 사람의 결투를 천천히 지켜봤다. 언뜻 본다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덩치와 외모이지만 정작 상황은 정 반대로 흘러갔다. 그 흑발의 여자는 아주 정교해 보이는 검술로 그 경비대장의 몸 에 잔 상처를 만들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온몸에 피가 흐르도록 만들어 버 렸다. "크오오옷!" 그 경비대장은 무척이나 흥분한 듯이 검을 들어서 내리쳤다. 그 순간.. 그 흑발의 여자는 그 검을 가볍게 피하고는 경비대장의 목에 검을 들이댔다. "멈추세요!!" 그녀가 소리치자 그 결투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 다. 그리고.. 뭔가 감탄사가 섞여있는 말들을 내쨮었다. 그녀는 그런 말들 은 신경쓰지 않고는 그 흑발의 여자를 바라봤다. 그 흑발의 여자는 검을 든 채로 그녀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멈출까요? 아니.. 이미 멈췄는데요?" 그녀는 그 말에 잠시 어이가 없어서 비틀거리고는 그 흑발의 여자를 쳐다봤 다. 상황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은 분위기.. 그녀는 그 흑발의 여자가 가지고 있는 멍한 눈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대단하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흑발의 여자가 쓰는 검술이라는 것이 무척이 나 가소로웠다. 일면 무척 정교해 보이기도 하지만.. 눈앞의 여자의 나이는 아무리 많이 본다고 해도 20살이 절대로 넘지 않았다. 결국.. '수박 겉핥기 식이라는 말이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아래로 내려왔다. 그 경비대장은 그녀를 보자 검을 거두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그 흑발의 여자에게로 다가가서는 말 했다. "무슨 일로 성에 들어와서는 난동을 피우는 것이지요?" "그럼.. 무슨 일로 그 기사들은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를 찌르고, 아무런 죄도 없는 여관의 주인을 핍박한 것인가요?" 그 흑발여자의 말에 그녀는 웃음이 나왔다. 고작 그런 이유로.. 이런 성안 으로 들어와서는 난동을 피우고 기사들을 그렇게 구타했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자 웃음이 나왔다. "정말로 어이가 없군요.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검술 하나를 믿고는 그렇게 난동을 피우는 것인가요? 평민들의 삶이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닙니까?"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무척이나 고귀했나 보군요. 당신은 어머니 배속이 아닌 알이라도 까고 나오신 겁니까?" 그녀는 눈앞의 여자의 말에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녀를 겨누 고는 말했다. "말이 심하군요. 좋게 말하려고 했더니.." "음... 이러면 되겠군요. 제가 검술로 당신을 이긴다면.. 당신이 책임지고 이일은 없었던 것으로 하는 걸로.." 그 여자의 말에 잠시 성의 정원에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곧 사방에서 웃 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푸하핫! 저. 저여자 말 하는 것좀 들어봐. 로안느 님을 이기겠단다.. 푸하 핫."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 하핫! 정말..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보겠군." 그녀또한 약간은 어이가 없어서 눈앞의 여자를 쳐다보며 웃음을 흘렸다. 고 작 그런 어중떠중이의 검술로 그녀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것에 웃음이 나왔 다. '진짜.. 라는 것이 뭔지 보여주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눈앞의 여자에게 말했다. "물론.. 이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할 뿐만이 아니라.. 내가 그 검에 찔린 아 이와 여관의 주인에게 무릎꿇고 사과를 하도록 하지." "음.. 그것도 괜찮군요." 눈앞의 여자는 전혀 두려움이라는 것이 없는 듯이 그녀를 향해 검을 들었 다. 주위의 사람들 모두가 눈앞의 여자를 정신이 나간 여자라고 비웃고 있 었다. 물론.. 그녀의 생각도 똑같지만 말이다. 그녀는.. 대륙 7대검사중 하 나.. 여자들중 유일한 대륙 7대검사중 하나인 것이다. "그럼... 시작하지요." 그녀는 입가에 비웃음을 띄우고는 눈앞의 멍해보이는 여자에게 그렇게 말했 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뛰어들었다.그녀의 검은 보통의 롱소드보다 검신이 훨씬 얇았다. 그러나.. 절대로 검신 이 보통의 롱소드보다 약하지는 않았다. 얇은 검신을 커버하기 위해서 보통 의 철이 아닌 다른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녀의 검은 그녀의 할아버 지가 드워프들에게 선물로 받은 검이었다. 그 덕에.. 가벼우면서도 보통의 롱소드를 상회하는 강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검이 지금 눈앞에 있는 검은 머리의 여자에게 휘둘러지고 있었 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반응조차 할 수 없는 빠르기.. 그녀는 눈앞의 여자 가 힘겹게 그녀의 검을 막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눈앞의 여자는 그 녀의 검을 단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것으로 피해냈다. '이런..' 그녀는 눈앞의 여자를 무척이나 얕보고 있었기에 이 검을 피해낼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눈앞의 여자는 그녀의 검을 피해내고는 왼쪽 아래로 늘어놓았던 검을 그녀를 향해 위로 올려쳤다. "쉬익!"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가 몇가닥 잘려서는 공 중에 날렸다. 그녀는 그 검을 피해내고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목에 식은 땀이 흘러났다. 눈앞의 여자는 그녀가 물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치고 들어오 지를 않았다. "방심해서는 안될 상대로군요." "핑계인가요?" 검은 머리의 여자는 한마디 한마디로 그녀의 신경을 긁어놓고 있었다. 저 어린 나이에 그녀가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대라는 것은.. 그녀로서는 용납 할 수가 없었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부숴버리는 수 밖에는..' 그녀는 그렇게 마음먹고는 검을 쥔 오른쪽을 눈앞의 검은머리 여자쪽으로 내밀었다. 검끝은 정확히 그 검은머리 여자의 목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온몸의 근육을 긴장시켰다. 그리고.. 숨을 한번 크게 들이켰다. 유난히 차 가운 공기가 그녀의 가슴을 가득 메웠다. "합!" 무척이나 짧은 기합소리. 그녀는 그 기합소리를 내뱉고는 자신의 신경을 건 드리는 여자의 목젖을 찔러갔다. 그녀가 가장 자신이 있는 것은 속도다. 지 금의 공격은 그녀로서도 무척이나 자신이 있는 공격이었다. 그녀의 공격이 너무도 빠른 것인지 그 검은머리의 여자는 반응조차 하지 못 했다. 아니.. 그녀의 검이 목을 찔러가는데에도 고작 손으로 목을 막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찔렀다..' 그녀는 그 생각을 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그러나... 눈앞의 여자는 목을 찔리지 않았다. 그녀가 찌른 것은 검은 머리의 여자가 들고있던 검의 손잡이였다. 그녀가 놀랄 새도 없이 그 검은 머리의 여자는 그녀를 향해 그 상태에서 바로 검을 내리쳤다. 내려치는 검따위는 이미 보이지 않을 속도였 다. 그녀는 그 내려치는 검을 피하기 위해 뒤로 튕기듯이 물러났다. 그녀가 뒤 로 물러나자 그 여자는 그녀를 향해 그녀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다가와서 검을 내리쳤다. 피할 수 없음을 느낀 그녀는 자신의 검을 들어 중심이 흩트 러진 상태에서 그 여자의 검을 막았다. "챙!!"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며 그녀의 중심이 뒤로 기울었다. 그녀는 검을 쥐지 않은 손으로 땅을 짚고는 한바퀴 회전을 한 다음 다리가 땅에 닿 는 순간 그 검은머리 여자를 향해 뛰며 검을 휘둘렀다. 그 검은 머리의 여 자는 그녀가 다가가며 검을 휘두르자 그녀의 검을 쳐내버렸다. 팔 전체가 저려올 정도의 힘이었다. 그녀는 오른팔의 전체가 저려오자 검을 왼팔로 옮겨잡았다. 그녀로서는 왼 팔과 오른팔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았기에 왼팔로 검을 옮겨 잡음과 동시 에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그 여자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베었다.'라는 느 낌이 왔지만 정작 그녀가 벤 것은 그 여자의 그 하얀 윗옷을 약간 베었을 뿐이었다. 그 베어진 옷 사이로 하얀 피부에 실날같은 핏줄이 보였다. "음.. 양손잡이라.. 흥미롭군요. 그러나.. 이런 속담이 있지요. 우물을 파 도 한우물을 파라는.. 아.. 여기는 없는 속담인가?" 그녀의 눈앞의 그 여자는 그런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그녀에게 베인 왼쪽 팔의 옷을 쭉 찢었다. 그녀는 그 여자가 그런 무방비의 상태를 보이는데도 다가서지 못하고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질지도.. 몰라..' 그녀는 난생처음 그런 기분을 느끼고는 몸을 떨었다. 어느새 몸에 흐른 땀 은 차갑게 식어서는 그녀의 몸을 식히고 있었다. 주위에서 그녀와 눈앞의 여자의 대결을 보고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 다. 어떻게 몇번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난 다음.. 어느새 눈앞의 여자가 그 녀와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옷이 찢어져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모두들 그녀가 압도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니.. 아니.. 난 질 수 없어.'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다시 오른 손으로 검을 바꾸어 잡았다. 그녀가 검을 다시 바꾸어 잡자 눈앞의 여자는 그런 그녀를 향해 말했다. "그럼.. 진짜로 해볼까요?" 그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매우 빠른 움직임으로 그 자리에서 톡톡 튀기 시작했다. 무엇일까.. 왠지 뭔가 박자를 맞춘다.. 라는 느낌이 드는 움직임 이었다. "까.. 깔보지마!"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 여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녀의 생애에서 가장 빠르다고 생각이 되는 속도로 땅을 박차고는 몸을 날리고 있었다. 순 식간에 그 여자의 얼굴이 그녀의 얼굴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가 검을 휘두르는 순간.. 그녀는 그 여자의 모습을 시야에서 놓쳐버렸다. '외.. 왼쪽!' 순간.. 그녀는 본능적인 느낌으로 검을 들어서 왼쪽을 막았다. 검을 들어올 린 순간.. 그녀의 검위로 검이 내려쳐졌다. 너무 강한 힘에 그녀가 한발자 국 물러난 순간.. 그녀는 다시 오른 쪽에 무엇인가를 느끼고는 검을 들어 오른 쪽을 막았다. 순간.. 다시 그녀의 검 위로 그 여자의 검이 부딪혀 왔 다. 그 여자의 모습따위는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여자의 검을 막는데 급급했다. "에에.. 잘 막는군요.." 검을 휘두르면서도 저렇게 말할 기운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여자였다. 그 여자는 그렇게 한참을 그녀에게 공격할 틈도 주지 않고 몰아붙이다가 잠 시 그녀와 사이를 벌렸다. 그리고.. 다시 그 특유의 톡톡 튀는 움직임을 보 이고는 그 여자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 뭐지?' 그 여자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는 그 여자의 몸이 두명으로.. 두명에서 세명으로 불어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찔러오는 검은.. 그 녀의 시야를 완전히 메우고 있었다. "제가 이겼군요. 당신은 기사이지요? 약속은 지키는 것으로 알겠어요." 그 여자는 멍하니 서있는 그녀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는 그렇게 말했다. 그 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목에 들이 대어진 검을 쳐다보며 넋 이 나간 듯이 서있었다. 주위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경악에 가득 찬 눈으로 그녀와 그 여자를 쳐다봤다. '졌다..' 그녀의 머리속에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갈 때.. 그 여자는 그녀의 목에서 검 을 치우고는 그녀따위는 신경조차 쓰지않는 다는 태도로.. 그녀를 이긴 것 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일을 했다는 것처럼 뒤돌아서서는 성밖으로 나가 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힙겹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 일루션 소드.." 그녀의 말이 들린 것인지 그 여자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그녀를 돌아보지는 않고 성 밖으로.. 그녀의 시야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녀는 성을 내려가는 내리막을 천천히 걸어갔다. 그녀가 싸우는 것을 본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조금 내용이 바뀐 것도 같았다. 그녀는 입고있는 블라 우스의 왼팔 부분이 다 찢겨나가서는 어깨까지 환히 보이자 잠시 고민을 하 고 있었다. '음.. 음.. 비례가 맞도록 오른쪽도 찢어야 하나?'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며 마을을 향해 천천히 걸어내려 갈때.. 앞쪽에서 여 관 주인이 그녀를 향해 놀란 얼굴로 달려왔다. "성에서.. 결투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아아.. 결투.. 였었나?" 그녀는 그 여관주인을 향해 그렇게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 관 주인은 그녀가 왼쪽팔의 긁힌 상처를 제외하고는 멀쩡하자 약간은 놀란 어투로 말했다. "상대가.. 로안느 사이나인.. 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음.. 그런가요? 그것이.. 뭐가 어쨋다는 것이지요?" "그녀는.. 이 다이펜 왕국에서 가장 강한 검사입니다." 그녀는 그 여관주인의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과 그녀는 절대로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녀는 약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여관의 주인에게 방긋이 웃으보이고는 말했다. "대륙 7대검사.. 라고 해도 결국에는 인간이에요. 그리고.. 아직 자신의 팔 과 검을 확실히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져 줄 마음은 없는걸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녀의 뒤쪽에는 그녀를 향해 달려 온 것인지 그 로안느라고 하는 여자가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멍청한 표정 을 짓고는 서있었다. "그럼.. 이만.." 그녀는 그 멍청한 표정을 짓고있는 로안느라는 여자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뒤쪽에서 그 로안느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누구지요?" "일리스.. 라고 해요."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는 그 말에 대답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걸음을 옮기자 여관 주인은 그녀의 옆에서 빠르게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던 그녀는 뭔가 생각이 난 듯이 걸음을 멈추고는 여관주인을 돌아보 고는 말했다. "아! 물어 볼 것이 있어요." "아. 네. 무엇이든.." 여관 주인은 그녀의 자뭇 심각한 듯한 표정에 약간 긴장해서는 말했다. 그 녀는 여전히 심각한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블라우스 말이에요. 역시.. 오른쪽 팔도 잘라버리는 것이 좋겠지요?" 그녀가 방긋이 웃으며 말하자 그 여관 주인은 한동안 입을 벙긋거리다가 한 참을 생각하며 이마를 툭툭 검지손가락으로 두드리더니 말했다. "그러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아.. 역시 그렇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오른쪽 블라우스를 잡고는 쭉 찢어버렸다. 그녀가 블라우스를 찢어버리자 그녀의 하얀 오른팔이 밝은 태양아래에 드러났다. 그녀는 오른쪽 팔이 시원해지자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말했다. "아아.. 그럼.. 천천히 걸어가 볼까.." "어디로.. 가시는 것입니까?" 여관 주인이 그녀에게 물어오자 그녀는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오드나스 왕국이요." "멀.. 군요." 여관주인의 말에 그녀는 가볍게 웃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녀가 여관을 지나갈 때쯤.. 그 여관 주인은 그녀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는 여 관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도시락을 싸서는 그녀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이정도 밖에 해줄 것이 없군요." "에헤.. 네. 감사해요. 음.. 대금은.." "아.. 이건 순전히 감사의 표시에요. 이런 것 밖에 할 수가 없으니 말입니 다." 그 여관 주인이 정색을 하며 말하자 그녀는 그 여관 주인을 향해 방긋이 웃 으며 말했다. "외상으로 하지요." 그녀의 말에 그 여관 주인은 허탈한 듯한.. 그리고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한 미소를 입가에 지었다. 그녀는 그렇게 서있는 여관 주인에게 등을 돌 리며 말했다. "그럼.. 이만.. 아! 에다인은 분명히 멋진 남자가 될거에요." "하핫 물론이지요!" 그녀의 말에 그 여관 주인은 손을 위로 들어보이며 크게 소리쳤다. 그녀는 그런 여관 주인을 등뒤로 하고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다음은.. 로바이플(다이펜 왕국의 수도.)인가?' 천천히 걸음을 걷는 그녀의 머리위로 중천까지 떠오른 태양이 그 밝음을 과 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중천에 떠오른 태양의 내리쬠을 그대로 받으며 천천히 길을 걸어가 고 있었다. 확실히 날씨는 조금 더운 것 같았다. 그녀는 날씨가 너무도 덥 자 약간 쉬려는 생각에 앞쪽에 보이는 커다란 나무의 그늘로 걸어갔다. 나무 아래로 걸어간 그녀는 배가 배가 고프자 그 여관주인이 건네주었던 도 시락을 풀었다. 안에는 그녀가 넉넉히 먹을만한 샌드위치가 덩그라니 놓여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자 방긋이 미소를 짓고는 이공간에 수없이 쌓아둔 맥주 캔을 하나 꺼내들고는 마개를 땃다. '딱!'이라는 경쾌한 소리가 그녀 의 귀에 들려오자 그녀는 빙긋이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캔에 입을 대고는 입 안으로 그 내용물을 쏟아부었다. 쌉쌀한 맥주의 맛과 톡 쏘는 특유의 느낌 이 그녀의 입안에 꽉 들어찼다. "아아.. 명호오빠랑 같이 나들이라도 온다면 딱이겠는데.. 말이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명호오빠의 얼굴이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콧등 을 손가락으로 긁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겨우 이틀임에도 불구하 고 얼굴이 보고싶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갑자기 떠오르는 이런 저런 생각을 지워버리려고 오른손에 들고있는 샌드위치를 한입에 털어넣고는 우물거렸다. 그녀에게는 역시 머리아프게 고민하는 것은 맞지 않았다. 샌드위치와 맥주라는 왠지 언밸런스한 메뉴로 점심을 때워버린 그녀는 자리 를 털고 일어났다. 태양은 아직 중천에 떠서 그녀를 빤히 내려다 보고 있었 지만 맥주로 목을 축인 그녀는 그다지 덥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는 걸어갔 다. "잠깐만!!" "잠깐만.. 쏟아지는 그추억을 밟고 가지마.. 가 아닌 것 같은데?"(아영짱은 트로트 매니아?) 그녀는 그런 되지도 않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뒤를 돌아봤다. 뒤쪽에서 누군 가가 말을 타고는 그녀의 뒤를 슛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얼마전에 그녀가 봤던 얼굴임을 기억하고는 슛아온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오랫만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네요." "아.." 그녀를 뒤쫓아온 그 로안느라는 여성은 타고왔던 말에서 뛰어내리고는 그녀 의 앞에 서서 말했다. "어디까지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함께 여행이라도 하고 싶군요." "부탁하는 건가요?" 그녀는 로안느를 향해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로안느는 그녀의 말에 그녀를 바라보며 약간은 곤란한 듯한 얼굴을 보이고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더니 결 심을 한 듯이 입을 열었다. "네. 부탁하는 거에요." "에에.. 그런 것인가요? 그런데.. 여행을 하고 싶으시다면서.. 짐은 하나도 없이.. 몸만?" "음.. 돈은 넉넉히 들고 왔으니까요. 다음 마을에서 준비하도록 하지요. 어 차피 내 짐이라고 해봐야.. 이 검한자루이니."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그냥 웃으며 등을 돌리고는 말했다. "뭐.. 혼자서 다니는 것 보다는 더 좋겠지요. 음.. 그런데... 저기.. 로안 느라고 하셨지요?" "네. 그런데요?" "저기.. 로안느는 나보다 훨씬 늙었는데 말이에요. 왜 존댓말을 써요?" 그녀는 밝게 웃으며 다시 등을 돌리고는 로안느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로 안느는 그녀의 말에 가슴을 잡고는 잠시 비틀거리며 한발자국 비척거리며 뒤로 물러났다가 물었다. "그.. 그럼.. 말을 놓아주기를 바라나요?" "헤헷. 당연하지요. 그런게 편하니까요. 제 이름은 일리스라고 해요." "그럼.. 그렇게 하도록하지. 어리디 어린 일리스양." 로안느는 그녀의 '늙었다'라는 말에 복수라도 하는 듯이 '어린'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를 향해 언제나 그렇듯이 방긋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로안느 또한 자신의 말에 무척이나 만족을 한 듯이 그녀를 향해 웃 음짓고 있었다. 그녀는 로안느의 그런 얼굴을 보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에에.. 로안느. 있잖아요. 누가.. 그러던데.. 그런 것을 노처녀 히스테리. . 라고 한데요." 순간.. 그녀의 말을 들은 로안느는 헤머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 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한쪽 구석으로 터벅 터벅 걸어가서는 바닥에 쭈 그리고 앉아서는 나무의 껍질을 하나씩 벗기며 중얼거렸다. "노처녀 히스테리.. 노처녀 히스테리.. 노처녀.. 노처녀...." 그녀는 그런 로안느를 보면서 그냥 방긋이 웃고 있었다. 역시.. 그녀는.. 이곳에서나 저곳에서나 여전한 성격이었다. 늦은 여름이라는 것을 반영이나 하는 듯이 날씨는 무척이나 더웠다. 물론.. 두 사람이 말 한마리에 올라타서 몸을 붙히고 있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었 다. '잘도.. 자는군.' 그녀는 자신의 앞에 앉아서는 꾸벅꾸벅 졸고있는 그 일리스라는 여자의 뒷 모습을 쳐다봤다. 칠흑같은 검은 머리에 보통여자와 다를 바가 없는 아담한 몸의 사이즈.. 등. 어디를 봐도 그토록 강한 힘과 속도를 내는 몸이라는 것 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은 없었다. "자신의 팔과 검을 다르게 생각한다.. 라." 그녀는 일리스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곰곰히 생각했다. 일리스의 말은 즉.. 그녀의 검술은 아직도 일리스가 보기에는 미숙하다.. 라는 뜻이었다. 그녀 는 대륙 7대검사중 한명이라고 불리운 이후에는 자신의 검술이 미숙하다는 생각을 해 본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 일루션 소드..' 그녀는 그 생각을 하고는 다시 한번 자신의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졸고있는 일리스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그녀에게 검을 휘두를 생각조차 들지 않게했 던 일리스의 마지막 공격은.. 대륙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인 일리안 베 르사이드가 만들어냈다고 말해지는 검술인 일루션 소드가 분명했다. 보통사람들은 일리안 베르사이드.. 라는 이름을 듣는다면 일단 로크 차지라 는 것을 떠올린다. 일리안 베르사이드의 로크 차지가 유명해진 계기는 3년 전.. 오드나스 왕국과 바르실미르 왕국의 국소전쟁에서 300여명 남짓한 바 르실미르 왕국의 병사들에게 포위된 20여명의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단신으 로 그 곳으로 뛰어든 일리안 베르사이드가 로크 차지를 단 한번 사용함으로 써 그 300여명의 포위망 한쪽을 완전히 무너뜨리고는 그 병사들을 모두 구 해낸 곳에서부터 시작이다. 그 이후로 그의 로크 차지라는 것은 거의 전설 이 되다시피 했다. 그런 일리안 베르사이드의 로크 차지라는 것에 묻혀버린 검술이 바로 일루 션 소드라는 것이다. 일리안이라는 사람이 만들어낸 검술.. 그녀는 눈앞의 여자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키워가며 천천히 말을 몰아서는 숲길로 접어들 었다. 우거진 나무들 덕분에 태양이 내리쬐지 않아 더위가 조금 가시는 듯 했다. 우거진 숲 사이로 이어진 단 하나의 길... 그녀는 이런 곳에서 산적이 등장 한다면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와 일리스는 무척이나 좋은 타 겟인 것이다. 단 두명의 여자.. 그리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에 말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것은 모른다고 하더라도 일리스를 팔아먹는다고 해도 꽤나 돈이 될 것이다. 일리스의 미모라는 것은 그녀가 봐도 반할 지경 이니 말이다. "크하하하핫!! 잡아라!!" "가진 돈 다 내놔!!" '아아..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는군.' 그녀는 혀를 끌끌 차고는 자신의 검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말의 고 삐를 잡고있던 손을 놓고는 여전히 꾸벅꾸벅 졸고있는 일리스의 뺨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일리스. 일어나. 산적이야." "우우웅.." "허어! 우리같은 신사들을 산적이라고 하다니... 교육이 덜 됐군." 그녀의 말을 들은 것인지 그 산적들은 그녀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은근슬 쩍.. 음흉한 미소를 띄었다. 화가 치밀어오른 그녀가 검을 뽑아들려고 하는 순간... 일리스가 눈을 비비고는 주위를 둘러본 다음 말했다. "누구야?" "산적." 그녀의 말에 일리스는 눈을 비비고는 주위를 한번 더 둘러봤다. 그리고는 그녀를 돌아보더니 가볍게 입을 열었다. "여기는 산이 아닌걸. 산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숲적. 이라거나 혹은 임적. 이라고 하는 것이.." "... 그런거.. 따질 때가 아닐텐데?" 그녀와 일리스가 그렇게 느긋한 어투로 대화를 나누고 있자 자신들이 무시 당하고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느껴버린 산적들은 각자의 무기들을 손에 쥐 고는 소리쳤다. "이런 썅! 돈 내놓으라는 소리 안들려! 물론.. 곱게 보내주지는 못하지. 크 크." "이럴 때는 말이 필요없는 법! 얘들아 잡아라!!" "오오옷!!" 산적들의 말이 무척이나 정겹게 들려왔다. 그녀는 이제 검을 뽑아들고는 그 산적들의 목을 모두 따버리려고 하는 순간... 귀에 엄청난 소음이 들려왔 다. "타앙!!" 뭔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코로 메케한 냄새가 흘러들어왔다. 일리 스의 손에는 검은 색의.. 그녀가 처음보는 물건이 쥐어져 있었다. 그 곳에 서부터 하얀색 연기와 함께 메케한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후이에엑?!" "차.. 창대가... 부러졌다." 산적들의 입에서 경악에 가득찬 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스는 여전히 멍한 얼 굴로 그 이상한 물체를 들고는 말했다. "시끄럽잖아." "제.. 제길!! 저건 무슨 수작을 부린 걸꺼야! 얘들아 쳐라!! 겁먹지 말고 쳐!!" "타앙!" 산적의 말을 끊고는 다시한번 커다란 소음이 울렸다. 그리고.. 한 산적의 허리띠가 끊어지며 바지가 스르르륵 흘러 내렸다. 잠시간의 정적.. 그녀는 그 정적동안 놀란 말을 진정시켜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는 시점에서.. 그 산적들은 모두 얼굴을 흙빛으로 변화시키고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다가 말했다. "마.. 마녀닷!!" "우.. 우와앗! 도.. 도망가!!" 산적들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모두 흩어져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그런 산적들을 보고는 하품을 한번 쩌억 한 후 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 다. 그녀는 일리스가 들고있는 물건에 지대한 호기심을 느끼고는 졸고있는 일리스를 깨워서는 그 물건에 대해 물었다. "그건.. 뭐지?" "에? 아.. 이거요? 이런 거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멀리 도망가는 산적중 한명을 향해 그 검은 것을 내뻗고는 손가락을 약간 움직였다. "타앙!" 귀청을 찢을 듯한 엄청난 소리가 들리고 그 산적이 들고다니는 날이 다 빠 진 검이 툭 부러져 버렸다. 그 산적은.. 물론.. 놀라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 고 죽어라 도망가고 있었다. "무척이나.. 신기한 물건이네.." "뭐.. 그렇게 신기하지 않은 것일지도.."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녀는.. 역시 일리스는 비밀이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고는 조용히 말을 몰았다. 날이 슬슬 저물어 가고 있었다. 더이상 이동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 고는 넓게 펼쳐진 초원에서 될 수 있는 한 한쪽이 막혀있는 곳으로 걸어갔 다. 그녀는 적어도 낙석은 절대로 없을 것 같은 절벽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로안느는 한쪽 나무에 말을 묶어두고는 그녀에게 걸어왔다. "음.. 여기 자리가 괜찮을까나.." "음.. 탁 트인 곳 보다는 나을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를 잡고는 앉았다. 실수였다. 집안에 있던 텐 트라도 가지고 오는 것인데... 모포만 들고오다니.. 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 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아.. 밤의 모기들은 정말 짜증이나. 일단 불을 피우자구. 부싯돌은 가지 고 있어?" "아니요." "그럼... 불을 어떻게 피우지?" 로안느의 질문에 그녀는 방긋이 웃어보이고는 마른 나뭇가지들을 주워왔다. 그리고.. 이공간에서 라이터를 하나 꺼내들고는 불을 당겼다. '치익!'한는 소리와 '푸확!'이라는 소리와 함께 라이터에 불이 붙었다. "그.. 그건 뭐야?" "아.. 이거요. 라이터.. 라는 건데요?" "부.. 불이.." "에헤.. 그냥..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세요." 그녀는 로안느가 놀라서는 입을 뻥긋거리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는 휘파람을 불며 낮에 그 여관주인에게 받아둔 샌드위치를 꺼내었다. 그녀는 또다시 이 공간에서 맥주 캔 두개를 꺼내서는 하나를 로안느에게 건내 줬다. "이건 또.. 뭐지? 먹는 건가? 왜이렇게 차갑지?" "음.. 이렇게 하는 거에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맥주캔을 딱 따버렸다. 로안느는 그녀가 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그녀와 똑같이 맥주캔을 땃다. '딱!'하는 소리가 들리 고 안쪽에서 맥주의 냄새가 풍겨오자 로안느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말했 다. "이.. 이건 또 뭐야?" "에에? 로안느는 맥주 처음봐요?" "그.. 그게 아니라.." "그럼 그냥 마시면 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시원한 맥주를 그냥 꿀꺽거리며 마셨다. 그리고 상 자안의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들고는 천천히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로안느 도 무척이나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상자안의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서는 입으 로 먹으면서 맥주 캔을 들고는 이리저리 찔러보고 있었다. "이건.. 어느 나라에 파는 거지? 어딜 가면 파는거야?" "음.. 하늘나라에요." "말하기 곤란한가 보군." 그녀와 로안느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샌드위치와 맥주라는 언밸런스한 메뉴를 소화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저녁을 먹고있던 로안느는 문 득 그녀를 향해 물었다. "일리스는.. 검술을 어디서 배운거지?" 그녀는 로안느의 질문에 잠시 생각했다. 물론.. 그녀에게 검술 스승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녀의 검술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 은... "경험이.. 제 선생님이지요." "그게... 말이 돼? 일리스 네 나이는 아무리 많이 봐도 20살이 안되는데? 경험을 했다면.. 내가 너보다는 훨씬 더 많을 거라구." "글쎄요.." 그녀는 로안느의 말을 웃음으로 얼버무리고는 에릭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던 때의 일이 생각났다. 미친 드래곤과 만났을 때.. 그리고.. 산적단에 둘러쌓 였을 때... 병사들의 포위망으로 자진해서 뛰어들었을 때.. 그녀의 경험이 라는 것은 하나하나가 생사를 걸고 있었다. 그녀는 로안느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곧 가방을 풀어서는 그것을 베고는 누 웠다.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며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던 그녀는 로안느를 향해 말했다. "저기 로안느." "응?" "불침번 부탁해요." "자.. 잠깐!! 내가 왜 불침번이지?"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누워있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체 눈만을 로안느에게 돌리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야.. 당연히.. 늙은이는 잠이 없다잖아요." ".....!" 로안느는... 다 먹어버린 맥주캔을 그녀의 얼굴로 집어던져 버렸다. 그녀는 터오는 동녘하늘을 보며 하품을 했다. 결국에는 불침번을 서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중간중간 잠깐씩 졸기는 했지만... 뭐 어차피 그다지 잠이 많지 않은 그녀로서는 그 조금씩 졸았던 것 만으로도 충분히 피로가 풀렸 다. '난.. 정말로 늙은걸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피식 웃으며 여전히 곤한 얼굴로 자고있는 일리 스의 얼굴을 쳐다봤다. 자는 얼굴은 정말로 귀여웠다. 거기다가 색기까지 철철흘러넘치는 얼굴이니.. '고생좀.. 하겠네..'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일리스의 성격에 어울리는 남자를 생각해봤다. 아마... 일리스의 어이없는 말들에 쉽게 긍정을 해버리는 그런 멍한 남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괜시리 웃음이 나와서는 한번 킥킥거리고 웃고는 언 제나 아침에 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마주보고는 천천히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초반에 느릿한 속도로 휘두르던 그녀의 검은 곧 보이지 않는 속도로 휘둘러졌다. 아침의 햇살에 반짝이는 그녀의 금발과 검의 눈부신 은광이 뒤섞여 멋진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검을 휘두른 그녀는 땀을 닦으며 머리를 빗어 넘겼다. 그녀 가 그렇게 머리를 빗어넘기는 도중.. 뒤쪽에서 조그마한 박수소리가 들려왔 다. "우와.. 멋졌어요." "너도 해볼래?" 그녀는 뒤에서 박수를 치고있는 일리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검을 내밀었다. 일리스는 그런 그녀의 검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전 그런 것은 못해요. 그렇게 몸에 완전히 베어버려서 '습관이 되 어버린' 검술은요." "에?" "음.. 그러니까요. 검을 사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화려한가.. 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인가지요. 가령 예를 들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검을 넘겨받고는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 했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좋은 검이네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쪽으로 걸어가서 한 나무앞에 서서는 다리를 땅에다 고정시키고는 오른손에 든 검을 왼쪽다리의 왼쪽으로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렇게 몇번 숨을 들이킨 일리스는 어느순간.. 그녀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어느순간.. 어느새 검을 위로 들고있었다. '무.. 무슨..' 그녀는.. 솔직히 일리스의 앞에있는 나무가 잘려서 쓰러지길 내심 기도하고 있었다. 저정도의 두꺼운 나무를 한번에 베어버리는 검이라면..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헤에.. 힘드네요." "무슨..?" 그녀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영문을 몰라서는 그렇게 물어보자 일리 스는 어느새 손에 들고있는 들꽃 하나를 가지고 와서는 그녀의 손에 넘겨줬 다. "음.. 제가 아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움직이지 않는 것이 움직이는 것을 누를 수 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음.. 글쎄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느새 말위에 올라타서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일리스의 그런 행동에 한숨을 쉬고는 일리스의 뒤에 올라타 고는 말의 고삐를 잡았다. "아.. 로안느..." "응. 왜?" "응.. 로안느는 유명하지요?" 그녀는 일리스가 너무도 직설적으로로 말하자 자신의 입으로 자신이 유명하 다..라는 말을 하기가 힘든 나머지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일리스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전.. 시끄러운 것은 싫어요." "아.. 알았어." '그러니까.. 정체를 숨겨달라는 건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일리스에게 받은 꽃을 자신의 검집에 달려있는 수 실에 끼웠다. 검집의 수실에 끼워둔다면 잃어버리거나 꽃잎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검집을 내려놓고는 말의 고삐를 내려쳤 다. 말이 달리는 속도라면 적어도 오늘 이내에는 수도인 로바이플에 도착할 것 같았다. 그녀와 일리스는 떠오르는 태양을 등진 채로 말을 달렸다. 태양이 중천에서 한뼘쯤 서쪽으로 넘어갔을 무렵.. 천천히 넓은 들에 작물 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보였다.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 밀밭에서 일을하던 사 람들이 그녀와 로안느를 한참씩 쳐다보곤 했다. 가끔씩 지나쳐가는 꼬마들 은 그녀들을 보고는 손을 흔들며 좋아하기도 했다. "저기 보이는군." "아아.. 저기가.." "그래. 다이펜 왕국의 수도. 로바이플이지."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넓게 펼쳐진 밀밭의 너머로 보이는 높은 성벽에 눈을 반짝였다. 한 나라의 수도를 본다는 것은 그녀로서는 무척이나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난.. 오드나스 왕국의 수도 이외에 다른나라의 수도는 처음인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에 대한 궁금증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대륙의 동부이니 분명히 음식이 짜거나 톡 쏘는 맛일 것은 분명했다. '뭐... 느끼한 것 보다야..' 그녀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떠올리는 동안 어느새 수도의 검문소에 도착 하고 있었다. 경비를 서는 사람들은 그녀와 로안느가 말을 타고 들어오자 앞을 막아서며 물었다. "통행증은? 가지고 있습니까?" "나다. 비켜라." 경비병의 말에 로안느가 가볍게 말했다. 그제서야 그녀의 뒤에 앉아있는 로 안느의 얼굴을 본 경비병들은 사색을 하고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미.. 미처 로안느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용서를.." "흥.." 로안느가 콧소리를 내자 경비병들이 몸을 한번 떨었다. 그녀는 그런 경비병 들의 반응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말했다. "로안느. 평소에... 무척이나 성질 더럽게 노나 보군요." "무... 무슨 소리야!!" 그녀의 말에 로안느가 얼굴이 붉어져서는 소리쳤다. 경비를 서고있던 경비 병들은 고개를 돌리고는 피식 웃고 있었다. 로안느는 그런 상황이 무척이나 무안한 것인지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하늘로 돌리고는 멀쩡한 날씨를 보고 날씨가 왜이리 안좋냐는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로안느님.. 이분은?" "내.. 동생이야!" "아! 네엣!"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분명히 그녀가 로안느보다 나이가 적었기에 동생 이라는 말도 맞다고 생각하고는 그냥 입을 다물고 있었다. 경비병들은 몇번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그냥 별 말없이 그녀와 로안느를 성 안으로 들여 보내 주었다. 성의 안쪽은 일단 들어서자 천천히 흘러가는 강물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 다. 잘 만들어진 수로를 따라 흘러가는 맑은 물은 17년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봐왔던 개천을 흘러가는 검은색 물과 비교하게 만들었다. "우와.. 멋져요." "그래? 그렇지?" 로안느는 그녀의 감탄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가 말 위에서 도시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사이 로안느는 어느새 자신이 잘 알 고있는 여관에 도착했다. "루카! 오랫만이야!" "어.. 어머나.. 로안느 아가씨." 여관에 도착하자 로안느는 말에서 뛰어내리며 말했다. 여관의 앞에서 무엇 인가를 열심히 옮기고있던 그 루카라고 불리운 여자는 곧 로안느를 보고는 반가운 표정을 짓고는 옮기던 것을 바닥에 그대로 두고는 로안느를 향해 다 가왔다. "오오.. 아가씨. 정말 오랫만이군요." "6년.. 조금 더 되었나?" "이렇게 멋진 여성으로 성장해 주시다니.. 전.. 전.. 아가씨가 절대로 여자 는 되지 못할 줄 알았지요." "루.. 루카!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녀는 두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로안느를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의미심장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는 턱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알겠 다는 듯이 '흐응.'이라는 소리를 내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의 그런 행동에 로안느는 얼굴이 붉어져서는 괜히 애꿎은 바닥을 몇번 발로 찼다. "그런데. 로안느 아가씨. 이분은?" "아아.. 내 동생이야. 어때? 귀엽지?" "안녕하세요. 일리스라고 해요." "오오.. 이렇게 여성스러울 수가.. 로안느님과는 하늘과 땅.." 그 루카라는 여자가 입을 열자 로안느는 이번에 루카의 입을 아예 틀어막고 는 말했다. "추억이라는 것은 추억이기 때문에 가치있는 것이라구. 루카.. 그런 것을 현실로 끌어올리려고 하지마." 로안느의 말에 루카는 웃는 눈을 고개를 끄덕였다. 로안느는 그제서야 한숨 을 놓았다는 듯이 루카의 입을 막았던 손을 놓고는 그녀를 돌아봤다. "로안느.. 역시 추억이라는 것은 추억이기에 가치가 있는 것인가요?" "당연하지!"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생각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단호 히 대답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의 말을 듣자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로안느... 당신은 확실히 저보다 어른이군요." "응? 왜 그렇게 당연한 소리만 하는거야?" 그녀는 로안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하자 침울했던 표정을 풀고는 방긋이 미소를 지으며 로안느의 뒤를 따라서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옆에서 뭔가를 투덜거리고 있는 일리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 는 뭐가 그렇게도 불만인 것인지 쉴세없이 그녀를 따라다니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귀찮아.." "불만은 그거밖에 없는거야?" "피곤해.. 자고싶어.." "그렇게 자고 또 잠이와?" 일리스와 그녀는 그런 의미없는 잡담을 나누며 여행이라는 것을 하기위해 필요한 물건들을 사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이미 꽤나 커다란 가방을 하나 가지고 있었기에 그녀또한 뭔가를 넣을 가방과 만약에 만약에 만약을 대비 해 뭔가를 조리할 수 있는 요리 재료들을 사서는 손에 들고 있었다. 일리스또한 그녀처럼 양손에 짐을 잔뜩 들고 있었다. 그녀는 일리스가 투덜 거림을 멈출 기색이 보이지 않자 노점상에 팔고있는 사과를 하나 집어서는 일리스의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아우아아아아?(뭐하는 짓이에요?)" "그거 사줄테니까.. 그냥 따라와 달라구. 쇼핑은 여자의 즐거움이라고 하는 말 몰라?" "아우아아(난 예외에요.)" "그러니까.. 그 사과 준다구." 도데체 어떻게 해서 둘의 의사소통이 되는 것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지만 약간은 불만이 가득한 것만 같은 일리스를 데리고 그녀는 한참동안 시장을 돌아다녔다. 즉.. 아이 쇼핑이라는 것이다. 그녀와 일리스가 그렇게 한참동안 시장바닥에 사람들과 부대끼며 돌아다니 고 있을 때.. 누군가 그녀와 어깨를 한번 부딪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옆에 달려있던 돈주머니가 그녀의 바지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 또한 느꼈다. "으응.." 그녀는 그런 소리를 내며 그 돈주머니를 떼가려는 사람의 다리를 살짝 거두 었다. 물론.. 그 살짝이라는 것은 그녀의 입장에서 살살이었다. 보통의 입 장이라면 걷어찼다.. 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이었다. "퍼억!" "우와앗!!" 그녀에게 다리가 살짝(?) 거두어진 그 사람은 그대로 바닥에 키스를 하고 말았다. 물론.. 바닥에 키스를 한 연후에는 입을 열어 너무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런 빌어먹을!! 썅! 어느 새X야!" "음.... 나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있던 짐을 바닥에 내려다 놓고는 쓰러져 있는 그 사람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그 사람은 처음의 그 당당하던 얼굴 표정이 천천히.. 바뀌기 시작하더니 나중 에는 그 얼굴의 색깔마저 푸르죽죽하게 변했다. "냉혈 마녀... 로안느.." "누가 마녀야!" 그녀는 그 소매치기의 말에 곧바로 그 소매치기의 얼굴을 한대 쥐어박고는 그 소매치기의 손에 들려있는 돈주머니를 빼앗아 들었다. 그녀가 그 돈주머 니를 도로 찾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자 뒤쪽에서 그녀를 쳐다보고 있던 일리 스는... 왠지 모르게 알겠다.. 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하.. 마녀.." "아.. 아니라니까!!" 그녀는 일리스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는 크게 소리쳤다. 일리스는 그런 그녀 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그녀에게 화사하고도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는 말했 다. "저기.. 로안느. 제가 아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뭔데?" "강한 부정은 곧 긍정이다."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와 로안느는 여관으로 돌아와서는 저녁을 먹었다. 하루쯤은 푹 쉬어야 한다는 것이 로안느의 주장인 것이다. 그녀와 로안느는 저녁을 다 먹고는 역시 맥주한잔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는 시원한 맥주 를 한잔씩 들고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꼭.. 오드나스 왕국으로 가야되는건가?" "네." "음.. 그래. 일단.. 이곳 다이펜 왕국에서 코르카도스 왕국으로 넘어가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음.. 그럼 코르카도스 왕국 에서 도시국가인 세이트를 넘어가야하는 건가?" "에... 아마도요." "훗.. 재미있을 것 같군. 요즘은 오드나스 왕국과 그다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말이야."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맥주를 한모금 들이켰다. 그런 로안느에게 다가 온 루카는 그다지 크지 않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까 로안느님이 시장으로 나가셨을 때.. 왕궁에서 사람들이 나왔었어요." "왕궁에서? 왜?" "로안느님과.. 저 아가씨가 여기에 묵고 있느냐고 물어보더군요." "참.. 아슈오빠도 걱정이 많아서 큰일이라니까. 음.. 다시 사람이 나오면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줘." "네." 로안느는 루카가 사라지자 입가에 즐거운 미소를 달고는 입을 열었다. "음.. 정말.. 남자들은 걱정이 많아서 큰일이야.." "음.. 글쎄요.." "넌 아직 어려서 뭘 모르는 구나. 후훗.." "아니요. 전... 제가 무엇이더라도 좋아한다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는걸요 ?" "그래? 그래도..."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자뭇 심각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남자들은 다 늑대야." 그녀는 로안느의 말을 듣고는 별 말을 하지않고 맥주를 마셨다. 어떻게 보 관한 것인지 꽤나 시원한 맥주의 온도가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 입에서 목 으로.. 그리고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짜릿한 느낌을 받은 그녀는 로안느를 향해 말했다. "남성 불신증.. 인가요?" "아.. 아냐!" "그럼... 노처녀.. 컴플렉스?"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테이블 위로 털썩.. 엎어지고 말았다. 거리의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어두운 하늘에는 꽤나 둥그런 모양을 갖 춘 달이 떠올랐다. 어둠이라는 것은 사람에게 무척이나 편안한 느낌을 주기 마련이다. 그녀는 너무도 편안한 모습으로 옆 침대에서 베게를 끌어안고는 잠꼬대마저 하고있는 일리스를 보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과연.. 어머니를 뿌리치고 나온 것 만큼 건지는 것은 있을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나무로된 창문을 밀어올렸다. 여름의 후덥지끈 한 밤바람이 그녀에게 불어왔다. 그래도 닫혀 있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나았 기 때문에 그녀는 그대로 창문을 열어두고는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 아래층 으로 내려왔다. 루카는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을 닦고 있었다. "로안느 아가씨. 늦은 밤인데.. 주무시지 않은 것입니까?" "늙은이는 잠이 없다잖아." "어머.. 이제야 자각하시는군요." "루카아.." "농담이에요." 그녀는 루카의 말을 듣고는 피식 웃어버리고는 카운터 근처에 놓여있는 의 자에 앉았다. 그녀가 의자에 앉자 루카는 안쪽으로 들어가 물을 한컵 내어 와서는 그녀의 앞에 내려놓았다. "물?" "로안느 아가씨. 제가 언제나 말했지만... 자기 전에 무엇인가 먹는 것은." "몸에 해롭다?" "어머.. 잘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그녀의 대답에 루카는 웃으며 말했다. 그녀또한 그런 루카의 얼굴을 보고는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은 루카에게 절대로 이길 수 없 다는 것을 느끼고는 그 물을 마셨다. 그녀는 물을 마시며 허리에 거추장 스 럽게 달려있는 검을 카운터의 테이블 위에 올렸다. "어머... 밤중에 꽃을 따러 나갔다 오셨나요? 아가씨 답지 않군요." "응? 아.. 이 꽃은 아침에 일리스가 나한테 준.. 그런데.. 답지 않다는 것 은 무슨 뜻이야?" "호홋.. 사소한 것은 신경쓰지 마세요. 그나저나.. 아침에 꺽은 꽃이 이렇 게 살아있는 것 처럼 보이다니.. 신기하군요." "그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수실에 매달아둔 꽃을 빼어서는 자세히 들여다봤 다. 꽃이 베여져서 몇시간 동안 살아있는 것... 그것이 그렇게도 힘들까.. 라는 생각에 그녀는 별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그 꽃을 루카에게 건내었다. "루카. 이건 루카에게 줄께." "어머.. 아가씨. 고맙기도 하셔라.." "음.. 그거.. 왠지 비꼬는 투로 들리는걸?" "호홋.. 눈치도 약간은 늘어나셨군요." 루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작은 컵에 물을 따라서는 그녀가 건내어준 그 꽃의 가지를 그 물에다 담궜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엎드려서는 그 꽃을 한참 쳐 다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있잖아.. 루카." "네에?" "나.. 검술로 져버렸어." "어머나.. 대단한 검사를 만나셨나 보군요. 그래... 그 검사는 로안느 아가 씨가 꿈꾸던 백마탄 기사였나요?" "그.. 그애는 여자야!" 그녀가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히며 몸을 일으키고는 크게 소리치자 그 내용을 들은 루카는 약간 놀라는 얼굴을 보였다. 그리고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아가씨. 내가 누차 말한 자신이 최고라고 자만하는 것은 절대로 안되요. 특히 검술같은 미묘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그래.. 그렇긴 하지만.. 그 상대가 일리스.. 거든." "음... 아가씨.." "응?" "혹시 몸이 안좋으셨나요?" "아냐." "그럼... 그날?" "무...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거야?!"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일리스라는 아가씨는 어느 면으로 보나 아가씨를 이길만한 무엇인가가 보이지 않아서 말이에요." 그녀는 루카의 말을 듣고는 일리스의 외모에 대해서 떠올렸다. 일리스는 여 자들 중에서는 키가 무척이나 큰 편이었다. 아마도.. 그녀보다 손가락 하나 만큼은 더 클것이다. 더욱이 일리스의 팔이라는 것은.. 그녀와 비교해도 그 다지 근육이 더 많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또한 일리스는 그녀보다 10살정도 나이가 적었다. 한마디로 경험의 차이가 그녀와 엄청나게 나는 것이다. 결투를 한다는 것.. 그것에는 가진바의 역량 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경험이라는 것은 그것들을 누를 만큼 결투라는 것에 더욱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마디로.. 어딜 봐도 그녀보다 더 강할 것이다.. 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일리스와 다시 검을 나눈다고 한다면.. 그녀는 이 길 자신이 분명히 없었다. 힘. 기술. 속도. 모든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이다. '역시..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된다니까..'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는 물컵에 들어있는 물을 다 마셨다. 그때.. 바깥쪽이 소란스러워지며 여러사람이 모여드는 듯했다. 그녀가 물컵을 테이 블 위에 내려놓고는 문쪽을 쳐다보자 관리의 복장을 한 사람이 한명 다가와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로안느님을 뵙습니다." "밤중에.. 무슨 일이지?" 그녀는 여차하면 검을 뽑아서는 그 관리의 목에 들이댈 준비를 하고는 그렇 게 물었다. 그 관리또한 그녀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있는 듯이 식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 "로안느님을 꺽었다는.. 그 여자아이를 보고싶으시답니다." "폐하가?" "네." 관리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어느새 그녀의 검은 뽑혀져서 그 관리의 목에 바싹 붙여져 있었다. 그 관리는 식은 땀을 흘리며 그녀와 검을 한번씩 쳐다 보고는 입을 열었다. "무.. 무슨 짓입니까? 폐하의.. 명이라는 말입니다!" "난.. 내 사촌오빠의 성격을 너무도 잘 알고있어서 말이지. 만약 가지지 못 한다면 부숴버리는 그 마음에 들지 않는 성격을 말이야. 다른 점은 다 좋은 데.. 왜 성격이 그런 식으로 되어버렸을까?" 그녀의 말을 들은 그 관리는 얼굴을 붉히고는 무엇인가 입을 뻥긋거리려 했 다. 그러나.. 그녀는 더이상 말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 관리의 배를 발로 차서 밀어버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루카. 미안해." "호홋. 아가씨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요." "흥." 그녀는 급한 와중에도 루카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는 검을 들어 여관의 입 구쪽을 겨누고는 말했다. "나.. 로안느의 말에 거역할 녀석들은 안으로 들어와봐라!" "이녀석들! 폐하의 명이시다!" 그녀와 그 관리의 말이 동시에 울려퍼졌다. 바깥쪽의 병사들이 주춤거리고 있을 때.. 그 사이를 뚫고는 누군가가 걸어들어왔다. "당신도... 왔나요?" "로안느님을 꺽었다는 사람을 한번 보고싶어서 말입니다."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는 검에 손을 가져간 채로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분명히 그 사람과 1:1의 대결에서라면 그녀는 충분히 지지 않는다. 그러나 저 많은 병사들과 함께 눈앞에 서있는 톨도르 기사단의 단장이 함께 뛰어든 다면... 그녀는 상상을 하기가 귀찮아 져서는 검의 손잡이에 올렸던 손을 내리고는 그 사람에게 말했다. "아시오르... 휴우. 그래.."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녀가 양손을 들어올리고는 한숨을 내쉬자 아시오르라고 불린 그 사람은 검의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는 말했다. 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자 신의 발치에 놓여져있던 나무의자를 아시오르에게 차올렸다. "큭!" 아시오르는 그녀의 너무도 갑작스러운 행동에 손으로 그 의자를 막았다. 그 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계단으로 빠르게 뛰어올라갔다. 4층에 위치 한 그녀와 일리스가 머무르는 방에 도착한 그녀는 베게를 끌어안고 잠을 자 고있는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일리스으!!" "응?" 그녀가 일리스를 흔들어 깨우자 일리스는 눈을 반쯤만 뜨고는 멍한 상태로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바깥쪽에서는 이미 여러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젠... 장.' 그녀는 그 발걸음소리가 들리자 문쪽에서 가장 떨어진 벽으로 일리스의 뒷 덜미를 잡고는 움직였다. 그녀가 그 벽에 딱 달라붙었을 때... 문을 열고는 아시오르와 병사들 몇명이 들어왔다. "우웅?" 일리스는 여전히 눈을 비비고는 갑작스럽게 뛰쳐들어온 사람의 얼굴을 자세 히 보려는 듯이 눈을 크게 떳다. 그녀는 그런 일리스의 귓가에 조그마하게 속삭였다. "일리스. 너 꼭 오드나스 왕국으로 가야하는거야?" "음.... 네에." "그럼... 저들이 널 막을 거야." "음... 뚫고 가지요." 약간 정신이 든 것인지 일리스는 주저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일 리스가 일어서자 그녀와 일리스를 보고있던 아시오르가 입을 열었다. "그 소녀... 입니까?" "그래.." 그녀의 말에 아시오르는 무척이나 놀람의 빛을 띄웠다. 물론.. 병사들도 마 찬가지의 눈빛을 띄우고 있었다. 일리스는 그런 그들을 쳐다보고는 그녀에 게 시선을 돌리더니 물었다. "저기... 이쪽 벽을 부수면은 루카 아주머니가 화를 낼까요?" "전혀. 내가 확신할 수 있어." "결정이네요. 월 오브 아이스!(Wall of ice)" 일리스가 입을 열어 외치자 그녀와 병사들 사이에 두꺼운 얼음기둥이 생겨 났다. 그녀와 아시오르.. 그리고 병사들 모두가 놀라서는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동안 일리스는 다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아시 오르는 그 얼음을 부수기 위해 얼음의 건너편에서 무척이나 노력하고 있었 다. 눈을 감고는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던 일리스는 그런 그들을 보고는 한번 미소를 지어보인 후.. 뒤로 돌아서는 벽 근처에 손을 가까이 하고는 말했 다. "디스인터그레이트!(disintegrate)"(무슨 마법이냐 하면... 뒤에 일어나는 상황을 보시면 아실 듯..) 일리스의 말이 떨어진 순간.. 일리스의 손에서 녹색 빛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녹색 빛이 눈앞의 벽에 닿는 순간... 벽은 한순간 빛을 뿜어 냈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지자 이미 벽은 사라지고 잔잔한 가루만을 남 기고 있었다. 그녀가 너무도 놀라운 광경에 사고회로가 정지한 상태로 입을 벌리고는 멍 하니 서있자 일리스는 그녀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가요." 그렇게 말한 일리스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벽이 사라지고 없는 방향으 로 뛰어내렸다. 그 순간...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곳은.. "3층이잖아!!!"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높이는 5.5세션(11M)이라고 한다. 5.5세션.. 솔 직히 그정도의 높이에서 떨어진다면 상당히 아픈 것은 분명할 것이다. 아니 상당히 아프다.. 라고 말하기 보다는 어디 한두군데가 부러진다.. 라는 표 현이 더 맞는 것이다. 물론.. 그녀는 3층이라는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그러나.. 지면과 정확하게 키스를 하고는 기형적인 형태로 구부러진 다리를 안고 바닥에 사랑의 감정 을 표출하여 사랑의 표시인 흙먼지를 뒤집어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녀에 의해서 얼떨결에 함께 뛰어내리게 된 로안느는 놀란 토끼눈을 크게 뜨고는 뭔가 소리를 지르려고 입을 열었다. 그녀는 조만간에 로안느가 비명 을 지를 것이라고 확신하고는 비명을 지르기 전에 뛰어내리기 전에 캐스팅 을 완료했던 마법의 시동어를 외웠다. "플라이!(Fly!)"(모르면... 바보. 영어사전 찾아보세요. 설마.. 파리.. 라 고 해석하는 분은 없겠지요? 아영이가 파리가 된다면... 전 짱돌맞아 죽을 듯..) 그녀의 외침이 떨어지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받아 아래로 떨어지던 그녀의 몸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간단히 무시하고는 허공에 그대로 머물렀다. 물론. . 잡고있던 손을 놓지 않은 상태이기에 로안느 또한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 다. "꺄... 아아...가 아니고.. 노... 놀랐잖아!!" "에헤.. 그래요?" 그녀는 로안느의 말을 그렇게 간단히 받아넘기고는 땅으로 천천히 낼려왔 다. 땅으로 내려온 그녀는 곧바로 마굿간으로 향했다. 일단.. 말이라는 것 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것이다. 1층의 건물을 돌아 마굿간으로 들어가자 안쪽에 사람이 있었다. 그녀가 그 사람을 보고 멈추어서자 앞쪽에 있던 로안느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루카." "어머.. 아가씨. 밤중에 그렇게 급하게 나가시면.. 이걸 잊어버리시지요." 루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로안느의 말에 달려있는 안장의 주머니에 그녀가 낮에 산 물건들을 넣거나 안장에 그 물건들을 달고 있었다. 그리고 로안느 를 향해 다가와서는 낮에 로안느가 잡화점에서 구입한 가방을 건네주며 말 했다. "조심하세요." "루카... 건물 수리비는 나중에.." "물론이에요. 건물 수리비는 2배로 해서 받을 거라구요." 루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부진 표정을 지어보이며 허리에 손을 올렸다. 로 안느는 그런 루카의 말에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말을 꺼내어서는 그녀와 함 께 올라탔다. "저기다!!!" 뒤쪽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카는 그녀와 로안느가 뒤로 돌아 보자 괜찮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빨리 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말이 앞 으로 천천히 달려 마굿간을 빠져나가서 조금 더 달리자 루카는 피식 웃어보 이고는 미리 준비했던 딱딱한 콩들을 바닥에 쏟아버렸다. "어머나..." "우와악!!" "뭐... 뭐야?" 달려오던 사람들은 그 콩을 밟고는 멋지게 바닥에 키스했다. 넘어진 이들에 게 길이 막히자 뒤의 사람들 마저 쫓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루카는 그런 넘 어진 사람들을 향해 너무도 죄송하다는 듯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나.. 죄송해서 어쩌지요?" "그.. 그런건.." "어머나... 바퀴벌레가.." 루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비틀거리며 일어선 병사 하나를 다시 밀어버렸다. 로안느가 그런 루카를 보고는 입으로 작게 '고마워 루카.'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그녀는 앞을 바라보고는 로안느가 들을 만큼 나직하게 말했다. "멋진 사람이에요." "그렇지?"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너무도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는 말을 달렸다. 그렇게 한참동안 말을 타고 골목길을 달리는 그녀들의 앞에 누군가가 그 길 을 떡하니 막고 서있는 것이 보였다. 길 중앙을 막고 서있는 그 사내를 본 로안느는 작게 중얼거렸다. "바이필.." 그 거한은 거대한 투핸드 소드를 한손으로 들고는 그것을 어깨에 올리고는 말이 달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검을 잡고있는 오른쪽 팔에 힘을 주고있 는 것으로 봐서는 그대로 말을 베어버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로안느가 그 것을 느끼고는 말을 세우려고 고삐를 잡아당기려는 순간... 그녀는 입을 열 었다. "로안느. 계속 달려요. 멈추지 말구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렸다. 다리가 땅에 닿는 순 간.. 그녀는 현재 낼 수 있는 최고의 힘으로 땅을 박차고는 그 거한을 향해 달려갔다. 순식간에 그 거한의 얼굴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그녀는 아직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그 사람의 턱을 팔꿈치로 밀어치고는 공중에서 한번 더 움직여 그 거한의 옆구리를 발로 찼다. "퍽! 퍽!" 두번의 타격음이 울려퍼지고 난 다음.. 그 거한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덩치가 덩치인 만큼 맷집은 있다는 것인지 기절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 녀는 그것 만으로도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뒤쪽에 달려오는 로안느가 내뻗 은 손을 잡고는 말 위에 올라탔다. 그녀를 말에 태운 로안느가 속삭이는 듯 이 말했다. "너... 정말 사람이야?" "물론이지요."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길의 마지막.. 성벽이 가까워질 때쯤... 다시한번 눈앞을 막고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로안 느는 그 두사람을 보고는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아시오르... 그리고... 로스틴.." 로안느의 입에서 나직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눈앞에 나타난 두 사람을 보고는 말을 세웠다. 그녀는 자신의 사촌 오빠라는 사람의 성격을 다시한번 떠올렸다. 가지고 싶은 것은 무엇이라도 가지고.. 남에게 넘겨줄 바에는.. 차라리 그것을 없애버리는 그 성격.. 다이펜 왕국에는 실력있는 검사가 모지란 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 덕에 그 의 사촌오빠는 정말로 실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검사들을 무척이나 자신의 아래에 두고 싶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말에서 내려섰다. 먼저 내려서려는 일리스를 말 위에 그대로 앉혀두고는 그 두명에게 다가가서는 검을 뽑아들었다. 그녀의 그런 행동에 그 두사람은 약간은 놀란 듯한 눈빛을 보였다. "무슨.. 짓입니까?" "보면 모르나? 너무도 철없는 나의 사촌오빠에게 주는 경고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뽑아든 상태로 두사람을 향해 걸어갔다. 일리 스는 그런 그녀를 말위에 앉아서는 말의 목위에 머리를 대고는 멀뚱히 쳐다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런 일리스를 본 그녀는 왠지 마음이 편해져서는 그녀와 마주보고있는 두 사람을 쳐다봤다. 두사람은 그녀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는 듯이 약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는 무척이나 주저하고 있었다. "나는.. 졌다고 해도 7대검사중 하나다. 그렇게 안이한 생각으로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땅을 박찼다. 아시오르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간 그 녀는 아시오르가 들고있는 검을 올려쳤다. 아시오르의 검과 그녀의 검이 부 딪히는 순간 검의 사이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아시오르의 검이 위로 튕겨져 나갔다. 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아시오르의 팔에 검을 찔러 넣으 려 했다. 그러나.. 뒤쪽에서 느껴지는 무엇인가를 느끼고는 재빨리 옆으로 몸을 날렸다. 조금전까지 그녀가 서있던 자리에 그녀를 향해 검이 떨어져 내렸다. 그녀는 목 언저리에 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고는 그 검을 내리 친 사람을 향해 말했다. "날 죽이려 드는군요. 오빠.." "음.. 난 네가 싫으니까." 그녀의 오빠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세를 잡았다. 아시오르 또한 조금전 그녀 의 공격에서 섬뜩함을 느낀 것인지 이번에는 쉽게 당하지 않을 것 같은 눈 빛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시간이 없었으므로 먼저 공격에 들어갔다. 적어도.. 그녀는 이들에 게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다만... 얼마나 빨리 이들을 제압하느냐.. 가 문제였다. 그녀는 다시한번 아시오르에게 달려들었다. 조금 전보다 더 빨랐으면 빨랐지 느리지는 않을 만한 속도로 땅을 박찼다. 그녀의 오른손에 잡혀있는 검은 허공에 선을 그을만한 속도로 휘둘러졌다. "채앵!!"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녀는 검을 양손으로 잡고는 그대로 밀어붙였 다. 아시오르의 자세가 조금 비틀거리자 그녀는 놀고있는 다리로 아시오르 의 옆구리를 찼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아시오르는 옆구리를 감싸고는 넘어 졌다. 그 순간.. 그녀는 뒤쪽에서 그녀를 향해 휘둘러지는 검을 느꼈다. 그 리고.. 재빨리 왼쪽으로 돌았다. '느리다..' 오른손으로 검을 휘두른다면.. 분명히 그 검을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생각이 들자 곧 양손으로 잡고있던 검을 왼손만으로 잡고는 그것을 위로 들 었다. '채앵!'하는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왼손이 짜릿하게 져려왔다. 그녀는 그 순간.. 왼손에 잡힌 검을 놓아버리고는 떨어지는 검을 오른손으 로 받아서는 그녀의 오빠를 향해 휘둘렀다. '쉬잉'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 가 들려옴과 동시에 그녀의 오빠는 허둥지둥 뒤로 물러났다. "합!" 그녀는 짧게 기합을 내지르고는 한걸음을 내딛으며 검을 휘둘렀다. 다시한 번 그녀의 오빠와 검이 부딪히자 그녀의 검은 튕겨지 듯이 위로 올라갔다가 사전 준비동작마저도 없이 다시 그녀의 오빠를 향해 내려쳐졌다. 그렇게 몇번씩 튕기는 그녀의 검을 막고있던 그녀의 오빠는 점점 호흡이 거 칠어졌다. 그녀의 오빠가 다시한번 검을 막아내자 그녀는 또다시 검이 튕기 듯이 올라와서는 옆구리를 노리고 휘둘러졌다. 그녀의 오빠가 그 검을 막기 위해 검을 옆으로 세우자 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발로 오빠의 목 을 찼다. 강한 충격에 그녀의 오빠가 비틀거리자 그녀는 오빠에게 달려들어 서는 주먹으로 턱을 올려치고는 검집을 들어서 그 턱을 다시한번 후려쳤다. "으윽!" 그녀의 오빠는 그런 짧은 소리를 내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뒤쪽에서 검이 휘둘러져 오자 그녀는 재빨리 돌아서는 그 찔러오는 검을 흘려냈다. '사아악'하는 검과 검이 마찰이 되는 소름돋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아시오르의 뒷머리를 그녀의 팔꿈치로 내려쳤다. 아시오르가 쓰러지자 그녀는 이마에 흐른 땀을 닦고는 말을 타기위해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리스는... 말 목을 안고는 코를 골고 있었다. "정말.. 답다.. 다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숨을 쉬며 말에 올라타서는 말을 달렸다. 아래위 로 심한 흔들림이 생기자 일리스는 눈을 뜨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아하암.. 멋진 오빠와의 대화는 어떻게 되었어요?" "음.. 그게.. 말이지.." "잘 되었나보네요." 일리스의 말에 그녀는 웃음을 짓고는 이제 성에서 어떻게 나갈 것인가.. 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성문은 이미 닫힌 데다.. 어쩌면 그곳 에 병사들이 몰려있을 것인지도 몰랐다. 그녀로서는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 높다란 성벽... 정말로 높다란 성벽을 보며 그녀와 로안느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정말로 높았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세션은 되어보이는 성벽이었 다. "플라이는?" "말과함께?" "불가능하군. 그럼 다른 마법은?" "아아.. 그러니까.."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뭔가 생각이 난 듯이 웃음을 짓 고는 이공간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이건가.. 아니.. 이건가.. 아니.. 아! 이거다.' 그녀는 이공간에서 네모난 상자 두개를 꺼내었다. 로안느는 그녀가 그런 것 들을 들고는 웃음을 짓자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를 향해 방긋이 웃어주고는 말했다. "보고만 있어요." "응?" 로안느는 그녀의 말에 영문을 몰라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는 내버려 두고는 그 네모난 상자중 하나를 성벽에 붙이고는 로 안느와 말을 데리고는 멀리 떨어졌다. 그리고.. 거리가 꽤 되자 들고있던 것의 버튼을 꾹 눌렀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성벽 한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로안느는 그 광경에 너무나도 놀라서는 입을 벌리고는 아예 할말을 잊어버렸다. 너무도 놀란 나머지.. 들고있던 검마저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있었다. "저... 저.. 저.." "네." 전혀 의미없는 로안느의 말과 그녀의 말이 오간 후.. 그녀와 로안느는 말을 타고는 그 부서진 성벽위로 가볍게 수도를 벗어났다. 눈앞으로 펼쳐진 민가 들과.. 사이사이 보이는 밭들을 내다본 로안느가 말했다. "달려야겠어." "네에. 역시.. 로안느는 힘이 넘치는 군요. 봄날의 망아지 같아요." "뭐... 뭐야?" 로안느는 그렇게 되물으면서도 말을 달리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붉은색 포도주가 찰랑거리고 있는 유리잔 을 끼우고는 좌우로 천천히 흔들었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잔 속의 포도주는 미묘한 움 직임을 보이며 이상스럽게 그의 눈을 즐겁게 했다. 멀리서... 뭔가 커다란 폭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런 것은 그다지 신경 을 쓰지 않고는 미묘한 흔들림으로 그의 눈을 즐겁게 하고있던 포도주를 입 안으로 흘려넣었다. 적당히 숙성된 맛이 그의 혀를 따라 퍼져나갔다. 그는 그 술을 입안에 머금고는 잠시 기다리다가 그것을 삼켰다. 그의 목을 따라 그 술이 삼켜지자 그는 웃음을 짓고는 들고있는 잔을 들어서 보고는 나직하 게 말했다. "음.. 좋은 술이군." 그는 만족스러운 한마디를 내뱉고는 그 포도주가 찰랑거리고 있는 유리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더위를 식혀주는 차가운 바람이 창을 통해 불어오자 그는 낮에 들었던 소식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로안느를.. 가볍게 꺽은 여자라...' 그는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도데체 어떻게 생긴 여자일까.. 라는 궁금증이 일어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로안느의 강함은 그가 가장 잘 알고있 었다. 그는 로안느가 어릴 때 부터 무척이나 그녀를 귀여워 했기 때문에 오 히려 그녀의 가족들 보다 그녀를 훨씬 더 잘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조금 있으면..."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넓은 방의 한쪽에 곱게 세워져 있는 하프를 쳐다 봤다. 언제부터였던지... 이런 밤이 되면 취미로 한번은 켜보게 되는 그 물 건을 쳐다보고는 하프로 다가갔다. 하프의 앞에 놓여져있던 의자에 앉은 그 는 하프의 현중 하나를 살짝 튕겼다. '띵~'하는 맑은 음색이 방안을 울리자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눈을 감고는 하프의 첫현부터 마지막 현까 지를 한번에 쓸어내렸다. "좋아.." 만족스러운 소리가 나오자 그는 나직하게 중얼거린 후 천천히 자신이 가장 자주 연주하는 곡을 기억해내며 손을 움직였다. 소리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아름다운 음률이 되어 방안에 울려퍼졌다. 그가 그렇게 한참을 연주하던 중.. 머리속으로 로안느의 얼굴이 떠오르자 연주를 멈추고는 한숨을 내쉬고 그냥 웃어버렸다. "폐하!" "무슨 일이냐? 들어와서 이야기 해라." 그는 바깥에서 그를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렇게 말하고는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는 그가 아는 얼굴의 사람이 방 안으로 들어와서 그를 향해 무릎을 꿇고는 소리쳤다. "폐하! 죄송합니다. 로안느님과.. 그 여자를 놓쳤습니다." "그런가요? 아시오르경.. 뭔가.. 변명이라도 해보시겠습니까?" 그의 말을 들은 아시오르는 바닥에서 머리를 들지 않고는 입을 열었다. "로안느님께서... 저를 막으셨습니다." 그는 그 말을 듣고는 가만히 앉아서는 아시오르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가 침묵을 지키고 있자 아시오르는 무척이나 거북스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고는 그의 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아시오르경.. 수고했어요. 오늘은.. 편히 쉬도록 하세요." "폐하! 감사합니다." 아시오르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안에서 물러났다. 그는 아시오르가 밖으로 나가자 하프의 현을 살짝 만지작 거리며 입을 열었다. "로안느의 시녀로 딱 적당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밝게 웃는 로안느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그 답지 않은 분위기가 틀린 웃음을 짓고는 또다시 중얼거렸다. "친구가.. 필요했나보군. 잠시.. 여행을 하는 것도 괜찮은 것일지도.."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여름밤의 바람이 불어들어오는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살폈다. 멀리.. 아주 멀리 높게 지어져있던 성벽 한쪽이 무너져 있었 다. 그는 그것을 보고는 손으로 눈을 가리며 낮게 웃음을 흘렸다. "하하하.. 역시... 내가 사랑하는 여자.. 답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위를 쳐다봤다. 하얀색의 천장은... 까만 밤하늘 을 막고 있었다. 그녀의 예상과는 틀리게 왠일인 것인지 추적은 하지 않았다. 사촌오빠의 행 동으로 생각해 봤을 때는... 엄청나게 예외적인 일이었다. 아마도.. 그 이 유는 그녀가 함께있다.. 라는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녀가 함께 있 다면.. 언제든 그녀는 그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 다. '흥... 누가 마음대로.. 움직여 준데?' 그녀는 혼자서 속으로 그런 소리를 내뱉고는 앞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있 는 일리스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일리스는 정말 무척이나 잠이 많았다. 이 렇게 많은 시간동안 잠을 자는데... 어떻게 검술을 배웠을까.. 어떻게 마법 을 배웠을까.. 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리속에 끊기지 않고 이어졌다. 그녀는 일리스에게 눈을 돌려서는 자신의 검집에 달아둔.. 아침에 검으로 잘른 들꽃으로 시선을 돌렸다. '틀리다..' 일리스가 자른 그것과 그녀의 그것은 분명히 틀렸다. 그녀는 속이 상한 나 머지 그 꽃을 빼어서는 달리는 말 위에서 아무 곳에나 던지고는 뭔가를 열 심히 투덜거렸다. '속도의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의 문제일까..' 그녀가 그런 생각으로 정신을 집중시키는 동안 말은 열심히 달려서 두갈레 길중 오른쪽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물론... 그녀는 그것을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에잇!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여전히 달리고있는 말 위에서 주위를 다시한번 둘러봤다. 그리고서야 그녀는.. 자신이 달리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른다 는 사실을 느꼈다. "어어... 어어..?" 그녀는 그런 신음소리를 흘리며 말을 멈추어 세웠다. 어차피 길이 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가 어디인 것인지를 전혀 모르는 것이다. '수도에서 서쪽으로 가면.. 뭐가 있더라..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한참동안 하고있을 때... 그녀의 콧등으로 뭔가 차가운 것이 하나 떨어져 내렸다. "응?" 그녀가 그 차가운 느낌에 콧등을 비비자 그녀의 앞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일리스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다시한번 차가운 무엇인가가 그녀의 팔에 떨어져 내렸다. 그제서야 그녀는 하늘을 쳐다봤다. 잔뜩 찌프린 하늘 은 곧 한바탕 쏟아부을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이건.." "비가 내리려고 하네요." "저 앞의 숲까지 달리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을 달려서 앞쪽의 우거진 숲으로 향했다. 한방울 씩 떨어져 내리던 비는 이제 점점 굵기를 더해가며 그녀의 온몸에 부딪히고 있었다. 그녀와 일리스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 안으로 뛰어들자 하늘에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숲 안쪽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일단 안쪽에 가서... 비를 피할 곳이나 찾아보자." "네에."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고있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숲 안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말을 끌고는 안으로 들어가자 어느새 일리스 가 그녀의 옆에서서는 뭔가 이상한 갈색의 둥그런 천이 달려있는 막대의 손 잡이 부분에 있는 무엇인가를 꾹 눌렀다. "우에?" 그녀는 품위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탄성을 지른 것도 모른 체.. 일리 스의 손에 들린 이상한 물건을 쳐다봤다. 일리스는 갑자기 펴져서 위쪽이 둥근 날개처럼 펴진 그 물건을 위로 들고는 말했다. "비를 맞는건 좋지 않아요." "이... 이.. 이건.. 또 뭐야?" "음.. 우산이라는 건데요?" "그러니까..." "헤헷.." 그녀는 웃음으로 그녀의 말을 끊어버리는 일리스의 고난이도 화법에 말려들 어서는 더이상 묻지 못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머리위로 펼쳐진 그 물 건을 빤히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신기한 것이기에 그녀는 한숨을 쉬고는 그냥 신경을 꺼버렸다. 그녀와 일리스는 그렇게 한참동안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숲은 정말로 넓 었기에 그녀와 일리스가 그렇게 오래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끝이 보이지 않 았다. 그녀는 앞쪽에 보이는 커다란 나무를 보고는 손으로 가리키며 일리스에게 말했다. "일단... 저 나무 아래에서 조금 쉬었다가 가는 것이 어때?" "음.. 그러고 싶다면요. 헤헷.." 그녀는 아이같이 웃어버리는 일리스를 보고는 자신도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는 그 나무 아래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와 일리스가 다가간 그 나무는 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로 컸다. '아.. 그게..' 그녀는 아까부터 계속해서 그녀의 머리속에 떠오를 듯.. 말 듯한 어떤 사실 이 있었지만... 그런 떠오를 것 같으면서도 떠오르지 않는 생각에 짜증이 나버린 그녀는 그 생각은 망각의 강으로 띄워보내고는 조금이라도 더 마른 자리로 가서는 앉았다. 그녀의 말은 그녀의 옆으로 와서는 그렇게 서서는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늘 수고했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의 머리를 손으로 한번 쓰다듬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본 일리스가 그녀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좋아하는 말이에요?" "음.. 그러니까.. 상당히 오래되었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말을 향해 한번 웃어보이고는 무릎을 끌어 안고는 위쪽을 쳐다봤다. 저 하늘을 완전히 가리고 있는 커다란 나무는 그 무성한 잎들과 무수하게 뻗쳐진 가지들로 하늘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이 렇게 큰 나무들이 자라나는 숲.. 이라는 것을 그녀는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 본 기억이 있었는데.. "우웅.. 배고프네요.." "그래? 그렇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비를 맞아서 젖어버린 옷을 말리기 위해 그래도 말 라있는 나무가지를 주워서 모았다. 간간히 나뭇잎을 타고 흘러내린 빗물이 그녀의 머리로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바깥에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고 서 있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나은 편이었기에 그녀는 그다지 불만이 없었다. 그녀가 마른 나무가지를 주워서 모으자 일리스는 얼마전에 보여주었던 그 불이 나오는 조그마한 무엇인가를 손에들고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일리스가 손을 움직이자 곧 그 조그만 물건의 윗부분에 불이 붙었다. "으음... 육포라도 구워서 먹을까.." "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녀와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나무가지에 불을 붙이려 했다. 그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속으로 뛰쳐 들어왔다. "멈추세요!!" "에?" 일리스는 그 말을 듣고는 그 물건에서 나오던 불을 꺼버렸다. 일리스가 그 불을 끄자 나무위의 어딘가에 있던 무엇인가가 그녀의 앞으로 뛰어내려왔 다. 그런 갑작스러운 누군가의 등장에 그녀는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그녀 의 손은 어느새 허리에 걸려있는 검의 손잡이에 머물러 있었다. 뒤로 물러난 그녀는 눈앞에 떨어져 내린 상대를 발끝부터 살피기 시작했다. 갈색 가죽바지와 그 안으로 위로 쭉 뻗은 다리... 잘록한 허리와 상체를 감 싸고 있는 하얀색의 윗옷과 그 윗옷의 위로 낡은 재킷을 입고 있었다. 레이 피어를 하나 달고 있었고, 왼쪽 어깨에는 롱보우 하나를 메고 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더욱 올려 관찰 대상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봤다. 하얀 얼굴 에 가늘은 얼굴선.. 뚜렷한 오관에 금발로 흘러내린 머리가 목쯤에서 무언 가 녹색의 끈에 한번 묶여서는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상대의 외모중.. 가장 그녀의 눈길을 끄는 것은 목 까지 흘러내린 옆머리를 삐죽히 뚫고 나와있는... 귀였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는 눈앞의 상대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엘프로군요." 그녀가 할 말을 일리스가 대신해 주었다. 그 말을 들은 눈앞의 엘프는.. 아 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눈앞의 엘프를 보고는 놀란 몸을 굳혔다. 엘프는.. 인간에게 그다지 호의적인 종족이 아니었다. 숲의 신 파르미스의 가호를 받는 엘프로서는.. 숲을 천천히 파괴해가는 인간에게 호의적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녀는 몸을 긴장시켰다. 여차.. 한다면 검을 뽑아들 자세를 갖추었다. 숲 의 신 파르미스의 가호를 받은 엘프는 숲의 안이라면 인간은 당할 수 없다 고 한다. 그리고 엘프는 숲의 신 파르미스의 가호로 인해 숲 뿐만이 아니라 숲에 있는 모든 것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종족이다. 그들이 걸어가면 늘 어진 나무가지가 위로 들려지며 잘 매달려있는 과일이 엘프의 손으로 떨어 진다고도 한다. 숲에 사는 동물들은 엘프의 부탁은 무엇이든 들어준다. 한 마디로.. 엘프는 숲 속에서는 무엇이라도 가능한 종족인 것이다. '이제 생각이 났다.....' 그녀는 그때서야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가지가 있었다. 다이펜 왕국 의 수도에서 동북쪽으로 한나절쯤 말을 달리면 버티고 있는.. 그 중앙산맥 에서 부터 이어진 거대한 숲.. 사람들이 그곳을 태초의 숲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그녀는 기억해냈다. 그녀가 그렇게 머리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 엘프는 그다지 표정 이 나타나지 않는 얼굴로 그녀와 일리스를 한번씩 돌아보고는 갑자기 손을 내뻗었다. '윽! 갑작스럽게.. 공격해오다니.. 엘프는 그다지 공격적인..'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허리에 걸려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녀가 검을 뽑아들자 그 엘프는 그녀와 로안느쪽으로 손을 내뻗고는 말했다. "드세요." 엘프의 손 위에는 보통의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커다란 과일이 두개 들려 있었다. 그녀는 무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는 뽑아든 검을 한번 쳐다보고 는 그 검을 보며 어떻게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엘프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 그녀를 쳐다본 일리스가 웃으며 말했다. "에에... 로안느.. 그거 과일 껍질을 벗기기에는 검이 너무 크지 않나요?" 그녀는 일리스의 말에 입을 벙긋거리며 뭔가 변명을 하려했다. "아.. 아니... 그게.." "아. 그렇군요. 이 과일은 껍질은 벗기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감사합니다." 그녀의 상황은 저 멀리 던져두고 일리스는 그 엘프의 손에 들려있던 과일을 넘겨받아서는 무척이나 기쁜 듯한 얼굴로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계 속해서 검을 뽑아들고 있기도 무안해서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런 그녀 를 향해 과일을 내밀고 있는 그 엘프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엘프라는 종족은... 원래 이런걸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 과일을 넘겨받고는 그것을 한입 깨물었다. 나 쁘지 않은 맛이 입안에 퍼지자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 엘프는 그 런 그녀와 일리스를 그 자리에 서서는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가 그 과일을 다 먹어갈 때... 갑자기 옆에서 일리스가 입을 열 었다. "아리이르님은... 여전히 숲의 신 파르미스의 가호로 평안하신지?" "네." 질문은 길었고 대답은 간단했다. 그녀는 일리스의 말에 놀라서는 일리스와 그 엘프를 쳐다보고 있었다. 엘프라는 종족은.. 보통 인간의 경우에는 일생 동안 한번을 보기가 어렵다. 그정도로 엘프는 인간의 앞에 서기를 극도로 꺼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리스는 마치 엘프를 알고 있는 양... 이름 을 말하며 안부를 묻고있는 것이다. 어지간한 친분이 없다면... "따라오시지요." 그 엘프는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려 먼저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와 일 리스는 그런 엘프의 뒤를 따라서 숲속을 걸어갔다. 비는 이제 천천히 잦아들고 있었다. 그녀와 일리스가 한참동안 숲을 걸어들 어가자 그녀의 앞쪽에 걸어가던 엘프는 어느순간 멈추어 서서는 입으로 뭔 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엘프의 중얼거림이 한참동안 이어지자 그 엘프는 그 중얼거림을 멈추고는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지금.. 뭘 한거야?" "아아.. 마법을 풀어낸 것 같은데..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헤헤.." 그녀는 일리스의 천연덕스러운 말을 듣고는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옮겼 다. 대략 5분정도 더 걸어가자... 넓게 펼쳐진 공터에 나무로 지어진 집들 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 나타났다. "이... 이건.." 그녀는 그 마을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나가는 사람... 한쪽에 앉 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이들... 모두가 엘프였다. 한번에 너무도 많 은 엘프를 본 그녀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주위를 둘러보기에 바빴다. "아리이르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에헤... 그분은 여전히.. 그모습 그대로인가요?" "네." 역시... 대답은 너무도 간결하다. 그녀는 그 간결한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 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저 엘프는.. 모든 대답이.. '네'일꺼야." "네. 맞아요." 그녀는 갑자기 들려온 대답에 놀라서는 앞을 쳐다봤다. 길을 안내하던 그 엘프가 그녀를 돌아보고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희미한 미소를 짓고 는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 우와앗!' 그녀는 무안함에 손을 위로 들었다가 새어나오는 소리를 막기위해 들었던손 을 다시 내리고 그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의 그런 행동을 보던 일리 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광견병?" "개한테 물린적 없어!" "그럼... 아아... 엘프들이 너무 예뻐서 흥분하는 거에요? 에헤.. 로안느.. 은근히 밝힌다.." "누.. 누가!!" 졸지에 밝히는 여자가 되어버린 그녀의 목소리가 숲 속에 넓게 퍼졌다. 그녀와 일리스가 그렇게 잡담을 나누는 사이.. 그들은 나무로 지어진 평범 한 집 앞에 도착했다. 그녀와 일리스를 여기까지 안내한 그 엘프는 그녀들 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녀와 일리스를 안내해온 엘프가 시야에서 사라져가자 일리스는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또한 일리스의 뒤를 따라서 집 안 으로 들어갔다. 나무로 지어진 집안은 집 주인의 성격을 대변하는 듯이 무 척이나 깔끔한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방안에는 꼭 필요한 물건들만이 놓여있어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조금 황량 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지만.. 그 절묘한 배치와 방 전체의 분위기로 인해 오히려 정갈하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었다. 방 중앙에 놓여있는 탁자.. 그 탁자 앞에 한 엘프가 그녀와 일리스에게 등 을 돌리고는 컵에 무엇인가를 따르고 있었다. 기분좋은 향기가 퍼져나가자 그녀는 괜시리 히죽 웃어보였다. "아리이르님. 숲의 신 파르미스의 가호가 여전히 당신 주위에 머물러 있군 요." "후훗.. 오랫만이군요." 일리스가 말을 걸자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나무잔에 무엇인가를 따르고 있던 그 엘프는 등을 돌렸다. 일리스의 인사가.. 답지 않게 너무도 정중했 다고 생각한 그녀는 일리스의 얼굴을 쳐다봤다. 일리스는 무척이나 기쁜 듯 이 눈을 가늘게 뜨고는 웃고 있었다. 그 엘프는 일리스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해보이고는 혼자 의자로 가서는 앉았 다. 그리고.. 그녀와 일리스가 들어왔을 때 컵에 부어두었던 차를 홀짝거리 며 마시기 시작했다. '이.. 이거.. 어쩌라는 거야?' 그녀는 그 엘프의 태도에 앉지도 서지도 못한채로 주춤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와는 달리 일리스는 가벼운 걸음으로 그 엘프의 옆에 놓여있던 의자에 앉아서는 미리 놓여있던 찻잔을 들고는 홀짝거리며 마시기 시작했다. "이.." "로안느. 차 안마셔요? 아리이르님이 다려준 차는 무척이나 좋은데.." 그녀는 일리스의 말에 뭔가 말을 하려다 말고는 의자에 앉아서 찻잔을 들었 다. 가벼운 나무잔에 다려져 있는 차는 은은한 녹색빛을 띄고 있었다. 그녀 는 잔을 기울여 찻물을 그녀의 입속으로 흘려넣었다.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느껴졌다. 잔을 한번 기울였다가 그 잔을 탁자에 내려놓고는 옆에 앉아있는 아리이르 라는 엘프의 옆모습을 쳐다봤다. 엘프는 대부분이 미인이다. 그것은 부정하 기 힘들다. 가끔씩 유전자라는 녀석의 변덕으로 미인이 아닌 엘프가 나오긴 하지만.. 아직 오크와 닮은 엘프를 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물론.. 오거와 닮은 인간은 있지만 말이다. "저기.. 아시이르님은.. 나이가?" 그녀가 말을 꺼내자 일리스와 아시이르는 동시에 눈을 치켜뜨고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로서는 '둘이 무슨 사이야!'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꾹 참고 는 아시이르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시이르는 잠시 공중을 쳐다보며 손가락 을 하나씩 꼽아보고는 말했다. "대략... 떠오르는 해를 본 것이 320000번 정도 되는 걸로 기억되는군요." 그녀는 그 대답을 듣고는 잠시 멍청히 있었다. 320000번.. 이라는 것은 도 데체 몇년이라는 말일까.. 라는 생각을 하고있는 그녀의 귀에 일리스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800살." "응.. 그래? 우에엣?! 800살?" "음.. 로안느.. 비명소리가 날이 갈수록 개성이 강해지네요..." "시.. 시끄러! 그나저나.. 이 얼굴로 800살? 이거 무슨 오거 힘줄끊어지는 소리야?" 그녀의 말에 일리스와 아시이르는 다시한번 찻잔을 입가에 댄 채로 눈을 위 로 뜨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동시에 입을 열었다. "오거 힘줄끊어지는 소리이지요." '이.. 이 두사람은.. 아니.. 한사람과 엘프는..' 그녀가 속으로 그런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을 때에 다시 일리스와 아시이르 는 차를 홀짝거리며 마시기 시작했다. 이 아시이르라는 엘프는 분명히 일리 스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엘프의 마을이라도 어김없이 밤은 찾아왔다. 그녀는 하늘에 떨어지지 않도 록 잘 걸려있는 둥근 달을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누군가 아는 얼굴을 만난 다는 것... 그것이 꽤나 그녀에게 충격을 주고 있었다. "침대가 불편하던가요?" 그녀가 집 옆에 앉아서 한숨을 쉬고있자 어느새 그녀의 옆으로 다가온 아시 이르가 그녀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그녀는 그 말에 대답을 할 필요는 없었 지만 아시이르가 듣고싶어 할 것만 같아서 대답했다. "네." "아.. 그렇군요. 그럼 그냥 노숙을 하세요." "그럴게요." 전혀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은 대화가 오갔다. 물론.. 두 사람의 얼굴 에 상대의 말 때문에 불쾌하다는 듯한 기색은 없었다. 한참동안 서로 말을 하지않고 앉아있던 둘 사이에 정적이 흘러갔다. 그런 정적이 무척이나 못마땅한 것인지 아시이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당신은... 이 세계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존재입니다. 아십니까?" "물론.. 알고 있어요." "전 당신을 이해할 수 없군요." "그래요. 전 인간이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어쩌면 그녀는 너무도 이기적인 생 각으로 가득 차있는 최악의 인간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런 것을 모두 다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녀는 과거를 떨쳐 내어버리지 않는 한.. 현재를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그녀가 과거에 안주해 버릴지도 모르지만 말이 다. "전 당신이 현명한 인간이라 생각합니다." 아시이르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시이르는 그녀에게 별다 른 인사를 건내지 않고는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아시이르가 시야에 서 사라지자 한참동안을 그렇게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리고 그 조그만 입술로 뭔가를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가 머 물고 있는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녀는 더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음을 느끼고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일어나자 로안느가 무척이나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고는 그녀를 도 로 눕히려 했다. "에에.. 이제는 괜찮은 것 같은데요?" "진짜? 괜찮은 거야?" "네에."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로안느와 함께 집밖으로 걸어나왔다. 바깥으로 나 오자 지나가던 엘프들이 그녀와 로안느를 한번씩 보고는 고개를 숙이며 지 나갔다. 그녀와 로안느는 그런 엘프들을 보고는 똑같이 한번씩 고개를 숙이 며 인사를 했다. "음... 여기서 서쪽으로 계속해서 가면은..." "안돼! 아마.. 너하고 나는 국경에서 지나가지 못하게 되어있을 거야." "응... 왜요?" "그러니까.. 내 사촌오빠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니까." 로안느의 말에 그녀는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짓고는 콧등을 긁적였다. 그녀가 어떻게 국경을 넘어가느냐.. 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고민을 더해서는 갑자 기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고는 입을 열었다. "에헤.. 그러고 보니... 넘어가는 방법이 있어요."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뭐.. 설마.. 중앙산맥을 넘어가자는 것은 아니겠지? 중앙산맥은 인간이 넘 어갈 수 없는.. 그런 곳이라구." "물론이에요. 그런 것은 저도 알고있어요."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무척이나 안심하는 표정을 짓고는 그녀의 어깨를 두 드리며 말했다. "그래. 그래. 난 또... 일리스 네가 중앙산맥을 넘어가자 거나..." "에헤.. 저도.. 그렇게 미치진 않았어요. 물론... 그러니까.. 열사의 대지 를 지나갈 거에요." "아아.. 그래. 그쯤이라면...."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한참동안 그녀 의 어깨를 두드리던 로안느는 갑자기 손을 멈추고는 생각에 잠긴 듯이 허공 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그녀의 양볼을 손으로 잡고는 왠만한 몬스터는 단번 에 쫓아버릴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다.. 다시한번... 어.. 어디를 지나간다구?" "에헤.. 로안느.. 귀도 나빠졌나봐요. 역시.. 노인네라는 것은.." "그.. 그게 아니잖아! 여.. 열사의 대지를 지나간다구?" "네." 그녀는 로안느를 향해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너무나도 간결한 대답에 로안 느는 힘이 빠진 것인지 아니면 발을 헛디딘 것인지 한번 휘청 거리더니 부 들부들 떨리는 손과 얼굴로 그녀를 향해 억지로 지은 웃음을 흘리고는 말했 다. "너... 너.. 거기가 어떤 곳인지 알고.. 하는 말이야?" "에에.. 로안느. 이마에 핏줄도 서네요. 노인네들 사망하는 원인중 큰 부분 을 차지하는 것이 고혈압이라는데..." "누가 노인네야?!"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버럭 소리를 지르곤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얼굴을 숨 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 대고는 매우 커다란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얼굴 을 그렇게 가까이 가져온 로안느는 몇번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입을 열었 다. "너! 열사의 사막이라고 한다면 한낮에는 온몸을 가리지 않는다면 피부가 화상을 입을 정도로 태양이 내리쬐는 곳이라구! 거기에다 온통 모래로만 이 루어져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라면 길을 찾지도 못해! 그리고.. 그 수많 은 유사와..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샌드 웜!! 그녀석들은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말이야!" 로안느가 총알같은 속도로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쏟아내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의 말을 다 듣고는 모든 것에 초연한 듯한 방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 리고.. 로안느를 향해 입을 열었다. "로안느.." "뭐야? 마음은 돌린 거지?" "침 튀었어요." "....." "엄청 큰걸로요." 그녀의 말을 들은 로안느가 몇번 입을 벙긋거리다가 뒤를 돌아서는 벽을 짚 고는 뭔가가 말하고 싶은 듯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로안느 는 망각의 강 저쪽편으로 던져두고는 앞으로의 일을 하나하나 생각하기 시 작했다. 그녀는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마을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많은 엘프들이 이 러지리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다지 분주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 신의 왼쪽 팔에 걸려있는 활의 줄을 한번 만져보고는 그녀를 만나보고 싶어 하는 아시이르님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엘프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엘프들은 변화하지 못한다는 것 이 일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엘프에 입장에서 인간이라는 종족은 모든 신의 축복을 받은 종족이다. 그녀는 아시이르님이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100년동안.. 정말 가 구 하나의 위치조차 바뀌지 않은 방 안에... 100년전과 똑같은 모습의 아시 이르님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음.. 오셨군요. 라미니아. 그래요.. 제가 말한 것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시이르님은 그녀를 돌아보고는 그렇게 물었다. 그녀는 한참동안 그런 아 시이르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대답을 회피하자 아시이르님은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한번 쓸어올리며 말했다. "라미니아. 당신은.. 엘프에요. 저도 그것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답니 다. 그렇지만.. 엘프라고 해서.. 당면한 문제를 피해가는 것은 옳지 않아 요. 그럼.. 일단..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도록 하지요." 아시이르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데리고는 그 인간들이 묵고있는 집으 로 걸어갔다. 아시이르님과 그녀가 그 인간들이 묵고있는 집에 도착했을 때.. 그 두명의 인간은 밖에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왜... 저런 식으로 말하는 걸까..?' 그녀는 그런 궁금증을 가지며 두 사람이 대화하는 모습을 쳐다봤다. 그 로 안느라는 여성이 일리스라는 여성의 양쪽 어깨를 잡고는 뭔가를 격렬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일리스라는 여성이 한마디를 하자.. 갑자기 몸 이 굳어버리더니 한마디를 더 하자... 뒤로 돌아서는 벽을 짚고는 땅을 내 려다보며 넋이 나간 듯이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녀는 두 사람의 그런 대화를 보고는 그 일리스라는 여성을 한참 쳐다봤 다. 뭔가.. 뭔가 다른 인간과는 틀린 것이 느껴졌다. 그것이 아직 무엇인지 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게 한참 일리스를 쳐다보던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아시이르님을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함께... 가도록 할게요." "네. 그렇게 하세요. 일방적인 편견은 좋은 것이 아니지요. 나가서 당신의 어머니를 죽인 인간들이 과연 어떤 종족인 것인지.. 당신의 눈으로 확인하 세요." 아시이르님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들을 향해 한걸음을 내딛 었다. "안되요." "응.. 괜찮은데.." "절대로 안되요." 그녀는 필사적으로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일리스만 하더라도 그 바보스러움에 의해 그녀 혼자서 돌보기가 힘든 것이다. 그런데.. 그에 필적 하는 아방한 엘프가 하나 더 끼인다면... '상상이.. 안돼..'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라미니아라는 엘프를 곁눈짓으로 살짝 쳐다봤 다. 라미니아는 현재 그녀의 반응에 약간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녀는 한번 마음을 굳혀버린 지라 절대로 허락하려 하지 않았다. "에헤.. 저기.. 로안느.." "뭐야? 절대로 안돼!" "에에.. 로안느... 저기.. 라미니아가 로안느보다 예뻐서 질투하는거에요?" "흥. 그런 도발에 넘어갈 것 같아?" "아아.. 라미니아가 로안느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로안느보다 젊게 보여서 질투하는구나.." "흥.. 그런 말도 이제는 안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에게서 시선을 떼려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 다. 그녀가 고개를 돌린 쪽에... 마치 버림 받은 강아지 같은 눈빛을 하고 있는 라미니아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안되는.. 건가요?" "아.. 안되요." '마.. 마음 약해질 뻔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애써서 시선을 하늘로 향했다. 그런 그녀의 귓속으 로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그렇다면.. 함께 가지 않고.. 뒤따라 가는 것으로 하지요." "그... 그게 그거잖아요!!" "아니요. 함께 가는 것은 허락을 구해야 하지만 뒤따라 가는 것은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잖아요." '겨... 결국은.. 어떻게 해도 따라 오겠다는.. 말이잖아!!' 그녀는 결국은 흐느적거리는 몸짓으로 라미니아와 함께 가는 것을 허락해 버렸다. 일단 떠날 것이 확실해 지자 일리스는 오른쪽 발목에서 여전히 통증을 느끼 는 것인지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이리저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라미니 아 또한 뭔가를 가져올 것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는 잠시 어디론가 사라졌 다. 그렇게 모드들 바쁘게 움직이자 별다르게 준비할 것이 없는 그녀는 자 신의 말에 짐을 다 올려두고는 하늘을 보며 멍하니 서있었다. '이 여행이 끝나면.. 이검은 역시 오빠에게 줘야겠어..'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약간은 아쉬운 듯한 웃음을 흘렸다. 이미 10년 가까이 써온 자신의 검을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다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녀의 친오빠가 그녀를 죽이려 드는 것보다 두려운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로안느님." "에.. 아! 예?" 그녀는 갑작스럽게 들린 목소리에 놀라서는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봤다.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있는 아시이르가 그녀를 보며 웃고 있었다. 아시이르는 그렇게 그녀가 돌아보자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두사람.. 특히.. 일리스.. 를 잘 부탁해요." "일리스보다는.. 라미니아를 부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일리스는 저보 다 훨씬 강해요." "아니요. 외면적인 강함이 아니랍니다. 현재의 일리스의 상태는 부숴지기 쉬운 상태에요. 그러니..." 아시이르는 그녀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손에 무엇인가를 쥐어줬 다. 의아한 마음에 손을 펴본 그녀는 조그만.. 그녀의 손가락에 딱 맞을 것 같은 금색의 반지를 볼 수 있었다. 반지의 윗면에는 파란색의 조그만 보석 이 붙어있어 예술적인 가치가 그다지 낮아 보이지는 않았다. "저기.. 아시이르.. 저한테 청혼해 봐야.." "네? 청혼.. 이라니요?" "이 반지는 뭐지요?" "반지.. 입니다만?" 전혀 의미없는 대화가 두사람 사이에 오가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 를 흔들었다. 역시.. 이 엘프라는 종족은 대화를 하게되면 스트레스가 쌓였 다. "그 반지를 끼고다니시면 언젠가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럼... 귀한 것일텐데.." "네. 귀해요." "......" 그녀는 어이가 없어서 눈을 크게 뜨고는 잠시 굳어있었다. 그런 그녀를 향 해 아시이르는 또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잘 부탁 드리지요." "자.. 잠깐만요. 하나만 물어볼게요. 당신은.. 일리스와 무슨 사이이지요?" 그녀가 갑작스럽게 질문하자 아시이르는 그 질문에 살며시 웃음을 짓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난.. 그아이 할아버지의 친구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좋아하는 한 엘프일 뿐입니다." "자.. 잠깐만요.. 그럼.. 일리스의 할아버지는.." 그녀가 또다시 물어보려 하자 아시이르는 그녀를 향해 눈으로 웃음을 짓고 는 몸을 돌렸다. 아시이르가 몸을 돌리자 이리저리 움직이던 일리스가 그녀 를 향해 다가왔다. 일리스는 잠시동안 어색한 분위기를 보고는 등을 돌리고 있는 아시이르와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반지를 보고는 웃음을 짓더니 그녀에게 다가와 속삭 였다. "로안느... 결혼.. 축하해요." "넘겨짚지마!!" 그녀는 일리스를 향해 크게 소리를 지르고는 그 반지를 자신의 중지에 끼어 보이고는 손을 들어보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녀역시 여자였기에.. 그 런 반지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음.. 음.. 음... 그러니까..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이말이 왜 생각나는거 지?" 그녀는... 일리스를 발로 차버렸다. 엘프와 함께 숲속을 걷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편한 것이다.. 라는 것을 그녀 는 무척이나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인가 걷는데 혹은 쉬는데에 그녀 를 귀찮게 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일리스는 말위에 탄 채로 - 일리스는 필요 없다고 했지만.. 환자가 까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녀다 - 말의 목을 끌어안고는 졸고 있었다. 아니.. 졸고 있었다기 보다는 자고 있었다..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 았다. "라미니아. 지금 숲의 서남쪽으로 가는 것.. 맞지요?" "네." 그녀는 라미니아의 대답을 듣고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 대화가...' 그녀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절규하는 동안 어느새 해는 그녀의 머리위 를 넘어가서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서 서쪽으로 한뼘쯤 기울 었을 때... 말의 목을 안고 잠을 자고있던 일리스가 부스스하게 머리를 일 으키고는 입을 열었다. "배고파.." "넌.. 머리속에 그런 것 밖에 안들어있어?" "에?" 그녀는 일리스가 눈을 둥글게 뜨고는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하겠다는 듯한 눈 빛을 보이자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그녀도 배가 고팠기 때문에 점심이라 는 것을 먹기 위해 모두 넓직한 곳에 모여앉아서는 먹을 준비를 하기 시작 했다. 일단 빵을 꺼내든 그녀와 일리스가 스프를 만들기 위해서 나뭇가지를 주워 왔다. 일리스가 그 라이터라는 신기한(?)물건으로 불을 피우려고 하자 라미 니아가 그녀들을 향해 물어왔다. "그 나뭇가지를.. 태울건가요?" "당연하지요." 그녀의 말을 듣자 라미니아는 입으로 뭔가를 중얼거리더니 그 나뭇가지들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런 라미니아의 행동에 일리스가 고개를 갸웃거 리더니 물었다. "라미니아.. 뭘 하는 거에요?" "그 나뭇가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었어요." "음.. 다른 엘프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던데..." "전 다른 엘프가 아니니까요." 라미니아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 앉자 일리스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콧등을 긁적이더니 모아둔 나뭇가지를 뒤로 던져버렸다. "뭐.. 뭐하는거야?!" "음... 그럼.. 그냥 불을 피우죠."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가방안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저 작은 가 방안에 무슨 물건이 그렇게 많이 들어있는 것인지.. 그녀로서는 불가사의였 다. '일리스는 마법사니까..' 그녀는 그런 생각으로 일리스가 일으키는 상식에 어긋난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가방을 뒤적이던 일리스가 노랗고 납작한.. 꽤나 커 다란 금속을 가방에서 꺼내었다. 그녀는 일리스가 불을 피운다는 말을 하고 는 이상한 것을 꺼내자 놀라서는 물었다. "이걸로... 멀 하자는 거야?" "에... 그냥 보세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금속에 달려있는 동그란 무언가를 돌리자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그 금속의 윗부분에서 푸른색의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 이... 이..." "신기... 하군요." 그녀는 물론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라미니아까지 약간은 놀란 한 모습을 보 였다. 그런 그녀와 라미니아의 반응은 완전히 무시해버린 일리스는 파랗게 타오르는 그 불꽃의 위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그릇을 올리고는 스프를 끓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나온거야?" "글쎄요?" 일리스는 그녀의 질문에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그녀는 일리스가 대답하기 싫어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더는 묻지 않았다. 일리스는 그녀가 더이상 묻지 않자 나름대로 스프를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게... 뭔데?" "에헤헤.. 그러니까.. 잡탕.. 죽.. 이라고나 할까요?" "그. 러. 니. 까!!! 그게 뭐냐는 말이야아!!" 그녀는 자신의 몫이라고 일리스가 건내어준 그 무엇인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색깔은 약간.. 이상한 그런 색깔에 속을 한번 뒤집어주는 끝내주는 향기가 풍겨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그 정체불명의 스프를 가장한 무엇인가를 먹을까.. 말까 무척이나 망설이고 있는 사이 라미니아는 그것을 훌쩍 마셔서 비우더니 한마디를 꺼 내었다. "생각보다 맛있군요." "그렇지요? 아아.. 역시 맛있을 거야. 맛있는 재료가 잔뜩 들어갔으니까.." 일리스는 라미니아의 말을 듣고는 무척이나 기뻐하며 자신이 만든.. 그 잡 탕죽인지 뭔지를 들고 마셨다. 그녀 또한.. 의외로 맛있다.. 라는 말에 혹 해서는 그릇에 담겨있는 그것을 입안에 흘려넣었다. 그리고... 그녀와 일리 스는 동시에 굳었다. "...." "......" 그 상태로 잠시 굳어있던 그녀와 일리스는 동시에 고개를 돌리고는 입안에 흘려넣었던 그것을 바닥에 도로 뱉어냈다. 그녀는 화끈거리는 자신의 이마 에 손을 대고는 일리스에게 말했다. "뭐.. 뭐야? 이 복잡미묘하고 경동천지할 이 맛은?" "그... 글쎄요?" "만든 네가 모르면 누가알아?!" 그녀가 일리스를 구박하자 한쪽에서 빵을 씹고있던 라미니아가 그녀와 일리 스가 남긴 그... 말로 설명이 안되는 무엇인가를 홀짝거리면서 마시고는 말 했다. "맛있는데..."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복잡미묘하고 경동천지할 맛을 지닌 정 체불명의 무엇인가를 홀짝거리며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 것을 가만히 보고 있던 그녀와 일리스는 동시에 라미니아의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 힘들게 살았군요." "네? 네?" "다.. 이해한다니까요." "네?" 라미니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녀와 일리스를 올려다 보고있을 때에도 해는 천천히 기울어 갔다. 날이 천천히 저물어 가고 있었다. 산 속에서 날은 평지에서 보다 훨씬 빨리 저문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 지 그녀가 걸어가고 있는 숲속또한 해가 빨리 저물어 가는 것 같았다. 그녀 는 혼자서만 말을 타고 있었기에 부담이 되는 마음에 입을 열었다. "저기.. 오늘은 이쯤에서 쉬는 것이 어때요?" "그래. 그래야 겠는걸?" 그녀가 말을 꺼내자 로안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쉴만한 자리를 찾기 시작 했다. 한참동안 자리를 찾고있던 로안느가 괜찮다고 생각이 되는 자리로 가 서는 라미니아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 여기면 괜찮나요?" "전 아무래도 상관 없어요." 로안느의 말을 들은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근처에 있던 커다란 나무 위로 단번에 뛰어올라갔다. 그리고 나무에 등을 기대고 나뭇가지에 앉아서 는 어깨에 걸려있던 활을 풀어서는 점검하기 시작했다. 로안느는 그런 라미니아의 모습에 한숨을 쉬고는 적당히 자리를 잡았다. 그 녀또한 잠자기 편한 곳으로 자리를 잡고는 나무에 등을 기대고는 앉았다. 밤이 되어 온도가 내려간 것인지 붕대로 매어둔 발목이 조금씩 쑤셔오기 시 작했다. '곤란하네..'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애써서 그것을 잊기위해 나무위에 앉아있는 라 미니아에게 말을 걸었다. "라미니아. 여기는 왜 태초의 숲이라고 부르는 거에요?" "아.. 그걸 모르나요?" "네. 로안느는 알아요?" 그녀의 질문에 로안느는 모른다는 뜻으로 어깨를 한번 으쓱 거리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그녀와 로안느의 반응을 본 라미니아는 활을 다듬는 손길을 멈추지 않고는 조용하고 무척이나 듣기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숲은 이실로스 대륙에서 거의 유일하게 이실로스 대륙이 생겼을 때 부 터 숲으로 존재했던 곳이에요. 그만큼 오래된 숲이지요. 그 덕분에 저같은 엘프라거나 정말 고대에만 볼 수 있었다던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고대에만 볼 수 있는 동물.. 이라니요?" 라미니아가 이야기 하는 것을 끊고는 로안느가 질문했다. 그런 로안느를 맑 은 눈으로 내려다보던 라미니아는 로안느가 무안함에 얼굴을 붉히자 다시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네. 가볍게 예를 들자면.. 페가수스정도 일까요?" "그... 날개 달린 말?" "네." 라미니아의 말에 그녀와 로안느는 모두 놀라서는 눈을 크게 뜨고는 라미니 아의 뒷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라미니아는 그런 두사람을 보더니 거의 보이 지 않는 웃음을 짓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유니콘도 있지요." "유니콘... 에엣? 그 유니콘??" "로안느가 생각한 유니콘이 뿔이 달려있는 말의 형상이라면 그 유니콘이 맞 아요." "으음... 한번 보고싶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머리속으로 유니콘의 모습을 한번 떠올려봤다. 완 전히 하얀색의 갈기털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뿔... 그리고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 그녀는 그런 유니콘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웃 음을 지었다. 그런 그녀와 로안느의 모습을 지켜보던 라미니아는 활을 다시 어깨에 매고 는 나무에서 뛰어내리더니 손가락을 입에 물고는 휘파람을 불었다. "휘익!!" 휘파람을 못부는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할만한 크기의 소리가 숲 속에 울려 퍼졌다. 그녀와 로안느가 갑작스러운 라미니아의 행동에 놀라서 라미니아를 쳐다보자 라미니아는 담담히 말했다. "유니콘을 보여드리지요." "응? 방금 한 것이 유니콘을 부르는 거였어요?" "네." 라미니아가 대답하자 그녀와 로안느는 라미니아를 향해 존경의 빛이 넘치는 눈빛을 보내고는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몇분간의 시간이 지나자 어두운 숲속을 울리는 조그만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녀의 눈 앞에 하얀색의.. 보기만 해도 신성한 말 한마리가 나타났다. 그 말의 이마 에는 황금색의 뿔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어... 어... 어..." 로안느는 감격의 표현을 너무도 멋지게 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는 버려두 고는 라미니아의 근처에서 서있는 유니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 유니콘 은 라미니아의 옆에 붙어있다가 그녀가 다가가자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그녀에게 다가와서는 그녀의 가슴에 머리를 비벼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 유니콘의 목을 쓰다듬으며 라미니아에게 물었다. "이거... 뭘 하는 거에요?" "네. 유니콘은 순결한 처녀에게는 순종하는 동물이랍니다. 그들은 순결한 처녀의 귀여움을 받길 원하지요." "한마디로.. 일리스는 순결한 처녀다.. 이거로군요." 어느새 로안느가 그녀와 유니콘을 향해 다가왔다. 로안느가 다가오자 그 유 니콘은 시선을 돌려서는 로안느의 가슴에도 얼굴을 비벼댔다. 로안느는 유 니콘이 자신에게 응석을 부리자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것인지 얼굴에 웃음 이 넘쳤다. 그런 로안느를 바라보던 라미니아는 몇번 고개를 갸웃 거리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로안느... 처녀.. 였어요?" "뭐... 뭐에요? 그 의문형의 문장은?!" "네? 당연히... 몰랐으니까..." 라미니아와 로안느가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녀는 유니콘의 목 을 한번 살짝 쓰다듬고는 로안느를 향해 입을 열었다. "로안느." "응?" "능력없는 여자."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유니콘이 로안느에게서 뒷걸음질 치더니 슬슬 어둠속으로 도망치 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로안느는 폭주했다. "누가아!!" 그렇게 폭주해서 그녀의 양볼을 한참동안 괴롭히던 로안느는 약간 진정을 한 것인지 자리에 앉았다. 그녀도 붉어진 양 볼을 쓰다듬으며 다시 나무위 로 올라간 라미니에게 말했다. "저기.. 라미니아. 그럼 다른 동물들은 없나요?" "네. 있긴 하지만.. 이 태초의 숲에는 그렇게 순종적인 동물만이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네? 그럼.. 위험한 몬스터도 있나요?" 다시한번 라미니아의 말을 끊고 로안느가 물었다. 그런 로안느를 내려다보 던 라미니아는 시선을 하늘로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네.. 그러니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베히모스지요." "베... 베히모스.. 그렇다면.. 여긴 엄청나게 위험한 거잖아요?!" 로안느는 무척이나 흥분한 듯이 벌떡 일어서서는 라미니아를 올려다보며 말 했다. 라미니아는 여전히 자신의 활을 다듬으며 로안느를 내려다보더니 매 우 확신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 로안느가 잠시 비틀 거렸다. 그러나 그런 로안느는 샹관이 없다는 듯이 라 미니아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베히모스같은 경우는 이 넓은 숲을 다 털어도 몇마리가 되지 않 는답니다. 그러니 그렇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라미니아의 해명을 듣고서야 로안느는 자리에 앉았다. 그런 로안느를 향해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노인네.. 고혈압.." "시끄럿!"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녀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탁 튕기고는 바닥에 누웠다. 그녀도 약간은 피곤했기에 바닥에 누워서는 잠을 청했다. 그녀는 나무위에 있는 라미니아를 누워서 올려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 잘자요." "네." 그녀는 라미니아의 미소가 무척이나 예쁘다고 생각하고는 눈을 감았다. 얼마정도 잠들었을 때... 그녀의 귓속으로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살짝 일으키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완전히 어두워 진 주위를 한번 둘러본 그녀는 옆에서 잠을 자고있는 로안느를 깨웠다. "저기.. 로안느.." "우.. 응? 뭐야?" "뭔가.. 오는 것 같은데요?" "뭐?"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느새 나무위의 라미니아도 나 무에 등을 기댄채 눈을 뜨고 있었다. 그런 무거워진 공기 속으로 땅만을 울 리던 소리가 공기의 울림을 통해 귓속으로 들려오고 있었다. "뭘까?" "헤헤.. 베히모스라거나.." "서.. 설마.." 그녀와 로안느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그 소리는 더할 수 없이 커지 고 있었다. 땅의 울림이 이제는 온몸으로 느껴졌다. 어느새 나무위에 올라 가 있던 라미니아도 땅으로 내려와 있었다. "뚜둑!!" 한쪽에서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바로 그 소리가 들린 쪽 으로 눈을 돌렸다. 회색의 다리... 사람 3명이 겹쳐진 것보다.. 왠만한 나 무보다 훨씬 더 굵은... 회색의 다리가 보였다. 그녀는 시선을 천천히 위로 들어올렸다. 굵직한 회색의 몸체... 그리고.. 다리에 못지 않은 굵은 팔.. 그녀는 시선을 더욱더 위로 들어올렸다. 그녀의 눈에 혐오감이 느껴질 만한 그 괴물의 용모가 보였다. 양쪽으로 길게 찢어진 입과.. 그 사이로 튀어나 온 송곳니가 그 난폭함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들어올린 그녀의 목이 조금 아파왔다. 그녀의 눈에 3세션(6M)정도의 높이에 서 번쩍이고 있는 3쌍의 눈이 보였다. "아아.." 그녀는 낮게 소리를 내고는 자신의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그런 그녀의 뒷쪽에서 로안느의 경악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베히모스!!" "크와아아아!!" 3마리의 베히모스가 동시에 울부짖었다. 나무들이 낮은 비명소리를 내며 쓰 러져갔다. 회색의 육중한 3마리의 괴물들이 천천히 그녀와 다른 사람들을 향해 다가왔 다. 아니... 천천히 움직인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 다. 그녀는 급하게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검.. 이 검으로 베히모스의 공격을 막아낸다고 해서.. 검이 부러질 것 같지는 않았 다. "크와아앗!!" 어느새 다가온 한마리의 베히모스가 숲이 다 떨릴 정도의 커다란 소리와 함 께 그녀를 향해 그녀의 몸보다 훨씬 더 큰 손바닥을 내리치고 있었다. '이.. 이건 막고 뭐하고의 수준이 아니잖아!' 그녀는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감과 동시에 몸을 날렸다. 그녀가 재빨리 몸을 날리자 조금전 그녀가 서있던 자리에 베히모스의 손바닥이 내려쳐졌 다. -쿵!!- 엄청난 소리와 함께 땅바닥이 적어도 반뼘정도는 푹 파인것 같았다. 저런 공격은 정말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저런 손바닥을 한번이라도 맞는다면 온몸의 뼈가 부러질 것이 뻔했다. 다시한번 베히모스의 손바닥이 휘둘러졌다. 그 속도가 빠르긴 했지만 베히 모스의 덩치가 워낙에 컸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커진 동작으로 인해 그녀는 그 손바닥을 쉽게 피해냈다. '휘잉'이라는 바람이 스쳐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그녀는 배히모스가 손바 닥이 휘둘러진 상태의 헛점을 파고들어갔다. 아무리 커다란 동물이라도 다 리를 잘라버리면 주저앉게 되는 법이다. 그녀는 그런 생각에 검을 양손으로 잡고는 베히모스의 다리를 향해 휘둘렀다. '푹'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베히 모스의 다리를 베어들어갔다. "크와아앗!" 그녀의 검이 다리를 베어가자 베히모스는 커다란 소리를 지르며 다시 그녀 를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 기형적으로 커다란 주먹이 내려쳐 오자 그녀는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다시한번 지축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며 땅을 내리친 베히모스는 그녀를 향해 무서운 눈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녀는 검으로 베어도 베인 것 같지않은 베히모스의 행동에 더욱 더 긴장하 며 검을 꽉 쥐었다. 일리스와 라미니아도 각각 한마리씩을 상대하느라 어디 로 간 것인지 그녀의 눈에는 띄이지 않았다. '일리스라면.. 괜찮겠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온몸의 신경을 하나하나 모두 긴장시켰다. 베히 모스가 다시 그 거대한 손바닥을 휘둘러오자 그녀는 그 손바닥을 피하고는 베히모스의 팔을 검으로 깊게 베었다. 그녀가 언젠가 읽어본 책에 의하면.. 베히모스의 피부는 약 10디세션(20cm)정도라고 했다. 그렇다면... 베히모스 에게 어떤 고통이라도 주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디세션 이상은 베어가야 한 다는 소리였다. 그녀의 검은 왕국에서도 이름이 나있는 검이었다. 왠만한 날카로움이 아니 었기에 그녀의 검은 그 두껍고도 단단한 베히모스의 피부를 가볍게 가르고 들어갔다. 뭔가가 잘리는 듯한.. 다른 느낌이 검을 통해서 전해져 왔다. "크아악!!" 베히모스의 비명소리가 어두운 밤하늘을 가득 메우며 그녀가 베어버린 팔에 서 붉은 피가 떨어져 내렸다. 베히모스는 고통이라는 생소한 느낌에 화가 난 것인지 무섭도록 커다란 두 눈을 붉히고는 주위의 모든 것을 부수기 시 작했다. 그녀는 마구잡이로 휘둘러지는 베히모스의 양손을 이리저리 피해다녔다. 그 렇게 한참동안 주위의 것을 부수던 베히모스는 꽤나 커다란 나무를 하나 뿌 리채 뽑아서는 그녀를 향해 던졌다. 바람소리를 내며 그녀를 향해 날아온 그 나무는 그녀의 시야를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큭!" 그녀는 짧은 신음소리를 내고는 옆으로 몸을 날렸다. 빠른 속도로 날아든 나무의 굵은 가지가 그녀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피부가 길게 찢어지며 붉은색의 피가 그녀의 어깨에서 팔을 따라 흘러내렸다. '제길..' 그녀는 그 말을 입밖으로 꺼내어놓고 싶었지만 어느새 그녀의 지척까지 날 아든 베히모스의 손바닥을 보고는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 피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렸기에 그녀는 그 손바닥쪽으로 검을 든 손을 내뻗었다. 그리고 충격 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그 손바닥과 자신의 몸이 부딪히는 순간.. 그 손바닥 이 날아오는 반대쪽으로 힘껏 몸을 날렸다. "아악!" 그녀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충격을 없애려고 몸을 날렸음에도 불 구하고 공중에 뜬 그녀의 몸이 베히모스의 손에 부딪혀 3세션정도를 날아가 서는 커다란 나무에 등이 부딪혔다. 등 전체에 찌르르한 고통을 느낀 그녀 는 인상을 찡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니.. 일어서려는 순간 재빨리 바닥으로 몸을 굴렸다. 몸을 굴린 그녀의 머리위로 베히모스의 손바닥이 스 치고 지나갔다. "우지직!!" 그녀가 등을 부딪힌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한숨을 집어삼 키며 굴린 몸을 재빨리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다시 그녀를 노리고 날아드 는 베히모스의 주먹을 뒤로 몸을 날려 피했다. 그리고 그녀의 발이 땅에 닿 는 순간 그 땅을 박차고는 앞으로 튀어나갔다. 주위가 스쳐지나가는 주위가 흐릿하게 보일 속도로 튀어나간 그녀는 그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며 베히모 스의 다리를 베었다. 검의 자루까지 들어갈 만큼 깊게 베어내자 베히모스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크아악!! 비명을 지른 베히모스는 상처를 입은 다리를 들어서 그녀를 밟으려 했다. 그녀는 그런 느린 동작에 밟혀줄 의사가 전혀 없었기에 베히모스의 뒤쪽으 로 뛰었다. 그리고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는 찰나의 시간동안 한치의 어 긋남도 없이 똑같은 부위에 5번정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칼질을 해버 렸다. 그녀의 칼질에 다리의 거의 절반이 베이자 베히모스는 이제 거의 울부짖는 소리를 내며 그 주위를 마구잡이로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베히모스의 주위에서 재빨리 떨어지며 혀를 내둘렀다. 그녀가 베어낸 베히모스의 다리 에서 붉은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눈앞의 괴물은 그런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 것처럼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찾고 있었다. '위험. .하군.' 그녀는 부딪힌 등부분이 천천히 아파옴을 느끼고는 뒤로 돌아서는 달렸다. 그녀를 본 베히모스또한 다리를 절뚝거리며 그녀를 따라 뛰어오기 시작했 다. 그녀는 몇분간 달려서는 꽤나 높은 절벽이 나타나자 그 절벽을 돌았다. 그 녀는 그곳에서 숨을 가누고는 절벽위를 쳐다봤다. 충분히 기어올라갈 수 있 는 높이었기에 그녀는 그 위로 올라가 베히모스의 목이 있을 법한 높이에서 멈추고는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가 두세번쯤 숨을 몰아쉬자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땀이 맺혀있는 손을 옷에다 쓱 문질러서 닦고는 검을 꽉 쥐었다. 조금씩 땅이 울 리는 소리가 커지며 어느순간.. 절벽의 코너에 회색의 육중한 무엇인가가 나타났다. 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베히모스의 목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생각할 것도 없이 베히모스의 목속의 동맥이 있어보이는 부분에 검 을 꽂았다. "푹!" 꽤나 살벌한소리가 울려퍼지며 그녀의 검이 거의 자루가 파묻힐 정도까지 베히모스의 목에 틀어박혔다. "크아아아악!!" 너무도 커다란 소리가 바로 옆에서 터져나오자 그녀는 그 소리에 머리가 어 지러움을 느끼고는 그녀의 검을 잡은채 아래로 뛰어내렸다. 뛰어내리는 방 향때문에 베히모스의 목은 조금 더 옆으로 찢어졌다. 그리고 그 찢어진 상 처에서 붉은 피가 샘물처럼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베히모스의 목에서 뛰어내리자 땅바닥은 그녀를 열렬히 사랑하는 것 인지 무서운 속도로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이잇!!' 그녀는 속으로 잇소리를 한번 내고는 몸이 바닥에 닿는 순간 몸을 동그랗게 움츠리고는 앞으로 몇바퀴를 굴르다가 벌떡 일어섰다. 몸의 이곳 저곳이 마 구 쑤셔왔다. 특히 등쪽은 이제 움직이기 힘들만큼 고통이 심해지고 있었 다. 그녀는 그런 고통을 꾹 눌러참고는 베히모스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베히모 스는 다리와 목에서 피를 쏟아내면서도 어느새 그녀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 고 있었다. "그렇게 날 사랑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그녀는 입으로 그런 소리를 내뱉었지만 몸은 무척이나 긴장하고 있었다. 그 녀가 몸의 상태로 인해 최고로 집중을 하자 베히모스의 주먹이 느릿하게 움 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리속에 몇일전.. 일리스가 보여줬 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무척이나 긴장감 도는 분위기를 잡고는.. 단 하나 의 꽃을 베고는 매우 힘들었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일리스의 얼굴이 갑작스 럽게 떠오르자 그녀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미소를 한번 짓고는 옆으로 크게 한걸음을 걸었다. 그녀가 걸음을 옮기자 베히모스의 커다란 주먹이 그녀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검을 들어올려야...' 그녀는 그런 생각을 머리에 떠올렸다. 그리고.. 그 생각이 머리에 떠오른 순간.. 이미 그녀의 양손은 검을 꽉 잡은채 위로 들려있었다. 그리고.. "툭!"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멍한 시선을 그 소리가 난 곳 으로 돌렸다. 그녀가 시선을 돌린 그곳에는 베히모스의 팔이 몸에서 떨어져 나와 아직도 꿈틀대고 있었다. "응?" 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그녀의 검과 베히모스를 한번씩 쳐다보자 베히모스는 그제서야 자신의 팔이 잘려나갔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커다란 소리로 울부짖었다. "크와아악!!" 한참을 울부짖던 베히모스는 남아있는 팔로 그녀를 내리쳤다. '이건.. 너무하잖아..'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옆으로 힘껏 몸을 날렸다. 온몸에 힘이 빠진 것인지 몸을 날리며 다리가 엇갈린 그녀는 바닥으로 길게 넘어졌다. "젠장!" 그녀는 입에서 상스러운 말을 한번 내뱉고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뒤로 돌았 다. 그녀가 뒤로 돌았을 때.. 베히모스는 피를 너무도 많이 흘린 것인지 천 천히 무릎을 꿇고는 앞으로 쓰러져 가는 중이었다. "하아.. 젠장.." 그녀는 다시한번 그다지 좋지못한 말을 내뱉고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제 베히모스는 완전히 바닥에 쓰러져서는 약간의 꿈틀거림만을 보이고 있었다. "이잇! 몰라!"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검은 한쪽에 팽개쳐 두고 바닥에 큰대자로 누웠 다. 밝은 달이 그녀를 비추는 그 순간에 그녀는 조금전 베히모스의 팔을 베 었을 때의 기억이 살아났다. "그런.. 거였군." 그녀는 그렇게 희미한 미소를 띄우고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이제 숲에 불 이 난다고 해도 움직이기 싫어졌다. 베히모스라는 몬스터는 고대에는 거의 악마라고 불리울 만큼 무서운 몬스터 였다. 그 두꺼운 피부는 보통의 무기로는 상처내는 것조차 힘들다고 전해지 고, 또한 그 두꺼운 피부를 뚫을 만한 마법또한 거의 없다고 한다. 거기에 베히모스는 정신계열의 마법또한 특별한 내성을 가진다고 전해진다. 그런 베히모스를 상대로 몇번이나 활을 당겨보고 검을 휘둘러본 그녀였지만 그다지 효과가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가끔씩 그녀의 검이 그 두꺼운 베히모 스의 피부를 뚫고 안쪽의 살에 도달할 때마다 오히려 베히모스의 화만 돋고 는 일이 되고 말았다. 그녀의 검이 다시한번 베히모스의 팔을 찌르자 베히모스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그녀를 향해 그 손바닥을 내리쳐왔다. 그 손바닥에 맞는 것은 죽는다 는 의미와 같았기에 그녀는 재빨리 몸을 날렸다. 다시한번 '뚜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가 내지르는 비명이 그녀의 귓가를 울려왔다. 그녀는 그 비명소리에 인상을 찌프리고는 더 빨리 몸을 움직였다. 숲속에서 엘프가 이동을 하는 것은 말들이 평지를 전력질주하는 것보다 빠 르다고 한다. 그렇게 한참동안 숲속을 달린 그녀는 베히모스와 거리가 벌어 지자 나무위로 한번에 뛰어올라갔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일리스와 로안느는 보이지 않았다. '눈앞의 것부터.. 일단..'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다른 사람의 일은 머리속에서 지워버린 후.. 자신 의 활에 화살을 끼웠다. 베히모스가 쿵쿵거리며 오는 소리가 그녀의 온몸으 로 느껴졌다. 그 소리가 가까워져 이제 베히모스가 눈으로 보일정도가 되자 그녀는 입으로 나직히 중얼거렸다. "대기속에 머무는 내 영원한 친구들이여. 날 잠시만 도와줘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그녀에게 살짝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의 뒤로 묶은 금발머리가 바람에 날리자 그녀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짓고는 베히모스를 향해 활을 겨누었다. 베히모스는 그 커다란 덩치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나무위에 서있는 그녀를 발견하고는 앞에 있는 것은 모두 부숴버리며 그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 왔다. 그 광경을 보고있던 그녀의 눈가가 찌프려지며 그녀의 입이 열렸다. "부탁해." 그녀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녀의 손가락이 잡고있던 화살이 바람을 타 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보통의 활은 절대로 보일 수 없는 속도로 베히모스 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 화살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베히모스 의 눈에 정확히 틀어박혔다. "크와아아악!!" 엄청난 비명소리와 함께 베히모스는 화살이 꽂힌 눈을 붙잡고는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런 베히모스를 보고는 냉소를 띄우며 조용히 중얼거렸 다. "네가 뽑아버린 나무들은.. 더 괴로워했어."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하나의 화살을 꺼내어서는 활을 베히모스 를 향해 겨누었다. 그녀는 베히모스가 몸부림치는 것을 멈추기를 기다리며 활을 겨눈채 베히모스만을 쳐다보며 나무위에 서있었다. 그런 그녀의 주위 로 바람이 그녀를 지키듯이 천천히 몰아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몸부림치던 베히모스는 한쪽 눈에서 피를 흘리고 나머지 한 쪽눈에서는 살기를 흘리며 그녀가 서있는 쪽을 쳐다봤다. 그리고 쿵쿵거리 며 그녀가 서있는 곳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베히모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는 활을 겨눈채 조용히 다시 중얼 거렸다. "또.. 한번만.. 더 부탁해."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활의 시위를 놓았다. 화살이 바람을 가르는 소 리와 함께 베히모스의 멀쩡한 눈을 향해 날아갔다. 화살이 눈에 거의 다가 간 순간.. 베히모스는 한번 당한 것은 또 당하지 않겠다는 듯이 그 커다란 손을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들어올렸다. "부탁해.." 베히모스가 그 손을 들어올리자 다시한번 그녀의 입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가 쏜 화살은 누군가가 잡아서 움직이 기라도 한 듯이 베히모스가 들어올린 손을 피해서 휘어져서는 베히모스의 눈에 꽂혔다. "크아아악! 크아악!" 양쪽눈을 잃어버린 베히모스는 두 눈에서 화살을 뽑아내고는 미친듯한 울음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베히모스를 보고는 나무에서 뛰어내 려 베히모스를 향해 달려가며 다시한번 중얼거렸다. "대지에 다리를 내리고 있는 숲의 가장친한 친구들이여. 눈앞의 존재를 잠 시만 묶어줘." 그녀의 말이 떨어진 순간... 땅속에서 수많은 나무의 뿌리들이 베히모스의 다리부터 잡아가기 시작했다. 베히모스가 몸부림쳐 다리를 옮기려 했으나 보이지 않는 눈의 영향과 수백줄기에 이르는 나무의 뿌리에 발이 묶여서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베히모스의 근처로 다가가서는 천천히 뛰는 속도를 줄인다음 뭔가를 한참 중얼거렸다. 그리고 눈이 보이지 않는 베히모스의 뒤로 걸어가서는 검 을 뽑아들고 한마디를 외쳤다. "인첸티드 웨폰!(Enchanted Weapon)" 그녀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손잡이까지 금속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검에서 환 한 빛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그 검을 들고는 베히모스의 등으로 점프해서 척추가 있어보이는 곳에 그 검을 찔러넣었다. 인첸티드 웨폰의 효력덕에 그 검은 베히모스의 딱딱한 가죽을 무척이나 쉽게 뚫고 들어갔다. "크아아악!!" 베히모스의 비명소리가 다시한번 밤하늘을 갈랐다. 베히모스는 이제 죽을 힘을 다해 몸부림을 치는 듯.. 베히모스를 묶고있는 나무의 뿌리들에서 '뚜 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나무들의 비명소리가 들리자 급한 마음에 다시한번 재빨리 무엇인가 를 중얼거렸다. 그렇게 한참을 중얼거린 그녀는 베히모스의 몸부림에 나무 뿌리들이 하나둘 끊어질 때쯤 감았던 눈을 뜨고는 베히모스의 등에 꽂혀있 는 자신의 검을 손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콜 라이트닝!(Call Lightning)" 그녀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이 치는 소리가 들리며 주 위가 환하게 밝아져 왔다. "콰광!" 엄청난 소리와 함께 그녀가 베히모스의 등에 꽂아둔 그녀의 검에 정확히 한 줄기의 번개가 떨어져 내렸다. 그 번개가 떨어지자 베히모스는 한참동안 몸 을 덜덜덜 떨더니 앞으로 털썩 쓰러졌다. 베히모스가 쓰러지자 베히모스를 잡아두던 나무뿌리들은 어느새 땅속으로 사라져 있었다. "고마워요."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쓰러진 베히모스의 등에 꽂혀있는 그녀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날카로운 빛을 내는 그녀의 검을 검집에 꽂아두 고는 누군가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재빨리 몸을 날렸다. 그녀는 평범한 그녀의 롱소드로 베히모스의 몸을 후려쳤다. '태앵!'하는 맑 은 소리와 함께 그녀의 검은 베히모스의 피부에 상처도 내지 못하고 위로 튕겨져 올라갔다. "우웅.. 역시.. 검이 안좋아."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뒤로 한번 풀쩍 뛰어서 물러났다. 그녀가 서있 던 그 자리에는 베히모스의 주먹이 내려꽂혀 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뒤로 점프한 그녀의 오른쪽 다리가 땅에 닿았다. 그 순간... "아야야야.." 그녀는 자신의 오른쪽 다리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잊고있었던 것인지 인 상을 찡그렸다. 그녀가 발목의 통증때문에 굳어있자 베히모스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쿵쿵거리며 달려와서는 그녀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커다란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그 주먹이 날아오는 속도는 절대로 느리지 않았다. "난.. 환잔데.." 그녀는 그런 쓸데없는 말을 남기고는 다시한번 몸을 뒤로 뺏다. 이번에는 적당히 왼쪽발부터 땅을 짚고는 빙긋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베히모스가 화가나서는 씩씩거리자 주위를 둘러봤다. 로안느와 라미 니아는 어느새 베히모스 한마리씩을 데리고는 데이트를 하러 간 것인지 그 녀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거참..."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녀의 콧등을 긁으며 날아오는 베히모스의 주 먹을 다시한번 피해냈다. 그녀가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자 베히모스는 무척 이나 약이오른 듯.. 엄청난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성격이 로안느랑 닮은 꼴이야." 그녀는 현재의 상황이 전혀 급박한 것이 아니라는 듯이 그런 말을 중얼거리 고는 계속해서 베히모스의 주먹을 피해갔다. 베히모스는 이제 화가 머리끝 까지 난 듯.. 바닥에 있는 커다란 돌맹이를(인간의 입장에서는 바위다.) 집 어들고는 그녀를 향해 집어던졌다. 그녀는 옆으로 몇걸음을 옮겨서는 그 바위를 피해냈다. 그 순간.. 그녀의 뒷쪽에서 말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이히히힝!" 그녀는 그 소리에 놀라서는 뒤쪽을 돌아봤다. 조금전 베히모스가 던진 바위 에 로안느의 말이 놀란 듯이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뒤쪽을 쳐다보고 있는 사이.. 베히모스는 어느새 커다란 나 무를 하나 뽑아들고는 그녀를 향해 던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 나무를 피해 내려고 했으나.. 그녀가 그 나무를 피해낸다면 그녀의 뒤쪽에 있는 로안느 의 말이 그 나무에 맞아서 죽을 것이 뻔했다. '아아.. 이런..' 그녀는 그런 생각에 차마 그 나무를 피하지 못하고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녀의 검을 이공간에서 꺼내들었다. 그녀가 꺼내든 검은 푸른색의 검신을 자랑하고 있었다. 보통의 롱소드 보다 는 약간 더 긴 길이에 손잡이의 아랫부분에는 푸른색의 커다란 보석이 한쌍 박혀있었다. 검신은 자체적으로 푸른색의 빛을 내는 듯.. 어두운 밤임에도 불구하고 그 녀의 얼굴을 푸른색 불빛으로 비추고 있었다. 그녀는 그 검을 꺼내들고는 그다지 기쁘지 않은 얼굴을 보이고는 날아오는 나무를 향해 그 검을 힘껏 휘둘렀다. "쫘악!!" 나무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며 그 나무는 정확히 2개로 쪼개어졌다. 그녀 는 그 검을 내려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여전하네. 가르시미르는.."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세를 잡았다. 자세를 잡자 오른쪽 발목이 찌 릿하게 아파왔지만 그녀는 애써서 무시하고는 눈앞의 베히모스에게 집중했 다. 베히모스는 그녀가 자세를 잡자 그녀를 향해 뛰어와서는 그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그 커다란 손바닥으로 그녀를 쳐왔다. 그녀는 그 손바닥을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피하며 앞으로 검을 휘둘렀다. 가르시미르에 뭔가 약간 걸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베히모스의 손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크아아악!" 베히모스의 손에서 어느새 손가락 하나가 잘려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 녀는 베히모스가 손가락이 잘린 손을 들고 뒤로 물러서자 베히모스를 향해 앞으로 내달렸다. 그녀가 앞으로 두걸음째에 오른쪽 발을 내딛는 순간.. 그 녀의 발목이 말을 듣지 않고는 기우뚱 거렸다. "에에?" 그녀는 기우뚱거리며 어이없는 신음을 흘렸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베히 모스는 손가락이 잘리지 않은 손으로 그녀를 후려쳤다. 그녀는 베히모스의 손이 자신을 향해 날아옴을 느끼고는 본능적으로 검을 세로로 들어 그 손을 막았다. "퍽!!" 베히모스의 손이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손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떠서는 3세션이 넘는 거리를 날아가서 땅바닥에 떨어졌다. "컥!" 그녀는 땅바닥에 떨어지는 충격에 눈앞이 흐릿해졌다. 그러나 이대로 있으 면 죽는다.. 라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자 속이 뒤집히는 느낌과 함께 목안에서 뭔가가 울컥 올라왔다. "으윽.." 그녀는 가르시미르로 땅을 짚고는 떨리는 다리를 가누고는 힘겹게 서서는 입으로 올라온 피를 땅바닥에 뱉어냈다. 그녀의 붉은 피가 바닥을 적시는 사이 어느새 화가난 베히모스는 그녀를 향해 다시 피가 흐르는 손바닥을 휘 둘렀다. 그녀는 떨리는 다리를 가누며 힘겹게 뒤로 몸을 날렸다. 뒤로 뛴 직후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무릎에 힘이 빠지며 무릎이 꺽였다. '이익!!' 그녀는 자신의 한없이 약한 몸에 화를 내며 무릎을 폈다. 그녀가 하고있는 귀걸이 덕에 힘은 전생의 몸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약해빠진 체력만은 그녀로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거기다 외부에서 무엇 인가 충격을 받는다면 그 크기는 남자의 몸과는 수준이 틀린 것이었다. "후우.." 그녀는 지금와서 그런 생각을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자책하고는 다 시금 휘둘러져 오는 베히모스의 주먹을 피했다. 그녀는 떨리고 있는 다리를 감안해서 꽤나 차이가 많이 나도록 베히모스의 주먹을 피해다녔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그녀는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는 검 을 한번 휘둘렀다. 베히모스에게 맞은 팔도 제대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보통사람의 눈에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속도로 베히모스의 앞까지 튀어나갔다. 베히모스는 달려오는 그녀를 손바닥으로 내려쳤으나 너무도 빠 른 그녀의 속도에 의해 보이는 잔상을 내려쳤을 뿐이었다. 베히모스의 바로 앞에 도착한 그녀는 베히모스의 무릎 근육이 있는 부분을 가르시미르로 갈라냈다. 무릎을 지탱하던 근육이 끊어지자 베히모스는 비명 을 지르며 근육이 끊어진 쪽의 무릎을 땅바닥에 대었다. 그녀는 베히모스가 한쪽 무릎을 꿇자 그 무릎을 밟고는 베히모스의 배위로 뛰어올라갔다. 그리고.. 배히모스의 가슴 한 가운데에 가르시미르를 꽂아넣 었다. "크아아악!" 그녀는 베히모스가 몸부림을 치자 가슴에 꽂아넣은 가르시미르를 잡은채로 베히모스의 배를 발로 차며 가르시미르를 위로 그어올렸다. 베히모스는 가 슴부터 이마의 한가운데까지 가르시미르에 의해 두쪽으로 나우너졌다. 붉은 색의 피가 그녀의 몸으로 튀어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몸부림치던 베히모스는 손으로 그녀의 옆구리를 한번 후려치며 뒤로 넘어졌다. "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고는 다시한번 바닥을 뒹굴었다. 그녀는 눈을 치켜뜨고 는 베히모스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는 가르시미르를 힘겹게 이공간에 집어던 져 두고는 몸을 일으켰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팔이 덜덜 떨려왔 다. "우웩!" 그녀는 다시한번 입안에 비릿한 맛을 느끼며 피를 토해내고는 앉은 자세에 서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나무에 가려져있긴 했지만 달이 무척이나 밝은 밤이었다. "정말.. 운이 없네.. 그렇지?" 그녀는 자신의 목에걸린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며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입가 에 미소를 달았다. 그리고.. 그녀의 상체가 옆으로 스르륵 넘어졌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일리스와 로안느를 찾아나섰다. 바람의 도움으로 얼 마가지 않아서 그녀는 바닥에 큰대자로 뻗어서 코를 골고있는 로안느를 찾 았다. 그녀는 로안느에게 다가가서는 로안느의 뺨을 살짝 두드리며 로안느를 깨웠 다. 로안느는 잠시동안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더니 팔을 들어서 눈을 비비고 는 피곤에 무척이나 무거운 듯한 눈꺼풀을 힘들게 들어올렸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있던 로안느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 다. 몸을 일으킨 로안느는 오른쪽 등을 손으로 매만지더니 입고있던 상의를 벗어던졌다. 로안느가 상의를 벗어던지자 그녀의 눈에 검게 죽어있는 로안 느의 등 부분의 살이 보였다. "라미니아. 멍든데 바르는 약은 있나요?" "음.. 잠깐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가방을 뒤져 가벼운 타박상에 바르는 약을 꺼내어서는 로안느에게 건네줬다. 로안느는 그런 약을 받아들고는 한참동안 그녀를 쳐다보더니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 난 인간이에요." "네. 알아요. 그리고 전 엘프에요." 그녀가 그렇게 대답하고는 로안느를 쳐다보고 있자 로안느는 한숨을 내쉬고 는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난 손이 뒤로 돌아가는 재주는 없어요. 라미니아가 발라줘야지요." "아! 그렇군요." 그녀는 그제서야 로안느에게 다시 약을 받아서는 그 약을 로안느의 검게 죽 어있는 등에 바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을 다 바른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 고는 로안느에게 물었다. "일리스는 어디있나요?" "음.. 그건.. 라미니아가 알고 있는 것 아니었나요? 그리고.. 일리스는 걱 정할 필요가 없어요. 난 아직 일리스만큼 강한 존재는 본 일이 없으니까. 내가 이렇게 간단히(?)이긴 몬스터에게 일리스가 다칠 이유가 없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쪽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는 베히모스를 한번 발로 툭툭 건드리고는 돌아섰다. 그녀또한 로안느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일 어섰다. 로안느는 일어서서는 자신이 입고있던 상의를 다시 걸친 후 천천히 그녀의 말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음.. 저기.. 베히모스가.. 쓰러져 있군요." "대.. 대단해.. 저 두꺼운 피부를 저렇게 갈라 놓다니.. 그런데.. 일리스는 ?" 로안느의 말에 그녀는 주위를 둘러봤다. 로안느가 나무에 메어둔 말이 서서 투레질을 하고 있었다. 말은 겁에 질린 듯한 눈을 하고있다가 그녀와 로안 느를 보자 반가운 눈빛을 띄었다. 그녀는 다시 주위를 조금 더 둘러봤다. 베히모스에게서 조금 떨어진 한쪽 에.. 하얀색 블우스를 붉게 적신 일리스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어.. 어?? 뭐야?!" 로안느는 일리스의 모습을 보고는 무척이나 놀란 듯이 약간은 어이없는 듯 한.. 그리고 황당한 듯한 음성을 흘리고는 쓰러져있는 일리스에게 뛰어갔 다. 그녀또한 일리스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급해졌다. 무언가.. 왜 저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 것이다. 그녀 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속으로 정리하며 일리스에게로 뛰어갔다. 그녀가 다가가서 본 일리스의 상태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심각해 보였다. 일 리스가 쓰러져 있는 앞쪽의 땅이 피로 젖어있는 것으로 봐서는 입으로 피를 토해낸 것 같았다. '내장이 상한 건가?'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로안느는 급하게 일리스의 블라우스를 벗겼다. "이익!" 로안느가 너무도 급하게 블라우스를 벗긴 나머지 블라우스의 단추들이 모두 떨어져 나갔다. 블라우스를 벗긴 일리스의 몸은 상태가 심각했다. 오른쪽 팔과 왼쪽 옆구리 에서 가슴까지의 살이 완전히 검게 죽어있었다. 왼쪽의 가슴이 부어오른 것 으로 봐서는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금이간 것 같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일리스의 오른쪽 발로 시선이 갔다. 그 녀는 설마하는 마음에 그녀는 일리스의 신발을 벗겼다. "이런..." 일리스의 오른쪽 발목을 본 로안느가 낮게 신음을 흘렸다. 오른쪽 발목은 정말로 눈에 띄게 부어있었다. 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발놀림이라고 한다. 특히... 베히모 스같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몬스터의 공격은 검으로 흘려넘길 수가 없는 것 이다. 만약 건강한 남성이 저런 베히모스의 공격을 맞는다면.. 무사하다고 확실히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가 저 상태일때 베히모스를 만났다면.. 이라고 상상했 다. 그리고.. 몇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이 죽었을 것임을 보지 않아도 눈앞 에 선히 보였다. "라미니아. 약. 그 약좀 꺼내봐요." "아.. 네."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조금전 로안느에게 발라주었던 약을 건네주었다. 로 안느는 그 약을 건네받자 일리스의 몸중 검어진 부분에 그약을 바르고는 그 녀에게 그 약을 도로 돌려줬다. 그녀는 약을 돌려받고는 일리스의 오른쪽 발목에 감겨져있는 붕대가 느슨해 져 있자 그것을 다시 감아주었다. 일단 할 수 있는 응급처치가 끝나자 로안느는 일리스를 안아들고는 그녀에 게 물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어디이지요?" "여기서 서남쪽으로.. 하루정도 거리에 있을 거에요." "로안느가 살던 마을은?" "거기에.. 신전이 있을까요?"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입술을 꽉 깨물고는 일리스를 안고는 말위에 올라타 말머리를 서남쪽으로 돌렸다. 말위에 올라탄 로안느는 그녀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엘프는... 숲속에서는 말이 달리는 것보다 빠르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여기서 서남쪽으로 직진으로 가세요. 그럼 마을이 나올 거에 요. 물론.. 숲을 벗어나서 이지요.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네." 그녀는 로안느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몸을 날렸다. 그녀를 스쳐가 는 주위의 광경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속도였다. 그렇게 달리는 그녀의 머리속에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 마을에... 신전이 있었던가?'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애써서 그 생각을 머리에서 지워버리고는 마을에 빨리 도착하는데 집중했다. 숲속에서 말을 타고 전력질주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짓이다. 일 단.. 목 높이까지만 오는 나무를 만난다면 목뼈 부러져서 죽기가 딱 좋은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숲속에서 자신의 말을 전력으로 달리게 하 고 있었다. 한손으로는 말의 고삐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일리스를 붙잡 은 채로 그녀는 전력으로 달리는 말 위에 앉아있었다. 가끔씩 위험해 보이는 나뭇가지가 보일 때 마다 그녀는 재빨리 검으로 그 나뭇가지를 쳐내고는 다시 일리스를 안기를 반복했다. 그녀는 일리스를 떨어지지 않도록 잡고 있었기에 자잘한 나뭇가지는 그냥 얼굴이나 팔을 스치고 지나가도록 내버려뒀다. 그 덕분에 그녀의 얼굴은 곧 긁힌 상처로 가득차 버렸다. 그렇게 전력으로 달려 해가 떠서 동녘하늘이 밝아올 때쯤에 그녀는 태초의 숲을 벗어날 수 있었다. 숲을 벗어난 그녀는 그대로 멈추지 않고는 방향을 바꾸지 않은 채로 계속해서 달렸다. "왜 이렇게 떠는거지?" 그녀는 모포로 둘둘 말아서는 말 위에 얹어둔 일리스의 몸이 떨리자 달리면 서도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그녀의 말이 힘겨워하는 것을 느끼자 얼마 정도 더 달리자 나타난 냇가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며 일리스를 땅에 내려놓 았다. 그녀는 그녀의 말이 물을 많이 마시지 못하게 적당히 컨트롤 하고는 일리스를 덥어둔 모포를 벗겼다. "늦으면.. 큰일나겠군.."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차마 더 볼 수가 없어서 다시 모포를 덥어 주 었다. 일리스는 열이 무척이나 많이 나는 것인지 계속해서 땀을 흘리고 있 었다. "이익!" 그녀는 괜시리 짜증을 내고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이 적당히 쉰 것으로 보 이자 다시 일리스를 안고는 그녀의 말 위에 올라탔다. 그녀의 말은 그녀에 게 투정을 부리는 듯이 투레질을 했지만 그녀는 말을 재촉하며 계속해서 달 렸다. 그렇게 쉬지않고 달린 보람이 있는 것인지 해가 지기 전에 그녀는 마을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녀가 마을에 도착하자 이미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던 라미니아가 마을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전은요?" 그녀는 일리스를 안고는 말에서 뛰어내리며 물었다. 그러자 라미니아는 고 개를 흔들더니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이 마을에는 신전이.. 없다는 군요." "그.. 그런 것이 어디있어요? 신전이 없는 말을이라니!!" "저.. 정말.." 그녀는 라미니아가 더 말하려는 것을 무시하고는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마 을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는 물었다. "이 마을에 신전은 어디있어요?" "없어." 그녀가 붙잡은 남자는 무척이나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한마디를 던 지고는 몸을 돌렸다. 그녀는 다시한번 그 남자의 어깨를 잡고는 말했다. "신전이 없는 마을이라니.. 말이 됩니까?" "있다해도.. 당신같은 부랑자들에게 가르쳐 줄 생각은 없어." 순간.. 그녀는 머리끝까지 화가 뻗치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자신을 '부랑 자'들이라고 부른 그 말에 화가 났겠지만 지금의 상태에서는 일리스의 생각 으로 머리가 꽉 차버려서 다른 이유로 그녀의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뽑아들 었다. "신전이 없다니! 그럼 이 마을 사람들이 다쳤을 때는 어떻게 치료를 한단 말이지?!" 그녀는 마음이 급해지자 버릇적으로 강압적인 말투를 내뱉음과 동시에 그 남자의 목에다 검을 들이댔다. 그녀가 그렇게 검을 들이대자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서는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기분.. 더럽네..' 그녀는 그런 생각에 이빨을 한번 갈고는 여전히 그 남자의 눈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녀와 바라보고 있던 그 남자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열었다. "다친 사람은... 호르스라는 사람이.. 치료해 주.. 아니 줍니다." "그 사람이 사는 곳은?" "마을 뒤편.. 언덕.." 그녀는 그제서야 검을 집어넣고는 마을 뒤쪽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뛰어갔 다. 뒤쪽에서 마을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와 누군가가 마을의 경비병을 부르러 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녀는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 어느새 라미니아가 그녀의 옆에 다가와서 걷고 있었다. 라미니아는 머리에 천을 휘어감아서 자신이 엘프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이 귀를 감추 고 있었다. "로안느.. 화가 나있군요." "네. 당연하지요." "왜지요?" 그녀는 라미니아가 이렇게 급한 때에 그런 것을 물어보자 화가 나서는 뒤로 돌아서 라미니아에게 말했다. "나.. 지금 라미니아와 농담할 정신은 없어요. 그러니... 아무 말도 하지마 세요." "전 농담을 하자는 것이 아닌데..." ".. 그러니까.. 나중에 설명해 줄테니.. 나중에 얼마든지 설명할 테니까.. 지금은 일리스 일만 생각하자구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몸을 돌려서는 거의 뛰다시피하는 걸음걸이로 마을 뒤편에 있는 언덕위를 올라갔다. 그녀는 언덕위에 있는 집에 도착하자 그 집의 나무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호르스씨!! 실례합니다!!" 그녀는 급한 마음에 문이 부서져라 두드리며 소리쳤다. 그녀가 그렇게 몇번 문을 두드리자 안쪽에서 걸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문 부서져!!" 그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리며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문을 열 고 나왔다. 그녀는 그 남자가 나오자 급하게 이름을 물었다. "당신이 호르스씨?" "뭐야? 환자인가? 들어와. 문을 그렇게 시끄럽게 두드린 것은 환자라면 용 서해주지."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와 라미니 아도 그 남자의 뒤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은 상당히 넓은데다 침 대가 꽤나 많이 있었기에 그녀는 가까이 있는 침대에 일리스를 눕히고는 말 했다. "정말로.. 상처를 고칠 수 있어요?" "그럼? 넌 여기 왜 온거지? 내가 상처도 치료하지 못할 것 같으면 말이야." 호르스라고 불리는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를 덥어둔 모포를 한번 들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건.. 꽤 심각하군. 뭐야? 오거 떼라도 만난거야? 그렇다면 거기 두 사람 도 무사하지는 못할텐데... 어디보자.." 호르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에게 다가와서 몸을 한차례 쓰다듬었다. 호 르스가 등을 쓰다듬을 때 그녀가 움찔거리자 호르스씨는 등에서 손을 멈추 더니 말했다. "뭐야? 너도 다쳤군. 이봐. 그쪽의 아가씨는 괜찮아?" "네. 전 멀쩡합니다만.." 라미니아의 말을 듣자 호르스씨는 두말하지 않고는 일리스에게 걸어가며 그 녀에게 말했다. "상의 벗어." "네?" "귀 먹었어? 상의 벗으라고 했다!" 호르스씨가 그렇게 소리치자 그녀는 약간 황당한 마음에 멍하니 서있었다. 그때.. 바깥쪽이 소란스러워 지며 사람이 몰려드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오늘은 날이 왜이래?!" 호르스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를 보다가 걸음을 옮겨서는 문을 열었 다. 문의 바깥쪽에는 마을의 경비병으로 보이는 사람이 창을 들고는 호르스 씨를 보자 인사를 하고 있었다. "호르스씨.. 안녕하십니까?" "무슨 용건이야?" 호르스씨는 그 경비병을 보자 무척이나 짜증스럽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호 르스씨의 짜증스러운 목소리를 들은 경비병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말했 다. "마을에서 난동을 피운 부랑자를 잡아들이기 위해 왔습니다." "뭐야? 그런거야? 그렇지만 여기는 환자밖에 없어." "저기 저 여자에요!!" 바깥쪽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리며 그녀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등쪽이 짜릿하게 아파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짜증스러움이 밀려들어왔다. "뭐야? 그렇다 해도 지금은 내 환자야. 해결은 나중에 하라구!" "그럴 수는 없습니다. 호르스씨." "고지식한 놈!" 호르스씨가 말려도 끝내 안으로 들어온 그 경비병은 그녀의 앞에 서서는 그 녀를 향해 창을 들이대고는 말했다. "시민을 위협한 죄로 당신을 일단 체포하겠습니다." 어느새 두명으로 늘어난 경비병이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바깥쪽에서는 조 금전 그녀가 친절히(?) 길을 물었던 그 사람이 기분이 무척이나 좋은 듯이 웃고 있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조금 상스러운 말을 몇번이나 속으로 되뇌인 그녀는 속으로 삭히려 노력했 다. 그 순간.. 다시 그 경비병의 입이 열렸다. "아무 말도 없으면 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무언가 끊어졌다. 그리고.. 입가에 얄팍한 미소 를 짓고는 조용히 말했다. "시민을 위협한 죄?" "그렇습니다." 그 경비병의 대답을 들은 그녀는 큭큭거리는 웃음을 흘리고는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럼.. 왕족에게 창을 들이댄 죄는? 그건 뭐지? 반역죄로 3족을 멸족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뭐... 뭐?" 경비병들은 그녀의 말에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그녀의 현재 옷차림이나 몸의 상태.. 어디를 보더라도 귀족, 혹은 왕족이라고 느껴질 만한 것이 하 나도 없는 것이다. 그런 그녀를 향해 웃고있는 경비병들에게 그녀는 사촌오 빠가 직접 만들어준 목걸이를 벗어서는 얼굴에다 집어던졌다. "이거나먹고 떨어져!" 그녀가 그렇게 소리치자 경비병들은 그녀가 던지 목걸이를 땅바닥에서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잠시동안 정적이 흐른 뒤에... 급하게 그녀를 향한 창을 치우고는 소리쳤다. "주..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한번만 용서를.." 그녀는 경비병이 너무도 저자세로 다시 나오자 또다시 짜증이 치밀어 올라 서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가. 그리고.. 내가 여기있다는 거.. 절대로 입밖으로 꺼내지 마. 그거면 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목걸이를 돌려받았다. 잠시 후.. 경비병이 다 나가 자 호르스씨는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다시 시선을 일리스에게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왕족이었나?" "왕족은.. 치료가 안되나요?" "상의 벗어. 두번 말하게 하지마. 나 그렇게 성격 좋은 놈 아니니까." 그녀는 호르스씨의 그런 말에 약간은 무안해 하며 상의를 벗었다. 호르스씨 는 그런 그녀를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런 몸으로 용케 이 아이를 안고 왔군. 그런데.. 이 아이의 상태가 이런 데.. 죽이고 싶어서 말을 타고 온건가?" "저.. 그게.." "됐어. 일단은 살았으니." 호르스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호르스씨가 다가오 자 등을 돌렸다. 호르스씨는 그런 그녀의 등을 한번 쳐다보더니 뭔가를 중 얼거리고는 손으로 한번 쓰윽 문질렀다. 그러자 등쪽에서 느껴지던 아픔이 사라졌다. "에?" "신성력.. 치유마법 이군요." 그녀가 놀라는 것에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라미니아가 답을 해줬다. 그 녀가 놀란 눈으로 호르스씨를 쳐다보자 호르스씨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 했다. "뭐야? 신성마법은 사제들의 전매 특허라고 생각하는거냐?" "그런 것이.. 아닌가요?" "흥. 사제와 사제가 아닌자는 신이 가르는 것이 아니야. 인간이 가르는 것 이지. 그런 인간이 만들어낸 틀 속에 신의 의지가 갖힐 필요는 없지." 호르스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상처를 하나하나 치료해나갔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상이 없어지고 일리스의 얼굴이 조금 편안해 지자 호르스 씨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는 말했다. "일단.. 갈비뼈가 금이 간 것 빼고는 모두 고쳤다. 내일까지 푹 잠을 자고 나면 정신을 차릴거야." 그녀는 호르스씨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여지껏 굳히고 있던 표정을 확 풀고 는 방긋이 웃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있던 호르스씨가 약간은 놀라는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어? 너 웃을 줄도 알았냐?" "다.. 당연하지요." 그녀는 얼굴을 붉힌 채로.. 그러나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호르스씨는 그런 그녀를 보더니 이번에 치료비 받기는 글렀다느니.. 그래도 이익이었다 느니... 그런 말을 흘리며 방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기분좋은 미소를 흘리고 있자 한쪽에 조용히 앉아있던 라미니아가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인간은.. 정말 이상한 종족이군요?" "네?" "어째서.. 남의 일을 자신의 일같이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녀는 라미니아의 질문에 방긋이 웃었다. 그런 라미니아를 향해 단호히.. 그리고 확실하게 말했다. "인간이니까요." 그녀의 말에 라미니아는 이해를 한 것인지.. 그렇지 못한 것인지 고개를 끄 덕였다. 그녀는 그런 라미니아에게서 시선을 떼고는 침대에 누워서 잠자고 있는 일리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구.. 골치덩어리.."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일리스의 뺨을 꽉 꼬집었다. 그렇게 뺨을 꼬집는 그녀의 입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녀는 뺨이 간지러운 느낌에 감겨져 있는 두 눈을 힘들게 떴다. 왼쪽가슴 이 여전히 욱신거리며 아파왔다. 그녀는 베히모스의 손에 맞았던 오른쪽 팔 을 점검하기 위해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그다지 아픈 느낌이 없이 손이 잘 움직이자 가늘게 떴던 눈을 크게 뜨고는 조용히 말했다. "배고파.." 그녀의 나직한 목소리를 그녀의 얼굴 가까이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있던 로 안느가 듣고는 그녀의 얼굴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로안느가 커 다란 눈을 뜨고는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고 있자 방긋 웃고는 멀쩡히 움직이 는 오른팔을 들어서 흔들며 말했다. "안녕." 그녀가 그렇게 손을 흔들며 웃어보이자 로안느는 한참동안 자세를 고정시키 고는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더니.. 어느순간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그녀를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괜찮아? 괜찮아? 안죽었지? 살아있는거지?" "에에.. 그.. 그러니까.. 조금만 더 흔들면 로안느의 바램이 이루어질지도 몰라요." "아.. 미안." 그녀가 담담히 말하자 로안느는 미안하다는 말을 던지고는 그녀의 어깨를 놓았다. 그녀는 욱신거리는 오른쪽 가슴을 손으로 문지르며 상체를 침대에 서 일으켰다. 몸을 일으킨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는 집안을 둘러봤다. 무척이나 넓직한 집안에 침대가 여러개 놓여져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신전은 아닌 것 같았다. 신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낮은 천장에 넓이였고, 어디를 둘러봐 도 신상은 보이지 않았다. 건물또한 나무로 지어져 있어 이렇게 가난한 신 전이 있다면 기부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 들게 만드는 곳이었다. "응? 일어났군." 그녀가 한참 주위를 돌아보며 이곳이 어디인가에 대해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때.. 걸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흰머리가 드문드문 섞여있는 금발머리에 키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 남자는 아무말 없이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와서는 그녀의 옆구리에 손 을 대고는 나머지 비어있는 손에는 담배 파이프를 들고는 말했다. "음.. 이상태면.. 1주일 정도 뒤면 뼈가 붙겠군."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외손에 들고있던 파이프를 입에 물고는 하얀 연 기를 빨아들였다. 그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담배의 냄새가 풍겨오자 약 간 인상을 찡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저기.. 환자의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흥. 어딘가 또 고장이나면 고쳐주지."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가 누워있던 침대의 아랫쪽에 엉덩이를 걸 치고는 앉았다. 그녀는 그 남자를 쳐다보다가 무엇인가 물어보고 싶다는 의 미를 가득 담은 눈빛을 보냈다. 그런 그녀를 한참 쳐다보던 로안느는 고개 를 한번 흔들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호르스라는 사람인데.. 신관도 아닌주제에 신성력을 쓰는 사람이야." "아아.. 그래요?" "흥.. 그깟 신관 나부랭이가 뭐라구." 호르스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담배를 뻑뻑 피워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단 왼쪽 가슴을 제외하고는 몸에 이상이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 났다. 걸을 때 가슴이 약간씩 욱신거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몸을 개운했다. "일리스.. 일어났군요." "네에. 죄송해요." 그녀는 집의 안쪽 방에서 걸어나오는 라미니아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했다. 그녀의 사과를 받은 라미니아는 고개를 몇번씩이나 갸웃거리고는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뭐가.. 미안하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는 거에요." "그게.. 사과할 만한 것인가요?" 라미니아는 그녀의 말에 다시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그런 라 미니아를 향해 분명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네. 사과할 만한 것이에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라미니아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고개 는 가볍게 끄덕였다. 그런 그녀의 뒤로 어느새 로안느가 다가와서는 그녀의 목을 팔로 감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한테는? 나한테는 미안하지도 않은거야?" 그녀는 로안느가 그녀의 귀에다 대고는 소곤거리 듯이 말하자 얼굴을 붉히 고는 로안느를 향해 말했다. "헤헷.. 로안느 한테는.. 고마워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로안느는 잠시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가 어느순간 그 녀를 와락 껴안고는 말했다. "너.. 너.. 덩치는 커다란 주제에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에? 에?" 그녀가 영문을 몰라서는 눈을 크게 뜨고있자 여전히 침대에 앉아서는 담배 를 피우고 있던 호르스씨는 그녀와 로안느에게 말했다. "금단의 사랑이든 뭐든 말리지 않을 테니까.. 내앞에서는 하지마. 눈꼴 시 려." "어머.. 호르스씨.. 싱글이라고 그렇게 자랑하지 않아도 되요." "시끄럿!!" 호르스씨는 로안느의 말에 그렇게 소리치고는 파이프를 들고는 집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녀는 여전히 그녀를 안고있는 로안느를 살짝 밀어내고는 로 안느에게 입을 열었다. "바깥 공기좀 쐬고 올게요." "응. 아! 그리고..." "에?" "또 다쳐서 들어오면... 이제부터는 묶어서 들고다닌다.." "네."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깍듯이 대답하고는 욱신거리는 옆구리를 잡은 채로 집 밖으로 걸어나갔다. 집 밖으로 걸어나와 보이는 것은 그다지 넓지 않은 마을이었다. 그녀가 서 있는 곳은 그래도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 위였기에 마을이 전체적으로 다 내려다 보였다. 마을은 넓지는 않았지만 길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이라거나 농사기 구를 들고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다지 살기가 나쁜 곳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디갔지?' 그녀는 아래쪽으로 보이는 마을을 내려다 보다가 무엇인가를 찾는 듯이 주 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렇게 한참동안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그녀는 집의 뒤쪽으로 살며시 걸음을 옮겼다. "아아.. 제길.." 집의 뒤쪽에서는 호르스씨가 풀 위에 앉아서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녀 는 호르스씨를 발견하자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호르스씨에게 다가가서는 그 옆에 앉았다. "뭐야? 어? 이런.. 담배가 떨어졌군." 호르스씨는 그녀가 옆에 앉자 그녀를 한번 돌아보고는 아쉬운 듯이 담배의 파이프를 거꾸로 돌리고는 털어냈다. 그녀는 그런 호르스씨를 보고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고는 이공간에 넣어둔 담배를 한갑 꺼내어서는 그것의 겉 봉을 까서는 한개피를 꺼내어 들었다. "이걸 피우세요." 그녀는 꺼내든 담배를 호르스씨에게 내밀었다. 호르스씨는 뭔지는 모르겠지 만 일단 받고 보자.. 라는 생각인 것인지 그녀가 내민 담배를 받아들고는 이리저리 돌려보고는 말했다. "뭐야? 이건?" "그러니까.. 이 하얀쪽을 입에 무는 거에요." "이렇게?" 호르스씨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녀는 어느새 꺼내어 든 라이터를 켜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뭐야? 그건?" "음.. 글쎄요?" "어쨋든.. 신기하군. 거기다.. 오오.. 이 담배맛.. 사람하나 죽어나가도 모 르겠는데?" 그녀는 호르스씨가 담배를 물고는 무척이나 좋아하자 낮은 웃음을 흘리고는 앞쪽을 쳐다봤다. 가지런하게 심어진 과일나무들이 그녀의 눈을 즐겁게 만 들고 있었다. 바람이 호르스씨가 앉아있는 쪽에서부터 그녀에게로 불어왔다.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 담배연기를 맡고도 인상을 찡그리지 않은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 었다. "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있는 것이지요? 호르스.. 아니 에스로펜님." 그녀의 입이 떨어지자 그녀에게 에스로펜이라고 불리운 그 사람은 놀란 눈 을 크게 뜨고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채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에 스로펜은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그녀가 아는 얼굴이 아니기에 고개를 갸웃 거리고는 말했다. "너... 누구지? 아무리 봐도 아는 얼굴은 아닌데.. 아니.. 아는 얼굴이긴 하군. 실리스 공주님과 똑같이 생겼으니.. 머리색깔과 눈색깔만 틀리다면 말이야. 처음에 봤을 때는 공주님인 줄만 알았다구. 뭐.. 공주님이 조금 더 나이가 들긴 하셨지만." "그래요..? 그런데.. 어째서 당신이 여기있는 거에요?" 그녀가 다시한번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자 에스로펜은 담배연기를 한모금 빨 아들이고는 웃으며 말했다. "하핫! 당연하지 않아? 그렇게 신전에 처박혀있는 것 보다야.. 이렇게 사람 들을 도와주며 사는 것이 더욱더 신앙생활에 전념하는 길이지. 그리고.. 난 그딴 신관나부랭이 따위는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런데.. 나도 다시 물어보 지. 넌 누구지?" 에스로펜은 보통때와는 무척이나 날카로운 눈빛을 그녀에게 보내며 그렇게 물었다. 그녀는 그런 에스로펜의 눈빛을 가볍게 받아넘기고는 방긋이 웃으 며 입을 열었다. "전.. 올리에의 친구에요." "허허.. 그 구제불능 녀석의? 고생이 많았겠군." 에스로펜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보내던 날카로운 눈빛을 지워버리 고는 다시 담배를 피웠다. 그녀가 건네어준 담배는 어느새 필터부근까지 타 들어가고 있었다. "그 이상 피면 안되요." "뭐야?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 "뒷 부분은 담배가 아니거든요." "쳇." 에스로펜은 아쉬운 소리를 내고는 담배에 붙은 불을 끄고는 꽁초를 앞으로 던져버렸다. 그녀는 너무도 익숙했던 얼굴을 보고있자니 뒤숭숭해진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집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에스로펜은 앞을 보고있던 시선을 그녀에게 돌리고는 말했다. "어이. 이봐." "네?" 그녀는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에스로펜이 부르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에 스로펜은 그녀를 향해 뭔가 상당히 기분이 좋은 듯한 웃음을 짓고는 말했 다. "네 치료비 말이다." "에... 그게.. 얼마에요?" "그 담배로 끝내지." 에스로펜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여전히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한갑의 담배를 가리켰다. 그녀는 에스로펜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아듣자 에스 로펜에게 한번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손에 들고있던 담배를 그에게 던 졌다. "이거.. 이거.. 손해보는군. 쯧." 에스로펜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녀에게 받아든 담배를 물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녀는 그런 에스로펜의 뒷모습을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집안에스는 로안느와 라미니아가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녀는 로안 느와 라미니아가 이야기 하는 중간에 툭 끼어들었다. "무슨 이야기들 하는 거에요?" "응.. 그러니까..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느냐.. 그정도 일까?" "헤헤.. 그건정해져 있잖아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로안느와 라미니아는 놀란 눈을 뜨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그런 두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열사의 대지를 넘어가기로 했었잖아요."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라미니아와 로안느는 둘다.. 잠시간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렇게 굳어있던 로안느가 조용히 입 을 열었다. "너.. 아직도.. 거길 건너갈 생각이야?" "에.. 당연하지요." 그녀가 딱 부러지는 대답을 하자 로안느는 이마를 감싸고는 뭔가를 중얼거 렸다. 그런 로안느를 쳐다보는 그녀를 향해 라미니아가 조용히 입을 열었 다. "역시.. 인간은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데에 인색하지 않군요." "불가능이라니요? 불가능이라는 말은 노력하지 않는자의 변명에 불과해요." 그녀는 라미니아를 향해 방긋 웃으며 말했다. 라미니아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는 시선을 돌려서는 어떻게 할것인가.. 에 대한 생각이 머리 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작은 마을이었지만 무척이나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그녀와 로안느와 라미 니아가 마을의 길을 걸어가자 길가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그녀와 로안느, 라미니아를 빤히 쳐다보며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그녀들의 주위를 맴돌며 즐거워하고 있 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재빨리 아이들을 안고는 길가로 데려가서 뭔가를 상 당히 엄하게 꾸짖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의 눈치를 봐서는.. 아무래도 그 녀의 일행을 두려워 하는 듯 했다. "저기.. 로안느?" "응? 왜? 살 것은 다 샀어.. 살 것이라고 해봐야.. 눈에 띄지도 않지만." "마을 사람들의 태도가 조금 이상한 것 같지 않아요?" "뭐가?" "저기... 왠지.. 마을사람들이.. 우리를 두려워 하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그녀가 로안느를 돌아보며 말하자 로안느는 잠깜 움찔거리더니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리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하하.. 그.. 그거야.." "아아.. 그건 말이에요. 어제.. 로안느가 일리스를 안고왔을 때... 로안느 가 마을에서 난동을 부리고 난 다음에 호르스씨의 집에서 자신이 왕족이라 는 것을 밝혀서 그래요." "흐응.." 그녀는 라미니아의 말을 듣고는 실눈을 뜨고 로안느를 쳐다봤다. 로안느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받고는 여전히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는 하늘 을 쳐다보며 거의 체조 비슷한 몸동작을 하면서 그녀에게 입을 열었다. "아.. 그게.. 저.. 그게.." "뭐.. 약속을 어겼다고 해서 따로 하고싶은 말은 없어요." "응?" 로안느는 그녀가 의외의 말을 한 듯이 눈을 크게 뜨고는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에게 웃으며 뒷말을 이어갔다. "제가 바란 것은 귀찮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거든요." "아하하... 그래? 다.. 다행이다." 로안느는 그렇게 억지 웃음을 짓고는 하늘을 보고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 때..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앞쪽에서 몇명의 사람들이 걸어 왔다. 그리고.. 로안느의 앞까지 와서는 무릎을 꿇더니 소리쳤다. "로.. 로안느 전하! 미처.. 마중하지 못한 신을 벌하여 주십시오." 로안느는... 입을 멍하니 벌리고는 그 말을 한 사람과 곁에서 함께 무릎을 꿇은 두 사람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런 로안느의 팔을 한번 툭 건드린 그녀 가 방긋이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이런 일 말이에요." "...." 로안느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는 듯.. 했다. 마차는 생각외로 덩컹거리고 있었다. 정말.. 걸어서도 10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를 마차로 이동한다.. 라는 것은 그녀에게 그다지 호감을 느끼게 만들 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눈앞의 남자가 조금은 한심스럽고, 조금은 동정이 가긴 하지만 말이다. 그녀에게 심각한 것은.. 현재 그런 것 보다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서는 뭔 가 심상치 않은 웃음을 머금고는 마차의 밖을 바라보고있는 일리스였다. 영 주라는 사람이.. 그렇게 붙잡아서 마차를 타긴 했지만.. 일리스는 그다지 달가운 기분이 아닌 것 같았다. '이녀석.. 과연 평민일까?' 그녀는 문득 그런 의문이 떠올랐지만 곧 그것을 머리속에서 지워버렸다. 평 민 이던지 아니던지 그녀에게는 그다지 상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그렇게 멍하니 일리스를 바라보고, 일리느는 뭔가 의미심장한 웃음 을 짓고는 마차밖을 바라보고, 라미니아는 아무런 의미없이 마차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바깥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영주님. 저택에 도착했습니다." "그래. 일리스님. 그리고 다른 분들도.. 이제 내리시지요." "음.." 그녀는 간단히 대답하고는 마차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영주 의 저택은 저택이라기 보다는 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분 위기였다. 곳곳에 솟아나있는 첨탑과, 높게 쌓아져 있는 담장.. 그리고 육 중한 성문 등.. 그녀는 이런 작은 영지의 영주가 이런 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대해 불신의 눈빛을 가득 담고는 영주를 쳐다봤다. 영주는 그런 그녀의 눈빛을 받고는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 저택.. 때문에 놀라신 것 같군요. 지금은 저택이라고 부르고 있지 만 원래는 성이었다고 하더군요. 저희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곳이니.. 그런 의심스러운 눈빛은 거두셔도 상관없습니다." "아.. 실례.." 그녀는 영주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성 안으로 들어갔다. 옆쪽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일리스와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은 왜 이렇게 주위와 단절된 곳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집이라는 것은 바람과 비를 막아주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닌가요?" "헤에.. 라미니아. 엘프의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려면 수백년이 걸릴거에 요." "그런가요?" 그녀는 왠지 모르게 뭔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사람을 보고는 피 식 웃어버리고는 영주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 던 영주는 갑자기 뒤로 돌아서는 입을 열었다. "식사라도 하시겠습니까?" "아.. 아니.." "밥? 좋아요." 그녀의 말은.. 일리스의 한마디에 가볍게 끊어져 버렸다. 영주는 그런 그녀 와 일리스의 말에 웃음이 나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재빨리 몸을 돌리 고는 입을 열었다. "곧.. 준비하도록 하지요." 그녀는 영주의 그 말을 듣자 얼굴이 약간 붉어져서는 일리스의 귀를 잡아당 겼다. "아야야야.." "일리스.. 넌.. 먹는거면 다 좋아?" "아니요. 공짜라면 다 좋아요." 그녀는 일리스의 그 말에 이마에 손을 대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에.. 공짜라는 것이 어디있느냔 말이다! 라고 한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어차피 일리스에게는 씨도 먹히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냥 입을 다물고는 길다란 복도를 걸어갔다. 앞서가던 영주는 그녀들을 넓직한 식당으로 안내했다. 20명쯤은 충분히 앉 아서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식탁이 식당의 한 가운데에 놓여져 있었 다. 영주는 그런 식탁으로 가서는 식탁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식사가 준비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니.. 그 동안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죽이도록 하지요." 그 말에 그녀와 일리스, 라미니아는 모두 의자에 앉았다. 한참동안 전혀 쓰 잘데기 없는 귀족들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그녀와 영주가 나누고 있을 때.. 먹을 것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식탁위가 먹을 것들로 가득차자 그녀들은 곧 먹는데 열중하기 시 작했다. "그나저나... 저희 영지를 위해 이렇게 든든한 원군을 보내주시다니... 국 왕폐하께 감사를 드려야 겠군요." 한참 먹는데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의 귓속으로 영주의 의미를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크게뜨고는 영주 를 쳐다보고 있자 그 영주는 안색을 굳히며 입을 열었다. "그럼.. 아니라는 말씀입니까?" "뭘.. 말하는 것이지요?" 그녀와 영주사이에 묘한 침묵이 흘렀다. 그런 그녀의 귀로.. 꽤나 분위기에 맞지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앗!! 라미니아! 그것 안먹으려면 저 줘요!!" "네." "앗!! 그것도 안먹어요?" "드실래요?" "네!" 무척인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라미니아와 일리스의 목소리에 그녀는 이마에 핏줄을 하나 세우고는 라미니아에게 말을 하고있는 일리스의 뺨을 쭉 잡아당겼다. "우웅.. 라미니아.. 음식 너무가린다.. 그럼 몸에.. 아야야얏!" "지금.. 심각한 이야기 중이니까.. 조용히좀 해줄래?" 그녀의 말에 일리스는 그녀의 얼굴을 눈을 크게뜨고는 쳐다봤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놓여져 있는 음식들을 보고는 다시 그녀의 몸을 한번 훑어본 다음 입을 열었다. "다이어트.. 어드바이스?" "나 별로 안뚱뚱해!!" 일리스의 갑작스러운 말에 그녀는 조금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녀의 말을 들은 일리스는 약간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있더니 입을 열었다. "음.. 그래요? 얼마?" "108파운드!"(1파운드(=lb) = 0.45kg) 다시한번 정적이 흘렀다. 그녀는 그제서야 식당안 사람들의 표정을 한번 둘 러봤다. 라미니아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더니 뭔가를 알겠다는 듯이 중얼거 렸고, 일리스는 그녀의 몸에 시선을 고정시키고는 입을 열었다. "흐응.. 로안느.." '내... 내가 왜 말한거야아?!' 그녀는 속으로 그런 절규를 하며 유일한 남자인 영주를 향해 시선을 돌렸 다. 영주는 그녀가 시선을 돌리자 그녀의 몸을 훑어보던 시선을 황급히 천 장으로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많이... 아.. 아닙니다!!" "후훗.. 그.. 많이.. 다음에 이야기를 해보시지요?" "저.. 저기.. 로안느님.. 그게 말입니다.." 그녀는 입은 웃고있지만 왠지 상당히 살벌해 보이는 눈빛을 띠며 그 영주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일리스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그녀가 돌아보자 입을 열었다. "우웅.. 로안느.. 역시 그건 아냐. 확인을 위해 3사이즈도.." "오오.. 역시.. 그렇게 생각.." "쾅!" 그녀가 식탁을 내려치는 소리가 꽤나 커다랗게 들렸다. 묘한 침묵의 시간이 잠시간 흐른 뒤..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야기가.. 딴 곳으로.. 잠시 새버렸군요. 뭘 그렇게 생각하신다구요? 하 르메드 영주님?" "아.. 저.. 그것이.." 그녀의 말에 하르메드 영주는 손수건을 꺼내어서는 이마를 닦아냈다. 그녀 는 그런 하르메드 영주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물론.. 이마에 핏 줄 몇개를 세우고 말이다. "네. 말씀드리지요. 제가 저는 로안느님이 저희 영지에 온 것이.." "영주님!! 나타났습니다!!" 바깥에서 갑작스럽게 커다란 소리가 들리며 식당의 문이 벌컥 열렸다. 하르 메드 영주는 그 말을 듣자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쳤다. "마을로 다시 내려가야 하겠습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직접 보시 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군요." 하르메드 영주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뒤돌아서 급한 걸음으로 달렸다. 그녀 역시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그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일리스. 가자." "에? 어딜?" "그러니까.." "먹는걸 남기면 벌받아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포크로 뭔가를 찍어서는 입안에 가져다 넣고 있 는 중이었다. 그녀는 그런 일리스를 보고는 하늘을 한번 쳐다봤다가 검은 밤하늘이 아닌 천장이 보이자 다시 시선을 일리스로 돌린다음 일리스의 뒷 덜미를 잡고는 끌고가며 말했다. "나중에 먹어도 되잖아!!!" "우웅.." 일리스는 뭔가 상당히 아쉬운 소리를 내었지만 그녀는 일리스의 반응은 완 전히 무시했다.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하르메드 영주는 그녀들이 타고 내려 갈 말을 준비해 둔 뒤 먼저 말을 타고 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영주의 뒤를 따라가기 위해 말에 올라탔다. 그 순간.. 마을 쪽에서 무엇인가.. 환한 빛이 퍼져 그녀가 서있는 곳까지 밝아졌다. '뭐지?' 그녀가 놀라서 마을 쪽을 돌아보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일리스는 그 빛을 보고는 잽싸게 말에 올라타서 마을쪽을 향해 달려갔다. 그녀는 바람에 날리 는 일리스의 머리카락을 한참 바라보다가 다리로 말의 배를 꽉 졸랐다. 그 녀가 탄 말이 빠르게 달리기 시작하자 그녀는 머리를 낮추었다. "서늘해.." 날씨가 추운 것은 아니었지만.. 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서늘했다.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말의 달리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최 대한 몸을 낮춘 채로 말의 등자를 밟고는 조금 일어선 채로 말을 타고 있었 다. 조금 전 그녀가 본 그 빛은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분명히 '사악에의 방어' 라고 하는 성직자.. 즉 프리스트의 고유 능력이었다. 물론.. 그것도 꽤나 고위 성직자가 발할 수 있는 능력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녀는 그 빛을 본 순간 에스로펜이 떠올랐다. 에스로펜 시나이언.. 그녀는 그 사람을 무척이나 잘 알고있었다. 자신의 전 생에 가장 커다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올리에 워드리스의 양 아버지이 자 스승..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최고 신 관. 그런 거창한 프로필을 가진 그 사람은 올리에가 전생의 그녀와 만났을 때를 기점으로 시작해서 그 특유의 방랑벽으로 인해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 다. 1년 혹은 2년에 한번씩 올리에를 만나려고 한달정도를 한 곳에 머무르 는 것을 제외하고 그를 한주 이상 잡아두는 곳은 없었다. 그런 에스로펜이 적어도 몇달이상은 되어보이는 기간을 머무르게 만든 이유.. '꽤나.. 심각할 지도..' 그녀의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갔을 때.. 그녀는 마을에 도착하고 있었 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그 낮의 활기가 넘쳐흐르던 마을은 간 곳이 없이 썰렁함만이 감돌고 있었다. 그녀는 말에서 뛰어내려서는 마을의 중앙으로 뛰어갔다. 마을의 중앙.. 넓 직한 공터에는 에스로펜과 황색의 로브를 걸친 한 사람이 마주보고 있었다. 아니.. 사람이라기 보다는.. 인간이 아닌 무엇인가.. 라는 느낌이 그녀의 전신을 강하게 조여왔다. 그녀는 에스로펜의 곁으로 황급히 달려갔다. 그 때.. 에스로펜과 마주보고 있던 그 사람이 갑자기 에스로펜의 곁으로 다가와 손을 휘둘렀다. "파악!"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에스로펜의 주위의 무엇인가와 그 로브를 입 은 사내의 손이 부딪혀 푸른 불꽃이 튀었다. 그 순간 에스로펜은 그 로브를 입은 사내의 팔을 재빨리 잡아서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팔꿈치로 그 사내의 복부를 후려쳤다. "퍼억!!!"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그 사내의 복부에 에스로펜의 팔꿈치가 틀어박혔다. 그 리고 그 뒤를 이어 바로 에스로펜의 오른쪽 다리가 그 사내의 옆구리를 노 리고는 휘둘러졌다. "휘익!" 바람을 가르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그 사내는 공중에서 몸을 빙글 돌렸다. 그리고 에스로펜이 잡고있던 그 팔을 빼어낸 뒤 에스로펜의 팔을 손톱으로 길게 그어버렸다. "큭!!" 에스로펜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그의 팔에 길게 나 있는 네개의 상처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에스로펜이 그 팔을 부여잡 고는 뒤로 물러서자 그 사내는 피가 흐르는 자신의 손톱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그 피를 마시고는 말했다. "크큭.. 역시.. 신관의 피라는 것은 그 맛이 특이하군." "빌어먹을.. 악마 나부랭이가.." 에스로펜은 그런 말을 하면서도 몸의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런 에스로펜 을 바라보던 그 황색 로브의 사내는 자신의 이마를 짚고는 크게 웃기 시작 했다. "크하하핫! 겨우 인간주제에 날 이렇게 막고있는 것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 하지. 그러나... 지난 6개월동안 네 밑천은 바닥나지 않았던가? 그만 물러 서는 것이 어떠냐?" 그녀는 그 두사람의 근처에서 둘의 대화를 놓치지 않고는 모두 들었다. 그 리고... 그녀의 머리속으로 단 하나의 존재가 떠올랐다. 황색의 로브와 조 금전의 움직임.. 그리고.. 에스로펜이 말하는 악마 나부랭이.. 라는 말에서 떠오른 한 존재.. "살아남은 다섯 마족중 하나.. 탐욕의 그리디스..." 그녀의 나직한 말이 그리디스에게 들렸던 것인지 그는 곧 그녀가 서있는 쪽 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움직이지 않고 서있자 그리디스는 그녀의 모습 을 아래에서 위로 한번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오오... 인간중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는 이제껏 두번째로군. 크큭.. 특히 그 까만색 눈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데... 나한테 줄 생각은 없나?" 그와 동시에 그리디스의 몸이 그녀를 향해 거의 날아오듯 부딪혀 왔다. 그 녀의 귓속으로 에스로펜의 피하라는 말이 들려왔지만 그녀는 피하는 대신 그녀의 눈을 노리고 날아드는 에스로펜의 손을 허리에 걸린 검을 뽑아서 막 아냈다. "챙!!" 검과 손이 부딪히는 것 같지 않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소리가 남과 동시 에 그녀는 검을 왼손으로 넘겨잡고는 오른손으로 그리디스의 얼굴을 잡았 다. "하앗!" 한마디 기합소리와 함께 그녀는 그리디스의 얼굴을 잡은채로 땅에다 메다 꽂았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약간의 먼지가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손 안이 비어있음을 느끼고는 검을 다시 오른손으로 넘겨잡고는 앞쪽을 쳐다봤 다. 어느새 뒷쪽으로 물러선 그리디스는 자신의 목을 어루만지며 섬뜩한 미 소를 흘리고는 입을 열었다. "크큭.. 너도 보통 인간이 아니었던가? 재미있군." 그리디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머리까지 뒤집어썼던 로브를 벗었다. 그의 붉 은색 머리는 하얀색 얼굴과 대조적이어서 무척이나 눈에 띄었다. 그리디스 는 로브를 벗고는 드러난 얄팍한 몸매에 갸름한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는 그 녀와 에스로펜을 쳐다보며 말했다. "크큭.. 이럴 때는.. 인질이라도 잡는 것이 예의이겠지." 그리디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옆으로 몸을 날렸다. 그녀는 그제서야 공터의 한쪽에 하르메드 영주가 눈을 크게 뜨고는 검을 뽑아드는 것이 보였다. '느... 늦었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머리속을 스침에도 하르메드 영주가 있는 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그녀보다 먼저 하르메드 영주의 앞에 도착한 그리디스는 영 주의 목으로 손을 뻗고 있었다. "카앙!" 그 순간.. 영주의 목이 그리디스의 손에 잡히는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하르메드영주와 그리디스 사이에 어느새 로안느가 검을 뽑아들고는 그리디스를 막아내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다시 그리디스를 막아서자 그리디스는 잠시 멈칫 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로안느는 그리디스의 손과 부딪힌 자신의 검 을 왼쪽 옆구리까지 바싹 내린 후 앞으로 튀어나가 그리디스의 가슴팍으로 뛰어 들어가며 검을 위로 휘둘렀다. "음?" 그리디스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그 가슴에서 피가 튀었다. 그리디스는 재빨 리 뒤로 몸을 날려서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감쌌다. 그리디스의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물어가기 시작했다. "휘익!!" 그리디스가 가슴을 부여잡고 있을 때.. 무엇인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 려왔다. 그 순간 그리디스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뒤로 졌혔다. 상처가 다시 벌어저 피가 조금 베어나왔지만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뒤로 몸을 젖힌 그리디스의 얼굴 바로 앞으로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화살이 지나가 땅바닥에 꽂혔다. 그 속도에 놀란 그리디스는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 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디스가 시선을 돌린 곳에는 라미니아가 지붕위에서 화살을 다시 메기고 있었다.(메기다.. 라는 표현 맞는 건가요?) "큭.. 오늘은.. 그냥 물러나 주도록 하지." 그 말과 함께 그리디스의 몸 주위로 검은색의 바람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리디스의 몸은 어느새 그 검은 바람과 똑같은 색의 안개로 변해 마을의 밖 으로 날아갔다. 그리디스가 사라지자 그녀는 자신의 검을 다시 검집에 꽂아두고는 팔을 다 친 에스로펜에게로 다가갔다. 에스로펜은 다친 팔을 다른 손으로 부여잡고 는 밝은 녹색의 빛으로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큐어.. 라이트 일 까나..) "제길.. 휴우.. 빌어먹을 자식.. 날이 갈수록 강해지는군." 에스로펜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일어난 에스로펜이 무엇인가를 중얼거리자 마을 전체에 감돌던 이 세계가 아닌 것 같은 분위기 가 사라져 버렸다. "마을 전체를.. 보호하고 있었던 건가요?" "흥..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 빌어먹을 악마 꼬맹이녀석에게 당할 이유가 없지. 무능한 영주를 만났다고 해서... 영주민이 죽을 이유는 없는거야." 에스로펜은 그렇게 말하고는 휘척거리며 자신이 현재 머물고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그런 에스로펜을 보며 멍하니 서있자 라미니아와 롤 안느가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방금.. 그녀석.. 누구야?" "그는.. 탐욕의.. 그리디스로군요. 맞나요?" 로안느와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그녀는 라미니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쪽에 멍하니 앉아있는 하르메드 영주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하르메드 영주의 멱살을 잡고는 들어올리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 었다. "감추고 있는 것이 있지요? 특히. 저 성안에." 그녀의 말에 영주는 얼굴의 색깔이 변할만큼 놀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그건.." "저... 그리디스가 탐을 낼 만한.. 그런 뭔가가 있는 것이로군요." 그녀의 질문에 영주는 대답을 회피하는 듯이 시선을 돌려버렸다. 하르메드 영주가 그렇게 대답을 기피하자 어느새 그녀에게 다가온 로안느가 하르메드 영주의 얼굴을 잡고는 말했다. "말하지 않는다면.. 지킬 수 없을 텐데요?" 로안느의 말에 하르메드 영주는 멱살을 잡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는 옷깃 을 제대로 한 다음 입을 열었다. "좋아요. 보여드리지요. 그리디스가.. 무엇을 노리는 것인지.." 하르메드 영주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장서서 성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런 하르메드 영주의 뒤를 따라서 걸어갔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로안느가 그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디스.. 라고 한다면.. 그 다섯 마족중.. 하나인 그리디스?" "네. 맞아요." "이.. 이런.. 정말로 그리디스라면.. 인간이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잖 아?" 그녀는 그렇게 물어오는 로안느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는 그리디스가 노릴만한.. 물건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5대 명검중.. 엡솔런트 소드.. 나 크로인소드? 그렇지 않다면..'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곧 볼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면 머리만 아플 뿐이라는 생각에 그런 생각을 지워버리고는 하늘을 쳐다봤다. 검은색에 무 척이나 많은 별들이 눈에 보였다. "가르시미르를.. 써야할 지도.."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Story Of Fantasy -------------------------------------------------------------------------------- Name : 운영자 Date : 14-09-2001 19:28 Line : 299 Read : 5221 [24] [kid] Story Of Fantasy -111- -------------------------------------------------------------------------------- -------------------------------------------------------------------------------- Ip address : 211.234.150.10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b; Windows NT 5.0; DigExt) 제 목 [kid] Story Of Fantasy -111- 올 린 ID elosis 작 성 시 각 2001/9/14 이 름 배현정 조 회 수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습기가 가득차 불쾌한 느낌이 드는 어두운 지하실을 내려가는 그녀는 왠지 모르게 숨이 막혀옴을 느끼고는 불쾌함에 양미간을 찌프렸다. 일리스에게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것에대한 추궁을 받은 하르메드 영주는 뭔가 꺼리는 눈치였지만 그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성의 지하로 내려가 고 있었다. 최소한 몇백년은 되어보이는 성의 지하에 손질되지 않은 곳이라 그런 것인 지 역한 이끼의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그녀의 뒤쪽에서 그녀를 따라 걸어 오던 호르스씨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더러운 느낌이 드는군.." 호르스씨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지하로 걸어내려가는 모든 사람들의 귀에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 말을 들은 하르메드 영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움찔거렸지만 곧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지하에서 한참을 걸어내려간 하르메드 영주는 꽤나 무거워 보이는 육중한 철문을 열고는 넓직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도서실인 모양인 듯.. 그 넓은 방안의 벽면에 꼼꼼하게 붙여진 붙박이 책장에 수만권의 책들 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뭐지요? 설마.. 그리디스가.. 이런 곰팡이 냄새나는 책을 노린다는 건가요 ?" 그녀는 사람들이 들어온 문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막혀있는 그 방을 둘러보 고는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르메드 영주는 그런 그녀에게 잠시 눈길을 주고는 혼자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한 책장에서 다 른 책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푸른색의 책을 꺼내들었다. "쿠구구궁!"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 방의 한쪽 벽면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약간 의외라는 듯한 눈빛으로 그 사라져 가는 벽면너 머를 쳐다보고 있었다. 위로 열린 벽면 너머로 다시 조그만 방이 하나 나타났다. 천장에 박혀있는 조그만 구슬에서 아주 미약한 빛이 흘러나와 그 조그만 방이 완벽한 어둠에 잠기는 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그 방안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보기위해 걸음 을 옮겼다. 한걸음씩 그 방에 다가갈 수록..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거부감 이 일어났다. '이것이.. 호르스씨가 말한.. 더러운 느낌?'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방안을 들여다 봤다. 어슴프레하게 밝아진 방 안에 그다지 화려해 보이지 않은 제단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제단위에 놓여져 있는 파란색의 조그만 상자속에.. 그녀로 인해 마음 속에 서 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반지?" 그녀는 약간 놀라움이 섞여있는 목소리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녀의 중얼거림과 거의 동시에 일리스의 입이 열리며.. 그다지 듣기가 좋지 않은 말이 튀어나왔다. "미.. 미쳤군."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그 방에서 멀어지려는 듯이 뒤로 한걸음을 물러섰 다. 그녀의 뒷쪽에 서있던 호르스씨는 어느새 하르메드 영주의 멱살을 잡고 는 벽에다 밀어붙이고는 그를 죽이기라도 하려는 듯한 눈빛을 어둠속에서 번쩍이며 으르렁 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냐? 너는? 보통인간인 주제에... 대륙을 정복이라도 하겠다는 말이냐? 네 녀석의 그 야망 때문에 영지의 아이들은 밤마다 두려움에 떨어야 하고,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했던거냐?" "크윽.. 그.. 그건.." 멱살이 잡힌 채로 공중에 들려있자 하르메드 영주는 숨이 막힌 것인지 제대 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녀는 눈앞에 보이는.. 그 기분이 나쁜 반지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에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게.. 뭐야?" 다른 사람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휩쓸린 그녀의 질문도 조심스러운 목 소리였다. 그런 그녀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일리스가 아닌.. 뒷쪽에서 조용 히 서있던 라미니아였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뭐.. 뭐라구요? 라미니아?" "저 반지는.. 사자의 반지.. 혹은 네크로멘서의 반지라고 불리우는 것이지 요. 지금.. 제가 느끼는 기분이 맞다면.. 말이에요." 그녀는 그 말에 몸을 굳혔다. 그리고.. 불신이 가득 차있는 눈빛으로 네크 로멘서의 반지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부러진 갈비뼈가 더욱더 욱신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안색을 굳혔다. 처음.. 성의 지하로 내려올 때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이.. 살아있는 자신을 거부하는 듯한.. 역겨운 느낌.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반지에서 올라오는.. 무엇인가가 뒤틀려 버린 듯한 느낌을 주는 것.. 이런 반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다시한번 갈비뼈가 욱신거리는 느낌에 그녀는 부러진 갈비뼈를 부여잡고는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로안느가 그녀를 향해 무엇인가 물어보는 것 같았지 만 그녀는 현재 눈앞에 있는 반지에 집중한 나머지 그런 로안느의 질문은 들리지 않았다. "이건.. 5대명검... 보다 더 심각하네.." 그녀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라는 것은 그 반지를 소유 한 이에게 죽은자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것이다. 즉.. 이 세상의 모 든시체는 이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손에 넣은 사람이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었다. 이 네크로멘서의 반지가 나타난 것은.. 현재처럼 대륙이 정확히 4국으로 나 누어지기 이전이라고 한다. 그 때, 이실로스 대륙의 서남쪽 어느 국가에서 나타난 대규모의 언데드 군단들.. 그것의 배후에 이 네크로멘서의 반지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 언데드 군단은.. 대륙 존재하는 신관들중 거의 절반이 목숨을 바친 끝에 소멸시켰다고 하지만 말이다. "당신.. 이 반지가 얼마나 끔찍한 물건인지는 아시나요?" 그녀는 시선을 돌려서는 하르메드 영주를 쳐다봤다. 에스로펜이 그의 멱살 을 잡았던 것을 놓아준 모양인지 그는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격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그것은 정말로 신이 실수로 만들어버린 물건일지도 몰 랐다. 어제 죽은 자신의 가족.. 그리고 십년전.. 백년전 죽은 자신의 조상 이 무덤속에서 일어나 그 가족을.. 친지를 죽이려고 하는 것.. 몇초 전까지 자신과 함께 언데드 군단들과 싸우다가.. 어느새 차가운 시체로 변해서 자 신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동료.. 네크로멘서의 반지는 이런 모든일을 일으 키는 물건이었다. 그녀는 한참동안 그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쳐다보다가 시선을 뒤로 돌렸다. 조금더 그 반지를 쳐다보고 있으면 바닥에 토악질이라도 해버릴 것 같은 기 분이었다. "이제.. 나가도록 하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방의 밖으로 걸어나왔다. 그방의 바깥은 습기가 가득차 있는 지하였지만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켰다. 조금은 시원해지는 기 분을 느낀 그녀는 먼지 위로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계단을 올라와서는 넓직한 방에있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 가 올라오자 잠시 후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지하에 서 올라오는 하르메드 영주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음.. 그럼.. 저 것이 왜 여기에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곧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하르메드 영주의 얼 굴에 꽂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시선을 받고있던 하르메드 영주는 곧 포기한 듯이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말씀 드렸 듯이.. 이 성은 저희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성입니다. 그리고.. 저 방을 발견한 것은... 아직 2년이 채 안되었지요. 그것도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뭔가 찾아볼 책이 있었기에 그 서고로 갔다가 우연히 그 방을 발 견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봐! 당신!! 그런 것이라면 당연히 국왕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그것은.." 하르메드 영주가 갑작스럽게 소리치는 로안느의 박력에 밀려서 말을 더듬었 다. 그런 살벌한 분위기 아래에 라미니아의 조용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영주님. 하르메드 영주님은.. 저 반지가 네크로멘서의 반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요?" ".....네." "퍼억!" 하르메드 영주가 대답함과 동시에 어느새 그에게 달려간 에스로펜이 하르메 드 영주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쳐버렸다. 에스로펜의 주먹에 맞은 하르메 드 영주는 얼굴을 감싸고는 바닥에 누워 한참을 끙끙거렸다. 그런 하르메드 영주를 내려다 보고 서있는 에스로펜의 입에서 격한 말이 튀어나왔다. "알고 있으면서도.. 네 녀석은.. 큭! 이.. 쳐죽여도 시원치 않을 자식!" 에스로펜은 그렇게 말하고는 바람소리가 날 만한 속도로 뒤로 돌아서는 다 시 입을 열었다. "저 반지는.. 내가 잘 아는 드워프에게 가져가서 완전히 이 세상에서 없애 버리도록 하지." "자.. 잠깐! 당신을 어떻게 믿고..." 에스로펜의 말에 로안느가 갑자기 일어서서는 크게 소리쳤다. 로안느는 그 반지를 당연히 다이펜 왕국의 국왕에게 가져가야 한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로안느를 에스로펜은 완벽히 무시해버렸다. 에스로펜이 로안느를 무시하자 로안느는 무척이나 화가 난 듯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를 잡아서는 자리에 앉히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 다. "저 사람은 믿어도 되요." "저 사람의 무엇을 믿어? 생긴 것은 꼭 산적같이 생겨서는.." "저기.. 로안느.." "왜?" "저기.. 저 호르스씨가.. 바로 에스로펜 카리에스에요." "그래서? 그사람이 왜?" 로안느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심통이 난 얼굴로 시선을 위로 들어올렸다. 그 리고.. 잠시 그렇게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는 평소보다 눈을 거의 2배는 크게 뜨고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격한 목소 리로 소리쳤다. "에.. 에스로펜 카리에스라니!! 그.. 그..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대변자 라고 하는 그?" "흥. 이름 따위로 사람을 판단하다니.." 로안느가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치자 그것을 들은 에스로펜이 가볍게 빈정거 렸다. 로안느는 에스로펜의 빈정거림을 듣고는 붉어진 얼굴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에스로펜은 다시 시선을 돌려서 하르메드 영주를 바라보며 입을 열 었다. "내가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가져가는 데에 불만은 없겠지?" 에스로펜의 질문에 하르메드 영주는 무척이나 아쉬운 듯한 눈빛으로 고개만 을 아래위로 움직였다. 그런 하르메드 영주의 반응을 본 에스로펜은 혼자서 다시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영주님!!" 에스로펜이 지하로 내려가려는 순간.. 갑자기 방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뛰어들어왔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뛰어들어온 그 사람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은 한참동안 숨을 몰아쉬더니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듯이 크게 소리쳤다. "그 녀석이.. 그 녀석이.." "뭐.. 뭐냐? 그리디스가 다시 온거냐?" "그.. 그렇습니다. 그리고.. 못보던 생물 4개가 더.."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지하로 내려가려던 에스로펜이 문을 박차고는 뛰 어나갔다. 그리고.. 그녀와 로안느, 라미니아 모두다 에스로펜의 뒤를 쫓아 서는 마을을 향해 뛰었다. 팔을 앞뒤로 흔들 때마다 부러진 갈비뼈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이빨을 꽉 물고는 재빨리 마을을 향해 달렸다. 멀리서 보아도 마을의 집 몇채가 불 에 타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참을 달려 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섰다. 그리고.. 뒤이 어 도착한 로안느와 라미니아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눈을 하고는 앞쪽의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뒷모습을 보여주는 에스로펜, 그 에스로펜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 는 황색 로브의 그리디스.. 그리고.. 그리디스의 주위로 그를 호위하는 듯 이 땅을 울리며 다가오는.. 4마리의 생명체. 녹색의 몸... 박쥐같은 날개... 머리에 튀어나온 뾰족한 뿔.. 입가에 일렁 이는 붉은색의 불길.. 2세션이 조금 넘어보이는 체구.. "데몬(Demon).." 그녀는 신음하는 듯이 중얼거렸다. 데몬이라는 생물.. 그것은 쉽게 말해 악 마 라고도 부른다. 악마라 불리울 만큼 그 힘. 그리고 능력은 인간의 상상 을 초월했다. "크큭.. 그가 이녀석들을 부르는데 무척이나 도움을 줬는데 말이야.. 쓰 지 않는다면 아깝지 않겠어." 그리디스는 기분나쁜 웃음소리와 함께 그런말을 내뱉었다. 그녀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는 에스로펜의 앞으로 나갔다. 에스로펜은 또다시 마을 전체 를 성력으로 보호하려는 생각인 것인지 순순히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난 에스로펜이 다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자 그녀와 로안느의 검이 환한 빛에 휩쌓였다. 그녀는 그렇게 빛이 일렁이는 검을 다시 고쳐잡고는 앞을 노려보며 온 몸을 긴장시켰다. Story Of Fantasy -------------------------------------------------------------------------------- Name : 운영자 Date : 14-09-2001 19:28 Line : 299 Read : 5221 [24] [kid] Story Of Fantasy -111- -------------------------------------------------------------------------------- -------------------------------------------------------------------------------- Ip address : 211.234.150.10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b; Windows NT 5.0; DigExt) 제 목 [kid] Story Of Fantasy -111- 올 린 ID elosis 작 성 시 각 2001/9/14 이 름 배현정 조 회 수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습기가 가득차 불쾌한 느낌이 드는 어두운 지하실을 내려가는 그녀는 왠지 모르게 숨이 막혀옴을 느끼고는 불쾌함에 양미간을 찌프렸다. 일리스에게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것에대한 추궁을 받은 하르메드 영주는 뭔가 꺼리는 눈치였지만 그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성의 지하로 내려가 고 있었다. 최소한 몇백년은 되어보이는 성의 지하에 손질되지 않은 곳이라 그런 것인 지 역한 이끼의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그녀의 뒤쪽에서 그녀를 따라 걸어 오던 호르스씨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더러운 느낌이 드는군.." 호르스씨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지하로 걸어내려가는 모든 사람들의 귀에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 말을 들은 하르메드 영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움찔거렸지만 곧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지하에서 한참을 걸어내려간 하르메드 영주는 꽤나 무거워 보이는 육중한 철문을 열고는 넓직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도서실인 모양인 듯.. 그 넓은 방안의 벽면에 꼼꼼하게 붙여진 붙박이 책장에 수만권의 책들 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뭐지요? 설마.. 그리디스가.. 이런 곰팡이 냄새나는 책을 노린다는 건가요 ?" 그녀는 사람들이 들어온 문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막혀있는 그 방을 둘러보 고는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르메드 영주는 그런 그녀에게 잠시 눈길을 주고는 혼자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한 책장에서 다 른 책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푸른색의 책을 꺼내들었다. "쿠구구궁!"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 방의 한쪽 벽면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약간 의외라는 듯한 눈빛으로 그 사라져 가는 벽면너 머를 쳐다보고 있었다. 위로 열린 벽면 너머로 다시 조그만 방이 하나 나타났다. 천장에 박혀있는 조그만 구슬에서 아주 미약한 빛이 흘러나와 그 조그만 방이 완벽한 어둠에 잠기는 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그 방안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보기위해 걸음 을 옮겼다. 한걸음씩 그 방에 다가갈 수록..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거부감 이 일어났다. '이것이.. 호르스씨가 말한.. 더러운 느낌?'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방안을 들여다 봤다. 어슴프레하게 밝아진 방 안에 그다지 화려해 보이지 않은 제단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제단위에 놓여져 있는 파란색의 조그만 상자속에.. 그녀로 인해 마음 속에 서 부터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반지?" 그녀는 약간 놀라움이 섞여있는 목소리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녀의 중얼거림과 거의 동시에 일리스의 입이 열리며.. 그다지 듣기가 좋지 않은 말이 튀어나왔다. "미.. 미쳤군."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그 방에서 멀어지려는 듯이 뒤로 한걸음을 물러섰 다. 그녀의 뒷쪽에 서있던 호르스씨는 어느새 하르메드 영주의 멱살을 잡고 는 벽에다 밀어붙이고는 그를 죽이기라도 하려는 듯한 눈빛을 어둠속에서 번쩍이며 으르렁 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냐? 너는? 보통인간인 주제에... 대륙을 정복이라도 하겠다는 말이냐? 네 녀석의 그 야망 때문에 영지의 아이들은 밤마다 두려움에 떨어야 하고,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했던거냐?" "크윽.. 그.. 그건.." 멱살이 잡힌 채로 공중에 들려있자 하르메드 영주는 숨이 막힌 것인지 제대 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녀는 눈앞에 보이는.. 그 기분이 나쁜 반지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기에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게.. 뭐야?" 다른 사람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휩쓸린 그녀의 질문도 조심스러운 목 소리였다. 그런 그녀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일리스가 아닌.. 뒷쪽에서 조용 히 서있던 라미니아였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뭐.. 뭐라구요? 라미니아?" "저 반지는.. 사자의 반지.. 혹은 네크로멘서의 반지라고 불리우는 것이지 요. 지금.. 제가 느끼는 기분이 맞다면.. 말이에요." 그녀는 그 말에 몸을 굳혔다. 그리고.. 불신이 가득 차있는 눈빛으로 네크 로멘서의 반지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부러진 갈비뼈가 더욱더 욱신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안색을 굳혔다. 처음.. 성의 지하로 내려올 때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이.. 살아있는 자신을 거부하는 듯한.. 역겨운 느낌. 그리고.. 지금 눈앞에 있는 반지에서 올라오는.. 무엇인가가 뒤틀려 버린 듯한 느낌을 주는 것.. 이런 반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다시한번 갈비뼈가 욱신거리는 느낌에 그녀는 부러진 갈비뼈를 부여잡고는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로안느가 그녀를 향해 무엇인가 물어보는 것 같았지 만 그녀는 현재 눈앞에 있는 반지에 집중한 나머지 그런 로안느의 질문은 들리지 않았다. "이건.. 5대명검... 보다 더 심각하네.." 그녀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라는 것은 그 반지를 소유 한 이에게 죽은자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것이다. 즉.. 이 세상의 모 든시체는 이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손에 넣은 사람이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었다. 이 네크로멘서의 반지가 나타난 것은.. 현재처럼 대륙이 정확히 4국으로 나 누어지기 이전이라고 한다. 그 때, 이실로스 대륙의 서남쪽 어느 국가에서 나타난 대규모의 언데드 군단들.. 그것의 배후에 이 네크로멘서의 반지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 언데드 군단은.. 대륙 존재하는 신관들중 거의 절반이 목숨을 바친 끝에 소멸시켰다고 하지만 말이다. "당신.. 이 반지가 얼마나 끔찍한 물건인지는 아시나요?" 그녀는 시선을 돌려서는 하르메드 영주를 쳐다봤다. 에스로펜이 그의 멱살 을 잡았던 것을 놓아준 모양인지 그는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격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네크로멘서의 반지.. 그것은 정말로 신이 실수로 만들어버린 물건일지도 몰 랐다. 어제 죽은 자신의 가족.. 그리고 십년전.. 백년전 죽은 자신의 조상 이 무덤속에서 일어나 그 가족을.. 친지를 죽이려고 하는 것.. 몇초 전까지 자신과 함께 언데드 군단들과 싸우다가.. 어느새 차가운 시체로 변해서 자 신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동료.. 네크로멘서의 반지는 이런 모든일을 일으 키는 물건이었다. 그녀는 한참동안 그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쳐다보다가 시선을 뒤로 돌렸다. 조금더 그 반지를 쳐다보고 있으면 바닥에 토악질이라도 해버릴 것 같은 기 분이었다. "이제.. 나가도록 하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방의 밖으로 걸어나왔다. 그방의 바깥은 습기가 가득차 있는 지하였지만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켰다. 조금은 시원해지는 기 분을 느낀 그녀는 먼지 위로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계단을 올라와서는 넓직한 방에있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 가 올라오자 잠시 후 다른 사람들이 모두 그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지하에 서 올라오는 하르메드 영주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음.. 그럼.. 저 것이 왜 여기에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곧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하르메드 영주의 얼 굴에 꽂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시선을 받고있던 하르메드 영주는 곧 포기한 듯이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말씀 드렸 듯이.. 이 성은 저희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성입니다. 그리고.. 저 방을 발견한 것은... 아직 2년이 채 안되었지요. 그것도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뭔가 찾아볼 책이 있었기에 그 서고로 갔다가 우연히 그 방을 발 견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봐! 당신!! 그런 것이라면 당연히 국왕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그것은.." 하르메드 영주가 갑작스럽게 소리치는 로안느의 박력에 밀려서 말을 더듬었 다. 그런 살벌한 분위기 아래에 라미니아의 조용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영주님. 하르메드 영주님은.. 저 반지가 네크로멘서의 반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요?" ".....네." "퍼억!" 하르메드 영주가 대답함과 동시에 어느새 그에게 달려간 에스로펜이 하르메 드 영주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쳐버렸다. 에스로펜의 주먹에 맞은 하르메 드 영주는 얼굴을 감싸고는 바닥에 누워 한참을 끙끙거렸다. 그런 하르메드 영주를 내려다 보고 서있는 에스로펜의 입에서 격한 말이 튀어나왔다. "알고 있으면서도.. 네 녀석은.. 큭! 이.. 쳐죽여도 시원치 않을 자식!" 에스로펜은 그렇게 말하고는 바람소리가 날 만한 속도로 뒤로 돌아서는 다 시 입을 열었다. "저 반지는.. 내가 잘 아는 드워프에게 가져가서 완전히 이 세상에서 없애 버리도록 하지." "자.. 잠깐! 당신을 어떻게 믿고..." 에스로펜의 말에 로안느가 갑자기 일어서서는 크게 소리쳤다. 로안느는 그 반지를 당연히 다이펜 왕국의 국왕에게 가져가야 한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로안느를 에스로펜은 완벽히 무시해버렸다. 에스로펜이 로안느를 무시하자 로안느는 무척이나 화가 난 듯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를 잡아서는 자리에 앉히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 다. "저 사람은 믿어도 되요." "저 사람의 무엇을 믿어? 생긴 것은 꼭 산적같이 생겨서는.." "저기.. 로안느.." "왜?" "저기.. 저 호르스씨가.. 바로 에스로펜 카리에스에요." "그래서? 그사람이 왜?" 로안느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심통이 난 얼굴로 시선을 위로 들어올렸다. 그 리고.. 잠시 그렇게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는 평소보다 눈을 거의 2배는 크게 뜨고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격한 목소 리로 소리쳤다. "에.. 에스로펜 카리에스라니!! 그.. 그..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대변자 라고 하는 그?" "흥. 이름 따위로 사람을 판단하다니.." 로안느가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치자 그것을 들은 에스로펜이 가볍게 빈정거 렸다. 로안느는 에스로펜의 빈정거림을 듣고는 붉어진 얼굴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에스로펜은 다시 시선을 돌려서 하르메드 영주를 바라보며 입을 열 었다. "내가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가져가는 데에 불만은 없겠지?" 에스로펜의 질문에 하르메드 영주는 무척이나 아쉬운 듯한 눈빛으로 고개만 을 아래위로 움직였다. 그런 하르메드 영주의 반응을 본 에스로펜은 혼자서 다시 지하로 내려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영주님!!" 에스로펜이 지하로 내려가려는 순간.. 갑자기 방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뛰어들어왔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뛰어들어온 그 사람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은 한참동안 숨을 몰아쉬더니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듯이 크게 소리쳤다. "그 녀석이.. 그 녀석이.." "뭐.. 뭐냐? 그리디스가 다시 온거냐?" "그.. 그렇습니다. 그리고.. 못보던 생물 4개가 더.."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지하로 내려가려던 에스로펜이 문을 박차고는 뛰 어나갔다. 그리고.. 그녀와 로안느, 라미니아 모두다 에스로펜의 뒤를 쫓아 서는 마을을 향해 뛰었다. 팔을 앞뒤로 흔들 때마다 부러진 갈비뼈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이빨을 꽉 물고는 재빨리 마을을 향해 달렸다. 멀리서 보아도 마을의 집 몇채가 불 에 타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참을 달려 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섰다. 그리고.. 뒤이 어 도착한 로안느와 라미니아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눈을 하고는 앞쪽의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뒷모습을 보여주는 에스로펜, 그 에스로펜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 는 황색 로브의 그리디스.. 그리고.. 그리디스의 주위로 그를 호위하는 듯 이 땅을 울리며 다가오는.. 4마리의 생명체. 녹색의 몸... 박쥐같은 날개... 머리에 튀어나온 뾰족한 뿔.. 입가에 일렁 이는 붉은색의 불길.. 2세션이 조금 넘어보이는 체구.. "데몬(Demon).." 그녀는 신음하는 듯이 중얼거렸다. 데몬이라는 생물.. 그것은 쉽게 말해 악 마 라고도 부른다. 악마라 불리울 만큼 그 힘. 그리고 능력은 인간의 상상 을 초월했다. "크큭.. 그가 이녀석들을 부르는데 무척이나 도움을 줬는데 말이야.. 쓰 지 않는다면 아깝지 않겠어." 그리디스는 기분나쁜 웃음소리와 함께 그런말을 내뱉었다. 그녀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고는 에스로펜의 앞으로 나갔다. 에스로펜은 또다시 마을 전체 를 성력으로 보호하려는 생각인 것인지 순순히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난 에스로펜이 다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자 그녀와 로안느의 검이 환한 빛에 휩쌓였다. 그녀는 그렇게 빛이 일렁이는 검을 다시 고쳐잡고는 앞을 노려보며 온 몸을 긴장시켰다. Story Of Fantasy -------------------------------------------------------------------------------- Name : 운영자 Date : 16-09-2001 11:05 Line : 324 Read : 4486 [25] [kid] Story Of Fantasy -112- -------------------------------------------------------------------------------- -------------------------------------------------------------------------------- Ip address : 211.234.150.10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b; Windows NT 5.0; DigExt) 제 목 [kid] Story Of Fantasy -112- 올 린 ID elosis 작 성 시 각 2001/9/15 이 름 배현정 조 회 수 70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네마리의 데몬들이 동시에 움직이자 쿵쿵거리며 바닥이 울려왔다. 데몬들의 뒤쪽에 서있는 그리디스는 그녀들과 데몬들의 싸움을 구경이라도 하려는 듯 이 팔짱을 끼고는 가만히 서 있었다. '그 여유로움.. 이라는 것을 없애주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녀에게 가장 가까이에 있는 데몬에게 몸을 날 렸다. 그녀가 몸을 날리자 그 데몬의 꿈틀거리는 근육이 그녀의 눈앞으로 순식간에 다가왔다. "카앙!!" 데몬의 손톱과 그녀의 검이 부딪힘과 함께 엄청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녀 의 검을 손톱으로 막은 데몬은 그녀를 향해 그 협오스럽도록 커다란 입을 벌렸다. 그리고.. 안쪽에서 붉은색의 불길이 쏟아져 나왔다. "난 구워봐야 맛없어!" 그녀는 데몬의 손톱과 부딪힌 그녀의 검을 치우고는 옆으로 몸을 날리며 소 리쳤다. 그녀가 몸을 날린 곳에는 어느새 2마리의 데몬이 그 덩치에 어울리 지 않는 움직임으로 나타나 그녀를 향해 팔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왓!" 그녀는 급한 마음에 짤막한 신음을 흘리고는 몸을 날리던 속도 그대로를 유 지한 채 앞으로 굴렀다. 데몬의 손톱이 그녀의 등을 아슬하게 스치고 지나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데몬의 손이 빗나가자 구르던 몸을 재빨리 일으켰다. 몸을 일으킨 그녀의 바로 앞에 데몬의 옆구리가 보였다. 그녀는 손에 쥔 검을 재빨리 그 옆구리에 찔러넣었다. "크악!!" 짧지만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그녀의 검에 찔린 데몬은 몸을 뒤 로 젖히고는 괴로워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마리의 데몬은 다시한번 그녀 를 향해 그 두꺼운 팔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합!" 그녀는 짧은 기합소리를 냄과 동시에 그녀를 향해 곧 내리쳐질 데몬의 팔은 신경쓰지 않고는 찔러넣은 검을 옆으로 빼냈다. 그녀가 옆구리에 찔러넣은 검을 빼내자 옆으로 길게 찢어진 데몬의 배에서 따끈한 피가 쏟아져 나왔 다. "크와악!" "카앙!" 데몬의 입에서 터져나온 엄청난 소리와 검과 데몬의 손톱이 부딪히는 소리 가 커다랗게 들렸다. 그녀를 향해 팔을 내리치던 다른 데몬의 팔을 검으로 쳐낸 일리스는 달려오 던 속도로 팔을 쳐냄과 동시에 데몬의 팔이 옆으로 튕겨나가자 오른 발을 축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서는 데몬의 무릎쪽을 베어냈다. 그 데몬은 일리스에게 베어진 그 무릎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자 약간 비틀거 렸다. 그러나 근육을 완벽히 끊어내지는 못한 듯 무릎을 꿇지는 않았다. 일 리스는 그 데몬의 비틀거림을 놓치지 않고는 다시한번 그 데몬을 향해 뛰어 들어 베었던 그 자리를 또다시 베어냈다. "크악!!" 그 데몬은 무릎의 근육이 완전히 끊어진 것인지 일리스가 베어낸 쪽의 무릎 을 꿇었다. 일리스는 그 데몬이 무릎을 꿇자 그 데몬의 허벅지를 밟고는 위 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 데몬의 턱 아래에 검을 쑤셔박고는 곧 이어서 그 검을 옆으로 그었다. "크아아악!!" 일리스가 검을 그어버린 그 데몬의 목이 반쯤 잘려서는 뼈가 들여다 보였 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데몬은 죽지 않고는 일리스를 향해 굵 직한 팔을 휘둘러댔다. 일리스는 자신을 향해 그 팔이 휘둘러져 오자 공중 에서 그 팔을 밟고는 뒤로 뛰어 몸을 돌려서는 땅바닥에 착지했다. 그리고 라미니아를 향해 뛰어가는 다른 데몬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익!! 내가 일리스나 보고 있을 때냐?'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한번 자신을 향해 휘둘러져 오는 데몬의 팔을 피했다. 그녀를 향해 팔을 휘두르는 그 데몬은 무척이나 많은 상처가 있었 지만 죽을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하앗!" 그녀는 길게 늘어지는 기합소리와 함께 그녀를 향해 휘둘러져 오는 데몬의 팔을 검으로 후려쳤다. 그 두꺼운 팔의 절반이 잘려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 다. 그녀는 그 데몬이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자 다시한번 뛰어서 그 데몬의 품 으로 뛰어들려 했다. 그 순간.. 일리스에게 당해서 목이 반쯤 잘려나간 다 른 데몬이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쇠가 마찰되는 듯한.. 무척이나 듣기 싫은.. 혐오감이 느껴지는 목소리.. 그 목소리가 그녀의 귓 속으로 들려왔다. "홀드 퍼슨!(Hold Person)" '응?' 데몬에게서 그 목소리가 떨어짐과 동시에 그녀의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평 소에는 그렇게 쉽게 나오던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생전 처음 당해보는 마법에 놀란 눈을 크게 뜨려 했지만 그것마저도 불가능했다. 그녀가 그렇게 굳어버리자 그녀에게 팔을 절반쯤 잘린 그 데몬이 입을 쩌억 벌렸다. 그 커다란 입.. 그 안쪽에서 붉은색의 불길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 했다. '제... 젠장!! 이딴 것에 질까봐!!' 그녀는 그런 생각에 이빨을 꽉 깨물고는 몸을 움직이려 했다. 그러나.. 정 작 그녀의 몸은 움직이지 않은 채.. 데몬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불은 그녀 의 지척까지 도달해 있었다. "거스트 오브 윈드!!(Gust of Wind)" 일리스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 목소리가 들 려온 쪽으로부터 엄청난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으로 인해 데몬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불길마저 방향이 바뀌어 버렸다. 다시한번 살아날 기회가 생기자 그녀는 몸은 움직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그녀의 몸은 그녀의 의지를 배반하고 말았다. 그때. . 다시 한쪽에 서있던 에스로펜과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디스펠 매직!(dispel magic)"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ing)" 뒷쪽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그녀 의 몸이 움직이자 그녀는 잠시 비틀거렸다가 재빨리 몸을 뒤로 빼내었다. 그녀가 뒤로 몸을 빼내는 순간.. 라미니아의 손끝에서 튀어나온 한 줄기의 번개가 그녀의 근처에 있던 데몬에게 맞았다. 그리고.. 그 데몬에게 충격을 준 그 번개줄기는 다시 다른 데몬에게로 튀어갔다. 그 번개는 모든 데몬에게 충격을 준 후.. 그리디스에게 튀어갔다. 그리디스 는 그 번개가 가까이 올 때까지 가만히 서 있다가 그 번개가 다가오자 손을 한번 휘둘렀다. 그러자 그 번개는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그런 것을 끝까지 보고있다가 재빨리 앞쪽의 데몬에게 몸을 날렸다. 체인 라이트닝을 맞은 충격으로 인해 데몬들은 몸을 떨고 있었다. 그녀는 팔이 반쯤 떨어져 나간 그 데몬에게 달려가서는 그 다리에 검을 꽂았다. 검 의 손잡이까지 푹 파들어가자 그녀는 그 검을 옆으로 그었다. 끈적한 피가 터져나오며 데몬은 앞으로 쓰러졌다. "핫!!!" 그녀는 짧은 기합소리를 내며 앞으로 쓰러지는 데몬의 목을 향해 검을 힘껏 들어올렸다. 뭔가 힘겹게 잘리는 느낌이 들며 그녀의 손목이 아파왔다. "크아아악!!" 목이 절반이나 잘려나갔는데도 데몬은 너무도 커다란 소리를 질렀다. 그녀 는 머리가 울리는 그 소리에 인상을 찡그리고는 다시한번 검을 내리치기 위 해서 팔을 들어올렸다. 그 순간.. 눈앞이 번쩍하는 느낌과 함께 어느새 나 타난 일리스가 그 반쯤 남아있던 데몬의 목을 잘라버리고는 다른 데몬에게 로 달려갔다. '저.. 정말..' 그녀는 일리스의 빠른 움직임에 혀를 내두르고는 목과 몸이 따로 바닥을 굴 러다니는 데몬에게서 시선을 떼어서는 다시 그녀에게 다가오는 데몬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3마리.. 이제야 숫자가 맞잖아!"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녀를 향해 내리쳐져 오는 데몬의 손톱을 검 으로 막았다. 그녀의 몸이 붕 떠서는 날아가 바닥을 뒹굴었다. 몇바퀴 바닥 을 뒹굴다가 몸을 일으킨 그녀는 재빨리 그녀를 향해 달려오는 그 데몬을 돌아봤다. 입으로 올라오는 욕을 그녀는 꾹 눌러참았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는 갈비뼈들을 애써 무시하고는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 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직접 나서써 싸우는 것은 그녀와 로안느밖에 없 었지만 간간히 날아드는 라미니아의 화살과 마법..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 녀와 로안느를 보호하는 신성마법을 써주는 에스로펜 덕분에 그다지 힘들이 지 않고 싸울 수 있었다. 그녀는 눈앞의 데몬에게 온 신경을 쏟았다. 그 데몬이 휘둘러 오는 팔은 그 다지 위협적인 것이 아니었지만.. 만약에 그 팔에 맞기라도 한다면.. 그녀 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한마리의 데몬이 죽어서 널부러 졌기에 그녀는 마음 놓고 싸울 수 있었다. 그리디스는 어떻게 된 것인지 그다지 싸울 의사를 보이지 않았고, 나머지 한마리의 데몬은 라미니아와 에스로펜이 적절한 마법과 활로 커버해 주고 있었다. 그녀에게 쿵쿵 거리며 다가온 데몬이 그녀를 향해 그 커다란 팔을 휘둘렀 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오히려 그 데몬의 품 안으로 뛰 어들어갔다. 그 데몬의 팔이 완전히 휘둘러지기도 전에 그녀의 몸은 어느새 그 데몬의 허벅지에 길다란 상처를 낸 후 뒤로 돌아가 있었다. 그 데몬의 뒤로 돌아간 그녀는 무릎의 뒤쪽을 검으로 찔렀다. "크아악!" 검신의 반쯤이 데몬의 다리에 박히자 그 데몬은 앞으로 휘청거리며 넘어졌 다. 그녀는 그 데몬이 앞으로 쓰러지자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 등으로 뛰어올라갔다. 등으로 올라간 그녀는 그 데몬의 폐가 있을 법한 부분을 칼 로 찔렀다. "크아악!!" 다시한번 데몬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데몬이 발버둥치자 검을 잡고 는 자세를 유지한 채로 잠시 심호흡을 했다. "핫!" 심호흡 끝에 짤막한 기합소리와 함께 그녀의 검이 더욱 깊숙히 박힌 다음 데몬의 등을 절반쯤 갈라버렸다. 그 데몬은 다리의 근육이 끊어진 것은 별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녀는 그 때 검을 데몬의 목뼈 가 존재하는 부분에 힘껏 꽂아 넣었다. '뚜둑'하는 소리가 그녀의 귀가 아 닌 손으로 전해져 왔다. 그녀는 검으로 목뼈가 부러짐에도 데몬이 죽지 않자 목에 꽂아둔 검을 잡고 는 몸을 위로 튕겼다. 검을 잡고는 물구나무를 서는 듯한 상태가 된 그녀는 두 다리로 그 데몬의 머리를 휘어감았다. '이걸로...' 그녀의 머리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그녀는 데몬의 목에 꽂아둔 검을 왼쪽으로 비틀어버림과 동시에 데몬의 머리를 휘어감은 자신의 하체를 오른쪽으로 비틀었다. "뚜두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아닌 근육이 끊어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오며 그 데몬이 온 몸을 덜덜 떨더니 앞으로 천천히 쓰러졌다. 그녀는 그 상태로 가만히 있는다면 데몬의 몸에 다리가 깔려버릴 것이었기에 재빨리 그 목에 서 검을 뽑아들고는 뒤로 점프했다. "응?" 그녀는 땅에 착지하자 그녀의 등에 무엇인가 닿는 것을 느끼고는 놀란 눈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등에 닿은 그 무엇인가도 그녀를 향해 놀란 눈을 돌리고 있었다. "우에?" 그녀의 얼빠진 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옴과 동시에 그녀의 등에 부딪힌 로안 느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로안느와 싸우고 있던 데몬의 팔이 그녀와 로 안느를 동시에 후려쳤다. "악!!" 그녀의 입에서 커다란 비명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녀와 로안느는 땅바닥위 를 한참동안 미끌러져 갔다. 미끌어지는 것이 멈추자 바로 일어서지 못하고 는 그 자리에서 꿈틀거렸다. 그녀는 왼쪽 갈비뼈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눈물 마저 흘러나왔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고 양 팔로 땅을 짚었다. 온몸이 욱신거리는 느낌에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어느새 몸을 일으킨 로안느가 그녀의 팔을 잡고는 몸을 일으키도록 도와 줬다. 바닥을 딛고있는 다리가 풀려버린 것인지 덜덜 떨려왔다. "괜찮나요?" 뒤쪽으로 떨어져 있던 라미니아와 에스로펜도 그녀쪽으로 뛰어왔다. "응? 저녀석들.. 왜 저러고 있는거지?" 그녀에게 뛰어와 그녀의 상처를 보던 에스로펜이 데몬들을 쳐다보며 중얼거 렸다. 다시 공격을 하려면 지금이 가장좋은 기회일 것임에도 불구하고 데몬 들은 뒤로 물러나서는 그리디스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순간.. 그녀의 머 리속에 가만히 있는 그리디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는 몸의 상 처따위는 무시하고는 그리디스를 쳐다봤다. 그리디스는 예상대로.. 그녀와 사람들이 모여있는 쪽을 쳐다보며 희미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크크큭.. 잘 구경했다.." 그리디스의 나지막한 목소리.. 그리고.. 그녀의 몸에 때아닌 한기가 돌았 다. 그녀는 그녀를 치료하느라 팔을 잡고있는 에스로펜의 손을 뿌리치고는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피.. 피해요!!"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그리디스의 손이 천천히 들어올려졌다. 그리고... 희미한 웃음을 띈 그리디스의 입이 조용히 열렸다. "아포칼립스!"(이거.. 스펠이 뭐였는지.. 기억 안남..) 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녀가 조금전 서 있었던 그곳.. 에서 엄청난 폭 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바람에 날리는 낙엽같이 한쪽으로 내 동댕이 쳐졌다. 갑작스럽게 너무나도 커다란 소리를 들어서인지 그녀의 머리속은 웅웅거리 며 울리고 있었다. 땅바닥을 몇바퀴나 구른 것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한참을 땅바닥에 누워있던 그녀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어깨까지 내려오 는 머리카락에 흙이 묻어서 그녀의 코를 간지럽혔다. "큭.." 그녀는 짧은 신음소리를 흘리고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녀를 제외한 사 람들은 모두 바닥에 널부러져서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본 그녀는 이빨을 꽉 깨물고는 일어섰다. 그녀가 몸을 일으키자 그녀를 바라보 고있던 그리디스는 무척이나 기쁜 것인지 희미한 웃음을 띈 그 입을 열어서 는 말했다. "호오.. 대단한 인간이로군요. 약하면서도 강한 것이 인간이라더니.." 그녀는 그리디스의 비웃는 말투가 들려오자 살기를 담은 눈으로 그리디스를 쳐다봤다. 그녀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던 그리디스는 크게 웃고는 말했다. "크하핫.. 당신의 그눈.. 정말로 마음에 드는군요. 어떤가요? 당신의 그 두 눈과 당신들의 목숨을 교환하는 것은.. 이미 승패는 갈려졌으니 말입니다." 그리디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앞쪽에 서있는 두마리의 멀쩡한 데몬을 쳐다보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크큭.. 그렇게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이 실리스라는 여자 이 외에 또 하나가 있다니.." 그리디스의 말에 그녀는 몸을 굳히고는 그 커다란 눈을 더욱더 크게 뜨고는 그리디스를 쳐다봤다. 너무도 그리던 그 이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존재에 게 듣게되자 그녀는 잠시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잊고 말았다. 바람이 불어와서 그녀의 머리를 날렸다.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 굴을 간지르자 그제서야 그녀는 언제 몸을 다쳤냐는 듯이 몸을 똑바로 일으 켜서는 그리디스에게 소리쳤다. "네녀석.. 네녀석이 어떻게! 어떻게 실리스를 알고 있는 것이지?" "크큭.. 그것을 내가 당신에게 알려줄 의무는 없지요. 뭐.. 거래따위는 할 필요도 없겠군요. 죽어버린 당신에게서 그 눈을 뺏는 것은 쉬운 일이니.." 그리디스에게 원했던 대답을 듣지 못하자 그녀는 멍하니 그 커다란 눈을 뜨 고 있다가 갑자기 낮은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후후..." "크큭.. 죽기 전이라 미치기라도 한 것입니까?" "후훗.. 그래. 내가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무엇도 믿지 않아야 하지." 그녀는 낮게 중얼거린 후 자신의 오른손에 쥐고있던 검을 던져버렸다. 그녀 가 검을 버리자 그리디스는 만족한 듯이 커다란 웃음을 흘렸다. "크하하핫! 포기하는 것입니까? 인간은.. 역시 나약한 존재로군요." 그리디스의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오던지 그녀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는 오른팔을 수평으로 들어올렸다. 그녀의 손끝 부분의 공간이 약간의 일그 러짐이 보였다. 그리고 어느순간.. 그녀의 오른손에는 어느새 푸른색의 검 신을 가진 검이 쥐어져 있었다. "지금은.. 보는 눈이.. 없어. 그러니... 널.. 죽이겠어." 그 말과 함께 그녀는 양손으로 그 검을 잡았다. 그녀가 양손으로 검을 잡는 순간.. 푸르른 검신에서 그보다 더 푸른 불꽃이 터지듯이 일어났다. 그녀는 검신에서 불꽃이 일어나자 그 검을 다시 오른손으로 들고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검을 본 그리디스는 자신도 모르게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리 고.. 눈앞에서 보이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떨리는 손을 들어 그 검을 가 리키며 입을 열었다. "가... 가르시미르!!" 그리디스의 외침이 터지자 그녀는 걷던 상태에서 땅을 박차고는 그리디스를 향해 몸을 날렸다.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그리디스의 앞을 막고 있던 데몬이 그녀를 향해 그 길다란 손톱을 찔러오는 것이 보였다. 그 녀는 데몬의 손톱이 찔러옴에도 앞으로 나가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는 검을 들어서 데몬의 팔을 후려쳤다. "크아악!" 데몬은 비명소리와 함께 팔목까지 절반으로 잘려버린 손을 들고는 몸을 비 틀었다. 그녀는 그 데몬의 품으로 뛰어들려다 자신을 향해 뿜어져 오는 불 길을 보았다. "핫!" 그녀는 그 불길을 보고는 피하지 않고 짧은 기합과 함께 손에 들린 가르시 미르를 휘둘렀다. 가르시미르를 휘두르자 그녀를 향해 뿜어져 오던 그 불은 반으로 갈라져서 그녀의 양쪽으로 흩어졌다. 흩어진 불길의 끝에 데몬의 머 리고 보이자 그녀는 그 쪽으로 몸을 날려서는 그 데몬의 배에 가르시미르를 꽂아넣었다. "끄으윽!!"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녀는 그런 데몬의 비명소 리를 듣자 가르시미르의 손잡이 부근에 달려있는 두개의 푸른색 보석중 하 나에 손가락을 대고는 말했다. "파!" "콰앙!!"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데몬의 뒷쪽이 터져나갔다. 그리고... 데몬은 뒤로 쓰러졌다. 잠시 후.. 그 데몬은 푸르른 불꽃에 휩쌓였다. 그녀는 쓰러진 데 몬은 신경쓰지 않고는 몸을 돌렸다. 그녀의 뒷쪽에는 어느새 팔목까지 반으로 잘린 그 데몬이 그녀의 분위기를 느낀 것인지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나고 있었다. "그러나.. 늦었어." 그녀는 머리를 숙여 땅을 본 상태로 나직히 중얼거린 후 순간적으로 몸이 사라진 것으로 보일만한 속도로 그 데몬을 향해 뛰어갔다. 그녀가 달려가자 어두운 밤의 공간이 푸른색의 불꽃으로 아름답게 수놓아졌다. 그런 아름다움과는 관계없이 어느새 그녀의 검은 데몬의 다리를 베었다. 베 인 부분은 그 푸른 불꽃 때문인지 살이 녹아들어갔다. "쿠와아악!!" 데몬은 다리가 잘리자 잘린 쪽으로 몸이 기울었다. 그녀는 데몬의 목이 그 녀쪽으로 내려오자 그 자리에서 가볍게 점프했다. 그리고.. 데몬의 목을 노 리고 순간적으로 두번의 칼질을 했다. "툭!" 데몬의 머리가 몸과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들리며 그 거대한 몸이 뒤로 쓰 러졌다. 데몬의 몸이 쓰러지자 그녀는 천천히 시선을 뒤쪽으로 돌렸다. 너무도 놀란 표정으로.. 창백한 얼굴을 더욱 창백하게 만든 그리디스가 그녀를 보고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 일리안.. 아니.. 일리안은 죽었어!" 그리디스의 경악에 가득찬 목소리가 그녀와 그리디스사이의 공간에 울려퍼 졌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그리디스를 향해 걸어가던 그 걸음을 멈추고는 늘어뜨린 앞머리 사이로 눈빛을 빛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 난.. 난.. 일리안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이 일리안임을 부정하는 것.. 그것은.. 그녀가 이곳으로 온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잠시 걸음을 멈춘 그때.. 마을의 한 집에서 조그만 꼬마하나가 뛰어나왔다. "크큭.. 그래. 신관 녀석이 쓰러졌지!" 그리고.. 그녀가 무엇인가 할 사이도 없이 그리디스는 어느새 그 꼬마아이 의 목에 자신의 손톱을 들이대고는 말했다. "그 검.. 가르시미르.. 그것을.. 버려라." "으와아아앙!!" 그 꼬마는 잠시 밖으로 나왔다가 그리디스가 목에 손을 대고는 무서운 기운 을 발하자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그 꼬마의 얼굴을 한번 보고는 가르시미르를 아래로 내렸다. 그리 고.. 그리디스의 뒤쪽을 쳐다보며 무엇인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살짝 앞으로 한걸음을 내딛었다. "허억!!" 그리디스는 자신에게서 꽤 떨어진 거리에 서있던 그녀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몸이 굳어버렸다. 그런 그리디스의 뒤쪽에 나타난 그녀는 뒤로 돌 면서 정확히 그리디스의 목을 베어버렸다. "툭!" 그리디스의 목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몸과 목이 분리되어도 그 리디스는 죽지 않은 것인지.. 그녀를 향해 그 커다란 눈을 뜨고는 끊기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넌.. 그.." "파악!" 그녀는 그리디스가 입을 열자 가르시미르를 그리디스의 머리에 꽂아버렸다. 그리디스에게 잡혔던 꼬마는 너무도 놀란 것인지 바지에 실례를 하고는 먰 이 나간 표정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마을의 한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의 검은 머리가 가르시미르의 파란 불꽃을 받아 바람을 타고는 아름다운 색깔로 흔들거렸다. 그녀는 그리디스 의 머리에 꽂았던 가르시미르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의 손 에 잡힌 가르시미르의 근처 공간이 일그러지며 가르시미르가 사라졌다. "휘이잉!" 꽤 강한 바람이 다시 불어왔다. 그리고.. 그리디스의 시체는 천천히 검은 재로 변해서는 그 바람을 타고는 하늘로 날아올라갔다. "으윽!" 그녀는 그리디스의 시체가 모두 사라지자 그제서야 자신의 몸 상태를 자각 했다. 부러진 갈비뼈는 다시한번 커다란 충격을 받아서는 이제 고통이 너무 심한 나머지 오히려 고통이 없다고 느낄 정도였다. 왼쪽 어깨는 거의 두배 로 부어있었고, 땅바닥을 구르며 돌에 찢어진 것인지 그녀의 오른쪽 허벅다 리는 길게 찢어져 피를 흘려내고 있었다. "킥.. 키킥.." 그녀는 갑작스럽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웃음을 흘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 았다. 왈칵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참기위해 양쪽 관자놀이를 살살 문지르며 그녀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난.. 일리안 베르사이드다. 난... 일리안.. 이야." 그렇게 자신에게 최면을 걸듯이 한참동안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한참동안을 앉아있던 그녀는 온몸의 고통에 몸을 떨며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천천히 쓰러져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어째서.. 그녀석이.. 실리스의 눈동자를 들여다 볼 만큼..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는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이빨을 꽉 깨물었다. 주먹이 꽉 쥐어져 덜덜 떨 리고 있는 것을 그녀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바닥과 천장.. 그리고 벽면까지 하얀색의 복도를 그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걸이로 걸어갔다. 평소에는 잘 입지않는 약간 격식을 차린 거추장 스러운 옷에 푸른색의 망토를 걸치니 꽤나 모양새가 살아났다. 그의 외모라는 것이 그다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처음 그 를 본 사람들은 모두 한마디로 입을 모으곤 했다. -허어.. 당신.. 참 사람좋게 생겼군.- 물론.. 그가 추남이라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단정하게 자른 금발머리와 약간 햇빛에 그을린 얼굴색깔은 오히려 잘생긴 축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었 다. 다만 그 외모는 다른 사람이 가지는 호감에 가려져 그다지 거론되지 않 는 것일 뿐이었다. 좌우가 뻥 뚫려있는 길다란 복도를 걸어가던 그는 마주오던 두명의 시녀와 마주쳤다. 그와 눈길이 마주친 그 두명의 시녀는 눈을 내리깔고는 얼굴을 붉히며 빠른 걸음으로 그를 스쳐 지나갔다. 두 시녀가 지나간 뒤.. 그를 돌 아보며 뭔가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는 계 속해서 가던 길을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던 그는 꽤나 화려하게 장식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에는 두명의 병사가 무장을 하고는 앞쪽에 보이는 또 하나의 문의 양쪽 에 서 있었다. 그 두명의 병사는 그를 보고는 동시에 고개를 꾸벅 숙이더니 뒤로 돌아서 문을 열지 않고는 소리쳤다. "전하! 딜리폰트경이 왔사옵니다."(후미.. 이런 말투.. 싫어..) "들어오라고 하게나." 폐하라고 불리운 인물치고는 너무도 부드러운 목소리와 어투였다. 그런 말 을 들은 그는 앞의 두 병사가 문을 열기전에 손수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 갔다. 방안 역시 깔끔한 하얀색으로 처리되어 약간의 장식물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원목의 책상 건너편에 앉아있는 국 왕을 향해 그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말했다. "사석이니.. 허례는 그만두겠습니다." "허허.. 그리하게나." 국왕의 말에 그는 푸근한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들었다. 책상 건너편 의자 에 앉아있던 국왕은 일어서서는 책상의 앞쪽에 마련되어 있는 나즈막한 의 자에 먼저 앉아서는 맞은편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딜리폰트경. 앉게나." 그는 국왕이 의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하자 두말하지 않고는 그 의자에 앉 았다. 그가 자리를 잡고 앉자 국왕은 그 사람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말 했다. "이번에도 딜리폰트경.. 자네의 공이 크다고 들었네. 허허.. 3개월 전의 일 만 하더라도.. 전 대륙이 자네에게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말이네." "그런 말씀은.. 제게 너무 부담감을 주는군요." "허허... 이런 솔직한 사람을 봤나.. 딜리폰트경. 자네는 그런 감사로도 모 지라는 공을 세운게야. 그런데.. 실리스와의 일.. 말이지.." 국왕의 입에서 자신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일이 거론되자 그는 눈빛을 바꾸 고는 국왕의 입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시선을 받은 국 왕은 약간은 안타까운 듯한 표정을 짓고는 그의 손을 잡으며 나직한 목소리 로 입을 열었다. "아직.. 그 아이 마음이 정리가 안되는 모양이야. 그러니.. 자네가 그 아이 의 마음이 정리 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겠나?" 그는 그 말을 듣는순간.. 속으로 국왕을 향해 욕을 내 뱉었다. 그러나.. 얼 굴은 여전히 웃는 그 모양을 유지한 채로 국왕을 향해 입을 열었다. "공주폐하의 마음이 심란하시다면.. 굳이 일을 서두를 생각은 없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국왕을 향해 그 사람좋은 웃음을 보였다. 국왕은 그런 그의 웃음을 보자 안타까워하던 표정을 지우고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 한 얼굴을 한 채로 말했다. "허허.. 고맙네. 그리고.. 자네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주려고 하는데.." "아! 그 선물이라면.. 제가 골라도 상관이 없습니까?" "허어.. 자네가 필요한 것이라면.. 그리고 내 권한 내에서 가능한 것이라면 해 주겠네." 국왕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지자 그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한 것을 얼굴 에 나타내며 그 얼굴에 맞아떨어지는 기분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실버 레이크 기사단 단장. 키리온 발리엔스에게 장기간 휴가를 주었으면.. 해서 말입니다." "허허.. 자신이 받을 상을 친구에게 돌리려 하는가?" "그가 힘들어 보여서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올리에 카리엔스도 함께 휴 가를 주십시오." "자네 좋을대로 하게나." 국왕은 그렇게 말하고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그렇게 일어나는 국왕을 향해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몸을 돌렸다. 그의 뒤쪽에서 국왕이 조용 히 웃는 것이 느껴졌다. '빌어먹을.. 늙은 여우..' 국왕은 실리스와 그의 결혼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었다. 아마도.. 국왕은 그 를 꽤뚫어보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 그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두 병사가 다 시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지만 그는 그것을 못본 듯이 그냥 스쳐지나와 밖 으로 나왔다. 복도를 걸어가는 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 다. 키리온이라면 분명히 지금쯤 연병장에서 몸을 굴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 각에 성의 옆쪽에 마련되어있는 연병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키리온은 최근.. 일리안이 죽은 이후로 부쩍이나 자신의 기사단을 혹사시키 고 있었다. 3개월이나 지났지만.. 키리온은 일리안의 죽음을 잊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앗!!" "우와아앗!!" 엄청난 기합소리가 연병장에서 꽤나 떨어진 곳을 걷고있는 그의 귀에도 들 려왔다. 그리고.. 그런 엄청난 기합소리를 누르는.. 더 커다란 누군가의 목 소리도 분명히 들려왔다. "야! 거기!! 루나드!! 얼마전 장가가더니.. 자식!! 왜 그렇게 힘이 없어!! 그래서 밤에 너무 힘쓰지 말라고 했잖아!! 그리고 바우드. 네녀석은 말이 애인이냐?! 말을 그렇게 다뤄서 어쩌겠다는 거야?!" 언제들어도 엄청난 목소리였다. 그는 그런 키리온이라고 생각되는 목소리와 기사들의 기합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연병장이 내려다 보이는 둔덕에 올라갔 다. 아래로 보이는 연병장에는 수십명은 되어보이는 기사들이 무엇인지 정체모 를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사들의 앞쪽에는 자신의 애검인 일 리안을 어깨에 걸친 키리온이 걸걸한 목소리로 소리치고 있었다. 키리온은.. 여전히 자신이 일리안을 잊지 못하는 듯이.. 일리안이 죽기 전 에는 언제나 '고철덩어리' 혹은 '몽둥이'라고 부르던 자신의 검에 일리안의 이름을 붙여버렸다. 그는 그런 키리온을 생각보다 섬세한 녀석.. 이라고 생각하며 연병장 아래 에서 여전히 커다랗게 소리를 치고있는 키리온에게 크게 소리쳤다. "어이!! 키리온!!" 그도 꽤나 크게 소리를 지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키리온의 너무도 커다 란 목소리와 기사들이 기합소리에 묻어져서 키리온이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는 그런 키리온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숨을 크게 들이쉬며 소리쳤다. "키리온!! 곰돌아!!" 그의 목소리가 연병장 위에 존재하는 공기를 타고는 키리온의 귀속으로 들 어갔다. 그의 목소리를 들은 키리온은 반가운 얼굴을 하고는 그를 돌아보며 물었다. "여어!! 에릭! 왠일이냐?!" 키리온의 말에 훈련을 받던 기사들이 모두 움직임을 멈추고는 그를 쳐다봤 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알려진 것으로는 세상을 구한 영웅인 것이다. 그는 모두의 그런 시선 속에서 키리온을 쳐다봤다. 키리온의 커다란 덩치의 뒷쪽에 갈색머리를 양쪽으로 땋아내린 올리에의 얼굴이 보였다. '마침.. 잘 됐군.' 그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키리온을 보며 오른 손으로 컵을 잡은 모양 을 하고는 입가로 가져가 뭔가 마시는 시늉을 했다. 그 모습을 본 키리온은 갑자기 연병장에 있는 기사들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소리쳤다. "자!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자! 그럼 오늘은 우리의 영원한 영웅인 에릭 딜리폰트경이 한턱 낸단다!! 자! 모두 '케롤라이드의 노래'로 돌격!!" "우와앗!!" "잠깐!! 자! 모두 에릭 딜리폰트경을 향해 감사의 인사!!" "감사합니다!! 우와아앗!!" 곧.. 연병장에 모여있던 기사들은 먼지구름만을 날리며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런 흙먼지 사이로 키리온과 올리에가 그를 향해서 걸어왔다. 에릭의 커다 란 덩치와 올리에의 아담한 체구는 잘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어 울렸다. 키리온은 그의 앞까지 걸어오자 무척이나 반갑다는 얼굴로 검을 들지 않은 손을 흔들었다. 그는 그런 키리온을 떨리는 손으로 가리키고는 말했다. "너.. 너.. 이자식!!" "하핫! 뭘 쪼잔하게 술값정도로 그러시나?" "한두명이었냐?" 그의 살기 띈 말에 키리온은 휘파람을 불며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아아.. 날씨 참 좋지?" "네녀석 눈은 폼이야? 저 먹구름이 안보여?" "하핫! 그래도 태양이 이렇게 내리쬐고 있으면 날씨가 좋다고 하는거야." "말돌리지마!!" 그와 키리온이 그런 영양가 없는 대화를 빙자한 말장난을 하고 있을 때.. 기분마저 상쾌하게 만드는 그런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계속.. 여기 서있을 거야? 에릭이 오랫만에 술한잔을 산다는데?" "그렇군! 자자. 우리도 한잔 하러가야지." 키리온은 올리에의 말이 들려오자 기회를 만났다는 듯이 콧노래를 흥얼거리 며 먼저 술집을 향해 걸어갔다. 그런 키리온을 본 그는 나직하게.. 그러나 옆에 서있는 올리에에게는 충분히 들릴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오버하는군.." "내 생각도 그래." 그의 말을 들은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키리온의 뒤를 쫓아서 달려갔다. '아무리.. 집착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아..'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앞쪽에 자신보다 훨씬 앞쪽으로 걸어가고있는 올리 에와 키리온의 뒷모습을 쫓아서는 성 밖으로 나갔다. 성의 맞은편 골목으로 쭉 내려가면 나오는 캐롤라이드의 노래라는 주점 앞에서 그와 키리온, 올리 에는 그 건물을 멍하니 올려다 봤다. 이미 실버 레이크 기사단원들이 자리 를 꽉 채운 것인지 건물 안쪽은 무척이나 시끌벅적 했다. 캐롤라이드의 노래.. 이곳은.. 언제나 그와 일리안.. 그리고 키리온과 올리 에가 모여서는 이야기를 하던 곳이었다. 지금은.. 그중 한명이 빠졌다는 사 실에 키리온과 올리에는 멍하니 그 건물을 올려다 보는 중이었다. 그는 그렇게 키리온과 올리에가 먼저 들어가기를 기다리다가 지쳐서 자신이 먼저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술집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커다란 규 모였다. 그 넓이에도 불구하고 기사단의 사람들이 몰려와서 자리를 차지한 나머지 비어있는 테이블은 몇개정도 밖에는 없었다. 그는 비어있는 테이블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뒷쪽에서 멍하니 건물 을 쳐다보고있던 키리온과 올리에도 그의 뒤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3명이 앉으면 적당할 것같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그가 자리에 앉 자 올리에는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지만 키리온은 사방을 몇번 둘러보더니 의자를 하나 더 가져왔다. "뭐야? 누구 올 사람이라도 있어?" 그는 필요없는 의자를 하나 더 끌어오는 키리온에게 의아함이 가득 묻어나 는 표정으로 물었다. 키리온은 그런 그의 말을 듣고도 그 의자를 그의 옆까 지 끌어와서는 그에게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을 주고는 입을 열었다. "그녀석의... 자리야."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 올리에와 키리온도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아서 그가 앉아있는 테이블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 그렇게 무거운 침묵속에 묵묵히 술잔만을 기울이던 그는 조용히 입을 다물 고 있는 키리온에게 말을 걸었다. "키리온." "응?" "너무 풀이 죽어있군. 너... 잠시 바람좀 쐬고 올래?" 그의 말에 키리온은 무슨 말이냐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는 그를 쳐다봤다. 올리에 또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아.. 내가. 국왕폐하에게 부탁했어. 키리온.. 너와 올리에의 장기간 휴가 를 말이야." "에? 나와 키리온의?" 그의 말에 그렇게 되묻는 올리에의 얼굴은 혈색이 도는 듯 했다. 그는 올리 에의 그런 반응은 예상하고 있었기에 키리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키리온 은 자신의 무릎위에 올려진 검을 몇번 살짝 쓰다듬더니 그를 향해 입을 열 었다. "가끔씩은.. 여행도 괜찮겠지. 그런데... 단순한 여행이 아니겠지?" 키리온은 그가 뭔가 부탁할 것을 아는 듯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그는 그런 키리온을 향해 여전히 사람좋은 웃음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래.. 한가지 부탁할 것이 있어." "음?" "5대명검 중.. 아직 밝혀진 것이 없는 두자루.. 앱솔런트 소드와.. 크로인 소드를 찾아와 줬으면 좋겠어." 그의 말을 들은 키리온과 올리에는 얼굴 전체에 '말도 안돼!'라는 표정을 짓고는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그에대한 설명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아.. 그런 표정들 짓지마. 당연히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있으니까 부탁하 는 것이니.. 앱솔런트 소드의 경우에는.. 국경을 넘어갔다가 와야겠어." "어디지?" "코르카도스 왕국." "좋아.. 그리고.. 크로인 소드는?" 키리온이 다시 물어오자 그는 잠시 머뭇거림이 깃든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가 그렇게 머뭇거리자 키리온은 다시한번 그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어디야? 어디이기에 그렇게 머뭇거리는거야?" "칸클리노.. 미궁. 가장 깊숙한 곳." 그의 입이 열리자 키리온은 얼굴빛이 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올리에 역시 무척이나 놀란 것인지 입이 벌어진 줄도 모르고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 다. 그는 그 둘의 그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칸클리노 미궁. 그곳은.. 전 대 륙을 통털어 가장 위험하다는 소문이 날 정도의 건축물이었다. 아니.. 건축 물이라기 보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라고할 만한 규모의 미로였다. 전 쟁의 신 바르톨스에 의해 상처입은 마신 켈리베스를 가두기 위해 대륙 위의 모드 생물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는 그 곳.. 아직 그 어떤 모험가도 그 끝을 보았다는 말이 없는 이실로스 대륙에서 몇 안되는 미개척지였다. 한참동안 대답을 망설이던 키리온은 고개를 몇번 저어보이고는 그를 향해 큰소리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 "크하핫! 좋아. 가도록 하지." "음... 올리에. 키리온과 함께 가겠지?" "에... 어떻게 할까나.." 그의 말에 올리에는 얼굴을 붉히고는 고민하는 척을 했다. 그런 올리에를 향해 키리온은 툭 던지 듯이 말을 내뱉었다. "흥.. 오지마. 거추장 스러워." "뭐... 뭐얏?! 갈꺼야!! 가서 철저히 훼방을 놓을꺼야!!" 올리에는 키리온의 말에 무척이나 흥분해서 키리온을 향해 침을 튀며 소리 쳤다. 키리온은 그런 올리에의 말을 침착하게 다 듣고는 담담히 한마디를 던졌다. "요리도 못하는 주제에..." 그 말을 듣는 순간.. 올리에는 잠시 몸을 굳히고는 주먹을 꽉 쥐더니 심호 흡을 몇번 했다. 그리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키리온!! 너.. 죽여버릴꺼야!!" 그는 앞쪽에서 키리온과 올리에가 쿵쾅거리는 광경을 보며 조용히 맥주를 마셨다.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자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럼.. 이만.. 난 가 볼곳이 있어서." "응.. 그래.. 칵!! 올리에! 그만해.. 아얏!" 그가 인사를 하자 키리온은 가볍게 그 인사를 받아넘기고는 다시 올리에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술집을 나서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곧 비 가 올 것만 같았다. '둘은.. 살아돌아 오지.. 못하겠지. 그 둘이 없어야.. 내가 움직이기 편하 니..' 그의 머리속으로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입가에 웃음이 머물렀다. 이미.. 코 르카도스 왕국과는 이야기가 된 상태였다. 물론.. 코르카도스 왕국에서 그 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실버레이크 기사단 단장의 목숨.. 그리 고.. 대륙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신관의 목숨이 덤으로 가는 것이다. 오르도 스 왕국의 국력을 약화시키기에 더할 수 없는 방법인 것이다. 그리고.. "칸클리노 미궁은.. 만만한 곳이 아니지. 크?.." 그는 나직한 웃음소리를 내며 걸음을 옮겼다. 그는 아직 태양이 구름에 가리워 지지 않은 때에 그곳에 가기위해 걸음걸이 를 빠르게 했다. 그는 한참동안 걸어서는 왕성의 뒷쪽 경치가 무척이나 좋은 언덕위에 올라 갔다. 연한 녹색빛의 잔디는 태양빛을 받아서는 자신도 모르게 그 위에서 한번 뒹굴고 싶다는 생각이 느껴지게 만들 정도로 멋지게 자라있었다. 태양을 향해 그 머리를 꽂꽂이 세우고 있던 잔디들은 바람이 불어오자 그 건방진 머리를 바람의 움직임에 맞추어서는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펼쳐진 잔디밭의 저 너머로.. 그가 가려하던 곳이 보였다. 드문드문 몇 그루 심어진 나무의 아래로 하얀 비석이 그의 눈에 보였다. 그리고.. 그 비 석의 앞에 앉아서는 어디서 꺽은 것인지 이름도 모르는 꽃을 정성스럽게 그 비석앞에 놓는 여자가 있었다. 이제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발을 잘 묶어서는 뒤로 넘긴 그녀는 정말 이세상 에 존재하는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한 외모를 하고 있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외모에도 그다지 눈빛의 변화가 없이 담담한 얼굴, 담담한 걸음걸이 로 다가가서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실리스.." 그의 나직하고 건조한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비석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 던 실리스는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고개를 돌려서 그를 올려다봤다. 그와 한참을 마주보던 실리스는 다시 시선을 돌리고는 나직히 입을 열었다. "당신이.. 여긴 왠일이지요?" "내 가장 소중한 친구가 잠들어 있는 자리인데... 내가 오지 못하라는 법은 없지." 그 말에 실리스는 바람소리가 들릴만큼 빠른 속도로 다시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무엇인가 상당히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런 실리스의 시선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넘기며 다시금 입을 열었 다. "아직도 날 원망하는 건가?" "흥... 누가 당신따윌.." "그럼... 일리안의 마지막을 지켜본 것이.. 네가 아닌 나라는 것 때문에.. 질투라도 하는건가?" 그의 말에 실리스는 그를 향한 눈빛을 완전히 바꾸었다. 실리스의 손에 쥐 어진 몇포기의 잔디가 움켜쥔 손에 의해 '뚜둑'거리는 소리를 내며 끊어졌 다. "속 좁은 여자.." "난... 당신을.. 당체 믿을 수가 없어. 그.. 사람 좋아보이는 얼굴 뒤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이야. 어쩌면.. 일리안을 죽인 것이 당신...." "닥쳐!"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그의 목소리가 실리스의 말을 끊고 대기를 타고는 멀 리까지 울려퍼졌다. 그의 오른손은 어느새 그의 옆에 서있는 나무를 강하게 치고 있었다. 실리스는 갑작스러운 그의 목소리에 약간은 놀란 듯한.. 그러나 조금도 두 려워 하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제.. 젠장..' 그는 섣부르게 화를 내 버린 자신을 향해 속으로 욕을 한바탕 퍼부었다. 그 리고 오른 손을 들어서 지끈거리는 양쪽 관자놀이를 살짝 눌러주며 입을 열 었다.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는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그런 끔찍한 소리따위 는 듣고싶지 않으니.." "그러시겠지요. 저는.. 더는 당신과 있는 것이 거북스럽군요."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에게 등을 보였다. 그는 이대로 실리스가 자신에 대한 의심을 계속한다면 위험하다는 생각에 뒤돌아선 실리스의 어깨를 잡았다. "놔!!" 순간.. 실리스의 입에서 유리가 깨지는 듯한.. 그런 소리가 터져나왔다. 나 무위에 앉아서 졸고있던 새들이 일시에 날아올랐다. 실리스는 그에게 잡힌 어깨를 손으로 감싸고는 그를 마치 혐오스러운 무엇 인가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는 그런 실리스에게 무엇인가 말을 꺼내려 했다. 그러나.. 실리스는 곧 몸을 돌리고는 그의 눈에서 천천히 멀어져 결국에는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 다. "크큭.. 일리안.. 여자라는 동물은.. 말이지.. 참 신기하지 않아?" 그는 실리스가 뛰어간 곳을 한참동안 쳐다보다가 일리안을 묻어둔 그자리.. 그 비석의 옆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비석의 옆에 앉은 그는 그 비석에 손을 대고는 한참동안 아련한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넌 술을 꽤.. 즐겼지." 그는 그렇게 다시 중얼거리고는 자신의 품안에 넣어둔 술병을 꺼내서는 마 개를 땃다. 약간 묘한 알콜의 냄새가 그의 코를 자극했다. 그는 그 술의 향 기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그 술을 병째로 일리안의 비석위에 쏟아부었다. "네가.. 좋아하던 술이지. 파르톨리아 59년산." 그가 그렇게 중얼거릴 때에도 병에서 술은 쏟아져 나와 일리안의 하얀 비석 을 검은색으로 변화시켜가기 시작했다. 그는 술의 반쯤을 비석에 쏟아부은 후.. 반쯤 남은 술은 자신이 마시기 시 작했다. 일리안의 비석옆에 앉아서 병을 입에 물은 그는 낮은 웃음을 흘리 며 또다시 중얼거렸다. "너.. 말이야.. 네가 만약 실리스라는 여자를 만나서... 사랑하지 않았다면 말이야.. 난...."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끝까지 말하지 않고는 다시 술병을 기울여서 자신의 입에 술을 부었다. 언제부터인지.. 그는 맥주를 제외한 술이라면.. 지금 마시고 있는 술이 아니면 마시지 못했다. 그렇게.. 일리안이라는 녀석 은.. 죽어서 그에게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제 곧 비가 내리려는 듯이 태양은 하늘을 다 가린 먹구름 때문에 그 밝은 빛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그런 날씨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이 다시 한번 웃음을 흘리며 누군가에게 말하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크큭.. 잘 봐둬. 내가.. 내 생애에 가장 소중한.. 널 버리고 얻으려는 것 들이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한번 술병을 기울였다. 그는 술병안이 텅 비어있 는 것을 느끼자 그 술병을 뒤로 던지고는 잔디밭 위에 드러누웠다. "일리안. 기다려.. 곧.. 두 녀석을 보내줄 테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는 그렇게.. 자신의 생활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혼자 살고있는 집안에서 간단히 여행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여행 준비 라고 해봐야 그다지 챙길 것도 없었기에 그는 커다란 가방이 조금 가볍다고 느껴질 정도의 물건만을 챙기고는 그 가방을 어깨에 매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등에 잘 걸려있는 자신의 검.. 일리안을 한번 만져 보고는 말했다. "야.. 가자. 다시한번.. 대륙을 뒤져봐야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보같이 검에다 말을 거는 자신을 향해 비웃음을 날 렸다. 그는 이번 여행은 천천히 걸어야 겠다는 생각에 말은 준비하지 않고 성의 외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의 걸음이 성의 남문이 보일 정도 의 위치까지 옮겨 갔을 때.. 그의 앞쪽에 너무도 익숙한 모습을 하고잇는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어어? 올리에?" "야! 키리온!! 너 정말로 혼자가는거야?" "아아.." 그는 올리에의 목소리에 웃음을 지어보이며 손을 들었다. 올리에는 그런 그 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그리고 무척이나 화가난 얼굴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바싹 붙이며 입을 열었다. "정말로 혼자 갈꺼냐니까?!" "흐음.. 글쎄.. 말이야.. 올리에.. 너 이런 것은 생각해 봤어?" "응?" "너.. 이번 여행은 날 따라가면.. 너와 나. 젊디 젊은 남녀 단 둘이라구. 그렇게 된다면.. 난 흐흣.." "뭘 상상하는 거얏!!" 그가 느끼한 웃음을 흘리자 올리에는 그의 정강이를 들고 찬 다음 씩씩거리 며 소리쳤다. 그리고.. 몇번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약간은 얼굴을 붉히고 손가락을 베베꼬며 입을 열었다. "뭐.. 그래도 상관은 없지만.." "여어.. 리디스." "어머.. 키리온.. 요즘은 왜 놀러오지 않는거야?" "하하.. 조만간에 가도록 할게." "기다리고 있을께~♡" 그는 지나가던 여자와 그렇게 대화를 나눈 후.. 올리에를 내려다 봤다. 올 리에는 눈을 내리깔고는 어두운 얼굴로.. 그리고.. 주먹을 꽉 쥐고는 덜덜 떨리는 몸으로 그렇게 서있었다. "음..그래.. 올리에.. 그렇게 된다면 말이지.. 흐흣.. 젊은 남녀의 불꽃같 은 밤을.." "닥쳐엇!!!!!" "퍽!!" "끄윽!!" 그의 말을 끊은 올리에의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그의 자손주머니에 막대한 충격이 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것을 감싸고는 푸르죽죽해진 얼굴로 바닥 에 주저앉아서는 올리에를 올려다봤다. 올리에는.. 무척이나 살벌한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네녀석.. 내가 신관이라는 직책의 이름을 걸고!! 바람둥이 짓을 못하도록 여행 내도록 감시해주지!! 짐 가지고 올테니 여기서 기다렷!"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거의 뛰다시피 하는 걸음걸이로 길 저편으로 사 라졌다. 그는 그런 올리에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음 을 짓고는 길 한쪽으로 가서는 털썩 주저앉았다. '꽤나.. 긴 여행이 되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올리에를 기다렸다. 여행이라고 하는 것은 즐겁다.. 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그다지 많 지 않다. 물론...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쫓아다닌다거나.. 혹은 다 른 이유로 부득이하게 여행을 한다면 그것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여행이라는 것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노숙이라는 것과 직접 만드 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노숙이라는 것은 자고 일어나면 몸이 차가운 데다 온몸이 쑤시지 않는 곳이 없고, 잠자는 자세가 조금 불안했다면 하루종일 목이 아파서 고생을 하게 만들곤 한다. 그러나.. 직접 만드는 음식이라는 것은... 여행을 하는 동료중 누군가 요리 에 재능만 있다면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요리를 끝내고는 조그만 그릇에 옮겨담았다. 물론.. 맛은 보지 않았 지만 상당히 맛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었다. '훗.. 요리쯤이야..' 그녀는 그런 자신에 가득찬 미소를 짓고는 완성한 요리를 담은 그릇을 라미 니아와 일리스에게 넘겨줬다. 일리스는.. 저번 마을에서 그리디스와 싸운 이후로.. 뭔가 나사가 하나 빠 져나간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평소 그다지 생각없이 행동하던 일리 스가 멍하니 하늘을 보며 뭔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는 일리스가 요리가 담긴 그릇을 들고는 멍하니 그것을 쳐다보고만 있 자 일리스의 얼굴 앞에다 박수를 한번 쳤다. 그제서야 일리스는 그녀에게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그녀가 만든 그것을 조금 떠서는 입안에 집어넣었다. 입안에 스푼을 집어넣은 일리스는 그 스푼을 한참동안 입안에 물고는 갖가 지 표정을 다 지어보였다. 그리고... 정말로 한참만에 그것을 꿀꺽 삼키고 는 그녀를 향해 웃으며 입을 말했다. "로안느... 로안느는.. 혼자 살아야되요." "에?" "사랑하는 사람의 위장에 구멍을 뚫기 싫다면...." "뭐야? 맛이 없다는거야?!! 그럴리 없어!"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자신의 몫으로 떠둔 것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그 리고... 잠시동안 그것을 입안에 넣고는 멍하니 있다가.. 곧 그것을 바닥에 도로 뱉어내었다. "뭐... 뭐야?! 이 맛은?" "짜면서.. 달고, 시면서 느끼한.. 이맛은.." "하아.." 그녀는 뒤쪽에서 들려온 라미니아의 말에 한숨을 내쉬며 땅바닥을 내려다 봤다. 역시.. 요리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만들 었다. 그렇게 풀이 죽어있는 그녀를 향해 그녀가 만든 그것을 끝까지 먹고 있는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이건 마치.. 물에다 감자와 갖가지 것들을 집어넣고는 소금과 설탕을 동시 에 넣은 다음 식초와 식용유를 듬뿍 첨가한 맛이로군요." 그녀는 일리스의 그런 말을 다 듣고는 멍하니 일리스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놀란 얼굴을 하며 일리스에게 말했다. "와아.. 일리스.. 너 요리사 해도 되겠다.. 재료를 어떻게 다 아는거야?" "로안느..." "응?" "바보." 그녀는 일리스의 말을 듣고는 할 말이 없었기에 입을 뻐끔거리다가 일리스 의 옆에 앉았다. 그녀는 문득.. 그녀들과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떠난 에스 로펜의 일이 떠올랐다. -흥, 파릇파릇한 것들과 함께 다니면 중년 특유의 멋이 없어진단 말이야.- 에스로펜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들이 떠날 때에 그녀들이 가는 반대방향으 로 떠났다. 물론.. 네크로멘서의 반지는 에스로펜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녀로서는 에스로펜이 그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잡고있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지만.. 그 반지를 잡은 손에서 연녹색의 빛이 은은하 게 퍼져나오는 것을 보고는 에스로펜도 그 반지를 잡고있는 것이 무척이나 힘겨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나저나.. 그리디스를 죽인 것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 엄청난 맛을 내는 음식을 아직도 먹고있는 일리스를 빤히 쳐다봤다. 일리스는 지금 부러진 갈비뼈 덕에 가슴에 붕대를 감고는 그다지 두껍지 않은 셔츠를 걸친 상태였다. 일리스를 제외하고는 - 그녀를 포함해서 - 모두 정신을 잃고는 그리디스와 싸움이 있은 그 다음날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정신을 차렸을 때 온몸이 부서지는 듯한 느낌에 몸을 한번 떨고는 주위를 둘러봤었다. 에스로펜이 살고있던 바로 그 집.. 그 안에 있는 침대 에 그녀는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의 주위에는 라미니아 와 에스로펜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일리스는 그녀의 맞은편에 놓여져 있는 의자위에 움츠리고는 이불하나를 덮 고는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일리스의 그런 모습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일리스를 침대로 눕히기 위해 그쪽으로 다가갔 다. 그리고.. 일리스의 몸에 손을 대어본 그녀는 그때서야 일리스가 식은땀 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얼마 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일리스의 상태를 한번 본 에스로펜은 한마 디로 일리스를 정의해 버렸다. -곰같은 녀석이로군.- 그녀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먹을 것을 먹고있는 일리스를 향해 한숨을 내쉬 듯이 말했다. "미련.. 곰탱이." "에?" 그녀의 갑작스러운 말에 일리스는 스푼을 입에 물고는 눈을 크게 뜨고는 그 녀를 빤히 바라봤다. 그 커다란 눈이 크게 뜨이자 검은색의 보석같은 일리 스의 눈동자가 더욱 자세하게 보였다. '귀.. 귀엽다!!' 그녀는 일리스의 얼굴을 보며 감동받은 듯한 표정으로 일리스를 껴안으려 했다.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일리스는 물고있던 스푼을 입에서 빼서는 방긋이 웃으며 말했다. "헤엣.. 저기.. 로안느. 그렇게 뜨거운 눈길로 날보지 않아도.." "뭐.. 뭐가 뜨거운 눈길이라는 거얏!" "앗! 얼굴 빨개졌다. 역시 뜨거운거지요?" "시끄럿!"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뺨을 쭉 잡아당겼다. 그녀가 그 뺨을 잡 아당기며 무척이나 잘 늘어난다는 생각을 하고있을 때.. 뒷쪽에서 조용히 앉아서 먹고있던 라미니아가 입을 열었다. "피냄새.."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라미니아의 말에 그녀와 일리스도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부스럭거리며 챙기 기 시작했다. 라미니아는 짐을 다 챙기자 그다지 빠르지 않은 걸음걸이로 숲속을 향해 걸 음을 옮겨놓기 시작했다. 아마도.. 일리스가 뛰는데 무리가 있기 때문에 그 런 느릿한 걸음을 옮기는 것 같았다. "역시.. 라미니아는 멋진 엘프야." "아앗!" 그녀가 나직히 말하자 그녀의 옆에서 걸어가던 일리스가 놀란 눈으로 그녀 를 쳐다봤다. 그녀는 걸음을 옮기며 의아한 눈길로 일리스를 바라봤다. 일 리스는 그런 그녀를 향해 비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나.. 날 버리다니...."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얏!!" 그녀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리스의 말에 놀라서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는 소리쳤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던 일리스는 그 표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로 말했다. ".. 라고 말하면.. 흥분하더라구요. 헤헷.. 로안느도 그러네." "....."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일리스를 발로 밀어버렸다. 그녀는 로안느에게 차인 엉덩이를 살살 문지르며 천천히 걸어갔다. 걸을 때 마다 왼쪽 갈비뼈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꾹 눌러참고 는 애써 웃음을 짓고 있었다. 라미니아는 그녀의 앞쪽에서 그다지 빠르지 않은 걸음걸이로 계속해서 숲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라미니아가 바람의 정령과 얼마나 친한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말 없이 라미니아의 뒤를 따라갔다. 얼마쯤 걸어가자 그녀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진한 피비린내가 풍겨왔다. 그 녀가 그 피비린내를 느끼고 나서 얼마 후.. 그녀의 귓속으로 뭔가의 비명소 리가 커다랗게 들려왔다. "꿰에에엑!!" 꽤나 커다란 비명소리.. 그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는 집중하던 라미니아 가 입을 열었다. "고블린의.. 비명소리군요."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조금 더 걸음을 빠르게 했다. 잠시 후.. 그녀 는 눈앞에 넓게 펼쳐진 공터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고블린들의 시체 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공터의 중앙에 가슴에 종이 가방을 안고는 자신을 완벽한 아가씨라는 것을 말하려는 듯한 옷차림을 하고있는 한 여자 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여자는 자신의 종이가방안에 들어있는 야채아 빵들을 들여다보며 뭔가 탐탁치 않은 듯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녀와 로안느는 그런 그 여자를 향해 피바다를 이룬 그 공터를 가로질렀 다. 그 여자는 그녀와 로안느가 다가가자 그제서야 시선을 돌리고는 방긋이 웃음을 지었다. "어머..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그녀는 그 여자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그녀도 똑같이 손을 흔들며 인 사를 건네었다. 그런 그녀와는 달리 로안느는 약간 경계하는 듯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당신..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당연히 길을 가고 있지요." 그 여자는 로안느의 질문에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로안느는 그 말에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쳇'이라는 소리를 내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눈앞의 여 자는 무척이나 움직이기 불편할 것만 같은 치마를 입고는 이리저리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녀의 뒷쪽에 서있던 라미니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 여 자는 라미니아를 한참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갑자기 환한 웃음을 짓고는 라미니아에게 달려가서는 라미니아의 손을 잡고는 말했다. "꺄아.. 엘프다!! 와!! 나 언젠가 한번은 엘프를 꼭 보고 싶었어요!!" "아... 반가워요." 그 여자가 말하자 라미니아는 멋적은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너무도 좋아하는 그 여자의 옆으로 다가가서는 그 여자의 옆에 얼굴을 살며시 가까 이 가져가서는 물었다. "저기.. 라미니아가 어떻게 엘프인 것을 알고있지요?" 라미니아는 지금 그다지 엘프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기에 머리를 천으로 둘러감아서 귀를 가리고 있는 상태였다. 귀를 가린 엘프의 경우에는 인간과 차이가 없는 종족인 것이다. 그런 라미니아가 엘프라는 것을 한눈에 꿰뚫어본 그 여자의 정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 여자는 그녀의 질문에 다시금 시선을 그녀에게 돌리고는 눈을 몇번 깜빡 거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 엘프의 이름이 라미니아야?" "네!" "어머.. 라미니아! 반가워요." 그 여자는 그녀의 대답을 듣자 다시 웃음을 지으며 라미니아에게 말했다. 그녀의 뒷쪽에 서있던 로안느는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그 여자의 어깨를 잡 으며 물었다. "저기.. 어째서 라미니아가 엘프라는 것을 알고있는거야?" 로안느는 약간은 강압적이며 명령조의 목소리로 질문했다. 그 여자는 그런 로안느의 질문에 시선을 로안느에게 돌리더니 곧 다시 시선을 라미니아에게 돌리고는 말했다. "호박에게 말해줄 것은 없어." "빠직!" 로안느의 발밑에 깔려있던 나뭇가지들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검을 뽑아드는 로안느의 앞을 가로막고는 그 여자에게 다시금 물었다. "저기... 어째서 라미니아가 엘프인 것을 알고 있어요?" 그녀의 질문에 그 여자는 다시 시선을 돌리더니 그녀의 얼굴을 한번 뜯어보 고는 방긋이 웃었다. 그리고 기분좋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머.. 귀여운 애로구나." "에헤헤.." "말려들지맛!!" 로안느는 그녀가 실실거리며 웃자 뒤에서 그녀의 양뺨을 잡아당기며 말했 다. 그녀는 그제서야 다시 표정유지를 하고는 입을 열었다. "말씀해 주시겠어요?" "응.. 알고싶어?" "네." 그녀가 대답하자 그 여자는 잡고있던 라미니아의 손을 놓고는 숲을 한번 둘 러봤다. 그리고... 여전히 기분이 좋은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렇게 숲이 좋아하는 걸. 그리고.. 그녀 주위의 바람들이 너무도 행복해 하는 소리가 들리는걸." 그녀는 그 여자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뒷쪽에 서있던 라미 니아가 입을 열었다. "저기... 꼭 그런 이야기를.. 이런 곳에서 해야 하나요?" 그녀는 그 말에 주위를 둘러봤다. 널브러져 있는 고블린들의 시체와 흘러내 리는 피가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 "어머.. 그럼 저희 집에 잠시 들러주시겠어요? 엘프가 방문한 다는 것은 무 척이나 행운이지요." "잠깐!! 하나만 더 질문!!" "에?" 그 여자의 말에 로안느가 다시 크게 소리쳤다. 그 여자가 로안느를 향해 시 선을 돌리자 로안느는 입을 열었다. "이.. 고블린 들을.. 당신이 처리한 것인가요? 아무런 무기도 없이?" "네." 아주 솔직 담백한 대답이었다. 그녀는 그런 대답을 하는 그 여자가 그다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안느는 그렇게 대답하는 그 여자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손에 피 한방울 묻어있지 않으니.. 말이 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무엇인가가 들어있는 냄비를 쳐다보는 모두의 눈빛 은 경이에 가득차 있었다. 정말로 침이 넘어갈 정도의 향기로운 냄새에 그 녀또한 눈을 크게 뜨고는 그 냄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을 아이렌이라고 밝힌 그 여자는 그녀들이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는 말을 듣자 그자리에 멈추어서서는 곧 요리를 시작했다. 물론... 도구는 그녀와 일리스의 것을 사용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잠시 후.. 피어오르는 저 향기로운 냄새... 같은 재료로 한 요리 라고는 믿을 수가 없었다. "다 됐어요. 드세요." 아이렌의 말이 떨어지자 그녀를 포함한 3명은 곧 그 냄비를 향해 스푼을 뻗 었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 떠서는 일단 맛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녀를 포함한 3명은 한가지로 의견일치를 볼 수 있었다. "맛있다!" 그렇게 의견일치를 본 그녀들은 곧 다른 위기에 봉착해 버렸다. 한정된 요 리의 양이라는 것이.. 그녀에게는 무척이나 아쉬운 것이다. "일리스.. 원래 연장자가 많이 먹는거야." "에헤.. 그래요?" 그녀와 일리스의 사이에서 약간 살벌한 공기가 움직였다. 라미니아는 그런 살벌한 공기를 견디지 못하고는 일찌감치 스푼을 놓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일리스를 향해 살벌한 시선을 보내며 입을 열었다. "일리스... 원래 연장자에게 이런 것은 양보하는 거라니까.." "에에.. 그러면.. 저 이제부터 로안느를 아줌마라고 불러도 되요?" 일리스의 말을 듣는 순간.... 그녀의 몸이 뻗뻗하게 굳어버렸다. 그리고.. 일리스는 어느새 아이렌이 만들어둔 요리를 다 먹어치우고는 기분좋은 미소 를 띄우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포만감에 겨운 소리를 내었다. '누.. 누가 아줌마라는거야!!'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20대의 파릇파릇한 청춘임을 강조하는 듯한 눈빛으로 일리스를 쳐다봤다. 일리스는 그녀의 그런 시선을 받고는 기분좋은 웃음을 흘리고는 입을 열었다. "아... 아줌마가 되면... 똥배가 나온데요.." "그.. 그딴 유언비어 퍼뜨리지 마!" "에헤... 찔려요?" '마.. 말려들었다..' 그녀는 언제나 일리스의 말에 말려드는 자신을 향해 속으로 바보라는 소리 를 내뱉고는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그녀와 일리스를 보고있던 아이렌은 손으로 입을 가린채 나직한 웃음 을 흘렸다. 그녀는 그런 아이렌의 웃음에 더욱더 뾰루퉁해져서는 볼을 불렸 다. 그녀가 그렇게 볼을 불리자 일리스는 눈을 크게 뜨고는 그녀의 얼굴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리고... 손뼉을 한번 크게 치더니 그녀의 얼굴 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로안느!! 오크같아!! 아하하.."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스푼은 어느새 일리스의 얼굴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 다.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아이렌의 뒤를 따라서 그다지 빠르지 않은 걸음걸이 로 걸었다. 아이렌은 잠시 후면 마을이 곧 보일 것이라고 말을 하고는 뭔가 기분이 상당히 좋은 듯이 품에 안은 종이가방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콧노래 를 흥얼거렸다. 로안느는 끈질기게 아이렌이 고블린을 어떻게 죽였는지를 물었지만 아이렌 은 그런 로안느를 보며 '변태! 죽이는 방법이 뭐가 그리 궁금한거야.'라는 단 한마디를 내뱉음으로써 로안느의 입을 봉해버렸다. "아! 저기 마을이 보이네요." 그녀가 언덕아래 내려다보이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말하자 아이렌은 그런 그 녀의 앞으로 나가서 뒤로 살짝 돌아서는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희 마을에 잘 오셨어요." "흥. 뭐야? 새삼스럽게?" "너 말고." 로안느와 아이렌은.. 아무리 봐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서로 노려보고 있는 로안느와 아이렌의 곁을 스치고 지나가며 입을 열었다. "에에... 어린애 싸움은 집에가서.." "뭐가 어린애 싸움이라는 거야? 이건 자존심의 문제라구!" 그녀의 나직한 말에 로안느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아이렌 또한 로안느의 그 런 말에는 동의한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런 상황에 서 부연설명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는 입을 열었다. "그걸 어린애 싸움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아이가 아니라면 먼저 굽힐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에요." "음.. 그렇지요." 그녀의 말에 뒷쪽에 서있던 라미니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녀의 앞에 서있던 로안느는 뭔가 무척이나 황당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어이가 없다는 것이 묻어나는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일리스.. 네가 그런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 "에헷.. 당연하지요." 그녀가 너무도 당당히 말해서인지 로안느는 잠시 그녀를 쳐다보다가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는 버려두고 총총걸음으로 마 을을 향해 내려갔다. 마을은 꽤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꽤 나 컸다. 그녀가 마을을 향해 내려가자 뒤쪽에 서있던 아이렌은 어느새 그녀를 앞질 러서 마을로 내렸다. 아이렌이 마을안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이 아이렌을 향 해 인사를 건네었다. "하핫. 아이렌 아가씨. 오늘도 부지런하시군요." "아이렌 아가씨. 여기 과일 받아요." 그런 인사들이 건네지자 아이렌은 웃으며 한사람 한사람에게 모두 인사를 건네었다. 그녀는 그런 아이렌을 보고는 '아가씨'라는 말에 왠지 묘하게 긍 정하고 있었다. "에헤.. 아가씨라.. 왠지 묘하게 어울리지요." "뭐.. 뭐야?"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반문을 내뱉은 뒤 그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그 말은 내가 더 잘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녀는... 로안느의 말에 눈을 크게뜨고는 로안느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 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에게 진실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 기 위해 말을 하려했다. 그 순간... 말이 없던 라미니아가 로안느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로안느.. 세상에는 불가능한 일도 있는 법이에요." 의외의 인물에게 한마디를 들은 로안느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녀와 로안느, 라미니아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있는 동안.. 앞쪽으로 먼저 걸어 간 아이렌은 그녀들을 향해 뒤로 돌아서는 소리쳤다. "빨리 오세요. 곧 저희 집이에요." 그녀는 아이렌의 말을 듣고는 굳어버린 로안느의 손을 잡고는 아이렌이 걸 어가는 방향으로 따라갔다. 얼마쯤 걸어가자 그녀의 눈앞에... 마을에 들어서서 가장 커다란 건물이 보 였다. 3층으로 된 목조건물.. 그리고 그 앞쪽으로 펼쳐진 커다란 정원과 그 정원의 한쪽에 가꾸어진 풀들과 꽃들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라고 느껴지 는 집이었다. 아이렌은 그 집으로 다가가서는 열려있는 대문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들어가서는 말했다. "어서 들어오세요. 아.. 그리고.. 그 넋이 나가버린 여자는 버리고 오셔도 되요. 우훗." "누... 누굴 버리겠다는 거야!" 라미니아의 한마디에 멍하니 그녀의 손에 끌려서 따라오고있던 로안느가 아 이렌의 한마디에 발끈해서는 소리쳤다. 아이렌은 로안느가 발끈하자 왠지 기분이 좋아보이는 미소를 짓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아이렌을 따라서는 그 집의 정원을 가로질러 들어갔다. 건물의 중앙 에 커다란 문을 아이렌은 가볍게 열고는 뒤로 돌아 그녀들에게 말했다. "어서 들어오세요. 편하게 생각하시고 쉬세요." 아이렌의 친절한 말에 그녀와 라미니아는 웃음이 머문 얼굴로 아이렌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로안느는 '흥'이라는 콧소리를 내었지만 말이다. 집안은 예상을 했던 만큼 으리으리했다. 거실의 천장은 위쪽으로 3층까지 뚫려 있어서 그녀가 눈을 찌프리고 쳐다보게 만들었다. 앞쪽으로 보이는 커다란 계단은 2층으로 이어져 있었고, 2층에 있는 또 다 른 계단은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여기에 앉아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전 가지고 온 것들을 좀 풀어두 고 올게요." "네에." 아이렌의 말에 그녀는 간단히 대답하고는 아이렌이 가리킨 소파에 앉아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집에 혼자서 산다면.. 청소는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이렌은 그녀들이 의자에 소파에 앉는 것을 보고는 식당으로 보이는 곳으 로 들어갔다. 그녀는 축 늘어지는 몸을 가누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뒷 쪽에서 아이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에?" 그녀는 아이렌의 말에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돌아봤다. 아이렌은 언제 옷 을 갈아입은 것인지 조금전과는 틀린 옷을 입고는 그녀들을 향해 꾸벅 인사 하고 있었다. 로안느는 그런 아이렌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새삼스럽게 또 인사하는 이유는?" 로안느의 퉁명한 말에 아이렌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시선을 로안느에게 돌 렸다. 로안느가 그 퉁명한 얼굴로 뭔가 한마디를 더 내뱉으려는 순간... 아 이렌의 입이 먼저 열렸다. "무례하시네요. 후훗." "그.. 그건 내가 할말이야! 사람을 처음보고 호박이라고 한 주제에!" '아직도.. 꽁해 있었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자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이렌은 그런 로안느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멍한 음성으로 말했다. "제가 언제요?" "이익! 발뺌이냐?" "어머... 당신.. 저희 언니와도 사이가 나쁘군요." 로안느가 흥분해서 소리치자... 식당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들려온 그 목소리에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아이렌이 한명 더 서있었다. "귀... 귀신이야?" "후훗.. 여전히 무례하시군요. 사람을 귀신 취급하시다니." 먼저 나타난 아이렌이 그렇게 말하고는 식당쪽에서 걸어나온 아이렌에게 걸 어갔다. 걸어간 아이렌은 똑같은 얼굴을 한 다른 아이렌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전 메이렌이라고 해요. 이쪽은 동생 아이렌." 그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멍하니 입을 벌리고는 그 두여자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눈앞에 보이는...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키와 똑같은 표정.. 그리고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두 명을 보고는 넋이 나가서는 멍하니 앉아있었다. 일리스또한 약간은 놀란 듯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가 갑 자기 입을 열었다. "아아.. 그 만나기 어렵다는 마르시엔 자매를 만나게 되어서 영광이로군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녀는 일리스의 말에 잠시동 안 '마르시엔 자매'라는 말을 되씹으며 잠시동안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눈 을 크게 뜨고는 그 쌍둥이 자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우에엣?! 그.. 마르시엔 자매?!" 그녀가 그렇게 소리치자 그녀를 바라보던 두 자매는 동시에 입을 열었다.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실례에요." 너무도 똑같은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그 두사람을 가리켰던 손가락으로 뒷머리를 긁적이고는 얼굴을 붉혔다. 메르시엔 자메라고 불리는 이 두사람은 전 대륙을 놓고 보아도 무척이나 유 명한 사람들이었다.(물론.. 로안느도 유명하다.. 당연하지.) 대륙에서 가장 마법에 능하다는 7명중 두명인 것이다. 그리고... 다이펜 왕국 전체를 통털 어 마법에 가장 능한 두사람이다. 그녀의 사촌오빠(즉, 다이펜 왕국의 왕이다.)가 이 두사람을 끌어들이기 위 해서 무척이나 노력했지만 이 두사람은 '저희는 국가같은 커다란 집단에 속 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대답으로 거절했던 것으로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 다. 그렇게 능력이 있는 두 사람을 이런 한적한 마을에서 보게될 줄을 몰랐던 그녀는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렌이 그런 마르시엔 자매중 한 사람이라면 그 고블린들을 어떻게 죽였 는지는 뻔한 이야기였다. 그녀와 일리스, 그리고 라미니아가 아무 말도없이 계속해서 마르시엔 자매 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자 그중 메이렌이 웃으며 입을 말했다. "오늘 하루쯤은 묵어가세요. 저희도 이 넓은 집에 단 두사람만 살고있는 것 이라서 사람이 많은 떠들썩한 분위기가 좋답니다. 그리고 곧 저녁 준비를 할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렌과 메이렌은 식당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놀란 가슴을 진정키려고 가슴을 한번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고는 중얼거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군.." "음.. 글쎄요.. 저희는 그럴지 몰라도.. 저쪽은 아닌 것 같은걸요?" 그녀가 대답을 바라지 않고 한 말에 일리스가 대답했다. 그녀는 질문의 뜻 을 담아서 일리스를 쳐다봤지만 일리스는 뭔가 생각할 것이 있는지 버릇적 으로 콧등을 긁적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일리스처럼 뭔가를 길게 생각하고픈 마음이 없었기에 콧노래를 흥얼 거리며 그렇게 소파에 기대어서 앉아있었다. 잠시 후 식당의 안쪽에서 메이 렌인지 아이렌인지 모를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먹으러들 오세요!" 그녀는 그 목소리가 상당히 미성이라고 생각하며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넓 은 식당에 10명쯤은 둘러 앉아도 될만한 식탁이 놓여져 있었다. 그녀는 아무곳에나 자리를 잡고는 앉았다. 곧 다른 사람들도 앉아서는 차려 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두 자매는 계속해서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동 안 식사에만 열중하던 일리스는 그런 두 사람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먹을 것을 향해있던 시선을 들어올려서는 두 자매와 시선을 맞추었다. 한참동안 마주보고 있던 세사람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런 정적이 흐른 뒤.. 일리스의 입이 나직히 열렸다. "에헤.. 그렇게 뜨거운 눈빛은.." "그런 것이 아니지요." 일리스가 입을 열자 일리스의 말을 끊어버린 아이렌의 입이 열렸다. 그런 아이렌의 말을 받은 메이렌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농담이 아니라.. 저희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요." 두 자매는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뭐.. 뭔가 상당히 위험한 말을 들은 것 같은데..' 그녀는 그런 생각에 놀란 눈으로 일리스와 두 자매를 쳐다보고 있었다. 라 미니아 또한 상당히 흥미가 있는 것인지 일리스와 두 자매에게 시선을 고정 시키고 있었다. "세계의 법칙을 깨뜨리고 당신이 하려는.." "아!! 로안느!! 그거 안먹을 거면 저 줘요!" 메이렌의 말을 일리스가 급하게 끊어버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일리스 가 무슨 법칙을 깨뜨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에게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왠지.. 섭섭하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일리스와 의 거리는 식탁 하나만큼 떨어져 있었다. 어둡다... 라는 것은 무척이나 인간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준다. 인간의 감각 중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시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 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달의 여신 루미너스는 인간을 불쌍히 여겨 어두운 밤하늘을 밝 히는 일을 자처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아이렌이 골라준 방의 침대에 앉아서는 잠을 자지 않고는 뭔가를 한 참동안 생각하고 있었다. 창 바깥쪽에서 만월의 달빛이 비추어져 들어와 그 다지 어둡지 않았다. "끼이익!" 문이 살며시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동안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던 그 녀는 그 소리에 살며시 시선을 옮겨서 문쪽을 바라봤다. 살짝 열려진 문으 로 메이렌과 아이렌이 조용한 걸음걸이로 들어왔다. "저에게 하실 말이라도 있나요?" 그녀는 들어온 두 사람에게 나직히 말했다. 메이렌과 아이렌은 그녀의 말에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저희를 알고있지요?" "아.. 당연히.. 아이렌과 메이렌이 아닌가요?" 그녀는 애써 말을 돌리려 애썼다. 모르는 척.. 여지껏 해온 것처럼 멍한척. . 을 하며 그녀는 아이렌과 메이렌의 눈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태도에 아이렌과 메이렌은 근처에 있던 의자에 앉아서는 입을 열었다. "그런 말로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지 마세요. 일리안 베르사이드씨." "...." "당신은 우리를 알고 있지요?" 메이렌의 입에서 질문이 튀어나왔다. 그녀는 그런 메이렌의 시선을 피해서 어두컴컴한 방안의 천장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과거를 돌아보는 자.. 아이렌 마르시엔..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자.. 메 이렌 마르시엔. 그러나 현실을 내려다 보는 사람이 없기에 현실에 관계하지 않는 두 사람.. 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파문을 일으키 듯이 울려퍼졌다. 그런 그녀 의 대답에 아이렌과 메이렌은 기분좋은 미소를 지은 채로 그녀에게 다시 질 문했다. "저희들은 당신이.. 현명한 인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왜 이런 일을 하 고있는 것이지요?" 메이렌과 똑같은.. 그러나 어딘가 틀린 분위기가 있는 아이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렌 마르시엔.. 고정된 과거를 보기에 틀에서 벗어난 무엇인 가를 보지 못하는 존재.. 라는 것을 알고있는 그녀였기에 이런 질문이 날아 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와서 말을 돌린다고 해도 그것에 말려들 두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느낀 그대로 입을 열었다. "현명한.. 인간이라는 것이 뭔지 저는 모르겠군요. 그리고.. 인간은 이쪽보 다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메이렌과 아이 렌의 시선이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가자 그녀는 다시 그 손가락으로 그녀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 존재이지요." 그녀의 그런 대답에 아이렌은 그냥 고개만을 끄덕였고, 메이렌은 그런 대답 이 나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웃음을 지었다. 잠시동안 침묵이 방안을 존재하자 곧 메이렌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당신에게 당신의 미래에 대해 간단히 말씀 드리지요." 그녀는 메이렌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서는 눈을 크게 뜨고 한참동안 메 이렌을 쳐다봤다. 그리고..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의아함이 가 득찬 목소리로 메이렌을 향해 질문했다. "그런 것은... 불가능 하지 않나요? 고정되어버린 과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아이렌에 비해서 메이렌의 경우는 유동적인 미래를 말 한마디로 고정적으로 바꿀 수 있었기에 그것을 알려주 는 것은 금기에 가까웠다. 그런 것을 메이렌은 서슴없이 그녀에게 알려주겠 다고 하는 것이다. 메이렌은 놀란 눈을 뜨고있는 그녀에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이 세계의 현재에 존재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자가 아니기에 그렇게 신경쓸 일은 아닙니다. 그럼.. 말씀드리지요. 당신은.. 당신의 과거 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그 리고.. 가까운 미래.. 당신은 또 당신의 과거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두 사람을 만날 것입니다. 그들에게 당신의 정체를 알리는 것은 당신의 자유가 되겠지요." 메이렌은 거기까지 말을 하고는 잠시동안 말을 끊었다. 그녀는.. 그런 메이 렌의 말을 무척이나 집중해서 듣고 있었기에 메이렌이 갑자기 말을 멈추자 덩달아서 긴장을 해버렸다. 그런 그녀를 향해 가벼운 웃음을 지은 메이렌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나... 당신은.. 부득이 하게 정체를 알리게 될거에요. 후훗.." 메이렌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자신은 할말을 다 했 으니 그녀의 말은 들어볼 가치가 없다는 태도였다. 그녀는 막 몸을 돌리려 고 하는 메이렌에게 재빨리 질문했다. "그런데.. 당신들이.. 제게 이런 호의를 베푸는 이유는... 뭐지요?" "글쎄요.. 저희들은 현실에 관계하지 않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니까요. 후훗.. 그럼.." 메이렌은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렌과 함께 문을 열고는 바깥으로 걸음을 옮 겼다. 막 문을 나서려는 아이렌은 갑작스럽게 몸을 돌리고는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려 입을 열었다. "아! 그 목걸이. 매우 소중한 것이지요?" "에.. 에.." 그녀는 그런 아이렌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는 허둥지둥 자신의 목에 걸려있 는 목걸이를 잡았다. 그녀의 그런 행동을 보고서야 아이렌은 웃음을 짓고는 방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없어서 다시금 방이 조용해지자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는 검은색의 천장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왠지.. 무척이나 손해보는 기분인데.. 저 쪽은 다 알고 있는 상태로 치고 들어오니.."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한참동안 침대에 누워있다가 눈을 감았다. 메 이렌의 말이 그녀의 머리속을 멤돌고 있었다. '미래는.. 유동적인 것이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마음을 새로 잡았다. 쿵쿵거리는 그녀의 심장은 왠지 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졌다. 뭔가.. 가끔씩 나른한 잠에 빠져 있을 때.. 이유없이 잠이 확 깨는 경우가 있다. 그녀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눈이 떠지자 잠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주위가 아직 어두운 것으로 봐서는 아직 동쪽 하늘이 밝아오려면 많은 시간 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금 잠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지기 위해서 눈을 감고는 침대위 에서 몇번 뒤척였다. 이불을 몸에 둘둘 말아보기도 하고, 베게를 끌어안고 침대위를 뒹굴기도 했다. 그러나... "이거.. 왜 이렇지?" 그녀는 머리를 긁적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잠이 오지 않는다면 차 라리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옆에 세워둔 검을 들고는 일어섰다. 그녀가 문을 나서려고 문의 손잡이를 잡는 순간.. 옆방에서 누군가가 나오 는 소리가 들렸다. '밤중에 잠은 안자고... 뭘 하는거야?' 그녀는 그런 생각에 문을 벌컥 열었다. 어두운 2층의 복도를 걸어오는 두 사람이 보였다. "응? 아이렌? 뭐하나요? 잠은 안자고.." "아.. 로안느.." 그녀의 말에 둘중 하나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가만히 서있다가 갑자기 그녀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입을 열었다. "오빠와는 사이좋게 지내세요. 후훗.." "뭐.. 얼레? 자.. 잠깐.." 그녀는 갑작스러운 아이렌의 말에 - 메이렌 일지도 모른다. - 놀라서는 스 쳐지나가는 두 사람에게 돌아서서 둘을 멈추에 세우려는 목적에 입을 열었 다. 그러나.. 그 둘은 그녀의 그런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무시하는 것인지 자신들이 갈 곳으로 걸어가버렸다. '무슨.. 말이었지?' 그녀는 그런 생각에 머리를 긁적였다. 오빠와 사이좋게 지내라니.. 마치 그 녀의 사정이라는 것을 훤히 알고있는 듯한 말투였다. "설마.. 겠지."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가 잠을 자고있어 야 할 방의 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두 사람이 갑자기 일리스의 방에서 나오자 그녀는 인간을 흥하게 하는.. 그 리고 개인을 망하게 하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호기심이 끓어오름을 느꼈 다. 그녀는 그 문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약간은 금단적인 상상...(이런거 하면 안되지..)을 하고는 호기심에 이기지 못해 살며시 문을 열었다. 있는 그대 로 말하자면 일리스는 여자가 봐도 반할 만한 외모인 것이다. 그녀는 나무로 된 문을 살짝 밀었다. 문은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는 스르륵 열렸다. 방안은 달빛조차 들어오지 않아 무척이나 어두웠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난지 꽤 시간이 지난 그녀의 눈은 이미 어둠에 익숙해져서 가까운 거리 의 사물들은 윤곽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문의 맞은편에 바로 보이는 침대를 보고는 방 안으로 걸음을 옮겼 다. 당연히 침대에 누워있던지.. 혹은 앉아있던지 해야할 일리스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에이... 없네.."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녀의 눈앞 에 검은 무엇인가가 불쑥 튀어올라오며 소리를 질렀다. "왁!!!" "꺄아악!!" 그녀는 너무나도 고상하지 못한 평범한 비명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너무도 급하게 뒤로 물러선 나머지 그녀는 다리를 잘못 디뎌서는 뒤로 넘어 졌다. "쿵!" 꽤나 큼지막한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녀의 눈앞에 어둠을 밝히는 별이 반 짝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끄으윽'이라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뒷통수를 부여잡고는 한참동안 바닥을 이리저리 뒹굴거렸다. 조금 새어나온 눈물이 그녀의 눈가에 매달렸다. "로안느.. 괜찮아요?" 그녀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일리스의 목소리에 아픔을 참으며 감고있던 누 을 살짝 떳다. 그녀가 조금전 본.. 그 검은 무엇.. 그것이 그녀를 향해 말 을 걸고 있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녀의 뒷머리에 아픔이라는 육 체적 반응을 몰아내고 분노라는 정신적 반응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너... 너.. 너..!!" "나.. 나.. 나.. 는 아닌 것 같은데..." 그녀가 화가나서는 손을 떨며 하는 말을 일리스는 천연덕스럽게 받아넘겼 다. 그런 반응에 그녀는 뒷머리를 잡고 누워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일리스의 머리를 한번 쥐어박았다. "에헤헤.." 일리스는 그녀에게 머리를 쥐어박히자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며 헤픈 웃음을 흘렸다. 그녀는 그런 일리스의 머리를 더 쥐어박지는 못하고 일어서 서 말했다. "잇!! 난 잠이나 더 잘거야. 잘자!" 그녀가 일어서자 일리스는 갑자기 그녀이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마 치 비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 커다란 눈을 반짝거리고 있었 다. '나... 난 잘못한게 없어!' 그녀가 그렇게 속으로 절규할 때.. 일리스의 입이 나직히 열렸다. "같이 있어주면.. 안돼? 응? 응?" 그녀는 처절하게 색기까지 넘쳐흐르는 주제에 귀엽기까지 하면 어쩌자는 거 야.. 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지만.. 그런 귀여움에 이미 혹해버린 것인지 일리스의 앞머리를 쓸어올려주며 물었다. "그래.... 그것도.. 좋겠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침대의 한쪽에 누웠다. 침대는 싱글이라고 하지만 꽤나 커서 2명이 누워도 될만한 크기였다. 그녀가 침대에 눕자 일리스가 어 느새 그녀의 옆으로 살짝 다가와서는 그녀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따뜻하다.'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사람이라는 것은.. 정말 따 뜻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침이 오는 소리... 대신 그녀는 누군가가 그녀를 깨우는 소리에 살며시 눈을 떳다. 여전히 그녀의 가슴에 파고든 채로 잠들어 있는 일리스를 쳐다 보고는 살짝 웃음을 짓고는 그녀를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서 시선을 돌렸다. 아이렌의 얼굴.. 그리고 그 옆에 똑같은 메이렌의 얼굴. 그리고 그 옆에 약간은 의아한 듯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라미니 아. 그녀는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자 눈을 깜빡이며 물 었다. "무슨일 이에요? 이렇게 다 몰려와서?" "로안느.. 아무리 밤이 외로워도.. 이런 것은 안되요." "음.. 인간은.. 동성과 이성을 가리지 않는군요." 정말로 어이가 없는 아이렌과 메이렌의 말에 그녀는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 다가 얼굴을 붉히고는 크게 소리쳤다. "지.. 지금 무.. 무슨 소리들이에욧!!" "아.. 말 더듬었다." "어머.. 사실이었어요?" 아이렌과 메이렌은 무척이나 기쁜 듯한 얼굴로 그녀를 향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정말로 어이가 없어져 버려서 여전히 얼굴을 붉히고는 말했 다. "말도 안되는 소리좀 하지마.." 그녀가 소리치는 도중... 그녀의 옆에서 자고있던 일리스가 부시시한 얼굴 로 일어났다. 잠이 덜깬 멍한 눈을 하고있는 일리스는 눈을 절반쯤 뜨고는 방을 한번 이리저리 둘러봤다. 그리고... 뒤쪽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냈다. "아하암.. 좋은아침.. 이지요?" 일리스가 인사를 건네자 그쪽에 서있던 세사람.. 아니 두 사람과 한 엘프는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였다. 일리스는 그런 세사람에게서 시선을 돌리고는 그녀를 바라봤다. '이.. 이건.. 왠지..' 그녀가 왠지 모를 불안감에 몸을 떨었을 때.. 일리스는 여전히 눈을 반쯤 뜬 상태에서 그녀의 목에 팔을 감았다. 약간 따스한 일리스의 팔이 그녀의 목에 닿자 그녀는 왠지 그 불안함이 더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일리스는 그녀의 목에 팔을 감은 채로 살풋이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어제밤... 로안느 뜨거웠어요."(몸이 따뜻했다는 말입니다. 엉뚱한 상상 하지마세요. -_-;) 방안에.. 정적이 흘렀다. 그 무거운 정적속에 일리스는 뭔가.. 엄청나게 순 진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도 엄청난 쇼크에.. 멍한 시선을 허공에 던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귓속으로 아이렌과 메이렌의 말이 뛰쳐 들어왔다. "어머...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지만.. 힘내세요." "후훗.. 이루어질 수 없음으로 해서 애절함이 생겨나는 것이지요." "아.. 아니야!!" 그녀는 너무도 절박한 마음에 아이렌가 메이렌의 말을 긴박한 마음을 담아 부정했다. 그런 그녀에게...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사이였군요. 그럼.. 전 나가드릴게요." 라미니아의 표정이 많이 무너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라미니아는 바람이 일어날 정도로 몸을 돌리고는 방의 밖으로 걸어나갔다. "라미니아아!! 그런게 아니라니까!" 그녀는 그렇게 절규했지만 라미니아는 이미 방 밖으로 나가버린 뒤였다. 그 녀가 허탈한 마음에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자 일리스는 여전히 그 순진한 듯 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녀에게 질문했다. "로안느.. 뭐가 아니에요? 네?" 순간.. 그녀는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일리스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 았다. 그녀의 눈앞에 앞일이 훤히 보이는 듯 했다. 아침까지 다 먹은 그녀 일행은 천천히 마을을 나서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 렌과 메이렌이 떠나기 전에 그녀의 귀에 속삭이던 말이 생각 났다. '당신은.. 과연 그를 알고도 복수할 수 있을 까요? 후훗..' 그녀는 그런 메이렌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 녀의 옆쪽에 걷고있는 한마리의 말과 한명의 사람과 한명의 엘프가 그녀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그녀에게 시선을 집중 시키고 있 었다. "일리스.. 왜그래?" "아.. 아니요." 그녀는 갑작스럽게 그녀에게 질문해오는 로안느에게 대충 아무렇게나 대답 을 하고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그녀 일행이 마을밖으로 나갈 때 쯤에 다시한번 그녀의 귓가에 아이렌인지 메이렌인지 확인이 불가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걸이.. 소중한 것이라면 잘 챙기세요. 후훗..- 그녀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그녀가 갑작스럽게 멈추어서는 뒤를 돌아보자 로안느와 라미니아는 다시한번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 미.. 미안해요." "어머... 일리스. 밤이 너무 뜨거웠나요?" 아주.. 직설적인 라미니아의 질문. 그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고, 로안 느는 정체불명의 체조를 하다가 라미니아의 입을 덥썩 가리고는 말했다. "그런 것. 아니라니까요!!" 그녀는 그런 로안느의 행동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걸음을 옮겼다. '충분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앞을 바라봤다. 넓게 펼쳐진 평원위로 난 길.. 열 사의 대지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돌로된 바닥은 그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일정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는 그런 일정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일정한 간격. 일정한 속도로 걸어갔 다. 이 왕성이라고 하는 곳은 그에게는 언제나 가지고 싶은 곳이면서 동시에 부 수고 싶은 곳이었다. 그는 그런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힌 채로 목적지에 도 착했다. 그는 문앞에 서있는 경비병들을 한번씩 쳐다보고는 그 문앞에 서서 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승부로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입을 열었다. "폐하! 들어가겠습니다!" "들어오게." 그는 문닫혀진 문의 너머에서 왠지 분위기가 있어보이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이름보다는 국왕폐하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불리우는 사람이 의자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하. 평안하신지요?" "허허.. 그런 통속적인 인사는 그만두어 주지 않겠나?" 국왕은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들어서 맞은편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그는 국왕이 가리키는 그 의자에 앉아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폐하의 안색이 날로 나빠지시는군요." "허허.. 하나있는 딸이 그렇게 속을 썩이니 말이야.." "공주님에 관해서는 그렇게 겸손하지 않으셔도 됨니다." "그런가? 그냥 하는 말인줄 알면서도 기분이 좋구만 그래." '그냥.. 하는 말이 아니지. 그 녀석이 목숨을 바쳐서 사랑했던 여자니까..' 그는 그런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띄웠다. 이 세상에 존재마저 남기고 싶지 않은.. 그런 여자.. 하나 죽인다는 것은 너무 통속적인 복수였다. 그녀는 그가 일리안을 죽이도록 만든 여자였다. 그런 여자는.. 마음속 근본 부터..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까지 철저하게 부숴야 했다. 그렇지 않고는.. 그 자신이 납득하지 못했다. 그는 그런 마음에 입가에 띄운 미소 를 지우지 않고는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번에 제가 질 좋은 아삼 티를 구했습니다. 한잔 드셔 보시겠습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마른 차잎을 넣어둔 조그만 상자를 품속에서 꺼내었 다. 국왕은 그가 내민 그 상자를 받아서는 잠깐 열어서 안을 들여다 본 후 에 기분이 좋은 듯이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허어.. 정말로 좋아보이는군. 어떤가? 자네도 한잔 마시고 갈텐가?" "네." "여보게. 여기 이 차를 두잔만 다려오게." 국왕은 그에게 받은 차를 시녀에게 시켜서는 다려오게 만들었다. 그는 그 찻잎을 들고가는 시녀를 향해 아무도 모르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희생.. 인가?' 그는 그 시녀가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다시금 국왕에게로 시선을 돌리고 는 웃음을 지었다. 눈앞의 의심많은 늙은이는 분명히 그를 의심하고 있었 다. 그는 평소에 국왕의 용이주도함을 알기에 다시한번 웃음을 지을 수가 있었다. "그나저나... 키리온.. 그 사람은 얼마나 걸린다고 하던가?" "네. 키리온은.. 조금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영원히.. 이겠지만..' "허어.. 그런가? 자네 혼자서 힘들겠군."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국왕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방의 한쪽에서 조금전 찻잎을 받아간 시녀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는 찻잔 2개를 가져왔다. 국왕은 그중 하나의 찻잔을 받아들고는 시녀가 찻잔과 함께 가져온 스푼으로 차를 저었다. '정말로... 용의주도하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국왕이 들고있는 스푼.. 은 분명히 은으로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은이라는 금속은 보통의 독과 반응하 게 되면 검은색으로 변색을 하기 마련이다. 그는 찻잔을 입에 가까이 대고 아직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국왕을 향해 시 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차에서 올라오는 향기가 그의 코를 간지럽혔다. 국왕은 차를 다 저은 것인지 스푼을 들어서는 그것을 한번 쳐다본 후에 웃 음을 짓고는 말했다. "허허.. 왜 그렇게 사람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건가? 차라는 것은 관상용이 아니네." "아.. 네에." 그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입가에 가져갔던 찻잔을 기울여서는 찻물을 입안으 로 흘려넣었다. 은은한 향기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의 앞에있던 국왕은 그가 찻물을 삼키는 것을 보고난 후에야 그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정말로... 사람을 못믿는 늙은이로군..' 그는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기분좋은 미소를 짓고는 국왕을 향해 입을 열었다. "국왕폐하.. 그것을 알고 계십니까?" "음.. 무엇을?" 국왕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는 국왕의 목젓이 움직 이는 것을 보고는 너무도 생각대로 흘러가 준다는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 다. "독이라는 것은 모두 은과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 은과 반 응을 해야만 인체에 해를 끼치는 녀석도 존재하지요." "뭐.. 뭣이라?" "하하.. 뭘 그렇게 놀라시는 것입니까? 혹시 그 스푼은 은이었습니까?" "너... 너.. 커억!" 국왕은 일어서려는 자세를 잡았다가 피를 토하는 입을 틀어막았다. 국왕의 손가락 사이로 검붉은 피가 주르륵 새어나왔다. 그는 몸을 떨며 그를 향해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 국왕에게 말했다. "제가 왜 이러느냐.. 라고 묻는 눈빛이로군요. 글쎄요..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했으니.. 전체를 얻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얼굴에 미소를 지웠다. 국왕은 피를 흘리며 테이블 위로 커다란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안쪽에서 차를 다려온 시녀가 국왕이 쓰러지는 소리에 걸어나와서는 쓰러진 국왕을 보고 창백해진 얼굴로 주저 앉았다. 그는 심각해진 얼굴로.. 그리고 급박함을 가득 담은 목소리로 밖을 향해 소리쳤다. "폐하께서 독에 당하셨다!! 밖에 아무도 없느냐?!!" 그의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문 밖에 서있던 경비병들이 방 안으로 뛰 어들어왔다. 그들은 방안으로 들어와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국왕 을 보고는 놀라서 절규했다. "오오.. 이런.. 국왕폐하.." "어떻게 이런.." "나와 차를 즐기시던 도중 쓰러지셨다. 지금 당장! 저 여자를 잡아들여라! 그리고 왕성 전체에 비상령을 내려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밖으로 걸어가는 그의 뒤쪽에 서 그 시녀가 자신은 결백함을 소리치고 있었지만 그는 비웃음을 흘리며 무 시했다. 밖으로 나온 그는 그 길로 곧바로 왕실 친위기사단의 단원들이 모여있는 곳 으로 걸어갔다. 그가 단원들이 모여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시끌벅적하 던 안이 조용해졌다. 현재의 왕성은 국왕이 쓰러지자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 지 못할 정도로 급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폐하께서.. 시해당하셨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단원들에게 침통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그렇게 말했 다. 단원들은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모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런 단원들에게 빠르게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왕실 친위기사단 이라는 이름을 달고 폐하를 지켜내지 못했다. 우리에게 그런 것 만큼의 수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사태 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국가 전체가 위험해진다. 모두.. 지금부터 성에서 어 떤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라. 어떤 정보도 새어 나가서는 안된다. 그리고.. 의심이 가는 귀족들은 모두 심문할 것이니 하나도 빠짐없이 잡아 들여라. 병력은.. 얼마든지 사용해도 좋다." "알겠습니다!" 기사단의 사람들은 모두 수치심으로 붉어진 얼굴로 그렇게 말하고는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는 그런 그들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어수선한 궁 내부를 천 천히 걸어갔다. 그는 국왕과 그에게 차를 다려준 시녀를 잡아둔 곳으로 걸어갔다. 안쪽에서 커다란 고함소리와 함께 여자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그는 안쪽으로 들어가서는 여자의 머리를 잡고있는 사내를 밖으로 내 보내 고는 그 여자의 맞은편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미안하군. 죽어줘야겠어." "뭐.. 뭐라구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해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직 의아한 듯한 눈빛을 하고있는 그 시녀를 향해 검을 뽑아서는 휘둘렀다. 허공에 흰 선이 그어진다고 느낀 순간.. 그 시녀 의 목은 어느새 몸과 떨어져서는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가 바깥으로 내보냈던 그 사내가 안의 상황을 보고는 놀란 눈을 뜨고 있었다. "자신이 독을 탔다고 자백했다. 이제..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내야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사내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문을 나섰다. 뒤쪽에 서 그를 향해 고개를 그 남자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느꼈다. '크큭.. 역시 영웅이라는 허명은.. 좋은 것이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 천천히 어두워지는 왕성의 복도를 걸어갔다. 그 가 걸어가는 복도의 맞은편에서 금발의 긴 머리를 늘어뜨린 여자가 달려왔 다. 붉어진 얼굴.. 그리고 불신이 가득차 있는 푸른색의 눈동자.. 그는 그 여자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을 실리스는 듣지 못한 것인지 그 커다란 눈에 눈물을 머금고는 그를 스쳐서 지나갔다. 그는 그런 실리스의 뒷모습을 보며 나직한 웃음을 흘렸다. "크큭.. 그래.. 한없이.. 바닥까지 절망해 봐라."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몸을 돌려서는 성 밖에 위치한 그의 저택으로 걸음 을 옮겼다. 성 안은 무척이나 소란스러웠지만 성 밖은 왕이 시해당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이 무척이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잘 해주고 있군..' 그는 왕실 친위기사단의 단원들이 성과 밖을 아주 잘 막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의 저택에 도착한 그는 그를 맞이하는 하인에게 옷을 건네고는 자신의 방 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 보이는 밖의 전경은 무척이나 멋져 보였다. "나에게 왕위를 그냥 넘겼다면.. 이런 극단적인 방법은 쓰지 않았겠지. 의 심이 지나쳤어.. 국왕."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나직한 웃음을 흘렸다. 자신의 의자에 앉은 그는 목뒤가 시원해짐을 느끼고는 의자의 등받이에 기댄채로 천장을 뚫어져라 쳐 다봤다. '음?' 그는 어느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라는 느낌이 들자 의자 에서 일어나서는 방의 한쪽에 나있는 창문을 열었다. 그가 창문을 열자 허 공을 땅처럼 밟고 서있던 누군가가 창틀에 걸터 앉았다. 허리까지 기른 푸른색의 머리에 오똑한 콧날.. 그리고 위로 조금 치켜 올라 갔지만 커다란 눈.. 어딜 봐도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외모였지만.. 그 주위로 흐르는 분위기로 인해 친근함을 느끼기는 힘든 사람인 것 같았 다. "무슨 일이지?" "그리디스가... 실패했다." "음..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로군.. 그런데.. 누가 그리디스를 죽 일 수가 있는 것이지? 그리디스는 데몬마저도 데리고 가지 않았었나?" 그의 말에 그 푸른색 머리의 여자는 할 말이 없는 듯이 입을 다물었다. 그 는 그런 그녀를 쳐다보다가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후훗.. 세상의 재미는 예상치 못한 일의 발생이지. 내 예상대로만 흘러간 다면.. 이 세상은 재미없는 것 아니겠어. 젤러시안.. 그리디스를 방해한.. 모든 인간을 죽여버려. 그리고.." "음?" "키리온과 올리에.. 이 둘이 만약.. 칸클리노 미궁에서까지 살아서 온다면. . 둘다 죽여라." 그가 그렇게 말하자 그 푸른색 머리의 여자는 그의 목에 그 가늘은 팔을 뱀 같이 감고는 숨결이 느껴질 만큼의 거리에서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 다. "내가.. 질투의 젤러시안이라고 불리는 마족이지만.. 후훗.. 당신에 비하면 나는 천사일지도.." "잔말말고.. 떨어져라." 그가 그렇게 소리치자 젤러시안은 요염한 미소를 짓고는 그의 목을 감았던 팔을 풀고는 그를 향해 말했다. "자신이 죽인 인간을 잊지못해.. 이지경이라니.. 인간이란 정말로 이중적인 존재야." "닥치고 약속이나 이행하시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이 몸을 돌렸다. 젤러시안 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손가락을 깨물며 말했다. "후훗.. 당신같이 매력적인 인간을.. 놓칠 수는 없지. 당신의 마음은.. 언 젠가 내가 가져가도록 하지."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하늘을 날아서 그의 저택에서 멀어졌다. 그는 열려진 창으로 차가운 밤바람이 불어들자 굳은 표정으로 그 창문을 닫고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불은 켜지 않아 방안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내 마음? 그 따위 것은.. 일리안의 가슴을 내 검으로 뚫었을 때.. 이미 부 숴버렸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는 눈을 내리감았다. 이 제..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바위가 녹아내릴 것만 같은 더위.. 그녀는 저 멀리에 보이는 땅이 가물가물 해지자 눈을 비비고는 이빨을 꽉 물었다. 지독하다. 살인적이다.. 혹은 빌 어먹을 태양신 저주받아라!! 라고 소리치는 기분을 이제서야 알 것 같았다. 그녀의 이마에서 솟아난 땀방울 하나가 그녀의 눈으로 또구르르 굴러들어갔 다. 땀이 눈으로 들어가자 그녀는 놀라서 눈을 비볐다. 옷속으로 흘러내리 는 땀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은.. 괴물이야." "헤에.. 덥다." 그녀의 말에 일리스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말했다. 일 리스도 무척이나 더운 것인지 평소에는 끝부분만을 끈으로 묶어두던 머리카 락을 지금은 중간 부분을 한번 더 묶어서는 앞으로 늘어뜨리고 있었다. 그녀는 일리스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자 숲의 종족.. 라미니아를 돌아봤 다. 평소에 표정변화가 거의 없는 라미니아는 지금 상황에서도 표정 변하가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무표정한 얼굴로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라미니아는 표정이 아닌 온몸으로 '힘들다'라는 것을 호소하고 있는 듯 했다. "휴우.. 정말로 열사의 대지에 가까워 졌다는 것을 실감하게 만드네. 일리 스. 너.. 어떻게 지나갈 것인지는 생각해 뒀겠지?" "네! 당연하지요." 그녀는 일리스의 너무도 당당한 대답에 만족하며 지나가는 듯한 어투로 질 문했다. "그래.. 어떻게 갈건데?" "사나이 악으로 깡으로!" "응.. 그래?" 그녀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몇걸음을 걸어가다가 그 자리에서 멈추어서서는 일리스를 돌아봤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일리스는 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 고 무척이나 시원해 보이는 미소를 그녀에게 지어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미소에 감사를 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건 그냥 몸으로 떼우자는 소리잖아!!" "에에? 아니에요. 사나이 깡에는 불가능은 없다.. 라고 하던데?" "누가 사나이야?!" "로안느요." 일리스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손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 사나이...'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얏!"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일리스의 머리를 손으로 잡았다. 그녀가 약간 흥 분해 있자 뒷쪽에서 헉헉거리는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거... 왠지... 납득이 가는 말이로군요." "그런 것 납득하지마!!" 그녀의 그런 절규가 너무도 뜨거운 태양 때문에 구름한점 없는 푸른 하늘에 울려퍼졌다. 그녀는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흥분하니까... 더워."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눈앞을 가리는 앞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바 람이라도 한번 시원하게 불어와 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녀의 뒷쪽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죽을 것만 같은 표정을 하던 라 미니아가 급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물냄새!"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람소리가 들릴 정도의 속도로 그녀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물냄새.. 라니?' "마을에 가까이 왔나봐요." 일리스는 멍하니 있는 그녀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며 걸음 속도를 빠르게 했 다. 그녀또한 조금이라도 빨리 시원한 물에 뛰어들고 싶었기에 거의 뛰는 듯한 걸음걸이로 라미니아의 뒤를 쫓아갔다. "보.. 복잡해!"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아?!" 마을로 들어선 그녀는 경악속에 허우적 대고 있었다. 이렇게 살인적으로 더 운 곳에 마을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신기한 것이지만.. 그 마을이라는 곳이 엄청나게 크다.. 라는 것은 그녀로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마을을 찾아서 먼저 뛰어왔던 라미니아는 사람들 틈에 부대끼다가 결국은 축 늘어져 버려서 그녀가 거의 끌고가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녀와 일리스는 일단 늘어진 라미니아를 추스르기 위해서 여관을 찾기 시 작했다. 마을이라기 보다는 거의 도시에 가까울 정도의 크기였지만 여관이 라는 곳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관의 위치를 물어도 다만 이쪽 저쪽이라는 말만을 할 뿐 구체적인 위치는 말하지 않았다. 한참동안 그렇게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던 일리스가 한산한 샛길쪽을 가리키며 말했 다. "골목길로 빠져나가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응." 그녀는 일리스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마을 중간을 가로지르는 대로쪽에서 조금 벗어나자 조금전 사람 이 그렇게 많았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한산했다. "휴우.. 좀 살것같다.. 라미니아? 괜찮아요?" "아.. 니요.." 축 늘어진 라미니아는 그녀에게 온몸을 맡기고는 고개만 들어서 다 죽어가 는 목소리로 말했다. '더.. 더워.. 짜증이..' 그녀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삭히며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일리스도 더운 것은 마찬가지인 모양인지 평소에 늘 짓고있는 웃음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와 일리스는 그렇게 조금 짜증스러운 마음으로 한적한 골목길에 들어섰 다.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큰길에서 조금 떨어진 그 골목길에 들어선 그 녀의 목에 갑작스럽게 단검이 들이밀어졌다. "응?" 그녀는 단검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에 시선을 돌려서 그 단검을 들고있는 팔 의 주인을 쳐다봤다. 별다른.. 특이한 점이 없는 평범한 남자. 그녀는 어이 가 없어서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그녀와 일리스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 는 사람 이외에도 두사람이 더 있었다. 일리스는 자신의 목에 들이밀어진 단검을 쳐다보며 '나 지금 짜증나!'라는 것을 완전히 써서는 얼굴에 붙이고 있었다. "무슨.. 짓이지요?" "그걸.. 몰라서 묻는거냐? 너희들.. 돈 꽤나 있어보이는데 말이지.." 그녀의 목에 단검을 들이댄 남자가 음흉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하아...'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라미니아를 부축하지 않고있는 손을 뻗어서는 그 단검의 날을 잡았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단검을 들이대고 있는 그 남자는 그녀의 목으로 단검을 찔러 넣으려 했다. 그녀는 단검을 잡은 채로 그 단검이 찔러오는 거리만큼 뒤로 물러나서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몇대나... 맞을래요?" "뭐?" "퍼억!" 그녀는 그녀에게 칼을 들이민 남자의 배를 발로 힘껏 차고는 그 남자가 놓 친 단검을 재빨리 뒤로 돌면서 던졌다. '휘익!'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뒷쪽에서 그녀를 향해 다가오던 한 남자의 옷소매를 꿰뚫고는 나무로 된 집의 벽에 박혔다. "치사하게.. 여자를 뒤여서 덥치다니.." "로안느는.." "응?" 그녀는 어느새 두명의 남자를 바닥에 눕혀버린 일리스가 입을 열자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일리스는 그녀가 벽에 옷을 꿰어버린 사내쪽으 로 다가가서는 말했다. "로안느는.. 사. 나. 이." "끄.. 끊어서 강조하지마!!" 그녀가 엉뚱한 일리스의 말에 흥분하고 있을 때... 묘한 웃음을 머금고 있 는 일리스는 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서는 그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좋은 여관하나 소개시켜 주실래요?" "뭐라고 하는거야? 내가 그런 것을.." "아아.. 그러시다면.. 가르쳐 주실때까지.. 처음에는 손가락 마디를 하나씩 부숴드릴게요. 그 다음에는 하나씩 손톱을 뽑아드리지요. 그래도 말하기 싫 으시다면 피부를 갈라서 근육의 멋진 색깔을 구경해 볼 의향도 있어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언제 주워든 것인지 모르는 조그만 돌을 손으로 꽉 쥐었다. 마법인지 순수한 힘인지는 모르지만 그 돌은 곧 잘게 부숴져서 는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말해주실 의향히 있으신가요? 아.. 그리고 만약 여기서 거짓말을 하셔서 엉뚱한 곳으로 보내신다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으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녀의 오른 쪽에서 커다란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일리스에게 질문을 당하고 있는 그 남 자는 불기둥이 솟아 올라오자 얼굴빛마저 달라져서는 눈앞의 일리스를 다시 쳐다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그 남자의 얼굴을 마주보고 상큼한 미소를 지 으며 입을 열었다. "뭐.. 가볍게 태워드리지요. 이제 말씀해 주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아. 네." 생글생글 웃는 일리스의 얼굴을 본 그 남자는 즉각적으로 대답했다. '짜증이... 난 거로군...' 그녀는 일리스가 현재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온도가 높고 습도가 높으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물론.. 습도가 낮다해도 온도가 높으면 기분이 좋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여름 온도는 보통 35도 이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불볕더위라고 부르며 태양을 저주하곤 한다. 그녀는 이공간에서 온도계를 하나꺼내어 들었다. 온도계의 눈금이 가리키는 숫자는... 44도. 온도를 확인하고 나자 괜시리 더 스트레스를 받는 느낌에 그녀는 온도계를 가방에 집어넣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으으.. 제대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괴물이야.."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종족일지도.." 로안느와 라미니아가 이 더위에 대한 감상을 한마디씩 말했다. 라미니아는 이미 걷기가 힘든 것인지 로안느에게 기대어서는 축 늘어져 있었다. 그녀또 한 이 더위라는 것에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받았기에 조금전 만났던 그 강도 (였나...?)들에게 화풀이를 해버린 것이다. '여관이.. 이쯤일텐데..' 그녀는 두리번거리며 그 강도(라고 하기에는 문제가..)들에게 들은 여관을 찾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치이며 주위를 둘러본 그녀의 눈에 조 그만 간판 하나가 눈에 띄었다. '불타는.... INN..' "저거.. 여관이겠지요?" "작명센스.. 하고는..."(누구한테 하는 말이야? -_-;;) 그녀와 로안느는 눈앞에 보이는 그 여관으로 라미니아를 끌고는 들어갔다. 실내로 들어서자 그래도 땅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꽤나 시원하게 느껴졌다. "어서옵셔!!"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자 꽤나 커다란 목소리로 종업원이 인사를 건네었다. 술집으로 보이는 1층은 한낮이라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비어있는 테이블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방3개.. 주세요." "하하.. 꽤나 지치셨나 보군요. 한분은 이미 빈사상태네요. 확실히 이곳의 기후는 보통사람들이 견디기에 힘들지요. 네. 방3개. 여기있습니다." 그녀는 카운터로 가서 돈계산을 하고는 열쇠 3개를 받아들고 위층으로 올라 갔다. 그녀와 로안느는 일단 라미니아를 방에 눕혀두고는 자신들도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서는 침대에 쭉 뻗어버렸다. '밤이되면.. 움직여야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나... 너무도 극심한 더위에 잠 은 올것같지 않았다. 이런 기후속에 우물이 마르지 않은 것에 대해 그녀는 하늘에게 감사를 드리 며 옷을 입은 상태로 물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로안느는 몇번 물을 뒤집어 쓰다가 지친 것인지 우물에 등을 기대고는 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녀는 물 을 한번더 뒤집어 쓰고는 우물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았다. 태양은 이미 서쪽 지평선 아래로 가라앉아 하늘은 검은색으로 천천히 물들어가고 있었지 만 더위는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휴우.." 그녀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한번 쭉 짜냈다. 명호오빠가 지금 그녀를 보았다면 속옷이 다 비친다.. 라는 생각을 하며 헤 벌쭉 입을 벌리고는 쳐다볼 만한 모습이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쓰고 싶지 않 은 그녀는 축 늘어졌다. "라미니아... 일어났어요?" "...네." 해가 떨어져 조금 시원해지자 라미니아는 비틀거리며 여관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인지 얼굴 색은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았 다. 그녀는 라미니아가 우물의 물을 떠서 마시자 일어나서 옷을 꾹 쥐어짜고는 여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너무도 더운 탓에 아침과 점심식사마저도 걸러버 렸기에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그녀가 여관 안으로 걸음을 옮기자 그녀의 뒤로 로안느와 라미니아도 힘빠 진 걸음을 옮겼다. 여관 1층의 술집은 날이 어두워져 오자 점점 사람이 늘 어나고 있었다. 그녀와 일리스, 라미니아는 근처에 있는 아무 테이블에나 앉아서는 손을 들고는 말했다. "여기.. 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카운터에서 일을 보고있던 중년의 남자가 주문을 받 으러 왔다. 그 남자는 축 늘어진 그녀들을 보고는 사람좋게 웃으며 말했다. "허허... 무척이나 더우신가 보군요..." "두말하면... 잔소리지요.." 그녀는 축 쳐지는 자신을 붙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와 라미니아는 간단 한 빵과 맥주를 시켰지만 로안느는 주문이라는 것도 하기가 귀찮은 것인지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한마디를 던졌다. "이 가계에서 가장 자신있어하는 요리. 그리고.. 맥주." "하하.. 네. 그럼 기대하고 계세요."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방으로 걸어들어갔다. 여관 안에 있는 사람들 은 덥지도 않은 것인지 정신없이 떠들며 웃고 있었다. 그녀는 멍하니 앉아 있다가 그녀의 옆으로 지나가는 꽤나 인상좋게 보이는 사람을 하나 잡고는 질문했다. "저기.. 아저씨.." "응? 뭐야?" 그녀가 갑작스럽게 옷을 잡으며 그 사람을 부르자 그 남자는 의아한 눈빛을 보이며 그녀를 내려다 봤다. 그녀는 그 남자에게 살포시 웃으며 질문했다. "열사의 대지... 를 가로질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 떤 사람들인지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응? 그거야 어렵지 않지만.. 그건 왜? 너희들이... 열사의 대지를 건너가 려고?"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는 축 늘어져있는 라미니아와 로안느를 보고는 피 식 웃음지었다. 그리고 충고를 하는 듯이 말했다. "겨우 이정도 더위에 저렇게 축 늘어지면.. 정말 열사의 대지 안으로 들어 가게 되면 견디기 힘들거야." "그래도 상관없으니까.. 가르쳐 주실래요?" 그녀가 웃으며 부탁하는 투로 말하자 그 남자는 얼굴을 약간 붉히고는 뒷머 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하.. 뭐 그들이 하는 일이 불법이긴 하지만 어차피 공공연한 것이니.. 가르쳐 주기 어려운 것은 아니지. 여기 밖으로 나가면 마을에서 가장 커다 란 건물을 찾아. 그 건물의 주인이 그 상단의 주인이니까." "감사합니다." 그녀가 그렇게 감사인사를 건네고는 시선을 돌려버리자 그 남자는 아쉬운 듯이 입맛을 한번 다시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녀와 그 남자가 이야기 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있던 로안느는 무척이나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 녀에게 질문했다. "열사의 대지를.. 가로질러서 장사를 하다니?" "음.. 로안느는 모르고 있었나요?" "그런 사람들이.. 있어?" "에에.. 잘 생각해 보세요. 열사의 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경을 맞대고 검문을 받아야 하지요? 제가 알기로는 바르실미르 왕국과 다이펜 왕국은 정 말로 사이가 나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 수출입이 금지된 물품들 을 가지고 사업을 하려면 열사의 대지를 가로지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것 이지요." "그러니까.. 불법이라는 거로군." "에에... 그렇지만.. 이곳 사람들은 그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대부 분 일걸요."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한숨을 푹 쉬고는 다시금 축 늘어졌다. 알면서 묵인 하는 것이라는 것을 로안느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 후에 그녀들에게서 주문을 받아갔던 그 남자가 손에 맥주 세잔을 들고 는 그녀의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허허.. 열사의 대지를 건너가신다고요?" "네." "그건.. 쉬운 일이 아닐텐데.. 그리고 그 상단을 장악하고 있는 타데안이라 는 사람은... 무척이나 괴팍하지요.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열사의 대지를 가로지르는 일이 끼워주지 않는답니다." 그 남자는 맥주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그렇게 말했다. 로안느는 그 맥주잔 을 집어들어 입안으로 흘려넣고는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어떻게 괴팍하다는 것이지요?" "음... 저는 그 사람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일단.. 어린 여자 를 무척이나 좋아하지요. 그리고... 얼굴이 예쁘면 금상첨화라고 말하곤 하 더군요. 거기에 검은색 머리라면.. 사족을 쓰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에? 에?"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라미니아와 로 안느 또한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콧 등을 긁적이며 말했다. "에? 왜 그렇게 쳐다봐요?" "훗.. 일리스." "네?" "태초부터 지금까지 남자에게 가장 잘 먹히는 수단을 써야겠다." "에에?" "미인계다." 그녀가 어이없는 눈을 뜨고는 멍하니 있을 때... 그 주문을 받던 남자가 카 운터로 걸어가서 무엇인가 담긴 그릇을 가지고 걸어왔다. "자. 주문하신 식사가 나왔습니다. 저희 여관에서 가장 자신있어하는 식사. ." "뭔가.. 고소한 냄새가.."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남자가 들고오는 커다란 그릇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 남자는 그런 로안느에게 기분좋게 웃어보이고는 그릇을 내려놓 으며 말했다. "코브라 죽과 코브라 육회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로안느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떨어진 후 몇시간이 지나가서 그런 것인지 낮의 그 살인적인 더위는 여관 밖으로 나와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거리에 사람들은 낮보다 훨씬 더 많아져서는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 다. 커다란 길의 좌우로 늘어선 술집(여관이 아님)에서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서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간간히 보이는 골목길 로는 화장을 짙게한 여자들이 야릇한 웃음을 짓고는 지나가는 남자들의 시 선을 빼앗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으윽.. 아직도 속이 매슥거려.."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기름이 둥둥 떠있는 코브라 죽 에다가... 붉은색의 피가 아직 뚝뚝 떨어지는 육회라니... 그녀는 그것을 상상하자 속이 더욱 더 거북해졌다. "제일 커다란 집이라니... 저 앞에 보이는 저것을 말하는 거겠지요?" "저건.. 집이라기 보다는.. 거의 궁전에 가깝군요." 그녀는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일리스와 라미니아의 말에 앞쪽에 보이는 커다란 집을 쳐다봤다. 그리고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자신도 모르게 중 얼거렸다. "저게... 어디를 봐서 개인이 소유한 건물이라는 거야?" 그녀는 그렇게 놀라며 아직 그 집과 거리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눈 에 보이는 부분만으로도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그 건물에 놀라고 있었다. 끝을 모르게 뻗어있는 커다란 담장.. 그리고 그 안으로 자리잡고 있을 커다 란 정원과 정원의 가운데에 높게 세워져 있는 3층의 건물.. 그것은 한 나라 의 왕성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그 타데안이라는 사람... 돈이 많긴 한가보네..' 그녀는 그런 생각에 머리를 긁적이며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귓속으로 찢어지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너따윈 죽어버렷!!!!" "가슴좀 만진다고 닳는건..... 우와아앗!" 약간 엄한 소리를 하는 남자의 비명소리와 함께 옆쪽의 골목길에서 한 남자 가 튕겨져 나오듯이 뒷걸음질 치며 일리스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남자 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뒷걸음질을 멈추었지만 때마침 골목길 안에서 날아온 바가지에 얼굴을 정확히 맞고는 일리스의 품으로 넘어졌다. "응?" 그 남자가 넘어지자 일리스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그 남자를 살짝 피해냈다. 그 덕분에 땅바닥으로 넘어진 그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고 있었다. 일리스는 그런 그 사람을 손을 뻗어 일으켜 세우고는 말했다. "괜찮아요?" 일리스의 말에 그 남자는 얼굴을 문지르던 손을 뻗어서 일리스의 손을 잡고 는 넘어졌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그제서야 그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나이를 많이 잡아봐야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갈색머리의 남 자였다. 무척이나 가늘은 머리카락은 살랑이는 바람에도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아래로 자리한 커다란 눈 안에는 어두운 밤에도 잘 보이는 푸른 색의 눈동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오똑한 코, 가늘지만 강인해 보이는 턱선. 한마디로 전형적인 미남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 남자는 멍한 시선을 일리스에게 던졌다. 그리고.. 한참 동안 일리스와 시선을 맞추던 그 남자는 갑작스럽게 일리스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그리고... 무척이나 진지하고 정중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입을 열 었다. "결혼합시다." "퍽!" 그 남자의 입이 열림과 동시에 일리스의 손이 반사적으로 뻗어져서는 그 남 자의 얼굴을 정확히 때렸다. 그녀는 그 남자가 한 말에 몸이 절반쯤 굳어서 는 바닥에 넘어져 있는 그 남자를 쳐다봤다. 옆에 서서 앞으로 손을 뻗고 있는 일리스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휴.. 위험했어." '뭐... 뭐가?' 그녀는 일리스의 나직한 중얼거림에 식은땀을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서 멍한 시선으로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는 그 남자에게 말했다. "뭔가 수작을 부릴려고 한 것이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어요." 그녀의 그런 친절한 말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는 일리스에게 맞은 자신의 얼 굴에 손을 대고는 멍한 시선을 일리스에게 던졌다. 그리고... 그 멍한 시선 을 유지한채 멍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필이 꽂혔어..." '벼... 변태..' 그녀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라미니아 는 뒤에서 가만히 그것을 보고있다가 그녀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필이 꽂힌게 아니라.. 주먹이 꽂힌 것이 아닌가요?" "아하하.. 그.. 그게.." 그녀는 엘프인 라미니아에게 인간의 복잡미묘하고 이상 야릇한 감정을 알려 주는 것에 대해서 무척이나 곤란함을 느끼고는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그녀 가 그렇게 웃음을 흘릴 때.. 그 남자는 어느새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서 일 리스의 어깨를 다시 꽉 잡고는 말했다. "신혼여행은... 응?" 그 남자가 입을 열자 일리스는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한 손으로 그 남자 의 팔을 잡고는 나머지 한손으로 옷깃을 잡았다. 그리고.. 품안으로 파고 들었다. "오오.. 그렇게 내 품으로 뛰어들지 않아도.. 내가 당신의 품으로.. 우헥?" 일리스가 갑자기 품으로 뛰어들자 좋아하던 그 남자는 어느새 일리스에게 매쳐져서는 땅바닥에 큰대자로 뻗어버렸다. 일리스는 그 남자의 얼굴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목 뒤로 넘기며 몸을 일으키고는 그녀에게 말했다. "빨리가요." "으.. 응." 그녀는 먼저 걸어가는 일리스의 뒤를 따라서 걸어가며 바닥에 널부러져 있 는 그 남자를 돌아봤다. 어느새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그 남자는 그녀에게 들릴만한 소리로 중얼거렸다. "으음.. 구애 방법이 좀 틀린건가?" '어.. 어디가 조금이야?' 그녀는 그 남자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저으며 일리스의 뒤를 따라갔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우연으로 일어난 일이 아주 운잉 없는 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녀는 지금 눈앞에서 자신에게 맞고 매쳐지고도 생글거리며 웃고있는 그 타데안이라는 사람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뭔가 꼬여도 이렇게 꼬이는 일은 그녀로서도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이 저택에 도착했을 때.. 부터 뭔가 조금 이상하긴 했다. 그녀들이 저택앞 에 도착하자 아무 말도 없이 문을 열어준다거나 그 넓은 정원을 가로지르는 동안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모두 그녀들을 향해 인사를 한다거나.. 집사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무척이나 친절하게 집안을 안내해 준다거나.. 그럴 때 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다.(어디가.. 조금이냐?) 그녀의 뒤에... 그녀가 얼굴에 스트레이트를 한번 먹인 후에 땅바닥으로 메쳐버린 그 남자가 따라 오고 있었다는 것을... "그런데 용건이 무엇이지요?" 타데안은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조금전과는 틀린 분위기를 풍기는 얼굴로 이야기했다. 얼굴에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은 여전했지만 조금전의 그 어설픈 웃음과는 뭔가가 틀린 느낌이었다. "당신이 타데안씨?" "일단.. 그렇게 불리긴 합니다만.." "바보에 변태." 그녀가 웃으며 가볍게 이야기 하자 타데안의 웃는 얼굴에 핏줄이 하나 돋아 났다. 그녀가 그런 타데안에게 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그녀의 옆에 앉아있 던 로안느가 재빨리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는 말했다. "아아... 이건 그러니까.." "하하.. 점점 더 마음에 드는군요. 뒤에서 욕을 하는 것보다 그 사람의 앞 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더 힘든 법이지요. 그래요.. 용건은 대충 알겠습 니다만.." "에? 말하지.. 않았는데.." 로안느의 말에 타데안은 무릎을 손으로 감싸며 약간은 자신감이 흘러 넘치 는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런 것을 모른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물 이겠지요." 그녀는 그런 타데안의 말에 자신의 입을 막고있는 로안느가 손을 치우자 그 녀는 목을 간지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타데안은 그런 그녀를 보고 있 다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다시 덥썩 잡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결혼식은 언제로 할까요?" "에?" "원하신다면.. 마을 전체를 결혼식장으로.." "퍼억!" 그녀는... 본능적으로 한번 더... 주먹을 뻗고 있었다. 타데안은 자뭇 심각한 얼굴로 그녀와 일리스, 그리고 라미니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안됩니다. 그건 허락할 수 없어요." "멍든 얼굴로.. 심각한척 해봐야 분위기가 안나오는걸." 그녀의 그런 말에 타데안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음을 흘리고는 그다지 기 분이 나쁘지 않은 듯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라고 하지요. 뭐.. 그 쟁취의 훈장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나저나.. 아이는 셋으로... 가 아니고 열사의 대지를 함 께 가는 것을 허락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열사의 대지에서 저희들은 여러분들을 지켜낼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열사 의 대지를 건너 다니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 는 사람들에 한해서이지요."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며 그녀들이 동행하는 것을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을 얼굴에 써놓은 듯한 표정을 짓고는 그녀에게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자신의 한몸을 지키는 것.. 그것을 그녀나 일리스에게 쓴다는 것은 조금 무 리가 있는 표현이었기에 그녀는 당당하게 그 말을 받아쳤다. "누가 우리를 지켜달라고 했어? 우리가 바라는 것은 열사의 대지를 지나가 는 길이지.. 우리를 보호해 줄 사람이 아니야." "하하.. 이거..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분이로군요. 당신이 그 유명한 로안느 사이나인이라도 된다는 것입니까?" '뭐.. 뭐야? 이녀석?' 그녀는 갑작스러운 타데안의 말에 놀라서 가슴을 진정시키며 일리스를 곁눈 짓으로 한번 쳐다본 다음 입을 열었다. "서.. 설마.." "하하.. 농담이었습니다. 설마... 그런 귀한 아가씨가 이런 오기만 해도 짜 증이 나는 곳에 올리가 없겠지요." "어머.. 로안느..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요?" '이.. 잊고 있었다..' 그녀는 여기에 와서는 너무도 조용히 있었기에 그 존재감 마저 잊어가고 있 던 라미니아를 쳐다보며 당혹감이 가득찬 시선을 보냈다. 라미니아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그냥 무덤덤한 표정으로 받아넘겼다. 그녀는 뭔가 변명을 하 기 위해서 재빨리 타데안에게 시선을 돌렸다. 타데안은 그런 그녀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하하.. 농담도 잘 하시는군요. 뭐.. 그렇게 자신이 있으시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훗." "네 목적은... 위험에 처한 일리스를 구해서 어떻게 해서든 점수를 따보겠 다.. 라는 거겠지?" "하하.. 들켰나요?" "뭐.. 멋대로 하라구. 그럼.. 언제 떠나는거지?" "이틀정도 뒤에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무엇인가 의미심장한 뜻이 가득 담겨있는 눈빛으 로 그녀를 주시하며 말했다. "여러분들이 정 급하다면... 내일 당장 떠나기로 하지요." "그럼.. 내일로 하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섰다. 타데안이라는 녀석.. 왠지 그녀의 마음 에 들지 않았다. 나이에 맞지 않게 무척이나 능글맞은 것이 왠지 그녀의 몸 에 소름이 돋게 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집 밖으로 나가려 하자 타데안이 입을 열었다. "그럼.. 안녕히 가시기를.." 타데안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며 그녀는 집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뒷 쪽에서 일리스가 타데안에게 말하는 것이 들렸다. "고마워요." "하하.. 별 말씀을.. 우와아앗!!" 타데안이 뭔가에 걸려서 넘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그녀는.. 자 신이 잘못 생각했겠지.. 라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여관으로 향했다 일리스의 커다란 외침소리와 함께 그와 다른 사람들을 감싸는 커다란 반구 가 생겨났다. 아름다운 7가지 색깔로 빛나는 그 빛의 막은 사람들을 보호하 는 듯이 하늘을 빈틈없이 덮고는 그 7가지 색깔을 자랑했다. "이 빛 밖으로 나가지 마세요." 일리스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다시금 빠른 속도로 손을 움직이며 뭔가를 중 얼거렸다. 그는 일리스가 갑자기 눈앞이 어지러워질 정도의 마법을 사용하 자 놀란 나머지 검을 잡았던 손을 놓고는 사람들을 둘러싼 그 빛의 막을 넋 을 놓고는 쳐다보기 시작했다. 비가 걷히고난 하늘에 걸리는 7가지 색깔의 고리.. 그 색깔을 한데 어우려 놓은 듯한 그 반원은 절대로 목숨을 앗아갈 만한 마법으로는 보이지 않았 다. 프리즈매틱 스피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방어할 수 있는 마법이라고 불리 운다. 7가지 색깔은 각각 가지는 효과가 틀리며 이 마법을 파해하려는 경우 에는 그 7가지 색깔에 맞는 마법을 차례대로 써주어야 한다는.. 전 대륙을 통 털어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마법이라고 그는 알고 있었다. 이름만 들었을 뿐.. 한번도 본 일이 없는 마법.. 그는 새삼스 러운 눈으로 일리스라는 그 여자를 다시한번 쳐다봐야 했다. "쿠오오오!!" 웜들의 입에서 동시에 커다란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샌드웜중 하 나가 갑자기 그 곧추세웠던 몸을 숙이며 사람들을 향해 그 커다란 머리를 들이받아왔다. 몸의 두께가 1세션은 충분히 됨직한 커다란 웜의 머리가 다 가오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는 두려움이 가득찬 눈으 로 그 혐오스러운 머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터엉!!" "쿠오오!" 사람들을 향해 머리를 들이받던 샌드웜은 일리스가 만들어낸 그 빛의 벽에 머리를 들이 받았다. 그 벽에 머리가 닫는 순간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지며 샌드웜의 머리가 부딪혀 오던 속도보다 더욱 더 빠르게 튕겨져 나갔다. 주저앉은 사람들 마저도 너무도 놀란 나머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는 도로 튕겨져 나간 샌드웜의 머리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험.. 험.." 그는 일리스의 말을 무시하고는 그 빛의 밖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던 자신의 발걸음을 살짝 돌리고는 여전히 뭔가 중얼거리고 있는 일리스를 향해 감탄 과 존경이 섞인 눈빛을 보내며 입을 열었다. "일리스양!! 결혼합시다!!" "죽어!" 그는 자신이 소리침과 동시에 일리스의 입에서 살벌한 말이 나오자 놀란 몸 을 굳히고는 멍하니 일리스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펴.. 평소보다.. 살벌하네요.." "쿠오오.." 그의 실없는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일리스는 한쪽을 쳐다보며 살벌한 눈 길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나직한 샌드웜의 소리가 들 려옴과 동시에 커다란 소리가 지축을 울렸다. "쿠웅!" 눈앞을 가리는 모래 먼지들.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것은.. 10세션에 달 하는 거대한 몸을 황금빛 모래위에 길게 뻗어버린 샌드웜 한마리의 몸이었 다. 그는 잠시 상황 판단이 되지 않은 상태로 이제 죽은 것으로 보이는 샌 드웜의 시체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옆에 서있던 일리스의 입이.. 나직히 열렸다. "파워 워드... 킬.(Power Word Kill)"(모르시는 분.. 있나요?) 그와 만나기 전부터 일리스와 함께 다니던 로안느마저도 놀라서 입을 다물 지 못하고 있었다. 가히 전설로만 전해지는 그 마법.. 그는 눈앞에서 그것 을 보자 다시한번 눈을 비비고는 쓰러진 샌드웜을 쳐다봤다. "미... 믿을 수 없어.." 그는 평소에 여유에 넘치던 말투를 내던져 버리고는 일리스를 바라보며 자 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어린 나이로 절대로 이룰 수 없는 경지.... 일리 스는 그 불가능을 그의 눈앞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불가능을 현실로 보여준 일리스는 샌드웜이 쓰러지자 창백해진 얼굴로 한걸음을 물러서며 손을 들어 코를 막았다. 코를 막은 일리스의 하얀색 손 위로 붉은색의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콜록.. 콜록.." 코에서 흘러나오던 피가 기도로 넘어간 것인지 일리스는 격한 기침을 하고 는 입으로 피를 뱉어냈다. 급하게 일리스에게 다가간 로안느는 비틀거리는 일리스의 어깨를 잡고는 약간은 격해진 어조로 말했다. "괜찮아?" "아아... 로안느.. 검 좀.. 빌려줘요. 내 검은.." "미.. 미쳤어.." 일리스의 말에 로안느는 질리는 듯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지만 일리스는 어 느새 코를 막지 않은 손으로 로안느의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일리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로안느는 앞으로 나가려는 일리스의 어깨를 잡 고는 화가난 듯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왜.. 혼자서 처리하려고 하는거야? 다른 사람은 못믿는 거야?!!"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본 다음 한숨을 한번 내쉬었 다. '그.. 한숨의 의미는 뭐야?' 그는 약간 발끈한 마음에 그런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으려 했다. 그 때.. 로 안느에게 어깨를 잡힌 일리스가 뒤를 살짝 돌아보며 무척이나 자조적인 웃 음을 짓고는 나직하지만 듣기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자초한 일이니까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깨를 잡은 로안느의 손을 쳐냈다. 그 순간... 처음에 프리즈매틱 스피어에 머리를 한번 부딪힌 그 샌드웜이 다시 머리로 그 빛을 들이받아왔다. "쿠오오오!" 다시한번 귀청을 찢을 듯한 소리가 울려퍼지며 그 샌드웜은 일리스가 만들 어 놓은 빛의 막 중에서 보라색 빛에 정확히 머리를 들이 받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 빛을 들이받은 샌드웜의 머리가 완벽히 사라져 버렸다. 머리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샌드웜은 근육의 반사적인 동작인지 몸을 뒤로 힘껏 젖혔다. 그리고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는 뒤로 천천히 쓰러졌다. "쿠웅!" 다시한번 지축을 울리는 커다란 소리. 그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일리스 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첸티드 웨폰!" 로안느에게 검을 쮫아든 일리스는 그 검의 검신을 한번 살짝 쓰다듬으며 그 렇게 말했다. 순간 검에서 새하얀 빛이 일어남과 동시에 일리스가 모래를 박차고는 앞으로 몸을 날렸다. 프리즈매틱 스피어라는 것은 시전자의 몸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인지 일리스의 몸을 그냥 통과시켰다. 일리스가 그 빛무리 밖으로 나가자 남아있 던 샌드웜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리스를 향해 그 커다란 머리를 들이받아왔 다. 일리스는 다리가 푹푹 파임에도 불구하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른 공 격을 해오는 샌드웜의 머리를 피해내고 있었다. "합!" 짤막한 기합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일리스의 빛나는 검이 공중을 갈라서 샌드웜의 딱딱한 각질에 닿았다. 그 순간... 샌드웜의 그 딱딱한 각질은 마 치 맨살이 검에 갈라지듯이 쭈욱 갈라져서는 약간 노란색을 띈 물을 쭉 뿜 어냈다. "우웩!" 옆쪽에서 손을 꽉 쥐고는 일리스가 싸우는 모습만을 지켜보고 있던 로안느 가 그 노란색 물을 보고는 헛구역질을 했다. 그러나 싸움에 열중한 일리스 는 그런 것을 모르는 것인지 이제는 여러 군데에 그런 큼지막한 상처를 만 들어내고 있었다. 샌드웜도 이제 일리스의 검에 몸을 사리는 것인지 저돌적으로 돌진하던 처 음과는 달리 조심조심 일리스를 견제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샌드웜이 다가오지 않자 일리스는 자신의 허리에 걸려있는 또하나의 검을 뽑아서는 재빨리 샌드웜의 머리를 향해 던졌다. "쿠오오!" 샌드웜은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일리스의 그 검을 본능적으로 피해냈다. 일 리스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샌드웜에게 다가가 그 몸을 검으로 깊게 찔러서 그 검을 옆으로 그었다. "우오오오오!" 엄청난 비명소리... 그 비명소리를 냄과 동시에 상처에 괴로워하던 웜은 곧 바로 머리를 숙여서는 일리스를 향해 들이받아왔다. 일리스는 그자리에서 풀쩍 뛰어서는 샌드웜의 머리에 검을 찍어서 그 속도의 반동으로 웜의 머리 위에 올라갔다. 샌드웜의 등쪽에 나있는 각질을 밟은 일리스는 미끄러지듯이 옆으로 내려가 며 몸을 떨고는 순간 웜의 턱부분에 검을 찔러 넣었다. '푹!'하는 소리와 함께 웜의 각질과 각질 사이에 일리스의 검이 손잡이까지 꽂혔다. "쿠오오옷!" 샌드웜이 반사적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자 일리스는 검을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웜의 배를 발로 힘껏 걷어참과 동시에 검을 쥔 손을 위로 힘껏 치켜 올렸다. '쫘아악!'하는 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샌드웜의 배 부분이 턱부터 입까지 일리스의 검에 의해 쭉 찢어졌다. "파이어 볼!" 언제 캐스팅한 것인지 모를 일리스의 마법이 다시 시동어가 외쳐졌다. 그와 동시에 공중에 뜬 일리스의 손에서 조그만 불덩이가 튀어나가서는 그 샌드 웜의 찢어진 몸 안으로 정확히 들어갔다. 그리고... "콰앙!" 꽤나 커다란 소리와 함께 그 안에서 폭발해 버렸다. 몸의 안쪽이 폭발해 버 린 웜은 잠시 비틀거리다가 그 커다란 몸을 모래위에 눕혀 버렸다. 공중에 서 땅에 떨어진 일리스는 그 몸을 바닥에 몇바퀴 굴린 후 뜨거운 모래에 무 릎을 꿇고는 그와 다른 사람들을 가두고 있는 그 빛무리를 향해 손을 뻗었 다. 일리스의 그 작은 동작에 프리즈매틱 스피어는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괴.... 굉장해!!" "이미.. 인간이 아니야.." 그의 동료들은 일리스를 가리켜 그렇게 말하며 놀라워하고 있었다. 일리스 는 모래바닥에 무릎을 꿇은 상태 그대로 어느새 꺼낸 것인지 물이 들어있는 물통을 그대로 자신의 머리에 들이부어대고 있었다. 일리스의 물이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 그리고 촉촉한 물을 머금은 듯한 검 은 눈... 그는 그것을 보고있자 자신도 모르게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어... 어머니.." 그의 목소리가 꽤 컷던 것인지.. 옆에있던 로안느가 그와 일리스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고 시작했다. 바닥에 축 늘어져있던 라미니아 또한 그런 그의 말을 들은 것인지 일리스를 향해 꽤나 커다랗게 말햇다. "일리스! 나이가 꽤 많네요?" "에? 헤헤..." 일리스는 라미니아의 말을 들은 것인지 꿇어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 물이 흐르는 머리를 그대로 둔채로 그와 다른 사람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 다. 그리고... 몇걸음 걷지 않아서는 앞으로 털썩 쓰러졌다. "뭐... 뭐야? 팔팔하던 녀석이!!" 가장먼저 로안느가 그런 일리스의 모습에 반응을 보이고는 그쪽으로 달려갔 다. 그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급하게 일리스가 쓰러진 쪽으로 다가갔다. 로안느의 품에 안겨서는 창백한 얼굴을 한 일리스는 사람들이 모두 다가오 자 창백한 안색으로 떨리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 로안느를 향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로.. 로안느.." "왜? 왜그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리스의 입으로 집중되었다. 일리스는 그런 사람들 의 시선은 느끼지 못한 것인지 무척이나 자조적인 웃음을 입가에 띄우고는 로안느의 품에 안긴 상태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그래. 말해봐! 뭐야?" "... 배고파." 순간.. 그는 이 열사의 대지에는 절대로 불어올 까닭이 없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듯 했다. 그리고... 일리스를 안고있던 로안느는 일리스의 머리를 모래바닥에 그대로 팽개치고는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여기.. 주위에 쉬어갈 만한 곳이 있나요?" "아.. 오래된 신전이 있긴 합니다만.." 여자를 데려간다는 것 자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그의 동료들이 어느새 로안느에게 존칭을 쓰고 있었다. 그는 그런 동료들을 보며 쓴웃음을 흘리고 는 힘없이 축 늘어지는 일리스의 팔을 잡아서는 자신이 부축하고는 길을 안 내하는 동료의 뒤를 따라갔다. "일리스양?" "에?" 그는 축 늘어진 일리스를 부축해 가며 조용히.. 그리고 심각한 목소리로 말 을 이었다. "내 아이를 낳아줘!!!" "에? 에? 에헤헤.." 전혀 정신이 없는 듯한 일리스의 대답.. 그는 그 대답을 듣고는 뛸듯이 기 뻐하며 말했다. "우오옷!! 승낙하는거야?" "에? 에?" "이런 때에 그딴 것 묻지마!!" 그는 로안느의 발차기에 뒤통수를 강타당하고는 일리스와 함께 모래위로 넘 어진 다음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그는 로안느에게 뒤통수를 맞아서인지.. 뒤에서 그와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지 못했다. 열사의 대지.. 이 뜨거운 곳에서 허공을 땅처럼 밟고 서있는 약간은 매서운 눈매의 여자.. 그녀는 그와 다른사람들이 걸어가는 것을 찬찬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흐응.. 샌드웜 3마리를 혼자서 다 잡아? 후훗.. 이래서 인간은.. 에릭도 그렇고 말이야.." 그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낮은 웃음을 흘린 후 그의 일행을 천천히 뒤따 라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코피를 쏟아내어서 그런 것인지 머릿속이 멍한 상태였다. 머리속에 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 그녀는 열사의 대지 중앙 에 누가 만들어 둔 것인지 모를 건물안에 들어와 있는 중이었다.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어디를 돌아봐도 검은색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그 건물은 아무리 둘러봐도 신전이다.. 라는 느낌을 물씬 풍겨내고 있었다. "아.." 그녀는 시선을 위로 고정시키고는 한 곳만을 쳐다보고 있자 현기증이 느껴 져서는 낮은 신음소리를 흘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몸속의 피가 다 빠져나가서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괜찮은 거에요?" 타데안이 그녀에게 다가오며 그렇게 질문했다. 그녀는 입을 열어서 말을 하 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뜻을 내비쳤다. "얼굴이 이렇게 창백한데?" 타데안은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녀를 마주보며 앉았다. "열.. 나잖아요?" 타데안은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대어보고는 무척이나 황당함이 묻어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타데안의 차가운 손이 이마에 닿자 무척이나 기분 이 좋아져서는 방긋이 웃음을 지었다. 차가운 돌이 등에 닿은 것도 무척이 나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사뭇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타데안의 얼굴을 다시한번 뚫어지 게 쳐다봤다. 여전히 타데안의 손은 차가웠기에 그녀는 기분좋은 웃음을 흘 리고는 타데안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저기.. 타데안?" "네?" 타데안은 여전히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댄 채로 심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는 그런 타데안의 얼굴을 보며 나직하지만 모여있는 사람이 다 들릴 만 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기... 열 나는 것이랑 가슴이랑 상관이 있나요?" "아니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만...?" "그런데.. 왜 제 가슴을 쓰다듬고 있나요?" 그녀의 목소리가 건물 안에 울려퍼지자 조금은 소란스러웠던 건물안이 조용 해지며 시선이 타데안의 손끝에 머물렀다.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타데 안과 그녀에게 모이자 그녀는 그 시선을 묵묵히 받아내며 타데안을 빤히 쳐 다봤다. "아.. 이것은 말입니다.. 가슴의 굴곡과 인체의 열에대한 미묘한 차이의 관 찰을 위해서..."(무슨 말이야?) "주절주절 변명하지마! 변태!" "으켁!" 타데안은 비명소리도 개성이 넘쳤다. 어느새 다가온 로안느는 타데안의 머 리를 발로 지긋이 누르고는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 다른 짓은 안당했지?" "다른 짓..? 어떤..?" "XX하거나 YY한 짓 등등.."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발밑에 깔려있는 타데안을 한번 더 꾹 눌렀다. 그녀는 언제봐도 활기가 넘치는 로안느를 보고는 입가에 웃음을 지우지 않 고는 입을 열었다. "로안느.. 처녀 주제'에' 이론만 빠싹하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힘들게 시선을 들어서 로안느를 올려다 봤다. 로안 느는 몸을 뻗뻗하게 굳히고는 입을 턱하니 벌린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 다. 그녀와 시선이 부딪힌 로안느는 얼굴을 붉히고는 그녀의 코를 꽉 잡으 며 소리쳤다. "너... 너!! 그.. 그런 것은.." "말 더듬네요..?" 그녀가 방긋이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로안느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그녀의 이마를 튕기고는 코를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고는 그 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 그런 것은.. 말하는 거.. 아냐." "흐응.. 아직도.. 처녀! 라는 말이지요?" 어느새 로안느의 뒷쪽에서 로안느에게 밟혔던 목을 주무르며 타데안이 몸을 일으켰다. 로안느는 타데안의 말에 이마에 핏줄을 세우고는 발끈하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처녀.. 라서!!" "퍼억!" "미안하네!!" "퍽!!" 로안느에게 정확히 두대를 두드려 맞은 타데안은 무릎을 꿇고는 눈에 눈물 을 글썽이며(어디를 맞았기에?)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씹어뱉는 듯한 목소리 로 말했다. "큭.. 끅.. 저.. 저러니까.. 아무도 안데려가지." "시끄럿!! 줄사람 없어도 너한텐 안줘!!" "줘도 안가져가.. 크악!" 타데안은 로안느가 던진 장화에 맞고는 바닥에 널브러져 버렸다. 지쳐서 축 늘어졌던 분위기가 조금은 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진 타 데안을 쳐다보며 키득거리다가 로안느를 향해 말했다. "로안느와 타데안은... 닮았어요." "엑?! 나랑 이 바보의 어디가?"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집어던진 장화를 신고는 타데안을 일으키며 말했 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와 타데안을 한번씩 쳐다보고는 방긋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바보같은 점이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로안느와 타데안은 눈을 크게 뜨고는 동시에 그녀를 쳐다보다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너.. 너한테 그런 말 들을 이유는 없어!!" "이.. 일리스양.. 다.. 당신이 더 바보잖아!" 말은 다르지만 내용은 같다.. 라는 표현을 지금 쓰는 것이었다. 한쪽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던 라미니아가 언제나 그렇 듯이 감정의 기복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닮았군요." 라미니아는 그 한마디를 하고는 다시금 멍한 시선을 어두운 천장을 향해 돌 렸다. 그녀도 그제서야 자신들이 들어와 있는 신전비슷한 건물의 안을 둘러 보기 시작했다.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엄청난 넓이.. 현재 그녀가 들어와 있는 공간만 해도 끝이 가물가물하게 보일 정도의 넓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역시... 열사의 대지는.. 예전에는 무척이나 풍족한 국가였다는 것이 맞는 학설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녀는 그렇게 혼자서.. 누군가에게 중얼거리 듯이 말을 하고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눈앞이 약간 핑그르르 도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녀는 애 써 아무런 표정도 내비치지 않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괜찮네.'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팔을 한번 돌려서 몸을 풀어보이고는 웃는 얼굴 로 앉아서 쉬고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언제 출발할 거에요?" "여기서 잠시만.. 쉬었으면 하는데.." 그녀의 말에 타데안이 주위를 둘러보며 그렇게 대답했다. 조금 전 샌드웜들 때문에 사람들이 꽤 놀란 것인지 모두들 지쳐보이는 빛이 역력했다. 그녀는 타데안의 그 말을 듣자 곧 로안느에게로 걸어가서는 로안느의 다리를 베고 는 누웠다. 부드러운 근육이 목뒤를 받쳐주자 그녀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웠다. 그녀는 그렇게 로안느의 다리를 베고는 팔을 들어 눈위를 가렸다. 로안느가 그녀의 이마위를 간지르는 머리카락을 치우며 나직하게 말했다. "무리하지는.. 마." 그녀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는 온몸에 힘을 쭉 빼내었다. 한쪽에서.. 타 데안의 절규가 들려왔다. "일리스양!! 내 다리를 베고 자줘!!" 타데안의 그런 절규가 그녀의 귓속으로 들어오자 그녀는 약간은 귀찮은 마 음에 눈을 가린 팔을 치우지도 않고는 크게 소리쳤다. "난 여자가 더 좋아요!" 갑작스러운 침묵의 물결이 사람들을 쓸고 지나갔다. 그녀는 주위가 조용해 지자 만족한 미소를 띄우고는 잠이 들었다. 어두운 건물안.. 그녀는 어둠이라는 것에 구애받지 않는 자신의 눈으로 사 물을 둘러보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조금전에 본.. 그 일리스라는 여자 아이.. 왠지 흥미가 생겼지만 그녀는 에릭의 부탁을 거절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억누르며 어둠이 쌓여있는 공간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무척이나 넓다란 방에 도착하자 곧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1.5세션 을 훨씬 넘어가는 크기의 커다란 갑옷을 발견하고는 미소를 띄우며 그 갑옷 의 바로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두배는 됨직한 커다란 크기를 하고, 그보 다 더 큰 할버드를 손에 쥔 그 모습을 보자 그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우 고는 자신의 손목을 손톱으로 살짝 그었다. 그녀의 손목을 타고는 검붉은 피가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자 그녀는 그 갑옷의 주위를 돌며 땅바닥에 그 피를 뿌렸다. "흐응.. 역시 직접 나서는 것은.. 내 체질이 아니야." 그렇게 혼자서 중얼거린 그녀는 품 속에서 무언인가 투명한 액체가 들어있 는 유리병을 그 갑옷을 향해 집어던졌다. '쨍그랑'하는 유리깨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양 손으로 기묘한 모양을 취하고는 눈을 감고 무엇인가를 중얼거렸다. 그녀가 잠시간 중얼림을 계속하자 그녀가 바닥에 뿌린 피에서 약간은 음습 한 기운을 띈 빛이 새어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눈앞에 있던 거대한 갑옷이 약간씩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끼리릭! 쿵!" 그 거대한 갑옷의 발이 한번 들었다가 땅에 놓아졌다. 그와 동시에 갑옷의 머리부분.. 그 부분에서 마주하기 힘들 정도의 눈빛이 새어나오자 그녀는 감았던 눈을 뜨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어째서! 몇천년이 지난 지금에서 날 깨우는것이냐?!" "몇천년이 지나도.. 당신들이 인간을 증오하는 것은 여전하겠지요?"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 갑옷의 머리부분이 움직여서는 그녀를 내려 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우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할버드의 끝이 희미하게 보일 정도의 속도로 그 녀를 향해 휘둘러졌다. "후훗.. 성질도 급하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휘둘러져 오는 할버드를 손으로 잡으 려 했다. 그 할버드의 날만 해도 그녀의 키보다 훨씬 커보이는 그 할버드를 한손으로 잡으려는 그녀의 움직임은 너무도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터억.." 그녀는 맨손으로 그 할버드의 날을 가볍게 잡아냈다. 몸이 약간 미끌려서 땅바닥이 끌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웃음을 짓고는 그 갑옷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보시다시피.. 나는 인간이 아니랍니다. 어때요? 몇천년만에.. 인간의 피를 뒤집어 써 보는 것은?" "크흐흐흐.." 그녀의 말에 그 갑옷의 안에서 나지막하면서 무척이나 소름이 돋는 웃음소 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그런 그 갑옷의 반응에 웃음을 더욱 더 짙게 하고 는 그 할버드를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 "당신의 궁전에... 인간들이 들어와 있답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그 갑옷안의 눈빛은 더욱 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녀를 향했던 할버드를 치우고는 천천히... 거 커다란 몸체를 움 직여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녀는 그 걸어나가는 갑옷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이미 나아버린 팔목을 문 지르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최대한.. 난동을 부리는 것이 좋아. 오크 로드여."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어느새 어둠 속에 묻혀져 사라졌다. 축 늘어지는 기분.. 긴장만으로도 사람이 지친다는 것을 그는 절실히 느끼 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축 늘어진 것으로 봐서는 지금 당장 출발하 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어 보였다. 라미니아라는 엘프 - 언제나 귀를 가리고 있기에 엘프라는 것을 얼마 전까 지 몰랐다. - 는 세간에 퍼져있는 소문과 비슷하게 자신의 활을 꺼내어서는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있었다. "으응?" 조용하던 공간에 잠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리스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리고 잠들었다고 생각했던 일리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 였다. 몸을 일으킨 일리스는 조용히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고는 약간은 신경질 적 인 표정을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이고는 모두가 다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뭔가.. 와요." '잠이 깨서.. 화가 난건가?' 그는 일리스의 찡그린 표정을 그렇게 해석하고는 곧 바닥에 귀를 대고는 신 경을 집중시켰다. 뭔가.. 미세한 소리가 점점더 커지며 그의 귀속을 울려왔 다. 한참동안 그 소리를 듣고있던 그는 소리가 공기를 통해 들려올 정도로 가까워 지자 그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나가서며 담담히 웃음을 짓고는 말 했다. "이번엔.. 제가 처리하지요. 어떻게 되었던지.. 제가 리더이니까.." "후훗.. 어떤사람이.. 네가 리더라고 하던?" 로안느의 약간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발끈해서 그쪽을 돌아 보고는 자신의 허리에 걸린 검의 손잡이를 잡고는 묵묵히 사람들의 앞을 막 아섰다. 적어도 그는 남자였다. 태초부터 여성보다 남성의 신체적 조건이 좋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로안느가 그 유명한 로안느를 말하는 것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절대 그보다 강하다 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일리스는.. 특이 케이스야.'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벽에 등을 기대고는 약간은 격한 숨을 몰아쉬고 있 는 일리스를 한번 돌아봤다. 일리스는 너무도 강하기에.. 오히려 현실감이 없었다. 일리스의 강함이라는 그의 관점에서는 허무할 지경이었다. "어머니보다.. 강할지도.." 그는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이미 죽어버린 자신의 어머니와 일리스를 비교 하는 것을 불가능했다. 조금더 무엇인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커졌다. 그는 트롤정도의 몬스터라면 혼자서 처리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목소리로 일행들을 향해 소리쳤다. "걱정말고 푹 쉬고있어요. 아마도.. 도와줄 필요도 없을 거에요." "흐응.. 대단한 자신감.." 로안느의 약간은 비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로안느를 향해 자 신감이 넘치는 코웃음을 날려보냈다. 로안느가 화가나서는 길길이 날뛰는 소리와 함께.. 그가 서있는 공간 전체를 울리는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졌다. "콰앙!!" 그 엄청난 소리와 함께 한쪽 벽면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은 먼지때문에 상대 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핫!! 나에게 맞기시라!!" "크흐흐..." 그가 소리침과 함께 나직하고 기분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먼 지가 다 가라앉고 난 후...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날만으로도 그의 키 보다 더욱 거대한 할버드를 쥔.. 1.5세션은 훨씬 넘어보이는 커다란 갑옷이 었다. "우헤엑?!" 그는 그 갑옷을 보고는 개성적인 비명소리를 흘리고는 뒷쪽에 있는 사람들 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의 시선을 받은 일리스가 약간은 숨이 찬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저기.. 제가 아는 말중에.. 남자의 한마디는 천금보다 무겁다.. 라는 말이 있어요." 그렇게 말하며 그를 향해 방긋이 웃어보이는 일리스. 그의 실력을 기대하고 있어요.. 라고 얼굴에 써놓고 있는 데서야.. 그는 절대로 뒤로 돌아갈 수가 없었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그 커다란 갑옷을 보고는 눈물을 흘 리며 돌격했다. "제기라알!!" '여.. 여자따윈... 죽어버려엇!!'(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중3, 고3, 대학교 4년 - 저희 학교는 공대만 따로 뚝 떼어서 캠퍼스를 촌구석에 틀어박아뒀음. - 을 남자들 사이에서만 보내보시지.. 그런 소리가 나오는 지..) 그는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며 자신의 검을 뽑아들려 했다. 그 순간.. "부우웅!" 본능적으로 앞으로 몸을 굴린 것이 그의 목숨을 건져냈다. 그의 머리카락이 몇가닥 잘라낸 길다란 할버드가 바람을 일으키며 그의 머리위를 스치고 지 나갔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길이.. 거기다 그 할버드를 한손으로 다 루는 그 갑옷의 힘은 인간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는 장난스럽던 표정을 버리고는 재빨리 검을 뽑아들었다. 푸른색의 검신 이 공기속에 나타나자 검의 주위에 서리가 맺혔다. 손끝을 따라서 차가운 느낌이 그의 머릿속을 맑게 만들어 주었다. 온몸을 차가운 얼음속에 던져넣 은 느낌.. 그는 그렇게 정신이 맑아지자 검을 잡은 오른손을 뒤로빼고는 검 을 쥐지 않은 왼손을 그 갑옷을 향해 뻗었다. 약간은 무모해 보이는 자세.. 그러나 그는 그런 자세를 하고도 그 갑옷이 휘두르는 할버드를 잘 피해다녔 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그의 가슴을 할버드가 스치고 지나가자 그는 순 간적인 도약으로 그 갑옷의 지척까지 뛰어들었다. 여전히 왼손을 내밀고 있 는 상태.. 그리고 그 갑옷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자 그는 왼발을 앞으로 내 밀었다. 그와 동시에 상체를 있는 힘껏 회전시키며 검을 든 오른팔을 힘껏 앞으로 내질렀다. 순간... 그의 오른팔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정도의 속도 로 그의 검이 그 거대한 갑옷을 찔러갔다. "탱!" 그는 팔이 지릿하게 져려옴을 느끼고는 들고있는 검을 간신히 붙잡고는 뒤 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 갑옷은 그가 뒤로 물러나는 것을 그냥 보고있기에 는 성격이 너무도나쁜 것인지 그의 몸통만한 주먹으로 그를 내리쳐왔다. "우왓! 왓!" 그다지 멋있지는 않은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그는 재빨리 몸을 옆으로 굴렸 다. 그리고 뭔가를 둘러볼 여유도 가지지 못하고는 재빨리 뒤로 몸을 날렸 다. 그가 조금전까지 서있었던 땅에 그 거대한 할버드가 곧 내려와서는 그 돌바닥을 뚫고는 땅에 깊숙히 박혔다. '마.. 말도 안돼!' 그는 내심 그런 절규를 하며 그가 찔럿던 갑옷의 부위를 눈을 가늘게 뜨며 쳐다봤다. 갑옷이 약간 구겨짐을 보이긴 했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그는 갑옷이 뚫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기에 자신의 검을 내려 다 보며 경악하고 있었다. 레이피어의 형태를 취하고 있긴 하지만... 조금더 긴 길이.. 그리고 푸른색 의 검신에는 열사의 대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기를 느낄 정도의 냉기가 쏟아져 나오는 검.. 그의 검은 대륙에서 5손가락 안에 들어간다고 하는 5대 명검중 하나인 비스마이언이었다. 날카롭기로 말하자면 대륙에서 둘째가라 면 서러운 검... 그는 그 검으로 꽤나 두꺼운 철판도 손쉽게 뚫어본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은 놀라는 수 밖에 없었다. "부우웅!" 다시한번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며 할버드가 그를 향해 휘둘러져 왔다. 조금전 보다 더 빨라진 속도에 그는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아슬아슬하 게 그를 스치고 지나간 할버드는 옆쪽의 벽을 강타하고는 그 벽의 한쪽을 완전하게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는 그 상태에서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앞으 로 튀어나갔다. 그러나.. 그 갑옷은 그가 그렇게 나올줄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할버드를 쥐지 않은 커다란 손으로 그를 후려쳐왔다. "쇠대가리가 왜 이렇게 똑똑한거야!!" 다른사람들은 거의 알아듣지 못할 속도로 그렇게 소리친 그는 검의 면을 손 으로 받치고는 주먹을 막아내며 뒤로 힘껏 뛰었다. 그 갑옷의 주먹은 그와 부딪히는 타격점이 빗나가 버리자 오로지 미는 힘만으로 그를 한쪽에 있는 기둥을 향해 날려버렸다. '내가.. 곡예사냐?'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공중에서 몸을 빙글 돌렸다. 적어도 2세션은 될 것 같은 높이.. 그는 몸을 돌린 상태로 날아가는 방향에 있던 기둥을 다리로 밟았다. 다리에 아찔한 충격이 느껴졌지만 등으로 부딪혀 척추가 산산조각 이 나는 것 보다는 훨씬 나았기에 이빨을 꽉 깨물어 아픔을 참고는 그 기둥 을 박차고는 위로 뛰었다. "하앗!" 그는 커다란 기합소리를 내고는 그의 검을 두손으로 꽉 잡았다. 레이피어의 경우 검의 무게가 실리지 않기 때문에 베는 공격이라는 것이 그다지 효율적 이지 못하다.(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상식은 가볍게 무시하고는 검의 손잡이를 힘껏 비틀었다. 순간.. 푸른 검신이 3배는 두꺼워지며 검이 무거 워졌다. 그는 높이 뜬 상태에서 중력의 고마움을 몸으로 느끼며 그 갑옷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카앙!!" 다시금 그의 검과 그 커다란 갑옷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끝내 갑 옷을 갈라내지 못하고는 바닥으로 튕겨져 나왔다. "몸통박치기라니.. 콜록.." 그는 묵직하게 아파오는 가슴을 쓰다듬으며 기침을 내뱉었다. 그러나.. 그 렇게 앉아있는 것도 그다지 오래가지 못하고는 다시금 몸을 땅바닥에 굴려 야 했다. 어깨부분이 움푹 파이긴 했지만 잘리지는 않은 그 갑옷은 그의 공 격따위는 간지럽다는 것인지 할버드를 종횡무진으로 휘둘러왔다. "이... 이건 불공평해!!" "냉검.. 비스마이언..." 그가 그렇게 소리쳤을 때.. 일리스의 약간은 놀라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 다. 일리스는... 그의 검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 보 다는 사는 것이 더욱 중요했기에 그는 로안느를 향해 소리쳤다. "로안느씨!! 도와줘요!" "호호홋! 리더니까 이런 일은 혼자서 처리해야지." "카아아악!!" 그는 다시금 휘둘러져 오는 할버드를 피해내고는 그런 소리를 지른 후 로안 느를 돌아보지도 않고는 크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비.. 빌어먹을 노처녀.. 29살 주제에 아직도 버진이라니. 능력없는 여자의 표본. 노처녀 히스테리에 말기 공주병. 밥맛없는 여자의 전형에 새디스트! 거기다 일리스를 좋아하는 레즈!!" "...너... 너.. 그 할버드 맞고 죽지마!! 내가 죽인다! 이 빌어먹을 녀석! 이 변태성 치한행각 말기 증후군환자녀석!!"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갑옷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와 로안느가 그 할버드를 열심히 피하고 있을 때.. 뒷쪽에서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 다. "도와드릴까요?" "아악!! 그런 것은 물어보지 말고 하셔도 되요!" "네에.. 그럼 도와드릴게요." 라미니아의 그런 목소리를 듣고는 그는 힘이 쭉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발에 밟힌 조그만 돌.. 그는 그것을 밟고는 멋기게 바닥에 미 끄러졌다. "우왓!" 그는 바닥에 미끄러져서 곧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 커다란 갑옷이 휘 두르는 할버드가 어느새.. 그의 머리를 향해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느릿 한 움직임처럼 보였지만... 그의 몸은 그것을 빤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로 안느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것이 보였다. '피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만이 감돌고 몸은 움직여주지 않은 상태.. 그 때.. 그의 귓속으로 일리스의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 "헤이스트!(Haste)"(빠르게 하는 마법.. 이라고 해두죠. 일단.) 일리스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의 몸에 짜릿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 고.. 그의 몸이 어느새 옆으로 몸을 날리고 있었다. 일리스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그를 향해 손을 뻗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한낮이라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아래였지만 그는 그다지 지치지 않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옆에서 걷고있던 올리에는 뭔가 상당히 불만이 많은 듯이 꽤나 오래전부터 뭔가를 중얼거리 고 있었다. 그는 그런 올리에의 머리를 흩트리며 입을 열었다. "야.. 아직도 화났냐?" "흥!" 그의 말에 올리에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반대쪽으로 휙 돌렸다. 그리고 한참을 걷고 있다가 다시 휙 소리가 날 정도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고 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왜 자꾸 처음보는 여자한테 말을 거는거야?" "그.. 그러니까 그건.." "그것이 남자의 본성이지.. 라는 변명은 절대로 통하지 않을거야." 그를 노려보는 올리에의 눈빛에서 그는.. 이번만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다.. 라는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그런 올리에를 보고 는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이 있었던가.. 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일단.. 사과부터 하고 봐야했다. "미안." 그가 그렇게 사과를 하자 올리에는 여전히 화가난 얼굴로 걸음을 멈추고는 그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 좋아. 그건 구실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가장 중요한건.. 왜 날 끌 어안고는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느냐는 말이야!" 올리에의 커다란 목소리. 그는 그것을 듣고는 약간 몸을 움찔 떨고는 당황 한 눈으로 올리에를 내려다봤다. 올리에의 커다란 눈이 그를 쳐다보고 있자 그는 먼 하늘로 시선을 돌리고는 휘파람을 불며 입을 열었다. "우와.. 오늘도 날씨한번 좋은데?" "일리스가 누구야?" 그의 말돌리기를 단번에 끊어버리는 올리에의 목소리에 그는 눈을 크게 뜨 고는 올리에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그로서도 전혀 금시초문의 이름에 그 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그런 여자는 나도 모르는데?" "뭐.. 뭐야? 2일전에 여관에서 고주망태가 되어가지고서는 복도에서 날 끌 어안고는 그런 이름을 중얼거렸잖아!" '고주망태.. 라니 너무하군..'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2일전의 일을 떠올렸다. 왠지 모를 우울한 기분에 주점에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술을 마셨던 날.. 그는 그렇게 술을 마신 다 음의 일을 인상을 찡그리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비틀거리면서 잠을 자러 올라갔다가.. 갔다가.. 누군가를 봤었 는데... 아아...' 그는 올리에가 말하는 그 상황이 생각나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올리에의 머리를 다시한번 흩트리며 입을 열었다. "올리에.. 니가 아는 사람중에 Eili라는 발음이 들어가는 사람.. 있냐?" 그의 말에 올리에는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얼굴을 화악 붉혔다. 그 리고는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애꿎은 바닥을 한번 걷어차고는 뒷머리를 긁적 였다. 그는 웃으며 올리에의 머리를 한번 튕겨주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의 옆을 웃는 얼굴로 걸어가던 올리에는 다시금 걸음을 멈추고는 그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그리고.. 나직히 살기가 감도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자.. 잠깐! 그.. 그런 데 왜 날 끌어안고 일리안을 떠올리는거야?!" "그거야.. 넌 워낙에 볼륨이 없으니까.. 남자애 같거든. 우왓! 왓! 아차차! 우와앗!" 그는 갑작스럽게 올리에가 그를 밀어버리자 몇번 비틀거리다가 아래로 쭉 뻗어있는 내리막을 굴러떨어졌다. 올리에는 그런 그를 내려다보다가 냉정하 게 고개를 돌리고는 저 멀리 보이는 다르를 향해 종종 걸음을 옮겼다. 그는 굴러떨어진 언덕위를 보며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벌떡 일어 나서는 올리에의 뒤를 재빨리 따라갔다. 교역도시.. 혹은 국경도시라고 불리우는 다르. 중앙산맥이 특이하게 움푹 파여 대륙 가장 서쪽에 있는 이디론 요새를 통하지 않고 유일하게 남과 북 을 오갈 수 있는 지형. 그 움푹 파인 계곡에 자리한 다르는 정말 여러 곳의 사람을 볼 수 있는 도시였다. 그만큼 사람이 많고 번창하기도 하였지만 말 이다. 그는 일단 몇일간 노숙을 했기에 하루라도 편하게 잠을 자려는 생각에 여관 을 찾기 시작했다. 몇년이 되긴 했지만 그로서는 몇번 다르에 들려본 경험 이 있었기에 그리 어렵지 않게 여관이 있는 곳을 찾아냈다. 몇명의 병사들이 그와 올리에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확실히 다르는 두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율에 맞겨진 곳이라 치안유지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와 올리에는 약간은 시끌벅적한 여관의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의 여관과 다를 바가 없이 1층은 주점겸 식당으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떠들며 앉아 있었다. 대부분이 대륙의 남쪽과 북쪽을 오갈려는 상인.. 그리고 그들을 호 위하기 위한 용병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와 올리에가 그런 시끌벅적한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자 곧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서는 메뉴를 물었다.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잘익힌 양고기 스테이크. 그리고 크로와상과 야채스프. 그리고 적 포도주 한병." "묵고 가실 겁니까?" "아.. 네. 방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올리에를 힐끗 쳐다봤다. 올리에가 커다란 눈을 뜨고 는 그를 쳐다보고 있자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주문을 받고있는 주인에 게 입을 열었다. "더블 룸으로... 우와앗!" 그는 말을 하는 도중에 발등으로 느껴지는 고통에 약한 비명소리를 내며 올 리에를 노려봤다. 올리에는 그런 그를 보고는 살기를 풀풀 날리더니 입을 열었다. "싱글룸.. 2개로.." "네. 알겠습니다." 여관의 주인은 그렇게 주문을 받고는 웃으며 사라졌다. 여관 주인이 사라지 자 올리에는 그를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천장을 올 려다보며 올리에를 향해 입을 열었다. "날씨 참 좋지?" "건물 안에서 왠 날씨 타령이야?! 무슨 생각으로 더블룸을 주문하려는 거야 ?!" "그.. 그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휘파람을 불며 올리에를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젊은 남녀의 뜨거운 밤을 위해서.. 라고 할까?" "죽어랏!" "우엑?!" 그는 올리에가 휘두른 그 가방에 얼굴을 정확히 얻어맞고는 잠시 뺨을 붙잡 고 끙끙거렸다. 잠시 후, 여관의 주인이 먹을 것과 포도주를 내어오자 그와 올리에는 그것을 붙잡고는 열심히 먹는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시끌벅적한 식당의 안.. 그 소란스러움 속에서 빵을 입안에 집어넣고 있는 그의 귓속으로 한마디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너.. 검이 너무 큰 것이 아냐?" "내 검이? 후.. 난 별로 모르겠는걸. 솔직히 말해서.. 키리온이라는 이름밖 에 없는 녀석은 이것보다 더 큰 검을 가지고 다니잖아? 이름만 7대검사라고 하지만.. 정작 필요할 때는 아무 쓸모도 없는.." "크하하.. 그말.. 정답이로군."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있는 약간은 우락부락해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앉은 곳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올리에가 붉어진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재빨리 올리에의 손을 잡아 당겨서 자리에 앉히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 다. "후훗.. 이것이야 말로 유명인의 비애. 유명할 수록 욕을 많이 들어먹는 법 이지." "그.. 그렇지만.." "됐어. 저따위 것으로 화를 내려면 난 이미 위에 구멍이 나고 십이지장에 구멍이나서 기사단에서 퇴출 당해버렸을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웃으며 손에 들고있는 빵을 입안에 집어넣었다. 올리 에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얼굴이었지만 그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그 자리에 앉아서는 천장을 한번 쳐다봤다가 바닥을 한번 쳐다봤다가.. 를 반 복하고 있었다. 그 역시 말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에 관심이 없을 이유가 없었기에 빵을 먹는 척.. 하면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크핫.. 솔직히 그런 높으신 샌님들이 뭘 알겠어? 그들이 목숨을 내걸고 하 루하루를 생활하는 우리들만 할까? 괜히 자신들만의 세상에서 자신들만을 기준으로 해서 대륙 7대검사니.. 뭐니를 만들어내니.." "맞아. 키리온 발리엔스라는 녀석의 검은 길이만 해도 보통 사람의 키만 하 다던데? 크하하.. 그런 검을 어떻게 휘둘러.. 그게 사람이냐? 아마 그런 녀 석은 전투라도 일어났다 하면 적에게 까지 달려가다가 맞아죽을거야." "크큭.. 뭐.. 역시 멋모르는 도련님들이니.. 겉멋만 잔뜩 들어서는 말이야. 그러니 실전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는거야.."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험담이 들려오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는 자신 의 등에 걸려있는 검 일리안을 툭 건드리고는 검에 말을 걸듯이 입을 열었 다. "야.. 니가 겉멋이 들은 검이라는데?" 아무런 장식도 없는.. 검이라기 보다는 쇠 몽둥이에 가까운 검.. 겉멋만 들 어버린 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투박했기에 그는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 었다. 올리에는 이미 포기를 한 것인지 너무도 화가난 것을 삭일 길이 없자 여관 의 주인을 불러서는 맥주를 주문하고 있었다. 그 또한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기에 적포도주가 들어있는 병을 통째로 들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 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 순간.. 또다시 그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 려왔다. "그러고 보면.. 그 일리안이라는 녀석도 겉멋만 잔뜩 든 녀석 아니야? 정작 필요할 때는 그렇게 재깍 죽어버렸잖아." "크흐.. 맞아. 백색의 기사니.. 뭐니 해도.. 결국에 그런 도련님은 검사로 써는 쓰레기지." "콰직!"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속에서 올라오는 무엇인가를 참지 못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쥐었다.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포도주 병 이 산산 조각이 나서는 그의 손에서 조그만 파편이 되어 떨어졌다. 병안에 가득 차있던 붉은색의 포도주가 그의 팔꿈치까지 흘러내려 옷을 적시고 있 었다. "손은 괜찮아?!" "아.. 아아! 괜찮아. 괜찮아. 여기 적 포도주 한병만 더 가져다 주세요." 그는 여관의 주인에게 그렇게 소리치고는 화를 삭이기 위해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팔의 근육이 덜덜 떨려오고 주먹이 저절로 꽉 쥐어졌다. 올리에 가 그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지만 그는 그런 것에 신경쓸 정 신이 남아있지 않았다. 여관의 주인이 적포도주를 한병 더 가져오자 그는 그것의 뚜껑을 따고는 병 을 그대로 기울여 안에 있는 붉은색의 액체를 입안으로 흘려넣었다. 약간은 달착지끈하면서도 묘한 알콜의 맛이 입안에 흘러넘쳤다. "키리온.." "말하지마!" 그는 올리에가 뭔가 입을 열려하자 그렇게 소리치고는 다시 병을 기울였다. 그 때..그런 그의 귓속을 울리는 대화가 다시 들려왔다. "그러고 보면 말이야.. 그 일리안이라는 녀석은 실리스라는 여자에게 미쳐 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크크.. 그 여자 무척이나 예쁘장하다고 하잖아 ?" "크하하..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실리스라는 여자의 배위에서 힘을 다 쓰느라 그렇게 죽어버린 것일지도." 차마 들어주기 힘든 대화가 그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자 올리에가 정말로 보 기 드물게 화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올리에보다 그의 행동 이 훨씬 더 빨랐다. "쨍그랑!" 유리가 깨지는 소리..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사람들이 앉아 있던 테이블의 중앙으로 어느새 키리온이 들고있던 포도주 병이 날아들어 테이블 위와 사람들의 옷을 모두 적셔두고 있었다. 식당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의 시선이 그와 그 용병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로 모여들었다. "너 이자식! 너 뭐야?!" "그 더러운 입.. 다시한번 놀려보시지.." 그로서는 드물게..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흥분하고 있었다. 지겹게 보이던 모래가 천천히 줄어들고, 피부를 태울 것 같은 태양의 열기 가 조금씩 사그라 들었다. 죽을 것만 같던 열기가 조금씩 사그라들자 그녀 는 온몸을 덮다시피 하고있던 하얀색의 천들을 모두 벗어버리고는 평소에 입는 팔부분을 잘라내버린 블라우스를 입고는 앞섶의 단추를 두어개쯤 풀어 두었다. 바람은 여전히 따뜻한 열풍이 불어왔지만 땀이 식어가는 느낌은 그 다지 나쁘지 않았다. "일리스양.. 흐흠.. 무척이나 선정적이군요." "앙?" 그녀는 머리를 묶어둔 끈이 느슨해지자 그것을 다시 묶기위해 그 끈을 입에 물고는 양 손으로 뒷 머리를 쓸어올린 모양 그대로 말을 걸어온 타데안을 향해 눈을 크게 뜨고는 의문형의 짤막한 단어를 뱉어냈다. 타데안이 코를 잡고는 비틀거리며 물러나자 그녀는 의아한 눈빛을 보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한손으로 머리를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입에 물고있 던 끈을 잡아선는 천천히 머리를 묶었다. 드러난 목으로 바람이 스치고 지 나가자 그녀는 기분좋은 표정을 짓고는 한쪽 어깨에 매고있던 가방을 다시 고쳐 메었다. 타데안이 여전히 코를 잡고는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 숨을 몰아쉬며 걷고있던 로안느가 타데안의 엉덩이를 발로 슬쩍 밀어버리며 말했다. "뭐하는거야? 넋이 나가서는?" "아앗! 아줌마! 멋들어진 이미지 트래이닝 중이었는데.." "젖비린내 나는 꼬마야... 상상 속에서라도 일리스를 범하는 짓은 하지 말 아주련?" "아아..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으면.. 일리스양의 멋들어진 몸매를 상상할 수... 우왓!" "그런 상상하지 말라니까!" 로안느와 타데안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녀는 그 런 두 사람을 보고는 정말 사이가 좋다고 생각하며 그다지 빠르지도 느리지 도 않은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여전히 뒤쪽에서 로안느와 타데안이 투닥거 리고 있자 뒤로 돌아서서는 입을 열었다. "저기.. 사랑 싸움은 침대위에서 하세요.." "....." 그녀는 두 사람이 입을 다물자 그러려니.. 하는 생각에 웃으며 시선을 돌렸 다. 로안느는 몇번 입을 벙긋거리다가 타데안을 돌아봤다. 타데안 역시 어 이가 없다는 듯이 로안느를 한번 쳐다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을 열었 다. "아..아줌마는 사절이야! 순결이 위험해!!"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으케엑!" 타데안의 비명소리에 놀란 해가 서산 너머로 떨어지고 있었다. 어두워지자 일행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환하게 불을 피운 다음 노숙할 준비를 끝냈다. 적당한 저녁을 모두 먹고나자 피곤한 사람들은 하나 둘씩 그 자리에 뻗어서 는 조용히, 혹은 약간은 소란스럽게 코를 골며 잠을 자고 있었다. 라미니아가 한쪽에 앉아서 활줄을 가다듬고 있자 그녀는 정말 오랫만에 기 타를 꺼내들었다. 따뜻한 나무의 느낌과 손때를 타서는 조금 허름해 보일지 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거의 10년동안 써온 것이었기에 무척이나 정이 든 것 이었다. 오랫만에 기타를 꺼내든 그녀는 기타줄을 하나하나 튕겨보고는 음이 맞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기타의 줄에서 듣기 좋은 소리가 울려퍼지자 아직 잠들 지 않았던 타데안이 벌떡 일어나서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서 자리를 잡고 는 앉았다. 붉은 빛이 감도는 모닥불... 그 불빛에 비친 타데안의 얼굴은 약간은 불그 스름한 빛을 내어서는 무척이나 분위기 있어 보였다. 그녀가 타데안을 보고 미소를 짓자 타데안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저기... 그건 뭐하는 물건이에요?" "보시다 시피.. 악기에요." "음... 특이한 모양이로군요."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기타를 한번 이리저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녀 는 타데안이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보고는 왼손으로 코드를 잡고는 아르페지 오(코드를 잡고는 한줄씩 튕기는 것.)주법으로 기타를 튕기기 시작했다. 이 세계에서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타데안은 놀란 눈을 크 게 뜨고는 그녀와 기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한쪽에서 활을 보고있던 라미 니아마저도 약간은 놀란 듯한 눈빛을 보이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두사람의 시선이 그녀를 향해 모여들자 약간 은 쑥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계속해서 기타를 튕겼다. 옆에 있던 타데안이 눈을 감고는 자연스럽게 박자에 맞추어서 몸을 살짝 흔드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그런 타데안을 한번 보고는 입을 열어 그다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대 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 순 없어. 한 없이 뒤돌아선 그대의 모습을 흐린 눈으로 바라만 보네. 나는 알고 있어 우리의 사랑은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서로가 원한다해도 영원할 순 없어요. 저흘러가는 시간 앞에 서면 세월이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줘요." (세월이 가면. 이라는 노래입니다. 최호섭. 이승환. 조성모가 불렀던 것으 로 기억.) 즉석으로 번역해서 부른 것이라 약간 껄끄러운 맛이 있었지만 그 노래의 느 낌이라는 것이 그다지 죽지 않았기에 그녀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리고 노래 가사에 그녀의 심정이 나타나 있었기에 그 만족스러운 표정 아래 에 약간은 씁쓸한 미소를 깔고 있었다.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을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실리스의 얼굴을 한번 떠올리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그런 생각과는 상관없이 그녀의 노래를 다 들은 타데안이 정말로 감탄한 듯한 목소리로.. 그 목소리와 똑같이 감탄한 듯한 얼굴로 그 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저.. 정말 최고에요! 여지껏 꽤 많은 음유시인을 봐왔지만.. 이정도로 멋 진 노래를 불러내는 사람은 일리스가 처음이에요! 다른 노래는? 다른 노래 는 없나요?" 그녀는 타데안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오른손으로 기타줄을 스트 로크하며 기타를 크게 치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힘있게 기타를 쳐가던 그녀 는 목에 힘을 꽉 주고는 무척이나 힘있는 목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기억해줘! 널 사랑한 한 슬픈 영혼이 여기 있었다는걸. 이젠 너의 곁을 지 킬 수 없는 날 죽었다고 생각해! 사랑 없는 삶 그것과 같을테니. 무너지는 날 용서하길 바래. 이렇게 너를 잊을 순 없었어 그저 술에 취해 너를 잊어 버리는 것 내가 무너져 너를 지우는 것. 언젠간 너를 잃고 살아가게 되겠지 만 시간이 너를 떠나가게 만들겠지만 나는 그것조차 아플 것 같아 널 잊는 나의 모습이.. 하 지 만! 기억해줘 저 하늘이 너를 되돌려 줄 그날 다시 온 다면 두 번 다시는 이렇게 힘없이 너를 잃진 않겠어 나 없는 그곳 보낼 수 가 없으니 슬퍼하지마 이별이 아냐 잠시 우리 사랑 쉬고 있을 뿐 오! 나의 마지막 순간이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으니 그댈 난 사랑해!" -서문탁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 그녀는 그것을 부르고는 목이 갈라지는 느낌에 기침을 한번 하고는 목을 가 다듬었다. 그녀의 가늘은 목소리로 부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지만 거의 강제로 목소리를 낸 덕분에 약간은 갈라지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힘드네.. 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기타를 치는 것을 멈추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타데 안은 완전히 감동을 받은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며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이건.. 후.. 정말.. 일리스는 대단해요." "뭐가..요? 음.." 그녀는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오자 목을 가다듬고는 그렇게 물었다. 타데안 은 그런 그녀의 질문에는 대답할 생각이 없었는지 그녀를 보고 방긋이 웃어 보인 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이거.. 이거.. 이러다가 진짜로 반해버리겠는걸." 타데안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어느새 이공간에 기타를 집어넣고는 모닥불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잠을 좀.. 자 두는 것이 좋을 거에요. 일리스는.. 내가 내가 본 것으로 제 대로 된 잠을 자는 것을 한번도 본 일이 없으니까요. 그러다가는 정작 필요 할 때에 마법을 쓸 수 없을지도 몰라요." "후훗... 덮치는 것은 사양이에요." "크아악! 날 그렇게 못믿어요?" "네." 그녀의 단호한 대답에 타데안은 비틀거리며 한쪽으로 걸어가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서는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녀는 여전히 잠이 오지 않자 한쪽에 앉아서 여전히 활을 매만지고 있는 라미니아에게 살짝 다가가서는 옆에 앉았다. 모닥불에 비친 라미니아의 금 발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색깔로 보였다. 한참동안 아무말이 없이 멍하니 있던 그녀와 라미니아의 사이에 감돌던 침 묵을 그녀가 나직한 목소리로 깨어버렸다. "라미니아. 그 활에 매여있는 머리카락의 주인을 이제는 말해줄 수 있나요 ?" 그녀의 말에 활을 매만지던 라미니아의 손길이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를 똑 바로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아니요. 싫군요." 라미니아의 대답을 들은 그녀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피식 웃음을 흘리고 는 굽히고 있어 약간씩 저려오는 양다리를 곧게 폈다. 다리를 굽히고 있어 서 흘러가지 못했던 피가 한번에 다리 아래로 흘러가자 시원한 느낌이 들었 다. 그 느낌에 그녀는 기지개를 크게 켜고는 축 늘어지는 느낌에 양손으로 땅을 짚어 상체를 받치고는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라미니아는 그녀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가만히 웃고 있자 몇번 고개를 갸 웃거리고는 다시 활을 쳐다보고 있다가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인지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일리스.. 당신은 보통 인간과 너무도 틀리군요." "그런가요? 그렇지만 전 보통 인간일 뿐이에요. 인간이 모두 같다면.. 사는 것은 무척이나 재미가 없겠지요."(어디가.. 보통이냐?) "그럴.. 지도 모르겠군요." 라미니아는 그 말을 끝으로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라미니아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 한숨을 내쉬고는 가방을 뒤에다 놓고는 그 가방을 베고는 누웠다. 언제나 보는 밤하늘이지만 볼 때마다 그것이 틀린 하늘로 보이는 것은 그녀만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녀는 눈을 감으며 내일도 오늘처럼만 조용하기를 빌었다. 얼마전부터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는 초목.. 그리고 그 지평선 끝으로 높 게 쌓아 올려진 성벽이 보였다. 그는 너무도 힘들었던 이번 여행 덕분에 진 이 빠진 기분으로 그 성벽을 보며 평소에는 하지 않던 기쁨의 함성을 내질 렀다. "우와앗!! 드디어 도착이다!!" 그의 함성소리에 뒤쪽에서 걸어오던 로안느가 약간 퉁명스러운 음성으로 입 을 열었다. "뭐야? 넌 처음 오는게 아니잖아?!" "이번에 넘어오는 것 만큼 힘든 일도 없었는데.. 이렇게 기뻐하는게 당연하 지! 세상에.. 그 엄청난 샌드웜 3마리를 만나고도 살아오다니.. 거기다가 그 움직이는 갑옷.. 끔찍했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한번 부르르 떨어보이고는 힘차게 걸음을 옮겼 다. 일리스는 그런 그를 보고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그의 뒤를 따라서 그 다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을 옮겨갔다. 그의 다른 동료들도 등에 한가득히 짐을 지고는 무척이나 지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열사의 대지에서 샌드웜을 만난다면.. 그것이 바로 죽은 것 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기에 그들이 받은 정신적인 피로를 그는 충분히 예 상할 수 있었다. "자자. 저기 저 성에 도착하면 제가 술한턱 쏠테니까 힘내세요!" "하하.. 그래. 그래야지." 그는 사람들이 웃으며 그에게 말을 건내자 그 사람들을 보며 마주 웃어주고 는 걸음을 옮겼다. 로안느도 약간은 퉁명스러운 말을 던지고 있었지만.. 차 가운 물과 푹신한 침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을 자신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씩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다니까..' "뭐.. 뭘 보고 그렇게 실실거리는거야?!" "난 웃지도 못하는거야?!" 그는 로안느가 자신에게 딴지를 걸자 가볍게 맞받아치고는 계속해서 웃음을 흘렸다. 라미니아는 주위에 나무들과 풀들이 무척이나 많이 보이자 얼굴색이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확실히 숲의 종족이라는 엘프답게 열사의 대지는 라미 니아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여름 바람이라고는 하지만 열사의 대지에 불어오는 바람에 비한다면 훨씬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간 그는 잠시 후.. 강을 사이에 둔 도개교 너머 에 세워져 있는 성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휴우.. 드디어 도착이군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그 도개교를 지나서 성 입구에서 창 을 들고 대기하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걸어갔다. 그가 손을 흔 들자 병사들은 그를 알아본 것인지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그를 향해 다가왔 다. "휴우. 오랫만이지요?" "여어.. 타데안. 너 요즘은 왜 이렇게 뜸한거야?" "아하하... 좀 바쁜 일이 있었거든요. 오늘도.. 어때요?"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약간 묵직한 느낌이 드는 주머니를 병사에게 건 네었다. 병사들은 그에게 그 주머니를 넘겨받고는 기분좋게 미소를 지어보 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제서야 뒤로 돌아서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 들을 향해 지나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여어.. 그런데.. 이번에는 여자들이 있는데? 그것도 엄청난 미녀들로.. 말 이야." "하하.. 가까이 다가가면 물려.. 우왓!" "흥.. 물지 않으니까 걱정하지마." 어느새 다가온 로안느가 그의 등을 발로 밀어버리고는 코웃음을 치며 지나 갔다. 그는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넘어져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문을 지 키고 있던 병사가 바닥에 앉아있는 그를 내려다보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봐. 타데안.. 너 나이가 몇이라고.. 벌써부터 여자한테 잡혀살면.. 나중 에는 지옥이 따로 없어." "하하.. 아저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그는 그렇게 말을 받아주고는 옷을 털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의 말에 그 병사는 그의 머리를 한번 쥐어박았지만 그는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먼저 성 안으로 들어간 일행을 따라 뛰어들어갔다. 그가 뛰어들어가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그의 동료들은 그에게 다가와서 한 마디를 던졌다. "음... 일단 우리는 물건을 넘기고 오도록 하지. 언제나 묵는 곳.. 거기서 보도록 하지구." 그의 동료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모여서는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자 일리스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서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피곤하니까.. 여관으로 가도록 하지요." "여관은.. 아는 곳이 있나요?" "네. 물론."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코르카도스 왕국의 변두리 에 위치한 성이라고는 하지만 변두리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눈 에 띄게 많았다. 한참동안 복잡한 길을 걸어가던 그의 옆으로 로안느가 살며시 다가왔다. 그 가 시선을 돌리자 로안느는 그를 쳐다보며 나직하게 물었다. "그런데.. 네 동료들이 가지고 온 물건.. 그게 뭐지?" "아아.." 그는 로안느의 얼굴을 보고는 피식 웃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마약.. 이라는 거에요." "뭐.. 뭐야?!" 로안느의 입에서 커다란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는 로안느가 갑자기 크게 소 리치자 뒤이어질 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기에 재빨리 로안느의 입을 틀 어막았다. 그가 입을 틀어막자 로안느가 눈을 크게 뜨고는 그를 노려봤지만 그는 나직 한 목소리로 로안느에게 타이르듯이 말했다. "그런 것.. 크게 소리쳐봐야 좋을 것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로안느도 아 시다 시피.. 이 세상은 바른 일만 하고는 살 수가 없는 거라구요. 그럼..손 놓을테니 소리치지 않을 것이지요?" 그의 말에 로안느가 고개를 아래위로 움직이자 그는 로안느의 입을 틀어막 은 손을 살짝 치웠다. 그리고... 로안느에게 격렬한 어퍼컷을 한대 맞아줘 야 했다. "가.. 감히 순결한 처녀의 얼굴에 마음대로 손을 대다니.." "아야야.. 그.. 그러니까.. 그 나이까지 처녀라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 구요!" "주.. 죽어버렷!!" 그와 로안느가 그렇게 시끄럽게 싸우자 일리스는 살며시 라미니아의 손을 잡고는 그와 로안느에게서 멀어지려고 노력하며 입을 열었다. "난.. 저 사람들 몰라요.." "아.. 나도 모르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는 그제서야 주위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와 로안느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얼굴을 붉히며 재빨리 사람들의 사이로 달려갔다.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그는 일리스와 라미니아, 그리고 로안느를 이끌고는 평소 언제나 들르는 여 관안으로 들어갔다.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에 넓은 1층은 전체가 식당겸 주 점으로 되어있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식당에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그 와 일리스등이 들어가자 여관의 주인이 곧 나와서 그를 맞이했다. "오오.. 이거.. 타데안군이 아니야?!" "하하.. 안녕하세요?" 타데안은 그를 반갑게 맞아주는 여관의 주인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고는 웃 음을 보였다. 그는 가볍게 여관 주인과 인사를 나눈 후... 뭔가 먹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테이블을 잡고는 자리에 앉았다.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자 그는 일 리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으음.. 일단 여기까지 오는 것이 나에게 부탁한 것이지요? 일리스는.. 다 음에 어디로 갈 건가요?" 그의 말에 일리스는 자리에 앉아서 로안느와 라미니아를 한번씩 돌아본 다 음 다시 그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다. "이대로.. 다르를 향해 곧바로 갈거에요." "그런가요? 그럼.. 로안느와 라미니아는?" "나야 뭐.. 어차피 일리스를 따라온 것이니 일리스가 가는 곳으로 가야지. 물론.. 라미니아도 나와 같을걸? 그렇지요? 라미니아?" "네." 그는 라미니아의 간결한 대답을 듣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확실히.. 그의 어 머니만큼 강한 여자를 본다는 것은 그가 죽기전에는 힘든 일일 것이다. '난.. 어머니의 그림자를 쫓는 것이 아닐까?'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자 그는 관자놀이를 한번 문질렀다. 때마침 여관의 주인이 시원한 맥주가 담겨진 잔들을 가지고와서 테이블 위 에 놓으며 입을 열었다. "타데안.. 뭘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나? 허허.. 자네는 아직 젊잖아.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꿈을 위해 온몸을 불사를 수도 있는 나이인게 야. 나같은 늙은이야.. 이런 소일거리가 최고이지만 말이야." "하하.. 아직은 젊으시잖아요." "한잔 더 주세요!"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리스가 맥주를 한번에 마셔버리고는 빈잔을 내밀며 그렇게 소리쳤다. 그와 다른 사람들이 약간 어이없는 눈빛으로 일리 스를 쳐다보자 일리스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원래.. 첫잔은 원샷이에요." "그렇.. 군요."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의 앞에 놓여져 있는 맥주를 한번에 다 마셔버 렸다. 목으로 짜릿한 느낌이 들자 눈으로 눈물이 조금 새어나왔다. "푸하!" 그는 그것을 다 마시고는 한숨을 내쉬고는 여관 주인에게 컵을 건네며 말했 다. "저도 한잔 더 주시겠어요?" "허허.. 물론이지." 여관의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두개의 컵을 들고는 안쪽으로 사라졌다. 그 와 일리스, 그리고 로안느가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의 동료들이 기분 좋은 듯한 얼굴을 하고는 여관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그 들이 자리를 잡고 앉자 일리스와 라미니아에게 - 로안느에게는 피식 웃음만 을 지어보였다. - 양해를 구하고는 그들에게 다가가 일 이야기를 꺼내었다. "어때요? 잘 되었나요?" "아아. 물론. 하하.. 어차피 이 나라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이니까." "그렇지요. 그럼.. 이번에는 뭘 사갈 것인지 조금 생각해 봐야겠군요." "그래.. 그래서 말인데.." 일에 대한 이야기.. 그는 그의 아버지가 바란 것 처럼 기사라는 것 보다는 장사꾼이 훨씬 어울릴 지도 몰랐다. '뭐.. 아버지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그의 아버지라는 사람의 얼굴을 애써 지워버리고 는 일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이야기를 하는 사이.. 날이 슬슬 저물어 가 고 있었다. 하얀 증기가 올라오는 목욕탕.. 그는 뜨거운 물안에 몸을 푹 담그고는 나른 한 시선으로 물기가 맺어져 있는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대리석으로 만든 목욕탕이라니.. 여관 주인이 젊었을 때에 무척이나 날리던 모험가이긴 했지 만.. 정말 돈이 남아돈다.. 라는 생각이 절실히 느껴지도록 만든 시설이었 다. 그가 뜨거운 물 안에서 축 늘어져 있는 사이 어느새 그와 함께 들어온 사람 들이 하나둘씩 탈의실로 걸어나가자 그도 몸을 일으켜서는 차가운 물을 한 번 뒤집어 쓰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가 밖으로 걸어나가서 속옷만을 걸쳤을 때... 먼저 나와서 옷을 모두 걸 친 사람들이 그를 향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이. 타데안. 노래한곡 뽑아봐." "네?" "하하.. 언제나 하는 것 있잖아." 그는 그 말을 듣고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는 속옷만 걸친 상태에서 동료들을 바라보며 허리에 손을 얹고 허리를 앞뒤로 움직여 박자를 맞추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딸랑 딸랑 딸랑 딸랑 으쓱 으쓱! 딸랑 딸랑..."(타데안.. 어디까지 망가질 꺼냐?) "크.. 크하하하하하!!" "파하하하핫!!"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그의 동료들이 모두 바닥을 뒹굴며 웃어제끼 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의 반응에 더욱 기뻐하며(그게 기뻐할 일이냐?!) 노래를 계속해서 불러나갔다. "쭈욱 쭈욱! 으쓱 으쓱 으쓱~ ...." "크끅.." "드르륵!" 숨쉬는 것마저 힘들어 하며 웃어제끼는 동료들의 웃음소리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그는 갑작스레 문이 열리자 웃으며 그 문쪽을 쳐 다봤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는 일리스를 보고는 몸을 굳혔다. "아.. 여탕은 옆쪽이네요. 미안해요." '모.. 못들었겠지.. 설마.. 으아아악! 모.. 못들었을 거야..' 그는 일리스가 웃으며 문을 닫으려 하자 여전히 허리에 손을 올린 포즈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내리감았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문이 닫혔다가 다시 열리는 소리.. 그리고.. 일리스가 얼굴만을 내밀며 그 를 향해 방긋이 웃어보였다. 그리고.. 나직히 입을 열었다. "저기.. 타데안씨. 노래 잘하시네요. 그리고.. 딸랑.. 이 아니라 덜렁.. 이 아닌가요?"(이해못하시는 분은..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드르르륵!" 다시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그의 동료들이 호흡곤란으로 죽어가는 소리.. 그리고 그가 산화되어 바람결에 날아가는 소리가 목욕탕 안에 동시 에 울려퍼졌다. 어둠이 주위를 검게 덮고 있었지만 그는 왠지 모를 이유로 잠들지 못하고는 두 눈을 반짝이며 침대위에서 이리저리 뒤척거리고 있었다. 여관의 낡은 침 대는 그가 뒤척거릴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신경이 거슬리는 소리를 내고 있 었다. 그 소리 덕분에 더욱 잠과의 거리가 멀어진 그는 결국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방 밖으로 나갔다. 구름한점 끼이지 않은 맑은 하늘에 걸려있는 둥근 달 덕분에 주위가 어슴프 레하게 나마 보이고 있었다. 복도의 한쪽 끝.. 꽤나 커다랗게 나있는 창쪽 에서 길다란 그림자가 뻗어 있었다. "일리스.. 아직 잠을 안자고 있는 건가요?" "아.. 네에." 그가 말을 걸자 일리스는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다시금 창밖으로 시선을 돌 렸다. 창밖에서 잘 자란 라일락 가지 하나가 창 안으로 밀고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에요?" "음.. 글쎄요? 아!" 그의 질문에 모호한 대답을 내놓던 일리스는 갑자기 손을 뻗어서는 라일락 잎을 한장 떼어냈다. 그리고... 그것을 들고 그를 바라보며 방긋이 웃고는 입을 열었다. "사랑점.. 쳐 보실래요? 후훗.." "사랑.. 점 이라니요? 어떻게?" 그가 그렇게 묻자 일리스는 말을 하지 않고는 조금전 따낸 라일락의 잎을 계속해서 접어갔다. 그리고 그 잎이 손톱보다도 작아지자 그것을 주며 그에 게 건네고는 입을 열었다. "이걸.. 가장 안쪽의 어금니에 물고는 꽉 깨물어서 이빨자국이 나면 사랑이 성공한데요." "그.. 그래요? 그렇다면.. 난 하나로 만족할 수 없지요! 난.. 2개다!"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일리스에게 그 잎을 받아들고는 라일락 잎을 하나 더 따서는 곱게 접었다. 그리고.. 그것을 양쪽 어금니쪽으로 깊숙히 밀어넣 었다. "꽉 깨물면 되는 거지요?" "후훗.. 네 꽉이요." -으직!- 곱게 접은 라일락 잎이 으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 #% %^@# ^@$!!!"(해석 불가능..) 그는 그렇게 소리를 치고는 입안에 들어있는 라일락 잎을 잽싸게 뱉어냈다. 으깨진 라일락 잎이 입안에서 튀어나오자 일리스는 눈을 크게 뜨고는 그것 을 바라보더니 어이없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타.. 타데안씨.. 저기.. 으깨질 정도로 깨무는 사람은 처음봤어요. 역시.. 바보." "콜록.. 콜록.. 바.. 바보라니요.. 캑! 이거 무슨 맛이 이래?!!"(여자 친구 들에게 많이 당했지. 훗..) 그는 창밖으로 침을 몇번이나 뱉어내고는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왠지 데이트 하는 기분이라는 생각에 창밖 으로 몸을 쭉 내밀고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는.. 왜 이렇게 여행하는 거에요?" "후훗.. 글쎄요.. 말하자면.. 살아있는 이유를 정확히 하고 싶어서.. 라고 할까요? 궁금한 것도 많이 있구요." "그런.. 가요?" "그럴..거에요. 저도 확신을 못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타데안씨는? 왜 본 래의 이름을 버리고 그런 이름으로 생활하는 거에요?" "하하... 그건.." "뭐. 말하기 싫으시다면 캐묻지는 않겠지만.. 모든 일이 피하기만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방으로 걸어 들 어갔다. 그는 멍하니 일리스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창밖으로 몸을 쭉 내밀며 중얼거렸다. "그래서... 지금 하던 일을 버리고 당신을 따라갈까.. 라고 고민하고 있었 던 거라구요. 역시.. 따라가는 것이 맞겠지요?"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창밖으로 몸을 내민채로 양 팔을 축 늘어뜨리고 는 한참동안 기대어 있었다. 눈을 천천히 감았다. 갑자기 감상적으로 변하 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데서 눈물을 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눈에서 떨어지는 물을 닦지는 않았다. 한방울의 물이 아 래로 떨어지자 그는 헛웃음을 흘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엄마.." 어머니.. 라고 부르고 싶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그가 그렇게 불러줄 때까 지 살아주지를 못했다. 허리에 걸려있는 검이 왠지 무거웠다. 간밤에 오래도록 고민을 한 그는 아침일찍 동료들을 두드려 깨워서는 입을 열었다. "역시.. 그녀들을 따라가야 겠어요. 일하는 것은... 부탁드릴게요. 당분간 만.." "하핫! 당분간! 이겠지?" "그래! 사랑이란 쟁취하는 거다!" 그는 그의 동료들이 오히려 그의 등을 떠밀어 주자 기쁜 웃음을 짓고는 인 사를 건네고는 밖으로 나왔다. 아침일찍 떠나려고 짐을 꾸리고 있던 일리스 와 로안느에게 그는 살며시 다가가서는 입을 열었다. "저기.. 어디까지 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갈 수는 없을까요?" "안돼!" "좋아요!" 동시에 울려퍼진 두명의 목소리.. 그는 로안느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물론.. 로안느.. 를 따라간다는 것이 아니라.. 일리스를 따라간다는 말이 에요. 그러니.. 로안느가 반대를 해도 전 별로 상관 없어요." "으아악! 난 너 싫어!" "아! 그래요? 난 설마 로안느가 날 좋아하면 어쩌나.. 하고 고민했어요. 당 연히 나도 로안느가 싫어요." 그가 방긋이 웃으며 로안느에게 말하자 로안느는 발끈해서 그를 발로 차버 렸다. 그녀들과 함께 다니는 것은..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오히 려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 같았다. 권세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려는 듯이 넓고 웅장하게 지은 저택.. 그는 그 저택을 올려다보며 그 안으로 걸어갔다. 저택을 지키고 있던 용병이 그를 알아보고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었다. "에.. 에릭경!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미드킨 공작님을 잠시 뵙고 싶어서 말입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아.. 네! 무.. 물론입니다." 그의 깍듯한 존댓말 덕분인 것인지 그 용병은 무척이나 놀란 듯한 눈빛을 보이고는 그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그는 그 용병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 며 안으로 들어갔다. 뒤쪽에서 그 용병이 요즘에는 보기드문 사람.. 이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용병이 중얼거리는 소리에 옅은 미소를 짓고 넓다란 정원을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가자 저택의 안쪽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집사로 보이는 사 람이 그를 보고는 달려왔다. "에릭경!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아.. 미드킨 공작님을 뵐려고 하는데.. 지금 당장 시간이 되시는지..." "그럼 안으로 들어오셔서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집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집 안으로 안내해갔다. 역시.. 세계를 구한 영웅.. 다시 볼 수 없는 곧은 인간이라는 평가는 무척이나 써먹을 곳이 많 았다. 집사의 뒤를 따라서 집 안으로 들어가자 천장이 무척이나 높은 홀이 나타났 다. 집사는 그에게 그 거실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를 권하고는 공작의 서재 로 보이는 방으로 걸어올라갔다. '넓군...' 그는 그런 생각을 하고는 의자에 등을 기댄채로 몸을 쭉 뻗었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무척이나 피곤한 일이었다. 그것이 사람의 목숨에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더 말이다. "일리안.. 이게 다 네덕분이다. 네가 남기고 간거야." 그의 나직한 중얼거림. 대륙을 구한 영웅이라는 허명도... 이 세상에서 다 시 볼 수 없는 올곧은 인간이라는 것도 모두 일리안에 의해 얻을 수 있는 허명이었다. 그 덕에 지금 그가 하는 일이 너무도 쉽게 풀려주고 있었다. 그가 잠시 일리안의 생각에 잠겨서는 의자에 앉아있을 때.. 어느새 저택의 집사가 그에게 다가와서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었다. "공작님께서 들어오시랍니다." "아.. 네." 그는 집사의 말에 앉았던 의자에서 일어나서 집사의 뒤를 따라서 공작의 서 재로 걸어갔다. 잘 손질된 나무로 된 거대한 저택.. 그는 그것을 한번 쭉 둘러보고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잘.. 타겠군." "네?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 아닙니다." 그가 웃으며 대꾸하자 집사는 꾸벅 인사를 하며 미소를 지어보인 후 그를 공작의 서재로 안내했다. 공작의 서재는 꽤나 넓었지만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들로 인해 오히려 좁아보일 지경이었다. 정말 서재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그 방.. 방의 한쪽에 놓여있는 책상에 공작 이 돋보기를 끼고는 책을 보고 있다가 안으로 들어온 그를 보고는 웃으며 일어났다. 그리고는 방한쪽에 놓여져 있는 의자에 앉으며 맞은편에 있는 의 자를 그에게 권했다. 그는 공작이 권하는 의자에 사양하지 않고는 공작을 마주보고 자리에 앉았다. "그래.. 유명하신 에릭경께서 내게 무슨 일인가? 그렇게 큰 사건이 있었는 데.. 왕궁을 지키는 자네가 이렇게 자리를 비워도 되는 것인가?" 공작은 웃고 있었지만.. 자신을 찾아온 그를 나무라고 있었다. 그는 공작의 말에 뒷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가 그런 반응을 보이 자 공작은 기분이 좋은 듯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허허허.. 괜찮아. 자네를 나무라는 것이 아니니. 그런데.. 이 늙은이 한테 는 무슨 볼일이 있어서 찾아온 것인가?" "아.. 그것이 말입니다.." 그는 입을 열며 숙였던 머리를 들어올려 공작을 마주보았다. 검은색의 머리 와 흰색의 머리가 절반씩 섞여있는 머리.. 그의 눈앞에 있는 미드킨 공작이 라는 사람은 자신의 힘만으로 공작이라는 작위를 얻어낸 사람이었다. 한마 디로.. 대단한 수완가. 그러나.. '너무 오래 살았지.' 그는 그런 생각에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국왕 폐하를 시해한 하녀.. 그 하녀가 배후로 지목한 것이 바로.." "그래? 누구인가? 자네가 건드리기 힘들 정도로 힘이 있는 자라면.." 공작은 그렇게 말하고는 꽉 쥔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죽은 국왕과 거의 친 형제나 다름이 없었기에.. 공작이 느끼는 분노를 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 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를 살려둘 수는 없었다. 미드 킨 공작.. 이 사람은 너무도 위험했다. "바로.." "어허! 이사람 보게. 뭘 그렇게 뜸을 들이는 건가? 빨리 말해보라니까!" 공작은 조바심이 난 듯이 크게 소리쳤다. 그는 그런 공작의 모습에 비릿한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당신이지." "뭐.. 뭐라고?" 공작이 얼굴빛을 변하게 하며 소리쳤다. 그는 그런 공작의 모습에 느긋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어차피.. 국왕폐하가 돌아가신다면.. 가장 이익을 보는 것은.. 다른 누구 도 아닌 당신! 국왕폐하의 뒤를 이을 사람이라고는 유일하게 실리스 공주니 밖에는 없으니까. 당신이 충분히 나라를 주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 지. 그렇지 않은가?" "마.. 말도 안된다!! 그런 것은? 증거가 있느냐?!" "증거라는 것은...." 그렇게 말을 끝낸 그의 허리에 걸려이던 목이 공작의 목을 잘라내고 있었 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공작의 목을 잘라낸 그는 피가 흐르는 그 목을 내려 다 보며 입을 열었다. "만들면 되는거야. 그리고... 공작이라는 사람을 처형하기 위해서는 국왕의 허락이 떨어져야 하지만.. 지금은 그 국왕이라는 인간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빨리 공작의 서재를 뒤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은 촉박했기에 서랍을 한번에 몇개씩 열어서는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그는 공작이 쓰는 인장을 찾아냈다. '다행이군.. 만난 곳이 서재라서..'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책상의 한쪽에 켜져있던 초의 촛농을 품에서 꺼낸 문 서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인장을 꾹 찍어 눌러서는 공작의 문서임을 확실히 했다. 공작의 필체를 베끼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왕성안에는 공작 의 공문서가 무척이나 많았기에 그것 하나둘을 빼내는 것은 그에게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남의 필체를 베끼는 것쯤은 무척이나 쉽게 하는 인간이 하나 둘쯤은 있기 마련이었다. 그는 위조된 그 문서를 들고는 피식 웃음을 지어보였다. 공작 자신이 되살 아나 본다고 해도 한번은 눈을 비비고는 다시 쳐다볼 만한 문서.. 그는 그 것을 들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가 거실의 중앙쯤을 걸어나갔을 때.. 집사가 차를 올린 쟁반을 들고는 서 재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집사는 밖을 향하는 그를 보고는 고개를 숙이 며 인삿말을 건네었다. "벌써 가십니까? 이제 막 차를 가지고 올라가려던 참인데.." "따뜻한. 차로군요. 어서 가지고 올라가 보세요. 공작님은 지금 무척이나 추우실테니..." "여름인데.. 춥다니요?" "하핫.. 올라가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럼.. 전 이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재빠른 걸음으로 저택 밖으로 걸어나왔다. 잠시 후.. 집사의 비명소리가 들려나왔지만 그의 입가에 머금은 미소를 지우지는 못했 다. 저택 밖까지 걸어나온 그는 저택이 보이는 한쪽 끝에 대기하고 있던 왕실 친위기사단의 녀석들 중 하나에게 공작의 인장을 찍어온 문서를 던져주며 말했다. "이제 확실해 진건가?" 그가 던져준 문서를 받은 기사들은 처음에는 당혹감이 깃든 표정을.. 그리 고 뒤이어 분노에 가득찬 표정을 지어보였다. 기사라는 것은 명예에 죽고 산다. 그리고.. 배반이라는 것을 죽음보다 싫어하는 인간같지 않은 녀석들 이었다. 그러하기에... 공작이 한 짓을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을 것이었다. '물론.. 공작이 한 일은 아니지만...' 그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런 그의 뒷쪽으로 다가온 기사단의 부장 하나가 그를 향해 거칠은 숨소리를 내 며 물었다. "지금..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거냐?" "저 저택에 있는 것들을 하나도 살려두지 않고 죽인다음.. 저 저택을 불질 러 버려야 합니다. 신의를 배신한 것들은.. 살아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이 녀석들은 너무도 단순했다. 마치 힘없는 인 형을 조종하는 것인 마냥... 너무도 그의 생각대로만 움직여 주었기에 그는 속으로 지은 미소를 안으로만 갈무리 하고는 약간은 착잡한 표정을 지어보 이고 입을 열었다. "꼭.. 그렇게 까지 해야하는거냐?" "물론입니다! 그리고.. 이 문서에 적혀있는 다른 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부장의 말에 그는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그가 국왕을 살해 한 인물로 공작을 지적했을 당시에는 모두 못믿어 하는 표정이었다. 거짓을 말하지 않는 인간으로 유명한 그의 말임에도 말이다. 그렇게 신뢰를 받는 공작이었기에.. 그 신뢰가 무너졌을 때의 상실감이란.. 그리고 그 상실감 뒤에 몰려오는 분노라는 것은 더욱 더 큰 법이었다. '그리고.. 분노는 진실을 보는 눈을 가리는 법이지.'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그의 등뒤로... 기사들이 분노에 가득 차 있는 눈으 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현재... 오드나스 왕국의 수도인 알스엔에 모여 있는 군사의 총 통수자는 바로 그였다. 그랬기에.. 그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는 한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기사들의 시선을 받으며 오른손으로 양쪽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그리 고 한숨섞여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휴우.. 좋다. 너희들이 원하는 대로.. 해라. 그리고.. 공작의 목은.. 그 분에 대한 예의를 차리기 위해.. 내가 베었다. 그렇지만.. 나는 더이상 일 어나는 일이 보기 싫으니.. 왕궁으로 돌아가겠다. 병사들이라면.. 내 이름 을 대고 얼마든지 사용해도 상관없어." "네! 알겠습니다!!" 그는 기사들의 목소리를 등뒤로 들으며 고의적으로 한번 비틀거리고는 계속 해서 관자놀이를 잡은 채로 걸음을 옮겼다. 뒤쪽에서 기사들이 이야기를 나 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분은.. 너무 여려." 그는 그 말을 듣자 관자놀이를 짚었던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웃음이 새 어나오려는 것을 힘들게 틀어막은 그는 인적이 없는 골목안으로 들어가서는 웃어제끼기 시작했다. "하하하... 크하하핫! 여려.. 내가 여리다고..!!" 그는 그렇게 소리치며 벽을 짚고는 한참동안을 웃었다. 너무나 오래 웃은 것인지 그의 눈에는 눈물마저 맺혀 있었다. 그런 그의 뒤로... 누군가가 다 가와 그의 어깨를 잡으며 입을 열었다. "뭐가 그렇게 기뻐서 웃고 있나요?" 가늘고 듣기좋은 여성의 목소리... 그는 그 목소리를 듣자 시선을 들었다. 질투의 젤러시안이라 불리우는.. 이 세계에 다섯.. 아니 이제는 넷밖에 남 지 않은 마족.. 그는 그 젤러시안의 앞섶을 갑자기 틀어잡고는 격하게 소리 쳤다. "기뻐?! 기쁘다고?! 누가 기뻐한다는거냐?!" 그는 소리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젤러시안은 그런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저어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당신이라는 인간은.. 당최 이해할 수가 없어. 어차피.. 당신이 가진 권력 이라는 것은.. 수도에 있는 모든 군의 통수권이 아니었던가? 그걸 이용하면 이렇게 번거롭게 움직일 필요도 없을텐데..." "그래.. 왕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그 허락을 받을 왕 마저 없으니... 그러나.. 나는 일리안 녀석이 내게 남기고 간 그.. 드물게 선한 인간.. 이라는 세상이 이미지를 내 손으로 없애고 싶지 않아." 그의 말을 들은 젤러시안은 그 자리에서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한참동 안 웃어제끼던 그녀는 이마에 손을 대고는 입을 열었다. "정말... 보기 드문 지극한 사랑이로군. 그것이... 일그러지고 어긋나버린 사랑이라는 것이 문제이지만!" "짜악!" 커다랗게 울려퍼지는 소리.. 그리고 젤러시안의 뺨이 붉게 부어올랐다. 그 는 그런 젤러시안을 똑바로 쳐다보고는 평소의 감정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 었다. "닥쳐! 네게 그런 말을 들을 필요는 없어. 그런 것 보다는 시킨 일은 어떻 게 됐지?" "아아.. 그것?" 젤러시안은 그에게 뺨을 맞은 것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이 그를 향해 웃 음을 보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게... 그 여자들이 장난이 아니게 강하던라구." "그래.. 그래서 결론은?" "오크로드까지 불러냈지만.. 실패." 그는 젤러시안의 말에 약간은 놀란 듯한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고개를 저 어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직접 나서서라도 죽이고 와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왜? 널 얻을 수 있다면 생각해 볼 일이기도 하지만. 난 내손을 더럽 히기는 싫어." "이미 더 더러워 질 수도 없을 정도로 더러운 마족주제에.. 고결한 척을 하 는군." 그의 말에 젤러시안은 뺨을 맞았을 때도 찡그리지 않았던 그 얼굴을 상당히 험악하게 찡그리고는 돌아서며 입을 열었다. "나를 다른 녀석들과 똑같이 취급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내가 바로.. 다 섯 마족중 가장 위에 선다는.. 질투의 젤러시안이니까." "그 따위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직접 나서기 싫다면.. 어떻게든 그자들을 없애버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왕성쪽으로 미련없이 왕성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제길.. 할.." 뒷쪽에서 젤러시안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애써 그것을 무시했 다. 왕성의 넓은 장미정원.. 그는 그곳을 가로질러 천천히 그가 머물고 있는 곳 으로 걸어갔다. 그의 집은 왕성밖의 한적한 곳에 마련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비상시.. 였기에 수도 전체와 성을 지키는 병력 모두를 통솔하는 그가 왕성 안에 있는 편이 일을 처리하기가 훨씬 더 편했다.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곧 주위가 어두워 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머무는 곳으로 걸어가다가 무엇인가 생각이 나 서는 왕성의 안쪽에 마련되어 있는.. 실리스의 별궁으로 다가갔다.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 한쪽에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는 작은 연못.. 그 위에 화사하게 연꽃이 피어있었다. 그가 아무 말도 없이 별궁으로 다가가자 별궁 주위에 경비를 서고있던 기사들이 허리춤에 걸려있는 검의 손잡이에 손을 댄 채로 그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누구냐?!" 날이 너무 어두워 져서인지 그 기사는 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것 같았 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간지럽히는 앞머리를 위로 쓸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나다." "아! 단장님!" 그의 목소리를 확인한 기사는 재빨리 자세를 잡고는 그를 향해 인사를 건네 었다. 그는 그런 그 기사에게 가까이 다가가서는 어깨를 한번 두드려 주고 는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몇일째.. 경비를 서고 있는거지?" "아.. 4일째.. 입니다." "가서 애인에게 아직 살아있다는 표시라도 내고와." 그의 말에 그 기사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어둠속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법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는 그렇게 눈을 크게 뜨고있는 그 기사의 어깨를 다시한번 두드리고는 말했다. "오늘밤 공주님의 경비는 내가 설테니. 가보도록 해." "그.. 그렇지만.." "음.. 가기 싫은건가? 그렇게 일하는 것이 좋다면.. 나로서는 기쁜 일이긴 하지만.." "아.. 아닙니다. 감사히 갔다 오겠습니다." 그 기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에게 재빨리 인사를 건네고는 가벼운 발걸음 으로 왕성의 바깥쪽으로 뛰어나갔다. 그는 그런 뒷모습을 보고는 입가에 미 소를 띄우고 있다가 한쪽에 있는 바위에 걸터 앉았다. '아직은.. 시녀와 함께 있을 시간이로군.' 그는 별궁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는 바위에 앉은 상태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검은 밤하늘.. 그 하늘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별들.. 그는 그것을 올려다보 며 일리안이 자신에게 가르쳐 준 별자리를 떠올리고는 쓴 웃음을 지었다. "천칭.. 자리라는 건가?" 일리안이 그에게 가르쳐 준.. 자신의 별자리.. 어느쪽에도 기울어짐 없이 바른 인간이라는 뜻을 가졌다고 일리안은 말했었다. 일리안과의 그런 일들 이 떠오르자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그렇게 밤하늘을 바라보고 옛생각 에 빠져 있을 때... 별궁 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 그리고 시녀로 보이는 한 여자의 그림자가 천 천히 별궁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한참동안을 더 기다린 다음 아무런 기척이 없자 그는 별궁안에 실리스가 혼 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고는 느긋한 걸음걸이로 아직 불이 켜져있는 방 으로 다가가 그 문을 노크도 하지 않고는 살짝 열었다. 넓다란 방안에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는 가구들이 눈에 띄었다. 방의 한쪽에 놓여져 있는 침대.. 그리고 그 옆으로 커다랗게 나있는 창이 활짝 열려있었 다. 밤의 시원한 바람이 그 창으로 몰려들어와 하얀색의 깨끗한 커튼을 날리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날리는 커튼의 사이로... 이방의 주인인 실리스 의 모습이 보였다. 무엇인가 생각에 잠긴 표정.. 그 표정으로 실리스는 창 밖을 멍하니 내다보고 있었다. '그래... 일리안에 이어.. 아버지인 국왕마저 죽어버렸으니..' 그는 실리스의 그 멍한 눈초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는 야릇한 미소 를 띄웠다. 그리고 곧 입가에 머금었던 그 미소를 지워버리고는 나직한 목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실리스!" "응?!" 실리스는 그의 목소리에 멍하게 풀려있던 시선을 다잡아서는 평소의 또렷한 눈동자를 돌려서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본능적인 것인지 뒤로 한걸음 물 러났다. '크큭.. 재미있군.. 재미있어..' 그는 실리스의 뒷걸음질을 보면서 내심 웃음을 지었다. 실리스는 그가 예상 치 못한 곳에서 갑작스럽게 말을 걸자 무척이나 놀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에.. 에릭! 네가 왜 여기있는거지?!" "아아.. 잠시. 경비를 서고있던 녀석이 피곤해 보여서 말이야. 그리고 좋은 소식도 하나 알려줄까.. 해서." "좋은.. 소식이라니?" 실리스는 본능적으로 두려워 하는 듯이 오른손으로 가슴을 가린 채로 뒤로 계속해서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그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실리스를 향해 천 천히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다이킨 공작이.. 죽었다."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실리스는 천천히 뒷걸음질 치던 걸음을 멈추고는 불신에 가득찬 눈빛을 그를 향해 보내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 다이킨 아저씨가.. 마.. 말도 안돼!" "네 아버지의 시해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사람이니까." 실리스는 그의 말을 듣고는 뒤로 몇걸음 물러나서는 넓은 침대위에 털썩 주 저 앉았다. 다이킨 공작이라고 한다면.. 죽은 국왕과 친형제와 같다고 알려 진 사람이었다. 실리스가 아저씨라는 호칭을 붙일 정도의 사람이 그녀의 아 버지를 죽였다고 한다면.. 배신감과 상실감이 엄청날 것임을 그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실리스의 심정을 생각한 그는 속으로 웃음을 떠올리고는 천천히.. 침 대에 앉아있는 실리스에게 걸어갔다.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라는 다이킨 공 작이 죽고.. 거기에 실리스의 거의 유일한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올리에와 키리온이 현재는 성에 없는 상태. 그에게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었다. 실리스의 근처까지 다가간 그는 넋을 놓고 앉아있는 실리스의 어깨를 잡았 다. 그가 갑작스럽게 어깨를 잡자 실리스가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그를 바 라보고는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그는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실리스의 어깨를 꽉 잡고는 그대로 뒤로 슬쩍 밀었다. 실리스가 침대에 누워있는 상 태.. 그리고 그가 그런 실리스의 어깨를 잡고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상태였 다. "놔! 놓으란 말이야!!" "어째서? 너와 나는 결혼이라는 것까지 약속된 사이가 아니던가?" "시.. 싫어!" 실리스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의 팔 아래에서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그 는 자신에게 꾹 눌려진 상태에서 발버둥치는 실리스를 장난감 보듯이 쳐다 보다가 격한 숨을 내쉬는 실리스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었다. 부드러운 느낌... 그리고.. "크큭.. 역시... 기가 세군. 그래야 정복할 맛도 나는 것이겠지만.." 그는 아랫입술에서 피를 흘리며 고개를 들었다. 실리스는 눈물이 흐르는 눈 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일리안.. 으윽.." 실리스의 입에서 되뇌어진 이름.. 그는 그 이름을 듣고는 피가 격하게 식어 버리는 느낌에 잡고있던 실리스의 팔을 놓고는 몸을 일으켜 방 밖으로 걸어 갔다. 갑작스럽게 그가 몸을 돌리자 실리스는 격해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 고는 베게를 끌어안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제.. 젠장!!' 그는 아랫입술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대충 닦아내고는 별궁의 밖으로 걸어나 갔다. 가슴속에서 뭔가 응어리진 것이 터져 나오려 하고 있었다. 그는 그 감정을 눌러 참기위해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 다. "그래.. 끝까지.. 일리안에 대한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고 있어라.. 그리고 그것은 마지막에.. 가져가주지."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한번 한숨을 들이쉬고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 다. 그래도 언제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청칭자리.. 라고 하는 별자 리. 그는 그런 자신의 눈을 손으로 한번 비벼주고는 또다시 나직히 중얼거 렸다. "난.. 어디도 치우치지 않았어. 내가 천칭이라면.. 천칭의 중심은 나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등을 커다란 바위에 기대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 다. 그녀는 탁 트인 들판을 걸어가며 다리를 조금 절었다. 이곳으로 넘어온 이 후 너무 많이 걸어서인지 발 뒤꿈치와 바닥에 물집이 생겨버렸다. 그녀는 어제저녁 신고있던 피묻은 양말을 벗을 때의 느낌을 한번 떠올려보고는 인 상을 찌프렸다. 앞서 걸어가던 타데안은 그녀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는 시선을 돌려서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하하.. 저기 저 앞에 보이는 언덕만 넘어가면 마을이에요." 자신감 넘치는 타데안의 목소리.. 그녀는 그 목소리를 듣고는 옆에서 힘빠 진 한숨소리를 내뱉는 로안느를 한번 쳐다보고는 힘겹게 미소를 짓고는 자 신감에 넘치는 포즈를 잡고있는 타데안을 향해 말했다. "타데안씨.. 그 말.. 95번만 더하면 100번째에요." "아하하.. 그런 사소한 것은 신경쓰지.. 우헥?!" 타데안은 뒷머리를 긁으며 웃다가 로안느가 던진 검집에 맞고는 뒤로 넘어 갔다. 그녀는 로안느를 향해 웃음을 지은 후 고개를 꾸벅 숙인 후에 뒤로 넘어가 바닥에 넘어진 타데안의 배를 꾹 밟고는 지나가 버렸다. "크윽.. 이.. 일리스양.." "아! 타데안씨?! 거기 누워서 뭐해요?" 그녀가 모르는 척.. 뒤로 돌아보며 웃음을 짓고 말하자 타데안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타데안을 로안느가 다시 꾹 밟고는 지나가 버렸 다. "아.. 아줌마는 무거워!!" "흥! 내게 밟혀서 그런 소리를 해봐야 하나도 화나지 않아." "크.. 크윽..." 타데안이 그렇게 전의를 상실하고 바닥에 드러누워서는 하늘을 쳐다보자 라 미니아가 살며시 타데안에게 다가가서는 옷을 털어주며 말했다. "타데안씨... 다음부터는 맨 뒤에서 따라오세요." "라.. 라미니아!!"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라미니아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그리 고.. 라미니아의 팔꿈치에 정수리를 한대 얻어맞고는 다시 바닥에 쭉 뻗어 버렸다. "라미니아.. 왜?" "아아.. 저도 잘.. 뭔가 사악한 기운이 느껴져서요." 타데안은 라미니아의 말에 쭉 뻗어버렸다. "보라구요! 우하핫! 내 말이 맞다니까요. 저기 마을이잖아요!" "10번만에 성공이로군." "축하해요. 타데안씨.. 나무에 매달려서 잠드는 일은 없겠네요." 그녀의 말에 타데안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는 '삶은 아름다워..'라는 제목 의 노래를 부르고 언덕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타데안의 흩날리는 눈물을 보 고는 그녀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아래로 내려갔다. 로안느는 쉴 수 있다.. 라는 생각에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짓고 있었고, 라미니아는.. 언제나 그렇듯 이 약간은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을은 그다지 크지 않았기에 꽤나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멀리 밭 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풀을 뜯고있는 젖소들도 한마리씩 보이고 있었다. 그녀와 다른 사람들이 마을안으로 들어섰지만 마을사람들은 이방인들을 많 이 겪어본 것인지 별다른 시선을 주지 않았다. 꽤나 피곤했던 그녀는 곧바 로 'INN/Pub'라는 간판을 달고있는 꽤나 커다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옵셔! 뭐가 필요하신가요?" "먹을 것과 잘 방." 로안느의 간결한 대답에 인삿말을 건낸 여관의 주인은 영업용으로 보이는 사람좋은 웃음을 짓고는 그녀의 일행을 테이블로 안내했다. 테이블에 앉은 그녀는 피곤한 몸을 추스르고는 주문을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주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 아저씨. 여기 위치가 어디쯤 되나요?" "아.. 아저씨라니!! 가 아니고.. 하핫 여기는 수도인 레쿠온에서 얼마 떨어 지지 않은 조그만 마을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여관에 사람이 꽤나 보이는 것이지요." "뚜둑!" 로안느의 주먹에서 뼛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타데안이 식은땀을 흘리고는 여관의 천장을 쳐다보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님은 먼곳에..." "현실도피 하지마!!"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침과 동시에 타데안의 뒷통수를 검짐으로 정확히 후려 쳤다. 뒷통수를 맞고는 테이블 위에 쓰러져서는 바르르 떠는 타데안을 내려 다보며 로안느는 지도를 꺼내어서는 펼쳐두고는 화난 목소리로 입을 열었 다. "왜! 어째서 방향이 전혀 잘못 잡힌 거냐는 말이야!!" "으응.. 상당히.. 원래의 방향에서 벗어나 버렸네요?" "타데안씨.. 길은 내손바닥 위에 있소.. 라고 하시더니.." 그녀와 라미니아, 그리고 로안느가 한마디씩 내뱉자 타데안은 테이블에 엎 어져서는 '안들려.. 안들려..'를 연발하고 있었다. 잠시 후.. 여관의 주인 이 시원한 맥주를 내어왔을 때도 타데안은 끝까지 귀를 틀어막고는 그녀와 로안느가 하는 말을 무시하고 있었다. '조금.. 화나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방긋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 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방긋 웃었다. 타데안은 그녀가 갑작스럽게 그를 쳐다 보며 웃음을 짓자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그녀는 그런 타데안의 얼굴 을 보며 여전히 웃는 얼굴을 유지한 채로 입을 열었다. "타데안씨?" "아아.. 안들려요. 안들려.." "역시.."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것 을 테이블위에 올려서 잡고는 타데안을 향해 포근한 웃음을 흘렸다. "이.. 일리스양.. 갑자기 검은 왜..?" "타데안씨. 잘라버릴래요."(뭘?) "푸웃!" 순간.. 로안느가 마시고 있던 맥주를 내뿜었다. 그리고.. 타데안은 급하게 손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리고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소리 쳤다. "남자의 삶의 기쁨을 뺏겠다니요?!" "후훗.." 그녀가 그렇게 웃으며 검을 들어올리자 라미니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입 을 열었다. "저기.. 뭘 자른다는 거지요? 거들어 드릴까요?" "푸웃.." 다시한번 로안느가 마시던 맥주를 내뿜었다. 그리고는 입을 닦아내고는 주 위를 둘러본 다음 나직한 목소리로 라미니아에게 말했다. "그.. 그러니까.. 잘라버린 다는 것은.. 그.. 뭐냐.. 그.. 남자의 그 중간 에.. 그.. 우.. 뭐라고 해야되지?" "아아. 성기 말씀이군요. 잘라도 되나요? 타데안씨?" "크아악!! 물어볼 걸 물어봐요!!"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흥분하며 앉아있던 의자에서 비틀거렸다. 그리 고.. 그 비틀거리는 순간 타데안은 의자와 함께 뒤로 거세게 넘어졌다. "어억?!" "아야야.." 뒤로 넘어진 타데안은 뒷쪽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사람과 함께 바닥 에 넘어졌다. "죄.. 죄송합니다." 타데안은 재빨리 일어서서는 넘어진 사람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바닥에 넘어진 사람은 넘어지며 맥주를 흘려버린 것인지 옷의 앞섶이 축축하게 젖 어있었다. 그 사람은 한참동안 바닥에 어이없는 눈으로 앉아있다가 옷을 툭툭 털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데안은 다시한번 그 사람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고 는 사과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후우.. 뭐.. 이런 녀석이.." "어이. 토이란. 어린애들이 놀다 그런거니.. 그냥 놔둬." 그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이 타데안을 노려보는 그 사람을 향 해 입을 열었다. 타데안을 향해 주먹이라도 휘두를 듯한 분위기를 풍기던 그 사람은 동료의 말을 듣고는 한숨을 내쉬며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타데안 의 뺨을 툭툭 건드리며 빈정거렸다. "어이. 꼬맹이. 다음부터는 조심해라. 숫기도 없는 녀석이 꼴에 같이 다니 는 여자들은 더럽게 예쁘구만. 젠장."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튕기고는 볼 것 도 없다는 듯이 자리에 앉았다. 타데안의 꽉 쥔 주먹이 바르르 떨렸지만 타 데안은 다시한번 그 사람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 거참.. 짜증나. 됐어!" 토이란이라는 사람의 태도에 그녀는 타데안을 위협하던 검을 검집에 집어넣 고는 아무 말도 없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로안느가 가만히 앉아있다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하! 왜이렇게 심각해요? 제.. 젠장! 로안느! 그.. 길 잘못든 것은 매일 밤 나무에 거꾸로 매달리는 것으로 된 거잖아요! 그렇게 잡아먹을 듯한 눈 으로 노려보지 말라구요!" 타데안이 돌아서서는 기분좋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로안느는 일어났다가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고는 그 자리에 도로 앉았다. 그녀는 타데안이 바보처럼 계속해서 웃고있자 한숨을 내쉬고는 맥주를 들이 마셨다. 김이 약간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마시던 것을 멈추고는 컵을 내려놓고 타데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바보." "그런가요? 하핫.. 그런 건 잘 모르겠는데?" "겉멋만 들어서는.." "하핫.." "애늙은이." 그녀의 말에 타데안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연신 맥주를 마실 뿐이었다. 묘하 게 맥주맛이 씁쓸했다. 그녀는 맥주잔을 한숨에 다 비우고는 타데안에게 들 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 듯이 말했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타데안의 기분 좋은 목소리.. 왠지.. 잠이 올 것같지가 않았다. 침대에 몇번이나 누웠다가 일어났다가를 반복했지만 끝내 잠들지 못한 그녀 는 술의 힘이라는 것을 빌리기 위해 방을 나와서는 아래층으로 걸어내려 갔 다. 아래층에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 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카운터에서 술잔을 닦고있는 여관의 주인에게 걸어가서는 테이블 위 에 돈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술좀 주시겠어요?" "어떤 술을 드릴까요?" "그냥.. 독한걸로요." 그녀의 말에 그 여관의 주인은 피식 웃음을 짓고는 뒤쪽에 있던 찬장에 올 려져 있던 병을 하나 내려서는 그녀의 앞에 내려다 놓으며 말했다. "한번 드셔보시겠습니까? 콜드 플레임(Cold Flame)이라는 겁니다." "이름이.. 특이하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술병을 받아서는 마게를 땄다. 코르크 마게 특 유의 소리가 울려퍼지며 안쪽에서 하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자.. 여기.. 컵에 조금 따라서 마시시면... 어억?!" 그녀에게 조그만 잔을 내놓으며 말을 하던 여관 주인은 어느새 병째로 술을 마시고 있는 그녀를 보고는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녀는 오랫만에 느끼는 알 콜의 화끈한 느낌에 숨을 멈추고 얼굴을 붉히고는 그자리에서 술 반병을 입 안에 털어넣었다. "후와.." "코.. 콜드 플레임을 한번에 반병이나.." 여관의 주인은 그녀가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는 놀라서 경악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여관 주인의 반응은 신경쓰이지 않는 듯이 병 입구를 손가락으 로 살살 돌려 만지며 입을 열었다. "마른고기.. 라도 없나요?" "아! 잠깐만요." 넋을 놓고있던 여관 주인이 곧 뭔가를 뒤적거려서 간단한 안주거리를 꺼내 왔다.(솔직히.. 외국에서는 술을 깡으로 마신다. 괴물들..) 그녀는 마른 고 기를 꾹꾹 씹으며 한숨을 내뱉고는 나머지 남아있던 반병을 한번에 훌쩍 다 마셔버렸다. "저.. 저기.." "네?" "괜찮나요?" "뭐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술을 한병 더 시켰다. 여관 주인은 그녀의 주문 에 고개를 저어보였지만 군말하지 않고 술을 꺼내어 놨다. 그녀는 정말 아 무렇지도 않게 코르크 마게를 열었다. "에에?" 술병 안에서 올라오는 술의 냄새.. 그 냄새를 맡자 갑작스럽게 눈앞이 핑글 돌았다. 조금씩 취해간다는 느낌.. 그 몽롱한 느낌에 그녀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또다시 술병째로 기울여서는 그 술병을 비워냈다. 여관 주인은 그런 그녀를 보고는 이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휴우.." 그녀가 한숨을 내쉬자 옆에서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잡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눈앞이 핑그르르 도는 붕 뜨는 기분에 웃음을 짓고는 시선을 돌렸 다. 타데안의 자뭇 심각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지금.. 뭐하는 거에요?" "우와! 타데안!" 그녀는 타데안이 그녀의 옆에 앉자 타데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마구 부벼대기 시작했다. "어어... 이.. 이러면.. 이힛.." 타데안은 그녀가 안겨가자 모르는 척.. 그녀를 살며시 안아보려 했다. 주위 에서 시기와 부러움이 가득찬 시선이 마구 꽂히고 있었지만.. 타데안은 그 런 것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타데안!! 그거 알아?" "네?! 뭐.. 뭘?" 타데안은 그녀를 끌어안으려는 찰나에 그녀가 갑자기 시선을 들고 말을 걸 자 놀란 몸을 뻗뻗히 굳히고는 급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여전히 취해서 붉 어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사람의 로망이라는 거! 타데안은 뭐가 사람의 로망이라고 생각해?" "하하.. 그.. 그거야.. 평범한.. 삶이라고 할까요? 아름다운 부인에.. 귀여 운 아이들.. 정도면.." "꺄하하.. 꿈이 너무 작아. 작아." 어느새.. 술집의 사람들이 모두 그녀와 타데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타데안은 그녀가 꿈이 작다고 잘라서 말하자 약간 오기가 생겨서는 물었다. "그럼.. 일리스의 꿈은 뭐에요?" "에? 나?" 그녀의 혀꼬부라진 소리. 그리고.. 그녀는 웃음을 흘리고는 마을 전체가 울 릴만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할렘!!!" 타데안은... 미친 듯이 웃으며 위험한 눈빛을 보내는 아저씨들을 피해서 일 리스를 끌고는 위층으로 도망가야 했다. 터벅거리며 걷는 걸음. 어제 밤 너무 과음을 한 그녀는 머리속이 지끈거리 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 거리는 그녀로서는 여관에서 조금 쉬었다가 가려 했지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타데안의 적극적인 권유로 인해 간단한 식 량만을 사고는 마을을 거의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그녀는 시선을 들어올리자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쓰려오자 눈가를 좁히고 는 걸어가는 타데안의 옆으로 살며시 다가가서는 입을 열었다. "저기.. 타데안씨?" "네?" "그러니까.. 어제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타데안은 그녀의 말에 약간은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한숨 을 내쉬었다. 그녀는 그런 타데안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입을 열었 다. "그러니까.. 술을 마시다가...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네. 그랬지요." "어느순간.. 잠시 정신을 차렸을 때.. 타데안이 절 안고 있더라구요." "네. 그랬지요." "퍼억!!" 타데안은 무심코 그녀의 말에 대답하다가 로안느가 내지른 정의의 일격에 뒷통수를 정확히 가격당하고는 비틀거렸다. 타데안의 뒷통수를 내갈긴 로안 느는 타데안을 향해 살기를 흘리며 나직하게 말했다. "타데안.. 내가 예전에.. 순진한(?) 일리스를 건드리는 짐승은 어떻게 한다 고 했지?" "크아악! 그런게 아니라니까! 로안느! 당신 머릿속에는 그런 상상밖에 들어 있지 않은거야? 이 욕구불만 아줌마!!" 그 말을 내뱉고 타데안은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타데안을 향해 명 복을 빌어주는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고는 시선을 먼 하늘 로 돌렸다. 타데안은 그녀가 시선을 돌려버리자 애처로운 눈길을 라미니아 에게 향했지만 라미니아는 타데안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타데안씨. 날씨가 좋지요?" 더워진 날씨.. 그리고 로안느를 중심으로 더욱더 더워진 날씨.. 그 좋은 날 씨 아래.. 타데안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얼마쯤 걸었을 때.. 타데안이 그렇게 저주하던 맑은 하늘에 조금씩 구름이 끼이기 시작했다. 뭔가 축축한 느낌. 그녀는 손가락을 목에다 한번 대었다 가 검지 손가락을 위로 들고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섰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타데안과 로안느가 의아한 눈빛을 보냈지만 그녀는 묵묵히 서서는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었다. "한바탕 쏟아지겠군요. 그렇지요?" "네. 곧 비가 쏟아질 거에요." 그녀의 말에 동조하는 라미니아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 그녀는 재빨리 두리 번거리기 시작했다. 비를 피할 곳을 찾아야 했다. 그냥 쏟아지는 비가 아 닌..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비가 곧 쏟아질 것 같았다. "비를 피할 곳을 좀 찾아봐요." "갑자기.. 왠 비타령이야?" 로안느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녀는 그런 로안느의 어깨를 잡고는 입을 열었다. "로안느?" "왜?"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빗줄기를 뚫고 지나가고 싶다면.. 그래도 상관 없어 요." "그러니까.. 비가 온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하는 거냐구요?" 이번에는 타데안이 말을 잡고 늘어졌다. 그녀는 그런 타데안을 바라보며 방 긋 웃고는 대답했다. "감으로." 너무도 당당한 그녀의 말에 로안느와 타데안은 일순간 말을 잊어버렸지만 그녀는 그런 두 사람을 버려두고는 옆쪽으로 보이는 산쪽으로 빠른 걸음으 로 뛰어갔다. 그녀가 뛰어가기 시작하자 곧 라미니아가 그녀의 뒤를 따라서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발이 땅에 닿는다는 느낌이 없는 움직임. 라미니아는 마 치 사슴이 달리는 듯이 리듬을 타며 그녀의 뒤를 여유롭게 쫓아오기 시작했 다. "투둑.." 그녀의 옷 위로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져 검은 얼룩을 만들고 있었다. 뒷 쪽에서 어정쩡하게 서있던 로안느와 타데안은 그제서야 달리기 시작했다. "여.. 역시! 일리스. 너 우리나라에서 일해볼 생각 없어?" "무.. 무슨 소리를. 일리스양은 나와 결혼을 해서.. 내가 농사를 짓고, 일 리스양이 날씨를 보며.. 강아지 같은 아들딸 셋만 낳아주면.." "네 주제를 알아라.. 타데안." "내 주제는 나이스 쿨 가이!" 로안느와 타데안을 달리면서 잘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단 어떻게든 비를 피하기 위해 산 쪽으로 달려온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어 디에서 비를 피해야 할까를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찾고있는 그녀 의 귀로 라미니아의 말이 들려왔다. "지형상으로 보면.. 저쪽에 동굴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럼.. 달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라미니아가 가리킨 방향으로 내달렸다. 이제 빗줄 기는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맞고있는 사람을 두들기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었다. 라미니아가 지적한 곳. 산의 능선으로 교묘하게 가려진 곳에 그다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동굴이 하나 드러났다. 그녀는 차가운 비를 맞기가 싫었기에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행여나.. 감기라도 걸린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골치 아픈 일이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굴안에 들어선 그녀는 물이 흐르는 머리를 잡고는 쥐 어짰다.(머리결 나빠진다니까..) 뒤이어 들어온 라미니아와 로안느, 타데안 도 젖은 옷을 쥐어짜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흐흣.. 꼬맹이들.. 우린 인연인가 보군." 빛이 들지 않아 어두운 동굴속에서 들려온 목소리.. 그제서야 그녀는 어두 운 동굴 안쪽을 유심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세명의 사람들.. 그중 두명은 어제저녁 타데안을 어린애 취급하던 두 사람이었다. "너희들 귀한집 자식들 같은데.. 어때? 그 이름도 유명한 나 토이란과 저녀 석 코르드가 너희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 용의는 있는.." "타데안씨.. 저사람.. 알아요?" "아니요. 내가 알게뭐에요?" 그녀와 타데안은 그렇게 토이란과 그 일행을 무시하고는 동굴바닥에 주저앉 기 시작했다. 토이란은 자신이 완전히 무시당했다고 생각하자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제 저녁에는 볼 수 없었던 한 여자가 그런 토이란을 보고 는 키득거리고 있었다. 토이란은 그 여자를 돌아보고는 얼굴을 붉히더니 곧 허리에 걸린 검을 뽑아 들었다. 타데안은 토이란이 흥분하며 일어나자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내며 느긋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어린애 앞에서 칼을 휘두르는 노인네의 모습이란.. 꼴불견이지 않아?" 타데안의 말에 토이란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타데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타데안은 이번에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 눈을 똑바 로 쳐다봤다. 토이란이 무서운 눈을 하고는 타데안을 쳐다보고만 있자 토이란의 뒷쪽에 있던 여자가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어머.. 말한 것하고는 완전히 틀리잖아? 저런 꼬맹이들 한테도 쩔쩔매고." "크큭.. 쩔쩔매기는 누가.. 다만.. 죽이기가 불쌍했을 뿐." 토이란은 그렇게 말하고는 뽑아든 검의 검끝을 그녀의 일행쪽으로 향했다. 그녀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려 했을 때.. 토이란의 검은 이미 그녀를 향해 휘둘러지고 있었다. '아하암.' 속으로 하품을 한번 한 그녀는 고개만을 살짝 젖혀서는 토이란의 검을 가볍 게 피해냈다. '채앵!'이라는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 는 급하게 시선을 검이 부딪힌 벽쪽으로 돌렸다. "크큭.. 이제와서 겁나는 거냐?" "너.. 너.. 이자식! 누구에게 검을 휘두르는 거야?!" "죽을 각오는 한 것이겠지?" 타데안과 로안느가 동시에 검을 뽑아들고는 벌떡 일어났다. 타데안의 검에 서 차가운 냉기가 뿜어져 나와 타데안의 몸을 자신도 모르게 떨리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그 검이 머리위에 놓여진 일리스는.. "타.. 타데안.. 에취!! 추.. 추워요." "아. 미.. 미안.." 그녀의 말에 타데안은 재빨리 검을 뒤로 치워버렸다. 그녀를 향해 검을 휘 두르고는 얼굴에 만족한 표정을 지은 토이란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음엔 정말로 목을 자른다. 지금이라도 비는 것이 좋아." "하.. 정말 일리스의 목을 벨 수 있다고?" 로안느의 코웃음 치는 소리.. 그 소리가 들리자 토이란은 비릿한 웃음을 짓 고는 뒤를 향해 말했다. "코르드.. 그냥 넘어가진 못하겠지?" "그렇군. 어린애들이라서 그냥 넘어갈려고 했더니.. 버릇없는 아이들은 벌 을 받아야지."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보기만 하던 코르드는 앉았던 자리 에서 일어나서는 매끄러운 소리와 함께 바스타드 소드를 뽑아들었다. '뭔가.. 예감이 안좋은데..' 그녀는 뒷쪽에서 토이란과 코르드.. 그리고 그와 대치하고 있는 그녀의 일 행을 보며 미소를 짓고있는 여자를 보고는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약간 올 라간 눈초리이긴 하지만.. 뭇 남성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이었 다. "크큭. 어른들의 벌이 어떤건지.. 잘 봐둬라." "다크한 소리하지마!! 이 변태 영감쟁이야!" 토이란의 말을 타데안은 가볍게 받아넘기고는 검을 앞으로 내뻗었다. 공기 속에 가득 차있는 습기가 얼어붙어 타데안의 검신 전체를 하얗게 만들고 있 었다. 그녀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패거리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뒷쪽의 벽에 손을 대고는 눈을 감고는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조금전 토이란의 검 이 벽에 부딪혔을 때 나는 소리는.. 돌과 검이 부딪힌 것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이상했다. 잠시 뭔가를 중얼거린 그녀는 눈을 뜨고는 이제 막 검을 치켜들고 있는 타 데안과 토이란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크?.. 이제서야 잘못을 알았다는거냐? 꼬마아가씨. 그러나 너무 늦었어!" "에에.. 그게 아니라.. 저기.. 저는 채찍을 장난감으로 삼고 촛농의 뜨거움 을 즐기며 가죽의 번들거림을 찬양하는 아저씨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어 요." 그녀의 말에 거기 있던 사람들은 잠시.. 이해를 하지 못해서 멍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리고.. 잠시 후 타데안이 벽을 잡고는 웃기 시작했다. "크.. 크하하핫! 머... 멋진 표현!" 타데안이 가장 빨랐다. 그리고.. 곧 이어 토이란과 코르드의 얼굴이 붉어지 며 손을 떨기 시작했다. 로안느와 라미니아는 무슨 말인지를 몰라서 멍하니 웃고있는 타데안을 바라보기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제.. 제기랄! 모두 죽여주지!" 토이란은 그렇게 말하고는 무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자세를 잡았다. 그녀는 그런 토이란을 향해 손을 내 뻗으며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그러니까.. 그게.. 이걸 보시면 싸울 마음이 달아날 거에요. 디 스펠 매직!(Dispell Magic)" 그녀가 그렇게 소리치자 그녀가 손을 대고있던 동굴의 한쪽 벽.. 그 한쪽 벽이 완전히 가루가 되어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먼지가 한가득히 쌓여있는 통로가 드러났다. "먼지가 쌓인 걸로 봐서는 족히 100년 넘은 것 같은데요? 흥미롭지 않나요 ?" 그녀의 말을 들은 토이란과 코르드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누군가가 남 긴 유적.. 그 안에 뭐가 있을 지도 몰랐다. 일생에 한번 찾아올까 말까한 기회..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함정들을 파헤치기에는 사람이 많은 편이 더 좋았다. 여차하면 시체를 밟고 넘어가는 방법도 있으니까. "크?.. 그렇다면.. 잠시 휴전하기로 하지." "네. 그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숨겨져 있던 통로안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 다. 그 덕분에.. 토이란과 함께 있던 그 여자가 입꼬리에 만족스러운 미소 를 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통로 안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먼지가 쌓여있는 계단.. 그 계단을 얼마 내려가지 않아서 바로 앞에있는 사람마저도 보이지 않을 정 도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자 눈을 찡그리고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었다. 얼마 걸어가지 않아서 곧 그의 얼굴을 누군가의 등에 들이 받았다. "누구얏!! 이.. 이자식! 앞좀 잘 보고 다녀!" "젠장! 지금 눈앞이 보이는 상황입니까?!" 그는 자신에게 소리치는 토리안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뭔가 태울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그렇게 멈추어서자 뒷쪽을 따라오던 일리스가 걸음을 멈추고는 배낭 안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뭔가 이상한 것을 하나 꺼 내서는 그를 향해 방긋 웃어보였다. "일리스. 그건 뭐에요?" "이것 말이에요?" 그의 질문에 일리스는 손에 든 그것을 들어보이며 대답하고는 윗부분에 튀 어나온 무엇인가를 꾹 눌렀다. 그 순간.. 일리스가 들고있던 물체에서 붉은 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우와앗!!" "뭐야 이건?!" 갑작스럽게 빛이 뿜어져 나오자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는 일리스가 들고있는 물건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는 일리스가 빛이 나오는데도 아무렇지도 않 게 그 물건을 들고있자 신기한 눈으로 그것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저기.. 일리스. 그것.. 뜨겁지 않나요?" "뜨겁지 않은데요?" "일리스. 그거.. 혹시 마법이야?" 로안느가 일리스의 손에 들린 물건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신기한 듯이 돌려 보자 일리스는 콧등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후래쉬.. 라는 건데요. 그러니까.." "젠장! 설명은 됐어. 어쨋든 불을 든 녀석들이 앞장서라구!" 토리안 일행은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걸어갔다. 그는 토리안의 일행을 등 뒤쪽에 둔다는 것이 무척이나 거슬렸지만 적어도 그의 일행중에 토리안 정 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에게 순순히 칼침을 맞아줄 사람은 보이지 않았기에 그냥 마음을 놓아버렸다. 어둡고 길다란 복도.. 그는 일리스가 꺼낸 그 후래쉬인지 뭔지를 손에 들고 는 가장 앞장서서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이곳이 미로라는 것 을 알려주는 듯이 나타나는 갈림길.. 그는 그 갈림길에 서서는 뒤로 돌아보 며 입을 열었다. "어느 쪽으로 갈까요?" "일단.. 오른쪽." 로안느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말에 진로가 결정 되어 버린 일행은 천천히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일리스가 검으로 벽에 오른쪽으로 꺽었다는 표시를 내기 시작했다. 3명의 사람이 나란히 서면 꼭 맞을 것 같은 통로.. 그는 그 통로를 걸어가 며 걸어가고 있는 곳이 약간 경사가 져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통로가 약간 오르막이라는 것을 느끼자 그는 뒷쪽에 걷고있는 사람들에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와.. 여기.. 저 위에서 돌이라도 굴러오면 딱이겠는데요?" "쿠르릉!"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땅바닥이 울렸다. 그리고... 그의 뒷쪽에 서있 던 사람들의 얼굴에 불안한 표정이 떠올랐다. 계속해서 땅바닥이 울리는 느 낌.. 그는 설마하는 마음에 시선을 뒤로 돌리며 그 후레쉬라는 것으로 통로 저쪽을 비추었다. 저 멀리.. 회색이 돌덩이가 그의 일행을 향해 그 거대함을 과시하며 열심히 굴러오고 있었다. "타.. 타데안! 너.. 너 죽었어!!" "난 잘못한게 없어!!" 로안느와 그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짐과 동시에 그의 일행은 뒤로 돌아 서는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굴러오던 그 바위는 시간이 지나자 계속해서 받은 운동에너지로 인해 점점 속도를 더욱더 붙여왔다. "우와아아아악!!" "요즘도 이런 구식 함정이 존재하다니잇!!" 그의 일행은 달리는 도중에 말을 하면 더욱 힘들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렇게 소리치며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조금전 지나쳤던 갈림길에 도착하자 재빨리 옆쪽 길로 뛰어들었다. 가장 마지막에 그가 뛰어 들자 그의 발을 스치며 커다란 바위가 지나가 버렸다. "우헥!! 죽을 뻔 했다."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조금만 늦었어도 바닥에 납 작하게 깔려버렸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식은땀이 흘렀다. 일리스가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타데안씨.. 말이 씨가 된데요." "이잇! 제가 함정을 만든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그런 운 없는 소리는 하지 말라구." 로안느가 검집으로 숙이고 있는 그의 머리를 한번 내리쳤다. 대충 모든 사 람이 있는 것을 확인한 그의 일행은 다시한번 돌이 굴러왔던 그 통로로 걸 음을 옮겼다. 한번 사용된 함정이 다시 사용될 수가 없다는 상식 답게 다시 돌은 굴러오 지 않았다. 그 돌이 굴러온 통로를 지나서 다시 한참을 걸어가던 그는 아무것도 없는 통로에서 한숨을 내쉬며 벽을 손으로 짚으려 했다. 뒷쪽에 서있던 일리스가 그에게 나직히 입을 열었다. "타데안씨. 이런 동굴 안에서는 벽에 마음대로 손을 대는 것이 아니에요." "하핫! 설마.. 제가 벽을 좀 짚는다고 해서 천장에서 창이라도 튀어나오겠 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일리스의 말을 무시하고는 벽에 기대었다. 그가 벽을 손으로 짚는 순간.. 그가 손으로 짚은 부분이 약간 들어가며 '드르륵'이라 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일리스와 라미니아가 재빨리 그가 손으로 짚은 부분을 보더니.. 안색을 바꾸었다. "우와아악!" 갑작스럽게 천장에서 창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내려 꽂히는 창들을 재빠른 동작으로 피해냈다. 그러나.. 내리 꽂히는 창이 한두 개가 아니었기에 검을 뽑아들고는 창대를 잘라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긴장감에 한숨을 내쉬고 있는 일리스와 로안느.. 그리고.. 몇군 대 긁혀서는 피를 흘리고 있는 토리안과 코르드가 그를 향해 무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받기가 힘들어진 그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싱그러운 웃음 을 흘리고는 입을 열었다. "우와!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지요?" "어지간히.. 무사하군." "크에엑!" "하지말라는 짓은 좀 하지마!" 그는 일행들에게 멋지게 밟히기 시작했다. 그는 일행들에게 맞은 부분을 쓰다듬고는 앞장서서 그 빛이 나오는 신기한 물건을 들고는 걸어갔다. 그가 일행들에게 맞은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걷고 있을 때.. 일리스가 갑자기 그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우왓!!" 아무런 소리도 없이 갑자기 일리스가 어깨를 잡자 그가 놀란 신음성을 터뜨 렸다. 그러나 일리스는 그의 신음소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바닥 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곳과 이곳.. 색깔과 높이가 조금 틀리지 않나요?" 일리스의 말에 사람들이 집중해서 그곳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조금.. 아주 약간 높이가 틀려 보였다. 집중해서 보지 않는다면 절대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차이.. 그러나.. 토리안은 그런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모양 이다. "그게 어쨋다는 거야?" 그렇게 말한 토리안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일리스가 재빨리 토리안의 뒷덜미를 잡고는 뒤로 던져버렸다. 토리 안은 갑작스러운 일리스의 행동에 화난 얼굴로 일어났지만 조금전 자신이 밟은 부분의 땅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 "뛰어넘어야 겠군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물러났다가 앞으로 달려가서는 2세션을 넘 어가는 거리를 풀쩍 뛰어넘었다. 그리고는 바닥을 발로 몇번 쿡쿡 눌러보더 니 소리쳤다. "뛰어넘으세요!" 일리스가 소리치자 그를 포함한 사람들이 그곳을 풀쩍 뛰어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가볍게 그곳을 뛰어넘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토리안과 코르드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들.. 다른 여자 한명과 함께 있지 않았나요?" "응?! 아! 그러고 보니.. 젤러시안! 그녀는 어디간거야?!" "이곳에 들어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터 보이지 않은 것 같군요" 갑작스러운 일에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가만히 서있던 코르드가 입을 열었 다. "그 돌이 굴러오고 나서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 내가 돌려보냈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지." 코르드의 말에 토리안이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 건 그다지 상관이 없었기에 코르드의 말에 그러려니.. 하고는 걸음을 옮겼 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통로.. 그가 슬슬 초조해 질 때쯤에 통로가 끝나며 그 끝에 커다란 문이 보였다. 돌로 만들어진 문.. 그는 그 앞에 서서는 한 숨을 내쉬었다. "뭐야? 왜 안열어?!" 뒷쪽에 있던 토리안이 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그 문을 열고는 고개를 내밀었다. "허억!" 너무도 재빠른 동작.. 토리안이 그렇게 굳어있자 로안느가 별 이상한 녀석 을 다 본다는 눈빛을 토리안에게 보이고는 굳어있는 토리안을 밀치고는 그 문을 열어서 안을 들여다 봤다. 그리고.. "쿵!" 문이 닫히는 소리.. 로안느가 식은땀을 흘리며 옆으로 살짝 물러났다. 그는 로안느마저도 그런 반응을 보이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는 그 문을 살짝 열 어서는 고개만 내밀었다. 그리고 그가 본 것은.. 다 썩어가는 시체의 얼굴 이 그를 가만히 바라보며 이제 썩어가는 눈동자를 떼구르르 굴리며 그를 쳐 다보고 있는 광경이었다. 그 문안쪽에 걸려있는 빛.. 그 빛의 일렁임으로 인해 그 움직이는 시체.. 즉 좀비의 얼굴이 더욱 더 역동적으로 보였다. "우와아아아악!!" "그워어어어어!" 좀비와 그의 비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그는 재빨리 그 문을 닫고는 격한 숨을 몰아쉬었다. 일렁이는 불빛아래에 보이는 피투성이 시체의 모습 이라니.. 상상만 해도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있었다. "타데안씨. 잠시만요." "이.. 일리스양. 그냥 여기서는 돌아가는 편이 나을 것 같군요. 안쪽에.. 좀비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구요." "헤헤.. 잠시만요." 일리스는 그가 붙잡는 것도 소용없이 문을 열고는 안을 빼꼼히 쳐다봤다. 그리고.. 피식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살짝 문을 도로 닫았다. "귀여운.. 시체들이네요." 그렇게 말한 일리스는 다시 가방속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몇번 가방을 뒤 적거린 일리스는 그 가방속에서 왠 솔방울 같이 생긴 것들을 몇개 꺼내었 다. "뭐야? 그건?" 그가 하려던 말을 로안느가 대신해서 말했다. 일리스는 그런 로안느의 질문 에는 대답하지 않고 빙긋 웃음을 짓고는 그것에 달려있는 조그마한 핀들을 뽑았다. 그리고.. 문을 열고는 그것을 안으로 던져 넣은 다음 문을 닫았다. "그게 뭔데요?" "저런 것." "콰아아앙!" 귀가 멍해질 정도의 소리가 문 안쪽에서 들려왔다. 일리스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는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문 안쪽에 흩어져 있는 살 파편들을 보고는 입을 떡하니 벌리고는 그 자리에 굳어서는 움직일 줄을 몰 랐다. "그렇게 신기한가요? 하나 드릴까요?" 일리스는 문 안쪽의 상황을 보고는 멍하니 서있는 그를 향해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가방 속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우와앗!! 저.. 절대로 필요 없어요. 이런 것은!" 문 안쪽으로 보이는 광경.. 거의 산산 조각이 나버린 좀비들.. 그리고.. 일 리스가 안으로 던져넣은 그것이 있었을 법한 자리는 땅이 푹 파여 있었다. 그걸 들고있다가 터지기라도 한다면.. 뒷일은 책임질 수 없는 것이었다. "뭐해요? 어서 가요." 아무렇지도 않은 일리스의 목소리.. 그를 포함한 사람들은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그 방을 가로 질러서 앞으로 나갔다. 동굴속의 우중충한.. 습기가 가득찬 느낌. 더운 날씨임에도 습기가 가득차 있자 땀이 흘러내려 몸이 끈적거리기 시작했다. 좀비떼에 이은 스켈레톤 떼 를 다 부숴놓은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이제 조금 한숨을 돌리고는 천천히 조금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안쪽으로 걸어들어가자 동굴이 천천히 넓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나오는 커다란 공동.. 그 앞쪽에 꽤나 거대한 문이 있었다. 그 문의 양쪽을 지키는 듯이 세워져 있는 석상이 보였다. 등 뒤에 달려있는 날개.. 그리고 날카로워 보이는 손톱과 괴물이라 불리면 적당할 얼굴을 하고 있는 석상.. 그것을 본 타데안이 슬쩍 그 석상으로 다가가서는 그 석상의 발을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이야.. 이거 무척이나 잘 만들었는데?"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석상의 아래에서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고 빙 긋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그렇게 멋진 포즈를 잡으려 노력하는 타데안에게 입을 열었다. "저기.. 그거 근처에는 가지 않는 편이.." "하핫.. 뭐 설마.. 이 석상이 움직이기야 하겠어요?"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석상을 올려다봤다.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던 석상의 머리.. 그 머리가 '투툭'하는 소리를 내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하하.. 핫.. 우와앗!!" 그 석상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 석상의 아래에서 웃으며 서있던 타데안이 비명을 지르며 후다닥 물러났다. 타데안이 뒤로 물러나자 높이 세워져 있던 두개의 석상이 날개를 움직이며 위로 천천히 떠올랐다. "가... 가고일!" 뒷쪽에서 토리안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무기를 뽑 아들자 그녀는 뒷쪽으로 슬쩍 물러나며 재빠르게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그 녀가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자 위로 붕 떠오른 가고일 한마리가 그녀를 향해 정확히 날아오기 시작했다. '얼레?' 캐스팅을 하며 자신을 향해 돌격해오는 가고일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그 녀의 귓속으로 라미니아의 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상의 모든 것을 받치고 있는 굳건한 친구들이여. 지금 잠시만 날 도와줘 요!" "쿠르릉!" 라미니아의 말이 끝나자 곧 그녀의 앞부분에 있던 땅이 불쑥 솟아 올라왔 다. 땅의 정령에 의해 불쑥 솟아오른 바위에 가고일은 머리를 들이받고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가고일들 을 향해 손을 뻗었다. "홀드 몬스터!"(Hold Monster : 영어 해석 해 보세요.) 그녀의 뻗은 손.. 그 손이 꽉 쥐어지자 하늘을 날고있던 가고일들이 일순간 움직임을 멈추고는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쿵!" 가고일들이 땅에 떨어지자 로안느와 타데안.. 그리고 토리안과 코르드가 땅 바닥에 떨어진 가고일들에게 검을 들고는 뛰어들었다. 타데안의 검.. 비스 마이언의 검신에 하얀색의 서리가 맺혔다. 그와 동시에 타데안의 검이 가고 일의 머리를 내려치자 '퍼석!'하는 소리와 함께 가고일의 머리가 부서져 나 갔다. "제길! 뭐야? 이 돌덩이는?" 토리안의 커다란 목소리가 동굴안에 울려퍼졌다. 가고일.. 돌로 만들어진 몬스터이기에 보통 검으로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토리안과 코르드의 검은 가고일의 몸을 내려쳤지만 오히려 검이 튕겨져 나오고 있었다. 로안느는 타데안과 한마리의 가고일을 거의 가루로 만들고는 토리안과 코르 드가 부술려고 노력하고 있던 가고일에게로 달려왔다. 그 순간.. 그녀의 마 법에 묶여있던 가고일이 움찔거리더니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앞 에서 검을 치켜들고 있던 토리안의 얼굴을 손으로 후려쳤다. "큭!" 가고일의 손짓 한번에 토리안이 꽤 멀리 나가떨어지자 코르드는 재빨리 뒤 로 물러섰다. 가고일은 코르드와 거리가 멀어지자 그 딱딱한 날개를 움직이 며 하늘로 천천히 날아올랐다. "떨어져요!"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를 들은 로안느와 타데안은 달 려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뒤로 물러났다. 코르드 또한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 나자 라미니아의 입이 떨어졌다. "대기에 머무는 내 작은 친구들. 지금 그 힘으로 날 잠깐만 도와줘요." 라미니아의 말이 끝났다. 그 순간.. 가고일의 주위로 거센 바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돌풍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한 바람.. 그 바람은 그녀와 다른 사 람에게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고는 가고일이 날아오르지 못하도록 묶어두 고 있었다. 그녀는 라미니아가 가고일을 묶어두자 재빨리 자신의 검을 꺼내서는 마법을 외웠다. "인첸트 웨폰!"(영어는 한번만 적어야지.) 그녀의 검에서 하얀 빛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자신의 빛나는 검을 보고는 다시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검을 꽉 잡고는 시동어를 외쳤다. "스트랭스!" 그녀는 자신에게 마법을 걸고는 앞으로 내달렸다. 그녀가 갑자기 달리기 시 작하자 타데안이 놀란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녀는 타데안이 그녀를 보 고 있자 손을 앞으로 깍지끼고는 무릎까지 내렸다. 그러자 타데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깍지끼고는 무릎근처까지 두 손을 내렸다. "라미니아!" 그녀가 라미니아에게 소리치자 가고일을 묶고있던 돌풍이 사라졌다. 그 순 간 그녀는 타데안의 깍지낀 양손을 오른발로 꾹 밟았다. 타데안은 그녀의 몸무게가 양 손에 실리자 빙긋이 웃음을 짓고는 그 힘껏 그녀를 위로 밀어 올리며 소리쳤다. "우왓!! 일리스! 꽤 무겁잖아!" 그녀는 타데안의 실없는 말에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타데안의 손 위에서 힘 껏 뛰었다. 몸이 붕 뜨는 느낌과 함께 그녀의 몸이 빠르게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한참 정신없이 바람에 휘둘리던 가고일의 근처까지 올라가자 그녀는 몸을 한바퀴 빙글 돌렸다. "하앗!" 짧은 기합소리.. 그와 함께 그녀는 돌렸던 원심력을 이용해 있는 힘을 다해 서 검으로 가고일의 목부분을 노렸다. '퍼억!'이라는 검과 목이 부딪히는 소리.. 그와 함께 가고일의 목이 부서져서는 머리가 한쪽으로 날아갔다. 가고일의 목을 날려버린 그녀는 땅바닥으로 떨어져서는 앞으로 몸을 한바퀴 굴렸다. 뒷쪽에서 가고일의 육중한 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스! 멋졌어요!" 타데안의 환호성이 들려오자 그녀는 검을 검집에 꽂아넣었다. 한쪽에 쓰러 져있던 토리안이 놀란 눈으로.. 그녀의 일행을 다시 보는 눈으로 비틀거리 며 가고일이 지키고 있던 문 앞으로 다가왔다. 타데안은 그녀를 향해 환호성을 보내다가 그녀가 다가오자 가고일들이 지키 고 있던 문을 바라보고는 그 문을 힘껏 열었다. 돌로 만들어진 문임에도 불 구하고 부드럽게 열렸다. "크큭.. 몇년만에 보는 인간들인지.." 문이 열리자.. 문 안쪽에 있는 한 사람에게서 그런 말이 들려왔다. 검은 색 의 옷.. 인간같지 않은 푸르스름한 안색.. 그리고 허리에 걸려있는 검은색 검집. 그녀는 왠지 위험하다.. 라는 느낌에 검집에 손을 가져갔다. 토리안은 상대가 풍기는 기운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앞으로 나서 며 입을 열었다. "넌.. 뭐하는 녀석이냐?" "나.. 내 이름따위는 잊어버렸지. 그래.. 너희 인간들이 날 부를 때는 이런 이름이었지.. 이레이니안.. 이었던가?" 검의 손잡이를 잡은 그녀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이레이니안.. 그 이름. 그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을 패닉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500년전.. 대륙의 절반을 단신으로 초토화 시켰다고 말해지는 마법사. 그리고... 단 몇년의 행적으로 인해 5대명검중 두번째라고 말해지는 앱솔런트 소드.. 그 검의 주 인인 자. 그 이레이니안이 왜 대륙의 북부를 파괴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왜 그 끝 이 없을 것 같던 파괴를 멈추고 사라져 버렸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렇게 누구도 모르고 있던 이레이니안이라는 사람을 그녀와 그 일행은 500년이라 는 시간을 건너뛰어 마주보고 있었다. "크하하핫! 미친녀석 아니야?! 이레이니안이라니? 같다 붙일데다가 붙여야 지. 그 미친 마법사는 500년 전의 인물이야! 인간이 500년이나 살 수 있을 것 같나?" 토리안이 크게 웃으며 검을 뽑아들고는 한걸음 앞으로 나갔다. 이레이니안 은 그런 토리안을 보고는 시선조차 주지 않고는 입을 열었다. "난 내가 단 한번도 인간이라고 말한 일은 없다." 이레이니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일행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뭔가 섬 뜩한 느낌.. 그와 동시에 토리안의 앞쪽에 바람이 모이는 느낌이 들며.. 뭔 가 투명한 것이 나타났다. 토리안은 갑작스러운 무엇인가가 나타나자 본능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 나.. 그 나타난 에어 엘리멘탈(Air Elemental)은 보통의 무기로는 상처입힐 수 없다는 것을 토리안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퍼억!" 커다란 소리와 함께 토리안과 그 옆에 있다가 엉겁결에 함께 엘리멘탈에게 두들겨 맞은 코르드가 함께 벽쪽으로 날아가 벽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혔다. 눈이 풀린 것을 보아서는 당분간 정신을 차리기는 무리인 것 같았다. '응?' 한쪽으로 날아가버린 두 사람에게 신경쓰는 그녀의 몸에.. 뭔가 신호가 왔 다. 그녀는 그 순간 생각할 것도 없이 앞으로 풀썩 엎드렸다. 그 순간... 뭔가 두꺼운.. 커다란 손가락 같은 무엇인가가 그녀의 등을 스치고 지나갔 다. 그와 동시에 뒷쪽에서.. 세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우와아아악!" "뚜두둑!" 비명소리와 함께 울리는.. 뼛소리.. 그녀를 제외한 타데안과 로안느... 그 리고 라미니아까지 거대한 손에 쥐어져 있었다. "크러싱 핸드!(Crushing Hand : 정식 명칭은 Bigby's Crushing Hand 빅바이 의 크러싱 핸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쓰기가 귀찮아서 그냥 크러싱 핸드 라고 쓴것입니다. 효과는 말 그대로 쥐어짜는(?) 손이라는 건데..)" 계속해서 들리는 뼛소리.. 그 소리가 이어짐에 따라 크러싱 핸드에 쥐어진 세사람이 눈을 뒤집고는 기절해 버렸다. 그녀는 재빨리 앞으로 내달리며 검 을 뽑아들어서는 이레이니안을 향해 휘둘렀다. 이레이니안의 정신이 흩트러 지자 곧 크러싱 핸드는 세 사람을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녀가 검을 들고는 이레이니안을 쳐다보자 이레이니안은 꽤 흥미롭다는 듯 이 그녀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크큭.. 피했군. 꽤 쓸만한 인간도 있었어." 이레이니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허리에 걸려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야말로 검은.. 완전히 빛을 빨아들이는 듯한 새까만 색의 검신이 드러났다. 새까만 무엇인가가 일러이는 느낌.. 그 검이 풍기는 기운에 숨쉬기 마저 곤란할 지 경이었다. "500년 만인가? 정말 오랫만에.. 이 검에 피를 묻혀보겠군." 이레이니안이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한쪽에 있던 에어 엘리맨탈과 크러 싱 핸드가 그녀를 향해 살며시 다가왔다. 그녀는 상황이 급해지자 들고있던 검을 이레이니안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그녀가 던진 검을 이레이니안은 가 볍게 몸을 움직여서 피해냈다. "크큭.. 포기하는 것이냐? 그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 거대한 힘 앞에 인 간은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거다." "누가.. 인간이기 두려워 인간임을 포기한.. 리치따위한테.. 죽을거 같아?"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오른손을 옆으로 뻗었다. 그녀의 오른손에 무엇인 가 일렁이는 느낌.. 그리고 곧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푸른색 검신을 자랑하 는 길다란 검.. 가르시미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가르시미르를 들자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던 크러싱 핸드와 에 어 엘리멘탈이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와 마주보고 있던 이레이니안이 이마를 붙잡고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크크.. 크큭.. 크하하핫!! 가르시미르. 그것을 여기서 또 보게 될 줄이야. 그것도.. 이런 새파란 꼬마 여자애에게서. 그래. 그 검은.. 500년전 그대로 인지.. 한번 보도록 하지. 크큭.. 기쁘군." 이레이니안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크러싱 핸드와 에어 엘리멘탈이 그녀를 향해 짓쳐 들어왔다. 그녀는 몸을 긴장시키고는 지금껏 캐스팅 하던 것의 시동어를 외쳤다. "체인 라이트닝!" 그녀가 시동어를 외치자 곧 그녀의 손에서 한줄기 밝은 번개가 뻗어져 나갔 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재빨리 몸을 뒤로 빼냈다. 크러싱 핸드와 에어 엘 리멘탈에 여러번 타격을 주던 라이트닝이 이레이니안을 향해 날아갔다. 이 레이니안은 그것을 가볍게 없애고는 희미해져 가는 에어 엘리멘탈을 바라보 며 웃음을 지었다. "재미있군. 크큭.. 마법까지 사용하다니.." "전 별로 재미있지 않군요. 매직 미사일!" 그녀의 시동어와 함께 5발의 하얀색 빛이 크러싱 핸드를 향해 날아갔다. "퍼버벅!" 경쾌한 타격음이 들림과 동시에... 크러싱 핸드가 희미해지며 사라져갔다. 이레이니안은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그 푸르스름한 얼굴에 웃 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크큭.. 500년만의..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녀는 이레이니안의 그런 소리를 들으며 가르시미르를 들고는 그 리치를 향해 내달렸다. 그녀는 앞으로 쓰러질 듯 몸을 기울이며 내달렸다. 가르시미르를 아래로 축 늘어뜨려 검끝이 바닥에 끌렸다. '다그르륵..'이라는 검이 끌리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녀는 어느새 이레이니안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있었다. 그녀는 있는 힘껏 늘어뜨린 검을 위로 끌어올렸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레이니안은 그녀의 검을 자신의 검으로 가볍게 막아냈다. 그녀 는 검이 막히자 재빨리 검을 빼내고는 이레이니안의 옆구리를 힘껏 걷어찼 다. '터억!'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마치 돌덩어리를 찬 것같은 느낌에 그 녀는 이레이니아의 곁에서 재빨리 떨어져 나갔다. '몸이.. 마치 돌덩이 같네..' 그녀가 뒤로 물러서자 이레이니안은 그 웃음을 지우지 않고는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며 간단한 마법의 시동어를 외쳤다. "매직 미사일!" 시동어와 동시에 이레이니안의 주위로 밝은 빛무리 다섯개가 생겨났다. 그 와 동시에 그 빛들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방어마법 따위를 외울 시간이 없었기에 그녀는 날아오는 빛을 향해 가르시미르를 휘둘렀다. 그 빛무리들 중 세개가 가르시미르의 검신에 부딪혀서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남은 두개 의 빛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자 재빨리 몸을 웅크렸다. "퍼억!" 뭔가... 가죽북 두드리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녀의 허벅지와 옆구리에 누군가가 주먹을 찔러넣은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정신이 아찔한 순간.. 어 느새 이레이니안이 그녀의 곁에 다가와 그 검은 검신을 자랑하는 검을 치켜 들고 있었다. "우왓!" 그녀는 평소에 잘 내지 않는 비명소리를 내고는 바닥으로 몸을 굴렸다. 그 녀의 길다란 머리.. 그 끝부분을 이레이니안의 검이 약간 자르고 지나갔다. 아슬하게 이레이니안의 검을 피해 바닥을 구른 그녀는 재빨리 그의 다리를 잡고는 위로 힘껏 들었다. 다리가 들리자 이레이니안은 그 자리에서 바닥으 로 넘어졌다. 그녀는 재빨리 바닥에 쓰러진 이레이니안을 향해 검을 내리쳤 다. "카앙!" 그녀의 검이 바닥을 움푹 파고 들어가 있었다. 이레이니안은 무척이나 기쁜 듯한 웃음을 짓고는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는 그 검은 색의 검 앱솔런트 소드의 검끝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크큭.. 바닥을 굴러보는 기분도 오랫만이로군." 그렇게 말한 이레이니안은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는 듯이 보였다. 이레이 니안이 들고있는 검.. 그 검의 검은 검신에서 일어나는 기운이 더욱 심해졌 다. 그와 동시에 이레이니안의 몸에서 하얀색의 빛줄기가 여러개 뻗어나왔 다. 그 빛줄기는 이레이니안의 몸에서 뻗어나옴과 동시에 그녀를 향해 내리 쳐져 왔다. "촤악!" 바닥에 그 빛줄기가 부딪히자 마치 채찍을 바닥에 내리친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간신히 그것을 피한 그녀는 신음성을 내며 중얼거렸다. "사이오닉.." "크큭.. 똑똑하군." 이레이니안의 그런 말과 동시에 그 빛줄기들이 그녀를 노리고 내려쳐지기 시작했다. 그 빛줄기가 내려쳐 질때마다.. 방안의 벽들에 흠집이 나기 시작 했다. 그녀가 그 빛을 피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자 이레이니안은 어느새 캐스팅을 끝낸 것인지 그녀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파이어 볼!"(이건.. 너무 유명하잖아!!) 그녀는 그 시동어를 듣자 한숨을 삼키고는 뒤로 풀쩍 물러섰다. 그녀가 조 금전까지 서있던 그 자리.. 그 자리에 둥그스름한 붉은 무언가가 부딪혔다. 그리고.. "콰아앙!" 커다란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 꽤나 격한 폭발에 그녀는 뒤로 튕겨 져 나가서는 벽에 머리를 들이받았다. 눈앞에 별이 반짝였다.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재빨리 옆으로 몸을 굴렸다. 조금전 그녀가 있던 자리에 불로 만들어진 화살이 날아와 부딪혔다. '이잇!!' 그녀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는 검을 고쳐잡았다. '파악!'이라는 소리와 함 게 가르시미르에서 푸른색의 불꽃이 일어났다. 검신을 감싸는 푸른 불꽃.. 그녀는 그 불꽃을 봄과 동시에 캐스팅을 시작했다. 그녀가 캐스팅을 시작하자 곧 이레이니안이 캐스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 고.. 시동어는 이레이니안이 먼저 외쳤다. "라이트닝 볼트!" 이레이니안이 내뻗은 손.. 그 손에서 '파지직'이라는 소리와 함께 번개줄기 가 뻗어져 나왔다. 캐스팅을 멈추고 피하려 했다. 그녀가 그렇게 마음을 먹 는 순간.. 뒷쪽에 누워있는 로안느와 다른 사람들이 보였다. "젠장!" 그녀는 그렇게 외치고는 가르시미르를 앞쪽으로 비스듬하게 내뻗었다. 이레 이니안의 손에서 뻗어나온 번개는 가르시미르의 검신으로 휘어져서 검끝을 때렸다. 그녀의 손끝으로.. 그리고 곧 온몸으로 짜릿한 느낌이 들어왔다. 갑작스럽게 오른쪽 무릎의 힘이 빠져나가자 그녀는 그쪽 무릎을 꿇었다. 검 을 든 손이 아래로 축 쳐졌다. 어느새 다가온 이레이니안이 그의 검으로 가 르시미르를 꾹 누르고는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잡았다. "크큭.. 내가 알기로는.. 가르시미르의 현재 주인은.. 일리안이라는 새파란 애송이라고 들었는데.. 아니었던가?" "내.. 내가.." "크큭.. 네가.. 뭐지?" 이레이니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머리를 잡은채로 그녀를 위로 들어올 리려 했다. 그녀는.. 그순간 왼손을 재빨리 뒤로 내뻗어서 타데안의 허리에 걸려있던 비스마이언을 뽑아들었다. 손끝이 시원해지며 정신이 맑아지는 느 낌.. 그녀는 비스마이언을 이레이니안의 가슴에 힘껏 꽂아넣었다. "내가.. 일리안이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비스마이언을 옆으로 그었다. 이레이니안의 가슴이 쩍 갈라짐과 동시에 가르시미르를 누르고 있던 힘이 느슨해졌다. 푸른색의 불꽃이 감도는 검신.. 그 검신이 이레이니안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다. "크아아악!" 이레이니안의 몸에 푸른색의 불꽃이 옮겨붙었다. 빠른 속도로 그 푸르른 색 의 불꽃이 타오름에도 불구하고 이레이니안은 그녀의 얼굴을 잡고있는 손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얼굴을 조여오는 손의 힘이 강해지자 다시한번 검을 휘둘러서 이레이니안의 목을 날려버렸다. 곧 불꽃이 사그러듬과 동시 에 이레이니안의 몸은 먼지가 되어서는 바람에 날려가 버렸다. "으윽." 얼굴을 잡고있던 손이 사라지자 그녀는 가르시미르를 이공간에 던져놓고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레이니안이 사라진 자리.. 그곳에 검은색의 검 신을 자랑하는 앱솔런트 소드가 덩그라니 놓여져 있었다. '뱀파이어릭.. 터치.' 그녀는 눈앞이 일그러짐을 느꼈다. 온몸에 힘이 다 빠져나간 것 같은 허탈 한 기분을 느끼며 그녀는 뒤로 드러누웠다. 그는 멍해진 머리를 가누며 몸을 일으켰다. 에어 엘리멘탈에게 날려져서 벽 에 머리를 부딪힌 후부터 기억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의 머리도 그다 지 단단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린 그는 머리를 좌우로 몇번 흔들고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의 옆에 코르드가 죽은 듯이 조용히 정신을 잃고 누워있었다. 그리고.. 방의 입구쪽에 일리스라는 꼬마 여자애를 제외한 세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뭐지? 그럼.. 난 어떻게 살아있는거야?' 그는 어이없는 마음에 시선을 돌렸다. 방의 안쪽.. 그 안쪽에 일리스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가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었다. 방안.. 어디를 둘러봐 도 이레이니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저건.. 뭐지?"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서 일리스라는 여자아이 근처에 떨어져 있는 검은 색 검신을 자랑하는 검을 향해 걸어갔다. 바스타드 소드 정도의 크기를 자 랑하는 그 검은 정말로 완전히 검은색의 검신을 하고 있었다. 한점의 빛조 차 내보내지 않는 것 처럼.. 검신에 비치는 반사광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자가.. 만약.. 정말... 정말 이레이니안이라면..' 그는 그 검이 이레이니안의 허리에 걸려있었던 것을 기억해 내고는 떨리는 손으로 그 검을 쥐었다. 검은 그다지 무겁지 않았다. 그는 팔에 부담이 되 지 않는 무게의 검을 잡고는 휘두렀다. '휘익!'이라는 바람소리가 기분좋게 울려퍼졌다. 그 소리에 기분좋게 웃은 그는 들뜬 마음으로 그 검으로 벽을 내리쳤다. "카앙!" 쇠가 울리는 소리와 함께 벽이 마치 종이장 잘리듯 잘려 나갔다. 그는 웃음 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 검을 들어보며 참지 못하고는 웃음을 터뜨렸 다. "크큭.. 크하하핫! 앱솔런트.. 앱솔런트 소드다." 그는 그 검을 들고는 한참을 웃기 시작했다. 검은색의 검신이 그의 몸에 흔 들림에 따라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일리스의 등뒤를 보며 라미니아를 부축해서는 걸어가고 있었다. 결국. . 그는 가장 힘든 일은 일리스에게 모두 떠넘기고는 팔자좋게 바닥에 드러 누워 잠을 자고 있었던 꼴이 되어버렸다. 다행히도 뼈대는 강했던 것인지 그 커다란 손에 강하게 쥐어졌는데도 어디 한군데 부러진 곳도 없었다. 그가 정신을 차려서 본 일리스의 얼굴은 너무도 하얗게 보였다. 마치 온몸 의 피가 다 빠져 나간 듯한 창백한 얼굴을 하고있던 일리스는 아무런 말도 없이 갈비뼈가 부러져버린 로안느를 부축하고는 묵묵히 밖으로 걸음을 옮겼 다. '젠장.. 조금은 기대줘도 괜찮을 텐데..' 여자같지 않은 여자.. 그는 일리스의 뒷모습을 보고는 어머니를 떠올리는 자신의 머리를 라미니아를 부축하지 않은 손으로 조금 세게 내리쳤다. "하악.. 하악.. 타데안씨.." "아.. 네. 불편한가요?" "그게 아니라.. 자해를 하는 정신이상자 인줄은 몰랐군요." 라미니아는 엘프다. 그녀는 엘프인 것이다.. 라는 것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그는 걸음을 옮겼다. 어딘가 부러진 곳은 없다고 하지만 몸은 엉망이었다. 걸을 때마다 가슴과 다리가 욱신거렸다. "크큭.. 적어도.. 본전은 건진 셈이군." 옆쪽에서 걸어가는.. 토리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리안의 손에 들려있는 검은색의 검.. 그는 그 검에는 그다지 욕심이 생기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의 어머니가 남겨준 비스마이언이 있었다. 그는 그 검이외의 다른 검은 잡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겨우.. 검을 하나 잡았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것.. 보기 힘들군.' 그는 보기 싫은 토리안에게서 시선을 떼 버리고는 걷는 데에만 신경을 집중 하기 시작했다. 얼마 걸어가지 않아서.. 곧 동굴의 입구가 보였다. 밖으로 나온 그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는 토리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 젤러시안이라는 여자가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말을 꺼내었던 코르드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코 르드는 그의 시선을 받기가 무안했던 듯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미.. 미친!!' 그는 그런 생각에 이빨을 갈고는 벽을 주먹으로 한번 강하게 치고는 코르드 를 잡아 먹을 듯이 노려보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것인지 그가 부축하고 있던 라미니아가 한쪽 옆으로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그가 몸을 긴장시키며 허리에 걸려있는 검으로 손을 가져가자 검은색의 검 을 들고있는 토리안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토리안으 얼굴에는 야릇한 비 웃음이 걸려있었다. "크큭.. 꼬마.. 난 처음부터 네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그 잘난 몸에서 흘러나온 피를.. 이 앱솔런트 소드에 처음으로 바르는 영광을 주지." "그깟.. 알량한 검 하나만 믿고 내 앞을 가로막으려는 겁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흥분한 그가 검을 뽑아들자 순식간에 검신에 하얀 서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토리안은 그 검을 보고는 별로 아름답지 못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크큭.. 네녀석의 검도.. 뭔가 있는 것 같긴 하다만.. 지금 내가 쥐고있는 검에 비하면 쓰레기지." 검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단하나 남긴 것.. 그것이 지금 타인에 의해 쓰레기 취급을 받아버렸다. 너무도 화가난 그는 이빨을 갈며 토리안을 향해 살며시 다가갔다. "그만둬요!" 여지껏 아무말도 하지 않던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그러나 일리스도 화가 나지 않은 것은 아닌 듯.. 약간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싸운다고 해서.. 없어진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토리안씨.. 그 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을 거에요." "크큭.. 버리면.. 주워 갈려고 그러는 건가?" "유치하긴.." 일리스는 그런 한마디를 남기고는 로안느를 부축한채로 동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일리스의 말에 이빨을 꽉 깨물고는 검을 집어넣고는 한쪽벽에 기대어 있는 라미니아에게 걸음을 옮겼다. 뒤쪽에 서있던 토리안이 그에게 입을 열다. "꼬리를 내리는 거냐? 꼬마?" "마음대로 지껄여라. 쓰레기 같은 인간." 뒷쪽에서 토리안이 흥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그것을 무시하고는 동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쏟아져 내리던 비는 어느새 그쳐서는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코르카도스 왕국의 수도인 레쿠온..레쿠온은 대륙 2대 강이라고 불리우는 에우피르강이 도시 중앙을 정확하게 가로지르고 있었다. 강이라고 부르기에 는 무리가 있을 정도의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에우피르강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다리..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커다란 그 다리위에서 그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휘유.. 여긴 두번째지만.. 다시 와봐도 멋지군요." "우웅.. 타데안. 여기 와본 일이 있는 거에요?" "아하하. 네. 그러니까.. 다이펜 왕국으로 넘어가기 전에 여기에 한번 들렀 었지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그리고는 두눈을 반짝 이며 열정을 담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이 도시에서 젊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불태우 는 것입니다.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란 말입니까! 오오옷! 타오 른다! 타오른다.. 우엑?!" 그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일리스가 다리를 들어서는 그를 힘껏 밀었다. 그는 일리스가 갑자기 그를 밀어내자 중심을 잡지 못하고는 비틀거리다가 다리에서 떨어져서는 강으로 추락했다. "첨벙!" "어푸! 이.. 일리스양! 뭐.. 뭐하는 짓이에요?!" "타데안씨! 불은 꺼졌나요?" 그는.. 그 넓은 에우피르강을 수영으로 건너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시 민들의 환호.. 물론.. 기분이 좋을리가 있나! 옷이 축축히 젖어버린 탓에 물을 뚝뚝 흘리며 여관에 들어선 그는 그가 기분 이 나쁘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는 뒤따라 들어오는 토리안과 코르드에게 인상 을 쓰며 말했다. "당신들.. 왜 이렇게 따라오는거야?" "크큭.. 너희들이 우리가 갈 곳으로 먼저 가고있으니 말이야." "쳇!" 그는 비릿한 웃음을 띄우는 토리안을 더 바라보고 있기가 역겨운 나머지 시 선을 돌리고는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일행이 고른 여관은 꽤나 유명한 곳인 듯..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꽤 나 사람이 많았다. 일단 자리를 잡고 앉은 그는 여관의 주인이 주문을 받으 러 오자 간단한 식사거리를 시키고는 입을 열었다. "하루 묵을 건데.. 방을 받았으면 하는군요." "네. 그렇지 않아도 그래야 하려니.. 하고 생각했답니다." 여관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젖어있는 옷을 훑어 보고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는 그 여관 주인의 사람좋은 웃음에 기분좋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는 열쇠를 받아들고 옷을 갈아입으러 윗층으로 올라갔다. "1인실 치고는 꽤나 넓은 방이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재빨리 젖은 옷을 갈아입고는 아래층으로 내려왔 다. 때아닌 운동을 해서 평소보다 배가 고팠다. 후끈한 열기마저 흘러나오는 1층으로 내려온 그는 웃으며 그의 일행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서는 의자에 앉았다. 그의 뒷쪽에.. 그다지 달갑지 않 은 토리안과 코르드가 앉아있었지만.. 그는 신경을 쓰면 자신만 피곤하다는 생각에 그 둘의 존재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잠시 후.. 간단한 스프의 종류가 나오자 그는 스푼을 잡고는 뱃속의 거지들 을 진정시키며 혀로 입술을 살짝 적셨다. 그가 스푼을 들고는 스프를 향해 살기를 흘려보내자 앉아있기가 불편한 듯한 로안느가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타데안.. 너.. 왠지 불쌍해 보인다.." "쳇. 난 배고픈 청춘이라구!" "배고픈 꼬마.. 겠지." "헤헷.. 마음대로 말하라구요. 난 지금 배고픈게 가장 큰 문제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접시를 손으로 들고는 스프에 스푼을 담궜다. 그 순 간.. "죽고싶은거냐!" "왓! 어랏! 으찻! 으라찻! 으악!" 갑작스럽게 들려온 커다란 소리에 그는 들고있던 스프를 바닥으로 떨어뜨렸 다. 그는 장렬히 전사한 스프에게 무한한 애도를 표시하며 그 스프를 전사시 킨 장본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돌아간 쪽.. 그 곳에는 토리안과 그가 알지 못하는.. 꽤나 우락 부락한 한 사내가 의자에서 일어난 채로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 었다. 토리안과 마주보고 있는 사람은 키가 1세션은 가뿐히 되어보이는 거구에 등 에 보기만 해도 질려버릴 것 같은 커다란 검을 메고 있었다. 그 사람은 토 리안은 아주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조그마한 녀석이.. 어딜 기어 오르는거냐?!" 그 거한은 그렇게 말하고는 등에 걸려있던 검을 들었다. 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그런 것을 들고있는 그 사내는 다시한번 토리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네녀석... 조금전 했던 말에 사과를 한다면.. 이대로 넘어가주마." "크큭.. 네녀석은 입으로 싸움을 하는거냐? 지저분한 저능아 자식!" 토리안의 말이 끝나자 그 거한은 얼굴을 찡그리고는 들어올렸던 그 커다란 검으로 토리안을 내리쳤다. 뒤쪽에서 여관 주인의 한숨섞인 목소리가 들려 왔다. "에구구.. 또 부숴지는 건가?" 여관 주인의 그 한숨섞인 목소리와 동시에.. 토리안이 가죽으로 대충 만들 어버린 검집에서 검을 뽑아냈다. 너무도 검은 앱솔런트 소드의 검신이 드러 났다. 그리고.. 그 검은색의 검은 공기를 가르고, 토리안을 향해 내려쳐 지 는 그 커다란 검도 가르고 지나갔다. "콰악!!" "크큭.. 네녀석의 검은 나무로 만들어진 것인가 보군." 잘려진 커다란 검이 여관의 나무바닥을 부수고 틀어박혔다. 토리안은 여관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특유의 비릿한 미소를 짓고 는 그 검은 검신을 손가락으로 한번 쓰다듬으며 말했다. "크큭.. 덩치만 커다란 녀석.. 내게 사과를 하라고 했나?" 토리안은 그 말과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휘익'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그 거한의 가슴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토리안은 여전히 웃음을 짓고는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토리안의 검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토리안과 마주 하고 있던 그 사람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흐흣.. 검이.. 이 앱솔런트 소드가.. 네 녀석의 피를 원하는군.." 토리안의 목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여관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의 시 선이 토리안의 검으로 향했다. 이레이니안은 생전에 자신과 마주친 사람은 모두 죽여버렸기에 누구도 그 검의 모양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500년 간 단 한번도 그 모습을 드러낸 일이 없기에 사람들은 토리안의 말을 피식 웃어 넘겼다. 그때... 토리안이 들고있는 검은 검.. 그 검은색의 검에서 검 신의 색깔과는 뭔가 틀린 검은색의 불꽃이 일어났다. 검신에서 색깔이 있는 불꽃을 피워내는 검.. 사람들은 그런 검이 하나 생각 이 난 것인지 모두 경악에 가득 찬 눈으로 토리안이 들고있는 검을 쳐다보 기 시작했다. "이걸로... 전 대륙의 모든 사람들에게 목숨을 위협받겠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뒤집어진 접시를 식탁위에 올리고는 옆에 두었던 시원한 물을 한잔 마셨다. 그의 맞은편에 앉은 일리스가.. 뭔가 인상을 찡 그리고는 중얼거렸다. "검에.. 지배당하기 시작했군요." 일리스는 인상을 찡그린 채로 입술을 꽉 깨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여관 입구가 소란스러워 지며 한떼의 병사들이 여관 안으로 들이 닥쳤 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소란을 피우는거냐?!!" 그 병사들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여전히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토리 안의 주위를 빙 둘러쌌다. 그리고.. 덤으로 그의 일행이 앉아있는 테이블또 한 덤으로 둘러싸 버렸다. "우와.. 저녀석 검.. 죽여주는데?" 토리안을 둘러싼 병사들중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그는 주위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 덕에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자 괜히 짜증스러운 마음에 식탁위를 손 가락으로 툭툭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로안느가 왠지 모르게 얼굴을 숨기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로안느! 얼굴은 왜 숨겨요? 무슨 죄라도 지었어요?" "이.. 이 바보자식!!" 그의 목소리에 이번에 병사들의 시선이 로안느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병 사들중 하나가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 진짜 로안느 사이나인이다! 잡아!" 그는 정말로 잊고 있었다. 로안느가... 이곳 코르카도스 왕국과 엄청나게 사이가 나쁜 다이펜 왕국의 왕족.. 그것도 현재 국왕이 가장 아끼는 사촌 동생이라는 것을... 그의 일행이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한쪽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크큭.. 네녀석들은.. 내게 볼일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토리안의 비릿한 목소리.. 그리고.. 토리안의 앞쪽에 쓰러져 있는 몇명의 병사들이 눈에 띄었다. 목에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이 미 죽어버린 것 같았다. 토리안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는 재빨리 밖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리고 그의 일행도 생각할 것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토리안이 뚫어둔 방향으로 냅다 달렸다. 뒤쪽에서 병사들이 여관 밖으로 달려나오려 하자 잘 달려가던 일리스가 갑 자기 멈추어서서는 여관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재빠르게 뭔가 를 중얼거린 후.. 병사들이 여관 밖으로 튀어나오자 소리쳤다. "웰 오브 아이론!" 일리스의 그 말이 끝나자 땅 속에서.. 철로된 벽이 갑작스럽게 솟아올라 길 을 틀어막아 버렸다. "멋졌어요. 일리스!" "타데안.. 이곳을 빠져 나가면 코브라 트위스트라는 것을 보여드릴게요." "피리로 코브라를 불러내는 겁니까? 아니면..코브라고 춤을 추는 것?" 그는 달려가며 말하는 일리스의 말에 그렇게 궁금증을 표시하고는 달리는 와중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리스가 손가락에서 뼈소리를 냈지만 그는 그 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얼마정도 달려가자 너무도 넓어서 강으로 보이지 않는 에우피르강이 보였 다. 큰길의 양쪽 골목.. 그 골목에서 병사들이 몰려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 강으로 뛰어들어요." 라미니아의 간략한 말에 일리스가 두말하지 않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뒤를 이어서 라미니아와 로안느가 강 속으로 뛰어들었다. "젠장! 난 오늘 일진이 안좋아!! 다시는 수영 안해!" 그는 그렇게 외치고는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물속으로 뛰어들자 라미 니아가 급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모든 생명의 근원속에서 노니는 내 친구들이여. 지금 잠시만 날 도와줘!" 라미니아가 말하자 그는 몸이 붕 뜨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말이 달리 는 속도보다 더 빠른 물살에 몸을 싣고는 아래로 떠내려가야 했다. "우와악! 어푸! 코에 물 들어갔어!" 그는.. 물이 싫었다. 하류로 한참을 흘러온 그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쥐어짜며 밖으로 걸어 나왔다.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던 라미니아와 로안느는 바닥에 드러누워서 는 하늘을 쳐다보며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었다. "라미니아.. 왜 저녀석들 까지도 데려온 것이지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쪽에서 옷을 짜내고 있는 토리안과 코르드를 가리 켰다. 라미니아는 그의 말을 듣고는 멍하게 하늘을 쳐다보며 피식 웃고는 입을 열었다. "어째서.. 일까요?" "이잇! 선문답 하지 마시구요!" "크큭.. 꼬마. 내가 못 마땅하다는 것이냐?" 토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뽑아들고는 그에게 다가왔다. 어차피.. 모 든 일은 토리안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다. 그는 그런 생각이 들자 이빨을 갈 고는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아.. 타데안씨.. 잠깐만.." "일리스! 말리지 말아요. 겨우.. 저따위 검 하나 들었다고 해서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말하는 빌어먹을 인간에게.." "그게 아니라.. 아까.. 제가 코브라 트위스트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지요 ?" "에.. 네." "보여드릴게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생긋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일리스의 이마에 핏줄이 서있었지만 그는 그런 것 따위는 무시했다. 그리고... "우와아아악! 으악!" "일리스가.. 열받았군. 수도로 들어갈 때마다 쫓겨나는 꼴이니.." 로안느의 목소리.. 그리고.. 그는 코브라의 춤따위는 정말로 싫었다. 그녀와 키리온은 코르카도스 왕국의 수도라고 하는 레쿠온으로 들어섰다. 레쿠온으로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레쿠온 시의 중앙을 가르고 지나 가는 커다란 에우피르 강이었다. 그녀는 그 강을 바라보며 별이 반짝이는 밤에 키리온과 팔짱을 끼고는 그 강을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주책맞은 상상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머리를 한번 두드리며 피식 웃어버렸 다. "안아프냐?" "아니. 머리는 안아파." "아니.. 머리말고.. 주먹." "......" 그녀는 키리온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차고는 볼을 부풀리고는 앞으로 걸어갔 다. 그녀의 그런 반응이 무척이나 귀여운 듯이 키리온은 그녀의 곁으로 다 가와서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휴우.. 그나저나... 에릭이 말한 곳은 이곳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곳이 니.. 오늘은 이곳에서 좀 쉬었다가 갈까? 밤에 저 에우피르 강가를 거닐어 보는 것도 괜찮겠지?" 키리온의 기분좋은 목소리에 그녀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그의 옆에 살며시 달라붙어서는 걸어갔다. 레쿠온 시의 야경이라는 것도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그중 에우피르 강가에서 밤에 비치는 불빛을 보는 것은 가장 아 름답다고 말해졌다. 그녀는 걸어가며 오늘 밤.. 강가를 거닐며 무슨 말 을 할 것인지 생각하며 들뜨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할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그녀와 키리온이 공유하고 있는 것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 부분에서 그녀보다 키리온에게 더 강하게 붙 어있는 한 인물 덕에 한숨을 내 쉴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긴 한숨을 내쉰 그녀였지만 저녁에 강가를 거닐 수 있다는 생각에 곧 우울한 기분을 떨쳐 버리고는 웃음을 지었다. 그녀와 키리온이 걸어가는 길.. 그 길쪽으로 뭔가 상당히 소란스러운 소리 가 들려왔다. 별 일이 없겠거니.. 라는 생각을 한 그녀는 느릿한 걸음으로 키리온과 함께 여관을 찾아서는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 그녀와 키리온 의 앞을 막아서는 커다란 철벽을 볼 수 있었다. "거참.. 코르카도스 왕국도.. 예산이 남아도는가 보군. 이런 중앙에 이런 커다란 철벽을 세우다니.." "그런데.. 저 철벽은 마법으로 만든 것 같은데? 그 넓이와 높이가 약간.. 의심스럽지만.. 아마.. 일리안 정도의 마법사라면.. 웰 오브 아이론으로 저 정도의 철벽을 만들 수 있을거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나긋하게 뻗 은 손.. 그 손이 그 커다란 철벽을 가리키자 그녀는 입을 열었다. "디스펠 매직!" 시동어가 외쳐지자.. 그 거무퇴퇴한 철벽에서 녹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서있던 그 철의 벽이 와르르 무너져버렸 다.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앞을 막고있던 것이 무너져 버리자 약간은 놀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리고.. 키리온과 그녀의 데이트를 방해하 는 것은 뭐든지 없애 버리겠다는 듯한 눈빛을 내 보이고는 키리온의 커다란 손을 잡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녀와 키리온의 귓속으로...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말이 들려왔다. "젠장!! 그 앱솔런트 소드를 가진 녀석! 정말 횡재한 거로군." 운이 없다... 라는 것은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인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키리온의 걸음이 멈추었다. 그리고.. 그 말을 중얼거린 사람에게 다가가서 는 입을 열었다. "저기.. 조금 전에 하신 말씀.. 다시 들어볼 수 있습니까?" "무슨.. 아아! 앱솔런트 소드 말이군요. 아직 모르셨습니까? 한 몇시간 전 쯤에 한 용병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마도 자신의 입으로 앱솔런트 소드라 고 말한 검을 들고 있었지요." 키리온의 몸이 굳었다. 그리고... 곧 차가운 눈빛을 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 그 사람은 어디로 갔습니까?" "아.. 조금전 무너진 저 철벽.. 저게.. 그 용병과 함께있던 마법사가 만든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벽으로 길을 막아버리고는 어디론가 달려갔는 데.. 방향은 잘 모르겠군요." "감사합니다."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 녀보다 앞서서 골목길 깊숙한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골목길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간 키리온은 허름한 술집으로 보이는 곳으로 걸어가서는 술집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금화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 다. "도둑 길드의 위치는?" "알고 온 것이 아니오?" 그 술집의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두말하지 않고 그 금화를 집어서는 주머 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어쩌다 한번에 도둑 길드를 찍어버린 키리온은 멋적 은 웃음을 흘렸다. 그런 키리온을 바라보던 도둑 길드원이 입을 열엇다. "뭘 알고 싶은 것이오?" "앱솔런트 소드를 가진 자의 현재 위치." 키리온의 말을 들은 그 길드원은 입맛을 한번 다시고는 키리온을 올려다보 며 엄지와 검지를 살짝 비볐다. 키리온이 두말하지 않고 다시 금화를 탁자 에 올려두자 그 길드원은 금화를 받아서는 냉큼 챙기고는 입을 열었다. "여기서 남서쪽으로 흘러갔다고 하더군요." "흘러가다니요?" 그녀가 가만히 있다가 입을 열자 그 길드원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오.. 신관의 발걸음으로 인해 도둑 길드에도 조금의 행운이 깃들기를... 아아.. 흘러갔다는 것은 말입니다.. 강물을 타고는 떠내려갔다는 겁니다." "강물을 타고 도망을 갈 수가 있나요?" "그 일행중에 정령사가 있는 것 같아 보이더군요." 길드원의 그 말에 탁자위에 올려져 있던 키리온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조 금 곤란한 상황이었다. 정령사라는 것은.. 결국 무력을 써야할 상황이 온다 면 최대의 걸림돌이 될지도 몰랐다. 키리온은 뒷머리를 한번 심하게 긁고는 인상을 찡그리며 다시 금화를 하나 꺼내서 탁자위에 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 일행에 대해서 조금 확실히 알았으면 하는데.." "물론 말씀드리지요." 길드원은 그 금화를 다시 잽싸게 챙기고는 기분좋은 표정을 짓고는 세세하 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 일행은 말이지요.. 그러니까.. 여자 3명에 남자 3명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 앞쪽의 길거리에 세워져 있던 커다란 철벽을 보셨나요?" "네." "그게.. 그 일행중 한 여자 마법사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 한가지 충고를 해드리자면.. 앱솔런트 소드를 노리신다면 포기하시는 것 이 좋습니다." 그녀와 키리온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 길드원을 쳐다보자 그는 멋적은 웃음 을 짓고는 헤픈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하핫.. 그것이.. 이렇게 기분 좋은 손님은 꽤나 드물어서.. 서비스 차원으 로 이야기 드리는 것입니다. 그 앱솔런트 소드를 가지러.. 리디안경이 나섰 다고 하더군요." "리디안.. 이라면 리디안 다크리온?" 키리온이 그렇게 물어보자 길드원은 가볍게 고개만을 끄덕였다. 키리온은 리디안이라는 말에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대륙 7대검사중 하나라는 리디안 다크리온.. 키리온은.. 리디안과 쌓인 일이 있었던 것으로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 키리온이 아무말 하지 않고 뒤돌아섰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나직한 목소리 로 입을 열었다. "올리에. 방금 생각 난 것인데.. 디텍트 이블(Detect Evil).. 가능해?" "아.. 물론. 그런데 왜?" "아아.. 앱솔런트 소드라는 것.. 말이야. 서적에 남아있는 이레이니안이라 는 인물의 성격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마검같지 않아?" "후훗.. 뭐.. 속는 셈 치고.. 한번 해 볼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신을 향해 간단한 기도문을 노래를 부르는 듯이 중 얼거리고는 입을 열었다. "디텍트 이블!" 그녀는 그렇게 시동어를 외우고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서있는 곳에서 남서 쪽으로 떨어진 곳.. 그곳에서 무엇인가 끔찍한 기운이 느껴졌다. '말.. 해야할까?' 그녀는 오늘밤 데이트와 키리온이 지금 바라보는 눈동자를 놓고는 고민하다 가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입을 열었다. "대충.. 위치는 잡았어. 지금.. 당장 갈꺼야?" "하핫. 역시 올리에." "흥.. 이럴때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키리온을 향해 피식 웃음을 짓고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키리온이 어떻게 가야할지를 고민하고 있자 그녀는 또다시 신을 향해 기도 를.. 이번에는 꽤나 길게 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알 고 있었기에.. 하나 준비했던 주문을 그녀는 다 외운 후에 키리온을 향해 웃음을 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손 잡아." "응? 드디어.. 내게 마수를 뻗치는거냐?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고 생각 하지 않아?" "닥햡! 윈드 워크!(Wind Walk)" 그녀는 엉뚱한 소리를 하는 키리온의 손을 잡아채고는 시도어를 외웠다. 그 녀가 시동어를 외움과 동시에.. 그녀의 몸과 키리온의 몸이 하얀색의 수증 기로 변화시켰다. "마.. 맙소사..." 뒤쪽에서 조금전 이야기를 나누던 도둑 길드원이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런 소리를 들으며 키리온과 그녀의 몸을 마법의 바람을 이용해 공 중으로 띄웠다. 붕 뜨는 느낌과 함께 레쿠온 시가 모두 내려다 보일 정도의 높이까지 올라갔다. '남동쪽으로..'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자 그녀의 뒷쪽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그리 고.. 증기로 변해버린 그녀와 키리온의 몸을 실어서는 동남쪽으로 날려보내 기 시작했다. 옆에서.. 키리온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나는 자유인이다!!" 역시.. 키리온이였다. 그녀의 일행은 젖고 지친 몸을 일으켜서는 천천히 북쪽으로 올라가기 시작 했다. 그녀에게 코브라 트위스트라는 것을 당한 타데안이 목과 허리를 쓰다 듬으며 뭔가를 궁시렁 거리고 있었다. '뭐.. 타데안이 로안느라고 소리치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타데안의 중얼거림을 흘려넘겼다. 타데안이 계속 해서 로안느에게 구박받고 있는 반대쪽으로 그녀는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시선을 돌린 곳.. 그 곳에는 희미한 웃음을 띄우고 있는 토리안과.. 그 토 리안의 옆에서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코르드의 모습이 보였다. '위험... 할텐데..' 그녀는 토리안이 보였던 모습을 떠올리고는 혀로 입술을 살짝 적셨다. 입술 이 바싹바싹 타오르고 있었다. 체력이 무진장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강물 로 뛰어든 덕택에 감기가 걸려 버린 듯 했다. 앱솔런트 소드.. 그녀는 마검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이건 약간 심 각할 정도였다. 인간의 인성을 바꾸어버릴 정도라면 그것은 차라리 없는 것 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런 마검을 들고있는 토리안은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치는 웃음을 지우지 않고 있었다. 토리안은.. 타데안에게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텃세를 부렸 지만.. 나이가 들었어도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주책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분수에 맞지 않는 힘은.. 불행을 불러오는 법인데.."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피식 웃음을 흘려버렸다. 분수에 맞지 않는 힘 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할 말이 아니라는 생각에 콧등을 긁적이고 는 토리안을 향했던 시선을 돌려버렸다. "라미니아. 얼마나 떠내려 온 것이지요?" "아마.. 상당히요."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다지 어둡지만은 않은 웃음을 보였다. "조금 쉬었다가 가도록 하지요." 아직도 로안느에게 구박을 받고있던 타데안이 입을 열었다. 쫓기고 있는 입 장이긴 했지만.. 무척이나 지쳐 있었기에 그녀의 일행은 두말하지 않고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숲 속으로 들어가서는 자리를 잡고는 앉았다. 그녀의 일행이 자리를 잡고 앉은 것도 잠시.. 한쪽 수풀에서 뭔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수풀 너머로 여러명의 사람이 불쑥 나타났다. "하하.. 거참. 쫓기는 주제에.. 느긋하군. 죽여달라는 건가?" 갑자기 나타난 일행중 한 사람이 그녀와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며 그렇게 말 했다. 그녀는 그 사람일 한번 본 일이 있었다. 그다지 잊기가 쉽지 않은 얼 굴. 그 중년의 남자가 그런 말을 하자 가장 가까이에 있던 토리안이 발끈해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그 검은 빛의 검을 뽑아들고는 외쳤다. "크큭.. 빌어먹을 자식! 어디와서 행패를 부리는거냐?" "호오.. 그것이 그 유명한 앱솔런트 소드라는 것인가? 그런데.. 소문만큼 대단한 것은 아닌가 보군." "크큭.. 크하핫.. 그럼.. 그 대단하지 않은 검에 목이 잘려봐라." 토리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녀가 붙잡을 틈도 없이 그 중년의 사내를 향 해 달려들었다. 토리안의 손에 쥐어진 검은색의 검이 허공을 갈르며 그 남 자의 머리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그 순간.. 그 중년의 사내의 허리에 걸려 있던 검.. 그 검이 순식간에 뽑히며 토리안의 양 팔을 가르고 지나갔다. "툭!" 가끔씩.. 인간의 신체는 너무도 빠른 속도에 잘려 나가면 순간적으로 그것 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토리안은 팔뚝까지 잘려나간 자신의 양 팔을 내려다보며 멍한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 그 양팔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바닥을 적셔가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뭐야? 이건.. 뭔가.. 엄청난 검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왔더니.. 이건 완 전히 검만 들줄아는 병신이었잖아." 그 중년의 사내.. 리디안은 붉은색의 검을 들고는 혀를 찼다. 그녀는.. 리 디안이 토리안의 팔을 잘라내 버리자 순간적으로 울컥해 버리고는 검을 뽑 아 들고는 리디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순간적으로 뽑아든 검을 리디안을 향해 달려들며 리디안의 가슴으로 깊숙히 찔러 넣었다. 그녀가 찔러 들어가는 검을 리디안은 가볍게 검을 들어서는 막아내려 했다. '이잇!' 그녀는 속으로 그런 소리를 한번 지르고는 찔러가는 방향을 순간적으로 틀 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허리와 팔이 삐걱거렸다. 갑작스럽게 찔러가는 목표를 바꾼 그녀의 검은 아슬하게 리디온의 뺨을 스 치고는 지나갔다. 그녀는 리디안이 그녀의 검을 피하기 위해 몸을 옆으로 제끼자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찔렀던 검을 거두어 들이며 리디안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그 녀의 발에 맞은 리디안이 약간 비틀거리자 그녀는 거두어들였던 검을 다시 찔러 넣었다. "큭!" 그녀가 찔러가는 검이 아슬하게 리디안을 비껴서 지나갔다. 정신없이 그녀 에게 휘둘리던 리디안은 신음소리를 내며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리디 안과 거리가 멀어지자 그녀는 재빨리 캐스팅을 끝내고는 리디안을 손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매직 미사일!" 간단한 시동어.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 주위에 5개의 빛이 나타나 리디안을 향해 날아갔다. 그녀는 땅을 박차고는 날아가는 매직 미사일의 뒤를 따라서 는 몸을 날렸다. 리디안은 그녀가 마법까지 사용을 할 줄은 몰랐던 것인지 멍하니 서서는 달려오는 그녀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프로텍트 프롬 매직!" 뒷쪽에서.. 리디안이 서있던 뒤쪽에서 그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 리디온을 향해 날아가던 매직 미사일들이 리디온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 지 못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리디안의 입가에 걸리는 희미한 웃음.. 그리 고... 어느새 리디안의 검이 그녀의 목 근처까지 날아와 있었다. "우왓!" 그녀는 급하게 몸을 숙였다. 그리고.. 달려가던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 로 나갈 때.. 리디안이 그녀의 가슴을 걷어차려 했다. 그녀는 양 팔로 그것 을 힘겹게 막고는 뒤로 물러났다. 리디안의 다리를 막은 팔이 저려왔다. "크아악! 내 팔! 내 팔이!!" 옆쪽에서... 토리안의 비명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녀는 그 소리가 들 려오자 이빨을 꽉 깨물었다. 타데안은 어느새 바닥에 떨어져 있던 토리안의 팔을 가지고는 한쪽으로 비켜나 있었다. "어딜 끼어들려고 하는거지?" 로안느의 목소리.. 로안느는 그녀의 옆쪽으로 살며시 다가오던 누군가를 막 아서고는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숫자가.. 너무 많아..' 그렇지 않아도 지친 그녀의 일행이었기에 그녀는 이빨을 꽉 깨물고는 리디 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가.. 당신을 이기면.. 다르까지 우리를 그냥 보내줄 건가요?" "뭐라고?" 그녀의 말에 리디안이 잘못 들었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리디 안의 뒷쪽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웃기 시작했다. "크큭.. 얼굴은 예쁘장하게 생겨서.. 정신이 이상해졌군." "크하하.. 그러게 말이야. 리디온경에게 이기겠다니.. 자고로 여자는 다소 곳하다가 침대위에서만 활발한 것이 좋은데 말이야." 소란스러웠다. 무척이나 소란스러워서 그 소란스러움에 로안느와 타데안이 발끈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핫.. 날 이기겠다고? 그래. 이긴다면.. 보내주지." 리디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리디안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자 그녀는 바닥에서 톡톡 튀는 듯한 스텝을 밟고는 리디안을 향 해 검을 들어올렸다. 리디안이 그녀의 움직임을 보고는 약간 의아한 눈빛을 보였지만 그녀는 입을 열지 않고는 다가온 리디안을 향해 몸을 날리며 검을 휘둘렀다. "카앙!"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튕겨져 나온 그녀의 검이 다시한번 리 디온을 찔러갔다. 그리고.. 그녀의 검이 부딪혀 감에 따라 점점 보이는 숫 자가 증가하고 있었다. "이.. 일루션 소드!" 리디안은 자신의 생전에 처음으로 패배라는 것을 안겨준 일리안이라는 인간 의 검술을 다시 보고는 경악성을 터뜨리며 그녀의 검을 막아갔다. 그녀는 몸을 격하게 움직이며 검을 찔러넣었다. 그리고 어느순간.. 리디안의 목에 그녀는 칼을 들이대고 있었다. "약속은 지키는 것으로 알겠어요." 그녀는 어이없는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는 리디안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 속 에서 검을 거두어서 검집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아래로 축 쳐져있던 리디안의 검이 갑작스럽게 그녀의 가슴을 노리고는 휘둘러졌다. "아앗!" 리디안의 검이 그녀의 가슴부위의 옷을 약간 찢고 지나가 그녀의 목을 스쳤 다. 아슬하게 그녀의 목을 스치고 지나간 검.. 그리고 그녀의 목에걸린 무 엇인가가 '뚝'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저.. 미친자식! 기사로서의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다니!" "약속? 내가 무슨 약속을 했던가?" 리디안과 타데안이 소리를 치며 다투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런 것은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녀의 목에 걸려있던.. 아무런 장식도 없던 목걸이가 끊어져서는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리디온이 바라보는 와중에 도 그것을 주워들고는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아.. 유일하게 받은 선물이..' 그녀가 허탈한 눈빛으로 손위의 목걸이를 내려다 보고있자 리디안은 기회라 는 듯이 격하게 소리치는 타데안을 무시하고는 그녀를 향해 다가와 검을 쳐 들었다. 그 순간.. 숲의 한쪽에서 커다란 돌이 리디안을 향해 날아들었다. "쳇! 안맞았군. 이봐 노인네! 요즘은 기사로써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군." 갑작스럽게 들려온 너무도.. 너무도 듣고 싶었던 목소리.. 그녀는 너무도 놀라서는 눈을 크게 뜨고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커다란 몸.. 그리고 등에 매고 있는 커다란 검. 걸걸하지만 커다란 목소리 와 약간은 자신 만만한 웃음을 띄고있는 한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뒷 쪽으로 한숨을 쉬며 걸어나오는 한 여성.. '올리에.. 그리고 키리온!' 그녀는 17년간 너무도 보고 싶었던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언제였던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기로.. 난 주위 사람들에 게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는 타입이었던 것 같다. 내가 7살 쯤이었던 것 같다. 나는 한 한적한 시골 마을에 내가 가장 사랑하 는 내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곳은 아침이면 새들의 울음소리에 눈 을 뜰 수 있고, 저녁이면 어머니가 읽어주시는 옛날 이야기 소리에 눈을 감 을 수 있었다. 난 그마을에 있는 여러 꼬마들 중에서 그다지 특이하지 않은 녀석이었다. 어머니를 닮은.. 약간은 가늘은 얼굴선과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때의 또래들은 그냥 약간 이쁘장한 남자녀석.. 이라는 것으로 충분히 넘 겨 짚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내가 다른 아이들과 틀린 점이라면.. 그것이다. 아버지가 없다는 점. 언젠 가 내가 마을 아이들중 하나와 시비가 붙었던 일이 있었다. 평소에는 그냥 화를 내면 한대를 맞아준 다음 피식 웃어버리면 일이 끝나 버렸을 것이었 다. "퍼억!" 그날 맞은 주먹은 꽤 아팠던 것 같다. 그리고.. 날 때린 그녀석.. 그녀석의 한마디가 내 귀속으로 뛰쳐들어 내 머릿속을 뒤 흔들었다. "흥. 아빠도 없는 주제에.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너처럼 뿌리도 모르는 녀석은 쓰레기래. 에잇! 호로자식!" 난 그말을 듣고는 머리가 한바퀴 완전히 돌아서는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난... 솔직히 말해서 아이들과 싸울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하던 놀이라는 것은 검을 휘두르는 것이었으니까. 1분의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난 그 말을 내뱉었던 그 녀석을 내 발밑에 깔 아뭉개고는 그 녀석의 얼굴을 밟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달려온 것인지 모를 내가 밟고있는 녀석의 아버지에게 뺨을 얻어 맞아야 했다. "짜악!" 그때의 나는 어렸기에 몸도 상당히 가벼웠다. 어른이 힘껏 휘두른 손은 내 작은 몸을 날려버리기에는 충분했다. 난 바닥에 쓰러져서는 벌겋게 부어오 른 뺨을 감싸쥐고는 일어섰다. 내게 맞았던 녀석은 자신의 아버지의 품에 안겨서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타데안! 너 이녀석! 우리 디온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짓을 하는거야 ?" "디.. 디온이 먼저 내게.." "시끄러! 네 녀석의 부모님은 네게 어른에게 말대답을 하라고 가르치더냐? 하여튼.. 이래서 아비없는 자식은..." 아이들이 그 아저씨의 눈치를 보며.. 살며시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난 터 져나오는 눈물을 꾹 눌러참고는 산 등성이에 지어져 있는 집으로 뛰어서 돌 아와 버렸다. 내가 울면서 집으로 뛰어들어오자 식당에서 뭔가를 만들고 계시던 어머니가 앞치마를 걸친 채로 날 향해 걸어오셨다. 밝은 금발 머리를 뒤로 깔끔하게 묶어서 늘어뜨린 어머니는 누가 봐도 미인이라고 부를 정도의 여성이었다. 그러나.. 그 미모 덕택에.. 어머니는 마을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 었다. 마을 아주머니들의 뒷 이야기에서 언제나 어머니의 과거에 대한 추측 이 난무했고, 그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한 것이었다. 그리 고.. 마을 아저씨들 또한.. 그다지 어머니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어머니를 어느 귀족 나으리의 첩.. 쯤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뭐.. 어머니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는 먹고 살만큼의 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타데안. 왜 이렇게 울고있는 거니? 엄마가 말했지. 남자는 우는 것이 아니 라고." 듣기좋은 목소리. 어머니는 앞치마를 찬 상태에서도 언제나 벗어두지 않는 어머니의 검을 다리에 걸리지 않게 밀어버리고는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난 어머니의 그런 말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며 입을 열었다. "디.. 디온이.. 훌쩍. 내가 아빠가 없어서 쓰레기래. 호로자식이래. 디온네 아저씨도.. 훌쩍. 내가 아빠가 없어서 버릇이 없데." 어머니는 내 그말을 듣자 날 꼭 안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우리 타데안. 그래서.. 넌 디온을 어떻게 했니?" "응. 마구 때려줬어." "잘 했어!" 어머니는 내 말에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 그리고는 지금 생각해 보면 무척이나 가늘었던 팔로 날 안아들고는 내게 말했다. "그렇지만 타데안. 네가 그렇게 힘이 쎄다고 해서 힘없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안된단다. 언제나 남을 때리기 전에는 세번은 생각해봐. 그리고.. 그 세번을 생각해서 상대를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을 때.. 그 때.. 힘을 쓰는 거야. 알겠지?" "응." 난 어머니의 말에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는 힘차게 대답하고 있었다. 내가 10살 때 쯤에는 난 소위 말하는 '착한 아이'가 될려고 노력했다. 내가 착한 아이가 되면 다시는 아버지가 없는 아이라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될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머니나 나를 향한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그다지 쉽게 바뀌지 않 았다. 어머니와 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그들은 어머니 와 나를 이유없이 싫어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친구가 없었다. 아 니.. 어떻게 사귀면 되는 것인지를 몰랐다. 그해.. 가을. 이제 슬슬 나뭇잎의 색깔이 변해서는 바닥으로 떨어져 내려 밟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낼 때.. 그 때쯤의 한 밤이었다. "타데안! 일어나!" 곤하게 자고있던 내 뺨을 어머니가 격하게 두드리며 날 깨웠다. 난 아직 정 신이 없었던 터라 멍한 눈을 들어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 내 손에 어머니는 연습용 검이 아닌 진짜 날이 달린 검을 쥐어주며 입을 열었다. "남자라면..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키는거야. 타데안. 넌 남자지?" "응." "그래.."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박차고는 뛰어나갔다. 난 어머니의 뒤를 따 라서는 어두운 숲속을 달려갔다. 익숙한 산길.. 그곳을 뛰어내려가자 마을 이 보였다. 마을은.. 불타고 있었다. "잡아라!" "돈 되는 것은 여자든 물건이든 다 쓸어!" 도적단이었다. 그것도 꽤나 규모가 커다란 것 같았다. 난 그때 국가의 일이 라는 것을 이해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내가 살고있는 나 라.. 즉 바르실미르 왕국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것을 귀동냥 으로 들어 알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뜻하는 것은 몰랐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도적단에는 실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살 기가 어렵다는 증거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머니는.. 마을을 한참 내려다 봤다. 그리고... 도적들 중 누군가가 어머 니의 얼굴을 보고는 역겨운 웃음을 짓고는 다가왔다. 멍하니 불타고 부숴진 마을을 둘러보던 어머니는 순식간에 허리에 걸려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 때..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언제나 검집만을 보던 그.. 어머니의 허리 에 걸려있는 검을 볼 수가 있었다. 가늘은 날이지만 쭉 뻗은 검신. 그리고 약간은 푸른색을 띄고 있어 뭔가 신비로운 감이 들었다. 그 검은 어머니가 뽑아들자 검신에 하얀색이 서리를 맺히도록 만들었다. "크악!" 남자의 비명소리가 터지고 어머니를 향해 다가오던 그 도적의 가슴이 갈라 져서는 피를 뿜어냈다. 갑작스러운 동료의 비명소리가 들려오자 도적들 모 두의 시선이 어머니를 향했다. 어머니는 시선이 모이자 검끝으로 도적들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부수고 괴롭혀야 하는 것은 빌어먹을 국왕과 쓰레기같은 귀족들 이 아니던가? 왜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거지?" "오오.. 이거 극상품이로군. 그래. 그 말이 맞지. 그러나.. 그런 일을 할려 고 해도 돈이 필요한 것이라서 말이야." "..쓰레기." 어머니는 그 한마디를 하고는 도적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피가 튀었다. 어 머니가 검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어김없이 한사람의 목이 떨어져서는 땅바 닥을 굴렀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악한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는 도적들 은 몇이 되지 않았다. 어머니는 피가 얼어붙어 군데군데 붉은 빛을 띄우고 있는 검을 들고는 그 도적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재미있는 인간이군." 도적들 사이에서.. 그렇게 말하고 앞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었다. 마치 눈같 은 하얀색의 머리카락을 자랑하는 그 사람은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뽑아들 고는 어머니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오오.. 언페이드님이다!" 도적들 사이에서 그런 말이 들려왔다. 어머니는.. 평소와 다르게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나온 사람을 바라보며 검을 양손으로 쥐고는 말했다. "재미있는건가?" "뭐가?" "그렇게.. 인간들을 가지고 노는 것이 재미있느냐고 물었다. 배신의 언페이 드." 어머니의 말에 일순간 주위가 조용해 졌다. 나도 들은 일이 있었던 이름이 었다. 배신의 언페이드. 신에 의해 멸망당한 마족이라는 종족 중에서 살아 남은 다섯 마족중 하나라는 것을. "크하하.. 좋아. 좋아. 인간들 중에서도 날 알아보는 사람이 있군. 그래.. 인간들을 가지고 노는 것.. 물론 재미있지. 특히.. 마지막에 내게 버림을 받았을 때.. 그 절망한 표정들이란... 지금 내 뒤에있는 녀석들 같은 표정 말이야. 크큭.." 언페이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머니를 향해 천천히 다가와 검을 휘둘렀다. 어머니는 그 검을 가볍게 흘려 넘기고는 언페이드의 가슴에 정확히 검을 찔 러 넣었다. "카앙!" 검이 뭔가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어머니가 찔러 넣었던 검이 튕겨 나갔 다. 언페이드는 자신을 찔러왔던 검이 튕겨져 나가자 다시금 어머니를 향해 검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가끔씩.. 그 땅딸막한 종족이 만들어낸 물건도 도움이 된단 말이야." 언페이드는 계속해서 검을 휘두렀지만 어머니가 너무도 쉽게 검을 피해가자 어머니와 거리를 벌렸다. 어머니는 언페이드의 몸에 몇번 검을 찔러넣어 보 고는 검이 갑옷을 뚫지 못하자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눈으로 떨어진 언페이 드를 지켜보고 있었다. "지겹군. 이제 죽어줘야 겠어. 인비저빌리티!" 언페이드가 그렇게 말하자 그의 몸이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나는 그때 마법 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봤다. 너무도 신기한 것.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 머니는 무척이나 익숙한 것을 보았다는 듯이 바닥에 쓰러진 도적의 검과 어 머니의 검을 양손에 들고는 도적의 검을 들고있는 오른팔에 든 도적의 검을 수평으로 눕혀서 상체를 가리고는 번쩍이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가을의 바람이 낙엽을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가 내 귓속으로 들려왔다. 그리 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맑은 소리 또한 들려왔다. "채앵!" 어머니는 보이지도 않는 무언가를 오른손에 든 검으로 힘껏 쳐올렸다. 그리 고... 그 뒤를 이어 왼손에 들고있던 어머니의 검을 앞쪽으로 힘껏찔러넣었 다. 그리고.. 그 동작과 거의 동시에 쳐올렸던 검으로 조금전 찔러 넣었던 어머니의 검.. 그 손잡이를 힘껏 밀었다. "푸욱!" 살이 갈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보이지 않던 언페이드의 몸이.. 어머 니의 검에 가슴이 뚫린 모습으로 드러났다. "어.. 어떻게.." "네 소리는.. 너무도 잘 들려."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언페이드의 가슴에 찔러 넣었던 검을 뽑아들어 곧바로 그의 목을 잘라내 버렸다. '툭'하고 언페이드의 목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조용한 마을에 청천벽 력처럼 울려 퍼졌다. 어머니는 목을 자른 것으로 끝내지 않고는 오른손에 들고있던 검으로 바닥에 떨어진 언페이드의 머리를 내리쳤다. "빠각!" 뼈가 부숴지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언페이드의 머리가 완전히 부서져 버 렸다. 언페이드의 몸은.. 머리가 부서져 버리자.. 가루가 되어 바람에 날려 가 버렸다. 도적들은.. 어느새 마을에서 죽어라 도망을 치고 있었다. 그때.. 마을 사람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뭔가에 겁먹은 표정. 그 겁먹 은 표정으로... 그리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어머니를 쳐다보는 모습을. 그 당시에 나는 어머니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었다고 생각한다. 그 피에 젖은 모습.. 그러나 나는 어머니에게 두렵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마을 사 람들의 그런 시선에 오기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난 피에 젖어있는 어머니에게 달려가서는 어머니의 다리를 꼭 붙잡고는 말 했다. "엄마.. 난.. 엄마가 제일 좋아." 내 그말에 어머니는 굳어있던 표정을 풀었다. 그리고.. 그 피묻은 손으로 날 번쩍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래. 나도 타데안. 네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그때의 어머니가 보인 웃음은.. 정말로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마을사람들이 나와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것은 사실이 다. 그러나.. 결코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대놓고 욕을 하던 것을.. 안보는 곳에서 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나는 마을 사람들의 그런 시선은 언제부터인가 신경쓰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냥 집안에 있는 책들을 보며, 그리고 어머니가 한가할 때에는 어머니와 검을 들고 맞부딪히며 시간을 보내었다. 그런 날이 계속 되던 중.. 그것이 내가 14살 때였다. 그것만은 나도 확실히 기억할 수가 있다. 그날 나는 혼자서 산 속의 시냇가에 몸을 낭고는 집으로 돌아왔었다. 집안. . 어머니와 다른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는.. 무엇인가 상당 히 신경쓰이는 말을 하는 것인지 내가 온 줄도 모르는 듯 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미안. 미안해. 친구라고 자처하는 내가.. 전혀 도움이 못되어서." "아니. 아니야. 네가 고치지 못하는 병이라면.. 이세상 누구도 고치지 못할 거야." "민스틴.. 넌 너무 강한 여자야." 병이라는 것은 과연 뭘 말하는 것인지 난 몰랐다. 한참동안 바깥에서 말을 듣고있던 나는 그냥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갑작스럽게 들이닥 치자 어머니는 무척이나 놀란 듯이 눈을 뜨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 다. "타데안. 몸은 깨끗이 낭고 온거지?" "네." "타데안. 엄마하고 여행이나 한번 갔다가 올까?" "정말? 어디로?" 어머니의 말에 나는 너무도 기쁜 나머지 그렇게 소리를 치고는 어머니의 옷 깃을 잡고는 눈을 반짝였다. 어머니는 그런 내 볼에 입을 살짝 맞추고는 말 했다. "음.. 테르넘으로 갔으면 해서. 어때? 갈거지?" "네!" 나는 힘차게 소리쳤다. 그러나.. 집에 있는 신관 복장을 한 남자의 표정에 뭔가.. 아쉽고, 아픈 표정이 스쳐지나감을 알지 못했다. 어렸던 것 같다. 아니.. 어렸다. 어머니와의 여행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어머니는.. 정말 모르는 것이 없 는 것 같았다. 내가 물어보는 것.. 하나하나를 모두 다 친절하게 가르쳤다. 내가 마을 밖의 세상을 보며 그렇게 즐거워 하는 사이.. 어느새 어머니와 나는 테르넘이라고 하는.. 바르실미르 왕국의 수도에 도착해 있었다. 테르넘의 커다란 성을 바라보며 한숨을 한번 내쉰 어머니는 언제나 허리에 걸려있던 검을 벗어서는 내게 건내며 말했다. "자. 타데안. 오늘부터.. 이건 네거다. 알겠지? 이 엄마가 주는 거니까 소 중하게 다뤄야된다." "네!" 나는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검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고 있었기에 무척이 나 기뻐하며 그 검을 받아서는 허리에 메었다. 어머니는 그 검을 내게 주고 는 내가 가지고 있던 검을 허리에 차고는 내 손을 잡고 테르넘 안으로 걸음 을 옮겼다. 내 손을 잡은 어머니는 테르넘 안의 길을 잘 알고있는 것인지 거침없이 걸 어갔다. 그리고.. 한 커다란 저택으로 걸어가서는 문을 지키고 있는 사람에 게 말을 걸었다. "저기.. 실례합니다." "뭐지?" "안쪽에다 말을 좀 전해주시겠어요? 민스틴이 찾아왔다고 하면 알거에요."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경비병에게 빙긋 웃어보였다. 그 경비병은 어 머니의 그 미소에 얼굴을 붉히고는 안쪽으로 말을 전하러 들어갔다. 그리 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어머니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오시랍니다." 그 말을 듣자 어머니는 그 경비병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때서야 집이란느 것이 이렇게 커다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넓은 정원과 엄청난 크기의 건물. 그런 것을 보고있자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타데안. 여기서 살고싶니?" "응? 여기서.. 살 수 있어요?" 어머니는 내 질문에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집사가 안내해준 곳.. 그 곳으로 들어가자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서 어머니 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그 사람을 보더니 내 손을 꽉 잡고는 입을 열었다. "오랫만.. 이군요." "그래. 오랫만이군. 민스틴. 무슨 일이지? 난.. 널 다시는 보고싶지 않다고 말한 것 같은데?" "네. 물론 그랬지요. 그렇지만.." 어머니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날 내려다 보는 눈빛..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이 아이. 당신의 아들이에요." "흥. 그런 것은 내가 알 바가 아니지." 냉담했다. 내가.. 내가 처음으로 본 내 아버지라는 사람은.. 내가 자신의 아들이던지 무엇이던지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아니.. 그 눈빛은 마 치 더러운 것을 본 마냥 날 경멸하고 있었다. 몸이 떨려왔다. 그토록.. 꿈에도 그리던 아버지의 모습이라는 것이 이런 식 으로 다가올 줄은 난 정말 몰랐었다. 어머니는 내가 울음을 터뜨릴 것 같자 다시한번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 다. "부정해도.. 당신의 아들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어요." "그래서?" "이 아이를.. 맡아주세요." 갑작스러운 말.. 난 어머니의 그 말에 놀란 눈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올려다 봤다. 내 아버지라고 하는 그 사람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핫... 무슨 말을 하려나.. 했더니. 내가 들어주리라 생각했나?" 아버지는.. 날 맡는 것을 싫어한 것 같았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무런 말 도 없이 아버지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어떻게 하면... 타데안을 받아줄 건가요?" "글쎄. 내 비밀을 거진 다 알고있는 네가 죽어주기라도 한다면이야." "그런가요?" "크큭. 그래. 그렇게만 한다면.." "푸욱!" 검이 살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보고있는 어머니의 등. 그 등을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검이 뚫고 나와 있었다. 내 아버지라는 사람 또한 너 무도 놀란 것인지 어머니를 바라보며 어이없는 듯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몇달 남지 않은 생명.. 타데안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옆으로 스르륵 쓰러졌다. 난 내 눈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텅 빈것 같은 느낌. 그리고.. 쉬지 않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엄마!" 난 달려가서는 쓰러진 어머니의 몸을 안았다. 어머니의 내 옷을 적셔갔지만 그런 것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았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난 계속해서 울었다. 그런 나를.. 내 아버지라는 사람은 발로 밀어내고는 어머니의 시체 를 밟고는 입을 열었다. "크큭.. 그래. 민스틴. 결국.. 너도 내 발아래 깔리고 마는구나. 크큭.. 그 래. 네 아들은 내가 잘 거두어주지. 물론.. 내 아들이라는 신분이 아니라.. 하인이라는 신분으로 말이야."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내 아버지라는 사람의 집으로 온 이후.. 난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잠이 오 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잠을 자고 일어나면.. 그 다음날이 너무도 곤 욕스러웠다. 침대에 묶여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자고있을 때.. 비가 내 리는 바깥으로 내동댕이 쳐지곤 했다. 내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두 사람. 그 두사람이 날 너무 싫어한 탓이었다. 물론.. 내 아버지의 부인이라는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 덕에.. 하인들도 날 괴롭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런 괴롭힘 따위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내가 가장 힘든 것은. .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는 것. 그것 하나였다. 가끔씩.. 너무 힘이 들때면.. 난 아무도 보지 않는 정원의 구성.. 커다란 나무위에 올라가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밤 새도록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 다. 언제나 안고있는 어머니가 남겨준 검. 그 검을 가슴에 품고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나왔다. 하루 두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생활. 그런 생활이 몇년간 계속 되어 내가 17살 때쯤으로 기억했다. 나는.. 오드나스 왕국과의 전쟁에 참가하게 되어버렸다. 아버지의 아들, 그리고 아버지의 하인이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명목은 하인이었지만.. 그것은 날 괴롭히는 것이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은 내게 싫으면 언제든지 꺼져버리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내뱉었 다. 그러나.. 어머니의 목숨과 맞바꾼 것이었다.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다. 오드나스 왕국과의 전쟁. 거기에는 바르실미르 왕국의 국왕까지 참가했었 다. 그리고.. 가장 컸던 전투에서.. 바르실미르 왕국은 완전하게 패배했다. 난 도망치려했다. 그러나..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은 자신들이 도망을 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날 쫓아오는 사람들 틈으로 밀어넣고는 말했다. "저들을 모두 죽이기 전에는 절대로 돌아오지 마라! 돌아오면.. 널 죽일테 다!" 난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아직은 죽고싶지 않았기에.. 누구에게도 보인일 없었던 내 검을 뽑아들었다. 파란색 검신이 드러나고.. 손잡이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에 머릿속이 맑아져 왔다. "죽어라!" 한 병사가 나를 향해서 길다란 창을 찔러왔다. 난.. 그 창대와 함께 그 병 사의 머리를 가볍게 날려 버렸다. 그리고.. 몰려있는 적병들 사이로 뛰어든 나는 그들 모두를 죽여 나가기 시작했다. 머리를 베고는 다리를 옮겨서는 허리를 베었다. 그리고.. 다시금 가슴을 찌 르고.. 그 찌른 검을 옆으로 휘둘러 목을 베었다. 그런 동작의 계속.. 얼마 나 베었을까... 나는 어느새 경악하고 있는 한사람.. 그리고.. 그 앞에 붙 잡여 있는 바르실미르 왕국의 국왕을 볼 수 있었다. "단.. 단한사람에게.." 난 그렇게 말하는 그 사람의 목을 베어버렸다. 주위를 둘러봤다. 나와.. 국 왕을 빼고는 살아있는 사람이 없었다. 내 손.. 내손은.. 그날 밤이 어머니 아 같이 피투성이였다. 난 그 손으로 내 이마를 붙잡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크큭.. 크하하하!" 한참을 웃고난 나는.. 눈물이 흐른 눈을 닦아낸 후.. 멍하니 날 쳐다보고 있는 국왕을 부축해서는 바르실미르 왕국의 군사들이 있을 법한 곳으로 걸 음을 옮겼다. 진득한 피냄새. 전쟁의 냄새라는 것은 무척이나 역겨웠다. 바르실미르 왕국의 병사를 만난 국왕은 너무도 감동한 표정으로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내가 부축하고 올 때에부터 줄기차게 물었던 내 이름 을 묻기 시작했다. 난 한숨을 내쉬었다. 난.. 몇명인지 모를 사람들을 죽이고는.. 나와.. 저 한사람을 구했다. 과연 생명이라는 것의 무게는 틀린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데..." "이녀석은 제 아들입니다. 라. 라르크. 라르크 카에파인이라는 이름입니다" "허허.. 라르크경. 당신의 아들이었소? 너무도 멋진 아들을 두었구려. 내 당신의 아들에게.. 백작직위와 넓은 영지를 줄 것을 약속하지." "감사합니다." 어이가.. 없었다. 내가.. 어째서 내가 저 남자의 아들이라는 것일까? 허탈 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너무 허탈했기에 나는 국왕과의 만남이 끝난 후에 병사들이 모여있던 곳을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 전까지는.. 날 하인처럼 부려먹던 병사들과 내 아버지라는 사람의 아들들도 날 향해 두려운 눈빛을 보내었다.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귀찮지 않다는 것은 무척이나 좋았다. 다시 테르넘으로 돌아와서는 꽤나 바쁜 생활을 보내었다. 전쟁이 나기 전까 지는 하인들과 함께 방을 써야 했지만.. 어느새 넓직한 나의 방이라는 것이 새로 생겨버렸다. 국왕은 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툭하면 나를 왕궁으로 불러댔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잠이 오지 않은 관계로 집안의 복도를 걸어다니고 있 었다. 그리고.. 내 아버지. 그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 다. "그런.. 천한 아이에게 가문의 이름을 주다니.. 당신 무슨 생각이지요?" "그거야.. 그 녀석의 검술이라는 것은 무척이나 쓸모가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해서라도 잡아둬야 해. 거기다.. 저렇게 국왕의 총애를 받고 있으니 그녀석은 복덩어리지. 그리고.. 시간이 되면.. 높은 귀족에게 갖다 바치면 그만이야." 역시... 이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목숨과 맞바꾼 곳.. 그 런 곳이었기에 떠날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역시 이곳을 떠나야 했다. 난 내 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메모를 남기려다가 피식 웃음을 짓고는 그냥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아랫층을 향해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너 이녀석! 이 늦은 밤중에 어딜 가는거냐?!" 내 아버지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천천히 뒤로 돌아서서는 그 사람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 사람이 어머니의 시체를 밟고는 웃는 장면이 떠오르자 내 두 손이 꽉 쥐어졌다. "당신... 이제와서.. 내 아버지 행세라도 하려는건가?" "이.. 이런 버릇없는 녀석이.. 난 네아버지다!" 내가.. 꽤나 가치가 있긴 한 모양이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집착한다는 것 은. 그 사람의 꽤나 커다란 목소리에 집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나와 그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당신의 입으로 말하지 않았던가? 당신이 날 거두는 것은 하인으로 거두는 것이지 아들로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그리고... 언제나 내게 말하지 않았 던가? 싫으면 꺼지라고 말이다." "그.. 그건.." "변명하지마!" 난 그렇게 소리치고는 어느새 검을 뽑아들고는 그 사람의 가슴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 사람의 옷이.. 길게 찢어져서 맨 살이 드러나 보였다. "한번만 더 입을 놀리면... 이번에는 그 가슴을 베어주겠어. 당신.. 아니 네 녀석이.. 내 어머니의 시체를 밟고 웃던 것은.. 절대로 잊을 수 없지. 빌어먹을 인간. 내가.. 언젠가.. 당신의 머리를 밟을 날이 있을거다." 난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 걸어가며 입을 열었다. "내 앞을 막아서면.. 모두 죽일거다." 내 그 한마디는 꽤나 위력이 컸다. 어느 누구도 내 앞을 막으려 드는 사람 이 없었다. 난 그렇게.. 집을 나와서는 수도의 성벽이 보이는 곳까지 걸어 와 검은 밤하늘에 바르실미르를 뽑아들고는 중얼거렸다. "이검.. 어머니가 남겨준 유일한 물건. 이것만 있으면.. 어딜가서 무엇을 못하겠어? 난.. 어머니의 아들인걸." 난 그렇게 웃음지었다. 몇년만에 처음으로.. 진심으로 짓는 웃음이었다. "아아.. 시원해. 역시.. 이게 최고야.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크아악! 일리스. 그 검은 그렇게 쓰는 것이 아니라니까요." "에헤. 쪼잔해."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내 어머니의 검은... 이제 열 식히기 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나 는 아버지의 집에 살때 보다 훨씬 즐겁다는 것이 사실이다. 일리스가 검을 안고는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시원하긴.. 한가보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오려 했다. 한숨을 한번 들이키고는 시선을 키리온과 올리에를 향해 돌렸다. 17년이 지났건만 변함없는 목소리.. 변함 없는 얼굴을 보자 몸이 가늘게 떨려왔다. 기뻐야 했는데.. 다시는 볼 수 없 을 것 같던 녀석들을 만나서 기뻐야 했는데 계속해서 눈물만 쏟아져 나오려 했다. "여어. 영감.. 그러니까.. 이름이 뭐였지?" "바보. 리디안 다크리온이잖아." "크으... 저런 영감쟁이의 이름을 외우고 있을 만큼 내 머리는 좋지 않아. 섹시하고 아름답고 청순한 누님이라면 몰라도. 우왓!" 전혀 변하지 않은 말투. 전혀 변하지 않은 성격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감 동을 받은 것 같았다. 그러나.. 리디안은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았다. 그녀 를 향했던 검 끝이 약간 떨림과 동시에 그 검이 키리온을 향해 휘둘러졌다. "카앙!" 검과 검이 부딪혔다. 키리온은 자신의 검을 뽑아서는 리디안의 검을 가볍게 막아내고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여어.. 영감. 늙었군." "크큭.. 그 입.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군." 리디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휘둘렀다. 공간에 붉은색 선을 그은 것 같 은 리디안의 검이 휘둘러지는 것을 키리온은 가볍게 피해내고는 뽑았던 검 을 다시 등에 매달고 입을 열었다. "이봐. 영감. 오늘은 그냥 물러나 주는 것이 어때? 아무리 봐도 그쪽이 불 리하다구. 오늘의 이쪽은 든든한 원군이 있거든."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옆에 서있는 올리에의 어깨를 짚었다. 올리에가 얼 굴을 붉히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키리온은 그것을 아는지 모 르는지 검을 잡지 않고 리디안을 쳐다보며 피식 웃음만을 지었다. 리디안은 키리온이 자신을 쳐다보며 웃고만 있자 이빨을 한번 갈고는 검을 다시 집어넣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뒤로 돌아가며 키리온을 향해, 그녀 를 향해 한마디 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오늘은.. 이대로 물러나주지." 리디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시야에서 천천히 사라져 갔다. 그녀는 리 디안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돌려서는 끊어져버린 목걸이를 멍하니 내려다 봤 다. '고작.. 이런 것도 지키지 못하면서..' 그녀가 이제 끊어져 버린 그것을 보며 멍한 시선을 보내고 있자 한쪽에 있 던 로안느가 그녀에게 다가와서는 어깨를 툭 건드렸다. "뭐하는거야?" "아아..." 그녀는 갑작스런 로안느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로안느는 그녀의 손에 있는 목걸이를 보고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그것을 그녀의 손에서 낚아 채어 서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런건 말이야.. 이렇게 하면 되는거야."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목걸이의 끊어진 부분을 묶어서는 그녀의 손위에 그것을 놓았다. 그녀는.. 가끔씩 로안느가 부러워 질 때가 있었다. 단순함 인지.. 그렇지 않다면 경험인 것인지 모르지만. "으응.. 단순해. 단순. 고민없는 사람은 행복할꺼야." "뭐... 뭐야?!" "우엑!" 그녀가 목걸이를 목에 걸며 말하자 로안느가 그녀의 목을 꽉 졸랐다. 그다 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느낌에 웃음을 짓고는 그때서야 주위를 둘러보기 시 작했다. 한쪽에서.. 타데안과 키리온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도 앱솔런트 소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문제일 것이 뻔했다. 키리온과 올리에 게 어떻게 알고 온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목적은 앱솔런트 소드일 것이 뻔 했다. "그 검.. 넘기지 않겠다는거냐? 꼬마야?" "누가 꼬마야?! 그리고... 당신이 뭔지 알고 이 위험한 물건을 넘기라는 거 야?" "시끄러! 환자를 놔두고 무슨 소란이야!" 올리에의 목소리에 두 남자가 침묵해 버렸다. 올리에는 녹색빛이 뿜어져 나 오는 손으로 토리안의 양 팔을 한번 쓰다듬었다. 흘러나오던 피가 멈추고 고통스러워 하던 토리안의 얼굴이 조금 펴진 것 같았다. 올리에는 토리안의 상처가 이제 괜찮다고 생각한 것인지 몸을 일으켰다. 그 리고 토리안과 코르드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과한 욕심이 자초한 일이지요."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올리에가 몸을 돌린 곳에는 키리온 이 아직도 타데안과 눈길로 말을 주고받으며 검의 손잡이를 몇번이나 잡았 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타데안과 키리온의 살기가 감도는 사이로 끼어들어갔다. 그 녀가 갑작스럽게 끼어들자 키리온과 올리에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로 모였 다. 키리온과 올리에가 입을 열었다. "어? 실리스.. 는 아니네." "우와.. 엄청나게 닮았다.." 그녀는 두 사람의 시선을 받자 머쓱해져서 콧등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저기..." "휘익~! 아가씨. 몇살?" "에? 아. 17살이요." "괜찮군. 10년까지는 커버 가능해." 약간 핀트가 어긋난 대화. 그 대화가 오감과 동시에 올리에의 인상이 일그 러졌다. 그와 동시에 올리에의 주먹이 키리온의 얼굴을 강타했다. "우왓! 아얏! 무슨 짓이야!" "너.. 너야 말로 무슨 짓이야!!" 그녀는 두 사람의 대화에 전혀 변하지 않은 두 사람에게 사실을 말할 것인 지 아닌지를 망설이기 시작했다. 만약.. 그녀가 이 상황이라면.. 죽은 사람 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나타나서.. 내가 죽었던 그 사람이네.. 라고 말해봐 야..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내 입으로 사실을 말하는 것은.. 실리스에게 가장 먼저..' 그녀는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자 한숨을 내쉬고 가벼운 웃음 을 짓고는 몸을 돌렸다. 뒤쪽에서 여전히 올리에와 키리온이 투닥거리는 소 리가 들려왔다. "싸우면.. 안되요." 그녀가 웃으며 올리에와 키리온을 향해 말하자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고는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두 사람의 시선을 받으 며 계속해서 웃음을 짓고 있자 키리온이 한숨을 내쉬고 어깨를 으쓱 거리더 니 입을 열었다. "뭐.. 그녀석과 똑같은 반응이라니." 키리온이 그렇게 말하자 올리에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키리온의 말에 그 냥 웃음만 짓고는 타데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타데안은 갑작스럽게 키리 온이 아무 말이 없자 의아한 눈빛으로 키리온과 검은색의 검을 쳐다보며 고 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넋을 놓고 있는 타데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타데안을 향해 손을 내밀고는 입을 열었다. "그 검.. 잠시만 줘 보실래요?" "아.. 네." 타데안은 그녀의 요구에 순순히 그 검을 넘겨줬다. 검을 받아든 그녀는 약 간 오싹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로 그 검을 들 어서는 검신을 위에서 아래로 한번 훑어봤다. 이리저리 뜯어봐도 역시 기분 나쁜 검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길이는 가르시미르와 거의 같은 것 같았다. 보통의 롱소드보다 약간 더 긴 느낌. 그러나 검신의 두께는 가르시미르에 비해 훨씬 더 두꺼웠다. 검의 손 잡이 아랫부분에 보석이 단 하나가 달려있었다. 가르시미르의 푸른색 보석 과는 다른 검은색의 보석 하나. 그녀는 그것을 다른 손으로 감싸 쥐었다. '으에..' 비명이 새어나올 뻔 했다. 몸에 힘이 쭉 빠져 나오는 느낌. 그녀는 그 보석 에서 손을 떼어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검신의 검은빛이 조금더 검어진 듯 했다. 그녀는 그 검을 바닥에 꽂아 넣었다. "콰앙!" 폭음이 울렸다. 그녀가 꽂아넣은 검에서 폭음이 일어나며 꽂아넣은 검의 앞 쪽으로 땅이 움푹 파여 들어갔다. 주위에서 보고있던 사람들의 입이 쩍 벌 어졌다. 그녀는 그 검을 한번 들어보고는 고개를 흔들어 보이고는 키리온을 향해 그 검을 살짝 던지며 말했다. "그다지 쓸만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우왓! 일리스!! 무슨 짓이에요." 그녀가 키리온을 향해 검을 던져주자 타데안이 뒷쪽에서 놀란 목소리를 내 었다. 키리온은 그녀가 검을 던져주자 전혀 의외라는 듯한 눈빛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나도 그다지 좋은 물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다만 부탁을 받았을 뿐이 니까. 난 이녀석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그렇지? 일리안." "네?" "아. 이 검의 이름이야."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가 던져준 엡솔런트 소드를 집어들었다. 그 녀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기위해 힘겹게 몸을 뒤로 돌렸다. 뭔가 키리온 답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에 그녀는 기분좋게 몸을 돌리고 입을 열었다. "그 검을 주는 대신. 한가지 부탁이 있어요." "응?" 그녀의 말에 올리에와 키리온이 동시에 몸을 굳혔다. 그녀는 두 사람의 반 응에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오드나스 왕국으로 갈 것이 아닌가요?" "맞아." "저희와 함께 가는 것. 그게.. 제가 거는 조건이예요." 키리온이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올리에는.. 그녀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볼을 부풀리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그녀는 둘만의 오붓한 여행을 방해했다는 생각에 콧등을 긁적였다. 키리온이 몸을 돌려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뒤쪽에서 타데안과 로안느 가 절실한 어조로 키리온과 동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었 지만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넌.. 내가 누군지 알고 있군." "아. 키리온과 올리에라면 너무도 유명하니까... 요." 키리온을 향한 존댓말은 왠지 모르게 어색했다. 그녀가 키리온과 올리에의 이름을 밝히자 로안느와 타데안이 입을 잠시 다물었다. 확실히.. 키리온과 올리에, 에릭과 그녀는 전 대륙을 통털어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키리온은 그녀가 자신을 이미 알고있자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목적지가 같다면 함께 가는 것도 괜찮겠지. 그런데.. 네 이름이.." "아.. 난.." "일리스!! 저사람과 동행해서 어쩌자구요." 그녀의 뒷쪽에서 타데안이 그렇게 소리쳤다. 역시 사실을 말해야 겠다는 생 각을 하고있던 그녀의 말을 잘라먹은 타데안이 눈빛을 빛내며 그녀를 쳐다 보고 있었다. "음. 일리스라는 이름인가? 왠지 그녀석과 이름도 비슷한데 그래." "아.. 아니.. 저.. 그게.." "하하. 그럼 가 볼까." 키리온은 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렸다. 그녀는... 뒷쪽에 서있던 타데안을 향해 어퍼컷을 날려버렸다. 키리온은 모닥불을 피워냈다. 더운 여름이지만 노숙을 하면서 불을 피우지 않고 자는 것은 그다지 건강에 좋지 않았다. 물론... 성가신 벌레들을 내쫓 자는 의도가 더 컸지만 말이다. 그는 모닥불을 피우다가 시선을 일리스라는 여자애에게로 돌렸다. 보면 볼 수록.. 실리스와 너무도 닮았다. 아니.. 머리색깔과 눈 색깔만 빼고는 완전 히 똑같다는 것이 맞는 말이었다. 그가 가만히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자 일리스가 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키 리온은 그녀가 시선을 보내자 은근슬쩍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입을 열 었다. "그럼.. 그쪽에서 요리를 할 사람은? 일리스? 아니면.. 로안느?" 그는 그렇게 말하며 여자들을 한번씩 둘러봤다. 그의 말에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오던 타데안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위에 구멍뚫리는 사태를 보고 싶으면... 일리스나 로안느에게 요리를 시켜 요." "그정도냐?" 그의 말에 타데안이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로안느가 던진 신 발을 맞아야 했다. 로안느와 타데안. 그는 대충 그 두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로안느.. 는 이름 그대로였고, 타데안이 가진 검은 너무도 유명한 것이었다. 그가 들 었던 것과 전혀 다른 느낌의 두사람. 그다지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괜찮아요. 키리온은 요리를 잘하니까." "크앙! 내가 무슨 요리하는 기계냐?" "아니야?" 올리에의 너무도 당당한 반문에 그는 입을 닫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 서.. 이동네의 여자들은 요리를 못하는 것인지.. 라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 고는 재료를 다듬기 시작했다. 재료를 다 다듬은 그는 배낭에서 프라이팬을 꺼내고는 기름을 두르고 반죽 한 밀가루를 굽기 시작했다. 멀리.. 과일을 구해온다던 라미니아가 걸어오 고 있었다. "저기. . 키리온." 그는 옆쪽에서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프라이펜을 불에 올린채로 시선 을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인 일리스가 그의 곁에 털썩 주저앉으며 입을 열 었다. "저기.." "그래. 말해봐. 이 오빠가 뭐든 가르쳐주지. 후훗.." "그럼..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 과학적인 근거를 대어서 글의 3단 구 성에 맞게 설명을 해봐." "어.. 어이." 그는 일리스의 말에 어이없이 웃음을 흘리고는 프라이팬으로 시선을 돌렸 다. 그가 요리를 시작하자 일리스는 한동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갑작 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키리온... 나야. 일리안." 그는 갑작스러운 일리스의 말에 시선을 급하게 돌렸다. 약간은.. 서글픈 듯 한 표정의 미소를 짓고있는 일리스의 얼굴을 본 그는 일리스의 머리를 문지 르며 입을 열었다. "그런 식으로 놀리는 것. 나 별로 안좋아 해." "놀리는게 아닌데.." "하하. 그래. 일리스. 일리안은 말이야. 멋진 녀석이었다구. 좋은 녀석이었 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프라이팬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옆쪽에서 일리스가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프라이팬에서.. 검은색의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왔다. "아.. 저기.." "됐어. 일리스. 그런 농담은 그만해. 그녀석에 대한 추억은 뼈져리도록 많 이 가지고 있으니까." "아니.. 저기.. 타고있는데?" 그는 일리스의 말에 프라이팬으로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의 말대로 너무도 잘 타고 있었다. "우왓!" 그는 재빨리 굽고 있던 것을 뒤집었다. 일리스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 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추억.. 인거야?" 그는.. 일리스의 중얼거림은 듣지 못했다. 밤이 깊었다. 그는 모닥불을 가만히 쳐다보며 커다란 나무에 등을 기대었 다. 여행을 나선 이래로 밤에 잠을 제대로 자본 일이 드물었던 만큼 불침번 을 그가 서고 있었다. 자신을 노리는 녀석들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 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이 아니었다. "저녁에.. 일리스라는 아이와 무슨 이야기를 한거야?" 가늘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곁으로 다가온 올리에가 그에게 몸을 붙 이고는 그의 옆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올리에의 질문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훗.. 질투하는구나." 그의 말에 올리에의 이마에 핏줄이 돋아났다. 그리고... 그의 뒷목에 짜릿 한 통증이 느껴지며 올리에의 입이 열렸다. "아니야! 이 왕자병 말기 환자야." "훗. 동요하고 있군." "이잇!" 올리에가 잇소리를 내며 그의 뺨을 쭉 잡아당겼다. 그는 올리에의 그런 행 동을 말리지 않고는 그대로 두고있다가 잠시 침묵을 지킨 후 입을 열었다. "재미있는 농담을 하더군. 아니.. 조금 악질적이라고 해야하나?" "어떤?" "자신이.. 일리안이라는군. 훗.." 그의 말에 올리에가 잡아 당기고 있던 그의 뺨을 놓았다. 꽤나 세게 잡아당 긴 모양인지 잡아 당겨진 뺨이 화끈거렸다. 올리에가 가만히 다른 곳을 쳐 다보고 있자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그의 검을 끌어안았다. 시선을 멍하니 앞으로 고정시킨 올리에가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로 그에게 입을 열었다. "그건.. 불가능해." "그래. 그녀석은.. 내가. 내 손으로 묻었으니까." 그의 손이 꽉 쥐어졌다. 누군가를 잃은 자리라는 것은, 누군가를 잃은 상처 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아무는 것이 아니었다. 만약 생명의 신이 그의 눈앞 에 있었다면 헤드락에 목꺽기, 기타등등 온몸을 불사르는 정열로 일리안을 살려내라고 소리치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 남자의 매력으로 꼬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지도.. 생명의 신 비올 리스트는 여자니까. 으흐흐..' 만약... 올리에가 그의 생각을 읽었다면 머리털이 다 빠질 상상을 열심히 하며 하늘을 올려다 봤다. 검은 하늘은 그의 망상을 더욱 더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무슨 생각 하고있어?" "아아. 남자라면 누구나 하는 생각." "아아. 늑대근성?" 올리에가 천연덕 스럽게 웃으며 말하자 그는 올리에에게로 시선을 돌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흔들어 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휴우. 넌.. 남자라면 다 그런 생각만 하는 줄 아냐?" "당연하지. 이런 예쁜 여자애가 밤중에 몸을 딱 붙이고 앉아있는데 말이야. 그런 상상이 들지 않으면 그게 비정상 아니겠어?" "...난 범죄자가 아니야." 올리에가 잠시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의아한 눈빛으로 그의 얼굴 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곧 얼굴을 붉힌 올리에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무.. 무슨 소리야! 버.. 범죄라니! 너하고 나는 동갑이잖아!" "그래. 그렇지만.. 남들이 그렇게 보지 않는걸." "뭐.. 뭐라고?! 이 제비에 밝힘증 말기 환자!" "흥. 시끄러. 절벽!" 올리에의 몸이 굳었다. 한참동안 굳어있던 그 몸이.. 입꼬리부터 살며시 떨 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꽤나 커다랗게 소리치며 그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 다. "누가! 누가 절벽이라는 거야!!" "으헥!" "시끄러!!" 그와 올리에는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가 반눈 만 뜬 채로 그와 몸을 일으키고는 그와 올리에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이 반 쯤만 깬 것인지 계속해서 눈을 비비던 일리스는 하품을 하며 입을 열었다. "올리에는 절벽은 아니야. 빨래판이라구. 굴곡은 있단 말이야." 일리스는 그 말을 던지고는 다시 잠들었다. 올리에의 턱이 떡 떨어졌다. 그 리고.. 경직. 그는 얼굴을 틀어막고는 웃기 시작했다. 처절했다. 확실히.. 올리에의 몸에도 굴곡은 있었다. 그의 웃음소리를 들은 올리에가 활활 불타오르며 몸을 일으켰다. "누가.. 누가.." "여어. 빨래판!" 그가 올리에를 향해 손을 흔들며 입을 열자 올리에가 그를 향해 시선을 돌 렸다. 그리고... "너.." "...응?" "승천시켜주마!" 올리에의 어퍼컷은 꽤나 강렬했다. 아침에 눈을 떳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 그것이 가끔 그날 하루의 기분 을 결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탁상위에 놓여진 꽃병. 그곳에 꽂혀있는 들꽃 한송이.. 혹은 새끼를 위해 먹이를 잡기위해 날아가는 새들의 지저귐. 몸을 웅크린 작은 강아지의 하품 등. 그 무엇도 일리스. .즉 그녀를 행복하게 만 들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좀 아닌 것 같았다. 눈을 떳을 때 본 것은.. 뭔가 울긋불 긋한.. 인간의 얼굴이라 생각되는 무엇인가.. 였다. 그리고.. 한참 후에 그 녀는 그 인간의 얼굴이라 생각되는 무엇인가가 타데안의 얼굴을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장을.. 한건가..' 라고 쉽게 넘어가려 했지만.. 그것은 그녀의 상식을 뛰어넘고 있었다. 도데 체.. 왜 입술에 바르는 붉은색의 화장품을 눈꺼풀 위에다 바른 것일까? 푸 른색의 화장품은 왜 뺨에다 저렇게 칠해놓은 것일까? 그 덕분에 그렇지 않 아도 선이 가늘어 보이는 타데안의 얼굴이 더욱 홀쭉해 보여 마치 뼈만 남 은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더 긴 타데안의 속눈썹마저 화장품을 바 른 것인지 위로 빳빳하게 세워져서는 그렇지 않아도 긴 타데안의 속눈썹이 더욱 길어져 오히려 거부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특이한.. 취향이네." 그녀는 그런 결론을 내리고는 부스스하게 몸을 일으켰다. 한쪽에서.. 키리 온과 올리에게 너무도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바.. 바보야.. 저걸 화장이라고 한거냐?" "자.. 잠깐. 원래 저렇게 쓰는거 아니야? 그런데... 내가봐도 좀 이상하긴 하다." "우헤.. 우헤헷.. 그건 말이야.." 키리온은 곧 화장하는 방법에 대한 일장 연설을 올리에에게 늘어놓기 시작 했다. 그녀는 아무런 말없이 타데안을 흔들어서는 깨떫다. 타데안이 일어나 자 올리에와 키리온은 웃음을 참기위해 다른곳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아.. 아함. 일리스. 좋은아침이지요?" "아. 네. 타데안. 좀 낭어야지요?" "네."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비비고 기지게를 한번 켠 후에 몸을 일으켰 다. 타데안은 그녀를 향해 기분좋게 웃음을 지었지만.. 얼굴의 상태가 상태 인지라.. 왠지 모르게 우스꽝스러웠다. "풋!" 키리온과 올리에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키리온과 올리에의 그 런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조금 떨어져 있는 냇가로 걸어갔다. 그녀의 뒤를 따라서 타데안이 걸어오는 소리와.. 올리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 졌다. "자.. 잠깐! 키리온! 네가 어떻게 여자들이 화장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거야 ?!" "아... 그건 피오나가 화장하는 걸. 곁에서 지켜보다가.." "피오나는 또 누구야!!" 언제나 그렇듯..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왠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그녀는 콧등을 긁적였다. 그녀의 옆을 걷 고있던 타데안이 그녀를 향해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하하.. 재미있는 커플이지요?" "에.. 나는.. 타데안씨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데.." "네?" 타데안이 붉게 칠해진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그 커다란 눈으로 그녀에게 의 문의 눈빛을 던졌지만 그녀는 앞으로 걸어가 냇가의 물을 떠서는 한모금 들 이키고는 얼굴을 낭기 시작했다. 그녀의 옆으로 타데안이 다가와서는 냇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물에 타 데안의 얼굴이 비쳤다. 타데안은 아직 잠이 덜 깬모양인지 물에 비친 자신 의 모습을 보고는 한참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하하하! 이녀석 참 이상하게 생긴 녀석이네... 가 아니잖아! 크아악! 키 리온! 올리에!!" "씨.. 씻고가야.." 타데안은 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 얼굴을 그대로 한채로 키리온과 올리 에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곧이어 로안느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바보.."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흘러가는 물에 얼굴을 푹 담궜다. 시원함에 기 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녀의 일행은 저 앞쪽으로 보이는 마을을 보며 뭔가 기대감이 넘치는 표정 을 짓고 있었다. 역시.. 이번만은 편히 쉴수 있도록.. 이라는 단순하고 소 박한 바램이라고 할까? "일리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아아.. 이번에는 편히 쉴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요. 얼마 전에는 타데안 씨가 워낙에 바보같은 짓을 해버려서 제대로 쉴 수가 없었잖아요." "그건 내 책임이 아니라니까요." "우후훗! 바보." 로안느가 입을 가리고 웃자 타데안이 몸을 한번 떨고는 시선을 하늘로 돌렸 다. 그리고...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바보의 눈에는 바보밖에 안보인다지.." "우후훗.. 그런 치졸한 도발밖에 못하는군. 타데안. 어리구나. 어려." "훗.. 늙어서 좋겠수. 바보 아줌마." "결국 할말은 그것 뿐인거냐! 오호홋!" 로안느가 타데안의 말을 너무도 가볍게 웃어 넘겼다. 순간.. 타데안이 걸음 을 멈추고는 경악한 표정을 짓고, 떨리는 손으로 로안느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다.. 당신 누구얏!" "내가 누구냐니?!" 타데안의 말에 로안느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타데안은 그런 로안느의 반응에도 경악한 표정을 풀지 않고는 다시 로안느를 향해 빠 른 속도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 노 웨딩 컴플렉스, 혹은 노 허니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로안느가.. 그렇 게 태연하게 말을 받아넘기다니. 노처녀 컴플렉스에 다혈질. 사나운 아줌마 본성으로 똘똘뭉친 로안느가.. 아아.. 당신 누구얏! 그래도 이전의 로안느 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바보같은 행동으로 귀엽기라도 했단 말이야!" "그.. 수식어가 전부 날 가리키는 거냐?! 죽어랏!" 로안느의 주먹이.. 다리가 타데안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타데안은 로안느에 게 몇대 두들겨 맞고는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 이거야. 로안느 당신은 이래야 한다구!" 그녀는 로안느와 타데안의 바보같은 행동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 개를 한번 저어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휴우.. 바보들." 그녀의 말에 로안느와 타데안이 동작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녀를 돌아보 며 동시에 소리치기 시작했다. "너.. 너한테 그런 말 들을 이유는 없어!" "나와 로안느를 똑같이 취급하지 말라구요!" 로안느가 본능적으로 타데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녀는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방긋이 웃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둘 다.. 변태!" "어.. 어디가?" "이쪽은 세디스트.. 이쪽은 매저키스트. 에에.. 그러면 SM이네." 로안느와 타데안의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그런 두사람을 스쳐가며 옆에 서 그녀와 로안느, 타데안을 보며 웃고있는 키리온의 곁으로 살며시 다가가 서는 입을 열었다. "어디서 많이 본 것같지요?" "어... 응. 그래."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턱을 쓰다듬었다. 여기서 다시금 말해봐야 그다 지 상황이 달라질 것같아 보이지도 않았기에, 키리온이 그녀를 인정할 것 같지도 않았기에..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아.. 로안느. 이거 드릴게요."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라미니아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를 채찍(?)을 로안느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이래야 어울릴 것 같아서요." 라미니아가 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총총히 걸어갔다. 로안느와 타데안이 멍하니 굳어있는 쪽을 바라보며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와! 여왕님!" "시끄럿!" 채찍이 그녀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그녀의 일행이 들어선 마을은 그다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을이었다. 무 척이나 지친 상태인 그녀의 일행은 일단 여관부터 잡고는 여관의 1층의 식 당에서 모두 축 늘어져 버렸다. 마을의 북쪽으로 꽤나 커다란 산이 가로막고 있었고,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 지 않은 곳에 그다지 크진 않지만 강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한 물줄기가 흐르 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몸이 축 늘어지자 가장 반가운 것은 역시 차가운 맥주였다. 맥 주를 한잔 들이킨 그녀의 일행은 이제서야 살 것 같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크.. 여름에는 역시 이게 최고지. 올리에. 우유만 먹지말고 맥주도 좀 마 셔봐!" "이잇! 키리온 네 눈에는 이게 우유로 보이니?!" 너무나도 그녀가 기억하는 모습과 똑같아서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이마를 따라서 흘러내린 땀이 콧등에 맺혔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본 라미니아가 뭔가를 중얼거리자 곧 여관 안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들어왔다. "시원해.." 그녀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한번 쓸어넘긴 후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다지 작지 않은 마을인데도.. 사람은 그다지 없어 보였다. 뭔 가 한산하다는 느낌이지만.. 보통의 그것과는 뭔가 틀린 느낌이었다. "여기 주문하신 식사.. 나왔습니다." 때맞추어 여관의 주인이 식사거리를 가지고 탁자위에 놓았다. 아직은 채 서 른살도 되어보이지 않는 젊은 얼굴이었기에 그녀는 서스럼 없이 말했다. "저기.. 오빠.." "쾅!" 그녀의 말에 갑작스럽게 타데안과 키리온이 벌떡 일어섰다. 탁자를 내리친 타데안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키리온의 눈에 불길 이 솟았다.(오버잖아!) 타데안이 갑작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아직 영문을 모르는 그녀 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입을 열었다. "자. 자. 일리스. 따라해봐. 타데안 오. 빠." "에?" "아아.. 저 귀여운 목소리.. 작은 입술에서 나오는 소리.. 오빠라니.. 사나 이 심금을 울리는 구나.." 키리온의 말에 올리에가 불타올랐다. 키리온의 발이 일리스의 발에 밟히는 소리가 꽤나 정겹게 들려왔다. 타데안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계속해서 입 을 열었다. "자자. 일리스. 처음에는 다 오빠로 시작하는거야."(어.. 어이..) 그녀는 계속해서 타데안이 그녀에게 달라붙자 타데안을 향해 방긋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타데안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여어. 형." 창밖으로 새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굳어버린 타데안을 놔 두고는 로안느 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슬며시 미소를 짓고있는 여관 주인을 향해 입을 열었 다. "저기.. 마을에 무슨 일이 있나요?" "네?" "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뭔가를 두려워 하는 듯한 것이 눈에 보 여서요." 그녀의 말에 여관의 주인은 약간 흠칫거리고는 입을 열었다. "하아.. 네. 요즘들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이상한 그림자 때문에.." "그림자?" 가만히 듣고있던 올리에가 여관 주인의 말을 끊고는 입을 열었다. 올리에에 게로 시선을 돌린 여관 주인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계속해서 말하기 시 작했다. "네. 인간의 형상을 갖추는.. 그림자 처럼 보이는 무엇인가가 얼마전부터 마을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사람들을 죽이곤 합니다. 그 그림자가 나타날 때 에 몸에 돋는 소름이라는 것은.." 여관의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더이상 입에 담기 싫다는 듯이 몸을 한번 떨고는 몸을 돌렸다. "나이트 쉐이드.." 올리에의 입이 나직히 열렸다. 그녀를 포함한 다른 모든 사람들이 안색을 굳히고 있는 올리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잠시 표정을 굳히던 올리에는 곧 웃는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설마.. 후훗." 올리에가 웃어버리자 다른 사람들 또한 한숨을 내쉬고는 맥주를 마시기 시 작했다. 그녀는 멍한 시선을 천장으로 돌리고는 콧등을 긁적였다. '강제로라도 자 두지 않으면.. 위험할지도..' 적어도 마법을 사용하려면 잠을 자야했다. 꽤나 오랫동안 그녀는 잠다운 잠 을 자지 못했기에 현재로서는 마법이 몇개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나 그녀같이 정신과 몸이 언밸런스를 이룬 상황에서는 보통보다 훨씬 오랫동안 잠들어 있어야 했다. "반나절은.. 자야될까.." 그녀는 아무도 들리지 않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결심한 듯한 눈빛 을 내고는 앞에 놓여있는 식사를 빠르게 먹기 시작했다. "일리스. 천천히 먹어. 누가 안뺏어 먹어." "아우아아아." "할일이 있다고?" 그녀가 빵을 물고 한 말을 로안느와 키리온이 정확히 해석해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빵을 입안으로 집어넣고 맥주를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녀가 일어서자 로안느가 입을 열었다. "뭐할려고?" "아.. 잘거에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약간은 당황한 듯한 일행을 놔둔 채로 여관 주인에 게 열쇠를 받아서 위층으로 올라왔다.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가서 안쪽에 서 문을 걸어 잠궜다. 부득이한 경우는 자신을 향해 슬립이라도 걸어보려 한 그녀였지만 몇모금 마신 맥주의 탓인지 졸음이 쏟아졌다. "하암." 그녀는 하품을 하고는 침대위에 누워서 눈을 감았다. 키리온은 여관 지붕으로 올라가서는 마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그를 지겹게 쫓아다니며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던 녀석들이 일리 스 일행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그녀석들과.. 상관이 있는건가? 아니면.. 역시 에릭인가..'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한 것. 그렇지만.. 만약이라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 았으면.. 하는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에릭이 적이 된다.. 그런 것은 그 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여관안에서 자고있을 일리스와 그 일 행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일이 있어도 말이다. 입안이 씁쓸해졌다. 그는 주위를 잽싸게 둘러보고는 품안에 들어있는 담배 를 꺼내 들었다. 꺼내든 담배를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몸속으로 들어가 는 하얀 연기에 긴장이 풀리며 약간은 편해졌다. "키리온?!" "우왓! 앗 뜨!" 그는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서 담배에 데이고는 담배를 지붕 아 래로 떨어뜨렸다. 목소리의 주인인 올리에가 다가와 그의 옆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뭐야? 또 담배 피우는 거야? 내가 말했지. 담배는 몸에 너무도 않좋은 거 라고! 뭐야? 도데체. 담배를 왜 피우는거야?" "아아.. 그만. 안 피워. 젠장. 안피운다구!" "흥. 언제나 말만." "으윽.. 젠장." 그는 언제 들어도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은 올리에의 잔소리에 인상을 찡그 리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올리에의 잔소리는 계속되었지만 그는 이제 익 숙해진 잔소리쯤은 한쪽귀로 듣고는 한쪽귀로 완벽히 흘려내고 있었다. 태양이 서산 밑으로 자취를 감춘지도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밤바람은 그다 지 차지 않았다. 그러나.. 그다지 차갑지 않은 밤바람에 그와 올리에는 몸 을 한번 떨고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올리에. 뭔가.. 오는 것 같지?" 그의 말에 올리에는 대답하지 않고는 뭔가를 중얼거렸다. 뭔가.. 기도를 하 는 듯한 목소리가 들리다음 올리에가 눈을 뜨며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것이 드려왔다. "디텍트 에빌!" 올리에는 그렇게 외치고는 한쪽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외쳤다. "이쪽." 단 한마디를 소리친 올리에는 지붕위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도데체.. 여자애가.. 저래서.. 원..'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앉아있던 지붕위에서 풀쩍 뛰어내렸다. 3층이라는 높이. 그 높이에서 땅바닥이 그의 앞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몸을 앞으로 굴렸다. 앞으로 굴린 몸이 완전히 한바퀴를 돌아서 다시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그는 땅을 박차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먼저 달려나간 올리에가 갑자기 멈추어섰다. 그는 올리에의 뒤를 따라가서 는 올리에의 앞으로 나가서 검을 뽑아들고 정면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사람 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 조용한 거리.. 그 거리의 앞쪽.. 그 쪽으로 검은색 의 무언가가 천천히 그와 올리에가 서있는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검은색의 무엇인가는..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보통 인간보다 훨씬 커다란 크기. 그 그림자 같은 무언가의 주위로.. 보기만 해도 차가움이 느 껴지는 기운이 뭉클거리며 솟아나오고 있었다. "뭐. 뭐야?" "나이트.. 쉐이드!" 올리에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순간.. 나이트 쉐이드의 시선이 올 리에를 향해는 듯 했다. 올리에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최대한 빠른 목 소리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의 검에 손을 가볍게 대었다. 그의 검에서 푸른색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올리에가 그의 어 깨를 치며 입을 열었다. "자! 남자의 의무는 여자를 지키는 것! 키리온 파이팅!" "편할 때만 여자냐?!" "난 원래 여자야!!" 그는 등뒤로 들리는 올리에의 외침을 무시하고는 나이트 쉐이드라 불리우는 이상한 녀석을 향해 달려갔다. 달려가며 검을 양손으로 잡고는 검끝이 바닥 에 끌리도록 내버려 두었다. "흐압!" 그 거대한 그림자와 거리가 가까워져 오자 그는 양 팔에 힘을 잔뜩 주고는 검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그의 거대한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 다. "크으후.." 기분나쁜 숨쉬는 소리와 함께 나이트 쉐이드는 그의 검을 가볍게 피해갔다. 그가 다시한번 검을 휘두르기 위해 자세를 낮추자 나이트 쉐이드는 어느순 간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뭐, 뭐야?!" "디텍트 매직! 디스펠 매직!" 올리에의 입에서 동시에 두개의 시동어가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올리 에의 바로 앞에 언제 이동한 것인지 모를 나이트 쉐이드가 그 두꺼운 팔을 들어 올리는 것이 보였다. "피, 피해!" "꺄악!" "숙여요!" 동시에 세마디 말이 울려퍼지고, 올리에가 급하게 몸을 숙였다. 올리에의 위로 언제 뛰어든 것인지 모를 타데안이 하얀 서리가 맺혀있는 검으로 나이 트 쉐이드의 몸을 갈랐다. "좋았어. 일도양단이라는 거닷!" 타데안이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나이트 쉐이드가 휘두르는 팔에 맞고는 한쪽으로 저 멀리 밀려나갔다. 바닥을 몇바퀴 구른 타데안은 머리를 몇번 흔들더니 입안에 고인 피를 뱉어내고는 소리쳤다. "뭐, 뭐야? 저녀석은!" "타데안!! 이녀석은.. 네 검으로는.. 꺄악!" 올리에가 다시금 바닥을 굴렀다. 올리에가 구른 땅바닥 위로 나이트 쉐이드 의 손톱이 긁고 지나간 자리가 길게 남았다. 아마도.. 빙결마법이 강하게 걸려있는 타데안의 검으로는 나이트 쉐이드를 상하게 할 수 없는 듯이 보였 다. 그는 재빨리 앞으로 내달려 나이트 쉐이드의 등을 검으로 내리쳤다. 나이트 쉐이드의 몸이 순간적으로 옆으로 움직이며 그의 검을 피해냈다. "쿵!" 그의 검이 땅을 치며 울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는 검이 땅바닥에 푹 박 히자 그것을 바닥에 꽂은 채로 힘껏 대각선 방향으로 휘둘렀다. 허리에서 뚜둑 거리는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그의 검이 나이트 쉐이드의 팔을 가볍 게 가르고 지나갔다. "크으."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그의 검이 가르고 지나간 팔의 그림자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는 나이트 쉐이드를 향해 검을 치켜 들 었다. 나이트 쉐이드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고는 검을 내리치려 했다. 순간.. 몸이 떨리는 듯한 느낌.. 그는 눈앞이 깜깜해짐을 느끼고는 자신도 뭔지 모를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디스펠 매직!" 그는 라미니아의 목소리를 듣고는 눈을 떴다. 그가 검을 치켜들고 있는 눈 앞에.. 올리에가 목을 움츠리고는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어, 얼레?" "키.. 키리온 바보! 컨퓨즈 같은 마법에 걸리다니!!" 올리에가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의 턱을 올려쳤다. 그는 약간 얼얼해진 턱을 어루만지며 뒷쪽에 느껴지는 기분나쁜 차가운 느낌에 몸을 돌렸다. 그의 시 선이 닿은 곳.. 나이트 쉐이드가 서있는 주위의 땅이 들썩거렸다. "크으으으..." "크르릉.." 땅 속에서 몇구의 시체와 반쯤 썩다가 만 들개의 시체가 일어서서 그의 일 행을 향해 눈빛을 번쩍였다. 쉬이이익.. 이라는 바람이 쓸리는 소리와 함께 나이트 쉐이드가 움직였다. 조금전 보다 두배는 빨라진 움직임. 그리고 그와 함께 나이트 쉐이드가 불 러낸 언데드들이 그의 일행을 향해 달려 들었다. "카앙!" 나이트 쉐이드의 커다란 손톱을 그는 검을 들어 막아냈다. 그의 다리를 물 려고 달려드는 좀비 늑대는 타데안이 검으로 두동강을 내어버렸다. 뒷쪽의 지붕위에 서있던 라미니아가 뛰어드는 언데드를 향해 빠른 속도로 활을 쏘 기 시작했다. "팍! 팍!" 두개의 활이 꽂히는 소리가 들리며 좀비들이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크아앙!" 그의 팔을 노리고 좀비 늑대가 뛰어올랐다. 그는 재빨리 검을 잡고있던 손 을 그 늑대의 입에 집어넣고는 아직도 다 썩지 않은 혀를 꽉 잡았다. "콰직!" 그의 체인 메일을 뚫고 좀비 늑대의 이빨이 팔을 찔렀다. 그는 '이잇!'하는 잇소리를 한번 내고는 그 늑대를 나이트 쉐이드를 향해 던져버렸다. "퍼억!" 늑대와 나이트 쉐이드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는 팔에 힘을 꽉 주고는 검을 휘둘렀다. '퍼억!'하는 소리와 함께 반쯤 썩어있던 늑대의 시 체가 조각이 나서는 한쪽으로 날아갔다.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여. 당신의 율법에 반하는 존재들에게 정화를!" 올리에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나이트 쉐이드를 제외한 언데드들이 그 자리 에서 썩어 무너져버렸다. 나이트 쉐이드의 눈동자가 올리에를 향했다. 그는 이빨을 꽉 깨물고는 나이트 쉐이드를 향해 달려나가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과 나이트 쉐이드의 손톱이 부딪혔다. "크윽!" 팔이 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도 엄청난 힘에 뒤로 밀려나갈 듯 했다. 그 순간.. 갑자기 뛰어든 로안느가 나이트 쉐이드의 옆구리에 검을 꽂아 넣 었다. "좋았어! 잘 했어요. 아줌마!" "누가 아줌마야!!" 그의 말에 로안느는 꽂아 넣었던 검을 위로 힘껏 그어올렷다. 그는 괴로워 하며 몸을 비트는 나이트 쉐이드의 가슴부터 목까지를 정확히 그어올렸다. 천천히.. 나이트 쉐이드의 몸 전체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내 그 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직 안끝났어!! 더 큰게 있단 말이야!!" 올리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앞쪽에서 칠흑같은 검 은색 머리를 한 거한이 천천히 걸어나오며 입을 열었다. "하하.. 여러분들이.. 바로 그 사람들 인것 같군요. 몇일 장난을 치고 있었 더니.. 역시 나타나 주는군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달까.." 갑자기 나타난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일행을 향해 기분 좋게 웃음을 흘렸다. 기분 좋은 웃음.. 그러나 그의 몸에는 소름이 돋았다. 바닥에 주저 앉았던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은.. 뭐냐?!" "하하.. 입이 꽤나 거친 분이로군요. 당신까지 죽이라는 부탁은 받지 않았 는데 말입니다." 농담처럼 툭툭 던지는 말 같지만.. 장난은 아닌 것 같았다. 긴장감 감도는 침묵이 흐르자.. 그 검은 머리의 사내가 여전히 미소를 띈 채로 입을 열었 다. "아. 제 소개를 해야 겠군요. 저는.. 절망의 디스페어라고 합니다. 여러분 들을.. 죽음의 신에게로 안내할 안내자라고 할까요?"(아아.. 나의 작명 센 스라는 것은.. 정말.. 치가 떨리는 구만.) 마족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손에서 땀이 흘러나와 축축해졌다. 그는 눈앞에 있는 디스페어를 보며 올리에의 앞을 막아섰다. 말로는 부정하 고 있지만 역시 여자는.. 아니 올리에는 지켜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 었다. 검을 바닥에 늘어뜨린 채로 디스페어를 노려보며 이빨을 꽉 깨물었다. 디스 페어는 그를 포함해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여전히 웃는 표정 이었다. "젠장.. 일리스는 뭐하고 있는거야?" 로안느가 그렇게 소리치고는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타데안도 조금전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던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다. 디스페어는 그의 일행이 검을 뽑아들자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저항하는 겁니다. 그러다가.. 차원이 다른 힘앞에 무릎꿇고 절망하십시오. 크하핫!" "절망하는 것은 그쪽이 아닐까? 그리디스도 죽은 마당에." 디스페어의 말에 로안느가 소리쳤다. 그와 올리에는 마족이 죽었다는 소리 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로안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신들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다섯 마족.. 그들중 하나가 죽었다는 사실은 그에게도 꽤나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저를 그리디스같은 약골과.. 비교하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군요." "흥.. 마족이라면.. 나도 잘 알고있지. 너희들.. 약골아니야?" 디스페어의 말을 타데안이 가볍게 받아치고는 검을 들었다. 오른쪽 다리를 보통의 자세보다 한참 뒤로 빼서는 머리를 낮춘 자세로 오른손에 든 자신의 검 끝으로 정확히 디스페어의 가슴을 노리고 있었다. 보통은 볼 수 없는 특이한 자세. 그는 알 수 없다는 듯이 타데안을 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찌르기 일변도의 자세. 저런 자세는 상당히 위험했다. 어 떤 면이던지.. 검을 찔러 들어간다는 것. 그것은 확실히 곡선을 그리는 베 기보다는 빠를 수 밖에 없다. 직선의 움직임. 그러나 그만큼 단순하기도 했 다. '특히.. 저 자세는.. 목숨을 걸어두지 않고는..'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검을 꽉 쥐었다. 타데안이 먼저 뛰쳐 들어갈 것 같았 기에 그 뒤는 그가 커버할 생각이었다. "그런 어정쩡한 자세라니.. 드디어 포기한 것입니까?" "훗. 그런 어정쩡한 자세에 너희 동족 하나가 죽은 것은 모르고 있나보군."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오른쪽 발을 바닥에 끌며 다리의 넓이를 더욱 벌 리기 시작했다. 타데안의 말에 디스페어는 지금과는 다른 시선을 타데안을 향해 돌리며 웃음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놈은.. 그년의 아들인가?!" "네가 아는 분이 이 검의 원 주인이 맞다면 말이야."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땅을 박차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바닥의 흙들이 뒤로 날리며 타데안이 순식간에 디스페어의 품까지 파고 들어갔다. 타데안 의 검이 허공을 가르며 디스페어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크큭.. 그년의 아들이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느리군." 디스페어는 그렇게 중얼거림 타데안의 검을 가볍게 피해냈다. 그리고.. 타 데안의 뒤를 바싹 쫓아 달려간 그의 검을 손으로 막아냈다. '파악!'하는 스 파크가 일어나며 그의 검이 튕겨져 나갔다. "우랴!" 그는 검이 튕겨져 나가자 그는 어깨로 디스페어를 강하게 밀었다. 상대가 주춤거리자 검을 쥐고있던 오른손으로 디스페어의 뒷머리를 강하게 내려쳤 다. "큭!" 디스페어의 몸이 앞으로 비틀거렸다. 그는 무릎으로 디스페어의 가슴을 강 하게 올려쳤다. 다시 들리는 디스페어의 몸. 여전히 검을 잡은 그의 왼팔의 근육이 꿈틀거렸다. "우와앗!!" 커다란 기합소리와 함께 그는 검을 힘껏 휘둘렀다. 디스페어가 그의 검에 맞고는 넓다란 터의 한쪽으로 날아갔다. "좋아! 키리온 잘했어! 홀리 워드!(Holy Word)" 뒤쪽에서 올리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디스페어가 날아가버 린 곳 주변에서 하얀색의 빛이 터져나왔다. 신의 힘을 빌리는 마법 중.. 드 물게 공격적 성향을 가지는 마법.. 그런 만큼 그 위력은 엄청났다. 디스페어의 몸이.. 스르륵 녹아들어가고 있었다. 땅 바닥으로 스르르륵 녹 아들어가는 디스페어의 몸을 보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끝난.." 거기까지 말한 그는 갑작스럽게 몸에 돋아나는 소름에 뒤쪽으로 시선을 돌 렸다. 올리에가 있는 곳. 라미니아가 지붕위에서 뛰어내려 올리에를 향해 달려갔다. 올리에의 바로 근처.. 사라진 것으로 알았던 디스페어가 바닥에 서 스르륵 올라왔다. "큭.. 마지막 것은.. 꽤나 아팠다고." 디스페어는 그렇게 말하며 올리에의 목을 향해 손을 뻗었다. '느.. 늦다!' 그가 그렇게 생각하며 검을 꽉 쥐었을 때... 디스페어의 손을 누군가의 검 이 내려쳐졌다. "후아암.. 시끄러워. 밤에는 잠을 자야한다구요." 디스페어와 올리에의 사이에 갑자기 끼어든 일리스가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가리며 하품을 했다. 일리스는 하품을 하고는 눈물이 나온 것인지 양쪽 눈 을 한번 슬쩍 문지르고는 입을 열었다. "피잉!" 라미니아가 화살을 날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통의 활로는 절대로 보이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날아온 화살이 디스페어의 가슴옷을 찢고는 날아가 바 닥에 꽂혔다. 디스페어는 입맛을 다시고는 뒤로 몇발자국 물러났다. "휴우.."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누군가가 다 치는 것은.. 다시는 상상하기 싫은 그였기에 올리에가 무사하다는 안도감이 들자 그것이 곧 디스페어를 향한 분노로 드러났다. "느긋하시군요. 그래도 그리디스는 데몬들을 데리고 나왔던데?" "?. 누차 말하지만.. 나를 그리디스와 같은 수준으로.." 디스페어는 말을 다 이어가지 못하고는 몸을 피했다. 어느새 일리스의 검이 디스페어의 가슴 앞쪽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디스페어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 일리스의 검은 다시 일리스의 품 안쪽으로 당겨져서는 순식간에 디 스페어를 향해 다시 뻗어 나갔다. 일리스의 검이 디스페어의 뺨을 조금 스 치고 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일리스가 디스페어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그 리고 나직한 중얼거림과 동시에 디스페어의 가슴에 손을 가져갔다. "콰앙!" 폭발음과 함께 화끈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디스페어는 공중을 붕 떠서 날아 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일리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검을 아래로 늘어뜨리고는 입을 열었다. "에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리디스가 더 강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크큭.. 그 말을.. 후회하게 해주지." 디스페어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일리스를 향해 눈을 번쩍 였다. 그리고.. 그를 향해 재빨리 몸을 날려왔다. "나는.. 그렇게 쉬워 보였나보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검을 꽉 쥐었다. 디스페어의 입이 중얼거려짐과 동시에 그의 눈이 저절로 내려 감겼다. 그는 쏟아지는 잠에 이빨을 꽉 깨물 고는 한발자국 앞으로 나가며 크게 소리치며 검을 들어 내리쳤다. "우와아! 기합이야 기합!!" 그렇게 소리치며 내려친 그의 검은 허공을 가르고는 땅바닥에 박혔다. 그의 검을 피해낸 디스페어는 어느새 그의 뒷쪽에 잠시 졸아버렸던 로안느의 목 에 길다란 손톱을 들이대며 입을 열었다. "크큭.. 죽어라." 그렇게 소리친 디스페어의 손이 위로 번쩍 들렸다. 그가 이빨을 깨물며 앞 으로 나가려 하자 로안느의 목에 가져다 댄 디스페어의 손톱이 조금 꿈틀거 리며 로안느의 목에서 피를 냈다. "아얏! 뭐야? 졸았나? 꺄악!! 내가 왜 여기있는거야?!!" 로안느는 눈을 뜨고는 디스페어의 팔에 안겨있는 자신을 보고는 그렇게 소 리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한숨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안느.. 바보." "미인도 아닌주제에.." "로안느. 비명소리가 안 어울려요." 일리스와 타데안, 라미니아가 한마디씩 내뱉자 로안느가 뭔가를 씹은 표정 을 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일리스도 로안느의 목에 대어진 디스페어 의 손톱에 신경쓰는 것인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 죽어라!" 그렇게 소리친 디스페어의 위로 뻗은 손.. 그 손위로 커다란 불덩어리가 나 타났다. 불덩어리의 엄청난 크기를 본 그는 입을 쩍 벌렸다. 디스페어는 어 느정도 크기가 되자 그것을 그의 일행이 서있는 쪽으로 집어던졌다. "꺄악!" 올리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불덩어리는 땅에 닿지 못하고 사라졌다. 어느새.. 앞으로 달려나간 타데안이 검으로 디스페어의 팔을 후 려치고 있었다. "크아악!" 팔이 잘려나가자 디스페어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타데안은 거기서 멈추 지 않고 검을 휘두른 여파로 돌아가는 다리로 디스페어를 힘껏 걷어찼다. 로안느를 팔에 안고있던 디스페어는 타데안의 발길질에 한쪽으로 날아갔다. "쳇.. 네 녀석은 긍지라는 것도 없는거냐? 인질이나 잡게."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며 검을 어깨에 걸치고는 멍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 보는 로안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봐요. 노처녀 아줌마. 아무리 피부미용에 좋다지만 잠은 삼가.. 우왁!" "노처녀가 어떻게 아줌마가 되냐?! 이 바보야!!" 그는 이 상황에서 잘도 투닥거리며 싸우는 로안느와 타데안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디스페어는 한쪽밖에 없는 팔로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그가 천 천히 앞으로 걸어나갔을 때... 디스페어의 뒷쪽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보 였다. 그리고... "툭!" 뭔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디스페어의 목이 바닥을 굴렀다. 목이 잘린 디 스페어는 바로 죽지 않은 것인지 부릅뜬 눈으로 자신의 목을 자른 상대를 올려다보며 뭔가를 말하기 위해 입을 열려는 듯이 보였다. "퍼억!" 조그만 검이 디스페어의 머리를 부수고 땅에 박혔다. 그와 동시에 검이 꽂 힌 머리와 디스페어의 몸이 불타올라 순식간에 하얀 먼지로 변해서는 바람 에 날아가 버렸다. 디스페어가 사라진 쪽으로 보이는 사람은 한명의 여자였다. 위로 약간 찢어 진 눈이 상당히 매력적인 미녀가 나타나자 그는 입을 쩍 벌렸다. 올리에가 그의 발을 꽉 밟고는 휘파람을 불며 구두굽을 발등 위에서 돌렸다. "우와! 젤러시안! 살아있었군요!" "어머나.. 안녕하세요?"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 여자에게로.. 일리스가 다가가서는 방갑게 인사를 나 누고 있었다. 금발의 글레머 미녀. '여행이 꽤나...' "기대되는군. 후후훗.." "뭐야? 그 웃음소리는?" "아.. 아니.." 밤이 깊었다. 그는 기분좋게 웃음지었다. 그리고.. 올리에에게 옆구리를 꼬 집혀야 했다. ---------------------------------------------------------------------- 아. 오랫만이군요. 제발.. 감기 바이러스야. 좀 떨어져라! 떨어져!! 에잇! 몰라.. 저는 이만 잠을 자렵니다. 세상이 핑그르르 도는 기분.. 아실분은 아실 듯.. 메일 보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세요. ^^; 일리스는 기지게를 한번 크게 켜고, 하품을 하며 자신의 방에서 걸어 나왔 다. 여전히 잠이 부족한 나머지 머리속이 웅웅거리며 울리는 느낌이었다. 어제 저녁 자는 도중에 깨어버린 것이.. 그녀에게는 꽤나 타격이 컸다. '하나.. 남았나..' 그녀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콧등을 긁적이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잠 은 그다지 많이 자지 않았지만 이른 시간은 아니었기에 1층의 식당에는 그 녀의 일행이 모두 내려와서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리스! 좋은 아침이지요?" 그녀를 본 타데안이 손을 흔들고는 그녀에게 정겨운 아침 인사를 건네었다. 그녀는 다시금 입을 손으로 가리고 하품을 하며 말했다. "잠오는.. 아침... 에에?" 그녀는 발에 뭔가가 걸림을 느낌과 동시에 몸이 앞으로 기울어짐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로 타데안의 코를 정확히 들이 받았다. "우왓!" 타데안이 그녀의 몸에 밀려 앉아있던 자리에서 뒤로 넘어졌다. 그녀는 넘어 진 타데안의 위에 앉아서는 다시한번 하품을 하며 코를 문지르는 타데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아.. 아.. 물론.."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넘어졌을 때 긁힌 것인지 오른쪽 팔에 길게 상처가 나서 피가 조금 흘러나왔다. "에.. 미안해요." "괜찮다니까요." "헤에.. 그런건.. 침바르면 나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의 팔을 잡았다. 피가 조금 베어나온 상처를 한참동안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그녀를 주위에서 숨죽이며 쳐다보기 시작 했다. "할짝!" 그녀를 쳐다보고 있던 로안느의 턱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올리에는 얼굴을 붉히고는 시선을 돌려버렸고, 키리온은 멍한 눈으로 그녀를 한참 쳐다보기 시작했다. 여러사람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타데안의 팔을 혀로 간단히 소독해 버린 그녀는 타데안의 얼굴을 쳐다보며 방긋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이제 금방 나을거에요." 그녀의 말에 타데안이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그녀의 어깨 를 잡았다. 그리고.. 타오르는 눈빛으로, 정열적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일리스! 이제는 결혼을 하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우리는 이제 몸도 마음 도 하나..." "에? 에?" 그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는 반문하자 타데안이 더욱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타데안이 다시 입을 열려고 할때.. 키리온이 갑작스 럽게 타데안의 옷을 잡고는 번쩍 들어올렸다. "이.. 이.." "뭐.. 뭐에요?" 타데안이 갑작스러운 키리온의 행동에 놀란 목소리로 말하자 키리온이 타데 안을 잡고있는 손을 떨며 입을 열었다. "이... 부러운 녀석!!" "뭐가 부럽다는 거야?!" 올리에는 키리온의 말에 그렇게 소리침과 동시에 키리온의 정강이를 걷어차 버렸다.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자 한쪽에서 가만히 그녀의 일행을 지 켜보고있던 젤러시안이 웃음을 짓고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재미있는 일행이네요." "에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녀는 젤러시안의 말에 웃으며 그렇게 대꾸하고는 젤러시안이 앉아있는 테 이블에 앉았다. 그녀는 젤러시안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피식 웃어버리고 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어떻게 살아계셨군요. 그 동굴 안에서는.." "아.. 그 코르드.. 씨였던가? 그 분이 저는 위험하니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라고 말씀하셔서 말이에요."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이며 살짝 웃음을 지었다. 어제저녁. . 아무렇지도 않게 디스페어의 목을 덜컥 베어버린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아는 사람이야?" 올리에에게 양쪽 뺨을 붙들리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키리온을 보며 그녀는 신기해 했지만 대답을 해야 했기에 입을 열었다. "에.. 그러니까.. 아는 사람.. 인가? 아니.. 모르는 사람인가? 에.. 얼굴은 알고 있으니까.. 아는 사람일지도.. 아니.." "일리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에헤.. 바보." "내.. 내가 왜 바보야!!" 그녀는 간단히 흥분하는 키리온에게서 등을 돌리고는 웃고있는 젤러시안을 향해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였다. 한참을 흥분하던 키리온은 다시 젤러시안 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 젤러시안이라고 하셨지요?" "아.. 네." "어제 일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키리온의 말에 여관 안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그렇게 간단히 디스페어를 죽 인 것은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좋지 않은 때에 슬쩍 그녀의 일행에게로 접근해온 것. 한번쯤 충분히 의심해 봐야 하 는 것이 정상이었다. 키리온이 계속해서 다그치는 눈빛으로 젤러시안을 쳐다보자 젤러시안은 한 숨을 내쉬더니 길다란 머리를 한번 쓸어내렸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모인 가운데 젤러시안은 품 안쪽에 넣어둔 것 같은 단검을 꺼내들었다. 디스페어 의 목을 베어버린 단검. "이건..?" 가만히 보고있던 올리에가 입을 열었다. 올리에는 그 검을 알고 있는 것인 지 일어서서 젤러시안이 꺼내어놓은 검을 조금더 가까이서 보기위해 그녀가 앉은 자리로 다가왔다. 올리에가 그 검을 들고는 이리저리 돌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악에 가 득찬 눈으로 젤러시안을 돌아보자 젤러시안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의 예상이 맞아요. 그것은 희생의 검. 새크리파이싱 소드에요." 젤러시안의 말에 올리에의 눈이 크게 떠졌다. 꽤나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는 검을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는 한숨을 내쉬는 올리에를 향해 키리온이 입 을 열었다. "희생의 검? 그게 뭔데?" "그러니까.. 아주아주아주아주... 고위 신관이 자신이 감당하지 못하는 일 을 할 때.. 자신이 소원을 빌 때.. 말이야. 그럴 때.. 신에게 자신의 목숨 을 바칠 때 쓰는 검이야." "그 검이 뭔가 되는 건가요?" 올리에의 말에 타데안이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기댄채 올리에를 향해 고개 만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올리에는 그런 타데안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은채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 시대의 최고위 신관들의.. 피와 정신이 깃든 것이니까. 확실히.. 마족 들과 같은 부정한 자들에게는 치명적인 것이겠지." 누가 마족들을 부정한 자들이라고 정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붉은색 이 감도는 단검을 스스로의 가슴에 찌른 신관들이 마족들을 증오한다.. 라 는 것은 사실이었다. 젤러시안이 그 검을 품 안으로 다시 집어넣자 여전히 의자위에 불안정한 자 세로 앉아서 얼굴만 돌리고 있던 타데안이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젤러시안씨. 그 치들은 만나보셨나요?" "그 치들.. 아아.. 그 두분이요?" "두 분이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며 상당히 기분이 나쁜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머 리속으로 양 팔이 잘려버린 토리안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어쩔 수 없었다.. 라고 생각해 버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요. 그래서 저도 곤란한 참이에요. 돈을 주고 고용한 용병들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다니... 연약한 여자 혼자서 어떻게 오드나스 왕국까지 올 라갈지.. 앞일이 막막하군요." "으에?! 연약?" 타데안이 뒤로 젖힌 의자 위에서 비틀거리다가 자세를 바로잡고는 소리쳤 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또한 거의 같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연약 이라는 말은 젤러시안에게 그다지 어울리는 말이 아니었다. "포악.. 이라는 것을 잘못 말한 것 아니야?" "후훗.. 한번 죽어보시겠어요?" 키리온의 말에 젤러시안은 가볍게 웃으며 단검을 뽑아들고는 키리온의 목에 들이대고는 말했다. 키리온은 멋적은 웃음과 함께 식은땀을 흘리고는 곧 자 신이 한 말을 얼버무리기 시작했다. "아하하.. 뭐.. 뭘.. 그런걸 가지고 흥분하시나.." "어머.. 순진하고 연약한 여자에게 그런 말은 충격이에요." "전혀.. 순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그런가요? 호. 호. 홋!" 젤러시안이 손에 들린 단검이 점점 더 키리온의 목으로 가까이 감에 따라 키리온은 식은 땀을 흘리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키리온이 잠잠해지 자 젤러시안은 여전히 웃음을 흘리며 들고있던 단검을 갈무리한 후 다시 한 숨을 내쉬며 이을 열었다. "하아.. 그나저나.. 저는 어떻게 오드나스 왕국으로 가야 할까요?" "에헤.. 그거야.. 걸어서 가세요." 그녀는 젤러시안의 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모든 사람의 시선 이 그녀에게로 모이자 그녀는 다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말을 타고 가세요." "그런.. 철지난 유머는 하지 않는게 어때요?" 젤러시안이 어이없는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자 그녀는 콧등을 긁적이고는 다 시 입을 열었다. "그럼 어떤.. 에에?" 그녀는 갑자기 목으로 들이닥친 단검에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젤러시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젤러시안은 그런 그녀의 시선에 손등으로 얼굴 한쪽을 살짝 가리고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런 연약한 여성이 이런 어여쁜 얼굴로 산길을 걸어가다가 산적을 만나 면.. '헤이. 거기 예쁜 아가씨.. 우리좀 보지?' 이런 말이 나오게 되면 저 는 '어머..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라는 말을 제가 하고나서.. 이어지는 상황은 XX하고도 YY한 와일드하고도 섹시 다이나믹한 상황이 일어날... 일 리스?" "에?" "뭘.. 메모하고 있는 거에요?!!" 그녀는 한참 메모하던 것을 다시 덮어서는 가방안에 집어넣고는 그녀를 향 해 당황한 눈빛을 보내는 주위 사람들을 한번 돌아봤다. 그리고, 방긋 웃으 며 입을 열었다. "여자를 덥치는 방법." 잠시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곧 로안느가 그녀의 양 볼을 잡고 약 간은 높은 어조로 그녀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너.. 너.. 네가 여자를 덥치는 방법을 알아서 뭘하려고?!" "에헤.. 그럼 남자를 덥치는 방법은?" "바.. 바보야! 네가 남자를 덥칠 필요가 어디있어?!" "에헤?" 그녀가 놀란 눈으로 로안느를 쳐다보자 그녀의 뒷쪽에 묵묵히 서있던 키리 온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 일리스.. 넌 말이야.. 벗기만 하면 남자들이... 우왁!" "미성년자 청취 금지!!" 키리온은 말하는 도중에 올리에에게 어퍼컷에 이은 라이트 훅으로 테이블 위에 널브러졌다. 그녀는 그렇게 널브러지는 키리온은 기억 속에서 지워버 리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로안느를 향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에헤.. 그럼.. 로안느는 여지껏 남자들이 한번도 덥쳐주지 않은거네? 로안 느.. 너무 인기 없다." 그녀의 말에 로안느가 완전히 굳어버렸다. 잠시간.. 뒤집어진 타데안의 웃 음소리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런 요란한 타데안의 웃 음소리를 끊고는 젤러시안이 입을 열었다. "휴우.. 그래서 말인데.. 일리스. 너는.. 오드나스 왕국까지 간다고 하지 않았어?" "네." "그러니까.. 함께 가자구. 응?" "절대로 안돼!" 젤러시안의 말을 로안느가 급하게 잘랐다. 그와 동시에 젤러시안이 로안느 의 목에 단검을 들이대며 입을 열었다. "정말로 안돼?" "우웃.. 안된다고.. 안된다고 하면.. 나는 들판을 걸어가다 산적을 만나서. .." "들판에서 왜 산적이 나오는데?" 타데안이 젤러시안의 말을 가볍게 잘랐다. 그와 동시에 로안느의 목으로 가 있던 단검이 타데안의 목에 닿았다. 젤러시안은 그런 타데안을 향해 가련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을 끊으면 이 젤러시안은 너무 슬프답니다." "아.. 아하하.. 네. 네에." 타데안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하자 젤러시안은 타데안의 목에서 단검을 치우 지 않고는 계속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어여쁘고 아름다운 처자가 들판에서 산적을 만나면 그 뒷일은.." "함께.. 가도록 하지요." "어머.. 정말?" 그녀가 함께 가자는 말에 젤러시안은 언제 단검을 꺼내들었냐는 듯이 그것 을 치우고는 그녀의 몸을 껴안고는 좋아하기 시작했다. 뒷쪽에서 한숨쉬는 소리가 잘 들려왔다. "그런데.. 타데안씨?" "네?" 한숨을 쉬던 타데안은 라미니아의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그 런 타데안을 향해 라미니아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덥치지 마세요." "저.. 절 뭘로 보는 겁니까?" "음... 일리스. 일럴 때는 뭐라고 하는거지요?" 라미니아는 천연덕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 와 같은 웃음을 짓고는 라미니아를 향해 말했다. "짐승!" 타데안은.. 무너졌다. ---------------------------------------------------------------------- 아아.. 더 길게 쓸려고 했는데.. 했는데.. 피곤하군요. -_-a 뭐.. 그런 겁 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시구요. 메일 보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동쪽 산 위로 태양이 한뼘정도 올라왔다. 타데안은 짐을 들고는 여관을 나 서며 몸을뒤로 쭉 뻗었다. 그의 허리에서부터 등까지의 뼈가 뚜두둑 거리는 소리를 내며 등을따라서 시원한 느낌이 퍼져나갔다. "늙었군. 늙었어." 그가 시원한 표정을 짓고있자 로안느가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는 양손을 위로 쭉 뻗어올리고는 몸을 위로 쭉 뻗으며 입을 열었다. "시끄러. 할머니. 젊음의 표현이라구."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마을 바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먼저 걸어가고 있던 키리온과 올리에가 그의 일행이 하나 둘씩 나오는 것을 앞쪽에서 기다 리고 있었다. 그는 키리온과 올리에를 보던 시선을 돌려서 이제 막 여관 밖으로 나오고 있는 젤러시안이라는 정체불명의 여자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절대로 평범한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지금 이곳에 모여있는 사람들 은 대륙 어디에서 보더라도최고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모든 사 람들이 눈치 채지도 못하게 디스페어의 목을 잘라버린 것. 그것만 보더라 도.. 젤러시안이 누군가를 해하려 한다면.. 피해낼 확률보다는 당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확률.. 문제인가?' 그는 그런 생각이 들자 입가에 쓴웃음을 매달았다. 피하고 어쩌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야 했다. 어쨋건 그의 일행은 암살자 가 달라붙는다고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파티인 것이다. "왁!!" "우왓! 헉. 헉.." 그는 누군가가 갑자기 그의 등을 밀며 소리를 내자 옆으로 몇발자국 물러나 며 놀란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돌아간 곳에 일리스가 혓바닥을 내밀 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헤에.. 놀랐지요?" "... 그래! 놀랐다! 놀랐어!" "우에...." 그는 헤실거리는 웃음을 흘리는 일리스의 양 뺨을 쭉 잡아당기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리스는 붉어진 양 볼을 한번 슬쩍 문지르고 는 입을 열었다. "뭔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그렇게 걱정해도 소용없어요." 확실히 일리스의 말이 맞을지도 몰랐다. 젤러시안이 그토록 간단하게 디스 페어의 목을 베어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이유없이 젤러시안을 의심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있는 것이었다. 확실히 의심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그는 쓸데없는 생각에 머리를 굴리는 자신에게 갑작스럽게 웃음이 나왔다. 그런 이유로 아무 죄 없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몇번 괴롭혀 준 후.. 자신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일리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에헤.. 로안느.. 놀랐지? 놀랐지?" "그래! 놀랐다! 놀랐어!" "우에에.." 저건 딱히.. 자신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목적이라기 보다는.. 그냥 바보일 뿐이다. .라는 생각이 들자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 일리스가 너에게 특별히 대해주지 않으니까 실망한거니?" "그렇게.. 남의 마음속 말을 마음대로 꺼내는 것은 예의가 아니에요." "호홋. 그래?" 어느새 그의 곁으로 다가온 젤러시안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가볍게 웃었다. 확실히... 웃는 얼굴은 아름답다. "어머.. 얼굴 붉히네. 호홋." "누.. 누가요?!" 그는 갑작스럽게 젤러시안이 그에게 찰싹 달라붙자 정색을 하고는 젤러시안 을 떼어내려 노력했다. 그가 그런 남자로서 행복한 상황을 거부하려는 발칙 한 행위를 하고 있을 때.. 그의 뒤를 따라오던 라미니아가 입을 열었다. "아하.. 인간 남성은 여성을 그렇게 덥치는군요." "크앙! 누가 누굴 덥치는 걸로 보여요!!" 그가 그렇게 소리쳤을 때... 일리스가 그를 보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 는 그런 일리스의 웃음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변명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며 여전히 젤러시안의 양 팔을 목에 감은채로 더듬거리며 이야기하 기 시작했다. "저.. 저기. 일리스. 이건 말이지요.. 그러니까.." "타데안씨?" "아! 네?!" 그가 얼떨결에 대답하자 일리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 은 얼굴로 한곳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시선을 아래쪽으로 15도 정도 내린 그런 곳. 그 곳은.. "이, 일리스!" "에헤.. 타데안씨는 건강 그 자체로군요." 뭔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일리스의 말을 들은 그는 순간.. 움직이는 방 법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의 일행은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는 한참 걸어가다가 넓다란 평원에 서있 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 모두 모여앉아서 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준비 라고 해봐야.. 마을 사람들이 감사의 표시로 - 감사의 표시치고는 너무 쪼 잔하다. 이쪽은 목숨걸고 싸웠단 말이다! - 싸준 도시락을 여는 것이 전부 였지만 말이다. "하아. 원래 그런 것을 처리해 주고나면 돈을 받아야 하는 거라구. 돈을." "타데안. 너 몇살이냐?" "공식적 나이는 20살. 실제 나이는 21살이지요. 내 젊음이 부러운가요?" 그는 키리온이 나이를 묻자 피식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그의 도발성 말을 들은 키리온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난 마음은 언제나 10대 후반이야." "그럼 뭐해? 생긴건 30대 후반 아저씨인데?" "원래 꼬맹이는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법이지." "하하... 키리온 같은 어른이라면 제쪽에서 사양이에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집어든 샌드위치를 입안에 넣고는 베어 물었다. 키리 온이 옆에서 계속 중년의 매력에 대해 설명하려 애쓰고 있었지만.. 역시 아 직은 젊은게 좋다.. 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샌드위치가 생각보다 맛이 있자 다시 바구니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샌드위치를 손에 들고는 입으로 가져가려는 찰나...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 보고 있는 일리스의 시선을 느꼈다. 빤히 쳐다본다. 너무도 빤히... 제길. 뭘 어쩌란 말이야!! 라고 속으로 외 친 그는 들었던 샌드위치를 여전히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일리스에게 내밀었다. "졌어요. 졌어.." "에? 이건.. 나 주는거에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과는 다르게 그가 내민 샌드위치를 받아서는 입 안으로 집어 넣어버렸다. "우웅.. 난.. 거기.. 타데안씨의 손에.." "제 손이 왜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왼손을 들었다. 아무렇지도 않다.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기에 그는 자신의 왼손을 보고는 일리스의 얼굴을 쳐다봤다. 일리스의 표 정이 보기 드물게 변했다. "왜요?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가 다시 왼손을 들어보이며 말하자 일리스가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리고. . 로안느가 입을 열었다. "타데안.. 네녀석은.. 손이 하나밖에 없어?" "응?" 그는 약간.. 상기된 듯한 로안느의 말에 땅을 짚고있던 오른손을 들어보였 다. 뭔가 이상할 것이 없.. 을리가 없었다. "우와아악!!" 어째서. 어째서. 오른손 손등을 뱀에게 물렸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느낌이 없었던 것일까.. 에 대한 심각한 고찰을 할 시간도 없이 그는 뱀을 노려보 기 시작했다. 그의 손등을 물고는 달랑 매달린 뱀은 그가 노려보는 것을 느 낀 것인지 조그만 눈동자를 그에게 돌렸다. 그리고... -씨익!- 키리온과 로안느, 그리고 올리에등 그의 일행중 상식적인 사람들의 턱이 아 래로 툭 떨어졌다. 뱀이 웃는지 아닌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뱀이 웃는다면 저런 모습일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뱀에게 물리고 비웃음 당하는 것.. 확실히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우왓!! 떨어퉢!!" 그는 뱀의 몸을 잡고는 순식간에 옆으로 집어 던졌다. 그의 힘에 의해 하늘 로 솟아 올랐던 뱀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공평하게 받아 아래로 떨어졌다. 그렇게 자유낙하를 한 뱀은 젤러시안의 손 위로 툭 떨어졌다. "어머.. 줄리안. 어디갔었니? 걱정했었잖아." 다시한번 그의 일행 대부분의 몸이 굳어버렸다. 저 엄청난 작명 센스라는 것은... 도데체 저 뱀의 어디가 줄리안이라는 이름과 어울린다는 말인지 그 의 사고방식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우와.. 귀여워." 젤러시안의 팔을 칭칭 감아버린 줄리안이라는 - 왠지 부르는데에 거부감이 느껴진다. 카악! - 발없는 파충류를 본 일리스가 그런 말을 내뱉으며 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확실히.. 일리스의 사고방식도 그로서는 이해하기 힘들 었다. 한참동안 일리스가 뱀이 귀엽다는 소리를 하며 젤러시안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나무위에서 과일을 베어먹고 있던 라미니아가 아래로 뛰어내 렸다. 그렇게 급하지않게 걸어온 라미니아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목소리로 웃으며 그의 일행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음. 뭔가 오는 것 같아요. 아무리 봐도.. 인간들의 병사인 것 같은데 말이 에요." "응?" 라미니아의 말에 키리온과 일리스가 동시에 바닥에 엎드려서는 땅바닥에 귀 를 대고는 눈살을 찌프렸다. 그 역시 갑작스러운 일리스와 키리온의 반응에 엉겁결에 따라서 땅바닥에 귀를 대고는 엎드렸다. "응?" '두두둑'하는 지축을 울리는 소리. 전쟁에 몇번 나가본 그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말발굽 소리. 그것도.. 한두마리가 아닌 군대 규모의 말들이 일제 히 달리는 소리였다. 그는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고는 그의 일행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누가 뭐라고 해도.. 한 나라의 군대에 쫓길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는 일행 이라는 데에는 반박할 수 없었다. 현재 그가 서있는 곳은 코르카도스 왕국. 로안느는 코르카도스 왕국과 무척 이나.. 엄청나게.. 사이가 나쁜 다이펜 왕국의 왕족이었다. 그것도 다이펜 왕국의 국왕이 결혼까지 생각하는 - 로안느 본인만 모르는 것 같다. 바보.. - 여자. 그리고.. 키리온의 경우는.. 코르카도스 왕국과 현재 전쟁이 일어날 지도 모르는 오드나스 왕국의 상징이라고 까지 불리는.. 대륙에서 가장 강한 기 시단 '실버 레이크 기사단'의 단장. 실버 레이크 기사단의 경우는 단장의 명령이 없다면 국왕의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 다. "어떻게 할건가요?" "어쩌긴 뭘 어째? 튀어야지. 야! 전부 튀어!" 그의 말에 키리온이 그렇게 소리치고는 짐을 들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일행을 쫓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망부터 가고 있 는 것은.. "확실히.. 찔리는 것이 많은 일행이야. 암.." 그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중얼거리고는 짐을 들고 일어섰다. 시선을 돌 린 쪽에 있는 일리스의 볼이 부풀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확실이 화가난 것 같았다. "우이씨.." 확실히.. 일리스의 감정표현은 명쾌했다. 코르카도스 왕국은 대륙 남부 3국중 가장 넓은 평야를 가진 것으로 유명했 다. 그리고 그 코르카도스 왕국에서 가장 넓은 평야라고 불리우는 도스톤 평야.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산이라고는 보이지 않고 넓게 펼쳐진 지평선 만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이 말을 상대로 도망을 간다는 것. 그것 자체부터가 확실히 무리가 있 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키리온은 그의 들썩이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뒤쪽을 슬쩍 돌아봤다. '역시 무리야.' 역간 경사진 언덕을 넘어오는 말들을 본 순간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왜, 어째서 쫓기는지.. 대충 알만도 하지만.. 역시 마음 한구석 에서 무언가 하나가 그녀석을 의심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가 지금 처한 상황이라는 것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 았다. 처음.. 얼마간 도망치다가 평화적인 의도로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이야기를 나누려는 찰나.. 정답게 날아온 화살에 다시 줄행랑을 쳐야했다. 말들이 그의 일행과 일정한 거리가 되면 다가오지 않았다. 확실히.. 말려죽 이려는 속셈이 눈에 훤히 보였다. 어쨋건 이곳은 그들의 나라이니까. 다시 화살이 날아왔다. 멋진 곡선을 그리며 그의 일행을 향해 날아들던 화 살들은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힌 것처럼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정령.." 확실히.. 엘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고 있었다. 바람의 정 령으로 화살을 막아버린 라미니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저 멀리 보 이는 넓다란 숲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숲에서 엘프가 동료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올리에게 확실히 많이 지친 표정이었다. "후.. 헥.. 또 달려?" "죽기 싫으면 뛰어! 아니면.. 업어줄까?" "이런 상황에서까지 이상한 상상 하지마!!" 그의 말에 올리에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여 전히 불만에 가득 찬 표정으로 뭔가를 궁시렁거리고 있었다. 확실히 도망가 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어느새 숲이 그의 시야로 급격하게 다가왔다. 그의 일행은 두말 할 것도 없 이 숲의 안쪽으로 깊숙히 뛰어들었다. 한 낮임에도 태양빛이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 사이에서 그는 주저앉으며 한숨을 내 쉬었다. "휴우. 뭔가.. 이번 여행은 상당히 일이 꼬이는걸." "키리온 때문이야. 키리온 때문이야. 키리온 때문이야.." 여전히.. 뭔가를 중얼거리는 일리스.. 보고 있으면 뭔가 두려워질 정도였 다. 타데안이 자리에 앉은 다음 곧 바닥에 뭔가를 끄적이며 볼을 긁적이기 시작 했다. 그는 살며시 타데안의 곁으로 다가가 타데안이 바닥에 끄적인 것을 한번 곁눈짓으로 쳐다봤다. "그렇게 해도.. 빠져나가기는 힘들어." "음.. 뭔가.. 상당히 태평스러운 말이로군요." "뭐.. 익숙하니까." 그는 타데안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며 어깨를 한번 으쓱 해보였다. 어느새 라미니아가 근처에 있던 가장 높은 나무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주위를 둘러 보고 있었다. "아아.. 이런 상황은 별로.." "시집도 못가고 죽는 건 사양이라는 건가요?" "시끄럿!" 중얼거리던 로안느의 말을 타데안이 끊어버리자 로안느가 가볍게 말하며 타 데안의 턱을 올려쳐 버렸다. 뭔가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그로서도 막막했다. "북쪽. 이대로 북쪽으로 빠져나가면 되겠군요." 나무 위에서 뛰어내린 라미니아가 땀을 흘리며 그렇게 말했다. 라미니아는 전혀 라미니아 답지 않게 계속해서 땀을 주르륵 흘렸다. 관자놀이와 이마에 서 흘러내린 땀이 턱밑에 고여서 물방울로 변해 있었다. "라미니아. 어디 안좋은 거에요?" 한쪽에 가만히 앉아있던 일리스가 라미니아의 상태를 보고는 가까이 다가가 서 어깨를 짚으며 말했다. 일리스의 말에 라미니아는 시선도 돌리지 않은 채 귀를 틀어막으며 나직히 소리쳤다. "숲이.. 숲이 타고 있어."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아 보이는 것 같았다. 그가 재빨리 라미니아를 부축하자 일리스는 라미니 아 만큼 날렵한 움직임으로 나무를 타고는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나무 위 에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바닥으로 사뿐히 내려와 입을 열었다. "역시.. 북쪽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겠군요. 말에게 쫓긴 다음은.. 불에게 쫓기는 건가?" "지금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고 있는건가?" "네. 남동쪽에서.. 불어오고 있군요." 일리스는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그렇게 말했다. 그는 두말하지 않고 라미니 아를 들어 한쪽 어깨에 매고는 다시 숲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왠지.. 몰이 꾼이 사냥감을 한쪽으로 몰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제길..' 그는 속으로 그런 소리를 지르며 숲 속을 달렸다. 나뭇가지가 내려져 있자 라미니아를 들지 않은 손으로 가볍게 부숴버렸다. 쓰러진 나무는 가볍게 뛰 어넘고는 한참동안 숲 속을 달렸다. 오른쪽과 왼쪽.. 동시에 뭔가 부스럭거리는 느낌. 그 느낌에 그의 일행 모 두가 순간 움직임을 멈추었다. 우거진 숲속.. 갑자기 그 숲속에서 검은색 사람이 그와 타데안을 향해 검을 찔러 들어왔다. "윽.. 이럴 때.." 그는 가볍게 검을 피하고 라미니아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의 검을 뽑아들었 다. 여행을 나서고 계속.. 그가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만들던 녀석들. 그 녀석들이 정말 타이밍도 좋게.. 이런 때에 나타난 것이다. 왠지.. 의심이 더 짙어져 간다. "카앙!" 그의 뒷쪽에서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자신의 일행이 이런 곳 에서 죽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뒤로 돌아보지 않고는 그와 마주보고 있는 사람을 향해 가볍게 다가갔다. 검이 바닥에 끌렸다. 다르륵 거리는 느낌. 그 느낌과 함께 그는 검을 힘껏 올려쳤다. 그리고 그 올려치는 검의 뒷부분을 발로 힘껏 올려 찼다. "콰득!"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검신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단 한번의 칼질로 자신과 마주보고 있던 사람의 검과 가슴, 머리까지 완벽히 박살내 버리고는 검을 집어넣었다. 그의 뒷쪽에서.. 그의 일행도 모두 그 검은 옷을 입은 녀석들을 잘 처리하고는 검을 집어넣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 "우엑! 난 뜨거운게 싫어!" 뒷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이나 뜨거웠다. 타데안은 그렇게 질색하는 표정을 짓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바닥에 내려놓았던 라미니아를 다시 들어 매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가만.. 그러고 보니...' 그는 그런 생각이 들자 여전히 달리는 와중에 그의 일행을 보며 소리를 질 렀다. "이.. 이봐!! 왜 내가 라미니아를 매고 달려야 하는거야?!" "이 상황에서 그런거 따지지 마!!" 올리에의 간단한 한마디. 그는 입을 뻐끔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 어이..." "키리온은.. 곰이잖아." 일리스의 말이었다. 그는 그 말에 두말하지 않고는 다시 입을 다물고 달리 는 것에 집중했다. 한참을 달려나가자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들어오지 않던 햇빛이 비치기 시 작했다. 곧 나무들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숲의 끝이 보였다. "이히히힝!" 말의 울음소리. 왠지.. 이럴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사냥감 취급이라니. "호랑이를 사냥하려면.. 목숨을 걸어야지." 그가 이빨을 한번 갈고 있을 때, 일리스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앞으로 달 려나갔다. '팍! 팍!'하는 땅 짚는 소리가 꽤나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일리 스가 땅을 밟음과 동시에 땅에서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숲의 바깥쪽... 말 위에 올라탄 병사들 몇명이 일리스가 다가가자 창을 위 로 들어올렸다. 그 순간.. 일리스는 달려가던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 병사들의 앞까지 달려갔다. 그리고 마지막 한걸음을 내딛는 순간 오른발을 왼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파악!" 공기가 갈리는 소리가 그가 있는 곳까지 들렸다. 일리스가 들고있는 검은 그다지 길지 않은 평범한 검. 그 검을 사용한 일리스는 단순히 속도 만으로 말들의 목을 순식간에 베고 지나갔다. 말의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며 말 들이 옆으로 쓰러졌다. "툭! 스윽!" 일리스는 몸을 돌린 여파로 바닥에 다리를 끌며 한번 몸을 돌렸다. 그 순 간.. 일리스의 뒷쪽에서 말 위의 병사가 창을 들어 올려 일리스의 등을 찔 러갔다. "챙!" 어느새 검을 왼손으로 바꿔든 일리스는 창을 가볍게 흘려 넘기고는 다시 검 을 오른손에 들고 말의 목을 베어냈다. 그는 일리스가 앞서 나가서 싸우는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두르고는 더 빠른 속도로 달렸다. 옆에서 달리고 있던 타데안이 일리스의 모습을 보고는 혀를 내두르며 중얼거렸다. "휴우.. 장가가면 고생 꽤나 하겠는걸?" "상상은.. 자유겠지.." "그거.. 무슨 뜻이에요?!" 그의 말에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뽑아들고 일리스가 말을 베어넘 겨 이제 몸을 일으키고 있는 병사의 목을 날려버렸다. 피비린내. 피비린내 가 퍼져갔다. 그다지 기분 좋지 않은 냄새에 그는 라미니아를 들쳐매고 한 손으로 그의 검을 들고는 다가오는 병사들을 향해 휘둘렀다. "티팅!" 화살을 날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근처에 바르실미르 왕국의 병사들이 있음 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희생은 감수하겠다는 듯이 화살을 날렸다. "비.. 빌어먹을.." 화살이 하늘을 덮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 순간.. 그의 주변 으로 부터 갑작스럽게 강한 바람이 일어나 화살들을 위로 말아올려 버렸다. 그는 옆쪽에서 그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병사의 머리를 가볍게 부숴 주고는 그의 어깨 위에 축 늘어져 있는 라미니아를 향해 말했다. "무리하지 마시지요?" "아아.. 부탁하는 것은.. 힘든 것이 아니니까.." 그는 라미니아의 말에 이 상황에서도 가볍게 웃음을 짓고는 일리스가 천천 히 뚫는 길을 뒤따라 갔다. "네놈이 키리온 발리엔스구나!! 내 검을 받아랏!!" "철지난 유행이야." 그는 자신을 향해 투핸드 소드를 말 위에서 내려쳐 오는 덩치좋은 갑옷을 입은 사람을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한손으로 검을 맞받아 쳤다. '챙!'하는 소리와 함께 손이 져려왔다. "으랏차!" 그는 그런 기합소리를 내며 뒤로 튕겨나갔던 그의 검을 내리쳐 말의 목을 잘라버렸다. 피가 뿜어져 나오며 그의 다리를 적셨다. 그는 그에게 큰소리 를 쳤던 그 커다란 갑옷을 입은 남자가 넘어지는 말 위에서 뛰어내려 구르 자 그 배를 발로 힘껏 차버렸다. 그리고... 다시 도망가기 시작했다. "네 이놈!! 도망가는거냐?!!" "이건 작전상 후퇴라는 거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의 일행이 가는 쪽으로 따라 달렸다. 천천히..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것이 하루 이틀 이 아니었던 만큼.. 아직은 참을만 했다. 아직은 말이다. Story Of Fantasy -------------------------------------------------------------------------------- Name : 쎄쎄쎄 Date : 10-12-2001 10:07 Line : 292 Read : 2805 [12] Story Of Fantasy -151- -------------------------------------------------------------------------------- -------------------------------------------------------------------------------- Ip address : 211.199.60.20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Q31246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의 입에서 슬슬 단내가 나기 시작했다. 라미니아가 꽤나 진정이 되어 그 의 어깨에서 내려왔지만 정말 오랫만에 겪는 난전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끝 도없이 밀려오는 숫자라는 것에 질려버린 것인지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무 척이나 지쳐가기 시작했다. 말 한마리가 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그리고.. 말 위에 타고있던 병사가 그를 향해 창을 찔러왔다. 그는 그의 검을 옆으로 세워 검면으로 창 을 막아냈다. '카앙!'하는 쇳소리가 들리고 그의 몸이 뒤로 약간 밀려나갔 다. 확실히 말이라는 동물은 이래저래 쓸모가 많다. 그를 스치고 지나갔던 그 말이 곧 방향을 바꾸어서 다시 그에게 달려왔다. 그는 바닥에 꽂았던 검의 손잡이를 꽉 잡았다. 팔 근육을 잔뜩 긴장시키고 말이 그의 뒷쪽까지 다가 오자 한번에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 "퍼억!" 말과 함께 말 위에 타고있던 병사까지 둘로 잘려 한쪽으로 내동댕이 쳐졌 다. 그는 검을 위로 치켜든 상태에서 다시 반대쪽으로 검을 휘둘렀다. 뭔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또 병사 하나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으악! 스트레스 받네!!"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를 향해 다가오는 병사를 힘껏 걷어차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쯤 달려가자 그의 일행이 가는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덩치의 남자가 보기에도 엄청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풀암을 들고는 그의 일 행을 향해 그것을 내뻗으며 입을 열었다. "여기서 순순히 잡히는 것이 몸에 좋을.." 그렇게 말하던 그 병사 - 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 의 품으로 어느새 일 리스가 뛰어들었다. 소리도 없이 아무도 깨닫지 못했던 순간에 일리스는 어 느새 그 병사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있었다. 그리고... 스윽 하는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그 병사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컥!" 짧은 신음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병사는 앞으로 고꾸러졌다. "저녀석... 뭐지?" "볼 것 없어. 엑스트라야." 뭔가.. 타데안과 로안느의 대화는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었다. 그 런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듣고도 그는 여전히 일리스가 달려나간 뒤를 따라 뛰었다. 확실히 일리스는.. 여자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외모만 보자면.. 귀 족가의 영양같지만.. - 확실히 햇빛도 보지 못한 것 같은 하얀색 피부에 대 륙 전체를 뒤져도 거의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나이스 보디. 마지막 것은 그의 개인적 취향. - 움직임으로 보아서는 그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노련한 전사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다시 그를 향해 말 두마리가 땅을 박차며 달려왔다. 말을 타고있던 병사 둘 이 동시에 그를 향해 창을 내리 찔러왔다. 그는 창을 하나는 검으로 튕겨냈 다. 그러나 나머지 하나는 그의 얼굴을 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의 뺨 으로 피가 한방울 맺혀서 흘러내렸다. "괜찮아?" 그의 뒤에 숨어있던 올리에의 목소리. 그는 올리에의 목소리에 돌아보지 않 고 입을 열었다. "훗.. 남자는 얼굴이 아냐. 거기와 거기지." "이상한 소리 하지마!!" "이상한 소리라는건... 으랏샤!" 그는 말을 하는 도중에 다시 그를 향해 달려오는 말에게 집어 들었던 돌을 힘껏 집어던졌다. 말의 눈 사이에 정확히 돌이 맞자 그 말은 달리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졌다. 그는 돌을 던지느라 앞으로 숙였던 몸을 일으키며 그를 향해 달려오는 말을 힘껏 올려 베었다. 다시 피냄새가 진하게 퍼졌다. "젠장.. 젠장.. 젠장!" 그는 그런 소리를 중얼거리며 그를 향해 달려오던 병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갈겨 버리고는 달려나갔다. 그리고 달려나가며 올리에가 뒤를 잘 따라오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의 앞쪽에서 병사들의 공격을 그냥 피하기만 하는 라미니아는 아직도 어 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확실히.. 이런 것은 라미니아가 이해하기에 무리가 따른 다는 것을 그가 먼저 이해하고 있었다. "합!" 짤막한 기합소리와 함께 그의 앞까지 다가왔던 병사를 타데안이 베어 넘겼 다.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검을 휘둘러 그의 옆으로 다가오던 병 사를 멀리 쳐내었다. "뭐하는 거에요? 죽고 싶어요?" "훗.. 사는 것이 죽는 것 보다 힘든 법. 사나이는 힘든 길을 헤쳐 나가야지 !" "살고싶다는 말 돌려서 하지 말아요!"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다시 앞으로 뛰어나갔다. 확실히.. 그가 올리 에를 지키느라 움직임이 넓지 못하니.. 다른 일행들이 이리저리 많이 뛰어 다니고 있었다. "와아아!"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의 일행을 괴롭히던 병사들이 일제히 뒤 로 빠져나갔다. 뭔가 다른 수가 있는 것인지... 그는 그런 생각에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의 일행이 서있는 곳. 그 주위로.. 어느새 수도 셀 수 없는 병사들이 둘 러싸고 있었다. 그는 검을 바닥에 꽂아 넣고는 이빨을 갈았다. "미.. 미친.. 무슨.. 국가와 전쟁이라도 하려는 거냐?!" "그러니까.. 사람은 평소에 잘해야 한다구요." 타데안이 그의 말에 입을 열었다. 여전히 농담조이지만... 지금까지와는 다 르게 확실히 긴장하고 있었다. "투툭!" 뭔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하늘을 까맣게 덮을 정 도로 활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라미니아가 뭔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 다. 그와 동시에 그의 일행이 서있는 주위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좋았... 어가 아니네!" 화살이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강하게 부는 바람을 뚫고 화살들이 비 가 내리듯 그의 주위에 떨어졌다. 급하게 화살들을 쳐내고 나머지는 어떻게 피해낸 그는 한숨을 내쉬며 라미니아에게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 저쪽..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중에.. 약간.. 이해하기 힘든 옷을 입고있는 아줌마 하나 없어요?" "에.. 잠시만요."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쪽을 쭉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예.. 그런 여성이 한명 있군요. 저건.. 옷이라고 하기는 좀 뭣하고.. 그러 니까.." "아.. 예. 이해했어요. 그 아줌마까지 온건가.. 레이미 카산드라." 그의 중얼거림에 로안느와 타데안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아 줌마라면.. 충분히 그 화살들의 비정상적인 운동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 아줌마는.. 대륙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마법사중 한명이니까. 점점 골치가 아파져 왔다. 그는 양쪽 관자놀이를 눌렀다. 지금의 상황.. 왠 지.. 예전에 한번 겪었던 것과 너무도 비슷하다. 그때는.. 그래도 그녀석이 있었기에 살아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저기.. 올리에." 지금껏 묵묵히 말을 하지 않고 있던 일리스가 갑작스럽게 올리에를 불렀다. 지금의 상황에서.. 거의 포기하다 시피 하고 있는 그의 일행이었기에 일리 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는 그제서야 일리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검을 휘두른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았다. 비에 젖은 것처럼.. 땀이 흘러내려 있었다. 저 상태로 둔다면.. 탈수 증상으로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움직이지 않은 지도 꽤 지났지만 여전히 이마와 콧등에서 땀이 흘러나와 아래로 흘러내려 턱 아래 에 물방울이 되어 맺혀 있었다. 여지껏.. 거의 아무런 기척도 없이 그의 일행에 붙어있던 젤러시안이 일리 스의 턱에 맺힌 땀을 살짝 훔쳤다. "어디있다가.. 이제서야 나타는거에요?" "어머.. 난 계속 너희들을 따라 다녔는걸." 천연덕 스럽게 말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젤러시안이 누군가를 죽이려 한다 면.. 그냥 죽어주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맞아요. 젤러시안은 우릴 따라다녔어요. 그나저나.. 올리에. 지금 할 수 있는 보호마법을 몽땅 나에게 걸어줘." "뭐.. 뭐야?" 갑작스러운 일리스의 제안에 그의 일행 모두가 눈을 크게 떴다. 올리에는 정말 어이가 없는 듯이.. 일리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일행의 시선을 받고도 일리스는 전혀 굽힐 생각이 없는 것인지 올리에를 쳐다보기 시작했 다. 다시 화살이 날아들었다. 그의 일행이 다시 정신없이 화살을 피하자 화살들 에 섞여 몇개의 불공이 날아왔다. "젠장!! 저 아줌마! 죽어버렷!" 그가 몸을 날리려는 찰나.. 올리에가 앞으로 한걸음 나갔다. 올리에의 팔이 녹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팔이 날아오는 파이어 볼을 잡자 파이어 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일리스.. 너 무슨 생각이 있는거니?" 올리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올리에는 일리스 를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는.. 뭔가 하나라도 믿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올리에. 일리스의 말대로.. 해 줘." "키리온! 미쳤어?!" 올리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가 올리에를 가만 히 쳐다보자 올리에는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죽어도.. 혼자가는 것은 아니니.. 외롭진 않겠군."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직하고 빠른 목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리고.. 기도하는 도중 몇번 일리스의 어깨에 손을 올릴 때마다 일리스의 몸 이 약하게 빛을 뿜어냈다. 그렇게 몇번을 반복한 올리에는 어느새 흘러나온 땀을 훔쳐내고는 입을 열 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으니까. 이제.. 뭘 한건데?" 올리에는 확실히 화가 난 것 같았다. 그런 올리에에게 일리스는 고개를 한 번 숙여보였다. 그리고 다시 타데안과 로안느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고개 를 꾸벅 숙여 보이며 말했다. "미안해요." "뭐.. 뭐가?" 갑작스러운 일리스의 말에 타데안과 로안느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목소 리로 말했다. 일리스는 그런 두 사람에게 다시한번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일행의 가장 앞쪽으로 나갔다. "북쪽은.. 이쪽인가?"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앞에 섰다. 그리고.. 그를 돌아보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해야할 지는.. 키리온이 알고 있으니까.." 일리스는 그렇게 그가 알아듣지 못할 말을 했다. 그리고.. 여전히 오른손에 쥐고있던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뭘 하려고?"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인지 일리스는 뒤로 돌아보지 않았다. 그리 고.. 검을 놓은 오른손을 옆으로 뻗었다. 갑작스러운 움직임. 그 움직임에 그는 눈을 크게 떳다. 일리스의 오른손. 그 오른손 끝의 공간이 약간 일그러졌다. 그리고... 어느 새 일리스의 손에는 그에게 너무도 익숙한.. 한자루의 검이 쥐어졌다. 그는 크게 뜬 눈을 손으로 비볐다. 잘못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에 올리에를 돌아봤다. 올리에 역시.. 입을 크게 벌리고는 눈을 깜빡이는 것 조차 잊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절대로 환상이 아니었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것. 푸른 색의 검신. 화려한 손잡이에 박힌 두개의 푸른 보석. 신검, 혹은 풍검이라 불리는 가르시미르. "하.. 하.. 마.. 말도 안돼!" 그가 그렇게 소리치자 일리스는 그제서야 그를 돌아봤다. 그리고.. 아무런 말도 없이 살짝 웃어보이고는 어느순간.. 그의 눈앞에서 순간 적으로 사라 졌다. "응?" 뭔가 그것을 처음보는 로안느와 타데안은 여전히 넋이 나간듯한 표정으로 의문의 소리를 내었다. 그는.. 너무도 익숙한 이 광경에 뒤로 한걸음 물러 났다.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콰아아앙!" 갑자기.. 그의 귀를 완전히 뚫어버릴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의 앞쪽.. 30세션쯤 떨어진 거리의 땅이 푹 파였다. 그와 동시에 그가 바라 보고 있는 쪽을 막고있던 바르실미르 왕국의 병사들이.. 찢어졌다. 말 그대 로.. 갈갈이 찢어졌다. "아.. 마.. 맙소사.. 로크차지!" 그가 잘못본 것이 아닌 듯..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 환상이 아닌 듯.. 그 것을 확인이라도 하는 듯이 올리에가 입을 가리며.. 떨리는 눈으로 소리쳤 다. 그의 눈에서 뜨거운 무언가.. 한방우리 또그르르 굴러 그의 얼굴선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 일리안!"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소리를 치고는 앞쪽으로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 다. ---------------------------------------------------------------------- 마감임박. 고로 폭주모드. -_-a 메일 보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과연.. 매일연재.. 가능 하냐? 기대하지는 마세요. 일리스는 오랫만에 써보는 가르시미르의 두번째 보석을 손에 꽉 쥐었다. 주 위 경물이 흐릿해졌다. 뭐가 스쳐가는 것인지도 모르는 상태. 바람이 그녀 를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얼마나.. 온거지?' 왜.. 이걸 이렇게 꺼내어야 될 것임을 알고 있었으면서.. 여지껏 가르시미 르를 꺼내지 않은 것인지.. 그것은 역시.. 로안느와 타데안 때문이었을까? 과연... '가장 이기적은 것은.. 결국 나..' 그녀는 달리며 그런 생각이 들자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다리의 관절 에서 뚜둑거리는 뼛소리가 들려왔다. 겨우..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 이런 상황까지 오다니. 확실히 마르시엔 자매가 했던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어쩔수 없이 정체를 알린 것이 아니다. 알리고 싶었지만.. 알리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알린 것이 아니라 이제 알아차린 것이다. 다시 한번 온몸의 관절이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한계였 다. 확실히 지금의 그녀는.. 달릴 힘은 있었지만 멈출 힘은 없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왼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왼발이 땅에 닿는 순간.. 그녀의 무릎 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뚜둑!" 관절이 확실하게 어긋난 것 같았다. 그녀의 몸을, 속도를 지탱할 힘이 없자 몸이 왼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땅바닥과 강하게 충돌했 다. "커억!" 자신도 모르게 그녀는 신음소리를 터뜨리고는 얼마나 인지 모르게 땅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어느순간 한참을 굴러가다가 등에 뭔가가 강하게 부딪힘을 느끼고는 다시 신음소리를 냈다. 달리는 것을 멈추었지만.. 여전히 눈은 보이지 않았다. 흐릿한 느낌.. 그녀 는 눈을 몇번 깜빡였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제 서야 그녀는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아봤다. 그녀가 지나온 길은 넓게.. 완전히 파헤쳐져 있었다. 확실히.. 가르시미르 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녀는 그녀의 등을 부딪힌 나무를 잡고는 몸을 일으 켰다. 왼쪽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욱!" 속에서 무엇인가 울컥 올라왔다. 그녀는 급하게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을 막은 손 사이로 검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피를 보자 갑자기 눈앞이 핑그르르 돌았다. 눈을 몇번 깜빡였지만 어지러움 은 가시지 않았다. "콜록! 콜록!" 올라온 피가 폐로 들어간 것인지 기침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슴이 찢 어지는 느낌에 인상을 찡그린 그녀의 코에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 했다. 떨어지는 피를 본 그녀가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며 조용히 중얼거렸 다. "출혈과다사... 는 사양하고 싶은데.." 그녀는 나무에 등을 기대고는 주저 앉았다. 온 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 었다. 올라오는 피가 멎자 그녀는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구름한점 없는 하 늘.. 그녀는 그것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와.. 파랗다." 그렇게 중얼거린 그녀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올리에는 그녀의 앞을 너무도 급한 걸음으로 달려가는 키리온의 뒤를 따라 열심히 뛰었다. 키리온은 완벽히 일리스를 일리안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확실히.. 일리스는 키리온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자신이 일리안이라고 말 했다. 다만 키리온이 그것을 믿지 않았을 뿐. 그러나.. 지금 이 상황은 그것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일리안 만이 할 수 있는, 일리안만이 가지고 있는 그런 것들. 그녀의 입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일리안이라는 녀석은.. 확실히 좋은 친구 였다. 그런 일리안이 살아있다는 데에.. 기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다만 그녀의 곁을 달리고 로안느와 타데안, 그리고 젤러시안이 그다지.. 기쁜 얼 굴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한다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일까.. 저 둘은?' 확실히.. 일리스가.. 자신이 일리안이라는 것을 숨기긴 했지만.. 어차피 그 것을 말한다 하더라도 로안느와 타데안이 믿지 않았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일리스를 탓하는 것은... 역시 인간은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라미니아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듯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니.. 속으로는 놀라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젤러시안이 왜 저렇게 흥 분하고 있는 것인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바르실미르 왕국군을 뚫고는 정말 한참을 뛰었다. 그쪽은 완전히 전의를 상 실한 듯 뒤를 쫓아오지 않았다. 확실히.. 그정도의 피해라면.. 전의를 상실 할 만하기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가 뛰어가고 있는 길.. 완전히 평평하게 파여서는 뭔가가 쓸고 지 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헉.. 헉.. 어디까지.. 튀어간거야!" 키리온의 초조한 목소리였다. 갑자기, 그렇게 또다시 일리안이 사라질까봐 상당히 초조한 듯 보였다. 가끔씩 보이는 저런 모습은.. 저 커다란 덩치를 귀엽게 보는데 한몫을 하고 있었다. "정말.. 이런 것이라고는.." 달리는 와중에 로안느가 혼잣말인 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처음 본 사람이라 면 경악하는 것이 당연했다. 인간으로서는 가능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일리스가 만들어 둔 흔적 -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 을 따라 서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급히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분을 달려가자 곧 나무 몇그루가 멀쩡히 서있는 것이 보였다. "저기.. 있군요." 그녀의 옆에서 가벼운 걸음으로 달리던 라미니아가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것인지 키리온이 달리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그녀가 다가가서 본 것은.. 나무에 등과 뒷머리를 기대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일리스의 모습이었다. 그냥 스쳐 지나가며 보기에는.. 죽은 것이 아닐 까..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나온 것인지 얼굴과 손, 윗옷의 가슴부분에 검붉은 무언가가 무척이나 많이 묻어있었다. 왼쪽 다리는 너무 강한 힘을 받치지 못한 것인지 무릎의 관절과 골반의 관절이 기형적으로 뒤틀려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오른손의 검을 놓지 않은 것을 본 그녀는 살며시 웃음을 지었다. 역시.. 옛날 그대로.. 라는 느낌이었다. "이런.. 젠장! 빌어먹을! 올리에! 어떻게.. 어떻게 좀 해보란 말이야!" 키리온은 정신을 잃고 있는 일리스를 건드리면 어떻게 될까봐, 다시 사라질 까봐 두려운 것인지 그 주위를 서성거리며 그녀를 닥달하기 시작했다. 그녀 는 그런 키리온의 닥달에 약간은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조용히 해! 키리온 네가 애야?!"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일리스의 맞은편에 앉았다. 피를 토한 것으로 보 아서는 몸 전체가 정상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눈을 감고는 기도하기 시작했 다. 곧 그녀의 손이 녹색으로 빛나기 시작하자 그녀는 옆에서 급한 얼굴로 서성 거리는 키리온과 로안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여기 다리. 뼈를 완전히 맞춰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몸을 빛나는 손으로 천천히 쓸어가기 시 작했다. 조금씩 일리스의 안색이 나아지자 그녀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솟 아나기 시작했다. 일리스의 다리에 달라붙었던 키리온과 로안느의 손에서 일리스의 다리가 몇 번 뚜둑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그녀는 일리스의 다리가 정상적인 모양을 하 자 다리 관절 부분을 몇번씩 쓰다듬었다. 대충 할 수 있는 치료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자신의 옷을 길게 찢 어서 일리스의 얼굴을 닦았다. 그녀가 얼굴을 닦는 느낌에 일리스는 정신을 차린 것인지 신음소리를 흘리며 눈꼬리를 파르르 떨었다. "으음...." 일리스의 눈이 살며시 뜨였다. 그녀는 일리스가 눈을 뜨자 살며시 웃음을 짓고는 키리온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그녀가 옆으로 살짝 물러나자 키리온 은 일리스의 어깨를 잡고는 격한 표정으로, 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일리안!" 키리온이 부르는 소리에 일리스가 완전히 눈을 떴다. 그리고.. 키리온의 얼 굴을 본 것인지 살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왜? 키리온?" 키리온의 표정이 바뀌었다. 마치 울 것 같은 얼굴표정. 뭔가.. 너무도 격한 감정에 입이 열리지 않는 것 같았다. 일리스가 여전히 살풋한 미소를 짓고 있자 키리온은 몇번 입을 열것 처럼 뻐끔거렸다. 일리스의 어깨를 잡은 양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키리온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하아...' 절대로.. 절대로 그녀에게는 보이지 않는 표정.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의 얼 굴을 보고있다가 손을 들어 키리온의 뺨을 살짝 만지며 입을 열었다. "안녕. 오랫만이지?" 그 말을 듣는 순간.. 키리온의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떨어졌다. 그리고.. 키리온은 일리스를 꽉 껴안았다. 순간.. 그녀의 가슴에.. 뭔가가 꽂히는 느 낌.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랬다. 일리안은... 이제 여자였다. 오드나스 왕국과 바르실미르 왕국의 경계인 다르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로안느, 그녀는 아직도 여전히.. 일리스와 뭔가 서먹한 느낌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타데안 역시.. 아직은 뭔가 이상한 듯이 일리스에게 다가갔다가 다시 시선 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는 딴청을 피우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아마도.. 어떻 게 말을 꺼내야 할까.. 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저번에 준 생일 선물은?" "...." "또 부숴먹었구나?" "아하하.. 그게.. 말이야.." 일리스는 아무런 스스럼 없이.. 정말로 오랫동안 사귄 친구처럼 키리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가 유일하게 동경했던 사람. 그 사람이 지금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녀는 이런 쪽으로는 약했 다. 그러나 그녀 자신도 이런 분위기는 무척이나 싫었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검을 뽑아들고는 일리스에게 다가가 검을 겨누고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 아니 일리안! 네게.. 결투를 신청한다." 그녀의 말에 일리스와 여지껏 이야기 하던 키리온이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 렸다. 뭔가 말하려는 듯이 키리온이 인상을 찌프리며 입을 열려는 찰나 일 리스가 키리온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리스는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어제, 그리고.. 그전에도 그녀가 보던 일 리스와 똑같았다. 그러나.. 확실히 그녀의 생각이 달라지자 사람이 달라 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비웃고 있었겠지? 나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를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옆쪽에서 타데안이 '꽉 막힌 아줌마! 그만해!' 라고 소리치는 것이 들렸지만 그다지 신경쓰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일리스는 언제나 그렇듯이.. 그녀에게 보이는 약간 헤픈 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전심전력으로.. 상대해 달라는 말이겠지요?" "물론!" 그녀는.. 여자였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기사였다. 모욕을 당할 바에는 차라 리 죽음을 택하는 것이 그녀의 성격에 더 맞는 것이었다. 그러나.. 확실히 동경하던 사람과 검을 맞댈 수 있다는 느낌.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검을 고쳐잡은 채로 긴장하자 일리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일리안으로써 전심전력을 다하길 원하나요? 아니면 일리스로 써.." "뭐.. 뭐야?" 일리스의 밑도 끝도 없는 말에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보였다. 그녀의 표정 에도 일리스가 여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 그녀는 자신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에 약간 날카롭게 소리쳤다. "당연히 일리안으로써야!" "네. 알겠어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한번 더 웃어보였다. 그리고 순간적 으로 입가에 머금었던 미소를 지우고는 어느새 오른손에 푸른색의 길다란 검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일리스의 표정이 달라지자 양손으로 잡은 검을 더욱 꽉 쥐었다. 그 녀가 그렇게 일리스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어느순간.. 일리스가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아니 사라졌다고 느낀 순간.. 그녀는 왼쪽으로 검을 힘 껏 휘둘렀다. "카앙!"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검을 잡은 그녀의 팔이 저려오며 그녀의 검이 위로 튕겨져 올라갔다. 그순간.. 그녀의 곁으로 다가온 일리스가 그녀의 옆 구리를 힘껏 걷어찼다. "헉!" 몸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 그 느낌이 듬과 동시에 일리스가 그녀의 목을 잡고는 그녀의 몸을 한손으로 번쩍 들어올렸다. 어느새 일리스의 검이 그녀 의 목 근처에 들이 대어져 있었다. 그녀의 눈꼬리가 가늘게 떨렸다. 일리스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잡았던 그 녀의 목을 놓아주고는 다시 평소의 얼굴로 피식 웃음 지었다. 그녀는 일리 스에게 잡혔던 목을 잡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잔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로안느가 알고있는 일리스로서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녀는 일리스의 알 수 없는 말에 숙였던 시선을 들어올렸다. 일리스는 그 녀가 보는 앞에서 오른쪽 귀에 하고있던 귀고리를 떼어 내고는 오른손 중지 에 끼고있던 수수한 반지를 빼내었다. 그녀는 일리스가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반지까지 빼낸 일리스 는 다시 그 푸른색 검을 들어올렸다. "응차! 자 그럼 다시 해봐요." 일리스는.. 평소와 똑같은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 왠지.. 그녀를 가 지고 논다는 느낌.. 그녀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일리스를 향해 힘껏 검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장난하지마!" "챙!" 검과 검이 부딪혔다. 그 순간.. 일리스가 쥐고 있던 검이 위로 휙 들려 올 라갔다. 그녀는 일리스의 손이 위로 들리자 그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일리 스의 가슴을 그녀의 어깨로 강하게 부딪혔다. "큭!" 일리스가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뒤로 튕겨져 나갔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 은 일리스의 목에 검을 들이대며 약간은 격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그렇게 동정하지마!" "동정이 아니에요. 일리스로써는.. 이게 한계에요." 일리스는 그녀를 올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검을 든 그녀의 팔이 약간.. 떨 려왔다. 그런 그녀를 향해 일리스가 평소의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강해진다는 것은.. 힘든 거에요. 그게.. 누구던지 말이에요." 일리스의 말에 그녀의 얼굴이 갑작스럽게 확 붉어져 왔다. 그녀는 주춤거리 며 뒤로 물러나 본능적으로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는 뒤로 돌아 달렸다. 엄 청나게 부끄러웠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이살이나 먹어서.. 이 나이나 되어서 그런 되지도 않은 이유로 질투를 한것.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그녀 자 신에게 부끄러웠다. "탁탁탁!" "탁탁탁!" 발걸음소리. 바닥을 딛는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그 소리가 두개였다. 그 녀는 붉어진 얼굴로 뒤로 고개를 휙 돌렸다. 그녀의 뒷쪽에서 일리스가 그 녀를 필사적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꺄아악!' 마음 속으로 그렇게 소리를 지른 그녀는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는 일리스 를 향해 소리쳤다. "왜.. 왜 따라오는거야?!!" "왜 도망가는거에요?!" 그녀의 말에 그렇게 대꾸한 일리스는 앞으로 뛰어서는 그녀의 다리를 잡고 는 그녀와 함께 넘어졌다. 바닥에 넘어진 그녀가 일리스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자 일리스가 그녀의 가슴에 얼굴일 비벼대며 입을 열었다. "헤에.. 역시 로안느의 가슴은.. 좋아." "가.. 가슴만?" "에.. 다리도.. 좋아." 일리스의 말에 그녀는 일리스를 똑바로 쳐다보며 자신의 얼굴을 가리켰다. 일리스는 그녀가 얼굴을 가리키자 그녀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다가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헤에.. 역시 로안느의 가슴은.. 좋아." "말 돌리지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일리스의 머리를 한번 쥐어박았다. 확실히 다른 것은 없었다. 그녀가 여지껏 본 일리스가 곧 일리안이었다. 굳이.. 그녀가 보지 못한 다른 것을 상상할 필요가 없었다. "크흠. 이봐. 금단의 사랑이던지 뭐던지 좋지만.. 우린 갈길이 바쁘다구." "아!" 갑자기 들려온 키리온의 목소리에 그녀는 벌떡 일어섰다. 일리스가 비에 맞 은 강아지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그런 일리스의 멀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를 올려다 보던 일리 스가 생긋 웃어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일리스의 가슴이 더 좋아요!!" 일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타데안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일리스에게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읏차!" "우왁!" 멋진 한판 업어치기. 일리스는 바닥에 드러누운 타데안을 내려다보며 방긋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난 타데안이 싫어요." "으엑?!" 타데안은 꽤나 쇼크가 큰 것인지 멍한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그녀는 한쪽 에서 키리온이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저어보이고는 한숨을 내쉬는 것을 보았 다. '저.. 저녀석.. 왠지 모르게 하는 짓이..'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며 이마에 핏줄을 세웠다. 키리온의 옆쪽.. 올리에가 웃고 있었다. 뭔가.. 언밸런스 한 느낌. 그리고.. 그 옆으로 젤러시안이 일 리스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일리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 설마."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젤러시안에게서 신경을 끊었다. 그 때.. 갑작 스럽게 누군가 뒷쪽에서 그녀의 가슴을 덥썩 잡았다. "꺄악!" 그녀는 놀라서 가슴을 잡은 손을 뿌리치고는 후다닥 물러났다. 그녀의 뒷쪽 에서 의아한 표정을 한 라미니아가 손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뭐.. 뭐하는 거에요?" "아. 네에. 그게..."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한번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그녀를 쳐다보 며 모든 사람이 들릴 만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에.. 인간은 상식적으로 가슴이 더 큰 것을 좋아하지 않나요? 일리스의 가 슴이 로안느보다 큰데.. 왜 일리스는 로안느의 가슴을 좋아하는 거지요?" 그녀의 턱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식탁위에 놓여져 있던 음식들을 모두 처리해 버린 후.. 키리온, 그는 편한 포즈를 취하고는 의자에 앉아서 그를 바라보며 무척이나 흥분하고 있는 일 리스를 마주보고 있었다. 확실히.. 일리스가 지금 느끼고 있을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 다. 국왕폐하께서 서거하심. 그것은 확실히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 나 그것 뿐 만이 아니라 그 국왕폐하를 시해한 사람이 다름아닌.. 실리스가 아저씨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는 미드킨 공작이라니. 그 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실리스가 기댈만큼 친한 친구라는 녀석은, 그, 그리고 올리에. 성에 남아있는 에릭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 마저도 에릭은 믿지 못하고 있었기에 그런 것은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았 다. 물론.. 일리스도 에릭에게 그다지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 기도 했고 말이다. '어쩌면...' 만약.. 이라는 가설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애써 그것을 지워버리고는 지금도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는 일리스를 마주보았 다. 확실히.. 속은 일리안과 똑같지만.. 일리안과 같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너무.. 예쁘잖아. 젠장. 난 여자에 약하다구.' 그는 그런 생각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가 아무런 말도 하고 있지 않자 일 리스는 흥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어째서?! 왜?! 이 상황에서까지 왕궁으로 가지 않는다는거야?!" "글쎄. 지금 하던일을 멈추고 왕궁으로 간다고 치면.. 에릭 녀석은 분명히 나를 다시 쫓아낼걸. 무슨 수를 쓰던지 말이야. 그녀석의 수완은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었던 것 아니야?" 그의 말에 일리스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확실히.. 에릭의 능력이라 는 것은 대단했다. 특히 에릭이 맡고 있는 자리는.. 그의 일행이 수도로 들 어가는 순간.. 죽여버릴 수도 있는 자리였다. 특히.. 그것이 지금같은 비상 시라면. 그러니.. 지금과 같은 때에 수도로 가는 것은 확실히 위험했다. 일단은 살 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기에 그는 막무가내로 실리스에게 갈려는 일리스를 조용하게 뜯어말리고 있었다. "거참.. 여관 안에서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전세낸건가? 인상은 더러워서.." 그다지.. 조용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일리스는 그의 말을 듣고는 의자에 털 썩 주저 앉았다. 확실히.. 지금의 모습 그대로 간다고 해봐야 일리스가 일 리안이라는 것을 믿어줄 사람은.. 없다. 지금같은 비상시에 왕궁으로 들어 가는 것 조차 불가능 할 것이다. 일리스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것인지 무 척이나 초조한 표정으로 콧등을 긁적이며 몸을 뒤척였다. 다른 일행들은 심각한 분위기에 그다지 말을 꺼내고 싶어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한참동안 초조해 하는 일리스를 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말라구. 너라면.. 실리스를 가장 잘 알고있을텐데? 그녀를 한번 믿어보라구. 여자는.. 강한 존재야." "여자는.. 강하지 않아!" 일리스가 그의 말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그런 일리스의 말에 한숨을 내쉬고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들어올려 일리스를 빤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너도 지금 여자야. 그리고.. 실리스가 강한지, 강하지 않은지.. 가장 잘 알고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아니었던가?" 그의 말에 일리스는 말을 하려다 다시 입을 다물고는 이빨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앉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위층으로 약간은 소란스러운 소 리를 내며 올라갔다. '화가 났겠지..' 확실히.. 일리안이라는 녀석은.. 실리스와 뭔가 관계가 된 것중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면.. 그것이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녀석이었다. 죽었 다 살아나도.. 그것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뭔가..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큰일이 일어났나 보군요." "으음. 오드나스 왕국의 국왕폐하가 서거했다는 소식이니..." 그의 일행들이 그 소식을 가지고 약간은 심각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확실히.. 오드나스 왕국으로 남쪽의 3국이 쳐들어 올 타이밍이라 면.. 지금만큼 좋은 때도 없다. 어쩌면 전면적인 전쟁이 일어날지도 몰랐 다. '만약에 만약을 가정한 상황이지만.. 말이야.' 요즘들어 그 '만약..'이라고 가정한 것이.. 너무도 자주 현실로 일어나는 통에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옆쪽에 앉아있던 타데안이 그에게 살며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일리스가 저렇게 흥분하는 모습은.. 생전 처음보는군요." "뭐. 죽도록 사랑했다는 사람이 위급하다는 소식이니까.. 말이야." 그의 말에 타데안이 '쳇!'이라는 소리를 내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한쪽 에 앉아있던 올리에가 약간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일리스가 올라간 계단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아무리 그렇게 걱정을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어쩌 면... 천천히 어두워져 밤하늘에 작은 빛을 내는 별들이 눈에 보였다. 그는 사람 들이 모두 잠을 자러 들어간 시간.. 여관의 앞에 앉아서 그 커다란 검의 손 잡이에 손을 대고는 담배를 하나 빼어물고 있었다. 하얀색의 담배연기가 조 금씩 피어오르자 그는 맥주한잔이 생각나 피식 웃음을 지었다. 몇번의 밤바람이 그의 눈앞을 어지럽혔다. 그리고.. 어느순간.. 그의 옆쪽 으로 살며시 지나가는 한 사람의 기척을 느꼈다. 그는 그 기척을 놓치지 않 고는 지나가는 사람의 목을 잡고는 벽으로 들이밀었다. '역시.. 로군.' 그에게 목을 잡혀 괴로워 하는 사람은.. 낮에 그에게 국왕폐하의 서거 소식 을 가지고 온 사람이었다. 대충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그 예상이 현실로 맞아떨어지자.. 무척이나 불쾌해 지기 시작했다. "에릭.. 녀석이 시킨 것인가?" 그의 말에 그에게 목을 잡힌 그 사내의 동공이 순간적으로 확대되었다. 의 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은.. 확실히 뭔가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 있었다. "크윽!" 그가 목을 잡은 사내를 그대로 바닥으로 던져버리자 그 사내가 낮은 신음소 리를 흘렸다. 지금와서.. 그 남자를 어떻게 한다고 해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에릭이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같은 비상시에.. 수도로 오면.. 죽이겠다.. 라는 거군. 빌어먹을 자식 !"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눈앞에 보이는 벽을 주먹으로 한번 강하게 후려 쳤다.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지며 그의 주먹이 짜릿하게 아파왔다. 그는 손 의 아픔을 꾹 눌러 참고는 검을 잡고는 천천히 뒤로 돌았다. 뒤쪽에서 느껴 지는 인기척.. 그의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전신을 검은색 옷으로 휘어감고 있는 4명의 사람들. 이번 여행을 나서며 처 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가 제대로 잠을 못이루게 만든 녀석들이었 다. 가슴 속에서 뭔가 확 하고 타오르는 느낌이 있었다. 솔직히.. 눈앞의 녀석 들에게 그다지 화가 난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는 쌓아두면 좋은 것이 아 니었다. "그래. 멋지게.. 한번 놀아보자구!" 그는 검을 뽑아들고는 앞으로 내달렸다. '부웅!'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검 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의 허리 부분을 빠르게 가르고 지나갔다. "카앙!" 상대의 검은 부러지지 않았지만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 그는 그렇게 공중 에 뜬 상대의 목을 가볍게 낚아채고는 벽쪽으로 그대로 들이밀었다. 손 안 에서 '뚜둑!'하는 느낌이 들며 그의 손에 잡힌 남자의 몸이 축 늘어졌다. "휙!" 뒷쪽에서 바람 소리가 들렸다. 그는 그의 손에서 축 늘어진 시체를 옆으로 던져 버리고는 몸을 숙였다. 그가 조금전까지 서있던 곳 앞쪽으로 단검들 몇개가 꽂혔다. 그와 동시에 뒷쪽에서 2명의 흑의인들이 그를 향해 검을 내 리쳐왔다. 그는 재빨리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그를 향해 검을 내리친 남자의 다리 를 힘껏 걷어찼다. 순간적으로 다리가 거두어지자 그 남자의 몸이 공중에 붕 떴다. 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몸을 일으키며 검을 쥐지 않은 왼손 으로 그 남자의 가슴을 힘껏 후려쳤다. "뚜둑!"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그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입으로 피를 토하는 것을 보아서는 단번에 죽은 것 같았다. 그 시체가 붕 떠서 날아가는 동안 그는 오른손에 쥔 검을 옆으로 힘껏 휘둘렀다. "채앵!"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상대의 검이 부러졌다. 그의 검 은 상대의 검을 깨 버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은 것인지 검을 든 상대의 머리 까지 완전히 부수고는 지나갔다. 그는 검을 옆으로 휘두른 상태에서 천천히 그 검끝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붉은색의 피가 검신을 타고 아래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는 검을 가볍게 움직여 그 피를 털어내고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람에 게로 시선을 돌렸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 남자는 도망갈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했다. 그는 그 남자를 바라보며 어깨에 검을 올린채 천천히 다가갔 다. 그가 다가가자 그 남자는 그가 다가가는 속도만큼 천천히 뒤로 물러났 다. "그래. 에릭 그녀석. 확실히 국왕폐하가 그렇게 서거하신다면.. 현재 오드 나스 왕국을 휘어잡는 자리에 앉아있지. 물론.. 그래서 가장 믿을만한 녀석 을 앉혀 둔 것이지만..." 그는 상대가 자신의 말을 듣던지 듣지 않던지.. 천천히 다가가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에릭. 네 녀석이 이렇게 간접적으로 돌아오지 말라.. 라고 하지 않 아도 난 약속은 지킨다. 빌어먹을 녀석!"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앞으로 내달렸다. 그와 마주보고 있던 상대는 본능 적으로 그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어느새 상대의 가슴으로 파고 들어간 그 는 왼쪽 어깨로 상대의 가슴을 힘껏 쳤다. "으랏차!" 기합소리와 함께 힘이 과했던 것인지 그 검은 옷의 남자가 위로 붕 떠올랐 다. 그는 두말 하지 않고는 양손으로 잡은 검에 손가락이 소리가 날 정도로 힘을 주고는 검을 옆으로 휘둘렀다. 너무 힘껏 휘두른 것인지 그의 몸이 절 반정도 옆으로 돌아갔다. 그의 검에 맞은 상대는 한쪽 벽에 몸의 절반정도가 잘린채 죽어 있었다. 그 것을 본 그는 왠지 분이 풀리지 않아 이빨을 한번 갈고는 입을 열었다. "빌어먹을! 젠장!"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여관쪽으로 걸어가서는 계단에 털썩 주저 앉았다. 입까지 욕지기가 나오는 것을 꾹 눌러 참고는 담배를 빼어 물었다. 담배맛 이 썼다. 아침에 신을 향해 올리는 기도. 그것은 올리에, 그녀의 생활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믿음이 얼마나 깊으냐.. 하는 것이니 굳이 이 런 형식을 갖추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지만, 그런 것은 그녀의 마음이 편하 지 않았다. 그녀는 한참동안 기도를 올린 후, 앞쪽에 떠 놓은 물을 조심스럽게 부어서 흘려 보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목을 간지럽히는 머리를 한번 위로 쓸어올리고는 방 한쪽에 있는 무척이나 고가에 거래되는 거울을 들여다 보 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머리를.. 한번 풀어볼까.."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언제나 땋아서 다니던 자신의 머리를 길게 풀어 서는 아래로 늘어뜨렸다. 땋았을 때는 몰랐지만 그녀의 머리는 어느새 어깨 아래까지 늘어질 정도로 길어 있었다. 옆머리를 귀 앞으로 늘어뜨리고, 가지고 있던 칼로 앞머리도 눈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잘라냈다. 그리고 언제나 머리를 묶던 끈으로 늘어뜨 린 머리를 한곳으로 모아서 끝부분을 살짝 묶었다. "훗.. 짠! 하고 이미지 변신.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 그녀는 그렇게 웃음을 짓고는 여관방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의 옆방에서 때마침 일리스가 약간은 붉어진 눈으로 문을 열고 나와서 그녀에 게 인사를 건냈다. "아! 올리에. 사랑스럽기까지한 아침이지?" "아.. 응." 그녀는 붉어진 눈동자와는 대조적으로 밝은 웃음을 짓는 일리스가 역시 강 하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녀가 일리스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을 것이다. 그러나 일리스는 전혀 그런 기색은 보이지 않고 기지개를 크게 키고는 웃으 며 말했다. "후아암! 아침은.. 역시 흰 쌀밥에 김치.." "그건.. 뭐야?" "아하.. 하하..." 일리스는 그녀의 질문을 간단히 웃음으로 얼버무리고는 아래층으로 발걸음 을 옮겼다. 그녀도 일리스의 뒤를 따라서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물론, 키리온에게 머리를 풀어버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지만 말 이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한참 걸어내려가던 일리스는 갑자기 걸음을 멈 추었다. 그녀는 일리스의 뒤를 따라가다가 일리스보다 한 계단 위에서 걸음 을 멈추었다. 그녀의 걸음이 멈추자 일리스는 갑자기 뒤로 휙 돌았다. 그리 고.. 너무도 기분 좋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헤에.. 올리에 머리 푼 모습 너무 예쁘다. 안아주고 싶을 정도야." "아.. 그.. 그래?" 일리스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말을 너무도 편하게 이야기했다. 그녀는 약간 은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대답했다. 자신도 모르게 입 가가 약간 올라갔다. 일리스는 그녀에게 그 말을 하고는 다시 아래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1층까 지 내려오자 키리온이 테이블 위에 맥주잔 하나를 놓고는 그것을 그것과 싸 움이라도 하려는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드디어.. 맥주잔에게마저 전의를 불태우는거야?" "응? 어어.. 아니. 맥주가 다 떨어졌거든. 무언의 시위라고나 할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텅 비어있는 맥주잔을 뒤집어 보이며 웃음을 지 었다. 그녀는 일리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키리온의 곁으로 살짝 다가갔 다. 그녀의 기척을 느낀 키리온이 느릿하고 완만한 동작으로 그녀에게 시선 을 돌렸다. 한참동안 그녀를 쳐다보던 키리온은 갑자기 손뼉을 치고는 입을 열었다. "아! 올리에. 올리에로구나. 못 알아볼뻔 했는걸." "으..응." 그녀는 키리온의 말에 가볍게 대답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던 키리온은 다시 입을 열었다. "으음. 이건 일리스를 따라한거야? 확실히.. 그 머리스타일이 좋긴 하구나. 그렇지만.. 일리스가 확실히 좋은걸." 그녀의 가슴 언저리가.. 묘하게 아파왔다. 그녀는 차마 다시 키리온을 향해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는 끝부분을 묶고있던 머리끈을 풀어버리고는 키리온 에게 입을 열었다. "고마워." "어.. 어이. 이봐." 그녀가 몸을 돌려버리자 키리온의 곁에 서있던 일리스가 갑작스럽게 키리온 의 배를 발로 밀어버렸다.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뭐.. 뭐하는거야?!" "바보."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이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자리에 앉고나서 잠시 후, 그녀의 일행들이 하나둘 내려오기 시작했 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2층에서 뛰어 내려온 타데안이 의자에 앉아서 '아 침에 빈속을 달래는 데는 술이 최고!'라고 말하며 술을 마시고 있던 일리스 를 뒤에서 껴안았다. "일리스양! 내가 없는 밤이 너무 외로웠지?" "타데안씨?" "응?" 타데안은 일리스가 그를 부르자 너무도 천진한 미소를 짓고는 일리스를 쳐 다봤다. 일리스는 그런 타데안을 마주보며 방긋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 다. "자꾸 지조없이 아랫도리 휘두르면.. 잘라버려요." "응." 타데안은.. 일리스의 너무도 부드러운 표정에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의 입 이.. 쩍 벌어졌다. 키리온이 마시던 맥주를 도로 뿜어냈다. 잠시.. 그런 정적의 시간이 지나가자.. 타데안이 웃는 얼굴이 약간 파란 색 으로 변하더니.. 살짝 입을 열었다. "거짓말이지?" 타데안의 말에 일리스는 다시한번 고개를 반대쪽으로 기울이며 방긋 웃음을 지었다. 타데안은 아주 자연스럽게 뒷걸음질 쳐서는 일리스에게서 멀어져갔 다. '왠지.. 옛날보다.. 더한걸.' 그녀는 그런 생각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머리를 다시 땋을 생각은 없었지 만.. 왠지 모르게 일리스와 같은 머리 스타일은 싫었기에 끝 부분을 묶지 않고, 목 부분을 묶어서는 그냥 아래로 늘어뜨렸다. 눈앞에 보이는 키리온이라는 녀석은 바보다. 단지 바보일 뿐이다. 그녀는 수차례 그렇게 생각하고 또 되뇌이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바보를 좋아하는 난 뭐냔 말이야?' 그런 생각이 들자 나오는 것은 역시 한숨밖에 없었다. 확실히.. 지조가 없 는 것은 타데안보다는 키리온에게 어울리는 말이었다. 그녀는 맥주잔을 입에 붙이고는 빤히 키리온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키리온이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키리온이 자신을 쳐다보자 곧 입을 벙긋거리기 시작했다. "응? 뭐라고 하는거야? 말을 해!" 그녀는 키리온의 정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키리온을 쳐다보며 입을 벙긋거 렸다. 키리온은 가만히 그녀의 입을 쳐다보고 있다가 말했다. "뭐라고 하는거야? 뭐..? 미.. 련.. 곰.. 탱.. 이..? 아아. 미련 곰탱이라 고. 하핫! 하하.... 그게뭐야아?!! 이 발육부진 꼬맹이 신관아!!" "흥!" 그녀는 키리온의 목소리를 가볍게 무시해 버렸다. 위층에서 마지막으로 라 미니아와 젤러시안이 눈을 비비며 걸어 내려왔다. 그녀의 일행 모두가 자리를 잡자, 곧 여관의 주인이 웃는 얼굴로 주문을 받 으러 나왔다. 그녀는 아침이라 그냥 간단한 빵과 스프를 주문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약간은 소란스럽게 식사가 시작되었다. 식사시간에 그다지 대수롭 지 않은 일이 몇가지 - 타데안이 다시 줄리안이라는 뱀에게 팔을 물렸다거 나, 로안느가 뱀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타데안을 껴안았다가 치한이라고 소 리치며 타데안을 발로 걷어찼다던가.. - 있었지만 웃고 즐길만한 식사였다. "후아. 잘 먹었다. 그럼.. 소화를 좀 시킨 다음 출발하도록 할까?" 키리온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리스가 테이블 위에 엎드렸다. 확실 히.. 어제 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 같았다. 괜한 것 같은 강한척. 가 끔씩 옆에서 보고 있기가 안스러울 때가 있었다. 잠시 후, 키리온이 소화가 다 된 것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짐을 들고는 여관비를 계산하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 뒤를 따라서 그녀의 일행들이 하나 둘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녀는 아직도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있는 일리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일리스.. 지금 뭐하.." "올리에." "응? 왜?" "저기.. 실리스는 괜찮겠지?" 그녀는 일리스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확신을 담아서 말했다. "물론!" 그녀의 말에 일리스는 잠시 그대로 엎드려있다가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켰 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가자! 뭐해? 올리에. 이렇게 늑장 부리고." "누.. 누구 때문인데?" "에헤.. 올리에. 남탓을 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 "시끄럿!" 그녀는 일리스의 등을 발로 힘껏 걷어차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키리온과 그녀의 일행이 그녀와 일리스를 향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가끔씩 느끼는 것이지만.. 로안느, 그녀는 자신이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 을 실감하고 있었다. 왼쪽으로 높은 절벽.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아래가 까 마득하게 보이고 있었다. "우와! 무지하게 높다. 뛰어 내리면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녀의 바로 앞에서 걸어가고 있던 일리스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무척이나 즐거운 듯이 이야기 하고 있었다. 뛰어내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 라.. 그 녀는 그 말에 혹해서는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그리고... 후들거리는 다리 를 진정 시키느라 무척이나 고생을 해야했다.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왼쪽의 벽을 꽉 잡고있는 그녀의 손에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로안느! 왁!" 그녀의 앞을 걸어가던 일리스가 갑자기 멈추어 서서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는 앞뒤로 한번 흔들었다. 심장이.. 잠시동안 멈춘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머릿속이 어지러워 졌다. "하.. 하지마!" 그녀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떨리는 목소리로 일리스에게 말했다. 그녀의 반응이 무척이나 의외였던지 일리스는 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시한번 그녀의 어깨를 잡고 이번에는 옆으로 흔들었다. "꺄악!" "헤에.. 로안느. 고소공포증이 있나 보네요." "그.. 그런거 없어." "헤에..." 일리스는 그녀의 강한 부정에 웃음을 보이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 의 뒷쪽에서 그녀의 귀에 속삭이듯이 누군가가 말하는 것이 들려왔다. "오.. 아줌마. 고소공포증이유?" "아.. 아니야!" "훗.. 정말? 정말 아니야?" 타데안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낭떠러지 쪽으로 그녀를 밀었다 당겼다를 반복했다. 그녀는 아래가 보일 때마다 심장이 멈추는 기분을 느끼며 타데안 을 돌아봤다. 그 순간.. "확.. 놓아버릴까?" 타데안이 그렇게 말하고는 잡고있던 한쪽어깨를 놓아버리고 낭떠러지 쪽으 로 그녀를 살짝 밀었다. 온 몸이 쪼그라드는 느낌.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어.. 아줌마. 뭐하는거야? 고소공포증은 없다면서?" 그녀는.. 타데안의 말을 듣는순간.. 허리에 걸려있던 검을 잽싸게 뽑아 들 었다. 그리고.. 타데안의 턱 밑에 검끝을 들이대고는 눈물이 맺힌 눈을 부 릅뜨며 타데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하지마! 나 칼들었다?" "네! 누님!" 타데안은 그 말에 두말하지 않고 그녀의 어깨를 놓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 녀는 타데안이 몸을 놓자 다리에 힘이 쭉 빠져서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가장 앞서가고 있던 키리온을 향해 소리쳤다. "키리온! 뭐야? 왜 이런 길로 가는거야?" "그럼? 이걸 돌아서 가자는 말이야?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도 모르는데?" 키리온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소리치고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녀 의 일행중.. 누구고 고소공포증 따위는 키우지 않는 것 같았다. 힘을 내어서 일어났지만.. 여전히.. 무서운 것은 매 한가지였다. 온몸의 신 경이 곤두선 순간.. "쿠엑!" 너무나도 상큼한... "돼지 울음소리?" 그녀는 의아함에 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서있는 절벽의 길. 그 윗쪽. 약간은 통통한 몸에.. 키도 그다지 키지 않았다. 머리가 그녀 의 어깨 밑으로 내려갈 만한 크기였다. 그러나.. 머리가.. 돼지였다. "아앗! 돼지머리 눌린거!" "어디서 그런 발상이 나오는거야?!" 일리스의 단호한 정의에 그녀는 의문형의 문장을 던졌다. 오크라고 한다면 그렇게 보기 힘든 몬스터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바위 투성이의 산에서 볼 수 있는 몬스터냐.. 라고 묻는다면 상당히 부정적인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허리로 가져갔다. 그녀의 옆쪽에 있던 타데안이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젠장. 누가 이런 길로 오자고 한거야?!" "어머.. 남자가 그런 일로.." "젤러시안... 이었지?"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일행이 긴장한 상태로 위 를 올려다 보고 있자 절벽의 위에서 그녀의 일행을 내려다보던 오크중 한마 리가 빛나는 태양을 등지고 - 그렇게 하면 멋있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태양을 등진다고 해봐야 돼지머리는 돼지머리일 뿐. - 손에든 작은 도끼로 그녀의 일행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쿠에엑! 우리 로드의 유산을.. 쿠엑! 완전히 부숴버리다니!" "죽여라! 쿠엑! 죽여!" 절벽 위에서.. 좀 많은 수의 오크들이 소리치는 것이 들려왔다. 아니.. 무 척 많은 수라고 정정해야 될 것 같았다. "이봐! 시끄러! 우린 너희들의 그 유산이라는 것이 뭔지도 모른다는 말씀이 야!" "저기.. 오크도 구워먹으면 돼지고기하고 맛이 똑같을까요? 이런 모양으로 돼지를 한번 구워먹고 싶은데.. 이야 바베큐다!" 일리스는 지금의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인지 땅바닥에 돼지의 몸 을 뚫어서 바닥에 불을 피운 그림까지 그려서는 주위의 의견을 물어보고 있 었다. 태평스럽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그냥 바보일까? '바보.. 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건가?'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왠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 고 일리스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전혀 심각하지 않은 것 같이 보였다. "그러니까.. 바베큐.." "쿵!" 일리스의 옆쪽으로 갑자기 꽤나 커다란 돌이 떨어졌다. 이런 좁은 길에서 저런 돌들이 떨어져 내린다면 그건 상당히 위험할 것이 분명했다. 일리스가.. 앉은 채로 눈앞에 떨어진 바위를 보고는 잠시 몸이 굳어있었다. 확실히.. 일리스처럼 바닥에 움츠리고 앉은 상태에서 돌이 떨어진다면.. 놀 라고 화가 날 만도 했지만... "우에.. 그림 다 지워졌잖아!" 전혀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 화가난 듯 했다. 일리스는 그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나더니 눈앞에 떨어진 바위를 발로 밟았다. 그리고.. 인간의 점프라 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높이로 풀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절벽의 중간에 검을 푹 꽂아넣고는 그 검을 다시 밟고는 위로 다시 뛰어올랐다. "아.. 키리온! 검좀 가지고 올라와!" 일리스는 그 말을 남기고는 오크들 위쪽의 절벽으로 올라가 버렸다. 도데 체.. 인간의 몸놀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 일리스의 뒤를 따라서 키리온이 암벽등반이라도 하는 듯이 그 위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암벽 등반이라기에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역시 곰..." "헛소리 하지맛!" 키리온이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은 것인지 올라가는 도중 뒤로 돌아보며 그렇 게 소리치고는 순식간에 위로 사라졌다. 그리고.. 올리에가 가방에서 요상 한 줄을 꺼내더니 위로 던져 걸고는 그것을 타고 위로 사라졌다. "우리도.. 가야하는건가?" "꺄악! 돼지머리! 떨어져!" "우린 로드의 유물이 뭔지도 모른단 말이닷!! 으랏차!" "이잇! 내 그림을 지워버리다닛! 아! 키리온 그거야! 돼지머리 눌린것!" "쿠에엑!! 죽여라!" 뭔가.. 저 위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어보면 위로 올라간 녀석들은 상당히 이 런 상황에 익숙한 듯 했다. 그녀또한 가만히 있는 것은 성질에 맞지 않았기 에 떨리는 다리를 힘겹게 놀리며 위로 바위를 밟고는 암벽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잡을 곳과 밟을 곳이 많은 암벽이었기에 그다지 힘든 것은 아니 었지만.. "앗! 로안느! 팬티 보인닷!" "무.. 꺄악!" "아니.. 바지였군. 쩝." 뒤따라 올라오는 녀석이 타데안이었다는 것. 그리고.. 타데안이 툭 던진 농 담에 아래를 내려다보고 말았다는 것이 엄청난 실수였다. '으에..' 세상이 빙글 돈다는 느낌과 함께 손에 힘이 빠질려는 순간이었다. 타데안이 그녀의 허리를 덥썩 잡고는 위로 올라갔다. 그녀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역시.. 나이따라 느는 허릿살은 속일 수 없네요." "... 죽어랏!" 그녀는 타데안이 자신을 내려 놓으며 엉뚱한 소리를 하자 바로 타데안의 턱 을 올려치고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맞은편으로 내려가는 길 이 보였다. 꽤나 넓은 꼭데기에 몇마리인지 세기가 귀찮을 정도의 오크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일리스, 키리온, 그리고 올리에... 아니.. 올리에는 도망다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다. "으랏차차!" 키리온이 검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오크들이 여러마리 공중을 날아야 했다. 그리고.. 일리스는 무척이나 힘을 아끼려는 듯이 오크들을 살짝 살짝 스치 고 지나갔다. 물론.. 스치고 지나간 오크들은 어딘가 한군데에서 피를 흘리 며 쓰러졌지만 말이다. "뭐야? 올라올 필요가 없었던 거잖아?" "뭐.. 그래도 저 앞쪽에 보이는 길로 내려가면 빠르지 않겠어?" 그녀는 타데안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확실히.. 저리 로 내려간다면 지겨운 절벽길은 피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퀘엑! 죽어라!" 어느새.. 그녀에게 다가온 오크 한마리가 그녀를 향해 도끼를 내려쳐 왔다. 그녀는 오른쪽 발을 뒤로 한걸음 옮겨 그 도끼를 피해내려 했다. 그러나.. 뒤로 짚은 발에 밟히는 것이 없었다. "으응?" 뭔가.. '앗'하는 사이 그녀의 몸이 뒤로 기울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제서야 생각해 냈다. 자신이 절벽의 가장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는 것을. "꺄아아아!" 그녀가 조금전까지 서있던 자리가 그녀의 눈에 보였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자리를 지나서 절벽을 박차고 아래로 뛰어내려 오는 것이 보였다. "로안느 바보!!" 어느새 절벽에서 뛰어내린 일리스는 벽을 박차고는 속도를 더해 그녀의 허 리를 팔로 덥썩 잡았다. 그리고.. 뭔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재빨리 중얼 거리고는 소리쳤다. "플라이!"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느낌과 함께, 그녀와 일리스가 공중에 멈추었다. 그녀 는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아찔해지자 양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한숨을 내쉬 었다. 그런 그녀의 허리를 잡고있던 일리스가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며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저기.. 로안느." "왜? 빨리! 빨리 올라가야지?!" "저기.. 전에도 느낀건데 말이에요. 플라이를 쓰고, 로안느를 잡으니까 천 천히 아래로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어쩌... 우헷?! 그럼.. 천천히 아래로 떨어지다가.. 어떻게 되는건 데?" "에.. 그러니까.. 중력의 영향을 받아서.. 이 높이에서 자유낙하를 하게되 면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되지 않을까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향해 방긋 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아주 천천히 몸이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으악! 그건... 으에엑!" 너무도 높은 높이에 현기증과 함께 먹은 것이 역행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그녀가 그런 소리를 내며 입을 가리자 일리스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앗! 아.. 안돼요. 제 어깨에다 토하면.." "그런 말 해도.. 우욱!" "으으.. 될데로 되라!"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감고 다시 뭔가 중얼거렸다. 캐스팅이라도 하려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린 일리스는 다시 눈을 뜨고는 정말로 아무렇지 도 않은 것인지.. 아래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리미트 에어리어! 리버스 그래비티!" 일리스가 소리친 순간.. 몸이 붕 떠올랐다. 귓속의 반고리관이 뒤집히는 느 낌.. 일리스는 어느정도 몸이 떠오르자 몸에 플라이를 건 상태로 그녀의 허 리를 껴안고는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녀의 위속에 들어있 던 음식물들이 결국 반란을 일으켰다. "우에에엑!" "으엣?!" 결국 일리스가 입고있던 새하얀 블라우스는 표현불가능의 야릇한 색으로 물 들어야 했다. 일리스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느새.. 키리온과 타데안이 오크들을 다 처리하고 한쪽에서 시체유기의 음모를 꾸미고 있었 다. "저.. 저기.. 일리스. 미.. 미안." 그녀가 미안하다는 감정을 듬뿍 담아서 일리스에게 말을 건네었다. 일리스 는 가만히 앉아서 자신의 옷을 보고 있다가 시선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로안느 따윈.. 로안느 따윈.. 로안느 따윈... 로안느 따윈 죽어버렷!!"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사뿐히 가운데 손가락을 바짝 세워보이고는 몸을 돌려버렸다. 그녀의 입으로.. 영혼의 조각들이 하나 둘씩 나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눈에 보이고 있었다. 젤러시안, 그녀는 앞쪽에서 기분좋게 웃음지으며 비탈길을 내려가고 있는 일리스의 등에 시선을 멈추고는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었다. 현재 몇살인지 잊어버릴 만큼 오래된 그녀의 나이. 그런 오랜시간동안 이번 만큼 황당한 일은 없었던 것 같았다. 죽었던 사람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다니. 뭔가.. 그녀의 사고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살아난 사람이 일리안이라는 것이었 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일리안이라니.. 그녀의 입장에서 본다면 신을 향해 욕을 한바가지 - 평소에도 엄청나게 신을 욕하곤 하지만.. - 를 퍼부어도 시원치 않을 지경이었다. 만약 저 일리안과 만났을 때.. 에릭의 반응은.. 그녀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에릭의 일이 떠오르자 관자놀이를 손으로 문지르며 애써 그 인간의 생각을 지워버리려 했다. 빌어먹을 정도로 독선적이며, 오만하고 이기적인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간에게 휘둘리는 자신이 한심 스러워 질 뿐 이었다. "응? 젤러시안? 머리 아파요?" "아니.." 그녀의 곁을 걸어가고 있던 타데안이 불쑥 그녀의 시야에 머리를 들이대며 묻는 말에 그녀는 대충 대답을 해버렸다. 그러나 타데안은 그녀의 대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인지 무척이나 장난스러운 웃음을 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우와! 젤러시안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는 모양이군요! 오오. 젤러시안 의 또다른 모습을 본 느낌!" "줄리안.." "쉬익!" 타데안의 말에 그녀는 나직히 그녀의 팔에 매달려있던 뱀의 이름을 불렀고, 그 뱀이 정확히 타데안의 팔목을 물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샐쭉한 웃음을 지었다. "우왓! 떨어져! 네놈은 수컷 주제에 왜 자꾸 날 무는거냐?!"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녀는 간단히 타데안을 처 리한 다음 다시 일리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에 이 일행의 사이에 끼어든 것이었다. 약간은 인간 같지 않은 모습에 일었던 호기심이랄까..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녀 의 눈으로 보아도.. 재미있는 일행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확실히 그녀가 손을 쓸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자신의 손을 쓰는 것을 무척이나 꺼려하던 그녀였기에, 에 릭이 부탁을 해도 그녀 자신의 손은 쓰지 않았던 그녀였기에 그녀 자신의 손을 쓰기로 결심을 해버린 것은 그녀로써도 무척이나 의외의 결론이었다. "저기서 뭣좀 먹고 가요!" "좋아!" 한쪽에.. 나무 몇그루가 서있고, 멀리서 물소리가 들리는 곳. 그곳까지 내 려온 일행은 뭔가 먹을 것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요리담 당은 키리온. 키리온은 나무를 모아서 불을 피우고는 한참 주위를 둘러보더 니 입을 열었다. "누가 가서 물좀 떠와!" "아! 내가 갈게." 키리온이 물을 떠오라는 데에 일리스가 대뜸 자신이 뜨겠다고 입을 열었다. 왠지 모르게 좋은 기회.. 라고 생각한 그녀도 입을 열었다. "아. 나도 함께 갈게요." "에헤.. 고마워요." 일리스는 그녀의 말에 방긋 웃으며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는 양손에 들고있 던 물통 중 하나를 그녀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앞장서서 물소리가 나는 쪽 으로 걸음을 옮기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젤러시안은.. 오드나스 왕국에는 뭐하러 가는 거에요?" "아.. 누군가를 좀 만날 일이 있어서요." "음.. 수도로 간다고 했으면.. 이 산만 내려가면 헤어져야 겠네요. 헤에.. 왠지 섭섭하지만.."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목을 손으로 한번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녀를 휙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뭐.. 다시 만나겠지요?" 너무나도 밝은 웃음에 그녀는 잠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리 고..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웃음을 짓고는 이야기 했다. "물론이지요." 그녀의 대답에 일리스는 웃음을 짓고는 물가로 가서 흘러가는 물에 물통을 담궜다. '조르르륵'하는 물이 흘러가는 소리. 그녀는 일리스의 등뒤로 살며 시 다가갔다. 그다지 넓지 않은.. 아니 약간은 갸냘픈 듯한 등과 어깨가 보 였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남을 쉽게 믿는 것인지.. 그녀로써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게.. 마지막이겠지.' 그녀는 그런 생각에 스스로를 위로하고는 일리스의 등뒤로 손을 찔러 넣었 다. 눈앞에 보이던 물가로 다가간 일리스는 가지고 온 물통을 흐르는 물에 푹 담궜다. 물이 점점 차오르자 곧 먹을 것이 생각나 자신도 모르게 콧노래를 중얼거렸다. 뒷쪽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느낌. 그 느낌에 그녀는 곧 그것이 젤러시안이라 는 것을 깨닫고는 뒤로 돌아보지 않았다. 물이 다 찬것 같은 느낌. 그리고.. 젤러시안이 그녀의 바로 뒤까지 다가온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에릭과 그녀의 일이 불현듯 떠올랐다. 에 릭의 마지막 모습은..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푹!" 살이 파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오른쪽 등 언저리에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녀의 하얀색 블라우스 앞쪽이 붉은색으로 물들기 시작 했다. "으윽!" 그녀는 오른쪽이 거의 마비될 것만 같은 느낌에 급하게 몸을 돌렸다. 그녀 가 몸을 돌린 여파로 그녀의 오른쪽 등에 꽂혀있던 젤러시안의 오른손이 빠 져 나갔다. 등뒤로 흘러내린 피가 그녀의 다리를 따라 흘러내렸다. "왜.. 왜?!" "네가 진짜 일리안이라면.. 두번째겠지?"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며 오른손의 피 를 털어냈다. 푸른색 풀위에 그녀의 피가 뿌려져 붉은색을 아름답게 수놓았 다. 오른쪽 상반신이 끊어질 듯이 아파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오른쪽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숨이 거칠어져 그녀의 귀까지 그 녀의 숨소리가 들렸다. "헉. 헉.. 에.. 에릭!" "어머.. 전 에릭이 아니랍니다."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그녀의 배를 걷어찼다. 갸냘픈 몸에서 나왔 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힘에 밀려 그녀는 물속으로 나가떨어졌다. 후덥지 끈한 날씨에... 기분좋아야할 차가움이.. 고통이 되어 그녀의 몸을 들쑤셨 다. "그렇지만.. 에릭과 상관이 없지는 않군요. 그의 부탁이니.." "제.. 젠장! 에릭! 에리익!"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어깨가 완전히 너덜너덜 해진 것 같았다. 신 음성이 흘러나오는 것을 꾹 눌러참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어느새 젤러시안 이 그녀의 곁까지 다가와 그녀의 목을 잡고는 위로 치켜 들었다. "당신은.. 참 괜찮은 인간이었어요. 일리안." "큭.. 나.. 나는.." 젤러시안은 그녀의 말을 다 듣지 않고는 그녀의 가슴으로 손을 뻗었다. 그 녀는 급한 마음에 어느새 가르시미르를 왼손에 쥐고 있었다. 그녀가 가르시 미르를 손에 듬과 동시에 검에서 푸른색의 불꽃이 거세게 일어났다. "꺅!" "으윽!" 젤러시안과 그녀의 신임성이 동시에 터졌다. 그녀의 옆구리의 옷이 길게 찢 어져 그 사이로 피가 울컥거리며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옆구리를 부여잡은 채 비틀거리며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빌어먹을 검!" 젤러시안이.. 그렇게 말하고는 푸른색의 불꽃에 휩싸여 불이 꺼지지 않는 손을 부여잡고는 소리쳤다. 가르시미르가 성검이라고 불리우는 이유. 그리 고.. 푸른 색의 불꽃. 그것은... "마.. 마족!" 분명히 살아남은 마족은 다섯이라고 전해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고있는 마족의 이름은 네개가 전부였다. 그녀는 젤러시안이 팔을 부여잡고는 뭔가 중얼거리자 오른손에 쥔 가르미르를 젤러시안을 향해 힘껏 던졌다. 던짐과 동시에 중심이 기울어져 바닥으로 넘어졌다. "크윽!" 젤러시안의 신음소리.. 그녀는 힘겹게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윗쪽으 로 젤러시안이 공중에 떠 있었다. 그리고.. 젤러시안의 등 뒤로 펼쳐진 날 개.. 그녀는 예전부터 악마의 날개는 박쥐와 비슷할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젤러시안이 펼친 날개는 평소에 천사라고 말해지 던 그림들에 그려진 날개와 똑같았다. 다만.. 너무도 선명한 핏빛의 붉은색 이라는 것만이.... "죽어라! 파이어 볼!" 공중에 떠오른 젤러시안이 팔과 다리에 푸른색 불꽃이 붙은 상태에서 그녀 를 향해 조그만 불공을 날렸다. 그녀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힘들게 걸음을 옮겼다. "콰아앙!" 폭발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붕 떠올랐다. 그리고.. 앞쪽에 보이던 나무 에 정확히 머리를 들이 받았다. 눈 앞이 새해얗게 변하는 느낌. 그녀는 그 느낌이 얼마나 계속된 지도 알지 못한채 그렇게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지는 모르겠지만.. 흘러내린 피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 아서는 그녀에게만 길게 느껴진 시간인 것 같았다. 젤러시안은.. 주위에 없 었다. 아마도.. 그 붙은 불이 치명적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녀에게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그곳에 가르시미르가 나뒹굴고 있었 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그녀는 가르시미르를 주워 들고는 걸음을 옮겼다. 방향감각이 완전히 없어진 듯.. 어디가 어딘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헉. 헉.." 숨이 무척이나 가빠져 왔다. 머리속이 어질거리며 순식간에 눈앞이 캄캄해 져 왔다. 자신도 모르게 앞쪽으로 몸이 기울어 버린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몸을 누군가가 받아드는 느낌.. '따뜻하다..'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모든 음식이라는 것은 원래 물이라는 것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밀가루 반죽을 한다고 해도, 야채를 씻는다고 해도, 혹은 다른 어떤 것을 한다고 해도 말이다. 키리온, 그는 모든 재료를 다 준비하고는 불마저 피워놓고 그 자리에 앉아 서 초조하게 물을 뜨러간 젤러시안과 일리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녀석은.. 물을 뜨러갔다가 죽었거야?" 그는 한참을 기다리다가 참지 못하고 일리스를 찾아 나서려 했다. 갑자기 그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옆에 무릎을 감싸쥐고 앉아있던 올리에가 입을 열 었다. "어디가?" "아.. 일리스. 이녀석이 왜 이렇게 안오나 싶어서." "후훗.. 설마. 물뜨러 갔다가 시냇물에 빠져 죽기야 하겠어?" 올리에는 그에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와 올리에는 동시에 시 선을 하늘로 돌리고는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렇다면 더 빨리 가봐야겠는걸.." "그래. 납득해 버렸어." 그는 올리에의 말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일리스가 물을 뜨러간 쪽으로 걸음 을 옮겼다. 그 순간.. "콰아앙!" 커다란 폭발소리가 울려퍼졌다. 분명히 일리스가 물을 뜨러간 쪽이었기에 그는 바닥에 놓아두었던 검을 집어들고는 그쪽으로 달려갔다. 얼마 달려가지 않아서 그는.. 앞쪽에서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누군가를 볼 수 있었다. 완전한 검은 머리카락이 물에 젖은채 허리 근처까지 내려와 그 끝으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커다란 검은 색 눈동자는 완전히 초점 이 풀려버린 듯.. 그를 앞에 두고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일리 스가 입고있던 반들거릴 정도로 하얀 옷의 절반이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 다. "일리안!" 그가 이름을 부른 것이 신호가 된 것인지.. 일리스는 눈을 뜬 채로 앞으로 스르륵 넘어갔다. 그는 급하게 앞으로 뛰어가 일리스를 받아 들었다. 일리 스의 옷은 물에 푹 젖은 것인지 축축했다. 일리스의 등쪽에서 오른쪽 어깨 쪽으로.. 마치 누군가가 손이라도 박아 넣은 것인지 살이 길게 파여 있었 다. "크윽.. 빌어먹을.." 그는 그런 욕설을 입밖으로 꺼낸 후, 일리스의 윗옷을 길게 찢으려 했다. 뭔가.. 옷감이 그가 알고있는 것과 무척이나 틀린 듯이 잘 찢어지지 않았지 만.. 그의 무식할 정도의 힘에 곧 일리스의 하얀색 상의가 길게 찢어졌다. 잠시.. 그는 눈을 크게 떳다. 그리고.. 곧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오른쪽 어깨뼈 아래쪽의 살이 움푹 파여서 그 속으로 하얀 뼈가 들여다 보 였다. 오른쪽 옆구리도.. 그에 만만치 않게 길게 찢어져서 붉은색의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급한 마음에 일단 일리스의 옆구리를 그의 손으로 꽉 잡았다. 그의 뒷 쪽에서 누군가가 달려오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올리에의 목소리였다. 그래도.. 적어도 그때와 다른 것이 하나 있었다. 올 리에가 함께 라는 것. 그는 그의 뒤로 다가와 놀란 눈으로 일리스를 내려다 보던 올리에의 손을 잡고는 그 자리에 끌어 앉혔다. "꺄악! 뭐.. 뭐하는거야?" "뭐하는거야.. 라니?! 그렇게 내려다보고 있을 상황이 아니잖아!" 올리에가 그의 말에 약간은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 때.. 그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그 자 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올리에는 약간은 서글픈 듯한 표정을 짓고는 일리 스의 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아앗! 이.. 일리스! 곧 내것이 될 소중한 몸에 그런 상처를.." 꽤나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타데안과 로안느가 다가왔다. 그들 또한 무척 이나 놀란 듯이 눈을 크게떳다가.. 잠시 후, 일리스의 상처를 보고는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오, 올리에! 어떻게 좀 해보란 말이야!" "좀! 시끄러워!!" 그의 재촉에 올리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눈을 감고는 뭔가 중얼거리기 시 작했다. 잠시 후.. 로안느의 손이 녹색으로 연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 손 으로 일리스의 길게 찢어진 옆구리를 살짝 쓰다듬었지만.. 그다지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역시.. 안되나?"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올리에의 그런 행 동에 갑작스럽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안되나.. 안되나.. 라니?!' 그는 올리에가 이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올리에 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올리에가 그를 향해 시선 을 돌렸다. 그는.. 그를 멍한 눈으로 쳐다보는 올리에를 향해.. 약간은 상 기된 커다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 이 상황에서.. 다시한번 일리안이 죽는다면.. 아마 난 평생 올리에 널 보지 않을거다." 그의 말에 한쪽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로안느와 타데안이 눈을 크게 뜨고 그 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너무 흥분한 것인지 그는 자신이 무슨 말 을 한 것인지 깨닫지도 못한 채 화가난 눈으로 올리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시선을 묵묵히 받아넘기던 올리에는 약간은 서글픈 듯한 눈빛을 그에게 보인 후..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그에게 겨우 들릴만한 목소 리로 나직히 중얼거렸다. "거, 걱정하지.. 말라구." 물기가 조금 묻은 목소리 같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그에게 그런 것은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올리에가 양손을 꽉 쥐었다. 그리고 뭔가 노래를 흥얼거리는 듯이 약간 높 낮이가 있는 목소리로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렸다. 잠시 후, 일 리스의 몸 전체가 녹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것도 흐릿한 녹색이 아닌.. 무척이나 선명한 녹색으로. 모두가 숨을 죽였다. 나무 위에서 주위를 둘러보고있던 라미니아마저도 아 래로 내려와 올리에와 일리스를 지켜보고 있었다. 올리에가.. 천천히.. 모아 쥐었던 손을 일리스를 향해 뻗었다. 일리스의 몸 에 올리에의 손이 닿자.. 아주 천천히.. 올리에의 몸을 감싸고 있던 그 빛 이 일리스를 향해 옮겨갔다. "우.. 우와아! 이, 이건.." 타데안이 감탄사를 흘렸다. 그 또한.. 이런 것은 처음 보기에 입을 떡 벌리 고는 그 모양을 보고만 있었다. 일리스의 그 푹 파였던 살이..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아물어가고 있었다. 뼈가 보일만큼 파였던 살이 아물어가는 것.. 마치 몬스터중 하나인 트롤이 재생을 하는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옆구리의 찢어진 상처도.. 언제 찢어져 있었냐는 듯이 그 상처가 아물어 있었다. "서, 성직자는.. 이런 것도 가능 하구나.." 로안느가 정말로 감탄했다는 듯이 올리에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리스의 숨 소리는 어느새 고른 숨소리로 변해 있었다. 흉터마저 보이지 않는 일리스의 몸을 본 그는 급한 마음에 일리스를 안아들었다. 그리고.. 그 뺨을 살짝 건 드리며 일리스를 깨우기 시작했다. "야! 임마! 눈 좀 떠봐!" "아.. 응?" 일리스가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 일리스를 꽉 껴안았다. 곁에 앉아있던 올리에가 조용히 일어서서 걸어갔지만.. 그는 눈 치채지 못했다. 올리에, 그녀는 키리온이 너무도 기뻐하며 일리스를 안아들자 자리에서 일 어나 천천히..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일행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와서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마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웁!" 그녀는 여지껏 입안에 머금고 있던 피를 땅바닥에로 쏟아냈다. 그 피를 보 자 언젠가.. 그녀를 딸처럼 키우던 에스로펜이 하던 말이 떠올랐다. -신성력이라는 것은 마법이라는 것과 다르단 말이다. 이것만은 명심하도록 해야해. 마법이라는 것은 말이야. 일단..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마나 에 변형을 가해서 사용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신성력이라는 것은.. 일단 신 의 힘을 자신의 몸에 받아서 사용하는 것이란다. 그러니.. 신성마법을 무리 해서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 알겠지? 신의 힘이라는 것은 인간의 몸이 감당할 만한 것이 아니야. 잘못하면 네 수명이 줄어드는 일이 생긴다. 알겠냐?! - 다시한번.. 피냄새가 울컥하고 치솟아 오르며 피를 토해내고 그녀는 뒤쪽에 기대어있던 나무에 머리를 기대었다. '한.. 5년쯤은 줄었으려나.. 후훗..' 조금 떨어진 곳에서.. 키리온이 무척이나 기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 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래.. 저래.. 무척이나 손해보는.. 장사네." 그녀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는 시선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지금은 다른 것 모두 필요없이.. 잠이나 한숨 잤으면.. 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 차 있었다. 창 밖으로 청승맞게 비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에릭은 오른손에 꽤나 두툼한 책을 한권 들고는 창틀에 걸터 앉은 채 그 책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하아.." 확실히.. 이런 날씨는 그에게 너무도 자극적이었다. 어릴 때부터.. 확실히 그는 비가 오는 날씨를 좋아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땅바닥에, 혹 은 다른 어떤 곳에 부딪히는 소리. 무심결에 듣는다면 너무도 불규칙적인 소리들이지만 그 속에서 또 어떤 규칙이 느껴지는 너무도 편안한 소리였다. 그는 계속해서 들려오는 빗소리에 집중이 되질 않자 들고있던 책을 덮어서 옆쪽에 놓여져 있는 책상위에 그것을 던져 놓았다. 확실히.. 이제는 조금.. 뭔가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지금껏 모든 일 이.. 너무 그가 생각한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기에 약간은 꺼림직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것이 그다지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오드나스 왕국은 권력이 너무도 국왕 단 한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 결과.. 국왕이 죽어버리자 그 커다란 자리를 메우지 못한 국가의 상층부는 완벽히 흔들리고 있었다. '뭐.. 미드킨 공작을 사전에 없애버린 결과이겠지만...' 확실히.. 현재의 오드나스 왕국은 나라를 이끌어갈만한 인재가 없었다. 너 무도 뛰어난 왕이었기에 일어난 부작용이라고 할까? 확실히.. 뛰어난 지도 자는 그 자신의 뛰어남이 아니라 남의 뛰어난 점을 잘 보는 자라고 누가 말 했던지.. 명언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확실히.. 키리온이라면 오드나스 왕국을 지금보다 나은 상황으로 이끌진 못 해도 퇴보시키진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그가 살아있을 때의 이야 기였다. 적어도.. 키리온의 능력을 잘 아는 그가 생각해봐도 키리온이 살아 서 돌아올 가능성은.... "없겠지." 그리고 실리스도 뛰어나지 않다고 할 수는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하는 일을 잘 보고 커온 '착한 아이'니까. 거기에다 보통의 여자 답지 않은 결단력에 행동력까지 있었다. 그러나.. 결국 실리스는 여자였다. 그 이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 그는 책상의 뒷쪽에 놓여져 있던 술 병을 하나 잡아들고는 그 병째로 술을 입안에 흘려넣었다. 예전에는 확실히.. 비가 오는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편안하게 잠들었지만.. 최근에는 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잠들기가 쉽지 않았다. 뭔가 뜨거운 것이 그의 입안을 지나서 목을 타고 몸속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는 그 느낌을 오래 즐기려는 듯이 술병을 입에 문 채로 그 술병을 손으로 잡고는 멍한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이런 밤에는 그녀석의 얼굴이 떠올랐 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이 늦은 시간에 자신을 찾아올 사람이 없음을 생각하고는 물고있던 술병을 옆의 책상위에 올려두고는 밖을 향해서 소리쳤다. "무슨 일이냐?" "저.. 접니다." 몇번 들어본 일이 있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는 그 목소리가 무슨 소식을 가져 왔을지 궁금해져 밖을 향해 소리쳤다. "들어와." 그의 말이 떨어지자 조용하게 문여는 소리가 들리며 한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 남자는 방 안으로 들어와 그의 앞쪽에 고개를 숙이고 서서는 조용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래.. 키리온.. 그녀석은?" "지금.. 칸클리노 미궁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 바르실미르 왕국이 움직이지 않았던건가?" "그것이.. 바르실미르 왕국은 확실히 움직였습니다만.. 키리온, 그의 일행 이 바르실미르 왕국의 병력을 뚫고.. 나왔다고 합니다." 그 남자의 말에 그는 턱을 쓰다듬고는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믿기지가 않는 이야기였다. 국가가 움직였는데도 불구하고 키리온이 살아나왔다는 것 은 믿기지 않았다. 예전의 키리온의 경우는 일리안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나 왔었지만.. 일리안이 없는 지금... 아무리 올리에와 함께라고 하더라도 살 아남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일이 벌어진 지금 지난일을 가지고 가능과 불가능을 따지는 것은 천하에 바보나 하는 짓이라는 것을 그 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그 녀석들에게 전력을 다하라고 전해 라. 어차피.. 이제는 타국이 아니니까." "네." 그 남자는 그렇게 대답을 남기고는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 리를 가만히 들은 그는 키리온을 떠올려 보았다. 확실히.. 좋은 녀석이었 다. 그러나.. 그의 것이 되어주지는 않을 것이었다. "내것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 확실히 부숴 버리는 것이 그에게는 더 이익이었다. 창 밖으로는 여전히 빗 소리가 들려왔다. 투둑거리는 소리. 그 기분좋은 소리를 들으며 그는 옆에 놓아두었던 술병을 집어들었다. "툭! 툭!" 빗소리에 섞여.. 뭔가가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빗소리 인줄로만 착각했던 그는 계속해서 그 소리가 들리자 다시 술병을 내려두고 는 창문으로 다가갔다. "쏴아아!" 창문을 열자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확실히 들렸다. 그리고 그 창틀 위로.. 젤러시안이 완전히 비를 맞은 채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청승맞군."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창문을 열어둔채 뒤로 물러났다. 젤러시안은 그가 뒤 로 물러나자 그의 방 안으로 살짝 뛰어 들어왔다. 방안으로 들어온 젤러시 안의 몸에서, 머리에서 지금껏 맞은 것 같은 비들이 물방울이 되어 바닥으 로 떨어져 내렸다. "여전하군. 에릭. 너라는 인간은." "뭐. 내가 변할 이유따위는 없으니까." 그의 대답에 젤러시안은 약간.. 머뭇거리며 뭔가 말하려는 듯했다. 그는 천 천히 젤러시안이 말하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말하지 못하는 젤러시안을 보고 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지금껏 입고있던 자신의 윗옷을 벗어 젤러시안을 향 해 던졌다. "확실히.. 여자가 젖어있는 것은 보기가 좋지 않군."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두말하지 않고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가 문 근처 까지 걸어갔을 때.. 그의 윗옷을 받아든 젤러시안이 그의 등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기.. 에릭! 너는.. 만약.. 정말 만약.. 일리안이 살아있다면 어떻게 할 거지?" 갑작스러운 말에 그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확실히 평소의 그였다면.. 지금 젤러시안의 말을 헛소리라고 치부하고는 완벽히 무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훗. 그녀석의 마지막을 치뤄준 것이 나라는 것을 잊은 것은 아니겠지? 내 가 손수 그녀석을 묻었다는 것을 말이야." "...." "그래. 만약이라는 가정이 붙었으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젤러시안을 향해 몸을 돌렸다. 마족도 물에 체온을 빼앗기는 것인지.. 그의 시선을 받은 젤러시안이 잠시 몸을 떨었다. 그는 그런 젤러시안을 향해 아주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만약 그녀석이.. 일리안이 살아있다면.. 내가 그녀석 앞에 서는 일이 생긴 다면.. 내 심장을 파내 그녀석의 앞에 놓고 용서를 빈다. 그 뿐이다." 그의 말에 젤러시안이 완전히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는 젤러시안이 더이상 할 말이 없는 것으로 보이자 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가며 시선조차 돌리지 않고는 입을 열었다. "인간이 아니라지만.. 몸은 생각하는 것이 좋아."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닫고는 복도로 나왔다. 벽쪽에 걸린 등이 모두 꺼져있어 약간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복도를 그는 끝까지 걸어갔다. 복도의 가장 끝은.. 내려가는 계단.. 그리고 벽쪽에 유리로 된 창문이 있었 다. "투두둑!" 여전히 비가 내리는 소리가, 비가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의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아주 오래전에, 너무도 오래전에 들어 이제는 거의 잊혀져 희끄무레해진 기억의 파편이 떠올랐다. -아파? 아파?- 그는 그 기억이 떠오르자 가슴을 움켜 쥐었다. 그리고 창틀에 양 팔을 올리 고 기대고는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래. 아파.. 너무도 아파서 죽을 것 같아. 일리안." Story Of Fantasy -161- -------------------------------------------------------------------------------- Ip address : 211.221.40.129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Win 9x 4.90)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어제 비가내린 것이 거짓말같이 하늘은 파란색을 보이고, 그 중간에 뜨겁게 타오르는 불덩이를 올려놓았다. 확실히 비가온 다음날은 후덥지끈한 것이 기분이 좋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아! 키리온! 그거 나줘!" "어엇?! 무.. 무슨 소리를? 네 덩치와 내덩치를 한번 비교해봐라. 누가 많 이 먹어야 하겠는지?" "아악! 키리온 바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모으고 약간 몸을 옆으로 기울이고는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약간은 처량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왼손 검지 손톱을 이빨로 살짝 깨물었다. 타데안, 그는.. 일리스의 그 자세를 보고는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확실 히.. 여자가 남자를 유혹할 때나 보여주는 자세였다. 쭉 뻗은 두 다리가 그 의 눈 안으로 확 뛰어들어왔다. "네, 네녀석! 말하고 표정이 맞지가 않잖아!!" "헤에.. 사소한 것은 따지지마." "제, 젠장! 먹을 것에 목숨을 걸다니. 네녀석은.." 키리온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손에 들고있던 빵을 일리스에게 던져줬다. 일리스는 키리온이 던져준 그것을 받아들고는 무척이나 기쁜 표정을 짓고는 양손으로 빵을 잡고는 그 끝을 물어뜯었다. '가, 강아지같다! 귀, 귀여워!' 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일리스를 멍하니 쳐다볼 때, 로안느가 살며시 일리 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일리스의 어깨를 한번 툭 건드려 일리스의 시선을 자신의 쪽으로 돌리고는 그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일리스. 너.. 그렇게 먹으면 살쪄." "헤에..." 일리스는 갑자기 로안느가 곁에 앉으며 그런 말을 꺼내자 그런 웃음을 지어 보이며 갑자기 로안느의 옆구리살을 슬쩍 잡았다. "뭐, 뭐하는거야?" "쪘군요." 일리스의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말에 로안느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정곡을 찔렀군." "역시.. 이제 드디어 로안느도 아줌마 체형이라는 것.. 크악!" 그는 너무도 사실에 근접한 말을 중얼거리다가 로안느가 던진 장화에 얼굴 을 정확히 맞아야 했다. 그에게 장화를 벗어던진 로안느는 일리스를 향해 약간은 떨리는 얼굴로 억 지 웃음이라는 것이 티가 나는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후후. 후훗.. 그, 그렇게 말하지만.. 일리스, 너 그렇게 먹다가는 분명히 살찔거다." "헤에.. 로안느는 먹으면 다 살로 가는가 보죠?" 일리스의 말에 로안느가 다시 발끈했다. 일리스는 그런 로안느를 보며 너무 도 밝은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저는 먹은 것이 이곳과, 이곳으로 간답니다."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가슴과 다리를 가리켰다. 확실히.. 일리 스의 키는.. 로안느보다 좀 더 컸다. 그리고.. 가슴도. 완벽하게 말싸움에서 패배해버린 로안느는 바닥을 긁으며 뭔가를 중얼거리 고 있었다. 뭔가 귀기가 느껴질 지경. 키리온은 그런 로안느와 일리스를 보 고는 단호히 말했다. "일리스의 저런 행동. 분명히! 그 절벽 위에서 로안느가 자신의 블라우스 위에 토해버린 것에 대한 복수일거다. 분명!" "아주... 알기 쉬운 성격이로군요." "그렇지." 키리온의 말에 그는 일리스가 웃으며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나마 안 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괜한 걱정인 것 같았다. 일리스는 분명히 보통 사람과 다른 무엇인가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자, 자. 그럼 가 볼까? 어이. 이봐. 올리에. 왜 그렇게 축 처져 있는거야? 뭐야? 잠들었던거야? 그 잠깐 사이에?" "응? 아아.." 키리온이 이제 슬슬 출발하기 위해 풀 위에 누워서 팔로 눈을 가리고 있던 올리에를 깨웠다. 약간은 피곤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올리에는 일어나서 는 손등으로 눈을 비비며 중얼거렸다. "으음.. 걷기 싫어." "뭐야? 남는건 체력밖에 없는 주제에?" "그런... 가?" 뭔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올리에가 보이자 키리온은 뺨을 손가락으로 긁적이고는 등을 돌렸다. 분명히.. 한대쯤 얻어맞을 각오였을 것이 분명했 다. "타악!" "우헥?!" 그는 무언가가 위에서 떨어져 내리자 놀라서 시선을 돌렸다. 그가 시선을 돌린 곳... 그곳에는 나무위에서 뛰어내린 것이 분명한 라미니아가 그를 빤 히 쳐다보고 있었다. "타데안.. 왜 그렇게 놀라나요?" "그, 그야 갑자기 라미니아가 뛰어내리니까." "음... 그게 놀랄만한 일인가요?"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목 뒤를 간지럽히는 머리를 위로 한번 쓸어올 렸다. 그리고.. 그는 라미니아의 머리위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송충이 한마 리를 볼 수 있었다. "아, 저.. 저기. 라미니아. 그러니까..." "네?" "머, 머리위에 송충이가 기어다니고 있어요!" 그는.. 어릴 때부터, 송충이는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를 혐오감을 주는 그런 것은 보기만 해도 손이 떨려올 지경이었다. 그 둥그렇고 뭉실한, 긴 몸에 촘촘히 돋아난.. 그 바늘같은 무언가. 그리고 그 엄청난 꿈틀거림. 그는 그런 송충이를 보고는 뒤로 한발자국 물러났다. "어머?" 라미니아는 그가 한발자국 물러나자 그의 머리위를 기어다니는 송충이를 두 말하지 않고는 손가락으로 덥썩 잡았다. '우엑?!' 그는 차마 입으로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는, 입을 틀어막고는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뭔가.. 혐오스러운 것을 볼 때는.. 혐오스러워 하면서도 그것을 끝 까지 보려는 심리와 같다고나 할까? "네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 여기란다." 라미니아는 송충이를 손가락으로 집어들고는 마치 사람에게 말을 거는 듯, 송충이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가 차마 뭐라고 말하지 못하고 입을 가리고 있을 때.. 라미니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예쁜 나비가 되렴."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 송충이의 머리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서스럼없이... 입을 맞추었다. "우에엑!" 그는 결국 시선을 돌리고는 일행을 향해 달려가야 했다. 확실히.. 오드나스 왕국은 넓었다. 국경을 지나와서 마을을 2개나 지나왔지 만.. 앞으로 그보다 2배나 많은 마을을 지나야 칸클리노 미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노숙을 할 일보다는 지금 여관안에 있다는 점. 그리고 지 금 그의 앞에 시원한 맥주가 놓여져 있다는 점. 배가 부르다는 점. 그리고 편안하다는 점이 앞으로의 고생은 그의 머리속에서 날려버리고 있었다. 일리스는 낮에 그렇게 먹고도 또 들어갈 곳이 있는지.. 무척이나 잘 먹고 있었다. "뭐.. 확실히.." 그런 일을 당한 일리스가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도 그다지 기 분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젤러시안이 마족이었다는 점. 그것이.. "야. 올리에. 피곤하면 그냥 올라가서 자라구." "아.. 응." 키리온은 옆에서 자꾸만 조는 모습을 보이는 올리에를 위층으로 보내버렸 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저녀석.. 그날인가? 아닐텐데..." "너..." 키리온의 중얼거림 끝에.. 올리에의 목소리가 걸렸다. 약간 피곤한 모습이 긴 하지만.. 확실히.. 평소의 모습이었다. "아하하.. 안녕." "네, 네녀석이 어떻게 그걸 알고있는거야?!" 키리온은 올리에의 그런 외침소리와 함께 의자에 뒷머리를 한번 찍히고는 테이블 위에 엎어져 그의 기억속에서 잊혀져버렸다. 그는.. 옆자리에서 가만히.. 허리띠를 졸라매고는 물만 마시고 있는 로안느 를 향해 다시 시선을 돌렸다. 앞에 놓여진 것들이.. 무척이나 먹고 싶은 것 처럼 보였다. '호오...' 그는.. 포크로 평소에 로안느가 무척이나 좋아하던 것을 하나 찍어서는 로 안느의 눈앞에 가져다 대고는 입을 열었다. "로안느! 안먹어요?" "아... 안먹어." "진짜?! 안먹어요?" "우와! 이렇게 맛있는데.. 왜 안먹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것을 자신의 입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너.. 너따윈!! 죽어버려!" 로안느의 발에 거기(?)를 맞고는 여관 바닥을 굴러야 했다. 한참만에 어느정도 진정이 된 그는 땀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힘 겹게 몸을 일으킨 그를 식사를 끝낸 일리스가 입을 싹 닦고는 방긋 웃으며 쳐다봤다. 그는 일리스의 웃음에 마주보며 웃어보였다. 그의 웃음을 본 일리스는 자리 에서 일어나며 그를 향해 여전히 웃는 얼굴로.. 너무도 정겹게 입을 열었 다. "나쁜놈!"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위층으로 총총걸음으로 사라져갔다. '네, 네가 그런말할 처지가 아니잖아!!' 그는 속으로 그런 소리를 치고 있었지만.. 마음속의 절규따위가 남에게 들 릴 리가 없었다. 여관의 방은..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침대는 적당히 푹신했고, 이불도 햇볕에 잘 말린 듯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갑작스럽게 잘 자던 잠이 깨버린 것에대한 심각 한 고찰을 해야만 했다. 꽤나 신경이 무딘편에 속하는 그로써는.. 이런 한 밤중에 깨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는 다시 잠들기 위해 몇번이나 눈을 감고는 뒤척였지만..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바람이나 쐬 볼까."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그 중얼거림을 실천하기 위해 여관의 방을 나서 복도로 나갔다. 복도로 나선 그는.. 복도의 가장 끝에 나있는 창을 내다보고 있는 누군가를 볼 수 있었다. 뒷 체형과 머리색깔로 보자면.. 일리스가 분명했다. '훗.. 비명소리... 한번 들어보고 싶다구.' 그는 그런 생각에 소리를 내지 않고는 천천히 일리스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일리스의 지척에 도달한 순간... "채앵!" "콰직!"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몰랐다. 갑자기 칼을 뽑는 소리가 났고, 어느새 일리스가 그의 목을 잡고는 그의 머리 바로 옆에 그 검이 꽂혀 있었다. 일 리스의 얼굴이.. 너무도 창백해 곧 쓰러져 버릴 것 같았다. 그런 일리스의 이마로 땀이 송글송글 맺혀져 나왔다. "아.. 타데안씨.. 였군요." 일리스는 그의 얼굴을 한참동안이나 쳐다본 다음에야.. 그가 양 손을 위로 들어보인 다음에야 그의 목 바로 옆에 꽂혀있던 검을 뽑고는 한숨을 내쉬었 다. 그리고.. 그를 향해 약간은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아.. 저기. 저 먼저 잘께요." 그렇게 말한 일리스는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한참동안 일리스가 들어간 방문을 쳐다보던 그는 그 자리에 푹 주저앉았다. "하아.."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런 일을 당하고.. 상처받지 않을 리가 없었다. 무 섭지 않을 리가 없었다. 가슴이 떨리지 않을 리가 없었다. 평소와... 같을 리 가 없었다. "빠악!" 그는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한번 쎄게 갈겼다. 그리고.. 나직히 중 얼거렸다. "타데안... 이 바보자식!" 그렇게 중얼거린 그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조금전 자신이 때린 머리가.. 꽤나 아파왔다. 그는 손으로 그 부분을 쓰다듬었다. 그가 갈긴 부분에 꽤나 볼록하고 혹이 나와있었다. "바보녀석." 한숨이 다시 터져나왔다. Story Of Fantasy -162- -------------------------------------------------------------------------------- Ip address : 211.221.40.129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Win 9x 4.90)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침에 눈을 뜨기 싫은 것은 똑같을 것이다. 특히나 꽤나 오랫동안 노숙을 하다가 편안한 침대에 부드러운 이불속이라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로안느, 그녀는 머리속으로는 이제 일어나야한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도 푹 신한 이불을 끌어안고는 베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난..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고 있는거지..?' 그녀의 머릿속으로 불현듯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 자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잘 나가는 왕족이었다. 이런 불편한 생활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삶을 즐길 수 있는 위치라고나 할까? 확실히 처음에는 일리스의 강함에 끌려서, 알고 싶어서 여행을 시작한 것이 었다. 그러나 지금 일리스가 강한 이유도 충분히 납득을 할 만큼 알고있는 데다 그녀또한 함께 여행을 하는동안 충분히 강해졌다고 생각했다. 만약 지 금 현재의 그녀가 일리스를 만나기 전의 그녀를 본다면.. 한숨을 내 쉬고 말 것이다. 머리속에 돌이 굴러가서 그런 것인지... 조금전까지 잠에 취해서 헤롱거리 던 그녀는 어느새 눈을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몸을 벌떡 일으켜서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으가!" 기운찬 기합소리를 한번 넣고는 그녀는 방 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걸어나갔 다. 그리고 무엇인가 먹기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방향을 잡고 는 몸을 틀었다. -스물..- 뭔가 다가오는 느낌.. 뭔가 상당히 기분이 나쁜 느낌에 그녀는 고개를 옆으 로 휙 돌렸다. "우앗!... 아. 타데안이구나." "로안느.. 좋은아침." 타데안은 스물거리는 움직임으로 그녀의 어깨를 툭 치고는 그렇게 아침인사 를 건네고 약간은 얼이빠진 듯한 동작으로 아랫층을 향해 걸어내려갔다. 확실히..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평소라면.. 그녀의 어깨를 치고 는 틀림없이 말도 안되는 딴지를 걸었어야 할 타데안이.. 저런 모습을 보이 니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타데안? 왜 그래? 무슨 일 있는거야?" 그녀가 타데안의 바로 뒷쪽에 서서 그렇게 말하자 타데안이 평소 답지않은 느릿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휴우.." 뭔가.. 상당한 의미가 섞여있는 듯한 한숨이었다. "야! 너, 너... 그 한숨의 의미가 뭐야?!" "좋겠수." "뭐가?" "단순 무식한게. 하아. 어쩌면 이렇게 생각이 없이 살 수 있는 걸까?" 뭔가.. 갑자기 속에서 끓어올라 발끈.. 할뻔했다. 그녀는 이마에 핏줄을 한 번 세웠다가.. 여지껏의 경험을 살려 핏줄을 세운 상태에서 시원한 웃음을 짓는 어빌리티를 발휘했다. 그리고 타데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머.. 타데안. 너.. 일리스한테 무슨 짓! 했구나?" "헉?!" 타데안의 몸이.. 아주 작게 움찔거렸다. 그녀는 제대로 걸렸다는 생각에 타 데안이 일리스를 향해 할만한 짓을 떠올렸다. 그리고.. 결론은.. 단 하나. "뭐..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사색에 잠겨있는 일리스의 등뒤로 살며시 다가가서 일리스를 껴안았다거나.." "큭!" "일리스의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거나.." "으윽.." "그렇게 하고도 사과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는 것?" "크으윽!" 그녀의 말에 따라 타데안의 시선이 점점 아래로 떨어지며 급기야 마지막에 는 벽을 짚고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그녀는 타데안의 그런 반응에 의아함을 표하며 말했다. "뭐야? 진짜 그런거야?" 타데안의 고개가.. 살짝 아래 위로 움직였다. 언제나 밝기만 하던 타데안의 저런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그녀에게.. 절호의 기회였다.(이여자가..)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는 그녀는 살며시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짓 고는 타데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머! 타데안. 정말 최! 악! 이로구나." 그녀의 말에 완전히 난도질 당한 타데안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래로 터벅 거리는 걸음으로 내려갔다. 아마도.. 일리스의 얼굴을 어떻게 보나.. 하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 뻔했다. "훗. 한심한 녀석.."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타데안의 뒤를 따라 1층으로 내려갔다. 아직 이 른 아침이라 사람이 거의 없는 식당에 일리스와 키리온이 이미 내려와서 이 야기를 나누며 뭔가를 먹고 있었다. "아아.. 젠장." 타데안이 일리스를 쳐다보지 못하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녀는 속으로 웃음 지으며 타데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일리스는 키리온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녀와 타데안이 내려온 것을 깨달은 것인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손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타데안씨. 로안느. 좋은 아침!" 일리스가..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인사를 건네었다. '설마.. 이정도로 회복하지는 않겠..'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옆에 서있던 타데안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타데 안의 몸이 가볍게 떨리며.. 숙여졌던 머리가 번쩍 들렸다. "우와! 일리스! 좋은 아침!!"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일리스와 키리온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달려가 일리스를 껴안으려 했다. 그리고.. 거기를 차였다. 그녀는 바닥을 내려다보며 얼굴을 붉히는 타데안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 다. 확실히 그녀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타데안은.. 보통의 인간이 아니 었다. 지상 최고의.. 단순왕. 이녀석은.. 어린애다.. 라고 생각하는 그녀였 다. 약간은 가뿐한 마음으로 마을을 나선 그녀의 일행은 멀리 지평선마저 보일 정도로 넓은 평원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몇일간 상태가 그다지 좋아보 이지 않던 올리에도 괜찮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여름의 막바지에 다다른 태양의 열기는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 내리쬐는 햇볕에 이기지 못한 그녀의 일행은 커다란 나무아래 에 모두 축 처져서 앉았다. "바람.. 바람.." 그녀의 옆쪽에 앉아있던 라미니아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다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바람이 그녀의 일행을 쓸 고 지나갔다. 바람이 불어오자 일리스는 무척이나 기분 좋은 표정을 짓고는 라미니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와! 시원해. 난.. 정말로 라미니아가 너무 좋아요." "어머. 저도 일리스를 무척이나 좋아한답니다." 정말.. 일리스와 라미니아는 낮 간지러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 받 았다. "하아.. 정말.." 그녀는 서로 마주보며 웃고있는 라미니아와 일리스에게서 눈을 떼고는 시선 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몸은 힘들었다. 그러나.. 확실히 나쁘지 않은 기분. 아니, 오히려 성 안에 갖혀 살다시피 할 때보다 더욱 즐겁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카앙!" 뭔가 부딪히는 쇳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그녀는 아래로 숙였던 머리를 들고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 키리온이 그 커다란 검을 옆면으로 세워서 바닥에 박아두고 있었다. 키리온이 세워둔 검. 그 검에 부딪힌 단검들이 공중으로 떠올라 땅바닥에 떨어졌다. 일행의 시선이 일제히.. 그 검이 날아온 장소로 돌아갔다. 검은 옷을 입고는.. 얼굴마저 가린 사람들. 그 사람들 한 무리가 천천히 그녀의 일행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여어. 이제는 간덩이가 커져서 일행이 모두 모여있을 때에도 오는구만." 키리온이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나가며 자 신만만한 얼굴로 검을 어깨에 턱하니 걸치고는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향해 걸어갔다. 더워서 움직이기 싫었지만.. 어쨋건 가만히 앉아있다가 칼침을 맞기는 싫었 기에 그녀도 몸을 일으키며 검을 뽑아들었다. 언제 나타난 것인지.. 숫자가 꽤 많았다. "으랏차!!" 키리온이 달려가며 검을 휘둘렀다. 그 커다란 검은 단순한 궤도를 그렸지만 그 검에 부딪힌 사람들은 몸이 공중에 붕 떠서는 날아가는 기쁨을 맛보아야 했다. 그녀도 앞으로 나가며 검을 휘둘렀다. '카앙!'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검 이 가볍게 막혔다. 그녀의 검이 튕겨져 올라갔다. 그녀는 검이 튕겨지자 비 어있는 왼손으로 상대의 목을 잡았다. 그리고 어느새 튕겨져 올라간 검이 상대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다. 언제부터였던가.. 그녀도 이런 식의 기사 답지 않은 싸움에 무척이나 익숙 해져 있었다. "이봐. 이녀석들.. 암살자라구! 조심해!" 키리온의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녀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고 개를 갸웃거렸다. '암살자? 그건.. 뭐하는.' "카앙!"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녀의 바로 뒤에서 검이 부딪히는 소 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란 그녀가 시선을 돌리자 그녀의 바로 뒷쪽 허벅지.. 그 바로 앞에 그 검은 옷의 남자가 내민 검이 일리스의 검에 막힌 채 멈추어져 있었다.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녀가 그 상황에 식은땀을 흘릴 때.. 일리스가 너무도 당당히 소리쳤다. "로안느의 다리와 가슴은 내꺼야!" 일리스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상대의 가슴을 발로 힘껏 걷어찼다. 오해의 소 지가 분명한 말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옆쪽에서 다가오는 상대의 가슴을 팔꿈치로 찍어버린 후, 반대쪽 상대의 목을 검으로 가볍게 뚫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대충 정리가 되어 버렸 다. 확실히 그녀의 일행은.. 약하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일행이었다. 대충 정리가 되자 타데안이 그녀의 곁으로 살며시 다가왔다. 그리고 몸을 아래위로 한번 훑어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일리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어이. 일리스. 이 몸의 어디가 좋다는 거야?" "어, 어디가.. 라니?!!" 그녀는 타데안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차고는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주목되어 있는 일리스의 입.. 그 입이 살며시 열렸다. "에.. 그러니까.. 로안느의 다리는.. 두꺼워서 베고 자기 딱 좋고, 로안느 의 가슴은 아담해서 안고 자기 딱 좋거든요. 에헤.." 그녀는 일리스의 그 말에 입을 딱 벌리고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뭔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은 타데안이 그녀의 곁으로 살며시 다가와서는 어깨를 툭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그런 식의 사랑이라면.. 듬뿍 받으라구. 아줌마." 그녀는.. 타데안의 이 말이.. 분명 아침의 그 일에 대한 복수가 듬뿍 묻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평소에 잘해야 한다. Story Of Fantasy -163- -------------------------------------------------------------------------------- Ip address : 211.221.40.129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Win 9x 4.90)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해가 서쪽 지평선 아래로 떨어지자 천천히 자리를 잡고는 노숙할 준비를 하 기 시작했다. 일리스, 그녀는 키리온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마른 나뭇가 지들을 주워 모으고 있었다. 한참동안 나뭇가지를 주워 품에 가득 안은 그녀의 뒷쪽으로 누군가가 다가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몸이 떨리는 느낌. 그녀는 그 느낌에 급하게 몸을 뒤로 돌렸다. "왓! 까, 깜짝이야. 도와줄려고 왔더니.. 벌써 다 주운거야?" "하아.. 네." 그녀는 뒷쪽으로 다가온 사람이 로안느임을 알고는 한숨을 내쉬고 로안느와 함께 일행이 모여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확실히.. 얼마전 젤러시안과의 일로.. 그녀의 속에 있던 무언가가 깨어난 느낌이었다. 등뒤에서 누군가 다가오면.. 신경이 곤두섰다. 그리고 온 몸이 떨리는 느낌. '이건.. 좋지 않아..' 이 상태라면 그녀는 등 뒤에 누구도 세울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다. 거의 일어나지 않을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은 평소처럼 반응해 주 지 않았다. "일리스. 이봐. 그렇게 많이는 필요 없다구." 키리온은 그녀가 가져온 나무들을 보고는 그렇게 한마디를 던지고는 그 나 무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곧 나무에 불이 붙자 키리온은 언제나 그렇듯 이 요리를 한답시고 이리저리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할일이 없어진 그녀는 한쪽으로 가서는 자리에 앉았다. 두 무릎을 모아서는 양 손으로 무릎을 끌어안고는 그 무릎위에 턱을 올렸다. 그녀가 한참동안 그 자세를 유지하고는 가만히 있자 타데안이 그녀에게 다 가와서 그녀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 찌르며 말했다. "어제 저녁에는 미안했어요." "네?" 그녀가 그렇게 대답하며 시선을 돌리자 타데안은 약간은 무안한 듯 뒷머리 를 긁적이며 얼굴을 붉힌채 입을 열었다. "어제 밤에.. 그러니까.." "에헤.. 어제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요?" 그녀는 타데안을 향해 고개를 약간 기울인채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에 타데안은 너무도 흥분한 것인지 얼굴을 붉히고는 온몸으로 흥분을 표현하며 들뜬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 역시 일리스 너무 좋아! 역시.. 내 아이를 낳아줘요!" 타데안은 그녀의 손을 잡고는 그렇게 소리쳤다. 그녀의 일행이 모두 그 소 리에 시선을 집중 시켰다. 그녀는 들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타데안을 향해 부드럽게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헤에.. 난 타데안이 싫어요." "크윽!" 타데안이 그녀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인체 침울해 졌다. 그런 타데안의 곁으 로 로안느가 다가가서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타데안.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않는거야." 약간은 침울해진 타데안을 위로해주는 것이었을까? 그러나.. 타데안은 회복 이 무척이나 빨랐다. "아잣! 10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그랬지?!"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로안느의 코 에 이마를 부딪혔다. "아야야야.." "씁.." 타데안과 로안느는 서로 부딪힌 부분을 붙잡고는 한참동안 노려보고 있었 다. 그러던 도중.. 타데안이 갑자기 소리쳤다. "로, 로안느! 그 단단한 코로 내 연약한 머리를 치다니! 당신은 양심도 없 는거야!!" "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녀석아!"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의 귀를 잡고는 한쪽으로 질질 끌고갔다. 그녀는 그런 두사람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다시 다리를 감싸쥐고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려 했다. 그 순간.. "저 둘은.. 놔둬도 잘 노는군. 그렇지?" 어느새 다가온 키리온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그 말에 한쪽에서 투닥거리며 싸우고 있는 로안느와 타데안을 보고는 웃음을 짓고는 키리온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똑같이 애거든. 헤에.." "네녀석이 그런 말을 할 처지냐?" "응? 무슨?" "아니.. 됐어." 그녀는 키리온의 말에 헤죽 웃어버렸다. 키리온은 곧 식사준비를 끝내고는 일행을 불렀다. 일행이 모두 모이자 키리온은 식사를 나누며 자신있게 소리 쳤다. "하하핫! 오늘의 메뉴는 키리온 스페샬 특제 영양식... 이랄까.." "뭔가.. 상당히 멋진 이름이긴 한데.." 그녀의 일행은 그렇게 말하고는 둥글게 모여 앉았다. 그리고는 키리온이 만 들어 둔 것을 조금씩 떠서는 입안에 집어 넣었다. "오오. 맛있는데?" "하핫! 당연하지. 내가 온갖 노력을 기울여 개발한 특제.." "무슨소리하는거야?! 이건 온갖 재료들 다 집어넣고 간만 맞춘거잖아!" 키리온의 말을 끊고는 올리에게 그렇게 소리쳤다. 키리온은 올리에의 그 말 에 시선을 돌리고는 아주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그 간을 맞추는 것을 넌. 못하잖아!" "그..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마!!" 올리에는 키리온의 말에 키리온의 가슴을 주먹으로 힘껏 치고는 시선을 다 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확실히.. 키리온은 뭔가..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키리온과 올리에는 그대로 두고는 뭔가.. 먹을 것에 상당히 살기를 풍기는 타데안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배가 상당히 고픈듯 타데안은 엄청난 속도로 먹고 있었다. 그녀는 타데안에 의해 곧 음식들이 전멸 당할 것 같자 타데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아앗! 타데안! 천천히 좀 먹어요!" "먹는데는 남자고 여자고 없다는 것이 진실이라는 말입니다!" 그녀는 타데안의 대답을 듣고는 잠시 콧등을 긁적이다가 옆에 있던 돌을 집 어 들었다. 그리고.. 그 돌로 가볍게 타데안의 뒷머리를 내리쳐 버리고는 다른 일행을 향해 입을 열었다. "우와! 맛있게 먹어요." 타데안이 바닥에 엎어져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일행은.. 왠지 맛있게 먹을 분위기가 아님을.. 모두 인식하고 있는 듯 했다. 식사가 끝나고 얼마 후, 곧 달이 뜨고 그녀의 일행은 모두 곤하게 잠들었 다. 그러나.. 그녀는 잠들지 못하고는 모포를 몸에 두른 채 주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바스락!" 뒷쪽에서 풀을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 소리에 재빨리 몸을 일으 켜 소리가 난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 것도.. 없다..' 확실히 신경과민이었다. 그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이 놓이지가 않았다. 계속해서 들리는 소리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것 같은 존재에 신경이 쓰였다. 그녀는 다시 마음을 가라 앉히고는 몸을 눕혔다. 그러나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 두근거리며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다 시 그녀가 돌아누운 뒷쪽으로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 그녀는 그 소리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이. 이봐. 간 떨어지겠다." 키리온의 목소리였다. 키리온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다가와서는 그녀의 곁에 앉았다. 그녀는 앞쪽으로 흘러내린 머리를 눈 가에서 치우고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바닥에 누우려 했다. 그러나 키리온은 그녀가 눕기를 바라지 않는 듯 갑자기 그녀를 번쩍 들어서는 자신의 다리위에 앉히고는 그녀를 뒤 에서 껴안아 버렸다. "뭐, 뭐하는.." "일리안." 그녀의 말을 키리온은 가볍게 끊고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 듯이 말했다. 그녀는 키리온이 그녀를 부르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는 다음 말을 기다 렸다. 다음 말을 기다리는 그녀를 향해 키리온은 나직하고 듣기 좋은 목소 리로 입을 열었다. "세상에는 말이야.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더 많은 법이야." "알고.. 있어." "그리고.."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를 꽉 껴안은 채 다시 속삭이는 듯한, 그러 나 힘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는 네가 그런 모습을 보이도록 놔두진 않아. 날 믿으라구. 이 말은 절 대로 지킨다. 내 모든걸 바쳐서라도 말이야." 그녀는 그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는 잠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채 가만 히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키리온을 돌아보지 않고, 옅은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키리온... 나 오늘.. 이상태로 자도 될까?" "물론." "키리온?" "응?" "고마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키리온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모 닥불이 타닥거리며 타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쪽에 누워있던 올리에와 타데안이 몸을 한번 뒤척였다. Story Of Fantasy -164- -------------------------------------------------------------------------------- Ip address : 211.221.40.129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Win 9x 4.90)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일리스와 키리온의 이야기 소리가.. 나직하지만 무척이나 커다랗게 잘 들려 왔다. 타데안, 그는 일리스와 키리온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히 누워있다가 눈앞에 보이는 애꿎은 땅바닥을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가끔씩 너무도 절실히 느끼는 것이지만 자신이 어리다는 것. 그것은 그가 뭐라고 변명을 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좋아한다면서.. 그건 언제나 말뿐인 것 같다. 정작 일리스가 힘들 때는 자 신만의 생각으로 가득 차서는 위로의 말한마디 꺼내지 못했다. 괜찮을 리가 없다고, 평소와 같을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 어제 밤이 아니었던가? 그런 데 일리스의 잊었다는 말 한마디에 정말로 괜찮은 것으로 착각해 버렸다. 아니.. 정말로 괜찮을 거라고, 굳이 그가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고 그렇게 자위해 버렸다. 한숨이 터져나왔다. 얼마나 그 자신이 얼마나 바보인지 절실히 느끼고 있었 다. 다시금.. 일리스와 키리온의 대화가 들려왔다. 그가 깨어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두 사람은 얼굴이 뜨거워지는 말을 잘도 주고 받았다. '아아.. 젠장..' 그는 몸을 한번 뒤척이며 옆으로 누웠다. 그가 누워서 바라본 곳, 그곳에서 올리에가 모포를 감은채 축축히 젖은 눈으로 가만히 일리스와 키리온의 이 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가 놀란 눈으로 그것을 쳐다보고 있자 올리에는 작 은 동작으로 눈을 비비고는 아주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돌아누웠다. 그가 아직 어린 것은 분명했지만, 절대로... 닮지 말아야 할 사람이 키리온 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후, 키리온과 일리스가 더이상 말을 주고 받지 않았다. 타닥거리는 모 닥불 소리만 들려오자 그는 잠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감 을수록 더욱 정신이 뚜렷해지자 몇번이나 몸을 뒤척였다. 그렇게 계속해서 몸을 뒤척이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져 왔다. 그는 더 이상 누워 있어봐야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자 눈을 비비고는 그 자리에서 몸 을 일으켰다. "여어. 잘 잤냐?" "별로.." 그는 아침 인사를 건네는 키리온에게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가 그렇게 말할 때.. 올리에가 스르륵 몸을 일이키고는 키리온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 다. "키리온?" "응? 와앗?! 뭐, 뭐하는거야?" "흥. 메~롱이다." 올리에는 키리온의 정강이를 걷어차고는 웃으며 키리온에게 혀를 쭉 내밀고 는 씻기위해 물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 있는지 그 로써는 궁금할 뿐이었다. "으음.. 잘 잤다.. 노숙인데도 오랫만에 편하게 잤는걸." 한쪽에서 밤 새도록 새근거리는 소리를 내던 로안느가 기지개를 쭉 켜고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는 로안느를 바라보며 의미 심장한 한숨을 내쉬었다. "이봐! 방금 그 한숨의 의미가 뭐야?" "정말.. 가끔씩 로안느가 부러워지는군요." "아하하.. 나야 네가 부러워할 만한 것이 엄청나게 많.." "그 단순함이." 로안느의 이마에 핏줄이 '빠직'소리를 내며 튀어나오더니 그의 귀를 쫙 잡 아당기고는 '흥'하는 콧소리를 내고 씻기위해 올리에가 간쪽으로 걸어갔다. "사실을 말한 것 뿐인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귀를 살살 문질렀다. 한쪽에서 일리스가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그에게 아침 인사를 건냈다. "헤에. 타데안씨. 좋은 아침이지요?" "하핫. 일리스. 역시 오늘도... 저와 결혼해 주세요." "헤헷.. 타데안. 역시 오늘도 너무.. 재미있어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살짝 - 이라곤 하지만 힘 이 엄청나다 - 때리고는 그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며 역시 씻으로 가 버렸 다. 씻으로 걸어가던 일리스는 뭔가 생각이 난 것인지 뒤로 휙 돌아서는 그를 바라보고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그를 향해 말했다. "타데안씨는.. 바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확실히 그는.. 바보였다. 일리스가 웃으며 아침인사를 건네자.. 정말로 평 소와 같은 말밖에, 평소와 같은 반응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에이.. 씨." 그는 머리를 심하게 긁적였다. 그냥 간단한 빵으로 아침을 때운 그의 일행은 또다시 길을 따라 빠른 속도 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말로.. 날씨는 너무도 좋아서.. 비나 한바탕 쏟아 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내일 저녁쯤이면.. 벌딘 성에 도착하겠군.." 키리온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앞쪽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로써는 처음 들어 보는 지명. 거기다.. 성이라니. 왜 성으로 가고있는 걸까.. 에 대한 의문에 그는 입을 열었다. "벌딘.. 성이라니요?" "아아.. 벌딘 마을이라고 해도 되지만, 일단 마을 자체가 성벽으로 둘러싸 져 있는데다.. 거의 왕궁과 비슷할 정도의 성도 존재하니까." "으음.. 신기한 곳이군요." 그가 턱을 만지작 거리며 그렇게 말하자 키리온이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다 시 말했다. "그다지 신기한 것은 아니지. 대륙의 북부는 처음부터 오드나스 왕국 하나 만으로 이루어 졌던 것이 아니니까." "아! 그럼... 벌딘 성이라는 곳은 예전에 다른 국가의 수도.. 였던가 보군 요." "뭐.. 그렇긴 하지. 그런데... 음. 어이. 올리에. 벌딘이 어느 나라의 수도 였지?" 키리온은 말을 하다가 올리에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 그렇게 물었다. 질문을 받은 올리에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키리온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기사도의 나라라고 유명한 곳이잖아! 그리고 이레이니안의 움직임을 막은 기사 프랜실론의 조국인 곳." "아. 맞아! 타데안. 거기라는 군." "그래요? 그런데.. 그 프랜실론이라는 사람은.. 유명한 기사인가 보죠?" 그의 말에 키리온과 올리에는 아주 놀랍다는 듯이 타데안을 바라봤다. 옆에 서 묵묵히 걸어가고 있던 일리스가 당연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물론 유명하지요. 프랜실론이라면 모든 기사들의 우상. 그리고 이레이니안 의 거칠 것 없는 움직임을 멈추게 만든 그 시대에 가장 강한 기사였으니까 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무척이나 동경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 사람의 생 각을 하는 듯 했다. 왠지 모르게.. 이럴 때의 일리스는 무척이나 어린티가 나 보였다. "왜, 왠지 일리스 답지 않아.." "하핫. 이해하라구. 일리안은 프랜실론의 엄청난 팬이거든. 일리안이 기사 가 되겠다고 다짐한 것도.." "프랜실론의 영웅담을 듣고 나서라지. 후훗." 키리온과 올리에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는 프랜실론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단 한번도 들어본 일이 없기에 그와 가장 비슷한 상대인 로안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어이. 아줌마. 프랜실론이라는 사람.. 알아?" "... 그게 사람에게 질문하는 태도냐?!" 로안느는 라미니아와 이야기하고 있다가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화난 미 소를 띄웠다. 그가 그 미소를 보고는 어깨를 으쓱 거리자 로안느는 아주 자 랑스럽게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는 입을 열었다. "오호홋.. 당연히 알고있지. 그 이레이니안이라는 녀석은 대륙의 북부에서 만 활동했었기에, 남쪽에는 이름만 알려졌으니까. 그 이레이니안에게 죽은 프랜실론이 대륙의 남부에서 그렇게 유명할 이유는 없지." "그런데.. 로안느는 알고 있나요?" "그게 바로 세월의 차이라는 거야." "흐응.. 늙은 것 티내는 것이 아니고?"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로안느가 다시 흥분하 며 그의 머리로 뭔가를 던졌지만 그다지 아프지 않았기에 피식 웃음을 흘리 고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한참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걸음을 옮기던 키리온이 걸어가다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듯이 손가락을 튕기고는 입을 열었다. "아하. 그러고 보니 요즘이 벌딘에서 경매를 하고 있을 시기로군." "에? 아! 정말 그렇구나." 키리온의 말에 일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그 경매에 대해 키리온과 이야 기 하기 시작했다. 경매같은 것에 그다지 취미가 없는 그로써는 그다지 듣 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다. 걷다보니 왠지.. 뭔가 출출하다는 생각에 그는 짐속에서 마른 고기를 꺼내 서는 입에 물었다. 그리고 아무 말없이 걷고 있는 라미니아의 곁으로 다가 가서는 고기를 내밀며 말했다. "드실래요?" "아.. 고마워요. 그렇지만.. 사양할래요." 라미니아는 그가 내미는 마른 고기를 보고는 가볍게 사양의 뜻을 표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그는 라미니아가 필요없다고 하자 그것을 다시 짐 속에 넣 고는 마른 고기를 씹으며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 그렇게 말을 아끼고 있으면 심심하지 않나요?" "네?" "그러니까..." 그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해야 할 말을 생각하고 있을 때.. 라미 니아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다지 심심하지는 않답니다. 여러분들은 정말 재미있는 분들이니까요."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눈을 살짝 감고는 너무도 순진 하게 웃는 모습이... '예, 예쁘잖아..' 그가 라미니아를 멍한 얼굴로 쳐다보자 라미니아 또한 그를 한참 바라보다 가 입을 열었다. "아! 타데안씨. 침이 흘러요." "에? 아.. 죄, 죄송합니다." 그는 라미니아의 갑작스러운 말에 급하게 입 주위를 닦았다. 그러나.. 침을 흘렸을 리가 없었다. 그가 황당한 눈으로 라미니아를 쳐다보자 라미니아는 무척이나 의문이 든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정말로 속는군요. 그런데.. 뭐가 죄송하다는 거지요?" 정말로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앞서 걸어가던 키리온이 그에게 슬그머니 다가와서 아주 능글맞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핫.. 타데안. 무슨 생각을 한 거냐?" "이, 이상한 생각은 안했어요! 그런데.. 라미니아는.. 그런건 또 어디서 배 운 거에요?" "아! 일리스양이 타데안씨가 그렇게 절 쳐다보면 한번 해보라고 하더군요. 뭔가.. 이유가 있는 것인가요?" 그는 라미니아의 말에 일리스를 급하게 돌아봤다. 일리스가 그를 향해 귀여 운 웃음을 짓고는 혀를 쑥 내밀었다. 저것은 분명히... 그날밤.. 놀라게 한 데에 대한 복수일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하아.. 정말 알기 쉬운 성격이군."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Story Of Fantasy -165- [kid] Story Of Fantasy -165- 2002/01/05 01:41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5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넓다랗게 펼쳐진 지평선의 끝에 걸린 것 같은 성벽이 눈에 보였다. 로안느, 그녀의 오른쪽 옆쪽으로 흐르는 그다지 크지 않은 강이 그 성벽의 아래로 유유히 지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멀리 보이는 검은색을 띄는 성벽을 바라보며 속으로나마 약간 감탄 성을 내질렀다. 일국의 수도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규모. 비록 아주 오래전 에 한 나라의 수도였던 곳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몇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하다는 것이었 다. "대단, 대단해.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해도 믿을 정도 인걸." 그녀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그녀의 옆쪽에서 일리스가 쑥 튀어나오며 그녀의 주위를 맴돌더니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헤에.. 로안느도 역시 아가씨였군요. 잊고 있었어요." "아니 일리스양. 그건 잊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저 아줌마의 모습을 보고 귀한집 아가씨라는 것을 떠올릴 수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에요." 그녀는 일리스와 타데안의 이야기를 듣고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그 두사람 을 쳐다보며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리고 그녀 에게 시선을 집중시킨 일리스와 타데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휴.. 너희들은 사람의 솔직한 감상을 왜 한번 꼬아서 듣는거니? 그러니까 속이 꼬였다는거야." "아아. 로안느는 아가씨가 아니었구나." "물론이지요. 일리스양. 로안느는 아줌마라구요." "이야기가 어떻게 그렇게 되는거야?!"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며 타데안의 오금 - 무릎의 뒤쪽 - 을 힘껏 걷어찼다. 타데안의 다리가 앞으로 푹 꺽이며 넘어질 듯 휘청거렸다. "뭐, 뭐하는 거야? 이 노처녀 아줌마야!" "누차 말하는 것이지만 노처녀가 아줌마로 될 수가 있다고 생각하냐? 이 단 세포야!" 그녀와 타데안은 또다시 서로 투닥거리며 싸우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와 타 데안의 싸움을 가만히 지켜보던 일리스는 콧등을 살짝 긁적이고는 몸을 휙 돌리며 툭 던지듯이 말했다. "유치해." 그녀와 타데안은 동시에 말싸움을 멈추고는 일리스를 바라봐야 했다. 아마 도.. 둘이 동시에... '일리스 네가 그런 말을 할 처지냐..'라고 외치고 있 는 듯 했다. 커다란 성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그 좌우로 창을 든채 벽에 기대어서는 꾸 벅꾸벅 졸고있는 두명의 경비가 보였다. 그녀의 일행은 정말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벌딘 성 안으로 들어갔다. 성 안쪽은 빽빽하게 늘어선 집들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왠 지 모르게 활기차 보이는 모습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응? 저건.. 뭐야?" 마을 안쪽으로 들어온 그녀의 일행이 다리위를 지날 때, 타데안이 한 곳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마을 전체가 돌로 지어졌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랄만한 것이었지만.. 그 돌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서 그 것을 강과 이어놓 고 있었다. "음.. 구멍의 안쪽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데? 아닌가? 일리스. 저건 뭐야?" 그녀가 타데안이 가리킨 그것을 보며 일리스를 향해 질문을 던지자 일리스 는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하수도 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하수도." 일리스는 여전히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그녀는 그 얼굴을 쳐다보며 일리스 에게 뭔가 물어본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었다. 그녀 의 그런 의문을 키리온이 담담한 어조로 풀어 주었다. "그러니까.. 저 집들의 안에서 쓰인 물이 이리로 흘러나오는 거지." "뭐, 뭐라구? 그런 구조물을 인간이 지을 수 있다는 말이야?" "음? 난 인간이 지었다고 말하지는 않았는데?"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 말에 그녀와 타데안이 의 아함이 가득찬 눈빛으로 키리온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와 타데안의 눈 빛을 한몸에 받은 키리온은 약간 무안했던 것인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 했다. "당연하잖아. 이 성 자체가 드워프의 작품이야. 특히 저 하수도의 경우는 그 자체가 미로라고 할만큼 복잡해. 아마 들어가서 길을 잊어버리면 살아나 오기 힘들 걸."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언제나 그렇듯이 성 안의 지리를 잘 알고있는 듯 이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키리온의 설명에 혀를 내두르고는 그 뒤를 따라 서 느리지 않은 걸음을 옮겼다. 드워프의 작품.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성 안의 건물들 전체가 하나의 예술 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 드워프의 작품들을 모두 보기 위해 바쁘게 두리번거렸다. 그런 그녀의 눈에 꽤나 커다란 건물이 하나 눈 에 띄었다. 단층의 건물인데 비해 엄청난 높이. 그리고 지붕이 둥그스름한 모양으로 그 가운데는 무척이나 뾰족했다. 뭔가.. 특이한 것 같은 그 건물을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자 일리스가 그녀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말했다. "저곳에서 경매를 한답니다." "에?" 그녀는 일리스가 너무도 친절하게 그녀의 궁금증을 풀어주자 그녀가 놀란 눈으로 일리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눈길을 받은 일리 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키리온의 뒤를 따라서 걸어가고 있었다. "뭔가.. 잘못 먹었나.."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키리온의 뒤를 따라갔다. 이리저리 걸어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그녀의 일행은 커다란 여관 안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가 있었다. "여어! 이거 키리온아니냐? 이거.. 몇년만이지?" 여관 안으로 들어서자 여관의 주인은 키리온을 보고 무척 반가워하며 인사 를 건네고는 다가왔다. 키리온은 여관주인이 인사를 받자 시원하게 웃음을 짓고는 짐을 바닥에 내려놓고 여관 주인의 손을 덥썩 잡았다. "오랫만이지요?" "오. 그래. 그런데.. 아버님은 먼저 뵙고 온건가?" 여관 주인의 말에 키리온은 웃고 있었지만 약간은 분위기가 틀린 그런 얼굴 을 만들어내었다. 키리온은 여관주인과 악수를 하고있던 손에 더욱 힘을 주 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 이야기는 그다지 듣고 싶지 않군요." "녀석. 아직 어리군." 여관 주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키리온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등을 돌렸다. 여 관 주인의 말에 키리온이 약하게 이를 갈고는 짐을 내려놓은 채 등을 돌리 며 일행에게 입을 열었다. "대충 짐을 두고 나가자구. 뭐, 일단.. 내 검부터 손좀 보러갈까.. 좀 막 다룬 감이 없지 않아 있으니까." 왠지 키리온이 드물게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며 말했다. 그렇게 말한 키리온 은 일행의 의도는 신경쓰지 않고 밖으로 걸어나가 버렸다. "헤에.. 키리온은.. 여전하네." "저녀석은.. 애라니까." 그녀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내용의 대화를 올리에와 일리스가 나누고 있 었다. 왠지 모르게 궁금증이 도진 그녀는 여관 밖으로 걸어나가며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 키리온이.. 왜 저러는거야? 전혀 평소답지 않잖아." "아아. 이 성의 영주, 즉 발리엔스 후작이 키리온의 아버지이거든요. 그런 간단한 이유라서 그래요." '전혀.. 간단하지 않아.'라고 속으로 중얼거린 그녀는 부연설명을 바라는 눈빛을 올리에에게로 돌렸다. 올리에는 그 신관 특유의 영업용 스마일을 띄 우고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키리온의 가정사랍니다. 그런 것은 이야기 해주기 조금 껄끄럽지 않을까요 ? 정 알고 싶으시면 키리온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왠지.. 얼굴은 웃고있지만 어투는 그녀를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 는 약간 무안한 표정을 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곁에서 타데안은 키 리온의 그런 일들이 전혀 궁금하지 않다는 듯이 손을 깍지껴서 뒷목을 받치 고는 휘파람을 불며 걸어가고 있었다. "타데안. 넌 궁금하지도 않아?" "뭐가?" 그녀의 질문에 타데안은 시선만 약간 돌리고는 그렇게 물었다. 그녀가 당연 하다는 듯한 시선을 타데안에게 던지자 타데안은 다시 시선을 앞쪽으로 돌 리고는 여전히 깍지낀 손으로 뒷목을 받친채 입을 열었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말이야."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다시 말하기 시작 했다. "저기 일리스같은 미소녀 뿐이라구. 키리온 같이 덩치크고 징그러운 남정네 의 사생활 따위는 알고싶지도 않... 켁!" 키리온이.. 타데안의 뒷통수를 멋지게 후려치고는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왠지 키리온 답지 않은 반응. 그녀는 키리온의 그런 반응에 한숨을 내쉬고 는 입을 열었다. "제 무덤을 파는구나." "쳇.. 어린애같이 꽁해서는." 타데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키리온에게 맞은 뒷머리를 슬쩍 쓰다듬으며 걸 음을 옮겼다. 먼저 걸어가던 키리온은 넓은 길가에 들어서 있는 건물중 꽤 커다란 건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뭔가.. 대단하잖아." 그녀는 그 건물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그렇게 중얼거렸다. 넓은 벽. 그 전체에 걸려있는 엄청난 숫자의 무기들. 그리고 방의 한가운데 놓여져 있는 유리 장식장 안에 들어가 있는 섬세한 세공의 보석들. 그녀는 그 휘황찬란 한 보석을 보고는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들이대고는 바라보기 시작했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는 것도 아닌데.." "닥햡!" 그녀는 옆에서 중얼거리는 타데안의 얼굴을 가볍게 날려버리고는 그 보석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대륙 전체를 뒤져도 찾아보기 힘들만한 보석들을 보 자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뭐하는 거냐?! 그것들은 파는 물건이 아니야!" 그녀의 뒷쪽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놀란 그녀는 무척 이나 놀란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몸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분명히 뒤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아무도 없 었다. 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 그곳에 서있던 일리스가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응?' 그녀는 의아함을 품고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흰 수염에 주름살. 작 달막한 키에 넓은 어깨를 가진 한 할아버지가 그녀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 다. "뭐야?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거냐?! 드워프 처음 봐?!" "네!" 그녀는 그 드워프의 말에 단호히 대답하고는 드워프의 얼굴을 머리속에 완 전히 새겨넣으려는 듯이 그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왠지.. 자신이 일리스를 무척이나 닮아간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지만.. 확실히 신기한 것은 신기한 것이었다. "에잇! 요즘 젊은 것들은.. 그나저나.. 네놈!! 내가 만든 필생의 역작을 그 렇게 낼름 훔쳐간 주제에 뻔뻔스럽게 다시 나타났구나. 오늘은 네놈의 그 다리몽둥이를 분질러서라도 그 검을 돌려받고야 말겠다!!" 그 드워프는 그렇게 말하고는 키리온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걷는 모양 은 성큼성큼인데.. 왠지 너무 느리다는 생각을 한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여어. 영감. 아직 죽지않고 살아있었군. 그런데.. 이거 날이 빠져버렸어. 어떻게 못고치는건가?" 키리온은 자신을 향해 엄청난 분노를 표출해보이는 그 드워프에게 등에 매 고있던 검을 턱하니 보여 주었다. 키리온이 내놓은 검을 본 드워프는 그 검을 잡고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 고.. 그 하얀 수염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눈에서 불을 뿜 어낼 것 같은 눈동자로 키리온을 올려다보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네, 네놈!! 도데체 검을 어떻게 썼기에 이모양이 된단 말이냐? 이 검의 날 이 빠져버리다니!! 네놈의 무식함은 20년간 엄청나게 봐왔지만 이제는 아예 상식을 뛰어넘어 버리는구나!" "아아.. 그것. 5대명검이라는 물건중 몇개와 몇번 부딪혔더니 그렇게 되더 군. 영감. 물건이 안좋은 것을 나에게 따지지 말라구." "네, 네놈!!" 키리온은 그녀가 보기에는 무척이나 뻔뻔스러운 듯한 표정과 제스쳐를 취하 며 그 드워프를 향해 그렇게 말했다. 키리온의 말을 들은 그 드워프는 키리 온을 잡아먹을 듯이 날뛰었지만 키리온의 그 드워프의 난동은 콧방귀 한번 에 가볍게 날아가 버렸다. "정말..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라니까." 그녀의 옆에서 타데안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키리온은 여전히 그 드워프를 내려다보며 검을 고쳐주기를 강요하고 있었다. '왠지.. 어린 애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은 내생각 일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키리온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날 것 같 지 않자 일리스가 조용히 둘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드 워프에게 건네었다. "함스노튼씨. 이걸로 일단 진정해 주세요." 일리스는 그렇게 방긋 웃으며 함스노튼이라는 드워프에게 그녀가 예전에 한 번 본 적있는 맥주가 들어있는 뭔가를 건네었다. "호오.. 뇌물이라는 건가?" 타데안이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일리스가 맥주를 그런 의미로 준 것이라고 는 생각되지 않았다. 함스노튼은 일리스가 건넨 그 맥주캔을 받아들자 그것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기 시작했다. 처음보는 물건에 무척이나 호기심이 동한 것인지 이리저리 만져보던 함스노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마게를 땄다. "달칵!" 맥주캔이 따지는 소리가 들리자 함스노튼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 안에 든 내용물의 냄새를 한번 맡아보고는 그것을 단번에 마시기 시작했다. "크하핫. 좋군. 젠장! 이런걸 받아버리다니. 좋아. 내일 아침까지 고쳐주 지." 함스노튼은 그렇게 말하고는 두말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키리온이 우유부 단한 노친내라고 중얼거렸지만 함스노튼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의 일행이 건물 밖으로 나가려 하자 몸을 돌리고 있던 함스노튼이 갑자 기 다시 그녀의 일행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이봐! 거기 숲의 꼬마." "네?" 함스노튼이 대뜸 낮춤말로 라미니아를 불렀지만 라미니아는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몸을 돌려 함스노튼을 내려다 봤다. "그 어깨에 걸린 활. 그것도 내놔." 함스노튼의 갑작스러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라미니아가 작달막한 함스노 튼을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다 보았다. 그런 라미니아의 시선을 받은 함스노 튼은 걸걸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네녀석의 그 활은 그렇게 둔다면 몇년 이내에 부러질거다. 그걸 바라는거 냐?" "음.. 아니요." 라미니아는 잠시 생각한 후 그렇게 대답하고는 언제나 어깨에 매고 다니던 활을 선뜻 함스노튼에게 내밀었다. 함스노튼은 라미니아의 그 활을 받아서 는 다시 찬바람이 불어오는 동작으로 몸을 돌려버렸다. "감사.. 합니다." 라미니아가 머리를 숙이며 그런 감사의 말을 전하자 함스노튼은 안으로 걸 어들어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인간을 닮아버린 멍청한 드워프일 뿐이야." 함스노튼은 그렇게 말하고는 안쪽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함스노 튼의 그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몸을 돌렸다. "뭘 그렇게 어렵게 사는건지.." "당신이 너무 단순한거야." 그녀의 나직한 중얼거림을 들은 타데안이 단호히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타 데안의 그 단호한 말에 단호히 타데안의 턱을 올려쳐 버리고는 걸음을 옮겼 다. "자자. 그럼 경매를 구경이나 하러 가 볼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앞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경매라.. 좋은 물건 이 나온다면 하나 사 볼까.. 도 생각하는 그녀였다. Story Of Fantasy -166- [kid] Story Of Fantasy -166- 2002/01/05 01:41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36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타데안, 그는 경매따위는 언제나 있는자들의 사치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리 고 그 생각이 지금에 와서 갑자기 바뀌지는 않았다. 그러나 확실히 일리스 의 목에 아무런 장식도 없는 그런 목걸이보다는 뭔가 있어보이는 그런 것을 한번 걸어보고 싶었다. 돈이라면 얼마든지 가지고 있었으니 전혀 문제될 것 은 없었다. "그런데 경매를 하는 곳이 꼭 이렇게 커야할 필요성이 있는건가?" "뭐, 원래는 경매를 하기위해 만든 곳이 아니라지만.. 지금은 그렇게 쓰이 고 있으니까." 그의 질문에 키리온이 가볍게 대답하고는 그 커다란 건물 쪽으로 다가갔다. 건물의 입구쪽으로 여러 사람이 드나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입구의 좌우로 약간은 휘황찬란한 복장을 입고있는 경비병들이 그의 일행을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일행이 일직선으로 걸어가서 경매를 한다는 그 건물의 입구로 다가가 자 그만히 서있던 경비병이 절도있는 동작으로 그의 일행이 건물 안으로 들 어가는 것을 막았다. "경매에 참가하지 않으실 분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말은 아주 정중했지만 어투는 그다지 정중하지 않았다. 그는 그제서야 그의 일행을 한번 쓰윽 훑어봤다. 확실히 오랜 여행에 찌들려 꽤나 너저분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는 자신이 경매에 참가할 것이라는 의도를 밝히기 위해 자신의 짐을 뒤지 기 시작했다. 그런 그보다 일리스가 조금 더 빨랐던 것 같았다. "에헤.. 저희는.. 아마도 경매에 참가할 거에요." "구경을 하는 것은 참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경비병들은 단호했다. 그 말을 들은 일리스는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뭔가를 꺼냈다. 그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의 일행을 막고있던 경비병들도 마찬가 지였다. 일리스는 어느새 가방에서 한 손으로 겨우 쥐어지는 크기의 붉은색 루비를 꺼내들고는 경비병들을 향해 예의 그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아.. 출품을 하실.. 여행자분들이시군요.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일리스를 포함한 그의 일행은 그 덕에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안으로 들 어왔다. 일리스를 뒤따라 들어갔던 로안느는 일리스의 가방을 향해 무한대 의 관심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일리스. 네 가방안에는 도데체 뭐가 들어있는거야?" "에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걸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메고 다니던 가방을 로안느쪽으로 열어보였다. 정말로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기에 로안느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입을 다물어야 했다. 그는 일리스야.. 워낙에 그렇고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알 수없는 일 따위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것 은 건물의 엄청난 크기였다. "이 건물이 폭삭 무너지면.. 상당히 재미있는 연출이 일어나겠는걸."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일행이 걸음을 옮기는 쪽으로 따라갔다. 한참 복도 를 걸어가서 나온 곳은 넓다란 홀이었다. 백명정도는 가볍게 수용할 정도의 넓은 공간. 그 공간의 앞쪽에 높다란 단상이 지어져 있었다. 안쪽에는 이제 막 경매가 시작하려는 듯이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는 경매에 나올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두 정숙해 주십시오. 그럼 오늘 경매를 시작하겠..." 그의 일행이 자리에 앉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매가 시작되기 시작했 다. 확실히.. 경매에 나올만큼 물건이 좋긴 했다. 그러나 여러가지 물건을 보면서도 정작 그의 마음에 드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슬쩍 옆에 앉아있는 일리스의 목으로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 그는 그것이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왠지.. 싸구려티가 난다구.'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여러가지 경매물품은 그냥 한귀로 듣고는 한귀로 흘 리고 있었다. 물론.. 한쪽에 앉아있는 올리에와 로안느는 무척이나 좋아하 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이번에 경매할 물품은 북부에 존재했던 한 왕국의 여왕이 소지했다고 하는 목걸이 입니다. 이 목걸이는..." 그가 바라던 물건이 운 좋게(과연 좋은거냐? 훗..) 경매에 튀어나툭하니 내 걸렸다. 그는 그 목걸이를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줄은 순수한 금으 로 이루어진 것 같았다. 순수한 금, 그 특유의 색이 잘 보였다. 그리고 앞 쪽에 매달려 있는 붉은색의 루비는 몇각형으로 깍여있는지 모를 정도로 세 공이 잘 되어있었다. 붉으면서도 무척이나 투명한 느낌. '저거다..' "그럼 금화 100개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가격을 부르는 소리가 여러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 다. '쪼잔하게... 101개, 102개 이런 식이냐..?' 그는 그렇게 턱을 긁적이며 앉아있다가 웅성거리며 복잡한 와중에 위로 손 을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500개." 그의 외침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로 몰려 들었다. 약간은 우쭐함을 느낀 그는(애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오.. 오백 오십!" "800개!" 그는 한쪽에서 가격을 올리자 대뜸 그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불렀다. 경매 장 안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뚜렸하게 들려왔다. "아, 그.. 금화 800개. 800개 입니다. 더 이상 없습니까?" "처.. 천개!" 뭔가.. 저 목걸이를 꼭 손에 넣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로써도 그다지 양보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만약 여기서 그가 더이상 금액을 부르지 않는다면 금화 1000개에 저 목걸이를 산 사람은 땅을 치며 후회를 할 것이 뻔했다. 어차피.. 그런 것으로 미움 받고 싶은 생각 또한 없었다. "2000개!" 일순간 안쪽이 조용해졌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확실히 적은 돈은 아니었다. 아니.. 무척이나 많은 돈이었다. 그의 일행마저도 놀란 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타, 타데안.. 너.." "서, 설마.." 그의 일행이 모두 눈을 크게 뜨고는 놀라고 있었다. 일리스도 무척이나 놀 란 듯이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기분좋게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우와! 타데안씨. 드디어 애인이 생겼나봐요. 축하해요." 그는.. 잠시 비틀거리다가 몸을 가누고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은 눈으로 일 리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일리스가 여전히 아주 기쁜 얼굴로 자신을 바라 보고 있자 그는 낮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저었다. 금화 2000개의 위력에 눌린 것인지 더이상 가격을 올리는 사람이 없었다. 경매를 진행하는 사람조차 그 가격에 무척이나 놀란 듯이 잠시 멍하니 있다 가 입을 열었다. "아, 그, 금화 2000개에 낙찰 되었습니다." 사회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커다란 돈을 정말로 가지고 있느냐.. 라고 하는 눈이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경매의 사회를 보던 사람에게 품 속에서 꺼낸 종이를 던져주고는 말했다. "그걸 수도로 가져가면 돈을 달라는 만큼 줄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탁자위에 놓여져 있던 목걸이를 가지고 가지고 아래 로 걸어내려왔다. 그가 건네준 종이쪽지를 받은 경매의 사회자는 불신의 눈 빛을 띄우고 있었다. '확실히.. 국왕의 서명이라는 것이 드물긴 한 모양이네..' 그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떠올리고는 아래로 내려와 그를 향해 정체 불명의 미소를 짓고있는 일리스에게 다가갔다. "저기, 일리스?" "네?" 여전히 웃는 얼굴. 그는 일리스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잡았다. 그냥 은 색일 뿐 아무런 장식도 없는 그런 것. 그는 그것을 잡은 채 입을 열었다. "이것보다는..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것이 더 좋지 않나요?"(단순한놈. 이놈 은 애다.) "싫어요." 일리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일리스의 그런 단호한 말에도 포기하지 않고는 일리스의 목걸이를 잡은채 손을 뒤로 잡아 당겼다. -뚝- 뭔가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손에 걸려있던 목걸이가 너무도 쉽게 끊어져서는 일리스의 목을 타고 아래로 주르륵 흘러 내렸다. "바, 바보.." 뒷쪽에서 로안느가 가볍게 한숨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소리에 로안 느를 한번 쳐다봤다가 다시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가 평소와 다르게.. 웃지 안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당신.. 정말 싫어." 일리스는 정말로 그가 처음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려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일리스의 뒷모습을 바 라보고 있자 뒷쪽에서 여러가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짐승." "천하의 바보." "정말로 죽어버렷." 그는 그런 소리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못한채 멍하니 일리스의 뒷모습 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이미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 같은데?" "뭐, 일리안이 정말로 드물게 화를 낸 상태니까. 얌마. 정신차려." 그는 옆에서 키리온이 부르는 소리를 들음과 동시에 일리스가 나간 쪽으로 뛰어 나갔다. 어지러운 복도를 얼마간 빙빙 돌아서는 한참을 뛰어다닌 끝에 일리스가 목에 목걸이를 다시 걸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헤에. 타데안씨. 무슨 일이에요?" 일리스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왠지 이렇게 쫓아온 그 가 바보같았다. 일리스는 끝을 두번이나 묶은 그 목걸이를 목에 다시 걸고 는 그의 곁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물건이 좋고 나쁘고가 문제가 아니랍니다." 일리스의 그 말에 그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너무도 당연한 것을.. 잊고 있 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의 그런 반응을 보고있던 일리스는 갑작스럽게 웃는 얼굴을 풀고는 차가 운 표정을 보이며 말했다. "그리고.. 이 목걸이를 건드리는 것을 다시는 용서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버렸다. 분명히 진심이라는 것이 그의 눈에도 보 였다. 그가 놀란 표정으로 일리스를 보고있자 일리스는 곧 표정을 풀고는 평소처럼 웃는 얼굴로 그의 팔에 달라붙으며 입을 열었다. "헤에. 그럼 가요. 로안느와 올리에가 마지막에 괜찮은 물건을 살거라고 기 대하고 있더네.." '이, 이여자야. 가슴이.. 닿잖아..' 그는 순간순간 변하는 일리스의 표정에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붉히고는 시 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쿠우웅!" 뭔가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땅이 부르르 떨려오며 바닥이 쩍 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잡아요." 일리스가 급하게 그렇게 말하고는 뭔가를 외웠다. 그와 동시에 바닥이.. 허 물어지기 시작했다. "큭!" 머리의 뒷쪽에 강한 충격이 오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Story Of Fantasy -167- [kid] Story Of Fantasy -167- 2002/01/10 00:56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6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차가운 무언가가 온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 그는 그 느낌에 떨어지기 싫어 안간힘을 쓰는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머리의 뒷쪽이 욱신거리는 것으 로 보아서는 어지간히도 세게 부딪힌 것 같았다. 머리의 충격 때문인지 잠시 흐릿했던 시야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제서야 자신이 뭔가 부드러운 것을 머리에 받치고 있다는 것 또한 깨달았 다. 밝아온 시야에 보이는 것은.. 붉은 입술이었다. 그리고.. 그 위로 적당히 오똑하게 솟은 코. 그 위로는 가을 하늘이 비친 것 같이 시원하며 커다란 눈. 그는 그것을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그것이 일리스의 얼굴이라는 것을 뒤늦게야 눈치 챘다. "아!" 그는 일리스의 얼굴이 눈을 뜸과 동시에 보인다는 기쁨이 섞여있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와 동시에 일리스의 얼굴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의 딱 벌린 입과 일리스의 입술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 그는 그것을 바라보고 한참 있다가 입을 열었다. "아.. 저기.. 이, 일리스. 지금 뭘 하려고.." "아, 숨을 쉬지 않는 것 같았기에 인공호흡을.."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의 눈앞에서 그를 마주보며 방긋이 웃어보였 다. 그랬다. 즉, 그가 베고있는 것은 일리스의 다리.. 그리고.. 그가 조금 만 늦게 깨었다면 일리스와 극적인... '키, 키스!!!!' 조금만.. 몇초만 늦게 깨어났더라도.. 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갔 다. 그는 자신을 내다 보는 일리스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살포시 눈을 감고는 얼굴을 붉히고 말했다. "이, 일리스.. 하던일 마저 해도 괜찮아요." 그의 그 말에 빤히 그의 얼굴을 쳐다보던 일리스는 그의 머리를 받치고 있 던 다리를 순간적으로 치워버리고는 입을 열었다. "헤에. 그럼.. 어떻게든 나가는 방법을 한번 알아볼까요?" 그는 일리스의 말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느낀 뒷통수를 부여잡고는 바닥에서 끙끙거리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제서야 어둑어둑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는 바닥에 흐르는 물을 보고는 뒤쪽을 돌아봤다. 뒤쪽은 건물이 무너진 잔해로 꽉 막혀서는 도저히 뚫고 갈 수 있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동그란 원통형의 공간, 그 공간을 이루고 있는 벽에 도 꽤나 두꺼운 금이 가 있있었다. "휴우. 잘못했으면.. 죽을 뻔 했군요. 그나저나 일리스.. 위를 뚫고 가버리 면 안되는 건가요?" "위를.. 뚫고.. 음. 죽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은 없지만, 압사라는 것은 그다지 추천해 드리고 싶은 자살법이 아니랍니다." "그, 그렇긴 하군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보다 앞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그 의 그런 배려를 보고는 웃으며 그의 곁에 찰싹 달라붙어서 웃는 얼굴로 입 을 열었다. "헤에.. 소심한 타데안씨.. 난 그런 타데안씨가 너무 좋아!" "쳇, 그런 좋다는 말은 전혀 기쁘지 않다구요." "응.. 그럼 난 타데안이 너무 싫어!" "... 그냥.. 좋다는 것으로 해주세요." "에에.. 타데안씨 너무 우유부단하다.." '도, 도데체 어디가?!' 그는 더이상 이런 것으로 말해봐야 자신만이 더욱더 손해를 볼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냥 입을 다물어버렸다. 일리스는 그의 곁에 찰싹 달라 붙어서는 아주 기분좋은 웃음을 보이며 걸어가고 있었다. "저, 저기.. 다른 일행들이 걱정되지도 않아요?" "음.... 그게 전혀 걱정되지 않는걸요." "쳇.." 그는 일리스의 그 말에 혀를 한번 차고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일리스에 게 그만큼 믿음을 얻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적어도 그는 지금 일 리스의 등 뒤에는 설 수가 없는 것이다. 걸음을 걸어감에 따라 물이 찰박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어느정도 걸어 가자 갈래길이 나오기 시작하고, 그 수가 점점 많아지자 그는 자신이 어디 에 서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키리온의 그 '미로와 같다'라는 말은 정 말 거짓이 아닌 모양이었다. "일리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는 알고 있나요?"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이, 이미 자포자기 상태?!' 그는 그런 일리스의 상태에 경악하며 어쨋던지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몇번이나 갈림길을 지나가자 물길들이 모이는 꽤나 커다란 공간이 나타났 다. 그는 일리스보다 앞서서 그 물이 모이는 커다란 공간에 발을 딛었다. 물이 허벅지까지 차올랐다. 그는 그 차가움에 약간 인상을 찡그리고는 뒤로 돌았 다. "첨벙!" 일리스가 아래로 풀쩍 뛰어내려 물이 위로 튀어올랐다. 그보다 확실히 키가 작은 일리스는 거의 허리 아래까지 물이 차올라왔다. 일리스를 어깨에 올리 고 물을 건너가는 판타스틱한 꿈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던 그는 잠시 몸을 굳혔다가 '쳇'이라는 소리를 내고는 다시 앞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앗! 타데안씨 조금전 이상한 상상하고 있었지요?" "콜록!!" 그는 조금전까지 일리스를 어깨에 올렸을 때, 그 몸의 부드러움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재빨리 반박하지 못하고는 기침을 하며 놀란 눈으로 일리스를 바 라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그의 그런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는 그의 곁에 찰싹 달라붙어 서 걸어갔다. '인내심.. 시험이냐?' 그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앞으로 걸어가 물이 차오르지 않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일리스는 그곳으로 올라오자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옆으로 늘어뜨리고는 손으로 그 머리를 쥐어짜기 시작했다. 그는 일리스의 그 흰 목덜미를 쳐다보다가 얼굴을 붉히고는 시선을 일리스 의 뒷쪽으로 돌려버렸다.(네, 네놈은 남자가 아냐!) 어두움 속에서 어슴프 레하게 무엇인가가 보였다. "음? 일리스. 저건.. 뭐지요?" 그의 말에 일리스는 그녀의 뒷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검은색의 벽이 이어진 곳중 일부분이 조금전 땅이 흔들린 것의 여파로 인해 무너진 곳이 보였다. 그 안쪽으로 뻥 뚫린 공간. 그 공간안에 무엇인가 검 모양을 한 것 이 사람 모양을 한 것의 어깨를 뚫고는 땅에 깊숙히 박혀 있었다. 일리스가 어깨를 한번 으쓱거리자 그는 천천히 그것으로 다가갔다. 검은 바 닥에 박힌지 무척이나 오래된 듯, 그 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을 어깨에 박아넣은 채 바닥에 누워있는 한 사람. 정말로 그 몸 전체로 먼지가 하얗게 쌓여 있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 의 몸은 전혀 썩어들어가 있지 않았다. "이건.. 뭐라고 해야할까?" "음. 검을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 일리스는 그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바닥에 꽂혀있는 그 검을 잡았다. 그리고 그다지 어렵지 않게 그 검을 위로 뽑아올렸다. "읏차!" 일리스는 그런 기합소리를 내고는 검을 들어올렸다. 그 순간.. 마치 시체처 럼 - 마치가 아니라 조금 전까지 진짜 시체였다 - 바닥에 누워서 먼지를 덥 어쓰고 있던 그 사람이 눈을 번쩍 뜨고는 일리스의 다리를 덥썩 잡았다. "아앗!" 너무도 놀란 일리스와 그의 움직임이 한순간 멈추었다. 그 하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사람은 그 먼지를 뒤집어써 하얀 얼굴로 그와 일리스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 아름다우신 레이디. 제 이름은.." "꺄아아악!" "우와악!" 그는 가끔씩.. 일리스도 여자다운 비명을 지르는구나.. 라는 생각을 머릿속 으로 떠올리며 현재 일리스의 발에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그 사람에게 애도 를 표했다. 얼마정도 그 하얗게 먼지를 뒤집어쓴 사람의 얼굴을 꾹꾹 밟아준 일리스는 격한 숨을 몰아쉬며 그 사람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 사람은 일리스에게 밟힌 충격이 너무나도 큰 것인지 한동안 얼굴을 잡고는 바닥의 먼지를 닦아대다가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켰 다. 그리고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서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매, 매력적인 아가씨. 제, 제이름은.. 우왁!" 그 사람은 다시 일리스의 어퍼컷에 뒤로 나가떨어져서는 턱을 부여잡고 끙 끙거리다가 일어섰다. 그 끈질김에 일리스가 뒤로 약간 물러나자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더 이상 다가서지 않고 허리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레이디. 제 모습이 레이디를 놀라게 했다면 깊은 사죄를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일리스가 더이상 뒤로 물러나지 않자 그 사람은 일리스를 향해 머 리를 숙이고 가슴 언저리에 손을 가져가며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프랜실론이라고 합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에 자신을 프랜실론이라고 밝힌 그 사람이 머리를 들어올렸다. 그가 기억하기로 프랜실론은 분명히.. 400년 전 사람이 라고 했다. "이, 이봐! 당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프랜실론은 이미 400년 전의 사람이라구!" "아.. 400년이나.. 시간이 지나버렸습니까?" 그의 말에 프랜실론은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다는 듯이 태평한 얼굴로 그의 말을 받았다. 적어도 그는 그 사람이 프랜실론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기 에 그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 물론.. 일리스도 그와 같은 생각일 것이었 다. "프, 프랜실론?!" "네. 제가 바로 프랜실론입니다." 그 사람은 단호하게 그렇게 말했다. 그는 분명히 일리스가 그 말을 믿지 않 을 것이라 생각하고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싸, 싸인해주세요!!" 그는 일리스의 그 말에 잠시 비틀거렸다. 그리고 프랜실론 또한 일리스의 말에 어이가 없는 듯 일리스의 얼굴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리스가 내밀고 있는 종이를 받고는 입을 열었다. "저기.. 싸인이라 하심은.. 그냥 제 이름을 쓰면 되는 것입니까?" "네. 그리고.. 그 믿에는 친애하는 일리스에게. 라고도 써주세요." 일리스는 그 프랜실론의 싸인을 받아들고는 무척이나 기쁜 듯한 웃음을 지 었다. 그는 너무도 어이없는 마음에 일리스의 허리를 한번에 휘어감아 뒤쪽 으로 들어올리고는 말했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정체도 알 수 없는 사람 앞에서!" "그, 그렇지만.." "잠깐! 네 이놈! 그런 고귀한 레이디에게 그런 무례를 범하다니!" 그는 그 말에 프랜실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프랜실론은 무척이나 화가난 듯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향해 일리스가 뽑아 둔 검 을 들고는 입을 열었다. "나 프랜실론 세인트버스가 네놈에게 벌을 내리겠다!" "그, 그런 판에 박힌 닭살돋는 소리 하지마!"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프랜실론을 마주 바라보기 시작했다. 저런 멍청한 기사도의 표본같은 사람은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 잠깐.. 지금.. 프랜실론 세인트버스... 라고..' 그는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즉시 프랜실론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 잠깐. 당신.. 지금 프랜실론.. 세인트버스라고 했어?" "그래." "내.. 이름이 뭔것 같아?" 그의 질문에 프랜실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대답은 다른 곳에서 들 려왔다. "타데안씨!" "이잇! 일리스한테 물어본게 아니에요." "흐응.." 그와 일리스가 그런 말싸움을 하고있자 프랜실론은 또다시 발끈해서는 소리 쳤다. "뭐냐?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말이다!" "내 이름은.. 타데안 세인트버스.. 라고 하지."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뽑아들었다. 전체적으 로 푸른색을 띄우는 그의 검신에 하얀색 서리가 천천히 맺혀갔다. "뭐, 뭐야? 그 검은 내 아들녀석에게 준 비스마이언과 무척이나 비슷해보이 는군." "난.. 이 비스마이언을 어머니께 물려받았지." 그와 프랜실론은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 받고는 서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확 실히.. 그가 20살정도 나이를 더먹는다면 눈앞의 프랜실론 같은 얼굴이 될 것 같았다. "에에. 지금 두사람 동시에 이런 녀석과 피가 이어져 있다니.. 라고 생각하 고 계셨지요?" "오오. 레이디. 정확하신 지적입니다." "크아앙! 그런건 말하는 것이 아니라구요!!" 그는 일리스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눈앞의 프랜실론을 뚫어지게 쳐다보 기 시작했다. 어쨋건.. 그의 어머니가 있도록 만들어준 사람에게까지 검을 들이대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검을 도로 검집에 넣고는 몸을 돌려버렸다. "호오.. 내 후손중에 이런 망나니가 나온단 말이지.." "누, 누가 망나니라는 거냐?!" "타데안씨요!" "으아악! 일리스는 끼어들지 마요!" 그는 일리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프랜실론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기 시작 했다. 그의 그런 시선을 묵묵히 받아넘긴 프랜실론은 연륜이 느껴질만한 미 소를 짓고는 그의 곁으로 다가와 어깨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녀석이니 다행이다." 그는 프랜실론의 그 말에 얼굴을 붉히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그의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일리스가 또다시 무척이나 기쁜 듯한 목소리로 입 을 열었다. "아앗. 타데안씨. 부끄러워 한다.." "크악!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어, 어쨋건. 프랜실론 당신은 죽어야 하는 것 이 아닌가요? 죽은 인간이 왜 이리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이지요?" 그의 말에 프랜실론은 담담히 웃음을 지었고, 오히려 일리스가 몸을 흠칫거 렸다. 그는 일리스의 반응을 보고는 순간적으로 실수를 했다고 느끼고는 일 리스에게 말을 걸기위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프랜실론이 입을 열었다. "어쨋건.. 이레이니안을 막는 것은 내 몫이니까. 그녀에게 부탁했었지. 적 어도 이레이니안이 다시 나타날 때까지, 그를 막을 때까지는 살아있게 해달 라고."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가슴 언저리의 옷을 들어 그와 일리스 에게 그 부분을 보여줬다. 약간은 검은색이 깃든 갈색을 내는 단검이 손잡 이만을 남기고 프랜실론의 가슴 깊숙히 꽂혀 있었다. "맹세의 단검.. 이라는 것이군요." "오오. 높으신 안목이시군요. 레이디. 한번 보시고 정확히 알아내시다니." 그 단검을 본 일리스는 그것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내었다. 그는 일리스를 향해 맹세의 단검이라는 것의 정체를 물어보는 눈빛을 애절하게 보내었다. 그것을 눈치챈 일리스는 평소답지 않은 굳은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저 단검을 심장에 꽂음으로써 인간의 죽음을 막아주는 것이지요." "그, 그런 것도 있나요?" "네."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도 여전히 굳은 안색을 풀지 않았다. 약간의 침묵이 흐르는 사이.. 프랜실론은 여전히 일리스의 말을 들으며 웃음을 짓고 있었 다. 일리스는 그런 프랜실론의 시선을 받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심장에 단검을 꽂을 때, 그 단검을 꽂는 이는 한가지 무엇인가 이룰 것을 맹세하지요.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질 경우.." "이루어질 경우는?" 그는 일리스가 계속해서 뜸을 들이자 재촉하는 마음으로 다시 질문했다. 일 리스는..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리지 않고 프랜실론을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떼었다. "죽어요. 시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프랜실론을 향해 의문의 눈빛을 보내었다. 그러 나 프랜실론은 일리스의 그 눈빛에 답변할 마음이 없는 듯, 그 눈빛을 묵묵 히 받아넘기고는 자신의 어깨에 꽂혀있던 검을 허리에 있는 검집에 집어 넣 었다. "후우. 저는 저를 깨우러 올 사람은 그녀인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어쨋건.. 이레이니안은?" 그는 프랜실론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할지 망설였다. 분명히 이레이니안은 눈앞에 있는 일리스가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일리스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레이니안은.. 제가, 제 손으로 죽였습니다." 일리스의 그 말에 프랜실론은 움직임을 멈추고는 일리스를 뚫어지게 쳐다보 기 시작했다. 왠지 믿을 수가 없다는 듯한 눈빛. 일리스는 그 눈빛을 아무 렇지도 않게 받아넘기며 프랜실론을 쳐다보고 있었다. "왠지, 레이디의 말씀은 거짓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군요." "제 말이 거짓인지, 거짓이 아닌지는.. 위로 올라가서 그 증거를 보여드리 지요." 일리스의 말에 프랜실론은 허리를 꾸벅 숙이더니 입을 열었다. "네. 현명하신 레이디. 미천한 저에게 그런 친절을 베풀어주신다니 너무도 감사합니다."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며 일리스를 향해 빙긋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로써 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었다. 죽음이 목전에 있는데도, 그럼에도 너 무도 태연한 모습이 오히려 위선적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레이디. 저런 망나니를 대신해서 미천한 저에게 밖으로 나갈 때 까지의 에스코트를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그리고.. 정말 저런 녀석이 자신의 선조인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Story Of Fantasy -168- [kid] Story Of Fantasy -168- 2002/01/10 00:56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1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경매는 잠시 쉬고 있는 중이었다. 타데안이 바보같은 짓을 한 후, 일리스를 따라 나가버리자 로안느, 그녀는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는 기지개를 크게 켰다. 그녀가 그렇게 기지개를 켜는 중,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라미니아가 갑자기 몸을 일이키고는 홀이 전부 울릴만큼 크게 소리쳤다. "모두 바닥에 엎드려요!!" 갑자기 무슨 일인지는 몰랐다. 그러나 그녀의 일행은 라미니아의 말에 순식 간에 바닥에 엎드렸다. 주위의 사람들은 여전히 무슨 일인지 몰라 라미니아 쪽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쿠우웅!" 엄청난 소리와 함께 땅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러 곳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넘어지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뭐, 뭐야?! 갑자기!" 그녀의 근처에서 엎드려있던 키리온이 그렇게 소리를 치고는 주위를 둘러보 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 튼튼해 보이던 건물의 벽에 심한 금이 가기 시작했 다. "난 압사는 싫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출구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땅이 심하게 흔 들리는 나머지 일어나 중심을 잡기가 힘들 것 같았다. "콰직!"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던 홀의 천장 이 조금 아래로 떨어졌다. "꺄아아악!" "사, 살려줘!" 사람들은 거의 패닉의 상태에 빠져서는 홀 안을 더욱 소란스럽게 만들고 있 었다. 물론.. 그녀도 그 사람중에 하나였다. "꺄아아악! 난 죽어도 압사는 싫어!!" "이 아줌마야! 좀 조용히 못해?!" "키, 키리온! 너는 이 상황에 어떻게 이렇게 태평한거야?!" "괜찮아. 괜찮다구!" "그런 이유없는 낙천주의는 사양하고 싶어!" 그녀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다시 패닉의 상태로 빠져 버렸다. 이런 상황이라 면 도데체 그녀는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콰직!" 다시한번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며 그 커다란 지붕이 아래로 뚝 떨어졌 다. 그리고 무언가에 걸린 듯이 더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갑자기 조용해진 홀 안의 사람들 모두가 그 떨어지다가 만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휴우우...' 그녀는 속으로 그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쿵! 콰직!" "꺄아아악!" 곧이어 그 천장이 다시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 렀다.(보통이라면 얼어야 하는거 아닌가? 반사신경도 좋군. 떨어짐과 동시 에 비명을 지르다니.) 그녀의 그런 비명과는 반대로 흔들리는 땅 위에서 절 묘하게 균형을 잡고있던 라미니아가 양손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급하게 소리 쳤다. "대지에 있는 굳건한 친구들이여!" 라미니아의 말고 동시에 홀의 두꺼운 바닥을 뚫고는 여러개의 기둥이 위로 솟아올라왔다. "쿠우웅!" 아래에서 솟아올라온 기둥과 위에서 떨어진 천장이 힘차게 부딪히며 커다란 소리를 냈다. 아래로 떨어지던 천장은 라미니아가 만들어낸 돌 기둥에 부딪 혀 더이상 내려오지 않았다. 홀의 안쪽이 잠잠해졌다. 라미니아는 이마에 흐른 땀을 한번 닦고는 입을 열었다. "나가요." "아, 네!" 조금전까지 흔들리던 땅은 이제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일행과 사람 들은 조심스럽게 홀의 밖으로, 건물 밖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가는 도중 그녀는 중요한 것 한가지를 깨달았다. "타데안과 일리스는?!" "음.. 그녀석들이야.. 어떻게 되어있겠지." "키리온! 넌 어떻게 그렇게 태평한거야?" "흥. 아줌마가 신경과민이라구. 우리가 이렇게 멀쩡한데 일리안 그녀석이 어떻게 될 리는 없겠지." 키리온의 말을 위안으로 삼고는 그녀는 애써 급해지려는 마음을 안심시켰 다. 확실히 조금전 땅의 흔들림이 강하긴 했던 모양인지 건물 전체가 완전히 무 너져 버릴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마법적인 것이지?" "아마도." 키리온과 올리에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뒤를 따라 걸어나오고 있었다. 건 물 전체가 삐그덕 거리는 느낌. 그녀의 일행과 사람들은 있는 힘을 다해 밖 으로 내달렸다. "우와앗! 바, 밖이닷!" 그녀가 그렇게 소리치며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건물 전체가 심하게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 다. 그리고.... "쿠우웅!" 엄청난 소리와 함께 건물 전체가 폭삭 내려앉았다. 확실히.. 내려앉는 모습 은 상당히 멋졌다. "그런데, 일리스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건물 안에서 모든 사람 이 잘 빠져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어디를 돌아봐도 일리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이. 키리온. 일리스는 무사할거라며?" "그래. 무사하군." 그녀의 말에 키리온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그녀의 등 뒤를 가리켰다. 그녀는 키리온이 가리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물에 푹 젖은 일리스가 웃으며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휴우.. 다행이다. 일리스. 무사했구나." "네에." "어이. 아줌마. 나도 무사해." 일리스와 함께 다가온 타데안은 그녀에게 생글거리는 웃음을 짓고는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타데안의 그런 얼굴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기계적인 동작으로 다시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하아. 일리스 정말 다행이다." "이, 이봐. 아줌마!" 타데안은 그녀의 그런 행동에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다. 그러 나.. 아줌마라고 부르는데 돌아볼 만한 여자는 세상을 뒤져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타데안은 아직 모르는 듯 했다. "네녀석! 이렇게 아리따운 레이디에게 아... 뒷부분은 생략! 그거 라니!"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가 타데안의 머리를 강하게 치고는 그렇게 소리쳤다. 그녀는 너무도 올바른 소리에 기쁨의 탄성을 속으로 지르고는 그 사람에게 눈을 돌렸다. 그곳에 보이는 것은... 20살 정도 나이를 더 먹은 타데안의 얼굴이었다. 그녀가 입을 떡하니 벌리고는 그 사람을 쳐다보고 있자 - 키리온과 올리에 도 마찬가지였다 - 타데안이 뒷머리를 잡고 끙끙거리다가 몸을 벌떡 일으켜 서 그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저 아줌마의 어디가! 어디가 레이디라는거야?!" "허어. 네 녀석!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저렇게 아리따운 레이디에게 그런 실례의 말씀을 던지다니! 아아. 숙녀분께 이런 무례를 범하는 녀석을 대신해서 제가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그녀는 너무도 정중한 그 사람의 말투에 입을 쩍 벌리고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 것인 지 타데안과 그 사람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피식거리며 웃고 있었다. "누구야?"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온 키리온이 일리스에게 그녀가 묻고 싶었던 것을 물 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을 향해 시선조차 돌리지 않고는 입을 열었다. "타데안의 선조." 순간.. 모두 할말을 잊어버렸다. 저런 예의로 똘똘 뭉친 사람이 예의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타데안이라는 녀석의 선조라는 것을 그녀는 전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고 믿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애당초.. 두 사람 이 메치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불신의 감정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일리스를 바라봤다. 그리고 의문 형으로 입을 열었다. "타데안의?" "선조." "그러니까.. 저 타데안의?" "네. 그 타데안의 선조에요." 그녀는 일리스의 그 말에 타데안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시선을 받 은 타데안은 약간은 화가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쳇! 나도 저런 인간이 내 선조라는게 너무 못마땅하다는 말이야!" "그런데 저 사람.. 도데체 누구야?" 그녀는 당연히 가져야 할 의문점을 타데안에게 물었다. 타데안은 그녀의 질문에 아주 가볍게 지나가는 투로 입을 열었다. "프랜실론." "음.. 프랜실론이라고 하는구나.... 하, 타데안! 그런 농담은 하지 말라구!"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이 프랜실론이라고 말한 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얼굴은 타데안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 프랜실론이 그녀와 라미니아, 그리고 올리에를 향해 허리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아름다우신 레이디. 저는 프랜실론이라고 합니다." 그녀와 올리에가 어이없는 눈으로 프랜실론을 쳐다보고 있자, 키리온이 무척 이나 발끈한 듯이 입을 열었다. "이, 이봐! 영감. 나는 사람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건가?" "크하핫! 남자녀석은 역시 술한잔에 꽃피는 우정이지. 안그런가?" 좀전의 예의는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프랜실론은 키리온을 향해 그런 호 탕한 웃음을 터뜨리고는 키리온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멍한 눈으로 프랜 실론을 바라보던 키리온이 타데안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어이. 타데안." "응?" 타데안이 약간 지친듯한 눈빛으로 키리온을 쳐다보자 키리온은 아주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선조 맞아. 내가 장담할게." "으아악! 거절하고 싶어.." 타데안의 그런 비명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여지껏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있던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키리온. 엡솔런트 소드는?" "아아. 여관방에 있을걸." 그런 엄청난 물건을 여관방에 아무렇게나 던져두는 키리온을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리스는 무척이나 익숙한 듯이 아무런 표정 변화도 보이지 않 고는 앞서 여관이 있는 쪽을 향해 걸어가며 입을 열었다. "가자." 일리스의 그 말에 그녀의 일행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그때서야 뒤로 돌아서 무너져 버린 건물을 봤다. 마을의 사람들이 모두 나와 서 무척이나 신기한 것을 구경하듯이 주위를 둘러싸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 다. "휴우. 거참.. 저 안에서 잘도 살아나왔군." "어이! 아줌마! 늦게 오면 밥 없어!" "네 이녀석! 또 다시 저런 고귀한 레이디에게 아... 으악! 차마 말 못하겠 군. 그거냐?!" "시, 신경쓰지마. 이 초절정 페미니스트야!!" 그녀는 타데안과 프랜실론의 대화에 웃음을 짓고는 일행의 등을 보며 앞으로 달렸다. Story Of Fantasy -169- [kid] Story Of Fantasy -169- 2002/01/10 00:56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2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쿠우우웅!" 건물이 내려앉는 소리. 그 소리가 그녀가 서 있는 곳까지 들려왔다. 벌딘성 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발을 올리고는 젤러시안, 그녀는 그녀의 붉 은색 날개를 접었다. 그녀는 지금이 무척이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 이르러서야 한가지,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이 나 버린 것이다. '체엣...' 그녀는 속으로 그렇게 소리치고는 엄지 손가락을 이빨로 꽉 깨물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운이 좋았네. 그녀석들."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그 붉은색 날개를 펴고는 공중으로 둥실 떠올랐다. 머릿속으로 에릭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까.. 를 생각하고 있었다. 여관안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하루의 힘겨운 일과. 그 일과를 끝낸 대부분 의 남자들이 찾는 것은 한잔의 술이라는 것은 여전히 변함이 없는 것이었 다. 일리스, 그녀는 탁자위에 놓여있는 그 검으색의 앱솔런트 소드를 쳐다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일행중 누구 도 입을 열고 있지 않은 상황 덕분에 시끄러운 여관 안에서 오로지 그녀의 일행이 머문 곳만 정적에 휩쌓여 있었다. 프랜실론의 불신에 가득찬 눈동자가 탁자위에 놓여진 검을 뚫어지게 쳐다보 고 있었다. 그녀의 일행이 프랜실론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을 것처럼 쳐다보고 있는 와중에 프랜실론은 손을 뻗어 그 검은색의 기분나쁜 검을 집 어 들었다. "크윽.. 여전하군. 오랫만이야. 친구." 프랜실론은 그 검을 집어들고는 마치 검에 말을 거는 듯이 입을 열고는 웃 음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검을 탁자위에 내려놓고는 입을 열었다. "진짜로군요. 아름다우신 레이디. 잠시나마 당신의 말씀을 의심했던 점을 사죄드리겠습니다." 프랜실론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타데안이 '윽, 닭살 돋아!'라고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그녀의 옆에서 들려왔다. "그러면.. 당신은 지금부터 뭘 할거지?" "글쎄요.." 키리온의 질문에 프랜실론은 무척이나 애매한 대답을 하고는 웃음을 지었 다. 그리고... 갑자기 커다란 웃음을 터뜨리고 말했다. "하하핫! 일단 지금부터는 술이나 한잔 먹었으면 좋겠군요! 여기 주문 받으 십시오!" 프랜실론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옆에 앉아있던 키리온의 어깨를 두드리며 계 속해서 웃음을 보였다. 그녀는 그런 프랜실론의 웃음을 보면서 그다지 웃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잠시 후, 맥주가 날라져 오자 프랜실론은 무척이나 즐거운 듯 그것을 마시 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일행또한 그 분위기에 휩쓸린 듯이 맥주를 마 치 물처럼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는 것은... "일리안.. 일리안.." "응?" 그녀는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얼굴이 무 척이나 붉어진 올리에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올리에는 그녀의 시 선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키리온이.. 키리온이... 나 몰래 바람을 피워!" "푸홧! 내, 내가 언제!!" 올리에의 말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키리온에게 그녀는 눈길을 살짝 돌렸다. 그녀의 눈빛에 에릭이 움찔.. 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녀는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밀레나는 잘 있어?" "아아. 물론. 여행 나오기 전에도...." 에릭은 그녀의 말에 거기까지 대답을 하고는 말을 멈추었다. 그녀의 옆에 앉아있던 올리에가 아래로 내려뜨렸던 시선을 들어올려 키리온을 바라보고 는 입을 열었다. "밀레나... 밀레나는 또 누구얏!" "그, 그건.. 우왓! 일리스! 네.. 네녀석!" 키리온은 그 뒷말을 잇지 못하고는 올리에의 어퍼컷을 맞고는 조용해졌다. 잠시 후, 키리온은 취기가 올라 테이블 위에 쓰러져 잠들어버린 올리에를 들쳐 매고는 위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바보.." 그녀의 옆으로 키리온이 지나갈 때, 그녀는 올리에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 어버렸다. 그녀는 키리온의 멍청함에 한숨을 내쉬고는(사돈 남말하네.) 남 은 사람들을 향해 눈을 돌렸다. 라미니아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지.. 손에 맥주잔을 들고는 피식.. 피식 웃음을 흘리며 타데안과 프랜실론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로안느는.. 이미 테이블 위에 길게 누워서는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로안느.. 뭘 그렇게 중얼거려요?" 그녀의 말에 로안느는 실눈을 뜨더니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은 것인지 술취한 웃음을 짓고는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 다. "타데안의 스트립쇼." "내, 내가 왜 스트립쇼를 해! 이 에로 아줌마야!" "헤에.. 내가 에로 아줌마면.. 허구헌날 일리스에게 결혼하자고 하는 넌 결 혼 사기범이냐?" 타데안이 할말을 잃어버렸다. 로안느는 술에 취하면 말솜씨가 늘어나는 것 같았다. 타데안의 할말을 잊은 얼굴을 내려다보던 로안느는 거만한 웃음(?)을 짓고 는 갑작스럽게 그녀의 목을 끌어안고는 말했다. "이건.. 내꺼야." "푸웃!" 로안느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자 프랜실론이 마시고 있 던 맥주를 입 밖으로 쏟아내 버렸다. 로안느는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넋이 나가버린 타데안을 뒤로하고는 위 층으로 올라가버렸다. 그런 로안느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프랜실론이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흐음.. 400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레이디. 여성분들끼리 연애도 하 는군요." "헤에.." "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 곰팡이 냄새 나는 아저씨야!" "허어.. 결혼 사기범이 입은 살았구나."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의 입을 잡고는 그 안에 술을 들이 부어 버렸다. "뭐, 뭐하는 짓이야!" "하핫. 술은 어른에게 배우는 것이란다." "누, 누가 어른이라는 거야?!" "너. 몇살이지?" 프랜실론이 웃음을 띄우며 그렇게 묻자 타데안은 대답을 못하고 프랜실론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는 타데안이 무척이나 대답하기 힘들거라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타데안은 21살이에요." "으악! 대답하지 마세요!!" "훗.. 21살.. 난 445살. 이래도 어른이 아니라고 우길테냐?" "크윽.." 타데안은 입을 다물어 버렸다. 프랜실론은 타데안과 이야기 하는 것이 무척 이나 즐거운 듯이 계속해서 타데안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녀와 라미니아 는 계속해서 웃음을 짓고는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늦 여름이라지만 아침이 꽤나 건조해져 기온은 높았지만 무척이나 상쾌한 기분이었다. 아직 해도 떠오르지 않은 거리를 그녀는 두리번거리며 걸어가 고 있었다. 한참동안 두리번거리며 벌딘 성안을 걸어다닌 후에야 그녀는 한 곳에 시선 을 집중 시켰다. 벌딘 성안에서 가장 높은 건물. 그 건물의 꼭대기에 그녀가 찾는 사람이 보 였다. 그녀는 재빠른 걸음으로 그 건물로 올라가서는 창문을 열고 지붕위로 올라갔다. 그녀가 지붕위로 올라서서 가까이 다가가자 지붕의 끝에 서서 성 안을 돌아보고 있던 프랜실론은 그녀를 돌아보고 입을 열었다. "하핫. 일리스님. 여긴 무슨 일이십니까?" "전.. 당신을 존경했어요." "그거 무엇보다 고마우신 말씀입니다. 후세의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프랜실론은 그렇게 대답하고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약간은 복잡 한 기분. 그녀가 그러한 기분을 느끼고 있을 때, 그녀의 뒤로 누군가가 한 명이 더 지붕위로 올라왔다. "거참.. 아침부터 무슨 궁상들이야?" "엇.. 타데안. 네녀석.." "쳇. 당신은 내가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본 친척이라구." 타데안이 그렇게 말하고는 뒷멀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 다. 타데안의 얼굴이 약간 붉어져 있었다. 그것을 본 프랜실론은 기분좋게 웃음을 짓고는 자신의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풀어 타데안에게 던졌다. "응? 뭐야?" "받아라. 선물이다."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고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한번 벌딘 성 안을 돌아보며 기분좋은 목소리로 그녀와 타데안이 들릴만큼 크게 입을 열었다. "많이 변했군요. 그러나.. 그다지 미련은 남지 않군요. 하나 남은 것이 있 다면.. 젤러시안..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지 못하는 것 뿐." 그 말에 그녀와 타데안의 몸이 동시에 굳었다. 그리고.. 한참을 머뭇거린 그녀는 힘들게 입을 열었다. "제, 젤러시안이라면.. 그 붉은 날개를 펼치는.." "하하. 알고 계시는 겁니까? 확실히..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 같군요. 알려 진 것으로는 이레이니안을 막은 것이 저라고 하지만.. 사실은 젤러시안 그 녀가 막은 것이고 제가 조금 도와줬다는 것이겠지요." 프랜실론이 그렇게 말하고 더이상 입을 열지 않자 그녀와 타데안은 그 다음 말을 기다렸다. 프랜실론은 무척이나 감상에 젖은 듯.. 잠시 생각하다가 다 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제가 한 맹세.. 그러니까 이레이니안을 어떻게든 막겠다는.. 그 맹세를 지키도록, 그리고 지금도 일리스님과.. 거기 타데안이라는 귀여운 녀석을 볼 수 있는 것도 그녀의 덕분이지요." 평소의 타데안이라면 '누가 귀엽다는 거야!'라고 소리를 쳤겠지만.. 지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녀에게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프랜실론 을 향해 약간 감정이 격해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살고싶다는 생각은? 이 세상에 미련은.. 남지 않나요?" "하핫. 이 세상은 살아있는 자들이 만들어가는 곳이지요. 이미 죽어버린 제 가 뭐라고 시비를 걸만한 것이 아닙니다." 프랜실론은 그녀에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이제 슬쩍 동쪽 산너머로 고개를 내미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약간은 뜨거운 그 빛이 조금씩 위로 올라오자 프랜실론은 뒤로 돌아서는 입을 열었다. "맹세는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아닌 타인에 의해서라고 하지만."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상의를 길게 찢었다. 가슴의 왼쪽 그곳 에 꽂혀있는 단검이 그녀의 눈에 띄었다. 프랜실론은 그 단검의 손잡이를 자신의 손으로 잡고는 다시 감상에 젖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언젠가.. 저는 죽는 것은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라고 생각한 일이 있었 습니다. 소원을 이룬데다.. 제 앞에 이렇게 그것을 봐주는 사람이 둘이나 있으니.. 멋진 인생이었군요."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고는 단검의 손잡이를 잡은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그 순간 타데안이.. 프랜실론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쳤다. "프랜실.. 아니.. 할아버지. 당신은.. 멋진 분이에요." "하하.. 할아버지라니. 멋진 단어로군."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을 향해 정말 할아버지 같은 웃음을 지 어보였다. 그리고 그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데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타데안." "네?" "즐거웠다. 정말로.." -파악!- 프랜실론은 그렇게 말하고는 가슴에 꽂혀있던 단검을 뽑아들었다. 너무도 조용한 아침.. 그 햇빛이 그녀의 눈을 괴롭혔다. 그녀는 그 괴로움에도 눈 을 한번 깜빡이지 않고는 프랜실론을 쳐다보고 있었다. 바람이 한번 불어왔다. 그와 함께.. 프랜실론의 몸이 모래가 날려가듯 바람 을 따라 흩어져갔다. "제, 젠장.." 뒷쪽에서 타데안이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타데안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일리스. 가요." "저기.. 타데안씨?" 그녀가 타데안의 이름을 부르자 타데안은 그녀의 다음말을 기다리며 그녀의 옆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무척이나 힘든 말을 하는 듯.. 나 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이대로 괜찮을까요?" "네?" "... 아니. 이제 내려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타데 안과 함께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는 조용한 길을 걸어서 여관으로 돌아왔 다. 여관으로 돌아오자 때마침 키리온이 위층에서 하품을 하며 내려왔다. "으윽.. 오랫만에 올리에가 술취한 모습을 다 보는군. 그런데.. 어이. 두사 람. 프랜실론은 어디간거야?" "먼곳!" 키리온의 질문에 그녀와 타데안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와 타 데안은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지어버렸다. 키리온은 전혀 이해를 못 하는 듯.. 두 사람을 바라보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Story Of Fantasy -170- [kid] Story Of Fantasy -170- 2002/01/12 01:44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27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휘이이잉!" 바람이 거세게 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오랫만에 보는 리켄다리안 협 곡을 내려다본 그는 그 시원함에 웃음을 지었다. 다시한번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아래쪽에서 바람이 불어올라왔다. 그의 앞머 리가 바람에 실려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아래로 가라 앉았다. "저, 저기.. 키리온?" 그는 타데안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타데안은 완벽히 얼 어버린 표정으로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이것.. 분명히 인간이 만들어낸 것은 아니겠지요?" "하핫. 너 겁먹었구나." "겁먹었다는 것은... 저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구요."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뒷쪽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타데안 이 가리킨 곳에는... 리켄다리안 협곡에서 엄청나게 떨어진 곳에 주저앉아 있는 로안느의 모습이었다. "아앗! 로안느! 이곳을 보지 않고서는 대륙을 여행했다고 말할 수가 없는 곳이라구요!" "모, 몰라! 그런건!" 일리스가 계속해서 로안느를 설득하고 있었지만 로안느는 전혀 움직일 생각 이 없는 것 같았다. 확실히.. 고소 공포증도 저정도면 병이었다. 그가 로안 느의 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고는 웃음을 짓고는 시선을 돌릴 때.. 일리스가 타데안을 보며 크게 소리쳤다. "타데안씨!! 거기서 스트립쇼를 하면 로안느씨가 갈 지도 몰라요!!" 일리스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그의 귀까지 들려왔다. 그 말에 로안느는 주저앉은 자세에서 일리스를 올려다보며 턱을 아래로 떨구었다. 그리고.. 타데안은 아주 당당하게 소리쳤다. "오옷! 그것으로 로안느의 고소공포증을 고칠 수 있다면 그쯤이야.."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윗옷을 훌렁 벗어제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곁에있던 올리에가 타데안이 배를 발로 힘껏 걷어차며 소리쳤다.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옷 벗지마!!" "코, 콜록.. 남들이 들으면 절 변태로 알겠어요." "....아니었어?" 너무도.. 담담한 올리에의 말에 타데안은 할말을 잊어버린 듯.. 가만히 올 리에를 쳐다보다가 멀리 떨어져 있는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소리 쳤다. "일리스!! 뭐라고 변명좀 해줘요!!" "딸랑딸랑~ 딸랑딸랑..."(5권 참조) 의미를 알 수 없는 일리스의 대답에 타데안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타데안이 굳어버린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일리스는 볼을 뚱하게 불리고 있다가 갑작 스레 주저앉아있는 로안느의 뒷덜미를 덥썩 잡았다. "꺄악! 뭐, 뭐하려고?!" "키리온! 받아." "오케이." 그의 대답이 떨어지자 일리스는 로안느를 그에게 집어 던졌다. 그는 일리스 가 던진 로안느를 가볍게 받아 들었다. 타의에 의해 절벽 근처까지 온 로안 느는 절대로 눈을 뜨지 않겠다는 의사가 단호히 보이는 몸짓으로 양손으로 눈을 가리고는 그 자리에 푹 주저앉았다. "로안느.." "왜?!" "키스해 버릴래." "하지마앗!!" 타데안의 한마디에 로안느는 눈을 가리던 손을 치우고는 앞을 쳐다보기 시 작했다. 그리고는.. 도로 눈을 감지 못하고 입을 크게 벌리고는 눈앞에 펼 쳐진 광경을 보기 시작했다. 로안느의 소란스러움이 사라지자 그도 역시 느긋하게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 했다. 여지껏 몇번이나 이곳을 와 보았지만 올 때마다 그에게 거의 감동에 가까운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곳이었다. 그의 옆쪽으로 폭이 40세션(80미터)은 되어보일 정도로 넓게 땅이 파여있었 다. 무엇인가가 땅을 잘라버렸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길게 파인 그 땅은 앞 뒤로 얼마나 뻗어있는지 몰랐다. 그리고 그 파인 깊이또한 위에서 내려다 보아도 아래가 보이지 않을 만큼 깊었다. 한때는 '과연 아래에 뭐가 있을 까..'라는 생각에 한번 내려가볼까.. 라는 생각도 해 본일이 있지만.. 왠지 기분이 나빠서 내려가 본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의 앞으로 펼쳐진.. 너무도 넓은 땅을 향해 눈을 돌렸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황토색의 땅.. 그 땅이 리켄다리안 협곡으로 양분되 어 멋진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바람이 한번 강하게 불었다. 그 바람에 눈앞에 보이는 그 황토색의 땅에 흙 먼지가 일었다. 너무도 넓은 그 땅에서 로안느는 눈을 떼고있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저 땅.. 넘어에는 뭐가 있지?" "음.. 글쎄.. 아직 아무도 넘어가 본 일이 없으니까." 그는 로안느의 아주 당연한 질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일리스는 절벽의 끝부 분에 걸터 앉아서는 그 넓게 펼쳐진 땅덩어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언젠가.. 꼭 한번 넘어가 봤으면.. 이라고 생각했지." "그럼 가 보면 될것 아냐?" "..늦었어." 그의 말에 일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멍하니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고있는 로안느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 다. "헤에.. 로안느. 고소공포증은 나았나 보네요?" "응?" 일리스의 말에 로안느가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 렸다가 아래로 떨어뜨렸다. "꺄아아악!" 로안느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일리안.. 은 확실히 안본 사이에 조금.. 많이 성격이 뒤틀린 것 같았다. 리켄다리안 협곡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곳에 칸클리노 미궁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바닥에 신을 가두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는 곳. 그 곳에 들어 가기 위해 그의 일행은 그 입구의 앞에 서서는 잠시 숨을 돌리고 있었다. 입구의 규모부터.. 엄청났다. 몇백년. 몇천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풍화 되어 둥그스름해져 있는 모서리 부분이 보였다. 그 모서리를 지나서 그의 목이 뒤로 제껴질 정도로 높이 쌓여있는 그 커다란 입구를 보고는 다시한번 심호흡을 했다. '들어가서.. 살아나온 사람이 없다는 말이지..' 칸클리노 미궁은..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세계라고 말해질 만큼 안이 넓다 고 전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지상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몬스터를 다 볼 수 있다고도 전해졌다. "좋아! 가 볼까!"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검을 꺼내 들었 다. 함스노튼의 손을 한번 거친 그의 검은 처음 잡았을 때의 그 느낌처럼 날이 서늘하게 서 있었다. 그는 검을 뽑아들고는 그 검을 등 뒤까지 한껏 젖혔다. 그리고 양팔에 힘을 꽉 주었다. 근육이 당기는 느낌.. 그 느낌과 함께 바닥이 투둑거리며 파이 는 소리가 들렸다. "하압!" 커다란 기합성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이 휘둘러져 돌로 만들어진 칸클리노 미궁의 입구와 부딪혔다. "카아앙!" 돌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상당히 두껍게 보이는 그 문이 부서져 내렸다. "후우..." "그야말로.. 괴물이군." "누가 괴물이라는거냐?!"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의 등에 검을 걸었다. 그의 앞쪽으로 아래로 내 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그리고 그 계단의 끝부분을 짙은 어둠이 가리고 있 었다. '이제와서 돌아갈 수는 없지..' 그는 그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뒤로 돌아보 지 않고는 앞으로 걸어가며 외쳤다. "자. 그럼 가보자구. 신의 면상을 보러." Story Of Fantasy -외전- [kid] Story Of Fantasy -외전- 2002/01/19 11:52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3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발걸음 소리를 죽이고 살며시 빵가게의 가판대로 다가갔다. 지금은 사람이 많이 몰려있을 시간이라 하나쯤 슬쩍 한다고 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었다. 나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빵가게의 주인이 가장 정신이 없어 할 때에 자연스럽게 빵을 하나 잡고는 내 품속으로 집어넣었다. "어?! 꼬마야? 너 돈은 안내는 거니?!" 이런 망할! 주인은 보고있지 않았지만.. 곁에서 빵을 사려고 서있던 여자가 내가 품 속에 빵을 넣는 것을 보았는지 그렇게 소리쳤다. 그 순간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과 가게 주인의 눈이 내게로 모여왔다. 젠장.. 더럽게 재수 없군. 나는 사람들이 멍하니 있는 사이 그 사람들의 사이를 빠져나와 거리 를 달렸다. "자, 잡아라!" 빵가게의 주인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가게에서 뛰쳐나와 내 뒤를 따라왔다. 나는 급하게 사람들의 사이를 헤치고는 달렸다. 오늘따라 이 길에 사람이 너무도 많은 느낌이다. "우왓!" 난 달리던 도중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는 바닥에 넘어졌다. 지나가는 누군가 가 내 다리를 걸어버린 것 같다. 빌어먹을.. 누군 좋아서 이짓을 하고 있는 줄 아는건가? 무릎과 팔꿈치가 무척이나 쓰리다. 배를 부딪힌 것인지 숨쉬기가 조금 거북 할 지경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급한 것은 내 위에서 날 내려다 보는 저 빵 집 주인의 우락부락한 얼굴이다. "하. 언제나 빵 하나씩이 모지란다 싶었는데.. 네 녀석의 소행이냐?" "나.. 난.. 오늘 처음.." "닥쳐! 빌어먹을 언제나 계산이 틀린다 했는데 네놈 소행이었구나!" 그 말과 함께 그 커다란 발이 내 배를 걷어찼다. "콜록!" 미친.. 도데체 네녀석의 소행이냐고 물어본 이유가 뭐냐? 빌어먹을. 어느 녀석인지는 몰라도 난 오늘이 정말 처음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내 말이 먹 혀들 분위기는 아니다. 다시한번 배를 차였다가는 어제 힘겹게 주워먹은 그 나마 멀쩡했던 생선 찌꺼기를 올려버릴 것 같다. 젠장! 나도 살아야 한단 말이다. 나는 마치 거북이처럼 배를 감싸쥐고는 몸을 움츠렸다. "이, 이 빌어먹을 거지 자식이! 그 빵하나를 훔쳐가서 뭐 하겠다는거냐?!" 그렇게 소리친 빵집 주인의 발이 내 등을 걷어찼다. 당연히 먹으려고 그러 는 것 아니겠어! 그런데.. 내 등을 걷어차는 발이 하나가 아니다. 나는 내 등을 걷어차는 발들 사이로 시선을 들어올렸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전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 빵집 주인과 함께 날 밟고 있었다. 제기랄! 빌어먹을! 난 최대한 몸을 움츠린 채 그 발길질 아래 놓여져 한참 동안 눈을 꼭 감고는 가슴을 꼭 움켜쥐었다. 이렇게라도 살고싶어하는 내가 정말 한심스러워질 지경이다. 정말.. 이렇게라도 살고싶은거냐? 에릭 트론 디안. 난 내자신에게 그렇게 소리치고는 이빨을 꽉 깨물었다. 등이.. 아프 다. 한참동안 날 밟던 빵집주인은 이제야 화가 좀 풀리는 것인지 발길질을 멈추 었다. 그러자 그 주위에서 그 빵집주인의 행동에 동조하던 사람들 마저도 발길질을 멈추고는 다시 자신들의 갈길을 가며 나를 향해 비웃음을 던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자식! 넌 내눈에 한번만 더 띄면 죽는 줄 알아라! 퉤!" 빵집 주인은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침을 한번 뱉고는 뒤로 돌아 사람들 사 이로 사라졌다. 나는 그제서야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옆구리와 등, 허리 가 무척이나 아프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픈건 날 벌레 보듯이 하는 사람 들의 시선이다. 난.. 그 시선들을 피해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키킥.." 난 골목안으로 한참 들어와서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그런 웃음을 지었다. 그 렇게 맞고도 웃음이 나오다니 내가 생각해도 나는 미친 것 같다. 나는 웃음 과는 틀리게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품속에 넣어두었던 빵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한입 베어 물었다. 만든지 얼마되지 않은 것이 라 아직 따뜻했다. 젠장.. 더럽게 맛있다. "빠악!" 내가 빵을 베어물고 씹으며 그 맛을 느끼고 있을 때, 어디선가 날아온 돌이 내 이마를 힘껏 때렸다. 눈앞이 잠시 희미해지며 나 자신도 모르게 내 몸이 옆으로 기울었다. 난 힘겹게 손으로 바닥을 짚고는 돌이 날아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마 이곳 주위에 사는 아이들인 것 같다. 그 아이들이 꽤 나 커다란 돌을 들어 날 향해 집어던지고 있었다. "거지다! 우리 마을에서 꺼져!" "그래! 꺼져!" 빌어먹을 꼬맹이 자식들! 유치찬란하기는. 어차피 나와 나이도 그다지 차이 가 나 보이지 않지만.. 정말 욕이 나올정도로 유치하다. 저런 녀석들과 얽 혀봐야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었기에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서 는 그 꼬마들이 있는 반대쪽으로 뛰어갔다. "와아! 거지가 도망간다!" "잡아라! 죽여!" 도데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시켰기에 저런 모습을 보여주는걸까? 나는 도망 가는 와중에도 한입 베어문 빵을 품 속에 넣고는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배 속에서 꼬로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정말.. 배고프다. 정말 배가 고파서,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다. 아이들을 피해 어떻게 도망을 간 나는 다리 밑으로 흘러가는 냇가에서 대충 몸을 씻어 버리고는 다시 마을로 올라갔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이 제 곧 밤이 되면 확실히 아직 덜 여문 내 몸으로는 견디기 힘든 추위가 몰 려온다. 어디.. 좋은 헛간이라도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난 헛간이 있을만한 커다란 집 주위로 조용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한참 을 걸어다니는 동안 어느새 날은 어두워져 추위가 몰려오고 있었다. 나는 자물쇠가 걸려있지 않은 헛간을 찾아내고는 그 문을 열고 슬쩍 안으로 들어 갔다. 안쪽에는 짚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나는 그 짚속으로 파고들어서 는 눈을 감았다. "도데체.. 반역한 귀족의 사생아라는 것이.. 무슨 죄라는 말이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엄마가 보고싶다. 내가 지금 있는 이 마을은 다른 마을에 비해 무척이나 컸다. 줏어들은 말에 의하면 여기가 대륙에서 가장 커다란 나라의 수도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 람도 많았고, 그런 이유로 굶는 날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나는 어제 훔친 것이 들켜버린 빵집은 버려두고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랬다. 확실히.. 돈만 있다면 뭐든 되는 것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내 손은 확실히 빨랐다. 이 기회에 한번 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몰랐다. 한참동안 사람들을 쳐다보던 내 눈에 무척이나 인상좋게 생긴 한 노인의 모 습이 보였다. 꽤나 수수한 차림인 것 같았지만, 귀족의 집에서 몇년 생활을 해본 나는 그 옷감이 무척이나 고급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나는 그 노인이 내가 서있는 골목의 앞을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노인이 내눈앞에 나타나자 나는 곧바로 골목을 뛰쳐 나갔다. "쿵!" 그 노인과 내가 부딪히는 순간.. 나는 그 노인의 돈이 들어이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는 그 속에서 얼마간의 돈을 빼내었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채 그 돈을 품 속에 넣고는 몸을 일으켰다. "허허. 꼬마야. 조심해서 다니거라." "아.. 네." 나는 대충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다행이다.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아마 이걸로 당분간은 먹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몸을 일으킨 나는 그 노인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곧 뒤로돌아 뛰어 가려고 했다. 그 순간 그 노인이 내 팔을 잡고는 날 번쩍 들어올렸다. 제, 젠장! 무슨 노인네가 이렇게 힘이 좋아?! "그나저나.. 어린 녀석이 참 손버릇이 나쁘구나. 차라리 내게 부탁을 했더 라면 더 나았을 뻔 했다는 것을 알고있느냐?" "시, 시끄럿! 당신들의 그 벌레를 보는 듯한 시선을 받으면서 돈을 구걸하 라니! 미친 노인네! 제기랄! 이 돈은 내 손에 들어온 거라구! 절대로 못 돌 려줘!" 이 노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갑작스럽게 기분이 나빠져서는 노인에게 잡힌 팔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몸을 흔들었다. 내 그런 행동에 그 노인은 갑자기 내 얼굴을 잡고는 내 눈을 한참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허허. 그거참.. 당돌한 놈이로군. 그래. 그 당돌함이 마음에 드는구나." 그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날 바닥에 내려준 다음 내 팔을 잡고는 어디론 가 끌고가기 시작했다. 나는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는 가운데도 그 노인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어, 어디로 데려가는거야?! 놔줘! 놔 달란 말이야! 우와아앙!" 갑작스럽게 울음이 터져나왔다. 이렇게 끌고가서는 아이들을 팔아먹는 사람 도 있다고 들었다. 난 그 팔을 빠져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몸을 뒤틀었지만 그 노인의 힘에 결국 계속해서 끌려다니기만 했다. 얼마나 울었던 것인지.. 나는 이제 목이 아파서 새 나오는 끅끅거리는 소리 만 내고 있었다. 그런 내 팔을 잡고 끌고가던 그 노인이 도착한 곳은 너무 나도 커다란 집이었다. 아니, 집이라기 보다는 거의 성에 가까웠다. 정말.. 우라지게도 크다. "꼬마야. 이름이 무엇이지?" 나는 갑작스럽게 내 이름을 물어보는 그 노인의 눈을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 다. 나는 그 노인의 눈을 바라보며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리고 조금은 공 포에 질린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에, 에릭.. 트론디안." 겁을 집어먹어버린 나는 이미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 커다란 집의 주 인에게 나를 팔아버리려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어 팔 과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내 떨리는 손을 잡은 그 노인은 내 이름을 듣고는 한참동안 인상을 찡그리 고 턱을 쓰다듬더니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흐음.. 그 이름은 조금 곤란하군. 좋아. 이제부터 너는 에릭 딜리폰트다. 알겠느냐?" 나는 갑작스러운 그 노인의 말에 몸을 굳히고는 두려운 눈으로 고개만 끄덕 였다. 그 노인은 내 그런 반응에 만족한 듯한 미소를 입에 걸고는 그 커다 란 집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노인은 집의 대문을 지나 곧 커다란 정원을 가로질러 집으로 향했다. 그 커다란 집의 문을 열자, 곧 안에서 누군가가 조용한 걸음걸이로 걸어나와 그 노인을 맞이했다. "다녀오셨습니까? 후작님. 그런데.. 그 아이는?" "허허. 내 오늘길에 하나 주워왔다네. 그런데.. 일리안, 그녀석은?" "우와아아! 할아버지이이!" 갑작스럽게 위층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려오며 내가 지금 서있는 커다란 홀 의 중앙으로 나있는 커다란 계단으로 조그만 아이가 뛰어내려왔다. 키는 조 금 작은 듯 했지만, 아마 나이는 나와 비슷할 것 같았다. 그 아이는 계단을 달려내려 오다가 너무도 성급했던 것인지 다리가 엉켰다. 그리고.. 그 높은 계단에서 아래로 떼구르르 굴러 내려왔다.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고, 내 손을 잡은 그 노인은 시선을 돌리며 '또, 또 로구나..'라고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도,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조금전 내 손을 잡고있던 노인을 맞으러 나왔던 그 사람이 넘어진 아이의 곁으로 다가가서 걱정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아이는 바닥에 엎드린 채 무릎을 잡고는 한참동안 꿈틀거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자 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풋.." 나는 곧 내 실수를 깨닫고는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주위에 있는 누구도 내 웃음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내 손을 잡고있던 그 노인은 여전 히 내 손을 잡은 채 그 넘어진 아이에게 다가가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 을 열었다. "일리안. 괜찮은거냐?" "에헤.. 에헤헤.." 그 일리안이라는 아이는 노인의 말에 눈물이 맺힌 얼굴을 들어보이고는 웃 음을 지었다. 머릿결 좋은 금발에 하얀피부. 그리고 무척이나 귀여운 얼굴. 나는.. 그녀석이 갑작스럽게 너무나도 부러워졌다. 그리고.. "아야야야.. 헤헷.. 괜찮아. 근데 할아버지. 이 애... 누구야?" "허허. 일리안. 네가 직접 물어보거라." 그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잡고있던 내 손을 놓았다. 나는 갑작스럽게 내 얼굴의 바로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는 일리안의 행동에 얼굴을 붉혔다. 나와 너무도 비교되는 얼굴과 위치를 가진 아이였기에 나는 너무도 부끄러 웠다. "헤에.. 너 이름이 뭐야?" "에, 에릭.. 트론디.. 아니. 딜리폰트! 에릭 딜리폰트!" "응. 에릭이라고 하는구나. 난 일리안이라고 해. 일리안 베르사이드."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하얀 손을 뻗어 내 더러운 손을 잡고는 위 아 래로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내 손은 무척이나 더러웠다. 그럼에도.. 일리 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 손을 잡고는 무척이나 기쁜 듯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 옆에 서있는 노인도 아무렇지도 않게 내 손을 잡 고는 여기까지 데려왔었다. "일리안. 오늘부터 이 집에서 함께 살 가족이니까.. 친하게 지내야 한다." "에에? 우와아! 정말?!" "허허.. 좋으냐?" "너, 너무너무 좋아!"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를 향해 웃고있는 노인의 목에 매달려서는 그 뺨에 가볍게 키스하고는 뺨을 마구 부볐다. 일리안이라는 이녀석... 너무.. 귀엽다. 나를 데리고 온 그 노인은 일리안의 그런 반응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듯이 웃음을 짓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내 손자 일리안이다. 친하게 지내거라. 에릭 딜리폰트." 결국.. 손자의 종노릇을 하라는 건가? 그래도, 그래도 조금전 보다는 상황 이 나아졌다고 기뻐해야 하는건가? 이 사람들.. 위선이 아니라고.. 누가 장 담할 수 있다는 걸까? "케이틴군. 이 애를 씻겨서는 방을 하나 내주게. 가능한 일리안의 방에서 가까운 곳으로." "네. 후작님. 여전하시군요. 훗.." "허허. 나도 내 버릇은 남을 못주는 것 같으이." 그 노인은 케이틴이라는 사람과 그렇게 말을 주고 받고는 한쪽에 있는 문 안으로 사라졌다. 그 노인이 사라지자 케이틴이라는 사람이 나를 웃음을 지 은 얼굴로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에릭군. 그래. 이리로 따라오거라." "아! 목욕하러 가는거지?! 나도 같이 할래!" "하하.. 도련님은 얼마전에 목욕을..." "할. 거. 야!" 케이틴의 말을 그렇게 끊어버린 일리안은 아주 다부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 하고는 그 커다란 눈으로 케이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일리안의 시선을 받아버린 케이틴은 결국 그 눈빛 공세에 이기지 못하는 듯..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하아.. 좋습니다. 좋아요." 케이틴의 승복에 나와 일리안은 커다란 욕실로 들어갔다. 처음 욕실로 발을 들이민 나는 그 커다란 크기에 입을 크게 벌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바 빴다. 그래도 다행인 것 같다. 욕실이 이만큼 크다면.. 밥은 굶기지 않을 것 같다. 아무리 하인이라도 말이다. "헤에. 무슨 생각해?" "네? 네?" "웅.. 그거.. 존댓말 너무 이상해. 그냥 편하게 말해봐." "아.. 응.." 나는 존댓말을 쓰지 않으면 무슨일을 당할지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일리안의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그렇게 말을 놓아버렸다. 내가 말을 놓아버리자 일리 안은 무척이나 기뻐하며 커다란 욕조 속으로 뛰어들었다. "우와!! 따뜻해!" "따.. 따뜻해?" "응. 우리 할아버지의 마법이 걸려있는 욕조거든."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나는 그 말을 반신반의 하며 그 욕조에 담겨져 있는 물에 손을 살짝 담궜다. 물이.. 따뜻하다. 내가 이 물 속에 들어가야 할지 무척이나 망설이고 있자.. 일리안은 갑자기 내 팔을 잡 고는 안으로 잡아당겼다. "우왓! 뭐, 뭐하는거야?!" "헤에.. 젖었다.. 빨리 씻고 나가서 놀자. 응?" 이, 이녀석은.. 애다. 나는 네녀석의 하인이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뭐, 자신이 좋다는데 굳이 내가 거절할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는 편하게 대해도 되는 것이겠지. 나와 일리안은 곧 몸을 다 씻고는 밖으로 나왔다. 케이틴은 내 헐어빠진 옷 대신에 깨끗한 옷을 가져다 놓고는 다른 일을 보고 있었다. 내가 그 옷을 다 입자 일리안은 내 손을 잡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문을 열고는 아담한 방을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여기가 네 방이야." 나는 그 말에 방 안을 한번 둘러봤다. 깨끗하게 정돈된 방은 나 혼자 쓰기 에는 조금 크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내가 멍하니 그 상태에서 방 안을 들여다 보고 있자.. 나와 일리안의 뒷쪽을 지나가던 여자가 일리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어머.. 도련님. 새로운 하인인가보죠?" "에?" "호호.. 또래의 몸종을 들이시다니.. 후작님도 참 배려가 좋으시군요." 그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 빠른 걸음을 옮겨 아래층으로 사라졌다. 그 래. 너무도 좋은 대우에 잊고 있었다. 내가 이집에 이 녀석의 몸종으로 온 것이라는 것을. 일리안이 나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나도.. 일리안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나는 일리안의 방에 빼곡히 꽂혀있는 책중에 한권을 뽑아 들었다. 그래도 엄마가 죽기전에 글자를 조금이나마 배웠던 나는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글 을 읽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 펴든 책은.. 읽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전혀 이해는 되지 않았다. "에에? 에릭. 그거 읽을 수 있어?" "아니.. 전혀." "헤에..그거 마법 서적이거든." "마법?" 내 질문에 일리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손을 앞으로 내뻗었다. 그리고 나직하게 무언가를 중얼거리자, 곧 그 손에서 밝은 빛이 나기 시작했다. 태 어나서 처음보는 마법.. 나는 그 신기함에 빠져서는 일리안의 손을 멍하니 쳐다보기 시작했다. 내 그런 시선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것인지 일리안은 곧 손에서 나오는 빛 을 없애버리더니 또다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 내가 들릴만큼 나직 하게 중얼거렸다. "인비져빌리티.." 그 말과 함께 일리안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나는 너무도 어이없 음에 놀라서는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내 앞에 일리 안이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헤헤.. 이런거야." "저, 정말... 멋지다!" "그래? 나는 별로야. 전혀 내가 힘을 쓰는 것 같지가 않은 걸."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볼을 부풀린채 침대위에서 뒹굴거리기 시작했다. 바깥의 바람이 심상치 않은 것이 오늘 밤에는 분명히 비가 내릴 것이다. 천 둥이라도 칠지도 몰랐다. "하암.. 이만 잘래. 에릭. 잘자."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다. 그래.. 뭐 어쨋든 좋다. 나는 그러기 위해서 온 것이니까. 나는 문을 열고 나가서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방안.. 푹 신한 침대. 나는 그 침대에 누워서는 천장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그래도.. 정말 운이 좋은거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내가 침대에 누워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긴 사이.. 바깥에 비가 내리는 소 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불규칙적인 소리.. 난 비가 내리는 소리를 너무도 좋아했다. 투툭거리는 저 불규칙하면서도 무엇인가 규칙이 있는 듯한 소리. 불규칙하면서도 너무도 안정적이다. "콰아아앙!" 잠시 바깥에서 번쩍하는 빛이 나고, 그 후에 그런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에 미소를 짓고는 몸을 한번 뒤척였다. 그 때, 갑작스럽게 방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내 침대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뭐, 뭐야?" 나는 놀란 목소리로 그렇게 소리치고는 몸을 일으켰다. 내 침대의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머리만 빼꼼히 내민 일리안이 날 보며 헤픈 웃음을 지었다. "헤헤.." "갑자기.. 뭐야?" "아.. 저기.. 잠이.. 안와서." 나는 그 일리안의 말에 대충 눈치를 채고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는 일리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뭐야? 저 천둥과 번개가 무서운거야?" 내 말에 이불 속에서 얼굴만 내밀고 있던 일리안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는 나를 보고는 그 눈을 감고는 또다시 웃음을 지었다. 이 자식.. 남 자녀석 주제에, 이렇게 귀하게 자란 주제에.. 정말. 정말.. 너무 귀엽다. 나는 일리안의 얼굴을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침대 옆으로 손을 뻗었다. 내가 언젠가 들은 이야기가 무서워 잠을 자지 못할 때, 어머니는 다리를 베 게 해 주시고는 책을 들고는 그것을 읽어주셨다. 사람이 사람과 닿았을 때 느끼는 온기. 그것만큼 안정적인 것도 없었다. 나는 침대옆에 놓였던 책을 집어들고는 일리안의 머리를 내 다리위에 놓았 다. 일리안이 누운 채로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시선 을 받으며 약간은 얼굴을 붉히고 책을 펴들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책의 이름이.. 대륙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 100선이란다.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미 죽어서 이름을 남기면 무엇을 한다는 말인가? 나는 그런 비웃 음을 띄우고는 그 글을 계속해서 읽어 내려갔다. 내가 그 책을 한참 읽어내 려간 후.. 일리안은 눈을 반짝이며 내가 읽는 그것을 듣고 있더니 몸을 벌 떡 일으키고는 말했다. "와아! 그 프랜실론이라는 사람. 너무.. 너무 멋져!" "그.. 그래?" 이녀석은.. 확실히 단순하다. 그리고.. 바보다. 그러나.. 귀엽다. 나는 그 단순한 일리안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약간은 만들어진 웃음을 지었다. 일리 안은 그런 내얼굴을 보고는 결심을 했다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 고.. 갑작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기사가 될꺼야!!" 일리안의 폭탄선언이었다. 그날 이후.. 일리안은 정말로 기사가 될려는 듯이 검을 들고는 매일 밤낮으 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나도 함께 밤낮으로 검을 휘둘러야 했 다. 기사가 되는 것을 만류할 것으로만 보이던 일리안의 할아버지는 일리안 이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좋은 것인지 오히려 좋은 검을 사서 일리안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렇게 검을 휘두르며.. 몇년이 지나서 나와 일리안은 유명한 기사가 운영 한다는 기사학교에 들어갔다. 물론.. 나는 여전히 일리안과의 어느정도 선 을 긋고 있었다. 나는.. 분명히 이녀석의 몸종이었다. 나를 기사학교에 보 내 준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일 것이다. 정작.. 일리안은 그런 것을 신경쓰 지 않는 것 같았지만.. 나중에 내가 상처받기는 싫었다. "어? 저녀석.. 베르사이드 가에서 빌붙어서는 그 하인녀석 아니야?" 기사학교에 들어가서 몇일이 지나지 않아.. 나는 곧 그곳에서 아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일리안의 집에 자주 놀러오던.. 그 필라인 후작가의 막내아 들. 이름이 아마 플래튼이라고 했지? "뭐야? 너같은 몸종도 이 학교에 들어올 만큼 여기의 수준이 낮은건가?" 나는 그런 유치한 도발에 말려들만큼 정신연령이 낮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플래튼 녀석을 무시하고는 몸을 돌렸다. 그 순간 플래튼은 내 어깨를 잡고 는 내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개가 사람말을 무시하냐?!" 플래튼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거만한 자세로 서서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 다. 그 소란에 주위에서 아이들이 몰려와 나와 플레튼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입싼 플래튼 녀석은 내 이야기를 주위에 떠벌리기 시작했다. 귀족만이 우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녀석들. 평민은, 아니.. 귀족이 아닌 모든 것은 더러운 것을 보는 녀석들이었다. 가슴 언저리가.. 묘하게 아파왔 다. 어릴 때의 기억이.. 기분나쁘게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뭘 그렇게 올려다 보는거야?!" 플래튼의 그 말에 나는 일어나 몸을 털었다. 그리고.. 플래튼에게 다가가 아무말 없이 그 턱을 한번 후려치고는 비틀거리는 플래튼의 몸을 잡고는 그 배에 내 무릎을 꽂아 넣었다. "끅.." 낮은 소리와 함께 플래튼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정작.. 아무런 힘도 없 는 주제에.. 자신의 배경만 믿고 설치는 녀석은 정말로.. 정말로 짜증이 난 다. "저 새끼 죽여!" 갑자기 그런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누군가가 단단한 것으로 내 뒷머리를 내리쳤다. 나는 아찔해지는 느낌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와 동시 에 아이들의 주먹과 발이 거의 동시에 내 몸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숨을 쉬 기 힘들다. 정신이 아찔해져 간다. 결국.. 귀족이라는 것들도. .이렇게 더 러운 녀석들 밖에 없.. "뭐, 뭐하는 짓들이야!" "저 자식은 또 뭐야?" 누군가가 내 몸을 감싸안았다. 나는 희미해져 가는 눈을 간신히 떴다. 일리 안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였다. 나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고개를 떨구었 다. 한참이 지난 것 같다. 아니.. 아마 한참이 지났을 것이다. 나는 힘겹게 눈 을 뜨고는 욱신거리는 몸 때문에 인상을 찌프렸다. 바깥의 태양이 이미 서 쪽으로 기울어서는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내 몸은 기사학교 담벼락의 한쪽에 편한 자세로 기대어져 있었다. 얼굴과 팔에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몸을 움직이려 하자 갑자기 찌르르한 고통이 온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에헤.. 일어났구나." 붉은색 태양을 가로막은 채, 누군가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나는 눈을 찌프 리고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선을 들었다. 아무렇게나 관리 한 금발이 흘러내려 그 아래로 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누 군가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듯, 얼굴과 팔에 검게 멍이든 일리안이었다. "푸하하.. 너.. 바보다." "헤에.. 그런가?"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내 옆에 앉았다. 이녀석은 정말 바보다. 그래봐 야.. 정말로 아무것도 얻지 못할거다. 세상은 정직하게 살아서, 착하게 살 아서 이익이 있는 것은 없다. 그래도.. 현재의 일리안과 즐기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기사학교라는 곳에는 일년에 한번씩 검술 시합이라는 것이 있었다. 나는 두 번의 시합을 치루었지만, 그다지 할 의향이 없었기에 두번다 기권으로 시합 을 끝냈었다. 얼마있지 않아서 검술 시합이 있을 때 쯤.. 나와 일리안은 간단한 점심을 들고는 기사학교의 한곳에 앉아서 그것을 먹고 있었다. 확실히.. 이곳의 생 활이 그다지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대놓고 무시를 당하고, 괴롭힘 을 당하는 데서야.. 그것이 즐거울 것은 없었다. 물론.. 마음만 먹는다면 그런 녀석들을 반 병신으로 만들지 못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후환이 꽤나 두려웠다. 결국.. 나는 겁쟁이인 것이다. "일리안. 이 기사학교.. 재미있냐?" "에.. 재미? 응...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어쨋건 기사가 되겠다고 다짐했 으니까.. 될꺼야." "하아.." 어쨋건 내 주인은 이렇게 단순하다. 그 덕에.. 꽤나 귀여움을 받기도, 그리 고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일리안은 내 한숨은 아랑곳하지 않고 웃음을 짓고는 물을 단번에 마시고는 무척이나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 "야! 거기 두녀석. 나가서 담배와 술좀 사와." "내가 왜?"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무심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일단 술과 담배라는 것은 이 기사학교에서 금지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것을 사와야할 의무도 없거니와 사온다고 해도 그것이 들켜버린다면 뒷 수습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내게 말을 걸었던 녀석은 아마도.. 작년 검술 시험에서 준우승을 한 녀석인 것 같았다. 한마디로.. 이 기사학교 공식 랭킹 2위라는 것이다. 그 녀석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담배인 듯 그것을 입에 물고는 연기를 피워내며 내 곁 으로 다가와서는 내 뺨을 툭툭 건드리며 입을 열었다. "너.. 조금 전 뭐라고 했냐?" "싫다고 했다." 내 말에 성질이 급한 그 녀석은 곧 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나는 무 척이나 쌓인 것이 많았던 모양이다. 갑자기 속에서 뭔가 울컥하는 기분에 그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는 그 역겨운 얼굴에 내 주먹을 꽂아넣어 버렸다. 아아.. 젠장. 사고를 쳐 버렸다. "크악! 비, 빌어먹을 자식!!" 그녀석은 곧 그렇게 소리치고는 허리에 걸려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좋아. 갈때까지 가 보자구. 나는 곧 내 허리에 걸린 검을 뽑아들었다. 이 다혈질 녀석은 언젠가 한번 손을 봐 주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다. 다만.. 눌러참고 있었을 뿐... "그만해 둬!" 일리안이 그렇게 말하며 나와 그 다혈질 녀석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나는 일리안의 말에 곧 검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그 다혈질 녀석은 전혀 그럴 의향이 없었던 듯이 오히려 일리안을 향해 큰 소리를 쳤다. "너, 너이자식! 넌 또 뭐야?!" 일리안 또한.. 검술대회따위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아니.. 일리안 은 자신이 뭔가 이룬다는 것을 좋아할 뿐, 그것을 뽐내는 것 자체를 좋아하 지 않았다. 그러나.. 일리안처럼 허약한 녀석은.. 그다지 검술이 강하지 않 을 것이다. "그만해 두라고 했어!" 일리안의 너무도 부드러운 말투에 그녀석은 코웃음을 쳤다. 일리안은.. 남 의 힘을 빌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것이 자신의 할아버지 일지라도. 그래서 인지.. 이 기사학교 안의 학생들은 일리안의 할아버지가 그 유명한 가르시 드 베르사이드라는 것을 잊고 있는 듯 했다. 아니, 일리안을 그렇게 괴롭혀 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안심을 해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네녀석이 뭔데 이런데서 참견이야?!" 그 다혈질 녀석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날 향해 휘둘러야 할 검을 일리안을 향해 휘둘렀다. 일리안은 그 다혈질 녀석이 휘두르는 검을 아주 가볍게 계 속 피해냈다. 확실히.. 일리안의 반사신경은 좋았기에 나는 그다지 끼어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검술시험에서 2위라고. 하. 완전히 허풍이로군. 검술시험도 뇌물을 받아주 던?" 내 그말에 그 다혈질 녀석은 곧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리고.. 가볍게 어깨 를 으쓱이는 일리안의 앞에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그 발을 차올렸다. "에엣?!" 낮은 일리안의 신음소리와 함께 일리안은 눈에 흙이 들어가 반사적으로 눈 을 감았다. 그 다혈질 녀석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푹!" 칼이 살을 가르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일리안의 왼쪽 어깨에 칼이 박힌 것이 보였다. 나는 어이없는 눈을 크게 뜨고는 그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일리안의 어깨를 찔러버린 그 다혈질 녀석은 오히려 자신이 더 놀란 듯, 눈 을 크게 뜨고는 나와 일리안을 향해 소리쳤다. "제, 젠장! 너희들이 잘못한 거라구!" 그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곧 뒤돌아서 도망치듯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재빨리 일리안의 곁으로 다가가서 그 상처를 손으로 틀어막았다. 일리안의 하얀 옷이 곧 붉게 변했다. "시, 신관에게 가자!" "아야야.. 괜찮아... 헤에. 에릭의 놀란 얼굴은 처음보는 것 같은데?" 나는 그 말에 얼굴을 확 붉혔다. 그리고 시선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렸다가 일리안의 어깨를 틀어막은 채, 신관이 있는 곳으로 일리안을 끌고갔다. 신 관이 있는 방 안으로 들어가자 일리안의 상처를 본 신관이 입을 열었다. "이건.. 칼에 찔린 상처같은데?" "아, 아니요. 풀을 좀 베다가 바보같이 넘어져서.. 헤헤.."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며 다치지 않은 팔로 목 뒤를 어루만졌다. 그 신관은 일리안의 그 말에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는 곧 일리안의 어깨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방 밖으로 나왔다. 결국, 일리안이 말을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나 때문일 것이다. 기사학교 내에서 허락없이 검을 뽑아든 것, 그것은... 아마도 간단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우와악!" "쿵!" 나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벽을 한번 세게 쳤다. 제, 젠장! 내 주먹만 아프 다. 빌어먹을 자식들! 너희들이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힘으로 밀고 가 주마! 나는 일리안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는 검술시험의 신청을 받는 곳으 로 걸어갔다. 그리고.. 신청서에 내 이름을 적어서 접수관에게 던져주었다. 몇일 후가.. 기대되는군. 나는 평지보다 조금 높은 대 위에 서서는 내 눈앞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운 이 좋은 것인지... 얼마전의 그 다혈질 녀석이었다. 내 옆에 서있던 일리안 이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에릭.. 너 이런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잖아.." "일리안. 분명히 해두자. 분명히, 나는 네 몸종이야." 내 말에 일리안이 안색을 굳혔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내 멱살을 틀어잡고 는 위로 들어올렸다. 일리안으로써는 드물게 화가난 것 같았다. "너, 넌!" "닥쳐! 네녀석이 그럴 수록.. 내가 더 비참하다는 것. 모르는거냐?!" "무, 무슨.." "됐어! 네녀석이 이해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니까. 어쨋거나.. 그렇기 때문 에.. 내가 다친 것 보다.. 네녀석이 다친게 더 화가나는거다. 내 귀여운 주 인아."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안을 경기장 밑으로 밀어버렸다. 일리안이 황당 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눈빛. 그정도가 딱 좋다. 내게는 말이다. 정말.. 앞으로도 계속 그런 눈빛으로만 날 바라보라구. "하핫! 가족 싸움은 끝났냐?" 곧 그 다혈질 녀석이 내게 말을 걸었다. 이름? 그 따위것은 기억나지 않는 다.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아무말 없이 검을 뽑아들었다. 내가 검을 뽑아들 자 그 다혈질 녀석역시 검을 뽑아들었다. 네녀석은.. 네발로 기어서 이 경 기장을 내려가게 해주마. 난 천천히 그 다혈질 녀석의 곁으로 걸어갔다. 그 녀석은 기사학교에서 배 운 자세를 잡고는 내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검을 앞으로 늘 어뜨린 채, 그 녀석을 향해 다가갔다. "크하핫! 저녀석은.. 검술도 모르는 녀석인건가?!" "크큭.. 저따위 녀석이 왜 이런 경기에 나온거지? 이제껏처럼 구석에서 우 리들이 하는 시합을 지켜보며 부러워 하면 될 것을.."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잖아." "푸하하! 그거 말 되네." 주위에서.. 쓸데없는 말들이 들린다. 그 말을 들은 내 눈앞의 녀석은 살며 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린 것 같다. 바보같은 녀 석. 그렇게 쉽게 분위기에 휩쓸려서 검을 잡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카앙!" 나는 날 향해 휘둘러져 오는 검을 가볍게 쳐냈다. 아니, 가볍다기 보다는 빠르게 쳐냈다. 하루에 2000번씩 검을 휘두른 것이 헛되지는 않았던 것인지 그 다혈질 녀석의 검은 위로 튕겨져 올라갔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는 그 턱을 팔꿈치로 후려 갈겼다. "빠악!" 턱이 돌아가며 눈이 풀린다. 그러나.. 그냥 쓰러지게 놔 둘 것 같아? 이 내 가? 날 이토록 화나게 한 녀석을? 나는 옆으로 쓰려지려는 녀석의 배를 힘 껏 걷어찼다. 턱을 맞아 잠시 정신이 나가버린 그 녀석은 배로 오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고 배를 잡고는 몸을 앞으로 숙였다. 나는 그 앞으로 숙이는 얼 굴을 발로 후려차 버렸다. "에릭!! 이건 검술 시험이다!" "그럼.. 검으로 상대의 목을 베어버려도 되는 것입니까? 그러면 그렇게 하 도록 하지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서 이제 막 몸을 일으키는 그 녀석을 향해 검 을 들어올렸다. 주위가 조용해졌다. 나는 두려운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는 그 녀석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그녀석의 눈에 두려움이 비쳤다. 나 는 그 눈을 바라보며 검을 내리쳤다. "카앙!"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소리가 울려퍼졌다. 누군가의 검이.. 내 검을 가로 막고 있었다. 내가 시선을 들어올린 곳에 있는 그 검의 주인은 일리안이었 다. 다가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리안은 내 검을 가볍게 막고 있었다. 젠장.. 이 녀석과 싸울 기분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나는 검을 거두어서 검집안에 집어넣고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제가 이긴 것이지요?" "아.. 무, 물론." 경기장 밖에 서있던 심판은 그렇게 말하고는 얼떨떨한 눈으로 날 올려다 봤 다. 그 다혈질 녀석은 아직도 파랗게 질린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저 따위 녀석에게 일리안이 찔리다니.. 최악이다. 정말.. 검술 시험이라는 것이 너무 쉬운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강한 것인지, 아니면 나를 상대하는 녀석이 약한 것인지 그것을 당최 구별할 수가 없다. 하나같이 약한 녀석들 밖에 없는지라.. 나는 한숨을 내 쉬었다. 나는 그 검술시험에 가볍게 우승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나와 일리안을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다. 아니.. 원래 일리안을 건드리는 녀석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를 건드리는 녀석이 없어서 일리안은 더이상 피해를 입 지 않았다. "에릭! 잠도 안오는데.. 대련이나 할까?" "그러지요." 그날 이후로 나는 어느새 일리안에게 존댓말을 버릇적으로 쓰고 있었다. 내 마음속에 그어버린 어느 선. 나는 일리안이 그 선을 넘어오는 것을 허락하 지 않았다. 나와 일리안은 달이 무척이나 밝은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넓은 잔디밭 위에서 검을 뽑아들고는 마주 섰다. "실력을 다 해서 해줘." "네."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일리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직.. 일리안과 제 대로 검술을 겨루어보지는 못했지만, 절대로 내가 질 것이라고는 생각이 되 지 않았다. "카앙!"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어느새 일리안이 내게 다가와 내가 멍하니 들고있던 검을 자신의 검으로 강하게 쳤다. 손아귀가 져려온다. 그러나 일리안은 거 기서 멈추지 않고는 다시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쳤다. 젠장. 이녀석이 빠른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나는 뒤로 재빨리 물러 났다. 그 순간.. 어느새 일리안이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잠깐 사 이 내 움직임이 멎은 순간.. 어느새 일리안은 내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었 다. "헤에.. 좋은 운동이었어."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집어넣고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멍하 니 일리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적어도 검술 훈련을 하루도 거른 일이 없었다. 적어도, 누구보다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구보 다 재능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리안은 확실히 천재였다. 나는 일리안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다가 허탈한 웃음을 짓고는 걸음을 옮겼다. 확실히.. 실력에서 졌지만.. 그다지 분하지는 않았다. 그상대가 일 리안이라서 그럴지도 몰랐고, 너무도 차이가 많이 났기에 그런지도 몰랐다. "아아.. 내가 이겨버리면 에릭이 뭐라고 말을 걸줄 알았는데.. 에에.. 그래 서 그 다음에 할 말도 생각해 뒀는데 아무말도 안하다니!! 이건 반칙이야!" 내가 안으로 걸어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때, 한쪽 그늘에서 그렇게 중얼거리 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안의 목소리였다. 여전히.. 이 나이를 먹어도 일 리안은.. 저런 녀석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짓고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래. 어디까지나.. 나는 저녀석의 몸종일 수 밖에 없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기사들의 종자 노릇을 해야한다. 그것은 나도, 일리안도 예외가 아니었다. 내가 종자를 맡은 기사는 그다지 작위가 높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다지 불편함은 없었다. 기사의 종자가된지 얼마 후, 바르실미르 왕국과 전쟁이 일어나 버렸다. 그 결과.. 일리안과 나는 기사의 종자라는 이유로 전쟁터로 향하게 되었다. 적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서 하루정도 떨어진 곳, 그곳에서 기사 들은 노숙을 시작했다. 나는 내가 모시는 기사와 나의 말을 한곳에 매어두 고는 잠시 숲 속으로 볼일을 보기위해 들어갔다. "보자고 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내가 숲 속에서 나오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그런 목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나무 그늘에 몸을 숨기고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내가 아는 목소리였다. 내가 지금 모시고 있는 그 기사. 그 기사 의 앞에 누군가가 그 기사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음... 그걸로 정말... 너무도 쉬운 일이군요." 그 기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의 사람에게 무언가 주머니를 받았다. 아마도 돈 주머니인 것 같다. 뭐, 돈이 있어야 뭐든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그 다지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어쨋건 그건 세상에 순응하는 길이니까. 나는 내가 모시는 기사와 말하던 사람이 사라지자 숲 속에서 나와서 그 기 사의 앞으로 나가 입을 열었다. "하아.. 기사님. 뭔가 받으셨군요. 나중에 돌아가면 한턱 내시는 거지요?" "아!.. 아아.. 물론." 그 기사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곧 어색한 웃음을 짓고는 그렇게 대답 했다. 나는 그 기사의 그런 표정을 보고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였다. 내 그런 제스쳐에 그 기사는 내 어깨를 두드려주며 입을 열었다. "오늘은 편하게 자 두는게 좋아." "네네."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내 자리로 와서는 눈을 붙였다. 다음날.. 예상했던 지역에서 바르실미르 왕국군과 맞딱뜨렸다. 내가 모시는 그 기사는 무척이나 저돌적으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정말.. 무식할 정도다. 나는 그 기사가 죽으면 시체를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에 죽기살기로 그 기사 를 따라 뒤를 달렸다. "여어! 에릭! 잘 따라오는구나." "전장에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요?!" "하하. 그런거지." 그 기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더욱 적진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더 이상 들어간다는 것은 미친짓이다. 정말로 미친 짓이다. 나는 앞으로 더 들어갈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뒤로 돌아갈 것인지 무척이나 망설이기 시작 했다. "우와앗!" 날 향해 검을 휘둘러오는 한 병사의 목을 가볍게 날려버리는 나는 검을 아 래로 털어냈다. 전쟁이 처음도 아닌만큼.. 이제는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는 일이 무감각해져 버렸다. 아니.. 무감각해지기 위해 노력한 덕에, 그 생각 을 하지 않는 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시 주위에서 적병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서야 급하게 주위를 둘 러보기 시작했다. 그 빌어먹을 기사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종자가 따 라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내버려둔 채 사라져 버린 것이다. 나는 그제서야 어제 그 기사가 돈을 받은 것이 무엇인지 추측해 버렸다. 정 말로 추측해 버린 것이다. 내 목숨값이었나? 얼마였는지 모르겠지만.. 비쌌 으면 좋겠군. 크.. "좋아! 와보라구! 곱게, 쉽게 죽어주지는 않아! 나는.. 살아나갈거다!" 나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나를 향해 달려오는 적병을 베어나갔다. 도데체 어 느 방향에 아군이 있는지 나로써는 전혀 구별을 할 수가 없었다. 아군의 이 동경로, 나는 그런 것을 전혀 알고있지 못한 것이다. "헉.. 헉..." 점점.. 체력이 떨어져 오는 것을 느낀다. 큰소리 치긴 했지만.. 확실히 살 아서 나가는 것은 힘들 것 같다. "하앗!" 적병은 창을 찌르면서도 무척이나 커다란 소리를 냈다. 나는 그 창대와 적 병을 목을 한번에 베어버리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타고 있던 말은 이 미 예전에 죽어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움직이던 내 앞에.. 기사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났다. "꼬마녀석! 네 녀석에게 죽은 전우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몇명이나.. 헉.. 죽었지?" "50명이다. 그 숫자에 대한 벌을 받을 준비는 한 거겠지?" 그 기사는 그렇게 소리치며 나와 수준을 맞추기 위해 말 위에서 내려왔다. 나는 한 손에 들고있던 돌을 그 기사의 머리로 힘껏 던졌다. '따악!'하는 소리와 함께 돌이 그 기사의 머리에 부딪히자 나는 그 기사의 곁으로 다가 가 살며시 속삭이며 말했다. "이것으로 51명이군." "툭!" 그 기사의 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이마로 흐르는 땀을 가볍게 닦아 냈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오른쪽 어깨로 화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으윽!" 나는 오른손에 들고잇던 검을 떨어뜨릴 뻔 했다. 순간적으로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검을 왼손으로 바꾸어쥐고는 검을 뒤로 휘둘렀다. 적병이 급하게 뒤로 물러나며 두려움에 가득 찬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너무 도 떨린 나머지 가슴을 노린 것이 빗나가 내 어깨를 찌른 것 같았다. 나는 왼손으로 검을 잡고는 자세를 잡은채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그 병사 는 자신이 사람을 찔렀다는 것이 너무도 충격이었던 것인지.. 창을 들고있 는 팔을 덜덜 떨고 있었다. 아마도 전쟁에 처음 나온 것 같았다. 나도 처음 사람을 베었을 때.. 그 느 낌은 무척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충격또한 잘 알고있었기에 검을 든 왼손으로 어깨를 감싸쥐고는 힘껏 도망가기 시작했다. "젠장! 젠장! 젠장!" 나는 그런 소리를 연발하며 숲 속으로 들어왔다. 일단 바지의 끈부분을 찢 어서는 어깨의 상처를 동여메었다. 출혈은 멈추었지만 오른쪽 팔이 움직이 지 않았다. 식은 땀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이 망할 오드나스 왕국의 패잔병들.. 잡히기만 해봐! 내 완전히 아작을.." 그의 뒤로.. 누군가가 스쳐 지나갔다. 아마도... 바르실미르 왕국의 병사같 았다. 그리고.. 그 말의 내용은 곧.. 오드나스 왕국의 병사들이 퇴각을 했 다는 소리였다. "죽는.. 수밖에 없나?"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마지막 발악은 해봐야 했다. 나는 병사들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그들의 뒤로 살며시 지나갔다. 아마도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그들을 지나가서는 나무 그늘에 몸을 살짝 숨겼다. 다시 패잔병을 처 리하는 병사가 2인 1조로 내가 숨어있는 나무그늘 앞을 지나가려 했다. 나 는 가만히 숨을 죽였다. "뚜둑!" 발 밑에 깔려있던 나뭇가지가 부러진 것 같았다. 나뭇가지가 부러진 것 치 고는 소리가 꽤나 컸다. 정말... 운이 없으면 이런 일도 생기는 구나.. 라 는 것을 느기게 만드는군. "누구냐?!" 패잔병 처리병이 창을 들이대고는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나는 숨을 죽이고는 그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는 내 앞으로 두 사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나무의 뒤편에서 튀어나가며 둘중 하나의 목을 힘껏 걷어찼다. "뚝!" 목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운이 좋은 것인지 단 한번에 목이 부러졌 다. 그러나... 살아남은 한 녀석이 커다란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저, 적이다!!" "닥쳐!!" 나는 악으로 그렇게 소리치고는 그 병사의 배를 발로 걷어차고는 그 목에 검을 꽂아넣었다. 그리고... 있는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움직 임에 오른쪽 어깨의 상처가 벌어지며 다시 피가 흘러나왔다. "젠장! 젠장!" 피가 오른손을 타고는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이래서는.. 완전히 날 따라와 줍쇼.. 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저기다!!" 어느새 이렇게 많이 따라온 것인지... 20명이 넘는 병사가 나를 중심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제기랄.. 정말 운이 없군. 나는 커다란 나무에 등을 기대 고는 검을 바닥에 꽂았다. 내 갑작스러운 행동에 병사들은 창을 들고는 아 주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허무하군.." "뭐가?" 내 그말에 대답한 것은 무척이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와 동시에 나를 포 위하고 거리를 좁혀오던 병사들의 한쪽에 있던 5명의 병사들이 바닥에 드러 누웠다. "이, 이녀석은?!" 병사들이 그렇게 소리치는 순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모습이 보이지 않 았다. 그와 함께, 어느새 6명이 넘는 병사들이 시체가 되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괴, 괴물이다!" 압도적인 강함이라는 것을 보아버린 병사들은 겁을 먹고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낸 그는 그들이 도망을 가게되면 곤란하다는 것을 느끼는 듯이 도망가는 그들을 향해 손을 뻗고는 나직히 뭔 가를 중얼거렸다. "슬립!" 마법의 시동어. 그와 함께.. 도망가던 병사들의 걸음이 천천히 느려지며 결 국에는 그 자리에 뻗어 잠들고 말았다. 나는 어이없는 눈으로 일리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일리안은 전쟁에서 사 람을 죽이게 되면 짓는 표정.. 언제나 그렇듯.. 약간은 무표정한 얼굴로 내 게 다가왔다. "왜.. 오신 겁니까?" 내 말에 일리안이 내 얼굴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내 얼굴 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큭!" 나는 약간은 어이없는 눈으로 일리안을 올려다봤다.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일리안은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휴.. 나는 에릭의 친구잖아. 하아. 이 말을 한번 하고 싶었어. 헤에.. 그 럼 갈까?" 일리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넘어진 나를 부축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도 어이없는 기분에.. 그리고 묘한 감정에 입을 열었다. 얼굴이 확 하 고 붉어온 나는 입을 열었다. "일리안님.." "일. 리. 안." 일리안은 내 말에 그렇게 말하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래. 일리안은 처 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살아가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마음을 얻어버렸다. 이 단순한 녀석은.. "일리안." "응?" "아.. 아냐." "에릭? 아파? 아파?" "아.. 아니." "헤에.." 웃는 얼굴은... 여전히 귀엽다. 그러나.. 이 전장을 빠져 나가야.. 웃는 얼 굴이 귀엽던지, 아니면 일리안이 소중하다던지, 그 소중한 녀석의 웃는 얼 굴을 다시 보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리안은 날 부축하고도 적의 병사들을 피해서 달려갔다. 운이 좋게 적의 병사를 잘 피해가던 중.. 최악의 상대와 만나버렸다. "크큭.. 어떤 꼬마녀석이.. 51명이고, 어떤 꼬마녀석이.. 62명이냐?" "에? 내가 62명일거에요." 확실히.. 이녀석은 너무 단순하다. 그런 말을 내뱉은 기사는 무척이나 황당 한 듯이 눈을 몇번 깜빡이다가 헛기침을 하고는 나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 다. "크크.. 그렇다면 그 병신같은 녀석이 51명이라는 말이로군." "에에.. 당신의 얼굴이 더 병신이라고 생각하는데.." "풋.." 전혀 웃을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웃음이 나왔다. 적의 기사는 바르실미 르 왕국에서 상당히 유명한 기사였다. 아니.. 상당히가 아니라 가장 유명한 기사였다. 일리안은 그런 기사를 눈앞에 두고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네놈은.. 내가 죽여주마!" "음.. 그거 연기하면 안될까요?" "안돼!" "안돼의 반대말은? 헤에.. 설마 몰라요?" "돼!" "고맙습니다." 제, 젠장! 어.. 어깨가 아프다. 바르실미르 왕국의 그 기사는 무척이나 흥 분한 듯이 얼굴을 붉히고는 검을 뽑아들고는 일리안을 향해 다가왔다. "네놈! 죽여주지." 그 기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안을 향해 커다란 검을 휘둘렀다. 투핸드 소드정도의 크기를 가진 검이면서도 그 검을 거의 롱소드 처럼 휘두르고 있 었다. 기사의 대결이라 생각한 것일까? 주위의 병사들은 끼어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일리안 또한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인지.. 가볍게 그 검을 피해나갔 다. "우왓! 위, 위험하잖아요!" "크아악! 위험하라고 휘두르는 거다!" 그 기사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다시 일리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한참동안 검을 피해내던 일리안은 어느순간 그 기사의 품속으로 파고들어서 검을 휘 둘렀다. "채앵!" 검이 막히는 소리. 일리안은 그 검이 막힐 줄 알았다는 듯이 검이 튕겨져 나가자 자연스럽게 왼발로 그 기사의 옆구리를 힘껏 걷어찼다. 그 기사는 일리안에게 옆구리를 차이고도, 인상을 조금 찡그리고는 다시 검을 휘둘렀 다. "윽.." 일리안 또한 계속해서 피하기만은 힘들었던 것인지 가슴에 길게 피자국이 보였다. 주위의 병사들이 환호하고 있었다. 일리안도 점점 진지한 표정을 짓고는 갑작스럽게 그 자리에서 톡톡 뛰기 시작했다. "자자. 본격적으로 가자구요." 일리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갑작스럽게 그 기사의 오른쪽 옆으로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카앙!"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그 기사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나.. 일 리안은 어느새 그 기사의 왼쪽으로 다가가 다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두 세번정도.. 그렇게 검이 부딪힌 다음.. 어느순간 일리안의 검이 늘어나 보 였다. 두개, 아니.. 세개정도로 보였다. 이건.. 말도 안된다. "크아악!" 일리안의 검이 정확히 그 기사의 목을 뚫었다. 일리안은 그 검을 빼내고는 피를 털어내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경악한 얼굴을 보여주 고 있었다. 일리안은 그런 병사들의 시선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다가 와 내 어깨를 부축했다. "크라이슨 백작님이.. 죽다니.." "자, 잡아! 저 녀석도 지쳤을 거다!" 병사들은 그렇게 소리치며 나와 일리안을 향해 다가왔다. 일리안은 그런 병 사들을 향해 고개를 까딱이고는 입을 열었다. "파이어 볼!" 일리안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앞으로 손을 뻗었다. 일리안의 손에서.. 꽤 나 커다란 불의 공이 튀어져 나갔다. 그리고, 그 공이 땅에 부딪히는 순간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 엄청난 폭발소리와 함께 화끈한 열풍이 불어왔다. 일리안은 그 자리에서 움 직이지 않고는 곧 빠른 속도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그 중얼거림을 끝낸 일리안은 소리쳤다. "임프로브드 인비져빌리티!" 그와 함께.. 일리안의 몸이..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손도.. 그의 다리도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일리안은 그의 보이지 도 않는 몸을 부축하고 있었다. "사, 사라졌다!" "귀, 귀신이야!!" 병사들은 갑작스러운 일리안의 마법에 완전히 패닉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나는 그런 병사들의 사이를 빠져나가며 크라이슨 백작이라는 사람이 떨어뜨 린 검을 주워들었다. 확실히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엄청난 이점 덕분에 일리안과 나는 무사히 오 드나스 왕국의 군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나와 일리안을 바라 보는 눈빛은... 젠장. 너무 기뻐서 차마 입으로 말을 할 수가 없다. "자네.. 둘.. 살아돌아온 것을 축하하네." 이번 전쟁에 나온 기사들중 가작 작위가 높다는 작자가 앞으로 나와 나와 일리안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런 인삿말을 건내었다. 그런데.. 왠지.. 마음 에 들지 않는다. 나는 그 전장에서 가지고 나온 검을 그 사람의 앞에 던졌 다. "마음에 드십니까?" 내 말에 그 기사는 그 검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곧 경악으로 부릅뜬 눈으로 나와 일리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 기사의 시선에 피식 웃 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이녀석이 처리했습니다. 그럼.. 이만 쉬고 싶군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가 쉴 곳으로 걸어갔다. 신관의 치료를 받은지라 어깨는 그다지 아프지 않았다. 내 뒤로 누군가의 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에릭!" 일리안이었다. 나는 일리안을 향해 피식 웃으며 그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왜? 일리안." 일리안이.. 웃음을 지었다. 그래..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일리안을 향해 선을 그었던 것, 그 이상으로 일리안이 다가오지 말았으면.. 하고 바랬던 것은. 나는.. 일리안 이 내것이 되었다가, 다른 사람에게로 갈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내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것이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지금 내가 일리안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그래서일까? 지 금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일리안과 웃고있는 그녀인 것은? 그래서일까? 지금내가.. 일리안의 등을 향해 검을 뻗는 것은.. 그래서이다. 일리안은 내 것이다. 어린아이 같다고 해도 좋다. 지금껏.. 무 엇 하나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해 본 일이 없다. 아니.. 여건이 주어지지 않 았다. 그러나.. 하나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녀석.. 빼앗길 바에는 부숴 버려서 그 잔해라도.. 내가 가지겠다. Story Of Fantasy -171- Story Of Fantasy -171-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타데안은 계단을 조심해서 걸 어 내려갔다. 정말로 오랜 시간이 지난 듯이 계단에는 이끼와 함께 먼지가 쌓여 꽤나 미끄러웠다. '축축하군..' 그는 들이마시는 공기가 축축함을 느끼고는 인상을 찌프렸다.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얼마 걸어내려 가지 않아 그의 일행은 계단을 다 내려와 길다란 통로에 들 어섰다. 앞서가던 키리온은 횃불을 높이 쳐 들고는 길게 이어진 복도를 바 라보며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젠장..."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복도를 보며 간단한 감상을 말한 키리온은 걸음을 옮겼다. 그도 키리온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걸어갔다. 이런 던젼의 안이라면 빠른 걸음은 곧 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의 일행이 걸어가는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빠직!" 타데안은 자신의 발 밑에 뭔가가 밟힘을 느끼고는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키리온이 든 횃불 덕분에 어슴프레하게 보이는 바닥에는 무엇인가.. 하얀색 의 조각들이 놓여져 있었다. "꺄악!" 어쨋건 처음 알아챈 것은 밤눈 좋은 동물같은 로안느였다. 그는 집중해서 바닥을 내려다 본 후에야 그것이 동물의 뼈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한쪽에 나뒹굴고 있는 두개골을 보고서야.. 인간의 뼈라는 것을 알아차렸 다. "쿵! 쿵!" 무엇인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키리온이 자신의 검을 잡고는 횃불을 올 리에에게로 넘겼다. 그 횃불의 일렁거림을 받아 타데안의 그림자가 일렁거리 고 있었다. 조금씩 무엇인가가 다가오는 느낌.. 그 느낌과 함께 일리스도 긴장을 한 듯 어느새 검을 뽑아들고는 앞으로 슬쩍 걸어나왔다. 통로는 네명이 늘어서도 움직임이 불편함이 없을만큼 넓었다. 그러나.. 그 의 앞으로 다가오는 무엇인가는 그 통로를 단 둘이서 꽉 채우고 있었다. "헤에... 어이없어.." "오옷! 일리스양. 보기드문 감정표현!" 그의 그런 말과 함께 앞을 걸어오던 생물이 그의 앞에 정확한 모습을 드러 냈다. 그와 동시에 키리온이 검을 뽑아들고는 긴장하고는 외쳤다. "트롤!!" 키리온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검을 뽑아들고는 앞으로 튀어나갔다. 타데안은 생전 처음보는 몬스터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반사적으로 앞으로 튀어나 갔다. 그가 앞으로 달려가자 그보다 훨씬 커다란 트롤이 위에서 그 커다란 팔에 들려있는 돌도끼로 그를 내리쳤다. 그는 왼손에 든 검으로 그 내려쳐지는 도끼를 막았다. "카앙!" 검에 도끼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그의 팔이 충격으로 저려왔다. 무릎이 아래로 푹 숙여지며 눈앞이 팽그르 돌 정도였다. 너무도 강한 힘에 머리가 흔들린 듯 했다. "그렇다고! 기죽을 내가 아니지!" 그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오른손에 들고있던 검으로 트롤의 팔을 잘라내 버 렸다. 검이 검인 만큼 트롤의 팔은 너무도 쉽게 잘려져 바닥으로 떨어져 내 렸다. 그는 생각보다 대단치 않은 눈앞의 몬스터에게 비웃음을 띄워주고는 일리스 를 향해 손으로 브이를 그려주기 위해 시선을 돌리려 했다. "바보!" 그가 시선을 돌리려 할 때.. 일리스의 목소리가 바로 그의 곁에서 들려왔 다. 그와 함께 일리스가 그를 힘껏 밀어버려 그는 바닥을 나뒹굴어야 했다. "쿵!" 그와 동시에 그가 조금전까지 서있던 자리에 잘리지 않은 트롤의 주먹이 내 리 꽂혔다. 바닥의 돌이 '투둑'거리며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일리스는 그를 밀어내고는 그 내리쳐지는 주먹을 가볍게 피하고, 눈앞에 보 이는 트롤이라는 생물의 근처로 다가갔다. 일리스가 곁으로 다가가자 그 트 롤의 왼쪽팔.. 즉 그가 잘라내 버렸던 그 팔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기 시작 했다. "뭐, 뭐야?!" 그의 경악성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일리스는 트롤의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밟았다. 트롤의 주먹이 내리쳐져 오자 몸을 한바퀴 돌려서는 그 주먹을 가 볍게 피해내고는 트롤의 배에 검을 꽂아 넣었다. 일리스는 트롤의 배에 꽂 아 넣은 검을 주저하지 않고 옆으로 그어버렸다. "크워어어!" 그로테스한 비명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트롤이 몸을 뒤틀며 뒤로 물러났다. "흐응.. 역시 이걸로 안되네.." 일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피묻은 검을 바닥으로 한번 털어냈다. 뒤로 물러나던 트롤의 길게 찢어진 배도 어느새 상처가 보이지도 않았다. 타데안은 잠시 자리에 앉아있다가 빠르게 몸을 일으켜서는 양 손에 검을 하 나씩 들고는 일리스의 앞으로 걸어나갔다. 옆쪽에서는 키리온이 다른 트롤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하핫! 네놈이 트롤이냐? 오랫만이군. 잘 재생하는걸. 또 해봐. 어.. 역 시 트롤.." 타데안은 키리온의 그 외침에 한숨을 내쉬고는 일리스의 앞을 가로막고는 눈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트롤을 마주 바라보며 살짝 웃음을 지었다. "어디.. 그 머리를 잘라내도 살아나는지 한번 볼까?" 타데안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트롤을 향해 달려나갔다. 트롤의 그 커다란 주먹이 그의 머리를 노리고 빠른 속도로 휘둘러져 왔다. '부웅'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휘둘러져 오는 그 주먹을 그는 머리를 가볍게 숙 이는 것으로 피해내고는 트롤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푸욱!" 검이 살을 가르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 그는 트롤의 몸으로 찔러넣은 그 검을 옆으로 그었다. 살이 갈라지는 소름 돋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트 롤의 비명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크아아아악!" 트롤은 비명소리를 내며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는 트롤의 무릎을 밟고는 위로 뒤어올랐다. 트롤의 커다란 얼굴이 눈앞 까지 다가오자 그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그 얼굴을 향해 입을 열었다. "훗.. 역시 나는 지상최고의 미남자.." 그는 그런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하고는 왼손에 들고있던 검을 트롤의 목줄 기에 꽂아 넣었다. '푸욱!'하는 살이 파이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는 꽂 아넣었던 검을 빼내며 오른손에 들고있던 검으로 트롤의 목을 날려버렸다. "툭!" 트롤의 머리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트롤의 그 커다 란 몸이 뻗뻗하게 굳은 채, 뒤로 넘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타데안은 트롤이 넘어지고 난 후, 바닥에 가볍게 내려 서서는 양손에 검을 든채 한껏 포즈를 취한 다음 뭔가 멋진말을 던져야 겠다는 생각에 뒤로 돌 아보지도 않은 채 입을 열었다. "훗, 이것이야 말로 이도류 극의의..." "우리얍!" "와아! 키리온 멋져!" 타데안의 옆쪽에서 트롤과 한판 승부를 벌이던 키리온이 기합을 지르며 검 을 휘두르자, 그 커다란 덩치를 하고있는 트롤이 공중에 붕 떠서는 벽에 부 딪혔다. 벽에 부딪힌 트롤이 바닥에 주저앉자 키리온은 주저하지 않고 그 커다란 검을 휘둘러 트롤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빠악!" 두개골이 부서져버리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키리온은 검을 거두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는 키리온의 곁으로 살며시 다가가서는 그 얼굴을 뚫어지 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오똑하지만 너무 높은 코, 그리고 아래로 지저분하게 늘어뜨린 금발. 키리 온의 눈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다지 작지도 않은 눈. 그 의 주관적인 관점으로는 평범을 약간 상회하는 얼굴이라고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훗! 이겼다." 그가 한참동안 키리온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턱을 쓰다듬으며 시선을 돌리고 는 그렇게 중얼거리자 키리온이 그의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입을 열었다. "바보녀석. 언제난 말하는 거지만.. 남자는 여기와.. 여기야." "훗.. 그런 변명은.." "와아. 키리온 멋져!" 타데안은 일리스에게 가볍게 말허리를 끊겨 버리고는 어이없는 눈으로 일 리스를 보다가 다시 키리온을 보고는 웃음을 띄우고는 입을 열었다. "훗. 중년의 멋이라는 건가?" "흥. 이건 진짜 남자의 멋이라는거지." 키리온은 그의 말을 그렇게 받으며 검을 한손으로 들어올려 어깨에 걸쳤다. 키리온의 뻔뻔함에 잠시 어이없는 시선을 보내던 그는 곧 일행들이 걸어가 는 길을 따라갔다. 여전히 어두운 통로는 횃불을 들었다고는 하지만 먼 곳 은 보이지 않았다. '겨우.. 발밑이 보일 정도로군..' 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얼마전.. 그 이레이니안을 만났던 그 던전안과 같은 일은 절대로 당하고 싶지 않았 다. "그런데.. 거참..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이 트롤이라니. 뭔가 상당히 엉뚱 한 곳이로군." "응? 키리온은 이곳에 들어와 본 일이 없나요?" "물론. 이녀석이 이런 으시시한 곳은 무척이나 싫어해서 말이야."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이 머리를 손으로 짚었다. 그 말에 일리스 는 키리온의 손을 그대로 머리위에 내버려둔 채로 약간은 볼이 부은 음성으 로 입을 열었다. "에에.. 그런게 아니야. 난 단지 이런 어둡고 습한게 싫을 뿐이라구." "네네. 알아모시겠습니다." 키리온은 일리스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일리스의 가지런한 머리카락을 흩뜨리고는 그 머리에서 손을 떼었다. 일리스는 키리온이 머리에서 손을 떼 자 앞으로 달려나가 뒤로 돌아서며 입을 열었다. "에에?! 정말이라니까!" "덜컹!" 일리스가 앞으로 달려나가 멈춤과 동시에 일리스가 서있던 바닥이 갑작스럽 게 열렸다. 너무도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그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때.. 어느새 앞으로 달려나간 라미니아가 일리스 를 가볍게 안아들고는 열려있는 그 바닥을 가볍게 뛰어넘어 반대쪽에 내려 섰다. "휴우.." 그가 나직히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열려져 버린 바닥의 건너편에 있는 일리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헤에.. 딱 좋아." '도데체 뭐가?'라는 의문감에 휩쌓인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라미니아의 가 슴에 얼굴을 푹 파묻고 있는 일리스였다. 확실히 생각해 보면 라미니아의 몸매는 뭇 남성들이 꿈꾸는 쭉쭉빵빵이였다. "어딜 음흉한 눈으로 쳐다보는거야?" "쳇, 남자의 눈중에 음흉하지 않은 눈이 어디 있다고 그래?" "그, 그럼 나도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던거야?" 타데안은 로안느의 말에 시선을 돌려 로안느의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고개를 몇번 저어보이고는 로안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로안느.." "왜?" "여자와 아줌마는 엄연히 다른 존재야." '빠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우케엑!" 묵념... Story Of Fantasy -172- Story Of Fantasy -172- Story Of Fantasy -mail to :elosis@nownuri.net-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어디에서 무 엇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은 꽤나 피곤한 느낌이었다. "로안느. 거기.." 로안느는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키리온이 그녀의 들어올린 오른발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 밟지 말아." "뭐라고?" 로안느는 천연덕 스럽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오른발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바 닥에 발을 내려놓는 오른발로 뭔가 덜그럭 거리는 느낌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심장이 잠시 반항을 일으키는 느낌. 그 느낌에 그녀는 식은 땀과 함 께, 약간은 헤픈 미소를 보이며 한심하다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키 리온을 바라보았다. 그녀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키리온의 뒤쪽에 서있던 타데안의 입이 조용히 열렸다. "5번째군." "그러니까... 다른 의미로 보면 대단한 걸지도 몰라요." 타데안의 말과, 그 말을 받는 일리스의 대답에 약간 발끈한 로안느였지만, 사 실이었기에 부정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오늘 하루는 악운이 끼다 못해 살 운까지 낀 모양이었다. "그, 그러니까.. 저기.."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며 키리온을 돌아보았다. 냉담한 표정의 키리온을 본 그 녀는 어떻게 해서든 분위기를 쇄신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는 입을 열었다. "저, 저기 키리온.." "휴우... 정말 징하군.." 키리온의 말을 들은 그녀는 약간 얼굴을 붉히고는 이 상황에서도 발끈해버 렸다. 확실히 운이 나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운이 나쁘다는 것이지 그녀 의 잘못이 아닌 것이다. 그런 것을 물고늘어지는 키리온을 향해, 뭔가 입을 열려고 했던 그녀는 잠 시 목숨과 자존심의 상관관계에 대해 심각한 고찰을 끝낸 후, 입을 열었다. "키리온..." "응?" "살려주면 사랑해 버릴래." 잠시동안, 로안느 자신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깨닫지 못한 채 억지 웃음을 띄우고는 키리온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일행이 너무도 조용한 나머 지 정적이 흐르는 통로 안.. 그 정적을 키리온이 가볍게 깨 버렸다. "사양해 버리겠어!" 키리온은 단호하게 외치고는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다른 일행들도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그녀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일리스를 닮아버린 것 같았다. "아아. 로안느는 키리온을 좋아했던 거구나." "아, 아니야!!"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이 말도 되지 않는 오해의 상황을 풀어나가기 위 해 - 오해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녀 뿐이다 -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내 취향은 저런 마운틴 고릴라가 아니라 좀더 작고 아담한.." "일리스?" "그래. 일리스." 로안느는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한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입을 틀어막았다. 타데안이.. 아주 진지한 눈빛으로 일리스를 끌어안았다. 키리온은 피식거리 며 웃고 있다가 고개를 저어보이더니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손을 잡고는 입 을 열었다. "자.. 내가 당기면 재빨리 저리로 뛰어가는거야." 키리온의 말에 로안느가 고개를 끄덕이자 키리온은 오른손으로 등 뒤의 검을 잡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그녀가 재빨리 키리온의 등 뒤 로 피하자, 쉴 틈을 주지 않고, 통로의 천장에서 반원형의 칼날이 불쑥 튀 어나와 키리온을 향해 날아왔다. "으쑔!!" 키리온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기합을 내지르며, 자신의 검을 뽑아 그 칼날을 정확히 쳤다. "콰앙!" 그 칼날과 키리온의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키리온의 몸이 진동으 로 약간 떨리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천장에서 튀어나왔던 칼 날은 산산 조각나서는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휘유. 무식한 힘." "부러운거냐?" 키리온은 그 커다란 검을 자신의 등에 걸어 매고는 뒤로 돌며 타데안을 향 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짝 튕기고는 말했 다. "이봐. 나이 값좀 하라구!" "미, 미안하군. 그래!" 로안느가 얼굴을 붉히며 말하자 키리온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웃음을 짓 고는 앞서서 걸어갔다. 확실히 그녀가 이 일행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긴 하 지만, - 라미니아라는 존재가 있긴 하지만, 예외적인 존재 - 그 모든사람에 게 평등하게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것은, 모든사람이 똑같이 활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이 최고라고 믿고 있던 사이, 어느새 키리온이나 일리 스는 그녀보다 훨씬 먼곳까지 가 있었던 것이다. "이봐. 아줌마. 답지 않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있어?" "호! 호! 홋!" 로안느는 타데안이 말을 걸자 그 어깨를 두드리며, 안도감이 섞여있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녀의 웃음이 왠지 기분이 나쁜 듯이 타데안은 얼굴을 일그러 뜨렸지만, 그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어두운 통로안을 한참을 걸어가던 중, 통로의 양쪽으로 문이 보였다. 돌로 된 문을 발견한 그녀의 일행은 그 앞에 서서는 어느쪽으로 먼저 들어가 볼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토론이 오고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왼쪽." "아니. 사나이는 오른쪽." "남자인 것하고, 오른쪽이 무슨 상관인거야?!" "흠... 그런거지." "어, 어째서! 전혀 연관성이 없잖아!" 라는, 전혀 의미없는 토론이 오가고 난 후, 역시 오른쪽이 좋다는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이 오른쪽에 나 있는 문을 밀었다. 한참동안 문을 밀던 키리온 이 손을 탁탁 털고는 그녀의 일행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하하. 잠겼나봐." 키리온이 그렇게 말하며 손을 털어버리자, 일리스가 문 앞으로 다가갔다. 키리온 마저도 열지못한 문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떠 올랐다. 그녀의 의문과는 상관없이 일리스는 그 문앞으로 다가가서는 문에 손을 잠 시 대었다가, 손가락으로 그 문을 가볍게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노크, 노크.."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키리온을 향해 방긋 웃 으며 입을 열었다. "열렸어." "음.. 여전하군. 그 마법은 말이야."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조금전까지 열리지 않던 문을 밀었다. 돌로된 문 은 꽤나 무거운 듯, 육중한 소리를 내며 조금씩 열렸다. "우와! 키리온. 마치 소 같아." "으극! 이렇게 힘쓰고 있는 사람한테 할 말이냐?" 키리온은 일리스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힘껏 문을 밀었다. 로안느는 일리 스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일리스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입을 열었다. "음.. 문 따는 마법도 있는거야?" "에에.. 문 잠그는 마법도 있어요." "음.. 마법사라.. 할만 하겠는걸.." 그녀가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렇게 중얼거리자, 일리스는 방긋 웃음을 짓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로안느한테는 불가능해요." "어째서 그렇게 단정하는거야!" "로안느는 바보니까." 쌈빡담백한 일리스의 말에 그녀는 잠시 말을 잊어버렸다. 어째서 가장 바보 인 일리스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 할까.. 에 대해 그녀가 심각히 생각하고 있는 동안 키리온은 문을 다 열어 젖히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타데안! 네녀석도 좀 움직여!" "아아. 병약한 미소년한테 그런 험악한 일은 시키지 말아줘!"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연약한 척 포즈를 잡고 키리온을 향해 웃음을 띄웠다. 그녀의 일행은 그런 타데안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열려진 문 안으로 들어갔다. 불빛하나 없는 그 안쪽으로 들어가자, 약간은 탁한 공기가 느껴졌다. 어두 컴컴한 방, 그 방안쪽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물이 있다는 것은.. 뭔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키리온의 그런 나직한 목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어두운 앞쪽에서 뭔가 커다란 것이 바닥을 울리며 걸어오기 시작했다. 일단 다리는 4개인 것 같았다. 그리고 목을 위로 조금 치켜들어야 할 정도 의 크기였다. 점점 가까이 다가와 보이는 그것의 모습은.. 스쳐 지나가며 본다면, 마치 소 같았다. "앗! 고기.. 아니 키리온이다!" "일리스... 저건 고르곤이야." "에.. 그러면 갑옷입은 키리온.." "일일이.. 부연설명 하지마!" 어쨋건 위급한 상황임에도, 일리스와 키리온의 대화는 긴장을 풀리게 만들 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고르곤은 일행을 마주 바라보며, 두꺼운 앞다리로 바닥을 몇번 긁었다. 푸르륵 거리는 소리. 로안느는 이런 모습을 보이는 동물을 본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인 후에 분명히... "쿠쿠쿠쿵!" 바닥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 다. 바닥에서 몸을 한바퀴 굴린 후, 재빨리 일어난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다행이 다친 사람은 없는 듯, 모두 자리에서 재빨리 몸을 일으켰 다. "쿠웅!" 달려가던 고르곤은 그 육중한 몸을 벽에 들이 받았다. 주위가 다 울리는 느 낌. 위쪽에서 먼지가 떨어져 내렸다. "들이 받히면 아프겠는걸." "아픈걸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데?" 로안느의 중얼거림을 들은 타데안은 긴장하며 대답하고는 검을 뽑아들었다. 아마도 처음 본 몬스터이기에 상당히 긴장한 것 같았다. 로안느또한, 처음보 는 몬스터였기에 긴장하며 살며시 검을 뽑아들었다. "푸르르륵!" 투레질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고르곤의 코와 입으로 녹색의 연기가 피 어오르기 시작했다. "제길! 브레스다!" 키리온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키리온을 향해 소리쳤다. "저건 드래곤이 아니잖아!!" "바보!! 숨은 드래곤만 쉬냐?!" 키리온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녹색의 연 기가 주위를 휘감으며, 천천히 그녀의 일행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녹 색의 연기 저편에 고르곤이 천천히 다가와 다시 바닥을 발로 긁기 시작했 다. 입과 코에서는 여전히 녹색의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 녹색의 연기는 어느새 그녀가 들어선 방안의 거의 대부분을 휘어감고 있 었다. "거스트 오브 윈드!" 일리스의 낮지도 높지도 않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일리스의 등 뒤에서 갑작스럽게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한정된 공간에서 갑작스 럽게 바람이 빠져 나가자, 숨쉬기가 곤란해지기 시작했다. 일리스도 그것을 느낀 듯, 곧 마법을 멈추었다. '벽이.. 다른 곳과 틀리다..' 그녀는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고는 깨달았다. 약간은 투박한 벽돌로 이루어 져 있던 복도와는 달리, 방의 안쪽에 있는 벽은 작은 틈새조차 보이지 않았 다. 뒤쪽에 물이 흘러나가는 곳, 그곳에 약간의 공간이 있었지만, 너무도 작은 공간이었기에 한정된 공기만이 들어올 뿐이었다. "숨을 멈춰요!!" 일리스가 그렇게 소리쳤다. 그 말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었 다. 곧, 그녀가 들어온 문에서.. 빠른 속도로 공기가 밀려왔다. 그리고, 그 가속도를 그대로 받아 고르곤이 내뿜은 브레스가 밀려왔다. "쿠쿠쿵!" 빠져 나갔던 바람이 밀려오자, 고르곤은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앞으로 내달 렸다. 바닥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헉.. 헉.."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일리스에게로 고르곤이 그대로 달려갔다. 일리스는 순간적으로 헉헉거리던 것을 멈추고는 달려오던 고르곤의 뿔을 잡고는 뒤로 가볍게 뛰어넘었다. "후욱.. 콜록.. 콜록.." 일리스는 바닥에 내려서서 숨을 한번 크게 들이키고는 기침을 해대기 시작 했다. 일리스는 바닥에 검을 내리 꽂아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는 시선을 들 어올려 고르곤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아. 뭐, 어떻게든 되겠지.' 로안느의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이 떠오름과 동시에 그녀는 참고있던 숨을 뱉 어내고는 검을 뽑아들어 고르곤을 향해 달려갔다. "휘익!" 그와 동시에 로안느의 뒷쪽에서 무엇인가가 그녀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어 느새 활을 뽑아든 라미니아는 주저함 없이 그 활을 당기고 있었다. "쿠에에엑!" 라미니아가 쏜 활이 정확히 고르곤의 눈에 박혔다. 고르곤은 앞발을 들고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라미니아는 다시 주저하지 않고 화살을 뽑아 다시한번 활시위를 당겼다. "파악!" 다시 경쾌한 소리와 함께 몸부림치는 고르곤의 반대쪽 눈에 라미니아의 화 실이 틀어 박혔다. 다시한번 고르곤의 비명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그녀는 몸 속이 따끔거림을 느끼고는 빠른 시간안에 끝내기 위해 고르곤의 곁까지 다가갔다. 그리고, 그 고르곤의 턱 아래에서 힘껏 검을 위로 찔러 넣었다. "푹!" 살이 파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에 살을 가를때의 부드러운 느낌이 아닌 껄끄러운 느낌..그 느낌에, 그녀의 검은 고르곤의 머리까지 찔러가지 못한 채, 도중에 멈추고 말았다. "물러나!!" 키리온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검을 꽂아둔 채 뒤로 물러났다. 다가온 키리온은 검을 바닥에 끌릴 정도로 늘어뜨린 채, 고르곤 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로안느가 꽂아둔 검을 자신의 검으로 힘껏 올려쳤 다. "쿠엑!" 다시한번 비명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고르곤의 목 뒤로, 로안느의 검이 삐 죽히 튀어나왔다. 키리온은 위로 들어올려진 자신의 팔에 힘을 꽉 주었다. 그리고 그 손에 들려진 검을 꽉 잡고는 아래로 힘껏 내리쳤다. 키리온의 오른발이 왼발의 왼쪽으로 돌아갔다. 그와 동시에 내려쳐진 검은 키리온의 온 몸의 회전에 맞물려 간단하게 고르곤의 목을 잘라버렸다. "아.. 머리가 핑 돈다.." 키리온은 고르곤의 목을 베어내고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녹색의 연기가, 어느새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타데안은 어느새 주저 앉아버린 일리스를 재빨리 밖으로 데리고 나간 것 같았다. "대기, 그 속에 머무는 나의 벗들이여."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실바람이 불어 와 천천히 그 녹색의 연기를 걷어가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나가자 바깥에 서 쉬고있던 타데안이 일리스를 한쪽 어깨로 부축 하고는 방 안으로 들어왔 다. "일리스. 괜찮아?!" 그녀는 파랗게 질려있는 일리스의 뺨을 건드리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에 일리스는 가볍게 고개만을 끄덕이고는 부축하고 있던 타데안의 손을 밀어냈 다. "하아.. 하아.." 몇번 숨을 들이 쉰 일리스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일리스가 바닥에 주저앉자, 뒤쪽에서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조금만 참아봐. 저기, 올리에가 손을 쓰고 있으니까." 키리온의 말에, 로안느는 올리에가 서있는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조금씩 흐르는 그 물가로 간 올리에는 꽤 커다란 그릇에 물을 담아서는 그것의 위 에 손을 올리고는 뭔가 조용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리에는 눈을 뜨고는 그 그릇을 일행에게 내밀 며 입을 열었다. "자. 한모금씩만 마시면 돼. 그리고, 오늘은 이쯤에서 쉬는게 좋을 것 같은 데? 저 상태로는.."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일행의 시선이 모두 새파랗게 질 려있는 일리스에게 모였다. 그리고, 더이상 말하지 않고는 모두 그 자리에 서 노숙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올리에가 건내준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숨 을 들이쉬기 시작했다. 뒤이어, 그 물을 받아든 타데안은 무척이나 즐거워 하며 입을 열었다. "오오.. 이, 이것은?" "음? 타데안. 그게 뭔지 알고있는거야?" 올리에는 타데안이 그 물을 받아들고는 그렇게 말하자, 약간은 의외라는 듯 한 눈빛을 보내며 타데안에게 질문했다. 타데안은 그런 올리에의 말에 당차 게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이대로 물을 마시면 일리스와 간접 키스.." "네 머리속에는 그런 것 밖에 들어있지 않은거냐?" "훗, 아줌마.. 질투하는거지?" "내, 내가 왜?!!" 로안느는 타데안의 말에 흥분하며 그렇게 대답했다. 로안느와 타데안이 다시 싸 우기 시작하자 바닥에 주저앉아 숨쉬기 운동에 열중하고 있던 일리스가 입 을 열었다. "타데안.. 로안느?" "응?" "왜?" 로안느와 타데안은 일리스의 말에 동시에 말다툼을 멈추고는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그런 로안느와 타데안의 시선을 받고는 무척이나 귀 엽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에에.. 그러니까.. 머리가 울리니까.. 닥쳐 주실래요?" 아마도.. 짜증이 난 것 같았다. Story Of Fantasy -173- [kid] Story Of Fantasy -173- Story Of Fantasy -mail to :elosis@nownuri.net- 한참동안이나 숨을 고르던 일리스는 이제 괜찮아 진 듯이 파랗게 질렸던 얼 굴에 웃음을 띄우고는 뭔가를 중얼거리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타데안은 일 리스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곁에 주저앉으며 입을 열었다. "뭐해요?" "에.. 세상은 얼마나 즐거운가에 대한 심각한 고찰." "철학적이군요." "사는 것 만큼이나요." 뭔가 선문답 같다는 생각이 타데안의 머릿속으로 떠올랐지만, 그는 웃음을 짓고는 일리스의 곁에 몸을 딱 붙여서 앉았다. 일리스가 나직하게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언제 들어도 기분좋은 목소리에 취해, 한참동안 일리스가 부르는 노래를 듣 고있던 타데안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저기, 일리스. 여자가 되어서 좋은게 뭐에요?" 타데안의 목소리가 꽤 컷던 것인지.. 일행의 시선이 모두 일리스에게로 모 였다. 일리스는 타데안의 질문에 노래 부르기를 잠시 멈추고는 타데안을 쳐 다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타데안을 바라보던 일리스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는 턱을 쓰다듬 으며, 생각에 잠겨 버렸다. '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타데안은 자신이 꺼낸 말에 심각하게 고민하는 일리스를 바라보며 뭔가 말 을 꺼내야 할 사명감에 젖어가고 있었다. 일행의 시선이 모두 모여있는 그 순간.. 일리스는 갑자기 시선을 들어올리 고는 손가락을 튕기며 타데안을 돌아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뭔가 생각이 난 것 같았다. "아! 좋은게 있어요!!" 그 말에 올리에와 로안느까지 시선을 집중 시켰다. 일리스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은 채, 그를 바라보고는 미소짓고 있었다. '뭐, 여자라서 좋은 점이야.. 한두가지가 아니지.. 예를 들면, 여자의 알몸 을 남자가 훔쳐보면 변태가 되지만, 여자가 남자의 몸을 보게 되면 보이게 된 남자가 변태가 된다거나....' 타데안이 그런 생각을 떠올리자, 일리스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거길 채여도 안아파요." "푸학!" 일리스가 건낸 맥주를 마시고 있던 키리온이 맥주를 뿜어내고는 어이없는 눈빛으로 일리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타데안 역시, 조금은 당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하하하.. 그, 그게 장점이긴... 하겠네요." 그의 말에 올리에와 로안느는 무척이나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로안느는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이봐. 타데안. 여자라는 것은, 남자에 비해 장점 보다는 단점이 많은 법이 야." "무슨 소리를! 여자라는 이유로 피해갈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 대신, 여자라는 이유로 피해갈 수 없는 일도 그만큼 많아." 로안느와 타데안은 서로 쳐다보며 으르렁 거렸다. 한참동안 말싸움을 하는 타데안과 로안느를 바라보던 일리스는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피해 망상증 환자들." "누가?!" "에에? 그걸 몰라요. 아하하. 타데안씨 바보. 타데안씨와 로안느를 말하는 거잖아요." "내가 왜 바보야?!" "에헤.. 그걸 몰라요? 그러니까 바보에요." '도, 도데체 왜?!' 타데안은 그것을 생각하느라 입을 다물었다. 로안느 또한 마찬가지 인 것 같았다. 낮게 물이 흐르는 소리에 일리스는 눈을 떴다. 약간은 몸이 개운하지 못한 것이, 잠을 오래 이룬 것은 아닌 듯 했다. '꽤나 오랫동안...' 눈을 떳을 때 보이는 것은 전혀 낮선 천장이었다. 순간적으로 학교에 가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떠오랐다가 사라졌다.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일행은 각자 그 넓은 방에 가장 편한 자리를 잡고는 잠을 자고 있었 다. 키리온은 예상외로 잠 버릇이 좋은 편이다. 일리스는 한때, 키리온과 안고 자본 경험마저 가지고 있었기에 키리온의 잠버릇이 얼마나 좋은지 잘 알고 있었다. 저렇게 몸을 움직이지 조차 않고 잠을 자면, 일어났을 때 뼈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에 비하면 타데안은... 벽이 없으면 아마 세상 끝까지 굴러갈 것 같았다. 도데체 침대 위에서는 어떻게 잠드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일리스는 아직 몽롱한 정신을 깨우기 위해 물이 흘러내리는 곳으로 걸어갔 다. 아주 나직하게 졸졸거리며 흐르는 물에 얼굴을 푹 담그고는 한참동안 가만히 있었다.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확 들었다. "후아..." "시원한가요?"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스는 그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고는 자 신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라미니아를 빤히 바라보다가 웃음을 지었다. "라미니아는 잠을 자지 않아도 되나요?" "잠을 자고 있었답니다." "미안해요. 깨워버렸군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라미니아의 옆에 앉았다. 언제나, 일행과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는 라미니아는 그녀가 옆에 앉자, 뜬금없이 물었다. "왜 여행을 하는 것인지... 말해 줄래요?" 갑작스러운 라미니아의 질문에 일리스는 한동안 입을 다물었다. 머리속으로 무언가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지만, 처음 이곳으로 올때의 그 확실 한 목적은 이제 희미해져 버린 것을 느꼈다. "이제..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군요." "인간은.. 그렇게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나요?"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었어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라미니아는 여전히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아마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에 목숨을 걸고 이런 힘든 여행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왠지.. 잠이 오지 않았다. "아.. 그거나 해볼까.." 일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신의 가방을 가져와 안을 뒤적거렸다. 하 얀색의 네모난 물건. 일리스는 그것을 꺼내들고는 웃음을 지었다. 뒤쪽의 전원을 올리자, 곧 중앙의 액정에 게임기의 이름이 번쩍거리는 글자로 나왔 다. "음? 그건.. 뭐지요?" 라미니아가 무척 드물게 미니 게임기라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일리스는 라 미니아의 말에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미니 게임기의 뒷쪽에 롬팩을 꽂아 넣 었다. 곧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다른 세계에서는 꽤나 유명한 마리오 라는 캐릭터가 액정 화면에 나타났다. "해보실래요?" "네?" 얼떨결에 일리스에게 게임기를 받아든 라미니아는 그 하얀색의 게임기를 받 아들고는, 약간은 어두운 듯한 액정화면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라미니아가 실수로 십자 방향키를 건드리자, 액정화면의 귀여운 캐릭터가 조금 움직였 다. "어머.. 어머.. 어머.." 상당히... 놀란 것 같았다. 일리스는 그런 라미니아의 뒤로 가서는 게임의 방식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걸 이렇게 하면 움직이고, 이걸 이렇게 하면.. 점프!" "신기.. 하군요." 라미니아는 그렇게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게임에 집중해 버리기 시작했 다. 어쨋거나 온가족이 즐기는 게임.. 이라고 할 만큼 조작이 쉬운 관계로 빠져 들기도 쉬운 듯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후에... 라미니아.. 왜 이렇게 못하는거에요?" "아니.. 저.. 그것이.." "아앗! 움직여요...라고 말하는 사이에 죽어버렸군요. 후에.. 라미니아 너 무 못한다.." "저.. 그게.." 일리스와 라미니아가 시끄럽게 떠들어대기 시작하자, 곧 일행들이 모두 눈 을 비비고는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앗! 라미니아! 적이에요!" "뭐야?! 어디?!" 일리스의 그 말에 모두 벌떡 일어나서는 검을 뽑아들고는 주위를 두리번거 리기 시작했다. 일리스와 라미니아는 일행들의 한번 돌아보고는 다시 묵묵 히 게임기로 시선을 돌린 후, 애써 격정적인 어조로 소리쳤다. "아아! 라미니아! 죽어버렸어요." "어, 어머.." 한껏 몸을 긴장시킨 채 자세를 잡고있던 일행들은 약간의 허탈함과, 엄청난 분노를 가지고는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다가온 키리온은 일 리스의 관자놀이를 주먹으로 꾹꾹 누르면서 입을 열었다. "일리스.. 적이라고? 적이라고? 어디 적이 있다는거야?!" "아야.. 아우.. 여기.." 일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액정 안을 가리켰다. 키리온을 포함한 다른 일 행들이 모두 게임기로 모여들어서는 눈을 부라렸다. '에.. 아마도 저기서 몬스터가 튀어나오길 기다리는 건가?' 일리스의 머리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확실히 그런 오해를 살 만했다. 그녀의 일행은 모두 검을 꽉 쥐고는 그 액정안을 뚫어져라 쳐다보 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액정 안에는... 귀여운 버섯이 라미니아가 조종하는 마리오에 깔려 죽고 있었다. "아! 일리스! 나 처음으로 적을 죽여봤어요." 잠시.. 일행들의 몸이 굳어버렸다. 일리스의 양쪽에 서있던 키리온과 올리 에가 동시에 일리스의 볼을 한쪽씩 잡고는 양쪽으로 쭉 잡아당겼다. "저것의 어디가 적이라는거야?!" "아함.. 일리스.. 잠이 다 깨버렸잖아." "에에.. 잠만 자면 안돼! 키리온 같이 곰이 되버린단 말이야!" "누가 잠만 잔다는거야?! 그나저나.. 저건 뭐야?"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은 일리스의 머리를 한번 쥐어박고는 라미니아가 집중 하고 있는 것에 시선을 돌렸다. 조그만 것에서, 소리와, 음악과 영상까지 동시에 나오고 있었다. "일리스. 저건 뭐냐?" "게임." "그, 그러니까.. 좀더 구체적으로.." "음... 컴퓨터 게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재미있는거." 키리온은 그 말에 일리스의 이마를 한번 튕겨버리고는 그 게임기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다른 일행은 이미 그곳에 집중해 버리고 있었다. "으악! 라미니아! 왜 이렇게 못하는 거에요?! 잠깐만 줘봐요!" "으에... 타데안. 너도 마찬가지잖아!" "거긴 그렇게 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우왓! 봤지?!" 일리스는 즐거워하는 일행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조금 조용한 구석으로 가서는 다시 배낭을 배고는 자리에 누웠다. 바닥의 으스스한 기운이 몸까지 전해져 올라왔다. 그녀가 눈을 감고 노력한 결과.. 조금씩 잠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 시 후,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흔들어대는 통에 그녀는 졸리는 눈으로 몸 을 일으켰다. "으응...?" "일리스!!" 모든 일행들이 다 그녀를 쳐다보고 있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여전 히 멍한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중,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이, 이녀석 갑자기 죽어버렸어! 올리에가 마법을 써도 안살아난단 말이야 !" "....밥을 못먹어서 그래."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누워 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말이 가져온 파장효과는 꽤나 컸다. "거기.. 육포 남은 것좀 가져와봐!" "이거.. 육포같은걸 먹을까?" "아니면 다른거라도 빨리 가져와봐!" 뭔가 핀트가 어긋나는 느낌이다. 그녀는 건전지를 줘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키리온을 돌아봤다. 키리온은... 스피커 구멍에 육포를 찢어 넣고 있었다. Story Of Fantasy - 174 Story Of Fantasy - 174 Story Of Fantasy -mail to :elosis@hanmail.net- 174 얼마간 잠을 자던 일행이 모두 일어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로안느도 약 간은 피곤한 듯한 눈을 괜시리 크게 뜨고는 몸을 일으켰다. 확실히, 돌바닥 위에서 잠을 자는 것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는 허리를 주물렀다. 허리에서 뚜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앞에 일리스도 약간은 멍한 듯이 시선을 허공에 고정시키고는 앉아 있었다. 언제나 멍한 듯 하지만, 오늘은 더 멍한 것 같았다. "이봐. 이제 슬슬 일어나서 움직여 봐야지." 키리온이 그렇게 말하고는 일어나 짐을 꾸린 채 걸어갔다. 일리스는 물이 흐르는 곳으로 뛰어가 얼굴을 한번 씻어내고는 머리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헤에.. 그럼 날씨도 좋겠다.. 어디한번.." "일리스. 여긴 지하라구. 날씨 따위 알리가 없잖아." 타데안이 가만히 있다가 일리스의 말을 끊었다. 일리스는 멍한 시선으로 타 데안을 바라보다가 방긋 웃어보이며 타데안의 곁으로 다가갔다. "타데안씨?" "응?" "아!" 일리스가 놀란 표정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일리스의 그 반응에 타데안은 급하게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아무것도 없자, 타데안은 다시 일리스를 향 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일리스가 타데안의 어깨위에서 뻗고있던 손가락 에 뺨을 찔려버렸다. "뭐.." "에헤.. 타데안씨는. 바보." '어, 어째서?!'라고 하는 타데안의 표정을 라미니아는 분명히 읽을 수 있었 다. 그녀는 그런 타데안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 속으로 정말 바보라고 생각 하고는 몸을 돌렸다. 하룻밤을 묵은 방 앞에는 방이 또하나 더 있었다. 그 문앞에 선 일행은 다 시한번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과연 이것을 열어야 할 것이냐, 열지않 고 지나가야 할 것이냐에 대한 심각한 토론이 이어졌다. "아! 고르곤 녀석의 뿔이나 잘라가야지." 키리온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뒤쪽의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일리스는 동 그란 눈을 뜨고는 로안느를 포함한 일행을 쳐다보며 문을 가리키고 있었다. '확실히.. 그냥 지나치기는.. 그렇지..' 로안느는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자 일리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망설이지 말고 한번 열어봐. 또 고르곤이 튀어나오기야 하겠어?" 로안느의 말에 일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에대 손을 대고는 중얼거렸 다. "노크.." 문 안쪽에서 덜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도둑질하기에 무척이나 좋은 마법인 것 같았다. "후우. 이거 참.. 자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고르곤의 뿔은 단단하다는 말이야." 키리온이 그렇게 말하며 뒤쪽에 있는 방에서 걸어나왔다. 키리온이 걸어나 오자 모든 일행이 시선을 키리온에게로 돌렸다. 갑자기 모두의 시선을 받자 키리온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여어.. 날 이렇게 기다려 준거야?" 키리온이 그렇게 말하며 쑥쓰러워했다. 그리고, 키리온의 그 쑥쓰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본 모두가 조용히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 "젠장.." 키리온은 그렇게 몇마디 궁시렁거리고는 앞으로 걸어가 문을 힘껏 밀었다. 키리온이 문을 밀자, 곧 문은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그 안 쪽은 어두워서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휴우.. 그럼 들어가 볼까." 키리온은 한숨을 내쉬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아침에 일어나서 피웠던 횃불 이 밝게 타올라, 그 방안의 어둠을 몰아내 버렸다. 방 안은.. 무언가로 가 득 차있었다. "뭐야? 도구를 넣어두는 방인건가? 그런데 왜 맞은편 방에는 고르곤이 떡하 니 버티고 있는거야?" 방의 안쪽에는 이제 썩어서 부서지기 직전인 버팀목에 여러가지 도구들이 세워져 있었다. 키리온을 선두로 한 일행은 안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양쪽으로 가지런하게 세워진 도구들은 어느새 무기로 변하고 있었다. "이건.. 왠 무기들이야?" "글쎄..." 주위를 몇번 둘러보던 타데안은 근처에 있던 검을 하나 주워들었다. 그리고 는 공중에 몇번 휘둘러본 다음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꽤 괜찮은 것들 같은데?"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검을 다시 자리에 놓았다. 분명히, 이미 대륙 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검을 두개나 가지고 있는 타데안이 검을 가 질 필요는 없었다. 로안느, 그녀도 자신에 손에 익어버린 검을 버리고 다른 검을 잡을 생각은 없었다. "시체다." 앞서가던 키리온이 그렇게 소리치고는 앞으로 빠르게 걸어나갔다. 방의 한 쪽 벽에, 이제 썩어서 뼈만 남아, 그 뼈마저도 부숴져 버릴 것 같은 시체 하나가 벽에 기대어 있었다. "여기까지 내려온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그 시체를 한번 툭 건드렸다. 이미 썩어서 약해 질대로 약해진 뼈대가 키리온이 건드리자 곧 무너져 버렸다. 그 시체가 무 너져 버리자, 상체에 차고 있던 갑옷이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일리스는 아 무렇지도 않게 그 갑옷을 집어들었다. "얼레?" 일리스가 약간은 어이없는 목소리로 놀람을 표현했다. 로안느는 그때서야 눈을 크게뜨고는 그 갑옷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촘촘한 사슬로 이어진 그 갑옷은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먼지가 쌓이는 이곳에 방치되어 있었음에도 하얀색의 빛을 그대로 뿌리고 있었다. "미스릴이네."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갑옷을 키리온에게 던졌다. 그것을 받아든 키 리온은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소리쳤다. "정말 미스릴이잖아! 이런 걸.."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 온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입을 열었다. "올리에에게 줘." "흐음.. 그게 제일 적당하겠지." 키리온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미스릴 갑옷을 올리에에게 넘겼다. 올리에는 약간 감동을 받은 듯한 얼굴로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키리온은 그런 올리에를 보고는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네가 다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이익이니까 그런거야. 너만 다치지 않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상처는 고칠 수 있으니까." 확실히 키리온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일리스는 그런 의미로 올리에에게 갑옷을 넘긴 것이 아닌 듯, 눈을 크게 뜨고는 키리온을 쳐다보 며 입을 열었다. "에에? 그런 거였어?" "음? 그럼?" "올리에는 가장 둔하니까. 저걸 입어야 되는거야." 로안느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버렸다. 올리에는 핏줄을 세우고는 일리스의 뺨을 한번 쭉 잡아당겼다. "끼이이익!" 갑작스럽게 약간은 높은 톤의 소리가 들렸다. 키리온이 검을 잡고는 소리쳤 다. "고블린이다!" 키리온의 말과 동시에 로안느도 검을 뽑아들었다. 문의 저쪽편에서 그녀의 허리정도 크기를 가진 생물들이 빠르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놀이 섞여 있어. 조심하라구." 타데안의 그런 목소리가 로안느의 옆에서 들려왔다. 로안느는 그 말에 고개 를 잠깐 끄덕이고는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고블린의 몸을 가볍게 베어냈 다. 녹색의 피가 바닥으로 튀었다. "하압!" 고블린을 베어낸 로안느는 그녀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놀을 향해 검을 휘 둘렀다. 놀은 달려오던 속도를 순식간에 줄이고는 뒤로 가뿐히 물러나 로안 느의 검을 피해냈다. 그녀는 검을 휘두른 회전력을 죽이지 않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뻗었다. "뻐억!" 몸을 돌려 왼발로 정확히 놀의 가슴을 걷어찬 로안느는 앞으로 튀어나가 검 으로 놀의 가슴을 찔렀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그 검을 옆으로 그었다. 피가 다시 튀었다. 바닥에 쓰러진 놀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끼이이익!" 고블린이 듣기 싫은 소리와 함께, 로안느의 다리를 향해 돌도끼를 내려찍어 왔다. "합!" 낮은 기합소리와 함께 로안느는 그 돌도끼의 자루를 어느새 밟고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고블린의 머리를 잘라낸 그녀는 몸을 돌리며 뒤쪽에서 다가 오던 고블린의 가슴을 찔렀다. 검이 쑥 박히며 고블린이 몸을 떨었다. "쉬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로안느의 귀를 간지럽혔다. 로안느는 그 순간 생각할 틈도 없이 고블린의 시체위를 한바퀴 굴렀다. 물컹한 느낌.. 그녀는 그 느 낌은 더이상 신경쓰지 않고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고블린의 시체를 힘껏 걷 어찼다. 그녀의 뒤에서 도끼를 휘둘렀던 놀은 고블린의 시체를 팔로 쳐냈 다. "파악!" 로안느는 그 순간 바닥을 박차고는 앞으로 튀어나가며 놀의 가슴을 검으로 찔렀다. 고블린의 가슴을 찌른 채, 벽까지 다가간 그녀의 뒤에서 다시 놀이 도끼를 휘둘러왔다. "퍼억!" 그녀의 검이 가슴에 꽂힌 채, 벽에 기대어있던 놀의 머리가 부서져, 뇌수가 흘러내렸다. 급하게 몸을 돌려 벽에 붙은 그녀의 눈앞에, 도끼의 자루가 멈 추어져 있었다. 한숨을 내쉴 틈도 없이 그녀는 그 도끼를 잡고있는 놀의 목 을 잡고는 벽에 강하게 밀어 붙였다. 벽에 놀의 머리가 부딪히자 '쿠웅'이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재빨리 잡고있던 검을 놀의 가슴에 꽂아 넣었다. "쿠으윽.." 나직한 놀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며 놀의 몸이 떨렸다. 로안느는 재빨리 검을 뽑아 뒤로 돌아섰다. 이번에 몬스터의 습격은 그래도 꽤나 소규모였던 듯 이, 곧 방 안이 정리될 것 같았다. "휴우.." "체인 라이트닝!" 검을 한손에 든채, 다른 한 손을 앞으로 내민 일리스가 그렇게 소리쳤다. 순식간에 몇마리의 몬스터가 몸을 덜덜 떨며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로안느 는 땀을 한번 닦아내고는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휴우.. 수고했어." "헤에.. 로안느가 제일 수고한 것 같은데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검을 검집에 꽂아 넣었다. 넓은 방안을 엉망으로 뛰어다니던 일행이 모이자, 타데안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하. .그래도 오늘은 편하군요. 어제까지만 해도, 트롤들이 한떼같이 몰 려나오더니.. 오늘은 안 나오네요. 혹시.. 나오려나?"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복도가 쿵쿵 거리며 울리기 시작했다. 일행의 시선 이 타데안에게로 고정되어 버렸다. "네녀석은... 그 입좀 다물 수 없냐?" "헤에.. 타데안씨는 고양이 시체와 필적하는군요." 키리온과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검을 뽑아들었다. 그녀도 타데안의 엉덩이를 한번 힘껏 걷어차고는 다시 검을 뽑아들었다. 타데안이 뭔가 궁시 렁 거렸지만, 그다지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바닥이 몇번 더 울렸다. 그리고.. 문 안으로 트롤이 엄청난 걸음걸이로 걸 어들어왔다. 뒤이어.. 소머리를 한 몬스터가 걸어왔다. "미, 미노타우르스!" 올리에가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트롤과 비슷한 크기, 그리고 소의 머리 에, 커다란 핸드 액스를 들고있는 미노타우르스는 검을 뽑아든 일행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헤이스트!" 일리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그녀의 몸이 갑작스럽게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느낌은 약간이지만, 그 마법의 효과라는 것은 약간이 아닌 듯 했다. 앞으로 달려나가는 순간, 어느새 그녀의 몸은 커다란 미노타우르 스의 앞에 도달해 있었다. "쿠오오오!" 미노타우르스는 그녀가 다가오자 주저하지 않고 그 커다란 핸드 엑스를 내 려쳤다. 바닥이 심하게 울렸다. 그것을 시작으로, 여러마리의 미노타우르스 와 트롤들이 일행을 향해 몰려오기 시작했다. 바닥이 심하게 울리며, 주위 에서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디텍트 코튼! 프로텍트 프롬 매직! 컨퓨즈!" 연달아 세개의 시동어가 일리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마법이 사용되자, 일행과 마구 섞여서 싸우던 트롤과 미노타우르스 중 몇마리가 갑자기 주위 를 보지않고 핸드엑스와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로안느는 자신을 향해 휘둘러져 오는 핸드 엑스를 가볍게 피해내고는 그 두꺼운 팔을 가볍게 검으 로 그어 올렸다. 피가 터져나오며, 미노타우르스의 팔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우어어억!"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녀는 미노타우르스에게 다가가 무릎 부근의 근육 을 향해 검을 힘껏 휘둘렀다. 그 두꺼운 다리를 잘라내기에는 확실히 무리 가 있다는 판단에서 휘둘러진 검에 미노타우르스의 다리 근육이 끊어지며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미노타우르스의 가슴이 그녀의 얼굴근처까지 내려오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검을 비스듬하게 세워서 왼쪽 갈비뼈 사이로 검을 찔러넣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뛰는 느낌이 검끝으로 전해지며, 곧 그 느낌이 사라져 버렸다. "홀드 몬스터!" 일찌감치 뒤로 물러나있던 올리에가 그렇게 소리쳤다. 로안느의 뒤쪽에서 크르르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급하게 몸을 돌린 로안느의 뒤쪽에는 커다 란 트롤이 양 손을 위로 들어올린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고마워!" 로안느는 한쪽에서 트롤의 움직임을 막고있는 올리에에게 그렇게 소리치고 는 굽혀져 있는 트롤의 무릎을 밟고 위로 뛰었다. 그리고 트롤의 두꺼운 목 중앙에 검을 힘껏 꽂아 넣었다. '푸욱!'하는 살이 파이는 소리. 그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힘껏 검을 비틀어 그었다. 목뼈가 부러지는 느낌, 그 느낌과 함께 트롤의 몸이 옆으로 기울었다. "느려! 모지란다구!" 옆쪽에서 타데안이 양 손에 검을 들고는 트롤들과 미노타우르스의 사이를 스치듯 뛰어다니고 있었다. 오른손에 든 검은, 공기중의 수분을 모두 얼리 며, 하얀색의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왠손에 든 검은 하얀색의 전기 가 역동적인 모습을 튀고 있었다. "젠장! 더 와보란 말이야!" 타데안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이 그렇게 소리치며, 트롤의 배에 왼손에 들고있던 프랜실론의 검을 꽂아 넣었다.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트롤이 몸을 떨며 옆으로 쓰러졌다. 그 검을 옆으로 그어버린 타데안은 오른손의 검으로 트롤의 목을 내리쳤다. '쫘악!'하는 소리와 함께 검에 닿은 부분이 딱딱하게 얼어붙어 검이 내려쳐지는 힘에 의해 그 목이 깨어져 버렸다. '저렇게 된다면.. 트롤이라도..' 로안느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미노타우르스의 도끼를 살짝 피해냈다. 일 리스는 아직도 마법의 캐스팅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미노타우르스의 도끼 를 살짝 피해내고는, 그 팔목을 잘라내자 여지껏 캐스팅을 하던 일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멜프스 미니트 메테오!"(Melf's Minute Meteors : 한번 등장시켜 보고 싶 었어..) 일리스가 그렇게 소리치고는 검을 뽑아든 채, 몬스터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일리스의 몸 주위에, 10개가 넘어가는 불덩이들이 일리스의 몸 주위를 맴돌 고 있었다. "크워오!" 트롤의 커다란 소리가 들려오며, 트롤은 들고있던 나무 몽동이로 일리스를 내리쳤다. 그 순간, 일리스의 몸 주위를 맴돌던 불덩이중 하나가 갑자기 움 직여 트롤의 얼굴에 부딪혔다. "쾅!" 폭발음과 함께, 트롤이 뒷걸음질 쳤다. 일리스는 재빨리 다가가 트롤의 무 릎 근육을 끊어버렸다. 트롤이 순간적으로 재생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자, 그 자리에서 목을 날려버렸다. 트롤의 시체가 뒤로 넘어가자, 일리스는 곧 다른 몬스터에게로 몸을 날렸다. 절제된 움직이면서 화려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을 그다지 많이 휘두 르지 않지만, 쓸모없는 검의 움직임이 없었다. 로안느가 일리스의 움직임에 반한 듯, 멍하니 그것을 쳐다보고 있는 사이, 일리스는 어느새 남아있는 트 롤과 미노타우르스를 처리하고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후아.. 앉고 싶어.." 일리스가 그렇게 말하자, 로안느도 가벼워졌던 몸이 어느새 두배로 무거워 진 듯한 느낌에 휘청거렸다. 헤이스트라는 마법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느낌 인 것 같았다. "그런데.. 휴우.. 저기 저 문은 뭐지요?" 일리스는 벽에 등을 기댄채, 벽의 한쪽에 나있는 작은 문을 가리켰다. 모든 것이 돌로 되어있는 곳에서, 나무로 되어있는 그 문을 여지껏 보지 못한 것 이 신기할 정도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 말을 꺼낸 일리스에게로 모였다가, 그 문으로 집중되었 다. 그리고, 태고적 부터 내려오던 인간의 호기심이라는 것에 의해, 로안느 는 가장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로 그 문을 열어야 했다. "끼익! 끼익!" 뭔가가 끊임없이 돌아가는 소리. 안쪽은 상당히 복잡한 톱니들과, 기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로안느는 약간은 멍한 시선을 안으로 던지고 있다가, 일 행을 향해 방 안을 손가락으로 한번 가리키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야? 전혀 쓸모 없는 방이잖아. 그냥 가자."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통로로 나가버렸다. 키리온의 뒤를 따라서, 로안느도 통로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긴장했던 몸의 긴장이 풀리니, 약간은 허탈한 느낌이었다. 로안느는 일행의 중간에 끼어서는 천천히 통로를 걸어 갔다. '그러니까.. 오늘이 3일째? 4일째인가?' 칸클리노 미궁이 넓다..라는 말은 무척이나 많이 들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갈림길 따위는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이 정도의 넓 이라면 정말 사람을 말려 죽이고도 남을 정도였다. "으으.. 이제 슬슬 지겨워지는걸." "자자. 조금만 참아보라구." 타데안의 그런 투덜거림을 좋은 말로 달랜 키리온은 여전히 커다란 몸을 앞 세워 일행의 가장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가끔씩.. 저런 성격이 부러워지기 도 했다. "여긴.. 뭔가 조금 이상한데? 몬스터들이 다닌 흔적이 없어." 키리온은 앞으로 걸어가다가 그렇게 말하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로안느의 눈에는 그다지 달라보일 것이 없었지만, 키리온의 눈에는 차이가 보이는 것 같았다. 한참동안 키리온이 무엇인가를 찾아보고 있자, 로안느는 좀 전의 전투 덕분에 무척이나 피곤한 나머지 옆의 벽에 손을 짚었다. "드르륵!" 로안느가 짚은 벽돌이 안으로 쑥 밀려 들어갔다. 그 순간 통로의 천장에서 무척이나 두꺼운 벽이 통로의 앞뒤에서 동시에 떨어져 내렸다. "쿠우웅!" 바닥이 울리는 나머지, 로안느의 몸마저도 울리는 느낌이었다. 통로의 앞뒤 가 완전히 막혀버린 상황.. 그리고, 그 앞뒤를 막아버린 벽이 천천히 좁혀 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꺄악! 압사는 싫어!" "누구는 좋아하는 줄 알아?!" 로안느의 말에 타데안은 그렇게 받아치고는 재빠르게 벽 주위를 손으로 어 루만지기 시작했다. 로안느도 재빨리 벽 주위에 무슨 장치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헛수고라는 것 을 깨달았다. "저거.. 저 벽.. 깨고 나가면 안되는 걸까?" "흐음.. 괜찮을지도.." 올리에의 간단한 의견에 키리온이 그렇게 대답하고는 자신의 커다란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일행이 모두 한쪽 구석으로 피하자 천천히 좁혀져 오 는 벽으로 다가가 검을 힘껏 휘둘렀다. "카앙!" 쇳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리고, 키리온은 자신의 손을 잡고는 어이없는 눈으로 그 벽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흠집하나 나지 않잖아! 뭐야? 이건?!" 키리온의 놀람과는 상관없이, 양쪽에서 벽이 천천히 다가왔다. 확실히, 압 사라는 아름답지 못한 죽음이 문턱까지 다가온 느낌이었다. "에에.. 이건 어떨까.." 일리스가 그렇게 말하고는 어느새 한쪽 손에 푸른색의 검을 들고는 그 검을 어깨위에 올린 채, 천천히 다가오는 벽 앞에 섰다. "그래! 가르시미르라면.. 키리온의 고물 검 따위하고는 비교가 안되니까!" "뭐가 고물 검이라는거야?!" "응.. 그렇지만. 키리온은 언제나 그 검을 고철, 혹은 쇠몽둥이라고 하잖 아." "... 남이 하니까 왠지 기분 나쁘잖아." 키리온의 그 대답에 일리스는 방긋 웃었다. 그리고 한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는 검을 휘둘렀다. "카앙!" 다시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벽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여전히 다가오 는 벽은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뭐야? 이건.. 뭘로 만들어진거야?" "아! 그.. 조금전에 있던 그 방! 그게..." 타데안이 급하게 소리쳤다. 확실히 조금전에 있던 방 안의 조그만 문. 그 안쪽에 있던 기계들이 이것과 어떤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가느냐야.." 벽이 천천히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마, 두 벽이 꽉 맞붙기 전에는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점점.. 초조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올리에는 이 렇게 폐쇠된 공간에는 오래 있지 못하는 듯, 손을 떨기 시작했다. "올리에.. 괜찮아?" 로안느가 가볍게 묻자, 올리에는 이미 파랗게 질려버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 이고는 대답했다. "괘... 괜찮아요." '안 괜찮다는 소리잖아..' 로안느는 올리에의 반응을 보고는 이마에 손을 짚었다. 확실히.. 위험한 상 황임에도 전혀 위기감은 들지 않았다. 그녀는... 살짝 일리스를 쳐다봤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일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인상을 한번 찡그렸다. 그리고는.. 결정한 듯이 입을 열었다. "에에.. 모르겠다! 폴리모프 셀프!" 순간.. 일리스가 사라졌다. 아니.. 일리스가 사라진 그곳에 끈적거리는 액 체만 남았다. 모두가 말을 하지 못하고는 멍하니 그 액체를 쳐다보고 있자, 그것은 천천히 조금전 일행이 지나온 길 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벽에 부딪히자 벽의 틈 사이로 물이 빨려 들어가듯이 들어가 버렸다. "흠.. 저런 방법이 있었군.. 이라고 하지만. 일리스 이녀석!! 빨리 처리하 고 와!" 목소리가 들릴 가능성은 없었지만, 키리온이 그렇게 소리쳤다. '쿠쿠궁...' 이라는 낮은 소리를 내며, 벽은 천천히 더 일행을 조여오고 있었다. 양 쪽 벽이 눈 앞과 등 뒤까지 다가왔다. 벽이, 그녀의 가슴에 닿았다. "일리스 이 둔한녀석!!" 그녀의 입에서 그런 말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벽이 멈추었다. 그 리고 올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나 떨어진 곳으로 도로 올라갔 다. 로안느는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정말 천천히 다가오는 벽에 압 사를 당할 위험이라는 것은 쉽게 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두 괜찮아?!" 한쪽 코너를 돌아서 일리스가 갑자기 나타났다. 로안느를 포함한 일행이 상 당히 걱정스러운 듯, 급하게 달려왔다. 그리고.. "우왓! 난 죽어도 좋아!!!" "그, 그럼 죽어버렷!!" "커억!" 이라는 소리와.. "오오... 일리스의 몸매는..." "그딴 것 보지마!!" "쿠엑!!" 이라는 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로안느는 재빨리 타데안의 턱을 올려쳐 버렸고, 올리에는 재빨리 키리온의 거기를 걷어찼다. 두 남자가 바닥에 주 저앉아서는 다른 곳을 보고있자, 일리스는 그제서야 자신의 상태를 깨달았 다. 폴리모프를 슬라임으로 했다면... 옷을 걸치고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아앗!!" 일리스가 코너를 돌아온 곳 뒤로 몸을 감추었다. 그리고... 귀엽게 붉어진 얼굴을 벽 옆으로 살짝 내민 채, 로안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 저... 저기.. 로안느. 거기.. 제 옷좀 줄래요?" "응?" 로안느의 그 반응에 일리스는 벽 뒤로 숨었다가 다시 얼굴을 살짝 내밀었 다. 얼굴이 더 붉어져 있었다. '귀... 귀여워...' 그런 생각과 함께.. 그녀의 피가 얼굴로 몰렸다. 그리고... 한번에 너무도 많이 몰린 피가 코로 쏟아져 버렸다. "로, 로안느.. 코, 코피!" "응? 에? 에엣?!" 로안느는 일리스와 너무도 비슷한 비명소리를 질렀다. 코에서 피가 뚝뚝 떨 어지고 있었다. "이, 이 아줌마야! 일리스양은 내꺼야!" "시, 시끄럿! 이, 이건.. 그러니까.." 로안느는 그렇게 말했지만 변명할 거리를 찾지 못했다. 올리에가.. 천천히 그녀에게서 먼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 올리에! 그런게 아니라니까!!" "아.. 저기.. 옷..." 일리스가 다시 얼굴을 내밀고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시선을 들어올리고 는 대답했다. "가, 가져다 줄게.." "아니... 라미니아가 가져다 줘요.." 로안느는..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휴우... 죽겠군.."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벽에 등을 기대었다. 일행의 가장 앞에서 가는 그였지만, 확실히 이렇게 넓은 미로라는 것은 질리는 맛이 있었다. 벌써,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몇번이나 지나온 것인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간단하게 지도를 그려가며 나가고 있지만, 그것은 나갈 때에나 쓸모가 있을뿐, 안으로 들어가는 입장에서는 그다지 쓸모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저 앞에 보이는 계단도.. 내려가면 똑같은 것 아니야?" "아니에요!" 로안느의 말에 일리스가 강하게 소리쳤다. 키리온과 로안느가 일리스를 바라보자, 일리스는 단호히 말했다. "눈앞에 아무리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람은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해요! 저 밑으로 아직 100층정도의 미로가 남았더 라도, 눈 앞에서 레드 드래곤이 화염의 브레스를 뿜더라도, 올리에가 옷을 벗고 로안느를 유혹하더라도!" "마, 마지막 말은 도대체 뭐야?!" "내가 왜 옷을 벗고 로안느를 유혹해야 하는데?!" 로안느와 올리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일리스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렸다. 확실히,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여 러모로 이익이었다. 키리온은 일리스의 말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아래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계단을 내려가자, 일행들이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왔다. '음.. 계단이.. 좀 긴 것 같은데?' 확실히.. 아무리 넓은 미로라도, 이미 끝을 보였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매고 있는 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이런 긴 계단이 나온 다는 것은... 그는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는 걸음을 옮겼다. 한참동안 계단을 걸어내려온 끝에, 발을 딛은 곳은 이제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곳이었다. 이제까지는 분명히 생물의 손이 닿 은 건축물이었지만, 지금 그가 발을 딛은 곳은 완전히 천연의 동굴이었다. "축축해." 일리스의 간단한 감상이었다. 확실히 일리스의 감상은 뭔가 정곡을 찌르는 부분이 있었다. 키리온도 약간은 축축 한 - 그러니까 기분나쁜 - 느낌에 인상을 찡그리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기분.. 나쁘군..' 키리온의 머리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자,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이 긴장되고 있었다. 여지껏 몇번 겪어보 지 못한 긴장감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리온.." "응? 왜?" 키리온이 긴장하자, 옆에서 걸어가던 일리스가 무척이나 심각한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확실히, 일리스의 감 은 믿을만 했기에 키리온은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무슨...' "화장실 급하면 갔다가와. 기다려 줄게.." "...." 키리온은 말없이 일리스의 목을 손으로 한번 내리치고는 입을 열었다. "장난하냐?" "헤에.. 긴장 풀렸지." 확실히.. 긴장이 풀리긴 했다.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일리스가 그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확 실했다. "그런데.. 정말 화장실 안 급해?" "...."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 키리온은 헛웃음을 짓고는 눈앞에 있는 그다지 크지 않은 문을 밀었다. 문 에 새겨진 문양들이 조금 눈에 띄었다. "파아악!" 뭔가 날아와서 돌기둥을 뚫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긴장되는 느낌에 고개를 젖힌 키리온은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그 무엇인가가 날아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꺼먼 어둠 속, 그 속에.. 인간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왔다. "돌기둥에 박혀 버렸다.." 타데안이 나직히 중얼거렸다. 화살대의 절반가까이가 돌기둥에 박혀서는 흔들리고 있었다. 저것을 맞으면.. 아프 다.. 로 끝날 것 같지가 않았다. "인간... 인가?" 안쪽에서 걸어나온 누군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인간의 형상이었지만, 인간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어둠 속에서, 조금은 환하게 빛이 나는 느낌.. 한쪽 허리에는 컴포짓 보우처럼 보이는 활을 차고, 한 손에는 보기에도 섬뜩한 검을 들고 있었다. 약간은 마른 체구, 그러나 키는 키리온과 비슷해 보였다.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이런 위압감 은.. 거의 처음이었다. '드래곤.. 아니 그 이상..' 최소한 인간은 아니었다. 키리온의 몸 속에 있는 경보가 심하게 울리고 있었다. 어느새 키리온은 자신의 검 손잡 이를 꽉 잡고 있었다. "크... 크큭.. 인간.. 그 빌어먹을 족속들이란 말인가?" "뭐?" 키리온이 그 말에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알수없는 누군가가 그의 일행을 향해 빈 손을 들어올렸다. 뭔 가 붕 뜨는 느낌.. 그리고 어지럽다는 느낌이 왔다. "크억!" 키리온은 한참이나 공중을 날아서 동굴의 기둥에 등을 부딪혔다. 무엇이 어떻게 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몸 전신을 바늘로 쿡쿡찌르는 듯한 느낌. 그리고, 등 허리와 가슴이 뭉개지는 것 같은 느낌에 식은 땀을 흘렸다. 일리 스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멀리 튕겨져 나가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키리온은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의지와는 상 관없이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신은.. 왜 우리를 만들고 너희를 만들었을까?" 그 알수 없는 이는 그런 일리스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일리스는 어느새 가르시미르를 꺼내들고는 뒤로 몇걸 음 물러나고 있었다. 무엇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를 상황.. 그 상황에서 어둠속에서 걸어나온 그 사람의 뒤로 빛이 피어올랐다. "파학!" 무엇인가가 급하게 펴지는 소리. 너무나도 눈부신, 그리고 성스럽다고 까지 느껴지는 빛으로 이루어진 날개 4장이 그 사람의 뒤로 펼쳐져 올라왔다. 키리온은 눈부심에 눈을 한번 찡그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처.. 천사." 일리스도 안색을 굳혔다. 확실히, 이렇게 떨어져 있는 키리온에게 조차 천사가 내비치는 적의는 확실히 전해졌다. 몸이 떨려올 정도였다. 그것을 정면에서 받고있는 일리스는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감을 받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끄윽!"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자, 온 몸이 부서지는 듯한 느낌이 났다. 아마도, 천사의 마법은 인간을 묶어두는 것 같았 다. 정신은 멀쩡한데도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천사가 바닥을 미끄러지듯 일리스에게 다가가 검을 휘두르며 소리 쳤다. "죽어라!" "안해! 못해! 싫어!" 일리스는 천사의 검을 막아내고는 그렇게 소리쳤다. 가르시미르의 검신에서 파란색의 불꽃이 일어났다. 일리스는 천사의 검을 가볍게 막아선 다음, 그 검을 흘려냈다. 검이 아래로 흘러내리자 일리스는 그 검을 위로 들어올려, 천 사의 목을 향해 휘둘렀다. 천사가 뒤로 몸을 빼내자 일리스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는 천사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움!" 인간이 아닌 것 같은 기합소리와 함께 천사가 오른손의 검을 휘둘렀다. 일리스는 왼손을 들어 천사의 팔목을 막으 며 몸을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였다. 천사의 힘에 몸이 밀리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이 끝남과 동시에 일리스는 몸 을 바로 세우며 검을 휘둘렀다. "큭!" 천사의 몸에, 약간은 깊은 듯한 상처가 생겨났다. 천사가 급히 뒤로 몸을 빼자, 일리스는 검을 휘두른 회전 그대로 몸을 한바퀴 돌려서 뒤로 물러나는 천사의 목을 내려찍었다. 일리스의 다리에 목을 찍혀버린 천사는 옆으로 튕겨 져 나갔다. 일리스는 쉬지 않고 다시 튕겨져 나간 천사를 향해 내달렸다. 순간.. 천사의 손이 들리며 그 손에서 하 얀색의 빛무리 몇개가 튀어나왔다. "으윽!" 달려나가던 일리스는 재빨리 멈추고는 몸을 움츠렸다. 천사의 손에서 나온 매직 미사일은 사정없이 일리스의 몸을 두드렸다. 여섯발의 빛무리에 몸을 맞아버린 일리스는 검으로 바닥을 짚고는 비틀거리며 시선을 들어올렸다. "어째서.. 신은 우리가 아닌 인간을 선택한 것이지?" 천사가 그렇게 말하고는 허리에 차고있던 활을 뽑아들고 한쪽에 넘어져서 그와 똑같이 눈만 동그랗게 뜨고있던 로 안느에게 그 활을 겨누었다. 그의 지식으로도, 저 활에 맞는 다면 영혼이 부서진 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천사 - 솔라 - 가 들고 있는 저 활은.. 천사는 망설임 없이 그 활을 당겼다. 일리스는 안색을 바꾸고는 달려나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활을 아슬하게 검으로 쳐냈다. '타악!'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천사는 어느새 일리스의 곁에 다가와 있었다. "우왓!" 일리스의 목을 향해 정확히 검이 휘둘러져 오자, 일리스는 급하게 몸을 숙였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천사는 일 리스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 일리스의 몸이 한번 높게 떴다가 다시 바닥에 내려왔다. "콜록.. 콜록." 낮은 기침소리. 일리스는 그런 기침소리를 내뱉으며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 천사는 주저하지 않고 일리스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카앙!"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 일리스는 힘겹게 검을 들어 천사의 검을 막아냈다. 천사의 힘에 몸이 비틀거리자, 천사 는 일리스의 검에 자신의 검을 맞댄 상태에서 그대로 일리스의 왼쪽 가슴을 걷어찼다. 일리스의 그다지 크지 않은 몸이, 낮게 떴다가 바닥에 끌리며 한참을 밀려 나갔다. 그렇게 바닥을 몇번 뒹군 일리스는.. 잔 떨림마저도 없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머리속으로 뭔가가 끊 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키리온은 자신도 모르게 이빨을 꽉 깨물고는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쿵!'하며 바닥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주먹으로 짜릿한 고통이 느껴졌다. 이제껏 움직이지도 않던 몸을 키리온은 가볍게 일으키고는 그 천사를 향해 내달렸다. "콰앙!"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그 천사는 키리온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몇걸음 물러났다. 키리온 은 천사가 뒤로 물러나자 자신의 검으로 천사의 목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는거냐?" "세상에서 가장 악한 종족을 말살하는 일." "아니. 내가 너를 죽여버려야 할 짓. 우와아앗!!" 키리온은 커다란 기합소리와 함께 천사를 향해 검을 내리쳤다. 천사는 키리온의 검을 가볍게 피해냈다. 천사의 등 뒤로 뻗은 네장의 날개가 눈을 부시게 만들고 있었다. '싫어.. 이런건.. 절대로 싫어.' 저절로 이빨이 꽉 물렸다. 비릿한 내음이 코속으로 스며들며 흐릿해졌던 시야가 천천히 밝아졌다. 올리에는 팔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곧 주먹을 꽉 쥐고는 자신의 얼굴을 후려쳤다. '퍼억!'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이 찢어져 피 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얼굴을 후려친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들자, 그녀는 이빨을 재빨리 신을 향한 기도를 외웠다. 얼마 간에 중얼거림 끝에 그녀는 재빨리 입을 열었다. "큐어 크리티컬!" 올리에의 말이 떨어지자, 곧 그녀를 포함한 다른 사람의 몸 주위로 하얀색의 빛이 피어올랐다. 저릿하던 몸이 순 식간에 풀리는 느낌. 그녀가 그 느낌을 받자, 곧 다른 일행들도 벌떡 몸을 일으켰다. "좋았어! 올리에. 간닷!" 타데안이 그렇게 소리치고는 천사를 향해 검을 뽑고는 뛰어들었다. 올리에는 타데안이 말을 놓아버린 데 대한 복 수를 다짐하고는 일리스를 향해 달려갔다. 일리스는 낮은 숨소리를 내며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왼쪽의 가슴이 심 하게 부은 것으로 보아서,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았다. "참.. 잘 부수고 다니는구나.." 올리에는 입으로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를 안아 들었다. 괴로운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일리스는 여자인 자 신이 봐도 반할 것만 같은 얼굴로 눈을 감고 있었다. '난 정말.. 네가...' "싫어.. 아니.. " 올리에는 자신이 한 말에 자신이 놀란 나머지 눈을 크게 뜨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도 들은 것 같지 않자 한숨 을 내쉬었다. "인간. 그렇게 발악하지 않아도.. 너희는 죽는다." "죽는 것은...... 너다!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녀석을 저렇게 만들다니!" "카앙!" 키리온과 천사의 검이 강하게 부딪혔다. 천사도 이번에는 물러나지 않고 검을 맞대고는, 그 차가워 보이는 시선을 그대로 유지한 체 키리온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것은.. 이기적이지 않은가?" "우와아압!" 갑작스러운 키리온의 기합소리와 함께 천사가 뒷걸음질 쳤다. 키리온은 뒷 걸음질 치는 천사를 향해 달려가 다시 그 커다란 검을 힘껏 휘둘렀다. 천사의 그다지 크지 않은 몸이 바닥을 몇바퀴 굴렀다가 일어났다. "이기적? 지금의 나는 그런 것 따위는 몰라. 다만.. 내 가장 소중한 녀석을 저렇게 만든.. 네녀석을 죽이고 싶을 뿐 이다." 가슴을.. 바늘로 쿡쿡 찌르는 것 같았다. 올리에는 일리스의 상처를 치료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의 그녀는 단 한번도 키리온이 저 정도로 흥분한 것은 보지 못했다. 차라리, 차라리 길길이 날뛰며 소리치는 키리온이 보고 싶 었다. 저렇게.. 나지막하게 말하면서, 저런 눈으로, 저렇게 상대에게 검을 휘두르는 키리온이 그녀가 아닌 다른 사 람으로 인해 저런 행동을 한다는 것.. 그것이 그녀의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확실히.. 그녀는 키리온이 저토록, 이 성을 잃어버릴 정도로 흥분하도록 만들지 못한다. 죽은 듯이, 잠든 듯이 누워있는 일리스의 얼굴이.. 미워진다. '너는...' "왜.. 어째서, 일리안이 아닌 일리스.. 인거야?" 올리에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한방울 떨어지자, 급하게 그것을 닦아냈다. 혼자서 우울한 생각에 빠져있을 상황 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기에, 올리에는 일리스의 치료를 끝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윽!" 타데안이 천사의 검에 가슴이 베여서는 뒤로 밀리듯 넘어졌다. 로안느가 놀란 듯, 타데안을 내려다 보다가 천사의 검에 옆구리를 찔렸다. 배의 왼쪽 깊숙히 검이 박히자, 로안느는 놀란 눈을 떳다. "헉.." 검이 빠져나가자 로안느는 무릎을 꿇으며, 검으로 바닥을 찍었다. 로안느가 간신히 몸을 지탱하자, 키리온은 그 검 을 한 손으로 든 채 천천히 천사에게로 다가갔다. "카아앙!" 검이 부딪히자, 천사가 뒤로 물러났다. 키리온은 이제 말조차 하지 않으며 여전히 검을 한손으로 든 채, 천천히 천 사를 향해 다가갔다. "죽고.. 싶은가 보구나." "크흣.." 키리온의 말에 천사는 가볍게 웃어버리고는 갑자기 공중으로 살짝 날아올랐다. 그 빛의 날개가 부드럽게 움직이며 천사이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어느 정도이 높이로 떠오르자, 천사는 허리에 걸려있던 활을 뽑아들었다. 그리 고.. 그것으로 올리에를 겨누었다. "네, 네놈!" 키리온이 무척이나 흥분한 듯이 소리쳤다. 천사는 그런 키리온의 목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는 듯이 올리에를 향해 활을 쏘았다. "파악!" 올리에가 몸을 피하자, 화살은 땅에 박혔다. 그러나, 천사는 올리에가 피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녀가 피한 자리로 화살을 날렸다. '꺄악!' 올리에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이빨을 질끈 깨물었지만, 몸의 어느 부분도 화살에 맞은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살짝 실눈을 뜨자, 그녀의 눈앞에 라미니아가 자신의 활에 화살을 메기고는 천사 를 마주보고 있었다. 천사가 다시한번 활을 쏘았다. 라미니아는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가 주저하지 않고 화살을 쏘았다. 그리고, 그 두 화살은 정확히 공중에서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대, 대단해.." 올리에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라미니아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곧 정신을 차리고는 타데안을 향 해 달려갔다. 바닥에 쓰러져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타데안은 출혈량에 비해서 그다지 심한 상처는 아니었다. "휴우.. 다행이다.." "주, 죽을 것 같아..올리에 아줌마.." "누가 아줌마냐?!" 올리에는 가볍게 타데안의 얼굴을 밟아주고는 로안느를 향해 뛰어갔다. 로안느는 상처가 꽤나 심각했다. 올리에는 짐 안에서 포션을 꺼내들고는 상처에 들이부었다. 상처에서 하얀색 거품이 일어나며, 빠른 속도로 아물어갔다. "잡았다!" 키리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리에는 급히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키리온은 하늘에 떠있는 천사의 발목을 손 으로 꽉 잡고는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네 녀석의 시선이 마음에 안들어."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비릿하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갑자기 상체의 근육이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흐읍!" "쿠웅!" 키리온은 천사의 다리를 잡고 그대로 천사를 바닥에 내려 찍었다. 바닥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키리온은 바닥 에 넘어져 있는 천사를 향해 검을 들어올려 힘껏 내리쳤다. 돌로 된 바닥이 키리온의 검에 부숴졌다. "인간이라는 족속은.." 천사는 몸을 일으킨 상태에서 키리온을 향해 손을 들어올렸다. 아무것도 없는 손을 한번 휘두르자, 키리온의 상체 가 휘청거렸다. 키리온의 입에서 실날 같은 피줄기가 흘러내렸다. "치사한 자식!" "이기는 자가 최고라는 것은 인간이 만든 법칙이 아니던가?" 다시한번 천사의 손이 휘둘러졌다. 키리온의 상체가 다시한번 휘청거렸다. 저렇게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에 계속해 서 맞는다면.. 아무리 키리온이라도 곧 쓰러질 것이다. 그녀는 마음을 굳게 먹고는 일리스가 떨어뜨린 검을 집어들 었다. 푸른색의 길다란 검은 그녀의 손에도 무척이나 묵직한 느낌이었다. "파악!" 활이 쏘아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미니아가 어느새 활에 화살을 메긴 채로 천사를 겨누고 있었다. "숲의 종족인가? 왜 이런 일에 끼어 들려는거지?" 천사는 다시 한번 가볍게 손을 휘둘러 키리온을 날려버린 후,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는, 자신의 행동을 자신이 이 해하지 못하는 듯..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당신의 행동이." "그런가..." 올리에는 순간적으로 천사의 모습이 흐릿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천사는 라미니아의 목을 잡고는 위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내가.. 왜 여기에 갖혀야 했을까? 천사는.. 왜 신에게 버림받아야 했을까?" 천사의 나직한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그 순간 천사는 앞으로 내달려 라미니아를 그대로 벽에 던져 넣었다. "쿠웅!"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라미니아가 벽에 부딪히고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올리에 를 포함한 일행도 이미 인간이라고 부르기는 힘들었지만, 눈앞의 적은 확실히 인간이 아니었다. "너만.. 남은건 가? 아니면.." 천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올리에에게 다가왔다. 그 성스러운 듯한 빛의 날개가 지독히도 혐오스러워졌다. 그녀는 일리스의 검을 손에 꽉 쥔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강한 상대의 적의를 정면으로 받아본 일은 처음이었기 에 다리가 떨려왔다. "웃기는군! 신에게 버림받은 화풀이인거냐? 아니면 신에게 선택받은 인간에의 질투인거냐?" 천사의 날개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와 함께 움직임을 멈춘 천사는 올리에를 향해 그 손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그런 추악한 생각이.." "네 녀석에게 불리하면 추악한 생각인거냐? 그러니까 너희들은 신에게 버림 받은 거다." 순간 천사의 분위기가 확 변했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향해 그 검을 휘둘러왔다. 뒤쪽에서 키리온의 비 명소리가 들렸다. '한번만.. 딱 한번만..' 올리에는 속으로 그렇게 빌며 검이 휘둘러지는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왼쪽 가슴에 검이 닿았다. 검이 휘둘 러지는 힘에, 뼈가 부러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인상을 찡그리며 안간힘을 써 검을 휘두르는 천사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겉옷 안으로.. 미스릴 갑옷이 보였다. "기도나 하시지! 역 리저렉션!" 올리에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회복마법을 역으로 외워, 천사에게 그 마법을 시전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 여전히 강한 신성력을 몸으로 받아들이자, 곧 몸 안에서 피가 울컥 쏟아져 올라왔다. "크아악!" 천사가 그녀에게 잡힌 팔을 뿌리치고는 검을 놓아버린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입까지 올라온 피를 뱉어내고는 왼손으로 욱신거리는 왼쪽 옆구리를 잡았다. 검에 튕겨져 나가지 않기 위해 천사의 팔을 잡은 덕분에 휘두르는 힘을 옆구리가 그대로 받아버려 상태가 심각한 것 같았다. "크으으윽!" 천사는 이제 바닥에 쓰러진 채, 괴로워하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그녀는 욱신거리는 옆구리를 잡고 천천히 천사 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오른손에 들고있는 검을 위로 들어올렸다. "누가.. 잘못한 것인지는 모르겠군요." 나직히 그렇게 중얼거리고, 그녀는 그 검을 내리 꽂았다. 검 끝이 무엇인가를 가르는 느낌.. 그녀는 시선을 돌리고 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신의 품안에서.. 행복하기를." 검이 가슴에 꽂힌 채 괴로워하던 천사는 몇번 몸부림을 치다가 몸의 전체에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 부터 이곳에 없었던 것처럼 빛이 사라지자 천사 또한 사라져 버렸다. 올리에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늘 이 빙그르르 도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신으로써는 끝이있는 인간이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지. 강한 척 하지만, 끝으로 가서는 결국 신에게 매달리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말이야." "칸클리노 미궁을 만든 장본인이.. 무척이나 담담하게 말을 하는군." 에릭은 창틀에 앉아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 주는 젤러시안을 보며 입을 열었다. 마지막 남은 천사를 가둔 장본인인 젤러시안은 창틀에 가만히 앉은 채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다지.. 다만 그녀석이 내 눈에 거슬렸을 뿐이야." "그러면.. 왜 죽이지 않은 것이지?"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더 고통스러우니까."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그런 상황에서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더 고통스러울 지 도 몰랐다. 그러나, 더 이상 신이 인간에게 직접적인 개입을 못하는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그 마지막 남은 천사가 풀려 나오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 "그 천사가 밖으로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이지?" "다시.. 가두어주는 수도 있지. 에릭이 바란다면.. 죽여줄 수도 있어." 젤러시안은 아주 사소한 일이라는 듯이 그렇게 말하고는 에릭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젤러시안의 시선을 묵묵히 받 아 넘기던 에릭은 다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네 손을 쓰는 것은 싫어하지 않았던가?" "아아. 사소한 거야. 신경쓰지마." 젤러시안이 그렇게 얼버무리자, 에릭은 굳이 묻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입을 다물었다. 머리속으로.. 키리온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 확실히..괜찮은 녀석이었다.. 라는 생각이 그의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너무.. 바르지만 않았어도..' 그는 한참동안 키리온을 생각하다가 나직히.. 입을 열었다. "죽여버리는 것이 좋겠군." "응?" "그.. 천사 말이다." 에릭의 말에 젤러시안이 갑자기 입을 가리고는 낮은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 웃음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 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기에 다시 책상위에 놓여진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잉크를 한껏 머금은 펜이 그의 손에 쥐어져 서류의 한쪽 귀퉁이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 "똑똑!" "들어와."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에릭은 여전히 서류에 시선을 둔 채로 입을 열었다. 조용히 문이 열리고 방 안으로 한 남 자가 들어왔다. 그리고 에릭을 향해 고개를 한번 숙이고는 입을 열었다. "키리온님이.. 살아서 나왔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너무도 의외의 소식에 에릭은 들고있던 펜을 책상위에 떨구었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들어올려 방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키리온이.. 칸클리노 미궁에서 살아 나왔다는 말이냐?" "네." "하아.. 뭐, 난 그 정도는 대충 예상하고 있었는걸." 젤러시안이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에릭은 약간은 의외라는 듯한 시선으로 젤러시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째서.. 이지? 그 밑바닥에는..." "그 일행중에.. 일리안만큼 강한 녀석이 있다면?" 그의 말을 끊어버린 젤러시안이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에릭은 시선을 젤러시안에게 고정시킨 채로, 손짓 을 해서 방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밖으로 내 보냈다. "무슨 소리지?" "말 그대로야.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했을 뿐이지. 이거 참..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니.. 확실히 의외야."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였다. 한참동안 자리에 앉아서 뭔가를 생각하던 에릭은 몇번 턱 을 쓰다듬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거침없이 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갔다. "어디 가는거야?!" "그 일행이라는 녀석들의.. 얼굴을 한번 보고싶어졌다." "에릭 네가 그 녀석들을 만나게 되면.." "누가.. 에릭인 채로 간다고 했나?" 그는 젤러시안을 향해 나직히 입을 열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평소의 그답지 않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그곳에 가는 것은... 가이스티안 라인데트다. 절대로 에릭 딜리폰트가 아니지." "우, 우와! 드디어 밖이다!" "휴우.. 이 상쾌한 공기." 타데안은 밖으로 나오자 곧 심호흡을 하고는 기분좋게 소리쳤다. 다른 일행들 또한 마찬가지인 듯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고는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휴우.. 그래도.. 용케 살았군..' 타데안은 천사에게 가슴을 베이고 난 후, 올리에와 말을 나눈 다음부터는 기억이 없었다. 일리스가 쓰러지고, 거기 에 자신과 로안느가 쓰러진 상황에서, 용케도 그 천사를 죽였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키리온은 증 거품이라는 명목아래, 천사가 들고있던 검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확실히 좋은 검이긴 했지만, 그다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일리스양!" "네?" "밖으로 나온 기념으로 키스나 한번.." "땅바닥하고 해!" 타데안은 일리스에게 달려들다가 로안느에게 가볍게 체이고는 바닥과 키스하고 말았다. 그는 가볍게 몸을 일으켰 다. 그리고 로안느를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훗, 변태 에로 아줌마.." "누가?!" 로안느에게 엉덩이를 한번 걷어차인 타데안은 피식 웃어버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뒤쪽에서 그와 로안느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일리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기.. 전부터 생각해 오던 것이지만.." "응?" "로안느하고 타데안은 사귀는 사이에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흠, 확실히 그렇군." "맞아. 아이들이 괜히 좋아하는 사람에게 심술을 부리는.. 그런 심리 아닌 걸까?" "에헤.. 그럼 로안느와 타데안은 아이라는 말이네?" 이상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시작했다. 확실히 말해서 타데안은 로안느의 어느 구석도 좋아할 만한 곳이 없었다. 저런 성격이라거나,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깐깐함이라거나, 이런 것들은 모두 그가 싫어하는 것 투성이었 다. '확실히 말해서.. 얼굴도 그다지...' 타데안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면 타데안씨. 결혼은 언제하는거에요?" "크앙! 무슨 결혼이야?!" "에에? 농담이에요. 흐응.." 일행이 모두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납득해 버렸다는 듯이 등을 돌려 걸어가 버렸다. 라미니 아가 타데안과 로안느의 곁을 스쳐지나가며 입을 열었다. "인간은.. 이상한 방법으로 애정표현을 하는군요.." "..." 타데안은 아무런 말도 없이 입만 멍하니 벌리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로안느가 입을 열었다. "난.. 너 싫어." 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 일행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나도 당신이 싫어!!' 타데안은 속으로 그렇게 절규하고는 하늘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일리스와 올리에가 숨 을 숨차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 것인지, 올리에의 회복 마법은 예전같지 않았다. 그 덕분에 꽤 큰 상 처를 입었 던 일리스와 올리에는 현재 꽤나 괴로운 상태였다. "웃차!" 타데안은 힘들게 걷고있는 일리스를 가볍게 부축했다.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로 숨을 내쉬던 일리스는 타데안이 부축하자 가볍게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건냈다. '뭐, 많이 힘들긴 한 모양이네...' 확실히 평소의 반응과 틀렸기에 타데안은 일리스를 부축하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지금 걷고있는 산길은 오르막을 지내 내리막에 접어들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오르막이 더 힘들다고 하지만, 내리막 또한 그 나름대로 힘들기 마련 이다. 그것은 몸의 상태가 안 좋으면 확실히 나타난다. "응? 어엇?!" 올리에가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아래로 미끌어 졌다. 곁에서 걷고 있던 키리온이 올리에의 팔을 잡고 넘어진 올리에를 일으켜, 등에 묻은 흙을 털었다. "이봐. 올리에. 조심해서 다녀." "알았어." 평소의 올리에답지 않게, 순순히 대답하고 다시 내리막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옆에서 그것을 한참동안 지켜보던 키리온의 인상이 몇번이나 수시로 변했다. 그리고 곧.. "젠장. 속터져서 못봐주겠군." 이라는 소리와 함께 올리에를 번쩍 안아들었다. "꺄악! 뭐, 뭐 하는거야?!" "널 안고 있는거야."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올리에를 안은 상태로 성큼성큼 내리막을 내려갔다. 저 방법은 예상외로 쓸모가 있을지 도 몰랐다. 부가 수입도 말이다. 타데안은 곧 자신이 부축하고 있는 일리스를 쳐다보며 빙긋 웃음을 지었다. 일리 스는 타데안을 바라보며 빙긋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타데안은 키가 작아서 안되요." 일리스는 남자의 자존심을 처절히 짓밟았다. 내리막을 다 내려가자, 곧 마을이 나타났다. 산에 기대어 사는 마을인 듯이 가구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올리에와 일리스의 상태로 봐서 더 이상 걷는 것은 힘들 것 같아서 일행은 그 마을에 머물기로 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자, 사람들이 일행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확실 히 이런 변두리의 마을까지 찾아오는 여행객은 무척이나 드물 것이다. "이 마을에는 여관이 없습니까?" 타데안은 지나가는 마을의 여자에게 웃음을 짓고는 물었다. 그 여자는 타데안의 얼굴을 보고는 얼굴을 붉히고는 마을의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으로 가시면 여관이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아가씨." 타데안은 그 여자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서 인사했다. 그 여자는 곧 자신이 가던 길로 걸어가다가 다시 한번 타데 안을 돌아봤다. 그가 그 여자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자, 그 여자는 얼굴을 붉히며 가던 길로 달려가 버렸다. "에에.. 타데안씨는 바람둥이였네." "아아. 일리스양.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저는 모든 여성에게 친절할 뿐이랍니다." "그럼 나는 뭐야?!" 로안느가 발끈해서는 소리쳤다. 타데안은 피식 웃으며 로안느가 서있는 방향을 두리번거리며 입을 열었다. "허어.. 여기 여자가 어디있는건가?" "시끄럿!!" 로안느는 타데안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차고는 여관이 있다는 쪽으로 걸어갔다. 타데안은 정강이를 잡고 몇번 깡충 거리며 뛰다가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자신이 묻고는 오히려 화내기는.." "타데안씨?" "네?" 타데안은 일리스가 갑자기 부르자 타데안은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다친 왼쪽 옆구리를 잡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런걸 바람둥이라고 하지 않나요?" "아하하. 보통 그렇게 부르기도 하지요." 그가 웃으며 그렇게 대답하자 일리스는 웃었다. 타데안이 일리스를 마주보며 웃자, 일리스는 여전히 웃는 체로 쌈 빡하게 말했다. "헤에. 최악이야." "에에?" 일리스의 분위기에 휘말려 잠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타데안은 함께 웃음 짓고 있다가 멍한 시선을 하늘로 돌려버렸다. 일리스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여관을 향해 걸어갔다. "뭐야? 키리온은 왜 싫어하지 않는건데?" "글쎄..."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키리온이 나직히 중얼거리며 일리스의 뒤를 따라갔다. 확실히, 키리온 자신도 그 이유를 모 르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타데안 그는... '난 여자를 좋아하지 못하는거야..' 그 말이 입까지 올라왔지만, 입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일리스의 그런 한마디 말에 무너질 만큼 약한 남 자도 아니었다. "우하핫! 기분 죽이는데. 일리스 같이가요." "네, 네 녀석은 벨도 없는거냐?" "종 따위는 내가 가지고 다닐 리가 없지!" "그런게 아니잖아!" "뭐 어때? 그런 것쯤.." 타데안은 즐겁게 떠들며 일행고 함께 여관으로 들어섰다. 여관이라고는 하지만, 조그만 마을에 그 중에서 조금 커 다란 집을 개조한 것 같았다. "오오. 묵고 가실려우?" 여관 안으로 들어가자 머리가 희끗한 노인이 일행을 맞아 들였다. 무척이나 사람이 좋아보이는, 옆집의 인심 좋은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었다. "방은 있나요?" "허헛.. 이런 조그만 마을에 있는 여관에 방이 없을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안으로 들어오세요." 곧 여관의 주인은 일행을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타데안은 방 안으로 들어 갔다가, 곧 술 한잔이 생각나서 아래로 내려갔다. 그 여관의 주인은 타데안이 테이블에 앉자 웃는 얼굴로 맥주를 내려 놓았다. "어엇? 난 아무것도 시키지 않은걸요." "허헛. 젊은이 얼굴이 술한잔이 생각난 얼굴인 것 같아서 그러네. 이것 치울까?" "아, 아니요." 왠지 마음을 읽혀버린 기분이었다. 타데안은 맥주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그 맛에 반해서 한번에 그것을 다 마셔버 렸다. 그리고 잔을 내려놓고는 입을 열었다. "캬아! 역시. 여행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라지요. 아저씨 한잔 더 주세요!" "허헛. 마음에 들었나보군. 다행이야." 여관 주인은 웃으며 맥주를 채워서 다시 잔을 타데안의 앞에 내려놓았다. 타데안이 그것을 마시며 이것저것 생각 을 하는 동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맥주를 다 비운 그는 바람이라도 쐬어야 겠다는 생각에 여관의 밖으로 걸 음을 옮겼다. 이제 더운 시기도 다 지나간 듯, 아침과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꽤 쌀쌀했다. 타데안은 그 바람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 기지게를 크게 켰다. 여관의 주위를 한바퀴 돌 생각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타데안의 귀에 누 군가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 "올리에.." "응?" 타데안은 자신도 모르게 커다란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왜 숨겼는지는 알지도 못한 채로 나무에 숨어 뒤를 힐끗 쳐다봤다. 올리에의 어깨를 붙잡은 일리스가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 하고 있었다. "너.. 분명히 무리한거지? 그렇지?" "무, 무슨 이야기야?" 일리스의 말이 정곡을 찌른 것 같았다. 올리에가 당황하는 것이 목소리만으로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계속 그렇게 무리하면..." "뭐, 뭘 말이야?" "죽는 다는 말이야!!" 일리스 답지 않게 흥분했다. 타데안은 자신이 들을 내용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차마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숨을 죽인 채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마법과는 틀린 것을 네가 가장 잘 알고있을 텐데?!" 일리스의 말에 올리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일리스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한참동안 올리에를 쳐다보던 일리스는 올리에의 어깨를 잡은 손을 놓고는 돌아서며 입을 열었다. "다시는.. 다시는 네가 무리하도록 만들지 않겠어." 올리에의 마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인 일은 없었다. 목숨이 걸린 일 이라니, 타데안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었다. 일리스가 올리에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올리에는 벽에 등을 기댄체로 한숨을 내쉬었다. 타데안 또한 이제 천천히 사라져야 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 순간, 올리에의 나직 한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차라리, 차라리 네가 죽도록 싫어할 만한 사람이었으면.." 순간, 타데안은 그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해 버렸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조용히 올리에가 눈치채지 못하게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키리온이 혼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키리온!" "응? 아.. 타데안이냐?" "정말 미련한 곰이네." "뭐?!" 멍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키리온을 남겨둔 타데안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다지, 기분은 좋지 않았다. '아버...' "콰앙!" 세 글자로 이루어진 것을 두 글자까지 밖에 생각하지 못한 타데안은 벽을 주먹으로 한번 쳐버리고는 자리에 드러 누워버렸다. 밤이 되어 더 쌀쌀해지자, 올리에는 다시 옆구리가 아파왔다. 왼쪽 갈비뼈는 아직 아물지 않아 움직일 때마다 욱신거리고 있었다. 한참동안 침대에 누워 천장만을 쳐다보던 올리에는 몸을 일으켰다. 늦은 시간임에도 잠은 오지 않았다. '바람이나 쐬러 가자..' 올리에는 곧 방 문을 열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복도로 나온 올리에는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걸었다. 여관의 밖 으로 걸어나오자, 구름 한점 보이지 않는 하늘에 달이 걸려있었다. 올리에는 몇번 심 호흡을 하다가, 곧 다시 걸음 을 옮기기 시작했다. 풀밭에서 하늘을 보며 누워있고 싶다는 생각에 올리에는 천천히 걸어가 마을에서 약간 떨어 진 언덕까지 올라갔다. '응?' 올라간 언덕의 너머로, 하얀색의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담배냄새.. 올리에는 그 냄새에 웃음을 짓고는 그 연기 가 올라오는 곳으로 걸어갔다. "키리온!" "엣?! 응? 어어.. 아하핫.. 올리에구나." 키리온은 애써 밝은 척하며 손을 뒤로 숨기고는 올리에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등 뒤로 올라오는 연기가 너무도 잘 보인다. 올리에는 웃는 얼굴 그대로 손을 내밀었다. "아하하.. 미, 미안."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등뒤로 숨겼던 담배를 올리에의 손위에 올렸다. 그러나 올리에는 그것을 받고도 여전히 손을 내밀고 키리온을 빤히 쳐다봤다. "... 제, 젠장!" 키리온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품 속에 있던 담배를 모두 꺼내서 올리에의 손 위에 올렸다. 그제서야 그녀는 웃으며 그 담배들을 모두 멀리 던져버렸다. "크, 크윽.. 저 아까운걸.." "몸에 안 좋은거야." "쳇. 흡연가에게도 자유를 달라고." "어머... 그런 게 있었어?" "크앙!" 키리온이 올리에를 물어뜯어 버릴 듯이 위협하자 그녀는 낮은 웃음을 흘리며 입을 가렸다. 웃기 시작하자 옆구리 가 쑤셨다. "뭘 하고 있었던거야?" "아아.." 키리온은 올리에의 질문에 그다지 대답하기 싫은 듯이 뒷목을 쓰다듬으며 얼버무렸다. 더 이상 캐물어 봐야 키리 온에게 대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았기에 밤하늘로 멍하니 시선을 던졌다. "그냥 이것저것 말이지. 돌아가서의 일이 가장 문제일까? 거참.. 나올때는 일리안 때문에 적적한 것을 없애 버리려 고 했는데 말이야. 여행 도중에.. 그녀석을 다시 만날 줄은.... 지금도 절반쯤은 믿지 못하겠지만 말이야." 역시나 일리스의 이야기에, 올리에는 웃는 얼굴 그대로 키리온이 눈치채지 못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키리온은 무 척이나 즐거운 듯이 계속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믿을 수 없지만, 어쨋든 믿는 것이 더 좋으니까. 하하..."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이 한 말이 무척이나 쑥쓰러운 듯이 얼굴을 붉힌다. 확실 히 키리온은 남의 앞에서 저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일리스라도 말이다. "키리온?" "응? 왜?" 올리에가 키리온을 부르자, 키리온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녀를 돌아봤다. 그리고, 그순간 그녀는 무슨 생각이 들 었던 것인지 자신마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내뱉었다. "일리스와 나.. 둘중 누가 더 좋은거야?" 올리에는 그 말을 내뱉는 순간 자신이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키리온이 멍하니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한참동안 묘한 침묵이 흐르자, 키리온이 나직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떤 대답을 원하는거지?" "아, 아니.." "그럼 대답할 의무 따윈 없겠군."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찬바람이 불어올 정도의 분위기를 풍기며 키리온은 뒤도 돌아보지 않 은 채, 여관쪽을 향해 걸어갔다. 몇 걸음 걸어가던 키리온은 잠시 멈추어서서 올리에를 돌아보며 나직히 입을 열 었다. "... 바보 녀석." 키리온의 말에 올리에는 주먹을 꾹 쥐었다. 바닥에 있던 풀들이 '뚜둑'하는 소리를 내며 끊겨져 나갔다. 누군가가 그랬다. 마음은 액체라고. 그러니까 넘쳐흐르는 것이라고. 그것이 넘쳐흘러 눈으로 흘러내렸다. "으으윽.. 으흑.." 한참동안이나 주먹을 꽉 쥔채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진정이 되기 시작하자 하늘을 보고 드러누운 채 멍한 시 선을 던졌다. 손의 냄새를 맡아봤다. 풀냄새가 진하게 베어있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풀을 많이 뜯어버린 것 같았 다. 눈이 부어버린 것 같았다. 누가 더 좋으냐.. 라니. 올리에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도 어이없는 질문이고, 또한 가 혹한 질문이었다. 키리온에게, 자신이 더 소중하다는 말을 들어서 그것으로 위안을 삼으려 했던 것일까? 아니면 끝없이 밀려오는 불안감을 떨쳐버리려 했던 것일까? "어쨋건.. 바보 짓이었네." 올리에는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길을 떠나려면 어떻게 해서든 잠이 들어야 했다. 올 리에는 천천히 여관쪽으로 걸어가며 혹시나 눈가에 눈물이 묻었을까봐 소매로 얼굴을 닦아냈다. 여관의 안으로 들 어가자, 아직 1층에 불이 켜진채로, 테이블 하나를 잡고 일리스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올리에는 일리스가 깨어 있자, 그 테이블로 다가갔다. "에에.. 올리에. 어디 갔다가 오는거야?" "바람쐬러..." "음? 울었니? 눈이 부었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맥주 잔을 내려놓고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일리스의 손은 시원했다. "에엑?! 올리에. 열이 나잖아. 엣?!" 올리에는 자신의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있던 일리스를 꽉 껴안았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일리스.. 나는 네가 너무나도 좋아." "에헤.. 나도 올리에가 좋은걸." 올리에는 그 말에 다시 한번 일리스를 힘주어 껴안았다. '그래서... 네가 싫어.' 그 말은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에 몸이 살짝 떨려왔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이불을 덮고있던 일리스는 그 바람에 살짝 눈을 떳다. 아 직 날이 밝아오지는 않았지만, 어슴프레하게 동쪽 하늘이 밝은 것으로 보아서는 태양이 곧 떠오를 것 같았다. "후에.. 머리가 아프네." 간밤에 맥주를 너무 마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보다 더 많이 마셔버린 올리에는 지금쯤 한참 잠에 빠져 있을 것 같았다. 올리에가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는 듯 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고 일어나서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묶은 일리스는 방 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역시 과음은 절대로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일리스는 약간은 뜨거워진 이마를 손으로 짚고는 걸음을 옮겼다. "으에?" 잠시 눈을 감은 것이 때마침 계단을 내려갈 때인지라, 일리스는 곧 중력이라는 인정없는 녀석이 그녀를 잡아당기 는 것을 느꼈다. 순간적으로 계단에서 넘어진 일리스는 꽤 높은 곳에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이 그다지 단 단하지 않음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정신을 차리고 아래를 내려다자, 키리온이 인상을 찡그린 채로 그녀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에헤.. 좋은 아침." "제, 젠장!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려고 한다." "어디 아파?" "허리가 부러 질려고 하는군." "에엣? 미, 미안." "별로 미안할 필요는..." "너한테 말고. 올리에한테 말이야."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이 일리스의 얼굴을 밀어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일리스의 머리를 꾹 누리며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헤에.. 아니야?" "그, 그런건 아니지만.." 왠지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 같다.. 라는 것을 느낀 일리스는 이미 알아버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근처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키리온은 일리스를 따라 맞은편의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뭘 혼자서 납득하고 있는거야?!" "흐응.." "이, 이녀석이!" 키리온이 무척이나 흥분하고 있었다. 일리스는 역시 그녀가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데에 웃음을 짓고는 키리 온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야야.. 아침부터 둘이서 뭐하고 있는거야?" 올리에가 계단에 주저앉아 일리스와 키리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엉덩이 쪽을 문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계단 을 내려오는 도중 미끄러진 것 같았다. "아아.. 머리가 울려." "그러길래 간밤에 무슨 술을 그렇게 마셔." "그럴 일이 있었는걸." 올리에와 키리온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왠지 끼어 들기 껄끄럽다고 느낀 일리스는 한참동안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는거야?" "한바퀴 돌고올게." 일리스는 키리온에게 그렇게 대답하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녀가 밖으로 걸어나가자, 곧 올리에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 "아아. 잊어버렸어." 일리스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피식 웃음을 지어버리고는 마을안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은 없었지만, 황량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더했다. 얼마 쯤 마을을 걸어가자, 조금 커다 란 집의 옆에 사과나무가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늦여름에 마침 때맞추어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하나쯤은.. 괜찮겠지.' 일리스는 그런 생각에 사뿐히 사과나무의 위로 올라가 잘 익은 것 하나를 따서 입에 물었다. 생각보다 더 맛이 좋 자 일리스는 웃음을 짓고 아래로 살짝 뛰어내렸다. 그리고 나무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아서 멍하니 하늘을 쳐다 보기 시작했다. 점점 실리스와 만날 날이 가까워져 오자, 점점 두려워지고 있었다. 더 이상 그녀의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에잇! 어떻게든지 되겠지!" 일리스는 혼자 소리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 마을까지는 지금쯤 출발해야 2일 후 좋은 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일리스는 사과를 문 채로 천천히 여관쪽을 향해 걸어갔다. 여관에 도착하자, 이미 일행들은 준비를 끝낸 채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타데안이 그녀의 가방을 던지며 말했다. "일리스. 받아요." "헤에. 고마워요." 일리스는 그 가방을 받아서 어깨에 매고는 여관 밖으로 걸어나갔다. 뒤따라 나온 라미니아가 나직하게 중얼거렸 다. "뭔가.. 불안하군요." "네? 뭐가요?" "아, 아니에요." 평소같지 않은 라미니아의 반응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라미니아는 잠시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언제나 왼쪽 어 깨에 매고 다니는 활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일리스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고는 걸음을 옮겼다. 마을이 꽤나 높은 산의 중턱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한참을 내려가서야 시야가 조금 트이는 곳에 내려섰다. 시야가 조금 트이자, 키리온이 방향을 잡고 먼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정말 날씨가 좋았다. 이런 날씨라면 명호 오빠와 함께 시내로 영화를 보러 나가면 딱 좋을 날씨.. 라고 생각한 일리스는 자신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혼자서 뭐하는 거야?" "으응..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의 생각." "뭐?!" 갑자기 일행의 시선이 일리스에게로 모여들었다. 전혀 의외의 발언이었다는 듯한 시선에 일리스는 콧등을 긁적거 렸다. "하핫.. 실리스 말이구나.." 키리온이 웃으며 일리스의 등을 두드렸다. 확실히, 그렇긴 했지만 지금 실리스의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진실을 숨기는 것은 좋지 않은 버릇이다. "아닌데..." "어, 어떤 놈팽이에요?!" 타데안이.. 흥분해버렸다. 이 상태쯤 되면 뭔가 얼버무려야 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기 마련이다. 그런 사명감에 불타오른 일리스는 곁에 있던 키리온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이 사람." "우엑?!" 모두의 시선이 키리온에게 고정되었다. 키리온은 아주 기분이 좋은 듯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와하핫! 이런거라구!" "으악! 일리스. 저런 마운틴고릴라의 어디가 좋은 겁니까?!" "마운틴고릴라라니!" 키리온이 타데안의 목을 꽉 졸랐다. 이럴 때의 타데안은 확실히 재미있는 표정을 보이곤 했다. 얼굴이 붉게 변했 다가, 곧 푸르게 편하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확실히, 얼굴이 잘 생긴 사람이 망가질 때 도 확실히 망가지는 것이다. 일리스는 타데안의 얼굴을 바라보며 방긋 웃음을 지었다. "즐기고 있어." "확실히.." 올리에와 로안느가 일리스를 바라보며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타데안의 눈이 슬슬 풀려갈 때쯤, 일리스는 여 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 그렇지만 곰은 귀여운걸요." "털썩!" 타데안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키리온은 억지 웃음을 짓고는 일리스의 뺨을 쭉 잡아당기며 말했다. "누가 곰이라는거냐?" "아야야.. 올리에. 저기 저 구름이 뭘 닮은 것 같아?" 일리스는 키리온에게 뺨을 잡힌 채로 아주 당당히 하늘의 구름을 가리켰다. 확실히... 조그만 새끼 곰과 구름이 닮 았다. "확실히.. 곰을 닮았네." "봐. 키리온을 닮았다잖아!"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거냐?!" 키리온은 그렇게 소리치고, 일리스의 뺨을 놓았다. 일리스는 그녀의 뺨을 살살 문지르며 키리온의 뒤로 살며시 다 가갔다. 키리온이 뭔가를 중얼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일리스는 그런 생각에 키리온의 오금을 무릎으로 살짝 밀었다. 키리온의 무릎이 앞으로 숙여짐과 동시에 키리온은 바닥으로 넘어졌다. 키리온이 핏줄을 세우고 일리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키리온. 스마일!" "너, 너 이녀석!!" "아앗! 키리온! 여자를 덥치려 하다니!!" "누가?!" "아앗! 변태!!" "크아악! 너 성질이 안 좋아 졌구나!" 일리스는 키리온을 놀려대며 이리저리 도망다니기 시작했다. 확실히, 속도로 그녀를 따라잡을 만한 사람은 전 대 륙을 뒤져도 없는 만큼, 키리온은 그녀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에엣?!" 좁은 숲속의 길에서 뒤를 돌아보고 달리던 일리스는 뭔가가 발에 걸리는 것을 느꼈다. 몸의 중심이 앞으로 기울었 다. 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그녀의 가슴을 받쳐주는 것을 느꼈다. "으응?" "경우 없는 여자로군. 이런 때는 그런 반응보다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일리스는 그 말에 시선을 들어올렸다. 자신의 가슴을 받치고 있는 남자는 많이 본다면 30대 초반, 적게 잡는 다면 20대 후반으로도 보아줄 수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얀색의 머리에 회색의 눈을 하고있는 그 남자는 그녀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뭘까?'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너! 이 자식! 어디에 손을 가져가 있는거냐?!" 타데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그 남자의 손은 일리스의 가슴을 정확히 받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기분은 그런 사소한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곧 몸을 바로 세우고는 그 남자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 했다. 단 한번도 이런 남자를 본 일은 없다. 그러나, 왠지 익숙하면서도... "으극!" 손이 떨려왔다. 주체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속에서 터져 나오려 하고 있었다. "일리스! 물러나요!" 라미니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라미니아는 언제나 일행의 뒤에 서있던 그곳에서 튀어나와 검을 뽑아들 었다. '라미니아가... 검을?' 일리스가 보는 앞에서 라미니아는 처음으로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뽑아든 검으로 주저하지 않고 그녀 와 마주보고 있던 남자를 내리쳤다. "카앙!" 그 남자는 어느새 검을 뽑아들고, 라미니아의 검을 가볍게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 보다는 모두들 라미니아 가 검을 뽑아들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었다. "당신을 찾고있었습니다. 가이스티안 라인데트." "하핫.. 넌. 그렇군. 그 엘프의 딸이냐? 뭐냐? 네 에미의 복수라도 하겠다는거냐? 그 실력으로." 가이스티안은 그렇게 말하며 여유있는 웃음과 함께 검을 어깨에 걸쳤다. 라미니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는 것을 일리스는 느낄 수 있었다. 에릭은 지금 자신을 향해 검을 들이대는 엘프를 쳐다보며 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지금 눈앞의 이 엘프는 알고있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알고 싶은 것은 일행이 얼마나 강하기에 지금 껏 살아있을 수 있느냐.. 이다. 어차피 어느정도의 실력인지 알고있는 이 엘프의 경우는 그다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확실히 말한다면, 지금 눈앞의 엘프가 10명쯤 더 있다고 해도, 에릭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 런 의미로 지금 눈앞의 엘프를 본다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어째서 아무 상관도 없는 어머니를 죽인 것이지요?" 아주 담담하게 질문을 해 온다. 확실히, 인간에 비해서 감정이 부족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에릭은 그 엘프의 말에 아주 담담히,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건 당연한 것 아닌가? 눈에 거슬렸으니까.. 이지." 순간적으로 공기가 싸늘하게 굳었다. 그와 동시에 검이 휘둘러졌다. 그러나 검을 휘두른 것은 눈앞의 엘프가 아닌 키리온이었다. "카앙!" 검이 부딪힘과 동시에 에릭은 뒤로 몇걸음 물러났다. 확실히 키리온의 힘이라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깨가 짜 릿해지는 느낌이었다. 에릭은 검을 들고있는 팔을 한번 풀어주며 키리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네놈이 가이스티안 라인데트냐?" "아아. 그런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 "죽여버리겠다." 키리온은 무척 단호하게 말했다. 키리온이 갑작스럽게 흥분하자, 오히려 흥분해야할 그 엘프는 기회를 잃고는 멍 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에릭이 흥미를 가지는 쪽은 키리온이 아니었다. 그만큼 키리온에 대해서 잘 알 고있는 사람도 없었기에, 그가 알고 싶은 것은 처음보는 쪽, 즉 뒷쪽에 물러나 있는 조금 어린 녀석이었다. "난 별로. 네게 죽어줄 생각은 없는데?" 키리온은 에릭의 말을 더 이상 받지 않았다. 꽤 떨어져 있던 거리를 순간적으로 좁혀온 키리온은 에릭을 향해 검 을 휘둘렀다. 그러나 에릭은 키리온이 다가온 속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났다. 검이 빈 공간을 가로 질 렀다. 에릭은 그 순간 앞으로 달려갔다. 키리온의 가슴이 훤히 드러났다. 그는 키리온이 죽지 않을 정도의 힘만을 줘서 검을 휘둘렀다. "캉!" 다시 검이 부딪히는 소리. 예전의 키리온이었다면 분명히 막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키리온은 간단히 그의 검을 막아내고는 비어있는 손으로 그의 얼굴을 후려쳤다. "큭.." 에릭은 비틀거리며 몇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키리온의 일행이 모두 한번에 달려들지 않은 점이 랄까... 확실히 자존심은 있는 것 같았다. 에릭은 흔들리는 시야를 재빨리 바로 잡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그의 시야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터질 듯이 긴장한 키리온의 팔 근육이었다. '위험하다..' 에릭은 그런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검을 들어 몸을 막았다. 그리고 쉴 틈을 주지 않고 키리온의 검이 그를 향해 휘둘러졌다. "카아앙!" 옆구리가 욱신거리는 느낌, 그리고 검을 잡은 양 팔이 다 떨려왔다. 몸이 공중에 뜬 상태로 꽤 멀리 밀려왔다. 키 리온은 그에게 기회를 주기 싫다는 듯이 쉴 새 없이 그를 향해 치고 들어왔다. 확실히 조금 방심을 한 것이 실수 였다. 에릭은 비틀거리는 몸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키리온이 휘두르는 검을 힘겹게 피해냈다. 그리고 불안정한 자 세로 검을 휘둘렀다. 자세는 불안정했지만, 그 속도는 엄청났다. 그러나 키리온은 가볍게 그 검을 막아내려 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검은..' 에릭이 가진 검은 5대 명검 중 하나. 크로인 소드. 그리고 그 크로인 소드가 가진 능력은... "크윽!" 바로 검신의 비 물질화. 키리온이 가슴에 길게 상처를 입은 채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에릭, 그의 검은 막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은 네 녀석이 아니야. 저 녀석이지." 키리온의 일행이 놀란 눈으로 키리온을 보고 있었다. 올리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키리온의 상처를 보기 시작 했다. 확실히, 키리온과 올리에를 그의 손으로 죽이는 것은 싫었다. "당신은 아직 저와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에릭의 앞을 엘프가 가로막았다. 주위로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이 이상했다. 에릭 은 순간적인 상황판단으로 앞으로 달려나가 그 엘프의 목을 틀어쥐었다.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정령을 부르는 것은.. 하핫. 확실히 네 어미보다 훨씬 부족하군." 에릭은 엘프의 목을 잡아 올린 채 검을 들어올렸다. 키리온과 올리에가 아니라면, 검을 아낄 필요가 없었다. "이봐! 그쯤 해 두라구! 용건이 있는 것은 나라면서?!" 에릭은 그 말에 손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확실히 보편적인 기준으로 '미 남'이라는 얼굴을 한 녀석이 양 손에 검을 하나씩 들고 팔을 늘어뜨린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릭은 그 꼬마 를 한번 보고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멈추었건 검을 그대로 찔러 넣었다. '푹!'하는 소리와 함께 검 끝으로 살 을 가르는 것이 느껴졌다. "끄윽.." "이.. 개자식!" 엘프의 신음소리와 함께, 검을 뽑아든 녀석이 에릭을 향해 달려왔다. 이도류.. 라는 것은 그다지 상대할 기회가 많 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검술을 사용할지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타데안! 같이 가자." 타데안이라고 불린 녀석이 에릭을 향해 다가오자, 금발을 한 여자가 함께 검을 뽑아들고 에릭을 향해 달려들었다. '두명이라..' 그런 생각에 에릭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두명쯤은 가볍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다지 편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호흡이 무척이나 잘 맞았다. 그에 더해져서, 한사람 한사람의 실력도 굉장한 수준이었다. 금발의 여자가 휘두른 검을 피해냈다. 그리고 타데안이 휘두르는 검을 가볍게 쳐낸 다음 순간적으로 다가가 타데 안의 가슴을 어깨로 들이받았다. 타데안은 가슴이 어깨로 들이 받히자, 잠시 신음을 흘리고는 팔꿈치로 그의 턱을 후려쳤다. 에릭이 비틀거리자, 곧 금발의 여자가 다가오며 검을 휘둘렀다. 거의 넘어질 듯이 몸의 중심을 옮기며 뒤로 물러났다. 에릭의 가슴을 검이 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검이 가슴을 스치고 자나가자, 에릭은 순간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금발의 여자에게 다가가며 힘껏 검을 휘둘렀다. 여자는 힘에서 남자를 따라올 수 없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의 검과 그 여자의 검이 부딪히자, 그 여자의 검이 아래로 튕겨 나갔다. 에릭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 여자의 배를 주먹으로 올려쳤다. 둔탁한 소리가 들림과 동 시에 그 여자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주, 죽여버리겠어!" 타데안이라는 녀석이 무척이나 흥분한 것 같았다. 타데안이 흥분해서 에릭을 치고 들어오자, 에릭은 가볍게 그 검 을 흘려넘겼다. 그리고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는 입을 열었다. "재미없군." 확실히, 이 정도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예상보다는 못했다. 괜한 시간낭비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 다. "너, 이자식!" "지금은 동료들이 더 급한 것 같은데 말이야." 에릭은 타데안을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웃음을 지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엘프의 몸에서 피가 많이 쏟아져 나와 있었다. 실리스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여자가 힘겹게 지혈하고 있었다. "그리고, 넌 내게 이기지 못해."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확실히 타데안이라는 녀석은 뒤에서 그를 찔러버릴 인간은 아니었다. 확실 히 괜한 시간낭비였다. 뒤쪽에, 엘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지혈하는 여자애가 보였다. 볼 수록 실리스와 닮았 다. 하지만 그가 보러온 것은 일행이 얼마나 강하느냐.. 라는 것이었다. 처음 넘어지는 것을 받아들었을 때, 저 여 자는 제대로 된 근육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쉽게 넘어지는 것 등으로 생각해보면, 그다지 강하지 않을 것이 라는데 확신이 섰다. "어떤 것 같아? 에릭." "뭐, 천사를 이길 수도 있겠다..였지만 그다지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하는군." 에릭은 어느새 나타나 그에게 질문을 던지는 젤러시안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젤러시안은 그의 말에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은 표정일 뿐, 입밖으로 그것을 꺼낼 생각은 없는 듯 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것이지?" "글쎄. 키리온이 돌아오면 확실히 곤란한 것이 많지. 흐음.." 에릭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잠겼다.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서 걸어가던 에릭은 젤러시안에게 맡겨 두었던 베낭을 받아서 그 안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언제나 마시는 술을 꺼내 들고 병 마게를 땄다. 언제 맡아도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향기에 기분좋게 웃음을 짓고 그것을 마시기 시작했다. "여전히 일리안이 마시던 그것이군." 젤러시안이 상당히 화가난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에릭은 그다지 대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술맛을 음 미하며 걸음을 옮겼다. 국왕이 죽어버린 지도 시간이 꽤 지났다. 확실히.. 무도회라도 여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무도회를 열어야 겠군. 돌아가게 되면." "무슨.." "아아. 언제고 그렇게 축 늘어진 분위기로 둘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그 다음에 할 일마저 에릭의 머리 속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라미니아의 배에서 붉은색의 피가 흘러나왔다. 일리스는 재빨리 가방을 뒤져 힐링 포션을 꺼냈다. 일리스는 주저 하지 않고 그것의 마개를 따서 병 째로 라미니아의 배에 들이 부었다. 상처에서 하얀색의 거품이 일어나기 시작했 다. 일리스는 라미니아의 상처를 손으로 꾹 누르고는 올리에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올리.." 일리스는 올리에의 이름을 끝까지 부르지 못하고 다시 라미니아의 상처로 시선을 돌렸다. 라미니아가 괴로운 듯이 몸을 틀었다. 일리스는 상처를 두 손으로 꾹 눌렀다. 끈적거리는 붉은색의 피가 손가락 틈 사이로 계속 흘러나왔 다. "죽지마. 힘내. 죽지마." 일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왼손으로는 여전히 상처를 누른 채, 오른손으로 가방을 뒤졌다. 힐 링 포션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자, 일리스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라미니아. 죽지.. 말아요." "일리스! 비켜!" 일리스는 누군가 갑자기 자신을 밀어내자, 놀란 눈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키리온의 가슴을 모두 치료한 올리 에가 라미니아의 상처에 손을 올려두고 있었다. 라미니아의 상처에 손을 올린 올리에는 빠르게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올리에의 손이 진한 녹색을 띄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라미니아의 상처가 눈에 띄게 아물어갔다. 일리스는 라미니아의 상처가 아물어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올리에에게 시선을 돌렸다. 올리에의 입가로 실날같은 핏줄기가 흘러나왔다. 그것이 붉은 선을 그려내 며 올리에의 턱을 따라 흘러 내려와 턱 끝에서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오, 올리에!" 일리스의 말에 올리에는 시선조차 돌리지 않은 채, 여전히 라미니아의 상처에 손을 올려둔 채로 입을 꾹 다물었 다. 올리에의 목 근육이 한번 움직였다. 뭔가를 삼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너.. 너.." "말하지마!" 피를 삼켜버린 올리에는 나직히 입을 열었다. 일리스는 그 말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떨리는 손을 움켜쥔 채로 올리에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올리에는 계속해서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일리스는 여지껏 그것이 기도문인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올리에의 곁에서 신경을 쓰며 그것을 듣기 시작하자, 올리에가 지금 무엇을 중얼거리 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올리에.. 넌 괜찮아. 넌 정상이야.. 올리에.. 나는 괜찮아.." 처절할 만큼 자기 최면을 걸고있었다. 이 상태로 봐서 더 위험한 것은 올리에가 아닌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올리 에의 몸에서 땀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미니아의 상처가 다 아물자, 올리에는 멍한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고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 올리에!" "응?" 올리에는 웃는 얼굴로 일리스를 쳐다봤다. 흘러내린 땀이 얼굴 전체를 덮고 있었다. 일리스는 한참동안 그 얼굴을 쳐다보다가 올리에를 꽉 껴안았다. "일리스.." "응?" "너.. 가슴 크구나." "농담하지마." "아무.. 말도 하지마. 알겠지?" 올리에는 일리스의 가슴에 안긴 채, 그 커다란 눈으로 일리스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정말로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야 할까.. 라는 생각이 일리스의 머리속을 헤집고 다녔다. "알았어.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좋아. 다행... 이다." 그 말을 끝으로 올리에가 힘없이 축 늘어져 버렸다. 일리스는 올리에를 안아 들고는 편한 자세로 눕혔다. 올리에 가 갑자기 쓰러져 버리자 키리온이 급한 걸음으로 달려왔다. "뭐, 뭐야?! 왜 갑자기 쓰러진거야?!" "무리해서 그래." '거짓말이야. 눈치 좀 채봐. 아무리 곰이라지만...' 일리스는 그런 생각에 키리온을 쳐다보고 있었다. 일리스의 시선을 받은 키리온은 안심하는 표정으로 피식 웃어버 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좀 쉬면 나아지겠군. 휴.. 다행이다." "바, 바보!" "응?" 키리온이 갑작스러운 일리스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반문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은 쳐다보지도 않고 올 리에의 목 뒤를 받쳐 누워있기 편한 자세로 만들었다. "으음.." 약간의 신음소리와 함께, 라미니아가 정신을 차렸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라미니아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갑 자기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이스티안을 찾는 거라면 늦었어요." "...네." 라미니아는 나즈막한 대답과 함께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활의 줄을 점검하기 시작 했다. 일리스는 그것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그를 죽이고 싶은 건가요?" "네.. 아니, 아니요.. 아니.. 잘 모르겠군요." 라미니아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듯이 활을 들어올려 그 줄을 멍하니 쳐다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무슨말을 꺼내 야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두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득, 라미니아를 바라보던 일리스는 그제서 야 로안느라는 인물이 머리속에 떠올랐다. "앗! 로안느는?!" "콜록.. 이제서야 생각이 난거야?" 로안느가 쓰러졌던 바닥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일리스는 로안느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로안느는 그다지 몸에 이상이 없는 듯, 가이스티안에게 맞은 복부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향해 걸 어왔다. "가슴뼈가 부러지는 줄 알았네. 무식한 자식." 바닥에 주저앉은 로안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옷을 살짝 들어 맞은 곳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가끔씩, 아주 가끔씩.. 일리스는 로안느가 처음부터 이런 짓을 서슴없이 했었던가.. 에 대한 고민에 빠지곤 했다. "저기.. 로안느?" "뭐야? 아파 죽겠는데.." "가슴 보여요." 일리스는 호의가 넘치는 웃음을 짓고는 로안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타데안과 키리온은 이 미 로안느의 몸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꺄악!" 로안느는 거칠게 자신의 윗옷을 덮었다. 로안느의 그 반응을 본 타데안은 나직히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돌려버렸 다. "후우.." "뭐, 뭐야? 그 반응은?!" "휴우... 흥분이 안돼. 임팩트가 없단 말이야!"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며 근처에 있던 나무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로안느의 얼굴이 갑작스레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타데안을 향해 소리쳤다. "무, 무슨 소리야?! 너 그거 아냐?!"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치고 왼쪽 손가락 하나를 세워서 다른손 손가락으로 가위질하는 행동을 취했다. 타데안은 잠 시 어이없는 눈빛을 보내다가 입을 열었다. "일리스?" "네?" "다리한번 쭉 뻗어볼래요?" "이렇.. 게요?" 일리스가 앉은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쭉 뻗자 타데안은 그 다리를 보다가 얼굴을 확 붉히고는 말했다. "난 이 정도라는 말이야!" 무척이나 위풍당당한 음성. 아주 의기양양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하체가.. "꺄악! 변태! 나가 죽어버려!!" 로안느가 검집채로 타데안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일리스가 한숨과 함께 의미모를 웃음을 짓고 그 광경을 바라 보고 있자, 옆에 앉아있던 라미니아가 조용하고 기복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쩌면 그런 일을 당하고 바로 웃을 수 있는 것일까요?" "흐응.. 글쎄요.." 일리스는 라미니아의 말에 대답하고는 그 두사람을 계속해서 쳐다보기 시작했다. 타데안이 맞는 도중 실수로 손을 뻗었다가 로안느의 가슴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꺄악!'이라는 비명소리와 함께 로안느가 양손으로 타데안의 양 뺨 을 동시에 때려버렸다. 타데안이 약간 얼이 나간 표정.. 한쪽에서 보고있던 키리온마저 쿡쿡 거리며 웃고 있었다. "적어도.." "네?" "우울해 하며 축 늘어져 있는 것 보다는 훨씬 좋아요." "상대적인 건가요?" "아니요. 본능이지요." 일리스는 그 말과 함께 라미니아를 향해 평소와 다름없는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키리온을 향해 소리쳤다. "키리온! 밥!" "음.. 확실히 오늘은 이쯤에서 쉬는 것이 좋을 것 같군."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여전히 로안느와 싸우고 있는 타데안의 뒷덜미를 낚아채고는 장 작을 주으러 사라져 버렸다. 끌려가는 타데안이 왠지 애처로워 보인다. "쳇.. 타데안녀석. 나날이 변태성이 짙어지잖아." "에헤.. 로안느가 무안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구요?" "그, 그런거 아냐!" 로안느는 일리스의 말을 강하게 부정하고는 멍하니 앉아있는 라미니아의 어깨를 덥썩 잡았다. 그리고 라미니아의 어깨를 흔들며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 "네?" "그 가이스티안인가 뭔가하는 녀석이 로안느의 어머님을..." "...네." 로안느의 말에 라미니아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로안느는 라미니아의 반응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라미니아 의 어깨를 강하게 움켜쥐고는 소리쳤다. "뭐하는 거야?! 그럼 화를 내도 괜찮단 말이야! 그 칼을 뽑아들고 저 나무를 난도질하고 가지를 잘라 두동강 낸 다 음 활활 불태워 버리라고! 그렇게 속에 쌓아둬 봐야 좋을 것 하나도 없어." 로안느는 확실히 단순했다. 라미니아가 멍한 얼굴로 로안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해둘 것은 해둬야 했다. "저기.. 로안느?!" "뭐야?! 이번에는 가슴 안보이잖아!" "아니... 저기 라미니아는 엘프.. 에요." "그게 뭐 어때서?!" "저기.. 나무를 난도질하고 가지를 자르고, 활활 불태우는 것을.. 엘프인 라미니아가 할 수 있을리는.." 로안느가 약간은 뜨끔한 것 같다. 여지껏 묵묵히 있던 라미니아가 입을 열었다. "전 친구를 죽일 수는 없답니다." "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어쨋건 그렇다는 거야!" "뭐가요?" 일리스가 방긋 웃으며 반문했다. 로안느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다가 곧 머리를 긁으며 소리쳤다. "으이잇! 너 자꾸 따지고 들래?!" "헤에.. 로안느가 너무 좋아." "나도 너 좋.. 이게 아니잖아!" 적어도 이런 사람이 친구라서 다행이었다. 속이 욱신거리는 느낌이었다. 손끝의 뼈까지 부러져 버린 느낌. 그 느낌에 올리에는 몸을 한번 뒤척여야 겠다는 생각을 다만 생각만으로 가지고 있었다. 옆으로 돌아누워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차마 몸을 움직이지 못했 다. "으극.." 올리에는 약간 몸을 뒤척이는 정도로 낮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눈을 떠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이미 까맣게 물 들어버린 하늘이었다. 올리에는 그 하늘을 쳐다보다가 곧 일행의 일에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상체만 을 벌떡 일으켰다가 눈을 크게 뜬채로 숨만 내쉬었다. 온몸이 바스러지는 느낌.. 이라고 했던가? 그것을 실감하는 중이었다. 사소한 곳에서 문학의 중요성을 느껴버린 올리에는 흐릿한 시야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일어났어?" 일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리에는 입을 열려다 곧 목이 막힘을 느끼고는 고개만 위아래로 흔들었다. 일리스 는 어떻게 안 것인지 그녀를 향해 물통을 내밀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것을 받아들고는 마시기 시작했다. 차 가운 물이 속으로 들어가자, 마치 물들이 모두 칼날로 변한 것처럼 속을 후벼파는 느낌이었다. "미안해." 물을 마시는 올리에에게 일리스는 작게 속삭였다. 여전히 물병에 입을 댄 채 눈만을 돌린 올리에는 가만히 일리스 를 쳐다봤다. 그리고 입에서 물병을 떼고는 입을 열었다. "뭐가 미안 하다는거야?" "그, 그러니까.. 약속을 지키지 못했잖아." "아아.." "그, 그게 말이야. 왠지 그 가이.. 에에... 어쨋건 그 사람을 보는 순간 왠지 심장이 쿵쿵거리는 것이 그, 그러니 까.. 에에.. 어쨋건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고 할까.. 어쨋건 그런.."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일리스는 얼굴을 붉히고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깔았다. 전혀 자신이 미안해 해야할 것이 아님에도 자신의 책임인 것처럼 끌어안아 버리는 것은 여전했다. 올리에는 여전히 일리스가 바닥을 내려다보며 무안해 하는 일리스를 향해 웃음을 짓고 입을 열었다. "흐응.. 그런 반응은 말이야. 여자가 남자에게 첫눈에 반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야." "응... 우엣?!" 일리스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올렸다가 잠시 비틀거렸다. 올리에는 일리스의 반응에 소리내어 웃었다. 웃음 으로 인해 근육에 힘이 들어가자 다시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온 몸이 아파 왔다. 올리에는 애써 그것을 참아냈 다.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표해봐야 일이 더욱 번거로워 질 뿐이었다. 결정적으로 일행에게 죄책감을 지우긴 싫었 다. "올리에. 솔직히 말해봐." "응? 뭘?" 일리스가 무척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몸상태를 물어올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솔직히 말해줄 생각은 없 었다. "그, 그게 정말 첫눈에 반하면 나타나는 반응이야?" "푸웃.." 땅을 짚고있던 팔이 떨려왔다. 올리에는 진지한 일리스의 표정을 보고 차마 아니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터져 나 오는 웃음을 참기 힘든 올리에는 일리스가 보고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중얼거렸다. "사, 살려줘.." "뭐, 뭐야? 그 반응은?" 일리스가 볼을 부풀린 채로 투덜거렸다. 올리에는 한참동안 낮은 소리로 웃어대다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넓은 공터의 중앙에 불을 피워두고, 그 불의 건너편에 키리온의 모습이 보였다. 로안느, 타데안과 함께 무엇인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라미니아는?" "저기." 올리에의 질문에 일리스는 손가락으로 뒷쪽의 나무를 가리켰다. 나무가지 위에서 라미니아가 여전히 자신의 활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정확히 라미니아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간단하지 않을 것임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복수.. 라.' 올리에는 오른손을 들어서 손바닥을 쫙 편 채로 눈앞을 가렸다. 그리고 그것을 가볍게 움켜 쥐었다. "뭐하는거야?" "자, 이렇게 손바닥을 쫙 펴서 눈을 가리면.. 하늘이 안보이지." "음.. 당연한 것 아니야?" "거기서 손을 꼭 움켜쥐면 말이야. 저 넓은 하늘을 한 손에 잡은 것 같거든. 언제나 고고한 척 하면서 내려다보는 하늘을 한 손에 잡는다는 건 꽤나 유쾌한 일이니까." "아아. 그런 거구나." 일리스는 논리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올리에의 말을 덜컥 납득해 버리고는 손으로 하늘을 움켜잡는 시늉을 하 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미모를 웃음을 짓고는 올리에에게 들릴 만큼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구나.." 일리스는 그런 중얼거림과 함께 같은 동작을 몇번이나 반복했다. 맞은 편에서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키리온이 올리에와 일리스를 향해 웃는 얼굴로 걸어왔다. "뭐하는거야?" "하늘을 잡는 중." "하핫. 그런다고 하늘이 잡힐리가 없잖아." "못 잡을 것도 없는걸." 키리온과 일리스는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한참동안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던 일리스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키리온." "응?" "나 궁금한게 있어." "뭐가?" "그, 그러니까.. 내가 말이야. 남자를 보고 가슴이 쿵쿵 거린다거나.. 그러니까.. 그 뭐냐.. 순간적으로 몸이 굳는다 거나.. 이런 것 말이야. 이게 여자가 남자에게 반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야?" ...일리스는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았다. 키리온은 잠시 몸을 굳혔다가 갑자기 크게 웃고는 일리스를 끌 어안고는 입을 열었다. "하핫! 일리안 네가 드디어 나의 남자다움에 반해버렸구나!" "키리온?" "응?" "난 널 보면 주먹이 꽉 쥐어져." 일리스는 그 말과 함께 키리온의 턱을 한번 올려치고는 올리에의 곁에 도로 앉았다. 예전에도 이랬다. 가끔씩, 키 리온은 멍한 질문을 하는 일리안을 안아 버리곤 했다. 아마도, 귀여운 동생을 껴안는 느낌이랄까.. 조금전과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물론 일리안이 그것을 눈치챈 일은 없다. 일리안은 올리에가 알기 이전부터 에릭이라고 하는, 친 구이지만 마치 일리안의 형 같은 존재가 있었기에 동생을 가지고 싶어했다. 그러나, 일리안 특유의 약간 나사가 빠진 듯한 행동은 확실히 키리온의 눈에는 귀여운 동생으로 비칠 때가 많은 것 같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올리에는 지금 결국 형과 동생 같은 사이를 질투하는 여자가 되어있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서글퍼져 한숨을 깊게 내쉬었 다. 알고는 있다지만, 감정이 알고있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으윽!" 양 손을 모두 뒤로 뻗는 순간 가슴 쪽에서 격한 통증이 밀려왔다. 올리에는 숨도 제대로 몰아쉬지 못한 상태로 몸 을 굽히고 식은땀을 흘렸다. "나... 이대로 망가지는걸까?" 나직한 중얼거림과 함께 무릎을 감싸 안았다. 다른 사람이 모두 피곤에 겨워서 잠든 시간, 올리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낮 동안 한껏 잠을 잔 것도 이유 중 하나이지만, 잠을 자려고 몸을 눕히면 온몸이 쑤셔오는 것이 더 커다 란 이유였다. 한참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올리에는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모닥불을 쳐다보고 있었다. 불이 조금 약해지는 것 같자, 올리에는 주워 둔 나무가지를 불 속에 던져 넣었다. 불이 순간적으로 더 타올랐다. "잠은 안 자는거야?" "아.. 키리온." "내가 키리온이라는 것은 잘 알고있어. 잠은 안자? 낮에 무리했다면서?" 한쪽 구석에서 잠을 자는 것처럼 누워있던 키리온이 어느새 올리에의 곁에 다가와 앉았다. 아마도 그녀를 무척이 나 걱정하고 있는 듯 했다. "키리온." "응?" "나.. 궁금한게 있어." "뭐가?" 키리온은 모닥불을 한번 헤집으며 입을 열었다. 올리에는 뒤쪽의 일리스가 잠든 것인지 한번 더 확인한 후에야 입 을 열었다. "키리온은 일리스의 일이 궁금하지 않은 거야?" "음.. 그것 말이야?" 키리온은 올리에의 질문에 약간 망설였다. 그리고 모닥불을 헤집던 나뭇가지를 불 속으로 집어던지고 입을 열었 다. "내게 필요한 것이라면 일리안은 분명히 말했을 테니까. 알 필요가 없을 테니까, 일리안은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 겠지. 적어도, 나는 저녀석 만큼은 믿어." 확실히, 알 필요가 없기에 말하지 않는 것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올리에는 일리스가 말하지 않는 다른 이유가 있 는 것처럼 느껴졌다. 올리에는 다시한번 눈앞에서 손을 편채 하늘을 움켜 잡았다. 그리고 피식 웃음을 지었다. '어설픈 자기위안..' "올리에?" "어? 응?" "무리하지마." "응." 올리에는 키리온의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져서 웃음을 짓고는 무릎을 끌어안았다. 어설픈 자기위안이라도, 키리온 은 스치듯 지가는 말이라도 분명히 그녀의 기분은 그 한마디로 좋아졌다. "에잇! 러브러브 분위기라니!" 타데안이 덮고있던 모포를 발로 걷어차고는 투덜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올리에! 그 고릴라 어디가 좋은거야?!" "흐응.. 글쎄." 올리에는 한참동안 키리온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올리에의 눈빛을 끝까지 받아내지 못 하고 시선을 피해버렸다. "이런 점이 좋은 거야. 후훗.." "뭐야? 결국 키리온이면 뭐든지 다 좋다는 거잖아." 타데안은 투덜거리며 다시 모포를 덮고는 드러누웠다. 키리온이 뺨을 긁적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올리에는 그런 키리온을 보고 낮게 웃음지었다. 타데안은 걸음을 걷는 도중에도 왠지 자신에게 화가 치밀었다. 어제밤, 키리온과 올리에의 러브리한 분위기 때문 인 탓도 있었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가이스티안의 한마디였다. -넌 내게 이기지 못해.- 확실히 말해서, 그는 키리온에게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 키리온을 그다지 힘들지 않게 이긴 가이스티안을 그가 이기지 못할 가능성이 더 많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화가 나는 것이 아니었다. 타데안의 마음 에 가장 걸리는 것은 가이스티안의 그 말을 듣는 그 순간 그 자신이 납득하고 검을 내려 버렸다는 사실이다. 강함 에 절대적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타데안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위바위보와 비 슷하달까? "에헤헤.. 타데안씨. 뭐해요?" 일리스가 몇번 타데안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다가 갑자기 타데안의 시야에 얼굴을 들이밀고 물었다. 확실히 말해서.. 일리스는 예외다. 일리스의 강함이라는 것은 인간이라는 틀안에 넣을 수가 없다. "앗!" 일리스가 타데안의 옆쪽을 가리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타데안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특이 한 것이 없자 다시 일리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일리스의 손가락에 뺨을 찔렸다. "헤헤.. 바보." 일리스는 그 말을 남기고는 앞으로 폴짝거리며 뛰어갔다. 확실히 저것도 강함의 일종이긴 하지만 말이다. 검을 뽑 아드는 것보다 이쪽이 더 강해 보이는 것은 타데안의 생각뿐만이 아닐런지도 몰랐다. 키리온도 똑같은 짓을 당하 고 웃어 넘기는 것을 보면 말이다. 몇명에게 장난을 치던 일리스는 곁에서 걸어가던 올리에를 부축하고는 걸어가 기 시작했다. 타데안의 눈으로 봐도 올리에는 피곤해 보였다. 지금쯤이면 마을이 보일 때도 되었다니, 조금만 더 가면 쉴 수 있을 것이었다. "크르르.." 들은 일이 있는 목울림소리. 타데안은 급히 시선을 돌렸다. 오른쪽에 보이던 키큰 풀들 사이를 오크들이 헤치고 나타났다. 오크들은 조잡하게 만든 글레이브와 손도끼를 든채로 일행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크르르.. 이, 이들이다. 로, 로드의 유물을 파, 파괴한 것은." 알게 모르게 그 일이 오크들 사이에 퍼진 모양이었다. "허헛.. 그래도 중앙산맥을 넘어서 일어난 일이었는데.." 타데안은 오크들의 터무니없는 정보력에 어이없어 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오크들이 수없이 수풀 속에서 튀어나오 자, 일행은 천천히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오른쪽으로 펼쳐진 넓은 수풀 속에는 키가 그다지 크지 않은 오크들이 가득 들어차 있을 것 같았다. "도, 도대체 어떻게 쫓아온거야?!" 로안느가 무척이나 놀란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타데안은 왠지 모를 위안에 웃음을 짓고는 로안느를 쳐다봤 다. "뭐, 뭘보는거야?" "훗..." "왠지 기분 나쁜걸. 그 웃음." 로안느가 샐쭉한 목소리로 말했다. "크르르르... 저 인간들이냐?" 목 울림 소리와 함께 전혀 더듬지 않고 말하는 오크가 수많은 오크들의 사이를 헤집고 앞으로 걸어나왔다. 다른 오크들과는 다르게 오크의 수준으로 볼 때 센스가 무척이나 좋다고 생각되는 가죽옷과, 터무니 없이도 스테프를 들고 있었다. "으억?! 스테프?!" 키리온이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스테프라고 한다면 인간 마법사들조차 그다지 들고다니지 않는 물건이었다. 보통 은 나무로 만들어진 - 고급스러운 것은 나무가 아닌 다른 것으로도 만들어진다. - 지팡이에, 그 끝에 마법과 관련 된 무언가를 끼우는 것이다. 스테프를 들고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저 오크는 마법사였다. 오크 마법사... 들어본 일 조차 없었다. "허헛.. 허허.. 허허.." "어머나.. 어머..." 키리온과 로안느가 오크 마법사에 대한 유쾌, 상쾌, 통쾌한 감상을 보이자, 그 오크 마법사는 한걸음 더 앞으로 걸 어나왔다. 타데안은 걸어나온 그 오크마법사의 옆에 희미한, 정령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떠있는 것을 보았다. "인비지블 스터커!(Invisible Stalker)" 일리스 마저도 약간은 놀란 듯, 그 정령과 닮은 무엇인가를 보고 소리쳤다. 타데안은 슬쩍 뒤로 물러나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일리스양.. 그게 뭐지요?" "에에.. 그러니까, 목표한 상대가 어디에 있던지 찾아내는, 말하자면... 마법적인 추적자이지요." "크르르.. 계약은 이루어졌다." 오크 마법사의 말에 인비지블 스터커는 그 자리에서 연기가 흩어지 듯 사라졌다. 그러니까, 오크들은 중앙산맥 남 쪽에서부터 일행을 추적해 온 것이었다. 타데안은 그 집념에 박수라도 쳐 주고 싶었다. "네가 오크들을 이끌고 여기까지 온 녀석이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크르르.." 그 오크 마법사는 그 말과 함께 스태프를 들어올려 일행을 가리키고는 말했다. "크르륵.. 너희들은 로드의 유물을 부순 자들. 살려둘 수 없다. 크륵. 위대한 오크는 복수의 중요성을 알고있다." "크아아아! 오, 오크는 위대하다!!" 타데안은 오크의 위대함 따위는 몰랐지만, 현 상황의 위험함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넓은 평원의 땅이 마치 오크 의 머리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만큼 오크의 숫자가 많았다. 오크는 그 탐욕 때문에 신에게 저주받은 인간이 변형 되었다고 말해지는 생물이다. 그리고 그 비뚤어진 욕심은 무엇이든 '많으면 좋다'라고 생각하기에, 번식력 또한 인 간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 많은 수의 오크들이 한꺼번에 외치자, 머리속이 울리는 느낌마저 들었 다. 몇 초간 함성을 내지른 오크들의 눈빛이 날카로워 지기 시작했다. 그 날카로워진 눈빛이 공기마저 얼려버리는 듯, 타데안은 피부가 따끔거림을 느끼기 시작했다. 자신도 모르게 검의 손잡이 쪽으로 손을 옮긴 타데안은 그 긴 장감 속에 침을 한번 삼켰다. 목이 탔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인 듯, 머뭇거리며 검의 손잡이 근처에 손을 가져 다 놓고 있었다. "서제스션(suggestion)" 누구하나 움직이면 터져 버릴 것같은 분위기에서 일리스가 앞쪽에 서있는 오크 메이지를 가리키며 나직히 입을 열 었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돌아가는 것이 좋겠군요." 말도 안되는 제안이었다. 오크들은 중앙산맥의 남쪽에서부터 일행을 쫓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이 많은 숫자가 한 번에 이동을 하기 위해서 얼마만한 노력이 들었을런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오크들이 목울림 소리를 내며 이빨을 드러냈다. 가장 앞에 나와있는 오크 메이지 조차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앞으로 걸어나간 일리스는 전 혀 긴장감 없이 입을 열었다. "곧 있으면 추운 겨울이 다가오지요. 당신들 오크에게 있어서 겨울은 무척이나 지내기 어려운 계절로 알고 있습니 다." "크르.. 그렇다." "현재 당신들은 사냥할 수 있는 남자들의 대부분을 데리고 저희들을 쫓아 온 것이군요. 제가 단언 하건데, 만약 여 기서 저희와 맞붙어 싸우게 된다면 당신들 또한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것입니다. 미티어!" 오크들의 눈이 커졌다. 일리스의 손 위쪽에 엄청나게 커다란 불공이 하늘에 뜬 채, 이글거리고 있었다. 오크 메이 지는 일리스가 불러낸 그 불공을 보고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저희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우리를 죽인다고 해서, 분명히 얻는 것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며, 많은 수의 남자들을 잃은 상태에서 겨울을 지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돌아가야 합니다." 일리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일리스의 말에 오크들이 여기 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담담한 눈으로 오크 메이지를 쳐다보고 있었다. 오크들 또한 결정을 원하는 듯, 오크 메이지를 향해 시선을 모았다. "크르르.. 그 말이 맞다. 우리는 돌아간다!" "그, 그건... 크르르.. 안돼오! 오, 오크가 복수를 하지 않다니! 크르르.." "복수는 물론 중요하다! 크르르.. 그렇지만,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 로드를 대신하고 있는 내게 반대하겠다는 건가?!" 오크 메이지의 커다란 목소리에 시끄러운 오크들의 수근거림이 없어졌다. 오크 메이지는 다시한번 일행을 보고는 거침없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오크들의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며 소리쳤다. "크르르! 돌아간다!" 오크 메이지가 먼저 걸어가기 시작하자, 일행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살기를 품고있던 오크들이 썰물 빠지 듯 평 원에서 사라졌다. 오크들이 모두 사라지자 타데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헤에.. 휴우. 긴장 되서 죽는 줄 알았네." 일리스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타데안 또한 긴장이 풀리자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자신도 모르 게 흘러나온 식은 땀을 닦아냈다. '대단해..' 타데안은 그런 생각에 일리스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로안느는 바닥에 주저앉지는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긴 장했다가, 긴장이 풀리자 다리가 떨리는 듯 했다. "그런데, 그 오크들 그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들은 것이 이상한 걸." "확실히 그래. 일리스의 말이 맞긴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여기까지 쫓아온 주제에 그렇게 쉽게 포기한 다는 것이 말이 안되잖아." 일행의 시선이 일리스에게 모였다. 일리스는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다, 일행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입을 열었다. "헤에. 그러니까, 그건 마법이야. 뭐랄까.. 이치에 맞는 제안을 상대방이 동의하게 만드는 마법이야." 일리스는 그 말과 함께 기지게를 크게 켰다. 타데안은 숨을 크게 들이키며 시선을 위로 들어올렸다. "으허억! 미티어! 저, 저거!" 타데안이 급하게 일어나 뒤로 물러서며 일리스의 머리 위를 가리켰다. 일행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그곳에 모였다. 그리고, 재빨리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 일리스! 이 바보야!" "에? 에?" 로안느의 외침에 일리스는 시선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피식 웃어버리더니 뭔가를 중얼거렸다. 일리스의 그 중얼거 림에 공중에 둥둥 떠있던 커다란 불덩이가 사라져 버렸다. "에, 그러니까 쓰지도 않을 건데 일루젼인게 당연하잖아요. 바보들." 일리스를 제외한 모두가 졸지에 바보가 되 버렸다. 확실히 말해두지만, 일리스에게 바보라는 말을 듣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것보다 심적 타격이 크다. 일행의 거의 대부분이 일리스에게 바보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자괴감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일리스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입을 열었다. "마을까지 얼마 안 남았지요? 어서 가요." "그래. 가볼까.." 타데안도 나직히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헤에..." 일리스는 일행을 돌아본 상태로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 그렇게 뒷걸음질 치던 일리스 는.... 나무뿌리에 걸려 그대로 넘어졌다. '바, 바보..' 타데안은 중얼거렸다. 한껏 긴장했던 탓인지, 약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행은 걸음을 옮겼다. 멀리 아스라하게 커다란 마을이 보였다. 왕국의 중심에 가까워지자 마을의 크기가 전체적으로 커지고 있었다. 멀리서 보아도 꽤나 높다란 것 같은 건물이 간간히 보였다. "저곳을 지나면 목적지도 얼마 남지 않은 거로군." "응.." "뭐야? 감회가 새로운거냐?" 키리온은 옆에서 걷고있는 일리스에게 그렇게 말하고 웃음 지었다. 일리스는 꽤나 익숙한 마을이 눈앞에 나타나 자, 그것이 신기한 것인지 감동을 받은 것인지 그 마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라미니아는 여전히 생각할 것이 많은 듯, 전혀 말을 하지 않은 채 일행의 뒤를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말수가 적어진 것은 올리에 또한 마 찬가지였다. 유난히 힘이 넘치는 것은 역시 타데안과 로안느.. 라고 할까? "이야! 마을이다!" "시끄러워." "뭐야? 아줌마? 사사건건 시비좀 걸지마." "시끄러운걸 시끄럽다고 하는거야. 다 큰 녀석이 어린애 같이 말이야." 타데안은 로안느의 말에 입을 다물고 빤히 로안느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말해 두자면, 입을 열지 않는 타 데안의 외모가 멋지다는 것을 부정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뭐, 뭐야?" "어이. 아줌마. 혹시.. 말이야." "혹시?" "날 좋아 하는거야?" 잠시 침묵이 흘렀다. 로안느는 어이가 없는 것인지 입술을 달싹이며 뭔가 말을 하려 했다. 그러나 타데안은 로안 느의 입술에 손가락 하나를 가져가 말을 막고는 입을 열었다. "아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이 몸은 여자라면 누구나 반해버릴 정도로 멋진 녀석이니까. 키리온 같은 마운틴 고릴라와는 비교가 안되는.. 윽!" 키리온은 씹고있던 육포를 타데안에게 던져버렸다. 타데안은 그 육포를 뺨에 얻어맞고는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 고 키리온이 씹고있던 부분을 떼어 내고는 입 속에 집어넣고 말했다. "그러니까 내 수비범위는 아줌마까지 포함한단 말이야." "... 어린 것이 입만 살아서는.. 넌 일리스조차 반하게 만들지 못했잖아." 예상외의 반격이었을까? 타데안이 흠칫거리다가 일리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여전히 멍한 얼굴로 헤실거 리며 웃고 있었다. 타데안은 그런 일리스에게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자! 일리스. 솔직히 말해봐요." "에.. 뭘요?" "일리스도 나를 좋아하지요?" 키리온은 단언할 수 있었다. 타데안은 연애에는 잼병이었다. 일리스는 약간 의외의 질문을 받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한참동안 고개를 갸웃거리며 타데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음.. 정확히 말하자면, 날 좋아하는 타데안씨는 싫어요. 날 좋아하지 않는 타데안씨라면 좋아요." 뭐랄까.. 꼭 저렇게 직접적으로 말해야 하는걸까.. 라는 느낌이 들었다. 타데안이 괴성을 지르며 앞쪽에 보이는 마 을로 달려갔다. 가끔씩 일리스가 알게 모르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에.. 왜 저러는 거야?" "그, 글쎄.." 키리온은 천연덕스럽게 타데안이 저러는 이유를 물어오는 일리스를 바라보며 얼버무렸다. 확실히 말하자면, 솔직 한 것일지도 모른다. 마을의 근처 넓은 들판에는 이제 밀이 익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밭에서 일을 하는 것을 스 쳐지나가, 일행은 마을에 들어섰다. 수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만큼, 마을 자체도 엄청나게 커다랗다. 성벽의 두께도 상당히 두꺼워 보인다. 확실히, 수도로 이어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라 경비가 충실하다. 말 없이 묵묵히 서있는 경비병을 스쳐지나가, 마을의 대로를 걸었다. 양쪽으로 길게 자리잡은 집들과, 그 사이로 꼬마들이 뛰어다니며 높은 목소리로 즐겁게 떠들고 있었다. 마을의 중간으로 강이라고 불리기는 조금 작은 듯한 그런 냇가 가 있었다. 키리온과 그 일행은 그 위로 놓여진 다리를 건너,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는 여관으로 들어갔다. 그다지 넓지도, 크지도 않은 여관의 1층은 어디서나 그렇듯이 술집을 겸하고 있었다. 이제 점심시간을 조금 넘겼지만, 사 람은 꽤나 들어서 있었다. 나무로 지어진 건물의 안쪽, 누군가가 키리온의 일행을 바라보고 있었다. "엇?!" "아앗!" 올리에와 그 사람이 동시에 경악성을 토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을 터뜨리고는 말했다. "와하핫! 여어! 사랑하는 딸." "이잇! 가출한 망나니 아빠!" 그 사람은... 에스로펜이었다.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최고 신관이라 불리우는 사람. 그리고, 올리에의 양아버지였 다. "뭐, 뭐에요?! 몇년동안 어딜 싸돌아 다닌 거에요?" "허헛. 날이 갈수록 말투가 멋져 지는구나." "시, 시끄러워요! 아아.. 현기증이.." 올리에는 화가 난 나머지 근처에 있던 의자에 주저앉았다. 확실히, 키리온이라고 해도 올리에와 같은 처지를 당한 다면 화가 날 만도 했다. 어느날 갑자기 메모 한 장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가 사라져 버린다면.. 그것 또한 난감한 일이다. 그리고 그 메모의 내용이라는 것이.. -가출한다!- '... 였지? 아마?' 키리온은 욱신거리는 이마를 짚은채 한숨을 내쉬었다. 에스로펜은 일행을 돌아보다가 놀람의 빛을 띄웠다. 그리고 일리스를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흐음, 결국 만난거냐?" "네크로멘서의 반지는.. 어떻게 되었지요?" 일리스의 목소리는 꽤 컸다. 여관안을 가득 울린 그 목소리에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는 듯 했다. 키리온 또한, 일 리스의 그 말에 잠시 넋이 나간채 일리스를 바라보다가 흥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 무슨 소리야?! 그런 위험한 물건이라니?!" "응? 에? 뭐가?" 일리스는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키리온은 어이없는 눈빛으로 일리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네크로멘 서의 반지라고 한다면 한 국가를 붕괴의 위기로 몰아갈지도 모르는 물건이었다. 그런 것을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 에서 떠벌린 다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일이 아니었다. "확실히.. 네가 제일 걱정했겠지. 여기 있다. 받아라." 에스로펜은 한 손에 맥주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주머니를 뒤져 찾아낸 반지를 일리스에게 던졌다. 아무런 무늬조 차 없는 금색의 반지. 사람들의 시선이 그곳에 몰렸다. "어떻게 한거지요?" "반지 자체의 능력을 봉인해 버렸다. 아마도 드워프들의 수장인 킨스스톤과 비슷한 실력의 대장장이와 가르시드님 정도의 마법사가 한자리에 모이지 않는 한, 그것은 보통의 반지일거다." 일리스의 몸이 약간 움찔거렸다. 가르시드.. 라는 이름에 일리스는 무엇인가 떠올려서는 안될 것을 떠올렸다는 듯 한 표정을 짓고는 고개를 저은 다음 그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내려다 봤다. 아무리 봐도 보통의 반지 같았다. 일리 스는 그 반지를 자신의 오른손 검지에 끼고는 손을 한번 들어 보였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을 짓고는 입 을 열었다. "수고하셨어요." "흥. 내가 마치 네 심부름을 했다는 듯이 이야기하는구나. 그런 인사 따윌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야. 그나저나.. 어 이. 사랑하는 딸. 안색이 별로 안좋은걸." "내버려둬요. 망나니 아빠." 올리에는 에스로펜이 자신의 걱정을 하자, 뭔가 모르게 약간은 기쁜 듯한 표정을 지은 상태로 말했다. 말로는 내 버려두라고 하지만, 역시 기쁜 것 같았다. 올리에의 말에 에스로펜이 웃으며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아마도, 너무도 갑작스럽게 나타난 에스로펜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런 에스로펜에게 다가간 일리스가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다. "콰앙!" 에스로펜의 눈이 커지는 것 같더니, 곧 들고있던 맥주잔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원래 평소의 말투가 거친 에스로 펜이지만, 정말로 화를 내는 것은 보기 어려웠다. 지금처럼 말이다. 에스로펜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올리에의 손목 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한참동안 올리에를 노려보다가 그 손을 잡아끌었다.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자, 잠깐만요." "시끄러워!!" 감동적인 부녀 상봉이 왠지 껄끄럽게 된 것 같았다. 에스로펜은 올리에를 위층으로 끌고가며 키리온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키리온을 바라보았다. "넌.. 모르고 있는거냐?" "네?" "모르고 있군. 바보같은 자식." 에스로펜은 올리에를 데리고 위층으로 사라져 버렸다. 졸지에 바보가 되어버린 키리온은 할말을 잊은 채, 위쪽으 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그 원인 제공자인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뭐야?! 무슨 일인데?" "으응... 말해줄 수 없어." "뭐?!" "올리에에게 직접 들어." 일리스는 그 말과 함께 구석진 자리의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뭐야? 젠장..' 키리온은 올리에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아서 평소에 잘 마시지 않는 독한 술을 시켰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을 보 고 피식 웃어버리더니 입을 열었다. "헤에.. 키리온?" "왜?" "알러뷰~" "풋! 쿨럭! 쿨럭!" 키리온과 타데안은 동시에 마시던 술을 뱉어내고 경악한 눈으로 일리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어이없는 눈으로 일리스를 주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무슨 마늘하늘.. 아니, 마른하늘에 날벼락 떨어지는 소리야?!" "흐응.. 역시 그렇지?" 일리스가 테이블 위에 엎드려서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키리온은 말로 심하게 부정했지만, 역시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젠장.. 저런 얼굴로.. 저런 목소리로...' 키리온은 그런 생각에 얼굴을 붉히고는 그것을 숨기기 위해 들고있던 술잔에 술을 가득 부어서 한번에 그것을 마 셨다. 그리고.. "와악! 쿨럭!" 자신이 주문한 술이 무엇인지를 잠시 잊고 있었다. 독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술을 목 안쪽으로 털어 넣었으니,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일리스는 콜록거리는 키리온을 한참 바라보더니 손뼉으로 박자를 맞 추며 입을 열었다. "바보, 바보, 바보야. 바보, 바보, 바보야~" 왠지 가사라고는 '바보'라는 두 글자 밖에 없는 노래 같았다. 키리온은 일리스의 행동에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한숨 을 내쉬었다. 왠지 모르게 지금의 일리스라는 녀석은 일리안에, 말릴 수 없는 악동을 하나 덧붙여둔 성격 같았다. "일리스양!" "네?" "그 말 나한테도 한번 해줘요!" "에에?" "그 알러뷰~라는 말!" 같은 말이라도 타데안이 하는 것을 보면 소름이 끼쳤다. 키리온은 그 소름을 떨쳐내기 위해 술을 쭉 들이켰다. 타 데안은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언제였던가, 이런 일이 한번 더 있었던 기억이 났다. 아 마도, 오빠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저런 짓을 했다가.. 아마.. "으음... 음... 좋아. 아.. 아. 에잇! 역시 못하겠어요." "흐응. 그럼 일리스. 나는?" "헤에. 로안느. 알러뷰~ 아! 라미니아도 알러뷰~" 타데안은 멍한 눈으로 일리스를 쳐다보다가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왜 나는 안되는 거야?!" "으음.. 으음.." 일리스는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고민한 일리스는 손가락을 딱 튕기고는 기쁨에 찬 눈으로 입을 열었다. "아! 생각났다." "뭐, 뭐에요? 그게?" "타데안씨는 껄떡쇠라서." 일리스의 목소리가 꽤 커다람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주위의 반응이 표현해 주고 있었다. 술집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의 시선이 타데안에게 들이 박혔다. 타데안이 얼굴을 붉히자, 일리스는 확인사살을 해버렸다. "그런 말하면 무슨 일 당할지 모른다고 로안느와 키리온이 그랬어요." 타데안은 그 자리에서 얼굴을 가린 채, 탁자 위에 엎드려 버렸다. 타데안은 술잔을 들어 맥주를 입안으로 흘려 넣었다. 일리스는 여전히 멍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타 데안은 예전부터, 일리스가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아암.. 아! 타데안씨!" "네?" 타데안은 기지개를 켜던 일리스가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약간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일리스 는 평소의 그 눈을 감은 채 웃는 얼굴로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마을 구경하러 가요!" "네?" "마을 구경." 일리스가 생글거리며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솔직히 한번쯤은 거부를 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네. 가요!" 그의 입은 그의 의사를 거부했다.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리스와 함께 여관 밖으로 걸어 나갔다. 여름이 훨씬 지난 시기라, 정말 딱 좋은 날씨였다. 타데안은 눈 위를 손으로 가리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 다. 넓게 펼쳐진 대로변에는 여관들과 여행자들을 상대로한 가계들이 많이 보였다. 일리스는 그것들이 신기한 것 인지, 그렇지 않으면 감상에 젖어버리는 것인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에.. 일단 신전에 좀 들러요." "음, 신전에는 왜요?" "아. 힐링 포션이 바닥났거든요." 타데안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나가는 남자를 붙잡고 물었다. "근처에 신전이 어디 있습니까?" "어떤 신전을 찾으십니까?" "힐링 포션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타데안의 말에 그 남자는 약간은 신기한 것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타데안과 일리스를 훑어봤다. 그리고 웃으며 입 을 열었다. "여행자 분들이신가 보군요. 그렇다면 역시 생명의 신 비올리스트의 신전이 좋겠지요. 이 큰길을 따라 쭉 가시다가 사거리가 나오면 왼쪽으로 꺽어 들어가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타데안은 그 남자의 친절함에 감사 인사를 건네고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을 헤치고, 대로를 따라 걸어가자, 곧 사 거리가 나왔다. 그와 일리스는 그곳에서 왼쪽으로 틀어 신전 쪽으로 걸어갔다. 곧 비올리스트 신전의 하얀색 건 물이 눈에 띄었다. 마을의 인가가 조금 줄어든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타데안과 일리스는 기분 좋게 신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신전 안으로 들어가자, 곧 신전의 신관이 나왔다. 일리스는 기분좋은 웃음을 짓고는 목적을 말했다. "힐링 포션을 구입하러 왔어요." "아! 힐링 포션을 말입니까?" 일리스가 힐링 포션을 사러 왔다는 말을 듣자, 그 신관은 타데안과 일리스를 힐링포션을 두는 곳으로 데려가 설명 하기 시작했다. "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뭔가 이상한 멘트. 타데안은 그 멘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리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보통 힐링 포션은 금화 1닢인.." "아아. 그 가격으로는 안되요. 그 대신, 새로 나온 하이 힐링 포션을 금화 4닢까지 해드릴 수는 있어요." "하이 힐링 포션?" "아! 모르셨어요? 얼마 전 저희 신전에서 새로 개발한 물건인데, 보통 힐링 포션의 2배정도 치유력을 가지고 있어 요." 신관은 그렇게 말하고, 진열대에서 몇개의 힐링 포션을 꺼내 진열대 위에 올렸다. 일리스는 영 탐탁치 않은 듯, 고 개를 갸웃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그냥 힐링 포션은 얼마나 하나요?" "힐링 포션은 원래 금화 3닢인데... 사시는 분의 얼굴을 봐서 2닢으로 해드릴 수는 있어요." "흐응.. 조금 비싸네." 타데안은 힐링포션의 정확한 값을 알고있지 못했지만, 적어도 금화 3닢이나 할 정도로 비싼 것은 아니었다. 그리 고 깍아준다는것처럼 말을 하지만, 신관도 장사꾼인 이상, 2닢 이상도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이거 너무 비싸잖아요?" "아이.. 참. 저희도 트롤의 피를 구하기 어려워서 힐링 포션을 만들기가 어렵답니다." 신관은 그렇게 말하고 아래쪽을 뒤적거리더니, 이상한 장부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펴들고는 손가락 으로 가리키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세요. 여기 트롤의 피. 금화 1닢이잖아요. 이런 식으로 들어오면, 저희도 어쩔 수 없어요. 솔직히 금화 2닢을 받아야 하지만, 손님들한테만 특별히 금화 한닢과 은화 5닢 받을게요. 아아.. 이러면 안되는데.." 금화 1닢에 은화 5닢.. 그래도 여전히 비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타데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트롤의 피가 금화 1닢에 들어온다구요?" "네. 보시다 시피 여기 장부에 적혀있잖아요." "내가 알기로 트롤의 피는 은화 6닢 정도인 것으로 알고있는데.." "그건 두달 전의 이야기에요. 지금은 트롤이 많이 줄어서 금화 1닢으로도 구하기 어려워요." 타데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힐링 포션들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뭔가 상당히 귀찮 고 불쾌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럼 그 가격에 포션 4개 주세요." "네! 힐링 포션이면 되는 것이지요?" "네." "잘 사신 거에요. 지금 세일 기간이라서 이렇게 싼거지, 그렇지 않으면 이런 가격에 절대로 못 구해요. 여기있어 요." 세일기간? 조금 전에는 일리스의 얼굴을 보고 깍아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약간은 의아함이 들었지만, 일리스가 가 격을 지불하고 나가버리자, 타데안은 뒤를 따라 나갔다. 일리스는 힐링 포션을 가방안에 집어넣고 느긋한 걸음으 로 걷기 시작했다. 타데안은 일리스의 곁에서 걸어가며 말했다. "왠지 비싸게 샀다는 생각 안들어요?" "헤에.. 비싸게 산 것 맞아요." "네?" "뭐, 그렇지만 꼭 따지고 들고 싶지는 않아서.." "내 이 자식을 그냥!" 타데안이 흥분하자, 일리스가 기분이 좋은 듯 살짝 웃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웃음을 지은 채 타데안을 향해 말했 다. "저기는 언제가도 세일기간일걸요." "네?" "헤에.. 뭐 그런 건 넘어가고.. 아! 노천 카페다!" 일리스가 커다랗게 소리치며 한 곳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보통의 길보다 약간은 높은 위치까지 벽돌을 쌓아올려 만든 평평한 곳에 의자와 테이블을 두고 있었다. 아마도,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깥에서 무엇인가를 마시는 것이 더 좋다는 발상에서 생긴 곳인 것 같았다. "흐음.. 뭔가 마실래요?" "네." 일리스는 타데안의 물음에 가볍게 대답하고 의자에 앉았다. 적당할 정도의 햇빛이 무척이나 기분 좋은 것 같았다. 타데안과 일리스가 자리를 잡고 앉자, 곧 주문을 받으러 왔다. "뭘로 하시겠습니까?" "음.. 저는 사과 쥬스로 주세요. 일리스양은?" "아. 저는 오렌지로요." 주문을 받은 사람은 그것을 손에 들고있던 종이에 적은 다음 웃음을 지으며 타데안과 일리스를 향해 고개를 숙였 다. 타데안은 순간, 그 웃음이 약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저 신전은 언제나 세일기간.. 이라는 것은 무슨 말이지요?" "에에.." 타데안의 질문에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 말했다. "음.. 이런 거에요. 저들은 처음부터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부르는 거에요. 그렇게 하고서는 가격을 엄청 깍아서 부르면서 '오늘은 세일기간이에요.'라고 말하는 거지요. 물론, 그 가격이 원래 파는 가격보다 싸지는 않아요."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타데안은 자신이 장사꾼인 주제에 물건을 비싸게 샀다는 데에 흥분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때, 때마침 주 문한 음료수가 나왔다. "네. 사과와 오렌지 쥬스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타데안은 맞춘 듯한 타이밍에 나오는 음료수에 그 자리에 앉아서 그것을 받아 들었다. 일리스는 오렌지 쥬스의 컵 을 들고는 그것을 홀짝거리며 마시고는 웃음 지었다. "맛있어!" "다, 다행이군요." "헤에.." 일리스는 무척이나 기분좋게 그 오렌지 쥬스를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 반쯤 남은 그의 사과 쥬스를 빤히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타데안씨?" "네?" "맛있어요?" "아하하. 네." "헤에.. 맛있군요.." "......" 타데안은 시선을 들어올려 자신이 아닌 사과쥬스를 빤히 쳐다보는 일리스를 쳐다봤다. 그리고 고개를 저으며 한숨 을 내쉬고는 사과쥬스를 일리스에게 내밀었다. "하아.. 일리스가 마셔요." "우와! 타데안씨는 너무 친절해." 일리스는 그렇게 소리치고 그가 내민 잔을 받아들어 사과 쥬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타데안은 턱을 손으로 받친 채, 피식거리며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른한 햇빛 탓인지 눈앞이 어른거렸다. 타데안은 눈을 몇번 비비고는 중얼거렸다. "으음.. 이거. 잠은 충분히 잤었는데?" 타데안은 혼자 중얼거리며 몸을 뒤로 제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몸이 나른해졌다. 머리를 몇번 흔들 었지만, 그 나른함은 없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해져 눈앞이 흐릿해졌다. "으응?" 점점 흐릿해지는 눈에 테이블 위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축 늘어진 일리스가 보였다. '이건...' 뭔가 아니다.. 라는 생각에 타데안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그의 의지와는 반대로 테이블 위로 넘 어져 버렸다. 테이블에 얼굴을 부딪혀도 전혀 아프지 않았다. 아니, 아무런 느낌조차 없었다. 그리고는 시야가 완 전히 검어졌다. 눈앞이 흐릿한 느낌에 정신을 차린 타데안은 몇번이나 눈을 비볐다. 온 몸이 뻑뻑하면서 나른한 느낌에 타데안은 몇번이나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시야가 제대로 잡히기 시작했다. 주위는 빛이 들어오 지 않아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타데안은 눈이 어둠에 적응하기도 전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일리스를 찾기 시 작했다. "일리스! 제길! 일리스?!" 아직도 손끝이 저릿거렸다. 타데안은 본능적으로 손을 거칠게 흔들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직 어두운 곳의 한 쪽에서 가뿐 숨소리가 들려왔다. 타데안은 소리가 들린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가 지금 있는 곳은 그다지 넓지 않 은 곳인 듯, 약간 움직여 손을 뻗자 손에 부드러운 뭔가가 건드려 졌다. "일리스!" 타데안은 손에 닿은 일리스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어렴풋하게 주위가 보이기 시작 했다. 그 어렴풋한 시야에 누워있는 일리스가 보였다. 평소 단정하단 머리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채, 양 팔로 가슴을 감싸안고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일리스! 괜찮아요?" "아.. 아아.. 타, 타데안씨.." 누워있던 일리스가 고개를 돌렸다. 평소에 피처럼 붉은 색을 자랑하던 일리스의 입술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일리 스는 계속해서 몸을 가늘게 떨며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좀 춥지 않아요?" 타데안은 일리스의 그 말에, 일리스의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열이 너무 올라 뜨거움을 느낄 정도였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그 손끝이 저린 기분..' 타데안은 자신이 일어났을 때, 손끝이 떨렸던 기분을 떠올렸다. 그제서야, 그와 일리스가 무엇을 먹어버린 것인지 눈치 챘다. "코르커스의 잎!" 인적이 드문 산 속에서만 난다고 하는 키가 작은 식물이었다. 얼핏보기에 그다지 특이할만한 것은 없지만, 그 잎 은 인간이나 동물을 마취시킬 때 사용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마취의 시간은 자로 잰 듯이 3시간. 그 3시간이 지 나면, 복용자는 눈을 뜨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을 과다 복용했을 경우는 비정상적으로 열이 오르며 추위를 느끼 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일리스! 잠깐만 기다려요!" 시간이 너무 지나면 일리스는 그 자리에서 죽게 된다. 타데안은 일리스의 몸을 놓고,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기 시 작했다. 그가 가지고 있던 두자루의 검이 모두 사라졌다. 아마도, 그가 쓰러진 사이 어디론가 빼돌리고 일리스와 타데안만을 이런 어두운 구석에 집어던진 것 같았다. 타데안은 자신의 운을 믿고는 한쪽 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어깨로 벽을들이 받았다. 그러나 벽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그의 어깨만 아파 왔다. 벽을 들이받은 반동으로 바닥 에 넘어진 타데안은 이를 갈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로 일리스가 죽어버릴 지도 몰랐다. 칸 클리노 미궁에서 안 것이지만, 일리스는 독에 터무니없이 약했다. 독의 일종이라는 코르커스의 잎을 먹어버린 지금, 일리스가 얼마나 견뎌줄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타데안은 다시 몇번 이나 어깨로 벽을 들이 받았다. 불행이도 벽은 타데안의 상상보다 훨씬 두꺼운 듯 했다. 그러나 타데안은 전혀 포 기할 생각이 없는 듯, 다시 벽을 어깨로 들이받기 시작했다. "제길! 젠장!" 뜻이 같은 말을 두번이나 외친 타데안은 다시 벽을 어깨로 들이받았다. 왼쪽 팔을 타고 붉은색의 피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왼쪽 어깨는 뼈가 빠져버린 듯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우와아아악! 빌어먹을!" 타데안은 마치 발작하듯 주먹으로 벽을 후려쳤다. 거친 벽을 맨주먹으로 쳐대기 시작하자, 주위로 피가 튀기 시작 했다. "타, 타... 데안씨.." 일리스의 가는 목소리가 타데안의 귀를 울렸다. 타데안은 급하게 일리스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일리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둠속에서 어렴풋하게 보이는 일리스는 조금 전보다 얼굴이 더 창백해 진 듯했다. 일리스는 그 상태에서 손을 들어올렸다. '응?' 타데안의 눈이 잘못된 것인지, 일리스의 손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어느새 일리스의 손 위에 네모난, 그리고 검은색의 상자가 올려져 있었다. 위쪽 면에 무엇인가 누를 수 있게 만들어진 그것을 타데 안에게 넘겨준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그.. 그걸.." "이걸?" "벼, 벽에 붙이고..." "그 다음은요?" 타데안의 질문에 일리스는 입을 열려다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리고.. -씨익!- 웃어버렸다. "... 무, 무슨 뜻이야아?!!" 타데안은 그 씨익의 의미를 알아 내기 위해 잠시간 절규하다가, 곧 시간이 없음을 깨닫고 몸을 일으켰다. 일리스 가 넘겨준 그것을 받아든 타데안은 조금 전 자신이 어깨를 들이받던 벽으로 다가갔다. 언제나.. 자신의 운이 나쁘 다고 생각해 본 일은 없었다. 그리고... 4개중 하나이다. 이쪽이 아니라면, 일리스는 꼼짝없이 죽고 마는 것이었다. "후우.." 심호흠을 하고 일리스가 건낸 무엇인가를 벽에다 붙였다.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인 듯, 그것은 벽에 아주 쉽 게 달라붙었다. "제, 젠장! 뭘 어쩌라는거야?!" 타데안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고 그것을 이리저리 만저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떨결에 윗쪽에 있는 무엇인가를 꾹 눌렀다. 그 순간.. 윗면에 붉은 색으로 숫자가 나타났다. -20... 19..- "어, 어이.. 이봐." -18... 17...- "서, 설마.." 타데안은 나타나는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일리스의 성격을 떠올렸다. 그리고 별안간 몸의 털 이 다 곤두서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생각할 것도 없이 오른팔로 일리스를 안아들고는 그것을 설치한 벽에서 가 장 먼쪽으로 달려갔다. "콰아아앙!" 귀청을 울리는 폭발소리와 함께 타데안의 몸이 앞으로 넘어졌다. 경악한 타데안은 급히 뒷쪽을 돌아봤다. '어, 어이..' 타데안은 어이없는 얼굴로 일리스를 돌아봤다. 그리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 웃음의 의미가 이런 것일 줄은 대 충... 상상하고 있었기에 다행이었다. 갑작스럽게 비쳐 들어오는 햇빛에 타데안은 눈살을 찌프렸다. 갑작스럽게 밝 은 빛에 드러나자 눈이 따가웠다. 타데안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채, 일리스를 안아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길을 가고있던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 걸음을 멈추고 폭발의 직후에 튀어나온 타데안을 쳐다보고 있었 다. 그러나 타데안은 그런 시선에 신경을 쓸 만한 여유가 없었다. "제길! 으윽!" 왼쪽 팔이 움직이지 않아, 달리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한번 거리를 둘러보고 방향을 잡은 타데안은 일행이 머물고 있는 여관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관 옆의 다리가 보였다. 타데안은 주저하지 않고 여관문을 박차고 안으 로 뛰어들었다. 1층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타데안에게 모였다. 그는 급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올리에를 찾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이야?" 한쪽 테이블에 키리온과 함께 앉아있던 로안느가 말했다. 타데안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올리에는?" "2층에." 타데안은 대답을 듣자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문부터 벌컥 열어제꼈다. 전혀 본적이 없는 사 람 두명이 방안에서 타데안을 멍하니 쳐다봤다. 타데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문을 도로 닫아버리고 다 음의 문을 벌컥 열었다. "빈방.. 제길!" 타데안은 다음 방문으로 걸음을 옮기자, 뒤따라 올라온 로안느가 타데안의 뒷덜미를 잡고 안쪽의 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안쪽의 방문을 열자, 그 안에 에스로펜과 올리에가 앉아 있었다. "음..? 무슨 일이지?" "사, 살려줘요." 타데안은 긴 말을 하지 못한 채, 침대위에 일리스를 내려 놓았다. 에스로펜은 일리스의 상태를 한번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코르커스의 잎인가?" 에스로펜은 한눈에 증상을 알아보고 일리스의 목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올리에가 떠온 물을 잔채로 든채 뭔가 를 중얼거린 후, 그것을 일리스에게 먹였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살리지 못할 뻔했어." 에스로펜은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고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두근!-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자신의 가슴에 검을 꽂아 넣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일이 떠오르자, 자신 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봐! 타데안?! 무슨..." 로안느가 타데안의 어깨를 잡고 입을 열다가 말을 끝내지 못했다. 타데안은 흘러내린 눈물을 재빨리 닦아냈다. 일 리스가 죽을 뻔했다. 두근거리던 심장이 멈춘 것 같은 느낌과 함께 피가 식어버리는 기분이었다. "쿵!" 타데안은 벽에 등을 들이 받으며 왼쪽 팔을 위로 밀었다. 빠졌던 뼈를 다시 끼우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크윽!" "뭐, 뭐하는거야?!" 올리에가 놀란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타데안은 평소 답지않은 아무런 감정없는 눈을 한채로 로안느를 향해 오른 손을 내밀었다. "로안느." "뭐야?! 난 아줌마... 아, 아니군." "검을.. 빌려줘." 타데안의 말에 로안느는 머뭇거리다가, 자신의 검을 뽑아 타데안의 손에 쥐어 주었다. 밝은 곳에서, 타데안은 그제 서야 일리스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없어진 것은... '검과... 반지 인가?' 여관에 들어왔을 때, 네크로멘서의 반지라고 떠들어 댄 것이 일을 일으킨 것 같았다. 고작, 아무것도 아닌 반지 하 나에 소중한 것을 또 한번 잃을 뻔했다. "뿌득!" 이빨을 너무 강하게 깨물었던 것인지, 잇몸에서 피가 솟아 올라왔다. 피맛이 느껴지자, 타데안은 로안느의 검을 든 채로 몸을 돌렸다. "어디 가는거야?!" 로안느가 급하게 물었지만, 타데안은 대답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키리온이 타데안을 가로 막았다. 타데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키리온을 밀쳐내고는 여관 밖으로 걸어 나갔다. 여관 밖으로 걸어나온 타데안은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 코르커스의 잎을 마셔버린 것은 일리스와 함께 들렀던 노천카페였다. 타데안은 거침없는 걸음으로 노천카페로 다가갔다. 그리고, 일리스와 자신에게 음료수를 내어온 종 업원의 목을 틀어쥐고 벽으로 밀어 붙였다. "내 얼굴을 잊었다는 말은 못하겠지?" 타데안은 그 사람의 목에 검을 들이댄 채로 싸늘하게 말했다. 타데안에게 목을 잡힌 그 사람은 떨리는 눈으로 타 데안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무엇을..?" "친절하게 시키지도 않은 코르커스의 잎을 준 것.. 말이다. 누구에게 부탁 받은 것이지?" "나, 나는.." 타데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 남자를 바라보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어깨에 검을 꽂아 넣었다. "크으으악!" "난 당신에게 변명을 듣고 싶은 게 아니야." 타데안은 그렇게 말을 끊고는 어깨에 꽂아 넣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 남자의 어깨에서 피가 심하게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타데안의 말이 단지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깨들은 듯이 몸을 떨기 시작했다. "나, 나는.." "당신! 무슨 짓을 하는 거요?!" 그 남자가 입을 열려는 순간, 지나가던 사람 중 하나가 타데안의 어깨를 잡았다. 타데안은 그 순간 머뭇거리지 않 고 늘어뜨렸던 검을 위로 그어올렸다. 타데안의 어깨를 잡았던 사람의 겉옷만이 예리하게 잘린 채, 아래로 늘어뜨 려졌다. "흐억!" 뒤쪽에서 타데안의 어깨를 잡은 사람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타데안은 그쪽으로는 시선조차 돌리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어깨로 끝나지 않을 걸." "도, 도적길드의 두 사람에게 부탁 받았소!" "그들이 있는 곳은?" "맞은편 골목으로 두블럭 간 후, 오른쪽..." 그 사람이 떨면서 이야기하자, 타데안은 묵묵히 그 말을 다 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말이 끝나자 주먹으로 얼굴 을 후려쳤다. 그리고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주위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이 들려왔다. 타데안이 걸어 가자, 걸어가는 방향에 서있던 사람들이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이봐! 너!" 사람들을 헤치고 걸어가자, 어느새 경비병들이 달려왔다. 경비병들은 타데안을 향해 창을 들이밀고 소리쳤다. "순순히 검을 내려놔!" 타데안은 그 목소리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조금전 남자가 말한 도둑 길드라는 곳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경비병들은 타데안이 자신을 무시하고 지나가자 상당히 불쾌했던 것인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우와앗!" 경비병들은 기합소리를 내지르며 타데안을 향해 그 창을 찔러왔다. 경비병에게 눈길조차 주지않던 타데안은 들고 있던 검을 귀찮다는 듯이 한번 휘둘렀다. 창대가 잘려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끼어들면.. 죽인다." 타데안은 검을 살짝 들어올린 채, 검 끝으로 경비병들을 가리킨 채로 말했다. 경비병들은 타데안의 분위기에 눌린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보이지 조차 않았던 검놀림에 겁먹은 것인지 주춤거리며 물러났다. 감정없는 눈으로 경비 병들을 쳐다보던 타데안은 도둑길드.. 라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골목길로 들어선 이후, 두번째 블럭에서 오른쪽 으로 길을 꺾었다. 긴 골목을 계속해서 걸어가자, 막다른 골목에 넓은 건물이 보였다. 건물의 입구에 세 사람이 무 엇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뭐야?! 이 자식! 뭘 떫은 눈으로 쳐다봐?!" "하핫. 그만. 혹시 알아? 길드에 온 손님일지?" "그래. 저 예쁘장한 얼굴을 팔러 온 것일지도 모르지." 그 사람들은 묵묵히 다가오는 타데안을 보고 한마디씩을 던졌다. 그 말에서 도둑 길드라는 것을 확신한 타데안은 걸음을 조금 빠르게 했다. "이봐! 멈춰! 이런 썅?! 말이 안 들리는 거냐?!" 타데안이 멈추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그들중 하나가 타데안의 어깨를 잡았다. 타데안은 그 사람이 어깨를 잡는순간 주저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어깨를 잡은 팔이, 그 사람의 몸과 분리되어 그 사이에서 붉은색 의 피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크아악! 으아아!" 팔이 잘려버린 사람은 상처를 잡고 뒤로 물러나다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어이없는 눈으로 그 사람을 쳐다보던 나 머지 두 사람이 타데안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미친 자식!" 타데안은 휘둘러져 오는 주먹을 가볍게 피해냈다. 둘중 하나는 숨겨둔 단검을 꺼내들고 그것으로 타데안을 위협해 들어왔다. 묵묵히 그것을 바라보던 타데안은 갑작스럽게 단검을 뽑아든 남자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아무런 주저함 없이 검을 어깨에 꽂아 넣었다. 그 사람의 어깨를 관통한 검이 뒷쪽의 벽에 들이 박혔다. "크악! 우욱.." 타데안은 그 남자의 어깨에서 검을 뽑았다. 그 남자는 어깨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남아있 던 한 사람이 겁먹은 표정으로 뒤로 물러났다. 타데안은 그 사람은 무시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건물안 에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조금 전 들린 비명소리에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에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모인 가운데, 타데안은 나직히 입을 열었다. "네크로멘서의 반지는?" 모여있던 사람들의 얼굴에 잠시 어이없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표정은 순식간에 비웃음으로 변했다. "네 에미한테 맞겨 뒀지. 크흐.." 도둑 길드원으로 보이는 사람중 하나가 타데안을 비꼬았다. 순간, 타데안은 잠시 눈을 감으려 숨을 들이쉬었다. 어 머니의 얼굴이 떠오르자, 심장이 두근거리며 다시 뛰기 시작했다. "크악!" 타데안은 눈을 뜬 순간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타데안의 검이 휘둘러지자, 모여있던 사람 들의 인상이 변했다. 검을 휘두른 타데안은 다시 앞으로 뛰쳐나갔다. 다가오는 사람의 옆구리에 정확히 칼집을 내 어준 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뒤로 물러나던 사람의 어깨에 검을 틀어박았다. 그리고 그 검을 뽑아듬과 동시에 뒤 로 크게 휘둘렀다. 뒤쪽에서 다가오던 사람의 배가 길게 그어졌다. "휘익!" 뭔가 날아오는 소리. 타데안은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과 부딪혀 단검이 바닥에 떨어 져 내렸다. 타데안이 검을 휘두른 사이를 노리고 검을 내리쳐 왔다. 타데안은 검의 손잡이로 내려쳐지는 검을 위 로 쳐내고 왼팔의 팔꿈치로 그 사람의 코를 밀어쳤다. 한번에 나가 떨어진 사람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한번 에 한사람씩, 착실히 눕혀가던 타데안은 어느새 자신의 어머니를 들먹거리던 사람 하나만이 서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다가가 목을 잡은 채, 벽으로 밀어붙이며 입을 열었다. "네놈은... 내 어머니를 본 적이 있는거냐?" "아, 아니.." "그런데.. 왜 내 어머니를 들먹 거리는거지?!"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 그 사람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그리고 넘어진 그 사람의 가슴을 몇번이나 걷어차 고는 위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2층으로 올라가자, 안쪽으로 커다란 문이 보였다. 타데안은 주저하지 않고 그 문을 열어 제꼈다. 방의 안쪽에는 두명의 남자가 도둑 길드의 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뭔가를 보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책상위에 놓여진 3자루의 검은.. 확실히 타데안과 일리스의 검이었다. 타데안은 갑자기 나타난 자신을 멍하니 보 다가 곧 화난 얼굴로 다가서는 사람의 얼굴을 손으로 잡은 채, 벽에 들이 받혔다. '쿠웅!'이라는 소리와 함께 그 사 람이 눈을 까뒤집은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누, 누구냐?!" 길드장이 경악한 목소리로 소리칠 때, 타데안은 남아있던 사람의 배에 깊숙히 꽂아넣었던 검을 뽑아들며 입을 열 었다. "그 물건의 주인." 타데안은 나직히 대답하고, 책상위에 놓여진 3자루의 검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반지들은?" "젠장! 아래에 있는 녀석들은 뭘 하고 있는 거야?!" "퍼억!" 타데안은 대답을 하지 않자, 그 남자의 얼굴을 후려쳤다. 의자에 앉아있던 길드 장은 의자와 함께 바닥에 넘어졌 다. 타데안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반지들은?" "너, 너 이녀석!" 타데안은 대답하지 않자, 그 남자의 옷을 잡아 위로 들어올린 채, 다시 한번 얼굴을 후려쳤다. 그제서야 타데안이 지금 장난하는 것이 아님을 느낀 것인지, 길드장은 앉은 자세 그대로 뒤로 물러났다. "반지들은?" 타데안이 다시 그남자를 들어올리며 묻자, 그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한쪽 금고를 가리켰다. 타데안은 그 남자를 한쪽 벽에 던져버린 채로 그 금고로 다가갔다. 그리고 검으로 금고를 부숴 버렸다. 금고의 안쪽에는 여러가지 장 부와 돈, 그리고 작은 상자가 들어있었다. 타데안은 그 중, 상자만 꺼내 그것을 열었다. 평소 일리스가 끼고 다니 던 반지 두개와, 네크로멘서의 반지.. 모두 합쳐 세개의 반지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타데안은 그것을 주머니 속 에 넣고는 길드장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 사람을 들어올려 다시 한번 얼굴을 후려쳤다. 이 정도로는 화가 풀 리지 않는 듯이 넘어진 그 사람의 배를 몇번이나 걷어찼다. "헉.. 헉.." 타데안은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허탈한 듯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라미니아가 준 검을 바닥에 꽂은 채, 타데안은 이마를 감싸쥐었다. "하핫.. 큭.. 하하핫!" 타데안은 그 상태로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웃고있는 타데안의 귀에,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 려왔다. 잠시 후, 로안느가 부축한 일리스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헤에.." "하핫.. 실망했.." 타데안은 뒷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일리스는 타데안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던 옷을 입고있 던 길드장에게 다가가 그 얼굴을 들어올려 소리쳤다. "우씨! 죽을 뻔했잖아!" 그렇게 소리친 일리스는 몇번이나 길드장의 얼굴을 두드렸다. 반지를 빼낸 일리스에게 맞는 것은 그다지 아프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하하핫!" 조금전과 다른 의미로 다시 한번 크게 웃어버린 타데안은 일리스를 향해 반지와 검을 던졌다. 일리스는 반지를 손 가락에 끼고는 다시한번 길드장을 들어올린 채, 그를 흔들어 깨웠다. "이봐요. 이봐.." "으윽.. 뭐, 뭐지? 여긴 천국인가? 천사의 얼굴이.." 일리스는 웃는 얼굴 그대로 길드장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들이받았다. 길드 장이 이마를 감싸쥐자, 일리스는 입 을 열었다. "한번만 더 이딴 짓을 하면.." 길드장이 멍한 얼굴로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자, 일리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모두 다 불능으로 만들어 버릴거야!" 뭐랄까.. 일리스는 나름대로 상당히 진지한 것 같은데, 타데안은 웃음이 터져나왔다. 로안느가 바닥에 꽂혀있던 검 을 뽑아가며 말했다. "음. 용하게도 죽은 사람은 하나도 없구나." "그랬던가?" 타데안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로안느를 향해 손을 뻗었다. 로안느는 웃으며 타데안의 손을 잡고 그가 일어서기 쉽 게 그 손을 잡아당겼다. "일리스. 그만 가자." "응." 일리스는 로안느의 말에 방 밖으로 나왔다. 타데안의 뒤를 따라오던 일리스는 걸으면서 뭔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일리스양. 왜요?" "아야야. 저 아저씨. 완전히 돌머리야."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벽을 짚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타데안과 로안느는 애써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는 터 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아냈다. '귀, 귀엽잖아!' 타데안은 그런 생각에 일리스를 한번 안아버리기 위해 양 팔을 벌렸다. 그리고, 옆에서 그와 똑같은 포즈를 취하 는 로안느를 볼 수 있었다. "이봐. 아줌마. 뭐 하자는거야?" "그, 그러는 너는?" 타데안과 로안느가 양 팔을 벌린 채, 마주보고있자, 일리스는 둘의 등을 살짝 떠밀었다. "와앗! 연인 모드!" "누, 누가?!" "말도 안돼!" 타데안과 로안느가 흥분하자 일리스는 아주 해탈해 버린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이 잘 되면 좋은 거지. 뭐. 난 로안느도 타데안씨도 응원하는걸." 해탈한 표정인지.. 허탈한 표정인지.. '읽, 읽을 수가 없다..' 타데안과 로안느는 잠시 몸을 굳혔다. 아래쪽에서 어느새 들어온 에스로펜이 도적 길드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치료 하고 있었다. 타데안은 개인적으로 그런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역시.. 사람이 죽는 것은 그다지 개운한 것이 아니었다. "여어. 이야기는 끝난거냐?" 에스로펜이 위쪽을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올리에와 키리온, 라미니아는 보이지 않았다. 타데안은 안고있던 로안느 의 얼굴을 한번 내려다 본 후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안겨 있을 거야?!" "언제까지 안고있을 건데?" 뭔가 로멘틱한 그것이 없다는 생각에 타데안은 궁시렁거리며 아래로 내려갔다. '뭐가.. 로멘틱 해야 되는거지?' 로안느와 안고서 로멘틱을 생각하다니.. 자신도 갈 때까지 갔다는 생각에 타데안은 자신의 머리를 한번 두드렸다. 아래층으로 내려간 타데안은 아무 생각없이 건물을 나섰다. 그리고... 그를 향해 내밀어져 오는 창들을 보고 한 걸 음 물러나야 했다. "뭐야?!" "일반 시민을 해친 죄로 당신들을 체포하겠습니다." 약간은 뻗뻗해 보이는 기사가 앞으로 걸어나오며 말했다. 뒤이어 건물 밖으로 걸어나온 로안느와 일리스가 타데안 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헤에.. 어째서 이렇게 되는거지?" "뭐가 이렇게 꼬이는 거야?!" 로안느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쨋건... 지금은 그냥 순순히 잡혀주는 쪽이 좋을 것 같았다. "흐응.. 그런데 감옥에 들어가면 밥은 맛있을까?" 지하는 음습하고 축축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일리스는 그런 축축한 것을 상당히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감 옥이라는 것을 상당히 싫어한다고 할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역시.. "맛 없어!" 밥이 맛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당연한 사실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낀 일리스는 들고있던 포크를 내려놓고는 한숨을 내쉬며 타데안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일리스.. 도데체 감옥안에서 먹는 밥이 맛있기를 바라는 것이 이상한 것 아닌가요?" 나름대로 맞는 듯한 변명이었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제공한 사람이 하는 말인 만큼, 그것은 어디 까지나 변명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으왕! 타데안씨는 바보!" 일리스는 한마디로 타데안을 경악으로 몰아넣은 채, 감옥의 바닥에 주저앉았다. 뭔가가 있는 느낌이었지만,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았다. 감옥의 입구 쪽이 수선스러워 지며, 키리온이 넓은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창살을 사이에 두고 키리온은 일리스와 타데안, 로안느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렵게 됐어." "응?" 키리온의 말에 타데안이 말도 안된다는 눈으로 키리온을 바라봤다. 확실히, 타데안의 검에 중상을 입은 사람은 있 었지만, 죽은 사람은 없었다. 중상의 경우도 대부분은 정당방위가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타데안이 의아함을 내보이자, 키리온은 타데안의 그런 눈빛은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일리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위쪽에서 손을 쓴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런데?" "얼마 후, 에릭과 실리스의 약혼식이 있을 거라는군." 일리스는 키리온의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서 일어나 철창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격하게 흔들며 소리쳤 다. "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확실히, 그것은 국왕 폐하께서 약속하셨던 것이니까." 키리온의 말에 일리스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철창너머의 키리온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일리스는 분명히 알 고 있었다. 그것을 에릭의 입으로 직접 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실리스였다. 일리안이 라는 사람이 죽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에릭과 약혼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강제로 당하는건 아니야? 그런거지?!" "아마도..." 키리온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안색을 굳히고는 입을 열었다. "그 때문에, 약혼식이 끝날 때까지 내 발을 묶어둘 작정으로 너희들을 끌어 넣은 것이지. 물론, 타데안의 바보짓은 예상되지 않은 것이지만 말이야." "무슨.. 방법이 없을까?" 타데안이 키리온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나름대로 자신 때문에 일이 심하게 틀어진 것을 느끼는 듯 했다. 키리온 은 그런 타데안에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내가..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 보도록 하지." 키리온은 그 말을 남기고는 급하게 위로 올라가 버렸다. 일리스는 멍하니 철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바닥에 주저 앉았다. 말을 걸기 힘든 분위기를 풀풀 풍긴 일리스는 고민하다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좋아! 고민 끝." 일리스가 기합을 넣고 크게 소리치자, 타데안과 로안느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그 둘을 빤히 바라봤다. "왠지 속은 느낌.." "단순의 극치.." 두 사람이 동시에 중얼거렸다. 일리스는 두 사람의 말을 다 듣고는 여전히 어이없는 시선을 자신에게 던지는 두 사람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그 주먹을 하늘로 내 뻗으며 말했다. "사나이는 고민해서는 안돼!" "사나이 하지마!" "일리스양은 여자잖아요!" 일리스는 두 사람의 항변 따위는 들을 필요조차 없다는 것인지, 아주 자랑스러운 포즈로 한참의 여운을 즐겼다. 한참 동안 오묘한 타데안과 로안느의 시선을 받던 일리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하아암!" "쿨럭!" 허무한 상태에서 하품을 해버리자, 타데안이 놀란 눈으로 기침을 했다. 일리스는 기지개를 한번 쭉 켜고는 입을 열었다. "키리온이 잘 하겠지. 잘래." 그리고는 바닥에 드러누워... 잠들어 버렸다. 키리온은 성의 지하에 있던 감옥에서 빠른 걸음으로 올라왔다. 바깥쪽에 올리에와 에스로펜, 라미니아가 그를 기 다리고 있었다. "일리스는.. 뭐라고 그래?" "올리에.. 네가 예상하던 대로." 키리온의 말에 올리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시선을 땅으로 내리 깔아버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키리온으로써도 이렇게 이른 약혼이라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음.. 그 일리스라는 여자아이와 실리스가 무슨 상관이라도 있는거냐?" 아직 일을 잘 모르는 듯, 에스로펜이 질문했다. "아빠.. 그건.." 올리에가 말을 하려 하자, 키리온은 올리에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그다지 아실 필요가 없습니다." "... 그렇다고 해두지." 에스로펜은 키리온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제가 체인크발트 후작에게 가보도록 하지요." "자네 혼자?" "아아. 그 사람과는 조금 안면이 있어서 말입니다. 아마도 잘 해결될 듯 하지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올리에의 안색을 살폈다. 그다지 편하지는 않은 표정. 키리온은 뒷머리를 긁적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올리에?" "응?" "네가 나라도 이렇게 하겠지?" 키리온의 질문에 올리에가 피식 웃어버렸다. 키리온은 올리에에게 마주 웃어주며 몸을 돌렸다. "여관에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아래에 있는 녀석들과 함께 갈테니까." 키리온은 그렇게 말을 던지고 성의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감옥에는 약간의 돈을 병사에게 쥐어줌으로써 아무런 소란 없이 들어갈 수 있었지만, 영주의 성에는 그것이 쉽지 않았다. 키리온이 입구로 걸어가자, 서있던 병사들이 그의 앞을 가로 막았다. "약속이 되어있지 않으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키리온이 찾아왔다고 전해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몇걸음을 걸어가다가 급하게 몸을 다시 돌렸다. 그리고 키리온의 등에 메어져 있는 검을 보고는 외쳤다. "키리온?!" "네. 키리온 발리엔스 입니다." 병사들은 놀란 눈으로 키리온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리를 거의 90도 가까이 숙이며 말했다. "이, 이렇게 가까이에서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아... 네." 확실히, 키리온은 병사들과 기사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저 정도로 예의를 차린 인사를 받으면 여전히 얼굴 이 화끈 달아올랐다. 키리온은 붉어진 얼굴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안쪽에다.. 전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아닙니다. 저와 함께 올라가시지요." 병사들중 하나가 문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왠지, 이름 하나에 태도가 너무도 달라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 지만, 좋은 것이 좋은 것이고, 편한 것이 역시 좋다는 생각에 키리온은 별다른 말 없이 병사의 뒤를 따라 올라갔 다. 성의 구조는 조금 특이했다. 동그란, 마치 탑같은 구조물의 벽을 나선형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다. 동화에 서 본 듯한 마녀의 성이 이럴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 간간히 들어가는 문이 있 었다. 아마도, 저 문으로 다른 성과 이어지는 방식을 취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역시 그 높이라 는 것이었다. "아찔하군.." 키리온은 아래가 가물거릴 정도로 올라온 상태에서 난간을 붙잡은 채,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키리온의 앞을 걸어가던 병사는 키리온의 반응을 보고는 웃으며 설명했다. "이 성을 만드신 분이 그러셨다고 하더군요. 높은 곳에 서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입니다. 그 높은 곳에 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 만큼의 쾌락은 없다고 했던가요?" "하하... 그렇군요." 키리온은 로안느가 만약 그 사람을 보았다면 칼을 뽑아들고 난리를 쳤을 거라는 생각에 웃으며 대답했다. 어느정 도 더 올라가, 약간은 화려해 보이는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회색이지만, 칙칙하지 않은 분위기의 벽돌로 지어진 복도가 나타났다. 병사는 앞쪽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저기가 바로 후작님이 계신 곳입니다. 들어가 보십시오." "초대받지 못한 손님인데.. 어쨋건 감사합니다." "하핫. 키리온님이라면 초대받지 못하더라도 환영받으실 겁니다." 병사는 웃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키리온은 복도를 따라, 끝에 있는 문을 열기전에 커다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들어갑니다." 키리온은 그 말을 끝냄과 함께 문을 열었다. 상당히 넓은 방 안쪽에는 밖이 잘 보이는 창문이 나 있었다. 창문의 반대쪽에는 수백권의 책이 꽂혀있는 책꽂이가 세워져 있었고, 문의 맞은편에 키리온이 찾아온 후작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넌!" "오랫만이지요. 아저씨." 키리온은 어머니의 동생을 보며 손을 가볍게 인사를 건냈다. 어머니의 동생, 즉 그의 삼촌이 되는 것임에도 불구 하고 그는 체인트발크 후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 어쩐 일이냐?" "알고 계시텐데요." "....." "저라는 것을 알고 제 동료를 말도 안되는 명목으로 잡아들인 것 아니었습니까?" "아, 아니.. 나는 그냥.." 체인트발크 후작은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뭔가 감추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어머.. 키리온씨. 그런 강압적인 태도는 좋지 않답니다." 둘밖에 없었던 방에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키리온은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 커다란 창문의 창틀에 너무도 익숙한 얼굴을 한 여자가 앉아서 그를 향해 웃고 있었다. "후작님은 그냥 내 말에 따른 것 뿐이에요. 그렇지요?" 후작은 그 말에 급하게 고개를 아래 위로 흔들었다. 키리온은 두말하지 않고 등에 걸려있던 검을 뽑아들고 말했 다. "오랫만이군. 젤러시안. 그 때, 갑자기 사라진 이후 처음이지?" "네. 처음이군요. 그런데.. 일리스는 용하게도 살아있군요." 키리온은 더이상 말하지 않고 앞으로 내달렸다. 내달린 키리온은 뽑아든 검으로 주저하지 않고 젤러시안을 향해 휘둘렀다. 창틀에 앉아있던 젤러시안은 가볍게 뛰 어 그의 검을 피해 바닥에 내려섰다. 젤러시안은 바닥에 내려서 키리온을 향해 밝은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어머.. 난폭한 남자는 싫은걸." "마침 잘 됐군. 나도 당신이 싫으니 말이야." 키리온은 다시 앞으로 한걸음 나가며 오른손만으로 검을 크게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그의 움직임에 젤러시안이 뒤 로 크게 물러났다. 그러나, 그의 어깨까지 더해진 길이를 완전히 피하지 못한 듯, 가슴을 살짝 스치고 지나가 옷이 찢어졌다. 젤러시안이 약간 당황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키리온은 느긋한 움직임에서 갑자기 앞으로 치고 달려나 갔다. 나무로 된 바닥이 순간적으로 움푹 파이며 먼지가 심하게 일어났다. "콰아악!"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벽쪽에 세워두었던 책장이 키리온의 검에 부서졌다. 들어있던 책이 바닥과 키리온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젤러시안은 멍하니 서있다가 키리온의 어깨를 살짝 짚은 채로 그의 몸을 뛰어넘어 어느새 뒤 로 가 있었다. 완전히 그를 가지고 노는 듯한 느낌.. 키리온은 이빨을 꽉 깨물고는 떨어지는 책을 한권 잡아들었 다. '책이 쓸모 있는 서른 여섯가지 이유.. 라..' 그는 책의 제목을 보고 웃음을 짓고는 뒤로 돌며 젤러시안을 향해 그 책을 힘껏 던졌다. 갑자기 던져진 책을 젤러 시안은 몸을 숙여 피했다. 키리온은 그 순간 앞으로 달려나가 검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쳤다. "캉!" "콰당!"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무엇인가가 부딪혀 넘어지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들려왔다. 가까스로 키리온의 검을 자신 의 검으로 막아낸 젤러시안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반대쪽 책장에 들이 박혔다. 쏟아지는 책에 덮혀버린 젤러시 안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한쪽에서 멍하니 싸움을 보고있는 체인크발트 후작에게 소리쳤다. "당장 여기서 나가서, 감옥에 갇혀있는 녀석들을 풀어주세요!" "그, 그건.." "아니면.. 여기서 제 손에 죽으시겠습니까? 그것도 아니면, 제가 겨우 저 정도 여자에게 이기지 못 할거라는 생각 에서입니까?" 키리온의 말에 체인트발크 후작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문을 열고 급하게 달려나갔다. 후작 이 밖으로 나가버리자, 잠잠히 있던 젤러시안이 책을 치워버리며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젤러시안은 여전히 웃음 을 잃지는 않았지만, 분위기가 달리진 얼굴로 말했다. "겨우 이정도의 여자에게 이길 자신은 있나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없다." 키리온은 그 말과 함께 다시 젤러시안을 향해 달려 들었다. 젤러시안은 빠른 걸음으로 뒤로 물러나며 바닥에 떨어 져 있는 걷어찼다. 젤러시안이 찬 책이 키리온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자, 그는 급하게 고개를 젖혔다. 그리고 젖혀 진 그의 얼굴 바로 앞에, 젤러시안이 들고있는 단검도 아닌, 롱소드도 아닌 그런 검이 짓쳐 들어오고 있었다. "크압!" 그는 괴성과 함께 거의 넘어질 정도로 몸을 젖혔다. 그리고 뻗어온 젤러시안의 팔을 잡아 검을 잡은 오른손으로 젤러시안의 배를 후려쳤다. 그녀 또한 여자인 것인지, 배를 맞는 순간 몸을 숙였다. 키리온은 젖혀진 몸을 바로 세 우며 젤러시안의 다리를 자신의 다리로 힘껏 걷어찼다. 몸이 가벼운 젤러시안이 잠시간 공중에 뜨자, 그 머리를 향해 검을 힘껏 휘둘렀다. "카앙!" 다시 검이 부딪히는 소리. 그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검을 막아냈다는 생각에 키리온은 벽에 부딪힌 채 가뿐 숨을 몰아쉬는 젤러시안을 쳐다봤다. 젤러시안은 체력이 떨어진 듯, 어깨를 들썩이며 키리온을 향해 그 손을 뻗었다. "매직 미사일!" 언제 캐스팅을 한 것일까? 젤러시안의 주위에 하얀색의 빛무리 여섯개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를 향해 날아오기 시 작했다. 젤러시안은 그 빛무리를 앞 세워 그를 향해 달려 들었다. "죽어보자!" 키리온은 그 나직한 말과 함께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빛무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첫발이 가슴에 와 들이 받혔다. 숨이 잠시 멈추는 느낌,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온몸을 그 빛무리들이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키리온은 단 한번도 멈추지 않고, 오로지 젤러시안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놀란 눈을 한 젤러시안의 머리를 검으로 내리쳤 다. "카앙!" 확실히 젤러시안은 검으로 죽일 수 없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기 시작했다. 키리온의 그 무거운 검을 저런 단검과 비슷한 정도의 물건으로 계속해서 막아내고 있었다. 검과 실력이 동시에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젤러시안은 키리온의 힘에 밀려,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나무로 이루어진 방의 바닥이 움푹 꺼지며, 꿇어앉은 젤러 시안의 허리까지 바닥에 박혔다. 키리온은 그 상태에서 주저하지 않고 젤러시안의 얼굴을 걷어찼다. 가볍게 몸이 뜬 젤러시안은 바닥에 넘어졌다. "나 정도는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나? 마족. 젤러시안?" 키리온은 그렇게 한마디를 던지며 입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내는 젤러시안을 향해 검을 휘둘러갔다. 젤러시안은 입 에서 흐르는 피를 살짝 닦아낸 다음 그의 내려쳐지는 검을 그녀의 단검으로 가볍게 흘려 내렸다. 너무나도 좋은 각도와 타이밍에 키리온의 검은 허무하게 옆으로 흘러내렸다. "확실히.. 얕보고 있었어.." 젤러시안은 갑자기 몸을 일으켜 키리온의 옷을 잡고 창 밖으로 집어던져 버렸다. 키리온은 무심결에 젤러시안의 옷을 움켜잡고 밖으로 함께 떨어졌다. 바닥이 아물거릴 정도의 높이. 젤러시안은 키리온의 손을 가볍게 뿌리치고 는 등에서 붉은 날개를 꺼내 둥실 떠올랐다. '주, 죽는다..' 그런 감정이 키리온의 머리속을 때렸다. 떨어지는 도중에 커다란 나무가 보였다. 키리온은 주저하지 않고, 왼손을 뻗어 굵은 나무가지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었다. "뚝!" 가지가 너무도 가볍게 부러졌다. 이빨을 꽉 깨문 키리온은 오른손에 들고있던 검을 굵은 나무에 틀어 박았다. 검 이 나무에 틀어박히자, 낙하하던 힘을 모두 받아버린 그의 어깨는 뼈가 빠져버린 것처럼 통증이 일었다. "원숭이 같이 매달려 있을 거야?" 아래쪽에서 젤러시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젤러시안은 그 길지않은 검으로 장난같이 키리온이 매달린 나무를 베 어냈다. 그 장난같은 움직임에 굵은 나무가 송두리째 베어져 키리온이 메달린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키리온은 나무에서 급하게 검을 뽑아들었다. 그 사이, 나무는 거의 땅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이었다. 급하게 몸을 날 린 키리온은 중력의 실존함을 그대로 체험하며 바닥을 굴렀다. "쿨럭! 쿨럭!" 키리온은 기침을 하면서도 급하게 시선을 들어올려 젤러시안을 바라보았다. 젤러시안은 키리온을 향해 천천히 걸 어왔다. 키리온은 그 등뒤로 펼쳐진 붉은 날개가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상황이 조금 비슷하지?" "쿨럭! 확실히 그렇군." 키리온은 검을 들어올린 채, 긴장했다. 그 순간, 젤러시안의 눈이 크게 떠지며, 그는 젤러시안의 모습을 잃어버렸 다. 몸이 오싹해지는 순간 본능적으로 검을 들어 앞을 가렸다. "카아앙!"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키리온의 몸이 뒤로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강한 힘에 밀려버린 키리온은 한참동안 바 닥을 뒹굴다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아마도, 젤러시안은 그의 눈이 따라가지도 못할 정도의 속도로 앞으로 내달 린 것 같았다. 마치.. '일리안의 그 것.. 처럼 말이지.' 막는 것만으로도 키리온에게는 벅찼다. 그러나, 젤러시안 또한 속도를 이기지 못해 그의 앞까지 밀려와 있었다. 젤 러시안은 그것을 막은 것이 신기하다는 듯, 놀란 표정으로 키리온을 쳐다보고 있었다. "우아압!" 키리온은 뻐근해진 몸으로 검을 크게 휘둘렀다. 젤러시안이 크게 물러났다. 한번 당한 패턴이기에, 젤러시안은 몸 을 굳히며 검을 들어올렸다. 키리온은... 재빨리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응? 이봐!" "시끄럿!" 키리온은 젤러시안의 부름따위는 무시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쉽지만, 현재의 키리온은 젤러시안을 이길 수 없었 다. 더구나, 일리스의 말을 듣는다면, 젤러시안은 마법마저 일리스와 비슷할 정도라고 했다. 저 상황에서 마법까지 사용한다면... 키리온이 이길 가능성따위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지?" 위쪽에서 들려온 목소리. 젤러시안이 그 붉은 날개를 펄럭거리며 그의 머리를 넘어 앞으로 날아 내려왔다. 순간, 키리온의 온몸 근육이 긴장했다. 그리고 바닥을 짚은 다리에 혼신의 힘이 들어갔다. "파악!" 바닥의 흙이 깊게 파였다. 키리온은 그대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그 속도에서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카아앙!" 검 소리와 함께 젤러시안의 몸이 옆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키리온은 끊어질 듯한 등허리의 근육을 잘 달래며 몸의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젤러시안에게서 먼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급하게 달려간 키리온은 성의 위쪽에 난 창문에서 그와 젤러시안을 내려다보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체인트발크 후작.. '누가 이길 것인지.. 지켜보는건가?' 키리온은 쓴웃음을 짓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정문으로 돌아와 지하 감옥이 있는 입구까지 달려왔다. 경비를 서던 경비병이 창을 내밀었다. 설명할 시간 따위가 없었던 키리온은 그 내밀어진 창대를 잡아 옆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아래로 향하는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너희들! 자꾸 시끄럽게 하면 저녁은 없는 줄 알아!" "아앗! 치사해! 먹을 것을 인질로 잡다니!" "시끄러워!" "흐응.. 벤댕이 소갈딱지." "크아앙!" 저 목소리는 분명히 일리스였다. 키리온은 태평스러운 녀석.. 이라는 생각에 아래로 급하게 달려 내려갔다. 그리고 철창을 사이에 두고 경비병과 말다툼을 하고있는 일리스를 본 키리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경비병을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열쇠를 내 놓으시지." "너, 넌 누구냐?!" "어머.. 키리온. 고작 도망온 곳이 여기야?" 키리온이 급하게 경비병에게 열쇠를 뺏으려는 순간, 뒤쪽의 계단에서 젤러시안이 걸어내려왔다. 붉은 날개를 펼친 젤러시안은 키리온을 향해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머, 일리스. 오랫만이지?" "....." 일리스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키리온이 긴장하며 돌아섰다. 젤러시안은 주저하지 않고 키리온을 향해 달려 들었 다. 그 순간, 감옥 안에 있던 일리스가 키리온과 젤러시안의 사이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젤러시안을 향해 푸른색 의 검을 휘둘렀다. 주위에 있던 사람은 물론 키리온, 젤러시안까지도 할 말을 잊어버렸다. 이 대륙에 있던 어떤 위 대한 마법사도, 어떠한 종족도 할 수 없는 마법. 바로, 공간이동. 그것을 눈앞에서 본 것이다. 놀란 눈을 크게 뜬 젤러시안과 검을 맞댄 일리스는 씹어 뱉는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오랫만이에요. 그리워서 지금 당신의 입에 키스를 하고 끌어안고 싶을 만큼이요. 일리스의 말에 젤러시안이 웃음을 지었다. 일리스는 주저하지 않고 검을 크게 휘둘렀다. 검신에서 푸른색의 불꽃 이 일어나며, 주위를 환하게 밝혔다. 젤러시안은 급하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두지요. 뭐, 목적 달성은 하지 못했지만 말이에요."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렸다. 일리스는 그 말에 검을 손에서 없애 버리고는 몸을 돌렸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해도 될까요?" "네에. 물론." '너희들이.. 무슨 친구사이냐?' 키리온은 한숨을 내쉬었다. 젤러시안이 위쪽으로 사라져 버리자, 한숨을 내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조금전까지 일리스와 말다툼을 하고있던 경비병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아차차.. 이게 아닌데." 일리스는 순간 그 자리에서 사라져, 철창 너머의 감옥으로 들어갔다. 또다시 보여준 공간이동에 사람들이 놀란 눈 을 크게 뜨고 있을 때,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왜 또 안으로 들어간거야?" "헤에.. 나는 범죄자! 남자는 별 하나쯤은 달아야 폼이 난단 말이야!" "...." 키리온은.. 일리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확실히 감옥이라는 곳은 오래 있을만한 곳이 못되었다. 일리스는.. 공짜로 밥 한끼를 먹었다고 좋아하는지 모르겠 지만 말이다. "음.. 그런데 키리온. 너 체인트발크 후작과 아는 사이 아니었어?" "아아. 물론. 아는 사이지." 일리스의 질문에 키리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삼촌이지." 로안느는 그 말에 갑작스럽게 화가 나서 걸음을 돌렸다. 조카의 일을 방해하려 드는 삼촌.. 이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 얼굴을 한번 후려쳐 주지 않는다면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아무리 막 나간다고 하지만 로 안느, 그녀는 일국의 왕녀였다. 감옥에 갖힌다는 것은 자손대대로 물려줄 수치였다. "에헤.. 어쩐지 밥이 맛있더라.." "아아. 역시 일리스양은 너무 긍정적이야. 또다시 반해버리고 말겠어!" 타데안이 감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저 두사람의 생각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로안느는 한숨을 내쉬며, 멋지게 내려앉은 노을을 바라봤다.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키리온은 일리스의 말에 웃음을 참기위해 먼 곳으로 시선을 돌려버렸다. 로안느는 그런 키리온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리온의 가정사라는 것은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일단 키리온만을 놓고 보자면, 완전히 막나가는 30대 중반의 아저씨라고 로안느는 한마디로 표현할 것이 다. 그러나, 여행하는 도중, 그의 아버지가 영주로 있는 도시를 지나왔으며, 수도의 서쪽 관문이라는 도시조차 그 의 삼촌이 영주로 있는 집안인 것이다. 한마디로... 뼛속부터 귀족이라는 것이다. '젊은 것이...' 로안느가 그러 생각에 키리온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녀의 시선을 한참동안 받고있던 키리온은 로안느를 멍하니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음? 뭐야? 할 말이라도 있는거야?" "아니. 가정환경에 비해 네녀석이 아주 비뚤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푸하하하하!" 로안느의 말에 갑자기 옆에있던 타데안이 웃어제끼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모두 타데안에게 모이자, 타 데안이 입을 열었다. "아줌마 만큼은 아닐텐데! 푸핫!" "음..." "아.. 그렇네." 모든 사람이 납득해 버렸다. "그런거 일일이 납득하지 마!" 로안느는 크게 소리를 꽥 지르고는 화난 걸음으로 여관안에 들어갔다. 라미니아와 올리에, 에스로펜이 1층에 앉아 서 기다리고 있었다. "휴우.. 잘 됐구나." 올리에가 가슴을 쓸어 내리며 말했다. 아마도, 일리스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을 것이 뻔했다. 여지껏 가만히 있던 라미니아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네?" "여러분은 어디에 갔다가 온 것이지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라미니아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진 로안느는 한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감옥이요." "네? 그게.. 뭐지요?" "죄를 지은 사람을 가두는 곳이지요." "어머. 그렇다면 여러분은 죄를 지은 것이군요." 방긋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라미니아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진 로안느는 구원의 눈길을 일리스에게 보냈다. 일리스는 고개를 몇번 갸웃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가끔씩, 죄를 짓지 않아도 그런 곳에 갈 수가 있답니다." 일리스의 말에 라미니아는 뭔가 알면서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리스도 더 이상 설명할 이유가 없다는 듯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확실히, 오늘 출발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고, 시간 또한 늦었기에 말이 없이도 하 루 묵기로 정해진 것 같았다. 로안느는 몸 보다는 정신적 피로 때문에 일찍 잠을 잘 생각으로 위층으로 걸음을 옮 겼다. "응? 키리온. 잠깐." 올리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막 계단을 올라가려던 로안느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있는 키리온에게 다가간 올리에는 키리온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안색을 굳히더니 입을 열었다. "옷 벗어봐!" 갑작스러운 올리에의 목소리에 여관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올리에에게 고정되었다. 평소의 올리에라면, 이런 상황에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돌려버리겠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키리온은 가만히 올리에를 쳐다보다가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하핫. 뭐야? 그런 심각한 얼굴로 말이야." "시끄러워!" 급기야 올리에는 키리온이 옷을 벗지 않자, 강제로 키리온이 입고있던 가죽 갑옷을 벗겨버렸다. 키리온이 잠깐 인 상을 쓰는 것이 로안느의 눈에 띄었다. "아아.." 로안느는 키리온의 옷을 본 순간 눈살을 찌프렸다. 가죽 갑옷 안에 입었던 하얀색 옷의 왼쪽 부분이 피에 젖어 검 붉은 색을 띄고 있었다. 올리에의 인상이 팍 구겨졌다. "아빠!" "사, 사람도 많은데서 뭐하는 짓이야?!" 키리온과 올리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키리온을 빤히 바라보던 올리에는 키리온과 에스로펜의 손을 덥 썩 잡고는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올리에가 보기 드물게 화가 난 것 같았다. 로안느는 약간 멍한 상태로 계단에 서 내려와 일리스의 옆에 앉았다. 타데안은 올리에가 사라져 버린 자리를 멍하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휴우.. 난 키리온이 다친 것을 몰랐는데 말이야." "나도 마찬가지야." 타데안의 말에 가볍게 대꾸한 로안느는 곁에 앉아있는 일리스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일리스. 넌 알고 있었어?" 로안느의 질문에 일리스는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멍하니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바라보던 일리스가 가만히 중 얼거렸다. "정말.. 누가 더 잘하는 것인지.." 의미를 알 수 없는 일리스의 중얼거림이었다. "저는 알고 있었는데요?" 가만히 앉아있던 라미니아가 입을 열었다. 그녀가 의아한 눈으로 라미니아를 바라보자, 라미니아는 조용히 말했다. "키리온이 들어올 때부터 그의 몸에서 피냄새가 강하게 풍겼으니까요." "그런데.. 왜 말을 안했지요?" "아..! 그런 것은 알려야 하는 것인가요?" "하아.. 네." 왠지 어린아이를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에 로안느는 한숨을 내쉬었다. 크게 기지개를 켠 로안느는 정말 피곤해짐을 느끼고는 위로 올라갔다. 낮에 빌려두었던 방으로 들어간 로안느는 방 안으로 들어가서 곧 침대위에 쓰러졌다. '하아.. 지금쯤 아마도.. 오빠가 날 잡아먹으려 하지 않을까?' 로안느는 그런 생각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뭐, 어쨋든 나름대로 즐거운 여행인 것이다. 얻은 것이 많아서 그런 것 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으아악! 사, 살살 좀 해줘!" "닥쳐!" 올리에와 키리온.. 저 두사람은 연인이라기 보다는.. 왠지 원수 같다. 확실히, 오드나스 왕국이 강한 이유를.. 타데안은 무척이나 잘 알 수 있었다. 현재 걸어가고 있는 길이 너무도 잘 닦여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 오드나스 왕국은 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남부에 위치한 국가들은 아직, 길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었다. 아니,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만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오드나스 왕국에는 이만큼 잘 닦여진 길이 있다는 것은 다른 왕국과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길이 잘 닦여있다면 군대의 이동이 훨씬 빨라진다. 그리고, 그 부가가치는 군대의 이동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었다. 여러가지 요건으로 따지면, 오드나스 왕국은 최소한 남부에 위치한 왕국들보다 20년쯤은 앞서가는 것으로 보였다. "와아.. 정말 걷기 편하잖아.." 로안느도 무척이나 놀란 것 같았다. 마을에서 떠나 걷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해도 서쪽으로 천천 히 기울어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레인저들이 머무는 막사가 있으니, 오늘은 거기서 쉴 수 있을거야." 키리온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라미니아는 잘 정리된 길에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자,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적어도, 나무를 죽이지 않고 만든 길이라 그런 것 같았다. 얼마 더 걸어가자, 키리온의 말대로 레 인저 들이 머무는 막사가 나타났다. 키리온은 먼저 앞으로 걸어가 경계하는 레인저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냈다. "여어! 달폰소스 아저씨. 오랫만입니다!" "응? 어엇! 키, 키리온 아닌가?! 올리에 님에, 에스로펜 님까지! 이 때에 이런 원군이 찾아와 주다니!" 뭔가 말이 이상했다. 원군이라니? 타데안이 가진 의문을 키리온 또한 당연히 가진 듯,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아아. 산 속에.. 알 수 없는 녀석들이 자리를 잡고는 당최 무너지지가 않아. 그런데, 군대에 아무리 지원 요청을 해도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니.. 이거 원." 달폰소스는 그렇게 말하며 혀를 찼다. 그리고 이제서야 눈치 챘다는 듯, 상당히 오버하며 말했다. "하핫! 어쨋거나 손님들이니 안쪽으로 들어가시게나." 달폰소스는 그렇게 말하며 안쪽으로 일행을 이끌었다. 레인저 들의 분위기는 확실히 가라앉아 있는 편이었다. 달 폰소스는 일행을 커다란 막사 안쪽으로 안내하고는 그 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 "휴우. 다행이군. 오늘 밤, 그들을 치러 갈 계획을 세웠는데 자네가 와 주다니 말이야." "때마침 잘 되었군요." "그래. 그 녀석들이.. 정말 끈질겨서 말이지. 아무리 봐도 조직인 것 같은데, 잡아서 고문까지 해봤지만 전혀 뒤를 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야." 키리온은 그 말에 약간 짚이는 것이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신중해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잡아놓은 녀석을 한번 볼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지. 이봐! 오늘 낮에 잡은 녀석 중 한 녀석만 끌고 들어와!" 달폰소스는 밖을 향해 커다랗게 소리쳤다. 잠시 후, 레인저 하나가 검은 옷을 입은 남자 하나를 끌고 들어왔다. "역시.." 키리온이 나직히 중얼거렸다. 모두의 시선이 모여들자, 키리온은 턱을 한번 쓰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이봐. 타데안. 너도 좀 도와라. 그리고 일리스도." "응? 나 말이야?" "그래. 최대한 빨리 끝내버리자."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일리스의 귀속에 무엇인가를 속삭였다. 가까이에 앉아 있던 타데안은 본의 아니게, 속삭임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큰 듯한 키리온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녀석들.. 에릭과 상관이 있는 녀석들이야.." 키리온의 말에 일리스의 몸이 한번 움찔거렸다. 키리온은 이제서야 알았다는 표정으로 일리스를 내려다 보다가 입 을 열었다. "아저씨! 지금 당장 시작하도록 하지요." 키리온은 그 말과 함께 밖으로 걸어나갔다. 로안느는 뒤로 기지개를 크게 켜며 입을 열었다. "하아암. 오늘밤은 편하게 쉬어야겠군." "이잇! 아줌마! 속 편한 소리 좀 하지마!" 타데안은 투덜거리며 밖으로 걸어나갔다. 밖에는 이미 레인저들이 준비를 끝내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에헤.. 라미니아?" "네?" "라미니아는.. 오지 않는 것이 좋아요." "아니.. 친구의 일이에요." 라미니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일리스는 그 말에 피식 웃어버리더니, 갑자기 라미니아를 껴안아 버렸다. '그림 좋다..' 타데안은 그런 생각에 멍하니 그 두사람을 쳐다봤다. 일리스는 더 이상 말릴 생각이 없는 듯한 표정으로 라미니아 를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에헤.. 라미니아가 너무 좋아요!" "음.. 저도 일리스가 좋답니다." 확실히.. 저 말을 남자 둘이서 했다면 어떤 사태가 일어났을까.. 라는 생각에 타데안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잠깐 사이 출발할 준비가 다 되어버린 레인저들이 먼저 목적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막사의 오른쪽에 있던 산을 타고 30분 정도 걸어가자, 주위보다 높은 지형위에 나무로 대충 지어놓은 진지가 보였다. "그러니까.. 저기가 목적지라는 말이군요." "그래. 저 안에 틀어박혀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는 말이야. 숫적으로는 우리쪽이 조금 더 많긴 하지만.. 군대가 온 다면 한번에 끝내버릴 텐데 말이야." "음.. 확실히 지형상 바깥으로 불러내는 것이 좋겠군요." 키리온이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곧 그 시선을 일리스에게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 저 곳 전체에 불을 지를 수 있지?" "으음.. 글쎄. 불 보다는 이게 낮지 않을까?"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고는 무엇인가 빠르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가는 손을 살짝 들어올려 한곳을 가리키고는 입을 열었다. "어스 퀘이크!" 그 말과 함께, 땅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무로 지어진 그곳의 땅은 급기야 갈라져 세워두었던 방 책이 무너져 내렸다. 뒤쪽의 레인저들이 놀란 눈으로 그것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허허.. 허헛.. 허.." 달폰소스가 간단한 감상을 말했다. 그리고, 그 방책 너머에 있던 사람들이 급하게 바깥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일 리스는 집중한 상태에서는 움직일 수가 없는 듯, 손을 뻗은 채 가만히 있었다. "좋았어! 한번에 가는 거다! 돌격!" 달폰소스가 소리치자, 뒤쪽에 서있던 레인저들이 달려나갔다. 보통 알려지기를 레인저들은 수색만 하는 쓸모 없는 병사에 가깝다고 하지만, 그것을 잘못 알고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수가 적을 뿐, 병사 개개인의 실력은 일반 병사 들 두셋을 합한 것보다 훨씬 강했다. 타데안 또한 두자루의 검을 뽑아들고 몸을 날렸다. 다가오는 상대의 검을 왼 손에 들고있는 프랜실론의 검으로 쳐내고, 오른손에 잡은 검으로 상대의 몸을 찔렀다. 가볍게 사람을 처리한 타데 안은 휘파람을 불렀다. "뒤쪽!!" 갑자기 들린 커다란 목소리에 타데안은 몸을 뒤로 돌렸다. 그곳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내 하나가 그를 향해 어느 새 검을 찔러오고 있었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죽어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었다. '뭐, 뭐야?!' 타데안은 급하게 그 검을 쳐내고 상대의 목을 잘랐다. 그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대 는.. 움직임에 기척이 없었다. 즉, 보지 않는다면 다가와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가자, 점점 피곤해 지기 시작했다. 레인저들도 부상자가 상당히 많이 나온 것 같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숫자가 많은 레인저들에게 그 알수 없는 녀석들은 하나도 살아남지 못했다. 겨우 2시간이 채 되기전에 모두를 전멸시킨 레인저들은 동료를 부축해 막사로 내려갔다. "이거.. 이거.. 다친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에스로펜이 투덜거렸다. 타데안은 피곤해진 몸을 쉬게 하기 위해서 나무에 기댄 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키리온의 말이 귓가에 울리고 있었다. -에릭과 상관있는 녀석들이야- 타데안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이거.. 갈수록 즐거워지는걸..' 확실히 그랬다. 아침 일찍, 레인저의 막사에서 출발한 일행은 거의 쉬지 않고 걸어온 덕분에 해가 서쪽 산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알스엔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멀리서 성벽이 보일 때 부터, 일리스는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17년 만에 보는 고 향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기억에 남아있는 그대로.. 일리스는 강 위로 놓여진 도개교를 바라보며 기쁨에 들떠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달라진 것 하나 없는 길거리.. 그리고 그 길끝에 보이는 아름다운 왕궁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그대로였다. 레인저 의 막사에서 새벽 일찍 출발해 쉬지않고 달려온 덕분에 해가 떨어지 기전에 수도인 알스엔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개교를 넘어서 안으로 들어선 일리스는 마치 처음온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와아! 이야! 하아!" "어머! 휴우!" "헤에... 타데안.. 로안느. 촌에서 막 올라온 것 같아요." "두, 두리번 거리는 거나 그만두고 그런 소리 해!" 일리스는 로안느에게 엉덩이를 한번 걷어차이고는 실없이 웃어버렸다. 주위로 보이는 경치가 너무도 익숙해서, 너 무도 좋았다. "아! 키리온! 나 캐롤라이드의 노래로 먼저 갈께!" "일리스 잠깐..." 일리스는 키리온의 말을 듣지 않고 길거리를 달려갔다. 이리저리 오가는 사람들을 잘 피해서, 익숙한 걸음걸이로 길을 찾아 들어갔다. 왕궁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꽤 커다란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캐롤라이드의 노래- 오래된 팻말이 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일리스는 감격에 젖어서 그것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문 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탁자 하나의 자리까지 바뀐 것이 없었다. 일리스는 왁자지껄한 그 안으로 들어가, 가장 좋아하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여기 맥주한잔!!" 일리스가 커다랗게 소리치자, 잠시 후 점원이 커다란 잔에 맥주를 꽉 채워 가져왔다. 일리스는 그것을 한번에 반 정도 마시고는 탁자에 내려놓았다. "와아! 좋다!" 그렇게 소리치고는 맥주 잔을 한참 바라봤다. 그리고 눈 주위를 옷소매로 닦았다. 때마침, 키리온을 위시한 일행이 안으로 들어왔다. "음? 무슨 일 있었어? 눈이 빨갛네?" 로안느가 곁에 앉으며 물었다. 일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맥주가 무지하게 맛있어!" 일리스는 그렇게 소리치고 남아있던 반잔의 맥주를 한번에 다 마셔버렸다. 누구도 일리스를 말리지 않았다. 아니.. 일리스의 목덜미에 눈길을 빼앗겨 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여기 맥주 한잔 더!" 일리스가 크게 소리쳤다. 키리온이 웃으며 일리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렇게 좋은거냐?" "물론!" "하아.. 여기서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할 때가 정말 즐거웠지." 왠지 아련한 추억에 잠겨버린 듯한 키리온을 바라보던 일리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헤에.. 명검을 찾으러 가겠다거나.. 그런 것들을 많이 이야기 했었지." "음.. 그렇지. 어쨋건 지금은 가지고 있잖아?" "맞아요. 일리스양." 키리온의 말에 타데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때 다시 한번 맥주가 나오자, 일리스는 그것을 한번에 다 마 셔버리고는 경악하고 있는 종업원에게 맥주잔을 내밀며 말했다. "헤에.. 한잔 더 주세요." "아..네에." 종업원은 경악하며 맥주잔을 들고 사라졌다. 일리스가 일리안이라는 것을 모르는 에스로펜은 하품을 하며 기지개 를 길게 켰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아함. 나는 신전에 갈테니까.. 일이 있으면 불러라." 에스로펜은 그렇게 말하고 여관 밖으로 걸어나갔다. 일리스는 키리온과 타데안을 향해 아무런 생각없이 입을 열었 다. "명검.. 이라." "음? 뭐, 어차피 세계 최고의 검은 일리스 네가 들고있잖아." 키리온의 말에 일행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스는 일행 모두의 시선을 받은 상태에서 다시 종업원이 가져 온 맥주를 한잔 마시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니야." "뭐, 뭐라고?!" 경악한 키리온의 목소리.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놀란 듯한 눈으로 일리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세계 최고의 검은 말이야.." 모두가 일리스의 입에 주목했다. 일리스는 다시 한번 맥주를 마시고 그것을 테이블에 내려 놓으며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사시미야." 순간 일행 모두의 입이 다물어졌다. 모두들 경악한 얼굴로 일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타데안이 나직히 중얼거렸 다. "사, 사시미.. 그런 검이 있었다니.." 일리스는 타데안의 중얼거림을 들으며, 왠지 모를 고요함이 깔린 일행을 향해 다시 신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세계최고의 검사는.." "음? 너, 너보다 강한 녀석이 있다는 말이야?!" 키리온이 경악한 채 소리쳤다. 일리스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 모두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로 안느와 타데안은 식은땀 마저 흘리며 일리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검사는.." "누구야? 그녀석이?" 키리온이 재촉했다. 일리스는 키리온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백정이야." 모두 침을 꿀꺽 삼켰다. 일리스는 맥주잔을 비워버리고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와아! 왕궁에 가보자! 응?" "일리안보다 강한 녀석이 있었다니.." 왠지 모두 경악해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일리스는 못마땅한 듯한 눈빛으로 일행을 내려다 봤다. 타데안이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저기.. 일리스양?" "네?" "그, 그럼.. 그 사시미는 백정이 들고있는 것입니까?" 타데안은 엄청나게 심각한 듯한 표정이었다. 일리스는 그 말에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헤에.. 사시미는 말이에요. 조폭이 가지고 있어요." "조, 조폭?!" 일리스는 더 이상 대답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여관 밖으로 걸어나가며 입을 열었다. "왕궁에 가보자니까!" "아, 알았어!" "일리스양! 같이가요!" 일리스가 여관 밖으로 나오자, 일행이 모두 달려나왔다. 여관의 주인은 한숨을 내쉬고는 언제나 그렇듯이 술값은 키리온의 밑으로 달아버리는 듯 했다. 캐롤라이드의 노래에서 왕궁까지는 정말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다. 일리스 는 그 길을 걸어가며, 양쪽에 늘어선 가게나 집들을 둘러봤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을 혼자 중얼거리며 웃어버렸다. "일리스양.. 상당히 기쁜가 보네요." "헤에... 헤헤.." 일리스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걸음을 옮겼다. 5분도 채 걷지 않아서, 왕궁에 도달 할 수 있었다. 두명의 경비병이 정문을 막아선 채로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휘유.." 타데안이 조용히 말했다. 확실히 왕궁은 멋졌다. 안쪽으로 보이는 장미 정원과, 넓은 땅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잔디들. 그 잔디들의 길이는 일정했다. 왕궁은 하얀색 벽돌로 지어져 있으며,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곳곳에 그 비싸다는 유리에 색깔을 넣어 더욱 더 아름답게 보였다. 그리고 알스엔에 있는 왕궁이 가장 좋은 점은 바로, 누구 라도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리스는 웃으며 왕궁 쪽으로 걸어갔다. "멈추십시오!" 경비병들이 일리스를 막아섰다. 일리스는 멍한 눈으로 자신을 막아선 경비병을 쳐다봤다. 뒤늦게 다가온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음?! 키, 키리온님?!" 경비병들은 키리온을 보고 몸을 굳혔다. 일리스는 왕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제지당한 일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헤에.. 왕궁에는 그냥 들어갈 수 있잖아요?" "아, 아니.. 아가씨. 에릭경의 명에 의해서, 내일 있을 공주님의 약혼식이 지나기 전까지는 초대받지 못하신 분들은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일리스는 가만히 있다가 안색을 굳혔다. 키리온이 앞으로 걸어나가며 소리쳤다. "나도 말이냐?!" "네. 키리온님도 초대받지 않으셨다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경비병들이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키리온이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일리스는 어이없는 듯, 나즈막하게 중얼 거렸다. "마, 말도 안돼.." 일리스가 화가 난 얼굴로 앞으로 나가려 하자, 키리온이 갑자기 일리스의 뒷덜미를 잡았다. 그리고, 일리스를 들쳐 메고는 걸음을 옮겼다. "앗! 키리온! 놔!" "지금은 그냥 물러나자고." "으이잇! 깨물어 버릴테닷!" "앗! 일리스양! 나를 물어줘요!" "시.. 싫어.." 왕궁에서 조금 떨어지자, 키리온은 일리스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입을 열었다. "어쨋건 지금은.. 캐롤라이드의 노래로 가서 뭔가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응." 키리온의 말에 일리스는 낮게 대답했다. 올리에가 일리스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너무 걱정하지마." "응.. 헤에.. 걱정 같은 거 안하는 걸." "..귀엽잖아.." 올리에가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중얼거렸다. 일행은 조금은 떠들썩한 분위기를 유지한 채, 캐롤라이드의 노래 안으 로 들어섰다. 여관 주인인 벌핀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 "뭐야? 하루에 두번씩이나 오다니? 최근 얼마간은 보이지도 않다가 무슨 바람이 부셨나?" "조금 여행을 하다가 왔지. 그나저나 먹을 것이나 가지고 와." "하핫. 여행을 다녀온건가? 그렇다면 최고의 솜씨를 보여주지." 벌핀이 키리온에게 상당히 신경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일리스는 벌핀의 뒷모습을 그냥 바라본채로 입을 열었 다. "음.. 여전하네?" "그렇지." 벌핀이 안쪽으로 사라지자, 일행은 다시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키리온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이럴 때에 필요한 것이 인맥이지." "인맥?" 타데안이 눈을 크게 뜨고는 질문했다. 키리온은 타데안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입을 열었다. "그래. 인맥. 에릭이 내린 명령 따위는 말 한마디로 뭉개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야." "헤에... 그런 사람이 어디있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키리온은 그런 일리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없는거냐?" "그, 그래! 차라리 담을 넘어 들어가겠어!"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이 한숨을 내쉬었다. 올리에 또한 키리온이 누구를 말하고 있는 것인지 눈치챈 것 같았다. "없는 척 하지마! 가장 가까운 곳에 있잖아!" 키리온의 목소리에 일리스가 시선을 돌려 키리온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약간 화가 나 있었다. 왕궁 뒤쪽의 언덕에는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하루에 한번씩 올라오고 있었지만, 그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노인은 나무로 만든 빗자루를 들고는 정성스럽게 그 언덕을 쓸어내렸다. 단정하게 빗어넘긴 흰 머리에, 인자해 보 이는 얼굴이었다. 그는 언덕 위에 있는 묘비 주위에 떨어진 낙엽을 잘 쓸어내 버리고는 허리를 폈다. "허허.. 요즘은 공주님이 올라오시지 않는군." 확실히, 실리스 공주님 또한 최근에는 정신이 없을 것이었다. 가장 소중한 사람 두명을 한번에 잃어버린 충격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것인지.. 난감했다. 그러했기에 그는 이곳을 통해 올 때, 왕궁을 거쳐서 올라와야 함에도 불구 하고, 한번도 공주님을 찾아가지 않았었다. '무슨 할말이 있겠누..' 노인은 그런 생각에 씁쓸하게 미소를 짓고는 빗자루를 손에 든 채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왕궁의 뒤쪽과 이 어진 언덕은 정말로 경관이 좋았다. 그러했기에, 노인은 언제나.. 하루에 한번씩 그 언덕을 찾아오고 있었다. 노인 은 왕궁으로 내려와 직선으로 그곳을 가로질렀다. 잘 가꾸어진 장미정원을 가로지른 그는 왕궁의 정문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누구냐?! 지금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왕궁에 들어올 수 없다!" 그렇지만.. 안쪽에서 나가는 사람도 그것에 해당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노인은 인자하게 웃음을 지었다. 확실 히, 자신의 옷차림이 상당히 수수한 흰색의 옷이었고, 그 자신이 생각하더라도 귀족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허허. 수고하시게나." "신원을 밝혀라!" 경비병은 창대를 들이밀며 소리쳤다. 나머지 한 경비병이 하품을 하다가 그제서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노인을 보는 순간 눈을 부릅뜨고는 창대를 들이밀고 있는 병사의 뒷통소를 손바닥으로 강하게 후려쳤다. "이, 이 미친 놈!! 죄, 죄송합니다." 그 병사는 노인을 향해 허리를 급히 숙이며 말했다. 노인은 괜찮다는 듯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허허..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니.. 누가 그것을 탓하겠누?" 처음 창대를 들이민 병사는 아직도 노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노인을 알아본 병사는 다 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가르시드님." "열심히 하게나."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며 경비병들을 스쳐 지나갔다. 조금전 그를 알아보지 못한 경비병이 눈을 크게 뜨고는 허 리를 숙이며 인사를 건냈다. 그는 그 경비병에게 마주 인사를 건내고는 왕궁의 정문을 지나왔다. 언제나, 이 시간 쯤에 거리를 걷는 것을 가르시드는 무척이나 즐겨했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즐거운 것은 없었 다. '아니.. 있었지만.. 사라졌지.' 쓴웃음을 지은 가르시드는 느릿하게 집쪽으로 향했다. 그가 살고있는 집은 노인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었다. 대문 을 열고 정원을 가로질러 들어가자, 집 안에서 케이틴이 그를 맞으러 나왔다. "후작님. 오셨군요." "허허..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 "손님이 와 계십니다." "좋은 일이로군."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케이틴은 그보다 앞서 손님을 모셔둔 응접실로 걸어갔다. 왠지.. 약간 떠들썩한 분위기. 손님은 한사람이 아닌 듯 했다. "할아버님 안녕하세요?!" "가르시드 할아버지!!" 익숙한 두 사람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냈다. 키리온과 올리에... 가르시드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허허. 이런 무심한 것들. 노인네 혼자 내버려두고 이제 찾아온 거냐?!" "헤헤.." 올리에가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키리온과 올리에의 동료들인 듯, 여러 사람이 응접실의 의자에 앉아 그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확실히 사람이 많은 시끌벅적한 것이 좋았다. 가르시드는 앉아있던 여러사람의 얼굴을 하나씩 훑어봤다. '엘프.. 라.' 라미니아에게 시선이 머물었던 가르시드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옆의 여자아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시선을 떼어내지 못했다. 그 여자아이는.. 완전히 실리스 공주와 똑같이 생겼다. 다만, 머리색깔과 눈 색깔만이 틀릴 뿐이 었다. 그러나, 그가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그런 사소한 이유가 아니었다. 무엇인가... 그런 것이 있었다. 그 여자 아이는 가르시드와 눈이 마주치자, 약간은 당황한 표정을 보이고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허허.. 자네들은 누구지?" "타데안이라고 합니다!" 타데안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얼굴에 웃음을 띄운 것이 사교성이 있는 아이 같았다. 아니, 사교성이라기 보다는 조금 정신 없는 아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머, 멍청한 녀석. 안녕하세요? 로안느 사이나인이라고 합니다." "호오.. 자네가.." 가르시드는 로안느와 악수를 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 여성은 잘 알고 있었다. 어느 쪽으로든지 말이다. "아리이르님은.. 잘 계신가?" "네. 가르시드님은 말씀을 들으신 그대로이군요." "허허.. 그런가." 가르시드는 낮게 웃음을 짓고는, 그 신경이 쓰이는 여자아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이는.. 17살.. 아니 18살 정도 되었을까? 외모만으로 따진다면 대륙 최고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어차피 절대적인 기준이 없긴 하지 만 말이다. "아, 안녕하세요. 이, 일리스.. 라고 합니다." "나는 가르시드 베르사이드라고 하네. 만나서 반갑네." 가르시드는 말을 더듬는 일리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리고 의자에 몸을 기대앉으며 키리온을 향해 입을 열었다. "허허. 그래. 오늘은 무슨 일 때문에 나를 찾아왔는가?" "하핫. 일이 없으면 찾아오지 못하는.." "허허. 그렇긴 하지. 그렇지만 정말로 일이 없는 건가?" "... 아닙니다." 키리온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내일.. 있을 실리스의 약혼식 말입니다." "그래. 공주님의 약혼식이 내일이었군. 그것이 왜?" "저희들 모두를 성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확실히, 지금 성안으로는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었다. "키리온.. 자네와 올리에만 들어가면 되는 일이 아닌가?" "아니요. 저와 올리에보다는.. 다른 사람이 들어가야 합니다." 단호했다. 가르시드는 한참동안 키리온을 쳐다봤다. 확실히, 키리온이 하는 일이 틀린 일이 아닐 것이라는 믿음은 있었다. "허허.. 그렇다면 내일 내가 들어갈 때에 같이 가도록 하게나. 오늘은 이 집에서 쉬고 말이야." "감사합니다." 키리온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일리스라는 아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왠지, 일리스라는 아이가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 "그럼 식사들은 하셨는가?" "와아! 밥!" 일리스가 웃는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가르시드는 그 얼굴을 쳐다보며 웃음을 지었다. 저런 태도는 일리안과 똑같 다. 일리스는 몇번이나 침대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났다가를 반복했다. 가르시드가 쉬고 싶은 방으로 들어가 쉬라는 말에 일리스는 버릇적으로 예전에 자신이 쓰던 방으로 들어와 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들어왔었던 그 상태에서 변한 것이 없었다. 심지어, 보다가 덮어놓은 책 마저도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져 있었다. 일리스는 그것을 들어 읽 어보다가 '아하.. 여기까지 읽었었지..'라는 생각에 웃음을 지었다. 방 안은 먼지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일리스는 멀뚱히 천장을 쳐다보다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잠을 자려다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이 상태로는 절대로 잘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상한데서 감상에 젖어서는.." 일리스는 혼자 나직하게 중얼거리고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2층의 복도를 걸어가, 홀로 내려가는 계단을 내 려갔다. 어두운데도 마치 보이는 것처럼 익숙한 걸음걸이로 문을 열고 정원으로 걸어나갔다. 이미 늦은 밤이라 하 늘에 밝은 달이 떠있었다. 한번 심호흡을 한 일리스는 천천히 저택의 뒷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두운 정원에, 저 택의 한 방에 켜져있는 불빛이 흘러나왔다. 어슴프레하게 밝은 그 빛을 바라본 일리스는 그 불빛에 가까이 다가갔 다. 그리고, 그 방을 그냥 계속 쳐다보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낮은 목 울림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변해 공기중에 울려퍼졌다. 일리스는 창문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약간 열 려있는 그 창문을 바라보는 일리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잘 지내시지요. 저도.." 일리스는 말을 다 끝내지 못하고 오른 팔을 들어 옷소매로 눈가를 문질렀다. 그리고, 다시 눈을 들어 창문을 바라 보다가, 그냥 몸을 돌렸다. 적어도, 이제는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사는 끝냈으니까... 집에 왔으면... 인사를 해야지." 일리스는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니까.. 저 아이가 일리안이라는 말이군요." -그래요. 믿을 수 없나요?- "확실히.. 아리이르님. 당신을 믿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믿던지, 아니던지 사실은 사실이랍니다. 가르시드님. 당신이 믿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거짓이 되지는 않아요.- "잠시.. 생각을 좀 해보고 싶군요." 가르시드는 그 말을 끝으로 마법을 끝내 버렸다. 조금 전까지 자신의 방 창 아래에 와서 무엇인가 중얼거리던 일 리스는 어느새 그 자리에서 없어졌다. 가르시드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허헛.. 허.." 오랫만에 진정으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리이르가 거짓말을 할 이유는 절대로 없었다. 아니, 이유가 있다고 해도, 아리이르는 거짓말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 아이를 찾아 껴안고 그 체온을 느끼고 싶 은 심정이었다. "허허.. 늙으면 주책이라고 했던가.." 가르시드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눈앞에 놓여있는 찻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마시기 위해 입까지 들어올 렸다가 다시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책장으로 다가가, 거기에 놓여있는 술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두개의 잔 을 꺼내들고 두개의 잔에 술을 부었다. "술은 오랫만이구나.." 가르시드는 술이 가득 들어있는 컵을 하나 들어올렸다. 그리고, 나머지 한 컵은 일리안의 방, 즉 일리스라는 아이 가 머물고 있는 방쪽으로 두었다. 그리고 자신이 들고있는 컵을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오랫만이구나. 잘 돌아왔다."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잔을 비워버렸다. 술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술잔을 다시 채웠다. "좋구나.. 정말." 일리스는 새벽 즈음에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깨어났다. 평소라면, 늦은 시간에 잠든 만큼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을 테지만, 오늘만은 저절로 눈이 떠졌다. 너무도 익숙한 방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일리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머리를 묶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머리를 묶은 일리스는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시간대가 맞았던 것인지, 가르시 드가 방 안에서 걸어나왔다. "허허. 자네는 일찍 일어났군." "아.. 네." "어떤가? 산책이라도?" "좋아요." 일리스는 대답하며 계단을 통해 홀로 내려갔다. 가벼운 옷을 입고있는 가르시드는 일리스의 곁에서 천천히 걸음을 걸었다. 일리스는 할아버지가 산책을 하는 코스를 잘 알고 있었다. 집 밖으로 나가, 뒷쪽에 있는 산의 언덕 위까지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그리고, 다시 반대쪽으로 내려와 집으로 돌아오곤 하신 것이다. "자네.. 아버지는 뭘 하시는 분인가?" "아.. 네. 그러니까.. 사람을 다스리는 일이요." 뭐,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가르시드는 그 말에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그럼.. 일리스. 자네 어머니는 뭘 하시는 분인가?" "에..그러니까..사람을 다스리는 일이요. 아니.. 물건을 파는 일인가? 아니..둘 다로 해둘게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헤죽 웃어버렸다. 가르시드는 그런 일리스의 모습을 보고 가볍게 웃음을 짓고는 계속 걸 음을 옮겼다. 저택의 뒤쪽에 위치한 언덕은 꽤나 높았다. 잔디가 아닌 풀밭이긴 했지만, 어릴 때는 유난히도 이곳 에 자주 올라와 놀곤 했었다. 일리스는 감상에 젖 어서 언덕의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경치를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일리스의 머리를 누군가 가 갑자기 쓰다듬었다. "응? 에?" 일리스는 낮은 소리와 함께 시선을 돌렸다. 가르시드가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만.." "....."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내가 널 못 알아 볼 것 같으냐? 일리안." 가르시드의 갑작스러운 말에 일리스는 헤죽 웃어버렸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선을 돌렸다. 그 커다란 눈에 눈물이 걸려버렸다. 일리스는 입을 열면 울어버릴 것 같아서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의 생각을 읽은 듯, 가르시드가 먼저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에 갈 때는.. 말을 하고 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걱정하지 않니. 이 할애비가 말이다." "으아앙!" 일리스는 자신의 머리를 울리는 울음소리가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가르시 드의 품에 뛰어들어 버렸다. 가르시드는 일리스를 가볍게 안아서 등을 토닥였다. "할아버지.." "왜 그러누?" 그냥.. 다시한번 할아버지가 듣는 앞에서 불러보고 싶었다. 그 뿐이었다. 일리스는 언덕에서 할아버지의 손을 잡은 채, 천천히 산책 코스를 따라 저택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꽤 지난 상황 이라,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있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하시군요." "허허.. 매일 아침 하는 것이니 말이야." "헤에.. 그렇지."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르시드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말했다. "잠시 후에 봐요." "허허.. 그러자꾸나." 일행이 말을 잊어버렸다. 가르시드는 웃으며 방 안으로 사라졌다. 타데안이.. 왠지 경악해 버린 표정으로 소리쳤 다. "으아악! 일리스양! 그건 범죄예요!!" "에?"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제재의 손길은 로안느가 보내 버렸다. 타데안은 로안느에게 뒷통수를 멋지게 얻어맞고는 바닥에 엎어져 버렸다. 일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타데안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흐응.. 타데안씨. 해 줄까요?" "네엣!" 엎어졌던 타데안이 고개를 갑자기 들어올렸다. 일리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타데안을 마주 바라봤다. 그리고... "짜악!" 양 손으로 가볍게 뺨을 때렸다. "헤에.. 정신이 번쩍 들지요?" "그렇... 군요." 타데안이 흐느적거렸다. 일리스는.. 아마도 가르시드에게 약간 나쁜쪽의 말을 한 타데안에게 화가난 것 같았다. "확실히.. 저런 반응은 드물지. 흐음.." 키리온이 간단히 평을 내려버렸다. 때마침, 가르시드가 옷을 갈아입고 일행의 앞에 나왔다. "그럼.. 가보세나. 그런데.. 모두들 다 들어가 봐야 하는 것인가?" "아니.. 그런 것은.." 키리온이 그렇게 대답하려는 순간.. 타데안이 키리온의 배를 팔꿈치로 쳐버리고는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요!!" "허허..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하세나."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걸음을 옮겼다. 키리온이 못마땅한 눈빛으로 타데안을 내려다보자, 타데안이 입을 열었다. "흥.. 여기까지 와서 왕궁을 못보고 간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넌.. 관광하러 온거냐?" "덤이라고 해두지. 그렇지? 아줌마? 켁!" "응. 확실히 그래."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한 로안느였다. 일행은 모두 가르시드의 뒤를 따라, 왕성으로 걸었다. 일리스는 상당히 기분이 좋은 상태로 노래마저 흥얼거리며 가르시드의 뒤를 따라갔다. "그런데... 가르시드 할아버지는 어떻게 하실 셈이지?" "에?" 일리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곧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떻게 성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 것이냐.. 라 는 것 같았다. 일리스의 경우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흐응.. 글쎄.. 아! 라미니아! 이걸로 귀를 가려두는 것이 좋아요." "왜요?" "인간은 자신과 다른 것을 왠지 두려워하거든요. 그런 의미로 지금도 시선이 날아와 박히고 있잖아요." "그런.. 가요?" 라미니아는 일리스의 설명에 두말하지 않고, 일리스가 받아든 천을 머리에 감아 긴 귀를 숨겼다. 그러는 사이 어 느새 일행은 성 앞에 도달했다. "초대받으신 분들만.. 아! 가르시드님!" "허허.. 수고들 하시는구만." 키리온은 과연.. 무슨 방법으로 일행 모두를 들어가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듯 했다. 일리스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뒤에 분들은?" "아.. 내 친구들이네. 아는 얼굴도 있을 것이네만.. 들어가도 되겠나?" "네. 물론입니다! 모두들 어서 들어가십시오." 별다른 문제없이 성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키리온은 약간 허탈한 듯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역시.. 나이가 중요한 것이었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성 안으로 들어온 일리스는 감동받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큰 소리로 말했다. "에.. 저는 좀 둘러보고 올께요. 나중에 집에서 봐요!" "허허.. 곧 있으면 약혼식이 있을 텐데?" "상관없어요!" 일리스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걸음을 옮겼다. 키리온이 그의 뒤를 따라 걸어왔다. 그것에 약간은 못마땅한 표정 을 지은 일리스는 입을 열었다. "음.. 올리에는?" "올리에가 왜?" "아, 아니야." 일리스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왕성은 무척이나 넓었다. 볼 것이 너무도 많았다. 하나하나가 모 두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었지만, 다시 또 봐도 새로운 모습이었다. "뭐야? 별로 변한 것이 없잖아.." "뭐, 그렇지." 일리스는 말투와는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왕성 안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아마도, 약 혼식을 발표하기 전에 분위기를 잡는 음악인 것 같았다. '에에.. 지금쯤이겠지?' 일리스는 그런 생각에 왕궁의 뒷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예상이 맞다면, 지금쯤이 맞을 것이었다. 키 리온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가는거야?! 이대로.. 약혼발표가 나길 기다리는 거야?!" "흐응.. 글쎄.." 일리스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왕궁의 뒷쪽, 약간은 으슥한 곳에 도착한 일 리스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서있기 시작했다. "뭐 하는거야?" "내 예상이 맞다면..." 무엇인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실리스는 아마도..." 이번에는 앞의 벽을 뒤덮고 있는 담쟁이 덩굴과 수풀이 흔들렸다. 일리스는 그것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흥.. 그런 말도 안되는 약혼 따위.. 내가 곱게 해줄 줄 알아?" 너무도 좋은 목소리. 정말 꿈에서조차, 단 한번도 잊은 일이 없었다. 그 목소리에 키리온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리스는 그 흔들리는 수풀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수풀을 뚫고 누군가가 얼굴을 내 밀었다. 정말... 단 한번도 잊은 일 없는 얼굴. 거울을 볼 때마다 생각났던 얼굴이었다. 그 목소리, 그 머리가 흘러 내린 모양.. 그 눈빛까지. 단 하나도 잊어본 일이 없었다. "실리스!" 뒷쪽에 있던 키리온이 그 이름을 말해주었다. 일리스는 밝게 웃음을 지었다. 힘들게... 만났다. 죽어서도 잊지 못한 그녀를.. 결국 만났다. Name : Cigarette男 Date : 04-07-2002 11:33 Line : 167 Read : 3486 [6] [kid] Story Of Fantasy -197- -------------------------------------------------------------------------------- Ip address : 218.145.63.3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실리스!" 뒷쪽에서, 일리스가 그렇게 듣고 싶어하던 이름이 키리온의 입을 통해 들려 왔다. 일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는 양 팔을 살짝 들어올렸다. 실 리스라면, 저렇게 멍한 얼굴로 쳐다보다가, 당장이라도 그녀의 품으로 뛰어 들어 버릴 것이었다. "키리온!" 실리스가 놀란 목소리로 키리온의 이름을 불렀다. 너무나도 반갑다는 듯이 키리온의 이름을 부른 실리스는, 그대로 달려가 키리온의 품으로 뛰어들었 다. '아...' 일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들어올렸던 팔의 주먹을 살짝 말아쥐었다. 그녀의 뒤쪽에서, 실리스를 품에 안아든 키리온이 약간은 멋적은 듯한, 그리고 약 간은 어이없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지금와서, 지금에 와서 실리스의 앞에 그녀 가 나타난다고 해도, 실리스가 눈물을 흘리며 기쁘게 일리스, 그녀를 맞아 줄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것을 부정하고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일리스는 꾹 쥐었던 주먹을, 자신도 모르게 들어올렸던 팔을 아래로 내리 며, 살며시 몸을 돌렸다. 실리스를 품에 안아든 키리온이, 그녀를 향해 미 안함을 담은 눈빛을 보냈다. "실리스! 그러니까..." "아아. 키리온. 지금에라도, 널 볼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정말..." 실리스는 키리온의 말을 뚝 끊어버리고, 마치 울어버릴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실리스의 등을 감싸고 있던 키리온의 팔이 잠시 흠칫 거리는 움직 임을 보였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키리온은 실리스를 자신의 품에서 떼어내며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에릭... 이냐? 그녀석 인거야?" 실리스가 놀란 듯이 키리온의 얼굴을 올려다 보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차갑 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을... 당한거냐?" "아..., 그..." "쿠웅!" 갑작스럽게 벽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옆쪽에 있던 벽으로 내뻗은 손에서 아릿한 통증을 느끼고는 시선을 들어올렸다. 키 리온과 실리스가, 그녀를 멍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에헤.. 에헤헤.." 일리스는 있는 힘껏 벽을 쳤던 주먹을 살짝 뒷머리로 옮기며, 얼빠진 웃음 을 내보였다. 부서진 돌 부스러기가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니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있던 일리스에게 실리 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가왔다. 일리스는 무엇인가 변명을 해야 겠다는 사명감에 여전히 뒷머리를 긁적이던 손으로 콧등을 긁적이며 말했다. "아.. 저기..." "어머나.. 어머..." 실리스가 놀란 목소리로 감탄사를 연발하며 일리스에게 다가왔다.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일리스에게 다가온 실리스는 양 손으로 일 리스의 얼굴을 잡은 채,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말했다. "어머... 어머... 아빠도 참.. 바람둥이였나 보네.." "아니.. 저기..." "아아. 말은 필요 없어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딸이 라니... 춥고 힘든 겨울을 어머니와 함께 너무도 힘들게....." 실리스는.. 완벽히 자신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역시나, 키리온의 질문이 너 무도 곤란했던 것일까.. 일리스는 얼굴을 굳혔다. "이제 그렇게 슬픈 표정따윈 지을 필요가 없다니까! 이 언니가 잘 돌봐줄 테니까!" "저, 저기..." "음.. 이름이 뭐지? 아.. 일리스. 이런 이름이 좋을 것 같아. 어때? 일리스 라는 이름? 너무 여자답고 귀엽고 섹시하지?" 잠시.. 침묵이 흘렀다. 너무도 정확히, 자신이 지금 쓰고있는 이름을 맞추 어 버리자, 일리스는 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곧 다시 뭔가를 말해야 겠 다는 사명감에 입을 열었다. "세, 섹시하지는 않..." "후훗.. 마음에 들었나보구나. 꺄아! 이 커다란 눈! 너무 귀엽다!" "우왓!" 일리스는 실리스가 갑작스럽게 자신을 껴안자, 혀를 빼물고는 고개를 흔들 었다. 평소때의 실리스이지만, 너무 오랫만이라서 그런 것인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확실히 실리스가 그녀를 안아들고 있었다. 등을 토닥이고 있었 다. 이것이 비록, 장난이라도 일리스, 그녀에게 충분히 위안이 되고 있었 다. 그것이 어긋났다고 할 지라도 말이다. "그나저나.. 너희 둘.. 정말 닮았구나." "음?" 키리온의 말에, 실리스가 안고있던 일리스를 떼어내고 다시 그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실리스의 그 커다랗고 푸른색의 눈동자가 다시 자신을 응시하자, 괜시리 쑥쓰러워져,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한참동안 일리스를 쳐다보던 실리스는, 기분좋게 웃음을 짓고는 키리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확실히 닮았지?" "음.. 그래. 정말, 머리색깔과 눈 색깔만 아니라면 일리안이 본다고 해도.. ." 키리온이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일리스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리스는 그런 것 따위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듯, 활짝 웃으며 입 을 열었다. "누구도 못알아보겠지?" "음.. 으응." 키리온은 어색하게 대답했다. 실리스는 그런 키리온에게서 시선을 떼어 일 리스에게 옮기고는 일리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일리스?" "으, 응?" "어머.. 너 정말 이름이 일리스인거니?" "아.. 응." "어머나.. 나 이길로 나가볼까? 미녀의 점술사라고 하면 뭔가 이야기가 되 는걸. 아! 이게 아니지. 일리스?" "응?" 일리스는 실리스가 너무도 밝게 웃으며 자신을 부르자, 함께 웃으며 그 얼 굴을 쳐다봤다. 여전히, 기억한 그대로의 붉은 입술이 움직이며, 그 입술의 사이에서 실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결혼해 보지 않을래?" 침묵... 그리고... "우에?!" Story Of Fantasy Name : Cigarette男 Date : 04-07-2002 11:36 Line : 444 Read : 3102 [7] [kid] Story Of Fantasy -198- -------------------------------------------------------------------------------- Ip address : 218.145.63.3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인간이 지은 건물이라는 것은, 라미니아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 다. 건물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추위와 더위, 그리고 기타 살아가는데 해를 끼치는 것들만 막아주면 되는 것이다. 굳이, 지금 그녀가 걸어가고 있는 이 성처럼 눈에띄고 커다랗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런 커다란 건물은 오히려, 주위의 경관을 파괴해 아름답게 보이고자 하는 본연의 목적을 잊어 버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너무 높고, 너무 넓은 건물의 크기에 질려버린 라미니아는 약간은 갑갑한 느낌에, 멍한 상태로 성 안의 정원을 걸어갔다. "아..." 원래 멍하긴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 정신을 놓고있는 사이, 그녀는 일 행과 동떨어져 혼자 걷고있는 자신을 발견해 냈다. '두근거린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심장이 가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양쪽 귀 사이에 놓여져 있는 듯, 심장소리가 귓속을 울려댔다. 너무 긴장하고 있다. 라미니아는 그것을 자신이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 라미니아는 애써 그 느낌을 지우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움직이다 보면, 언젠가는 일행과 만날 수 있을 것 이었다. "에릭경.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만...?" "하하. 네." 라미니아의 맞은편에서, 두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무엇인가 특출나 보이 지는 않는 사람... 그 두사람 중, 한사람에게 라미니아의 시선이 멈추었다. 눈을... 떼어낼 수가 없다. 인상이 좋아보이는 얼굴. 그러나 라미니아가 느 끼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가이스티안...' 그녀가 보고있는 사람과, 가이스티안은 전혀 닮지 않았다. 그러나... 같았 다. 라미니아는 정원에 나있는 길 한복판에서, 그 사람을 날카로운 눈빛으 로 쳐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며, 라미니아를 스쳐 지나갔 다. "뭐지요?" 라미니아가 갑자기 어깨를 잡자, 그 사람좋아 보이는 인상을 한 사람이 돌 아보며 입을 열었다. 확실히.. 가이스티안은 아니었다. 그러나... 역시 가 이스티안이었다. 뭔가 모를 확신에, 라미니아는 그 사람의 잡은 어깨를 놓 지 않았다. "아가씨. 제게 용건이 있습니까?" 낮지도, 높지도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미니아는 그 목소리에 몸을 한 번 움찔거리고는, 살짝 입을 열었다. "가이스티안...." "......" 그 남자가, 라미니아를 아무 말없이 내려다 보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표정 은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얼굴이 풍기는 느낌은 '기분좋음'이 아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그녀를 검으로 찔러버릴 것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겨왔 다. 라미니아의 오른손이 살짝 검의 손잡이를 향해 다가갔다. "아가씨. 사람을 잘못 보신 듯 하군요. 저희는 지금 바쁘답니다." "아...." 그 사람과 함께 있던 다른 사람이 라미니아의 손을 잡아채며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여전히 그 사람에게서 눈을 떼내지 않았 다. "하핫. 사람을 잘못 보셨군요." "....."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라미니아는 대답하지 않은 채, 확신을 담 은 눈으로 그 사람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또한 라미니아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저는 에릭 딜리폰트라고 합니다. 오늘의 파티.. 부디 즐거우시길.."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에릭과 함께 있던 남자또한 에 릭의 뒤를 따라서 라미니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손바닥이 축축했다. 입에 땀이 한방울 흘러 들어간 듯, 짠맛이 느껴졌다. 그 잠깐 사이에, 라미니아는 격한 운동을 한 것처럼 땀을 흘리며 그 자리에 못이 박힌 듯 서 있었다. 바람이 불어와 라미니아의 목을 살짝 간지럽혔다. 그 바람에, 주위에 있던 나무가지가 흔들려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괜찮답니다...." 라미니아는 다시 누군가에게 말하듯 중얼거리고는 몸을 돌렸다. 성 안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러니까 말이야..." "응?" "그러니까... 너 은근히 기뻐하는 것 같다?" "헤헤.." 일리스는 전체적으로 흰색에 푸른색이 감도는 어깨가 푹 파인 드레스를 입 은 채로 키리온을 보며 헤픈 웃음을 흘렸다. 키리온은, 정확히 일리스가 무 엇을 그렇게 기뻐하는지 몰랐다. 그의 예상이긴 하지만, 일리스는 에릭에게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최악의 경우는... '무슨 소리야!' 키리온은 속으로 크게 소리를 지르고는 양 뺨을 한번 강하게 때렸다. 최악 의 경우는 최악의 상황에 맞딱뜨렸을 때 생각하자. 키리온은 그런 생각에 일리스를 다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일리스는 아주 서글픈 이유로 저렇게 좋아하며 웃음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추측일 뿐이지만 일리스는 아마 아직도 자신이 실리스에게 뭔가 해 줄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 저렇게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일리스는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웃고 있지만, 서글플 정도다. 키리온은 애써 삼천포로 빠져드려는 자신의 정신을 추스르고, 방 안을 돌아 봤다. 방 안에는 어느새 들어온 것인지, 실리스가 일리스의 옆에 서 있었 다. 그런데... 자세가 이상하다. "뭐, 뭐야? 그 이상한 자세는?" 키리온의 그 말에, 실리스는 가슴을 양 손으로 가리고 몸을 살짝 뒤로 뺀 상태에서 눈을 몇번 깜빡였다. 일리스는 여전히 멍하니 키리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리스가 갑자기 시선을 벽쪽으로 돌리고는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 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실리스는 자신의 양 뺨을 소리나도록 두드렸다. "어, 어이.." "키리온 변태!" 미지의 생물로 오해를 받은 키리온은 그 오해를 풀기 위해서 일리스와 실리 스에게 다가갔다. 일리스는 여전히 멍하니 있다가 키리온이 다가오자 방긋 웃으며 말했다. "변태?" "그, 그게 아니.." 대답을 기다린 것은 아닌 듯 했다. 잠시간 침묵이 흐른 후.... "우왓!" "우당탕!" 실리스는 놀란 얼굴로 급격히 키리온에게서 떨어졌다. 그 덕에 자신의 임무 를 충실히 하기 위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테이블이 화를 당해 바닥 에 뒹굴었다. "...였어?" "아니야!" 키리온은 일리스의 질문에 가볍게 대답하고 몸을 돌렸다. 결국, 일리스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알 수 없었기에 따라왔던 것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실 리스와 두는 것이 더 일리스를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먼저 나가서 기다리지. 그리고 실리스." "응?" 실리스가 웃는 얼굴로 물었다. "저녀석에게.... 과한 것은 시키지 않는 것이 좋아." "어머... 그렇게 말하면 내가 악당처럼 보이잖아." "아니었어?" "후훗..." 실리스의 웃음이 약간.. 불안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팔을 허우적 거릴 정도의 통증이 왼쪽 발등에 느껴졌다. "어머... 후훗." "처, 천사같은 실리스양!" "왜요? 든든한 남자 키리온씨?" 그제서야 발등의 통증이 사라졌다. 이 망할 성격은 여전한 것이다. "갈테니 잘 해보라구." "잘 가!" 일리스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어이. 어이. 뭘 그렇게 기뻐하는거냐? 키 리온은 재빨리 방 밖으로 나와서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리고, 그리고 약혼 식인지 뭔지 모를 뭔가를 하는 홀로 천천히 걸어갔다. 홀의 내부는 이미 분위기가 충분히 들떠 있었다. 아마도, 좋지 않은 일이 연이어 일어난 중에 이런 좋은 일이 일어난 데에 대한 기대감, 혹은 보상감 일지도 몰랐다. 홀 안을 몇번 둘러보던 키리온은 자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오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일행을 찾기 시작했다. 뭐, 그다지 찾기 어려운 일행은 아니지만 말이다. "음? 이거 상당히 먹을만한데?" "이... 이 바보야! 누가 고기를 손으로 뜯으라고 가르쳤어?!" "쳇. 시끄러. 히스테리 노처녀." "...죽여주지." "우왓! 히스테리컬 킥이냐?!" 남의 눈을 저 정도로 의식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 어렵다면, 그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다. 키리온은 여전한 일행을 향해 웃으며 걸어갔다. "흐음. 역시 연회나 축제는 시끄러운 것이 정석이지. 그렇지?" "음, 키리온?" 언제나 그렇듯이, 조용히 있던 올리에가 그를 보고 다가왔다. "어디갔다 온거야?" "우리의 사랑스러운 공주님의 얼굴을 보러." "...여전... 해?" "아아. 아마도."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일리스.. 는?" "좋아하고 있어. 무척이나 말이야." 일리스가 그렇게 기뻐하는 이유.. 가 하나더 생각이 나버렸다. 실리스가 그 렇게 남의 말을 마구 잘라먹는 경우는 무척이나 불안한 심리상태 일때다. 결국... 자신의 크기를 한번 더 확인한 일리스의 심리를 예상할 수 있는 것 이다. "여어. 키리온?"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리온은 잠시 몸을 굳혔다가, 곧 웃음을 띄우 고 몸을 돌렸다. 잠시, 라미니아가 멈칫거리는 것이 보였지만, 신경쓰지 않 았다. "에릭. 이녀석!" "하핫.살아있구나." 그 말에 키리온은 약간의 씁쓸함을 느꼈다. 그리고, 에릭의 목을 팔로 꽉 조르며 말했다. "젠장! 네 녀석 때문에 고생한걸 생각하면!" "켁! 이, 이봐!" 에릭은 키리온의 커다란 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 거렸다. 키리온은 가볍게 에릭의 목을 몇번 더 조르다가 에릭을 놓아주었다. 에릭은 키리온에 게서 풀려나자 목을 살짝 쓰다듬고 웃으며 말했다. "여어." "하핫." 키리온은 에릭이 내민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가볍게 부딪혔다. 그리고 손을 펴 에릭의 손을 마주잡고 다시한번 웃었다. "한 10년은 못본 것 같은 느낌이군." "그래. 간 일은 어떻게 됐지?" 에릭이 웃으며 물어오자, 키리온은 등 뒤에 매고있던 커다란 배낭을 바닥에 놓으며 입을 열었다. "엡솔루트 소드다." 키리온은 의도적으로 홀안의 사람들이 모두 들을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순 간적으로 분위기가 식으며, 홀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 다. 에릭은 키리온을 올려보다가 키리온이 바닥에 내려둔 배낭을 집어들어 그것을 열었다. "흐음... 이건가?" 에릭은 배낭에서 푸른빛 마저 감도는 검을 꺼내들며 말했다. 예사로운 검은 아니지만, 엡솔루트 소드는 아니다. "그게 아니야." "이건...?" "칸클로노 미궁 가장 밑바닥. 그곳에 있던 천사의 검." 홀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여지껏, 알려진 바로 그 누구도 그 밑바닥을 알 수 없다고 알려진 곳을 갔다 왔다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 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에릭은 그 검을 한번 쓸어본 후, 나직히 입을 열 었다. "수고했군." "아아. 물론이지." 키리온이 대답하자, 에릭은 베낭 안에서 다른 검을 꺼내 들었다. 모든 빛을 집어삼키려는 듯한 완벽한 검은색의 검. 에릭은 그것을 꺼내들어 눈 높이까 지 들어올린 후, 입을 열었다. "엡솔루트 소드.. 로군." "그래." 홀 안이 시끄러워 졌다. "확신할 수 있나?" "그 주인을 죽이고 가지고 온 것이니까." 일순간, 주위가 조용해졌다. 에릭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담담한 어조로 질문했다. "이레이니안을?" "리치로 살아있더군." 주위의 사람들이 '믿을 수 없어!'라는 등의 감탄사를 뱉어내고 있었다. 역 사상 가장 강했던 자들중 하나를 담담히 죽였다고 말하는 키리온을 믿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네가 이 검을 바라는건, 무슨 이유지?" "5대명검.. 5대명검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가지는 진정한 뜻을 알고 있어?" 키리온은 고개를 저었다. 5대명검이라고 해도, 그로써는 그다지 관심없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으로도 '잘 드는 칼' 이상도, 이 하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다. "5대명검이라는 것은 말이야. 모두들 엄청나게 날카로운 칼.. 이라고 알고 있지. 그러나 실상 5대명검이라는 것은 살신의 검들이다." "뭐라고?!" 키리온을 포함해, 그의 일행 모두가 놀란 눈을 흡뜬 상태로 에릭을 바라보 았다. 말도 안된다. 살신의 검이라니. 인간이 신을 죽인다니. "너희들이 칸클로노 미궁에서 천사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은 이 엡솔루트 소 드 때문이 아니었나? 신들의 힘이 이 세상에 실제적으루 보이는 것이 천사 라면, 그 천사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죽일 수 없지." 에릭의 말에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에릭은 두개의 검을 챙기며 피식 웃고 는 입을 열었다. "딱딱한 이야기는 관두고..." "여어. 당신이 에릭?" 키리온의 뒷쪽에서 끝까지 고기를 뜯는데 여념이 없었던 타데안이 키리온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에릭은 타데안에게 시선을 보내고, 웃으며 말했다. "넌?" "타데안. 이라고 하지." "반갑군. 에릭이다." 에릭은 그 말과 함께 타데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타데안은 그 손을 잠시 바라보다가, 역시 웃음을 보이며 그 손을 잡았다. "그런데.. 타데안이라는 이름밖에 없는건가?" "뭐?" "하핫." 에릭은 타데안이 당황하는 것을 즐기는 듯이 기분좋게 웃고는, 뒤쪽에 사람 들을 바라보며 키리온에게 물었다. "뒤쪽의 아가씨들은?" "아아. 이쪽은.. 로안느라고 하지." "로안느... 설마 그 로안느?" "그래. 그 로안느지." 에릭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로안느에게 살짝 다가가, 몸을 굽혀 인사를 건냈다. "에릭 딜리폰트라고 합니다." "로안느 사이나인입니다." 두 사람은 간단히 인사를 주고 받았다. 몸을 편 에릭은 로안느에게 말했다. "일국의 왕녀를... 아무런 준비없이 맞아들인 것을 사과드립니다." 에릭의 말에 로안느는 손을 입가로 가져가 약간 눈을 올려뜨며 입을 열었 다. "어머,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그런데, 에릭경은 마치 자 신이 오드나스 왕국의 대표자인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그러니까 로안느는 저런 성격인 것이다. 에릭의 입술이 살짝 말려올라가 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역시 에릭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이라도 하는 듯, 기분좋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하.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지요." "불쾌하지는 않답니다. 저는 말이지요." 누가 로안느를 바보라고 했던가? 에릭은 웃는 얼굴을 들어올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로군요. 일이 있어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리고, 아가씨. 조금전의 무례는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에릭은 라미니아에게 알 수 없는 말을 던지고 몸을 돌렸다. 라미니아가 남 에게 폐가되는 일을 한다.... 왠지 상상할 수 없다. "당신 누구야?!" "뭐, 뭐야?" 타데안이 경악한 얼굴로 로안느를 향해 소리쳤다. 로안느는 영문을 모르겠 다는 듯,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로, 로안느가 그렇게 상대의 심리를 찌르는 똑똑한 말을 할 리없어!" "뭐, 뭐야?!" "이 가짜!" 로안느의 인상이 팍 구겨졌다. "가, 가짜라고 해봐야.." "이 가짜! 가짜! 가짜! 가짜!!" "닥햡!" "켁!" 로안느는 근처에 있던 쟁반으로 타데안의 턱을 올려쳐 버렸다. 바닥에 넘어 진 타데안은 고개를 들어올려, 멍하니 입을 열었다. "아! 로안느다." 왠지.. 로안느의 몸이 잠깐 떨렸다고 생각한 것은 키리온 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락으로 떨어뜨려 주지!" 키리온은 로안느에게 밟혀 죽을 위기에 처한 타데안을 내버려두고 몸을 돌 렸다. 라미니아는 에릭이 걸어간 쪽으로 시선을 두고 있었다. "라미니아. 괜찮아요?" 라미니아의 곁에 있던 올리에가 라미니아를 향해 물었다. 라미니아는 올리 에에게 시선을 한번 던진 후,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만..." "다만?" "그는 가이스티안.. 이예요."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키리온은 입맛을 다셨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라미 니아가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다. 또한 라미니아가 거짓말을 할 가능성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는.... 말이지.' 키리온은 뒷목을 쓰다듬었다. Name : Cigarette男 Date : 04-07-2002 11:38 Line : 369 Read : 3175 [8] [kid] Story Of Fantasy -199- -------------------------------------------------------------------------------- Ip address : 218.145.63.3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확실히 말이야. 저녀석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로안느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확실히, 로안느의 태도는 호의적이지는 않았 다. "아앗! 유, 육감이라니!" "음?" "로안느! 당신도 여자였단 말인가?!" "....승천시켜주지." 여전히 남의 눈은 신경쓰지 않는 두사람이다. 키리온은 생각에 잠겼다. 에 릭이 가이스티안이라는 것.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의심해 볼만한 가치는 있다. 만약 가이스티안이 에릭이라고 한다면, 최악이다. 키리온이 알고있는 에릭 이 다가서기 쉽고, 친절하며, 사귀기 쉬운 타입이라면, 가이스티안의 경우 는 완전히 그 반대라고 해도 될 것이다. 가이스티안이라는 존재를 만나본 것은 단 한번이지만, 단 한번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는 제 정신이 아니 다. "그나저나, 실리스라는 여자는 어떻게 생긴거야?" 타데안이 궁금증을 가득 담은 눈으로 물었다. 차가운 물을 약간씩 마시고 있던 올리에가 입을 열었다. "일리스에서 머리를 금발로 바꾸고, 눈을 푸른색으로 바꾸면 돼." "정말 그렇게 똑같아?" "난 처음에 일리스가... 가출한 실리스인줄 알았어." 올리에의 말에, 타데안과 로안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홀 안이 시끄러워지며, 홀로 들어오는 통로의 한쪽으로 시선이 모여들었다. 키 리온은 숨을 멈추었다. 그 말이 많던 타데안마저도 할 말을 잊어버린 채, 홀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푸른색의 드레스가, 흘러내린 금발과 묘하게 대비되어 눈을 떼지 못하게 만 든다. 허리에서 어깨까지의 곡선에 이끌려 눈을 들어올리면, 그 아름다운 얼굴이 보인다. 누구도, 그 얼굴에서 눈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깨끗한 호수같은, 그 푸른색의 눈은 다른이의 시선을 모두 삼켜버리려는 듯 떨림조 차 없었다. "...정말.. 똑같잖아? 새삼스럽게 일리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게 만드 는걸?" "저건... 지상 최고의 무기일지도. 그나저나.. 정말 일리스와 판박이네?" 타데안이 여전히 눈을 떼지 못한 채, 중얼거렸다. 타데안의 그런 중얼거림 을 들은 라미니아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사람은... 일리스로군요?" 라미니아의 낮은 목소리에 타데안과 로안느가 시선을 돌렸다. 타데안은 잠 시 라미니아를 바라보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핫.. 그러니까.. 꼭 닮은 사람이라고..." "아니요. 일리스예요." 라미니아가 단호히 말했다. '음.. 확실히, 에릭이 가이스티안이라고 확신하는 것.. 또한 저런건가?' 키리온은 생각에 잠긴 채, 라미니아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 여자가 일리스?" "네." 타데안은 여전히 의심하는 듯 했다. 키리온은 그런 타데안의 고민을 놓아두 는 것은 괴로운 사람을 앞에두고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에 친절함을 발휘했 다. "일리스 맞아." "..아. 그래? ... 뭐라고?!" 타데안은 키리온의 말에 흥분하며 설치기 시작했다. "아앗! 내가 침발라 놓은 일리스를 뺏어가려 하다니! 일리스는 내꺼야!" "여자가 물건이냐?!" 홀의 안쪽으로 뛰쳐나가려는 타데안을 로안느가 뒤어서 걷어차 버렸다. 로 안느는 바닥에 엎어져 버린 타데안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채 입을 열었다. "음. 그래도 난 못믿겠어." "뭐.. 그래?" 키리온은 건성으로 대답했다. 키리온이 일행과 떠드는 사이, 일리스는 어느 새 홀의 중간으로 걸어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완벽히 모인 가운데, 일리스 는 에릭과 마주보고 섰다. "공주님.. 모인 분들께 말씀을..." 모인 귀족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일리스에게 말을 건냈다. 일리스 는 주위를 몇번 돌아보다가 그 자리에 멈추어서서 웃음을 지었다. "에에.. 그러니까..." 뭔가 일리스다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키리온은 과연 일리스가 어떤 이야기 를 할 것인지 내심 기대하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일리안이었을 때부터 그 다지 말주변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으음.. 에에.. 에잇!" 일리스가 뭔가 결심한 듯,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사람들 모두가 기대감에 가득찬 눈으로 여전히 일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분! 부자되세요!" ...정적. 잠시간 모두들 몸이 굳어버린 가운데, 타데안이 입을 열었다. "일리스다! 분명히 일리스야! 내 목을 걸어도 좋아!" 키리온은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일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리스 의 맞은편에 에릭이 반지를 꺼내들고 있었다. 아마도, 간단히 반지를 교환 하는 것으로 약혼식을 하려는 듯 했다. "그럼 두사람. 반지를 교환해 주세요." "흠." 에릭이 일리스에게 걸어갔다. 키리온은 튀어나가려는 타데안의 뒷덜미를 잡 고 있었다. 에릭이 꺼내든 반지를 눈높이까지 한번 들어올렸다가, 하얀 장 갑을 끼고 있는 일리스의 왼손을 잡았다. "이걸로..." 에릭이 일리스의 손을 잡는 순간까지, 일리스는 아무런 의미없이 느릿한 움 직임으로 주위를 향해 눈을 돌리고 있었다. 키리온이 일리스의 시선을 추적 해 발견한 것은... '...파리?' 아마도, 계속해서 자신의 주위를 날아다녀 신경쓰인 것 같았다. 그 파리는 계속해서 일리스의 주위를 맴돌다가, 결정적으로... 에릭의 왼쪽 뺨에 앉았 다. 일리스가 '씨익!'하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오른손을 살며시 들어올렸다. "쨔악!!"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주위에 있던 귀족들은 턱이 빠져나갈 만큼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아! 잡았다." 에릭은 일리스에게 맞아 돌아간 얼굴을 바로 세웠다. 그리고, 일리스의 손 바닥을 한번 쳐다봤다. '좋게.. 지나갔으면 하는데... 말이야.' 키리온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적이 흐르는 홀 안에서 일리스는 여전히 헤실거리며 웃고 있었다. 에릭은 일리스의 손바닥을 한번 쳐다보다 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크큭... 으하하하하!" 갑작스러운 웃음. 에릭이 갑작스럽게 웃기 시작했다. 맞고도 웃는다... '...저녀석.. M이다.' 모두의 머리속으로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에릭은 갑작스럽게 맞은 따귀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따귀를 때린 상 대의 반응에 갑작스럽게 즐거워졌다. "크큭... 으하하하하!" 굳이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았다. 이토록, 그 녀석과 똑같은 반응을 보 이는 여자는 생각해 본 일도 없었다. 어쨋건,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는 실 리스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 "이 반지는 당신의 것이 아니로군요." "헤에.. 비쌀 것 같은데?" "크큭.. 그렇지요." 에릭은 반지를 주머니 안으로 넣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서있는 귀족들을 한번 둘러본 후 홀을 빠져 나갔다. '흐음...' 홀을 거의 빠져 나가던 에릭은 갑자기 몸을 돌렸다. 그리고 사람들을 헤치 고 실리스와 완전히 닮은 여자의 손을 잡고 밖으로 끌며 입을 열었다. "잠시 이야기 좀 나눌까요? 아가씨?" "이건 부탁하는 태도가 아닌데요?" "하핫. 부탁한다고 말한 일은 없군요." 에릭은 그 여자의 손을 잡은 채, 그녀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하고, 건물 밖 으로 끌고 나갔다. 왠지 모를 아련한 기억에 사로 잡힌 이유로, 이 여자와 무슨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었다. 왕성의 바깥쪽. 오드나스 왕국의 왕성은 두개의 언덕을 등지고 세워져 있었 다. 그 언덕중 하나는 일리안이 묻혀 있는 곳,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지금 올라와 있는 곳이었다. 이제 어두워져, 아래쪽에 불빛이 하나 둘씩 보 이는 시간, 에릭은 자신이 끌고 올라온 여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확실히... 기억이 있다. 그러나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를 본 것은 그가 가이스티 안이었을 때였으니까. "당신은.. 실리스가 아니지요?" "어떻게 확신하세요?" "그녀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에릭의 그 말에, 눈앞의 여자는 바닥에 앉은 채, 눈을 돌리지 않았다. 한참 동안, 아무런 말이 없이 침묵이 흐르던 중, 그 여자가 입을 열었다. "네가 에릭이지?" "음? 아아.." 에릭은 그 여자의 평대에 놀랐다. 그리고, 그 여자의 평대에 아무런 화가 나지 않는 자신에게 다시한번 놀랐다. 에릭이 잠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리안.. 이라는 녀석을 알고 있겠네?" "...물론." 갑작스럽게 들려온 이름에, 에릭은 더이상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그녀의 뒷모습을 향해 눈을 돌렸다. 일리안은 죽었다. 그가 죽였기에, 일리안은 마 지막까지 그의 것이었다. "그를.. 싫어했어?" "나는..." 에릭은 말을 멈추었다. 앞쪽을 보고있던 여자가, 어느새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파란색이었던 눈동자의 색깔은 어느새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에릭은 그녀의 시선을 묵묵히 받아내며, 입을 열었다. "나는.. 그녀석이 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해. 나... 자신보다 말이야." 에릭의 그 말에, 눈앞에 있는 여자가 갑자기 웃음을 지었다. 뭐라고 표현해 야 할까? 아니,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웃음에, 에릭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 다행이야. 나 갈래." 그 여자는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로 달려 내려가 버렸다. 쿵쿵 거리는 심장의 소리가 아직 귓가를 울리고 있었다. 난생 처음... 여자가 아 름답다고 느꼈다. '이제와서...' 에릭은 한참동안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애써, 그것 은 자신의 착각이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이 조금 진정되자, 에릭은 평소처럼 여유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저 여자가, 아무런 이유없이 실리스의 대역을 했을 리가 없었다. 에릭은 언 덕을 내려가며 살짝 웃음을 지었다. 왕성 안까지 다시 들어온 에릭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실리스를 찾을 수 있 었다. 방 안에 앉아 책을 읽고있던 실리스는 그의 얼굴을 보자, 살짝 웃음 을 지었다. "무슨 일인가요? 에릭경?" "아주... 잘 했다고 박수를 쳐 줄까?" 에릭은 큰 걸음걸이로 실리스에게 다가갔다. 실리스는 언제나 그렇듯, 조금 은 그에게 겁먹은 듯한 표정을 보였다. "거의 성공이라고 해 두지. 그런 여자를 대신 내보내 약혼식을 미룬 것 말 이야." "잘 됐군요." "그래. 확실히 잘 됐지." 에릭은 실리스가 앉아있는 책상을 팔로 내려 짚은 채, 입을 열었다. "이 내가, 동요할 정도였으니 말이야." "..에?" "뭐, 거기까지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 쯤은 알고 있어. 그것은 우연에 우연 에 우연이 겹친 결과일 테니까. 그렇지만.." 에릭은 말을 끊고 실리시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실리스는 약간의 불안함과 비웃음을 동시에 담은 얼굴로 그를 마주 바라봤다. "그 덕에 최악의 기억이 떠올라 버렸어. 절대로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 서,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넣어두었던 것이 말이야. 두배. 두배로 복수해 주지." 어차피 실리스는 복수의 대상밖에 되지 않지만... 이라는 생각을 하며, 에 릭은 몸을 돌렸다. 실리스가 놀란 얼굴로 일어서 에릭을 향해 소리쳤다.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걱정 하지마! 너는 가장 마지막이야." 에릭은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어둠이 내려깔린 정원에서, 젤러시안이 그에 게 살짝 다가와 입을 열었다. "널 보고 있으면 상당히 답답해." "..상관없지 않나? 그나저나.. 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응?" "아리르라는 시녀가 있다. 이 왕성의 시녀 장이지." 에릭의 말에, 젤러시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릭은 그런 젤러시안의 반응 은 신경쓰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죽여라." "음? 뭐, 그것을 원한다면... 알았어." 젤러시안은 대답만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리르.. 이 왕성 의 시녀 장이자.. 실리스의 어머니가 죽은 후, 그녀를 키워준 유모. 즉 실 리스의 두번째 어머니라고 불리는 여자. "내일이 기대되는군. 크큭.." 에릭은 왕성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리르는 떨어진 윗옷의 단추를 다시 달고 있었다. 요즘 들어 살이 찐 것인 지, 그렇지 않아도 약하게 달려있던 단추가 일하는 도중 떨어져 버린 것이 다. '공주님을 키울 때에 비하면...' 아리르는 그런 생각에 웃어버리고는 다시 단추를 다는데 집중했다. 나빠진 눈 때문에 한참동안 고생을 한 아리르는 시간이 꽤나 지난 다음에야 단추를 완벽히 달 수 있었다. "다됐다!" "그래? 기다리느라 지겨워 죽는 줄 알았어." "누구?!" 아리르는 더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차갑고 작은 손이, 그녀의 입을 틀 어막은 채, 벽 쪽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아리르는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것을 느끼며 몸부림쳤다. "어머.. 시녀장님. 기다리는 쪽의 지루함도 생각해 주셔야지요? 그렇지 않 나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가, 한 손에 검을 든 채, 아리르를 보며 웃 고 있었다. 아리르는 그 웃음을 본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 살아오는 동안, 이토록 완전히 '죽는다'라는 느낌을 가진 것은 처음이었다. '꺄아아악!' 비명소리가 입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했다. 흡떠진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 다. 조금전까지 자신의 몸에 붙어있었던 왼팔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바라 본 아리르는 온 몸을 떨었다. 아리르는 고통과 공포를 얼굴에 그대로 드러 냈다. "좋긴 하지만, 그걸로 아직은 모자라요. 그 공주님이 가장 충격을 받게 만 드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아리르는... 눈앞의 여자가 악마라고.. 그렇게 느꼈다. ---------------------------------------------------------------------- Story Of Fantasy Name : 운영자 Date : 06-07-2002 12:57 Line : 289 Read : 3554 [10] [kid] Story Of Fantasy -200- -------------------------------------------------------------------------------- Ip address : 211.234.237.25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NT 5.1; Q312461) 제 목 [kid] Story Of Fantasy -200- 올 린 ID elosis 작 성 시 각 2002/7/6 이 름 배현정 조 회 수 2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어둠이 깔려있는 거리를, 일리스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가로질렀 다. 일리스가, 실리스의 부탁을 허락한 것은 세가지 이유에서였다. 첫번째는, 어차피 강제적인 약혼식이라면 방해하려 했었다는 것이다. 그리 고, 두번째 이유로.... 아직도 자신이 실리스에게 무엇인가 해줄 수 있었다 는 것에 기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에릭 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눈 지금...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일리스는 분명히 에릭 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 았다면, 자신의 뒤에서 그렇게... 아무런 서스럼 없이 자신을 찌르지 못했 을 것이라 생각했다. '진심.. 일까?' 일리스는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 채, 걸음을 옮겼다. 점차로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지나가던 병사가 그녀에게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고, 공주님. 늦은 시간에 거리에서..." "에?" 일리스는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다가,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 고, 눈앞에 자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는 병사를 내려다 보았다. '아아!' 일리스는 그제서야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일리스는 곧 쓰고있던 가발을 벗어버리고 말했다. "저는 실리스가 아니예요." "그, 그런.." "수고하세요." 일리스는 사람들의 시선을 그대로 받으며, 할아버지의 저택으로 갔다. 아 직, 일행이 거기에 묵고 있는만큼, 적어도 그곳에 얼굴을 비추어 주는 것이 예의이다. 일리스는 인간을 생각하면서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신에게 감사드리며, 저택 의 안으로 들어갔다. 저택의 거실에 모여있던 일행들이, 그녀가 들어가자 감동하며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에에?' 일행이 모두 달려와 그녀를 둘러싸고 뭔가를 정신없이 물어보기 시작했다. 가르시드, 즉 일리스의 할아버지는 그런 그녀를 보며 사람좋은 웃음만을 흘 리고 있을 뿐이었다. "일리스양! 무슨 일 당한건 아니지요?!" 타데안의 질문에 일리스는 몇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역시, 일행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그것인 모양이었다. 일리스는 일행의 얼굴을 한번 쳐다봐준 다 음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나라는 사람이 무슨일을 당할 녀석으로 보이나요?" 일리스의 말에 일행들 모두가 갑작스럽게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시간이 얼 마 지나지도 않아 일제히 몸을 돌리며 말했다. "아아. 고민했더니 배고파. 밥줘요!" "하아암. 한숨 자 볼까?" 모두 서슴없이 몸을 돌려버렸다. 왠지.. 너무 믿겨지고 있는 것 같지만, 열 받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일리스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당했는데.." "크아악! 그자식 죽여버릴테다!" "에릭!! 이 자식!" 뒤로 돌아 걸어가던 일행들이 일제히 흥분하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을 떼어내며, 혀를 쏙 내뺀채 말했다. "농담이지롱. 헤헷." 일리스의 말에, 일행이 흥분하던 그자세 그대로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곧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농담이라니... 죽어라!" "그런 악질적인 말을 하지 않는게 좋아!!" "일리스양... 하아.. 다행이다." 반응도 가지가지다. 일리스는, 키리온에게 마저 자신이 여자로 보인다는 사 실에..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일반적으로 여자는 무슨일을 당할지 모 른다.. 라는 사실이 모두의 머리속에 깊숙히 박혀 있으니 말이다. 일리스는 모두들 시끄럽게 떠드는 가운데, 할아버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걸어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토록 오랫만에 오는 집이었지만, 오래되 었던 것이 거짓말일 만큼 편하다. "무슨일 있는게구나?" "에에.. 아니요. 헤헷." 일리스는 할아버지의 말에 그냥 웃으며 얼버무렸다. 상당히 복잡한 심경이 긴 하지만, 그것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았다. "무슨일 있었구나. 넌 뭔가 얼버무려야 할 때는 그렇게 웃으며 말을 끝내거 든." "그, 그렇지 않아요. 헤헷.." 일리스는 다시한번 웃으며 말을 끝내버리고는 할아버지의 시선을 피해버렸 다. 결국 이 귀여운 손자인지, 손녀인지 모를 녀석은 할아버지의 손바닥 안 이라는 것이다. "에릭의 일이구나?" "에? 어떻게?" "조금전 에릭을 만나고 왔으니 말이다. 그런게 아니냐?" 결국.. 할아버지는 사람좋게 웃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을 알고 있는 듯 했 다. "피곤하면 무리하지 말고 올라가 쉬거라." 그다지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일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올라갔다. 몇가지 생각에 잠기는 것에는 역시 조용한 것이 좋기 때문이다. 방 안으로 들어간 일리스는 곧바로 침대위로 뛰어들에 베게를 안고 침대위 를 뒹굴거리며, 그 넓이를 온몸으로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아아.. 으음.." 일리스는 상당히 심각하게 침대위를 굴러다니며 고민했다. 그리고.... 잠들 었다. 타데안은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나 옆방에서 자고있는 일리스를 덮쳐버릴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 때문이었다.. 라고 말하면 모두가 웃을테지. 타데안은 문무겸비... 는 아니더라도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다. 타데안은 밤 새도록 그 머리를 굴려, 한가지 가능성에 이르렀다. 어디까지나 확증이 없는 가능성이긴 하지만, 간과할 수 없었다. '아마도, 키리온은 최악의 상황이라며 외면하겠지만..' 확실히, 그런 사실은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타데안은 침대에서 몸 을 일으켰다. 바깥이 조금씩 소란스러워 지는 것으로 봐서는, 이제 일어날 시간인 것 같았다. 날씨는 말 그대로 우중충. 이미 해가 떠야할 시간이 훨 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둡다. 타데안은 방의 밖으로 나와 기지게를 한번 크게 켰다. 뭐랄까... 옆방의 문 을 보자, 불현듯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덥치고 싶다...' 라는 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고, - 에로사항이 너무 많다. - 목적은 잠들 어 있는 무방비의 상태를 한번쯤 보고 싶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이성과 본 능의 비례치가 맞지않는 타데안인 만큼, 그런 생각이 들자 곧 본능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 일리스가 있는 방 문을 살짝 열고 들어간 타데안은 아직 어두운 방 안에 놓 여진 침대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위에 파란색의 드레스를 입은 채 곤하게 엎드려 자고있는 일리스를 볼 수 있었다. 타데안은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봤다. 이때 쯤이면, 언제나 그렇듯 태클을 걸어오는 로안느라는 존재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로안느의 존재 가 보이지 않자, 타데안은 한숨을 내쉬고 일리스에게 다가갔다. 타데안은 일리스의 얼굴을 정면에서 한참을 마주봤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이 있다면, 타데안은 단호히 이 얼굴을 꼽을 것이다. 물론, 일리스 가 가치있는 것은 얼굴이 아니라 일리스 존재 자체에 있는 것이지만 말이 다. "일리스! 일어나요! 더 자고 싶으면 그 불편한 옷이나 갈아입고 자라구요!" 타데안은 남에게 이 무방비한 얼굴을 보이는 것은 아깝다는 생각에, 큰 소 리로 일리스를 깨웠다. 그의 목소리에, 일리스는 몸을 한번 뒤척거리다가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키며 눈을 비볐다. "...안녕." "조, 좋은 아침이지요?" "옷.. 갈아입으라구?" 일리스는 잠이 덜깬 눈으로 멍하니 타데안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뭔가.. 무 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에 빠져버린 타데안이 멍하니 눈을 뜨고 있 자, 일리스는 움직였다. 그리고.... 훌렁 드레스를 벗어버렸다. "앗! 그, 그러니까! 이건..." 앞서도 말했지만, 타데안은 어디까지나 본능적인 녀석이다. 곧 본능에 반하 는 말을 하려다 입을 닫아걸고 눈을 크게 떳다. 이런건... 돈 주고도 못본 다. '나, 나이스!' 타데안이 속으로 기쁨의 함성을 지르는 것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 일리스는 느릿하게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침.. 흘러요." "아앗! 그, 그게.." "내 몸매는 섹시 다이너마이트!!"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에, 타데안은 놀란 눈으로 일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리스는 그런 타데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런 이유로.. 금화 5닢." 장사... 하는거냐? 타데안은 일리스가 있는 방 밖으로 나와 바닥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자 신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뭐하고 있는거야?" 로안느가 지나가며 물었다. 타데안은 굳이 대답하지 않고 지긋이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렸다. "이미지 트레이닝." "일리스의 벗은 몸매가 아니라?" "헤에..." "아, 아침부터 상당히.. 건강하잖아?" 타데안은 주머니 속의 동전들 감촉을 느끼며 앞으로 몇번이나.. 라는 생각 에 헤벌쭉 웃어버렸다. 그 때, 뒤쪽의 문이 열리며 피곤한 듯한 목소리의 일리스가 나왔다. "아함.. 로안느. 내 방에 들어왔었어?" "아니." "타데안씨? 내 방에 들어왔었지요?" "아... 그게..." 일리스는 타데안의 반응에 눈을 비비며, 그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리고 타데안의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타데안씨?" "네.. 네?" "그러니까 말이예요. 남자가 여자의 방에 숨어들 때는... 한 밤중이라야 되 는 거랍니다." "풋!" 로안느가 입을 가리며 일리스를 곁눈짓으로 쳐다봤다. 일리스는 조금 전 일 따윈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리고 한결같은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 다. "아하암. 그리고, 그 말을 해준 아저씨가 또 해준 말이 있는데... 만약 내 방에 남자가 숨어들면..." "숨어들면?" 타데안은 웃는 얼굴로 식은 땀을 흘리며 질문했다. 일리스는 자리에서 일어 나 기지게를 크게 켜며 입을 열었다. "아! 온몸을 던져라! ...였지?" 뭘... 가르친거냐?! "그리고 그 후... 뜯어먹을 만큼 뜯어먹어라! 였어요. 헤에.." ...꽃뱀... 이냐? ---------------------------------------------------------------------- Story Of Fantasy Name : Cigarette男 Date : 08-07-2002 15:20 Line : 318 Read : 3492 [11] [kid] Story Of Fantasy -201- -------------------------------------------------------------------------------- Ip address : 218.145.63.3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타데안이 일리스에게 쓸데없는 것을 가르친 녀석을 언젠가 죽여버리겠다는 맹세를 하고 있는 광경을 뒤로 하고, 일리스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 의 할아버지는 어느새 일어난 것인지 웃는 얼굴로 그녀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래. 잘 잤느냐?" "물론이지요." "아침 먹거라. 거르는 것은 좋지 않다." 일리스의 할아버지는 그 말과 함께 식당으로 들어가 버렸다. 일리스는 사소 한 것까지 신경을 써주는 할아버지의 배려에 웃음을 짓고는 식당 안으로 따 라 들어갔다. 넓은 식탁에, 일리스는 할아버지의 옆 자리에 앉았다. 아침이라는 것을 감 안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이 앞에 놓여있었다. "케이틴! 나이프가 없어요!" "네. 아가씨. 여기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리고 언제라도 그럴 것이라는 듯이, 아무 생각없이 한 말에 케이틴이 반응해 웃는 얼굴로 나이프를 식탁에 놓았다. 이것은 마치.. 이 상태로는 중독되 버릴 것 같았다. "할아버님. 아침은 시끌벅적한게 좋지요?" "허허. 그리하세나." 어느새 키리온과 올리에, 로안느와 라미니아가 식당으로 들어왔다. 타데안 은.. 아직도 패닉의 상태에 빠진 듯 했다. "그래. 엘프아가씨?" "네?" 가르시드는 식사에 열중하던 중, 갑자기 라미니아를 불렀다. 라미니아가 길 다란 귀를 쫑긋 세우며 가르시드를 바라보았다. "여행의 의미는 찾으셨나?" "아.. 니요." "허헛. 복수라는 틀은 벗어났나 보군." 가르시드의 말에, 라미니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제 목적은 복수가 아니었어요. 결국 저는...." "그래. 어떻던가? 자네가 본 인간은?" "좋아요. 제가 엘프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그만하면 됐네. 쓸데없는 말을 했군. 미안허이." 가르시드는 라미니아의 말에 기분좋게 식사하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포크를 입에 문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는 하지 않을 건가요?" "네.. 그게... 어머니가 살해당하셨다는 데에서는 분명히 화가 나지만.." 화가난다.. 라는 말 만으로 끝날 것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일리 스의 머리속을 스쳐갔다. 어머니가 죽는다.. 라면. 일리스는 자신의 어머니 가 죽는 상상을 해봤다. '..상상으로 어머니를 죽인다니! 말이 되냐?!' 뭐, 만약 그렇게 된다면.. 피의 응징을 해버릴 테지만. "숲의 요정이 더욱 숲과 가까워 졌다는데, 화를 내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라미니아의 말에,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너무도 오래 살기에, 죽음에 대한 동경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동경할 종류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나저나.. 조금전 왕성에 갔다가 들은 것인데... 말입니다." "네? 뭐예요?" "왕궁 안에서 누군가.. 살해 당했다고 하더군요. 이름이 아리르.. 였던가?" 일리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서 일어나 집 밖으로 뛰쳐 나갔다. 아리르라고 한다면, 그녀는 실리스에게는 거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 일리스는 감정에 사로잡혀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렸다. 왕성의 정문을 지나, 정원을 가로질렀다. 커다란 왕성의 이곳 저곳을 숨돌릴 틈도 없이 뛰어다 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하아.. 하아..." 일리스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 직 처리가 안된 듯 했다. 확실히, 왕성 안에서 누군가가 죽는다면, 간단히 처리할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죄송해요. 실례합니다." 일리스는 모여있는 사람들의 사이를 비집고 안으로 들어갔다. 좁은 통로를 뚫고 지나가자, 확하고 피비린내가 풍겨왔다. 역한 냄새. 일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방의 안쪽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서 굳 어버렸다. 그다지 넓지 않은 방 안은 붉은 색의, 아니.. 이제는 검붉은 색으로 변해버 린 피로 엉망이었다. 하나로 이어져 있어야 할, 오른팔과 왼팔은 서로 떨어 져 방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왼팔은 잘려나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오른 팔은 강한 힘으로 잡아 뜯어버린 듯, 뼈와 살점이 너덜하게 떨어져 있었다. 아리르는 팔이 뜯겨지고 잘려나갈 때까지 죽지 않았던 듯, 두눈을 크게 뜬 채, 고통이 역력한 표정으로 혀를 빼물고 죽어있었다. 아리르를 죽인 자는, 시체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인지, 그 목에 칼을 꽂아 벽에 시 체를 고정시켜 놓았다. 일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시체에서 시선을 떼어내고 손으로 입을 가렸다. 정 신건강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광경에 구역질이 났다.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꾹 쥔채, 일리스는 시선을 내리 깔았다. "무, 무슨 일이예요?!" 높은 목소리가, 일리스의 귀에 들려왔다. "모두 물러나 보세요!" "고, 공주님.." "물러나라고 했다!" 말투가 거칠고, 강압적으로 변한다. 저 상태의 실리스는, 누구라해도 막을 수 없다. 일리스는 눈을 질끈 감아버린 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 녀의 옆으로 실리스가 다가와 방 안의 정경을 모두 눈에 담아버리고 말았 다. "이... 이... 우욱!" 실리스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몇번의 헛구역질을 한 다음 멍 하 니 방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눈물이 얼굴선을 타고 흘러내렸 다.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으려고, 꽉 다문 입술과 떨리는 어깨에 너무도 눈 이 아프다. "으윽..." "무슨 일이냐?!" 실리스의 나직한 신음소리와, 에릭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에릭의 목 소리가 들려오자, 실리스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흘러내린 눈물을 옷의 소매로 닦아내고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키는 것이 보였다. "공주님. 이런 것은 보지 않는 것이.." "짜악!" 에릭이 실리스의 어깨를 잡는 순간, 실리스는 돌아서며 에릭의 뺨을 강하게 때렸다. 에릭은 맞은 뺨을 손으로 감싸며, 싸늘한 눈빛으로 실리스를 노려 보기 시작했다. 실리스는 그런 눈빛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에릭을 마 주보며 감정이 가득 실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은.. 네 녀석만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죄송.. 하군요." 에릭의 말에, 실리스는 발끈하며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 에릭을 스쳐 지나갔 다. 주위의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리 에릭경이 수도와 왕성의 경비를 책임진다지만.. 이런 것까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주님의 처사가 심하군. 아무리 여자라고 하지만...." 실리스를 말하는 좋지 않은 소리. 일리스는 굳이 들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 에 에릭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무표정한 얼굴. 일리스는 에릭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에릭?" "아.. 이런. 너도 있었던거냐?" 에릭은 그제서야 일리스를 발견한 듯, 놀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고 입을 열었다. 일리스는 그런 에릭의 행동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네가 한거지?" "뭐라고?" "이 것.. 말이야." 일리스는 눈앞의 광경을 가리켰다. 에릭은 힘빠진 듯한 웃음을 짓고 입을 열었다. "내가 그런 짓을 할 인간으로 보이는건가?" "..그럴지도." 일리스는 그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에릭이 일리스에게 뭔가 말을 건냈지 만, 그녀는 듣지 않았다. 사람들이 둘러싼 곳을 벗어난 일리스는 실리스를 따라갈까.. 라는 생각을 잠시 가졌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혼자 두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 리고, 실리스가 그리 약하지 않다는 것은 일리스, 그녀가 가장 잘 알고 있 었다. 왕성 밖으로 나가려는 일리스의 눈에, 왕성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키리온이 보였다. "왜... 보지 않는거야?"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을 모습일 것이 분명하니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일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 고 키리온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날씨가 좋지 않다. 날씨에 따라서 기분도 착 가라앉는 것 같았다. "한잔.. 할래?" "...응." 일리스가 대답하자, 키리온은 앞서서 술집을 향해 걸어갔다. 평소 가는 곳 이 아닌, 조금은 구석진 곳에 자리잡은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키리온과 일 리스는, 바텐더가 자리잡고 있는 바에 앉았다. 아직, 점심때도 되지 않은 시간이라, 술집 안은 텅 비어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정도로 강한걸로 두잔." "네." 바텐더는 키리온의 주문에, 여러가지 술을 섞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술집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일리스는 멍하니, 바텐더가 술을 섞는 모습을 바라보다 가 입을 열었다. "아리르가.. 죽었어." 키리온이 잠시 움찔거렸다. 그리고, 품 속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여 입에 물며 중얼거렸다. "그래.." "실리스가 그걸 봤어." "음..." "울더라. 실리스가 말이야."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바에 머리를 박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그런 실리스를 보면서 생각한 것이 불쌍하다.. 라 는 생각이 아니었어. 나는 말이야. 그런 실리스를 보면서... 날 위해서도 저렇게 울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높은 목소리가, 술집안에 가득 울려퍼졌다. 키리온은 담배의 연기를 깊숙히 들이마시며, 굳이 촛점을 맞추지 않은 시선을 허공에 던지고 있었다. "아아.. 정말. 난 최악인 놈이야. 정말... 왜.." 일리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바텐더가 술을 내놓았다. 일리스는 그것을 받아들어 혓바닥 끝을 대 보고는, 그것을 목 안으로 털어넣었다. 바텐더가. . 놀란 눈으로 일리스를 바라봤다. "한잔.. 더 주실래요?" 일리스의 말에 바텐더가 일리스의 잔을 받아갔다. 왼팔을 바에 올린채, 그 위에 머리를 올린 일리스는 다시 나직히 중얼거렸다. "이제와서.." "실리스는 말이야." 일리스의 말을 키리온이 끊었다. 그리고, 물고있던 담배를 오른손에 들며 입을 열었다. "실리스는 말이야. 네 시체는 앞에두고 울지 않았어. 아니, 울지 못했어." 일리스는 엎드려있던 바에서 상체를 일으켜 키리온을 바라보았다. 키리온은 담배의 연기를 다시 한모금 빨아들여, 그것을 깊이 들이쉰 다음 뱉어내며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네 시체를 보는 순간, 실리스는 말이야.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아무 것 도 못듣고, 아무 것도 못보는.. 그런 상태였어. 입으로, 나직히 네 이름을 부르면서 말이야. 누군가 실리스를 건드려도, 들어올려도 아무런 반응도 보 이지 않았어." 키리온의 말에, 일리스는 손으로 이마를 감싸 쥐었다. 열이 올라온다. "그리고, 네가 묻히고 나서 말이야. 그 무덤앞에서, 정말 보는 내가 더 서 러울 정도로 울기 시작했어. 나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아아.. 실리스는 널 이만큼, 이토록 사랑했구나. 하는걸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야." 키리온은 말을 끊어내며, 술을 한모금 들이켰다. 때마침, 바텐더가 술을 내 놓자, 일리스는 그것을 다시 한입에 털어 넣었다. "난.. 어울리지 않게 행운이 넘치는 놈이지." "그래. 넌 행운이 넘치는 놈이지. 그 행운이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 일리스는 다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바에 엎드렸다. 발로 바닥을 탁탁 치며, 일리스는 입을 열었다. "에릭.. 말이야." "음?" 일리스는 시야가 뒤틀리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난 에릭이 형같이, 동생같이..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 "그런데.. 언제부턴가.. 에릭이 뭘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어." 일리스는 키리온이 아무런 대답이 없어도, 신경조차 쓰지 않고 계속 말했 다. "난, 실리스나 에릭에게... 정말로 잘못했나봐. 그렇지?" "이봐." "..응?" "자괴감에 빠지는 녀석은 최악이다. 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그래..." "그리고, 내가 자신하는데, 너는 절대로 실리스나 에릭에게 잘못한 것이 없 어." 에릭의 음성은 단호했다. 일리스는 눈을 뜨고 있는 것이 힘들어, 눈을 감고 서, 중얼거렸다. "다행이네. 나보다 나를 더 믿어주는 녀석이 하나라도 있어서." 일리스는 웃으며, 울고는 바에 얼굴을 파묻었다. Name : bear Date : 10-07-2002 22:10 Line : 228 Read : 2526 [12] [kid] Story Of Fantasy -202-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02- 2002/07/10 22:00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14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그렇다고 해서... 이봐. 일리안?" 키리온은 말을 멈추고 일리스를 불렀다. 왼팔을 바에 올린 채, 그 팔을 베 고 키리온 반대쪽으로 머리를 돌리고 있는 일리스는 낮은 숨소리만 내고있 었다. "정말로 한잔 하고싶었나보군." 일리안이라는 녀석은 술을 싫어하지 않았다. 그러나, 술에 취하는 것은 언 제나 꼴불견이라며, 취한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만약 취했을 때의 일리안을 본다면, 그 행동의 패턴은 두가지. 하나는... 예측을 할 수 없는 - 평소에도 예측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 - 성격으로 돌 변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지금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잠들어 버리는 것 이다. 키리온은 바텐더에게 술갚을 건네고는, 일리스를 안아 들었다. 일리스가 술 에 취해 잠들어 버리면, 그 때는 정말로 안아가도 모른다. 검사로써는 실격 이라고 할까? 워낙에 완벽에 가까운 녀석이기에, 이런 결점이라도 있는 것 이 사람같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키리온은 일리스를 안아들고 술집 밖으로 나갔다. 조금 전보다 구름의 색깔 이 더욱 짙어진 것이,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키리온은 술집 밖으로 걸음을 옮기려다, 곧 한가지 난관에 부딪혔다. 이제 점심시간이 다 되어, 사람들이 거리에 가장 많을 시간. 키리온만큼 커다란 남자가, 술취한 여자를 안고 거리를 활보.. 하는 것은 약간의 문제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리스를 안아들고, 잠시 머뭇거리던 키리온은 시선따위가 대수냐는 생각 에, 술집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키리온이 밖으로 나오자, 얼굴에 차 가운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비로군." 때마침.. 이라고 해야하나? 키리온은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거리를 걸어갔다. 잠시 후, 빗방울들이 더욱 거세어지자, 키리온은 술집에서 나와 버린 것을 후회하며, 노점상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나무지붕 아래에 멈추어 섰다. 비가 조금씩 거세어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한치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 의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잘도 자는군." 키리온은 혼자 중얼거리고 고개를 저었다. 일리안이었다면, 술집에 버리고 왔을지도 모르지.. 라는 생각을 했다가 피식 웃어버렸다. 키리온이 머리에 조금 묻은 물을 털어내고 있을 때, 길의 왼쪽에서 누군가 뛰어와, 키리온이 서있는 지붕 아래로 뛰어들었다. "여어. 왠일이냐? 네놈이 비를 다 맞고 다니고." "갑자기 내리는 비에 무슨 수가 있냐?" 지붕 아래로 뛰어든 에릭이 웃으며 말했다. 에릭은 머리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을 털어내고는 키리온의 위아래를 한번 훑어보고 입을 열었다. "바람.. 피우는거냐?" "바람이라니?" "올리에는 어쩌고.. 그.." "시끄러. 연애대상이 아니야. 이녀석은." "그래?" 에릭은 조금 이상한 억양으로 말하고 웃었다. 쏴아아.. 하는 비소리가 귀를 울리고 있다. "그런데... 그 여자 누구지?" "이녀석?" 에릭의 질문에 키리온은 안고있던 일리스를 눈으로 가리켰다. 에릭이 가볍 게 고개를 끄덕이자, 키리온은 입을 열었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너를 가장 좋아하는 녀석." 키리온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잠시간... 아무 말이 없다가, 에릭이 입을 열었다. "농담하지마! 난 아직 이 여자의 이름도 모르는걸." "일...리스. 라고 하지." 키리온의 말에, 에릭이 입을 다물었다. 아마도 지금 키리온이 농담을 던지 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너..." "음?" 키리온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에릭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왜 날 죽이려 했던거냐?" "무슨 소리야?!" 에릭이 크게 소리쳤다. 그러나, 키리온은 그런 것은 듣지 못했다는 듯, 또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그냥 국왕의 자리에 오른다고 해도, 힘들지 않았을거다. 실리스와 결 혼한다고 해도, 아마 조금쯤은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만 난 그냥 넘어갔을 테지. 어쨋건 나도 널 꽤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키리온은 에릭의 대답을 한참동안 기다렸다. 내리는 비 소리에 묻혀 에릭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확실히, 에릭은 대답이 없었다. "왜 대답이 없는거야?!" 키리온은 에릭의 상의 앞깃을 잡고 얼굴을 들이대며 소리쳤다. 에릭이 고개 를 흔들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걸." 키리온은 에릭의 그 말에 뭔가 울컥하는 것이 올라왔다. 에릭을 강하게 밀 어버리며 입을 열었다. "내가 널 잘못봤군." "그것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키리온은 한참동안 에릭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리며 '쳇!'하고 나직히 중 얼거렸다. 이래저래.. 마음에 들지 않는 태도에,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다. "둘만 있다가는 기분만 상할 것 같군."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끝까지 시인하지 않는다. 저런 것은 에릭 답다고 할까? 키리온은 비가 조금 씩 약해지는 것 같자, 지붕의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약해진 가랑비 정도라 면, 조금쯤 맞는다고 해도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하나만 말해둘까?" 걸어가는 키리온을 에릭이 불러 세웠다. 키리온은 걷던 걸음을 멈추었다. "난... 실리스를 정말 싫어해. 정말로 말이야." 키리온은 잠시 멈칫 했다가, 걸음을 옮겼다. 에릭이 등 뒤에서 말했다. "이봐. 내가 왜 실리스를 싫어하는지 묻지 않는거냐?" "들을 가치도 없을게 뻔하니까." 키리온은 대답하고 걸음을 옮겼다. 빗방울들이 점점 약해져 간다. 기분이.. 더럽다. 키리온은 베르사이드 가 - 결국 일리안의 집이라는 소리 - 앞에 도착해서 일리스를 깨우기 시작했다. "이봐. 일어나." 아무런 반응이 없다. 몇번이나 일리스를 부르던 키리온은 결국 인내심의 한 계에 도달해 버렸다. "일어나아아!!" "으음.." 소리친 키리온 자신의 머리가 울릴 정도인데도, 일리스는 그의 팔에 안긴 채, 몸을 한번 뒤척인 후, 품 안으로 파고 들었다. 뭐.. 솔직히 나쁜 기분 은 아니지. 아니, 오히려 좋은 기분이라고 해도... "키리온. 분위기 좋은데?" "아니.. 그게.." 키리온은 씁쓸하게 웃음 짓고는,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올리에에게 입을 열 었다. 뭐, 이런 상황에서는 구차하게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 더 좋지 않다. "키리온..." "내가 먹인게 아냐!" "누가 뭐랬어?" ...당했다. 올리에는 키리온에게서 일리스를 넘겨받고는 입을 열었다. "키리온.. 일리스 좋아하지?" "물론." 키리온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대답했다. 올리에는 그 대답에 한숨을 푹 내 쉬고 걸음을 옮겼다. 뭔가... 상당히 탐탁치 않다. "올리에! 오후에 할 일있냐?!" "왜?" 역시.. 뾰루퉁한 음성이다. 어디에서 화가난 걸까. 어차피 그로써는, 아니 남자로써 여자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지만 말이다. "점심 같이 먹자구!" "....." "싫어?" "아, 아니. 곧 나올께." 기분이.. 좋아보인다. 뭐,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니까. 저런 변화 무쌍한 성 격도, 결국 키리온이 좋아하는 부분이니 어쩔 수 없다. "다급한건.. 나지." 자신에게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해 본 일이 없지만. 이... 피로 물든 손을 가진 녀석이, 저런 순수한 여자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키리온은 어쩌면... 자신은 너무나 소심한 녀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후우... 가자." "음?" 올리에가, 어느새 일리스를 집 안에다 두고 나와있었다. 달라진 것은 옷이 바뀐 것. "옷은 왜 갈아입은거야?" "그런 옷 입고 어떻게 돌아다녀?!" "뭐, 어때서." "안된다면 안돼!" "네에. 마님." 키리온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축 쳐지고 가라앉은 기분을 조금쯤은 털어 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Story Of Fantasy Name : bear Date : 10-07-2002 22:11 Line : 302 Read : 2681 [13] [kid] Story Of Fantasy -203-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03- 2002/07/10 22:00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10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저택 안으로 올리에가 들어섰다. 올리에가.. 들 어선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옆에 인사불성이 되어버린 일리스가 들려 있 다는 것이 문제다. "앗! 키리온. 그 곰탱이가 무슨 짓을 하려고..." "아무짓도 안했어!" 올리에가 대신 변명하고 일리스를 들쳐 업은 채,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타데안은 키리온에게 어떻게 복수할 것인가 - 복수의 이유는 알 수 없다 - 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타데안이 한참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뒷쪽에서 올 리에의 조금은 들뜬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미니아. 이 옷 어때요?" "네에. 괜찮아요." "휴.. 라미니아한테 물으면 뭐든지 괜찮으니.. 로안느. 로안느가 보기에는 어때요?" "수수해서 나이들어 보이지만... 올리에하고는 잘 어울려." 칭찬이냐? 욕이냐? 올리에는 어울린다는 말에만 신경을 쓰는 듯 기분좋게 웃으며 저택의 바깥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타데안은 상당히 못마땅한 투로 입을 열었다. "쳇. 그 곰탱이랑 데이트가 뭐가 좋다고..." "누가 곰탱이야?!" 올리에가 타데안의 뒷목을 내리쳐 버렸다. 시야가 하얗게 변하는 느낌.. 올 리에는 무척이나 기분 좋게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타데안은 한참동안 생각에 빠져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나도.. 슬슬 움직여 볼까?" "...아침에 일리스가 말했던 것을 실천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하.. 하핫! 서, 설마!" "스륵.." 로안느가... 살며시 검을 빼들었다. 칼부림이라도 하려는 기세. 타데안은 머쓱히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 "오랫만에 검이라도 휘둘러 볼까!" "창문을 타고 올라갈 생각이냐?" "그정도 까지는 아냐!" "... 그냥 뒀으면 할 생각이었군." "그, 그건..." 타데안은 뒷걸음질 치다가, 살기를 뿌리고 있는 로안느에게 도망치듯 뛰어 가며 소리쳤다. "검사는 검을 휘두르는 것을 게을리 하면 안돼!" "...누가 뭐라고 했어?" 타데안은 로안느의 대답쯤은 한쪽 귀로 흘려버리고는, 저택의 정원으로 나 왔다. 조금 전, 비가 내려서 공기가 상당히 상쾌하다. 타데안은 거기서 정 말로 오랫만에 검을 뽑아 들었다. 공기중에 상당히 머물러 있던 습기가, 순 간적으로 얼어붙으며 '쩌저적!'하는 소리를 낸다. 타데안은 뽑아든 검을 가 슴께까지 들어올린 다음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합!" 한번의 기합성을 내 지른 후, 숨조차 내쉬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 지는 동작을 하는 사이에, 호흡을 하게 되면 들이쉬고, 내쉬는 그 사이에 움직임이 끊기게 된다. 움직임이 끊기게 되면, 목숨을 건 전투에서는 그것 은 치명적이게 된다. 타데안은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둘렀다. 타데안은 비가 온 다음 검을 휘두르 는 것을 상당히 좋아했다. 무엇 보다도, 검의 냉기에 대기중의 습기가 얼어 붙는 모습이 상당히 보기좋기 때문이다. 찌르고, 베기를 몇번 반복하던 타 데안은 검을 왼쪽 아래로 늘어뜨린 채, 몸을 세웠다. "후우.." 숨을 한번 내쉰 타데안은 다시 숨을 한번 들이쉬었다. 그리고 온 몸에 힘을 꽉 준다음 앞으로 튕겨나갔다. 순간, 타데안이 희미하게 보일만한 속도로 움직이며, 검을 휘둘렀다. '파아악!'하는 대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온 다. "이게.. 아닌데 말이야." 언젠가, 한번 봤었던 일리스의 로크... 뭐였던가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비교조차 되지 않는... 그런 어떤 것. 뭐, 목표가 되는 사람이 가까 운 곳에 있다는 것은 어쩌면 타데안에게는 행운일지도 몰랐다. 타데안은 검을 검집에 꽂아 넣고는 몸을 살짝 풀었다. 역시, 가벼운 운동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할 일도 없는데... 거리나 돌아봐야 겠군." 타데안은 작게 중얼거리고는, 정원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시 장이 이루어진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역시, 사람을 보기 위해서라면 시 장이 최고다. "아줌마! 이거 얼마예요?!" "동전 둘." "여기요!" 시장으로 들어선 타데안은 입구에 있던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하나 사서 옷 에 닦았다. 그리고, 그것을 베어물며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 이 많고 시끄러운 곳이 그에게는 어울렸다. '뭐, 모르지.. 운명적인 만남이라도 있을지.' 타데안은 그런 생각에 혼자서 웃음짓고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한참동안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시장바닥을 걸어가던 타데안은 걸음을 멈추었다. "운명... 적이긴 하군." 타데안은 앞쪽에 걸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 시킨 채, 입을 열 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습. "이봐! 젤..." 타데안은 소리를 쳐 부르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 를 모를 정도로.. 그는 바보가 아니었다.(바보 맞다.) 타데안은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차가운 표 정에, 언제나 그렇듯 남을 아래로 깔고있는 웃음을 약하게 띄운 여자가 타 데안을 돌아봤다. "오랫만이군요. 젤러시안." "타데안군. 안녕?" "놀라지 않는군요?" "어, 어머! 타데안?!" "...일부러 놀랄 필요는 없어." 타데안은 젤러시안에게 던지듯 말하고는 입을 열었다. "프랜실론이 당신에게 너무도 감사한다고 하더군." "그를 만났어?" "그래." "그는 어떻게 됐지?" 타데안은 잠시 젤러시안의 얼굴을 내려보다가 말했다. "죽었어." "하하.. 핫. 역시 바보같은 인간이군." 타데안은 젤러시안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말에 발끈했다. 흥분하지 않기 에는 확실히, 그는 프랜실론을 너무도 좋아했다. "너, 너때문이.. 아니었어?!" "흥. 여전하군. 그 남의 탓으로 돌리는 버릇은 말이야. 인간은 다 그렇지?" 타데안은 검을 뽑아 들었다. 어차피, 젤러시안에게는 확실하게 받아내야 할 빚이 있다. 타데안이 갑자기 검을 뽑아들고 살벌한 분위기를 흘리자, 주위 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그의 곁에서 멀어졌다. 젤러시안은 그런 타데안 을 향해 어이없는 눈빛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잘.. 흥분하는군." "닥쳐! 네게는 받아야 할 빚이 있지." "빚?" "일리스의 일을 잊었다는 거냐?!" "아아. 그애.. 아직 살아있어?" 타데안은 이를 꽉 깨물고 젤러시안에게 검을 휘둘렀다. 젤러시안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타데안의 검을 살짝 피해냈다. 그리고, 그를 향해 가볍게 웃어 보였다. "젠장! 제대로 하란 말이다!" "어머.. 그럴까?" 젤러시안이 다시 피식 웃었다. 그리고, 표정을 바꾸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 봤다. 타데안과 젤러시안을 둘러싸고... 구경하는 사람들. "꺄아아악! 도, 도와줘요!!" 젤러시안이 갑작스럽게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타데안은 잠시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젤러시안은 타데안을 바라보며 웃음을 날리고는 입을 열었다. "바보." "제기랄! 제대로 해!" "어머.. 저같은 숙녀는 칼부림을 못한답니다." 경비병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웃음을 띄우고 있던 젤러시안은 다시 당 황한 표정으로 바꾸고는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오는 경비병들에게 소리쳤다. "꺄아아악! 도와줘요! 절 죽이려고 해요!" 타데안은 검집에 검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젤러시안을 잡아먹을 듯이 한 번 노려보았다. "네놈! 뭐하는 놈이냐?!" 경비병들이 타데안을 향해 창대를 들이밀자, 타데안은 두 손을 들어보이며 저항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경비병들은 젤러시안에게 몇마디만을 물어보고, 그녀를 바로 돌려보냈다. "어, 어이! 이봐!" "네놈은 가만히 있어!" '젠장!' 타데안은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했는지 느끼며, 절실히 후회했다. "흐응.. 정말 바보라니까." 젤러시안은 경비병들의 사이를 빠져나와 거리를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예상 치 못하게 타데안을 만난 것은 정말로 놀랐지만, 타데안의 바보같은 행동에 잘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젤러시안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에릭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지금쯤이면, 에릭이 집에 돌아와 있을 것이었다. 날아갈 수도 있겠지만 역시 다리라는 것이 있는 생물이라 그런 것인지, 그 녀는 걷는 것을 좋아했다. 역시... 꽤나 감상적인 것일지도 몰랐다. 감상적 인 것은 무한히 사는 그녀에게 무척이나 좋지 않은 것이지만... 말이다. "랄랄라..." 급기야, 그녀는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에릭의 집 안으로 들어섰다. 타데안이 라는 바보를 만난 것이 꽤나 즐거웠다. 젤러시안이 에릭의 집 안으로 들어서자, 에릭의 집을 관리하는 노인이 나와 언제나 그렇듯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녀는 그 노인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는 에릭이 있을 방으로 올라갔다. "삐걱!" 방문이 열리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젤러시안은 문을 밀치고 에릭의 방 안 으로 들어갔다. 넓은 방의 양쪽으로 빼곡히 꽂혀있는 책들. 그리고, 그 중 앙에 놓여있는 책상에 걸터앉은 채, 에릭이 한손에 책을 들고 그것을 읽고 있었다. "에릭. 왠지 모르게 느긋한걸?" "음." 에릭은 젤러시안의 목소리를 듣자, 책을 책상위에 엎어놓고 시선을 들어올 렸다. 그다지 급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키리온이... 그녀를 알고있는 일행 이 멀쩡히 수도안에 들어와 있는데도 말이다. "젤러시안." "응?" 젤러시안은 에릭의 부름에 대답했다. 에릭이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입을 열 었다. "해줬으면 하는게 있다." "뭔데?" "두사람.. 을 내일 묶어 뒀으면 좋겠군." 젤러시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묶어 두다니?" "두사람을.. 내일 있을 귀족회의에 나오지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 에릭의 말에 젤러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걸 원한다면... 그런데 누구지?" "가르시드 베르사이드와 키리온 발리엔스." 젤러시안은 몸을 굳혔다. 그리고.. 대답했다. "힘들겠군." "아마도..." 에릭은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계약이다. 너와 나의." "그래.." 계약따윈 가짜야... 라고 젤러시안은 속으로 크게 소리쳤다.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04- 2002/07/11 01:10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9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키리온은 올리에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조금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 니.. 그러니까... "너.. 왜 이렇게 얌전한 척 하는거야?" "어, 어머.. 얌전한 척이라니.." 올리에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입을 가리고 웃는 올리에라니! 무슨 생각 하고 있는거냐?! "그러니까.. 어색해." "....진짜?" "진짜." 키리온의 말에, 올리에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어깨를 살짝 떨었다. 그리 고... 포크로 키리온의 손등을 찍어버렸다. "끄악!" 키리온은 지금 있는 곳이 고급 음식점이라는 것을 상기하고는, 신음성을 가 까스로 크게 내지 않았다. 올리에가... 화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 난 이런 것 따윈 어울리지도 않는 여자다. 이 바보야!" "노, 농담이야! 자, 잘 어울려!" "늦었어! 흥!" 평소의 올리에로 돌아가 버렸다. 올리에는 몇번 거칠게 나이프질을 하다가 키리온의 얼굴을 살짝 올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정말 어울려?" 뭘... 바라는 거냐? 키리온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더이상 거슬 렸다가는 나이프로 손등을 찍어버릴 것 같은 분위기라 입을 열었다. "정말 잘 어울리는걸." "헤에.. 다행이다." 올리에는 기분좋게 나이프질을 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것인지.. 순수한 것 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역시 나쁜 기분은 아니다. 키리온은 피식 웃으며 나 이프질을 하기 시작했다. 키리온과 올리에는 식사를 다 끝내고 기분좋게 식당을 나섰다. 식당을 나서 자, 올리에가 웃으며 말했다. "날씨 좋다.. 그렇지?" "그래." 키리온도 웃으며 대답했다.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평소 무신경했던 것을 반성하며 키리온은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평소 무신경했던 만큼 갚아주자 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으음... 이대로 산책이나 하다가 저녁까지 하고 들어갈까?" "에?" "싫어?" 올리에가 놀라며 반문하자, 키리온은 되물었다. - 정말 둔함 - 올리에는 키 리온의 말에 바닥을 발로 괴롭히며 입을 열었다. "키리온.. 바쁘지 않아?" "아아.. 내일 귀족회의가 있긴 하지만... 아아. 그러고 보니 내일이군. 그 젠장맞을 회의 말이야. 어쨋건 오늘은 한가해." "그러면 좋아." "흐음.. 가실까요? 아가씨?" 키리온의 말에, 올리에는 기분좋게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키리온은 올리에 의 왼쪽 옆을 걸어갔다. 올리에는 왼쪽 앞머리가 내려와 자꾸 거슬리는 듯, 손으로 머리를 치우기 바빴다. '흐음...' 키리온은 걸어가다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점상에 팔고있 는 그저그런 - 분위기 없는 놈 - 머리핀을 하나 샀다. "처음부터 머리를 제대로 하고 나오지 그랬어? 이거라도 하고 있어."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올리에에게 그 핀을 건냈다. "응? 나.. 주는거야?" "그럼.. 너 말고 여기 누가 있어?" 키리온의 말에 올리에는 얼굴마저 붉히며 머리를 핀으로 고정시켰다. '젠장.. 귀엽잖아!' 키리온은 올리에를 바라보다가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피해버렸다. 남들이 보면... 범죄인줄 안다. "가, 가자." "으, 응." 어색한 분위기. 함께 걷는 것 마저도 너무도 어색하다. 처음 만난 사이도 아닌데 말이다. 역시.. 둘다 구제불능이다. "이런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검을 뽑아들다니.." "그러게 말이야. 그렇지만.. 그녀석 정말로 멋지게 생겼지 않았어?" "검도 상당히 특이하던걸. 하얗게 서리가 어리는 걸 보면 말이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키리온에게 들려왔다. 그것을 올리에도 들은 듯, 키리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타데안...." "...이겠지?" 키리온은 그 다음 말을 꺼내지 못했다. 언젠가, 한번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검을 찾으러 가서였을 것이다. 키리온이 아무말 하지 못하고 있자, 올리에가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뒤에건.. 다음에 하자. 어때?" "아.. 미안." "휴.. 가자. 그.. 망할 망아지 녀석을 꺼내와야지. 안그래?" 올리에가 앞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올리에 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이.. 멍청한 녀석.. 바닥에 패대기쳐 줄테다!' 키리온과 올리에는 타데안에 대한 적의에 불타며, 타데안이 잡혀 가있을 만 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고를 치면 어디로 가는지.. 그것은 뻔한 일이 다. 키리온과 올리에는 서슴없이 수도의 안쪽에 있는 치안유지소로 걸음을 옮겼 다. 키리온은 치안유지소 안으로 들어갔다. 병사들이 그를 보고 멀리서 고 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어머.. 여전히 병사들에게는 인기가 좋구나." "흐음.. 글쎄. 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는걸." 키리온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확실히, 그는 자신이 왜 병사들과 기사 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여기..." "키, 키리온 경?!" 유지소 안의 작은 건물 안으로 들어간 키리온이 장부에 무엇인가 적고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자, 그는 놀라서 대답했다. 그러니까.. 키리온은 식인하는 습관은 없다. "아니. 키리온 경께서 왜 이런 곳까지..." "제가 오면 안되는 곳입니까?"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은 말을 끝까지 이어가지 않고는 눈으로 키리온의 등 뒤를 가리켰 다. 건물의 바깥으로.. 지나가던 병사들이 멈추어서서 키리온을 보고 있다. "확실히... 올리에같은 어린애를 구경할 리는 없... 큭!" "...." 그러니까... 여자의 뾰족구두는 엄청나게 아프다. 올리에도... 평소에는 저 런 구두따위 줘도 신지 않으면서 오늘따라 저 구두를 신고 있는 것이다. 아 마도 운이 없는 것 같다. "...섹시.. 울트라... 다이너 마이트.." "흥. 마지막 말은 뭐야?" "휴우.. 일리스가 그럴때 쓰는 말이라고 하던걸?"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을 보고있는 사람에게 입을 열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래하는 거지요?" "공처가.... 아니! 어쨋건 키리온 경. 무슨 일이십니까?" 처음 말이 신경쓰였지만, 키리온은 애써 무시하며 목적을 말했다. "조금전 길거리 한 복판에서 검을 뽑아든.. 멍청한 녀석이 하나 잡혀오지 않았습니까?" "아아. 그 바보녀석 말입니까?" 사실이라... 할 말이 없다. "네. 그 '바보녀석!' 말입니다." "하핫. 임팩트가 들어갔군요. 네. 지금 지하의 감옥에 잘 가둬 뒀습니다." "그.. 바보녀석을 한번 만나볼 수 있을까요?" "하핫. 물론입니다." 그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키리온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건물의 지하 로 내려가자 축축한 공기가 온 몸을 감싸 안았다. "휴우.. 그래도 타데안. 검을 뽑아들 정도였으면 뭔가... 마음 상하지 않았 을까?" "설마..." 키리온은 올리에의 말을 부정하긴 했지만, 타데안이 아무렇게나 검을 뽑아 드는 녀석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이봐! 누구 내려오는거냐?!" 타데안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생각만큼.. 그렇게 축 쳐져있는 것은 아닌 듯 했다. 키리온과 올리에, 그리고 치안유지소의 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대답없이 계 속 계단을 내려가자 타데안이라 추정되는 목소리가 다시 울려퍼졌다. "이봐!! 다른건 다 좋은데 말이야!!" 감옥 안이... 좋다는 거냐? "나는 저 여자 옆방으로 옮겨줘!!" 올리에가... 계단을 도로 올라가려 하고 있었다. 키리온은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 돌아서지려고 하는 몸을 고정시켰다. "죽일테다.. 죽일테다.. 죽일테다.." 올리에가.. 마치 저주를 거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치안유지 소의 장은, 그런 올리에에게 당황한 것인지 타데안에게 당황한 것인지 모를 웃음을 짓고는 걸음을 계속 옮겼다. 얼마쯤 아래로 내려 걸어가자, 즐비한 철창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철창 안에 타데안의 모습이.. 잘 보였다. "여어..." 키리온이 손을 들어올리자, 타데안이 급하게 말했다. "우와! 키리온! 올리에! 날 구해주러 온거야?!" "흐음.. 감옥안이 좋다고 했지? 멀쩡한 것 같군. 우린 이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올리에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렸다. "으아악! 키리온 형님!" 키리온은 타데안의 그 진심어린 아부에도 멈추지 않고 계단을 하나 올라갔 다. "아악! 가지마! 형님! 할아버님!"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으악! 키리온 오빠!!" 키리온은 그 말에 정확히 왼발이 미끄러져, 계단에 정강이를 부딪혔다. 정 강이를 부딪히면,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아프다. 키리온은 잠시동안 다 리를 붙잡고 끙끙거리다가 몸을 돌렸다. 올리에가.. 키리온을 아주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타데 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날 구해줄 생각이 든거야?" "...하아." 키리온은 한숨을 내쉬고는 치안유지소를 관리하고 있는, 그리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입을 열었다. "휴우. 아마도, 그 여자는 저도 이녀석도 잘 아는 여자일 겁니다. 장난을 좀 친 것 같군요." "네?" "아마도가 아니라 확실할 것 같군요. 그리고 또다시 사고를 못치도록 확실 히 단속할테니.... 이번만 그냥 보내주시지요." 키리온의 그 말에 치안유지소의 관리자는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 고 키리온의 얼굴을 한번 올려본 다음 입을 열었다. "뭐, 키리온 경이 그렇게 말하신다면 믿을 수 있겠지요."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 허리에 걸려있던 열쇠로 타데안이 갖혀있던 쇠창 살을 열었다. "내 검은?" "위층에 있어. 두자루 모두." 치안유지소의 관리자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몸을 돌렸다. 타데안이 창살 밖 으로 나오자... 키리온의 뒷쪽에서 조금은 무서운 기운이 뻗어 나오기 시작 했다. "바보. 멍청이. 천하에 눈치없는 녀석. 천하 최고의 바보. 견줄 수 없는 바 보." 올리에의... 저주에 가까운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타데안의 안색이 급도 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바보! 바보! 바보! 바보!" "...으윽! 사실을 그렇게 강조하면 너무 슬프잖아요!" "흥." 올리에는 여전히 화가 안풀린 모양이지만, 더이상 다그칠 의향은 없는 듯 했다. 올리에의 기분이 조금 풀린 것 같자, 타데안은 어느새 풀이 죽었다는 듯이 다시 웃기 시작했다. "하아..." 대책없는 저 성격에 감탄하며 키리온은 올리에와 함께 몸을 돌렸다. 그런 키리온과 올리에를 바라보던 타데안이 입을 열었다. "올리에... 옷이 왜그래요?" "뭐, 뭐가 왜그래?!" "아니... 조금...." 타데안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키리온과 올리에가 입을 열었다. "젠장! 보면 모르겠냐? 보면?!" "맞아!" 키리온과 올리에가 말하자, 타데안은 다시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주먹으 로 손바닥을 탁 쳤다. 이제야 알아채다니.... 눈치없는 녀석. "아! 범죄!" "빠박!" - 마음에 드는 상상을 하세요 - Name : bear Date : 11-07-2002 03:50 Line : 243 Read : 3014 [15] [kid] Story Of Fantasy -205-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05- 2002/07/11 03:40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3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다리의 장딴지가 욱신거리는 느낌. 그리고 팔목의 언저리가 저려오는 느낌. 머리가 쿵쾅거리는 느낌. 세가지의 기분나뿐 느낌이 동시에 들자, 일리스는 스르르 눈을 떴다. 손끝이 저려온다. 이것은 술에 취한 다음 그녀에게 일어 나는 숙취의 한 종류였다. '그러니까...' 키리온과 술집에서 몇가지 이야기를 나눈 것 까지는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 이후로 아주 단편적인 몇개의 단어들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누구의 품 속이었는데 그것이... -나는 실리스를 너무 싫어해.-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여러개의 말들 중에, 저것만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런데... 그것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녀를 안고 있었던 것은 분명히 키리 온이었을 것이다. "아야..." 일리스는 머리가 욱신거림을 느끼고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몸을 일으켰 다. 발목 주위가 심하게 욱신거린다. 역시... 술을 취하도록 먹는 것은 바 보 짓이다. 일리스는 이마를 손으로 짚은 채,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조용한 집 안. 일 리스는 아래층으로 걸어 내려갔다. 아래층 응접실에는 로안느와 라미니아가 앉아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리스. 일어났나요?" "네에.." 일리스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머리속에서 뇌가 고정되지 않고 떨어져 머리안을 굴러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에 일리스는 테이블 위에 길게 뻗어버렸다. "아가씨. 물이라도 가져다 드릴까요?" "고마워요. 케이틴." "천만의 말씀을." 케이틴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리스는 힘겹게 상체를 일으켜 세 워 케이틴에게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무슨 술을 그렇게 마시는거야?" "아아... 나도 몰라요." 일리스는 무책임하게 대답하며, 다시 테이블 위에 길게 뻗어버렸다. 곧, 케 이틴이 차가운 물을 가져오자, 그것을 마시고는 눈을 몇번 깜빡였다. 갑작 스럽게 차가운 물이 몸 속으로 들어가자, 머리가 한번 강하게 욱신 거린 후 조금씩 나아졌다. "키리온과 올리에는?" 일리스는 주위를 둘러보며 질문했다. 로안느는 약간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 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키리온과 올리에는 데이트. 타데안은 그냥 시내를 돌아보러 갔을거야." "네에.." 일리스는 크게 기지게를 쭉 켰다. 그 때, 문 쪽에서 소리가 나며 키리온을 포함한 세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흥! 흥!" 올리에는 뭔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뾰루퉁한 얼굴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키리온 또한 그다지 좋은 기분인 것은 아닌 듯 했다. 오로지.. 타데안만이 여전한 분위기를 흘리고 있었다. "아! 일리스양!! 키리온씨하고 아무일도 없었지요?!" "네?" 일리스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해했다는 듯이 손뼉을 딱 치고는 말했다. "아아! XXX말이군요!" 전원 침묵. 일리스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키리온은 그런 욕구는 없어요." 뭔가 말이 이상하긴 했지만, 일리스는 충분히 선의로 말했다. 모두 놀란 눈 으로, 심지어 올리에까지 눈을 크게 뜨고 키리온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설마..." "키, 키리온..." "하핫! 키리온 임포..." "닥쳐!" 키리온의 신발이 타데안의 얼굴에 적중했다. 키리온은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건장한 25살의 남자를 벌써 죽일 일있냐?!" 일리스는 키리온과 타데안의 대화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았기에, 일리스는 타데안을 향해 입을 열었다. "타데안씨! 그 임포... 가 뭐지요?!" 또다시 일행은 침묵했다. 일리스는 그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숙취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는 타데안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급기야.. 타 데안이 그 눈길을 이기지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뭐예요? 네?" 어린애.. 같은 호기심이랄까? 일리스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이기지 못한 타데안은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 아침에... 서지 않는 거예요!" 타데안의 그 말을 들은 일리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후, 손 뼉을 한번 치고는 입을 열었다. "아아! 그것 말이군요. 후훗.. 난 또 뭐라고. 키리온 걱정하지마!" "응?" 키리온이 반문하자, 일리스는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안서거든." ... 설 리가 없잖아. 일리스의 그 말에 모두들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있을 때, 안쪽의 방문이 열 리며, 가르시드가 걸어 나왔다. "뭔가 조용 너무 조용한 것 아닌가? 젊은이 들은 좀 더 떠들썩 해야하는 거 네."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일리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일리스. 과음은 안된다. 알겠지?" "...네." 일리스는 할아버지의 말에 고개 숙이며 대답했다. 강한 질책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자신을 걱정하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즐거웠는데 노인네가 끼어 분위기를 망쳐버린 것 아닌가?" "절대로 아니예요! 절대로!" "정말 잘 오셨어요!" 타데안과 키리온이 눈물을 흘릴만큼 가르시드를 맞아주고 있었다. 가르시드 는 타데안과 키리온의 그런 반응에 웃음을 짓고 입을 열었다. "허허.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낄 자리, 안 낄 자리 쯤은 구별할 나이라네. 그러니.. 용건만 빨리 말하겠네. 키리온군?" "네." 가르시드의 부름에 키리온이 대답하자, 가르시드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일 귀족회의 라는 것 쯤은 알고 있겠지?" "네. 물론..." "그런데, 내일 귀족회의에 내놓을 의견중 재미있는 것을 들었네." 모두의 시선이 가르시드에게 집중되었다. 일리스는 왠지 모를 불안함에 인 상을 굳혔다. "내일 있을 회의에서 국왕의 간수를 뽑을 거라고 하더군." 그 말에, 키리온과 일리스가 동시에 일어섰다. 그러나, 키리온이 먼저 소리 쳤다. "그건 말도 안됩니다! 말이 간수라고 하지만, 그것은 섭정이지 않습니까?!" "허허. 흥분하지 말게나. 일리스. 너도 앉거라." 일리스는 가르시드의 말에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 아마, 실리스가 이 소 식을 들었다면 얼마나 불안해 할지는 보지 않아도 뻔한 것이다. "결국 귀족들은 너무 오래 억눌려 있었던 게지. 귀족을 억누르는 것이 올바 른 일이긴 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현재 왕위를 이어받을 분이 왕자가 아닌 공주님이라는 것 또한 문제이지." 확실히, 전 국왕이 살아있을 때에는 귀족들을 심하게 억눌렀다. 자잘한 세 금에서 부터, 크게는 국법에 까지. 아마도, 몇십년간 눌려온 귀족이 반발심 을 가지지 않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왕위의 계승자는 누가 보아도 실리스였다. 여왕이라는 것은 전통적으로... 입지가 굳지 못하다. "그렇지만.. 나는 그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네. 전 국왕의 정책이 틀린 것이 아니니 말이네. 키리온 군.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물론 입니다." 키리온이 단호하게 말했다. 일리스는 할아버지가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가르시드 베르사이드. 그런 이름을 가진 일리스의 할아버지는 평소 정치에 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가르시드가 움직이기 시작하 면, 귀족들 중, 누구도 가르시드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전체 의 마법사들 모두의 절대적인 존경을 받는 사람. 그리고 전 국왕마저도 가 르시드에게는 한발 양보하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귀족들이라 해서 틀린 것이 아니었다. "내일은... 그다지 기분좋은 회의는 되지 않을 것 같군요." 키리온은 씁쓸하게 말을 내뱉었다. 가르시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어쨋건 늙은이는 목적을 다 했으니, 이만 사라져 드리겠네. 그리고, 조금 은 내게 방해가 되도록 떠들썩하게 놀아주지 않겠나? 그 편이 방해는 되더 라도 기분은 좋다네." 가르시드는 그 말을 남기고 방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가르시드가 방 안 으로 들어가자,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할아버님은... 널 알고있지?" "...뭐든 알고 계시는 분이니까." 일리스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키리온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휴우.. 그래도 할아버님은 너와 가장 있고 싶으실 텐데." "밤에는.. 어깨라도 주물러 드릴까봐.." 일리스는 웃으며 말했다. "밤에는?" "지금은... 실리스의 얼굴을 한번 보고 와야겠어." "밝힐.. 거냐?" "아니. 아직은... 확신이 선 후에.."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키리온은 '무슨 확신?'이라고 눈으로 묻고 있었지만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Name : bear Date : 12-07-2002 09:34 Line : 282 Read : 2989 [16] [kid] Story Of Fantasy -206-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06- 2002/07/12 07:05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7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실리스는 침대에 한번 누웠다가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누웠다가 몇초 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일어났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바깥을 산책하 고 싶었지만, 빨갛게 부어버린 눈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긴 싫었다. 다시 아리르의 생각이 머리속에 떠오르자, 하염없이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눈물은 마르지도 않는 듯, 그렇게 흘려도 끊임이 없었다. "아아.. 안돼. 안돼." 실리스는 자신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에 앉아 책을 펴 들었다. 이럴 때는 무엇인가에 정신없이 집중해야 했다. 슬픈일을 잊을 만큼.. 아니 절대로 잊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슬픔이 조금이 라도 시간에 희석되어질 만큼... 그 정도만 무엇인가에 정신없이 열중해야 했다. 아니라면... 실리스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실리스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역사책을 펴 들었다. 그리고 잠시간 그 책 의 책장을 넘기며 그것에 집중하다가, 얼마 가지 못해서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아..." 결국 실리스는 단 하루도 아리르를 위해 슬퍼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으흑.." 아리르의 죽음과 자신의 자괴감이 함께 밀려오자, 다시한번 울음이 터져 나 오기 시작했다. 인간은 죽을 때에... 추억이 주마등 같이 스쳐지나간다고 한다. 그러나, 죽지 않아도 충분히 추억은 주마등 처럼 지나간다. 그러나, 그것은 마지막 위안이 아닌, 폐부를 찢어발기는 듯한 고통이 되어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왜.. 왜!" 실리스는 나직하게 소리쳤다. 자신에 대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머리속이 새 하얗게 변하는 느낌. "으아아아!" 자신도 듣기 거북할 정도로 높은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눈앞에 책상에 펴 놓았던 두꺼운 책이 보인다. 그것을 거칠게 집어들어, 옆으로 집어던졌다. "챙그랑!" "으아아아!" 실리스는 소리를 지르다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엉뚱한 화풀이.. 그럼 에도 기분은 전혀 풀리지 않는다. 왜 이렇게.... 자신만 힘들게 하는걸까? 실리스는 책상위에 놓여있는 칼로 손을 뻗었다. 날이 잘 서서, 파란 빛을 흘리고 있다. 실리스는 그것을 천천히 손목에 가져다 대었다. "퉁! 퉁!" "아!" 실리스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놀라서 칼을 떨어뜨렸다. 과일이나 깎을 때 쓰이는 그 칼은 책상위에 떨어져 내렸다. '무, 무슨 짓을..' 실리스는 자신이 조금전 하려 한 일에 너무도 놀라며 이마를 감싸쥐었다. 손목을 긋는다니.. 여지껏 한번도, 꿈속에서 조차 떠올려 본 일이 없는 것 이었다. 그렇지만.... 힘들다. "퉁! 퉁!" 멍하니 있던 실리스는 다시 들려온 소리에 시선을 들어올렸다. 누군가가 방 의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실리스는 얼굴에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자신의 방 창문을 활짝 열었다. "응?" 분명히 누군가 두드린 것 같지만 아무도 없다. 실리스는 이제 환청까지 들 리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왁!" "꺅!" 갑작스럽게 들려온 소리. 그와 동시에 실리스의 눈 앞에 무엇인가 형체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안녕!" 갑자기 나타나 인사를 건네는 사람. 실리스 자신과 너무도 닮은 얼굴이었 다. 머리색과 눈 색깔만 아니면 자신이라 하더라도 전혀 구별할 수 없을 것 이다. "아아.. 음. 너로구나." 실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눈 가를 옷 소매로 문지르고는 뒤로 물러섰다. 자 신을 너무도 닮은 일리스라는 그 여자는 창틀에 팔을 대고 턱을 괸 채, 웃 고 있었다. "실리스. 울고 있었지?" "아, 아니야!" 실리스는 다시한번 눈가를 닦아내고 소리쳤다. 일리스는 그런 실리스를 바 라보다가, 방 안쪽을 한번 둘러보고 입을 열었다. "헤에... 실리스도 꽤나 히스테릭한 면이 있었구나. 같이 살아보지는 않아 서 눈치를 못 챘네." 만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인지, 실리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일리스를 쳐다봤다. 그런 그녀의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일리스는 가만히 웃고 있다가, 창문을 뛰어넘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슬플 때는 잠에 빠져드는 것이 제일 좋아. 한껏 울고나서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면 꿈조차도 꾸지 않거든." 일리스의 말에, 실리스는 일리스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 다. "누가 울었다는 거야?!" "실리스가." 너무도 가차없는 대답에, 뭔가 반박할 거리를 찾지 못했다. 일리스는 마치 자신의 방인 듯, 천천히 방안을 한바퀴 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 "여전히 어려운 책들은 좋아하네." "...여전히?" 실리스는 다시 일리스의 말에 의문감을 표했다. 그러나.... 일리스는 평소 의 실리스와 거의 맞먹을 정도로 마이 페이스였다. "답답하지 않아?" "그게 아니라.." "밖에 나가자." "저기..." "좋아! 가자!" 실리스의 의견은... 전혀 무시되고 있었다. 그러나 실리스도 일리스에게 이 끌려 문 밖으로 나가면서, 거부하지 않았다. 어쩌면, 누군가가 찾아와서 이렇게 어딘가... 왕성 안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자는 말을 건네주기를 너 무도 바라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응? 저건.. 뭐야?" "으음.. 안들여 보내 주기에.." 실리스는 바닥에 엎어져 있는 경비병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뭐, 요즘 들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던 지라... 쓰러져 있는 모 습을 보고는 혓바닥을 쑥 내밀며 말했다. "쌤통이다!" 실리스의 그런 말을 들은 일리스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면서도 실리스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푸웃.. 하하하.." 뭐가... 웃긴건지 전혀 모르겠지만, 결국 실리스의 행동을 보고 웃는 것이 분명했다. 그 덕에 실리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붙잡는 경비병들을 무시하고, 왕성의 밖으로 나온 일리스는 실리스의 손을 여전히 잡은 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정말 한참을 걸어가다가, 실리스조차,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를 때가 될 때쯤, 일리스는 걸음을 멈추 었다. 그리고, 그녀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가 지금 어디가고 있는거지?" "....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쩌자는 거야?!!" 실리스는 일리스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일리스는 실리스에게 맞은 뒷 머리를 쓰다듬다가, 손가락으로 소리를 냈다. "역시 사람이 없는 곳이 좋겠지?" ...이번에도 실리스의 대답은 듣지 않았다. 그리고 실리스의 손을 잡고 끌 고 가듯이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다가, 커다란 마굿간 안으로 들어간 일 리스는 주인과 말 몇마디를 나누고는 말을 빌려왔다. "뭐.... 하려고?" "당연히 타려고." "탈 줄.. 꺄악!" 실리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리스가 말 위로 올라가, 실리스를 자신 의 앞으로 끌어다 올렸다. "자세가.. 미묘하잖아." "헤에.. 타데안씨의 말로는 그림이 되니까 용서가 된데. 걱정하지마." ...실리스는 그 말에 납득해 버리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일리스는 그런 실리스를 보고는 말의 배를 걷어찼다. 말이, 빠른 속도로 시내의 길을 달려 가기 시작했다. 넓은 시내의 길을 한참동안 달려서, 수도의 안을 빠져나왔 다. 내일 있을 귀족회의에 나오는 귀족들이 본다면 뭔가 엄청난 잔소리를 쉴 세없이 늘어놓을 테지만... 왕성 안에 갖혀 있을 때보다는 훨씬 좋은 기 분이다. "이히히힝!" 말의 울음소리와 함께, 수도의 성벽이 작게 보일정도로 떨어진 거리에 오 자, 말이 멈추었다. 말이 멈추자, 일리스는 말 위에서 뛰어내린 다음 실리 스가 내려오는 것을 도와주었다. 이건 완전히.... '남자와 여자 같잖아?' 실리스는 약간은 거북함을 느끼며 바닥에 내려섰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것 을 메몰차게 거절하고 싶지만, 일리스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그것이 마음대 로 되지 않는다. 순수한 호의이니 말이다. "비가 온 다음이라 상쾌하지?" "그래." 실리스는 비가 온 다음이라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수도의 성벽을 바라봤다. 마음속에서 뭔가 울컥하는 것이 느껴진다. 일리스는 그런 실리스를 바라보 다가, 시선을 앞쪽으로 던지며 입을 열었다. "사랑하는 남자가 죽었지." "뭐?!" "아버지가 죽었지." "...." 실리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일리스를 바라보았다. 일리스는 약 간은 착잡한 듯한 눈빛으로 왕성쪽을 바라보고 있다가, 실리스에게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키워준 어머니가 죽었지." "그래서?!" 지금은 아리르의 일만으로도 충분히 머리속이 꽉 찬 느낌이다. 그런데... 왜 잊고 싶은 것들을 한번에 일깨우는 것일까? 악의는 보이지 않는데 말이 다. "...뭐가 가장 슬펐어?" "이익!" 실리스는 그대로 손을 들어 그대로 일리스의 뺨을 향해 휘둘렀다. 일리스는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짝!" 뺨 때리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일리스는... 일부러 맞아준 것 같았다. 그런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실리스는 사과하지 않았다. 한번에 떠오 르기 시작하는 기억들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몸을 돌려 왕성쪽을 바라보며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꾹 참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여기는 사람도 없어. 울고 싶지? 울어." "내, 내가 왜 울어야 하는데?" 실리스의 대답에 일리스는 실리스의 어깨를 잡고 그녀의 몸을 돌렸다. 그리 고 실리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왜.. 냐니? 슬프니까. 우는데 그 이상의 이유가 필요한건가?" "그런... 어라?" 실리스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얼굴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고 의 아해 했다. 일리스는 그런 실리스의 머리를 가슴으로 안고는 입을 열었다. "공주도, 여왕도 사람이야.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누구도 아무말 할 수 없 어. 아리르도... 그러길 바랄거야." "으윽... 으아앙!" 결국 울음이 터지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실리스를 가슴에 안은 채, 나직히 중얼거렸다. "여자라는 건... 이럴 때 빌려줄 가슴이 너무 좁아.." 일리스가 실리스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Name : bear Date : 13-07-2002 04:54 Line : 236 Read : 2592 [17] [kid] Story Of Fantasy -207-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07- 2002/07/13 03:36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19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로안느는 손을 위로 쭉 뻗었다. 이렇게 할 일이 없는 날이 계속되면 정말로 몸이 썩어버릴 것 같았다. 지금.. 마치 폭풍전의 고요라는 듯,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다. 조금 전 들어온 일리스는 조금 기분이 가라앉은 것 같지만, 기분이 나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로안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할 일이 없어 멍하니 거실의 의자에 앉아있는 라미니아에게 시선을 돌렸다. 정말로 몇시간 동안인지 모를 정도로 오래, 라미니아는 저 자세 그대로 앉아 있었다. 숨을 쉬느라 가슴이 조금 들썩이 는 것이 아니면 잘 만든 인형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라미니아?"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다. "라미니아.... 라미니아!!" "네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라미니아가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그 방긋 웃는 모습 에, 로안느는 입을 열었다. "뭐... 하는 거예요?" "음.. 지금 뭐하는 거냐고 물어봐도..." 라미니아는 고개를 한쪽으로 축 늘어뜨렸다가, 다시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 다.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가 말씀 드릴 수 있겠군요." "그러면... 지루하지 않나요?" "지루?" 로안느의 질문에 라미니아는 다시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지루하다니.. 그건 어떤 개념이지요?" "그러니까.. 뭐랄까.. 움직이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거나..." 확실히 느낀 것이지만, 로안느는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말재주는 없다. "아! 할일이 없어서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감의 일종인가요?" "아니.. 그런 것이..." "그런 것은 느껴본 일이 없답니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뭐랄까.. 기본적인 문제예요. 그러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설명할 단어가 없다. 로안느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아니예요. 지금 한 말은 잊어주세요." "네에." 라미니아는 그 말을 끝으로 생각에 잠겨 버렸다. 로안느는 정말로 지겨워져 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층으로 올라간 로안느는, 일리스의 방문 앞에서 멈춰서서 문을 두드렸다. "일리스. 자니?" "아니요." 일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로안느는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쪽에, 창문쪽에 서있던 일리스가 들어선 그녀를 돌아봤다. 아직은 해가 떨어지기 전이라, 일리스의 얼굴이 잘 보였다. "기분이 상당히 좋아보이네?" "네에.. 음.. 그러니까 잘 모르겠어요." 뭔가 상당히 고민한 다음 말하는 것 같다. 로안느는 방의 침대에 털썩 주저 앉으며 입을 열었다. "뭔가.. 여기 알스엔으로 들어오면서 상당히 지루해져 버렸는걸." 로안느의 말에 일리스가 살짝 웃음을 지었다. 남성과 여성의 미의 기준이 틀리다.. 라는 말을 하지만, 결국에 그 끝은 똑같다는 것을 로안느는 절실 히 느끼고 있었다. 이제 지려하는 태양을 등진 일리스의 웃는 모습은 정말 그림으로 그려 영원 히 남기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응? 그.. 입술은 왜 그래?" "아아... 이것.." 일리스는 나직히 말하고 자신의 왼쪽 입술에 손을 가져갔다. 약간 찢어져 흘른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힘껏 맞았으니까.." "맞아?" "으음... 맞아야 되는 소리를 했거든요. 그 편이 나을 거라는 생각에..." 일리스의 말이 뭔가 이해되지 않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일리스는 자신 의 얼굴에 상처가 생긴 것도 기쁜 듯, 창틀에 걸터 앉아 웃음을 지었다. 봐 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저 웃음은. "로안느... 지루하다고 했지요?" "음. 아아... 나는 운동계니까 말이야." "아아... 그렇군요." "...납득할 필요는 없어." 로안느의 나직한 중얼거림을 들은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 다. "로안느.... 심심하지요?" "아아.. 뭐, 거짓말 할 필요는 없겠지. 솔직히 말해서.. 무지하게 심심해." 로안느의 그 말에 일리스는 입을 열었다. "음.. 그럼 이렇게 해봐요. 자자. 일어서서." 일리스의 그 말에 로안느는 일어섰다. 로안느가 일어서자, 일리스는 입을 열었다. "자.. 로안느. 로안느가 머리를 옆구리에 끼고 있어요. 이렇게." 일리스가 옆구리에 뭔가 낀 모양을 하자, 로안느도 엉겁결에 따라했다. 일 리스는 그런 로안느를 보고는 그 자리에서 달리는 모양을 했다. "자.. 그리고 로안느가 길을 달려가고 있어요." "음.." 로안느가 달려가는 포즈를 취했다. 일리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달려요. 계속 달려요.... 그러다가.. 산 과일을 찾아서 먹어요." 일리스는 그 말을 하며 공중에서 뭔가 낚아채는 시늉을 하고는 손을 입에 가져갔다. 로안느도 엉겁결에 공중에서 뭔가 따는 시늉을 하고는 손을 입에 가져갔다. 그 모습을 본 일리스는 갑자기 씩 웃고는 입을 열었다. "로안느...?" "음?" "로안느의 머리는 거기 있었던 건가요?" ...뭔지 깨달아 버렸다. "아니..." "바보. 아하하.. 바보오오오오.." "에코는 빼!" 로안느는 일리스의 이마를 쥐어박았다. 일리스는 살짝 웃음을 흘리고는 입 을 열었다. "나...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요." "에엣?!" "음... 로안느를 만나기 훨씬 전에.. 좋아하던 남자."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창틀에 기대 앉았다. 로안느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그런 일리스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일리스.. 네가 좋아하는 남자면.. 뭔가.. 엄청날 것 같은걸. 폴리모프한 드래곤이라거나.." "후훗.. 아니요. 그냥, 너무 평범해서.. 사람들 사이에 섞인다면 찾아낼 수 없는 그런 사람이요." 로안느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일리스만큼 특이 한 아이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까? "그렇게 평범하면.. 뭐가 좋은거야?" "글쎄요... 저도.. 그걸 모르겠어요. 그남자.. 뭐가 좋은걸까나.. 하고 몇 번씩이나 생각해보고, 고민도 해보지만 말이예요." "그런데?" "결론은 언제나 어떻게 되도 좋다.. 예요." 일리스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나 평범한 것도... 가끔씩 내 가슴을 훔쳐보고는 얼굴이 빨갛게 변하 는 것도... 말이예요. 결국은 좋다는 거예요." 로안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타데안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실리스도 정말로 좋아해요. 정말로 너무도 좋아서, 지금 잠시 실리스를 만나고 온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느낌이예요." 로안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리스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참.. 웃기지요. 실리스한테는.. 내걸 다 주고 싶지만, 그 남자한테는 받기 만 하거든요. 뭐든지 받아요. 위로도 받고, 사랑도 받고, 선물도 받고." 실리스는 잠깐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실리스한테 내 것을 주는 것도 너무 기뻐요. 그리고, 그 남자한테 받는 것 도 정말로 기쁘지요." 실리스는 얼굴에 기쁨이 들어있지 않은 웃음을 짓고는 이야기 했다. "결국은... 양다리라는 소리예요. 어때요? 나 정말 인간이 못됐지요?" 로안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와서.. 위로의 말을 던져봐야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자신의 위로가 먹혀들지 않을 것은 뻔했다. "그런 얘기를.. 왜 내게 하는거야?" 로안느는, 차라리 듣지 말았으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기분으로 말했다. 일리스는 역시 웃으며 대답했다. "지루하다고, 심심하다고 했잖아요.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그렇지 않아요?"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웃기지 않는다. 로안느는 침대에서 일어나, 일리스에 게 다가가, 그녀를 살짝 끌어안고는 입을 열었다. "지금은.... 괜히 이방에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있어." "영양가 없는 생각이군요." 일리스의 그 말에, 로안느는 몸을 돌려 방의 밖으로 걸어나갔다. 아래층으 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올라오는 타데안과 마주쳤다. "하아.. 너도 참..." "음? 뭐야? 아줌마. 드디어 갱년기냐?" "너도 참 불쌍해.." 로안느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로안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타 데안을 지나가며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일리스는 불쌍하다 못해 애처로워." 로안느는 체육계였다. 저런 생각에 잠겨버리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다. Name : 쎄쎄쎄 Date : 13-07-2002 09:39 Line : 244 Read : 2347 [18] [kid] Story Of Fantasy -208- -------------------------------------------------------------------------------- Ip address : 211.229.64.203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Q31246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아침이 어슴프레하기 밝아와, 침대의 언저리 부분을 살짝 밝혀오자, 올리에 는 눈을 떴다. 머리속이 멍한 것이 그다지 개운하지 않았다. 올리에는 비틀 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와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조금은 이른 시간인 것인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거실을 가로지른 올리에는 욕실 안으로 들 어갔다. 찬물로 얼굴을 씻어 잠을 몰아내고는 밖으로 나왔다. 아침에 불어 오는 바람이 꽤나 선선했다. "벌써 일어난거냐?" "응." 키리온이 위층에서 내려오며 말을 걸자, 올리에는 웃으며 대답했다. 기분좋 게 머리를 닦으며, 거실의 의자에 앉은 올리에는 자신의 맞은 편에 앉는 키 리온에게 입을 열었다. "왠일이야? 이렇게 일찍?" "뭐, 가끔씩 일어나는 변덕이라고 할까?" "그 변덕 좀 자주 일어나면 좋겠는데?" 올리에의 말에 키리온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남이 들으면 나는 구제불능의 잠꾸러기로 알겠어." "...사실이잖아." "...어이. 어이." 키리온은 웃으며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기대었다. 잠시, 천장을 올려다 보 던 키리온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오늘 있을 귀족회의.. 잘 넘어갔으면 좋겠군." "음.. 뭐, 너도 있고, 가르시드 할아버님도 계시니까." 기사들과 일반 병사들에게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지지를 받는 키리온 과, 노 귀족들을 거의 한 손에 쥐고있는 가르시드가 반대한다면, 분명히 그 것은 성사되지 못할 것이었다. 그다지, 심각히 고민할 필요가 없다. "괜찮아. 괜찮아." "뭐, 그렇게 들으니까... 괜찮은 것 같기도 하네." 키리온의 그 말에, 올리에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키리온은 저렇게 보여도 가끔씩 꽤나 어린아이 같은 면을 보이곤 한다. 지금 같이 말이다. 올리에는 그런 키리온의 어린 행동에 입을 열었다. "괜찮아. 이 말이 듣고 싶었던거야?" "아아. 어쩌면 말이야. 나 자신만이 확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은 확인하고 싶었거든." "다행이지." "그래." 키리온의 대답에 올리에는 한껏 웃음을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려고?" "아아. 신전에 가보려고. 그래도 나 명색이 신관이잖아." "뭐, 그렇게 되나?" 올리에는 키리온의 말을 들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신관의 옷으로 갈아입고, 거울을 한번 본 다음 머리 손질을 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손 보 는 사이, 바깥이 조금 떠들썩 해지는 것이, 다른 일행이 일어난 것 같았다. "필살!! 난간타기!" "하지마!" "우와앗!" "우당탕!" 확실히... 시끄럽다. 올리에는 머리 손질을 하며 눈앞을 가리는 머리를 몇 번이나 귀 뒤로 넘겼다. 그러나, 그녀의 성격을 닮은 듯, 그 머리는 끝까지 그녀의 눈 앞 자리를 고집했다. "하아..." 올리에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어제 키리온이 사준 머리핀에 시선이 닿았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짓고는, 올리에는 그 핀으로 머리를 고정시켰다. 거울을 아무리 쳐다봐도, 그다지 눈에 띄는 핀 은 아니지만,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 가 볼까?" 올리에는 혼자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거실에 는 이미 일행이 모두 내려와 떠들썩하게 모여 있었다. 타데안은 바닥에 머리부터 들이받은 채, 넘어져 있었고, 로안느는 그런 타 데안의 등을 지긋이 밟고 있었다. - 두사람의 관계가 심히 의심된다 - 라미 니아는 언제나 그렇 듯이 의미없는 시선을 공중으로 던지고 있었다. 키리온 과 일리스는 뭔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 했다. "키리온. 나 갔다가 올께." "음. 안 나간다." "응." 원래 키리온의 성격이 저런 것이다. 올리에는 언젠가는 따라 나오도록 길들 여야지.. 라는 생각을 품으며 저택의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른 아침시간이 지만, 저택의 정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가르시드의 모습을 볼 수 있었 다. "할아버님. 좋은 아침이예요." "허허. 좋은 아침이네. 신전에 가시는 길인가?" "네에." "조심해서 가시게나." 가르시드는 올리에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 주고 그녀를 스쳐 지나갔다. 언제 나 만나뵈어도 느낌이 좋은 분이다. 저런 사람의 손에서 컸기에, 일리안이 그런 성격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올리에는 기분좋게 저택을 나섰다. 그리고, 비올리스트의 신전이 있는 방향 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올리스트의 신전은 가는 길에 커다란 시장을 지나야 했다. 올리에가 지나가자, 시장의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기 시 작했다. "어어? 올리에잖아? 이봐! 올리에!" "네네." "한동안 안보이더니.. 요즘 잘 지내지?!" "네네." "이야! 올리에. 얼굴색이 너무 좋은데..." "걱정해 주신 덕분에요." "드디어 그 망나니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냐?!" "네네... 가 아니예요!!" 올리에는 발끈해서 소리치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사람들은 왠지 은근 히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하.. 짖꿎기는 정말." 그러나, 그다지 기분 좋은 장난이었기에, 올리에는 그 이후에 들려온 인사 에도 계속 답하며 시장을 지나쳤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었지만 시장을 한번 가로지르면, 산길을 오르는 것 보다 더 힘들었다. 비올리스트의 신전은 수도의 북동쪽, 아직은 계간되지 않은 산의 위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 신전도.. 어지간히 가난했나봐..' 굽이굽이 뻗어있는 산길을 볼 때마다, 올리에는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등 반을 위해 올리에는 심호흡을 몇번 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산 위에 있다고 해서 뭐든지 다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인적이 없었기 에 동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올리에는 가끔씩 자신이 걸어가는 길 을 가로지르는 동물들을 보고 가끔씩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그렇지만... "역시 너무 높잖아!!"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라고 속으로 한껏 소리친 올리에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이미 여름은 지나가 덥지 않은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이 높은 산을 올라가는 것 만으로도 땀이 흘렀다. "아아.. 한녀석이라도 내려와서 말상대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어머. 그것 제가 해드릴까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 올리에는 그 목소리에 잠시 몸을 흠칫 떨었다가, 천 천히 뒤로 돌았다. 푸른색의 머리를 가진 여자가, 올리에의 뒤에서 그녀를 웃는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오랫... 만이군요." "어머나. 타데안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네요? 너무 천편 일률적이면 재미없 지 않나요?" "그런 것 따질 시간따윈 없겠지요?"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모았다. 그와 동시에 젤러시안은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뭔가 하려고 하면 아마 이 검이 먼저 당신의 목을 가를 거예요. 뭣 하다면 실험해 봐도 좋아요. 저는 일리안보다 느리지 않을 자신은 있답니다." 올리에는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여기 서 도박을 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래서?" "아아. 저는 당신이 그 저택에서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를 상당 히 고민했다구요. 저의 노고도 조금만 사 주시겠어요?" "그 따위 것... 알게 뭐야?" "신관이면서.. 입이 험하네요." 올리에는 이빨을 꽉 깨물었다. 정말로... 일리안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걸 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젤러시안의 손이 흐릿해졌다고 느꼈다. 그리고 어느새 목에 검이 들이대어져 있었다. "만족 했나요?" 젤러시안의 말에, 올리에는 별 수 없이 고개만을 끄덕였다. 무엇 때문에 이 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하면 키리온을 당장에 불러낼 수 있을까.. 를 상당히 고민해 봤는 데, 역시 당신이라는 미끼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 같더군요." "무슨..!"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배에 강한 충격이 왔다. 눈앞이 흐려지는 느낌... 올리 에는 그 자리에서 스르륵 무너졌다. 필사적으로 정신의 끈을 놓지 않자, 젤 러시안이 입을 열었다. "당신을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일은 없는데 운이 좋았 군요." 올리에는 바닥에 넘어진 상태로 젤러시안을 향해 손을 뻗었다. "좋은 꿈을 꾸도록 하세요." 그 말의 끝자락을 아득하게 붙잡은 채, 올리에는 정신을 잃었다. "휴우. 그래도 좀 아슬아슬 했나?" 젤러시안은 바닥에 축 늘어져 있는 올리에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젤러시안은 베르사이드 가의 저택에 숨어들 각오마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올리에는 스스로 그 저택 에서 걸어나와 이런 인적이 드문 산 속으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그럼.. 시작해 볼까?" 젤러시안은 올리에를 가만히 내려다 보다가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검을 거칠게 휘둘러 올리에가 입고 있는 옷을 엉망으로 찢어버리기 시작했다. 적 어도 신관이라는 것을 옷으로 알아볼 수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만하면.. 됐나?" 젤러시안은 올리에가 입고있는 옷을 이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어버렸 다. 그것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자, 젤러시안은 올리에를 들쳐 메고는 일 어났다. "파악!" 공기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젤러시안의 몸이 위로 날아올랐다. 등 뒤로 새 빨간 날개가 뻗어 있었다. 젤러시안은 땅에 서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 지 못할 정도의 높이까지 떠올랐다. 그리고 수도의 바깥쪽을 향해 빠른 속 도로 날았다. Story Of Fantasy Name : 쎄쎄쎄 Date : 13-07-2002 10:35 Line : 272 Read : 2718 [19] [kid] Story Of Fantasy -209- -------------------------------------------------------------------------------- Ip address : 211.229.64.203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Q31246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젤러시안은 수도의 바깥쪽으로 나가 인적이 드물어지자, 빠르게 아래로 내 려갔다. 이렇게 하늘에서 자유낙하를 하는 기분을 젤러시안은 꽤나 즐겼다. 그리고, 바닥이 급격히 가까워지자, 붉은 날개를 펼쳐 속도를 급격하게 줄 였다. "파아악!"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젤러시안은 바닥에 내려섰다. 알스엔같이 커다란 도시는, 보통 성 안쪽에만 사람이 살지 않는다. 오히려 바깥쪽에 사람들이 더 많이 산다. 성을 경계로 치안의 상태가 상당히 달라 지기 때문에, 성의 바깥쪽에는 불법적인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젤러시안은 그 불법적인 일 중, 하나를 하기 위해 눈 앞에 보이는 집 안으 로 들어갔다. 집 안에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책상 앞에 앉아 안으 로 들어온 젤러시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소?" "여긴 인간을 사고 파는 곳.. 아니었던가?" "제대로 찾아오셨소. 여기가 그런 곳이지." 그 남자는 그렇게 대답하며 소름끼치는 웃음을 지었다. 그 소름끼치는 웃음 을, 젤러시안은 차가운 웃음으로 맞아주고는 입을 열었다. "이 여자를 팔고 싶어서 말이야."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어깨에 들쳐 메고 있던 올리에를 바닥에 내려 놓았다. 찢어진 옷 사이로 새하얀 피부가 보이자,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는 벌떡 일어나 올리에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얼굴을 들이대고 올리에의 몸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올리에의 몸을 쳐다보던 남자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평민이 아니군." "언제 그런걸 신경쓰며 이런 일을 했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혹시 신관 아닌가?" 젤러시안은 속으로 예리한 놈이라고 욕을 퍼부었지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야." "뭐, 신관이라도 상관없긴 하지. 이 정도로 귀여운 여자애라면 말이야. 버 진이지?" "확실히." 젤러시안의 말에 남자는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올리에를 살짝 안아 서 집의 안쪽으로 들고 들어갔다. 안쪽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젤러시안이 잠시 기다리자, 남자가 곧 묵직해 보이는 주머니를 가지고 나왔 다. "받아라." "필요없어." 젤러시안의 그 말에, 남자는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얼굴을 굳히고는 입을 열었다. "밀고할 생각이냐?!" 그 남자가 그렇게 소리치자, 바깥쪽과 안쪽에서 사람들이 몰려 나왔다. 젤 러시안은 이런 것들은 예상하고 있었기에 아무런 동요도 없이 웃음을 지었 다. 그리고 눈 앞의 남자에게 입을 열었다. "밀고 따위는... 하지 않아. 그리고 그 검들.. 치워라. 죽기 싫다면." 젤러시안의 차가운 말에, 젤러시안을 둘러쌌던 사람들이 움찔거렸다. 젤러 시안은 주저하지 않고 검을 뽑아, 오른쪽에 있던 남자의 손목을 잘라냈다. "으아아악!" 피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비릿한 피냄새가 퍼지자, 다치지 않은 사람들이 그제서야 상황을 눈치챘다. "이.. 미친 여자가!!" "움직이지 마." 젤러시안은 그 말과 함께 손 위의 불덩어리를 잘 보이도록 위로 들어올렸 다. 둘러싼 사람들은 더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마, 마법사다!!" 보통 인간에게 마법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로 보기 힘든 것중에 하나다. 그 런 만큼 그 효과는 상당히 크다. "뭐, 뭘 바라는거...요?" 급하게 바꾸는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적당히 타협을 보기로 한 젤러시안은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가 지금 팔아넘긴 여자... 앞으로 3시간 이내에는 절대로 건드리지 마 라." "무슨 소리요?" "내 요구는 그걸로 끝이다. 어길 시에는..." 젤러시안이 불덩이를 위로 한번 던졌다가 받아냈다. "나는 어중간한 마법사가 아니야." 눈 앞의 남자가 식은 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젤러시안은 여전히 불 덩이를 손 위에 올려놓은 채, 건물의 밖으로 빠져 나갔다. "흥.. 어설픈 동정심인가?" 젤러시안은 자기 자신에게 비웃음을 날렸다. 그리고 천천히 성의 안으로 들 어갔다. 알스엔 시의 성 안은 상당히 넓기 때문에, 젤러시안의 걸음걸이로 목적지 까지 걸어가는 데에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젤러시안은 한참동 안 걸어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 주저 앉았다. 이제... 기다리기 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 이제 슬슬 나가볼까?" 키리온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슬슬 귀족회의인지 뭔지 그런 것을 시작할 시간이 된 것이다. 키리온은 집 밖으로 나가며, 거 실에 앉아있는 일리스에게 입을 열었다. "일리스!" "응?" 일리스는 눈을 크게 뜨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키리온을 바라봤다. 가끔씩. . 저런 표정을 보일 때는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키리온은 얼굴을 붉힌 채,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올리에가 나보다 먼저 돌아오면, 오늘 저녁은 나하고 먹자..라고 전해 줘. " "흐응...." "분명히 전해야 된다!" "알았어." 키리온은 일리스의 대답에서 왠지 불안한 감정을 느끼고는 집 밖으로 나갔 다. 정원에는 가르시드가 아직 귀족회의에 나갈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정원 손질을 하고 있었다. "할아버님. 슬슬 준비할 시간이지 않습니까?" "허허.. 그런가. 그렇지만 하던 일은 마저 끝을 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먼저 가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리하게나." 가르시드는 기분좋은 얼굴로 웃고는 다시 정원 손질을 하기 시작했다. 가끔 씩 느끼는 것이었지만, 가르시드도 조금은 마이 페이스 적인 면이 없지 않 아 있었다. 키리온은 그런 가르시드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음을 짓고는 밖으로 걸어 나 갔다. 어쨋건 오늘 회의만 잘 끝난다면, 어제 올리에에게 사주지 못한 저녁 을 사줄 생각에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후아아암.." 잠이 부족한 것일까? 키리온은 크게 하품을 한번 하고는 눈물이 조금 새어 나온 눈을 비볐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넓은 광장에, 익숙한 얼굴이 보 였다. "안녕! 키리온." "... 그다지 안녕하지는 못하군. 젤러시안." "어머.. 오랫만에 만났는데 그렇게 매정하면 안돼." 젤러시안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키리온에게 다가왔다. 키리 온은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입을 열었다. "멈 춰!" "어머... 후회할 텐데?" 젤러시안은 키리온과 거리를 유지한 채, 더 다가오지 않고 걸음을 멈추었 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조금은 의아한 시선으로 키리온과 젤러시안을 바라 보기 시작했다. "정말.. 멈출까?"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냐?!" 키리온은 그말과 함께 등 뒤의 검을 잡았다. 왕성에 갈 때는 보통 가지고 가지 않았다. 하지만, 특이한 변덕에 검을 들고 나온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 다. "어머.. 숙녀에게 난폭하게 폭력을 휘두르려 하는 거야?" "나보다 강한 녀석은 숙녀가 아니야." "그럼.. 뭔데?" "라이벌. 혹은 적. 둘중에 하나지." 키리온의 그 말에, 젤러시안은 입을 가리고 웃기 시작했다. "후후.." "...." "일리안도 라이벌이야?" 젤러시안의 말에 키리온은 대답하지 않고 검의 손잡이를 잡은 채, 신중을 기하고 있었다. 키리온은 분명히 젤러시안과 싸워본 일이 있었다.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젤러시안과 싸워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 때도, 일리스가 끼어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 지 모르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건가?" 키리온의 질문에 젤러시안은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난 네게 소식을 하나 전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온 건데 말이야. 너무 매몰 차게 대하는걸?" "그럼.. 소식만 전하고 사라져 버려." "흥. 재미없는 녀석."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들고있던 것을 키리온에게 던졌다. 엉겁결 에 그것을 받아든 키리온은 젤러시안이 던진 것을 보고 몸이 굳었다. 이것 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어제... 자신이 산 것이니까. 자신이 사서.. 올리에에게 준 것이니까. "그 아가씨.. 지금은 아마 위험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운명적인 로스 트 버진의 순간일지도. 후훗.." "뚜둑!" 키리온의 손에서 머리핀이 부서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젤러시안에게 다가 가, 젤러시안의 앞섶을 잡았다. "어디냐?!" "어머... 공짜로 말해달라는거야?" 키리온은 그 말에 서슴없이 검을 뽑았다. 그리고 젤러시안의 목에 검을 들 이대며 입을 열었다. "네 목숨과 교환이다." 키리온의 그런 위협에도 젤러시안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너 정도로... 날 죽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닥치고 어디인지 말이나 해!" 가슴이 두근거린다. 키리온은 머리속까지 어지러워 지는 것을 느끼며 젤러 시안의 목에 검을 더욱 가져갔다. 눈에 핏발이 선 듯, 눈이 따끔거린다. 속 에서 끓어오른 무언가가 참지 못하고 입 밖으로 튀어나갔다. "말하란 말이다!!"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몇 걸음쯤 물러나게 만드는 커다란 소리. 젤러시아는 인상을 찡그리고 귀를 막고는 투덜거렸다. "부탁하는 주제에 큰소리는. 서쪽 성문 바깥쪽으로 나가서 왼쪽 세번째 블 럭에서 직진. 다시 두블럭을 가서 오른쪽으러 꺽은 후, 세번째 집." 젤러시안은 마치 인심을 쓴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는 씩 웃었다. 키리온은 이를 꽉 물고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 이상으로 나온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어. 흐응... 그런데 여기서 나와 노닥거릴 시간이 있을까?" 젤러시안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젤러시안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네놈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그래도 상관 없지." 젤러시안은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였다. 키리온은 주먹을 꾹 쥐고 검을 다 시 꽂아넣고는, 서쪽을 향해 힘껏 달렸다. '저녁... 산다구! 내가 산단 말이다!' Name : bear Date : 14-07-2002 04:12 Line : 347 Read : 2294 [20] [kid] Story Of Fantasy -210-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10- 2002/07/14 03:14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4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키리온은 정신없이 내달렸다. 사람이 모여있는 광장을 직선으로 가로지르며 소리쳤다. "젠장!! 비켜!" 평소라면, 이런 사람이 많은 곳을 절대로 헤치고 다닐 키리온이 아니었다. 그러나, 일이 일인만큼 주위의 시선따위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키리온은 광장의 사람들을 헤치고 지나가,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달렸다. 오늘 따라... 길이 너무도 꼬여있다고 느꼈다. "제길... 올리에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달리면서 말을 하는 건 숨이 가빠지게 만든다. 그러나, 속을 끊을 듯한 불 안감에,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이대로 알스엔의 서쪽 문을 향해 달려간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랐 다. 언제나 알스엔에 살고 있어 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알스엔은 대륙 전 체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인 것이다. 키리온은 거친 숨을 내쉬며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 다. 뭔가... 뭔가가 필요하다. "이히히힝!" 가령.. 예를 들어 저기 달려가는 말 이라던가.... "그래! 말!" 사람이 너무 급해지면, 가장 단순한 것도 떠올리지 못하기 마련이다. 키리 온은 가까이 있는 주점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주점의 주인에게 다 가가 급하게 입을 열었다. "마굿간이 어디지?" 키리온의 잡아먹을 듯한 어조에, 주점의 주인은 겁을 집어먹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주점의 뒷쪽을 가리켰다. 키리온은 대답하지 않고 그리로 달려 갔다. 그리고, 마굿간에 매어져 있는 말 중, 가장 튼튼해 보이는 말을 끌고 나왔다. "도둑이야!" "닥쳐!" 키리온은 허리에 매고있던 주머니를 자신의 말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나온 사람에게 던졌다. "사고도 남을 거다." 키리온은, 자신에게서 여유를 빼면 이정도로 딱딱하고 안하무인격인 성격이 된다는 것에 무척이나 놀랐다. 그러나, 놀랄 시간도 없이 말 위에 올라타 말의 배를 걷어찼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말도 놀란 듯, 평소의 버릇대로 긴 다리를 뻗어 앞으로 튀어나갔다. 키리온은 능숙한 기마술로 말을 타고 알스 엔의 서쪽 문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키리온이 급하게 말을 몰고 지나 가자, 급하게 주위로 흩어지는 사람들이 욕을 퍼부었지만, 그런 사소한 것 은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알스엔의 서쪽 문이 멀리 보였다. 키리온은 이를 꽉 물고 말의 배를 한번 더 걷어찼다. 달리기 위해 태어난 동물은 키리온의 마음을 아는 것인지, 속 도를 더 높였다. "좀 더.. 큭!" 키리온은 달리는 말 위에서 입을 열었다가, 혀를 깨물고는 인상을 찡그렸 다. 달리는 말 위에서 입을 열면 안된다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을 정도로 키 리온은 급했다. "멈춰!" "비켜라!" 서쪽의 성문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이 앞을 가로막자, 키리온은 크게 소리치 며, 더욱 말의 배를 걷어찼다. 병사들은 키리온의 얼굴을 알아보았는지, 약 간은 놀란 얼굴을 하며, 길을 터 주었다. 키리온은 성문을 스쳐 지나가며, 병사들에게 손을 한번 들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왼쪽 세번째...' 키리온은 젤러시안이 알려 주었던 것을 떠올리며 말을 몰기 시작했다. 한참 을 더 달려, 젤러시안이 알려준 집 앞에 도착하자, 키리온은 말 위에서 뛰 어 내렸다. 그리고, 굳게 닫혀진 문을 발로 걷어차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 다. 방 안쪽에서, 인상이 험악해 보이는 남자가 놀란 눈으로 키리온을 바라 봤다. "어디냐?!" "네놈은 뭐냐?!" 키리온은 그 목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건물의 안쪽을 한번 둘러봤다. 키리 온이 들어와 있는 입구는 그다지 넓지 않았다. 눈앞의 남자는 키리온의 거 대한 몸에 긴장한 듯, 주춤거리며 일어나 뒤쪽의 벽에 걸려있던 검에 손을 가져가고 있었다. "꺄악!" 여자의 비명소리.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올리에다. "빌어먹을 자식! 어딜 들어가려는 거냐?!" 남자가 소리치자, 곧 주위가 소란스러워지며, 험악한 인상의 남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키리온은 굳이 입을 열지 않았다. "커억!" 키리온의 주먹에 한명이 나가 떨어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키리온을 둘러싸 고 있던 남자들 모두가 달려 들었다. 키리온의 눈 앞으로 검 하나가 찔러 들어왔다. 키리온은 그 검을 잡고있는 손을 잡아채 당겨서, 딸려오는 몸을 팔꿈치로 올려쳤다. 허물어지는 남자를 버려두고, 키리온은 몸을 돌려 뒤쪽 에서 다가오던 남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잠시 사이가 벌어졌다. "흐아압!" 키리온은 주저하지 않고 등의 검을 뽑아 크게 휘둘렀다. 키리온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은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남자들은 키리온의 그 커다 란 검에, 서로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올리에의 목소리가 들 린 쪽으로 한걸음 걸어갔다. "꺼져라!" "제, 젠장! 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이 다시 달려 들었다. 키리온은 주저하지 않았다. 검을 휘둘러 가장 빨리 다가오는 사람의 목을.. 잘라버렸다. "툭!" 목이 떨어지는 소리. 그와 동시에 남자들이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들은... 아마도 자신들이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일이 없는 모양이었다. "저, 저자식.. 뭐야?" 압도적인 숫자라는 우위에 키리온이 주는 느낌을 이제서야 받은 남자 하나 가 소리쳤다. 키리온은 그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큰 걸음걸이로 올리에의 목소리가 들려온 문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키리온이 앞으로 걸어가자, 키리온의 앞쪽을 막고있던 남자들은 뒤로 물러 섰다. 그리고, 뒷쪽에 있던 남자들은 키리온 쪽으로 한걸음을 내딛는.. 그 런 형태가 계속 되었다. 키리온은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은 채, 오른손에 검을 들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삐걱!" 문이 열리는 소리. 키리온은 걸음을 멈추었다. 길쭉한 얼굴을 한 사내가, 올리에의 양 손을 위로 올려 한손에 틀어쥔 채, 올리에의 목에 단검을 겨누 고 걸어나왔다. 키리온의 눈에 핏발이 섰다. 올리에의 옷이 찢겨져, 새하얀 몸의 곳곳이 들 여다 보였다. 목과 가슴은 강한 힘에 눌린 듯, 빨간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검을 쥐고있는 키리온의 손이 강하게 떨려왔다. 올리에는 조금은 겁을 먹 은, 듯한 그리고 조금은 알수 없는 듯한 표정을 짓고, 오로지 키리온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검을 보니 생각난 건데 말이야. 당신이 키리온 발리엔스.. 인가?" 키리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올리에의 목에 검을 겨누고 있는 남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 "꽤 좋은 기회이지 않나? 나같은 녀석이 당신 같은 거물을 죽일 수 있다면 말이야." 키리온은 이빨을 꽉 물었다. 자신을 잡고있는 남자의 말에, 올리에의 안색 이 급격히 창백해 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남자는 여전히 올리에의 양 손을 잡고 목에 단검을 겨누고 있었다. "그 커다란 검.. 말이야. 버려." 키리온의 안색이 딱딱해 졌다. '젠장...' 키리온은 속으로 외치고는 올리에를 바라봤다. 올리에는 뭔가 단호한 눈빛. 순간, 올리에는 자신의 목에 들이댄 단검을 들고있는 손을 꽉 물었다. "으아악! 이 년이!" 올리에를 잡고있던 남자가 반사적으로 올리에를 쳐 냈다. 그 순간, 올리에 의 목에서 단검이 떨어지는 것을 키리온은 놓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앞으 로 튀어나가, 올리에를 붙잡고 있던 남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콰 직!'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봐서는, 얼굴 뼈중 하나가 부러진 것 같 았다. "올리에! 숙여!" 키리온은 그 말과 함께 올리에를 감싸 안고, 몸을 날렸다. 등과 옆구리로 화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키리온은 몸을 바로세우고, 올리에를 등 뒤에 둔 채, 몸을 돌렸다. 곁눈 짓으로 올리에의 모습을 다시한번 봤다. 무엇인가가 타올라, 머리속을 하얗게 만드는 느낌에 손을 떨었다. "콰직!" 키리온이 검을 한번 휘둘렀다. 나무로 만들어진 집의 벽이 가볍게 부숴지 며, 그 자리에 있던 남자의 몸이 벽마저 뚫고 나가버렸다. 그것을 본 키리온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고개를 한번 저어보이 고는 검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한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키리온의 눈에 빨 간색의 핏줄이 보였다. "우와앗!" 중압감에 버티지 못한 한 녀석이 키리온을 향해 검을 휘둘러왔다. 키리온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그 남자에게 다가가 턱을 올려쳤다. 얻어맞은 몸이 공중에 떳다가, 바닥에 곤두박질 쳤다. 다시 한걸음을 걸어가 다시금 검을 찔러오는 남자의 팔을 잡았다. "뚜둑!" "으아악!" 팔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키리온은 표정하나 바 꾸지 않은 채, 이제 멍하니 서있는 남자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키리온 에게 검을 겨누고 있던 남자들은 겁에 질려,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으아악!" 급기야, 한 남자가 검을 내팽개치고, 건물 밖으로 도망갔다. 그것을 시작으 로, 키리온에게 검을 겨누던 남자들이 모두 도망가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네놈은... 살거라고 생각했나?" 키리온은 처음에 이 건물에 들어왔을 때, 본 남자에게 걸어가며 입을 열었 다. 그 남자는 뒤로 물러나며 키리온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봤다. "퍼억!" 키리온은 그 남자의 멱살을 잡은 채, 주먹을 휘둘렀다. 검 따위로 한번에 죽여줄 마음 따위는 없었다. 키리온은 남자가 쓰러지지 않게, 여전히 옷의 앞깃을 잡고는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남자의 입에서 피가 새어나왔다. 키리온의 뇌리에, 올리에의 모습이 떠올랐 다. 키리온은 참지 못하고, 그 남자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 버렸다. "쿵!" 벽에 부딪히는 소리. 키리온은 쓰러진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 다. 그리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으아아아! 으아!" 속에서 터져나오는 듯한 괴성을 지르며, 키리온은 남자를 구타하기 시작했 다.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키리온은,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는 것 을 느끼고서야,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제서야... 올리에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올리에..." 키리온은 나직하게, 그 이름을 불렀다. 올리에는 자신을 올려다 보며, 고개 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고는 손 바닥위에 무엇인가를 쓰기 시작 했다. -아무 일 없었어. 정말. 막... 당하려는데 키리온이 온거야.- 올리에는 피 냄새가 사방을 진동하는 방 안에서도 키리온을 향해 웃고 있었 다. 키리온은 올리에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녀를 꽉 끌어안았 다. 이걸로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키리온 자신은.. 절대로 올리에에게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라는 것을. 이 따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자신으로 써는 절대 로 올리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올리에.. 말을.." -젤러시안이 뭔가 마법을 걸어둔 것 같아. 혓바닥이 뻗뻗해. 그렇지만 우리 망나니 아빠라면 충분히 풀 수 있을거야.- 올리에는 밝게 웃으며 키리온의 손바닥 위에 그렇게 썼다. 키리온은 한숨을 내쉬며, 올리에의 귀에 머리를 가져가며 입을 열었다. "다행이야.. 정말로."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윗옷을 벗어, 올리에의 몸을 덮었다. 올 리에는 키리온의 옷을 잘 덮어 입고는 키리온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 눈으 로 눈물이 한방울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이제서야 안도감을 느낀 듯 했다. "가자." "아.. 아.." 말을 하지 못하는 올리에가 키리온을 잡았다. 그리고, 키리온의 손바닥에 다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안쪽에... 있어.- 뭐가 있는 것인지, 올리에는 쓰지 않았다. 그러나, 쓰지 않아도 키리온은 알 수 있었다. 올리에가 처음 갖혀 있었던 문을 지나, 키리온은 안으로 들 어갔다. 아무것도 없는 방. 올리에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바닥을 가리 켰다. 키리온은 올리에의 행동에 바닥에 깔려있는 카펫을 들어올렸다. 바닥 에 문이 나 있었다. "삐걱!" 키리온은 그 문을 열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자, 키리온은 올리 에와 함께 아래로 내려갔다. 어두운 안쪽에는, 벽에 횃불이 걸려 있었다. 그 일렁이는 불빛 아래로 드러난 광경에 키리온은 눈을 질끈 감고는 시선을 돌려 버렸다. "빌어먹을.. 개자식들!" 키리온은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올리에도 차마, 그것을 그냥 바 라볼 수가 없는 듯, 키리온의 옆에 달라붙었다. 어슴프레한 불빛 아래 드러난 것은 수 많은 철창. 그 안에, 아직 젊은 여자 들이, 몸만을 간신히 가리고 있는 옷을 입고 들어온 키리온을 두려움에 가 득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키리온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철창의 가까이로 걸어갔다. 키리온이 걸어가 자, 철창의 안에 있던 여자는 뒤로 물러나며 입을 열었다. "아, 안돼요! 오늘은..." "그런게 아니예요." "그, 그럼.. 팔려가는 건가요?" 올리에가 자신의 팔을 꽉 잡았다. 올리에도 일이 풀리지 않았다면, 저런 신 세가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당신들을.. 풀어주려는 겁니다. 오드나스 왕국은 노예를 국법으로 금지하 고 있어요." 키리온은 그 말과 함께, 등 뒤의 검으로 철창의 자물쇠를 모두 부숴가기 시 작했다. 여자들은, 한동안 키리온을 전혀 믿지 못하는 듯, 철창 안에서 나 오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키리온은 몸을 돌렸다. 이 상태로, 나오라고 설득한다고 해도, 여자들이 거 부할 것이 뻔했다. 키리온은 올리에를 데리고 위로 올라갔다. "권력이라는 거... 지금 좀 써먹어야 겠어." Story Of Fantasy Name : 쎄쎄쎄 Date : 14-07-2002 07:20 Line : 253 Read : 2630 [21] [kid] Story Of Fantasy -211- -------------------------------------------------------------------------------- Ip address : 211.229.34.122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Q31246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elosis@hanmail.net 젤러시안은 급하게 달려가는 키리온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꽤나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지만, 가르시드가 지나가는 것은 보지 못했 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가르시드는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어 차피 베르사이드 가에서 왕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광장을 지나가야 하니 말이다. 젤러시안은 천천히 광장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베르사이드 가의 저택이 있 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택에서 광장으로 오는 길에 상당히 인적이 드 문 곳이 있었기에, 젤러시안은 될 수 있으면 그런 곳에서 가르시드를 만나 고 싶었다. 키리온이 제대로 올리에를 구해낼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키리온은 안에 갖 혀있는 여자들을 절대로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키리온은 회의에 불참하는 것이다. '가르시드.. 는 쉽지 않겠지.' 현재, 젤러시안이 가장 대하기 어려운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에릭이다. 에 릭을 너무도 좋아하기에, 좋아하는 만큼 더 무서운 것이다. 그리고, 에릭의 다음으로 놓고 싶은 것이 일리안과 가르시드. 이 두사람이다. 인간이라는 것이 한계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두 사람. 그 두사람 중에서 현재 더 꺼려지는 상대는 가르시드였다. 일리안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지만, 현재 여자의 몸이다. 검술면은 말 할 것도 없고, 마법까지도 몸과 정신의 부조화가 일어나면 현저히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에 비해.. 가르시드는... "왔군." 젤러시안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한적한 길목에 앉아 있다가 일어섰다. 바지 뒷부분에 묻은 흙을 살짝 털어내는 사이, 가르시드는 느릿한 걸음걸이로 그 녀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젤러시안은 가르시드의 앞을 가로막으며 인사를 건냈다. 가르시드는 잠시 자신을 바라보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허허. 늙은이의 기억에 없는 얼굴이군. 누구신가?" "젤러시안이라고 불러주세요." 젤러시안의 말에 가르시드는 고개를 숙였다가, 들어올렸다. 그리고 입을 열 었다. "그래. 모든 마족의 왕께서 늙은이에게 무슨 일이요?" ...이래서 늙은이라는 것들은... 이라고 젤러시안은 속으로 중얼거리고는 이제 웃지 않고 입을 열었다. "부탁을 받았어요. 당신이, 여기서 더이상 왕성으로 가까이 가지 못하게 만 들어 달라고." 그 말에 가르시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젤러시안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가, 몸을 곧게 세웠다. 이건... 장난이 아니다. "그래. 어떤 방법으로 이 늙은이를 막아설 것이오?" 단지 몸을 바로 세운 것 뿐이었다. 그렇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도, 젤러시안 은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 젤러시안은 차라리 드래곤과 마주보고 있는 것을 택하겠다고 중얼거리며 말했다. "어떤 방법으로든." 젤러시안은 그 말과 함께 검을 뽑았다. 그리고 검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왼손을 앞으로 뻗었다. 필요하다면 마법과 검술 모두를 동원해서라도 막아 설 참이었다. "이 늙은이를 막아서서 무엇이 득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야겠소."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 젤러시안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젤러시안은 주저하지 않고 검을 힘껏 휘둘렀다. '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인가에 강하게 부딪힌 느낌과 함께 검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가르시드는 왼손을 들어올려, 검을 휘둘러가던 것을 막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젤러시안이 경악한 순간, 가르 시드는 다시 한걸음 다가오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젤러시안은 그것이 무엇 인지 알 수 있었다. '캐스팅!' 젤러시안은 급하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다시금 가르시드의 왼손을 뚫지 못하고 검이 튕겨져 나왔다. 아마도, 검이 튕겨져 나오는 것은 가르시드의 왼손 주위에 일렁거리는 공간과 상관이 있을 것이다. "젠장!" 젤러시안은 뒤로 급하게 물러났다. 가르시드의 뒷쪽에서 공기가 급격히 모 여들어, 자신의 앞에 모여들고 있었다. 손바닥 만한 공간, 그 공간에 급격 히 모여든 공기가 색깔마저 보일 정도로 짙어지고 있었다. "콰앙!" 폭발음이 들린다. 젤러시안의 앞쪽에 모여들었던 공기가, 한번에 젤러시안 의 쪽으로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젤러시안의 몸은 급하게 뒤로 내동댕이 쳐졌다. 온 몸이 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눈앞에 별이 반짝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래서.. 늙은 것들이란..' 젤러시아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조금은 후미진 골목 안, 사람들은 없었 다. "파악!" 등 뒤에서 날개가 펴졌다. 적당히 힘을 숨기고 상대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 었다. 젤러시안이 날개를 펴자, 가르시드는 주저하지 않고 매직 미사일을 불러냈다. 6발의 빛무리. 캐스팅조차 한 것인지 하지 않은 것인지 구별할 수가 없을 정도로 빠른 마법의 시동. 정말로 밥맛인 노인네! "퍼퍽!" 젤러시안은 날개를 휘둘러 네발을 가볍게 쳐내고, 두발은 몸으로 맞았다. 그리고, 시선을 들어올렸다. 가르시드가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것이 보였 다. "콰악!" 순간적으로 젤러시안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눈으로 쫓을 수도 없는 움직임, 그 움직임에 가르시드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콰악!" 다시한번 땅을 강하게 밟으며, 젤러시안은 검을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 뭔가 검 끝에 스치는 느낌과 함께, 젤리시안은 그대로 뛰어올라 공중을 날 았다. 가르시드의 배에서 가슴까지, 피가 베어나오고 있었다. "큭!" 가르시드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젤러시안은 더 위로 날아올라 캐스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 때, 가르시드가 몸을 일으켜, 젤러시안을 바라 봤다. 뭔가 섬뜩함. 가르시드의 손이 위로 뻗었다. "그래비티!" 위로 손을 뻗은 가르시드의 주먹이 꾹 쥐어졌다. 그와 동시에 캐스팅을 하 던 젤러시안은 머리 위를 무엇인가가 꽉 누르는, 그리고 무엇인가가 자신을 아래에서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으악!" "쿵!" 젤러시안은 그대로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정말로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 만 날고있던 중 바닥에 곤두박질 쳐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꽤나 더러운 기 분을 맛보며, 젤러시안은 힘겹게 머리를 들어올렸다. "후우.. 후우.." 가르시드는 상처가 그다지 얕지만은 않은 듯,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젤러 시안은 눈을 감았다가, 떳다. "피잉!" 뭔가가 휘둘러지는 소리와 함께, 가르시드의 몸이 옆으로 급격히 꺽였다. 정신만으로 물리력을 이루는 것. 젤러시안의 정신의 채찍이 가르시드를 강 타하고 있었다. "젠장.. 늙은이란.." 젤러시안은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두번이나 바닥을 굴러야 했다. 푸른색 의 머리는 흙이 달라붙어 지저분하게 변해 있었다. 젤러시안의 그런 기분을 반영하는 듯, 에고 휩은 더욱 거세어지기 시작했다. 가르시드는 그런 와중 에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 손에서 뭔가 작고 붉은 것이 튀어나왔다. "파이어 볼?" 그러나 파이어 볼이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았다. 그 작은 크기의 불 꽃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젤러시안을 향해 다가왔다. 그것을 보고있는 젤러시안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잇!" 자신의 감을 믿는 것이 전투에서 목숨을 보존하는 길임을 잘 알고 있었다. 급하게 젤러시안이 급하게 몸을 날리자, 그 불꽃은 젤러시안이 조금전 서있 던 자리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콰아아앙!" 너무도 거대한 소리가 울려퍼지고, 젤러시안의 몸이 튕겨져 나갔다. 팔, 다 리에 느낌이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젤러시안은 촛점이 맞지 않는 시야를 바로 잡으려 노력했다. 힘겹게 상체를 일으켰지만, 곧 시야가 기울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맞은 편에... 가르시드가 바닥에 손을 짚고 있는 것이 보 였다. 정말... 인간 주제에 이정도까지 강할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저런 약 한 육체를 뒤집어쓰고, 자신을 이정도까지 몰아붙이는 상대에게 경의마저 표하고 싶을 정도였다. 잠시 누워있던 젤러시안은 곧 눈의 촛점이 맞아가는 것을 느꼈다. 젤러시안 은 곧 몸을 일으켜 가르시드를 향해 걸어갔다. "대단하군. 정말로..." 젤러시안은 가르시드의 앞에 멈추어서서 그렇게 말했다. 가르시드는 아래로 떨어진 시선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젤러시안은 그렇게 말하고 검을 들어올렸다. 순수하게 자신의 힘만으로 그 녀를 여기까지 몰아붙인데 대한 경의를 표하듯, 젤러시안은 정확히 가르시 드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음?!" 검이.. 뭔가에 부딪히는 듯한 느낌. 젤러시안은 눈을 크게 떴다. 가르시드 가, 왼팔을 들어올려 검을 막아내고 있었다. "확신은 좋지 않은 버릇이네." 가르시드는 그 말과 함께, 왼 팔을 뻗어 젤러시안의 오른팔을 잡았다. 그리 고, 오른 손을 젤러시안의 배에 가져다 댔다. 이건.. 본 일이 있다. 일리안 이 디스페어에게 곰던 그것. "콰앙!" 배에서 느껴진 충격에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그대로 앞으로 허물어진 젤러 시안은 일어나지 못했다. "그래.. 당신의 목적은 당성했네. 이 노인네도 더 이상 움직일 힘은 없으 니."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가르시드의 가슴과 배에 흘 러내린 피가 옷을 붉게 적시고 있었다. 젤러시안은 힘이 빠진 채, 바닥에 쓰러져 가르시드를 올려다 봤다. 망할, 빌어먹을 노인네. Name : bear Date : 15-07-2002 02:57 Line : 278 Read : 2152 [22] [kid] Story Of Fantasy -212-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dy -212- 2002/07/15 02:41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6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에릭은 느긋한 걸음으로 왕성을 복도를 걸어갔다. 아마도, 젤러시안이라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기에 초조할 것이 없었다. 왕성을 이리저리 걸어다니 는 귀족들이 많이 보인다. 에릭은 그런 사람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며, 회의실을 향해 걸어갔다. 회의실의 커다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먼저 도착한 귀족들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에릭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는 눈을 감 았다. 아마도, 오늘 회의에서 굳이 자신이 제시하지 않아도 간수의 건은 다른 누 군가의 입을 통해 나올 것이다. 굳이 자신이 전면적으로 나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언제나 역사를 봐도, 여왕이 오르기 전에는 간수의 자리가 거론되곤 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전 국왕의 귀족을 억압하는 정치 때문에, 귀족 들의 불만이 극에 이르렀다. 아마도, 대부분의 귀족들은 찬성할 것이다. '그것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사람이... 가르시드 할아버님과 키리온이 지...' 가르시드 할아버님은 전 대륙에, 누구라도 존경해 마지 않는 사람이다. 심 지어, 에릭 마저도 가르시드 할아버님은 존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향 력은 전 국왕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키리온. 키리온의 경우는 상당히 특이했다. 엄청난 집안 배경이 있 으면서도 그것을 거침없이 버린 남자. 그리고, 자신의 검 하나로 지금의 위 치까지 올라온 입지전 적인 인물의 전형이라고 할까? 그런 이유로, 키리온은 젊은 귀족들과 기사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다. 정 작, 자기 자신은 왜 그렇게 인기가 좋은지 전혀 모르고 있지만 말이다. 조금씩 회의실 안에 사람들이 들어참에 따라,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한다. 여전히 눈을 감고있던 에릭의 어깨를 누군가가 건드렸다. "여어. 에릭경. 일찍 나와계시는군요." "아.. 그랜스 백작님." 에릭은 아는 얼굴을 보자 인사를 건냈다. 그랜스 백작.. 꽤나 즐거운 성격 이기에, 에릭은 그랜스 백작을 좋아했다. 그랜스 백작은 덥수룩한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입을 열었다. "아아. 사촌 동생들과 즐겁게 놀고있는데 말이지요. 참... 이런 회의라는거 누가 대신 나가주면 안되는건가? 애들을 달래고 오느라 진땀을 뺏다구요." 세상은 즐겁게 살아야 된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랄까? 이런 귀족 회의에 나오는데도, 저런 후줄근한 옷차림에 수염조차 깍지 않은 얼굴이다. 더구나, 머리는 물에 담그지도 않은 듯, 까치집을 짓고 있다. 그랜스 백작은 에릭의 옆자리에 앉아서는, 테이블 위에 길게 엎어졌다. 물 론, 주위에 있는 귀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지만,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 았다. "그래도 옷은 좀 갈아입고 나오지 그러셨습니다?" "옷 따위에 신경쓰는 인간들과 사귀어 봐야 감정만 상하지요." 그랜스 백작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젊은 나이에, 아버지였던 그랜스 후작 의 뒤를 이은 그랜스 백작은... 에릭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귀족이었다. 특 히나, 어디서 배운 것인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그의 검술은, 에릭마저도 감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너무도 자유분방한 성격은 귀족 사회에는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랜스 백작은 겉도는 귀족이다. "뭐, 그나저나.. 오늘은 뭔가 분위기가 어수선하군요. 평소의 분위기가 아 닌데요?" "확실히.. 그렇군요." 눈치가 빠르다. 이건 예측이라고 하기 보다는 본능적인 감에 가까웠다. 그 랜스 백작은 입을 가리지도 않고 하품을 한 다음 기지개를 크게 켰다. "공주님이 오시는군요." 그랜스 백작의 말에, 모든 귀족들이 자세를 바로했다. 귀족회의라고 하지 만, 왕도 귀족이다! 라는 오드나스 왕국의 4번째 왕의 의견에 따라, 귀족 회의에 왕 또한 참여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에릭은 안으로 들어서는 실리스의 얼굴을 살짝 훔쳐봤다. 충격에서 많이 벗 어난 얼굴...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는 듯, 약간 수척해진 것 이외에는 아무 렇지도 않다. 차라리....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망가지기를 바랬 다. 일리스가 자리에 앉자, 곧 귀족회의를 시작한다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에 릭은 의자에 앉은 채, 눈을 감고는 자신이 바라는 의견이 나오기만을 기다 렸다. "음.. 공주님이 좀 수척해 지신 것 같군요?" 온몸으로 이런 회의따위는 자신과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던 그랜스 백작 이 작게 말했다. 에릭은 굳이 대답하지 않고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언제나 그렇듯, 회의는 곧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있는 놈이 더하다!'라는 것 은 절대로 거짓이 아님을 밝혀주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실리스는 이런 회의따위에 나오는 안건은 전혀 관심이 없는 듯, 귀족들이 언쟁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 그런 여유를 언제까지 가질 수 있 을지 의문이지만 말이다. "저는 여기서 제의하고 싶습니다." 에릭의 앞에 앉아있던 귀족 하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본 다음 입을 열었다. "왕의 간수를 둘 것을 제의합니다." 회의실 안이 조용해 졌다. 모두들 실리스의 눈치를 살피며 숨을 죽였다. 실 리스는 잠시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듯, 눈을 깜빡이다가 의자 를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말 그대로 입니다. 전통적으로, 귀족들은 왕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는 왕 의 간수를 두는 일이 오드나스 왕국의 역사에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런 사례가 몇번 있었기 때문에 - 그 때마다 귀족들이 득세했다 - 지금에 와서 못하라는 법은 없었다. 귀족들이 모두 동요하는 빛을 보이자, 실리스는 눈에 띄게 얼굴빛이 변해서 소리쳤 다. "간수라니.. 간수라니.. 그게 말이나 된다는 소립니까?! 저의 어디가 그렇 게 모지라다는 것입니까?!" 실리스는 귀족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높은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져 듣기 좋은 것은 아니다. 귀족들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요즘 공주님의 근황과, 얼마전 에릭경에 대한 처사를 본다면, 이런 의견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뺨을 맞은 것이 득이 되어버렸다. 모든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간수의 건에 대해 찬성하자는 듯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순간, 에릭의 옆에 있던 의 자가 뒤로 밀려나가며, 글랜스 백작이 일어나 테이블을 강하게 내리쳤다. "콰앙!" 모든 사람의 시선이 글랜스 백작에게 모여들었다. 백작은 시선을 받은 채로 소리쳤다. "지금 무슨 소리들을 하고 있습니까? 간수.. 간수라니! 당신들은 지금 왕권 을 자신들이 통째로 삼키고 싶어 하는 것입니까?!" "그사람.. 말이 심하군." 귀족들이 좋지 않은 눈으로 글랜스 백작을 바라봤다. 글랜스 백작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전혀 주눅들지 않고 소리쳤다.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아직 왕관을 이어받지도 않은 공주 님께 그런 제안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에릭 경!" 글랜스 백작은 자신 만으로는 발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듯, 에릭을 끌어들였다. 귀족들이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이 수도 내에서 실질적 인 힘이 가장 강한 귀족은 바로 에릭이었다. 왕성과 수도 전체의 치안과 수 비, 군사. 모두를 책임지는 사람이 바로 에릭 자신이었다. 그리고, 곧 실리 스와 결혼을 하기로 내정되어 있는 사람인 것이다. 모두의 시선이 에릭에게 모였다. 에릭은, 자신을 믿고 있는 듯한 글랜스 백 작의 눈을 한번 바라봤다.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눈빛.. 에릭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저는.. 간수의 건에 찬성합니다." 귀족들이 숨을 죽였다. 아마도, 에릭은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한 모 양이었다. "콰당탕!" 의자가 뒤로 날아갔다. 일어서 있던 글랜스 백작이 의자를 발로 차 버리고,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눈을 내리깔고는 에릭의 곁에 서서는 입을 열었다. "내가 사람을 잘못봐도 한참 잘못봤군요. 에릭경." "별말씀을." 에릭은 웃으며 대답했다. 글랜스 백작의 눈꼬리가 한번 꿈틀거리는 것을 에 릭은 놓치지 않았다. "젠장.." 글랜스 백작이 나직히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글랜스 백작은 입을 꾹 다 물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쓰러져 있는 의자를 다시한번 걷어찼다. "콰직!" 힘이 과하게 들어간 듯, 글랜스 백작에게 차인 의자가 부서져 벽에 부딪혔 다. 글랜스 백작은 그대로 회의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콰앙!" 문을 걷어차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귀족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 난 얼굴로 글랜스 백작의 뒷모습만을 바라봤다. 에릭은 살며시 웃음을 지었 다. 자신에 대한 실망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뭐.. 저런 녀석이.." "귀족의 이름에 먹칠하는 녀석!" 글랜스 백작의 얼굴이 보이지 않자, 귀족들은 한동안 글랜스 백작을 욕하는 데 열을 올렸다. '..역겨운 것들..' 에릭은 질끈 눈을 감고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실리스를 죽도록 증오하지 만, 실리스는 역겹지는 않다. 실리스와는 필요하다면 키스, 혹은 그 이상의 것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면.. 찬성과 반대의 투표를 거수로 하겠습니다." 귀족회의를 진행시키는 귀족의 말에 따라 투표로 내려진 결정은 역시 에릭 의 예상대로였다. 실리스의 안색이.. 참담해졌다. "그러면... 누구를 간수로 둘 것이냐 하는 것이 논의 되어야 겠군요." 진행시키는 귀족의 말이 나오자, 곧 모두들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실 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쳐 나가고 싶은 것을 꾹 눌러 참고있는 듯, 어깨가 떨리는 것이 보였다. '아아.. 고맙군. 정말로..' 에릭은 시선을 내리깔며 터져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아냈다. "에릭 경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에릭은 시선을 들어올렸다. 누군가가 간수에 에릭을 추천했다. 확실히, 에릭이 얼마 후, 실리스와 결혼하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을 모두들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에릭이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힘.. 또한 무시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저를... 말입니까?"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 실리스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실리스 또한 에릭을 바 라보고는 몸을 떨었다. 마음껏 괴로워 하고, 마음껏 증오해라. "저는 사양하고 싶군요. 저는 에인델바흐 후작님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 다." 에릭의 말에, 테이블의 상석에 앉아있던 노인에게 시선이 모여들었다. 썩어 빠진 귀족의 선두.. 라고 해도 될만한 노인네. 만약 왕권이 에릭에게 넘어 온다면 가차없이 목을 잘라버릴 인간중 최초가 될 것 같은 인간이었다. 에 인델바흐는 아마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허허.. 이 늙은이라도 맡을 수 있다면.." 그래. 기회는 올 때 잡아야지. Name : 쎄쎄쎄 Date : 15-07-2002 05:10 Line : 375 Read : 2053 [23] [kid] Story Of Fantasy -213- -------------------------------------------------------------------------------- Ip address : 218.149.211.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Q312461)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elosis@hanmail.net 글랜스는 회의장 문을 걷어차고 밖으로 걸어나왔다. 목의 안쪽까지 욕설이 치밀어 올라와, 지금 입을 연다면 욕 밖에는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글랜스는 거친 걸음걸이로, 왕성의 복도를 지나, 왕성의 밖으로 나갔다. 적 어도, 자신이 사람을 보는 눈은 꽤 정확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에릭은 정 말로 괜찮은 사람.. 이라고 생각했다. 꽤나 굳게 믿었던 것에 배신당하는 느낌은... 정말로 더럽다. 글랜스는 정원을 가로지르다가, 화를 이기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는 나무를 발로 걷어찼다. '쿠웅!'하는 소리와 함께 나뭇잎이 그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렸다. "제길! 젠장!"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는다. 글랜스는 끓어오르는 속을 억지로 진정시키고 는 왕성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뭔가 부러져서 손해를 배상하라고 하면 자 신만 손해라는 엄청나게 금전적인 이유에서 였다. 어쨋건 세상은 타협을 하 며 살아야 한다. "아.. 젠장맞을 날씨는 더럽게 좋구만. 카악! 퉤!" 글랜스는 왕궁 안의 정원에 침을 뱉어버리고는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은 기분이 좋아야 할텐데 너무도 더러운 나머지, 기분이 더 더러워 졌다. '망할 자식!' 글랜스는 길바닥을 굴러다니는 돌을 하나 걷어찼다. 멋지게 포물선을 그려 낸 돌은 다시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또구르르.. 굴러가는 돌을 한참동안 보고있던 글랜스는 몸을 돌렸다. "제기랄. 집에가서 잠이나 자야지. 나같은 놈이 무슨 놈의 회의냐. 회의가. " 글랜스는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를 가로질러 걸어갔다. 글랜스의 조금은 너 저분한 옷차림과 얼굴.. 그리고 건드리면 폭발해 버릴 것 같은 분위기에 사 람들은 글랜스가 걸어가는 길을 살포시 터주고 있었다. 그 덕분에 글랜스는 붐비는 거리를 꽤나 한산함을 느끼며 지나갈 수 있었다. "배고프잖아." 갑자기 든 생각. 글랜스는 옆에 있는 과일 가게로 눈을 돌렸다. 과일 가게 의 주인과 눈이 마주치자, 주인은 글랜스의 얼굴을 피했다. "아줌마. 이거 얼마요?" 글랜스는 사과 하나를 들어올리며 질문했다. 과일 가게의 주인은 글랜스의 눈과 눈길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그, 그냥 가져가세요." "뭐요? 여기는 자선사업하는 곳이요? 얼마냐니까?!" 글랜스의 말에 과일가게 주인은 역시나, 조금 전의 주장을 고수했다. "그, 그냥 가져가세요. 어떻게 돈을..." "...내가 깡패로 보이는거요?"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며 사과를 깨물었다. 과일가게의 주인은 시선을 마주 치지 못하고 대답조차 하지 못했다. 글랜스는 과일을 깨물며 자신의 옷차림 을 한번 본 후, 입을 열었다. "뭐, 그렇기도 하겠네. 받으슈." 글랜스는 과일가게 주인에게 금화 하나를 던지고는 몸을 돌렸다. 과일가게 의 주인은 갑작스러운 횡재에 무슨 말을 해야할 지를 모르는 듯, 눈을 크게 뜨고는 글랜스만을 쳐다봤다. "아.. 거참. 사과한번 맛있구만. 금화 한개 가치는 충분하겠어." 글랜스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커다란 사과를 쉴세 없이 물어뜯었다. 와삭거리는 소리가 몇번이나 울려퍼진 후, 글랜스는 사과 의 꼭지까지 입 속에 털어넣고는 걸음을 옮겼다. 몇개의 골목길을 빙빙 돈 글랜스는 역시 집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 다. 할 짓 없이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은 자신의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 것 이다. "아... 밥먹고 싶네. 밥 차려줄 집.. 어디 없나?" 글랜스는 잠시 후, 온다고 하며 달래놓고 나온 어린 사촌동생은 완전히 기 억에서 지워버리고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만약, 집으로 가는 길에 뭔가 먹을 만한 것을 찾아낸다면 글랜스는 주저하지 않고 들어가 버릴 것이다. "음?" 한적한 골목길을 걸어가던 중, 글랜스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을 발 견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은.. 뒷모습밖에 볼 수 없지만 푸른 머리의 잘빠진 여자. 그리고 또 한사람은 관록이 엿보이는 얼굴을 하고있는 노인. 글랜스는 여기서 잠시 갈등했다. 푸른 머리의 여자에게로 갈 것인가? 아니 면 관록이 엿보이는 노인에게로 갈 것인가? 그리고 곧 결론을 내렸다. 아쉽 긴 하지만, 상처가 중해 보이는 노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노인 의 윗 옷을 열었다. 배에서 가슴까지가 길게 찢어져 있다. 글랜스는 가슴에 달려있는 주머니에서 약초를 꺼내 씹었다. 그리고 그것을 노인의 상처에 바르고는 노인을 부축해 일으켰다. 글랜스가 노인을 일으키 자, 노인은 눈꼬리를 약하게 떨고는 잠시 후, 정신을 차렸다. "으음..." "정신이 좀 듭니까?" "누군가..."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댁이 어디요?" 글랜스는 노인을 부축한 채, 입을 열었다. 노인은 글랜스의 말에 입을 열었 다. "베르사이드.. 후작가라네." 글랜스는 '아..네..'라고 혼자 대답하고는 몇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걸음 을 멈추어 서서 물었다. "베르사이드 후작가? 혹시.. 가르시드 베르사이드?" "그렇게 불리기도 하지." "아아..." "뭔가... 의미가 담긴 것 같은 소리로구만." "아아. 그게 말이지요. 흐음. 너무 예상과 맞아떨어지는 외모라 제가 재미 가 없어서 그렇지요. 인생의 즐거움은 반전이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어서 당신을 데려다 주고, 저 뒤에 쓰러져 있는 여자도 데려다 줘야지요. 당신과 칼부림을 한 것같은데 말입니다." 가르시드는 글랜스의 말에 웃음을 흘리다가, 상처에 손을 올리고 잠시 몸을 떨고는 입을 열었다. "후우.. 그녀는 걱정할 것 없을 것이네. 인간이 아니니 말이야." "인간이 아니다?" "그 증거로, 지금 뒤에서 이미 몸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가르시드의 말에, 글랜스는 시선을 뒤로 돌렸다. 푸른 머리를 하고있는 여 자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글랜스와 가르시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운이 좋군요. 가르시드 베르사이드." "그런가 보네. 허허.." 그 여자는 가르시드의 말을 듣자, 몸을 돌렸다. 꽤나 중해 보이는 상처였는 데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글랜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흐음. 인간이 아닌 여자는 어떤지 보려고 했더니 안되겠군." "..허허. 감상이 특이하군." 가르시드의 말을 들으며, 글랜스는 가르시드를 부축한 채, 걸음을 옮겼다. 알스엔에 사는 사람이라면 베르사이드 후작가의 위치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만큼, 글랜스는 헤매지 않고 후작가를 찾아올 수 있었다. "여기 맞지요?" "고맙네. 차나 한잔 하고 가시게나." "사양안하죠. 준다면. 아니면 집 안까지 부축해 달라는 정중한 부탁인가요 ?" "허허.. 그리되나?" 글랜스는 정문을 열고 정원을 가로질렀다. 가르시드는 상처가 가벼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글랜스에게 많이 기대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노인네의 고집이라고나 할까? 이런 때는 조금 젊은 사람에게 기대 어 준다면 편하겠는데 말이다. "삐걱!"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글랜스가 집 안으로 들어서자, 거실 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날아 들어왔다. 그리고, 모두들 가르시드의 상태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할아버지!!" 꽤나 격정적인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가장 먼저 눈이 확 뜨일만큼 예쁜 여 자애가 가르시드에게 달려왔다. "음? 뭐야? 공주님하고 엄청 똑같이 생겼잖아?" 글랜스는 달려온 여자아이의 얼굴을 보고 소리쳤다. 저런 얼굴은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 않는다. 그 여자아이는 가르시드를 부축해 받은 다음, 글랜스 에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할아버지를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뭐, 내가 한건 별로 없어. 노인네는 별로 무겁지도 않거든."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절대 로 가난해 보이지는 않는다. "음. 생각이 바꼈어." "네?" "나한테 고맙지?" 글랜스의 질문에 여자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글랜스는 군대군대 수염이 나있는 턱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그럼 밥좀 내놔 봐. 이거 아침부터 굶었더니.. 영." 눈 앞의 여자아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어이없는 눈빛을 보였다. 그렇지 만 상관있나? 배고픈데. 글랜스가 식탁에 앉자, 사람들이 모두 줄줄이 따라와 식탁에 앉았다. 그리 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흐음. 일리스.... 와 로안느라.." "어이. 아저씨. 이쪽 이름도 기억해 달라고?" "알았어. 빨래판이라고?" "타데안이다!!" 글랜스는 타데안의 목소리 따위는 무시하고 앉아있는 여자 하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확실히 미인이었다. 뭔가 텅 빈 것 같은 눈동 자. 언젠가 본 일이 있다. 저런 몰 개성한 눈동자는. "당신은 엘프군. 이름이 뭐지?" "뭐야? 당신?" 타데안이 소리쳤지만, 글랜스는 무시했다. 그가 바라보던 엘프는 그를 빤하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라고 한답니다." "숲의 바람조차 없는 이 곳에 와서 고생이군."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뒤쪽을 돌아봤다. 역시 배가 고프다. 사람은 인 생고에 관대해서는 안된다. "이봐! 아직 안된거야?" "다 됐습니다." 자신을 케이틴이라고 소개한 이 집의 집사가, 요리 접시를 들고와 글랜스의 앞에다 내려 놓았다. 잘 익히고, 소스가 뿌려진 고기. 꽤나 먹음직 스럽다. "흐음. 요리솜씨가 눈에 보이는걸. 이 집에 있는 사람은 행복하겠어." 글랜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나이프와 포크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다시 그것을 내려 놓고는 고기를 손으로 집어들었다. "역시 이렇게 먹는게 편하지. 이거 문명의 이기라는 것은 너무 불편해서 말 이야. 이봐! 구경났냐?" "응." 솔직한 대답이다. 글랜스는 '쳇'이라는 소리를 내며 고기를 입안에 털어 넣 었다. 그리고, 마시라고 가져온 물에 손을 씻어 케이틴을 경악하게 만들고 는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저기.. 혹시 할아버지가.. 누구에게 당한 것인지 보셨나요?" "아아. 푸른색 머리를 한 여자." "...젤러시안!" 타데안이 소리쳤다. 글랜스는 턱을 긁적거리며 입을 열었다. "뭐야? 아는 여자냐? 그렇다고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가르시드 베 르사이드라는 거물을 바닥에 주저앉게 만들 정도면 대단한걸?" "대단한 정도가 아니지. 마족이니까." 타데안의 말에 글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는 즐길거리.. 랄까? "그런데... 글랜스. 당신 뭐하는 사람이지?" 이제껏 별 말이 없던 로안느라는 여자가 입을 열었다. 글랜스는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귀족이야." "......" 모두 아무런 말이 없다. 저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글랜 스는 둔하지 않다. "귀족이라니까!!" "으음... 맞다고 쳐줄께요." 일리스의 말에 글랜스는 '쳇 마음대로 생각해'라고 중얼거리고는 더이상 말 하지 않았다. "삐걱!"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들 거실로 걸어나갔다. 글랜스 또한 혼 자있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뒤를 따라 나갔다. 거실 안으 로 덩치가 커다란 남자와, 작고 귀여워 보이는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 "음? 어떻게.. 된거야?"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로안느 또한, 올리에의 모습을 보고는 놀라서 올리 에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흐음... 범죄의 전형적인 형태인건가?" 글랜스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글랜스의 말을 들은 듯, 그 덩치 큰 남자가 입을 열었다. "뭐야? 네 녀석은?" "흐음. 상대의 이름을 물을 때는 자신의 이름부터 밝히는 것이 예의지." "...키리온 발리엔스다."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위로 올라간 여자가 올리에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난 그냥 글랜스라고 불러줘." "망나니 백작..." "흐음. 잘 알고 있군." 키리온의 말을 글랜스는 부인하지 않았다. 귀족들 사이에서 자신이 그렇게 불리운 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진짜 귀족이었냐?!" "귀족이라고 했잖아." 글랜스는 타데안의 말을 가볍게 받아치고는 키리온을 바라봤다. 키리온은 글랜스를 한번 훑어 보고는 입을 열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날 건드리지는 말았으면 좋겠어." 결국.. 지금 현재 기분이 나쁘다는 소리군. 글랜스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위층에서 옷을 갈아입은 올리에가 아래로 내려왔다. "휴우. 키리온. 아무 일도 없었잖아. 괜히 흥분하지마." 올리에는 키리온을 달래려는 듯, 그렇게 말하고는 키리온의 곁으로 다가갔 다. 키리온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글랜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미안하군. 말이 심했다." "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 내 말도 당신을 건드린 것 같으니까." 글랜스는 키리온의 사과를 받아주고는 뒤로 가서 의자에 앉았다. 남의 집이 라고 몸을 사리면 자신만 손해. 앉을 곳이 있으면 앉는 곳이 최고다. "그래도... 할아버님은 회의에 잘 나가신거지?" 키리온의 갑작스러운 질문. 모두들 잠시 침묵을 지켰다. 한참동안 조용한 공기가 흐르던 중,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키리온... 못.. 간거야?" "아아.. 미안해." 키리온의 말이 떨어지자, 모두들 한숨을 내쉬었다. 글랜스는 그들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음.. 귀족회의를 말하는건가?" "글랜스.. 갔었나요?" 일리스가 약간은 불안한 듯한 눈으로 물었다. 글랜스는 또다시 화가 끓어오 르는 것을 일리스의 얼굴을 보며 간신히 진정 시키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 회의에.. 좀 황당한 제안이 나왔었지. 국왕의 간수.. 라는." "어떻게.. 됐나요?" "쳇. 젠장맞을! 에릭이라는 녀석 꽤나 믿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 녀석이 찬 성해 버릴 줄은..."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그걸로 끝이지. 지금 가장 권력을 크게 잡은 녀 석이 에릭인데?" 글랜스의 말에, 일리스는 의자에 앉아 이마를 짚었다.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젠장!" 키리온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모두들 조금씩 축 쳐저 버리는 느낌. 글랜 스 역시 에릭에 대한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평소의 버 릇이 튀어나왔다. "이봐. 키리온!" "뭔가?" "한판 붙자."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 자신의 허리에 걸려있는 검을 툭툭 건드렸 다. 키리온도... 꽤나 화가 난 듯, 거절하지 않았다. Name : bear Date : 15-07-2002 06:40 Line : 262 Read : 2429 [24] [kid] Story Of Fantasy -214- -------------------------------------------------------------------------------- Ip address : 211.110.100.188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14- 2002/07/15 06:18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3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글랜스는 키리온과 함께 집 밖으로 걸어나갔다. 분위기의 험악함이 조금 걱 정이 된 다른 사람들도, 글랜스의 뒤를 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아니, 분위 기의 험악함이라기 보다는... 지금 일어난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서, 조금이나마 진정을 시키기 위해서.. 일지도 몰랐다. "제길. 역시 속에 쌓인 것을 풀어내는 데는 움직이는게 최고지." "그렇지." 키리온은 글랜스의 말에 대답하며 등 뒤의 검을 뽑아 들었다. 정말 무식하 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커다란 검. 글랜스는 고개를 내 저으며 입을 열었 다. "정말.. 무식하게 커다란 검이군." "글랜스. 자네는 검을 안 뽑아드나?" 키리온의 말에 글랜스는 양 손을 흔들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이게 내 준비자세야. 덤벼."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키리온의 왼쪽 다리가 앞으로 나왔다. 그와 동시에 키리온의 왼팔 팔꿈치가 앞으로 튕겨져 나왔다. 바닥을 짚은 왼쪽 다리가 급격히 돌아가며 먼지가 날렸다. "부웅!" 검이 휘둘러지는 소리가 분명히 들려왔다. 글랜스는 가볍게 뒤로 뛰어 그것 을 피해냈다. 뒤로 튀어가는 상태에서도 손은 여전히 검집에 꽂혀있는 검의 손잡이 부분에 머물고 있었다. '휘유.. 정말 무식하군.' 글랜스는 검을 피해내고도, 목에 땀이 흘렀다. 맞으면 절대로 아프다.. 로 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말아먹을 자식!" 키리온의 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저 커다란 검을 그런 속도로, 그런 힘으로 휘두른 주제에, 다시 왼발을 앞으로 내딛고는 글랜스를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엄청난 힘과 함께, 엄청난 보디 밸런스였다. 뒤로 물러나야 할 상황... 글랜스는 앞으로 한걸음 다가갔다. 그리고 그 자 리에서 몸을 눕히듯 점프했다. 그리고... "촤악!" 쇠가 갈리는 소리. 키리온이 급히 몸을 굴렸다. 바닥에 내려선 글랜스는 어 느새 뽑아든 검을 다시 검집안에 집어 넣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 제대로 할 생각이 드나?" "그래야 겠군." 키리온이 목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아내고는 말했다. 몸을 일으킨 키리온 이 그 커다란 검을 오른쪽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몸을 곧게 세우고는 글랜 스를 향해 걸어왔다. "역시, 이래야 제맛이지. 싸움이란건 말이야." 글랜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도 키리온을 향해 한걸음 내딛었다. 순 간, 글랜스의 검이 뽑혀 나와 키리온의 목을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 "카앙!" 키리온은 그 검을 가볍게 쳐 내고는 한걸음 더 다가갔다. 그리고 글랜스의 다리를 힘껏 걷어찼다. "큭!"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글랜스가 휘청거리는 사이, 키리온의 검이 글랜 스의 머리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카가가각!" 글랜스는 키리온의 그 거대한 검을 자신의 가벼운 검으로 흘려냈다. 키리온 의 검이 글랜스의 검의 검신을 따라서 흘러내렸다. "휘익!" 글랜스의 검이 휘둘러지고, 키리온의 가슴팍에 옷이 찢어졌다. 글랜스는 다 시한번 키리온의 보디 밸런스에 혀를 내두르고는 키리온을 향해 달려 들었 다. 키리온은 뒤로 물러서면서도 검을 힘껏 내리쳐왔다. 오른쪽에서 왼쪽으 로 내리쳐져 오는 검... 글랜스는 검의 손잡이 끝이 엄지 손가락 쪽으로 향 하도록 순식간에 검을 거꾸로 잡았다. 그리고, 키리온의 내리쳐져 오는 검 을 마주 쳐 갔다. "하압!!" 커다란 기합소리. 글랜스는 왼발로 땅이 파일 만큼 힘껏 땅을 찼다. 그리 고, 오른 발로 자신의 검. 검의 뒷부분을 힘껏 걷어차며, 팔로 휘둘렀다. "카아앙!" 키리온의 검이 위로 튕겨져 올라갔다. 키리온도, 타데안도, 심지어 일리스 마저 당황한 눈빛. 글랜스는 오른쪽 손이 얼얼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 고는 왼손으로 검을 바꿔 쥐었다. 그 사이, 키리온이 뒤로 물러서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아깝군." 글랜스는 오른손을 흔들어 감각을 되 찾고는 다시 검을 오른손에 쥐었다. 타데안이 나직히 중얼거렸다. "키리온의 검이... 튕겨져 나갔다?" "믿을 수.. 없어. 저 인간 병기가 휘두르는 검이?" 그러나 가장 당황한 것은 키리온 자신인 것 같았다. 눈에 띄게 당황한 모 습. "뭐야? 자신의 검이 막힌 것이 처음인 모양이지?" 확실히, 저런 검이라면 흘려넘기는 사람은 더러 있겠지만, 지금처럼 마주 부딪혀 튕겨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랜스 자 신은 다리까지 동원해서 동수를 이뤘으니 말이다. "이봐. 계속 가자구. 기분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는데 말이야." 글랜스의 말에, 당황했던 키리온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래. 저래야 재미 있다니까. "하아압!" 키리온의 공격은 언제나 단조롭다. 저런 커다란 검으로는 그것이 한계일 것 이다. 그러나, 공격이 단조로다고 해서, 그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 다. 저 정도의 힘과 속도에, 공격마저 복잡하다면 그것은 사기일테니 말이 다. "카앙!" 키리온의 검을 피해낸 글랜스가 검을 날린 것을, 키리온이 검의 손잡이로 막아냈다. 손잡이까지 철로 만든거냐? 글랜스는 씁쓸하게 웃음을 지었다. 키리온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글랜스의 바로 곁으로 다가왔다. 그 리고 팔꿈치로 글랜스의 턱을 후려 갈겼다. "큭!" 정신이 아찔해 지는 충격이다. 글랜스는 바닥에 쓰러진 상태에서 본능적으 로 검을 위로 흩뿌렸다. 검 끝에 뭔가가 걸리는 느낌... 키리온의 오른팔에 서 피가 떨어져 내렸다. "크윽! 흡!" 키리온이 신음과 함께 기합을 넣으며 그의 배를 걷어찼다. 팔로 막았지만, 양 손이 모두 져려와 검을 놓치고 말았다. 키리온도, 조금전 글랜스의 검에 의해 검을 들고있기 힘든 듯, 검을 휘두르지 않고 다시한번 글랜스를 걷어 차려 했다. "망할 놈!" 글랜스는 쓰러진 상태에서 키리온의 발을 두 손으로 잡고, 땅을 딛고 있는 키리온의 발을 거둬 버렸다. 그 커다란 거구가 바닥에 쓰러졌다. 글랜스는 키리온의 얼굴 위에 에릭의 얼굴을 덧씌우고는 먼저 일어서며, 키리온의 얼 굴을 주먹으로 후려 갈겼다. 그러나, 글랜스의 주먹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 라는 듯, 키리온은 글랜스의 얼굴을 자신의 주먹으로 마주 갈겼다. "젠장.. 젠장.. 기분 정말 더럽군." 글랜스는 바닥에 주저 앉았다. 키리온도 굳이 드러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저거.... 미친 것 아니야?" 로안느가 일리스를 향해 말했다. 올리에조차, 그 말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무의식 중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건.. 너무 정상이라서 저러는거야."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뭔가를 떠올린 듯, 시선을 내리 깔았다. 로안느 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여튼.. 남자들은.... 뭐, 조금은 부럽긴 하지만." 글랜스는 로안느의 그 말에 소리쳤다. "이봐. 부러우면 끼워줄 수도 있어!" "사양하고 싶어." 글랜스는 로안느의 말에 웃음을 짓고는 아직 누워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키리온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네놈이 회의에 제대로 나왔어도... 뭔가 틀려졌을 지도 모르지." "나갔다가 아무 것도 못한 녀석이 말이 많군." 키리온이 그렇게 대답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일리스를 향해 소리쳤다. "일리스... 괜찮아?!" "으음.. 아아.." 글래스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키리온의 행동에 잠시 키리온을 바라보다가, 곧 시선을 돌려버렸다. 굳이 자신이 알아봐야...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 치고 지나갔다. "아아. 꿀꿀하군. 오랫만에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던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믿음을 저버리고 말이야." 글랜스는 몸을 일으켰다. "밥 잘먹고 운동까지 하고 간다!" 글랜스는 그 말을 던지고는 저택 밖으로 걸어 나갔다. 턱이 욱신거리긴 했 지만, 약간이나마 기분이 풀린 것 같았다. '뭔가 잊어버린 것 같은데...' 이제 배도 고프지 않았기에, 글랜스는 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글랜스 백 작가는, 알스엔 내에서도 꽤나 커다란 저택을 자랑했다. 어쨋건 그의 아버 지는 돈이 많았다. 대문을 열고 정원을 가로지른 글랜스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으아아앙!" "챙그랑!" 아이의 울음소리. 뭔가가 깨지는 소리. 하인들이 당황하는 소리가 삼중주로 들려온다. "아시안느! 뭐하는 거야?" 거기까지 말한 글랜스는 자신이 아시안느와 했던 약속이 생각났다. 아시안 느는 아마도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였을 것이다. "글랜스 오빠 바보!!" 글랜스는 날아오는 물건들을 가볍게 피해내며 입을 열었다. "아시안느.. 이건 말이지..." "오빠 바보! 으아앙! 바보! 바보!" 글랜스는 결국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오빠가... 잘못했다." "흐잉.. 오빠. 아시안느랑 놀아 줄꺼지?" "그럼. 당연하지. 오빠는 아시안느가 제일 좋은걸. 누구야? 아시안느를 괴 롭힌 것이?! 이 오빠가 혼내주마!!" 키리온과 엇비슷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백작이라는 작위를 가진 글랜스 의 정체는... 시스터 컴플랙스의 팔불출이었다. Ip address : 218.145.63.34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elosis@hanmail.net 글랜스가 집으로 가버리자, 조금 분위기가 가라앉아 버렸다. 가끔은 그렇게 직설적인 성격의 사람이 있어도 괜찮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버렸다고나 할까 ? 일리스는 거실에 앉아서 의자의 등받이에 자신의 몸을 걸고는 - 앉은 것 이 아니라, 팔을 뒤로하여 등받이에 몸을 걸고 있는 것 - 높은 천장을 멍하 니 쳐다보고 있었다. 이대로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일리스?" 누군가가 일리스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현재는 자신의 생각 만으로도 머리속이 꽉 차버려 다른 사람의 말까지 신경쓸 겨를 은 없다. "일리스? 일리스!" 누군가가, 일리스의 얼굴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댔다. 음.. 타데안이다. "타데안씨...?" "네! 타데안입니다!" 일리스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퍼억!" "천장이 안보여." 일리스는 너무나도 중요한 이유 때문에 타데안의 얼굴을 옆으로 쳐 내버리 고는, 다시 멍한 시선을 던졌다. 타데안이 뭔가 중얼거리는 것 같지만, 신 경 쓸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한참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키리온으로 추측되는 목소 리가 들려왔다. "일리스. 괜찮아?" "아.. 음... 그러니까...." 일리스는 한참동안 생각했다. 자신이 지금 괜찮은지, 괜찮지 않은지, 그것 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제 실리가 우는 것을 보고난 다음이라, 다시 실리스의 얼굴을 보기는 싫다. "괜찮아... 아니 안괜찮아." "어느쪽이야?" "으음... 괜찮으면서 안괜찮아." "...그거나 그거나." 일리스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나는 것을 느끼고 있었 다. 명호도, 인규도.. 말이다. 떠올리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지만, 자 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 사람들의 냄새가 풍겨져 나온다. 눈 앞의 일만 생 각하자고, 아무리 다짐해 봐도, 그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아! 복잡하다!" "뭐가?!" "괜찮은지.. 안괜찮은지..." "...단순하다고 생각하는데." 키리온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일리스는 의자에 걸쳐져 있던 자신의 몸을 바로 세우고는 키리온을 향해 입을 열었다. "키리온?" "왜?" "이번 일도 에릭이... 한걸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일리스는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며 입 을 열었다. "에릭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는거냐?!" 키리온이 테이블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일리스는 귀를 한번 두드려, 흥분하 지 말라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고는 입을 열었다. "에릭은... 충분히 대단해." "젠장!" 키리온은 뭔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곱지 못한 소리를 내뱉고는 시선을 돌렸다. 아마도, 키리온은 뭔가 많이 알고있는 듯 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을 보고, 입을 열었다. "키리온... 키리온이 생각하기에... 에릭이 나를 좋아했다고 생각해?"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은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키리온을 대신해서, 올리에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지금 생각해 보면, 에릭은 키리온이나 나와는 아주 묘하게 조금의 거리를 두는 느낌이 있어. 에릭은 절대로 자신의 가장 깊은 곳까지는 우리 에게 보여주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일리안. 넌 틀렸지?" 일리스는 올리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안이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 다. 다만 함께 자라와서, 너무도 어릴 때 부터 알고있었기 때문에 에릭이 자신을 남보다 조금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내 기억으로 에릭이 그렇게 진심으로 대한 사람은 일리안. 너밖에 없어." 그 말에 키리온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스는 피식 웃으며, 자신의 둔함 을 생각하고, 자신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아아! 그런게 무슨 상관이예요?!" 타데안은 상당히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러나, 일리스는 타데안의 말 을 가볍게 흘려 넘기고는 입을 열었다. "에릭이.. 왜 대단한지 이야기 해 줄까?"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일리스는 할아버지가 잠들어있는 방을 한번 돌아 본 후,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그리고 씹어뱉 듯이 입을 열었다. "나를 죽인건... 에릭이야." 잠시 침묵이 흘렀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다시.... 말해줄래?" 키리온이 약간은 동요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리스는 그 때의 생각이 떠올 라, 어깨를 한번 떨고는 입을 열었다. "나는... 에릭에게 죽었어." "콰앙!" 키리온이 앉았던 의자에서 일어서자, 테이블이 뒤집어졌다. 일리스를 화나 고,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던 키리온이 몸을 돌렸다. 올리에가 급하게 소 리쳤다. "어딜 가는거야?!" 올리에를 제외하고는, 모두 키리온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지 만, 말리지 않았다. 로안느는, 그다지 험하지 않은 욕을 마구 뱉어내고 있 었고, 타데안은.... 그냥 아래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키리온!" 일리스는 키리온을 불렀다. 올리에의 목소리에조차 반응하지 않던 키리온 이, 걸음을 멈추고는 일리스를 돌아봤다. 키리온의 얼굴이 붉어졌다. 목에 핏줄이 선 채로, 꽉 쥔 주먹을 떨고 있다. 아마도, 배신감. 엄청난 배신감 에 저렇게 몸을 떨고 있는 것이다. '아아...' 적어도 자신을 위해서, 저 정도로 흥분해 주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는 것 이 정말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을 바라보고 살짝 웃고는 말했다. "어디가?" 말투의 끝이 너무 올라가 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일리스는 잊으려 했던 기 억을 떠올리고, 동요했던 것이 말투에 그대로 드러났다. 아니면, 키리온의 행동에, 저런 과격한 행동에 위로를 받은 나머지 감상에 젖어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믿을 수 없어! 절대로... 아니. 나는... 녀석을 이제 용서할 수가 없어." 키리온이 거침없는 걸음걸이로, 일리스의 앞으로 다가와 소리쳤다. 일리스 는 귀를 막으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가 깨셔." "음.." 키리온은 그제서야, 이 집에 누가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내고는 조금 진정 하는 듯 했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는 여전히 화난 얼굴로 의자에 앉아 일 리스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네?" 이제껏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있던 라미니아가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는 고 개를 한번 갸웃거리다가, 말했다. "왜... 키리온이 가이스티안을 용서할 수 없다고 하는 거지요?" 라미니아의 말에 옆에 서있던 로안느가 라미니아에게 입을 열었다. "그건... 키리온은 일리스의 친구이니까..." "아니요. 그런게 아니라...." 라미니아가 뭔가를 설명하려고 하자, 키리온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일 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에릭 녀석은... 나도 죽이려 했어." 키리온의 그 말에, 일리스는 의자 등받이 뒤로 양 팔을 넘겼다. 고개를 한 껏 뒤로 젖혔다.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일리스는 한껏 뒤로 젖힌 입을 열었 다. "아아..." 목소리가 아닌.. 낮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점점 알 수 없어진다. 참아 야지. 참아야지.. 라고 몇번이나 속으로 되뇌었지만, 결국 참지 못했다. "으아아아악!" 일리스는 소리를 한번 지르고는, 몸을 바로 세웠다. 키리온에게 떠들지 말 라고 했지만, 정작 자신이 참을 수 없었다. 키리온이.. 일리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난.. 에릭녀석을 지금 당장.." "그건 싫어." 일리스는 키리온의 말을 중간에 끊어버렸다. 키리온은 일리스의 말에 시선 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화난 얼굴, 낮게 깔리는 화난 음성으로 입을 열었 다. "넌... 왜 그렇게... 에릭을 감싸고 도는거지?" 키리온의 주먹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일리스는 눈을 감았다. 키리온의 얼 굴을 보고 있으면, 괜시리 슬퍼진다. "왜 이런 상황에서 까지 그런 녀석을 감싸고 도느냐는 말이다!" 키리온의 목소리가 격해졌다. 로안느가 나직히 말했다. "이런 것은.. 참는 것이 틀린거야." 아마도, 일리스에게 던지는 말 같았다. 일리스는 감았던 눈을 뜨고는 입을 열었다. "난.. 그렇게 착하지 않아. 내 등뒤에서... 검을 꽂아버린 녀석을 아무 것 도 아닌 양 용서해 줄 정도로, 내 친구를 죽이려 한 것을 듣고는 바로 잊어 버릴 정도로... 그렇게 착한 녀석이 아니야." 집 안이 조용하다. 일리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에릭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 그 상황에서 에릭을 보 고 싶어." 모두들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말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 다. 그런 가운데, 키리온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확실히... 지금 다짜고짜 에릭에게 일리안 네 일을 추궁하는 것은 말도 안 되지..."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이 냉정을 되찾은 듯 말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 을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위층으로 올라가다, 아래층을 돌아 보며 말했다. "나.. 좀 잘테니까, 두어시간 후에 좀 깨워 줘." 일리스는 굳이 대답을 듣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일 리스는 침대로 다가가, 침대에 털썩 쓰러졌다. 기분나쁜 기억이 가슴 속에 서 부터 스멀스멀 기어올라와, 온몸을 잠식한다. 눈을 감아도, 떠도, 붉은 색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쳇..." 일리스는 전혀 답지 않는 소리를 내고는 눈을 꼭 감았다. 떠올리지마! 떠올 리지마! 를 스스로 몇번이나 되뇌었다. 그러나, 잊을 만큼 평범한 기억은 아니다. 금방... 잠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Name : Cigarette男 Date : 17-07-2002 09:12 Line : 362 Read : 1726 [26] [kid] Story Of Fantasy -216- -------------------------------------------------------------------------------- Ip address : 218.145.63.35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elosis@hanmail.net 무거운 분위기가 거실안을 짓누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정말 싫었다. 너무나도 싫어서 몸이 떨릴 것 같았다. 어두워지면 결국 손해는 자신이 보 는 것이다. "아하하... 그러니까.." "닥쳐!" 타데안은 뭔가 말을 하려고 했다가, 로안느의 말에 바로 말을 멈추었다. 역 시.. 말을 할 분위기가 아니다. 키리온은, 노인과 어린애 - 일리스는 고등 학교 1학년입니다. - 까지 있는 집 안에서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그리 고, 그 담배를 언제나 빼앗아가던 올리에조차, 그것을 묵인하고 있다. 무거 운 분위기. 깔려 죽을 것만 같다. "저기.. 일리스가 두어시간 후에 깨우라고 했잖아?" 타데안의 말에, 담배를 피우고 있던 키리온이 시선을 들었다. 뿌연 연기 너 머로, 키리온은 눈을 몇번 깜빡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아마도, 실리스를 보러가고 싶은가 보지." 키리온은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올라갔다. 실리스를 보고 싶다니... '뭐, 사랑을 하면 보고 또 보고 싶다니까...' 타데안은 그렇게 생각하며 피식 웃음을 지었다. 사랑이라니. 일반적으로 사 랑은 그런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가, 머리를 흔들었다. "흐음.. 생각해 보니, 나도 꽤나 복잡한 녀석이었잖아?" 타데안은 소리내어 나직히 중얼거렸다. 타데안의 옆쪽에 앉아있던 라미니아 는 타데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복잡... 하다는 의미가 바뀐 건가요?" "...이럴 때는 그냥 못들은 척 해주는 거예요." 타데안은 손으로 목을 한번 쓰다듬고는 말했다. 라미니아는 타데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다가, 말했다. "들리는 것을 못들은 척 하라는 것은 자신을 속이라는 건가요?" "으에엑!" 뭔가 아닌 듯 하면서도 심오한 말이 날아오자, 타데안은 애써 라미니아를 외면하며 시선을 돌렸다. 위층에서 키리온이 걸어 내려오고 있었다. "일리스는? 일어났어?" 타데안이 물으려 했던 것을 로안느가 물었다. 키리온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 고는 입을 열었다. "왠지... 깨우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말이야." 키리온의 그 말에, 로안느가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잠시 후, 로안느마 저도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는 밖으로 나왔다. "뭐야?" "절대로.. 깨우면 안될 것 같은데.." "단순무식한 로안느마저... 켁!" 평소라면 무슨 말과 함께 날아와야 할 물건이 아무 소리도 없이 날아왔다. 타데안은 뒷통수를 부여 잡고는, 그 깨워서는 안되는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 해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일리스가 있는 방문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 렸다. 이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는 시간이라, 방안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침대위에, 파란색의 특이한 바지를 입고 하얀색의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일 리스가 엎드려 있었다. 타데안은 저렇게 자고 있으면 목이 아플텐데... 라 는 생각과 함께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타데안은 일리스가 벽쪽으로 머리를 돌리고 있었기에, 몸을 바로 눕혀주려 고 일리스에게 손을 뻗었다. 그 때, 일리스가 몸을 한번 뒤척이며 머리를 타데안 쪽으로 돌렸다. '으응?' 타데안은 입으로 말을 하지 못하고, 손을 멈추었다. 일리스의... 표정이 너 무도 좋다. 너무도 좋아서, 보는 사람까지 행복해질 것 같다. 그런데, 그런 표정임에도 불구하고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다. 너무도 행복해서, 눈물마저 흘러내릴 정도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타데 안은 절대로 깨우지 말아야 하는 분위기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는 몸을 돌 렸다. "끼익!"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 타데안이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할 때, 라미니아가 안으로 들어왔다. "뭐, 뭐하려고요?" "네. 부탁을 받았으니까요." "깨, 깨우면 안되요!" 타데안은 급하게 소리쳤지만... 역시 라미니아는 인간이 아니다. 저런.. 얼 굴을 보고도 얄짤없이 일리스의 몸을 흔들어 일리스를 깨워버렸다. "일리스. 일어나요." "으음.." 일리스가 신음 소리를 흘리며 눈을 비비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라미니 아의 어깨를 잡고, 상체를 일으켰다. 잠이 덜깬.. 멍한 눈. 일리스는 라미 니아를 바라보고는 헤죽 웃어버렸다. "아침이야?" "네에. 일어날 시간이에요." 라미니아는 일리스의 착각도 친절하게 넘어갔다. 역시 라미니아랄까? "헤에. 그럼 모닝 키스!" 일리스가 라미니아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타데안은... 왠지 너무나 아까운 것을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몸을 한번 떨고는 라미니아에게 소리쳤다. "도, 돌려줘!" 도데체 뭘? 일리스는 잠에서 깨어나서는 잠시 멍하니 앉아있다가 밖으로 걸어나갔다. 타데안은 그런 일리스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거실의 의자에 앉았 다. 뭔가... 마음에 상당히 들지 않는다. "나.. 나갔다가 올게." 일리스는 그런 말을 남기고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키리온이 나직히 중얼거 렸다. "나는... 실리스가 사실을 끝까지 알지 못했으면 좋겠어." "응?" 키리온의 곁에있던 올리에가 키리온을 올려보자, 키리온이 다시 입을 열었 다. "아니.. 됐어." "뭐야? 그런 무책임한 말은?" "그런거지." 키리온은 가볍게 얼버무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타데안은 다시 무거운 분 위기가 거실을 눌러버리자,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어디 가?" "땀 빼러."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검을 한번 두드렸다. 로안느가 뭐라고 말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타데안은 그냥 밖으로 걸어나갔다. 해가 진데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바람은 선선하다. 타데안은 저택의 뒤쪽 으로 걸어가, 넓게 자리잡고 있는 잔디밭 위에서 검을 빼 들었다. 언제나, 검을 들게 되면 타데안은 가상의 상대를 눈앞에 그리곤 했다. 그리 고, 얼마 전까지 그 상대는 언제나 어머니였다. 강하고, 또 강한 상대. 타 데안이 알기에는 가장 강한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자신도 모르게 일리스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일리스의 모습이, 너무도 뚜렷하게 그려져 다른 것으로 그릴 수가 없다. "하아압!" 괜시리 기합소리를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언제나 그렇듯, 상상한 일리스는 검을 가볍게 피해내 버린다. "으아압!" "으리압!" 괜시리, 시끄럽게 기합소리를 질렀다. 마치, 그렇게 하면 단 한번이라도 상 상하고 있는 일리스가 자신의 검에 그 움직임을 멈추어 줄까봐서 말이다. 그렇게 한참 동안 검을 휘두르며 기합성을 지른 타데안은 천천히 지치기 시 작했다. 그리고, 급기야 검을 바닥에 꽂고는 숨을 헉헉거리기 시작했다. 결 국 이번에도 일리스는 단 한번도 자신의 검에 스쳐주지도 않았다. "제길." 타데안은 힘겨운 걸음걸이로, 저택의 벽 가까이 다가가, 바닥에 주저앉았 다. 차가운 돌벽의 느낌이 등을 통해 전해져 온다. 타데안은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 머리를 돌벽에 대었다. "드르륵!" 창문이 열리는 소리. 그 소리와 함께, 타데안의 시야에 로안느의 모습이 갑 작스럽게 튀어 들어왔다. "아아.... 심장이 잠시 멈춰버렸어. 이건 호러가 아니라구." "어머나... 그래?" 로안느가 살짝 웃었다. 그리고.... 엄청난 두께의 책을 양 손으로 들고는 웃음을 지었다. "어, 어이.. 으악!" 지금 로안느가 있는 곳이 저택의 구조상.. 서고 였었지. 타데안은 책이 흉 기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며 이마를 손으로 문질렀다. 로안느는, 타데안의 과장된 행동에 피식 웃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저택 전체를 그렇게 시끄럽게 만들었으니... 뭔가 좀 풀렸어?" 로안느가 웃으며 묻자, 타데안은 마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글쎄. 뭐가?" "어머.." 로안느는 다시 뭔가를 뒤적거리는 소리를 내고는, 이번에 두배는 두꺼워 보 이는 책을 밖으로 들이밀었다. "미안.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께. 용서해줘... 으악!" "그래. 뭔가 좀 풀렸어?" 타데안은 다시한번 이마를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전혀..." 잠시 아무런 말이 없었다. 타데안은 로안느 마저도 말이 없자, 곧 입을 열 었다. "이봐. 로안느. 로안느가 봐도... 난 나쁜 놈이지?" "응?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 그렇게 얄짤없이..." 타데안은 충격받은 얼굴로 바닥에 쓰러지는 시늉을 했다. 로안느는 피식 웃 으며 입을 열었다. "나쁜 놈이긴 하지만, 미워지지는 않아." 그 말에 타데안은 피식 웃어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꽂았던 검을 뽑아들고 그것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난.. 말이야. 평범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어." "그래. 평범한 생활에서 너같은 녀석이 나올 리가 없지." 타데안은 로안느의 말에 피식 웃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이 검이... 내 어머니의 것이었다는 것.. 대충 알고 있었지?" "음.." "내 어머니는.... 내가 보는 앞에서, 이 검으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어." 아무런 말이 없다. 타데안의 말이라면, 언제나 걸고 넘어지는 로안느가 아 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타데안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이유가 말이야. 나를... 아버지에게 맡기기 위해서야. 그런 아무런 쓸데없는 이유로, 어머니는 내 앞에서, 아버지 앞에서 자신의 가슴을 이 검 으로 찔렀지." "농담... 이지?" 로안느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타데안은 검을 옆으로 한번 휘두르고는 입 을 열었다. "내가... 어머니의 일을 농담거리로 삼을 만큼 저속한 인간으로 보여?" 타데안으로써는 드물게.. 한마디로 로안느의 입을 닫게 만들어 버렸다. 타 데안은 그런 로안느에게, 마치 고백이라도 하는 듯, 자조적인 웃음을 띄우 고는 입을 열었다. "로안느는.. 왕족이지?" "아... 으, 응." "첩의 자식이 집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알고 있어?" "그거야.. 두번째 부인의 자식이라고 해도, 자신의 아들이니까..." "하. 첩의 자식은 말이야. 집안의 하인보다 못한 신세지." 타데안은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특이한 경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어차피, 나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내 어머니를... 그리고 어머니를 너무도 빼 닮아버린 나를 싫어했으니까 말 이야."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자기 자식을.." "그 정도로 권력이 있고, 돈이 있는 양반은... 자식은 물건이라고 생각하 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마 불량품에 속했을지도 몰라."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타데안의 말에, 오히려 로안느가 흥분했다. 저런 성격이... 너무나도 좋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의 심장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었을 이 검을 앞에다 두고... 맹세했어." "......" "절대로. 절대로 아버지 같은 사람은 되지 않겠다. 나만큼, 남의 아픔도 생 각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서... 적어도..." 타데안은 말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창문으로, 로안느가 몸을 내밀고는 타데안의 귀에, 더욱 가까이 대며 입을 열었다. "넌.. 귀여운 동생같아." "하하..." 타데안은 고개를 숙인 채로 웃었다. 그리고, 로안느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 으려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하.. 일리스가... 자신이 에릭에게 죽었다고 말했을 때... 말이야." "그.. 기분나쁜 이야기는 왜 꺼내는 거야?!" "그 때.. 나는 정말로... 일리스를 위해서 화를 낼 수 없었어. 오히려... 에릭 덕분에, 에릭이 그렇게 해준 덕분에 내가 지금 일리스를 만나서, 이렇 게 앉아 있을 수 있는게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구. 그래도..." 로안느는 숨소리 마저 죽인 것 같다. 타데안은 바닥을 내려보며 입을 열었 다. "그래도... 내가 귀여운 동생... 같아?" 타데안의 말에, 로안느는 대답하지 않았다. 타데안은, 낮은 웃음소리를 흘 리며, 바닥에 꽂은 검신을 손으로 잡아갔다. 차가운 느낌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타데안?" "....." 한참이 지난 후에야 로안느가 입을 열어 타데안을 불렀다. 로안느는 타데안 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리스를... 너무너무 좋아하지?" "...응." 타데안은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그러하기에...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그래. 그건, 일리스를 너무너무 좋아하기 때문이야. 넌 잘못한 것이 없어. " "그래도!" "넌 잘못한게 없어." "말이.." "넌... 잘못한게 없어." "아아..." 타데안은 고개를 숙이고 신음 소리를 흘렸다. 자신의 머리를, 로안느가 쓰 다듬는 것을 느꼈다. 만약, 진짜.. 누나가 있다면 이런 손으로, 이런 느낌 으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Name : Cigarette男 Date : 17-07-2002 16:26 Line : 410 Read : 1261 [28] [kid] Story Of Fantasy -217- -------------------------------------------------------------------------------- Ip address : 218.145.63.35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우아압!!" "우리야아압!" 뭔가... 시끄러운 타데안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리고 있었다. 키리온은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 손님용의 재떨이가 있다 -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어도, 자신은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마음이 풀리지 않 는다. "부어라? 마셔라?" "어, 어떻게 알았... 이 아니고.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올리에?" "키리온." "응?" 올리에가.. 활짝 웃었다. "고주망태가 되면... 죽여버린다." 상큼, 발랄하기도 하지. 키리온은 억지 웃음을 짓고는 살살 뒷걸음질 치다 가 문 밖으로 나가며 소리쳤다. "괜찮아.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거야?!" 뒤로 들리는 올리에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키리온은 문을 닫아버렸다. "으아압! 우리압!" 역시.. 젊다는건 좋기도 하지. 키리온은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정원을 가 로질러 저택 밖으로 걸어나갔다. 조금은 복잡한 저녁시간. 키리온은 할일없 이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차라리, 이런 시끄러운 곳에 있는 것이 더 기분 이 가라앉지 않는 것이다. 키리온은 이 시간,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중앙 광장으로 걸어갔다. 얼마 후면 실리스의 대관식이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진행될 것이 다. 적어도, 자신은 실리스의 친구였기에.... 실리스가 진정으로 웃으며 그 왕관을 받기를 원했다. 입안이 씁쓸한 것이 담배가 말려오기 시작했다. 올리에 덕분에 거의 끊을 뻔 했던 것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키리온은 품 속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뿌연 연기를 한껏 들이키 자, 조금은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젠장... 이러니까 못 끊지. 이걸...' 골초 말기 증후군을 보이는 키리온은 씁쓸하게 웃고는, 담배를 다시 들었 다. 하얀색의 담배연기가, 아지랑이가 올라가듯 묘한 움직임을 보이며, 눈 앞에서 어지럽게 만든다. "...역시.. 안되겠군." 키리온은 담배를 물고 있었다. 왠만하면 술은 마시지 않으려 했다. - 절대 로 죽기 싫어서가 아니다. 절대로! - 그러나, 역시... 이런 일은 그냥 잊혀 지지 않는다. 눈을 감으면... 그때, 어이없이 다쳐 넘어진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쓰러진 자신에게 '나하고 에릭으로 충분하다구!'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일리안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이다. 왜 그때, 에릭과 둘만을 보냈을까? 왜.. 하필이면 그때,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상처를 입었던가? 유쾌하지 못한 생각들이 계속 떠올라, 이대로는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덜컹!" 키리온은 스윙도어를 가슴으로 밀고는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그 만 테이블을 하나 잡고는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술을 가장 독한 것으로 시 키고는 테이블에 앉아 기다렸다. 가끔씩... 쓴 것이 먹고 싶어질 때도 있는 법이다. "앉아도 되나요?" 누군가의 목소리. 키리온은 시선을 들어올렸다. 머리를 터번으로 감아, 귀 를 잘 가린 라미니아가 키리온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쩐 일입니까?" "아아. 키리온이 에릭을 죽이지 못하도록 감시하라고 부탁하더군요." "올리에가?" "네." 키리온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럴 생각도 없을 뿐더러, 자신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 키리온은 자신이 단 한번도 강하다고 생각해 본 일은 없었다. 다만, 살아남 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오기에.. 지지 않으려 노 력했을 뿐이다. 그러나... 에릭이라는, 그리고 일리안이라는 두 천재에게는 손을 들 수 밖에 없다. 그는 검으로... 아직 단 한번도 에릭을 이겨보지 못 했다. "19전.. 아니. 20전 20패." "네?" "에릭과 제 결투의 전적이지요." 때마침 술이 나왔다. 키리온은 그것을 작은 잔에 따르고는 술에 혓바닥을 대지 않고 목 안으로 털어 넣었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라미니아 를 향해 입을 열었다. "한잔.. 하실래요?" "네." 라미니아는, 답지 않게 거부하지 않았다. 키리온은 잔을 하나 더 가져와서 라미니아에게 그것을 건냈다. "제가 두 사람을 만난 것은.. 말입니다. 병사와 기사... 였을 때지요. 뭐랄 까.. 기사들에 대한 꽤나 심각한 불신에 빠져 있을 때라서 말입니다."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술 한잔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이런 강한 술은 향기고, 뭐고도 없다. 그 화끈함에, 그 쓴맛에 먹는 것이니까. "새파랗게 젊어 보이는 녀석들이,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는 녀석들이 기사라 고 거들먹 거리는 것 처럼 보였거든요." "일리안이 그런 성격이었나요?" "하하. 아니예요. 그건 그러니까... 제가 삐뚤어져 있었던 거지요. 저녀석 들은 기사니까.. 거들먹 거리는 족속들이 분명할 거다.... 라는 생각에 빠 져 있었지요." 시끌벅적한 술집안에... 키리온은 그 분위기를 즐기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 그려질 정도로 떠오른다. "아마, 어느날... 일리안이 올리에에게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에에... 애 들도 전쟁에 나오는거야?'라고." "일리스 답군요." "네. 그렇지요. 그래서 발끈해버린 거지요. 그때는.. 내가 생각해 봐도 꽤 나 성격이 급할 때라서."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술 한잔을 입안에 털어넣었다. 약간.. 페이스 가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검을 뽑아들고 일리안을 향해서 소리쳤지요. '가문의 힘이나 등에 업고 기사랍시고 거들먹거리는 녀석이! 너희 기사들은 숙녀를 모독하라고 배웠나?!'라고 말이지요." "그래서요?" 라미니아는, 생각보다 타이밍이 좋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 같지만, 적절 한 시기에 저렇게 다음 이야기를 물어와 준다. 저런 사람들은... 이야기를 풀어놓기에 정말 편하다. "일리안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숙녀였어?!'라고요." "그것도 역시..." "일리안 답지요?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서 검을 뽑아들었지요. 그 때 기분 이라면, 일리안을 눈 앞에서 두토막을 내 버려도 시원치 않았을 테니까요. 그때... 에릭이 일리안의 앞을 가로막더군요. 그 덕에... 더 화가났지요." 키리온은 쓴 웃음을 지었다. 돈으로 사람을 부리는 녀석. 권력으로 사람을 부리는 녀석. 그런 녀석은 최악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키리온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래서.. 결국 그 자리에서 에릭과 신나게 한판 붙었지요. 결과는... 변명 할 여지도 없는 패배. 하하. 나 자신이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 지만, 이런... 기사녀석.. 권력에 무릎을 꿇어버린 녀석에게 졌다는데에, 충격이 컸었거든요." "인간은... 복잡하군요." "그렇지요." 키리온은 라미니아가 술잔을 비우는 것을 보고는, 빈 술잔을 다시 채워 주 었다. "그렇지만.. 에릭이 말하더군요. '나도 못이기는 주제에 이녀석에게 도저하 겠다고? 이녀석은 나보다 백배쯤은 강하다고.'라고. 솔직히 믿기 어려웠어 요. 지금 봐도 그렇지만, 일리안은 약간 어리버리한 데가 있는데다, 평소에 는 순하디 순한 녀석이니까요." 키리온은 다시 자신의 술잔을 기울였다. 슬슬... 배 속이 뜨거워 지기 시작 했다. "그래서, 일리안에게 장갑을 벗어 던졌지요. 인정하기 싫었으니까요. 그리 고... 정말 나 자신이 졌다는 것을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 져버렸지요."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술집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이제 완벽한 저녁시 간.. 술집은 사람으로 가득 차, 빈 테이블을 보기 힘들었다. 조금쯤 술에 취한 남자가, 키리온이 앉아있는 곳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여어.. 저런 예쁜 아가씨를 혼자 독차지 하면 되나?" "지금... 이야기 중이니까 비켜." "이봐! 으악!" 키리온은 남자의 팔목을 강하게 잡았다. 그 커다란 검을 그 정도의 속도로 휘두르면서도 놓치지 않는 손아귀 힘이었다. 단련되지 않은 사람의 팔을 부 수는 것 정도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꺼져."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남자를 밀어 젖혔다. 그리고 라미니아를 향해 시 선을 돌렸다. "평소와는 다르게... 폭력적이군요." "여러가지 일이 있었으니까요. 다행이도, 지금만 잘 넘기면, 시간이라는 것 덕분에 조금 나아지겠지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피식 웃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술잔을 비우고는 술집의 카운터를 향해 소리쳤다. "이것 한병 더!" 주인이 술병을 가져오자, 키리온은 자신의 술잔을 다시 채우고는 입을 열었 다. "그런데... 참, 지금 생각해 보면. 일리안이나 에릭이나 둘다 전쟁터로 나 갈때면 언제나 선두였어요. 보통의 귀족들처럼.. 병사들을 내보내고 뒤에서 종잇장 하나를 가져두고는 병사들은 이렇게.. 이렇게 움직여야 한다. 라는 숫자놀음이나 하고 앉아있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두 사람이 좋아졌나요?" 역시.. 라미니아는 직설적이다. 키리온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인간들의 감정은 그렇게 갑자기 반대로 변하지 않아요. 다만, 제 가 그들을 인정하고난 후,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지요. 인간은 서로를 아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답니다." 라미니아가 머리를 숙이며 테이블을 쳐다보고는 생각에 잠겼다. 키리온은 그래도 라미니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라는 확신에, 입을 열었다. "그렇게... 전투를 몇번이나 치르고.. 점점 더 가까워져서, 뭉쳐서 여행도 다니고..." 키리온은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페이스가 빠르다고 생각했지만, 술도 빨리 취하는 것 같았다. "하하. 웃기지요?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나 늘어놓는 것이?" "과거는 쓸데없는 것이 아니예요." 지극히도 객관적인 이야기 같지만, 저런 말이 위로가 된다니... 라미니아는 대단하다. 저런 객관적인 이야기를, 저런 한결같은 음성으로 부드럽게 말하 면, 그것이 정말인 것 같다. 키리온은 다시 술 한잔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몸속에 뜨거운 것이.. 얼굴 까지 올라오는 기분이다. 시야가 잠깐 흔들리는 것도 느꼈다. "하하.. 라미니아. 나.. 아까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 있어요." "네?" "라미니아가 물었지요? 내가 에릭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 일리안이 아닌 내가 왜... 에릭을 용서하지 못하느냐고?" "네." "저는... 일리안과는 단 한번 검을 마주댔지요. 그렇지만, 에릭과는 열아홉 번을 마주 댔어요. 급하던 성격도... 어느정도 고쳤지요." 키리온은 웃으며 다시 술잔을 기울였다. 머리속이 마비되는 것 같다. 라미 니아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키리온은 라미니아의 눈을 마주봤다. 그리 고, 테이블로 시선을 내리 꽂으며 입을 열었다. "맞아요. 에릭이... 에릭 그녀석이... 내 목표였어요." 라미니아가 술잔을 비웠다. 키리온은... 다시 그것을 채워주고, 자신의 잔 도 비웠다. 취한다. 심하게... 취한다. 키리온과 라미니아는, 새벽이 되어서야, 술집 밖으로 나왔다. 키리온은 비 틀거리며 스윙 도어를 가슴으로 밀고는 새벽 바람으로 몸을 던졌다. 들어올 때는 평평했던 땅이, 지금은 울퉁불퉁해 보인다. "아하하하! 아하하.." 키리온은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머리속이 띵한 것이 속이 울렁거 린다. 키리온은 그것을 꾹 눌러 참고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누군가가, 자신의 오른팔을 부축하는 것이 느껴졌다. "가자!" 어디로 가는 것인지, 자신도 모른다. 비척거리며, 밤거리를 헤치고는 몸이 이끄는 대로, 발길이 가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옆에서 부축하는 라미니 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않고 키리온이 걷는 곳으로 따라 걸으며 부축했다. "라미니아는.... 대단해." "뭐가요?" "그으.. 렇게 마시고도 멀쩡하잖아요."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 걸음을 옮겼다. 익숙한 길에... 익숙한 건물들. 키리온은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다가, 커다란 저택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하하!" 결국은 여기다. 어디로 가도, 결국 자신은... 이곳에 오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 가자!" 키리온은 굳게 닫혀져 있는 문을 발로 차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커다 란 소리를 내며 열렸다. 여전히 라미니아의 부축을 받은 채, 키리온은 비틀 거리며 정원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기분좋게 큰 소리를 쳤다. "와하하! 야아! 에릭!! 친구님이 오셨다! 문 열어!!" 목소리로는 부족한 모양이었다. 키리온은 저택의 정문으로 다가가, 나무로 만들어진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야 임마! 에릭! 벌써 잔다고 하면 거짓말이잖아!!" 술에 취하면 추측을 진실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키리온도 그중 의 한 부류였다. "쿵! 쿵!" 키리온이 몇번 문을 두드리자, 곧 문이 열리며 간편한 복장을 하고, 안경을 끼고있는 에릭이 문을 열었다. "꽤나 마셨구나. 일단은 들어와." "하하! 그래야 에릭이지."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여전한 집 안의 풍경에 키 리온은 버릇대로 의자에 주저앉아서는 입을 열었다. "물좀 가져와봐!" 술에 취한 사람은 목소리가 크다. 에릭은 그런 키리온의 목소리에 피식 웃 어버리고는 곧 차가운 물 한잔을 가져왔다. "크으.. 좋다." 키리온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차가운 감촉을 느끼고는, 머리를 흔들고 말했 다. "에릭. 임마. 너... 이 여자를 알고있지?"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라미니아를 눈으로 가리켰다. 에릭이, 살짝 웃으 며 말했다. "모른다고 하면 믿어줄 거냐?" "아하하. 당연한 걸 말하고 있어." 키리온은 소리내어 웃다가, 멈추고는 입을 열었다. "당연히 안믿지." "그래. 알아." 키리온은 묵묵히 에릭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에릭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아가씨. 어머니의 복수라도 하기위해 온 겁니까?" "아니요. 제가 왜 복수를 해야 하지요? 저는 키리온을 부축해서 여기 온 것 뿐이예요." "하핫. 역시 엘프들은..." 에릭이 나직히 웃으며 말했다. 키리온은 여전히 에릭을 쳐다보다가, 유리로 만들어진 물잔을 그대로 놓았다. "챙그랑!" 유리가 깨지는 소리. 날카로운 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키리온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게... 마지막으로 얻어먹는게 될거다." "심각하군." 키리온은 한 걸음을 걷다가 비틀거렸다. 곁에 있던 에릭이 키리온을 부축했 다. "네놈은.... 미안하지도 않은거냐?" 키리온은 씹어 뱉듯이 말하고는 에릭의 어깨를 짚었다. 에릭이.. 나직히 중 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네게, 조금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렇지만, 그걸로 끝이다." 키리온이 가만히 있자, 곧 라미니아가 키리온을 에릭에게 넘겨 받았다. 몸 의 중심이 잡히지 않는 키리온은 몇번이나 비틀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물.. 고마웠다." "천만에." 키리온은 등을 돌려 저택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문을 나서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망할 놈.." 가슴이.. 아프다. Name : bear Date : 17-07-2002 17:31 Line : 282 Read : 1290 [29] [kid] Story Of Fantasy -218- -------------------------------------------------------------------------------- Ip address : 61.98.6.199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98; Win 9x 4.90) [kid] Story Of Fantasy -218- 2002/07/17 17:19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10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일리스는 저택을 걸어나왔다. 그리고 길의 양쪽을 둘러보다가 중얼거렸다. "어디로 가볼까..." 어디로 갈 것인지는 정하지 않았다. 일리스는 잠시 고민하다가 손가락을 오 른쪽 길로 뻗었다. 그리고... "어. 느. 곳. 으. 로. 갈. 까. 요? 왼쪽이네." 일리스는 주저함 없이 왼쪽길로 걸음을 옮겼다. 이 쪽이 어느길로 가는 것 이든, 그다지 상관은 없다. 다만, 걷고 싶을 뿐이었으니 말이다. 일리스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 아.. 씨!" 일리스는 걸어가는 길에, 나뭇가지 사이에 올라가 있는 공을 꺼내려고 무던 히도 노력하고 있는 꼬마애를 볼 수 있었다. "도와줄까?" "혼자서 할래." 꼬마의 단호한 대답.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꼬마를 들어올려 무등을 태웠다. 그리고 발돋음까지 하자, 꼬마는 공을 쉽게 잡았다. "누나! 고마워!" "재밌니?" "응." 솔직해서.. 너무도 좋다. 일리스는 살짝 웃음을 짓고는 꼬마를 태운 그대로 빙글 돌고는 달렸다가 멈추었다. "와.. 아하하.." 웃음소리가 듣기 좋다. 일리스는 웃고있는 꼬마애를 내려놓았다. "누나.. 굉장해. 아! 엄마다." 엄마...라. 일리스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기분좋게 웃음을 짓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마치, 알스엔을 모두 돌아볼 것처럼, 일리스는 걸음을 옮겼 다. 광장을 지나고, 시장도 걸어서 지나갔다. 한참을 걷는 동안, 어느새 해가 서쪽 산 아래로 숨어버렸다. 하늘에 별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는 시간이 되어서도, 일리스는 걷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하아... 결국 여긴가?" 걸음을 멈춘 일리스가 중얼거렸다. 결국.. 일리스는 실리스를 위로해 줘야 겠다고, 무의식 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실리스가 그렇게 약 한 여자가 아님을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걱정되는 것 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으음... 으음.. 어떻게 들어갈까?" 저번처럼, 문을 지키고 있는 병사에게 헐렁한 상의를 보여주고 - 상의가 아 니라 몸이겠지 - 들어가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그건 뭔가 마음에 들지 않 았다. 그런 이유로.... "플라이!" 월장이다. 일리스는 가볍게 담장을 넘고는 정원을 가로질렀다. 실리스가 있 을 곳은 뻔하기에, 일리스는 주저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역시... 어제 경비병을 두들겨 패 놓아서 경비가 많아졌다. '폭력은 좋은게 아니야.' 일리스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는 경비를 서는 병사에게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어...." "퍽!" 불가항력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일리스는 재빨리 경비병에게 다가가, 가 장 빠른 방법으로 졸도 시키기 시작했다. "컥!" 마지막 경비병을 잡은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음.. 나중에 갚을게요." "뭐... 뭘로?" "흐음..."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일리스는 배운대로 얼굴을 붉히고는 약간은 수줍 은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몸으로.." "헤헤..켁!" 뭐, 꿈을 가지는 것은 좋은 것이다. 일리스는 경비병을 내려놓고, 실리스의 방, 창문 밑에 앉았다. 그리고, 창문을 두드렸다. "쿵! 쿵!" 소리가 울려퍼진다. 일리스는 창문을 두드리고는 곧 실리스가 얼굴을 내밀 길 기다렸다. "삐걱!" 창문이 열리는 소리. 일리스는 한박자 쉬었다가,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와... 아얏!" 일리스는 일어섰다가, 실리스가 내밀고 있는 책에 머리를 부딪히고는 머리 를 감싸 쥐었다. 실리스가 책을 앞으로 내민 채 기분좋게 웃고 있다. "안녕!" "응." 실리스가 인사를 건네자, 일리스는 가볍게 대답했다. 예상했던대로... 실리 스는 자신에게 그런 모습을 또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왠일이니?" "음.. 아가씨를 꼬시러 왔답니다." 일리스의 그 말에, 실리스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하하.. 여자가 여자를 꼬셔서 뭐 하려고?" "으음.. 그건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데?" 일리스는 잠시 생각했다가 입을 열었다. "음.. XX하고 YY한 것을 한 다음, ZZ한 것을 하는 건 어때?" "으에?" 실리스가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일리스를 경계의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 다. 뭐, 여자들은 저 말을 들으면 대부분 저런 반응을 보이는군.. 이라고 생각한 일리스는 현우 아저씨에게 속으로 감사한 다음 입을 열었다. "헤에. 농담이야." "...진담인 것 같았는데."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창문 턱에 팔을 올리고 일리스를 바라보기 시작 했다. 일리스는 그런 실리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괜찮아 보이네." "어머... 날 걱정해서 온거니?"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웃었다. 너무도 밝게 웃었기에, 일리스마저도 순 간 속아넘어 갈 뻔했다. 실리스는 그런 웃음을 짓고는, 양 손을 뻗어 일리 스의 볼을 살짝 감싸쥐었다. "이 언니는 말이야."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얼굴을 잡아당겨, 이마를 맞대었다. 숨 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 일리스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이 언니는 말이야. 그렇게 약하지 않아. 나는 이 나라의 왕이라구. 약할 리가 없잖아?" 잘 알고 있었다.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일리스는 걱정 안해도 돼. 정말... 여동생이 있으면 이런 느낌 일까?"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머리를 쓰다듬으 며 말했다. "이 언니가 좋은건 알겠지만... 저렇게 경비병을 두들겨 패서 나한테 오는 건 안돼! 알겠지?" "응..." 일리스는 대답했다. "다음부터는 재울께." "....." 실리스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피식 웃어버렸다. 일리스는 그런 실 리스를 보고 입을 열었다. "아버지를 좋아했지?" "...물론이야." 일리스는 돌아서며 물었다. "아버지가.. 옳았다고 생각하지?" "..그래." 실리스가 울 것 같다. 아마도, 더 이상 다그치면 실리스는 말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아아. 그만... 나 잠시 쉬어야 겠어. 너도 키리온이 걱정할거야. 들어가 봐." 이미.. 늦어버린건가? 실리스는 창문을 닫아버렸다. 일리스는 창문 밑의 바 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참동안...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등을 대고있는 벽의 너머로, 가뿐 숨소리가 들려온다. "실리스?" "...응?" 실리스가 순순히 대답했다. 일리스는 여전히 하늘로 시선을 던진 채, 입을 열었다. "벽에 등을 대고 있지?" "..응." "헤에.. 따뜻하다." 그럴 리 없지만... 그랬다. 일리스는 무릎을 감싸쥐고 턱을 무릎위에 올려 둔 자세로 한참을 있었다. 안쪽에서... 여전히 불규칙한 숨소리가 들려온 다. "실리스?" "...응?" "울고 있구나." 잠시 대답이 없었다. 벽 너머로, 숨을 참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야." 실리스의 대답에 일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자, 일리스는 벽에 머리를 살짝 들이 받고는 입을 열었다. "실리스... 울고 있구나?" 실리스의 숨소리가.. 잘 들린다. 잠시, 대답이 없다가... 곧 낮은 목소리,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떨리는 목소리에... 일리스는 턱을 다시 무릎 위에 놓았다. 그리고 작지만, 실리스에게 들릴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리내도 괜찮아. 아무도... 듣지 않아." 나직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풀벌레의 울음소리는 아니다. 밤 하늘에 별이... 한뼘이나 움직였다. 일리스는 그 동안 하늘만 멍하니 바 라보고 있었다.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일리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랑해. 좋아해." 일리스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주먹을 쥔 채, 손을 앞으로 내뻗었다. "그러니까.. 가끔씩 기억해 줄래? 꿈에서나마... 이야기 할 수 있으니까." 일리스가 앞으로 뻗은 손을 폈다. 약한 달빛이 모여들었다. 빛이 모여 하나 의 모양을 이루어가, 결국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손 위에서 날개를 파닥거 렸다. "끼익!" 살짝 창문이 열렸다. 일리스는 손 위에 있던 나비를 방 안으로 날렸다. 나 비가 날개를 움직이며 실리스에게 날아간다. "끼익!" 창문을 꼭 닫았다. "좋은 꿈 꿔." 일리스는 몸을 돌려 걸어갔다. Story Of Fantasy -219- 몇번이나 생각했다. 몇번씩이나. 이대로... 계속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버렸 으면. 꿈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있기에, '눈을 떠지지 말기를..'이라고 몇번이나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꿈이기에, 이토록 갈구하는 것이다. 실 리스는 눈물이 흐르는 눈을 살짝 뜨고는 몸을 일으켰다. "아아.. 역시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은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 다. "꿈이군." 실리스는 자신이 무릎을 감싸쥐고는 한참동안 그 여운을 느꼈다. 아니, 즐 겼다. "하하.. 꿈 속에서 마저도 그냥 힘내라는 말밖에 못하다니." 어쨋건 자신은 어지간히도 말주변이 없는 남자를 좋아했다고 생각하고는 침 대에서 내려왔다. '그래. 일리안이 알고있는 나는 이런게 아니지.' 실리스는 자신의 책상에 앉아, 두꺼운 책을 빼 들었다. 어렴풋하게 기억이 남아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꽤 특이하니 말이다. 실리스는 빼어든 역사책을 처음부터 빠르게 훑어 내리기 시작했다. 책의 절 반쯤을 훑어 내리다가, 곧 책을 덮고는 방의 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실리스가 정원을 가로지르자, 곧 주위를 배회하고 있던 - 어디까지나 실리 스의 눈에 자신을 지켜주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기사 하나가 그녀에 게 따라 붙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실리스는 그 말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경비병을 돌아보며 입을 열 었다. "내가 그것을 왜 당신에게 보고해야 하지요?" "그것은..." "당신의 임무는 날 호위하는 것이 아닙니까?!" 목소리가 커졌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실리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그럼 잔말말고 따라 오시지요. 딱딱거리며 그 잘생기지도 않은 이빨 드러 내지 말고 말입니다." 기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실리스는 다시 몸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날 따라오고 싶으면 조용히.. 하시지요."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왕성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귀족들은 아마도, 오늘 낮에라도 왕성으로 몰려 와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들을 통과 시 키려고 몸이 달았을 것이다. 그걸... 그대로 두고 봐 줄 수는 없다. 적어 도, 일리안이 알고있는 실리스라는 여자는 그 정도로 무력한 여자가 아니 다. '날 이렇게 풀어둔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어. 에릭.' 실리스는 자신의 뒤에 기사 하나를 달고는, 왕성 안쪽의 도서관으로 들어갔 다. 퀴퀴한 책 냄새가 물씬 풍긴다. 실리스는 조용한 도서관안을 가로질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끙차.." 실리스는 사다리를 들어서, 책장에 기대어 세웠다. 그리고 그 위로 올라가 책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책 몇권을 빼어든 실리스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 다가 말했다. "저기 호위병씨?" "네. 공주님?" "책 좀 들어주세요."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기사의 동의는 구하지 않은 채, 그의 팔 위에 책 을 쌓기 시작했다. "흐음.. 이것도 좀... 이것도.. 으응..." 어느새 실리스의 키만큼이나 쌓여버린 책을 기사는 용케도 들고 있었다. 실 리스는 몇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꽤나 두툼한 책을 하나 더 올리고는 사 다리에서 내려왔다. "아!" 문득, 뒤에서 힘겹게 들어오는 기사를 향해 실리스가 입을 열었다. "그 책들 무지하게 비싼 거에요." "어, 어느정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힘겹게 걸어오던 기사는 말했다. 실리스는 가장 위에 쌓은 책이 흔들거리는 것을 보며 즐겁게 입을 열었다. "으음.. 글쎄요. 한권당 당신의 월급 3개월분 정도?" "...." 기사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실리스는 꽤나 즐거워하며 도서관의 책상에 앉아서는, 그 기사가 힘들게 운반해온 책을 옆에다 쌓았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질려버릴 것 같은 두꺼운 책을 펴 들고는 눈을 크게 뜨기 시작했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후회하게 해줄 테다." 나직하게 중얼거리고는 실리스는 책장을 빠른 속도로 넘겨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신경쓰인다. "저기.. 이봐요?" "네?" "문 밖에서 지키고 있어도 충분하지 않나요?" "안됩니다." 기사는 딱 잘라 말했다. 확실히, 도서관은 이리저리, 들어올 구멍이 많긴 했다. 그러나, 역시 남이 지켜보는 데서 책을 읽는 것은 실리스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실리스는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도서관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기사는 그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듯이 무표정한 얼굴로 실리스를 바라보 고 있었다. 실리스는 살짝 웃고는 입을 열었다. "내 옷을 찢고는 비명을 지르겠어요." 기사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 실리스는 그런 반응을 즐겁게 감상하 며 입을 열었다. "찢을까요?" "..나가겠습니다." 기사는 그다지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실리스는 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한 다음 얼굴에서 웃음을 지웠다. 속 편하 게 웃고있을 기분이 아니었다. "에릭.. 절대로! 절대로 후회하게 해줄테다." 책장을 넘기는 손이 빨라졌다. 실리스는 다시 중얼거렸다. "후회하게 해줄거야.... 일리안. 보란 듯이 행복해져서... 날 두고 죽은 것 을 절대로... 절대로 후회하게 해줄테야." 눈물이 나오려 한다. 실리스는 꾹 눌러 참고는 책장을 넘겼다. 한참동안 책 장을 넘기던 실리스의 눈이 커졌다. "차, 찾았다!" 실리스의 눈이 한곳만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주먹을 꽉 쥔 다음, 책을 접어서 덮어두고 다른 책을 꺼내 들었다. '이제... 하나만 더...' 절대로... 후회하게 만들어 줄테다. Story Of Fantasy -220- 처음에는 침대에 누웠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그리 고 한참을 있다가 다시 침대에 앉았다. 도데체... 일리스 자신조차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지 한심하기 그지 없다고 생각했다. 밤 늦게 들어와 한 것이라고는 그다지 넓지 않은 방안을 뱅뱅 돌 것일 뿐이 었다. 이미 바깥은 어슴프레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아아.. 이런 폐인 짓거리라니." 누군가가 들었다면 괴성을 지르며 부정할 말을 태연히 내뱉은 일리스는 답 답한 방 안에서 나왔다. 2층의 난간에 팔을 기대고 아래를 내려보자, 아래 층의 거실에 올리에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아.. 역시."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자리에서 난간을 넘어 올리에의 앞자리 의자 로 가볍게 뛰어 내렸다. "꺅! 뭐, 뭐하는거야?" "헤에. 역시 올리에는 부지런한거야. 그렇지?" "버릇이야. 버릇. 늦잠을 자라고 해도 못잔다구. 나는." "흐응... 그게 부지런 한 것 아닌가?" 일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올리에는 들고있던 찻잔을 입으로 가 져가며 입을 열었다. "보통 그렇게 말하곤 하지만, 난 부지런하지 않은걸."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 차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그 모습을 바라 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있잖아... 올리에?" "응?" "차는 찻잎을 달여서 만드는 거잖아? 그런데 왜 찻잎물이라고 하지 않고 차 라고 하는거지?" ".... 그, 글쎄.." 올리에가 약간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일리스는 테이블에 팔 을 올리고 그 팔 위에 턱을 괴고는 입을 열었다. "헤에. 모르는구나." "그래." "바보." "...내가 왜?!" 일리스는 올리에에게 머리를 한대 얻어맞고는 뒤로 몸을 크게 젖히며 웃음 지었다. 그냥... 한대 맞고 싶었다.. 라고 말하면 올리에는 때려주지 않을 테니까. 일리스가 그렇게 웃으며 몸을 뒤로 젖히는 순간, 방의 문이 열리며 가르시 드가 걸어나왔다. 일리스는 가르시드를 보는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열 었다. "벌써 일어나셔도 되는 거에요?!" "허허. 뭐, 늙은이가 몸이 좀 허하긴 하지."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머리를 손으로 한번 쓰다듬고는 말했 다. "그래도, 지금 여기에는 최고의 신관이 곁에 있지 않느냐? 걱정할 필요 없 다." 그 말에 일리스는 가르시드를 꽉 껴안았다. 어떻게 되면 어쩌나... 하고. 무척이나 걱정했다. 밤에, 자신의 일로 머리가 꽉 차버려 함께 있어주지 못 한 것이 너무도 마음에 걸렸다. 일리스는 가르시드를 꽉 안았다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찻잔을 우아하 게 들어올리고 있는 올리에를 정면에서 안아갔다. "올리에! 너무 너무 좋아해!" "아... 그래." 올리에는 일리스의 몸을 교묘하게 피한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여전히 일 리스에게 안긴 채로 입을 열었다. "더 많이 좋아하라구."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 차를 한모금 더 마셨다. 일리스는 그런 올리에를 안고 몇번 살살 몸을 비비다가 올리에에게서 떨어지며 입을 열었다. "올리에..." "응?" "나보다 5cm 작구나." "..... 무슨 헛소리야?!" 올리에가 발끈해서는 일리스에게 소리쳤다. 때마침 잠을 깨서 아래층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내려오던 타데안이 올리에와 일리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 다. "흐음... 5cm이라.." 타데안이 일리스와 올리에를 번갈아 보며 중얼거렸다. "그, 그딴거 심각하게 고민하지마!" 올리에는 그렇게 소리치며 얼굴을 붉혔다. 일리스는 몇번 고개를 갸웃거리 다가 입을 열었다. "흐응... 키리온이 그것 때문에 싫어하..." "죽여버린다!" 생명의 신을 모시는 신관의 입에서 꽤나 파격적인 언사가 튀어나왔다. 눈빛 으로 미루어 본다면 절대로 장난은 아닐 것 같았다. 일리스는 그런 올리에 의 반응에 잠시 올리에를 바라보다가 타데안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 었다. "그렇지요? 남자들은 보통 큰 것을 좋아하지 않나요?" "아... 하하. 그것이.. 역시 취향 아닐까요?" "뭐, 하긴." 일리스는 목을 손으로 한번 쓰다듬고는 말했다. "여자의 매력은 챐챐이 신발이라는 중년 아저씨도 있으니까..." "...누구야? 그 녀석은?!" 올리에가 인상을 찡그린 채, 데어버린 혓바닥을 내밀고 말했다. 가끔씩... 올리에는 여전히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술을 부리고 싶어지는 지 도... "키리온." "...죽일 테다!" 올리에가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일리스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을 한 번 흔들어 주고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일리스가 자리에 앉자, 여지껏 그냥 웃고만 있던 가르시드가 일리스의 맞은 편에 앉았다. "잠을 못잤구나." "네?" 일리스는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말에 반사적으로 반문했다. "가, 갑자기 무슨 짓이야?!" "주, 죽어버려! 이 변태! 챐챐이 신발이라니!" ...아멘. 일리스는 손을 앞으로 모아 눈을 감아보이고는 다시 가르시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가르시드는 그런 일리스를 여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 다가 말했다. "잠은 자 두는 것이 좋단다." "...네에." 저렇게, 다 알고 나와버리면 방법이 없다. 어쨋건 자신을 키운 사람이었기 에, 일리스 자신도 모르는 일을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그게바로.. '부모... 이고. 할아버지... 이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가, 팔불출 부모님이 생각났다. 피식 웃음을 지어 버리고 일리스는 눈을 돌려 가르시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침대에 더 누워계시지 않고... 왜?" "허허. 글쎄다. 아마도... 그것이 통과되었다면, 귀족들이 오늘을 그냥 넘 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손녀딸 같은 녀석이 힘들어 하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안 그러냐?" 일리스는 그 말에 테이블에 엎드려 얼굴을 가리며 웃었다. 그래. 뼈에 새겨 지도록 자신의 할아버지다. "실리스 공주님이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 성격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 만..." "네. 할아버지가 함께 있어준다면 분명히 힘이 날거에요." 일리스는 기분 좋게 씨익 웃어주며 말했다. 그 밝은 얼굴을 바라보던 가르 시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일리스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분하냐?" "...조금." 그래도 웃었다. 일리스의 그런 얼굴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가르시드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일리스는 그런 가르시드의 뒤를 따라 나섰다. 어쨋건 걱정이 되는 것이다. "걱정할 필요 없단다." 가르시드는 일리스가 따라 나서자 그렇게 말하며 돌아섰다. 일리스는 그런 가르시드의 얼굴을 다부진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허허.. 그렇지만... 오랫만에 왕성까지 산책이라도 함께 할까?" "네." 일리스는 기운차게 말하고 가르시드보다 앞서서 문을 나섰다. 문밖을 나서 며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고 소리쳤다. "우와! 날씨 좋다!" "흐음. 그렇구나." 가르시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스는 그 목소리에 돌아보지 않고 정원 을 가로질렀다. 언제나 그렇듯이 잘 정리된 정원은 너무도... 너무도 그대 로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웃었지만 서글프다. 바뀌지 않을 정도로 남을 바꿀만큼, 그 정도로 일리스 의 존재가 크다는 것이다. 고작 이런 것이.... 이런 것이 정말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까... 자신이 싫어진다. "허어.. 저 나무가 기억나는구나." "에헤... 저건... 쓰, 쓸데 없는 것 떠올리지 마세요." 일리스는 가르시드가 가리킨 나무에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가르시드는 뭐가 그리도 좋은 것인지, 정말로 기쁜 듯 웃음을 짓고는 걸음을 옮겼다. 일리스와 가르시드가 그렇게 그다지 쓸모있지 않은 말들을 나누는 사이, 어 느새 왕성이 보이는 곳까지 걸어왔다. 일리스의 옆에서 걸어가던 가르시드 가 앞으로 걸어나가며 말했다. "그래. 산책이나 좀 하다가 들어가거라." "아니..." "그러다 쓰러진다." 가르시드의 말이 엄해졌다. 확실히... 무리하긴 했다. "네에. 좀 돌다가 들어 갈께요." "그러려므나. 이 할애비는 걱정하지 말고."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일리스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 다가, 집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른 방향으 로 걸어갔다. "잠시... 기분을 돌리는 것도.." 일리스는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넓디 넓은 길의 중앙을 일리스는 혼자 휘적거리며 걸어갔다. 늘어선 시장의 길 앞쪽에 아는 얼굴이 보였다. "아.. 에에... 으음... 그러니까..." "어, 어이." "아아! 굼뱅이씨?" "글랜스다!" 글랜스가 울컥 화를 내며 일리스의 얼굴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댔다. 일 리스는 그런 글랜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멍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쳇." "에에... 이 애는?" 일리스는 글랜스의 허벅지를 잡고있는 여자 꼬마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그 다지 불편하게 보이지는 않는 옷을 입고있는 금발의 여자아이는 글랜스의 허벅지에 달라붙은 채, 일리스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음? 이녀석은 말이야. 아시안느라고 해. 어때? 예쁘지? 귀엽지? 사랑스럽 지?" "에에.. 아니.. 그러니까..." 왠지 의외의 일면을 엿보아 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일리스의 아버지와 너무도 닮아버리는 분위기에 웃음이 나왔다. "하하..." "아..." 글랜스의 허벅지에 붙어있던 아시안느가 작은 소리를 내며 일리스에게 다가 왔다. 그리고, 일리스의 허벅지에 달라붙으며 입을 열었다. "엄마!" 잠시 침묵... 그리고.. "에엣?!" 글랜스가 소리쳤다. 일리스는 살짝 웃으며, 아시안느와 눈을 맞추고는 입을 열었다. "저기.. 나는 아직..." "싫어!" "... 뭐가?" "내가 정했어!" 일리스는 잠시 할말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 일리스는 전혀 신경조차 쓰 지 않는 듯, 아시안느는 다시 글랜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근데.. 결혼은 언제야?" ...이봐. Story Of Fantasy -221- 실리스는 자신이 찾은 책들을 모두 가지고 도서관을 나섰다. 문을 나선 실 리스는 문의 옆에 우두커니 서있던 기사에게 책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들어주실거지요?" 실리스는 빙긋이 웃고는 말했다. 기사는 무거운 책을 받아들고 - 쪽수가 무 려 일천 페이지가 넘어간다. 한권당 -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미숙하다고 나 할까? 실리스는 그런 기사의 반응에 몸을 돌리고,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 다. 아마, 조금만 있으면 귀족들이 자신을 부를 것이다. 기쁘게 나가주지.. 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책은 이리 주세요. 수고했어요." 실리스는 기사에게 책을 받아들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안에서 문을 걸어 잠궜다. 실리스는 책을 안아든 채, 한숨을 한번 내쉬었 다. 진정이 되지 않는다. 실리스는 책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는 거울 앞에 앉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고, 거울을 바라보며 묶여있던 머리 를 풀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 머리를 땋아 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게 손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있으면, 언제나 그렇듯 조금은 진정 이 된다. 실리스는 자신의 머리카락 마지막 한올까지 모두 땋아서 목 뒤로 넘겼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간 것인지 잘 모를 정도로... 그 정도로 머리를 땋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실리스는 문 쪽으로 약간은 멍한 시선을 던졌지만, 말을 하지는 않았다. "똑! 똑!" 다시한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랬기 에, 실리스는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흘러간 후, 바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주님." 담담한 듯한 목소리. 잔잔하게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게 만들어주는 그런 노 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리스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으로 달려가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문의 바깥쪽에 보이는, 보는 것 만으로도, 목소 리 만으로도 너무도 의지가 되는 사람. 가르시드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 다. "그래. 공주님. 별일 없으셨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만나게 되면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찾아가지 못했던 사람. 실리스는 가르시드의 품 속으 로 뛰어들며 소리쳤다. "할아버님!" 실리스가 갑자기 품속으로 뛰어들자 가르시드는 적지 않게 놀란 듯,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실리스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곧 실리스의 방 안으로 들어 와 문을 걸어 잠궜다. "공주님. 많이 힘드셨나 보군요." "네. 네.. 아니, 아니요. 전혀." 실리스는 자신조차도 알아들을 수 없는 대답을 하고는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는 가르시드를 바라봤다. 그녀만큼이나 힘든 것이 분명할 그런 사람이, 너무도 자상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힘들게... 입이 떨어졌다. "...힘들어요." 실리스의 말에 가르시드가 그녀의 등을 살짝 두드렸다. 그 작은 움직임이 엄청난 위안이 되어 가슴을 두드린다. 가르시드는 작게 몸을 떠는 실리스를 떼어놓으며 입을 열었다. "못난 손자녀석 때문에 고생이 심하셨군요." "아니, 아니요. 절대로... 아니요." "...다행이군요." 뭐가.. 라고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가르시드는 잠시 실리스를 내려다 보다 가, 몸을 돌려 문을 열었다. 바깥에서 시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주님. 귀족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르시드는 방을 나서며 말했다.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지요."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곧 이어 실리스의 옷을 맞추는 시녀가 안으로 들어왔다. "공주님. 앉으세요." 시녀의 말에 실리스는 의자에 앉았다. 곧, 그녀가 땋았던 머리를 풀어버리 는 손길이 느껴진다. 차분히 앉아서 눈을 감고 기다렸다. 역사는 좋아한다. 법률 또한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귀족들의 앞에 서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입는 것만으로도 싫은 느낌이 드는 아름 다운, 가슴이 푹 파인 드레스를 입 고는 힘들게 책 세권을 들어올렸다. 꽤나 힘겨운 듯한 그녀의 모습에 시녀 가 곧 다가왔지만 실리스는 웃으며 거절했다. "괜찮아." 양 팔에 힘을 주고는 몸을 바로 세웠다. 그리고 약간은 무거운 듯한 걸음을 옮겨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복도를 한참 걸어가던 실리스는, 아버지가 사 용하던 서재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빽빽히 꽂혀있던 책 중에서 한권을 빼 들었다. 그 사이에 책을 파서 교묘하게 숨겨진 도장을 하나 꺼내들고, 실리스는 다시 복도로 걸어나왔다. "...준비 완료." 실리스는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걸어갔다. 몇번이나 꺽어진 복도를 걸어서, 그 끝에 있는... 지금은 귀족들이 모두 들어와 있을 그런 방 앞에 섰다. 숨을 깊게 한번 들이 쉬었다. 책 세권을 한손에 모두 들고는 문을 밀 었다. "삐걱!"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을 감았다가 한번 뜨고는 숨을 크게 들이 신채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서자, 소란스럽던 방 안이 순식간 에 조용해 졌다. '하아...' 어깨에 과하게 들어갔던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상석에 가장 가까운 의자에, 가르시드 할아버지가 앉아 그녀를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 다. 실리스는 그런 가르시드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가장 상석에 자리하고 있는 의자에 걸어갔다. "공주님. 어서 앉으시지요." 상석에 앉아있던 에인델바흐 후작이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실리스는 그 영감을 향해 혐오의 눈길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고는 의자에 앉았다. 곧 에 인델바흐 후작이 소리쳤다. "그러면, 임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에인델바흐 후작의 말과 동시에 여기 저기서 손을 올라오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에인델바흐 후작이, 가까운 곳에 앉아있던 귀족을 가리키자, 그가 일어나 말했다. "저는 귀족들에게 현재 메겨지는 새금을..." 실리스는 눈을 다시 감았다. 그 웃고있는 얼굴을, 몇분 안에 일그러지도록, 그렇게 만들어 주겠다고.... "베스컨트 백작?" 실리스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지자, 말을 하던 귀족이 곧 발언하던 것 을 멈추고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덕에 모든 귀족들의 시선이 그녀에 게 몰려왔다. "왜 제가 아닌 에인델바흐 후작에게 말을 하는 것이지요?" 실리스의 말에, 귀족들은 잠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곧 말을 하고 있던 베스컨트 백작이 입을 열었다. "물론, 그것은 간수이신 에인델바흐 후작에게..." "아주 얕보이고 있군요. 아주." 실리스는 베스컨트 백작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아주 기분좋게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누가... 에인델바흐 후작이 간수라고 했지요? 저는 후작에게 그런 부탁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허어... 참." 귀족들은 실리스의 말에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지금 하는 것으 로 보면 어린 아이의 투정으로 보일지도 몰랐다. "공주님... 간수라는 것은 귀족들이..." "닥쳐요!" 여기서 부터다. 여기서 부터, 일리안이 좋아했던... 그 실리스다. 실리스는 자신의 왼쪽에 조금 떨어져 있는 에릭을 바라보았다. 약간은 영문을 모르겠 다는 표정. 그 표정이 아주 좋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에인델바흐 후작?" "네, 네?" 후작이 약간 당황한 듯이 대답했다. 그녀는 그 늙은 영감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이 책의 597페이지 14번째 줄부터 읽어보시겠어요?" 실리스는 모든 귀족들의 시선을 태연히 받아넘기며, 에인델바흐 후작에게 책을 건냈다. 에인델바흐 후작은 조금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실 리스가 지시한 부분을 펴들고 읽기 시작했다. "제 17조 9항. 왕권을 넘겨받은 국왕의 능력이 떨어질 시에는 간수를 둘 수 있다. 이 때에 국왕의 동의는 받지 아니하며, 다시 귀족들의 3분의 2 이상 이 동의할 시에 간수를 무효화 할 수 있다." 에인델바흐 후작은 의아한 목소리로 실리스가 지적한 부분을 읽었다. 실리 스는 그것을 듣고는 웃음기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아시겠어요?" "무엇을 말입니까?" 에릭이 나직히 말했다. 귀족들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실 리스는 다시 고개를 저어보이고는,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에인델바 흐 후작에게 다른 책을 넘겨주며 말했다. "이 책의 891쪽 5번째 줄을 읽어보시겠어요? 그리고, 그것을 다 읽고난 후, 이 책의 332쪽 7번째줄."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턱을 손으로 받쳤다. 에인델바흐 후작이 실리스가 말한 곳을 읽기 시작했다. "왕이라 함은 왕관을 물려받은, 즉 대관식을 치룬 자를 뜻한다." 귀족들의 소란이 잦아 들었다. 실리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즉, 저는 아직 왕이 아니기에 간수를 둘 수 없는 처지랍니다. 아시겠습니 까?" "그, 그렇다면... 공주님의 권위도 없는 것이 아닙니까?!"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러나 실리스는 에릭만을 바라본 채, 입을 열었다. "하아... 이렇게 무지 해서야. 왕의 권위는 두개. 군림과 지배이지요. 군림 의 상징이 왕관이라고 한다면.... 후작님. 계속 읽어주시겠어요?" 실리스는 에인델바흐 후작이 책을 펴놓고 멍하니 기다리고 있자, 웃고는 입 을 열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들었다. "대관식이 치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모든 권력은.... 옥쇄를 가진 자가 가진..." 실리스는 손에 든 옥쇄를 장난감 처럼 위로 한번 들었다가 받았다. 귀족들 의 시선이 그 작은 도장에 머물러 떨어지지 않았다. "그 법률은, 왕이 돌연사를 할 경우, 누군가가 왕의 권력을 가로챌 것을 두 려워한 오드나스 왕국의 5번째 국왕이 만들어 둔 것이지요. 지금 같은 상황 을 걱정해서 말이예요." 실리스는 옥쇄를 테이블 위에 강하게 내려 놓았다. '탕!'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아시겠습니까? 간수는 없습니다! 귀족 여러분들은 실패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에릭경." 실리스는 에릭을 부른 채, 에릭의 굳은 얼굴을 미술품이라도 보는 듯한 눈 길로 천천히 감상했다. 그녀는.... 신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에릭을 용서할 수 없다. "... 당신도 실패했습니다." 에릭의 눈이 잠시 꿈틀거리는 것을 실리스는 놓치지 않았다. Story Of Fantasy -222- 귀족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에릭은 그 자리에 앉은 채, 여전히 그를 쳐다보고 있는 실리스와 시선을 맞추었다. 실리스는 여전히 약간은 웃음을 띈 듯한, 그리고 조금은 화가 난 듯한 시선으로 에릭 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회의는 끝났습니다. 에릭경." "알고 있습니다. 공주님." 에릭은 그렇게 말하며 몸을 쭉 폈다. 실리스의 바로 곁... 가르시드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다. 솔직히... 에릭은 가르시드를 이 길 자신이 없었다. 젤러시안은 자신이 가르시드를 살려줬다.. 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허세일 것이다. 가르시드의 힘이라면, 에릭만큼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어쨋건, 그를 키워준 사람인 것이다. 이 상황에서, 실리스에게 뭔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결론에, 에 릭은 몸을 일으켰다. "공주님. 그럼 조만간 다시 뵙도록 하지요." "거절하고 싶군요." 실리스는 웃고 있었지만, 차갑게 말했다. 에릭은 몸을 돌려 방 밖으로 걸어 나갔다. 오드나스 왕국은 정말 빌어먹을 정도로 왕의 권력이 너무도 강하다. 다 된 일을.... 에릭은 자신의 소흘함을 탓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분노가, 다 시 알 수없는 무엇인가로 변해 속에서 올라왔다. 이빨을 꽉 깨물었다. "젠장...." 에릭으로써는 드물게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이렇게 황당히 뒷통수를 맞을 줄은 몰랐다. 무엇보다도, 자신도 모르게 실리스라는 여자를 얕보고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결국.... 그 방법 밖에는 없는건가....' 에릭은 왕성을 나서며 하늘을 올려봤다. 회색의 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조만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에릭은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들어오십니까?" "그래." 에릭은 집사의 말에 가볍게 대답하고는 자신의 서재로 올라갔다. 걸어오면 서, 수 없이 생각해 봤지만, 어디선가부터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키리온과 올리에의 일... 부터였을까? 거기서 부터 무엇인가 일이 틀어지고 있었다. 아니,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그 마족중 하나가 네크로멘서의 반지를 구하면서 죽을 때, 그때부터였던 것 같 다. "응? 에릭. 어때? 일은 잘 된거야?" 서재 안으로 들어서자, 푸른 머리의 여자... 젤러시안이 웃는 얼굴로 말을 걸었다. 에릭은 젤러시안은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가며, 중얼거리 듯이 입을 열었다. "잘 된 것 같나?" "뭐, 잘 된 것 같지는 않아." 에릭은 젤러시안의 대답을 들으며, 서재 안쪽의 의자에 가서 앉았다. 창 바 깥으로, 나무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인다. 바람이... 꽤 심한 것 같다. 젤러 시안은 잠시 에릭을 바라보고 있다가, 책상의 모서리에 앉으며 입을 열었 다. "음.. 이제 어떻게 할 거지?" "....글쎄." 에릭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준비해 둔 것이 있 긴 하다. 그렇지만, 지금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실리스.... 확실히 대단한 여자이긴 하지." 에릭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젤러시안이 에릭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뭘 하고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모 양이었다. "머리를... 식히고 오겠어." 괜히 집으로 돌아왔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아시안느가, 일리스의 목덜미에 매달렸다. 어린 여자애가, 참 힘도 좋다고 생각하며 일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맞은 편에서, 타데안이 약간은 당황한 듯한 그런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일리스양. 그 꼬마는 뭡니까?" "글랜스의 사촌동생이라고 하는데..." "넌 뭐야?" 아시안느가 여전히 일리스의 목에 매달린 채, 입을 열었다. 타데안은 아시 안느의 말에 약간은 황당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아시안느의 양 볼을 잡고 쭉 늘리고는 입을 열었다. "어떤 입이 그런 버릇없는 소리를 하는거지?" "뭐하는 짓거리야?! 내 사랑스러운 아시안느에게?!" "켁!" 의자에 앉아있던 글랜스가 타데안의 머리를 발 뒤꿈치로 찍어버렸다. 아시 아는는 약간 붉어진 자신의 뺨을 살살 문질렀다. "뭐, 뭐하는 짓이야? 이 팔불출아?!" "멋대로 지껄이시지." 타데안의 말을 글랜스는 가볍게 흘려넘겨 버렸다. 아시안느는 계속 자신의 뺨을 문지르며 타데안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올린 타데안 또한 아시안느를 바라보며 붉어진 얼굴을 보이고 있었다. "흥." 아시안느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일리스는 자신의 가슴에 느껴지는 손길 에 시선을 내렸다. "응? 왜?" 아시안느는 일리스의 눈길을 받자, 귀엽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뺨에 살 짝 입을 맞추고는 가슴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엄마." 타데안의 턱이 아래로 뚝 떨어졌다. 아시안느는 타데안의 그 얼굴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는 씨익 웃음을 지어보였다. ".... 이봐. 글랜스?" "음?" "저... 아시안느라는 녀석... 노인네의 파동이 느껴진다." "무슨 소리냐? 이 빨래판아?!" 글랜스가 다시 발 뒤꿈치로 타데안의 머리를 찍어버렸다. 타데안은 그것을 맞고, 테이블에 머리를 한번 들이 받았다가 고개를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네, 네녀석! 그만하지 못해?!" 라고 소리치며 아시안느에게 달려들려는 찰나.... 로안느에게 뒷덜미를 잡 혔다. "넌... 저런 꼬마애한테도 질투하는거야?" "아악! 저녀석에게서 검은 파동이 느껴진다니까!"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치는 타데안을 한번 지긋이 밟아준 후, 일리스에게 안 겨잇는 아시안느에게 다가와 말했다. "이렇게 귀여운데. 그렇지? 아시안느?" "노처녀." 아시안느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뭐라고?!"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몸을 돌려 타데안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갑작 스러운 공격에 머리를 감싸쥔 타데안이 소리쳤다. "뭐, 뭐하는거야?!" "아.. 미안. 조건반사." 로안느는 타데안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고는 글랜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뭐, 뭐야? 이 버릇없는 꼬마는?" "원래 사실이라는 것은 듣기에 쓴 법이지." "으그읏!" 왠지 점점 더 소란스러워 질 것 같은 분위기. 일리스는 머리가 아파져 왔 다. 함께 있으면 지루해 지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 솔직히 일리스가 할 말 은 아니다 - 뭔가 생각할 것이 있을 때에는 곤란할 지경이다. "아시안느. 저기 오빠하고 놀아." "응." 그녀의 목에 매달려 있던 아시안느는 바닥으로 내려서서 글랜스에게로 뛰어 갔다. 일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삐걱!"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바깥 쪽에서 가르시드가 들어왔다. 일리스는 잠 시 머뭇거리다가, 가르시드와 눈을 마주쳤다. "허허. 실리스는 대단하더구나." "네?" "혼자 놔둬도 아무런 문제 없을 아이지." 가르시드의 그 말에, 일리스는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가르시드를 스쳐 지 나가며 입을 열었다. "잠시.. 나갔다가 올께요." "그러려므나." 실리스는 가르시드의 말을 듣고, 문을 지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비가 올 것 같았다. 강한 바람이 목을 간질며 스쳐 지나간다. 일리스는 정원을 가로질 러, 거리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얼마 걸어가지 않아, 아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음? 너는...." "안녕." 일리스는 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에릭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냈다. 에릭은 일리스를 알아보고는 잠시 말없는 시선만을 보내었다. "넌... 누구지?" 한참동안 말이 없던, 에릭이 그렇게 말했다. 일리스의 뺨 위로, 차가운 빗 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에에... 비다." "응?" 그 한방울을 시작으로, 비가 급격히 거세어지기 시작했다. 일리스와 에릭은 급히 뛰어, 나무 판자를 지붕으로 만들어둔 곳 밑으로 뛰어 들어갔다. 일리 스는 자신의 옷이 머금은 물을 쭉 짜내고는 말했다. "에.. 내가 누구인지 알고싶어?" 일리스의 말에, 머리를 털고있던 에릭이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벽에 등 을 살짝 기대며 에릭이 아닌 앞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뜨거운 뺨 위로 물 한방울이 흘러 턱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아니. 뭐, 그다지 상관 없겠지."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는 손으로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일리스는 그런 에릭의 옆모습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술... 마시고 싶다." "응?" "술. 사줘." 하늘이 순간 번쩍거린 다음, 우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스는 가 볍게 몸을 한번 떨고는 떨리는 눈으로 하늘을 올려봤다. "...좋아. 사주지." 에릭은 일리스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지붕 밖으 로 얼굴을 내밀어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본 다음 말했다. "이런 날씨를.... 싫어하나보지?" 일리스는 대답하지않고 나직히 고개만을 끄덕였다. 그리고, 약간은 불안한 눈으로 회색의 하늘을 한번 더 올려다 본 후, 양 팔로 가슴을 감싸 안았다. "저 앞의 술집... 저리로 가지." "응." 일리스는 에릭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그녀가 먼저 빗속으로 뛰어나가 앞으로 보이는 술집으로 달려가 버렸다. 숨조차 쉬지 않고, 빗속을 뚫고는 술집 안으로 뛰어 들어간 일리스는 뒤쪽을 돌아봤다. 다시한번 하늘이 번쩍 거리자, 일리스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쥐고는 눈을 꼭 감았다. 우르 릉 거리는 소리가 귀를 틀어막아도 울린다. "그만 진정해." 일리스의 머리위로, 무언가가 덮이는 느낌에 그녀는 감았던 눈을 떴다. 하 얀색 수건이 아직 물이 떨어지는 그녀의 머리위에 덮여 있었다. 수건을 머 리 위에 올려준 에릭의 손은 일리스의 머리를 몇번 털어주다가 잠시 흠칫거 리고는 곧 그녀의 머리에서 멀어졌다. "아.. 미안." "됐어. 음... 그런데 나 비싼거 먹어도 되지?" 벌써 회복해 버렸다. 머리의 물을 가볍게 털어내며, 일리스는 근처의 의자 에 앉았다. 에릭은 그런 그녀의 맞은 편에 의자를 잡고 앉고는 입을 열었 다. "나는 꽤 넉넉한 편이니까." 에릭의 그 말에 일리스는 살짝 웃고는 주문을 받으러 온 사람에게 말했다. "파르톨리아 59년산." "네?" 주문을 받으러 온 사람이 다시 되물었다. 확실히, 그다지 쉽게 들을 수 있 는 이름은 아니다. "에.. 그러니까... 파르톨리아 59년산이라고 하면 알텐데..." 그 말에 에릭이 더욱 놀란 듯 했다. 눈을 크게뜨고 일리스를 바라보던 에릭 은 몇번 입술을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다가 말했다. "너, 너.. 그 술을 좋아하는거냐?" "음.. 비싼 것 중에서 유일하게 비싼 값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에릭은 그렇게 말하는 일리스의 얼굴만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술집의 지배인은 꽤나 소란스럽게 움직인 다음, 창고에서 먼지가 수북히 쌓 여있는 병을 하나 가지고 와서, 테이블 위에 내려 놓았다. "후우.. 여기 있습니다. 파르톨리아 59년산 와인." 그 말에, 일리스는 병을 잽싸게 낚아 채서는 코르크 마게를 열었다. 약간은 역겨운 듯한 그런 알콜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헤에. 오랫만이다. 이거."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두개의 잔에 차례로 술을 채웠다. 그리고 자신의 잔을 들어올려 안의 액체에 혀를 살짝 가져다 대고난 후, 아주 조금만 입 안으로 넣었다. 역시... 향기가 멋지다.. 라고 생각했다. 에릭 또한 주인에게 술값을 그 자리에서 치르고는 - 주인은 횡재를 했다며 입이 귀에 걸렸다 - 술잔을 들어올렸다. 일리스는 에릭이 술을 마시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말했다. "옛날 생각이... 나는가봐?" "응?" "그런 얼굴이야." 에릭이 잠시 당황한 얼굴을 보였다. 일리스는 그런 에릭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술잔을 기울였다. 쌉쌀한 맛이 느껴지는 그 액체를 삼키고 깊이 숨을 내쉬었다. 역시 향기가 좋다. "넌... 날 알고있는 듯이.. 그렇게 말하는군." "아아... 그래. 알고있어." 일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술잔을 테이블 위에 살짝 내려놓았다. 그리고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아마, 내일부터는 실리스의 곁에 올리에가 붙어 다닐거야." 에릭의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없었다. 일리스를 바라보던 에릭은 입을 열었 다.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지?" "흐응. 글쎄?"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자신의 잔에 술을 채웠다. 그리고, 작게 투 덜거렸다. "비싼 주제에 정말 양은 병아리 눈물만큼 밖에 안된다니까." 일리스의 그 작은 투덜거림을 들은 것인지, 에릭이 술을 한병 더 시켰다. 단 하루만에 몇달을 벌어야 하는 것을 벌어들인 술집 주인은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말하지 않아도, 에릭은 알아서 챙겨준다. 정말... 그런 면이 싫지 않았다. 싫어해야 하는데.... 싫어지지 않으니 그것이 정말로 싫었다. "프랜실론은 말이야..." 일리스는 조용한 침묵을 갑작스럽게 깨뜨리며 말했다. "정말로 멋진 사람이었어. 정말로 인생의 목표로 삼아도, 하나도 아깝지 않 을 만큼 그런..." 에릭은 기울이던 술잔을 멈추었다. 일리스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나 같은건.. 전혀 상대도 안될 만큼 그렇게 멋진.... 그런 사람이었다구." 말을 마친 일리스는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 소란스러운 술집 안에서, 일리 스와 에릭만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일리스는 에릭의 그 얼굴을, 바라보 고 있으면 저절로 편해지는 그 얼굴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 그게... 내가 부릴 수 있는 최대한의 심술이니까.' ---------------------------------------------------------------------- 가끔씩, 글을 쓸 때 머리속의 이미지가 글로 잘 옮겨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 니다. 그런 경우는 어떻게 해도 해결하는 방법이 없습니다. 제 경우는 그렇 게 되어버리면, 두가지 방법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1. 말 그대로 '필!'이 올때까지 글쓰는걸 관둔다. 이건... 뭐랄까... 결국 운에 맞긴다.. 라는 건데... 2. 정말로 마음에 안들어도,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쓰고 만다. 이것도 꽤나 마음에 안들긴 합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지 않나요? 만약, 제 마음에 너무도 드는 그런 글을 제가 쓸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건 제 목표 이니까요. 따지고 보면 지금 쓰고있는 글도 마음에 안드는 건 사실. 제 글실력으로는 현란한 묘사도 힘들고, 치밀한 복선을 깔고 그것에 따라 치밀하게 돌아가는 스토리텔링도 힘드니 말입니다. 이 글은 처음 시작한이 래로, 지금까지 말 그대로 '처절할 정도로 심리묘사만.' 한 글입니다. 다른 것을 모두 포기하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심리만은 제대로 묘사하고 싶었다는 작은 욕심이 들어간 글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어쨋건, 오늘도 불만에 가득 차 있습니다. 오늘도 옛날 이야기 한 토막을 해 볼까요? 음...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입 니다. 그때 저는 학교의 전산처리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야자시간에 자주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서 친구 하나와 함께 놀던 기억이 나 는군요. 어쨋건, 그런 전산처리를 하던 도중 어느날, 적성검사라고 하는 무시무시한 것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꽤 해야할 양이 많던 터라, 친구 하나와 함께 야 자시간에 둘이서 교무실에 앉아 엑셀로 가볍게 정리만 하고 있었다지요. 어쨋건 그렇게 작업을 대충 끝내고 꽤나 지루했었기에, 저는 옆에 앉은 친 구에게 말했습니다. "언놈이 아이큐 젤 낮은지 함 보까?" 그렇게 말하고 친구놈과 함께 엑셀의 기능을 한껏 살려, 지능이 가장 낮은 순으로 정렬 했습니다. 결과... -지능 : 80- "와하하하! 임마 뭐고? 이거 개가? 아이큐가 이게 뭐고?" 나와 친구는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서 그렇게 한참동안 웃다가, 시선을 왼쪽 으로 돌렸습니다. -이름 : 배현상- 잠시 침묵... 그리고 저는 얼굴을 실룩 거리고, 친구녀석은... "와하하하! 히꾹! 크큭... 끼꾹!" 딸꾹질도 참 이상하게 하지. 어쨋건 그랬다는 겁니다. [kid] Story Of Fantasy -223- 2002/08/23 01:22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오래되었어도, 일리안 그 녀석의 말은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고있었다. 여전 히 소란스러운 술집 안... 에릭은 얼마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여자아이를 보내고 혼자 술잔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 여자아이의 말을 들을 때 마다, 기분나쁜 생각이 떠오른다. 아니, 기분이 좋은 것일지도 몰랐다. 일리안과 의 일들이 떠오르니 말이다. "프랜실론... 인가?" 일리안이, 기사가 되겠다고 그렇게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사람. 언제나 입 버릇처럼 이야기 하곤 했지만, 그 사람의 이야기는 일리안이 죽은 이후는 들을 수 없었다. 그 여자아이는 마치, 프랜실론을 만나본 것처럼 그렇게 이 야기 했다. 마치 에릭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은 것처럼. 다시 술잔을 들어올린 에릭은 가볍게 그것을 비워냈다. 처음엔 달게 느껴졌 던 술이, 지금은 쓰다. 인상을 찡그리며 술잔을 비워낸 에릭은 술이 남아있 는 병을 코르크 마게로 봉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음?" 약간은 취한 것인지, 에릭은 조금 비틀거리다가 중심을 바로 잡았다. 쓸데 없는 생각에, 쓸데없는 감상에 젖어서 폭음해 버린 것 같았다. "안녕히 가세요!" 술집 주인의 말이 들려왔지만, 에릭은 그것을 무시하고 술집 밖으로 걸어나 왔다. 비는 이미 그쳐있었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쏟아지던 것이 거짓말 같 다. 에릭은 약간은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자신의 집을 향해 걸었다. 걸어가는 중에도, 머리속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나지 않는다. 왜 이렇게도, 그 여 자아이가 번개에 놀라는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인지... 그 자신도 모를 정도였다.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것에는 이유가 필요없다고 했던가? 그렇지만, 적어 도 자신은 그런 말에서 예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는, 누구도 일리안 만큼 자신을 끌어당기지 못할 것이라고 그렇게 믿었다. 그랬기에, 에릭은 애써 그 여자아이와 대화들을 머리속에서 지워버렸다. "우욱!" 시야가 한순간 흐려지며, 속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에릭은 벽을 붙잡고 한 동안 신음한 다음, 입 주위를 거칠게 손으로 닦아내고는 나직히 중얼거렸 다. "빌어먹을." 험한 소리를 혼자 나직히 중얼거리고, 에릭은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넓은 정원을 가로질러 집 안으로 들어가자, 집사가 나와 그를 맞았다. 에릭은 가 볍게 손짓으로 집사를 물려 보내고는 자신의 서재로 올라갔다. "흐응. 많이 마셨구나." 여자의 목소리. 자신의 서재에서 여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단 한사 람. 젤러시안 밖에는 없었다. 에릭은 젤러시안의 말을 듣고도 변함없는 걸 음걸이로 의자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온몸의 힘을 쭉 빼고 늘어지듯 의자에 몸을 걸쳤다. "넌.... 그 여자아이가 누군지 알고 있지?" "응?" "그... 검은 머리의 여자아이 말이다." 젤러시안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잠시 머뭇거린 젤러시안은 에릭을 바라보 며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대, 대충 이름만 알아." "뭐지? 이름이?" "일리스... 라고 하더군." 에릭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래. 그런 이름이군... 이라고 나직히 속으로 중얼거리고는 약간은 흐린 눈동자로 젤러시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알고 있는건가?" "대충은." 젤러시안은 자신의 자리라고 주장을 하는 듯, 에릭의 책상 왼쪽 귀퉁이에 살짝 앉았다. 에릭은 잠시 감았던 눈을 몇번 깜빡이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여전히 술이 깨는 것 같지 않자, 에릭은 뒤쪽의 창문을 열었다. 꽤 차가운 계절의 바람이 방 안으로 불어 들어왔다. "좀.. 깨는 것 같은 느낌이군." 에릭은 차가운 바람을 한참동안 맞고 있다가 말했다. 에릭은 흩트러진 머리 를 손으로 한번 넘기고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젤러시안은 그런 에릭을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이... 최악이다." 에릭은 혼자 중얼거리고는, 오래전 써두었던 두루말이 두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두루말이의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쓴 다음, 양초를 녹여 들이 붙고 자신의 인감을 찍었다. "다이펜과 바르실미르 두나라에 전해라." 에릭은 두루말이 두개를 젤러시안에게 건냈다. 젤러시안은 아무 말없이 그 것을 받아들어, 품 속에 갈무리했다. "길게... 끌고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 의자에 깊숙히 몸을 파묻었다. 의자가 딱딱함을 느꼈 다. 비가 그친 것 같았다. 로안느는 잠시 답답한 집 안에서 숨을 돌리기 위해 정원으로 걸어나왔다. 그다지 특별한 일도 없이 집 안에만 있는 것은 여전 히 그녀에게 지겨웠다. "점점 추워지네." 아마, 이 비를 시작으로 날씨가 급격히 추워질 것 같았다. 추위를 심하게 타는 로안느로써는 별로 달갑지 않은 사실이다. "으음!" 기지개를 크게 한번 켠 로안느는 정원 안으로 축 쳐져서 걸어 들어오는 사 람을 볼 수 있었다. 저 정도 키에, 저런 얼굴. 어울리지 않는 어두운 얼굴 이지만 일리스 이외에는 있을 수가 없다. "일리스?" "응?" 로안느의 부름에, 일리스가 바닥으로 한없이 내리 깔았던 시선을 들어올렸 다 .평소에도 멍하지만.... '상태가 심각하잖아!' 넋이 나가버린 것 같았다. 로안느는 일리스에게 다가가 귀신같이 흩트러져 버린 머리를 살짝 넘겨주었다. 머리가... 물에 푹 젖어있다. "비... 맞고 돌아다닌거야?" "아... 아니요. 비가 올때 나오긴 했지만, 그다지 많이 맞은건..." 뭔가 횡설수설이긴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로안느는 일리 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래.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있었니?" 로안느의 그 말에 여지껏 조금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던 일리스가, 어두운 표정을 지우지 않은 채, 웃음을 지었다. 그것이... 또 묘하게 어울리긴 하 지만. "성질이 있는대로... 심술을 부리고 와버렸네. 헤헤." 일리스가 심술을 부린다... 라. 어떤 식으로 부렸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그 다지 물어볼 상황은 아닌 듯 했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이러고 다니는거야?" "에에... 그러고 보니 꽤 춥다." "...느려!" 로안느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일리스의 귀를 붙잡고 집 안으로 들어가 욕탕 안에 엉덩이를 걷어차 집어 넣어버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로안느는 욕탕의 문에 등을 기대고는 고개를 저었다. 마치, 세상의 고민을 혼자 떠안고 사는 것처럼. 일리스는 절대로 멍청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때는 한심하다. "여어. 아줌마?" "미혼의 여성에게 하는 소리가..." "들어간거 일리스지? 그렇지?" 타데안이 집안 어디에 있다가 나타난 것인지,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발그래 한 얼굴로 물었다. 뭘... 상상하고 있는거냐? "하여튼... 너라는 녀석은 뭘 상상하고 있는거야?!" 로안느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타데안의 귀를 잡고 거실 중앙으로 걸어가 기 시작했다. "사, 상상은 자유!" "음? 그러고 보니, 욕탕의 옆방에서 욕탕이 보일 정도로 작은 구멍이 나 있 는 것 같던데..." "정말?!" 타데안이 눈을 크게 뜨며 반문하자 로안느는 검집으로 그 머리를 한대 때려 버렸다. "그나저나... 키리온과 올리에는 어딜 간거지?" "흥. 그 커플이야 재미있는 연애놀이 중이겠지. '자기야.' '왜에..'라는 닭 살 돋는 그런 것 말이야." 올리에가 간들어지는 목소리로 자기야... 라.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우오옷!" 타데안의 기합소리에, 로안느는 뒷쪽으로 눈을 돌렸다. 뒷쪽에는 몸을 막 씻고 나온 일리스가 빨갛게 상기된 뺨을 하고 욕탕의 문을 열고 걸어나오고 있었다.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욕탕에서 걸어나온 일리스는 로안느의 옆으로 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여전히 멍한 시선을 허공으로 던진 채, 기계적으로 머리위의 수건으 로 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일리스양?" "...아! 네?" 멍하던 시선이 풀렸다. 타데안마저도 일리스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것 같 다. "무슨 일... 있었나요?" "아니요. 아뇨." 일리스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일도 없는 것 치고는 저렇게 축 처질 리가 없었다. 일리스는 이제 완전히 괜찮다는 듯이, 평소같은 조금은 맹한 웃음을 짓고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말했다. "올리에는?" "키리온하고 나갔는걸. 뭘 하고있는지...." 타데안이 피식 웃음을 짓고는 그렇게 말했다. 때마침 로안느가 바라보고 있 는 쪽의 문이 열리며, 바깥에서 누군가가 걸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고운 목소리. 로안느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 허리 조금 위까지 오는 금발로 공중을 가볍게 수놓으며 실리스가 집 안으로 들어섰다. "...실리스 공주님?" "응? 실리스?" 조금전까지, 그렇게도 멍하니 있던 일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일리스를 발견한 실리스는, 약간 놀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 너... 여기에 묵고 있었던 거니?" 실리스의 그 말에, 일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응. 응. 그런데 여긴 왠일이야?" "아아.... 할아버님을 조금 뵙고 싶어서."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거실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아마도, 일리스는 그 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듯한 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절대로, 엄청 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아... 그런데 올리에는 왜 안오지?" "지금 들어왔어." 로안느는 약간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 안으로 들어온 올리에와 키리온 은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말했다. "분위기가 왜 이래?" 확실히 가라앉은 분위기. 일리스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올리에 가 자리에 앉자 입을 열었다. "에... 올리에. 나 부탁이 있어." "응?" 덮어 입었던 외투를 벗어 무릎위에 살짝 개어놓던 올리에가 시선을 들어올 렸다. 일리스는 그런 올리에를 바라보며 말했다. "음... 나 올리에가 당분간만 실리스의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 "응?" 아마도, 선대 국왕의 죽음이... 그런 것이 실리스에게 똑같이 일어날까봐, 최고의 신관이라는 올리에를 곁에 붙여두고 싶은 것 같았다. 최소한, 독살 당할 위험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말해도 말이야..." "해줄거지? 응?" 저런 얼굴로... 저렇게 웃으며 '해줄꺼지?'라고 확신해 버리면, 절대로 거 절하기 힘들다. 올리에도 잠시 떨떠름한 표정을 짓다가, 일리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그래. 그렇게 할께." "헤에.. 다행이다." 일리스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일방적인 부탁이라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생각했었거든." ...일리스 네 수준이면 이미 협박이야. 라고 속으로 생각한 로안느는 살짝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되었던, 일리스가 다시 웃음을 짓자, 분위기가 풀리는 느낌이다. "어머. 키리온. 들어왔구나." 가르시드가 있는 방문이 열리며, 실리스가 걸어나왔다. 키리온과 올리에도 조금은 놀란 듯한 얼굴로 실리스를 보고 입을 열었다. "왠일이야?" "여어. 공주님. 여기까지 오느라 살 빠졌겠는걸?" 키리온의 농담에 실리스는 살짝 웃음을 짓고는 올리에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것저것... 있겠지만 역시 할아버님한테 너무 고마워서... 랄까?" "에에.. 오늘 일은 잘 된거야?" 일리스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아마도, 가르시드에게 정확한 말을 듣 지 못했기에 내심 꽤 불안했을 것이다. "응. 잘 됐어. 어떻게 말이야. 이렇게 잘 될거라고는 생각 안했었는데."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의 머리에 손을 뻗어 살살 쓰다듬으며 말 했다. "이 언니가 걱정스러웠나 보구나. 그렇지만 일리스. 쓸데없는 걱정까지 할 필요는 없어." 로안느는 순간 그 말에 뭔가 울컥 솟아올라오는 기분에 자리에서 일어날 뻔 했다. 가까스로 자신을 눌러참은 로안느는 여전히 기분좋게 웃고있는 일리 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데, 상대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귀찮은 것으로 취급 하는데... 처절하다 못해 불쌍할 정도다. 지금 당장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상대의 관심 밖으로 제외된다면, 그것은 어떤 기분일 까? 상상조차 하기싫다. "나 말이야." 로안느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사람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히 자, 로안느는 몸을 돌려 위층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향하며 실리스의 곁을 지나갈 때 말했다. "나 당신이 꽤 싫어질 것 같아." 실리스는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실리스의 잘 못은 아니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감정이 따라 가는 것은 아니 다. 그리고.... 그녀는 꽤나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일리스. 올라올래?" 로안느는 계단을 올라가던 도중 입을 열었다. 잠시 로안느를 바라보던 일리 스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것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던 실리스가 입을 열 었다.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올라가 보지 그래?" "음... 그랬으면 좋겠어?" "아니.. 그건 네 마음이지만 말이야." 일리스는 실리스를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로안느 가 서있는 곳으로 걸어 올라왔다. 할일이 없어.. 꽤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의 나라로 돌아갈 까... 도 생각해 봤다. 그렇지만... 이런 녀석을 두고 어디를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로안느는 일리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고는 위 층으로 올라갔다. [kid] Story Of Fantasy -224-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hanmail.net 키리온은 손으로 목을 한번 쓰다듬었다. 일리스가 위층으로 사라져 버리자,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타데안까지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음? 나 왠지 미움받는 것 같지?" "같지... 가 아니라 미움받고 있어." 키리온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한번 눌렀다. 어느쪽 이 잘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라고 말을 해 줄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일리스가 원하지 않는, 일리스가 실리스 네가 그렇게 사랑하던 그 사 람이다. 라고 밝혀버릴 수도 없는 것이다.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저렇게 웃을 수 있게 됐는데... 말이다. "음.. 그나저나... 나 올리에에게 부탁이 있는데?" 미움 받는 것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다는 듯, 실리스가 입을 열었다. "응?" 올리에는 실리스의 말에 아무 말 없이 앉아있다가 대답했다. 실리스는 올리 에의 대답을 듣자, 입을 열었다. "날... 지켜줬으면 좋겠어. 당분간 말이야." "....에에?" 올리에의 눈이 커졌다. 실리스는 올리에의 그런 반응에 약간은 멋쩍어 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결국... 그런 거니까. 알지?" 키리온은 올리에의 말에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웃음이... 나왔다. "하하." "왜? 뭐가 이상해?" 키리온이 웃자, 실리스가 물었다. 키리온은 뒷머리를 한번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아니. 전혀 이상하지 않아." 키리온이 대답하자, 올리에 또한 살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너보다... 한발 빠르구나." "응?" "뭐, 친구니까.... 거절하지는 않아." 올리에가 방긋 웃으며 이야기하자, 실리스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뜻을 담은 표정을 한껏 지어보였다. 키리온과 올리에는 그런 실리스의 표정에 다시한 번 웃음을 지었다. "그럼, 난 이만 가 볼까. 위쪽의 사람들한테 나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전해 줘." "아. 같이 가." 실리스가 일어서자, 올리에가 함께 일어섰다. 그리고, 외투를 덮어 입으며 말했다. "어차피 할 일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 까. 오늘이라고 예외는 아니겠지?" 올리에가 일어서자 실리스는 약간 감동 받은 듯, 올리에를 바라보다가 꽉 껴안았다. "올리에. 너무 좋아해." "...그것도 한발 늦었어." "응?" "아니. 많이 많이 고마워 하라구."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 실리스와 함께 집 밖으로 나갔다. 키리온은 굳이 배웅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윗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윗층으로 올라가자, 뭔가 조용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뭐하고 있는거야?" 사람이 셋이나 모여있는데, 말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것은 정상이 아닌 것 이다. 방 안에는 일리스가 침대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느릿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계속 바라보고 있는 타데안 과 로안느... "뭐하고 있는건데?" 키리온이 다시 물어보자, 타데안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일리스가 뭔가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하더니..." "중요한 말?" 키리온의 질문에, 여전히 고개를 좌우고 흔들고 있던 일리스가 입을 열었 다. "응. 뭔가... 상당히 중요한 할 말이 있었는데...." 일리스가 손가락으로 이마를 몇번 긁적였다. 중요한 말... 이라는 것에 집 중한 키리온 또한 숨을 죽였다. "아!" 몇번이나 더 고개를 좌우로 느릿하게 기울이던 일리스가 오른쪽 주먹으로 왼손 바닥을 쳤다. "뭐야? 생각난거냐?" 키리온의 말에, 일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단호히 말했다. "그래. 나 배고파!" 키리온은.... 로안느가 일리스를 이불로 말아 버리는 것을 굳이 말리지 않 았다. 지저분한 날씨에 지저분한 기분. 에릭은 깔끔하지 못한 기분을 느끼며 인상 을 찡그렸다. 젤러시안을 보내긴 했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 사실이 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건가..' 에릭은 혼자서 고민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이럴 때에는 몸을 움 직이는 것이 최고다. 그런 이유로 에릭은 왕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쨋건, 자신이 할 일은 그곳이 있는 것이다. 조용히 집을 나선 에릭은 왕궁쪽으로 걸어갔다. 시장의 길을 지나가, 커다 란 광장을 지나면 바로 왕궁이었다. 에릭은 왕궁의 경비병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정원의 왼쪽에, 실리스가 키우는 꽃들이 있었다. 솜씨가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일리안이 무척이나 좋아했었 다. "그러니까... 그 가지를 그렇게 치는 것이 아니라니까." 들려오는 익숙하다고 하면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 실리스가 최근에는 보기 힘든 그런 웃음을 짓고, 누군가와 말하고 있었다. 작은 몸에, 다부져 보이 는 얼굴. 올리에였다. "꺄악! 그렇게 자르면..." "응? 안되는거야?" 꽤나 정겨운 대화 중 인것 같았다. 에릭은 그 곁으로 슬쩍 다가갔다. "아..." 올리에가 먼저 눈치를 채고, 에릭을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돌렸다. 올리에에 게도... 꽤나 미움받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무슨 일이지요?" 실리스가 차갑게 물었다. "꽂들이 얼어버리겠는걸." "농담을 하러 오신건가요?" 어째서..., 에릭은 어째서 저 얼굴과 저 목소리만 들으면 화가 나는 것인지 자신마저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물론... 일을 하러 온 것이지요. 제 일은 당신을 포함한 이곳을 지키는 것 이니 말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도 전체다. 실리스는 에릭의 말에 숙였던 허리를 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일을 하러 가시지요."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에릭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역시... 올리 에가 함께 있다는 것은... 그 일리스라는 여자애가 말한 그대로다. "어쨋건 공주님. 위험한 일은 삼가해 주시죠." "....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당신에게 가까이 가지 않겠어요." 실리스는 그렇게 말을 한번 빙 돌려 한 다음 정리하고 있던 꽃으로 시선을 돌렸다. 에릭은 아직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올리에를 내려다 보았다. "에릭은...." "응?" "불쌍해." 에릭의 몸이 잠시 굳었다. 실리스마저,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커다란 눈 을 위로 치켜뜨고 올리에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가 불쌍하다는 거야?" "가지고 있기에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종종 있곤 하지." 올리에는 답지 않게 똑 부러지게 말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올리에의 그 말 에, 에릭은 올리에의 어깨를 거칠게 잡았다. "무슨... 뜻이지?"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형제같은 친구조차 믿지 못하는 네가 말이 야." 가슴이 두근거렸다. 실리스 마저도 무슨 말인지 몰라 올리에의 얼굴을 바라 보고 있었다. "지금... 그 말은..." "에릭. 넌 아직 어려." 에릭은 올리에의 그 말에 앞으로 내 뻗은 주먹을 꾹 쥐었다. 가늘게 떨리는 그 팔을... 자신의 눈으로 한번 바라보다가, 곧 몸을 돌렸다. 뒷쪽에서 영 문을 모르는 실리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알고... 있다.' 속으로 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런 것 따위... 알고 있다. 에릭은... 자신이 어른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는... 가르시드의 손을 잡았 을 때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자라지 못했다. 올리에는... 자신이 일리안을 죽인 것을 알고 있다. 증거가 없는 이상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처 절할 정도로... 가슴이 아파온다. 묻어날 정도로 하얀색 위에 선명한 핏빛이 번져간다. "우욱!" 아무도 보지않는 왕궁의 뒷편... 기둥을 부여잡고 아침에 입에 대었던 것을 도로 토해놓기 시작했다. "쿨럭! 쿨럭! 크윽.." 한참동안 기둥을 붙잡고 괴로워 하던 에릭은 기침을 하며 기둥에 등을 기댄 채,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희미하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누군가의 모습 처럼 보인다. 에릭은 손을 앞으로 내뻗으며... 애원하듯 말했다. "불러줘. 다시한번....." 뻗었던 손의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힘없이 바닥으로 떨구며 차마 앞을 바라보지 못하고 말했다. "그 목소리로. 에릭... 이라고." 불어온 바람에 떨어진 낙엽 하나가 실려왔다. [kid] Story Of Fantasy -225- 2002/09/01 10:32 배현정(elosis)님 올림 읽음 22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알스엔이 중앙산맥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륙 전체가 그다 지 춥지 않기 때문에 일리스는 춥다...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실제로, 대륙 전체를 뒤져도 '눈'이라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은 인간이 들어갈 수 없 는 중앙산맥의 꼭대기 밖에는 없다. 그런 이유로, 일리안 자신도 눈이라는 것의 존재를 일리안이었을 때에는 모 르고 있었다. 아마도, 북쪽으로는 꽤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이라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해의 마지막날이 천천히 가까워져 오면, 언제나 17년간 마음에 걸리던 것이 있었다. 이리저리 돌려서 생각해봐도 분명히 오늘은 실리스의 생일이 다. "허허. 이녀석. 그래. 실리스의 생일만 생각나더냐?" 몸이 상당히 괜찮아 진 듯한 가르시드가 의자에 앉아 사람좋은 웃음을 흘리 며 일리스에게 말을 건냈다. 일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르시드의 뒤로 돌 아갔다. 그리고, 그 어깨에 양손을 살짝 올리고 가볍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럴리가... 없잖아요?" 일리스의 말에 가르시드는 손을 뒤로 뻗어 일리스의 뺨을 한번 쓰다듬었다. 마법사라는... 그런 고상한 직업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손이 거칠 다. 일리스는 가르시드의 손이 그녀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자, 가만히 있다가 손 이 떨어지자 뒤에서 가르시드의 목을 꼭 껴안았다. 가르시드의 하얀색 머리 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정말 좋아해요." "그래." 가르시드는 가볍게 대답했다. 일리스는 조금 더 가르시드의 목을 뒤에서 껴 안고 있다가 집 밖을 향해 걸어갔다. 문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뒷쪽에서 가르시드가 말했다. "조심해서 나갔다 오너라." "...네."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금은 감정에 북받힌 목소리로 대답한 일리스는 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날씨는 그다지 좋지 않다. 검은색 구름이 하늘의 절반 이상을 메꾸고 있었다. 실리스는 그다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광장을 지나 왕궁을 향 해 걸어갔다. 하품을 하며 서있는 경비병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일리스 는 왕궁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왕궁을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걸어가던 일리스는 곧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다. "올리에!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지?" "응?" "...모르는 척 하는거야?" "후훗. 알아. 안다구. 실리스 네 생일이잖아." 실리스가 취미삼아 키우는 꽃들.. 그 사이에 올리에와 실리스가 보였다. 일 리스는 그 두사람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런 일리스의 뒤로 어느새 키 리온이 살짝 다가와 머리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여어." "응? 으음...." "무슨 생각하는거야?" 일리스는 잠시 키리온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아아..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고 했더니... 키리온이잖아." "어, 어이." 일리스는 키리온과 함께 실리스에게로 다가갔다. 올리에가 손을 흔들며 말 했다. "키리온. 기사단은 괜찮아?" "뭐, 그녀석들 내가 없다고 해서 헤이해질 녀석들은 아니니까." 키리온은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실리스는 키리온의 얼굴을 보자, 곧 손을 내밀고 웃음을 띈 얼굴로 말했다. "내놔." "어, 어이." "내놔아!" "쳇." 키리온은 그다지 기분나쁘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짓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 내 내밀고 있는 실리스의 손 위에 떨어뜨렸다. 아직은 어설픈 듯한 그런 솜 씨로 조각된 나무조각 하나가 손 위로 떨어졌다. "푸웃.." 실리스가 웃음을 떠뜨렸다. 올리에조차 시선을 돌리고 피식거리고 있었다. "서, 선물은 마음이야! 마음!" "아, 알아. 호호.. 그렇지만..." 이리저리 삐뚤삐뚤하게 조각된 그것은 일리스의 전생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나타내고 있었다. 키리온은 붉어진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쳇. 소중하게 간직하라구." "응.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을게." 실리스는 진심어린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그 나무조각을 들여다 보며 웃 음 지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올리에가 실리스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 다. "응?" "자. 받아." 실리스가 얼떨결에 손을 내밀자, 올리에는 그 손위로 반지 하나를 떨어뜨렸 다. 은백색이 너무도 멋진 반지가 실리스의 손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만드는데... 1년이 조금 넘게 걸렸어."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뒷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뭐하는 반지 인데?" "기본적인 마법과 독, 그리고 마법이 걸리지 않은 무기에 상처를 입지 않게 만드는 반지. 아침마다 마법을 걸어주느라 죽을 맛이었다니까." 올리에의 말에, 실리스는 그 반지를 왼손 검지에 끼고 손가락을 한번 들어 보았다. 그리고, 올리에의 목을 껴안으며 말했다. "고마워." "흐응... 내 생일에는 말이야...." "아.. 날씨가 참 좋지?" "이, 이봐..." 실리스의 딴청에 올리에가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짓자, 실리스가 소리내어 웃 었다. 키리온은 그런 실리스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봐. 이봐. 이건 반응이 틀리잖아. 반응이." "어머... 키리온도 정말 고마워." 실리스는 키리온의 앞에서 발돋움 해서 키리온의 뺨에 자신의 뺨을 살짝 가 져다 대었다. 키리온은 그런 실리스의 머리위에 살짝 손을 올리며 말했다. "한명 더 있다구."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일리스의 쪽으로 눈짓을 했다. 실리스는 정말로 여 지껏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인지,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와서 일리스의 뺨을 양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어머. 일리스. 너도 이 언니한테 선물 주려고? 어떻게 언니 생일은 알고 있었던 거야?" "...응." 일리스는 그녀의 뺨을 감싸는 차가운 실리스의 손에, 기분좋게 웃음짓고는 대답했다. "으음.. 그럼 일리스가 날 위해 어떤 선물을 줄까나." 실리스가 그렇게 말하며 한발 물러서자, 일리스는 살짝 눈을 감았다. 그리 고, 그녀가 몇년간에 걸쳐서 만들었던 마법을 캐스팅 하기 시작했다. "휘잉!" 차가운 바람이 일리스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몸을 한번 쓸고 지나갔다. 일 리스는 감았던 눈을 뜨고는 실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내 선물이야." "응?"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실리스의 대답과 동시에, 하늘에서 하얀색의 무엇인가 가 실리스의 뺨 위에 떨어졌다. 하얀색의 그 무엇인가... 실리스는 자신의 뺨 위에 그것을 손으로 잡았다. "차가워.. 뭐지?" 실리스가 그렇게 말하며 일리스를 바라보자, 일리스는 아무 말 없이 웃었 다. 다시한번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눈이라고 불리 우는 것이 내리기 시작했다. 하얀색... 무엇도 닿지 않은 듯한 하얀색의 눈들이 떨어지는 모습에, 실리 스와 올리에, 키리온까지 한껏 뒤로 꺽은 목을 바로 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 다. "예쁘다...." 실리스가 양손을 앞으로 내밀며 중얼거렸다. 일리스는 그런 실리스의 모습 을 바라보며 웃음 짓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손으로 잡았다. 올리에가 손을 뻗어 내리는 눈을 잡았다. 그리고,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 리지 못한 채 말했다. "이건... 뭐야?" "눈." "무슨 말이야? 발음하기 어려운걸?" 올리에는 고개를 저어보이며 말했다. 일리스는 굳이 그런 올리에의 말에 대 답하지 않았다. "아하하.. 왠지 기분좋아." 실리스가 소리내어 한번 웃고는, 일리스에게 다가와 다시 일리스의 뺨을 양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고마워.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아. 아아. 누굴 닮아서 이렇게 예쁜거니?" "음... 아마도 실리스를 닮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칭찬해 줘서 고마워." 어이... 라고 속으로 한번 중얼거린 일리스는 자신에게 딱 달라붙은 실리스 를 살짝 밀어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나... 실리스한테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응?" 실리스가 고개를 한번 갸웃하며 되물었다. 일리스는 약하게 웃음 짓고는 뒷 쪽의 키리온과 올리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 며 말했다. "나..." "그래. 말해 봐." "응. 나.... 일리안의 묘를 보고 싶어." 실리스의 눈이 한번 떨렸다. 짧은 시간 한번에 내린 눈이 소북히 쌓여 있었다. 일리스는 실리스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성 밖으로 걸어나가 성의 담장을 따라 왼쪽으로 돌았다. 사 람들은 생전 처음보는 눈에 주위를 둘러보며 들뜬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말이야." 한참을 걸어가던 도중.... 실리스가 입을 열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그런 말을 한 실리스는 다시 입을 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일리스는 눈길 위에 남는 실리스의 발자국을 따라서 천천히 걸어갔다. 왕궁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일리스는 이 길의 윗쪽을 상 당히 좋아했다. 높아서, 탁 트여서... 자신의 마음도 탁 트이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리고 자신이 사는 곳이 한눈에 내려다 보여서. 일리스는 지금도 그 느낌 그대로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피식 웃음지었다.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점점 나무가 줄어든다. 일리스는 아래쪽에서 올라오 는 바람에 눈을 작게 뜨고는 시선을 돌렸다. 알스엔의 대부분이 한눈에 내 려다 보인다. '좋다...' 속으로 짧게 감상을 말한 일리스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녹색의 잔 디 위로 깔린 하얀 눈. 그것이 이어진 끝에 하얀색의 눈을 얹은 회색의 돌 이 보인다. "나는... 말이야." 실리스가 일리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똑같은 말을 한번 더 했다. 그리고 하얗게 쌓인,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그런 깨끗한 눈위를 걸어가, 그 회색의 돌 앞에 섰다. 일리스는 천천히 그 뒤로 걸어갔다. "나는 여기는... 올라오기 싫어."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비석이라고 생각되는 것 위에 쌓여있는 눈을 손으 로 털어냈다. 그리고 그 앞에 앉아 눈을 감았다. 고개를 아래로 푹 내리깐 실리스는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어...째서?" 일리스는 조금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눈을 감고있던 실리스가, 감았던 눈 을 뜨고 시선을 비석에 못박은 채로 입을 열었다. "아무리...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아무리 울지 않겠다고... 그렇게 생각 해도... 여기오면 울고 싶어지거든." 실리스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런 눈과는 반대로 웃는 표정으 로, 실리스가 말했다. "오랫만이지. 잘... 있었니?" '아니..' "자주 못 찾아와서..." '괜찮아.' 실리스가 바닥으로 다시 시선을 떨구었다. 오랫만에 찾아온 곳에서 갑작스 럽게 감정이 격해진 것 같았다. "왜..." 어깨가 떨리는 것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서.... 안아주고 싶었다. "어째서...." 바닥을 짚고있는 실리스의 손이 꽉 쥐어졌다. 쌓여있던 차가운 눈이, 그 하 얀 손에 쥐어지며 나직한 소리를 낸다. 실리스는 격해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손에 쥐어진 눈을 비석을 향해 던지며 소리쳤다. "왜 죽어버린건데?!" '미안..." "어째서... 약속 하나도 못 지키는건데?!" '미안..." "왜.... 날 이렇게 울게 놔두는건데?" '미안... 미안... 미안해.' 일리스는 몇번이나 실리스의 등을 바라보며 같은 말만을 반복했다. 가슴이 답답하다. 힘겹게... 정말로 힘겹게 실리스의 등에서 시선을 떼어낸 일리스는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어째서... 자신은 어째서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을까? 이 제... 그만 됐지 않나. 이제.. 보고 싶었던 것은 다 보았다. 그럼에도.. 왜. 이기적이고 이기적이다. 너무도 이기적이라... 일리스는 몸을 떨었다. 혐오 감이 몸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양 손으로 어깨를 감싸쥐고 몸을 한번 떨었다. "아아... 또... 또." 실리스는 자신의 눈가를 손등으로 문질렀다. 그리고 부드러운 눈길로 비석 을 한번 바라본 후, 왕궁을 나선 다음 처음으로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 다. "그런데.... 넌 이런 곳에 왜 오고 싶었던 거니?" 빨간 눈동자. 눈물에 젖은 눈동자. "안녕하세요. 임아영이라고 해요." "응?" 일리안의 첫사랑... 그리고 마지막 사랑은... 끝났다. 왁자지껄한 술집 안... 일리스는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주위의 소란 스러 움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술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기 힘든 유리잔. 그 안에 노란색의 액체가 약간씩 찰랑이고 있다. 술잔을 들고 작게 돌리던 일리스는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여기 있었냐?" 굵직한 목소리. 일리스는 굳이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키리온이 그녀의 옆 자리에 의자를 가져와 앉았다.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었나보지?" 키리온이 앉으며 물었다. 일리스는 여전히 손에 들고있던 유리잔의 너머로 불빛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예쁘다." 키리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일리스는 한참동안 술잔을 바라보고 있다 가, 다시 한모금을 마시고 술잔을 바닥에 놓았다. "나는 말이야..." 일리스는 나직히 입을 열었다. 키리온은 조금전 종업원이 가져온 술잔에 술 을 따르며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 시켰다. "나는... 정말로 이 몸으로 태어난 후... 즐거웠다고 생각해." "응..." 키리온이 나직히 말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의 대답을 듣고는 테이블을 향해 시선을 내리 꽂으며 말했다. "괴로워..." 키리온이 손을 뻗어 일리스의 이마를 짚었다. 손이 차갑다. "너무 마신 것 아니야?" "아니. 아니야." 일리스는 키리온의 손을 살짝 밀어냈다. 키리온은 자신의 술을 한모금 들이 키며 입을 열었다. "뭐가... 뭐가 그렇게 괴로운거냐?" 뭐가... 뭐가 그렇게 괴로웠던 걸까? 일리스는 자신의 술잔을 들어올려 약 하게 흔들었다. 유리잔 안의 노란 액체가 출렁거리는 모습... "기억은 말이야..." 일리스는 서글픈 웃음을 내보이며 말했다. "기억은 마약 같아서... 떠올리지 않으려고, 잊으려고 하면 할 수록 계속 떠올라서... 가슴을 옥죄어와." 일리스는 슬픈 듯한 웃음을 짓고 다시 말했다. "추억하면 할 수록.... 거기에만 빠져들어서... 결국에는 헤어나올 수가 없 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왼쪽으로 돌렸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잊어." "...." "잊으라고." 키리온이 단호하게 말했다. 너무도 쉽게.... 그렇게 말했다.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흘리고 키리온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잊으라고?" "그래." 키리온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일리스는 술잔을 내려놓고 차가 워진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짚고 말했다. "어떻게... 어떻게 잊으라는 말이지?" "....." "잊으라고? 그게 될 것 같아?" 일리스는 굳은 얼굴로 키리온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리고... 절규하듯이 외 쳤다. "잊을 수 있는 것이.... 무슨 사랑이야?!" 테이블 위로 시선을 내리 꽂았다. 그녀의 격한 숨소리가 자신의 귓가를 가 득 메웠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린다. 눈물이 나와야 하는데.... 웃음이 나온다. "일리스..." "......" "나는 어때?" 키리온의 그 목소리에 일리스는 시선을 들어올렸다. 키리온이 자뭇 심각한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나는... 안되겠어?" 뭐가 안되는 것인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일리스는 얕은 웃음을 터뜨렸 다. 떠들썩한 술집이라 그런 것인가... "조금 전... 네 뒤에 올리에가 서 있었어." 일리스의 그 말에, 키리온의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 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키리온 넌 인간으로써... 친구로써는 정말 최고라고 생각해." 일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직 절반쯤 남아있던 술잔을 들어 키리온의 머리 위에서 뒤집었다. 노란색의 액체가 키리온의 머리로 흘러내 린다. "남자로써는 최악이야!" 일리스는 자리에 앉았다. 키리온이...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 다. "얼른 가. 빨리 사라져 버려." 키리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여전히 걱정 스러운 눈으로 일리스를 바라봤다. "걱정마. 괜찮아." 일리스는 살짝 웃고는 말했다. 키리온이... 급한 걸음으로 술집 밖으로 나 갔다. 일리스는 그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자신의 술잔에 다시 술을 채우며 중얼거렸다. "난... 뭘 하고 있는거야?" 술잔을 잡은 손이 가늘게 떨렸다. "올리에!" 키리온은 술집 밖으로 급하게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응?" 바로 곁에서 들리는 목소리. 키리온은 놀란 눈을 돌렸다. 올리에가 벽에 등 을 기댄 채, 그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래. 위로는 끝났어?" "아..." 올리에가 웃고 있다. 그렇지만.... "난..." "술냄새가 심하게 나." 울고있다고 느꼈다. "처음부터... 일리스가 일리안이라고 그렇게 깨달았을 때부터... 내게 승산 이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어." "틀려!" 키리온은 격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올리에의 그 작은 몸을 꽉 끌어 안으며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건... 너야."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올리에의 몸이 가 늘게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넌... 나보다 오래 살아주었으면 좋겠어." 키리온의 그 말에 올리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금은 울음섞인 듯 한... 그런 목소리로 말했다. "응. 응!" 그 목소리의 떨림이... 너무도 기분좋다. 그리고 올리에의 입술은... 너무 도 부드럽다. ---------------------------------------------------------------------- 이번화는 제가 SOF란 글을.. 그러니까 '일리스'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글 을 쓰겠다... 라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썼었던 화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_-; 어쨋건... 글은 올라갔군요. 재미있게 보셨다면 가끔씩 감상 하나씩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타데안은 몇번이나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키리온 과 올리에가... 너무도 사이가 좋아보인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타데안이 질문해도, 키리온과 올리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완전히...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뭐, 서로 분명히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언젠가 저렇게 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긴 했지." 로안느가 두사람을 보며 나직히 말했다. 타데안은 그런 로안느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이. 아줌마. 부러워 하고 있잖아." "흥. 누가." "누구긴. 바로 당신!" "나는 나 좋다는 남자는 엄청나게 많다고." "훗. 나도 나 좋다는 여자는 엄청나게 많아." 타데안은 로안느의 말에 지지 않고 말했다. 로안느도 타데안에게 지기는 싫 은 듯, 또 이야기를 부풀리자, 타데안도 그것에 맞추어 이야기를 부풀렸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조만간 '하늘만큼 땅만큼'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어머나. 유치해라." 일리스의 한마디에, 타데안과 로안느는 말싸움을 멈추고는 일리스를 바라보 고 동시에 입을 열었다. "네게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일리스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타데안은 정신적인 충격에 허우적 거리며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 꽂았다. 때 마침, 뒷쪽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 다. "실례합니다." 약간은 굵직한 목소리. 글랜스가 아시안느를 안아들고 집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 인사성 좋은 글랜스!" "누가." 타데안은 가볍게 일리스의 말을 부정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글랜스가 살짝 웃는 얼굴로 타데안의 머리를 손으로 내리 눌렀다. "질투하는거냐?" "훗. 외모로 보나, 나이로 보나 나의 승리. 우왓!" 타데안은 글랜스의 주먹을 급히 피해냈다. "그런데... 여기는 왠 일이야?" 일리스가 글랜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글랜스는 키리온과 올리에가 찰싹 붙 어있는 모습을 보고 잠시 인상을 찌프리다가 말했다. "아아. 아시안느가 일리스가 너무 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야."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고 품에 안고있던 아시안느를 바닥에 내려 놓았다. 바 닥에 내려선 아시안느가 쪼르르 뛰어가서는 일리스의 품에 뛰어들었다. "엄마!" ...여전하다. 아시안느는 일리스의 무릎위에 앉아서 일리스의 가슴에 머리 를 기댔다. "...타데안. 눈튀어 나오겠다." 타데안은 올리에의 그 말에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자세를 바로 잡았다. 아 직 이른 시간이라 몸이 덜 풀린 것 같았다. 타데안은 기지개를 크게 한번 켰다. "엄마! 엄마! 나 궁금한게 있는데..." "응?" ....일리스는 이미 저 명칭에 익숙해져 버렸다. 방긋이 웃는 일리스의 얼굴 을 바라보던 아시안느는 말했다. "아기는 여자와 남자가 하면 생겨?" 순간 거실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누, 누가! 아시안느 누가 그런 소리를 하던?" 글랜스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아시안느가 타데안을 향해 살짝 눈을 돌렸다. "네, 네놈!" "아니.. 난 저기... 조기 성교육의 일환으로..." "죽어라!" 글랜스가 타데안의 목을 강하게 조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아시안느를 내 려다보며 말했다. "응. 그래." 솔직하기도 하지. 그런 일리스를 바라보던 로안느가 약간은 당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 아시안느. 그건 말이야..." 로안느가 말하려 하자, 아시안느는 시선을 돌려 로안느를 바라보며 입을 열 었다. "흥. 미경험자의 말은 듣고 싶지 않아." "....이, 이 꼬마는 도데체 뭐야?!" 로안느의 절규 소리가 울려퍼진다. 타데안은 조금전 글랜스에게 풀려난 목 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실이잖아." "...죽어버려!" 올리에가 타데안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뭐라고 하셨소?!" 갑자기 들려온 커다란 목소리. 그 목소리에 거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 입을 다물었다. 절대로 저렇게 흥분하는 일이 없는 사람의 목소리였기에 모두 가 르시드가 있는 방문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한참동안의 정적이 계속 이어지던 중... 가르시드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보기 드물기 당황한 듯한 표정. 가르시드는 거침없는 걸음걸이로 걸어와 의 자에 앉았다. "키리온군." "네?" 가르시드의 부름에 키리온이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가르시드는 키리온 을 바라보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지금 오드나스 왕국 전체에 당장 움직일 수 있는 군대는 얼마나 되는가?" 갑작스러운 질문. 키리온이 당황스러워 하자, 타데안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참지 못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하하. 할아버님. 꼭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이야기 하시는군요." "그래. 전쟁이네." 잠시 누구도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일리스가 어이없는 얼굴을 하며 물었다. "네? 뭐라구요?" "전쟁." 가르시드의 단호한 대답이 떨어졌다. "마, 말도 안됩니다! 전쟁이라니... 전쟁이라니요! 오드나스 왕국은 바르실 미르 왕국과 전쟁이 끝난지 10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쟁을 못할 것도 없지." 가르시드 대신, 글랜스가 나직히 입을 열었다. 그리고 글랜스 답지 않은 진 지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쟁이 일어날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는 것이지. 그렇지 않습니까? 영감님?" 글랜스의 그 말에, 가르시드가 대답했다. "확실히 그렇네. 전쟁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준비가 되는 것이 아니지. 적 게 잡아도 반년 이상은 걸리는 일이야." 확실히... 코르카도스 왕국은 상당히 어수선하긴 했다. 그렇지만.... "제 말이 그것입니다. 저희 쪽에서 이렇게 모르고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키리온이 소리쳤다. 그리고 뭔가 머리속을 스쳐간 듯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곧 자리에 앉았다. "뭔가 생각난 것이 있는가?" "....네." 키리온은 나직히 말했다. 그리고 쥐어짜는 듯한, 그런 목소리로 입을 열었 다. "지금... 그런 정보를 숨기려고 하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는 녀석이 생각났 습니다." 키리온의 저 반응... 타데안은 누구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일리스 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에릭.. 이지?" "그래." 거실 전체에 침묵이 흘렀다. 한참 후에야,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바르실미르 왕국입니까?" 키리온의 그 질문에 가르시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나직히 말했다. "바르실미르 왕국과 코르카도스 왕국... 두 나라가 동시에 치고 올라온다는 군." 키리온의 몸이 한번 움찔거렸다. 가만히 듣고있던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병력은... 얼마나?" "바르실미르 왕국쪽은 상당히 많다고 하는구나. 코르카도스 왕국쪽은... 기 사단 하나가 치고 올라왔다는데... 그 기사단 이름이..." "설마... 푸른 늑대?" 글랜스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가르시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실이 정적 에 휩쌓였다. 푸른늑대... 라고 별명이 붙은 기사단은 타데안도 잘 알고 있었다. 코르카 도스 왕국에서... 정말로 알아주는 기사단. 오드나스 왕국에 실버 레이크 기사단과 비견되곤 하는 그런 기사단. "기사단 하나가 치고 올라왔다지만, 병력은 500이 넘어가는 모양이더군." 가르시드의 부연 설명에, 키리온이 다시 질문했다. "그러면 아마도 그녀석들은..." "선발대와 비슷한 의미이겠지. 아마도... 후속부대가 곧 올라오겠지." 산넘어 산이다.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키리온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 질문에 대답해 주게나. 지금 오드나스 왕국에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이.. . 얼마나 되지?" "당장... 말입니까?" 키리온이 시선을 돌려 가르시드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가르시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당장은.... 무립니다. 실버 레이크 기사단은... 삼사일 정도... 그리고 다 른 군대라면 한달은 걸릴 겁니다." 그다지 상관이 없는 타데안 마저도...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쯤은 예상할 수 있었다. ---------------------------------------------------------------------- 전쟁씬은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어렵거든요. -_-a 그래도 써야하니 어쩔 수 없나... 음. 226화를 올리고 난 후, 제가 다시 226화를 읽었습니다. 확실히 저마저 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감정의 비약이 심하더군요. -_-a 뭐, 제 실수 입니다. 그런 이유로, 226화의 키리온 고백씬을(미연시냐?!) 다시 썼습니 다... 만 굳이 올릴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_-a 어차피 결과는 같 으니 말입니다. 굳이 보시고 싶으신 분은 http://members.tripod.lycos.co.kr/cici011/SOF226.txt 를 익스 주소창에 붙여넣기 하셔서 보시기 바랍니다.(라지만 보실 분 있으 려나...) 좋은하루 되십시오. p.s 키리온이 고백하는 장면 빼고는 바뀐 것이 없습니다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멍하니 있던 일리스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키리온. 실버 레이크 기사단이 출병하려면 얼마나 걸린다고 했지?" "아무리 빠르더라도 3일. 분명히 가능한 것은 4일정도." 일리스는 뭔가 생각을 하는 듯, 시선을 약간 아래로 내리 깔았다. 키리온은 그런 일리스를 바라보며,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도, 본격적으로 군대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적게 잡더라도 일주일 이상 은 걸릴 것이다. 군대를 움직이는 것은 국왕의 명령 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 니다. 다만, 키리온이 맡고 있는 기사단... 그것 하나만은 지금의 실리스의 명령만 떨어진다면 달려나갈 수 있겠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귀족들은 현실을 파악하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모이지 않은 소수의 병력들이 적군을 만난다면 그것 이야 말로 가장 큰 손해일 것이 뻔했다. "키리온. 그러면 실버 레이크 기사단 만으로 양쪽 다를 막을 수 있어?" 일리스의 질문에 키리온은 잠시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 다. "가능 할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아니." 대답이 단호하다. "그렇지만, 코르카도스 왕국의 증원군이 오지 않는다면... 한번 해 볼만할 지도..." 일리스의 그 말에 키리온이 벌떡 일어섰다. 지금 손을 빌릴 수 있다면, 지 나가는 꼬마에게라도 손을 빌리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어떻게?!" "그러려면... 키리온 네가 바르실미르 왕국쪽을 막아줘야 하는데." 병력의 차이가 엄청 나다는 것은 알고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해 보이지." 키리온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결국 문제는.... "어떻게 코르카도스 왕국의 증원군을 막느냐... 하는 거군." 글랜스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키리온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무 슨 수로 코르카도스 왕국을 막느냐... 하는 것이다. "허허. 그것이라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겠군." 모두의 시선이 그 목소리의 주인에게 모였다. 그리고 일리스가 환하게 웃음 을 지었다. 가르시드가 하는 말이니... 빈말은 아닐 것이다. 가르시드는 모 두의 눈길을 받으며 로안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기 왕녀님의 도움이 필요하네만?" 모두의 시선이 이번에는 로안느에게 모였다. 약간은 방관자적 입장으로 있 던 로안느는 몇번 눈을 깜빡이다가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네? 저, 저요?" 꽤나 놀란 모양이다. 자신이 왕녀라는 자각이 거의 -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 없는 로안느이니. 로안느가 의아한 눈을 뜨고 바라보자, 가르시드 는 기분좋은 웃음을 짓고는 일어났다. "그럼 왕녀님. 날 좀 따라오시겠나?" 로안느만을 불렀지만, 모든 사라들이 다 가르시드의 뒤를 따라갔다. 가르시 드는 자신의 방 문을 열며,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허허. 그다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광경을 연출해야 하네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키리온을 포함한 다른 사람이 방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 꽤나 넓은 방안. 이상한 약재들. 보기힘든 광석들이 방안에 어지러이 널려있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가르시드의 의외의 면모라고나 할까? "그럼 시작해 봅세나." 가르시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앞에 있는 거울에 손을 가져다 대며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무엇을 하는지 쯤은 알 수 있었다. "마법인가?" 옆에서 보고있던 타데안이 말했다. 그 말 그대로, 곧 거울이 비추는 것이 가르시드의 방 안이 아닌, 전혀 다른 곳으로 변했다. 약간은 어두침침한... 일반인이 본다면 '저것이야 말로 마법사의 연구소!'라고 소리쳐 버릴 그런 곳으로 말이다. "어라? 이게 누구십니까? 가르시드님 아니십니까?" "허허. 그래. 안녕하신가?" 거울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리온은 안의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한 나 머지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일 뿐 이다. "카루덴 영감..." 대답이 나온 것은 로안느였다. 로안느는 그 거울 속의 사람을 너무나 잘 알 고있다는 듯이 이빨까지 갈아보이며 거울 안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봐. 저게 누구야?" 키리온이 로안느의 어깨를 두드리며 질문하자 로안느는 몸을 한번 떨어보이 고는 입을 열었다. "카루덴 리트하인이라는 변태영감. 우리나라.... 그러니까 다이펜 왕국의 궁정 마법사지." "흐응.. 로안느. 그런데 왜 그렇게 치를 떠는거야?" 이번에는 일리스가 무척이나 궁금하다는 듯이 질문했다. 그 질문에 로안느 가 얼굴을 확 붉히더니 말했다. "저, 저자식은 말이야..... 으윽! 말 안할래." 로안느는 이빨을 바득 갈아보이고는 시선을 돌렸다. 왠지 더 궁금해 지지 만, 본인이 말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사이, 가르시드는 카 루덴과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있었다. "허허. 그나저나 카루덴군." "네?" "지금 그리고 국왕을 좀 불러올 수 있겠나?" 가르시드의 말에 거울 카루덴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거울 속의 카루덴 은 몇번 볼을 긁적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그것은 조금... 아무리 가르시드 님이라고 해도..." 카루덴의 그 반응에 가르시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주위를 조금 둘러본 다음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했다. "험! 그러면... 내가 겉옷만 투시할 수 있는 투시마법을 전해주겠네." "정말입니까?! 지금당장 갔다 오지요." 카루덴은 바람과 같이 사라져 버렸다.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벌어진 입 을 다물지 못하고 거울 안과 가르시드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고 있었다. "도, 도데체 옷을 한겹만 투시해서 뭐하자는거야?!" 타데안이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로안느가 이빨을 바득 갈며 말했다. 아 마도 저러다 조만간 이빨이 상할 것 같다. "저 망할 영감은.... 여자 속옷 매니아거든." 방 안이 조용하다. 로안느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매니아면 모으기나 할 것이지.... 그걸 여자에게 입혀놓고 감상하는게 최 고의 취미라나... 으아악!" 로안느는 몸을 한번 떨었다. 로안느의 원한은 뼈에 사무친 듯 하다. 잠시 후, 카루덴이 곧 거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뒤로, 국왕이라 고 불리우기에는 꽤 젊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하. 모시고 왔습니다." "...빠르군." "하하하. 목적은 수단을 정당케 한다!... 이건 아니군요. 어쨋건 국왕 폐하 와 말씀을 나누시지요. 폐하께서도 가르시드님을 꽤 뵙고 싶어하시니 말입 니다." 그렇게 말하며 카루덴은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젊은 남자가 앞으로 나서 자, 가르시드는 고개를 숙여보이며 말했다. "미천한 늙은이의 부탁을 수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 뭐, 그런 것쯤은. 그렇지만 생각해 보셨습니까? 저희 나라로 오시 는 것 말입니다." 망명을 말하는 것 같았다. 확실히 가르시드라는 인물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 한다. 특히나, 마법에 있어 다른 왕국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다이펜 왕국이 라면 더더욱 말이다. "허허허. 이 늙은이에게 그만한 가치는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아... 그렇소?" 다이펜 왕국의 국왕은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했다. 가르시드는 그런 국왕 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오늘의 용건은 말입니다. 카르스토프 폐하." "아아. 말하지 않아도 대충 예상할 수 있소. 대답은 거절이오." "듣지 않으십니까?" 가르시드는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이 질문했다. 카리스토프는 가르시드의 질문에 담담히 대답했다. "당신이 부탁할 것이라고는 뻔하지 않소. 지금 우리 다이펜 왕국이 전력을 다해 코르카도스 왕국을 공격해 달라는 것 말이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 든 코르카도스 왕국은 병력을 나누어야 할 테니 말이오." 가르시드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카리스토프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오드나스 왕국을 돕는다고 해도, 다이펜 왕국에 돌아오는 것도 없 을 뿐더러, 바르실미르 왕국, 코르카도스 왕국과는 달리 오드나스 왕국과 다이펜 왕국은 중앙산맥이라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것으로 막혀있지 않소? 두 나라가 연합해서 들어온다면 다이펜 왕국은 견딜 자신이 없소." "허허. 그런 것 치고는 태연하시군요. 그 두나라와 같은 대륙의 남부에 있 으면서 말입니다." 가르시드의 그 말에, 카리스토프는 약한 웃음을 지었다. 아마도, 두 나라가 쳐들어와도 나라를 빼앗기지 않을 자신은 있다... 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웃 음 같았다. "허허. 그렇다면... 역시 안되겠습니까?" "안돼오." 카리스토프의 단호한 대답에 가르시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 를 저어보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쪽도 최후의 수단을 쓰는 수 밖에 없겠군요." "최후의?" 카리스토프가 의아한 목소리를 내는 순간, 가르시드는 왼손으로 글랜스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오른쪽에 있던 로안느의 목을 손으로 감싸고 검을 로안느의 목에 들이대었다. "허허허. 저는 이러는 수 밖에 없겠군요." 방 안이 다시 조용해 졌다. 모두 경악한 채, 가르시드와 그 거울을 쳐다보 고 있는 순간.... 로안느가 손을 들어 거울을 향해 흔들어 보이고는 말했 다. "폐, 폐하... 안녕?" 국왕에게 하는 인사치고는 상당히 조악하다. 그리고, 거울 속에서 곧 엄청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 로안느!! 네가 왜 거기있는거냐?!" "그게.. 어쩌다 보니..." "어쩌다 보니라니!!" "...폐하. 콧털 보여." 키리온은 로안느가 점점 일리스를 닮아간다고, 그렇게 느꼈다. 다른사람들, 심지어는 가르시드마저도 피식 웃음을 터뜨리자, 카리스토프는 얼굴을 붉히 며 뒤로 물러나고는 말했다. "으윽! 젠장! 이런!" 카리스토프는 시선을 들어올리고는 거친 말을 몇번이나 뱉어내다가, 조금은 진정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가르시드 경. 당신도 잘 알지 않소? 전쟁은 국왕 혼자만이 결정한다고 되 는 일이 아니오." "허허. 전하는 그런 국왕 혼자만의 일을 국가 전체의 일로 바꿀만한 힘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카리스토프는 그런 가르시드의 대답에 씨익 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가르시드 경. 복 많이 받으시겠소." "허허허. 그런가 봅니다." 가르시드의 대답에 카리스토프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거울 안에서 사라지 려던 중, 다시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로안느!" "아? 응? 폐하?" 대답과 호칭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언제나 말했지! 사석에서는...." "카리스 오빠." 로안느가 여전히 목에 칼이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웃음지으며 이야기 하자, 카리스토프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기다려라. 곧 가마." "응. 기다릴께." 로안느는 인질답지 않은 그런 표정으로 손까지 흔들어주며 말했다. 거울 앞 에서 카리스토프가 사라지자, 가르시드는 그제서야 로안느의 목에서 검을 치우며 말했다. "허허허. 미안했네." "괜찮아요." "허허허. 거절한다면 검을 찔러 넣으려 했다네." 로안느는 가르시드의 그 말을 잠시 이해하지 못해 웃음을 짓고 있다가 순식 간에 뒤로 후다닥 물러섰다. "그렇지만, 카리스토프 전하는 왕녀님의 생각을 상당히 많이 해주는 것 같 아서 말이네. 허허허." 키리온은... 허허허 웃으면서 말할 내용은 절대로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했 다. '어쨋건.... 한건은 해결인가... 다행이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전쟁씬, 전쟁씬이라지만, 최대한 빠르게 후다다닥 끝내버릴 겁니다. 그럼 좋은하루 되세요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키리온은 이제 왕성으로 가서 기사단의 준비를 하려는 듯, 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을 가만히 보고있다가 입을 열었다. "키리온!" "응?" 집 밖으로 뛰어 나가려던 키리온은 일리스가 부르자, 뒤를 돌아보았다. 일 리스는 키리온에게 가까이 걸어가서 키리온의 얼굴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말 했다. "나 너희 기사단에 좀 넣어줘." "응?" "음.. 왠만하면 부단장 정도?" 일리스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거리낌 없이 말했다. 키리온은 잠시 어이없는 얼굴로 일리스를 내려다 보다가 말했다. "그건 조금..." "아! 그리고 말이야. 타데안씨도, 글랜스도, 라미니아도 함께 넣어줬으면 좋겠어." 일리스에게 이름이 불린 사람들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키리온 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확실히, 전력이 되긴 하겠지만...." "잠깐! 나는 왜 빼는거야?!" 로안느가 소리쳤다. 일리스는 로안느를 살짝 돌아보며 말했다. "헤에... 로안느는 인질." "...싫어어!" 로안느는 절규하며 테이블 위로 쓰러져 버렸다. 키리온은 잠시 일리스를 내 려다 보다가, 턱을 긁적이며 말했다. "너도 잘 알고있듯이 말이야. 우리 기사단은...." "에에. 힘으로 내리 눌러버릴꺼야." 일리스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키리온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응? 그럼 단장할래." "네가 애냐?!" 키리온이 일리스의 머리를 손으로 한번 누르고는 몸을 돌렸다. "녀석들에게 말은 해 놓으마. 뒤는 네가 알아서 해." "응. 잘 가." 일리스는 친절하게 손마저 흔들어 주었다. "어이. 어이. 우리의 거취를 네 마음대로 정하지 말라고." 일리스가 거실의 한쪽에 있는 의자에 가서 앉자, 글랜스가 말했다. 일리스 는 그런 글랜스의 얼굴 바로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며 입을 열었다. "흐응.. 싫은거야?" 일리스는 커다란 눈을 한번 깜빡이며 글랜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글랜스 는 잠시 일리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아, 아니... 싫다는 것은 아니고..." "그럼 좋다는거네?" "아니... 그런 간단한 문제가..." 글랜스는 일리스에게 뭔가 한마디 하려고 다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글랜 스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일리스는 글랜스와 눈이 마주치자 눈꼬리를 아 래로 떨어뜨리며 말했다. "뭐야? 글랜스. 좋다는 거야? 싫다는거야? 우유부단해!" 글랜스는 앉은 채로 일리스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시선을 로안느에게 돌렸다. "...원래 이런 성격이었던가?" "아아. 내가 처음 만났을 때는 확실히 저런 성격이었지. 최근에 뭔가 복잡 한 것들이 많아서 말이야." 로안느는 일리스를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 일리스는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 다가 글랜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예를 들면 이런거야." "음?" "나는 나! 글랜스도 나!" 모인 사람들이 어이없는 눈으로 일리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글랜스는 약 간은 당황한 듯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 그건..." "어차피 이세상을 지배하는 건...." "지배하는 건?" 글랜스는 반사적으로 질문했다. 일리스는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고는 손가락 을 입 주위로 가져갔다. 뭔가 생각하는 듯한 그런 표정. 그리고 활짝 웃음 을 짓고는 말했다. "바로 나!" ....어이. 타데안은 훈련장에 앉아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어쨋건 일리 스의 등살에 못이겨 나오긴 했지만, 영 탐탁지 않다. 무슨 이유일까나... 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나 바르실미르 왕국과 전쟁이라는 이유 때문인 것 같다. '아직도... 연연하고 있는거냐?' 타데안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아. 난 꽤나 뭔가를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인가봐."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혼자 중얼거렸다. 그렇게 간단하게 결론내릴 문 제는 아니지만 말이다. "으음.. 제가 생각하기에는 말이에요." "네?" "타데안씨는 뭔가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은 아니에요." 타데안의 곁에 앉아서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던 라미니아가 말했다. 타데안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하. 그렇게 단정하기는...." "아니라면 타데안씨는 이미 비관자살 했을걸요." 가끔씩 라미니아는 저렇게 잔인한 곳이 있다. 타데안은 억지 웃음을 짓고는 시선을 돌렸다. 함께 왔던 글랜스는 풀밭에 누운 채, 책을 얼굴에 덮고는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한참 전부터 배가 고프다는 투정을 부리던 일리스 는 왕궁으로 먹을 것을 가지러 간다며 사라졌다. 타데안이 잠시 멍하니 앉아있자, 곧 훈련장에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뭐라고 해야할까? 대륙 최고의 기사단이라고 하지 만, 그다다지 기강이 강해 보이지는 않았다. 길거리에서 마주친다면,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 아마도 기사단이라고 예상되는 그 사람들은 자신들 끼리 모여, 타데안 일행 이 앉아있는 곳을 곁눈짓하며 뭔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들 이 타데안을 곁눈짓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는 기분은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다. "음? 여기서 뭘 하고있는거지?" "아... 그냥." 타데안은 가볍게 질문을 얼버무렸다. 타데안의 그런 대답에 곧 단원들은 라 미니아에게 몰려와 즐겁게 수다를 떨어대기 시작했다. '어디가 대륙 최고라는거냐? 어디가?!' 타데안은 혼자서 중얼거리며 시선을 돌려버렸다. 뭔가를 기대한 자신이 바 보라는 것이 절실히 느껴졌다. 확실히, 어차피 사람이 사는 곳이면 다 거기 서 거기다. "엇? 오옷!" 갑자기 누군가의 감탄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선이 돌아갔다. 훈련장의 맞은편에서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검은머리를 나풀거리며, 오른 팔에 바구니 하나를 든 일리스가 기분좋게 깡충거리며 뛰어오고 있었다. "귀, 귀엽다아!" "아니야! 예뻐!" "저, 저건 뷰티풀하다고 하지 않나?" 감상도 가지가지다. 확실히 위의 감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랄랄랄라..." 일리스의 콧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보인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리스에게 모인 것을 일리스는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 지, 아무렇지도 않게 타데안의 근처에 와서 바닥에 앉았다. 그리고 여전히 콧노래를 부르며 들고온 바구니 안에서 갓 구운 듯한 빵을 꺼내들었다. "으흥흥..." 여전히 경쾌한 콧노래.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일리스의 얼굴과 손에 꽂혀 있었다. 일리스는 여전히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빵을 입으로 가져갔 다. 그리고 작은 입을 살짝 벌렸다. "꿀꺽..." 누군가의 침 삼키는 소리마저 들린다. 도데체 뭘 상상하는거냐? 일리스는 빵을 베어물고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표정으로 웃었다. 이제는 침 삼키는 소리마저도 들리지 않는다. "랄랄라..." 일리스는 다시 콧노래를 부르면서 빵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제서야 시선을 눈치챈 듯, 눈동자를 위로 들어올렸다.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본 다음 씩 웃음 지었다. "먹을래요?" "물론!!" 일리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기사단원 전부가 달려들었다. 어이... 빵 을 먹을거냐고 물어본 거였다고. 타데안은 고개를 저어보이며 자신도 바구 니로 재빨리 손을 집어넣어 빵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봐! 이봐! 이봐! 뭐하고 있는거야?! 집합하라고 했지. 누가 바닥에 앉아 서 놀고 있으라고 했나?" 키리온의 목소리다. 타데안이 시선을 돌린 곳에 키리온이 자신의 검을 어깨 에 걸친 채, 기사단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사단원들은 키리온을 한번 쓱 돌아본 다음 말했다. "뭐, 언제는 집합할 때 줄같은 것 섰다고... 새삼스럽게." "...네놈들. 내 체면좀 살려주면 안되냐?" "하핫. 뭐 단장님과 우리 사이잖수?" ...위계질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키리온은 그런 기사단원을 보며 피식 웃음을 지어보이다가, 타데안의 곁에 앉았다. 이건 뭐랄까... 친구 사 이 같다. "그래. 무슨일입니까?" 기사단원중 하나가 키리온에게 질문했다. 키리온은 담담한 목소리로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입을 열었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거냐? 정말로 모르는거냐?" "알고있지만, 부정하고 싶은 것이 아니고?" 한쪽에서 책을 얼굴에 덮은 채 잠을 자고있던 글랜스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 다. 모두의 시선이 글랜스로 돌아갔다가 다시 키리온에게로 돌아갔다. 키리 온은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고 말했다. "대충 예상은 하고 있겠지? 전쟁이다." 누군가 한숨 쉬는 소리를 낸다. 키리온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더군다나, 우리 오드나스 왕국쪽은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근 시일 내에 출병할 수 있는 군대를 말하라면 우리밖에는 없다." "죽으러 가는거요?" "아니. 살러가는거지." 키리온은 질문에 대답하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어쨋건 가능성이 있으니 가는거다. 그래. 그리고 또 한가지 말하자면, 기 사단에서 일시적으로 일할 신입이 있다." "네?" 기사단원 전부가 놀란 눈빛이다. 키리온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에 기사단원들은 다시한번 놀라며 소리쳤다. "시, 신입이라니? 어디있는 겁니까?" "있잖아. 바로 곁에." 키리온의 말에 기사단원 전부는 타데안을 포함한 일행을 한번씩 둘러보았 다. "서, 설마..." "그래. 그 설마다." "마, 말도 안돼!" 확실히,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겉으로 보자면 수염이 듬성듬성 나있는 게을러 보이는 남자 하나와, 아직은 새파란 젊은 놈 하나. 그리고 여자가 둘. 쉽게 인정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리고, 클로스. 너 잠시만 부단장 자리를 좀 내놔야 겠다." "네?" 클로스라고 불린 남자는 놀라서 질문했다. 키리온은 그런 것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입을 열었다. "이번 전쟁 동안만... 말이다. 이쪽의 신입에게 맡기고 싶어." 키리온의 그 말에 기사단원들의 시선이 모두 글랜스에게로 돌아갔다. 키리 온은 고개를 저어보이며 말했다. "그쪽이 아니야." 자연히 타데안에게 시선이 돌아왔다. "아. 난 아니야." 타데안은 고개를 저어보이며 말했다. 그러자 시선이 다시 라미니아에게 돌 아갔다. 라미니아는 갑자기 자신에게 시선이 꽂히자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 리키며 말했다. "네? 제게 무슨 말이라도..." "그쪽도 아니야." 키리온의 그 말에 기사단원 모두의 표정이 뭔가 씹은 표정으로 변했다. 남 은 사람이라고는 단 하나... "아. 맛있었다. 근데 키리온. 나는 크림빵이 더 좋아." ....저 눈빛을 이해 못하는 것은 절대로아니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그러니까..." "그래. 그 여자애." "그러니까...." "그래. 그 여자애." 기사단원들의 뻣뻣한 목이 일리스에게로 돌아갔다. "으응!" 일리스는 기지개를 한번 쭉 켰다. 쭉 뻣은 목. 가는 팔다리. 정말로 순진해 보이는 눈동자에 몸에 힘이라고는 없어 보인다. 확실히... 객관적인 시선에 서 그렇다는 것이다. "단장님.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키리온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타데안은 그런 키리온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답지 않게 능글맞긴....' "절대로! 절대로 안됩니다. 절대로!" "그 이유를 들어볼까?" "몰라서 묻는 겁니까?" 기사단원중 하나가 일리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때마침, 일리 스는 라미니아와 함께 자리에 앉아 멍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 다. "라미니아. 구름이 참 예쁘죠?" "네. 그래요." ...참 평화롭다고나 할까? 보고 있자면 힘이 다 빠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이 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 인 것 같다. "멀쩡한 사람 죽는 것을 그냥 지켜보라는 겁니까?" "흐음...." 키리온은 역시 웃음 짓는다. 역시... 꽤나 능글맞다. "헤에.. 그럼 실력 행사로 나가볼까?" 일리스가 일어나며 혼자 중얼거린다. 기사단원의 시선이 다시 일리스에게로 집중됐다. 일리스는 기지개를 한번 쭉 켜고는 기사단원들의 앞으로 나가서 검을 뽑아 들었다. "아가씨. 다치기 전에 그만 두는 것이...." "흐응. 자신이 없나봐요?" 방긋 웃으며 도발한다. 그러나 일리스의 그런 도발이 먹힐 상대는 아닌 것 같다. 명색이..... 대륙 최고의 기사단... 이건 별로 상관 없고. 키리온이 단장인 기사단인 것이다. "흐응... 그럼 날 이기는 사람하고는 한번!" 순식간에 다 튀어나갔다. "...키리온. 역시 키리온이 단장인 기사단이야." "...좋은 의미냐?" "좋은 의미로 들려?" 키리온의 입술이 한번 씰룩 거렸다. 아마도, 일리스가 일을 벌리고 난 후에 엄청나게 굴릴 것을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에에. 뭐, 한명씩이라도 좋고, 여러명이라도 좋아요." "가위! 바위! 보!" ...뭘 하자는 건지. 어쨋건 승자로 보이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남자가 일 리스의 맞은편에 섰다. 일리스는 비스듬하게 선 자세에서 오른손에 든 검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말했다 "먼저 와도 되는데..." "하하.. 차마 그럴 수는..."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일리스는 말을 하는 도중에 튀어 들어갔다. 웃고있던 남자는 순식간에 안색 이 파랗게 질리며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올렸다. 카앙!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튄다. 남자는 힘에 밀려 한걸음 옆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일리스의 검은 어느새 그 남자의 목에 닿아 있었다. "방심했었다고 변명하실래요?" "....큭." "흐응... 수준이 생각 이하로군요. 그렇지? 키리온?" 일리스가 키리온의 이름을 부르며 시선을 돌리자, 키리온은 웃음을 짓고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였다. 일리스의 검이 목에 닿아있던 그 남자는 이빨 을 한번 꾹 깨물었다가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졌.. 습니다." "네에." 일리스는 방긋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인다. 타데안은 하품을 한번 크 게하고는 굳이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 "뭐야? 키리온? 무지하게 약하잖아?" "하하. 그러냐?" 기사단원들의 시선이 타데안에게 와서 들이 박혔다. 눈빛만이라면, 이미 타 데안을 죽이고도 남을 것 같다. "난 장난으로 대하지 않을거요." "흐응.. 그럼 좀 전은 장난이었다는 말이군요. 실망이네.." 일리스는 다시 자신의 앞으로 걸어나온 남자에게 그렇게 대답하며 검을 어 깨에 올렸다. 그리고는 그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에에.. 선수 필승이라던가? 아니.. 어쨋건 먼저 오실래요? 먼저 갈까요?" "먼저 가도록 하지요."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전 일리스가 했던 것처럼 검을 쳐 내려왔다. 확실히 미적지근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일리스가 그 검을 가볍 게 피해내자, 그 남자는 검을 대각선으로 그어 내려왔다. 일리스가 아래로 내린 검을 꽉 잡는 것이 타데안의 눈에는 보였다. "까앙!"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기사의 검이 위로 튕겨져 올라갔다. 튕겨져 올 라간 검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다. 그리고 일리스의 검은 여유가 넘치는 듯, 그남자의 목에 들이대어져 있었다. "수고했어요." "아... 네." 약간은 떨떠름 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타데안은 그것을 보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에서 땀이 나올 것 같다.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잖아?' 정말로 목표로 잡기에는 더 없는 대상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검을 쥐었다 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검은 휘둘러지고 난 다음이다. 도데체 일리스는 어 디까지 가려고 하는 것인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검을 휘두르는 기세로 보아도, 자세로 보아도 절대로 기사단원들이 약해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수준의 차이가 너무도 크다. 이제서야 기사단들도 일리스가 장난이 아니게 강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나는 검을 쓰지 않습니다." 부단장이라고 말했던 클로스라는 남자가 검을 뽑지 않은 채 주먹을 쥐고 일 리스의 앞에 섰다. 타데안은 키리온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저 사람은?" "강해. 아주 말이야." 키리온이 강하다고 말할 정도면 얼마나 일까... 라는 호기심이 생길 정도 다. 그런 타데안에게 옆에 앉아있던 글랜스가 일리스에게서 시선을 떼어내 지 못한 채 말했다. "이봐. 빨래판.." "...타데안이다." "어쨋건... 저 일리스라는 여자. 도데체 뭐야?!" 글랜스가 놀랐다는 것을 얼굴 전체에 써두고 말했다. 타데안은 괜시리 자신 이 우쭐해 져서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어때? 굉장하지?" "그래. 정말로...." 타데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글랜스는 멍하니 일리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 었다. "흐음. 검을 쓰지 않는다고요?" "그냥 버릇이라고 해두죠." 그 말에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자신의 검을 땅에 꽂았다. 그리고 주 먹을 쥐고 자세를 취한 후 말했다. "그럼 저도 맨손으로 가볼까요?" 일리스가 그렇게 말하자, 클로스는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 지 모르는 웃음을 짓고는 일리스에게 한발 다가갔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키리온이 나직히 말했다. "퍼포먼스... 인가?" "응?" 키리온의 중얼거림에 타데안은 질문했다. 키리온은 일리스를 바라보는 것을 그만두지 않고 말했다. "굳이 검을 내려놓을 필요는 없겠지. 일리스가 말이야. 저러는 것은 상대가 자신있는 부분으로 들어가서 이김으로.... 확실히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인 식 시키는 것이지." "그럼으로써, 자신을 인정하게 만든다?" "뭐, 그런 것이겠지." 키리온의 대답과 함께, 클로스가 일리스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혀 갔다. 휙! 휙! 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일리스는 찔러오는 주먹과 발을 그다지 어렵지 않게 피해내고 있었다. 클로스가 일리스의 가슴을 노리고 주먹을 찔러 들어갔다. 일리스는 침착하 게 클로스의 팔을 살짝 밀어내, 주먹의 방향만을 살짝 바꾸었다. 그리고 오 른쪽 다리를 들어올렸다. 타데안은 앞차기...라고 생각했다. 순간 일리스의 다리가 묘한 방향으로 틀리며 클로스의 목을 노리고 들어갔다. "파악!" 클로스가 간신히 그것을 막아내는 것이 보였다. 타데안 자신이라면... 그대 로 맞아버렸을 지도 몰랐다. '앞에 서보지 않고는 모르지...' 타데안이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는 사이, 일리스는 틈을 주지 않고 클로스 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앞으로 내딛는 다리로 땅을 강하게 한번 울림과 동 시에 클로스의 오른팔을 왼손으로 잡았다. 뒤로 물러나려던 클로스는 더이 상 물러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클로스의 눈이 크게 떠졌다. "퍼억!" 일리스가 왼팔을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기며, 그 회전력을 그대로 오른쪽 팔 꿈치에 담았다. 클로스는 순간적으로 힘을 잃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어 버 렸다. 일리스는 앞으로 넘어온 자신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 콜록.. 무, 물론.. 이정도야..." "흐응.. 괜찮은 거군요." "쿨럭.. 그래요." 클로스는 일리스가 웃으며 말하자, 자신도 미소를 짓고는 대답했다. 그리 고, 일리스의 대음 대답에 몸을 굳혔다. "그럼 승부가 난 것이 아니군요." 몸이 싹 식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타데안은 고개를 숙이며 묵념해 보였 다. "아니 저기..." "그럼 계속해서..." "크억!" ...왠지 일리스가 잔인해 보인다. "그런 이유로. 오늘부터 부단장을 맡게된 일리스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왠지 힘이 빠진 듯한 목소리였다. 키리온은 굳이 다그치지 않았다. 저들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전적으로 일리스가 관여할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그가 알고있는 일리스는 그런 쪽으로 꽤나 능숙하다. "출병은... 3일후다." 흐트러졌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정돈되었다. 키리온은 주위를 한번 둘러보며 말했다. "오늘 조장들만을 부른 것은 그것 때문이다. 이만. 조원들에게 잘 전하도 록. 해산." "수고하셨습니다." 기사단원들이 천천히 훈련장에서 사라졌다. 키리온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머리를 흔들었다. 어쨋건, 3일 후다. "이봐. 키리온?" "음?" 키리온은 글랜스가 자신을 부르자 느릿하게 몸을 돌렸다. 글랜스는 엄지 손 가락으로 뒷쪽의 일리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와 비교해서... 누가 더 강한거냐?" "흐음... 꽤나 단순한 비교를 원하는군." 키리온은 볼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음. 난 일리스와 한번 싸워본 일이 있지." "그래서?" "졌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말이야." 글랜스는 그 말에 몸을 돌려 일리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리스에 게 걸어가 입을 열었다. "이봐. 일리스?" "응?" "네 진짜 검술을 한번 보고 싶은데." 글랜스가 진지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하여튼... 쉽지 않은 성격이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일리스는 글랜스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안하면 안돼?" "뭐, 그래도 상관 없긴 하지만...."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진지한 표정을 지우지 않았다. 일리스는 그런 글랜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흐응.. 이번 한번으로 용서해 줄거지?" "잘못한거 있어?" "아니. 그렇긴 하지만, 왠지 그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일리스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글랜스는 그런 일리스의 대답에 마주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뭐, 네게 원한이 있는 것은 아니니 걱정 할 필요는 없는데."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긴장시켰다. 일리스가 웃으며 검을 뽑아들 었다. 여자라고 해서, 약해보인다고 해서 절대로 봐줄만한 상대는 아니었 다. "휙!"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글랜스의 검이 검집에서 뽑혀나와 일리스의 가 슴을 향해 직선으로 뻣어갔다. 눈한번 깜빡일 시간조차 주지않고 뻣어가는 글랜스의 검을 일리스는 검으로 가볍게 진로만을 바꿔냈다. '쳇.' 조금전 일리스가 싸우는 것을 봤을 때부터,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 었다. 지금 글랜스가 마주하고 있는 검사는.... 최고다. 정말로 그런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왠만한 공격이라면 숨을 쉬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흘려넘길 것이다. '그럼...' 글랜스는 혼자 중얼거리고 순간적으로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양 손으로 검을 꽉 쥐었다. 느슨해 졌던 팔 근육이 순식간에 당겨졌다. "휘잉!" 일리스는 글랜스가 휘두른 검을 흘리지 않고 피해냈다. 글랜스는 다시한번 속으로 쳇.. 이라고 중얼거렸다. 흘리려 한다면 힘으로 눌러버릴 자신이 있 었는데 말이다. "감이 꽤 좋은걸." "흐응.. 거칠게 하면 싫어요." 여전히 여유가 넘쳐 흐르고 있다. 페이스에 말려들어 버릴 것 같다. 마주 서 있는 것만으로도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온다. "우왓!" 갑작스럽게 일리스가 검을 휘둘러왔다. 급하게 검을 들어 그것을 막은 다 음, 일리스의 검을 밑으로 쳐냈다. 그러나, 글랜스가 힘껏 밑으로 쳐내는 힘을 일리스는 손목에서 가볍게 없애 버리고는 다시 검을 휘둘러온다. 글랜 스가 그것을 다시 쳐내면 그것은 더 빨라진 속도로 다시 그를 향해 휘둘러 져 온다. '피할 틈이나 좀 주지 그래?' 속으로 담담하게 말하긴 했지만, 그렇게 담담한 상황은 아니다. 검의 속도 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자, 급기야 일리스가 휘두르는 검이 두개, 세개로 늘어나 보인다. 그리고 어느순간... 그의 목에 일리스의 검이 닿아있다. "흐음... 그렇군. 졌다." 글랜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검을 검집에 집어 넣었다. 일리스는 가만 히 그것을 보고있다가 그 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며 무척이나 즐거워 하기 시 작했다. "꺄하하! 이겼다! 이겼다!" 글랜스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다시 검집으로 가져갈까... 상당히 망설여 야만 했다. "저, 저거 일부러 저러는거지?" 글랜스의 말에, 일리스는 일리스는 폴짝폴짝 뛰던 것을 멈추고는 글랜스에 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는 희미한 웃음을 보였다. "흐응..." "뭐, 뭐야?" "패배자." "뭐?" "패배자." "아니..." "패배 글랜스..." 급기야 글랜스는 일리스의 양 뺨을 쭉 늘리며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는 말했 다. "누가 패배자라고?" "아야야.." 일리스는 글랜스에게 뺨을 잡힌 상태로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면. .. 그냥 폄범한 여자애다. "휴. 뭐, 어쨋건 그렇다고 해두지. 어쨋건 이제 더 일이 없으면 이만 간다. 3일 후에 보지." "흥! 글랜스 심술쟁이! 메롱!" 글랜스는 뒤쪽에서 들리는 일리스의 목소리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뭐, 나 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키리온은 방긋방긋 웃으며 있는 일리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머리를 손으로 내리 누르며 말했다. "무리하지 마." "으응.. 무리하는거 아니야." 일리스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키리온은 그런 일리스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 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흠. 그렇다면, 그런걸로 해두지."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일리스가 뒤에서 한숨을 푹 내쉬더 니 키리온의 팔을 붙잡았다. "알았어. 알았다고." "흐음... 그래?" 일리스가 약간은 얼굴을 붉히며 키리온의 시선을 피했다. 키리온은 속으로 귀여워 죽겠네... 라고 한번 중얼거리고는 일리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 다. "실리스 보러 갈건데 같이 갈래?" "응." 일리스가 크게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먼저 걸어가기 시작했다. '흐음.. 그다지 무리하는 것은 아닌건가?' 혼자 그렇게 생각하며 턱을 한번 긁적인 키리온은 일리스의 뒤를 따라 걸어 갔다. "여자로 일리스를 낚다니!" "...너 그말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키리온은 타데안의 말을 가볍게 받아쳤다. 타데안은 잠시 키리온을 바라보 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흥. 나도 라미니아와 데이트나 해버릴 테다." "...누가 말리냐? 라미니아. 이녀석좀 잘 부탁해요. 또 감옥에 갖혀서 '여 자 옆방으로 옮겨줘요!'라고 소리치는 사태는..." "우왁!" 타데안이 기겁하며 키리온의 입을 틀어막았다. 라미니아는 그런 키리온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네. 알았어요. 타데안이 길가는 여자를 덥치지 않도록 할게요." "...난 짐승이 아니야!" 키리온은 타데안과 라미니아를 남겨두고, 일리스를 따라 왕궁 쪽으로 걸음 을 옮겼다. 걸어가는 일리스의 뒷모습만을 보고는, 그 속마음을 알 수 없 다. '아무래도... 얼마전 그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야...' 남의 연애사에 깊게 관여하고 싶은 마음이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버려 둘 만큼 무심한 것도 아니다. "실리스. 들어간다." "아.. 응." 안쪽에서 실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키리온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키리 온의 뒤를 따라서 일리스도 방 안으로 들어왔다. 실리스는 방안 한가득히 쌓여 있는 서류에 파묻혀 파리한 얼굴로 키리온을 맞이했다. "아아. 미안해." "뭐, 그다지 미안할 것은 없어." 전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실리스는 그다지 당황하지 않는다. 확실 히, 당황하는 쪽 보다는 그러지 않는 쪽이 더 믿음이 가긴 하지만 말이다. "어쨋건, 3일 후에는 움직이는거야?" "아.. 그렇지." "기대하고 있을게." "...기대하지는 마." 군량과 말을 준비하는 데만 3일이 걸린다. 정규군은 언제 출발할 수 있을 지 모르는 상황... 꽤 즐거울 지도 모르겠다. "키리온." "아.. 음?" 곁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일리스는 실리스에게 고 개만 한번 숙여보이고는 입을 열었다. "기사단에서 발 빠른 사람으로 3명만 골라내 줘." "응?" "나와 라미니아, 글랜스, 그리고 그 세사람 만으로 코르카도스 왕국의 병력 을 막아보이겠어." 키리온은 멍한 눈으로 일리스를 내려다 보기 시작했다. 실리스는 무슨 말인 지 이해가 안되는 듯한 표정이다. "그건..." "날 못믿겠다는거야?" "아니. 너는 절대로 믿을 수 있어." 키리온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리스는 키리온의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을 짓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방 밖으로 걸어나가며 말했다. "그럼 그렇게 알고 먼저 갈께." "아.. 음. 그래." 실리스를 보러 가자고 했을 때는 무척이나 좋아한 주제에, 막상 실리스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가라앉는 모양이었다. 일리스는 실리스에게 고개만 한 번 숙여보이고는 문을 열었다. "일리스?" "아... 응?" 실리스가 일리스의 이름을 부르자, 일리스는 느릿하게 몸을 돌렸다. 실리스 는 그런 일리스에게 가벼운 웃음을 내보이고는 말했다.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그렇지?" 일리스는 잠시 대답을 하지 않고 가만히 실리스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키리온은 자신의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실리스도... 꽤나 잔 인한 면이 있다. "아마도...." 일리스는 살짝 웃고는 그렇게 말하고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키리온은 자신 의 손으로 뒷목을 한번 쓰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너는 말이야..." "응?" "상냥한 만큼 잔인해." "에?" 못 알아 들었으면.... 그걸로 된거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일리스는 자신의 방에서 쓸만한 것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했다. 역시나, 마법사는 고 부가가치 직업이라고 할 만하다. 심심풀이로 만들어 놓은 스크 롤 따위를 팔게 되면 돈을 꽤 만질 수 있는 것이다. 역시... 세상은 돈이 지배한다고나 할까? "에에... 그걸 어디에 뒀더라..." 일리스는 혼자 그렇게 중얼거리고 자신의 방 전체를 뒤지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넓은 방안을 뒤적거린 일리스는 방 한쪽 구석에 놓여져 있던, 먼지가 쌓인 꾸러미를 꺼내 들고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일리스양. 그게 뭡니까?" 타데안이 갑작스럽게 방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일리스는 자신이 꺼내든 것을 들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에에. 도시락형 마법." "...스크롤 이군요." 일리스는 타데안의 대답에 방긋 웃어보이고는 그것을 자신의 가방에 집어넣 었다. 상당히 많은 양이라 묵직하다. "그렇게 많이 뭘 하려고..." "에... 쓸모가 있으니까요." "무슨 마법인데요?" 일리스는 타데안의 질문에 고개를 한번 갸웃해보였다. 그리고 타데안의 얼 굴을 바라보며 씨익 웃어보인 다음 입을 열었다. "파워 워드...." "킬?!" 타데안이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일리스는 여전히 표정의 변화 없이 타데 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임포텐스." "으헉!" 타데안은 괴성을 지르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일리스는 기분좋게 웃으 며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키리온이 손을 한번 들어보인다. "준비는 다 된거지?" "응." 일리스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끄덕이자, 안쪽의 방문이 열리며 가르시드 가 걸어나왔다. "...그래. 가는거냐?" "네에..." 일리스가 고개를 푹 숙이며 이야기 하자, 가르시드는 웃으며 다가와 일리스 의 어깨를 한번 두드렸다. "손... 내밀어 보거라." "네?" 일리스는 되묻긴 했지만,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내밀어진 일리스의 손 위 로 가르시드가 차가운 돌조각 여러개를 떨어뜨렸다. "필요할테지?" 역시나...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고 했던가? 일리스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실리스는 내가 잘 지켜주마." "...네. 네." 속마음이 들킨 기분. 일리스는 그런 기분에 가르시드를 한번 꼭 껴안고는 몸을 돌렸다. "갔다 올께요." "그러려므나." 가르시드는 담담한 음성으로 그렇게 말했다. 키리온이 위층을 보며 소리쳤 다. "타데안! 너도 얼른 내려 와!" "알았어!" 타데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일리스는 문을 밀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먼저 준비하고 있던 라미니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라미니아는 준비되어 있는 말 들에게 뭔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라미니아. 가요!" "네." 라미니아가 가볍게 대답하고 말 위에 올라탔다. 오랫만에 타보는 말이라 흔 들림이 익숙하지 않다. 늦게 나온 타데안이 말 위에 올라타며 라미니아에게 질문했다. "라미니아. 아까 말한테 뭔가 이야기를 걸고있던데?" "네."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예요? 말 하고는?" 확실히... 인간 이외의 무엇인가와 나누는 이야기에는 관심이 가기 마련이 다. "아.. 네. 암말을 유혹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있었어요." ...아. 그렇군요. 알스엔의 성 밖은 넓은 평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간히 보이는 민가. 그리 고 넓게 펼쳐진 밀밭. 서쪽의 문을 통해 나가게 되면 꽤나 촘촘한 민가들이 보이긴 하지만, 지금 나와있는 남쪽은 평원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그 남쪽의 넓은 평원에 도열해 있는 기사단의 은빛 갑옷이 멋져 보인다. 키 리온은 당당하게 그 앞에 서서 외쳤다. "여기서 우리는 일행을 둘로 나누겠다!" 이의를 제기하진 않지만, 조금은 당황한 듯한 눈빛을 내보인다. 확실히, 병 력면에서 열세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병 력을 나누는 것은 죽여달라는 것과 다름없다. "클로스! 리가르드! 카에스틴! 너희들 셋은 부단장을 따라 가라." "하핫. 단장님도 참. 부단장은 나... 가 아니군." 클로스가 투덜거리며 일리스의 곁에 다가와 섰다. 다른 기사단원들이 클로 스를 포함한 녀석들을 바라보며 부러움의 소리를 냈다. "우! 우! 여자와 함께 여행이라니. 차별이다! 차별!" "저쪽은, 저 인원으로 코르카도스 왕국을 막으러 가는 거다. 지원하고 싶은 녀석이 있다면 언제든지 바꿔주지." "클로스! 잘 갔다와라. 그리고... 네 애인과 누나와 여동생을 우리에게 바 쳐라!" "닥쳐!" 클로스가 얼굴을 붉히고는 소리쳤다. 일리스는 그런 클로스를 바라보며 입 을 열었다. "헤에... 애인이 있어요?" "아.. 네. 어쨋건..." 클로스가 뒷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일리스는 처음부터 자신의 근처에 있 던 글랜스와 라미니아에게 눈짓을 하고는 키리온에게 말했다. "그러면 먼저 출발할께." 일리스의 그 말에, 키리온이 손을 들어 보였다.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 는 말의 배를 걷어찼다. 순간적으로 말이 다리를 뻗어 달리기 시작했다. 볼 과 목을 가르는 바람. 이 순간만은 어쩌면 기분이 좋은 것일지도 몰랐다. "일리스. 기분이 좋아보인다?" 글랜스가 달리는 말 위에서 말했다. 혀를 깨물지 않은 것에 경의를 표해야 할까? "네. 기분 좋아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아우... 혀 깨물었어." 그리고... 아픈 혀를 내밀었다가 또 깨물었다. 옆에서 보고있던 글랜스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너한테 졌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아." 밤에는 말과 사람이 모두 쉬어야 한다. 직접 달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말을 타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절대로 아니다. 일리스는 피곤해진 몸을 나무 등걸 에 기대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날씨가 꽤나 좋다. "그래. 이쯤됐으니... 어떻게 할 것인지 들어볼까?" 글랜스가 일리스의 맞은 편에 앉으며 말했다. 글랜스의 그 목소리가 모두에 게 들린 것인지, 다른 사람들까지 일리스의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흐음... 글랜스라면 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할래요?" "글쎄. 나라면.... 절대로 싸우지 않는 쪽을 택하겠지." 모두다 고개를 끄덕인다. 일리스는 앞으로 넘어온 머리를 뒤로 넘기고는 입 을 열었다. "저는 일단 저쪽의 병력이 대부분 기사... 라는 것에 주목했어요." "마법으로 인한 공격... 인가요?" 클로스가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역시 부단장이라고 해야하나? "네. 일단은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법이라고 해도 500명이 넘어 가는 인원을 없애버리는 마법은 없지요. 덧붙여 그런 마법을 쓸 수 있는 마 법사도 없어요." 확실히 그렇다. 일리스의 그 말에 모두 말하지 않고 일리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리스는 몸을 바로 세우고는 입을 열었다. "모두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쪽이 유리한 점도 있 지요." "음...?" "기본적으로... 저희는 전혀 노출이 되지 않았다는 점. 즉, 우리는 숨은 화 살 쯤 되려나?"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글랜스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확실히 그렇긴 하지. 그렇지만, 저쪽으로 분명히 정보가 세어 들어갈 것이 라고 생각하는데?" 글랜스는 확신을 담은 눈빛으로 그렇게 말했다.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짓고 는 글랜스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글랜스. 만약 당신이라면 500명이 넘는 인원이 움직이는데, 고작 6명을 신 경쓰겠어요?" "아... 그렇군요." 대답은 카에스틴이라고 하는 평범하게 생긴 남자에게서 나왔다. 일리스는 그 대답에 웃음을 짓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두번째로 우리가 유리한 점은 코르카도스 왕국을 막으려고 출발한 인원이 우리가 전부라는 점이지요." 모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일리스는 계속해서 설명해 나갔다. "아마도, 저쪽은 우리가 도발하게 되면 절대로 쫓아올 거에요. 이쪽으로 출 발한 군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을 테니까."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나무에 등을 기대었다. 글랜스가 나직히 중 얼거렸다. "넌... 당최 알기 힘든 녀석이군." "헤에...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 일리스는 글랜스를 향해 웃어주며 대답했다. 글랜스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다시 질문했다. "그래. 어쨋건 우리에게 승산은 있는거냐?" "음... 아마도." 일리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 마감은 나의 적.(퍼억!)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추석동안 잠수한다는 소리...)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일리스는 눈을 감고있는 라미니아의 옆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 또한 말이 없긴 마찬가지. 잠시 후, 새 한마리가 날아와 라미니아의 손 위에 앉았다. 그제서야 라미니아는 눈을 뜨고는 작은 새의 이마에 가볍 게 입을 맞추어 주고는 그것을 날려보냈다. "어때요?" 일리스는 라미니아의 옆에서 나직히 입을 열었다. 라미니아는 일리스를 향 해 돌아서며 살짝 웃음을 짓고는 이야기 했다. "일리스의 말대로군요. 마법사들과 기사들은 조금 사이를 띄워놓고 움직이 고 있어요." "흐응... 뭐, 역시 일이 쉬워질 지도 모르겠네요."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일반적인 병사들, 혹은 여행자들이 라면 마법사들에게 너무도 우호적이다. 그러나 기사들, 특히 전쟁에 자주 나서는 기사들이라면 마법사를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경향이 보인다. 몇십년간 단련해온 몸이, 그리고 자신의 검이 마법사의 말 몇마디에 무너지 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기사들에게 무시받는 마법사들 또한 기사 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마법사들의 몇십년간 노력의 댓가가 인정 받 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일리스가 알기로 푸른늑대 기사단의 단장은... 뼈속까지 무골이라고 한다. 즉... 마법사를 좋아할 리가 없다는 이야기. "마법사로 보이는 사람은 몇명이나 되나요?" "마법사는 8명이에요." 라미니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일리스는 손가락으로 볼을 한번 긁적거리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면... 슬슬 마법사 사냥에 들어가 볼까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푸른늑대 기사단이 지나갈 만한 자리에 몸을 숨겼다. 계절은 겨울임에도 아직 푸른색을 유지하고 있는, 잔 가지 마저도 보이지 않는 커다란 나무. 그 위에서 일리스는 라미니아와 함 께 아래쪽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매복의 기본은 인내라고 했던가? 꽤나 오랫동안 기다린 후에야, 푸른늑대 기사단이 아래쪽을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아야..." 일리스는 날아온 뭔가에 머리를 맞고는 작게 중얼거리며 그것이 날아온 방 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글랜스가 커다란 나뭇가지 위에 걸터 앉은 채, 일리 스를 바라보며 입을 움직였다. 정확한 움직임이었기에,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있었다. 대충 해석을 하자면, 지금 튀어나갈거냐... 쯤이 다. 일리스는 글랜스를 향해 손을 흔들며 튀어나가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아 래쪽으로 천천히 기사단이 지나간다. 일리스는 옆에 있는 라미니아에게 정 말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라미니아?" "네?" "아래쪽으로 마법사가 지나갈 때쯤, 가장 뒷쪽에 가는 마법사 두사람이 타 고있는 말을 나무 뿌리로 묶어줄 수 있나요?" "네. 그정도는." 라미니아가 그렇게 대답하고 아래쪽으로 집중하는 것이 보인다. 잠시 후, 기사단의 후방에 말을 타고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는 여덟명의 사람이 보인 다. 어째서 라미니아가 마법사가 8명이라고 단호히 말한 것인지 알 수 있었 다. 알아보기 쉽게 로브를 걸치고 있는 것이다. '흐응.... 바보들.' 자존심이라고나 할까? 지식이 높을 수록 괴팍한 사람이 많은 것처럼, 지식 이 높을 수록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더 많은 법이다. 그것이 쓸데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조용하게 시간만이 흘러간다. 그리고 라미니아가 몸을 대고 있는 나무에 손 을 대고는 뭔가를 중얼거렸다. "이히히힝!" 말의 울음 소리. 그 소리와 함께, 뒷쪽에 걸어가던 마법사 둘이 타고있던 말이 앞으로 쓰러졌다. "뭐야?! 으윽... 허리야." 바닥에 넘어진 두 마법사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쓰러 진 말들을 향해 분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흥. 언제나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그렇지..." 지나가는 기사 하나가 경멸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마법사들의 시선이 곧 그 기사에게 돌아갔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멀쩡한 땅에서 무슨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는거냐? 이 멍청한 말들은?!" 그렇게 소리치며, 넘어졌던 마법사 두사람은 말의 다리를 옭아 매어버린 나 무뿌리를 떼어내기 위해 꽤나 고생하는 듯 했다. "흐응... 그냥 걸어버린 것이 아니라 묶어버린 것 같군요. 라미니아." "그걸 바라는 것 같아서요." 일리스가 작게 말하자, 라미니아도 작게 대답했다. 라미니아도 조금은 변했 다는 생각에, 일리스는 작게 웃음을 짓고는 아래쪽을 내려다 보았다. 주위 에 지나가는 기사들에게 검을 빌리면 간단한 일을, 마법사들은 굳이 자신의 힘으로 떼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먼저 가고있을 테니, 빨리들 따라 오시오." 그렇게 말하고는 다른 마법사들이 먼저 가기 시작했다. 일리스는 속으로 혀 를 한번 차고는 입을 열었다. "마법사들만 남아 주기를 바랬는데..." 일리스는 작게 중얼거리고는 아래쪽에 집중했다. 그리고 기사단 전체가 지 나갈 때 쯤, 라미니아에게 작게 말했다. "가요." 나직한 목소리에 라미니아는 바로 반응했다. 일리스는 바닥으로 뛰어내림과 동시에 앞으로 튀어나가며 말의 다리에 매달려 있던 마법사 하나를 낚아채 고는 앞으로 튀어나갔다. 주위의 경치가 일그러져 보일 정도의 속도. 일리 스는 낚아챈 마법사의 입을 손으로 가리고 나무에 등을 기대었다. 그리고 재빠른 캐스팅과 함께 시동어를 나직히 말했다. "인비지빌리티." 나직한 시동어와 함께 그녀의 손이, 다리가 투명해 지는 것이 보인다. 일리 스는 같은 주문을 한번 더 외워, 자신이 입을 틀어막고 있는 마법사에게 마 법을 걸고는 숨을 죽였다. '아... 잊었다.' 일리스는 아직도 나무 위쪽에서 멍하니 아래를 내려다 보고있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을 잊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지만 그다지 상관 없다고 생각 했다. 알아서 찾아오겠지. 일리스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잡은 마법사의 뒷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몸 이 축 늘어지자, 그 마법사를 들어 어깨에 메고는 빠른 속도로 걸음을 옮겼 다. 아래쪽에 있는 풀들은 사람이 지나가게 되면 흔적이 남게 된다. 일리스 는 재빨리 근처의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재빠른 캐스팅과 함께 다시 시동어를 외웠다. "플라이." 몸이 둥실 떠오른다. 중력을 완전히 무시한 일리스는 미리 라미니아에게 말 해둔 쪽으로 날아가며 어깨에 걸치고 있는 마법사를 꽉 잡았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깨달아 버렸다. "헤에... 로안느 보다 가볍잖아..." 어쨋건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으니까. 일리스는 나무에 등을 기댄 채, 앞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곧,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고, 글랜스와 다른 사람들이 지친 표정으로 걸어왔다. "네, 네녀석! 우리더러 여기를 어떻게 알고 찾아오라는거냐?!" "흐응... 찾아왔잖아." 일리스는 무척이나 결과론 신봉자 같은 말을 내뱉고는 피식 웃어버렸다. 웃 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나 할까? 글랜스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라미니아는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었고, 그 근처에 낮에 정중 하게 초대를 한 마법사 둘이 묶여 있었다. "그래.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지?" 글랜스가 질문해 왔다. 일리스는 이마에 손을 얹은 채, 가만히 앉아 있다 가, 마법사들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옷을 벗겨요." "엑?!" 라미니아를 제외한 모두들 놀라며 크게 뜬 눈을 일리스에게로 돌렸다. 물 론... 당사자인 마법사들이 가장 놀란 것 같다. "아하하... 아하하하. 마법사로 변장해서 잠입하자는 겁니까?" 카에스틴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사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글랜 스가 가볍게 잘라내고는 입을 열었다.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고작 8명 밖에 없는 마법사들이라고. 얼굴 을 모를 리가 없지." 확실히 그런 면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마법사의 숫자가 적기에 가능한 것이다. "글랜스. 혹시 폴리모프라는 마법을 알아?" "아아. 대충 어떤 마법인지만 알고있지. 그게 왜?" "인간이, 오크나 다른 종족으로까지 변하는데, 고작 같은 인간인... 생김새 만 조금 다른 그런 인간으로는 변할 수 없을까?" 일리스의 그 말에 잠시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다. 일리스가 몇번 눈을 깜 빡이며 가만히 글랜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대답은 의외의 곳에서 들 려왔다. "그게 말이 되오?!" 죽은 듯이, 절대로 입을 열지 않겠다는 듯이 조용히 있던 마법사중 하나가 소리쳤다. 일리스의 시선이 느릿하게 그리로 돌아가자, 그 마법사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린 아가씨가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 마법이라는 것은 말이야." 일리스는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클로스의 어깨위에 손을 올렸다. 클 로스가 눈을 깜빡이며 일리스를 바라보자, 일리스는 작은 목소리로 캐스팅 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즈막하게 시동어를 말하자, 클로스의 키가 조 금씩,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 어라?" 기사단의 다른 사람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리고, 마법사들은 눈이 튀어 나올 것 같이 눈을 크게 뜨고는 클로스의 몸을 쳐다보고 있었다. "으음? 이거 옷이 크잖아?" 클로스가 입을 열었다. 그러나 목소리는 클로스의 것이 아닌 조금전 일리스 에게 마법에 관한 설교를 하려고 준비자세를 잡았던 그 마법사의 것이었다. "어라? 내 목소리가..." 클로스가 당황해 하며 자신의 목에 손을 대고는 목 주위를 문지르고 있었 다. 일리스는 클로스의 얼굴을 양 손으로 감싸쥐고는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사람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어때요? 괜찮지요?" "아... 음." 사람들은 당황한 듯이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일리스는 그런 동료 들을 향해 한껏 멋진 포즈를 취하고는 입을 열었다. "이것이야 말로 예술혼!" 일리스는 완전히 굳어버린 동료들을 내버려 두고는, 아직도 입을 열지 않은 마법사에게로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 "헤에. 이제 당신만 말을 하면 완벽한데... 어때요? 예술 작품에 도움을 줄 생각은 없나요?" 묵묵부답.... "흐응.. 그러면, 저 마법을 알려 드리죠." "정말?" 그 마법사가 아래로 푹 숙였던 고개를 번쩍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일리스는 씩 웃음을 짓고는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주며 말했다. "오케이. 그걸로 됐어요." 역시 마법사는 쉽다. 뒷쪽에서 글랜스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답지 않게 능글맞다는 말이야." 일리스는 그 말에 가볍게 웃어주고는, 그 말을 한 글랜스에게 다가갔다. "어, 어이." "흐응..." 그리고는 글랜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캐스팅을 끝내고 시동어를 외웠 다. 글랜스의 얼굴이 천천히 변해갔다. "음. 이 마법은 단 2일밖에 못 간다는 거에요. 그리고 디스펠 매직에 가볍 게 날아가 버린답니다." 일리스는 상큼하게 웃고는 말했다. 뭔가 모르게 무책임하다. "그래서... 두사람이서 알아서 조심해 주세요. 해 줄것은.... 마법사들의 전멸. 어차피 마법사들은 서로 모여있기 때문에 꽤나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 만 말이에요." "그렇긴 하지만... 쳇. 남자 목소리가 이렇게 가늘어서 어디다 써먹어?" 글랜스가 투덜거리자, 카피의 대상이 되어버린 마법사가 발끈해서는 고개를 들었다. 글랜스는 그런 것 따위 가볍게 무시해 버리고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래. 마법사들을 처리하고 난 다음에는?" "능력껏 빠져나와서 여기서 북쪽으로 하루정도 가면 나오는 세를 평원으로 오세요. 물론, 저들이 그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말이에요." "주문이 복잡해." "자신 없나요?" "흠. 없다고 하진 않았어."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무에 몸이 묶인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던 마 법사를 향해 다가갔다. "그럼 시작해 볼까?" "하, 하지마!" 남이 보면 오해할 것 같다. 벗겨지는 옷, 절규하는 남성, 가학적인 미소를 띈 글랜스.... 는 좀 아닌가? ---------------------------------------------------------------------- 전쟁씬은 싫어요..... 라지만 안쓸 수 는 없으니 한숨 푹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리가르드는 불안한 걸음걸이로 계속해서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거의 패턴화 되다 시피한 움직임으로 세를 평원으로 넘어오는 길목을 쳐다 보길 반복했다. "헤에. 로보트 같다." "네?" "그렇게 같은 동작만 반복하기도 힘들지 않나요?" 일리스라는 이름의, 그러니까 무지하게 강하다 못해 실력 측정이 불가능한 약간의 돌연변이성이 있는 여자아이는 편한 자세로 바닥에 누워서 리가르드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편하게 있는 쪽이 더 이상한 것 아닙니까?" 어쨋건 임시적이고 뭐고 간에 일단은 부단장이라는 이유로, 리가르드는 높임 말로 일리스를 대했다. "흐응. 뭐,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남을 사지에 보내두고 느긋하게 있을만한 성격이 아닙니다." 확실히, 리가르드는 그런 성격이었다. 그리고, 기사답지 않은 이런 상대의 뒤를 노리는 작전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젠가 그의 그녀가 말했 던 것처럼 어쩌면 바보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뭐, 리가르드의 애인은 그 의 그런 면이 좋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다지 상관없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렇게 남에게 어려운 일을 맡기고는 그렇게 느긋한 겁니까?" 리가르드의 그 외침에 일리스는 여전히 멍한 시선을 그에게 던지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울어버릴까요?" "그건 아니지만!" "으아아앙!" ...정말로 울어버리기 시작했다. "...하고 울고 있으면 그것도 이상하잖아요?" ...가 아니었다. 리가르드는 이마를 손으로 짚고 한숨을 푹 내쉬고는, 일리 스를 내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들어가는 것이 더 살아날 가능성이 높았던 것 아닙니까? 저는 남에 게 어려운 일을 미루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리가르드는 그래서 키리온을 좋아했다. 언제나 가장 앞장서는 키리온의 뒷 모습이 보기 좋은 것이다. 조금 분위기가 나빠지자, 리가르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카에스틴이 그 에게 다가와 뒷덜미를 잡고는 바닥에 끌어 앉히고 말했다. "그만해둬. 임시부단장도 무슨 생각이 있겠지." "저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다. 넌 안그런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말이야. 우리 곰돌이 단장이 조금 이상한 쪽이라고. 그렇 게 생각 안해?"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 단장이 아무런 의심 없 이 부단장 자리를 덜컥 맡겨버린 사람인 것이다. 아무리 어린 여자라도, 설 사 그것이 지금 일리스보다 더 어린 여자라도, 자신의 몸만 지킬 수 있었다 면 허락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그렇지만, 역시 마음 한 구석에서 뭔가를 기대하는 것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아.. 뭐, 그렇긴 하지." 확실히 저 일리스라는 여자아이는 강하긴 하다. 나이에 전혀 걸맞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사람을 이끄는 것은 강한 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시간이 점차 지나가자, 점점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리가르드 자신이 클로스와 둘도 없는 친구라 더욱 더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빌려줬던 돈이나 다 받아놓을걸... 으아악!' 그런 사이였던 것이다. "오는군요." 듣기힘든, 라미니아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에 리가르드는 평원 의 저편을 향해 눈을 돌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뭐가 보이는 겁니까?" "글랜스와 클로스가 오고 있군요." 라미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평원의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보이는데요?" 리가르드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한참동안 라미니아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 을 눈살을 찌프리며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1분정도가 지나자, 평원의 저편 에서 가물가물하게 두사람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눈... 좋군요." "네." 라미니아는 리가르드의 칭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뭐라고 해야하나... 어 쨋건 조금 적응이 안되는 성격이다. "후우. 이 목소리 마음에 안들어. 일리스. 빨리 마법이나 풀어버려." 마법사의 복장을 하고있는 글랜스가 일리스에게 다가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리스는 그런 글랜스를 바라보고는, 살짝 웃 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마법사들은?" "당연히 모두 처리하고 왔지. 독이라고 하는 것은 이럴 때 꽤나 쓸모가 있 지." 글랜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독... 이라고?" 리가르드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글랜스는 리가드르의 그런 반응을 보자 귀찮다는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게 기사다움이니 뭐니 그딴 설교를 하려면 때려치워. 이쪽도, 저쪽도 목 숨을 걸고 하는거다. 명예와 사는 것중 택일을 하라면 나는 단호히 사는 것 을 택할 거다."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그다지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디스펠 매직으로 마법을 풀어 주었다. 글랜스와 클로 스의 모습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클로스.... 넌 보고도 가만히 있었던거냐?" "흠. 글쎄. 오드나스 왕국쪽에서 보자면 기습을 당했다는 말이거든. 전쟁이 라는 것이 선전포고를 하고 당당히 들어오는 일이 없긴 하지만, 당하면 왠 지 열받지 않아?" 확실히, 클로스는 당한만큼 갚아주는 스타일이다. "그래. 네 녀석은 내가 금화 하나를 빌려가서 갚지 않았다고, 금화 10개를 빌려가서 아직 안갚은 놈이지." "....이상한 것은 끌어들이지 마!" "그렇다면, 네녀석은 내가 여자친구를 사귀니까, 더 예쁜 여자를 사귀고 보 란 듯이 내 앞에서 데이트를 하던 놈이지." "...살아와서 정말 반갑다면 솔직히 말해주지 않겠나? 친구." 클로스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말했다. 리가르드는 그제서야 클로스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다행이다. 살아와서." "뭐,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어." 클로스가 그렇게 말하며 피식 웃어버리자, 뒷쪽에 있던 일리스가 입을 열었 다. "네.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어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 고는 입을 열었다. "이제 갈색늑대 기사단을 이 평원으로 유인해 와야 해요." "...내가 알기로, 이쪽을 굳이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은데?" 클로스가 조금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리스가 왜 마법사를 모두 잡으 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쨋건 갈색늑대 기사단은 이쪽을 향해 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아니, 오지 않을 것이다. "흐응.. 그래서 인질을 하나 잡으려고요." "인질?" 글랜스가 어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글랜스의 그 말에 일리스는 가만히 생 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갈색늑대 기사단의 기사단장은 키리온 같은 사람이라지요?" "....그놈도 곰이냐?" 글랜스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일리스는 글랜스의 그 말에 웃으며 대답 했다. "곰이라기 보다는... 뭐랄까, 기사단원들에게 엄청 사랑받는 그런 기사단장 이라는 거야." "으엑!" 클로스가 토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리스의 말을 반박했다. 그렇지만, 클로스 역시 키리온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 쯤은 모두 다 잘 알고 있다. "갈색 늑대 기사단은 국왕의 명령은 듣지 않더라도, 기사단장의 명령은 듣 는다... 라는 걸로 소문이 자자하지요." "그래서?" "음. 그 기사단장을 인질로 잡고 이리로 끌어오면 되지 않을까요?" 일리스가 순진하게 웃고는 말했다. 카에스틴이 그 말을 가로막고는 입을 열 었다. "납치를 하려 한다면 밤인데.... 밤에 기사단장을 납치한다는 것 자체가 무 척이나 어려운 일일 텐데?" "흐음?" "확실히 그렇지." 카에스틴의 말에, 글랜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리스는 그런 카에스 틴과 글랜스에게 한번씩 눈길을 준 다음 입을 열었다. "흐응... 나는 기사단이 행군하는 도중에 단장을 납치할 건데요?" 잠시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동시에 소리쳤다. "뭐, 뭐라고?!" 부단장인 이상, 깍듯이 존대말을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순간적으로 반말이 튀어나갔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흐응... 아마도 갈색 늑대 기사단의 단장은 진군할 때에 가장 앞에 서지 않을까?" "아, 아마도 그렇겠지." "그러면, 그렇게 사랑받는 사람을 눈앞에서 도둑맞으면 무척 열받겠지?" ...그건 열받고 어쩌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확실히 그렇 게 되면 기사들이란 족속들은 인간이 변해서 쫓아올 것이다. 그것만은 장담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겠지? 역시 그렇겠지?" ...이녀석은 애다... 라고 생각했다. 일리스는 모두들 어이가 없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즐겁게 일어서서 말했다. "평원에서의 준비도 다 됐겠다... 슬슬 가 볼까?" "준비라고 한다면... 조금 전까지 하고있던 그 돌맹이 박아넣기?" 카에스틴이 일리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일리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자! 그럼 가자!" 그렇게 소리친 일리스는 자신의 말은 내버려 두고, 리가르드의 말에 올라탔 다. "그건 내 말인데?" "난 말을 안가져 갈꺼야. 리가르드가 거기까지 날 실어다 줘."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리가르드는 그 다지 불만없이 시키는 대로 말 위에 올라타 말의 배를 걷어찼다. 말이 앞으 로 달려 나가기 시작한다. "라미니아! 갈색 늑대 기사단이 보이면 말해줘요." "네에." 달리는 말 위에서 잘도 말한다. 말 위에서 말하면, 보통은 혀를 깨물기 마 련인데 말이다. "악! 혀 깨물었다..." 그러면 그렇지...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갔다. "으엑! 말하다 또 깨물었어." 어, 어이... "후엣.. 물었던 곳 또 깨물었다." ...이녀석은 바보다. 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 불안 감이 온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너... 바보냐?" 차마 존댓말을 할 기분이 사라져 버린 리가르드는 달리는 말 위에서 자신의 앞에 앉은 일리스에게 말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도 혀를 깨물었다. "크.. 젠장." "바보." "뭐야?"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 왠지 무지하게 열받는다. 한참을 달리고난 후, 어느순간 라미니아가 말을 멈추며 말했다. "앞쪽에 그 기사단이 보이는군요." 라미니아의 그 말에 모두들 말을 멈춰 세웠다. 아직 리가르드의 눈에는 아 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라미니아의 눈은 무척이나 좋다는 것 쯤은 조금전 일로 눈치챌 수 있었다. "흐음... 저건가?" 잠시 시간이 지나자, 곧 리가르드의 눈에도 보일 만큼 기사단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리가르드 또한 눈이 꽤 좋은 편이었기에, 맞은 편에 다가오는 기 사단의 얼굴 하나하나까지 모두 다 보일 정도였다. "그러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말 위에서 뛰어 내렸다. 뭔가... 말려야 할 것 같다. "곧바로 도망쳐요. 그 평원으로."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검을 뽑아 들었다. 리가르드는 일리스의 뒷덜미 를 붙잡아서라도 말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무모하다. 지금 도망을 간다면, 굳이 이런 작은 숫자는 쫓아오지 않을 것이다. "저기...." 리가르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 일리스가 앞으로 한걸음을 걸어가는 듯 하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리가르드는 눈을 심하게 비볐다. 있었던 사 람이... 분명히 사라져 버렸다. 옆쪽에서 클로스가 눈을 크게 뜨고 앞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리가르드의 시선이 돌아간 곳에.... 일리스가 말의 목을 밟은 채, 갈색 늑대의 기사단장으로 보이는 남자의 가슴을 발로 걷어 차고, 어깨에 검을 꽂아넣는 모습이 보였다. 할 말을 잊어버렸다. 일리스가 재빨리 달아나라고 했음에도, 달아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적들마저도 일리스의 평소답지 않은 분위기에 압도되어 버린 것 같다. 리가르드는 급하게 시선을 돌려 글랜스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저, 저여자는 데체 뭐요?!" "...내가 묻고 싶어지는군." 글랜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급하게 말을 돌렸다. 리가르드 또한 재빨리 말을 돌리고는 숨을 내쉬었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어쩌면.... 자신은 엄 청난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 일리스는 앞으로 한걸음 걸어갔다. 그 순간 공간을 뛰어넘어, 자신이 목표 로 하던 말의 목을 가볍게 발로 밟았다. 눈앞에, 강직해 보이는 기사의 얼 굴이 보인다. 숨쉴 틈도 주지않고, 그 기사의 가슴을 발로 차고는 왼쪽 어 깨에 검일 찔러 넣었다. "크윽!" 앞으로 넘어온 머리가 뺨을 간질거렸다. 일리스는 그 머리를 뒤로 넘겨버리 고는,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공간에서 홀로 움직였다. 고통으로 일그러 진 그 기사의 뒤로 넘어가 말 위에 앉았다. 그리고, 그 기사의 오른팔을 뒤 로 꺾어, 주저함 없이 어깨를 뽑았다. '우득!'하는 기분 나쁜 느낌이 손을 통해 느껴진다. "크윽!" 다시한번 신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일리스는 주저하지 않고 말의 배를 힘껏 걷어찼다. 두 사람이 타고 있지만, 적어도 기사단장이 타고있을 말은 여타 으 다른 말보다 주력이 뛰어나지 않을까... 하는 도박성이 짙은 생각이었 다. "뭐, 뭐야?!" 뒷쪽이 소란스러워 진다. 그와 동시에 일리스와 갈색 늑대의 기사단장이 타 고있던 말이 앞으로 쭉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긴 다리를 쭉쭉 뻗으며 엄청 난 속도로 뻗어 나간다. 도박성 짙은 생각이 맞아 떨어진 것 같았다. 두 사 람을 태우고도, 보통의 말 보다 빠른 속도로 뻗어 나갔다. "단, 단장님이!" "어디서 나타난거야?!" "쪼, 쫓아라!" 여러가지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돌아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분위기 만으 로도 이미 기사들은 이성을 잃은 것으로 보였다. 한쪽 어깨에는 칼을 꽂고, 나머지 한쪽 어깨는 기형적으로 뒤틀려버린 이 남자는 꽤나 사랑받는 모양 이었다. "잡아! 저 계집을 절대로 잡아서 죽여!" 협박인지 무엇인지 모를 말들이 뒤쪽에서 터져 나왔다. 일리스는 그나마 적 들 마저도 달리는 말 위에 있는지라, 활이 날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데에 안 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달리는 말 위에서 마법을 외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 능 하니까. "크윽.. 너, 넌..." "죽으면 곤란하니 입 닫아요." 일리스는 갈색 늑대 기사단의 단장이 입을 열자, 말을 끊어버리고는 계속해 서 말을 달렸다. 앞쪽에, 그녀의 일행이 평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 다. 일리스는 말을 달리며 뒤쪽을 살짝 돌아보았다. 세기도 귀찮을 정도의 엄청 난 숫자... 그런 숫자의 기사들이 말을 탄 채로 일리스를 쫓아오고 있었다. 식은 땀이 흐를 정도다. 앞에 앉아있는 기사의 어깨에서 흘러나온 피가 일리스의 상의를 조금씩 적 셔가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달려간 말은, 곧 평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리스는 자신과 거의 비슷한 속도로 따라오는 기사들 덕택에 말을 세울 여유조차 없었다. 양쪽 팔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기사를 안아 들고는 말 위에서 뛰어 내렸 다. 발목에 상당한 충격이 오며, 몸이 앞으로 쭉 미끌려 갔다. "크윽!" 일리스는 자신이 인질로 잡고있는 기사의 어깨에 꽂혀있던 검을 거칠게 뽑 아 들었다. 그리고, 그 기사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는 사람들을 향해 돌아서 며 그 기사의 목에 검을 가져갔다. "두두두두!" 말 발굽 소리가 지축을 울린다. 그리고, 천천히 기사들이 멈추기 시작했다. "충성심이 강한 부하들 인가봐요?" 일리스는 여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기사들이 자신이 목표로 한 범위 안에 들어오자 빠르게 캐스팅 하기 시작했다. "무, 물러나!!" 일반인이 생각하는 마법이라면, 저런 많은 수의 기사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한다. 공격마법의 거의 최고라고 하는 미티어 스웜이라고 하더라도, 오십명 이상의 기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일리스가 캐스팅을 하는 사이, 자신들의 단장이 소리친 것을 들은 기사들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고작 10명도 안되는 숫자의 녀석들에게 도망을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리고, 기사 단들은 상식적이었다. 그들의 그런 움직임에 일리스는 인질의 목에서 검을 치우고는 시동어를 외 쳤다. 검을 바닥에 꽂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순간적으로, 그 넓은 평원을 검은색의 무엇인가가 넓게 둘러쌌다. 너무도 커다란 범위에, 사람들은 완전 히 할 말을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이건... 이건..." 놀라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500명이 넘어가는 숫자의 사람을 둘러 싸 버릴, 그런 것을 만들어 내는 마법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 을 것이다. "휴우..." 일리스는 흘러내린 땀을 한번 닦아내고는 몸을 돌렸다. 양 팔을 다 쓰지 못 하는 기사는... 더 이상 무엇인가를 할 수 없을 것이었다. "이건... 이건..." "응?" 일리스는 어이없는 눈으로 솟아오른 검은색의 벽을 바라보며, 같은 말을 반 복하고 있는 리가르드의 근처에 다가갔다. 그러나 질문은 글랜스가 던졌다. "저건... 뭐지?" "음. 마법." "그런 상식적인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닌데." "정확히 말하자면, 일루젼에 가까우려나?" 모두의 시선이 일리스에게 돌아왔다.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너무도 엄청난 마법이었기에, 할 말을 잊고 있었다. "일루젼이라면, 가둘 수 없는 것 아닌가?" "흐음... 일루젼이라도 물리력 까지 행사하는 일루젼이 있지. 음, 간단히 말하자면, 이 앞에 벽이 있다고 너무도 강력하게 암시를 걸어버리면, 실제 로는 벽이 없다고 해도 인간은 지나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야."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건가?" "흐응... 정확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꽂았던 자신의 검을 뽑아들어 검집에 꽂 아 넣었다. 글랜스와 라미니아를 제외한 동료들은 아직도 일리스가 쓴 마법 을 바라보며 감탄과, 동경과, 두려움이 동시에 담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저렇게 범위가 넓은 마법은 들어본 일조차 없어!" "응? 아아... 그건 이 평원에 나름대로 준비를 했으니까." "준비?" 글랜스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일리스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을 열었 다. "마법이 어떻게 사용되는 것인지는 알아?" "그거야, 안정적인 마나를 붕괴해서 복원될 때에 일어나는 그 힘으로 인해. .." "흐응... 잘 알고 있구나. 그렇다면, 마법사의 힘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로 마나의 붕괴 범위를 늘려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 가능한거야?" 일리스는 기지개를 한번 크게 켜고는 뒷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게 증거겠지?" 글랜스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일리스는 글랜스가 더이상 질문하지 않 자, 라미니아에게 다가가 스크롤이 가득 들어있는 배낭을 건냈다. "이 일은 라미니아가 해 주겠어요?" "네?" "저 마법은 하루가 지나면 사라지거든요." 스크롤이라 하더라도, 마법사가 사용하는 것과, 일반인이 사용하는 것은 마 법 자체가 틀리게 보일 정도로 차이가 난다. 그랬기에, 그리고 라미니아에 게는 인간들의 적나라한 전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일리스는 라미니 아에게 스크롤을 건냈다. "하루에 하나씩... 인가요?" "네. 하루에 하나씩. 그리고 바닥에 박아둔 그 돌들이 빠지지 않도록 신경 만 써주면 되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살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해줄거지요?" "아.. 네. 물론." 일리스가 웃음을 짓자, 라미니아도 함께 웃음을 지었다. 일리스는 라미니아 의 목을 한번 끌어안고는 몸을 돌려 리가르드에게 다가갔다. "저기... 리가르드?" "네. 넷!" 리가르드는 아직도 현실로 완전히 돌아오지 못한 듯한 눈빛으로 일리스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일리스는 그런 리가르드의 반응에 소리내어 웃고는 말 했다. "여기 남아서 라미니아를 좀 도와주세요." "여, 영광입니다." 태도가 너무도 갑작스럽게 변해버리면 어이가 없기 마련이다. "그러면 부탁해요."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남은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면 키리온을 도와주러 가요." 그 말에 리가르드와 라미니아를 제외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리 스는 자신의 말 근처로 다가가다가, 시야가 잠시 흐릿해 지는 것을 느꼈다. '역시나... 무리했나?' 검술의 경우는 예전의 그대로... 아니, 더 강해졌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 만, 정신적인 힘으로 사용되는 마법의 경우는 조금만 무리하게 되면 몸이 곧 이상해진다. 아마도 정신과 육체가 괴리됨에 오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예 측할 뿐이었다. 시계가 잠시 일그러 졌던 것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자, 일리스는 머리를 거칠게 흔들고는 말 위에 올라탔다. "자! 빨리 출발해요!" 일리스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서쪽을 향해 말을 달렸다. ----------------------------------------------------------------------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타데안은 불안함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역시나, 자신이 아끼는 사람은 눈앞에 둬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강해진 것이니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래 하는거야?" 키리온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무모한 짓을 하러 떠나버린 일리스 는 이미 기억속에서 지워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걱정도 되지 않나보지?" "그런 것 보다는 일리스를 믿는다고 해 두지."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뒤쪽을 한번 돌아봤다. "그리고, 급한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이니 말이야." 확실히, 1:10과 10:100중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것은 단연코 10:100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의 상황은 그렇게 간단히 표현할 만한 것은 아 니다. 숫자가 너무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적어도 적의 반의 반 정도는 되야.... 어떻게 뭔가를 해 볼수 있지 않을까 ?" "확실히 그렇긴 하지." 키리온의 대답에, 타데안도 뒤쪽을 돌아보았다. 고작, 200명이 조금 넘어가 는 기사들 만으로 전쟁이 될 턱이 없었다. 키리온이 무슨 생각이 있겠거니. .. 하고 넘겨 짚어보긴 하지만, 역시나 이대로는 너무도 무모하다. "그런 것쯤은.... 알고 있어." 키리온은 뭔가 기분나쁜 생각을 하는 듯, 그런 표정을 짓고는 한참동안 앞 쪽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대로 삼사일 정도만 남서쪽으로 내려간다 면, 분명히 적들과 마주칠 것이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전멸이다. "역시... 그 방법 밖에는 없나..." "뭔데?" "동북쪽으로 말머리를 돌려라!"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이 먼저 그 방향을 향해 말을 몰아가기 시작 했다. 타데안이 뒤를 따라가자, 키리온은 앞쪽을 바라보며 나직히 중얼거렸 다. "벌딘으로... 간다." 타데안은 키리온의 뒤를 조용히 따라가다가 말했다. "벌딘이라고 하면.... 키리온의 고향인 그곳인가?" "...그래." 키리온은 나직히 대답하고는 입을 다문 채, 계속해서 말을 몰아갔다. 그리 고, 타데안이 묻지 않았는데도 혼자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이라면... 분명히 어느정도의 병력은 준비해 뒀겠지. 그런 사람이 니까." 확실히, 예전 벌딘 성을 지나갔을 때, 키리온이 그곳 벌딘 성의 성주 아들 이라는 것 쯤은 들은 일이 있다. 그러나 키리온은 벌딘 성에 들어왔음에도 아버지를 찾아보지 않을 만큼 아버지를 싫어하는 듯 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버지.... 인가?" 타데안에게는 그다지 좋은 단어가 아니다. 해가 하늘의 중간을 가로질러 한참을 더 지난 후에야, 벌딘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벌딘 성의 경비병은, 갑작스럽게 많은 수의 무장한 병력이 다가오 자, 가뜩이나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마도, 지금쯤은 벌딘 성만큼 남쪽에 있 는 도시라면 전쟁에 대한 소식쯤은 접하고 있을 것이었다. "시, 실버 레이크 기사단?!" 경비병이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갑옷에 찍혀있는 문장을 보고 소리를 친 것 같았다. 키리온은 그런 경비병에게 다가가, 말 위에서 내려서 입을 열었 다. "실버 레이크 기사단장인 키리온 발리엔스입니다. 영주님을 잠시 뵙고 싶습 니다만...." "지, 지금 안으로 연락을 넣겠습니다." 경비병 하나가 급하게 소리치고는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키리온은 허락 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려는 것 같았다. '흐음....' 키리온은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아직 성 안에 들어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 고, 많은 사람들이 기사단을 보기 위해 거리로 나와 기웃거리고 있었다. 특 히나, 어린 아이들은 키리온과 기사단을 동경심이 가득한 눈으로 보고있었 다. "그다지... 존경 받을만한 기사단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하하. 그래. 평범한 사람들이 모인 기사단이지." 키리온은 타데안의 그 말에 웃으며 대답했다. 확실히, 몇일간 지내본 타데 안으로써도 실버 레이크 기사단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것쯤은 충분 히 느낄 수 있었다. 기사로써의 프라이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 도 꽉 막혀있지는 않았다. 농담도 잘 통하며, 엄격한 규율 따위도 없다. "그래서, 평범하기에... 우리 기사단이 강한거다." "응?" 키리온의 알 수 없는 말에 타데안이 질문했지만, 키리온은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영주님이 들어오시랍니다." "자. 그럼 들어가자."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말 위에 올라타, 성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경 비병에게 뭔가를 물어보고는 뒤쪽의 기사들에게 말했다. "영주님을 잠시 뵙고 올테니, 아무데서나 기다려. 그리고... 타데안. 넌 잠 시 나하고 같이 가자." "...이런 멋진 남자를 종자로 쓸 생각이냐?" "이런 멋진 남자의 종자가 되어서 기쁘지?" 키리온의 말에 타데안은 '쳇'하는 소리를 내고는 키리온의 뒤를 따라갔다. 나머지 기사단원들은 성의 경비병들이 어디론가 안내해서 사라졌다. 키리온은 말을 몰아 천천히 성의 경치를 구경하며 지나갔다. 예전에 왔을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정말로 멋진 곳이었다. 집들의 배치 하나하나, 다리 하나까지도 불편하지 않으면서 아름답게 만들어 진 곳이었다. 성의 중심부까지 꽤 들어가서, 커다란 3층 건물앞에 키리온은 말을 멈추었 다. 그리고, 그 건물에 서있던 경비병에게 말을 넘기고는 건물 앞에서 한숨 을 푹 내쉬었다. "거의 15년 만인가." 키리온이 한숨을 내쉬는 것이 보인다. 평소 답지 않은 모습이다. "뭐하는거야? 우린 그다지 시간이 없다고." "알고 있어." 키리온은 대답하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건물에, 긴 복도. 키리온 은 뭔가를 중얼거리며 그 복도를 지나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돌아 올라갈 때까지 키리온은 계속 뭔가를 중얼거리다가, 2층의 한 문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후우..." 긴 한숨을 내쉰 키리온이 문을 바라보며 목을 손으로 한번 쓰다듬었다. 아 마도, 올라오며 중얼거린 말들은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똑! 똑!" 키리온이 문을 살짝 두드렸다. 조용한 복도에 소리가 울려퍼진다. 잠시 조 용한 침묵이 이어졌다. "들어오세요." 안정감 있는 목소리가 방 안에서 흘러 나왔다. 키리온이 눈을 한반 꾹 감았 다가 뜨고는 방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타데안은 그 뒤를 따라 들어 갔다. 방 안은 약간은 넓은, 그리고 많은 수의 책과 약간의 장식품으로 벽면이 장 식되어 있었다. 책은 장식품만이 아닌 듯, 손때가 많이 묻어 있었다. "몇년만이냐?" 앞쪽의 책상에 앉아있던, 늙은 남자가 키리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키리온은 그 남자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오늘 여기를 찾아온 것은 말입니다. 영주님..." "그동안.... 잘 지낸거냐?" 키리온이 주먹을 한번 꽉 쥐고는 이빨을 깨무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한숨 을 내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전쟁이 일어난 것에..." "어머니는 한번 찾아보고 온거냐?" "콰앙!" 키리온은 손바닥으로 책상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런 갑작스러운 행동에도 키리온을 바라보던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키리온은 그 남자의 얼굴을 계속해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행복했습니까? 아버지?" 키리온이 책상위를 내려친 손을 꽉 말아쥐었다. 키리온의 아버지는 그런 키 리온을 담담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지난 십수년간이... 내 인생 최악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래. 너무도 미안해서, 차마 널 찾아가 사과할 엄두도 나지 않더구나." "...지금 중요한 것은 전쟁입니다." 키리온이 으르렁 거리듯 말하자, 키리온의 아버지는 키리온을 가만히 쳐다 보기 시작했다. "정말로 그러냐?" "......" "내게는 전쟁따위 보다, 이런 도시보다 네가 더 중요한데 말이다." "지금와서 그런 말 해봐야...." "이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 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 래서 말하마. 미안하다." 키리온이 아버지를 바라보며 뭔가 말을 하려다, 멈추는 것을 반복했다. 뭔 가... 상당히 복잡한 심정인 것 같았다. "처음부터...." "음?" "처음부터... 당신을 용서할 생각으로 왔습니다. 십 수년이나 당신을 버려 둔 것으로 충분했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지만...." "천천히 풀어가자꾸나." "...망할 아버지." 키리온이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렸다. 아마도, 자신이 할말을... 아버지 가 다 해버리자, 자신은 역시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 것 같 았다. "그래. 병력의 문제로 왔겠지? 예전부터 바르실미르 왕국과 코르카도스 왕 국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몇번이나 전갈을 넣었지만, 무시했었으니 말이 다. 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겠지?" "......" 사실이기에, 키리온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키리온의 아버지는 대답 을 듣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래. 병력을 원한다면, 모두 가져가라. 싸움과 화해. 화해에는 선물이 필 요한 법이지. 작은 선물이지만, 거절하지 말고 받아가라." 역시... 아버지가 한발 앞서가고 있었다. 키리온은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 르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타데안은... 정말로 부러움에 가득 찬 눈으로 뒤에서 키리온과 키리온의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 었다. ---------------------------------------------------------------------- 오늘은 여기까지. 역시나 그다지 할 말이 없군요. 아하하. 제 경우는 심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역시나 간접적인, 그러니까 캐릭터의 행동이나 작은 움직임 등 으로 감정 묘사를 하는 것이 쓰는 입장으로써도, 그리고 쓴 것을 읽어볼 때도 즐겁다고나 할까요? 덕분에 작은 따옴표는 글에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키리온은 자신의 아버지가 준비해둔 병력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그 사람 은 반역이라도 일으킬 생각이었던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완전히 예상하고 있었던 것인지.... 일개 영주로써는 너무도 많은 병 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리저리 돌려 생각해 봐도 무서운 사람인 것은 여전하군.' 키리온은 그런 생각에 목을 한번 쓰다듬었다. 저 정도의 병력이라면, 어떻 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아버지가, 스트레이트로 그의 용서를 빌었기에 당황하긴 했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다. "행복에 겨워서는... 젠장." "넌 또 뭐가 그렇게 불만인거냐?" 타데안이 뭔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계속해서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다지 상관 없다고 생각하기에, 키리온은 앞을 향해 시선을 돌렸 다. 기사단과 키리온의 아버지가 준 병력을 합한다면 사천이 조금 안되는 숫자. 이 상태로 진격해 들어가 적의 선봉을 꺽는다... 라는 작전을 세우긴 했다. '잘 되려나?' 적들은 군대를 병력을 세개로 나누어 북상중이라고 한다. 자신들의 병력이 많기 때문인 이유도 있겠지만, 이쪽이 전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병력이 적은 이유도 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저쪽도 이쪽의 상황 쯤을 모르고 있는건가?" "셋으로 나눈 병력을 합치기는 시간이 부족하겠지. 안다고 해도 말이야." 그렇지만, 합할 수 있다고 해도 굳이 합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셋으로 나 누어진 병력중 하나 만으로도 현재 키리온의 병력보다 많은 것이다. "후우.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땅바닥이 울리는 것 같아. 정말. 떨리는 걸." 키리온의 주위에 있던 기사들이 이 상황에서도 농담을 주고 받았다. 긴장되 지 않을 리가 없는데도, 그다지 긴장하는 기색은 아니다. "적의 사령관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투구를 뒤집어 썼다. 그리고 등의 검을 꽉 잡고 는, 전 병력의 가장 앞으로 말을 몇걸음 걸어가게 만들었다. "지금 병력을 모아 우리를 치지 않은 것을 절대로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 평원의 반대편에, 적의 병력이 보인다. 키리온은 등 뒤의 검을 꽉 잡았다. 이미 진형을 갖추고 올라온 적들에게 기습의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 만.... "가자!" 키리온은 그렇게 소리치고 말의 배를 걷어 찼다. 키리온의 덩치에 어울리는 커다란 말이 다리를 쭉쭉 뻗어 앞으로 달려나간다. 상대측에서 기병이 달려 나오는 것이 보인다. 순식간에 온 몸에 피가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 멀리에 있었던 상대가 순식간에 가까워져 온다. 순간적으로 눈이 크게 떠졌다. 오 른팔에 힘이 꽉 들어가는 순간, 이미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크악!" 비명소리와 함께, 말 위에 타고있던 기병 하나가 가슴이 깊게 파인 채, 아 래로 떨어졌다. 말 위에서 떨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멈추지마라!" 달리기 시작한 기병은 멈추면 끝이다. 키리온은 크게 소리치고는 더욱 앞으 로 내달렸다. 화살이 빗발치듯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돌격은 멈추지 않는다. 처음보다 더욱 빨라진 속도로 키리온의 말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키리온은 부딪혀 오는 기병의 검과 목을 동시에 부러뜨려 바닥에 떨어뜨렸 다. 꽉 쥐어진 검이 몸의 왼쪽으로 돌아갔다. 말의 몸을 감싸고 있는 다리 에 힘이 꽉 들어가며 허리가 격하게 돌아갔다. "크아악!" 비명소리가 다시 울려퍼진다. 기사 하나가, 갑옷의 절반이 잘려나간 채, 바 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키리온의 옆에서는, 타데안이 키리온의 속도와 맞 추어 전혀 쳐지지 않고 적을 베며 달려오고 있었다. 적의 기병이 좌우로 천 천히 갈라지며 뒤로 밀려나간다. "달려!" 키리온은 다시 하나의 기사를 베어넘기며 소리쳤다. 앞쪽에 보병들의 진이 보인다. 그리고, 그 보병의 앞쪽에 키리온과 비슷해 보이는 몸집의 남자가 검을 뽑아든 채, 키리온의 진로를 막고 있었다. 키리온은 검을 들어 오른쪽 을 가리키며, 말의 방향을 오른쪽으로 급하게 틀었다. "이히힝!" 말의 울음소리와 함께 급한 각도로 말의 방향이 바뀌었다. 말하지 않았지 만, 실버 레이크 기사단원들은 키리온의 명령을 들은 것처럼 오른쪽으로 방 향을 일제히 틀었다. 평원의 중앙에, 적의 기병들만이 순식간에 남겨졌다. 그리고 그 위로 아군의 화살들이 쏟아져 내렸다. 화살의 비를 맞은 것처럼, 적의 기병들이 순식간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와아아!" 커다란 소리와 함께, 키리온의 기사단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사이, 적의 보병들이 키리온의 본진을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돌아가야 해!" "아니. 돌격이다." 이번 전쟁의 승패는 키리온의 아버지가 넘겨준 병력이 얼마나 견뎌 주는 가 이다. 키리온은 급하게 오른쪽으로 틀었던 방향에서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외쳤다. "본대를 친다. 멈추지 말고 달려!" 그렇게 소리치고는 적의 본진 오른쪽으로 밀고 들어갔다. 서있던 보병을 말 로 짓밟고는, 보병들의 사이에 뛰어든 키리온은 주위를 폭풍처럼 쓸어가기 시작했다. 곁에서 함께 검을 휘두르는 타데안 마저도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 었다. 실버 레이크 기사단은 마치, 적장을 노리는 것처럼 적의 중앙을 필사적으로 돌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적도 만만치는 않은 듯, 중앙의 수비는 너무도 단단해 보였다. 키리온은 주저하지 않고 다시 방향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사령관을 보호하기 위해 모였던 병력을 그대로 남겨둔 채, 키리온은 적 본 대의 배후로 돌아갔다. "궁병을 하나라도 더 죽여라!" 처음부터 목적은 궁병이었다. 실버레이크 기사단은 적의 본진 배후를 오른 쪽에서 왼쪽으로 한번 훑어가듯 스치고 지나갔다. 배후에 위치한 궁병들을 짓밟고, 기사단은 전 본대의 왼쪽으로 돌아 나왔다. 그리고 적에게 등을 보 인 채, 키리온은 자신의 본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최고의 속도로 달려나간다!" 키리온이 별다른 명령을 내리지 않았음에도, 기사단은 넓게 펼쳐져, 본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숨 몇번 내쉴 사이, 실버 레이크 기사단은 적의 보병과 몇 남지 않은 기병을 본진의 보병들과 함께 둘러쌀 수 있었다. 지금 의 상황처럼 포위해서 공격을 할 경우는 적은 병력이라도 충분히 많은 병력 을 제압할 수 있다. "적은 포위됐다!" 키리온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눈 앞의 적들을 빠른 속도로 베어 나갔다. 다 른 국면으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실버레이크 기사단이 포위된 형국이지만, 적의 본진은 대부분이 보병이다. 그들이 여기까지 닿기위해 걸리는 시간동 안, 적들에게 충분히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었다. "후퇴! 후퇴다!" 적의 본진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며, 살아남은 적군들이 필사적으로 전장 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검을 높이 위로 치켜들며 소리쳤다. "지금부터, 적의 잔당을 소탕한다. 항복하는 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죽여라 !" 키리온의 그 말과 함께 병사들의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숨이 놓이자, 키리온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깨의 힘을 빼냈다. 전쟁이라는 것은 아무리 해도 익숙해 지지 않는다. "정말.... 대단해. 대륙 최고의 기사단이라는 것이 허명이 아닌걸?" 타데안이 말을 몰아 키리온에게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그래. 우리 기사단은... 평범하게 사는 걸 좋아하니까, 살기 위해서 필사 적인거다." "그래. 필사적인 사람만큼 무서운 것도 없지. 그렇긴 하지만... 이 기사단 의 기동력은 정말이지..." 타데안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확실히, 이번 전투의 모든 것은 실버 레이 크 기사단의 기동력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이다. 전투에 가장 크게 공헌을 한 것은 기사단이 타고 있는 말이다. 말도 지친 것인지 격한 숨을 몰아내고 있다. "아마, 다음번에는 이번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키리온은 검을 다시 등에 메고는 말했다. 어떻게든... 무슨 수를 마련해야 한다. 적어도, 지금 현재에 일리스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에는 저것의 두배이상의 병력과 붙어야 할걸?" "그래. 그렇지만..."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밤이 늦은 시간, 키리온은 혼자 평원의 한쪽 구석에 간단한 묘자리를 만들 었다. 저 많은 숫자의 시체중에, 어느 기사단원의 것을 찾는 다는 것 자체 가 무리다. 간단히 돌 몇개를 쌓은 키리온은, 평원에 널려있는 검들을 들고 와, 그 돌앞에 꽂았다. "열 일곱명이 죽은건가?" 뒷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리온은 굳이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타데안이 키리온의 곁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전쟁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야?" "그래. 그렇지. 그렇다고 해서 생명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안돼." 키리온은 고개를 한번 숙였다. 하나하나의 이름마저 다 기억하는 녀석들이 었다. 이래서, 전쟁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쩌면, 전쟁터에서 만난 일리안과 에릭... 들과 친해진 이유도, 그 둘은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는지도 모른다. "가자." 한참을 묵념하고 있던 키리온은 몸을 돌리며 말했다. 평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지어진 막사 안으로 키리온은 들어갔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 묽은 스 프 한그릇과 빵 하나가 놓여있다. "전쟁 답게 나오는 식사군." 키리온은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빵을 들었다. 그리고 굳이 스프를 뜨지 않고 그것을 한입에 털어넣었다. 과연 다음 전쟁에서도, 이번처럼 쉽게 이길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아니, 오히려 키리온 그마저도 죽을 가능성이 현격히 높다고 해야한다. "어떻게 해야하나..."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지만, 압도적인 병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적이 병력이 갈라진 상태로 다시 다가와 준다면 소원이 없겠지만 말이다. '일리안이.... 절실하군.' 씁쓸하게 웃었지만, 일리스가 지금 와 줄 수 있을 리가 없다. "안녕?" "음. 그래. 안녕." 키리온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그렇게 대답하고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곧 그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일리스?!" "아... 어쨋건 실리스는 아니야." 일리스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키리온은 놀란 눈을 크게 뜨고는 일리스의 어깨를 꽉 잡고는 소리쳤다. "어떻게... 된거야?" "잘." ...분명히 일리스다. 키리온은 잠시 일리스를 바라보며 진정한 후에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들은?" "밖에. 아, 라미니아와 리가르드는 잠시 그곳에 남겨두고 왔어." 그곳... 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되니 그냥 넘어가 자. "그러면..." "결과 OK." "좋았어!" 키리온은 크게 외치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어떻게... 해 볼수 있을 가능성 이 생겼다. 천막의 안으로, 피곤해 보이는 글랜스와 일리스를 따라갔던 녀 석들이 들어왔다. "휴우. 피곤해 죽는 줄 알았네." 글랜스가 투덜거리듯이 말했다. "다행이군. 아무런 상처가 없어서. 그런데, 뭐가 그렇게 피곤한거야?" "이봐. 이봐. 우리가 적을 만난 곳과 이곳의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 는거야?" 확실히... 이 시간에 오는 것이 불가능 할 만큼 멀다. "직선거리로 달려오면서, 지나오는 마을에서 말을 바꿔타고 쉴세없이 달려 온 거라고." "그런 것에 비해 일리스는..." 키리온은 일리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웃는 얼굴이지만 뭔가 이상 하다. 표정의 변화가 전혀 없는 채, 가만히 서있다. 쌕쌕거리는 숨소리마저 들린다. "...누워서 자!"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키리온은 일리스에게 잠 잘 곳을 마련해 주고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글 랜스와 다른 녀석들에게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글랜스는 말없이 한참동안 자고있는 일리스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누구야? 저녀석?" 글랜스가 여전히 시선을 일리스에게 던진 채로 입을 열었다. 다른 녀석들 역시, 그것이 너무도 궁금하다는 듯이 키리온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일리스... 지." "그래." "평범한 여자애." 키리온의 그 말에 글랜스가 피식 웃어버리고는 입을 열었다. "저녀석이 평범하다면 이 세상은 예전에 멸망했을거다." 과연 무엇을 보고 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키리온의 말과는 달 리, 일리스는 평범한 여자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잔인하기도 하지." "음?" 글랜스가 피식 웃음을 짓고는 중얼거렸다. "그 많은 병력을 굶겨 죽이겠다는 것 아니야? 일리스는." "생각해 보니 그렇군." "아하하.." 글랜스의 말을 들은 다른 녀석들도 함께 웃어버리기 시작했다. 키리온은 무 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했지만, 결과가 좋다니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전투라는 말이지." 키리온의 그 말에 글랜스는 키리온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용하게도 병력을 이만큼이나 모았군." "내가한 것은 아니지만. 어쨋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 키리온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적어도... 적들의 절반만 되더라도 어떻게 해보는 방법이 있겠지만..." "전쟁은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니야." "그래. 그렇지만, 그 숫자라는 것이 승패에 너무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지." 키리온이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깔려있는 지도로 시선을 돌렸다. 키리온의 시선을 따라, 글랜스와 다른 녀석들의 시선도 동시에 그리로 돌아갔다. "흐음... 이건어때?" 잠들었다고 생각한 일리스가 어느새 키리온의 곁으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지도의 한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현재 두 병력이 합쳐지는 곳은 이곳...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곳을 지 나지 않겠어?" 일리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오드나스 왕국의 남서쪽 고지대중 일부 였다. 꽤 넓은 계곡길이 이어지는 곳. "이곳에서 커다란 바위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거지." "그런 걸로는 안돼." "흐응... 이야기는 끝까지 들으라고. 하암." 일리스는 하품을 한번 하고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굴리는 바위는 대충 도발하는 의미정도. 거기서 전 병력을 이쪽 으로 유인해 가야지."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지도의 남동쪽으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곳에 있는 것은... 좁은 길. 너무도 좁아서, 사람 5명 정도가 겨우 가로로 서서 걸어갈 수 있는 그정도의 길이었다. "이길로 들어서면, 병력이 일자로 늘어서 않을까?"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절반이라면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 그렇지만 만약을 위해서, 이 부대를 네개로 갈라버리는 거야." 모두 말 없이 일리스의 말만을 듣고 있었다. 일리스는 그런 침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갈라 놓는지는 안물어 보는거야?" "아! 물어봐야 하는 거였나?" 글랜스가 피식 웃어버리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어떻게 갈라 놓을건데?" "당연히 불이야. 불을 질러 갈라놓는거지." 일리스는 방긋 웃고는 그렇게 말했다. 키리온은 목을 한번 쓰다듬고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 적도 바보는 아니라고. 이런 좁은 길로 들어올 리가 없잖아." "응. 그래서 미끼가 필요해." "하핫. 또 적장이라도 잡아서 끌고올거냐?" 글랜스가 웃으며 말했다. 일리스는 글랜스의 그 질문에 고개를 저어보이고 는 대답했다.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을걸."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배낭 속을 뒤지다가, 금색의 가발을 하나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머리 위에 뒤집어 쓰고는 키리온과 글 랜스를 한번 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 "적들도 실리스의 얼굴 쯤은 알고 있겠지?" 가만히 듣고있던 키리온이 입을 열었다. "꽤... 오래 전부터 생각해 두었던 모양이지?" "아니. 책에서 읽었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긋 웃어보였다.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타데안은 절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타데안의 곁에 일리스가 정말로 전쟁터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차림으로 차려입고는, 말 위에 올 라타 있었다. "타데안씨. 초조해요?" "아아.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머쓱하게 웃어 보였다. 확실히, 이런 소수의 병 력으로 저기에 다가오고 있는 엄청난 병력을 유인해 낸다는 것은 심장 떨리 는 일이다. 일정한 걸음소리. 적병들이 다가온다. 타데안은 적절한 순간까지 기다렸다 가 명령을 내렸다. "발사!" 절벽위에서 숨어있던 궁병들이 동시에 활을 쏘았다. 그다지 많은 병력은 아 니지만, 갑작스럽게 날아온 화살들에 적들이 당황한 것이 눈에 보였다. 확 실히, 저정도의 대 병력에 이정도 소수의 병력으로 기습하리라고는 생각하 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절벽 위에 가장 잘 보이는 자리, 그곳에서 실리스가 손을 흔들며 절벽 아래 의 모두가 다 들을 수 있을만한 크기의 목소리로 소리쳤다. 소리가 흩어지 지 않고 멀리까지 퍼지는 것으로 보아서는 마법의 일종인 것 같았다. "다시한번!" 타데안이 신호하자, 궁병들이 다시 활을 당겼다. "잡아라!" "와아아!" 적병들의 함성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절벽 위로 뛰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타 데안은 그것을 보고 있다가, 적 병사들이 적당히 올라왔다고 생각되자 다시 신호를 했다. "굴려!" 타데안이 신호하자, 병사들이 준비해 두었던 돌들을 아래로 굴렸다. 적병사 들이 깔리는 소리. 적의 장군들이 외치는 소리가 한번에 들려온다. "잡아라! 실리스 공주를 잡으면 끝이다!" 적의 장군 하나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외침에 일리스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해 보이고는 말 위에서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적병이 언덕 위까지 올라오자, 타데안은 병사들과 함께 천천히 뒤로 물러나 다가, 어느순간 일리스를 호위하는 형태를 유지하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 다. 아슬아슬하게 잡힐 듯, 말듯한 상황을 유도하면서 타데안과 일리스, 그 리고 병사들은 적당한 속도로 적들을 유인하기 시작했다. "아아.. 젠장!" "네?" 타데안은 유인되어 오는 적들을 살펴보다가, 신음소리를 흘렸다. 절대로...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 적들 사이에 섞여 있다. 시모스티안 카에파 인. 어머니가 내 아버지라고 말했던 그 남자. "젠장!" 아마도, 저 병력의 총 사령관이라고 생각 되었다. 타데안이 바르실미르 왕 국에 있을 때에도 근위기사단장이었으니 말이다. 이빨을 꽉 깨물고는 마음 을 진정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젠장! 젠장!' 몇번이나 속으로 험한 소리를 되뇌인 타데안은 말 위에서 심호흡을 한번 했 다. 지금은 그런 사사로운 것에 얽매여서 좋을 것은 없다. 타데안은 오른쪽 허리에 걸려있는 비스마이언을 꽉 쥐었다.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속도를 올려요." 한참을 달린 후에, 좁디 좁은 길로 들어서자 일리스가 입을 열었다. 길의 오른쪽과 왼쪽은 모두 걸어서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경사진 오르막이었다. 그 위에 병사들이 숨어있을 것이다. 태양이 아직 하늘의 중간을 가로지르지 않은 시간에 시작된 추격전은, 어느 새 태양이 하늘의 서쪽으로 기울어 갈 때까지 계속 되고 있었다. "속도를 올려요!" 일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타데안은 말을 최대한 빨리 달리게 만들 었다. 조금 더 달려가, 계곡의 안쪽으로 더 들어왔을 때, 일리스는 말을 멈 추고는 뒤로 돌았다. 적병사들이 급하게 쫓아온다. "웰 오브 파이어!" 말 위에 앉은 일리스가 빠른 속도로 캐스팅 한 후에 시동어를 외쳤다. 확하 는 열기와 함께 바닥에서 엄청난 높이의 불이 솟아 올라왔다. 슛아오던 적 병이 멈추는 소리. 일리스는 무척이나 귀찮다는 듯한 손놀림으로 머리에 뒤 집어쓰고 있던 가발을 벗어버리고는 말을 몰았다. "와아아!"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능선의 위에서 오드나스 왕국의 병사들이 단 번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던져라!" 키리온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목소리를 신호로, 병사들이 기름 항아리 를 계곡 아래 쪽으로 던졌다. 순식간에 계곡 아래쪽이 불바다로 변했다. 적 병들은 완전히 통제를 읽고 패닉에 빠져 있었다.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라!" 키리온의 목소리. 글랜스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계곡 아래의 병사들이 불 바다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병사들의 사이를 아 군이 종횡무진 누벼 다니고 있었다. 계곡에 길게 걸쳐 늘어서 있었기에, 아 군이 많지 않아도 적들을 처리하는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병력을 너무도 맹신해 버리면 저렇게 되는거지." 일리스가 나직히 중얼거리고는 위쪽에서 계곡의 아래를 내려다 보다가 몸을 돌렸다. 한시간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적의 퇴각 명령이 내려졌다. "와아아아!" 엄청난 함성소리. 퇴각하는 적병은, 오천도 안되어 보인다. 그리고, 그나마 살아남은 적병들도 만신창이. 완전한 승리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키리온! 추격할꺼야?" "나는 대충 저들이 오드나스 왕국에서 물러만 나 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 피에 푹 젖은 키리온이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 계곡 아 래쪽에 불이 천천히 꺼지며, 아래쪽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다지.... 두번다 시 보기 싫은 그런 광경이었다. "그리고, 나는 저런 병사들을 학살하는... 그런 취미는 없어." 키리온은 퇴각하는 적 병사들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확실히, 전쟁의 병사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로써는,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 조차 모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다. "천천히.... 숨이 막힐 정도로 조여들어가야 돼." 뒷쪽에서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 타데안은 약간 놀란 눈빛으로 그렇게 말 하는 일리스를 돌아보았다. 보통 일리스의 성격이라면 절대로 저런 것을 요 구하지는 않는다. "일리스. 오드나스 왕국으로서도... 더이상 여력이..." "분명히... 바르실미르 왕국이나 코르카도스 왕국에는 에릭의 직인이 찍힌 문서가 있을걸. 난 그걸 노리고 있어." 여자가 한을 품으면 무섭다고 했던가? 여자로 봐주기는 뭣하지만, 아니라고 하기도 뭣한 사람이니 말이다. "그걸 받기 위해서는, 바르실미르 왕국을 천천히 궁지에 몰아 넣는 것이 좋 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키리온은 그 말에 시선을 돌려 멀리 지평선 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알 수 있었다. 이 전쟁 혐오증 환자가 생각할 일이란 것은 뻔하다. 모순에 가득 차서는. "그...래. 확실히, 뿌리를 뽑아두는 편이 좋겠지." 타데안도... 일단은 자신이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그 사람을.... 한번 만 나고 싶어졌다. 그것이 어떤 형태가 되던지 말이다. '난.... 꽤 쪼잔한 놈이군. 정말로.' 무엇 때문이 이런 기분이 되는지는 잘 알수 있으니가.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실리스는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오자, 하던 일을 멈추고는 꽉 막힌 듯한 느낌을 주던 방의 창문을 열었다. 방안이 환기되면서 가라앉았던 기분이 조 금은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 실리스는 창문 밖으로 상체를 조금 내밀며 말했다. "들어와." 삐걱하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 후, 올 리에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조금 춥지 않아? 그런 옷차림으로." "두껍게 입고 있으면 왠지 잠들어 버릴 것 같아서." 실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창턱에 걸터 앉았다.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 이 무척이나 시원하다. "음. 좋은 소식과 신기한 소식이 하나씩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보통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하나씩 있는 것 아니야?" "응? 그런 것을 원한거야? 그렇다면 나쁜 소식을 하나 만들어 올께." "...미안. 좋은 소식부터 들을께. 뭐야?" 실리스의 그 말에, 조금 전까지 그냥 기분좋게 웃고만 있던 올리에가 갑자 기 너무도 기분이 좋아진 듯, 책상 앞으로 순식간에 다가와서, 양 손으로 책상을 짚은 채, 몸을 앞으로 쑥 내밀고는 말했다. "전쟁.... 이겼어." "응?" "바르실미르 왕국에서 올라왔던 병력은 모두 사로잡고, 코르카도스 왕국의 병력은 이디론 요새 근처까지 밀어냈다고 하는걸?" 실리스는 잠시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올리에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앉아있던 창틀에서 순식간에 책상 쪽으로 튀어나가, 올리에의 얼굴을 바로 앞에서 마주보며 말했다. "정, 정말이야?" "응." 일리스의 질문에, 올리에가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고 대답했다. 실리스는 뭔가 너무도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맴돌고 있어서,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랐다. "아아.. 이제 겨우, 병력이 모이고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고작 기 사단 하나만으로 이겼다니?" "흐응... 공주님은 소식이 느리구나. 지금 수도 전체가 떠들썩 하다고." 그 말에 실리스는 급하게 책상의 곁에 놓여있던 외투를 껴 입었다. 그리고 흩트러 졌던 머리를 손으로 한번 쓸어 넘기고는 올리에를 향해 말했다. "나가자.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 봐야겠어." "음? 아직 신기한 소식이 하나 남아있는걸?" 올리에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실리스는 올리에의 그 말에 고 개를 저어보이고는 대답했다. "지금은 그 어떤 소식을 들어도 절대로 놀라지 않을거야." "그럼 나하고 내기할까?" "안놀란 다니까!" "좋아. 그러면 나중에 내가 부탁하는 것 하나는 꼭 들어주기. 나도 똑 같은 것으로. 어때?" "후훗. 알았어." 솔직히, 더 놀라운 소식이라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 소식 을 들어도 담담히 받아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전쟁에 말이야." "응." "가장 선봉에 서 있는 사람이... 우리 오드나스 왕국의 하나 밖에 없는 공 주님이라는데?" 실리스는 다시한번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살짝 웃음을 짓고는 입 을 열었다. "어머... 그 공주님 한번 정말 맹랑한...." 그리고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로는 입을 열었다. "으에?!" "응." 어떻게 의사 소통은 된 듯하다. 역시 보디 랭귀지는 만국 공통어다. 올리에 는 기분 좋게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놀랐지? 그러니까 내가 내기는 이긴거다." "잠깐.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는 여기 있는데..." 실리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올리에를 바라보며 말했다. 올리에는 실리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너하고 똑같다... 라고 하면 생각나는 사람 하나 없어?" "음.... 아! 일리스." "그래. 일리스야." 올리에는 그제서야 키리온과 함께 떠난 일리스를 떠올렸다. 자신과 너무도 닮은, 그런 여자아이. 타이밍도 무척이나 좋아서는, 실리스가 힘들 때 마다 정확히 나타나서는 꼭 한번씩 그녀를 울리는 그런 녀석. 정말로... 동생으 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될 만큼 마음에 드는 여자였다. "덕분에, 지금 오드나스 왕국 전체에서 실리스 네 인기가 엄청나게 올라가 있어." "어머, 어머나... 의도되지는 않았겠지만, 나쁜 일은 아닌걸." 국왕의, 혹은 국가의 가장 높은 사람의 인기가 좋다는 것은 절대로 나쁜 일 이 아니다. 국가는 국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아니다. "아니. 아마도 의도된 것일 거야. 일리스는 널 위해서는 뭐라도 할 것이니 까." "훗.. 그렇게 말하니까 마치 일리스가 내 애인 같잖아." 실리스의 그 말에, 올리에가 약간은 느낌이 다른 웃음을 지었다. 그렇지만 실리스는 굳이 신경쓰지 않았다. "어머. 돌아오면 칭찬이라도 해줘야 겠는걸." "...그 정도로는 부족해." "응? 뭐라고 했어?" 실리스는 올리에가 작게 중얼거린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는 입을 열었다. 올리에는 약간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아하하..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넌 원래 유명했었지만 더 유명 인사가 되어버렸으니까 말이야. 마법사들이 꿈으로만 생각하던 공간이동까 지 하는 마법사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마법을 펑펑 써대고, 거기에 덧붙 여 검술은 여지껏 보아온 그 누구보다 강하다고 하니까 말이야." "뭐, 뭐야? 그 수식어들은?" "앞으로 암살 걱정은 없겠지?" 올리에가 웃음을 짓고는 이야기했다. 실리스는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고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가... 그렇게 대단해?" "응. 정말로 대단해." 올리에가 똑 부러지게 대답했다. 실리스는 쓴 웃음을 한번 짓고는 다시 입 을 열었다. "그런 수식어가 붙어도 되는 사람은 일리... 안 밖에는 없는 줄 알았는데." 실리스가 혼자 중얼거리자, 그것을 들은 올리에는 웃음을 지우고는 실리스 의 혼잣말에 대답했다. "그래. 일리안 밖에 없어." "...뭐야? 그건? 조금 전 일리스에게 그런 수식어가 붙는다면서?" 선문답인가? 요즘들어 키리온이나, 올리에나 가끔씩 저렇게 알아들을 수 없 는 말을 하곤 했다. 얼마 전에는 키리온이 그녀에게 '넌 상냥한 만큼 잔인 해..'라는 말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복잡해. 복잡해.' 실리스는 머리를 한번 세차게 흔들고는 입을 열었다. "어쨋든 나가자. 한번...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올리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콰앙!" 방을 막 나서려는 순간, 문이 강하게 열렸다. 그리고 문 바깥에 에릭이 숨 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방의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에릭에게 잠시 놀란 실리스는 곧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당신은 예의도 모르나요?" "역시.... 그건 일리스라는 그 여자아이인건가?" 에릭의 그 밑도 끝도 없는 질문에 올리에가 잠시 움찔 거렸다. 에릭은 그런 올리에의 반응을 보고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낮은 웃음소리를 내기 시 작했다. "크큭..." "용건이 없다면 이만 나가 주시겠어요?" 실리스는 여전한 목소리로 에릭을 향해 말했다. 에릭은 실리스의 말에 웃음 을 멈추고는 실리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째서... 너는...." 에릭은 실리스를 바라보며 말을 끝까지 하지 못하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문을 거칠게 닫고, 실리스의 눈에서 사라졌다. "흥." 실리스는 에릭이 사라진 자리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 코웃음을 치고는 기지개를 한번 켰다. 나쁜 기분따위는 빨리 환기시켜 버려야 한다. "올리에. 나가자." "아.. 응." 올리에와 실리스는 방의 밖으로 걸어나갔다. 에릭은 급하게 왕궁에서 빠져나왔다. 조금 더 있다가는 숨이 막혀 죽어버릴 것 같았다. '아니.. 그런 일은...' 에릭은 몇번이나 자신의 감정을 이성으로 다스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감정 의 끄트머리는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며 그를 괴롭게 만들었다. 상식적으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일리안만이 가능했던 일을 다른 사람이 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할 수 조차 없다. 얼마전에 받았던 코르카도스 왕국으로 부터의 문서가 생각났다. -병력을 모두 보내지 못한 이유는, 키리온 발리엔스를 잡기 위해 보냈던 병 력이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음에 따라....... 흡사 일리안 베르사이드만 이 가능하다고 했던 로크차지.... - 그때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자신들이 잡지 못한 것을 치졸하게 변명한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거기서 부터... 잘못되었던 것인가...' 누구의 실수도 아니다. 에릭의, 자신의 실수였다. 에릭은 어느새 집에 도착 하자, 빠른 걸음으로 2층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서재의 문을 열자, 언제나 그렇듯이 젤러시안이 에릭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만, 뭔가가 다른 것이 있 다면 가라앉은 눈. "넌... 내게 뭔가 숨기는 것이 있지?" 에릭은 젤러시안에게 다가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젤러시안은 그런 에릭을 말없이 쳐다보다가, 조금은 감상에 젖은 듯한 그런 표정을 지었다. "역시..." "그래. 난 뭔가 숨기는 게 있어." 젤러시안이 딱 부러지게 대답했다. 에릭은 그런 젤러시안을 바라보며 터져 나오려는 목소리를 꾹 눌렀다. 흥분하면 안된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다. "하아... 그래. 그랬군.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니 네가 내게 숨겼던 것이 겠지." 말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머리의 한 구석에는 그 반대의 말을 중얼거리고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에릭은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며 감정을 가라앉혔다. 그렇지만.... 더 이상 젤러시안을 믿을 수가 없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일리스는 이디론 요새의 성벽이 보이는 언덕 위에서 키리온, 타데안과 함께 이실론 요새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봐도 대단하군." "저걸 어떻게 뚫어야 하는거지?" 타데안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상식 적으로 저 성을 뚫는다는 것은 불가 능해 보인다. 이중으로 이루어진 성벽. 오른쪽의 바다와, 왼쪽으로 높이 뻗 어있는 중앙산맥. 말 그대로 천혜의 지형에 저런 요새를 세워버린 것이다. "병력은 충분한데 말이야." 시간이 꽤나 지난 지금... 오드나스 왕국의 병력이 충원된 덕분에 병력은 이만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숫자로도 저 요새는 뚫을 수가 없 다. "마법은 안되는거냐?"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온 글랜스가 일리스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일리스 는 글랜스를 한번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흐음. 이디론 요새를 뚫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중 하나가 이디론 평원 앞 의 저 넓은 평원에서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거에요." "왜?" "마나가 묶여 있거든요." 일리스의 말에 글랜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적절하고 엄청 난 마법으로 전쟁을 손쉽게 이끌어온 일리스라도, 마나가 묶여버린다면 마 법을 사용할 수 없다. 안티 매직 쉘과 비슷한 원리일지도 모르지만, 저 평 원의 마나는 완전히 굳어있다. 덕분에 풀도 자라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몇일동안이나 저 요새에 다가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서는 요새의 성벽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오드나스 왕국이 언제나 바르실미르 왕 국의 침략을 받기만 한 것은 저 이디론 요새의 역할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이이잇!" 일리스는 스트레스를 한껏 받아, 이제 머리털이 빠져버릴 것 같은 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일리스의 갑작스러운 히스테리에 움찔 하며 한걸음씩 물러났다. "아하하... 이, 일리스도 사람이군요." "도저히 못참겠다!" 일리스는 지금 자신에게 이만명이 넘어가는 사람의 시선이 모여있다는 것을 완전히 잊고 있는 듯 했다. 이미 병사들에게 승리의 여신이니, 신의 화신이 라는 소리까지 듣고있는 일리스 인 것이다. "저 성벽 부숴버리겠어!" "그게 가능하면... 예전에 했겠지." 키리온은 일리스가 초조함이 극에 이르러 이성적인 판단을 잃었다고 생각하 는 모양이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의 말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자신의 배낭을 꺼냈다. 그리고 배낭안에 손을 집어넣고는 뭔가를 찾는 시늉을 했 다. "이건가.... 아니 이거군." 적어도... 일리스가 제정신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아하하하하. 날 화나게 만들었겠다!" 일리스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가방 안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다. 커다란.. 철 로 만든 원통? 그런 비슷한 것을 꺼내 들었는데.... "그 작은 가방안에서 그렇게 커다란 것이 어떻게 나오는거야?!" "평소의 행실이야." ...전혀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쨋건 일리스는 작은 가방안에서 일리스 의 키보다 조금 작은 원통을 꺼내들고는 왠지 두려워 보이는 미소를 지었 다. 그리고 그 원통을 어깨에 올리고는 이디론 요새의 성벽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칙이란 것은 알지만... 난 바쁘다구!" 일리스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자세를 잡았다. 타데안은 일리스가 들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궁금한 듯이 일리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일리스 저기..." "푸슝!" 뭔가가 날아가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고 자세를 잡고있던 일리스가 뒤로 튕겨져 나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일리스의 앞쪽으로... 하얀색 연기가 그 림을 그려나가듯 뻗어나간다. "아니 저기..." "콰아앙!" 타데안은 하던 말을 멈추고는 지축을 흔드는 소리가 난 곳으로 시선을 돌렸 다. 검은 연기가 피어 올라오며, 성벽의 한쪽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었다. "아야야야... 그러니까 평소에 잘하라고!" 누구한테 하는 소리인지 알 수 없다. 어쨋건 성벽이 무너지는 모양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입을 크게 벌린 채, 일리스와 성벽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여기 있는 것 자체가 반칙이라구! 약간 더 반칙을 한다고 해도 상관 없지!" 그럴 리 있을리 있나. 어쨋건 일리스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몇번 이나 그 하얀색의 연기가 나는 무엇인가를 이디론 요새를 향해 쏘아댔다. "성벽이... 완전히 무너졌다." "와아아아!" 뒷쪽에서 병사들의, 그리고 기사들의 함성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키리온과 다른 사람들은 멍하니 일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리고 어쨋건 지금의 상황을 이해한 키리온이 소리쳤다. "어, 어쨋건 돌격!" "와아아!" 기병이 앞서 달리고, 보병이 뒤를 따라 달려나갔다. 일리스는 재빨리 로켓 런처를 다시 가방안에 집어넣고는 말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이디론 요새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디론 요새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것으로 보였다. 병력의 열세도 열세이거니와,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믿고 있던 것이 무너졌다는 데 에서 오는 허탈감일지도 몰랐다. "투항하면 죽이지 않는다! 투항해라!" 키리온이 검을 높이 쳐들며 소리쳤다. 이미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고 있던 적은 거의 동시라고 할 만큼 같은 시간에 들고있던 무기를 바닥에 던져버렸 다. 어쨋건... 어떻게 되었건.... 만들어진 이후, 단 한번도 빼앗긴 일이 없다고 하는 이디론 요새를 완벽히 박살내고는 정복해 버렸다. "당황스럽군. 당황스러워." 키리온은 완전히 부서진 이디론 요새의 성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절대 로 마법은 아니다. 일리스에게 무엇인지 묻고 싶었지만, 일리스는 절대로 대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휘유. 엄청나군. 엄청나. 정말로 승리의 여신이다! 라고 해도 믿어버릴 것 같은데?" 글랜스가 키리온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글랜스는 술로 보이는 무엇인가를 물통에 넣어두고는 그것을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 글랜스가 가만히 키리온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키리온은 글랜스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했다. "이디론 요새가 돌파당할 것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고 있을 테니까. 바르실미르 왕국은 전력을 다해서 대항해 오겠지. 앞으로 단 한번. 한번의 전투면 끝이다."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품 속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하얀 색의 연기가 올라가는 것이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다. "정말... 빨리 끝내버리고 싶군." "전쟁을 좋아하는 녀석은.... 없어. 있다면 미친 놈이지." 글랜스는 키리온의 말에 가볍게 대꾸했다. 그리고 한쪽에서 타데안과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일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로... 대단한 녀석이군." "그래. 정말로.... 대단한 녀석이지."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일리스를 바라봤다. 예나 지금이나... 정말로 대 단한 녀석임에는 변함이 없다. 키리온이 일리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일리스가 키리온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웃으며 다가왔다. "키리온?" "응?" "키리온이 있어 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아.. 그, 그래." 속 마음을 너무도 훤히 들킨 것 같아서, 키리온은 얼굴을 붉히고는 엉겁결 에 대답했다. 글랜스가 피식거리며 웃고 있었다. "크큭.. 연하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 나는거냐?" "시끄러." "하하. 너도 나름대로 귀여운 면이 있구나." "쳇." 키리온은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디론 요새를 지나, 바르실미르 왕국으로 들어선지 6일째에, 적의 병력이 집결해 있다는 정보를 받아들을 수 있었다. 키리온은 자신의 앞에 보이는 병력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철저히 준비하긴 한 모양이군." 여전히 병력은 많다. 그렇지만, 절대로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키리온?" "음?" 키리온은 뒷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타데안이 아군과 대치 하고 있는 병력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만약... 돌격을 하게 된다면, 가장 선봉에는... 나를 세워주었으면 좋겠 어." 키리온은 말없이 타데안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버지... 때문이냐?" "...알고 있었던거야?" "그래." 키리온은 가볍게 대답하고는 타데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타데안은 어린 아이가 아니다. 가볍긴 하지만, 충분히 감정을 다스릴 줄도 안다고 생각한 다. 그러나... 그것은 그 이전의 문제다. "넌...." "아니. 아버지를, 그 남자를 만나서.... 묻고 싶은 것이 있을 뿐이야." 키리온은 타데안의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래. 네가... 가장 먼저 달려나가. 뒤에서 받쳐주마." 키리온의 허락이 떨어지자, 타데안은 감사의 말도 없이 몸을 돌렸다. 꽤나 복잡한 심정일 것이다. 타데안의 과거를 정확히 모르는 만큼, 무슨 일이있 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가족을 버리고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 야 할 만큼 골이 깊은 것이다. 이번에 전투가 일어나면, 상대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그랬기에, 이 번 전투에서 타데안은 빼고 싶었다. 그렇지만, 역시나 그럴 수가 없다. 파 인 감정의 골은 풀어낼 수 밖에는 없다. ---------------------------------------------------------------------- 오늘은 또 여기까지 입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타데안은 자신의 말 위에 올라타 양 손에 검을 뽑아 들었다. 어머니의 검 과, 타데안이 할아버지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프랜실론의 검. 묵직한 느낌 이... 이제 둘다 자신의 팔인 것 만큼 익숙하다. "적들도 필사적일걸." "알고 있어." 그래도, 오래전이긴 하지만, 그나마 한번 있어본 군대다. 모를 리가 없었 다. "간다!" 타데안은 말의 배를 걷어찼다. 말이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한다. 타데안 은 왼손의 검은 앞으로, 오른손의 검은 뒤로 빼어낸 채, 다리 만으로 말에 게 몸을 고정시켰다. "휘익!" 다가오는 기병의 목을 타데안의 검이 갈랐다. 왼손의 검이 동시에 휘둘러지 며, 왼쪽에서 달려오던 기병의 목을 날려버렸다. 말의 속도는 점점 더 올라 가기 시작한다. "크아악!" 타데안의 검이 스쳐지나가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피가 뿌려졌다. 이빨을 꽉 물고 더욱더 말의 속도를 올렸다. "막아! 막으란 말이다!" 다가오던 기병이 소리쳤다. 타데안이 달려가는 앞 쪽으로, 마주 달려나온 기병들이 반으로 갈라졌다. 돌파당하기 직전이다. 적의 장군으로써는 처절 하게 소리칠 수 밖에 없었다. 상대 기병 하나가 타데안을 향해 창을 찔러왔다. 빠르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타데안의 목은 옆으로 꺾어졌다. 날카로은 창날이 뺨을 스치고 지나간 다. 따끔한 느낌과 함께 타데안의 검이 이미 그 기병의 가슴을 찔렀다가 빠 져 나오고 있었다. 뜨거운 피가 손 위로 쏟아진다. "길을! 길을 주지마라!" 바르실미르 왕국의 기병들이 흩어지기 시작하자, 지휘관들이 목이 터질 정 도로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타데안의 뒷쪽에서, 키리온과 글랜스가 보조를 하듯 달려오고 있었다. "타데안! 왼쪽으로 돌파한다!" "음?!" "오른쪽은 보병들과 궁병들로 기습할거다." 도와주는 쪽이 낫지 않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 아마도 그 쪽에는 분명히 일리스가 있을 것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히힝!" 상대가 다시 다가오자, 몸을 노리는 척 하며 타고있던 말의 눈을 깊숙히 찔 렀다. 말이 넘어지며 기병이 그 말에 깔려 버둥거렸다. 그리고 피할 틈도 없이 여러개의 말발굽에 짓밟혀 죽어나갔다. 타데안이 선봉으로 선 기병이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자, 적의 병력또한 자연 히 왼쪽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타데안의 두 검은 냉기와 전기를 뿜어내며 여전히 날카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와아아!" 오른쪽이 허술해진다고 느껴지는 찰나, 약간의 기병과 보병, 그리고 궁병이 서포트하는 부대가 적 본진의 오른쪽에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오 른쪽이, 순식간에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하압!" 타데안은 기합 소리를 내지르며, 상대 병사들을 돌파하고 있었다. 이대로 본진 깊숙히 까지 드어가려 했다. "돌격! 앞으로 빠져라!"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적의 본진이 순식간에 앞으로 튀어 나가기 시작 했다. 텅 빈 가운데를 노리겠다는 전략. 이렇게 된다면 배후를 장악할 수 있지만, 텅 비어있는 본진이 당하게 된다. '돌려야 하나?' 타데안의 머리속으로 여러개의 생각이 겹쳐 지나갔다. "크악!" 다시 한 병사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고는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적의 병 력이 움직임을 멈추었다는 것을 느꼈다. "뭔가..." 타데안은 혼자 중얼거리며 시선을 하늘로 들어올렸다. 하늘 위에... 네개의 커다란 불덩이가 맴돌기 시작했다. 전장의 모두가 그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일리스다!'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일리스가 오크들의 앞에서 보였던 미 티어...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 정적이 흐르는 순간... 그 불덩이들이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쾅! 쾅!" 바닥이 울리고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양 날개를 공격당해 앞으로 튀어 나 갔던 적의 본진은 그대로 마법에 난타 당하고 있었다. 많은 수의 병력이 죽 어 나가는 것은 아니다. 불덩이 하나에 많이 잡아도 스물 두세명 정도가 전 부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기다. "제, 젠장!" 적들이 눈에 띄게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일리스도 이것을 예상하고 굳이 실용적이지 않은, 그러나 화려한 마법을 선택한 것이 분명했다. 적의 본진이 앞으로 달려 나가지 못하자, 기사단과 보병에게 배후를 완전히 장악 당하고 있었다. "와아아!" 적의 본진이 순식간에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진의 특성상, 앞쪽의 공격에는 강하지만, 배후 공격에는 터무니 없이 약하다. 앞뒤가 완전히 바뀔 때까지 는 그야말로 무방비 인 것이다. "비켜!" 타데안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기병의 창을 몸을 숙여 피해냈다. 그리고 기울어진 채로, 그 기병의 목을 걷어찼다. "크억!" 기병이 말에서 떨어진다 함은 곧 죽는 것을 의미한다. 타데안은 즉시 몸을 바로 잡고는 적 본진의 중심에 있는 사람을 향해 직선으로 달려가기 시작했 다. "시모스티안!" 타데안은 크게 소리치고는 그 남자를 향해 달려갔다. 몇번이나 찔러 들어오 는 검과 창을 피해내고는, 시모스티안의 앞에 마주섰다. "젊은 나이에 대단하군." 시모스티안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시모스티안의 곁에, 여러명의 기사 들이 검을 뽑아들고 타데안과 마주 섰다. 뒷쪽에서 키리온과 글랜스가 급하 게 달려왔다. "후우.. 후우." 시모스티안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얼굴에 묻은 피와 지저분하 게 달라붙은 머리카락 때문일까? 타데안은 왼손에 두개의 검을 모두 들고는 오른손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올려 머리를 뒤까지 한번 넘겼다. 끈적한 피가 대충 떨어져 나가고, 땀과 피로 얼굴에 달라붙었던 머리카락이 떨어졌다. "오랜만이군요." "나를...." 시모스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의 얼굴을 뜯어보는 것 같았다. 그리 고 곧, 얼굴색이 변하며 격하게 소리쳤다. "라, 라르크!" "그딴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어." 타데안은 차갑게 대꾸했다. 그렇지만, 그 영향력은 꽤나 대단했다. 라르크 카에판인이라는 이름은, 적어도 바르실미르 왕국 안에서는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단신으로 패배한 전쟁을, 승전으로 만든... 기적의 용사라 고 까지도 칭해질 정도이니 말이다. "넌...." "이야기는 나중에 나누도록 할까?"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양손에 검을 잡았다. 시모스티안 주위에 있 던 병력이 타데안과 기사단들을 조금씩 죄어 들어왔다. "콰악!" 엄청난 소리와 함께 타데안의 오른쪽 뒤편에 있던 키리온이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타데안은 정신없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시모 스티안의 주위에 있던 기사들은 녹록한 실력은 아닌 듯, 쉽지가 않았다. "카앙!" 타데안의 검이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 검을 막은 기사의 상체가 휘청거렸 다. 그러나, 타데안은 그 기사를 공격하지 못하고 급하게 몸을 숙였다. 온 쪽에서 다른 기사가 검을 휘둘렀다. 아슬하게 머리위를 검이 스치고 지나간 다. 순간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검을 치켜 들듯이 휘둘렀다. 타데안을 향해 검을 휘둘렀던 기사의 갑옷이 갈라지며, 말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둘러싸! 방심하지 마라!" 적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타데안의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타데안은 상 대가 자신을 포위할 시간을 주지 않고 한쪽으로 뛰어 들었다. 타데안이 뛰 어들자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러왔다. 타데안은 그 검을 왼손의 검으로 흘려 내고는 자세가 흩어진 기사의 목에 검을 찔러 넣었다. "우와아앗!" 그리고 포위의 한쪽에, 키리온과 글랜스가 기사들을 말 그대로 도륙하고 있 었다. "시모스티안! 네놈은 구경만 하는 허수아비 사령관이냐!"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시모스티안을 검으로 가리켰다. 시모스티안의 오른쪽에 붙어있던 기사 하나가, 시모스티안을 대신해서 타데안의 앞에 나 왔다. "우리나라 최고의 검사를 적으로 만나야 하다니." "난... 애초에 바르실미르 왕국따위 내 나라라고 생각해 본 일조차 없어." 타데안의 그 말에 기사는 말 위에서 대검을 휘둘러 왔다. 타데안은 양 검을 모두 동원해 그 검을 막아냈다. 어깨와 팔꿈치까지 충격으로 떨린다. "으압!" 기합 소리를 한번 내지르고는, 그 검을 밀어 올렸다. 그리고 오른 손의 검 을 재빠르게 놀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내뻗은 검이 찌르는가 싶을 때 베어 가고, 벤 후에 다시 찔러 들어갔다. "으아압!" 기사는 결국 초조함을 참지 못하고 다시 검을 들어 올렸다. 그때 타데안의 왼손이 주저하지 않고 움직였다. 기사의 목이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네놈!" "시끄러워!"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고는 시모스티안에게 순식간에 달려가, 시모스티안 이 타고있던 말의 목을 베었다. 말이 바닥에 쓰러지자, 시모스티안은 급하 게 바닥으로 뛰어 내렸다. 타데안은 말 위에서 시모스티안을 내려다 보며 그 얼굴에 검을 들이댔다. "오랫만이군요. 불러도 될까요?" 시모스티안은 말이 없었다. 타데안은 피묻은 얼굴이... 묻어있는 피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웃었다. "되는가 보군요. 다시 말하지요. 오랫만이군요. 아버지." 뒷쪽에서 키리온이 소리쳤다. "적의 사령관을 잡았다! 승전보를 울려라!" 평원을 함성이 가득 메웠다. ---------------------------------------------------------------------- 어제 240화를 올리고는 '또 엄청 욕들어 먹겠군...'이라고 혼자 중얼거렸습 니다. 물론, 설정상의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씹고 싶어하는 분들은 그런 걸로 얼마든지 씹어 주시니 말입니다. 뭐가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분들의 눈에는 잘못된 것으로 보이니 말입니다.(뭐가? 라고 물어보면 대답 은 '잘못됐다는데 말이많아! 나는 네녀석이 보지 못하는 그런 수준의 지식 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가 보통이지요?) 애초에 생각했던 것은 저런 것이 아니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요? 마법에 의해 그 묶인 마나를 풀어가는 것을 구상했었습니다만, 오히려 그쪽이 설정을 깨 부수는 쪽이 되어버려서 말입니다. 그런 마법을 쓰면 일리스는 그 자리에서 피 토하고 죽어야 되거든요. -_-; 그래서 팀군에게 말을 걸었더랍니다. '어이. 전쟁하는데 수류탄 날아다니고, 막 이러면 안될까?' '쓰라고 있는거야...' 라는 한마디에 결정되어 버렸던 겁니다.(책임 전도...) 그다지 큰 의미는 없습니다. 로켓런처라던가. 이런 것은 말입니다. 그냥 가끔 씩 등장하는 위트... 그것 이외의 의미는 가지지 말아주셨으면 하는군요.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타데안은 시모스티안의 목에 검을 가져다 댄채, 입을 열었다. "그래. 당신 내게 할 말은 없습니까?" "크큭... 넌 날 죽이지 못할 텐데?" 시모스티안은 비웃음을 흘리며 타데안에게 말했다. 타데안은 여전히 무표정 한 얼굴로 시모스티안에게 말했다. "어떻게 그렇게 단언하는거지?" "넌 그 여자의 아들이니 말이다. 하하하." 타데안의 검을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뒷쪽에서 키리온이 타데안의 어깨를 잡았지만, 타데안은 그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는 약간 격한 숨을 내 쉬며 시모스티안에게 말했다. "당신... 어머니를 사랑하기는... 한거야?" "크큭... 나는, 적어도..." 시모스티안은 조금은 슬픈 듯한, 그런 표정으로 타데안을 올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처음보는, 그 남자의 그런 표정에 검을 꽉 잡은 타데안의 손에서 힘이 조금 빠져 나갔다. "헛소리는 작작 하시지." 굵직한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시모스티안의 턱을 그대로 올려차 버렸다. 타데안은 갑작스러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잠시 턱을 붙잡고 쓰러진 시모 스티안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타데안의 옆에, 화가 나다 못해 얼굴 까지 붉어진 에스로펜이 격한 숨을 몰아 내 쉬고 있었다. "에스로펜! 아니 여긴...." "올리에가, 네 녀석들이 너무도 걱정된다고 말해서 말이지." 에스로펜은 드물게 감정을 정리하기가 힘든 듯, 한숨을 내쉬며 목을 한번 쓰다듬었다. 타데안은 멍하니 에스로펜을 바라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이 남자... 를 알고 있습니까?" 타데안의 그 말에, 에스로펜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타데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시모스티안을 바라보며 이빨을 한번 갈아보이고는 입을 열 었다. "넌... 정말로 날 전혀 기억 못하는거냐?" "네?" 에스로펜은 약간 당황한 듯한 그런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네 어머니가 아직 살아있을 때... 날 한번 만나본 일이 있을텐데?" 타데안은 기억의 저편에, 완전히 빛이 바래버린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려 노 력했다. 에스로펜은 그런 타데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너의 어머니와 저 녀석에게 가기 전...." "....생각... 났다." 어릴 때에, 너무도 어릴 때에, 어느날 갑자기 찾아왔던 그 신관. 그의 어머 니에게, 나로써도 어쩔 수 없다며 미안해 하던 그 신관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이지. 그녀를... 구하 지 못했다는 것 말이다. 미안... 정말로 미안하다." "아니, 아니야."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야! 라고 타데안은 속으로 외쳤다. 타데안이 그 말을 듣고 싶은 상대는... 시모스티안. 바로 자신의 아버지였 다. "그리고, 저 녀석이 네 어머니를 사랑했냐고... 물었지?" "....." "대답은 아니오... 다. 그리고, 네 어머니도 저 녀석은 사랑하지 않았어." 마음 한 구석으로 불안함이 고개를 치켜든다. 타데안은 뻣뻣하게 굳어버린, 그 목을 에스로펜에게로 힘들게 돌렸다. "그, 그러면...." "그래. 네 어머니는...." 에스로펜이 타데안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몇번이 나 입만을 벙긋거리다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네 어머니는.... 저 녀석에게 강간당했다." 타데안의 오른손에 쥐고있던 검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네가 만약 저녀석의 아래에서 자랐다면... 엄청 나게 괴롭힘을 당했겠지. 넌... 그녀와 너무도 닮아 있으니까." 프랜실론이 말을 하고 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덜덜 떨려오는 손으 로 바닥에 꽂힌 검을 다시 뽑아 들었다. 머리로, 온 몸으로 아직도 자신을 안아주는 어머니를 기억하고 있다. "주, 죽여버리겠어!" 타데안은 그렇게 소리치며 앞으로 달려 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것을 예상이 라도 했다는 듯이 막아서는 에스로펜 때문에 시모스티안에게 다가가지 못했 다. "이 세상 어디도, 아버지를 아들이 죽인다는 말은 없어!" 에스로펜이 타데안을 필사적으로 막아서며 소리쳤다. 타데안은 몇번이나 몸 부림치며 시모스티안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으아아! 으아아악!" 속에서 터져나오는 소리를 참지 못하고 그것을 질러대며, 타데안은 검을 위 로 들어올렸다. "...약속이 틀리잖아." 누군가가 타데안의 뒷덜미를 잡아챘다고 느끼는 순간 몸이 뒤로 떨어져 나 갔다. 키리온이 담담히 서서 타데안을 내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글랜스. 이녀석 좀 부탁해." "아. 그래." 글랜스가 담담히 대답하고는 타데안의 뒷덜미를 잡은 채, 끌고가기 시작했 다. "아아... 아." 어머니의 얼굴이 생각나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온다. "남자녀석이... 고작 그정도 억울함에 우는 거냐?" "억울해서... 우는게 아니야."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글랜스와 함께 걸 어가며, 타데안은 예전 일을 떠올렸다. 꽉 안아주던 어머니는... 정말로 타 데안을 좋아했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도 아닌데..." 글랜스가 아무 말도 없이 걸어갔다. 타데안은 그 옆을 걸어가며 계속 입을 열었다. "너무도 미웠어야 할 아이인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타데안은 팔을 들어 거칠게 눈물을 닦아냈다. "그런데도 너무도 사랑해준 것이... 너무도 고마워서..." "그래. 그래." 글랜스가 타데안의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어머니가 머리를 두드려 주는 것 같아, 타데안은 다시한번 눈물을 쏟아냈다. 전쟁이 멈춘지 4일째 되는 날, 키리온은 바르실미르 왕국의 한 도시에서 시 모스티안과 만났다. 더 이상 전쟁을 끌어봐야,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협 상을 요구할 생각인 것이다. "당신 따위가 국가의 대표로 나오는건가?" 키리온은 불쾌함을 전혀 감추지 않은 채, 시모스티안에게 말했다. 시모스티 안의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 따위 것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당신의 얼굴 따위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으니, 빨리 시작하도록 하지." "그러도록... 합시다." 시모스티안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분위기라는 듯 입을 열었다. 키리온은 그런 시모스티안에게 단도 직입 적으로 말했다. "앞으로 50년. 그 동안은 중앙 산맥의 북쪽으로 넘어올 생각은 하지 마시 오." 시모스티안은 그 제안에 아무런 말이 없었다. 키리온은 동의했다고 생각하 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디론 요새를 우리 오드나스 왕국에게 넘기는 것이 두번째 조건이 오." "그건..." "코르카도스 왕국과 인접해 있었지만, 오드나스 왕국측에서 단 한번도 침략 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길 바라오." 그러나 여전히 탐탁치 않다는 표정이다. 키리온은 왼손으로 턱을 한번 쓰다 듬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면, 이대로 바르실미르 왕국의 수도까지 치고 올라가 국왕의 목에 칼 이라도 들이 대야 허락해 줄거요?" 키리온의 그 말에, 시모스티안은 얼굴을 붉히고는 몸을 한번 떨었다. 그렇 지만, 키리온의 말은 정말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반박하지 않았다. "어떻게 할거요?"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시모스티안은 마지 못해 입을 열었다. 확실히 이디론 요새가 없다면, 바르 실미르 왕국으로써는 마음놓고 오드나스 왕국을 침략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로... 에릭이 보낸 문서가 있을 텐데? 에릭의 직인이 찍힌 말이오." "무, 무슨 말이오?" 시모스티안이 놀란 표정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며 소리쳤다. 키리온은 담 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쪽은 이미 다 알고 온 것이니, 발을 빼낼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소." "그런..." 시모스티안은 더이상 말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키리온은 그런 시모스 티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재촉하듯이 말했다. "줄거요? 말거요?" "안 주... 겠다면?" "바르실미르 왕국은 조만간 망하겠지." 농담이 아니었다. 이미, 실리스가 전권을 키리온에게 넘겨버린 이 시기에, 키리온이 마음만 먹는다면 못할 일도 아니었다. 키리온은 일침을 가하듯 입 을 열었다. "농담 하는 것으로 보이오?" 시모스티안이 아무런 말이 없다. 키리온은 조금 더 시모스티안을 바라보고 앉아있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당신들 국왕의 목을 벤 다음 다시 협상을 해보도록 하지."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뒷쪽에서 급한 목 소리가 들려왔다. "자, 잠깐! 주겠소. 에릭 경이 보낸 그 문서를 주겠다는 말이오." 키리온은 그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테이블 위에 준비해온 문서를 꺼내 들었다. "사인 하고 직인을 찍으시오. 그리고, 에릭이 보낸 그 문서를 받은 다음 군 대를 철수 시킬 생각이오. 보기 싫다면 그 문서를 빨리 가져 오는 것이 좋 을 것이오." 시모스티안은 그 말을 들으며, 떨리는 손으로 문서를 작성했다. 시모스티안 이 직인까지 찍는 것을 보고있던 키리온은 빼앗아 들 듯이 그 문서 두장중 한장을 낚아채고는 일어섰다. "그리고, 이것은 사적인 이야기이지만... 시모스티안 당신." 시모스티안이 시선을 들어올렸다. 키리온은 그대로 주먹을 날려 시모스티안 의 얼굴을 쳤다.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가 울리며 시모스티안이 바닥에 넘어 졌다. "다음에 또다시 내 눈에 당신이란 인간이 보인다면,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줄 아시오." 키리온은 그대로 몸을 돌려 건물 밖으로 걸어나왔다. 건물의 바깥에, 오드 나스 왕국의 군대와 그 가장 앞쪽에 타데안의 모습이 보인다. "잘 됐어?" "못 될 것도 없잖아." 키리온은 타데안의 말에 가볍게 대답했다. 그리고 타데안을 스쳐 지나갔지 만, 타데안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건물의 입구만 쳐다보고 있었다. 키 리온은 걸어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타데안을 기다렸다. 시간이 꽤나 지나가자, 키리온이 나왔던 건물에서 시모스티안이 걸어나왔 다. 타데안은 그때까지 가만히 팔짱을 끼고 서 있다가, 순식간에 앞으로 튀 어나가 시모스티안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크윽!" 시모스티안이 바닥으로 쓰러지며 신음소리를 흘리자, 그를 경비하고 있던 병사들이 검을 뽑아들었다. 타데안도 순식간에 검을 뽑아들고 시모스티안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긴장감이 감돈다. 그런 긴장감 속에 타데안은 뽑아든 검으로 바닥을 강하게 내리쳐, 검을 바닥에 꽂고는 소리쳤다. "시모스티안!" 타데안이 큰 목소리로 소리치자, 시모스티안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타데안 은 그 얼굴을 내려다 보며 입을 열었다. "내게는.... 아버지가 없다." 타데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꽂아둔 검을 뽑아들고 몸을 돌렸다. 키리 온은 걸어오는 타데안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잔인한 녀석. 내가 때린 곳을 또 때린 거냐?" "쳇. 선수 친거였어?" 타데안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한 어투로 웃으며 말하자 키리온은 타데안의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웃었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흐음... 에릭도 이렇게 꼬리 잡힐 짓을 하다니." 일리스는 에릭이 바르실미르 왕국에 보낸 문서를 보며 중얼거리자, 담담히 입을 열었다. "원래, 그런 일은 상대의 꼬투리를 잡기 위해, 정체를 확실히 밝히지 않으 면 안되지." "뭔가... 핀트가 어긋났다고 생각하는데?" "헤에. 뭐, 신경쓰지마." 일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이제... 에릭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그것이 정말로 궁금해졌다. "나는 말이야...." "응?" "에릭이... 널 정말로 미워해서 그랬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그 쯤은... 알고 있어." 알고 있으니, 이렇게 까지 하는거다. 일리스는 키리온이 있는 천막 밖으로 걸어나와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몇일 걸리지 않아 알스엔에 도착할 수 있 을 것이다. '그렇지만... 의문이 남는 것은 젤러시안이 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인가..' "라는건데." 뭐, 지금 현재는 일이 잘 풀렸으니 그다지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일리스양. 뭐해요?" "아." 가만히 서있는 일리스에게, 타데안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제 완전히 회 복해 버린 듯, 축 처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일리스는 밤이 깊었기에 반 짝이는 별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의 그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타데안은 살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일리스양. 저 별은..." "타데안씨." "네?" 일리스는 갑자기 타데안의 말을 뚝 끊어버리고는 입을 열었다. "저별은 네꺼. 저쪽의 별은 내꺼... 같은 닭살돋는 소리하면...." "...." ".....까버린다!" 쌈빡하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 일리스의 웃는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타데안은 식은 땀을 줄줄 흘리다가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며 뒷걸음질로 사 라져 버렸다. "후우..." 일리스는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정말로... 이것이 잘 하는 일인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이미 잘못된 것이라는 것 쯤은.... 시작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 다. 하지만, 멈추기 싫다. "와아아아!" 알스엔으로 기사단이 들어서자, 함성소리가 울려퍼졌다. 키리온은 묵묵히 그것을 무시했고, 타데안은 양 손까지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러 나, 역시나 가장 인기 좋은 것은 일리스였다. "와아! 공주님이다!" 역시나, 사람들은 일리스를 실리스로 착각하고 있었다. 일리스는 그런 사람 들을 향해 손을 한번 흔들어주었다. "와아아!" 또 한번 함성이 울려 퍼진다. 일리스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귀를 막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하하. 피곤한가보지?" "아아. 그래." 일리스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이런 것은 전혀 익숙해 지지 않는다. 알스엔의 긴 길을 지나, 광장을 지날 때 까지 사람들의 행렬은 계속 되었 다. 그리고, 왕궁 안으로 들어가서야 조금은 조용해졌다. "후에엑. 숨막혀 죽는 줄 알았네." 일리스는 숨을 푹 몰아 내쉬고는 혼자 중얼거렸다. 키리온과 함께 왕성의 안으로 들어가, 넓은 홀에 들어섰다. 그곳에, 실리스가 몸소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공주님..." 사석이 아니라서, 키리온이 실리스를 공주님이라 불렀다. 그러나, 예의를 차리는 것은 실리스가 거부했다. 실리스는 의자에서 일어나 앞으로 걸어나 왔다. 그리고, 키리온을 올려다 보고 있다가 갑자기 그 목을 꽉 끌어안고 이을 열었다. "너무 고마워." "아아. 그러니까..." "공주님. 남의 애인을 빌려갈 때에는 주인의 허락을 받으셔야지요." 올리에가 웃으며 말하자 실리스는 키리온의 목을 감았던 손을 풀고는 검지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으며 말했다. "미안." "네네." 올리에가 웃으며 대답했다. 실리스는 살짝 웃음을 짓고는, 키리온의 옆에 서있던 일리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는 실리스를 바라보며, 조금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일리스도... 수고했어." 실리스는 일리스의 얼굴을 잡고, 일리스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댄 채 입을 말했다. 일리스는 남들이 보면 오해할 가능성이 농후한 표정으로 얼굴 까지 붉히며 대답했다. "으, 응." 일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자, 실리스는 손을 입으로 가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어머, 어머. 그렇게 부끄러워 하면 나도 부끄럽잖아."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실리스는 몇걸음 뒤로 물러나 기사단 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쨋건 오늘은 푹 쉬어주세요. 추후에 꼭 보상해 드릴게요."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일국의 국왕 - 지금은 아니지만 - 이 머리를 숙이는 것은 그다지 보기 쉬운 것이 아니다. "감사합니다." 그 말에 사람들이 전부 놀란 눈으로 실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실리스는 고개를 들어올려 입을 열었다. "그럼 모두 나가보세요." 실리스의 그말에 모두 인사를 하고는 밖으로 걸어나왔다. 밖으로 걸어나온 일리스가 말했다. "왠지 기분이 좋아보이지?" "아. 그래. 어려운 일이 어떻게 잘 넘어갔으니까 말이야."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이 대답했다. 일리스는 그런 키리온을 바라보다가 입 을 열었다. "그럼 나부터 돌아갈께."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고는 왕궁 밖으로 빠져 나왔다. 복잡한 심경이긴 하지만, 나중에 일어날 일을 지금 벌써 걱정하고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다. "안녕." 집으로 걸어가던 중, 누군가가 걸어오는 말에, 일리스는 시선을 돌렸다. 에 릭이 벽에 등을 기댄 채, 팔짱을 끼고있던 오른 손을 들고 흔들며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안녕." 일리스는 놀란 눈으로 에릭을 바라보다가 마주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에릭은 그런 일리스를 바라보고 있다가 피식 웃음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오늘은 너에게 술을 얻어먹으러 왔어." "흐응. 빚진걸 꼭 받으려고 하면 여자에게 사랑 못받아."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도 먼저 앞장을 서, 술집이 모인 골목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줄께. 가자." "하핫. 말이 통하는군." 에릭은 일리스의 뒤를 웃으며 걸어왔다. 에릭은 여전히, 일리스가 친구라고 여겼던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술집 안으로 들어가, 구석쪽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는 간단한 술을 시켰 다. "예전에 시켰던 그 술은 시키지 않는거야?" "난 누구와는 달라서 가난하답니다." "...날강도." 일리스는 에릭의 농담에 피식 웃음을 짓고는, 테이블 위에 맥주를 들이켰 다. 에릭 또한 그 맥주를 살짝 마시고는 일리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아무 말도 없이 맥주를 마시기만 하다가, 에릭이 입을 열었다. "넌... 환생을 믿어?" 갑작스러운 질문에 일리스는 순간 들어올린 술잔을 멈추었다. 그리고 큰 눈 을 몇번 깜빡이다가 술잔을 내려 놓고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 절대로. 절대로 믿고 있어." "그렇군..." 에릭은 가만히 일리스를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 마셨다." "그래." 일리스는 밖으로 걸어나가는 에릭을 돌아보지는 않고, 손만을 들어 배웅했 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키리온은 실리스에게 넘길 서류 몇개를 가지고 왕궁의 안으로 들어섰다. 왕 궁의 정문을 지키고 있는 경비병에게 인사를 건네고 에릭은 안으로 걸어 들 어갔다. "여어." "음. 그래. 오랫만이군." 키리온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 다는 듯이 말을 걸어오는 에릭을 향해 인사 를 건냈다. 에릭은 여전한 모습으로 에릭을 바라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그 종이 중 익숙한 것들이 몇장 보이는군." "... 그래. 그렇겠지." 정말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에릭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에릭이 한 일을 용서할 수가 없다. "한가지만...." "응?" 에릭은 말을 하다가 멈추었다. 키리온이 의아함을 가득 담은 눈으로 에릭을 바라보자, 에릭은 천천히, 감정이 가득 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한가지만... 물어볼 것이 있는데?" "... 그래." 무엇인지는... 알 수 있다. 에릭이 물어볼 것을 모른다면 그것이 이상하다. 어차피 에릭의 시야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만을 보고 있을 뿐이다. "일리스는... 일리안이냐?"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거지?" 키리온은 에릭을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다. 에릭은 키리온을 가만히 바라보 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부정은.... 하지 않는군." 키리온은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에릭도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듯, 대답을 듣지 않고 몸을 돌렸다. 뭐라고 말을 해 주고 싶었지만, 할 말은 없다. 키 리온은 에릭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젠장...' 속으로 험한 소리를 한번 내 뱉고는, 실리스가 있는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 문앞에서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노크했다. "똑! 똑!" 소리가 울려 퍼지자,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실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키리온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책상에 앉은 실리스가, 키리온이 들어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했다. "마침 잘 왔어. 좀 쉬었으면 했거든." "내가 안왔어도 쉴 거였잖아? 안그래?" "뭐, 그렇긴 해." 실리스는 웃으며 대답했다. 키리온은 그런 실리스의 책상 위에 서류를 내려 놓았다. 실리스는 그중 몇장을 들어 보며 입을 열었다. "흐음... 이건 결정적인걸? 그렇지만 직인은...." "에릭도 굳이 부정할 생각이 없을걸." 직인이라거나, 그런 것은 복사하라고 한다면 못할 것은 없다. 그러나... 본 인이 부정하지 않는다고 해서야.... "그나저나... 네 대관식은 언제지?" "음. 한 5일에서 6일정도 후에 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마도 특별한 일이 없 다면 5일 후가 될 것 같은데."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 기지개를 크게 켰다. 키리온은 실리스의 그런 행동 을 바라보고 있다가 몸을 돌렸다. "그럼 나가볼께." "에에... 벌써가는거야?" "넌 바쁘잖아." "흐응.. 요즘 왠지, 너하고 올리에가 나한테 화 난 것 같거든." 실리스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다. 결 국 그것이 그것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어쨋건... 나가볼께."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방 밖으로 걸어나왔다. 한숨이 나온다. '에릭이 어떻게 움직일까....' 굳이 예상해 볼 필요도 없었다. 아마도.... 에릭은 실리스를... 죽이려 할 것이다. 그것도 자기 손으로. "한심해서는... 정말." 키리온은 혼자 중얼거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왕궁 밖으로 걸어나가, 베르사 이드 저택으로 걸어갔다. 문을 열자, 안쪽은 여전히 시끌벅적 하다. "으음.. 아무리 생각해봐도, 로안느가 인질이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들어. " "누군 되고 싶어서 된 줄 알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원래 인질은 탑위의 미녀가 되어야 하거든." "...죽여버릴테다!" 저 타데안과 로안느는 여전하다. 키리온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의자의 등받 이에 어깨를 걸치고는 편한 자세로 축 늘어졌다. 일리스가 곁에 다가와 입 을 열었다. "잘 갔다가 왔어?" "그래." 키리온은 가볍게 대답하고는 시선을 돌려 일리스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도데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에릭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는 알고 있겠지?" "그래. 예상하고 있어." 일리스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키리온이 내린 결론과 똑같은 것을 말했다. "아마도, 모래 밤. 실리스를 죽이려 할꺼야." 시간까지 예측하고 있다. 키리온보다 한발 앞서 나간다고 할까? 거의 형제 같이, 아니 형제 이상으로 자라온 사이라, 모르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할꺼야?" "어쩌고 자시고 할게 어딨어? 무조건 막아야지." 키리온은 그 대답에 가만히 일리스를 쳐다봤다. 일리스는 단호한 얼굴로 입 을 열었다. "물론, 다른 사람은 아무도 끼어들지마. 나 혼자서... 에릭을 막을거야." 일리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일리스는 모두 잠들었을 시간... 집의 뒷 마당에 잠시 앉아 있었다. 역시 나, 결론은 언제나 하나였다. 굳이 부정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생각을 굳힌 일리스는 집 안으로 들어가, 가르시드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 리고 들어오라는 말이 들리지 않았지만, 일리스는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 어갔다. "할아버지.." 일리스는 돌아 앉아있는 가르시드를 뒤에서 껴안고는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가르시드를 불렀다. 가르시드는 굳이 대답하지 않고 일리스의 팔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나... 있잖아요..." 어린애 같은 말투. 그렇지만, 상대가 가르시드 이기에... 이런 말이 가능하 다. 가르시드 밖에는... 이런 말투를 들을 수 없다. "그래. 말해 보거라." "나... 조만간에... 인사도 없이 가버릴 거에요." "...그래."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일리스의 그 말에 가르시드는 손을 뻗어 일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 고 여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그래. 어려운 결정이었구나. 어쩌면 처음부터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걸 결정하는 것은 어려웠을 테지." "...네." 가르시드는 일리스를 이해하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일리스가 가르시드를 안고 가만히 있자, 가르시드는 드물게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 네가 간다니... 슬프구나." 울컥... 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가르시드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만큼... 슬프다는 것이 분명했다. "다시는... 오지 않겠지?" "...내 의지로는.. 요." 자신의 의지로는... 다시는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것은... 오지 않겠다 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래. 그렇구나." 가르시드는그렇게 말하고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일리스를 꽉 껴안으며 말했다. "인사는... 이것으로 대신 받아두마. 갈 때는... 내게 인사하지 말고 가거 라." 아마도... '이제 갈래요.'라고 말하면, 가르시드는 눈물을 보일 것 같아서, 아마도 그럴 것 같아서 인사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손자라서 후회하고 있지요?" "아니.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할아버지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마지막까지 할아버지에게 위로받고 만다. 할아버지의 품에서 나 는 냄새는... 무척이나 좋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에릭은 자신의 서재에서 창문을 활짝 열어둔 채,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 둠이 까맣게 모든 것을 채우고 있어 기분이 좋다. "에릭..." 뒷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젤 러시안은 에릭이 대답하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 "에릭!" "...그래." 에릭은 천천히 돌아섰다. 젤러시안은 답지 않게 걱정스럽다는 것을 지우지 않은 채, 에릭을 향해 말했다. "어떻게... 하려고?" "어떻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는 웃었다. 젤러시안은 그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 었다. "실리스는... 네게 그렇게 큰 죄를 지은거야?" "아니. 실리스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 라는 것 쯤은 너무도 잘 알고있다. 그렇지만... "그러면 왜? 넌... 지금 실리스를 죽이겠다고... 생각하고 있는거지?" "그래." 에릭은 그렇게 대답하고는 돌아서서 창문을 닫았다. 마지막으로 시킨 환기 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실리스에게 집착하는 것은... 실리스가 잘못해서도 아니야. 다만.."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느릿한 움직임으로 다시 젤러시안을 향해 돌아서서 입을 열었다. "다만, 그것을 포기하게 되면.... 내가 한 일들이 모두 쓸모없는 것이 되니 까. 참을 수 없는 거다." 사실은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 간다면... 분명히, 분명히 일리스 가 아닌 일리안이 자신을 막아설 것이라는 자신감에 가는 것이다. "그리고, 실리스는 분명히 나를 죽이지 않겠지. 그 여자가 하는 일이니 말 이다. 그것은 참을 수 없다!" 사실은...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그런게 아니잖아!" 젤러시안이 크게 소리쳤다. 에릭은 그런 젤러시안의 반응에 피식 웃음을 짓 고는 말했다. "계약이라고는 하지만... 네가 도와준 것은 충분히 고마웠다." "계약... 따위..." "너와 계약한 덕에, 나는 지옥 중에서도 가장 아래쪽으로 떨어지겠지. 그렇 지? 그것 또한 감사하고 있다." 젤러시안이 마치 울 것같은 표정을 지었다. 에릭은 젤러시안에게 다가가 그 어깨에 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동안... 고마웠다." "기, 기다려!" 에릭이 방 밖으로 걸어나가려는 순간... 젤러시안이 소리쳤다. 그리고, 급 하게 자신의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것! 이것을... 꼭 가지고 가." "뭐지?" 젤러시안은 에릭에게 둥그런, 철로 만들어진 무엇인가를 내밀었다. 팔에 끼 는 것 같은 장신구.. 팔찌인가? 에릭은 의아함을 감추고는 그것을 받아 들 었다. "내게 고맙다면, 그걸 가지고 가." "뭘 그렇게 걱정하고 있는거지? 난 돌아올 거라고." 거짓말이다. "알아. 안다고." 젤러시안이 에릭의 가슴을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 에릭은 젤러시안의 말대 로, 그것을 팔에 끼웠다. 에릭의 팔에 맞춘 것 같이 꽉 들이 맞았다.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어." 에릭은 그렇게 말하고는 문을 열고 방 밖으로 걸어나갔다. 긴 복도를, 이것 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갔다. 마지막이라고, 마지막이라고 몇번이나 중얼거리지만, 그다지 미련이 남지는 않는다. "휘잉!" 집의 현관문을 열자, 차가운 밤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에릭은 눈을 찌르 는 앞머리를 잡고는 밖으로 걸어나가 현관문을 닫았다. 정원을 가로질러,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익숙한 길을 따라 왕궁을 향해 걸어갔다. 길게 뻗은 왕궁의 담이 보인다. "이걸로... 마지막이군." 에릭은 나직히 중얼거리고는, 그 왕궁의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경비병은 에릭의 얼굴을 알고 있었기에, 굳이 에릭을 저지하지는 않았다. 늦은 시간... 에릭은 다른 곳은 어디도 거치지 않고, 실리스가 자고있을 방 으로 걸어갔다. 어두운 복도, 그리고 그 복도의 벽에 드문드문 어둠을 밝히 는 등불이 켜져 있다. "뚜벅! 뚜벅!" 복도를 걸어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에릭은 긴 복도를 한참동안 걸어가다가, 실리스가 자고있을 방의 근처에 왔을 때, 걸음을 멈추었다. 복 도의 맞은 편에.... 익숙한 얼굴이 길을 막고 있다. "키리온... 이냐?" "그래." 굵직한 목소리의... 키리온이 나직히 대답했다. 에릭은 무표정한 얼굴로 검 을 뽑아들고는 입을 열었다. "너로써는... 무리다." 키리온은 에릭이 검을 뽑아들었음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동안 에릭을 바라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알고있어. 나로써는 널 막을 수 없어." 키리온은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여전한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널 막는 것은, 실리스를 지켜주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야." 키리온은 그렇게 말하자,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의 모습이 더 나타났다. 실리 스와 너무도 닮은 얼굴... 일리스다. "안녕. 에릭." "아하하... 아하하하..." 정말로, 마음 한 구석으로는 사실이 아니기를,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기를 빌었다. 그리고, 또 마음 한 구석으로는 너무도 다행이라 눈물마저 흘러나 올 것 같은 기분을 갈무리했다. "누가 내 앞을 막아서던지... 나는 간다." 에릭은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한걸음 걸어갔다. 에릭이 걸어가자, 키리온은 별다른 말 없이 옆으로 물러났다. 일리스는 에릭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가, 오른손을 옆으로 뻗었다. 공간이 한번 출렁이는 느낌이 드는가 싶 더니, 일리스의 손에 파란색의 검이 쥐어져 있다. "가르시미르... 군." 에릭은 혼자 중얼거렸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일리스를 향해 튀어 나갔다. 에릭이 검을 휘두르자, 일리스는 그것을 막지 않고 피해냈다. 이미, 에릭의 검이 어떤 것인지 일리스는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휘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일리스가 뒤로 물러났다가, 순간적으로 앞으로 튀어나오며 검을 휘둘렀다. 일리스의 검은 눈으로는 절대로 잴 수 없는 속 도로 휘둘러져 온다. 에릭은 급하게 몸을 뒤로 젖혔다. 에릭의 목 앞을 일 리스의 검이 아슬하게 스쳐간다. "하압!" 에릭은 기합소리와 함께 강하게 일리스를 내리 눌렀다. 일리스는 단순히 검 을 들어 에릭의 검을 막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검을 쳐 올려, 에릭의 검을 튕겨냈다. 에릭의 가슴이 텅 비자, 일리스는 주저하지 않고 에릭의 가 슴을 발로 걷어찼다. "컥!"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에릭이 뒤로 몇걸음이나 물러났다. 일리스는 그렇게 검을 휘두르면서도... 정말로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짓는 건데...' 에릭은 그런 생각에 이빨을 꽉 깨물고 일리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일리 스는 마치 바람처럼, 검의 방향을 아는 것처럼 검을 맞아주지 않는다. "큭!" 일리스의 팔꿈치가, 에릭의 턱을 순간적으로 올려쳤다. 일리스는, 몇번이나 에릭을 검으로 벨 수 있었음에도... 베지 않는다. "에릭... 포기해." "크큭... 무엇을.. 포기하라는 거지?" 에릭은 일리스에게 질문하고는 다시 일리스를 향해 짓쳐 들어갔다. 콰악! 하는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마저 들리며, 에릭의 검이 내려 쳐졌다. 그리고, 일리스가 그것을 피하자, 순간적으로 검의 궤도가 바뀐다. "합!" 일리스의 기합소리. 그 소리와 함께, 일리스는 검보다 더 빨리 에릭의 품으 로 뛰어 들었다. 품으로 파고든 일리스가 에릭의 가슴을 팔꿈치로 강하게 쳤다. 에릭의 몸이 약간 떠서 뒤로 밀려날 정도였다. "카앙!" 에릭이 뒤로 밀려나가자, 일리스는 주저하지 않고 에릭이 들고 있던 검을 쳐냈다. 에릭의 검이 위로 튕겨나가자, 일리스는 벽에 몰린 에릭을 향해 뛰 어 들었다. '...끝이다.' 에릭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눈을 감았다. "콰악!" 검이 벽을 뚫고 들어가는 소리. 에릭은 그 소리를 듣고는 눈을 떳다. 일리 스가 에릭의 얼굴 바로 옆의 벽에 검을 꽂아넣은 채, 에릭의 얼굴을 바라보 며 울고... 있었다. "너는... 어떻게...." 에릭은 일리스의 그 얼굴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잔잔한 웃음을 지은 채, 에릭은 일리스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일리안..." 일리스가 눈물젖은 얼굴을 들어올렸다. 에릭은 그 순간, 자신의 왼손을 들 어 일리스의 검을 잡았다. "내가... 어떻게 너를 또다시...." 그 말과 함께 에릭은 일리스의 검을 잡아 당겼다. 가슴에 말로 표현하지 못 할 통증이 느껴졌다. 그것과 함게 몸의 힘이 쭉 빠져 나간다. "에, 에릭! 에릭!" 일리스의 목소리가 귀에 짤랑거리며 울린다. 시야가 천천히 어두워지며, 몸 이 옆으로 넘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가슴에 박혀있던 검이 빠져나가는 느 낌. 일리스가 자신을 안아 드는 것이 느껴진다. "왜? 왜!" 일리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에릭은 힘겹게 손을 들어올렸다. 일리스 의 얼굴을 다시한번... 만져보고 싶다. "에릭. 한번 죽었으니... 넌 내꺼야." 젤러시안이 일리스의 뒤에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그 붉은 날개를 펴고는 에 릭을 안고있던 일리스를 밀어내고 에릭을 안아 들었다. "일리안... 네게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 일리스는 젤러시안의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젤러시안이 에릭을 안 고 어둠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그 뒷모습을 쫓고 있었다. "아아..." 왜..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거야.. 라고 속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입 으로 그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바닥으로 시선을 떨군 채, 들어올릴 생각 조차 못하고 있었다. "이, 일리스..." 일리스가 한참동안 넋을 놓고 있자, 키리온이 일리스를 부르며 어깨를 두드 렸다. 그제서야, 일리스는 시선을 천천히 돌렸다. 키리온이 당황한 표정으 로 자신의 반대쪽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일리스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천천히.. 반대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시, 실리스." 실리스가, 넋이 나간 표정으라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실리스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다리가 완전히 풀 려버린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더라도, 일어서지 못할 지경이었다. "실리스. 실리스!" 키리온이 큰 소리로 실리스의 이름을 불러대고 있었다. 그리고 실리스를 부 축하려 하자, 실리스는 고개를 심하게 저으며 말했다. "무슨, 무슨 말이야? 무슨 일이야?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키리온이 당황한 표정으로 일리스의 어깨를 내리 눌렀다. 일리스는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어디서 부터... 들었던거야?" "처음.. 처음부터. 자다가 추워서 깼는데... 그게.." 실리스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떨면서 쉴세없이 말하고 있었다. 시선을 들어올리지 못하고 다른 쪽을 바라본 채, 입을 열었 다. "무슨, 무슨 말이야? 일리안이라니. 누가! 그리고 저검은, 가르시미르는 뭔 데? 저건... 어디서 나온거야?!" 처음부터 보았음에도,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아, 다시 키리온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것이 있다. 키리온은 그런 실리스의 시선을 묵묵히 받고 있다가, 일리스가 멍하니 앉아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실리스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키리 온도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것같은 표정을 짓고는 몇번 말 을 하려다 말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결심했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래. 일리스는... 일리안이야." 실리스는 천천히... 일리스가 앉아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일리스가 젖 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린 좋은 친구가 될꺼야? 그렇지?- 일리스에게 한 말들이 하나하나 기억나기 시작했다. 도데체, 자신이 무슨 말을 했던가? 일리스의 앞에서 일리안을 찾으며 울었던 것들이 하나하나 기 억나기 시작했다. "도, 도데체...." 이제 겨우 마음을 잡았었는데, 겨우.... 일리안이 죽었다는 것을 현실로 받 아들였는데. "도데체 그게 뭐야? 그게... 뭐냐고!" 실리스는 키리온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울어버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가 만히 바라보고 있던 일리스는 바닥에 떨어진 검을 주워 올리고는 어둠 속으 로 뛰어서 사라져 버렸다. 키리온이 실리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실리스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렇지 만, 더 위로 받아야 할 쪽은 일리스가 아닐까. 실리스를 앞에다 두고, 몇번 이나, 얼마나 안아주고, 입을 맞추고 싶었을까? 곁에서 그렇게 위해주었는 데, 알아채지 못한.... 실리스 자신이 가장 원망 스러웠다. "나... 나...." "일단은... 방으로 돌아가. 푹 자. 알겠어?" 실리스는 키리온의 그 말에 간신히 고개만 끄덕였다. 키리온이 부축해주자, 느릿하게 걸어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키리온은 실리스를 침대위에 눕혀주 고는 그 머리를 한번 쓸어 넘겨주며 말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잘 자." 키리온이 방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여전히 팔은 덜덜 떨려온다. '어떻게, 어떻게...' 이제 일리스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키리온은 일리스가 나간 곳으로 걸어나갔다. 왕궁의 한쪽에 있는 커다란 나 무 위에, 일리스가 나뭇가지 위에 걸터 앉아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좀 진정이 된거냐?" "아아. 키리온. 넌 담담하네." 일리스의 말에 키리온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담담하다기 보다는, 아직 현 실감이 없어서 그런 것이 분명했다. 이 상태로, 몇일이 지나고 지나서 정말 로 그 사람이 없다고 느낀 그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째서... 이렇게 되는거지?" "글쎄..." "역시... 내가 오는 것은 틀린 것이었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잡았다. "실리스는... 널 만나지 않을거야. 분명히." "그래. 알아. 그래서, 알리고 싶지 않았어. 마지막 인사는 하고 싶었거든. 하지만..." 일리스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넌... 돌아갈꺼야? 그렇지만, 넌 어디서 온 것이지?" 키리온은 여지껏 너무도 궁금했지만 절대로 묻지 않았던 것을 질문했다. 일 리스는 여전히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이곳과 다른 세계." "...그래." 더 이상의 설명은 요구하지 않았다. 일리스도 더 이상 설명할 생각은 없는 듯 했다. "일단... 한숨 자고 생각하자." "...그래." 일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나무 위에서 뛰어 내렸다. 그리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지고는 말했다. "젠장... 어째서... 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잘... 알 수 있었다. 올리에는 왕궁으로 급한 걸음을 옮겼다. 알스엔 여기 저기는 내일 있을 대 관식으로 시끌벅적했다. 올리에는 빠르게 복도를 가로질러, 실리스의 집무실 안으로 노크도 하지 않 은 채 뛰어 들었다. "실리스!" "...그래." 축 가라앉은 목소리. 초췌해 보이기까지 한 실리스가 책상에 앉아 뭔가를 적고 있었다. "뭐하고... 있는거야?" "...일."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책상 위로 시선을 돌렸다. 올리에는 발끈해 서는 실리스에게 다가가 실리스의 어깨를 잡았다. "내일.... 일리스가 돌아간다고 나직하게 귀뜸해 주던데." 실리스의 몸이 잠시 움찔하며 시선이 올리에에게로 돌아왔다. 올리에는 그 런 실리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만나보지... 않을꺼야?" "내, 내일은... 내 대관식..." "그래? 그게 더 중요한 것이었나 보구나. 몰랐어." 올리에가 차갑게 대답했다. 실리스는 차마 올리에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 고 있었다. 올리에는 실리스의 양 어깨를 꽉 잡으며 말했다. "예전에 내기를 한 일이 있었지?" "...그래." "내가... 뭘 부탁할 것인지.. 쯤은 알고 있겠지?" 올리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방을 나서며 말했다. "넌... 적어도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믿어." 하지만, 지키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침이 밝아오자, 타데안이 베르사이드가 뒷 정원에서 언제나 그렇듯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아침일찍 일리스가 나가며 타데안을 향해 소리쳤다. "타데안씨?!" "네?" "안녕!" "네. 안녕..." 타데안은 뭔가 어감이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밖으 로 나가던 일리스는 돌아서며 타데안을 향해 소리쳤다. "아! 타데안씨! 할아버지가 타데안씨는 무척이나 마음에 드나봐요." "하하. 그거 고맙군요." 타데안은 그렇게 대답해 주었다. 일리스는 타데안의 그런 대답을 듣고는 웃 으며 걸음을 옮겼다. 돌아가겠다고 마음 먹은 이상 더이상 머무르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타데안을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모두 말해 뒀으니, 준 비해 둔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준비가 하필이면 왕성이냐...' 그것이 무슨 의도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대관식을 하는 광장에서 가 장 가까운 곳이니까. 일리스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실리스에게 주려고 만 들었던 목걸이는 결국 건네주지 못하게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처음부 터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만들었던 것이지만. 자신의 탓이었다.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사이를 지난 일리스는 천천히 왕궁 쪽을 향했다. 광장 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일리스는 광장을 지나, 왕궁의 안으로 들어섰다. 왕궁의 안쪽, 조용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일리스의 일행이 모여 있었다. "아무도 배웅하러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일리스의 그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로안느가 일리스에게 다가와, 일리스를 꽉 안으며 말했다. "꼭... 다시 만날 수 있는거지?" "잘... 모르겠어."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로안느에게서 떨어져 라미니아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라미니아를 꽉 안으며 말했다. "라미니아. 정말 고마워요. 여러가지로." "네." 라미니아는 언제나 그렇듯이 직선적으로 말했다. 일리스는 다시 돌아서서 올리에와 키리온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귀여운 아이들... 많이 낳아." "아하하..." 올리에가 조금은 어이 없다는 듯이 웃음을 흘렸다. 일리스는 마지막으로 글 랜스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보였다. 글랜스가 일리스를 바라보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넌... 믿을 수 없는 것 투성이군." "미스테리한 매력이 있잖아요." 글랜스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뎅! 뎅! 뎅!" 종이 울리는 소리. 광장의 중간에 실리스는 호화스러운 옷을 입은 채, 천천 히 걸어갔다. 영광의 신을 모시는 신전의 최고 신관이 왕관을 든 채로 실리 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걸로...' 속으로 몇번이나 생각했지만, 이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리를 치켜 들었다. 과연 이대로... 일리안을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완전히 잊어 기억속에 묻어버려도... 정말로 좋은 것일까. 생각과는 상관없이 실리스는 계속해서 걸어갔다. 그리고 신관의 앞에 무릎 을 꿇고는 멍한 시선을 던졌다. "...영광스런...... 우리의...." 신관이 형식적인 말을 하고 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느릿하게 일리 안의, 그리고 일리스의 말들이 행동이 머리속에 떠오른다. -실리스. 울고있지?- 그래. "죄송합니다." 실리스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실리스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 주려던 신관이 놀란 얼굴로 실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실리스의 머리에 부딪혀 권 력의 상징이라는 왕관이 땅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급한 일이 있어서 말이에요." 실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불편한 외투마저 벗어 던지고는 왕궁 쪽으로 달 리기 시작했다. 실리스는, 오드나스 왕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관 식에서 도망친 왕으로 기록되었다. "그럼 이만..." "가지마!"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일리스는 공간까지 비틀어 둔 다음 하던 말을 멈추었 다. 시간이 지나자 비틀어졌던 공간이 천천히 아물어갔다. "실... 리스." 일리스는 나직히 중얼거리며 놀란 눈을 크게 떳다. 실리스가 방 안으로 뛰 어 들어와, 일리스의 어깨를 꽉 붙잡고는 소리쳤다. "가지마. 절대로... 곁에 있어줘." 일리스는 실리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살짝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실리스를 밀어내며 말했다. "...안돼." 실리스의 얼굴에 실망한 빛이 스쳐갔다. 그러나 실리스는 더이상 붙잡지 않 고 말했다. "널 사랑해서.... 정말 다행이야." 일리스는 그 말에 실리스의 양 뺨을 손으로 가볍게 감쌌다. 그리고 실리스 의 입술에 가볍게 입술을 겹치고는 떼어내며 말했다. "이정도는... 용서가 되겠지." 실리스의 얼굴이 웃고 있었지만,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키리온. 타데안씨에게는 설명 잘 해줘." "끝까지.. 타데안 씨인거냐?" "...아직은."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실리스에게 주려고 만들어둔 목걸이. 언젠가... 사용될지 모르는 그것을 일리스는 실리스에게 건냈다. "내가 주는 행운의 목걸이. 가지고 있으면 행운이 붙어 다닐꺼야." "위험하면 네가 나타나서 구해주는거지?" "...그래." 일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실리스를 한번 껴안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 공간을 비틀었다. 언젠가, 넘어올 때처럼... 실수는 하지 않는다. 그런 마 음으로 마법사들이 최고의 마법으로 꼽는 위시를 캐스팅했다. 오랜 시간...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위시의 캐스팅이 끝난 일리스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안녕..." 대답은 듣지 않았다. '원래 있던... 그 시간, 그곳으로..' 일리스는 그렇게 빌었다. 처음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어두운 방. 전화기. 창문. 기억에 그대로 남아있 는 침대. 옆집의 명호 오빠의 방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일리스는 멍한 상 태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11시... 57분... 49초, 50초...' 갔을 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이... 그런 방에 발을 딛은 일리스는 주위를 한번 휙 둘러봤다.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라...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안돼... 안돼. 울면..."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는다. 몇번이나 방을 둘러보고, 그리고... 조금전 봤 었던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한다. "뗑! 뗑! 뗑! ...." 아래층에 있는 시계에서 12시를 알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와 동시에 방 에 있는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띠리리리릭!" 일리스는 전화기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손을 움직여 전화기를 받 았다. 아마도, 누구인지 알 것 같아, 감정을 추슬렀다. "여보... 세요."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딸의..." 어머니의 목소리, 아버지의 목소리가 동시에 전화기에서 울려퍼졌다. 안울 려고 했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으흑... 흑.."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전화기를 떼어내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침대에 주저 앉았다. "생일 축하... 아영아.. 너 우는거야?" 아버지의 목소리. 그녀는 대답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눈물만 흘렸다. "우는... 누가 우리 딸을 울려!!" 순간 아래층에서 소란한 소리가 들리며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방문이 벌컥 열리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붉어진 얼굴로 순식간에 방 안으로 들이 닥쳤다. "왜.. 아니, 왜 우는거야?" 아영이가 우는 것을 처음 본 아버지는 어떻게 해야할 지 전혀 감을 못잡은 채, 주위에서 산만하게 오가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아영이의 머리를 쓸어올 려주며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며, 명호 이자식이구나!" ...단순하기도 하지. 그러나, 아영이의 아버지는 실행력 까지 가지고 있었 다. 순간적으로 베란다로 나가는 문을 벌컥 열고는 명호의 방을 향해 소리 쳤다. "너.. 명호 이자식!" "네, 넷!" 명호의 방문이 열리며 명호가 순간적으로 튀어나왔다. "네녀석이... 내 딸을 울렸지?" 명호가 움찔... 하며 몸을 떨었다. "...정말로 울린거냐?" "아니, 저기... 찔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네녀석!" "울고 싶은건 나라구요!" 명호는 오히려 아래쪽으로 시선을 푹 떨구며 소리쳤다. 분명히... 거부한 것은 아영이였다. "아영아! 생일파티! 생일파티 해야지!" 밤중에... 라고 묻지 않았다. "어서, 어서 내려가자. 응?" 아영이는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에 섰다. 그리고 돌아서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을 꽉 끌어안으며 말했다. "너무... 사랑해요." ---------------------------------------------------------------------- 실리스의 감정을 이해 못하신다고 하실 분들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흐음.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일리스의 경우는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달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연결 고리를 만들어 놓고 가지요? 멍청 함이 극에 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유부단해서는. 참 주인공이라지만 정말 마음에 안드는 캐릭터예요. 네. 전 일리스 무지하게 싫어합니다.)입니다. 그러나 실리스의 경우는, '죽어있는 것 보다는 보지 못해도 그렇게라도 살아 있는 것이 더 좋다...'라는 감정 정도일까요? 확실히, 실리스도 '죽은자가 세상에 그대로 존재하는 것은 틀린 것이다.'쯤은 알고 있고, 그것이 너무도 싫더라도 인정할만큼 어른이라는 것이지요. 덕분에 실리스라는 캐릭터는 무 척이나 좋아합니다. 다음편이 에필로그입니다. 즐겁게 보셨기를 바라겠습니다.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Story Of Fantasy -mail to : elosis@nownuri.net- "삐비비빅!" 작은 알람 시계 주제에 소리는 되게 크단 말이야. 나는 무거운 머리를 들어 올렸다. 눈이 멍한 것이 아직 잠이 덜 깬것이 분명하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된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 것쯤. 그렇지만 거부당한 것은 나라고. 쳇. 내가 화를 좀 낸 것이 그렇게 충격이었던가? 울고 있다니. 으으... 마치 내가 죄를 지 은 것 같잖아! "이녀석아! 언제까지 잘꺼야?!" 아버지의 목소리다. 확실히, 어제 밤 늦게 잠들었기에 알람 시계를 늦게 맞 춰 놓았었다. 나는 느릿하게 침대에서 기어나와 몸을 떨었다. 으으. 춥다. "이녀석아! 네 애인이 추운데서 기다리게 놔둘꺼냐?!" "네?" 나는 순간적으로 벌떡 일어나 방 밖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서있던 아버지 를 차징으로 밀어버리고는 계단을 내려가다가 발이 엉켰다. 계단위에서 한 바퀴를 구른 다음, 별이 반짝이는데도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달 려갔다. "하아... 하아..." "오빠. 안녕?" "그, 그래. 안녕?" 아영이가 나를 보고 차가운 입김을 뿜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아아... 볼 때마다 귀엽고 깜찍하지. 덧붙여 예쁘다. 거기다 함께 있으면 재밋기 까지 하니 금상첨화. "데이트 신청하러 왔어." "지, 지금?" 이런 돌발적인 면이 매력이라면 매력이라고나 할까? "싫어?" "아, 아니. 잠깐만 기다려!" 나는 까치집을 지은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보고는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아직 덥히지 않아 차가운 물에 머리를 푹 담궜다. 머리가... 얼어 붙는 것 같다. "으악! 차가워!" 그렇지만 이미 담궈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대충 샴푸를 손에 부어 머리를 감고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아아... 아영이를 안으로 불러 들 일 걸...실수다. 실수인 것을 알았으니 더 빨리 움직여야지. 나는 2층으로 올라가서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는 머리를 말렸다. 그리고 목도리 하나를 감고는 밖으로 튀어 나갔다. "헉! 헉! 몇초야?" "4분 20초." 아영이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나는 집 안으로 크게 소리쳤 다. "아버지. 나갔다 올께요." "그래. 차 조심하고." 언제나 같은 인삿말이지만, 들으면 기분이 좋다. 나는 현관문을 닫고는 몸 을 돌렸다. "흐음. 생각해 보니 나는 삐진 상태였다고." "남자는 대범한데가 있어야 되요." "흥." 나는 가볍게 코웃음 쳤다. 아영이는 그런 나를 가만히 뒷쪽을 바라보며 손 을 들었다. "아!" 뒷쪽에 누가 온건가? 나는 확인을 하기 위해 시선을 뒤로 돌렸다. 아무것도 없는걸? "장난 하..." 나는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리는 순간 몸을 굳혔다. 부드럽고, 촉촉하고.. 뭔가... 그런게 내 입술에 닿아 있었다. "으와악!" 순식간에 얼굴에 불이 났다고 느낄 정도로 얼굴이 붉어졌다. 일리스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음 짓고는 입을 열었다. "화해의 선물. 마음에 안들어요?" "아니.. 저기..." ...키스... 당했다. 아아. 남자로써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오빠. 가요." 일리스가 먼저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응." 어쨋건 데이트다. 나는 일리스의 뒤를 따라서 뛰어갔다. -잊을 수 없어. 그러니 딛고 살아가는 거야- -S.O.F 완(完)- ---------------------------------------------------------------------- 끝나버렸습니다. '뭐야?! 이건?!'이라고 소리치신 분들은 후기를 읽어주세요 좋은하루 되십시오. 덧. 마지막 뒷잡담이군요.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 드디어 끝났습니다. 장장 1년하고도 6개월 이상을 써내려온 SOF를 끝냈습니 다. 소감이라고 말할 것 같으면... 흐음. 시원 섭섭... 이게 딱이군요. 저 를 위해 만들어진 단어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많은 일이 있었고, 또한 많은 걸 보고 느꼈지만, 역시 독자분 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한마디 한마디씩 격려 해 주신 덕분에 글을 끝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SOF는 쓸 계획이 없었던 글입니다. 원래는 다른 글의, 외전 형식인 글입니다. 몇번이나 글 뒷잡담에 언급하긴 했지만 'SOF의 본편이라는 것이. ..'라고 말입니다. 대충 예상하시는 분 계시겠지만, 그 본편의 주인공이라 는 것이 에릭과 젤러시안의 아들입니다. 일리스 = 임아영이라는 캐릭터는 어디서 나타난지 모르지만, 어중간한 태도로 주인공을 도와주는 주연급 조 연 캐릭터... 입니다.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새어 버렸군요. 네. 처음에 SOF는 글로 쓸 계획은 없었습니다. 커다란 이야기에서 새어나온 줄기.. 그중의 하나였을 뿐이지 요. 그러던 어느날, SB를 쓰다가 심심해서 예전에 했던 설정집을 뒤적거리기 시 작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할까요? 대학노트 몇권에 설정되어있는 일리스라는 캐릭터... 그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던 겁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글도 잘 안써지는데... 이 캐릭터로 심심풀이 글이나 써봐..?' 라는 생각 말입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SOF라는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글이 인기를 끌어버려, 아직도 믿을 수 없게 활자로 찍혀 나오는 사태까지 와버린 것입니다. 여기가지 도와주신 독자분들과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글에 의문을 표하시는 독자분들께 설명에 들어갑니다. 많은 분들이 질문하셨던 시간의 관계.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이것을 위해 서 대학에서 자연과학과 물리학 강의를 그 학과 전공까지 찾아가며 들었습 니다. 그리고 가설을 몇개나 세우고, 도서관에 몇일씩 박혀서 과학서적을 읽곤 했습니다만, 말짱 소용없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라는 것이 제 지식이 너무 떨어진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설명해서.... 이해할 사람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제 머리속에 떠오른 것입니다. 복잡한 가설을 줄줄 늘어놓고, 보통 사람이라면 알지 못하는 공식이니, 사람 이름이니, 누군가의 이론이니 이런 것을 늘어놓는 것을 나 자신부터 너무도 싫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관 자체에 하나의 이론을 세워버렸습니다. 즉, 시간은 한차원에 서만 절대적이다! 라는 가설을 말입니다. 덕분에 일리스는 차원을 넘어가 버리면 어느 시간대로 떨어져 버릴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 서 선택한 것이 AD&D룰에 존재하는 Wish라는 마법입니다. D&D라고 하면 꽤 나 익숙한 룰이기도 하지만, 위시라는 마법은 차원이동을 할 때에 시간을 맞추는 마법으로 너무도 어울렸기 때문입니다. SOF에서 가장 비중을 둔 캐릭터는 명호와 타데안, 일리스 입니다. 자뭇, 타 데안은 왜! 라고 의문을 둘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명호라는 캐릭터 는 거의 대부분의 면에서 타데안의 반대인 캐릭터로 설정했습니다. 이것을 짚고 넘어가려면, SOF의 주제 자체를 짚고 넘어가야 겠군요. SOF의 주제는 아주 간단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것만을 표현하려 애썼습 니다. 그건, 과거를 잊으려 하는 것은 바보이지만, 과거에 사로잡히는 것은 더 바보다... 정도일까요? 그 때문에 일리스의 감정 흐름이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타데안도, 명호도 똑같이 어머니를 잃었지만, 명호는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그냥 살아 가지요. 그렇지만, 타데안은 그렇지 못합니다. 단적인 예로 일리스를 좋아 하게 되는 계기가 일리스가 어머니 만큼 강하다. 라는 이유이니 말입니다. 또한 일리스가 타데안을 좋아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리스 자신이 가지고 있 는, 자신이 너무 싫어하는 무엇인가를 타데안이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 니다. -일리스가 타데안을 싫어하는 단적인 증거는, 모든 사람을 그냥 이름 으로 부르는 일리스가, 유독 타데안만을 '타데안씨'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라고 묻는 다면, 바로 과거에 묻혀 산다는 것입니다. 일리스는 차원이동을 해, 자신이 돌아갈 수 없는 그곳으로 돌아왔고, 타데 안은 여전히 어머니의 그늘에 묻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미 죽어버린 어머니는 붙잡을 수 없습니다. 일리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일리스를 여자로 만든 것은 원래 설정했던 것에서 여자였던 문제도 있 지만,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을 위해 남자에서 여자로 바꾸었던 것입니다. 일리스가 과거와 묶이는 가장 큰 부분중의 하나가 실리스와의 애정이니 말 입니다. 또,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던, - 일리스는 왜 명호를 만나기 전 과거로 돌아 가지 않은거냐?! -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너무도 간단한 이유입니다. 현실과 판타지. 판타지에는 없지만 현실 에는 있는 것... 바로 부모님 때문이지요. 할아버지가 있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실 분이 계시겠지만, 아무리 좋은 할아버지라도 부모님의 애정과는 분명히 틀립니다. 그리고 가끔씩 글에 나오는, 일리스를 향한 '당신은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 각했습니다.'라는 말과, 일리스 자신이 자신을 향해 이기적이라고 하는 말 의 이유는 같습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차원 이동이 시간의 이동까지 가능하다는 가설 위에서 가 능합니다. 가령, 일리스가 차원이동을 할 때에 일리안이 죽기 이전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것 말입니다. 일리스는 자신이 원해서, 그 시간대 에 그리로 간 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세상을 꿰뚫어 보는 이들은 일리스 를 '현명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일리스는 자신이 차원 이동을 한 이유중의 하나가, '내가 남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인간이었던가의 확 인' 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자신을 '이기적인 녀석'이라고 생각하 는 것입니다. 솔직히 마지막 엔딩의 경우는 무척이나 고민했었습니다. 일리스가 이 정도 로 바보짓을 했는데도 행복하게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냐... 라는 의문이 떠오른 것입니다. 그래서 에필로그의 마지막 장면을 명호가 아영이의 등을 바라보는 장면과, 제가 에필로그로 썼던 아영이가 명호를 돌아보는 장면. 둘을 구상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정들었던 캐릭터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은 할 수 없기에, 결국 헤피엔딩으로 끝을 내어버렸습니다. SOF 글의 주제는 언제나 단 하나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바로 '과거는 과거. 현재는 현재.'라는 주제 말입니다. 그랬기에, 이 글은 다른 모든 것을 포기 하더라도, 심리묘사만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써졌습니다. 덕분에 싫은 소리도 많이 듣긴 했지만, 저로써는 최선을 다했기에 불만은 없습니다. 독자분들에게는 '그, 그녀'로 인한 시점의 혼란은 이자리를 빌어 사과드리 겠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럼, 더 설명할 것은 남아있지만, 상상하는 것은 독자분의 몫이라고 분명 히 정하고 있기에, 이만 줄입니다. 다시한번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 다. 배현상 올림 '나'라는 말. 이 세상에서 내가 남과 공유할 수 없는 유일한 단어. 그러나 남이 있기에 존재할 수있는 특이한 단어.